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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九回 失蹤疑案(실종의안)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옥수점장록(玉手點將錄)

第九回 失蹤疑案(실종의안)

알타쵸 2016. 11. 5. 12:45

第九回 失蹤疑案(오리무중에 빠진 사건)








陸文飛見端來的雖是素食面,卻精美異常,當下也不客氣,狼吞虎咽地飽餐了一頓,立起身來道:“我真得走了,以後我會常來。” 

육문비가 보니 차려진 것은 비록 소박한 음식이었으나 몹시 깔끔했다. 즉시 사양치 않고 게 눈 감추듯 한 끼를 배불리 먹고는 일어서서 말했다.

"나는 정말 가야겠습니다. 이후에 자주 오겠습니다."

言畢一拱手大步行出庵去。他早就疑心雪山盲叟乃是另一位持有秘圖之人,昨夜目睹雪山盲叟失去金牌,才算完全證實,心中暗暗盤算。雪山盲叟既把金牌失去,暫時是無法取寶了,但雪山盲叟既是持有秘圖之人,與自己是同仇敵愾,無論如何得助他一臀才是。 

말을 마치자 공수하더니 성큼성큼 걸어서 암자를 떠났다. 그는 벌써 설산맹수가 원래 비도를 가진 다른 한 사람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었는데 어젯밤 설산맹수가 금패를 빼앗기는 것으로 보아 완전히 증명이 된 셈이다. 마음 속으로 암암리에 따져보았다. 설산맹수는 이미 금패를 뺏겼으니 잠시 동안은 보물을 취할 수 없다. 하지만 설산맹수는 이미 비도를 지닌 사람이었고 자기와 공동의 적에 대해 적개심을 가지고 있으니 어찌됐든 그를 도와 한 팔의 힘이 되어주는 것이 옳다.

不過他也知道,這種無頭公案,一時之間決然無法找到,只有慢慢設法了。心中正自躊躇之際,只見白髯老者,迎面緩緩而采。

그러나 이런 실마리가 없는 사건은 일시지간에 결코 방법을 못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천천히 방법을 강구할 수 밖에 없었다. 마음 속으로 한창 주저하고 있을 때 흰 수염의 노인이 맞은 편에서 천천히 오고 있었다.

不由脫口叫道:“白胡大叔,許久不見你,一向可好?” 

자기도 모르게 소리내어 외쳤다.

"백호대숙, 오랫동안 뵙지 못했는데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白髯老者哈哈笑道:“托福,一切還是老樣。” 

백염(白髯)노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덕분에 모두 여전하다네."

陸文飛心中突然想起師父之事,又問道:“大叔還識得家師。” 

육문비가 마음 속에 사부의 일이 돌연 떠올라 또 물었다.

"대숙께서는 가사를 아십니까?"

長髯老者笑道:“令師譽滿江湖怎麽不識?” 

백염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강호에서 영사의 명망이 높은데 어찌 모르겠나?"

陸文飛若有所感地輕聲一歎。 

육문비는 느낀 바가 있는 듯 가볍게 탄식했다.

白髯老者似知他的心事,輕輕拍著他的肩膀道:“人生數十寒暑,短暫得很。譬如秋月春花,轉眼即逝,此是自然之理,你也不用難過了。” 

백염노인은 그의 심사를 아는 듯 가볍게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인생 수십 년 잠깐이라네. 예를 들어 추월(秋月), 춘화(春花)도 눈만 돌리면 지고 마는 그것이 자연의 이치라네. 자네도 괴로워할 필요없네."

陸文飛突然睜大眼睛,甚為詫異地道:“如此說來,大叔對家師之事是十分清楚了。”

육문비가 돌연 눈을 휘둥그레 뜨고 의아해하며 말했다.

"그 말씀으로 보자면 대숙께서 가사의 일을 아주 잘 알고 계시는군요."

白髯老者點點頭道:“不用多疑,老朽主仆此來太行,于你有利無害。” 

백염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무 의심하지 말게. 늙은이의 주복(主仆)이 이곳 태행에 온 것은 자네에게 유리하지 해롭지 않네."

陸文飛想起義兄相待之情,點點頭道:“這點在下十分明白。” 

육문비가 의형이 대해준 정을 떠올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점은 제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白髯老者哈哈一笑道:“你能明白事情就好辦。只是眼下太行,情勢甚是紊亂,二爺你得多加小心。” 

백염노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자네가 사정을 잘 알고 있으니 잘되었군. 하지만 지금 태행은 정세가 몹시 어지러우니 둘째 나으리 자네도 더욱 조심해야하네."

陸文飛亦知情勢十分險惡,以自己一人之力,報雪親仇,完成父親遺命,均屬大不易。白髯老者似有急事在身,說了幾句話隨即拱手告別。 

육문비 역시 정세가 십분 험악하여 자기 한 사람의 힘으로써 부친의 원수를 갚고 유명(遺命)을 완수하기가 매우 쉽지 않음을 알았다. 백염노인은 급한 일이 있는 듯 몇 마디를 하고나자 곧바로 공수하더니 작별을 고했다.

陸文飛心事重重循著石徑緩緩前行,只見張南一路歪斜,奔了過來,心中不由一驚,忖道:“他似是受了極重的內傷,這是什麽人幹的?” 

육문비는 근심이 가득한 채로 돌길을 따라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장남이 휘청거리며 달려오는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저도 모르게 놀라서 곰곰히 생각했다.

'그는 극히 중한 내상을 입은 듯 한데 누구의 짓일까?'

思忖之間張南已到了面前,他乃極為堂正之人,張南過去雖有不是,但此刻身負重傷,同情之心油然而生,伸手一扶張南道:“前輩想必是受傷了。” 

생각하는 사이에 장남은 이미 면전에 이르렀다. 그는 원래 정정당당한 사람이라 장남이 과거에는 비록 잘못이 있었지만 중상을 입은 지금은 동정심이 절로 생겨나 손을 뻗어 장남을 부축하며 말했다.

"선배님은 필시 부상을 입은 것 같군요."

張南一挺腰將腳步立定,哈哈笑道:“這點傷勢還要不了五爺的命。” 

장남이 허리를 펴고 똑바로 서더니 하하, 웃으며 말했다.

"이 정도 상세로는 다섯째 나으리의 목숨을 뺏지 못하지."

陸文飛又問道:“襲擊前輩是何方之人?” 

육문비가 또 물었다.

"선배님을 습격한 놈들은 어느 방면의 사람입니까?"

張南哼了一聲,道:“那還用說,自然是避秦莊的人了。” 

장남이 흥, 하더니 말했다.

"말할 필요 있나? 당연히 피진장의 사람들이지."

陸文飛怒道:“這避秦莊不知是何許人物,簡直就沒有把武林同道看在眼裏。” 

육문비가 노하여 말했다.

"이 피진장은 어떤 인물들인지 알지 못하지만 그야말로 무림동도를 안중에 두지 않는군요."

張南朗笑道:“這筆帳川西張門要加倍討回,我們不會輕易放過他們。” 

장남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빚은 천서 장문이 배로 되돌려 줄 것이다. 우리는 절대 그들을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이네."

陸文飛突然想起了玉鳳,遂道:“玉鳳姑娘是不是亦落入他們手中?” 

육문비가 돌연 옥봉이 생각나서 말했다.

"옥봉낭자는 그들 손에 떨어진 것입니까?"

張南心裏一動,援軍一時半刻還不能到達,眼前這少年雖然本領平常,但有劍祖為靠山,不失為有力臂助,當下憤然道:“兄弟已將此事飛報門主,料他們不敢將她怎樣。”

장남은 마음이 동했다. 원군(援軍)이 잠시 동안은 도달할 수 없고 눈 앞의 이 소년은 비록 재간이 그저그렇지만 검조가 후원자이니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즉시 분연히 말했다.

"형제가 이미 그 일을 문주께 알렸으니 그들은 감히 그녀를 어쩌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네."

陸文飛不便多問,默然無語。 

육문비는 더 묻기가 불편하여 묵묵히 말이 없었다.

張南又道:“此地不是談話之所,小哥如若沒事,請隨我來。” 

장남이 또 말했다.

"이곳은 이야기 나눌 장소가 못되니 소형제가 일이 없다면 나를 따라오게."

陸文飛原無一定行止,隨即便道:“在下攙著前輩去吧。” 

육문비는 원래 갈 곳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곧바로 말했다.

"제가 선배님을 부축해서 가겠습니다."

川西張門落腳之處,是在古陵不遠一所臨時搭蓋的茅屋內,屋內約有十余人俱是張南所領的司下,見張南負傷回來,大家驚駭不已。

천서 장문이 머물고 있는 곳은 고릉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임시로 세운 모옥(茅屋) 안이었다. 집 안에는 장남이 거느리고 있는 약 십여 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장남이 부상을 입고 돌아온 것을 보자 모두가 몹시 아연실색해 마지않았다.

張南坐下先行服了兩顆藥丸。這才開口道:“小哥請坐,兄弟得先運息一會。” 

장남이 먼저 앉더니 두 알의 환약을 먹고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소형제, 앉게. 형제는 우선 조식을 한번 해야겠네."

陸文飛忙道:“前輩盡管請便。” 

육문비가 급히 말했다.

"선배님 편하신대로 하십시오."

張南堪轉入內間,謝一飛由外面匆匆行了進來,甚感意外地望了陸文飛一眼,隨口問道:“川西五爺呢?” 

장남이 몸을 돌려 내실로 들어가자 사일비가 밖에서 총총히 걸어들어왔다. 육문비를 바라보며 몹시 의외라고 느끼고는 입에서 나오는대로 물었다.

"천서 오야는?"

陸文飛見川西張門中人,正自交頭接耳密談,遂代答道:“張五爺途遇伏擊,現在內室運息,大爺稍坐一會吧。” 

육문비가 천서 장문의 사람들을 보니 귀에 입을 대고 한창 밀담을 소곤거리는지라 대신 대답했다.

"장오야는 매복 공격을 당하시어 지금 내실에서 운기조식하고 계십니다. 대야(大爺)는 좀 앉으시지요."

謝一飛滿面焦灼地道:“玉鳳姑娘可回來了嗎?” 

사일비가 만면에 초조함을 띠고 말했다.

"옥봉낭자는 돌아왔는가?"

陸文飛搖頭道:“好像還沒有。” 

육문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 돌아온 것 같습니다."

謝一飛哼了一聲,道:“我家寶樹亦失蹤了,這一定又是避秦莊幹的。” 

사일비가 흥, 하더니 말했다.

"우리 집안의 보수(寶樹) 역시 실종되었다. 이것 역시 피진장의 짓이 틀림없다."

陸文飛知他所說的寶樹,就是與自己在古陵前動手的那玉面少年,暗忖:“好啊!可有熱鬧好瞧了。” 

육문비는 그가 말하는 보수가 바로 자기와 고릉 앞에서 싸웠던 그 옥면소년임을 알고 곰곰히 생각했다.

'좋아!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군.'

謝一飛見陸文飛沒有說話,隨又問道:“五爺運息有多久了?” 

사일비는 육문비가 아무 말이 없는 것을 보자 또 물었다.

"오야는 조식한 지 오래되었는가?"

陸文飛道:“他剛進去你便來了,不及一盞熱茶的時刻呢。” 

육문비가 말했다.

"그는 당신이 왔을 때 방금 들어가셨습니다. 뜨거운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안되었지요."

謝一飛焦灼地來回踱了幾步,顯然事情十分的急要。 

사일비는 애가 타서 몇 걸음 왔다갔다했는데 분명히 사정이 매우 급했다.

也就在這時,張南已由暗室行了出來,拱手一笑道:“兄弟偶然大意,幾乎為宵小所算。” 

바로 그때 장남이 벌써 암실에서 걸어나오며 공수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형제가 뜻밖에 부주의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도적놈들의 계획대로 될 뻔 했소이다."

謝一飛停下腳步道:“張兄可曾看出是哪路人物?” 

사일비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장형은 어느 방면의 인물인지 알아내셨소?"

張南道:“俱是一色玄衣,我也認不出哪路人物,想來是避秦莊之人。” 

장남이 말했다.

"모두가 현의(玄衣) 일색이었는데 나도 어느 방면의 인물인지 알아차리지 못했소. 피진장의 사람일 듯 하오."

謝一飛哼了一聲,道:“如此說來,咱們是非去一趟避秦莊不可了。” 

사일비가 흥, 하더니 말했다.

"그 말대로라면 우리는 피진장에 한번 가지 않으면 안되겠소이다."

張南知他為了謝寶樹,且故作不知,道:“這倒不必,兄弟已飛報門主了,得他來了再說。” 

장남은 사보수 때문임을 알았지만 고의로 모르는 척 하며 말했다.

"그럴 필요없소. 형제는 이미 문주께 보고했소. 그가 오면 다시 이야기합시다."

謝—飛搖頭道:“救人如救火,川西離此千裏,哪裏等得及呢?” 

사일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람을 구하는 것은 불을 끄는 것과 같소. 천서는 이곳에서 천 리나 떨어져 있는데 기다렸다가는 늦지 않겠소?"

張南冷冷笑了一聲,道:“我倒不信他們敢把玉鳳怎麽樣?” 

장남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들이 감히 옥봉을 어떻게 하리라 믿지 않소."

謝—飛道:“張兄有所不知,我家寶樹是我大哥的命根子,若有閃失,我拿什麽交待?” 

사일비가 말했다.

"장형은 모르시는게 있소. 우리 집안의 보수는 우리 큰형님이 목숨처럼 귀하게 여기는 아이요. 만약 잘못되기라도 하면 내가 어떻게 설명하겠소?"

張南故作恍然,道:“原來如此,謝兄的意思是要拜莊!” 

장남이 고의로 깨달은 듯 말했다.

"알고보니 사형의 뜻은 피진장을 방문하려는 것이었구려!"

謝一飛輕籲一口氣,道:“除此之外,兄弟實無善策。” 

사일비가 살며시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것을 제외하면 형제는 실로 좋은 방책이 없소."

張南思忖有頃道:“只是咱們人手太少了些。” 

장남이 잠시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다만 우리측 사람들이 너무 적소이다."

陸文飛突然插言道:“二位如不嫌棄,算在下一份。” 

육문비가 돌연 끼어들며 말했다.

"두 분이 싫다하지 않으시면 제가 한 몫 끼워주십시오."

謝一飛著了他一眼,道:“陸兄願意去自然是好,但也只有三人。” 

사일비가 그를 보더니 말했다.

"육형이 가고자한다면 당연히 좋소. 하지만 그래도 세 사람 뿐이라네."

陸文飛又道:“避秦莊胡作非為,任何人均難再容忍,咱們也該通告黑龍幫一聲。”

육문비가 또 말했다.

"피진장이 제멋대로 날뛰는 것은 어느 누구도 더이상 용인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흑룡방에 통보해야 합니다."

張南一拍大腿道:“是啊,若黑龍翔相助,咱們力量便足夠了。” 

장남이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맞아. 만약 흑룡상이 도와준다면 우리의 역량은 충분하오."

謝一飛冷笑道:“咱們與黑龍幫沖突多次,黑龍翔樂得隔岸觀火,他不會去的。” 

사일비가 냉소하며 말했다.

"우리와 흑룡방은 수 차례 충돌하였으니 흑룡상은 좋아라며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가지 않을 것이오."

陸文飛道:“黑幫主最能顧全大局,在下保證他不會推辭。” 

육문비가 말했다.

"흑방주가 가장 전체 대국을 돌아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그가 사양할 리 없음을 보증합니다."

謝一飛想了一想,覺得避秦莊實力強大,自己與張南名義上是兩大武學世家,實際只有二人,說不得只好借助黑龍幫了,于是點頭道:“眼下情勢急迫,只好試試看。” 

사일비가 생각하더니 피진장의 실력이 강대하고 자기와 장남은 명목상 양대 무학세가이지만 실제 두 사람 뿐이니 부득이 흑룡방의 도움을 빌려야 한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목하 정세가 긴박하니 한 번 해볼 수 밖에 없군."

于是三人一同出了川西張門的宿地,匆匆趕往黑龍幫,面見黑龍翔。 此時正是辰牌時分,陽光照耀下,天氣顯得十分晴朗。三人行了約有五六裏,已到軒轅廟前。 

그래서 세 사람은 같이 천서 장문의 숙소를 나와 총총이 흑룡상을 만나보러 흑룡방으로 서둘러 갔다. 때는 진시가 되었을 때라 햇빛이 눈부시게 비치고 날씨가 매우 쾌청하였다. 세 사람이 약 오륙 리를 걸어가니 헌원묘 앞에 이르렀다.

謝一飛搶前一步,對廟前的幫徒道:“煩你通報一聲,就說謝某與張五爺以及劍祖大俠門下陸大俠求見幫主。” 

사일비가 한 걸음 나서더니 묘 앞의 흑룡방 제자에게 말했다.

"번거롭지만 이 사모와 장오야 및 검조대협의 문하 육문비가 방주를 뵙고자 한다고 한 마디 통보를 해주시오. 

張謝二家聲名十分響亮,就是陸文飛的名字,黑龍幫的人也不陌生。門上幫徒聞聽之下,立即著人往裏通報。不多時,黑龍翔哈哈大笑行了出來,道:“今天是什麽風把幾位吹來了。” 

장,사 두 가문의 명성이 매우 높았고 육문비의 이름도 흑룡방 사람들은 생소하지가 않았다. 문을 지키고 있는 제자가 듣고는 즉시 사람을 보내어 안에다 통보를 했다. 오래지 않아 흑룡상이 하하, 크게 웃으며 나오더니 말했다.

"오늘 여러분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오셨소이까?"

張南笑道:“無事不登三寶殿,今天一件大事,必須請教幫主。” 

장남이 웃으며 말했다.

"일이 없으면 삼보전(三寶殿)에 오르지 않는 법이지요. 오늘 한 건의 큰 일로 방주의 가르침을 청해야겠소."

黑龍翔側身一讓道:“請裏面再詳談。” 

흑룡상이 몸을 옆으로 비키며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서 자세히 말씀 나눕시다."

把三人邀至客廳坐下,隨即開言道:“二位前來可是為玉鳳姑娘與謝家寶樹失蹤之事?” 

세 사람을 맞아서 객청에 앉자 곧바로 입을 열었다.

"두 분이 오신 것은 옥봉낭자와 사가의 보수가 실종된 일 때문이오?"

張南吃了一驚,暗忖:“他們的消息倒是靈通得很。” 

장남이 깜짝 놀라서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그들의 소식은 매우 빠르구나.'

謝一飛搶先開言道:“黑龍幫名不虛傳,消息恁地靈通,竟然早就知道了。” 

사일비가 먼저 말했다.

"흑룡방은 명불허전이구료. 소식이 이토록 빨라서 벌써 알고계셨구려."

黑龍翔一笑道:“太行山彈丸之地,哪裏不知之理?”

흑룡상이 웃으며 말했다.

"태행산이야 손바닥 만한 땅인데 모를 리가 있겠소?"

面容一整,復又道:“另有一消息,不知二位知道嗎?” 

표정을 가다듬고 또 다시 말했다.

"따로 한 가지 소식이 있는데 두 분은 아실런지 모르겠군요?"

謝一飛道:“可是避秦莊之事?” 

사일비가 말했다.

"피진장의 일이오?"

黑龍翔笑道:“乃是有關密圖之事。” 

흑룡상이 웃으며 말했다.

"비도와 관련된 일이오."

張南急道:“難道幫主已知秘圖下落。”

장남이 급히 말했다.

"혹시 방주는 비도의 행방을 이미 알고 계시오?" 

黑龍翔道:“雪山盲叟自認聰明,到頭來卻是棋差一著,誤了大事。” 

흑룡상이 말했다.

"설산맹수는 스스로 총명하다고 믿다가 결국 한 수를 잘못 두어 대사를 그르치고 말았소."

謝一飛道:“此人老謀深算,是江湖上出名的老狐狸,想不到此番也先算了。” (失算이 맞겠지?)

사일비가 말했다.

"그 사람은 주도면밀하고 치밀하여 강호상에서 늙은 여우로 유명한데 이번에 오판을 할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소."

黑龍翔道:“說起來他也可憐,身受晉王囑托,他不能把事情弄妥,萬科不到會有人將消息泄露。至少他不僅無法取出寶藏,連秘圖都丟了。” 

흑룡상이 말했다.

"이야기하자면 그도 가련하오. 진왕의 부탁을 받았음에도 그는 일을 잘 처리할 수 없었고 남에게 소식이 누설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소. 적어도 그는 보물을 찾아낼 수 없을 뿐 아니라 비도까지도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소."

跟著把雪山盲叟失圖之事詳說了一遍。 張南與謝一飛俱是貪婪之輩,無不怦然動心,互相望了一眼。 

곧이어 설산맹수가 지도를 잃어버린 일을 상세히 쭉 얘기하였다. 장남과 사일비는 모두 탐욕적인 무리여서 서로를 한번 쳐다보며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 자가 없었다. 

黑龍翔道:“實不相瞞,兄弟此番將黑龍幫全部精銳,俱都領來太行,對晉王藏寶確有必得之心,但眼下情勢已令兄弟雄心頓失,再無爭奪藏寶雄心。” 

흑룡상이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형제는 진왕의 보물을 반드시 얻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이번에 흑룡방의 정예 전부를 모두 태행에 데려왔소. 하지만 목하 정세는 형제로 하여금 웅심이 사라지게 만들었고, 더이상 보물을 쟁탈하고자 하는 웅심이 없소이다."

謝一飛暗暗心喜,道:“既入寶山豈能空返。幫主不該就萌退志。” 

사일비가 암암리에 기뻐하며 말했다.

"기왕 보산(寶山)에 들어왔는데 어찌 빈손으로 돌아갈 수 있겠소? 방주는 물러나실 생각을 마셔야 하오."

黑龍翔道:“兄弟自組黑龍幫以來,凡事俱是有進無退,從無中途罷手之事。這次可說是頭一遭,兄弟放棄奪寶,井非是退讓,而是別有比藏寶更為重要之事。” 

흑룡상이 말했다.

"형제는 흑룡방을 조직한 이래 모든 일에서 전진만 있을 뿐 후퇴는 없었고 여태껏 중도에서 손을 떼는 일도 없었소이다.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형제가 보물을 쟁탈하고자 하는 마음을 버리고 시비에서 물러나는 것은 보물보다 훨씬 중요한 다른 일이 있기 때문이오."

張南見他話中有音,忍不住問道:“但不知什麽事地藏寶更重要。” 

장남은 참지못하고 물었다.

"무슨 일이 보물보다 중요하단 말이오?"

黑龍翔道:“兄弟近日已隱隱覺出武林大劫將臨,已不容許咱們爭爭奪奪,自相殘殺。” 

흑룡상이 말했다.

"형제는 요 며칠 무림에 대겁란이 임박해오고 있어 우리가 자기편끼리 서로 싸우고 죽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소."

謝一飛心中暗笑道:“此人大言不慚,竟把天下武林禍患引為己任,實是自不量力。”

사일비는 몰래 웃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실로 주제넘게 천하무림의 재난을 자기 소임으로 돌리다니 이 사람은 주제를 모르고 큰 소리를 치는구나.'

表面卻道:“幫主先天下之憂而憂,實令兄弟佩服不已,但不知所謂大劫指何事而言?” 

표면적으로는 이렇게 말했다.

"방주께서 먼저 천하를 염려하는 것은 실로 형제를 탄복케 마지않소. 하지만 대겁이란 어떤 일을 가리켜 하시는 말씀이시오?"

黑龍翔搖頭一歎道:“此刻言之尚非其時,以後又怕還要借助你們張門與謝家之力,共禦強敵。” 

흑룡상이 고개를 저으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오. 이후에 당신들 장문과 사가의 힘을 빌려 강적을 공동으로 막아할 것 같소."

謝一飛忙道:“此乃份內之事,何用得說。” 

사일비가 급히 말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니 말할 필요가 어디 있소?"

黑龍翔笑了笑,話題一轉道:“兄弟只顧說話,倒忘了請問三位的來意,不知何事,急急拜望本幫主?” 

흑룡상이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형제는 제 할 말만 하느라 세 분이 오신 뜻을 물어본다는 걸 잊었구려. 무슨 일로 급히 본 방주를 찾아 오셨소?"

謝一飛千咳了兩聲,道:“兄弟與張兄以及這位陸兄,俱認為近日避秦莊所行各事,大似囂張跋扈,令人忍無可忍,意欲邀同各派之人親至避秦莊問罪,那領銜之人,自以幫主最為適宜。” 

사일비가 마른 기침을 두 번 하더니 말했다.

"형제와 장형 및 이 분 육형은 모두 요 근래 피진장의 제멋대로 날뛰듯 하는 짓거리가 참을래야 참을 수가 없게 만든다고 여기고 있소. 각파의 사람들을 초청하여 친히 피진장으로 가서 문죄를 하고자 하오. 그 주역으로서 방주가 가장 적합하오."

黑龍翔哈哈笑道:“幾位太把黑某高擡了,黑龍幫哪及得張謝二門?” 

흑룡상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들이 너무 흑모를 높이 띄우시는구려. 어디 흑룡방이 장,사 두 가문에 미치겠소이까?"

張南道:“幫主說哪裏話,張謝二門雖在江湖稍具名氣,可是門主俱在江湖,未能來到。我等怎敢僭越?” 

장남이 말했다.

"방주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장,사 두 가문은 비록 강호에 조금 지명도가 있으나 문주께서 모두 오시지 않으셨으니 우리들이 어찌 감히 주제넘게 나설 수 있겠소?"

黑龍翔道:“去趟避秦莊原無不可,但師出無名,到時候怎說。” 

흑룡상이 말했다.

"피진장에 가는 일이야 못할 것도 없지만 군사도 명분없이 출병을 못하는데 그때 가서 어떻게 말하겠소?"

謝—飛道:“掠人焚後,強奪人物,種種行為,俱與強盜無異,咱們自可當面朝他討回公道。”

사일비가 말했다.

"사람을 잡아가두고 불을 지르고 납치를 하는 갖가지 행위는 모두 강도와 다른게 없소. 우리는 그들과 대면하여 공도를 따질 수 있소."

黑龍翔道:“焚毀‘不醉居’,那是他們內部之事,與旁人無涉。致于掠人一節,他若來個不認帳又當如何?咱們還得從長計議。” 

흑룡상이 말했다.

"불취거를 불태워버린 것은 그들 내부의 일이니 다른 사람과 관련되지 않았소. 사람을 납치한 한 가지인데 그들이 만약 잡아떼면 어떻게 하시겠소? 우리는 천천히 신중하게 상의하는 것이 좋소."

張南道:“掠去玉鳳乃是本門之人親目所見,他賴得了嗎?” 

장남이 말했다.

"옥봉을 납치해 간 것은 원래 본문의 사람이 친히 눈으로 보았는데 그들이 부인하겠소?" 

黑龍翔冷笑,道:“太行山近日魚龍混淆,什麽樣人都有,難道不會是另一幫人?”

흑룡상이 냉소하며 말했다.

"태행산에 요 근래 물고기와 용이 뒤섞여 어떤 사람도 모두 다 있는데 설마 다른 무리의 사람들일 수는 없겠소?" 

謝一飛道:“幫主的意思,咱們該當如何對付才是?” 

사일비가 말했다.

"방주의 생각으로는 우리들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겠소?"

黑龍翔道:“自然是救人為急務。” 

흑룡상이 말했다.

"당연히 사람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지요."

謝—飛道:“咱們並不知是什麽人劫持了他二人,如何救法?” 

사일비가 말했다.

"어떤 자들이 그 두 사람을 납치했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구할 방법이 있겠소?"

黑龍翔思忖有頃,道:“他二人被擒于前,秘圖被劫于後,照理不能判定是一幫人,但眼下的情形說來,似乎又是同一幫人所為。” 

흑룡상이 잠시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 두 사람이 납치된 것이 먼저이고 비도를 뺏긴 것이 나중이니 이치대로라면 한 무리의 사람이라고 볼 수 없소. 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말하자면 또 같은 한 무리의 사람의 짓인 것 같기도 하오."

陸文飛插言,道:“劫去秘圖尚情有可說,因那是人人希求的東西。掠去張姑娘與謝少俠的用意何在,可就令人費思量了。” 

육문비가 끼어들어 말했다.

"비도를 빼앗는 일은 상식적으로 있을 법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마다 희구하는 물건이기 때문이지요. 장낭자와 사소협을 납치해간 의도는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黑龍翔道:“是啊!誰不知川西張門和金陵謝家的威名?若不是別有用心,他們不會如此做。” 

흑룡상이 말했다.

"그렇소! 천서 장문과 금릉 사가의 위명을 누가 모른단 말이오? 다른 의도가 있지 않다면 그들은 이런 짓을 할 리가 없소."

張南哼了一聲,道:“兄弟明白了,必是本門在古陵截下了他們一批寶物,是以懷恨在心。” 

장남이 흥, 하더니 말했다.

"형제는 잘 알고 있소. 필시 본문이 고릉을 막고 있어서 그들이 마음 속에 원한을 품었을 것이오."

謝—飛亦道:“此言大是有理,果若如此,咱們不妨提出個交換條件。” 

사일비 역시 말했다.

"그 말씀이 아주 일리가 있소.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교환조건을 제시해도 괜찮겠소이다."

黑龍翔目視陸文飛道:“令師果已來了太行?” 

흑룡상이 시선을 육문에게 돌리며 말했다.

"영사께서는 정말 태행에 오셨는가?"

陸文飛道:“在下曾見他兩面,不過是不是他老人家就很難說了。” 

육문비가 말했다.

"저는 그분을 두 번 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르신인지 아닌지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張南冷笑道:“這是什麽話。” 

장남이 냉소하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인가?"

黑龍翔深信陸文飛的話,道:“兄弟此刻可確定劫奪雪山盲叟秘圖之人並非避秦莊,而是另有其人。” 

흑룡상이 육문비의 말을 굳게 믿고 말했다.

"형제는 지금 설산맹수의 비도를 뺏아간 사람은 결코 피진장이 아니라 따로 있다고 확신하오."

謝一飛素工心機,立刻便明白,道:“幫主說的可是劍祖胡文超?” 

사일비는 본디 심기를 잘 썼기에 즉시 눈치를 채고 말했다.

"방주가 말씀하는 것은 검조 호문초요?"

黑龍翔哼了一聲,道:“此人乃是冒胡大俠之名,並非是胡大俠。” 

흑룡상이 흥, 하더니 말했다.

"그 사람은 원래 호대협의 이름을 사칭하는 것이지 결코 호대협이 아니오."

張南詫異道:“幫主何以證明他並非是胡文超?” 

장남이 의아해서 말했다.

"방주께서는 그가 호문초가 아님을 증명하실 수 있으시오?"

黑龍翔瞥了陸文飛一眼,道:“胡大俠生性豁達,志行清高,即令有奪寶之心,也不會使用不光明的手段。再說師徒親如父子,豈有不讓陸少俠與他在一起之理。” 

흑룡상이 육문비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

"호대협은 천성이 활달하고 청렴하시오. 설령 보물을 뺏을 마음이 있어도 광명정대하지 않은 수단을 사용할 리가 없소. 다시 말해 사도(師徒)는 부자와 같이 친한데 어찌 육소협과 같이 있지 않으려 하겠소?"

張南疑信參半,目視陸文飛道:“陸兄對此事有何解說?” 

장남이 반신반의하여 육문비를 쳐다보며 말했다.

"육형은 그 일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陸文飛搖頭,道:“在下無可奉告。” 

육문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張南不禁大為惱怒,道:“你是真的不知或是故意裝傻?”

장남은 화가 나는 것을 금할 수 없어 말했다.

"자네는 정말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고의로 모른 척 하는 것인가?" 

陸文飛亦怒道:“在下沒有一定要說的必要。” 

육문비 역시 노하여 말했다.

"제가 반드시 말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張南冷笑道:“如此說來你是默認了。” 

장남이 냉소하며 말했다.

"그 말대로라면 자네는 묵인하는 것이군."

黑龍翔搖頭,道:“張兄不可如此說,陸少俠或許確然不知此事。” 

흑룡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장형은 그렇게 말씀하셔서는 안되오. 육소협은 아마 확실히 그 일을 모를 것이오."

就在這時,一個幫友匆匆行了進來躬身稟道:“門外有自稱避秦莊的人求見幫主。”

바로 이때 한 명의 방우(幫友)가 총총이 걸어들어오더니 허리를 굽히고 아뢰었다.

"문 밖에 자칭 피진장의 사람이라는 자가 방주님을 뵙고자 합니다."

黑龍翔道:“請他進來。” 

흑룡상이 말했다.

"들라해라."

幫友行出不久,即領了一位身披鶴氅的中年人進來,對黑龍翔拱手施禮,道:“兄弟司馬溫,現為避秦莊總管,奉敝莊之命,特來拜見幫主。” 

방우가 나간지 오래되지 않아 곧 한 명의 몸에 학창(鶴氅衣)를 걸친 중년인을 데리고 들어왔다. 흑룡상에게 공수하여 예를 표하더니 말했다.

"형제는 사마온(司馬溫)으로 현재 피진장의 총관인데 폐 장주의 명을 받아 특별히 방주님을 배견하러 왔습니다."

黑龍翔起身哈哈笑,道:“原來是貴客臨門,請恕兄弟失迎。” 

흑룡상은 몸을 일으키며 하하, 웃더니 말했다.

"원래 귀한 손님이 오셨군요. 형제가 영접을 못한 것을 용서하시오."

司馬溫哈哈笑道:“豈敢,幫主太客氣了。” 

사마온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어찌 감히. 방주께서는 너무 겸손하십니다."

黑龍翔隨指張謝二人道:“兄弟來為司馬兄引見,此兩位乃……” 

흑룡상은 곧 장, 사 두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형제가 사마형을 위해 소개하겠소. 이 두 분은..."

司馬溫道:“不勞幫主引見,這二位兄弟早已久仰。” 

사마온이 말했다.

"방주께서 소개하실 필요없습니다. 이 두 분은 형제가 벌써 앙모한지 오래입니다."

黑龍翔又指著陸文飛道:“此位乃是劍祖胡文超的高足,姓陸名文飛。” 

흑룡상이 또 육문비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분은 검조 호문초의 제자 육문비요."

司馬溫道:“我們早已相識了。” 

사마온이 말했다.

"우리들은 벌써 서로 알고 있습니다."

黑龍翔哈哈笑道:“請恕兄弟健忘,竟把這事忘了。” 

흑룡상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형제의 건망증을 용서하시오. 그 일을 잊었구려."

司馬溫抱拳,道:“各位遠道而來,敝莊主竟未稍盡地主之誼,實是太過失禮。” 

사마온이 포권하며 말했다.

"여러분들이 먼 길을 오셨는데 폐 장주께서 지주(主之)의 정의(情誼)를 다하지 못해 실로 큰 실례를 하고 말았습니다."

黑龍翔道:“兄弟來至太行亦未至貴莊拜訪,還請總管擔待。” 

흑룡상이 말했다.

"형제 역시 태행에 도착하여 폐 장을 배방하지 못했으니 총관께서는 양해해주시구려."

張南道:“司馬兄來得正好.兄弟現有一事,必須請教司馬兄。” 

장남이 말했다.

"사마형은 때마침 잘 오셨소. 형제는 지금 한 가지 일이 있는데 반드시 사마형의 가르침을 청하오."

司馬溫道:“張大俠有話請吩咐。” 

사마온이 말했다.

"장대협, 하실 말씀이 있으면 분부하십시오."

張南道:“兄弟有一位侄女名叫張玉鳳,途中遭遇伏擊被人劫持而去。不知這批人是不是貴莊的?” 

장남이 말했다.

"형제에게 장옥봉이라는 한 명의 질녀가 있는데 도중에 매복 공격을 받아 납치되어 갔소. 그자들이 귀 장의 사람들이오?"

謝—飛亦道:“兄弟亦有一侄兒,被人暗中劫去,避秦莊為此間地主,料不會不知。”

사일비 역시 말했다.

"형제 역시 조카 한 명이 있는데 몰래 잡혀갔소. 피진장이 이곳 지주로서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하오."

司馬溫臉上掠過一絲詭笑,詫異地道:“這就奇了,川西張門,金陵謝家威名遠播,什麽人如此大膽,竟敢太歲頭上動土!” 

사마온의 얼굴에 한 가닥 묘한 미소가 스쳐가더니 의아해하며 말했다.

"그것 참 기이하군요. 천서 장문, 금릉 사가의 위명이 널리 퍼져있는데 누가 이처럼 대담하게 감히 태세신(太歲神)이 지나는 자리에 집지을 땅을 파겠습니까?"

謝一飛面現不悅之容,道:“兄台知與不知但憑一句話,犯不上語帶嘲諷。” 

사일비가 불쾌한 표정을 나타내며 말했다.

"형장께서는 비꼬는 말 하지 말고 아는지 모르는지 한 마디로 말씀하시오."

司馬溫忙道:“謝兄誤會了,兄弟說的是實話,哪能有嘲諷之意。” 

사마온이 급히 말했다.

"사형은 오해하셨군요. 형제는 사실대로 말한 것이며 비아냥거릴 뜻은 없습니다."

張南道:“如此說來避秦莊果然不知了。” 

장남이 말했다.

"그렇다면 피진장은 정말 모른다는 것이구려."

司馬溫道:“避秦莊沒有參與,但忝為地主可不能不問。兄弟此來乃是奉敝莊之命,邀請各位至敝莊小聚,請各位務必賞臉。” 

사마온이 말했다.

"피진장은 가담하지 않았소이다. 하지만 황송하게도 지주된 몸이니 물어보지 않으면 안되겠지요. 형제가 원래 여러분들을 폐 장으로 초청하여 작은 모임을 갖자는 폐 장주의 명을 받아서 이곳에 온 것인데 여러분께서는 꼭 좀 체면을 보아 와주십시오."

黑龍翔道:“近日事情極多,只怕無法從命,我看還是改日吧。” 

흑룡상이 말했다.

"요 며칠 일이 매우 많아 명을 따를 수 없을 것 같소. 나는 다음에 가서 뵙겠소."

謝一飛亦道:“敝侄尚未尋著,哪有心請赴宴,謝啦。” 

사일비 역시 말했다.

"폐 조카를 아직 찾지 못했으니 어디 연회에 참석할 마음이 있겠소? 사양하겠소."

司馬溫起立道:“既各位俱都有事,兄弟只好回去復命了,告辭。” 

사마온이 일어서더니 말했다.

"기왕 여러분 모두 일이 있으시다니 형제는 돌아가 복명하는 것이 좋겠군요. 이만 가보겠소이다."

深深一揖,舉步便行。 

깊이 읍을 하더니 걸음을 내딛어 걸어갔다.

黑龍翔也起身道:“有勞司馬兄,容事情稍有眉目,當專程去貴莊拜訪。” 

흑룡상도 일어나서 말해다.

"사마형, 수고하십시오. 혹시 일이 좀 윤곽이 잡히면 특별히 귀 장을 방문하겠소이다."

司馬溫辭出後,謝一飛哼了一聲,道:“誰知他存的什麽心,幫主辭了他是對的。”

사마온이 작별하고 간 후 사일비가 흥, 하더니 말했다.

"그가 무슨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누가 모르겠소? 방주께서 거절하신 것은 잘 하신 일이오."

黑龍翔沈吟有頃,道:“避秦莊公開邀約各派去莊內,其用心不外有二:第一、他那股實力雖已養成,江湖同道大都不知,意欲借此炫耀一番。第二、意欲看看來太行各派的勢力如何,致于是否別有用心,那就很難說了。” 

흑룡상은 잠시 침음하더니 말했다.

"피진장이 공개적으로 각파를 장 내에 초청한 의도는 두 가지에서 벗어나지 않소. 첫째, 그들의 실력이 비록 양성되었지만 강호동도들은 대부분 알지 못하니 이 기회를 빌어 한번 실력을 과시하고자 하는 것이고 둘째, 태행에 온 각파의 세력이 어떠한지 살펴보려는 것이오. 다른 속셈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기 매우 어렵소이다."

張南道:“不論怎樣,總不去為妙。” 

장남이 말했다.

"어찌됐든 절대 안가는 것이 좋소."

陸文飛道:“看司馬溫剛才說話神態,恐怕來意決不是只為了請各位飲宴。” 

육문비가 말했다.

"조금 전 사마온이 말하는 표정과 태도를 볼 때 찾아온 뜻은 결코 여러분들을 연회에 초청하려는 것이 아닌 듯 했습니다."

黑龍翔點頭道:“老朽亦是這般想,是以沒有及時回答。”

흑룡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늙은이 역시 그렇게 생각하네. 그래서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지." 

一頓又對張謝二人道:“貴門之事,兄弟決不袖手,我這就著人出去幫同追查。” 

잠시 말을 끊었다가 장, 사 두 사람에게 또 말했다.

"귀 문의 일은 형제가 결코 개입할 수 없소. 나는 사람을 보내 같이 조사토록 하겠소."

謝一飛知這無頭公案,一時半刻要查明白實是不易,聆聽之後亦起身道:“蒙幫主慨允相助,兄弟先行謝過了,告辭。” 

사일비는 이 실마리 없는 사건을 한 순간에 명백하게 조사해내기는 쉽지 않음을 알았다. 듣고나더니 일어서서 말했다.

"방주께서 너그러이 도와주시겠다고 허락하시니 형제는 우선 감사드리겠소. 이만 가보겠소."

說罷,他與張南雙雙辭去。 陸文飛是一道跟來的,于是也跟著告別。 黑龍翔並不挽留,送至階沿便轉身入內。 

말을 마치자 그는 장남과 쌍쌍이 작별하고 가버렸다. 육문비는 함께 따라왔기에 이렇게 되자 뒤따라 작별을 고했다. 흑룡상은 결코 만류하지 않고 계단까지 전송하고는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

謝一飛與張南行出黑龍幫後,突然一位莊客模樣壯漢奔了過來,對謝一飛低低說了幾句,謝一飛面色陡變,一拉張南道:“張兄請隨我來。” 

사일비와 장남이 흑룡방을 나온 뒤 돌연 한 명의 장에서 소작농 모습을 한 장한이 달려와서 사일비에게 나직이 몇 마디 말했다. 사일비의 안색이 급변하더니 장남을 붙잡고 말했다.

"장형, 나를 따라 오시오."

他們隨著壯漢疾奔而去。 

그들은 장한을 따라 질풍같이 달려갔다.

陸文飛不便跟去,仍然緩緩前行。當地行近一處林子邊時,劍祖胡文超突然由林中行出,擡頭道:“飛兒,這邊來,為師近日悟徹幾招劍式,就趁此刻教給你吧。” 

육문비는 따라가기 불편하여 여전히 느릿느릿 앞으로 걸어갔다. 어느 숲 가에 이르렀을때 검조 호문초가 돌연 숲 속에서 걸어나와 고개를 들고 말했다.

"비아야, 이쪽으로 오너라. 사부가 요 며칠 몇 초의 검식을 깨우쳤기에 이 틈을 타서 너에게 가르쳐주겠다."

陸文飛心中將信將疑,隨著師父行入林中。 胡文超從地下拾一枯枝,用以代劍,拉開架式,一連使了幾式劍招。 陸文飛對劍道一門,已有深湛造詣,一見那劍式,心中大為懍驚,只見那幾式劍法,精奧無匹,看似只有幾招,卻蘊含著無窮變化。 

육문비는 심중으로 반신반의하며 사부를 따라 숲 속으로 들어갔다. 호문초는 땅에서 마른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들어 검을 대신해서 자세를 취하더니 몇 식의 검초를 펼쳤다. 육문비는 검도에 대해 이미 깊은 조예가 있어 그 검식을 보자마자 마음 속으로 크게 경악하였다. 보기만 해도 그 몇 식의 검법은 정교하고 심오하기 그지 없었고 몇 초 밖에 안되어보이지만 무궁한 변화를 내포하고 있었다.

胡文起使了兩遍,微微笑道:“你可照樣演練兩遍試試。” 

호문초는 두 번을 보여주고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네가 본대로 두 번 연습해 보아라."

陸文飛依言拔劍出鞘,照式演練起來。 胡文超從他手中取過劍鞘,從旁指點糾正。 

육문비는 그 말대로 검을 뽑아 본대로 연습하기 시작했다. 호문초는 육문비 수중의 검집을 건네받아 옆에서 고칠 점을 지적해주었다.

陸文飛天性聰穎。漸漸已領略精奧,不覺越練越覺有興,不知反復了多少次,自覺已然精熟,這才停下手來。擡頭一看,師父不知何時已然走了。劍鞘卻扔在不遠的地下。心頭頓起疑竇,他對師父來到太行原就有些不信,只是沒機會詢問,此刻細想起來,覺出他絕非師父,急從地上擡起劍鞘,抽出夾層一看,裏面的全牌已然不見了,心知中了人家的圈套,不由大為惱怒。 可是人已去遠,追之不及,也只好一個人空自暴怒,畢竟他不是全無頭腦之人,情緒略一平復,突然想起義兄王孫與白胡子大叔來,覺出這假冒師父之人極可能就是白胡子大叔。 

육문비는 총명을 타고났다. 점점 오묘함을 깨닫게 되어 저도 모르게 연습할 수록 흥미를 느꼈는데 얼마나 여러번 반복했는지 알지 못했다. 능숙하게 되었다고 느끼자 비로소 손을 멈추었다. 머리를 들어 보니 사부는 언제인지도 모르게 이미 가버렸고 검집은 멀지 않은 땅바닥에 던져져 있었다. 

마음 속에서 의혹이 일었다. 그는 원래 사부가 태행에 왔다는 것에 대해서 그다지 믿지 않았다. 다만 알아볼 기회가 없었는데 지금 자세히 생각해보니 그는 절대 사부가 아니라고 느꼈다. 급히 땅에서 검집을 집어들고 틈새를 빼보니 안에 들어있던 금패는 이미 보이지 않았다. 남의 계략에 당했음을 알고 절로 크게 화가 났다. 그러나 사람은 이미 멀리 가버렸으니 추격해도 늦었고 단지 혼자 헛되이 화만 내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그는 완전히 생각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정서를 대강 회복하였다. 돌연 의형 왕손과 백호자 대숙을 떠올리게 되자 그 사부를 사칭한 사람이 백호자 대숙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느꼈다.

陸文飛心裏有了這一疑竇,便急朝王孫所住的尼庵趕去,只見庵門緊閉,敲了許久不見回答,情急之下一騰身躍越院牆,向四下尋找了一遍,裏面連個著庵的尼姑都沒有,心中頓時大悟,忖道:“是了,想是他們的目的已達到,離開太行了。” 

육문비는 마음 속에 의혹이 생기자 급히 왕손이 묵고 있던 비구니 암자로 서둘러 달려갔다. 암자 문이 굳게 닫혀있는 것을 보고 두드렸지만 아무리 오래 지나도 대답이 없었다. 급한 마음에 몸을 솟구쳐 담을 뛰어넘었다. 사방을 쭉 둘러보니 암자에 있던 비구니조차도 없었다. 마음 속으로 문득 크게 깨닫고 곰곰히 생각했다.

'그렇다. 그들의 목적을 이미 달성되었으니 태행을 떠났을 것이다.'

他原對義見與白胡子大叔均極尊敬,此刻細想起來,不由感慨,覺想人心委實難測,任何人都靠不住,行出庵門,順著山徑緩緩前行,突覺不遠的一片林中,似乎有人影閃動。 練武之人目光特別銳利,就這一瞥之下,已覺出那人影似是女的,深山之中雖也有土著村女,可不是這種裝束,心中一動,立時追了過去。 

그는 원래 의형과 백호자 대숙에 대해 똑같이 극히 존경했는데 지금 자세히 생각해보자 절로 감개무량해졌다. 사람의 마음은 확실히 측량키 어렵고 어떤 사람도 믿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암자 문을 나서서 산길을 따라 천천히 앞을 걸어가는데 돌연 멀지 않은 숲 속에서 마치 사람인 듯한 그림자가 번뜩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무공을 연마하는 사람은 시각은 특별히 예리하다. 이렇게 힐끗 보았는데도 이미 그 인영은 여자의 것인듯 함을 느꼈다. 깊은 산 속에 비록 토박이 시골여자도 있겠지만 이런 행색을 할 리는 없다. 마음이 동하여 즉시 추격해갔다.

到達林邊果見兩個女婢並肩而行,後影極似梅香,一急之下厲聲喝道:“站往。” 

숲 가에 도달하자 과연 두 명의 여비가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뒷모습이 매향과 매우 흡사하여 급한 가운데 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멈춰라."

兩個女婢緩緩回過頭來,見是一個陌生少年,臉上立泛怒容。 陸文飛細看之下,竟不是王孫所帶的四婢,不覺一怔,心知自己魯莽叫錯了人,趕緊抱拳施禮道:“在下認錯了,姑娘勿怪。” 

두 명의 여비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한 명의 생소한 소년임을 보자 얼굴에 즉시 노기를 띠었다. 육문비가 자세히 보니 왕손이 데리고 다니던 네 여비가 아니었다. 저도 모르게 멍해져서 사람을 착각하여 경솔하게 소리쳤음을 알고 서둘러 급히 포권하며 예를 표하더니 말했다.

"제가 잘못 보았습니다. 낭자께서는 책망하지 말아주십시오."

大的一個女婢冷笑,道:“哪裏是找錯了人,分明是有意找岔來的。” 

큰 여비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무슨 사람을 잘못 보았다는거죠? 분명히 말을 돌리려는 뜻이 있군요."

陸文飛不便與她爭執,又一抱拳,道:“在下委實是叫錯了,姑娘切莫誤會。” 

육문비는 그녀와 다투기가 불편하여 또 포권하며 말했다.

"저는 확실히 잘못 보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낭자께서는 절대 오해하지 마십시오."

小的一個白了他一眼道:“姐姐,這人分明是追蹤咱們來的。不用管他是誰,先把他擒去聽候宮主發落。 

어려보이는 한 명이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소저, 이 사람은 분명 우리를 추적해 온 것이 분명해요. 우선 그를 잡아가서 궁주께서 처리하시도록 해요."  

陸文飛兩番賠理,對方俱都不聽,心頭頓起怒火,只是對方乃是女流,不便計較,且自己委實有錯,于是強忍下一口氣回身便走。

육문비는 두 번이나 사과를 했는데 상대방이 도무지 듣지를 않자 가슴 속에 노화가 일었다. 하지만 상대가 여자인지라 따지기 불편했고 자기가 확실히 착각을 한 것도 있기에 억지로 참고 두 말 없이 몸을 돌려서 걸어갔다.

但聽颯然一陣風響,二婢已縱落身前,大的一個聲色俱厲地道:“你究竟是什麽人?追蹤我們用意何在?” 

쏴아, 하는 일진의 바람소리가 들리더니 두 여비가 앞 쪽에 내려섰다. 나이든 한 명이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죠? 우리를 추적한 의도가 어디에 있는가요?"

陸文飛眉頭微皺道:“在下姓陸名文飛,適才追蹤二位確實是認錯了人。” 

육문비가 눈썹을 살며시 찌푸리며 말했다.

"저는 육문비라 하오. 조금 전 두 분을 뒤쫓은 것은 확실히 사람을 잘못 본 것이오."

女婢偏頭想想道:“你是金陵謝家的人?” 

여비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생각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금릉 사가의 사람인가요?"

陸文飛搖頭道:“毫無相幹。” 

육문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조금도 상관이 없소이다."

女婢又道:“那是川西張門的人。” 

여비가 또 말했다.

"그렇다면 천서 장문의 사람이군요."

陸文飛道:“不是的,家師胡文超,外號劍祖。” 

육문비가 말했다.

"아니오. 가사는 호문초로 외호가 검조이시오."

女婢冷冷道:“你是他入室弟子,劍術一定不凡,姑娘倒要較量較量你。” 

여비가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이 그의 입실제자(入室弟子)라면 검술이 필시 범상치 않겠군요. 낭자가 당신과 한번 겨루어보겠어요."

陸文飛搖頭道:“刀劍無眼,豈可鬧著玩?何況在下所學的不及家師十之一二。” 

육문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도검은 눈이 없소. 어찌 장난삼아 할 수 있겠소? 하물며 제가 배운 것은 가사의 열의 한둘에도 미치지 못하오."

女婢拔劍出鞘,道:“不用客氣,你可盡力施為,我不傷你便是。” 

여비는 검집에서 검을 뽑으며 말했다.

"사양하지 말고 전력을 다해서 펼쳐봐요. 내가 당신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 되잖아요."

口氣托大,就像前輩人物對後生晚輩說話一般。 

거만하게 구는 말투는 선배가 어린 후배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陸文飛只覺一腔怒火直沖上來,劍眉一揚,正待發作,忽覺對方僅是一個女孩子,何苦與她一般見識,于是忍下一口氣,搖搖頭道:“在下尚有要事,無暇奉陪,讓我走吧。” 

육문비는 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고 검미를 치켜올려 막 발작을 하려다가 홀연 상대는 겨우 한 명의 여자아이임을 깨달았다. 무엇 때문에 그녀와 똑같이 굴겠는겠가? 그래서 숨을 한번 내쉬며 참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중요한일이 있어 상대해 드릴 틈이 없으니 가보겠소."

女婢道:“不行,我話已出口,作陪我較量幾招,要不太瞧不起人了?” 

여비가 말했다.

"안돼요. 내가 이미 말을 내뱉았으니 나와 몇 초를 겨루어봐요. 그렇지 않으면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陸文飛耐著性子道:“在了初出江湖,什麽都不懂,哪敢瞧不起人,姑娘不要誤會。”

육문비가 성질을 참으며 말했다.

"저는 처음 강호에 나와 아무 것도 잘 모르오. 어디 감히 사람을 무시하겠소? 낭자는 오해하지 마시오." 

女婢哼了一聲道:“我不管,你再不動手我就先動手了。” 

여비가 흥, 하더니 말했다.

"상관없어요. 손을 안쓰겠다면 내가 먼저 손을 쓰겠어요."

不由分說地一劍刺來。 

다짜고짜 일검을 찔러왔다.

陸文飛覺出她來劍十分淩厲,似乎造詣極探,不敢輕敵,急撤長劍一式“梅開五福”封了出去。 

육문비는 그녀의 찔러오는 검이 십분 무서워 조예가 매우 깊은 듯 하다고 느꼈다. 감히 경시하지 못하고 급히 장검을 뽑아 매개오복 일식으로 막아갔다.

女婢點頭道:“出手一招便即不凡,比江湖一般武師強多了。” 

여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초의 출수가 범상치 않군요. 강호의 일반 무사에 비해 훨씬 강하군요."

劍式展開,刷、刷、刷一連三劍,盡是進攻格式,攻勢辛辣淩厲,不容對方有喘息還手的機會。 陳文飛覺出她的劍式,與剛才冒充師父所教劍法一模一樣,心中大為懍疑,好在他已學會,應付起來甚是從容。 

검식을 전개하여 쐑, 쐑, 쐑 하며 연달아 삼검을 펼쳤는데 모두가 공격하는 형태였다. 공세가 신랄하고 무서워 상대가 숨돌려 반격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육문비는 그녀의 검식이 조금 전 사부를 사칭한 사람이 가르친 바 있는 검법과 완전히 똑같다는 것을 발견하자 마음 속으로 크게 의심스러웠다. 다행히 그가 이미 배웠기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아주 여유가 있었다. 

女婢一連攻了七、八刻,陸文飛只是封格閃避,沒有還過一劍。 女婢自恃劍術精妙,立意借此顯露,見陸文飛只守不攻,以為對方輕視她,嬌喝一聲,正待施煞手,突聞遠遠傳來一個嬌音唱道:“夏荷,還不給我住手,你是找挨打了吧。” 

여비는 칠팔검을 연속해서 공격했는데 육문비는 막아내거나 피할 뿐 일검도 반격하지 않았다. 여비는 자신의 검술이 정묘함을 믿고 이 기회를 빌어 드러내보일 생각을 했는데 육문비가 지키기만 할 뿐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을 보자 상대가 그녀를 경시한다고 여겼다. 교갈일성하더니 막 살수를 펼치려는데 돌연 멀리서 아리따운 음성이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하하(夏荷), 어서 손을 멈추어라. 너는 얻어맞을려고 그러느냐?"

女婢面容立變,疾收劍後退,陸文飛原就無意動手,立即納劍歸鞘,轉身便走。 

여비의 표정이 즉시 변하더니 재빨리 검을 거두고 뒤로 물러났다. 육문비는 원래 싸울 뜻이 없었기에 즉각 검을 도로 검집에 넣고 몸을 돌려 걸어갔다.

行了約數十步,突聞女婢從後喝道:“陸相公你請回來,我家宮主有話問你。” 

약 수십 보를 갔을 때 돌연 여비가 뒤에서 소리쳤다.

"육상공, 돌아오세요. 우리 궁주께서 당신께 물어볼 말이 있으시답니다."

陸文飛委實怕她再糾纏,但人家好言相請,倒不好拒絕了,只得回過身來,道:“你家宮主呼喚在了何事?” 

육문비는 그녀와 다시 뒤엉킬까 확실히 두려워지만 좋은 말로 청하니 거절하기도 쉽지 않아 부득이 몸을 되돌려 와서 말했다.

"당신들 궁주께서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소?"

女婢道:“她就在那邊,你去就知道了。” 

여비가 말했다.

"그분은 저쪽에 계시니 당신이 가시면 알 거예요."

陸文飛想借機探探口氣,女婢劍術與冒充師父之人同一路數。當下故作無奈地道:“那就請姑娘領路吧。” 

육문비는 이 기회에에 말로 떠보고 싶었다. 여비의 검술은 사부를 사칭한 사람과 동일한 노수(路數)였기 때문이다. 즉시 어쩔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렇다면 낭자께서 길을 안내해주시오."

女婢領著陸文飛行了約有二三百步,只見一位宮裝少女,面覆青紗,亭亭立于一株古松之下,身段儀態,似乎甚是美麗。 

여비는 육문비를 데리고 약 이삼백 보를 걸어갔다. 한 명의 궁장소녀가 청사(青紗)로 얼굴을 가리고 한 그루 고송 아래에 예쁘게 서있는 것이 보였다. 몸매와 자태가 몹시 아름다운듯 했다.

女婢搶前兩步稟道:“啟稟宮主,剛才追蹤婢子們的就是他。” 

여비가 앞으로 두 걸음 나서서 보고했다.

"궁주께 아룁니다. 조금 전 여종을 추적한 자가 바로 그입니다."

陸文飛抱拳一禮道:“在下陸文飛,剛才委實是場誤會。” 

육문비가 포권하여 일례하며 말했다.

"저는 육문비인데 조금전에는 확실히 오해를 했습니다."

覆面少女冷厲地道:“來太行的武林人極多,可是極少青衣使女,你說認錯了人,那你追蹤的又是誰?” 

복면소녀는 냉엄하게 말했다.

"태행에 온 무림인들이 아주 많지만 청의시녀는 극히 적어요. 당신이 사람을 착각했다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당신이 쫓는 사람은 또 누구예요?" 

陸文飛道:“他是在下的義兄,他帶有四個女婢。” 

육문비가 말했다.

"그는 저의 의형이오. 네 명의 여비를 데리고 있소."

覆面女郎哼了一聲,道:“豈有此理?哪有堂堂男子漢領著文婢跑江湖的?” 

복면여랑이 흥, 하더니 말했다.

"어찌 그럴 리가 있어요? 당당한 사내대장부가 어디 여비를 데리고 강호를 돌아다니겠어요?"

陸文飛道:“他是尋幽攬勝的,可不是闖江湖。” 

육문비가 말했다.

"그는 명승지를 찾아 유람을 하는 것이지 강호를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오."

覆面女郎道:“我明白了。”

복면여랑이 말했다.

"잘 알겠어요."

話題一轉道:“他既是你義兄,該是很親密的,怎的反目了?” 

화제를 돌려 말했다.

"그가 기왕 당신의 의형이면 아주 친밀해야 하는 데 왜 반목하나요?"

陸文飛搖頭道:“原先確甚親密,此刻在下才知是受騙了。” 

육문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원래 확실히 친밀했는데 지금에서야 제가 속았다는 것을 알았소." 

覆面女郎道:“你受了他什麽騙?” 

복면여랑이 말했다.

"당신은 그에게 무엇을 속았다는 거죠?"

陸文飛道:“怒在下無法奉告。” 

육문비가 말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없은 것을 용서하시오."

覆面女郎笑道:“你不說姑娘也知道,想是你有什麽秘密被他騙到手了。” 

복면여랑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말하지 않지만 낭자도 알아요. 당신은 무슨 비밀이 있었는데 그에게 속아서 뺏긴 거죠?"

陸文飛心頭一懍,哈哈一笑,道:“宮主猜錯了,在下並沒什麽秘密。” 

육문비는 가슴이 떨렸으나 하하, 웃으며 말했다.

"궁주는 잘못 추측하셨소. 저는 결코 무슨 비밀이 없소이다."

覆面女郎微微一笑,道:“就算我猜錯了。”

복면여랑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내 짐작이 틀렸다고 쳐요."

一頓又道:“你來太行何事?” 

멈추었다 또 말했다.

"당신은 태행에 무슨 일로 오셨나요?"

陸文飛反問道:“在下與宮主初次見面,你不嫌問得太多了嗎?” 

육문비가 반문했다.

"저는 궁주와 처음 만났는데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묻는다고 생각지 않으시오?"

覆面女郎不覺一怔,哼了一聲道:“你不說我也知道,告訴你吧,你此刻就像網中的一條魚,暫時好像沒事,等到人家一收網就插翅難飛了。” 

복면여랑은 저도 모르게 멍해지더니 흥, 하고 말했다.

"당신이 말 안해도 나는 알아요. 당신한테 일러주겠는데 당신은 지금 그물 안에 든 물고기와 같아요. 잠시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아도 때가 되면 사람들이 그물을 걷을테니 날개가 있어도 도망가지 못해요."

陸文飛色變,道:“這個在下卻有些不信。” 

육문비의 안색이 변하며 말했다.

"그건 제가 좀 믿지 못하겠소."

覆面女郎道:“我知道你不會信的,不過事實確實如此。” 

복면여랑이 말했다.

"당신이 믿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아요. 그러나 사실은 확실히 그러해요."

陸文飛冷笑道:“我倒想知道一下這撒魚網的是何許人物?

육문비가 냉소하며 말했다.

"그 그물을 친 것이 어떤 인물인지 아시리라 생각되오만?"

覆面女即道:“難道你不知古陵之內,蘊藏了許多秘密?” 

복면여랑이 즉시 말했다.

"설마 당신은 고릉 안에 허다한 비밀이 감추어져 있음을 모르나요?"

陸文飛道:“在下與他們河水不犯井水,似無沖突的理由。” 

육문비가 말했다.

"저는 그들과는 강물이 우물물을 범하지 않는 것과 같아서 충돌한 이유가 없소이다."

覆面女郎笑道:“那滿山的飛禽走獸又礙著獵人什麽事,他為什麽設陷阱擒它們?”

복면여랑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산에 있는 금수들은 사냥꾼을 아무 것도 방해하지 않는데 무엇 때문에 함정을 설치하여 그들을 잡나요?"

陸文飛怔了怔道:“那是意欲食其肉寢其皮。” 

육문비가 멍해져서 말했다.

"그것은 고기를 먹고 가죽을 깔고 자려는 것이오."

覆面女郎道:“這就是了,他們意欲得到某件東西,也不得不這樣做。” 

복면여랑이 말했다.

"바로 그래요. 그들도 어떤 물건을 얻기 위해 부득불 그렇게 하는 거지요." 

陸文飛心頭一懍道:“如此說來,他們是認定在下攜帶著某項東西了。” 

육문비는 떨리는 가슴으로 말했다.

"그 말씀대로면 그들은 제가 한가지 물건을 지녔다고 확신하고 있군요."

覆面女郎道:“你很聰明,一點就透,不過此刻情形不同,你已然減去了許多危機,只要自己謹慎,不亂闖禍,或許可以沒事。” 

복면여랑이 말했다.

"조금은 깨달았으니 당신은 매우 총명하군요.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같지 않아요. 이미 허다한 위기가 줄어들었으니 스스로 근신하며 함부로 사고를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어쩌면 아무 일도 없을 수 있어요."

陸文飛詫異道:“你如此一說,我是越弄越胡塗了。” 

육문비가 의아해서 말했다.

"당신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나는 더욱더 혼란스럽군요."

覆面女郎道:“我說個故事給你聽,就明白了。”

복면여랑이 말해다.

"내가 당신에게 한가지 고사를 이야기할 테니 들으면 분명히 알 수 있을 거예요."

一頓又道:“有一種麝鹿,它身上有一種香囊,是極貴麝香的寶貴材料,當它為獵人追急了,自知無法逃脫時,便自行將香囊咬破。這也是一個釜底抽薪之策。” 

멈추었다 또 말했다.

"사향노루가 있어요. 몸에는 일종의 향낭(香囊)이 있는데 극히 귀한 사향의 재료이지요. 사냥꾼이 급히 추격해와서 달아날 수 없음을 알았을때 스스로 향낭을 깨물어서 터뜨려버렸지요. 그것은 솥 아래에 타고있는 장작을 꺼내듯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랍니다."

陸文飛長籲一口氣,道:“宮主不用盡打啞迷了,在下愚昧得很,我不明白。” 

육문비가 길게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궁주는 수수께끼같은 말씀 하지 마시오. 저는 몹시 우매하여 잘 모르겠소이다."

覆面女郎點點頭道:“塞翁失馬,安知非福。你說受了義兄之騙,就不知他還是為了你呢。” 

복면여랑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예요. 당신은 의형의 속임을 당했다고 말하지만 그것이 당신을 위한 일인지도 몰라요."

陸文飛知她指的金牌,不禁沖口喝道:“你究竟是誰,何故只管盤問在下?” 

육문비는 그녀가 가리키는 것이 금패임을 알고 저도 모르게 불쑥 소리쳤다.

"당신은 도대체 누군데 왜 저한테 오직 꼬치꼬치 따져 묻기만 하시오?"

覆面女郎仰面若有所思,竟未答理他的話。 

복면여랑은 생각하는 것이 있는 듯 고개를 쳐들고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就在這時,林中一陣腳步聲音,行來了二人,頭一個是一位面容冷傲,身著棉衣的武生公子,後隨的則是避秦莊總管司馬溫。 

바로 이때 숲 속에서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두 사람이 걸어왔는데 앞의 한 명은 냉오한 얼굴에 몸에는 솜옷을 입은 무생공자(武生公子)였고 뒤따르는 것은 바로 피진장의 총관 사마온이었다.

那武生公子態度十分輕佻,往前急行兩步,一指覆面女郎冷笑道:“本公子尋找你已經多日,想不到竟躲在這裏會晤心上人。” 

그 무생공자의 태도는 매우 경박하였는데 앞으로 급히 두 걸음 가더니 복면여랑을 가리키며 냉소했다.

"본 공자는 당신을 이미 여러 날 찾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외딴 이곳에서 마음에 둔 사람을 만나고 있었구려."

說著他目泛凶光地對陸文飛一瞥眼。 

말을 하고 그는 눈에 흉광을 띄우며 육문비를 힐끗 쳐다보았다.

覆面女郎還未及答話,身後兩婢已一躍而前,嬌喝道:“狂徒,你好大的膽子,竟敢在我家宮主面前穢言汙語。” 

복면여랑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뒤에 있던 두 시비가 앞으로 뛰쳐 나오며 교갈했다.

"무례한 놈, 감히 우리 궁주님 면전에서 상스러운 말을 입에 담다니 너는 담이 아주 크구나."

武生公子仰面笑道:“別說是草莽中的冒牌宮主,就算是當今真正的公主,本分子說了她又能把我怎樣?” 

무생공자가 앙천대소하더니 말했다.

"초야에서 궁주를 사칭하지 말아라. 설령 당금 진정한 공주라해도 본 공자의 말에 그녀가 또 나를 어찌할 수 있겠느냐?"

兩婢大怒,雙雙長劍出鞘,大有即時出手之意。 

두 시비는 대로하여 쌍쌍이 장검을 뽑아들고 곧장 출수하려 하였다.

覆面女郎輕喝道:“不得魯莽,都給我退下去。” 

복면여랑이 나직이 소리쳤다.

"경솔하게 굴어서는 안된다. 모두 물러나거라."

二婢無奈,憤憤收劍退了下去,靜立于一旁。 

두 시비는 어쩔 수 없어 씩씩거리며 검을 거두고 물러나 한 쪽에 조용히 섰다.

武生公子見覆面女郎並無怒意,愈益得意,哈哈笑道:“太行山此刻正是風雲緊急之時,姑娘敢于單身前來參與,膽量確實不凡,比時下一般女子可強多了。” 

무생공자는 복면여랑이 결코 화를 내지 않는 것을 보자 더더욱 득의하여 하하, 웃으며 말했다.

"태행산에 지금 풍운이 몰아치려하는 때에 낭자는 감히 단신으로 와서 참여하니 담량이 확실히 보통이 아니시오. 오늘날 일반 여자에 비해 훨씬 강하시오."

覆面女郎冷笑道:“你們追蹤我就是為了這幾句贊美之言?” 

복면여랑이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들이 나를 추적하는 것은 이 몇 마디 찬사를 하기 위함인가요?"

武生公子邁近兩步,滿臉笑道:“在下深望姑娘能揭去面罩,讓在下一暗花容月貌。”

무생공자 두 발짝 가까이 내딛고는 만연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

"저는 낭자가 면조(面罩:얼굴 가리개)를 들어올려 화용월태(花容月態)를 보여주시기를 깊이 바라고 있소."

覆面女郎笑道:“這也並非難事。” 

복면여랑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결코 어려운 일도 아니죠."

武生公子大喜道:“這樣說來姑娘是答應了。” 

무생공자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낭자는 승낙하시는구려."

覆面女郎突然面色一沈,冷漠地道:“江湖上極少有人能見本宮主的真面目,一旦見著,活命的機會便不太多。” 

복면여랑이 돌연 얼굴색은 굳히며 냉막하게 말했다.

"강호상에 본 궁주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예요. 일단 보고나면 살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게 되거든요."

武生公子揚自笑道:“果有此事嗎?在下倒有此不信。” 

무생공자가 득의양양하여 웃고는 말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소? 저는 그런 일이 있다고는 믿지 않소."

突然一跨步,伸手便要去揭覆面女郎的面罩。 就在他舉手之際,側面劍光一閃,二婢已一左一右地向他襲來,出劍之速,令人歎為觀止。 武生公子耳聞風聲有異,不敢大意,突地一縮手,電掣撤回,俊臉泛上一片怒容。 

돌연 한 발 내딛으며 손을 뻗어 복면여랑의 면조를 들추려했다. 그가 손을 드는 바로 그때 측면에서 검광이 번쩍하더니 두 여비가 이미 좌우에서 그를 향해 습격해왔다. 출검의 빠르기가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해 마지 않게 했다. 무생공자는 귀에 들리는 바람소리가 심상치 않아 감히 소홀히 하지 못하고 갑자기 손을 오므리더니 번개같이 도로 거두어들였다. 준수한 얼굴에는 한 조각 노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

司馬溫眉頭微皺,跨步上前道:“鄔公子,不用尋她開心,咱們還是照原定計劃行事。” 

사마온이 눈썹을 미미하게 찌푸리더니 큰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와서 말했다.

"오(鄔)공자, 그녀를 놀리지 마시오. 우리는 원래 정해진 계획에 따라 일을 하는 것이 좋겠소."

武生公子點頭道:“倒也使得,但必須依我一件事。” 

무생공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하시지요. 다만 반드시 한 가지 일은 내 뜻대로 하여야 합니다."

司馬溫似乎有些意外,道:“只要不使兄弟十分為難,兄弟自當遵命。” 

사마온이 조금 의외라는 듯 말해다.

"형제를 십분 난처하게 만들지만 않는다면 형제는 당연히 명을 따를 것이오."

武生公子淫邪地一笑道:“此女不必觀其容貌,就憑身段與言語已足令人銷魂。如若得手,務必交給在下,樂上一樂。” 

무생공자는 음란하고 사악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녀는 용모는 말할 필요도 없이 몸매와 말이 넋이 나가게 하는군요. 만약 목적을 이루시면 저에게 넘겨주십시오. 즐거움 중의 즐거움일 것입니다."

他訕訕一笑,住口不言。 

그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司馬溫為難地道:“這個尚容兄弟稟告在主定奪。” 

사마온이 난처해하며 말했다.

"그것은 형제가 용인하더라도 장주께 보고하고 결정하여야 하오."

武生公子道:“連這等小事也得稟告莊主,我看這合作之事不談也罷。” 

무생공자가 말했다.

"이런 사소한 일까지도 장주께 보고하시오? 내가 보기에 이번 합작하는 일은 이야기도 하지 말고 그만둡시다."

司馬溫忙道:“公子不必性急,事情如若辦妥,避秦莊拚著與人結下深仇亦在所不惜。” 

사마온이 급히 말했다.

"공자는 성급할 필요없소. 일이 만일 적절히 처리되고나면 피진장은 남과 원수를 맺는 것을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오."

武生公子面色稍霽道:“這還像話,咱們這就動手吧。” 

무생공자의 표정이 조금 풀리며 말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우리는 이제 손을 씁시다."

陸文飛把他們的話,聽得一清二楚,他生具俠場;一橫身擋在覆面女郎的身前,沈聲道:“你們幹什麽?” 

육문비는 그들의 대화를 아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협의심을 타고난 그는 옆으로 몸을 날려 복면여랑의 앞을 가로 막고 침성으로 말했다.

"당신들은 무슨 짓을 하는거요?"

武生公子哪把他看在眼裏,重重哼了一聲,俊臉泛上一片殺機。 

무생공자가 어디 그를 안중에 두겠는가? 거듭 코웃음을 치더니 준수한 얼굴에 한 조각 살기를 띠었다.

司馬溫急前兩步道:“陸兄如何從得她?” 

사마온이 급히 두 걸음 나와서 말했다.

"육형은 어떻게 그녀를 따르게 되었소?"

陸文飛搖頭道:“並不相識。” 

육문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서로 알지 못하오."

司馬溫道:“本莊主與她略有過節,陸兄既與她無瓜葛,最好置身事外。” 

사마온이 말했다.

"본 장주는 그녀와 약간의 악감정이 있소. 육형이 이미 그녀와 관계가 없다하니 참견하지 않는 것이 제일 좋소."

陸文飛劍眉一揚道:“在下本來用不著管這閒事,只剛才聆聽二位那難堪入耳之言,深感此話不該出自總管這等身份人的口。” 

육문비가 검미를 치켜올리더니 말했다.

"본래 이런 상관없는 일에 관여할 필요가 없지요. 하지만 조금 전 두 분의 듣기 민망한 말을 들었는데 그런 말은 총관과 같은 신분을 가진 사람의 입에서 나와서는 안되는 말이라고 느꼈습니다."

司馬溫臉上一熱,隨即沈下臉道:“一個人作事應有自知之明,陸兄縱有護花之意,只怕力不從心。” 

사마온의 얼굴이 붉어지며 즉시 곧바로 무거운 얼굴로 말해다.

"한 사람이 일을 할 때는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 하오. 육형이 꽃을 보호하려는 뜻이 있어도 힘이 따르지 못할 것 같소."

陸文飛怒道:“在下或許自不量力,但我只知行所當行,從未顧到後果。” 

육문비가 노하여 말했다.

"제가 어쩌면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헤아리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하는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여태껏 나중의 결과를 걱정한 적은 없었습니다." 

司馬溫笑道:“如若因一個素不相識之人而送命,那太不值得吧?” 

사마온이 웃으며 말했다.

"만약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 때문에 죽는다면 그건 너무도 가치가 없는 일이 아니겠소?"

覆面女郎亦知來人不懷好意,但也不接陸文飛一句話。靜立一旁,就像看熱鬧一般。陸文飛亦知自己人單勢抓,而且可說事不關己,可是生就甯折不彎的性子,使他不能坐視,當下冷笑道:“在下會不會因此送命,目前還很難說。” 

복면여랑 역시 온 사람들이 호의를 품지 않았음을 알았지만 육문비의 말을 한 마디도 거들지 않았다. 조용히 한 옆에 서서 구경하는 것 같았다. 육문비 역시 자기는 사람 수가 적고 세력이 외로움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자기와 상관없는 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차라리 부러질지언정 굽히지 않는 성격이라 그로 하여금 좌시하지 않게 하였다. 즉시 냉소하며 말했다.

"제가 이로 인하여 죽을지 아닐지는 지금은 말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武生公子大感不耐,跨步上前道:“司馬兄何苦費那麽多唇舌,讓本公子來打發他。”

무생공자가 참지 못하고 큰 걸음으로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사마형은 무엇이 아쉬워 긴 말을 하고 계십니까? 본 공자가 그를 쫓아버리겠습니다."

覆面女郎突然于此開言道:“我看你也不用得意,找你的人來了。” 

복면여랑이 돌연 이때 입을 열었다.

"내가 보기에 당신도 득의해 할 필요없어요. 당신을 찾는 사람이 왔어요."

武生公子猛地一擡頭道:“我倒不信有什麽人大膽敢子找上本公子。” 

무생공자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나는 대담하게 감히 본 공자를 찾을 사람이 있다고 믿지 않소."

覆面女郎纖手一指道:“你看那是不是來了嗎?” 

복면여랑이 섬수로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은 저기 오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나요?"

陸文飛順著她手指著去,只見謝一飛與張南並肩匆匆行來。 

육문비는 그녀의 손을 따라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사일비와 장남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총총이 오고 있었다.

武生公子見來人素不相識,遂道:“他們是誰,為何找我?” 

무생공자가 오고 있는 사람을 보니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말했다.

"그들은 누구요? 무엇 때문에 나를 찾는 것이오?"

覆面女郎故意提高嗓音道:“你把川西張門的一個姑娘掠去,他們會放過你才怪呢。”

복면여랑은 일부러 소리 높혀 말했다.

"당신이 천서 장문의 낭자를 납치해갔으니 그들이 당신을 놓아주면 이상한 일이지요."

武生公子莫名其妙道:“你在胡說些什麽?” 

무생공자는 영문을 알 수 없어 말했다.

"당신은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소?"

謝、張二人遠遠看出了場中拔劍弩張之勢,又聞覆面女郎提川西張門之事,立刻加快步伐趕過來。 

사,장 두 사람은 멀리서 장중이 일촉즉발의 상황임을 알아차렸다. 또 복면여랑이 천서 장문의 일을 꺼내는 것을 듣자 즉각 걸음을 더욱 빨리하여 건너왔다.

張南首先開言道:“陸兄,這是怎麽回事?” 

장남이 먼저 입을 열었다.

"육형, 이게 웬일이지 말 좀 해보게."

陸文飛答道:“在下看不慣他們的卑劣行為。” 

육문비가 대답했다.

"저는 그들의 비열한 행위가 눈에 거슬렸습니다."

張南一指武生公子道:“可是此人掠去了玉鳳?” 

장남이 무생공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이 옥봉을 납치해갔는가?"

陸文飛道:“你問他吧,在下弄不清楚。” 

육문비가 말했다.

"당신이 그에게 물어보십시오. 저는 분명하게 알 지 못합니다."

張南一趨身躍至武生公子面前,沈喝道:“是你劫去了我家玉鳳?” 

장남이 몸을 훌쩍 뛰어올라 무생공자 면전에 이르러 침갈했다.

"우리 집안의 옥봉을 잡아간 것이 그대인가?"

武生公子素性高傲,仰著臉道:“是又怎樣?” 

무생공자는 본성이 오만하여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그렇다면 또 어쩔거요?"

張南怒道:“你是避秦莊什麽人?” 

장남이 노하여 말했다.

"그대는 피진장에서 어떻게 되는 사람인가?"

武生公子冷冷道:“本公子另有門派,此來只是作客。” 

무생공자는 냉랭하게 말했다.

"본 공자는 따로 문파가 있소. 이곳에서는 단지 손님일 뿐이오."

張南大喝道:“先把你擒下了再說。” 

장남이 크게 호통쳤다.

"먼저 너를 붙잡아 놓고 다시 이야기하겠다."

倏地一伸手朝他脈門扣去。 

갑자기 손을 뻗어 그의 맥문을 움켜쥐어갔다.

武生公子仰面笑道:“我看你活得不耐煩了。” 

무생공자가 고개를 젖히고 웃더니 말했다.

"당신은 살기가 귀찮은 것 같군."

手掌一翻反扣張南手腕,左掌一穿,直取右肋,出手如電,淩厲異常。 張南吃了一驚,輕敵之心頓減,攻出的手拿一沈,由上而下,擊向了武生公子的肩井穴。 

손바닥을 뒤집어 거꾸로 장남의 손목을 잡으려 하면서 좌장을 가로질러 그대로 오른쪽 허리를 취해갔다. 출수가 번개같고 무섭기가 보통이 아니었다. 장남이 깜짝 놀라 적을 경시하던 마음이 곧바로 사라졌다. 공격해 가던 손바닥을 내리고 위에서 아래로 무생공자의 견정혈을 향해 공격했다.

武生公子身形一挪,右掌隨著一轉之勢疾拍而出,一股強猛掌勁,直撞了過來。 張南仗著數十年的苦修功行,存心讓對方吃點苦頭,容得對方掌力一吐之際,揮掌疾迎,硬碰硬地接了武生公子的一招。 

무생공자는 신형을 옮기며 우장을 한 바퀴 도는 기세를 따라 빠르게 쳐내었다. 한 줄기 강맹한 장경이 그대로 부딪혀왔다. 장남은 수십년의 고된 수련으로 연마한 공력을 믿고 상대방에게 쓴 맛을 보여주려는 마음이 있었다. 상대가 장력을 쏟아내게 내버려두었다가 장을 휘둘러 질풍같이 강경하게 무생공자의 일초를 맞받아갔다.

兩股巨大暗勁一觸,地面陡然卷起一陣黃塵。張南只覺手臂一陣酸麻,不自主地退了一步。 武生公子也未討好,身子連晃了幾晃,急朝斜裏蹌出兩步才算把樁立穩,他繼承家學,得父余蔭,在江湖罕逢敵手,從不曾吃過虧。

두 줄기 거대한 암경이 맞부딪히자 지면에서 갑자기 일진의 누런 흙먼지가 말려 올랐다. 장남은 팔이 마비되는 것을 느끼며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났다. 무생공자도 결과가 좋지 않아서 몸이 연신 몇 번 흔들렸다. 비틀거리며 급히 비스듬히 두 걸음 가서야 온전히 설 수 있었다. 그는 가전무학을 계승하였고 부친의 음우(陰佑: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줌)를 받아 강호에서 적수를 거의 만나지 못했고 여태껏 손해를 본 적이 없었다.

這一對掌,頓時激起了他那股潛存的凶戾之氣,大喝一聲,縱身撲前,頃刻之間攻出了九掌.踢出五腳。 張南被迫得連退了五六步才把局勢穩住,但已先機盡失,竟抽不出空隙還手。 

이 한번의 겨룸은 불현듯 가라앉아 있던 흉악한 기질을 불러일으켰다. 대갈일성하더니 몸을 솟구쳐 앞으로 덮치며 잠깐 사이에 구 장을 공격하고 다섯 번의 발길질을 했다. 장남은 몰려서 연달아 오륙 보를 물러나서야 국면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이미 기선을 빼앗겨 반격을 할 틈을 낼 수 없었다.

陸文飛細察武生公子的門路,只覺他掌力雄渾,招式詭異,與現時武林各派的武功路數不大相同,心中不覺十分駭異。 

육문비가 무생공자의 문로(門路)를 자세히 관찰했으나 그의 장력이 웅휘하고 초식이 종잡을 수 없다고 느낄 뿐이었다. 현 시대의 무림 각파의 무공노수와 크게 달라서 저도 모르게 속으로 매우 이상했다.

就在武生公子攻向張南的同時,林中突然行出一批衣錦鮮明的壯漢,簇擁一輛紫呢軟轎,直向覆面女郎行去。軟轎的是二位健壯婦人,一至少女面前,方將款轎的簾子揭開。 覆面女郎輕移腳步,行入轎內,擡轎的婦人立時擡起軟轎,如飛地奔走。 司馬溫沒有出聲攔阻他們,任由他們前呼後擁行去。 

이때 무생공자가 장남을 향해 공격하는 것과 동시에 숲 속에서 돌연 한 무리의 선명한 비단옷을 입은 장한들이 걸어나왔는데 한 대의 가마를 빽빽히 둘러싸고는 곧바로 복면여랑을 향해 걸어갔다. 두 명의 건장한 부인이 가마를 매고 소녀 면전에 이르러 가마의 발을 젖혀서 열었다. 복면여랑이 사뿐히 걸음을 옮겨 가마 안으로 들어가자 가마를 매고 온 부인들이 즉시 가마를 들어올리더니 바람처럼 달려갔다. 사마온은 소리내어 그들을 가로막지 않고 그들이 가마를 앞뒤로 둘러싸서 가도록 내버려두었다.

此時張南與武生分子已交換了二十余招,那武生公子可說是占盡了上風。 

이때 장남과 무생공자는 이십여 초를 교환하였는데 그 무생공자가 우위를 점했다고 할 수 있었다.

司馬溫突然高呼道:“二位且清住手。” 

사마온이 돌연 크게 소리쳤다.

"두 분은 손을 멈추시오."

武生公子掌勢一收,哈哈笑道:“所謂武學世家不過如此,本公子見識過了。” 

무생공자는 장세를 거두며 하하, 웃더니 말했다.

"소위 무학세가라는 것도 이 정도에 불과하군. 본 공자는 견식을 넓혔소이다."

張南氣虎虎地,重重哼了一聲道:“有一天老夫會讓你知道武學世家的厲害。” 

장남이 기세등등하여 거듭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언젠가 노부는 네가 무학세가의 무서움을 알도록 해주겠다."

司馬溫徐徐道:“張兄請勿介意,此事乃是一場誤會。” 

사마온이 서서히 말했다.

"장형은 개의치 말아주시오. 이 일은 원래 한바탕 오해라오."

張南怒道:“他如不交還找那侄女,我跟他沒完。” 

장남이 노하여 말했다.

"그가 질녀를 돌려주지 않는다면 나는 그와 끝장을 볼 것이오."

司馬溫急道:“此位乃是鄔公子,近從關外來,現在本莊作客,並沒見過貴門張姑娘,剛才那位姑娘是信口亂說的。” 

사마온이 급히 말했다.

"이 분은 원래 오(鄔)공자인데 근래에 관외에서 오셨고 현재 본 장의 손님이며 결코 귀 가문의 장낭자를 본 적이 없소. 조금 전 그 분 낭자가 입에서 나오는 대로 아무렇게나 한 말이오."

張南憤怒道:“這是他親口承認的,決措不了的。” 

장남이 분연히 말했다.

"그가 자기 입으로 인정한 것이니 결코 틀리지 않을 것이오."

司馬溫轉臉目視武生公子道:“塢兄,這事當真?” 

사마온이 얼굴을 돌려 무생공자를 보며 말했다.

"오형, 이것이 사실이오?"

武生公子冷笑道:“哪個兒見過什麽張姑娘了,他是活見鬼。” 

무생공자가 냉소하며 말했다.

"무슨 장낭자인지를 누가 보았다는 말이오? 별 해괴망측한 일을 다보겠군."

謝一飛搖著折扇插言道:“這事兄弟倒有幾分相信。”

사일비가 부채를 흔들며 끼어들어 말했다.

"이 일은 형제도 조금은 믿소."

隨口又問司馬溫道:“適才那位覆面女郎是何來歷?” 

말은 끊고 또 사마온에게 물었다.

"방금 그 복면여랑은 내력이 어떻게 되오?"

司馬溫道:“本莊至今未摸清她的來歷,依兄弟推斷八成與那王姓少年是一路。” 

사마온이 말했다.

"본 장은 지금까지 그녀의 내력을 분명히 파악하지 못했소. 형제의 추측으로는 팔할은 그 왕씨 소년과 같은 부류일 것이오."

謝一飛半信半疑地道:“司馬兄既不知她的來歷,怎會與她起沖突。” 

사일비가 반신반의하며 말했다.

"사마형은 그녀의 내력을 알지 못하면서 어찌 그녀와 충돌을 일으키려 하시오?"

司馬溫面含怒容道:“此女子行動詭秘,近兩日內已傷了本在不少的人,是以兄弟才與鄔公子前來尋她。” 

사마온이 노한 표정을 한 얼굴로 말했다.

"그 여자는 행동이 은밀하고 요 이틀간 본 장의 적지 않은 사람을 상하게 하였소. 그래서 형제는 오공자와 그녀를 찾아온 것이오."

陸文飛冷冷一笑,徐徐插言道:“分明有人起心不良,卻替人家胡亂加上一個罪名。”

육문비가 냉랭하게 웃더니 서서히 끼어들어 말했다.

"나쁜 마음이 생겨나서 남에게 대충대충 하나의 죄명을 더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지요 ." 

武生公子心裏有病,霍地踏前兩步,目露凶光道:“你說什麽人起心不良?” 

무생공자가 속으로 찔리는 것이 있어 갑자기 두 걸음 앞으로 나서더니 눈에서 흉광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는 누가 나쁜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냐?"

陸文飛冷厲地道:“你自己心裏明白,為什麽還要明知故問?” 

육문비가 냉엄하게 말했다.

"당신 자신이 마음 속으로 잘 알 것이오. 잘 알면서 왜 일부러 묻는 거요?"

武生公子大怒,招手就是一掌,一股巨大潛力直撞了過來。 陸文飛忽地側身一挪.星目精芒閃耀,顯然已是動了肝火。 

무생공자가 대로하여 손을 흔들어 일장을 발출했다.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이 그대로 부딪혀왔다. 육문비가 홀연히 몸을 옆으로 옮겼다. 눈에서 정망이 번뜩이는 것이 분명히 화가 난 것이다.

司日溫急上前將武生公子攔住,輕歎一聲,道:“眼下情勢甚是復雜,鄔兄何苦為這些口舌是非功怒。” 

사마온이 급히 앞으로 나와 무생공자를 가로 막고 나직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목하 정세가 대단히 복잡하오. 오형이 이런 오해로 인한 시비거리에 화를 낼 필요가 어디 있겠소."

他見武生公子沒有再動手之意,隨又對陸文飛與張謝二人拱手道:“避秦莊絕無與各位為難之意,咱們不要上了人家的圈套。” 

그는 무생공자가 더이상 손을 쓸 생각이 없음을 보자 곧바로 또 육문비와 장,사 두 사람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피진장은 절대 여러분들을 난처하게 할 뜻이 없소이다. 우리는 남의 속임수에 빠져서는 안되오."

張南怒氣勃勃地道:“避秦莊果真沒有擄去敝侄女?” 

장남이 노기등등하여 말했다.

"피진장은 정말 폐 질녀를 잡아가지 않았소?"

司馬溫歎一口氣道:“這事兄弟早明告張兄了,再說敝莊與貴門素無仇怨,何故出此下策呢?” 

사마온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 일은 형제가 벌써 분명히 장형께 말씀드렸소. 다시 말하자면 폐장과 귀문은 원래 아무런 원한이 없소. 무슨 까닭으로 이런 하책을 쓰겠소?"

張南覺得此話甚是有理,面色稍和,點頭道:“貴莊能明白這點便好,木門立派近百年矣,也不是輕易欺侮的。” 

장남이 그 말이 매우 일리가 있음을 느끼자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졌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귀 장은 이 점을 분명히 알고 계시는 것이 좋을 것이오. 본문은 개파한 지 근 백년이오. 함부로 우롱하지 못하오."

司馬溫輕輕笑道:“川西張門,金陵謝家的威名武林哪個不曉?若不是別有用心,他們不會使出這一招。” 

사마온이 가볍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천서 장문, 금릉 사가의 위명을 무림의 누군들 모르겠소이까? 만약 다른 의도가 아니라면 그들이 이런 방법을 쓰지 않았을 것이오."

謝一飛聽出話中仍帶有話,遂從中插言道:“莫非司馬兄有了什麽線索?” 

사일비가 듣고보니 여전히 말 속에 말이 있었다. 그래서 중간에 끼어들어 말했다.

"혹시 사마형은 무슨 실마리라도 있소?"

司馬溫點頭道:“此間不是談話之所,敝莊離此不遠,何不請來敝莊一敘?” 

사마온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곳은 이야기를 할 만한 장소가 아니오. 폐 장이 여기서 멀지 않으니 폐 장으로 한번 가시지 않으시겠소?"

謝一飛急于找到謝寶樹,便對張南道:“張兄意下如何?” 

사일비는 사보수를 찾는 일이 급해서 장남에게 말했다.

"장형의 뜻은 어떠하시오?"

張南與他同一心意,遂連連點頭道:“既是司馬兄有了線索,咱們就去走走亦無不可。” 

장남과 그는 생각이 같았다. 그래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마형이 단서가 있다고 하시니 우리가 한번 가보는 것도 안될 것 없소."

司馬溫一招手道:“兄弟來為幾位領路。” 

사마온이 손짓하여 부르며 말했다.

"형제가 여러분을 위하여 길을 안내하겠소."

陸文飛覺得自己跟去無益,遂拱手告辭道:“在下尚有事情,不陪幾位去了。” 

육문비는 자기가 따라가도 무익하다고 느껴서 공수하며 사양했다.

"저는 사정이 있어 여러분을 모시고 가지 못하겠습니다."

他轉身行去。 

그는 몸을 돌려 걸어갔다.

司馬溫忙喊道:“陸兄就請一道去敝莊敘敘何妨?” 

사마온이 급히 고함쳤다.

"육형, 폐 장에 같이 한번 가도 무방할 것이오."

張南道:“他既不想去就算啦。” 

장남이 말했다.

"그는 가고 싶지 않으니 내버려둡시다."

陸文飛明明聽著,故作不聞,一路疾行,突然路邊閃出一個村女,對他招招手道:“陸大哥請這裏來。” 

육문비는 똑똑히 들었으나 못들은 척하며 그길로 달려갔다. 

돌연 길 가에서 한 명의 촌녀(村女)가 나타나더니 그에게 손짓하며 불렀다.

"육대가, 여기로 와보세요."

陸文飛閃眼一看,只見那村女生得明眸皓齒,十分妖美,卻素不相識,不由詫異道:“姑娘如何識得在下?” 

육문비는 번쩍이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 촌녀는 맑은 눈과 하얀 이를 가져 매우 요염하고 아름다웠으나 전혀 알지 못하기에 저절로 이상하여 말했다.

"낭자는 어떻게 저를 아시오?"

村女嫣然甜蜜一笑,道:“小妹雲娘,陸大哥怎麽忘了?” 

촌녀가 교태롭고 감미롭게 웃으며 말했다.

"소매는 운랑이에요. 육대가는 어찌 잊으셨나요?"

陸文飛細味她的嗓音,果是雲娘,只是不明一個黑女竟會突然變得如此秀麗。 

육문비가 그녀의 목소리를 자세히 되새겨보니 과연 운랑이었다. 하지만 한 명의 흑녀(黑女)가 돌연 이처럼 수려하게 변할 수 있을 줄 몰랐다.

雲娘見他一臉詫異之色不禁噗地一笑道:“不用奇怪,在‘不醉居’時,小妹是用易容丹掩上了本來的面目。” 

운랑이 그의 얼굴의 의아한 기색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풉, 하고 웃으며 말했다.

"이상할 것 없어요. 불취거에 있을 때 소매는 역용약을 써서 본래의 얼굴을 감추었지요."

陸文飛這才恍然大悟道:“原來如此。” 

육문비가 그제서야 문득 깨닫고는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目光四下一掃,不見雪山盲叟隨即問道:“公孫前輩沒與你一道?” 

그의 시선이 주위를 쓸어보더니 설산맹수가 보이지 않자 곧바로 물었다.

"공손선배님은 당신과 같이 계시지 않소?"

雲娘道:“我爹就在前面不遠,我領你去。” 

운랑이 말했다.

"저의 아버님은 앞쪽 멀지 않은 곳에 계세요. 제가 당신을 데려가지요."

領著陸文飛行至一處山村道:“最近我父女便在此處落腳,倒也十分僻靜。” 

육문비를 데리고 어느 산촌에 이르러 말했다.

"최근 저희 부녀는 이곳에 머물고 있는데 아주 외진 곳이죠."

陸文飛輕歎一聲道:“若真做一個莊稼人倒也安閒自在得很,總比江湖上武林人砍砍殺殺強多了。” 

육문비가 나직이 탄식하며 말했다.

"만약 정말 한 명의 농삿꾼이 편안하고 한가롭게 유유자적할 수 있다면 치고 죽이는 강호무림인에 비해 훨씬 나을 것이오."

雪山盲叟父女是住在三間靠山根的茅屋之內,二人才行至屋門前,裏面已傳出雪山盲叟的聲音問道:“雲娘,是什麽人來了?” 

설산맹수 부녀는 산을 등진 세 칸 짜리 모옥 안에서 지내고 있었다. 두 사람이 집 문 앞에 이르자 안쪽에서 설산맹수의 묻는 소리가 들려왔다.

"운랑, 누가 왔느냐?" 

雲娘興奮地道:“爹,陸大哥來啦。” 

운랑이 흥분하여 말했다.

"아버님, 육대가께서 오셨어요."

雪山盲叟頗為意外地道:“他怎麽來了,快請進來吧。” 

설산맹수가 자못 의외라는 듯 말했다.

"그가 어떻게 왔지? 속히 안으로 모셔라."

雲娘喜孜孜地拉著陸文飛的手道:“我爹天天都在想著你,今天你總算來了。” 

운랑은 기쁨에 겨워 육문비의 손을 잡고 말했다.

"저의 아버님은 날마다 당신을 생각하고 계셨는데 오늘 겨우 당신이 오셨네요."

陸文飛跨步行入,只見雪山盲叟已換上一身老農打扮。盤膝坐在草堂,當下一抱拳行禮道:“前輩近日可好?” 

육문비는 큰 걸음으로 걸어들어갔다. 설산맹수는 이미 늙은 농부로 분장을 하고 가부좌를 한 채 앉아 있었다. 즉시 포권하여 예를 행하며 말했다.

"선배님은 근래 잘 지내셨습니까?"

雪山盲叟輕籲一聲道:“老朽不僅家破人亡,連最緊要之物也為人在去,心情哪裏好得了?” 

설산맹수는 나직히 휴, 하며 말했다.

"늙은이는 집과 사람을 모두 잃었을 뿐만 아니라 연이어 가장 중요한 물건도 남의 손에 넘어갔으니 심정이 어찌 좋을 수가 있겠는가?"

陸文飛只覺心情一陣激動,突然低吟道:“前不見古人……” 

육문비는 심정이 격동하는 것을 느껴 돌연 낮게 읊조렸다.

"앞으로는 고인을 볼 수 없고..."

雪山盲叟白果眼一翻,接道:“後不見來者……” 

설산맹수가 흰 눈동자를 희번덕거리며 말을 받았다.

"뒤로는 오는 사람을 볼 수 없네..."

陸文飛又道:“念天地之悠悠……” 

육문비가 또 말했다.

"천지의 유유(悠悠)함을 생각하다가..."

雪山盲叟迅速念道:“獨膽然而涕下……” 

설산맹수가 재빨리 생각하더니 말했다.

"홀로이 슬퍼져 눈물 흘리네..."

雲娘上前作了個手勢道:“排行第幾?” 

운랑이 앞으로 나서며 손짓하더니 말했다.

"몇 번째 항렬이죠?"

陸文飛回了個手勢道:“排行第三。” 

육문비가 손짓으로 대답하며 말했다.

"세번쩨 항렬이오."

雪山盲叟沈聲道:“老朽第二。”

설산맹수가 침성으로 말했다.

"늙은이는 두번째라네."

跟著一聲長歎道:“這事賢侄為何不早說?”

뒤이어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이 일을 현질(賢侄)은 무엇 때문에 일찍 말하지 않았는가?" 

陸文飛道:“晚輩久就有吐思之心,只為人心多詐,是以不敢造次。” 

육문비가 말했다.

"후배는 오래전부터 털어놓을 마음이 있었으나 간사한 인심 때문에 감히 그러지 못했습니다."

雪山盲叟一伸手道:“東西可曾帶在身邊?給我著看。” 

설산맹수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

"물건은 몸에 지니고 있겠지? 한번 보여주게."

陸文飛輕喟一聲道:“晚輩的秘圖也丟了。” 

육문비가 나직이 휴, 하며 말했다.

"후배의 비도도 잃어버렸습니다."

雪山盲叟大吃一驚,道:“是什麽人奪去了?” 

설산맹수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누가 뺏아간 것인가?"

陸文飛恨聲道:“此人太過可惡,竟冒充家師把我騙了。” 

육문비가 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은 너무나 가증스러웠습니다. 뜻밖에도 가사를 사칭하여 저를 속였습니다."

雲娘駭然接道:“就是那晚替咱們解困之人?” 

운랑이 아연실색하여 말했다.

"바로 그날 밤 우리를 곤경에서 구해준 사람이에요?"

陸文飛道:“正是他,此人系以幾招劍術為餌,俟我全神習劍時取去了秘圖。” 

육문비가 말했다.

"바로 그요. 그 사람은 몇 초의 검술을 미끼로 나를 묶어두고, 내가 온 정신을 검술을 연습하고 있을 때 비도를 가져가버렸소."

雪山盲叟極其留意聽著,半晌才道:“師徒親如父子,他怎能編得過你,說不定他真是令師呢。” 

설산맹수는 극히 주의하여 듣다가 한참만에야 말했다.

"스승과 제자는 부자처럼 친밀한데 그가 어찌 자네를 속일 수가 있겠는가? 아마도 그는 진짜 영사일 것이네."

陸文飛搖頭道:“這是不可能的。” 

육문비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雪山盲叟道:“怎的不可能?也許令師認你閱歷不夠暫時取去替你保管。” 

설산맹수가 말했다.

"왜 불가능한가?"

陸文飛長歎一聲道:“實不相瞞,家師于十年前失去功力,不可能此刻便恢復。” 

육문비가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가사께서는 십년 전에 공력을 잃으셨습니다. 지금 회복되셨을 리가 없지요."

雲娘冷笑道:“你既知令師不可能來,為何仍然會受人家的騙?” 

운랑이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은 영사께서 오실 수 없음을 알면서도 왜 남한테 속았지요?"

陸又飛默然不語,半晌方道:“在下當時便已懷疑在心,只是對方並無害我之心,故未指破,想不到竟落了人家的圈套。” 

육문비가 묵묵히 말이 없다가 한참만에 말했다.

"저는 당시 마음 속에 의심을 품고 있었소. 하지만 상대가 결코 나를 해칠 마음이 없었기에 폭로하지 않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남의 속임수에 빠지고 말았소."

雪山盲叟沈忖有頃道:“雖然咱們第二與第三號秘圖已失去,但他設第一號的秘圖,仍然無法取得寶藏,是以咱們仍有機會奪回秘圖,只要有線索,不難尋回。” 

설산맹수가 잠시 곰곰히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비록 우리의 제 이호와 제 삼호 비도를 잃었지만 그자에게 제 일호 비도가 없다면 여전히 보물을 취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전히 비도를 되찾을 기회가 있다. 단서가 있기만 하면 되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雲娘接道:“可是咱們連奪圖的是什麽人都不知道,向哪裏去奪回呢?” 

운랑이 말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에게서 연달아 비도를 뺏아간 것이 누구인지 모르는데 어디가서 되찾아요?"

陸文飛徐徐道:“在下已略有線索,如他們仍在太行逗留便不難奪回。” 

육문비가 서서히 입을 열었다.

"저는 이미 단서가 조금 있소. 그들이 태행에 머물고 있다면 되찾는 것이 어렵지 않소."

雲娘急道:“你說的是誰?” 

운랑이 급히 말했다.

"당신이 말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陸文飛道:“我猜是義兄王孫所為。” 

육문비가 말했다.

"나는 의형 왕손이 한 것이라고 추측하오."

雲娘搖頭道:“完全是牛頭不對馬嘴,決不是他。” 

운랑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완전히 앞뒤가 안맞아요. 결코 그는 아니예요."

陸文飛道:“我是說主使之人是他,實際動手的則是那位白胡子大叔。” 

육문비가 말했다.

"지시를 내린 사람이 그이고 실제 손을 쓰는 것은 바로 그 백호자(白胡子) 대숙이란 말이오."

雪山盲叟恍然大悟,一拍大腿道:“不錯,准是他。老朽早就懷疑此人對你別有用心。” 

설산맹수가 문득 크게 깨닫고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그렇다. 틀림없이 그다. 늙은이는 벌써 그 사람이 자네에 대해 다른 저의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네."

雲娘想了想道:“爹的第二號秘圖,莫非也是那白胡子奪去?” 

운랑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아버님의 제 이호 비도도 혹시 그 백호자가 뺏아간 걸까요?"

雪山盲叟道:“極可能是。”

설산맹수가 말했다.

"매우 가능성이 있다."

長歎一聲又道:“近日的太行情勢,比起前些日子,又不知復雜了多少倍,老朽也不知該怎麽辦才好。” 

길게 탄식하더니 또 말했다.

"요 근래 태행의 정세가 이전에 비하면 또 몇 배나 복잡해졌는지 모른다. 늙은이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구나."

陸文飛想起覆面女郎與武生公子之事,接道:“是啊,只這兩天便來了兩幫人,而且似乎來頭不小。” 

육문비는 복면여랑과 무생공자의 일을 떠올리더니 이어서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 이틀간 두 무리의 사람들이 왔으며 게다가 내력이 적지 않은 듯 합니다."

雪山盲叟歎道:“黑龍幫與川西張門,咱們尚可摸清來露,像王孫、覆面女郎以及關外來的鄔性少年,咱們連門派都摸不清,委實是難辦呢。” 

설산맹수가 탄식하며 말했다.

"흑룡방과 천서 장문은 우리가 분명히 파악하여 드러나게 할 수 있지만 왕손, 복면여랑 및 관외에서 왔다는 오가 소년은 문파조차 파악할 수 없으니 확실히 대처하기가 어렵구나."

雲娘道:“咱們只是為了取主,又不是與人打架,管他來了些什麽人?” 

운랑이 말했다.

"우리는 주지인만 잡으면 되지 다른 사람과 싸우는 것이 아니예요. 그들이 어디서 왔건, 누구건 무슨 상관이겠어요?"

雪山盲叟冷笑道:“你以為這是鬧著玩的?取寶使得防人來奪,那時由不得你不動手。” 

설산맹수가 냉소하며 말했다.

"너는 이것이 재미난 구경거리로 여기느냐? 보물을 취했는데 다른 사람이 와서 뺏아가면 그때는 너도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걸."

陸文飛插頭道:“此刻談取寶為時尚早,咱們應先找到我那義兄王孫才是。” 

육문비가 끼어들어 말했다.

"지금 보물을 손에 넣는 일을 말하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우리는 먼저 저의 그 의형 왕손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雪山盲叟沈有頃道:“老朽所擔心的是他們一經奪得秘圖,便即遠走高飛,那可就麻煩了。” 

설산맹수가 잠시 머리를 숙이고 있더니 말했다.

"늙은이가 우려하는 점은 그들이 일단 비도를 얻었으니 달아나버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네. 그렇다면 번거로운 일일세."

雲娘道:“我想不會的。” 

운랑이 말했다.

"나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雪山盲叟冷笑道:“你怎知他們不會?” 

설산맹수가 냉소하며 말했다.

"그들이 그럴 리가 없다는 걸 네가 어떻게 아느냐?"

雲娘道:“王孫不像環人,何況他對陸大哥情意極厚,諒不會害他。” 

운랑이 말했다.

"왕손은 주위사람들과 같지 않아요. 하물며 그는 육대가에게 정의(情意)가 몹시 깊어요. 그를 해칠 순 없다고 생각해요."

陸文飛感慨地道:“我那義兄對我果是不壞,只是人心隔肚皮,難說得很。” 

육문비가 감개무량하여 말했다.

"나의 그 의형은 나에게 나쁘게 대하지 않았소. 하지만 사람 마음은 겉모습과는 다르니 꼭 그렇다고 말하기도 어렵소."

雲娘神秘一笑道:“是啊,就憑這份情誼,他該不會害你。” 

운랑이 신비로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래요. 그 한 조각 정의 때문에 그는 당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거예요."

雪山盲叟翻著白果眼沈忖良久,猛地擡頭說道:“老朽得的雖是第二號秘囹,但按老朽多年揣度,這藏寶之穴該在那秘谷之內,日圓夜裏,你倆不妨去探看一番。” 

설산맹수가 흰자위를 휘번뜩거리며 한참을 생각에 잠기더니 갑자기 고개를 들고 말했다.

"늙은이가 얻은 것은 비록 두번재 비도지만 다년간 헤아려본 바에 의하면 그 보물이 숨겨진 동굴은 그 비곡(秘谷) 안에 있음이 틀림없다. 밤새 너희 두 사람이 가서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圓은 정말 모르겠네)

雲姐大喜道:“今天便是十四,一到起更女兒便與陸大哥同去好了。” 

운랑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오늘은 달이 밝을 테니 여식이 육대가와 같이 가도 좋겠어요." (영 허접,,)

雪山盲叟點頭道:“倒也行得,只是你記住為父的幾句話,到時或許有許多麻煩。”

설산맹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도 된다. 하지만 애비의 몇 마디 말을 기억해야 한다. 때가 되면 아마도 성가신 일이 많이 있을 게다."

雲娘道:“爹有什麽話快吩咐吧。” 

운랑이 말했다.

"아버님은 무슨 하실 말씀이 있으면 빨리 분부하세요."

雪山盲良道:“那位王姓少年,溫文儒雅,深藏不露,定是大有來歷。他雖騙去你陸大哥的秘圖,安知他不是釜底抽薪之策,為求減去陸大哥的危機才這樣做。是以對他務必客氣三分,將來或可引為臂助。” 

설산맹수가 말했다.

"그 왕씨 소년은 부드러운 선비행세를 하며 정체를 깊이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니 반드시 큰 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비록 너의 육대가를 속여 비도를 뺏아갔지만 그것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아님을 어찌 알겠느냐. 육대가의 위기를 이렇게 하여 덜어주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에게는 반드시 조금은 예의를 차려 장래에 혹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도록 하여라."

陸文飛道:“前輩之言極是。” 

육문비가 말했다.

"선배님의 말씀이 극히 옳습니다."

雪山盲叟又道:“目前太行的主要勢力有避秦莊、黑龍幫、張謝二門,還有白骨教以及近來的覆面女郎和鄔姓少年等。這裏面黑龍帶,張謝二門均具貪婪之心,畢竟是正宗門派,不到萬不得已,不可與之破裂。”

설산맹수가 또 말했다.

"지금 태행의 주요세력은 피진장, 흑룡방, 장사 두 가문, 그리고 백골교 및 근래에 온 복면여랑과 오씨 소년 등이다. 이 중에서 흑룡방, 장,사 이문은 모두 탐욕심을 가지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정종문파이다. 만부득이 하지 않으면 그들과는 사이가 벌어져서는 안된다."

頓了頓又道:“覆面女郎的來路似與王孫相同,亦宜結不宜裂。”此外姚寒笙那邪魔可惹不得,還有避秦莊志在奪寶,且隱隱具有獨霸武林的野心,更應敬而遠之為妙。” 

멈추었다 또 말했다.

"복면여랑의 내력은 왕손과 서로 같은 듯 하니 역시 적당히 관계를 맺고 갈라서지는 말아라. 그외 요한생 그 사마는 가급적 건드리지 말거라. 그리고 피진장의 뜻은 보물을 뺏는데 있으며 어렴풋이 독패무림할 야심을 갖고 있으니 존경하되 가까이 하지 말도록 해라."

雪山盲叟雖是雙目失明,對太行大勢卻分析得十分透澈。陸文飛心中大為佩服,連連點頭道:“晚輩記住了。”

설산맹수는 비록 두 눈을 실명했지만 태행의 대세에 대한 분석은 매우 투철하였다. 육문비는 내심 크게 감복하여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후배는 기억하였습니다."

雪山盲叟倏然一聲長歎道:“老朽與令尊均受故主之托,保存此秘圖,只為小心過甚,以致誤了大事。如若當時與令尊互傳了密語,說不定他可避免這場災難。” 

설산맹수는 문득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늙은이와 영존은 모두 옛 왕의 부탁을 받아 그 비도를 보존하였는데 조심이 지나쳐 대사를 그르치게 되었구나. 만약 당시 영존과 서로 몰래 말을 주고받았으면 아마도 그는 재난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

說著目中滴下幾滴老淚來。 

말을 하고는 눈에서 몇 방울의 눈물이 떨어졌다.

這一來不期然觸動了陸文飛內心的悲痛,立即淚流滿面,恨聲道:“陸某若不能親手刃斬仇人,誓不為人。” 

이것이 육문비 마음 속의 비통함을 불러일으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즉시 만면(滿面)에 눈물이 흘러내리며 한스럽게 말했다.

"육모가 만약 직접 원수를 쳐죽이지 못한다면 맹세컨데 사람이 아닙니다."

雪山盲叟歎了一口氣道:“徒悲無益,辦正事要緊,你們去吧。” 

설산맹수가 탄식하더니 말했다.

"공연히 슬퍼하면 이로울 것이 없다. 중요한 일을 해야하니 너희들은 가보거라."

雲娘入內稍為收拾一下,佩上兵刃行出道:“陸大哥,咱們走吧。” 

운랑이 안에 들어가 좀 정리를 한 뒤에 병기를 차고 나서며 말했다.

"육대가, 우리 가요."

陸文飛點頭,舉步與雲娘並肩而出。 此時雖已將近起更,但因天氣晴朗,月色甚好,照得山徑如同白晝。 

육문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걸음을 옮겨 운랑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갔다. 그때는 비록 일경이 지났지만 날씨가 쾌청하고 달빛이 몹시 좋아 산길을 백주 대낮같이 비추고 있었다.

雲娘仰臉笑道:“此行即使遇上了王孫也是值得的。” 

운랑이 고개를 젖히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가서 설령 왕손을 못만나도 가치가 있는 거예요."

陸文飛亦笑道:“無故跑了趟冤枉路值得什麽?” 

육문비 역시 웃으며 말했다.

"쓸데없이 헛걸음하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소?"

雲娘嫣然一笑道:“古人秉燭夜遊傳為美談,咱們深夜踏月亦屬雅人雅事。” 

운랑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옛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밤에 돌아다니는 것이 미담으로 전해져 오는데 우리가 깊은 밤에 달빛을 밟는 것 역시 운치있지 않나요?"

陸文飛故意逗她道:“如若途遇強敵呢?” 

육문비가 일부러 그녀를 놀리며 말했다.

"만일 길에서 강적을 만나면?"

雲娘一拍劍柄道:“那就來上一場挑燈夜戰啦。” 

운랑이 검자루를 툭 치며 말했다.

"그때는 한바탕 밤새 싸워야죠."

二人一路說笑不覺已行至谷口,陸文飛突然停下腳步悄聲道:“谷內好像有人。” 

두 사람이 함께 담소하다가 어느새 곡 입구에 이르렀다. 육문비는 돌연 걸음을 멈추고 조용히 말했다.

"곡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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