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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三回 藍衫少俠(남삼소협) 본문
第三回 藍衫少俠(남삼소협)
杜天龍道:「解藥,對症的解藥。」
두천룡이 말했다.
"해약입니다. 증상에 맞는 해약이지요."
雷慶歎一口氣,道:「兄弟,你服下的藥水,真的是參水嗎?」
뇌경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형제, 자네가 먹은 약수(藥水)가 정말 인삼물이었는가?"
杜天龍道:「不是,小弟滿口藥味,確非喝的參水。」
두천룡이 말했다.
"아닙니다. 소제가 한 입 약맛을 봤는데 확실히 마신 것은 인삼물이 아니었습니다."
雷慶道:「老弟,千年參王,也不會完全溶化在一杯熱水之中。」
뇌경이 말했다.
"노제, 천년삼왕이 한 잔의 뜨거운 물에 완전히 녹을 리도 없네."
杜天龍突然放低了聲音,道:「柳夫人怎麼會有這樣的解藥。」
두천룡이 돌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류부인은 어떻게 이런 해약을 가지고 있을까요?"
雷慶神色肅然,但卻答非所問地道:「兄弟,你見過柳夫人,覺得她為人如何?」
뇌경이 숙연한 표정으로 동문서답을 했다.
"형제, 자네는 류부인을 본 적이 있는데 그녀의 사람됨이 어떻다고 느끼는가?"
杜天龍道:「小弟沒有仔細地看過她,不過,卻感到她雖然舉止端莊,但卻有著一種特具的嬌媚之氣。」
두천룡이 말했다.
"소제는 그녀를 자세히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행동거지가 단정하지만 일종의 특별히 요염한 기운을 갖추고 있다고 느낍니다."
雷慶道:「不錯,兄弟,柳夏氏,不能細看,也不能多看,不是老哥哥我誇口,能叫人難拴心猿意馬的女人,天下不多,但夏秋蓮卻具有了這等條件,兄弟,那不是美,而是一種媚,兄弟,咱們看到她的,是她矜持著身份的端莊,如是她放鬆一些,輕顰淺笑起來,那該是什麼樣子?」
뇌경이 말했다.
"그렇네. 형제, 류가의 하씨는 자세히 보아서도, 자꾸 보아서도 안되네. 늙은 형이 허풍을 떠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할 수 있는 여인은 천하에 많지 않지만 하추련은 그런 조건을 갖추고 있네. 형제, 그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일종의 요염함일세. 형제, 우리가 본 그녀는 그녀가 신분에 맞게 자중하여 단정했는데, 만일 그녀가 좀 긴장을 풀고 살짝 찌푸리거나 미소를 지으면 어떤 모습이겠는가?"
杜天龍道:「任何男人都無法抗拒誘惑。」
두천룡이 말했다.
"어떠한 남자도 항거할 수 없는 유혹이겠지요."
雷慶一掌拍在大腿上,道:「不錯,君子持以理,正大的人物,見到了夏秋蓮這樣的女人,可以設法遠離,但如是一般江湖人物,看到她會將如何呢?」
뇌경이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그렇다네. 군자는 도리를 지키니 사심이 없는 인물은 하추련과 같은 여인을 보게 되면 멀리 떨어질 방법을 강구하겠지만, 만일 일반 강호인물이 그녀를 보면 어떨까?"
杜天龍道:「這個,這個,這人就很難說了。」
두천룡이 말했다.
"그, 그건 말하기 아주 어렵습니다."
雷慶歎口氣道:「兄弟,就算是正人君子吧!也無法禁得起那夏秋蓮的有意挑逗,柳家富可敵國,自然是養得起夏秋蓮那等牡丹花似的女人,也幸好她是嫁給了柳家。」
뇌경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형제, 설령 정인군자라도 하추련의 도발에 이겨낼 수 없네. 류가의 부는 나라를 상대할 수 있으니 당연히 하추련 정도 되는 모란꽃 같은 여인을 키울 수 있네. 그녀가 류가에 시집간 것이 다행일세."
杜天龍道:「大哥意思是……」
두천룡이 말했다.
"대가의 말씀은..."
雷慶道:「如果她嫁到帝王家,可以禍國,可喜的是皇帝老人家沒有機會看到她,但可悲的是,她仍然具有著這等魅力,兄弟,除非她天性仁慈,嫻靜自持,如若她存了翻雷雨之心,很容易掀起一陣風浪。」
뇌경이 말했다.
"만약 그녀가 제왕가(帝王家)에 시집갔다면 나라에 재앙일 걸세. 축하할 일은 황제가 그녀를 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고 슬퍼할 일은 그녀가 여전히 그런 매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일세. 형제, 그녀의 천성이 인자하여 얌전히 자제할 수 있다면 몰라도 그녀가 세상을 뒤집어 엎을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아주 쉽게 한바탕 풍파를 불러일으킬 걸세."
杜天龍道:「大哥,柳家的家大業大,柳三少,自然要挑挑揀揀的找個夫人,小弟擔心倒不是這件事。」
두천룡이 말했다.
"대가, 류가의 가업(家業)은 아주 규모가 큽니다. 류 세째 주인은 당연히 부인을 세심하게 따져서 골랐을 테지요. 소제가 걱정하는 것은 그 일이 아닙니다."
雷慶道:「凡是和夏秋蓮有關的事,都應擔心才對。」
뇌경이 말했다.
"무릇 하추련과 관계된 일은 모두 걱정해야 하네."
杜天龍道:「如若夏秋蓮只是一個普通的女人就算她艷麗絕倫,但柳家豪門深似海,柳夏氏紅頗命薄,發生些什麼悖理異常的事,也只限一門一戶,但如若她是江湖中人,那就大大地麻煩了。」
두천룡이 말했다.
"만약 추수련이 단지 보통의 여인이라면 그녀가 아름답기 이를 데 없다고 하더라도 류가의 부와 권세가 바다 같이 깊으니 류가의 하씨가 미인박명하여 무슨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하더라도 한 집안에 국한될 뿐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녀가 강호인이라면 그건 커다란 말썽거리입니다."
雷慶道:「兄弟這一提,為兄的倒想起一件事了,你可曾留心過那柳夫人,是否練過武功。」
뇌경이 말했다.
"형제가 말을 꺼내니 형이 한 가지 일이 생각났네. 자네는 그 류부인이 무공을 연마했는지 유심히 본 적이 있는가?"
杜天龍道:「小弟倒是留心過,但看上去有些不像,但她收有這樣的解藥,倒叫人想不明白了。」
두천룡이 말했다.
"소제는 주의를 기울였지만 그렇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녀가 이런 해약을 보관하고 있다니 납득이 안되는군요."
雷慶沉吟一陣,道:「兄弟,不管是不是武林中人,你算拾回了一條命,對方縱然不願善罷干休,但他已晚了一步,明天,咱們把鏢車送到長安柳家之後,卸下了這副千家重擔,立刻轉回洛陽,別再捲入柳家事件的漩渦了。」
뇌경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형제, 무림인이든 아니든 자네는 한 목숨 건졌으니 상대방이 설령 손을 떼기를 원치 않더라도 그는 한 발 늦었네. 내일 우리는 표차를 장안의 류가에 보내준 뒤 이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고 즉시 낙양으로 돌아가세. 더이상 류가의 집안일에 말려들지 마세."
杜天龍皺了眉頭,道:「大哥說的是。」
두천룡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대가의 말씀이 맞습니다."
雷慶歎口氣,道:「兄弟,你好像還有心事?」
뇌경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형제, 자네는 아직 걱정거리가 있는 듯 하군?"
杜天龍道:「大哥既然瞧出來了,小弟不能不坦然奉告了。 如若柳夫人是武林中人,只怕這場恩怨複雜的很,兄弟卸去了這副千斤重擔,也未必能擺脫這場是非了。」
두천룡이 말했다.
"대가께서 이미 알아채셨으니 소제는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군요. 만약 류부인이 무림인이라면 은원이 몹시 복잡할 것 같습니다. 형제가 이 무거운 짐을 벗더라도 반드시 시비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군요."
雷慶突然一轉話題,道:「兄弟,你覺著身上的毒性,是否已經完全消去。」
뇌경이 돌연 화제를 돌려 말했다.
"형제, 자네는 몸의 독성은 완전히 없어진 것인가?"
杜天龍道:「不瞞大哥說,小弟不但感覺到毒性盡消,而且武功也全恢復了。」
두천룡이 말했다.
"대가께 숨기지 않고 말씀드리자면 소제는 독성이 모두 사라졌을 뿐 아니라 무공도 전부 회복된 느낌입니다."
雷慶站起身子,道:「那就好,你好好休息一會,明天這段路,雖是平川大道,可是無法保險不能出事情。」
뇌경이 일어서더니 말했다.
"그럼 됐네. 푹 쉬게. 내일 노정은 비록 평탄한 대로이지만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리라 보장 못 하네."
半宵無事,第二天,太陽出山之後,杜天龍等一行人,才押著鏢車趕路。 這一路,車馬如梭,人來人往,但杜天龍等還是不敢有一點大意,鏢車前後保護得十分嚴密。 一路上平安無事,太陽下山的時分,已進了長安城。
남은 밤이 무사히 지나갔다. 이튿날 해가 산 위로 솟은 뒤 두천룡 등 일행은 그제서야 표차를 호송하여 길을 서둘렀다. 이 길은 마차와 말이 베틀북처럼 오가고 사람의 왕래가 많았지만 두천룡 등은 감히 조금도 소홀할 수 없어 표차 앞뒤를 십분 엄밀하게 보호했다. 가는 길은 평안하고 무사하여 해가 서산에 질 무렵 장안성에 들어섰다.
柳記長福號,在長安無人不知,總號開在西大街,靠近皇城不遠。 一連開五間的大門面,一列十二盞風燈,都已經點燃起來。 但大門已閉,外面的鐵柵,也已拉起,只留了一個人出入的小門。
류기의 장복은호는 총호가 황성(皇城)에서 멀지 않은 서쪽 대로에 있음을 장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하나로 연결된 다섯 칸의 대문에는 일렬로 열두 잔의 풍등이 밝혀져 있었다. 하지만 대문은 이미 닫혔으며 바깥 쪽 철책(鐵柵)이 세워졌고 오직 한 사람이 출입할 수 있는 작은 문만 남아 있었다.
篷車停在了鐵柵外面,王人傑緩步行到門口,一拱手,道:「請問兄台,柳大東主在嗎?」
봉차가 철책 바깥에 멈추자 왕인걸이 천천히 문 입구로 걸어가서 공수하며 말했다.
"형장께 묻겠소이다. 류 대동주(大東主:큰 주인)께서는 계십니까?"
看門的是一位四十左右的大漢,一身黑短衫長褲,身上未帶兵刃,但只看兩道凌厲的眼神,就可以瞭解是一位會家子。
문을 지키던 한 명의 사십 가량된 대한은 일신에 흑단삼(黑短衫)에 긴 바지를 입고 몸에는 병기를 휴대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두 줄기 무서운 눈빛만 보아도 무예에 정통한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黑衣人打量了王人傑一眼,道:「天色已黑,閣下明天再來吧!」
흑의인은 왕인걸을 한번 훑어보더니 말했다.
"날이 이미 어두워졌소. 귀하는 내일 다시 오시오!"
王人傑腰圍軟鞭,氣勢軒昂,身後還跟著一輛篷車和很多騎馬佩刀的大漢,至少不是等閒人物,竟然不問內情,一口回絕。
왕인걸은 허리에 연편을 두르고 기세가 헌앙(軒昂)했으며, 뒤에는 한 냥의 봉차와 말을 타고 칼을 찬 대한들이 많으니 적어도 등한시할 인물이 아님에도 내정을 묻지도 않고 한 마디로 거절한 것이다.
皺皺眉頭,王人傑暗暗忖道:王府的看門四品官,柳家豪門,果然是架子很大,心中念轉,口中緩緩說道:「在下由洛陽來,有重要事情,必須面見大東主。」
눈살을 찌푸리며 왕인걸은 남몰래 곰곰히 생각했다.
'왕부(王府)의 문지기는 사품관(四品官)이나 마찬가지라더니, 류가의 집안도 과연 몹시 거들먹거리는구나.'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천천히 말했다.
"저는 낙양에서 왔소이다. 중요한 일이 있어 반드시 대동주를 만나뵈어야 하오."
看門人皺皺眉頭,道:「什麼事,這等重大,連明天也不能等嗎?」
문지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일이 그렇게 중요하여 내일까지도 기다릴 수 없단 말이오?"
王人傑道:「在下龍鳳鏢局王人傑,護送三少夫人來此。」
왕인걸이 말했다.
"저는 용봉표국의 왕인걸이라 하오. 삼부인을 이곳으로 호송해왔소."
看門人吃了一驚,道:「三夫人回來了?」
문지기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삼부인이 돌아오셨다고?"
王人傑道:「是的,在下等護送三夫人,務請閣下通報大東主一聲。」
왕인걸이 말했다.
"그렇소. 저희들은 삼부인을 호송해왔으니 귀하께서는 대동주께 꼭 통보해주시기 바라오."
黑衣人應一聲,道:「王鏢頭,在下立刻替你通報。」
흑의인이 대답하더니 말했다.
"왕표두, 저는 즉시 통보하겠소이다."
轉身奔入店中,片刻工夫,帶著一個身著藍綢子長衫,五十多歲,留著山羊鬍子的老者,迎了出來。
돌아서서 점포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잠시 후 남색 비단장삼을 입었고 오십이 넘은 나이에 염소수염을 기른 노인 한 명을 데리고 맞이해왔다.
行入小鐵門,老者搶著一步,道:「三夫人現在何處?」
작은 철문으로 걸어들어온 노인이 한 발 앞질러 나와서 말했다.
"삼부인은 지금 어디에 계시오?"
王人傑冷笑一聲,道:「閣下是什麼人?」
왕인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귀하는 누구시오?"
藍衫老人打量了王人傑一眼,道:「閣下是王鏢頭吧!」
남삼노인이 왕인걸을 훑어보고는 말했다.
"귀하가 왕표두시구려!"
王人傑道:「不錯,兄弟王人傑。」
왕인걸이 말했다.
"그렇소이다. 형제가 왕인걸이외다."
藍衫老者道:「在下是長福總號的二總管。」
남삼노인이 말했다.
"저는 장복은호의 이총관(二總管)이오."
王人傑道:「貴號大東主在嗎?」
왕인걸이 말했다.
"귀 은호의 대동주는 계시오?"
藍衫人右手捏著山羊鬍子沉吟了一陣,道:「可否讓在下先見見三夫人?」
남삼인이 오른손으로 염소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침음하더니 말했다.
"제가 먼저 삼부인을 만나보게 해주시겠소?"
王人傑感覺著對方全未把自己放在眼裡,不禁心中火起,但轉念一想,鏢車已到了長安,交了鏢,立刻要回去,不用多生閒氣,忍下了一口氣,道:「三夫人現在篷車之中。」
왕인걸은 상대방이 완전히 자기를 안중에 두지 않자 절로 마음 속에 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생각을 바꾸었다. 봉차는 이미 장안에 도착했으며 표물을 넘겨주고 즉시 돌아가야 하니 하찮은 일에 화를 내지 말아야 했다. 화를 참고 말했다.
"삼부인은 지금 봉차 안에 계시오."
車簾啟動,夏秋蓮探出一張美麗的臉兒,道:「是焦二總管嗎?」
봉차의 발이 움직이더니 하추련이 아름다운 얼굴을 내밀고 말했다.
"초(焦) 이총관인가요?"
回頭望了一眼,總管原本冷淡的臉上,突然堆下來一臉諂笑,道:「三夫人,你真的回來了?」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데 총관의 본래 냉담했던 얼굴이 돌연 아첨하는 웃음을 띠었다.
"삼부인, 당신은 정말 돌아오신 겁니까?"
一面奔到了篷車前面,哈著腰一個長揖,道:「焦朋給三夫人見禮。」
한편으로는 봉차 앞쪽으로 달려가서 허리를 굽히며 장읍(長揖)하더니 말했다.
"초붕(焦朋)이 삼부인을 뵙습니다."
夏秋蓮道:「大東主在號裡嗎?」
하추련이 말했다.
"대동주께서는 계시나요?"
焦朋道:「在,在後院休息,我這就叫人通報。」
초붕이 말했다.
"계십니다. 후원에서 휴식하고 계신데 제가 바로 사람을 보내어 통보하겠습니다."
一面回頭吩咐,打開中門。 七八位銀號夥計,一齊動手,大開中門。 焦朋似乎未瞧到站在篷車旁的過關刀雷慶和杜天龍,眼中只有一個三夫人,欠身道:「三夫人,你請下車。」
말하는 한편 고개를 돌려 중문을 열도록 분부했다. 칠팔 명의 은호 점원들이 일제히 손을 써서 중문을 활짝 열었다. 초붕은 마치 봉차 옆에 서있던 과관도 뇌경과 두천룡을 못본 듯 했다. 안중에는 오직 삼부인 한 사람 뿐이었다. 몸을 숙이며 말했다.
"삼부인, 마차에서 내리시지요."
趕車的趟子手,放下了錦墩,夏秋蓮扶著女兒的肩頭,下了篷車,回頭對杜天龍道:「總鏢頭,請稍留片刻,見見我們大爺再走。」
봉차를 몰던 쟁자수가 비단 발판을 놓아주자 하추련은 딸의 어깨를 부축하여 봉차에서 내려와서 두천룡을 돌아보며 말했다.
"총표두, 잠시만 계시다가 우리 큰나으리를 한번 만나보고 떠나시지요."
想到了夏秋蓮救命之恩,杜天龍笑一笑,道:「好!見過柳大東主,我們才算完成此行責任。」
하추련의 구명지은(救命之恩)을 떠올린 두천룡은 웃으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류대동주를 만나뵙게 되면 이번 표행의 책임을 완성하는 셈이지요."
三夫人道:「屈駕了。」
삼부인이 말했다.
"그렇게 해주세요."
回頭了焦朋一眼,接道:「焦朋,不用管我,招呼客人。」
초붕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초붕, 나는 상관말고 손님을 접대하세요."
這時,內宅裡也得到了通報,二個丫頭和四十左右的女管家迎了出來,擁護著三夫人行入內宅。
이때 내택(內宅) 안에도 통보가 되어 두 명의 계집종과 사십 가량된 여집사가 맞이해나와 삼부인을 둘러싸고 내택으로 들어갔다.
焦朋這才回頭,道:「諸位請裡面坐。」
초풍은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서 말했다.
"제위들은 안으로 들어갑시다."
把杜天龍等一行護進大門。 杜天龍盼咐趟子手把篷車趕到東關太白居客棧中等候,自己和歐陽鳳,雷慶,跟著焦朋進了長福。 王人傑、雷沖、雷明,三個年輕人,跟著篷車、坐馬、趟子手,回到客棧。
두천룡 등을 데리고 대문을 들어갔다. 두천룡은 쟁자수들에게 봉차를 동관(東關) 태백거객잔(太白居客棧)으로 몰고가서 기다리라 분부하고는 자기와 구양봉, 뇌경은 초붕을 따라 장복은호로 들어갔다. 왕인걸, 뇌충, 뇌명 세 젊은이는 봉차와 말, 쟁자수와 함께 객잔으로 돌아갔다.
大門內,是一張紅漆大櫃檯內擺了十幾張紅漆木桌子,十二盞垂蘇宮燈,照得滿室通明。 櫃檯內桌上坐滿了人,幾十把算盤,打得劈劈拍拍亂響。
대문을 들어서자 붉은 옻칠을 한 계산대가 있고 그 안에는 십수 개의 홍칠을 한 탁자가 놓였고, 열두 잔의 소수궁등(垂蘇宮燈)이 실내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계산대 안의 탁자에는 사람이 가득 앉아서 탁탁, 팍팍, 하는 소리를 내며 수십 개의 주판을 튕기고 있었다.
焦朋把三人讓入店面的客廳中,立時有兩個青衣童子獻上香茗。 杜天龍,雷慶,心中雖覺著這位焦總管面目可憎,但想到柳記長福銀號的財勢,也難怪作總管的這副氣派。 焦朋很健談,胸羅也很博,聊起來,倒是一位很有見識的人物。 本來嘛,如是胸中沒有一點見識,如何能混上柳記長福號的二總管。
초붕은 세 사람을 점포 안의 객청으로 들게 했다. 즉시 두 명의 청의동자가 차를 내어왔다. 두천룡, 뇌경은 마음 속으로 이 초총관의 얼굴이 가증스러웠지만 류기 장복은호의 재산을 생각하면 총관이 이렇게 으스대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초붕은 아주 입담이 좋았고 박식했다. 이야기를 해보니 대단한 견식을 가진 인물이었다. 당연했다. 만일 가슴 속에 한 점 견식이 없다면 어떻게 류기 장복은호의 이총관으로 살아갈 수 있겠는가?
過了將近有一盞飯的時間,才有位三十左右的漢子,行了進來,道:「焦總管,大東主請杜總鏢頭們到後廳見面。」
차 한 잔을 마실 시간이 지나서야 서른 가량의 사내가 들어와서 말했다.
"초총관님, 대동주께서 두총표두 분들을 후청에서 만나뵙자고 청하십니다."
來人一身密扣對襟青衫,似是僕從身份,但二總管卻對那人十分敬重,站起身子應道:「大爺怎麼吩咐……」
들어온 사람은 일신에 단추를 꼭 채운 청삼을 입었는데 마치 하인 신분 같았지만 이총관은 그 사람을 몹시 존중하는 듯 벌떡 일어나서 대답했다.
"대야께서 어떻게 분부하셨는가..."
青衫漢子道:「大東主要焦總管帶諸位貴賓同往後廳。」
청삼사내가 말했다.
"대동주께서는 초총관에게 귀빈들을 데리고 후청으로 같이 오라 하셨습니다."
焦朋抱拳請客,道:「諸位請,大東主三年沒有夜間會客,三位很大的面子。」
초붕이 포권하여 손님들에게 청하여 말했다.
"제위들, 대동주께서는 삼 년 동안 야간에 손님을 만나신 적이 없소이다. 세 분의 체면을 크게 세워주신 것이오."
雷慶只聽得頭頂冒火,冷哼了一聲,強忍著沒有發作出來。 穿過了三重庭院,才到了柳大爺會客的後廳。
뇌경이 듣고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차갑게 흥, 하고 코웃음을 치고 억지로 참고 발작하지 않았다. 세 개의 정원을 가로질러서야 류대야가 손님을 만나는 후청에 도착했다.
這是一座佈置華貴的大廳,地上鋪著黃毛的毛氈,室內不見燈火,但卻光華四射,景物清明。 進入廳中,立時有一種清香的花氣,撲入鼻中。 那是不折不扣的真正花氣,不知由何處飄了出來。
이것은 한 채의 화려하고 귀티나게 ? 대청이었다. 바닥에 황모 모전이 깔렸고 실내에는 등화가 없었지만 광채가 사방에서 쏘아져서 경물이 또렷했다. 청 안으로 들어서자 즉시 일종의 맑은 향기의 꽃내음이 코를 찔렀다. 그것은 한 치의 오차없이 진정한 꽃내음이었는데 어디서 풍겨나오는지 알지 못했다.
大廳後壁上,一張特製的大木椅上,坐著一修長髯垂胸的人。 這廳中並發有太多的布設,兩幅仕女圖,一張山水,自然都是出自名家的手筆,在一種特殊的光華照耀下,更顯得栩栩如生,氣象萬千。
대청 뒤쪽 벽에는 특제된 커다란 나무의자 위에 긴 수염을 늘어뜨린 사람이 앉아있었다. 그 청에는 결코 너무 많은 것들이 배치되어 있지 않았다. 두 폭의 선녀도와 한 장의 산수도 뿐인데 당연히 모두 명가의 그림이었다. 일종의 특수한 광채가 비치니 더욱더 살아있는 듯 생생하여 매우 장관이었다.
不知用的什麼方法,整個大廳中的氣溫,不冷不熱,使人有著極為舒適的感覺。 長髯人穿著一件黃色的長袍,一直掩住椅角雙足。 下首處,七八尺外,坐著柳三夫人夏秋蓮,和她的女兒夏若梅。
무슨 방법을 썼는지 모르지만 온 대청 안의 기온은 춥지도 덥지도 않아 극히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긴 수염을 기른 사람은 황색 장포를 걸치고 줄곧 의자 다리와 두 발을 가리고 있었다. 그 아래 자리는 칠팔 척 밖이었는데 류 삼부인 하추련과 그녀의 딸 약해가 앉아있었다.
焦朋急行兩步,屈下了一膝,道:「叩見大東主。」
초붕이 급히 두 걸음 걸어가 무릎을 꿇고 말했다.
"대동주를 뵈옵니다."
長髯人揮揮手,示意焦朋站開,卻對著杜天龍一抱拳,道:「恕我雙腿不便,無法親自迎客,三位不要見怪才好。」
긴 수염을 기른 사람은 손을 내저으며 초붕을 비켜서라고 눈짓하더니 두천룡에게 포권하며 말했다.
"나의 두 다리가 불편하여 직접 손님을 맞이하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세 분은 나무라지 말아주시오."
真是閻王好見,小鬼難纏,這名動天下的第一富豪,比起那焦朋焦二總管,看起來和善多了。杜天龍一抱拳,道:「不敢,閣下是柳大東主了?」
윗 사람을 만나기가 좋지 아랫사람은 상대하기 어렵다는 말이 정말이었다. 명성이 천하를 뒤흔드는 제일가는 부호가 그 초붕 이총관에 비해 훨씬 온화하고 선량해 보였다. 두천룡이 포권하며 말했다.
"천만에요. 귀하가 류대동주이십니까?"
長髯人笑一笑,道:「在下柳鳳閣,閣下是杜總鏢頭了。」
긴 수염을 기른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
"저는 류봉각(柳鳳閣)이오. 귀하가 두총표두이시구려."
杜天龍道:「區區杜天龍。」
두천룡이 말했다.
"저는 두천룡입니다."
柳鳳閣微微一笑,道:「三位請坐吧!」
류봉각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세 분은 앉으시지요!"
杜天龍道:「咱們見過柳大東主,手續已然完備,不敢多驚憂大東主,區區等就此別過了。」
두천룡이 말했다.
"우리가 류대동주를 만나뵈었으니 절차는 이미 완전히 갖추었습니다. 대동주를 감히 더 방해할 수 없으니 저희들은 여기서 작별하겠습니다."
柳鳳閣道:「三位既然來了,何不請稍留片刻。」
류봉각이 말했다.
"세 분께서 이왕 오셨으니 잠시 머물러주시겠소?"
杜天龍回顧了夫人和雷慶一眼,一齊在旁側錦墩上坐了下來。
두천룡이 부인과 뇌경을 돌아보고 일제히 옆에 있던 비단 발판에 앉았다.
柳鳳閣笑一笑,道:「三弟妹已告訴我了詳細內情,此番有勞貴夫婦和雷老英雄,在下心中不安得很。」
류봉각이 웃으며 말했다.
"삼제매가 이미 나한테 상세한 내정을 알려주었소. 이번에 귀 부부와 뇌노영웅께 수고를 끼쳐드려 저는 마음 속으로 몹시 미안하오."
雷慶道:「不敢,山野粗俗之人,怎敢當英雄之稱。」
뇌경이 말했다.
"천만의 말씀이시오. 산야(山野)의 거칠고 속된 사람이 어찌 감히 영웅으로 불릴 수 있겠소."
柳鳳閣道:「柳家不幸,殘禍橫生,如非杜總鏢頭和雷老英雄仗義護送,只怕我這三弟妹和若梅侄女,也很難平安到家了。」
류봉각이 말했다.
"류가는 불행히도 화(禍)가 발생했소이다. 만일 두총표두와 뇌노영웅께서 의협심을 발휘하여 호송하지 않았더라면 나의 삼제매와 약해 질녀는 무사히 집에 도착하기 어려웠을 것이오."
杜天龍道:「咱們收下了三夫人的銀子,份屬應當。」
두천룡이 말했다.
"우리가 삼부인의 은자를 받았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柳鳳閣突然雙手互擊一掌,三個青衣女婢,手捧香茗,緩步行來,獻上之後,一轉身,消失不見。 原來,這個大廳中,都是暗門,珠光反射輝映,看不出暗門所在。 就是說這座大廳中,表面上,看不到什麼戒備,其實,很可能到處都藏的人。
류봉각이 돌연 손뼉을 치자 세 명의 청의여비가 손에 차를 받쳐들고 천천히 걸어와서 헌상(獻上)한 뒤에 몸을 돌리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원래 이 대청 안에는 모두 비밀문이 있었는데 주광(珠光)이 반사되어 눈부시게 비치니 암문(暗門)이 있는 곳을 알아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것은 대청 안에 표면상으로는 아무런 방비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도처에 사람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말해주었다.
柳鳳閣伸手取過木案上的茶杯,道:「三位請用茶。」
류봉각이 손을 뻗어 나무 책상 위의 찻잔을 집으며 말했다.
"세 분은 차를 드시오."
杜天龍等端起茶杯喝了一口,只覺入口香甜,不知是何物泡成。
두천룡 등은 찻잔을 들어올려 한 입 마셨다. 입에 들어오자 향기롭고 달콤했는데 무엇을 담궈서 만들었는지 알지 못했다.
總之,這廳中的一切,用的喝的,都是罕得一見之物,無法叫出名目。
아무튼 이 청 안의 모든 것, 먹고 마시는 것 모두가 한 번 보기도 드문 것들이라 이름을 알아맞출 수가 없었다.
柳鳳閣歎口氣,道:「杜總鏢頭,柳某有幾句不當之言,說出來,希望你杜總鏢頭不要生氣。」
류봉각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두총표두, 류모가 몇 마디 적절치 않은 말을 해도 두총표두 당신은 화를 내지 마시기 바라오."
這天下第一富豪,說話如此客氣,倒叫杜天龍有著受寵若驚的感覺,怔了一怔,道:「大東主言重了,有什麼指示,但請吩咐?」
이 천하제일의 부호는 하는 말마다 이같이 겸손하니 두천룡은 도리어 과분한 대우에 몸둘 바를 몰라 멍해져서 말했다.
"대동주 말씀이 과하십니다. 무슨 지시가 있으시면 분부하시지요."
柳鳳閣道:「杜總鏢頭經營龍鳳鏢局,一年可以賺多少銀子?」
류봉각이 말했다.
"두총표두는 용봉표국을 경영하고 있는데 일 년에 얼마나 많은 은자를 벌 수 있으시오?"
杜天龍沉吟了一陣,道:「大東主,很難說,敝局的業績不錯,每年算下來,大約有十幾萬銀子之數。」
두천룡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대동주, 말하기 아주 거북하군요. 폐 국의 실적은 나쁘지 않아 매 년 계산해보면 대략 십수 만 냥의 은자쯤 될 겁니다."
柳鳳閣道:「柳某想請杜總鏢頭任我柳家的副總護院,專保護我三弟妹和若梅侄女的安全責任,年支俸銀二十萬,而且希望杜總鏢頭把貴局中的精幹人員全部帶來,各加俸銀一倍,不知杜兄的意下如何?」
류봉각이 말했다.
"류모는 두총표두가 나의 류가의 부총호원(副總護院)을 맡아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소. 전적으로 나의 삼제매와 약화 질녀의 안전을 보호하는 책임을 지는 것인데 일 년에 이십만 냥의 은자를 지급하겠소. 게다가 두총표두는 귀 국에서 유능한 인원을 전부 데려오시기 바라오. 각자 급료를 배로 더해주겠소. 두형의 생각은 어떠하시오?"
柳家長福銀號的副總護院,論身份,高過一家鏢局子總鏢頭甚多,年支俸銀二十萬,更是駭人聽聞的高價。 更難得的是,柳大東主讓他把鏢局中得力的人全都帶來,這實是優厚無比的條件了。
류가 강복은호의 부총호원은 신분으로 논하자면 표국의 총표두보다 훨씬 높았다. 일 년 급료로 이십만 냥을 지불하겠다는 말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경악케 할 고가였다. 더욱 쉽지 않은 것은 류대동주가 표국의 유능한 사람을 전부 데려오게 한 점인데 이것은 실로 비할 수 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杜天龍沉吟了一陣,道:「柳大東主的厚愛,在下盛激不盡,不過,愚夫婦對江湖事務,已然心生厭倦,保送過三夫人回到長安之後,愚夫婦就準備退出江湖,不再在武林中混生活了,大東主的厚愛,愚夫婦恐難受命了。」
두천룡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류대동주의 두터운 배려는 제가 감격하여 마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 부부는 강호의 일에 대해 이미 마음 속으로 싫증이 났습니다. 삼부인을 호송하여 장안에 도착한 뒤 저희 부부는 강호를 물러나서 더이상 무림에 뒤섞여 살지 않을 작정입니다. 대동주께서 큰 배려를 해주셨으나 저희 부부는 명을 받들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柳鳳閣沉吟了一陣,道:「真是件很可惜的事情,我是誠心邀約。」
류봉각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정말 애석한 일이구려. 나는 성심껏 초빙한 것이오."
杜天龍一欠身,道:「大東主,這件事,容我們夫婦再商量一下,無論如何,我們都得回洛陽一趟,以三月為期,三個月內,如是我們不來,那就是我們心領大東主的好意了。」
두천룡이 몸을 숙여보이고 말했다.
"대동주, 이 일은 우리 부부가 다시 상의를 해보게 허락해주십시오. 어쨌든 우리는 낙양으로 서둘러 돌아가야 합니다. 석 달을 기한으로 하되, 삼 개월 내에 만일 우리가 오지 않으면 그건 우리가 대동주의 호의를 마음으로만 받겠다는 것입니다."
柳鳳閣點點頭,道:「焦朋,送五萬銀子,給杜總鏢頭。」
류봉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초붕, 오만 냥의 은자를 두총표두께 드려라."
杜天龍急急接道:「大東主,用不著了,我們已收了三夫人很重的費用……」
두천룡이 급히 말을 받았다.
"대동주,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삼부인에게 아주 후한 비용을 받았습니다..."
柳鳳閣搖搖手,接道:「那是應該的,這兩年來,我因身體不適,從未見過外人,今晚上能和諸位見面,這也是一種難得的緣份,這五萬銀子,是我另外酬謝諸位的,請諸位收下吧。」
류봉각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건 당연한 것이오. 요 이 년 이래 나는 신체가 불편하여 여태 외인을 만난 적이 없소. 오늘 밤 제위들과 만날 수 있었으니 이것도 일종의 쉽지 않은 인연이오. 이 오만 냥의 은자는 내가 별도로 제위들께 사례하는 것이니 제위들은 거두어주시오."
長福號大東主,五萬銀子,算得什麼?杜天龍不便再推辭,站起身子,一抱拳,道:「那就多謝大東主了。」
장복은호 대동주에게 오만 냥의 은자쯤이야 무슨 대단한 것이랴? 두천룡은 더 거절하기가 불편하여 일어서서 포권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대동주께 감사드리겠습니다."
柳鳳閣道:「不成敬意,但在下甚希望杜總鏢頭能仔細地考慮一下在下剛剛提到的事情,鳳閣很希望你能屈就柳家副總護院。」
류봉각이 말했다.
"경의를 나타내기에는 부족하오. 하지만 제가 방금 제시했던 것을 두총표두가 자세히 고려해보시길 바라겠소. 봉각은 당신이 류가의 부총호원을 맡아주시길 바라오."
杜天龍道:「在下會仔細地想想,告辭了。」
두천룡이 말했다.
"저는 자세히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柳鳳閣道:「恕我身體不便,不能送客了。」
류봉각이 말했다.
"몸이 불편하여 전송하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杜天龍道:「不敢有勞。」
두천룡이 말했다.
"감히 수고를 끼쳐드릴 수 없습니다."
站起身子,向外行去。
일어서서 밖을 향해 걸어갔다.
夏秋蓮盈盈起立,低聲說道:「歐陽大姊,小妹希望你能勸勸杜總鏢頭,答允大長兄的邀約,咱們姊妹,也可以常常見面了。」
하추련이 일어서서 나직이 말했다.
"구양언니, 소매는 당신이 두총표두께서 큰아주버님의 초빙을 승낙하여 우리 자매도 늘 얼굴 보며 지낼 수 있게끔 설득해주시기를 바래요."
歐陽鳳笑道:「我會勸他,三夫人,你請留步。」
구양봉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지요. 삼부인, 나오지 마세요."
原來,那夏秋蓮牽著歐陽鳳的手,向外行去。
원래 하추련은 구양봉의 손을 끌며 밖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夏秋蓮低聲道:「如是杜總鏢頭不應大長兄的聘約,我有空也會來看你。」
하추련이 나직이 말했다.
"만일 두총표두께서 큰아주버님의 초빙에 응하지 않으시면 나도 틈나는 대로 당신을 보러 가겠어요."
夏秋蓮牽著歐陽鳳的手,直送到了大廳外,忽然把一個紙團交到歐陽鳳的手中,低聲道:「姊好走,小妹不送了。」
하추련은 구양봉의 손을 잡아끌며 대청 밖까지 전송했는데 문득 종이뭉치 하나를 구양봉의 손에 건네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가세요. 소매는 전송하지 않겠어요."
歐陽鳳愣了一下,但卻忍下沒有多問,悄悄把紙團揣入懷中。 焦朋已陪杜天龍、雷慶行出庭院。 歐陽鳳加快腳步,追了上去。
구양봉은 어리둥절했지만 참고 묻지 않으며 살그머니 종이뭉치를 품 속에 넣었다. 초붕은 이미 두천룡, 뇌경과 함께 정원을 나서고 있었다. 구양봉은 걸음걸이를 빨리하여 쫓아갔다.
焦朋把五萬銀票,交給了杜天龍,杜天龍未推辭就收了下來。 離開了長福總號,三人直行東關太白居。 王人傑早已為三人安排好了宿住之處。
초붕은 오만 냥의 은표를 두천룡에게 건네주고 두천룡은 거절하지 않고 거두었다. 장복총호를 떠나 세 사람은 그대로 동관 태백거로 향했다. 왕인걸은 벌써 세 사람이 묵을 곳을 잘 안배해두었다.
雷慶笑一笑,道:「兄弟,你是否準備應那柳鳳閣的聘約?」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형제, 자네는 그 류봉각의 초빙에 어떻게 할 작정인가?"
杜天龍搖搖頭,笑道:「柳家許給我如此厚酬,不會全無原因,這一趟鏢,使我體會到一件事情,江湖上的高手很多,小弟這一點武功,實不足以闖蕩江湖,因此,回到洛陽,小弟就結束龍鳳鏢局。」
두천룡이 고개를 가로젓더니 웃으며 말했다.
"류가에서 저한테 이같이 두터운 사례를 한 것이 전혀 이유가 없지 않습니다. 이번 표행에서 저는 한 가지를 체득하였습니다. 강호상에는 고수가 아주 많고 소제의 이 한 점 무공은 확실히 강호를 떠돌기엔 부족합니다. 그 때문에 낙양으로 돌아가면 소제는 용봉표국을 정리하려 합니다."
雷慶微微一笑,道:「這幾年,你賺了不少銀子,結束了鏢局子,也夠你們夫婦好好的享受下半輩子了。」
뇌경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요 몇 년간 자네는 적지 않은 은자를 벌어들였으니 표국을 정리해도 자네들 부부는 남은 반평생을 실컷 즐길 수 있을 것이네."
杜天龍道:「這一趟鏢,收了九萬銀子,單是這一鏢,我們夫婦這一輩子,也花用不盡了,小弟對財物,本不重視,我準備回到洛陽之後,厚遣鏢局中人,使他們每一個人都能夠成家立業。」
두천룡이 말했다.
"이번 표행 단 한 번으로 우리 부부가 한평생 써도 다 못 못쓸 구만 냥의 은자를 벌어들였습니다. 소제는 재물을 본래 중시하지 않습니다. 저는 낙양으로 돌아간 뒤 표국 사람들에게 후하게 나누어주어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결혼하고 자립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雷慶一伸大拇指,道:「好!兄弟,作人應當如此,錢財身外之物,生不帶來,死不帶去,散盡千金,自會留給人們一片懷念。」
뇌경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
"좋아! 형제, 사람은 당연히 그래야 하네. 돈은 중요치 않다네.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것도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것도 아닐세. 천금(千金)을 다 쓰고 나면 남는 것은 한 조각 추억 뿐이라네."
再說歐陽鳳心中一直惦念著那紙團上的東西,匆匆行入房中,掩上房門,點起火燭,凝目望去。
한편 구양봉은 줄곧 그 종이뭉치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총총히 방 안으로 들어가 방문을 닫고 화촉을 밝히고 눈여겨 보았다.
只見上面寫道:「柳家豪門,情熱複雜,小妹見過大伯,才知道一些端倪,貴夫婦最好不要再捲入這場是非之中,匆匆成書,難暢所言,知名不具。」
거기에는 이렇게 씌어있었다.
"류가는 사정이 몹시 복잡합니다. 소매는 큰아주버님을 만나고서야 조금 단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귀 부부는 이 시비에 말려들지 않으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급히 쓰는 편지라 마음껏 말하기 어렵군요. 잘 아는 사이니 서명은 하지 않습니다."
寫的很了草,也很簡短,顯然是惶急中寫成的便箋。
몹시 흘려 썼고 아주 간단하여 황급한 가운데 쓴 편지임이 확실했다.
歐陽鳳緩步而入,緊依杜天龍身側坐下,笑道:「你們哥倆在聊什麼?」
구양봉이 천천히 걸어들가 두천룡 곁에 바짝 붙어 앉더니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 두 분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나요?"
雷慶道:「天龍要結束龍鳳鏢局,弟妹的意下如何?」
뇌경이 말했다.
"천룡은 용봉표국을 정리하려 하는데 제매의 생각은 어떤가?"
歐陽鳳笑道:「我沒有什麼意見,不過,經過這番挫折之後,我倒覺得要繼續維持龍鳳鏢局,我應該回綠竹堡,請幾個好幫手來。」
구양봉이 웃으며 말했다.
"저는 아무 의견이 없어요. 그러나 이번에 좌절을 겪고난 뒤 저는 용봉표국을 계속 유지하려면 녹죽보(綠竹堡)로 돌아가서 몇 명의 조력자를 모셔와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雷慶道:「江湖路長,險惡重重,天龍已名利雙收,如是能夠歇手,倒不如早些歇手的好。」
뇌경이 말했다.
"강호는 갈 길은 먼데 험악함이 겹겹이 가로놓여 있지. 천룡은 이미 명리(名利) 두 가지를 다 얻었으니 손을 뗄 수 있다면 일찍 손을 떼는 것이 좋네."
歐陽鳳歎口氣道:「天龍,幸好你剛才沒有答應柳鳳閣的邀請。」
구양봉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천룡, 당신이 조금 전 류봉각의 초빙에 응하지 않아서 다행이예요."
杜天龍道:「怎麼,你發現了什麼?」
두천룡이 말했다.
"왜 그러시오? 당신은 뭔가 발견했소?"
歐陽鳳道:「夏秋蓮送我出廳時,暗中交給我一個紙團……」
구양봉이 말했다.
"하추련이 나를 배웅하여 청을 나설 때 몰래 종이뭉치를 전해주었답니다..."
雷慶,杜天龍齊聲問道:「上面寫些什麼?」
뇌경, 두천룡이 일제히 물었다.
"거기엔 뭐라고 씌어있던가?"
歐陽鳳緩緩取出紙箋,交給雷慶。
구양봉이 천천히 편지지를 꺼내어 뇌경에게 건네주었다 .
杜天龍伸過頭去,看完之後,一皺眉頭,道:「柳家事情果然是複雜得很。」
두천룡이 목을 빼어 다 본 뒤에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류가의 사정은 과연 아주 복잡하군요."
雷慶道:「天下第一富豪之家,自然是充滿是非,我看柳三少東的被殺,很可能是他們兄弟鬩牆之爭?」
뇌경이 말했다.
"천하제일 부호의 집안이니 당연히 시비가 충만하겠지. 내가 볼 때 류 삼동주가 피살된 것은 그들 형제들간의 내부분쟁일 가능성이 높네."
緩緩把函箋交給歐陽鳳。
천천히 편지를 구양봉에게 넘겨주었다.
歐陽鳳就火燭焚去,歎口氣,道:「雷大哥,小妹忽然有一種很奇怪的想法?」
구양봉이 화촉에 태워버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뇌대가, 소매는 문득 일종의 아주 기괴한 생각이 듭니다."
雷慶道:「什麼想法?」
뇌경이 말했다.
"무슨 생각인가?"
歐陽鳳道:「我覺著那位夏秋蓮不是一位簡單人物?」
구양봉이 말했다.
"저는 그 하추련이 간단한 인물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杜天龍哦了一聲,突道:「夫人有什麼高見?」
두천룡이 아, 하더니 갑자기 말했다.
"부인은 어떤 고견이 있으시오?"
歐陽鳳道:「先說醫治天龍毒傷的事,那一截藥物,可有不是千年老參,而是一種對症的解藥。」
구양봉이 말했다.
"먼저 천룡의 독상을 치료한 일인데, 그 한 토막의 약물은 천년노삼(千年老參)이 아니라 일종의 증상에 맞는 해약일 가능성이 있어요."
雷慶望著杜天龍微微一笑,道:「弟妹高見。」
뇌경이 두천룡을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제매, 고견일세."
歐陽鳳眨動了一下眼睛,道:「怎麼?你們早就懷疑了,是吧?」
구양봉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말했다.
"왜요? 당신들은 벌써 의심을 품고 있었군요. 그렇지요?"
杜天龍道:「我們談過,但卻不敢確定,夫人和他接觸數日,對她的瞭解,自然是比我們多了。」
두천룡이 말했다.
"우리는 이야기를 한 적은 있지만 감히 확정할 수가 없었다오. 부인은 그녀와 며칠간 접촉했으니 그녀에 대한 이해가 우리보다 당연히 많을 것이오."
歐陽鳳道:「過去,我從未對她懷疑,也就未覺得什麼。如今想來,那些蛛絲馬跡,都很重要……」
구양봉이 말했다.
"과거에 저는 그녀에 대해 의심을 갖지 않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지요. 지금 생각하니 그 실마리는 아주 중요하군요..."
語聲頓了一頓,接道:「先說,那一次在林中遇變,搏殺何等凶厲,如果是一個平常的女人,尤其是像三夫人那樣豪門貴婦,早已經駭得六神無主了,但她竟然很鎮靜。」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먼저 그 한 차례 숲 속에서의 변고를 만났을 때를 말하자면 얼마나 흉험한 싸움이었습니까. 만약 평범한 여인이라면, 더군다나 삼부인 정도되는 부유한 집안의 귀한 부인이라면 벌써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을 거예요. 하지만 그녀는 놀랍게도 아주 침착했답니다."
雷慶突然歎了口氣,道:「兄弟,那位柳大東主,也不是平常人物。」
뇌경이 돌연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형제, 그 류대동주도 평범한 인물이 아닐세."
杜天龍道:「大哥瞧出了什麼?」
두천룡이 말했다.
"대가께서는 무언가 알아내셨습니까?"
雷慶道:「你和柳鳳閣談話很多,小兄卻有冷眼旁觀的機會,我並發覺那柳大東主,雙目中,透著逼人的神光,但他盡量在隱藏著那些目光,至少有兩次,他露出了那炯炯逼人的眼神。」
뇌경이 말했다.
"자네가 류봉각과 많은 이야기를 할 때 소형은 냉정하게 지켜볼 기회가 있었네. 나는 그 류대동주의 두 눈에서 사람을 꿰뚫어보는 신광(神光)을 발견했는데 그는 가능한 그 눈빛을 감추려했지만 적어도 두 차례는 형형한 신광을 드러냈었네."
歐陽鳳道:「柳大東主有一身武功,夏秋蓮也有一身武功,但他們都深藏不露。」
구양봉이 말했다.
"류대동주는 일신에 무공을 지니고 있으며 하추련도 무공을 할 줄 압니다. 하지만 그들은 깊이 감추고 드러내지 않지요."
杜天龍道:「柳鳳閣用一副黃綾,蓋著雙腿,分明是有隱藏,他如是天生雙腿不便,或是腿病已久,早該有一個為他設計的輪椅了。」
두천룡이 말했다.
"류봉각이 황색 비단을 써서 두 다리를 덮은 것은 분명히 숨기는 것이 있네. 그가 만일 태어나면서부터 두 다리가 불편했거나 혹은 다리에 병이 생긴지 오래라면 벌써 바퀴달린 의자를 마련했을 걸세."
歐陽鳳道:「這一家是怎麼回事?」
구양봉이 말했다.
"이 가문은 어떻게 된 걸까요?"
雷慶哈哈一笑,道:「柳家的豪富,世無甚匹,天子富有四海,但若只論銀子,也未必多過柳家,這樣的一個豪門世家,想想看,爭權奪利的手段,豈不是千奇百怪……」
뇌경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류가의 부는 세상에 필적할 것이 없네. 천자는 사해(四海)를 가졌지만 은자로 논하자면 류가보다 반드시 많지는 않을 걸세. 이렇게 부유한 집안이니 권력과 이익을 다투는 수단이 어찌 기괴하지 않겠는지 한번 생각해보게..."
歐陽鳳道:「看來一個人,有了很多錢,也未必就有快樂,想想那柳家的財富,是何等龐大,但他們除了衣著綾羅綢緞,食盡山珍海昧之外,還有什麼快樂呢,骨肉相殘,其豆相煎……」
구양봉이 말했다.
"보아하니 사람이 많은 돈을 가졌어도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군요. 류가의 재산과 부가 얼마나 방대한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하지만 그들에게는 능라주단(綾羅綢緞)으로 옷을 해입고, 산해진미를 먹는 것 말고 또 무슨 즐거움이 있겠어요? 골육상잔(骨肉相殘)이나 벌이고 있으니..."
回顧了杜天龍一眼,接道:「天龍,咱們當真把鏢局子歇了,你如同意,咱們搬到綠竹堡,你如是不同意,咱們自己購置一片莊院,過幾年太平安樂的日子。」
杜天龍道:「好!回到洛陽,我就想法子結束了鏢局子。」
두천룡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천룡, 우리 정말 표국을 그만두기로 해요. 당신이 동의한다면 우리 녹죽보로 이사해요.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장원을 사들여 몇 년간 태평하고 안락한 나날을 보내기로 해요."
雷慶低聲道:「兄弟,我主張你搬到綠竹堡去。」
뇌경이 나직이 말했다.
"형제, 나는 자네가 녹죽보로 이사하기를 주장하네."
杜天龍哦了一聲,未置可否。
두천룡이 아, 하더니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았다.
雷慶道:「兄弟!河東雙雄的向老大不會忘記殺他兄弟的仇恨,暗施寒陰透骨掌的那老小子,只怕也不會善罷甘休,咱們這一路回去,路上說不定還有事故……」
뇌경이 말했다.
"형제! 하동쌍웅의 상노대는 그의 형제가 죽은 원한을 잊지 않을 걸세. 몰래 한음투골장(寒陰透骨掌)을 시전했던 그 늙은 놈도 손을 떼지 않을 것 같네. 우리가 이번에 돌아가는 길에 아마도 사고가 일어날 듯 하네..."
歐陽鳳接道:「雷大哥,如是大家拳來腳往,刀來劍去的各憑本領,拚個生死勝敗,我很放心天龍的武功,就是我手中這口劍,也不讓人,但如像寒陰透骨掌那種歹毒,恐怕就不是我們夫婦能夠應付了。」
구양봉이 말을 받았다.
"뇌대가, 만일 주먹과 발이 오가고 도검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재주에 의지해 생사승패를 걸고 싸운다면 저는 천룡의 무공에 마음이 놓입니다. 제 수중의 이 검도 남에게 밀리지 않고요. 하지만 만일 한음투골장 같은 그런 악독한 무공이라면 우리 부부가 대응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雷慶絃歌而知雅意,聽得出她的用心,暗暗讚道:這位弟妹,果然是賢淑得很,生恐傷到天龍的尊嚴,處處小心。
뇌경은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암암리 칭찬하며 혼잣말을 했다.
'이 제매는 과연 현숙하기 그지없구나. 천룡의 존엄을 손상시킬까 도처에 조심하는구나.'
心中念轉,口中卻說道:「賢弟妹說的是啊!那種歹毒武功,超出了一般武術常規,小兄也是無法對付,如是令尊在,就大大的不同了,以他老人家內功的精煉,必有對付之法?」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현 제매의 말이 맞네! 그런 악독한 무공은 일반 무술의 상규(常規)를 벗어나서 소형도 대응할 방법이 없네. 만일 영존이 계시다면 크게 달라지겠지. 어르신의 정련(精煉)된 내공이라면 반드시 대응할 방법이 있을 걸?"
歐陽鳳回顧了杜天龍一眼道:「天龍,你看要不要派人給我爹稍個信,要他老人家來一趟。」
구양봉이 두천룡을 돌아보며 말했다.
"천룡, 당신은 제 아버지께 사람을 보내어 편지를 전하여 그 어르신께서 한 번 오시라고 하세요."
杜天龍道:「咱們作晚輩的,不能孝敬他人家,心中已經很不安了,如何還能驚動他老人家的大駕。」
두천룡이 말했다.
"후배된 우리가 어르신께 효도를 못하여 마음이 이미 죄송스러운데 어떻게 어르신을 귀찮게 해드리겠소?"
笑一笑,歐陽鳳道:「天龍,別忘了,我是他膝下唯一的女兒,你是他的愛婿,咱們有麻煩了,自然應該找老人家出面。」
구양봉이 웃으며 말했다.
"천룡, 내가 그의 슬하에 유일한 딸이며 당신은 그의 애지중지하는 사위임을 잊지 마세요. 우리에게 성가신 일이 생기면 당연히 어르신을 찾아뵙고 나서시게 해야 해요."
杜天龍微微一笑,道:「到洛陽再說吧!總不能要他老人家來接咱們回洛陽吧!。」
두천룡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낙양에 도착하면 다시 이야기합시다! 어쨌든 우리가 낙양으로 돌아가는데 그 어르신께서 마중나오시게 할 수는 없소!"
歐陽鳳暗暗歎息一聲,未再發言。
구양봉은 암암리 탄식하고는 더 말하지 않았다.
杜天龍伸個懶腰,道:「大哥,天不早啦,咱們也該休息啦,明天一早,還要上路。」
두천룡이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대가, 시간이 늦었습니다. 내일 일찍 길에 올라야 하니 우리도 쉬어야 합니다."
一宵無事,第二天,杜天龍等動身東上。 一路上,出人意外的順利,輕車快馬,行速甚快。 直過了函谷關,仍未發生事故。
하룻밤이 무사히 지났다. 이튿날 두천룡 등은 동쪽으로 출발했다. 가는 길은 의외로 순조로웠고 가벼워진 봉차에 쾌마라 가는 속도가 몹시 빨랐다. 함곡관을 지나도록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這時,距洛陽,只不過一天多些的行程,杜天龍抱拳,道:「大哥,小弟急於回到洛陽,等我結束了鏢局,自會來探望大哥,此番多有勞動,兄弟慎重,小弟也不敢言謝了。」
이때 낙양에서의 거리는 불과 하루가 좀 넘는 노정이었다. 두천룡이 포권하여 말했다.
"대가, 소제는 낙양에 돌아가는 대로 표국을 정리하고 대가를 찾아뵙겠습니다. 이번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조심히 가십시오. 소제도 감히 감사하다는 말씀 못드리겠습니다."
雷慶笑道:「已過函谷關,大概是不會再有什麼事故了,小兄也不再多送了,過幾天,我也許到洛陽去看看你們。」
뇌경이 말했다.
"이미 함곡관을 지났으니 아마 더이상 무슨 사고가 생기지는 않겠지. 소형도 더 전송하지 않겠네. 며칠 지나서 어쩌면 내가 낙양으로 자네들을 찾아갈지도 모르겠네."
杜天龍道:「大哥最好能到洛陽玩,我們掃榻以待。」
두천룡이 말했다.
"대가께서 낙양에 놀러오시면 더없이 좋지요. 저희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겠습니다."
雷慶一抱拳,道:「好吧,咱們就此別過。」
뇌경이 포권하며 말했다.
"좋아, 우리는 여기서 작별하세."
帶著雷沖、雷明,帶轉馬頭,放轡行去。 王人傑望著三人三騎遠去的背影,一豎大拇指,道:「好一條血性漢子。」
뇌충, 뇌명을 데리고 말머리를 돌려 고삐를 늦추고 떠났다. 왕인걸은 세 사람이 탄 말이 멀리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엄지 손가락을 세우며 말했다.
"정말 혈기 넘치는 분이십니다."
杜天龍點點頭,一帶馬向前奔去。
두천룡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몰아 앞을 향해 달려갔다.
這時,天已過午,空車快馬,奔行如風。 只見青山攔路,一峰臂立,轉過一道山口,即入平行大道。 忽然間,一聲冷笑,道旁大樹後,轉出一個全身黑衣的大漢。
이때 날은 이미 정오를 지났다. 빈 마차에 쾌마라 바람처럼 달렸다. 푸른 산이 길을 막고 봉우리 하나가 떠억 서있는 것이 보였다. 산어귀를 돌아 지나자 즉시 평탄한 대로에 접어들었다. 별안간 한 마디 냉소가 터지더니 길 옆 커다란 나무 뒤에서 전신에 흑의를 입은 대한이 돌아서 나왔다.
杜天龍一收馬韁,道:「向老大。」
두천룡이 말고삐를 당기며 말했다.
"상노대(向老大)."
來人正是河東雙雄中的向彤。
온 사람은 바로 하동쌍웅 중에서 상동이었다.
向彤冷淡一笑,道:「杜天龍,你想不到吧!」
상동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두천룡, 생각지도 못했겠지!"
杜天龍道:「確然有些意外。」
두천룡이 말했다.
"확실히 좀 의외요."
向彤冷冷說道:「意外的事情……」
상동이 냉랭하게 말했다.
"의외인 것은..."
回頭望著樹後草叢中,抱拳道:「陳老,請你移駕。」
고개를 돌려 나무 뒤의 덤불 속을 바라보며 포권하여 말했다.
"진노(陳老), 이리 오시오."
樹後草叢中,又緩緩轉出一人。 那人一身黑衣,身材枯瘦,正是那一天在道上谷處,施展寒陰透骨掌的黑衣老人。 在那黑衣老人的身後,緊隨著四個身後帶著鬼頭刀的大漢。 四個人,都在三十五六的年紀,身材健壯,滿臉精悍之氣。
나무 뒤 덤불 속에서 또 한 사람이 천천히 돌아나왔다. 그 사람은 일신에 흑의를 입고 몸집이 수척했는데 바로 그 날 협곡에 나있는 길에서 한음투골장을 시전했던 흑의노인이었다. 그 흑의노인의 뒤로는 네 명의 귀두도를 든 대한이 따랐다. 네 사람은 모두 삼십오륙 세에 체격이 건장하고 얼굴에는 날래고 용감한 기운이 가득했다.
車簾啟動,八手女飛衛歐陽鳳一個「燕子穿雲」,飛落在杜天龍的身側。 王人傑早已飛身下馬,抖出了十三節亮銀軟鞭。
봉차의 발이 젖히더니 팔수여비위 구양봉이 연자천운(燕子穿雲)으로 두천룡 곁에 날아내렸다. 왕인걸은 벌써 말에서 내려 허리에 감은 삼십절 양은연편(亮銀軟鞭)을 털어냈다.
杜天龍低聲道:「夫人小心,那黑老者,就是施展寒陰透骨掌的妖人。」
두천룡이 나직이 말했다.
"부인, 조심하시오. 그 흑의노인이 바로 한음투골장을 시전했던 요사스런 자요."
歐陽鳳右手握著劍柄,左手早已扣著一把蜂尾針。 杜天龍很快的一個翻身,躍下馬背,順勢摘下馬鞍上的金背大砍刀。
구양봉은 우수로 검자루를 잡고 좌수로는 벌써 한 움큼의 봉미침을 쥐고 있었다. 두천룡이 재빠르게 말 등에서 뛰어내리며 말안장의 금배대감도를 떼냈다.
枯瘦老人冷冷一笑,道:「杜天龍,什麼人醫好了老夫的寒陰透骨掌?」
비쩍마른 노인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두천룡, 노부의 한음투골장을 누가 치료했느냐?"
杜天龍深深一笑,道:「寒陰透骨掌,不是天下絕學,能夠醫治的人很多。」
두천룡이 웃으며 말했다.
"한음투골장이 천하절학은 아니오.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많소."
枯瘦老人冷笑一聲,道:「老夫倒要試試看,什麼人還能為你療治寒毒。」
비쩍마른 노인이 냉소를 치며 말했다.
"노부는 누가 너의 한독을 치료할 수 있는지 한번 시험해보아야겠다."
話落口,右手一揭,劈了過來。 一股陰寒之氣,直向杜天龍飛了過來。 歐陽鳳大吃一驚,左手一抬,一把蜂尾針,電射而出。 蜂尾針如一團濛濛煙毒,直飛過去。
말이 떨어지자 우수를 높이 들더니 쪼개어 왔다. 한 줄기 음한지기(陰寒之氣)가 곧장 두천룡을 향해 날아왔다. 구양봉이 깜짝 놀라서 우수를 쳐들자 한 움큼의 봉미침이 번개같이 쏘아져나갔다. 봉미침은 한 무더기 자욱한 독연(毒煙)처럼 날아나갔다.
對於這等歹毒的暗器,那枯瘦的黑衣老人,似是也有著很多的顧慮,左手拍出一股強猛的掌風,身子卻很快地向旁側閃去。 但他掌湧出的陰寒之氣,卻如寒冰地獄中吹出的陰風一般,直捲過來。
이런 악독한 암기에 대해 그 비쩍마른 흑의노인은 마치 아주 꺼리는 바가 많은지 좌수로 한 줄기 강맹한 장풍을 쳐내고는 몸을 재빨리 옆으로 피했다. 하지만 그의 장에서 쏟아져나온 음한지기는 지옥의 한빙(寒冰)에서 불어나오는 음풍(陰風)처럼 그대로 밀려오고 있었다.
杜天龍感覺到這一般陰寒之氣,比上一次的要強猛數倍,想是他全力發出的毒掌。 忽然,一條人影,疾閃而出,迎向那寒風撞去。
두천룡은 이 한 줄기 음한지기가 지난번에 비해 몇 배는 강맹하다는 것을 느끼자 그가 전력으로 발출한 독장이라고 생각했다. 문득 한 가닥 인영이 섬전같이 빠르게 그 한풍을 맞아 부딪혀갔다.
耳際間,響起了王人傑的呼喝之聲,道:「總鏢頭,快些閃避。」
귓가에서 왕인걸의 고함소리가 났다.
"총표두, 속히 피하십시오."
杜天龍已然警覺到是怎麼回事,大聲喝道:「人傑,使不得,快退回來。」
두천룡은 어찌된 일인지 깨닫고 크게 소리쳤다.
"인걸, 안되네. 빨리 물러나게."
但哪裡還來得及,王人傑已然撞上這陰風寒氣之中。 但覺一股寒意,直透內腑,王人傑向前奔沖的身體,也受到了強力,一挺胸,穩住了身子。
하지만 늦었다. 왕인걸은 이미 그 음풍의 한기에 부딪혔다. 한 줄기 한기가 그대로 내부(內腑)로 스며드는 것이 느껴지고 왕인걸의 앞으로 돌진하던 몸도 강한 힘을 받아 가슴이 펴지고 몸이 굳었다.
杜天龍雙目盡赤,大喝一聲,疾向向彤撲去。 但聞歐陽鳳大聲喝道:「天龍,回來,看賤妾取去他們的性命。」
두천룡이 두 눈이 붉게 충혈되어 대갈일성하며 빠르게 상동을 향해 덮쳐갔다. 하지만 구양봉이 큰 소리로 고함치는 말이 들렸다.
"천룡, 돌아와요. 천첩이 그의 목숨을 취하는 것을 보세요."
杜天龍聞聲警覺,抬頭看去,五支燕子鏢翎升空而起。 他心中明白這燕子鏢的厲害,立時一吸氣,拖起王人傑,疾退八尺。
두천룡이 그 소리를 듣고 경각심을 가졌다. 고개를 들어보니 다섯 개의 연자추혼표가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그는 이 연자표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었기에 즉시 숨을 들이쉬며 왕인걸을 일으켜 재빠르게 팔 척을 물러났다.
那燕子追魂鏢,真如飛燕翱翔,回轉盤旋,竟然使人無法看清楚哪一支燕子鏢,分襲向什麼人。 忽然間,燕子鏢交互而下,穿旋飛舞,分往向彤和另外四個精悍大漢飛去。
그 연자추혼표는 정말 제비가 활공하는 듯 빙빙 선회하는데 어느 연자표가 누구를 공격할지 알 수 없었다. 별안간 연자표가 서로 교차하여 선회하면서 내려와 상동과 다른 네 명의 용감해 보이는 대한을 향해 날아갔다.
五人中,兩個人揮動著兵刃拍擊,三個人卻一側躲去。 但不論是揭動兵刃擋擊,還是向旁側閃避的人,無一人逃過那燕子追魂鏢。 只聽一連串呼喝慘叫,三個人立刻倒了下去,氣絕而死,另兩個雙手蒙臉蹲在地上,哀號大叫。
다섯 사람 중에 두 사람은 병기를 휘둘려 쳐내었고 세 사람은 한 옆으로 피했다. 하지만 병기들 높이 들어 막았든, 옆으로 피한 사람이든 한 사람도 그 연자추혼표를 피해내지 못했다. 일련의 꼬리를 문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세 사람이 즉시 쓰러져 숨이 끊어졌고 다른 두 명은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쥔 채 구슬픈 비명을 질렀다.
追魂燕子鏢,並未落地,仍在空中,翻翻飛舞。 突然間,歐陽鳳目光轉到那枯瘦的黑衣人身上,手中握住囊中僅餘的三枚燕子追魂鏢。
추혼연자표는 결코 땅에 떨어지지 않고 여전히 공중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날고 있었다. 별안간 구양봉의 시선이 그 비쩍 마른 흑의인에게 돌려졌다. 수중에 쥔 주머니에는 겨우 세 개의 연자추혼표가 남았다.
枯瘦老人冷哼一聲,道:「好惡毒的暗器!」
비쩍마른 노인은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정말 악독한 암기로군!"
突然縱身閃到一株大樹之後,一躍之下,人與鏢頓杳。 燕子追魂鏢天下聞名,但見過燕子追魂鏢威力的人,卻是少少。
돌연 한 그루 커다란 나무 뒤로 몸을 옮기더니 땅을 한번 구르자 사람과 연자표는 삽시간에 행방이 묘연했다. 연자추혼표는 천하에 이름을 떨쳤지만 연자추혼표의 위력을 본 사람은 적었다.
原來,歐陽鳳心中滿懷憤怒,施用最厲害「五燕迴旋」的手法,打出五枚燕子鏢,飛臨幾人頭上時,借巧妙的迴旋力量,自相輕微撞擊,燕腹中的機簧彈震,口爪尾,三處暗藏的毒針,毒水,激射而出,五燕交飛,威力遍及兩丈方圓,並有兩人揮動冷刀擊打,更是火上加油,五個人,全部傷在那激射橫飛的暗器之下。
원래 구양봉은 분노에 가득차 가장 무서운 오연회선(五燕迴旋)의 수법을 써서 다섯 개의 연자표를 쳐냈었다. 날다가 누군가의 머리에 이르렀을 때 정묘한 선회역량을 빌어 경미한 충격에도 자동으로 제비 뱃 속의 용수철이 튕겨 입과 발톱, 꼬리 세 군데에 감추어진 독침, 독수가 격사되어 나간다. 다섯 마리의 제비가 교차하며 날면 위력이 이 장 방원에 두루 미쳐 두 사람이 칼을 휘둘러 쳐내려하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다섯 사람은 전부 격사되어 나간 암기에 다쳤다.
杜天龍眼看敵人五死一逃,才回顧了懷中的王人傑一眼,低聲呼道:「人傑,你醒了。」
두천룡은 적이 다섯이 죽고 한 명이 달아나는 것을 보자 비로소 품 속의 왕인걸을 돌아보며 나직이 말했다.
"인걸, 정신차리게."
王人傑面色蒼白,睜開了雙目,望了杜天龍一眼,道:「總鏢頭,我快要不行了,你不用管我……這些年來,你們……夫……婦待我不錯……」
왕인걸의 안색은 창백했고 두 눈을 부릅뜬 채 두천룡을 바라보며 말했다.
"총표두, 저는 이제 틀렸으니 상관마십시오... 요 몇 년간 당신들...부부는... 저를 잘 대해주셨습니다..."
斷續說了幾句話,重又閉上雙目。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면서 몇 마디 말을 하고는 또 두 눈을 감았다.
這時,歐陽鳳已然拾起了落在地上的五枚燕子鏢,低道:「天龍,王鏢頭怎麼了。」
이때 구양봉은 이미 땅에 떨어진 다섯 개의 연자표를 주워들고 나직이 말했다.
"천룡, 왕표두는 어떤가요?"
杜天龍黯然道:「傷得很重。」
두천룡이 암연히 말했다.
"몹시 심하게 다쳤소."
歐陽鳳道:「咱們快些趕路,回洛陽再想法子,希望他能撐回去。」
구양봉이 말했다.
"우리 빨리 길을 서둘러 낙양에 돌아가서 다시 방법을 생각하기로 해요. 그가 버틸 수 있기를 바래요."
杜天龍點點頭,抱著王人傑飛身上馬,吩咐幾個趟子手,趕著車子慢行,一加襠勁,健馬如箭,直向前衝去。 八手女飛衛歐陽鳳緊追在杜天龍的身後。
두천룡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왕인걸을 안아서 말에 올라탔다. 몇 명의 쟁자수에게 마차를 몰고 천천히 오라고 분부하고는 다리에 힘을 주었다. 건마는 질풍같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팔수여비위 구양봉이 두천룡의 뒤를 바짝 따랐다.
杜天龍的坐馬,本是千中選一的龍種,雖然加了一個人的重量,仍然是快如飄風閃電。 歐陽鳳縱馬急追,也不過是勉強趕上。
두천룡이 탄 말은 본래 천 마리 중에서 고른 뛰어난 품종이었다. 비록 한 사람의 무게가 더해졌지만 여전히 바람같이, 섬전같이 빨랐다. 구양봉이 말을 몰아 급히 쫓았으나 간신히 따라잡을 뿐이었다.
近一天的行程,在杜天龍拚命急趕之下,不過三個時辰,趕回到洛陽龍鳳鏢局。 一躍下馬,抱著王人傑衝入大廳,口中喝道:「溜馬。」
근 하루의 여정이었으나 두천룡이 목숨을 걸고 서둘러 불과 세 시진 만에 낙양의 용봉표국에 돌아왔다. 말에서 뛰어내려 왕인걸을 안고 대청으로 곧장 들어가면서 소리쳤다.
"말을 끌고 가 쉬게 하거라."
這時,鏢局中幾位鏢頭,和徐二先生都迎接出來。
이때 표국 안에서 몇 명의 표두와 서이선생이 맞이해 나왔다.
杜天龍急急說道:「快,快,城裡好大夫全部請來。」
두천룡이 급히 말했다.
"빨리, 빨리 성 안의 뛰어난 의원을 전부 모셔오너라."
不用多問,任何人都已瞧出了王人傑身負重傷。 但杜天龍走的太快,都未看清楚王人傑受傷的情形。
누구든 왕인걸이 중상을 입었음을 알아보았으니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두천룡이 너무도 빨리 뛰어서 왕인걸의 부상 상황을 똑똑히 보지는 못했다.
杜天龍一口氣,衝入了花廳之中,才把王人傑放在床上。 這本是杜天龍接待貴賓的下榻之處。
두천룡은 단숨에 화청 안으로 뛰어들어가 그제서야 왕인걸을 침상에 내려놓았다. 이곳은 본래 두천룡이 접대하는 귀빈이 숙박하는 곳이었다.
三個鏢頭,靜靜地站在花廳中,鴉雀無聲。 杜天龍雙目盡赤,滿臉倦容但過度的哀痛,卻使他強自支撐著。
세 명의 표두가 화청 안에 조용히 섰고 쥐죽은 듯 고요했다. 두천룡은 두 눈이 온통 시뻘개졌고 얼굴 가득 피곤함이 어려있었지만 과도한 애통함이 그로 하여금 억지로 지탱하게끔 하였다.
徐二先生快步行了過來,捧著一盆面水,道:「總鏢頭,先洗把臉。」
서이선생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서 한 대야의 세숫물을 올렸다.
"총표두, 우선 얼굴을 씻으시지요."
杜天龍長歎一聲,匆匆地洗去面上灰塵。又行到木榻前面,沉聲叫道:「人傑,人傑,你醒醒啊!咱們已經回到了洛陽。」
두천룡이 길게 탄식하고는 총총히 얼굴의 먼지를 씻고 또 침상 앞으로 와서 침성으로 소리쳤다.
"인걸, 인걸, 정신차리게! 우리는 이미 낙양으로 돌아왔다네."
王人傑全身僵硬,只餘下一口游絲般的氣息,看樣子,隨時可以斷氣。 這時,三個鏢頭,都圍攏過去。 除了滿身的塵土,和蒼白的臉色之外,王人傑全身不見傷痕。
왕인걸은 전신이 뻣뻣해진 채 오직 실낱같은 호흡만 남아있어 언제든 숨이 끊어질 것 같았다. 이때 세 명의 표두가 모여들었다. 온 몸의 먼지와 창백한 낯빛을 제외하면 왕인걸은 전신에서는 상흔이 보이지 않았다.
片刻之後,歐陽鳳也趕回鏢局,但她一躍下馬背,胯下的坐馬,立刻長嘶一聲,倒在地上死去。 歐陽鳳匆匆回房,換上一身衣服,再趕到花廳,洛陽的名醫,已陸續趕到。 四大名醫會診之後,作了一個結論說,寒毒深入內腹,回天乏力,沒有把握下藥。
잠시 후 구양봉도 표국에 돌아왔다. 하지만 그녀가 말 등에서 뛰어내리자 탔던 말은 즉시 길게 한번 울부짖더니 땅에 쓰러져 죽었다. 구양봉은 총총히 방으로 돌아가 의복을 갈아입고 다시 화청에 도착했다. 낙양의 명의들은 이미 부단히 도착하고 있었다. 사대명의가 진맥한 뒤 하나의 결론을 내었는데 한독이 내부에 깊이 스며들어 어쩔 도리가 없어 약을 쓸 자신이 없다고 했다.
杜天龍道:「我知道他傷得很重,真的醫不好,我也不會怪到諸位身上,但四位總要留個藥方子來,盡盡人事啊!」
두천룡이 말했다.
"그가 아주 심하게 다쳤음을 알고 있소. 정말 치료할 수 없다면 나도 제위들을 탓하지 않겠소. 네 분이 약방문을 남겨주시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것이오."
四大名醫,已商量了一陣,才會商出一個藥方子,飄然而去。 杜天龍立刻吩咐徐二遣人去抓藥,但他心中明白,王人傑這次身受傷,比他的藍田的傷勢,甚至重上十倍,但他盡心力,只望心理上能得到一些安慰。 歐陽鳳一直暗中留心著丈夫,但她卻沒勸說杜天龍保重自己,休息一天。
사대명의는 이미 한바탕 상의하였기에 하나의 약방문을 내놓고 표연히 떠났다. 두천룡은 즉시 서이에게 사람을 보내어 약을 짓도록 분부했다. 하지만 왕인걸이 이번에 입은 부상은 남전에서 그가 입었던 상세에 비해 열 배는 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오로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심리적인 위안을 얻을 수 있기만을 바랬다. 구양봉은 줄곧 남몰래 남편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지다. 그렇지만 그녀는 두천룡에게 몸생각하여 하루 휴식하라고 권하지 못했다.
煎好藥物,杜天龍親自替王人傑灌下去。 四大名醫,還是真有些本領,王人傑吃了一付藥後,竟然使呼吸強了一些。
약물을 잘 달여서 두천룡은 직접 왕인걸의 입에 부어주었다. 사대명의는 정말 능력이 있었다. 왕인걸이 약을 먹고난 뒤 놀랍게도 호흡이 좀 강해졌던 것이다.
杜天龍心中又升起了一份希望,吩咐徐二,道:「派人去請四位名醫來,說他們的藥物見了效用。」
두천룡은 마음 속에 또 한 푼의 희망이 솟구쳐서 서이에게 분부했다.
"사람을 보내어 사대명의를 모셔오되 그들의 약물이 효과를 보았다고 말하거라."
四位名醫沒有前來,但卻交人帶回來一個白紙條,上面寫著:「迴光反照,命難久留,閣下還是準備後事吧!」
네 명의 명의는 오지 않았지만 인편에 편지 한 통을 보내왔다. 거기에는 이렇게 씌어있었다.
"회광반조(迴光反照)올시다. 목숨이 얼마남지 않았으니 귀하는 후사를 준비하시오!"
看完了這張白紙條兒,杜天龍心頭火起,正想吩咐徐二,硬把四個名醫抓來,瞥見一個趟子手,急急奔了進來,道:「上稟總鏢頭,有一位年輕人求見……」
그 편지를 다 보고 난 두천룡이 화가 치밀어 서이에게 네 명의 명의를 붙잡아오라고 막 분부하려는데, 한 명의 쟁자수가 급히 달려들어와 말했다.
"총표두께 아룁니다. 한 분의 젊은이가 뵙고자 합니다..."
杜天龍一揮手,接道:「我沒有空見客。」
두천룡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나는 손님을 만날 틈이 없다."
趟子手道:「小人說過,但來人非見不可。」
쟁자수가 말했다.
"소인이 말했지만 그 사람은 만나뵙지 않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杜天龍怒聲喝道:「什麼人這樣凶霸,徐二,派人給我攆出去。」
두천룡이 노성으로 고함쳤다.
"누가 이렇게 못살게 구는가. 서이, 사람을 보내어 쫓아내거라."
只聽一個清朗的聲音,道:「杜總鏢頭乃中原一大豪傑,作事竟然如此……」
한 명의 청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두총표두께서는 중원의 일대호걸이신데 뜻밖에도 일처리가 이같이..."
杜天龍轉目望去,只見說話的人,只不過二十上下的年紀,穿著一身藍衣,劍眉入鬢,星目閃光,英俊中,只見有一股凜凜威氣,不禁一皺眉頭,道:「朋友有什麼事,可以說了,杜某人今天很忙。」
두천룡이 눈을 돌려 바라보니 말을 한 사람은 불과 스무살 가량에 남의(藍衣)를 걸쳤고 검미가 귀밑머리까지 뻗었고 별 같이 반짝이는 눈빛을 가졌는데 영준함 속에 한 줄기 늠름한 위엄을 가지고 있었다. 절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친구는 무슨 일이 있는지 말하시오. 두모는 오늘 너무 바쁘오."
藍衫人冷笑一聲,道:「杜總鏢頭雖然稍有名氣,但在下還未看在眼中,此番在下拜訪龍鳳鏢局,只希拜見在下一位義兄。」
남삼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두총표두께서 비록 꽤나 유명하시지만 제 안중에는 없습니다. 이번에 저는 용봉표국을 방문하여 저의 의형(義兄)을 배견(拜見)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這少年冷凜中的氣度,英俊的外形,使得杜天龍急躁的心情鎮靜了下來,緩緩說道:「閣下的義兄是哪一位?」
이 소년의 늠름한 기도, 영준한 외형은 두천룡의 초조한 심정이 가라앉게끔 하였다.
"귀하의 의형은 어느 분이신가?"
藍衣少年道:「王人傑,貴局中的一個鏢頭。」
남삼소년이 말했다.
"왕인걸입니다. 귀 국에서 한 명의 표두이지요."
杜天龍忽然虎目含淚,黯然說道:「你只怕是來晚了一步。」
두천룡이 돌연 호랑이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암연하게 말했다.
"자네는 한 발 늦은 것 같네."
藍衣少年劍眉軒動,俊目放光,冷厲地說道:「為什麼?」
남삼소년이 검미를 꿈틀거리며 영준한 눈을 빛내며 싸늘하게 말했다.
"무엇 때문입니까?"
杜天龍道:「他受了重傷。」
두천룡이 말했다.
"그는 중상을 입었다네."
藍衣人道:「什麼人傷了他,我王恩兄現又在何處?」
남삼인이 말했다.
"누가 그를 다치게 했습니까? 또한 나의 왕은형(恩兄)은 어디에 계십니까?"
杜天龍道:「傷在一種很歹毒的掌力之下,人躺在花廳。」
두천룡이 말했다.
"일종의 악독한 장력에 다쳤고 화청에 누워있네."
藍衣人未及多言,舉步直入花廳。 只見他身子閃了幾閃,人已越過了杜天龍等,進入了花廳內室。
남의인은 채 여러 말 하기도 전에 걸음을 옮겨 화청으로 들어갔다. 그의 몸이 몇 번 번쩍했을 뿐인데 사람은 이미 두천룡 등을 지나쳐 화청 내실로 들어간 것이다.
王人傑直挺挺地仰臥在床上,臉上一片蒼白,不見一點血色。 伸手在王人傑前胸按了片刻,藍衫人突然發出一聲冷笑,道:「寒陰透骨掌。」
왕인걸은 뻣뻣하게 침상 위에 누웠는데 얼굴은 창백하여 한 점 혈색도 보이지 않았다. 손을 뻗어 왕인걸의 가슴을 누르더니 남삼인은 돌연 냉소를 터뜨렸다.
"한음투골장이로군."
杜天龍道:「不錯,是寒陰透骨掌所傷。」
두천룡이 말했다.
"그렇네. 한음투골장에 다친 것이네."
藍衫人神情懍然,從懷中摸出一個玉瓶,倒了兩顆丹丸,投入了王人傑口中,緩緩說道:「扶他坐起來。」
남삼인은 늠연한 표정으로 품 속에서 한 개의 옥병을 꺼내어 두 알의 단환(丹丸)을 쏟아내더니 왕인걸의 입 속에 넣고는 천천히 말했다.
"그를 부축해 일으키십시오."
杜天龍應了一聲,扶起了王人傑。 藍衣人目光一掠杜天龍,舉步登上木榻,盤膝在王人傑的後面,伸出右手,抵在王人傑的背心之上。 一股熱流,透入了王人傑的背心。
두천룡이 대답하고 왕인걸을 부축해 일으켰다. 남의인은 두천룡을 힐끗 쳐다보고는 나무침상 위로 올라가서 왕인걸의 뒤쪽에 다리를 포개고 앉았다. 우수를 뻗어 왕인걸의 배심혈(背心血)을 눌렀다. 한 줄기 열류가 왕인걸의 배심혈로 스며들었다.
但藍衣人的臉上,很快地泛現了汗水,片刻後,汗珠如雨,一顆接一顆地滾了下來。 王人傑慘白的臉上,突然泛起了淡淡的血色,長長吁了一口氣,睜開了雙目。
남의인의 얼굴에 금새 땀방울이 나타나더니 잠시 뒤에는 땀이 비처럼 방울방울 굴러떨어졌다. 왕인걸의 창백한 얼굴이 돌연 담담한 혈색을 띠기 시작하더니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두 눈을 떴다.
藍衫人收回了按在王人傑背上的右掌,掏出一方絹帕,拂拭一下頭上的汗水,緩緩說道:「可以讓他躺下休息一會了。」
남삼인은 왕인걸의 등을 누르고 있던 우장을 거두고는 비단수건을 꺼내어 머리의 땀을 훔치고 천천히 말했다.
"그가 누워서 좀 휴식하도록 해주십시오."
杜天龍轉目望去,只見那藍衫人臉上一片蒼白,但他仍然睜開雙目,走下了木榻,立刻席地而坐,閉上雙目,運氣調息。 杜天龍輕輕放倒了王人傑的身子,悄然退到廳門口處,替兩人護法。
두천룡이 눈을 돌려 바라보니 그 남삼인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여전히 두 눈을 뜨고 나무침상을 내려와 즉시 바닥에 자리잡고 앉아 눈을 감고 운기조식했다. 두천룡은 왕인걸의 몸을 살짝 눕히고 조용히 청문 입구로 물러나서 두 사람을 위해 호법을 섰다.
花廳中一片寂靜,靜得聽不到一點聲息。 歐陽鳳行到丈夫身側,正想開口,卻被杜天龍示意攔阻。 他生恐聲音驚憂了那藍衫人。 杜天龍已看出這藍衫人是王人傑唯一的救星。
화청 안은 고요했다. 한 점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구양봉이 남편 곁에 와서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두천룡이 눈짓으로 저지했다. 그 남삼인을 놀라게 할까 두려웠던 것이다. 이미 두천룡은 이 남삼인이 왕인걸의 유일한 구원자임을 알아차렸다.
時光在沉默中溜走,足足過去了一個時辰之久,花廳中響起了一聲輕微的聲音。 轉頭看去,只見那藍衫人,已悄然站起了身子,行向木榻查看。
시간은 침묵속에 흘러가서 족히 한 시진이 지났다. 화청 안에서 경미한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 남삼인은 이미 조용히 일어서서 나무침상으로 걸어가 살펴보고 있었다.
杜天龍緩步入廳,低聲說道:「閣下,看看王兄有救嗎?」
두천룡이 천천히 청으로 들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귀하가 보기에 왕형을 구할 수 있겠는가?"
藍衫人回顧了杜天龍一眼,道:「我會盡最大的力量,用不著杜總鏢頭囑咐。」
남삼인이 두천룡을 돌아보고 말했다.
"제가 최선을 다할테니 두총표두께서는 재촉하지 마십시오."
杜天龍心中暗暗忖道:「這年輕人好大的火氣。」
두천룡은 마음 속으로 암암리에 곰곰히 생각했다.
'이 젊은이는 아주 크게 화가 났구나.'
藍衫人未再望杜天龍,凝目在王人傑的身上查看了一陣,搖搖頭,歎口氣,自言自語地說道:「下手很重,似乎是非要一舉把人置於死地不可了。」
남삼인은 더이상 두천룡을 보지 않고 왕인걸의 몸을 한바탕 주의깊게 조사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쉬더니 혼잣말을 했다.
"마치 일거에 사람을 사지로 몰지 않으면 안될 만큼 아주 심하게 손을 썼구나."
杜天龍雖然感激他救助王人傑的性命,但又覺著這人少不更事,神情冷峻,既非向自己問話,也就不再接口。
두천룡은 그가 왕인걸의 목숨을 구조한 것에 감격했다. 다만 이 사람은 젊어서 세상 경험이 적어 냉준한 표정으로 자기가 묻는 말에 더이상 대꾸하지도 않는다고 느꼈다.
歐陽鳳緩步行近木榻,望了望王人傑,喜道:「天龍,王鏢頭好像是醒過來了。」
구양봉이 천천히 나무침상 가까이 걸어가서 왕인걸을 바라보며 기뻐서 말했다.
"천룡, 왕표두는 깨어난 것 같군요."
藍衫人向後退了兩步,道:「杜總鏢頭,什麼人傷了在下義兄。」
남삼인이 두 걸음 뒤로 물러나서 말했다.
"두총표두, 누가 저의 의형을 다치게 했습니까?"
杜天龍道:「一個穿著黑衣的矮瘦老者。」
두천룡이 말했다.
"흑의를 걸쳤고 왜소한 노인이었네."
藍衫人道:「沒有名字?」
남삼인이 말했다.
"이름은 없습니까?"
杜天龍道:「應該是有,但他沒有說出來。」
두천룡이 말했다.
"당연히 있겠지만 발설하지 않았네."
藍衫人冷笑一聲,道:「杜總鏢頭應該記得他的形貌吧?」
남삼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두총표두께서는 그의 생김새를 기억하시겠지요?"
杜天龍道:「自然記得。」
두천룡이 말했다.
"당연히 기억하네."
藍衫人道:「可否替在下描述一下?」
남삼인이 말했다.
"저한테 묘사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杜天龍略一沉吟,把那黑衣老人的形貌,很仔細的說了一遍。
두천룡이 약간 침음하더니 그 흑의노인의 모습을 자세하게 말해주었다.
藍衫人聽得很用心,聽完後,立刻道:「兩位請好好照顧他的傷勢,在下告辭了。」
남삼인은 아주 유심히 들었는데 다 듣고 나더니 즉시 말했다.
"두 분은 그의 상세를 잘 보살펴주십시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說走就走,也不待杜天龍答話,轉身疾步而去。
간다고 하고서는 바로 가버렸다. 두천룡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돌아서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杜天龍望著那藍衫人的背影,心中暗暗忖道:「這年輕人,當真是孤傲得很。」
두천룡은 그 남삼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이 젊은이는 정말 몹시 고오(孤傲)하구나.'
突聽一聲長長歎息傳入耳際。 轉頭望去,只見王人傑已然睜開雙目。
갑자기 긴 탄식이 귓가에 전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왕인걸은 이미 두 눈을 떠 있었다.
杜天龍急步行近木榻,低聲道:「人傑,你好一些嗎?」
두천룡이 급히 가까이 걸어가서 나직이 말했다.
"인걸, 자네 좀 나은가?"
王人傑點點頭,道:「屬下好多了,多謝總鏢頭救了屬下之命。」
왕인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속하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총표두께서 속하의 목숨을 구해주신 점에 감사드립니다."
杜天龍急急搖頭,道:「人傑,不是我們。」
두천룡이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인걸, 우리가 아니라네."
王人傑皺了眉頭,苦笑一下:「不是總鏢頭,又是誰呢?」
왕인걸이 미간을 찡그리더니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총표두님이 아니면 또 누구란 말씀입니까?"
杜天龍道:「一個穿著藍衫的少年。」 』
두천룡이 말했다.
"한 명의 남삼을 걸친 소년이었네."
王人傑奇道:「穿藍衫的少年,長的什麼樣子。」
왕인걸이 이상하여 말했다.
"남삼을 걸친 소년이라고요? 어떻게 생겼습니까?"
杜天龍道:「二十上下的年紀,長得很英俊。」
두천룡이 말했다.
"스무살 정도의 나이에 매우 영준하게 생겼네."
王人傑沉思了一陣,搖搖頭,道:「不認識。」
왕인걸이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알지 못합니다."
歐陽鳳接道:「他身佩長劍,稱你義兄。」
구양봉이 말했다.
"그는 장검을 차고 자네를 의형이라 불렀네."
很仔細地說明經過之情。
아주 자세하게 상황의 경과를 설명했다.
王人傑苦笑一下,道:「仍然是想不起來。」
왕인걸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여전히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杜天龍無可奈何地說道:「我想他還會來,也許,你見了他之後,就會認識。」
두천룡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내 생각에 그는 올 것이네. 어쩌면 자네가 그를 보고나면 알 수 있을 걸세."
王人傑道:「總鏢頭,在下父母早死,孑然一身,除了我授業的恩師之外,再無親近的人,但我那授業恩師人已七十多歲,除此之外,只有咱們鏢局的人了……」
왕인걸이 말했다.
"총표두, 저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혈혈단신입니다. 제가 수업(授業)한 은사를 제외하면 가까운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은사께서는 이미 칠십 세이십니다. 그 외에는 오직 우리 표국 사람들 뿐입니다..."
王人傑口齒啟動,還想說話,卻被歐陽鳳攔住,道:「王鏢頭,你傷勢初癒,不宜多言,好好休息吧!」
왕인걸이 입을 열어 말을 하고 싶었으나 구양봉에게 저지당했다.
"왕표두, 당신의 상세는 이제 갓 나았으니 말을 많이 해서는 안돼요. 푹 쉬도록 하세요!"
拉上棉被,雙雙退出花廳。 王人傑心中甚是感動,但卻閉上雙目,未再多言。 三日時光,匆匆而過,王人傑的傷勢,已然大好,已可盤坐調息。
솜이불을 끌어올려주고 쌍쌍이 화청을 물러났다. 왕인걸은 마음 속으로 몹시 감동했지만 눈을 감고 더 말하지 않았다. 삼일의 시간이 총총히 지났다. 왕인걸의 상세는 이미 크게 좋아져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조식(調息)을 할 수 있었다.
王人傑沒有再問那藍衫人的事情,因為他不相信是真的,但杜天龍夫婦卻是難以放下,只是那藍衣少年,第二天未來,第三天應該回來,那知一連三日,竟然是全無消息。
왕인걸은 그 남삼인에 대한 것을 더이상 묻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진짜라고 믿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천룡 부부는 생각을 접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그 남삼소년은 이튿날에 오지 않았으니 삼일 째는 돌아왔어야 하는데 그 일련의 삼 일 동안 전혀 소식이 없었다.
第四天,王人傑已然完全康復,杜天龍特地備了一桌酒席,設宴花廳,慶賀王人傑大傷痊癒。 事情就有那麼一個巧法,酒宴剛剛擺好,過關刀雷慶,匆匆而至。 一腳跨進了大廳,陡然怔在當地。
사일 째 되는 날, 왕인걸은 이미 완전히 건강을 회복했다. 두천룡은 특별히 술자리를 준비했다. 화청에서 연회를 열어 왕인걸이 큰 부상에서 나은 것을 축하했다. 사정은 그토록 공교로웠다. 주연을 막 차려놓으니 과관도 뇌경이 총총히 도착했던 것이다. 대청에 들어서자 갑자기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
杜天龍一抱拳,道:「大哥,來得正好,快請入席。」
두천룡이 포권하며 말했다.
"대가, 마침 잘 오셨습니다. 어서 자리에 드시지요."
雷慶一面舉步入席,一面大聲叫道:「兄弟,聽說路上出了事。」
뇌경이 자리로 걸어가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형제, 듣기로는 돌아오는 길에 사고가 있었다더군."
杜天龍道:「一言難盡,大哥,你坐下,咱們一面喝,一面聊。」
두천룡이 말했다.
"한 마디로 다 할 수 없습니다. 대가, 앉으십시오. 우리 마시면서 이야기 나눕시다."
歐陽鳳微微一笑,道:「虧了王鏢頭,替天龍挨了一記寒陰透骨掌。」
구양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왕표두가 천룡 대신에 한 대의 한음투골장을 얻어맞았어요."
王人傑道:「屬下身受總鏢頭照顧培育,理當效死。」
왕인걸이 말했다.
"총표두께서 속하를 보살펴 주시고 양성시켜 주셨으니 도리상 당연히 목숨을 바쳐야 합니다."
雷慶乾了一杯酒,雙目盯住在王人傑的臉上,道:「王兄弟,你是深藏不露啊,寒陰透骨掌,惡毒無比,你竟能挺住沒事。」
뇌경이 한 잔의 술을 비우더니 왕인걸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면서 말했다.
"왕형제, 자네는 깊이 감추어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구먼. 한음투골장은 악독하기 비할 데가 없는데 자네는 놀랍게도 견디어 내고 아무 일도 없구먼."
王人傑笑道:「老英雄誤會了,人傑這點能耐,如何能挺得住寒陰掌的惡毒,不知總鏢頭,用什麼仙丹靈藥救了人傑的命……」
왕인걸이 웃으며 말했다.
"노영웅께서 오해하셨습니다. 인걸의 이 정도 재주로 어떻게 한음장의 악독함을 견뎌내겠습니까? 총표두께서 무슨 선단영약(仙丹靈藥)을 썼는지 모르지만 인걸의 목숨을 구하셨습니다..."
雷慶笑一笑,接道:「弟妹,是不是那位柳三夫人,多給了一截千年參王。」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형제, 그 류삼부인이 천년삼왕을 몇 토막 더 주었던 것인가?"
杜天龍搖搖頭,說明了經過,接道:「事情雖然有些奇怪,照說這位少俠早該回來了,至少要瞧瞧王鏢頭的傷勢如何,想不到,他竟然去如黃鶴。」
두천룡이 고개를 저으며 경과를 설명하고 이어서 말했다.
"사정은 비록 좀 기괴하지만 이치대로라면 그 소협은 벌써 돌아왔어야 합니다. 적어도 왕표두의 상세가 어떠한지 살펴보아야 하지요. 그가 가더니 소식이 없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雷慶道:「人傑,你再想想著,如果真有這麼一個人,你應該想得起來。」
뇌경이 말했다.
"인걸, 자네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약 정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자네는 생각이 날 것이네."
王人傑很認真地想了一陣,道:「我實在想不出,不但我沒有這麼一位兄弟,而且,我根本就不認識這麼一個人。」
왕인걸이 아주 진지하게 한동안 생각하더니 말했다.
"확실히 저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저에게 그런 형제가 없을 뿐 아니라 저는 근본적으로 그런 사람을 알지 못합니다."
雷慶道:「這就奇怪了……」
뇌경이 말했다.
"이것 참 기괴하군..."
只聽一個清朗的聲音,道:「並不奇怪,王恩兄大俠氣度,為善不記於心,但在下母子,身受大恩,自然是永記於心了。」
한 소리 청량한 음성이 들렸다.
"결코 기괴하지 않습니다. 왕은형(恩兄)께서는 대협의 기도를 가지셔서 선한 일을 하고도 마음에 두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모자는 커다란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영원히 마음에 두고 기억합니다."
隨著那說話之聲,緩步行入一個身著藍衫的俊美少年。 藍衫少年肩上還扛著一個很長的麻布袋子。 只見他放下袋子,整整衣冠,恭恭敬敬地對著王人傑拜了下去。
말소리에 이어 한 명의 남삼을 입은 준미한 소년이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남삼소년은 어깨에 한 개의 아주 긴 마대자루를 메고 있었다. 그는 자루를 내려놓고 의관을 정제(整齊)하더니 왕인걸에게 공손히 엎드려 절을 했다.
王人傑吃一驚,道:「這位小兄弟,你認錯人了吧!在下不認識你兄弟。」
왕인걸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소형제, 자네는 사람을 착각했네! 나는 자네를 알지 못한다네."
藍衫少年微微一笑,道:「恩兄可是叫王人傑。」
남삼소년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은형께서는 왕인걸이시겠지요?"
王人傑道:「不錯,在下叫王人傑。」
왕인걸이 말했다.
"그렇네. 내가 왕인걸일세."
藍衫少年伸手從懷中取出一付白絹,道:「這是家母手繪王恩兄的圖像,恩兄請看看像不像?」
남삼소년이 품 속에서 한 폭의 흰 손수건을 꺼내더니 말했다.
"이것은 가모(家母)께서 손수 그리신 왕은형의 인물상입니다. 닮았는지 은형께서 한번 보시겠습니까?"
王人傑伸手接過,果見白絹上繪著一幅圖像。 圖像和王人傑一般模樣,只是稍微年輕了一些。
왕인걸이 손을 뻗어 건네받았다. 과연 흰 손수건에는 한 폭의 인물상이 그려져 있었다. 인물상과 왕인걸은 비슷한 모양이었는데 단지 다소 젊었다.
王人傑茫然了,輕輕歎息一聲,道:「圖像倒是有些像在下,只是在下實在想不起來,幾時和你兄弟見過面了?」
왕인걸이 망연히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인물상은 나와 좀 닮았구려. 나는 단지 언제 자네를 만났는지 생각이 나지 않네."
藍衫人長長吁一口氣,道:「十三年了,那時小弟,只是一個六七歲的孩子。」
남삼인이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십삼 년이군요. 그때 소제는 단지 육칠 세의 아이였습니다."
說完話,恭恭敬敬地叩了個頭。
말을 하더니 공손히 머리를 땅에 조아렸다.
王人傑閃到一側,道:「小兄弟,快請起來,有話坐下說。」
왕인걸이 한 옆으로 피하며 말했다.
"소형제, 어서 일어나게. 할 말이 있으면 앉아서 이야기하게."
杜天龍、雷慶、歐陽鳳,全都站起了身子,道:「閣下請坐下談談。」
두천룡, 뇌경, 구양봉이 전부 일어서서 말했다.
"귀하, 앉아서 이야기하세."
藍衫人對王人傑一抱拳,道:「恩兄,小弟卻之不恭,我這裡謝坐了。」
남삼인은 왕인걸에게 포권하며 말했다.
"은형, 소제가 사양하지니 결례인 듯 하군요. 저는 이곳에 앉겠습니다."
他對王人傑神態崇敬,言詞虔誠,但對杜天龍夫婦和雷慶,卻是不假詞色,連看都不多看三人一眼,一副旁無他人的氣勢,似乎這花廳中,只有王人傑和他兩人一般。 對這年輕人的冷傲,雷慶和杜天龍都未太放在心上,但歐陽鳳卻是面有不愉之色。
그는 왕인걸에 대해서는 태도가 숭경(崇敬)하고 말이 경건했지만 두천룡 부부와 뇌경에 대해서는 말과 표정이 겸손하지 않았다. 세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아 타인이 옆에 없다는 듯한 기세였다. 마치 이 화청 안에 오직 왕인걸과 그 두 사람 뿐인 것과 같았다. 이 젊은이의 냉오함에 대해 뇌경과 두천룡은 모두 그리 마음에 두지 않았지만 구양봉은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었다.
王人傑輕輕咳了一聲,道:「小兄弟,你貴姓啊!」
왕인걸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소형제, 자네의 귀 성은?"
藍衫人欠欠身,道:「小弟凌度月。」
남삼인이 몸을 숙이며 말했다.
"소제는 능도월(凌度月)입니다."
王人傑道:「是凌兄弟,在下失敬了,可是,王某人始終想不起在哪裡見過凌兄?」
왕인걸이 말했다.
"능형제였군. 실례했네. 그러나 왕모는 시종 어디서 능형을 만났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구려?"
凌度月黯然一歎,道:「十三年前,王恩兄在汀州郊野救下的寡母孤兒,大恩兄心裡,早已忘去,但家母和小弟,卻是時時難忘恩兄的大德。」
능도월이 암연히 탄식하더니 말했다.
"십삼년 전, 왕은형께서 정주(汀州) 교외에서 저희 모자를 구해주셨지요. 대은형께서는 마음 속에서 벌써 잊으셨지만 가모와 소제는 늘 은형의 대덕(大德)을 잊지 못합니다."
王人傑似是想起來了這段往事,輕輕歎息一聲,說道:「凌兄弟,這些事,是我輩理所當為,想不到,凌兄弟竟然如此……」
왕인걸은 마치 지난 일이 생각난 듯 했다.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능형제, 그런 일은 우리들에게는 도리상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네. 생각지도 못하게 능형제가 이같이..."
凌度月微微一笑,道:「小弟到此之時,適逢王恩兄身中毒掌,暈迷不醒……」
능도월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소제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 마침 왕은형께서는 독장에 맞아 혼미하여 깨어나시질 못하셨습니다..."
王人傑一抱拳,接道:「多虧你凌兄弟伸手相救。」
왕인걸이 포권하며 말을 받았다.
"자네 능형제가 구원의 손길을 뻗은 덕분이었네."
凌度月歎口氣,道:「恩兄言重了……」
능도월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은형의 말씀이 과하십니다..."
回頭指著那麻布袋子,接道:「小弟知曉了出手傷害恩兄的人,因此,把他生擒來此,但又怕萬一擒錯了人,希望恩兄查看一下。」
고개를 돌려 그 마대자루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소제는 은형에게 출수하여 해를 입힌 사람을 압니다. 그래서 그를 이곳에 사로잡아 왔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사람을 잘못 잡았을 수도 있으니 은형께서 한번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王人傑呆了一呆,道:「你說那麻布袋子中是人……」
왕인걸이 멍해져서 말했다.
"그 마대자루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인가..."
只見一個身材枯瘦,閉著雙目的老人。 一見那面孔,不用再看,王人傑已認出,那正是施用寒陰透骨掌的人。
한 명의 체격이 마르고 두 눈을 감은 노인이 보였다. 그 얼굴은 두 번 볼 필요가 없었다. 왕인걸은 그자가 바로 음한투골장은 사용한 사람임을 이미 알아보았다.
凌度月笑道:「他叫陳大風,是出身大雪山,玄陰門下。」
능도월이 웃으며 말했다.
"그는 진대풍(陳大風)이라 하며 대설산(大雪山) 현음문(玄陰門) 출신입니다."
王人傑道:「此人的寒陰透骨掌,凶殘霸道,凌兄弟,怎能生擒了他。」
왕인걸이 말했다.
"이자의 음한투골장은 흉악하고 패도적인데 능형제는 어떻게 그를 사로잡을 수 있었는가?"
微微一笑,凌度月道:「寒陰透骨掌,雖然霸道,但小弟不放在心上。」
미소짓더니 능도월이 말했다.
"음한투골장이 비록 패도적이지만 소제는 마음에 두지 않습니다."
王人傑道:「他死了沒有?」
왕인걸이 말했다.
"그는 죽었는가?"
凌度月道:「小弟未能確定他是否是真正的兇手,不敢擅自取他之命,問過恩兄之後,再作決定了。」
능도월이 말했다.
"소제는 그가 진정한 흉수인지 확신할 수 없어 감히 함부로 그의 목숨을 취할 수 없었습니다. 은형께 물어본 뒤 다시 결정하기로 했지요."
王人傑道:「可否解開他身上穴道,我想問他幾句話。」
왕인걸이 말했다.
"그의 혈도를 풀어줄 수 있는가? 나는 그에게 몇 마디 말을 물어보고 싶네."
凌度月道:「自然可以。」
능도월이 말했다.
"당연히 가능하지요."
起身離席,在那黑衣老人陳大風的身上,連拍了數掌。 陳大風長吁了一口氣,睜開了雙目。 打量了四周的形勢一眼,陳大風忽然覺得臉上一熱,垂下頭去。
일어나서 자리들 떠나 그 흑의노인 진대풍의 몸을 연달아 수 장을 쳤다. 진대풍은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두 눈을 떴다. 주위의 형세를 훑어보더니 진대풍은 홀연히 얼굴이 뜨거워짐을 느끼고 고개를 숙였다.
凌度月冷冷說道:「陳大風,你聽著,你現在唯一的活命機會,不是我那恩兄心生仁慈,饒你一死,現在,你答覆他的問話,如有一句虛言,被我聽出,還是倔強不答,就讓你再嘗嘗我『搜穴手』的滋味。」
능도월이 냉랭하게 말했다.
"진대풍, 당신은 들으시오. 지금 당신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나의 은형께서 인자한 마음이 생겨 당신을 용서하는 것이 아니오. 지금 당신이 그가 묻는 말에 만일 한 마디라도 허언(虛言)을 했다가 나한테 발각되거나 또는 고집부리며 대답하지 않았다가는 나의 수혈수(搜穴手)의 맛을 다시 보여주겠소."
一提到「搜穴手」,陳大風不禁臉色一變。 陳大風輕輕歎息一聲,微微頷首。
수혈수를 언급하지 진대풍은 안색이 일변하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진대풍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凌度月一抱拳,道:「王恩兄,可以問他了。」
능도월이 포권하며 말했다.
"왕은형, 그에게 물어보셔도 좋습니다."
王人傑目光轉注到陳大風的身上,一拱手,道:「陳兄,江湖上各為其主,難免彼此衝突,因此,在下對傷在寒陰透骨掌下一掌,並未懷恨於心。」
왕인걸이 눈길을 진대풍에게로 돌리더니 공수하며 말했다.
"진형, 강호상에서는 각자 주인을 위해 온 힘을 다하니 피차간 충돌을 면하기 어렵소. 그 때문에 저는 한음투골장에 다쳤다고 결코 앙심을 품고 있지 않소."
陳大風嗯了一聲,欲言又止。
진대풍은 음, 하더니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었다.
王人傑道:「大雪山玄陰門下,甚少有在中原武林道上走動,而且,你陳兄,也不是為了財物劫鏢……」
왕인걸이 말했다.
"대설산 현음문하는 중원무림도상을 다닌 것이 아주 적고 게다가 진형 당신도 재물을 위해 표차를 겁탈하지 않았소..."
陳大風忍不住了,冷笑一聲,道:「你究竟要問什麼?」
진대풍은 참지 못하고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너는 도대체 무얼 묻고자 하느냐?"
王人傑道:「只問兩件事,陳兄如是都能夠據實回答,在下斗膽作主,放你陳兄離開。」
왕인걸이 말했다.
"단지 두 가지요. 진형이 만일 사실대로 대답한다면 저는 대담하게 진형이 떠나게끔 놓아주기로 결정하겠소."
陳大風雙目中神光一閃,道:「這話當真嗎?」
진대풍이 두 눈에서 신광을 번쩍이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냐?"
王人傑道:「君子一言,駟馬難追。」
왕인걸이 말했다.
"군자가 말을 한 마디 했으면 그만이오."
凌度月道:「在下已經說過了,王恩兄是唯一能放你離開的人!」
능도월이 말했다.
"내가 이미 말했소. 왕은형은 유일하게 당신을 놓아보내줄 사람이오!"
陳大風一和凌度月的目光接觸,立時流露出一種畏懼之色,緩緩轉過頭去,道:「王鏢頭請問吧!在下知無不言,不過,我知道的,也有限得很。」
진대풍은 능도월과 시선이 부딪히자 즉시 일종의 두려운 기색을 드러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왕표두, 물어보아라! 내가 아는 것이면 다 말하겠다. 그러나 내가 아는 것은 아주 제한적이다."
王人傑回目望了杜天龍一眼,緩緩說道:「為什麼你們要劫持柳三夫人……」
왕인걸이 두천룡을 한번 돌아보고는 천천히 말했다.
"왜 당신들은 류삼부인을 납치하려 했는지..."
陳大風急急接道:「奉命。」
진대풍이 급히 대꾸했다.
"명을 받든 것이다."
王人傑道:「奉何人之命?」
왕인걸이 말했다.
"누구의 명을 받든 것이오?"
陳大風道:「慢著,這算不算一件事。」
진대풍이 말했다.
"잠깐. 이것을 한 가지로 계산할 테냐?"
凌度月冷笑一聲,道:「陳大風,用不著耍花招,這怎能算一件事,至少你該說出身受何人指示,為何和龍鳳鏢局結怨,才能算一件事。」
능도월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진대풍, 수작부리지 마시오. 이것을 어찌 한 가지로 계산할 수 있겠소? 적어도 당신은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왜 용봉표국과 원수를 맺었는지 털어놓아야 한 가지로 계산할 수 있소."
陳大風點點頭,道:「好,我奉了……」
진대풍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알았다. 나는..."
一咬牙,突然住口不言。
이를 악물더니 돌연 말이 없었다.
凌度月忽然站起身子,怒聲喝道:「你怎麼不說話了。」
능도월이 홀연히 일어나서 노성으로 호통쳤다.
"당신은 왜 말하지 않소?"
杜天龍歎息一聲,道:「他死了。」
두천룡이 탄식하며 말했다.
"그는 죽었네."
凌度月微微一呆,伸手托起他的下顎。 只見他口鼻之中,緩緩湧出血來,臉色也變得一片青紫。 顯然,是中奇毒而亡。
능도월은 약간 멍해져서 손을 뻗어 그의 아랫턱을 받쳐 올렸다. 그의 입과 코에서는 천천히 피가 쏟아져나왔고 낯빛도 청자색(青紫色)으로 변했다. 기독에 중독되어 죽은 것이 분명했다.
呆了一呆,凌度月緩緩說道:「他好像是中了毒。」
멍하니 있던 능도월이 천천히 말했다.
"그는 중독된 것 같군요."
杜天龍道:「不錯,凌少俠,一種奇毒無比的藥物,藏在口中,借說話的機會,咬碎了毒藥的外殼。」
두천룡이 말했다.
"그렇네. 능소협, 일종의 비할 데 없는 기독 약물을 입 속에 감추고 있다가 말하는 기회를 빌어 독약의 껍데기를 깨문 걸세."
凌度月臉上是一片愧咎之色,回顧了王人傑一眼,道:「王恩兄,小弟慚愧。」
능도월은 계면쩍은 얼굴을 하고 왕인걸을 돌아보며 말했다.
"왕은형, 소제는 부끄럽습니다."
王人傑道:「這怎麼能怪到凌兄弟。」
왕인걸이 말했다.
"이것이 어찌 능형제를 나무랄 수 있는 일이겠나."
凌度月歎口氣,道:「有一件事,小弟想不明白。」
능도월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소제가 생각을 해도 알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杜天龍道:「凌少俠請說出來大家聽聽。」
두천룡이 말했다.
"능소협, 다들 들어보도록 말해보게."
凌度月道:「我擒下他時,曾以『搜穴手』,折磨他說出不少內情,他忍受了無比的痛苦,都撐了下去,不肯自絕,何以此刻會突然咬破了口中的毒藥而死呢?」
능도월이 말했다.
"제가 그를 생포했을 때 수혈수로 고통을 주어 그는 적지 않은 내정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비할 데 없는 고통을 참아내고 버티며 자결을 하지 않으려 했었는데 어떻게 지금은 돌연 입 속의 독약을 깨물고 죽었을까요?"
杜天龍道:「那時,他也許沒有想到,你會把他帶來洛陽龍鳳鏢局。」
두천룡이 말했다.
"그때는 아마도 자네가 그를 낙양의 용봉표국에 데려올 줄은 생각 못했을 걸세."
凌度月道:「我應該搜搜他的口中,找出那粒毒藥,他就不能自絕了。」
능도월이 말했다.
"저는 그의 입 속을 수색하여 그 독약을 찾아내 자결할 수 없도록 해야 했습니다."
杜天龍吩咐鏢局中夥計把屍體抬下去,設法埋了,便不許驚動到官府。
두천룡이 표국의 점원들에게 시체를 들고가서 묻으라고 분부하고 관부(官府)를 놀라게 해서는 더더욱 안된다고 했다.
凌度月卻突然站起身子,抱拳,道:「王恩兄,小弟告辭了。」
능도월이 돌연 일어서더니 포권하며 말했다.
"왕은형, 소제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王人傑吃了一驚,道:「你要往哪裡去?」
왕인걸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자네는 어디로 가려는가?"
凌度月道:「小弟去查查看這陳大風的來歷,務必對恩兄有個交代。」
능도월이 말했다.
"소제는 이 진대풍의 내력을 한번 조사해보러 갑니다. 반드시 은형께 알려드리겠습니다."
他說走就走,王人傑想阻止,哪裡還來得及,但見他身子一晃,人已離開了花廳,閃一閃,蹤影全無。 他來的像一陣風,是那麼突然,去的像一道閃電,忽然間消失不見。 王人傑追出花廳,哪裡還能見到凌度月的影子。
그는 말을 하자마자 떠났다. 왕인걸이 저지하려 했으나 늦었다. 그의 몸이 흔들리는가 싶더니 사람은 이미 화청을 떠나 번쩍, 하는 사이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오는 것은 바람 같이 갑작스러웠고 가는 것도 섬전 같이 별안간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왕인걸은 화청을 쫓아나갔으나 능도월의 그림자도 볼 수 없었다.
杜天龍輕輕咳了一聲,道:「王兄弟,凌少俠去遠了,你請回來吧!」
두천룡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왕형제, 능소협은 멀리 갔으니 돌아오게나!"
王人傑追出花廳時,只見到人影一閃,自知這點能耐,決然無法追上,緩緩回到花廳。
왕인걸이 화청을 쫓아나갔을 때는 인영이 번쩍, 하는 것만 보였다. 이 정도 솜씨는 결코 쫓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천천히 화청으로 돌아왔다.
雷慶突然輕輕歎口氣,道:「人傑,你先想想看,十三年前,有沒有那麼回事?你救了一對寡母孤兒。」
뇌경이 돌연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인걸, 자네는 십삼년 전 그런 일이 있었는지 한번 생각해보게. 자네가 한 쌍의 외로운 모자를 구했는가?"
王人傑點點頭,道:「有這麼回事。」
왕인걸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雷慶道:「既然有這麼回事,對凌少俠的來歷,咱們就不用懷疑了。」
뇌경이 말했다.
"이왕 그런 일이 있었다면 우리가 능소협의 내력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말아야겠군."
杜天龍道:「大哥,凌少俠為了救王兄弟的性命,不惜耗消本身真元,如果沒有深情大恩,很少願意如此。」
두천룡이 말했다.
"대가, 능소협은 왕형제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본신(本身)의 진원(真元)이 소모되는 것도 아까워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깊은 은혜가 없었다면 그러고 싶지 않을 겁니다."
王人傑低頭道:「總鏢頭,屬下不敢擋著尊稱。」
왕인걸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총표두, 속하는 존칭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杜天龍怔了一怔,笑道:「人傑,你救了我的性命,還有什麼說的,從此之後,咱們是兄弟相稱,這龍鳳鏢局子所有的財產,從今天開始,有你兄弟一份……」
두천룡이 어리둥절했다가 웃으며 말했다.
"인걸, 자네는 나의 목숨을 구했는데 무슨 말인가? 지금부터 우리는 형제로 부르세. 이 용봉표국의 모든 재산은 오늘부터 형제 자네의 것이네..."
王人傑心頭一震,道:「總鏢頭,這個屬下怎敢……」
왕인걸이 가슴이 떨려서 말했다.
"총표두, 속하가 어찌 감히..."
杜天龍搖搖頭,接道:「人傑,你再推辭,那就是見外了,你想想,你如是為了救我之命,死於那寒陰透骨掌下,這一輩子,我能夠活得安心嗎?我和你大嫂已經商量過了,萬一你有了三長兩短,我們夫婦,也要傾盡龍鳳鏢局的財力,你大嫂還要回綠竹堡去,找兩個幫手,無論如何,都要替你報了這個仇,現在吉人天相,兄弟你大傷盡復,我和你大嫂心中這份高興,那是不用提了,這件事,我和你大嫂,早都有了決定,王兄弟,你就別再推辭啦。」
두천룡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을 이었다.
"인걸, 자네가 더이상 거절하면 그건 외인 취급하는 걸세. 생각해보게. 자네가 만일 나의 목숨을 구하다가 그 한음투골장하에 죽었다면 한평생 내가 안심하고 살 수 있겠는가? 나와 자네의 형수는 이미 상의했다네. 만일 자네에게 뜻하지 않은 변고가 생긴다면 우리 부부는 용봉표국의 재력을 모조리 쏟아붓고, 자네 형수는 녹죽보로 돌아가 두 명의 조력자를 찾아내어 어찌되었든 자네의 복수를 하려 했었네. 이제 길인천상(吉人天相)이라 형제 자네의 큰 부상이 모두 회복되었으니 나와 자네 형수의 마음 속 기쁨은 언급할 필요도 없네. 이 일은 나와 자네 형수가 벌써 결정한 것이니 왕형제, 자네는 더이상 사양 말게."
王人傑還待推辭,卻被雷慶攔住道:「人傑,話已經說得很明白,你如是再推托,那就是矯情了。」
왕인걸이 거절하려는데 뇌경이 가로막고 말했다.
"인걸, 이미 명백하게 말했는데 자네가 계속 핑계대며 거절한다면 그건 바로 억지를 쓰는 걸세."
話說得太重,王人傑怔了一怔,果然不敢再推托。
너무도 무거운 말에 왕인걸은 멍해졌다. 과연 감히 더이상 거절하지 못했다.
雷慶微微一笑,目光一掠杜天龍和歐陽鳳,道:「你們兩位想好了沒有?」
뇌경이 미소지으며 두천룡와 구양봉을 힐끗 쳐다보면서 말했다.
"자네들 두 사람은 잘 생각해두었는가?"
歐陽鳳道:「大哥,可是問這龍鳳鏢局子的事嗎?」
구양봉이 말했다.
"대가께서는 아무래도 이 용봉표국의 일을 물으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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