내 맘대로 읽어보는 武俠
第 一 回 飄香谷主(표향곡주) 본문
第 一 回 飄香谷主
夕陽透過蒼翠的松林,幻作萬縷金霞,映照在文殊道院的山門。綠草如茵的廣場,三三兩兩,散坐著許多腰繫長劍的年青武士和長袖飄飄的道侶們,歡笑之聲不時從人群中傳出。明天就是華山劍派一年一度的大會手,每年一到這個時日,哪怕遠在數百里以外,行道的門下弟子,也都得如期趕回丈殊道院,一則是為了考量弟子們的藝業和功績,二則也可使先後入門的師兄弟們有個親近的機會。正當那群師兄們,天南地北,聊得十分起勁之時。
석양은 짙푸른 송림을 뚫고 긴 금빛 노을을 문수도원(文殊道院)의 산문(山門)을 비추고 있었다. 푸른 잔디가 융단처럼 깔린 광장에 허리에 장검을 찬 젊은 무사들과 긴 소매를 휘날리는 도사들이 삼삼오오 흩어져 앉아 있었다. 군중들 속에서 즐거운 웃음소리가 때때로 들려오곤 했다.
내일은 바로 화산검파의 일 년에 한 번 있는 대회날 인데, 매년 이때가 되면 아무리 멀리 수 백 리 밖이라 해도 행도하던 문하제자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 예정대로 도원에 모여들었다. 첫째로는 제자들의 무예와 공적을 따져보고 둘째로는 선후로 입문한 사형제들 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기회였다. 바야흐로 남과 북의 문하제자들이 십분 실력을 발휘할 때인 것이다.
當、當、當,大殿突然傳來一陣急促的雲板聲,無疑地是發生什麼緊急事件了,廣場人聲倏斂,驚愕地彼此看了一眼,便急匆匆地向大殿奔去。大殿已經到了不少人,觀內四大執法,各抱家法肅立兩旁,其餘的道侶們則按著班輩,雁行排列,個個神色肅穆,鴉雀無聲。
뎅,뎅,뎅... 대전에서 돌연 한바탕 다급한 운판(雲板:악기의 하나로 사람들을 소집할 때 쓰였음)소리가 들려왔다. 무언가 긴급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 틀림없었다. 광장에 있는 사람들이 갑자기 모여들어 놀란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더니 허둥지둥 대전으로 분분히 달려갔다.
대전에는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다. 도관내 사대집법(四大執法)이 가법(家法:벌주는 도구. 형구)을 안고 양 쪽에 공손히 서고, 나머지 도사들은 항렬에 따라 배치되어 있었는데 모두 표정이 엄숙하고 쥐죽은 듯 고요하였다.
不多一會,後殿傳來一陣急疾的腳步聲,掌門人鶴棲道長,一臉怒容,大步進入殿中,甫行落坐,便寒著臉高聲喝道:“杜君平來了嗎?”
오래지 않아 후전에서 일진의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장문인 학서도장(鶴棲道長)이 노기 띤 얼굴로 큰 걸음으로 대전에 들어와 자리에 털썩 앉더니 싸늘한 표정으로 크게 소리쳤다.
"두군평(杜君平)은 왔느냐?"
人群中應聲答道:“弟子在。”
군중 속에서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제자, 여기 있사옵니다."
人群一分,走出一個猿臂蜂腰,年約十八九歲的俗裝少年來,搶前兩步,跪下行禮道:“弟子杜君平參見掌門人。”
사람들을 가르며 긴 팔에 잘록한 허리의 약 십팔구 세로 보이는 속장(俗裝)을 한 소년이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예를 올렸다.
"제자 두군평이 장문인을 뵈옵니다."
鶴棲道長重重哼了一聲道:“你進入本派幾年了?”
학서도장은 거듭 흥, 하더니 물었다.
"너는 본파에 들어온 지 몇 년이 되었느냐?"
杜君平略略怔了一怔道:“弟子投列門牆已經五年了。”
두군평은 약간 의아해하며 대답했다.
"제자는 사문에 투신한 지 오 년이 지났습니다."
鶴棲道長又問道:“未入本派以前呢?”
학서도장이 다시 물었다.
"본파에 들어오기 전에는?"
杜君平遲疑了一會兒道:“流浪天涯,詳細內情早已向師伯禀陳。”
두군평이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천하를 유랑하였사오며 상세한 내정(內情)은 일찌기 사백께 보고하였나이다."
鶴棲道長突然把臉一沉,抖手擲出一個紙包來,厲聲道:“你看看這個?”
학서도장이 돌연 굳은 얼굴로 한 장의 종이를 내던지며 엄숙히 말했다.
"너는 이것을 살펴보아라."
杜君平俯身拾起一看,立時面容大變,那是一張墨跡淋漓的書簡,中間還包著一方血痕斑斕的鬼頭令符,匆匆看完書簡,略略定了定神,仰著臉,激動地道:“弟子不屑,也不敢如此妄為,掌門人明鑑。”
두군평은 몸을 일으켜 보더니 즉시 얼굴색이 크게 변했다. 그것은 손으로 써내려간 한 장의 서신이었는데 중간에 혈흔이 선명한 귀두령부(鬼頭令符)를 싸고 있었다. 총총히 서신을 다 보고 나서 약간 정신을 가다듬은 뒤 고개를 들고 격동하여 말했다.
"제자, 감히 그같이 망령되이 행동하지 않았기에 볼 가치도 없습니다. 장문인께서는 굽어 살피시옵소서."
這方令符一經出現,人群立起一陣騷動,誰都認識這是“天地盟”的神鬼判,神判所指,任何天大的恩怨糾紛也可平息,而鬼判傳出,卻是追魂奪魄的鬼魄勾魂令,饒是窮凶惡極的邪魔巨盜,也難逃一死。料不到這方鬼判會出現華山,元兇竟然還是一個未出師門的少年,真叫人百思莫解。
그 영부(令符)가 일단 출현하자 사람들이 제각기 일어서더니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모두가 그것은 "천지맹(天地盟)"의 신귀판(神鬼判)임을 알고 있었다. 신귀판은 어떠한 커다란 은원, 분규도 해결할 수 있었다. 이 귀판령은 죄인을 끝까지 추적하여 기어코 목숨을 빼앗는 영부라 아무리 흉악한 사마거도(邪魔巨盜)라 할 지라도 도망치지 못하고 끝내 죽음을 맞았다. 그 귀판이 화산에 출현했고 원흉이 뜻밖에도 사문을 나서지도 못한 소년이라고는 예상치 못하여 사람들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지 못할 일이었다.
鶴棲道長未答理杜君平的申辯,目光掃過大殿,慨嘆一聲道:“我華山派自祖師開山立派以來,一向門規嚴謹,收徒尤嚴,向為江湖尊為名門正派,想不到投入本門的弟子過去竟犯過淫行,真是萬死不足以滅除本派之羞。”
학서도장은 억울하다는 말에 대답을 하지 않고 눈으로 대전을 쓸어보고는 개탄해 하며 말했다.
"우리 화산파는 사조께서 개파하신 이래 강호에서 우러러보는 명문정파가 되기 위하여, 줄곧 문규를 엄격히 준수하고 제자들을 유달리 엄하게 단속해왔다. 본문에 입문한 제자가 과거에 음행(淫行)을 저질렀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진정 만 번 죽어도 없어지지 않을 본 파의 수치인 것이다."
長嘆一聲,又沉痛地道:“天地盟乃是武林各派共尊的盟主,既已傳出鬼判令,本座縱有袒護之心,也是愛莫能助。”
긴 탄식을 토하더니 침통하게 말을 이었다.
"천지맹은 무림 각파가 공히 존중하는 맹주이고 이미 귀판령을 보내왔으니, 본좌는 돕고 싶어도 힘이 모자라는구나."
他一字一字,緩慢地吐出,猶如一陣陣的刺骨寒風,將大殿的空氣逐次凍結,每個人的心頭都像壓著一塊鉛,雖都有心為這位人人喜愛的小師弟說幾句話,但在事情未完全明白以前,任誰都不敢開口,只有暗暗對他投遞同情的一瞥。
천천히 내뱉는 그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마치 한풍(寒風)이 뼈에 스며드는 듯 하여 대전의 공기를 점차 얼어붙게 만들었고 사람마다 마음 속에는 한 덩이의 납이 내리누르는 듯 하였다. 비록 이들 모두는 아끼는 소사제를 위해 한 마디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사정이 완전히 밝혀지기 전이라 누구라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단지 암암리에 동정어린 시선을 던지고 있을 뿐이었다.
半晌之後,杜君平突然挺直身子,激動地說道:“弟子並不惜命,但讓我這般含冤負屈而死,實是死不瞑目……”
한참이 지나서 두군평은 돌연 몸을 똑바로 세우더니 격동에 차서 말했다.
"제자 목숨을 아까워 하지 않습니다. 다만 억울함을 지고 죽게 되니 실로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며..."
語聲一頓,黯然接道:“弟子死後,黃泉之中不過多一個屈死冤魂,但華山派的清白,就是傾盡黃河的水也難洗清……”
말소리가 잠시 멈추었다가 암연하게 이어졌다.
"제가 죽은 후에는 황천의 많은 원혼 중 하나가 될 뿐이지만 화산파의 청백(清白)은 황하의 물이 다하도록 씻지 못할..."
鶴棲道長沉下臉,截住話頭,喝道:“住口,難道天地盟的執法會冤枉你不成?”
학서도장은 굳은 얼굴로 말을 막으며 소리쳤다.
"닥쳐라. 설마 천지맹의 집법회(執法會)에서 네가 하지도 않은 일로 누명을 씌웠겠느냐?"
這時杜君平神色突然鎮靜下來,徐徐地道:“弟子今年十八歲,倒算回去五年那該是十三歲,應該是一個發育未全的童子,如何能犯下淫行?”
이때 두군평은 신색을 돌연 진정시키고 천천히 말했다.
"제가 금년 십팔 세로 오 년 전으로 거슬러가면 십삼 세이니 다 자라지도 못한 어린애였습니다. 어찌 음행(淫行)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就在這時,殿外一陣腳步聲響,走進一個高大的灰髯道人來,畢恭畢敬,向掌門人稽首行禮道:“小弟因一點事遲來一步,掌門師兄恕罪。”
그때 대전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키가 크고 수염이 희끗희끗한 도인이 들어와서 공손히 장문인을 향해 예를 올렸다.
"소제, 일이 있어 한 발 늦었습니다. 장문사형께선 용서하십시오."
鶴棲道長微一欠身道:“二弟遠來辛苦,不必多禮。”
학서도장은 약간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제(二弟)는 멀리서 오느라 고생했네. 예를 거두게."
來者乃是華山三鶴的老二雲鶴,此人急公好義,嫉惡如仇,在長一輩中,他最為護犢的一個,目光對著地下跪著的杜君平瞥了一眼,復又轉過來對鶴棲道長稽首道:“此事小弟已略知一二,反正限期三天,可否將杜君平交小弟看管,容小弟重作查問,再行發落?”
지금 온 사람은 화산삼학(華山三鶴)의 둘째 운학(雲鶴)으로서 그는 남을 돕기를 좋아하고 악을 원수처럼 미워하며 윗대 어른들 중에서는 그가 가장 자기 식구를 비호하는 한 사람이었다. 바닥에 꿇어 엎드린 두군평을 한번 흘낏 보고는 다시 학서도장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이 일은 소제도 이미 대략은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기한은 삼 일이니 두군평을 소제에게 넘겨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소제가 다시 심문하도록 해주시고 그 이후에 처리하시지요?"
鶴棲道長沉思片刻,點點頭道:“也好。”
학서도장이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隨即高聲道:“你們可以退下去做功課了。”
즉시 소리 높여 말했다.
"너희들은 물러가 할 일을 하도록 해라."
殿中弟子極快散去,鶴棲道長回顧云鶴、白鶴兩位師弟一眼,道:“你們跟我內室一談。”
대전에 모였던 제자들이 급히 흩어졌고 학서도장은 운학과 백학(白鶴) 두 사제를 돌아보며 말했다.
"자네들은 나를 따라 내실로 가서 얘기하세."
雲鶴憐惜地從地下把杜君平拉了起來道:
“把'鬼判'給我,你且到我丹室歇息。”
운학이 가여이 여겨 두군평을 잡아 일으키더니 말했다.
"귀판을 내게 주고 너는 나의 단실(丹室)에 가서 쉬고 있거라."
杜君平躬身答應,轉身而去,雲鶴輕籲一口氣,追在鶴棲道長身後行入院內。
두군평은 허리를 굽혀 대답하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 운학은 한숨을 한번 내쉬고 학서도장의 뒤를 따라 내원으로 들어갔다.
四個背劍的童子,早已在室外等候,鶴棲道長一揮手,道:“你們去外面巡行,任何人未得我允准之前,都不許進入這文殊內院。”
등에 검을 맨 네 명의 동자가 내실 밖을 지키고 있었는데 학서도장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너희들은 외부를 순찰하도록 하고 어떠한 사람도 내가 허락하기 전에는 문수내원으로 들여서는 안되느니라."
四個童子應了一聲,飛身而去。
네 동자들은 대답한 후 몸을 날려 갔다.
鶴棲道長帶雲鶴、白鶴,行入丹室,雲鶴道長已搶先說道:“我華山派下一代中就數杜君平這孩子有點出息,掌門師兄,你真的忍心把他送進枉死城去嗎?”
학서도장은 운학도장과 백학도장을 데리고 단실(丹室)로 들어갔다. 운학도장 먼저 입을 떼었다.
"우리 화산파의 다음 세대에서 그래도 두군평 그 아이가 장래성이 있는데 장문사형은 정말 모질게 그가 억울한 죽음을 맞게 하실 겁니까?"
鶴棲道長長嘆一聲道:“愚兄也存有懷疑,只是我現掌理著這個門戶,一個處理不當,便將引來無窮禍患,是以不得不慎重應付鬼判。”
학서도장은 길게 탄식했다.
"우형(愚兄)도 의심스러운 점이 있지만 내가 현재 장문인의 도리로서 문호 정리를 맡지 않는다면 무궁한 화를 불러오게 될 것이네. 그래서 부득불 귀판에 신중하게 대응하여야 하네."
雲鶴道長緩緩落坐道:“小弟回觀之時,路遇一件奇事,還未及向師兄禀報呢。”
운학도장은 천천히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소제가 도관으로 돌아올 때 길에서 기이한 일을 당했는데 아직 사형께 말씀드리지 못했군요."
他仰著臉追憶著當時情景道:“小弟進入咱們華山地界時,已經是未牌時分了,為了早一步趕回觀中,便施展輕功,抄近路走,
行過一片松林之時,竟有人施展傳音之術……”
그는 고개를 젖히고 당시의 정경을 떠올리며 말했다.
"소제는 우리 화산의 경계에 들어서자 도관에 한 걸음이라도 빨리 도착하기 위해 경공을 펼쳐 지름길로 달렸습니다. 소나무 숲을 지날 때 누군가 전음술을 시전하더군요..."
鶴棲道長目光閃過一道異彩,接道:“此人嗓音十分蒼勁,類似關中口音,對嗎?”
학서도장의 눈빛이 이채를 띠며 반짝이더니 말을 받았다.
"그 사람의 목소리는 늙수그레하지만 매우 굳세고 관중(關中) 사투리 비슷하지 않았는가?"
雲鶴道長愕然道:“他也和師兄見過了?”
운학도장이 깜짝 놀랐다.
"그는 사형과 만난 적이 있습니까?"
鶴棲道長道:“那是五年前的事了,當白鶴師弟把杜君平帶回山來之時,只因他身世不明,愚兄還在猶豫是否該收留他時,便有這麼一個人,施用千里傳音之術,告訴愚兄,他說此子大有來歷,也並沒有名師,只為他殺孽太重,欲借重我華山派嚴厲的門規,配合玄門清靜的修為,管束三五年,使他能夠變化一點氣質。”
학서도장이 말했다.
"그것은 오 년 전 일이네. 당시 백학사제가 두군평을 데리고 산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신세가 불분명한 이유로 우형이 그를 받아들여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주저하고 있을 때였네. 어떤 자가 천리전음술(千里傳音術)로 우형에게 알려왔는데 그가 말하길 이 아이는 많은 내력(來歷)이 있어 명사(名師)와 함께 하지 않으면 그의 살업(殺業)이 매우 무거워진다고 했네. 우리 화산파의 엄격한 문규(門規)에 현문(玄門)의 청정(清靜)한 수양을 더하여 몇 년을 단속하면 그로 하여금 기질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지."
靜坐一旁的另一位灰髯道人,也就是杜君平的師父白鶴道人,此刻才徐徐接口道:“小弟當時收容杜君平原出一片惻隱之心,想不到竟是人家的有意安排。”
바로 곁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다른 한 사람의 회염(灰髯) 도인은 바로 두군평의 사부 백학도인인데 이때 서서히 입을 열었다.
"소제가 당시에 두군평을 거두어 들이게 된 것은 한 조각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이었는데 그런 안배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鶴棲道長道:“只因事關重大,是以愚兄一直未曾對你們說過,還有一件事,你們可曾留心他像什麼人?”
학서도장이 말했다.
"일이 매우 중대하게 관련되어 있기에 그래서 우형(愚兄)은 줄곧 자네들에게 한 가지도 말한 적이 없었네. 자네들은 두군평이 누구를 닮았는지 유심히 본 적이 있겠지?"
頓了頓又道:“如果他真的是此人之後,天地盟發出追命的鬼判便不為無因了。”
잠시 멈추더니 또 말했다.
"만약 그가 정말 그 사람의 자식이라면 천지맹이 추명(追命) 귀판을 마음대로 발출하는 것이 이유가 없지 않네."
雲鶴、白鶴似都不曾留心這件事,是以愕然同聲問道:“他像誰?”
운학과 백학도장은 이 일에 주의를 기울인 적이 없었다는 듯 아연실색하여 이구동성으로 물었다.
"그가 누구를 닮았습니까?"
鶴棲道長道:“此事未得證明之前,愚兄也不願妄言,但本派此刻已面臨考驗,'鬼判'之事一個處理不當,華山派就有冰消瓦解之慮。”
학서도장이 말했다.
"이 일은 증명되기 전이라 우형이 망언을 하고 싶지 않네. 다만 본파가 지금 당면한 시련인 귀판의 일을 적절히 처리하지 않으면 화산파는 눈 녹듯 와해(瓦解)될 우려가 있네."
鶴棲道長道:“他正要咱們如此,近年來愚兄巳隱隱覺出,武林亂像已萌,不久便將發生大變。想不到首當其衝的竟是咱們華山派, ……”
학서도장이 말했다.
"???(당최 연결도 안되고 해석도 안되고) 최근 몇 년 들어 우형은 무림에 재앙의 싹이 돋아서 오래지 않아 대변(大變)이 발생하리라 어렴풋이 느끼고 있네. 뜻밖에 화산파가 제일 먼저 그 대상이 될 줄이야..."
雲鶴道長像是突然想起什麼似的,猛地—拍大腿道:“我簡直是氣糊塗了,怎麼把這事忘了呢?”
운학도장은 돌연 무엇을 떠올린 듯 냅다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나는 정말이지 멍청하군. 어떻게 그 일을 잊었을까?"
鶴棲道長詫異地望著他道:“是什麼事?”
학서도장이 의아하게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무슨 일인가?"
雲鶴道長道:“小弟剛才聽說有人對我傳音之事,給你一打岔幾乎忘了,他說為了華山派數百年的基業,希望我們凡事務必忍耐,至於杜君平……”
운학도장이 말했다.
"소제가 지금 막 어떤 이가 저에게 전음을 보낸 사실을 말씀드릴 때 하마터면 잊을 뻔 했는데, 그는 화산파 수백 년 기업을 위해서 우리들이 매사에 반드시 인내심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두군평에 대해서는..."
突然放低了聲音,輕言數語。
鶴棲道長雙目神芒一閃,似是下了最大決心,毅然點頭道:“這事只有走這一著了。只是以他武功恐怕不容易吧?”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더니 몇 마디를 속삭였다. 학서도장의 두 눈이 번쩍하고 빛나는 것이 큰 결심을 한 것 같았다. 의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일은 달아나는 한 가지 방법 밖에 없네. 단지 그의 무공으로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네."
雲鶴道長道:“不勞師兄操心,小弟倒想見識一下天地盟中的人物,是不是三頭六臂的人?”
운학도장이 말했다.
"사형께서 마음을 쓰실 것 없습니다. 소제는 천지맹의 인물을 한번 견식해보고자 했습니다. 삼두육비(三頭六臂)의 인간이기야 하겠습니까?"
他冷哼一聲又道:“天地盟雖是各派共尊的盟主,但以近二三年的作風看來,與一般邪魔匪盜組織何異?咱們華山派堂堂大派,不能再聽他們的了,我們乾脆退盟。”
그는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며 계속 말했다.
"천지맹은 비록 각 파가 존중하는 맹주이지만 근래 이삼 년의 하는 짓을 볼 때 사마비도(邪魔匪盜) 조직과 무엇이 다릅니까? 우리들 화산파는 당당한 대문파이니 그들의 말을 더 이상 듣지 말고 딱 부러지게 맹을 탈퇴합시다."
鶴棲道長嘆一聲道:“此事談何容易。”
학서도장이 탄식하며 말했다.
"그 일은 말처럼 쉽지않네."
雲鶴道:“難道我們就任憑他宰割不成?”
운학이 말했다.
"설마 우리는 그가 죽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요?
鶴棲道長道:“時機未到之前,只好這樣了。”
학서도장이 말했다.
"시기가 되기 전에는 이럴 수 밖에 없네."
站起身子,背負著雙手,在房中央回踱了兩圈,倏地停下腳步道:“事情極為明顯,第一,杜君平是一個未出師門的後生小輩,天地盟竟會知道他是帶藝投師,可見各派一舉一動都在他們監視之下。第二,來信上指出他於五年前犯下了先姦後殺的淫行,告發的人,卻是惡名久著,下五門的淫賊趙三麻子,你們說這是不是莫須有的罪名?”
몸을 일으켜 뒷짐을 지고 방 중앙을 두어 바퀴 돌더니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상황은 아주 분명하다. 첫째로 두군평은 우리 문파에서 출도도 하지 않은 나이 어린 후배인데도 천지맹에서 추궁하는 것을 보면 각 파의 일거일동이 모두 그들의 감시하에 있다고 볼 수 있네. 둘째, 서신에서 지적한 오 년전 선간후살(先姦後殺)의 음행을 고발한 사람은 그 악명을 드러낸 지 오래된 하오문(下五門)의 음적(淫賊) 곰보 조삼(趙三)이네. 자네들은 죄명을 뒤집어 씌웠다고 보지 않는가?"
雲鶴道長重重哼一聲道:“這簡直是對華山派的一種污辱,咱們退回鬼判,給他個相應不理。”
운학도장이 흥, 하며 말했다.
"그것은 그야말로 화산파에게는 일종의 모욕이니 우리들은 귀판을 돌려보내고 그들을 상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鶴棲道長仰臉望瞭望窗外的天色,徐徐地道:“夜已深了,二位師弟也休息去吧,愚兄還得做一會功課。”
학서도장은 고개를 들어 창밖의 하늘을 쳐다보며 천천히 말했다.
"밤이 이미 깊었구나. 두 사제는 가서 좀 쉬도록 하게. 우형은 남은 일을 좀 처리해야겠네."
雲鶴、白鶴都深知掌門師兄此刻心情極亂,當下起身一禮,退出了文殊內院。兩人先到白鶴道長丹室, 收拾了一個小包袱,白鶴取下壁上一支長劍,交給師兄雲鶴,長嘆一聲,道:“師兄保重。”
운학과 백학은 장문사형의 지금 매우 심란함을 잘 알기에 즉시 몸을 일으켜 예를 하고는 문수내원에서 물러갔다. 두 사람은 먼저 백학도장의 단실에 이르러서 하나의 작은 보따리를 챙겼다. 백학도장이 벽에 걸린 한 자루의 장검을 사형 운학에게 건네주며 장탄식을 했다.
"사형, 몸 조심하십시오."
雲鶴道長卻豪壯地一笑,大步出室。行回丹室,只見室內木桌上燭火融融,杜君平面無表情,呆呆地坐著。
立時舉手一掌,煽息燈火,把包袱長劍遞給了杜君平道:“平兒隨我走。”
운학도장은 곧 호탕하게 웃더니 큰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단실에 돌아오니 실내에는 나무탁자 위에 촛불이 타고 있고 두군평은 무표정한 얼굴로 멍하니 땅바닥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곧 손을 흔들어 부채질하여 촛불을 끄고 보따리와 장검을 두군평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평아, 나를 따라가자."
杜君平遲疑著道:“這樣行嗎?”
두군평의 어리둥절해 하며 말했다.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雲鶴道長道:“一切有二師伯擔當。”
운학도장이 말했다.
"모든 것을 이사백에게 맡겨라."
杜君平道:“弟子誼去向師父辭別一番。”
두군평이 말했다.
"제자, 마땅히 사부님께 작별인사를 올려야 합니다."
雲鶴道長道:“不用了。”
운학도장이 말했다.
"괜찮다."
一拉他的衣袖,人已穿窗而出,徑向觀後奔去,晃眼已越過幾重大殿,落到後牆之外。二人對華山每一座山頭,每一株樹木,都熟悉異常,雖是黑夜之間,仍然奔跑如飛,
두군평의 옷소매를 잡고 창문을 뛰어넘어 도관의 뒷편으로 달려갔다. 눈 깜작할 사이에 이미 몇 개의 대전을 건너서 뒷담 밖에 떨어져 내렸다. 두 사람은 산봉우리 하나 나무 한 그루 모두가 아주 익숙했으므로 비록 밤중이었지만 여전히 달려가는 것이 나는 듯 했다.
杜君平腳下跟著師伯奔跑,心裡有如刀割一般刺痛,他在華山一住五年,不僅師徒之間親如骨肉,和一般師兄弟們,也都情如手足。想不到瞬間禍變,身負大冤,落得個黑夜逃亡,心中自傷感之際,耳際間已傳來雲鶴的聲音道:
“孩子,留神點,天地盟今非昔比,凡屬鬼判令到,暗中便有人盯梢,不得到結果,他們是決不放手。”
두군평은 사백을 따라 부지런히 달리면서도 마음은 칼로 도려내는 듯 아팠다. 그가 화산에 오 년을 살았으니 사도지간은 혈육과 같이 친밀했을 뿐만 아니라 사형제들과도 그 정이 친형제와 같았다. 생각지도 못하게 순식간에 화를 입고 원통함을 짊어진 채 야밤에 도망을 치게 되어 마음 속으로 상심에 빠져있을 때 운학도장의 음성이 귀에 들려왔다.
"얘야, 정신 똑바로 차려라. 천지맹은 예전과 같지 않다. 귀판령이 이르는 곳에는 암중으로 미행하는 사람이 있으며 결과를 얻지 못하면 그들은 절대 손을 놓지 않는다."
杜君平擔心地道:“弟子逃走後,掌門人拿什麼向天地盟交代呢?”
두군평 걱정이 되어 말했다.
"제자가 도망간 이후 장문인께서 천지맹에 무어라 해명하실런지요?"
雲鶴道長道:“這不用你擔心,最多是師伯我看守不嚴。”
운학도장이 말했다.
"그건 네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최대한 사백인 내가 위엄을 잃지 않도록 돌볼 것이다."
杜君平嘆一口氣道:“但願不會牽涉到師門,不然我真是罪孽深重了。”
두군평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오로지 사문에 누가 미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는 정말 죄업이 무거워질 것입니다!"
雲鶴道長突然停下腳步,牽著杜君平,身形一晃,閃身避入一叢灌木之內。
운학도장이 돌연 걸음을 멈추고 두군평을 이끌고 신형을 날려 한 무더기의 관목 숲 안으로 들어갔다.
杜君平不知發生了什麼事,抬頭向前路望去,只見路旁隱隱似倒臥著幾個黑衣人,低聲說道:“前面好像是幾個死人?”
두군평은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알지 못하여 고개를 들고 앞쪽의 길을 바라보았다. 길가에 어렴풋이 몇 명의 흑의인이 누워 있는 것 같이 보여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마치 몇 구의 시체 같군요."
雲鶴道長搖頭道:“江湖險詐,咱們先瞧瞧再說。”
운학도장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강호는 음험하고 간사하니 우리는 일단 지켜보고 다시 얘기하자."
兩人避了約有兩盞茶時刻,雲鶴道長忽地一長身,猶如一隻灰鶴向黑衣人掠去,杜君平也飛躍而起,緊隨身後。
두 사람이 숨어 있은지 약 차 두 잔 마실 정도가 되었다. 운학도장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한 마리 두루미 같이 흑의인을 향해 땅을 스치며 몸을 날렸다. 두군평도 벌떡 일어나 재빨리 뒤를 따랐다.
雲鶴道長腳落實地,伸出手中長劍,貫注內力一抖,地上黑影應手翻了過來,這才發現果是被人一劍貫胸而死,而看其他的屍體也是一般,而且傷口大同小異。不禁悚然道:“這是什麼人下的手?”
운학도장은 발이 땅에 내려서자 장검을 뽑아 내력을 주입시킨 후 땅 위의 검은 그림자를 자기 쪽으로 뒤집었다. 그 사람은 일검에 가슴을 찔려 죽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른 시체도 마찬가지였고 게다가 상처도 대동소이했다. 소름이 끼쳐오는 것을 금할 수 없어 말했다.
"누가 손을 쓴 것일까?"
杜君平道:“也許這是江湖上普通的仇殺事件,與我們的事無關。”
두군평이 말했다.
"어쩌면 강호상에 흔히 있는 복수사건일 겁니다. 우리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雲鶴道長搖頭道:“看他們的衣著,極似是天地盟派來的人,如此一來,只怕事情越鬧越大了。”
운학도장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의 옷을 보니 천지맹에서 온 사람 같은데 이렇게 되면 일이 시끄러운 정도가 아니라 매우 중대하게 될 것 같구나."
杜君平擔心地道:“他們會把這帳記在我們華山派上?”
두군평은 걱정되어 말했다.
"그들은 우리 화산파에 무슨 빚이라도 갚으려는 걸까요?"
雲鶴道長若有所思地沉吟了一會,道:“此去前面可能不會再有攔阻,你好好地去吧,師伯得馬上趕回觀去。”
운학도장 무슨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중얼거리더니 말했다.
"이대로 앞으로 가면 더이상 가로 막는 사람이 없을 테니 너는 무사히 갈 수 있을 것이다. 사백은 즉시 도관으로 급히 돌아가야겠다."
杜君平依戀地道:“弟子也不想逃了,事情既由我起,豈可一走了之,而把禍患留給師門。”
두군평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말했다.
"제자는 도망가고 싶지 않습니다. 일이 모두 저로 인해 일어난 것인데 사문에 화환(禍患)을 남기고 어찌 혼자 도주하겠습니까?"
雲鶴道長臉一沉道:“你留此只能壞事,憑你那一點本事又能如何?”
운학도장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있으면 더 일을 망칠 뿐이니라. 너의 그 조그마한 능력으로 또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
語聲突轉緩和,接道:“包袱裡有一封信,你可去衛山南嶽觀暫住些時,記住,從此刻起,你已不是華山派的門下,如有機緣,可以不必拘泥。”
말투를 온화하게 바꾸더니 이어서 말했다.
"보따리 안에 편지 한 통이 있으니 너는 위산(衛山) 남악관(南嶽觀)으로 가서 잠시 지내면 될 것이다. 기억하거라. 이제부터 너는 이미 화산파 문하가 아니니 어떤 인연이 있으면 얽매일 필요가 없느니라."
杜君平呆了一呆,道:“弟子已經被逐出師門了?”
두군평이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제자 이미 사문에서 축출된 것입니까?"
雲鶴道長輕輕地從地下拉起杜君平,溫言道:“這是一時權宜之計,對你和華山派,都有益無害,時間已不多了,你快些去吧!”
운학도장은 살짝 두군평을 땅에서 일으켜 세우더니 온화한 어조로 말했다.
"이것은 너와 화산파 모두에게 유익무해(有益無害)한 임시변통이니라. 시간이 많지 않다. 어서 가거라!"
伸出手去,撫在杜君平的頭上,接道:“孩子,堅強點,世間無不散的筵席,你這番離開師門,便得自己去闖蕩了,如有什麼急難,仍可傳信華山,師伯決不袖手。”
손을 뻗어 두군평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얘야, 마음 굳게 먹거라. 세상에는 흩어지지 않는 연회는 없다. 네가 이번에 이렇게 사문을 떠나지만 강호에서 경험을 쌓을 기회이기도 하다. 무슨 어려운 일이 생기면 화산으로 연락을 하거라. 사백은 결코 수수방관하지 않으마."
說完話,騰身躍起,返向原路奔去。
말을 마친 후 몸을 솟구쳐서 왔던 길을 도로 되돌아 달려갔다.
杜君平目注師伯背影方向,暗中嘆一口氣,轉身放開腳步一路急奔,心中盤算,只須再有一個更次,便可脫離華山地區了。
두군평은 사백의 사라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암중으로 한숨을 내쉬더니 몸을 돌려 늦춰진 걸음을 빨리하여 급히 달려갔다. 마음 속으로 계산을 해보니 다시 한 시진만 지나면 화산을 벗어날 수 있었다.
心中思潮起伏,腳下卻是疾如奔馬。
驀地裡,身後風聲颯然,一條入影飛掠追至,厲聲喝道:“站住。”
마음 속에 갖가지 상념이 떠올랐지만 달리는 말처럼 질주해나갔다.
갑자기 뒤쪽에서 바람소리가 쏴, 하고 들리며 하나의 인영이 나는 듯 추격해 오면서 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서라!"
杜君平霍地收住腳步,抬頭一看,來的竟是一位黑袍老者,他從不曾在江湖走過,是以也不知來者是誰,但猜想定必是天地盟的人。 ”
두군평이 급히 걸음을 멈추고 머리를 들어 쳐다보니 달려오는 사람은 한 명의 흑포(黑袍)노인이었다. 그는 일찌기 강호를 다닌 적이 없어 오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몰랐다. 다만 필시 천지맹의 사람일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었다.
來人將杜君平截住後,冷嶺地道:“你是束手就擒,還是見過真章以後就範?”
그 사람은 두군평을 멈추게 한 후 차갑게 물었다.
"너는 스스로 오라를 받겠느냐 아니면 따끔한 맛을 보아야 시키는 대로 따르겠느냐?"
杜君平揚眉答道:“咱們素不相識,為什麼要逼我束手就縛?”
두군평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답했다.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 왜 강제로 나를 포박하려 하오?"
黑袍老者沉哼一聲道:“老夫是奉命行事,如你不肯就範那就只有得罪了。”
흑포 노인은 흥, 하더니 말했다.
"노부는 명을 받들어 행사하는 것이니 만약 네가 복종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죄를 짓는 것일 뿐이다."
杜君平知道再多作解說,亦是無用,暗中凝功戒備,雙目緊盯對方,不再多言。
두군평은 더 설명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다. 더 말하지 않고 두 눈으로 상대방을 노려보면서 몰래 공력을 모아 경계했다.
黑袍老者似覺不耐,冷然接道:“老夫給你一個拔劍相鬥的機會,如等老夫出手,你就沒有拔劍的時間了。”
흑포노인은 못참겠다는 듯 차갑게 말을 이었다.
"노부가 너에게 검을 뽑을 기회를 주마. 노부가 출수하면 너는 검을 뽑을 틈도 없을 것이다."
杜君平略一沉思,亮劍出鞘大喝一聲,連人帶劍,猛向老者攻去。老者哈哈一陣狂笑,手掌輕揮,打出一股強勁掌力,就勢大袖一拂,靈蛇般向長劍卷去。杜君平吃了一驚,手上長劍一沉,腳尖墊勁,猛地往回一縮,總算見機得早,堪堪避過了這一招。
두군평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검집에서 검을 뽑아 대갈일성(大喝一聲)하며 검과 하나가 되어 맹렬하게 노인을 공격해갔다. 노인은 하하, 하며 한바탕 광소를 터뜨리더니 손을 가볍게 휘둘러 세찬 장력을 쳐내면서 길다란 소매자락으로 마치 뱀처럼 장검을 말아갔다. 두군평은 깜짝 놀라 손의 장검을 내리고 발끝에 힘을 주어 급히 원래 있던 자리로 물러났다. 미리 알았기에 그 일초를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黑袍老者森冷一笑道:“憑你這點工夫,聽老夫相勸,還是束手就縛的好。”
흑포노인이 냉소하며 말했다.
"너의 고작 그 정도 무공으로는 노부가 권할 때 스스로 결박을 당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杜君平心知對方並非誇口,但為情勢所迫,也只有放手一拚,碰碰運氣了,振劍再攻,長劍抖起六朵劍花,點向老者前胸。華山派的少陰劍法,乃玄門正宗劍法,素以凌厲快速,見重江湖,此刻杜君平情急出手,勢道十分驚人。
두군평은 상대방의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정세에 쫓겨 죽기로 싸울 수 밖에 없어 넌지시 운기하였다. 검이 부르르 떨리며 재차 공격해갔다. 장검이 여섯 송이의 검화를 털어내며 노인의 가슴을 향해 찍어갔다. 화산파의 소음검법(少陰劍法)은 현문 정종검법으로 본래 세차고 쾌속함으로 강호에서 중시를 받았다. 지금 두군평이 다급히 펼쳐내자 그 기세는 몹시 놀랄 만 했다.
心中暗忖:這一劍縱不能傷著他,至少也可迫使他閃避讓路。
두군평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일검으로 저자를 상하게 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그로 하여금 피하여 길을 비켜주게 할 것이다.'
哪知事情大出他意料之外,長劍遞出,只覺眼前一花,對方已失踪影,心中一驚之下,手上招式立變,可是仍然晚了一步,但覺一陣勁風兜面襲來,震開長劍,跟著右腕一麻,長劍脫手,一種求生本能的反應,杜君平突然一個橫移,閃開六尺。
상황은 그의 예상 밖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겠는가? 장검이 차례대로 검화를 발출하는데 눈 앞에 첫번째 검화가 보였을 뿐인데 상대방의 그림자는 사라져버렸다. 깜짝 놀라서 펼친 초식을 즉시 변화시켰지만 여전히 한 발 늦었다. 일진의 경풍(勁風)이 뒤에서 덮쳐옴을 느끼곤 장검으로 찔러갔으나 곧 오른쪽 어깨가 마비되며 장검이 손에서 떨어졌다. 목숨을 구하기 위한 본능적 반응으로 두군평은 재빨리 옆으로 육 척을 이동했다.
但聽黑袍老者哈哈大笑道:“華山派的劍法不過爾爾,聽老夫之言,你還是束手就縛的好。”
흑의 노인이 하하, 하고 크게 웃었다.
"화산파의 검법은 이 정도에 불과하구나. 노부의 말대로 너는 오라를 받는 것이 좋을 것이다."
杜君平定了定神,他雖學藝多年,但實際與人過招這還是初次,不想第一遭便受到這般折辱,呆了一呆,道:“閣下武功高強,在下不是敵手,但大丈夫威武所不屈,在下會自作了斷。”
反手一掌,拍向天靈穴。
두군평은 일심으로 다년간 무예를 배웠지만 실제 다른 사람과 초식을 교환하기는 처음이라 첫번째 겨룸에서 이와 같은 굴욕을 받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넋을 잃고 있다가 말했다.
"귀하의 무공은 고강하여 저는 적수가 안되오. 하지만 당당한 대장부가 굴욕을 당할 수는 없소. 이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겠소."
손을 뒤집어 일 장으로 천령혈(天靈穴)을 쳐갔다.
黑袍老者沒想到他小小年紀,剛烈至此,竟是寧作玉碎,不為瓦全,事起意外,縱想救援,已自無及。
흑포노인은 나이 어린 그가 부숴진 옥이 될 지언정 온전한 기와가 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강직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의외의 일이 일어나자 설령 구하고 싶어도 이미 미치지 못하였다.
就在杜君平掌近天靈之際,身後林內,突然射出一縷暗勁,擊中右肘,一陣朗朗大笑聲後,緊隨著慢步走出—個滿頭銀髮,臉罩一方銀色假面具的銀衣老者道:“年紀輕輕的,為什麼這般想死?”
두군평의 손바닥이 천령혈에 가까이 다가가는 바로 그때였다. 뒤쪽의 숲 속에서 돌연 한 줄기의 암경(暗勁)이 쏘아져 와서 오른쪽 팔꿈치를 맞혔다. 일진의 낭랑한 큰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곧바로 느린 걸음으로 한 명의 은발(銀髮)에 은색 면구(面具)을 쓴 얼굴에 쓴 은의(銀衣)노인이 걸어나오더니 말했다.
"나이도 어린 것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죽으려 하느냐?"
杜君平嘆息一聲道:“晚輩技不如人,但不願被擒受辱,只有一死了之。”
두군평은 탄식하며 말했다.
"후배는 무공이 남보다 못하고 포박을 당하는 굴욕을 당하길 원하지 않기에 죽는 길 밖에 없습니다."
銀面老者嗯了一聲,道:“你大冤未明,豈可輕易言死。”
은면노인은 음, 하더니 말했다.
"너의 큰 원한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어찌 가볍게 죽는다 말하겠느냐."
目光轉到黑袍老者身上,接道:“讓他過去,咱們也好見好就收,如是你不肯買這份交情,那就劃出道子來吧!”
시선을 돌려 흑포노인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를 보내주시오. 우리 적당한 선에서 그만둡시다. 만일 당신이 교정을 나누길 원치 않는다면 길 한 쪽을 틔어주시구려!"
黑袍老者一見對方那身裝束,這分明是傳說中的一位棘手人物,但那人已多年不在江湖上走動,心中又泛起了一份僥倖之想,道:“兄弟與他本無仇無怨,我是奉命行事,閣下要我放人,豈不是強人所難?”
흑포노인이 상대방의 옷차림을 보니 전해져 오는 이야기 속 한 명의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이미 여러 해 동안 강호를 다니지 않은지라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생겨났다.
"형제는 그와 아무런 원한도 없고 나는 명을 받들어 행하는 것이오. 귀하가 그를 놓아주라고 하는 것은 남을 강요하여 난처하게 하는 것이 아니겠소?"
銀面老者朗聲笑道:“何必那般奴才像,你如不答應,乾脆手底分高下,不然就讓我領著他走路。”
은면노인은 크게 웃었다.
"구태여 그렇게 종노릇을 할 필요가 어디 있겠소. 당신이 응하지 않으니 딱 부러지게 손을 써서 고하를 구분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한테 양보하여 그를 보내주지는 않겠군."
黑袍老者臉色一變,道:“閣下如想憑仗著這身穿著,和一點過了氣的聲名,想唬住老夫,讓我留人,未免太便宜了。”
흑포노인의 얼굴색이 변하며 말했다.
"귀하가 만약 그 몸에 걸친 옷과 지난 날의 한 점 명성으로 노부를 겁주어 사람을 남겨두게 하려고 생각한다면 너무도 수월하구려."
銀面人哼了一聲,道:“好!那咱們就來真的。”
금면노인은 흥, 하더니 말했다.
"좋다! 우리 확실히 하자꾸나."
右手一揮,一股暗勁如潮湧般宣迫過去。黑袍老者吐氣出聲,雙掌猛翻,竟然硬碰硬地接下了銀面人一招。不過接是接下了,人卻被震得踉蹌倒退,銀面人劈出一掌後,身隨掌進,倏忽之間又攻出了三掌。
우수를 휘두르자 한 줄기의 암경(暗勁)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흑포노인은 기합을 토하더니 쌍장을 맹렬히 뒤집으며 놀랍게도 정면으로 은면노인의 일초를 맞받았다. 그러나 일단 부딪히자 진동되어 비틀거리며 물렀났다. 은면인은 일장을 쪼개어 낸 후 몸이 손바닥을 따라서 나아가며 순식간에 삼장을 또 공격해 내었다.
銀面人攻出三掌後,突然停手不攻,徐徐地道:“朋友,勝負已然分明,難道真個要弄到血濺當場才成嗎?”
금면노인은 삼장을 공격한 후 갑자기 손을 멈추고 서서히 땅에 내려섰다.
"친구, 승부는 이미 분명해졌다. 설마 진정 피를 흘려야만 하겠는가?"
黑袍老者一臉鐵青,喘息著道:“承蒙手下留情,兄弟敗得心服,不過以閣下一個人的力量,要保全他,只怕不太容易。”
흑포노인은 안색이 시퍼렇게 되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사정을 보아 주셨군요. 형제는 패배를 인정하오. 그러나 귀하 한 사람의 역량으로 그를 보호하려면 용이하지 않을 것이오."
說完縱身一躍,徑往斜裡一片松林中奔去。銀面人嘆口氣搖了搖頭,望著那黑袍老人去向出神。
말을 마치고는 뛰어오르더니 송림 숲 속 왔던 길을 달려갔다. 은면노인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더니 흑포노인이 사라진 방향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杜君平拾起地上的長劍,趨前行禮道:“多謝前輩援手……”
두군평은 떨어진 장검을 주워들고 급히 예를 행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銀面人閃身—旁搖手道:“現在不是多禮之時,你可沿著山根向西奔走,那裡自有接應你的人在等候。”
은면노인은 몸을 돌리며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예를 행할 때가 아니다. 너는 산 아래에 가면 서쪽으로 가거라. 그곳에 너를 맞이할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杜君平遲疑地望著他道:“前輩可否賜示姓名?”
두군평은 망설이며 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선배님의 성명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
銀面人搖搖頭道:“來日方長,此刻不用多問,你快走吧,老朽也要去了。”
은면노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시간이 많으니 지금은 여러가지 물을 필요없다. 이 늙은이는 떠나야하니 너는 빨리 가거라."
縱身突起,躍上樹梢,一閃而逝。
나무 위로 몸을 솟구치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杜君平從不曾在江湖行走過,閱歷更談不到,但把今晚所遭遇的事情連串起來,心中也略略感覺到, 暗中有很多高手,要追殺他,也有一股力量在接應他。當下依照銀面人的吩咐,舉步向西奔去。
두군평은 일찌기 강호를 다닌 적이 없어 경험이 없음은 두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밤 연이어 일어난 일들을 겪자 심중으로 약간은 깨닫게 되었다. 암중에서 많은 고수들이 그를 추격해와서 죽이려 한다는 것과 또 그를 도우려는 한 줄기의 역량이 있다는 것이었다. 즉시 은면노인의 분부에 따라 발걸음을 내딛어 서쪽으로 달려갔다.
這一路行來,竟不曾再遇攔截,直到一處分路口處,才停下腳步,仰面看看天色,東方已然現出魚肚白,
正自躊躇著究竟往哪條路走好呢?耳際間已隱隱現出一陣腳步之聲。
그 길에는 가로막는 이가 없어 곧바로 갈림길 입구에 이르렀다.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살펴보니 동쪽이 이미 희뿌옇게 밝아오고 있었다. 도대체 어느 길로 가야 좋을지 망설이고 있을 바로 그때 은은히 발걸음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轉眼望去,晨光熹微中,果見一個青衣老者扶杖緩緩走來,打量杜君平一陣,微微一笑,道:“小哥夜來驚累了。”
눈을 돌려 바라보니 새벽 빛이 희미한 가운데 한 명의 청의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느릿느릿 걸어와서 두군평을 훑어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소형제는 밤새 오면서 여러 번 놀랐겠군."
杜君平一夜奔行,確也有點累意,很想歇息一下,但對今夜之事,又感到十分奇怪,望著那青衣老人,道:“老伯伯,你我並不認識,你怎麼知道我要到此?”
두군평은 밤새 달려오면서 확실히 힘들어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 밤의 일에 대해서 또 매우 기괴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 청의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노인장, 당신과 저는 알지못하는데 당신은 내가 이곳에 도착할 것을 어찌 아십니까?"
青衣老者微微笑道:“此間不是談話之所,咱們到老朽蝸居處再談。”
청의노인은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긴 이야기를 나눌 곳이 못되니 이 늙은이의 누추한 집으로 가서 다시 이야기하세."
杜君平跟著老者彎彎曲曲轉了許久,到了一處小山谷內,谷內緊靠著山根,一排蓋了三間茅屋。
두군평은 노인을 따라 한참 동안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 작은 골짜기에 이르렀다. 골짜기 안에는 산기슭에 바짝 붙어 한 줄로 지어진 세 칸짜리 모옥(茅屋:초가집)이 있었다.
老者指著茅屋道:“那就是老朽的蝸居。”
노인이 모옥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가 이 늙은이의 누추한 집이네."
杜君平道:“老前輩的儀態和談吐,決不像山野樵獵,為何選擇這樣一個地方居住?”
두군평이 말했다.
"노선배님의 모습과 말투는 결코 산야(山野)의 나뭇꾼이나 사냥꾼이 아닌데 왜 이런 곳을 골라서 지내십니까?"
青衣老者道:“原先只是為了找尋幾味藥物,後來住久了也就懶得搬了。”
청의노인이 말했다.
"원래는 몇 가지 약물을 찾기 위함이었는데 나중에 되어서는 옮겨다니기 귀찮아서 계속 지내게 되었네."
杜君平道:“老先生府上幾人?”
두군평이 말했다.
"노선생의 댁에는 몇 사람이 있습니까?"
青衣老者道:“除了主人外,那就是老朽了。”
청의노인이 말했다.
"주인 이외에 늙은이 뿐이네."
二人交談了幾句話,已然到了茅屋前面,青衣老者舉手肅容道:“小哥子請進,老朽已經為你準備了早餐。”
두 사람이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이미 모옥 앞에 이르게 되었다. 청의노인이 손을 들어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
"소형제, 들어가게. 늙은이가 자네를 위해 조찬(早餐)을 준비해두었네."
杜君平進入室內,早餐早巳擺在一張木桌上,可見人家早已預知他要來,當下忍不住問道:“貴上是哪一位?如何會認識在下?”
두군평이 실내로 들어가니 나무탁자 위에 조찬이 차려져 있었다. 그가 올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던 것 같아 참지 못하고 즉시 물었다.
"귀하께선 누구신지요? 저를 어떻게 아시는 건지요?"
青衣老者傲微一笑,道:“你先吃點東西,咱們再慢慢地談!”
청의노인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우선 뭘 좀 먹고 우리 다시 천천히 이야기하세!"
杜君平匆匆吃過,放下碗筷,道:“老前輩對在下的行程、時刻,算的十分準確,有如親目所睹一般,想來,昨夜途中暗助我脫險之人,定和老前輩等有關了。”
두군평은 급히 먹고 밥술을 놓은 후 말했다.
"노선배님께서 저에 대해서 마치 모든 것을 보신 듯 여정과 시각을 정확히 계산하신 걸로 보아 어젯밤 길에서 저를 도와 위험에서 구원해주신 분이 아니면 그 분과 분명 관계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青衣老者朗朗一笑道:“杜世兄猜得不錯,當今之世,敢於和天地盟為難的,恐怕除了老朽主人之外,那恐是絕無僅有的。”
청의노인이 크게 웃었다.
"두세형(杜世兄)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네. 당금 천하에 감히 천지맹을 난처하게 할 사람은 노부의 주인을 제외하고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네."
杜君平緩緩站起身子,道:“晚輩希望能夠拜見一下貴上!”
두군평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후배는 그 분을 배견(拜見)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青衣老者隨手為他斟上一杯清茶道:“敝上已經離舍,時機來到之時,他自然會和你見面。”
청의노인 녹차를 한 잔 따라주며 말했다.
"나의 윗분께서는 이미 집을 떠나셨는데 때가 되어 돌아오시면 자연 자네를 만나실 것이네."
杜君平甚感失望,沉吟一陣道:“既是如此,晚輩是無法拜見了,待貴上回谷時,還望老前輩為我轉致謝意,晚輩就此告辭。”
두군평은 몹시 실망해서 침음(沉吟)하더니 말했다.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후배는 그 분을 뵈올 방법이 없군요. 귀 주인께서 돌아오시면 저의 사의(謝意)를 전해주십시오. 후배는 여기서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青衣老者連忙搖手道:“且慢,天地盟因為你出走,此刻已偵騎四出,你這一出去,豈不是自投羅網?”
청의노인이 급히 손을 저으며 말했다.
"기다리게. 천지맹은 자네가 달아났기 때문에 이 시각 이미 사방으로 조사하고 있네. 자네가 이렇게 나가면 스스로 그물에 뛰어드는 격이 아니겠는가?"
杜君平立定腳步道:“老先生的意思是要我留下?”
두군평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노선생의 뜻은 제가 여기 머물라는 것입니까?"
青衣老者點頭道:“正是此意,此間偏僻異常,天地盟絕不會尋來這裡。”
청의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러하네. 이곳은 몹시 외진 곳이라 천지맹도 절대 이곳까지 찾아낼 수는 없네."
杜君平道:“不過在下總覺得不妥,萬一他們尋來,豈不連累了老前輩。”
두군평이 말했다.
"그러나 저는 타당치 않다고 느낍니다. 만일 그들이 찾아낸다면 노선배께서도 연루되지 않겠습니까."
老者哈哈一笑道:“這點你盡可放心,試想,敝上若是怕事的人,怎敢接引你來此?”
노인이 하하, 웃었다.
"그 점은 자네가 안심해도 되네. 한번 생각해보게. 우리 주인께서 만약 그들을 두려워했다면 왜 감히 자네를 여기로 인도했겠나?"
杜君平雖不知青衣老者所說的主人是誰,但猜想必是一位非常人物,就以青衣老者來說吧,年紀已在花甲以上,竟沒有一點龍鍾之態,尤其一雙眸子,隱隱透射神光,顯示內功修為極深,當下說道:“在下只是一個未出師門的末學後進,老前輩們竟不惜觸怒天地盟,全力維護,這中間定有原因,老前輩可否說明?也好讓我安心點。”
두군평은 비록 청의노인이 말하는 주인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으나 단지 예사롭지 않은 인물일 거라고 짐작했다. 청의노인의 말을 들어보니 나이는 이미 환갑이 넘었고 제왕의 모습을 한 것은 물론 더욱이 한 쌍의 눈은 은은한 신광이 쏘아져 나와 내공수위가 확실히 매우 깊어보인다고 했다.
"저는 사문에서 뛰어나지도 않은 한 명의 말학후진(末學後進)일 뿐인데 노선배님들께서 천지맹의 노여움을 사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전력으로 보호하여 주심은 그 안에 어떤 이유가 있을 걸로 압니다. 노선배께서 설명을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로 하여금 안심하게 해주십시오."
老者捋著頷下白鬍鬚點頭道:“不錯,接引一個鬼判裁決的罪徒,確實犯了天地盟的大忌,不過這是一件莫須有的罪,我們不願華山派獨任其難,
更不能讓一個無辜的有為年輕人含冤負屈,目下還沒到和天地盟翻臉的時機,也只好要你暫時隱蔽一時了。”
노인은 하얀 수염을 쓸어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귀판의 판결을 접하고도 죄인이 달아나는 것은 확실히 천지맹에서 금하는 범죄이네. 그러나 그것은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으로 우리는 화산파 홀로 그 재난을 당하기를 원치 않고 한 명의 장래성 있는 무고한 젊은이가 억울함을 당하게 할 수도 없네. 지금은 아직 천지맹과 반목할 시기가 되지 않았으니 자네는 잠시 숨어있는 것이 좋네."
頓了頓笑道:“你盡可安心住下去,敝上對此事,早有安排。不過你一口一個老前輩,老朽生受不了,以後最好是喊我一聲老於就是。”
잠시 멈추었다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안심하고 여기 있게나. 나의 주인께선 이 일에 대해 일찌기 안배를 하셨네. 그런데 자네가 입을 열 때마다 노선배라고 하니 못 견디겠구먼. 이후에는 그냥 노인장이라고 하는게 좋겠네."
杜君平點頭道:“如果你不以為忤的話,晚輩恭敬不如從命。”
두군평이 끄덕이며 말했다.
"만약 그 말씀을 거스르면 후배가 공경치 않은 것이 될테니 명을 따르겠습니다."
話題一轉接道:“在下至今不明白,天地盟為什麼會找上我?我這番出走之後,會不會因此禍延師門?”
화제를 돌려서 말했다.
"저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천지맹은 왜 나를 찾는 걸까요? 제가 이번에 달아난 후에 이로 인해 사문(師門)에 화(禍)를 불러오지 않을까요?"
青衣老者沉了一會道:“有許多事老朽一時不便明說,這裡面當然有原因,而且牽連極廣。不過你可放心的是,天地盟究竟不是邪魔外道,
目前雖然變了質,但還沒到明目張膽的作歹為非境界,你逃出師門後,華山派只不過負有監守不嚴之責,掌門人可當眾宣布將你逐出門牆,然後答允會同天地盟的執法,將你緝擒歸案就行了。”
청의노인이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그 이면에는 당연히 원인이 있고 게다가 매우 폭넓게 관계되어 있어 늙은이가 일시에 명확히 말하기에는 적당치 않은 일이 많다네. 그러나 자네가 안심할 수 있는 건 천지맹은 어쨌든 사마외도가 아니라는 것일세. 지금은 비록 변질이 되었지만 공공연히 나쁜 짓을 하는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지. 자네가 사문을 도망나온 후, 화산파는 다만 잡아 가두어 엄히 지키지 못한 책임을 지는 것에 불과하네. 장문인이 자네를 문 밖으로 축출했다고 여러 사람 앞에서 선포한 후 천지맹의 집법과 회동하여 자네를 찾아 잡아오는 것에 동의할 것이네."
杜君平長嘆一聲道:“照這般說法,在下以後在江湖是寸步難行了?”
두군평이 길게 탄식했다.
"그 말씀에 비추어 보면 저는 이후에 강호에 촌보도 나다니기 힘들겠군요?"
“這是意料中的事。”青衣老者徐徐地道:“但這難不住你,你可以易容改扮,掩去本來面目。再說天地之大,何處不可以容身?”
"그건 예상한 일이지."
청의노인은 느릿느릿 말했다.
" 하지만 어려운 것도 아니라네. 자네는 역용 분장을 해서 본래의 진면목을 가리면 되네. 다시 말하자면 천지가 광대한데 어딘들 몸을 의탁할 곳이 없겠는가?"
杜君平搖頭不以為然道:“在下無辜蒙此不白之冤,他們就是從此不再追究,在下也得查個水落石出,士可殺不可辱,父母遺我清白之身,豈能任憑他人橫加侮蔑? ”
두군평은 고개를 저으며 그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제가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썼으니 그들은 이후 다시 추궁하지 않을 지라도 제가 조사하여 진상을 밝혀내겠습니다. 선비는 죽으면 죽었지 모욕을 당할 수는 없습니다. 부모가 물려준 청백(清白)한 몸을 어찌 타인이 함부로 훼손하게 내버려두겠습니까?"
他愈說愈激動,星目煞氣隱現,俊臉飛起二朵紅雲。
그는 말을 하면서 점점 더 격동하여 눈에 은은한 살기가 나타났으며 준수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青衣老者暗暗點了頭,徐徐地道:“目下江湖亂像已萌,只怕不久便有大的變故發生,華山之事,便是一個啟端,將來這局殘棋,總要有人來收拾…… ”
청의노인은 눈에 띄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말했다.
"현재 강호에 난(亂)이 일어날 싹이 터서 오래지 않아 큰 변고가 발생할 것 같네. 화산의 일은 하나의 시작일 뿐이지. 장차 이 남은 바둑판을 수습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青衣老者抬頭一笑又道:“杜公子請裡面歇息去吧,老朽帶路。”
청의노인이 고개를 들고 웃으며 다시 말했다.
"두공자, 안으로 들어가 좀 쉬게. 내가 안내하지."
杜君平跟那老人進一間簡陋的臥室,青衣老者卻回手掩上房門,徑自退去。
두군평은 노인을 따라 한 칸의 침실에 들어갔다. 청의노인은 곧 방문을 닫고는 바로 물러났다.
杜君平和衣往床上一躺,他原已十分疲乏,這一睡倒,本該極快入睡,但腦際間卻展現出,一幕幕的往事,清晰映現眼前,他記得自己似乎是生長在一個荒僻的農村,由一個自稱奶媽的中年婦人撫育。
有一個黑臉鋼髯,腰間插著一柄大斧頭的大漢,常常送米送柴來,奶媽要自己叫那大漢公孫大叔。公孫大叔喜歡喝酒,人卻是豪爽得很,對他十分喜愛,很小就教他手拳腳踢,稍大又教他內功入門等基本功夫,以及縱跳輕身術,一直是相安無事。
두군평은 옷을 입은 채로 침상에 누웠다. 그는 원래 몹시 피곤하였기에 그대로 잤으면 금방 잠들 수 있었다. 그러나 머리속에 지난 일들이 눈 앞에 선명하게 비춰지듯 떠올랐다. 그는 자기가 한 황량하고 외진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자칭 유모라고 하는 중년부인에 의해 양육되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까만 얼굴에 빳빳한 수염을 한, 허리춤에 한 자루의 큰 도끼를 찬 대한이 늘 쌀과 땔감을 보내왔는데 유모는 자기에게 그 대한을 공손대숙(公孫大叔)이라 부르라고 하였다. 공손대숙은 술을 좋아하고 매우 호방하였으며 그를 몹시 좋아하여 권각법을 조금 가르쳐주었다. 거기에다 내공 입문 등 기본 무공 및 경신술을 조금 가르쳤다. 줄곧 평화롭게 별탈 없이 지냈다.
大概是十三歲那年,公孫大叔突然領來了一個道士,也就是現在的師父白鶴道長,公孫大叔還編了一套假話,要求他帶自己去華山,他當時很奇怪,公孫大叔從來不說謊,為什麼這次竟對道士說起謊來了呢? 白鶴道長對他仔細端詳了一會,又撫摸了一陣,當時便答應下來,第二天便領著他趕回了華山。
대략 십삼 세가 되었을 때 공손대숙이 갑자기 한 명의 도사를 데려왔는데 바로 지금의 사부 백학도장이었다. 공손대숙은 거짓말을 꾸며대어 자기를 화산으로 가도록 했으며 그것이 당시에는 몹시 이상했다. 공손대숙은 종래 거짓말을 한 적이 없었는데 왜 그때 도사를 상대로 거짓말을 했을까? 백학도장은 그를 세심하게 유심히 바라보더니 한번 쓰다듬고는 당시에는 대답없이 갔다가 이튿날 그를 데리고 서둘러 화산으로 돌아갔다.
思忖之間不知過了多久,才朦朧入睡,醒來時,天已大亮。自華山習武數年以來,早上練武已成習慣,看天色大亮,自然是一躍而起,提著寶劍奔出茅屋,先練了一會拳掌,又練了一會劍,直到例行功課做完,這才回到茅屋。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다가 잠에 빠져들었다. 깨어났을때는 이미 날이 훤하게 밝아있었다. 화산에서 무예를 익히는 몇 년이래 일찍 일어나 무공을 단련하는 습관이 생겼기에 날이 훤한 걸 보자 자연 벌떡 일어나 보검을 들고 모옥을 뛰쳐나가 먼저 권장을 연습하고 이어 검법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줄곧 해오던 수련를 다 끝내자 그제서야 모옥으로 돌아왔다.
行入室中時,那青衣老者,早已坐在室中,正端著一杯熱茶在喝,見他進來,慈藹地笑了笑道:“華山的少陰劍不算壞,不過你還沒有領悟其精奧。”
실내로 들어오니 청의노인은 이미 단정하게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가 그를 보고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화산파의 소음검(少陰劍)은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자네는 아직 그 오묘함을 깨닫지 못하고 있네."
頓了頓又道:“譬如你使的那招'神龍掉尾',如果身子再往前探,旋轉的速度再快上一二分的話,威力便不同了。”
멈추었다 다시 말했다.
"예를 들어 자네가 사용한 신룡도미(神龍掉尾)의 초식 말이네. 만약 몸을 앞으로 더 내밀고 도는 속도를 한두 푼 더 빨리 한다고 하면 위력이 달라질 것이네."
杜君平對任何事都能虛心接受,唯獨對師門劍法,他有一個牢固不破的信念,老者提出這個意見,他嘴裡雖應著,心裡卻是大不以為然。
두군평은 어떠한 일에 대해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나 사문의 검법에 대해서만은 유독 깨지지 않는 단단한 신념을 갖고 있어 노인이 제시한 의견을 비록 입으로는 수긍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절대 그렇지 않았다.
青衣老者察言觀色,已知其意,微微笑道:“反正劍在你的手邊,不妨出去試試。”
청의노인이 그의 기색을 살피더니 그 뜻을 알아차리고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하튼 자네 손에 검이 있으니 나가서 한번 시험해보는 것도 무방하네."
杜君平拔劍出鞘,使出一招後,果覺有點不同,於是凝足功力又使了一遍,忽地腦際靈光一現,脫口叫道:“妙啊!就只改變這一點點,威力就大不同了。”
두군평은 검집에서 검을 뽑아들고 일초를 발출해본 후에 과연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별안간 뇌리에서 번쩍하고 영감이 떠올라서 소리쳤다.
"묘하구나! 단지 그 부분만 고쳤을 뿐인데 위력은 크게 달라지는구나."
杜君平此刻對老者已加增了幾分崇敬之心,躬身道:“承蒙於老教悔,在下實是獲益良多。”
두군평은 이때 그 노인에 대해 더욱더 우러러보는 마음이 생겨 몸을 굽혀 절하며 말했다.
"노인장의 가르침과 깨우침을 받아 저는 실로 큰 이득을 보았습니다."
按著輕輕嘆道:“在下此刻才感覺到,十餘年不斷的練武,竟是連皮毛都沒學到……”
탄식이 나오는 것을 참으며 말했다.
"저는 이 깨우침에 이르기까지 십여 년간 부단히 무공을 연마했지만 이 모든 것이 껍데기만 배운 것 같습니다..."
青衣老者面容一整道:“百丈高樓平地起,你這些年來所學所習,著重是在奠基,怎可說是一無所得呢?
不用胡思亂想了,敝主人已經回來,正在等侯公子。”
청의노인이 표정을 바로 하더니 말했다.
"백 장 높이의 누각도 평지에서 시작하는 것이네. 자네가 그 동안 배우고 익힌 것들이 튼튼한 기초가 되었는데 어찌 아무런 소득이 없다고 하겠는가? 터무니 없는 생각할 필요없네. 폐 주인께서 이미 돌아오시어 바로 공자를 기다리고 계시네."
杜君平急急還劍入鞘,隨著老人進入草堂,老者隨手把門關上,領著他進入一間臥室掀開地板,露出一條地道來。
두군평은 급히 장검을 검집에 집어넣고 노인을 따라 초당(草堂)으로 들어갔다. 노인은 문을 잡고 그를 한 칸의 침실로 들어오게 한 뒤 마루 판자를 들어올리니 하나의 지하도가 나타났다.
杜君平暗自驚訝道:“原來這裡還有秘密地道。”
두군평은 속으로 의아해했다.
'원래 이 안에 비밀 지하도가 있었구나.'
這茅屋乃是依山建造,地道由下而上,走了約有十餘步,便是一級上升的石級,二人爬了約四五十餘級,已到了一個天然石洞之前,老者低聲道:“到了,敝主人就在裡面。”
그 모옥은 산기슭에 지어졌는데 지하도에 내려가서 십여 보를 걷자 돌계단이 나타났다. 두사람이 약 사오십여 계단을 올라가자 천연석동(天然石洞)의 앞에 이르게 되었다. 노인이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도착했네. 폐 주인은 안에 계시네."
只聽那里傳出一個洪鐘也似的聲音道:“來了嗎?”
그 안에서 큰 종소리 같은 음성이 들려왔다.
"왔느냐?"
青衣老者忙答道:“老奴已帶他到此。”
청의노인이 즉시 대답했다.
"늙은 종은 이미 그를 이곳에 데려왔습니다."
青衣老者輕輕推開洞門,側身讓客,杜君平舉步入洞,四下打量一眼,這山洞並不大,寬僅一丈餘,深有三四丈,洞後似乎還有出路。
청의노인이 살며시 석동의 문을 밀어서 열고는 몸을 옆으로 비키자 두군평은 동굴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니 그 산동(山洞)은 그다지 크지 않고 넓이는 일 장이 못 되었고 깊이는 삼사 장이 되어 보였는데 동굴 뒤쪽에는 나가는 출구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洞內設有石桌石椅,一個紅臉威猛老者,盤膝坐在石床上。這室中只有一人,定是那老者的主人了,於是躬身施禮道:“武林後進杜君平拜見前輩。”
동굴 내부에는 돌탁자와 돌의자, 한 명의 홍검(紅臉:붉은 얼굴)의 위맹(威猛)해 보이는 노인이 돌로 된 침상에 앉아있었다. 거기엔 오직 한 사람 뿐이니 바로 청의노인의 주인이 확실했다. 몸을 굽혀 예를 올렸다.
"무림후배 두군평이 선배님을 배알하옵니다."
紅臉老者睜開雙目,擺手道:“賢侄免禮,請坐。”
홍검노인은 두 눈을 뜨고 손을 저으며 말했다.
"현질(賢侄)은 예를 거두고 어서 앉게."
這聲賢侄,叫得杜君平心頭一震,當下依言在石椅上坐下,青衣老者卻畢恭畢敬,垂手待立一旁。
그 현질이라는 말은 두군평의 마음을 크게 뒤흔들었다. 그가 즉각 돌의자에 앉자 청의노인은 매우 공손하게 두 손을 내리고 한쪽 곁에 시립했다.
紅臉老者冷電似的雙目,對他上下打量了一番,徐徐地道:“老夫於五年前,不慎遭奸人暗算,中了最利害的慢性劇毒,以致功力全失,總算發覺得早,及時逃脫了對方的監視,自問此生恢復功力已然無望……”
홍검노인은 차가운 번갯불 같은 시선으로 그의 위아래를 훑어보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노부는 오 년 전 부주의하여 간인(奸人)의 암산(暗算)을 받아 가장 무서운 만성극독(慢性劇毒)에 중독되어 공력을 완전히 잃기에 이르렀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상대의 감시에서 벗어났지만 자문해보니 살아 생전에 공력을 회복하는 것은 이미 가망이 없었다..."
輕咳了兩聲,接道:“許是天意安撐,當老於領著老夫,深入窮山,搜尋藥物之時,巧遇一位走方的草藥郎中,此人經常出入雲貴苗疆,認得諸般毒物,他一眼便看出老夫身中劇毒,竟用幾味草藥,輕而易舉地把毒解了。”
가볍게 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하늘의 안배가 있었든지 이 노인이 노부를 이끌고 궁벽한 산으로 들어가 이리저리 약물을 찾아 다닐 때 우연히 떠돌이 의원과 마주쳤다. 그 사람은 운남(雲南), 귀주(貴州), 묘강(苗疆)을 자주 드나들어 제반 독물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한 눈에 노부의 몸에 극독이 있음을 알아보고 몇 가지 향기나는 약초를 써서 손쉽게 독을 해소해버렸다."
杜君平長吁了一口氣道:“老前輩吉人天相。功力既复,足以手刃凶頑了。”
두군평은 휴우,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노선배님, 길인천상(吉人天相)입니다. 공력이 회복되어 직접 흉수를 처단할 수 있었겠군요."
紅臉老者輕嘆一聲道:“對方於暗算老夫之前,早已作了周密佈置,他不僅暗算了老夫,還奪去了我的基業,
匆促之間要想復仇,談何容易……”
홍검노인은 작은 소리로 탄식하며 말했다.
"상대방은 노부에게 암산하기 전에 훨씬 이전에 이미 주도면밀한 안배를 해놓았었다. 그는 노부를 암산했을 뿐만 아니라 나의 기업을 모두 빼앗아 갔기 때문에 짧은 시간내에 복수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老人語聲一頓,又道:“那位走方郎中解去老夫體內劇毒,並非沒有條件,他轉而要求老夫,必須替他完成一件心願,這件事在老夫說來,即令他不提出,也是義不容辭之事,是以滿口答應了他。”
노인은 잠시 멈추었다 또 말했다.
"그 떠돌이 의원은 노부의 체내에 있던 극독을 해소시킬 때 결코 어떤 조건도 없었지만 그는 오히려 노부에게 자기의 심원(心願)을 꼭 대신 이루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 일은 노부가 말하려 했던 것이므로 설령 그가 무슨 일인지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도의상 거절할 수 없는 일이기에 거리낌없이 수락했다."
杜君平滿臉述惘的望著他,心中暗忖道:“這些事難道於我有關嗎?”
두군평은 멍한 표정으로 노인을 쳐다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런 일이 설마 나와 관련이 있단 말인가?'
紅臉老者似是覺察他的心意,淡然一笑,道:“他所說的條件乃是替他尋訪一位朋友的後人,而他這位朋友,恰巧也是老夫的故人。”
홍검노인은 그의 생각을 알고 있는 듯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가 말한 조건은 그를 대신하여 친구의 후인을 찾아가보라는 것이었는데 그가 말한 친구는 공교롭게도 나의 옛친구였다."
長嘆一聲接道:“江湖上許許多多的事情,都脫不了恩怨二字,從茫茫人海中尋一個隱姓埋名的人的遺孤,已經不是易事,等到找尋到了這個人,他的一身血仇,也就落在老夫的身上了。”
장탄식을 한 후 계속 말을 이었다.
"강호상에는 허다한 일이 있는데 모두 은원(恩怨) 두 글자를 벗어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이름을 숨긴 사람의 후인을 찾는 것은 이미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사람을 찾아내는 동안에 그의 피의 원한이 노부의 신상에 떨어졌다."
杜君平忍不住插言道:“老前輩找到那人沒有?”
두군평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노선배 그 사람을 찾아내지 못했습니까?"
紅臉老者看了他一眼道:“總算皇天不負苦心人,當我劇毒解去的次年,便已得到線索,自此之後,老夫一半的時間是在為自己作復仇的準備,一半的時間,便在暗中為他安排,老夫不插手便罷,一經插手,便得創造一個奇蹟。”
홍검노인은 그를 한번 쳐다 보고 말했다.
"하늘은 노력하는 사람을 저버리지 않는지 내가 극독을 해소한 이듬해 단서를 얻었다. 그 후부터 노부는 절반의 시간은 나 자신의 복수를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절반은 남몰래 그를 위한 안배를 해왔다. 노부는 손을 대지 않으면 몰라도 일단 손을 대면 기적을 창조해낸다."
杜君平忙問道:“這個遺孤現在哪裡?他若是一個碌碌庸才,只怕要辜負前輩的期望呢?”
두군평이 급히 물었다.
"그 남겨진 후인은 현재 어디에 있는지요? 그가 만약 평범한 범재(凡才)라면 선배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紅股老者笑道:“虎父無犬子,如若不堪造就,老夫也不會浪費一番心血了。”
홍안노인은 웃으며 말했다.
"호부(虎父)에는 견자(犬子)가 없다. 만약 자질이 부족하여 성취할 수 없다면 노부가 한바탕 심혈을 기울인 것이 헛되이 낭비되겠지."
語聲一頓接道:“至於你,也具有著極好的練武資質,可惜老夫就要離開此地,無法指點你的武功了!”
잠시 말을 멈추었다 계속 했다.
"너로 말하자면 무공을 연마하기에 매우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는데 애석하게도 노부는 이곳을 떠나야해서 너에게 무공을 가르칠 방법이 없구나!"
伸手從枕畔抽出一本黃綾封面的冊子,遞給杜君平道:“此是老夫一位朋友遺留的拳經劍譜,你把它讀熟之後毀去,這本秘笈是他畢生鑽研武學的結晶,你如能好好琢磨習練,自有大成!”
손을 뻗쳐 베개 밑에서 한 권의 비단 표지의 책자를 끄집어 내어 두군평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것은 노부의 친구가 남긴 권경검급(拳經劍譜)으로 너는 이것을 읽고 익힌 후에 없애버리도록 해라. 이 비급은 그가 평생 연구한 무학의 결정체로 네가 전력을 기울여 갈고 닦으며 익히고 연마하면 자연 큰 성과가 있을 것이다!"
轉臉望望那青衣老者,又道:“把劍取來。”
얼굴을 돌려 청의노인을 쳐다보며 또 말했다.
"검을 가지고 오너라."
青衣老者應了一聲,取來一支古色斑斕的長劍,遞給紅臉老人。
청의노인이 대답하고 한 자루의 고색찬란한 장검을 가져와서 홍검노인에게 건네주었다.
紅臉老者接過長劍,反手交給了杜君平,道:“這劍也是他的遣物,他一生仗此寶劍,不知為人間除過多少姦妄之徒,今日此劍交你之手,望你善自珍重。”
홍검노인은 장검을 받아서 다시 두군평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이 검은 그의 신물로서 그는 평생 이 보검을 사용했다. 금일 이 검을 너의 손에 넘기니 소중히 하도록 해라."
杜君平雙手接過道:“晚輩藝業低微,只怕不配持此名劍。”
두군평이 두 손으로 건네받으며 말했다.
"후배의 예업(藝業)이 미천하여 이 명검을 가질 자격이 없습니다."
紅臉老者道:“為人不可驕狂,但也不能妄自輕薄,只要你勤加努力,何愁絕技不成?”
홍검노인이 말했다.
"사람됨이 오만방자해서는 안되지만 스스로 경박(輕薄)해서도 안되느니라. 네가 부지런히 노력만 한다면 어찌 절기를 이루지 못하겠느냐?"
伸手從懷中取出一個錦盒來,溫言囑咐道:“有許多掌法劍勢,必須內功到了一定的火候才能使用,你年紀太輕,內功火候不足,這裡有一支千年何首烏,原是老夫一位故友費盡心血尋得來,準備為老夫解毒之用,如今毒已解去,老夫已用不著啦,你可拿去服下。”
품 속에서 하나의 금합을 꺼내더니 온화한 말로 분부했다.
"허다한 장법과 검세가 있지만 반드시 내공이 일정한 화후(火候)에 이르러야만 비로소 제대로 펼칠 수가 있다. 너는 나이가 어리고 내공 화후가 부족하다. 이 속에 하나의 천년하수오(千年何首烏)는 원래 노부의 옛 친구가 심혈을 기울여 찾아내었던 것으로 노부의 해독에 사용하려고 준비하였던 것이다. 독이 이미 해소되어 노부는 쓸 데가 없으니 네가 복용토록 해라."
杜君平正待推辭,紅臉老者已然立起身來道:“老夫和老於即刻得離開此地,屋內有足夠的糧食,你可安心在此住上半年,鑽研秘笈上的武功,
半年後,老夫如若還沒歸來,你可持此金牌去黃山飄香谷,拜見飄香谷主謝紫雲。”
두군평은 곧 사양하려고 하였으나 홍검노인은 이미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
"노부와 이 노인은 즉시 이곳을 떠나야한다. 집 안에 충분한 식량이 있으니 너는 이곳에 반년은 안심하고 머물러도 된다. 비급의 무공을 깊이 연구하도록 하거라. 반년 후 노부가 만약 돌아오지 않으면 너는 이 금패를 지니고 황산(黃山) 표향곡(飄香谷)으로 가서 표향곡주 사자운(謝紫雲)을 배견토록 하여라."
取出一方龍紋金牌,交給了杜君平,立時站起身於帶著那青衣老者而去。杜君平跟著追出,發覺後面出口竟是峭壁懸岩,下臨深谷,眼看是猿猴難渡,但那紅臉老者主僕二人,竟已去的踪影全無。
한 조각의 용이 새겨진 금패를 꺼내어 두군평에게 건네주고는 즉각 청의노인을 데리고 떠나갔다. 두군평은 뒤따라 나갔으나 후면의 출구는 가파른 바위 절벽이고 밑으로는 깊은 계곡이란 것을 발견했다. 원숭이들이 어지럽게 건너다니는 것이 보일 뿐 그 홍검노인 주복(主僕) 두 사람은 이미 가버렸는지 행적을 찾을 수 없었다.
他內心湧起了重重疑問,隨步踱回山洞,順手拿起秘笈,只見封面上,端端正正寫了一行楷書:“劍術精義,河間杜飛卿謹述。”
그는 마음속에 겹겹이 의문이 솟구쳐 올라서 다시 산동(山洞)으로 돌아와서 손이 가는대로 비급을 집어들었다. 겉표지에는 해서체로 단정하게 한 줄이 쓰여져 있었다. "검술정의(劍術精義). 하간(河間)의 두비경(杜飛卿)이 삼가 서술하다."
心中不禁心頭一震,暗忖:“此人怎的也姓杜?”
마음이 크게 흔들림을 금할 수 없어 속으로 말했다.
"이사람의 성도 두인가?"
回想剛才那紅臉老者的—番話,很多地方似在暗示自己,只是他語含玄機,一時間很難想的明白。
지금 막 홍검노인의 이야기를 떠올리니 많은 부분에서 자기를 암시하고 있었다. 단지 그의 말은 심오한 뜻이 들어 있어 한순간에 명백하게 추측하는 건 몹시 어려웠다.
洞中幽靜,那秘笈上記載的劍術,又是極為精奇博大之學,杜君平一經鑽研,頓覺欲罷不能,沉醉於那拳經劍譜之中。
동굴 안은 고요해서 비급에 기재된 검술과 정기박대(精奇博大)한 학문을 두군평이 일단 깊이 연구하기 시작하자 그만둘래야 그만둘 수 없어짐을 느끼며 권경검보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山中無甲子,歲月逐雲飛,杜君平既得千年何首烏助長功力,又得紅臉老人轉贈一代神劍杜飛卿遺留的拳經劍譜,雖隻數月的時間,武功已然大進。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세월은 구름처럼 흘러갔다. 두군평은 이미 천년하수오로 공력을 키웠고 홍검노인이 준 일대신검 두비경이 남긴 권경검보를 얻어 비록 몇 개월의 시간이었지만 무공은 이미 크게 진보하였다.
這天為了一記空中發招的劍式,必須在戶外騰躍,始能施展開來,這才破例走出茅屋之外,數月以來,他從不曾留心過其他的事,此刻抬頭四望,才驚見滿眼黛綠,春天已悄然來臨,不覺暗驚道:
日子過得真快,半年時限似已過完。
이날 공중에 검식을 발초(發招)하기 위해 집 밖으로 뛰쳐나와야만 했다. 처음 시전할 수 있게 되어 그제서야 집 밖으로 나간 것이다. 수 개월 이래 여태까지 그는 다른 일에는 주의를 하지 않았었는데 이때 머리를 들고 사방을 바라보니 두 눈에 온통 짙푸른 녹음이 가득했다. 봄이 이미 왔던 것이다. 저절로 놀라서 속으로 생각했다.
'날짜가 정말 빨리 지나가는 구나. 반년의 기한이 지난 것 같군.'
雖然他仍然依戀著這地方,也不願輟下日有進境的武功,可是,他不能不遵從紅臉老人的囑咐,練完了那式劍法,迴轉茅屋收拾衣物。好在拳經劍譜早已經讀熟,依照那老人吩咐,用火焚去。
비록 이곳에 미련이 생겨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고 무공의 진전을 멈추고 싶지 않았지만 홍검노인의 분부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검법의 연마를 끝나고 모옥으로 돌아가 의복과 다른 물건들을 챙겼다. 다행히도 권경검보는 이미 익숙하게 외웠기에 노인의 분부에 따라 불로 태워버렸다.
當日離開,在一處市鎮中,買了一匹健馬直奔黃山。一路無事,但進入黃山之後,數次問詢,卻無人知曉那飄香谷的所在。杜君平費時數日時光,奔行群山,總算從一個樵子口中,問出一點端兒,照著樵子的指點,果然被他找到了一座奇香陣陣的秘谷,帶馬行人谷中,只見滿谷奇花異草,燦爛如錦,隱隱有幾處紅牆琉瓦的精舍,浮現在花海之中,不禁暗自讚道:好一個人間仙境。
떠나는 날 시장에서 한 필의 건마(健馬)를 사서 황산으로 달려갔다. 도중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황산에 진입한 후 수 차례 물었으나 아무도 표향곡의 소재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두군평은 여러 산을 분주히 다니며 몇 일을 보내고서 어느 나무꾼의 입으로부터 하나의 단서를 얻을 수 없었다. 그 나무꾼이 가리켜준 대로 가니 과연 기이한 향기가 간간이 흘러나오는 비곡(秘谷)을 찾아냈다. 말을 타고 곡 안으로 들어가니 골짜기 가득히 기화이초(奇花異草)가 비단처럼 휘황찬란하고 붉은 담장에 유리기와를 얹은 몇 채의 정사(精舍)가 꽃들 속에 가려졌다 보였다 하는지라 절로 찬탄을 금치 못하여 말했다.
"정말이지 인간세상의 선경(仙境)이구나."
景物如畫,美不勝收,不覺間信步向谷行去。
경물이 그림같이 아름답기 그지없어 자기도 모르게 발 가는 대로 골짜기를 향해 나아갔다.
突然間,花叢中傳出一聲嬌聲喝道:“什麼人?”
돌연 무성한 꽃밭으로부터 교성이 들려왔다.
"누구냐?"
杜君平急急停下腳步,一抱拳道:“在下杜君平,敢問姑娘這裡可是飄香谷?”
두군평은 급히 걸음을 멈추고 포권하며 말했다.
"저는 두군평이라 합니다. 낭자께 묻겠는데 이 곳이 표향곡이 맞습니까?"
但見人影一閃,花叢中躍出—個渾身縞素,背插長劍的少女,閃著星目對他上下打量了一會道:“不錯,這是飄香谷,你到此作甚? ”
인영이 번쩍하는 것을 보았을 뿐인데 꽃무더기 속에서 전신에 흰옷을 입고 등에 장검을 맨 소녀가 나타나 그의 위아래를 한번 훑어보며 말했다.
"그래요. 여기가 표향곡이예요. 당신은 왜왔죠?"
杜君平道:“在下專程來此,拜謁谷主。”
두군평이 말했다.
"저는 곡주를 배알하기 위해 일부러 왔습니다."
白衣少女道:“你認得谷主嗎?”
백의소녀가 말했다.
"당신은 곡주를 알고계신가요?"
杜君平一怔,道:“在下不認谷主,但我奉命來此,這有信物一件,請姑娘看過。”
두군평은 어리둥절하였다.
"저는 곡주를 모르지만 명을 받들어 이곳에 왔습니다. 여기 신물이 있으니 낭자께서 보시지요."
白衣少女接過金牌,臉上倏現驚訝之色,回目向谷中望了一眼,又把金牌還給了杜君平,搖頭悲慟地道:“家師已然仙逝,你來晚了。”
백의소녀가 금패를 건네받고는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곡 안을 한번 뒤돌아보고 다시 금패를 두군평에게 돌려주며 고개를 저으며 비통하게 말했다.
"당신은 늦게 오셨군요. 가사(家師)께선 이미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杜君平大吃一驚道:“令師仙逝了?這是怎麼回事呢?”
두군평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영사(令師)께서 돌아가셨다고요?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白衣姑娘似不願多說,揮揮玉手,道:“飄香穀不便留居男客,你可以走了。”
백의소녀는 더 말하고 싶지 않다는 듯 옥수(玉手)를 휘저으며 말했다.
"표향곡은 남자 방문객은 들이지 못하니 당신은 가보도록 하세요."
飄香谷主謝紫雲既已死了,杜君平當然沒有再留此地的必要,嘆一口氣道:“晚輩奉命而來,想不到竟遇此慘變,原該到她墳前祭奠一番,既有不便,在下這就告辭了。”
轉身向外而去。
표향곡주 사자운이 이미 죽었다니 두군평은 당연히 이곳에 머물 필요가 없어 한숨을 쉬고 말했다.
"후배는 명을 받들고 왔습니다만 이런 참변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 분의 무덤에 절이라 해야 하지만 마땅지 않으시다니 저는 여기서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몸을 돌려 밖으로 떠났다.
這時,谷內又奔來了一個年紀稍大的白衣少女,高聲叫道:“相公留步。”
이때, 곡 안에서 또 다른 나이가 조금 더 되어 보이는 백의소녀가 급히 달려오며 소리 높여 외쳤다.
"상공, 멈추세요."
杜君平回過身子,道:“姑娘可是呼叫在下嗎?”
두군평이 몸을 돌리며 말했다.
"낭자가 저를 불렀습니까?"
白衣少女道:“相公千里迢迢來見家師,她老人家雖然過世了,我們也該稍盡地主之誼,相公請進入谷內歇歇腳吧!”
백의소녀가 말했다.
"상공은 가사(家師)를 뵙기 위해 천 리 먼 길을 오셨습니다. 비록 그 분께서는 세상을 떠나셨지만 우리들은 마땅히 주인된 도리로 상공께서 곡 내로 들어가시어 쉬시기를 청합니다."
杜君平沉吟了片刻,道:“不用了吧!在下還是趁著天未黑趕下山去。”
두군평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산을 내려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那年紀稍大的姑娘,低聲說道:“我師妹年幼率直,如有開罪杜兄之處,還望杜兄勿怪。”
그 나이 들어 보이는 낭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의 사매가 나이가 어리고 솔직하여 두형께 실례를 범했더라도 책망하지 말아주세요."
杜君平道:“姑娘言重了。”
두군평이 말했다.
"낭자의 말씀이 무겁군요."
年長白衣女道:“杜兄持有他老人家的信物,不是外人,想必是有為而來了!”
나이 든 백의녀가 말했다.
"두형은 그 어르신의 신물을 가지고 계시니 외인(外人)이 아닙니다. 반드시 목적이 있어 오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語聲一頓,不待杜君平接言,又道:“小妹阮玲,曾隨家師在外面跑了二年,江湖上送小妹一個綽號,叫做素手龍女。”
말을 멈추었다가 두군평이 말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또 입을 열었다.
"소매는 완령(阮玲)이고 일찌기 가사를 따라 밖으로 이 년을 돌아다녀서 강호상에서 저를 소수용녀(素手龍女)라고 불러요."
指著那個年紀較小的姑娘接道:“她是我師妹王珍,人稱長林玉鳳。”
나이가 어린 낭자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녀는 제 사매 왕진(王珍)이고 장림옥봉(長林玉鳳)이라 불리지요."
杜君平抱拳道:“久仰芳名。”
두군평은 포권을 해보였다.
"경모한지 오래입니다."
王珍忍不住噗的一笑道:“你不是剛才才聽說嘛!”
왕진은 참지 못하고 풉, 하고 웃었다.
"당신은 지금 막 비로소 듣고 말하는 것이잖아요!"
杜君平臉上一熱,半晌答不上話。
두군평은 얼굴을 붉히고 한동안 말을 못했다.
阮玲微微一笑,道:“我師妹口直心快,愛開玩笑,杜兄不要和他一般見識。”
완령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의 사매는 말을 꾸밀 줄 모르고 생각이 짧아 농담을 잘 해요. 두형은 다른 사람과 똑같이 여기지 마세요."
欠身一禮接道:“杜兄請隨我來。”
몸을 조금 숙이며 예를 표하고 말했다
"두형은 저를 따라 오십시오."
王珍接過杜君平手中馬韁,道:“小抹替杜兄把坐騎送入馬棚。”
왕진이 두군평 수중의 말고삐를 받아쥐면서 말했다.
"소매가 두형 대신 말을 마굿간으로 보내지요."
杜君平道:“這個怎敢當。”
두군평이 말했다.
"이걸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王珍也不答話,牽馬奔去。
왕진은 대답없이 말을 끌고 갔다.
杜君平緊隨阮玲身後,穿過一座花園,到一所宮殿式的大客廳前。
두군평은 완령의 뒤를 바싹 따라서 하나의 정원을 가로질러 궁전 식으로 지어진 커다란 객청 앞에 이르렀다.
只見一個滿頭銀髮,手扶朱拐的老婆婆,當門而立,阮玲他前一步,替杜君平引見道:“這位是本谷的總管,我們都叫她老人家薛姑婆。”
머리가 온통 은발에 손에 붉은 지팡이를 짚은 노파가 보였다. 문에 서자 완령이 그의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두군평에게 인사를 시켰다.
"이 분은 본곡의 총관(總管)으로 우리들은 그 노인장을 설고파(薛姑婆)라고 불러요."
杜君平抱拳說道:“見過薛姑婆。”
두군평이 포권하며 말했다.
"설 할머님을 뵈옵니다."
薛姑婆瞇著一雙三角眼,對他上下打量了一番,滿佈皺紋的臉頰一陣抽搐,終於止不住縱聲大笑起來,
笑聲沙啞刺耳,令人聽來極不舒服,杜君平暗地皺了皺眉頭。
설고파가 삼각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그의 위아래를 한번 훑어보는데 주름이 가득한 뺨이 실룩거리더니 끝내 참지 못하고 대소를 터뜨렸다. 목 쉰 웃음소리는 몹시 귀에 거슬렸는데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주 불쾌하게 만들었다. 두군평은 남몰래 눈살을 찌푸렸다.
阮玲拉了他一下衣柚道:“我們進去吧,薛姑婆就愛這般瘋瘋顛顛的。”
완령이 그의 옷소매를 잡아끌었다.
"가시지요. 설할머니는 이렇게 정신없는 행동을 잘 하세요."
兩人進入客廳坐下,耳際間仍然傳來薛姑婆刺耳的笑聲道:“哈哈,人品模樣好像都不錯……”
두 사람이 객청 안으로 들어설 때 설고파의 귀에 거슬리는 웃음소리가 여전히 들려왔다.
"하하, 인품과 생김새 모두 꼭 닮았구나..."
阮玲只作未聞,望著杜君平問道:“杜兄一路行來,可曾聽著什麼傳聞?”
완령은 못 들은 척 두군평을 바라보며 물었다.
"두형은 오는 길에 무슨 소문을 들었습니까?"
杜君平搖了搖頭道:“說來慚愧,在下因避仇家,一直避人趕路,倒不曾聽得什麼。”
두군평은 고개를 저었다.
"말씀드리기 부끄럽지만 저는 원수를 피하기 위해 곧장 인적이 드문 길을 재촉해서 왔기에 아무 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阮玲微感意外地道:“杜兄不曾在江湖走動,如何會結了仇家?”
완령은 의외라는 듯 말했다.
"두형은 일찌기 강호를 출입하지 않았는데 어찌 원수를 맺었습니까?"
杜君平嘆了一口氣,道:“也許是上一代的恩怨,此事內情,連我自己也不大明白。”
두군평은 탄식하여 말했다.
"아마도 전대(前代)의 은원(恩怨)인 듯 한데 그 내정은 제 자신조차 알지 못합니다."
阮玲點頭道:“武林中的恩恩怨怨,常常會使當局的人自己都弄不明白,不過既有他老人家替你作主,料想不妨,杜兄大可放心。”
완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림의 은원은 늘 당사자인 자신도 분간하지 못하지요. 그러나 이미 그 어르신께서 당신을 위해 일을 주지하신다고 추측해도 무방하니 두형은 크게 안심하셔도 됩니다."
杜君平搖了搖頭道:“姑娘可是說那位金牌的主人嗎?”
두군평은 고개를 흔들었다.
"낭자께서 아무래도 그 금패의 주인을 말씀하시는 것 같군요."
阮玲微微一笑道:“不錯,你可是他老人家的弟子嗎?”
완령은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당신은 아마도 그 어르신의 제자이시죠?"
杜君平道:“說來只怕姑娘不信,在下和那金牌主人相識不久。”
두군평이 말했다.
"말씀드리면 낭자께서 믿지 않으시겠지만, 저와 그 금패주인은 서로 안 지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談話之間,王珍突然急奔而入,叫道:“姐姐,我想到一個好法子了,讓杜兄長留此地,而又不會引入之疑。”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왕진이 돌연 달려 들어오며 소리쳤다.
"언니, 나는 두형이 이곳에 머무르면서 의심을 끌지 않을 한 가지 좋은 방법이 생각났어요."
阮玲道:“什麼法子?”
완령이 말했다.
"무슨 방법?"
王珍道:“要他改扮成一個修花的老工人。”
왕진이 말했다.
"그를 꽃을 돌보는 늙은 일꾼으로 변장시켜야 합니다."
阮玲沉思了片刻,望著杜君平道:“自家師亡故後,本谷也是不安定得很,常有許多江湖人物,藉口祭悼家師,來到本谷,雖不敢怎樣,但也惹厭,珍妹的主意,雖然委屈杜兄,但卻還不失為一個可行之策。”
완령은 잠시 생각하더니 두군평을 바라보며 말했다.
"가사께서 돌아가신 후 본 곡이 무척이나 안정되지 못하여 늘 많은 강호인들이 가사를 추모하기 위해 본 곡에 와요. 비록 감히 어떻게 하지 못하지만 싫기도 하답니다. 진매의 생각이 비록 두형께는 억울하시겠지만 해볼 만한 계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王珍嘴唇一撇,道:“什麼祭悼,貓哭老鼠罷了,我就看不慣他們那份德性,若不是玲姐再三攔阻,我早就給他們難看了。”
왕진은 입을 한번 삐죽거리며 말했다.
"고양이 쥐 생각하는 것이지 무슨 놈의 추모람. 나는 그들의 꼬락서니가 눈꼴사나워요. 만약 완언니가 재삼 말리지 않았다면 나는 오래전에 그들에게 창피를 주었을 거예요."
杜君平心中暗道:他們師姐師妹,你言我語,似是我非要留此地不可,看來這中間只怕是大有內情,我既無去處,不妨留下來看個明白。 ”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이들 사저(師姐), 사매(師妹)가 아웅다웅하는 것이 마치 내가 이곳에 머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 같은데 보아하니 이 가운데에는 커다란 속사정이 있는 듯 하구나. 내가 이미 갈 곳이 없으니 남아서 명백하게 좀 살펴봐도 무방하겠다.'
心中念轉,點頭道:“易容改裝,要適情適景,說不上什麼委屈,但恐怕在下留此,是否方便?”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용 변장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무엇이 억울하다 하겠소. 다만 여기에 머무르는 것이 걱정되는군요. 괜찮을까요?"
阮玲道:“如有不便,小妹也不會喚回杜兄了……”
완령이 말했다.
"괜찮지 않으면 소매가 두형을 불러들이지도 않았지요..."
轉眼一顧王珍,接道:“師妹去取衣物。”
눈을 돌려 왕진에게로 쳐다보고 말했다.
"사매는 가서 의복을 가져오너라."
王珍應了一聲,轉身而去,片刻之後,王珍抱了一包衣物,走了進來,笑道:“杜兄,可要試試小妹的易容手法?”
왕진이 대답하고 갔다가 잠시후 한 보따리의 의복을 가지고 들어와서 웃으며 말했다.
"두형, 소매의 역용 수법을 한번 보시겠어요?"
杜君平道:“有勞姑娘。”
두군평이 말했다.
"낭자께서 수고해주시오."
王珍微微一笑,動手替杜君平易容。她操作熟練迅速,片刻而成。杜君平舉鏡一照,果已變成了一個六十上下的鄉下土佬兒。
왕진이 웃으며 손을 놀려 두군평 대신 역용을 했다. 그녀는 숙련되고 신속하게 다루었기에 금방 완성했다. 두군평이 거울을 들어 비춰보자 이미 육십 언저리의 시골 늙은이로 바뀌어 있었다.
不禁啞然一笑,道:“姑娘好高明的易容術。”
아연 실소를 금치 못하여 말했다.
"낭자, 고명한 역용술이군요."
王珍嫣然一笑,道:“杜兄誇獎……”
왕진이 생긋 웃었다.
"두형, 과찬이세요..."
舉手遞過一包衣服,道:“杜兄試試這套衣服,是否合身?”
옷 보따리를 넘겨주며 말했다.
"두형, 이 옷이 몸에 맞는지 한번 입어보시겠어요?"
杜君平退入內室,換過衣服後,變成了一個修剪花木老工人。
두군평이 내실로 들어가서 옷을 갈아 입자 꽃나무 가지치는 늙은 일꾼으로 바뀌었다.
阮玲一笑道:“杜兄是自己人,小妹也不和你客氣了,扮什麼便該像什麼!屈駕住在前面工人房裡,藉種花掩護身份,小妹慢禮待客,這裡先向杜兄討罪了。”
완령이 웃음지으며 말했다.
"두형은 이제 한편이 되었으니 또다시 어떻게 변장하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소매는 당신께 이제 체면차리지 않겠어요. 앞쪽에 있는 일꾼 방에서 지내시면서 화초를 심고 가꾸는 것으로 신분을 가리세요. 소매가 예의없이 손님을 기다리게 한 점 이곳에서 두형께 먼저 죄를 청하겠습니다."
杜君平微微一笑道:“自己人理當如此,不用客氣。”
두군평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한편의 사람이니 당연한 이치지요. 겸손하실 필요없소."
當晚,他便被安頓在一閣樓上,這亭閣位在飄香谷的中央,四面都有窗子,啟窗四顧,全穀的景物一目了然。不禁心中一動,暗道:他們給我安排這樣一處所在,似是有心的了。
그날 밤 그는 하나의 누각에서 기거하게 되었다. 이 정각(亭閣)은 표향곡의 중앙에 위치하고 사면에 모두 창이 있어 창문을 열고 사방을 둘러보면 곡 전체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왔다. 감동하여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들이 나에게 이런 장소를 안배해준 것은 일부러 그런 것 같구나.'
室中陳設極為簡單,一榻一桌,兩張木椅。杜君平和衣躺在床上,閉上雙目,但腦際之間諸般事端,紛至沓來,竟自難以入眠。思潮洶湧,輾轉難眠,不覺已然是三更時分。突然間,一陣細微的衣抉飄風之聲,傳入耳際,當下一躍而起,探首向窗外望去,只見兩條人影,奔向閣樓後面……
실내 구비된 시설은 극히 간단해서 하나의 탁자와 두 개의 나무의자였다. 두군평은 옷을 입을 채로 침상에 누워 두 눈을 감았다. 그동안의 여러가지 일들이 어지럽게 머리 속에 떠올라 잠들기가 어려웠다. 갖가지 상념이 떠올라 뒤척이며 잠을 못이루는 가운데 이미 삼경이 된 것도 깨닫지 못했다. 갑자기 옷이 바람에 나부끼는 미세한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즉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창가로 가서 바라보니 두 개의 인영이 누각 뒤쪽으로 달려가는 것이 아닌가?
杜君平對飄香谷之事,原就存著許多疑竇,此刻發現了夜行人,自是不肯輕易放過,輕輕一推窗門,躍飛窗外,尾隨著那兩條人影追去,越過了一片花圃精舍,瞥見二人停身在一座墳前。藉著花木的掩蔽,他停在三丈左右處,凝神望去。
두군평은 표향곡의 일에 대해 원래 많은 의혹이 있었는데 이때 야행인(夜行人)을 발견하자 쉽게 지나치려 하지 않았다. 살며시 창문을 밀고 창밖으로 몸을 날려 두 인영의 뒤를 따라 추격했다. 하나의 꽃밭과 정사(精舍)를 훌쩍 뛰어넘자 두 사람이 어느 무덤 앞에 서 있는 것이 얼핏 보였다. 그는 삼 장 가량 되는 곳에 몸을 세우고 무성한 꽃나무에 몸을 숨겨서 정신을 집중하여 바라보았다.
只見,左首一人,身著黃衫,手執旱煙袋,年約五旬以上,另一個卻是半截鐵塔似的大漢,二人在墳前停了一陣,突然舉步而行,繞著那墳墓察看。
왼쪽에 있는 사람은 황삼을 걸치고 손에는 담뱃대를 쥐었는데 나이는 대략 오십이 넘어보였고 다른 한 사람은 나이가 반절 쯤 되어 보이는 마치 철탑같은 대한이었다. 두 사람은 무덤 앞에 서있다가 갑자기 발걸음을 옮겨 다가가서 분묘(墳墓) 주위를 돌며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杜君平暗暗奇道:“這墳墓可能是飄香谷主的埋骨之處……”
두군평은 기이하게 느끼며 속으로 생각했다.
'저 분묘는 표향곡주가 묻힌 곳인것 같은데...'
只見那黃衫老者舉起手中的旱煙袋輕輕敲著墳上的磚頭道:“這墳墓不似新砌,那飄香谷主的死訊傳出不過半年,內中恐怕大有文章?”
황삼노인이 수중의 담뱃대를 들어올리더니 무덤의 벽돌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이 분묘는 새롭게 쌓아올린 것 같지 않다. 표향곡주의 부고가 전해진 지 반년 밖에 되지 않았으니 그 속에는 꿍꿍이가 있지 않겠는가?"
那大漢不以為然地道:“我就不明白你們這些人,心眼竟然這麼死,人死就死了,難道死還有假死了不成?”
그 대한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 듯이 말했다.
"나는 당신네들을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죽은 것을 뻔히 보시지 않았습니까? 사람이 죽으면 죽은 것이지 설마 죽음에 가짜 죽음이 있다는 말입니까?"
黃衫老者冷笑一聲道:“江湖上若果都像你這樣一根腸子通到底,那也就沒有什麼紛爭了。”
황삼노인은 냉소를 치며 말했다.
"강호가 자네같은 사람들처럼 심성이 곧은 곳이라면 어떤 분쟁도 없을 것이네."
大漢哼了一聲道:“我自知鬼心眼沒有你們多,可是你倒說說看,她詐死是為了什麼?”
대한이 흥 , 하더니 말했다.
"내가 당신네들 만큼 나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알기는 하지만 그녀가 죽음을 가장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말 좀 해보시지요?"
黃衫老者冷冷地道:“當然有原因,不過這些說給你聽也是對牛彈琴。”
황삼노인이 차갑게 말했다.
"당연히 이유가 있지. 하지만 자네한테 말해봤자 소 귀에 경 읽기지."
大漢雙目一瞪道:“哼!不知道也不算什麼丟人的事。”
대한은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흥! 모른다고 창피한 일은 아닙니다."
此刻墓內隱隱傳出叮噹之聲,杜君平暗叫道:“怪了,難道他們已經派人進入墓中了?”
이때 묘 안에서 은은히 뎅강, 뎅강 하는 소리가 들려와서 두군평은 속으로 소리쳤다.
'괴이하구나, 설마 그들이 묘 안으로 사람을 들여보냈다는 말인가?'
正當他挺身欲出之時,呼的一陣急風由頭頂掠過,跟著響起一陣雄鴨叫似的怪笑,薛姑婆白髮飄然,疾射似箭,厲聲喝道:“瞎了眼的,盜墓竟然找上了飄香谷。”
그가 몸을 일으켜 뛰쳐나가려는 바로 그때, 머리 위로 일진의 바람이 스쳐 지나가더니 수컷 오리가 우는 것처럼 괴소가 터져나왔다. 설고파가 백발을 날리며 화살처럼 쏘아져오며 호통쳤다.
"이런 눈 먼 놈들을 보았나. 표향곡에서 도굴을 하다니!"
黃衫老者霍地一轉身,面對薛姑婆,冷冷地道:“你是什麼人?”
황삼노인이 재빨리 몸을 돌려서 설고파를 쳐다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는 누구요?"
薛姑婆道:“飄香谷的總管,你們這群盜墓賊,是何來路?”
설고파가 말했다.
"표향곡의 총관이다. 너희 도굴꾼들은 어디서 온 놈들이냐?"
黃衫老者徐徐從身畔取出一方鬼頭令符來,對著薛姑婆一揚手,道:“老朽是奉令辦事。”
황삼노인은 천천히 몸에서 귀두령부(鬼頭令符)를 꺼내어 설고파를 향해 들어보였다.
"늙은이는 영을 받들어 일을 처리하고 있소."
薛站婆認得那是天地盟的“鬼判令”,當下冷笑道:“閣下大概是河東牧叟上官延齡吧?”
천지맹의 귀판령임을 알아보고는 즉시 냉소를 띠며 말했다.
"귀하는 혹시 하동목수(河東牧叟) 상관연령(上官延齡)이오?"
上官廷齡道:“不錯,正是區區在下。”
상관연령이 말했다.
"그렇소. 바로 나요."
薛姑婆道:“你不過是天地盟的一個巡方使者罷了,竟敢這般對我谷主不敬?”
설고파가 말했다.
"당신은 천지맹의 일개 순방사자(巡方使者)에 불과할 뿐인데 어찌 감히 이렇게 우리 곡주에 대해 불경하오?"
上官延齡不徐不疾地道:“不錯,謝谷主原是本盟四大副盟主之一,因為她死得太過突兀,本使者奉命查究。”
상관연령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틀리지 않소. 사곡주는 원래 본맹의 사대 부맹주의 한 사람으로 매우 갑작스럽게 죽었기 때문에 본 사자가 명을 받아 조사하는 것이오."
薛姑婆嘿嘿冷笑兩聲,道:“依這樣說,你們倒是一番好意了?”
설고파는 흐흐, 하고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
"그 말에 따르자면 당신들은 호의를 가지고 왔다는 것이오?"
上官廷齡道:“不錯,薛總管有此看法,咱們就好商量了。”
상관연령이 말했다.
"그렇소. 설총관이 다른 의견이 있다면 우리는 좋게 상의합시다."
薛姑婆冷冷說道:“我瞧不用了,本谷之事不勞旁人操心。”
설고파는 냉랭하게 말했다.
"됐소. 본곡의 일로 다른 사람이 마음 쓰게 하지 않겠소."
身後驀地又傳出一個嬌脆的聲音道:“薛姑婆你暫歇著,等我來問他們。”
갑자기 몸 뒤에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그들에게 물어볼테니 설고파 당신은 잠시 쉬도록 하세요.
薛姑婆扭頭見是素手龍女阮玲來到,便不言語了,阮玲對著上官延齡冷冷地道:“閣下既是來查家師的死因,便該先向我們說明才是正理,這般鬼鬼祟祟行事,那是極容易引起誤會。”
설고파가 고개를 돌려 소수용녀 완령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입을 다물었다. 완령은 상관연령에게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가 이미 가사의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왔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마땅히 우리들에게 먼저 설명을 했어야 도리지요. 이렇게 귀신도 모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쉽습니다."
上官延齡搖頭道:“姑娘的話倒也是理,只是我們旨在暗訪,怎可對人明言。”
상관연령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낭자의 말이 이치에 맞소만 우리들은 은밀히 조사하는 것이 목적인데 어떻게 사람들에게 대놓고 말하겠소?"
阮玲突然眉頭一皺,指著墓內道:“那是你們的人吧?快叫他們住手,若果因此遭到損傷,那時話更難講了。”
완령은 돌연 눈썹을 찌푸리고 묘 안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들은 당신네들 사람인가요? 속히 그들에게 손을 멈추라 하세요. 만약 이로 인해 손상을 입으면 그때는 말로 하긴 어려울 거예요."
她這話果然發生極大的效力,上官延齡輕輕一聲嘯,墓內風聲飄然,一連躍出七八個黑衣人來。
그녀의 말은 과연 커다란 효력을 발생했다. 상관연령이 가볍게 휘파람을 한번 불자 묘 안에서 바람소리가 일더니 칠팔 명의 흑의인이 연이어 뛰어나왔다.
上官延齡搶著問道:“裡面情況如何?”
상관연령 물었다.
"안쪽 상황은 어떤가?"
黑衣人同聲答道:“那副棺材又重又牢固,一時片刻還真弄不開它呢。”
흑의인이 동시에 대답했다.
"그 관의 재료가 무겁고 단단하여 일순간에 쉽게 열지를 못하겠습니다."
上官延齡一擺手截住話頭道:“一群沒用的東西,不用再說了。”
상관연령이 손을 저어 가로 말을 막으며 말했다.
"쓸모없는 것들. 여러 말 하지말아라."
阮玲冷笑道:“閣下這一手實在玩得不夠漂亮。家師身為天地盟四大副盟之一,誰敢對她怎麼樣?她老人家還用得著詐死嗎?”
완령이 냉소를 치며 말했다.
"귀하의 속임수는 멋들어지진 않군요. 가사께서는 천지맹 사대 부맹주의 한 분이신데 누가 감히 이런 식으로 대합니까? 그분이 죽은 척 해야 할 필요가 어디 있습니까?"
上官延齡捋著頷下鼠須,陰森森地道:“正因為謝谷主內功修為深湛,等閒之人決奈何不了她,才對她突然死去感到大有可疑,是以必須查個水落石出。”
상관연령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쥐꼬리 수염을 쓰다듬으며 음산하게 말했다.
"사곡주는 내공수위가 깊어서 보통 사람들이 결코 그녀를 어찌 할 수 없소. 그녀가 돌연 죽은 것은 매우 큰 의심이 생길 수 밖에 없기에 반드시 조사하여 진상을 밝혀내야 하오."
阮玲冷冷地道:“天有不測風雲,人有旦夕禍福。一個人的生死實難預料,再說我們師徒情如母女,如若家師真的死得蹊蹺,
小女子豈有不聞不問之理。”
완령은 냉랭하게 말했다.
"하늘에는 예측하지 못한 풍운이 일어나고 인간세상에는 언제든 화복이 찾아올 수 있어요. 한 사람의 살고 죽는 것은 실로 예측하기 어렵지요. 다시 말해서 우리들 사도(師徒)간의 정은 모녀와 같아 만약 가사의 죽음이 수상쩍다면 소녀가 어찌 관심을 두지 않겠습니까?"
使雙叉的大漢突然一聲大吼道:“不管你怎麼說,我們既奉命前來,便得查個水落石出。”
쌍차를 든 대한이 돌연 고함을 질렀다.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상관치 않소. 우리들은 명을 받들어 왔으니 진상을 조사할 뿐이오."
阮玲看了他一眼,認得此人是江湖有名的莽漢鐵叉吳剛,隨道:“若照吳大俠的意思,要怎樣查法呢'”
완령은 그를 한번 쳐다보더니 그가 바로 강호에서 유명한 망한철차(莽漢鐵叉) 오강(吳剛)임을 알았다.
"오대협의 의사에 비추어본다면 어떤 조사 방법이 있겠군요?"
吳剛一拍雙叉道:“吳某用這隻鐵叉,開棺檢驗。”
오강이 쌍차를 두드리며 말했다.
"오모는 이 쌍철차로 관을 열어서 검사하겠소."
阮玲把臉一沉道:“任何人敢於侵犯家師遺體,他就別想再出飄香谷。”
완령이 굳은 얼굴을 하고선 말했다.
"어떤 사람이건 감히 가사의 유체(遺體)를 침범하고서 다시 표향곡을 나설 생각은 말아야 하오."
吳剛大吼道:“大爺就不信這個邪。”
오강은 크게 소리쳤다.
"나으리는 이런 헛소리를 믿지 않는다."
薛姑婆一頓朱拐喝道:“你不妨試試看。”
설고파는 붉은 지팡이를 움켜 쥐고 소리쳤다.
"너는 시험해보아도 무방하다."
雙方正自劍拔弩張之際,暗影中倏起一聲洪鐘也似的佛號,一個胖大和尚,偕同一個中年書生,與一個中年劍客,緩步走了過來。
쌍방이 일촉즉발인 바로 그때,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큰 종소리 같은 불호가 들리며 한 명의 뚱뚱한 화상이 한 명의 중년 서생과 다른 한 명의 중년검객과 함께 천천히 걸어왔다.
杜君平原先對上官延齡等暗中企圖開棺驗屍之事,已經覺得十分奇異,此刻又見這三人前來,更覺駭異,忖道:“這一僧二俗看來都不似壞人,難道也是為飄香谷主之死來的?由此看來,她的死去真是大有蹊蹺呢?”
원래 두군평은 앞서 상관연령 등이 몰래 관을 열어 시신조사를 시도하는 것을 매우 기이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때 또 다른 세 명이 나타나자 다시 놀랍고 의아해서 곰곰이 생각했다.
'저 일승이속(一僧二俗)의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 같이 보이지 않는데 설마 표향곡주의 죽음때문에 왔을까? 이로 보건데 그녀의 죽음은 매우 큰 의혹이구나.'
這時三人已行至阮玲身前,胖大和尚合十道:“這位想是阮姑娘了,貧僧峨媚普靜。”
이때 세 사람은 완령의 앞에 이르러서 뚱뚱한 화상이 합장하며 말했다.
"완낭자이시겠군요. 빈승은 아미(峨媚)의 보정(普靜)입니다."
復又指著中年劍客與文生道:“這二位是青衫劍客尹仲秋,妙手書生馬載。都與令師有過數面之雅……”
다시 중년검객과 서생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두분은 청삼검객(青衫劍客) 윤중추(尹仲秋)와 묘수서생(妙手書生) 마재(馬載)입니다. 모두 일찌기 영사를 몇 번 뵌 적이 있지요..."
其實用不著他引見,阮玲早就認出來了,連忙行禮道:“幾位前輩夤夜來谷,不知有何急事?”
사실 그가 소개하지 않았더라도 완령은 벌써 알아보았기에 재빨리 예를 행하고 입을 열었다.
"선배님들께서 밤늦게 곡에 오셨는데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으신지요?"
普靜禪師瞥了上官延齡一眼道:“風聞令師仙逝,特地前來祭奠一番。”
보정선사는 상관연령을 힐끗 한번 보고는 말했다.
"영사께서 세상을 떠났다는 소문을 듣고 일부러 와서 추모를 올리고자 하오."
阮玲輕嘆一聲道:“幾位來得正好,家師才死不久,可謂屍骨未寒,他們竟暗中前來開棺毀屍,這不是明明藐視飄香谷主人嗎?”
완령은 가볍게 탄식하였다.
"여러분들은 때맞추어 오셨습니다. 가사께서 돌아가신지 오래지 않아 육체가 아직 식지 않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은 몰래 와서 관을 열고 시신을 훼손하려하니 이것은 분명 표향곡주를 경시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普靜蟬師壽眉一揚,口宣佛號道:“上官施主,這事果真嗎?”
보정선사가 눈썹을 부르르 떨더니 입으로 불호를 외우고 말했다.
"상관시주, 그것이 사실입니까?"
上官延齡取出鬼神判,虛空一舉,揚聲道:“不錯,兄弟此來是奉命行事,查看謝谷主的死因。”
상관연령은 귀신판을 꺼내어 공중에 번쩍 들고 말했다.
"그렇소. 형제는 명을 받들어 사곡주의 사인을 조사하는 일을 처리하고자 이곳에 왔소."
普靜禪師點了點頭道:“可曾查出什麼可疑之處?”
보정선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무슨 의심스러운 점을 찾아내었소?"
上官延齡尚未答言,妙手書生馬載已搖著紙扇哈哈笑道:“盟主與飄香主的私交何等親密,謝谷主若真的死得不明不白,只怕早已親自進入江湖,何用勞動上官兄的大駕,
依兄弟看來,這事或許有人假傳聖旨吧?”
상관연령 대답하기 전에 묘수서생 마재가 종이부채를 부치며 하하, 하고 웃었다.
"맹주와 표향곡주는 사적으로 매우 친밀했소. 사곡주의 죽음이 정말 명백하지 않으면 친히 강호에 나섰을 텐데 어찌 상관형이 애를 쓰게끔 하겠소? 형제가 보기에는 이 일은 아마도 누군가 날조된 지시를 전달한 것이오."
上官廷齡怒道:“馬兄這是什麼話?”
상관연령은 노해서 말했다.
"마형은 그게 무슨 말씀이오?"
妙手書生仍然不徐不疾地道:“即令謝谷主果是陽壽已終,盟主也該親來悼祭一番。如今他不露面,兄弟才覺得奇異,是以連上官兄帶這一方鬼頭令符也有懷疑。”
묘수서생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설령 사곡주가 명이 다해 임종을 했더라도 맹주가 친히 와서 추모를 해야 마땅하오. 형제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맹주가 지금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는 것이오. 그래서 상관형이 귀두영부를 가지고 온 것에 대해서까지도 의심이 생기는 것이오."
上官延齡冷笑道:“他來不來悼祭是他的意思,兄弟如何知道,倒是馬兄對鬼頭令符如此不敬,叫兄弟難於處理呢。”
상관연령이 냉소하며 말했다.
"그분이 추모하러 오든 안오든 그분의 의사인데 형제가 어떻게 알겠소. 마형이 귀두령부를 대함에 있어 이토록 불경하니 형제가 처리하기 거북하게 만드시는구료."
妙手書生哈哈笑道:“對鬼頭令不敬者'死'是不是?這事是你巡方使者的權力,旁人無法參與意見。”
묘수서생은 하하, 웃더니 말했다.
"귀두영부에 불경한 자는 죽는다. 그렇지 않소? 이 일은 당신 순방사자(巡方使者)의 권력이니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 의견을 낼 수 없소."
上官廷齡把臉一沉道:“馬兄明知故犯,那是明欺兄弟無法處治你了。”
상관연령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마형은 분명히 알면서도 고의로 죄를 짓는데 그것은 이 형제가 당신을 처리하지 못할 거라 업신여기는 것이오?"
妙手書生哈哈笑道:“大使者,我怎麼敢啦,不過你該知道,處理一派首要人物可沒有那麼簡單呢,那得盟主召集四大副盟會商,並由盟主親發龍紋金牌才行呢!”
묘수서생이 하하, 웃었다.
"대사자, 내가 어찌 감히. 그러나 당신은 알아야하오. 일파의 주요 인물을 처벌하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소. 맹주가 사대 부맹주를 소집하여 서로 상의해야 하고 맹주가 친히 용문금패(龍紋金牌)를 내려야 비로소 할 수 있는 것이오!"
杜君平暗中一驚道:“龍紋金牌?莫非就是紅臉老人所給的那種金牌?”
두군평이 속으로 깜짝 놀랐다.
'용문금패? 설마 홍검노인이 준 적 있는 그런 금패란 말인가?'
隨又暗中搖頭道:“那不可能的,紅臉老人怎會是天地盟的盟主?”
곧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홍검노인이 어떻게 천지맹의 맹주일 수 있겠는가?'
上官廷齡被妙手書生一番搶白,氣得張口結舌,半晌方道:“今晚算你狠,咱們走著瞧。”對著領來的那批黑衣人一揮手道:“撤!”
상관연령은 묘수서생에게 꾸짖음을 당하고는 기가 꺾여 말문이 막혔다가 한참만에 입을 열었다.
"오늘은 그냥 넘기지만 두고 보겠소."
인솔해서 왔던 흑의인들을 향해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철수하라!"
當先縱起身形,飛向谷外奔去。
앞장서서 신형을 솟구쳐 곡 밖으로 달려갔다.
“哈哈……哈哈……”妙手書生仰面一陣大笑。
"하하...하하..."
묘수서생은 앙천대소를 터뜨렸다.
普靜禪師壽眉微皺道:“馬施主你說得大露骨啦,這一來是非便多了。”
보정선사 눈썹을 지푸리며 말했다.
"마시주께서는 너무 노골적으로 말씀하셨소이다. 그건 그다지 적절치 않았소."
妙手書生斂去笑容,沉哼一聲道:“近年來天地盟所作所為實難令人滿意,兄弟懷疑盟主的大權已經旁落。”
묘수서생은 웃음을 거두고 흥, 하더니 입을 열었다.
"최근 몇 년간 천지맹이 저지른 모든 짓들이 탐탁지 않아 형제는 맹주의 권력이 이미 다른 사람에게 떨어진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됩니다."
阮玲環掃了三人一眼,歉然道:“飄香谷向不留外客,恕小女子不留各位了。”
완령은 세 사람을 쓸어보고는 겸연쩍게 말했다.
"표향곡은 외부 손님이 머물 수 없어 여러분을 모시지 못함을 용서하세요."
久未開言的青衫劍客突然開言道:“姑娘請不必客氣,不過我們有幾句話務請姑娘明說。”
오랫동안 말을 않던 청삼검객이 돌연 입을 열었다.
"낭자, 겸손할 필요없소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몇 마디에 낭자께서 반드시 명확히 설명해주셨으면 하오."
阮玲眨著大眼瞥了他一眼道:“小女子盡我所知答复各位便是了。”
완령이 큰 눈을 깜빡이며 그를 힐끗 한번 쳐다보고 말했다.
"소녀,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여러분께 답변드리지요."
青衫劍客尹仲秋輕咳了一聲道:“令師功參造化,春秋也並不高,縱然得病,也不致馬上就死,是以我等懷疑其中定有別情。”
청삼검객 윤중추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영사의 무공은 천지조화의 이치를 깨우칠 정도이고 춘추 또한 높지 않았기에 병이 생겼다하더라도 곧 바로 돌아가시지는 않을 것이오. 이것이 우리들이 의혹을 느끼는 것 중의 하나요."
阮玲點頭道;
“大俠說得極是,家師果然不是病故……”
완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협께서 하신 말씀이 맞습니다. 가사께서는 생각하신대로 병으로 돌아가신 것이 아닙..."
青衫劍客急道:“這樣說她是被人家害死了?”
청삼검객이 급히 말했다.
"그 말은 그분이 누구의 해침을 받아 돌아가신 것이란 말이오?"
阮玲黯然點頭道:“她老人家無意中被人暗中下毒,之後被人重手法所傷,以致回谷後便即死去……”
완령 서글프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어르신께서는 뜻밖에 암암리에 독에 당하시고 그 후에 중수법(重手法)에 부상하시게 되어 곡에 돌아오시자 곧 돌아가셨습니다..."
青衫劍客雙目圓睜,跨前兩步厲聲道:“可曾留下什麼話?”
청삼검객이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두 걸음 내딛으며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기신 말씀은 없으시오?"
阮玲抹著眼淚道:“她老人家說:我死之後,定有許多朋友來查問死因,可對他們說,復仇之事,不勞各位操心,如與飄香谷夠得上那份交情的話,時機來到,說幾句公道話就行。”
완령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 분이 말씀하시길... 내가 죽은 뒤에 많은 친구들이 사인을 물어 올 것이다. 그들에게 복수하는 일에 마음을 쓰지 말고 때가 되면 몇 마디 바른 말만 해달라고 하거라."
青衫劍客激動地吼著。“就只這幾句話?”
청삼검객은 격동하여 소리쳤다.
"단지 몇 마디 말?"
阮玲平和地點了點頭。
완령은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青衫劍客驀地—聲大吼道:“我知道這是誰幹的了。別人或者可以放手,尹仲秋決不饒他。”
청삼검객이 느닷없이 크게 고함쳤다.
"나는 누구 짓인지 알겠다. 다른 사람들이 손을 놓고 있든 말든 윤중추는 그를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
普靜禪師口宣佛號道:“施主暫請保持冷靜,眼前江湖殺機瀰漫,稍一不慎便將引起無窮禍患。”
보정선사가 입으로 불호를 외우고 말했다.
"시주, 잠시 냉정을 시키시지요. 목전에 강호에는 살기가 가득하니 조금만 부주의해도 무궁한 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青衫劍客冷笑道:“禪師不必替我擔憂,尹仲秋自有道理。”
청삼검객이 냉소를 치며 말했다.
"선사께서 저를 위하여 걱정하실 필요없습니다. 나 윤중추는 나름대로 방법이 있습니다."
普靜禪師復又對阮玲合十道:“老衲此來名為祭悼令師,實際也是查究她的死因,如今既得姑娘這番言浯,已無留此必要,他日如若有用得著峨嵋派的地方,老衲決不推辭便是了。”
보정선사는 다시 완령을 마주보고 합장하며 말했다.
"노납은 명목상으로는 영사를 추모하기 위해 이곳에 왔지만 실제로는 그분의 사인을 밝혀내기 위함이었소. 지금 낭자의 말을 듣고나니 더 머물 필요가 없겠소. 다음에 만약 아미파가 도움될 일이 있다면 노납은 결코 사양하지 않겠소."
阮玲躬身謝道:“禪師古道熱腸,小女子謹先謝過。”
완령은 허리를 굽히며 감사의 말을 했다.
"선사께서는 다정하시고 정의감이 강하시군요. 먼저 소녀가 삼가 감사드립니다."
青衫劍客與妙手書生也同聲辭道:“我等深知姑娘必尚有難言之隱,只是此事卻也無法越俎代庖,總之我們決不袖手就是。”
청삼검객와 묘수서생이 동시에 작별을 고했다.
"우리는 낭자에게 필시 말 못할 사정이 있음을 잘 알지만 주제넘게 나설 수도 없는 일이오. 하여튼 우리는 결코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오."
阮玲道:“恕小女子不留各位了。”
완령이 말했다.
"여러분을 모시지 못함을 용서해주십시오."
普靜禪師等走後,杜君平緩緩從陰影中走了出來,望著阮玲道:“兩批來人雖然用心各有不同,但對令師之死,似是均有懷疑,究竟這是怎麼回事?”
보정선사 등이 가고 난 후, 두군평은 천천히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걸어나와 완령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번에 왔던 두 패의 사람들은 각기 속셈은 같지 않지만 영사의 죽음에 대해서는 모두가 의혹을 가진 듯 하군요. 도대체 어찌된 일이지요?"
阮玲道:“剛才所發生之事,杜兄沒有莽撞出手,那是再好沒有,至於家師死生之事,你最好不用操心。”
완령이 말했다.
"조금 전 발생한 일에 두형이 경솔하게 출수하지 않아서 더 없이 다행이예요. 가사의 죽음에 관한 일은 당신이 마음 쓰지 않는 것이 좋아요."
杜君平點頭道:“在下局外之人,原也無權過問。”
두군평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야 외부인이니 원래 주제넘게 물을 권리가 없지요."
阮玲微微一笑道:“夜深啦,杜兄請安息吧。”
완령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밤이 깊었으니 두형은 쉬도록 하세요."
杜君平回到閣內,心中奇異不已,他由阮玲的舉止表情上可以看得出來,那決不像一個身遭大變之人,談起飄香谷主之死,雖也會落下幾滴淚珠,可是哀而不傷。
두군평은 누각에 돌아와서도 마음속으로 기이하기 그지 없었다. 그가 완령의 행동거지와 표정로 봐서는 결코 큰일을 당한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표향곡주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비록 몇 방울의 눈물을 흘렸었다. 그러나 슬픈 것이지 상심한 것이 아니었다.
他腦際慢慢推想著這些事,目光卻在窗外轉著,忽見通往飄香谷主墳堂的小徑,飄悠悠地飛來了一條黑影,速度雖不算快,卻輕靈飄忽,如同御風而行,不由吃了一驚,呼地坐了起來,此時黑影已越來越近,竟是一位面罩青紗,身禦白綾宮裝的中年婦人,只覺眼睛一花,來人已躍入了花海之內,竟踏著花朵,冉冉向亭閣飛來。若換常人,必定認定那是花妖木魅之類鬼怪。
머리 속으로 이번 일들을 천천히 추측해보면서 시선은 창 밖을 둘러보는데 홀연 표향곡주 무덤으로 통하는 작은 길에 옷자락을 휘날리며 하나의 검은 그림자가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속도는 빠른 것 같지 않았으나 가볍고 경쾌한 것이 바람을 타고 나는 듯 했다.
깜짝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때 흑영은 더욱더 가까워졌다. 뜻밖에도 청사(青紗)로 얼굴을 가리고 몸에는 백릉궁장(白綾宮裝)을 한 중년부인이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반드시 화요목매(花妖木魅:꽃의 요정, 늙은 나무가 변한 요귀)와 같은 귀신이나 요괴로 여겼을 것이다.
這時來人已越來越近,竟舉起手來對他招了招,這明明是衝著他來的,由不得他不出去了,好在他此刻已不是昔日吳下阿蒙,心中有恃無恐,一推窗門,穿窗而出,雙臂往上一抖,飄然落在一株榴花之上。
이때 그 부인은 점점 가까이 오더니 뜻밖에 그를 향해 손짓하며 부르는 것이었다. 그것은 분명히 그를 오라고 하는 것이어서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그는 이때 이미 예전의 두군평이 아니었다. 심중으로는 믿는 데가 있어 두려워 하지 않고 창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두 팔을 위로 털어내며 표연히 한 그루의 석류나무 위로 떨어졌다.
來人讚許地點了點頭,又對他招了招手,疾若飄忽地向小徑奔去。杜君平心中雖疑竇叢生,腳下卻已墊勁,尾隨急追,他自服下千年何首烏,又經半年的勤修苦練,功力已然大進,轉眼已追上那婦人。中年婦人回身向他招了招手,便往墳堂內飛去,杜君平在外略略遲疑了一會,終於跨身進入。
그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하고는 또 그를 향해 손짓하여 부르며 작은 길로 달려갔다. 두군평은 심중으로 의혹이 잇달아 생겨 발끝에 힘을 모아 뒤를 급히 따라갔다. 그는 천년하수오를 복용하고 또한 약 반 년간 부지런히 수련을 하여 공력이 이미 크게 진보하였다. 눈을 한번 돌리는 사이에 이미 부인을 따라잡고 있었다. 중년부인은 몸을 돌려 그를 향해 손짓하며 부르더니 무덤 안으로 날아 들어갔다. 두군평은 밖에서 잠시 망설이더니 결국 뒤따라 들어갔다.
而中年婦人已悠閒地坐在一方石凳之上,徐徐地道:“你的進境很快,可惜時間太短!”
중년부인은 이미 여유롭게 돌의자에 앉아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의 진보는 매우 빠른데 애석하게도 시간이 너무 짧았구나!"
杜君平詫異地道:“芳駕是誰?”
두군평의 의아해하며 말했다.
"부인은 누구십니까?"
中年婦人答非所問地道:“你的來意老身已經知道了,我可以盡三晚工夫教會你飄香步,如果三晚之內你無法學會,那就只能怨你自己太過愚頑。”
중년부인은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했다.
"네가 온 뜻은 이미 내가 알고 있다. 나는 삼 일간 밤마다 너에게 표향보(飄香步)를 가르치겠다. 만약 그 삼 일 내에 네가 배우지 못한다면 네 자신이 너무 우둔한 것을 원망할 수 밖에 없다."
杜君平恍然大悟道:“前輩是飄香谷主?”
두군평은 문득 크게 깨닫고는 말했다.
"선배님은 바로 표향곡주십니까?"
蒙面婦人搖了搖頭道:“不用多問,她不是已經死了嗎?世間哪來的第二個謝紫雲?”
몽면부인(蒙面婦人)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여러 말 물을 필요없다. 그녀는 이미 죽지 않았는가? 세상에 무슨 두 명의 사자운(謝紫雲)이 있었던가?"
杜君平搔著頭皮道:
“那麼你是誰呢?”“據在下所知,飄香步乃是飄香穀不傳秘學。”
두군평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누구십니까? 제가 알기로는 표향보는 바로 표향곡의 부전비학(不傳秘學)입니다."
蒙面婦人啞然失笑道:“但對你卻是例外,這就和傳給阮玲,王珍她們姐妹是一樣的情況。”
몽면부인이 아연실소하며 말했다.
"하지만 너한테는 예외란다. 이것은 완령, 왕진 자매에게 전수된 것과 같은 상황이다."
杜君平道:“這樣說來,你是阮玲姑娘的師姐或是謝前輩的同門羅?”
두군평이 말했다.
"그 말씀을 들어보니 당신은 완령낭자의 사저(師姐), 아니면 사선배님의 동문이십니까?"
蒙面婦人微現慍邑道:“你的來意僅是學飄香步,不必問那麼多了。”
몽면부인은 약간 노한 기색을 나타내며 말했다.
"네가 온 뜻은 부지런히 표향보를 배우는 것이니 이런 많은 것들을 물어볼 필요가 없다."
蒙面婦人也不再提旁事,竟自嘴裡講述,腳下演練地教了起來。這種飄香步玄奧無比,杜君平雖屬聰明絕頂,仍然攪得頭暈腦脹,出了一身大汗。
몽면부인은 다시는 다른 일은 꺼내지 않고 입으로는 구술하고 발로는 직접 시연을 하며 가르쳤다. 이 표향보는 심오하기 그지없어 두군평은 비록 총명을 타고 났지만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고 땀을 뻘뻘 흘렸다.
約莫練了有一個更次,蒙面婦人突然停下道:“今天到此為止,明天可再來,但務必謹慎,連薛姑婆也不可讓她知道。”
대략 한 차례 수련이 끝나자 몽면부인이 돌연 멈추더니 말했다.
"내일 다시 오고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다만 반드시 조심해서 설고파가 알지 못하게 하거라."
如此一連三天,杜君平已然把飄香步學會,蒙面婦人這才長吁一口氣道:“你的天份確實很高,今後只須勤加習練就行了。”
이와 같이 삼 일이 되자 두군평은 이미 표향보를 습득하게 되었다. 몽면부인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의 타고난 자질은 확실히 매우 높구나. 오늘 이후로는 부지런히 더 숙달되도록만 하면 되겠다."
杜君平點了點頭道:“承蒙傳絕學,我能不能請教前輩的姓名?”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절학을 전수받았는데도 저는 선배님의 성명을 여쭙지 못하는 것입니까?"
蒙面婦人輕嘆一聲道:“孩子,不用多問啦,等到可以告訴你的時候,自然會告訴你。”
몽면부인이 가볍게 탄식하며 말했다.
"얘야, 많은 것을 물을 필요없다. 때가 되면 자연 너에게 알려줄 것이다."
杜君平無可奈何地又道:“那位讓我來飄香谷的紅臉老人,想來是前輩的朋友,他除請前輩教我飄香步法,不知還有沒有別的吩咐?”
두군평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나를 표향곡에 오게 한 그 홍검노인은 이 선배님의 친구분인 것 같구나. 그가 나에게 표향보법을 가르쳐주라고 선배님에게 부탁한 것이구나. 다른 분부는 없는지 모르겠다.'
蒙面婦人沉吟了一會道:“這二日內你就可以離開黃山了,在雲夢山區還有幾個人在等著你,記住,仍是這身打扮,不可改換裝束。”
몽면부인은 침음하더니 말했다.
"이틀 안으로 너는 황산을 떠나거라. 운몽산(雲夢山)에서 몇 사람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옷차림새를 바꾸지 말고 여전히 분장을 한 채로 가거라."
杜君平點點頭道:“一切我都可以遵守,只是好些事都把我蒙在鼓裡,心裡很有點納悶呢。”
두군평은 고개를 끄덕여다.
"모든 것을 분부하신 대로 따르겠습니다. 다만 수 많은 일들을 저만 모르고 있는 것 같아 마음 속으로 답답하기 그지 없습니다."
蒙面婦人溫和地道:“孩子,忍耐點,並非事事瞞你,確實是有不得已的苦衷,這些事也許你不久就可以明白。”
몽면부인이 온화하게 말했다.
"얘야. 조금 참도록 해라. 모든 일을 너에게 감추는 것은 결코 아니니라. 확실히 부득이한 고충이 있단다. 이런 일들은 어쩌면 오래지 않아 네가 분명하게 알게 될 것이다."
杜君平道:“這是那位紅臉老人的意思?”
두군평이 물었다.
"이것은 그분 홍검노인의 뜻입니까?"
蒙面婦人點點道:“不錯,一切都是他的安排,不過自今以後,也許事事要靠你自己的機智呢,
他不能造就一個事事都依賴別人的廢物,這點你明白嗎?”
몽면부인이 끄덕였다.
"그렇다. 모든 것은 그의 안배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어쩌면 하나하나의 일이 네 자신의 기지(機智)에 달렸겠지. 그가 길러낸 사람이 사사건건 남에게 의지하는 폐물(廢物)이서야 안되겠지. 이 점을 너는 분명히 알겠느냐?"
杜君平皺著眉頭道:“我一點都不明白。”
두군평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는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葷面婦人微微笑道:“我只能說到這裡,去吧。”
몽면부인이 미소를 띠고 말했다.
"나는 단지 여기까지 밖에 말할 수 없다. 가거라."
杜君平無可奈何,只得怏怏迴轉亭閣之內。
두군평은 어쩔 도리가 없어 누각으로 돌아왔다.
三天來一直趕著學飄香步,把原來的功課也耽下了,是以又做了一會功課才睡下。
這一睡直睡到日上三竿,仍然未醒,耳聽門外高叫道:“杜兄醒來沒有,該起來趕路啦。”
삼 일간 줄곧 서둘러 표향보를 배우면서 원래의 내공수련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래서 또 한 번의 내공수련을 하고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이렇게 한번 자면 그대로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잤다. 여전히 잠에서 깨지 않았는데 문 밖에서 크게 외치는 소리가 귀에 들렸다.
"두형, 아직 주무시오? 일어나서 길을 서둘러야지요."
一個骨碌爬了起來,開門一看,只見阮玲,王珍姐妹雙雙含笑站立門口,王珍手裡還拿著一個沉重的包袱,笑哈哈地道:“杜兄睡得好香啊!”
구르듯 벌떡 일어나 문을 열어보니 완령과 왕진 자매가 웃음을 머금고 문 입구에 서있었다. 왕진이 손에 묵직해보이는 보따리를 쥐고서 하하, 웃으며 말했다.
"두형은 참으로 맛있게 주무시는군요!"
杜君平不好意思地搓著雙手笑道:“夜來貪做了一點功課,不想一睡就睡到這個時候,倒讓姑娘們久等了。”
두군평이 쑥스러워 두 손을 비비며 웃었다.
"밤에 한가지 일에 너무 빠졌던 터라 이 시간까지 자버릴 줄 생각지 못했습니다. 낭자들을 기다리게 했군요."
阮玲含笑道:“並非愚姐妹趕你走,實是杜兄的事不能久耽,你的馬薛姑婆已經一切替你備好了,包袱也替你收拾好了,裡面有足夠使用的銀兩,杜兄現在就可起程了。”
완령이 웃음을 띠고 말했다.
"두형처럼 어떤 일에 몰두하는 데에는 우리 자매들은 당신을 결코 따라가지 못할 거예요. 당신의 말은 설고파가 이미 모두 당신을 위해 준비해두었습니다. 보따리를 싸 두었는데 안에는 은량(銀兩)도 사용하시기 충분할 정도로 넣어두었습니다. 두형은 지금 가시렵니까?"
杜君平先是一怔,旋即省悟,接過包袱謝道:“這幾天多有打擾,在下也不客氣了,以後有機會再行道謝吧!”
두군평은 처음에는 멍하니 있다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보따리를 건네 받으며 감사의 말을 했다.
"여러 날 폐를 끼쳤습니다. 체면치레로 하는 말이 아니라 이후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와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阮玲微微含笑道:“不必客氣,愚姐妹不久也將進入江湖,以後仰仗杜兄的地方多著呢。”
완령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예를 차리실 필요없어요. 우리 자매는 머지않아 강호에 나갈 것이니 이후에 두형께 많이 의지하게 될 거예요."
杜君平提著包袱大踏步躊出閣外,阮玲從後趕上,遞給他一個玉瓶道:“這是家師採集多種靈花配成的百花仙露,功解百毒,杜兄行走江湖一定用得著。”
두군평은 보따리를 집어들고 큰 걸음으로 누각 밖으로 걸어나갔다. 완령이 뒤따라 와서 하나의 옥병을 건네주며 말했다.
"이것은 가사께서 채집한 여러 종류의 신비한 꽃들을 배합한 백화선로(百花仙露)입니다. 백독을 해독할 수 있으니 두형께서 강호를 행도하실 때 꼭 필요하실 거예요."
杜君平接過謝了,隨手揣入懷中,縱身上馬,揮了揮手道:“在下就此告別了。”
두군평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받아서 품에 넣고는 말에 올라 손을 흔들었다.
"저는 지금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阮玲和王珍齊聲道:“恕我們不遠送了。”
완령과 왕진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멀리 배웅하지 못함을 용서하세요."
杜君平心裡有事,一路縱騎疾馳,兩天工夫,已然進入了雲夢山區,心中不禁躊躇起來,蒙面婦人僅說有人在等著他,偌大的山區,究竟往哪裡去尋找呢?”
두군평은 마음 속에 할 일이 있기에 그 길로 말을 타고 질주하여 이틀 만에 이미 운몽산에 들어섰다. 마음 속으로 망설임이 생기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몽면부인은 그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만 했는데 이렇게 큰 산에서 도대체 어디로 가야 찾는단 말인가?
正當他四處瞭望,意圖有所發現時,突然一陣哈哈狂笑,路旁一排閃出六個人來,內中有道士、有叫化、漁翁,還有秀才衣著的人物,來人年齡都在五旬以上,內中一個獨臂叫化,排眾而出,道:“老叫化算計你該來了。”
그가 사방을 멀리 바라보고 있을 그때, 돌연 하하, 하는 광소와 함께 갑자기 길 옆에서 여섯 명의 사람이 나란히 나타났다. 그들은 도사, 거지, 어옹(漁翁), 선비차림의 인물이었으며 모두 나이는 오십이 넘어 보였다. 그 중에 외팔이 거지가 일행에서 나와서 말했다.
"늙은 거지는 네가 올 줄 알고 있었다."
杜君平愕然道:“尊駕認錯了人吧?”
두군평은 놀라며 물었다.
"귀하는 사람을 잘못 보신 것이 아니시오?"
叫化露出一排潔白的牙齒,嘻嘻笑道:“大概錯不了,隨我來吧!”
거지는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히히, 웃더니 말했다.
"아마 틀리지 않을 것이다. 나를 따라 오너라!"
杜君平道:“各位是……”
두군평이 말했다.
"여러분들은..."
獨臂叫化哈哈一笑接道:“在江湖上行走過的人,大概不會不認識我們江南六君子,老叫化就是人稱萬里獨行客的奚容。”
외팔이 거지는 하하, 웃으며 말했다.
"강호를 행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우리들 강남육군자(江南六君子)를 못 알아볼 사람이 없을 걸? 이 늙은 거지는 사람들이 만리독행객(萬里獨行客)이라 불리는 해용(奚容)이다."
杜君平恍然暗道:對了,師父曾經提過江湖上有這麼六個人物,身份各不相同,但卻情投意合,結伴行走江湖,為人十分正派,是以贏得六君子的美號。於是拱手一禮道:“原來是江南六君子,在下失敬啦。”
두군평은 문득 깨닫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다. 사부께서 일찌기 강호에 이런 여섯 명의 인물이 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신분은 각기 다르지만 의기투합하여 함께 강호를 행도하며 사람됨은 십분 정파로서 육군자라는 아름다운 외호를 얻게 되었다.'
공수하여 예를 올리고 말했다.
"원래 강남육군자셨군요. 실례했습니다."
奚容一揮手道:“不用多禮,請跟著老叫化走吧。”
해용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예는 필요없다. 늙은 거지를 따라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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