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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八回 毒翁劫美女(독옹겁미녀) 본문
第十八回 毒翁劫美女(美女를 강탈하려는 毒翁)
花鳳用一塊黑紗包住了臉,一直很溫柔的跟在展翼的身後。她處處表現出女子的溫柔,沒有和展翼講過一句話,但卻照顧得很周到。
화봉은 흑사로 얼굴을 감싸고 줄곧 온유하게 전익의 뒤를 따랐다. 그녀는 어디서나 여자의 온유함을 나타냈으며 전익과는 한 마디 말도 나누지 않았지만 빈틈없이 보살폈다.
每一次住店之後,花鳳常常親自給展翼送上香茗。曉行夜宿十餘日,花鳳一直是表現如一。但她沒有和展翼說過一句話。
매번 객점에서 묵고나면 화봉은 늘 직접 전익에게 차를 올렸다. 새벽에 길을 나서서 밤늦게야 유숙하는 힘든 십여 일을 화봉은 줄곧 한결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전익과 한 마디도 말을 한 적이 없었다.
這是中午時分,到了一片淺山坡前,展翼突然停下來了。那是一處十字路口,三條岔道,分行向三個不同的方向。展翼目光投注在道旁一片青草叢中。
정오 무렵, 야트막한 산비탈 앞에 이르러 전익이 돌연 멈추어 섰다. 그곳은 세 가닥 갈림길의 길목이었는데 세 개의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뉘어 있었다. 전익은 길 옆의 푸른 풀숲에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洪無量緩步行到了展翼的身側,低聲道:「公子,咱們已行了十餘日,不知要行往何處?」
홍무량이 천천히 전익의 곁으로 걸어가서 나직이 말했다.
"공자, 우리는 이미 십여 일을 걸었는데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군요?"
展翼道:「找人。」
전익이 말했다.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洪無量道:「找什麼人?」
홍무량이 말했다.
"누구를 찾습니까?"
展翼道:「唐琳。」
전익이 말했다.
"당림."
洪無量道:「公子,姑娘這一陣表現的還不錯吧?」
홍무량이 말했다.
"공자, 요즘 낭자의 행실이 나쁘지 않지요?"
展翼道:「才不過十幾天吧……」
전익이 말했다.
"그래봤자 불과 십수 일입니다..."
語聲微微一頓,接道:「咱們只怕要遇上麻煩了?」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우리는 성가신 일을 만난 것 같군요?"
洪無量道:「什麼麻煩?」
홍무량이 말했다.
"무슨 성가신 일입니까?"
展翼道:「你在江湖走動了很久,對江湖中事,知曉的很多,瞧瞧看,那片青叢中是什麼?」
전익이 말했다.
"당신은 강호를 오래 다녔으니 강호의 일에 대해 아는 것이 아주 많습니다. 저 푸른 풀숲 안에 무엇이 있는지 한번 보시겠습니까?"
洪無量凝目望去,只見草叢中放著白木小人。那小人高不過兩寸,但卻刻雕得很精美。
홍무량이 미간을 좁히고 바라보니 풀숲 안에는 작고 흰 나무인형이 놓여있었다. 그 인형은 키가 이촌에 불과했지만 아주 정교하게 조각되었다.
洪無量目力過人,雖然有青草掩遮,但他仍然看得十分清楚,那雕像是一個女子的形貌。長髮披肩,蓮足如鈎,全身赤裸,未着衣衫,但輕揮雙手,正好遮擋了半側小腹。精巧的雕工,雖然是一件雕刻好的死物,但給人的感受之中,她却似是在翩翩自舞。
홍무량의 목력(目力)은 남보다 뛰어나서 비록 풀숲에 가려졌지만 여전히 십분 똑똑하게 볼 수 있었는데 그 조각상은 여자의 생김새였다. 어깨에 걸쳐진 긴 머리카락, 갈고리같은 자그마한 발에 의삼(衣衫)을 입지 않은 벌거벗은 전신이었지만 두 손으로 아랫배를 꼭 알맞게 가리고 있었다. 정교한 조각사가 훌륭하게 조각한 사물(死物)이었지만 사람에게는 그녀가 마치 훨훨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洪無量臉色一變,道:「天魔人!」
홍무량의 낯빛이 일변했다.
"천마인(天魔人)!"
展翼笑一笑,道:「很像是天魔人。」
전익이 웃으며 말했다.
"실물과 흡사한 천마인이군요."
洪無量道:「這木形魔人,已然有十年不在江湖上出現了。」
홍무량이 말했다.
"이 나무 형태의 마인(魔人)은 강호에 출현하지 않은 지가 어언 십 년입니다."
展翼道:「哦!」
전익이 말했다.
"허!"
洪無量道:「此刻出現,必然有事。」
홍무량이 말했다.
"지금 출현했으니 필시 까닭이 있을 겁니다."
展翼道:「也許,這只是一個巧合,別人遺失的木偶……」
전익이 말했다.
"어쩌면 이건 단지 공교롭게도 누군가 잃어버린 인형일지도..."
忽然間,白木裸形小人,由草地中緩緩升起,慢慢的升高,隱入了兩丈外一棵大樹的濃密枝葉中不見。
별안간 벌거벗은 새하얀 나무인형이 풀숲에서 천천히 솟아올랐다. 느릿느릿 솟구쳐 오르더니 이 장 밖 한 그루 커다란 나무의 농밀한 잎사귀 속으로 숨어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洪無量的臉色變了,低聲道:「公子,是天魔人,且自是衝著咱們來的了。」
홍무량이 낯빛이 변해서 나직이 말했다.
"공자, 천마인입니다. 게다가 스스로 우리를 찾아온 것입니다."
展翼神情肅然,望望兩丈外的大樹,道:「去問問他們,什麼事?」
전익은 숙연한 표정으로 이장 밖의 커다란 나무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인지 가서 한번 물어보십시오."
洪無量應了一聲,向前行了五步,一拱手,道:「天魔人形現,必有事故,請教有何吩咐?」
홍무량이 대답하고 앞을 향해 다섯 걸음 걸어가서 공수하며 말했다.
"천마인형이 나타났으니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오. 어떤 분부가 있으신지 알려주시겠소?"
他心中似是有著畏懼之意,是以措詞特別的客氣。大樹濃密的枝葉層中,緩緩飄落下一張素箋。
그는 마음 속으로 두려움이 있는지 특별히 공손한 말을 골라서 했다. 커다란 나무의 무성한 잎 속에서 한 장의 하얀 종이가 천천히 날려서 내려왔다.
那素箋之上寫道:「留下花鳳,兩位請便。」
그 흰 종이에는 이렇게 씌어져 있었다.
"화봉을 남겨두고 두 분은 편한대로 하시오."
展翼目光銳利,早已看清內容。
전익의 예리한 시선은 벌써 내용을 똑똑히 보았다.
洪無量已轉身,還未來得及開口,展翼已搶先說道:「問問花鳳姑娘,她願不願意留下來?」
홍무량이 미처 뒤돌아서 입을 열기도 전에 전익이 앞질러서 말했다.
"화봉낭자에게 남기를 원하는지 한번 물어보시겠습니까?"
花鳳向前行了兩步,也看到了素箋上的字跡。
화봉도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가서 흰 종이 위의 글귀를 보았다.
她似是懂了,又不是完全明白,低聲對洪無量,道:「要我留下來作什麼?」
그녀는 이해한 듯, 또 완전히 알지는 못한 듯 나직이 홍무량에게 말했다.
"나더러 남아서 무얼 하라는 걸까요?"
洪無量道:「八成是看上你了,要把你收入天魔門下。」
홍무량이 말했다.
"십중팔구는 네가 마음에 들어서 천마문하(天魔門下)로 거두려는 것이다."
花鳳搖搖頭道:「不!我不願意留下。」
화봉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나는 남고 싶지 않아요."
洪無量道:「天魔門是一個很神秘的門戶,門下全是女子,他們有一種天魔艷舞,能使人意亂神迷。」
홍무량이 말했다.
"천마문은 아주 신비한 문호(門戶)이며, 문하에는 전부 여자만 있다. 그들의 천마염무(天魔艷舞)는 사람의 의지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수 있단다."
花鳳道:「那是專對男人了?」
화봉이 말했다.
"그건 전적으로 남자를 상대하는 건가요?"
洪無量道:「不!男女一樣,天魔艷舞,對男女同樣傷害。」
홍무량이 말했다.
"아니다! 남녀가 똑같다. 천마염무는 남녀에게 똑같이 해를 입힌다."
花鳳道:「哦!』
화봉이 말했다.
"아!"
她臉上蒙上了黑紗,沒有人能明白,她這聲低吟,是嚮往,還是厭惡。
그녀의 얼굴은 흑사로 가려져서 그녀의 이 낮은 침음(沈吟) 소리가 기대한다는 것인지 싫다는 것인지 남들은 잘 알 수 없었다.
這時,兩丈外濃密的枝葉中,突然傳出了一個女子的聲音,道:「老身已在中原尋訪數年,直到現在,才找到了一個可繼本門大統的人,天魔門已漸勢微,如若再沒有一個人肩起大任,重新振興,只怕再過二十年,天魔門將永遠絕傳於江湖了。」
이때 이 장 밖의 빽빽한 잎사귀 안에서 돌연 여자의 음성이 전해져 나왔다.
"노신이 중원에서 지금까지 수 년을 찾아다니다가 비로소 본문을 대통을 승계할 사람을 찾았소. 천마문은 점점 세력이 미약해져서 대임(大任)을 짊어지고 다시금 새롭게 진흥(振興)시킬 사람이 없다면 이십 년이 지나지 않아 천마문은 영원히 강호에서 절전(絕傳)될 것이오."
她說得很婉轉,聲音中更是充滿著淒涼。
몹시 완곡하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처량함이 충만했다.
洪無量回顧了展翼一眼,道:「公子,咱們應該如何?」
홍무량이 전익을 돌아보고 말했다.
"공자,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展翼道:「天魔門的聲譽如何?」
전익이 말했다.
"천마문의 명성은 어떠합니까?"
洪無量道:「天魔門於二十餘年前,在江湖橫行了一陣,鬥得天翻地覆,但不足兩年,卻突然消跡,行跡消隱,只道他們已回西域,想不到仍然留在中原道上。」
홍무량이 말했다.
"천마문은 이십여 년 전 강호를 횡행(橫行)하면서 한바탕 소란을 일으켰지요. 하지만 이 년도 채 되어않아서 돌연 종적이 사라졌습니다. 그들이 이미 서역(西域)으로 돌아갔다고 여겼는데 여전히 중원도상에 남아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요."
展翼沉吟了一陣,道:「花鳳姑娘如何決定?」
전익이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화봉낭자는 어떻게 결정하시겠소?"
花鳳道:「我不去。」
화봉이 말했다.
"나는 가지 않겠어요."
展翼道:「好吧!告訴他們,弟子不能強收,那對他們非福。她若願去,我們不追究攔路。」
전익이 말했다.
"좋소! 제자는 억지로 거두어서는 안되고 그건 그들에게 복이 없음이며, 그녀가 만약 가고 싶다면 우리는 추궁하며 길을 막지 않겠다고 알려주십시오."
洪無量依言高聲說了一遍。
홍무량이 그 말대로 큰 소리로 쭉 말했다.
但聞那濃密枝葉中,又傳出女子的聲音,道:「老身已花了數年工夫,足跡遍及大江南北,這位姑娘,一切都適合天魔門,還望兩位看在老身一片苦心之上,把她賜給老身吧!天魔門不是正經的門戶,但也不能算邪惡的組合,正邪行徑,全在人為,水載舟亦可覆舟,老身歷盡滄桑,衣缽傳人,決不會讓再蹈覆轍。」
무성한 잎 속에서 또 여자의 음성이 전해졌다.
"노신은 이미 수 년을 들여 대강남북을 두루 돌아다녔는데 이 낭자는 모든 것이 천마문에 적합하오. 두 분이 노신의 고심(苦心)을 보아 그녀를 노신에게 보내주기를 바라오! 천마문은 정도를 걷는 문호는 아니지만 사악한 조직이라고 할 수도 없소. 물이 배를 띄울 수 있지만 또한 뒤집을 수 있듯이 정(正)과 사(邪)의 길은 전적으로 사람이 하기 나름이오. 노신은 파란만장했으나 의발전인(衣缽傳人)은 과거의 전철을 또다시 밟게 하지 않겠소."
洪無量輕輕吁一口氣,道:「門主,不能強人所難,她既不願去,你就死了這條心吧!」
홍무량이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문주, 억지를 부려 사람을 난처하게 하지 마시오. 그녀가 이미 가지 않겠다고 하니 단념하시오!"
濃密枝葉中,傳出一聲冷笑道;「老身好言相求,你們竟拒人於千里之外,老身看上了她,千方百計也要把她收入門下,天魔門雖然勢微了,但老身已盡得魔天心法,彼此如是一動手,你們未必就能佔得好去。」
무성한 잎 속에서 냉소가 전해나왔다.
"노신은 좋은 말로 부탁하는데 당신들은 딱 잘라 거절하는구료. 노신은 그녀가 마음에 들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녀를 문하로 들이고자 하오. 천마문이 비록 세력이 미미하지만 노신은 이미 천마심법(魔天心法)을 모조리 터득하였소. 피차 손을 쓰게 된다면 당신들이 꼭 우세를 점한다고 할 수는 없소."
展翼道:「你這是威脅我們了?」
전익이 말했다.
"당신은 우리를 위협하는 것이오?"
樹上人道:「老身好言相求,兩位執意不肯,怎能怪得老身。」
나무 위의 사람이 말했다.
"노신이 좋은 말로 부탁하는데 두 분이 고집을 피운다면 어찌 노신을 탓할 수 있으리오."
展翼一揚劍眉,低聲對洪無量道:「要她快些離去,免得激怒於我。」
전익이 검미를 치켜올리며 나직이 홍무량에게 말했다.
"나를 격노케 하지 않으려면 빨리 떠나라고 하십시오."
洪無量高聲應道:「天魔門主,敝東有命,要你立刻離此,別再糾纏,否則,激怒了敝東,你就有苦頭吃了。」
홍무량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천마문주, 폐주인께서 명하셨소. 당신은 더이상 치근대지 말고 즉시 떠나시오. 그렇지 않고 폐주인을 격노케한다면 당신은 쓴맛을 볼 것이오."
樹上人冷笑一聲,道:「老身是好言相求,想不到,想不到遭如此的輕藐,老身如若怕事,也不會攔住三位了……」
나무 위의 사람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노신이 좋은 말로 부탁하는 것인데 이같은 멸시를 당할 줄은 생각도 못했군. 노신이 만약 일이 터지는 것을 겁낸다면 세 사람을 막아설 리도 없겠지..."
語聲一頓,接道:「丫頭,你聽著,以你的外貌,投入我們,那有如龍歸大海,必可把我天魔門聲威重振,天魔心法,別走蹊徑,短短數年間,就可有大成,一旦練成了我上乘天魔大法,放眼當今,將無敵手,你這丫頭,怎的竟不知天高地厚?」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계집애야, 너는 듣거라. 너의 외모로 우리한테 온다면 그것은 용이 대해(大海)로 돌아가는 것과 같아서 필시 우리 천마문의 명성을 다시금 떨칠 수 있다. 천마심법은 독특한 방법으로 짧은 수 년 만에 대성할 수 있다. 일단 나의 상승 천마대법(天魔大法)을 연성하면 현세에서 적수가 없을 것이다. 계집애야, 너는 왜 하늘이 높고 땅이 두터운 줄을 모르느냐?"
花鳳道:「我不能跟你去,不論我能有多大的好處,我也不能去……」
화봉이 말했다.
"나는 당신을 따라갈 수 없어요. 나한테 좋은 점이 많이 있다고 해도 나는 갈 수 없어요..."
樹上人道:「可惜呀!可惜。」
나무 위의 사람이 말했다.
"애석하구나! 애석해."
花鳳道:「老前輩,你請去吧,就算許給我金山寶庫,一代皇后,我也不會跟你走。」
화봉이 말했다.
"노선배님, 가십시오. 설령 나한테 금산보고(金山寶庫), 황후(皇后)의 지위를 주신다고 해도 나는 당신을 따라가지 않을 거예요."
洪無量道:「天魔門主,你都聽到了,還不快走……」
홍무량이 말했다.
"천마문주, 다 들었으니 빨리 가시오..."
樹上人怒道:「不識抬舉的丫頭,我要你嘗嘗流星的味道,我要你變成一個醜怪的人……」
나무 위의 사람이 노하여 말했다.
"호의를 무시하는 계집애야, 나는 너에게 유성(流星)의 맛을 보여주어서 추녀로 만들어버릴 테다..."
花鳳並沒有被那人唬住,回頭望望洪無量道:「什麼是天魔流星?」
화봉은 결코 겁을 집어먹지 않고 홍무량을 돌아보며 말했다.
"천마유성(天魔流星)이 무언가요?"
洪無量道:「那應該是一種很惡毒的暗器,想不到她竟然要對我們施出這等毒手。」
홍무량이 말했다.
"그건 일종의 아주 악독한 암기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녀가 뜻밖에도 우리에게 그 정도의 독수를 펼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展翼冷笑一聲,道:「咱們沒有傷你之心,你竟要下此毒手,那就別怪我們反擊凌厲了。」
전익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우리가 당신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았는데 그같은 독수(毒手)를 쓰려 하는구려. 그러면 우리가 매몰차게 반격해도 나무라지 마시오."
說話的聲音不大,但卻用力把話傳入了那濃密的枝葉之中。濃密的枝葉中,突然飛起了一團黑影,離開了大樹,消失不見。
말하는 음성은 크지 않았지만 힘을 써서 그 무성한 잎사귀 속으로 말을 전했다. 농밀한 잎사귀 속에서 돌연 한 무더기 흑영(黑影)이 솟구쳐 오르더니 나무를 떠나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花鳳內心之中,本來對展翼,已然十分敬畏,此刻,見他幾句話就退了强敵,心中更是驚佩,兩道目光,盯注在展翼的身上,滿含着無限情意,她臉上蒙着黑紗,縱然是神情奇異,別人也無法看到。展翼心有所思,也未注意到花鳳。
화봉은 마음 속에는 본래 전익에 대해 십분 공경심과 두려움이 이미 있었는데 지금 그가 몇 마디 말로 강적을 물리치는 것을 보자 더더욱 탄복하게 되었다. 전익을 응시하는 두 줄기 시선에는 무한한 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녀 얼굴은 흑사로 가려져서 설사 표정이 기이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볼 수가 없었다. 전익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 화봉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했다.
洪無量道:「公子,那說話之人,可是天魔門主,魔姥姥?」
홍무량이 말했다.
"공자, 그 사람은 아무래도 천마문주 마(魔)노파겠지요?"
展翼點點頭,道:「聽他口氣,似乎她是了。」
전익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말투를 들으니 그녀가 맞는 것 같군요."
洪無量道:「魔姥姥難道被公子幾句話就嚇跑了?」
홍무량이 말했다.
"마노파가 설마 공자의 몇 마디 말에 겁을 집어먹고 달아났을까요?"
展翼道:「天魔門中的武功,別走蹬徑,天魔流星和天魔飛花,極盡惡毒能事,真要動起手來,只怕要大費一番手腳,如是她能知難而退,那豈不是一件很好的事麼?」
전익이 말했다.
"천마문의 무공은 독특한 길을 걷고 있고, 천마유성(天魔流星)과 천마비화(天魔飛花)는 온갖 악독한 능력이 있어서 정말 싸움이 벌어지면 크게 한 번 힘을 써야했을 것입니다. 그녀가 어려움을 알고 물러날 수 있다면 어찌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洪無量道:「老奴的意思是,她怎會如此輕易的罷手而退?」
홍무량이 말했다.
"늙은종의 생각은 그녀가 왜 이같이 쉽사리 손을 떼고 물러났느냐 하는 것입니다.
展翼笑一笑,答非所問的,道:「她既然退了,咱們省事不少,不用對此事,多花心思了……」
전익이 웃더니 묻지도 않은 대답을 했다.
"그녀가 이미 물러났으니 우리는 적잖이 일을 덜게 되었습니다. 이 일에 자꾸 신경쓰지 마십시오..."
語聲一頓,接道:「洪無量,你久走江湖,形勢熟悉,我想找一個人。」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홍무량, 당신은 강호를 오래 다녔으니 형세를 잘 파악하셨겠지요. 나는 한 사람을 찾고 싶습니다."
洪無量道:「找什麼人?」
홍무량이 말했다.
"누구를 찾습니까?"
展翼道:「唐琳,咱們要想法子,三五日內找到他。」
전익이 말했다.
"당림입니다. 우리는 수 일 내로 그를 찾을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洪無量低聲說道:「他負氣而去,只怕不會在附近停留。」
홍무량이 나직이 말했다.
"그는 화가 나서 가버렸으니 부근에 머물러 있을 리가 없을 듯합니다."
展翼歎息一聲道:「咱們盡力而為吧!」
전익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우리 최선을 다합시다!"
三個人開始追尋唐琳的行蹤。洪無量化費兩天的功夫,只打聽出唐琳那麼一個人,向西南行去。花鳳一直沒有開口,只是默默隨行。那片黑紗,掩去了她重重的心事。
세 사람은 당림의 행적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홍무량은 이틀의 시간을 들여서 당림으로 보이는 사람이 서남 방향으로 갔다는 것을 알아냈다. 화봉은 줄곧 입을 열지 않고 단지 묵묵히 따랐다. 그 흑사(黑紗)는 그녀의 무거운 심사(心事:근심거리)를 가려주었다.
洪無量道:「以公子的耳目,他沒有法子跟著咱們,咱們這樣四出詢問他,像瘋子一樣,他如還在,他就不會再躲著,我想可能是直奔西南而去了。」
홍무량이 말했다.
"공자의 이목이라면 그가 우리 모르게 우리를 따라오지 못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사방으로 미친듯이 수소문하고 다니는데 그가 만일 아직 있다면 숨어있을 리가 없지요. 내 생각에 곧장 서남으로 떠났을 가능성이 큽니다."
展翼道:「好吧!咱們朝西南追下去。」
전익이 말했다.
"좋습니다! 아침에 서남으로 쫓아갑시다."
行行重行行,不知不覺間,走了十餘日。起初兩日,還可以打聽到一點唐琳的行蹤,後來,簡直沒有了消息。這時,正行在一座小崖之下。一道耀目的閃光,帶起了一聲震天巨雷。緊接著傾盆大雨。
걷고 또 걷다보니 부지불식간에 십여 일이 지났다. 처음 이틀은 당림의 행적을 들을 수 있었지만 나중에는 전혀 소식이 없었다. 한창 작은 절벽 아래를 걷고 있을 때였다. 한 줄기 눈부신 섬광에 하늘을 뒤흔드는 거대한 천둥이 뒤따랐다. 곧바로 큰비가 퍼붓듯 내렸다.
展翼目光轉動,發覺了兩丈高低處,有一小山洞,當下帶著花鳳、洪無量,一起避入了山洞之中。這座山洞,深不過四丈,高不過半人,寬也只有兩尺多,躲在洞中的人,一切都要應石洞形勢。
전익은 시선을 돌리다가 이 장 높이 되는 곳에 작은 동굴이 있음을 발견했고 즉시 화봉, 홍무량을 데리고 함께 산동(山洞) 안으로 비를 피해 들어갔다. 산동은 깊이가 불과 사 장에 높이는 사람 키의 절반도 안되고 너비도 고작 이 척이 넘을 뿐이어서 동굴 안에 피신한 사람은 석동의 형세에 적응해야 했다.
這場大雨,一直的下了起來,直到天色入夜,仍未停息。山崖下,水浸到山洞人口處,尺許左右,觸目一片汪洋。天色黑了下來,但大雨還沒有停歇的樣子,滿天烏雲,漫天雨珠。
큰비는 계속해서 내리기 시작하여 밤이 되어서도 여전히 그치지 않았다. 절벽 아래는 물이 동굴 입구 일 척 가량까지 차올라서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온통 물바다였다. 날이 어두워졌지만 큰비는 아직 그칠 기미가 없었고 온 하늘에는 먹구름과 빗방울이었다.
洪無量一皺眉頭道:「公子,要是再下去,大雨不住,只怕要淹到這石洞中來了。」
홍무량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공자, 비가 그치지 않고 더 내린다면 석동 안이 잠길 것 같습니다."
展翼道:「像這樣大雨,如要不停的再下一夜,那將是一場很大的慘劇,事實上,就目下形勢而言,這已是一場很大的劫難,這片陰雲,籠罩的地方夠大,已不知多少人無家可歸了。」
전익이 말했다.
"이렇게 큰비가 쉼없이 하룻밤 더 내린다면 한바탕 아주 큰 참극(慘劇)이 벌어질 것입니다. 사실상 지금의 형세로 말하자면 이미 큰 겁난(劫難)입니다. 저 먹구름이 뒤덮고 있는 곳이 아주 커서 돌아갈 집이 없어진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 모르겠군요."
洪無量探出頭去,望望天色,歎道:「公子,看樣子,是無法放睛了,老奴無能,竟忘了帶些乾量。」
홍무량은 고개를 내밀어 천색(天色)을 살피더니 탄식하며 말했다.
"공자, 보아하니 날이 개지 않겠습니다. 늙은종이 무능하여 건량(乾量)을 가져오는 것을 잊었군요."
望著洞外面,滾滾濁流,展翼苦笑一下,道:「只怕咱們要餓一下了,就算天能放晴,這片洪流,也無法越渡。」
동굴 바깥쪽에서 굽이쳐 흐르는 탁류를 바라보며 전익이 고소를 짓더니 말했다.
"우리는 배를 좀 곯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설령 날이 개더라도 이렇게 불어난 물을 건널 방법이 없습니다."
花鳳靜靜的坐着,時而把目光投注洞外的洪流上,時而把目光投注在展翼的臉上。她發覺了遮上面紗的好處,可以掩遮很多的事情。
화봉은 조용히 앉아서 때로는 동굴 밖의 격류에 시선을 던졌다가 때로는 전익의 얼굴에 눈길을 주었다. 그녀는 면사로 가려져서 좋은 점을 발견했다. 아주 많은 것을 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夜暗如漆,山洞困坐,聽濁流奔騰,夜雨急驟,狂風似嘯,洪無量走了大半輩子江湖,也是第一次遇上這等情景。
칠흑같은 밤이 되었다. 산동에 꼼짝없이 갇혀서 탁류(濁流)가 세차게 흐르는 소리, 밤비가 사납게 내리는 소리, 울부짖는듯한 광풍 소리를 들었다. 홍무량은 한평생 강호를 다녔어도 이런 정경(情景)은 처음 당하는 것이었다.
洪無量望望那洞外洪流,搖搖頭,道:「看樣子,這陣雨一時還不會停歇,咱們沒有帶乾糧,常守這座山洞之中,實非良策,得想個法子離開才行。」
홍무량은 동굴 밖의 격류를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이번 비는 한동안 그치지 않겠군요. 우리가 건량을 가져오지 않았는데 이 산동을 지키고 있다는 것은 실로 양책(良策)이 아닙니다. 떠날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展翼伸頭探視,看來路上洪流滔滔,原本一條山徑,積水近丈,變成一道河谷,點點頭,道:「過了今夜,明日再作道理吧。」
전익이 머리를 내밀어 보았다. 왔던 길은 불어난 물이 거세게 흐르고 있었다. 원래 한 가닥의 산길은 물이 일 장 가까이 불어나서 계곡으로 변했던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늘밤을 지내고 내일 다시 대책을 세웁시다."
花鳳一直沒有講話,只是靜靜的坐著。她已取下了面紗踡曲著雙腿,倚在石壁上。夜深了,山寒極重,洪無量也感覺一陣陣寒氣襲人。
화봉은 줄곧 말없이 조용히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이미 면사를 벗고 두 다리를 웅크린 채 석벽에 기대어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산 속의 추위가 심해졌다. 홍무량도 한기가 엄습해오는 것을 느꼈다.
他站起身子,在洞中搜尋起來,果然被他找出了不少的乾柴。原來,這座山洞,緊靠要道,有不少過路商旅,在此停息,升火自炊,洞中留下了不少乾柴。㨪燃火摺子,燃起木柴,片刻間,燒起了一片熊熊的火光,驅走了不少寒意。寒氣消退,又覺著飢腸轆轆。
그는 일어서서 동굴 안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다녔다. 과연 적잖은 마른장작을 찾아냈다. 원래 이 산동은 길목 바로 옆이라 길을 지나는 적잖은 장삿꾼들이 여기서 쉬면서 불을 지펴 밥을 지었기에 동굴 안에는 마른장작이 적잖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화접자로 마른장작에 불을 붙이자 잠깐 사이에 불꽃이 활활 타올랐고 한기를 적잖이 몰아냈다. 한기가 물러가자 또 꼬르륵거리며 배고픔을 느끼게 되었다.
洪無量吁一口氣,道:「可惜呀!可惜。」
홍무량이 휴, 한숨을 쉬고 말했다.
"아쉽구먼! 아쉬워."
花鳳幫助洪無量加添木柴,使得火勢保持了適當的穩定,忍不住接道:「可惜什麼?」
화봉은 홍무량을 도와서 나무장작을 넣어가며 불세기를 적당히 유지하다가 참지 못하고 대꾸했다.
"무엇이 아쉬우신가요?"
洪無量道:「如是現在有一隻山雞、野兔之類烤來食用,那實是人生一樂也。」
홍무량이 말했다.
"만일 지금 한 마리 꿩이나 산토끼같은 것이 있어서 불에 구워먹으면 실로 인생의 즐거움일 것이다."
盤膝靜坐在石洞口處的展翼,轉頭望了兩人一眼,欲言又止。洪無量沒有發覺,但一直暗中留心着展翼的花鳳,却是已經發覺了,放下了手中的木柴,緩步行了過來,低聲說道:「你有事麼?」
가부좌를 하고 석동 입구에 앉아있던 전익은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었다. 홍무량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줄곧 암중으로 전익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던 화봉은 이미 발견했다. 수중의 나무장작을 내려놓고 천천히 걸어와서 나직이 말했다.
"무슨 할 말이 있으신가요?"
展翼道:「你們升起了火,只怕招了山中的猛獸……」
전익이 말했다.
"당신들이 불을 피우는 바람에 산중의 맹수들을 불러들인 것 같소."
突聽一個冷冷的聲音,接道:「猛獸未到,卻招來區區在下。」
갑자기 냉랭한 목소리가 들렸다.
"맹수는 아직 오지 않고 도리어 나를 불러들였구먼."
轉頭看去,只見一個全身黑衣的老者,手中提著一個藥箱,衣履盡濕,顯然是剛由水中爬了上來。
고개를 돌려보니 전신에 흑의를 입은 노인이 손에 약상자를 쥐고 있었다. 옷과 신발이 온통 축축한 것이 방금 물에서 기어 올라왔음이 분명했다.
洪無量一拱手,道:「老兄,剛由水中爬上來吧!」
홍무량이 공수하며 말했다.
"노형(老兄)은 이제 막 물 속에서 기어 올라왔구려!"
黑衣老者放下藥箱,抖抖衣衫上的積水,道:「嗯!好急的山洪,如非老夫的水性好,早被山洪激流滅頂了。這一陣大雨,來的狂急,不少山中猛獸,都被急流捲入走,老夫在洪水中,就遇上兩隻老虎,一頭獅子,和數十隻野狼。」
흑의노인은 약상자를 내려놓고 의삼(衣衫)의 물기를 털고는 말했다.
"그렇소! 정말 거센 물살이오. 만일 노부가 헤엄을 잘 치지 못한다면 불어난 격류에 일찌감치 빠져죽었을 게요. 이 한바탕의 큰비는 갑작스럽고 세차게 내려서 산 속의 맹수가 적잖이 급류에 휘말려 떠내려갔소. 노부는 홍수 속에서 두 마리의 호랑이, 한 마리의 사자와 수십 마리의 늑대를 만났소."
一面說話,一面行向火堆。花鳳已急急戴上了面紗,退到了展翼的身側。
말을 하면서 화톳불을 향해 걸어갔다. 화봉은 급히 면사를 쓰고 전익의 곁으로 물러났다.
展翼冷笑一聲,道:「閣下沒有被老虎吃掉麼?」
전익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귀하는 호랑이한테 잡아먹히지 않았구려?"
黑衣老者哈哈一笑道:「老夫的水性很好,沒有被老虎吃掉。」
흑의노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노부는 헤엄을 아주 잘 치기에 호랑이한테 먹히지 않았다."
他大笑之時,露出了一口暴牙,洪無量突然想起一個人,大聲喝道:「老毒物,你給我站住。」
그가 크게 웃을 때 뻐드렁니가 드러났고 홍무량은 돌연 한 사람이 떠올라 큰소리로 소리쳤다.
"노독물, 꼼짝하지 말아라."
黑衣老者笑道:「太晚了,目下諸位,都無法離開這石洞下。」
흑의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너무 늦었소. 지금 제위들은 이 석동(石洞)을 떠날 수 없소."
展翼轉頭望去,只見那石洞口處,早巳結了一片蛛網,那蛛網之間,停著鴨蛋大小的蜘蛛,蛛網封閉住了整個洞門。
전익이 돌아보니 그 석동 입구는 벌써 거미줄이 쳐져 있었고, 그 거미줄 사이로 오리알 크기의 거미가 멈추어 있었다. 거미줄이 동굴 입구를 막아버린 것이다.
洪無量伸手抓起了一支燃燒的松枝,冷冷說道:「毒蜘蛛最怕火,唬不住人。」
홍무량이 손을 뻗어 타고있는 소나무가지를 움켜쥐고 냉랭하게 말했다.
"독거미는 불을 가장 두려워하지. 사람을 겁주지 못한다."
黑衣人笑一笑,道:「不錯,蜘蛛網是怕火燒,問題是你怎麼能過去?」
흑의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소. 거미줄은 불에 약하지. 문제는 당신이 어떻게 건너갈 수 있느냐일걸?"
口中說,雙手輕揮,手中多了兩條金色的小蛇,袖口中,仍然有著四五個蛇頭伸動,不停的吐著紅色的蛇信。這人身上,不知道帶了多少毒物。
입으로 말을 하면서 쌍수를 살짝 휘두르자 수중에 두 마리의 자그마한 금색 뱀이 쥐어져 있었고, 소매 안에는 여전히 너댓 마리의 뱀이 대가리를 내밀고 쉼없이 붉은 혓바닥을 낼름거렸다. 이 사람 몸에 얼마나 많은 독물이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洪無量臉上一變,道:「金綿蛇。」
홍무량의 얼굴이 일변하여 말했다.
"금선사(金綿蛇)."
黑衣人笑道:「高明、高明,老夫這金綿蛇,不畏刀劍,你如不相信,不妨試試。」
흑의인이 웃으며 말했다.
"고명하군, 고명해. 노부의 이 금선사는 도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오. 만약 당신이 믿지 않는다면 한번 시험해 보아도 무방하오."
花鳳看到那伸動的蛇頭,心中害怕,不自覺緊緊侵入了展翼的懷中。她身上散發著談淡的幽香,中人欲醉。
화봉은 내민 뱀대가리를 보자 두려운 마음에 저도 모르게 전익의 품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녀의 몸에서는 담담하고 그윽한 향기가 발산되었고 그것을 맡은 사람은 취할 것 같았다.
洪無量輕輕咳了一聲,道:「老毒物,咱們又沒有惹你,而且,放你進入山洞,你為什麼要對我們如此無禮?」
홍무량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노독물, 우리는 너를 건드리지 않았고 뿐만 아니라 산동에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었는데 너는 왜 우리에게 이같이 무례한가?"
黑衣人道:「洪兄,咱們無怨無仇,老夫也不想傷你,不過,這女娃兒長得實在標緻,如是兩位願意割愛……」
흑의인이 말했다.
"홍형, 우리는 아무런 원한이 없소. 노부도 당신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소. 그러나 저 여자아이는 실로 용모가 아름답구려. 만일 두 분이 미련을 버린다면..."
洪無量接道:「你胡說,她臉上戴著面紗,你怎麼知道她長的標緻?」
홍무량이 말했다.
"허튼 소리. 그녀 얼굴에는 면사가 씌어져 있는데 당신은 어찌 그녀가 아름다운지 아는가?"
黑衣人哈哈一笑,道:「洪兄,老夫進入山洞之後,她才戴著面紗,老夫的雙目未盲,怎會瞧不清楚!」
흑의노인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홍형, 그녀는 노부가 동굴에 들어온 뒤에야 비로소 면사를 썼소. 노부의 두 눈은 아직 멀지 않았는데 어찌 똑똑히 보지 못하겠소!"
洪無量道:「哦!」
홍무량이 말했다.
"허!"
展翼輕輕吁一口氣,道:「看你一身毒物,定然是衡山蛇翁申大元了。」
전익이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당신 몸의 독물을 보아하니 형산사옹(衡山蛇翁) 신대원(申大元)이 틀림없군요."
黑衣老人道:「喝!你小子也認識老夫啊!」 。
흑의노인이 말했다.
"헛! 네 녀석도 노부를 아는구나!"
展翼道:「閣下大大有名,天下有誰不識!」
전익이 말했다.
"귀하는 대단히 유명한데 천하에 누가 모르겠습니까!"
申大元笑一笑,道:「看這女娃兒,和你十分親近,大約是你的什麼人了?」
신대원이 웃더니 말했다.
"저 여자아이는 너와 십분 친근해 보이는데 아마도 너의 중요한(?) 사람이렷다?"
洪無量道:「老毒物,你在胡說些什麼?」
홍무량이 말했다.
"노독물,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느냐?"
申大元一抖右手,一條金蛇,忽然飛出纏在了洪無量的右臂之上。那金蛇來勢奇快,快的像閃電一般,快的洪無量來不及閃身讓避。但覺右臂上一緊,一條金蛇,已緊緊的纏在了右臂之上。
신대원이 우수를 털어내자 한 마리 금사(金蛇)가 홀연히 날아나와서 홍무량의 오른팔을 휘감았다. 그 금사는 섬전(閃電)처럼 기이할 정도로 빠르게 들이닥쳐서 홍무량은 미처 몸을 피하지 못했다. 오른팔이 조이는 느낌이 들었고 한 마리 금사는 이미 오른팔을 단단히 감고 있었다.
那金綿蛇,乃世上罕見的奇毒之蛇,纏上了洪無量的右臂之後,立刻張口吐信,作戒備之狀。只見他不停的搖動著蛇頭,防人侵襲。
그 금선사는 세상에서 보기 드문 기독을 지닌 뱀으로 홍무량의 오른팔을 감은 뒤 즉시 입을 벌리고 혀를 낼름거리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놈은 끊임없이 대가리를 흔들며 사람의 습격을 막고 있었다.
洪無量知曉厲害,只有靜靜的站著不動。展翼右臂用力,突然間抱起了花鳳的嬌軀,移於身後,緩緩站起身子。
홍무량은 무서움을 알기에 오직 조용히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전익은 오른팔에 힘을 주어 별안간 화봉을 교구를 안아서 뒤로 옮기고서는 천천히 일어섰다.
申大元揚揚左手,道:「閣下,可是也想試一試區區手中這一條金綿蛇麼?」
신대원이 좌수를 떨치며 말했다.
"아무래도 귀하도 내 수중의 금선사를 한번 시험해보고 싶구나?"
展翼冷冷說道:「金綿蛇雖是天下毒蛇中的極品,但也未必能傷到了我。」
전익이 냉랭하게 말했다.
"금선사가 비록 천하독사 중에서 최고라고 하지만 반드시 나를 상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申大元笑道:「還有一點,只怕你還不知道。」
신대원이 웃으며 말했다.
"아직 네가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展翼道:「哦!」
전익이 말했다.
"허!"
申大元道:「我這兩條金綿蛇,都是世上罕見的奇種,而且,都已經過了百年,老皮如鐵,刀劍難斷,就是一掌能夠碎石開碑的內家神掌,也傷不了它。」
신대원이 말했다.
"나의 이 두 마리 금선사는 세상에서 보기드문 기이한 종류일 뿐 아니라 모두 백년이 넘어서 가죽이 철과 같아 도검으로 자르기 어려우며 설령 일 장으로 돌을 부수고 비석을 깨뜨리는 내가신장(內家神掌)일지라도 그것들을 상하게 하지 못한다."
展冀道:「所以,你才這樣猖狂……」
전익이 말했다.
"그래서 당신이 이렇게 날뛰는군요..."
申大元冷冷說道:「住口,老夫所以說明,只是為了不想傷人罷了。」
신대원이 냉랭하게 말했다.
"닥쳐라. 노부가 분명히 말해두는 것은 오직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展翼道:「閣下的意思,倒是一片好心了?」
전익이 말했다.
"한 조각 호의라는 말씀이시오?"
申大元道:「不錯,如非老夫看到了這一片火光,怎知此地有這樣一片可避風雨的山洞,所以,老夫未有傷人之心。」
신대원이 말했다.
"그렇다. 만일 노부가 불빛을 보지 못했다면 어찌 이곳에 풍우를 피할 수 있는 산동이 있음을 알았으랴. 그래서 노부는 아직 사람을 해치고 싶은 마음이 없다."
展翼道;「你喧賓奪主,進入了山洞之後,就在洞口布下毒蛛,又施用金綿蛇,對付我們,還未存傷人之心麼?」
전익이 말했다.
"나그네가 주인 노릇하는군요. 당신은 산동에 들어오자마자 동굴 입구에 독거미를 풀었고 또 금선사로 우리를 상대하면서 아직도 사람을 해치려는 마음이 없다는 겁니까?"
申大元道:「老夫如存心傷你們,現在那還有你們命在!」
신대원이 말했다.
"노부가 너희들을 해칠 마음이 있었다면 너희 들의 목숨이 어디 지금까지 남아있었을까!"
展翼冷笑一聲,道:「多謝你手下留情了。」
전익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손에 사정을 두어 대단히 고맙군요."
申大元淡淡一笑,道:「年輕人,老夫的耐性有限,你最好別惹火了我。」
신대원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젊은이, 노부의 인내심은 한계가 있으니 나를 화나게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展翼道:「看閣下全身都有蠕動之物,似乎是帶了不少毒蛇。」
전익이 말했다.
"귀하의 전신에 꿈틀거리는 것으로 보아 적잖은 독물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군요."
申大元哈哈一笑,道:「老夫隨身所帶,又豈止毒蛇而已。」
신대원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노부가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이 어찌 독사에 그치겠느냐?"
一面打開藥箱。凝目望去,只見藥箱中,盡都是各種毒物,有毒蛇,有蜘蛛,也有蟾蜍,娛蚣。他這藥箱中,分了不少小方格,每一格中,都放有不同的毒物。
한편으로는 약상자를 열었다. 미간을 좁힌 채 바라보니 약상자 안에는 갖가지의 독물이 들었는데 독사, 거미에 두꺼비와 지네도 있었다. 그의 약상자 안은 조그맣고 네모난 칸막이로 나뉘어져 있는데 칸칸마다 서로 다른 독물이 들어있었다.
申大元搖搖頭,自言自語的說道:「老夫終日與毒物相處,食用奇補,每夜非女人陪伴不可。」
신대원은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
"노부는 종일 독물과 함께 지내며 진귀한 보신(補身) 음식을 먹어서 매일밤 여인과 동침하지 않으면 안된다."
洪無量臉色一變,道:「老毒物,你這金綿蛇咬人一口,會不會馬上就死?」
홍무량은 낯빛이 일변하여 말했다.
"노독물, 너의 이 금선사에 한번 물리기만 하면 곧바로 죽는가?"
申大元笑道:「馬上死,像是一刀割下了腦袋,非死不可。」
신대원이 웃으며 말했다.
"이내 죽고말지. 한 칼에 머리를 잘리듯 죽지 않을 수가 없소."
洪無量冷哼一聲,道:「我看倒是未必。」
홍무량이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 말했다.
"내가 볼 때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걸."
申大元道:「洪兄如是不信麽。老夫就下令小金兒咬你一口試試。」
신대원이 말했다.
"홍형이 못믿겠거든 노부가 소금아(小金兒)에게 한 입 깨물어 보라고 명령을 내리겠소."
展翼輕輕咳了一聲,道:「洪無量,忍一忍。」
전익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홍무량, 좀 참으십시오."
本來,申大元根本未把展翼放在眼中,此刻聽他直呼叫洪無量的名字,心中陡然提高了警覺,目光轉注到展翼的身上,道:「你是什麼人?」
본래 신대원은 근본적으로 전익을 안중에 두지 않았는데 지금 그가 홍무량의 이름을 그대로 부르는 것을 듣자 속으로 갑자기 경각심 끌어올리며 전익에게 시선을 돌려서 말했다.
"너는 누구냐?"
一面合上了藥箱蓋子。
한편으로 약상자를 닫았다.
展翼道:「我姓展。」
전익이 말했다.
"내 성은 전입니다."
申大元冷冷說道:「那女娃兒又是你的什麼人?」
신대원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 여자아이는 또 너와 어떻게 되느냐?"
展翼還未來及開口,花鳳已搶先說道:「我麼?是丫頭。」
전익이 미처 입을 열기 전에 화봉이 앞질러 말했다.
"나는 계집종입니다."
申大元道:「丫頭,那洪無量是什麼人?」
신대원이 말했다.
"계집종이라. 그러면 홍무량은 누구지?"
洪無量冷冷說道:「老夫麼?是公子的長隨。」
홍무량이 냉랭하게 말했다.
"노부 말이냐? 공자의 종복(從僕)이다."
申大元冷笑一聲,道:「洪兄越來越不長進了,什麼事情不好幹,幹起人家的長隨來了。」
신대원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홍형은 갈수록 발전이 없구려. 무슨 일을 잘못했길래 남의 종노릇을 하고 있소?"
左手突然一抖,金芒一閃,直向展翼飛了過去。展翼屈指一彈,一縷風飛,那金綿蛇似是受到重力一擊,陡然飛了回來。
돌연 좌수를 털자 금망(金芒)이 번쩍, 하더니 곧장 전익을 향해 날아갔다. 전익이 손가락을 구부려 한번 튕겨내자 한 가닥 지풍이 날아갔고 그 금선사는 무거운 힘에 일격을 받은 듯 갑자기 되돌아갔다.
申大元左手一收,又把飛回來的蛇身抓住,駭然叫道:「彈指神通。」
신대원이 좌수를 거두어들여 되돌아오는 뱀을 잡더니 놀람에 찬 소리를 질렀다.
"탄지신통(彈指神通)."
但見那金綿蛇張口吐信,發出了咕咕聲音,展翼彈指一擊,雖然未把那蛇兒擊斃,但似是受傷不輕。申大元臉上是一片驚震,痛惜的混合神情,先望手中的金綿蛇,又望展翼。
그 금선사는 입을 벌리고 혓바닥을 내민 채 꾸르륵꾸르륵 소리를 냈다. 전익이 손가락을 튕겨낸 일격은 비록 그 뱀을 격사시키지 않았지만 가볍지 않은 부상을 입힌 듯했다. 신대원의 얼굴에는 놀람과 안타까움이 뒤섞인 표정이었다. 수중의 금선사를 바라보다가 또 전익을 바라보았다.
洪無量哈哈一笑,道:「老毒物,你開了眼界啦!」
홍무량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노독물, 안계(眼界)를 넓혔구나!"
申大元道:「洪兄別太高興,老夫只要一聲令下,你立將死於毒蛇之口。」
신대원이 말했다.
"홍형은 너무 좋아하지 마시오. 노부가 명령을 내기만 하면 당신은 즉시 독사에 물려 죽을 것이오."
洪無量道:「就算姓洪的死了,你小子,也難逃公子之手。」
홍무량이 말했다.
"설령 홍가가 죽더라도 네 놈도 공자의 손에서 도망치기 어렵다."
申大元道:「老夫如盡出身上毒物,這洞中之人,誰也別想活命,老夫一命換三命,死而何憾?」
신대원이 말했다.
"노부가 내 몸의 독물을 다 풀어놓는다면 이 동굴 안의 사람은 누구도 목숨을 부지할 생각을 말아야 하오. 노부의 한 목숨으로 세 목숨과 바꾼다면 죽어도 무슨 유감일까."
展翼淡淡一笑,道:「申大元,沒有人和你拚命,你只要不傷人,你也會好好活著。」
전익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신대원, 당신과 죽기로 싸울 사람은 없습니다. 당신이 사람을 해치지만 않는다면 당신도 멀쩡히 살 수 있습니다."
申大元道:「你……你……」
신대원이 말했다.
"너...너..."
展翼道:「我說的話,算話,你不用擔心我會暗算你。」
전익이 말했다.
"내가 한 말은 책임집니다. 내가 당신을 암산할까 염려하지 마십시오."
申大元心中忖道:金綿蛇傷他不了,別的毒物,如何會受得住他彈指神通的一擊,看來,今日之局,已無勝算。
신대원은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금선사가 그를 상하게 하지 못하는데 다른 독물이 어떻게 그의 탄지신통 일격을 견딜 수 있으랴. 보아하니 오늘의 국면은 이미 승산이 없구나.'
心中盤算了一陣,點頭道:「好吧,老夫相信你。」
한바탕 속으로 주판알을 튕기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좋다. 노부는 너를 믿는다."
口中發出一種怪異的聲音,舉手一招,那條纏在洪無量臂上的金綿蛇,身子一挺,倏然間又飛回到申大元的手中。展冀望了那盤在洞口的毒蛛一眼,欲言又止。
입으로 괴이한 소리를 내면서 손을 들어 손짓하자 홍무량의 팔을 감고있던 금선사가 몸을 풀더니 별안간 또 신대원의 손으로 날아서 되돌아갔다. 전익은 동굴입구의 독거미를 바라보면서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었다.
一招「彈指神通」,完全懾服了申大元,輕輕咳了一聲,申大元道:「毒蛛結網洞口,可防止猛獸侵襲。」
일 초의 탄지신통은 신대원을 완전히 굴복시켰다.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신대원이 말했다.
"독거미가 동굴입구에 쳐놓은 거미줄은 맹수의 침입을 방지할 수 있다."
展翼嗯了一聲,未再多言。
전익은 음, 하더니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花鳳低聲道:「公子,那一面蛛網,眞能防止到毒物侵襲麼?」
화봉이 나직이 말했다.
"공자, 저 거미줄이 정말 독물의 침입을 방지할 수 있을까요?"
不容展翼開口,申大元却搶先說道:「姑娘別小覷那面蛛網,網上的奇毒凶烈,不論人獸,一觸蛛網,立刻就會染中奇毒。」
전익이 입을 열 틈도 주지않고 신대원이 앞질러 말했다.
"낭자는 그 거미줄을 얕보지 말아라. 거미줄의 기독(奇毒)은 흉맹하여 사람이든 짐승이든 거미줄에 닿기만 하면 즉시 기독에 감염이 된다."
洪無量活動了一下手臂,道:「老毒物,你準備在這石洞中停留多久?」
홍무량이 팔을 움직여 보고는 말했다.
"노독물, 당신은 이 석동에서 오래 머물 작정인가?"
申大元道:「總要雨停水退了,我才能走。」
신대원이 말했다.
"어쨌든 비가 그치고 물이 빠져야 떠날 수 있소."
洪無量道:「你一身毒物、蜘蛛,和你同處一室,似是隨時就有被毒物傷害的感覺,實在叫人心中舒坦不開。」
홍무량이 말했다.
"당신 몸에는독물, 거미가 있어서 당신과 한 곳에서 있다가는 언제든 독물에 해를 입을 것 같은 느낌이오. 실로 마음이 편하지가 않소."
申大元輕輕咳了一聲,道:「這一點,洪兄可以放心,兄弟帶的毒物,都是久年和兄弟相處通靈之物,非兄弟之命,它們不會自行傷人。」
신대원이 가볍게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그 점은 홍형이 안심해도 좋소. 형제가 가지고 있는 독물은 모두 오랫동안 형제와 같이 지내면서 심령(心靈)으로 통(通)하는 것들이라 형제의 명이 아니면 제멋대로 사람을 해칠 리가 없소."
洪無量望望展翼,見他已盤膝而坐,閉上雙目,似是根本未把滿洞毒物,放在心上,也就未再多言。申大元突然移動一下身子,向洪無量靠了過來。
홍무량이 전익을 바라보니 그는 이미 가부좌를 하고 앉은 채 두 눈을 감고 있었다. 마치 동굴에 가득한 독물을 근본적으로 마음에 두고 있지 않은 듯 하기에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신대원은 돌연 몸을 옮겨 홍무량을 향해 기대어 왔다.
洪無量吃了一驚,道:「你要幹什麼?」
홍무량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가?"
申大元道:「沒有什麼,在下只是想請敎洪兄一件事。」
신대원이 말했다.
"아무 것도 안하오. 나는 단지 홍형에게 한 가지 가르침을 청하고 싶소."
洪無量道:「什麼事?」
홍무량이 말했다.
"무슨 일이오?"
申大元道;「那位公子,究竟是什麼人?」
신대원이 말했다.
"저분 공자는 도대체 누구요?"
洪無量道:「你問他呀!」
홍무량이 말했다.
"당신이 그에게 물어보시오!"
申大元道:「不錯,他的彈指神通,已到了相當的火候,指風能集於一點,正好是兄弟毒物的剋星,老夫那條金蛇,幾乎死於那一擊之下。」
신대원이 말했다.
"그렇지! 그의 탄지신통은 이미 상당한 화후(火候)에 도달하여 지풍을 한 점에 모을 수 있었소. 바로 형제의 독물에게는 천적이오. 노부의 금사는 하마터면 일격에 죽을 뻔 했소."
洪無量笑一笑道:「老毒物,你心中明白就好,剛才他手中留情,你這條金綿蛇,才算保任性命。」
홍무량이 웃으며 말했다.
"노독물, 방금 전 그가 손에 사정을 두었기에 당신의 금선사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음을 당신은 잘 알고 있소."
申大元道:「此人看上去年紀不大,但卻練成了如此功力,定然是大有來歷的人了。」
신대원이 말했다.
"저 사람은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는데도 이같은 공력을 연성했다니 큰 내력이 있는 사람이 분명하오."
洪無量微微一笑道:「如是沒有一點來歷,怎會使我洪某人作他的從僕?」
홍무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한 점 내력이 없다면 어찌 나 홍모를 종복(從僕)으로 부릴 수 있겠소?"
申大元道:「他是誰?」
신대원이 말했다.
"그는 누구요?"
洪無量道:「恕不奉告。」
홍무량이 말했다.
"알려드리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申大元長長吁一口氣,道:「洪兄,你可知道,我怎會落入水中麼?」
신대원이 길게 휴, 한숨을 쉬고 말했다.
"홍형, 내가 어쩌다 물 속에 떨어졌는지 아시오?"
洪無量聽得一楞,忖道:「以這老毒物的本領,總不會被山洪捲入,定然是別人打入水中了。」
홍무량이 듣고 어리둥절하여 곰곰히 생각했다.
'노독물의 솜씨로 급류에 휩쓸렸을 리가 없다. 틀림없이 다른 사람이 물 속에 빠뜨린 것이다.'
心中念轉,口中一笑,道:「被人家打下溪流中,是麼?」
생각을 굴리다가 웃으며 말했다.
"남한테 맞아서 계곡의 급류 속에 빠진 게 아니오?"
申大元道:「兄弟自己跳的……」
신대원이 말했다.
"형제 스스로 뛰어든 것이오..."
洪無量接道:「哦!這倒是很稀奇的事了,你老毒物難道要等死麼?」
홍무량이 말했다.
"허! 이건 희한한 일이로군. 노독물 당신은 설마 죽을 작정이었소?"
申大元道:「好死不如賴活着,兄弟所以跳入水中,就是爲了保命。」
신대원이 말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했소. 형제가 물 속에 뛰어든 것은 바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였소."
洪無量道:「我說你,原來是被人家逼入水中了。」
홍무량이 말했다.
"음, 당신은 원래 남한테 쫓겨서 물 속에 들어갔구먼."
申大元道:「他們可能還在左近,滿天大雨,溝滿河平,如是他們也在左近,可能會找來此地。」
신대원이 말했다.
"그들은 아직 근처에 있을 거요. 온통 큰비가 내리고 온 개천의 물이 불어났으니 그들이 근처에 있다면 이곳을 찾아올 수도 있소."
洪無量道:「你又打什麼主意了。」
홍무량이 말했다.
"당신은 또 어떻게 할 생각이오?"
申大元道:「兄弟覺着,咱們如能熄去這洞中之火,他們不會找來了。」
신대원이 말했다.
"형제가 느끼기에 우리가 동굴 안의 불을 끈다면 그들이 찾아오지 못할 거요."
洪無量道:「好主意啊!」
홍무량이 말했다.
"좋은 생각이군!"
申大元道:「風雨中這一片火光,有如大海中之燈塔,只要方向不錯,可見數里之遙,所以……」
신대원이 말했다.
"풍우(風雨) 속의 불빛은 대해(大海)에서 등대와 같소. 방향이 틀리지만 않는다면 수 리 밖에서도 볼 수 있소. 그래서..."
洪無量道:「可以,熄去火光,但咱們也有個條件。」
홍무량이 말했다.
"불을 끌 수는 있소. 하지만 우리도 조건이 있소."
申大元道:「洪兄請說。」
신대원이 말했다.
"홍형, 말씀하시오."
洪無量道:「你一身毒蛇,蜘蛛,實在討厭得很,如是沒有這些火光照明,咱們更無法看到牠們的行動了。」
홍무량이 말했다.
"당신 몸에 있는 독사, 거미는 참으로 혐오스럽소. 불빛이 비추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놈들의 행동을 더더욱 볼 수가 없소."
申大元道:「這個,洪兄可以放心,這些毒物,都是兄弟長久養育之物,沒有兄弟之命,牠們不會擅自行動傷人的。」
신대원이 말했다.
"그건 홍형이 안심해도 좋소. 이 독물들은 모두 형제가 오랜시간 양육한 것들로서 형제의 명령이 없으면 그것들은 제멋대로 행동하여 사람을 해치지 않을 것이오."
洪無量道:「就是我不放心,這些東西,身含奇毒,說牠們會通靈性,實在叫人難信,何況……」
홍무량이 말했다.
"설령 내가 마음을 놓더라도 그놈들은 몸에 기독을 가지고 있소. 그것들이 영통(靈通)하다고 해도 사실 믿기가 어렵소. 하물며..."
申大元道:「何況什麼?」
신대원이 말했다.
"하물며 무엇이오?"
洪無量道:「何況,咱們也沒有法子信任你。」
홍무량이 말했다.
"하물며 우리는 당신도 믿을 수가 없소."
申大元道:「哦!」
신대원이 말했다.
"허!"
洪無量道:「你如肯把身子和這箱中毒物,棄入洪流之中,咱們就可以熄去這洞中之火了。」
홍무량이 말했다.
"당신 몸에 있는 것과 이 상자 안에 든 독물을 급류 속에 버린다면 우리는 동굴 안의 불을 끌 수 있소."
申大元道:「不行,不行,這些毒物,大都追隨我十年之上,珍逾性命……」
신대원이 말했다.
"안되오. 이 독물들은 모두가 나를 십 년 이상 따르고 있는 목숨보다 진귀한 것들이오..."
洪無量道:「那就沒法子了,咱們也不放心熄去火,和這些毒物,相處在一起。」
홍무량이 말했다.
"그러면 방법이 없구려. 우리도 마음놓고 불을 끈 채로 그 독물들과 함께 지내지 못하오."
申大元眉宇間,泛起了一抹殺機,輕輕的望了展翼一眼,突然閉上雙目。洪無量緩緩把身子移到火堆之後,加入一些松枝,火勢更見熾旺。原來,他心中對申大元的毒物,仍有著很大的畏忌。申大元靠在石壁上,緊閉著雙目。洪無量和申大元隔著一堆火焰,但卻一直留心著申大元的舉動。
신대원의 미간에는 한 가닥 살기(殺機)가 떠올랐다. 살짝 전익을 바라보더니 돌연 두 눈을 감아버렸다. 홍무량은 천천히 몸을 화톳불 뒤로 옮기더니 소나무가지를 더 집어넣었다. 불길이 더욱 활활 타올랐다. 원래 그는 신대원의 독물에 대해 크게 두려워 하고 꺼리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신대원은 석벽에 기대어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홍무량은 신대원과 화톳불을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 줄곧 신대원의 거동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忽然間,洞外響起了一個清冷的聲音,道:「看這蜘網封住洞口,老毒物一定在裡面了。」
별안간 동굴 밖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났다.
"이 거미줄이 동굴 입구를 막고 있는 것으로 보아 노독물이 안에 있음이 틀림없다."
敢情,那洞中巨蛛,把一面蛛網,編織的愈來愈密,隔著那一面蛛網,已然看不清那洞中景物。花鳳依偎在展翼的身上,鼻息微聞,似是已睡熟了過去。展翼也緊閉著雙目,不知道他是否也睡熟了過去。
알고보니 그 동굴 안의 커다란 거미는 거미줄을 갈수록 촘촘하게 쳐서 거미줄을 사이에 두고 동굴 안의 경물을 똑똑히 볼 수가 없게 되었던 것이다. 화봉은 전익에게 살포시 기대어 있었는데 숨소리가 이미 깊이 잠든 듯했다. 전익도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는데 그도 깊이 잠든 것인지 알지 못했다.
申大元睜開雙目,向洞外望了一眼,竟末開口。花鳳輕輕吁一口氣,也睜開了眼睛。原來,洞外傳入的聲音,驚醒了兩人。
신대원은 두 눈을 뜨고 동굴 밖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지 않았다. 화봉도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며 눈을 떴다. 원래 동굴 밖에서 목소리가 들려왔고 놀라서 두 사람이 깬 것이다.
她似是怕展翼,沒有清醒過來,輕輕推展翼一下,低聲道:「公子,有人來了。」
그녀는 전익이 깨어나지 않을까 염려되는 듯 가볍게 전익을 밀치며 나직이 말했다.
"공자, 누가 왔어요."
展翼雙目未睜,但卻用極低微的聲音,道:「靜靜的坐著,不要動。」
전익은 눈을 뜨지 않았지만 극히 작고 미세한 목소리로 말했다.
"움직이지 말고 조용히 앉아 있으시오."
花鳳把身軀移動了一下,向展翼靠的更緊一些。靠的越緊,似乎就多一份安全。
화봉은 몸을 이동하여 전익에게 더한층 바짝 기대었다. 바짝 기댈수록 그 만큼 안전할 것 같았다.
只聽另一個女子的聲音說道:「不錯,這正是老毒物的毒蛛,咱們進去瞧瞧。」
다른 한 여자의 음성이 들렸다.
"옳거니, 이건 바로 노독물의 독주(毒蛛)입니다. 우리 들어가 보도록 해요."
那男子的聲音道:「好!這片毒蛛網,要如何應付?」
남자의 목소리가 말했다.
"좋아! 이 독거미의 거미줄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女子聲音,道:「蛛網怕火,咱們用火燒了它。」
여자 목소리가 말했다.
"거미줄은 불을 두려워하니 불로 태워버려요."
申大元心中暗道:「洞外洪流滾滾,這兩個人,怎麽樣停在洞口處,不爲激流冲走,實是一椿不可思議的事。
신대원은 속으로 생각했다.
'동굴 밖은 급류가 세차게 흐르는데 저 두 사람은 격류에 떠내려가지 않고 어떻게 동굴 입구에 멈추어 있을까? 실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申大元已沈不住氣,睜開雙目,凝注着洞口。手中抓着一條金綿蛇,蓄勢戒備。洞口外大雨洪流,不知道那兩人哪裡找來的火,說燒就燒,忽然間一團火焰,封住洞口的蛛網立刻毀去。
이미 화를 억누르지 못한 신대원은 두 눈을 부릅뜨고 동굴 입구를 응시하고 있었다. 수중에는 한 마리 금선사를 잡고 잔뜩 웅크린채 경계했다. 동굴 밖은 큰비가 내리고 홍수가 났는데 그 두 사람이 어디서 찾아온 불인지는 몰라도 태우자고 말하자마자 태웠다. 별안간 한 무더기 화염이 동굴을 막고있던 거미줄을 즉시 태워버렸다.
這才是一物制一物,這毒蛛之網,靭力極强,黏度也極驚人,就是怕火。烈火之下,不但蛛網全毀,而且,那巨蛛也活生生被燒死。
이것이야말로 하나가 다른 하나를 제압하는 것이었다. 그 독거미의 거미줄은 질기고 놀랄만큼 점도가 있었지만 그래도 불에는 당할 수가 없었다. 사나운 불길 아래에 거미줄이 완전히 타버렸을 뿐만 아니라 그 커다란 거미도 산 채로 타죽고 말았다.
蛛網毀去之後,卻不見有人進來。看洞外,大雨如注,洪流依舊,竟不知那兩人隱身在何處。
거미줄이 타버린 뒤에도 들어오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동굴 밖을 보니 큰비는 퍼붓듯 내리고 있고 급류는 그대로인데 그 두 사람이 어디에 몸을 숨기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申大元緩緩站起了身子,冷冷說道:「你們為什麼不進來?」
신대원이 천천히 일어서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그대들은 왜 들어오지 않는가?"
他兩手中各握著一條金綿蛇,雙目中直似要噴出火來,冷冷的望著山洞。他似是非常的忿怒,但他的忿怒,卻是驚恐而來。
그는 두 손에 각기 한 마리의 금선사를 쥔 채로 불을 내뿜을 듯한 두 눈으로 냉랭하게 동굴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는 대단히 분노하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분노는 공포에서 나온 것이었다.
展翼緩緩把目光轉注申大元的身上,道:「不要太急,沉著些,讓他們進來。」
전익은 천천히 눈길을 신대원에게 돌리며 말했다.
"너무 급하게 굴지 마시고 좀 침착하십시오. 그들을 들어오게 하십시오."
說也奇怪,申大元聽完之後,激動的情緒,似是平靜了下來。
이상한 말이지만 신대원은 그 말을 듣고나자 격동하던 정서가 가라앉는 것 같았다.
雙手一收,竟把兩條金綿蛇收入了懷中,冷冷說道:「兩位請進來吧。」
쌍수를 거두어 두 마리 금선사를 품 속에 거두어 들이고는 냉랭하게 말했다.
"두 분은 들어오시오."
但見兩條人影一閃,兩個人出現在洞之中。兩個人的衣服,都已被水濕透,不停的向下滴着水珠兒。這兩人是一男一女,但卻很明顯的戴著人皮面具,看不到真正的面目。
두 가닥 인영이 번쩍, 하더니 두 사람이 동굴 안에 나타났다. 두 사람의 의복은 모두 이미 물에 흠뻑 젖어 끊임없이 물방울이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일남일녀였지만 진정한 면목(面目)을 보지 못하게 인피면구(人皮面具)를 쓴 것이 확실했다.
那男的打量了洞中的形勢一眼,道:「申大元,你準備頑抗,還是跟我們走?」
그 남자는 동굴 안의 형세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신대원, 당신은 저항하겠소 아니면 우리를 따라 가겠소?"
申大元冷冷說道:「老夫為什麼要跟你們走?」
신대원이 냉랭하게 말했다.
"노부가 왜 너희를 따라가야 하느냐?"
那女的脾氣很壞,唰的一聲,抽出了長劍,道:「就憑這個,你亮兵刃吧!」
그 여자의 성질은 아주 나빴다. 쐑, 하니 장검을 뽑고는 말했다.
"바로 이것 때문이지. 병기를 뽑으시오!"
那男的冷笑一聲,說道:「老毒物,你自己做的事,應該明白,你在江湖上的聲譽如何?你自己也很清楚,難道,你還寄望有什麼幫助你麼?」
그 남자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노독물, 당신 자신이 저지른 일을 잘 알아야 할 것이오. 강호에서 당신의 명성이 어떠했는지 당신도 잘 알고 있소. 설마 아직 누군가 당신을 도와주리라는 기대를 걸고 있소?"
申大元望了展翼一眼。展翼一直靜靜的坐著,連頭也未回,一直沒有望過幾人。
신대원은 전익을 한번 쳐다보았다. 전익은 줄곧 조용히 앉은 채로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으며 그들을 쳐다본 적도 없었다.
申大元兇性暴發,大聲喝道:「我姓申的不用別人幫忙,你們又能把我怎樣了?」
신대원은 흉성(兇性)이 폭발하여 큰 소리로 호통쳤다.
"나 신가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없다. 너희들이 또 나를 어떻게 할 수 있으랴?"
那男的冷笑一聲,說道:「申大元,你一定要作困獸之鬪,我們也沒有法子了,不過,兵刃無眼,傷了你,可是你自找苦吃。
그 남자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신대원, 네가 기어이 최후의 몸부림을 치겠다면 우리도 방법이 없다. 그러나 병기는 눈이 없다. 너를 다치게 해도 네가 자초한 것이다."
那女的已然不耐,欺身而上,舉劍刺去。她劍招怪異,變化靈動,申大元被她一連七劍,逼的連連倒退。人已到了火堆的前面。
그 여자는 이미 참지 못하고 몸을 기울여 나서더니 검을 들어 찔러갔다. 그녀의 검초는 괴이했고 변화가 빨랐다. 신대원은 연속적인 칠 검에 연신 밀려났고 사람은 이미 화톳불 앞에 도달했다.
花鳳低聲道:「公子,這女子的劍路怪異,好凌厲,申大元完全沒有還手之力,也不知該如何還手。」
화봉이 나직이 말했다.
"공자, 저 여자의 검로(劍路)가 괴이하면서도 몹시 매섭군요. 신대원은 반격할 힘이 전혀 없고 어떻게 반격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어요."
展翼嗯了一聲,喝道:「住手!」
전익이 음, 하더니 소리쳤다.
"손을 멈추시오!"
那女的一連七劍,也正是一路劍勢變化的小節,劍勢頓然一停。申大元似是知曉她的劍昭,每七劍之後,一定有一個小休,就這一瞬,右腳已踢開了藥箱蓋,雙手又握金綿蛇,袖口中也探出六七個蛇頭。顯然,他已準備傾盡全身毒物,放手一搏了。展翼的一喝,使雙方都停下了手。
그 여자의 연속적인 칠 검도 마침 검세 변화의 작은 한 마디여서 검세가 잠깐 멈추었다. 신대원은 그녀의 검초가 매 칠 검이 끝나면 반드시 한 번의 멈춤이 있음을 아는 듯했다. 바로 그 순간 약상자를 오른발로 차서 열었고 양손에는 또 금선사가 쥐어졌다. 소매 안에서도 예닐곱 마리의 뱀이 대가리를 내밀고 있었다. 그는 이미 전신의 독물을 모조리 쏟아내어 마음놓고 한번 싸울 작정임이 분명했다. 전익의 호통은 쌍방이 손을 멈추게 했다.
望望申大元那一身毒物,展翼冷冷說道:「收起來!」
신대원의 그 독물들을 바라보며 전익이 냉랭하게 말했다.
"거두어 두십시오!"
申大元應了一聲,合起藥箱,收了毒物。
신대원이 대답하고 약상자를 덮고 독물을 거두었다.
展翼的目光,轉到那男的身上,道:「兩位,這裡不能殺人。」
전익의 시선이 그 남자에게로 돌려지며 말했다.
"두 분, 이곳에서 살인을 해서는 안되오."
那男人哦了一聲,道:「不能殺人?為什麼?」
그 남자가 허, 하더니 말했다.
"살인을 해서는 안된다니 무엇 때문이오?"
展翼道:「山野石洞,本是無人居住之處,只不過,我們先來了一步,在我們沒有離去之前,這裡決不能殺人。」
전익이 말했다.
"산야(山野)의 석동(石洞)은 본시 사는 사람이 없는 곳인데 단지 우리가 한 걸음 먼저 왔소. 우리가 떠나기 전에는 이곳에서 결코 살인을 해서는 안되오."
那男子歎口氣,道:「朋友,這一點,只怕咱們很難從命。」
그 남자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친구, 그 점은 우리가 따르기 어려울 것 같소."
展翼道:「那是說,你們一定要出手了?」
전익이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기어코 출수하겠다는 말이오?"
那男子笑一笑,道:「不錯,我們一定要出手。」
그 남자가 웃더니 말했다.
"그렇소. 우리는 반드시 출수해야 하오."
展翼道:「如是在下阻止呢?」
전익이 말했다.
"만일 내가 저지한다면?"
那男子道:「那只好請朋友,先把我們制服了。」
그 남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친구는 먼저 우리를 제압해야만 하오."
展翼道:「好吧!兩位既如此說在下只好奉陪了。」
전익이 말했다.
"좋소! 두 분이 기왕 그렇게 말하니 나는 받들어 모셔야만 되겠구려."
那女子性情暴急,聞聲出招,喇的一劍,刺了過來。這一劍,竟是刺向展翼。
그 여자는 성미가 몹시 급했다. 듣자마자 출초(出招)하여 쐑, 하니 일 검을 찔러왔다. 이 일 검은 놀랍게도 전익을 향해 찌른 것이었다.
展翼冷笑一聲,道:「好暴躁的姑娘。」
전익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정말 난폭한 낭자로군."
一閃身,避開了劍勢,右手一探,切向右腕。他閃身避劍時,人已欺到了那女子身旁,—掌切出,逼的那女子連連後退。那女子攻向申大元時,劍招凌厲,變化莫測,使得申大元完全沒有招架之力,但同樣的劍招,對付展翼,就完全變了樣兒。
몸을 옮겨 검세를 피하더니 우수를 내밀어 오른 손목을 향해 잘라갔다. 그가 몸을 옮겨 검을 피했을 때 사람은 이미 그 여자 옆에 이르렀고 일 장을 잘라내자 그 여자는 연신 뒤로 쫓겨서 물러났다. 그 여자가 신대원을 공격했을 때는 검초가 매서웠고 변화막측하여 신대원으로 하여금 전혀 당해낼 힘이 없게끔 만들었지만 똑같은 검초가 전익을 상대하자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但見展翼指點、掌切,招招不離那女子的握劍右腕。一支變化詭異的長劍,此刻反而變成了那女子的累贅,為了不使長劍脫手,只好向後退避。
전익이 지(指)로 찌르고 장(掌)으로 잘라내는 일 초 일 초는 검을 잡은 그 여자의 오른손목을 떠나지 않았다. 변화가 종잡을 수 없던 장검은 지금은 반대로 그 여자의 거추장스러운 물건으로 변해버렸고, 장검이 손을 벗어나지 않게끔 하기 위해서는 오직 뒤로 물러나 피할 수 밖에 없었다.
眨眼之間,已被展翼逼到了石洞口處。只要展翼再攻兩招,那女子勢必被逼出洞外山洪激流之中。但展翼卻適時停下了手。
눈깜짝할 사이에 이미 전익에 의해 석동 입구까지 밀려났다. 전익이 다시 두 초만 공격하기만 해도 그 여자는 동굴 밖의 급류 속으로 밀려날 수 판이었다. 하지만 전익은 적당한 때에 손을 멈추었다.
那男的目睹展翼的指掌攻勢,一下看得呆了,竟然忘記出手予援。直待展翼停下了手,他才有所警覺,身子移動,和那女子並肩 而立。
그 남자는 전익의 지장(指掌) 공세를 보더니 단번에 멍해졌고 출수하여 구원해주는 것도 잊고 말았다. 전익이 손을 멈추고서야 비로소 그는 경각심을 가지고 몸을 이동하여 그 여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섰다.
展翼道:「兩位,可是想合手試試麼?」
전익이 말했다.
"두 분은 합수(合手)하여 한번 해볼 작정이구려?"
那女子已被展翼鎮服,心生畏懼,話題一轉,道:「你這人如此身手,定是武林中大有威望的人,為什麼要幫助這個老毒物?」
그 여자는 이미 전익에게 굴복하여 두려운 마음이 생겨났다. 화제를 돌려서 말했다.
"당신의 이같은 솜씨라면 무림에서 크게 명망이 있는 사람이 틀림없을 텐데 왜 저런 노독물을 도와주려 하나요?"
展翼道:「我誰也不幫助,只是,我不要你們在此地殺人,我不喜歡看到流血。」
전익이 말했다.
"나는 누구도 돕지 않소. 단지 당신들이 이곳에서 살인하지 말아달라는 거요. 나는 유혈참극을 보고싶지 않소."
那女子道:「你可知道老毒物的行為,仗憑毒物,作惡多端。」
그 여자가 말했다.
"당신은 노독물의 행위를 알아야 해요. 독물을 믿고 저지른 악행이 헤아릴 수 없답니다."
申大元道:「兩人來路不明,也不是什麼好人,好人怎會戴著面具,不肯以真面目示人。」
신대원이 말했다.
"너희 두 사람도 내력이 분명치 않으니 무슨 좋은 사람이 아니다. 호인(好人)이 어찌 면구를 쓴 채 진면목을 보이지 않으려 할까?"
展翼搖搖頭,道;「你們不用爭執了,我在這裡,不許你們殺人,也不許有人用毒物傷人……」
전익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들은 다투지 마시오. 내가 이곳에 있는 한 당신들이 사람을 죽이는 것도, 독물로 사람을 해치는 것도 불허하오..."
那女子接道:「你如離去呢?」
그 여자가 말했다.
"당신이 떠난다면?"
展翼忖道:好厲害的丫頭。
전익이 곰곰히 생각했다.
'정말 무서운 계집애구나.'
心中念轉,口中卻淡淡說道:「眼不見為淨,等我看不到時,隨便你們如何鬧都好。」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다가 담담히 말했다.
"안 보는 것이 차라리 속이 편하다는 말이 있소. 내가 보이지 않게 되거든 당신네들 편한대로 어떻게 소란을 피워도 괜찮소."
那女子低聲和那男的談了數言,道:「好!我們依你就是,但不知你幾時要離開這裡?」
그 여자는 그 남자와 목소리를 낮추어 몇 마디 주고받더니 말했다.
"좋아요! 우리는 당신 말대로 하겠어요. 그런데 당신은 언제 이곳을 떠날 텐가요?"
展翼道:「這總要雨勢停下,山洪消退才行。」
전익이 말했다.
"비가 그치고 불어난 물이 빠져야 하오."
那男女對視一眼,並肩在石洞口處坐了下來。但兩人戒備未懈,手中仍然拿著長劍,而且,四道目光,也一直留心著申大元。顯然,他們對申大元的毒物,也有著很大的顧忌。
그 남녀는 서로를 한번 보더니 나란히 석동 입구에 앉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아직 경계를 풀지 않고 수중에는 여전히 장검을 쥐고 있었다. 게다가 네 줄기 시선도 줄곧 신대원을 주시하고 있었다. 분명히 그들도 신대원의 독물을 크게 꺼리는 것이다.
申大元也在藥箱旁邊坐下,一場激烈爭執,也暫時平息下來。洪無量不停的加入松枝,使得山洞中,一片溫暖。
신대원도 약상자 옆에 앉았고, 한바탕 격렬했던 다툼도 잠시 가라앉게 되었다. 홍무량은 계속 소나무가지를 집어넣어 산동 안을 따뜻하게 했다.
花鳳緊偎在展翼身後,低聲說道:「公子,你認為識那一男一女麼?」
화봉은 전익의 뒤쪽에 바짝 기대어 나직이 말했다.
"공자, 당신은 그 일남일녀를 아시나요?"
展翼搖搖頭。他很想推開花鳳偎在身上的嬌軀,但卻又覺那輕柔的依偎,給予人一種莫名快樂感受,竟不忍把她推開。
전익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자신을 기대고 있는 화봉의 몸을 밀쳐내고 싶었지만 그 나긋나긋하게 기대고 있는 것이 사람에게 이름 모를 즐거운 느낌을 주어서 차마 그녀를 밀쳐내지 못했다.
花鳳輕輕吁一口氣,道:「我好像見過了他們的劍。」
화봉이 가볍게 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나는 그들의 검을 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展翼道:「見過他們的劍?」
전익이 말했다.
"그들의 검을 본 적이 있다고?"
花鳳道:「是,他們的劍柄處,有着一種特殊的標識。」
화봉이 말했다.
"예, 그들의 검자루에는 일종의 특수한 표식이 있어요."
展翼低聲道:「什麽樣的標識?」
전익이 나직이 말했다.
"어떤 표식이오?"
花鳳道:「寶劍尾處,有幾顆金星。」
화봉이 말했다.
"보검의 꼬리 부분에 몇 알의 금성(金星)이 있어요."
展翼凝目望去,果然發現了男女二人的劍柄後座處,各有三顆金星。看是看到了,但展翼一時間,却無法確定三顆金星,代表些什麽?
전익이 미간을 좁힌 채 바라보니 과연 남녀 두 사람의 검자루 뒤부분에 각기 세 알의 금성이 있음을 발견했다. 보기는 보았지만 전익은 세 알의 금성이 무언가를 대표하는 것인지 일시지간 확신할 수가 없었다.
他忍了又忍,還是忍耐不住,低聲道:「花鳳,你可知道那金星代表些什麽?」
그는 참고 또 참다가 못참고 나직이 말했다.
"화봉, 당신은 그 금성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아시오?"
兩人談話的聲音,不但很低,而且,也很小心,幾乎是附耳低言。
두 사람의 대화하는 음성은 몹시 작았을 뿐 아니라 매우 조심스러웠는데 거의 귀에 대고 조그맣게 말하는 것이었다.
花鳳道:「公子,我知道的很少,劍柄後面嵌金星的,叫金星劍士,嵌銀星的,叫銀星劍士。」
화봉이 말했다.
"공자, 내가 아는 것은 아주 적습니다. 검자루 뒤쪽에 금성을 박아넣었으면 금성검사(金星劍士)로 부르고, 은성을 박아넣었으면 은성검사(銀星劍士)로 부른답니다."
展翼道:「你很細心,那柄尾上的金星很小,很不容易瞧到。」
전익이 말했다.
"검자루 끝부분의 금성은 몹시 작아서 쉽게 보이지 않는데 당신은 아주 세심하구려."
花鳳道:「我看他們上過金龍舟,也聽他們說過劍上的金星、銀星……」
화봉이 말했다.
"그들이 금룡주에 오른 적이 있었기에 나는 그들을 보았어요. 그들이 검의 금성, 은성을 말하는 것도 들었고요..."
展翼點點頭,嗯了一聲,示意花鳳,不要再說下去。
전익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 하더니 화봉에게 더 말하지 말라고 눈짓했다.
這時,那女的突然睜開雙目,輕輕碰了男的一下,道:「景五兄,咱們不能等下去。」
이때 그 여자는 돌연 두 눈을 번쩍 뜨더니 남자를 툭, 치며 말했다.
"경오형(景五兄), 우리가 기다려서는 안됩니다."
景五道:「為什麼?」
경오가 말했다.
"왜지?"
那女子道:「如是這雨勢三日不停,咱們難道要守上三日不成?」
그 여자가 말했다.
"만일 이 비가 삼 일 동안 그치지 않는다면 우리가 설마 앞으로 삼 일을 지키고 있어야 되겠습니까?"
景五道:「是啊!你說應該如何?」
경오가 말했다.
"맞다! 말해 보아라.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
那女子道:「他們不准咱們在此地殺人,應該讓咱們帶人離開,是麼?」
그 여자가 말했다.
"우리가 이곳에서 살인을 하지 못하게 한다면 마땅히 우리가 사람을 데리고 떠나게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景五道:「對啊!應該准咱們帶人離開。」
경오가 말했다.
"맞다! 마땅히 우리가 사람을 데리고 떠나도록 허락해야 할 것이다."
那女子站起身子,直對展翼行了過來。手中執著長劍,仍然嚴作戒備。
그 여자는 일어서서 곧장 전익에게 걸어왔다. 손에 장검을 쥐고 여전히 경계를 엄히 하고 있었다.
她對展翼似是心有畏忌,尚離有四五尺處就停了下來,道:「這位兄台,小妹有事奉告。」
그녀는 전익에 대해 두렵고 꺼리는 마음이 있는 듯 아직 사오 척이나 떨어진 곳에서 멈추더니 말했다.
"형씨, 소매가 알려드릴 것이 있어요."
展翼道:「你說吧。」
전익이 말했다.
"말하시오."
那女子道:「我們沒有帶乾糧,不能在這裡久停下來,所以,我們想把申大元帶走,不知兄台答不答允?」
그 여자가 말했다.
"우리는 가져온 건량이 없어서 여기에 오래 있을 수 없어요. 그래서 우리들은 신대원을 데리고 떠나고 싶은데 형장이 승낙할런지 모르겠군요?"
申大元很緊張,雙目圓睜,盯注著展翼。
신대원은 몹시 긴장하여 두 눈을 부릅뜬 채로 전익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展翼望望洞外的洪流,道:「大雨如注,山湍急,你們如何走法。」
전익은 동굴 밖의 불어난 격류를 바라보고는 말했다.
"비가 퍼붓듯 내리고 있으며 급류가 세찬데 당신들은 어떤 방법으로 가시려오?"
那女子道:「閣下可以放心,這申大元水性很好,不會被大水沖跑。」
그 여자가 말했다.
"귀하는 마음 놓으세요. 신대원은 수영을 아주 잘 해서 물에 떠내려가지 않을 거예요."
展翼道「兩位呢?」
전익이 말했다.
"두 분은?"
那女子道:「我們水性也不錯,這一點水勢,還不放在心上。」
그 여자가 말했다.
"우리들의 수영 솜씨도 나쁘지 않아요. 이 정도 물살은 마음에 두지 않는답니다."
展翼道:「好吧!如若申大元願意同你們走!在下也不願多管閒事。」
전익이 말했다.
"좋소! 만약 신대원이 당신들과 같이 떠나기를 바란다면 나도 더 상관하고 싶지 않소!"
那女子怔了一怔,道:「他自然是不願意跟我們走了,所以咱們才和閣下商量。」
그 여자는 멍해졌다가 말했다.
"그는 당연히 우리를 따라가기를 원치 않아요. 그래서 우리가 귀하와 상의하는 것이죠."
洪無量道:「兩們如是不便再久留,那就請便!這位申兄,既是不願和兩們同往,兩位又何苦強人所難呢。」
홍무량이 말했다.
"두 분이 오래 머물기 불편하다면 편한대로 하시오! 이분 신형이 기왕 두 분과 같이 가기를 원치 않는데 왜 하필 억지로 사람을 난처하게 하시오?"
那男的輕輕歎息一聲,低聲道:「咱們時限快到,留這裡於事無補,還是早些回去覆命吧。」
남자가 가볍게 탄식하고는 나직이 말했다.
"시한(時限)이 이제 곧 다가올 테니 이곳에 남아있어봤자 일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일찌감치 돌아가서 복명(復命)하는 편이 낫겠다."
女的應道:「咱們不能帶回老毒物,縱然能回去,又如何一個覆命之法呢?」
여자가 말했다.
"우리가 노독물을 데리고 돌아가지 못하면 설령 돌아간들 어떤 식으로 복명하겠어요?"
男的道:「過了時限,後果更是不堪設想,還是早些走吧!」
남자가 말했다.
"시한이 지나면 결과는 더한층 방법을 세우기 안좋아진다. 좀 일찍 떠나는 것이 낫다!"
兩人四道目光,凝注在展翼身上,瞧了一陣,雙雙躍入洞外的洪流之中。
두 사람의 네 가닥 시선은 전익을 응시했다. 한동안 쳐다보더니 쌍쌍이 동굴 밖의 급류 속으로 뛰어들었다.
展翼搖搖頭,道:「這兩人的水性不錯,山洪湍急,他們意然能在這樣的急流中行走。」
전익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저 두 사람의 수영솜씨는 훌륭하군. 불어난 계곡물이 세차게 흐르는데 그들이 저런 급류 속을 다닐 수 있다니."
洪無量重重咳了一聲,道:「申大元,這兩個是什麽人?」
홍무량이 거듭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신대원, 그 두 명은 누구요?"
申大元搖搖頭,道:「你沒有瞧到麽?他們一直載着面具,老實說,我也不太瞭解他們的身分。」
신대원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들이 줄곧 면구를 쓰고 있음을 당신은 보지 않았소? 솔직히 말해서 나도 그들의 신분을 잘 모르오."
洪無量道:「老毒物,你連別人的身分,都弄不淸楚,却被人家追殺的喪家之犬,這不是天下的笑話麽?」
홍무량이 말했다.
"노독물, 당신이 신분조차 잘 모르는 그들에게 상갓집 개처럼 쫓겨다니다니 천하의 웃음거리가 아니겠소?"
申大元苦笑一下,道:「老夫走了一輩子江湖,也沒有遇上過這樣的事情。」
신대원이 고소를 짓더니 말했다.
"노부가 한평생 강호를 다녔어도 이런 일은 당한 적이 없소."
洪無量冷笑一聲,道:「老毒物,咱們公子救你一次,可是不能永遠的保護你,現在他們兩人已走!你也可以去了。」
홍무량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노독물, 우리 공자께서 당신을 한 차례 구해주셨으나 영원히 당신을 보호할 수는 없소. 이제 그들 두 사람이 떠났으니 당신은 가도 좋소."
申大元搖搖頭,道:「他們不會走遠的,會在附近等我。」
신대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들이 멀리 떠났을 리가 없소. 부근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오."
洪無量道:「哦!」
홍무량이 말했다.
"허!"
申大元道:「我只要人一出石洞,必會落在他們手中。」
신대원이 말했다.
"석동을 나서기만 하면 틀림없이 나는 그들의 손에 떨어질 것이오."
洪無量道:「老毒物,你在江湖上,一向是獨來獨往,幾時變的這樣膽小了?」
홍무량이 말했다.
"노독물, 당신은 강호에서 언제나 자유로웠는데 언제 이렇게 담이 작아졌소?"
花鳳道:「你身上毒蛇、毒蜘蛛、難道他們一點不怕麼?」
화봉이 말했다.
"당신 몸의 독사, 독거미를 그들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나요?"
申大元歎口氣,道:「不知他們身上帶的什麼東西,我所帶的毒物,竟然不敢傷害他們。」
신대원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그들 몸에 무슨 물건을 지녔는지 모르지만 내가 가진 독물들은 감히 그들을 상하게 하지 못한다."
洪無量道:「老毒物,就算他們不怕你的毒物,但你的武功也不弱啊!」
홍무량이 말했다.
"노독물, 설령 그들이 당신의 독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의 무공은 약하지 않소!"
申大元道:「如是兄弟的武功,可以和他們匹敵,那也不用著逃避他們了。」
신대원이 말했다.
"형제의 무공이 그들에 필적할 수 있다면 그들을 피해다닐 필요도 없소."
洪無量哈哈一笑,道:「老毒物,你是玩長蟲、蜈蚣玩多了,把武功放下了,這就叫玩物喪志,一旦遇上了不怕毒物的人,不完全沒法子應付了。」
홍무량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노독물, 당신은 뱀, 지네와 너무 놀더니 무공을 놓아버렸구려. 이것을 두고 좋아하는 것에 빠져서 뜻을 잃어버린다고 하오. 일단 독물을 겁내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대응할 방법이 전혀 없거든."
申大元道:「洪兄又猜錯了,兄弟這身武功,不但沒有放下,而且,近年來精進不少,這一男一女,不知是何來路,功力精深,劍招凌厲,如非大雨山洪,兄弟借了水遁,只怕早巳傷在兩人劍下了。」
신대원이 말했다.
"홍형은 또 추측이 틀렸구려. 형제는 무공을 놓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적잖이 정진(精進)했소. 그 일남일녀에게 어떤 내력이 있는지 모르지만 공력이 정심(精深)하고 검초(劍招)가 매서워서 만일 큰비로 불어난 물을 빌어 몸을 숨기지 않았다면 벌써 두 사람의 검에 다쳤을 거요."
展翼突然開了口,冷冷說道:「他們為什麼要殺你?」
전익이 돌연 입을 열어 냉랭하게 말했다.
"그들은 왜 당신을 죽이려 합니까?"
洪無量道:「老毒物喜毒、貪色,結仇無數,這兩人,定然是他的仇家了。」
홍무량이 말했다.
"노독물은 독을 좋아하고 색을 탐하여 무수히 원한을 샀지요. 그 두 사람은 그의 원수가 틀림없을 겁니다."
申大元道:「兄弟雖然貪色,但都以重金買身,從不相強,願要願挨,算不得什麼罪惡!」
신대원이 말했다.
"형제가 비록 색을 탐하지만 모두 거금을 들여 색을 샀고 여태 강요한 적 없소. 두 사람의 원하는 바가 일치하면 무슨 죄악이라고 하지는 못하오!"
目光一掠花鳳,接道:「至於這位姑娘,艷色動人,世所僅見,兄弟口中輕薄了幾句,也是情不自禁……」
시선이 화봉을 스치더니 말을 이었다.
"저분 낭자로 말하자면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미색이 세상에서 보기 드물기에 형제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몇 마디 경박한 말을 하고 말았었소..."
洪無量冷冷接道:「也不瞧瞧你那付尊容,豬八戒背個爛箱子,人沒人,貨沒貨,十成十的癩蛤蟆想吃天鵝肉。」
홍무량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너의 그 사람같지도 않은 상판대기를 보지도 않았느냐? 열에 열은 분수도 모르고 두꺼비가 백조고기를 먹으려고 덤비는 격이지."
展翼笑一笑,道:「申大元,你可知道他們來自何外?」
전익이 웃으며 말했다.
"신대원, 당신은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아십니까?"
申大元道:「不知道。」
신대원이 말했다.
"모른다네."
展翼道:「他們想殺死你?還是活捉你?」
전익이 말했다.
"그들은 당신을 죽이려고 합니까 아니면 사로잡으려고 합니까?"
申大元道:「少兄這一問,申某人倒是想起來了,以兩人劍法這毒,如是要想殺我,應該早已得手,看樣子,他們是想生擒於我了。」
신대원이 말했다.
"소형이 그렇게 물으니 신모가 생각이 났는데, 두 사람의 검법이 그렇게나 독랄한데 만일 나를 죽이고자 한다면 진작에 쉽사리 처리했어야 하네. 보아하니 그들은 나를 생포할 작정이로군."
展翼道:「這就該有一條可尋之路了,什麽人想生擒於你?」
전익이 말했다.
"이것으로 추적할 수 있는 길이 생겼군요. 누가 당신을 사로잡으려고 할까요?"
申大元道:「這個,在下倒是想不出來。」
신대원이 말했다.
"그건 내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군."
展翼哦了一聲,未再多問。
전익은 허, 하더니 더이상 캐묻지 않았다.
申大元吁一口氣,道:「洪兄,兄弟有一件事,想請賜助。」
신대원이 휴, 한숨을 쉬고 말했다.
"홍형, 형제는 도움을 청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소."
洪無量道:「那要看什麼事了。」
홍무량이 말했다.
"그것이 무슨 일이냐에 달려소."
申大元道:「兄弟想把兩條金綿蛇,和這一箱毒物奉送,這是兄弟畢生收集的毒中之毒,都是數十年以以上之物……」
신대원이 말했다.
"형제는 두 마리 금선사와 이 한 상자의 독물을 드리고 싶소. 이건 형제가 평생 수집한 독중의 독이며 모두 수십 년이 넘은 것들이오..."
洪無量搖頭接道:「不成,這東西,丟在地上我也不會去撿。」
홍무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되오. 그것들을 땅에 내버려두어도 나는 줍지 않을 것이오."
申大元道:「洪兄,自然,我還要傳你役使之法。」
신대원이 말했다.
"홍형, 당연히 내가 당신에게 부리는 방법을 전해주겠소."
洪元量道:「這些東西,叫人一見就頭皮發炸,帶在身上,那裏還能活得下去,咱們沒有商量餘地。」
홍무량이 말했다.
"그것들은 한 번 보기만 해도 머리가 터질 지경인데 몸에 지니고 있다가는 어디 살아갈 수나 있겠소? 우리는 상의할 여지가 없소."
申大元苦笑一下,道:「洪兄,這些東西,都跟随兄弟很多年,多的三十餘年,少者也有十餘年,大都已可通靈,兄弟死不足惜,但再找這樣一批毒物,實非易事了。」
신대원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홍형, 이녀석들은 여러 해 동안 형제를 따랐고 많게는 삼십 여년이고 적어도 십 여년이라 모두가 이미 영통하다오. 형제가 죽는 것은 아깝지 않지만 이런 독물을 다시 찾기란 실로 쉬운 일이 아니라오."
洪元量道:「最好你把毒物它們放回深山大澤之中,要它們多沾一點山川之氣,別留在平地害人。」
홍무량이 말했다.
"당신은 독물을 평지에 남겨두어 사람을 해치도록 하지 말고 심산대택(深山大澤) 안으로 되돌려 보내어 그것들이 산천의 기운을 입게 하는 것이 가장 좋소."
申大元突然流淚來。他那麼樣一個人,再加上一口黑牙齒,怎麼看,也是三分不像人。正因為,他形貌怪異中,帶著兇惡之氣,這等無聲息的流下淚來,那就更叫人為同情。這等人物,非到了絕頂傷心之處,絕對不會落淚。
신대원이 돌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와 같이 생긴 사람이 치아마저 검으니 어찌 삼푼이라도 사람같이 보이겠는가? 생김새가 괴이한 가운데 흉악한 기운을 띠고 있는 그가 이렇게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동정심이 생기게 되었다. 이 정도되는 인물은 슬픔이 최고조에 이르지 않는다면 절대 눈물을 흘릴 리가 없다.
展翼皺皺眉頭,道:「你哭什麼?」
전익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은 왜 우십니까?"
申大元道:「我完了,我畢生一大心願,就在將要完成之際,卻要抱恨而終了。」
신대원이 말했다.
"나는 끝났다. 나의 필생의 일대 염원이 바야흐로 완성되려고 할 찰나에 한을 품고 죽어야 하는구나."
洪無量隔著一堆火,看不清楚申大元的情形,聞言大笑,道:「申大元,你也是跑了幾十年江湖的人,怎麼沒有一點骨氣,頭割了,也不過碗大一個疤,也不用哭哭啼啼啊!」
홍무량은 화톳불을 사이에 두고 있어서 신대원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가 없었다. 말만 듣고서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신대원, 당신도 수십 년 강호를 돌아다닌 사람인데 어찌 한 점 골기(骨氣)가 없는가? 머리를 잘려봤자 그릇에 흠이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훌쩍거리지 마시오."
申大元道:「老毒物不願死,但到非死不可的時候,也不會怕死,更不會爲死流淚,只不過,三十年功虧一簣,叫我申某人傷心。」
신대원이 말했다.
"노독물은 죽고 싶지 않지만 죽지 않으면 안될 때에 이르면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며 눈물을 흘릴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오. 다만 삼십 년의 공든 탑이 무너지니 나 신모는 마음이 아프구려."
洪無量緩步由火堆外繞了過來,道:「說說看,什麼事功虧一簣?」
홍무량이 천천히 걸어서 모닥불 주위를 돌아와서 말했다.
"말해보시오. 무슨 공든 탑이 무너진다는 말이오?"
申大元道:「古往今來,役用毒物之人,都在追求一個夢想,但却沒有成功過。」
신대원이 말했다.
"고금이래 독물을 부리는 사람은 모두 한 가지 몽상(夢想)을 추구했지만 성공한 적이 없었소."
洪元量道:「什麼夢想?」
홍무량이 말했다.
"어떤 몽상이오?"
申大元道:「役使毒物,殺人於數里之外。」
신대원이 말했다.
"독물을 시켜서 수 리 밖에서 살인하는 것이오."
洪元量道:「這個,本來就不太可能。」
홍무량이 말했다.
"그건 본래 그리 가능성이 크지 않지."
申大元道:「但兄弟快成功了。」
신대원이 말했다.
"하지만 형제는 머지않아 성공할 거요."
洪元量怔了一怔,道:「眞有這等事。」
홍무량이 멍해졌다가 말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소?"
申大元道:「不錯,兄弟這些毒物,都將近通靈,目下我已經配出一種藥物,可以使毒物殺人於不知不覺中了。」
신대원이 말했다.
"그렇소. 형제의 이 독물들은 심령이 서로 통하는 경지에 가까워졌소. 지금 나는 이미 일종의 약물을 배합해냈는데 독물들로 하여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살인하게 할 수 있소."
洪元量道:「胡說八道,毒物和藥物,扯得上什麼關係?」
홍무량이 말했다.
"말도 안되는 헛소리. 독물과 약물이 어떻게 결부된다는 말이오?"
申大元道:「這一點,只怕你洪兄還不太知道。」
신대원이 말했다.
"그 점은 홍형 당신이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소."
展翼沈聲道:「洪兄別打岔,讓他說下去。」
전익이 침성으로 말했다.
"홍형은 말을 막지말고 그가 말하도록 해주십시오."
洪元量道:「老奴尊命……」
홍무량이 말했다.
"늙은종은 명을 받들겠습니다..."
目光轉注申大元的身上,接道:「老毒物,別賣關子,也別要花招,一五一十爲說出來,說不定我們公子會大發善心救了你。」
눈길을 신대원에게로 돌리며 말을 이었다.
"노독물, 조바심나게 하지 말고 수작을 부리지도 말고 낱낱이 털어놓으시오. 우리 공자께서 선심(善心)을 베풀어 아마도 당신을 구하실려나 보오."
申大元道:「老毒物不怕死,只望能傳下我的成就,心法,有人承繼我的衣缽。」
신대원이 말했다.
"노독물은 죽음이 두렵지 않소. 다만 누군가가 나의 의발(衣缽)을 승계받아서 나의 성취, 심법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오."
洪無量道:「老毒物,這就難了,咱們公子,比你高明,用不著跟你學玩長蟲,我姓洪的看到那些蠕蠕而動之物,心裏就不是味道,那位姑娘家,人像花朵似的,怎麼會對你這長蟲有興趣?所以,我看,咱們這裡很少有人肯學了。」
홍무량이 말했다.
"노독물, 그건 어렵소. 우리 공자께서는 당신보다 고명하시기에 당신을 따라다니며 뱀을 부리는 법을 배울 필요가 없소. 나 홍가는 그 꿈틀꿈틀대는 독물을 보면 마음 속에서 견딜 수가 없소. 꽃봉오리 같은 저 낭자도 당신의 뱀에 어찌 흥미가 있겠소? 그래서 내가 볼 때 이곳에는 배우려는 사람이 거의 없구려."
申大元道:「可惜呀!可惜。」
신대원이 말했다.
"애석하구나! 애석해."
展翼突然開了口,道:「你可惜什麼?」
전익이 돌연 입을 열었다.
"당신은 무엇이 애석합니까?"
申大元道:「可惜我這數十年的苦心,竟然要付於流水,連一點成就也未留下。」
신대원이 말했다.
"나의 수십 년의 고심(苦心)을 한 점의 성취조차도 남기지 못하고 물에 떠내려보내야 한다."
展翼道:「申大元,你能不能把你這毒物殺人的方法說出來給我聽聽?」
전익이 말했다.
"신대원, 당신의 독물들이 살인하는 방법을 나한테 들려줄 수 있습니까?"
申大元道:「眼看我畢生心血研究的成就,就要付於水流,還有什麼不能說的?」
신대원이 말했다.
"내 평생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성취를 빤히 눈뜨고 물에 흘려보내야 하는데 또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展翼道:「在下可不可以聽聽呢?」
전익이 말했다.
"제가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申大元道:「可以……」
신대원이 말했다.
"가능하지..."
沉吟了一陣,吁一口氣,接道:「用毒物殺人於無形之中,並非是完全沒有可能的事。」
한동안 침음하다가 휴, 한숨을 쉬고 말을 이었다.
"독물로 무형(無形) 중에 살인하는 것은 결코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닐세."
展翼道:「這中間,必須有什麼條件?」
전익이 말했다.
"그 가운데에는 반드시 무슨 조건이 있겠군요?"
申大元道:「對!有兩個必須的條件。」
신대원이 말했다.
"맞았다! 두 가지 필수 조건이 있다."
展翼道:「第一是……」
전익이 말했다.
"첫 번째는..."
申大元道:「要有通靈的毒物,必須是要心靈的統馭,能役使它。」
신대원이 말했다.
"영통(靈通)한 독물이 있어야 한다. 반드시 심령(心靈)의 통제가 있어야 그것들을 부릴 수가 있지."
展翼點點頭道:「第二呢?」
전익이 말했다.
"두 번째는?"
申大元道:「第二,要配製出一種藥物,這藥物能使它分辨出來。」
신대원이 말했다.
"둘째로는 일종의 약물을 배합하여 조제해야 한다. 이 약물은 독물이 분별해내게끔 할 수 있지."
展翼點點頭,道:「哦!把藥物放在那人的身上,使毒物找上他?」
전익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아! 약물을 사람 몸에 두어서 독물이 그 사람을 찾게 하는군요?"
申大元道:「正是這樣,不過,不是這樣簡單。」
신대원이 말했다.
"바로 그렇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展翼道:「這似乎很有道理,不過,這麼一來,那就更神奇了。」 (更???)
전익이 말했다.
"그건 아주 일리가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신기한 것도 없군요."
申大元道:「公子,說來這麼簡單,但事實上,行起來確有很多的困難。」
신대원이 말했다.
"공자, 말로 하자면 간단하지만 사실상 실행하자면 곤란한 점이 확실히 많다."
展翼道:「我明白,你現在,似乎是,已經配製好了各種藥物。」
전익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당신은 지금 이미 각종 약물을 잘 조제한 것 같군요."
申大元道:「是!我找出了那種藥物,這種藥物,不但可用引誘毒蛇,而且,可以適應五毒。」
신대원이 말했다.
"그렇다! 나는 그런 약물을 찾아냈다. 이런 약물은 독사를 유인하는데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섯가지 독에 적응할 수도 있다."
展翼輕輕吁了一口氣,道:「這就不容易了。」
전익이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쉽지가 않군요."
申大元道:「更難的是,這些毒物,要和心靈上的配合,使它能夠執行你的心靈的想法。」
신대원이 말했다.
"훨씬 어려운 것은 이들 독물이 심령상으로 딱 들어맞아야 그것들을 너의 심령의 생각대로 집행할 수 있다."
展翼道:「我有些明白了。」
전익이 말했다.
"알 만하군요."
申大元怔了一怔 ,道:「你完全明白了?」
신대원이 얼떨떨해서 말했다.
"완전히 알았는가?"
展翼道:「不錯,我完全明白了,這確是一件很大的成就,已超出了用毒之能。」
전익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완전히 알았습니다. 이것은 확실히 매우 커다란 성취이며 용독(用毒)을 뛰어넘는 능력입니다."
申大元點點頭,道:「公子,果然是非同小可,我化費了幾十年時間,求證想通的事,公子似乎很快就想通了。」
신대원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공자는 과연 예사로운 사람이 아니군. 내가 몇 십년의 시간을 들여서 증명하고 깨우친 것을 공자는 아주 빨리 깨달았군."
展翼笑一笑,道:「少來這個,我還想求證兩件事。」
전익이 웃고는 말했다.
"그런 말은 그만하십시오. 나는 아직 두 가지를 증명해주시기를 요구하려 합니다."
申大元道:「公子吩咐。」
신대원이 말했다.
"공자는 분부하시게."
展翼道:「你這些所謂通靈之物,是不是能夠用言語表達出你的心意?」
전익이 말했다.
"소위 영통하다는 당신의 독물들은 말로 당신의 뜻을 전달할 수 있습니까?"
申大元道:「不能,不論牠們如何通靈,都無法接受人的言語,但牠們可以簡單的接受某一種特定的聲音。」
신대원이 말했다.
"불가능하네. 그것들이 얼마나 영통하든 사람의 말을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놈들은 특정 소리를 간단하게 받아들일 수가 있다네."
展翼道:「牠們手勢的接受能力,是否很强呢?」
전익이 말했다.
"그것들은 손짓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강합니까?"
申大元道:「這些毒物的眼睛,大都不夠敏銳,但它的感受力,卻極為強大。」
신대원이 말했다.
"이들 독물들은 눈은 그리 예민하지가 못하지만 감각은 극히 강하다네."
展翼道:「所以,必須用手。」
전익이 말했다.
"그래서 필수적으로 손을 써야 하는군요."
申大元道:「是!用手發出不同的力量,把它們留下來,或者是指一下,它們的去向。」
신대원이 말했다.
"그렇지! 손으로 서로 다른 힘을 발출하여 그들을 붙들어두거나 혹은 그것들이 갈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하지."
展翼道:「這就是了,它們仍是無法由十里外放出傷人。」
전익이 말했다.
"그걸로 됐습니다. 그것들은 여전히 십 리 밖에서 방출하여 사람을 상하게 할 수가 없군요."
申大元道:「已確定它們能在無人控制之下,殺你指定的人,這就是一大成就,至於殺人於十里以外,那只是一種技巧配合了。」
신대원이 말했다.
"그것들이 누구의 공제도 받지 않는다면 지정된 사람을 죽일 수 있음은 이미 확실하며 이것은 일대(一大) 성취라네. 십 리 밖에서 살인하는 것에 관해서는 그건 단지 일종의 기교가 배합된 것일 뿐이네."
展翼點點頭,道:「嗯!」
전익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음!"
洪無量道:「老毒物,這一點,兄弟聽不明白,你這些蜈蚣,蜘蛛,難道能夠跑十里路麼?那至少也該要四五個時辰才行。」
홍무량이 말했다.
"노독물, 그 점은 형제가 들어도 잘 모르겠소. 당신의 저 지네, 거미가 설마 십 리 길을 달려갈 수 있단 말이오? 그럴려면 적어도 사오 시진을 가야 할 텐데."
申大元道:「洪兄,牠們跑不快,更不易長途奔走,但可以早些把牠們留在那裏,也可以用別的快速之物諭送。」
신대원이 말했다.
"홍형, 그것들은 빨리 달리지 못하오. 먼 길을 달려가기는 더더욱 쉽지 않소. 하지만 미리 그것들을 거기에 놓아둘 수 있고, 다른 쾌속한 물건을 써서 보낼 수도 있소."
洪無量沈吟了一陣,點點頭,道:「我有些明白了。」
홍무량이 잠시 침음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좀 알 것 같구려."
申大元道:「恕我不說出細微未節,除非洪兄願意接受我的衣鉢傳授。」
신대원이 말했다.
"홍형이 나의 의발을 전수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내가 자잘한 것까지 발설하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洪無量道:「看樣子,你似乎是已經自定死期了。」
홍무량이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은 이미 죽을 때를 정한 것 같구려."
申大元道:「是!我知道,我沒有機會逃過那兩人的追殺。」
신대원이 말했다.
"맞았소! 그 두 사람의 추살(追殺)을 피할 기회가 없음을 나는 알고 있소."
洪元量道:「那沒有法子,我洪某人,不能接受這些毒物,就算它們有殺人於百里外的能耐。」
홍무량이 말했다.
"그러면 방법이 없소. 설령 그것들이 백 리 밖에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재주가 있다한들 나 홍모는 그런 독물을 받지 못하겠소."
展翼道:「申大元,你為什麼一定要把毒物傳給別人,除此之外,難道就別無法了麼?」
전익이 말했다.
"신대원, 당신은 왜 기어코 독물은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자 하십니까? 그것 말고는 설마 다른 방법이 없습니까?"
申大元道:「是!老毒物想不出別的辦法。」
신대원이 말했다.
"그렇다네! 노독물은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군."
展翼道:「洪元量,申大元在江湖上的聲譽,列入那一個等級?」
전익이 말했다.
"홍무량, 신대원은 강호에서 명성이 어느 등급에 들어갑니까?"
洪無量道:「正邪之間,不算兇惡之流,但又不能算好人。」
홍무량이 말했다.
"정사지간(正邪之間)입니다. 흉약한 부류라고는 할 수 없지만 호인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展翼道:「申大元,你都聽到了?」
전익이 말했다.
"신대원, 당신은 모두 들었지요?"
申大元道:「聽到了。」
신대원이 말했다.
"들었네."
展翼道:「聽到了,你有什麽話說 ?」
전익이 말했다.
"들었으니 무슨 할 말이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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