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읽어보는 武俠

第 三 回 官道劫鏢(관도겁표)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혈검단심(血劍丹心)

第 三 回 官道劫鏢(관도겁표)

알타쵸 2016. 7. 1. 22:22

第 三 回 官道劫鏢 (관도에서 표물을 겁탈하다)



 

杜君平默默起身告辭, ​回到客寓換了衣服, 重又回到鏢行, 進入房中, 只見厲若花獨自一人, 手托香腮坐在那裡, 不由一怔道:“你有什麼事嗎?”

두군평이 묵묵히 일어나서 작별하고 객우(客寓​)로 돌아왔다. 옷을 갈아입고 또 다시 표항으로 돌아와 방으로 들어오니 여약화가 방 안에 홀로 턱을 괴고 앉아있기에 절로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무슨 일 있으시오?"

厲若花輕籲一口氣道:“我想找你聊聊天。”

여약화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말했다.

"당신과 이야기나 좀 할까 해서요."

杜君平揮去身上的塵土道:“宮主降尊紓貴來到一個鏢師房中, 不怕人家物議嗎?”

두군평은 몸의 먼지를 털며 말했다.

"궁주의 존귀하신 높은 신분으로 일개 표사의 방에 오시다니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까 두렵지 않소?"

厲若花冷笑道:“他們敢。”

여약화는 냉소했다.

"그들이 감히"

隨又輕嘆一聲道:“整天談的都是打、殺、斬, 真是膩了, 要不然就是宮主長, 宮主短的喊個不停, 一派巴結恭維, 叫我怎能不煩。”

곧 다시 탄식하며 말했다.

"온종일 하는 얘기라고는 죄다 싸우고,  죽이고,  베고... 정말 질렸어요. 그렇지 않으면 궁주가 이러쿵,  궁주가 저러쿵 모조리 아첨하고 입에 발린 말한 계속 해대니 제가 어찌 짜증나지 않겠어요?"

杜君平道:“外面玩膩了, 可以回到爹娘身邊, 膝下承歡, 享享天倫之樂。”

두군평이 말했다.

"밖에서 질렸으면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도록 하시오. 부모님 슬하에서 가족의 정을 누리도록 하시오."

厲若花感喟地道:“要是娘還在時, 還用你說嗎, 我爹他是成天不在家的, 叫我跟誰說話去?”

여약화가 애석해하며 말했다.

"어머님이 계셨다면 당신 말대로 하지요. 제 아버님은 하루종일 집에 계시지 않으니 누구에게 얘기를 할 수 있겠어요."

此時春娥已替他們掌上燈來, 輕聲道:“宮主, 後面有事請你。”

이때 춘아가 손에 등을 들고 와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궁주,  뒤쪽에서 당신을 부르십니다."

厲若花不耐煩地道:“等會再說, 去拿飯來, 我和杜護法在外間吃。”

여약화가 귀찮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기다렸다 다음에 얘기하자고 하고 밥을 가져오너라. 나는 두호법과 같이 먹을련다."

杜君平道:“不必了, 我已經吃過了。”

두군평이 말했다.

"그럴 필요없소. 나는 이미 먹었소."

厲若花道:“吃過了陪我吃, 快去拿來。”

여약화가 말했다.

"먹었어도 내가 먹을 때 옆에 있도록 해요. 빨리 가져오너라."

春娥答應著退了下去, 不一會便在外間擺好了杯筷, 跟著酒菜也送上來了,  厲若花硬拉著杜君平一同坐下, 她似乎內心很煩悶, 一上來便連乾了二三杯酒。

춘아가 대답하고 물러갔다가 금방 바깥채에 술잔과 젓가락을 놓고 뒤이어 술과 안주를 가져와 술상을 차렸다. 여약화는 두군평을 잡아 끌어 같이 앉혔다. 그녀는 가슴이 매우 답답한지 한번 마시기 시작하자 두세 잔의 술을 마셨다.

就在這時, 人影一閃, 似風吹落葉般飄下來了一個高大的青袍老者, 緩步跨入廳內, 陰森森地道:“你們吃酒怎麼不通知我一聲。”

바로 이때 인영이 번쩍하며 한 명의 우람한 청포노인이 부는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처럼 표표히 내려섰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청 내로 들어서면서 음산하게 말했다.

"너희들은 어떻게 나한테 한 마디도 알리지 않고 술을 마시는구나."

厲若花一見來者, 興奮地跳起身來, 張口便喊道:“爹……”

여약화가 오는 사람을 보더니 흥분하여 뛰어오르듯 일어나서 소리쳤다.

"아버..."

老者忙對她使了個眼色, 厲若花會意, 於是忙改口道:“賈伯伯, 你幾時來的?”

노인이 급히 그녀에게 눈짓을 하자 여약화가 알아채고 재빨리 말을 고쳤다.

"가백부님,  언제 오셨어요?"

老者徐徐地道:“剛才不久。”

노인이 서서히 말했다.

"지금 막 왔으니 오래되지 않았다."

厲若花又為杜君平引見道:“這是我爹爹最好的朋友賈伯伯, 他最是疼我。”

여약화가 두군평에게 소개했다.

"이분은 제 아버지의 가장 좋은 친구이신 가백부예요. 저를 가장 귀여워하시죠."

杜君平站身行個禮, 隨即讓老者上坐。老者也不謙讓, 坐下後對他上下打量了一番道:“令尊也是武林中人?”

두군평은 일어나서 예를 행하며 즉시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노인은 사양하지 않고 앉더니 그를 한번 훑어보고 말했다.

"영존도 무림인이신가?"

杜君平搖頭:“在下自幼便是孤兒, 身世一點都不知道。”

두군평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저는 어려서부터 고아였기에 신세내력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老者思索了一會道:“武林姓杜的不多, 有個杜飛卿你可知道?”

노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무림에 두씨 성은 많지 않지. 두비경(杜飛卿)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자네 아는가?"

杜君平心頭咚地一跳, 忖道:這不是秘笈上的那個名字嗎?

두군평은 가슴이 쿵쿵 뛰어 곰곰히 생각했다.

'비급에 적힌 그 이름이 아닌가?'

但表面仍然搖搖道:“沒聽說過。”

그러나 겉으로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老者呵呵笑道:“這樣一位有名的劍客你會沒聽說過?”

노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런 유명한 검객을 자네는 들어본 적이 없단 말인가?"

杜君平道:“在下從未在江湖上走過, 是以孤陋寡聞。”

두군평은 말했다.

"저는 지금까지 강호를 다닌 적이 없어 보고들은 것이 적습니다."

老者又道:“那麼令師又是哪位呢?”

노인이 다시 말했다.

"그러면 영사는 또 어떤 분이신가?"

杜君平道:“是一位玄門道長, 但不知他的法號。”

두군평이 말했다.

"한 분의 현문도장이신데 그 분의 법호는 모릅니다."

老者笑了笑追:“這也是常有的事。”

노인이 웃으며 뒤이어 말했다.

"이런 것도 흔히 있는 일이지."

厲若花打斷了話題道:“這位杜兄的武功不錯, 人也挺老實的, 侄女已作主升他護法, 賈伯伯你說好不好?”

여약화가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 

"이 두형의 무공은 나쁘지 않고 사람도 성실해서 질녀는 그를 호법으로 진급시키려고 결정했어요. 가백부님,  말씀해 보세요. 어때요?"

老者皮笑肉不笑地點頭道:“你的眼力很不錯, 怕只怕是雞窩裡養不住鳳凰。”

노인은 웃는 듯 마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너의 안목은 크게 틀리지 않구나. 단지 닭장 안에서 봉황을 키울 수 없을까 두렵구나."

厲若花並未聽出他言外之意, 又道:“你如認為護法不合適, 等過些時候再著他主持一個分號不就行了。”

여약화는 그 말 속의 숨은 뜻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또 말했다.

"호법으로 부적합하다고 여기신다면 좀 기다렸다가 다시 그에게 하나의 분호(分號​)를 맡겨도 되지요."

“你說的對。”老者哈哈笑道:“我明天便叫你爹交派他去管個分號如何?”

"네 말이 맞다." 

노인이 하하,  웃었다.

"내일 내가 네 아버지와 논의해서 그를 파견하여 하나의 분호를 관리토록 하면 어떠냐?"

厲若花興奮地道:“真的?那我真要謝謝你啦。”

여약화가 흥분하여 말했다.

"정말요? 그래주시면 제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老者突然面容一整道:“再幾天便是你娘的忌辰, 你明天一早就趕回去吧, 你爹爹在家等你呢。”

노인이 갑자기 표정을 바로 하며 말했다.

"며칠 있으면  너의 어머니 기일이니 너는 내일 이른 아침에 서둘러 돌아가거라. 네 아버지가 집에서 너를 기다리신다."

厲若花不高興地噘著嘴道:“過幾天不行嗎?”

여약화는 기쁘지 않은 듯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며칠 있다가 가면 안될까요?"

老者沉聲道:“你爹說過, 非回去不可。”

노인이 침중하게 말했다.

"네 아버지가 말했으니 돌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厲若花無可奈何地道:“去就去好了, 爹總是這般不近人情, 人家還沒有玩夠嘛。”

여약화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가면 가는 거지요 뭐. 아버지는 늘 이렇게 인정이 없어 실컷 놀지 못한다니까."

老者立起身來道:“我們後面去吧, 你爹還有話要我告訴你呢。”

노인이 일어서며 말했다.

"우리는 뒤쪽으로 가자꾸나. 네 아버지가 너에게 전한 말이 있다."

厲若花等走後, 杜君平回到房中, 料想厲若花此一去不會再來了, 關門睡下, 等到兩個丫環走去, 立即翻身躍起, 溜出客房, 展開飄香步法, 疾向後宅飛去, 這宅子雖是戒備森嚴, 仍被他巧妙閃過, 潛上房檐, 偷眼對裡一看, 只見裡面燈火輝煌, 坐著不少人。

여약화 등이 가고나자 두군평은 방 안으로 돌아왔다. 여약화가 이제 갔으니 다시 오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문을 닫고 잠을 잤다. 시중드는 두 시녀도 돌아가자 즉시 벌떡 일어나서 몰래 객방을 나와 표향보법을 전개하여 후택(後宅)을 향해 질풍같이 날아갔다. 이 후택은 비록 경비가 삼엄하지만 그는 교묘히 피해서 지나갔다. 몰래 처마 위에 올라가 안을 한번 훔쳐보니 안에는 등불이 휘황하게 밝은 가운데 적지않은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上座是那位秦總管, 四下散坐著約有十幾個高矮不一, 服裝各異的江湖人, 而且有幾個是帶著傷的, 容城分號的鐵算盤盤週通也在座。只不見厲若花和那老者。

상석에는 진총관이 앉아있고 그 주위로는 약 열 명의 키가 크고 작은,  복장이 제각기 다른 강호인​들이 흩어져 앉아있었다. 뿐만 아니라 몇 명은 부상을 입은 듯 했고 용성분호의 철산반 주통도 자리에 있었다. 여약화와 그 노인은 보이지 않았다.

只聽秦總管道:“東主對這件事很震怒, 不僅把輕易不露面的四位護法派出, 自己也親自進入江湖,  料他逃不出手掌, 只是九洲鏢行自成立以來, 還沒栽過這麼大的跟頭, 如果我們不能查出一點端兒, 也太顯得無能了。”

진총관이 말했다.

"동주께서 이 사건에 대해 매우 진노하고 계시오. 얼굴을 쉽게 내밀지 않던 네 분의 호법이 나선 것에 그치지 않고 동주께서 친히 강호로 나오셨소. 구주표항이 설립된 이래 이렇게 크게 쓴 맛을 본 적이 없었소. 만약 우리들이 조금의 단서도 밝혀내지 못한다면 무능함이 크게 드러날 것이오."

鐵算盤週通苦著臉道:“來人身手矯健, 出劍如電, 屬下若不是一把漫天花雨的鐵算子, 只怕也已命傷劍下。”

철산반 주통이 괴로운 얼굴을 하고 말했다.

"그자는 솜씨가 뛰어나고 출검이 번개와 같았습니다. 속하가 만약 철산자(鐵算子​)로 만천화우(漫天花雨​)를 펼쳐내지 않았다면 검 아래 부상을 당했을 것입니다."

另一個年約六旬上下的黃衫老者接口道:“這批人乃是處心積慮, 存心一舉把鏢行整垮, 是以一動手便拔去了好多分號, 路上走的鏢也全數被劫, 這證明是一夥武功極高的幫派。”

나이가 육십이 넘어보이는 다른 한 명의 황삼노인이 이어서 말했다.

"이놈들은 일거에 표항을 무너뜨릴 마음을 먹고 별의별 궁리를 다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한번에 많은 분호를 없애버리고 노상에 운송하던 표물을 겁탈했습니다. 이것은 무공이 극히 높은 방파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지요."

秦總管捋著頷下鼠須道:“由帶傷弟兄傷口看來, 極似海外的那一派, 現在什麼都不用說了, 大家從此刻起, 留神戒備, 老朽推想, 他們該向總號下手了。”

진총관이 턱 밑의 쥐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부상을 입은 형제들의 상처를 보니 해외의 일파와 매우 유사하오. 지금은 무슨 말도 필요없소. 모두가 이 시각부터 조심하고 경계하여야 하오. 노부가 짐작컨대 그들은 총호(總號​)를 향해 손을 써올 것이오."

鐵算盤週通壓低嗓音道:“屬下覺得那位新來的……”

철산반 주통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속하가 느끼기엔 그 새로 오신 분이..."

秦總管搖手打斷他的話頭道:“他決不是一路, 此事東主已知道了, 不必提他。”

진총관은 손을 내저으며 그의 말을 잘랐다.

"그는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오. 이 일은 동주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오. 그를 거론할 필요없소."

目光掃過全場, 正待繼續開言, 驀地一抬頭冷哼—聲道:“朋友, 既然來了為何不大大方方亮個相呢?”

전장을 쓸어보며 계속 말을 하려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친구,  이미 오셨다면 어찌 인색하게 얼굴을 보이지 않으시오."

杜君平一驚之下, 以為自己行藏敗露被看破, 正待撤身退下, 驀聽房脊一陣森森怪笑, 白光連閃, 篤, 篤, 一連七把銀色小劍, 似一串寒星, 插在秦總管的面前茶几之上。

두군평은 자기의 행적이 간파되었다고 여겨서 깜짝 놀랐다. 막 물러나려고 하는데 갑자기 용마루에서 음산한 괴소가 들려왔다. 백광이 연달아 번쩍이며 슉,  슉, 하하고 일곱 개의 은색 소검이 한 무더기의 별처럼 진총관 면전의 찻상 위에 꽂혔다.

秦總管怒喝一聲, 呼的長身而起, 灰鶴般撲向簷頭, 杜君平此刻已看清了來人乃是一個長身玄衣人, 而且連頭臉都被遮住, 他此來似乎是察看動靜, 小劍擲出, 人已如一道青煙般向牆外飄去。

진총관은 노갈일성하며 휙, 하니 몸을 펴더니 흑두루미 마냥 처마 끝을 향해 덮쳐갔다. 두군평은 이때 침입자가 한 명의 현의인(玄衣人​)임을 이미 똑똑히 보았다. 게다가 머리와 얼굴이 모두 가려져 있는 것이 마치 그는 동정을 살피러 온 듯 했다. 소검을 내던지고 나더니 한 줄기 푸른 연기처럼 이미 담 밖으로 표연히 몸을 날려 사라졌다.

來人和他同仇敵愾, 一念好奇, 竟身不由己的, 也展開身法, 尾隨迫去, 飄香步法為武林一絕, 而起步又和來人不差先後, 是以追了個首尾相接。黑衣人似乎極感意外, 冷笑一聲, 霍地回身出劍, 好快的劍法, 剎那間已連攻了七劍, 這七劍就和七個人同時出招一般。​

침입자와 그는 공동의 적을 미워하니 호기심이 생기는 것을 금치 못하여 신법을 전개하여 뒤를 추격해갔다. 표향보법은 무림의 일절이고 침입자와의 선후 차이가 없이 신법을 전개하자 수미상접(首尾相接)하여 추격했다. 흑의인은 매우 의외라고 느낀 듯 냉소치더니 갑자기 몸을 돌려서 출검했다. 극히 빠른 검법으로 찰나지간에 칠검을 연속적으로 공격했다. 이 칠검은 마치 일곱 명이 동시에 출초한 것 같았다.

杜君平料不到他出手如此狠毒, 而且一聲不響, 但情勢由不得他出聲分說, 也許是性命交關時本能的反應, 這一迎擊便用了全力。但見一陣劍光連顫, 不僅封開了對方攻來的七式, 還在間不容緩中回敬了三式。黑衣人嘿嘿笑了兩擊, 長劍一撤, 殞星瀉地似地向一條黑巷中落去。​

두군평은 그의 출수가 이같이 사납고 독랄할 줄 예상치 못하였다. 게다가 조금의 소리도 내지 않았다. 정세가 말을 꺼낼 수 없었기 때문에 목숨이 달렸을 때의 본능적인 반응으로 전력을 다해 공격을 맞이했다. 일진의 검광이 연달아 떨리며 상대방이 공격해 오는 칠식을 봉쇄하는데 그치지 않고 틈을 주지 않고 삼식을 반격했다. 흑의인은 흐흐,  웃으며 두 번 찌른 후 장검을 물리고 유성이 땅으로 떨어지듯 어두운 골목으로 떨어져 내려갔다.

杜君平原為結識對方, 不想竟引來一場誤會, 黑衣人一走, 倒把他怔在那裡了。這時秦總管和鏢行中人都紛紛追到, 秦總管朗聲道:“是杜護法嗎?”

두군평은 원래 상대방과 사귀려 했는데 뜻밖에 오해를 일으켜 흑의인이 달아나버리자 멍하니 그곳에 서있었다. 이때 진총관과 표항 사람들이 모두 분분히 추격해왔다. 진총관이 큰소리로 말했다.

"두호법이오?"

杜君平應聲道:“在下無能, 竟被他跑了。”

두군평이 대답했다.

"제가 무능하여 그자를 달아나게 했습니다."

秦總管拍著他的臂膊道:“來人好辛辣的劍法啊, 剛才幸虧是你老弟, 換了別人, 只怕早傷在他劍下了。”

진총관이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그자는 몹시 신랄한 검법을 가졌네. 조금 전에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의 검에 벌써 부상당했을 것이네."

杜君平笑道:“總管誇獎了。”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총관께서는 너무 추켜세우시는군요."

秦總管嘿嘿笑了兩聲道:“他既來到京城, 那是自投羅網, 不怕飛上天去。

진총관은 흐흐,  웃고 말했다.

"그가 이미 경성에 왔으니 스스로 그물에 뛰어든 것이지. 하늘을 날아오른다 해도 두렵지 않다."

隨又吩咐道:“各位且請去歇息, 老夫自有道理。”於是, 各分號撥來的人, 都紛紛散去, 杜君平也回到自己房中。

그리고 나서 분부했다.

"노부가 방법이 있으니 여러분들은 가서 쉬도록 하시오."

그러자 각 분호에서 파견된 사람들이 모두 분분히 흩어져 갔다. 두군평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九洲鏢行之事, 到此暫時擱下。

구주표항의 일은 여기까지 하고 잠시 내려놓자.

且說京城各家鏢行, 自從九洲鏢行開業後, 生意日見蕭條, 牌子老、歷史久的還可勉強支撐, 一些小的鏢行早已關門大吉。

경성의 이름난 표항들로 말하자면 구주표항이 개업하고 나서부터 장사가 날이 갈수록 불경기였다. 간판이 오래되고 역사가 긴 표항은 근근히 지탱하고 있고 작은 표항들은 일찌기 문을 닫았다.

這天鎮遠鏢行大鏢頭金刀無敵黃大中, 閒著無事, 正在院內逗著畫眉鳥, 突然鏢夥引來一位頭纏白布的波斯人, 對他打躬道:“家主人請黃大鏢頭過去談談生意。”

이날 진원표항(鎮遠鏢行​)의 대표두 금도무적(金刀無敵​) 황대중(黃大中​)은 할 일 없이 한가하게 원내에서 화미조(畫眉鳥​)를 얼르고 있었다. 돌연 표과가 머리에 백포를 감은 한 명의 파사인(波斯人:페르시아인)을 데리고 왔는데 그에게 절을 하며 말했다.

"가주께서는 황대표두께 일거리를 논의하고자 건너오시길 청하십니다."

黃大中看了他一眼道:“貴上是什麼人?”

황대중은 그를 한번 보고는 말했다.

"그 분은 무엇하는 사람이시오?"

波斯人道:“珠寶商, 他家世代都以經營珠寶為業。”

파사인이 말했다.

"보석상입니다. 그의 가문은 여러 대에 걸쳐 모두 보석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黃大中點點頭道:“好吧, 老朽這就過去, 但不知貴上住在哪裡?”

황대중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노부가 건너가겠소. 그런데 그분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구려?"

波斯人道:“就住在前門不遠的一棟宅子裡, 大鏢頭若去時, 小的會在門口等候。”

파사인이 말했다.

"전문(前門​)에서 멀지 않은 한 채의 집에 살고 있습니다. 대표두께서 만약 오신다면 제가 입구에서 기다리겠습니다."

波斯人走後, 黃大中對鏢夥們吩咐了幾句, 披上了件英雄衫, 隨即出門上馬馳去。

果見那波斯人站在一所小合院的古宅前, 於是跳下馬來道:“就是這裡嗎?”

파사인이 가고난 후 황대중은 표과들에게 몇 마디 분부하고는 영웅삼(英雄衫​)을 걸치고 문을 나서 말을 타고 달려갔다. 몇 채의 집이 합쳐진 고택 앞에 파사인이 서있는 것이 보였다. 말에서 내려 물었다.

"바로 이곳이오?"

波斯人點了點頭, 突然一陣馬蹄聲響, 一連又馳來了三匹馬, 也在門口停下, 黃大中抬頭一看, 竟都是同行, 一位是金龍鏢行的鏢頭, 鐵臂虯龍鄭經, 稍後是四海鏢行的鏢頭八卦刀郭南翁, 再後是長風鏢行的鏢頭八步凌波宗子榮。

可說都是京城歷史悠久的一流​​鏢行。

파사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돌연 일진의 말 울음소리와 함께 세 필의 말이 달려와서 문 입구에 멈추었다. 황대중이 머리를 들고 보니 모두 동행으로 보이는데 한 명은 금룡표항(金龍鏢行​)의 표두 철비규룡(鐵臂虯龍​) 정경(鄭經​),  바로 뒤에는 사해표항(四海鏢行​)의 표두 팔괘도(八卦刀​) 곽남옹(郭南翁​),  그 뒤에는 장풍표항(長風鏢行​)의 표두 팔보능파(八步凌波​) 종자영(宗子榮​)이었다. 말하자면 모두가 경성에서 역사가 오래된 일류 표항이다.

鐵臂虯龍鄭經等見黃大中來到也是一怔, 彼此拱手打著哈哈道:“黃兄也是來這宅子的?”

철비규룡 정경 등은 황대중이 와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하더니 서로 공수하며 하하,  웃었다.

"황형은 이 저택에 온 것이오?"

黃大中斂去笑容道:“正是。”

황대중이 웃음을 거두고 말했다.

"바로 그렇소."

八卦刀郭南翁滿面不悅地道:“什麼貴重的東西, 值得把四家鏢行都請了來。”

팔괘도 곽남옹이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무슨 귀중한 물건이길래 사대표항을 모두 부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黃大中道:“不管怎樣且等見了主人再說。”

황대중이 말했다.

"어쨌든 주인을 만나보고나서 다시 이야기합시다."

波斯人操不大純熟的京話道:“幾位請進來吧, 家主人正在廳中等候呢。”

파사인이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북경어로 말했다.

"여러분들은 들어오시지요. 가주께서 객청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四位老鏢頭互望了一眼, 隨著那波斯人, 來到客廳前, 波斯人搶前把簾子搭起。跟著一位身著錦衣長袍的俊美公子迎了出來, 含笑舉手道:“幾位請坐。”

네 노표두는 서로를 한번 쳐다보고는 모두 파사인을 따라 객청 앞에 이르렀다. 파사인은 앞으로 나서서 주렴을 걷어올렸다.

한 명의 금의장포를 입은 준수한 미공자가 마중나오며 웃음을 머금고 손을 들어 말했다.

"여러분,  앉으시오."

賓主坐定, 錦衣公子不待大家開言, 開門見山便道:“在下有一批寶物, 必須限期送到金陵, 因九洲鏢行近日一再出事, 是以勞動各位來商量一下。”

손님과 주인이 모두 자리에 앉자 금의공자는 사람들이 입을 열기를 기다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저한테 대량의 보물이 있는데 반드시 기한내 금릉으로 보내야 합니다. 구주표항이 요 며칠간 수차례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에 수고스럽지만 여러분들을 오시라하여 좀 의논하고자 했습니다."

黃大中道:“但不知這批寶物價值多少?”

황대중이 말했다.

"그 보물의 가치가 얼마나 되오?"

錦衣公子道:“這很難說, 除了銀子約有三五十萬兩外, 珠寶的價值是難以計算的, 至於酬勞一節對鏢行來說, 三年也賺不到這麼多的銀子。”

금의공자가 말했다.

"은자가 약 삼오십만 량이라는 것 외에 주보의 가치는 계산이 힘들어 말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표항에 대한 보수로 말하자면 삼 년간 벌어도 모자랄 정도의 은자요."

數目雖大, 可沒有一個人開口說話, 顯然心裡都在盤算考慮著。

수치는 비록 크지만 한 사람도 입을 열어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錦衣公子若無其事的從懷裡取出一疊銀票來, 揀出四張, 每人面前放了一張道:“銀子可以先付, 但得四家聯合保送。”

금의공자는 아무 일도 없는 듯 품 속에서 한 묶음의 은표(銀票​)를 꺼냈다. 그 중에 네 장을 각자의 면전에 한 장씩 놓고 말했다.

"이 은자는 선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 네 표항에서 연합하여 호송하여야 합니다."

默然半晌, 八卦刀郭南翁才開言道:“一則貨物的數目太大, 再則近日路途不清靜, 容我們商量妥了再回答你們如何?”

한참을 잠자코 있던 팔괘도 곽남옹이 입을 열었다.

"첫째로는 물품의 수가 매우 많고 다음으로 요 근래 길이 조용하지가 않소. 우리들이 타당한지 논의를 하도록 해주시고 다시 당신들께 회답을 드리는 것이 어떻겠소?"

錦衣公子搖了搖頭, 輕喟地道:“就因為近日出事太多, 才找你們四家聯合保送, 想不到你們竟不敢承擔, 看來只好再去找九洲鏢行商量了。”

금의공자는 고개를 저으며 가볍게 한숨 쉬며 말했다.

"요 며칠 많은 일이 발생하였기에 비로소 당신들 네 표항을 찾아 연합호송을 맡기려했는데 당신들이 감당할 수 없다고 할 줄을 생각지도 못했소. 보아하니 구주표항을 다시 찾아가서 논의를 하는 것이 좋겠군요."

金刀無故黃大中哈哈—陣狂笑, 朗聲道:“老朽決定接下這筆生意了。”

금도무적 황대중이 하하,  광소를 터뜨리며 큰소리로 말했다.

"노부는 이 장사 건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였소."

看他的舉止表情, 似是下了最大的決心。

그의 행동거지와 표정으로 보아 큰 결심을 한 듯 하였다.

八步凌波宗子榮不甘示弱, 隨聲接口道:“好吧, 姓宗的也答應賣這趟命。” 

팔보능파 종자영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곧이어서 말했다.

"좋소. 종가도 이 행렬에 목숨을 내놓기로 승낙하오."

錦衣公子目光轉向鐵臂虯龍鄭經二人道:“已有兩家答應了, 二位的意思怎樣?”

금의공자가 철비규룡 정경 두 사람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두 표항에서 승낙했습니다. 두 분의 의사는 어떤지요?"

八卦刀郭南翁徐徐接口道:“他們二位老哥既已答應, 我們還有什麼話說呢。”

팔괘도 곽남옹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그들 두 분 노대형이 이미 승낙하였으니 우리들이 무슨 할 말이 있겠소."

錦衣公子大喜, 對著四人一個羅圈揖道:“那就—切拜託了, 東西是現成的, 因為金陵方面催得緊, 明天就請上路, 行不行?”

금의공자가 크게 기뻐하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돌아가며 읍하고 말했다.

"일체를 잘 부탁드립니다. 물건은 현재 성 내에 있소. 금릉 쪽에서 서두르라고 재촉하고 있으니 내일 출발하기를 부탁드리는데 할 수 있겠습니까?" 

四個鏢頭把銀票納入懷中, 告辭道:“既接下了這筆生意, 什麼時候上路都行, 我們回去稍稍打點一下, 就是明天上路吧。”

네 표두는 은표를 품 속에 거두고 작별을 고했다.

"이 건을 맡겠다고 하였으니 언제라도 출발할 것이오. 우리는 돌아가서 좀 준비를 하고 내일 출발할 것이오."

四人行出了那棟四合院後, 心情不約而同地沉重起來, 鐵臂虯龍鄭經首先開言道:“此人來歷不明, 付出許多銀子保這趟鏢, 其中定有蹊蹺, 黃兄不覺答應得太爽利了。”

네 사람이 그 사합원(四合院:방과 정원이 합쳐진 한족의 전통 건축)을 나온 후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심정이 무거워져왔다. 철비규룡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 사람은 내력이 불분명하고 이 표물 호송에 많은 돈을 지불하니 그 안에 분명 수상한 점이 있소. 그런데 황형은 깨닫지 못하고 시원시원하게 승낙하셨구려."

黃大中嘆了一口氣道:“你我都是刀口上舐血的人, 混了一輩子, 雖略具虛名, 誰又積蓄了多少?是以兄弟決意答應下來。再說此去金陵乃是官道, 合你我四家之力, 料想不會出差錯。”

황대중이 탄식하며 말했다.

"당신이나 나나 모두 칼에 베인 피를 핥아가며 한 평생을 살아왔소. 비록 약간의 허명(虛名​)은 얻었지만 얼마간의 재물을 모는 사람이 누가 있소? 그래서 형제는 응하기로 결심하게 되었소. 다시 말해 이번에 금릉으로 가는 것은 원래 관도(官道​)로 가는 것이니 우리 사대 표항이 힘을 합친다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오."

他這番話說在大家心坎裡, 是以大家都無異議, 各自回家準備。約定次日五更出城。

그의 이 말은 모두의 마음 속에 있던 것이어서 다들 이의가 없이 각자 돌아가 준비를 하였다. 다음날 오경에 성을 나가기로 약속하였다.

一宿過去, 次日城門才剛剛開啟, 六輛滿裝箱籠的大車, 在二三十匹怒馬簇擁下, 威威武武奔出城來, 平日由京城出來的鏢車也不在少數, 但數這趟鏢特別, 每一輛車上, 都插著四家鏢行的旗號。

하룻밤이 지나고 다음날 성문이 열리자 마자 잔뜩 치장을 한 상자를 실은 여섯 대의 큰 마차가 이삼십 필의 기세등등한 말로 빽빽히 둘러싸여 위풍당당하게 성을 달려나갔다. 평상시 경성에서 나가는 표차가 적지 않지만 이 표차 대오는 특별하게도 매 한 량의 마차마다 모두 네 개의 표항의 깃발이 꽂혀있었다.

江湖上的消息傳播得最快, 也不知是誰首先把這消息傳出, 瞬刻便傳遍了江湖, 黑道豪強、綠林巨盜, 處處快馬飛傳, 約集高手, 意圖劫掠這批波斯來的寶物。

강호상의 소식 전파는 매우 빠르다. 누가 먼저 퍼뜨렸지는지 몰라도 순식간에 온 강호, 흑도의 세력가, 녹림의 거도에게 퍼졌다. 곳곳에 쾌마가 나는 듯이 전하여 파사에서 온 보물을 약탈할 의도로 고수들이 모여들었다.

古語說得好:“匹夫無罪, 懷壁其罪。” 這行鏢車一經出城, 便已被人盯上。

옛 사람들의 말이 맞다 : "필부에겐 죄가 없으나 보물을 가진게 죄다." 표차는 일단 성을 나서게 되면 이미 사람들이 노리고 있을 것이다.

就在鎮遠等四大鏢行, 聯合保這趟鏢的消息傳出的同時, 九洲鏢行也得到了這個消息, 秦總管立即調兵遣將, 暗地佈署, 但卻嚴禁把這事洩漏給杜君平。

진원 등 네 개의 표항이 연합하여 표물을 호송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나감과 동시에 구주표항에서도 이 소식을 받았다. 진총관은 즉각 인원을 조정하여 몰래 배치하였다. 하지만 두군평에게 이 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엄금하였다.

而杜君平卻因鏢行連日沒有動靜, 也懶得去見秦總管, 樂得清閒自在, 每日都到街上閒逛, 有時也去看看名勝古蹟。

표항이 연일 아무런 동정이 없고, 두군평은 진총관을 만나는 것이 내키지 않아 한가하게 보낼 수 있는 기회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매일 거리를 한가로이 돌아다니며 시간이 있으면 명승고적을 둘러보았다.

這天, 偶爾在一家酒館, 聽到四家聯合保一趟鏢的消息, 心裡不禁一動, 暗忖:近日九洲鏢行連續失事, 被劫的珠寶銀兩不在少數, 四家鏢行居然敢接生意, 倒有些蹊蹺呢!於是匆匆趕回鏢行, 一徑入內求見秦總管, 一個丫環出來答道:“秦總管已出去了, 今晚只怕不能回來, 杜護法如若有事, 明天再來好了。” 

이날 우연히 한 술집에서 네 표항의 연합호송 소식을 듣게 되어 마음이 동함을 금할 수 없어 속으로 생각했다.

'요 며칠 구주표항이 연속으로 일거리를 잃었는데 겁탈당한 주화은량이 적지 않다. 네 곳의 표항이 뜻밖에 일거리를 맡았으니 좀 이상하구나! '

총총히 표항으로 돌려와 곧장 진총관을 만나보려 하니 한 시녀가 나와서 대답했다.

"진총관은 이미 나가셨습니다. 오늘밤에는 돌아오실 수 없으니 두호법께서 만약 일이 있으시면 내일 다시 오는 것이 좋겠습니다."

杜君平心中頓時了然, 付道:

'他這番出去, 只怕與那趟鏢有關呢。'

두군평은 속으로 잠시 생각했다.

'그가 이번에 나간 것은 그 표차행렬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

迴轉房中, 推說不舒服, 著春娥等不必打攪, 徑自閉門睡下, 暗中卻把那套花匠的衣服換了, 悄悄躍出牆外, 一路循著大道向南奔去。 

방으로 돌아와서 몸이 불편하니 춘아 등이 방해하지 말도록 말해두고는 자는 척 하며 문을 닫아 걸었다. 몰래 화장(花匠​:꽃나무 돌보는 일꾼)의 의복으로 갈아입고 창 밖으로 나와 곧장 대도를 향해 남쪽으로 달려갔다.


再說金刀無敵黃大中等一行人, 沿著大路南下, 為了謹慎起見, 決定每日按著驛站的路程走, 不到天黑便歇下, 免得貪趕路程出事。如此一天也不過走六十里而已。

다시 금도무적 황대중 등 일행의 이야기를 하자면,  대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며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 역참이 있는 길로만 가되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쉬기로 정하여 재물을 탐하는 자들이 쫓아와 길에서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했다. 이와 같이 하루동안 불과 육십 리 밖에 가지 못했다.

哪料出城走不到四五十里, 便已出了亂子, 鏢車被一行江湖人攔住, 當先一人, 赫然竟是九洲鏢行的秦總管秦奇。

성에서 나와 사오십 리도 못갔을 때 이미 소동이 벌어졌다. 한 줄의 강호인들이 표차를 막아섰는데 앞에 선 사람은 놀랍게도 구주표항의 진총관 진기였다.

黃大中十分動怒, 拍馬上前拱手道:“秦老哥也是吃鏢行飯的, 難道要在光天化日下公然搶劫?”

황대중이 몹시 화를 내며 말을 박차고 앞으로 나아가 공수하고 말했다.

"진노형도 표항 밥을 먹는데 설마 백주대낮에 공공연히 강도짓을 하려고 하시오?"

秦奇哼了一聲道:“黃大鏢頭請別誤會, 兄弟只是想看看鏢車裡的東西。”

진기가 흥,  하더니 말했다.

"황대표두는 오해하지 마시오. 형제는 표차 안의 물건을 살펴보고자 할 뿐이오."

黃大中把臉一沉道:“辦不到。”

황대중이 침중한 얼굴로 말했다.

"안되오."

秦奇冷笑道:“黃兄在江湖上混了多年, 怎的一點人情世故都不通。九洲鏢行連續出事, 失去珠寶鏢銀不計其數, 這批寶物來路不明, 我們查看一番, 於老兄的面上並沒有什麼過不去。”

진기가 냉소하며 말했다.

"황형은 강호상에서 다년간 살아왔는데 어찌 조금의 처세술도 통하지 않는 것이오? 구주표항에 연속으로 사건이 발생하여 잃어버린 주보(珠寶​)와 표은(鏢銀​)이 수를 헤아릴 수도 없소. 이 표차 행렬의 보물이 어디서 왔는지 불명확하여 우리들이 한번 살펴보려는 것이지 노형의 체면을 구기려는 것이 아니오."

黃大中道:“貴號的鏢銀是在什麼地方丟失的?須知我們是由京城出來的呢。”

황대중이 말했다.

"귀 총호의 표은은 어느곳에서 잃어버렸소? 우리는 경성에서 나오는 길임을 반드시 아셔야 하오."

秦奇冷冷地道:“兄弟不想同行傷和氣, 請你們的東主出來說話, 再不請把貴東主的姓名和店號說出, 果是有名有姓的正當商號, 兄弟立即讓路。”

진기 냉랭하게 말했다.

"형제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의 화기(和氣​)가 상하는 것을 바라지 않소. 당신들의 의뢰인을 불러와서 이야기합시다. 귀 의뢰인의 이름과 상호(商號​)를 밝히게 하여 만약 이름있고 정당한 상호라면 형제는 즉시 길을 열겠소." 

這一席話頓時把四個老江湖問的張口結舌。

이 말에 갑자기 네 명의 노강호인들은 말문이 막혔다.

半晌, 八卦刀郭南翁方道:“我們開的是鏢行, 東主既信託我們, 便得把東西平安保送到地頭。”

한참만에 팔괘도 곽남옹이 비로소 입을 열었다.

"우리가 표항을 운영하고 의뢰인이 이미 우리들에게 위탁을 했으니 물건을 안전하게 목적지에 호송해야만 하오."

黃大中接道:“中途查看人家的東西, 那是吃鏢行飯的大忌。​​”

황대중이 이어서 말했다.

"중도에서 물건을 살펴보려는 것은 표항 밥을 먹는 사람들로서 금기시 하는 것이오."

秦奇冷笑道;“替強盜保鏢你們也乾嗎?”

진기가 냉소했다.

"강도의 물건을 당신들이 대신 호송하는 것이라면?"

跟著把臉一沉道:“兄弟不想多羅嗦, 貴東主既沒來, 那就請幾位把鏢車退回去, 容見了貴東主把事情查明以後再上路。”

뒤이어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귀 의뢰인이 오지 않는다면 형제는 여러말 지껄이고 싶지 않소. 여러분들께서 표차를 물려서 되돌아가시길 바라오. 귀 의뢰인을 뵙고 사정을 분명히 조사한 이후에 다시 길을 나서시오."

於是黃大中也把臉沉下道:“鏢車既已上路, 便是我們的責任了, 貴號如果想查看, 不妨派人跟去金陵, 要我們再走回頭路, 那是絕對辦不到。”

그러자 황대중도 굳은 얼굴로 말했다.

"표차가 이미 길에 올랐으니 우리들의 책임이오. 귀 표국에서 만약 조사하고자 한다면 금릉으로 사람을 보내도 괜찮소만 우리들에게 왔던 길을 되돌아가라고 요구한다면 절대 그럴 수 없소."

秦奇仰面一陣嘿嘿狂笑道:“好吧, 幾位既一昧貪戀著那幾兩銀子的花紅, 兄弟只好得罪了, 等見過真章後, 再去找你們的東主來評理好了。”

진기가 흐흐,  하며 광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좋아. 당신들이 이미 보수로 받은 몇 냥의 은자에 연연해 하다니 형제는 부득이 죄를 짓겠소. 승부를 내고난 후 다시 가서 당신들의 의뢰인을 찾아가서 시비를 따져도 좋을 것이오."

黃大中一回手, 把金刀撤在手中, 朗聲叫道:“秦老哥要手底下分是非, 那就由兄弟來奉陪了。”

황대중이 손을 한번 돌리자 어느덧 수중에 금도를 쥐고 큰소리로 외쳤다.

"진노형이 손을 써서 시비를 가리자고 요구하시니 형제가 받들도록 하지요."

秦奇鷂眼一翻, 寒聲道:“此事本來是冤有頭, 債有主, 與你們毫無關係, 而你們要往渾水里淌, 以後都別後悔莫及。”

진기가 눈을 한번 부라리더니 차갑게 내뱉았다.

"이 일은 본래 당신들 표두를 속인 그 의뢰인 책임이지 당신들과는 추호도 관계가 없소. 당신들이 흐린 물에 몸을 담그고 같이 흘러간다면 이후에 후회막급일 것이오."

這話聽在四個鏢頭的耳內, 心中頓生警惕, 只是事情已如箭在弦, 不得不發。

이 말을 들은 네 표두의 심중에는 갑자기 경계심이 생겨났다. 하지만 상황은 이미 시위에 놓인 화살과 같아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秦奇驀地一聲震喝道:“憑你們幾個哪配老夫動手, 來人啦, 先把鏢車與我看住。”

진기가 갑자기 소리쳤다.

"당신들 몇 명으로 노부와 손을 쓸 자격이 있는가? 여봐라,  먼저 표차를 살펴보아라."

喝叫聲裡, 身後羅列的高手, 早向鏢車撲去。金刀無敵黃大中大喝一聲, 金刀化作一道長虹, 迎面截住, 可是對方似乎早已安排好了, 一陣狂笑聲起, 人群中飛起四條人影, 分向四個鏢頭撲去, 立即展開一場兇猛絕倫的搏鬥。

함성 소리와 함께 뒤에 늘어서 있던 고수들이 표차를 향해 덮쳐갔다. 금도무적 황대중은 대갈일성하더니 금도로 긴 무지개를 일으키며 정면으로 막아섰다. 그러나 상대도 벌써 안배를 했던 듯 일진의 광소가 들리더니 무리 속에서 네 가닥의 인영이 날아와 네 명의 표두를 향해 나누어 덮쳐가서 즉시 한바탕 흉맹하기 그지없는 싸움이 벌어졌다. 

黃大中白髮飄飛, 雙目噴火, 大喝道:“老夫與你們拚了。”

황대중이 은발을 휘날리며 두 눈에 불을 뿜으며 크게 소리 질렀다.

"노부가 기꺼이 네 놈들과 함께 죽겠다."

金刀霍霍, 奮力猛攻, 一派進攻招式, 那確實是在拚命, 但他的對方絕非庸手, 一把鐵算盤揮動生風, 不讓他越雷池一步。

금도가 번뜩번뜩하며 온 힘을 다해 맹공을 가하는데 모두가 공격하는 초식이어서 확실히 목숨을 건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상대는 결코 평범한 적수가 아니었다. 철산반(鐵算盤​)을 흔들어 바람을 일으키며 그를 일정한 범위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就在這時, 耳畔突然傳出來一陣細若蚊蠅的傳音道:“他們既是九洲鏢行的人, 不怕沒處找, 各位不必打了, 快退下來。”

바로 이때 귀에 돌연 모기소리 만큼 가느다란 전음이 들려왔다.

"그들이 기왕 구주표항의 사람들이니 설사 뒤지더라도 찾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싸울 필요없이 빨리 물러나오십시오."

聲音雖極微, 卻字字清晰, 隱約似是錦衣公子的嗓音。

소리가 비록 극히 미약했으나 한 자 한 자 또렷했는데 어렴풋이 금의공자의 목소리와 비슷했다.

黃大中久走江湖, 經驗豐富, 心裡不覺一動, 當下高聲道:“今天我們認栽, 等回去後再找他們算帳。”

황대중은 오랫동안 강호를 행도했기에 경험이 풍부하였다. 절로 마음이 동하여 즉시 소리 높여 말했다.

"오늘은 우리 끝냅시다. 돌아간 후 다음 번에 그들에게 셈을 치릅시다." 

金刀一撤, 徑往來路退去, 八卦刀郭南翁等見黃大中一退, 知道大勢已去, 也紛紛撤招退了下來。

금도를 거두고 물러나왔다. 팔괘도 곽남옹 등은 황대중이 물러나자 대세가 이미 기울었음을 알고 분분히 물러났다.

秦奇哼哼冷笑道:“你們能夠見機, 總算是便宜了。”

진기가 흥흥,  하고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당신들이 기회를 볼 수 있다니 그런대로 적절한 행동이오." (당최,,,,)

爭鬥不到半個時辰, 便已經結束, 九洲鏢行的人, 紛紛趕到鏢車前, 竟沒有一個損傷, 秦奇隨即吩咐道:"把鏢車上的東西取下來, 每人拿一件, 設法進城到鏢行會齊。”

싸움은 반 시진도 가지 않아 간단히 끝났다. 구주표항 사람들이 분분히 표차 앞으로 달려가는데 뜻밖에 한 명도 부상을 입지 않았다. 

진기가 즉시 분부했다.

"표차에 있는 물건을 끌어내려라. 사람마다 하나씩 성으로 들고가서 표항에 모아 두어라."

他為了清點數目, 親自站在一旁監督, 大家七手八腳把車打開, 裡面滿滿都是大箱籠, 可是每個箱籠下都壓有一支火筒, 車門一開, 冷開吹入, 火筒立燃。

그는 갯수를 점검하기 위하여 친히 옆에 서서 감독하였다. 모두들 우르르 달라붙어 표차를 열자 안에는 큰 상자들이 가득하였다. 그러나 각 상자 아래에는 한 가닥의 심지가 깔려 있었는데 마차 문이 열리자 ??? 즉시 심지가 타기 시작했다.

秦奇見狀大驚, 厲喝道:"快閃開。”

진기가 상황을 보고 크게 놀라서 고함쳤다.

"빨리 피하라."

當先撤身暴退。

앞장 서서 급히 물러났다. 

可是為時已晚, 但聽一聲驚天動地的爆響, 跟著乒乒乓乓六輛車一齊爆炸, 剎時火光沖天, 硝煙迷漫, 四下血肉橫飛。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경천동지(驚天動地)할 폭음이 들리더니 펑,  펑,  하며 차례대로 여섯 량의 마차가 일제히 폭발했다. 순식간에 화광이 충천하고 화약연기가 자욱했다. 사방에는 피와 살이 흩어졌다. 

秦奇雖是見機得早, 仍然被炸去了一條手臂, 當下忍著痛, 四下一看, 帶來的二十幾個高手, 除了鐵算盤週通, 幸保不死外, 

幾乎全軍覆滅, 到處是斷臂殘肢, 焦臭的血腥味, 隨看晚風送入鼻孔, 淒慘已極。

진기는 비록 일찌기 발견했으나 폭발에 한쪽 팔을 잃었다. 아픔을 참으면서 주위을 둘러보니 데리고 온 이십여 명의 고수는 철산반 주통을 제외하고는 살아남지 못했다. 하마터면 전멸할 뻔 했다. 도처의 잘린 팔다리에서 역겨운 피비린내가 저녁 바람에 실려 코로 흘러들었다.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他二人雖是窮凶惡極的江湖凶煞, 見了這種慘狀, 也覺心膽俱寒, 鐵算盤週通忍著傷痛, 一面替秦奇包紮斷臂, 嘴裡卻狠狠地咬牙道:"這必定又是那伙人幹的, 有天找到他們, 一個個都把他們碎屍萬段……”

그 두 명은 비록 강호의 흉악한 악귀들이었지만 이런 참상을 보자 간담이 서늘해졌다. 철산반 주통이 상처의 고통을 참으며 한편으로 진기의 잘린 팔뚝을 싸매어주면서 이를 갈며 말했다.

"이는 필시 그 놈들의 짓입니다. 언제고 그 놈들을 찾아내어 한 놈씩 갈기갈기 찢어죽여야..."

話猶未了, 只聽黑影中一人冷冷接口道:"不用找了, 本公子就在這兒等著你們呢。”

말이 아직 끝나기도 전에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한 사람이 냉랭히 말을 받았다.

"찾을 필요 없소. 본 공자가 여기서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었소." 

週通這一驚非同小可, 若在平時, 足可以應付, 此刻在重傷之下可就有些膽寒了。 ”

주통은 이만저만 놀란 것이 아니었다. 만약 평상시였다면 족히 대응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중상을 입은지라 간담이 서늘해져왔다.

來人一步一步向前逼近, 森森地道:"他們都已去黃泉路上作客, 單單留下你們兩個人, 不嫌太寂寞了嗎?”

그 사람은 앞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접근하며 음산하게 말했다.

"그들은 이미 황천길에 올랐는데 당신들 두 사람만 남았으니 너무 적막한 것 같지 않으시오?"

鐵算盤週通一面暗中凝功, 嘴裡卻沉聲道:"總管留神, 此人劍勢奇快……”

철산반 주통이 암중으로 공력을 모으면서 입으로는 침성으로 말했다.

"총관,  주의하십시오. 이 자의 검세는 기쾌(奇快​)합니..."

這一說話分神, 但見劍光一閃, 他已中了一劍, 鮮血噴射, 緩緩倒了下去, 秦奇老奸巨滑, 趁著對方攻擊週通之時, 驟起發難, 大喝一聲, 掌勢驟發, 一陣蝕骨寒風, 挾著如潮暗勁, 當頭壓下, 他功力深湛, 全力一擊果是驚人。黑衣人身形微撤, 嘶嘶一連兩劍, 把掌勁卸去。殊料, 秦奇原是以進為退, 掌力一發, 人已借勢騰身而起, 往密林中疾射而去。​

그 한 마디를 하느라 한눈 팔 때 검광이 번쩍, 하더니 그는 이미 일검에 적중당해 선혈이 솟구치며 천천히 쓰러졌다. 진기는 닳고 닳은 사람이라 상대가 주통을 공격하는 틈을 타서 느닷없이 대갈일성하더니 돌연 장세를 발출하였다. 일진의 뼈를 에는 듯한 한풍(寒風)이 조수와 같은 암경(暗勁​)을 동반하여 머리를 향해 압박해갔다. 그의 공력은 심후하였기에 전력을 다한 일격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흑포인은 신형은 약간 물리더니 쐑쐑, 연달아 이검으로 장경을 해소시켜버렸다. 진기는 원래 물러나기 위해 나아갔던 것이었다. 장력을 한번 발출하자 그 기세를 빌어 몸을 이미 솟구쳐서 숲 속으로 쏘아져갔다.

黑衣人森森笑道:"我就不信你還能逃出本公子的手掌。”

흑의인이 음산하게 웃었다.

"나는 본 공자의 손에서 달아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只聽身後一個深沉的嗓音沉喝道:"你說得對, 看你今晚還能選出老夫的手掌心嗎?”

뒤에서 깊이 가라앉은 목소리가 호통치는 것이 들렸다.

"말 잘했다. 오늘 밤 네가 노부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보자." 

黑衣人大吃一驚, 劍隨身轉, 呼的—個大飛旋, 已然面對著來人, 那是一位身材高大的青袍老者, 也用一方青紗蓋著臉。

흑의인은 깜짝 놀라 검을 따라 몸을 돌렸다. 휙,  하니 한 번 크게 날아서 돌더니 이미 나타난 사람을 마주 보고 있었다.  그는 한 명의 체격이 큰 청포노인이었는데 한 장의 청사(青紗​)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雙方靜立片刻, 青袍老者緩緩地道:"你是自己了斷呢還是要老夫動手?”

 쌍방은 잠깐 조용히 서있다가 흑포노인이 천천히 말했다.

"너는 아직 노부와 손을 써서 결단내려고 하느냐?"

黑衣人不聲不響, 就趁對方說話之時, 驟起發難, 一片劍光, 挾著嘶頻刺耳的怪嘯, 當頭捲了過去。

흑의인은 아무 말 없이 상대가 말하는 틈을 타서 갑자기 한 조각 검광을  일으켰다. 쐐액,  하며 귀를 찌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머리를 향하여 휩쓸어갔다.

青袍老者哼了一聲道:"好小子, 你真毒辣得可怕。”

청포노인이 흥,  하더니 말했다.

"어린 놈아,  너는 정말 무서울 정도로 독랄하구나."

長臂疾抬, 就和兩隻鐵鉗般, 硬向劍幕中抓去。黑衣人似知遇了強敵, 劍光連閃之下, 已然換了劍路, 但任是如何變換, 青袍老者仍是從容不迫地應付。雙方交手了二十餘招, 黑衣人已是微微氣喘。

긴 팔을 빠르게 치켜들자 마치 두 개의 쇠집게 같이 그대로 검막(劍幕) 속을 향해 움켜쥐어 갔다. 흑의인은 강적을 만났다는 것을 아는 듯 검광을 연이어 번쩍이더니 이미 검로(劍路​)를 바꾸었다. 하지만 어떻게 바꾸어도 청포노인은 여전히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쌍방이 겨룬지가 이십여 초가 되자 흑의인은 이미 약간씩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 

晃眼間, 又是十幾招過去, 黑衣人的劍勢更形緩慢了, 情勢顯得極是危殆, 青袍老者冷森森地哼道:"難道你到這個時候還不束手就擒嗎?老實說, 老夫如不是想留活口, 早把你一掌劈了。”

눈깜빡할 사이에 또 십여초가 지나갔다. 흑의인의 검세는 눈에 띄게 완만해져 정세가 분명히 몹시 위태로웠다. 청포노인이 냉랭하게 흥,  하더니 말했다.

"설마 너는 아직까지도  항복하지 않는 것이냐? 솔직히 노부가 만약 살려두겠다는 생각이 없었다면 벌써 너를 일장에 쪼개버렸을 것이다."

黑衣人仍然一聲不響, 拼命支撐, 驀地, 一個灰袍老者飄身射入場中, 一聲不響, 揮劍便向青袍老者攻去, 他出劍並不快, 但卻具有一種無形威力。

흑의인은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죽기살기로 지탱하고 있었다. 갑자기 한 명의 회포노인이 장중으로 바람처럼 쏘아져 오더니 한 마디도 없이 검을 휘둘러 청포노인을 향해 공격해갔다. 그의 출검은 빠를 뿐 아니라 일종의 무형의 위력을 갖추고 있었다.

青袍老者一面揮掌封架, 一面出聲大喝道:"閣下是誰, 報個名來。”

청포노인 한편으로 일 장을 휘둘러 버티면서 한편으로 크게 소리쳤다.

"귀하는 누구시오. 이름을 알려주시오."





灰袍老者臉上既無表情, 也不出聲, 只是悶聲地運劍攻擊, 倒把青袍老者大部份的攻擊接了過去, 黑衣人得到這個喘息的機會, 手中的劍光突然大盛, 剛才因為對方所製, 縛手縛腳, 無法展所長, 這時壓力已去, 那種迅速的劍法才得盡量展開。

但見一片呼呼劍幕, 不斷在青袍老者的身後左右盤旋, 著著攻的都是要穴。

회포노인은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말도 없이 단지 기합소리를 내며 운검(運劍)하여 공격하는데 청포노인의 대부분의 공격을 받아냈다. 흑의인은 이 기회를 빌어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자 수중의 검광을 크게 일으켰다. 조금 전 상대에 의해 손과 발이 묶여 장점을 펼치지 못하다가 이때 압력이 이미 가셔져 이런 쾌속한 검법이 비로소 마음껏 전개할 수 있었다. 휙휙, 하는 검막이 보일 뿐이었는데 부단히 청포노인의 뒤에서 좌우를 빙빙 돌았다. 놀랍게도 공격하는 것은 모두가 요혈이었다.

黑夜荒郊, 遇見兩位這樣的神秘人物, 青袍老者越打越覺心寒, 雖然他一生高傲無比, 也不得不萌退志, 突在掌上一凝功, 連發二掌把對面的灰袍老者逼退, 就勢一長身, 灰鶴般向一片密林中射去。

어두운 밤 황량한 교외에서 이런 두 명의 신비한 인물을 만나자 청포노인은 싸울수록 가슴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비록 그가 일생을 비할 데 없이 고오(高傲​)하게 살아왔지만  물러나고자 하는 생각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돌연 장에 공력을 끌어모으더니 연달아 이장을 발출하여 맞은 편 회포노인을 핍박하여 물러서게 하고 그 바람에 몸을 펴 학처럼 울창한 숲 속으로 쏘아져갔다.

黑衣人插劍入鞘, 望著灰袍老者正待開口, 而灰袍老者幾乎在青袍老者離開的同時, 也飛身向暗影奔去, 此人就是尾隨鏢車而來的杜君平, 他隱身林中把一切都看得明明白白。他對黑衣人對付九洲鏢行的毒辣手段, 暗中也搖頭乍舌不已, 但為了同仇敵愾, 仍然出手救了他一命, 唯恐秦總管回去會找他, 是以急匆匆地往回疾奔, 回到鏢行已快天明。​

흑의인은 검을 검집에 넣고 회포노인을 바라보며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회포노인은 청포노인이 떠나자 동시에 몸을 날려 어둠 속을 향해 달려갔다. 이 사람은 표차 대오의 꼬리를 따라 왔던 두군평이었다. 그는 숲 속에 몸을 숨기고 모든 것을 분명히 보았다. 그 흑의인의 구주표항에 대한 독랄한 수단에 고개를 저으며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공동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 출수하여 그의 목숨을 구했다. 진총관이 돌아가서 그를 찾을지도 몰라 서둘러 급히 돌아갔다. 표항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았다.

剛剛把衣服換下藏好, 鑽入被窩內還沒有睡熟, 門外已傳來敲門聲, 於是故作大夢初醒, 打著呵欠問道:"誰呀?”

의복을 갈아입고 잘 숨겨놓은 뒤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채 잠이 들기도 전에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잠에서 막 깨어난 척 하품을 하며 물었다.

"누구요?"

外面傳來春娥的聲音道:"我是春娥, 秦總管著人來請你呢。”

밖에서 춘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춘아입니다. 진총관께서 오시랍니다."

杜君平暗叫道:"好險。”

두군평은 속으로 생각했다.

'정말 위험했다.'

當下披身而起道:"天亮了嗎?快盛盆水洗洗臉。”

즉시 몸을 펴서 일어났다.

"날이 밝았소? 속히 세숫물을 담아오시오."

春娥急道:"回來再洗吧, 他在等著你呢。”

춘아가 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갔다오셔서 씻으세요. 그는 당신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可是, 杜君平仍然就著盆裡的冷水冼了把臉這才隨著她入內。

그러나 두군평은 여전히 대야의 냉수에 얼굴을 씻고 그녀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只見秦總管一臉焦黃, 左面扎滿佈帶, 頹然坐在椅上, 另外還散坐著幾個人, 於是故作驚訝地問道:"總管負傷啦, 這是怎麼一回事?”

진총관이 누렇게 변한 얼굴로 왼쪽 팔에 천을 둘러매고 맥 빠진 채로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고 그 외에 몇 사람이 여기저기 앉아 있었다. 놀라고 의아스러운 척 하며 물었다.

"총관께서 부상을 입으셨군요.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秦奇搖了搖頭, 抬頭示意他坐下, 指著一個黑袍雷公嘴的老者道:"這位是本行護往黑煞姚康, 姚大俠。那位是玉面無常靳大鵬, 靳大俠。”

진기는 고개를 흔들며 앉으라고 고개짓했다. 한 명의 흑의노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분은 본행의 호법 흑살(黑煞​) 요강(姚康​),  요대협이시네. 저분은 옥면무상(玉面無常​) 근대붕(靳大鵬​),  근대협이시고."

杜君平起身抱拳道:"在下杜君平, 見過二位護法。”

두군평은 일어서서 포권하며 말했다.

"저 두군평이 두 분 호법을 뵈옵니다."

姚康和靳大鵬欠了欠身, 齊聲道:"免禮, 坐下吧。”

요강과 근대붕은 몸을 조금 일으키며 일제히 말했다.

"예를 거두고 앉게."

杜君平肚內冷笑了兩聲, 自顧坐下, 不再答​​腔。

두군평은 속으로 두어 번 냉소를 치며 자리에 앉아 더 이상 말상대를 하지 않았다.

姚康閃著兩道陰森目光, 瞥了杜君平一眼, 道:"你今天唾了一整天?”

요강이 두 줄기 음산한 시선으로 두군평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자네는 오늘 온종일 잤는가?"

杜君平冷冷地道:"你是問案還是聊天?”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일을 묻는 것입니까 아니면 잡담을 하는 것입니까?"

姚康哼了一聲道:"誰有閒工夫和你聊天。”

요강이 흥, 하더니 말했다.

"누가 한가하게 자네와 잡담할 여유가 있겠는가?"

杜君平仰著臉道:"那就恕在下不答復了。”

두군평이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그것은 제가 대답하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姚康跳起身來怒道:"為什麼不說?”

요강이 벌떡 일어나 노하여 말했다.

"무엇 때문에 말하지 않는가?"

杜君平冷冷地道:"不高興答你怎麼樣?”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유쾌하지 않은 대답이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姚康怒笑道:"好呀, 你認為宮主看上你了便可目中無人, 哼!換了老夫可管不了你那麼多。”

요강이 노하여 웃으며 말했다.

"좋아. 궁주가 너를 마음에 들어한다고 여겨서 너는 아무도 눈에 뵈는게 없구나. 흥! 노부가 아니면 너를 그렇게 많이 단속할 수 없을 것이다."

杜君平霍地立起身來道:"你嘴上乾淨點, 姓杜的可不是任人侮辱的。”

두군평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말했다.

"말조심하시오. 두모는 남이 모욕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오."

他知事情已快到攤牌的時候, 樂得大鬧一場藉故離開。秦總管坐在那裡, 對他們的爭吵, 並沒有加以製止, 這予杜君平無形中似是一種暗示。

그는 마지막 패를 보일 때가 빨리 다가왔음을 알고 기꺼이 한 바탕 소동을 일으키고 떠나기기로 하였다. 진총관은 한 쪽에 앉아서 그들이 다투는 것을 말리려고 하지 않았는데 이것은 두군평에게 무형중 일종의 암시를 주는 듯 했다.

黑煞姚康一聲不響, 驀地一欺身, 閃電般伸手向他手臂抓去。杜君平傲然屹立, 容他手指堪堪沾上衣報, 忽的身形一晃, 已然到了他身後, 手掌暗運功力往前輕輕一送。

흑살 요강은 한마디 경고도 없이 갑자기 섬전같이 손을 뻗어 그의 팔을 움켜쥐려했다. 두군평은 꿋꿋하게 서서 손이 옷에 닿을 때까지도 그대로 있다가 휙,  하며 신형이 흐려지더니 이미 그의 뒤에 이르러 손에 공력을 운용하여 앞으로 밀어내었다.

姚康的功夫本就不俗, 只為一念輕敵, 吃了一個暗虧, 頓時面上變成了豬肝色, 回頭一看, 杜君平仍然站在原地, 當下恐吼一聲, 十指箕張, 騰身飛撲過來。

요강의 무공은 본래 뒤떨어지지 않는데 단지 적을 경시하였기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해를 보았다. 금방 얼굴빛이 돼지 간처럼 변해서 고개를 돌려 보니 두군평은 변함없이 원래 그 자리에 서있었다. 즉시 한 소리 고함을 치며 열 손가락을 쭉 펴더니 몸을 솟구쳐 덮쳐왔다.

這種凌空搏擊的式子, 內功不到相當火候, 決不敢輕用。杜君平看準了來勢, 身形仍然屹立不動, 等到他身形已成頭下腳上之勢, 忽地腳下一動就勢將一張坐椅往前一推, 用它代替了自己, 飄香步神奇無比, 爭的只是分秒之差。

이렇게 공중에서 공격하는 것은 내공이 화후에 이르지 않으면 감히 가볍게 사용하지 않는다. 두군평은 닥쳐오는 공세에 준비하면서 신형은 변함없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요강의 신형이 발이 위로 머리가 아래로 바라보며 거꾸로 서는 형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갑자기 발을 한번 움직여 의자를 앞으로 밀어내며 자기를 대신하게 했다. 표향보는 신기막측하여 단지 분초의 차이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黑煞姚康箕張的十指勁力已然發出, 眼看對方已入掌握, 忽覺手上抓的並不是肉體, 而是硬硬的木頭, 但聽咔嚓連響, —把椅子已然被那股勁抓得四分五裂。

흑살 요강은 쭉 편 열 손가락으로 이미 경력(勁力​)을 발출하였다. 눈으로는 볼 때는 상대방을 움켜쥐었는데 갑자기 손으로 움켜쥔 느낌이 육체가 아니라 단단한 나무였다. 딱,  하는 소리가 연속으로 일어나며 하나의 의자가 산산조각이 났다.

杜君平雖仗飄香步輕易閃開, 也看得暗暗心驚, 只聽秦總管冷冷地道:"姚兄, 脾氣發夠了沒有, 大敵當時, 這樣鬧不像話吧?”

두군평이 비록 표향보로 가볍게 피했지만 속으로는 매우 놀랐다. 진총관이 냉랭하게 말하는 것이 들려왔다.

"요형,  화를 내는 것도 충분하지 않소. 대적을 눈앞에 두고 이렇게 싸우면 말이 되겠소?" 



黑煞姚康本就羞怒難當, 聽了秦總管這番責難的話, 更是火上加油, 怒吼道:"老夫和這小子誓不兩立。”

흑살 요강은 창피하고 화가 나 참을 수 없었는데 진총관의 책망하는 말을 듣자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것이 되어 노하여 고함쳤다.

"맹세코 노부는 이놈과 맹세코 양립할 수 없소."

杜君平冷冷地道:"大護法, 在下和你究竟有什麼深仇大恨呀?幾句口舌之爭總還沒有殺人劫螵來得重要吧?”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대호법,  제가 당신과 도대체 무슨 깊은 원한이 있습니까? 몇 마디 말다툼이 살인하고 겁표(劫鏢​​)를 한 것보다 중요하오?"

黑煞桃康暗中凝功, 一步一步向他趨近, 氣乎乎地道:"爺爺早知你不是東西, 非殺你不可。”

흑살 요강은 암중으로 공력을 모으며 한 걸음 한 걸음 그를 향해 접근했다.

"이 할애비는 일찌기 네가 좋은 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너를 죽이지 않으면 안되겠다."

杜君平沉下臉來徐徐地道:"姚大護法如若再氣勢相逼, 在下可就不客氣了。”

두군평이 굳은 얼굴로 서서히 말했다.

"요 대호법께서 만약 다시 핍박하시면 저는 양보하지 않겠소."

雙方正自劍拔弩張之際, 一條人影鬼魅般由後宅飄了出來, 舉手一掌向姚康背上按去。此人來得既突兀, 出手又快速絕倫, 姚康全神貫注杜君平, 眼看就要傷在對方的掌下。

쌍방이 일촉즉발의 바로 순간 하나의 인영이 귀신같이 후택으로부터 표홀히 들어오더니 일장을 들어 요강의 등을 눌러갔다. 그 사람의 출현이 갑작스럽고 출수도 쾌속절륜하였으며 요강이 두군평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어서 상대의 장 아래에 부상을  당하는 것을 빤히 지켜보아야했다.

杜君平驀地一聲大喝道:"留神後面。”雙掌一翻, 一股激疾的掌力, 迎著來人的掌風擊去。

두군평이 급히 큰소리로 외쳤다.

"뒤를 조심하시오."

쌍장을 뒤집으니 한 줄기 맹렬하고 빠른 장력이 그 사람의 장풍을 맞이해 쳐나갔다.

雙方掌力一經接觸, 只覺對方那股力道軟綿綿, 冷森森地, 隱隱具有一種無可抗拒的彈力, 心神猛震之下, 人已連退了兩下, 當下猛的紮樁將下盤穩往, 迅速將真氣運轉一周天, 覺得十分暢順, 這才舉目向去人看去。

쌍방의 장력이 일단 부딪히자 상대방의 부드럽고 가느다란 힘에 은은히 일종의 항거할 수 없는 탄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심신이 거세게 흔들리며 연달아 두 걸음 물러났다. 즉시 하반신을 단단히 고정시키고 신속히 진기를 일주천 돌려보니 매우 순조로운 것을 느껴서 그제서야 눈을 들어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他萬想不到此人就是厲若花喊賈伯伯的那位青袍老者, 這確把他怔住了。 

그는 이 사람이 여약화가 가백부라고 불렀던 그 청포노인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였기에  멍하니 서있었다.

那位黑煞姚康雖經杜君平替他把大部分掌力接去, 仍被掌風邊緣掃中, 踉蹌向前衝出三步, 一口鮮血從口鼻中噴了出來, 回頭見傷他的是青袍老者, 立刻面如死灰, 低頭不敢出聲。

그 흑살 요강은 비록 두군평이 그를 대신해 대부분의 장력을 받았지만 여전히 장풍의 가장자리에 쓸려서 비틀거리며 앞으로 세 걸음 나아가더니 한 입의 선혈을 입과 코에서 흘렸다. 고개를 돌려 그를 부상시킨 청포노인을 보더니 즉시 얼굴이 사색이 되어 고개를 숙이고 감히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此時秦總管和在場的人都巳立起身來, 廳內鴉雀無聲, 青袍老者雙目冷電般全廳一掃, 寒聲道:"大敵當前, 竟還這般胡鬧, 具是死有餘辜。 ”

이때 진총관과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일어섰고 청 내는 쥐죽은 듯 조용했다. 청포노인은 두 눈에서 냉전이 쏘아지듯 전청(全廳)을 쓸어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대적이 목전에 이르렀는데 이렇게 소란만 피우고 있으니 죽어도 그 죄를 씻을 수 없을 것이다."

復又對杜君平道:"剛才的一切我都看見了, 他這般對你逼迫, 你仍在危急中救他, 足證胸懷豁達, 心地仁慈, 姚康應該慚愧死。”​

또 다시 두군평에게 말했다.

"조금 전의 모든 것을 내가 보았다. 그가 너를 이렇게 핍박하는데도 그를 구하고자 했으니 도량이 넓고 인자함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요강은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한다."

說著大步徑往下首坐下, 復又對姚康厲聲喝道:"你總以為自己很了不起, 旁人都不如你, 現在你該明白了, 他剛才居然把老夫那一掌接下, 你自問辦得到嗎?他一個年青人尚且有這種涵養, 你是枉在江胡混了這麼多年。今天本該重責, 如今暫且從寬, 罰你在總壇反省—年, 快與我滾! ”

말을 하고 큰 걸음으로 수좌(首坐​)로 가서 앉더니 또 다시 요강에게 엄한 목소리로 호통쳤다.

"너는 스스로 자신이 대단하고 다른 사람이 모두 너만 못하다고 여겼지만 지금 분명히 알았을 것이다. 그가 조금 전 노부의 그 일장을 받아내지 않았다면 너는 어떻게 되었을지 따져보았느냐? 일개 젊은이가 이 정도의 수양이니 너는 강호에서 많은 세월을 헛되이 보낸 것이다. 오늘 본디 중한 벌을 내려야 하나 지금은 잠시 관대히 처분하마. 너는 총단에서 일 년간 반성하도록 하라. 빨리 꺼져라!"

姚康躬身答道:"謝東主恩典。”

轉身疾奔而去。

요강이 몸을 굽히며 대답했다.

"동주의 은전에 감사드립니다."

몸을 돌려 달려나갔다.

杜君平雖然受到青袍老者的嘉許, 心中卻是後悔不迭, 覺得自己又一次顯露武功, 實是不明之智。

두군평은 비록 청포노인의 칭찬을 받았으나 자기가 또 한 차례 무공을 드러내었다고 느꼈다. 실제로도 그런지는 분명히 알 수 없었지만 마음 속으로 후회해 마지 않았다.

青袍老者發落了姚康後, 扭臉對秦總管問道:"被拔去的分號已經派人接替了嗎?”

청포노인은 요강을 처분한 후에 진총관을 돌아보며 물었다.

"분호에 가기로 뽑힌 사람은 이미 파견하여 대체하였느냐?"

秦奇恭答道:"都已派人去了。”

진기가 공손히 대답했다.

"모두 이미 보냈습니다."

青袍老者突然展露一個難得的笑容, 對杜君平道:"老夫本想著你去主持一個分號, 但總號人手太少, 你暫以護法身份在這里呆些時, 你的意思如何? ”

청포노인이 돌연 보기 힘든 웃는 얼굴을 하더니 두군평에게 말했다.

"노부는 본래 너를 보내 하나의 분호를 맡기려 생각했는데 총호의 사람이 크게 부족하니 너는 잠시 호법의 신분으로 이곳에 머물도록 하여라.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杜君平欠身道:"在下初出茅廬, 恐怕有誤鏢行的大事, 護法一職愧不敢當。​​”

"저는 강호에 첫 걸음을 디딘지라 표항의 큰일에 잘못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호법의 직위는 부끄럽지만 감당키 어렵습니다."

青袍老者道:"就這麼辦, 不用推辭了。”

청포노인이 말했다.

"이렇게 처리하기로 했으니 사양할 필요없다."

跟著一陣嘿嘿冷笑道:"老夫自入江湖以來, 還沒逢過這種敵手, 想不到這次居然栽在一個後生小輩手裡, 真是長江後浪推前浪, 後生可畏。”

뒤이어 일진의 흐흐,  하는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노부가 강호에 발을 디딘 이래 이런 적수를 만난 적이 없는데 뜻밖에도 이번에 한 명의 나이 어린 후배의 손에 좌절을 당하다니 실로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구나. 후생가외(後生可畏​)로다."

這陣笑聲顯然是發洩內心的憤怒, 是以極其尖銳刺耳, 令人不寒而栗, 杜君平暗運神功鎮定心神, 泰然端坐, 神色自若。

이 일진의 웃음소리는 마음 속 분노를 드러내는 것이어서 극히 날카롭게 귀를 찔러 사람으로 하여금 춥지 않아도 몸이 떨리게 하였다. 두군평은 몰래 신공을 운공하여 심신을 진정시키고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단정히 앉아 있었다.

老者似是憤怒又似感既說完這番話後, 倏地把臉一沉, 重重哼了一聲道:"他既衝著九州鏢行來, 我可顧不得那麼多了, 早晚我要他看看老夫的手段。”

노인은 분노한 듯 했고 또 이미 할 말을 다했다고 느낀 듯 이 말 이후에 갑자기 굳은 얼굴로 거듭 흥, 하며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그가 이미 구주표항에 쳐들어 오니 나는 여러가지를 돌볼 겨를이 없다. 조만간 나는 그에게 노부의 수단을 보여주겠다."

說著, 起身往後宅去了。他這種言談舉動, 那無疑地是本行的東主了。

말을 하고는 일어서더니 후택으로 갔다. 그의 이런 말투와 거동은 본항의 동주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