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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七回 火因雙英 (화인쌍영)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옥수점장록(玉手點將錄)

第七回 火因雙英 (화인쌍영)

알타쵸 2016. 10. 31. 16:28

第七回 火因雙英(불 속에 갇힌 두 젊은 영웅 : 囚이 맞을 듯...)







雲娘唉聲一歎道: “他們如若不是有意讓我出來,小妹就是插上雙翼也難飛渡,內中自然是別有用心了。” 

운랑이 휴,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들이 만약 나를 내보낼 생각이 없었다면 소매는 날개를 달아도 날아나오기 어려웠을 거예요. 그 속에는 당연히 다른 의도가 있어요." 

陸文飛猛然省悟,點頭道: “在不明白。” 

육문비가 홀연 깨닫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잘 알겠소." 

雲娘速瞥了他一眼,道: “區區苦衷,大哥若能諒解,也不枉我一番苦心了。” 

운랑이 재빨리 그를 흘낏 쳐다보고는 말했다. 

"저의 고충을 대가께서 이해하신다면 나의 일편고심(一片苦心)을 저버리지 마세요." 

陸文飛不便久留,舉步行出樓閣道: “不論情勢如何險惡,在下如能為力絕不坐視。” 

육문비는 오래 머물기가 불편하여 발걸음을 떼어 누각을 나가면서 말했다. 

"정세가 얼마나 험악하든 제가 힘을 다할 수 있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소." 

他初出江湖,哪知江湖險惡?公孫雲娘此番回來,乃是負有極大的使命。還幸她心地善良,一再用言語點醒,不肯遽施辣手。 陸文飛心懷坦蕩,只知行所當行,回至房中,腦際仍在想雪山盲叟之事,暗忖:莫非雪山盲叟果是另一位持有秘圖之人。果真如此,我倒不能不管了。 

강호가 얼마나 험악한지 처음 강호에 나온 그가 어떻게 알겠는가? 공손운랑이 이번에 돌아온 것은 원래 극히 큰 사명을 띤 것이었다. 다행히 그녀의 마음이 선량하여 수 차례 말로 깨우쳐주며 악랄한 수단을 펼치기를 원치 않았다. 육문비는 마음에 거리낄 것이 없고 오직 행동이 정정당당해야 함을 알 뿐이었다. 

방으로 돌아오자 머리 속으로 여전히 설산맹수의 일을 생각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혹시 설산맹수가 정말 다른 한 명의 비도를 가진 사람인가? 과연 그렇다면 나는 상관하지 않을 수 없다.' 

此時天已將曉,屋內之物隱約可辨,突見茶桌之上,壓著一張字條。 順手取來看一看,上面單草寫了幾行字:情勢險惡,少管閒事,多練功夫。 

이때 날이 이미 밝아오고 있어 실내의 사물이 어렴풋이 분간이 되었다. 돌연 탁자 위에 쪽지가 눌러져 있었다. 손으로 집어서 보니 단지 몇 줄의 글귀가 적혀있었다. 

"정세가 험악하니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말고 무공 연마에 힘써도록 하라." 

這字條來得雖是蹊蹺,但話中卻未含一絲惡意,知道必有原因,想著想著,心中猛然省悟,暗叫道:哦,我明白了,這字條是義兄王孫留的。 

此肘天已大亮,當下匆匆漱洗完畢,便往王孫所住的院落行去。 

이 쪽지는 비록 수상쩍었지만 글귀 속에는 한 올의 악의도 들어있지 않았다. 필시 원인이 있음을 알고 생각하다가 심중으로 문득 깨닫고는 속으로 소리쳤다. 

'아, 알겠구나. 이 쪽지는 의형 왕손이 남긴 것이다.' 

그때 날이 이미 환하게 밝았다. 즉시 총총이 양치하고 세수를 마치고 왕손이 묵고 있는 정원으로 걸어갔다. 

只覺院內雙門緊閉,似乎還沒起來,輕輕在門上敲了兩下,院門應聲開啟,出來的是梅香,望著他微微一笑道: “二爺您早。” 

정원 안의 쌍문이 굳게 닫혀있어 마치 아직 일어나지 않은 듯 했다. 살짝 문을 두 번 두드리니 원문(院門)이 소리를 내며 열리고 매향이 나와서 그를 바라보며 미소지으며 말했다. 

"둘째 나으리, 안녕하세요?" 

陸文飛含笑點頭道: “公子起來了沒有?” 

육문비가 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공자께선 아직 일어나지 않으셨소?" 

梅香搖頭,悄聲道: “公子昨晚一夜未回,這裏只留下小婢與小蓮二人。” 

매향이 고개를 저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해다. 

"공자께서는 어젯밤새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이곳에는 저와 소련 두 사람만 있어요." 

陸文飛一聽甚感意外地道: “他們上哪裏去了?” 

육문비가 듣고는 의외라고 느껴 말했다. 

"그들은 어디로 갔소?" 

梅香沈吟有頃道: “小婢不太清楚,八成是去古陵,不過公子也曾提到避秦莊。” 

매향이 잠시 침음하더니 말했다. 

"소비는 잘 알지 못해요. 십중팔구 고릉에 가셨을 거예요. 그러나 공자께선 피진장도 언급하셨지요." 

陸文飛知她不會欺蒙,遂道: “即是這樣,在下且去古陵看看。” 

육문비는 그녀가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말했다. 

"그렇다면 제가 고릉에 가서 살펴보겠소." 

說畢,他舉步行出院門。 

말을 마치자 걸음을 옮겨 원문을 나섰다. 

太行山下此刻可說處處俱隱伏著危機,而且有許多人已然懷疑到王孫身上。如今他一夜未歸,顯然是出事了。 陸文飛乃是極重義氣之人,決心去古陵一趟,查看一個究竟。 陸文飛心挂義兄王孫的安危,一路行走急速。 

그때 태행산 아래는 도처에 위기가 잠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왕손을 의심하고 있었다. 지금 그가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사고가 난 것이다. 육문비는 원래 극히 의리를 중시하는 사람이라 고릉에 가서 자초지종을 한번 조사해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의형 왕손의 안위(安危)가 마음에 걸려 달려가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晚霧迷蒙中,隱約可見古陵圍了不少人。心裏一急之下,腳步倏然加快。果見王孫倒背著雙手在與張南說話。鄭仲虎、謝一飛亦立在一旁。 

밤안개가 아직 흐릿한 가운데 어렴풋이 고릉 주위에 적지 않은 사람을 볼 수 있었다. 마음 속으로 다급해져 발걸음을 더욱 빠르게 했다. 과연 왕손이 뒷짐을 지고 장남과 이야기를 하고 있고 사일비 역시 옆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王孫眼光銳利,早已看出來人是陸文飛,微微一笑道: “賢弟這早趕來古陵何事?” 

왕손의 예리한 눈은 벌써 오는 사람이 육문비임을 알아차리고 미소지으며 말했다. 

"현제는 무슨 일로 이렇게 일찍 고릉에 왔는가?"

陸文飛答道: “今早聽梅香說,大哥一夜未回,是以趕來察看。” 

육문비가 대답했다. 

"오늘 아침 매향에게서 대가께서 밤새 돌아오시지 않았다고 들었기에 서둘러 살펴보러 왔습니다." 

王孫含笑點了點頭,目光轉向張南道: “在下已然說過,目須看看那些白璧明珠,借以判別是否晉王府所藏,尊駕不該如此小家子氣。” 

왕손이 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시선을 장남에게 돌리고 말했다. 

"저는 이미 그 백벽(白璧)과 명주(明珠)가 진왕부(晉王府)에 있던 것인지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살펴보기만 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렸소. 귀하는 이처럼 대범하지 못해서는 안되오." 

張南冷笑道: “兄弟所要求之率亦非苛求,尊駕又為何不答應呢?” 

장남이 냉소하며 말했다. 

"형제가 요구하는 바 역시 지나친 요구가 아니오. 귀하는 또 왜 승낙하지 않소?" 

王孫朗笑道: “好吧!我答應你,不過在不說過之後,你若不取出白璧與明珠,又當如何?” 

왕손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좋소! 내가 당신에게 승낙하겠소. 그러나 제가 말을 하고 난 후에 당신이 만약 백벽과 명주를 꺼내지 않는다면 또 어떻게 하실테요?" 

張南哼了一聲道: “兄弟何等之人,豈會失信于你?” 

장남이 흥, 하더니 말했다. 

"형제가 어떤 사람인데 어찌 그대에게 실언을 하겠는가?" 

王孫一指謝一飛與鄭仲虎道: “兩位能不能擔保?” 

왕손이 사일비와 정중호를 가리키며 말했다. 

"두 분은 보증하실 수 있소?" 

謝一飛幹咳了兩聲道: “這個……這個……” 

사일비는 마른 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말했다. 

"이건... 이건..." 

鄭仲虎迅速答道: “黑龍幫作此保。如張兄食言,鄭某要討回這個公道。” 

정중호가 재빨리 대답했다. 

"흑룡방은 그렇게 하기로 보증하겠소. 만약 장형이 식언을 한다면 정모는 공도(公道)로 따지겠소."

王孫冷冷一笑道: “既是他親口所許,在下諒他不至食言反悔。” 

왕손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가 친히 자기 입으로 허락했으니 저는 그가 마음이 변해 식언하지 않으리라 예상합니다." 

話音一頓又道: “為藏寶前來太行山的武林人士極多,在下若不把此項隱秘揭穿,受害之人將不知有多少。” 

멈추었다 또 말했다. 

"숨겨진 보물을 위해 태행산에 온 무림인사들이 극히 많소. 제가 만약  그 비밀을 폭로하지 않는다면 해를 입을 사람들이 부지기수일 것이오." 

張南極為本屑地道: “如此說來尊駕倒是深明底蘊的了!” 

장남이 하찮다는 듯 말했다. 

"그렇다면 귀하는 깊은 식견이 있구려!" 

王孫瞥了他一眼道: “你不用急,到時自然讓你明白。” 

왕손이 그를 흘낏 쳐다보고 말했다. 

"급하게 굴지 마시오. 때가 되면 자연히 당신이 잘 알도록 해주겠소." 

頓了一頓又道: “晉王天縱睿智,深得當今皇上倚重,是以府內收藏貢物極多。記得有一批白璧明珠,乃是龜茲國王賜與晉王。仿聞有人從古陵取出一批明珠白璧,是以在下意欲鑒別一番,看看是不是那批貢物。” 

멈추었다 또 말했다. 

"진왕은 예지(睿智)를 타고나 오늘날의 황상(皇上)이 깊이 믿고 의지하게 되었소. 그래서 부(府) 내에는 거두어 들인 공물(貢物)이 극히 많았소. 기억하기로는 그 백벽과 명주는 원래 구자국(龜茲國:서역 대국 중의 하나) 왕이 진왕에게 하사한 것이오. 어떤 자가 고릉에서 명주와 백벽을 들고 나왔다길래 저는 그 공물인지 아닌지 한번 감별하려고 하였소." 

鄭仲虎在旁插言接道: “此言甚是有理。如果是那批貢物,便是證明晉王藏寶果是在古陵之內了。” 

정중호가 옆에서 끼어들어 말했다. 

"그 말은 매우 일리가 있소. 만약 그 공물이라면 진왕의 보물이 정말 고릉 안에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오." 

王孫且不答理鄭仲虎的話,將手一神對張南道: “在下話已說完,你該把東西拿出來吧。” 

왕손은 정중호의 말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장남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저는 말을 다했으니 당신은 물건은 꺼내보시오." 

張南早已將那批白璧明珠鑒賞過,確實價值連城的上品。今王孫一說,更確定藏寶便在古陵之內,如何肯輕易取出?暗對謝一飛施了一個眼色,謝一飛與川西張門已有默契,暗暗點了點頭,立刻插言道: “且慢,張兄所提條件是說晉王藏寶數目,尊駕僅有這些活塞責,那是不夠的,誰不知府內藏有許多寶物?” 

장남은 벌써 백벽과 명주를 감정한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성을 살만한 가치가 있는 상품이었다. 지금 왕손의 말에 따르면 숨겨진 보물이 고릉 안에 있음이 확정적인데 어떻게 쉽사리 꺼내놓길 원하겠는가? 사일비에게 눈짓을 하자 사일비는 천서 장문과 이미 묵계가 되어 있는지 몰래 고개를 끄덕이더니 즉시 끼어들어 말했다. 

"잠깐만. 장형이 제시한 조건은 진왕의 숨겨진 보물의 수량인데 귀하는 겨우 이런 말로 댓가를 요구하는구료. 이건 불충분하오. 진왕부 내에 허다한 보물이 감추어져 있음을 누가 모르겠소?" 

王孫連正眼也未瞧他,仍然面對張南喝道: “你拿不拿來?” 

왕손은 눈도 한번 돌리지 않고 여전히 장남을 마주보고 소리쳤다. 

"내놓을 거요 안내놓을 거요?" 

張南只覺他一雙眼睛澄澈如秋水,似要洞察人的肺腑一根,不自覺地退了兩步。 

장남은 그의 두 눈이 추수처럼 맑은 것이 마치 사람의 마음 속을 꿰뚫어 보려는 것 같아 자기도 모르게 두 걸음 물러났다. 

謝一飛見張南面有懼色,沈聲喝道: “張兄不要理地。” 

사일비가 장남의 당황한 표정을 보더니 침성으로 소리쳤다. 

"장형은 상대할 필요없소." 

張南一時為王孫的氣勢所懾,此時才覺自己如此氣餒,實是有失大丈夫身份,當下朗笑道: “就憑你幾句不著邊際之話,便要本座拿出東西,世間哪有這等便宜的事?” 

장남은 잠시 왕손의 기세에 겁을 먹었으나 그때서야 자기가 이와 같이 기가 죽으면 실로 대장부의 체면을 잃는 것임을 깨닫고 즉시 낭랑하게 웃더니 말했다. 

"그대의 그 핵심도 아닌 몇 마디 말로 본좌가 물건을 꺼내도록 하려 하다니 세상에 이처럼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王孫冷笑了兩聲道: “看來你是自食其言了。” 

왕손이 두어 번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은 스스로 식언을 하는군요." 

張南哼了一聲道: “就算是吧。” 

장남이 흥, 하더니 말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지." 

王孫倏地往前一伸手,將張南的手腕給扣住了。 張南乃是久經大敵之人,眼看王孫朝自己沖來,手拿一擡,呼地一掌劈出。 可是,王孫的來勢猶如閃電一般快速,他的手掌才擡起,已然給對方扣住了,跟著勁力完全失去。 

왕손이 갑자기 손을 앞으로 뻗어 장남의 손목을 움켜쥐려했다. 장남은 오랜 대적경험이 있는 사람이라 왕손이 자기를 향해 부딪혀오자 손을 들어 휙, 하니 일장을 쪼개어냈다. 그러나 왕손의 밀려오는 기세는 마치 섬전처럼 쾌속하여 그의 손이 들렸을때는 이미 상대방에게 움켜잡혔고 곧바로 힘을 완전히 못쓰게 되었다. 

謝一飛見張南受制,手一擡,悄沒聲一掌朝王孫背脊劈去。 驀地,斜裏湧來一股暗勁,將謝一飛掌力震斜。眼看鄭仲虎面罩寒霜地行了過來,冷冷道: “謝兄,這是幹什麽?” 

사일비는 장남이 제압당하는 것을 보자 손을 들어 조용히 소리도 없이 일장을 왕손의 등뒤를 향해 쪼개어갔다. 갑자기 비스듬한 방향에서 한 줄기 암경이 밀려오더니 사일비의 장력을 옆으로 밀어내어버렸다. 정중호가 찬서리들 뒤집어 쓴 듯한 얼굴로 건너와서 냉랭하게 말했다. 

"사형, 이게 무슨 짓이오?" 

謝一飛臉上一紅,強顏道: “此人驟施暗襲,制住張兄,兄弟豈能抽手?” 

사일비는 얼굴을 붉히며 억지 웃음을 짓고 말했다. 

"그자가 암습을 펼쳐 장형을 제압하니 형제가 어찌 수수방관하겠소?" 

鄭仲虎哼了一聲道: “面對面出手擒拿,如何說是暗襲?” 

정중호가 흥, 하더니 말했다. 

"마주보고 금나수법을 펼쳤는데 어떻게 암습이라고 하시오?" 

謝一飛自知理屈,住口不言。 

사일비는 이유가 안된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입을 닫아버렸다. 

張玉鳳眼看五叔受制,嬌喝一聲,挺劍直趨過來,一劍朝王孫右助刺去。 王孫連頭也沒回,空著一只手倏然一指彈出,吃地一聲,張玉鳳的長劍立折兩斷,人也震得退了兩步。 

장옥봉은 오숙(五叔)이 제압당하는 것을 보자 한 소리 교갈을 지르며 검을 꼿꼿이 들고 그대로 나아가 일검을 왕손의 오른쪽 허리를 향해 찔러갔다. 왕손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비어있는 한쪽 손으로 갑자기 일지를 튕겨내었다. 악, 하는 소리와 함께 장옥봉의 장검은 곧바로 두 조각으로 부러지고 사람도 두 걸음 비틀거리며 물러났다. 

就在張玉鳳發難的同時,陸文飛亦沈喝一聲,趕了過來,只是起步較遲,張玉鳳的劍已發出,萬想不到義兄彈指動力如此渾厚,怔得一怔,沈聲道: “不可如此。” 

장옥봉이 행동을 개시함과 동시에 육문비 역시 침갈하며 서둘러 나아갔지만 발걸음을 떼는 것이 비교적 늦어 장옥봉의 검은 이미 발출되었었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는데 의형의 탄지신공이 이처럼 웅후하자 멍해져서 침성으로 말했다. 

"이럴수가." 

張玉鳳長劍折斷,早已滿扣一把“沒羽金芒”,臉露淒厲之容,高聲叫道: “這檔事你管不了。” 

장옥봉은 장검이 절단되자 벌써 몰우금망을 한 줌 가득 쥐고 얼굴에 처절한 표정을 드러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이 일은 당신이 상관하지 마세요." 

陸文飛冷冷地笑了兩聲道: “我大哥並無為難分叔之意。” 

육문비가 냉랭하게 두어 번 웃고는 말했다. 

"나의 대가는 결코 당신의 오숙을 난처하게 만들 생각이 없소."

舉步行近了張南復又道: “張前輩乃是具有身份之人,不應言而無信。” 

걸음을 옮겨 장남에게 다가가 또 다시 말했다. 

"장선배님은 신분이 있으신 분인데 말에 신용이 없어서는 안됩니다." 

張南手腕被王孫扣住,一身功夫無法施展,而場中情勢又大不利,又急得頭發怒張,沈喝道: “玉鳳,不用說了,把東西給他們。” 

장남은 손목을 왕손에게 잡혀서 일신의 무공을 시전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장중의 정세 또한 크게 불리하여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침갈했다. 

"옥봉, 말하지 마라. 물건을 그들에게 주어라." 

張玉鳳亦知情勢大為不利.委屈從腰間解下一個革囊朝王孫一扔道: “拿去。” 

장옥봉 역시 정세가 크게 불리하게 되었음을 알고 억울하지만 허리춤에서 하나의 가죽 주머니를 풀어 왕손에게 던지며 말했다. 

"가져가요." 

王孫手一松,將張南放了,伸手接過革囊,取出一雙白壁,映著陽光細看了一番,又倒出一顆明珠看了看,復又納入革囊,交還張玉鳳道: “在下說過只是看看,如今該相信了?” 

왕손은 손을 풀어 장남을 놓아주고는 가죽 주머니를 받아서 한 쌍의 백벽을 꺼내들고 햇빛에 자세히 비추어보았다. 또 한 알의 명주를 꺼내어 살펴보더니 다시 가죽 주머니에 넣고는 장옥봉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저는 단지 살펴만 보겠다고 말했소. 지금은 믿겠소?" 

張南氣得一臉泛青,心中正自盤算如何挽回這顏面,是以並未答應。 

장남은 화가 나서 얼굴이 시퍼렇게 된 채로 마음 속으로는 어떻게 체면을 만회할까를 따져보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謝一飛乃是用心人,見王孫已然看過明珠了,急趨前問道: “尊駕自詡行家,明珠是假是真?” 

사일비는 원래 속셈이 있는 사람이라 왕손이 명주를 조사하는 것을 보자 급히 앞으로 나오며 물었다. 

"귀하는 전문가라고 허풍을 떨었는데 명주가 가짜요 진짜요?" 

王孫朗笑道: “我若不將話說明,料你們也不會心服口服。” 

왕손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만약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진심으로 믿지를 않겠군요?"

語音一頓道: “這批白璧與明珠,俱可說得是珍品,可是與那批貢物比較起來,卻是天壤之別。” 

멈추었다 또 말했다. 

"이 백벽과 명주는 모두 진품이라고 할 수 있소. 그러나 그 공물들과 비교해볼 때 하늘과 땅 차이요." 

謝—飛笑道: “這種無稽之言准都會說,尊駕該說出一個令人心服的道理來。” 

사일비가 웃으며 말했다. 

"이런 근거없는 말은 누구든 할 수 있지. 귀하는 남들이 심복(心服)할 만한 이유를 말해야 하오."

王孫仰著臉,似在追憶一些往事,半晌方道: “你們可曾檢視這些白璧與明珠。上面或多或少,均有一瑕疵,而那批貢物卻是件件完美,無半點假疵。這也就是它的珍貴處,因此在下斷定這不是晉王的遺寶。” 

왕손이 마치 한 가지 일을 추억하듯 얼굴을 쳐들고 있다가 한참만에야 말했다. 

"당신들은 아마 이 백벽과 명주들을 벌써 조사해 보았을 텐데 모두가 표면에 어느정도 하자가 있소. 그러나 그 공물은 하나하나가 완전무결하여 조금도 하자가 없지요. 그것이 바로 그것들이 진귀한 점이라오. 이로 인하여 저는 이것은 진왕이 남긴 보물이 아니라고 단정하오." 

謝一飛長籲一口氣道: “照此說來,那是暗中有人有意用這些寶物引誘大夥進入古陵了。 

사일비가 길게 휴, 하며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그 말에 비추어보자면 암중에 이런 보물로 사람들을 고릉 안으로 들어오게 유인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로군." 

王孫冷冷道: “是不是如此,在下一時尚無法判定,各位看著辦吧。” 

왕손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러한지 아닌지 저는 아직 가려낼 수가 없소. 여러분들이 알아서 처리하시오." 

轉瞼對陸文飛道: “二弟,咱們走吧。” 

얼굴을 돌려 육문비에게 말했다. 

"이제(二弟), 우리 가세." 

陸文飛見大哥威懾群雄,心中甚裏佩服,聞聲跟了過來。二人並肩行了約有百余步,王孫方始開言道: “公孫雲娘回來了,她對你說了些什麽?” 

육문비는 대가가 군웅들을 윽박지르는 것을 보고 마음 속으로 매우 탄복하다가 그 말을 듣자 뒤따라 건너왔다. 두 사람이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약 백여 보를 갔을때 왕손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공손운랑이 돌아왔는데 그녀가 너에게 무슨 말을 했는가?" 

陸文飛答道: “她說雪山盲叟已被避秦莊軟禁了。” 

육문비가 대답했다. 

"그녀는 설산맹수가 피진장에 연금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王孫點頭道: “她父女處境確也可憐。不過愚兄尚無法確定他是不是……” 

왕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부녀는 처지가 확실히 가련하군. 그러나 우형은 아직 그를 확신할 수가 없네..." 

說至此處突然住口不再言語了。 

陸文飛一時之間尚未體會到他話中之意,復又問道: “是否查出避秦莊是何許人物?” 

말이 거기에 이르자 돌연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았다. 

육문비는 잠시동안 그의 말속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또 물었다. 

"피진장이 어떤 인물인지 조사해내야하지 않을까요?"

接著沈吟有頃道: “小弟懷疑這暗中主謀之人,也就是伏擊先父之人。” 

이어서 잠시 침음하다가 말했다. 

"소제는 이 암중의 주모자가 바로 선부를 매복 암습한 사람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王孫未置可否,突然腳步一停,道: “有人追來了。” 

왕손이 가타부타 말없다가 돌연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뒤쫓아 오는 사람이 있다." 

陸文飛舉目四望,果見一批人飛奔而來,他乃極易沖動之人,不禁怒道: “張南這批人,簡直不可理喻。” 

육문비는 눈을 들어 사방을 바라보았다. 과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는 듯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는 원래 극히 충동적인 사람이라 화가 나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장남, 이 자들은 그야말로 제멋대로이군요." 

王孫神色自若,徐徐地言道: “你且少安毋躁,且看他們作何舉動。” 

왕손은 태연자약은 신색으로 서서히 말했다. 

"자네는 조급히 굴지말고 그들이 어떤 짓을 하는지 보게." 

且說張南等人,目送王孫離去後。謝一飛突然開言道: “那姓王的少年所說之話,細想起來倒也有幾分道理。” 

장남 등으로 말하자면 왕손이 떠난 후 사일비가 돌연 입을 였었다. 

"그 왕가 소년의 말을 자세히 생각해보니 몇 푼 일리가 있소." 

張南對珠寶古玩,雖略識真偽,畢竟不是大行家。重新將白壁從囊中取出,細細觀看了一會,失聲道: “這支白璧有瑕。” 

장남은 주보와 골동품의 진위를 가리는데 약간의 견식이 있었지만 결국 전문가는 아니었다. 다시 백벽을 품 속에서 꺼내어 자세히 관찰하더니 놀라서 말했다. 

"이 백벽에는 결점이 있소." 

謝一飛接道: “不過那少年年紀輕輕,怎會知道這些?其中或者另有原因。” 

사일비가 이어서 말했다. 

"그러나 그 소년은 나이가 어린데 어떻게 이런 것들을 알겠소? 그 가운데에는 아마 따른 이유가 있소." 

張南想起適才受辱之事,頓覺怒忿填膺,重重哼了一聲道: “不管他說的有沒有理,這事兄弟跟他沒完。” 

장남이 조금 전 창피를 당한 일을 떠올리니 문득 분노가 가슴 가득 들어차는 것을 느끼며 거듭 흥, 하며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그의 말이 일리가 있든 없든 이 일은 형제는 그와 끝장을 보겠소." 

謝一飛猛一擡頭道: “那邊有人來了。” 

사일비가 고개를 번쩍 들며 말했다. 

"저쪽에 누가 오고 있소." 

張南順著他目光看去,只見白骨教主緩步行了過去,大列列地道: “古淩可有什麽動靜?” 

장남이 그를 따라 시선을 돌려보니 백골교주가 느릿한 걸음으로 걸어와서 말했다. 

"고릉에 무슨 동정이라도 있소?" 

謝一飛不便得罪他,隨口答道: “尚無新的進展。” 

사일비는 그에게 미움을 사기가 불편하여 입에서 나오는대로 대답했다. 

"아직 새로운 진전은 없소." 

姚寒笙陰森森地一笑道: “前日有人從古陵攜出了一批白璧明珠,聽說已為川西張門截下。剛才本教主又聽人傳報,說是有個姓王的小子,用強力威迫張兄,要鑒賞白璧明珠的真偽,可有此事?” 

요한생은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제 고릉에서 백벽과 명주를 가지고 나온 사람이 있었는데 천서 장문의 손에 잡혔다고 들었소. 조금 전 본 교주는 또 성이 왕가라는 어린 놈이 장형을 협박하여 백벽과 명주의 진위를 판별하려 했다고 전해들었는데 그런 일이 있었소?" 

張南就怕人提起這事,當下沒有好氣地道: “既已知道了,何用再問?” 

장남은 남이 이 일을 꺼내는 것이 두려워 즉시 기분이 나빠서 말했다. 

"이미 알고 있으면서 왜 또 물으시오?" 

姚寒笙寒著臉道: “老夫無意過問白璧明珠之事,只為那姓王少年來歷大是可疑,是以趕來看看。” 

요한생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노부는 백벽명주의 일을 물어볼 생각이 없소. 다만 그 성이 왕가라는 젊은이의 내력이 몹시 의심스럽소. 그래서 살펴보러 서둘러 왔소." 

張南冷笑道: “不勞尊駕操心,兄弟早晚要找回場來。” 

장남이 냉소하며 말했다. 

"귀하는 마음 쓰지 마시오. 형제는 조만간 되갚아 줄 것이오." 

姚寒笙桀桀怪笑道: “張兄錯會意了,老夫說的不是這件事。” 

요한생이 껄껄, 괴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장형은 오해하셨소. 노부가 말한 것은 그 일이 아니오." 

笑聲一斂,繼續言道: “諸位如若不健忘的話,總該記得當年晉王府內,經常住著不少武林人。宮幃禍起,雖然晉王為了自身清白,束手殉難,可是他不至于不分派一些後事。” 

웃음을 거두고 계속 말했다. 

"제위께서 만약 잊지 않았다면 당시 진왕부 안에는 적지 않은 무림인이 항시 머물고 있었음을 기억하실 것이오. 궁에 화가 닥쳤을 때 비록 진왕 자신은 결백했지만 저항없이 죽임을 당했소. 그러나 그는 미처 후사를 분담시키는데까지는 미치지 못했소." 

張南滿懷不悅地道: “你不嫌話題越扯越遠了?” 

장남이 불만이 가득한 채로 말했다. 

"당신 말은 갈수록 딴 길로 새는구려?" 

姚寒笙冷笑道: “本教生若不把話說遠些、說明白些,料你們也無法明白其事。” 

요항생이 냉소하며 말했다. 

"본 교주가 만약 엉뚱한 이야기를 가지고 명백히 말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그 일을 이해할 수 없을 듯 하오."

謝一飛徐徐地接道: “那晉王乃是極其精明之人,當時有心殉難,對後事必作了一番妥慎安排。而且他府中有俠義之人,什麽人可資托孤,什麽人可以看管寶物,必己事先計劃周詳。” 

사일비가 서서히 이어서 말했다. 

"그 진왕은 원래 극히 영리한 사람이니 당시에 난을 당해 순순히 죽을 마음을 먹었다면 후사에 대해 필시 적절한 안배를 했을 것이오. 게다가 그 부중에 협의인이 있어 죽기 전에 누군가에게 재물을 부탁하고 누군가가 보물을 관리하도록 사전에 세밀한 계획하였음이 분명하오." 

姚寒笙哈哈朗笑道: “你能想到這些事,足證高明,不過咱們應該再作進一步的推想。” 

요한생이 하하, 하며 낭랑하게 웃더니 말했다. 

"당신은 이런 일들을 생각해내다니 고명하다는 것을 증명하고도 남소. 그러나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 추측해야하오." 

謝一飛怔了一會,搖頭道: “請恕兄弟愚昧,一時之間實在推想不出。” 

사일비가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형제의 우매함을 용서하시오. 일시지간 추측해 낼 수가 없구려." 

姚寒笙傲然一笑,仰首長空,緩緩道: “晉王乃是本朝之人,死僅十余年。諸位當年已出師行道,難道就不知有些什麽人常在晉王府行走?” 

요한생은 거만하게 웃으며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느릿느릿 말했다. 

"진왕은 원래 현 조정의 사람이고 죽은지 겨우 십여 년이오. 제위들은 당시에 이미 사부를 떠나 행도하셨는데 설마 늘 진왕부에 머물던 누군가가 떠난 것을 알지 못하시오?" 

謝一飛恍然大悟,失聲道: “劍祖胡文超、鐵拳震三湘陸子俊、雪山盲叟公孫龍等,俱為晉王座上客。” 

사일비가 문득 크게 깨닫고 놀라서 말했다. 

"검조 호문초, 철장진삼상 육자준, 설산맹수 공손룡 등이 모두 진왕의 상객(上客:귀빈)이었소." 

姚寒笙冷冷道: “雪山盲叟無故來此深山開店,陸子俊隱跡太行山突然被人狙擊而死,以及胡文超率領門徒來到太行,俱不是尋常之事。你們若將事情前後串聯起來,便不難知道他們為何而來。” 

요한생이 냉랭하게 말했다. 

"설산맹수는 이유없이 이곳 깊은 산으로 와서 객점을 열었고 육자준은 태행산에 종적을 감추었다가 돌연 남의 기습을 받아 죽었으며 호문초는 제자를 거느리고 태행에 도착했소. 모두 심상치 않은 일이오. 당신들이 만약 일의 전후를 꿰어본다면 그들이 왜 왔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오." 

張南性情較為急躁,舉來便行道: “走,咱們找雪山盲叟去。” 

장남은 성격이 비교적 급하여 일어서서 걸어가며 말했다. 

"갑시다. 우리 설산맹수를 찾아갑시다." 

姚寒笙鄙夷一笑道: “晚啦,人家父女早已尋著有力的靠山了。” 

요한생이 비웃으며 말했다. 

"늦었소. 그 부녀는 벌써 유력한 후원자를 찾았소." 

張南哼了一聲道: “我倒不信有什麽人庇護得了他。” 

장남이 흥, 하더니 말했다. 

"나는 그를 비호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믿지 않소." 

姚寒笙冷冷道: “你別小看人家,這一派恐怕比黑龍幫還要難鬥。” 

요한생이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그들을 얕보지 마시오. 그 일파는 흑룡방보다 훨씬 상대하기 어려울 것이오." 

張南聽他提起黑龍幫,突然想起了鄭仲虎也在場,舉目一看,原來鄭仲虎早已走了,遂又問道: “教主所說究竟是哪一派?” 

장남은 그가 흑룡방을 언급하자 돌연 정중호가 이곳에 있음을 떠올리고 눈을 들어 보니 원래 정중호는 벌써 떠나고 없었다. 그래서 또 물었다. 

"교주께서 말씀하신 것은 도대체 어느 일파요?" 

姚寒笙此來原有目的,因他知人單勢孤,意欲借助兩派之力,是以才不惜盡泄胸中之秘。此刻見二人已然說動,遂又道: “雪山盲叟已然托庇在避秦莊了。” 

요한생이 이곳에 온 원래 목적은 사람이 적고 세력이 약함을 알았기에 두 문파의 힘을 빌리려 했던 것이다. 그래서 흉중의 비밀을 아낌없이 털어놓았는데 지금 두 사람이 이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동한 것을 보자 또 말했다. 

"설산맹수는 이미 피진장에서 비호를 받고 있소." 

張南從不曾聽過有這麽一個門派,不禁大笑道: “小小一座山莊,難道也能興波作浪?” 

장남은 여태껏 이런 문파를 들은 적이 없어 웃음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 

"하찮은 한 채의 산장이 설마 풍파를 일으킬 수 있겠소?" 

姚寒笙是吃過避秦莊苦頭的人,心中暗暗冷笑忖道:不讓他們吃點苦頭,是不會知道厲害的。 

요한생은 피진장에 쓴맛을 본 적이 있기에 속으로 냉소를 치며 곰곰히 생각했다. 

'그들에게 쓴맛을 보여주지 않으면 무서움을 알지 못할 것이다.' 

表面卻若無其事地道: “來者不善,善者不來,咱們也不能低估他們。”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말했다. 

"내자불선(來者不善), 선자불래(善者不來)라 하였소. 우리는 그들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오." 

謝一飛一旁插言道: “雪山盲叟之事往後再談吧,現放著一人在此,為何不去找他?” 

사일비가 옆에서 끼어들며 말했다. 

"설산맹수의 일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합시다. 지금 한 명을 이곳에서 놓아보냈는데 왜 가서 그를 찾지 않으시오?" 

姚寒笙大出意外地道: “謝兄說是誰?” 

요한생은 크게 의외라는 듯 말했다. 

"사형이 말씀하시는 게 누구요?" 

謝—飛道: “陸子俊之子陸文飛,另外還有一個姓王的少年,此人的來歷亦大是可疑。” 

사일비가 말했다. 

"육자준의 아들 육문비요. 그외 성이 왕가인 젊은이도 있는데 그자의 내력 역시 매우 의심스럽소." 

張南想起適才受辱之事,接道: “是啊,此人深明晉王府的底蘊,說不定就是晉王所托之人。” 

장남이 조금 전 창피를 당한 일을 떠올리며 이어서 말했다. 

"맞소. 그자는 진왕부의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었소. 아마도 진왕이 부탁을 한 사람일 게요." 

姚寒笙極為留心地問道: “此人有多大年紀?” 

요한생이 극히 주의하며 물었다. 

"그 사람은 나이가 많소?" 

張南答道: “喲莫廿上下。” 

장남이 대답했다. 

"스무살 가량이오." 

姚寒笙點頭道: “說不定是奉師命來的。事不宜遲,咱們先把這兩個雛兒弄住,苦刑逼供之下,不怕他不說出實情。” 

요한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마도 사부의 명을 받아서 왔을 것이오. 일이 지체되어선 안되니 우리가 먼저 이 두 나이 어린 놈들을 잡아서 형벌을 가해 자백을 강요시키면 실정을 말하지 않고는 못 베길 것이오." 

此人早就有心算計陸文飛,只因風聞劍祖胡文超業已來到,自知惹不起,是以一心要把川西張門、金陵謝家拉上。 

이자는 일찌기 육문비를 계획에 두고 있었다. 다만 검조 호문초가 이미 도착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그를 건드리지 말아야 함을 알았다. 그래서 한사코 천서 장문, 금릉 사가를 데려가려고 하였다. 

張南與謝一飛雖都是老江湖了,重利當前,頓忘利害,同聲道: “教主這言極是,咱們這就追上去。” 

장남과 사일비는 비록 모두 노강호인이었지만 눈 앞의 이익을 중시하여 이해관계를 잠시 망각하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교주의 그 말씀이 매우 옳소. 당장 쫓아갑시다." 

姚寒笙森森一笑,當先躍起。 

요한생은 음산한 미소를 짓더니 앞장서서 뛰어올랐다. 

張南匆匆對張玉鳳吩咐道: “玉鳳你守在這兒,若有緊急事,可用信號通告那邊謝家。” 

장남이 총총이 장옥봉에게 분부했다. 

"옥봉, 너는 이곳을 지키고 있거라. 만약 긴급한 일이 생기면 신호를 써서 주변의 사가(謝家)에게 알리도록 해라." 

張玉鳳山中雖是不願,可不敢說什麽。 

장옥봉은 마음 속으로는 싫었지만 감히 무슨 말을 하지 못했다. 

姚寒笙領著張謝二人,急追了一程,早見陸文飛與王孫並肩在前緩緩行走。 

요한생은 장,사 두 사람을 데리고 급히 추격해갔다. 벌써 육문비와 왕손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앞에서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冷冷哼了一聲道: “等會務必留下活口,兄弟自有道理。” 

냉랭하게 흥, 하며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반드시 생포해야 하오. 형제가 나름의 방법이 있소." 

張南為雪剛才受制之辱,當先疾行,厲聲喝道: “站住,老夫有話問你。” 

장남이 조금 전에 제압당한 수모를 되갚기 위해 앞장서서 달려가며 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멈춰라. 노부가 너에게 물을 말이 있다." 

王孫緩緩轉過身來,徐徐道: “幾位來勢洶洶,意欲何為?” 

왕손이 천천히 몸을 돌려더니 서서히 말했다. 

"여러분들이 기세등등하게 오셨는데 무엇을 하려는 것이오?" 

張南知對方不是易與之輩,暗中凝足真氣,沈聲道: “尊駕若不把來歷交代明白,休想離開此山。” 

장남은 상대가 손쉬운 후배가 아님을 알고 몰래 진기를 끌어모으고 침성으로 말했다. 

"귀하가 만약 내력을 명백하게 털어놓지 않는다면 산을 떠날 생각을 말아야 한다." 

王孫微微一笑道: “真的嗎?” 

왕손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정말이시오?" 

張南怒道: “難道老夫有空余時間與你們打哈哈不成?” 

장남이 노하여 말했다. 

"설마 노부가 시간이 남아 너희들과 농지거리를 하겠느냐?" 

王孫搖頭道: “就憑你們這幾塊料,只怕難以辦得到。” 

왕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들의 몇 명으로는 어려울 것 같소이다." 

張南面籠殺機,一步一步逼近道: “不信你就試試。” 

장남이 얼굴에 살기를 드러내며 한 걸음 한 걸음 접근하며 말했다. 

"못 믿겠다면 너는 한번 시험해보아라." 

當他行至距王孫約一大二三左右時,突然將腳步停下。他乃久經戰陣之人。數十年來,凶狠惡鬥不知有多少,不知怎地突然膽怯起來。 只覺對方雖是若無其事的立著,卻隱隱具有一種懾人的氣勢,自己雖已凝足功力,卻不知如何發招才好。 

그는 왕손에게서 약 일 장 이삼 척 거리에 이르렀을 때 돌연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원래 오랫동안 싸움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다. 수십 년 이래 흉험한 악투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르는데 왜 갑자기 겁이 나는지 알지 못했다. 상대가 비록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서있지만 일종의 은은하게 사람을 두렵하게 하는 기세가 느껴져서 자기가 비록 공력을 끌어모으고 있었지만 어떻게 발초해야 좋을지를 알지 못했다. 

謝一飛與張南原系並肩而行。此人生性較滑,由適才王孫制住張南那招式,已知王孫難以相與。見張南已然搶先答話。立到轉向了陸文飛。 

사일비는 원래 장남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왔다. 그 사람은 성격이 비교적 교활하여 조금 전 왕손이 장남을 제압한 그 초식으로부터 왕손이 상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장남이 이미 앞다투어 대답하는 것을 보자 즉시 몸을 돌려 육문비를 향했다. 

心想:反正謝家與胡文超的梁子已經結定,就算弄出事來,掌門老大也不致責怪,是以劈頭一句便道: “姓陸的,你打傷了人就想一定了之?” 

속으로 생각했다. 

'어차피 사가와 호문초의 원수는 맺어졌다. 설령 사고가 생기더라도 장문(掌門) 노대(老大)도 책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대뜸 한 마디를 했다. 

"육가야, 네가 사람을 때려 상하게 한 것은 틀림없으렸다?" 

陸大飛已知一場爭鬥難免,當下俊眉一揚道: “令侄仗勢欺人,在下迫不得已才動手,此事你已眼見,如何能怪在下?” 

육문비는 한바탕 싸움을 면하기 어려움을 알고 즉시 준미를 치켜올리며 말했다. 

"영질(令侄)이 세력을 믿고 남을 괴롭히길래 제가 어쩔 수 없이 손을 썼소. 그 일은 당신이 이미 보았는데 어떻게 저를 탓하실 수 있소?" 

謝一飛冷冷道: “他是本門掌門老大的愛子,你有理可向他說去。” 

사일비가 냉랭하게 말했다. 

"그는 본문 장문 노대의 사랑하는 아들이다. 네가 이유가 있다면 그에게 가서 말하거라." 

這話說得極是明顯,他要把陸文飛擒獲交給掌門老大。 

이 말은 극히 명확했다. 그는 육문비를 잡아서 장문 노대에게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陸文飛少年氣盛,不由怒道: “是非自有公論,在下哪有許多閒工夫?” 

육문비는 나이가 어리고 혈기 왕성했다. 저절로 노하여 말했다. 

"옳고 그름은 자연히 가려질 것이오. 제가 어디 그리 한가한 시간이 있겠소?" 

謝一飛猙獰地一笑道: “這可由不得你不去。” 

사일비가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는 갈 수 밖에 없다." 

他掌上凝功,大步逼了過來。 

그는 장에 공력을 모으고 큰 걸음으로 다가왔다. 

陸文飛怒忿填膺,大喝道: “你們講理不講理了?” 

육문비가 분노에 차서 크게 소리쳤다. 

"당신들은 도리를 모르는군요?" 

說著,他揚手一掌劈出,一股暗勁直推了過去。 

말을 하고는 손을 들어 일장을 쪼개어냈다. 한 줄기 암경이 그대로 밀려나갔다. 

謝一飛哪把他看在眼裏,翻拿往外一封道: “你是找死。” 

사일비는 그를 안중에 두지도 않고 장을 뒤집어 밖으로 봉쇄하며 말했다. 

"너는 죽고싶은게로구나." 

掌勁發出,驀覺對方掌力隱隱具有一股強韌的彈力,心頭震懍之下,勁力聚加二分。兩股暗勁一觸之下,雙方同感心頭一震,陸文飛身不由主地退了一步。 

장경이 발출되자 문득 상대의 장력이 은은히 한 줄기 강하고 질긴 탄력을 가지고 있음을 느꼈다. 가슴이 떨려 경력을 모아 두 푼 더했다. 두 줄기 암경이 부딪히자 쌍방은 모두 가슴이 진탕됨을 느꼈다. 육문비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한 걸음 물러났다. 

謝一飛身形連搖了兩搖,心中大感驚異。只覺這少年只幾天不見武功似乎增進了許多。當下不容對方喘息,手拿一揚,又以八成真力推出一掌。 陸文飛匆促中與謝一飛硬碰硬地對了一掌,雖為那強勁之力,震得退後一步,卻無絲毫損傷。這種意外的結果,倒把他怔住了。 

사일비는 신형이 연달아 두 번 흔들리자 마음 속으로 크게 놀랐다. 이 소년의 무공이 며칠 못 본 사이에 크게 증진된 듯 느껴졌다. 즉시 상대방이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손바닥을 들어 또 팔성의 진력으로 일장을 밀어냈다. 육문비는 다급한 가운데 사일비와 일장을 맞교환하였다. 비록 그 강경한 힘에 뒤로 한 걸음 비틀거리며 물러났지만 조금도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이런 의외의 결과에 그는 멍하니 서있었다. 

就他這一怔的剎那,謝一飛的掌勁,已挾著虎虎風聲,直湧了過來,不容他再加思索,本能地雙掌一翻,一招迎劈而出。 澎的一聲,兩股暗勁再度接實,地面卷起數股黃沙,陸文飛身形連晃了兩晃,隨即屹立不動。 謝一飛只覺心頭猛震,強自提功,將自己身形穩住。 這兩招硬碰之下,表面看來,陸文飛似乎稍遜一等,實際謝一飛毫未占便宜。他乃成名多年人物,心中懍然之下,竟不敢再冒昧出手。 

그가 이렇게 멍하니 있는 그 찰나에 사일비의 장경은 이미 세찬 바람소리를 동반하고 그대로 밀려왔다. 그는 더 생각할 겨를 없이 본능적으로 쌍장을 뒤집어 일초를 정면으로 쪼개어나갔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줄기 암경이 다시 맞부딪히자 지면의 황사가 몇 가닥 말려 올라가며 육문비의 신형이 연달아 두어번 흔들리더니 이내 꾿꾿하게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사일비는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억지로 공력을 끌어올려 신형을 가다듬었다. 이 이초의 맞교환은 표면적으로 볼 때 육문비가 한 단계 떨어지는 듯 했지만 실제로는 사일비가 조금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그는 다년간 명성을 떨친 인물이었지만 가슴이 떨려 감히 다시는 경솔하게 출수하지 못했다. 

白骨教姚寒笙冷眼旁觀,見張南與王孫象鬥公雞似地立著。王孫總是一副好整以暇,悠閒灑脫之態,而張南的額上,已然滾出汗珠。 一看便知,在氣勢上,張南已然輸了一籌。 

백골교 요한생은 냉정한 시선으로 장남과 왕손이 수탉처럼 싸우는 것을 지켜보았다. 왕손은 여유있고 한가로운 모습이었지만 장남의 이마에는 이미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기세 상에서 장남은 이미 한 수 패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再說謝一飛這邊,陸文飛居然與他便排兩掌而不敗,心中不禁連連冷笑,忖道: “原來張門與謝家,只是徒負虛名,我倒將他們高擡了。” 

사일비쪽에서는 육문비가 의외로 그와 두 장을 밀어내어 패하지 않자 마음 속으로 연신 냉소를 금치 못하며 곰곰히 생각했다. 

'원래 장문과 사가는 허명(虛名)을 얻고 있었는데 내가 오히려 그들을 치켜올렸구나.' 

此人天生歹毒,心知陸文飛連拼兩掌之後,必已真元大損,是以一聲不哼,倏地一擡腿,掣電般地朝陸文飛直趨了過來。 

이 사람은 천성이 악랄하여 육문비가 연달아 필사적으로 양장(兩掌)을 출수한 후 틀림없이 진원이 크게 소모되었음을 알았다. 그래서 흥, 하며 코웃음을 한번 치더니 갑자기 번개처럼 육문비를 향하여 다가갔다. 

陸文飛連拼兩掌,真元大損,正自暗中調息之際,驀見一條人影.挾著一陣寒風,飛射而至。一驚之下,奮起神威,大喝一聲,一式“攔門拒虎”,雙掌以十分真刀擊出,一股剛陽掌勁,直撞了過去。 

육문비는 연이어 양장을 격출하여 진원이 크게 소모되었다. 몰래 조식을 하고 있을때 갑자기 한 줄기 인영이 일진의 한풍을 동반하고 나는 듯 쏘아져 오는 것을 보았다. 소스라치게 놀라서 신위를 떨쳐내며 대갈일성하더니 난문거호(攔門拒虎) 일식으로 쌍장을 십분 진력을 다해 쳐내었다. 한 줄기 강양(剛陽)한 장경이 그대로 부딪혀갔다. 

姚寒笙原圖出其不意出手將對方擒往,詎料五指堪堪叉開,一陣剛陽拿勁已迎面推來,不由大吃一驚。疾速化抓為拍,借著那股誰來的掌勁一轉,身形忽地撤了回去。 端地進退如風,捷逾鬼魅。 

요한생의 원래 의도는 불의에 출수하여 상대를 사로잡는 것이었다. 어찌 생각이나 했으랴? 다섯 손가락을 쫙 펼치는데 일진의 강양한 장경이 이미 맞은 편에서 밀려와 저절로 깜짝 놀랐다. 재빨리 움켜쥐려던 것을 후려치는 것으로 바꾸며 그 밀려오는 장경의 힘을 빌어 한바퀴 돌며 신형을 홀연히 물려서 돌아갔다.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이 바람과 같고 빠르기가 귀신 같았다. 

謝一飛只當姚寒笙出手相助,一掀衣將鐵扇撤出,往前一遞,直襲陸文飛主肋。 

사일비는 요한생이 출수하여 돕자 옷을 들추어 철골선을 꺼내더니 앞으로 달려오며 그대로 육문비의 옆구리를 급습했다. 

陸文飛拍出三掌之後,居然將兩個敵手擋住,信心不禁大揚。眼看扇影點點,從斜裏襲來,腳下一滑,旁挪五尺,長到借勢出鞘,一式“梅開五福”,灑出劍花朵朵,將門戶封住。謝一飛一擊不中,隨即收式住後一撤。 

육문비는 삼장을 쳐낸 후 뜻밖에 두 명의 적수가 가로막히자 자신감이 저도 모르게 크게 일었다. 선영(扇影)이 비스듬히 습격해오는 것을 보고는 발밑을 미끄러뜨려 옆으로 오 척을 옮겨갔다. 그 기세를 빌어 장검을 뽑아 매개오복 일식으로 검화를 송이송이 뿌려내어 문호를 봉했다. 사일비는 일격이 적중하지 않자 초식을 거두어들이고 뒤로 물러났다. 

這一式“梅開五福”,在陸文飛自己還不覺怎樣,謝一飛與姚寒笙看在眼裏卻是大出意外,亦覺這一招的威勢與前幾天大不相同,暗中齊感驚訝忖道:這小子竟然留了一手。 

이 일식 매개오복은 육문비 자신은 아직 느끼지 못하지만 사일비와 요한생의 눈으로 볼 때는 크게 의외였다. 또한 이 일초의 위력은 며칠 전과 크게 달라서 암중으로 일제히 의아스럽게 느끼며 생각했다. 

'이놈이 뜻밖에 한 수를 남겨두었구나.' 

就在謝一飛姚寒笙驚訝發怔之際,林中俏然行出一位身披鶴氅,背長劍的長髯老者來,哈哈洪笑道: “不看金面著佛面,兩位何故只管欺淩一個後生晚輩?” 

사일비와 요한생이 놀라서 멍하니 있을 때 숲 속에서 학창의를 몸에 걸치고 등에 검을 맨 긴 수염의 노인이 조용히 걸어나와 하하, 하며 큰 소리로 웃더니 말했다. 

"두 분은 왜 나이 어린 후배를 못살게 굴려고만 하시오?" 

姚寒笙擡首一看,面色立變。 

요한생이 고개를 들어 보더니 안색이 급변했다. 

謝一飛只覺來人甚是面熟,不由揚聲問道: “尊駕何人?” 

사일비는 온 사람이 몹시 낯이 익다고 느껴 저절로 큰 소리로 물었다. 

"귀하는 누구시오?" 

老者手捋長髯,徐徐道: “老朽胡文超,小徒有何不是之處,還望看在老朽薄面之上,擔待一二。” 

노인은 손으로 수염을 쓸어내리며 서서히 말했다. 

"늙은이는 호문초요. 어린 제자가 잘못한 것이 있어도 늙은이의 체면을 봐서 널리 양해해주시오." 

謝一飛不由大吃一驚,萬想不到來人竟是一代怪傑刻祖胡文超。 

사일비는 온 사람이 일대괴걸 검조 호문초일 줄은 생각지도 못하여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陸文飛一見來者果是師父,不由大感意外,失聲叫道: “師父,您老人家……” 

육문비가 온 사람이 과연 사부임을 보고  저절로 크게 의외라고 느꼈다. 놀라서 소리쳤다. 

"사부님, 당신은..." 

老者含笑點了點頭,後又轉向那邊青筋暴突,滿面汗流的張南高聲道: “張大俠有話好說,何苦吹胡瞪眼?” 

노인은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고개를 돌려 그 푸른 핏줄이 불거지고 얼굴에 온통 땀을 흘리고 있는 장남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장대협은 할 말이 있으면 좋게 말하지 눈을 부라리고 계실 필요가 어디있소?"

張南與王孫對搏,已然陷在欲攻不得,欲退不能之境,如繼續耗下去,勢必活活累死,巴不得有這一聲喊,當下如釋重負地長籲一口氣.收勢退了下來。 

장남과 왕손의 싸움은 이미 공격할래도 할 수 없고 물러날래도 물러날 수 없는 지경에 빠져 있었다. 만약 계속 시간을 끌다가는 필연코 산 채로 지쳐죽을 것이다. 간절히 원하던 이 한 소리 외침에 즉시 무거운 짐을 벗은 듯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공세를 거두고 물러났다. 

此際雙方勝負已分,謝一飛正待說出陸文飛劍傷謝寶樹之事,借機下台,姚寒笙已然森森一陣冷笑道: “姓胡的,你不用得意,你來太行山為的是什麽.瞞不了明眼之人。咱們走著瞧。” 

그때 쌍방의 승부는 이미 갈려졌다. 사일비는 육문비가 사보수에게 검상을 입힌 일을 꺼내어 그 기회를 이용하여 발을 빼려고 했는데 요한생이 벌써 음산하게 일진의 냉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호가야, 너는 득의하지 말아라. 네가 태행산에 무엇을 위해 왔는지 혜안을 가진 사람을 속이지 못한다. 우리는 가보겠다." 

他身形一躍,疾奔而去,轉眼消失不見。 謝一飛與張南望了一眼,雙雙躍起,也一聲不響地走了。 長髯老者揚聲一陣大笑,忽地騰身而起,空中雙臂一張,捷逾飛鳥,直射入林,倏忽不見。 

그는 신형을 솟구치더니 질풍같이 달려갔는데 눈 한번 굴릴 사이에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사일비와 장남이 보더니 쌍쌍이 솟구쳐 역시 소리없이 가버렸다. 긴 수염의 노인은 크게 소리내어 한바탕 웃고나서 갑자기 신형을 뽑아 올리더니 공중에서 두 팔을 펼쳐 나는 새보다도 더 빠르게 그대로 숲 속으로 쏘아져가서 순식간에 보이지 않았다. 

陸文飛剛喊聲: “師父。” 

육문비가 소리쳤다. 

"사부님." 

而老者已然隱沒不見,不禁悵然若失。 

그러나 노인이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자 무엇을 잃어버린 듯 실망을 금치 못했다. 

王孫微微一笑道: “賢弟不用難過,令師既來,早晚可以見著。” 

왕손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현제는 괴로워하지 말게. 영사께서 이미 오셨으니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걸세." 

陸文飛放輕聲音道: “大哥哪裏得知,師父他老人家不可能來的……” 

육문비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님이 어디 알겠습니까. 사부 어르신은 오실 수 없는..." 

王孫急忙搖手道: “不用多說了,這事愚見已知道了。” 

왕손이 급히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 일은 우형이 이미 알고 있으니 더 말할 필요없네." 

話又一轉又道: “今天咱們算是與他們抓破了瞼了,以後賢弟務必時時小心。” 

화제를 바꾸어 또 말했다. 

"오늘 우리는  그들과 정면충돌한 셈이니 이후에 현제는 늘 조심해야 하네." 

陸文飛剛才與謝一飛硬拚兩掌而不敗,心中甚感奇異,遂接道: “那姓謝的武功好像退步了,莫非他有意藏拙,沒把工夫全部抖露出來?” 

육문비는 조금 전 사일비와 양장(兩掌)을 맞부딪히고 패하지 않아 심중으로 매우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어서 말했다. 

"그 사가의 무공은 퇴보한 듯 하군요. 설마 그는 전부 드러낼 틈이 없어 숨겨 둘 생각이 있었을까요?" 

王孫微微地笑道: “他倒沒有藏拙,而賢弟你已大有進境。” 

왕손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감추지 않았네. 그러나 현제 자네는 크게 진보하였지." 

陸文飛搖頭道: “大哥不要取笑了,小弟近日來心情不好,練功的時間比以前少得多人,哪會有進境呢?” 

육문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형님은 놀리지 마십시오. 소제는 요며칠간 기분이 좋지않아 연공 시간도 이전에 비해 많지 않았던 놈입니다. 무슨 진보가 있겠습니까?" 

王孫面容一整道: “愚兄可以看出來,你對那篇行功口訣,定必下了一番功夫。” 

왕손이 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우형은 알아차릴 수 있네. 자네가 그 한 편의 행공구결(行功口訣)에 대해 한 차례 공을 들였음이 분명하군." 

陸文飛恍然大悟,但仍半信半疑地道: “那篇口訣是秘傳心法,畢竟練的時日太短,小弟不信會有如此顯著的功效。” 

육문비는 문득 크게 깨달았다. 하지만 여전히 반신반의하여 말했다. 

"그 구결이 비전심법(秘傳心法)일지라도 결국 연마한 시간이 너무 짧았습니다. 소제는 이같은 현저한 효능이 있으리라고는 믿지 못하겠습니다." 

王孫朗聲一笑道: “若無奇效,豈能算得是無上心法?” 

왕손이 낭랑한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기이한 효과가 없다면 어찌 무상심법이라고 하겠는가?" 

陸文飛心中仍是疑信參半,始終無法想通其中之奧秘。 

육문비는 심중으로 여전히 반신반의하여 시종 그 속의 비밀을 이해할 수 없었다. 

王孫知他心懷疑雲,遂又道: “這篇口訣行功乃是武功速成的唯一捷徑。勤練三五年,即可沖破玄關臻于大成。” 

왕손은 그가 마음 속에 구름 처럼 의심을 품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또 말했다. 

"그 행공구결은 원래 무공을 속성시키는 유일한 첩경이라네. 부지런히 삼오 년을 연마하면 현관을 뚫을 수 있고 대성에 이르게 될 걸세." 

陸文飛自幼隨劍祖胡文超習武。對學武一道,已窺門徑,聽言不由笑道: “此乃大反常規之事,縱然速成,亦屬旁門左道,小弟若早知原委,也不會學了。” 

육문비는 어려서부터 검조 호문초에게 무예를 배웠다. 무공을 배우는 방법에 대해 이미 알고 있어 그 말을 듣자 절로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상규(常規)에 크게 반하는 일이며 설령 속성한다해도 역시 방문좌도(旁門左道)에 속합니다. 소제가 만약 일찌기 자초지종을 알았더라면 배우지 않았을 것입니다." 

他乃至情至性之人,對義兄雖極尊敬,心中不以為然之事,仍然沖口道出。 

그는 원래 지극히 감정적이고 지극히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의형을 비록 극히 존경하지만 마음 속으로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 일은 여전히 입밖으로 내뱉았다.

王孫點點頭道: “賢弟不愧名門高徒,見識果然高人一等。實不相瞞,這種別走蹊徑的武功,有利有弊,自以不學為宜。只是眼下情勢緊迫,只有暫救眼前之急了。” 

왕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현제는 부끄럽지 않는 명문의 제자이니 견식이 과연 고인과 같군.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종류의 지름길을 가는 무공은 장단점이 있으니 당연히 배우지 않는 것이 좋지. 다만 목하 정세가 긴박하여 잠시 눈 앞의 급한 것을 막아야만 했네." 

陸文飛自覺人單勢孤,肩負此重任,若無過人武功,不僅大仇無法雪報,且有性命之憂,當于慨然一歎道: “大哥之言極是有理,為報答他,我也不顧那許多了。” 

육문비는 사람이 적고 세력이 모자라는데 어깨에 중임을 짊어지고 있으니 만약 월등한 무공이 없다면 원수를 갚지 못할 뿐 아니라 게다가 목숨을 잃을 우려가 있음을 깨닫고 감개하여 탄식하더니 말했다. 

"형님의 말씀이 극히 일리가 있습니다. 그것에 보답하기 위해 저도 이것저것 더 돌아보지 않겠습니다." 

王孫見他滿面堅毅之容,心中大為感動,接道: “目下情勢逼人,咱們還須早作准備,且先回店去吧。” 

왕손은 그의 의연한 표정을 보더니 마음 속으로 크게 감동하여 말했다. 

"목하 정세가 사람을 몰아붙이니 우리는 반드시 미리 준비를 해야하네. 우선 객점으로 돌아가세." 

二人回到“不醉居”,王孫立即吩咐梅香道: “你去把公孫姑娘請來。” 

두 사람이 불취거에 돌아오자 왕손은 즉시 매향에게 분부하여 말했다. 

"너는 가서 공손낭자를 청해 오너라." 

梅香應答了一聲,舉步便在門外走。 

매향이 대답하고 문 밖으로 걸어갔다. 

王孫又道: “慢著,她一個姑娘家,陌生男子相請,那是定不會來的。你可以說二爺在此,請她有急要之事相商。” 

왕손이 또 말했다. 

"기다려라. 그녀는 한 명의 낭자이니 생소한 남자가 청하면 분명히 오지 않을 것이다. 둘째 나으리가 이곳에 있으며 급한 일을 상의하자고 청해도 된다." 

梅香去後,陸文飛甚感不解道: “大哥請她來此何事?” 

매향이 간 후 육문비는 이해가 안된다는 듯 말했다. 

"형님은 무슨 일로 그녀를 청하여 부르십니까?"

王孫微微一笑道: “她乃敵方布下的香餌。我若不把事情澄清,你早晚得上當。” 

왕손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원래 적측이 배치한 미끼라네. 내가 만약 사정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면 자네는 조만간 속고 말 걸세." 

此言大傷陸文飛的自尊心,冷笑道: “那倒未必見得。雪山盲叟心懷叵测,那司馬總管,小弟亦認為是有所為而來。” 

그 말은 육문비의 자존심을 크게 건드렸기에 냉소하며 말했다. 

"그것은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설산맹수는 꿍꿍이속이 있고 그 사마총관 역시 해야 할 일이 있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王孫抱拳一拱道: “請恕愚兄失言,凡事當局者迷,旁觀者清。賢弟雖對她父女具有戒心,那也只是猜測而已,並未想到她父女亦是情非得已。” 

왕손이 포권하며 말했다. 

"우형이 실언했음을 용서하게. 어떤 일이든 당사자는 몰라도 구경꾼은 더 잘 아는 법이라네. 현제가 비록 그녀 부녀에 대해 경계심이 있어도 그것은 단지 추측일 뿐이지. 그 부녀 역시 부득이한 사정이 있으리라고는 결코 생각해본 적이 없을 걸세." 

不多一會,公孫雲娘緩步行了進來。 

오래지 않아 공손운랑이 느릿한 걸음으로 들어왔다. 

王孫急起身迎道: “還幸姑娘果在店內,請坐,請坐。” 

왕손이 급히 일어나 맞이하며 말했다. 

"다행히 낭자께서 객점 안에 계셨군요. 어서 앉으시오." 

公孫雲娘冷漠看了他一眼,面對陸文飛問道: “陸大哥呼喚小妹何事?” 

공손운랑이 냉막하게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육문비에게 고개를 돌려 물었다. 

"육대가는 무슨 일로 소매를 부르셨나요?" 

陸文衛忙為引見道: “此位是王大哥,乃是在下知己之交,意欲向姑娘請教幾件事。” 

육문비는 급히 소개하여 말했다. 

"이분은 왕대가로 원래 제가 지기로 사귀는 분이시오. 낭자에게 몇 가지 일을 가르침 받고자 하시오." 

公孫雲娘冷冷道: “山野村女懂得些什麽,你以後少替我添麻煩。” 

공손운랑이 냉랭하게 말했다. 

"산야의 촌녀가 아는 게 뭐가 있겠어요. 당신은 이 다음에는 나를 좀 덜 귀찮게 하세요." 

陸文飛怔了征道: “姑娘何出此言?” 

육문비가 멍해져서 말했다. 

"낭자는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오?" 

王孫先吩咐二嬸在外巡風,然後轉過臉對雲娘道: “如非情勢急迫,在下亦不敢,今天是避秦莊的上賓,說不定明天便已成階下囚,此中利害姑娘想已思及。” 

왕손은 우선 두 여비에게 밖을 감시하라고 분부하고 그런 다음 운랑에게 얼굴을 돌려서 말했다. 

"정세가 급박하지 않았다면 저는 감히 성가시게 하지 못하지요. 오늘은 피진장의 귀빈이지만 아마도 내일이면 갇힌 포로가 될 것이니 그 속의 이득과 손해는 낭자가 이미 생각하셨을 것이오." 

雲娘大吃一驚,表面卻不動色,冷漠地道: “我父女之事,不勞尊駕操心。” 

운랑은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냉막하게 말했다. 

"우리 부녀의 일은 귀하께서 마음쓰시지 마세요." 

陸文飛聽後大為不說,冷笑道: “原來姑娘對在下之言俱屬虛妄。” 

육문비가 듣고나더니 크게 불쾌해져 냉소하며 말했다. 

"원래 낭자가 저한테 한 말은 모두가 날조된 것이었구려." 

陸文飛突然想起了那素在女子,遂又問道: “那紫衣女子是誰,可是令尊著她來的?” 

육문비가 돌연 그 자의여자를 떠올렸다. 그래서 또 물었다. 

"그 자의여자는 누구요? 아마도 영존이 보내서 온 것이겠지요?" 

雲娘似是極不願提起她,搖了搖頭道: “她不是好說話的人,你還是少惹為妙。” 

운랑은 그녀를 언급하기를 몹시 원치않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녀는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니 당신은 꺼내지 마세요." 

這種不著邊際之言,完全答非所問。 

이런 겉도는 말은 완전히 동문서답이었다. 

陸文飛自不能滿足,遂只問道: “她究竟是誰?在下與她素不相識,何故時在下撒謊?” 

육문비는 만족할 수 없어 물었다. 

"그녀는 도대체 누구요? 저와 그녀는 전혀 모르는 사이인데 왜 저한테 거짓말을 하겠소?" 

雲娘冷笑道: “你是聰明人,應該想得到,她的意思是要你去避秦莊自投羅網。” 

운랑이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은 총명한 사람이니 응당 생각해낼 수 있을 거예요. 그녀의 뜻은 당신이 피진장으로 가서 그물에 스스로 뛰어들게 하려는 것이예요." 

陸文飛朗聲笑道: “避泰莊不是龍潭虎穴,就算去了她又能將我怎樣?” 

육문비가 낭랑한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피진장은 용담호혈이 아닌데 설령 간다한들 그녀가 또 나를 어떻게 할 수 있겠소?" 

王孫一旁搖手道: “兩位且休提那無關緊要之事,咱們還是商量事情要緊。” 

왕손이 옆에서 손을 흔들며 말했다. 

"두 분은 긴요한 일과 무관한 이야기는 꺼내지 마시오. 우리가 상의할 일은 아주 중요하오." 

此時兩婢已掌上燈來,並在王孫耳畔說了幾句話。 

이때 두 비녀가 손에 등을 들고 와서 왕손의 귀에다 대고 몇 마디 말을 했다. 

王孫臉上倏現怒容,但瞬即恢復正常,望著雲娘道: “按說在下所知今尊曾是晉王門下客,對晉王之事,想必清楚。” 

왕손의 얼굴에 갑자기 노한 표정이 나타났지만 순식간에 정상으로 회복되더니 운랑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들은 바에 따르면 영존께서는 일찌기 진왕의 문하의 손님이었소. 진왕의 일에 대해 필시 잘 알 것이라 생각하오." 

雲娘搖頭道: “這事要問我爹才知,小女子恕無法回答。” 

운랑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일은 나의 아버님께 물어보아야 알 수 있어요. 소녀가 대답할 수 없음을 용서하세요."

王孫點頭道: “倒也實情。不過在下覺得一個人心計太工了,反倒會誤事。就拿令尊來說吧,他來太行山開設這間客棧,自己有所圖而來.只是太心急了些。他不該用一張假圖來哄騙同道。如此一來,不僅于事無補,反倒招來了一身煩惱。” 

왕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도 사실 그렇소. 그러나 제가 심계가 뛰어난 사람은 오히려 일을 그르치게 된다고 느끼게 되었소. 영존으로 말하자면 태행산에 와서 이곳에 객잔을 개설한 것은 자신이 도모하는 바가 있기에 오셨지만 너무 마음이 급했소. 그는 한 장의 가짜 지도로 동도들을 속이지 말았어야 했소. 그 바람에 일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었을 뿐만 아니라 반대로 일신에 번뇌를 초래하게 되었소." 

雲娘倏然色變道: “你說什麽?” 

운랑이 갑자기 안색이 변하여 말했다. 

"무슨 말씀이시죠?" 

王孫朗聲一笑道: “難道你不覺得賢父女的處境已十分危殆?” 

왕손이 낭랑한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설마 당신은 현부녀의 처지가 십분 위태로움을 깨닫지 못하시오?" 

雲娘寒著臉道: “這是我家的事,不勞你替我們操心。” 

운랑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이것은 우리 집안 일이니 당신이 우리들을 위해 마음쓰시도록 하지 않겠어요." 

王孫並不著惱,徐徐又道: “令尊久處太行,對這裏的情勢十分熟悉。他對現有一股潛伏勢力在山中滋長,又察知鐵拿震三湘隱跡此山,對他所圖謀之事,均大不利。是以才設下這項李謀,意欲想借此機會除去障礙。” 

왕손은 결코 화내지 않고 서서히 또 말했다. 

"영존께서 태행에 오래 기거하셨으니 이곳의 정세에 대해 십분 잘 파악하고 계실 것이오. 지금 한 줄기 잠복한 세력이 산 속에서 자라고 있는 것, 또 철장진삼상이 이 산에 은거하는 것 모두가 그분이 도모하는 일에 똑같이 크게 불리했지요. 그래서 그분은 이런 계획을 꾸몄고 그 기회를 빌어 장애물을 제거할 작정이셨소." 

此時雲娘的面色變得十分難看,霍地立起身想道: “你究竟是什麽人?我爹與你何仇,你要用這種言語誣汙我父女?” 

이때 운랑은 매우 난처하게 되어 안색이 변했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죠? 나의 아버님과 당신이 무슨 원수를 졌길래 이런 말로 우리 부녀를 무고하고 욕되게 하는 거죠?" 

王孫用手一攔道: “你且稍安毋躁,聽我把話說完。” 

왕손이 손으로 가로 막으며 말했다. 

"당신은 좀 진정하시고 서둘지 마시오. 내 말을 끝까지 들어보시오." 

話音一頓又道: “智者千虛,必有一失。令尊不曾想到自己在這裏開這間店,已足啟人疑竇,是以事情一發生,大夥兒都已懷疑上了你爹。如今更弄得有家歸不得,這恐怕是令尊始料所不及的吧。” 

말을 잠깐 멈추었다 또 말했다. 

"지자천려(智者千虛) 필유일실(必有一失)이라 했소. 영존께서는 일찌기 이 객점을 여는 것이 사람들의 의심을 불러일으키고도 남으리라고 생각지 못했소. 그래서 일이 발생하자 다들 당신 아버님께 의심을 품었소. 지금 다시 집에 돌아오시지 못하니 이것이 바로 영존께서 짐작은 했지만 미치지 못한 점인 듯 하오." 

雲娘為人機智多才,細味王孫說的話,竟似眼見一般,心中大感驚異。望了陸文飛一眼,見他正自聽得出神,心念一轉,突然開言道: “不論你說得對或是不對,小女子均不願與你分辨,不過有一件事,極望能詳告。” 

운랑은 기지가 넘치고 재주가 많은 사람이었다. 왕손의 말을 자세히 음미해보니 마치 눈으로 직접 본 듯하지 않은가! 심중으로 크게 놀라서 육문비를 한번 쳐다보았다. 넋을 놓고 듣고 있는 것을 보자 생각이 바뀌어 돌연 입을 열었다. 

"당신의 말이 옳든 틀리든 소녀는 당신과 따지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일은 상세히 알려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王孫面容微微露笑道: “姑娘有話但說不妨。” 

왕손이 얼굴에 미소를 띠고 말했다. 

"낭자는 할 말이 있으면 얼마든지 하시오." 

雲娘道: “小女子極望能知你的來歷。” 

운랑이 말했다. 

"소녀는 몹시 당신의 내력을 알고 싶습니다."

王孫並不直接答理她的話,卻反問道: “難道在下的來歷與眼下這事有關?” 

왕손은 그녀의 말에 결코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고 반문하여 말했다. 

"혹시 저의 내력과 눈 앞의 이 일이 관련이 있소?" 

雲娘冷笑道: “光棍眼內滲不進沙子。打從你來太行山那天起,我便已留神你了。你借遊山之名把一座太行山踏遍,這又為的是什麽?” 

운랑이 냉소하며 말했다. 

"현명한 사람 눈에는 모래가 끼지 않지요. 당신이 태행산에 오신 날부터 나는 당신을 주의하고 있었어요. 당신은 산을 유람한답시고 태행산을 두루 답사했지요. 이것은 또 무엇을 위한 것이죠?" 

王孫朗聲一笑道: “如此說來姑娘倒是有心之人呢!?” 

왕손이 낭랑한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낭자는 세심하신 분이구려!" 

雲娘霍地扭轉身來,對著陸文飛把臉一沈,喝道: “還有你也是一樣,明著是尋訪殺父之仇人,實際亦是另有圖謀。今天大家不妨打開天窗都把事情攤開來說。” 

운랑이 갑자기 몸을 돌리며 육문비에게 굳은 얼굴로 소리쳤다. 

"당신도 마찬가지예요. 겉으로는 살부(殺父)의 원수를 찾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역시 따로 도모하는 것이 있지요. 오늘 다같이 모든 사정을 터놓고 말해도 괜찮겠어요."

陸文飛沒想到她單刀直入,直指要害,一時之間倒不知如何回答是好。 

육문비는 그녀가 단도직입적으로 핵심을 지적할 줄은 생각지도 못하여 일시지간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몰랐다.

王孫似乎胸有成竹,不徐不疲地道: “很好,咱們不妨來個公平交易,彼此都把話說明,免得互相猜忌,以致誤了大事。” 

왕신은 마치 모든 준비가 되어 있는 듯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매우 좋소. 우리는 공평하게 한번 거래해도 괜찮겠군요. 서로 시기하여 대사를 그르치지 않도록 피차 모두 분명히 말해봅시다." 

雲娘冷漠地道: “姑娘我沒有什麽好說的,你們說吧。” 

운랑이 냉막하게 말했다. 

"이 낭자는 아무 것도 말할 것이 없으니 당신들이 말해요." 

王孫搖頭道: “這樣如何能算得是公平的交易?” 

왕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러면 어찌 공평한 거래라고 할 수 있겠소?" 

雲娘望了窗外一眼道: “現在不說實話只怕晚了。” 

운랑이 창 밖을 한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지금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늦을 것 같군요." 

陸文飛怒聲接道: “這是什麽話,莫非你要用強不成?” 

육문비가 노한 목소리로 이어서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이오? 설마 억지를 부리려는 게요?" 

雲娘一指窗外道: “你們可曾想著這是‘不醉居’。老實對你說吧,在這院落的四周,姑娘早已布下了天羅地網,你們就是插翅也難飛渡。” 

운랑이 창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들은 이곳이 불취거임을 생각했어야 해요. 당신들에게 솔직히 말하자면 이 정원 주위에는 벌써 천리지망을 펼쳐져 있어 당신들이 날개를 달아도 도망칠 수 없어요." 

陸文飛大怒,驀地往前一趨身,厲聲道: “陸某真沒想到,原來你父女竟是陰毒小人。” 

육문비가 대로하여 갑자기 앞으로 나서더니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육모는 원래 당신 부녀가 음독한 소인배들일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소."

雲娘一跨步到窗前,冷冷道: “眼下之勢,非友即敵。二位若能開誠相見彼此有益。不然的話,姑娘只好得罪了。” 

운랑이 창문 앞으로 한 걸음 내딛으며 냉랭하게 말했다. 

"목하 정세는 친구 아니면 적이에요. 두 분이 만약 흉금을 터놓고 사람을 대한다면 피차 유익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낭자는 부득이 죄를 지을 수 밖에 없어요." 

陸文飛乃是甯折不彎的性子,不禁怒道: “你用這種卑劣之手段還談什麽朋友?有什麽本領盡管使出來好了。” 

육문비는 원래 차라리 꺾일지언정 굽히지 않는 성격이라 절로 노하여 말했다. 

"당신은 이런 비열한 수단을 사용하면서도 무슨 친구를 말하시오? 무슨 재간이든 모조리 다 꺼내보도 좋소." 

雲娘略現猶豫地輕聲一歎道: “小妹亦是為情勢所迫,請陸兄仔細想一想,你父仇未報,遺命未了,倘若逞一時之忿,把命給送掉了,如何對得起泉了令尊的命。” 

운랑이 약간 머뭇거리는 모습을 나타내더니 나직한 소리로 탄식하며 말했다. 

"소매 역시 정세에 내몰렸기 때문입니다. 육형은 자세히 생각해보세요. 당신 부친의 원수는 갚지 못하고 유명도 완수하지 못했는데 만약 일시적인 분을 못이겨 목숨을 내팽겨친다면 어찌 떳떳하게 구천에 계신 영존을 대하겠어요?" 

陸文飛怒氣勃勃,冷笑道: “你不用貓兒哭耗子假慈悲。憑你父女這點力量,不見得便能要了陸某的命。” 

육문비가 노기등등하여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당신은 고양이가 쥐 생각하듯 거짓 자비를 베풀 필요없소. 당신 부녀의 이 정도 역량으로 육모의 목숨을 어찌 하지는 못할 것이오."

雲娘沈吟有頃,眉宇倏現殺機,哼了一聲道: “小妹話已說在前頭,你一定迫我走極端,那也是沒有辦法的事。” 

운랑이 잠시 침음하더니 미간에 갑자기 살기를 나타내며 흥, 하더니 말했다. 

"소매의 말은 이미 앞에서 다 했어요. 당신이 꼭 나를 극단으로 달리게 몰아붙인다면 그것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王孫始終一旁冷眼旁觀,此刻才徐徐言道: “公孫姑娘我且問你,倘若我把來歷與來到太行的心意,俱都全般托出,你便如何?” 

왕손이 시종 옆에서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보다가 그제서야 서서히 입을 열었다. 

"공손낭자, 내가 당신께 묻겠소. 만약 내가 내력과 태행에 온 뜻을 모두 털어놓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소?" 

雲娘似未防到他有此一問,怔了怔道: “據傳聞當年晉王曾把後事托付幾位可靠的人,他們俱知寶藏所在,汝等若是這幾位武林人的門徒,定知寶藏所在。只須將汝等胸中之秘說出,姑娘便放汝等一條生路。” 

운랑은 그가 이렇게 물어 올 줄은 대비를 하지 못한 듯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 

"소문에 듣기로는 당시 진왕은 몇 분의 믿을만 한 사람에게 후사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모두 보물이 숨겨진 곳을 알고 있지요. 당신들이 만약 그 몇 분 무림인의 문도(門徒)들이라면 틀림없이 보물이 감취진 곳을 알겠지요. 당신들이 흉중의 비밀을 털어놓는다면 낭자는 당신들에게 한 가닥 살 길을 열어주겠어요." 

王孫仍然不徐不疾地道: “如果在下不答應以當如何?” 

왕손이 여전히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만약 제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어쩌시겠소?" 

雲娘哼了一聲道: “如果不說,這院落便是你們葬身之地。” 

운랑이 흥, 하더니 말했다. 

"만약 말하지 않는다면 이 정원이 당신들이 묻힐 장소가 될거예요." 

王孫朗聲一笑道: “姑娘自問有這力量嗎?” 

왕손이 낭랑한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그럴만한 역량이 있다고 자문해보셨소?" 

雲娘道: “論武功,姑娘或許不是你們二人的對手,但你別忘了這所‘不醉居’乃是我爹所建造的,姑娘自有辦法讓你們葬身于此。” 

운랑이 말했다. 

"무공으로 말하자면 낭자가 아마도 당신 두 사람의 상대가 안될 거예요. 하지만 당신은 이곳이 나의 아버님이 건조하신 불취거임을 잊어서는 안돼요. 낭자는 당신들이 이곳에 뼈를 묻게 할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어요." 

王孫點頭道: “這個在不倒也相信。只是螳螂舖蟬,黃雀在後。眼下太行風雲際會,你父女縱然得了藏寶,也難逃江湖人的耳目。” 

왕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제가 믿소. 그런데 사마귀가 매미를 잡았지만 참새가 뒤에서 노리고 있군요. 지금 태행에 실력자들이 모여있는데 당신 부녀가 설령 숨겨진 보물을 얻었다한들 강호인의 이목을 벗어나기는 어렵소." 

雲娘淒然一歎道: “我父女一個風燭殘年,一個是弱女子,要哪些藏寶何用?” 

운랑이 처연하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우리 부녀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얼마 남지 않는 여생입니다. 일개 나약한 여자가 보물을 어디에 쓰겠어요?" 

陸文飛冷笑道: “既不覬覦藏寶,為何又費心機?” 

육문비가 냉소하며 말했다. 

"이미 보물을 바리지 않는다면서 왜 또 심기를 소비하시오?" 

雲娘臉上倏然滴下了兩點淚來,幽幽道: “小妹也是情非得已。” 

운랑이 갑자기 두어 방울의 눈물을 떨어뜨리며 힘없이 말했다. 

"소매도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요." 

王孫就趁她一疏之際,驀地一趨身,伸手將她手腕扣住,沈聲喝道: “念你乃是受人指使而來,暫不取你性命.快令四下隱伏之人散去。” 

왕손이 그녀가 잠시 소홀한 때를 틈타 갑자기 나서며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고 침성으로 소리쳤다. 

"당신이 남의 사주를 받아왔다는 점을 생각해서 잠시 당신의 목숨을 취하지는 않게소. 속히 주위에 매복하고 있는 사람을 흩어지게 하시오."

雲娘一個疏神,落入敵方之手,及至驚覺掙紮時,已然不及,不禁淒然歎道: “你縱然殺了我,也難闖出這屋子。” 

운랑은 부주의하여 적의 손에 떨어지자 놀라서 안간힘을 써보았으니 이미 늦었다. 처연한 탄식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당신이 설령 나를 죽여도 이 집을 빠져나기기 어렵답니다."

陸文飛一直耐著性子,聞言劍眉一掀道: “我就不信憑你‘不醉居’幾個人便能將陸某困住。” 

육문비는 줄곧 성질을 죽이고 있다가 이 말을 듣자 검미를 치켜 올리며 말했다. 

"나는 당신네 불취거의 몇 사람이 육모를 가두어 둘 수 있으리라고 믿지 않소." 

他手按劍柄,大步朝門外行去。 

그는 손을 검자루에 얹고 큰 걸음으로 문 밖을 향해 걸어갔다. 

雲娘見狀大急,忙喊道: “陸見不要造次,快些回來。” 

운랑이 그 모습을 보고 다급해져서 황망히 소리쳤다. 

"육형, 경솔해서는 안돼요. 빨리 돌아와요." 

陸文飛停下腳步道: “你喚我回來何事?” 

육문비가 걸음을 멈추더니 말했다. 

"당신은 무슨 일로 나를 돌아오라고 하는거요?" 

話音未落,但見火星四濺,沾物即著,院牆之上,花木之間,盡是碧熒熒的火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불꽃이 사방으로 튀더니 물건에 옮겨붙었다. 정원 안의 꽃나무가 푸르스름한 화염에 휩싸여버렸다. 

雲娘立時色變,低產道: “快把手放開,你該知道,他們絕不會因我在此,而不施焰。” 

운랑이 즉시 안색이 변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빨리 손을 놓으세요. 내가 이곳에 잡혀 있다고 해서 그들이 불을 지르지 않을 리가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해요."

王孫見她滿面焦急之害,心中頓覺不忍,把手一松道: “諒你也難逃我的手掌。” 

왕손은 그녀의 얼굴 가득 초조한 기색을 보자 심중으로 문득 차마 손을 쓰지 못함을 느끼고 손을 놓아주며 말했다.

"당신은 나의 손아귀를 빠져나기기 어려울 것이오." 

此時一聲尖脆的嗓音在窗外得意地笑道: “這宗火器沾物即著,就算你練得金鋼不壞之身,也難擋數十枚火彈的齊發,你們最好別打那逃走的主意。” 

이때 창 밖에서 한 소리 날카로운 목소리가 득의하여 웃으며 말했다. 

"이 화기(火器)는 닿으면 즉시 불이 붙는다. 설령 네가 금강불괴지신(金鋼不壞之身)을 연마했더라도 수십 발의 화탄(火彈)을 일제히 발사하면 막기 어려울 것이다. 너희들은 달아날 생각을 버리는 것이 가장 좋다." 

陸文飛滿膠怒火,猛地一把抓住雲娘的手臂,反手長劍出鞘,扭瞼對王孫道: “大哥咱們向外闖,如若他們發彈,就以此女當擋箭牌。” 

육문비는 노화가 치밀어 사납게 운랑의 팔을 잡고 반대 손에는 장검을 뽑아들더니 왕손을 향해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형님, 우리는 밖으로 뚫고 나갑시다. 만약 그들이 화탄을 발사하면 그녀가 방패막이가 될 것입니다."

王孫急搖手道: “二弟不可冒失,四下隱伏之人已非‘不醉居’的人了。” 

왕손이 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제, 경솔하지 굴지 말게. 사방에 숨어서 잠복하고 있는 사람들은 불취거의 사람들이 아니라네." 

轉過臉來對雲娘問道: “外面的人可是你預先約請來的?” 

얼굴을 돌려 운랑에게 물었다. 

"밖에 있는 사람은 당신이 사전에 초청한 것이오?" 

雲娘搖頭道: “小女子原先的意思並非如此。” 

운랑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소녀의 원래 생각은 결코 이렇지 않았어요."

陸文飛怒道: “剛才你不是威迫我們來著嗎,並說已預伏下了毒謀,怎麽現在又不認帳了?” 

육문비가 노하여 말했다. 

"조금 전 당신이 우리를 위협하지 않았소? 게다가 미리 독계가 깔려있다고 말했소. 왜 지금 또 오리발을 내미는 것이오?" 

雲娘唉聲一歎道: “女子原先的意思是意欲借助……” 

운랑이 휴, 탄식하며 말했다. 

"저의 원래 생각은 도움을 빌릴 작정이었..." 

王孫急用眼色制止,接道: “不用多說了,在下明白了你的意思。” 

왕손이 급히 눈짓으로 제지하며 말했다. 

"여러 말 할 필요없소. 저는 당신의 생각을 잘 알고 있소." 

說完擡手輕輕一扇,將廳內的兩支紅燭立時熄滅。 

말을 마치자 손으로 부채질하여 대청 안의 두 자루 홍촉(紅燭)을 꺼버렸다. 

陸文飛甚感奇怪詫異地問道: “大哥何故將燈火熄滅?” 

육문비가 의아하게 느껴 물었다. 

"형님은 왜 촛불을 끄십니까?" 

雲娘現猶豫之色,朝窗外看了看,正待說話之時,窗外突然傳來一個冷峻的嗓音,厲喝道: “雲娘,不許你多說話。” 

운랑이 머뭇거리는 기색을 보이며 창 밖을 바라보다가 막 말을 하려고 하는데 창 밖에서 돌연 하나의 냉준한 목소리가 엄하게 호통치는 것이었다. 

"운랑, 네가 많은 말을 하는 것을 허락치 않겠다." 

雲娘面上立時色變,頓口不敢再言。 王孫一手扣著雲娘的手腕,眼睛即一直留神著窗外,只覺得雲娘全身戰栗,顯然心情十分激動。 

운랑의 안색이 즉시 바뀌며 입을 다물고 더 말하지 않았다. 왕손은 한 손으로 운랑의 손목을 쥐고 창 밖을 줄곧 유심히 바라보다가 운랑이 전신을 벌벌 떠는 것을 느끼자 마음이 몹시 격동되었다. 

陸文飛細聽窗外發話的人,嗓音尖脆,而且甚是熟悉,當下沈喝道: “窗外什麽人?” 

육문비는 창 밖의 말하는 사람에 귀를 기울였다. 목소리가 날카롭고 갈라지는 듯 하며 게다가 몹시 익숙하여 즉시 침성으로 말했다. 

"창 밖에 누구요?" 

只聽窗外那人冷笑道: “你們不用打那突圍的主意,這院落的四周已布下了無數火器,就算你們本領再高,也難擋那無情烈火。” 

창 밖의 그 사람이 냉소하는 것이 들렸다. 

"너희들은 포위를 뚫고나갈 생각을 하지 말아라. 이 정원의 사방에는 이미 무수한 화기가 설치되어 있다. 너의들의 재주가 뛰어나더라도 인정사정없는 사나운 불길을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陸文飛大怒,厲聲道: “汝等困住陸某,究竟意欲為何?” 

육문비가 대로하여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들이 육모를 붙잡아두려는 함은 도대체 무엇 때문이냐?"

窗外之人不徐不疾地道: “你與姓王的少年,必有一人身懷秘圖。如能交出,不僅可保全生命,而且尚可分享你們的一份。” 

창 밖의 사람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너와 왕가 젊은이는 필시 비도를 가진 사람이다. 내놓는다면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너희들 몫까지도 나누어 받을 수 있다." 

王孫四個貼身女婢,原都守護在門外及院落外,此時似已沈不住氣了,梅香首先養入,怒沖沖道: “請公子示下,婢子們要開殺戒。” 

왕손의 네 명의 여비들은 원래 대청 문 밖에서 정원 밖까지를 지키고 있었는데, 이때 화를 가라앉히지 못한 매향이 먼저 뛰쳐들어와 노기등등하여 말했다. 

"저희들이 살계를 열려고 하니 공자께서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王孫沈聲道: “不用你們著急,本公子自有道理。” 

왕손이 침성으로 말했다. 

"너희들은 급하게 굴 필요없다. 본 공자는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다." 

只聽窗外格格笑道: “不給你們點顏色看看,料你們也不知厲害。” 

창 밖에서 껄껄, 웃는 소리가 들렸다.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너희들은 무서운 줄 모르겠구나." 

跟著院內呼地飛來一枚藍色火彈,波地爆炸開來! 

곧이어 정원 안으로 휙, 하니 한 발의 남색 화탄이 날아오더니 퍽, 하고 폭발했다. 

陸文飛運集自力,朝外看去,只見四下房脊之上,人影幢幢,顯然德伏的人數甚多。王孫暗用傳音對雲娘道: “姑娘原先的意思是要用屋內的機關計算我們是嗎?” 

육문비는 안력을 모아 밖을 살피고 있었다. 사방 지붕 위에 인영이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는데 매복한 사람 수가 몹시 많았다. 왕손이 몰래 전음으로 운랑에게 말했다. 

"낭자의 원래 생각은 방 안의 기관을 이용하여 우리를 암해하려 했던 것이오?" 

雲娘點了點頭,卻沒出聲說話。 

운랑이 고개를 끄덕였으나 말을 하지 않았다. 

王孫又道: “外面來的人想必是避秦莊的,他們可知道屋內的機關布置?” 

왕손이 또 말했다. 

"밖에 온 사람은 필시 피진장에서 온 것 같군요. 그들은 방 안에 기관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알까요?" 

雲娘搖了搖頭仍沒有說話。 

운랑은 고개를 저으며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 

這所院落只是“不醉居”內的一個小院落,今為人四面圍困,裏面一舉一動,無不洞察無遺,即是說話,亦可聽得明明白白。 王孫用傳音入密的功夫對雲娘說話,外人自無法聽得見,但雲娘功力較淺,她無法用傳者說話,故只能以點頭搖頭代替。 

이곳 정원은 불취거 안에 있는 하나의 소정원일 뿐이라 지금 사방으로 포위되자 안쪽의 일거수 일투족이 남김없이 환히 내다보이지 않는 것이 없었다. 말을 하면 역시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왕손이 전음입밀(傳音入密)의 무공으로 운랑에게 한 말은 외인들이 듣지 못했지만 운랑의 공력은 비교적 얕아 그녀는 전음을 사용할 수 없었으므로 단지 고개를 끄덕이고 가로 젓는 것으로 대체했다. 

王孫知她無法用傳音說話,想了想道: “敵方既采用這項毒謀,他是決不會等到天明。為姑娘自身安危著想,你該想個脫身之計,先行脫出火陣再說。” 

왕손은 그녀가 전음을 사용하여 말을 할 수 없는 것을 알고는 생각하더니 말했다. 

"적측은 이미 이런 독계를 사용키로 하였으니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릴 리가 없소. 낭자 자신의 안위를 생각한다면 당신은 벗어날 계책을 생각해내야 하오. 우선은 화진(火陣)을 빠져나가서 다시 이야기합시다." 

雲娘低頭未語,顯然她此刻內心十分矛盾。 

운랑이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그녀는 지금 마음 속으로 매우 모순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王孫系用傳音說話,旁人無法聽見,陸文飛見他把燭火滅去後,半晌沒有作聲,忍不住開言道: “大哥,咱們不能再挨下去了,好歹得與他們拚一拚。” 

왕손이 전음으로만 이야기하자 옆사람은 들을 수가 없었다. 육문비는 그가 등불을 끈 후 한참동안 말이 없는 것을 보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형님, 우리는 더 꾸물거릴 수 없습니다. 어쨌든 그들과 한바탕 싸웁시다." 

王孫搖手低聲道: “你且少安母躁,容愚兄細想一想。” 

왕손이 손을 내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형이 상세히 생각 좀 하도록 자네는 좀 진정하고 서둘지 말게." 

突然窗外又傳來那尖脆的聲音叫道: “你們不用打突圍的主意,還是好好想想吧,天明之前如無答復,我們立時萬彈齊發,這小院落便將化成一片火海。” 

돌연 창 밖에서 또 날카롭고 갈라진 목소리가 소리치는 것이 전해져왔다. 

"너희들은 포위를 뚫고 나갈 생각을 하지 말고 얌전히 잘 생각해보아라. 날이 밝기 전까지 대답이 없으면 우리는 즉시 수많은 화탄을 일제히 발사하여 이 소정원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 

陸文飛怒道: “我提醒你們,公孫雲娘現在還落在我們之手。” 

육문비가 노하여 말했다. 

"내가 너희들에게 깨우쳐 주겠는데 공손운랑은 지금 우리들 손에 떨어졌다." 

外面格格笑道: “公孫雲娘迷戀私情,貽誤大事,她早該得到懲罰。如今讓她能與情郎同葬火海,總算償了她的心願。” 

밖에서 껄껄, 웃더니 말했다. 

"공손운랑은 사사로운 정에 미련을 두어 대사를 그르쳤으니 벌써 벌을 받아야 했다. 지금 그녀를 정랑(情郎)과 함께 불바다에 묻히게 하면 그녀의 심원을 이루어주는 셈이지." 

陸文飛乃是極重情感的人,原先從定雪山盲叟心懷叵測,意欲計算自己,此刻才知他們乃是暗中受人支使,是不得已而為之,而且因此而獲罪,可見她父女並非十惡不赦之人,于是厲聲喝道: “外面說話的是誰?可叫司馬總管來答話。” 

육문비는 원래 극히 감정적인 사람이었다. 종전부터 설산맹수가 다른 꿍꿍이속이 있어 자신을 암해하려던 것은 암중으로 남의 시킴을 받아 부득이 했으며 게다가 이로 인하여 벌을 받게 되었음을 지금에서야 알았다. 그녀 부녀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은 사람은 아니라고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밖에서 말씀하시는 것은 누구시오? 사마총관을 불러와서 대답하게 하시오." 

外面又是一陣格格嬌笑道: “咱們不是已經朝過相了嗎?姑娘外號‘紫衣龍女’,一向心狠手辣,可沒有雲娘那份菩薩心腸。” 

밖에서 또 일진의 깔깔거리는 교성을 터졌다.

"우리는 이미 서로 만난적이 있지 않나요? 본 낭자의 외호는 자의용녀(紫衣龍女)로서 언제나 마음이 독하고 수단이 악랄하지요. 운랑의 그 보살같은 마음은 없어요." 

頓了頓又道: “今晚這事是姑娘的主意,司馬溫管不了,有話對我說吧。” 

멈추었다 또 말했다. 

"오늘 밤 이 일은 낭자의 생각이지 사마총관이 아니예요. 할 말이 있으면 나에게 말해봐요." 

陸文飛知道就是那紫衣女子,重重哼了一聲道: “錢人你不用得意,有天遇上了我,防某不揭你的皮才怪。” 

육문비는 그 자의여자임을 알고 거듭 흥, 하며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당신은 득의해 하지 마시오. 언제가 만나면 육모는 당신의 가죽을 벗겨버리고 말겠소." 

紫衣龍女格格笑道: “不用空發狠,只怕你永遠沒這機會。” 

자의용녀는 깔깔, 웃으며 말했다. 

"쓸데없이 화내지 말아요. 당신은 영원히 그럴 기회가 없을 거예요." 

忽又斂去笑聲,輕聲一歎道: “一個好好的人,活活燒死也實在可惜。你們何苦執迷不悟?” 

홀연 또 웃음을 그치더니 나직이 탄식하며 말했다. 

"한 명의 멀쩡한 사람이 산 채로 불타 죽는 것은 실로 애석하군요. 당신들은 무엇 때문에 깨닫지 못하나요?" 

陸文飛忿怒填膺,一聳肩將英雄氅卸下,抖手往外一扔,呼地直射入院落之內,黑暗之中,就和一個人撲出去一般。 大氅堪堪扔出,屋檐之上立起數聲暴喝,十余枚碧光閃閃的硫磺彈,一齊朝大氅射去。波、波猶如元宵煙火一般,漫空碧光迸射。 大氅立即熊熊燒了起來,連帶著院牆及滿院花木亦均著火燒了起來。 

육문비가 가슴에 분노가 가득 찼다. 어깨를 으쓱하여 영웅삼(英雄衫)을 벗더니 손을 털어 밖으로 내던졌다. 휙, 하며 정원 안으로 쏘아져 가는 것이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덮쳐가는 것 같았다. 외투가 내던져지자 지붕 위에서 즉시 몇 마디 폭갈이 일더니 십여 발의 푸른 빛이 번쩍이는 유황탄이 일제히 외투를 향해 쏘아졌다. 팍, 팍 하며 마치 정월 대보름날 불꽃놀이처럼 하늘 가득 푸른 빛이 사방으로 내뿜어졌다. 외투는 즉시 활활 타기 시작하여 담장까지 번져 정원에 가득한 화목(花木)도 모두 불타기 시작했다. 

陸文飛趁火彈攻向大氅的瞬間,雙腳一點,單手舞動長劍,長虹般朝檐頭射去。 他的意思是借大氅分去四下人的注意力,出其不意飛上屋檐,將圍困之人除去,這樣王孫等人便可安然脫險。 

육문비는 화탄(火彈)이 외투를 공격하는 순간을 틈타 두 발을 찍더니 한 손의 장검을 춤추듯 휘두르며 긴 무지개같이 처마끝을 향해 쏘아져갔다. 그의 생각은 외투를 빌려 주위 사람들의 주의력을 분산시키고 불시에 지붕으로 날아올라 포위하고 있던 사람들을 제거해버리고, 이렇게 하여 왕손 등이 안전하게 위험에서 탈출하기 편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只是對方處心積慮要計算他與王孫二人,布置何等周密,豈是這般冒失可以沖出的?陸文飛身形一經躍起,四下的硫磺彈炮雨點般發來。 陸文飛身在空中,無從挪閃,只得長劍疾舞,劃起一道弧形劍花,將身投護住,仍然原式不變地落向檐頭。 

그런데 상대는 그와 왕손 두 사람을 암해하기 위해 여러모로 궁리하고 얼마나 빈틈없이 배치했는데 어찌 이런 경솔한 행동으로 뚫고 나수 있겠는가? 육문비의 신형이 솟구쳐 오르자 사방의 유황탄이 빗발치듯 발사되었다. 육문비은 공중에 있어 몸을 옮겨 피할 수 없었다. 단지 장검을 질풍같이 휘둘러 한 갈래의 활 모양의 검화를 그어내어 몸을 감싸며 원래 계획대로 처마끝에 내려섰다. 

耳際但聽一聲暴歎道: “相好的,下去吧。” 

귀에 한 소리 폭갈이 들렸다. 

"친구, 내려가거라." 

呼地一股巨大暗勁,迎面推了過來。 

휙, 하며 한 줄기 거대한 암경이 맞은 편에서 밀려왔다. 

陸文飛身上已有數處著火,腳尖也見觸到房檐,若被這一掌逼落院中,勢必活活燒死,當了猛一提氣,大喝一聲,奮力一掌拍出,迎著那股暗勁推去。 這一掌乃是他全身功力所聚,勢不可當,“砰”地一聲震響,竟把暗中發掌之人震得連退數步,並將房上的瓦踩碎了一大片。 

육문비는 몸에 이미 몇 군데 불이 붙었고 발끝은 지붕 끝에 닿아 있어 만약 일장에 정원 안으로 떨어지면 반드시 산 채로 타 죽을 판이었다. 즉시 진기를 맹렬히 끌어 올리고 대갈일성하며 그 한 줄기 암경을 맞이해 일장을 쳐내어 밀어갔다. 이 일장은 원래 그의 전신공력을 끌어모은 것이라 기세가 감당할 수 없었다. 펑, 하는 소리가 나더니 암중에서 장을 발출한 사람은 수 보를 물러났고 지붕 위의 기와가 부숴졌다. 

陸文飛身形晃了一晃,咬牙枉前一沖,才算把身形正穩。就這瞬間,已有數件兵刃,挾著閃閃寒芒,劈面攻來。他身上已有數處著火,並漸漸燒著皮肉。 危急之中顧不得身上疼痛,奮創一式“梅開五福”撒起朵朵劍花,將上下攻來的兵刃擋開,借勢往前躍,來到了後房脊。” 他因身沾磷火,不敢纏鬥,急欲沖出圍外。 

육문비의 신형이 흔들리더니 이를 악물고 앞으로 숙여 간신히 몸을 가누었다.. 바로 이 순간 몇 개의 병기가 번쩍번쩍, 하는 한망(寒芒)을 동반한 채 정면으로 공격해왔다. 그의 몸에는 몇 군데 불이 붙어 점점 피부가 타들어갔다. 위급한 가운데 몸의 고통을 돌볼 겨를이 없이 검을 떨치며 매개오복 일식으로 송이송이 검화를 뿌려내어 공격해오는 병기를 막아내고 그 기세를 빌어 앞으로 뛰어올라 지붕 뒤쪽에 이르렀다. 그는 인화물질이 몸에 닿아 감히 싸움에 휘말릴 수 없어 급히 포위망 밖으로 벗어나고자했다. 

詎料,堪堪到後屋脊,暗影中悄沒聲地沖來一人,呼地一掌朝他倒背襲來,力道強勁異常。 陸文飛驟不及防,被襲得身形躍起,直滾下房脊。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지붕 뒤쪽으로 점점 다가가는데 소리없이 조용히 한 사람이 어둠을 뚫고 나오더니 휙, 하며 일장으로 그의 등을 향하여 암습해왔다. 그 억센 힘이 보통이 아니었다. 육문비는 갑작스러워 미처 막지 못하고 신형을 솟구쳐 지붕을 굴러내려갔다. 

此時王孫所居的院落已隱入一片火海,照得漫天通紅。 陸文飛身冒煙火,又在火光照耀下,瓦上之人自然看得清楚。當時暴喝連聲,十余枚火彈齊發,集中朝他停身之處射去。 

이때 왕손이 묵고 있던 정원은 이미 불바다에 빠져 온 하늘에 붉은 빛이 비치고 있었다. 육문비의 몸에서 연기를 내며 타고 있는 불로 화광이 밝게 빛나는 가운데 기와 위의 사람을 자연스레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때 폭갈(暴喝)이 연이어 들리며 십여 발의 화탄이 일제히 쏘아져오는데 그가 몸을 멈추고 있는 곳으로 집중되었다. 

陸文飛身中火毒,復為暗中那人一掌震得氣血翻騰,兩眼金花亂迸,一時之間哪裏爬得起來?就在這千鈞一發之際,暗影中呼地射來一條人影,右手一擡,先行發出一股掌勁,將射來的火彈震飛,左手就勢一把朝陸文飛機去。陸文飛忽然雙手朝下一按,身形平射出七八尺遠,就地一滾,翻身躍起,疾往黑影中驚去。 他的倒臥之處,盡是黃沙土,這一滾不僅避開了來人一抓,且把身上的余火也已滾熄。來人似是大出意料,當下不敢停留,遙望著陸文飛的背影追去。 

육문비는 화독(火毒)에 당하고 다시 어둠 속 그 사람의 일장에 기혈이 들끓었다. 눈 앞에는 화탄의 불똥이 사방으로 튀는데 일시지간 어디로 기어올라가야 한단 말인가? 바로 이런 위기일발의 순간 어둠 속에서 휙, 하며 한 줄기 인영이 쏘아져 오더니 우수를 들어 먼저 한 줄기 장경을 발출하여 쏘아져 오던 화탄을 날려버리자마자 좌수로 육문비를 잡아 갔다. 육문비는 홀연 쌍수를 아래로 누르며 신형을 수평으로 칠팔 척 멀리 쏘아져나가더니 그 자리에서 굴러서 재빨리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가 누운 곳은 모래가 가득한 곳이었다. 이렇게 한번 구름으로써 그 사람의 움켜잡는 손을 피했을 뿐 아니라 몸에 남아 있던 불도 꺼버렸다. 그 사람은 크게 의외인 듯 즉시 그대로 있지 않고 육문비의 뒷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며 추격해갔다. 


再說王孫突見陸文飛冒險沖出,心中大驚,急喊道: “二弟不可造次。” 

한편 왕손은 육문비가 돌연 위험을 무릅쓰고 뚫고 나가는 것을 보자 크게 놀라 급히 소리쳤다. 

"이제, 경솔해서는 안되네." 

可是陸文飛身形已然射出,急得他一頓腳,縱身正待尾隨追出,雲娘暗中一拉他衣袖道: “快隨我來。” 

그러나 육문비의 신형이 이미 쏘아져 나가자 급히 발을 구르며 몸을 날려 막 뒤따라 나가려는데 운랑이 몰래 그의 옷소매를 잡고 말했다. 

"속히 나를 따라 오세요." 

急步行到牆壁,將一福山水畫卷起,伸手往牆上一按,壁上立即現出一扇暗門來。 

빠른 걸음으로 벽으로 가서 한 폭의 산수화를 말아올리더니 손을 뻗어 벽을 누르자 즉시 벽에 한 쪽의 암문(暗門)이 나타났다. 

雲娘當先行入道: “這是一條地道,可通小妹所居樓閣之下。” 

운랑이 앞장서서 들어가며 말했다. 

"이것은 한 가닥의 지하도인데 소매가 기거하는 누각 아래로 통합니다." 

王孫跟著行入,問道: “這就是你所說的機關埋伏?” 

왕손이 뒤따라 들어가며 물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말했던 기관매복이오?" 

雲娘答道: “還有呢,你所住的客廳之內,上有一方鐵網,只須一按牆上的彈簧,鐵網自落,客廳之人盡將罩入網內。” 

운랑이 대답했다. 

"더 있어요. 당신이 묵고 있던 객청 안 천정 위에는 철망이 있는데 벽 위의 용수철을 누르기만 하면 철망이 내려와 객청 안의 사람을 모두 망 안에 가둘 수 있지요." 

王孫恍然大悟道: “原來如此。” 

왕손이 문득 깨달은 듯 말했다. 

"원래 그랬구려." 

雲娘又道: “實不相瞞.當你來到之日,我爹便覺可疑,是以才將你安頓在此院落居住。” 

운랑이 또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당신이 도착한 그날 저의 아버님께서 의심스럽다고 느끼셔서 당신을 이곳 정원에 묵도록 배정하신 거예요." 

王孫暗暗點頭,覺用雪山盲叟果然心機深沈得可怕。但此刻情勢,無暇多問,一出地道,便領著四婢匆匆往前面趕去。 

왕손은 암암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설산맹수가 과연 심기가 깊어 두려워할 만 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더 물어볼 겨를이 없어 네 여비를 이끌고 총총히 앞쪽으로 달려갔다. 

雲娘細味著王孫言談舉止,心裏突然一動,暗忖道: “這王孫好象並非男子,莫非是喬裝改扮不成?” 

운랑은 왕손의 말투와 행동거지를 자세히 음미하다 돌연 마음이 움직여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왕손은 남자가 결코 아닌 듯 하구나. 혹시 변장한 것이 아닐까?' 

女兒家心思縝密,對人觀察入微,尤其是男女間事,更是敏感,再想著王孫所帶的四個女婢心中更是了然,因為一般的公子哥兒們,出外都帶著書童,絕沒有攜帶女婢出來遊山玩水的。 

여자들의 심리는 치밀하여 다른 사람에 대해 사소한 것도 관찰한다. 더우기 남녀간의 일에는 훨씬 더 민감하다. 왕손이 데리고 다니는 네 명의 여비(女婢)들을 생각하자 심중으로 더더욱 이해가 되었다. 일반적인 공자들은 밖에 나가면 서동(書童)을 데리고 다니지 절대 여비를 데리고 산수를 유람하지 않기 때문이다. 

她既參透了這項隱密,不由得聯想到陸文飛的身上,才覺得王孫對他如此親切,實是另有原因,心中頓起無限惆悵。 半晌之後,雲娘方把腦際的雜念擯棄,擡頭一看,王孫已走得沒影了,心中不由陡然驚覺,暗道: “今天是怎麽啦,如此緊要關頭,竟盡想著那些無關緊要之事!” 

그녀가 이런 것들을 은밀히 꿰뚫어 보자 저절로 육문비에게로 연상이 되었다. 왕손이 그에게 이처럼 친절한 것이 실제로는 따로 원인이 있었음을 느끼게 되자 마음 속으로 무한한 실망감이 일어났다. 

한참 후에 운랑이 머릿 속의 잡념을 떨쳐내고 머리를 들어 보니 왕손은 이미 떠나고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절로 마음 속으로 깜짝 놀라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오늘따라 왜 이러지? 이처럼 중대한 고비에 그런 하찮은 일만 생각하고 있다니!' 

就在這時,突然一陣山風刮過.嘩啦一陣爆響,僅余的一處院落也告倒塌。只覺一陣熱風撲面,一條長長火舌,已然全部燒毀。 更可歎的是,店內空有許多人,竟見不到一個救火之人,顯然是逃的逃了,死的死了。 

바로 이때 돌연 일진의 산풍(山風)이 긁고 지나가자 와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겨우 남아 있던 한 곳의 정원마저 무너졌다. 열풍이 얼굴을 덮쳐오며 한 가닥의 길다란 불길이 이미 전부 태워버렸다. 애석한 것은 객점 안에는 쓸모없이 사람만 많았다는 것이다. 한 명도 불 끄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분명히 도망간 자는 도망갔고 죽은 자는 죽었을 것이다. 

雲娘雖自幼隨乃父闖蕩江湖,大風大浪經過不少,但此刻乃父一手經營起來的基業.毀于一旦,她不自覺地滴下兩行淚來,暗歎道:我此刻真可說得是喪家之犬了。 

운랑은 비록 어려서부터 부친을 따라 강호를 돌아다녀 큰 풍파를 적지 않게 경험했지만 지금 부친이 손수 경영해왔던 기업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자 자기도 모르게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며 속으로 탄식했다. 

'나는 지금 그야말로 의지할 데 없는 몸이 되었구나.' 

猛地她又想起乃父在避秦莊。自己如若無法取得藏寶圖,乃父則無法脫出虎口,暗中一咬牙,飛步朝外奔去。 

갑자기 그녀는 또 부친이 피진장에 있는 것을 생각했다. 자기가 만약 장보도를 취하지 못한다면 부친이 호구(虎口)를 탈출할 방법은 없다. 남몰래 이를 갈며 몸을 날려서 밖을 향해 달려갔다. 

且說陸文飛身中火毒,急奔了一程,漸漸感到體力已然不支,突然停下腳步暗忖道: 我雖冒死沖出,但大哥等人卻不見出來,想是葬身火海了。 

육문비는 몸이 화독을 맞은 채로 급히 달려왔기에 점점 체력이 지탱할 수 없음을 느꼈다. 돌연 걸음을 멈추고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나는 비록 죽음을 무릅쓰고 빠져나왔지만 대가 등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 안보였으니 불바다에서 죽고 말았을 것이다.' 

他乃極重義氣之人,覺得這場大火,純是自己引起來的。如自己不冒失沖出,敵方絕不會發彈,說不定義兄另有奇謀,可以脫難。 

그는 원래 극히 의리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이 한바탕 큰 불은 순전히 자기로 인해 일어난 것이라고 느꼈다. 만약 자기가 경솔하게 뛰쳐나오지 않았다면 적들은 결코 화탄을 발사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마도 의형은 다른 묘책이 있어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現義兄不見出來,若不幸葬身火窟,那是我雖不殺伯仁,怕仁因我而死,怎對得起義兄于泉下?” 

'지금 의형이 나오는 것이 안보이는데 만약 불행히도 불구덩이 속에서 죽었다면 내가 비록 죽이지 않았지만 나로 인해 죽은 것이다. 어찌 황천에서 의형을 대할 수 있겠는가?' 

當下顧不得身上傷痛,踉蹌又往回奔,直向火場沖去。 

즉시 몸의 상처를 돌보지 않고 급히 또 왔던 길로 되돌아서 곧장 불난 곳으로 뚫고 들어갔다. 

他這一著,可說是陰錯陽差,歪打正著避過了敵方的追蹤。 原來自陸文飛沖出後,四下圍困之人,均紛紛舍去火場,朝前追了下去,誰也沒想到他會重返“不醉居”。 

그가 이렇게 함으로써 엉뚱하게도 적들의 추적을 피하게 되었는데 일이 얄궂게 꼬였다고 할 수 있었다. 원래 육문비가 빠져나간 후 사방을 포위하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분분히 불난 곳을 버리고 앞으로 쫓아갔다. 누구도 그가 다시 불취거로 돌아올 줄은 생각지 못했다. 

陸文飛忍著傷痛,踉蹌奔回“不醉居”只見偌大的一座“不醉居”,已經蕩然無存,只剩下一片焦黑的斷垣殘壁。幾處未燒完的余燼,尚自在冒著濃煙。這是地意想不到的巨變,立時怔住了,他竟失聲喊道: “由此看來,我那王大哥業已葬身火窟了……” 

육문비는 상처의 고통을 참으며 비틀거리며 불취거로 돌아왔으나 그렇게 컸던 불취거는 이미 완전히 없어지고 오직 검게 그을린 무너진 담벼락 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저기 타다 남은 불씨가 여전히 짙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이런 뜻밖의 커다란 변화에 즉시 멍하니 섰다가 실성하여 소리쳤다. 

"보아하니 나의 그 왕대가는 이미 불구덩이에서 죽었구나..." 

他乃至情至性之人,想起王孫對待自己,有如家人骨肉,義重如山,今竟因目已一時莽撞,致令葬身火海,止不住熱淚盈眶,用手敲著腦袋,連聲悲喊道: “大哥是我害了你……” 

그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다. 왕손이 자기에 대해 한 집안 식구처럼 대해주어 의리가 산처럼 무거운데 지금 자기의 일시적 경거망동으로 인해 불바다에서 타죽게 했음을 떠올리자 뜨거운 눈물이 맺히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손으로 머리를 치며 연신 비통하게 소리쳤다. 

"형님, 내가 당신을 해쳤구료..." 

就在這時,一條纖影緩緩朝他行來,正是那位火窟余生,自食惡果的公孫雲娘。 

바로 이때 한 가닥 섬세한 그림자가 천천히 그를 향해 걸어왔다. 바로 그 불구덩이에서 살아남은, 스스로 나쁜 결과를 초래했던 공손운랑이었다. 

陸文飛自負重傷,復因義兄慘死,心中悲通萬分,耳目早已失聰。公孫雲娘來到身後,他仍渾如未覺,猛地一握拳頭,恨聲道: “這都是雪山盲叟父女,害人害己。公孫雲娘雖死亦不足解我心頭之恨。” 

육문비는 중상을 입고 또 의형의 참사로 인해 마음 속이 몹시 비통하여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공손운랑이 자신의 뒤에 도착해도 그는 여전히 흐리멍텅하여 알아차리지 못하고 갑자기 주먹을 쥐고 한스럽게 말했다. 

"이것은 모두 설산맹수 부녀가 남도 해치고 자신도 해친 것이다. 공손운랑이 비록 죽었으나 나의 마음 속 한을 풀기에는 역부족이다." 

獨自發了一會狠,復又吼道: “罪魁禍首,仍是避秦莊,有天陸某要把你那莊子夷為平地。” 

혼자 잠시 사나운 기 또 다시 소리쳤다. 

"죄를 짓고 화를 초래한 괴수는 피진장이다. 언젠가 육모가 너희들 그 장원을 때려부수어 평지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陸文飛身上有數處為火灼傷,又重重挨了一掌,只因悲痛義兄慘死,暫時忘卻身上痛苦。當他舉步想要跨進火場,找尋義兄屍體時,突然一個踉蹌,幾乎摔倒,這才想到自己已然身負重傷,不覺廢然一歎。 

육문비는 몸에 여러군데 화상을 입었고 거기다가 또 일장을 얻어았지만 의형이 비참하게 죽은 비통함에 잠시 고통을 잊었다. 그가 발걸음을 떼어 불난 곳으로 들어가서 의형의 시체를 찾으려고 할 때 돌연 한번 비틀거리며 거의 쓰러질 뻔 하였다. 그제서야 자기가 중상을 입었음을 생각하고는 낙담하여 탄식하였다. 

雲娘原是尾隨追趕王孫,跑了一程,突覺不妥,暗忖: “我這一追去,如若剛巧與避秦莊的人碰上,那可是大為不妥之事。” 

운랑은 원래 왕손의 뒤를 따라 한참을 달리다가 돌연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느껴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뒤따라가다가 때마침 피진장 사람들과 맞닥뜨리면 그건 아주 적절치 않은 일이다.' 

心念一轉之下,立時收住腳步,撤了回來,意欲找一找“不醉居”還有沒有劫後余生之人。 她這一撤回來,剛好遇見陸文飛一路踉蹌奔了過來,心裏不由一動。

생각을 굴리더니 즉시 발걸음을 멈추고 오던 길로 물러나 불취거에 겁난이 일어난 뒤에 살아남은 사람이 있는지 한번 찾아보려고 했다. 그녀가 이렇게 돌아오는데 공교롭게 비틀거리며 달려오는 육문비를 만나자 마음이 절로 동했다.

她久歷江猢,一眼便已看出他已身負重傷,暗忖: “這真是天假共使,此刻他身負重傷,如能將他擒獲,便可換爹爹的自由,然後與爹爹遠走高飛,脫離這是非之地。” 

그녀는 오랫동안 강호를 경험하였기에 그가 몸에 중상을 입었음을 한눈에 알아차리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건 정말 하늘이 주신 기회(?)로구나. 그가 중상을 입고 있는 지금 그를  사로잡는다면 아버님의 자유와 바꿀 수 있고, 그런 다음 아버님과 멀리 달아나 이 시비(是非)의 땅에서 벗어나야겠다.'

于是悄悄掩到陸文飛之後,舉手正待出其不意將他制住,可是,不知怎的,竟怎麽也不忍下此毒手,猶豫再三,忽見陸文飛身形搖搖欲墜,情不自禁地伸手一攙冷笑道: “他又沒死,何苦哭成這個樣子!” 

그래서 조용히 몸을 숨겨 육문비의 뒤에 다다라 손을 들어 불시에 그를 제압할 태세를 갖추었다. 그러나 웬지 모르게 차마 이런 독수를 쓸 수 없어 거듭 주저하는데 문득 육문비의 신형이 비틀거리며 쓰러지려하는 것을 보자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손을 뻗어 부축하고는 냉소하며 말했다. 

"그는 죽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곡을 하고 있어요?" 

陸文飛一驚之下,急回頭看時,竟是公孫雲娘,不禁驚詫道: “你怎麽出來了,那我大哥呢?” 

육문비가 놀라서 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뜻밖에 공손운랑인지라 경악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빠져나왔소? 나의 형님은?" 

雲娘沒好氣地道: “他已經走了,這該放心了吧?” 

운랑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는 이미 떠났어요. 이제 안심이 되나요?" 

陸文飛仍不相信道: “當真嗎?” 

육문비가 여전히 믿지 못하여 말했다. 

"정말이오?" 

雲娘嘴唇一撇道: “難道騙你不成?” 

운랑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설마 당신을 속이겠어요?" 

陸文飛長籲了一口氣,一塊石頭落地,忽然撲地一屁股坐下。 

육문비는 길게 휴, 하며 한숨을 내쉬더니 한 덩어리의 돌이 땅에 떨어지듯 털썩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雲娘用手攙扶道: “你傷得不輕,我扶你找個地方歇息去,等到火毒攻心便不好治了。” 

운랑이 손으로 부축하며 말했다. 

"당신의 상처가 가볍지 않아요. 내가 당신을 부축하여 쉴 만한 곳을 찾아보겠어요. 화독이 심장을 침범하면 치료하기가 쉽지 않아요." 

陸文飛被火灼多處,有些並已深陷入肉,此時俱都發作起來,只覺得全身猶如火灼一般,精楚異常。更壞的是內腑亦已震傷數處,且不能運功止痛。只因他乃極其好強之人,咬牙一挺身,站立起來,輕輕推開雲娘的手掌道: “不用攙扶,在下還能挺得住。” 

육문비는 화약을 여러 곳에 맞았는데 일부는 살에 깊이 파고 들었었다. 이때 발작이 일어나자 전신이 마치 화약처럼 느껴졌는데 더욱 나쁜 것은 내부(內腑) 역시 몇몇 군데 진상을 입어서 운공하여 통증을 멎게 할 수가 없었다. 다만 그는 극히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운랑의 손을 살짝 밀어내며 말했다. 

"부축할 필요없소. 저는 아직 서있을 수 있소." 

雲娘細看他身上,幾乎是無處不傷,不禁歎了一口氣道: “離此不遠有家獵戶,我認識他,咱們去他家吧。” 

운랑이 그의 신상을 자세히 살펴보니 마치 상처 입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는 듯 하여 자기도 모르게 탄식을 하며 말했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사냥꾼 집이 있는데 내가 그를 잘 아니 우리 그 집으로 가요." 

她伸手又來攙扶。 

그녀는 손을 뻗어 다시 부축했다. 

陸文飛閃身讓開,踉蹌前奔道: “姑娘請在前領路。在下尚能勉強行走。” 

육문비는 몸을 피하더니 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낭자는 앞에서 길을 안내해주시오. 저는 아직은 억지로 걸을 수 있소." 

雲娘知他不願讓自己攙扶,只得在前領路道: “跟我來吧。” 

운랑은 그가 자기가 부축하는 것을 원치 않음을 알고는 앞에서 길을 안내하면서 말했다. 

"나를 따라 오세요." 

她知避秦莊此刻必已派人四下搜查,心中不斷轉著念頭。 二人行了約有三五裏,星光照耀下,隱約發現山窪之內有一處茅屋。 

그녀는 피진장이 지금 필시 사람을 보내어 사방을 조사하고 있음을 알고 심중으로 부단히 생각을 굴렸다. 두 사람이 약 삼오 리를 가자 별빛이 밝게 비치는 곳에 희미하게 산골짜기 안에 한 채의 모옥(茅屋)이 있는 것은 발견했다. 

雲娘輕聲道: “就是這裏了。” 

운랑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바로 이곳이에요." 

陸文飛強提著一口真氣,踉蹌而行,額上不住地滾著冷汗,雲娘搶前二步,在柴門敲了幾下,裏面傳出一個老婦人噪音道: “誰呀!” 

육문비는 억지로 한 입의 진기를 끌어올려 비틀거리며 걸어가는데 이마에는 식은땀이 쉼없이 흐르고 있었다. 운랑이 두 걸음 앞서가서 사립문을 몇 번 두드리자 안에서 한 명의 노부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냐!" 

雲娘嬌聲道: “大娘請開門,我是雲娘。” 

운랑이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주머니, 문 열어주세요. 운랑이에요." 

柴門應聲開啟,一個頭發斑白的老婦人,略現驚惶地探出頭道: “是公孫雲娘嗎,剛才鎮上失火,莫非是店內走火。” 

사립문이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한 명의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부인이 약간 놀란 빛을 나타낸 채 머리를 내밀고 말했다. 

"공손운랑이냐? 조금 전 진(鎮)에 불이 났는데 혹시 객점 안에서 난 불이냐?" 

雲娘長歎一聲,扶著陸文飛進了草堂。 

운랑이 길게 탄식하더니 육문비를 부축해 초가집으로 들어섰다. 

老婦人見她面容黯淡,心裏一跳,掩上柴門,把屋內的燈火端了出來,悄聲道: “剛才鎮上失火,我就擔心是店內出了事,是以看標地趕快去看看。” 

노부인은 그녀의 암담한 표정을 보자 가슴이 뛰어 사립문을 닫고 방 안의 등불을 받쳐들고 나와서 조용히 말했다. 

"조금 전 진에 불이 났길래 객점에 사고가 생겼다고 걱정했단다. 그래서 표(標)아에게 서둘러 가서 살펴보라고 했단다." 

突然一眼發現陸文飛滿身傷痕,不由失驚道: “這位是誰?竟被火燒成這個樣子。” 

돌연 육문비의 전신에 난 상흔을 발견하고 절로 깜짝 놀라서 말했다. 

"이 분은 누구냐? 이렇게나 불에 데었구나." 

雲娘似是心事重重,含糊答應著,隨道: “大娘,你去睡吧。” 

운랑은 걱정이 태산인 듯 애매하게 대답하고는 곧이어 말했다. 

"아주머니, 당신은 가서 주무세요." 

老婦人搖頭道: “那如何使得?待老身去拿點藥來替這位公子把傷口敷上。” 

노부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느냐? 내가 약을 좀 가져올테니 이분 공자께 발라드려라." 

陸文飛身上傷勢很重,如果僅是外傷,練功之人自然能夠挺住,但他內傷甚重,一時無法運息,增加甚多痛楚,當下扶著一張竹椅坐下道: “大娘不用費心,在下歇息一會就走。” 

육문비의 상세는 몹시 중하였다. 만약 겨우 외상 뿐이고 무공을 연마한 사람이라면 능히 견디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내상이 아주 심해 잠시동안은 운기조식을 할 수 없어 통증이 아주 크게 증가하였다. 간신히 지탱하며 대나무 의자에 앉더니 말했다. 

"아주머니, 걱정하실 필요없습니다. 저는 잠깐만 쉬었다가 떠나겠습니다." 

老婦人沒理會他說什麽,轉身朝臥房行去。 

노부인은 그가 무슨 말을 하든 거들떠보지 않고 몸을 돌려 와방을 향해 걸어갔다. 

雲娘緩步行到陸文飛身前道: “你身上好像負有內傷,不知重不重?” 

운랑이 느릿한 걸음으로 육문비의 앞으로 와서 말했다. 

"당신은 몸에 내상을 입은 것 같은데 중한가요?" 

陸文飛微啟雙目道: “若能有兩個時辰的運息,內傷使可平復。” 

육문비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만약 두 시진 운기조식을 한다면 내상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오." 

雲娘微感吃驚道: “那是很重了。” 

운랑이 약간 놀라며 말했다. 

"그렇다면 아주 중하군요." 

陸文飛緩緩閉上雙目,暗中提氣運息,竟沒答理她的話。 

육문비는 천천히 두 눈을 감고 암중으로 진기를 끌어올리고 운기조식하며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雲娘心知敵方早晚必會找上門來,肚內暗暗盤算,此刻若是出手,必可一舉將陸文飛擒獲。只是將他交給避秦莊後,自己父女能否說身,實在沒有這份把握,是以心中躊躇,一直舉棋不定。 

운랑은 적측이 조만간 반드시 찾아올 것을 알고 속으로 암암리에 따져보았다. 이때 만약 출수를 한다면 틀림없이 일거에 육문비를 사로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를 피진장에 넘겨준 후 자기 부녀가 벗어날 수 있을지 실제로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 주저하며 줄곧 어찌할 바를 몰랐다. 

這時老婦人已由屋內抱了一個瓦罐出來,行到陸文飛面前: “此是老身祖傳偏方,不論火傷或滾水燙傷,均有奇效,公子先敷上點試試。” 

이때 노부인이 방안에서 하나의 항아리를 안고 나오더니 육문비의 면전에 이르러 말했다. 

"이것은 노신의 조상대대로 전해오는 처방인데 화상 혹은 펄펄 끓는 물에 데인 상처 모두 특효가 있다네. 공자는 우선 좀 발라서 시험해보시게." 

陸文飛雖是閉目運息,一則擔心敵方追蹤前來,再則地方甚不隱秘,故心情極是紊亂,試了多次,均無法將真氣提聚運轉,聞言睜開雙目道: “有勞大娘了。” 

육문비는 비록 눈을 감고 운기조식하고 있었으나 첫째로는 적측에서 추적해올까 염려가 되었고 두번째로는 이곳이 은밀하지가 않아 마음이 극히 어지러웠다. 여러 번 시도했으나 도무지 진기를 끌어올려 운행할 수가 없어 그 말을 듣자 두 눈을 뜨고 말했다. 

"아주머니께 폐를 끼치는군요." 

伸手便要接瓦罐。 

손을 뻗어 항아리를 받으려했다. 

雲娘搶前一步將瓦罐接過道: “我來替你敷上吧。” 

운랑이 한 걸음 나서더니 항아리를 건네받고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발라주겠어요." 

老婦人道: “那也好,姑娘且替公子敷藥.老身去下廚,弄點吃食來。” 

노부인이 말했다. 

"그게 좋겠군. 낭자가 공자께 발라주거라. 노신은 부엌으로 가서 먹을 걸 좀 해오마." 

轉身往廚下去廠。 

몸을 돌려 부엌으로 갔다. 

雲娘掀開瓦罐壇一看,裏面乃是半罐黑褐色的漿水,于是撕下一塊衣袖,沾一些漿水,緩緩滴在陸文飛傷口之上。 

운랑이 항아리를 따서 보니 안에는 반쯤 흑갈색의 끈적한 물이었다. 그래서 옷소매를 한 조각 찢어 그 끈적한 물을 적셔  천천히 육문비의 상처에 한 방울씩 떨어뜨려주었다. 

陸又飛只覺那漿水清涼澈骨,滴在傷口痛苦頓減,遂道: “這偏方果然不惜。” 

육문비는 그 약이 뼛속까지 시원해하며 상처의 통증이 금방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즉시 말했다. 

"이 처방은 과연 틀림이 없군요." 

雲娘一面為他敷藥,嘴裏卻答道: “這偏方既有神效,敷完藥咱們還是走吧。” 

운랑은 한편으로는 그에게 약을 발라주면서 입으로 대답했다. 

"이 처방이 신비한 효과가 있으니 약을 다 바르고 나서 떠나도록 해요." 

陸文飛沈吟有頃道: “‘不醉居’遭逢巨變,令尊心裏定在挂念著你,我看你該回去看看他。” 

육문비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불취거에 커다란 변고가 생겼고 영존께서는 당신이 마음에 걸릴 터이니 나는 당신이 돌아가서 그분을 보살펴야 한다고 보오." 

雲娘唉聲一歎道: “你以為小妹還能去見我爹嗎?” 

운랑이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소매가 제 부친을 가서 만날 수 있다고 여기세요?" 

陸文飛奇道: “為什麽不能?” 

육문비가 기이하여 말했다. 

"왜 그렇게 못한다는 말이오?"

雲娘幽幽地道: “如想父女重見,除非是……” 

운랑이 힘없이 말했다. 

"부녀가 다시 만나고 싶다면 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說到此處,她倏然停住不言。 

말이 여기까지 이르자 그녀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陸文飛想了想道: “他們竟以令尊的性命要挾,迫你找出藏寶秘圖來?” 

육문비가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들이 영존의 목숨으로 당신더러 장보비도(藏寶秘圖)를 찾아내라고 협박하고 있소?" 

雲娘黯然一歎,欲言又止。 

운랑은 암연히 탄식하며 말을 하려다 말았다. 

陸文飛又道: “太行山群雄畢聚,以姑娘一人之力,豈能取得藏寶圖,這不是強人所難嗎?” 

육문비가 또 말했다. 

"태행산에 군웅들이 전부 모여들었는데 낭자 한 사람의 힘으로 어찌 장보도를 취할 수 있겠소? 이건 안되는 일을 억지로 강요하는 것 아니오?"

雲娘歎道: “他們認定你與王孫二人之中,必育一人懷有藏寶圖,且俱都落在‘不醉居’,是以責令小妹辦理此事。” 

운랑이 탄식하며 말했다. 

"그들은 당신과 왕손 두 사람 중에 필시 한 사람은 장보도를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어요. 거기에다 모두 불취거에 묵고 있지요. 그래서 소매에게 이 일을 책임지고 처리토록 시켰어요." 

陸文飛恍然若有所悟道: “如此說來,你父女對在下蓄意結交是另有目的了。” 

육문비는 문득 깨달은 듯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 부녀가 저한테 의도적으로 친분을 맺은 것은 따로 목적이 있었군요." 

雲娘瞥了他一眼道: “我爹在江湖上,雖是出名的老謀深算,還不到對一個後生晚輩下工夫,你不該往這裏想。” 

운랑이 그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저의 아버지께서 비록 강호에서 주도면밀하기로 이름이 났지만 한 명의 어린 후배에게 미치지 못하는군요. 당신은 그런 쪽으로 생각해서는 안돼요."

陸文飛冷笑道: “事實俱在,令人不得不疑。” 

육문비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사실이 모두 그러하니 의심하지 않을 수 없소." 

雲娘不悅地道: “我父女果有害你之心,早就下手了。就以現在來說吧,小妹若是懷有異心……” 

운랑이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부녀가 정말 당신을 해칠 마음이 있었다면 벌써 손을 썼을 거예요. 지금에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소매가 만약 다른 마음을 품었다면..."

陸文飛打斷地的話頭道: “是啊,在下此到身負重傷,你一舉手便可將我擒獲,解送避秦莊請賞,不過話得說來,若是在下身上搜不出藏寶圖,仍是枉費心機。” 

육문비가 말을 자르며 말했다. 

"맞소. 제가 중상을 입고 있는 지금 당신이 손 한번 들기만하면 나를 사로잡아 피진장으로 압송하여 보상을 요구할 수 있소.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만약 제 몸에서 장보도를 찾아내지 못하면 여전히 쓸데없이 심기만 소모하는 것이오." 

雲娘放下瓦罐,輕聲一歎道: “難道你到此刻還不能信任我?” 

운랑이 항아리를 내려놓고 나직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설마 당신은 아직까지 나를 믿을 수 없는 건가요?" 

陸文飛冷冷道: “人心難測,眼下太行山之人,誰也難于信得過。” 

육문비가 냉랭하게 말했다. 

"사람 마음은 측량하기 어렵소. 지금 태행산에 있는 사람은 누구도 믿기 어렵소." 

雲娘心頭甚是惱怒,瞪了他一眼道: “不論你信得過信不過,此地是不能久呆了。我得護送你找個穩妥地方療傷。” 

운랑은 마음 속으로 몹시 화가 나서 그에게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당신이 믿든 안믿든 이곳은 오래 머물 수 없어요. 나는 당신을 호송하여 요상을 할 적당한 곳을 찾겠어요." 

雲娘突然抓著他的手臂,情意殷殷地柔聲道: “不要任性,眼下危機四伏,小妹怎放心讓你一人亂跑!” 

운랑이 돌연 그의 팔을 잡고 정이 돈독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 멋대로 굴지 말아요. 지금 위기가 사방에 깔려있는데 소매가 어찌 당신 혼자 마음 놓고 돌아다니게 하겠어요?" 

陸文飛輕輕推開雲娘的玉手道: “你還是走吧,在下不願將你牽連在內。” 

육문비가 살며시 운랑의 옥수를 밀어내며 말했다. 

"당신은 떠나는 것이 좋겠소. 저는 당신이 연루되기를 바라지 않소." 

雲娘皺眉道: “陸兄如何說出這種話來?” 

운랑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육형은 어떻게 이런 말을 하시나요?"

陸文飛歎口氣道: “來到太行的武林人物,都欲得到在下而甘心,就像眼見藏寶圖在我身上似的。如你與在下同行,豈有不受牽連之理?” 

육문비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태행에 온 무림인물들은 모두 장보도(藏寶圖)가 나의 수중에 있다고 보고 있으니 나를 손에 넣어야 만족할 것이오. 만약 당신과 내가 동행한다면 어찌 연루되지 않을 리가 있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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