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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六回 真假劍祖 (진가검조)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옥수점장록(玉手點將錄)

第六回 真假劍祖 (진가검조)

알타쵸 2016. 10. 28. 12:30

第六回 真假劍祖(진짜와 가짜 검조)







張玉鳳隨著行入,竟不回原座,就在陸文飛身側坐下。張南看在眼裏,重重哼了一聲。此時群雄目光俱都集中于黑龍翔的臉上。 

장옥봉은 들어와서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육문비의 곁에 앉았다. 장남이 보고 거듭 흥, 하며 코웃음을 쳤다. 그때 군웅들의 시선은 흑룡상의 얼굴에 집중되었다. 

黑龍翔目光全座一掃,幹咳了兩聲,徐徐道: “兄弟今晚請諸位同道前來,並非是商量晉王遺寶之事,而是一件驚人的消息傳報。” 

흑룡상의 시선을 돌려 전 좌석을 쓸어보고는 마른 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형제가 오늘 밤 여러 동도들을 오시라고 한 것은 결코 진왕의 유물을 상의하고자 함이 아니고 한 건의 놀라운 소식을 전하기 위함이오." 

語言一頓又道: “有關晉王道寶出現太行消息,江湖之上傳得沸沸揚揚。但我得請向諸位一聲,你們這消息究竟從何處得來?愚兄推想若是果真有此事,那位最先得知此消息之人,就是再笨也不會將消息傳播,目招煩惱。” 

말하던 것을 멈추었다 또 말했다. 

"태행에 진왕이 남긴 보물이 출현했다는 것과 관련된 소식이 강호상에 전해져 시끌시끌해졌소이다. 하지만 나는 여러분들께 한 마디 물어보겠소만 당신들의 이 소식은 도대체 어디로부터 나왔소? 우형이 추측컨데 만약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면 가장 먼저 그 소식을 알게 된 그 사람은 어리석게 소식을 퍼뜨려 번뇌를 자초할 리가 없소이다."

在座之人,俱都是老江湖了。黑龍翔一言提醒,均暗點頭,果覺此事大有蹊蹺。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가 노강호인들이었다. 흑룡상의 한 마디 일깨움에 다들 암중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과연 이 일은 몹시 이상한 점이 있다고 느꼈다. 

黑龍翔見全座寂然無聲,繼續說道: “因此,兄弟認定此事必是一項絕大的陰謀。” 

흑룡상이 모든 사람이 쥐 죽은듯 조용한 것을 보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런 까닭으로 형제는 그 일은 필시 하나의 절대적인 음모라고 굳게 믿고 있소." 

姚寒笙雖亦覺事有蹊蹺,卻不顧黑龍幫主一人顏面,當下冷冷一笑道: “黑兄認定此是一項陰謀,兄弟倒也同意。但不知散布謠言之人,用意何在?就算是有意與同道們打哈哈,讓大家白跑一趟,于他何益?” 

요한생은 비록 이상한 점이 있다고 느꼈지만 흑룡방주 한 사람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고 즉시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흑형이 그것을 한 가지의 음모라고 믿는데에 형제도 공감하오. 하지만 헛소문을 퍼뜨린 사람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 않소? 설령 동도들을 놀리려는 마음이 있더라도 사람들을 헛걸음하게 해서 그에게 무슨 이득이 있겠소?" 

黑龍翔點頭道: “兄弟對這事也曾細細推敲,總覺這事有點不對勁。” 

흑룡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제는 이 일에 대해서도 꼼꼼히 생각해보았는데 이 일에는 뭔가 안맞는 데가 있다고 느꼈소." 

姚寒笙仰著臉冷冷道: “黑見所慮極是,我看貴幫最好即時撤出太行,免得落人圈套。” 

요한생이 고개를 쳐들고 냉랭하게 말했다. 

"흑형이 염려하는 것이 극히 옳소. 내가 보건대 올가미에 걸려들지 않으려면 귀방은 즉시 태행에서 철수하는 것이 가장 좋겠소." 

黑龍翔色變道: “兄弟乃是一番好意,姚兄何故冷言冷語?” 

흑룡상의 안색이 변했다. 

"형제는 원래 호의로 그러는 건데 요형은 왜 빈정대시오?" 

姚寒笙獰聲一笑道: “雪山盲叟無意中得著秘圖,自覺人單勢孤,是以到處約人。不料事機不密以致泄露,招致各方齊聚太行。此乃極其明顯之事,黑兄適才所言,不知用意何在?” 

요한생이 흉악하게 소리내어 웃으며 말했다. 

"설산맹수는 무의식중에 비도를 손에 넣었으나 스스로 사람 수가 적고 역량이 모자람을 느껴서 도처에 사람을 초청했는데 뜻밖에 기밀이 새어나가 각 방면에서 태행으로 모여들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던 것이오. 그것은 원래 극히 뻔한 일인데 흑형은 조금 전에 말한 바는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구려?" 

黑龍翔原是一番好意,經姚寒笙一番歪曲之言,倒變成別有用心。心中不覺惱怒,重重哼了一聲,正待搶白他幾句。 

흑룡상은 원래 호의로 그런 것인데 요한생의 왜곡된 말을 거치자 달리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변질되었다. 마음 속으로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거듭 흥, 하며 막 몇 마디 꾸짖으려 하였다. 

迫命閻王張南將目前情勢略作判斷,他既不願得罪黑龍幫,也不願開罪白骨教。當下以和事佬姿態,起身徐徐開言道: “兄弟認為黑幫主之言大是有理。諸位如不健忘的話,該記得咱們受困墓陵之時,竟有人對咱們出言恫嚇。此人是誰,至今不知。由此可見黑幫主認定有人暗中不利于武林同道,不為無因。” 

추명염왕 장남이 목전의 정세를 간단히 판단해보았다. 그는 기왕이면 흑룡방에도 또한 백골교에도 미움을 사기를 원치 않았다.  즉시 중재인의 태도로 몸을 일으키며 서서히 입을 열었다. 

"형제는 흑룡방주의 말씀이 크게 일리가 있다고 여기오. 여러분이 건망증이 없다면  우리가 묘릉에 갇혔을 때 우리에게 위협하는 말을 하던 사람이 있었음을 기억하실 것이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지금까지 알지 못하오. 이것으로 보아 암중에서 무림동도들에게 해를 가하려는 사람이 있다고 흑방주가 믿는 것도 이유가 없다고는 못하오."

語音一頓,見大夥未開言,繼續又道: “姚教主指控說雪山盲叟,欲以假圖挑起同道互相殘殺之意,亦頗有見地。咱們不防分別行事,一面查究古陵內之人,一面追究雪出盲叟。問問他隱跡太行山興波作浪,究竟用心何在?” 

말을 멈추고 대다수가 입을 열지 않는 것을 보더니 계속 또 말했다. 

"요교주께서 설산맹수가 가짜 지도로 동도들을 이간질하여 서로 싸우게 하려는 생각이 있다고 고발하신 것 역시 높으신 식견이오. 우리는 한편으로는 고릉 안의 사람을 조사하고 한편으로는 설산맹수를 추궁하는 것으로 나뉘어서 일을 처리해도 무방하오.  그가 태행산에 종적을 숨기고 풍파를 일으키는 속셈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캐물어야 하오." 

謝一飛隨聲附和道: “此言有道理,雪山盲叟在江湖上乃是出名難纏人物。他隱跡太行山,必有所圖。” 

사일비가 부화뇌동하여 말했다. 

"그 말씀이 일리가 있소. 설산맹수가 강호에서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로 유명한데 그가 태행산에 종적을 숨기고 있는 것은 필시 기도하는 바가 있소." 

姚寒笙森森一陣怪笑道: “諸位只想雪山盲叟其人,卻忘了另外一個人。” 

요한생이 음산하게 괴소를 흘리더니 말했다. 

"제위들께서 설산맹수 그 사람만 생각하지만 그외 또 한 사람을 잊고 있소." 

他嗓音既尖,出言更是尖刻,大有聲驚四座之慨。群雄不由齊把目光朝他望來。 

그의 목소리가 날카롭고 말하는 것이 더욱 신랄하여 주위에 앉은 사람들은 놀라고 격분하였다 군웅들의 시선이 저절로 그를 향해 바라보게 되었다. 

姚寒笙緊接又道: “一個外號‘鐵掌雲三湘’陸子俊,隱跡太行山甚久,近日突遭伏擊而死。表面看來似是尋仇,但以兄弟推斷,只怕亦與晉王遺寶大有關聯。” 

요한생이 곧바로 이어서 또 말했다. 

"외호가 절장진삼상인 육자준이 태행산에 숨어든 지 오래였는데 근래에 매복 습격을 받아 죽었소. 표면상으로 볼 때 원수를 만난 것 같지만 형제가 추단하는 바로는 진왕이 남긴 보물과 크게 관련이 있는 것 같소." 

陸文飛聞言暗吃一驚,挺身方待有言,轉念一想,覺著此事犯不上與他爭論,遂又把身子按下去,默然不語。 

육문비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나 말을 하려다가 생각을 굴려보니 그 일로 그와 논쟁을 벌이지 말아야한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시 앉아서 말없이 묵묵히 있었다. 

張玉鳳忍不往偏著頭悄聲問道: “陸兄,姚教主提到的可是令尊?” 

장옥봉이 참지 못하고  몸을 기울여 그에게 조용히 물었다. 

"육형, 요교주가 언급한 것은 아무래도 영존 같군요?" 

陸文飛點了點頭,卻沒作聲。 在場之人,知道陸文飛底細的只不過少數幾個人。 

육문비가 고개만 끄덕이며 아무 말이 없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중 육문비의 속사정을 아는 사람은 소수 몇 명에 불과했다. 

姚寒笙的話才說完,黑龍翔立即將頭連連搖道: “姚兄不要把話題扯得太遠,陸子俊隱跡深山,恐是進仇,今被仇家伏擊而死,可見他確是為了避仇。” 

요한생의 말이 끝나자마자 흑룡상이 벌떡 일어나더니 고개를 연신 흔들며 말했다. 

"요형은 화제를 너무 멀리서 끌어오지 마시오. 육자준이 깊은 산 속에 종적을 숨긴 것은 원수와 맞닥뜨릴까 두려워해서요. 이제 원수들에게 죽임을 당했으니 확실히 원수를 피하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소." 

姚寒笙嘿嘿笑了二聲,不再開言。此人在江湖向不合群,白骨教亦屬邪魔外道,所作所為,俱不按江湖上規矩行事,是以誰也不知他存的是什麽心。 

요한생은 흐흐, 두어 번 웃더니 다시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사람은 강호에서 늘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고 백골교 역시 사마외도에 속하여 하는 짓이 모두 강호상의 규범을 따르지 않고 행사하였다. 그래서 누구도 그가 무슨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黑龍翔亦知道不同不相為謀,見姚寒笙不再堅持,樂得耳邊清靜,復又徐徐言道: “這件事要查個水落石出,自非一朝一夕之功。兄弟的意思,各派應合力進行,以消弭這場劫難。” 

흑룡상 역시 도모하는 바가 서로 다름을 알았다. 요한생이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는 것을 보자 홀가분해지고 후련해져서 또 다시 서서히 말했다. 

"이 사건을 조사하여 진상을 밝히려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소. 각 파에서 힘을 합쳐 진행해야 이 겁난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형제의 생각이오." 

在場的各門各派,以黑龍幫的人數最多,實力最強,而黑龍翔竟一再談到聯手之事,可見事態十分嚴重。 

그곳에 있던 각 문파는 흑룡방의 사람 수도 가장 많았고 실력도 가장 강했다. 그래서 흑룡상이 수차례 연합하는 일을 말하자 사태가 십분 엄중함을 알 수 있었다. 

群雄默然半晌,仍由張南開言道: “黑見的意思是大家合力對付墓陵之人,這點兄弟十分贊同。只是敵暗我明,如何應付,還望各位提出高見。” 

군웅들이 한참동안 묵묵히 있었는데 여전히 장남부터 입을 열었다. 

"사람들이 합력하여 묘릉의 사람을 대응하자는 흑형의 뜻에 형제는 십분 찬동하오. 하지만 적은 어두운 데 있고 우리는 밝은 곳에 있으니 어떻게 대응할지 여러분들의 고견을 내어주시기를 바라오." 

姚寒笙森森道: “小小的一座墓陵,我就不信沒辦法處治。何不著人在墓前燃起一把火來,燒他娘的,看他們往哪裏逃。” 

요한생이 음산하게 말했다. 

"나는 조그만 묘릉 하나 쯤 처치할 방법이 없다고는 믿지 않소. 누가 있던 묘 앞에 불을 놓아 태워버리면 그들이 어디로 도망가겠소?" 

黑龍翔搖頭道: “此法不妥,陵內石門十分嚴密,縱然燒起,也燒不進去。” 

흑룡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방법은 타당하지 않소. 묘 안의 석문은 빈틈이 없으니 설령 태우려한다해도 타지 않소." 

“照此說來,那是沒有辦法可施了?“兄弟倒有個笨辦法,咱們派人在墓陵四面看守,並約定略目,一有動靜,立即傳報。早晚可看出一點端倪。” 

"그 말씀에 비추어보면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않소?" 

"형제에게 우둔한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사람을 파견하여 묘릉의 사면을 감시하다가 동정이 있으면 즉시 연락하기로 정합시다. 조만간 한 점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오." 

謝一飛首先附和道: “此法甚妙,咱們就這麽辦。” 

사일비가 먼저 뒤따라 말했다. 

"그 방법이 아주 묘하군요. 우리는 그 방법을 취합시다." 

姚寒笙霍地長身而起,推開坐椅道: “本教主無此興致,兄弟告辭了。” 

요한생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의자를 밀면서 말했다. 

"본 교주는 그것에 흥미가 없소. 형제는 이만 가보겠소." 

他大步朝外行去。 

그는 큰 걸음으로 밖으로 걸어갔다. 

張南與謝一飛原屬同孔出氣,冷冷笑道: “兄弟不信沒有白骨教咱們就辦不了事。” 

장남과 사일비는 원래 한 목소리를 내던 부류였다.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백골교가 우리와 일을 할 것이라고 믿지 않소." 

黑龍翔見姚寒星離席,臉上神色不變,徐徐道: “各位既認定此法可行,事不宜遲,咱們馬上就分頭行事如何?” 

흑룡상은 얼굴 표정이 바뀌지 않은 채 요한생이 떠난 자리를 보면서 서서히 말했다. 

"여러분들께서 이 방법이 할 만 하다고 인정하셨고 일은 지체되어서는 안되니 즉시 나누어 일을 함이 어떠시오?" 

張南與討一飛同聲道: “東面與南面由兄弟等負責看守。” 

장남과 사일비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동쪽과 남쪽은 형제들이 책임지고 감시하겠소." 

他二人暗申早有打算,目前暫與黑龍幫合作,一俟接軍來到,便可各行其事。 

그 두 사람은 암중으로 지금은 잠시 흑룡방과 합작하되 후원군이 도착할때를 기다렸다가 각자 자기 일을 해도 된다고 벌써 계산이 서있었다. 

黑龍翔哈哈一笑道: “很好,西北兩側就交給本幫了。” 

흑룡상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좋소. 서와 북 양쪽은 본방에 넘겨주시오." 

事情一經商定,群雄紛紛起立告辭。陸文飛方侍告辭,只見副幫主鄭仲虎緩緩行了過來,悄聲道: “陸也見情稍待片刻。” 

일이 일단 상의하여 결정되자 군웅들은 분분히 일어나 작별을 고했다. 육문비 역시 작별을 고하려 했는데 부방주 정중호가 천천히 걸어오더니 조용히 말했다. 

"육세형은 잠깐만 좀 기다려주시오." 

陸文飛點了點頭,隨即停了腳步。 

육문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걸음을 멈추었다. 

張玉鳳原准備拉著他一塊走,見他停步不前,不覺奇道: “你在發什麽呆?” 

장옥봉은 원래 그를 데리고 함께 떠나려했는데 그가 멈추고 앞으로 가지 않는 것을 보자 저절로 이상해서 말했다. 

"당신은 무슨 다른 일이 생겼나요?" 

陸文飛道: “姑娘請先行一步,在下還有點事情。” 

육문비가 말했다. 

"낭자는 먼저 가시오. 저는 아직 일이 좀 있소이다." 

張玉鳳大失所望,怔了怔道: “人心難測,不可不防。” 

장옥봉이 크게 실망하여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 

"사람 마음은 측량키 어려우니 방비하지 않으면 안돼요." 

她的意思自然指的是黑龍幫。 

그녀가 말한 의미는 자연 흑룡방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陸文飛拱手道: “姑娘金玉良言,在下自當銘記在心。” 

육문비는 공수하며 말했다. 

"낭자의 금옥같은 좋은 말씀은 제가 마음 속에 새겨두겠소." 

此時群雄已紛紛行去,黑龍翔一一送至門首,然後折轉身來對陸文飛道: “白骨教行事向不顧道義。世兄孤身一人,不可不防。” 

그때 군웅들은 이미 분분히 떠났고 흑룡상은 일일이 문까지 전송하고 난 후에야 몸을 돌려 육문비에게 와서 말했다. 

"백골교가 하는 일은 늘 도의를 돌아보지 않는 것이오. 세형은 혼자 몸이니 방비하지 않으면 안되네." 

陸及飛道: “在下與他並無利害沖突,料不致對我怎樣。” 

육문비가 말했다. 

"저는 그와 결코 이해충돌이 없으니 저에게 어찌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黑龍翔唉聲一歎道: “他對令尊遇害之事頗為注意,可見其心懷叵測。” 

흑룡상이 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는 영존께서 해를 당한 일에 몹시 주의를 기울이고 있네.  다른 꿍꿍이속이 있다고 볼 수 있지." 

陸文飛默然半晌,苦笑道: “他果真要與在不過不去,那就由他吧。” 

육문비가 한참을 묵묵히 있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가 정말 저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려 한다면 마음대로 하라지요." 

他巧性情偏激之人,想到父親慘死,一腔怒火直沖上來。 

그는 성격이 극단적인 사람이어서 부친의 참혹한 죽음을 떠올리자 가슴 속에 노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鄭仲虎一旁徐徐插言道: “小不忍則亂大謀,眼下沒見還宜避他一避,待見了令師再作定奪。” 

정중호가 옆에서 서서히 끼어들어 말했다.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 일을 그르치는 법이네. 지금은 그를 맞딱뜨리지 말고 피했다가 영사를 만나거든 다시 가부를 결정하게." 

提到恩師,陸文飛心中頓起無限感慨,但他不能把這些話吐露,當下點點頭道: “副幫主所說極是,以後在下盡少與白骨教沖突便了。” 

은사를 언급하자 육문비는 마음 속으로 무한히 감개무량하여지만 그는 이런 말을 토로할 수 없어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부방주께서 하신 말씀이 극히 옳습니다. 이후에 제가 될 수 있으면 백골교와 충돌하지 않으면 그만이지요." 

說著立起身來告辭道: “在下也該走了。” 

말을 하고는 즉시 일어나서 작별을 고했다. 

"저도 가봐야겠습니다." 

黑龍翔並不挽留,語重心長地道: “本幫之人皆在西北面,如有緩急,盡可傳信。兄弟絕不坐視。” 

흑룡상을 결코 만류하지 않으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본 방의 사람들은 모두 서,북쪽에 있으니 급한 일이 있으면 알려주시게. 형제는 절대 좌시하지 않겠네." 

陸文飛大步行出了黑龍幫,心中卻不斷地盤算。只覺目前的情勢,錯綜復雜,不知該從哪面著手才好。 古陵之事,雖屬可疑,究竟與自己的事無關。盡管此古陵戰雲密布,他並不往古陵走,徑自往山下一路行去。 

육문비는 큰걸음으로 흑룡방을 걸어 나오면서 마음 속으로 부단히 따져보았다. 하지만 목전의 정세가 마구 뒤엉키고 복잡해서 어느 쪽의 손을 잡아야만 좋을 지 몰랐다. 고릉의 일은 비록 의심스럽지만 어쨌든 자기의 일과는 무관했다. 비록 그 고릉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하더라도 그는 결코 고릉 쪽으로 가지 않고 곧장 산 아래를 향해 걸어갔다. 

陸文飛霍地停下腳步,閃眼看去,只見白骨教主姚寒笙一臉殺機地將路擋住。一驚之下,手按劍柄問道: “教主攔住在下何事?” 

육문비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눈을 빛내며 보니 백골교주 요한생이 살기 띤 얼굴을 한 채 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보였다. 놀라서 손으로 검자루를 쥐며 물었다. 

"교주께서는 무슨 일로 저를 막아선 것입니까?" 

姚寒笙兩眼迫著陸文飛道: “本教主問你,你父隱跡太行,究竟為了何事?” 

요한생이 두 눈으로 육문비를 핍박하며 말했다. 

"본교주가 너에게 묻겠다. 너의 부친이 태행에 숨어든 것은 도대체 무슨 일 때문이냐?" 

陸文飛心裏一動,知道此人對他已然動疑,當下徐徐答道: “在下自幼遠出隨師父學藝,不知先父為何來此避居。” 

육문비는 마음이 동하였다. 그가 자신에 대해 이미 의심을 하고 있음을 알고 즉시 서서히 대답했다. 

"저는 어려서부터 멀리 떠나 사부를 따라 무예를 배웠기에 선부께서 무엇 때문에 그곳으로 와서 피해서 사셨는지 모릅니다." 

姚寒笙冷哼一聲道: “你是真個不知道還是有意裝傻?” 

요한생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너는 정말 모르는 것이냐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것이냐?" 

陸文飛只覺一腔怒火直沖上來,冷笑道: “此是寒門家務事,原無對人說的必要,教主一再追問,究竟用心何在?” 

육문비는 가슴 속에 노화가 치솟아 오르는 것을 느끼며 냉소하더니 말했다. 

"그것은 집안 일이니 원래 다른 사람에게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교주께서 수 차례 추궁하시는 의도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姚寒笙陡地跨前一步,厲聲道: “他是為晉王遺寶而來。” 

요한생이 돌연 앞으로 한 걸음 건너뛰더니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진왕이 남긴 보물때문에 온 것이다." 

陸文飛不甘示弱,亦怒道: “為晉王遺寶而來的人不下千百,這也並非不可告人之事。” 

육문비가 약한 모습을 보이기 원치 않아 역시 노하여 말했다. 

"진왕의 보물 때문에 온 사람이 수없이 많습니다. 이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는 일도 결코 아니지요."

姚寒笙森森笑道: “他與旁人不同。” 

요한생이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와 다른 사람들은 다르지." 

霍地一伸手道: “給我拿來。” 

갑자기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한테 넘겨라." 

陸又飛愕然驚道: “拿什麽?” 

육문비가 아연실색해서 말했다. 

"무엇을 달라는 것입니까?" 

姚寒笙一字一字緩援地道: “藏寶圖。” 

요한생이 한 자 한 자 느릿느릿 말했다. 

"장보도(藏寶圖)." 

陸文飛搖頭道: “在下不知什麽叫做藏寶圖。” 

육문비가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저는 무슨 장보도라 불리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姚寒笙哼了一聲道: “陸子俊來到深山寄居,絕非無因。他若不是得著什麽線索,也不會冒此生命之危險。你若是識相的話,趁早把圖拿出來,並與本教合作,到時少不了你一份。” 

요한생이 흥, 하더니 말했다. 

"육자준이 깊은 산 속에 기거하게 된 것은 절대 이유가 없지 않다. 그가 만약 무슨 실마리를 얻지 못했다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쓸 리가 없다. 네가 만약에 눈치있게 일치감치 지도를 내놓고, 아울러 본 교와 합작을 한다면 때가 되면 네 몫이 적지 않을 것이다." 

陸文飛此刻才知白骨教果然心懷叵測,蓄意算計自己,當下把心一橫道: “在下不知什麽叫做藏寶圖,亦無與貴教合作的必要。” 

육문비는 그제서야 백골교가 과연 다른 속셈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자기를 따져보고 있음을 알았다. 즉시 버럭 소리쳤다. 

"저는 무슨 장보도라고 하는 것을 알지 못할 뿐더러 귀 교와 합작할 필요도 없소." 

姚寒笙怒哼一聲道: “你別敬酒不吃吃罰酒,本教行事向來不擇手段,到時後悔就來不及了。” 

요한생은 흥, 하며 코웃음을 치더니 노하여 말했다. 

"너는 경주(敬酒)를 마다하고 벌주(罰酒)를 마시러 하지 말아라. 본교가 일을 처리할 때는 수단을 가리지 않으니 그때가 되어 후회하면 늦다." 

陸文飛大怒道: “教主你別欺太太甚。” 

육문비가 대로하여 말했다. 

"교주, 당신은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지 마시오." 

說著,他“錚”地長劍出鞘。 

말을 하고는 쨍, 하니 장검을 뽑았다. 

姚寒笙仰天一陣狂笑道: “你要動武嗎?那可是自尋死路。” 

요한생이 앙천광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너는 무력을 쓰려하느냐? 그것은 스스로 죽을 길을 찾는 것이다." 

這一陣笑聲原是暗號,暗影中突然幽靈似地飄來二人,赫然竟是祁連雙屍。二人一左一右,窺伺在陸文飛的身後,掌勁來發,已有一股寒氣襲來。 

그 일진의 웃음소리는 원래 암호였다.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돌연 유령같이 두 사람이 표연히 나타났는데 바로 기련쌍시였다. 한 명은 왼쪽, 한 명은 오른쪽에서 기회를 엿보다가 육문비의 뒤에서 장경을 발출하자 한 줄기 한기가 엄습해왔다. 

陸文飛身在三大高手圍困下,暗中提聚真力,准備一擊不中,立即突出圈外。 

육문비는 삼대 고수의 포위에 갇힌 몸이 되자 몰래 진력을 끌어모으고 일격이 적중되지 않으면 즉시 포위망 밖으로 벗어나려고 하였다. 

可是姚寒笙處心積慮,為的便是要將這少年生擒,以便迫他供出秘圖下落。雙屍一經現身,他亦已功力凝足,一步一步趨近道: “本教並無取你性命之意,你還要好好地想一想。” 

그러나 요한생은 이 소년을 생포한 후 협박하여 비도의 행방을 털어놓게 하기 위하여 여러모로 궁리를 했다. 쌍시가 일단 모습을 드러내자 그 역시 공력을 끌어모으고 한 발 한 발 가까이 다가오며 말했다. 

"본 교는 결코 너의 목숨을 취할 생각이 없다. 너는 잘 한번 생각해 보아라." 

陸文飛早已存下甯為玉碎,不作瓦全的打算。驀地長劍一起,幻出朵朵劍花,劈面朝姚寒笙點去,嘴裏大喝道: “我與你拼了。” 

육문비는 벌써부터 차라리 부숴진 옥이 될지언정 온전한 기와가 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갑자기 장검을 떨쳐 송이송이 검화를 환출해내어 요한생을 향해 정면으로 찔러가며 입으로는 크게 소리쳤다. 

"너 죽고 나 죽자." 

這種獨門劍法,確有它意想不到的威力,姚寒笙不敢輕視,隨著劍勢往前一撤身,就如後面有人扯了他一把似的,忽地挪後了五尺。 陸文飛原沒有打算傷著他,劍隨身轉,一式“火樹銀花”,長劍幻起一片耀眼精芒,反朝後面的祁連雙屍卷去。 

이런 독문검법은 확실히 생각지 못한 위력이 있었다. 요한생은 감히 경시하지 못하여 마치 뒤에서 누가 뒷쪽에서 잡아당기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검세를 따라 갑자기 뒤로 오 척을 물러났다. 육문비는 그를 상하게 할 생각이 없어 검을 따라 몸을 돌리며 화수은화(火樹銀花) 일식을 펼쳤다. 장검이 한 조각 눈부신 정망(精芒)을 뿌리며 뒤쪽의 기련쌍시를 향해 휩쓸어갔다. 

這一式不僅淩厲無匹,而且奇突以極。祁連雙屍驟不及防,雙雙一聲鬼吼,隨著劍勢躍起,朝兩側躲閃開去。 陸文飛沒想到兩招劍法,輕而易舉將強敵逼退,心中頓萌三十六計定為上著的生意,借著這式“火樹銀花”之勢,雙腳一點,連人帶劍朝斜裏躍去。 

이 일식은 무섭기 그지 없을 뿐만 아니라 매우 갑작스러웠다. 기련쌍시는 미처 방비하지 못하여 쌍쌍이 한 소리 귀신소리를 내며 검세를 따라 뛰어 올라 양 옆으로 피했다. 육문비는 두 초의 검법으로 수월하게 강적을 물리치자 마음 속으로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을 생각이 생겨났다. 화수은화 초식의 기세를 빌어 두 발을 찍더니 사람과 검이 한 덩어리가 되어 비스듬히 뛰어올랐다. 

詎料,雙腳剛剛落地,一陣寒風拂面,姚寒笙已在身將去路擋住,森森笑道: “你走得了嗎?” 

어찌 생각이나 했으랴? 두 발이 겨우 땅에 떨어지자 마자 일진의 한풍이 얼굴을 스치며 요한생이 이미 가는 길을 가로막고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달아날 수 있을까?" 

陸文飛此刻才知走是不可能,唯有拼的一途了,不禁咬牙切齒地道: “陸某與白骨教無怨無仇,何故如此相迫?” 

육문비는 그제서야 달아나는 것이 불가능하며 필사적으로 싸우는 길 밖에 없음을 알고는 이를 갈며 말했다. 

"육모는 백골교와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왜 이같이 핍박하시오?" 

姚寒笙哼了一聲道: “江湖上的事甚少能瞞過本教主的法眼,相信這次也不會看走眼。” 

요한생이 흥, 하더니 말했다. 

"강호상의 일은 본 교주의 법안(法眼)을 속여서 지나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이번에도 내 눈을 벗어날 수 없으리라 믿는다." 

只聽暗中一人冷冷插言道: “閣下動全教之力,威迫一個後生晚輩,不嫌小題大做嗎?”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의 냉랭한 목소리가 끼어들어 말했다.

"귀하가 전교(全教)의 힘을 동원해 일개 나이어린 후배를 협박함은 작은 일을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겠소?" 

姚寒笙頭也不回,目光注定陸文飛,嘴裏卻沈聲喝道: “說話的是准?” 

요한생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시선은 육문비에게 고정한 채 침성으로 고함쳤다. 

"말하는 것은 누구요?" 

來人答道: “區區司馬溫。” 

그 사람이 대답했다. 

"보잘 것 없는 저는 사마온이라 하오." 

姚寒笙厲笑道: “原來是好朋友駕到,還不給我好好接待。” 

요한생이 엄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원래 좋은 친구분이 왕림하셨구려.  잘 대접해드려라."

祁連雙屍原已提功蓄勢,聞聲雙雙躍起,淩空飛向來人撲去。 

기련쌍시는 원래 공력을 끌어모아두고 있었는데 그 말을 듣자 쌍쌍이 뛰어오르며 공중을 날아서 사마온을 향해 덮쳐갔다. 

來人乃是雪山盲叟竹樓中,自稱避秦莊總管司馬溫。他絕未想到姚寒笙如此狠毒跋扈,當下長眉一挑,哈哈笑道: “江湖中傳言果是不虛,姚教主你夠狠。” 

그 사람은 설산맹수의 죽루(竹樓) 안에 있던 자칭 피진장의 총관이라고 했던 사마온이었다. 그는 요한생이 이처럼 사납게 날뛸줄은 절대 생각지 못했다. 즉시 긴 눈썹을 치켜올리며 하하, 웃더니 말했다. 

"강호의 소문은 빈 말이 아니었군. 요교주 당신은 꽤나 사납구려." 

此時雙屍已挾著一陣寒風,當頭撲到,去勢快逾電閃。 司馬溫倏地往側裏一跨步,大袖往上拂一送,祁連雙屍就和一雙斷線風箏一般,一路翻滾向衰草中落去。 

이때 쌍시는 이미 일진의 한풍을 동반하여 머리를 향해 덮쳐오는데 그 기세가 섬전보다 빨랐다. 사마온은 신속히 옆으로 한 걸음 건너뛰더니 큰 소매를 위로 떨쳐내었다. 기련쌍시는 실 끊어진 연처럼 시든 풀밭에 굴러떨어졌다. 

姚寒笙目光雖注定陸文飛,聽力早覺出雙屍遇上一勁敵,霍地扭轉身形,冷冷道: “尊駕能擋得了本座馬前雙雄一擊,足見高明。” 

요한생은 비록 육문비에게 시선을 고정해 두고 있었지만 청력만으로도 쌍시가 강적을 만난 것을 벌써 알아차렸다. 급히 신형을 돌려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가 본좌의 두 영웅의 일격을 막아낼 수 있다니 고명하다고 할  만하오." 

司馬溫拱手笑道: “豈敢,豈敢,貴教主這種接待客人,兄弟真個開了眼界。” 

사마온이 공수하며 웃더니 말했다. 

"천만에요. 귀 교주의 이런 손님 대접에 형제는 참으로 안계를 넓혔소." 

姚寒笙把臉一沈,冷笑道: “尊駕黑夜來此,意欲何為?” 

요한생이 굳은 얼굴로 냉소하며 말했다. 

"귀하는 무슨 일로 늦은 밤에 이곳에 왔소?"

司馬溫不徐不疾地道: “兄弟乃是受人之托,接應陸少俠回店。” 

사마온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형제는 원래 남의 부탁을 받아서 육소협을 도와 객점으로 돌아가려는 것이오." 

姚寒笙一怔,暗忖:這小子幾時與他們搭上線了? 

요한생은 멍하니 서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 어린 놈이 언제 그들과 줄이 닿았을까? ' 

遂問道: “尊駕與他有問瓜葛?” 

그래서 물었다. 

"귀하와 그는 관계가 있소?"

此人陰毒無比,因見雙屍久無動靜,知在調息養傷,是以故意用話拖延時間。 

그는 음독하기 그지없어 쌍시가 오랫동안 아무런 동정이 없는 것을 보고는 조식하여 요상을 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고의로 말로써 시간을 끌었다. 

司馬溫並不直接答復他,卻高聲道: “陸少俠請過來,兄弟乃是受雪山盲叟之托,前來接應你回店。” 

사마온은 그에게 직접 대답하지 않고 큰 소리로 말했다. 

"육소협, 이리 오게. 형제는  자네를 도와 객점으로 돌아오라는 설산맹수의 부탁을 받아서 왔네." 

這話在司馬溫說來,果是理直氣壯,但聽入陸文飛的耳內,卻大感不是滋味,不過人家一番好意,他不能不領這個情,于是大步走了過去道: “有勞司馬總管。” 

사마온의 이 말로만 보면 과연 이유가 있고 떳떳하였지만 육문비의 귀에는 좋게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남이 호의로 그런 것인데 이런 인정을 따르지 않을 수도 없었다. 이리하여 큰 걸음으로 건너가서 말했다. 

"사마총관께서 노고가 많으십니다." 

姚寒笙把眼一翻,嘿嘿笑道: “少在本教主面前來這一套,就算雪山盲叟親自來,本教也不能讓他走。” 

요한생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흐흐, 웃더니 말했다. 

"본 교주의 면전에서 이런 수단을 쓰려하지 말아라. 설령 설산맹수가 직접 오더라도 본 교는 그를 놓아줄 수가 없다." 

陸文飛只覺一腔怒火直沖上來,怒道: “小爺要來便來,要走便走,誰還能攔阻我不成?” 

육문비는 가슴에 노화가 치솟는 것을 느껴 성난 음성으로 말했다. 

"이 작은 나으리가 오려고 하면 오는 것이고 가려면 가는 것인데 누가 막을 수 있겠소?" 

說著,他大步往前便行。 

말을 하고는 큰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姚寒笙哼了一聲,橫身正待攔阻,只聽暗影中一聲沈喝道: “何故又管欺壓一個後輩,有膽子就跟老夫正面走走。” 

요한생이 흥, 코웃음을 치고는 옆에서 가로막으려는 그때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침갈이 들려왔다. 

"무슨 까닭으로 또 참견하여 후배를 억압하는가? 담이 있거든 노부에게 정면으로 와보아라." 

姚寒笙住身喝道: “尊駕是誰?” 

요한생이 몸을 멈추고 소리질렀다. 

"귀하는 누구시오?" 

暗影中朗聲答道: “老朽胡文超。”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늙은이는 호문초(胡文超)라네." 

尾音方了,只見姚寒笙神色一變,朝話聲處直撲而去。 陸文飛也一怔,隨即想到語音不對,明白是有人假冒。 

말이 끝나자 마자 요한생의 표정이 변하더니 말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그대로 덮쳐갔다. 육문비도 어리둥절했으나 곧 목소리가 틀려서 사칭하는 사람이 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司馬溫問道: “剛才那人可是令師?” 

사마온이 물었다. 

"조금 전 그 사람이 영사이신가?" 

陸文飛不擅說謊道: “在下也弄不清櫥。” 

육문비는 거짓말을 잘 못했다. 

"저도 분간을 못하겠습니다." 

司馬溫以為他不肯說實話,便不再向,緊接道: “咱們回店去吧,免得公孫父女放心不下。” 

사마온은 그가 사실대로 말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여겨서 더 묻기가 불편하여 곧바로 이어서 말했다. 

"공손 부녀가 마음을 놓도록 우리는 객점으로 돌아가세. " 

二人展開輕功,一路疾行,直到三更將盡,方始回到“不醉居”。只見竹樓燈火仍明,雪山盲叟父女竟都未睡。 

두 사람은 경공을 전개하여 빠르게 달려서 삼경이 지나기 전에 불취거에 돌아왔다. 죽루에 등불이 여전히 밝은 것으로 보아 설산맹수 부녀는 모두 자지 않고 있는 것이다. 

司馬溫當先行入道: “幸不辱命,兄弟將陸世尼接引回店了。” 

사마온이 앞장 서서 들어가면서 말했다. 

"다행히 명을 욕되게 하지 않았소이다. 형제가 육세형을 맞이하여 객점으로 데리고 돌아왔소." 

雪山盲叟起身稱謝道: “白骨教居心叵測,若非司馬溫總管前去,只怕麻煩還多呢?” 

설산맹수가 일어나서 사례하며 말했다. 

"백골교는 속마음을 헤아리기가 어려운데 만약 사마총관이 가지 않았다면 번거로운 일이 얼마나 많았겠소?" 

司馬溫哈哈笑道: “小事何足言謝,實際兄弟就是不去,白骨教也不敢對陸世兄怎樣。” 

사마온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이까짓 일이 고맙다고 할 만 하겠소이까? 실제로 형제가 가지 않아도 백골교는 감히 육세형에게 어떻게 하지 못하오." 

雪山盲叟慨歎一聲道: “白骨教邪魔外道,行事乖舛,那可難說。” 

설산맹수는 개탄해하며 말했다. 

"백골교는 사마외도(邪魔外道)로서 하는 일이 괴팍하고 도리에 어긋나는 것을 어찌 말로 다하겠소." 

司馬溫緩緩落坐道: “陸兄的令師胡大俠,已經來了,是以姚寒笙才不敢再為難他。” 

사마온이 느릿하게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육형의 영사 호대협이 이미 오셨소. 그래서 요한생은 감히 그를 더 괴롭히지 못하지요." 

雪山盲叟如遭重擊心頭咚地一跳道: “司馬兄見過胡大俠了?” 

설산맹수는 무거운 충격을 받은듯 가슴이 쿵, 하고 뛰었다. 

"사마형은 호대협을 보셨소?" 

司馬溫道: “剛才白骨教姚教主正在為難陸世兄之際,胡大俠突然來到,將姚教主引往那面去了。” 

사마온이 말했다. 

"조금 전 백골교 요교주가 육세형을 괴롭히려 할 때 호대협이 돌연 도착하여 요교주를 그쪽으로 유인해갔소." 

雪山盲叟心中躊躇默然,半晌方徐徐對陸文飛道: “這下可好了,令師既已來到,他們再也不敢對你為難。” 

설산맹수는 마음 속으로 묵묵히 망설이다가 한참만에 서서히 육문비에게 말했다. 

"잘되었군. 영사께서 이미 도착하셨으니 그들은 다시는 감히 자네를 괴롭히지 않을 걸세." 

陸文飛含糊地點了點頭,心中卻一直想不透是誰在冒充恩師名號。 

육문비는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줄곧 누가 은사의 이름을 사칭하는지를 알아내지 못했다. 

司馬溫沈吟半晌,突然開言道: “情勢愈來愈復雜,我看賢兄還是暫時去莊上住吧。” 

사마온이 한참동안 침음하더니 돌연 입을 열었다. 

"정세가 갈수록 복잡해지니 내가 볼때 현형(賢兄)은 잠시 피진장으로 가서 머무르시오." 

雪山盲叟為難地道: “這個……” 

설산맹수는 난처해하며 말했다. 

"이건..." 

司馬溫面色一變道: “不用遲疑,莊主那面有兄弟去回活。” 

사마온의 안색이 변했다. 

"머뭇거릴 필요없소. 장주께는 형제가 가서 다시 말씀드리겠소." 

雪山盲叟又道: “陸世見可要同去。” 

설산맹수가 또 말했다. 

"육세형도 같이 가세." 

陸文飛心中大怒,暗忖:我的事情哪用著他們操心? 

육문비는 마음 속으로 대로하여 생각했다. 

'나의 일에 그들이 마음을 쓸 필요가 어디 있는가? ' 

當下不容司馬溫開言.接道: “我看不用了,在下仍住在店內吧。” 

즉시 사마온이 입을 열기 전에 말을 받았다. 

"저는 그럴 필요가 없어보입니다. 저는 객점 안에 머물려 합니다." 

司馬溫徐徐道: “那也好。但有急事,可著小二隨時傳報莊內便了。” 

사마온이 서서히 말했다. 

"그것도 좋지. 하지만 급한 일이 있으면 점소이를 시켜 수시로 장으로 알려주면 되네." 

他似乎甚是著急,立起身來道: “事不宜遲,咱們這就走吧。” 

그는 마치 급한 듯 몸을 일으키더니 말했다. 

"일은 늦어져서는 안되니 우리는 지금 갑시다." 

跨步往外使行。 

발걸음을 떼어 밖으로 걸어갔다. 

雪山盲叟跟著立起,扶著雲娘的香肩,道: “陸世兄有需用我父女之處,可去尋我。” 

설산맹수는 뒤따라 일어나서 운랑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육세형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우리 부녀가 있는 곳으로 찾아오게나." 

陸文飛搖頭道: “謝謝前輩的關心,不用了。” 

육문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선배님의 관심은 고맙지만 필요없습니다." 

雲娘極具深意地看了陸文飛一眼,欲言又止。 陸文飛可沒留意這些,立起身徑自下樓到臥房,近日來他叠遇艱危,已漸覺出危機四伏。群雄的注意力雖都集中于古陵,但亦有不少有心人,已然注意自己了。 

운랑은 매우 깊은 뜻이 담긴 눈으로 육문비를 쳐다보며 말을 하려다 말았다. 육문비는 이런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곧바로 일어나서 누각을 내려와 와방으로 왔다. 요며칠간 그는 첩첩의 어려움과 위험을 당하자 사방에 위기가 잠복해 있다고 점점 느끼게 되었다. 군웅들의 주의력은 비록 고릉에 집중되어 있지만 이미 적지 않은 세심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一宿過去,翌晨陸文飛將諸事忖度,覺出自己逗留在此,實屬有害無益,倒不如兼程回山,面見師父,稟報一切。他雖明知師父身罹殘疾,已無能為力,但以他數十年的江湖經歷,必可判別一個是非來。 

하룻밤이 지나서 이틑날 아침 육문비는 모든 일을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자기가 이곳에 머무는 것은 실로 유해무익한 것이며 오히려 산으로 돌아가 사부를 뵙고 모든 것을 보고드리느니만 못하다고 느꼈다. 그는 비록 사부가 신체에 장애가 있어 힘을 쓰지 못하지만 수십 년의 강호경험으로 반드시 시비를 가려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一個人正自盤算之際,突然房門推開,張玉鳳滿臉笑容地行了進來,不禁大感奇異道: “姑娘來此何事?” 

한창 따져보고 있을 때 돌연 방문이 열리며 장옥봉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들어왔다. 몹시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을 금할 수 없어 말했다. 

"낭자는 무슨 일로 이곳에 오셨소?" 

張玉風姍姍行至椅前坐下,笑道: “很意外是不是!家叔覺得你孤身一人在此,極易遭人暗算,是以要我來看看。” 

장옥봉이 느릿느릿 의자로 가서 앉더니 웃으며 말했다. 

"몹시 뜻밖이지요? 가숙(家叔)께서는 당신이 혼자 이곳에 있으면 남의 암산을 받기가 쉽다고 느끼셔서 저에게 가서 살펴보라 하셨어요." 

陸文飛朗聲一笑道: “在下不才雖是本學後進,自信尚有自保之能。” 

육문비가 낭랑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저는 비록 재능 없는 말학후진이지만 스스로를 지킬 능력은 있다고 자신하오." 

張玉鳳不悅道: “這樣說來我們倒是多此一舉了。” 

장옥봉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 우리는 쓸데없는 짓을 했군요." 

陸文飛道: “令叔如此高義,在下豈能說那種不近情理之言?謝啦。” 

육문비가 말했다. 

"영숙의 이같이 높으신 뜻에 제가 어찌 그런 도리에 어긋나는 말을 할 수 있겠소? 감사하오." 

張玉鳳輕喟一聲道: “不論家叔是不是真的關心你,我此番前來,可是出于一片誠意。” 

장옥봉이 가볍게 휴, 하더니 말했다. 

"가숙께서 정말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서 내가 이번에 온 것은 진심에서 나온 거예요." 

陸文飛心裏一動,隨口道: “這個在下明白。” 

육문비가 감동하여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했다. 

"그것은 제가 잘 알고 있소." 

張玉鳳緊接又道: “近日好像你和雪山盲叟父女相處得很不錯。” 

장옥봉이 곧이어 또 말했다. 

"요며칠 당신은 설산맹수 부녀와 함께 아주 잘 지내더군요."

陸文飛笑道: “表面看來如此,只是……” 

육문비가 웃으며 말했다. 

"겉으로 보면 그렇지만..." 

話到舌邊,突覺不妥,隨即住口不言。 

말이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 돌연 적당치 않다고 느껴 곧바로 입을 닫아버렸다. 

張玉鳳自幼行走江湖,何等機智,知他話到舌邊並沒暢所欲言,遂輕喟一聲道: “他父女也著實可憐,藏寶未尋著,反招來一身煩惱。” 

장옥봉이 어려서부터 강호를 다녔으니 기지가 얼마나 뛰어난가? 그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못함을 알고는 나직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그 부녀도 사실 가련하지요. 보물을 찾지도 못하고 오히려 일신의 번뇌만 초래하였으니까요." 

陸文飛不知是好話還是以話來套話,接道: “還幸有人仗義援手,不然可真麻煩呢!” 

육문비는 좋은 말로 슬쩍 떠보는 것임을 알지 못하고 말을 받았다. 

"다행히 의로운 사람의 도움의 손길이 있었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번거로웠을 것이오." 

張玉鳳急問道: “誰來援助他父女?” 

장옥봉이 급히 물었다. 

"누가 그 부녀를 도우러 왔었나요?" 

陸文飛自知失言了,但話已出口,只得回答: “避秦莊的司馬溫總管。” 

육문비는 자기가 실언을 했음을 알았으나 말은 이미 나왔으니 부득이 대답했다. 

"피진장의 사마온 총관이오." 

張玉鳳想了想,不知避秦莊是哪路人物,便不再問,話風—轉道: “陸兄口口聲聲說你無意晉王寶藏,何故又逗留在太行?” 

장옥봉은 생각하더니 피진장이 어느 방면의 인물인지 알지 못해 더 묻기가 불편하여 말문을 돌렸다.

"육형은 말끝마다 당신은 진왕의 보물에 뜻이 없다고 말하면서 왜 또 태행에 머물고 계신가요?" 

陸文飛點點頭,姑娘說得是,在下留此實在無益,我打算即日離開太行。” 

육문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낭자의 말씀이 옳소. 제가 이곳에 머무는 것은 사실 무익하오. 나는 가까운 시일 내에 태행을 떠날 생각이오." 

張玉鳳大感意外,睜大了眼睛道: “果有此打算?” 

장옥봉이 크게 의외라고 느껴 눈을 둥그렇게 뜨고 말했다. 

"정말 그럴 생각이세요?" 

陸文飛道: “在下無哄騙姑娘的必要。” 

육문비가 말했다. 

"저는 낭자를 속일 필요가 없소." 

張玉鳳此來乃是奉命查看陸文飛的動靜。現聽說他要走,不知是真是假,但看他說話的神態,又似乎不假,心中躊躇半晌,緩緩開口道: “小妹有句話,不知當問不當問?” 

장옥봉은 원래 명을 받아 육문비의 동정을 조사하러 왔었다. 지금 그가 떠나려 한다는 말을 듣자 진짜인지 거짓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의 말하는 표정으로 보아 거짓이 아닌 듯 했다. 마음 속으로 한참을 망설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소매가 몇 마디 할 말이 있는데 물어보아도 될런지 모르겠어요." 

陸文飛笑道: “姑娘有話盡管說,在下知無不言。” 

육문비가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하실 말씀이 있으면 얼마든지 하시오. 저는 아는 것은 모두 말해주겠소." 

張玉鳳道: “姚寒笙說令尊遇害,乃是為晉王道寶之事,不知確實不確實?” 

장옥봉이 말했다. 

"요한생은 영존께서 해를 당한 것이 원래 진왕의 보물 때문이라고 했는데 확실한가요?" 

陸文飛心裏一動,近日他叠逢變故已機警了許多,微歎一聲道: “先父為了避仇才隱跡深山,不意意引起許多人誤會,真是人心難測。” 

육문비는 마음이 동했다. 요며칠 그는 거듭된 변고를 겪자 눈치가 많이 빨라졌다. 나직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선부는 원수를 피하기 위해 심산에 은거하셨는데 뜻하지 않게 허다한 사람의 오해를 초래하고 말했구려. 정말 인심은 측량하기 어렵군요." 

張玉鳳緊接又道: “但不知令尊的仇象是哪條道上的人物?” 

장옥봉이 재빨리 이어서 또 말했다. 

"영존의 원수가 어느 방면의 인물인지 모르나요?" 

陸文飛道: “這個連在下也不知道。” 

육문비가 말했다. 

"그것은 저조차도 알지 못하오." 

張王鳳微哂道: “如此說來令尊遇害之事竟成了懸案,是也不是?” 

장옥봉이 미미하게 비웃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말대로라면 영존께서 해를 당한 일은 미해결 사건이 되었군요. 그렇지요?" 

提到父仇,陸文飛的心情頓形激動,忿然道: “在下所以逗留太行,便為查訪仇人。目下武林人大多來了太行,我想殺害先父的那幫人也一定在太行。” 

부친의 원수를 언급하자 육문비의 감정이 갑자기 격동되어 분연히 말했다. 

"제가 태행에 머무는 것은 원수를 찾아내기 위함이오. 지금 무림인들이 대다수가 태행에 왔으니 나는 선부를 살해한 그 무리들도 반드시 태행에 있다고 생각하오." 

張玉鳳打蛇隨棍上,接道: “是啊!錯過了這個機會,以後可就難于查訪了。” 

장옥봉은 이때다 싶어 말을 받았다.

"그래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이후에 찾아내기가 어려울 거예요." 

陸文飛原無一定要離開太行的必要,經這一來,心裏又活動起來。 

육문비는 원래 반드시 태행을 떠날 필요가 없었는데 이렇게 되자 마음 속에 또 동요가 일어났다. 

張玉鳳緊接又道: “昨晚本門門主傳下令諭,他認為晉王遺寶之事十分重要,極可能親自前來。” 

장옥봉이 재빨리 또 말했다. 

"어젯밤에 본문의 문주께서 영을 내려셨어요. 그분은 진왕의 보물에 관한 일을 매우 중요히 여기셔서 직접 오실 가능성이 있었요." 

陸文飛冷笑道: “西川張門富甲一方,竟還覬覦此種非分之財,那就無怪那些江湖草莽了。” 

육문비가 냉소하며 말했다. 

"서천 장문은 한 지방의 갑부인데도 여전히 이런 분에 넘치는 재물을 바라다니 그들 강호의 우매한 자들을 탓할 수도 없군." 

張玉鳳知他語帶諷潮,將本門與一般江湖草莽並列,當下嘴唇一撤道: “你知道什麽,如果晉王藏寶僅僅是些金珠財物,就算白送給我們,我們還不一定願意老遠地趕來拿呢。” 

장옥봉은 그의 말에 본문과 일반 강호의 촌놈들과 나란히 두려는 풍자가 들어있음을 알고 즉시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당신이 뭘 알아요. 만약 진왕이 숨겨둔 보물이 겨우 금이나 구슬 같은 재물이라면 설령 거저준다고 해도 우리가 멀리서 올 필요도 없을 거예요." 

陸文飛大笑道: “你這叫做又要吃魚只想撇腥,實叫在下聽來發笑。” 

육문비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의 그 말을 생선을 먹고 비린내가 안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하지요. 실로 듣고 웃음이 나게 하는군요." 

張正鳳氣得臉上發白,冷笑道: “原來你什麽都不知道,還在混充內行。我五叔真是大大看走眼了。” 

장옥봉이 화가나 얼굴이 하얘지더니 냉소하며 말했다. 

"원래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전문가를 사칭하는군요. 나의 오숙은 정말로 크게 눈이 삐었던 거군요."

陸文飛故作詫異道: “難道晉王藏寶還另有奧秘不成?” 

육문비는 고의로 의아한 척 하며 말했다. 

"설마 진왕의 숨겨진 보물에 따로 비밀이 있소?" 

張玉鳳極其不屑地道: “若是普通財物,豈能轟動整個江湖,自然是人人欣得的財物了。” 

장옥봉이 아주 경시하며 말했다. 

"만약 보통의 재물이라면 어찌 온 강호를 떠들썩하게 할 수 있겠어요? 당연히 누구든 기뻐할 수 있는 재물이지요." 

陸文飛斂去笑容道: “姑娘可否說出來讓在下長長見識。” 

육문비가 얼굴의 웃음을 거두며 말했다. 

"낭자께서 말해주어서 저의 견식을 넓혀주시구려." 

張玉鳳略事遲疑道: “更正這是公開的秘密,說給你聽也不要緊。” 

장옥봉이 약간 주저하다가 말했다. 

"이것은 공개적인 비밀이니 당신에게 말해서 알게되어도 중요하지는 않아요." 

話音一頓又道: “當年晉王位居要津,收藏的四方貢物,無一件不是價值連城之寶,這些且不去說它,最重要的是,還是他自編自注的一冊秘笈包羅萬象,天下武林精華盡在其中。任何人得著了,都不難成為天下第一高手。” 

멈추었다 또 말했다. 

"당시 진왕이 사방의 공물(貢物)을 보관하는 요직에 있을 때 하나라도 값어치 없는 보물이 없었으니 그런 것들은 말하지 않겠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스스로 모아서 엮은 삼라만상을 포함한 한 권의 비급인데 천하무림의 정화(精華)가 모조리 그 안에 담겨있어요. 누구라도 얻는다면 천하제일고수가 되는 것이 어렵지 않지요." 

陸文飛長籲一口氣道: “原來如此。” 

육문비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心中卻暗暗吃驚,他愈覺自己的使命重大。 

마음 속으로는 깜짝 놀라며 자기의 사명이 중대함을 더욱 깨닫게 되었다. 

張玉鳳見他半晌不言,以為被自己的言詞說動了,當下又道: “令尊既為藏室而來,他彌留之際,不會不對你吩咐什麽。” 

장옥봉은 그가 한참동안 말이 없는 것을 보고 자기의 말에 마음이 흔들린 것으로 여겨서 즉시 또 말했다. 

"영존께서 보물이 숨겨진 곳 때문에 오셨다면 그분이 임종하실 즈음에 당신에게 무슨 분부를 하지 않았을리가 없어요." 

陸文飛歎了口氣道: “先父重傷垂危,什麽都來不及說便歸天了。” 

육문비가 탄식하며 말했다. 

"선부의 상처가 매우 위중하시어 아무 것도 말할 틈도 없이 돌아가셨소." 

陸文飛站起身來.問道: “大家都還在古陵,周圍據守嗎?” 

육문비가 일어서서 물었다. 

"사람들이 아직도 고릉에서 주위를 지키고 있소?" 

張玉鳳道: “是啊,陸兄可有興致去看看?” 

장옥봉이 말했다. 

"그래요. 육형이 흥미가 있다면 가서 살펴보시겠어요?" 

陸上飛搖頭道: “在下不想再去湊那熱鬧。” 

육문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또 다시 거기에 끼어들고 싶은 생각이 없소." 

張玉鳳有意無意地道: “是不是怕白骨教威迫你。不用怕,有我五叔在,諒他不敢。” 

장옥봉이 무심코 말했다. 

"백골교가 당신을 협박하는 것이 두려운가요? 두려워할 필요없어요. 저의 오숙이 계시니 그가 감히 어쩌지 못할 거예요." 

此言大傷陸文飛的自尊心,俊眉一挑道: “我怕他怎的?早晚我得鬥鬥那邪魔。” 

그 말은 육문비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기에 준미를 치켜올리며 말했다. 

"내가 왜 그들을 두려워한단 말이오? 조만간 나는 그 사마들과 싸우게 될 것이오." 

張玉鳳微微一笑,舉步行出房來。 

장옥봉이 미미하게 웃더니 걸음을 옮겨 방을 나갔다. 

陸文飛以為她有意嘲笑,亦跟了出來道: “走,在不隨你去看看,且看這僵局何時能打開。” 

육문비는 그녀가 비웃는다고 여겨서 뒤따라 나오며 말했다. 

"갑시다. 제가 당신을 따라가서 살펴보겠소. 이 교착상태에 빠진 국면을 언제 타개할 수 있는지 봅시다." 

張玉鳳大喜,低聲道: “本門已決定動用全力進行此事,以後熱鬧事可多呢。” 

장옥봉이 크게 기뻐하며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본문(本門)은 전력을 다하여 이 일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어요. 이후에 구경거리가 많을 거예요." 

二人重行進山,直往古陵南面行來,相距古陵尚有一箭之地,便已聞著喝叱之聲。 

두 사람이 다시 산으로 가서 곧장 고릉 남쪽을 향했다. 고릉까지의 거리가 아직 화살이 닿을 거리였는데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 

張玉鳳急道: “不好,那邊好像出事了。” 

장옥봉이 급히 말했다. 

"좋지않군요.  그쪽에 일이 생긴 모양이예요." 

兩人加快腳步往前急沖。 

두 사람은 발걸음을 더욱 빨리하여 앞으로 급히 나아갔다. 

南面乃是川西張門守護之地,如今出事,自然是張南與人動上手了。張玉鳳哪有不急之理?二人轉過一座山坡,已見張南正與一壯漢動手。 

陸文飛細看那壯漢,年約卅五六,身材精壯,強悍異常。張南急切之間,竟無法將他奈何。 

남쪽은 원래 천서 장문이 지키는 곳이다. 지금 일이 발생했다면 당연히 장남이 남과 싸우는 것일 테니 장옥봉이 급하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두 사람이 산비탈을 돌아가자 장남이 한 명의 장한과 싸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육문비가 그 장한을 자세히 살펴보니 나이는 약 삼십오륙 세에 건장한 체격을 하고 용맹스러운 것이 보통이 아니었다. 장남은 짧은 시간내에 그를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突然壯漢眉頭一皺,一條手臂似已轉動不靈,那張南武功遠在壯漢之上,只為要拿活口,才讓他走了十幾個照面。就在壯漢手一緩之際,已為張南乘隙點了穴道,撲通一聲倒下地去。 

돌연 장한이 미간을 찡그리더니 한 쪽 팔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그 장남의 무공은 장한보다 훨씬 위였지만 산 채로 잡기 위해 이제서야 ??? 장한의 손이 느려질 때 장남이 기회를 틈타 혈도를 찍자 쿵, 소리와 함께 땅에 쓰러졌다. 

當陸文飛與張玉鳳趕到之際,陸文飛曾見張玉鳳手臂微微一揚,此見壯漢倒地,才想到是她用“沒羽金芒”暗助,心中大不以為然,回頭看了她一眼道: “那人原就不是令叔敵手,你竟用暗器傷他,實在有欠光明。” 

육문비와 장옥봉이 도착했을 때 육문비는 장옥봉의 팔이 미미하게 떨쳐지자 장한이 땅에 쓰러지는 것을 보고서 그녀가 몰우금망을 써서 몰래 도왔다고 생각했다. 마음 속으로 못마땅하게 여겨서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 사람은 원래 영숙(令叔)의 적수가 아닌데 당신이 암기로 그를 상하게 했으니 실로 떳떳하지 못하오." 

張玉鳳冷笑道: “誰和他講這麽多細節?咱們抓人要緊,這人恐是墓陵出來的。” 

장옥봉이 냉소하며 말했다. 

"누가 그와 이런 구구절절한 자세한 사정을 논하겠어요? 우리는 사람을 잡는 것이 중요하고 이 사람은 아마 묘릉에서 나왔을 거예요." 

此時張前已將壯漢提了起來,只聽嘩啦一聲,懷中滾出十余顆亮晶晶的東西,散了一地都是。 

이때 장남이 장한을 잡아 일으키자 와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품 속에서 십여 알의 반짝거리는 물건이 굴러나와 흩어졌다. 

張玉鳳搶前拾起一顆,原來是一顆明珠,竟有龍眼大小,光華奪目,不禁脫口道: “好大的珠子。” 

장옥봉이 앞으로 나아가 한 알을 주워들었다. 원래 용안(龍眼)만한 크기의 광채가 눈부신 명주(明珠)였다. 저도 모르게 말을 내뱉었다. 

"정말 큰 진주로구나." 

陸文飛也拾起一顆明珠,拿在手中看了看。 

육문비도 한 알의 명주를 주워 손에 들고 보고 있었다. 

此時張南的臉色十分緊張,沈聲喝道: “都收拾起來。” 

이때 장남은 십분 긴장된 얼굴로 침성으로 소리쳤다. 

"모두 모아라." 

張玉鳳急俯身將明珠一一擡起。 張南劈手一把將陸文飛手中明珠奪過,張口正待說話。 

장옥봉은 급히 허리를 구부려 명주를 하나하나 집어들었다. 장남은 육문비의 손에 있던 명주를 빼앗고는 막 입을 열어 말을 하려했다. 

驀地山坡之上行來一位少年公子,手搖紙扇,高聲道: “張五叔,彩頭不小啊!” 

갑자기 산비탈 위에서 한 명의 소년공자가 손에 종이부채를 흔들며 걸어와서 큰 소리로 말했다. 

"장오숙, 재물을 적지않게 얻으셨군요!" 

張南擡頭一看,臉上顏色立變,冷冷道: “少見多怪,這也是什麽稀罕事。” 

장남이 고개를 들어서 보고는 얼굴의 안색이 금방 변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이것이 무슨 희한한 일이라고 별 것도 아닌 일에 놀라는군." 

少年緩緩行往壯漢身前,俯身朝他懷中一摸,竟又取出一支白璧,擎在手中哈哈笑道: “明珠白璧,件件都是價值連城之物,這匹夫不知從哪裏弄來的。” 

소년은 천천히 장한의 앞에 와서 허리를 굽혀 그의 품속을 더듬더니 한 자루의 백벽(白璧:백옥)을 꺼내어 손에 들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명주와 백벽 하나하나의 가치는 성(城)을 살만한 물건입니다. 이 필부가 어디서 가지고 온 것인지 모르겠군요." 

(중간에 누락이 있는 듯)

少年仰面笑道: “黑龍幫膽敢與張謝二家作對,那可是自取滅亡。” 

소년은 고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흑룡방이 대담하게도 장,사 두 가문과 맞서다니 그것은 멸망을 자초하는 것입니다." 

神態枉妄,一副旁若無人之態。 

표정이나 태도가 주제넘고 방약무인한 모습이었다. 

張南似乎對他無可奈何,復又道: “快請令叔來,老夫有話與他商量。” 

장남은 마치 그에게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듯 다시 또 말했다. 

"영숙을 속히 오시라 해라. 노부는 그와 상의할 말이 있다." 

只聽遠遠傳來謝一飛的嗓音道: “不用請,兄弟來也。” 

멀리서 사일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제도 왔으니 그럴 필요없소이다." 

聲隨人到,嗖地射落在場。 

목소리가 들리더니 사람이 도착했다.  쌩, 하며 장내에 쏘아져 내려왔다. 

張南指著地下的壯漢道: “此人由古陵中出來,小弟已將他制住了。” 

장남은 땅바닥의 장한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자가 고릉에서 나왔는데 소제가 그를 제압했소." 

謝一飛接道: “咱們先問問他口供。” 

사일비가 말을 받았다. 

"우선 그를 심문하여 자백시킵시다."

張南俯身拍開穴道,突然失驚道: “此人已毒發身死。” 

장남이 몸을 구부려 혈도를 풀고는 돌연 깜짝 놀라서 말했다. 

"이자는 이미 독이 발작하여 죽었소." 

(또 중간에 누락이 있는 듯...)

少年謝寶樹看了張玉鳳一眼,似是對他詢問,張玉鳳面現驚色,陸文飛忍無可忍,劍眉一標,怒道: “別要太不知進退,你以為在下真個怕你不成?” 

소년 사보수(謝寶樹)는 장옥봉을 흘낏 쳐다보았는데 마치 육문비에게 물어보는 듯 했다. 장옥봉은 얼굴에 놀란 기색을 나타냈었다. 육문비는 참을래야 참을 수 없어 검미를 치켜올리며 노하여 말했다. 

"진퇴(進退)를 모르고 너무 날뛰지 마시오. 당신은 제가 정말 당신을 두려워한다고 여기시오?" 

陸文飛長劍出鞘,一式“梅開五福’,當,當一連三響,硬把樹立樹攻來的創勢接了下來,他內功雄厚,雙方幾式硬碰,直震得謝寶樹手臂發麻,不自主地連退兩步。 

육문비는 장검을 뽑아 매개오복(梅開五福) 일식을 펼쳤다. 땅, 땅, 하는 소리가 연거푸 세 번 나며 사보수가 공격해오는 검세를 맞받았다. 그의 내공은 웅후하여 쌍방이 몇 식을 정면으로 맞교환하자 사보수는 팔이 마비되어 도리 없이 두 걸음 연달아 물러났다. 

陸文飛一不做二不休,劍勢一經展開,立即綿綿不絕,直卷了上來,晃眼已把謝寶樹圈入一片劍芒之內了。 

육문비는 기왕 시작했으니 끝장을 보자는 식으로 검세가 일단 전개되자 면면히 끊이지 않고 그대로 휩쓸어가서 눈깜짝할 사이에 사보수를 검망안에 가두어 버렸다. 

謝主樹仗著乃叔在旁,一鼓作氣猛攻猛擊,無奈技不如人,才幾個照面便已敗象畢露。心中不覺又急又怒,咬牙切齒,拚拼命支撐。使出兩敗俱傷的打法,那是在拚命了。 

사보수는 원래 숙부가 옆에 있다는 것을 믿고 단숨에 해치우려 맹공을 가했지만 재주가 남보다 못하여 어쩔 수 없었다. 고작 몇 수 만에 이미 패색을 드러내었다.(??) 마음 속으로 다급하고 화가난 나머지 이를 갈며 죽기를 각오하며 지탱하고 있었다. 양패구상의 싸움을 하게 하는 것은 목숨을 버리는 것이다.(??) 

陸女飛無意與地糾纏,倏然一撤招,沈喝道: “住手!” 

육문비는 그와 뒤엉킬 생각이 없어 갑자기 초식을 물리며 침갈했다. 

"손을 멈추시오!" 

謝寶樹凶性已發,哪顧這些,乘機往前一撲,連人帶劍直沖上去。 陸文飛不防他有這—著,百忙中運集全身功力,大喝一聲,舉劍往外一封。 嗆啷一聲,謝寶樹的長劍被震得脫手飛出老高,左臂亦被劍芒劃了長長一道口子,鮮血漓淋,順臂直流。 

사보수는 흉성이 이미 발작하여 아무것도 돌아보지 않고 그 기회를 틈타 앞으로 덮쳐갔다. 검과 사람이 한 몸이 되어 그대로 무찔러갔다. 육문비는 그가 이렇게 까지 나오리라 생각지 못하여 다급한 가운데 전신의 공력을 운집하여 대갈일성하며 검을 들어 외부를 봉쇄했다. 쨍강, 하는 소리와 함께 사보수의 장검이 손에서 벗어나 높이 날아올랐다. 왼쪽 팔 역시 검망에 그어져 길게 벌어진 상처에서는 선혈이 팔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謝一飛原在一旁拍手旁觀,驀見謝寶樹受創,神色立變,厲喝一聲道: “鼠輩敢爾。” 

사일비는 원래 한쪽에서 박수를 치며 방관하다가 갑자기 사보수가 상처를 입자 신색이 급변하여 엄하게 소리쳤다. 

"너 이 쥐새끼 같은 놈이." 

鐵骨扇一張,猶如一輪旭日,直朝陸文飛卷去。 陸文飛一劍傷了謝寶樹,心中正感歉疚,方待上前察看傷勢,謝一飛已沒頭沒腦地攻了下來,只得揮劍迎擋。 

철골선을 마치 떠오르는 태양처럼 쫙 펴더니 그대로 육문비를 향해 휩쓸어왔다. 육문비는 일검으로 사보수를 상하게 하자 마음 속으로 꺼림칙하여 막 앞으로 나가 상세를 살피려했는데 사일비가 이미 다짜고짜 공격해오자 부득이 검을 휘둘러 막았다. 

那謝一飛乃是謝家有數高手,此番含怒出手,攻勢淩厲以極,僅只出手幾招,陸文飛便已被迫得手忙腳亂,心中不覺又急又怒,高聲喝道: “你們講不講理?” 

그 사일비는 원래 사가의 몇 안되는 고수였는데 이번에 노한 가운데 출수를 하자 공세가 극히 무서웠다. 겨우 몇 초를 출수했을 뿐인데 육문비는 이미 손과 발이 어지러워지게 되어 마음 속으로 급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여 큰 소리로 고함쳤다. 

"당신들은 도리를 모르시오?" 

謝一飛殺機已動,只作不聞,鐵骨扇一緊,招招指向陸文飛的致命要穴。 

사일비는 살기가 이미 동하여 못들은 척하며 철골선을 더욱 빠르게 움직였다. 매 초마다 육문비의 치명적인 요혈을 향하고 있었다. 

陸文飛吃虧在上來時舉棋不定,被對方奪去先機,以致節節後退,連還手的機會都沒有,此刻看出謝一飛存心要殺自己,不覺激起滿腔怒火,大喝一聲道: “前輩不要數人大甚。” 

육문비는 시작부터 손해를 보아 어찌할 줄을 몰랐다. 상대방에게 선기를 빼앗겨 점차 뒤로 물러나게 되어 반격할 기회마저도 없었다. 지금 사일비는 자기를 죽이려 하는 마음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저도 모르게 가슴 속에 한가득 노화가 일어 대갈일성했다. 

"선배님은 사람을 너무 깔보지 마시오."

手中長劍一式“梅開五福”,一經展開,但見梅花朵朵,上下飄飛,將門戶一齊封住。謝一飛一連攻了十余招,竟無法破去對方綿密的守勢,心中大感焦急,暗忖: “我苦連一個後生晚輩或收拾不了,豈不被那張南笑話?” 

수중의 장검으로 매개오복 일식을 전개하자 매화가 송이송이 위아래로 표연히 날리는며 문호를 일제히 봉했다. 사일비는 십여 초를 연달아 공격했지만 뜻밖에 상대방의 면밀한 수세를 깨뜨리지 못하자 심중으로 크게 초조해져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내가 만약 한 명의 어린 후배도 처치하지 못한다면 어찌 장남의 비웃음을 사지 않겠는가?' 

手上猛一提功,鐵骨扇凝足內力,硬從層層劍影中遞了過去。 這一著果然見效,但聽一陣陣連珠急響,陸文飛手中長刻被沈重的鐵骨扇震得直蕩開去。 鐵骨扇一遞,直襲前胸五處大穴。 陸文飛長劍震斜,整個門戶大開,眼看就要傷在謝一飛扇下。 

손에 공력을 끌어올리고 철골선에 내력을 모아 겹겹이 쌓인 검영 속을 정면으로 지나가려했다. 이것은 과연 효과를 보았다. 간간이 다급한 소리가 들리더니 육문비 수중의 장검이 묵직하게 내력이 실린 철골선에 진탕되어 벌어졌다. 철골선이 뚫고 들어와 그대로 가슴의 다섯 곳 대혈을 엄습해왔다. 육문비의 장검이 옆으로 밀려나 문호가 완전히 크게 열려버려서 사일비의 부채 아래 부상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驀地斜裏一聲沈喝道: “娃謝的,不要欺人大甚。” 

갑자기 비스듬한 방향에서 침갈이 들려왔다. 

"사가야,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지 말아라."

呼地一股強勁掌風直沖過來。 

휙, 하니 한 줄기 억센 장풍이 그대로 부딪혀왔다. 

謝一飛顧不得傷人,一撤身暴退五尺,橫扇當胸,舉目一看,只見黑龍幫的副幫主鄭仲虎,滿面含威,立在上旁,不由怒道: “鄭兄莫非要為他出頭?” 

사일비는 남을 상하게 할 겨를이 없어 몸을 물려서 거칠게 오 척을 물러났다. 부채를 가슴께에 가로로 들고 눈을 들어 보니 흑룡방의 부방주 정중호가 위엄있는 얼굴로 위쪽에 서있었다. 절로 화가 나서 말했다. 

"정형은 설마 그를 위해 나서시려는 것이오?" 

鄭仲虎冷笑道: “就算是肥,青天白日意欲殺人滅口,豈是大丈夫行徑。” 

정중호가 냉소하며 말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청천백일하에 살인멸구를 하려하다니 어찌 대장부의 행동이겠소?" 

謝一飛臉上一紅,強顏道: “這小子恃強傷了我家寶樹,兄弟絕不與他幹休。” 

사일비는 얼굴을 붉히더니 억지로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 어린 놈은 세력을 믿고 우리 집안의 보수를 상하게 했으니 형제는  절대 그놈을 그냥 두지 않을 것이오." 

鄭仲虎朗聲笑道: “事情經過兄弟看得明明白白,不用再說了。” 

정중호가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일의 경과는 형제가 명명백백하게 지켜보았으니 더 말씀하실 필요없소." 

笑聲一斂,復又道: “劍祖胡文超昨晚已來太行,謝兄要評理盡可找他評去。此刻想要殺人滅口卻是不行。” 

웃음을 거두더니 다시 또 말했다. 

"검조 호문초가 어젯밤 이미 태행에 왔소. 사형은 시비를 가리려면 그를 찾아가시오. 지금 살인멸구를 해서는 안되오."

謝一飛一聽劍祖胡文超已到,心頭咚地一跳,深慶剛才有鄭仲虎這一欄,不然這亂子可端大了。可是表面仍然悻悻地道: “那老鬼來了正好,我倒要找他評評這個理。” 

사일비는 검조 호문초가 도착했다는 말을 듣자 가슴이 쿵, 하고 뛰었다. 조금 전 정중호가 말린 것이 몹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소동은 큰 사단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표면상으로는 여전히 씩씩거리며 말했다. 

"그 노귀가 왔으니 잘되었군. 나는 그를 찾아가서 시비를 가려야겠소." 

鄭仲虎知他色厲內荏,微微一笑道: “謝兄若能賞兄弟這個面子,這事就此撇開。咱們談談正經事。” 

정중호는 그가 겉으로는 강하지만 속으로는 겁이 많음을 알고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형이 만약 형제의 체면을 보아주신다면 이 일은 그것으로 제쳐두겠소. 우리는 원래 일을 논의합시다." 

此時講寶樹已將創傷包紮好,高叫道: “二叔,絕不能饒了那小子。” 

그때 사보수가 이미 창상(創傷)을 잘 싸매고 나서 크게 소리쳤다. 

"이숙, 절대 그놈을 놓아주면 안됩니다." 

謝一飛把臉一沈道: “不用你管,去吧。” 

사일비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네가 상관할 필요없다. 가거라." 

謝寶樹不敢多言,狠狠登了陸文飛一眼,疾步行去。 

사보수는 감히 더 말하지 못하고 사납게 육문비를 노려보더니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 

陸文飛此刻心中十分難受,自感藝業低微,處處受人欺負,旋一回身疾奔而去。 

육문비는 이때 마음 속으로 매우 괴로웠다. 예업(藝業)이 보잘 것 없어 곳곳에서 남의 업신여김을 당한다고 느꼈다. 몸을 홱, 돌려 달려가버렸다. 

鄭仲虎容他去後方徐徐地道: “剛才古陵之內奔出一個黑衣人,你們擒下了?” 

정중호는 그가 떠나도록 한 후에야 서서히 말했다. 

"조금 전 고릉 안에서 한 명의 흑의인이 뛰쳐나왔는데 당신들이 잡았소?" 

謝一飛余怒未熄,一指地下道: “躺在地下的就是,鄭兄可以自己察著。” 

사일비의 남은 화가 아직 식지 않았다. 땅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땅에 쓰러져 있는 놈이오. 정형이 직접 살펴보시오." 

鄭仲虎一伸手道: “兄弟希望看看他帶出來的東西。” 

정중호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형제는 그가 가지고 나왔던 물건을 보고자 하오." 

謝一飛哼了一聲,不加理睬,張南冷眼旁觀,一直置身事外,但這時他不能不說話,跨步上前接道: “此人身上並未攜帶什麽。” 

사일비는 흥, 하더니 더 이상 상대하지 않았다. 장남이 줄곧 참견하지 않고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는 그가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어 앞으로 가까이 걸어와 말했다. 

"그자는 몸에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소." 

鄭仲虎哈哈笑道: “兄弟遠遠便瞧見這裏珠光寶氣,耀眼生輝,張兄何放說沒有?” 

정중호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이곳에서 진주가 눈부시게 빛나는 것을 멀리서 보았는데 장형은 어째서 없다고 하시오?" 

張南知瞞不過,臉色一變道: “人是兄弟截下的,難道貴幫竟要分一林羹?” 

장남은 속일수 없음을 알고 안색이 변하여 말했다. 

"그자는 형제가 잡은 것인데 설마 귀방에서 한 몫을 나누어 달라는 말이오?" 

鄭仲虎搖頭道: “兄弟並無此意。” 

정중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형제는 결코 그런 뜻이 없소." 

話音一頓又道: “你我既屬聯防,理應讓我們看看。” 

멈추었다 또 말했다. 

"당신과 내가 공동으로 지키고 있으니 당연히 우리에게 보여주셔야 하오."

張南搖頭道: “你我分地而守,貴幫無權索取東西。” 

장남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당신과 나는 구역을 나누어 지키는 것이니 귀 방이 물건을 요구할 권리가 없소." 

鄭仲虎冷笑道: “兄弟只是想看看東西真假,並判別一下對方用意,張兄何故如此小家子氣?” 

정중호가 냉소하며 말했다. 

"형제는 단지 물건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살펴보고 아울러 상대방의 의도를 판별코자 함이오. 장형은 왜 이같이 대범하지 못하시오?" 

謝一飛復從旁幫腔道: “貴幫要詳察內情,盡可入陵搜查,何故一定要撿現成的?” 

사일비가 다시 옆에서 거들며 말했다. 

"귀 방이 내정을 자세히 살펴보려면 능에 들어가서 조사할 것이지 왜 꼭 다차려져 있는 밥만 먹으려 하시오?"

鄭仲虎嘿嘿兩聲冷笑,點頭道: “好,兩位既無合作誠意,兄弟也不多饒舌了,告辭。” 

정중호는 흐흐, 두어 번 냉소를 터뜨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소. 두 분이 이미 합작에 성의가 없으시니 형제도 더이상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겠소. 이만 가보겠소." 

雙手一拱,緩步行去。 

공수하더니 느릿한 걸음으로 걸어갔다. 

張南待他去遠,氣憤地道: “黑龍幫仗著人多,處處狂妄自大,兄弟早晚要鬥鬥他。” 

장남은 그가 멀리 가버릴때까지 기다렸다가 분개하며 말했다. 

"흑룡방은 사람 수를 믿고 도처에서 거만하고 안하무인이구려. 형제는 조만간 그들과 한번 싸우려하오." 

謝—飛接道: “張兄說得是,好在咱們的人也快到了,我不信兩家合力會鬥不過他。” 

사일비가 말을 받았다. 

"장형의 말씀이 옳소. 마침 우리들 쪽 사람들도 일찍 도착하였소. 나는 두 집안이 힘을 합쳐 그들을 못당하리라 믿지 않소." 

張南沈吟半晌。猛地一擡頭道: “黑龍幫處處賣好姓陸的小子,分明有意拉攏老鬼。咱們不可不防。” 

장남은 한참동안 침음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들며 말했다. 

"흑룡방이 곳곳마다 육가 어린 놈 편을 드는데 분명히 노귀를 자기네 편으로 끌어들일 생각이 있는 것이오. 우리는 방비하지 않으면 안되오." 

謝一飛冷哼一聲道: “老鬼強煞只是一個人,怕他怎的?倒是古陵之事,咱們得好好商量一下。” 

사일비가 차갑게 흥, 하며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노귀는 기껏해야 한 사람인데 왜 그를 두려워하겠소? 차라리 고릉의 일이나 우리는 잘 상의해 봅시다." 

張南點頭道: “方才那壯漢身上之物,件件俱是稀世之寶,由此看來,晉王遺寶確在陵內了。” 

장남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 막 그 장한의 몸에 있던 물건은 하나하나가 모두 희세지보(稀世之寶:세상에서 보기드문 보배)요. 그것으로 보아 진왕이 남긴 보물은 확실히 능 안에 있소." 

謝—飛接道: “事不宜遲,咱們趕快動手,務要趕在黑龍幫的前面才行。” 

사일비가 이어서 말했다. 

"일은 늦어져서는 안되니 우리는 서둘러 손을 씁시다. 반드시 흑룡방보다 먼저 움직여야 하오." 

張南四下看了一眼,低聲道: “此間不是談話之所,咱們另找地方商量如何?” 

장남이 사방을 한번 둘러보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곳은 이야기할 장소가 못되니 우리는 다른 곳을 찾아 상의하는 것이 어떻겠소?" 

謝一飛點頭道: “兄弟亦有此意。” 

사일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제 역시 같은 생각이오." 

二人相對一笑,雙雙將身形躍起,疾奔而去。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고 웃더니 쌍쌍이 신형을 솟구쳐 질풍같이 달려갔다. 

再說陸文飛滿懷憤激,一路疾行,奔行了約有五六裏,已來到一處林邊,突然將腳步停下,暗忖: “我這般毫無目的地奔行,究竟到哪裏去呀?” 

육문비는 격분된 마음을 안고 약 오륙 리를 곧장 달렸다. 어느 숲 가에 이르러 돌연 걸음을 멈추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내가 이렇게 아무런 목적없이 달려가는 것은 도대체 어디로 가려는 것인가?' 

想了一會,覺得仍以回到“不醉居”為妥,舉步剛要上路,只見林中緩緩走出一位俊美公子,朝他微微一笑道: “賢弟何事不悅,怎的來到了這裏?” 

생각을 하다가 불취거에 돌아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느껴져서 막 발걸음을 떼려하는데 숲 속에서 천천히 한명의 미공자가 걸어나오더니 그를 향해 미소지으며 말했다. 

"현제는 무슨 일로 언짢은가? 왜 이곳에 왔지?" 

陸文飛擡頭一看,來者竟是新近結識的義兄王孫,不由奇道: “大哥怎的來了這裏?” 

육문비가 고개를 들고 쳐다보니 그 사람은 최근에 의형제를 맺은 왕손이었다. 저도 모르게 이상해서 말했다. 

"대형은 왜 이 곳에 오셨습니까?" 

王孫笑道: “你還沒有回答我呢!” 

왕손이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내 말에 아직 대답하지 않았네." 

陸文飛輕聲一歎道: “兄弟今日才知本身藝業低微,不宜在江湖上走動,我要重返師門,再練絕技。” 

육문비가 나직이 탄식하며 말했다. 

"형제는 오늘에야 본신의 예업이 보잘것 없어 강호를 다니기 적당치 않음을 알았습니다.  저는 다시 사문으로 돌아가 절기를 연마하려 합니다." 

王孫微微一笑道: “學無止境,你要學到怎樣一個程度才算學成呢?” 

왕손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했네. 자네는 어떤 것을 배워야 다 배웠다고 할텐가?"

陸文飛道: “這個……這個……” 

육문비가 말했다. 

"이거... 이거... " 

王孫反道: “不用這個那個了。學武的人究竟要練到怎樣的程度,才可不受人欺負,實在很難說。就以張南等人來說吧,在江湖可說得上是一流高手,但若遇著真正高手,照樣地不堪一擊。” 

왕손이 말했다. 

"이것 저것 할 필요없네. 무예를 배우는 사람은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수련을 해야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을까하는 것은 실로 말하기 어렵다네. 장남 등을 말하자면 강호상에서 일류고수라고 말할 수 있지. 하지만 만약 진정한 고수를 만난다면 여전히 일격도 견디지 못할 것이네." 

陸文飛道: “話雖如此,到底總比小弟強些。” 

육문비가 말했다. 

"말은 비록 그렇지만 소제에 비하면 좀 더 강한 셈입니다." 

王孫跨步上前,拍著他的肩膊道: “不用自暴自棄,他們並不比你強多少。” 

왕손이 앞으로 걸어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자포자기하지 말게. 그들은 결코 자네에 비해 많이 강하지는 않네." 

陸文飛只當是義兄勉勵之言,是以默不作聲。 

육문비는 의형이 격려하는 말에 대꾸하지 못했다. 그래서 묵묵히 말이 없었다. 

王孫突又問道: “記得愚兄曾傳你一篇行動口訣,你練過沒有?” 

왕손이 돌연 또 물었다. 

"우형이 자네에게 전해준 한 편의 구결을 기억할 수 있는가? 자네는 수련하지 않았나?" 

陸文飛搖頭道: “連日事忙,還沒顧到練呢。” 

육문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연일 바쁜 일로 아직까지 수련할 틈이 없었습니다." 

王孫正容道: “初練時或會有些痛楚,但不用伯,旬日之後包有神效。” 

왕손이 표정을 바로 하고 말했다. 

"처음 수련할 때는 어쩌면 조금 고통스러울 걸세.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게. 열흘쯤 지난 후에는 신비한 효과가 있음을 보장하지." 

陸文飛含糊應著。 

육문비는 대충대충 대답했다. 

王孫話風一轉又道: “近日你好像與雪山盲叟處得不錯。” 

왕손은 화제를 돌려 또 말했다. 

"요며칠 자네는 설산맹수와 잘 지내는 것 같더군." 

陸文飛輕喟一聲道: “此人心懷叵測,蓄意對我拉攏。小弟因他乃是殘疾之人,是以不便抗拒。” 

육문비가 나직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그 사람은 다른 속셈을 품고 의도적으로 나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했습니다. 소제는 그가 불구자이기 때문에 거부하기가 마땅치 않았지요." 

王孫點頭道: “此老原非壞人,此刻卻是情非得已,你應防著他一點。” 

왕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노인은 원래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은 상황이 부득이 하네. 자네는 조금은  방비하여야 하네." 

陸文飛一向視這位義兄為神秘人物,遂又問道: “大哥可知避秦莊是哪條路上的人?” 

육문비는 줄곧 이 의형을 신비인물로 보아왔다. 그래서 또 물었다. 

"대가는 피진장이 어느 방면의 사람인지 아십니까?" 

王孫仰著臉徐徐道: “此刻還難判別。” 

왕손이 얼굴을 들고 서서히 말했다. 

"지금은 판별하기 어렵네." 

陸文飛奇道: “這話怎講?” 

육문비가 이상하여 말했다. 

"왜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王孫搖搖頭道: “眼下的太行山,情勢錯綜復雜,令人眼花繚亂,不是三言兩語,可以說得清楚的。” 

왕손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지금의 태행산은 정세가 마구 뒤엉켜 복잡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눈을 어지럽게 하니 몇 마디의 말로 분명하게 말할 수 없네." 

陸文飛越聽越糊塗,復又問道: “大哥是指什麽而言?” 

육문비는 들을수록 혼란스러워 또 다시 물었다. 

"대가는 무엇을 가리켜 하시는 말씀입니까?"

王孫輕喟一聲道: “每一個來太行山的武林人,都有他的打算,就拿你說吧,多多少少亦有一點隱情未對愚兄明說。” 

왕손이 가볍게 한숨 짓더니 말했다.

"태행산에 오는 무림인마다 계획을 가지고 있네. 자네만 해도 많든 적든 우형에게 분명하게 말하지 않은 속사정이 있지."

語音一頓接道: “逢人只說三分活,這是對的,愚兄絕無責怪之意。” 

잠깐 끊었다가 말을 이었다.

"남들과 서로 속일 때에는 삼 푼만 사실대로 말하라고 했는데 맞는 말이지. 우형이 책망할 뜻은 절대 없네."

陸文飛心頭一懍,覺得這位義兄簡直是無所不知,真不知他是何來歷! 

육문비는 이 의형이 그야말로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자 가슴이 떨렸다. 정말 그에게 어떤 내력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王孫似乎看出地的心意,微微一笑道:‘你對愚兄之言覺著很驚異是不是?其實說穿了也沒什麽。我不過是就事論事,把所見所聞之事,都湊在一起,再作番分析罷了。” 

왕손은 마치 그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네는 우형의 말이 몹시 놀랍다고 느꼈겠지? 사실 터놓고 말해도 아무 것도 없네. 나는 눈에 보이는 사실들을 한 데 모아서 분석했을 뿐이네."

陸文飛點頭道: “大哥料事如神,小弟十分佩服,但不知這件事以後會是怎樣一個結局?” 

육문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가께서 귀신같이 알아맞추시니 소제는 십분 탄복합니다. 하지만 이 일이 이후에 어떤 결말이 될런지 모르겠군요." 

王孫沈吟有頃道: “愚兄正在思量這件事。第一,晉王遺寶之事是誰傳出去的?第二,為什麽不說泰山,不說伏牛山或昆倫山等山,卻要指定太行山?第三,此人傳出消息之用心何在?他把武林各派都引誘來太行山,有什麽企圖?” 

왕손이 잠깐 침음하더니 말했다. 

"우형은 한창 이 사건을 깊이 헤아려보고 있네. 첫째로 진왕이 보물을 남긴 일을 누가 소문낸 것인가? 둘째로 무엇 때문에 태산도 아니고 복우산이나 혹은 곤륜산 등이 아니고 태행산을 지정해야 했는가? 세째로 그 사람이 소식을 퍼뜨린 의도가 어디에 있는가? 그가 무림 각 파를 모두 태행산으로 유인해 온 것은 무엇을 도모하려함인가?" 

陸文飛道: “是啊!黑龍幫的黑幫主也曾這般說過,他與大哥可謂英雄所見略問。” 

육문비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흑룡방의 흑방주도 이런 말을 한 적 있습니다. 그와 대가는 영웅의 소견은 대략 비슷하다 할 만합니다."

王孫嘴唇一撇,極其不屑地冷冷一笑,然後徐徐道: “黑龍翔在這些人當中,還算是個有見地之人,只可借力量太小,不足與暗中這幫人抗衡。” 

왕손이 입을 삐죽거리며 아주 경시하는듯 냉랭하게 웃고나더니 서서히 말했다. 

"흑룡상은 그들 중에서는 그래도 식견이 좀 있지만 애석하게도 역량이 너무 작아 암중의 무리들에 맞서기는 부족하지." 

陸文飛吃了一驚道: “黑龍幫在江湖聲威赫赫,竟不足與暗中之人抗衡。此人究竟是哪路人物,何以會有如此大的勢力?” 

육문비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흑룡방은 강호에서 명성과 위세가 혁혁한데 암중인과 맞서기에 부족하군요. 그 사람이 도대체 어떤 인물이며 어떻게 이같이 큰 세력을 갖고 있지요?" 

王孫若有所感地輕喟一聲道: “來者不善,善者不來。此人若不是自認力量已夠,他是不會輕舉妄動的。” 

왕손은 느끼는 것이 있는 듯 나직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오는 사람은 선하지 않고, 선한 사람은 오지 않는다네. 그 사람이 만약 자신의 역량이 충분하다고 자인(自認)하지 않았다면 경거망동하지 않았을 테지." 

陸文飛睜大眼睛道: “照大哥的說法,你已知道此人是誰了!但不知此人居心何在?” 

육문비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대가의 말투로 비추어보자면 당신은 이미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군요! 그 사람은 무슨 마음을 먹고 있습니까?" 

王孫搖搖頭道: “此刻與你談這個為時尚早,不用問啦,還對你自己應做的事,多下點工夫吧。” 

왕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 자네에게 이것을 말해주기에는 시기상조이니 물을 필요없고 자네에게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수련을 좀 더 해야하네." 

迅速瞥了陸文飛一眼,老氣橫秋,撲地一笑又道: “愚兄話說得太過率直,賢弟多多擔待。” 

재빨리 육문비를 힐끗 보고는 노티를 내며 풉, 하고 웃더니 또 말했다. 

"우형이 너무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을 현제는 널리 양해하게나." 

陸文飛正容道: “大哥哪裏話,不要說你是兄長,就以武功見識來說,任何一件都可為我之師。” 

육문비가 표정을 바로 하고 말했다. 

"형님, 무슨 말씀을. 형님이라는 것을 말하지 않더라도 무공, 견식으로 말하자면 어느 것이라도 저의 스승이 될 만 합니다." 

王孫格格笑道: “快不要這樣說,愚兄不及你的地方大多了,致于我比你多點見識那是有原因的。因為我出江湖比你早,再則我用在練武的工夫也比你少了一半。有這許多時間用在增長見識上,應該要比你多知道一點才對。” 

왕손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 할 필요없네. 우형이 자네에게 미치지 못하는 점이 아주 많다네. 내가 자네에 비해 견식이 좀 많은 이유는 내가 자네보다 일찍 강호에 나왔기 때문이고 둘째로 내가 무공을 연마한 것도 자네에 비해 반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지. 허다한 시간을 견식을 넓히는데 썼으니 응당 자네에 비해 아는 것이 조금 더 많을 뿐이라네." 

王孫之言表面似是謙虛之詞,實際也是事實,而陸文飛的情形卻恰與他相反,劍祖胡文超因身罹殘疾,恨不得一下子便把自己一身所學,都傳給愛徒,是以對陸文飛要求極嚴,傳授亦近填鴨子。 

왕손의 말은 표면적으로는 겸혀한 말이지만 실제로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육문비의 형편은 그와 상반되었다. 검조 호문초는 몸이 불구가 되어 자기 일신의 배운 바를 사랑하는 제자에게 모두 전해주지 못한 것을 한스러워했다. 그래서 육문비에게 극히 엄하게 대했고 전수 방식도 주입식이었다.

陸文飛每次習練那些限期學成的功夫,已有時日苦短之感,哪有功夫學別的?這事胡文超並非不知,他因陸文飛之父陸子俊,亦是江湖知名之士,將來學成之後,盡可隨父到江湖上歷練,用不著浪費時間再去習練了。 

육문비는 번번이 배우는데 기한이 정해진 무공을 연마하며 이따금 고단하게 느꼈는데 무공을 배우는 외에 어디 다른 것을 돌아볼 수 있었겠는가? 이 일은 호문초가 결코 모르지 않았다. 그는 육문비의 부친 육자준 역시 강호에 잘 알려진 사람인지라 장차 무공을 다 배운 뒤에 부친을 따라 얼마든지 강호상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再說陸文飛聆聽義兄一番言語之後,雖覺有理,心中仍不免有自慚不如之感。 

다시 말해서 육문비는 이번에 의형의 말을 들은 후에 비록 일리가 있음을 느꼈지만 마음 속으로는 여전히 자괴감을 면할 수가 없었다. 

王孫察顏觀色,已知他的心意,一整容道: “愚兄絕非自謙,你將來之成就,定在愚兄之上,眼下的一點小挫折,算不了什麽。” 

왕손이 안색을 살피더니 그의 심정을 알고 표정을 바로 하고 말했다. 

"우형은 절대 겸손히 하는 말이 아니네. 자네의 장래 성취는 우형의 위가 될 것이니 지금의 작은 좌절은 아무것도 아닐세." 

話音一頓又值: “太行山不久便有非常之變,這些天你若沒事,可在店內勤練那篇口訣,少管外面的閒事,免得愚兄一個照顧不到……” 

멈추었다가 또 말했다. 

"오래지 않아 태행산에 심상치 않은 변고가 있을 걸세. 요 며칠간 자네가 아무 일이 없다면 바깥의 대수롭지 않은 일은 상관치 말고 객점 안에서 부지런히 그 구결을 연마토록 하게. 우형이 마음쓰지 않도록..." 

說到這裏他突然住口不言。 

여기까지 말하더니 돌연 입을 다물었다. 

陸文飛自然聽得出他話中之意,心中甚感難過,暗忖: 想我陸某昂昂七尺,竟要人來暗中照顧。這些年學武都是白費工夫了。心中越想越覺難受? 

육문비는 당연히 그의 말 속의 의미를 알고 마음 속으로 괴로워서 암암리에 혼잣말을 했다. 

'나 육모는 당당한 칠척 대장부인데 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구나. 이 몇 년간의 배움이 헛되었구나.' 

他乃極其要強之人,當下把手一拱道: “大哥一言頓開茅塞,小弟以後凡事均當量力而為,不勞大哥操心。” 

생각할 수록 괴로웠다. 그는 원래 극히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어서 즉시 공수하며 말했다. 

"형님의 한 말씀에 크게 깨우쳤습니다. 소제는 이후에 모든 일에 온 힘을 다하여 형님께 걱정을 끼치지 않겠습니다." 

言畢,他扭轉身子疾步行去。 

말을 마치자 그는 몸을 돌려 재빨리 달려갔다. 

王孫自知失言,急喊道: “賢弟你等一等。” 

왕손은 실언을 했음을 알고 급히 소리쳤다. 

"현제, 좀 기다리게." 

陸文飛行走極快,耳畔山風呼呼,意未聞王孫喊叫之言,徑直去了。王孫目凝他的背影,搖了搖頭,微微一歎,忽地身形一躍,疾射林中,眨眼失去蹤影。  

육문비의 걸음걸이가 극히 빨라서 귓가에 휙휙, 하는 산바람에 파묻혀 왕손의 고함지르는 말을 듣지 못하고 그대로 가버렸다. 왕손은 그의 뒷모습을 응시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나직이 탄식하고는 갑자기 신형을 솟구쳐 숲 속으로 쏘아져가자 눈깜짝할 사이에 종적이 사라져버렸다. 

陸文飛一路疾行回至店內,徑自進入臥房,他因義見一再提到那篇行功口訣,一種好奇之心油然而生。當于擯除雜念,依據口決心法,緩緩練功。 

육문비는 그 길로 객점 안으로 돌아와 와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의형이 수 차례 그 한 편의 행공구결을 언급하자 일종의 호기심이 절로 생겨났다. 즉시 잡념을 지우고 심법구결대로 천천히 연공을 했다. 

不習練倒不覺怎樣,一經依次習續,才知行動心往比平日所習大相徑庭。有時黨反其道而行。 一二周天時,還未感到怎樣。 三個周天下來,突感經脈鼓脹,就像要爆裂一般,痛楚異常。 幾個周天過後,只覺周身汗出如漿,痛楚漸失,不多時便人物我兩忘之境外。 

일단 순서에 따라 계속 연습을 하고서야 행공이 평소에 연습하던 것에 비해 현저한 차이가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반대일 때가 있음을 알았다. 일이주천 할 때는 아직 어떤 느낌이 없었다. 몇 주천 하고난 후 전신에 땀이 끈적한 풀처럼 나면서 갑자기 폭발하는 것 마냥 통증이 보통이 아니었다.오래지 않아 물아양망(物我兩忘)의 경지에 빠졌다. 

也不知過了多少時刻,霍然醒轉,擡頭一看,天色已然黑了下來,不禁暗驚道: “這番行動竟耗去了三個時辰不成?”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갑자기 깨어나 고개를 들어보니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여 말했다. 

"이번의 행공에 세 시진이나 걸렸단 말인가?" 

此時“不醉居”正是熱鬧時刻,不僅酒店坐上客已坐滿,後面的客棧也是滿滿的。 陸文飛來太行很多天了,對各種不尋常之事,已司空見慣,並不感驚異。就在酒店要了點酒菜,獨個兒吃喝完畢,重又返回房中,堪堪將門掩上,只見人影一閃,行進來一人。 

이때 불취거는 가장 바쁜 시간이었다. 주점의 자리와 귀빈석뿐만 아니라 뒤쪽의 객잔도 가득 찼다. 육문비는 태행에 온 지 여러날이 되어 각종 평범하지 않은 일에 대해 자주 보아서 전혀 이상하지가 않았다. 주점에서 약간의 술과 안주를 혼자 먹고 마시고 하더니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막 방문을 닫으려는데 인영이 번쩍하며 한 사람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陸文飛方等喝問,來人已先行開言道: “小哥不必驚奇,老朽來此絕無惡意。” 

육문비가 막 소리쳐 물으려는데 그 사람이 먼저 입을 열었다. 

"소형제, 놀랄 필요없네. 늙은이가 여기 온 것은 절대 악의가 아니라네." 

陸文飛此刻已看清來人乃是黑龍幫幫主黑龍翔,忙舉手讓坐道: “幫主夤夜蒞臨,定有非常事故。” 

육문비는 그때 찾아온 사람이 흑룡방 방주 흑룡상임을 알고 급히 손을 들어 자리를 권하며 말했다. 

"방주께서 늦은 밤에 왕림하신 것은 필시 예사롭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군요." 

黑龍翔捋著灰髯徐徐道: “你可知雪山盲叟現在何處?” 

흑룡상은 회색 수염을 쓸어내리며 서서히 말했다. 

"자네는 설산맹수가 지금 어느 곳에 있는지 아는가?" 

陸文飛略事沈吟道: “請恕在下不便明告。” 

육문비는 잠깐 침음하더니 말했다. 

"제가 알려드리지 못하을 용서하십시오." 

黑龍翔點頭道: “小哥不必為難,老朽絕無加害他父女之意,但說無妨。” 

흑룡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형제는 난처해 할 필요없네. 늙은이는 절대 그 부녀에게 해를 가할 뜻이 없으니 말해도 괜찮네." 

陸文飛只得按實說道: “他父女均已去了避秦莊。” 

육문비는 부득이 사실대로 말했다. 

"그 부녀는 모두 피진장(避秦莊)으로 갔습니다." 

黑龍翔又問道: “小哥可知避秦莊在何處?” 

흑룡상이 또 물었다. 

"소형제는 피진장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 

陸文飛搖了搖頭道: “這就連在下也不知了。” 

육문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것은 저도 알지 못합니다." 

黑龍翔沈忖有頃,突然點頭道: “由此看來,事情果然大有蹊蹺。” 

흑룡상이 잠시 곰곰히 생각하더니 돌연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이것으로 볼 때 사정이 과연 크게 수상하구나." 

陸文飛接道: “幫主所指何事?” 

육문비가 이어서 말했다. 

"방주께서는 무슨 일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黑龍翔籲一口氣道: “我知小哥乃是名門高徒,是以不拿你當外人看。就拿小哥你來說吧,你從不為金珠寶物動心,可不會不想晉王手抄的那冊秘笈吧?” 

흑룡상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나는 소형제가 명문제자임을 알고 있네. 그래서 자네를 외인으로 보지 않는다네. 소형제 자네로 말할 것 같으면 자네는 금은보화에 마음이 동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진왕이 베껴쓴 그 비급을 원하지 않는다고는 못하겠지?" 

陸文飛笑道: “幫主的推斷因屬有理,不過在下只是近日才知有這麽一本秘笈。” 

육문비가 웃으며 말했다. 

"방주의 짐작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최근에야 그 한 권의 비급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黑龍翔點頭道: “小哥所言或是實情。按老朽連日推想,已確定晉王遺寶果在太行山。” 

흑룡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형제의 말이 어쩌면 사실이겠지. 늙은이가 연일 추측해본 바에 의하면 진왕이 남긴 보물이 태행산에 있다고 확신하네." 

陸文飛一聽心頭一震,急問道: “幫主如何得知?” 

육문비가 듣고 가슴이 떨려 급히 물었다. 

"방주께서는 어떻게 아셨습니까?" 

黑龍翔徐徐言道: “老朽則方已然說過,來太行之人,俱都志在晉王遺寶,而遺寶藏在古陵之內,亦是大有可能之事,既已有此線索,為何有許多人竟不想進入古陵之內奪寶?” 

흑룡상이 서서히 말을 했다. 

"늙은이는 이미 말한 적이 있는데 태행에 온 사람들은 모두 진왕이 남긴 보물에 뜻을 두고 있네. 그리고 보물은 고릉안에 있을 가능성이 크며 이미 그 단서가 있네. 왜 많은 사람들은 고릉 안에 들어가서 보물을 차지하지 않는 것일까?" 

陸文飛笑道: “有貴幫與金陵謝家,川西張門虎視在旁,誰還敢染指?” 

육문비가 웃으며 말했다. 

"귀 방과 금릉의 사가, 천서의 장문이 옆에서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누가 감히 손을 뻗치겠습니까?" 

黑龍翔搖頭道: “江湖上奇能異士極多,豈僅我等幾個門派?我想其中必然另有原因。” 

흑룡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강호상에는 기인이사가 극히 많네. 어찌 우리들 몇 개 문파뿐이겠는가? 나는 그 가운데 필시 다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네." 

陸文飛心裏一動道: “願聞其詳。” 

육문비가 마음이 동하여 말했다. 

"자세히 들려주십시오." 

黑龍翔幹咳了兩聲,徐徐道: “那是他們確知藏寶實不在古陵。” 

흑룡상이 마른 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서서히 말했다. 

"그것은 그들이 숨겨진 보물이 실제로 고릉에 있지 않다는 것을 확실히 알기 때문이지." 

深深打量了陸文飛一眼,繼續又道: “去到古陵之人,那是瞎撞,不去古陵之人,才是深明底蘊之人。” 

육문비를 한번 자세히 훑어보고는 계속 또 말했다. 

"고릉에 갔다면 그것은 되는대로 운에 맡기는 사람이고 가지 않은 사람은 밝은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네." 

陸文飛大吃一驚道: “如此說來,幫主是懷疑在下了。” 

육문비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그 말씀대로라면 방주께서는 저를 의심하시고 계시군요." 

黑龍翔道: “老朽並無此意。不過像本店住的那文生公子,以及雪山盲叟父女,卻令人不得不懷疑了。” 

흑룡상이 말했다. 

"늙은이는 결코 그런 생각이 없네. 그러나 본 객점에 묵고 있는 그 문생공자(文生公子)와 설산맹수 부녀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게 하네." 

陸文飛長籲一口氣道: “幫主心思縝密,對事推斷入微,在下甚是佩服。不過僅憑私下推斷,那也不見得可靠。” 

육문비는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방주의 생각이 치밀하고 일에 대해 추단하시는 것이??? 저는 매우 탄복합니다. 그러나 겨우 한 사람의 추측에 의지하는 것은 반드시 믿을 만 한 것은 아닙니다." 

黑龍翔微微一笑道: “雪山盲叟來到荒山小鎮開設巨大酒樓,明眼之人一看便知,他是別有用心。今突避而不見,事情便更明顯了。” 

흑룡상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설산맹수가 황량한 산의 작은 시진에 와서 거대한 주루를 개설한 것은 그에게 다른 속셈이 있음을 혜안을 가진 사람이라면 단번에 알 수 있네. 지금 돌연 피신하여 보이지 않으니 사정은 더욱 확연하네." 

他一指王孫所住院落,悄聲又道: “此人行蹤詭秘,假借遊山之名,把太行山的一丘一壑俱已踏遍,他為的又是什麽?” 

그는 왕손이 묵고 있는 뜰을 가리키며 조용히 또 말했다. 

"그 사람은 행적이 묘연하고 산을 유람한다는 명분을 빌어 태행산의 언덕 하나, 골짜기 하나까지 모두 답파하고 있네. 그가 하는 것이 또 무엇이겠나?" 

陸文飛此刻才知黑龍翔果然老辣厲害,無怪那黑龍幫在短短幾年工夫聲譽突起,淩駕各派之上。 

육문비는 그때서야 흑룡상이 과연 노련하고 무섭다는 사실을 알았다. 흑룡방의 명성이 몇 년간의 짧은 시간에 각 파를 능가하여 그 위에 우뚝 솟은 것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黑龍翔見陸文飛默然不語.心中暗暗點頭,他乃深謀遠慮之人,凡事面面顧到,不到萬不得已,決不輕舉妄動。當下話頭一轉又道: “今晨古陵之內,有人拋出白壁明珠一批,小哥對此有何高見?” 

흑룡상은 육문비가 묵묵히 말이 없는 것을 보자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원래 멀리 내다보고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라 모든 일의 면면을 돌아보고 만부득이 하지 않으면 결코 경거망동하지 않았다. 즉시 화제를 돌려 또 말했다. 

"오늘 새벽 고릉 안에서 백벽과 명주를 가지고 나온 사람이 있었는데 소형제는 그것에 대해 어떤 고견이 있는가?" 

陸文飛隨口答道: “此人必是古陵暗中主持人的一黨,見財起意,意欲攜帶寶物遠走高飛。” 

육문비는 입에서 나오는대로 대답했다. 

"그 사람은 필시 고릉의 암중 주지인의 일당일 것입니다. 재물을 보고 욕심이 생겨 보물을 들고 나와 멀리 도망가려고 했겠지요." 

黑龍翔點頭道: “表面看來好像是這樣,但老朽的看法卻不同,如果陵內確有藏寶,陵內那幫人早已運走,怎會等到現在?就算那人是攜寶私逃,為何不在黑夜,而要在青天白日出來?難道他不知外面有許多人守候?” 

흑룡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표면적으로 볼 때는 그렇겠지. 하지만 늙은이의 견해는 다르다네. 만약 능 안에 확신히 숨겨진 보물이 있다면 능 안의 그 무리들이 벌써 운반하여 도망갔지 무엇하러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겠나? 설령 그자가 사사로이 보물을 가지고 도망가려는 것이라 하더라도 왜 어두운 밤이 아니고 날이 밝을 때 나왔을까? 설마 그는 외부에 수 많은 사람들이 지키고 있음을 몰랐을까?" 

陸文飛想了想道: “幫主的意思是說,陵內之人故意用這些價值連城的白壁明珠,引誘群雄入陵?” 

육문비가 생각하더니 말했다. 

"방주의 생각대로 말하자면 능 안의 사람은 고의로 성을 살 만한 가치고 있는 그런 백벽명주로 군웅들을 능에 들어오도록 유인한다는 것입니까?" 

黑龍翔微哂一聲道: “小哥對事一點便明日,比他們強多了。可笑張南等人執迷不悟,竟圖二派聯合,瞞著本幫入陵取寶。” 

흑룡상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소형제는 일에 대하여 조금 잘 아는 것이 그들에 비해 훨씬 낫구려. 가소롭게도 장남 등은 깨닫지를 못하고 두 파가 연합을 도모하여 본 방 몰래 보물을 취하러 능에 들어갔다네." 

陸文飛對張謝二派之人,印象十分惡劣,冷笑一聲道: “倘有失閃,那是他們自取其禍,幫主大可不必操心。” 

육문비는 장,사 두 파의 사람들에 대해 인상이 아주 좋지 않아서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만약 실수가 있더라도 그것은 그들이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것이니 방주께서는 크게 마음 쓰실 필요없습니다." 

黑龍翔長歎一聲,立起身來道: “話雖不惜,可是此刻情勢不同,各派如不能同舟共濟,渡過劫難,前途實是堪憂。” 

흑룡상은 길게 탄식하더니 일어서서 말했다. 

"비록 애석할 것 없다고 말하지만 지금은 정세가 같지 않네. 각 파가 같은 배를 타고 겁난을 건너지 못한다면 앞길은 실로 우려가 되네." 

陸文飛面現惶惑之容道: “幫主既知此山危機四伏,何不遠離此山?免得落入圈套?” 

육문비는 얼굴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나타내며 말했다. 

"방주께서는 그 산에 위기가 사방에 잠복해 있음을 이미 아시면서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기 위해 왜 그 산에서 멀리 떠나지 않으십니까?"

黑龍翔朗聲笑道: “小哥,你把黑某看作什麽人了?別說太行僅是幾個宵小暗中興波作浪,就算他有千軍萬馬,黑某何懼?” 

흑룡상은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소형제, 자네는 흑모를 어떤 사람으로 보는가? 태행에서 겨우 몇 명의 나쁜 놈들이 몰래 풍파를 일으키는 것은 제쳐두고라도 설령 천군만마인들 흑모가 어찌 두려워하겠는가?" 

語音一頓,覺得自己太過沖動,微歎一聲又道: “對方用心無非是意欲得著晉王藏寶,如若那本秘笈果入他手,中原武林將淪入萬劫不復之地。老朽豈能容他稱心如意?” 

멈추었다가 자기가 너무 충동적임을 깨닫고 나직이 탄성을 내더니 또 말했다. 

"상대의 의도는 진왕의 숨기진 보물을 얻으려 하는 것이 아니라네. 만약 그 비급이 정말 그들의 손에 들어간다면 중원무림은 영웡히 회복될 수 없는 지경에 빠져들게 될 것이네. 늙은이가 어찌 그들 뜻대로 되게 내버려두겠나?" 

說來說去仍是那本秘笈,陸文飛聽後心中頓覺不耐,雙手一拱,徐徐道: “承蒙幫主指點迷津,在不甚是感化,只是在下年輕識淺,無能為幫生助力,尚望幫主海涵。” 

이러나저러나해도 여전히 그 한 권의 비급이라 육문비가 듣고 나더니 마음 속으로 참지 못하여 공수하며 서서히 말했다. 

"방주의 가르침을 받아 감화를 크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나이가 어리고 아는 것이 얕아서 방주를 위해 힘을 보탤 수가 없습니다. 방주께서 너그러이 용서하십시오." 

黑龍翔微微一笑道: “就此一言為定,告辭。” 

흑룡상은 미미하게 웃더니 말했다. 

"그렇게 하게. 이만 가보겠네." 

跨步行出房來,身形一躍,朝檐頭射去。 

걸음을 옮겨 방에서 나가더니 신형을 솟구쳐 처마끝을 향해 쏘아져갔다.

陸文飛回轉房中,左思右想,想不透黑龍翔此番來訪用意。不過經黑龍翔番剖析,對藏寶之事卻有了一種新的想法,覺出雪山盲叟與義兄王孫果是可疑,也極和能就是握有另一份秘圖之人。只是茲事體大,不能冒失,一個說話不當,不僅事辦不成,且將成為眾矢之的。 

육문비는 방으로 돌아와 이리저리 생각했지만 흑룡상이 이번에 찾아온 의도를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흑룡상의 분석을 듣고나자 숨겨진 보물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어 설산맹수와 의형 왕손은 정말 의심스럽다고 느꼈다. 또한 비도의 다른 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이 일은 중차대하여 경솔해서는 안되었다. 한 마디 말이라도 잘못하면 일을 그르칠 뿐만 아니라 뭇 사람들의 표적이 된다. 

一個人正自呆坐出神之際,店小二推門進來道: “陸相公,有位姑娘要見你。” 

멍하니 앉아서 넋을 놓고 있을 때 점소이가 문을 밀며 들어와 말했다. 

"육상공, 낭자 한 분이 당신을 만나고자 합니다." 

陸文飛大感詫異,隨口問道: “可是公孫姑娘麽?” 

육문비가 크게 이상하게 느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었다. 

"공손낭자이신가?" 

小二道: “她現在門外,相公出去便知。” 

점소이가 말했다. 

"그녀는 지금 문 밖에 있으니 상공께서 나오시면 아실 것입니다." 

陸文飛滿懷驚異地行出房來,只見一位紫衣佩劍的年輕女郎,滿臉傲慢地立在走廊,當下拱手道: “姑娘是采訪在下的?” 

육문비는 의아해하며 방을 나왔다. 한 명의 자의(紫衣)에 검을 찬 나이 어린 소녀가 얼굴 가득 오만한 표정으로 복도에 서있었다. 즉시 공수하며 말했다. 

"낭자께서 저를 찾아 오신 것입니까?" 

紫衣姑娘擡眼皮瞥他一眼,冷冷道: “不錯,你與雪山盲叟父女是何交情?” 

자의낭자는 눈을 치켜떠서 그를 힐끗 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그래요. 당신과 설산맹수 부녀는 서로 친분이 있지요?" 

陸文飛恍然若有所悟,暗忖:原來又是尋他父女的。 

육문비는 갑자기 깨달은 것이 있어 속으로 중얼거렸다. 

'원래 또 그 부녀를 찾는 것이구나.' 

隨答道: “萍水相逢,僅是認識而已。” 

나오대 대로 대답했다. 

"우연히 만나 겨우 알고 지낼 뿐이오." 

紫在姑娘哼了一聲道: “此話當真?” 

자의낭자는 흥, 하더니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에요?" 

陸文飛目睹紫衣姑娘一股盛氣淩人之態,不禁怒火上升,冷笑著道: “在下犯不上對你說假話。” 

거만하고 사람을 능멸하는 태도를 보고 육문비는 노화가 치솟는 것을 금할 수 없어 냉소하며 말했다. 

"저는 당신에게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소." 

紫衣姑娘突然跨前兩步道: “如若她父女身蹈危境,你管不管?” 

자의낭자는 돌연 두 걸음 앞으로 내딛으며 말했다. 

"만약 그녀 부녀가 위험에 처해도 당신은 상관하지 않겠어요?" 

陸文飛愈覺驚訝,急問道: “他父女落在什麽人手裏?” 

육문비는 갈수록 의아해서 급히 물었다. 

"그 부녀가 누구의 손에 떨어졌소?" 

紫在姑娘別過險去,微笑道: “你與他父女只萍水相逢,何必急成這個樣子?” 

자의낭자는 ??? 미소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그 부녀와 단지 우연히 만났을 뿐인데 왜 하필 이렇게 초조해 하시나요?"

陸文飛被她連番搶白,心中大為不悅,賭氣不再說話。但想到雪山盲叟那副者邁龍鐘之態,以及對自己再三囑托之言,卻反甚覺忍心不下,遂又問道: “姑娘尊姓,何以得知他父女身蹈危機?” 

육문비는 연달아 그녀에게 면박을 당하자 마음 속으로 크게 불쾌하고 울컥하여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설산맹수의 그 노쇠한 모습과 자기에게 재삼 부탁하던 말이 떠올라 오히려 참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또 물었다. 

"낭자의 존성대명은 어떻게 되시오? 그 부녀가 위기에 빠진 것을 어떻게 아셨소?" 

紫衣姑娘移步行入房中坐下,緩緩地道: “雪山盲叟老邁殘疾,已是該死,死了倒也沒有什麽。只可惜公孫雲娘綺年玉貌,竟亦遭橫死,我部替她可惜!” 

자의낭자는 걸음을 옮겨 방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더니 천천히 말했다. 

"설산맹수는 늙고 불구자라 이미 죽었어야 하며, 죽어도 아무 일도 아니지요. 다만 애석한 것은 공손운랑은 꽃다운 나이에 옥과 같은 용모를 하고 비명횡사를 당하게 되었으니 나는 그녀를 위해 애석해 하는 것이에요!" 

陸文飛大為不悅地道: “姑娘何故盡說些無關痛癢之言?” 

육문은 크게 불쾌하여 말했다. 

"낭자는 왜 별로 대수롭지 않은 말까지 다 하시오?" 

紫衣姑娘格格笑道: “你叫我說什麽好呢?雪山盲叟無親無故,姑娘我縱有援救之心,也沒處商量去呀。” 

자의낭자는 깔깔,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내가 어떤 좋은 말을 하라는 거죠? 설산맹수는 친척도 친구도 없으니 이 낭자가 돕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상의할 데가 없어요." 

陸文飛知他存心相激,按下心頭怒火,接道: “路見不平拔刀相助,此乃武林同道本色。在下果能助他父女說難,我倒願意一試。” 

육문비는 마음이 격해지는 것을 알고 마음 속 노화를 누르며 이어서 말했다. 

"길을 가다 억울한 일을 보면 나서서 도우는 것은 무림동도의 본성이오. 제가 과연 그 부녀를 도울 수 있을지 말하기 어렵지만 한번 해보겠소." 

紫衣姑娘瞥了他一眼,不徐不疾地道: “你是有意相助雪山盲叟或是為了雲娘?” 

자의낭자는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당신은 설산맹수를 도울 뜻이 있는 거예요 아니면 운랑을 위한 거예요?" 

陸文飛胸懷坦蕩,隨口道: “都可以說。” 

육문비는 거리낌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 

"둘 다라고 할 수 있소." 

紫衣姑娘立起身來,疾步行出房來,嘴裏卻道: “他父女被囚禁在避秦莊,能不能援助就看你的了。” 

자의낭자가 일어서더니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가며 말했다. 

"그 부녀는 피진장에 구금되어 있어요. 도울 수 있고 없고는 당신에게 달렸어요." 

陸文飛急喊道: “姑娘你且等一等。” 

육문비는 급히 소리쳤다. 

"낭자, 당신은 잠시 기다리시오." 

舉步出房,走廊已然空蕩蕩的,那紫衣姑娘早已蹤影不見了。 

방을 나가보니 복도는 이미 텅 비었고 그 자의낭자는 벌써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這紫衣姑娘來得既突然,說話又沒頭沒腦,倒使陸文飛心中甚感躊躇,沈吟半晌,暗忖: “管他呢,我自己的事尚且沒有一點頭緒,哪有工夫顧旁人?” 

그 자의낭자는 갑작스럽게 와서 난데없는 말을 하는 바람에 육문비로 하여금 마음 속으로 매우 주저하게 했다. 한참을 침음하며 속으로 생각했다. 

'?? 나는 자신의 일도 아직 한 점 단서도 없는데 남의 일을 돌아볼 시간이 어디있느냐?' 

陸文衛心中雖是這般想,但又覺得緊衣姑娘之言絕非無理。自己既俠義中人,豈能見死不救?躊躇再三,決心去一趟避秦莊,好歹查個水落石出。 

육문비는 이렇게 생각했지만 자의낭자의 말이 절대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깨달았다. 자기는 협의인인데 어찌 죽어가는 것을 보고도 구하지 않을 수 있는가? 수 차례 망설이다가 어쨌든 조사해서 진상을 밝히기로 하고 피진장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陸文飛屬性情中人,卻沒有想到各方的注意力,已漸由古陵轉移到雪山盲叟與王孫身上,當下舉步行出“不醉居”,疾往鎮外行了一程,突然將腳步停下,暗叫道: “我真糊塗,這避秦莊的方向都不知,黑夜之中到哪裏尋去?” 

육문비는 감정이 풍부하고 솔직한 사람이어서 각 방면에 주의력이 미치지 못하고 주의력이 점차 고릉에서 설산맹수와 왕손의 신상으로 옮겨지졌다. 즉시 걸음을 옮겨 불취거를 나와 재빨리 진 밖으로 길을 나섰다. 돌연 걸음을 멈추더니 속으로 외쳤다. 

'나는 정말 멍청하구나. 그 피진장의 방향도 알지 못하는데 어두운 밤중에 어디 찾아간단 말인가?' 

原先他一路疾行,尚不覺得怎樣,此刻腳步一停,突然覺出情形有異隱約之間似有人在後面跟蹤,心中不禁連連冷笑,忖道: 這些人必是疑心我身懷秘圖,是以暗中跟蹤,反正我也不知避秦莊在哪裏,何不在山中亂轉一通,開個不大不小的玩笑。” 

원래 그가 빨리 달릴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이때 걸음을 멈추자 돌연 뒤쪽에서 미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이 어렴풋이 들었다. 내심 냉소를 금치 못하고 곰곰히 생각했다.

'이자들은 필시 내가 비도를 품고 있다고 의심하고 암중으로 미행하고 있다. 어차피 나는 피진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니 산 속을 이리저리 한 바퀴 돌아서 적당히 놀려주면 어떨까? '

心中正思忖之際,突然一條人影由前路疾奔而來,練武之人目光遠比正常人敏銳,一眼看出來人似是雲娘,當下消聲問道: “來者可是公孫姑娘?” 

마음 속으로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 그때 돌연 한 가닥 인영이 앞쪽 길에서 빠르게 달려왔다. 무공을 연마한 사람의 눈매는 정상인에 비해 예민하다. 한눈에 오는 사람이 운랑 같다는 것을 알아채고 작은 소리로 물었다.

"오시는 분은 공손낭자이시오?" 

來人突地腳步一停,驚訝道: “陸大哥夤夜出來何事?” 

오는 사람이 돌연 걸음을 멈추더니 놀라고 의아해서 말했다. 

"육대가, 깊은 밤에 무슨 일로 나오셨나요?" 

陸文飛且不答理她的話,對她身上打量了一番,只覺她身著緊身褲祆,背插長劍,收拾得甚是俐落,不似遭逢變故之人,當下徐徐言道: “令尊如何沒回來?” 

육문비는 그녀의 말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녀의 신상을 한번 훑어보았다. 그녀는 등에 장검을 끼우고 몸에 착 붙는 바지를 입었는데  옷차림이 멀쩡하여 변고를 당한 사람 같지가 않았다. 즉시 천천히 말했다.

"영존은 왜 돌아오시지 않는거요?" 

雲娘突然雙眉緊皺,長歎一聲道: “他老人家已為人軟禁,回不來了。” 

운랑이 돌연 눈썹을 찌푸리며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 어르신은 연금당하여 돌아오시지 않았어요." 

陸文飛吃了一驚道: “果有其事?” 

육문비가 놀라서 말했다. 

"과연 그런 일이 있었구려?" 

雲娘頗為詫異地道: “你已知此事了?” 

운랑이 자못 의아하여 말했다. 

"당신은 이미 그 일을 아시나요?" 

陸文飛道: “實不相滿,在下此刻出來,便是為了賢父女,意欲去一趟避秦莊看個究竟。” 

육문비가 말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제가 지금 나온 것은 현부녀(賢父女)를 위한 것이오. 피진장으로 건너가 방법을 찾으려 했소." 

雲娘輕歎一聲道: “如此說來,我父女這個朋友算是交對了,只是……” 

운랑이 나직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 말씀대로라면 우리 부녀는 친구를 제대로 사귄 셈이군요. 단지..." 

說至此處,她突然住口不言。 

여기까지 말을 하더니 그녀는 돌연 입을 다물었다. 

陸文飛並未體會地話中之意,跟著又道: “避秦莊為何要軟禁令尊?其中定有緣故。” 

육문비는 그녀가 한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뒤이어 또 말했다. 

"피진장은 무엇 때문에 영존을 연금하였소? 이유가 반드시 이유가 있을 것이오." 

雲娘唉聲一歎道,欲言又止,突然低頭疾往前去。 

운랑은 휴, 탄식하더니 말을 하려다 말고 돌연 고개를 숙인 채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 

陸文飛從後趕上道: “你為何不說話?” 

육문비는 뒤에서 따라잡고는 말했다. 

"당신은 왜 말을 안하시오?" 

雲娘四下看了看,低聲道: “我父女之事你管不了。為你自己安危著想,我勸你即這離開太行,遲則不及。” 

운랑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부녀의 일을 당신은 상관하지 마세요. 당신 자신의 안위를 생각해서 나는 당신이 즉시 태행을 떠나시기를 권합니다. 머뭇거리다간 늦습니다." 

陸文飛大感詫異道: “這卻為何?” 

육문비는 크게 의아해서 말했다. 

"이건 왜죠?" 

雲娘急道: “你不用問了,小妹所言絕無虛妄。” 

운랑이 급히 말했다. 

"당신은 물을 필요없어요. 소매의 말은 절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예요." 

陸文飛見她一臉焦灼之容,知她所言不虛,但他乃是性情中人,人家既掬誠相見,愈覺自己不應就此撒手不管。當下面容一整,慨然道: “你我雖屬初交,但令尊一番囑托之言,今猶在耳。在下豈能獨善其身?無論如何也得設法將令尊救出避秦莊。” 

육문비는 그녀의 초조한 표정을 보고는 그녀의 말이 빈말이 아님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원래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었다. 성심성의껏 만났으니 자기는 그것에 손을 떼고 상관하지 않는 수는 없다고 느꼈다. 즉시 표정을 바로 하더니 흔쾌히 말했다. 

"당신과 나는 사귄지 얼마되지 않지만 영존의 부탁 말씀이 지금도 귓가에 들리는 듯 하오. 제가 어찌 자기 자신만 생각하겠소? 어찌 되었든간에 영존을 피진장에서 구출할 방법을 강구하겠소." 

雲娘搖頭歎道: “你不能去。去不僅無濟于事,且將為你自己招來奇禍。” 

운랑이 고개를 저으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갈 수 없어요. 가도 일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당신 자신에게 예상치 못한 화를 초래할 거예요." 

頓了頓又道: “暫時他們還不敢對于家父怎樣,我看咱們回店再商量吧。” 

멈추었다 또 말했다. 

"잠시동안은 그들이 감히 가부께 어떻게 하지 않을테니 나는 우리가 객점에 돌아가 다시 상의해야 한다고 봐요." 

陸文飛道: “那也好。” 

육문비가 말했다. 

"그것도 좋소." 

二人行至雪山盲叟住居樓閣,雲娘突然雙眉緊鎖,低聲道: “你來太行究竟意欲何為,務望對小妹實說。” 

두 사람이 설산맹수가 지내던 누각에 도착하자 운랑이 돌연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무얼 하려고 태행에 왔나요? 소매에게 꼭 사실대로 말씀해주시기를 바래요." 

陸文飛遲疑道: “難道在下與令尊有所相連?” 

육문비가 주저하더니 말했다. 

"설마 저와 영존이 서로 관련이 있다는 것이오?" 

雲娘復又道: “聽說令師已然來了太行,此事可是真假,亦望實言。” 

운랑이 또 말했다. 

"듣기로는 영사께서 이미 태행에 오셨다는데 그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또한 있는대로 말씀해주세요." 

陸文飛大感詫異地道: “姑娘為何只管追問在下?” 

육문비는 크게 의아해서 말했다. 

"낭자는 왜 저한테 캐물으려고만 하시오?" 

雲娘輕歎道: “各方同道俱認令尊隱跡深山必有所圖。你今天逗留太行,更尼啟人疑竇。” 

운랑이 나직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각 방면의 동도들은 모두 영존께서 깊은 산 속에 은거하신 것은 도모하는 바가 있었다고 믿어요. 오늘날 당신이 태행에 머물고 있는 것도 사람들에게 의혹을 사고 있어요." 

陸文飛冷笑道: “太行山人不下千百,別.的人俱不懷疑,為何懷疑我來呢?” 

육문비가 냉소하며 말했다. 

"태행산에 사람이 수 백 수 천인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의심하지 않으면서 왜 나를 의심하겠소?" 

雲娘聽了大為不悅,哼了一聲道: “我可不是與你拌嘴來的,反正你自己心裏明白。果如他們所料,便該早作打算。” 

운랑이 듣고 크게 불쾌하여 흥, 하더니 말했다. 

"내가 당신과 입씨름을 해보았자 어차피 당신 자신이 마음 속으로 잘 알겠지요. 정말 그들이 짐작하는 바와 같다면 벌써 계획대로 했겠지요."

陸文飛心頭一懍,表面卻不動聲色地道: “咱們暫且不要談此事,且先商量援救令尊的事吧。” 

육문비는 가슴이 떨렸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우리는 잠시 그 일은 말하지 말고 우선 영존을 구하는 일을 상의합시다." 

雲娘黯然搖了搖頭.猛一擡頭道: “我父女之事不勞垂問,你快走吧,我不願因我家之事,讓你也受牽連。” 

운랑이 암연히 고개를 가로 젓다가 갑자기 머리를 들고 말했다. 

"우리 부녀의 일에 수고스럽게 관여하지 말고 당신은 속히 달아나세요. 나는 우리 집안 일 때문에 당신도 연루되는 것을 원치 않아요." 

陸文飛義形于色道: “這是什麽話,在下若是怕牽連也不會過問了。” 

육문비는 의분에 찬 얼굴로 말했다. 

"그것이 무슨 말씀이시오? 제가 만약 연루되는 것을 두려워했다면 물어보지도 않았을 것이오." 

雲娘唉聲一歎道: “世間哪有像你這般死心眼的人,說你管不了就是管不了。” 

운랑이 휴, 탄식하더니 말했다. 

"세상 어디에 당신같은 고집불통인 사람이 있겠어요. 상관하지 말라면 상관하지 마세요." 

陸文飛一番好意,倒被人認為死心眼,內心自然大起反感。不過他亦了解對方的苦衷,必是認為他的功力不夠,不忍他惹火燒身,是以一時之間倒也無話可說。 

雲娘見他怔著不說話,突然流下淚來,悄聲道: “小妹並非矯情,亦無輕視陸大哥之意。只因此事內情復雜,你若去避秦莊,不啻自投羅網,小妹豈忍心如此?” 

운랑은 그가 멍하니 말이 없는 것을 보자 돌연 눈물을 흘리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매는 결코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며 또한 육대가의 뜻을 경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일의 내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당신이 만약 피진장으로 가신다면 스스로 그물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데 소매가 어찌 차마 그러겠어요?" 

輕歎一聲又道: “小妹言盡于此,你快走吧。如令師已來到,可速找到令師。” 

나직이 탄식하고 또 말했다. 

"소매는 그것으로 할 말을 다했으니 당신은 빨리 떠나세요. 만약 영사께서 이미 도착하셨다면 속히 영사를 찾아가세요." 

陸文飛曾見過司馬溫的武功,一個總管的武功已是如此,莊主的武功更不用提了。自己勢單力孤,確實無能為力,沈吟半晌方徐徐道: “姑娘一再不讓在下插手,在下只好不問了。” 

육문비는 일찌기 사마온의 무공을 본 적이 있었다. 일개 총관의 무공이 이미 그러할진데 장주의 무공은 언급할 필요가 없다. 자기는 세력이 미미하여 확실히 어찌해 볼 도리가 없어 한참동안 침음하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낭자가 재차 개입하지 말라고 하시니 저는 부득이 묻지 않겠소." 

雲娘極具深意地道: “避秦莊就在藏龍谷,地方極是隱蔽,莊內的布置不亞于古陵,輕易絕不可前去冒險。” 

운랑이 대단히 깊은 뜻을 가지고 말했다. 

"피진장은 장룡곡(藏龍谷)에 있는데 극히 은폐된 곳이고, 장 내에 설치된 것은 고릉에 못지않습니다. 함부로 가서 모험을 해서는 절대 안돼요." 

陸文飛若有所悟地道: “避秦莊即是如此險惡之地,姑娘如何脫出魔掌的?” 

육문비는 깨달은 것이 있는듯 말했다. 

"피진장이 그처럼 험악한 곳이면 낭자는 마굴에서 어떻게 탈출하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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