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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八回 雙嬌救助(쌍교구조)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옥수점장록(玉手點將錄)

第八回 雙嬌救助(쌍교구조)

알타쵸 2016. 11. 3. 10:14

第八回 雙嬌救助(두 여인의 도움)









雲娘突然義形于色地道:“陸兄太見外了,小妹若是怕牽連也不會領你來這裏了。”

운랑이 돌연 의분에 찬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

"육형은 너무 남처럼 대하시는군요. 소매가 만약 연루되는 것을 두려워했다면 당신을 이곳으로 데려오지도 않았을 거에요."

陸文飛舉步朝門外去道:“走吧,天亮以前如不離開,等到天明就難以脫身了。”

육문비는 걸음을 옮겨 문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갑시다. 날이 밝기 이전에 떠나지 않는다면 날이 밝고나서는 벗어나기 어렵소."

只聽門外冷冷接道:“可借你們還是遲一步。”

문 밖에서 냉랭한 목소리가 말을 받았다.

"애석하게도 너희들은 한 발 늦었다."

陸文飛急攏目光一看,只見那外號“紫衣龍女”的紫衣女當門而立,手上還擒了一個壯漢。當下面容一變道:“你要怎麽樣?”

육문비가 시선을 집중하여 쳐다보니 외호(外號)가 자의용녀인 자의녀가 손에 한 명의 장한을 붙잡고 문을 막고 서있는 것이 보였다. 즉시 안색이 변하여 말했다.

"당신은 무얼 하려는 것이오?"

紫衣龍女道:“尊駕身負重傷,特地來接你去避秦莊養傷。”

자의용녀가 말했다.

"귀하는 중상을 입었으니 특별히 당신을 피진장으로 모시고 가서 상처를 치료토록 하겠어요."

接著一笑,又道:“若非他在前引路,我可沒法找到這裏呢。”

이어 한번 웃고 나더니 또 말했다.

"만약 이자가 앞에서 인도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곳을 찾아내지 못했을 거예요."

隨手將擒獲的壯漢在地上一丟。

붙잡고 있던 장한을 아무렇게나 땅바닥에 내던졌다.

雲娘認得壯漢乃是老婦之子龍標,想是去“不醉居”探看,回來時遇上了紫衣龍女,當下一騰身擋在陸文飛的身前道:“不勞你費神,小妹自會將他帶回在去。”

운랑은 장한이 원래 노부인의 아들 용표(龍標)이며 불취거를 살펴보러 갔다가 돌아올 때 자의용녀를 만난 것임을 알았다. 즉시 몸을 날려 육문비의 앞을 가로막고 말했다.

"당신은 신경쓰지 마세요. 소매가 그를 데리고 돌아가겠어요."

紫衣龍女格格笑道:“真的嗎?我可有點難以置信呢。”

자의용녀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정말이냐? 나는 믿어지지가 않는군."

雲娘道:“你不信那也是沒有辦法的事。”

운랑이 말했다.

"당신이 못믿어도 어쩔수 없는 일이죠."

紫衣龍女側身一讓道:“即是這樣,那就走吧,姑娘決不會與你爭功,不過我要沿途護法。”

자의용녀가 몸을 옆으로 비키며 말했다.

"그러면 그렇게 하도록 해요. 낭자는 결코 당신과 공(功)을 다투지 않겠어요. 그러나 연도에 내가 호법을 서겠어요."

雲娘面現難色,半晌無言。

운랑은 난색을 드러내며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陸文飛聽她倆答話口吻,好像自己的性命就在他們手裏似的,心中大為惱怒,冷笑道:“去不去避秦莊,其權利在我,你們爭個什麽勁?”

육문비는 자기의 목숨이 그들의 손 안에 있는 것 같은 말투의 그녀 두 사람의 대화를 듣자 심중으로 크게 화가 나서 냉소하며 말했다.

"피진장에 가고 안가고는 내가 정할 일인데 당신들이 다투어봤자 무슨 소용이오?"

紫衣龍女道:“別說你已身負重傷,就算你功夫全在,也由不得你不去。”

자의용녀가 말했다.

"당신이 중상을 입은 것을 말하지 않고 설령 무공이 온전하다 하더라도 당신은 안갈 수 없어요."

陸文飛生就一副甯折不彎的性格,不禁怒道:“在下就是不去,你能把我怎樣?”

육문비는 차라리 꺾일지언정 굽히지 않는 성격을 타고 났다. 분노를 금하지 못하고 말했다.

"나는 가지 않겠소. 당신이 나를 어떻게 할 수 있겠소?"

紫衣龍女仰面笑道:“說請你前去,那是對你客氣,你以為真個由你不去?”

자의용녀가 얼굴을 쳐들고 웃으며 말했다.

"당신을 가자고 청하는 것은 당신에게 예의를 차린 것이예요. 당신은 정말로 안갈 수 있다고 여기는 거예요?"

陸文飛只覺一腔怒火直沖了上來,暗中將真氣提聚,舉掌便待出手,可是他內腑受傷,未能及時療治,一時之間哪能將真氣提聚,不覺廢然一歎。

육문비는 가슴 속에 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몰래 진기를 끌어모아 장을 들어 출수할 태세를 갖추었다. 그러나 그는 내부에 상처를 입었고 때맞춰 치료하지 않아 일시지간 진기를 끌어모을 수 없자 저도 모르게 낙담하여 탄식하였다.

雲娘對紫衣龍女的武功極其清楚,以自己一人之力,已難操勝算,何況暗中尚有幫手?躊躇再三覺得無論如何不能與她破臉動手。

운랑은 자의용녀의 무공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어 자기 한 사람의 힘으로써 승산이 없으며 더군다나 암중으로 조력자가 있을 수도 있었다. 재삼 주저하다가 어찌되었든 간에 얼굴을 바꾸어 그녀와 손을 쓸 수는 없다고 느꼈다.

如若一旦動上手,便沒有分辨的余地了。為了乃父安全,顧不得陸文飛對她誤解,于是徐徐開言道:“小女已然說過,我自有辦法領他去避秦莊,姑娘何苦多此一舉?”

만약 일단 손을 쓰게되면 분별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부친의 안전을 위해서는 육문비가 그녀에 대해 오해하는 것쯤은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서서히 입을 열었다.

"소녀가 이미 말했듯 내 스스로 그를 피진장으로 데려갈 방법이 있는데 낭자는 무엇이 아쉬워 불필요한 일을 하세요?"

紫衣龍女搖頭道:“你的話再難令我相信。我且問你,那姓王的哪裏去了?”

자의용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의 말은 더욱 나를 믿기 어렵게 하는구나. 내가 너에게 묻겠는데 그 왕가는 어디로 갔느냐?"

雲娘按下心頭怒火道:“混亂之中,我也不知他們主仆有沒有出來。”

운랑은 가슴 속 노화를 누르며 말했다.

"혼란 속에서 나도 그들 주복(主仆)이 나왔지 못나왔는지 알지 못해요."

紫衣龍太冷笑道:“你不用在姑娘面前巧辯。當火起時,除了性陸的之外,你們都沒有出來,分明裏面另有暗門可通外面,不然你們插翅難飛。”

자의용녀는 냉소하며 말했다.

"너는 낭자의 면전에서 교묘한 변명을 하지 말아라. 불이 났을 당시 육가를 제외하고 그들은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분명히 안쪽에는 밖으로 통하는 비밀문이 따로 있었겠지.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날개가 달려도 빠져나오기 어렵다."

雲娘心頭一驚,覺出紫衣龍女果然名不虛傳,倒是個不易應付的人物。好在“不醉居”已成瓦礫一片,自己盡可來個不認帳,當下故作默然,輕聲一歎道:“小女子說的都是實話,姑娘不信那也沒辦法。”

운랑은 속으로 놀라며 자의용녀가 과연 명불허전이며 상대하기 쉽지 않은 인물임을 알아챘다. 다행히도 불취거는 이미 폐허로 변해버렸으니 자기가 인정하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즉시 일부러 잠자코 있다가 나직이 탄식하며 말했다.

"소녀의 말은 모두 사실이니 낭자가 믿지 못한다 해도 방법이 없어요."

紫衣龍女目光注定陸文飛道:“好在他已就擒,不愁姓王的飛上天去。”

자의용녀는 시선을 육문비에게 두고 말했다.

"다행히 그가 이미 잡혔으니 왕가가 도망갈 걱정은 하지 않는다."

她霍地往前趨身,沈聲喝道:“閃開,姑娘倒要試試這小子究竟有多大能耐。”

그녀가 갑자기 앞으로 나서며 침성으로 소리쳤다.

"비켜라. 낭자는 이놈이 도대체 얼마나 뛰어난 솜씨가 있는지 시험해보련다."

雲娘可沒依言閃開,卓然屹立道:“且慢,人在我手裏,你無權將他帶走。”

운랑이 그 말에 비키지 않고 꿋꿋하게 서서 말했다.

"잠깐만. 내 손 안에 든 사람을 당신이 데려갈 권리는 없어요."

紫衣龍女大怒,哼了一聲道:“看來你是真個護著他了,難道你沒想想本莊處置叛逆之人,用的是什麽手段?”

자의용녀가 대로하여 흥, 하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너는 사실은 그를 보호하는구나. 설마 너는 본 장(莊)이 반역자를 어떤 수단으로 처치하는지 생각하지 못하느냐?"

雲娘亦沈下臉來,道:“我倒要請教姑娘,小女子有何事叛逆了本莊?”

운랑 역시 굳은 얼굴이 되어 말했다.

"나도 낭자에게 가르침을 청해야겠군요. 소녀가 본 장에 무슨 반역한 일이 있나요?"

雲娘居然敢于出言頂撞,且拒不讓路,倒大出紫衣龍女意料,厲聲喝道:“你阻姑娘擒拿姓陸的,此種行為與叛逆何異?”

운랑이 뜻밖에 대담하게 말로 대들며 비키지 않자 자의용녀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다. 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낭자가 육가를 잡는 것을 저지하는 너의 이런 행위가 반역과 어디가 다른가?"

雲娘把心一橫,身形屹立不動,已存下了與紫衣龍女動手相搏之心。

운랑은 아랑곳하지 않고 먹고 신형을 굳게 세워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 자의용녀와 손을 써서 싸울 마음이 있었다.

紫衣龍女見她面色十分難看,知道若再緊逼,必然出事,自己後援未到,還是忍耐為是,遂又道:“說呀,為什麽阻姑娘拿人?”

자의용녀는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자 만약 더 강요했다간 반드시 일이 터질 것임을 알았다. 자기의 후원자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아직은 참는 것이 옳았다. 그래서 또 말했다.

"말해보거라. 무엇 때문에 낭자가 그를 잡는 것을 저지하느냐?"

陸文飛此刻已是怒不可遏,用手一撥雲娘,挺身而前道:“陸某與避秦莊究竟何怨何仇,竟用這等卑劣手段來對付?”

육문비는 이때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손으로 운랑을 밀어내고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육모가 피진장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길래 이런 비열한 수단으로 상대하시오?"

紫衣龍女不防他有此一問,一時之間想不出言詞來回答。

자의용녀는 예상치 못한 그의 이 질문에 일시지간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陸文飛復又厲聲道:“你是避秦莊的什麽人?既來主持此事,想是極有身份之人。你們以雪山盲叟的性命,威迫一個弱女子為你們賣命,為你們尋找藏寶圖,就不怕天下武林恥笑嗎!”

육문비가 다시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피진장의 무슨 신분이오? 그 일을 주지하러 왔으니 극히 신분이 있는 사람같소. 설산맹수의 목숨으로 일개 연약한 여자를 당신들을 위해 목숨을 걸도록 협박하여 장보도를 찾아내게 하다니 천하무림의 비웃음이 두렵지도 않소?"

紫衣龍女冷冷一笑道:“若是她能取藏寶圖,那也不算過份,再說此事僅只有你和她二人知道,而你們二人已然沒機會傳出去了。”

자의용녀가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만약 그녀가 장보도를 취할 수 있다면 지나치다고 할 수 없어요. 다시 말해 그 일은 겨우 당신과 그녀 두 사람이 알고, 당신들 두 사람은 이미 소식을 전할 기회가 없을 테니까요."

陸文飛怒道:“你的意思是要殺入滅口?”

육문비가 노하여 말했다.

"당신 말은 살인멸구(殺人滅口)하겠다는 뜻이오?"

紫衣龍女若無其事地道:“姑娘想來想去也只有這個辦法較為穩妥,只是有些委屈二位。”

자의용녀가 태연스럽게 말했다.

"이 낭자가 이리저리 생각해봐도 단지 그 방법이 비교적 온당하군요. 다만 두 분은 조금 억울하겠지요."

陸文飛大怒,舉手一掌劈去,一股巨大潛力直撞了過去,他自習那篇練功口決後,功力已大為精進。紫衣龍女沒想到他的掌風竟然如此渾厚,不自主地往後一撤,避閃了開去。陸文飛憤怒中推出一掌,以致牽動傷勢,痛得額上汗珠直滾,身形連晃了幾晃。

육문비가 대로하여 손을 들어 일장을 쪼개어갔다. 한줄기 거대한 잠력이 그대로 부딪혀갔다. 그는 그 한 편의 연공구결을 익힌 후로 공력이 크게 정진되었다. 자의용녀는 그의 장풍이 놀랍게도 이같이 웅후할 줄은 생각지 못하여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 피했다. 육문비가 분노한 가운데 일장을 밀어내자 상세를 건드리게 되어 아파서 이마에 땀방울이 그대로 굴러떨어지고 신형이 연신 몇 번 흔들렸다.

紫衣龍女一躍而前,格格笑道:“好渾厚的掌力,姑娘再領教你兩掌試試。”

자의용녀가 앞으로 뛰어나오며 깔깔, 웃더니 말했다.

"아주 웅후한 장력이군요. 낭자는 다시 당신에게 시험삼아 두 장을 가르침을 받겠어요."

雲娘急上前將陸及飛扶住道:“你身負重傷,不可妄用真力,快運息一會。”

운랑이 급히 앞으로 나서 육문비를 부축하며 말했다.

"당신은 중상을 입은 몸이라 함부로 진력을 쓸 수 없어요. 속히 운기조식하세요."

紫衣龍女見狀笑道:“喲!我著你倒是蠻體貼他的。”

자의용녀가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이런! 나는 네가 그를 아주 자상하게 보살피도록 만들어버렸군."

雲娘暗中一咬牙,霍地將背上長劍撤下,柳眉一挑道:“紫衣龍女,你別欺人太甚。”

운랑이 몰래 이를 갈더니 갑자기 등에서 장검을 뽑아들고 버들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자의용녀, 당신는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지 마세요."

紫衣龍女緩緩地趨前二步到雲娘面前不遠的地方道:“此是你自尋死路,怎怪得了我?”

자의용녀는 천천히 앞으로 두 걸음 걸어나와 운랑의 면전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말했다.

"그건 네 스스로 죽을 길을 찾는 것이다. 어찌 나를 탓하겠느냐?"

雲娘知她武功勝過自己甚多,暗中凝足功力,仗劍卓立,卻不敢貿然進攻。

운랑은 그녀의 무공이 자기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알고 몰래 공력을 모아 검을 잡고 우뚝 섰으나 감히 경솔하게 공격해나가지 못했다.

就在這時,一條人影飛撲前來,在趨陸文飛的身旁,雲娘不知來人是友是敵,長劍一指,嬌喝道:“什麽人?站住!”

바로 이때 한 가닥 인영이 앞으로 덮쳐오더니 육문비의 신변으로 향했다. 운랑은 오는 사람이 친구인지 적인지 알지 못하여 장검으로 겨냥하며 교갈을 내질렀다.

"누구냐? 멈춰라!"

陸文飛內腑雖傷,聽覺未失,已經辨出來人乃是張玉鳳,遂道:“她是川西張門的。”

육문비는 내부(內腑)에 비록 상처를 입었지만 청각은 잃지 않았다. 오는 사람이 원래 장옥봉임을 벌써 알아차리고 말했다.

"그녀는 천서 장문의 사람이오."

張玉鳳略一觀察場中情勢,已經了然是怎麽一回事,于是高聲言道:“陸兄不用著急,避秦莊的此種強盜行為,武林各派決不坐視。”

장옥봉은 잠깐 장중의 정세를 관찰하더니 이미 어떻게 된 일인지 이해했다. 큰 소리로 말했다.

"육형은 초조해 할 필요없어요. 피진장의 이런 강도같은 행위는 무림 각파가 결코 좌시하지 않습니다."

紫衣龍女瞥了她一眼,微笑道:“看來你們川西張門是准備插手過問了。”

자의용녀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들 천서 장문이 개입하여 간섭할 작정이군요?"

陸文飛怒氣勃勃,正待反唇相譏,雲娘急在他耳邊輕輕道:“不管川西張門來意如何,你絕不可動怒,快趁早運息療傷,一切由我來應付。”

육문비가 노기등등하여 막 꾸짖으려하는데 운랑이 급히 그의 귀에다 나직이 말했다.

"천서 장문이 무슨 생각으로 왔든 상관말고 당신은 절대 화를 내서는 안돼요. 속히 운기하여 요상을 하세요. 모든 것은 내가 대응하겠어요."

陸文飛亦知自己此刻絕難動手相搏,能挨得一時,便多一分運息時間,于是按下怒火,閉目不再言語。

육문비 역시 자기는 지금 손을 써서 싸우기 어려우며 잠시 지체하면 그 만큼 운기조식하는 시간이 더 길어짐을 알았다. 그래서 노화를 누르고 눈을 감더니 더 말하지 않았다.

張玉鳳緩緩趨近陸文飛身旁,道:“川西張門忝為武林一派,豈容鬼蜮橫行?”

장옥봉이 천천히 육문비 신변으로 다가가 말했다.

"천서 장문이 분에 넘치게 무림의 일파가 되었는데 어찌 요귀들이 횡행하는것을 용인하겠어요?"

紫衣龍女冷笑道:“你自問管得了嗎?”

자의용녀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감당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았나요?"

張玉鳳暗扣一把“沒羽金芒”,怒道:“這事姑娘管定了,你有什麽本領盡管使出來。”

장옥봉은 몰래 몰우금망을 한 웅큼 쥐고 노하여 말했다.

"이 일은 낭자가 기필코 맡을 테니 당신은 무슨 재주든 있는대로 펼쳐내 보시오."

紫衣龍女雖沒把張玉鳳看在眼裏,但猜准他暗中必有後援,是以盡量拖延。

一陣格格地笑道:“你說的倒是一片大道理,其實說穿了還不是為了他。”

자의용녀는 비록 장옥봉을 안중에 두지 않았지만 암중에는 필시 후원자가 있으리라 추측하였다. 그래서 될 수 있는한 시간을 끌었다. 

한바탕 깔깔 웃더니 말했다.

"당신의 말은 한편으로는 크게 일리가 있지만 사실 까놓고 말하면 그를 위한 것이 아니죠."

面容一整,嚴厲道:“本莊並未為難他,只須他去一趟便了。但若有人恃強攔阻,那便是公然與本莊為敵。”

표정을 가다듬고 엄정하게 말했다.

"본 장은 결코 그를 난처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예요. 다만 그가 한번 가주기만 하면 돼요. 하지만 만약 세력을 믿고 가로 막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공공연히 본 장과 적대시하는 것이예요."

張玉鳳從未聽說過,江湖上有這麽個避秦莊,哪把她看在眼裏,冷哼了一聲道:“就算姑娘與你們避秦莊為敵好了,難道還能把我吃了不成?”

장옥봉이 여태껏 강호상에 피진장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기에 그녀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설령 낭자와 당신들 피진장이 적이 되어도 좋아요. 설마 나를 어쩔 수 있겠어요?"

紫衣龍女冷冷道:“你該好好想一想,到那時恐怕川西張門也有些不便吧。”

자의용녀가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잘 한번 생각해봐요. 그때가 되면 천서 장문도 조금 불편할 거예요."

但聽暗影中緩緩行出一人,宏聲大笑道:“老夫近年來極少在江湖走動,想不到竟出了許多高人,連堂堂的川西張門也沒看在眼裏。”

그런데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나오면서 우렁찬 목소리로 크게 웃는 것이 들렸다.

"노부가 근년에 강호를 다닌 것이 극히 적어 천서 장문까지도 안중에 두지 않는 허다한 고인들이 출현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

來人內力充沛,笑聲十分震耳。在場之人俱感心頭一震。舉目看去,只見一位身被鶴氅,腰懸長劍的白發老者,緩步行來,但都不認識是誰。

온 사람은 내력이 흘러넘쳐 웃음 소리가 십분 쩌렁쩌렁했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가슴이 떨렸다. 눈을 들어 쳐다보니 몸에 학창의(鶴氅衣)를 걸쳤고 허리에는 장검을 매단 백발노인이 느릿한 걸음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누구인지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紫衣龍女暗中秀眉一皺,喝道:“你是川西張門的什麽人?”

자의용녀가 남모르게 눈썹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당신은 천서 장문의 누구신가요?"

老者微微笑道:“老夫胡文超,外號劍祖。陸文飛便是小徒。姑娘想把他帶走倒也容易,只要能接得下老夫之劍就行。”

노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노부는 호문초이며 외호는 검조라네. 육문비가 제자이지. 낭자가 그를 잡아서 데려가고 싶다면 쉬운 일이다. 다만 노부의 검을 받아내기만 하면 되네."

語調雖極平和,卻隱隱有一股懾人的威風。

어조가 비록 극히 온화했으나 은근히 사람을 두렵게 하는 위풍이 있었다.

紫衣龍女心頭一震,早就聽說過江湖上有這麽位怪傑,擅長劍術,譽為宇內第一劍手。只是她生性高傲,從不曾吃過人的虧,豈肯甘心被人家幾句話便嚇住?當下嗆當長劍出鞘,嬌喝道:“此話當真嗎?”

자의용녀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일찌기 강호상에서 이런 괴걸(怪傑)이 있었는데 검술에 뛰어나 우내제일검(宇內第一劍)이라는 명예를 얻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천성이 거만하고 일찍이 남에게 손해를 입은 적이 없었는데 어찌 남들의 몇 마디 말에 겁을 내어 단념하겠는가? 즉시 창, 하며 장검을 뽑더니 소리쳤다.

"그 말이 사실인가요?"

老者仰面笑道:“老夫何等之人,豈有說了不算之理?”

노인이 고개를 젖히고 웃더니 말했다.

"노부가 어떤 사람인데 어찌 한 말에 책임을 지지 않겠는가?"

一指張玉鳳與雲娘又道:“現有這二位姑娘在此,可請她們作個人證。”

장옥봉과 운랑을 가리키며 또 말했다.

"지금 이 두 분 낭자가 이곳에 있으니 그녀들에게 증인이 되어 달라고 해도 되네."

雲娘與張玉鳳自聽老者報出名號後,俱都心花怒放,齊聲道:“小女子願作證人。”

운랑과 장옥봉은 노인이 알려주는 명호를 들은 후 모두 대단히 기뻐하며 일제히 말했다.

"소녀는 증인이 되길 원해요."

紫衣龍女仗劍往前行了兩步,指著老者道:“你撤劍吧,姑娘答應了。”

자의용녀는 검을 쥐고 앞으로 두 걸음 나오더니 노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낭자는 승낙했습니다. 검을 뽑으세요."

老者雙目精芒一閃,突然輕聲一歎道:“以老夫之身,倘若一個失手傷了你,豈不落個以大欺小之名?我看不如免了吧。”

노인은 두 눈에 정망을 번쩍이더니 돌연 나직이 탄식하며 말했다.

"노부의 신분으로 만약 실수하여 너를 상하게 하면 어른이 아이를 업신여기는 것이 되지 않겠느나? 내가 보기에 그만 두는 것이 낫겠다."

張玉鳳跨步上前道:“有事弟子服其勞,還是讓晚輩來打發她吧。”

장옥봉이 앞으로 걸음을 내딛으며 말했다.

"고충이 있으시면 제자가 그 수고를 맡겠어요. 후배로 하여금 그녀를 내쫓게 해주세요."

老者甚感意外地看了她一眼,不知她這弟子為服其勞是沖著什麽說的。

노인은 몹시 의외라고 느끼며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 그녀의 이 '제자가 대신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지 못했다.

紫衣龍女突然一陣格格關道:“我不知你們川西張門與姓陸的有什麽淵源,你要為他效死。”

자의용녀가 돌연 깔깔, 웃고는 말했다.

"너희들 천서 장문과 육가가 무슨 연원(淵源)이 있길래 네가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치려고 하는지 모르겠군."

張玉鳳臉上一紅,隨即怒道:“少在嘴上缺德,看劍!”

장옥봉이 얼굴을 붉히더니 곧 노하여 말했다.

"더러운 입을 다물고 검을 받아라!"

她氣得一劍劈胸刺去。

그녀는 화가 나 일검을 쪼개어 가슴을 찔러갔다.

老者舉袖一拂,將張玉鳳長劍震斜,徐徐道:“姑娘且慢動手,老夫有話與她說。”

노인이 소매를 떨쳐 장옥봉의 장검을 비스듬히 밀어내고 서서히 말했다.

"낭자는 잠시 기다리시오. 노부가 그녀와 할 말이 있소."

張玉鳳只得撤身收劍,怒沖沖地站立一旁,耳際隱隱似聞張南的傳音道:“玉鳳,不准你胡鬧,快過來。”

장옥봉이 검을 거두어들이고 노기등등하게 한 쪽에 서있는데 귀에 희미하게 장남의 전음이 들려왔다.

"옥봉, 네 멋대로 굴어서는 안된다. 속히 건너오거라."

張玉鳳心知五叔已到,借機納劍入鞘,指著紫衣龍女道:“今晚之事,自有胡老前輩與你們算帳,以後咱們走著瞧。”

장옥봉은 오숙(五叔)이 이미 도착했음을 알고 검을 검집에 꽂더니 자의용녀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 밤은 호 노선배와 당신들이 결판을 내세요. 우리는 나중에 보기로 하지요."

一轉身,朝暗影中奔去。白發老者心裏雪亮,卻沒說什麽。

몸을 돌리더니 어둠 속을 향해 달려갔다. 백발노인은 마음 속으로는 훤히 알았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大敵當前,紫衣龍女顧不得與她鬥閒氣,仍然面對胡文超道:“尊駕自恃身份,不肯與小女子動手,何妨訂下日期前去避秦莊作個了斷。”

대적(大敵)을 앞에 두고 자의용녀는 그녀와 하찮은 일로 화를 내어 싸울 겨를이 없었다. 여전히 호문초를 마주보고 말했다.

"귀하가 신분을 믿고 소녀와 손을 쓰기를 원치 않으시니 날짜를 정해 피진장으로 오셔서 결말을 지으셔도 무방해요."

老者哈哈笑道:“你不用拿話激老夫,時機來到早晚自會去避秦莊瞻仰貴莊主的風采。”

노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너는 말로 노부를 격동시킬 필요없다. 때가 되면 조만간 스스로 피진장으로 가서 귀 장주의 풍채를 뵙도록 하마."

紫衣龍太久等援軍未到,大感焦灼,心中正自躊躇難決之際,陸文飛突然睜開雙目,一見老者,失聲喊道:“師父,你……”

자의용녀는 오래 기다려도 원군(援軍)이 오지 않자 크게 초조하여 마음 속으로 주저하며 결정하기 어려워하고 있는데 육문비가 돌연 두 눈을 뜨고 노인을 보더니 놀라서 소리쳤다.

"사부님, 당신은..."

老者遲遲沒有動手,便為顧慮陸文飛尚在運息,聞聲往前一趨身,抓著他的手臂喝道:“不用多言,快隨老夫走!”

노인이 질질 끌며 손을 쓰지 않은 것은 육문비가 아직 운기조식하고 있음을 고려한 것이었다. 그 말을 듣자 앞으로 나아가 그의 팔을 잡고 소리쳤다.

"여러 말 할 필요없다. 속히 노부를 따라가자!"

說著,他便跨步往前便走。

말을 하더니 발걸음을 떼어 앞으로 달려갔다.

雲娘身不由主地隨著追去,老者突然回頭低喝道:“令尊已離開了避秦莊,現在你娘墳地,快去。”

운랑이 자기도 모르게 뒤를 따라가는데 노인이 돌연 고개를 돌려 낮게 소리쳤다.

"영존은 이미 피진장을 벗어나 지금 네 어머님 묘에 있다. 어서 가거라."

雲娘聞言怔了怔,突然擰身往斜裏奔去。

운랑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가 돌연 몸을 틀어 비스듬히 달려갔다.

紫衣龍女自覺人單勢孤,不敢追襲,自言自語道:“你躲過了今天躲不了明天,早晚跑不了。”

자의용녀는 사람이 적고 세력이 모자라 감히 추격할 수 없음을 깨닫고 혼잣말을 했다.

"네가 오늘은 피해도 내일은 피하지 못할 것이다. 언젠가는 달아나지 못한다."

她身形一躍,沒入暗影之中。

그녀는 신형을 솟구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陸文飛被老者領著,一路翻山越嶺,奔行極速,轉眼已奔行了十余裏,來到一處極其隱蔽的狹谷之內,他大傷未愈,原無力奔行,但在老者攙扶之下,腿下竟然毫不費力。

육문비는 노인에게 이끌려 도중에 산을 넘고 재를 넘어 극히 빠르게 달려갔다. 눈 한번 굴릴 사이에 이미 십여 리를 달려 극히 은폐된 어느 협곡 안에 도착했다. 그는 큰 부상이 아직 완쾌되지 않아 원래 달릴 힘이 없었다. 하지만 노인이 부축해 주어 조금도 다리가 힘들지 않았다.

老者停下腳步,指著一處山洞道:“目下情勢險惡,此處足可容身,你大傷未愈,應先使傷勢平復才好辦事。”

노인이 걸음을 멈추고 어느 산동(山洞)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정세가 험악한데 이곳은 족히 몸을 맡길만 하다. 너의 큰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으니 응당 먼저 상세를 회복시켜야 일을 잘 처리할 것이다."

隨即送給他一包藥道:“此藥可醫治火毒。”

곧이어 한 봉지의 약을 주며 말했다.

"그 약은 화독(火毒)을 치료할 수 있다."

陸文飛惶惑地道:“師父,你老人家的功力恢復了?”

육문비가 당혹스러워하며 말했다.

"사부님, 어르신의 공력은 회복되셨습니까?"

老者搖手道:“老夫急事在身,無暇詳說。”

노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노부는 급한 일이 있어 자세한 이야기를 할 틈이 없다."

他身形一躍,又朝來路奔去。

그는 신형을 솟구치더니 또 왔던 길로 달려갔다.

陸文飛跟隨劍祖胡文超十余年,對師父的一舉一動,-言一行,均極其熟悉。前番相見倉促,匆匆之間未加留意,此刻細想起來,突然覺得有些不對,暗忖:“此人面貌身材雖極像師父,但絕不是師父。”

육문비는 검조 호문초를 따른 지 십여 년이 넘어 사부의 일거수 일투족,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매우 익숙했다. 지난 번 창졸간에 만났을 때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는데 지금 자세히 생각해보니 돌연 좀 이상함이 느껴져서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그 사람은 얼굴 생김새와 체격이 비록 사부를 몹시 닮았지만 절대 사부님이 아니다.'

他心中一經動疑,立時便悟出許多破綻,越發斷定那不是師父,獨自楞在那裏,出了一會神,才緩緩朝石洞中行去。進入洞中,先向四下家看了一番。這洞乃是一處天然洞穴,雖不甚大,卻足可蔽風雨。裏面且有衣物用具並有行將熄滅的余燼,想是那老者預備的。

그가 심중으로 일단 의문이 생기자 즉시 많은 허점을 깨닫고 더더욱 그 사람이 사부가 아니라고 단정하게 되었다. 혼자 그곳에서 멍하니 정신을 놓고 있다가 비로소 천천히 석동 안을 향해 걸어갔다. 동굴 안에 들어서자 우선 사방을 한번 둘러보았다. 이 동굴은 원래 천연동혈(天然洞穴)이라 비록 아주 커지는 않았으나 비바람을 피하기는 충분했다. 게다가 안쪽에는 의복과 일용품, 도구와 함께 바야흐로 꺼지려고 하는 불씨가 있었다. 그 노인이 미리 준비해 둔 것으로 생각되었다.

陸文飛天生稟異,又得王孫傳給那篇別走蹊徑的速成心法,內功亦有深厚根基。經過先前的一番運息,內傷已然穩住,于是先用老者留下的藥散將火灼之處敷好,這才用那篇口訣,緩緩運息療傷。

육문비는 자질을 타고 났고 또 왕손이 전해준 그 한 편의 속성심법으로 내공 역시 튼튼한 기초가 있었다. 먼젓 번의 한번 운기조식을 거쳤기에 내상이 이미 가라앉아있었다. 그래서 우선 노인이 남겨준 약을 데인 곳에 잘 바르고 그제서야 그 한 편의 구결을 이용하여 천천히 운기조식하며 상처를 치료하였다.

也不知過了多少時刻,突然驚醒,只憑眼前一片漆黑。傷痕大部份都給疤了,心知是老者靈藥之效。當下摸索著脫去身上的破衣,換上老者留下的衣服,長籲一口氣,舉步行出洞外。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돌연 놀라서 깨어나보니 눈 앞이 칠흑같이 어두웠다. 상처가 대부분 모두 아물었기에 속으로 노인이 준 영약이 효능이 있음을 알았다. 즉시 입고 있던 찢어진 옷을 더듬어가며 벗은 후 노인이 남겨둔 의복으로 갈아 입고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걸음을 옮겨 동굴 밖으로 걸어갔다.

此際月色正明,谷內一切物象俱呈現眼底,只見一高一矮二條人影,飛向谷內奔來。陸文飛目光犀利,一眼便看出是雪山盲叟父女,立到身形一閃,藏入一片岩石之後。

이때 달빛이 아주 밝아 곡 안의 모든 사물의 형상이 눈 속에 들어왔다.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은 두 가닥의 인영이 나는 듯 곡(谷) 안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육문비의 예리한 시선은 한눈에 설산맹수 부녀임을 알아차렸다. 즉시 신형을 피하여 한 덩어리의 바위 뒤로 숨었다.

只聽雪山盲叟道:“他若是療傷,此谷最為恰當。”

설산맹수의 말이 들렸다.

"그가 만약 요상(療傷)을 한다면 이 골짜기가 가장 적합하다."

雲娘奇道:“爹怎知他一定會來這裏療傷?”

운랑이 이상히 여겨 말했다.

"아버님은 어떻게 그가 이곳으로 요상하러 올 것을 아시는 거죠?"

雪山盲叟歎了一口氣道:“這些年來,爹把這個太行山幾乎踏遍了,就只有這處狹谷最為隱秘。”

설산맹수가 탄식하며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이 몇 년간 애비는 이 태행산을 거의 답파를 했는데 이곳 협곡이 가장 은밀하단다."

擡頭望了岩洞一眼,又道:“那上面有個山洞,他若來此,准在洞內,雲娘,快去看看。”

고개를 들어 암동을 바라보며 또 말했다.

"그 위쪽에 산동이 있다. 그가 만약 이곳에 왔다면 틀림없이 동굴 안에 있을 것이다. 운랑, 어서 가서 살펴보거라."

雲娘遲疑道:“黑漆漆的,我實在有點害怕。”

운랑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칠흑같이 어두워서 나는 솔직히 좀 무서워요."

雪山盲叟輕喝道:“怕什麽,虧你長這麽大了,一點事情都不能辦。”

설산맹수가 나직히 소리쳤다.

"뭐가 두렵느냐? 이렇게 다 컸는데 이만한 일도 못하느냐."

雲娘無可奈何地拔劍出鞘道:“好吧,女兒這就上去看。”

운랑이 어찌할 도리가 없어 검을 뽑더니 말했다.

"좋아요. 여식은 지금 살펴보러 가겠어요."

雪山盲叟突然喝道:“巨慢,谷外有人來了。”

설산맹수가 돌연 외쳤다.

"잠깐, 곡 밖에 오는 사람이 있다."

只聽谷外一陣森森怪笑道:“公孫兄想不到咱們又在這裏遇上了,真是人生何處不相逢。”

곡 밖에서 일진의 음산한 괴소가 들렸다.

"공손형, 우리가 이곳에서 만날줄은 생각도 못했소. 정말 인생하처불상봉(人生何處不相逢)이구려."

雪山盲叟霍地扭轉身形,沈聲道:“老朽與白骨教素無過節,姚兄何故一再相逼?”

설산맹수가 갑자기 신형을 돌리며 침성으로 말했다.

"늙은이와 백골교는 본래 악감정이 없는데 요형은 왜 수차례 핍박하시오?"

他雙目雖盲,但聽力確然高人一等,一聽便知是白骨教姚寒笙。

그는 두 눈이 비록 멀었지만 청력은 확실히 남들보다 한 단계 높았다. 듣자마자 백골교의 요한생임을 알았다.

姚寒笙欺他父女人單勢孤,一步一步行了過來道:“兄弟絕無與公孫兄為難之意,請別誤會。”

요한생은 그 부녀가 사람 수가 적고 역량이 부족하기에 업신여기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오며 말했다.

"형제는 절대 공손형을 난처하게 할 생각이 없으니 오해하지 마시오."

雪山盲叟道:“既無為難之意,何故一直盯著我父女?”

설산맹수가 말했다.

"난처하게 할 뜻이 없다면서 왜 줄곧 뒤를 밟고 있소?"

姚寒笙故示同情地道:“兄弟對公孫兄日前處境甚表憂慮。如有用著白骨教之處,兄弟決不坐視不管。”

요한생이 고의로 동정하여 말했다.

"형제는 며칠 전의 공손형 처지에 대해 매우 우려를 표하오. 만약 백골교가 쓰일 데가 있다면 형제는 결코 좌시하지 않겠소."

雪山盲叟長喟一聲道:“瞎子已是家被人亡,還有什麽可說的?”

설산맹수가 길게 한숨 쉬며 말했다.

"이 눈 먼 자는 이미 집과 사람을 잃었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소?"

姚寒笙點頭道:“此事兄弟已盡知,但不知與那避秦莊何故突然翻臉?”

요한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은 형제도 전부 알고 있소. 그 피진장이 왜 돌연 얼굴을 바꿨는지 모르겠구려?"

雪山盲叟道:“那還用說,自然是有關秘圖之事了。”

설산맹수가 말했다.

"뭐긴 뭐겠소? 당연히 비도와 관련된 일이오."

姚寒笙又道:“他們何故圍攻姓陸與姓王的少年?”

요한생이 또 말했다.

"그들은 왜 육가와 왕가 젊은이를 포위 공격하였소?"

雪山盲叟慨歎一聲道:“那也是為了密圖之事吧。”

설산맹수가 개탄스럽게 말했다.

"그것도 비밀지도를 위한 일이오."

姚寒笙暗暗點頭,試探著向道:“公孫兄認為有此可能嗎?”

요한생은 암암리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떠보면서 말했다.

"공손형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시오?"

雪山盲叟冷笑道:“來到太行山之人,俱都是為了晉王藏寶,何止是他們二人?”

설산맹수가 냉소하며 말했다.

"태행산에 온 사람이 모두 진왕의 숨겨진 보물을 위해 왔는데 어찌 그들 두 사람에 그치겠소?"

姚寒笙暗忖有頃道:“避秦莊單單對付公孫兄與那兩少年,兄弟猜想必有原因。”

요한생이 속으로 잠시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피진장이 단독으로 공손형과 그 두 소년을 상대하는 것은 필시 원인이 있다고 추측하오."

雪山盲叟暗中哼了一聲,忖道:這邪魔竟圖套我瞎子的口供,你可認錯人了。故作悲憤地道:“此是他們有意用這事來淆亂各派視聽。”

설산맹수가 암중으로 흥, 하고 코웃음을 치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 요괴가 내 입으로 자백하게 만들려는구나. 너는 사람을 잘못 보았다.'

고의로 분하고 비통한 척 하며 말했다.

"그것은 그들이 이 일로 각 파의 시각과 청각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것이오."

姚寒笙森森笑道:“不見得吧?依兄弟的看法,你們三人之中,必有一人懷有秘圖。”

요한생이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반드시 그럴까? 형제가 보기에는 당신들 세 사람 중에서 틀림없이 한 명은 비도를 가지고 있소."

雪山盲叟白果眼一翻道:“姚兄一定要這般說,兄弟就是分辯,你也不會相信。”

설산맹수는 흰 눈동자를 희번덕거리며 말했다.

"요형이 그렇게 말한다면 형제가 변명해도 믿지 않겠구려."

姚寒笙仰面冷笑道:“兄弟記得公孫兄,陸子俊以及胡文超那老鬼,俱都是當年晉王府上的門上客,說不定晉王事前已把後事及一切的事情都托付了你們三人。”

요한생이 고개를 젖혀 냉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형제는 공손형, 육자준 및 호문초 그 노귀가 모두 당시 진왕부의 상객(上客)이었음을 기억하오. 아마도 진왕이 사전에 후사(後事) 및 모든 일을 당신들 세 사람에게 부탁했을 것이오."

雪山盲叟心頭一震,哈哈笑道:“兄弟能相信晉王那等精明之人,豈會將其後事托付給一個瞎子?”

설산맹수는 가슴이 철렁했지만 하하, 웃으며 말했다.

"진왕 그 영리한 사람이 어찌 후사를 일개 장님에게 부탁하겠소?"

姚寒笙搖頭,道:“這話也有理,不過陸子俊與胡文超可就不同了。”

요한생이 고개를 젓더니 말했다.

"그 말도 일리가 있소. 그러나 육자준과 호문초는 다르지 않소."

雪山盲叟搖頭,道:“也不可能。”

설산맹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것도 불가능하오."

姚寒笙奇道:“兄弟倒要請教,是何原因不能托付呢?”

요한생이 이상해하며 말했다.

"그들에게 부탁하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형제가 가르침을 청하려하오."

雪山盲叟道:“你且聽我說,那陸子俊外號‘鐵掌展三湘’,武功雖不錯,尚難列入頂尖高手之林,況且無門無派,力量太小了。至于劍祖胡文超,他是有名的懶散人物,身如閒雲野鶴,常年飄泊江湖,豈堪托付大事?”

설산맹수가 말했다.

"당신은 내 말을 들어보시오. 그 외호가 철장진삼상인 육자준은 무공은 비록 쓸만 했지만 절정고수 대열에 낄 수는 없었소. 게다가 문파가 없어 역량이 크게 모자랐소. 검조 호문초로 말하자면 그는 나태한 인물로 유명했소. 한운야학(閒雲野鶴)처럼 일년 내내 강호를 떠다니는 몸인데 어찌 대사를 부탁하겠소?"

姚寒笙哈哈笑道:“公孫兄老謀深算,哪一件不比我強?何苦如此自謙?”

요한생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공손형은 빈틈없구려. 어느 것 하나도 나와는 비길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데 왜 이같이 겸손하시오?"

雪山盲叟費了許多唇舌,總算除去了姚籌笙心中之疑。他知此人極不易打發,心中暗暗盤算,如何設法將他擺脫才好。

설산맹수가 입이 닳도록 말을 늘어놓아 요한생 마음 속의 의심을 제거한 셈이었다. 그는 이 사람을 쫓아버리기 무척이나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심중으로 암암리에 어떤 방법으로 그를 떨쳐버려야 좋을지 따져보았다.

姚寒笙表面似對雪山盲叟之言深信不疑,實則心中之疑愈甚,因為雪山盲叟自始便牽連在藏寶爭奪之中,近日行蹤尤為詭秘,豈能令人不疑?雙方各懷心事相對默然,突地,雪山盲叟仰起臉來喝道:“崖上是哪位道友,何不請下來說話?”

요한생은 표면적으로는 설산맹수의 말에 대해 믿어의심치 않았으나 실제로 마음 속의 의심은 더욱더 깊어졌다. 왜냐하면 설산맹수는 처음부터 보물 쟁탈의 중심에 연루되었다가 근래 행적이 종잡을 수 없이 묘연했으니 어찌 의심하지 않겠는가? 쌍방이 각자 고민거리를 품고 묵묵히 마주 대하고 있는데 갑자기 설산맹수가 얼굴을 들더니 소리쳤다.

"절벽 위에 친구분, 내려와서 이야기하지 않으시겠소?"

暗中的陸文飛正自聽得入神,忽聞雪山盲叟出聲喝叫,心裏不覺一驚,挺身正待行出。只聽崖上哈哈一陣狂笑,飛鳥般地落下二人,竟然是謝一飛與張南。

어둠 속의 육문비는 넋을 잃고 듣다가 별안간 설산맹수의 외침에 마음 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놀라서 몸을 일으켜 걸어나가려 했다. 하지만 절벽 위에서 하하, 하는 일진의 광소가 들리더니 비조처럼 두 사람이 날아내려오는데 뜻밖에도 사일비와 장남이었다.

姚寒笙暗中一皺眉,望著二人陰森一笑道:“二位盯得好緊啊!”

요한생은 남몰래 눈썹을 찌푸리더니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음산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두 분은 잘도 바짝 뒤를 쫓았구려!"

謝—飛搶先答道:“豈敢,豈敢,兄弟乃是來尋公孫兄說幾句話。”

사일비가 앞다투어 나서서 대답했다.

"천만에. 형제는 원래 공손형을 찾아 몇 마디 하려했소."

雪山盲叟一翻白果眼,道:“什麽事又找上了我瞎子?”

설산맹수는 흰 눈동자를 뒤집으며 말했다.

"무슨 일로 또 이 장님을 찾으시오?"

謝一飛哈哈笑道:“近因久未見公孫兄所在,心中惦記得很。”

사일비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근래 공손형의 소재가 오랫동안 보이지 않아 마음 속으로 몹시 걱정되었소."

雪山盲叟長歎一聲,道:“總算瞎子命長,不會將老命送掉啦,但那間店仍是完啦,是以想找個洞穴避避風雨。”

설산맹수가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장님의 명이 길어져 늙은 목숨을 내주지 않아도 된 셈이오. 하지만 그 사이에 객점이 완전히 와르르 무너져버렸소. 그래서 비바람을 피할 동굴을 찾을 생각이었소."

張南接道:“區區一間店算得什麽,若能取得晉王藏室,蓋幾所宮殿亦是輕而易舉之事。”

장남이 이어서 말했다.

"하찮은 한 칸 객점이 대수요? 만약 진왕의 보물을 얻는다면 몇 채의 궁전을 짓는 것도 수월한 일이오."

雪山盲叟呼了一聲,道:“張五爺你別打哈哈,瞎子上哪裏尋藏寶去?”

설산맹수가 흥, 하더니 말했다.

"장오야, 당신은 농담하지 마시오. 이 장님이 어디가서 보물을 찾겠소?"

張南冷笑道:“事到如今,難道公孫兄仍圖一人獨吞?”

장남이 냉소하며 말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설마 공손형은 아직도 보물을 독점하려 하시오?"

雪山盲叟道:“各位口口聲聲說我瞎子身懷藏寶圖,亦必知道寶圖下落。”

설산맹수가 말했다.

"여러분들은 말끝마다 이 장님이 장보도를 몸에 품고 있고, 또한 보도의 소재를 필시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시는구려."

謝一飛道:“只有咱們大家合作,彼此有益,若再猶豫,必將誤人誤己。”

사일비가 말했다.

"우리들과 합작을 해야만 피차 유익하오. 만약 더 머뭇거리면 남도 손해고 자신에게도 손해가 되오."

雪山盲叟道:“謝兄之言兄弟委實不解,你們就是逼死我也拿不出圖來。”

설산맹수가 말했다.

"사형의 말씀이 형제는 이해가 안되는구려. 당신들이 나를 핍박하여 죽게 하여도 지도를 얻지 못할 것이오."

張南道:“避秦莊已然偵騎四出。公孫兄萬一再行落入敵手,那時又當如何?”

장남이 말했다.

"피진장이 이미 사방으로 찾고 있소. 공손형이 다시 적의 손에 떨어진다면 그때는 또 어떻게 감당하시겠소?"

雪山盲叟道:“瞎子人一個,命一條,他就強煞也不能無故要我的命。”

설산맹수가 말했다.

"기껏해야 이 장님 한 명의 한 가닥 목숨이오. 그도 이유없이 나의 목숨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오."

張南道:“公孫兄口口聲聲不知藏寶圖下落,何故深更半夜來到此秘谷之內。”

장남이 말했다.

"공손형은 말끝마다 장보도의 행방을 모른다는데 왜 깊은 한밤중에 이 비곡 안으로 왔소?"

雪山盲叟道:“兄弟店已焚毀,只好找個洞穴避風雨,難道這又礙著你們的事?”

설산맹수가 말했다.

"형제의 객점이 이미 불타버렸으니 어쩔 수 없이 비바람을 피할 동굴을 찾아왔소. 설마 이것도 당신들의 일을 방해하였소?"

張南道:“此種欲蓋彌彰之言只好哄哄三歲孩童。”

장남이 말했다.

"감추려고 할수록 더 드러나는 이런 말은 세살 먹은 어린애들이나 하는 말이지."

謝一飛道:“二位如此相逼,實則我有口難辨。”

사일비가 말했다.

"두 분이 이처럼 서로 핍박하니 사실 나는 입이 있어도 변명할 수가 없구려."

停了一下又道:“實不瞞,兄弟對藏寶圖之事早已沒此興致,不過兄弟可略供線索……”

멈추었다 또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형제는 장보도의 일에 대해 벌써 흥미가 없어졌소. 그러나 형제가 약간의 단서는 줄 수 있소..."

張南道:“兄弟洗耳恭聽。”

장남이 말했다.

"형제는 귀를 씻고 경청하겠소."

雪山盲叟道:“剛才兄弟亦曾對姚教主提過,眼下太行雖是群雄畢到,真正可疑之人,也不過數幾人罷了。第一個是我瞎子,因兄弟得過一份假寶閣;第二是‘鐵拳震三湘’陸子俊,可惜他為仇家殺了,只余下一個少不更事的孤兒陸文飛。此子渾渾噩噩,江湖閱歷毫無,不像是個藏寶圖之人。”

설산맹수가 말했다.

"조금 전 형제 역시 요교주에 언급한 적이 있지만 지금 태행에 비록 군웅들이 모두 도착했으나 진정 의심스러운 사람은 불과 몇몇 사람일 뿐이오. 첫째가 이 장님이오. 

형제가 한 장의 가짜 지도를 얻었기 때문이오. 두번째는 철장진삼상 육자준인데 애석하게도 원수들에 의해 살해되었소. 하지만 한 명의 어리고 세상물정에 어두운 고아 육문비를 남겼소. 이 아이는 무지몽매하고 강호경험이 조금도 없어 장보도를 가진 사람 같지가 않소."

張南道:“你說了半天,直似沒說,還是長話短說罷。”

장남이 말했다.

"당신은 한참을 말했지만 아무런 말도 안한 것과 같소. 간단하게 말하시오."

雪山盲叟道:“第三個可疑之人是住在本店的王姓少年,此人深藏不露,行蹤詭秘,來太行山已有一月之久,來意為何不得而知。”

설산맹수가 말했다.

"세번째 의심이 가는 사람은 본 객점에 묵고있던 성이 왕가인 젊은이요. 그 사람은 깊숙이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며 태행산에 온 지 이미 한 달이나 되었지만 무엇 때문에 왔는지 알 방법이 없소."

張南道:“不錯,此人果甚可疑。”

장남이 말했다.

"그렇소. 그 사람은 정말 몹시 의심스럽소."

雪山盲叟道:“此外尚有一股龐大勢力隱跡太行,亦是搜尋藏寶最力之人。兄弟雖與他們略有交往,始終不知主腦人物是誰。不論哪一派得著藏寶.都應防著他們幾分。”

설산맹수가 말했다.

"그 외에 아직 한 줄기 방대한 세력이 태행에 숨어있는데 역시 보물을 찾는데 가장 큰 힘을 쓰고 있는 사람이오. 형제는 비록 그들과 약간의 왕래가 있지만 지금까지도 수뇌인물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오. 어느 일파가 보물을 얻든 그들을 몇 푼은 방비하여야 하오."

謝一飛道:“公孫兄說的可是避秦莊?”

사일비가 말했다.

"공손형이 말씀하는 것은 피진장이오?"

雪山盲叟道:“不錯,這股勢力委實不可輕視,古陵之事說不定便是他們弄的玄虛。”

설산맹수가 말했다.

"그렇소. 그 세력은 확실히 가볍게 볼 수 없소. 고릉의 일은 어쩌면 그들이 수단을 부린 것일게요."

姚寒笙道:“公孫兄乃是避秦莊座上之客,你盡吐胸中之秘,就不怕他們以門規處決?”

요한생이 말했다.

"공손형은 원래 피진장의 귀빈인데 당신이 흉중의 비밀을 모두 토로한다면 그들이 문규에 따라 처단할까 두렵지 않소?"

雪山盲叟道:“我已是風燭殘年,為了同道的安危,就算把這條老命陪上,那也是值得的。”

설산맹수가 말했다.

"나는 이미 여생이 얼마남지 않았소. 동도들의 안위를 위해 설령 이 한 가닥 늙은 목숨을 바친다(?) 하더라도 가치있는 일이오."

姚寒笙又道:“避秦莊之事暫時不用提了,你可知那王姓少年現在哪裏?”

요한생이 또 말했다.

"피진장의 일은 잠시 꺼내지 맙시다. 당신은 그 왕가 소년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시오?"

雪山盲叟道:“‘不醉居’被焚之時兄弟尚在避秦莊,不知他們去了哪裏。”

설산맹수가 말했다.

"불취거가 불에 탈 때 형제는 아직 피진장에 있었소.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하오."

姚寒笙冷冷地道:“公孫兄得以從虎口逃生,倒也不是一件容易事。”

요한생이 냉랭하게 말했다.

"공손형이 호구(虎口)에서 빠져나온 것도 용이한 일이 아니었을 거요."

雪山盲叟道:“實不相瞞,兄弟這番得以生還,乃是暗中得一位高人相助。”

설산맹수가 말했다.

"솔직히 형제가 이번에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원래 암중으로 한 분 고인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오."

姚寒笙想起自己被困古陵之時,亦是經人暗中指點才行脫出,不禁心裏一動。

요한생은 자기가 고릉에 갇혔을 때 역시 어떤 사람이 암중에서 나가는 길을 가르쳐주었던 일을 떠올리며 마음이 동하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張南道:“這太行果是藏龍臥虎之地,記得兄弟被困古陵之中,亦系經人指點才行得出。”

장남이 말했다.

"이 태행은 과연 와호장룡(臥虎藏龍)의 땅이구려. 형제가 고릉에 갇혔을 때 역시 어떤 사람이 길을 가르쳐주어 나올 수 있었던 일이 기억나오."

姚寒笙道:“避秦莊火焚‘不醉居’,便為圍捕姓王少年與信陸少年,咱們亦該找到此二人才是。”

요한생이 말했다.

"피진장이 불취거를 불태운 것은 왕가와 육가 소년을 포위하여 사로잡기 위함이었소. 우리들 역시 그 두 사람을 붙잡아야 함이 옳소."

謝一飛道:“教主之言倒也有理。”

사일비가 말했다.

"교주의 말씀이 일리가 있소."

姚寒笙又道:“眼下之勢,合則力強,分則勢孤,咱們各派如不能合作,則無法與避秦莊和黑龍幫抗衡。不若盡一夜之功,先找到王姓少年與陸姓少年,明天日中在古陵會合,共商大事。”

요한생이 또 말했다.

"목하 정세는 합치면 힘이 강해지고 나뉘면 세력이 외톨이가 되오. 우리들 각파가 만약 합작할 수 없다면 피진장과 흑룡방에 맞설 수 없소. 우선은 밤새도록 왕가와 육가 소년을 찾아보고 내일 정오에 고릉에서 회합을 가져 대사를 같이 상의합시다."

謝一飛目視張南道:“張兄意下如何?”

사일비가 장남을 보면서 말했다.

"장형의 뜻은 어떠시오?"

張南道:“此事倒也可行,只是王姓少年武功不弱,制服大是不易。”

장남이 말했다.

"이 일은 해 볼 만 하지만 왕가 소년의 무공이 약하지 않아 제압하기가 매우 쉽지 않소."

姚寒笙哼了一聲,道:“後生晚輩本教自有制服之策,兄弟要先行一步了。”

요한생이 흥, 하더니 말했다.

"나이 어린 후배쯤은 본교에서 제압시킬 계책이 있소. 형제는 한 걸음 먼저 가보겠소이다."

謝一飛與張南不曾想到他另有所圖,亦雙雙躍起道:“明天日中,不見不散。”

사일비와 장남은 그가 따로 도모하는 바가 있음을 생각지 못하고 역시 쌍쌍이 솟구쳐 오르며 말했다.

"내일 정오에 만나기 전에는 떠나지 않기로 합시다."

他倆齊朝谷外奔去。

그 두 사람은 일제히 곡 밖을 향해 달려갔다.

雪山盲叟道:“這批人如發瘋似地纏著,為父真把他們莫可奈何。”

설산맹수가 말했다.

"이자들이 제 미친 듯 달라붙으니 애비는 정말 그들을 어떻게 할 수가 없구나."

雲娘道:“眼下爹雖將他們弄走,早晚仍會來尋找咱們。”

운랑이 말했다.

"지금은 아버님이 그들을 떠나도록 했지만 조만간 여전히 우리를 찾아 올 거예요."

雪山盲叟道:“沒有一個是好東西,憑著為父三寸不爛之舌,早晚得讓他們先行火拼一場。”

설산맹수가 말했다.

"한 놈도 좋은 놈이 아니다. 이 애비의 세 치 혀로 조만간 그들을 먼저 분열시켜 한바탕 싸우도록 해야겠다."

雲娘似是突然想起一事,急問道:“爹,陸大哥的師父果然來了嗎?”

운랑은 돌연 한 가지 일이 떠오른 듯 급히 물었다.

"아버님, 육대가의 사부가 정말 왔을까요?"

雪山盲叟道:“這些年來老的凋謝,只怕那老兒沒法來了。”

설산맹수가 말했다.

"이 몇 년 이래 늙은 것들이 죽어갔으니 그 늙은이는 올 수 없을 것이다."

歎息了一聲。仰起臉來道:“洞穴之內是哪一位,快清出來吧。”

탄식을 하더니 얼굴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동굴 안에 계신 분은 속히 나오시오."

陸文飛隱伏山洞之內,把各事都聽得清清楚楚,此刻聽雪山盲叟喊叫,知瞞不過,一挺身躍下崖來,朗聲說道:“在下乃是陸文飛。”

육문비는 산동 안에 숨어있으면서 갖가지 일들을 모두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지금 설산맹수의 외침을 듣자 속여 넘길 수 없음을 알고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더니 낭랑한 소리로 말했다.

"저는 육문비입니다."

雪山盲叟哈哈笑了兩聲,道:“老朽早想著你該來了。”

설사맹수는 하하, 하며 두어 번 웃더니 말했다.

"늙은이는 벌써 자네가 왔을 것이라 생각했었네."

陸文飛步行了過來,道:“前輩隱跡荒山,處處啟人疑竇,究竟為了什麽?”

육문비가 걸어와서 말했다.

"선배님은 황량한 산에 종적을 감추시어 도처에 사람들에게 의혹을 갖게 하니 도대체 무엇을 위함입니까?"

雪山盲叟唉聲一歎,道:“小哥早該有此一問,不過你問老朽之前,應該先把自己的來意說明。”

설산맹수는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소형제는 진작에 그 의문을 가졌어야 했네. 그러나 자네가 늙은이에게 묻기 전에 자신이 온 뜻을 먼저 분명히 말해야 하네."

陸文飛面現難色,沈吟頃刻道:“這個……這個……”

육문비가 얼굴에 난색을 드러내며 잠시 침음하며 말했다.

"그... 그건..."

雪山盲叟冷笑道:“眼下危機四伏,你不坦誠把來意說明,定將貽誤大事。”

설산맹수가 냉소하며 말했다.

"지금 위기가 사방에 깔려있으니 자네가 온 뜻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면 대사를 그르치고 말 것이네."

陸文飛近日叠遭危難,尤對雪山盲叟父女,早具戒心,想了想終不敢吐露實情,遂道:“晚輩志在報雪親仇,旁的事未在意中。”

육문비는 요 며칠 거듭 위난(危難)을 겪었고 더우기 설산맹수 부녀에 대해 예전부터 경계심을 갖고있었기에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감히 있는 그대로 털어놓을 수 없었다. 그래서 말했다.

"후배는 다른 일은 생각에 없고 부친의 원수를 갚는데 있습니다."

雪山盲叟冷笑道:“果真如此嗎?”

설산맹수가 냉소를 치며 말했다.

"정말 그런가?"

陸文飛道:“知人知面不知心,在下縱有隱情,亦不能對你父女吐露。”

육문비가 말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릅니다. 제가 설령 속사정이 있어도 당신 부녀에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雲娘道:“莫非陸兄仍不放心我父女?”

운랑이 말했다.

"설마 육형은 아직도 우리 부녀가 안심이 안되나요?"

陸文飛道:“事實令人難以信任。”

육문비가 말했다.

"남들로 하여금 믿기 어렵게 하는 것이 사실이오."

雪山盲叟歎了一口氣,道:“這也難怪,等王相公來了再說吧。”

설산맹수가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것을 탓할 수는 없지. 왕상공이 오면 다시 이야기하세."

陸文飛詭異道:“你約了王大哥來此?”

육문비가 기이하여 말했다.

"당신은 왕대가를 이곳으로 불렀습니까?"

雪山盲叟道:“情勢迫人,老朽不得不挺而走險。”

설산맹수가 말했다.

"정세가 사람을 몰아붙이니 늙은이는 막다른 처지에서 이판사판일 수 밖에 없네."

陸文飛道:“前輩約王大哥來此商談何事,是否有關寶藏之事?”

육문비가 말했다.

"선배가 초청한 왕대가가 여기 오면 무슨 일을 상의하시렵니까? 숨겨진 보물과 관련된 일이 아닌지요?"

雪山盲叟道:“自然是晉王遺寶之事,此事關系武林千百人性命,老朽義無反顧。“

설산맹수가 말했다.

"당연히 진왕이 남긴 보물 건이지. 그 일은 무림의 수 많은 사람의 목숨과 관련되어 늙은이는 도의상 뒤돌아 보지 않을 수 없네."

陸文飛暗自驚駭,忖道:“難道雪山盲叟果是另一特有秘圖之人?”

육문비는 속으로 놀라서 곰곰히 생각했다.

'설마 설산맹수가 정말 다른 한 명의 비도를 가진 사람이란 말인가?'

雙方默然半晌,雪山盲叟突然開言道:“來者可是王公子。”

쌍방은 한참 묵묵히 말이 없다가 설산맹수가 돌연 입을 열었다.

"오는 사람은 왕공자일 것이다."

暗中一人哈哈笑道:“名不虛傳,公孫大俠的聽覺果然高人一等。”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명불허전이군요. 공손대협의 청력은 정말 고명하십니다."

陸文飛聽出那是義兄的聲音,道:“大哥這幾天寄住何處?恕小弟沒來看望。”

육문비가 듣고 그것이 의형의 목소리임을 알아차렸다.

"대가, 이 며칠 어디에 계셨습니까? 소제가 찾아뵙지 못했음을 용서하십시오."

王孫緩緩行了過來道:“彼此,彼此,愚兄亦因俗事糾纏,沒空來瞧賢弟,你的傷勢好了嗎?”

왕손이 천천히 걸어와서 말했다.

"피차일반이네. 우형 역시 속세의 일이 뒤엉키는 바람에 현제를 찾아볼 틈이 없었네. 자네의 상세는 좋아졌는가?"

陸文飛道:“托福,已經不礙事了。”

육문비가 말했다.

"덕분에 이미 아무런 불편이 없습니다."

王孫對雪山盲叟道:“公孫大俠鼓簧弄舌,覆雨翻雲,意欲在太行山灑下一片血雨腥風,用心何在?”

왕손이 설산맹수에게 말했다.

"공손대협의 복우번운(覆雨翻雲)케 하는 혀 끝으로 태행산에서 한바탕 피비린내 나는 비바람을 뿌리시려 하는 의도가 어디에 있습니까?"

雪山盲叟愕然道:“你說這話是什麽意思?”

설산맹수가 아연실색하여 말했다.

"자네가 하는 말은 무슨 뜻인가?"

王孫冷厲地道:“你因避秦莊勢力日強,遂假借藏寶圖之名,引得天下武林火紛紛來到太行,俾與避秦莊發生沖突;復以假圖一張,使黑龍幫與謝張二家產生磨擦;心仍未足,又硬指在下與陸賢弟身懷秘圖,引起群雄覬覦,借此置我倆于死地……”

왕손이 냉엄하게 말했다.

"당신은 피진장의 세력이 강대하자 가짜 장보도로 천하무림인이 분분히 태행으로 오게끔 유인하여 피진장과 충돌이 발생하게 하였고 다시 가짜 지도로 흑룡방과 사,장 두 집안사이에 마찰이 일어나게 했지요. 그래도 부족하여 저와 육현제를 겨냥하여 비도를 품고있다고 군웅들을 눈독들이게 하여 그 기회를 빌어 우리 두 사람을 사지에..."

雪山盲叟邀約二人前來,原圖開誠布公,各吐心胸中之秘,想不到王孫一見面便編排了他許多不是,一時倒把他弄糊塗了,半晌方道:“王公子,這話從何說起?”

설산맹수가 두 사람을 부른 원래 의도는 흉금을 터놓고 각자 가슴 속 비밀을 털어놓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왕손이 만나자마자 그의 많은 잘못들을 쭉 늘어놓자 한순간 혼란스러워 한참만에 입을 열었다.

"왕공자, 그 말은 어디서 나온 말인가?"

王孫冷笑道:“你為了加深群雄之疑,又暗暗邀約在下與陸賢弟來到此谷,使群雄認定在下與陸賢弟身上果然懷有秘圖,可是這個意思?”

왕손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당신은 군웅들의 의심을 가중시키기 위해 또 암암리에 저와 육현제(陸賢弟)를 이 골짜기로 불러 군웅들에게 저와 육현제의 몸에 과연 비도가 있다고 믿게 만들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 뜻이었지요?"

雪山盲叟老奸巨滑,極工心計,但這種無頭無腦的指斥,竟使他一時之間摸不著頭腦。王孫不容他再開言,一拉陸文飛,道:“賢弟,你親仇未報,辦正事要緊,咱們走吧。”

설산맹수는 닳고 닳아서 교활하며 심계에 매우 뛰어났지만 밑도 끝도 없는 질책은 그를 잠시 갈피를 잡지 못하게 했다. 왕손은 그가 입을 열도록 놓아두지 않고 육문비를 잡고 말했다.

"현제, 자네는 아직 부친의 원수를 갚지 못했으니 본연의 일을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네. 우리는 가세."

硬拉著他往谷外行去。

그를 단단히 붙잡고 곡 밖으로 걸어갔다.

雪山盲叟急喊道:“二位既已來了,請聽老朽一言再走不遲。”

설산맹수가 급히 소리쳤다.

"두 분은 이왕 왔으니 늙은이의 한 마디를 듣고 가도 늦지 않을 것이오."

王孫揚聲道:“任你口舌生蓮亦難得將我們說動。”

왕손이 큰 소리로 말했다.

"당신의 뛰어난 말재주로도 우리를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雪山盲叟似是滿懷心事,仰天一聲長嘯,淒然歎道:“前不見古人,後不見來者,念天地之悠悠,獨愴然而涕下……”

설산맹수는 가슴에 고민이 가득한 듯 하늘을 쳐다보며 장소를 터뜨리더니 처연하게 탄식하며 말했다.

"前不見古人,後不見來者,念天地之悠悠,獨愴然而涕下(앞에서는 옛 사람을 뵐 수 없고, 뒤로는 올 사람 볼 수가 없다. 천지의 무진무궁함을 생각하다가, 나 홀로 슬픔에 젖어 눈물 흘린다)..."

陸文飛聞聲一動,霍地將腳步停下。

육문비가 듣고 마음이 동하여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王孫輕聲道:“此人奸狡成性,不足與謀。咱們早離是非之地。”

왕손이 나직이 말했다.

"그 사람은 간교함이 버릇이 되어 같이 도모할 가치가 없네. 우리는 빨리 시비의 땅에서 떠나세."

陸文飛仍站停步不前。

육문비는 여전히 서서 앞으로 가지 않았다.

王孫早知他的心意,改用傳音道:“此地危機四伏,若不決定,又得一番拼搏。”

왕손은 벌써 그의 마음을 알고 전음으로 말했다.

"이곳은 위기가 사방에 도사리고 있네. 만일 결정하지 않는다면 또 필사적으로 싸워야 하네."

陸文飛這才明日盟兄之意,道:“莫非張南等人去而復返?”

육문비가 그제서야 의형의 뜻을 이해하고 말했다.

"혹시 장남 등이 갔다가 돌아올까요?"

王孫道:“豈止張南等人。”

왕손이 말했다.

"어찌 장남 등에 그치겠는가?"

突然一拉陸文飛隱入一片樹林中。陸文飛擡頭望去,只見數條人影,飛進谷來。星光之下,隱約可以認出,他們是白骨教之人。

돌연 육문비를 붙잡고 숲 속으로 숨어들어갔다. 육문비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몇 가닥의 인영이 골짜기로 날아오고 있었다. 별빛 아래 흐릿하게 알아볼 수 있었는데 그들은 백골교의 사람들이었다.

只聽雪山盲叟高聲道:“來的可是姚教主?”

설산맹수가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렸다.

"오시는 것은 요교주요?"

來人陰森森地道:“公孫兄,你是不是很感意外?”

오는 사람이 음산하게 말했다.

"공손형, 당신은 몹시 의외라고 느끼시오?"

雪山盲叟長歎一聲,道:“姚兄來遲一步啦!”

설산맹수가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요형은 한 걸음 늦게 오셨소!"

姚寒笙道:“公孫兄所指何事?”

요한생이 말했다.

"공손형은 무슨 일을 말하는 것이오?"

雪山盲叟道:“實不相瞞,兄弟今晚曾約王姓少年與陸姓少年前來,可是至今未至,但是他們落入了避秦莊之手。”

설산맹수가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형제는 일찌기 오늘 밤 왕가 소년과 육가 소년을 오라고 초청했으나 지금까지 오지 않았소. 그들은 피진장의 손에 떨어진 것 같소."

姚寒笙道:“公孫兄怎知是落入了避秦莊之手呢?”

요한생이 말했다.

"공손형은 어떻게 피진장의 손에 떨어졌음을 아시오?"

雪山盲叟道:“避秦莊久欲得這二人而後甘心,早已派人四下搜尋,今久等未至,自然是落入他們之手了。”

설산맹수가 말했다.

"피진장은 오랫동안 이 두 사람을 손에 넣기 전에는 단념하지 않으려 하여 벌써부터 사람을 보내어 사방을 조사하고 있소. 지금 오래 기다렸지만 오지 않으니 자연 그들의 손에 떨어진 것이오."

姚寒笙冷厲地道:“公孫兄可知兄弟為什麽去又復返?”

요한생이 냉엄하게 말했다.

"공손형은 형제가 왜 갔다가 돌아왔는지 아시오?"

雪山盲叟道:“想是不能相信兄弟。”

설산맹수가 말했다.

"형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오?"

姚寒笙猙獰地道:“你倒有先見之明。剛才兄弟與謝張二人約定追蹤這兩少年,公孫兄為何不說已約定他們了”

요한생이 흉악한 얼굴로 말했다.

"당신은 선견지명이 있구려. 조금 전 형제와 사,장 두 사람이 두 소년을 추적하기로 약속할 때 공손형은 무엇 때문에 그들과 약속한 것을 말하지 않았소?"

雪山盲叟哈哈笑了幾聲,道:“姚兄有意遣走謝張二人,兄弟若是說了,他二人如何肯走?”

설산맹수가 몇 번 하하, 웃더니 말했다.

"요형은 사,장 두 사람을 보내버릴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형제가 만일 말했다면 그 두 사람이 어떻게 떠나려고 했겠소?"

一言戳破姚寒笙的心事,使無可借口,哼了一聲道:“公孫兄約他二人來此何事?”

그 한마디는 요한생의 심사를 꿰뚫어 구실로 삼을 수 없게 해버렸다. 흥, 하고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공손형이 그 두 사람을 이곳에 부른 것은 무슨 일 때문이오?"

雪山盲叟道:“此是區區一點家務事,難道也要告訴你不成?”

설산맹수가 말했다.

"그것은 하찮은 약간의 집안일이오. 설마 그것도 당신에게 알려야하오?"

姚寒笙道:“公孫兄如不實說,怎能除去兄弟之疑?”

요한생이 말했다.

"공손형이 만약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어찌 형제의 의심을 제거할 수 있겠소?"

雪山盲叟道:“罷,罷,姚兄要疑便疑吧。”

설산맹수가 말했다.

"관둡시다, 관둬. 요형이 의심하려면 하시오."

姚寒笙猛上兩步道:“那是公孫兄自尋煩惱。”

요한생이 느닷없이 두 걸음 내딛으며 말했다.

"그것은 공손형이 스스로 번거로움을 자초하는 것이오."

雪山盲叟暗凝功力,嘿嘿笑道:“兄弟煩惱已然夠多,再多兩件又何妨?”

설산맹수는 몰래 공력을 끌어모으고 흐흐,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이미 많이 번거로우니 두 가지 일이 더 많아진다고 무슨 상관이겠소?"

姚寒笙生性多疑,平日對他欺淩已慣,今晚見他突然強硬,暗忖,難道他與避秦莊有勾結,莫非有倚仗不成?”

요한생은 천성이 의심이 많았다. 평상시 그를 업신여기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데 오늘 밤 그가 돌연 강경한 것을 보자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혹시 그와 피진장이 결탁을 하여 설마 믿는 구석이 있다는 말인가?'

于是按下怒火道:“公孫兄一定不肯透露,兄弟也沒法相強,不過兄弟得將此事傳告各派,那時公孫兄縱得秘圖,只怕也難于如願以償。”

그래서 노화를 누르며 말했다.

"공손형이 굳이 털어놓기 원치 않는다면 형제도 강요할 수 없소. 그러나 형제가 이 일을 각파에 알리면 그때는 공손형이 설령 비도를 얻는다해도 원하는 대로 이루기 어려울 것이오."

雪山盲叟大笑道:“兄弟亦可將姚兄去而復返之事告訴張謝二人,以後姚兄縱欲借助二人之力,也不能了。”

설산맹수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 역시 요형이 갔다가 되돌아온 일을 장,사 두 사람에게 알려줄 수 있소. 이후에는 요형이 두 사람의 힘을 빌리고자 해도 안될 것이오."

姚寒笙哼了一聲,道:“白骨教高手如雲,何需借助旁人之力!”

요한생이 흥, 하더니 말했다.

"백골교에 고수가 구름같이 있는데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릴 필요가 어디 있겠소!"

雪山盲叟道:“武林各派俱都疑兄弟懷有秘圖,兄弟如若將錯就錯,就以秘圖作交換條件,要他們先行除去姚兄,那時姚兄的處境便危殆了。”

설산맹수가 말했다.

"무림 각파가 모두 형제의 품 속에 비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소. 형제가 틀리면 틀린대로 비도의 교환조건으로 그들이 먼저 요형을 제거하라고 요구하면 그때는 요형의 처지가 위태로울 거요."

姚寒笙怒道:“你敢!”

요한생이 노하여 말했다.

"네가 감히!"

雪山盲叟冷笑道:“有什麽不敢?我已家被人亡,逼急了我什麽事都做得出來。”

설산맹수가 냉소하며 말했다.

"감히 못할 것이 뭐가 있겠소? 이미 집을 잃고 사람은 죽었으니 나는 무엇이라도 저지를 수 있소."

姚寒笙只氣得發須怒張,雙掌凝功緩緩前逼道:“如此說來那絕對你不得了。”

요한생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쌍장에 공력을 모으고 느릿느릿 앞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그렇다면 절대 그대를 봐주면 안되겠군."

雪山盲叟一橫竹杖道:“姚兄若欲葬身此谷,那就盡管動手。”

설산맹수가 죽장을 가로 쥐고 말했다.

"요형이 이 골짜기에 묻히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손을 쓰시오."

姚寒笙想了想終覺不適,霍地收掌後退,森森道:“你不用得意,咱們走著瞧吧。”

요한생은 생각해보더니 끝내 적당치 않다고 느꼈다. 갑자기 장을 거두고 뒤로 물러나 음산하게 말했다.

"당신은 득의해 하지 마시오. 어디 두고봅시다."

嘴上說著,目光劫四處流射,已然看出四下人影幢幢,是以急流勇退,借機撤走。

입으로 말을 하면서 시선은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주위에 사람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일치감치 물러나 그 기회를 이용해 철수하려 하였다.

可是當他撤身正待退去之際,兩條人影已飛入谷,正是謝一飛與張南。

그러나 그가 몸을 물리려고 하는 그때 두 가닥 인영이 골짜기로 날아들어왔는데 바로 사일비와 장남이었다.

姚寒笙道:“兩位也來了?”

요한생이 말했다.

"두 분도 오셨소?"

謝一飛冷冷一笑道:“因據報陸性少年與王姓少年已來了此谷,故領了幾個屬下弟兄急急趕來。”

사일비가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육가 소년과 왕가 소년이 이미 이 골짜기에 왔다는 보고에 따라 몇 명의 속하를 데리고 형제가 급히 달려왔소."

張南接道:“他們兩個果然來了嗎?”

장남이 이어서 말했다.

"그들 두 명은 정말 왔소?"

姚寒笙搖頭道:“不曾見著。”

요한생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본 적 없소."

謝—飛冷笑道:“以兄弟看來,教主並非來尋那兩位少年,而是遣走我等二人,再與公孫兄有所商洽。”

사일비가 냉소하며 말했다.

"형제가 보기에는 교주는 결코 그 두 명의 소년을 찾아 온 것이 아니라 우리 두 사람을 보내버리고 다시 공손형과 협의할 것이 있었구려."

姚寒笙不悅道:“謝兄如此說話,是完全不信任兄弟了。”

요한생이 불쾌해서 말했다.

"사형의 이같은 말씀은 형제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것이구려."

謝一飛道:“事情委實叫我等難以信任。”

사일비가 말했다.

"사정이 확실히 우리로 하여금 믿기 어렵게 하오."

姚寒笙原沒把二人看在眼裏,如何受得這種冷言譏語,不禁道:“本教主懶得與汝等磨牙,就算與公孫兄有密約你便如何?”

요한생은 원래 두 사람을 안중에 두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차갑게 비꼬는 말을 듣겠는가? 절로 노하여 말했다.

"본 교주는 당신들과 입씨름하기 싫소. 설령 공손형과 밀약이 있었다하더라도 당신이 어떻게 할 테요?"

張南亦怒道:“姚兄既如此說,咱們合作之事到此為止。我等不慣受人欺蒙。”

장남 역시 노하여 말했다.

"요형이 기왕 이렇게 말하니 우리들이 합작하기로 했던 일은 여기까지요. 우리들은 남이 기만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소."

姚寒笙面色一沈,大有發難之意。

요한생은 굳은 얼굴로 들고일어날 생각을 하고 있었다.

謝一飛霍地轉向雪山盲叟道:“此事問他便知。”

사일비가 갑자기 설산맹수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이 일은 그에게 물어보면 바로 알 수 있소."

一趨身行到雪山盲叟跟前冷笑道:“公孫兄鬼鬼祟祟來到此谷,究竟有何意圖。”

설산맹수 곁으로 걸어가 냉소하며 말했다.

"공손형이 남몰래 이 골짜기에 온 것은 도대체 무슨 의도요?"

雪山盲叟冷笑道:“我瞎子高興去哪兒,旁人管不著。”

설산맹수가 냉소하며 말했다.

"이 장님은 어디든 다니는 걸 좋아하니 다른 사람은 상관할 일이 아니오."

謝—飛色變道:“公孫兄不說,那是你把我謝家和川西張門,未看在眼裏了。”

사일비의 안색이 변하며 말했다.

"공손형의 그 말은 당신이 우리 사가와 천서 장문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말이구려."

雪山盲叟突然揚聲道:“今晚難得群雄畢至,崖上還有些什麽人,都請下來說話。”

설산맹수가 돌연 큰 소리로 말했다.

"오늘 밤에 군웅들이 모두 모이기는 쉬운 일이 아니오. 절벽 위에 누가 있거든 모두 내려와서 말씀하시오."

只聽一陣衣袂飄風之聲,崖上果然一連躍了好幾個人,黑龍幫主黑龍翔、副幫主鄭仲虎亦赫然在內。

일진의 옷자락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절벽 위에 과연 몇 사람이 몸을 솟구쳤다. 흑룡방주 흑룡상, 부방주 정중호 역시 그 속에 있었다.

雪山盲叟又高叫道:“陸世見與王公子亦請過來,我瞎于今晚要把藏寶之秘,當眾透露。”

설산맹수가 또 높에 소리쳤다.

"육세형과 왕공자도 건너오시오. 이 장님은 오늘 밤 숨겨진 보물에 대한 비밀을 여러사람 앞에서 털어놓겠소."

陸文飛與王孫只得挺身行了出來。

육문비와 왕손이 어쩔수 없이 몸을 드러내어 걸어나왔다.

黑龍翔對著雪山盲叟一抱拳道:“公孫兄當年曾為晉王府的上客,對藏寶之事料必有耳聞,兄弟願聞其詳。”

흑룡상은 설산맹수에게 포권하며 말했다.

"공손형은 당시 진왕부의 상객(上客)이셨소. 보물을 숨겨둔 일에 대해 필시 들으신 것이 있을 것으로 짐작하니 형제는 자세히 듣기를 원하오."

雪山盲叟道:“不錯,兄弟確在晉王府呆過幾天,至于藏圖之秘,也有個耳聞。”

설산맹수가 말했다.

"그렇소. 형제는 확실히 진왕부에서 며칠을 묵었던 적이 있소. 장보도의 비밀에 대해 들은 것이 있소."

黑龍翔此刻才恍然大悟,雪山盲叟原來約有許多人在此,自己若冒失動手,群雄必然出面幹預,當下接著雪山盲叟的話題道:“公孫兄來至太行開設‘不醉居’,想是為了藏寶之事,既允將秘圖之事公開,何妨不從頭說起?”

흑룡상은 그제서야 문득 크게 깨달았다. 설산맹수가 원래 많은 사람을 이곳으로 불렀으며, 자기가 만약 경솔하게 손을 썼다면 군웅들이 필시 나서서 개입하였을 것이다. 즉시 설산맹수의 화제를 이어받아 말했다.

"공손형이 태행에 와서 불취거를 개설한 것은 장보의 일을 위한 것으로 생각되오. 기왕 비도의 일을 공개하기로 승낙했으니 처음부터 말씀하셔도 무슨 상관이 있겠소?"

雪山盲叟幹咳了兩聲,緩緩言道:“兄弟來到太行,是為了藏寶而來,可是等了這許多年,工夫卻是白費了。”

설산맹수는 마른 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형제가 태행에 오게 된 것은 숨겨진 보물을 위해서요. 그러나 이 몇 년간 헛되이 시간만 낭비했소."

輕喟一聲又道:“晉王殉難之後,兄弟便曾聽說他們把府內藏寶與一本秘笈,收藏于一處隱蔽之地,並給了一張圖,分作三份交與門下客,俟其遺孤成人之後,物歸原主。”

나직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진왕이 임종하신 후 형제는 부내(府內)의 보물과 한 권의 비급이 어느 은폐된 곳에 숨겨져 있고, 아울러 한 장의 지도를 삼등분하여 손님들에게 나누어 주어 남겨진 고아가 성인이 되면 물건을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도록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소."

謝一飛突然插言道:“此事兄弟已然知道了,公孫兄怎知藏寶是在太行?”

사일비가 돌연 끼어들어 말했다.

"그 일은 형제가 이미 알고 있소. 공손형은 어떻게 보물이 태행에 있음을 아셨소?"

雪山盲叟道:“兄弟原不知藏寶是在太行,有一次路過太行,遇一位垂死的泥水匠,據說是為人雇來挖寶的。兄弟問他挖的什麽寶,他說像是什麽晉王之寶,兄弟再待追問時,他已七孔沁血而死,是以兄弟十分懷疑,這才在太行住了下來。”

설산맹수가 말해다.

"형제는 원래 태행에 보물이 있는 것을 알지 못했소. 한번은 태행을 지나가다가 한 명의 죽어가는 미장이를 만났는데 듣기로는 도굴꾼들에게 고용된 사람이라 했소. 형제는 그에게 무슨 보물을 파고 있느냐고 물었는데 그가 무슨 진왕의 보물이라고 했던 것 같소. 형제가 더 물어보려고 할 때 그는 이미 칠공(七孔)에서 피가 스며나오며 죽었소. 그래서 형제는 몹시 의심을 품고 그제서야 태행에 거주하게 되었소."

張南忍不住插言道:“照公孫兄如此說來,藏寶已然被人得了?”

장남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어 말했다.

"공손형의 그 말에 비추어보면 보물은 이미 다른 사람이 손에 넣었겠구려?"

雪山盲叟道:“兄弟開設這間‘不醉居’,便為接待過往江湖人,探聽消息。半年之前,來了一位江湖人,此人外號鐵掌震三湘,姓陸名子俊。兄弟在晉王府內曾見過他,當時心裏一動,便躲著不出來……”

설산맹수가 말했다.

"형제는 불취거를 개설하고 오고가는 강호인들을 접대하며 소식을 탐문하였소. 반년 전에 한 명의 강호인이 왔는데 그 사람의 외호는 철장진삼상이고 성은 육, 이름은 자준이었소. 형제는 진왕부 안에서 그를 본 적이 있었소. 당시 마음이 동하여 몸을 숨기고 나오지 않았소..."

在場之人俱都知道陸子俊便是陸文飛的父親,是以均摒息傾聽雪山盲叟的下文。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육자준이 바로 육문비의 부친임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 숨을 죽이고 설산맹수의 다음 말에 귀를 기울였다.

雪山盲叟幹咳了一聲,道:“陸子俊突然來到荒山,而且領著有病的妻子,自然是不大平常之事。是以兄弟十分留意。時時暗中派人察看動靜。得知陸子俊果是有為而來,時常獨自一人滿山奔跑,好像在尋找什麽。”

설산맹수가 마른 기침을 한번 하더니 말했다.

"육자준이 돌연 황량한 산으로 왔고 게다가 병든 아내까지 데려 온 것은 당연히 범상치 않은 일이었소. 그래서 형제는 무척 주의를 기울였소. 수시로 몰래 사람을 보내어 동정을 살펴보니 육자준은 과연 무언가를 하기 위해 왔음을 알 수 있었소. 늘 혼자서 온 산을 뛰어다니는 것이 꼭 뭔가를 찾는 듯 했소."

黑龍翔一面暗中察看陸文飛的動靜,一面徐徐地道:“這件事兄弟可以如此解釋,陸子俊因避強敵,迫不得已領了帶病的妻子隱跡深山,復為尋找草藥,是以到處奔跑。”

흑룡상이 한편으로는 육문비의 동정을 살피면서 한편으로 서서히 말했다.

"이 일은 형제가 이같이 해석할 수 있소. 육자준은 강적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 병든 아내를 데리고 깊은 산에 은거하게 되었고 게다가 약초를 찾기 위해 도처를 뛰어다닌 것이오."

雪山盲叟長歎一聲道:“黑幫主之言甚合清理,不久之前陸子俊果然遭人伏擊而死。”

설산맹수가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흑방주의 말씀이 아주 이치에 부합되는구려. 얼마 전에 육자준은 과연 매복을 만나 죽었소."

姚寒笙原以為雪山盲叟有何秘密吐露,哪料竟全是些無關緊要之言,不禁大所失望,冷哼一聲道:“廢話連篇,這些事誰不知道,還用你來說。”

요한생은 원래 설산맹수가 무슨 털어놓을 비밀이 있다고 여겼는데 어느 것도 전부 별로 대수롭지 않는 말이라고 짐작되자 크게 실망을 금치 못하여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쓸데없는 말만 계속 되는군. 이런 일은 누가 모르겠소. 더 말할 필요있소?"

雪山盲叟並不著惱怒翻了他一眼道:“姚兄不要打岔,容兄弟慢慢地說。”

설산맹수는 결코 화내지 않으며 그에게 눈길을 돌리며 말했다.

"요형은 방해하지 마시고 형제가 천천히 말하게 해주시오."

頓了頓接道:“只有兄弟知道地的死並非是仇家的追襲,而是他在無意中發現了一項秘密。這個秘密如若傳出江湖,對某方之人大是不利,是以才起殺人滅口之心。”

잠시 멈추었다 이어서 말했다.

"형제가 아는 것은 그의 죽음은 결코 원수가 추격해서 습격한 것이 아니라 무의식중에 하나의 비밀을 발견했기 때문이오. 이 비밀이 만약 강호에 전해지면 누군가에게 크게 불리하여 그래서 살인멸구할 마음을 불러일으킨 것이오."

陸文飛恍然大悟,深感此言有理,張口正待說話,王孫輕輕拉他衣袖道:“聽他說下去。”

육문비가 문득 크게 깨닫고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 입을 열어 막 말을 하려는데 왕손이 살며시 그의 소매를 잡고 말했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보세."

雪山盲叟道:“兄弟開設這門店,對來鎮上之人極其留意。不久便發現有一批人時帶來往山中,形跡十分可疑。嗣後才知那是避秦莊之人。可是避秦莊之人,不久也認出兄弟,並常邀兄弟去山中作客。兄弟為了察探他們來山中居住的用意,也就虛與委蛇。經多方地探察,覺得這批人實在不好相與。”

설산맹수가 말했다.

"형제가 객점을 개설하고 진(鎮)에 오는 사람에 대해 극히 주의를 기울었소. 오래지 않아 산 속으로 몰려가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발견했는데 행색이 몹시 의심스러웠소. 나중에서야 그들이 피진장의 사람들임을 알았소. 그러나 피진장의 사람들도 오래지 않아 형제를 알아보고 산에서 머물도록 초청했었소. 형제는 그들이 산으로 와서 기거하는 의도를 조사하기 위해 굽신거리며 여러 방면으로 살펴보았는데 그 무리들은 확실히 같이 일을 도모하기에는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소."

黑龍翔一直留心細聽,此刻開言道:“公孫兄可是著出了他們有些什麽不法之事?”

흑룡상이 계속 주의깊게 자세히 듣다가 이때 입을 열었다.

"공손형은 아무래도 그들이 무슨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것을 알아냈구려?"

雪山盲叟搖頭道:“黑道中人開山立舵,打家劫舍原是司空見慣。若是這些事,倒也不足為怪。但他們不僅是晉王府中的熟人,而且在山中大興木土,不知營建些什麽。因此兄弟判定他們來到太行,必與晉王藏圖有關。”

설산맹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흑도의 사람들이 ??? 남의 집을 덮쳐 약탈하는 것은 원래 늘 보아서 새롭지도 않소. 만약 그런 일이라면 이상할 것도 없소. 하지만 그들은 진왕부 안에서 낯이 익던 사람들이었을 뿐만 아니라 게다가 산중에서 큰 토목공사를 벌였는데 무얼 짓는지 알지 못했소. 그 때문에 형제는 그들이 태행에 온 것은 필시 진왕의 숨겨진 보물지도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소."

黑龍翔暗忖有頃道:“由此看來,古陵乃是避秦莊預先下的陷講了。”

흑룡상이 잠깐동안 속으로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거으로 보아 고릉(古陵)은 원래 피진장이 사전에 설치한 함정이구려."

雪山盲叟點頭道:“兄弟此刻細想起來,恐怕連那張秘圖也是避秦莊假撰的。”

설산맹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형제가 지금 자세히 생각해보니 그 비도까지도 피진장이 가짜로 만든 것일 듯 하오."

謝一飛笑道:“就算古陵是座陷阱,咱們都不進去,豈不是白費心機?”

사일비가 웃으며 말했다.

"설령 고릉이 한 채의 함정이라하더라도 우리가 들어가지 않는다면 심기만 헛되이 소비한 것이 아니겠소?"

雪山盲叟道:“江湖上之人大多不畏艱險,既來到太行,哪有不進去之理?除非是此人懷有秘圖,深知內幕。”

설산맹수가 말했다.

"강호상의 사람들은 대부분 곤란과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소. 기왕 태행에 왔는데 들어가보지 않을 리가 있겠소? 오직 비도를 가지고 있는 그 사람만이 내막을 깊이 알고 있소."

來到太行之人,除了王孫之外極少沒有去古陵的,群豪不由俱把目光投向王孫看去。姚寒笙冷森森笑道:“兄弟明白了,有些人假借遊山之名,到處探察,原來是在尋找藏寶。”

태행에 온 사람들은 왕손을 제외하고 고릉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극히 적었다. 절로 군호들의 시선이 왕손을 향해 던져졌고 그를 쳐다보았다. 요한생이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확실히 알았소. 산을 유람한다는 명분을 빌어 도처를 속속들이 조사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원래 숨겨진 보물이 있는 곳을 찾기 위함이었오."

王孫聞言是說他,臉上神色自若,竟不出聲分辨。

왕손은 자기를 가리키는 그 말을 듣고도 얼굴의 신색은 태연자약했으며 뜻밖에 아무 변명도 하지 않았다.

張南人急躁魯莽,朗聲一笑道:“公孫兄說了半天廢話,結果盡是自行揣測之言,實教兄弟好生失望。”

장남은 사람이 급하고 경솔하였다.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공손형은 반나절이나 쓸데없는 말씀을 했구려. 결과적으로 스스로 짐작할 수 있는 말이었소. 실로 형제는 몹시 실망했소."

謝—飛道:“那也未必見得,安知這不是失之東隅,收之桑榆?”

사일비가 말했다.

"그것은 반드시 그렇지도 않소. 동쪽에서 잃은 것을 서쪽에서 찾는 것이 아닌지 어찌 알겠소?"

說著朝王孫一呶嘴。張南會意,嘿嘿一陣冷笑。

말을 하고는 왕손을 향해 입을 삐죽였다. 장남이 그의 의중을 깨닫고 흐흐, 하며 냉소를 터뜨렸다.

雪山盲叟感喟一歎道:“避秦莊不僅是尋藏寶,恐怕野心還不小呢。”

설산맹수가 휴, 탄식을 내뱉더니 말했다.

"피진장은 보물을 찾을 뿐만 아니라 야심도 적지 않은 것 같소."

黑龍翔道:“這點就是公孫兄不說,兄弟也看得出來。近年來江湖老成凋謝,鬼蜮橫行,兄弟擔心得很。”

흑룡상이 말했다.

"그 점은 공손형이 말씀 안하셔도 형제도 눈치챘소. 요 몇 년 이래 강호의 어른들은 죽고 요귀들이 횡행하니 형제는 매우 걱정이 되오."

姚寒笙哈哈笑道:“黑兄一片悲天憫人之心,這番來到太行,想是為排難解紛來的。”

요한생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흑형이 어려운 현실에 탄식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번에 분란을 해결하기 위해 태행에 오셨구려?"

黑龍翔知他語帶嘲諷,裝作不聞,回瞼卻對鄭仲虎道:“賢弟咱們走吧。”

흑룡상은 그의 말에 비아냥이 섞여 있음을 알고 못들은 척 하며 고개를 돌려 정중호에게 말했다.

"현제, 우리 가세."

他正待舉步,一眼發現陸文飛在場又道:“避秦莊火焚‘不醉居’之事,老朽已然知道,陸世兄如無住處可來本幫暫住。”

그가 발걸음을 떼려는데 육문비가 그곳에 있음을 발견하고 또 말했다.

"피진장이 불취거를 불태운 일은 늙은이가 이미 알고 있소. 육세형이 머물 곳이 없다면 본 방으로 와서 잠시 머무르시게."

陸文飛聞言拱手道:“多謝幫主關懷,不用了。”

육문비가 듣고 공수하며 말했다.

"방주님의 보살핌에 감사드립니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黑龍翔哈哈一笑,領著鄭仲虎大步行出谷外。張南與謝一飛互看了一眼,他倆近日常在一起,心意已通,就這一瞥,已然決定了一件大事。

흑룡상이 하하, 웃으며 정중호를 데리고 큰 걸음으로 곡 밖으로 걸어나갔다. 장남과 사일비는 서로 한번 쳐다보았다. 그 두사람은 근래 늘 같이 다녀서 마음이 통했다. 이렇게 힐끗 보는 것으로 이미 한 건의 큰 일을 결정했다.

就在這時,一個莊客模樣的壯漢,飛奔到張南的身前,低聲稟道:“五爺,大事不妙……”

바로 이때 한 명의 소작농 모습을 한 장한이 장남 앞으로 달려와서 나직이 보고했다.

"다섯째 나으리, 큰일이..."

張南把眼一翻,沈聲喝道:“出了什麽事,快說!”

장남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소리쳤다.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 빨리 말해라!"

壯漢戰戰地道:“王鳳姑娘被人掠去了。”

장한이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옥봉낭자가 납치되었습니다."

張南大吃一驚道:“可知是哪路的人物。”

장남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어느 방면의 인물인지 알 테지?"

壯漢嚅嚅地道:“屬下也弄不清楚。”

장한이 우물쭈물하다가 말했다.

"속하도 분명히 알지는 못합니다."

張南把眼一瞪怒沖沖地道:“沒用的東西,簡直是一群飯桶。”

장남은 눈을 부듭뜨고 노기등등하여 말했다.

"쓸모없는 것, 그야말로 밥통들이군."

他匆匆對謝一飛低聲說了幾句話,飛奔出谷會。謝一飛一則孤掌難鳴,再則心中亦挂念著謝寶樹,是以也匆匆行去。

그는 총총이 사일비에게 낮은 목소리로 몇 마디 하고는 나는 듯 달려서 곡을 나갔다. 사일비는 첫째로는 고장난명이고 둘째로는 역시 사보수가 마음에 걸려서 그 역시 총총히 걸어갔다.

姚寒笙霍地一陣嘿嘿怪笑道:“公孫兄,如今咱們怎麽說?”

요한생이 갑자기 일진의 흐흐, 하는 괴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공손형, 지금의 우리를 어떻게 말씀하시겠소?" (너무 어색ㅠ)

雪山盲叟道:“姚兄一定要找上我瞎子,兄弟當奉陪。”

설산맹수가 말했다.

"요형이 반드시 이 장님을 베야겠다면 형제가 당연히 모시겠소." (找이 아니라伐이 아닐까?)

王孫一拉陸文飛道:“不用管他們,我們走吧。”

왕손이 육문비를 붙잡고 말했다.

"그들을 상관할 필요없네. 우리는 가세."

陸文飛生性任俠,一指姚寒笙道:“此人欺人太甚,咱們不能容他欺淩一個殘疾之人。”

육문비는 의협심을 타고 나서 요한생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자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니 우리는 그가 한 명의 불구자를 욕보이게 할 수 없습니다."

王孫微微一笑道:“你以為雪山盲叟是個好惹的人物?”

왕손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설산맹수가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인물로 여기는가?"

陸文飛不以為然地道:“他雙目失明,縱然武功多高強,也難及常人。”

육문비가 그렇게 여기지 않는 듯이 말했다.

"그는 두 눈이 보이지 않으니 설령 무공이 고강하다해도 보통 사람에 미치기 어렵습니다."

王孫搖頭道:“那可不一定.不信你等著瞧。”

왕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니라네. 못 믿겠다면 지켜보게."

姚寒笙見雪山盲叟居然敢于叫陣,殺機頓起,朝身後幾個屬下擺手道:“你們去收拾那妞兒,老的本教主對付。”

요한생은 설산맹수가 의외로 대담하게 도전하자 살기가 일어나 뒤쪽에 있던 몇 명의 부하들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너희들은 가서 계집아이를 손보거라. 늙은 것은 본 교주가 상대하겠다."

說著緩緩逼了上來。

말을 하더니 천천히 다가갔다.

陸文飛目睹姚寒笙一副旁若無人之態,心中大怒,霍地往前一趨,喝道:“姓姚的,不用欺淩殘疾之人,先接在下幾招試試。”

육문비는 요한생의 방약무인하는 태도를 보자 속으로 크게 노하여 갑자기 앞으로 나서며 소리쳤다.

"요교주, 불구자를 능멸하지 말고 먼저 저의 몇 초를 받아보시오."

說著,他便呼地一掌劈面推出。

말을 하고 휙, 하니 일장을 정면으로 밀어냈다.

姚家笙哪把他看在眼裏?冷笑一聲,手掌往外一推,硬碰硬地迎上去。兩股暗勁接實,地面倏起一陣旋風,陸文飛的身形一搖,晃了兩晃。姚寒笙心神一震,只覺自己發出的掌勁,似乎擊在一堵極富彈性的氣牆上一般,竟被反彈回來,不由大為駭異。

요한생이 어디 그를 안중에 두겠는가? 냉소를 치더니 장을 밖으로 밀어내어 맞받아나갔다. 두 줄기 암경이 부딪히자 지면에서 회오리 바람이 일어나며 육문비의 신형이 두 번 흔들렸다. 요한생은 심신이 떨렸다. 자기가 발출한 장경이 마치 극히 탄성이 있는 벽과 같은 것을 친 듯 반탄되어 되돌아오자 저도 모르게 크게 경악하였다.

陸文飛暗提真氣,運行一周,覺出並無阻礙,豪情勃然,大喝一聲道:“再接一掌試試。”

육문비는 몰래 진기를 끌어올려 한바퀴 운행하자 아무런 지장이 없음을 깨닫고 갑자기 호기가 일어 대갈일성했다.

"다시 일장을 받아보시오."

姚寒笙見他推出的掌勁十分雄猛,不敢大意,擡臂又以七成真力推出一掌,迎著來勢揮去。陸文飛知他功力深厚,兩招硬碰之後,不願再耗真力,身形一偏,讓過推來的掌勁,趨身直上,頃刻之間連攻出七掌。

요한생은 그가 밀어낸 장경이 매우 웅맹(雄猛)한 것을 보자 감히 소홀히 할 수 없었다. 팔을 들어 또 칠성의 진력으로 일장을 밀어내어 밀려오는 기세를 맞이하여 휘둘러갔다. 심후한 그의 공력에 육문비는 두 초를 맞교환한 후 더 진력을 소모하기를 원치 않아 신형을 한쪽으로 비켜 밀려오는 장경을 지나가게 하고 수직으로 위로 뛰어올라 눈깜짝할 순간에 칠장을 연속적으로 공격해냈다.

姚寒笙兩臂似較常人長出不少,雙掌一陣翻飛,身形屹立不動,就在原地檔開陸文飛攻來的七掌。陸文飛略一喘息,縱身再度前攻,突然王孫身形一掠,將他前沖之勢擋住,徐徐道:“賢弟你大傷初愈,讓我來吧。”

요한생의 두 팔은 보통사람과 비교하여 많이 긴 듯 했다. 쌍장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신형을 우뚝 세우고 움직이지 않은 채로 육문비가 공격해오는 칠장을 그 자리에서 막아내었다. 육문비가 약간 숨을 몰아쉬고 몸을 날려 재차 앞으로 공격하는데 돌연 왕손의 신형이 스치듯 그의 무찔러가는 기세를 막고서서 서서히 말했다.

"현제, 자네는 큰 상처가 나은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나한테 양보하게."

陸文飛對這位義兄十分敬重,應聲退了下去。

육문비는 그 의형을 몹시 공경하였기에 대답하고 물러났다.

王孫倒背著雙手,行至姚寒笙身前道:“教主何故要與公孫大俠為敵?”

왕손이 두 손으로 뒷짐을 진 채 요한생의 앞으로 걸어가서 말했다.

"교주, 왜 공손대협을 적대시하시오?"

姚寒笙冷冷瞥了他一眼道:“你管不著。”

요한생이 냉랭하게 그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

"너는 상관하지 말아라."

王孫又道:“教主深信一定有戰勝公孫大俠的能力嗎?”

왕손이 또 말했다.

"교주께서는 공손대협과 싸우면 반드시 이길 능력이 있다고 굳게 믿습니까?"

姚寒笙冷厲地道:“諒他走不上五十招。”

요한생이 냉엄하게 말했다.

"그는 오십 초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王孫冷冷一笑,道:“如若加上在下與陸文飛呢?”

왕손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만약 저와 육문비가 가세한다면?"

姚寒笙早知這少年身懷絕技.若與雪山盲叟聯手,自己委實沒有把握,遂道:“後生晚輩何足稱道!”

요한생은 벌써 이 소년이 몸에 절기를 갖추고 있음을 알았다. 만약 설산맹수와 연수를 한다면 자기는 확실히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말했다.

"나이 어린 후배가 칭찬할 만 하군."

王孫突然擡起五指往外一彈,笑道:“教主試試這個。”

왕손이 돌연 다섯손가락을 들더니 밖으로 튕기더니 웃으며 말했다.

"교주께서는 이걸 한번 시험해보십시오."

姚寒笙只覺五股掌勁帶著銳風卷來,一觸之下那五縷銳風似鋼椎一般,直透入掌心之內。姚寒笙數十年的苦修功行,真氣已然與心神相合,心頭頓起感應,不禁大吃一驚,一挪步急朝旁裏閃開五尺。

요한생은 다섯 줄기의 지경이 예리한 바람을 동반하여 휩쓸어오는 것을 느꼈다. 부딪히자 그 다섯 가닥의 예리한 바람은 마치 강철추처럼 그대로 장심 안으로 뚫고 들어왔다. 요한생은 수십년의 고된 수련을 하여 진기가 심신과 이미 일치가 되어 있었다. 마음 속으로 감응하자 절로 깜짝 놀라서 발걸음을 떼어 급히 옆으로 오척을 피했다.

王孫面色如常,緩緩地道:“夜已深沈,教主何苦要在此時拼個死活,還望看在下的薄面,高擡貴手!”

왕손은 평소와 같은 얼굴로 느릿느릿 말했다.

"밤이 이미 깊었는데 교주께선 왜 이 시간에 한사코 싸우려 하십니까? 저의 체면을 보아서 관대히 봐주십시오!"

姚寒笙何等之人,默察情勢,自知無法取得上風,于是冷哼了一聲道:“今晚就便宜他這一次。”

요한생이 어떤 사람인가? 묵묵히 정세를 관찰하더니 우세를 취할 수 없음을 스스로 알았다. 그래서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오늘 밤은 한번 그의 편의를 봐주지."

他霍地一旋身疾奔而去,虎視在雪山盲叟父女身旁的白骨教徒也隨著奔去。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질풍같이 달려갔다. 설산맹수 부녀의 옆에서 노려보던 백골교도들도 따라서 달려가버렸다.

雪山盲叟長歎一聲道:“二位仗義解圍,兄弟十分感激,只是今後兩位的麻煩便多了。”

설산맹수가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두 분이 의협심으로 곤경에서 벗어나게 해주니 형제는 십분 감격하오. 다만 이후로 두 분은 번거로운 일이 많아질 것이오."

王孫微微笑道:“區區白骨教,在下還沒把他看在眼裏,老丈不用替我們擔心。”

왕손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하찮은 백골교쯤이야 저는 안중에도 두지 않습니다. 노인장께서는 우리를 걱정하지 마십시오."

雪山盲叟道:“老朽亦知公子身懷絕技,只是雙拳難敵四手。這批人極少講求道義,利之所在,什麽事都做得出來。”

설산맹수가 말했다.

"늙은이 역시 공자가 일신에 절기를 지니고 있음을 알고 있소. 다만 두 주먹은 네 손을 당하기 어렵다오. 그 무리들은 도의를 따지지 않고 이익이 있는 것이라면 무슨 일도 저지른다오."

王孫點點頭道:“老丈金玉良言在下記下了。”

왕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노인장의 금옥 같은 좋은 말씀은 제가 기억해두겠습니다."

頓一頓又道:“老丈把這批人引來谷內,就是為了對他們說那些話?”

멈추었다 또 말했다.

"노인장께서 그자들을 곡 안으로 끌어들인 것은 그들에게 그 말씀을 하기 위함입니까?"

雪山盲叟道:“若不破他們心中大疑,老朽怎麽能安靜?”

설산맹수가 말했다.

"만약 그들 심중의 의심을 깨뜨리지 않으면 늙은이가 어떻게 편안할 수 있겠소?"

王孫冷笑道:“老文若想安靜,只有離開太行山,不然永遠無法安靜。”

왕손이 냉소하며 말했다.

"노인장께서 안정(安靜)을 바라신다면 태행산을 떠나시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편안할 수 없습니다."

陸文飛亦道:“此話不假,前輩如若沒有旁的苦衷,還應早離太行為妙。”

육문비 역시 말했다.

"그 말이 맞습니다. 선배님께 만약 다른 고충이 없다면 일찍 태행을 떠나시는 것이 좋습니다."

雪山盲叟哈哈一笑,張口正待說話,突然神色一變,住目不言。

설산맹수가 하하, 웃더니 입을 열어 말을 하려다가 돌연 신색이 변하더니 그만두었다.

王孫已發現警兆,故作不知,手一拱道:“夜已漸深,改日再談吧,我們也該走了。”

왕손은 그가 경계하며 조심한다는 것을 발견하자 고의로 모르는 척하며 공수하더니 말했다.

"밤이 점점 깊어가니 다른 날 다시 이야기합시다. 우리도 가야겠습니다."

陸文飛本想詢問雪山盲叟吟詩之事,見義兄已舉步前行,便也跟著行去。

육문비는 설산맹수가 읊은 시에 대해 물어보려 했는데 의형이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가는 것을 보자 뒤따라 걸어갔다.

公孫雲娘突然喊道:“陸大哥,你們落腳哪裏,留下住址以後也好找你呀。”

공손운랑이 돌연 소리쳤다.

"육대가, 당신들은 어디에 묵을 건가요? 소재를 남겨주시면 이후에 당신을 찾기 쉬울 거예요."

王孫搶先答道:“‘不醉居’焚毀後,連日俱是風餐露宿哪有定准,恕無法奉告。”

왕손이 앞다투어 나서서 대답했다.

"불취거가 불타버린 후 연일 풍찬노숙하며 어디에도 정해둔 곳이 없소. 알려드릴 수 없음을 용서하시오."

二人行約有百余步,已到谷口,王孫突然回過身來,喝道:“不好,為兄失策了。”

두 사람이 약 백여 보를 걸어갔을때 이미 곡 입구에 이르렀다. 왕손이 돌연 몸을 돌리더니 소리쳤다.

"야단났군. 형이 실책을 했네."

言罷,他縱身一躍疾往回奔。

말을 마치더니 몸을 날려 되돌아 달려갔다.

陸文飛大感意外,急回頭看時,只見一位全身玄色連頭臉俱被包沒的黑衣人,捷逾飛鳥似地從崖頭飛落,疾向雪山盲叟撲去。

육문비는 크게 의외라고 느껴 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한 명의 얼굴까지 전신을 검은 색으로 둘러싼 흑의인이 나는 새보다 더 빠르게 절벽 끝에서 날아내려오며 질풍같이 설산맹수를 덮쳐가는 것이 보였다.

雪山盲叟聽風辨位,大喝一聲,舉杖兜頭揮去,此老內力渾厚,一擊之勢,沈猛異常。來人身手矯健,不退反進,順著杖勢直撞入雪山盲叟懷中,伸手將杖頭抓住。

설산맹수는 바람소리를 듣고 방향을 분간하여 대갈일성하며 장을 들어 정면으로 휘둘러갔다. 그 노인의 내력은 웅후하여 일격의 기세가 무겁고 사납기가 보통이 아니었다. 덮쳐가는 사람은 솜씨는 뛰어났다. 물러나지 않고 오히려 나아가며 장세(杖勢)를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설산맹수의 품 속으로 뛰어들더니 손을 뻗어 지팡이 끝을 움켜쥐었다.

雪山盲叟竹杖被奪,便知要糟,虎吼一聲,左掌閃電似地拍出。啪的一聲,結結實實打在來人肩頭之上,只是他左掌運功擊出,右掌之力無形中減弱,被來人用力一奪,喀喳一聲竹枝立斷,杖中突然拋出一塊金光閃閃的金牌來。

설산맹수는 죽장을 뺏기면 큰일임을 알고 호랑이처럼 고함을 지르며 좌장을 섬전처럼 쳐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보기좋게 그자의 어깨를 쳤다. 그런데 그가 좌장에 운공하여 격출하자 우장의 힘이 모르는 사이에 약간 감소하고 말았다. 습격한 사람이 뺏으려 힘을 쓰자 쩍, 하는 소리가 나며 부러져 죽장 안에서 돌연 한 개의 금빛이 번쩍이는 금패(金牌)가 튀어나왔다.

來人躬身搶到手中,哈哈一陣狂笑,平地躍起兩丈多高,雙臂往後一拋,頭前腳後,飛至崖下,只幾個起落便翻過崖去了。王孫回奔之勢雖疾逾奔馬,但因距離太遠,及至趕到時,來人已得手奔去,不由唉聲一歎。

암습한 사람은 몸을 구부려 서둘러 손에 넣고 하하, 하는 일진의 광소를 터뜨리더니 평지에서 이 장 높이로 솟구쳐 오르며 두 팔을 뒤로 던지고 머리를 앞으로 발을 뒤로 하여 절벽 아래까지 날아갔다. 단지 몇 번 오르락내리락하자 절벽을 넘어가버렸다.

왕손이 되돌아오는 기세가 비록 달리는 말보다 더 빨랐지만 거리가 너무 멀었기 때문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그자가 목적을 이루고 달아난 후라 절로 휴, 하며 탄식했다.

此時陸文飛已趕到,望著王孫對雪山盲叟問道:“前輩,可知來人是誰?”

그때 육문비가 도착해서 왕손을 바라보며 설산맹수에게 물었다.

"선배님, 왔던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雪山盲叟長歎一聲道:“此人或許是避秦莊之人。”

설산맹수가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 사람은 아마도 피진장 사람일 것이네."

陸文飛托異道:“他怎知前輩竹杖之內藏了東西?”

육문비가 의아하여 말했다.

"그가 어떻게 선배님의 죽장 안에 물건이 감추어진 것을 알았을까요?"

王孫冷冷接道:“以往公孫大俠有所‘不醉居’,什麽東西均好收藏。旁人極難猜著他的東西收藏在哪裏。現‘不醉居’已焚,東西就只有帶在身邊了,而且武林人大多有把東西收藏在兵刃中的習慣,是以人家一猜即准。”

왕손이 냉랭하게 이어서 말했다.

"종전에 공손대협이 불취거에 계실 때 무슨 물건이라도 잘 감추어 두어서 다른 사람은 그의 물건을 어디에 감추었는지 추측하기 어려웠지. 지금 불취거가 이미 타버렸으니 물건은 신변에 가지고 다닐 수 밖에 없고, 게다가 무림인 대부분이 물건을 병기 속에 숨기는 것이 습관이니 남들이 정확히 추측해버렸다네."

陸文飛道:“這個……”

육문비가 말했다.

"이건..."

雪山盲叟長歎一聲道:“老夫終日打雁,今晚倒讓雁兒啄瞎了眼了。”

설산맹수가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노부가 종일 기러기를 잡다가 오늘 밤 도리어 기러기에게 눈을 쪼이고 말았구나."

雲娘淒然接道:“都是女兒不好,來人襲擊之際,竟不知出手攔截。”

운랑이 처연하게 이어서 말했다.

"그자가 습격할때 출수하여 막았어야 했는데 모든 것이 제가 잘못한 탓이예요."

雪山盲叟輕喟一聲道:“你縱然出手,又能濟得什麽事?唉……”

설산맹수가 나직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네가 설령 출수하더라도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었겠느냐. 휴우..."

陸文飛已猜著幾分,覺得那塊失去的金牌,與自己持有的金牌一樣,當了假作安慰道:“前輩不必難過,一方金牌能值幾何,失去就算啦!”

육문비가 몇 푼은 이미 짐작했는데 그 잃어버린 금패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금패와 동일한 것임 깨달았다. 위로하는 척하며 말했다.

"선배님은 괴로워하실 필요없습니다. 한 조각 금패의 가치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잃어버려도 그만입니다!"

雪山盲叟白果眼一翻,瞪了他一眼,欲言又止。

설산맹수는 흰 눈동자를 희번덕거리며 눈을 부라리고 말을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王孫道:“公孫大俠所以隱跡太行,便是因為有了這面金牌。”

왕손이 말했다.

"공손대협이 태행에 은거하신 이유는 그 금패가 있었기 때문이오."

雪山盲叟知他已識破機關,冷笑道:“尊駕住在本店,想來亦是為了這面金牌。”

설산맹수는 그가 이미 속셈을 간파했음을 알고 냉소하며 말했다.

"귀하가 우리 객점에 묵었던 것 역시 그 금패 때문이겠지."

王孫朗笑一聲道:“在下若然果有此心,金牌業已到手多時了。”

왕손이 낭랑하게 웃더니 말했다.

"제가 만약 정말 그런 마음이 있었다면 금패를 이미 여러번 손에 넣었을 겁니다."

陸文飛心頭一動,覺得這位義兄實非簡單人物,今後倒得提防一二呢。

육문비는 가슴이 떨렸다. 이 의형은 실로 간단치 않은 인물이니 이후로 좀 조심해야겠다고 느꼈다.

雪山盲叟對著雲娘一聲沈喝道:“走吧,為父雖然暫時失機,我可不能就此認輸。”

설산맹수는 운랑에게 침갈했다.

"가자. 애비는 잠시 실기(失機)했지만 패배를 인정할 수는 없다."

說著舉步前行,他手上員失竹杖,行走仍然極速。

말을 하고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다. 그의 손에는 부러진 죽장이 들려있었지만 걸음걸이는 여전히 매우 빨랐다.

王孫呼了一聲道:“賢弟,你此刻明白了,雪山盲叟絕非易與之輩,今後太行便不得安靜了。”

왕손이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현제, 자네는 이제 설산맹수가 절대 쉽게 사귈 사람이 아님을 분명히 알았을 걸세. 이후에 태행은 조용할 날이 없겠구나."

陸文飛默然不語,只覺目前情勢,千頭萬緒,令人眼花繚亂,稍一不慎,便有落入陷阱之虞。

육문비는 묵묵히 말이 없었다. 목전의 정세가 마구 뒤엉켜 사람의 눈을 어지럽게 하니 조금만 부주의해도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느꼈다.

王孫他知他的心意,輕聲道:“賢弟,咱們也該走了,雪山盲叟失去秘圖,定將引起一場大風波,且靜觀此事的變化吧。”

왕손이 그의 마음을 알고 나직이 말했다.

"현제, 우리도 가야하네. 설산맹수가 비도를 잃었으니 반드시 한바탕 크나큰 풍파가 일 것이네. 잠시 변화를 조용히 지켜보세."

陸文飛一時之間也想不出善策,隨著王孫緩緩離開了秘谷,來到一所小小尼庵之前,心中暗暗皺眉忖道:“大哥怎的借住尼姑庵內?”

육문비는 일시에 좋은 계획이 떠오르지 않아 왕손을 따라 천천히 비곡을 벗어났다. 어느 작은 비구니 암자 앞에 이르자 속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형님은 왜 비구니 암자에 묵고 있을까?'

王孫見他猶豫不決,笑了笑道:“山中寄居大是不易,尼姑庵雖然不便也只好將就了。”

왕손이 그가 머뭇거리고 결정하지 못하는 것을 보자 웃으며 말했다.

"산 속에서 기거하는 것은 무척이나 쉽지 않네. 비구니 암자가 비록 불편하지만 부득이했네."

舉手在門上敲了兩下,庵門呼然開啟,出來開門的竟是梅香。

손을 들어 문을 두 번 두드리자 암자 문이 휙 열렸다. 나온 사람은 뜻밖에 매향이었다.

二人行入庵內,只覺庵裏雖小,裏面卻收拾得一塵不染,潔淨異常,王孫一進門便吩咐梅香准備吃食,然後坐下笑道:“賢弟對陳子昂的那首五言短歌也有偏好?”

두 사람이 암자 안으로 들어가자 암자는 안이 비록 작았지만 먼지 한 점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손을 보아 매우 청결하였다. 왕손이 문을 열며 매향에게 식사 준비를 분부하고 자리에 앉아 웃으며 말했다.

"현제는 진자앙(陳子昂)의 그 오언단가(五言短歌) 한 수를 특별히 좋아하는가?"

陸文飛大吃一驚,道:“大哥問這個幹什麽?”

육문비가 깜짝 놀라 말했다.

"형님은 왜 물으십니까?"

王孫微微一笑,道:“愚兄偶爾想起,隨口問問罷了,別無他意。”

왕손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형이 우연히 생각이 나서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어보았을 뿐이네."

陸文飛道:“小弟自幼習武,讀書不多,對詩詞一道純是門外漢。”

육문비가 말했다.

"소제는 어려서부터 무예를 배웠기에 책은 많이 읽지 못했습니다. 시사(詩詞)에 대해서는 두가지 모두 문외한입니다."

王孫也不說被,復又道:“賢弟今後將作如何的打算?”

왕손도 ?? 또 다시 말했다.

"현제는 이후에 어떻게 할 작정인가?"

陸文飛憤然道:“自然是報仇第一。”

육문비가 분연히 말했다.

"당연히 원수를 갚는 것이 첫째이지요."

突然想起師父到來之事,復又道:“大哥見過家師嗎?”

돌연 사부가 도착한 일이 생각나서 또 말했다.

"형님은 가사를 만나보신 적이 있습니까?"

王孫笑笑點點頭道:“他曾告知愚兄援救賢弟到秘谷去,目下行止如何就不知了。”

왕손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분은 일찌기 우형에게 비곡(秘谷)으로 가서 현제를 구원하라고 알려주었다네. 지금은 어디에 계시는지 알지 못하네."

陸文飛四下看了看,不見白發老者,隨問道:“白胡子大叔哪裏去了,許久沒見著他了。”

육문비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백발노인이 안보이자 물었다.

"백호자(白胡子) 대숙은 어디 가셨습니까? 오랫동안 뵙지 못했습니다."

王孫知他心中起疑竇隨口答道:“愚兄要他辦事去了,此人雖自甘為下人,愚兄仍把他視作長輩看待。”

왕손이 그의 심중에 의혹이 일어나는 것을 알고 입에서 나오는대로 대답했다.

"우형이 그에게 일을 처리하러 보냈네. 그 사람은 비록 기꺼이 아랫사람을 자청했지만 우형은 여전히 윗어른으로 여기고 대접한다네."

陸文飛突然立起身來道:“大哥奔波了一夜也該歇息了小弟暫且告別。”

육문비가 돌연 일어서더니 말했다.

"밤새 분주하셨으니 좀 쉬셔야합니다. 소제는 잠시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王孫沈思有頃,笑道:“莫非賢弟記挂著玉鳳姑娘被擒之事?”

왕손이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웃으며 말했다.

"혹시 현제는 옥봉낭자가 잡혀간 일이 마음에 걸리는가?"

陸文飛一忖道:“此女雖與小弟有過數面之雅,坦川西張門與我格格不入,小弟犯不上管這等閒事。”

육문비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녀는 소제와 몇 번 마주친 사이일 뿐입니다. 솔직히 천서 장문과 저는 서로 맞지 않습니다. 소제는 중요하지 않는 일에는 상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王孫道:“話不是如此說,張南縱有不是,但玉鳳姑娘對你卻是一片深情,她之被掠,多少與你有關系呀!”

왕손이 말했다.

"말은 그렇게 해서는 안되지. 장남이 설령 잘못이 있어도 옥봉낭자는 자네에게 정이 깊다네. 그녀가 납치된 것은 자네와 다소간 관계가 있지."

陸文飛詫異道:“這就奇了,她被人家擄去與我何幹!”

육문비가 의아하여 말했다.

"그건 이상하군요. 그녀가 남에게 납치되어 간 것이 저와 무슨 상관입니까?"

王孫道:“眼下太行情勢,錯綜復雜,避秦莊占天時地利,對晉王藏寶必得,除此之外,恐怕另有所圖。”

왕손이 말했다.

"목하 태행의 정세는 마구 뒤엉켜 복잡하네. 피진장이 천시(天時)와 지리(地利)를 차지하고 진왕의 보물을 반드시 얻으려 하지만 그것 외에도 따로 도모하는 바가 있는 것 같네."

陸文飛笑道:不管怎樣,與小弟扯不上關系。”

육문비가 웃으며 말했다.

"어쨌든 소제와는 관계없습니다."

王孫道:“令尊隱跡太行,決非無因,他之遇害亦非偶然,賢弟欲報父仇,以你一人之力,只怕不太容易。”

왕손이 말했다.

"영존께서 태행에 은거하신 것은 결코 이유가 없지 않네. 그가 살해된 것 역시 우연이 아니지. 현제가 부친의 원수를 갚고자 한다면 한 사람의 힘으로는 몹시 용이하지 않을 것 같네."

陸文飛道:“大哥之言,極是有理,若說避秦莊掠去玉鳳姑娘與我有關,那就太離譜了。”

육문비가 말했다.

"대가의 말씀이 극히 일리가 있습니다. 만약 피진장이 옥봉낭자를 잡아간 것이 나와 관계가 있다고 한다면 그건 터무니 없습니다."

王孫笑了笑,不再深說,此時四婢已然上飯食,親切地道:“二爺夜來辛苦,先吃點心吧。”

왕손은 웃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이때 네 여비가 음식을 가져와 친절하게 말했다.

"둘째 나으리, 밤 늦도록 고생하셨으니 우선 요기라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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