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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七回 火燒金龍舟(화소금룡주) 본문
第十七回 火燒金龍舟(불타는 金龍舟)
他步履緩慢,似乎是每一步,都十分吃力,侵慢的走到了展翼的身前,笑一笑道:「你不錯,很高明。」
그의 걸음걸이는 완만해서 한 걸음 한 걸음이 몹시 힘이 드는 것 같았다. 천천히 전익의 앞으로 걸어와서 씩, 웃더니 말했다.
"그대는 훌륭하군. 아주 고명해."
展翼沒有輕視這一個對手,吸一口氣,道:「誇獎,誇獎。」
전익은 상대를 경시하지 않고 숨을 한 모금 들이쉬더니 말했다.
"과찬입니다."
黑衣老者歎一口氣,道:「可惜呀!可惜。」
흑의노인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애석하도다! 애석해."
展翼淡淡一笑,道:「老丈可是為在下的生死可惜麼?」
전익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노인장은 아무래도 저의 생사를 애석하게 여기시는군요?"
黑衣老者道:「老夫在為咱們兩個人可惜。」
흑의노인이 말했다.
"노부는 우리 두 사람을 애석하게 여긴다."
展翼道:「請教。」
전익이 말했다.
"가르침을 청하겠습니다."
黑衣老者道:「咱們一動手,必得有一個人要死。」
흑의노인이 말했다.
"우리가 손을 쓰면 반드시 한 사람은 죽어야 한다."
展翼道:「那定然是區區死了。」
전익이 말했다.
"그렇다면 틀림없이 제가 죽겠군요."
黑衣老人道:「看你一掌擊傷銀劍,老夫就沒有了勝你的信心,說不得,只好一出手,就施出壓箱底的本領了。」
흑의노인이 말했다.
"자네가 일장으로 은검(銀劍)을 격상(擊傷)시키는 것을 보니 노부는 자네를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없네. 아마도 비장의 솜씨를 펼쳐내야만 하겠군."
展翼道:「哦!」
전익이 말했다.
"아!"
黑衣老者道:「也許一招,也許兩招,至多不會超過三招,咱們兩人之中,定然會有一個魂歸天國。」
흑의노인이 말했다.
"어쩌면 일 초에, 어쩌면 두 초, 많아야 삼 초를 넘기지 않겠지. 우리 두 사람 중에서 한 명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
和人動手,先說出要以絶技相搏,也算是江湖上罕聞罕見的事。
남과 싸우면서 절기로 싸우겠다고 말하는 것도 강호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 할 수 있다.
展翼笑一笑,道:「老丈,江湖人物,難得不在江湖死,這也算不得什麼。」
전익이 웃더니 말했다.
"노인장, 강호인물은 강호에서 죽기 마련입니다. 이건 아무 것도 아니지요."
黑衣老者道:「你這麼年輕輕的,如何能死……」
흑의노인이 말했다.
"자네같이 이런 젊은 나이에 어떻게 죽을 수 있겠는가..."
又歎了一口氣,接道:「至於老朽麼?也不想死,所以,最好是咱們不用打了。」
또 한숨을 쉬더니 말을 이었다.
"늙은이로 말하자면, 나도 죽고싶지는 않다. 그래서 우리는 싸우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展翼道:「老丈如肯放手,在下也不願作生死一搏。」
전익이 말했다.
"노인장께서 손을 떼시겠다면 저도 생사를 걸고 싸우기를 원치 않습니다."
黑衣老者道:「這就好說了,老夫身難由己,所以,我想了一個兩全其美之策。」
흑의노인이 말했다.
"그러면 담판의 여지가 있겠군. 노부는 자유롭지 못한 몸이다. 그래서 나는 둘 다 만족시키는 방책을 생각했다."
展翼道:「這倒很不容易,在下洗耳恭聽。」
전익이 말했다.
"쉽지 않았을 텐데요. 귀를 씻고 듣겠습니다."
黑衣老者道:「如若咱們能夠雙雙離開此地,那是最好不過。」
흑의노인이 말했다.
"만약 우리가 쌍쌍이 이곳을 떠날 수 있다면 그것은 더없이 좋을 것이다."
展翼道:「離開此地,到那裏去?」
전익이 말했다.
"이곳을 떠나 어디로 갑니까?"
黑衣老者道:「小小一座金龍舟,有什麼好玩,老丈帶你到幾處很好玩的地方走走,此地之事,我想至遲也該在明日午時就解決了,那時,咱們再回此地瞧瞧。」
흑의노인이 말했다.
"자그마한 금룡주에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노부가 너를 몇 군데 재미난 곳으로 데려다 주겠다. 내 생각에 이곳의 일은 늦어도 내일 오시(午時)까지는 해결될 것이다. 그때 우리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보세."
展翼道:「那時間,該死的,早已經死了,不該死的,早已經跑了,咱們到此地來,還能瞧到了什麼呢?」
전익이 말했다.
"그 시간이 되면 죽을 사람은 이미 죽었고 죽어서는 안될 사람은 벌써 달아났을 텐데 우리가 이곳에 와서 또 무얼 볼 수 있겠습니까?"
黑衣老者道:「咱們最好是什麼都瞧不到。」
흑의노인이 말했다.
"아무 것도 보지 못하게 되면 가장 좋지."
展翼沈吟了一陣,道:「難得你想出了這麼高明的辨法,只可惜,在下無法同意。」
전익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당신이 어렵사리 이렇게 고명한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만 애석하게도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黑衣老者道:「爲什麼?」
흑의노인이 말했다.
"왜지?"
展翼道:「我希望留在這裏,看一個結果出來。」
전익이 말했다.
"나는 이곳에 남아서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싶습니다."
黑衣老者笑一笑,道:「這麼說來,咱們是很難談個所以然了?」
흑의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렇게 된 담판을 짓기 어렵겠구먼?"
展翼道:「很難,咱們之間必須要有一個解決的辨法。」
전익이 말했다.
"어렵지요. 우리들에게는 반드시 하나의 해결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黑衣老者道:「老夫領敎了。」
흑의노인이 말했다.
"노부가 가르침을 받겠네."
展翼道:「一個是,你請退開,別再管這件事了……」
전익이 말했다.
"하나의 방법은 당신이 물러나서 더이상 이 일에 간여하지 않는 것입니다..."
黑衣老者接道:「這個,只怕很難了。」
흑의노인이 말했다.
"그건 어려울 듯 하군."
展翼道:「第二個辨法嘛,就是咱們打一個勝負出來,江湖上,有很多以武會友的事,似乎是用不着拼個生死出來。」
전익이 말했다.
"두 번째 방법은, 바로 우리가 싸워서 승부를 내는 것입니다. 강호에서는 무(武)로써 친구를 사귀는 일이 많으니 죽기로 생사를 가를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黑衣老者歎口氣,道:「苦惱的,就在這裏了,我如和你動手,彼此都很難控制。」
흑의노인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바로 그 점이 고민일세. 나와 자네가 손을 쓰게 되면 피차 공제하기 몹시 어렵네."
展翼道:「減幾分爭勝之心,豈不是就可以運用自如了。」
전익이 말했다.
"이기려는 마음을 몇 푼 줄인다면 생각한대로 운용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黑衣老者道:「說的倒也有理,可是,這樣就很難分出勝負啊!」
흑의노인이 말했다.
"말은 일리가 있군. 그러나 그러면 승부를 가르기가 어렵겠지!"
鄧定海冷冷說道:「洪老,這不是故交敘舊,杯酒論交,這是彼此玩命的搏殺,兩位這樣談下去,幾時才會動手?」
등정해가 냉랭하게 말했다.
"홍노(洪老), 이건 옛친구와 술잔을 주고받으며 지난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오. 이건 피차 목숨이 걸린 싸움이오. 두 분이 그렇게 이야기하다가는 언제 손을 쓰시겠소?"
黑衣老者雙目神光一閃,似想發作,但一轉眼間,又忍了下去,道:「老夫出手,旨在對付這位少兄,你不管我用什麼辦法,只要能把他帶走就行了,是麼?」
흑의노인의 두 눈에서 신광이 번뜩이며 발작하려는 듯했지만 눈 한 번 굴리는 사이에 또 꾹 참고는 말했다.
"노부가 출수하는 목적은 이분 소형(少兄)을 상대하는 데에 있다. 내가 무슨 방법을 쓰든 너는 상관하지 말아라. 그를 데리고 떠나기만 하면 되지 않느냐?"
鄧定海道:「我要快,我不能等下去。」
등정해가 말했다.
"빨리 하시오. 나는 기다리지 못하겠소."
黑衣老者點點頭,目光轉注到展翼的身上,道:「老弟,你都聽到了?」
흑의노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전익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노제(老弟), 들었겠지?"
展翼道:「聽到了。」
전익이 말했다.
"들었습니다."
黑衣老者道:「老夫是情不得已,你如不肯答應離開此地,老夫就只有出手一拼了。」
흑의노인이 말했다.
"노부는 사정상 부득이하니 자네가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면 노부는 출수하여 겨루어볼 수 밖에 없네."
展翼道:「老丈,很可惜,在下不能同意高見,倒不如放手一搏,勝敗分明,乾脆得很,不過,在下可以答允老丈,我不殺你就是。」
전익이 말했다.
"노인장, 애석하게도 저는 고견에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도리어 아무런 제한없이 싸워서 단순명쾌하게 승패를 가르는 것만 못합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을 죽이지 않겠다고 노인장께 승낙할 수 있습니다."
黑衣老者哈哈一笑,道:「閣下話說的太快了。」
흑의노인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귀하의 말은 너무 섣부르군."
展翼道:「嗯?哪裡不對了?」
전익이 말했다.
"응? 어디가 잘못되었습니까?"
黑衣老者道:「老夫可沒有說過不殺你,所以……」
흑의노인이 말했다.
"노부는 자네를 죽이지 않겠다고 말한 적 없다. 그래서..."
展翼接道:「這個不錯,你儘管施出毒手,殺了我,怪我命短。」
전익이 말했다.
"그건 잘못이 아닙니다. 당신은 얼마든지 독수를 펼쳐 나를 죽이십시오. 제 명이 짧음을 탓하겠습니다."
黑衣老者道:「江湖人一言如山,閣下小心了。」
흑의노인이 말했다.
"강호인은 한 마디가 산과 같네. 귀하는 조심하게."
突然側身而上,伸手抓去。他五根又瘦又黑的掌指,留著長長的指甲,一伸之間,籠罩了展翼身上數處大穴。
돌연 몸을 기울여 나서더니 손을 뻗어 움켜잡아갔다. 그의 앙상하고 검은 다섯 손가락에는 손톱을 길게 기르고 있어서 한번 내뻗는 사이에 전익의 몇 군데 대혈을 뒤덮었다.
展翼閃身避過三尺,躲過一掌,道:「好手法,看來,在下上當了。」
전익은 몸을 삼 척 이동하여 일장을 비켜나게 하고는 말했다.
"좋은 수법입니다. 보아하니 제가 속았군요."
黑衣人一面欺身而上,一面笑道:「年輕人,戒之在狂,閣下話說的太狂了。」
흑의노인은 한편으로는 허리를 숙여 앞으로 나아가면서 한편으로 말했다.
"젊은이는 건방진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 귀하는 너무 건방진 말을 지껄이는군."
雙手齊施,連綿抓去。但見指影縱橫,片刻之間,連攻出了一十二招。展翼身形閃轉,游走在一片指影之下,竟然很巧妙的避開了一十二招和那漫天的指影。
쌍수를 일제히 펼쳐 끊임없이 할퀴어갔다. 지영(指影)이 종횡으로 난무하더니 잠깐 사이에 십이초를 연달아 공격해냈다. 전익의 신형이 번개같이 돌더니 지영 아래에서 요리조리 교묘하게 십이초와 온 하늘에 가득찬 지영을 피해냈다.
黑衣老者一口氣攻完了十二招,突然停下了手,道:「你究竟是什麼人?」
흑의노인은 단숨에 십이초의 공격을 끝내더니 돌연 손을 멈추고 말했다.
"자네는 도대체 누군가?"
展翼道:「老丈覺著在下是什麼人呢?」
전익이 말했다.
"노인장은 제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黑衣老者道:「你不是天山雙煞。」
흑의노인이 말했다.
"너는 천산쌍살이 아니다."
展翼冷笑一聲,答非所問,道:「老丈小心了,在下要出手反擊啦!」
전익이 냉소를 치고는 엉뚱한 대답을 했다.
"노인장께서는 조심하십시오. 저는 출수하여 반격하겠습니다!"
雙掌一錯,一先一後的拍了出去。黑衣人身軀一面向旁側閃避一面右手斜裡抄來,抓向展翼的右腕。這一次,出奇的順利,竟然一把抓住了展翼的右腕脈穴上。
쌍장이 교차하더니 선후로 일장씩 쳐냈다. 흑의인은 몸을 옆을 향해 피하면서 한편으로는 우수로 비스듬히 가로질러 와서 전익의 오른팔을 향해 움켜잡았다. 이번에는 이상하리만치 순조롭게 전익의 오른팔 맥혈을 움켜잡았다.
冷厲一聲,道:「年輕人,不可得意的太早。」
싸늘한 음성이 말했다.
"젊은이, 너무 일찍 득의해서는 안된다."
話聲甫落,人卻一呆。原來,他忽然發覺,自己手掌的握著之處,不見脈息。
말이 떨어지자마자 사람은 멍해졌다. 원래 그는 문득 자기 손이 쥐고있는 곳에서 맥이 뛰지 않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移穴大法!」
"이혈대법(移穴大法)!"
黑衣人呆了一呆之後,忽然驚叫出口。
흑의노인은 멍해졌다가 문득 놀람에 찬 소리를 질렀다.
展翼道:「老丈說對了,只是太晚了一些。」
전익이 말했다.
"노인장의 말이 맞습니다. 단지 너무 늦었을 뿐이지요."
反手一翻,反扣住了黑衣人的脈穴。一運氣,暗勁湧出,黑衣人頓然失去了抗拒之力。
손을 뒤집자 반대로 흑의인의 맥혈을 움켜잡았다. 한번 운기하여 암경(暗勁)을 쏟아내었고, 흑의인은 갑자기 항거할 힘을 잃어버렸다.
展翼笑一笑道:「老丈,也不要得意太早,我許下過諾言,不要你的性命,但我可沒有說,不傷你。」
전익이 웃더니 말했다.
"노인장도 너무 일찍 득의하지 마십시오. 나는 당신의 목숨을 뺏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만 당신을 다치지 않게 하겠다는 말은 안했습니다."
黑衣老者道:「你要幹什麼?」
흑의노인이 말했다.
"자네는 무얼 하려는 건가?"
展翼道:「我要廢了你的武功,你那十二招鬼抓手法,極盡惡毒能事,死在你指鋒下的人,只怕也不在少數了。」
전익이 말했다.
"나는 당신의 무공을 폐(廢)하겠습니다. 당신의 십이초 귀조수법(鬼抓手法)은 극히 악독하여 당신의 손톱에 죽은 사람이 적지 않을 것 같군요."
黑衣老者大聲叫道:「慢著……」
흑의노인이 크게 소리쳤다.
"잠깐..."
展翼道:「你還有什麼話說?」
전익이 말했다.
"아직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黑衣人道:「你如要廢我一身武功,何不殺了我?」
흑의노인이 말했다.
"나의 일신무공을 폐하겠다면서 왜 나를 죽이지는 않는가?"
展翼道:「殺了你了不為過。」
전익이 말했다.
"당신을 죽여도 과분한 처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黑衣人道:「多謝成全,不知老夫是否還可再問一件事?」
흑의노인이 말했다.
"그렇게 해주면 고맙겠네. 노부가 한 가지 더 물어도 될런지 모르겠구먼?"
展翼道:「你說吧。」
전익이 말했다.
"말씀하시지요!"
黑衣人道:「老夫鬥過武當門下四大名劍,也會過少林門中的十二羅漢,他們就算能勝老夫一籌,但也要打上個三兩百招尚能分出勝敗,你閣下究竟是何許人物,竟然能在二十招內,扣住了老夫的脈門?」
흑의노인이 말했다.
"노부가 무당문하의 사대명검(四大名劍)과 싸운 적이 있고, 소림문중의 십이나한(十二羅漢)을 만난 적도 있다. 그들이 노부보다 한 수 위라고 할 수는 있어도 이삼백초를 싸워야 승패를 가를 수 있었는데 귀하 자네는 도대체 어떤 인물이길래 이십초 내에 노부의 맥문을 움켜잡을 수 있단 말인가?"
其實,他心中之疑,也就是場中人人關心的事。上百道的目光,都投注過來,包括了花鳳那一對勾魂、攝魄的秋波。
사실 그의 마음 속 의문은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관심사이기도 했다. 백 가닥이 넘는 시선이 모두 한 곳으로 쏠렸고, 화봉의 그 혼을 빼놓을 듯한 한 쌍의 요염한 눈길도 포함되었다.
展翼談談一笑道:「先把你的姓名告訴我。」
전익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먼저 당신의 성명을 알려주십시오."
黑衣人道:「鬼手洪無量。」
흑의노인이 말했다.
"귀수(鬼手) 홍무량(洪無量)일세."
展翼道:「名如其人,大概你這個人,沒有什麼度量了。」
전익이 말했다.
"어울리는 이름이군요. 대개 당신같은 사람은 도량(度量)이 없지요."
洪無量道:「閣下的姓名呢?」
홍무량이 말했다.
"귀하의 성명은?"
展翼道:「好!你一定要知道,我可以告訴你,不過,知道了你就只有死路一條。」
전익이 말했다.
"좋습니다! 당신이 꼭 알아야겠다니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아봤자 당신은 죽어야만 합니다."
洪無量道:「好吧!我認了,閣下,請出手吧!」
홍무량이 말했다.
"그렇군! 누군지 알겠네. 귀하, 출수하시게!"
緩緩閉上了雙目。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展翼正待出手點他死穴,心突然一動,忖道:我現在正需人手相助,殺了他,倒不如收為己用的好。
전익이 막 출수하여 그의 사혈을 찌르려 하다가 돌연 마음이 동하여 곰곰히 생각했다.
'지금 나한테는 도와줄 사람이 필요한 참이다. 그를 죽이느니 거두어서 나를 위해 이용하는 것이 낫겠다.'
心中念轉,暗施傳音之術,道:「洪無量,你聽著,你如不想死,還有個可以保命之法,你如同意了,那就點點頭,不同意就搖搖頭,在下立刻成全你。」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다가 몰래 전음술을 시전하여 말했다.
"홍무량, 들으시오. 당신이 죽고싶지 않다면 아직 목숨을 부지할 방법이 있습니다. 당신이 동의하신다면 고개를 끄덕이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고개를 저으시오. 저는 즉시 당신 원하는 대로 해드리겠습니다."
洪無量睜開眼睛,望了展翼一眼,道:「你請說。」
홍무량은 눈을 뜨고 전익을 바라보며 말했다.
"말해보시오."
展翼仍用傳音之術,道:「你如願追隨於我,可以饒你不死。」
전익은 여전히 전음술로 말했다.
"당신이 나를 따르기를 원한다면 당신을 살려드릴 수 있습니다."
洪無量搖搖頭,道:「我如答允追隨於你,那豈不成了朝秦暮楚的人,你又如何能信任我。」
홍무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자네를 따르기로 승낙한다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하는 사람이 되고 마는데 자네가 또 어떻게 나를 신임할 수 있겠는가?"
展翼道:「我不怕你背叛,背叛我再處置你也不遲。」
전익이 말했다.
"나는 당신이 배반하는 것을 겁내지 않습니다. 나를 배반했을 때 당신을 처치해도 늦지 않지요."
洪無量道:「你是個好主人,武功、才智,老朽都極佩服,不過,我還是不能答應你。」
홍무량이 말했다.
"자네는 좋은 주인이구먼. 무공, 재지(才智) 모두 늙은이가 탄복했네. 그러나 나는 승낙할 수 없네."
展翼道:「為什麼?」
전익이 말했다.
"무엇 때문입니까?"
洪無量道:「因為,我受制於人,答應你了,也無法為你效命。」
홍무량이 말했다.
"왜냐하면 나는 남의 제재를 받고 있어서 승낙하더라도 목숨을 바쳐 일을 하지 못한다네."
展翼道:「說出來,受的什麼禁制,也許我能夠助你解除。」
전익이 말했다.
"무슨 금제(禁制)를 받고 있는지 말씀해보십시오. 어쩌면 내가 당신을 도와 금제를 풀 수 있을 겁니다."
洪無量道:「不行,你救不了我。」
홍무량이 말했다.
"안되네. 자네는 나를 구할 수 없네."
展翼道:「哦!」
전익이 말했다.
"허!"
他雖然沒有多說什麼,但雙目中已然流露出很濃重的殺機。
그는 비록 많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두 눈에서는 이미 짙은 살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洪無量急急說道:「在下身上,被—種奇毒所控制,每隔上十二個時辰,都必須要服一次解藥,那解藥,就帶在鄧定海的身上,所以,我們都得聽他之命。」
홍무량이 급히 말했다.
"나는 일종의 기독(奇毒)에 공제를 받고 있어서 매 열두 시진마다 반드시 해약을 먹어야 한다네. 그 해약은 바로 등정해에게 있고 그래서 우리는 모두 그의 명령을 따라야 하네."
展翼疾出兩指,點了洪無量兩處穴道,道:「閣下也嘗嘗在下的獨家點穴手法,比那毒藥的滋味如何?」
전익이 빠르게 두 손가락으로 홍무량의 두 군데 혈도를 찌르고 말했다.
"귀하도 나의 독문점혈수법이 독약이 비해 어떤지 한번 맛보시겠습니까?"
右手一揮,把洪無量摔出去一丈多遠。洪無量整個身軀,似乎突然間駝了下去,摔倒在地上之後,打了兩個滾,仍然直不起來,就那樣蜷伏在地上。
우수를 휘둘러 홍무량의 일 장 밖 멀리 내던져버렸다. 홍무량의 몸은 별안간 등이 구부정해진 것 같았다. 땅 위에 쓰러진 뒤 두 바퀴 구르고 나서도 여전히 똑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그렇게 웅크린 채로 땅에 엎드려 있었다.
展翼目光突然轉注到鄧定海的身上,道:「鄧定海,你也不過是一個聽人擺佈的狗腿子罷了,還帶有什麼厲害人物,叫他們出手吧。」
전익은 돌연 등정해에게 눈길을 돌리더니 말했다.
"등정해, 당신도 남의 명령에 따르며 조종당하는 앞잡이에 불과할 뿐이오. 또 무슨 무서운 인물을 데려왔다면 그들에게 출수하라고 하시오."
鄧定海眼看洪無量被對方輕而易舉的就制服了,心中大為訝異,忖道:這人武功如此高強,今日之局,只怕是難有善終了。
등정해는 홍무량이 상대방에게 손쉽게 제압당하는 것을 보자 아연실색하여 곰곰히 생각했다.
'이자의 무공이 이같이 고강하니 금일의 국면은 좋게 끝나기가 어려울 듯하구나.'
展翼突然一側身子,轉了兩轉,人已到了鄧定海的身前。兩人之間,尚隔著四五個人,但不知展翼怎的一轉,就閃到了鄧定海的身前。其實上,又何止鄧定海心中驚異,場中之人,沒有一個不看的目瞪口呆。這是一種很奇奧的身法,單是這一種身法,就震住了鄧定海。
전익이 돌연 몸을 기울여 두 바퀴 돌자 사람은 이미 등정해의 앞에 이르렀다. 두 사람은 아직 너댓 사람의 간격이 있었지만 어찌된 것인지 몰라도 전익이 몸을 돌리자마자 등정해의 앞에 도달한 것이다. 사실상 어찌 등정해의 놀라움으로 그치겠는가? 장중의 사람들은 모두가 어안이 벙벙하여 입을 떡 벌린 채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것은 일종의 매우 기이하고 오묘한 신법이었는데 이 신법 하나로 등정해를 떨게 만들었다.
鄧定海神情畏懼中帶著冷肅,緩緩說道:「你究竟是什麼人?要幹什麼?」
등정해는 두려운 가운데에서도 엄숙한 표정을 띠고 천천히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요? 무얼 하려는 거요?"
展翼道:「傷了你,找出你背後的人物。」
전익이 말했다.
"당신을 상하게 하여 당신 배후 인물을 찾아내겠소."
一伸手,扣位了鄧定海的脈穴。就像鄧定海的右腕,一直放在那裡不動一樣,被人一手就抓個正著。
손을 뻗어 등정해의 맥혈을 움켜잡았다. 등정해의 오른손목은 줄곧 꼼짝않고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꼭 알맞게 잡히고 말았다.
鄧定海道:「你,你敢傷害我?」
등정해가 말했다.
"네, 네 감히 나를 해치려고?"
展翼道:「我為什麼不敢,我不但敢傷你,而且,還敢殺了你……」
전익이 말했다.
"내가 왜 감히 못할까. 나는 너를 감히 상하게 할 뿐만 아니라 감히 너를 죽이겠다..."
口中說話,目光卻不停的左右觀看,不見有人攻擊過來。
입으로 말을 하면서 시선은 쉼없이 좌우를 관찰하는데 공격해오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鄧定海神情一變,道:「你真的要殺我麼?」
등정해가 표정이 일변하여 말했다.
"너는 정말 나를 죽이려느냐?"
展翼哈哈一笑,道:「不錯,我要殺了你,可是不相信麼?」
전익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그렇다. 내가 너를 죽이겠다고 하는데도 믿지 못하는구나?"
鄧定海道:「在下相信,不過,不過……」
등정해가 말했다.
"나는 믿는다. 그러나, 그러나..."
展翼冷笑一聲,道:「你如是不想死,現在已經晚了。」
전익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죽고싶지 않다면 이제 이미 늦었다."
鄧定海目光轉動,似是等待著那人群中,突然有人出手救他。但他失望了。
등정해는 시선을 이리저리 굴렸다. 마치 무리 속에서 돌연 출수하여 그를 구해줄 사람을 기다리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실망했다.
展翼揚起了左掌,輕輕的按在鄧定海的身上,道:「說!你早在金龍舟上,安排下人手伏兵,用心何在?受何人所命?」
전익이 좌장을 들어 등정해의 몸을 살짝 누르고는 말했다.
"말하라! 네가 일찌감치 금룡주에 복병을 안배해둔 의도는 무엇이냐? 누구의 명을 받은 것이냐?"
鄧定海搖搖頭,道:「我不會告訴你?」
등정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말해줄 리가 없다."
展翼冷冷說道:「我不是江湖上有名大俠,也不會顧慮到清名受損,你敢嘴硬,想必有一身傲骨了。」
전익이 냉랭하게 말했다.
"나는 강호에서 이름 난 대협이 아니고 깨끗한 명성이 손상될까 염려하지도 않는다. 네 감히 고집을 부리다니 강직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구나."
五指用力,輕輕在鄧定海前胸點了一下立刻放手。鄧定海臉上突然滾落一片汗水,兩腿一軟,緩緩坐了下去。他緊咬著牙關,沒有呻吟出聲,他正在忍受著一種很大的痛苦。
다섯손가락에 힘을 써서 등정해의 가슴을 살짝 찌르고는 즉시 손을 뗐다. 등정해의 얼굴에 돌연 땀방울이 굴러떨어졌고 두 다리에 힘이 풀려서 천천히 내려앉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신음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는 한창 커다란 고통을 참고 있었던 것이다.
原來紛亂、複雜的形勢,由於展翼的出手,立刻間,變的沉靜起來,很多人都改變了心意。美色可愛,但性命畢竟是更為寶貴。洪無量在江湖上極具盛名,但卻被展翼數招制服,這使得金龍舟上的人都對他有了一種畏懼之心。
원래 어수선하고 복잡했던 형세는 전익의 출수로 말미암아 곧바로 잠잠하게 변했고 많은 사람은 마음을 고쳐 먹었다. 미색이 사랑스럽지만 목숨은 필경 훨씬 더 귀한 것이다. 홍무량은 강호에서 극히 명성이 있었지만 전익에게 몇 초 만에 제압당했고 그것은 금룡주에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들게끔 만들었다.
終於,鄧定海忍不住了肉體上承受的痛苦,忽然大聲叫道:「救救我,我會說出一切內情。」
끝내 등정해는 육체적인 고통을 참지 못하고 홀연 큰 소리로 고함쳤다.
"모든 내정(內情)을 털어놓을 테니 살려다오."
展翼道:「洪無量的身受毒制,解藥何在?」
전익이 말했다.
"홍무량은 독의 금제를 받고 있다. 해약은 어디에 있느냐?"
鄧定海道:「在我身上。」
등정해가 말했다.
"나한테 있다."
展翼一伸手,果然在鄧定海身上取出兩個玉瓶,道:「哪一瓶是解毒藥物?」
전익이 손을 뻗어보니 과연 등정해의 몸에서 두 개의 옥병이 나왔다.
"어느 병이 해독약물인가?"
鄧定海道:「黑色的玉瓶中,是解毒藥物,白色瓶中,是毒藥。」
등정해가 말했다.
"흑색의 옥병 안에 든 것이 해독약물이고 백색 병에는 독약이 들었다."
展翼道:「閣下是奉何人之命而來,用心何在?」
전익이 말했다.
"귀하는 누구의 명으로 왔으며 의도는 무엇인가?"
鄧定海道:「我受……」
등정해가 말했다.
"나는..."
突然一瞪雙目,嚥下了一口氣。
돌연 두 눈을 부릅뜨더니 숨을 거두었다.
展翼目光轉動,四顧了一眼,道:「那一位殺了他。」
전익이 시선을 돌려 사방을 돌아보고 말했다.
"어느 분이 그를 죽였소?"
艙中鴉雀無聲,沒有一個答話。也許這艙中,還隱藏著很多的高人,但他們也被展翼的身手所震駭,沒有出手。
선창 안은 쥐죽은 듯 조용했고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아마도 이 선창 안에 아직 많은 고인들이 숨어있지만 그들도 전익의 솜씨에 놀란 나머지 출수하지 않는 것이다.
展翼目光轉注花鳳的身上,道:「姑娘,準備作何打算?」
전익은 화봉에게 눈길을 돌려서 말했다.
"낭자, 어떻게 하실 작정이오?"
花鳳道:「你已宣佈過了,那一個武功強,我跟他走。」
화봉이 말했다.
"내가 이미 선포했듯이 무공이 고강한 사람을 따라 가겠어요."
展翼道;「這本是一場殺劫,能有這樣一個結局,那算得很圓滿了,雖然,江湖險詐,各具用心,但你卻是點起這場紛爭的人……」
전익이 말했다.
"본래 한바탕 살겁이 벌어질 뻔 했는데 이런 결말이 난 것은 원만히 끝났다고 할 수 있소. 비록 강호가 험악하고 속임수가 많아 각자 속셈이 있지만 당신이 이 분쟁의 불씨였소..."
花鳳接道:「你說我有什麼錯?就算沒有我,江湖上,也不會平靜下來。」
화봉이 말했다.
"나한테 무슨 잘못이 있다는 말인가요? 설령 내가 아니더라도 강호가 평정할 리가 없어요."
展翼道:「江湖上沒有真正的第一高人,姑娘如是想找一個武功高強的人,就能保護了你的安全,那是決無可能的事。」
전익이 말했다.
"강호에는 진정한 제일고인(第一高人)은 없소. 낭자가 무공이 고강한 사람을 찾아서 당신의 안전을 보호하고 싶다면 그것은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오."
花鳳道:「我沒有惹什麼人。但他們要搶我,我有什麼法子。」
화봉이 말했다.
"나는 아무도 언짢게 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들은 나를 뺏으려하니 나는 방법이 없어요."
她美麗的臉上,突然一閃掠過一抹悲忿的殺機,垂首說道:「你不該出面的,既然出面管了這擋子事,就應該管到底。」
그녀의 미려한 얼굴에 돌연 한 가닥 비분(悲忿)한 살기가 스쳐지나가더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당신이 나서지 말았어야 해요. 이왕 나서서 이 일에 간여했으니 마땅히 끝까지 간여해야 해요."
展翼道:「哦!如何一個管法?」
전익이 말했다.
"허! 어떤 식으로 간여해야 하오?"
花鳳道:「我無顏再留金龍舟上,要人帶我離開。」
화봉이 말했다.
"나는 금룡주에 더이상 남아있을 낯이 없어요. 나를 데리고 떠날 사람이 필요해요."
展翼道:「姑娘要什麼人帶你離去?」
전익이 말했다.
"누가 당신을 데리고 떠나야 하오?"
花鳳道:「你!你殺了鄧定海,勸阻了郭陽,自然應該帶我離開這裡。」
화봉이 말했다.
"당신이예요! 당신이 등정해를 죽이고 곽양을 저지했으니 당연히 나를 데리고 여기를 떠나야 해요."
展翼道:「姑娘,眼下的事情,還未結束,在下也未能帶你離開。」
전익이 말했다.
"낭자, 지금의 일은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았소. 나도 당신을 데리고 떠날 수 없소."
花鳳道:「至少,現在,你有這個身份,除非你戰死此地,或是敗於人手。」
화봉이 말했다.
"적어도 지금 당신에게는 지위가 생겼어요. 당신이 아니고서는 이곳에서 싸우다 죽거나 남의 손에 패할 거예요."
展翼一聳劍眉,目光轉注到郭陽的身上,道:「郭公子,閣下有何高見?」
전익이 검미를 꿈틀거리며 시선을 곽양에게로 돌리더니 말했다.
"곽공자, 귀하에게는 어떤 고견이 있으시오?"
郭陽黯然歎息一聲,道:「至少,在下目前無力保護於她,只好任她去了。」
곽양은 암연히 탄식하고 말했다.
"적어도 나는 지금 그녀를 보호할 힘이 없소. 그녀가 떠나도록 내버려둘 수 밖에 없소."
展翼目光又轉注金龍公子的身上,道:「金龍公子,肯放她走麼?」
전익이 또 금룡공자에게 눈길을 돌려서 말했다.
"금룡공자, 그녀가 떠나도록 놓아주시겠소?"
金龍公子道:「金龍舟上,危機重重,在下已無能留她在此,閣下請帶她離去吧?」
금룡공자가 말했다.
"금룡주에 위기가 거듭되어 나는 이미 그녀를 이곳에 머물게 할 수 없소. 귀하가 그녀를 데리고 떠나주시겠소?"
展翼目光轉注,大聲說道:「還有那一位,不願區區帶走這位姑娘的,請出來答話。」
전익이 주위를 둘러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제가 이 낭자를 데리고 떠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이 계시면 나와서 대답해 주시오."
他心中明白,艙中隱伏著不少沒有露面的高人,但自鄧定海死去之後,郭陽自甘退讓,激起的一道波浪,突然間平息下來。
선창 안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숨은 고인들이 많이 있음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등정해가 죽은 뒤부터 곽양이 스스로 물러났고 거세게 일던 파랑(波浪)은 별안간 잠잠하게 가라앉았다.
展翼回顧了花鳳一眼,道:「諸位肯賞給在下一個面子,但我只能帶你登岸。」
전익이 화봉을 돌아보며 말했다.
"제위들이 나의 체면을 세워주니 나는 당신을 데리고 강언덕을 올라야만 되겠구려."
花鳳低聲說道:「登岸之後,再說吧!」
화봉이 나직이 말했다.
"강언덕에 오르고나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해요!"
聲音幽沉,如有無限委屈。這時,金龍公子已下令把金龍舟駛向岸邊。展翼解開了洪無量穴道,並給了解藥。舟靠江岸,放下扶梯。
나지막한 목소리는 무한히 억울함이 있는 듯했다. 이때 금룡공자는 이미 명령을 내려 금룡주를 강기슭으로 몰도록 했다. 전익은 홍무량의 혈도를 풀고 해약을 주었다. 배가 강기슭에 다가가자 사다리가 내려졌다.
金龍公子一抱拳,道:「原想請諸位舟中一敍,共作競夕之歡,想不到在下的德能不足,反而替諸位找來了一場麻煩,金某人由此刻起,要閉關思過一年。」
금룡공자가 포권하며 말했다.
"원래 제위들을 초청하여 배 위에서 밤새 즐겁게 이야기하고자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나의 덕이 부족하여 반대로 제위들께 말썽을 초래했습니다. 금모는 지금부터 일 년간 폐관(閉關)하여 반성하겠습니다.."
話說的很明白,暗示要重整金龍舟,不便留客,不是舟上的人,早些下船。事實上,也沒有人願意再在金龍舟多留一刻,魚貫下船。展翼和花鳳,當先而下,郭陽卻是走在最後。
아주 분명한 말이었다. 금룡주를 재정비해야 해서 손님을 머물게 하기 불편하니 뱃사람이 아니면 일찌감치 하선하라는 암시였다. 사실상 더이상 금룡주에 일각이라도 더 머물길 원하는 사람은 없었기에 줄지어 하선했다. 전익과 화봉이 맨 먼저 내려갔고 곽양이 가장 나중에 떠났다.
下完了最後一個人,金龍舟離岸啟碇而去。行不過數十丈,突然響起了一聲巨響,金龍舟上,冒起一道沖天的濃煙火光。
마지막 한 사람까지 다 내리고 나자 금룡주는 닻을 올리고 강기슭을 떠났다. 수십 장도 못가서 돌연 큰 소리가 나더니 금룡주에 짙은 연기와 화광이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아 올랐다.
花鳳黯然歎息一聲,道:「好可憐喲!」
화봉이 암연히 탄식하며 말했다.
"정말 가엽구나!"
一直沒有開過口的唐琳,卻緊緊的追隨在展翼的身側,他心中對這位義兄,實已佩服到五體投地的境界,不說話,不插手,表現出了完全的信任。
줄곧 입을 연 적이 없던 당림은 전익의 바짝 뒤따르고 있었다. 그는 마음 속으로 이 의형에 대해 오체투지(五體投地)할 정도로 탄복하게 되었기에 말을 하지 않고 끼어들지도 않음으로써 완전한 믿음을 표현했다.
郭陽高聲說道:「不是我!」
곽양이 큰 소리로 말했다.
"내가 한 짓이 아니오!"
他見花鳳把目光投注到他的身上,忍不住大聲解釋。
그는 화봉의 시선이 그에게로 던져지자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해명했던 것이다.
突聞一聲長歎,道:「好險啊!好險,咱們只要晚下一刻工夫,豈不是要葬身火窟,就算是不死在火中,也非被淹沒不可,這才是水火同劫,生機茫茫。」
갑자기 긴 탄식이 들렸다.
"정말 위험했구나! 우리가 일각만 늦었어도 불구덩이에 몸을 묻었겠지. 설령 불 속에서 죽지 않더라도 침몰되지 않을 수 없지. 이것이야말로 물과 불의 겁난이 동시에 닥치는 격이니 살 가망이 없었다."
說話的是一個穿著青衫的老人,說完了話,轉身而去。本有很多人,站在江邊,目睹著金龍丹上的大火,但很快的都消散而去。岸上只餘下了五個人。展翼、唐琳、花鳳、洪無量、郭陽。
말을 한 것은 청삼을 걸친 노인이었는데 말을 하고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 본래 많은 사람들이 강가에 서서 금룡주의 큰불을 보고 있었지만 아주 빨리 흩어졌다. 강언덕 위에는 오직 다섯 사람만 남았다. 전익, 당림, 화봉, 홍무량, 곽양이었다.
花鳳取出絹帕,拭一下流出眼眶的淚水,道:「我沒有說你放火,你請去吧!」
화봉이 손수건을 꺼내어 눈가에 흘러나온 눈물을 닦고 말했다.
"나는 당신이 불을 놓았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가세요!"
郭陽冷哼了一聲,道:「我姓郭的一向是明來明往,不會用暗算鬼計。」
곽양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언제나 떳떳한 나 곽가가 암산귀계(暗算鬼計)를 쓸 리가 없소."
花鳳未再理會郭陽,卻緩步行到了展翼的身側。
화봉은 더이상 곽양을 거들떠보지 않고 천천히 전익의 곁으로 걸어갔다.
郭陽雙目中情焰暴射,冷冷說道:「閣下,你可是準備把花鳳姑娘,據為己有?」
곽양는 두 눈에서 정염(情焰)을 폭사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 당신은 아무래도 화봉낭자를 차지할 작정이구려?"
展翼道:「沒有,花鳳是一個人,不是一件物品,閣下失言下。」
전익이 말했다.
"아니오. 화봉은 한 명의 사람이지 물건이 아니오. 귀하는 실언했소."
郭陽高聲說道:「花鳳姑娘,今日一會,金龍公子已舟毀人亡,中原武林道上,都已認定了你是禍水,沒有人再敢收留於你,但我郭某人不怕,如若姑娘願意和我同行,在下立刻可以帶姑娘回到郭家莊去。」
곽양이 큰소리로 말했다.
"화봉낭자, 금일의 모임에서 금룡공자는 이미 배와 함께 불타서 죽었소. 중원무림도상에서는 당신이 화근임을 모두 인정했고, 더이상 감히 당신을 받아들일 사람이 없소. 하지만 나 곽모는 두렵지 않소. 만약 낭자가 나와 동행하기를 원한다면 나는 즉시 낭자를 데리고 곽가장(郭家莊)으로 돌아가겠소."
花鳳道:「我不去。」
화봉이 말했다.
"나는 가지 않아요."
郭陽道:「姑娘如是不願隨郭某回到郭家莊,郭某人願隨姑娘浪跡江湖……」
곽양이 말했다.
"낭자가 만일 곽모를 따라 곽가장으로 가지 않겠다면 곽모는 낭자를 따라서 강호를 유랑하기를 원하오..."
花鳳播搖頭,接道:「也不行,我不會跟你走!」
화봉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것도 안돼요. 나는 당신을 따라가지 않을 거예요!"
郭陽道:「在下可以跟隨姑娘……」
곽양이 말했다.
"내가 낭자를 따라갈 수 있소..."
洪無量冷冷接道:「姓郭的,夠了,難道你還沒有聽明白麼?」
홍무량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곽가야, 됐다. 설마 너는 아직도 못알아 들었느냐?"
郭陽道:「你……」
곽양이 말했다.
"당신..."
洪無量接道:「我!怎麼樣?別說你了,就是你那老子見著我,也要對我客氣三分。」
홍무량이 말했다.
"내가 어쨌다는 것이냐? 네가 아니라 너의 애비가 나를 만나도 나한테 삼푼은 공손하게 대해야 할 것이다."
郭陽突然仰天大笑三聲,轉身疾奔而去。
곽양이 돌연 세 번 앙천대소(仰天大笑)하더니 뒤돌아 빠르게 달려갔다.
展翼回顧了洪無量一眼,道:「你身上之毒已解,天空任鳥飛,可以去了。」
전익이 홍무량을 돌아보고 말했다.
"당신 몸의 독은 이미 없어졌으니 창공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새처럼 떠나도 좋습니다."
洪無量一抱拳,道:「洪某已知公子是誰,但望能賜洪某一分榮耀,使洪某以僕從身份,常侍身側。」
홍무량이 포권하며 말했다.
"홍모는 이미 공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소이다. 홍모로 하여금 종의 신분으로 늘 곁에서 모시는 영광을 내려주시기를 바라오."
展翼搖搖頭,笑道:「洪兄,這個,兄弟不敢,你還是請吧。」
전익이 고개를 젓더니 웃으며 말했다.
"홍형, 이건 형제가 감당치 못합니다. 당신은 떠나시는 편이 낫습니다."
洪無量急急說道:「公子,老朽言出至誠,希望公子能予賜允。」
홍무량이 급히 말했다.
"공자, 늙은이는 진심으로 하는 말이외다. 공자가 허락해주시기를 바라오."
突然一撩衣角,跪了下去。
돌연 옷자락을 걷어올리더니 무릎을 꿇었다.
展翼急急伸手扶起洪無量,道:「洪兄,這是何苦?」
전익이 급히 손을 뻗어 홍무량을 일으키더니 말했다.
"홍형, 왜 이러십니까?"
洪無量道:「舉世滔滔,但能使我洪某人心中真正敬服的,只有閣下一人。」
홍무량이 말했다.
"세상에는 인물이 끝없이 나타나지만 나 홍모를 마음 속에서 진정으로 감복케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귀하 한 사람이오."
展翼道:「這個,言重了。」
전익이 말했다.
"그건 과분한 말씀입니다."
洪無量道:「所以,公子,非收留在下不可。」
홍무량이 말했다.
"그래서 공자는 나를 거두어들이지 않으면 안되오."
展翼哦了一聲,未再多言,目光卻轉到花鳳身上,道:「姑娘,請走吧!」
전익이 허, 하더니 더 여러 말 않고 시선을 화봉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낭자, 가시오!"
唐琳急道:「大哥……」
당림이 급히 말했다.
"대가..."
展翼伸手攔住了唐琳,不讓他說下去。花鳳幽幽歎息一聲,緩緩轉過身子,慢步向前行去。她臉上是一片淒傷神情,背影中流露出無比的淒涼。
전익이 손을 뻗어 당림을 가로막고 그가 말하지 못하게 했다. 화봉이 깊이 탄식하더니 천천히 몸을 돌려 느린 걸음으로 앞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얼굴에는 쓸쓸함이, 뒷모습에서는 비할 수 없은 처량함이 흘러나왔다.
行約十餘丈後,花鳳突然停下了腳步,又緩緩轉了回來,道:「我要到哪裡去。」
약 십여 장 걸어가더니 화봉은 돌연 발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도로 돌아와서 말했다.
"내가 어디로 가야 하나요?"
展翼道:「那是姑娘的事了,天下如此的大,何愁沒有你存身之處?」
전익이 말했다.
"그것은 낭자의 일이오. 천하가 이같이 넓은데 몸둘 곳 없을까 걱정할 필요가 어디 있겠소?"
花鳳道:「你不該救我的,我心中好苦,好苦,我師父死了,爹娘不知所終,兩位師兄,也不知流落何處,四顧茫茫,要我一個人,到那裡去呢?」
화봉이 말했다.
"당신은 나를 구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나는 정말 괴로워요. 나의 사부님은 돌아가시고, 부모님은 행방을 모르고, 두 사형도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여 사방을 둘러보아도 막막하기만 하답니다. 나더러 어디로 가라는 말인가요?"
展翼皺皺眉頭道:「姑娘,以你這份美貌,惹起的風波,足以驚天動地,難道姑娘還怕沒有可去之路麼?」
전익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낭자, 당신의 아름다운 용모가 야기한 풍파가 경천동지(驚天動地)하고도 남는데 설마 낭자는 갈 길이 없을까 염려하시오?"
花鳳黯然說道:「我不知,我該到哪裡去,哪裡能夠容下我?」
화봉이 암연히 말했다.
"나는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알지 못해요. 어디에서 나를 받아줄까요?"
展翼道:「郭陽,還有……」
전익이 말했다.
"곽양이 있고 또..."
花鳳搖搖頭,道:「我不會跟他們走,也不願跟他們走!」
화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그들을 따라갈 수 없어요. 그들을 따라 가고 싶지도 않아요!"
展翼道:「姑娘的意思是……」
전익이 말했다.
"낭자의 그 말은..."
花鳳道:「我要你收留,就像收了他一樣。」
화봉이 말했다.
"그를 거두어 준 것처럼 나는 당신이 거두어 주기를 바래요."
展翼沉吟了一陣,道:「姑娘,談不上什麼收留,姑娘如若一定要和在下走在一起,必須遵守在下的規矩。」
전익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낭자, 무슨 거두어 준다는 말할 정도는 아니오. 만약 낭자가 기어이 나와 함께 가겠다면 반드시 나의 규칙을 준수해야 하오."
花鳳點點頭,道:「我會的。」
화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겠어요."
她說得很自然,臉上的神色也很平靜,既無羞怩之態,也沒有慚愧之狀,好像她說的話,就是她心中早就渴望的事一樣。
그녀는 아주 평정한 기색으로 자연스럽게 말했다. 수줍어하는 행동도,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없었다. 그녀의 말은 마치 마음 속에서 진작부터 갈망하던 일인 듯했다.
展翼道:「好吧!但你隨時可以走!不管你到哪裡去,不過,跟著我們一天,必須要遵守一些事情。」
전익이 말했다.
"좋소! 하지만 당신은 언제든 떠나도 되오! 당신이 어디로 가든지 상관치 않겠소. 그러나 우리를 따르는 한 반드시 준수해야 할 것들이 좀 있소."
花鳳微微一笑,道:「你說吧!不論如何困難的事,我都能做到。」
화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말씀하세요! 어떤 곤란한 일이라 하더라도 할 수 있어요."
笑容是那麼動人,展翼也看的心頭一動。
웃는 얼굴은 그렇게나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전익도 보고 가슴이 뛰었다.
別過臉去,不再望花鳳,展翼盡量使語氣冷淡,道:「第一,姑娘要用一片面紗,掩去你那容貌。」
외면하여 더이상 화봉을 바라보지 않으면서 전익은 가능한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첫째, 낭자는 면사(面紗)로 당신의 얼굴을 가려야 하오."
花鳳急急點頭,嗯了一聲,展翼道:「第二,我們三個男子的衣食、洗作,都由你照管。」
화봉이 급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응, 했다. 전익이 말했다.
"둘째, 우리 세 남자가 씻고, 먹고, 입는 것 모두를 당신이 뒷바라지하시오."
花鳳又點點頭。
화봉이 또 고개를 끄덕였다.
展翼道:「第三,你跟著我們在一起時,不得我們允准之前,不許你和人交談。」
전익이 말했다.
"세째, 당신이 우리와 함께 있을 때 우리의 허락을 얻기 전에는 남과 이야기를 주고받아서는 안되오."
花鳳居然又點點頭。而且,立刻付諸行動,由袋中摸出一方白紗,蒙住了臉。
화복은 의외로 또 고개를 끄덕였다. 뿐만 아니라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호주머니에서 흰 천을 꺼내어 얼굴을 가렸다.
展翼道:「第四,走路的時候,你要走在後面,就像是一個丫頭一樣。」
전익이 말했다.
"네째, 길을 갈 때는 한 명의 계집종처럼 뒤에서 걸어야 하오."
花鳳道:「我都記下了。」
화봉이 말했다.
"모두 기억했어요."
展翼道:「那很好,希望你記得清楚一些,我的脾氣很壞,說不定,我會開口罵人。」
전익이 말했다.
"그럼 좋소. 당신이 분명히 기억하기를 바라오. 나의 성질은 몹시 나빠서 욕을 퍼부을지도 모르오."
目光一掠唐琳和洪無量道:「咱們走吧!」
시선이 당림과 홍무량을 스쳐지나가더니 말했다.
"갑시다!"
唐琳本想和花鳳談幾句話,但此時此情之下,無法開口,只好強忍著,和展翼並肩而行。洪無量自居僕從身份,不肯和展翼並肩而行,故意落後了兩步。花鳳遠遠的跟在三人身後,距離了八九尺遠。
당림은 본래 화봉과 몇 마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이런 때, 이런 상황하에서 입을 열 수가 없어 꾹 참고 전익과 나란히 걸어야만 했다. 홍무량은 종의 신분을 자처하여 전익과 나란히 걷지 않으려고 고의로 두 걸음 뒤에 처졌다. 화봉은 팔구 척의 거리를 두고 멀찍이서 세 사람의 뒤를 따랐다.
唐琳低聲道:「大哥,咱們這樣對她,是不是過分了一些?」
당림이 나직이 말했다.
"대가, 우리가 이렇게 그녀를 대하는 것은 좀 심하지 않습니까?"
展翼輕輕吁一口氣,道:「兄弟,別人都對她太好了,咱們這樣對她,讓她多得一些經驗,長些歷練。」
전익이 가볍게 휴, 한숨을 쉬고 말했다.
"형제, 사람들이 다들 그녀에게 너무 잘 대해주었다. 우리가 그녀를 이렇게 대하는 것은 그녀에게 경험을 쌓게 해주고 단련시켜준다."
唐琳歎口氣,道:「大哥,我知道,你這些作法,也許是對的,不過,我和她總是師兄妹,我不能眼看到她受太大的委屈。」
당림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대가, 압니다. 당신의 이런 방법이 어쩌면 옳은 것이겠지요. 그러나 나와 그녀는 어쨌든 사형매(師兄妹)입니다. 그녀가 너무 심한 억울함을 당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展翼道:「兄弟的意思呢?」
전익이 말했다.
"형제의 생각은?"
唐琳道:「我想和她談談,不知大哥是否允准?」
당림이 말했다.
"그녀와 한번 이야기하고 싶은데 대가께서 허락해주실지 모르겠군요?"
展翼道:「當然可以,我答應帶她同行,就是要你們師兄妹會面,只不過,不是現在。」
전익이 말했다.
"당연히 된다. 내가 그녀를 데리고 동행하기로 승낙했던 것다. 다만 지금은 아니다."
唐琳道:「不是現在……」
당림이 말했다.
"지금은 아니라고요?"
展翼接道:「對!咱們先折磨她幾天,去去她身上的嬌氣,找一個適當的時機,你們好好的談談。」
전익이 말했다.
"그렇다! 먼저 그녀에게 며칠간 시련을 주어 그녀의 나약한 기질을 제거하고나면 적당한 시기를 찾아 너희들은 실컷 이야기하거라."
唐琳哦了一聲,未再多言。
당림이 아, 하더니 더 여러 말하지 않았다.
展翼目光轉到洪無量的身上,道:「洪兄……」
전익이 홍무량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홍형..."
洪無量急急接道:「公子,老奴在。」
홍무량이 급히 말했다.
"공자, 늙은 종이 여기 있소이다."
展翼道:「我剛入江湖不久,對目下武林形勢,知曉不多,但我卻有山雨欲來風滿樓的感覺。」
전익이 말했다.
"나는 이제 막 강호에 들어서서 목하 무림형세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지만 나는 폭풍전야라는 느낌이 드는군요."
洪無量道:「不錯,目下江湖上,正在萌生一股亂象,崔家塢,這一股原本固守自封的實力,現在,似乎是已經要破封而出,只不過,還沒有和南堡、北寨中人,正面衝突而已。」
홍무량이 말했다.
"그렇소이다. 지금 강호에는 한창 한 줄기 혼란한 상태가 싹트고 있지요. 원래 실력을 굳게 봉하고 있던 최가오는 지금 이미 봉인을 풀고 나서려 하고 있는 듯합니다. 다만 아직은 남보(南堡), 북채(北寨)와의 정면충돌이 없을 뿐이지요."
展翼道:「你對江湖中事,了解很很多麼?」
전익이 말했다.
"당신은 강호의 일에 대해 아는 것이 아주 많군요?"
洪無量道:「不敢說完全了解,但我至少也了解個十之七八。」
홍무량이 말했다.
"감히 완전히 안다고는 못하지만 적어도 열의 칠팔은 알지요."
展翼道:「少林,武當,武林中兩大主力的近況如何?」
전익이 말했다.
"무림에서 양대주력(兩大主力)인 소림, 무당의 근황은 어떻습니까?"
洪無量道:「近年來江湖上有了很大的變遷,少林,武當兩派中人,不知何故,突然間,退回了武當山和少林寺去,南堡,北寨中人的實力,却在三年前開始伸入了江湖,而且,很快的發展開來,南堡,北寨,在江湖上,平分了秋色。」
홍무량이 말했다.
"근년에 강호에서는 아주 큰 변천이 있었지요. 소림, 무당 두 파의 사람들이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별안간 무당산과 소림사로 물러나 돌아갔고, 남보, 북채의 실력이 삼 년 전부터 강호에 뻗치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아주 빨리 확장되어서 남보, 북채는 강호를 양분하고 있답니다."
展翼道:「哦!少林,武當兩大門派中人,都不會干涉麼?」
전익이 말했다.
"아! 소림, 무당 양대문파는 간섭하지 못합니까?"
洪無量道:「不知何故,少林,武當兩派中人,爲什麽會突然不問江湖中事了。」
홍무량이 말했다.
"어찌된 영문인지 소림, 무당 양파에서는 돌연 강호의 일에 상관하지 않고 있습니다."
展翼道:「這又是爲什麽呢?」
전익이 말했다.
"그건 또 무엇 때문입니까?"
洪無量道:「詳細的情形,老奴不知,不過,聽說,少林,武當兩大門派,在江湖上受了很大的挫折,整個的撤退了回去,詳細的經過如何,老奴不太淸楚,目下還是一大隱密。」
홍무량이 말했다.
"상세한 정황은 모르지만 듣기로는 소림, 무당 양대문파가 강호에서 큰 좌절을 겪었고 모두가 철수하여 돌아갔다더군요. 상세한 경과가 어떠한지는 늙은 종이 잘 모릅니다. 지금까지 일대 비밀입니다."
展翼道:「是不是,北寨,南堡的實力,把他們逐出了江湖?」
전익이 말했다.
"북채, 남보의 실력이 그들을 강호에서 몰아냈을까요?"
洪無量道:「表面上看來,似乎是南堡,北寨的實力,把江湖上九大門派的實力,攆回了深山。」
홍무량이 말했다.
"표면상으로 보면 남보, 북채의 실력이 강호의 구대문파를 깊은 산으로 쫓아낸 듯합니다."
展翼道:「南堡,北寨的實力,眞的如此强大麼?」
전익이 말했다.
"남보, 북채의 실력이 정말 그렇게 강대합니까?"
洪無量道:「不錯,兩個地方的實力已相當强大,他們每一處,都派出了上百的人,接替了九大門派中人徹道後留下的空隙。」
홍무량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두 곳의 실력은 상당히 강대합니다. 그들은 각기 백 명이 넘는 사람을 내보내어 구대문파가 철수한 뒤 남겨진 빈자리를 대체했지요."
展翼道:「南堡,北寨雖然實力很大,但他們要一下子,派出這樣多的人手,也不是一件很容易的事了。」
전익이 말했다.
"남보, 북채가 비록 실력이 크지만 그들이 단번에 그렇게 많은 사람을 내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洪無量道:「他們早都有了準備。」
홍무량이 말했다.
"그들은 벌써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展翼沉吟了一陣,道:「金龍公子的身份是一一」
전익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금룡공자의 신분은..."
洪無量道:「他只是南堡中一名巡江舵主,因為他也姓金,和南堡堡主同姓,別人誤認為他是南堡堡主的子侄輩,他也就以此自居,事實上,他還算不上南堡中的要人,不過,這個人,很會奉迎……」
홍무량이 말했다.
"그는 단지 남보에서 순강타주(巡江舵主)일 뿐입니다. 그도 성이 남보보주와 같은 금씨인지라 다른 사람은 그가 남보보주의 자식이나 조카뻘이겠거니 오인했었고 그도 그렇게 자처했는데 사실상 그는 남보에서 중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자는 아첨을 잘 했지요..."
展翼點點頭接道:「原來如此……」
전익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語聲一頓,接道:「鄧定海呢?又是怎麼樣一個人物?」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등정해는 또 어떤 인물입니까?"
洪無量道:「他是北寨中人,這個人,不學無術,但他卻機緣湊巧,認識了北寨中的三公子……」
홍무량이 말했다.
"그는 북채 사람입니다. 그자는 배운 것도 재주도 없지만 기회를 잘 만나서 북채의 삼공자(三公子)를 알게되었지요..."
展翼接道:「北寨中的三公子……」
전익이 말했다.
"북채의 삼공자..."
洪無量接道:「是!北寨中的三少爺,北寨、南堡在目下江湖上,處處斗強,水路中,南堡較佔優勢,但旱路上,北寨卻強過了南堡很多,北寨三公子,以智計勝,奉命南來,在鄂中建立了一片基業,鄧定海被選主持此事。」
홍무량이 말했다.
"예! 북채의 삼소야(三少爺)입니다. 북채, 남보는 지금 강호에서 가는 곳마다 이기려고 경쟁하는데, 수로(水路)에서는 남보가 비교적 우세를 점했지만 육로에서는 북채가 남보를 많이 앞질렀답니다. 북채 삼공자는 지계(智計)가 뛰어났는데 호북(湖北)에 기업을 건립하는 명을 받아서 남하했고 그 일을 주지하는 데에 등정해가 발탁이 되었던 것입니다."
展翼道:「那位北寨三公子,如以智計勝人,就不該要鄧定海主持其事。」
전익이 말했다.
"그 북채삼공자는 지계가 남들보다 뛰어나다면 등정해가 그 일을 주지하게 해서는 안되었지요."
洪無量道:「公子,這也是人情之常,鄧定海雖然是不學無術,但他是長在地面上的人,地頭熟,識人多,何況,北寨中,又派了兩個人幇他辨事,明裏是由鄧定海一切作主,暗中,他只不過是一個傀儡罷了。」
홍무량이 말했다.
"공자, 그건 관례입니다. 등정해가 비록 배운 것도, 재주도 없지만 그는 그 땅에서 자란 사람입니다. 지리에 익숙하고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물며 북채에서는 그를 도와서 일을 처리할 사람 두 명을 보냈답니다. 공식적으로 등정해가 모든 결정을 하지만 암중으로 그는 단지 꼭두각시에 불과할 뿐입니다."
展翼道:「北寨如此急急侵犯南堡,南堡豈甘忍受麼?」
전익이 말했다.
"북채가 이같이 빠르게 남보를 침범하는데 남보는 어찌 참고 있답니까?"
洪無量道:「南堡中,這一年來的表現,十分柔弱,處處退讓,所以,造成了北寨愈來愈狂的氣焰。」
홍무량이 말했다.
"남보는 최근 일 년간 십분 유약함을 드러내며 곳곳에서 양보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북채가 갈수록 기세등등해지게 되었지요."
展翼道:「南堡為什麼這樣處處避讓呢?」
전익이 말했다.
"남보는 왜 그렇게 곳곳에서 피하고 양보했습니까?"
洪無量道:「這個,老奴就不太清楚?老實說,我也在奇怪,北寨、南堡,一向是平分秋色,如今卻逐漸形成了南弱、北強。」
홍무량이 말했다.
"그건 늙은종이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나도 기괴합니다. 북채, 남보는 언제나 막상막하였는데 이제는 점점 남보가 약해지고 북채가 강성해지는 형세가 되었습니다."
展翼道:「你一向托附在北寨之中麼?」
전익이 말했다.
"당신은 북채에 의탁을 하고 있었습니까?"
洪無量道:「沒有,老奴一向是獨來獨往,不參與任何門戶。」
홍무량이 말했다.
"아닙니다. 늙은종은 언제나 혼자서 자유롭게 행동하며 어떤 문호(門戶)에도 참여하지 않았지요."
展翼笑一笑,道:「那又如何會被鄧定海所控制呢?」
전익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또 어떻게 등정해에게 공제를 받게 되었습니까?"
洪無量道:「鄧定海受北寨中人支持,竟敢配製迷藥,在江湖同道上,大動手腳,一時之間,被他收羅了不少的人,老奴也是其中之一」
홍무량이 말했다.
"등정해는 북채의 후원을 받아서 감히 미약을 조제(迷藥)하였고 강호동도들에게 크게 수작을 부렸지요. 일시지간 적잖은 사람이 그의 그물에 걸려들었고 늙은 종도 그 중의 하나랍니다."
話到此處,一切瞭然,再說下去,那就有些難聽了,展翼輕輕咳了一聲,接道:「南堡、北寨除去之外,江湖還有什麼新的勢力麼?」
말이 여기에 이르자 모든 것이 일목요연해졌다. 더 말하면 그건 좀 듣기 거북해진다. 전익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남보, 북채말고 강호에 또 무슨 신진세력이 있습니까?"
洪無量道:「有!崔家塢挾無比財力,插足江湖,似乎是準備和北寨、南堡一爭長短,他們雖然是插足江湖不久,但來勢十分兇猛。」
홍무량이 말했다.
"있지요! 최가오는 비할 데 없는 재력(財力)을 등에 업고 강호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북채, 남보와 장단(長短)을 겨루어보려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비록 강호에 발을 들여놓은지 오래되지 않지만 밀고오는 기세는 십분 흉맹합니다."
展翼點點頭,道:「崔家塢這些年來,一直固守自封,不問江湖事,這會突然間,要捲入江湖中來了。」
전익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최가오는 요 몇 년간 줄곧 자신을 굳게 지키며 강호에서 벌어지는 일에 간섭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별안간 강호에 휩쓸려 들었군요."
洪無量笑一笑,道:「崔家塢水旱十三寨中,有很多地方生產金砂,他們又自設鍋爐,煉製黃金,過去,他們只求保產,現在,大概是黃金太多了,崔家塢水旱十三寨那片地方,已經容納不下他們,開始向外發展了。」
홍무량이 웃으며 말했다.
"최가오의 수한십삼채(水旱十三寨)에서는 아주 많은 곳에서 사금(砂金)이 생산됩니다. 그들은 또 스스로 용광로를 설치하여 황금을 제련하지요. 과거에 그들은 단지 산업을 보호하려고만 했지만 지금은 아마도 황금이 너무도 많을 겁니다. 최가오 수한십삼채 쪽에서는 이미 그들을 수용하지 못하고 밖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展翼微微一笑,末再多言。
전익이 미소지으며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洪無量輕輕吁一口氣,接道:「事實上,崔家塢中,羅致的人才,比起北寨、南堡,有過之而無不及,這是一把隱藏匣中的利劍,一旦出鞘,插足江湖事務,必將會引起很大的風波。」
홍무량이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
"사실상 최가오가 끌어모은 인재는 북채, 남보가 미치지 못할 만큼 넘어섰습니다. 그것은 검집 속에 감추어진 예리한 검입니다. 일단 검집을 빠져나와서 강호사무(江湖事務)에 발을 들여놓는다면 필시 커다란 풍파를 일으킬 것입니다."
展翼目中神光一閃,道:「洪無量;他們究竟都有些什麼目的呢?北寨、南堡,在江湖上已經大事盛譽,崔家塢更是武林中的禁地,別人不敢有一點輕侮他,產金豐富,一切都那麼安好,為什麼還要不停的向外擴展?」
전익의 눈에서 신광이 번뜩이더니 말했다.
"홍무량, 그들은 도대체 무슨 목적일까요? 북채, 남보가 강호상에서 이미 크나큰 명성을 얻고 있고, 최가오는 무림에서 더더욱 금지(禁地)라서 다른 사람이 감히 그들을 업신여기지 못합니다. 금이 풍부하게 나고 모든 것이 평안한데 왜 쉼없이 밖으로 확장하려 할까요?"
洪流量道:「他的局面太大,用人太多,樹大好遮陰,但也易招風,這就逼得他們不得不壯大自己,這就形成了他們的強烈衝突。」
홍무량이 말했다.
"그들의 규모가 너무 크고 부리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큰 나무는 좋은 그늘을 만들어 주지만 바람을 불러오기 쉽다는 사실은 그들이 부득불 자신을 강화시키게 만들었고 그것이 그들의 강렬한 충돌을 형성했지요."
展翼道:「看來,你對江湖中事瞭解得很詳盡。」
전익이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은 강호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상세히 알고 계시는군요."
洪流量道:「是,老奴四十年沒有停過,一直在江湖上走動,四十年中,江湖上的人人事事,老奴雖然不敢說全都知道,但也知曉它個十之八九。」
홍무량이 말했다.
"예. 늙은 종은 사십 년간 쉼없이 줄곧 강호를 다녀서 사십 년 동안 강호의 인물, 사건을 전부 안다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십중팔구는 알고 있습니다."
展翼道:「洪流量,少林,武當等大門派又爲什麼忽然間退出了江湖?百年以來,他們一直是維護江湖道義的主力。」
전익이 말했다.
"홍무량, 소림과 무당 등 대문파는 또 왜 별안간 강호에서 물러났습니까? 백 년 이래 그들은 줄곧 강호도의(江湖道義)를 수호하는 주력이었습니다."
洪流量道:「少林,武當退出江湖,只怕也不是出於自願。」
홍무량이 말했다.
"소림, 무당이 강호를 물러난 것도 스스로 원해서가 아닐 겁니다."
展翼道:「他們難道是被北寨,南堡逼得退出了江湖。」
전익이 말했다.
"그들은 설마 북채, 남보에 의해 강호에서 밀려났다는 말입니까?"
洪流量道:「這件事到目前爲止,還沒有正確的消息。」
홍무량이 말했다.
"그 일은 지금까지도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展翼笑一笑,道:「看來,這裡面的內情十分複雜了。」
전익이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그 안의 내정은 십분 복잡하군요."
洪流量道:「看來,似是如此。」
홍무량이 말했다.
"보아하니 그런 듯합니다."
展翼道:「以北寨和南堡的力量,只怕也無法把少林和武當門下逼得退出江湖。」
전익이 말했다.
"북채와 남보의 역량으로는 소림과 무당문하를 강호에서 밀어내지 못할 것 같군요."
洪流量道:「公子的意思是……」
홍무량이 말했다.
"공자의 생각은..."
展翼道:「我看是另外一種力量把他們逼退江湖。」
전익이 말했다.
"다른 일종의 역량이 그들을 강호에서 물러나게 했을 겁니다."
洪流量道:「崔家塢?」
홍무량이 말했다.
"최가오?"
展翼道:「也只是可能之一。」
전익이 말했다.
"최가오도 단지 가능성이 있는 것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洪流量道:「除了崔家塢之外,還有別的力量麼?」
홍무량이 말했다.
"최가오말고 또 다른 역량이 있을까요?"
展翼道:「我很多年不在江湖上走動了,對江湖中的事務十分陌生。」
전익이 말했다.
"나는 여러 해 동안 강호를 다니지 않아 강호의 사무에 대해 몹시 생소합니다."
兩人縱論江湖大事,談得興致勃勃,但唐琳卻是一句也聽不下去。他不時回顧著花鳳,心中在暗暗思忖道:「是否應該說出自己的身份?」
두 사람은 강호대사를 흥미진진하게 토론했지만 당림은 한 마디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는 때때로 화봉을 돌아보며 마음 속으로 남몰래 곰곰히 생각했다.
'자신의 신분을 털어놓아야 할까?'
花鳳也發覺了,唐琳不時在看她,但卻不知他是何人?心中覺著很奇怪,奇怪中又有一份厭惡的感覺。這時,她變得好文靜,好端莊,一直跟在展翼的身後。
화봉도 당림이 수시로 그녀를 쳐다보는 것을 발견했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마음 속으로 기괴함을 느꼈다. 기괴함 속에는 또 역겨운 느낌도 있었다. 이때 그녀는 아주 얌전하고 단정하게 변했으며 줄곧 전익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唐琳忍了又忍,終是忍耐不住,輕輕咳了一聲,道:「花鳳。」
당림이 참고 참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화봉."
聲音很熟悉,花鳳不自主停下了腳步。目光轉到了唐琳的身上,道:「你叫我?」
목소리가 몹시 익숙하여 화봉은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다. 눈길을 당림에게 돌리며 말했다.
"나를 불렀나요?"
唐琳道:「是!」
당림이 말했다.
"그렇다!"
花鳳道:「好熟悉的聲音,你是什麼人?」
화봉이 말했다.
"익숙한 목소린데 당신은 누구죠?"
唐琳道:「你聽不出來麼?」
당림이 말했다.
"너는 알아내지 못하느냐?"
花鳳輕顰了一下柳眉,道:「好像是我大師兄的聲音。」
화봉은 버들눈썹을 살짝 찡그리더니 말했다.
"나의 대사형 목소리와 비슷하군요."
唐琳道:「就是我。」
당림이 말했다.
"바로 나다."
花鳳道:「啊!你易了容?」
화봉이 말했다.
"아! 당신은 역용(易容)했군요?"
唐琳再也無法克制,伸手取下了臉上的人皮面具,道:「不錯,小師妹,你……」
당림도 더이상 억제하지 못하고 손을 뻗어 얼굴의 인피면구를 벗고 말했다.
"그렇다. 소사매, 나다..."
見到了唐琳本來的面目,花鳳微現激動的神情,反而平靜了下來,緩緩說道:「你真是大師哥。」
당림의 본래 얼굴을 보게 되자 화봉은 미미하게 격동된 표정이 나타났다가 반대로 평정해지더니 천천히 말했다.
"당신은 정말 대사형이시군요."
唐琳心中的想法,小師妹見到他本來的面目之後,一定會投懷送抱,緊緊的抱住他,大哭一聲,至少也會掉下幾滴淚來。花鳳的冷靜,完全出乎了唐琳的意料之外。
당림은 소사매가 그의 본래 면목을 보고나면 틀림없이 안겨와서 그를 꼭 끌어안고 크게 소리내어 울겠지, 적어도 몇 방울의 눈물을 흘리겠지라고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화봉의 냉정함은 완전히 당림의 예상 밖이었다.
唐琳強自忍耐下心中的激忿和悲痛之情,緩緩說道:「師妹,你看到了我,一點也不覺驚奇、興奮,是麼?」
당림은 심중의 격분과 비통함을 억지로 참으며 천천히 말했다.
"사매, 너는 나를 보고도 조금도 놀랍거나 흥분되지 않는구나?"
花鳳歎口氣,幽幽說道:「大師哥,咱們不該見面的。」
화봉이 한숨을 쉬고는 그윽하게 말했다.
"대사형, 우리는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요."
唐琳怔了一怔,道:「為什麼?」
당림이 멍해져서 말했다.
"무엇 때문이냐?"
花鳳道:「唉!相見爭如不見,徒留一些悲傷罷了。」
화봉이 말했다.
"후! 서로 만나서 다투는 건 만나지 않는 것과 같아요. 공연히 슬픔만 남길 뿐이예요."
唐琳一皺眉頭,道:「小師妹,你這話是什麼意思?」
당림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소사매, 그 말은 무슨 의미냐?"
花鳳抬頭望望走在前面的展翼,故意放緩了腳步,道:「大師哥,你要是不問我,小妹也不便說出來了,咱們之間,此後,如說有些什麼情意,那也只是咱們師兄、師妹之間的情義了。」
화봉은 고개를 들어 앞쪽에서 걸어가고 있는 전익을 한번 바라보더니 고의로 걸음을 늦추며 말했다.
"대사형, 당신이 나한테 묻지 않는다면 소매도 입밖에 내기 불편했을 말입니다만, 이후로 우리들 간에는 무슨 정을 말한다면 그것은 단지 우리가 사형, 사매지간의 정일 뿐입니다."
唐琳只覺胸中騰起一股熱血,向上衝來,但他卻暗暗運氣,強自把這一股氣血壓了下去,道:「小師妹,這些話用心何在?」
당림이 가슴 속에서 한 줄기 뜨거운 피가 위로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암암리에 운기하여 억지로 그 한 줄기 기혈(氣血)을 눌러서 가라앉히고는 말했다.
"소사매, 그런 말을 하는 의도는 무엇이냐?"
花鳳道:「大師兄,有些事,有一種階段性,至少,咱們已經過了這個階段。」
화봉이 말했다.
"대사형, 어떤 일은 일종의 단계를 가지고 있는데 적어도 우리는 이미 그 단계를 지났어요."
唐琳道:「小師妹的意思是……」
당림이 말했다.
"소사매의 그 말은..."
花鳳黯然接道:「大師哥,你別生氣,咱們在山中同門學藝之時,只有咱們師兄妹相處一起,那時,我對師兄,確然是有些傾心,但咱們踏入了江湖……」
화봉이 암연히 말을 이었다.
"대사형, 화내지 마세요. 우리가 산속에서 동문으로 무예를 배울 때는 오직 우리 사형매들끼리 지냈고 그때 나는 사형에게 확실히 마음이 좀 기울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강호에 발을 내딛었고..."
唐琳冷冷接道:「踏入了江湖之後,師妹就變了,是麼?」
당림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강호에 들어서고나자 사매는 변했구나?"
花鳳道:「師兄如此說,小妹也不能不承認了,不過,大師兄,過去,我沒有見過世面,知道的事情太少,如今,知道的多一些了,咱們之間,那一個階段也過去了。」
화봉이 말했다.
"사형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소매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그러나 대사형, 과거에 나는 세상을 본 적이 없었고 아는 것이 너무 적었습니다. 지금은 아는 것이 좀 많아졌고 우리들간에도 그 하나의 단계를 지났지요."
唐琳道:「原來師妹早已有了棄我之心,是麼?」
당림이 말했다.
"원래 사매는 벌써 나를 버릴 마음이 있었구나?"
花鳳道:「大師兄,我沒有法子,江湖是這麼凶險,惡人是那麼多,我有什麼辦法能應付這麼凶險呢?大師哥,你也沒有能力保護我,對麼?」
화봉이 말했다.
"대사형, 나는 방법이 없어요. 강호가 이렇게 흉험하고 악인들이 그렇게 많은데 내가 무슨 수로 그런 흉험에 대처할 수 있겠어요? 대사형, 당신도 나를 보호할 능력이 없지 않나요?"
唐琳呆了一呆道:「小師妹,你的意思是不認我這個大師兄了?」
당림이 멍해져서 말했다.
"소사매, 나를 대사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이구나?"
花鳳道:「認!但你只是我的師兄。」
화봉이 말했다.
"인정해요! 하지만 당신은 나의 사형일 뿐이예요."
唐琳道:「哦!」
당림이 말했다.
"허!"
花鳳道:「師兄就是師兄,你不能管我的私事。」
화봉이 말했다.
"사형이면 사형일 뿐입니다. 당신은 나의 사적인 일에 간여해서는 안돼요."
唐琳道:「作師兄的,哪有不管師妹的事,這就不對了。」
당림이 말했다.
"사형이 되어 어찌 사매의 일에 간여하지 않겠느냐. 그건 잘못된 것이다."
花鳳道:「大師兄,我太嬌弱,你也說過我,我像一根籐,必須要依附一株大樹上,才能活得下去,對麼?」
화봉이 말했다.
"대사형, 나는 너무나 나약해요. 내가 등나무같아서 들러붙을 큰 나무가 필요하며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다고 당신도 말한 적이 있지요?"
唐琳道:「我不是那棵大樹……」
당림이 말했다.
"나는 큰 나무가 아니구나..."
花鳳道:「你是樹,但不是大樹,抵受不了江湖上的凶險風雨。」
화봉이 말했다.
"당신은 나무지만 큰 나무는 아니예요. 강호의 흉험과 풍우를 버티지 못합니다."
唐琳道:「金龍公子是不是一棵大樹?」
당림이 말했다.
"금룡공자는 큰 나무라는 말이냐?"
花鳳道:「表面上看去不錯,他很像是一棵大樹,不過,那是一棵腐朽了的大樹,受不住一陣狂風而倒。」
화봉이 말했다.
"표면상으로 그렇게 보이지요. 그는 한 그루 큰 나무 같아요. 그러나 그건 썩은 나무라서 일진광풍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지요."
唐琳雙目盯注在花鳳的臉上,瞧了一陣,道:「小師妹,單由表面上看,你純潔如仙,但我想不到,你竟會有如此的看法?」
당림은 두 눈으로 화봉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말했다.
"소사매, 겉으로 보기만 해서는 너는 선녀같이 순결한데 이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花鳳突然轉過臉來,兩道目光盯注在唐琳的臉上,道:「怎麼?我說的不對麼?」
화봉은 돌연 얼굴을 돌려 당림의 얼굴을 응시하며 말했다.
"왜요? 내 말이 틀렸나요?"
唐琳沉吟不語。
당림은 침음하며 말하지 않았다.
花鳳歎息一聲,道:「大師兄,你難道沒有看見船上發生的事麼?到了那種生死存亡的時刻,只有武功和智慧,才能保全下性命。」
화봉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대사형, 당신은 설마 배 위에서 발생한 일을 보지 않으셨나요? 그런 생사존망(生死存亡)의 때가 되면 오직 무공과 지혜가 목숨을 보전할 수 있어요."
唐琳的心碎了。花鳳說了很多的話,他從來也沒有聽過的話。那些話,和她外型的純潔,嬌柔,完全的不同。那似是一個飽經憂患,滄桑的人,變的是那麼偏激。
당림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졌다. 화봉은 그가 여태껏 들어보지 못했던 말을 많이 했다. 그런 말은 그녀 외형적인 순결함과 애교와 완전히 달랐다. 그것은 마치 세상사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같았다. 그렇게 극단적으로 변했던 것이다.
花鳳也發覺了唐琳的神色不對,輕輕吁一口氣,道:「大師兄,你可是不相信我的話?」
화봉도 당림의 안색이 심상찮음을 발견하고 가볍게 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대사형, 당신은 내 말을 믿지 않으시는군요?"
唐琳冷冷的望了花鳳一眼,沒有回答。
당림은 냉랭하게 화봉을 바라보더니 대답하지 않았다.
花鳳黯然說道:「大師兄,小妹說的話,也許太庸俗了一些,但是很真實,大師兄不要怪我。」
화봉이 암연히 말했다.
"대사형, 소매의 말이 어쩌면 너무 저속하겠지만 사실이예요. 대사형은 나를 나무라지 마세요."
唐琳苦笑一下,道:「小師妹,你現在是否又找到了一棵大樹?」
당림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소사매, 너는 이제 한 그루의 큰 나무를 찾았느냐?"
花鳳道:「我!我不知道。」
화봉이 말했다.
"모르겠어요."
唐琳道:「我知道,小師妹,你不只是變的很庸俗,而且,變的是跡近下賤。」
당림이 말했다.
"나는 알고있다. 소사매, 너는 단지 저속하게 변했을 뿐만 아니라 천박하기까지 하다."
花鳳怔了一怔,道:「你罵我?」
화봉이 얼떨떨해서 말했다.
"당신은 나를 욕하시나요?"
唐琳冷冷說道:「我以大師兄的身份,不但可以罵你,而且,可以代師父教訓你一頓。」
당림이 냉랭하게 말했다.
"나는 대사형의 신분으로 너를 욕할 수도 있고 게다가 사부님을 대신하여 훈계를 할 수도 있다."
花鳳搖搖頭,道:「大師兄,你是真的愛護我麼?」
화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대사형, 당신은 진심으로 나를 아끼시나요?"
唐琳大聲道:「為什麼不是真的?」
당림이 큰 소리로 말했다.
"왜 진심이 아니겠느냐?"
花鳳道:「你不是,你和金龍公子一樣,只不過是看上了我的姿色罷了。」
화봉이 말했다.
"아니예요. 당신은 금룡공자와 똑같아요. 단지 나의 자색(姿色)을 마음에 들어할 뿐이지요."
唐琳怒道:「你胡說……」
당림이 노하여 말했다.
"허튼 소리..."
這呼叫聲音甚高,走在前面的展翼和洪無量,都聽得十分清楚。兩人同時停下了腳步,回顧了一眼。
그 호통소리는 몹시 커서 앞서 가고 있던 전익과 홍무량이 모두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花鳳輕輕吁一口氣,道:「大師兄,我如嫁給你,你敢不敢娶我?」
화봉이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대사형, 내가 당신께 시집간다면 당신은 감히 나를 아내로 맞아들일 수 있나요?"
唐琳道:「我,我,我為什麼不敢。」
당림이 말했다.
"내, 내가 왜 감히 못하겠느냐."
花鳳道:「但你能夠保護我的安全嗎?」
화봉이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나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겠어요?"
唐琳道:「這個……」
당림이 말했다.
"그건..."
花鳳接道:「你能幫助我報仇麼?」
화봉이 말했다.
"당신은 나를 도와 원수를 갚을 수 있나요?"
唐琳像一隻鬥敗的公雞,搖搖頭,道:「我很慚愧。」
당림은 싸움에 패한 한 마리 수탉처럼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부끄럽구나."
花鳳道:「大師兄,這就是我們之間的距離,我們同師學藝,武功相若,深居山谷時,不知外面天地,不知外面的事務,小妹知道的事情太少,唉!如今,我漸漸的長大了,知道的事,越來越多,大師兄……」
화봉이 말했다.
"대사형, 이것이 바로 우리들간의 거리입니다. 우리는 같은 사부님 밑에서 무예를 배웠고 무공이 서로 비슷하지요. 외부 세상을 모르고, 외부의 일을 몰랐어요. 소매가 아는 것은 너무도 적었지요. 후! 지금 나는 점점 자라서 아는 것이 갈수록 많아졌어요. 대사형..."
唐琳道:「住口,不用再說了。」
당림이 말했다.
"입 다물어라. 더이상 말할 필요없다."
花鳳長長歎一口氣,道:「大師兄,你生氣了?」
화봉이 길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대사형, 당신은 화가 나셨군요?"
唐琳道:「我明白了你的心意,我……」
당림이 말했다.
"너의 마음을 잘 알았다. 나는..."
我怎麽樣,他沒有再說下去,突然,邁開大步,向前走去。花鳳沒有追上去,也沒有開口呼叫。展翼和洪無量,縱論江湖大事,也沒有注意到他們師兄妹之間的爭執。
내가 어떻다는 것인지 말을 잇지 못하더니 돌연 크게 발걸음을 내딛어 앞을 향해 달려갔다. 화봉은 뒤쫓아 가지도, 입을 벌려 부르지도 않았다. 전익과 홍무량은 강호대사를 터놓고 논의하느라 그들 사형매의 언쟁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這時,幾人正穿行在一座樹林的小徑上。唐琳的心中,充滿氣惱,他日夜盼望著見到小師妹,但見到了之後,小師妹卻對他有著太深,太重的傷害。
이때 그들은 수림(樹林)을 가로지르는 작은 길을 걷고 있었다. 당림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그가 낮이고 밤이고 간절히 바라던 소사매를 만났지만 만나고 난 뒤 소사매는 그에게 너무도 깊고, 너무도 심한 상처를 주었다.
江湖上的高人太多,花鳳的話,完全使他喪失了尊嚴,也造成了一種情感上的距離。他隱隱間,瞭解了小師妹的心意,只是他不便直接的問出來。突然間,唐琳有一種感覺,感到自己是多餘的,身子一折,轉入了道旁的林木之中。
강호의 고인은 너무도 많다. 화봉의 말은 완전히 그로 하여금 존엄을 상실하게 하였고 정감상으로 거리를 만들었다. 그는 어렴풋이 소사매의 마음을 알았다. 단지 직접적으로 묻기가 불편했을 뿐이었다. 별안간 당림은 자신이 쓸모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몸을 돌려 길 옆의 수림 속으로 돌아들어갔다.
這一條林中小徑,大約有四五里長,小徑不寬,只可容行人和騎馬通行。也許是展翼有意讓這一對同門師兄妹,在這條行人不多,幽靜的小徑之中,暢敘一下別後的情意,所以,展翼有意的使兩人保持了適當的距離。
숲 속에 난 작은 길은 대략 사오 리 길이에 겨우 행인과 기마가 통행할 수 있을 정도의 폭이었다. 어쩌면 전익은 일부러 동문사형매가 행인이 많지 않고 조용한 이 길에서 헤어진 이후의 감정을 툭 터놓고 이야기하게 했을 터였다. 그래서 전익은 일부러 두 사람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했다.
行完這一大片林中小徑,就是官道,在官道和小徑之間,搭建著一座茶棚。展翼緩步行入茶棚,找一個座位坐下。這等道旁的茶棚,名雖茶棚,事實上,大都兼營著酒飯的生意。
숲속의 작은 길이 끝나자 관도(官道)였다. 관도와 작은 길 사이에는 한 채의 찻집이 있었다. 전익은 천천히 찻집으로 들어가 자리를 찾아 앉았다. 관도 옆의 이 정도 찻집이라면 이름이 비록 찻집이지만 사실상 모두 술과 밥장사를 겸한다.
展翼叫了一些酒茶,和洪無量相對而坐,目光卻望著小徑的出口。只見花鳳一個人,緩緩行了過來,進入茶棚。洪無量站起身子,讓花鳳坐了下去。
전익이 술과 차를 주문하고 홍무량과 마주보고 앉아서 작은 길의 출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화봉 한 사람만 천천히 걸어와 찻집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홍무량이 일어나서 화봉을 자리에 앉혔다.
展翼皺皺眉頭,道:「唐兄弟呢?」
전익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당형제는?"
花鳳幽幽說道:「不知道。」
화봉이 나즈막히 말했다.
"몰라요."
展翼道:「你們沒有走在一起麼?
전익이 말했다.
"당신들은 함께 오지 않았소?"
花鳳道:「我們談了很多事,以後,我就不知道他到那裡去了?」
화봉이 말했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했고 이후에 나는 그가 어디로 갔는지 몰라요."
洪無量低聲道:「怎麼?你們吵架了?」
홍무량이 나직이 말했다.
"왜지? 너희들은 말다툼했느냐?"
花鳳搖搖頭,道:「沒有吵。」
화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싸우지 않았어요."
展翼道:「沒有吵架,唐兄弟怎會不辭而別呢?」
전익이 말했다.
"다투지 않았는데 당형제가 어찌 말도 없이 헤어질 리가 있겠소?"
花鳳搖搖頭,道:「這個,我就不知道了。」
화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내가 알지 못해요."
展翼道:「姑娘,在下願帶姑娘同行,主要是看在唐兄弟的份上,你們是同門師兄妹,如若唐兄弟不辭而別,在於就不便帶姑娘同行了。」
전익이 말했다.
"낭자, 내가 낭자를 데리고 동행하기로 한 주된 이유는 당형제의 체면을 보아서요. 당신들은 동문사형매요. 만약 당형제가 말도 없이 가버렸다면 낭자를 데리고 동행하기가 불편하오."
花鳳黯然垂下頭去,兩行清淚,緩緩流了下來。她一語未發,但眼淚卻如斷線的珍珠一般,一顆接一顆滾了下來。她生得美麗絕倫,這一哭,真如梨花帶雨一般,別有一種楚楚動人的神情。
화봉은 암연히 고개를 숙였다. 두 가닥 눈물이 천천히 흘러내려왔다. 그녀는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물은 줄이 끊어진 진주처럼 한 알 한 알 굴러내려 왔다. 아름답기 짝이 없는 그녀가 울음을 터트리자 빗방울에 젖은 배꽃같아서 애처로움을 불러일으켰다.
展翼皺皺眉頭,道:「姑娘,你哭什麼呢?」
전익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낭자, 당신은 왜 우시오?"
花鳳道:「我好命苦,好悲傷,不知該如何活下去?」
화봉이 말했다.
"내 팔자가 기구하여 슬퍼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洪無量原本對這位花鳳姑娘,也無好感,但此刻見她黯然神情,不禁心中怦然一動,暗道:這丫頭,哭的動人憐惜,似乎是有著無比的痛苦。
홍무량도 원래 이 화봉낭자에 대해 호감이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 그녀의 암연한 표정을 보자 절로 가슴이 뛰어 속으로 생각했다.
'이 계집애는 마치 비할 수 없는 고통이 있는 듯 울어서 동정심을 일으키는구나.'
心中念轉,忍不住說道:「姑娘,不用哭了,把經過情形告訴咱們一聲。」
생각을 굴리다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낭자, 울지 말고 정황의 경과를 우리에게 알려다오."
花鳳一直低垂著頭,伸手拭去了臉上的淚痕,道:「大師兄,對我的期望太高,我作不到。」
화봉은 줄곧 고개를 숙인채 얼굴을 눈물자국을 닦고는 말했다.
"대사형은 나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는데 내가 미치지 못했어요."
洪無量道:「他對你期望些什麼?」
홍무량이 말했다.
"그가 너에게 무슨 기대를 했느냐?"
花鳳道:「期望我能夠,能夠……」
화봉이 말했다.
"내가 할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洪無量道:「能夠如何?姑娘,怎麽不說下去?」
홍무량이 말했다.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건지 낭자는 왜 말하지 않지?"
展翼道:「不要問下去了。」
전익이 말했다.
"물을 필요 없습니다."
洪無量道:「爲什麼?公子,咱們應該把事情問個淸楚才對啊!」
홍무량이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공자, 우리는 사정을 분명하게 물어야 합니다!"
展翼苦笑一下,道:「鳳姑娘,令師兄對你一片癡情,甚至,他對你留在金龍舟上之事,也不願追究。」
전익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봉낭자, 영사형은 당신에게 사랑에 빠진 나머지 심지어 당신이 금룡주에 머문 것도 추궁하기를 원치 않았소."
花鳳幽幽說道:「我是被擄上了金龍舟,大師兄無能保護我,我也沒有法子保護自己。」
화봉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금룡주에 붙잡힌 것이랍니다. 대사형은 나를 보호할 수 없었고 나도 자신을 보호할 수 없었지요."
展翼冷冷說道:「所以,你就留在了金龍舟上。」
전익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래서 당신은 금룡주에 머물렀구려."
花鳳歎息一聲,道:「是!我如不留在那裡,大師兄就很難離開金龍舟了。」
화봉이 탄식하고는 말했다.
"예! 내가 만일 거기에 남지 않았다면 대사형은 금룡주를 떠나기 어려웠답니다."
洪無量道:「你為了保護大師兄,就留在了金龍舟上。」
홍무량이 말했다.
"너는 대사형을 보호하기 위해 금룡주에 남았구나."
花鳳道:「是!但我不能告訴大師兄,金龍公子告訴我,我如不答允留在舟上,他就殺了大師兄,我無法救他,只有留下一途了。」
화봉이 말했다.
"예! 하지만 나는 대사형에게 말하지 못했어요. 금룡공자는 내가 배에 남지 않는다면 대사형을 죽이겠다고 말했어요. 나는 그를 구하지 못했고 오직 배에 남는 길 뿐이었지요."
洪無量點點頭,道:「公子,這位鳳姑娘,說的也是道理。」
홍무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공자, 이 봉낭자의 말도 일리가 있군요."
展翼沒有說話,甚至連頭也末點一下。花鳳秋波微轉,望了展翼一眼,突然伸手從衣袋之中,取出一方絹帕,把臉兒抱了起來。因爲,她發覺了一件事,這座茶棚中所有的目光,除了展翼之外,都投注在她的身上。
전익은 아무 말 없었다. 심지어 고개조차 끄덕이지 않았다. 화봉은 요염한 눈길을 살짝 돌려 전익을 바라보면서 돌연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얼굴을 감쌌다. 왜냐하면 전익을 제외한 찻집 안의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던져져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洪無量四顧了一眼,冷笑道:「看,看什麼?惹火了洪大爺,一個個挖出你們的眼珠子來。」
홍무량이 주위를 둘러보고는 냉소하더니 말했다.
"뭘 보느냐? 홍나으리의 화를 돋구었다간 한 놈 한 놈 눈알을 파내어 버리겠다."
花鳳輕輕吁一口氣,道:「都是我不好,我該早些把臉兒蒙起來的。」
화봉이 가볍게 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내가 나빴어요. 나는 진작에 얼굴을 가렸어야 했어요."
展翼丢了一塊碎銀子,站起身子,站起身子,向外行去。他未打一聲招呼,獨自而去。
전익은 한 덩이 은자 부스러기를 던지고는 일어나더니 밖을 향해 걸어갔다. 그는 사전에 한 마디 말도 없이 혼자 가버린 것이다.
洪無量望望花鳳,道:「姑娘,要不要一起走!」
홍무량이 화봉을 바라보며 말했다.
"낭자, 같이 갈텐가?"
花鳳點點頭,跟在洪無量的身後。
화봉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홍무량의 뒤를 따랐다.
洪無量低聲道:「姑娘,你那位師兄,是不是負氣走了?」
홍무량이 나직이 말했다.
"낭자, 너의 사형은 버럭 화를 내고 가버린 것이냐?"
花鳳道;「我真的不知道,他是不是負氣而去,但他為什麼要生氣呢?」
화봉이 말했다.
"그가 화가 나서 가버린 것인지 아닌지 나는 정말 몰라요. 그런데 그가 왜 화가 났을까요?"
洪無量道:「公子都已經說得很明白了,姑娘難道還不明白?」
홍무량이 말했다.
"공자가 이미 명백하게 말했는데 낭자는 설마 아직 모르느냐?"
花鳳道:「我有些想不通,我一直很溫和對他談話。」
화봉이 말했다.
"나는 납득이 안돼요. 나는 줄곧 그에게 온화하게 말했어요."
洪無量目光轉注在花鳳的身上,只見她眉頭微鎖,不似作偽,心中暗道:她美艷如仙,一臉純真,不像是一個有心機的人,公子對她,似有成見,我倒應該照應一些才對。
홍무량이 화봉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녀가 미간을 살짝 찡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꾸며낸 것은 아닌 듯하여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는 선녀같이 어여쁘다. 순진한 얼굴은 잔꾀를 부리는 사람 같지가 않다. 공자는 그녀에게 선입견이 있는 듯하니 내가 그녀를 돌보아야 할 것이다.'
似這等絕世容貌的人,除了公子之外,當今之世,還有什麼人可以配她?想到了得意之處,不覺微微一笑。
이 정도로 절세적인 용모를 가진 사람이면 공자말고 당금 세상에서 또 누가 그녀의 짝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생각이 마음에 드는지 저도 모르게 미소를 띠었다.
花鳳歎口氣,道:「洪前輩,你在笑什麼?」
화봉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홍선배님, 당신은 무엇이 우습나요?"
洪無量道:「我在想,你為什麼不肯離去?」
홍무량이 말했다.
"네가 왜 떠나지 않는지 생각하고 있었다."
花鳳道:「你呢?為什麼不肯離去?」
화봉이 말했다.
"당신은 왜 떠나지 않으시나요?"
洪無量哈哈一笑,道:「你不知道,我已經決定跟著公子作他的從僕。」
홍무량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너는 모른다. 나는 이미 공자를 따르며 그의 종복(從僕)이 되기로 결정했다."
花鳳道:「作從僕?」
화봉이 말했다.
"종복이 된다고요?"
洪無量道:「是!這是老夫志願相從。」
홍무량이 말했다.
"그래! 이건 노부가 자원한 것이다."
花鳳歎一口氣,道:「老前輩,你要作從僕麼?」
화봉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노선배, 당신은 종복이 되시려고요?"
洪無量道:「對!」
홍무량이 말했다.
"그렇다!"
花鳳道:「你可以作他的從僕,我也可以嗎?」
화봉이 말했다.
"당신이 그의 종복이 될 수 있다니 나도 될 수 있을까요?"
洪無量道:「你要作什麼?」
홍무량이 말했다.
"너는 무엇이 되려느냐?"
花鳳道:「我可以作一個伺候他的丫頭。」
화봉이 말했다.
"나는 그를 시중드는 계집종이 될 수 있어요."
洪無量笑一笑,道:「那豈不太委屈了你姑娘。」
홍무량이 웃으며 말했다.
"낭자 너한테 너무 억울한 일이 아니겠느냐?"
花鳳道:「老前輩甘願屈身為僕,我也只有作丫頭的份了。」
화봉이 말했다.
"노선배께서 기꺼이 몸을 낮추어 종이 되셨는데 나도 계집종이 될 수 밖에요."
她美麗純潔,言來不見絲毫虛偽之色,只聽得那洪無量心中大感受用。
아름답고 순결한 그녀가 하는 말에는 추호도 위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홍무량이 듣고 크게 마음에 들었다.
笑一笑,道:「花鳳姑娘,若姑娘眞的作了丫頭,那將是武林第一美婢。」
웃으며 말했다.
"화봉낭자, 낭자가 정말 계집종이 된다면 무림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비일 것이다."
花鳳忽然歎息一聲,道:「唉!就算我甘心願屈身爲婢,只怕他也不肯收留於我。」
화봉이 문득 탄식하더니 말했다.
"후! 설령 내가 기꺼이 자신을 낮추어 여비가 되고 싶더라도 그가 나를 거두어주지 않을 것 같아요."
洪無量道:「是!這一點,公子對姑娘似乎是有點成見,但不知姑娘,是否願意多忍一些委屈?」
홍무량이 말했다.
"맞다! 그 점은 공자가 낭자에 대해 조금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낭자가 좀 억울함을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花鳳道:「我願意委屈求全,只要他肯收留我,不論要我作什麼都行。」
화봉이 말했다.
"나는 머리를 숙여서라도 일이 성사되기를 바랍니다. 그가 나를 거두어주기만 한다면 나는 무슨 짓을 해도 괜찮아요."
洪無量道:「這就好辦了,這就好辦了……」
홍무량이 말했다.
"그러면 다 됐구먼..."
花鳳輕輕吁一口氣,接道:「老前輩,他好像不願我以真面目和人相見。」
화봉이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노선배, 그는 내가 진면목으로 남들과 만나는 것을 원치 않는 듯해요."
洪無量道:「這不能怪公子,你長的太美,行跡所至,萬人矚目,自然之間,就引起了紛爭,所以,妨娘最好把本來的面目遮去。」
홍무량이 말했다.
"그건 공자를 탓할 수 없다. 네가 너무 아름다워 가는 곳마다 만인이 주시하고 자연스럽게 분쟁을 일으킨다. 그래서 낭자는 본래의 면목을 가리는 것이 가장 좋다."
花鳳點點頭。展翼當先自行,一直沒有回顧一眼。一口氣行出了十餘里路,才停了下來。洪無量和花鳳一直默默的隨行身後。展翼在一株大樹下停了下來,兩人也跟在身後停下。
화봉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익은 앞장서서 걸어가면서 줄곧 돌아보지 않았다. 단숨에 십여 리의 길을 걷고서야 멈추었다. 홍무량과 화봉은 줄곧 묵묵히 뒤를 따랐다. 전익이 큰 나무 아래에서 멈추어 서자 두 사람도 뒤따라 멈추었다.
回顧花鳳一眼,展翼冷冷說道:「花鳳,你可以去了。」
화봉을 돌아보며 전익이 냉랭하게 말했다.
"화봉, 당신은 가도 좋소."
花鳳哦了一聲道:「要我到哪裡去?」
화봉이 아, 하더니 말했다.
"나더러 어디로 가라는 말인가요?"
展翼道:「天下之大,何處不可容身?」
전익이 말했다.
"천하가 넓은데 몸둘 곳 없겠소?"
花鳳道:「唉!我身世淒涼,四顧茫茫,天下雖大,但卻不知行向何處?」
화봉이 말했다.
"후! 내 신세가 처량하여 사방을 둘러보아도 막막하답니다. 천하가 넓다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군요?"
洪無量輕輕咳了一聲,道:「公子,花鳳姑娘,初入江湖,沒有親人,要她一個女孩子闖蕩江湖,實有諸多不便,公子悲天憫人,何不帶她同行,而且,她甘願屈身為婢……」
홍무량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공자, 화봉낭자는 처음 강호에 들어서서 가까운 사람이 없습니다. 일개 여자아이인 그녀가 강호를 떠돌기에는 사실 불편함이 많습니다. 공자께서 불쌍히 여겨 그녀를 데리고 동행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그녀는 기꺼이 몸을 낮추어 여비가 되겠답니다..."
展翼搖搖頭,道:「屈身為婢,在下如何敢當,紅顔禍水,咱們帶她同行,豈不是尋煩惱。」
전익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몸을 낮춰 여비가 된다니 내가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미인이 화(禍)의 근원인데 우리가 그녀를 데리고 동행하면 번뇌(煩惱)를 자초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洪無量還未來及答話,花鳳搶先說道:「以後,我戴上面紗,不以眞正面目見人,他們就不知道我是誰了,也看不到我的臉了。」
홍무량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화봉이 앞질러 말했다.
"이후에 나는 면사를 쓰고 진정한 면목으로 남을 만나지 않겠어요.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나의 얼굴을 보지도 못합니다."
語氣中一片天眞,目光中一片至誠。
천진한 말투였고 진실어린 눈빛이었다.
展翼皺皺眉頭,道:「鳳姑娘,作我女婢,在下不敢接受,但如蒙上臉,卻是大有必要,你美麗絕倫,但卻少了那一股端莊味道,桃花輕薄,怎能怪劉郎多情!」
전익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봉낭자, 나의 여비가 된다는 것은 내가 감히 받아들일 수 없소. 하지만 얼굴을 가리는 것은 필요하오. 당신의 미모는 절륜하지만 단정한 맛이 없고 경박하오.
洪無量低聲道:「公子,潛移默化,也許可以使鳳姑娘氣質大變,但如讓她流浪江湖,艷色遭劫,只恐會引起江湖上一片風波,請公子三思。」
홍무량이 나직이 말했다.
"공자, 은연중에 감화를 받아서 화봉낭자의 기질이 변할 수 있을 겁니다. 그녀가 강호를 유랑하다가 겁란을 당한다면 강호에 풍파를 불러일으킬 터이니 공자께서는 세 번 생각해주십시오."
展翼望望花鳳,歎口氣,道:「鳳姑娘,在下請求一事,不知姑娘願否答允?」
전익이 화봉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봉낭자, 내가 부탁을 할 텐데 낭자가 승낙할지 모르겠구려?"
花鳳點點頭,道:「我如能辦到,即刻行動。」
화봉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내가 만일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즉시 행동에 옮기겠어요."
展翼道;「有機會,找到了令師兄時,希望你姑娘,能給他一個機會。」
전익이 말했다.
"당신 사형을 찾게되면 낭자가 그에게 한 번의 기회를 줄 수 있기를 바라오."
花鳳主:「哦!」
화봉이 말했다.
"아!"
展翼道:「第二件事,姑娘跟著我們行動,一定要聽我們的令諭行事。」
전익이 말했다.
"둘째, 낭자는 우리를 따르면서 반드시 우리의 영유(令諭)에 따라서 행사해야 하오."
花鳳道:「這一個,我知道,我只是一個從婢的身份,自然要聽從你們之命了。」
화봉이 말했다.
"그건 알고 있어요. 나는 단지 여비의 신분일 뿐이니 당연히 당신들의 명을 따라야 합니다."
展翼回顧了洪無量一眼,道:「好吧!你和花鳳姑娘走在一起吧。」
전익이 홍무량을 돌아보며 말했다.
"좋습니다! 당신이 화봉낭자와 함께 오십시오."
轉身向前行去。兩人跟在展翼身後,就這樣,連行了數日之久,展翼沒有跟花鳳說過一句話,也沒有回顧過花鳳一眼。
뒤돌아 앞을 향해 걸어갔다. 두 사람은 전익의 뒤를 따랐다. 이렇게 며칠을 걷는 동안 전익은 화봉에게 한 마디도 건네지 않았고 화봉을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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