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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 回 神秘總壇(신비총단) 본문
第 五 回 神秘總壇 (신비에 쌓인 천지맹의 총단)
來人果是厲陰平,一見愛女安然無事,陰沉的臉上,現出一絲難見的笑容,撫著她的秀發道:"難得你竟逃出來了,以後可不許再亂跑了。”
그 사람은 과연 여음평이었다. 사랑하는 딸이 별 탈 없이 무사한 것을 보자 음침한 얼굴에 한 가닥 보기 어려운 웃음이 나타났다.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네가 뜻밖에 도망나올 줄은 몰랐다. 이후에는 함부로 나다니지 말거라."
厲若花眨著一雙大眼,迷惘地道:"爹,你說什麼,剛才不是你救我出來的嗎?”
여약화는 한 쌍의 큰 눈을 껌뻑이며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아버지,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지금 막 저를 구출하셨잖아요?"
厲陰平搖頭道:"爹自得知你被擄後,料定他們一定會朝這條路上走,是以連夜趕來,還沒有打聽到他們在哪裡落腳,如何救你?”
여음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애비는 네가 납치된 것을 알고난 후 그들이 반드시 이 길로 갔을 것이라 짐작했다. 그래서 밤새 서둘러 왔지만 그들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알아내지 못했는데 어떻게 너를 구하느냐?"
厲若花睜大眼睛只是搖頭道:"這就把我迷糊死了。”
여약화가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정말 헷갈려죽겠어요."
厲陰平道:"到底是怎麼回事?”
여음평이 말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
厲若花把剛才遇救的經過詳說了一遍。厲陰平極為用心的聽著,臉上顏色不斷的變換,容她說完,這才長吁一口氣,徐徐地道:"此人既然使用杜飛卿的劍法,也許就是他了。”
여약화는 조금 전에 구함을 받은 경과를 상세히 쭈욱 말했다. 여음평은 매우 주의해서 들으며 안색이 끊임없이 바뀌더니 그녀의 말이 끝나자 그제서야 길게 한숨을 내쉬고 서서히 말했다.
"그 사람이 이미 두비경의 검법을 사용했다니 아마도 그일 것이다."
厲若花急道:"他是誰?”
여약화가 급히 말했다.
"그가 누구예요?"
厲陰平把臉一沉道:"不許你多問。”
여음평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더 이상 묻지 말거라."
厲若花把嘴一噘,不敢再問,厲陰平似是心情十分沉重,半晌方又慨然嘆道:"厲某縱橫江湖數十年,看來要栽在兩個後輩手裡了……”
여음평이 입을 삐죽이며 감히 더 묻지 않았다. 여음평은 마음이 매우 침중한 듯 한참만에 탄식하면서 말했다.
"여모가 강호를 종횡한지 수십 년인데 두 명의 후배 손에 당했구나..."
說著倏然快步向前行去,厲若花跟著身後,心裡卻是滿腹狐疑。
말을 하더니 갑자기 걸음을 빨리하여 앞으로 걸어갔다. 여약화는 뒤를 따르면서 마음 속에 의심이 가득찼다.
再說杜君平擺脫了厲若花後,一路往前疾奔,他必須要趕在厲陰平父女之前到達京城,擺在眼前的有兩件事他得查明,
第一,那位專和九洲鏢行作對的黑衣人,究竟是何來路?
第二,與他同時進入九洲鏢行的,還有王宗漢和李俊才二位少年英俠,此刻不知情況如何,他們進入九洲鏢行,是何居心? ”
두군평은 여약화를 탈출시킨 후에 그 길로 앞으로 달려갔다. 그는 반드시 여음평 부녀를 앞질러 경성에 도달하여 목전의 두 가지 사건을 밝혀내려 하였다. 첫째로, 전적으로 구주표항과 맞서는 그 흑의인은 도대체 어디서 왔는가? 둘째로 그와 동시에 구주표항에 들어왔던 왕종한과 이준재 두 소년영협(少年英俠)은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그들이 구주표항에 들어 온 것은 무슨 속셈일까?
九洲鏢行是天地盟的分壇或者是副盟,已經沒有疑問,而且他已有意無意之間,使二者間生了裂痕,不問結果如何,於自己這面總歸是有利無害,現在他必須運用機智暗查出天地盟的總壇所在地。
구주표항이 천지맹의 분단이거나 부맹임은 이미 의문이 없다. 게다가 그는 이미 무의식중에 두 가지 사이에 금이 가게 했으니 결과가 어떠한 지는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 자기 쪽에서는 어쨌든 이롭지 해가 없다. 현재 그는 기지를 동원하여 천지맹의 총단이 있는 곳을 몰래 조사해내어야만 했다.
京城已經在望了,他仍是穿著那件青色長袍,往前奔走,突然道旁茶棚之內,走出一個玉面朱唇的少年公子來,對他招手道:"杜老這裡來。”
경성이 이미 멀리서 보였다. 그는 여전히 그 청색 장포를 입고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돌연 길 옆의 찻집에서 한 명의 옥면에 붉은 입술의 소년공자가 나오더니 그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두노(杜老), 이 안으로 오십시오."
杜君平只覺這少年面容熟極,但一時又想不起來,隨道:"公子尊姓,如何認得在下?”
두군평은 이 소년의 얼굴이 매우 낯익었지만 금방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저를 알고 계시는 듯 한데, 공자의 존성대명은?"
少年微微笑道:"您老是忘了,前幾天還去我家收帳呢?怎麼忘了?”
소년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늘 잊어버리시는군요. 며칠 전 저희 집에 대금을 받아가시고선 어떻게 잊으셨지요?"
隨上前拉著他的手臂道:"家父近日買了幾件古董,正等著您老替他鑑賞呢。”
곧이어 앞으로 나서 그의 팔을 잡고 말했다.
"가부께서 며칠 전 몇 건의 골동품을 샀기에 당신께서 감상해보시기를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不由分說拉著他就走。杜君平心中暗自納悶,因是少年對他連使眼色,也就不便再問,隨著少年離開官道,從小路抄向—片竹林,不久便到達一小寺院之前。
반박할 여지도 주지 않고 그를 잡고 달려갔다.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갑갑했지만 소년이 그에게 연이어 눈짓을 했기 때문에 더 묻기가 불편하였다. 소년을 따라 관도를 벗어나 작은 길을 따라 죽림을 향해 가로질러가자 오래지 않아 한 작은 사원 앞에 도착했다.
少年舉手敲了二下,寺門呀地打開,出來應門的竟是一個女尼,那少年不言不語,直接到了佛堂之內,這才卟哧一笑。
소년이 손을 들어 두 번을 두드리자 절 문이 끼익, 하고 열리더니 한 명의 비구니가 나와 문에서 맞이했다. 그 소년은 아무런 말 없이 그대로 불당 안에 도착해서야 키득, 하고 웃었다.
杜君平正待開言詢問,禪房緩緩行出一個女尼來,口宣佛號道:"杜兄弟一路辛苦,請先歇歇吧。”
두군평이 막 입을 열어 몇 마디 물어보려는데 선방에서 천천히 한 명의 비구니가 걸어와 불호를 외더니 말했다.
"두형제 오시는 길에 고단하실테니 먼저 좀 쉬시지요."
出來的女尼竟是阮玲的師姐靜緣,這時他才恍然大悟,少年原來是長林玉鳳王珍。
나온 비구니는 뜻밖에 완령의 사저 정연(靜緣)이었다. 이때 그는 비로소 문득 크게 깨달았다. 소년은 원래 장림옥봉(長林玉鳳) 왕진이었다.
工珍容他坐下後,這才一本正經地道:"京城風聲正緊,各方高手紛紛趕到,你這身打扮能瞞得過誰?”
왕진은 그가 앉고 나자 그제서야 진지하게 말했다.
"경성은 소문이 빠르고 각 방면의 고수들이 분분히 다니는데 당신이 분장하지 않고 누구를 속여 넘길 수 있겠어요?"
靜緣接著開言道:"前番玲妹不慎,落入厲魔之後,你又突然失去下落,真使貧尼急煞,還幸得以無事,以後務必小心。”
정연이 이이서 입을 열었다.
"지난번 완매가 조심하지 못해 여마(厲魔)의 손에 떨어진 후 당신마저 갑자기 실종되어 정말 빈니는 아주 초조했답습니다. 다행히 무사했지만 이후에는 반드시 조심해야 합니다."
杜君平點點道:"師姐說得極是。”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저의 말씀이 극히 옳습니다."
跟著又道:"但不知阮師姐與喬大叔現在哪裡?”
뒤이어 또 말했다.
"그런데 완사저와 교대숙은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십니까?"
靜修答非所問地道:"他們已經沒事了,不過公孫大叔還得修養些時。”
정연은 묻지도 않는 대답을 하였다.
"그들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공손대숙은 요양을 하고 있습니다."
杜君平見她不肯吐露,也就不再問了,話題一轉,笑向王珍道:"珍妹妹,煩你再替我把容貌變易一下行嗎?”
두군평은 그녀가 밝히길 원하지 않는 것을 보자 더 묻지 않고 화제를 돌려 왕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진매, 번거롭지만 너는 다시 나에게 역용 변장을 한번 해주겠느냐?"
王珍笑道:"可是可以,但得答應我一件事。”
왕진이 웃으며 말했다.
"해드릴 수 있지만 저에게 한 가지 일을 승낙해줘요."
杜君平道:"能夠答應的,我一定答應。”
두군평이 말했다.
"승낙할 수 있는 거라면 내 반드시 승락하마."
王珍俏皮地笑道:"我替你易容後,咱們一道走。”
왕진이 애교있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당신에게 역용을 해드리고 나면 우리는 같이 다녀요."
這事的確不難,但卻有許多不便,杜君平想了想,目視靜緣道:"師姐的意思如何?”
이 일은 확실히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많이 불편하기에 두군평은 생각을 해보더니 정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저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靜緣道:"只要你不嫌她頑皮,就領她去吧,反正她在寺內也是呆不住的。”
정연이 말했다.
"그 아이의 장난을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그녀를 데려가십시오. 어차피 절 안에 있어도 오래 붙어있질 못하니까요."
杜君平笑道:"好吧,我答應你了。”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좋아. 승락하지."
王珍大喜,立刻替他改扮起來,又取出一張人皮面具給他蒙上,瞬間便成了一位年約二十四五的少年書生,和王珍的一身貴公子打扮,倒也相稱。
왕진이 크게 기뻐하며 즉시 그를 다시 분장시키고 또 한 장의 인피면구(人皮面具)를 꺼내 그에게 주어 쓰게 했다. 순식간에 한 명의 나이가 약 이십사 세 쯤 되는 소년서생이 되었고 왕진이 귀공자로 변장하자 서로 어울렸다.
二人相偕走出寺外,王珍道:"你準備去什麼地方?是尋幽覽勝呢?還是另有重要的事?”
두 사람이 함께 절 밖으로 나오자 왕진이 말했다.
"당신은 어디로 가실 거예요? 명승지나 유람할까요? 아직 다른 중요한 일이 있나요?"
杜君平苦笑道:"我哪有時間尋幽覽勝,自然是辦事情。”
두군평이 고소(苦笑)를 띠며 말했다.
"내가 어디 명승지를 유람할 시간이 있겠느냐. 당연히 처리할 일이 있지."
王珍神秘地一笑道:"你好像很忙似的,到底是忙什麼呀?”
왕진이 신비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무척이나 바쁜 척 하는데 도대체 뭐가 그리 바쁜 거예요?"
杜君平搖了搖頭,他說不出究竟現在要去辦什麼事。
두군평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어쨌든 현재 무슨 일을 하려는지 말하지 않았다.
王珍見他半晌沒有做聲,復又格格笑道:"你若沒有事情趕著去辦,我這裡倒有件事情呢。”
왕진은 그가 한참동안 아무런 말이 없자 또 다시 깔깔,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서둘러 가서 처리할 일이 없다면 제가 여기서 일을 하나 드리지요."
說著從懷中取出一張字條來,遞給他道:"這是人家給你的,你瞧著辦吧。”
말을 하더니 품 속에서 한 장의 쪽지를 꺼내더니 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것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주는 거예요. 보고 처리하세요."
杜君平接過字條一看,上面寫了幾行字:"與九洲鏢行作對的一派,頗有來歷,他們亦是衝著天地盟來的,不想東魔竟作了替死鬼。厲陰平生性陰沉毒辣,決不會就此罷手,一時採取報復,對方准會吃虧,汝應設法解救,此人以後於你極有用處。”
두군평이 쪽지를 건네받아 보니 몇 줄이 씌어져 있었다.
"구주표항과 맞서고 있는 일파는 사뭇 내력이 있다. 그들 역시 천지맹과 맞서는 것이니 동마가 무슨 짓을 할 지 모르겠다. 여음평은 천생이 음침하고 독랄하니 결코 이 일에서 손을 떼지 않고 때를 택해 보복하여 상대에게 손실을 입힐 것이다. 너는 구해낼 방법을 강구하여 그 사람들이 이후에 너에게 큰 쓰임이 있도록 하여라."
字條前後均未署名,可說是無頭無腦。杜君平看了半晌,搖頭道:"此人究竟是誰,叫我如何幫助他呢?”
쪽지에는 앞뒤로 모두 서명이 없어 아무런 실마리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두군평은 한참을 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일까? 내가 어떻게 그를 도우라는 것일까?"
王珍笑了笑道:"如果你想幫他的話,現在正是時候。”
왕진이 웃으며 말했다.
"만약 당신이 그를 돕겠다고 말하신다면 지금이 바로 그때예요."
杜君平急道:"那就煩珍妹領我去吧。”
두군평이 급히 말했다.
"그렇다면 번거롭지만 진매가 나를 데려가다오."
王珍抿嘴笑道:"當然可以,但你得先陪我玩夠了,到時候自然會領你去。”
왕진이 입을 오므리고 웃더니 말했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하지만 당신은 먼저 나랑 놀아줘요. 때가 되면 당연히 당신을 데리고 가겠어요."
說著又附著耳朵悄聲道:"除此之外,你有空時還得把杜伯伯的劍法傳我幾招。”
말을 하고는 또 귀에다 대고 나직이 말했다.
"그것 외에 시간이 날 때 두백부의 검법을 몇 초만 나에게 전수해주세요."
杜君平正容道:"我已得傳貴谷的飄香步法,傳你幾招劍法,可說是禮尚往來,當然可以。”
두군평이 표정을 바로 하고 말했다.
"내가 이미 귀 곡(貴谷)의 표향보법을 전수받았으니 몇 초의 검법을 너에게 전하는 것은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다라고 말할 수 있겠지. 당연히 그리 하마."
王珍急急搖手道:"不行,這與傳飄香步法扯不上關係,倘你認為是禮尚往來,我情願不學。”
왕진이 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안돼요. 이것과 표행보법을 전수받은 것을 끌어다 연관짓지 마세요. 만약 오는 정 가는 정을 위해 그리 한다면 저는 배우지 않겠어요."
杜君平詫異道:
”為什麼?”
두군평이 의아해서 말했다.
"무엇 때문이냐?"
王珍笑了笑道:"這是你和我私下交換條件,與旁的事扯不上關係。”
왕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것은 당신과 나의 사적인 교환조건인데 다른 일을 끌어다가 관련지어선 안돼요."
杜君平點頭道:"不管怎麼說都行,我答應以後傳你幾招就是。”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무래도 좋다. 이후에 너에게 몇 초 전수해 주기로 승낙하마."
王珍大喜道:"小妹先行謝過杜兄。”
왕진이 크게 기뻐서 말했다.
"소매는 먼저 두형께 감사드려요."
二人一路進城,王珍絕口不談找人這事,只是東逛西逛,直到日已西斜,杜君平實在有些忍不住了,立定腳道:"逛夠了沒有?我們該辦正事了。”
두 사람은 그 길로 성으로 들어갔다. 왕진은 사람을 찾는 그 일은 절대 입에 담지 않았다. 단지 해가 질 때까지 여기저기 쏘다니기만 했다. 두군평은 참을 수가 없어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충분히 돌아다니지 않았느냐? 우리는 본연의 일을 해야 한다."
王珍此刻確也玩膩了,格格笑道:"咱們先找個僻靜的地方吃飯,再慢慢把事情告訴你。”
왕진은 이때 확실히 질렸다. 킥킥,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먼저 어느 조용한 곳에서 밥을 먹어요. 다시 천천히 사정을 당신께 알려드리죠."
杜君平無可奈何地隨她進了一家飯館,王珍見裡面沒有什麼惹眼的客人,這才輕聲說道:"厲陰平自從一著失算,吃了一個大虧後,已改變主意,各地分支號雖還有人守著,卻是有名無實,暗地裡把所有高手調集,準備一舉把海外來的那股力量消滅。”
두군평은 어쩔 도리가 없어 그녀를 따라 식당으로 갔다. 왕진이 보니 안에는 눈에 띄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여음평은 오산을 하여 크게 손해를 맛본 뒤에 생각을 바꾸었어요. 각지의 분, 지호(分支號)는비록 사람이 지키고 있지만 유명무실해요. 속해 있는 고수들을 암암리에 소집시켜서 해외에서 온 세력을 일거에 없애버릴 준비를 하고 있어요."
杜君平道:"他處心積慮,設計圈套,逼迫我拿出劍譜,哪有空閒對付旁人?”
두군평이 말했다.
"그는 별의별 궁리를 다하여 계략을 꾸며 나에게 검보를 내놓으라고 핍박했다. 다른 사람을 상대한 틈이 있었겠느냐?"
王珍道:"他手下高手甚多,原用不著自己動手。”
왕진이 말했다.
"그의 수하에 고수는 아주 많아요. 원래 자기가 손을 쓰지 않아요."
杜君平想了想道:“你這消息從何面來?”
두군평이 생각해보더니 말했다.
"너의 이런 소식을 어디서 오는 것이오?"
王珍笑道:"他們的一舉一動哪能瞞過我們。”
왕진이 웃었다.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어느 것이나 우리를 속이지 못해요."
杜君平不以為然地道:"充其量他不過是天地盟的一個分壇罷了,我們專來對付他又有什麼用?”
두군평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 듯 말했다.
"기껏해야 그들은 천지맹의 일개 분단에 불과할 따름인데 우리가 전적으로 그를 상대할 필요가 또 무엇이냐?"
王珍點點頭道:"不錯,九洲鏢行果是天地盟的燕趙分壇,除了九洲鏢行外,還有川湘、西北、江南共四個分壇,據說分由西怪、北妖,南毒三個老魔掌管。”
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틀리진 않아요. 구주표항은 천지맹의 연조분단(燕趙分壇)이에요. 구주표항 외에도 천상(川湘), 서북(西北), 강남(江南)을 합쳐 네 개 분단입니다. 서괴, 북요, 남독 세 명의 노마가 나누어 관장한다고 합니다."
杜君平駭然道:"照此看來邪門中四個老魔,都被他們拉攏過去了,這豈不是違背當年天地盟的宗旨了嗎?”
두군평이 아연해서 말했다.
"그것으로 비추어보면 사문(邪門)의 네 명 노마(老魔)를 모두 그들이 끌어들였구나. 이것은 당시 천지맹의 종지(宗旨)를 위배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王珍哼了一聲道:"誰說不是,可惜的是我們始終尋不到天地盟的總壇。”
왕진이 흥, 하더니 말했다.
"누가 그렇지 않대요? 애석한 것은 우리들이 천지맹의 총단(總壇)을 시종 찾지 못한 것이죠."
杜君平激動地道:"既到這種地步,大家便該退盟,再不聽他的約束。”
두군평이 격동하여 말했다.
"이미 이런 지경에 이르렀다면 사람들은 마땅히 맹을 탈퇴하고 그들의 구속을 더 이상 받지 않아야 한다."
王珍嘆了口氣道:"武林最重信諾,盟書上都有各派掌門人的誓言和親筆簽押,誰能背棄師長的信誓?況且天地盟勢力浩大,為了本派的安危,大都不肯強自出頭。”
왕진이 탄식을 하더니 말했다.
"무림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한번 승낙한 것에 대한 신의지요. 맹의 서약서에는 모두 각파 장문인의 맹세와 친필 서명이 있으니 누가 사장(師長)의 맹세를 어길 수 있겠어요? 하물며 천지맹의 세력은 넓고 크니 본 파의 안위를 위해 모두들 억지로 나서기를 원치 않아요."
杜君平接道:"是以大家都默認忍受?”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묵인하고 참고 있는 것인가?"
王珍搖頭道:"那也未必見得,短時間的沉寂,說不定就是暴風雨即將來臨的前奏。”
왕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것도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어요. 당분간의 침묵이지요. 아마도 그것은 폭풍우가 다가올 전조일 거예요."
杜君平為恐耽誤事情,立起身來道:"我們該走了。”
두군평은 지체하다 일을 그르칠까 두려워 일어서더니 말했다.
"우리는 가야겠다."
王珍也跟著立起,兩人相偕走出店門,緩緩在街頭行走,王珍突然將杜君平一拉,閃入暗弄之內,杜君平方待詢問,她已放腿往前疾奔,杜君平只得跟著她跑。
왕진도 뒤따라 일어섰다. 두 사람이 함께 문 밖으로 나가서 천천히 거리를 걸었다. 왕진이 돌연 두군평을 잡아끌며 어두운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두군평이 물어보려 할 때 그녀는 다리를 놀려 앞으로 달려갔다. 두군평은 그녀를 뒤따를 수 밖에 없었다.
眨眼已越過數條街道,行至一棟古舊的大宅子後門,王珍這才悄聲道:"那人就落腳在這裡。”
눈깜빡할 사이에 몇 개의 거리를 가로질러 한 채의 오래된 큰 저택의 후문에 이르렀다. 왕진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은 이 안에서 잠시 머물고 있어요."
杜君平當先躍入,裡面是一座大花園,穿過花園,再越過兩個小院落,已到上房,一路靜悄悄地,不見一條人影。此宅既是住宅,照理不該沒有人,這種出乎常情之事,倒加深了他的警惕,心中正自疑惑不定時,突見瓦面人影一晃。
두군평은 앞장 서서 뛰어들어갔다. 안에는 하나의 큰 화원이 있었다. 화원을 가로질러 다시 두 개의 작은 뜰을 지나 상방(上房)에 도착했다. 가는 도중에 아주 조용하고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이 저택은 사람이 사는 집이니 이치 대로라면 사람이 없을 리가 없다. 이런 것은 인지상정에서 벗어나는 일인지라 그의 경계심을 더욱 굳히게 했다. 의혹이 생겨 마음 속으로 단정짓지 못하고 있을 바로 그때 돌연 기와장 위에 흔들거리는 인영이 보였다.
杜君平暗用傳音道:"珍妹留神,此人不像宅內的人。”
두군평은 몰래 전음으로 말했다.
"진매, 주의하거라. 저 사람은 이 집 사람이 아닌 듯 하다."
他一面通知王珍,一面暗中察看,除了發現有好幾人在瓦面戒備外,又在地面發現了數具倒臥的屍體。
그는 한편으로는 왕진에게 알려주며 한편으로는 몰래 살펴보고 있었다. 몇 사람이 기와 지붕에서 경계를 하고 있는 것 외에 또 땅바닥에 몇 구의 시체가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
王珍此刻也看出情形有異,比著手式告訴杜君平道:"我們只怕來晚了。”
왕진도 지금 상황이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손짓하여 두군평에게 알려주며 말했다.
"우리가 늦게 온 것 같아요."
杜君平復用傳音道:"既有人戒備,便證明人還沒有走,你跟著我,不到萬不得已,不要出手。”
두군평이 다시 전음으로 말했다.
"경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사람이 아직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너는 나를 따라오되 만부득이 한 경우가 아니라면 출수하지 말아라."
二人運用飄香步法,閃過了屋上戒備的人,偷眼向裡看去,只見花廳燈光通明。厲陰平端坐在椅上,兩旁排列了四個服裝各異的中年人,地下倒臥著一個錦衣公子。
두 사람은 표향보법을 써서 지붕에서 경계하는 사람을 지나쳐서 슬그머니 안을 살펴보았다. 화청(花廳)에는 등불이 밝게 비추고 있었다. 여음평은 의자에 단정히 앉아 있었는데 양 쪽에는 네 명의 복장이 각기 다른 중년인이 줄지어 있었고 땅 위에는 한 명의 금의공자가 누워있었다.
只聽厲陰平陰惻惻地道:"你現在已嚐著魔火焚髓的滋味了,說是不說?”
여음평의 음산한 목소리가 들렸다.
"너는 현재 마화분수(魔火焚髓)의 맛을 보았는데 말하겠느냐 말하지 않겠느냐?"
地下躺著的錦衣公子,沙啞著嗓音,竭力嘶叫道:"老賊別夢想,你就是把本公子挫骨揚灰也不會說。”
땅에 넘어져 있던 금의공자는 쉰 목소리로 있는 있는 힘을 다해 부르짖었다.
"노적(老賊)아, 꿈도 꾸지마라. 본 공자는 뼈가 가루가 되어 뿌려지더라도 말하지 않겠다."
杜君平早就听老魔說過,魔火焚髓歹毒異常,而這錦衣公子竟能忍受,頓起惺惺相惜之心,正自心中躊躇,如何下手救援之際,耳畔突起一陣傳音說道:
“解除魔火焚髓,應先行封閉陰太陽經,然後以純陽真氣,驅除經脈內陰毒之氣,再飲下一杯百花仙露,可保無事……”
두군평은 마화분수는 악독하기 그지 없다는 것을 일찌기 노마에게 들은 적이 있다. 이 금의공자가 뜻밖에도 참아낼 수 있다니 뛰어난 사람은 서로를 아낀다는 마음이 일었다. 어떻게 손을 써야 구할 수 있을지 마음 속으로 머뭇거리고 있을 때 귀에 일진의 전음이 들려왔다.
"마화분수를 풀려면 우선 태양(太陽) 경맥을 봉하고 연후에 순양진기(純陽真氣)로서 경맥 안의 음독한 기운을 몰아내어야 한다. 다시 백화선로(百花仙露) 한 잔을 마시면 아무 일이 없을 것이다..."
杜君平心裡一動,舉目正待搜尋傳音的藏身處,驀地一條人影飛至,好快的身形。只覺眼前一花,撲通,撲通,瓦上幾個巡風的已同時倒下。
두군평은 마음이 동하여 눈을 들어 전음을 보낸 사람이 몸을 숨긴 곳을 찾으려 할 때였다. 갑자기 한 줄기 인영이 날아가는데 신형이 몹시 빨랐다. 눈 앞이 흐려지더니 쿵, 쿵, 하며 몇 개의 기와가 동시에 바람에 떨어졌다.
厲陰平猛地一抬頭,沉喝道:"什麼人?”
여음평이 사납게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어떤 놈이냐?"
站在厲魔兩旁的四個中年人,幾乎在他出聲喝問的同時,飛射出廳,四人腳尖才堪堪點著房檐,—股無與匹敵的巨大暗勁,已迎面襲到,四人同聲暴喝,八隻手掌齊揚,猛向暗勁推去。
여음평 곁에 서 있던 네 명의 중년인이 그가 고함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소리난 곳으로 쏘아져 갔다. 네 명의 발끝이 처마에 막 닿으려하는데 한 줄기 필적할 수 없는 거대한 암경이 이미 얼굴을 덮쳐왔다. 네 사람은 동시에 폭갈을 지르며 여덟 개의 손을 일제히 들어 맹렬하게 암경을 향해 밀어갔다.
詎料,掌勁發出,猶如擊在浮雲軟絮上一般,輕飄飄地,毫無著力處,但卻隱隱有一股彈力,把四人彈得凌空飛起,翻痕著向牆外落去。
어찌 생각이나 했으랴? 장경이 발출되자 마치 구름 같은 부드러운 솜을 때린 듯 그 힘이 온데 간데 없고 오히려 은은히 한 줄기 반탄력으로 인해 네 사람은 공중으로 튕기어 날아가서 담장 밖으로 떨어졌다.
這原是瞬間發生之事,厲陰平追在四人之後躍出,眼看這情景,臉上駭然色變,厲聲道:"朋友,既找上了厲某,就該讓見識見識。”
이것은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었다. 여음평이 네 사람의 뒤를 따라 몸을 솟구쳐 이 광경을 보고 놀란 얼굴로 안색이 변하더니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친구, 기왕 여모를 찾아 왔으면 마땅히 견식을 좀 넓혀주시지 않겠소."
只聽黑影中哈哈笑道:"好說,好說,老夫可沒有那閒工夫陪你。”
呼的一條人影飛向牆外掠去。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하하, 웃으며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좋은 말씀이오. 노부 당신을 모실 시간이 어찌 없겠소."
厲陰平的近數月來,連連受挫,已失去了往昔的沉鷙,冷哼一聲,跟踪疾撲。
여음평은 요 몇 달이래 연달아 좌절을 겪어 이미 예전의 침착함을 잃었다. 차갑게 흥, 하더니 뒤를 쫓아 질풍같이 덮쳐갔다.
這真是天假其便,杜君平猛的長身躍起,飛入花廳,一伸手先行閉住了錦衣公子的太陽經脈,就地挾起,住外飛奔,一口氣掠過了數十道房脊,方才落入一小弄之內。
이건 정말 절호의 기회였다. 두군평은 재빨리 뛰쳐나와 화청으로 들어가더니 손을 뻗어 우선 금의공자의 태양경맥을 봉하고는 곧바로 옆구리에 끼고 밖으로 나는 듯 달려갔다. 단숨에 수십 개의 지붕을 스치듯 지나고서야 어느 작은 골목 안으로 내려섰다.
王珍由後面趕上道:"師姐清修之地,不可去打擾她,小妹已找好一個地方,我領你去。”
왕진이 뒷쪽에서 서둘러 와서 말했다.
"사저께서 청수(清修)하시는 곳으로 가서 그녀를 방해할 수 없기에 소매가 이미 한 곳을 봐두었어요. 내가 안내하지요."
說罷當先引路,轉彎抹角,來到一處四合院前。來不及叩門,飛身越牆而入。裡面尚有燈光,顯然主人預知他們要來,杜君平心急錦衣公子的經脈封閉太久,怕他受不了,當先跨入,赫然廳前站著手扶朱拐的白髮婆婆。正是飄香谷的總管薛姑婆。
말을 마치더니 앞장서서 길을 인도하였다. 꾸불꾸불한 길을 돌아 어느 사합원(四合院)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릴 겨를도 없이 몸을 날려 담을 넘어 들어갔다. 안 쪽에 아직 불빛에 있는 것으로 보아 주인은 그들이 올 것임을 미리 알고 있음이 분명했다. 두군평은 금의공자의 경맥을 막아둔지가 오래되어 그가 견딜 수 없을까 싶어 마음이 급했다. 앞장서서 들어가자 느닷없이 대청 앞에 백발의 노파가 붉은 지팡이를 짚고 서있는 것이었다. 바로 표향곡의 총관 설고파였다.
杜君平怔了怔,道:"原來薛姑婆也來了。”
두군평이 멍해져서 말했다.
"원래 설고파가 오셨군요."
薛姑婆道:"老身為你護法,你快替他療傷吧。”
설고파가 말했다.
"노신은 너를 위해 호법을 서마. 너는 속히 그를 치료하거라."
杜君平也不客氣,舉步進入,把錦衣公子放在木榻之上,依照傳音人的吩咐,運用本身的純陽真氣,緩緩輸入對方體內,為他沖開穴道,約摸過有一頓飯時間,錦衣公子已然醒轉,長長吁了一口氣,把雙目睜開。
두군평도 예의 차리지 않고 걸음을 옮겨 들어갔다. 금의공자를 나무 침상 위에 내려놓고 전음을 보낸 사람이 시킨 대로 본신의 순양진기를 운용하여 천천히 상대의 체내로 들여보내 혈도를 뚫어갔다. 약 밥 한끼 먹을 시간이 되자 금의공자가 깨어나더니 길게 한숨을 토해내고는 두 눈을 떴다.
王珍早為他準備了一小盅百花仙釀,輕聲對他道:"把這吃下後,立刻運功活血,餘毒自盡,切不可開聲說話。”
왕진이 벌써 그를 위해 한 잔의 백화선양(百花仙釀)을 준비하고 있다가 나직이 말했다.
"이걸 마신 후에 즉시 운공하여 혈맥을 유동시키되 남은 독이 없어지기 전에는 절대 말을 해서는 안돼요."
錦衣公子雖萎靡不堪,仍不脫那桀驁之性,接過小盅一飲而盡,徑自閉目端坐。
금의공자는 비록 몹시 힘이 빠져 있었지만 여전히 그 오만한 성격을 벗어내지 못하였다. 잔을 건네받아 단숨에 마시더니 그대로 눈을 감고 단좌(端坐)했다.
杜君平功力雖頗精湛,經過這番療傷,亦感極為疲備,正待藉機坐息一會,突覺一清香沁入鼻孔,不由精神一振,睜目看時,王珍正自把一小盅百花仙釀送到他唇邊,示意他喝下。
두군평은 공력이 비록 꽤 깊었지만 상처를 치료해주느라 역시 매우 피로함을 느꼈다. 좌식을 한번 하려고 하는데 돌연 한 줄기 맑은 향기가 코로 스며들어 저도 모르게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눈을 크게 뜨고 보니 왕진이 한 잔의 백화선양을 그의 입술에 대고 마시라며 눈짓하고 있었다.
他本無飲用這種靈藥仙品的必要,但以盛意難卻,只得喝下,但覺一股沁人心脾的清涼之氣,直透十二重樓,精神頓覺暢旺,舒適已極,暗中行動一周,便即振衣而起。錦衣公子也適時雙目睜開,一躍下床,對著杜君平拱手道:"兄台貴姓?承蒙相救,日後必有所報。”
그는 본디 이런 영약을 마실 필요가 없었지만 성의를 뿌리치기 어려워 마실 수 밖에 없었다. 한 줄기 심신이 편안해지는 청량한 기운을 느껴지며 정신이 왕성하고 극히 편안해졌다. 암중으로 운기행공을 일주천 하더니 즉시 옷을 떨치고 일어섰다. 금의공자도 때맞춰 두 눈을 뜨고 침상에서 뛰어내려오더니 두군평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형의 존성대명은 어떻게 되십니까? 구함을 받았으니 훗날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杜君平笑道:"小弟姓杜,些須小事何足掛齒。”
"소제는 두가입니다. 이런 작은 일은 거론할 가치조차 없습니다."
錦衣公子朗笑道:"兄弟記下了,告辭。”
금의공자는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 기억하겠습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身形一掠,飛身牆外飄去,身法美妙輕快、迅捷,杜君平急喊時,人影已杳。
신형이 스쳐지나더니 담 밖으로 몸을 날려 표연히 가버렸다. 신법이 멋들어지게 경쾌하고 민첩하여 두군평이 급히 소리쳐 부르려 할 때는 이미 사람의 그림자가 묘연했다.
只聽門外薛姑婆哼一聲道:"原來果是那老怪物的門下,這就難怪他目中無人了。”
문 밖에서 설고파가 흥, 하며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원래 그 노괴물의 문하였구먼. 그가 안하무인인 것도 탓할 수 없지."
杜君平緩步行出道:"婆婆適才怎講?”
두군평이 느린 걸음으로 나와서 말했다.
"할머니는 방금 뭐라 하셨습니까?"
薛姑婆道:"有其師便有其徒,公子和珍姑娘出生入死,把他救出魔掌,他竟謝都不謝一聲,這和那老怪物的性格是一模一樣,再則他所用的身法,也瞞不過老身的雙眼。”
설고파가 말했다.
"그 사부에 그 제자라는 말이다. 공자와 왕낭자가 목숨을 무릅쓰고 그를 마수에서 구해냈건만 그는 뜻밖에도 고맙다는 한 마디 없이 가버렸다. 이놈과 그 노괴물의 성격이 매 한가지고 또한 그가 사용한 신법도 노신의 두 눈을 속일 수 없지."
說了半天,杜君平仍是不明白,復又問道:"婆婆所說的老怪物是誰?”
말하고 한참이 되어도 두군평은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듯 또 다시 물었다.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노괴물은 누구입니까?"
薛姑婆道:"目前你不必問這個了。”
설고파가 말했다.
"지금은 네가 이런 것을 물을 필요가 없다."
舉步行入客廳坐下,杜君平和王珍也跟著進入客廳。
걸음을 옮겨 객청 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두군평과 왕진도 뒤따라 객청 안으로 들어갔다.
薛姑婆端起茶盅連呷幾口,緩緩開言道:"老身和珍姑娘另有急要之事,馬上便要走了,有幾件事必須事前向公子轉達。”
설고파는 찻잔을 들어 몇 모금 마시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노신과 진낭자는 따로 급한 일이 있어 곧 가야한다. 사전에 꼭 알아두어야 할 몇 가지 일을 공자에게 전달하겠다."
乾咳了二聲又道:"老身生就急躁脾氣,說話不喜絮絮叨叨,也不願人打岔,有不明白你的記著,等我說完了再問。”
마른 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또 말했다.
"노신은 타고난 성격이 조급하여 말을 하되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남이 말을 자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네가 잘 모르겠거든 기억했다가 내가 말을 다하고 나면 다시 물어보게."
杜君平暗笑忖道:"還說不絮叨,話沒說先來個開場白。”
두군평이 속으로 웃으며 중얼거렸다.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했으면 이런 장황한 머릿말은 안해야지.'
但他禀性淳厚,對長者一向極其尊崇,當下端容道:"婆婆有話儘管吩咐,晚輩決不會中途打岔。”
다만 그의 천성이 순후(淳厚)하여 어른들에게는 줄곧 매우 우러러 존경하였다. 즉시 얼굴을 단정히 하여 말했다.
"할머니께서는 얼마든지 분부하십시오. 후배는 결코 중도에 말을 자르지 않겠습니다."
薛姑婆這才話入正題道:"自從你離開華山後,心中一定存有許多疑團,除了有些事還得你慢慢去體會外,老身今晚可以擇要向你說明:第一,你不必急於知道金牌主人是誰,也不可讓任何人知道這件事。第二,明知你是鬼關令符追緝之人,何以讓你在江湖行走?而且還讓你投入九洲鏢行?這是不合情理之事,但卻情非得已……”
설고파는 그제서야 본론으로 들어가서 말했다.
"네가 화산을 떠난 후부터 마음 속으로 허다한 의문들이 있을 것이다. 네가 천천히 체득해야 하는 것들을 제외하고 노신이 오늘 밤 요점을 추려서 너에게 설명해주마. 첫째로, 너는 금패의 주인이 누구인지 급하게 알려고 하지 말고 누구라도 그 일을 알게 해서는 안된다. 둘째, 네가 귀두령부로 쫓기는 몸임이 뻔한데 어떻게 네가 강호를 행도하게 했을까? 게다가 너를 구주표항에 들어가게 했을까? 이건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부득이한 사정이니라..."
杜君平點點頭,卻不敢開聲答話。薛姑婆道:"這一切都是為你作的安排,是以故意讓江湖上人傳言,讓武林各派都知道杜大俠遺孤並未遇害……”
두군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히 입을 열어 대답하지 않았다. 설고파가 말했다.
"이 모든 것은 너를 위해 안배한 것이다. 그래서 고의로 강호상에 소문을 내고 무림각파가 모두 두대협의 남겨진 아들이 결코 죽지 않았음을 알게 했다..."
她似乎漸漸勾起了內心許多抑夢,長嘆一聲道:"令尊杜大俠突然遇害之事,江湖上傳言極多,並有不少血性朋友挺身而出,到處追查,但始終查不出一絲線索,慢慢也就冷淡下去了,可是又有誰知道這是一項關係著武林千百人生死的大陰謀呢?”
그녀는 마치 점점 마음 속에 억눌러 두었던 많은 생각들이 되살아 나는 듯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영존 두대협이 돌연 해를 당한 일은 강호상에서 여러가지 소문이 있다. 동시에 적지 않은 열혈 친구들이 선뜻 나서서 도처에 조사를 했지만 시종 한 오라기의 실마리도 찾아낼 수 없자 서서히 냉담해져버렸다. 그러나 이것이 무림의 수천 수백 명의 생사가 걸린 대음모와 관계되었을 줄 또 누가 알았겠느냐?"
王珍見這位素來心直口快的老姑婆,一改常態,兩眼竟已隱泛淚光,連忙上前替她斟上一杯熱茶,輕聲道:"薛姑婆,時間不早了呢。”
왕진이 평소부터 마음에 있는 대로 말하는 설고파가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두 눈에 은은히 눈물이 고이는 것을 보고 얼른 앞으로 나아가 따뜻한 차를 한 잔 따라 주고는 나직이 말했다.
"설고파, 시간이 다 되었어요."
薛姑婆掏出汗巾,在眼上擦拭了一下,復又開言道:"時間不多,咱們長話短說,公子被'鬼頭令符'追緝之事,業已傳遍江湖,現已由少林派出面,邀請各派在泰山松鶴觀集會,並已派出四位高僧來這,護送你去泰山,當面查詢此事。請公子即快速恢復本來面目。”
설고파가 손수건을 꺼내어 눈을 닦고는 또 다시 입을 열었다.
"시간이 많지 않아 짧게 이야기 하마. 공자가 귀두령부에 쫓기는 일이 이미 강호에 두루 퍼졌다. 현재 이미 소림파가 나서서 각파를 태산(泰山) 송학관(松鶴觀)으로 초청하여 회의를 가진다고 한다. 더불어 네 명의 고승을 파견하여 너를 태산으로 호송하여 직접 대면하고 그 일을 물어볼 것이니 공자는 곧바로 속히 본래의 진면목을 회복하게."
杜君平忍不住插言道:"照此看來,晚輩報仇有望了。”
두군평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어 말했다.
"그 말씀에 비추어보자면 후배는 원한을 갚을 희망이 있군요."
薛姑婆哼道:"哪有這麼容易。”
설고파가 흥, 하더니 말했다.
"무슨 일이 그처럼 용이하겠느냐."
望了他一眼,接道:"他們問你話時,對你往昔可推年幼不知,只說劍譜是公孫大叔交給你的,飄香步是奶媽教的,投入華山是公孫大叔的請託就行了。”
그를 한번 바라보더니 이어서 말했다.
"그들이 자네에게 물어볼 때 자네가 옛날에 살던 것에 대해서는 나이가 어려서 모른다 하고 검보는 공손대숙이 자네에게 준 것이라 하게. 표향보는 유모가 가르친 것이고 화산에 들어간 것은 공손대숙이 부탁했다고 하면 될 게다."
杜君平復又插言道:"學會飄香步何用對他們說呢?”
두군평이 또 다시 끼어들며 말했다.
"표향보를 배운 것을 그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될까요?"
薛姑婆立時起身道:"你不會什麼瞞不了人家,說出來更好,時間不容許老身多說了。”
설고파가 즉시 일어서며 말했다.
"자네는 사람들에게 그 무엇도 다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편할 대로 말하게. 시간이 없어 노신은 많은 말을 하지 못하네."
杜君平道:"晚輩如何能找到那四位高僧呢?”
두군평이 말했다.
"후배가 어떻게 그 네 분의 고승을 찾아낼 수 있겠습니까?"
薛姑婆道:"丐幫耳目遍天下,丐幫幫主也經少林邀請,你只一出面,便有人會找到你。記住,江湖人心險詐,不可隨便對人推心置腹,就算是武當少林也不例外。”
설고파가 말했다.
"개방의 이목은 천하에 두루 퍼져있다. 개방방주도 소림의 초청을 받았으니 자네가 얼굴을 내밀기만 하면 자네를 찾아낼 사람이 있을 것이다. 기억하거라. 강호 인심은 음험하고 간사하니 무턱대고 남에게 진심으로 대하면 안된다. 설령 무당, 소림이라도 예외가 아니다."
杜君平還待再問時,只聽外面一個蒼老嗓音沉聲道:"老婆子你有完沒完,老漢腿都站酸啦。”
두군평이 아직 더 물어보려고 기다릴 때 밖에서 하나의 창노한 목소리의 침성이 들렸다.
"노파자, 당신은 안끝난게요? 늙은이는 서있으려니 다리가 저리다오."
薛姑婆接道:"忙什麼,你先走吧。”
설고파가 이어서 말했다.
"깜빡 잊은 일이 있소. 먼저 가시오."
轉臉對杜君平又叮嚀了一番,這才領著王珍,向門外行去。
얼굴을 두군평에게 돌려 한번 신신당부를 하더니 그제서야 왕진을 데리고 문 밖을 향해 걸어갔다.
杜君平在那四合院呆了一宿,翌晨醒來,天已不早,一個老嫗替他端上點心茶水,匆匆漱洗畢,吃過點心,便準備出門。
두군평은 그 사합원에서 하룻밤을 머물고 다음날 깨어나보니 하늘이 이미 밝았다. 한 명의 노부인이 밥과 차를 차려주어 총총히 세수를 마치고 밥을 먹은 후 문을 나서려고 하였다.
老嫗突然送來一張字條,低聲道:"姑娘囑咐公子,此行關係重大,說話務必小心。”
노부인이 돌연 한 장의 쪽지를 전해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낭자께서 공자께 분부하신 것입니다. 이번 행차가 중대한 일과 관계되니 반드시 조심하라 하셨습니다."
杜君平看了她一眼,嘴裡漫應道:"知道了。”
두군평이 그녀를 쳐다보며 입에서 나오는대로 대답했다.
"알겠소."
展開字條一看上面寫道:"一切均不出他老人家所料,如遇一位走方郎中,務必留意,但不可露出痕跡。玲字。”
쪽지를 펼쳐 적힌 것을 읽어보았다.
"모든 것이 그 어르신의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만약 한 분의 떠돌이 의원을 만나시거든 반드시 주의를 기울이셔야 해요. 하지만 흔적을 노출해서는 안됩니다. 령"
一看便知是阮玲所寫,隨手將字條毀掉了,這才揚長出門。
완령이 쓴 것임을 한 눈에 알아보았다. 쪽지를 찢어버리고 그제서야 문을 나섰다.
杜君平經過一次大難之後,對江湖上的險惡,已有進一步的認識,是以暗中便已留神,當他行過幾條街道,正準備進入一家飯館之際。
두군평은 한번의 큰 어려움을 겪고나자 강호상의 험악함에 대해 한 걸음 더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암중으로 주의하고 있었다. 몇 개의 길을 지나 막 어느 반관(飯館:식당)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였다.
突地,小弄中閃出兩個胖的大僧人,雙掌合十道:"小施主可是杜大俠的後人杜公子?”
갑자기 작은 골목 안에서 두 명의 뚱뚱하고 키가 큰 승인(僧人)이 나타나 쌍장을 합장하며 말했다.
"소시주가 바로 두대협의 아들 두공자요?"
杜君平心裡有數,故作愕然道:"大師是哪所寺院的高僧,如何認得在下?”
두군평은 마음 속에 계산이 서 있었지만 고의로 놀라는 척하며 말했다.
"대사는 이곳 사원의 고승이시군요. 어떻게 저를 알아보십니까?"
走在前面的僧人哈哈笑道:"貧僧覺明、覺慧乃是少林派僧人,奉敝掌門人法諭,專程前來促請少俠去一趟泰山松鶴觀。”
앞쪽의 승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빈승 각명(覺明), 각혜(覺慧)는 소림파의 중이라오. 폐 장문인의 법유(法諭)를 받들어 소협이 태산 송학관으로 한번 걸음해 주시기를 청하고자 일부러 왔소이다."
杜君平見他滿面橫肉,一身匪氣,絕不像六根清淨的出家人,壓根兒就看不順眼,當下把眼一揚,冷冷地道:"在下還有事情要辦,泰山暫時我不想去。 ”
두군평 그의 험상궂은 얼굴과 비적같은 분위기를 보고는 절대 육근(六根:불교용어 眼、耳、鼻、舌、身、意)이 청정한 출가인 같지가 않아 본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즉시 눈을 치켜뜨며 냉랭하게 말했다.
"저는 급한 일이 있어 태산에는 당분간 가고 싶지 않습니다."
覺明怔了一怔,似對他的回答,大出意料之外,半晌方道:"本派甘冒大不韙,出面邀請各派為少俠澄清冤屈,若你推辭不去,那顯然是自知理虧了。”
각명은 마치 그의 대답이 크게 의외라는 듯 멍하니 있다가 한참만에 말했다.
"본 파가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감수하면서 소협의 억울함을 씻어주기 위해 나서서 각파를 초청했는데 만약 자네가 가기를 거절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도리에 어긋나는 것일세."
杜君平朗聲笑道:"貴派此項義舉,在下感激不盡,只是天地盟別有用心,各派雖有主持公道之意,只怕也是力不從心。”
두군평이 큰 소리로 웃었다.
"귀 파의 이번 의거(義舉)에 저는 감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다만 천지맹이 따로 속셈이 있어 각파가 비록 공도(公道)를 주지할 뜻이 있어도 마음은 있으나 힘이 따라가지 못 할 것 같습니다."
覺明搖頭道:"天地盟領袖武林,接納江湖紛爭,案件何止千百,處理不當之事,有所難免,少俠不必誤會。”
각명이 고개를 저었다.
"천지맹은 무림의 영수로서 강호의 분쟁을 접수하고 있는데 안건이 어찌 수천 수백에 그치겠소. 처리가 부당한 일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소. 소협은 오해할 필요없소."
杜君平心道:
他並非天地盟的人,何用為他辯護。
두군평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천지맹의 사람이 아닌데 그들을 변호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
是以心中又加添了幾分不快,只以事前已有決定,遂順水推舟道:"貴派掌門人一番美意,在下如若不去,那是顯得太以不近人情,不知大師準備何時起程?”
그래서 심중으로 몇 푼 불쾌감이 더해졌다. 다만 사전에 이미 결정된 일이기에 곧 추세에 따라 행동하여 말했다.
"귀파 장문인의 아름다운 뜻에 제가 만약 가지 않으면 그것은 인정에 벗어나는 일이겠지요. 대사께서는 언제 출발하려 하십니까?"
覺明欣然道:"此刻即起程,還能趕上驛站歇息,貧僧帶路。”
각명이 흔연히 말했다.
"지금 바로 떠나면 역참에서 쉴 수 있소. 빈승이 길을 안내하겠소."
說罷當先舉步便行。
말을 마치더니 앞장 서서 걸어갔다.
覺慧將身一閃,讓杜君平緊隨覺明之後,這舉動表面是謙讓,暗中分明含有監視之意。杜君平故作不知,大步跟在覺明之後。
각혜가 몸을 비켜나더니 두군평이 각명의 뒤를 바짝 따라가도록 했다. 이런 행동은 표면적으로는 겸양(謙讓)이었지만 암중으로 감시하겠다는 뜻이 분명히 들어있었다. 두군평은 모르는 척하며 큰 걸음으로 각명의 뒤를 따라갔다.
三人都是內功修為有素之人,腳下極是快捷,不出頓飯工夫,已然行出了十餘里。
세 사람이 모두 내공 수위가 있는 사람이라 발걸음이 몹시 빨랐다. 한 끼 밥먹을 시간이 지나지도 않아 이미 십여 리를 걸어갔다.
突然,一陣哈哈狂笑,路旁閃出一位錦衣公子來,身後跟隨了一位錦衣大漢和一個少了一目的黑袍者者,對著覺明沉聲喝道:"站住,本公子有幾句話問你。”
돌연 일진의 하하, 하는 광소와 함께 길 옆에서 한 명의 금의공자(錦衣公子)가 나타났다. 뒤에는 한 명의 금의대한과 한 명의 키가 작고 애꾸눈인 노인이 따르고 있었다. 각명에게 침성으로 소리쳤다.
"멈추시오. 본 공자가 당신에게 몇 마디 할 말이 있소."
覺明霍地收步,對他打量了一番道:"你是對貧僧說話?”
각명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그를 한번 훑어보더니 말했다.
"당신은 빈승에게 하시는 말씀이시오?"
錦衣公子仰著臉道:"此間沒有旁人,當然是對你說話!”
금의공자가 얼굴을 쳐들고 말했다.
"여기 다른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당신에게 말한 것이오."
覺明忍著氣道:"小施主是哪派的門下,何以要攔阻貧僧趕路?”
각명이 화를 참으며 말했다.
"소시주는 어느 파의 문하이시길래 빈승의 가는 길을 가로막는 것이오?"
錦衣公子冷笑道:"轉告貴派掌門人,不用貓哭耗子假慈悲,他的用心瞞不過我。”
금의공자가 냉소하며 말했다.
"돌아가 귀파 장문인께 고양이가 쥐 생각하는 거짓 자비는 필요없다고 전하시오. 그의 속셈은 나를 속이지 못하오."
覺明面貌雖凶狠猛撞,心思倒極縝密,耐著性子合十道:"小施主你誤會了,貧道此番前來邀請杜少俠,於他有益無害。”
각명은 얼굴 생김새는 비록 우락부락 사납게 생겼지만 생각은 매우 치밀했다. 성질을 참고 합장하며 말했다.
"소시주, 당신은 오해하고 있소. 빈도가 이번에 온 것은 두소협을 초청하기 위함이요. 이것은 그에게 유익무해하오."
錦衣公子哈哈一陣狂笑,目光轉向杜君平道:"杜兄請別誤會,此行於你並無裨益。”
금의공자 하하, 일진의 광소를 터뜨리더니 눈을 둘려 두군평을 향해 말했다.
"두형, 오해하지 마십시오. 이번 행차는 당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杜君平於錦衣公子現身之時,已然認出就是昨晚救出之人,當下抱拳道:"兄台一番美意,兄弟十分感激,只是我若不去泰山,倒顯得理虧心虛了。”
두군평은 금의공자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어제 밤에 구해냈던 사람임을 벌써 알아보았다. 즉시 포권하며 말했다.
"형장의 좋은 뜻은 형제가 십분 감격합니다. 그러나 제가 만약 태산으로 가지 않는다면 도리를 저버리게 될 것 같아 마음이 불안합니다."
錦衣公子冷冷地道:"你們是一個願打,一個願挨,我若強行阻攪,豈不是多此一舉。”
금의공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들은 서로 생각이 통하는 듯 하니 내가 만약 억지로 막는다면 불필요한 짓이 되겠구료."
覺明打蛇隨棍上,口宣佛號道:"若不是杜大俠含冤,敝派豈敢干冒天地盟的大不諱。”
각명이 그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입으로 불호를 외었다.
"만약 두대협이 원한을 품은 채 죽지않았다면 폐 파가 어찌 감히 천지맹에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감수하겠소?"
錦衣公子哼了一聲道:"傳語貴掌門人,此行杜少俠若受了半點委屈,莫怪本公子翻臉無情,那時就有你們少林派的好日子過了。”
금의공자 흥, 하더니 말했다
"귀 장문인께 전하시오. 두소협이 이번에 가서 조금이라도 억울함을 당한다면 본 공자가 태도를 달리하여 매정하게 대해도 탓하지 마시오. 그때는 당신들 소림파의 좋은 날은 다 지나간 것이오."
說罷,一閃身讓出道來,對杜君平拱手道:"有道是會無好會,筵無好筵,一切還望兄台多自珍重,免致後悔莫及。”
말을 마치자 몸을 날려 길을 열어주고 두군평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모임은 좋은 모임이 없고, 주연은 좋은 주연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형께서는 모든 일에 신중하시어 후회막급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杜君平拱手謝道:"兄台金玉良言,兄弟自當永銘肺腑,你我後會有期。”
두군평도 공수하여 사례했다.
"형장의 금옥 같이 귀중한 충고를 형제는 지금부터 영원히 가슴에 새기겠소. 이후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오."
錦衣公子朗聲大笑道:"不管怎麼說,兄弟不插手便罷,一經插手,不到事情了結,決不干休。”
금의공자가 큰 소리로 웃었다.
"어쨌든 형제가 개입하지 않았으면 그만이지만 일단 개입했으니 일이 끝맺어지지 않으면 결코 그만두지 않을 것이오."
言罷身形一躍,倏忽沒入道旁叢林之中,後隨的兩個屬下,也跟踪躍去,覺明沉哼一聲道:"此話從何說起,敝派掌門人一番苦心,倒落得一個別具用心。”
말을 마치더니 신형을 솟구쳐 길 옆의 숲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뒤따르던 두 명의 부하들도 뒤따라 가고나자 각명이 흥, 하더니 말했다.
"그 말이 어떻게 나온 말이길래 폐 파 장문인의 고심이 도리어 딴 속셈을 가진 것으로 전락해버렸군."
杜君平喟嘆一聲道:"此人古道熱腸,對在下關心太切,那也不能怪他。”
두군평이 휴, 탄식하며 말했다.
"그 사람은 정이 많아 저에게 관심을 끊을 수가 없으니 그것도 그를 탓할 수 없지요."
聆聽錦衣公子一番言語之後,表面他雖不動聲色,暗中卻又加添了幾分小心。
금의공자의 말을 듣고난 후 표면적으로는 비록 드러내지 않았으나 속으로는 더욱더 몇 푼 조심을 하게되었다.
覺明停下腳步道:"此去松鶴觀還有一個時辰的路程,咱們是投店呢,還是趕一趕?”
각명이 걸음을 멈추더니 말했다.
"여기서 송학관까지는 한 시진 거리이니 우리는 투숙하지 말고 서둘러 가는 것이 낫지 않겠소?"
杜君平道:"在下急於見貴派掌門人,咱們趕一趕罷。”
두군평이 말했다.
"저는 급히 귀 파 장문인을 뵈어야 하니 우리는 길을 재촉해서 갑시다."
覺明看了覺慧一眼,覺慧點頭會意,驀地一齊騰身而起,高聲道:"貧僧為少俠領路,請隨我來。”
각명이 각혜를 힐끗 쳐다보았다. 각혜는 의중을 깨닫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갑자기 몸을 솟구쳐 달려가며 소리 높여 말했다.
"빈승이 소협을 위해 길을 안내할 테니 나를 따라 오시오."
不及頓飯工夫,已然到達松鶴觀前,杜君平默察這廟的規模和形勢,覺得比起華山文殊道院的規模來,並不遜色,只是略有些違反廟宇建造的常規。許多各派高手聚集在此,四周戒備十分森嚴,覺明通過哨卡之時,都低聲用暗語對答。
일식경이 되기도 전에 이미 송학관 앞에 도달했다. 두군평은 묵묵히 사당의 규모와 형세를 살펴보았다. 화산 문수도원의 규모와 비교해보니 결코 손색이 없었지만 일반적으로 사당을 건조하는 규칙에는 조금 벗어나 있었다. 허다한 각파의 고수들이 이곳에 모여 있어 사방의 경계가 십분 삼엄하였는데 각명이 초소를 통과할 때마다 나직이 암호를 대었다.
杜君平心中暗暗忖度:照此情形看來,少林此番竟是不惜與天地盟為敵了。
두군평은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이런 정황으로 비추어 볼 때 소림은 이번에 천지맹과 적대시하는 것도 불사하는구나.'
覺明把杜君平領到觀內,吩咐覺慧道:"煩師弟陪杜少俠在此歇息一會,愚兄這就去晉見掌門人和觀主。”
각명은 두군평을 데리고 관내에 도착하자 각혜에게 분부했다.
"번거롭지만 사제는 두소협을 모시고 좀 쉬고 있게. 우형은 지금 가서 장문인과 관주를 뵙겠네."
兩人在客房約呆了盞茶時刻,覺明由後面匆匆走了進來,對杜君平合十道:"敝掌門人得知少俠來到,十分欣慰,立命貧僧請少俠雲房會敘話。”
두 사람이 객방(客房)에서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머물러 있는데 각명이 뒤쪽에서 총총히 달려오더니 두군평에게 합장하며 말했다.
"폐 장문인께서 소협이 도착하신 것을 아시고 매우 기쁘고 안심하고 계시오. 즉시 빈승에게 명하여 소협을 운방(雲房)으로 모시어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신다네."
杜君平立起身來道:"貴派對在下如此關切,在下十分感激,煩大師領在下去吧。”
두군평이 일어나서 말했다.
"저에 대한 귀 파의 이 같은 관심에 저는 매우 감격합니다. 번거로우시더라도 안내하여 주십시오."
隨著覺明穿過兩座大殿,再經一條長廓,始到觀主的雲房前,四個佩劍童子,分列門前,覺明對道童點頭打了個招呼,便即推門進入。
각명을 따라 두 곳의 대전을 지나 다시 긴 복도를 거쳐 비로소 관주의 운방 앞에 도착했다. 네 명의 검을 찬 동자가 문 앞에 늘어서 있었다. 각명이 도동(道童)에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를 불러서 즉시 문을 밀고 들어갔다.
杜君平閃目細看,雲房之內對面坐著一僧一道,僧人闊嘴高顴,身材偉岸,穿一襲灰布僧衣,甚是威嚴,道長中等身材,年在六旬左右,滿面紅光,頷下四綹長髯飄垂,頗有幾分仙風道骨之概。只見他入內,含笑招呼道:"賢侄遠來辛苦,請坐。”
두군평은 눈빛을 빛내며 자세히 살폈다. 운방 안에는 한 명의 승인과 한 명의 도인이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승인은 입이 크고 광대뼈가 높이 솟아있으며 우람한 체격에 회포 승복을 입고 있어 몹시 위엄이 있었다. 도장은 중간쯤 되는 체격에 나이가 육순 가량 되어 보이며 얼굴의 혈색이 좋았다. 턱 밑에 네 가닥의 수염이 드리워져 자못 몇 푼은 선풍도골의 기풍이 있었다.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더니 미소를 머금고 인사치레하며 말했다.
"현질은 먼 길에 고생이 많았네. 앉으시게."
杜君平怔了怔道:"觀主寵召,不知有何教諭?”
두군평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관주께서 초대해주셔서 영광입니다. 무슨 가르침이 있으신지요?"
道長含笑道:"貧僧清虛,與令師華山三鶴均是知交好友,不知他們近來可好?”
도장을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빈승은 청허(清虛)라고 하며 영사이신 화산삼학과는 절친한 사이인데 그들은 근래에 어떠하신가?"
杜君平黯然搖頭道:"實不相瞞,晚輩此番離開華山,乃是背師逃出的,說來真是罪孽深重。”
두군평은 침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후배는 이번에 화산을 떠났습니다. 사부를 등지고 도망나왔으니 실로 죄업이 무겁다 할 것입니다."
清虛道長喟然嘆道:"貧僧久已不問江湖事了,賢侄觸犯天地盟禁律那件事,如不是靈空上人這番出面,貧道也無法知道,你該先向上人謝過。”
청허도장이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빈승은 강호의 일을 따지지 않은지 이미 오래라네. 현질은 천지맹의 율법에 거스르는 일을 저질렀는데 영공상인(靈空上人)이 이번에 나서지 않았다면 빈승은 알 방도가 없었네. 자네는 마땅히 상인에게 감사드리게."
杜君平這才知道,那僧人便是少林掌門人靈空上人,當下起身一揖道:"上人古道熱腸,不惜開罪天地盟,為晚輩主持公道,這廂先行謝過了。”
두군평은 그제서야 그 승인이 바로 소림 장문인 영공상인임을 알고 즉시 일어나 읍을 하며 말했다.
"상인께서 두터운 정으로 천지맹에 죄를 짓는 것도 불사하고 후배를 위해 공도를 주지하시니 저는 먼저 감사드립니다."
靈空上人口宣佛號道:"出家人原不該過問江湖之事,只是少林既為武林一脈,既知少俠負此冤屈,豈能袖手不管?”
영공상인은 불호를 외우며 말했다.
"출가인은 원래 지나간 강호의 일을 묻지 않소. 하지만 소림은 무림의 일파로서 소협이 이 같은 억울함을 짊어지고 있는데 어찌 수수방관하겠소?"
頓了頓又道:"令尊杜大俠,當年行道江湖,俠名久著,受他恩惠之人何止千百,老衲不過是受人委託出面面已。”
멈추었다가 또 말했다.
"영존 두대협은 당년에 강호를 행도하시며 협명을 떨친지 오래네. 그의 은혜를 입은 사람이 어찌 백, 천에 그치겠는가? 노납은 그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나선 것에 불과하네."
杜君平復行坐下,目視清虛道長道:"此次前來松鶴觀的門派,有哪幾個?”
두군평은 다시 자리에 앉아 청허도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번에 송학관에 온 문파는 몇이나 됩니까?"
清虛道長瞥了靈空上人一眼道:"邀請的門派有九個,除了華山不便出面,武當還沒有來到外,大部分都派了人來。據說沒有被邀請的黑白兩道人物,也來了不少呢。”
청허도장이 영공상인을 힐끗 보고는 말했다.
"초청한 문파는 아홉인데 나서기 불편한 화산을 제외하고 무당이 아직 오지 않았고 대부분은 모든 문파의 사람들이 왔네. 듣기로는 초청받지 않은 흑백양도의 인물도 적지 않게 왔다고 하네."
靈空上人接道:"由此看來,可知公道自在人心,老衲的意思,除了查究趙大麻子的事外,對於令尊之死,也要查個水落石出。”
영공상인이 이어서 말했다.
"그걸로 보아 무림의 공도는 사람들 마음 속에 살아있음을 알 수 있네. 노납의 생각으로는 곰보 조삼의 일 외에 영존의 죽음에 대해서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보네."
杜君平忍不住插言道:"上人所邀請的門派,是不是都已加盟天地盟?”
두군평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며 말했다.
"상인께서 초청하신 문파는 모두 천지맹에 가맹되어있습니까?"
靈空上人點頭道:"這個自然,若是沒有加盟,豈能過問天地盟之事。”
영공상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당연하지. 만약 가맹 안했다면 어찌 천지맹의 일을 따질 수 있겠는가?"
杜君平復又問道:"上人怎知在下的身世?這件事會不會弄錯?”
두군평이 또 다시 물었다.
"상인께서는 저의 신세를 어떻게 아십니까? 잘못 알고 계신 것은 아닙니까?"
靈空上人沉吟了一會道:"老衲前些日子也有這個想法,今晚一見少俠後,疑團盡釋,你不僅面貌像極令尊,就是言談舉止,也相彷彿,那是決不會錯了。”
영공상인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노납은 며칠 전까지도 그 방법을 생각했었는데 오늘 밤 소협을 보자마자 의문이 풀렸다네. 자네는 얼굴이 몹시 영존을 닮았을 뿐 아니라 말투나 행동거지도 서로 비슷하니 결코 잘못 보지 않았네."
提出身世這事,杜君平心頭頓覺悲痛萬分,淒然道:"上人既然認得先父,對於他老人家遭人殺害之事,諒來可以猜著幾分。”
신세에 관한 일을 꺼내자 두군평은 마음이 곧 몹시 비통해짐을 느꼈다. 처연하게 말했다.
"상인께서 선부를 알고 계신 만큼 그분이 다른 사람에게 살해된 일에 대해 조금은 추측하고 계시겠군요."
靈空上人慨嘆一聲道:"令尊和天地盟的盟主肖大俠,江湖人尊為乾坤雙絕,功力各有所長,據說當年爭奪盟主之前,兩人事先曾有默契……”
영공상인이 개탄해 하며 말했다.
"영존과 천지맹의 맹주 소대협은 강호인들이 존경하는 건곤쌍절로 무공이 각기 장점이 있었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당년 맹주 지위 쟁탈 이전에 두 사람 사이엔 일찌기 묵계가 있었다고 하는데..."
杜君平插言道:"結果肖大俠違約了?”
두군평이 끼어들어 말했다.
"결과적으로 소대협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까?"
靈空上人並不正面作答,緩緩地道:
“當年武林中有位傑出的女俠,她不僅美若天仙,武功也另成一派,和乾坤雙絕都是膩友,於是肖大俠和令尊提出條件,美人、名位各得其一,免得一旦交手,兩敗俱傷。”
영공상인 결코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고 느릿느릿 말했다.
"당년 무림에는 걸출한 여협(女俠)이 있었는데 그녀는 아름답기가 선녀 같을 뿐만 아니라 무공도 따로 일파를 이룰 수 있을 정도였네. 건곤쌍절과는 절친한 벗이었는데 소대협과 영존에게 조건을 제시했네. 싸워서 양패구상하지 않을려면 미인, 명위(名位:명성과 지위) 각 하나씩만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네."
喟嘆—聲又道:"天地盟成立之日,肖大俠果然一帆風順,得登盟主的寶座,之後不知是何原因,那位女俠也投入了肖大俠的懷抱……”
휴, 탄식하더니 또 말했다.
"천지맹 성립되던 날 소대협은 과연 순풍에 돛단 듯 해서 맹주의 보좌에 오르고 되었네. 그 후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그 여협은 소대협의 품으로 뛰어들었네..."
杜君幹急問道:"先父當時可曾到場?”
두군평이 급히 물었다.
"선부께서는 당시 모습을 나타내시지 않았습니까?"
靈空上人搖頭道:"杜大俠雖是天地盟發起人之一,但成立之日並未露面。”
영공상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두대협은 비록 천지맹 발기인(發起人) 중의 한 명이지만 성립 당일에는 얼굴을 비치지 않았네."
清虛道長接道:"當時各派都極感詫異,事後才知他已遭人暗算……”
청허도장이 이어서 말했다.
"당시 각파 모두 극히 의아함을 느꼈소. 사후에야 그가 암산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靈空上人口宣佛號道:"出家人四大皆空,原不該論人長短,但對這件事,老衲不能不略抒己見,以令尊之絕世神功,普通一般武林人,豈能對他加害,是以……是以……”
영공상인이 불호를 외우고 말했다.
"출가인한테는 세상이 모두 공허한 것이네. 본디 다른 사람의 장단점을 거론하지 말아야 마땅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노납이 간단히나마 내 의견을 말해야겠네. 영존의 절세신공으로서 보통 일반 무림인이 어찌 그에게 해를 가하겠는가. 그러나...그러나..."
長嘆一聲,住口不言。
길게 탄식하며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았다.
杜君平見他欲言又止的神情,分明有所顧慮,忍不住插言道:"此間沒有外人,還望上人暢所欲言。”
두군평은 그가 말하려다 멈추는 표정을 보고는 무엇인가 염려하는 것이 분명하여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이곳에 외인은 없습니다. 상인께서는 하고 싶으신 말을 마음껏 하시기 바랍니다."
靈空上人這才又道:"最近天地盟突傳'鬼頭令符'要將少俠處死,老衲這才澈悟,分明此是斬草除根的狠毒手段,唉!……”
영공상이이 그제서야 말했다.
"최근에 천지맹이 돌연 귀두령부를 돌려 소협이 죽음에 처하게 되자 분명히 이것은 화근을 뿌리째 뽑는 악독한 수단임을 노납은 그제서야 확연히 깨달았소. 후!..."
杜君平怒髮衝冠,厲聲道:"照此看來,鐵髯蒼龍肖錚是暗害先父的主凶了?”
두군평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보아하니 철염창룡 소정이 선부를 암살한 주범이군요?"
靈空上人口宣佛號,垂眉合十,不置可否。
清虛道長徐徐地道:"此事內情複雜,怎可斷語,賢侄,凡事務必三思。”
영공상인이 입으로 불호를 외며 고개를 숙이고 합장하더니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청허도장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이 일의 속사정은 복잡하니 어찌 단언하겠소. 현질, 모든 일에 반드시 세 번 생각하시오."
杜君平心中轉忖,激動的情緒,不自覺地漸漸平復下來。
두군평이 속으로 곰곰히 생각을 굴리니 격동했던 마음이 저절로 점점 평상을 회복해갔다.
靈空上人驀地雙目睜開,注視著他道:"老衲心中有許多疑竇,須從少俠身上證實,務望少俠據實相告。”
영공상인이 갑자기 두 눈을 떠서 그를 주시하며 말했다.
"노납의 심중에 허다한 의혹이 있는데 반드시 소협에게서 증명하고자 하니 소협은 반드시 있는 그대로 말해주게."
杜君平目光觸到靈空的眼神,心頭倏感一懍,只見他那兩道利刃似的目光中,隱隱含有一種陰森恐怖意味,令人怦怦心跳不巳,當下徐徐地道:"在下知無不言。”
두군평은 시선이 영공의 눈빛에 부딪히자 가슴이 갑자기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의 그 두 줄기 칼날 같은 시선에는 은은히 일종의 음산하고 공포스러움이 담겨있어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이 두근거리게 하였다.
즉시 천천히 말했다.
"저는 알고 있는 것을 모두 말하겠습니다."
靈空上人道:"凡屬令尊的好友,都知你母亡故後,並未續娶,究竟是誰將你救出魔掌?”
영공상인이 말했다.
"영존의 친한 친구라면 그는 자네 모친이 죽은 후 결코 다시 아내를 맞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가 다 아네. 도대체 누가 자네를 마수에서 구출했는가?"
杜君平想了想道:"大概是那位公孫大叔吧!”
두군평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아마 그분은 공손대숙일 것입니다."
靈空上人又道:"快斧手公孫喬雖算得是扛湖一流高手,但他不懂劍術,更不擅那種神妙無方的輕身工夫,莫非少俠另投有名師?”
영공상인이 또 말했다.
"쾌부수 공손교는 비록 강호의 일류고수로 간주할 수 있지만 그는 검술은 알지 못하네. 더군다나 그런 신묘하기 그지 없는 경공법은 할 수 없지. 혹시 소협은 다른 명사(名師) 밑으로 들어간건가?"
杜君平心裡一動,忖道:果然不出所料。
두군평은 흠칫하여 곰곰히 생각했다.
'과연 예상한대로구나 '
嘴裡緩緩答道:"公孫大叔只教我普通拳掌功夫,輕功是奶媽教的,至於先父的劍術,在下連皮毛都沒學著,目前雖懂得幾招,那是在華山學藝以後的事了。”
느릿느릿 대답했다.
"공손대숙은 단지 저에게 흔한 권장(拳掌)의 무공만을 가르치셨고 경공은 유모가 가르친 것입니다. 선부의 검술에 대해서는 저는 아직까지 껍데기 밖에 배우지 못했습니다. 지금 비록 몇 초를 알게된 것은 화산에서 무예를 배운 이후의 일입니다."
靈空上人點頭道:
"少俠請勿多疑,老衲只是想從這方面,查究一下令尊被害之事,別無他意。”
영공상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협은 지나치게 의심하지 말게. 노납은 단지 이런 것들로부터 영존이 살해된 사건을 밝혀내려는 것이지 다른 뜻은 없네."
杜君平微微笑道:"晚輩沒有那個意思,上人只管問吧。”
두군평은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후배는 그런 생각은 없습니다. 상인께서는 주저말고 물어보십시오."
靈空上人沉吟了一會,猛地一抬頭道:"你去過飄香谷沒有?”
영공상인은 침음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들고 말했다.
"자네는 표향곡에 가보지 않았는가?"
杜君平搖頭道:"晚輩在華山足不出戶,脫離師門之後,不得不投入鏢行混口飯吃,哪有工夫東奔西跑。再說我也不認識飄香谷主。”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후배는 화산에 있을때는 문 밖을 나서지 않았고 사문을 떠나온 뒤에는 밥벌이를 위해 표항에 들어가 동분서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저는 표향곡주를 알지 못합니다."
靈空上人略感失望地道:"飄香谷主與令尊交往甚密,近日江湖傳言謝谷主也已亡故,唉,人事滄桑,老成凋謝,這件無頭公案越來越難了斷了。”
영공상인이 약간 실망한 듯 말했다.
"표향곡주와 영존은 매우 가까운 사이였네. 요즘 강호에 전하는 얘기로는 사(謝)곡주가 이미 사망했다고 하네. 아, 인생사는 풍파가 많고 늙으면 죽게되는 것. 이 사건은 실마리가 없으니 결말을 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구나."
靜坐一旁的松鶴觀主,徐徐接道:"夜已深沉,杜世兄遠來辛苦,先請去歇息吧。”
옆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송학관주가 느릿하게 말을 이었다.
"밤이 이미 깊었소. 두세형은 먼 길에 고단할테니 먼저 가서 쉬시게."
杜君平對這位玄門長者,極具好感,當下欠身答道:"晚輩暫時告退,到時晚輩自當盡我所知,當眾陳述。”
두군평은 이 현문의 어르신에 대해 극히 호감을 가져서 즉시 몸을 일으키며 대답했다.
"후배는 잠시 물러가겠습니다. 때가 되면 후배는 스스로 제가 아는 것을 여러 사람에게 진술하겠습니다."
不待靈空開口,立起身來,轉身向門外行去。
영공상인이 입을 열기를 기다리지 않고 일어서서 몸을 돌려 문 밖으로 나갔다.
此時已將近三更,觀內之人,大部都已睡了,兩個童子上前引路,把他安頓在一間客房之內,低聲道:"杜兄請安心歇息,但不要亂跑,免生誤會。”
이때 이미 삼경에 가까워지려 하고 있어 관내의 사람들은 대부분 자고 있었다. 두 명의 동자가 앞으로 나와 길을 안내하여 그를 한 칸의 객방 안에 안치시키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형께서는 안심하고 쉬십시오. 다만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함부로 나다니지 마십시오."
杜君平得知清虛道長和華山派有淵源後,心中略安,掩上房門,倒頭便睡。
一覺醒來,天已大亮,只聽門外一人輕輕敲門道:"杜兄起來了嗎?”
두군평은 청허도장과 화산파의 연원(淵源)을 알게 된 후 마음 속으로 조금 안심이 되어 방문을 닫고 누워서 잤다.
잠에서 깨니 하늘은 이미 밝았고 문 밖에서 한 사람이 가볍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두형, 일어나셨소?"
杜君平應聲道:"是哪位呼喚在下?”
두군평이 대답했다.
"어느 분이 저를 부르십니까?"
順手把門開了,只見一位錦衣公子當門而立,不覺訝然道:"兄台是何時來的?”
손이 가는대로 문을 여니 한 명의 금의공자가 서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아, 소리를 내며 말했다.
"형은 언제 오신 것이오?"
錦衣公子跨步入內坐下道:"想不到吧?兄台動身之後,小弟也暗中跟來了,那老和尚昨晚問了些什麼?”
금의공자가 안으로 걸어들어와 걸터 앉고서 말했다.
"생각지도 못했지요? 형이 가신 후 소제가 몰래 뒤따라 왔습니다. 그 노화상은 어제밤 어떤 것을 묻던가요?"
杜君平道:"都是有關先父遇害之事。”
두군평이 말했다.
"모두 선부의 죽음에 관련된 일이오."
錦衣公子冷冷一笑道:"哼!殺父之仇豈可藉助他人之力,即令他們真的有心相助,你也應自作主張。”
금의공자는 냉소하며 말해다.
"흥! 살부(殺父)의 원수를 갚는데 어찌 타인의 힘을 빌리겠소! 설령 그들이 진실로 도와줄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응당 당신의 주장대로 하여야 합니다."
杜君平點頭道:"兄弟說得極是。”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였다.
"옳은 말씀이시오"
錦衣公子道:"在下姓任草字長鯨,說話素不喜轉彎抹角,還望兄台不要見怪。”
금의공자가 말했다.
"저는 성은 임(任)이고 이름은 장경(長鯨)입니다. 빙둘러서 말하는 것을 본래 좋아하지 않으니 형께서는 나무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此人生性高傲,不喜多言,近日突然對他關切倍至,使他深感詫異,當下淡然一笑道:"兄弟並非心胸狹窄之人,何況兄台說的都是金玉良言,怎會那般不盡人情。”
이 사람은 성격이 고오(高傲)하고 말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요며칠 돌연 그에게 관심이 배가 되니 그로 하여금 의아한 느낌을 갖게 하였다. 즉시 엷은 미소를 띠고 말했다.
"형제는 속이 좁은 사람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형장의 말씀은 모두가 금옥 같은 좋은 말이니 어찌 그것이 인정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하겠습니까?"
任長鯨從懷中取出一個蠟丸交給他道:"此是本島特製的信號,若有急難求援之事,撕去蠟衣,彈入空中,見風即能爆裂燃燒,兄弟便可立即馳援。”
임장경은 품 속에서 한 알의 납환(蠟丸:밀랍 알)을 꺼내어 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건은 본 도(本島)의 특제신호입니다. 만약 어려운 일이 닥쳐서 구원이 필요할 일이 있으면 밀랍을 벗겨내고 공중으로 튕겨 올리시오. 바람을 맞으면 즉시 터져서 타오르게 되니 형제가 즉시 말을 달려서 도우러 올 수 있습니다."
杜君平不便推辭,接過納入懷中,拱手謝道:"兄台義薄雲天,小弟感激不盡。”
두군평은 사양할 수 없어 품 속에 넣고 공수하여 사례했다.
"형장의 정의감이 하늘을 찌를 듯 하는군요. 소제는 감격하여 마지 않습니다."
任長鯨朗聲笑道:"點點小事掛在唇邊,那就不是道義之交了。”
說罷舉步向門外行去。
임장경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이깟 작은 일을 입에 거론하면 도의(道義)로 사귀는 것이라 할 수 없지요."
말을 마치고 걸음을 내딛어 문 밖으로 걸어갔다.
杜君平跟著送出,任長鯨將他一攔,正容道:"近日來泰山的江湖人極多,魚龍混雜,敵我難分,兄台不用送了,我不希望他們得知你我訂交之事。”
두군평이 뒤따라 배웅하러 나가려하자 임장경이 그를 가로막고 안색을 정히 하고 말했다.
"요 며칠 태산에 온 강호인이 극히 많고 물고기와 용이 뒤섞여 있어 적아 구분이 어렵습니다. 형께서는 배웅하지 마십시오. 저는 당신과 제가 사귀는 것을 그들이 알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杜君平剛迴轉房中,走廊突起一陣雜亂的腳步聲,門簾一掀,進來了四五位江湖人物。為首一人,生得尖嘴猴腮,雙目炯炯生光,穿一襲齊膝黃衫,劈頭一句便問道:
”娃兒,你就是杜飛卿的後人?”
두군평이 막 방으로 돌아오자 복도에 돌연 일진의 난잡한 발소리가 일더니 문의 발이 걷히며 너댓 명의 강호인물이 들어왔다. 우두머리로 보이는 한 사람은 생긴 것이 입이 뾰족하고 볼이 움푹 패었는데 두 눈에서 안광이 형형히 빛나고 무릎까지 내려오는 황삼을 입고 있었다. 대뜸 한 마디 물어왔다.
"얘야, 네가 바로 두비경의 자식이냐?"
杜君平愕然立起道:"在下正是姓杜,尊駕高姓大名。”
두군평이 놀라서 일어나더니 말했다.
"제가 바로 두가입니다. 귀하의 존성대명은 어떻게 되십니까?"
黃衫老者把臉一翻,重重哼了一聲,身側一位披寶藍英雄衫的中年人,搶先說道:"這位乃是人稱陰風大俠的赫連前輩。”
황삼노인은 표정이 달라지며 거듭 흥, 하며 코웃음을 치더니 한 명의 진귀한 남색 영웅삼(英雄衫)을 걸친 중년인 쪽으로 몸을 돌리며 앞질러 말했다.
"이 분은 사람들이 음풍대협(陰風大俠)이라고 칭하는 혁련(赫連) 선배이시다."
陰風老怪森森地道:"老夫與令尊曾有數面之交,此來專為證實一件事。”
음풍노괴는 음산하게 말했다.
"노부와 영존은 일찌기 몇 번 얼굴을 마주친 적이 있다. 여기 온 것은 한 가지 일을 증명하기 위함이다."
杜君平仍然冰冰地道:"在下對先父的事,知道的極有限,我看尊駕還是另找高明吧。”
두군평이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
"저는 선부에 대한 일은 아는 것이 극히 적습니다. 제가 보건대 귀하께서는 다른 고명한 사람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陰風老怪臉上殺機隱隱,沉哼一聲道:"問一句話不行嗎?”
음풍노괴가 얼굴에 살기를 은은히 띠며 침성으로 말했다.
"한 마디 말도 물어보면 안되느냐?"
杜君平揚著眉道:"那要看是什麼話了。”
두군평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럼 무슨 말씀인지 들어보아야겠군요."
這時,大殿之下,突然傳來一陣雲板聲,一個道童匆匆趕來,對著杜君平道:"觀主請杜兄到大殿敘話。”
이때, 대전에서 일진의 운판(雲板)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오며 한 명의 도동이 총총이 달려와 두군평에게 말했다.
"관주께서 두형이 대전에 나오셔서 이야기 나누시길 청하십니다."
轉過臉來,又對陰風老怪等人道:"敝觀主歡迎諸位光臨,並請移駕大殿共商大事。”
얼굴을 돌려서 음풍노괴 등에게 또 말했다.
"폐관주께서는 여러분들이 왕림해주심을 환영합니다. 아울러 대전으로 자리를 옮겨 대사를 같이 논의하기를 청하십니다."
陰風老怪森森地笑道:"很好,我們且去大殿看看。”
음풍노괴가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잘됐군. 대전으로 나가보자꾸나."
此人喜怒無常,剛才因受杜君平頂撞,大有驟下毒手之意,此刻似是改變了主意,當先舉步向大殿行去。跟來的人都唯他馬首是瞻,也急步跟了上去。杜君平深覺此觀是非太多,心中已打定主意,只待見過武當派的掌門人,便即離開此觀。
이 사람은 기분이 수시로 좋았다 나빴다 했다. 조금 전 두군평이 대들 때는 갑자기 독수를 쓸 생각을 하다가 지금 생각을 바꾼 듯 앞장 서서 대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뒤따라 온 사람들은 모두 오로지 그를 따라 급히 걸음을 옮겨 나아갔다. 두군평은 이 도관에서는 시비가 너무 많다고 느꼈다. 무당파 장문인을 만나보고 즉시 이 도관을 떠나리라 마음 속으로 생각을 정했다.
目送陰風老怪的背影消失,也舉步向大殿行去,還未進門,便有一股濃烈酒香,沁入鼻孔,原來大殿之上,已豐豐滿滿,擺了十幾桌酒筵,而且有七八成的人已經入席,踏入殿門,立有兩個道童,迎了上來,領著他往當中一席走去。
음풍노괴의 뒷모습이 사라지자 발걸음을 떼어 대전을 향해 걸어갔다. 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한 줄기 진한 술냄새가 코에 스며들었다. 원래 대전에는 열 개 탁자에 술자리가 차려져 있었고 게다가 칠팔 할의 사람들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대전 문을 들어서자 즉시 두 명의 도동이 와서 맞이하여 그를 중앙의 한 자리로 안내했다.
這一席上坐的是靈空上人、松鶴觀主,還有一位貌相清癯,年在七旬以上的老道長,另有一僧兩俗,他曾在飄香谷見過,那是蛾眉普靜禪師、青城青衫劍客尹仲秋、崑崙妙手書生馬載。
그 첫번재 상석에는 영공상인, 송학관주, 다른 한 명의 생김새가 야위고 나이는 칠순이 넘어보이는 노도장과 따로 한 명의 승려와 두 명의 속인이 있었다. 그가 표향곡에서 본 적이 있는 아미의 보정선사(普靜禪師), 청성의 청삼검객(青衫劍客) 윤중추(尹仲秋), 곤륜의 묘수서생(妙手書生) 마재(馬載)였다.
清虛道長先為他引見那位老道長道:"這位就是武當派掌門人云霄子,賢侄快上前見過。”
청허도장이 우선 그에게 그 노도장을 소개했다.
"이분은 무당파 장문인 운소자(雲霄子)시니 현질은 속히 앞으로 나와 뵙도록 하게."
杜君平拱手道:"為先父之事,勞動道長鶴駕長途勞頓,在下實是衷心難安。”
두군평이 공수하며 말했다.
"선부의 일을 위하여 도장께서 먼 길을 오시게 되어 저는 실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雲霄子搖手道:"少俠不用客氣,此乃貧道份內之事,理當略效微勞。”
운소자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소협은 예의차릴 필요없소. 빈도의 본분으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 도리상 미력하나마 힘을 다해야 하오."
清虛道長又為在座諸位人,一一引見。彼此寒喧了幾句,這才各自歸座。杜君平暗中默察赴席的人,年紀竟都在中年以上,形形色色不下四五十人,由此可見少林和武當在武林中的號召力果是不小。
청허도장은 또 함께 자리한 여러 사람들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피차 몇 마디 인삿말을 하고나서 그제서야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두군평은 암중으로 묵묵히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살폈다. 나이는 모두 중년 이상이고 각양각색의 사오십은 명은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이것으로 소림과 무당의 무림에서의 호소력은 과연 적지 않다고 볼 수 있었다.
酒過三巡,靈空上人緩緩立起,對眾合十,高宣一聲佛號,他內力充沛,其聲鏗鏘,喧鬧的人聲立止。
술이 삼순배 돌자 영공상인이 천천히 일어나서 중인들에게 합장하며 큰 소리로 불호를 외웠다. 그의 내력은 왕성하여 그 소리가 힘차게 울리자 왁자지껄하던 사람 소리가 즉시 그쳤다.
靈空上人目光掃過全場,徐徐地道:"武林之中,自從天地盟創立以來,總算平靜了好幾年,可是,不幸的是……”
영공상인이 전장을 눈으로 쓸어보며 천천히 말했다.
"무림에서 천지맹이 창립된 이래로 몇 년간은 평화롭고 조용해서 좋았소. 그러나 불행히도..."
說到這裡話音一頓,喟嘆一聲又道:"本派和武當派都是出家人,秉承祖師遺訓,從不參與江湖恩怨,此次出面邀請諸位前來泰山松鶴觀,實是情非得已… …”
여기까지 말하고는 휴, 하며 탄식을 하더니 또 말했다.
"본 파와 무당파는 모두 출가인들이라 조사(祖師)의 유훈(遺訓)을 받들어 강호의 은원에 시종 개입하지 않았소. 이번에 여러분들을 태산 송학관에 오시라고 초청한 것은 실로 사정이 부득이 하였기 때문이었소..."
他目光緩緩轉到杜君平身上,示意他立起,復又撫著他的肩膊道:"此子乃是乾坤雙絕中,神劍杜飛卿的後人杜君平,也是天地盟'鬼頭令符'追緝下的淫犯……”
그는 시선을 천천히 두군평에게로 돌리더니 일어서라고 눈짓하고 또 그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 아이는 건곤쌍절 중의 신검 두비경의 자식 두군평이오. 천지맹이 귀두령부로 추적하여 붙잡으려고 하는 간음범이오..."
此言一出,人群立起一陣騷動。
이 말이 나오자 무리 중에서 일진의 소동이 일어났다.
靈空上人徐徐又道:"杜大俠一生尚義行俠,僅留下這點骨肉,老衲實不忍心眼看他負屈枉死,是以甘冒大不諱,邀請諸俠前來,把實情弄個水落石出。”
영공상인이 서서히 다시 입을 열었다.
"두대협은 일생동안 항상 협의를 행했고 일점 혈육만을 남겼소. 노납은 진정 그가 억울하게 죽는 것을 지켜볼 수 없소. 그래서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고 제협들을 이곳으로 오시게 초청하여 실정을 파악하고 진상을 밝히려하오."
只聽人群中一聲暴吼道:"萬惡淫為首,此子既犯淫行,只怕枉費上人一番心血了。”
사람들 속에서 한 소리 사납게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만악(萬惡) 중에 음행(淫行)이 첫째인데 이 자는 이미 음행을 저질렀습니다. 상인께서 심혈을 헛되이 낭비하실까 걱정입니다."
妙手書生霍地立起身來,注視著人群道:"說話的可是閃電金刀顧大俠?兄弟到要請問顧兄,他犯淫行可是你看見的?”
묘수서생이 갑자기 일어서서 사람들을 주시하며 말했다.
"말씀하시는 분은 섬전금도(閃電金刀) 고(顧)대협이시오? 형제는 고형에게 묻고자 하오. 그가 음행을 저지른 것을 당신은 보았소?"
一個身披古銅色大衫的老者,呼地從座中立起,冷笑道:"如是沒有真憑實據,'鬼頭令符'是如何發出來的?”
몸에 고동색의 큰 장삼을 걸친 노인이 좌중에서 일어서며 냉소했다.
"만약 확실한 증거도 없다면 귀두령부를 왜 발출했겠소?"
妙手書生馬載不甘示弱,從身上掏出一本小冊來,當眾一晃道:"天地盟的所作所為,實難令人信服,兄弟這本冊子內,記載有百件以上,均屬天地盟的惡行,並有活口可資見證,絕非兄弟信口雌黃。”
묘수서생 마재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몸에서 한 권의 소책자를 끄집어 내어 대중들을 향해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천지맹의 하는 짓이 실로 사람들로 하여금 믿기 어렵게 합니다. 형제는 이 책자 안에 백 건 이상을 적어 놓았소. 모두 천지맹의 악행에 해당하는 것이오. 게다가 증언을 할 수 있는 증인도 있습니다. 형제가 입에서 나오는대로 함부로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니오."
靈空上人,口宣佛號打斷兩人的話題道:"兩位稍安毋躁。聽老衲一言,少林和武當早在東邀各派以前,便已派人查過,天地盟確有許多不當之處,這事或許盟主被蒙蔽了。”
영공상인이 입으로 불호를 외며 두 사람의 말을 잘랐다.
"두 분께서는 성급히 굴지 마시고 좀 진정하시지요. 노납이 한 마디 하겠소. 소림과 무당은 일찌기 각 파를 초청하기 이전에 사람을 보내어 조사한 바 있소. 천지맹은 확실히 부당한 처사가 매우 많았소. 아마 맹주가 속고 있을 수도 있소."
只聽人群一陣嘿嘿冷笑道:"杜飛卿死後屍骨無存,引起江湖頗多傳言,如今他的獨子又將在'鬼頭令符'下處死,諸位都是明達之士,請問世間還有天理嗎?”
군중에서 일진의 흐흐, 하는 냉소가 들려왔다.
"강호에 많은 떠도는 말을 빌리자면 두비경은 죽어서 시체도 남지 않았소. 지금 그의 하나 뿐인 아들은 또 귀두령부하에 사경에 처해 있소. 여러분들은 모두 사리에 밝은 분들이시오. 세상에 아직 하늘의 도리가 있긴 한 것이오?"
武當云霄子緩緩立起,不徐不疾地道:"當年盟主望重一時,與杜大俠並稱乾坤雙絕,斷無故加罪之理,內中或有別情,不如推舉數位德高望重之人,親往天地盟查問,殊免各走極端。”
무당의 운소자가 천천히 일어서며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당시 맹주의 명망이 두텁고 그때 두대협과 함께 건곤쌍절로 불리었으니 절대 고의로 죄를 뒤집어 씌울 이유가 없소. 그 가운데에는 혹시 다른 사정이 있을 것이오. 각자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면하려면 몇 분의 덕망이 높으신 분을 뽑아 친히 천지맹으로 가서 물어보는 것이 낫겠소."
天地盟近年來的作風,武林人大都不滿,雲霄子提出此項辦法,立時獲得大眾附和。
천지맹의 요근래 몇 년간의 행태에 무림인들은 대다수가 불만이었다. 운소자가 이런 방법을 꺼내자 즉시 대중들이 맞장구를 쳤다.
靈空上人臉上掠過一絲詭笑,高聲說道:"老衲與雲霄道長均屬義不容辭,不知還有那幾位願意同去?”
영공상인의 얼굴에 한 가닥 묘한 웃음이 스치더니 소리 높여 말했다.
"노납과 운소도장은 똑같이 도의상 거절하지 못할 입장인데 몇 분이나 뜻을 같이 하실지 모르겠군요?"
話音才落,人群中立時走出了五六人,依次是峨嵋普靜禪師、青城派的青衫劍客君仲秋、崑崙派的妙尹書生馬載、川南神拳鮑方、丐幫護法夏楚,都是武林中一時之選,並各自代表一個門派。
말이 떨어지자 군중 속에서 오륙 명의 사람이 즉시 뛰어나왔다. 순서대로 아미의 보정선사, 청성파의 청삼검객 윤중추, 곤륜파의 묘수서생 마재, 천남신권(川南神拳) 포방(鮑方, 개방(丐幫) 호법 하초(夏楚)였는데 모두 무림의 한 시대를 타고났을 뿐만 아니라 각자 문파를 대표했다.
雲霄子緩步行出座來道:"諸位既都同意貧道此議,不如此刻便起程。”
운소자가 느린 걸음으로 자리에서 나와서 말했다.
"여러분들 모두 빈도와 뜻을 같이 하신다니 지금 길을 떠나는 것이 어떠시오?"
普靜等同聲道:"道長說的極是,此事愈早愈妙。”
보정 등이 입을 모아 말했다.
"도장의 말씀이 지극히 옳소. 이 일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소."
雲霄子又道:"貧道已多年不在江湖走動,哪位知道天地盟的總壇所在?”
운소자가 또 말했다.
"빈도는 몇 년간 강호를 다니지 않았소. 어느 분이 천지맹의 총단 있는 곳을 아시오?"
幾人同時一怔,你望著我,我望著你,竟無一人出聲說話。
雲霄子喟然嘆道:"這就是肖大俠的不是了,想那天地盟,乃是武林排解難分之所,怎可故示神秘,令人無處尋覓呢?”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멍하니 서로를 쳐다보며 아무도 말을 꺼내는 자가 없었다.
운소자가 탄식하며 말했다.
"이것이 바로 소대협이 잘못한 것이오. 천지맹으로 말하자면 무림의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곳이거늘 어찌 고의로 신비한 척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찾지도 못하게 한단 말이오?"
此時大殿之上議論紛紛,竟無一人能夠說出。
靈空上人跨步行近雲霄子身旁道:“我們此刻就起程吧,貧僧已然著人去打聽了,料想不致有誤。”
이때 대전에는 의견이 분분하고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영공상인이 운소자 곁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우리들은 지금 길을 떠나도록 합시다. 빈승은 이미 사람을 보내 알아보았는데 틀리지 않으리라 생각하오."
雲霄子將信將疑道:“上人既如此說,那就請上人帶路如何?”
운소자가 반신반의하여 말했다.
"상인께서 이왕 이같이 말씀하시니 상인께서 길을 안내하심이 어떠시오?"
靈空上人臉上掛著一絲猙獰的冷笑,舉步向殿外行去。
영공상인의 얼굴에 한 가닥의 흉악한 냉소가 걸렸다. 발걸음을 대전 밖으로 내딛으며 걸어갔다.
雲霄子目視松鶴觀主道:“請道兄暫由杜少俠在貴觀住幾天,此行無論結果如何,貧道必定回泰山一趟。”
운소자는 송학관주를 쳐다보며 말했다.
"두소협이 귀 관에 며칠간 머물수 있도록 도형께 청합니다. 이번 행차의 결과가 어떤가를 막론하고 빈도는 반드시 태산으로 돌아오겠소이다."
松鶴觀主點頭道:“貧道專候道長佳音。”
송학관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빈도는 도장께서 희소식을 전하시기만을 기다리겠습니다."
雲霄子等一行人走後,群雄也紛紛散去,杜君平極為不悅地對鬆鶴觀主道:“晚輩雖承幾位好意,替我申雪冤屈,可是讓晚輩久住泰山,我可無法遵命。”
운소자등 일행이 가고난 후 군웅들은 분분히 흩어져 갔다. 두군평은 매우 불만스럽게 송학관주를 향해 말했다.
"후배는 저의 억울함을 씻기 위해 비록 몇 분의 호의를 입었으나 후배는 오래 태산에 머물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명을 따를 수 없습니다."
清虛道長頗感詫異地道;“住在本觀並無不便,賢侄何故要走?”
청허도장이 자못 의아해서 물었다
"본 관에 머무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면 현질은 왜 가려고 하는가?"
杜君平輕嘆一聲道:“晚輩實不堪因我之故,讓這玄門清修之所,染上一片血腥。”
두군평은 가볍게 탄식하며 말했다.
"후배는 저로 인한 사고를 실로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 현문의 청수한 곳을 피비린내로 물들게 할 수 없습니다."
清虛道長愈感奇異地道:“賢侄此話叫貧道好生難解,莫非除了天地盟外,你另結仇怨?”
청허도장이 더욱더 이상하여 말했다.
"현질의 이 말은 빈도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군. 천지맹 외에 다른 원한이라도 맺었단 말인가?"
杜君平搖頭道:“觀主不用再問了,在下所言決不是危言聳聽。”
두군평이 고개를 흔들었다.
"관주께서는 더 물으실 필요없습니다. 제 말은 결코 일부러 놀래키는 말이 아닙니다."
清虛道長朗聲笑道:“松鶴觀雖與世無爭,但也並非是膽小怕事之輩,賢侄你儘管住下來。”
청허도장은 큰 소리로 웃었다.
"송학관은 비록 속세와 다투지 않지만 그렇다고 담이 적은 무리도 아니라네. 현질은 이곳에 얼마든지 있어도 되네."
杜君平立起身來,堅決地道:“晚輩此刻非走不可。”
두군평이 몸을 일으키며 단호하게 말했다.
"후배는 지금 아니면 가지 못합니다."
清虛道長喟嘆一聲道:“賢侄既一定要走,貧道不便強留,只是天地盟之事未了,你什麼時候再來松鶴觀?”
청허도장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현질이 반드시 가려 하니 빈도가 억지로 붙잡지는 않겠네. 천지맹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자네는 언제 다시 송학관에 오겠나?"
杜君平搖頭道
“此事永無了期,觀主等著瞧吧!”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일은 기한을 정할 수 없습니다. 관주께서는 기다려보십시오."
說罷深打一躬,舉步向觀外行去。清虛道長未再挽留,只是搖頭慨嘆。
말을 마치자 허리를 깊이 숙여 절을 하고 도관 밖로 걸음을 옮겨 떠나갔다. 청허도장은 더 만류하지 못하고 다만 고개를 흔들며 탄식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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