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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一回 素服麗人(소복려인)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무형검(無形劍)

第一回 素服麗人(소복려인)

알타쵸 2017. 6. 10. 01:18

第一回 素服麗人(소복을 입은 미인)


  

  





四匹高大的白馬拖一輛豪華的篷車,奔馳在青石鋪成的大街上。 只看那四匹拉車的馬,白的像雪一般,全身上下看不到一根雜毛,就可以想到車上人的尊貴氣魄。 

네 필의 고대한 백마가 한 냥의 호화로운 봉차를 끌고 청석이 깔린 대로를 내달려 질주하고 있었다. 그 봉차를 끄는 네 필의 말은 눈처럼 희고 전신에 한 올의 잡털도 보이지 않아 봉차를 탄 사람의 존귀한 기백을 짐작케 했다.

黑色篷布,掩去了車中景物,但只看那趕車的把式,一身海青絲綢長衫,黑緞子鞋面的逍遙履,戴一頂青緞子長沿帽,白白淨淨的一張臉。 這哪像趕車的把式,簡直是豪富人家大少爺的氣派。 

흑색의 덮개 천이 마차 안의 경물을 가려서 마부를 모는 마부만 보일 뿐이었는데 일신에 해청색 비단 장삼을 입고 검은 신발코의 소요리(逍遙履)를 신고 푸른 비단으로 넓은 테두리를 한 모자를 썼는데 희고 깨끗한 얼굴이었다. 이 사람이 어디 마부란 말인가? 그야말로 부호 집안의 큰아드님 같은 풍채가 있었다.

這時,不過卯時光景,早市正開,大街行人如梭,接踵擦肩,這輛豪華的篷車,引得不少人駐足而觀。 洛陽城是大地方,三朝古都,中州大鎮,這裡的人,見過了不少的市面,但像這樣的白馬華車,確也不曾見過。 

이때는 불과 묘시(卯時)라 새벽장이 막 열려서 대로를 오가는 사람의 행렬이 베틀북처럼 이어지고 있었는데, 이 호화로운 봉차에 적지않은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보았다. 낙양성은 큰 지방이다. 삼조(三朝)의 고도(古都)이며 중주(中州)의 대진(大鎮)이다. 이곳의 사람들은 적지 않은 시장을 보았지만 이런 백마와 호화로운 봉차는 확실히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單是要選購那四匹白馬,就不是一件容易的事。 路人議論紛紛,有人說是車裡面坐的王侯內眷,也有人說是御史大人駕臨洛陽,查辦大案。 篷車未轉向洛陽府衙,卻在西大街龍鳳鏢局門前停下。 

그 네 필의 백마를 골라서 사는 것 만도 용이한 일이 아니었다. 길가던 사람들은 의견이 분분했다. 마차를 탄 사람이 왕후(王侯)의 가족이라는 사람도 있고 어사대인(御史大人)이 큰 사건을 조사하러 낙양으로 왕림했다는 사람도 있었으나 봉차는 낙양부 관아로 돌지않고 서쪽 대로의 용봉표국(龍鳳鏢局) 문 앞에서 멈추었다.

青磚,大門樓,橫著一塊金字匾,門樓旗竿上,飄蕩著盤龍、飛鳳的標識旗。 黑漆大門外,用白玉石鋪成三道石階,石階上站立著四個勁裝大漢,一個個身穿對襟密扣。 

푸른 벽돌로 지어진 커다란 문루(門樓)에는 금색으로 씌어진 편액이 가로 붙어있고 문루의 깃대에는 몸을 꼬고 있는 용과 날아가는 봉황이 수놓인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흑칠을 한 대문 밖에 흰 옥석을 써서 세 갈래의 돌층계가 깔려있고 돌층계 위에는 네 명의 경장대한이 섰는데 사람 마다 단추를 꼭 채운 대금(對襟)을 걸치고 있었다.

篷車停好,趕車的白淨漢子一躍而下,彈了彈青綢長衫上的積塵,登上三層白玉石階,拱手一笑:「朋友,帶我去見你們的總鏢頭?」 

봉차가 멈추자 봉차를 몰던 희고 말쑥한 사내가 뛰어내려 장삼의 먼지를 털어내고는 백옥 돌층계를 올라가 공수하며 말했다.

"친구, 나를 당신네 총표두께 데려가주시겠소?"

勁裝大漢打量了青衫人一眼,又瞧瞧門外面那白馬、金軸的華貴篷車,才笑一笑,道:「閣下是總鏢頭的朋友?」 

경장대한은 청삼인을 한번 훑어보고 또 문 밖의 그 백마와 금으로 된 굴대의 호화로운 봉차를 보고서야 웃으며 말했다.

"귀하는 총표두님의 친구분이십니까?"

青衫人搖搖頭,道:「不是,在下想和貴局談筆生意?」 

청삼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오. 저는 귀 표국과 거래를 상담하고 싶소."

勁裝大漢道:「談生意用不著見我們總鏢頭,見見二先生也一樣。」 

경장대한이 말했다.

"거래 상담은 우리 총표두님을 만날 필요 없이 이선생을 만나도 마찬가지입니다."

青衫人笑一笑,道:「生意太大,只怕你們二先生作不了主。」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거래가 너무 커서 당신네 이선생이 결정할 수 없을 것 같구려."

勁裝大漢道:「這不用你客官擔心,二先生如是作不了主,他自會去向總鏢頭請教。」 

경장대한이 말했다.

"손님은 염려하지 마십시오. 이선생이 결정하지 못하면 그가 직접 총표두님께 가르침을 청하러 갈 겁니다."

青衫人道:「好吧!請你就帶我先去見見二先生。」 

청삼인이 말했다.

"좋소! 나를 이선생께 안내해주시오."

勁裝大漢舉手一招,五丈外大廳奔出來一個二十左右的年輕人。 

경장대한이 손을 들어 부르자 오 장 밖의 대청에서 이십 세 가량된 젊은이가 달려나왔다.

勁裝大漢望望青衫人,道:「二先生來了沒有?」 

경장대한이 청삼인을 ? 말했다.

"이선생은 나오셨느냐?"

年輕人望望青衫人,應道:「來一會了。」 

젊은이가 청삼인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방금 오셨습니다.

勁裝大漢道:「帶這位兄台去見二先生。」 

경장대한이 말했다.

"이 분 형씨를 이선생께 안내해드려라."

青衫人一拱手,道:「有勞了。」 

청삼인이 공수하며 말했다.
"수고해주시오."

隨在那青衫人向裡行去。 

그 젊은이를 따라 청삼인은 안으로 걸어갔다. 

勁裝大漢忽然高聲叫道:「你這篷車馬未下轅,不會跑了嗎?」 

경장대한이 문득 큰 소리로 고함쳤다.
"이 봉차의 말을 묶어두지 않으면 달아나지 않겠습니까?"

青衫人一面走,一面應道:「不要緊,車裡面還有人。」 

청삼인이 걸어가면서 대답했다.

"괜찮소. 마차 안에 사람이 있소."

行入大廳,一個四十左右的灰色長衫人立時迎了上來,一面讓坐,一面吩咐敬茶。 大廳很廣闊,一張八仙桌,十幾張鋪著黃綠色坐墊的木椅。 

대청으로 들어가자 한 명의 사십 가량되었고 회색장삼을 입은 사람이 즉시 맞이해왔다. 자리를 권하면서 차를 올리라고 분부했다. 대청은 아주 넓었다. 한 개의 팔선탁에 십수 장의 황록색 방석이 깔린 나무의자가 있었다.

青衫人接過茶碗喝了一口,道:「你是二先生吧!」 

청삼인이 찻잔을 건네받아 한 모금 마시고는 말했다.

"당신이 이선생이구려!"

灰衣人笑道:「不敢當,在下徐二,是龍鳳鏢局的帳房,夥計叫著順口,就叫起二先生了。」 

회의인이 웃으며 말했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저는 서이(徐二)입니다. 용봉표국의 회계로 동료들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이선생이라 부른답니다."

青衫人道:「在下想和貴局談筆生意,二先生是否能作主?」 

청삼인이 말했다.

"저는 귀 표국과 거래를 상담하고 싶은데 이선생이 결정하실 수 있으시오?"

徐二道:「敝局生意,都是由兄弟看貨計價。」 

서이가 말했다.

"폐 국의 거래는 모두 형제가 가격을 정한답니다."

青衫人道:「這筆生意太大,而且也很難,是不是該請貴局總鏢頭,親自出面談談?」 

청삼인이 말했다.

"이 거래는 너무도 크고 어렵소이다. 귀 국의 총표두가 직접 나서서 상담해야하지 않겠소?"

徐二皺眉頭,道:「是紅貨?還是珠寶?」 

서이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은전(銀錢:현금?ㅎ)입니까 아니면 주보(珠寶)입니까?"

青衫人道:「不是紅貨,也非珠寶……」 

청삼인이 말했다.
"은전도 주보도 아니오..."

徐二接道:「那是銀垛、金錠了。」 

서이가 말했다.
"그렇다면 은괴나 금괴군요."

青衫人道:「也不是,二先生,是人……」 

청삼인이 말했다.

"그것도 아니오. 이선생, 사람이오..."

徐二怔一怔,道:「是人頭鏢?」 

서이가 멍해져서 말했다.
"사람이라고요?"

青衫人微微一笑,道:「是人,活生生的人。」 

청삼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사람이오. 살아있는 사람이오."

徐二哈哈一笑,道:「朋友貴姓啊!」 

서이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친구의 귀 성은?"

青衫人道:「兄弟姓平。」 

청삼인이 말했다.

"형제의 성은 평(平)이오."

徐二輕輕咳了一聲,道:「平兄,很對不住,龍鳳鏢局的生意太忙,從來不接人頭鏢,洛陽府大地方,龍鳳鏢局不算,還有四家鏢局子,你請到別一家看看吧!」 

서이가 마른 기침을 한번 하고는 말했다.

"평형, 아주 미안합니다. 용봉표국의 장사가 너무도 바빠 여태껏 사람을 표물로 받은 적이 없습니다. 낙양부는 큰 지방이라 용봉표국 말고도 네 곳의 표국이 있으니 당신은 다른 곳으로 가보십시오!"

青衫人搖搖頭,道:「我打聽過了,北六省,就數著你們龍鳳鏢局,別家一家也保不了,我們也不敢請他們。」 

청삼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알아보니 북육성(北六省)에서 당신들 용봉표국이 손꼽히며 다른 곳은 한 곳도 보장할 수 없더구려. 우리는 감히 그들에게 부탁할 수 없소이다."

徐二道:「平兄,你行情很熟啊!」 

서이가 말했다.

"평형, 당신은 시장 상황을 아주 잘 알고계시군요!"

青衫人道:「說的是啊!生意太大,兄弟也不能不多打聽一下。」 

청삼인이 말했다.

"맞는 말이오! 거래가 너무 커서 형제도 많이 알아볼 수 밖에 없었소이다."

徐二皺皺眉頭,道:「平兄,人頭鏢!能有多大個價錢,敝局……」 

서이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평형, 인간 표물에 얼마나 많은 값을 매길수 있을까요? 폐 국은..."

青衫人揚手攔住了徐二,接道:「二先生,鏢是活蹦亂跳的人,走起來不費事,至於價錢應由貴局開出,咱們決不還價。」 

청삼인이 손을 흔들며 서이의 말을 가로막고 말을 이었다.

"이선생, 표물은 팔팔하게 살아있는 사람이니 가면서 번거로운 일은 없을 거요. 값에 대해서는 귀 국에서 제시하셔야 하오. 우리는 결코 값을 깎지 않겠소."

徐二又是一呆,道:「什麼人,這樣吃價?」 

서이가 멍해져서 말했다.

"누군데 그렇게 대단합니까?"

青衫人笑道:「二先生,生意談成了,在下自帶二先生見見。」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이선생, 거래가 성사되면 제가 직접 이선생이 만나보도록 안내하겠소."

徐二沉了一陣,道:「送到什麼地方?」 

서이가 침음하더니 말했다.
"어느 지방으로 보내는 것입니까?"

青衫人道:「長安。」 

청삼인이 말했다.
"장안(長安)이오."

徐二笑了笑,道:「不很遠,這條道敝局常走。」 

서이가 웃고는 말했다.
"아주 멀지는 않군요. 그 길은 폐 국에서 늘 다니는 길이지요."

青衫人道:「是嘛!貴局名氣大,好生意自然會送上門來!」 

청삼인이 말했다.

"그렇구려! 귀 국은 명성이 높고 장사가 잘되니 당연히 문전까지 물건을 보내주실 것이오!"

徐二道:「這麼辦吧!你出個價,我心裡合計一下,如果大家劃得著,咱們再談細節,如是合不著,平兄另請高明……」 

서이가 말했다.

"이렇게 하십시다! 당신이 가격을 제시하시고 제가 마음 속으로 계산을 해보고 만약 수지가 맞으면 우리는 세부적으로 다시 이야기합시다. 만일 수지가 맞지 않으면 평형께서는 다른 고명한..."

他似是自覺說的不回滑,輕輕咳了一聲,接道:「敝局一向沒有保過人頭鏢,實在說,這價也不知如何一個開法!」 

그는 말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느낀 듯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었다.

"폐 국은 그 동안 인간 표물을 호송한 적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 가격도 어떻게 방식으로 산정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青衫人伸出四個指頭,道:「這個數?怎麼樣?」 

청삼인이 네 개의 손가락을 내밀며 말했다.

"이 정도면 어떻소?"

徐二笑一笑,道:「四百兩?還是四千兩?」 

서이가 웃으며 말했다.
"사백 냥? 아니면 사천 냥?"

青衫人道:「四萬兩銀子,不知道夠不夠?」 

청삼인이 말했다.

"사만 냥의 은자면 충분한지 모르겠구려?"

徐二愣住了,半晌之後,才緩緩說道:「你是說四萬兩銀子?」 

서이는 경악했다. 한참 후에 비로소 천천히 말했다.

"당신은 사만 냥의 은자라고 하셨습니까?"

青衫人道:「不錯,如是二先生不太滿意,在下可以再加一點!」 

청삼인이 말했다.

"그렇소. 만일 이선생께서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면 저는 조금 더 보탤 수도 있소이다!"

徐二心中暗道;「把個人送到長安,肯出價四萬兩銀子,這小子家裡開出了銀山、金礦……」 

서이가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사람을 장안으로 보내는데 사만 냥의 은자를 내놓겠다니 이놈의 집에는 은산(銀山), 금광(金礦)이라도 있단 말인가...'

但他究竟是商場老手,儘管心裡震動.卻沒有樂而忘形,故意沉思了一會,道:「平兄,價錢夠大,但不知萬一出了事,咱們如何一個賠法?」 

하지만 그는 어쨌든 노련한 장삿꾼이다. 마음 속으로 놀랐더라도 기쁨에 본모습을 잃지는 않았다. 고의로 한참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평형, 값은 충분히 크군요. 하지만 만일 사고가 일어나면 우리가 어떤 식으로 배상해야 하겠습니다?"

青衫人道:「人命非財物,所以是最好別出事。」 

청삼인이 말했다. 

"인명은 재물이 아니오. 그래서 사고가 생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소."

徐二道:「天有不測風雲,人有旦夕禍福,龍鳳鏢局,開業十年,也失過幾次鏢銀,但都被找了回來,近五年中,更是一帆風順,沒有一點風浪,這條路我們又很熟,九成九不會出事,不過,行有行規,咱們事先能說個清楚,免得萬一出了事,有所爭執。」 

서이가 말했다.

"하늘의 풍운(風雲)은 예측할 수 없고 사람은 화복(禍福)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용봉표국이 개업한 지 십 년인데 몇 차례 표은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지만 모두 되찾아 왔으며, 근래 오 년 간은 더한층 순조로워 한 점 풍파도 없었지요. 그 길은 우리들이 아주 익숙하기도 하니 구할구푼은 사고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표행(鏢行)에는 표행의 규칙이 있지요. 만일 사고가 생겼을 때 다툼이 나지 않도록 우리는 사전에 분명하게 말해두어야 합니다." 

青衫人道:「人命無價,說到賠字,很難說出數字,貴局如能多調高手,再由貴局總鏢頭親身出動一次,或能得保無慮。」 

청삼인이 말했다.

"인명은 가치를 따질 수 없는데 배상을 말하자니 숫자를 말하기 몹시 어렵구려. 귀 국에서 고수를 많이 동원하고 귀 국의 총표두가 직접 출동한다면 아마 아무 염려가 없을 것임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오."

徐二笑一笑,道:「好吧!這趟鏢很突然,也很奇怪,我得請示一下敝東主,由他決定。」 

서이가 웃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이번 표행은 아주 갑작스럽고 몹시 기괴하군요. 저는 폐 동주(東主:가게 주인)께 지시를 청하여 그가 결정하도록 해야겠습니다."

青衫人道:「這麼說來,貴局已答應接下這趟鏢了。」 

청삼인이 말했다.

"그렇다면 귀 국은 이미 이번 표행을 접수하기로 승낙하셨구려."

徐二道:「平兄請稍候片刻,兄弟告便一時。」 

서이가 말했다.

"평형은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형제는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青衫人道:「徐二先生請便。」 

청삼인이 말했다.
"서이선생 편한대로 하시오."

片刻之後,徐二帶著一個三十七八,留著垂胸長髯孤修軀中年行了進來。 

잠시 뒤 서이는 한 명의 삼십칠팔 세에 가슴까지 긴 수염을 기른 중년인을 데리고 들어왔다.

徐二欠身,道:「平兄,這就是我們總鏢頭。」 

서이가 몸을 숙이며 말했다.

"평형, 이분이 바로 우리 총표두십니다."

長髯人一拱手,道:「區區杜天龍,龍鳳鏢局的總鏢頭。」 

긴 수염의 사람이 공수하며 말했다.

"저는 두천룡(杜天龍)이외다. 용봉표국의 총표두요."

青衫人抱拳,道:「久仰大名,今日有幸一會。」 

청삼인이 포권하며 말했다.

"대명을 오래 전에 들었는데 오늘 이렇게 만나뵈어 대단히 기쁩니다."

杜天龍笑一笑,道:「不敢當……」 

두천룡이 웃으며 말했다.

"감당할 수 없소이다..."

目光一掠徐二,接道:「聽敝局帳房先生相告,朋友要投保一趟人頭鏢。」 

시선이 서이를 스치더니 말을 이었다.

"폐 국의 장방선생(帳房先生)의 보고를 듣자니 친구께서는 인간 표물을 의뢰하셨더군요."

青衫人道:「是的。」 

청삼인이 말했다.
"그렇소이다."

杜天龍道:「行程不過千里,出價高達四萬兩銀子。」 

두천룡이 말했다.

"노정이 천리 밖에 안되는데 사만 냥의 은자라는 높은 값을 제시하셨군요."

青衫人道:「不錯。」 

청삼인이 말했다.
"그렇지요."

杜天龍點點頭,道:「杜某人自創龍鳳鏢局以來,十年中接過不少大生意,但像這等奇怪的大鏢,還是沒有保過……」 

두천룡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두모가 용봉표국을 창립한 이래 십 년 동안 적지 않은 거래를 받아보았지만 이 정도로 기괴한 표물은 아직 의뢰받은 적이 없소이다..."

青衫人笑一笑,接道:「總鏢頭覺著哪裡不妥?」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총표두께서는 어디가 부적절하다고 느끼시오?"

杜天龍大笑三聲,道:「杜某只是覺著奇怪,區區千里鏢程,閣下肯出四萬兩銀子的高價,只是保趟人頭鏢,這其中定然有為難之處了。」 

두천룡이 크게 소리내어 세 번 웃더니 말했다.

"두모는 단지 기괴하다고 느꼈을 뿐이오. 얼마되지 않는 천 리 노정에 귀하께서 사만 냥의 은자라는 고가를 제시하셨소. 단지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그 가운데에는 틀림없이 난처한 점이 있을 것이오."

青衫人道:「想當然爾。」 

청삼인이 말했다.

"당신 말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오."

杜天龍道:「平兄可否見示一些內情呢?」 

두천룡이 말했다.
"평형은 내정을 말해주실 수 있소?"

青衫人道:「事情很簡單,有人要殺他們兄弟,不得不把他們送入長安,暫避一時。」 

청삼인이 말했다.

"사정은 아주 간단하오. 그들 형제를 죽이려는 사람이 있어 부득이 그들을 장안으로 보내어 잠시 피신토록 해야 한다오."

杜天龍一皺眉頭,道:「什麼人要殺他們呢?」 

두천룡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가 그들을 죽이려 하는 거요?"

青衫人搖搖頭,道:「這就不太清楚了,貴局可是不敢接這趟鏢嗎?」 

청삼인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건 확실하지가 않소이다. 귀 국은 아무래도 감히 이번 표행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구려?"

杜天龍仰天一笑,道:「承閣下看得起我們龍鳳鏢局,送上這趟好買賣,杜某如是不敢接下來,那豈不是弱了龍鳳鏢局的名氣……」 

두천룡이 앙천대소 하더니 말했다.

"귀하께서 우리 용봉표국을 높이 보아주시고 이번에 좋은 거래를 보내주셨는데 두모가 만일 감히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용봉표국의 명성을 약하게 하는 것이 아니겠소..."

青衫人接道:「好膽氣,杜總鏢頭,盛名之下無虛士,姓平的沒有找錯地方。」 

청삼인이 말했다.

"훌륭하신 담력과 용기요. 두총표두, 명불허전입니다. 평가가 잘못 찾아오지 않았소이다."

杜天龍淡淡一笑,道:「平兄我還有下情未盡。」 

두천룡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평형, 저의 사정은 아직 남았소이다."

青衫人道:「兄弟洗耳恭聽。」 

청삼인이 말했다.
"형제는 귀를 씻고 경쳥하겠습니다."

杜天龍道:「第一,杜某要知道他們是不是江湖中人?」 

두천룡이 말했다.
"첫째, 두모는 그들이 강호인인지 알아야겠소이다."

青衫人搖搖頭,道:「不是。」 

청삼인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杜天龍道:「第二,在下要見見受保的人。」 

두천룡이 말했다.

"둘째, 나는 보호를 받을 사람을 보아야겠소이다."

青衫人道:「那是自然。」 

청삼인이 말했다.
"그건 당연하지요."

杜天龍道:「第三,人要送到長安何處?把他交給何人?閣下如何付款,萬一有了什麼變化,敝局如何賠償,照咱們鏢局的行規,這些事,都該有個約定。」 

두천룡이 말했다.

"세째,  사람을 장안 어디로 보내야 하며, 누구에게 넘겨주어야 하오? 귀하는 어떻게 돈을 지불하시겠소? 만일 무슨 변화가 생기면 폐 국이 어떻게 배상해야 할 것인지 우리 표국의 항규(行規:영업규정)에 의하면 이런 것들은 모두 약속하여 정해야 하오."

青衫人道:「人在貴局外面的篷車上,杜總鏢頭答應了,我這就立刻請他們下車相見……」 

청삼인이 말했다.

"사람은 귀 표국 밖에 있는 봉차에 있으며 두총표두께서 승낙하시면 나는 즉시 그들은 마차에서 내려와서 만나도록 청하겠소..."

語聲微微一頓,道:「人到了長安,送給長福銀號,就和貴局無關了,至於有了變化,如何賠償的事,兄弟就難開口。」 

말끝을 흐리더니 말했다.

"장안에 도착하여 장복은호(長福銀號)에 보내주시면 귀 국과는 무관하오. 변화가 있을 때 어떻게 배상하느냐에 대해서는 형제가 입을 열기가 곤란하구려."

杜天龍神情變得十分疑重,緩緩說道:「山西柳家的長福銀號?」 

두천룡은 표정이 몹시 의심스럽게 변하여 천천히 말했다.

"산서(山西) 류가(柳家)의 장복은호(長福銀號) 말이오?"

青衫人道:「正是長福銀號?」 

청삼인이 말했다.
"바로 장복은호요."

杜天龍道:「平兄,那位投保的人,可和柳家有關?」 

두천룡이 말했다.

"평형, 보표(保鏢)를 의뢰한 사람은 아무래도 류가와 관계가 있겠군요?"

青衫人道:「自然是有點關係。」 

청삼인이 말했다.

"당연히 좀 관계가 있지요."

杜天龍道:「山西柳記的長福銀號,遍佈北六省,實力強大,各處分號,都僱有武師、護院,柳家的人,還要請鏢局保護嗎?」 

두천룡이 말했다.

"산서 류기(柳記)의 장복은호는 북육성(北六省)에 두루 분포되어 있고 실력이 강대하오. 각처의 분호(分號)는 모두 무사, 호원(護院)을 고용하고 있는데 류가의 사람들이 표국에 보호를 요청할 필요가 있습니까?"

青衫人笑一笑,道:「山西柳記的長福,確然是財力雄厚,遍設分號,這洛陽也有一家,不過,除了長安總號中,或許能保他的安全之外,各地分號,都無此力,所以,杜總鏢頭,只要把他交入長安總號,貴局就完了責任,至於付錢方面,此刻,兄弟先付一半,兩萬兩長福銀號的銀票,到了長安總號交人,再付一半。」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산서 류기의 장복은호는 확실히 재력이 웅후하며 분호가 두루 설치되어 있고 이 낙양에도 한 군데가 있지요. 그러나 장안 총분호라면 어쩌면 그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겠지만 그 외 각지의 분호는 총호와 비교할 만한 힘이 없소이다. 그래서 두총표두께서 그를 장안 총호에 넘겨주시기만 하면 귀 국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오. 대금을 지급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만 냥의 장복은호의 은표(銀票)로 지금 형제가 절반을 먼저 지급하겠소. 장안 총호에 도착하여 사람을 넘겨주면 다시 절반을 지급하겠소."

杜天龍沉吟了一陣,道:「平兄,咱們一起去看看人吧!」 

두천룡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평형, 우리 함께 가서 사람을 만나봅시다!"

青衫人道:「在下去請他進來?」 

청삼인이 말했다.

"제가 가서 그를 들어오라고 할까요?"

杜天龍道:「不用了,咱們一起到外面瞧瞧。」 

두천룡이 말했다.

"아닙니다. 우리 함께 밖에 가서 봅시다."

行出大門,杜天龍立時一呆,失聲叫道:「四駿車?」 

대문을 나서자 두천룡은 즉시 넋을 잃고 소리쳤다.

"사준거(四駿車)?"

青衫人笑一笑,道:「好眼力,杜總鏢頭。」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안목이 좋으십니다, 두총표두."

杜天龍望著那四匹高大的白馬,道:「久聞四駿車,有日行五百里的能力,今日見這神駿四驥,果然是天生龍種,好馬呀!好馬……」 

두천룡이 그 네 필의 고대한 백마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준거는 하루에 오백 리를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오랫동안 들어왔소이다. 금일 이 네 필의 천리마를 보니 과연 말중의 말이구려. 좋은 말이오, 좋은 말이야..."

突然間似是想到了什麼大事,霍然回頭,道:「閣下是閃電神馭平步青了。」 

별안간 무슨 큰일이 생각난 듯 고개를 홱, 돌리며 말했다.

"귀하는 섬전신어(閃電神馭) 평보청(平步青)이었구려."

青衫人點點頭,道:「真人面前不說假話,兄弟正是平步青。」 

청삼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진인(真人)이 눈 앞에 있으니 거짓말을 할 수가 없지요. 형제가 바로 평보청이오."

杜天龍道:「平兄,你有四駿車,千里路程,趕緊點,不過兩日的工夫,為什麼平白地把四萬兩銀子,給我龍鳳鏢局?」 

두천룡이 말했다.
"평형, 당신에게는 사준거가 있어 천리길도 조금 서두르기만 하면 불과 이틀의 시간이면 되오. 왜 공연히 사만 냥의 은자를 나의 용봉표국에 바치려는 거요?"

平步青搖搖頭,笑道:「杜兄,兄弟只有一個人,也太過單薄,所以,不得不把到手的銀子,奉送貴局了。」 

평보청이 고개를 가로젓더니 웃으며 말했다.

"두형, 오직 형제 한 명 뿐이니 사람이 너무 부족했소. 그래서 부득이 받은 은자를 귀 국에 바치려는 것이오."

徐二也跟著行了出來,站在杜天龍的身後,此刻,突然接口說道:「平兄,好大方啊!」 

서이도 뒤따라 걸어나와 두천룡의 뒤에 서있다가 이때 돌연 받아서 말했다.

"평형, 정말 대범하십니다!"

平步青笑一笑,道:「兄弟接下了這趟生意,由開封送到了洛陽,只賺了兩萬兩銀子,不算太多吧!」 

평보청이 웃으며 말했다.

"형제가 이번에 거래를 받아들여 개봉에서 낙양으로 보내주는 데에 이만 냥의 은자 밖에 못 벌었으니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소이다!"

杜天龍微微一笑,道:「平兄,打開車簾子,兄弟要見托保的人。」 

두천룡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평형, 마차의 발을 여시오. 형제는 보호를 부탁한 사람을 만나보아야겠소."

平步青伸手從車裡取出了一個錦墩,放在車轅前面,輕輕咳了一聲,道:「夫人,請下車!」 

평보청이 손을 뻗어 마차 안에서 발받침을 하나 꺼내더니 마차 앞쪽에 놓고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부인, 마차에서 내려오십시오!"

車簾起處,一個全身素服的婦人,扶著篷車扶手,緩步下了篷車。 她穿著一身素服,未施脂粉,一條白綾帶,橫勒著滿頭秀髮。 眉梢眼角處,帶著淡淡的哀怨,但卻掩不住天生麗質,美麗容色。 

마차의 발이 올라간 곳에 한 명의 전신에 소복을 입은 부인이 봉차의 팔걸이를 짚고 천천히 봉차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일신에 소복을 걸쳤으며 지분을 바르지 않았고 흰 비단 띠로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가로 묶고 있었다. 눈가에 담담한 애원(哀怨)이 어려있었지만 타고난 미모와 아름다운 용모를 가릴 수는 없었다.

她微微垂著首,低聲說道:「平先生,喚出未亡人,有什麼吩咐?」 

그녀는 약간 고개를 숙이고 나직이 말했다.

"평선생, 미망인을 나오라 부르신 것은 무슨 분부가 있으신가요?"

也許是這素服麗人太美,招來了不少路人側目。 

아마도 이 소복미인이 너무 아름다워서 적지 않은 행인들의 곁눈질을 초래할 것 같았다.

杜天龍低聲道:「平兄,請夫人進廳敘話,這裡不太方便。」 

두천룡이 나직이 말했다.

"평형, 부인께 청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시오. 이곳은 좀 불편하구려."

平步青道:「杜兄說的是……」 

평보청이 말했다.
"두형의 말씀이 맞소이다..."

回頭對素服麗人,道:「夫人請。」 

소복미인을 돌아보며 말했다.

"부인, 들어가십시다."

素服麗人歎口氣,舉步向前行去,蓮步姍姍,登上了白玉石級。 徐二帶路,引那素服麗人行入大廳。 

소복미인은 한숨을 쉬고는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가서 느릿느릿 백옥 돌층계를 올랐다. 서이가 길을 안내하여 소복미인을 대청으로 인도했다.

平步青讓那素服麗人落了坐,才輕輕咳了一聲,道:「杜總鏢頭已答應了護送夫人回長安,費用白銀四萬兩,先付一半,另一半到長安再付。」 

평보청은 그 소복미인에게 자리를 권하고 그제서야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두총표두께서 이미 부인은 장안까지 호송하기로 승낙하셨습니다. 비용은 백은 사만 냥으로 먼저 절반을 지불하고 다른 절반은 장안에 도착하여 다시 지불합니다."

素服麗人忽然起身,對著杜天龍盈盈拜倒,道:「未亡人謝過杜總鏢頭仗義成全。」 

소복미인이 홀연히 일어나더니 두천룡에게 엎드려 절을 하면서 말했다.

"미망인은 두총표두께서 의협심을 발휘하여 도와주심에 감사드립니다."

杜天龍伸出兩手,又不便去扶,急得哈著腰,道:「夫人,快些請起,就算我們答應了護送夫人入長安,也為了銀子,這是生意,夫人用不著謝我們……」 

두천룡이 두 손을 뻗었으나 부축하기가 또 불편하여 급히 허리를 굽히고 말했다.

"부인, 어서 일어나십시오. 설령 우리가 부인을 장안으로 호송하기로 승낙했다고 하더라도 은자를 위해서입니다. 이것은 거래이니 부인께서는 우리에게 감사할 필요 없습니다..."

素服麗人接道:「未亡人連遇險難,縱然是肯花銀子,也沒有人願接這趟生意。」 

소복미인이 말했다.

"미망인이 연달아 험난을 당하여 은자를 들이려고 해도 아무도 이번 일을 접수하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杜天龍輕輕咳了一聲,道:「夫人是……」 

두천룡이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말했다.

"부인은..."

平步青接道:「柳記長福銀號三東主夫人。」 

평보청이 말을 받았다.

"류기 장복은호 세째 주인의 부인입니다."

杜天龍道:「是三夫人。」 

두천룡이 말했다.

"삼부인이시군요."

柳夫人道:「不敢當,未亡人夏氏秋蓮。」 

류부인이 말했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미망인은 하(夏)씨에 추련(秋蓮)이라 합니다."

杜天龍道:「柳三爺是……」 

두천룡이 말했다.

"류세째 나으리는..."

柳夫人道:「先夫是被人刺殺的。」 

류부인이 말했다.
"선부(先夫)는 암살을 당했습니다."

杜天龍心神一震,道:「柳三爺死在何處?」 

두천룡은 놀라서 말했다.

"류세째 나으리는 어디서 죽었습니까?"

柳夫人道:「開封。」 

류부인이 말했다.
"개봉(開封)입니다."

杜天龍道:「開封的長福銀號規模很大呀!」 

두천룡이 말했다.

"개봉의 장복은호는 규모가 아주 커지요!"

柳夫人道:「先夫就是死在開封分號。」 

류부인이 말했다.

"선부는 바로 개봉분호에서 죽었어요."

杜天龍道:「銀號中沒有護院武師嗎?」 

두천룡이 말했다.

"은호에는 호원무사들이 없습니까?"

柳夫人道:「有!那人在大白天,侵入銀號,直闖入內院,一劍殺死了先夫。」 

류부인이 말했다.
"있습니다! 그 사람은 한낮에 은호로 침입하여 내원(內院)으로 뚫고 들어와 일검으로 선부를 죽였습니다."

杜天龍沉吟了一陣,道:「夫人是眼見嗎?」 

두천룡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부인께서 직접 보셨습니까?"

柳夫人道:「算得上是眼見,先夫被刺的地方,是內宅廳中,未亡人在內室,先夫死前一聲驚叫,未亡人立時趕出內室,曾經見到了那刺客的背影。」 

류부인이 말했다.

"직접 보았다고 할 수 있지요. 선부가 피습당한 곳은 내택의 청 안이고 미망인은 내실에 있었습니다. 선부가 죽기 전 외마디 비명에 미망인은 즉시 내실을 나가서 그 자객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杜天龍道:「夫人沒有叫喊嗎?」 

두천룡이 말했다.

"부인께서는 소리치지 않았습니까?"

柳夫人道:「有!等那護院武師趕到刺客早已不見。」 

류부인이 말했다.
"그랬지요! 호원무사들이 달려왔을 때는 자객이 벌써 보이지 않았답니다."

杜天龍道:「光天化日,能混入戒備森嚴的長福銀號行刺,這確是一件不太容易的事。」 

두천룡이 말했다.

"백주대낮에 경비가 삼엄한 장복은호에 잠입하여 암살을 한단는 것은 확실히 그리 용이한 일이 아닙니다."

平步青突然從懷中摸出四張銀票,選了兩張,雙手捧上給杜天龍,道:「杜兄,生意已經談好了,杜兄請收下定銀。」 

평보청이 돌연 품 속에서 넉 장의 은표를 꺼내더니 두 장을 두 손으로 두천룡에게 주며 말했다.

"두형, 거래가 이미 성사되었으니 두형께서는 계약금을 받으시오."

杜天龍轉頭看去,只見那兩張銀票,每張一萬兩,蓋著鮮紅的長福大印,心中暗暗忖道:「保一個人頭鏢,千里旅途,有四萬兩銀子好賺,就是保一批價逾數百萬的紅貸珠寶,也沒有這樣一份收入,但那閃電神馭平步青,竟然不肯賺這筆銀子,這中間,只怕是大有文章。」 

두천룡이 고개를 돌려보니 그 두 장의 은표는 매 한 장이 일만 냥으로서 선홍색의 장복은호 인장이 찍혀있었다.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한 사람을 보호하여 천리길을 가는데 사만 냥의 은자는 크게 남는 장사다. 설령 수백 만의 홍화주보(紅貨珠寶)를 호송해도 이정도 수입이 안된다. 섬전신어 평보청이 이 막대한 은자를 벌려고 하지 않는다니 그 가운데에는 무슨 꿍꿍이가 있을 것 같구나.'

心中念轉,微一搖頭,道:「定銀,在下不敢收……」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더니 미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계약금은 제가 감히 받을 수 없소..."

平步青道:「為什麼?」 

평보청이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杜天龍道:「因為,咱們生意還未談好。」

두천룡이 말했다.

"왜냐하면 우리의 거래는 아직 성사되지 않았기 때문이오."

平步青笑一笑,道:「杜總鏢頭,龍鳳鏢局在江湖上威名卓著,答應過的事,如再悔改,日後傳揚於江湖之上,只怕有損貴局的威風了?」 

평보청이 웃더니 말했다.

"두총표두, 용봉표국이 강호상에서 위명이 탁월한데 승낙했던 일을 다시 바꾼다면 나중에 강호에 소문나서 귀 국의 위풍이 손상될 것 같군요?"

杜天龍沉吟了一陣,道:「在下答應了嗎?」 

두천룡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제가 승낙했소?"

平步青道:「夫人已經謝過了杜兄的仗義之恩。」 

평보청이 말했다.

"부인은 이미 두형께서 의협심으로 도와주시기로 한 은혜에 감사드렸소이다."

杜天龍道:「這個,這個……」 

두천룡이 말했다.

"그, 그건..."

柳夫人輕撩白羅裙,盈盈跪倒,道:「杜總鏢頭,先夫被刺之後,賤妾細想內情,十分複雜,如若不能回到長安總號,面見大爺,賤妾只有從亡夫於泉下了……」 

류부인이 흰 비단치마를 살짝 걷어올리더니 무릎꿇고 말했다.

"두총표두, 선부가 살해된 뒤 천첩이 내정을 자세히 생각해보니 매우 복잡했습니다. 만약 장안 총호로 돌아가서 큰아주버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천첩은 오직 망부를 따라 황천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兩長淚珠兒,滾下了雙腮。 手執白羅帕,拭拭淚珠兒,接道:「賤妾死不足惜,只可憐亡夫留下的孤女若梅,沒有照顧……」 

두 줄기 눈물이 두 빰을 타고 굴러떨어졌다. 손에 쥔 흰 비단수건으로 눈물을 닦고는 말을 이었다.

"천첩은 죽어도 아까울 것이 없으나 가련한 망부가 남긴 약해(若梅)가 홀로 되어 보살핌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杜天龍怔了一怔,接道:「夫人,還有位女公子嗎?」 

두천룡이 어리둥절하여 말을 이었다.

"부인, 따님도 있으십니까?"

柳夫人點點頭,道:「小女現在貴局外面篷車之上。」 

류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린 딸은 지금 귀 표국 밖의 봉차에 있어요."

杜天龍一揮手,道:「快!接柳小姐進入大廳。」 

두천룡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빨리! 류소저를 영접하여 대청으로 모셔라."

一伸手請起了柳夫人。 兩個守在大廳旁側的大漢,突然飛身疾奔,向外直衝過去。 

손을 뻗어 류부인을 일으켰다. 두 명의 대청 옆을 지키고 있던 대한이 돌연 나는 듯 밖으로 달려갔다.

平步青微微一笑,道:「杜總鏢頭,兄弟至少拋了他們二十里,最快,他們也還要一頓飯的時間,才能趕來。」 

평보청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두총표두, 형제는 적어도 그들을 이십 리는 따돌렸으니 가장 빨라도 그들은 한 끼 밥먹을 시간은 있어야 올 수 있을 거요."

杜天龍長長吁了一口氣,道:「夫人,平兄,在下雖然還未太瞭解內情,但就感受上而言,這中間情節,十分複雜。」 

두천룡이 길게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부인, 평형. 제가 비록 내정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지만 받은 느낌으로 말하자면 그 가운데의 경과는 십분 복잡하군요."

笑一笑,平步青道:「杜兄,如是很簡易的事情,兄弟不會帶他們來龍鳳鏢局,柳夫人也不會出四萬兩銀子。」 

평보청이 웃으며 말했다.

"두형, 만일 간단하고 쉬운 일이었으면 형제가 그들을 용봉표국으로 데려오지 않았을 거요. 류부인도 사만 냥의 은자를 내놓지 않을 테고."

這時,兩個健壯的鏢局夥計,帶著一個十一二歲的少女,行了進來。 那少女一身白羅衣,白綾帶紮著兩條小辮子,面目娟秀,一雙天足,穿著白緞面子小劍靴,緩步入廳。 那是位嬌麗可愛的小姑娘,也許是歷經大變之故,純稚無邪的小臉上,滿佈淡淡的哀傷、憂苦。 

이때 두 명의 건장한 표국의 일꾼들이 한 명의 열한두 살의 소녀를 데리고 들어왔다. 그 소녀는 흰 비단옷을 입고 흰 비단끈으로 두 갈래로 머리를 묶었는데 생김새가 빼어났다. 한 쌍의 자연그대로의 발에 흰비단을 덧댄 소검화(小劍靴)를 신고 천천히 청으로 걸어들어왔다. 그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소낭자는 아마도 변고를 겪었는지 순진무구한 얼굴에 담담한 슬픔과 근심이 가득했다.

杜天龍目光一掠柳姑娘一雙天足,心中暗暗忖道:「柳家富可敵國,女孩子,怎會留著天足,難道這丫頭,學過武功不成。」 

두천룡은 류낭자를의 한 쌍의 자연 그대로의 발을 힐끗 보더니 마음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류가의 부는 나라와 비길 정도로 많은데 여자아이가 어째서 천족(天足:태어날 때 그대로의 발. 전족을 하지 않은 발)을 유지하고 있을까? 설마 이 계집아이가 무공을 배웠단 말인가?'

在那個時代,世家女兒,大都要纏上一雙好小腳,所謂盈盈一握,走起路來,才能夠步步生蓮。 

그 당시에 세가(世家)의 여자아이는 모두 발을 싸매어 전족을 해야 했다. 소위 한 움큼이 되어야 걸어도 걸음걸이가 맵시가 생긴다는 것이다.

聰明的柳夫人,似是已瞧出了杜天龍的懷疑,輕輕歎息一聲,道:「賤妾無德,只生此一女,因此,極得先夫的寵愛,纏足之痛,使先夫不忍聞哀苦之聲,故而留了她一雙天足,唉!小女何幸,生為柳家女……」 

총명한 류부인은 마치 두천룡의 의심을 알아본 듯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천첩이 덕이 없어 오직 딸 하나를 낳았습니다. 그 때문에 극도로 선부(先夫:죽은 남편)의 총애를 받았지요. 발을 싸매는 고통에 아파하는 소리를 차마 듣지 못하고 일부러 그녀의 발을  태어난 그대로 내버려두었답니다. 후! 딸 아이가 류가의 딸로 태어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語聲微微一頓,接道:「殘妾曾為此事,和先夫有所爭辯,先夫卻笑語賤妾,柳家女兒,別說是一雙天足,就是麻臉、醜女,也不愁嫁不出去啊!」 

말끝을 흐리다가 이어서 말했다.

"천첩은 일찌기 이 일 때문에 선부와 말다툼을 했었지요. 선부는 천첩에게 웃으며 말하길, 류가의 딸은 한 쌍의 태어난 그대로의 발은 말할 필요도 없고 설령 곰보, 추녀라 하더라도 시집 못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杜天龍點點頭,道:「原來如此。」 

두천룡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원래 그랬구려."

平步青微微一笑,道:「杜兄,在下還要憑仗四駿車的快速,逗著他們玩一陣,三夫人母女交給你杜總鏢頭了。」 

평보청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두형, 저는 사준거의 쾌속함으로 그들을 한바탕 골려주어야겠소이다. 삼부인 모녀는 당신 두총표두께 넘겨드리겠소."

兩萬兩銀票,送到杜天龍的手中,轉身一躍,飛出大廳。 

이만 냥에 해당하는 두 장의 은표를 두천룡 손에 넘겨주고 돌아서서 대청을 나갔다.

杜天龍大聲叫道:「平兄留步。」 

두천룡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평형, 잠시만."

平步青頭也不回,直奔到鏢局外面,躍上篷車拋下一個大包裹,疾馳而去。 杜天龍追到大門外面,平步青已馳出了二十餘丈。 

평보청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그대로 표국 밖으로 달려가서 봉차에 뛰어올라 한 개의 커다란 보따리를 내던지고는 빠르게 몰아서 가버렸다. 두천룡은 대문 밖까지 쫓아갔으나 평보청은 이미 이십여 장 밖을 달려나갔다.

只好撿回了平步青拋下來的大包袱,行回大廳,道:「夫人,車上還有別物嗎?」 

평보청이 내던진 큰 보따리를 주워들고 대청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부인, 마차에 다른 물건은 없습니까?"

柳夫人道:「我們母女走得很急促,只帶了這一個包裹。」 

류부인이 말했다.

"우리 모녀는 너무 급하게 출발해야 해서 오직 그 보따리 밖에 가져오지 않았어요."

杜天龍道:「走得很急促?」 

두천룡이 말했다.

"급하게 출발했고요?"

柳夫人道:「是的,我一直擔心我們母女離不了開封,唉!如非平大俠仗義相助,我們母女決難逃虎口。」 

류부인이 말했다.

"예. 저는 줄곧 우리 모녀가 개봉을 떠나지 못할까 염려했답니다. 후! 만일 평대협께서 의협심을 발휘하여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우리 모녀는 호구(虎口)를 벗어나기 어려웠을 거예요."

杜天龍道:「夫人,聽夫人的口氣,似乎是這中別有內情。」 

두천룡이 말했다.

"부인, 부인의 말씀을 듣자니 그 가운데 다른 내정이 있는 듯 하군요."

柳夫人點點頭,沒有接口。 

류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잇지 않았다. 

杜天龍道:「夫人,可是已經知道了這些內情,是嗎?」 

두천룡이 말했다.

"부인, 아무래도 그 내정을 이미 알고 계신 듯 합니다만?"

柳夫人道:「賤妾知曉的不多,而且,這些事,關係柳家內情,恕賤妾無法多言。」 

류부인이 말했다.

"천접이 아는 것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이 일은 류가의 집안 사정과 관계되어 천첩이 더 이상 말씀드릴 수 없음을 용서하세요."

這麼一說,杜天龍自然不好多問。 本來,這保鏢不是問案,杜天龍也不應該問得太多。 

이렇게 되자 두천룡은 자연 더 캐묻기가 쉽지 않았다. 본래 이것은 보표(保鏢)이지 사건을 심문하는 것이 아니다. 두천룡도 너무 많이 캐묻지 말아야 한다.

但這件事中疑竇太多,杜天龍沉吟了一陣,仍然忍不住問道:「夫人回到長安,就能夠安全了嗎?」 

하지만 이 일에 의혹이 너무도 많아 두천룡은 한동안 침음하다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부인께서 장안에 돌아가면 안전해질 수 있습니까?"

柳夫人點點頭,道:「大伯坐鎮總號,未亡人只要能見大伯,就可保我們母女的安全了。」 

류부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큰아주버님께서 총호를 지키고 계시니 미망인이 큰아주버님을 만날 수만 있다면 우리 모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杜天龍又沉思了良久,道:「好吧!區區接下這趟鏢了,但夫人準備何時動身?」 

두천룡이 또 한참을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좋습니다! 저는 이번 표행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런데 부인께서는 언제 출발하실 작정입니까?"

柳夫人道:「先夫停柩開封未葬,未亡人歸心似箭,自然是越快越好。」 

류부인이 말했다.

"선부는 개봉에 잠시 안치되어 있고 아직 장사를 치르지 못했으니 미망인은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당연히 빠르면 빠를 수록 좋습니다."

杜天龍道:「夫人請留此便飯,在下稍作佈置,飯後立刻登程。」 

두천룡이 말했다.

"제가 잠깐 안배를 할 테니 부인께서는 이곳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십시오. 식사후 즉시 길에 오르시지요."

不知是有意,還是無心,柳夫人輕提白羅裙,露出了一對小金蓮。 那是不足三寸的一雙好小腳,尖尖白綾鞋一手可捏。 

고의인지 무심결인지 모르지만 류부인이 흰 비단치마를 살짝 들어올려 한 쌍의 작은 금련(金蓮:전족을 한 발)을 드러냈다. 그것은 삼 촌에 불과한 한 쌍의 작고 앙증맞은 발이었다. 뾰족한 비단신발은 한 손으로 잡을 수 있었다.

撩起了白衫衣襟兒,掏出來兩張銀票道:「這是銀票兩張,杜總鏢頭收下。」 

백삼 옷섶을 걷어올리고 두 장의 은표를 꺼내더니 말했다.

"이 은표 두 장을 두총표두께서는 거두어주세요."

兩隻雪白纖長的玉手,捧著銀票,遞了過來。 

두 백설같이 희고 가는 옥수로 은표를 받쳐들고 건네주었다.

杜天龍道:「四萬兩銀子夠多了……」 

두천룡이 말했다.

"사만 냥의 은자는 충분히 많습니다..."

站在一側的徐二先生,卻伸出手接下銀票,道:「總鏢頭,十萬八萬兩銀子,在柳記長福銀號,算不得一回事,咱們該多去些人,以保護三夫人的母女的安全就是。」 

한 옆에 서있던 서이선생이 손을 뻗어 은표를 받고 말했다.

"총표두, 십만 냥이든 팔만 냥이든 류기 장복은호에서는 별 것도 아닙니다. 삼부인 모녀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많은 사람이 가야 합니다."

杜天龍緊皺眉頭,卻未阻止,沉聲吩咐道:「傳話下去,選八個精幹的趟子手,各選好馬一匹,要一輪四套大篷車,我和夫人親自護路護送。」 

두천룡이 미간을 찡그리며 저지하지 않고 침성으로 분부했다.

"여덟 명의 유능한 쟁자수(趟子手:표사들을 시중들며 표행시 앞에서 소리치며 길을 여는 사람)를 뽑고 각기 좋은 말 한 필씩 고르라고 전하거라. 네 필의 말이 끄는 큰 봉차도 필요하다. 나와 부인이 직접 호송할 것이니라."

徐二先生一欠身,道:「屬下立刻傳話。」 

서이선생이 몸을 숙여보이고는 말했다.

"속하, 즉시 전하겠습니다."

杜天龍略一思索,又道:「去通知王鏢頭一聲,要他同行。」 

두천룡이 약간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

"가서 왕표두에게 동행하라고 통지하거라."

徐二先生怔了一怔道:「總鏢頭,有你和夫人同往,還要王鏢頭去嗎?」 

서이선생은 멍해져서 말했다.

"총표두, 당신과 부인이 같이 가시는데 왕표두도 가야합니까?"

杜天龍道:「照我的話去辦,替柳夫人母女們安排酒飯。」 

두천룡이 말했다.

"내 말대로 하고, 류부인 모녀들께 술과 밥을 마련해주어라."

轉身行入內院。 

몸을 돌려 내원으로 걸어들어갔다.

徐二先生輕輕咳了一聲,道:「柳夫人,敝局總鏢頭從來沒有如此慎重過,請了夫人同往,還帶了王鏢頭同行,我再選八個最精幹的趟子手,龍鳳鏢局的精銳,盡隨夫人西行長安了。」 

서이선생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류부인, 폐 국의 총표두께서 여지껏 이같이 신중하셨던 적이 없습니다. 부인을 동행시키고 왕표두도 데리고 동행하시는군요. 저는 거기다가 여덟 명의 가장 유능한 쟁자수를 모조리 용봉표국의 정예로 골라서 부인께서 장안으로 가시는 서행(西行)길을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柳夫人長長歎口氣,道:「杜總鏢頭仗義,閣下多多幫忙,未亡人感激不盡,這銀票一張,酬謝閣下,還望笑納。」 

류부인이 길게 한수을 내쉬고 말했다.

"두총표두께서 의협심을 발휘하시고 귀하께서도 많이 도와주시니 미망인은 감격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 은표 한 장을 귀하께 사례로 드리겠으니 기분좋게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纖纖玉手,奉上一張銀票。 徐二先生眼角一描,那是五千兩銀子的面額。 好大的手筆啊!一謝五千兩雪花白銀,除了柳長福銀號中的主人之外,天下再也找不出第二家人。 

섬섬옥수로 한 장의 은표를 바쳤다. 서이선생이 힐끗 보니 액면가가 오천 냥의 은자였다. 사례로 오천 냥의 백은(白銀)이라니 이 정도의 씀씀이는 류장복은호의 주인 외에는 천하에 또 다른 사람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徐二先生呆了一呆,道:「這個!這個不好意思吧?」 

서이선생이 멍해져서 말했다.

"이건 좋지 않은 생각입니다."

柳夫人道:「柳家有的是銀子,大哥收下吧!」 

류부인이 말했다.

"류가에는 얼마든지 있는 은자이니 대가께서는 거두어주세요!"

徐二先生接過銀票,打個躬,道:「這,謝過夫人了。」 

서이선생이 은표를 건네받고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부인께 감사드립니다."

柳夫人道:「不用謝了……」 

류부인이 말했다.
"감사할 필요 없어요..."

話題一轉,道:「杜夫人也會武功嗎?」

화제를 돌려 말했다.

"두부인도 무공을 할 줄 아나요?"

徐二先生道:「咱們夫人的武功,只怕不在總鏢頭之下,再加上王鏢頭那一身武功,夫人盡可以放心了。」 

서이선생이 말했다.

"우리 부인의 무공은 총표두의 아래가 아닐 겁니다. 거기에 왕표두의 일신 무공이 더해지니 부인께서는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柳夫人道:「王鏢頭是……」 

류부인이 말했다.
"왕표두는..."

徐二先生接道:「除了總鏢頭和夫人之外,咱們龍鳳鏢局,就屬王鏢頭的武功好了。」 

서이선생이 말했다.
"총표두와 부인을 제외하고 우리 용봉표국에서 왕표두의 무공이 좋은 축에 들지요."

柳夫人未再多問。 片刻後,酒飯擺上。 也許柳夫人太大方,這徐二先生吩咐送上的酒飯很豐盛。 滿桌佳餚,只有柳夫人母女們食用。 

류부인이 더 여러 말 묻지 않았다. 잠시 뒤 술과 음식이 차려졌다. 어쩌면 류부인의 씀씀이가 너무도 대범했는지 서이선생은 술과 음식을 아주 풍성하게 차려보내도록 분부했다. 식탁에 가득한 맛있는 요리를 오직 류부인 모녀들만 먹었다.

龍鳳鏢局不愧是大字號,動作可也真快,柳夫人母女倆也就不過是剛吃完飯,徐二先生已過來相請,道:「夫人,立刻上路呢?還是休息一會再走?」 

용봉표국은 대명에 부끄럽지 않아 동작도 정말 빠랐다. 류부인 모녀 두 사람이 막 밥을 다 먹고나자 서이선생은 이미 와서 식사가 괜찮았는지 물어보고는 말했다.

"부인, 죽시 출발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좀 쉬었다 가시겠습니까?"

柳夫人道:「杜總鏢頭的意思呢?」 

류부인이 말했다.

"총표두의 생각은?"

徐二先生道:「總鐔頭已在外面候駕,但憑夫人吩咐?」 

서이선생이 말했다.

"총표두께서는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만 부인의 분부에 달렸습니다만?"

柳夫人站起身子,牽著女兒一隻手道:「我歸心似箭,自然是愈早愈好。」 

류부인이 일어서더니 딸아이의 한쪽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으니 당연히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

龍鳳鏢局的大門外,早已停著一輛三馬環套的馬車,一個二十七八,柳眉鳳目的中年婦人,穿著青色勁裝,左手提著一把古銅作鞘的寶劍,站在車前。 

용봉표국의 대문 밖에는 벌써 둥그런 덮개를 씌운 한 냥의 삼두마차가 서있었다. 한 명의 이십칠팔 세의 버들눈썹에 봉황의 눈을 가진 중년부인이 청색경장을 걸치고 왼손에는 한 자루의 고동색 검집의 보검을 쥐고 마차 앞에 서있었다.

八個身著黑衣,白裹腿倒打千層浪,身佩一式單刀的精壯漢子,雁翅一般排在篷車後面。 杜天龍牽著一匹全身如墨的高大黑馬,站在篷車前面,馬鞍旁掛著一把金背大砍刀。 一個三十上下,紫臉環目的黑衣大漢,腰裹圍著亮銀軟鞭,站在杜天龍的身側。 

여덟 명의 흑의에 흰 각반을 하고 몸에 단도를 찬 건장한 사내들이 기러기 날개처럼 봉차의 뒷쪽에 늘어서있었다. 두천룡은 한 필의 전신이 먹처럼 까맣고 고대한 흑마를 끌고 봉차의 전면에 섰다. 말안장 옆에는 한 자루의 칼등이 금색인 대감도(大砍刀)가 걸려있었다. 한 명의 삼십 가량된 자주빛 얼굴에 동그란 눈을 가진 흑의대한이 허리에 은색이 번쩍이는 연편(軟鞭)을 두른 채 두천룡의 옆에 섰다.

柳夫人心中暗暗盤算,道:「那站篷車前面,大概是杜夫人了,立在杜天龍身側,腰圍軟鞭的漢子,自然是龍鳳鏢局的首座鏢師王鏢頭了。」 

류부인은 속으로 암암리에 따져보았다.

'봉차의 앞쪽에는 아마 두부인인 듯 하고 두천룡의 옆에 서서 허리에 연편을 두른 사내는 당연히 용봉표국의 수석표사인 왕표두로구나.'

只見杜天龍一抱拳,道:「拙荊陪夫人,小姐,共乘篷車,也好近身保護。」 

두천룡이 포권하며 말했다.

"제 아내가 부인, 소저를 모시고 같이 봉차를 타면 가까이에서 보호하기도 좋습니다."

柳夫人對著杜夫人一欠身,道:「未亡人謝過杜夫人。」 

류부인이 두부인에게 몸을 숙이며 말했다.
"미망인이 두부인께 감사드립니다." 

杜夫人還了一禮,笑道:「不敢當,夫人請上車。」 

두부인이 답례하고 웃으며 말했다.

"천만에요. 부인, 마차에 오르시지요."

車把式是一個四十多歲的漢子,手執長鞭,腰裹束著一條白帶子,伸手拉上一個錦墩,放在車前,隨手打開了車前垂簾。 杜夫人手扶著柳夫人母女登車,也隨著登上篷車。 

마부석에는 손에 긴 채찍을 쥐고 허리에는 흰 띠를 묶은 한 명의 사십 세가 넘은 사내가 손을 뻗어 발받침을 마차 앞에 놓고 마차 앞에 늘어뜨린 발을 걷어올렸다. 두부인은 손으로 류부인 모녀를 부축해 봉차에 오르게 하고는 뒤따라 봉차에 올랐다.

車把式放好錦墩,放下垂簾,躍坐車簾前面,順手打了一個響鞭。 三匹拉車的健馬,立時奮鬃長嘶。 

마부는 발받침을 잘 놓아두고 발을 내리더니 마차의 앞쪽에 뛰어올라 그대로 채찍을 한번 쳤다. 세 필의 건마는 즉시 갈기를 휘날리며 길게 울부짖었다.

杜天龍翻身上馬,一揮手,道:「四前四後,起車。」 

두천룡이 말에 올라 손을 흔들며 말했다.

"넷은 앞쪽에 넷은 뒤쪽이다. 출발하라."

車後面八個佩刀的趟子手,一齊躍上馬背,前四個潑刺刺,衝到篷車前面,蹄聲得得,向前奔去。 杜天龍和紫臉漢子,並騎走在車前三丈左右處。 

마차 후면에 여덟 명의 칼을 찬 쟁자수는 일제히 말등에 뛰어올랐다. 앞의 네 명의 봉차의 앞쪽으로 나아와서 다그닥, 다그닥 말발굽 소리를 내며 앞으로 달려갔다. 두천룡과 자색 얼굴의 사내는 마차 앞 삼 장 가량 되는 곳에서 나란히 말을 몰았다.

篷車馳動,輪聲轆轆。 另四個佩刀的趟子手,卻隨在馬車後面,保持著五丈上下的距離。 十匹馬前呼後擁,拱圍著篷車,向前馳去。 一行車馬,很快地出了洛陽城。 

봉차가 치달리자 바퀴소리가 덜컹거렸다. 다른 네 명의 칼을 찬 쟁자수는 마차 후면을 따르며 오 장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 열 필의 말이 앞에서는 소리쳐 길을 열고 뒤에서는 에워싸 호위하며 봉차를 둘러싼 채 앞으로 내달렸다. 일행은 아주 빨리 낙양성을 벗어났다.

杜天龍回頭後看顧錯後一肩的紫面環目大漢,低聲道:「人傑,閃電神馭平步青,是何等人物,肯把這票酬報豐厚的生意,送到咱們手上,這中間,定然有扎手之處。」 

두천룡은 고개를 돌려 잘못된 것이 없는지 살펴본 뒤 나란히 가고 있는 자색 얼굴에 눈이 동그란 대한에게 나직이 말했다.

"인걸, 섬전신어 평보청이 어떤 인물인데 보수가 후한 장사를 우리 손에 보냈겠는가? 그 가운데에 틀림없이 손대기 곤란한 점이 있을 걸세."

紫臉人,正是龍鳳大鏢局中的首座鏢師王人傑,此人不但武功超群,就是應變機智,也是杜天龍以下的第一人物。 

자색 얼굴의 사내는 바로 용봉대표국의 수석표사 왕인걸(王人傑)이었다. 이 사람은 무공이 무리 중에서 뛰어날 뿐 아니라 임기응변하는 기지(機智)도 두천룡 밑에서 제일가는 인물이었다.

只見他沉思了片刻,道:「總鏢頭顧慮甚是,如論柳長福銀號的實力,決不在咱們龍鳳鏢局之下,開封大地方,柳家必然頗有好手,保護銀號,他怎會借重平步青的力量。」 

그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총표두께서 염려하시는 점이 맞습니다. 류가의 장복은호의 실력으로 말하자면 결코 우리 용봉표국의 아래가 아닙니다. 개봉은 큰 지방이고 류가에는 은호를 보호할 솜씨 좋은 자들이 반드시 있을 겁니다. 그들이 왜 평보청의 힘을 빌렸겠습니까?"

杜天龍道:「這一點,柳夫人倒有解說,他說柳家三東主被殺,很可能是他們家族中事?」 

두천룡이 말했다.

"그 점은 류부인이 설명했네. 그는 류가의 세째 동주(東主)의 피살은 그들 가족 안에서 벌어진 일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군."

王人傑道:「爭權奪利?」 

왕인걸이 말했다.
"권리 쟁탈입니까?"

杜天龍道:「大概是吧?」 

두천룡이 말했다.

"아마도 그럴 걸?"

王人傑道:「以柳家之富,掌握了北五省大部分錢莊、銀號,就算上有十個、八個兄弟,也有著分不完的金銀,還用得著大鬧家務嗎?」 

왕인걸이 말했다.

"류가의 부로 말하자면 북오성(北五省) 대부분의 전장(錢莊), 은호(銀號)를 장악했습니다. 설령 열 명, 여덟 명이 넘는 형제가 있더라도 금은을 다 나누지 못할 텐데 집안 불화가 생길 필요가 있을까요?"

杜天龍對這位王鏢頭,似是有著很大的敬重,回頭笑一笑,道:「你有什麼特異的看法呢?」 

두천룡은 이 왕표두를 아주 존중하는 듯 고개를 돌려 웃으면서 말했다.

"자네에게는 무슨 특이한 견해가 있는가?"

王人傑道:「屬下對柳夫人瞭解的太少,不敢妄作論斷,但這些出於常情的變化,定有複雜的內情……」 

왕인걸이 말했다.

"속하는 류부인에 대한 이해가 너무 적어 감히 함부로 판단할 수 없지만 이것은 상식적인 변화에서 벗어났습니다. 틀림없이 복잡한 내정이 있을 것입니다..."

語聲頓了一頓,接道:「柳家的財力,富可敵國,聽說江湖上,有不少的高手,都被他們收用,不論柳夫人說的是真是假,咱們只把這件當成一票生意來看,此地距長安行程不遠,總鏢頭既然只是言明把他們送到長安柳家的長福銀號總號,咱們依約行事,到長安交了人,回頭就走。」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류가의 재력과 부는 나라를 적대시할 수도 있습니다. 듣기로는 강호에서 적지 않은 고수가 모두 그들에게 거두어져 쓰이고 있답니다. 류부인의 말이 진짜든 거짓이든 우리는 단지 한 번의 장사로 간주합시다. 이곳에서 장안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이미 총표두께서 그들을 장안 류가의 장복은호 총호로 보내주기로 하셨으니 우리는 약속대로 장안에 도착하여 사람을 넘겨주고 바로 돌아옵시다."

杜天龍點點頭,道:「說的是,柳家的家業太大,咱們實在也管不了,但願這一路平安到達長安就是。」 

두천룡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는 말일세. 류가의 가업(家業)은 너무도 크니 우리는 확실히 참견할 수 없지. 무사히 장안에 도착하기만을 바랄 뿐이네."

王人傑笑一笑,道:「總鏢頭說的是,所以,屬下之意,咱們盡量少問那柳夫人的事情。」 

왕인걸이 웃으며 말했다.

"총표두 말씀이 맞습니다. 그래서 속하의 생각인데, 우리는 가능한 류부인의 사정을 적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杜天龍點點頭,未再多言。 那顯然是同意了王人傑的意見。 

두천룡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그것은 왕인걸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것이었다.

篷車、健馬,奔行極快,太陽下山,已然跑出來六七十里的行程。 如是閃電神馭平步青沒有說謊,追趕柳夫人的人手,來自開封,就算他們未受閃電神馭的誘騙,追錯了路線,這一陣急趕,也把他們拋後了數十里。 

봉차, 건마는 극히 빠르게 달려서 해가 질 무렵 이미 육칠십 리의 여정을 달렸다. 만일 섬전신어 평보청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류부인을 추격하는 자들은 개봉에서 왔으니 설령 그들이 섬전신어의 유인을 당하여 길을 잘못 들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렇게 서둘러 길에 오름으로 해서 그들을 수십 리는 뒤처지게 하였을 것이다.

這條路,龍鳳鏢局子常來常往,十分熟悉,避開了應該落腳的大鎮,在一座小村鎮上停了下來。 說這裡是一座村鎮,其實只不過十幾戶人家,但因面臨官道,十幾戶人家,倒有兩家客棧,人進食,馬加料,杜天龍準備休息上兩個時辰,連夜趕路。 

이 길은 용봉표국에서 늘 왕래하기에 매우 익숙했다. 당연히 대진(大鎮)에서 묵을 것이라는 예상을 피하여 어느 작은 촌진(村鎮)에 멈추었다. 말이 촌진이지 사실 십수 호의 인가에 불과했다. 하지만 관도에 접해있었기에 십수 호의 인가에 두 곳의 객잔이 있어 사람이 밥을 먹고 말에게 먹이를 줄 수 있었다. 두천룡은 두 시진을 휴식하고 밤을 새워 길을 서두를 작정이었다.

這時,夕陽餘暉已盡,夜幕低垂。 杜天龍下令趟子手,好好休息一陣,準備二更之後上路。 柳夫人一直未講過一句話,似是對杜天龍有著無比的信任。 

이때 석양은 이미 지고 밤의 장막이 낮게 드리웠다. 두천룡은 쟁자수에게 명령을 내려 한바탕 푹 쉬고 이경이 지나면 출발 준비를 하라고 했다. 류부인은 줄곧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것이 마치 두천룡에 대해 비할 수 없는 신임을 가진 듯 했다.

直待柳夫人母女們進食完畢,杜天龍才輕輕咳了一聲,道:「夫人歸心似箭,在下也希望能早到長安,因此,在下準備連夜趕路,不知夫人意下如何?」 

류부인 모녀가 밥을 다 먹기를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두천룡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부인께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듯 저도 빨리 장안에 도착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 때문에 저는 밤을 새워 길을 재촉할 작정인데 부인의 뜻은 어떠하신지요?"

柳夫人道:「未亡人母女們的生死,盡付託於杜總鏢頭,但憑總鏢頭的安排。」 

류부인이 말했다.

"미망인 모녀의 생사는 모조리 두총표두께 맡기겠으며 오직 총표두의 안배를 따르겠습니다."

杜天龍笑一笑,道:「杜某自然盡力維護夫人小姐的安全,不過,要委曲夫人,在車上休息一下了。」 

두천룡이 웃으며 말했다.

"두모는 당연히 부인과 소저의 안전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소이다. 그러나 부인께서는 고생을 좀 하셔야겠습니다. 마차 위에서 휴식하셔야 합니다."

柳夫人道:「自離開封府,我們母女們大都在平大俠的車上宿住,總鏢頭不用擔心,未亡人已習慣了這等亡命奔逃的生活。」 

류부인이 말했다.

"개봉부를 떠나면서부터 우리 모녀는 대부분 평대협의 마차에서 잤습니다. 총표두께서는 염려하실 필요없습니다. 미망인은 이 정도 도주 생활은 이미 익숙합니다."

緩緩站起身,向店外行去。 忽然間,一陣急促的馬蹄聲,傳入了耳際。 

천천히 일어나 객점 밖을 향해 걸어갔다. 별안간 일진의 다급한 말발굽 소리가 귓가에 전해왔다.

杜天龍霍然起身,道:「夫人慢行一步。」 

두천룡이 벌떡 일어나 말했다.

"부인, 서둘지 마십시오."

王人傑一按桌面,一個箭步,已到了客棧門口,擋住了柳氏母女前面。 八個趟子手,也聞聲伸手抓起了放在身側的兵刃。 

왕인걸이 탁자를 치며 일어나 한달음에 객잔 문 입구에 도달하여 류씨 모녀의 앞을 막아섰다. 여덟 명의 쟁자수도 소리를 듣고 곁에 놓인 병기를 움켜쥐었다.

杜天龍搖搖頭,道:「未得我命,不可輕舉妄動。」 

두천룡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의 명령이 없이 경거망동해서는 안된다."

馬蹄聲急如狂風,倏忽之間,已到了客棧前面。 借客棧門口高挑的一盞燈籠,杜天龍看清了來人。 是三個身著灰色對襟密扣的勁裝大漢,著滿塵土,三匹健馬,更是跑得一身大汗。 三個人勒僵停馬,打量了店中的形勢一眼,突然一齊翻身下了馬背。 

광풍같이 다급한 말발굽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객잔 앞쪽에 도착했다. 객잔 입구에 높이 걸린 한 잔의 등롱으로 두천룡은 온 사람을 또렷이 보았다. 단추를 꼭 채운 회색 대금(對襟)을 입은 세 명의 경장대한이었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세 필의 건마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세 사람은 말고삐를 당겨 말을 세우더니 객점의 형세를 한번 훑어보고는 돌연 일제히 말 등에서 뛰어내렸다.

當先一人高聲說道:「替咱們飲馬加料,咱們打個尖,還要連夜趕。」 

앞장 선 사람이 큰 소리로 말했다.

"말에게 먹이를 주거라. 우리는 쉬면서 요기를 하고 밤을 새워 가야 한다."

這是荒野的客棧,只有兩個店夥計,來了杜天龍這批,已經好忙了一陣,剛剛閒下來,又到三位客人,只好打起精神,接馬迎客。 三個灰衣人把馬韁交給了店小二,魚貫行入店中。 

이 황야의 객잔은 오직 두 명의 점원만 있었다. 두천룡 무리가 와서 이미 한바탕 바빴다가 방금 한가해졌는데, 또 세 명의 손님이 오자 정신이 번쩍 들어 말을 건네받고 손님을 맞이했다. 세 명의 회의인은 말고삐를 점소이에게 넘겨주고 줄지어 객점 안으로 들어왔다.

王人傑倏退一步讓開去路,三個灰衣人卻一轉身,在門口處一張桌子旁坐了下來。 雖然這三個人來的太過突然,引人懷疑,但人家一直沒有生事的樣子,杜天龍和王人傑,自然不便質問。 三個灰衣人叫過酒菜,立時大吃大喝起來。 

왕인걸이 한 걸음 물러나 길을 터주자 세 회의인은 몸을 돌려 문 입구의 탁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세 사람이 갑작스럽게 들아닥쳐 의심을 끌었지만 사람들은 줄곧 말썽을 일으킬 것 같지 않았기에 두천룡과 왕인걸은 자연스레 질문하기 불편했다. 세 명의 회의인은 술과 요리를 시키더니 즉시 진탕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

這時,柳夫人母女已然退回到杜天龍身旁一張木桌了,和杜夫人坐在一起。 王人傑站在客棧門口,不時回望三人。 兩班人沒有說過一句話,但卻有一種緊張的氣氛,充塞客棧。 三個灰衣人行動很規矩,狼吞虎嚥地吃過了酒菜,立時會帳上路。 

이때 류부인 모녀는 이미 두천룡 옆의 탁자로 돌아와서 두부인과 함께 앉아있었다. 왕인걸은 객잔 문에 서서 수시로 세 사람을 돌아보았다. 두 무리의 사람들은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지만 일종의 긴장된 분위기가 객잔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세 회의인의 행동은 아주 반듯했다. 실컷 마시고 먹더니 즉시 계산을 하고 길에 올랐다.

目睹三人縱馬遠去,王人傑才緩步踱回到杜天龍的身側,低聲道:「總鏢頭,咱們還要趕路嗎?」 

세 사람이 말을 몰아 멀리 가는 것을 지켜보던 왕인걸은 그제서야 천천히 걸어서 두천룡 곁으로 돌아와 나직이 말했다.

"총표두, 우리도 길을 서둘러야겠습니까?"

杜天龍沉吟了一陣,高聲說道:「店家,收拾幾間客房,咱們今晚住下了。」 

두천룡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주인장, 오늘 밤 묵을테니 몇 칸의 객방을 치워주게."

店夥計一皺眉頭,道:「大爺,小棧客房不多,諸位這麼客人,只怕是住不下。」 

점원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으리, 작은 객잔이라 객방이 많지 않습니다. 제위들께서 묵지 못할 것 같습니다."

杜天龍笑一笑,道:「不要緊,收拾一間乾淨的房子,給女眷們住,其他的不用你操心,咱們湊合一夜就是。」 

두천룡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다. 한 칸의 방을 깨끗히 치워서 여자식구들께 드리고 나머지는 염려할 필요없다. 아쉬운대로 모여 하룻밤 지내면 된다."

看看杜天龍的金背大砍刀,店夥計不敢拒絕,振起精神,收拾了一個房間。 這是緊鄰房的一間瓦捨,房間不大,一張床佔了大部地方。 

두천룡의 금배대감도를 본 점원은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정신이 번쩍 들어 한 칸의 방을 청소했다. 그곳은 방이 아주 가까이 붙어있는 한 칸의 와사였다. 방은 크지 않아서 침상이 대부분의 장소를 차지하고 있었다.

在這等荒野小店,也只好湊合了,杜夫人,柳夫人,帶著她的小女兒柳若梅,擠在房間裡,八個趟子手,分成四班值夜,杜天龍,王人傑,就在店堂裡坐息。 車把式留在篷車上看守著。 

이런 황야의 작은 객점이니 아쉬운대로 어쩔 수 없었다. 두부인, 류부인은 어린 딸 류약매를 데리고 청소된 방에, 여덟 명의 쟁자수는 네 조로 나누어 숙직을 서고, 두천룡과 왕인걸은 객점 안에서 좌식하였다. 마부는 봉차에 남아서 지키고 있었다.

三更過後,高籟俱寂,店堂裡點燃著一隻火燭。 突然間,響起了一陣衣袂飄風之聲,劃破了深夜的靜寂。 杜天龍一直在閉目假寢,暗中卻運起內功,靜聽四下的動靜。 聞驚起身,伸手抓起身旁的金背大砍刀。 就在杜天龍站起身子的同時,王人傑也霍然站起了身子。 

삼경이 지나자 주위는 고요하였고 객점 안에는 한 자루 화촉이 켜져 있었다. 별안간 일진의 옷자락이 바람에 펄럭이는 소리가 깊은 밤의 정적을 깨뜨렸다. 두천룡은 줄곧 눈을 감고 쪽잠을 자면서 암중으로 내공을 운기하여 조용히 주위의 동정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소리를 듣자 일어나 손을 뻗어 곁에 있던 금배대감도를 집어들었다. 두천룡이 일어섬과 동시에 왕인걸도 벌떡 일어났다.

杜天龍搖搖頭,低聲道:「人傑,守在這裡,咱們不能中了別人調虎離山之計。」 

두천룡이 고개를 저으며 나직이 말했다.

"인걸, 이곳을 지키게. 우리는 남의 조호이산지계(調虎離山之計)에 당해서는 안되네."

王人傑點點頭,低聲道:「總鏢頭小心。」 

왕인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직이 말했다.

"총표두께서는 조심하십시오."

杜天龍一晃,穿出廳堂。 他凝目望去只看見屋脊上人影一閃,直向正南方奔。 杜天龍一提氣,躍上屋面,疾追下去。 

두천룡은 어느샌가 청당을 뚫고 나갔다. 그가 미간을 모으고 바라보자 지붕 위에 인영이 번쩍, 하더니 그대로 정남 방향을 향해 달려갔다. 두천룡은 진기를 끌어올리고 지붕에 뛰어올라 재빠르게 쫓아갔다.

這是無月之夜,借滿天閃爍的星光,杜天龍瞧出了那是個身著黑色長袍的人。 那人輕功不弱,一直保持著距杜天龍兩三丈的距離。 

달이 없는 밤이라 하늘에 가득 반짝이는 별빛을 빌어 두천룡은 그것이 몸에 흑색장포를 걸친 사람임을 알아보았다. 그 사람의 경공은 약하지 않아 줄곧 두천룡과 이삼 장의 거리를 유지하였다.

杜天龍冷哼一聲,突然一提真氣,一連三四個飛躍,趕上兩丈距離,距離那黑衣人也就不過一丈多些。說道:「朋友,再不肯停下來,我杜某人,可要用暗青子招呼你了。」 

두천룡이 차갑게 흥, 하더니 돌연 진기를 끌어올려 잇달아 서너 번 날아올라 이 장의 거리를 따라잡아 그 흑의인과의 거리는 일 장도 넘지 않았다.

"친구, 서지 않으면 나 두모는 암기를 쓰겠소."

黑衣人突然停下腳步,回過身子,道:「杜總鏢頭乃中原道上名家了,兄弟是慕名久矣了。」 

흑의인이 돌연 발걸음을 멈추더니 몸을 돌려 말했다.

"두총표두는 정말이지 중원도상에서 명가이시구려. 형제는 이름을 경모한지 오래요."

杜天龍凝目望去,夜風中只見面紗飄動。 原來,那黑衣人臉上蒙著黑紗。 

두천룡이 미간을 좁히며 바라보니 밤바람 속에 면사가 나부끼는 것만 보였다. 원래 그 흑의인은 얼굴을 흑사(黑紗)로 가리고 있었던 것이다.

杜天龍輕輕咳了一聲,道:「咱們見過面嗎?」 

두천룡이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말했다.

"우리가 만난 적이 있소이까?"

黑衣人笑一笑,道:「是否見過,在下覺著並不太重要,重要的是在下想和你杜總鏢頭談一件事。」 

흑의인이 웃더니 말했다.

"제가 느끼기에, 만났고 안만났고는 그리 중요치 않소이다. 중요한 것은 제가 총표두 당신과 논의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이오."

杜天龍道:「好!朋友請說說看。」 

두천룡이 말했다.

"좋소! 친구, 말해보시오."

黑衣人道:「柳記長福銀號的柳三夫人,是否雇了你杜總鏢頭……」 

흑의인이 말했다.

"류기 장복은호의 류삼부인이 총표두 당신을 고용했구려..."

杜天龍道:「不錯,柳三夫人,雇我龍鳳鏢局保她回到長安。」 

두천룡이 말했다.

"그렇소. 류삼부인이 그녀를 보호하여 장안으로 돌아가도록 나의 용봉표국을 고용하였소."

黑衣人道:「不知那柳三夫人出了多少銀子?」 

흑의인이 말했다.

"그 류삼부인은 얼마나 많은 은자를 내놓았소?"

杜天龍道:「朋友,你這話是何用意?」 

두천룡이 말했다.

"친구, 당신의 그 말은 어떤 의미요?"

黑衣人道:「柳夫人出了多少銀子,咱們可以加倍奉上,只要貴局退了這趟生意?」 

흑의인이 말했다.

"류부인이 얼마나 많은 은자를 내놓았든 귀 국에서 이 거래에서 물러나기만 한다면 우리는 갑절을 드릴 수 있소."

杜天龍暗暗冷笑,忖道:「你把我杜天龍看成什麼人?」

두천룡이 암암리 냉소하며 곰곰히 생각했다.

'너는 나 두천룡을 어떤 사람으로 보는 것이냐?'

但他久走江湖,見多識廣,強自忍下心中的怒火沒有發作出來,淡淡一笑,道:「單就生意而言,未始不可談談?」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강호를 다녀 견식 두루 넓었다. 억지로 마음 속의 노화를 참고 발작하지 않으며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거래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논의할 수 없는 것은 아니오."

黑衣人道:「總鏢頭果然是明智得很,請開個價碼,在下如若能夠作主,可以立刻答允,就算不能作主時,在下也將立即請示,勢必給你杜總鏢頭一個滿意的答覆。」 

흑의인이 말했다.

"총표두는 과연 현명하시오. 값을 제시하시오. 제가 결정할 수 있다면 즉시 승낙할 수 있고 설령 결정하지 못하더라도 지시를 청하여 반드시 두총표두 당신께 만족스런 답을 드리겠소."

杜天龍道:「錢財身外之物,多一些,少一些,非關緊要。」 

두천룡이 말했다.

"금전과 재물은 몸 밖의 물건이니 조금 많든 조금 적든 중요하지 않소."

黑衣人嗯了一聲道:「杜兄的意思是……」 

흑의인이 음, 하더니 말했다.
"두형의 말은..."

杜天龍道:「在江湖道上行走,大都靠朋友幫忙,但人的名兒,樹的影兒,你朋友或是貴上,希望能夠亮個名號出來。」 

두천룡이 말했다.

"나는 대부분 친구들의 도움을 믿고 강호 도상을 다녔소. 사람의 명성은 나무의 그늘 같은 것이라오. 친구 당신, 혹은 윗분의 명호를 밝힐 수 있기를 희망하오."

黑衣人沉吟了一陣,道:「杜總鏢頭,如是咱們談成了這票生意,敝上和在下,都可以亮出名來,但是現在……」 

흑의인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두총표두, 만일 이 거래가 성사된다면 윗분과 저는 모두 이름을 밝힐 수 있소. 하지만 지금은..."

杜天龍笑一笑,道:「閣下這話,就有些見外了,杜某人要錢,但也要朋友,如果你朋友不肯告名號,只為了區區幾萬兩銀子,要我杜某自己搬石頭砸腳,那未免過份了。」 

두천룡이 웃으며 말했다.

"귀하의 그 말은 좀 타인 취급하는 것이구려. 두모가 돈을 원하지만 친구도 원하오. 만약 친구 당신이 명호를 말해주지 않는다면 몇 만 냥의 은자를 위해 나 자신이 돌을 옮기려다 발등을 찧으라고 하는 것이니 그건 너무 지나치오."

黑衣人長長吁一口氣,道:「杜兄說的倒也有理,但在下無法立刻奉告,容得兄弟和敝上研商一下,再行奉覆杜兄。」 

흑의인이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두형의 말도 일리가 있소. 하지만 저는 즉시 알려드릴 수가 없으니 형제와 윗분이 상의를 하고 다시 두형께 대답할 수 있게 해주시오."

杜天龍道:「好!你們酌量酌量,在下敬候佳音。」 

두천룡이 말했다.

"좋소! 당신들은 잘 헤아려보시오. 저는 좋은 소식을 기다리겠소이다."

黑衣人一抱拳,道:「兄弟告別。」 

흑의인이 포권하더니 말했다.
"형제는 이만 가보겠소."

杜天龍心中一動,道:「朋友,慢走!」 

두천룡이 마음이 동하여 말했다.

"친구, 잠깐만!"

黑衣人道:「杜兄還有什麼見教?」 

흑의인이 말했다.

"두형은 아직 무슨 가르침이 계시오?"

杜天龍歎口氣道:「朋友,如是咱們生意成交,在下深覺愧對柳三夫人,因此,在下不希望殺人!」 

두천룡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친구, 만일 우리의 거래가 성립된다면 저는 류삼부인께 깊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오. 그러니 저는 살인은 바라지 않소!"

黑衣人哈哈一笑道:「這個杜總鏢頭放心,敝上和兄弟都不單把事情辦的血淋淋的,咱們答應杜兄,不傷害柳三夫人母女。」 

흑의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건 두총표두께서 안심하시오. 저의 윗분과 형제는 피를 흘려가며 일을 처리하지 않을 뿐 아니라 류삼부인 모녀를 해지지 않겠다고 두형께 승낙하겠소."

杜天龍道:「兄弟領情。」 

두천룡이 말했다.

"형제는 성의를 감사히 받아들이겠소."

黑衣人一轉身,疾奔而去。 杜天龍望著那黑衣人的背影,心中留下了太多的疑問,閃電神馭沒有騙人,確有很多武林高手,在追殺柳三夫人母女。 

흑의인은 몸을 돌리더니 빠르게 달려가버렸다. 두천룡은 그 흑의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 속에 커다란 의문이 남았다. 섬전신어는 사람을 속이지 않았다. 확실히 많은 무림고수가 류부인 모녀를 추살하려 한다.

為什麼? 柳記長福銀號,分支店遍佈六省,勢力龐大,為什麼竟不能保護他們三東主的安全? 三東主的夫人,在長福銀號中的身份,是何等高貴,各地分號的首腦,怎敢不聞不問? 難道這是他們家務事不成? 

무엇 때문인가? 류기 장복은호는 육성(六省)에 분,지점이 두루 퍼져있고 세력이 방대하다. 왜 그들 세째 주인의 안전을 보호하지 못했을까? 세째 주인의 부인은 장복은호에서의 신분이 얼마나 고귀한데 각지에 있는 분호의 수뇌는 어찌 감히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인가? 설마 이것이 그들 집안일이 아니란 말인가?"

杜天龍很想再從那黑衣人口中,探出一點消息,但他明白,那黑衣人也是老於世故的江湖人物,如是問得太明顯,可能會使他疑心。 一陣冷風吹來,吹醒冥思玄想的杜天龍,彈彈一身積塵,回轉客棧。 

두천룡은 그 흑의인의 입에서 한 점 소식을 알아내기를 바랬지만 그 흑의인도 처세술이 뛰어난 노련한 강호인물이라 너무 대놓고 캐물으면 그의 의심을 불러일으킬 것임을 잘 알았다. 일진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생각에 잠긴 두천룡을 깨웠다. 몸의 먼지를 털고 객잔으로 돌아갔다.

客棧中,點燃了兩支火燭,四個趟子手都已經披掛整齊。 另外四個趟子手,分在門外庭院中巡視。 杜夫人,柳夫人,還有那位娟秀美麗的小姑娘柳若梅。 

객잔 안은 두 자루 화촉이 켜져있고 네 명의 쟁자수는 이미 제대로 무장을 하고 있었다. 다른 네 명의쟁자수는 문 밖의 정원 안을 나누어 순시하고 있었다. 두부인, 류부인은 아직까지 그 아리따운 소낭자 류약매(柳若梅)와 같이 있었다.

這位小丫頭只有十一二歲,但看去,卻像十四五歲的人,長相夠美,除了一雙天足之外,實在找不出還有別的缺點。 只是她靜靜地站在母親身側,一語不發,很文靜,也很冷漠。 

그 어린 여자아이는 고작 열한두 살이지만 보기에 십사오 세의 사람 같았다. 생김새가 꽤나 아름다웠고 한 쌍의 자연그대로인 발을 제외하면 확실히 다른 결점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단지 그녀는 조용히 모친의 곁에 서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주 얌전하면서도 아주 냉막하였다.

杜夫人站起身子,道:「來的什麼人?」 

두부인이 일어나서 말했다.
"누구던가요?"

杜天龍道:「他蒙著臉,不肯說出身份。」 

두천룡이 말했다.

"그는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신분을 발설하지 않으려 했소."

杜夫人一皺柳眉兒,道:「你沒有取下來他蒙臉的娟帕。」 

두부인이 버들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은 그의 얼굴을 가린 수건을 벗기지 않았나요?"

杜天龍道:「沒有。」 

두천룡이 말했다.

"아니오."

柳三夫人突然歎口氣,道:「可是為了我們母女的事?」 

류삼부인이 돌연 한숨을 쉬고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모녀 때문이겠지요?"

杜天龍道:「不錯,他們找區區談判,願意出高出數倍的價錢,勸在下放棄這票生意。」 

두천룡이 말했다.

"그렇소이다. 그들은 나와 담판을 벌이려 찾아왔었습니다.. 값을 몇 배로 높여 제가 이 거래를 포기하도록 권하더군요."

一面說話,一面留神那柳三夫人的臉色。 只見她臉色很平靜,似乎是就在她預料之中一般。 

말을 하는 한편으로 류삼부인의 안색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녀의 낯빛은 아주 평정했다. 마치 그녀의 예상이 맞았다는 것 같았다.

她舉手理一下鬢邊的散發,淒涼一笑,道:「杜鏢頭怎樣回復他?」 

그녀는 손을 들어 흐트러진 귀밑머리를 쓰다듬고는 처량하게 웃으며 말했다.

"두총표두는 어떻게 대답하셨나요?"

杜天龍道:「國有國法,行有行規,在下自有主張。」 

두천룡이 말했다.

"나라에는 국법이 있고 표행에도 표행의 규칙이 있으니 저는 자신의 주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他沒有說出如何處置此事,以察柳三夫人的反應。 

그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말하지 않음으로써 류삼부인의 반응을 관찰했다.

柳三夫人道:「是!鏢行有鏢行的規矩,杜總鏢頭不願講,賤妾也不再多問了,反正我們母女的性命,生死,完全給你杜總鏢頭了。」 

류삼부인이 말했다.

"맞아요! 표행에는 표행의 규칙이 있지요. 두총표두께서 말씀하시길 원치 않으니 천첩도 더이상 묻지 않겠어요. 어쨌든 우리 모녀의 목숨과 생사는 완전히 당신 두총표두께 맡겼습니다."

杜天龍神色嚴肅地說道:「夫人,你付了銀子,托咱們保護你一路平安地到達長安,按理說,咱們也不該問夫人的事,不過,在下感覺到這件事不太尋常,來人的武功很高……」 

두천룡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부인, 당신은 은자를 지불하여 우리들에게 당신을 무사히 장안에 도착하게 보호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치대로 말하자면 우리는 부인의 일을 캐묻지 말아야 하지만 저는 이 일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온 사람의 무공이 아주 높았소이다..."

柳三夫人接道:「總鏢頭可是自覺著沒有辦法應付嗎?」 

류삼부인이 말했다.

"총표두께서는 아무래도 대응할 수 없다고 느끼셨군요?"

杜天龍一揚雙眉,道:「保鏢這一行,吃的刀頭舔血的飯,收人錢財,給人賣命,不論敵勢如何的強大,咱們也不能退縮,總得硬著頭皮頂過去,不過,咱們希望三夫人能告訴咱們一句實話,龍鳳鏢局的鏢師、兄弟們,就算戰死了,心中也舒坦一些。」 

두천룡이 두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보표라는 이 직업은 칼 끝에 묻은 피를 핥으며 남의 재물을 거두어 들이고 남에게 목숨을 파는 것입니다. 적의 세력이 얼마나 강대하든 우리는 위축되어 물러날 수 없으며 어쨌든 밀어붙여 나아가야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삼부인께서 우리들에게 사실대로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용봉표국의 표사, 형제들은 설령 싸우다 죽더라도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

柳三夫人黯然一歎,道:「杜總鏢頭想知道什麼?」 

류삼부인이 암연히 탄식하더니 말했다.

"두총표두께서는 무얼 알고 싶으신가요?"

杜天龍道:「追殺三夫人母女的人,是受何人遣派而來?」 

두천룡이 말했다.

"삼부인 모녀를 추살하려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 보낸 것입니까?"

柳夫人輕皺秀眉兒,道:「杜總鏢頭,先夫被殺於開封,未亡人心中縱有所疑,但事無證據,未亡人也不敢亂說。」 

류부인이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두총표두, 남편이 개봉에서 피살되자 미망인은 가슴 속에 의문을 가졌지만 증거가 없으니 저도 감히 함부로 말할 수 없습니다."

杜夫人插口接道:「天龍,咱們只管把人送到長安,用不著問事太多,三夫人既有難言之隱,你就不要勉強人家了。」 

두부인이 끼어들어 말했다.

"천룡, 우리는 단지 사람을 장안으로 보내주기만 하면 되니 너무 많은 일을 물을 필요 없어요. 삼부인은 이미 말 못할 비밀이 있으니 당신은 강요하지 마세요."

王人傑輕輕咳了一聲,道:「總鏢頭,咱們休息了這陣工夫,人也歇了過來,馬也吃好草料,屬下之意,咱們即動身如何?」 

왕인걸이 가볍게 마른 기침을 하고 말했다.

"총표두, 우리는 한동안 휴식했습니다. 사람도 쉬었고 말도 먹이를 실컷 먹었으니 속하의 생각으로는 즉시 길을 떠나는 것이 어떨까합니다만?"

杜天龍稍一沉吟道:「好!咱們上路。」 

두천룡이 잠깐 침음하더니 말했다.

"알겠네! 출발하세."

八個隨行趟子手,都是龍鳳鏢局挑選出的精幹人物,一聲說走,立時動身,片刻間,車上套,馬上鞍。 杜天龍留下十兩銀子,步出店門。 

여덟 명의 수행하는 쟁자수는 모두 용봉표국에서 선발한 유능한 인물들이었다. 출발하자는 말을 듣자 즉시 행동개시하여 잠깐 사이에 마차를 끄는 말에 굴레를 씌우고 말에는 안장을 얹었다. 두천룡은 열 냥의 은자를 남겨두고 객점 문을 나섰다.

王人傑高聲說道:「天色很黑,車馬別拉的太長。」 

왕인걸이 큰 소리로 말했다.

"날이 몹시 어두우니 마차와 말을 너무 멀리 떨어뜨리지 말아라."

四個開道的趟子手,當先上了馬,其中兩個人順手解下了馬鞍的匣弩。 果不愧是挑選的精悍人物,不待鏢頭吩咐,已作了戒備。 

네 명의 길을 여는 쟁자수가 먼저 말에서 내렸다. 그 중 두 명은 말 안장의 갑노(匣弩)를 풀었다. 과연 선발된 정예 인물에 부끄럽지 않았다. 표두의 분부를 기다리지 않고 이미 경계에 들어갔다.

匣弩是一種很犀利暗器,一匣十支弩箭,由強力的彈簧控制,可以連續射出,力及三丈開外,本是三國時代,諸葛孔明先生創製之物。 

갑노는 일종의 아주 예리한 암기이다. 한 갑에 열 자루의 노전(弩箭)이 강력한 용수철에 공제되어 연속으로 쏘아낼 수 있으며 힘은 삼 장 밖에까지 미쳤다. 본래 삼국시대 제갈공명선생이 처음으로 만든 물건이다.

流入江湖再加以改造,威力倍增,是一種很霸道的利器,龍鳳鏢局這諸葛匣弩,更是名匠所製,弩箭都是純鋼打成,彈簧的力道,也特別強大,整個龍鳳鏢局,也不過保有八具,這一次帶來了四具,篷車前後,各有兩具,分由四個趟子手執用。 

강호에 유입되어 다시 개조가 가해져서 위력이 배가되었는데 일종의 아주 패도적인 무기였다. 용봉표국의 이 제갈갑노(諸葛匣弩)는 명장(名匠)이 제작한 것으로 노전은 모두 순강(純鋼)을 두드려 만들었으며 용수철의 힘도 특별히 강대하였는데, 용봉표국 전체에서도 불과 여덟 개만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에 네 개를 가져왔고 봉차의 전후 각기 두 개씩 네 명의 쟁자수가 손에 들고 사용하였다.

篷車走的不太快,八個隨車的趟子手,前後距篷車也就不過一丈多些。 杜天龍輕輕一提韁,健黑忽然向前衝去,一面低聲叫道:「人傑,咱們到前面瞧瞧去。」 

봉차는 그리 빠르지 않았다. 여덟 명의 봉차를 수행하는 쟁자수와 봉차와의 전후 거리도 불과 일 장 남짓 되었다. 두천룡은 말고삐를 살짝 끌어올려 건마가 홀연 앞을 향해 달리게끔 하고 한편으로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인걸, 우리 앞쪽으로 가서 살펴보세."

王人傑一加襠勁,追上了杜天龍道:「總鏢頭,有話吩咐?」 

왕인걸이 가랑이에 힘을 가해 두천룡을 쫓아가면서 말했다.

"총표두, 분부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杜天龍低聲道:「對方已經挑明了,而且看樣子,他們來的人手不會很少,我剛才已經穩住了他們,咱們來這麼一個連夜動身,也許他們會措手不及,就算能平安度過這半夜,絕對過不了明天,看樣子非要有一場惡戰不可。」 

두천룡이 나직이 말했다.

"상대방은 이미 모습을 드러냈으며, 게다가 보아하니 몰려온 그들은 아주 적지 않을 걸세. 내가 조금 전 이미 그들을 진정시켰고, 우리가 이렇게 밤을 새워 출발하는 것도 어쩌면 그들이 미처 손쓸 새가 없을 걸세. 설령 무사히 이 밤을 지나더라도 절대 내일을 넘기지는 않겠지. 한바탕 악전을 벌이지 않을 수가 없을 듯 하네."

王人傑道:「他們來得實在很快,咱們一路緊趕,仍然被他們攔上了。」 

왕인걸이 말했다.

"그들이 들이닥친 것은 확실히 아주 빨랐습니다. 우리가 길을 서둘렀음에도 여전히 그들에게 가로막혔군요."

杜天龍歎道:「平步青送給咱們這一票大生意,可也交給了咱們一個燙手的山芋,人傑,我看這一趟麻煩很大,單是我追的那個黑袍人,就不是好對付的角色,何況……」 

두천룡이 탄식하고는 말했다.

"평보청이 우리에게 이 커다란 거래를 보내주었고 뜨거운 고구마도 넘겨준 걸세. 인걸, 내가 보기에 아주 성가시게 되었네. 내가 추격했던 그 흑포인만 해도 상대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었는데 하물며..."

王人傑道:「何況什麼?」 

왕인걸이 말했다.

"하물며 뭐 말씀입니까?"

杜天龍道:「他還不是正點子。」 

두천룡이 말했다.

"그는 주요 인물이 아니었네."

王人傑哦了一聲,道:「總鏢頭,沒有探出他們的垛子窯麼?」 

왕인걸이 아, 하더니 말했다.
"총표두, 그들의 내력을 알아내시지 못했습니까?"

杜天龍道:「探不出,他臉上蒙著紗,我瞧不到他的面貌,便聽他幾句話,就知道是一塊辣口的老薑,不過,人家很上道,話也挑的很,但最使我想不通的一點,他們也說也不傷柳三夫人母女的話?」 

두천룡이 말했다.

"알아내지 못했네. 그가 얼굴을 면사로 가리고 있어 나는 그의 생김새를 못 보았네. 그의 몇 마디 말을 들었는데 말투가 지독한 늙은 생강임을 알았네. 그러나 

내가 가장 납득이 안가는 점은 그들도 삼부인 모녀를 해치지 않겠다고 한 말이네."

王人傑沉吟了一陣,道:「照總鏢頭這麼說法,這擔子實在很重,不過,咱們不能中途退鏢!」 

왕인걸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총표두님의 그런 의견에 비추어보면 우리는 확실히 아주 무거운 짐을 지고 있군요. 그러나 우리는 중도에서 물러나서는 안됩니다!"

杜天龍接道:「退鏢自然不成,我跟你商量這件事,是要你心裡有個譜,咱們知道被人攔上了,趕路已經不太重要,重要的是盡量保持體能。」 

두천룡이 말했다.

"표행에서 물러나는 것은 당연히 안되지. 내가 자네와 이 일을 상의하는 것은 자네 마음 속에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있으라는 걸세. 누군가 우리를 막고 있음을 알았으니 길을 서두르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네. 중요한 것은 가능한 체력을 유지하는 일이네."

王人傑道:「只要他們今夜來不及動手,明天過午,咱們就可以趕到函谷關,在那裡歇馬,好好地休息一天。」 

왕인걸이 말했다.

"그들에게 오늘 밤은 손 쓸 겨를이 없다면 내일 정오가 지나서 우리는 함곡관(函谷關)에 서둘러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말을 쉬게 하고 하루 푹 휴식하십시다."

杜天龍道:「我想他們要動手,也不會在函谷關前,不過,咱們的人手少了一些。」 

두천룡이 말했다.

"내 생각에 그들이 손을 쓰려면 함곡관 전일 리가 없네. 그러나 우리는 사람이 좀 적구먼."

王人傑道:「函谷關雷家寨,過關刀雷慶雷大爺,不是總鏢頭的好朋友嗎?」 

왕인걸이 말했다.

"함곡관 뇌가채(雷家寨)의 과관도(過關刀) 뇌경(雷慶) 뇌나으리는 총표두님의 좋은 친구 아닙니까?"

杜天龍道:「我也在這麼想,但咱們吃的是鏢行飯,好不好去麻煩朋友照顧咱們的鏢車,我心裡一直難定主意?」 

두천룡이 말했다.

"나도 그 생각을 했네. 하지만 표행으로 밥빌어 먹고 사는 우리가 친구를 성가시게하여 우리의 표차(鏢車)를 보살펴 달라고 해야 할지 나는 마음 속으로 줄곧 생각을 정하기 어렵다네."

王人傑道:「雷家寨離函谷關,不過四五里路,咱們歇馬後,總鏢頭不妨跑一趟,看看雷大爺的態度再說,好!就不妨請他幫個手,如果不好,總鏢頭就算路過此地,看看朋友。」 

왕인걸이 말했다.

"뇌가채는 함곡관에서 불과 사오 리 길이니 말을 쉬게 한 뒤 총표두께서 한 걸음 다녀오셔도 무방합니다. 뇌나으리의 태도를 한번 보고 다시 이야기하시지요. 잘 되면 그에게 도와줄 사람을 좀 부탁해도 되고, 만약 잘 안되면 총표두께서는 그곳에 친구를 한번 보러 간 셈 치십시오."

杜天龍道:「好!就這麼辦吧!」 

두천룡이 말했다.

"알겠네! 그렇게 하겠네!"

篷車在杜天龍等嚴密的戒備下,向西行進,不快也不慢,第二天,午時之後,一行趕到函谷關。 

봉차는 두천룡 등의 엄밀한 경계하에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서쪽으로 나아갔다.  이튿날 정오 무렵 일행은 함곡관에 도착했다.

這一次,杜天成反而避開大鎮住宿的常情,找了一家最好最大的客棧,包了一進大跨院,吩咐趟子手,道:「趁天色未黑,諸位好好休息,吃的,喝的隨便叫,但人卻不許外出,醉酒。」 

이번에는 두천룡은 대진을 피해서 숙박하는 상식과는 반대로 가장 크고 좋은 객잔을 찾아 커다란 과원(跨院:부속 정원)을 세를 내고는 쟁자수에게 분부했다.

"날이 아직 어두워지지 않았으니 이 틈을 타서 제위들은 푹 휴식하며 먹고 마시는 것은 편한 대로 시켜 먹되 술에 취하거나 외출은 불허한다."

事實上,天色還早得很,天黑前,足足可行過這一行澗谷險區。 八個趟子手都明白,為什麼總鏢頭會這麼早宿客棧,但他們卻無人敢問內情。 

사실상 날은 아직 일렀다. 날이 어둡기 전 이 일행은 충분히 이 위험지구를 지나갈 수 있었다. 여덟 명의 쟁자수는 총표두가 왜 일찍 객잔에 묵었는지 잘 알았다. 하지만 아무도 감히 내정을 캐묻는 사람이 없었다.

杜天龍進過了酒飯休息了片刻,交待了杜夫人幾句話,一人一騎,直奔雷家寨。 雷家搴依山面水,用山石砌成了一個城廓,寨裡面也不過是兩三百戶人家。 但卻因為出了過關刀雷慶這位人物,使得這雷家寨也跟着有些名氣。 

두천룡은 밥을 다 먹고 잠깐 휴식하고는 두부인에게 몇 마디 당부의 말을 하고 혼자서 곧장 뇌가채로 말을 달렸다. 뇌가채는 산을 등지고 물을 마주보는 곳에 산석(山石)을 쌓아서 만든 하나의 성곽이었다. 산채 안도 불과 이삼백 호의 인가 뿐이었다. 하지만 과관도 뇌경이라는 인물을 배출했기에 이 뇌가채도 곧바로 좀 유명해졌다.

杜天龍常來往於洛陽長安之間,也常來探望雷大爺,杜天龍人馬進了寨子,已飛報給雷慶。 過關刀雷慶匆匆迎了出來,杜天龍還未到雷家巷口,雷慶已迎到了馬前。 

두천룡은 늘 낙양과 장안 사이를 왕래하면서 뇌나으리에게 문안을 드렸다. 두천룡이 산채로 들어가자 이미 뇌경에게 비보(飛報)가 들어갔다. 과관도 뇌경은 총총히 마중 나왔다. 두천룡이 뇌가의 골목 어귀에 채 도착하기도 전에 뇌경은 이미 말 앞에 도착했다.

杜天龍翻身下馬,一抱拳,道:「怎勞大哥遠迎。」 

두천룡이 말에서 뛰어내려 포권하며 말했다.

"어찌 대가께서 멀리 마중을 나오십니까?"

雷慶個子不高,人有點黑,五十多歲的年紀,留著花白鬍子,但卻有中原人的豪氣,聲若洪鐘的哈哈一笑,道:「兄弟,怪不得昨夜燈花結綵,原來是貴客光臨。」 

뇌경은 키가 크지 않고 약간 검었으며 오십이 넘은 나이에 희끗희끗한 수염을 길렀다. 하지만 중원인의 호기가 있었다. 홍종(洪鐘:큰 종) 같은 목소리로 하하, 웃으며 말했다.

"형제, 어젯밤 등화(燈花)에 장식을 단 것이 이상할 것 없었네그려. 원래 귀한 손님이 왕림하려고 그랬군."

跟來的從僕接過馬,雷慶牽著杜天龍進入廳堂。 一面吩咐廚下備酒,一面笑道:「兄弟,咱哥倆,快兩年沒見啦,我知道龍鳳鏢局被你闖得很發達,不但在洛陽道成了第一塊牌子,就是北六省幾十家大鏢局,也算是數一數二的字號,幾次,都想到洛陽瞧瞧你,但怕耽誤了你的生意……」 

뒤따라온 하인들이 말을 넘겨받자 뇌경은 두천룡은 이끌고 청당(廳堂)으로  들어갔다. 부엌에 술을 준비하라 분부하면서 한편으로는 웃으며 말했다.

"형제, 우리 두 사람은 못본 지가 어느새 이 년이구려. 나는 용봉표국이 자네에 의해 흥성하여 낙양 도성에서 제일이라는 간판 뿐 아니라 북육성의 수십 개 대표국에서 첫째 둘째를 다투는 상호가 되었음을 알고 있네. 몇 번이나 자네를 보러 낙양으로 가고 싶었지만 자네의 장사를 그르칠까 두려웠다네..."

杜天龍接道:「大哥,這是什麼話,兄弟這兩年,確是忙昏了頭,一次追鏢,又走了一趟江南,快兩年沒有來探望大哥。」 

두천룡이 말했다.

"대가,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형제는 이 년간 확실히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한 번은 표물을 추적하느라 또 강남을 다녀왔지요. 대가를 찾아뵙지 못한 지가 벌써 이 년이군요."

雷慶笑道:「兄弟啊!眼看你鴻圖大展,盛名卓著,作哥哥的這份高興,那就不用提了,怎麼?你這次是一個人來嗎?」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형제! 자네가 원대한 계획을 펼치고 명성이 탁월해짐을 보고 있자니 형의 기쁨은 말할 필요도 없네. 어찌된 건가? 자네는 이번에 혼자 왔는가?"

杜天龍道:「你弟妹也來了……」 

두천룡이 말했다.

"당신의 제매(弟妹:아우의 아내)도 왔습니다."

雷慶一下子跳起來,道:「人在哪裡,快去接她。」 

뇌경이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어디 있는가? 어서 그녀를 맞으러 가야지."

笑一笑,杜天龍道:「不瞞大哥,小弟這次是順便探望,你弟妹留在函谷關客棧裡,守護著鏢車,小弟探望大哥一下,也就回去。」 

두천룡이 웃으며 말했다.

"대가께 숨김지 않겠습니다. 소제가 이번에는 지나가는 길에 문안드리는 것입니다. 당신 제매는 함곡관의 객잔에 남아서 표차를 지키고 있습니다. 소제도 대가를 찾아뵙고 바로 돌아가야 합니다."

雷慶哦了一聲,道:「這次鏢很重吧!是西行,還是東上。」 

뇌경이 아, 하더니 말했다.

"이번의 표물은 아주 중요하구먼! 서쪽인가 아니면 동쪽인가?"

杜天龍道:「下長安,鏢是一趟人頭鏢,但價錢卻是好得出奇。」 

두천룡이 말했다.

"장안으로 내려갑니다. 표물은 사람이지만 가격은 정말이지 보통이 아닙니다."

雷慶笑一笑,道:「多少人?」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몇 사람인가?"

杜天龍道:「母女兩個,由洛陽到長安,他們出了四萬兩銀子。」 

두천룡이 말했다.

"모녀 두 명입니다. 낙양에서 장안까지인데 그들은 사만 냥의 은자를 내놓았습니다."

雷慶嚇了一跳,道:「什麼人,這樣吃價。」 

뇌경이 놀라서 펄쩍 뒤며 말했다.

"누군데 그렇게 대단한가?"

杜天龍道:「說起來叫人難信,柳家長福銀號的三東主的夫人和那一個小女兒。」 

두천룡이 말했다.

"말하자면 믿기 어려운데 류가의 장복은호 세째 주인의 부인과 한 명의 어린 딸아이입니다."

雷慶道:「嗯!這就難怪了,那位三東主呢?」 

뇌경이 말했다.

"음! 그럴만도 하군. 그 세째 주인은?"

杜天龍道:「死了,被人刺死在開封長福分號。」 

두천룡이 말했다.

"죽었습니다. 개봉 장복분호에서 자객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雷慶皺了皺眉頭,道:「兄弟,這件事,有點古怪,你這次來看我,有沒有別的事?」 

뇌경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형제, 이 일은 좀 괴이하군. 자네가 이번에 나를 보러 온 것은 다른 사정이 있지 않은가?"

老江湖究竟見多識廣,一句話,就問到了點子上。 

노강호인은 어쨌든 견식이 많았다. 한 마디 말로 핵심을 캐물은 것이다.

杜天龍道:「不敢瞞大哥,兄弟鏢車出了洛陽城,昨夜就被人攔上,而且,事情也挑明了,要兄弟放了這趟鏢,對方的口氣很大,願意加倍賠償損失,大哥知道,行有行規,小弟接下這趟鏢,就不能放下,硬著頭皮也得頂下去。」 

두천룡이 말했다.

"대가를 감히 속이지 못합니다. 형제의 표차가 낙양성을 나오자 어젯밤 누군가 가로막았으며 게다가 사정도 드러났습니다. 형제가 이번 표행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더군요. 상대의 말투는 아주 대담하여 손실을 배로 보상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대가도 알다시피 표국의 장사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소제가 이 표행을 접수했으니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무리해서라도 밀고 해내야 합니다."

雷慶道:「兄弟,你是否摸清楚了對方的路數,是不是中原道上的人?」 

뇌경이 말했다.
"형제, 자네는 상대의 내력을 알아내지 못했는가? 중원도상의 사람이었는가?"

杜天龍道:「他蒙著臉,不肯亮萬兒,但兄弟明白,綠林道上人,決不會拿加倍的銀子,叫咱們放鏢,這事情實叫人有些難測高深,小弟順道來看大哥,一是探望,二來請教。」 

두천룡이 말했다.

"그는 얼굴을 가리고 드러내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형제는 잘 압니다. 녹림도상의 사람은 결코 은자를 갑절로 내놓으며 표를 포기하라 할 리가 없습니다. 이 일은 확실히 고심난측(高深難測)하기에 소제는 길을 가는 김에 대가를 찾아뵌 것입니다. 문안도 드리고 가르침도 청하러 왔습니다."

雷慶沉吟了一陣,道:「事情雖很古怪,我一時間也想不出他們是個什麼來路?這麼辦吧!吃了酒飯,我送你回客棧,一來看看弟妹,二來,咱們哥倆兩年不見,總得談談,你這樣忙,我也沒法子留你,咱們只好邊走邊談了。」 

뇌경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사정이 비록 괴이하지만 나도 일시지간에 그들에게 어떤 내력이 있는지 생각해낼 수가 없네. 이렇게 하세! 밥을 먹고 내가 자네를 객잔으로 배웅하겠네. 첫째로는 제수를 한번 보고, 둘째로는 우리 두 사람이 이 년이나 못 만났으니 어쨌든 이야기를 나누세. 자네가 이렇게 바쁘니 나도 자네를 붙잡아둘 방법이 없네. 우리는 가면서 이야기하세."

話已說得很明白,但卻曲折有致,不露痕跡。 杜天龍心中感激萬分,但在肚子裡沒有說出來,用過酒飯,雷慶吩咐備馬,帶了他成名江湖的折鐵刀,又帶了兩個徒弟。 四人四騎,趕到函谷關,太陽還沒有下山。 

말은 이미 아주 명백했다. 그렇지만 이리저리 애둘러서 말을 하여 흔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두천룡은 마음 속으로 감격해 마지 않았다. 하지만 속마음을 밖으로 말하지 않고 밥을 먹었다. 뇌경은 말을 준비하라 분부하고 그가 강호에 명성을 떨친 절철도(折鐵刀)를 휴대하고 두 명의 제자를 데려갔다. 네 사람이 말을 타고 함곡관에 서둘러 도착하니 해는 아직 지지 않았다.

杜夫人迎在跨院,深深萬福道:「勞動雷大哥了。」 

두부인은 과원에서 영접하며 깊이 허리 숙여 절하고 말했다.

"뇌대가께 고생을 끼쳐드렸습니다."

一夜無事,第二天,直到日昇三竿,才車馬登程。 中午時分,下了官道,進入樹林,竟發理描金紅字的木箱擋在馬前。 

하룻밤은 아무 일이 없었다. 이튿날 해가 중천에 떠서야 마차와 말은 길에 올랐다. 정오무렵 관도를 벗어나 수림(樹林)에 진입하자 금박이 입혀진 붉은 나무상자가 말 앞을 막고 있었다.

箱前壓了一幅特製的白絹,上面寫道:「前宵一晤,歸見敝上,杜兄盛名,敝上極為仰慕,允奉白銀十萬兩,外贈明珠一顆,尚祈哂納。並盼履行前諾,放手柳家母女事。」 

상자 앞쪽은 한 폭의 하얀 특제 비단을 누르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이렇게 씌어있었다.

"어젯밤 돌아가 윗분을 만났소. 두형의 명성을 윗분께서는 극히 앙모(仰慕)하고 계시며, 백은(白銀) 십만 냥을 드리는 것을 승낙하셨소. 그 외에 명주 한 알을 드리니 웃으며 받아주시오. 동시에 류가 모녀의 일에서 손을 떼기로 했던 이전의 약속을 이행하시기를 바라오."

下面署名彼此心照,恕不具名。 

아랫쪽에는 "피차 말을 안해도 마음으로 통하니 서명을 하지 않았음을 용서하시오."라고 했다.

杜天龍看過了書箋,心中大感不是味道,冷哼一聲,道:「斷章取義,自說白話。」 

두천룡은 서신을 보고 마음 속으로 기분이 좋지 않아서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거두절미하고 멋대로 해석하여 헛소리를 하는군."

緩緩把書箋捧給雷慶。 

천천히 서신을 뇌경에게 주었다.

雷慶笑一笑,道:「我看過了——」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나도 보았네."

長長吁一口氣,接道:「兄弟,這人的手筆很大,中原綠林道上,決沒有這等大方的人。」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형제, 이 사람의 씀씀이는 아주 크군. 중원녹림도상에 결코 이렇게 대범한 사람은 없네."

杜天龍吐口氣,道:「大哥,咱們現在應該如何了。」 

두천룡이 한숨을 토해내더니 말했다.

"대가,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雷慶笑一笑,道:「原物璧還。」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돌려주어야지."

杜天龍四顧了一眼,道:「四下無人,咱們給誰呢?」 

두천룡이 주위를 돌아보고 말했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데 우리는 누구에게 주어야 합니까?"

雷慶道:「兄弟,不論如何?你得復人家幾個字,至於如何奉還,大哥我想辦法。」 

뇌경이 말했다.

"형제, 어떻게 할지는 상관말고 자네는 그에게 몇 글자 회신해야 하네. 어떻게 돌려줄 것인가는 내가 방법을 생각하겠네."

杜天龍道:「半途之中,哪來筆硯。」 

두천룡이 말했다.

"길을 가는 중인데 붓과 벼루가 어디 있겠습니까?"

王人傑拾了兩節枯枝,燃了起來,笑道:「就用焦枝代筆吧!」 

왕인걸이 마른 나뭇가지 두 개를 주워 태우더니 웃으며 말했다.

"불에 탄 나뭇가지로 붓을 대신하십시오!"

杜天龍接過枯枝,就原書白箋上寫道:「行有行規,恕難從命,原賜心領,原物璧還。」 

두천룡은 나뭇가지를 건네받고 원래의 흰 비단천에다 다음과 같이 썼다.

"표행에는 표행의 규칙이 있소. 명을 따르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선물은 마음으로만 받고 돌려드리겠소."

下署了杜天龍的名字。折好放入箱中。 

아래에는 두천룡의 서명을 하고 잘 접어 상자 안에 넣었다.

合上箱蓋,交給雷慶,道:「大哥,要怎樣處置?」 

상자 뚜껑을 닫고 뇌경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대가, 어떻게 처리하시렵니까?"

雷慶笑一笑,道:「這大筆銀子,在下不相信他們無人在暗中監視。」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 거액의 은자를 암중에서 감시하는 사람이 없다고는 믿지 않네."

翻身下馬,把那描金小木箱放在馬鞍之上,用鞍上的繩索捆好,輕輕在馬背上拍了一掌,道:「走!」 

말에서 뛰어내려오더니 그 나무상자를 말안장 위에 놓고 안장 위의 밧줄로 잘 동여매고 가볍게 말등을 쳤다.

"가거라!"

那健馬立刻放蹄奔行,順著官道向前奔去。 杜天龍,雷慶等一行人,都站在距離那松林四五丈左右處,看到那健馬奔行入林。 馬入密林,大約有一刻工夫左右,重又奔了回來。 

그 건마는 즉시 말발굽을 울리며 달려가더니 관도를 따라 앞으로 달렸다. 두천룡, 뇌경 등 일행은 그 송림에서 거리가 사오 장 가량 곳에서 그 건마가 숲으로 달려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말이 밀림을 들어가서 대략 일각 가량 되자 또 다시 달려서 돌아왔다.

健馬奔行到雷慶身側,雷慶突然臉色一變,冷哼了一聲。 杜天龍究竟是久年闖蕩江湖的人物,一見雷慶臉色神情,立時恍然大悟。 

건마가 달려서 뇌경 곁에 이르자 뇌경은 돌연 안색이 일변하며 차갑게 흥, 코웃음을 쳤다. 두천룡은 어쨌든 여러 해 동안 강호를 경험한 인물이다. 뇌경의 안색과 표정을 보자 즉시 크게 깨달았다.

原來雷慶借那還銀票明珠的一事,故意把自己的坐馬,送入松林,想憑仗自己在這關洛道上的盛名,化解了這場恩怨,或是讓對方知曉自己出馬幫幫龍鳳鏢局的人護鏢,使對方知難而退。 

원래 뇌경은 그 은표, 명주를 돌려준다는 구실로 고의로 자기의 말을 송림으로 들여보낸 것이다. 자신의 이 관락(關洛:關中과 洛陽 일대를 가리킴) 도상의 명성으로 이 한바탕 은원을 화해시키거나 혹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이 용봉표국 사람을 도와 보표에 나섰음을 알게 하여 물러나게끔 하려던 것이었다.

哪知事與願違,對方根本不買帳,而且還在馬鞍上寫道:「明哲才能保身,閣下不是鏢局中人,似是用不著捲入這一場紛爭的漩渦。」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상대방은 근본적으로 인정하거나 굴복하지 않았고 게다가 말안장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총명하고 사리에 밝아야 몸을 온전히 지킬 수 있소. 귀하는 표국 사람이 아니니 이 한바탕 분쟁의 소용돌이에 말려들 필요가 없을 듯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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