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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七 回 紅衣女郎(홍의여랑)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혈검단심(血劍丹心)

第 七 回 紅衣女郎(홍의여랑)

알타쵸 2016. 7. 8. 17:16

第 七 回 紅衣女郎 (홍의의 낭자)

 




杜君平默然不語,心中卻在暗暗思忖:此人言詞雖甚懇切,但不知用心何在?

두군평은 묵묵히 속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의 말은 비록 간곡하지만 그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구나.'

阮玲暗用傳音對他說道:“我們目前人單勢孤,你還是暫時答應他吧。”

완령이 몰래 전음으로 그에게 말했다.

"우리들은 지금 사람이 적고 세력이 외로운 신세예요. 당신은 잠시 그의 말을 승낙하는 편이 나아요."

杜君平亦用傳音答道:“此人在江湖上的聲名如何?”

두군평이 역시 전음으로 답했다.

"이 사람은 강호상에서 명성이 어떠하오?"

阮玲道:“是敵是友,一時極難分別,此人在江湖以陰沉狠毒聞名,當然不可盡信。”

완령이 말했다.

"적일 수도 친구일 수도 있는데 한순간에 분간하기 어려워요. 이 사람은 강호에서 음침하고 잔인하기로 이름을 날렸지요. 당연히 될 수 있는한 믿어선 안돼요."

雪嶺居士韓三公緩步趨近杜君平道:“老夫與令尊有數面之雅,我可與褚兄負責陪你去天地盟,但話得說回來,世兄倘若欲逞一時之忿,仗劍闖鬥,即令你能衝出大廳,神風堡機關埋伏極多,仍是寸步難行。”

설령거사 한삼공이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두군평에게 다가와 말했다.

"노부와 영존은 몇 번 만난 적이 있네. 나는 저형(褚兄​)과 함께 자네가 천지맹으로 가는 것을 도와주는 책임을 지겠네. 세형이 만일 한 순간의 분노를 풀어버리고자 검을 잡고 싸운다면, 설령 대청을 뚫고 나갈 수는 있어도 신풍보에는 기관매복이 극히 많아 촌보(寸步​)도 움직이기 힘들 것이네."

杜君平還未及答話,大力殃神已然一聲暴吼道:“住口,你們二人一答一和,究竟是何用心?”

두군평이 미처 대답을 하기도 전에 대력앙신이 사납게 소리쳤다.

"입 닥쳐라. 너희 둘이 쑥덕거리는 것은 대체 무슨 꿍꿍이 속이냐?"

韓三公微微一笑道:“彭兄總是那般暴躁,兄弟不過是對故人之子,略盡心意,開導他一番,難道錯了不成?”

한삼공이 미미하게 한번 웃더니 말했다.

"팽형은 늘 그렇게 급하시구려. 형제는 옛 친구의 아들에게 온 마음을 다해 그를 깨우쳐주고 있을 뿐인데 설마 잘못되었소?"

大力殃神怒道:“用不著那般貓兒哭耗子,裝出一副假慈悲,何不當著眾人,著令他招供?”

대력앙신은 노하여 말했다.

"고양이 쥐 생각하듯 거짓으로 자비로운 척 할 필요없다. 왜 중인(衆人)들에게 맡겨 그를 자백하게 하지 않는 것인가?"

祁連山主冷冷地道:“你認為那樣人家會答應?”

기련산주가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사람들이 그렇게 동의할 것이라 여기시오?"

大力殃神哼道:“不答應也得答應,他若再逞兇,大爺一拳活劈了他。”

대력앙신이 흥, 하며 말했다.

"동의하지 않아도 동의해야 한다. 만약 그가 다시 행패를 부리면 이 나으리가 일권으로 산 채로 찢어죽여버리겠다."

祁連山主揚聲笑道:“彭兄縱有霸王之勇,但對這件事卻是無能為力。剛才神君已然說過,把他交給兄弟了,兄弟定不會讓神君失望。” 

기련산주가 소리 높여 웃으며 말했다.

"팽형이 설령 패왕(霸王:초패왕 항우)의 용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일에 대해서만은 어찌할 도리가 없을 것이오. 지금 막 신군께서 이미 말씀하셨듯 그를 형제에게 넘겨주셨고 형제는 신군을 실망시켜드려선 안되오."

大力殃神看了千手神君一眼,又對鐵劍書諸看了看,見大家都默然不語,禁不住濃眉一場道:“諸位究竟存的什麼心?”

대력앙신은 천수신군을 한번 쳐다보고 다시 철검서제를 쳐다보았다. 사람들이 묵묵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해 짙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여러분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오?"

韓三公對杜君平使了一個眼色,暗用傳音道:“世兄快隨老夫闖出廳去。”

한삼공이 두군평에게 눈짓을 하며 전음으로 말했다.

"세형은 노부를 따라 속히 대청을 나가세."

杜君平怔了一怔,耳畔又傳來一個蒼老的嗓音道:“你隨他闖吧,免得夜長夢多。”

두군평은 멍하니 있다가 귓가에 창노한 목소리의 전음이 들려왔다.

"밤이 길면 꿈이 많은 법이네. 자네는 그를 따라 가게."

細聽那口音,好像是總管皇甫端,心中不禁暗暗叫怪。

가늘게 들리는 목소리는 마치 총관 황보단의 목소리 같은지라 마음 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괴이하게 여겨졌다.

祁連山主於韓三公舉步之時,也朝他一呶嘴,輕喝道:“快走。”

한삼공이 걸음을 옮기자 기련산주가 그를 향해 낮게 소리쳤다.

"빨리 가세."

舉步便行。

발걸음을 떼더니 걸어갔다.

杜君平與阮玲互看了一眼,隨即行出廳外,耳際隱隱傳來廳內高聲爭論之聲,卻沒人攔阻。祁連山主與韓三公腳下極快,領著他二人,穿過一所小院落,再經一條曲折走廊,已來到一座花園之內。​

두군평과 완령은 서로 한번 쳐다보더니 즉시 따라서 대청 밖으로 나갔다. 귓가에는 대청 안에서 소리높여 말싸움하는  소리가 들려오며 가로막는 사람이 없었다. 기련산주와 한삼공은 걸음을 빨리하여 두 사람을 이끌고 작은 정원을 가로질러 또 꾸불꾸불한 복도를 지나 한 채의 화원 안에 도착했다.

祁連山主停下腳步道:“神風堡系江湖四大名堡之一,寸木片瓦,尤不獨具匠力,暗含五行生剋之機,進入之時,似是平淡無奇,再要出去,那就勢比登天還難。”

기련산주는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신풍보는 강호 사대명보(四大名堡) 중의 하나일세. 나무 하나, 기와 하나가 장인의 손이 닿지 않은 것이 없으며 오행생극(五行生剋)의 이치를 담고 있어 들어가 보면 평범하고 특이한 것이 없지만 다시 나오려 하면 하늘에 오르기 만큼 어렵다네."

阮玲接道:“尊駕果真有意領我們去天地盟總壇?”

완령이 말했다.

"귀하께서는 정말 우리를 데리고 천지맹 총단으로 가실 건가요?"

祁連山主望了韓三公一眼道:“天知道總壇設在什麼地方,兄弟此舉無非是暫時為你們解一下圍罷了。”

기련산주는 한삼공을 한번 바라보더니 말했다.

"총단이 위치한 곳은 하늘만이 안다네. 형제의 이번 조치는 단지 잠시 자네들을 포위망에서 풀려나도록 하기 위함이네."

略頓一頓接道:“別看我們都是神風堡的座上客,實際不啻籠中之鳥,誰也無法再行脫離此堡。”

잠시 말을 멈추더니 계속 말했다.

"우리들을 신풍보의 손님으로 보지 말게. 실제로는 새장 안의 새에 지나지 않아 누구도 이 보를 벗어날 방법이 없네."

杜君平大為驚異道:“諸位都是加盟天地盟的門派,他們豈可這般無禮?”

두군평이 크게 놀라서 말했다.

"여러분들 모두 천지맹의 문파에 가맹되었는데 그들이 어찌 이렇게 무례할 수 있습니까?"

祁連山主苦笑道:“不用提這些了,此間主人千手神君還不是和我們一樣。”

기련산주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것들은 말할 필요없네. 이곳 주인 천수신군도 우리와 마찬가지라네."

杜君平駭然道:“神風堡系他所建,為何無法出入?”

두군평이 깜짝 놀라 말했다.

"신풍보는 그가 세운 것인데 무엇 때문에 출입할 수 없다는 것입니까?"

祁連山主壓低聲音道:“本堡的機關埋伏,當然難不著他,可是有一種無形的約束力,使他不敢輕易跨出神風堡一步。”

기련산주는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본 보의 기관 매복이야 당연히 그에게 어려운 것은 아니지. 그러나 일종의 무형의 구속력이 있어 그로 하여금 감히 함부로 신풍보에서 한 발도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네."

阮玲忍不住插口道:“既然明知不能出去,你為何要如此做作,難道不怕他們動疑?”

완령이 참지 못하고 끼어 들었다.

"빠져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뻔히 잘 알면서 당신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는 건가요? 설마 그들이 의심하는 것이 두렵지 않은가요?"

祁連山主突然改用傳音道:“兄弟來堡已經一年餘,暗中揣摩,對本堡的機關埋伏,已略略摸一點頭緒,送你們去總壇,原是一種藉口,暗中卻奉有說服與監視的令諭。兄弟因覺出你比杜世兄較有心機,是以對你明說。”

기련산주가 돌연 전음을 사용하여 말했다.

"형제는 보에 온 지 일 년여가 지났고 몰래 본 보의 기관 매복을 깊이 헤아려보았는데 이미 약간은 단서를 찾아냈다네. 자네들을 총단으로 보내는 것은 원래 일종의 핑계거리였는데 자네가 두세형보다 심기가 깊다고 깨달았기 때문에 형제는 자네한테 분명히 말해주는 것이네."

阮玲點了點頭,亦用傳音道:“貴堡發號施令難道另有其人?”

완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역시 전음으로 말했다.

"귀 보에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달리 있다는 말씀이시오?"

祁連山主道:“正是,此人從未露面,但卻是神風堡冥冥中的主宰,兄弟比鐵劍書諸等人,多用了點心機,是以堡內之事知道得多一點。 今晚之行乃是一項生死賭注,你可事先問問你那同伴,他若不願,就犯不上去冒這個險。”

기련산주가 말했다.

"바로 그렇네. 그 사람은 여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단지 신풍보 깊숙한 곳에서 주재(主宰)하고 있네. 형제는 철검서제 등의 사람들에 비해 심기를 많이 썼기에 보 안의 일을 훨씬 더 많이 알고있지. 오늘 밤에 떠나는 것은 하나의 목숨을 건 도박인데 자네는 자네의 동반자에게 사전에 물어보게. 그가 만약 원하지 않는다면 이런 위험을 무릅쓰면서 갈 가치가 없겠지."

阮玲暗暗思忖了一番,隨即對杜君平轉達了祁連山主的意圖。

완령은 한번 속으로 곰곰히 생각한 뒤 즉시 두군평에게 기련산주의 의도를 전달했다.

杜君平想了想道:“他們只有二人,出去之後,不怕他們再出花樣,咱們就答應與他合作如何?”

두군평은 생각해보았다.

'그들은 단지 두 명이니 빠져나간 뒤 그들이 딴 마음을 품더라도 두렵지 않다. 우리가 승낙하여 그들과 합작한들 어떠리.'

阮玲覺得除卻冒險一試,確然也無別法,遂對祁連山主道:“敝友同意與尊駕合作。不過我得事先聲明,既是同舟共濟,便應彼此坦誠,不可暗存陷害之心。”

완령은 한번 모험을 하는 것 외에는 확실히 다른 방법이 없다고 느꼈다. 즉시 기련산주에게 말했다.

"제 친구는 귀하와 합작하는 것에 동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사전에 밝혀 두는데, 기왕 한 배를 타고 같이 건너가게 되었으니 마땅히 피차 솔직하고 성실해야 하며 몰래 해치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祁連山主朗聲笑道:“老夫何等之人,豈屑對一個後生晚輩失信。”

기련산주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노부가 어떤 사람인데 일개 어린 후배에게 실언을 하겠는가."

此人外貌忠信,內懷奸詐,處處收斂芒鋒,不肯處於主動。

이 사람은 외모는 믿음직스러우나 안으로는 간사하여 무엇이든 예봉을 감추고 자발적으로 하지않으려 했다.

祁連山主招手將三人引至樹蔭下,輕聲道:“據兄弟所知,此花園之內,一草一木,都獨具匠心,乃是一座五行奇陣,出得此陣,有一道高約二丈的圍牆,圍牆外是護城河,河中荷花叢中,暗藏墊腳之梅花樁,可以藉以飛渡,過了護城河,便是所說的迷林了。”

기련산주는 세 사람을 손짓해 불러서 나무 그늘 밑에 이르자 나직이 말했다.

"형제가 알고 있는 바에 의하면 이 화원 안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모두가 독창적이나 여전히 오행기진을 이루고 있소. 이 진을 빠져나가면 높이가 약 이 장쯤 되는 담이 있는데 담장 밖에는 호성하(護城河)가 있고 물 위의 연꽃 무리 중에 매화장(梅花樁​:매화권을 수련할 때 쓰는 말뚝)이 감추어져 있소. 그것을 디디며 날아서 건널 수 있소. 호성하를 건너면 미림(迷林​:미로 숲)이라고 하는 곳이오."

杜君平忍不住問道:“照此看來,尊駕一定精通先天易理之學了。” 

두군평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보아하니 귀하께서는 선천역리학(先天易理學)에 정통하시군요."

“自然是懂得一點,是以敢於冒險一試,但仍得通力合作。如若步法一亂,便滿盤皆輸。”

"당연히 조금 알고 있기에 감히 한번 모험을 하는 것이라네. 다만 모두가 힘을 합쳐 합작해야만 하네. 만약 보법이 어지러우면 모든 것을 실패하게 되거든."

阮玲接道:“我們均以山主的馬首是瞻,如何合作,山主儘管吩咐。”

완령이 말했다.

"우리는 산주가 하시는대로 그대로 따라 하겠어요. 어떻게 합작할 것인지 산주께서는 얼마든지 분부하세요."

祁連山主抬頭看了看雪嶺居士道:“韓兄有何高見?”

기련산주가 머리를 들어 설령거사를 보며 말했다.

"한형은 무슨 고견이라도 있으시오?"

韓三公微微笑道:“他們俱都願意聽命,兄弟自然也無話說。”

한삼공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들이 모두 명령을 따르기 원하니 형제는 당연히 아무런 할 말이 없소이다."

祁連山主長身而起道:“既然都無異議,那請恕兄弟放肆了。兄弟的職責是領路,必得全神貫注,辨識方向,無法與人動手。”

기련산주는 몸을 펴서 일어섰다.

"모두 이의가 없으니 형제가 제멋대로 하는 것을 용서하시오. 형제의 책무는 길은 안내하는 것이고 반드시 온 정신을 집중하여 방향을 분간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 없는 것이오." 

輕哼了二聲,目視杜君平道:“杜世兄長於劍術,請為兄弟護法,抗拒那暗中襲擊之人,出手要狠辣,不可心存仁厚,遺留後患。”

나직이 두어 번 흥, 하더니  두군평을 바라보고 말했다.

"두세형의 장점이 검술에 있으니 암중에 습격하는 사람에 맞서 형제를 지켜주시오. 출수할 때는 모질게 하시게. 인후(仁厚)한 마음은 후환(後患)을 남길 수 있네."

杜君平點了點頭,表示同意。

두군평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阮玲笑了笑道:“時光已經不久,咱們該起程了。”

완령이 웃으며 말했다.

"시간이 이미 머지않았어요. 출발합시다."

祁連山主抬頭看了看天色道:“此刻日正當中,陽光普照,果是大好機緣,兄弟領路,諸位務必看著兄弟的步法,在後跟進,不可失去聯絡。”

기련산주는 고개를 들어 천색을 살피더니 말했다.

"지금은 한낮이라 햇빛이 두루 비치니 과연 매우 좋은 기회요. 형제가 길을 안내할테니 여러분들은 반드시 형제의 발자국을 잘 보고 따라오시오. 연락(??)을 잃어버려선 안되오."

說著舉步前行。杜君平手按劍柄,緊隨在他身側,韓三公搶前一步,尾隨在祁連山主之後。阮玲極其不屑的瞥了他一眼。不過她走在最後,到也正中下懷。 如若他們一有對杜君平不利之舉,她定可看得出來。

말을 하고는 앞서서 발걸음을 옮겼다. 두군평은 손에 검자루를 쥐고 그의 곁에 바싹 붙어 따라갔다. 한삼공이 앞다투어 한 발 앞으로 가더니 기련산주의 뒤를 따라갔다. 완령은 경시하는 눈빛으로 그를 힐끗 한번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녀가 맨 뒤에서 걸어가는 것은 바로 자기가 생각하는 바와 꼭 들어맞았다. 만약 그들이 두군평에게 불리한 짓을 한다면 그녀가 바로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四人緩步進入園中,但覺和風蕩漾,陣陣花香撲鼻,放眼望去,竟是一片無限花海。阮玲自幼受飄香谷薰陶,深明五行生剋之理,初入之時,還能看出一點端倪。行了約有三五十步,形勢突變。心頭一懍,舉目向祁連山主望去。只見祁連山主滿頭汗水淋漓,每前行二三步,便停下閉目深思,再沒有初入之時那般輕巧快捷了。

네 사람은 천천히 화원으로 진입했다. 산들바람이 부는가 했는데 간간이 꽃향기가 코를 찔렀다. 눈을 들어 멀리 바라보니 끝없는 꽃의 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완령은 어려서부터 표향곡에서 훈도(薰陶​)를 받아 오행생극(五行生剋​)의 이치에 아주 밝았다. 처음 들어섰을 때 한 점의 실마리를 알아챌 수 있었는데 약 삼오십 보를 가니 형세가 돌변하는지라 가슴 속이 서늘해져 눈을 들어 기련산주를 바라보았다. 기련산주는 얼굴에 땀범벅이 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매번 이삼 보를 갈 때마다 멈추어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 들어왔을 때의 정교하고 민첩한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杜君平與祁連山主並肩而行,暗暗皺眉,忖道:這座花園佔地並不廣闊,如何這般難行?

두군평은 기련산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면서 혼자 눈살을 찌푸리며 곰곰히 생각했다.

'이 화원은 그렇게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데 왜 이렇게 가기가 힘들까?' 

此時祁連山主似是遇了極大的困難,長嘆一聲,盤膝坐下,閉目不言不動。

이때 기련산주는 큰 곤란에 부딪힌 것처럼 장탄식을 하더니 다리를 포개어 앉아서 눈을 감고 말없이 움직이지 않았다.

雪嶺居士忍不住出聲問道:“褚兄,你是怎麼啦?”

설령거사가 참지 못하고 소리내어 물었다.

"저형, 어찌된 거요?"

阮玲冷冷地道:“不要打攪他,他正在絞盡腦汁呢。”

완령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는 지금 머리를 짜내고 있는 중이니 방해하지 말아요. "

雪嶺居士回首狠狠瞪了她一眼。

설령거사는 고개를 돌려 사납게 눈을 부라리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阮玲冷笑道:“你若不服氣,不妨移動兩步試試。”

완령이 냉소하며 말했다.

"인정할 수 없다면 두 걸음만 시험삼아 옮겨보는 것도 무방해요."

雪嶺居士經她一提,頓生惡念,暗暗凝功掌上,反手一掌,背拍面出。呼的一股急勁掌風捲起,直撞前胸。他和阮玲一前一後,相去不過二三尺,阮玲除了硬接他的掌力外,就只有左右閃避了。如若一移動腳步,勢必變動方向,是以這一著歹毒異常。

설령거사는 그녀가 말을 꺼내자 불현듯 나쁜 생각이 생겼다. 몰래 공력을 손바닥에 모아 홱, 뒤집으며 등 뒤쪽으로 일 장을 쳐갔다. 휙,하며 한 줄기의 빠르고 세찬 장풍이  앞가슴을 향해 곧바로 부딪혀갔다. 그와 완령은 서로의 앞뒤 거리가 불과 이삼 척이었기에 완령이 그의 장력을 맞받는 것 외에는 좌우로 피할 수 밖에 없었고 만약 발걸음을 이동하면 반드시 방향이 변동 된다. 이것은 몹시 악독하기 그지 없는 것이다.

阮玲自幼行走江湖,早對他二人深具戒心。雪嶺居士才一動念,她已警覺。暗中一提氣,筆直的拔起,就勢空中拔劍,凌空一式五丁開山,直劈了下來。雪嶺居士原圖一掌逼她移動腳步,不料掌力發出,竟然落空,一股森森劍氣,已當頭罩下,聽風辨位,擊來之劍極是鋒利,不敢用掌硬接。霍地一個旋身,橫揮二步,身形就勢轉了過來,嗔目正待喝罵。詎料,目光觸處,一片花海茫茫,早失去了對方的踪影。​

완령은 어려서부터 강호를 다녔기에 벌써 그 두 사람에 대해 깊이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다. 설령거사가 손을 쓸 생각을 하자 그녀는 이미 그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암암리에 진기를 끌어올렸다가 수직으로 몸을 뽑아올리더니 그 기세로 공중에서 검을 뽑아 오정개산(五丁開山)의 일식으로 곧장 쪼개어 내려왔다.

설령거사의 원래 의도는 일장으로 그녀가 발걸음을 옮기게끔 핍박하는 것이었지 장력을 발출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뜻밖에도 한 가닥의 싸늘한 검기가 머리를 향해 뒤덮어 내려오는 것이었다. 바람소리를 들어보니 공격해 오는 검극(劍極)이 예리한지라 감히 장으로 맞받지 못하였다. 급히 몸을 한바퀴 홱, 돌려 옆으로 두 걸음을 피했다. 신형을 돌리자 마자 눈을 부라리며 욕을 퍼부으려 하였다. 어찌 예상이나 했겠는가?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망망한 꽃의 바다이고 상대방의 종적은 벌써 사라져버렸다.

不由大駭,忙出聲喊道:“褚兄,兄弟已迷失方向,快拉我一把。”

저도 모르게 깜짝 놀라 급히 소리내어 외쳤다.

"저형, 형제는 방향을 잃고 말았소. 속히 나를 꺼내주시오."

可是所得的回應是一陣沙沙松濤之聲,心頭又是一驚,但他為人深沉,略一定神,立時有了主意,暗忖道:“褚一飛一時半刻,決然不會移動。我與他們明明相隔只有幾步,我只不胡亂移動,他們一開口說活,我便循聲撲了過去。”

그러나 돌아오는 건 일진의 쏴쏴, 하는 솔바람 소리 뿐이었다. 속으로 깜짝 놀랐지만 그는 사람됨이 침착하고 신중한 사람이라 얼른 정신을 가다듬고는 방법이 있는지 곰곰히 생각했다.

'저일비가 그새 이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와 그들은 분명히 겨우 몇 보 떨어져 있다. 내가 함부로 옮기지만 않으면 그들이 한번 입을 열어 말을 하기만 해도 그 소리를 따라 덮쳐들면 된다.'

阮玲—劍將雪嶺居士逼離原地後,腳落實地,仍在原來的地方,舉目看去,只見雪峙居士閉目立在身前不及五尺的地方。暗道:“這隻老狐狸果然老辣。”

완령은 일검으로 설령거사를 핍박하여 있던 자리에서 옮겨가게 한 뒤 원래의 그 자리에 내려서서 눈을 들어 쳐다보았다. 설령거사는 오 척도 안되는 곳에서 눈을 감고 서있었다.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늙은 여우는 과연 노련하구나.'

她是存心要讓他陷入陣中,當下故意出聲道:“韓三公,你怎麼不過來?”

그녀는 그를 진 속에 빠뜨릴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즉시 고의로 소리를 질렀다.

"한삼공, 어찌 오지 않으세요?"

那韓三公早已暗中蓄勢,聞聲立即飛躍而起,朝相反的方向撲去。阮玲暗暗冷笑不已,然深知凡屬陷入此種陣中之人,極易產生錯覺,明明人在他身旁,聽來卻似在遠處。​

한삼공은 몰래 힘을 모으고 있다가 그 소리를 듣자 즉시 반대 방향으로 몸을 날려 덮쳐갔다. 완령은 속으로 냉소해 마지 않았다. 이런 종류의 진 속에 빠진 사람은 분명히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마치 멀리 있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기 쉽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杜君平為人極重然諾,他的職司是為祁連山主護法,明知後面似有動響,他並不回頭,只徐徐問道:“阮兄,後面可是遇敵了?”

두군평은 한번 승낙한 것은 극히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맡은 일은 기련산주를 위해 호법을 서는 것이어서 뒷편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음을 분명히 알았으나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다만 천천히 물었다.

"완형, 뒤쪽에 적이라도 만났소?"

阮玲跨步行至雪嶺居士所立的位置,低聲道:“雪嶺居士暗施掌擊,意欲令我陷入陣中,沒想到自食惡果,他已陷陣腹了。”

완령이 설령거사가 있던 자리를 뛰어넘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설령거사가 나를 진 속에 빠뜨릴 작정으로 몰래 일장을 쳐왔지요. 하지만 자기 스스로 진에 빠지는 결과는 생각지도 못했을 거예요."

杜君平喟然嘆道:“世間竟有這等狠毒之人,武林之中哪得不紛爭迭起。”

두군평이 탄식하며 말했다.

"세상에 이런 잔인한 인간이 있으니 무림에는 분쟁이 끊이질 않고 일어나는구나."

祁連山主緩緩立起身來,道:“神風堡內果是藏龍臥虎,此人學識高過老夫甚多。

기련산주가 천천히 일어서며 말했다.

"신풍보에는 과연 숨은 인재가 있었네. 그 사람의 학식은 노부보다 훨씬 깊고 넓다네."

他沉吟了一會,又復行坐下道:“杜世兄仍為我護法,老夫若能在天黑以前參透玄機,咱們仍有闖出去的希望。”

그는 코웃음을 한번 치더니 다시 자리에 앉아서 말했다.

"두세형은 호법을 잘 서주시게. 노부는 할 수 있다면 날이 어두워지기 이전에 오묘한 이치를 꿰뚫을 수 있을 것이니 우리는 아직 탈출할 수 있는 희망이 있네."

杜君平扭頭對阮玲道:“在下為山主護法,阮兄請留心四周的動靜。”

두군평은 고개를 돌려 완령하게 말했다.

"저는 산주를 지켜야 하니 완형은 사방의 동정에 주의를 기울여주시오."

阮玲嘴裡答應著,心間卻在不住盤算,神風堡的佈置這般精巧,祁連山主決然無法衝出堡去。同時又想起自己所負的使命,她乃奉命陪同杜君平,暗察各派動靜,前來神風堡,也是有人暗中示意。如今虛實未明,怎能暗中逃走,是以心中十分後悔。

완령은 입으로 대답하고 마음 속으로는 계속 주판알을 튕겨보았다. 신풍보의 안배가 이처럼 정교하니 기련산주는 아무래도 보를 빠져나갈 방법이 없어보였다. 동시에 자기가 짊어진 사명을 떠올려 보았다. 두군평을 수행하며 암암리에 각 파의 동정을 몰래 살피는 것이었다. 신풍보에 올 때에도 암중으로 지시를 받았었다. 지금 몰래 달아날 수 있을지 어떨지 상황이 확실하지 않으니 마음 속으로 매우 후회가 되었다.

突地,一陣傳音入耳,急促地道:“姑娘可速橫跨二步,再前行三步。”

갑자기 일진의 전음이 귀에 들려왔는데 매우 급박하게 말했다.

"낭자 속히 횡으로 두 걸음 뛰어넘고 다시 앞으로 세 걸음 나아가시오."

心裡一驚之下,抬頭向杜君平看去,而杜君平也似有所警覺,轉臉對她望來。阮玲心思靈巧,迅忙對他呶了呶,舉步往前橫裡跨去。杜君平果然也得著她同樣的傳音,但他總覺就此拋棄祁連山主,於情理上說不過去,是以遲疑地對坐著的祁連山主看了一眼。​

마음 속으로 깜짝 놀라 머리를 들어 두군평을 쳐다보았다. 두군평도 놀란 듯 얼굴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완령은 재빨리 생각해보고는 급히 그에게 소리지르며 걸음을 떼어 횡으로 뛰어넘고 앞으로 나아갔다. 두군평도 과연 그녀와 같은 전음을 들었으나 기련산주를 버려야한다고 생각하자 정리(情理)상 그럴 수도 없어 망설이면서 앉아있는 기련산주를 한번 쳐다보았다.

祁連山主雖是閉目沉思,仍然時時留意著二人的動靜,耳聞身後腳步聲響,驀地雙目睜開。但就在杜君平微一遲疑之際,突有一股強大吸力,從側面襲來,使他身不由主的向橫裡跨出兩步。​

기련산주는 비록 눈을 감고 생각에 빠져 있었으나 여전히 항상 두 사람의 동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뒷편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두 눈을 떴다. 두군평이 망설이고 있을 때 돌연 한 줄기 강대한 흡인력이 측면에서 덮쳐와서 그의 몸을 옆으로 두 걸음 뛰어넘게 했다.

祁連山主急喊道:“杜世兄,你們絕不可亂跑。”

기련산주가 급히 소리쳤다.

"두세형, 자네들은 절대 함부로 발걸음을 옮겨선 안되네."

可是,就這一瞬間,二人已踪跡全無。不禁長嘆一聲,自言自語地道:“這番已是白費心機了。”

그러나 그 순간, 두 사람의 종적이 사라졌다. 절로 긴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을 내뱉았다.

"이번에 헛되이 심기만 소비했구나."

再說杜君平被那股突來吸力一拉,不自主的橫跨二步,舉掌正待迎擊,只聽一個蒼勁的嗓音喝道:“少俠切莫誤會,快抓著竹竿隨老漢來。”

隨即伸過一根竹竿來。

두군평은 갑자기 밀려온 흡인력에 의해 타의적으로 두 걸음 옆으로 옮겨지자 손을 들어 맞받으려 하고 있었다. 늙수그레하지만 힘있는 목소리가 소치치는 것이 들렸다.

"소협은 절대 오해하지 마시오. 속히 죽간(竹竿)을 잡고 늙은이를 따라 오시오."

이어서 한 뿌리의 죽간이 쑥 내밀어졌다.

杜君平一伸手把竹竿抓住,阮玲跟著抓緊他的衣袖。由那人拉著前行了約有盞茶時刻,眼前豁然開朗,原來仍在花園之內,接引他們的,是一位蒙面老者。​

두군평이 손을 뻗쳐 죽간을 잡고 완령이 뒤에서 그의 옷자락을 쥐고 뒤따랐다. 그 사람을 따라 앞으로 걸어간 지 약 차 한잔 마실 시간이 지나자 눈 앞이 환해졌다. 원래 아직 화원 안이었고 그들을 인도한 사람은 한 명의 몽면노인이었다.

杜君平鬆開竹竿,拱手謝道:“承蒙老丈接引,在下這廂謝過了。”

두군평은 죽간을 놓고 공수하여 사례했다.

"노인장께서 인도하여 주심에 저희는 감사드립니다."

蒙面老者並不作聲,招手把二人引至一座亭閣之內,舉起竹竿在柱上一點,軋軋一陣聲響,亭內石桌忽的挪開,露出一個地道來。

몽면노인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두 사람을 손짓하여 불러서 한 채의 정자 안으로 데리고 갔다. 죽간을 들어올려 기둥 부근을 두드리자 윙윙, 소리가 나며 정자 안에 있던 돌탁자가 옮겨지며 하나의 지하도가 나타났다.

杜君平與阮玲駭然互看了—眼,老者卻迫促地輕聲道:“二位快隨我來。”說著當先進入。

두군평과 완령이 놀라 서로를 쳐다보았다. 노인은 재촉하며 말해다.

"두 분은 속히 나를 따르시오." 

말을 마치자 앞장서서 들어갔다.

杜君平近來迭經風險,閱歷大增,已然覺察老者似無惡意,一拉阮玲,也跟著進入,耳聞軋軋聲響,地道入口又復關閉,眼前瞬即一片漆黑。突地,前路閃起一道黃光,老者已然把千里火筒晃著,這才看清,系置身於一條長長的地道之中。

두군평은 근래 이르러 풍파와 위험을 거치며 경험이 많아졌다. 이미 노인한테 악의가 없음을 깨닫자 완령을 붙잡고 따라서 들어갔다. 윙윙, 하는 소리가 들리며 지하도 입구가 다시 닫히자 눈앞이 순간적으로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갑자기 길 앞쪽에서 누런 빛이 번쩍, 하더니 노인이 이미 천리화통(千里火筒​)에 불을 밝혔다. 그제서야 서있는 곳이 한 가닥의 기나긴 지하도 안임을 분명히 보게 되었다. 

老者行走極快,竟不再出聲招呼,二人急展輕功跟上,彎彎曲曲,前行約有二三百步。

來到一座石室之前,老者舉手在獸環上輕扣兩下,石門呀然開啟,走出一個青衣童子,輕聲問道:“來了嗎?”

노인의 걸음은 극히 빨랐다. 두 사람은 급히 경공을 시전하여 따라갔다. 구불구불한 길을 약 이삼백 보 나아갔다.

하나의 석실 앞에 도달하자 노인이 손을 들어 문고리를 두 번 쳤다. 석문이 끼익, 하며 열리더니 한 명의 청의동자가 뛰어나오며 물었다.

"오셨습니까?"

老者籲一口氣,掀去面上青紗,側身讓客道:“老漢實有不得已的苦衷,二位萬勿見怪。”

노인은 한숨 돌리며 얼굴의 청사를 걷어 올리고 몸을 비켜주며 말했다.

"늙은이는 부득이한 고충이 있으니 두 분은 너무 나무라지는 말아주시오." 

杜君平看他一眼道:“在下早已猜著尊駕就是皇甫總管,不知接引在下來此何事。”

두군평은 그를 한번 보더니 말했다.

"저는 벌써 귀하께서 황보총관이심을 추측하고 있었습니다만 무슨 일로 이곳으로 데려왔는지 모르겠습니다."

皇甫端道:“家主人在裡面等候,請進裡面再詳談。”隨吩咐青衣童子道:“快領二位去見主人,我得往前面去了。”

황보단이 말했다.

"가주께서 안에서 기다리고 계시오. 안으로 들어가서 다시 상세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시오."

이어 청의동자에게 분부했다.

"속히 두 분을 모시고 가서 주인을 뵙도록 해라. 나는 밖에 나가보아야 한다."

他似尚有急事,匆匆又轉身行去。

그는 아직 급한 일이 있는 듯 총총히 몸을 돌려 떠났다.

青衣童子關好石門,引導著二人,穿過石室,向一座月洞門內行去。進入月洞門,乃是一座小小佛堂,千手神君端然坐在神座黃幔之中。

청의동자는 석문을 잘 닫고 두 사람을 인도하여 석실을 가로질러 월동문을 향해 걸어갔다. 월동문을 지나자 한 채의 작은 불당(佛堂)이 있었고 천수신군이 황색 휘장 안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杜君平暗暗納悶忖道:“此人為何如此神秘?”

두군평이 속으로 답답해져서 곰곰히 생각했다.

'이 사람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신비한 척 하는 걸까?'

只聽千手神君徐徐地道:“請恕老夫唐突,杜世兄懷中的龍紋金牌請借一觀。”

천수신군이 천천히 말했다.

"노부가 당돌함을 용서하게. 두세형은 품 속의 용문금패를 한번 보여주게나."

杜君平愕然一驚,暗忖:“他如何知道我身懷龍紋金牌?”

두군평은 아연실색하여 생각했다.

'그가 어떻게 내 몸에 용문금패가 있는 것을 알고 있을까?'

阮玲卻搶先躬身代答道:“神君言重了,金牌理呈送神君驗看。”

완령이 앞다투어 허리를 숙이며 대신 대답했다.

"별말씀을요. 금패를 신군께 올리겠으니 검사해보시지요."

她既已代為回答,杜君平自然不便推辭,隨從身上將金牌取出,上前雙手送上。

그녀가 이미 대신 대답했으므로 두군평은 자연 거절할 수 없어 품 속에서 금패를 꺼내어 두 손으로 올렸다.

千手神君接過金牌,細看了一番,喟然一聲長嘆道:“且喜故人無恙,武林這場滔天風波,或有平息之望。”

천수신군이 금패를 건네받아 자세히 한번 보더니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옛 친구가 별 탈이 없다니 기쁘도다. 무림의 하늘을 덮을 듯한 이 한바탕의 풍파도 혹시 그칠 희망이 있구나."

复把金牌遞給杜君平道:“二位心中定有許多疑竇,此刻老夫無暇細說,待過些時口,真相自明,再說腦子裡問題裝的太多,反到容易分心旁騖,耽誤藝業進展。”

다시 금패를 두군평에게 건네주고 말했다.

"틀림없이 두 분의 심중에 많은 의혹이 있겠지만 지금은 노부가 상세히 이야기할 틈이 없네. 시간이 지나면 진상은 밝혀질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머리 속에 문제가 너무 많으면 반대로 다른 일에 힘쓰기가 쉽지 않아 무예를 진전시킬 시기를 놓치는 것이다."

杜君平大為不悅,暗道:“又是一個悶葫蘆。”

두군평이 크게 불만스러워 속으로 생각했다.

'또 하나의 알 수 없는 일이군.'

只聽千手神君徐徐又道:“老夫無暇久陪二位說話,你們可在石室之內,潛心習練功夫,飲食皇甫總管自會著人照應,老夫得暇,亦會來此,指點一二。”

천수신군이 천천히 다시 말하는 것이 들렸다.

"노부는 두 분과 오래 이야기할 여가가 없네. 자네들은 석실에 있으면서 무공 연마에 몰두하게. 음식은 황보총관이 사람을 시켜 보살펴 줄 것이며 노부도 역시 틈나는 대로 와서 몇 가지 지적해 주겠다."

杜君平忍不住問道:“神君乃是本堡主人,復為天地盟四大副盟主之一,對本堡之事,難道作不了主?”

두군평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신군께서는 바로 본 보의 주인이시며 천지맹의 사대 부맹주의 한 분이시기도 한데 설마 이 보 안의 일에 대해 마음대로 처리하지 못하신단 말입니까?"

千手神君長嘆一聲道:“一言難盡,老夫若不是具有難言之隱,豈懼這批鬼魅魍魑。”

천수신군이 장탄식을 하며 말했다.

"한 마디로 다 말하기 어렵다. 노부가 만약 말 못할 사정이 있지 않다면 어찌 그런 귀신 도깨비같은 무리들을 두려워하겠는가?"

阮玲插言道:“我們須在此室呆多久?杜兄弟突在江湖失踪,不怕他們動疑嗎?”

완령이 끼어들었다.

"우리가 이 석실에서 오랫동안 머물러야 합니까? 두형제가 강호에서 갑자기 실종되면 그들의 의심을 살까 두렵지 않으십니까?"

千手神君點頭道:“此問極是,怛你盡可放心,江湖之上已然有另一個杜賢侄出現,他們斷不會動疑。至於在此呆上多久,那就得看他的進展了。”

천수신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질문은 극히 옳지만 안심하거라. 강호상에는 이미 다른 한 명의 두현질이 출현했으니 그들은 절대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두현질은 반드시 진전(進展​)을 보아야 한다."

頓了頓又道:“晨間老夫默察他的劍法,已然有了三四成的火候,勤練自然得登堂奧。明年九九之期,乃是天地盟盟友大會之日,會前劍術如能大成,那就再好沒有了。”

멈추었다 또 말했다.

"아침에 노부가 너의 검법을 조용히 살펴보니 이미 삼사성(三四成)의 화후를 이루었더구나. 부지런히 연마하면 자연 경지에 오를 것이다. 내년 중양절에 천지맹의 맹우대회(盟友大會​)가 있다. 대회 전에 검술이 대성을 이루게 되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겠지."

杜君平想了想道:“依晚輩猜想,了卻這段公案,似是非我出面不可,只是晚輩百思難解的是,為何不讓找安心習藝,而要在江湖跑上這麼一圈? ”

두군평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후배가 추측한 바에 의하면 이 공안(公案​)을 매듭지으려면 제가 나서지 않으면 안됩니다. 다만 후배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무엇 때문에 제가 마음놓고 무예를 익히도록 하지 않고 강호를 이렇게 돌아다니게 하는지요?" 

千手神君慨然嘆道:“在你未入江湖之前,莽莽江湖,究是誰家天下?沒有人敢評斷。是以不得不挺而走險,迫使對方提前發動。經這一來,情勢果有轉變……”

천수신군이 감개하여 탄식하더니 말했다.

"자네가 강호에 들어서기 전에 망망강호가 도대체 누구의 천하였는가? 감히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없네. 그래서 부득불 막다른 처지에서 모험하듯  상대방으로 하여금 앞당겨 발동하도록 몰아가는 것이네. 이렇게 하긴 했지만 정세가 과연 바뀔런지..." (앞부분이 영,,,,)

說著仰面一陣狂笑道:“必竟公道自在人心,那魔頭手段雖辣,仍然無法一手遮蓋天下人耳目,惡報恐亦不遠了。”

말을 마치자 고개를 쳐들고 일진의 광소를 터뜨렸다.

"결국에는 공도(公道​)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 그 마두의 수단이 비록 악랄하나 여전히 한 손으로 천하인의 이목을 가릴 수는 없다. 악행에 대한 보답을 받을 날 역시 머지 않았다."

他似心中積隱了許多抑慮,笑聲竟是淒愴異常,半晌方才收斂。長嘆一聲,緩緩地道:“杜賢侄已熟記劍譜,你二人可好好琢膳習練,老夫不能久留此間。”

그는 마음 속에 억눌러 감추 둔 생각들이 많은 듯 웃음소리가 비통하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치고 장탄식을 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두현질은 이미 검보를 외웠으니 너희 두 사람은 마음껏 연마토록 하거라. 노부는 이 곳에 오래 머무를 수 없다."

但聽一陣軋軋聲響,神座倏隱,黃幔也緩緩掩上。

일진의 윙윙, 하는 소리와 함께 자리가 사리지고 황색 휘장이 서서히 가려졌다.

杜君平望著阮玲道:“事情越來越離奇,真把我攪胡塗了。”

두군평은 완령을 바라보며 말했다.

"일이 갈수록 기이하군요. 정말 저를 혼란스럽게 하는군요."

阮玲道:“為你之事,他老人家可謂絞盡腦汁,如今你既得有這麼一個清靜的地方練劍,正應摒除一切雜念,潛心藝業,用不著為旁的事操心。”

완령이 말했다.

"당신을 위한 것이에요. 그 어르신은 머리를 짜내었다고 할 수 있어요. 지금 당신이 이처럼 검술을 연마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얻었으니 당연히 일체의 잡념을 버리고 전심전력으로 무예를 연마해야 합니다. 다른 일에 마음을 쓰지 말아요."

杜君平想了想道:“玲姐說得極是,劍法上有許多決竅,我尚無法領悟,如今有你在旁印證,真得好好的練一練呢。”

두군평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령누이 말씀이 지극히 옳소. 검법상의 많은 비결을 나는 늘 깨달을 방법이 없었소. 지금 당신이 옆에 있으면서 인증(印證​)을 해주면 정말 잘 익힐 수 있겠소."

阮玲嫣然一笑道:“你不怕我偷學你杜門的不傳秘學?”

완령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두씨 가문의 비전절학을 내가 훔쳐 배울까 두렵지 않아요?"

杜君平也笑道:“我們已經是一家人了,何用說那見外的話。”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이미 한 집안 사람인데 어찌 남을 대하듯 말하시오?"

突然覺出這話大有語病,不禁俊臉一紅,急又補充說道:“他老人家既著你與我同行,自然是具有深意。”

돌연 말에 큰 어폐(語弊)가 있음을 느끼고는 준수한 얼굴이 붉어지며 급히 보충해서 말했다.

"그 어르신이 당신과 내가 동행하도록 하셨으니 자연 깊은 뜻이 있는 것이오."

他不補充倒好,這一補充更顯露骨了。說者無心,聽者有意,阮玲頓時滿面通紅,突然扭轉身子,緩緩向前行去。

그 한 마디 보충은 너무 노골적이어서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뻔 했다.  말을 한 사람은 무심코 했지만 듣는 사람은 의미있게 받아들였다. 완령은 금새 만면(滿面)이 붉어지더니 몸을 홱 돌려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杜君平大惑不解,急步趕上道:“玲姐,你生氣了?”

두군평은 당황하여 이해를 못하고 급히 앞질러서 말했다.

"령누이, 화났소?"

阮玲低頭不語,杜君平大窘,用手搖著她的香肩,惶恐地道:“小弟剛才確是無心之言,如有唐突的地方,玲姐務必原宥。”

완령이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자 두군평은 크게 난처했다.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흔들며 황공해하며 말했다.

"소제가 조금 전엔 확실히 아무 생각없이 말을 했소. 당돌한 점이 있더라도 령누이는 꼭 양해해주시오."

說著深深一揖。

말을 마치자 깊이 읍을 했다.

阮玲止不住卟哧—笑,扭過身來嗔道:“誰怪你來著?此刻寸陰寸金,還不趕緊定了心來練劍。”

완령이 그만 참지 못하고 피식, 하고 웃으며 몸을 돌려 나무랐다.

"누가 당신을 탓한댔어요? 지금은 시간이 금이에요. 서둘러 마음을 바로 잡고 검법을 연마을 하지 않고 뭐해요!"

杜君平這才一塊石頭落地,緩緩收攝心神,從新溫習劍譜,這事暫且擱下不提。

두군평은 그제서야 한 덩어리의 돌을 내려놓은 듯 했다. 천천히 심신을 수습하고 다시금 검보를 복습했다.

(이 일은 잠시 넣어두고 더이상 꺼내지 않는다).

  

再說武當云霄道長一行人,隨著靈空上人,行出觀外,前行不及半里,果有兩個僧人從道旁閃身而出,合十道:“弟子覺明、覺慧,參見掌門人。”

다시 이야기는 무당 운소도장 일행으로 돌아간다. 영공상인의 뒤를 따라 도관 밖으로 나가자 반 리도 못 갔을 때 과연 두 명의 승인이 길 옆에서 번개같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합장하고 말했다.

"제자 각명, 각혜가 장문인을 뵙옵니다."

靈空上人一擺手道:“罷了,著你們打聽之事,可曾摸著線索?”

영공상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만둬라. 너희들은 어떤 실마리가 될 만한 일이라도 알아내었느냐?"

覺明合十躬身禀道:“據聞似是設在神風堡,不知確是不確?”

각명이 합장하고 허리를 숙이며 보고했다.

"소문에 의하면 신풍보에 시설되어 있다고 하는데 확실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靈空上人口宣佛號道:“老衲意先去神風堡拜望一番東方施主。”

영공상인이 불호를 외우더니 말했다.

"노납이 먼저 신풍보로 가서 동방 시주를 한번 찾아뵈어야 하겠구나."

於是,一行人立即取道神風堡,不過暗地裡,各人均為自己的安危,作了一番安排,俱都抽空留下暗號,招集本派高手前來接應。

그래서 일행은 즉시 신풍보로 가는 길을 잡았다. 그러나 암암리에 각 개인들은 모두 자신의 안위를 위해 하나씩 안배를 했다. 모두 틈을 내어 암호를 남겼는데 본 파의 고수들을 소집하여 그쪽으로 와서 접응토록 한 것이었다.

神風堡位處蒙山,幾人腳程均極迅快,不及三天,已然進入山區,靈空上人當先領路道:“穿過前面那座松林,離神風堡就只有半日路程了。”

신풍보는 몽산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걸음이 매우 빨라 삼 일이 되기 전에 산에 들어서게 되었다. 

영공상인은 먼저 길을 안내하며 말했다.

"전면의 송림을 통과하면 신풍보까지는 한나절 거리 밖에 안되오."

雲霄道長喟然嘆道:“但願此行得以面見肖大俠,天地盟再不加整頓,武林勢將引起無邊殺孽。”

운소도장이 탄식하며 말했다.

"이번 행차에 소대협을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천지맹을 다시 재정비하지 않으면 무림에 끝없는 살업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靈空上人冷森森地道:“凡事見仁見智,極難速下定論,當年天地盟自鳴高潔,將許多門派,摒斥門外,便是一大失策。”

영공상인이 음산하게 말했다.

"어떤 일이든 보는 사람에 따라 견해가 다르니 결론 내리기가 극히 어렵소. 당시 천지맹이 스스로 고결함을 내세워 수 많은 문파들을 배척하는 큰 실책을 하고 말았소."

雲霄道長愕然道:“上人所指,究系哪些門派?”

운소도장이 놀라며 말했다.

"상인께서는 어떤 문파들을 가리키시는 것이오?"

靈空上人揚著臉道:“邊荒四異何等聲威,如何不邀請加盟?”

영공상인이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변황사이(邊荒四異)가 얼마나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 왜 초청하여 가맹시키는 않았소?"

此時一行人已然穿過了松林,聆聽他此種議論之後,無不大為驚異。

이때 일행은 이미 송림을 가로질러 통과했는데 그들의 이런 논의를 듣고 난 후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妙手書生大笑道:“高論,高論,想那東魔、南毒、北妖、西怪,哪一個不是滿手血腥,天地盟如容這等邪魔進入,成何體統?上人名門高僧,發此議論,著實令人百思難解。”

묘수서생이 크게 웃었다.

"고론이시오, 고론이야. 동마, 남독, 북요, 서괴를 생각하면 어느 한 사람도 손에 피비린내가 가득 하지 않는 사람이 없소. 천지맹이 이들 사마들을 받아들인다면 어찌 체통이 서겠소? 명문의 고승이신 상인께서 이런 의견을 내놓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를 할 수 없소."

靈空上人哼了一聲道:“武林原無是非善惡,弱死強存,各憑藝業。所謂名門正派,不見得就是什麼好東西。”

영공상인이 흥, 하며 말했다.

"무림은 원래 시비와 선악이 없소. 약한 자는 죽고 강한 자가 존재할 뿐이고 각자 무공의 성취에 의지할 뿐이오. 소위 명문정파라는 것이 반드시 무슨 좋은 것은 아니오."

雲霄道長霍地停下腳步,沉喝道:“你究竟是什麼人?”

운소도장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침갈했다.

"너는 도대체 누구냐?"

靈空上人把臉一抹,厲笑道:“你此刻問我已經遲了。”

영공상인은 얼굴을 한번 문지르더니 근엄하게 웃었다.

"지금 물어보는 것은 이미 늦었소."

神拳鮑方怒喝道:“公羊轂你好大的膽子。”

신권 포방이 노갈했다.

"공양곡(公羊轂), 네 놈은 정말 담이 크구나."

此時一行人均已認出,靈空上人原來是西怪公羊轂所假扮,立時四下一分,將他三人圍住。公羊轂背負著雙手,仰面哈哈大笑,對場中劍拔弩張之陣勢,連正眼都不瞧一下。​

영공상인은 원래 서괴 공양곡이 가장한 것임을 이때 일행들은 똑같이 알게되었다.  즉시 사방으로 흩어져 그 세 사람을을 에워쌌다. 공양곡은 뒷짐을 지고 고개를 쳐들고는 하하, 크게 웃었다. 장중은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

神拳鮑方大怒,揮手一舉搗出,不料,拳才到一半,驀地狂吼一聲​​,不知怎的,竟跌坐地下。

신권 포방이 대로하여 손을 휘두르며 일거에 돌진해나왔다. 생각지도 않게 권이 채 절반도 이르지 못했을 때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리며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도 그 자리에서 쓰러져버렸다.

青衫劍客離他最近,急步上前扶起,剛一彎腰,突聞胸間一陣絞痛,不覺恍然大悟,失聲喊道:“不好,只怕咱們已中了他的暗算。”

청삼검객이 그와 가장 가까이 있었다. 급히 나아가더니 부축해 일으키려 허리를 굽히려는데 돌연 가슴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자기도 모르게 문득 깨닫는 것이 있어 절로 소리쳤다.

"안좋군. 우리들은 이미 그의 암산에 당한 것 같소."

一行人中,以雲霄道長的修為最深,早已覺出情形有異,暗中急運玄功逼住毒勢蔓廷,可是竭盡所能,竟然無法阻止,不禁喟然一聲長嘆。此時一行人均已毒發,紛紛跌坐地下。​ 

일행들 중에서는 운소도장의 수양이 가장 깊었다. 일찌기 상황이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암중으로 급히 현공을 운기하여 독기가 퍼지는 것을 막고 있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아무리 해도 저지할 방법이 없자 길게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이때 일행들은 모두 독이 발작하여 분분히 땅에 쓰러졌다.​ 

公羊轂目露凶光,森森怪笑道:“這就是多管閒事的下場,如有遺言,趁早快說,等會就來不及了。”

공양곡은 눈에 흉광을 드러내며 음산한 괴소를 흘리며 말했다.

"이것이 바로 쓸데없이 자꾸 참견한 결말이다. 남길 말이 있거든 일찌감치 얼른 말해라. 기다릴 틈이 없느니라."

見大家都閉目無言,復又指著松林道:“這座松林經過南毒莫懷仁的精心佈置,就是大羅神仙,穿過林中,也難逃一死,你們留下暗號招人,那不過讓松林之內,多添幾個怨鬼罷了。”

사람들이 눈을 감고 말이 없자 다시 또 송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송림에는 벌써 남독(南毒) 막회인(莫懷仁)이 심혈을 기울여 안배를 펼쳐놓았지. 대라신선(大羅神仙)이라 할 지라도 숲을 지나기만 하면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너희가 암호를 남겨 사람을 불렀지만 송림 안에서 몇 명의 원귀(怨鬼)만 더 늘어날 뿐이다."

驀地,松林之內,傳來一聲冷笑道:“別得意,只怕未必見得。”

갑자기 송림 안에서 한 소리의 냉소가 들려왔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테니 득의해 하지말아라."

嗖的一聲,由林中飛出一條人影,落地竟是一位猿背蜂腰的玉面少年,背負著雙手,緩步向西怪趨近。

씽, 하는 소리와 함께 숲에서 하나의 인영이 날아와 내려서는데 원숭이 등에 벌의 허리를 한 옥면소년이었다. 두 손으로 뒷짐을 지고 천천히 서괴를 향해 가까이 다가왔다.

覺明、覺慧同聲驚呼道:“他就是杜君平。”

각명, 각혜가 이구동성으로 놀라서 외쳤다.

"그가 바로 두군평입니다."

玉面少年冷冷地道:“不錯,區區正是杜君平,你們還算有眼力。”

옥면소년은 냉랭하게 말했다.

"그렇소. 이 몸이 바로 두군평이오. 당신들은 어쨌든 안목은 있으시구료."

公羊轂怔了怔,突地一聲厲喝道:“宰了他。”

공양곡이 어리둥절해 하다 갑자기 엄중하게 소리쳤다.

"죽여라."

覺明、覺慧雙雙驟起發難,兩支禪杖,挾著呼呼風聲,一左一右閃電般橫掃而出。玉面少年哈哈一笑,肘下飛起一道精芒,但聽虛虛一陣破空怪嘯,劍芒忽斂。覺明、覺慧兩僧像醉了一般,搖晃著緩緩僕地倒下。​從撤劍攻敵到納劍歸鞘,僅不過是轉眼工夫,出手之快,無以復加,公羊轂縱具一身邪力,也覺暗暗心驚。​

각명, 각혜는 쌍쌍이 벌떡 일어나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두 자루의 선장이 휙휙, 소리를 내며 좌우에서 번개처럼 횡으로 쓸어갔다. 옥면소년은 하하, 하며 웃었다. 팔꿈지 아래에서 정망(精芒)이 날아갔다. 일진의 공기를 찢는 소리가 들리고는 검망(劍芒)은 이미 거두어졌다. 각명, 각혜는 마치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더니 천천히 고꾸라지듯 땅으로 쓰러졌다. 검을 뽑아 적을 공격하여 쓰러뜨리고 다시 검을 검집에 꽂기까지는 겨우 눈 한번 굴리는 시간에 지나지 않았다. 출수의 빠름이 다시 없는 것이어서 공양곡은 지금껏 일신에 사력(邪力)을 갖추고 있었지만 속으로 놀랐다.

玉面少年若無其事,舉步行近雲霄道長,掏出一個玉瓶,遞了過去道:“煩道長分給每人一顆,在下還得向老怪物領教兩手。”

옥면소년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운소도장에게로 걸음을 옮겨 하나의 옥병을 꺼내어 건네주고는 말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도장께서 한 사람에 한 알씩 나누어주십시오. 저는 노괴물에게 가르침을 받을까 합니다."

公羊轂為他先聲所奪,一時竟無出手之意。

공양곡은 상대에게 먼저 압도당했기에 잠시동안은 출수할 생각이 없었다.

玉面少年向他招招手道:“借用尊駕一句話,咱們弱死強存各憑藝業。不過你還得要快,如果等到他們把毒解去,便沒有機會了。”

옥면소년은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귀하의 한 마디를 빌리자면 우리는 각자 무공에 따라 약자는 죽고 강자는 살아남는다고 했소. 그러나 당신은 여전히 서둘러야하오. 만약 그들이 해독이 된다면 다시 기회가 없을 것이오."

公羊轂獨霸西荒,一向心狠手辣,就在少年說話之時,早把真氣運到十成。驀地一聲大喝,雙掌齊發,不攻當面之敵,卻向正在運功療傷的雲霄造長一行人攻去。

서황(西荒)을 독패(獨霸)한 공양곡은 늘 마음이 사납고 손속이 악랄했다. 소년이 말을 할 때 벌써 진기를 십성까지 끌어올렸다. 갑자기 일성대갈하며 쌍장을 일제히 발출했는데 정면의 적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 바로 운공요상 중인 운소도장 일행을 향한 것이었다.

他功力深湛,出手又狠又疾,一股陰力強勁,急如狂潮怒浪,匝地捲起,玉面少年亦是老江湖,表面故作​​驕狂,暗中早已留神,當下長笑一聲道:“你那點鬼心思瞞不了我。”

그의 공력은 심후하고 출수가 매섭고 재빨라 한 줄기의 음강(陰強)한 힘이 사나운 파도처럼 온 땅을 가득 휩쓸어왔다. 옥면소년도 노련하여 표정은 오만한 척 했으나 암암리에 벌써부터 주의하고 있었다. 길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의 그 귀신같은 생각은 나를 속일 수 없소."

身形一閃,雙掌疾翻,硬碰硬的迎著那股掌風推去。西怪公羊轂數十年精修功力,掌勁何等威猛,少年竟然毫不偷巧,硬碰硬接,實是犯了武林大忌。​

신형을 피하더니 쌍장을 질풍같이 뒤집어 그 장풍에 대항하여 맞이해갔다. 서괴 공양곡이 수십 년 정수(精修​)한 내공이 담긴 장경(掌勁​)이 얼마나 위맹한가? 소년이 뜻밖에도 전혀 요령을 피우지 않고 강경하게 맞서는 것은 실제로 무림의 금기를 범하는 것이었다.

公羊轂肚內暗罵道:“小子你是尋死!”掌勁猛又回添了二成。

공양곡이 속으로 욕했다.

'어린 놈이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이 성의 공력을 더했다.

砰!兩股掌力接實,場中呼呼捲起一陣旋風。公羊轂心神猛震,只覺對方掌勁隱隱似有一股強紉彈震之力,將他震得血翻氣湧,蹬蹬退了兩步。​玉面少年臉上仍是毫無表情,昂然屹立,連衣角也沒有閃動一下。公羊轂又驚又怒,雙掌再度舉起,緩緩提起胸際。​ 

펑! 두 가닥의 장력이 부딪히자 장중에는 일진의 회오리바람이 휙휙,하고 말려올라갔다. 공양곡은 심신이 거세게 떨렸다. 상대의 장력에 은은히 강하고 질긴 탄력(彈力​) 같은 것이 그를 진동시켜 쿵쿵, 두 걸음 물러나게 했다. 옥면소년은 얼굴에 여전히 아무런 표정이 없이 당당하게 서있는데 옷자락조차 흔들리지 않았다. 공양곡은 놀랍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서 쌍장을 다시 한번 천천히 가슴께로 들어올렸다.

玉面少年冷冷地道:“識時務者為俊傑,尊駕既無力將區區搏殺,這樣纏鬥下去,後果如何你該知道。”

옥면소년이 냉랭하게 말했다.

"시무(時務​)를 아는 자가 준걸이라 했소. 귀하는 이미 저와 싸울 힘이 없소. 이렇게 뒤엉켜 싸우다가는 나중에 결과가 어떨지 당신은 아셔야 하오."

公羊轂向以心黑手辣聞名,忖度目前情勢,自知搏殺少年已然無望,偷襲七派掌門人亦不可能,心念一轉之下,頓萌退志,倏地—個旋身,飛奔而去。

공양곡은 여태껏 속이 검고 손속이 매운 것으로 유명하였다. 목전의 정세를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소년과 다시 싸울 가망도 없고 칠파의 장문인을 기습하는 것 역시 불가능함을 알게 되었다. 생각을 한번 굴려보더니 몸을 돌려 나는 듯 달려갔다.

玉面少年並不追襲,轉過身來,對著雲霄道長拱手道:“道長身中之毒想已解去,神風堡不用去了,請各位速回本派,日下武林亂像已萌,還應早作準備。”

옥면소년은 추격하지 않고 돌아서서 운소도장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도장께선 이미 해독이 되셨으니 신풍보는 갈 필요가 없습니다. 모두 각자 문파로 돌아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요즘 무림에 겁란의 싹이 돋아나고 있으니 미리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雲霄道長起身稽首稱謝道:“若非少俠及時趕到,後果實難想像。”

운소도장이 몸을 일으켜 서서 계수하며 사의를 표했다.

"만약 소협이 때 맞춰 오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 실로 상상하기 어려웠소."

玉面少年躬身道:“道長不必客氣。以後仰仗道長之處正多,些許小事何足掛齒。”

옥면소년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도장은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이후 도장께 의지해야 할 것이 많을 텐데 이런 작은 일은 입에 올리기도 부족합니다."

玉面少年復又道:“諸位此番遇險,歸根結底,仍是為了杜門之事,區區若不能稍效微勞,豈不有負諸位一片苦心?時間已然不早,諸位請繞道下山,在下還得去擋退後來之人,俾免誤入毒林。”

옥면소년이 또 말했다.

"제위께서 이번에 험악한 일을 당하신 것은 근본적으로는 두씨 가문의 일을 위함입니다. 제가 만약 미약하나마 힘을 다하지 못한다면 어찌 여러분들의 일편 고심(苦心)을 저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시간이 이미 늦었으니 제위께서는 우회하여 하산하십시오. 저는 가서 나중에 오는 사람들을 막아서 돌아가게 하여 독림(毒林)에 잘못 들어오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深打—躬,放腿身往松林中奔去。

허리를 깊이 숙여보이고는 송림 숲 속으로 달려갔다. 

妙手書生慨然嘆道:“有子如此,杜飛卿死應瞑目了。”

묘수서생이 감개무량하여 말했다.

"이런 아들이 있으니 두비경은 죽어서도 편안하게 눈을 감을 것이오."

青衫劍客怒氣勃勃,揚聲叫道:“以今日之事看來,天地盟必已遭逢劇變,我等身為盟友,己能坐視。”

청삼검객이 노기충천하여 큰 소리로 소리쳤다.

"오늘 일로 볼 때 천지맹은 큰 변고가 생긴 것이 틀림없소. 우리들은 맹우의 신분인데 어찌 좌시할 수 있겠소?" 

神拳鮑方接道:“尹兄說得極是,肖大俠若是仍任盟主,豈容這枇邪魔混入,我等務必查個水落石出。”

신권 포방이 이어서 말했다.

"윤형의 말씀이 매우 옳소. 소대협이 만약 여전히 맹주를 맡고 있다면 어찌 이런 사마의 무리들이 섞여 들어오는 것을 용인하겠소. 우리들은 필히 조사하여 진상을 밝혀야 하오."

雲霄道長徐徐道:“貧道自得知飄香谷主突然仙逝之訊,心中便已動疑,諸位既有此心,貧道願附驥尾。”

운소도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빈도는 표향곡주가 돌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알게 되고부터 심중에 의문이 생겼소. 여러분들 생각이 이미 이러하니 빈도가 뒤를 따르겠소."

一行人自遭暗算後,俱都動了真怒。是以群情激昂,重又向神風堡進發。

일행은 암산을 당한 후부터 모두 정말로 화가 나게 되었다. 그래서 감정이 격앙되어 또 다시 신풍보를 향해 나아갔다. 


再說玉面少年,穿林面過,先行用劍剖去一片樹皮,運用金鋼指力,寫了一行宇:“林中有毒,入林者死。”

這才重又上路。

다시 옥면소년의 이야기를 하자면, 숲을 가로질러 가서 검으로 나무껍질을 벗겨낸 다음 금강지력(金鋼指力​)을 써서 한 줄의 글을 적었다. 

"숲 속에 독이 있으니 들어가는 자는 죽는다."

그제서야 다시 길에 올랐다.

突地,前路一陣譽鈴聲響,奔來了三匹快馬,當先一位錦衣公子,率領著一位錦衣大漢與一個少了一目的黑袍老者。

돌연 앞의 길에서 일진의 방울소리가 들리더니 세 필의 쾌마가 질주해왔다. 한 명의 금의공자가 한 명의 금의대한과 한 명의 애꾸눈 흑포노인을 거느리고  앞서서 오고 있었다.

錦衣公子一眼瞥見玉面少年,遠遠便喊道:“杜兄,久違了。”

금의공자가 옥면소년을 흘낏 쳐다보더니 멀리서 소리쳤다.

"두형, 오랜만이오."

玉面少年怔了怔,旋即省悟,拱手笑道:“兄台可是去神風堡?”

옥면소년은 어리둥절하다가 곧 깨닫고는 공수하며 웃었다.

"형은 신풍보에 가시오?" 

錦衣公子道:“不錯,傳聞少林、武當掌門人,親率七派高手,已然去了神風堡,是以趕來看看熱鬧。”

금의공자가 말했다.

"그렇소. 들리는 소문에 소림, 무당장문인이 친히 칠파 고수를 거느리고 이미 신풍보로 가셨다하오. 그래서 재미난 구경거리를 보러 왔소."  

玉面少年眼珠一轉,微微笑道:“兄台僅僅是為了看熱鬧才去神風堡?”

옥면소면이 눈알을 굴리더니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형은 단지 구경거리를 보기 위해 신풍보에 가시는 것이오?"

錦衣公子微感不快地道:“你是明知故問。” 

금의공자가 조금 불쾌하게 느끼며 말했다.

"당신은 잘 알면서 일부러 묻는군요."

玉面少年故作失驚地道:“在下與兄台相識不久,如何得知兄台之事。”

옥면소년이 놀란 척 하며 말했다.

"저는 형과 서로 알게 된 지 오래지 않았는데 어떻게 형의 일을 알 수 있겠습니까." 

錦衣公子冷冷地道:“兄弟原以為你是坦蕩君子,誰知也是個城府深沉之人,倒是看走了眼呢。”

금의공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형제는 원래 당신이 거리낌 없는 군자라고 여겼는데 속셈이 있고 내색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누가 알겠소? 이제서야 알아보았군요."

玉面少年暗暗叫糟,忖道:“不好,如若替他得罪了這位朋友,豈不前功盡棄?”

옥면소년이 아차 싶어 속으로 생각했다.

'야단났군. 만약 이 친구에게 미움을 산다면 이전의 노력이 헛되지 않겠는가?'

於是忙賠笑道:“兄台誤會了,在下不是那個意思。”

그래서 급히 미안해하며 웃는 낯으로 말했다. 

"형은 오해하신 거요. 저는 그런 뜻이 아니었소이다." 

錦衣公子哈哈笑道:“不用提啦,反正你我是友非敵。”跟著斂去笑聲道:“兄弟往迴路走了​​,請同去神風堡為妙。”

금의공자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말할 필요없소. 어쨌든 당신과 나는 친구지 적이 아니오." 

곧 웃음을 거두고 말했다.

"형제 함께 신풍보로 가는 것이 좋겠소이다."

玉面少年微微笑道:“既是這樣,兄弟領路。”

옥면소년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형제가 길을 안내하지요." 

舉步當先,朝山徑行去。

걸음을 옮겨 앞장서서 산길을 향해 걸어갔다. 

錦衣公子躍身下馬道:“山路崎嶇,倒是步行穩便。”

금의공자가 말에서 뛰어내리더니 말했다.

"산길이 험하니 걷는 것이 낫겠군." 

二人一路疾行,將近黃昏時刻,已然遙望見了神風堡,玉面少年停下腳步道:“你我是明闖還是暗進?”

두 사람이 함께 달려가니 황혼이 질 무렵이 가까워졌을 때 이미 멀리서 신풍보가 보이기 시작했다. 옥면소년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우리는 떳떳하게 쳐들어갈까요 아니면 몰래 들어갈까요?"

錦衣公子回頭看了一眼,說道:“等兄弟兩個屬下來了之後,咱們再商量如何?”

금의공자가 고개를 돌려 뒤를 보더니 말했다.

"형제의 두 부하들이 오면 다시 상의하는 것이 어떻소?" 

玉面少年選了一塊山石坐下道:“咱們用點乾糧,歇息一會吧,晚上或許有番惡鬥也不一定。”

옥면소년이 바위를 하나 골라 앉으며 말했다.

"우리는 건량(乾糧​)을 먹으며 좀 쉬도록 합시다. 밤에 어쩌면 악투(惡鬥​)가 벌어질지 모르오." 

說話之間,錦衣大漢與眇目老者已到前面,錦衣大漢恭謹地道:“屬下因安置馬匹並囑咐後隨之人,是以遲來一步。”

말을 하는 도중에 금의대한과 애꾸노인이 이미 앞쪽에 도착하였다. 금의대한이 공손히 말했다.

"속하, 말을 안치시키고 뒤따르는 사람들에게 분부하느라 한 걸음 늦었습니다." 

錦衣公子傲岸地道:“據說神風堡頗多機關埋伏,今晚你要多用點心。”

금의공자가 거만하게 말했다.

"들리는 말에 신풍보에 꽤 많은 기관매복이 있다하니 오늘 밤 당신은 아주 조심하여야 하오."

錦衣大漢躬身道:“等會屬下仔細瞧瞧,料想也不會有什麼出奇之處。”

 금의대한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속하가 자세히 살펴볼테니 기다려 주십시오. 무슨 특별한 데는 없으리라 추측됩니다."

錦衣公子又道:“無論如何不能弱了咱們修羅門的名聲,知道嗎?”

금의공자가 또 말했다.

"어찌됐든 우리 수라문의 명성을 잃어서는 안되오. 알겠소?" 

錦衣大漢一躬身道:“屬下遵命。”

금의대한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속하, 명을 따르겠습니다." 

玉面少年突然想起一事道:“請問令師可還健在?”

옥면소년이 돌연 한 가지 일이 생각난 듯 말했다.

"영사께서는 아직도 건강하시오?" 

錦衣公子頗為意外地怔了怔,緩緩答道:“托福,他老人家身體還算硬朗。”

금의공자가 자못 의외라고 여겨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대답했다.

"덕분에 그 어르신은 여전히 정정하시오." 

玉面少年感慨地道:“令師已有十餘年沒進中原了,世事滄桑,這十餘年,武林已遠非昔比了。唉……”

옥면소년이 감개무량하여 말했다.

"영사께서는 십여 년이나 중원으로 나오시지 않았소. 세상사 상전벽해라 이십여 년 동안 무림은 이미 옛날과 같지 않으니. 아..."

玉面少年一付老氣橫秋之態,倒把錦衣公子弄糊塗了,望瞭望他,突然道:“你好像和家師認識?”

옥면소년이 노티를 내는 모습에 금의공자는 어리둥절하여 그를 바라보다가 돌연 말했다. 

"당신은 가사와 서로 아시는 듯 하오만?"

玉面少年點點道​​:“那是十幾年前的事了……”

옥면소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은 십수 년 전 일이오..." 

突然覺出不對,復又接道:“當時兄弟還小得很,經家師告知,才得識令師修羅王前輩。”

돌연 잘못된 것을 깨닫고 또 다시 이어서 말했다.

"당시 형제는 아직 어렸는데 가사께서 알려주신 적이 있어 비로소 영사가 수라왕 선배임을 아는 것이오."  

經這番解說,總算遮掩過去。此時,日頭已漸西沉,山風霧靄,緩緩由山間升起……

이렇게 설명을 하여 숨기고 지나간 셈이었다. 그때 해는 이미 점점 서쪽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산바람이 불어오자 안개가 천천히 산비탈로 올라오고 있었다. 

錦衣大漢立起身來道:“時間尚早,屬下先去探看一番,免得臨時誤事。”

금의대한이 일어서더니 말했다.

"시간이 아직 이르니​ 이따가 일을 그르치지 않도록​  속하가 먼저 가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錦衣公子大剌剌地道:“你去吧!”

금의공자가 큰 소리로 말했다.

"가보시오!" 

轉過臉來又對眇目老者道:“他們都來了嗎?”

애꾸노인에게 얼굴을 돌려 ​말했다. 

"그들은 모두 와있소?"

眇目老者答道:“就在前面不遠,未奉呼喚,是以不敢著令跟隨。”

애꾸노인이 대답했다.

"앞쪽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부르시지 않으시길래 뒤따르게 하지 않았습니다." 

錦衣公子道:“暫時還用不著他們,不跟著也行。”

금의공자가 말했다.

"잠시동안 그들이 할 일은 없으니 따라오지 않게 하시오." 

玉面公子對於進入神風堡之事,並不關心,徑自閉目養神。

옥면공자는 신풍보에 들어가는 일에 대해 관심이 없어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고 있었다. 

突地,吵目老者道:“前面有人來了。”

갑자기 애꾸노인이 말했다.

"앞쪽에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玉面少年緩緩把眼睛睜開道:“怎的多了兩個人?”

옥면소년이 천천히 눈을 뜨며 말했다.

"왜 두 명이 더 있을까?" 

錦衣公子抬頭向來路望去,果見四個僧人之後,又多了兩個俗裝少年。不禁哈哈笑道:“今晚神風堡風雲際會,竟然來了這麼多人,倒是有趣得很呢。”

금의공자가 고개를 들어 왔던 길을 바라보니 과연 네 명의 승인의 뒤에 또 두 명의 속장소년(俗裝少年​)이 더 있었었다. 하하, 하며 웃음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 

"오늘 밤 신풍보에 풍운이 이려 하는데 뜻밖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으니 오히려 아주 재미있게 되었소."

晃眼之間,四僧二俗已到前面,見了錦衣公子等人不由愕然怔了怔。內中一個白眉僧人,一眼看出玉面少年在座,口宣佛號道:“原來少俠尚未進堡。”

눈 깜빡할 사이에 사승이속(四僧二俗​)이 앞쪽에 이르렀는데 금의공자 등을 보더니 절로 놀라서 멍해졌다. 그 중에 한 명의 백미승인(白眉僧人​)은 옥면소년이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불호를 외더니 말했다.

"원래 소협은 아직 보에 들어가지 않았군요." 

玉面少年抬頭看他一眼道:“貴掌門人可曾來到?”

옥면소년이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귀 장문인은 도착하셨소?"

白眉僧人道:“據說已偕雲霄道長來了神風堡。”

백미승인이 말했다.

"듣기로 이미 운소도장과 함께 신풍보에 오셨다 하오." 

玉面少年哈哈笑道:“那個冒牌貨乃是西怪公羊轂,已為在下一掌驚跑,禪師說的可是他?”

옥면소년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 가짜는 원래 서괴 공양곡이었소. 저의 일장에 놀라서 달아났지요. 선사께서 그를 말씀하시는 것이오?"

白眉僧人口宣佛號道:“原來如此。貧僧也已料到事有蹊蹺,是以連夜趕來。”

백미승인이 불호를 외더니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빈승도 이 일에 이상한 점이 있다고 짐작해서 밤을 새워 서둘러 왔소이다."

同來的兩個俗裝少年,也於此時趨近了玉面少年,同聲喊道:“杜兄久違了。”

함께 온 두 명의 속장소년(俗裝少年​)도 이때 옥면소년 가까이 오더니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두형, 오랜만이오." 

玉面少年暗皺眉頭,但仍假作歉然道:“久違,久違,二兄也是去神風堡嗎?”

옥면소년은 몰래 눈살을 찌푸렸지만 여전히 미안한 척 말했다.

"오랜만이오. 두 형도 신풍보에 가시는 것이오?"

身著儒衫的少年,搖著紙扇道:“小弟乃是奉家師召喚趕來,杜兄可曾見著他們嗎?”

몸에 유삼을 걸친 소년이 종이부채를 흔들며 말했다.

"소제는 원래 가사께서 소환하시길래 부랴부랴 왔소. 두형은 그 분들을 보셨소?" 

此時玉面少年不得不用點心機了,故作遲疑道:“令師是……”

이때 옥면소년은 부득이 심기를 쓰지 않으면 안되었다. 고의로 머뭇거리며 말했다.

"영사께서는..." 

儒衫少年忙接道:“家師妙手書生馬載,在九洲鏢行因事不便,故未對杜兄透露師門。”

유삼소년이 급히 말했다.

"가사는 묘수서생 마재이시오. 구주표항에 있을때는 불편하여 일부러 두형께 사문을 드러내지 않았소이다." 

玉面少年哈哈笑道:“想來姓名也是假的了?”

옥면소년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생각해보니 성명도 가짜이겠구료?" 

儒衫少年道:“姓名到是不假,李俊才三字,一字都未改換。”

유삼소년이 말했다.

"성명은 가짜가 아니오. 이준재 석 자 중에 한 글자도 바꾸지 않았소." 

玉面少年暗記心中,又對著—位濃眉大漢道:“兄台的姓名有無改換,免得小弟錯呼失禮。”

옥면소년이 속으로 기억해두며 또 한 명의 짙은 눈썹의 대한에게 말했다.

"소제가 잘못 불러 실례하지 않도록 형의 성명도 바꾼 것이 없는지 알려주시오."  

濃眉大漢縱聲笑道:“兄弟行不更名,坐不改姓。王宗漢三字,用的就是本名,家師外號青衫劍客。”

짙은 눈썹의 대한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이름도 성도 바꾸지 않았소. 왕종한 석 자를 사용한 것은 바로 본명이오. 가사의 외호는 청삼검객이시오."

五面少年所遇難題,迎刃而解,起身為二位與錦衣公子引見道:“此位乃是修羅門下……”

옥면소년은 난제에 부딪혔다가 하나가 풀리자 나머지도 술술 해결된 셈이었다. 두 사람을 금의공자에게 소개하며 말했다.

"이 분은 수라문하의..." 

錦衣公子並未起身,傲岸地接道:“兄弟任長鯨,二位名門高徒,久仰,久仰。”

금의공자는 결코 일어서지 않고 도도하게 말을 받았다.

"형제는 임장경이오. 두 분 명문의 제자분을 앙모한 지 오래요." 

王宗漢豪放性格,一笑置之,李俊才卻是大為不悅。搖著紙扇,徑自轉過身來。

왕종한은 호방한 성격이라 웃어넘겼지만 이준재는 크게 불쾌하였다. 종이부채를 흔들며 몸을 돌려버렸다.  

玉面少年何等人物,早已看在眼內,隨即話題一轉道:“二位的令師,在下午間已然見過,並解救了他們一次危難,此刻的行踪,可就不知道了。”

옥면소년이 어떤 인물인가? 벌써 알아차리고 즉시 화제를 바꾸어 말했다.

"두 분의 영사를 제가 낮에 이미 뵌 적이 있소. 그들을 첫번째 위난(危難​)에서 구해드렸지만 지금의 행적은 알 수가 없구료."

李俊才想了想道:“這個兄弟就不知道了。”

이준재가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것은 형제도 모르겠소." 

白眉僧人突於此時,打斷二人話題道:“貧僧們此刻便去拜見堡主,幾位是同去呢?還是另怍打算?”

백미승인이 이때 돌연 두 사람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빈승들은 지금 가서 보주를 배견하려 하오. 여러분들도 함께 가시겠소? 아니면 따로 계획이 있으시오?"  

李俊才道:“在下既與禪師一路前來,自然仍是作一路走,一切均待見了家師,再作決定。”

이준재가 말했다.

"저는 이미 선사(禪師​)와 함께 왔으니 당연히 같이 가겠습니다. 모든 것을 가사를 뵙고 난 후 다시 결정하겠습니다." 

玉面少年笑了笑道:“諸位請吧,兄弟與任兄約定在先,恕不偕行了。”

옥면소년이 웃으며 말했다.

"제위께서는 가십시오. 형제와 임형은 미리 약속이 있어 함께 가지 못함을 용서하십시오."

容得白眉僧人等走遠,復又對錦衣公子問道:“任兄今晚是看看呢?抑是有意進攻?”

백미승인 등이 멀리 가고나자 또 다시 금의공자에게 물었다.

"임형은 오늘 밤 살펴보시겠소? 아니면 공격해 들어갈 생각이시오?" 

任長鯨道:“得看形勢來決定,如是千手神君果然與天地盟串通一氣,那就不得不放手一拚了。”

임장경이 말했다.

"형세를 보고나서 결정합시다. 만약 천수신군이 과연 천지맹과 한통속이라면 그때는 부득불 한번 싸워야지요." 

玉面少年朗聲笑道:“兄弟也是這般打算。” 

옥면소년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도 그럴 작정입니다." 

突地,一陣衣袂飄風聲起,錦衣大漢嗖地射落身旁,躬身禀道:“屬下已把全堡形勢,略略察著了一番,果是獨具匠心,十分氣派,各方佈置,也極精巧!”

갑자기 일진의 옷자락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가 일더니 금의대한이 쌩, 하며 곁에 떨어져 내렸다. 허리를 굽히며 보고했다.

"속하가 이미 보의 전체 형세를 간략히 살펴보았는데 과연 하나하나가 공을 들였고 아주 그럴 듯 하게 각 방면에 설치되어 있는데 극히 정교하였습니다." 

任長鯨迅即截住他的話頭道:“可有把握闖進去?”

임장경이 재빨리 그의 말을 자르고 말했다.

"뚫고 들어갈 수 있겠소?" 

錦衣大漢道:“今晚不用闖進,因由進堡的大道,直至議事大廳,神風堡均派有接待之人,據聞堡主已然傳令,凡屬來堡之人,都接待至大廳。如若咱們暗闖,倒顯得小家子氣了。不知公子意下如何?”

금의대한이 말했다.

"오늘 밤은 돌파해 들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보로 들어가는 큰 길이 의사대청(議事大廳​)까지 그대로 이어지는데 신풍보에서 사람들을 파견하였기 때문입니다. 듣기로는 보주가 이미 영을 내려 보에 오는 모든 사람들을 대청으로 모시게 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몰래 쳐들어가면 대범하지 못함을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공자의 뜻은 어떠하십니까?"

任長鯨仰面笑道:“說得對,修羅門下,自應該由大門堂堂正正進入。”

임장경이 앙천대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말 잘했소. 수라문하라면 대문으로 정정당당히 들어가야 마땅하지." 

伸手抓住玉面少年手腕道:“杜兄,咱們這就走吧。”

손을 뻗어 옥면소년의 팔을 잡고 말했다.

"두형, 갑시다." 

玉面公子微微一笑,舉步便行,一行人循著大道,走了約有兩盞茶時刻,已然望見堡門。果然沿途都有接引之人,就無阻礙地,徑人大廳,只見大廳之內,已然坐滿了人,武當云霄道長亦在座。遇見玉面少年來到,遠遠便起身招呼。

옥면공자는 미미하게 웃더니 걸음을 옮겨 걸어갔다. 일행은 큰 길을 따라 약 두 잔의 차를 마실 시간을 걸었다. 이미 멀리 보문(堡門)이 보였다. 과연 연도에 모두 마중 나온 사람은 아무도 막지않아 곧장 대청에 이르렀다. 대청 안에는 이미 사람이 가득 앉아 있었는데 무당 운소도장 역시 자리에 있었다. 옥면소년이 온 것을 보더니 멀리서 손짓해 불렀다.

妙手書生馬載哈哈笑道:“你來得正是時候,千手神君已然答應,今晚把事情作一了斷。”

묘수서생 마재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때맞춰 왔네. 천수신군이 이미 승낙했으니 오늘 밤 일이 결말을 낼 수 있을 것이네." 

玉面少年冷冷道:“包括西怪毒害各位前輩之事?”

옥면소년이 냉랭하게 말했다.

"서괴가 여러 선배님들을 독으로 해하려 한 일도 포함됩니까?" 

馬載突把笑聲斂住,怔了怔道:“這事我們到還沒有提呢。”

마재가 돌연 웃음을 거두고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그 일은 우리가 꺼내지 않았네." 

玉面少年復又問道:“是什麼人出面交代?如若是千手神君,只怕難以作主了。”

옥면소년이 또 물었다.

"나서서 설명할 사람이 누구입니까? 만약 천수신군이라면 책임있는 결정을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於是各自歸座,竟沒有人再出聲說話。約摸過有盞茶時刻,後廳響起一陣腳步之聲,千手神君東方玉明,偕同總管皇甫端緩緩行出。目光環廳—掃,哈哈朗笑道:“諸位俠駕光臨,神風堡可謂篷畢生輝了。”

각자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자 아무도 다시 말을 꺼내는 사람이 없었다. 약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날을 때 후청(後廳​)에서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천수신군 동방옥명이 총관 황보단과 함께 처천히 걸어나왔다. 시선을 들어 대청을 한번 쓸어보더니 하하,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께서 왕림해주시니 신풍보는 가히 필생의 영광이라 할 것이오."

大步進入主位坐下,又復朗聲說道:“諸位的來意,兄弟已然略略知道一點,只是天地盟統率武林各派,每日處理紛爭不千百餘件,諸位查問的究屬哪一樁?”

큰 걸음으로 들어와 주석(主席)에 앉더니 또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위께서 오신 뜻은 형제가 이미 간략히 알고 있소. 하지만 천지맹은 무림 각파를 통솔하니 매일 처리하는 분쟁도 수 천 수 백 건이 넘소. 여러분들이 물어보시려는 것은 무슨 건이오?" 

雲霄道長徐徐開言道:“盟主近日可曾前來貴堡?”

운소도장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맹주께서는 근래 귀 보에 오신 적이 있소?" 

千手神君搖頭道:“已有許久沒來了。”

천수신군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미 오랫동안 오시지 않았소." 

雲霄道長又問道:“盟主如今駐腳何地?如若有急事,怎樣與他聯繫?”

운소도장이 또 물었다.

"맹주는 지금 어디에 머물고 계시오? 만약 급한 일이 있으면 어떻게 그와 연락하시오?" 

千手神君乾咳了一聲道:“這一問倒難住兄弟了。盟主駐腳之地,兄弟確然不知,所有傳諭用的信件傳遞,用的都是信鴿。”

천수신군은 마른 기침을 한 번 하더니 말했다.

"그 질문은 형제를 곤혹스럽게 하는군요. 맹주께서 계신 곳은 형제도 확실히 알지 못하오. 명령을 내릴 일이 있으면 서신을 전달하시는데 전서구를 이용한다오."  

妙手書生從中插言道:“神君乃是副盟,對天地盟之事,能作幾分主?”

묘수서생이 중간에서 끼어들어 말했다.

"신군은 원래 부맹주신데 천지맹의 일에 대해 몇 푼은 책임지고 결정하실 수 있으시오?" 

千手神君略事遲疑道:“那要看事情性質如何。”

천수신군이 약간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그것은 어떤 성질의 일이냐에 달렸소." 

妙手書生又道:“就以神劍杜飛卿的事來說吧,其子杜君平自幼在華山派學藝,絕不會在江湖行走,如何突傳鬼頭令符,加以莫須有之罪。”

묘수서생이 또 물었다.

"신검 두비경의 일로 말하자면, 그 아들 두군평은 어려서부터 화산파에서 무예를 배우며 절대 강호를 나다니지 않았었소. 왜 갑자기 귀두령부를 보낸 것이오? 게다가 그것은 날조된 죄명이었소."

千手神君哈哈笑道:“這件事早已成為過去,鬼頭令符亦已收回,至於挾嫌誣告之趙三麻子,亦經本盟處以應得之罪。”

천수신군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 일은 벌써 지난 일이 되었소. 귀두령부 역시 회수되었고 앙심을 품고 무고(誣告​)했던 곰보 조삼(趙三​)도 역시 죄에 따라 본 맹에서 처벌하였소."  

說著把瞼一沉,厲聲喝道:“把東西拿上來請大家過目。”

말을 하고는 굳은 얼굴로 엄하게 소리쳤다.

"그것을 가져와서 여러분들께 보여드려라." 

偕下答應了一聲,立有一個身穿天地盟服色的壯漢,雙手棒了—個朱漆托盤,走了進來。盤內赫然一顆人頭,鮮血淋漓,似是割下不久。

계단 아래서 대답 소리가 들리더니 한 명의 천지맹 옷을 입은 장한이 두 손에 붉은 옻칠을 한 쟁반을 받쳐들고 들어왔다. 쟁반에는 놀랍게도 사람 머리가 있었는데 선혈이 흐르고있어 잘린 지 오래되지 않아 보였다.  

群雄見後,無不駭然。千手神君冷冷地道:“這般處置,交代得過去嗎?” 

군웅들이 본 후에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천수신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이렇게 처리했으니 설명이 된 것이오?" 

妙手書生神色懍然道:“盟主勇於認錯,兄弟十分佩服,不過僅這一件,仍然難令兄弟滿意。”

묘수서생이 서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맹주께서 과감히 잘못을 인정하신 데에 형제는 십분 감복하오. 그러나 겨우 이 한 건으로는 여전히 형제를 만족시키기 어렵소." 

千手神君仰面打個哈哈,寒著臉道:“要如何才能讓馬大俠滿意?”

천수신군이 고개를 쳐들고 하하, 웃더니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어떻게 해야 마대협이 만족하시겠소?" 

妙手書生哼了一聲道:“兄弟甚望知道,除了原有三十六個加盟門派外,天地盟近來增加了多少門派?”

묘수서생이 흥, 하더니 말했다.

"원래의 서른여섯 가맹 문파 이외에 근래 천지맹에 많은 문파가 늘어난 것에 대해 형제는 알고 싶소." 

千手神君避而不答道:“天地盟之宗旨,在平息武林爭端,贊助之人,自是越多越好,近年有無增加,兄弟尚不清楚,明年九九會期,盟主必然有個交代。”

천수신군은 대답하지 않고 피하며 말했다.

"천지맹의 종지(宗旨:목적)는 무림의 분쟁의 실마리를 평식(平息​)시키는데 있으니 협조자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것이오. 근년에 늘어났는지 어떤지는 형제가 아직 분명히 알지 못하오. 내년 중양절 대회때 맹주께서 필시 설명이 있으실 것이오." 

神拳鮑方厲聲道:“盟友俱不知情,盟主怎可任意招收盟友?”

신권 포방이 엄하게 말했다.

"맹우들이 모두 내막을 모르는데 맹주는 왜 임의로 맹우를 받아들이는 것이오?"

千手神君冷冷說道:“鮑兄指控盟主隨意招收盟友,能不能舉出事實?”

천수신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포형은 맹주가 마음대로 맹우를 받아들였다고 고발하는데 실례(實例)를 들 수 있소?"

神拳鮑方怔了怔,竟然啞口無言。

신권 포방이 멍하니 의외로 말문이 막혀버렸다. 

雲霄道長朗聲說道:“貧道有件控案,望求神君接納。”

운소도장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빈도는 고소할 안건이 있기에 신군을 접견하기를 희망했소이다." 

不待千手神君回答,跟著又道:“西怪公羊轂,假冒少林掌門人靈空上人,暗施毒謀,意欲毒殺貧道等八人,請神君即傳鬼頭令符,拘捕此人,處以應得之罪。”

천수신군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뒤이어 또 말했다.

"서괴 공양곡이 소림장문인 영공상인을 사칭하여 몰래 독모(毒謀​)를 꾀하여 빈도 등 여덟 명의 사람을 독살하려하였소. 신군께서는 즉시 귀두령부를 발령하여 그자를 잡아들이고 그 죄에 따라 처벌하시오."  

千手神君緩緩道:“此人如此毒辣,果應處治,只是兄弟無權傳鬼頭令符,容兄弟傳報總壇,再行覆命。”

천수신군이 느릿느릿 말했다.

"그자가 이처럼 독랄하니 처치해야 마땅하오. 하지만 형제는 귀두령부를 내릴 권한이 없어 총단에 보고하여 다시 복명하여야 하오." 

各派來時氣勢洶洶,經千手神君一番辯駁,竟然無言以對,大廳頓時沉寂下來。

각파는 올 때는 기세등등했는데 천수신군이 반론을 펴자 뜻밖에 대답할 말이 없어 대청은 삽시간에 침묵에 빠져들었다.  

乾手神君微微一笑道:“諸位遠來,兄弟原應稍盡地主之誼,只以近日江湖風波迭起,不便屈留各位,如若再沒有旁​​的事,各位可以請便了。”

천수신군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제위께서 멀리서 오셨으니 형제는 원래 주인된 도리를 다해야 하지만 근일 강호에 풍파가 잇달아 일어나니 여러분들을 머무르게 하기가 불편하오. 만약 다른 일이 없으면 여러분들은 편하신 대로 하시오."  

他委婉傳下逐客令,倒把大家怔住了。

任長鯨霍地立起身來道:“堡主事事推諉,實難令人滿意,若不叫盟主親自出面,何能塞江湖悠悠眾口?”

그가 완곡하게 축객령(逐客令​을 내린 것이어서 사람들은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임장경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말했다.

"보주께서는 사사건건 책임을 미루시니 실로 사람들로 하여금 만족시키기 어렵소. 만약 맹주를 불러 친히 나서지 않는다면 어찌 중인들의 입을 막을 수 있겠소?" 

千手神君望了他一眼,徐徐道:“請問小哥是哪派門下弟子?”

천수신군이 그를 한번 바라보더니 서서히 말했다.

"소형제는 어느 문파의 제자인지 물어봐도 되겠소?" 

任長鯨傲岸地道:“在下修羅門下任長鯨。”

千手神君臉上微現驚訝之色,搖搖頭道:“老朽所能答复的就是這些了,諸位不能滿意,那也是沒有辦法的事。”

임장경이 도도하게 말했다.

"저는 수라문하(修羅門下) 임장경이오."

천수신군의 얼굴에 미미하게 의아한 기색이 나타나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늙은이가 답변할 수 있는 것이 이것 뿐이니 제위께서 만족할 수 없다면 그것도 방법이 없는 일이오."  

任長鯨冷笑道:“堡主身為副盟,豈能事事不知,今晚如不將盟主的行踪見告,休怪在下放肆。”

임장경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보주께서는 부맹주의 몸으로 어찌 사사건건 모른다고 하실 수 있소? 오늘 밤 맹주의 행적을 알려주시지 않는다면 저의 방자함을 탓하지 마시오." 

站在千手神君身旁的皇甫總管,勃然作色,千手神君卻是神色不變,縱聲笑道:“果是初生之犢不怕虎,我來問你,令師修羅王,亦是四大副職之一,如何不知盟主的行踪,卻反來問我?”

천수신군 옆에 서있던 황보총관이 벌컥 화를 내며 안색이 변했다. 천수신군은 오히려 신색이 변하지 않고 소리내어 웃으며 말했다.

"정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군. 내가 자네에게 묻겠는데 영사인 수라왕 역시 사대 부맹주의 한 사람이네. 그도 모르는 맹주의 행적을 오히려 나한테 와서 묻는 것인가?"

任長鯨倒被他問住了,半晌方道:“家師遠居海外,早已不問中原之事了。”

임장경은 그가 되묻자 한참만에 말했다.

"가사께서는 멀리 해외에 계시며 이미 중원의 일에 간여하지 않으시오." 

千手神君冷冷道:“老朽潛居神風堡,何嘗又過問了江湖之事?”

천수신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늙은이는 신풍보에 은거하고 있으면서 언제 강호의 일에 간여한 적이 있었던가?"  

任長鯨冷笑道:“這種掩耳盜鐘之言,誰會相信?”

임장경이 냉소하며 말했다.

"이런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치는 말을 누가 믿겠소?" 

詎知千手神君並不動怒,哈哈朗笑兩聲,霍地轉過身來,舉步往廳後走去。

천수신군이 결코 화를 내지 않을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하하, 하며 두어 번 크게 웃더니 갑자기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겨 대청 뒤로 가버렸다.  

任長鯨怒喝道:“話沒說完,如何就走。”

임장경이 노하여 소리쳤다.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어찌 가시는 거요?" 

詎知,就這剎那工夫,大廳突起一陣震耳的軋聲,四下山搖地動,眼前一片漆黑,情勢大亂。

어찌 알았겠는가? 이 찰나의 시간에 대청에서 돌연 귀를 울리는 일진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일더니 사방이 흔들리고 눈앞이 칠흑같이 어두워지며 크게 혼란이 일어났다.

玉面公子於千手神君朗笑旋身之際,驀地一聲大喝道:“諸位快隨我來。”

옥면공자는 천수신군이 크게 웃으며 몸을 돌릴 때 갑자기 일성대갈했다. 

"제위께서는 속히 나를 따라 오십시오."

聲隨人起,捷逾飛鳥似地疾往大廳外退去,雲霄道長等人陡然警覺,紛紛往外飛掠。可是,仍然慢了一步,雲霄道長僅只一步之差,竟已無法找到出口,後隨之人,亦都紛紛停下身來,舉目四顧,大廳景物全非,四壁俱都換上了黑黝黝的鐵板,憂如一座黑獄,不禁面面相覷,半晌說不出話來。​

소리를 지르자마자 몸을 날려 비조처럼 대청 밖으로 뛰어넘어 물러나왔다. 운소도장 등은 재빨리 경각심을 갖고 분분히 밖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나 뜻밖에도 한 발 늦었다. 운소도장이 겨우 한 발 차이로 출구를 찾지 못하자 뒤따르던 사람도 역시 분분히 뒤에 멈추어섰다. 눈을 들어 사방을 둘러보니 대청의 경물은 완전이 달라져 있었다. 사방의 벽이 모두 거므튀튀한 철판으로 바뀌어 마치 한 채의 검은 감옥 같은지라 속수무책으로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神拳鮑方怒道:“東方玉明人面獸心,鮑某與他誓不兩立。”

신권 포방이 노하여 말했다.

"동방옥명은 인면수심(人面獸心​)하니 포모는 맹세컨데 그와 양립하지 않겠소." 

任長鯨冷冷道:“現在鬼吼亂叫有什麼用?我勸你還是留點精神吧。”

임장경이 냉랭하게 말했다.

"지금 시끄럽게 떠들어봐야 무슨 소용이오? 내 권하건데 당신은 정신을 좀 차리시오."  

他出言雖是無狀,但此時此地,鮑方倒也不便和他計較,重重哼了一聲,閉口不言。

그의 말이 무례했지만 때가 때이니 만큼 포방도 그와 따지기가 불편하여 거듭 흥, 하더니 입을 닫고 말하지 않았다. 

任長鯨扭臉對身後的錦衣大漢道:“限你兩個時辰之內,為我找到出口門戶。”

임장경은 고개를 돌려 뒤에 있는 금의대한에게 말했다.

"당신은 두 시진 안으로 출구를 찾으시오." 

錦衣大漢躬身領命,立即四下查看,任長鯨冷哼一聲,隨即退到一旁,徑自閉目養神……

금의대한은 허리를 굽히며 명을 받더니 즉시 사방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임장경은 흥, 하더니 눈을 감고 운기조식하기 시작했다... 

那玉面少年見機得早,飛身射出大廳,堪堪腳落實地,一股寒風迎面襲到。聽風辨位,知是刀劍之類的兵刃,就勢腳下一旋,單掌驟舉,嗡的一聲,把一個黑衣大漢震得凌空飛起,仰面摔入花壇之內。

그 옥면소년은 일찌감치 기관을 발견하고 몸을 날려 대청을 빠져나갔다.  점점 땅에 내려서고 있는데 한 줄기 한풍이 얼굴을 덮쳐왔다. 바람소리로 방위를 분별하더니 도검류의 병기임을 알자 그대로 발끝으로 한 바퀴 돌면서 한쪽 손바닥을 잽싸게 들어올리자 붕, 하는 소리와 함께 한 명의 흑의대한이 공중을 날아서 얼굴을 하늘로 향한 채 화단 안으로 내동댕이쳐졌다.

緊接著一陣暴喝聲起,四把鋸齒刀,分四面襲來,玉面少年朗笑一聲,左手分花拂柳,推出一道凌厲掌風,右臂隨身一轉,劍芒展處,血雨紛飛,襲來四隻手臂齊折。他一出手間,連傷五人,腳下更不停留,雙臂猛地一抖,一鶴沖天,飛向西南方位落去。

곧이어 일진의 폭갈이 일더니 네 개의 거치도(鋸齒刀​)가 사방에서 나누어 습격해왔다. 옥면소년은 큰 소리로 웃더니 좌수로 분화불류(分花拂柳​)의 억센 장풍을 밀어내고 오른쪽 팔이 몸을 따라 돌며 검망을 펼쳐냈다. 혈우가 흩날리며 습격해왔던 네 쌍의 팔이 일제히 잘렸다. 그는 한번 출수하여 연달아 다섯 사람을 상하게 한 뒤 발을 멈추지 않고 두 팔을 맹렬히 털어내며 일학충천(一鶴沖天)으로 날아 오르더니 서남 방위를 향해 ​떨어져내렸다.

只聽樹蔭下一個冷冷笑聲:“你以為僅僅懂得一點先天易理之學,就可暢行無阻?”

나무 그늘 아래서 차가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당신이 겨우 한 점 선천역리학(先天易理學)​을 안다고 순조롭게 통행할 수 있다고 여기시나요?" 

玉面少年停步,輕喝道:“閣下什麼人?” 

옥면소년이 걸음을 멈추고 나직히 소리쳤다.

"귀하는 누구요?" 

人影一閃,暗影中飛出一個紅衣女郎,望著他掩口笑道:“你問我嗎?江湖上無藉無名,說出來你也不會知道。”

인영이 번쩍, 하더니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한 명의 홍의여랑이 날아나왔다. 그를 보더니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나에게 묻는 거예요? 강호에서 이름도 없으니 말해도 당신은 모를 거예요."

玉面少年頗感意外地道:“勞駕認識我?”

옥면소년이 몹시 의외라고 느껴 말했다.

"귀하는 나를 아시오?" 

紅衣女郎吃吃笑道:“大名鼎鼎乾坤雙絕的後人,如何會不認識?”

홍의여랑이 키득거리며 웃더니 말했다. 

"대명이 쟁쟁한 건곤쌍절의 후인을 어떻게 못 알아보겠어요?"

玉面少年眼看這女郎一副妖嬈淫蕩之態,心中不由一動,朗聲笑道:“姑娘好像不是本堡之人?”

옥면소년이 이 여랑의 음탕한 모습을 보더니 마음이 절로 움직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본 보(本堡​)의 사람이 아닌 것 같구려?" 

紅衣女郎點點頭道:“你猜對了,小妹果不是本堡之人。”

홍의여랑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 짐작이 맞았어요. 소매는 정말 본 보의 사람이 아니예요." 

玉面少年道:“既非本堡之人,為何攔阻在下?”

옥면소년이 말했다.

"본 보의 사람이 아니면 무엇 때문에 저를 막는 것이오." 

紅衣女郎格格笑道:“誰攔阻你來著?”一閃身讓開路道:“小妹有件事想與你商量,這件事情乃是兩得其利,彼此有益之事,你能答應我嗎?”

홍의여랑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소매는 당신과 상의할 일이 있어요. 이 일은 원래 양 쪽에 이로워요. 피차 유익한 일이니 당신은 승낙할 수 있겠지요?" 

玉面少年笑道:​​“既是彼此有益,在下洗耳恭聽。”

옥면소년이 웃으며 말했다.

"기왕 피차에 유익하다면 저는 세이경청하겠소." 

紅衣女郎指著堡外道:“你我俱都困在此堡,小妹自信有辦法可以沖出機關埋伏,只是藝業低微,難以抵擋沿途截擊之人,如若二人結伴,妹就沒有這層顧慮了。”

홍의여랑이 보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과 나는 모두 이 보 안에 갇혀있지만 소매는 기관매복을 뚫고 나갈 방법이 있다고 자신해요. 하지만 예업(藝業​)이 미미하여  연도에 습격하는 사람을 막아내기 어려워요. 만약 두 사람이 한 패가 되면 동생은 이런 걱정이 사라지지요."

玉面少年微微笑道:“這等交換倒也公平,在下答應了,咱們現在走吧。”

옥면소년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교환은 공평하니 저는 승낙하겠소. 지금 갑시다." 

紅衣女郎笑了笑,扭轉嬌軀,竟往正西坎位奔去。

홍의여랑이 웃더니 교구를 돌려 서쪽으로 달려갔다.

玉面少年看在眼裡,並不出聲,舉步隨在她的身後。紅衣女郎低低笑道:“我不能和你比,你不畏毒,我可辦不到。” 

옥면소년이 보고 있다가 아무런 말 없이 그녀의 뒤를 따라 갔다. 홍의여랑이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당신에 비할 바가 못 되는군요. 당신은 독을 무서워하지 않지만 나는 그렇게 못해요."

玉面少年心中暗暗叫怪,紅衣女郎對堡內各種機關埋伏,似極熟悉,轉眼之間已奔出花園,進入迷林之內,側面輕笑道:“這迷林還幸沒有施毒,不然我也沒有辦法。”

옥면소년은 홍의여랑이 보 안의 각종 기관매복에 대해 매우 익숙한 듯 해서​ 마음 속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화원(花園​)을 빠져나와 미림(迷林​) 안으로 진입했다. 옆을 돌아보며 가볍게 미소짓더니 말했다.

"이 미림은 다행히 독이 펼쳐져 있지 않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나도 방법이 없을 거예요."

玉面少年輕籲一口氣道:“幽禁本堡之人極多,有幾人能夠似你我一般衝了出來?”

옥면소년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본 보에 갇혀있는 사람이 많은데 몇 명이나 당신과 나처럼 빠져나올 수 있을런지?" 

紅衣女郎道:“你好像不久之前來過一次,是如何出去的?”

홍의여랑이 말했다.

"당신은 얼마 전에 한번 왔던 것 같은데 어떻게 빠져나가신거죠?" 

玉面少年駭然暗忖道:“這妖女來路可疑,可得小心一二。”

옥면소년이 놀라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 요녀는 의심스러우니 좀 조심해야겠다.' 

隨答道:“那是誤打誤撞,由南方走出去的,當時並不知什麼危險呢。”

곧 대답했다.

"그것은 우연히 잘못 길을 든 것이었소. 남쪽 방향으로 해서 나갔는데 당시 결코 무슨 위험있는지 알지 못했소." 

紅衣女郎搖頭乍舌道:“還說沒有危險呢,就那一片布有桃花瘴的泥沼,就夠人受的了,何況泥沼之外,另設有許多毒物。”

홍의여랑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별안간 말했다.

"위험이 없다고 말하지만 거기에는 도화장(桃花瘴​)이 널려있는 늪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당했지요. 더군다나 늪 밖에는 따로 수 많은 독물들이 설치되어 있지요."  

玉面少年不過信口開河,據傳聞所知,隨口說說,而少女竟能如數家珍道出,頓令他又加深丁一重戒心。

옥면소년은 전해 들은 것에 의지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했을 뿐인데 소녀가 뜻밖에도 속속들이 털어놓자 그로 하여금 더더욱 경계심을 갖게 하였다.

二人堪堪出了迷林,即將穿過一處亂墳之際。迷林之內突起一陣叱喝,跟著掌風呼呼,一片林木折斷之聲,似是有人在林中動上了手。

두 사람이 점차 미림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무덤들 사이를 지나가고 있을 때 미림 안에서 갑자기 일진의 호통소리가 나더니 뒤이어 장풍이 펑펑, 하며 나무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숲 속에서 싸우는 사람이 있는 듯 했다. 

紅衣女郎側耳細聽,只覺打鬥之聲時遠時近,漸漸又向林邊接近,不由失聲道:“此人遭遇強敵,仍然心神不亂,倒是難得呢。”

홍의여랑은 귀를 기울여 듣다가 싸우는 소리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하면서 점점 숲 가장자리로 접근한다는 것을 깨닫고 절로 놀란 외침을 지르며 말했다.

"그 사람은 강적을 만났지만 여전히 심신이 어지럽지 않군요. 그러기 힘든 것인데." 

驀地,林中飛起一溜星光,波的在空中爆炸開來,剎時空中五彩繽紛,猶如施放煙火一般。

갑자기 숲 속에서 불빛이 날아오르더니 팍, 하고 공중에서 터졌다. 찰나지간에 공중이 오색찬란하게 울긋불긋해져 마치 불꽃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紅衣女郎道:“此人在投放信號,傳報同道了。”

홍의여랑이 말했다.

"그 사람은 신호를 해서 동료들에게 알리는군요." 

玉面少年臨風佇立默然不語,似在靜看事態演變。

옥면소년은 말없이 서서 내려보고 있었는데 마치 사태의 발전을 조용히 지켜보는 듯 했다. 

此刻空中火花已漸熄滅,突地前路旋風般趕來了一批武士,錦衣窄袖,身披大衫,個個身高體大,威武整齊。到達林邊,立即雁行擁開,每人手中,撤出一支雪亮彎刀,目光炯炯,注視著林中。

그때 공중의 불꽃은 이미 점점 사그러들었다. 갑자기 앞길에서 회오리바람처럼 한 무리의 무사들이 오고 있었는데 금의에 좁은 소매를 하고 몸에 장삼을 걸쳤는데 개개인이 체격이 크고 위풍당당했다. 숲 가장자리에 이르자 즉시 기러기의 행렬로 벌여섰다. 사람마다 손에는 한 자루의 눈이 부신 만도(彎刀​)를 뽑아들고 눈빛을 빛내며 숲속을 주시하고 있었다.

突然,呼地從林中射出一個錦衣公子,緊接又是呼、呼兩聲,陸續飛出一個錦衣大漢與一個眇目黑袍老者,俱都衣衫破碎,氣喘吁籲。似是經過一番慘烈拚鬥。錦衣公子正是那位修羅門下的任長鯨,出林之後,對著那批武士,厲聲喝道:“速與我把這林子燒了。”

돌연 휙, 하며 숲 속에서 한 명의 금의공자가 쏘아져 나오더니 바로 뒤따라 휙, 휙, 연속적으로 한 명의 금의대한과 한 명의 애꾸 흑포노인이 날아왔다. 모두 의삼이 찢어지고 씩씩거리며 숨을 몰아 쉬었다. 마치 처절한 사투를 건너온 듯 했다. 금의공자는 바로 그 수라문하의 임장경이었다. 숲에서 나오더니 그 무사들에게 엄하게 소리쳤다.

"속히 이 숲을 태워버려라." 

錦衣武士轟然一聲答應,紛紛四散搬運枯枝爛葉,準備縱火。

금의무사가 크게 대답하더니 분분히 사방으로 흩어져 마른 나뭇가지와 낙옆을 가져와서 불을 놓을 준비를 하였다.  

紅衣女郎暗中一拉玉面少年道:“此人僥天之幸,得以逃出迷林,不思即速逃走,竟然著令這批蠢漢縱火,我看他是活得不耐煩了。 ”

홍의여랑이 몰래 옥면소년을 붙잡고 말했다.

"그 사람은 요행으로 미림을 빠져나갔으면 빨리 달아날 생각은 하지 않고 뜻밖에도 불을 놓으라고 하는군요. 내가 보기에 그는 사는게 귀찮은 것 같군요."

玉面少年道:“縱火燒迷林,不失為釜底抽薪之策,怎麼行不得?”

옥면소년이 말했다.

"설령 미림을 불태우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어도 어떻게 그럴 수 있겠소?" 

紅衣女郎冷笑道:“等著瞧好了,咱們犯不著受那魚池之殃,還是趁早趕路吧。”

홍의여랑이 냉소하며 말했다.

"기다려보면 잘 알게돼요. 우리가 무단히 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서둘러 길을 재촉하는 것이 좋아요."  

拉著他的衣袖,硬往前奔。

그의 옷소매를 잡고 앞으로 달려갔다. 

玉面少午心中暗作盤算,任長鯨已然身高險地,縱然遇敵,他有這許多屬下,斷不致無法脫身。是以任由她拉著前奔。急行了約有兩頓飯時間,紅衣女郎始行長吁一口氣,把腳步放緩。

옥면소년이 마음 속으로 따져보니 임장경은 이미 험지(險地​)를 벗어났고 설령 적을 만나더라도 많은 부하들이 있으므로 탈출 못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가 앞에서 가는 데로 따라갔다. 약 두 끼 밥먹을 시간을 급히 가더니 홍의여랑은 비로소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발걸음을 늦추었다.

玉面少年笑道:​​“你我總算順利離開了神風堡,姑娘準備去哪裡?”

옥면소년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과 나는 순조롭게 신풍보를 벗어난 셈이오. 낭자는 어디로 갈 작정이시오?" 

紅衣女郎眼球轉了兩轉,卟地笑道:“你呢?”

홍의여랑이 눈알을 두어 번 굴리더니 풉, 하고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요?" 

上面少年仰望著天空悠悠白雲,感喟地道:“行踪不定,四海為家。”

옥면소년이 하늘에 유유히 흘러가는 흰구름을 바라보며 탄심하며 말했다.

"행적이 정해져 있지 않소. 사해(四海​)가 모두 집이오."

紅衣女郎偎近他身旁,握著他的手道:“你為什麼不尋找你師父?”

홍의여랑이 그의 곁으로 바짝 다가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당신 사부를 찾아가지 않지요?"  

五面少年雙又手一攤道:“在下已被華山派除名,哪來的師父呀?”

옥면소년이 두 손을 벌려 보이며 말했다.

"저는 이미 화산파에서 제명을 당했는데 사부가 어디 있겠소?" 

紅衣女郎咬著嘴唇想了一會道:“據說飄香谷之徒阮玲,常相你在一起?”

홍의여랑이 입술을 깨물고 생각하더니 말했다.

"소문에 표향곡의 제자 완령이 늘 당신과 동행한다고 하더군요?" 

玉面少年暗罵道:“你不用拿話來套我。”

表面卻若無其事的道:“那是因為先父的關係,只能算是認識而已。”

옥면소년이 속으로 욕을 했다.

'너는 내게서 무슨 말도 듣지 못할 것이다.' 

겉으로는 태연하게 말했다.

"그것은 선부와의 관계 때문에 알고 지내는 것이오." 

紅衣女郎格格笑道:“不用瞞我了,人家謝谷主早就有心把她配給你呢。”

홍의여랑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나한테 숨길 필요없어요. 사람들은 사곡주가 벌써 그녀를 당신과 짝지어주려고 마음먹고 있었다더군요."

玉面少年大笑道:“我真叫活見鬼了,想那謝谷主早已仙去,何來此話?”

옥면소년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금시초문이오. 사곡주께서는 이미 돌아가셨는데 어떻게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오?" 

紅衣女郎撇了撇嘴唇冷笑道:“不用騙我,不久以前尚有人見著謝谷主,誰說她死了?”

홍의여랑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냉소하더니 말했다.

"나를 속이지 마세요. 얼마전에도 사곡주를 본 사람이 있는데 누가 그녀가 죽었대요?" 

玉面少年冷冷道:“也許他是在黃泉路上遇見,在下可從沒見過。”

옥면소년이 냉랭하게 말했다.

"아마도 황천길에서 만났겠지요. 저는 여태껏 만나뵌 적이 없소." 

紅衣女郎玉面緊靠著他的臂膀,格格笑道:“算你會說話,我不與人磨牙了,說真的,你總該有個去處呀?”

홍의여랑이 얼굴을 그의 팔에 바짝 붙이고 깔깔, 웃으며 말했다.

"나는 남과 쓸데없이 수다떨지 않아요. 솔직히 당신이 가려고 하는 데가 있겠죠?"

玉面少年略事沉吟道:“如若姑娘有興致,不妨陪在下去一趟武當,在下要把各派掌門人陷落神風堡之事,轉託他們傳告江湖。”

옥면소년이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만약 낭자가 흥미가 있다면 저와 함께 무당으로 가도 무방하오. 저는 각파 장문인이 신풍보의 함정에 빠진 일을 그들에게 부탁하여 강호에 전파하려고 하오."

紅衣女郎突然一指前路道:“你看,武當的道士們不是已經趕來了嗎?”

홍의여랑이 돌연 손가락으로 앞쪽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보세요. 무당의 도사들이 이미 온 것 아닌가요?" 

玉面少年抬頭看去,果見一行八個道士,飛奔而來,不禁搖頭暗嘆道:“你們趕來不過讓神風堡外多添幾條怨鬼,於事何補?” 

옥면소년이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과연 여덟 명의 도사가 나는 듯 달려오고 있었다. 절로 고개를 가로 저으며 속으로 탄식하여 말했다.

'당신들이 서둘러 와도 신풍보 밖에서 몇 구의 원귀(怨鬼​)만 늘어날 뿐이다. 일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晃眼之間,道士已到面前,看著他們二人,微微一怔,玉面少年用傳音道:“貴掌門人偕同峨嵋等七派掌門人,均已身陷神風堡,諸位力量太薄,不可輕舉妄動。”

눈 깜빡할 사이에 도사는 이미 면전에 도착하여 그들 두 사람을 보더니 약간 어리둥절해 했다. 옥면소년이 전음으로 말했다.

"귀 장문인은 아미 등 칠파 장문인과 함께 모두 신풍보의 함정에 빠지셨습니다. 여러분들의 역량이 너무 모자라니 경거망동(輕舉妄動​)하지 마셔야 합니다."

內中一個灰髯道士,打量了玉面少年兩眼,臉上倏現驚容,亦用傳音問道:“少俠是哪派高足?”

그 중의 회염도사(灰髯道士​)가 옥면소년을 두어 번 훑어보고 얼굴에 놀란 빛을 띠더니 역시 전음으로 물었다.

"소협은 어느 파의 제자이시오?" 

玉面少年答道:“在下杜君平,所言決非虛假,道長看著辦吧。”一閃身讓開道路,大步往前行去。 

옥면소년이 대답했다.

"저는 두군평입니다.  말씀드린 바 결코 거짓이 없으니 도장께서는 살펴서 처리하십시오."

길 옆으로 몸을 날려 피해주고는 큰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灰髯道士將信將疑,見他使用傳音說話,知有原因,不便再問,領著一行人又往前路奔去。

회염도사는 반신반의하였다. 그가 전음으로 말하는 것으로 보아 이유가 있음을 알고 더 묻기가 불편하여 일행을 이끌고 또 앞쪽 길로 달려갔다.

玉面少年突然停步,逼視著紅衣女郎道:“你問了我半天,此刻該輪著在下問你了。”

옥면소년이 돌연 걸음을 멈추더니 홍의여랑을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은 한참동안 나에게 물었는데 지금은 바꾸어 내가 당신에게 묻겠소." 

紅衣女郎愕然道:“你要問我什麼?”

홍의여랑이 아연해서 말했다.

"당신은 나한테 무엇을 물어보려는 거죠?" 

玉面少年冷峻地道:“北妖古蘭香是你什麼人?”

옥면소년이 냉준하게 말했다.

"북요(北妖​) 고란향(古蘭香​)은 당신과 어떻게 되는 사람이오?" 

紅衣女郎大吃一驚道:“我也不知道。”

홍의여랑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저도 몰라요." 

玉面少年嚴厲地道:“你說是不說?”

옥면소년이 호되게 말했다.

"당신은 말하지 않겠소?"

紅衣女郎退後二步,玉手緩緩伸入懷中……

홍의여랑은 뒤로 두 걸음 물러나더니 옥수를 천천히 품 속으로 집어넣었다... 

玉面少年哈哈一笑,驀地往前一趨身,疾邊奔電般的一把將她手腕攫住。紅衣女郎明明看著他出手,就是閃避不開,氣得她跺腳道:“你說要怎樣?”

옥면소년이 하하, 웃다가 갑자기 앞으로 몸을 날려 전광석화처럼 곁으로 가서 그녀의 손목을 잡아챘다. 홍의여랑은 그가 출수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으나 피하지 못했다. 화가 난 그녀는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무슨 말을 하라는 거예요?"

玉面少年冷冷道:“你還是老老實實說的好,免得在下落個逼供之名。”

옥면소년이 냉랭하게 말했다.

"제가 자백을 강요했다는 말을 듣지 않게끔​ 당신은 있는 대로 솔직히 말하는 것이 좋소." 

紅衣女郎氣得粉面通紅,狠狠道:“你不用狠,等會就有你瞧的,不信你就運氣試試。”

홍의여랑이 화가 나서 하얀 얼굴이 온통 벌개져서 사납게 말해다.

"당신은 사납게 굴 필요없이 기다려봐요. 못 믿겠다면 시험삼아 운기를 해보시든지."

玉面少年大笑道:“百毒我尚且不怕,豈懼你這麼魔小丑?”

옥면소년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백독도 두려워 하지 않는 나인데 어찌 당신같은 이런 소마두를 두려워하겠소?" 

手指倏然一加勁,紅衣女郎頓時痛澈心肝,兩顆淚珠奪眶而出。可是她竟忍著痛不作聲。

손에 갑자기 힘을 주자 홍의여랑은 곧바로 고통을 못이겨 두 알의 눈물방울이 쏟아져 흘렀다. 그러나 그녀는 고통을 참으며 말하지 않았다.

玉面少年又道:“我要問你究竟是何人主使,居然對我暗下毒手?”

옥면소년이 또 말했다.

"나는 당신이 도대체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물어보려 했는데 뜻밖에 나에게 몰래 독수를 쓰시오?" 

紅衣女郎忍著痛,恨聲道:“對你說也不打緊,我叫蠍娘子杜珍娘,家師正是邊荒四異中的北異。”

홍의여랑이 아픔을 참으며 한스럽게 말했다.

"당신의 말이 맞지만 중요하진 않아요. 나는 갈랑자(蠍娘子) 두진랑(杜珍娘)이라 부르며 가사께서는 바로 변황사이(邊荒四異​) 중의 북이(北異​)이십니다."

玉面少年把手一鬆,朗笑道:“蠍娘子人如其名,可惜的是你把人看錯了。”

옥면소년이 손을 놓아주며 크게 웃으며 말했다.

"갈랑자, 사람이 이름과 같구려. 애석한 것은 당신은 나를 잘못 보았다는 것이오." 

雙目冷電似地瞥了她一眼,繼續又道:“你既明知在下不畏毒,竟又暗施借物傳毒之法,藉機在我衣袖下毒,你以為我不知道?”

두 눈에서 냉전이 쏘아지듯 그녀를 힐끔 쳐다보더니 계속 또 말했다.

"당신은 이미 제가 독을 무서워하지 않는 다는 것을 분명히 알 것이오.  또 몰래 물건을 빌어 독을 옮기는 수법을 펼쳐서 나의 옷소매에 독을 묻힌 것을 내가 모르리라 여기는 것이오?" 

蠍娘子湊上兩步,扶著他的臂膀,嗲聲道:“好啦!你就饒了小妹這次吧。”

갈낭자가 두 걸음 다가와서 그의 팔을 붙들고 아양떨며 말했다.

"좋아요! 이번에는 소매를 용서해주세요." 

隨又嘟著小嘴道:“若不是千手神君嚴令叮嚀,小妹何苦如此害你?”

곧 또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만약 천수신군이 엄히 명령을 내려 신신당부하지 않았다면 소매가 무엇하러 이처럼 당신을 해치려 했겠어요?" 

玉面少年肚內不住冷笑,表面卻不動聲色,平和地道:“你我無怨無仇,在下也知,必是他主使。”

옥면소년이 속으로 냉소를 금할 수 없었지만 겉으로는 변함없이 온화하게 말했다.

"당신과 나는 아무런 원한이 없소. 필시 그가 사주했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소." 

蠍娘子心中一塊石頭落地,故作嬌痴,扭著蛇腰嗲聲道:“你能知道就好。”

갈낭자는 마음 속의 한 덩이 돌을 내려놓은 듯 했다. 고의로 순진한 척하며 허리를 비비 꼬면서 교성으로 말했다.

"당신이 아시게 되었으니 잘됐군요." 

玉面少年正自暗中思忖,如何從此女身上,套出一些內情,突地一陣轡鈴聲響,一匹快馬飛馳而來,馬上坐的,乃是一位背劍宮裝少女。蠍娘子一見那少女,趕緊把頭別過,玉面少年對來人並不認識,只是他江湖閱歷極深,見這情景,便知事有蹊蹺,不由多看了兩眼。​

옥면소년은 이 여자에게서 어떻게 하면 약간의 내정을 끌어낼 수 있을지 곰곰히 생각했다. 돌연 일진의 방울 소리가 나더니 한 필의 쾌마가 나는 듯 달려왔다. 말을 탄 사람은 한 명의 검을 맨 궁장소녀였다. 갈낭자가 그 소녀를 보더니 재빨리 외면했다. 옥면소년은 오는 사람을 결코 알지 못하였지만 그는 강호의 경력이 극히 깊어 이 상황을 보더니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자기도 모르게 자꾸 쳐다보았다. 

宮裝少女突地把馬一勒,歡然叫道:“杜兄,原來你在這裡,害我尋得好苦啊。”

궁장소녀가 갑자기 말고삐를 당기며 기뻐서 소리쳤다.

"두형, 원래 당신은 이곳에 있었군요. 당신을 찾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몰라요." 

玉面少年怔了怔,心知又是一項難題來了,隨即順口答道:“姑娘尋找在下何為?”

옥면소년은 어리둥절해 하며 또 하나의 난제(難題​)가 생겼다는 것을 알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대답했다.

"낭자는 무엇 때문에 저를 찾으셨소?" 

宮裝少女幽幽地道:“我來向你解釋爹爹的那件事。”

궁장소녀가 갸날프게 말했다.

"나는 당신에게 아버지의 그 사건을 해명하려 했어요." 

玉面少年朗聲一笑道:“過去之事提他作甚,不用說啦。”

옥면소년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과거지사는 끄집어내어 무엇 하겠소, 이야기할 필요없소." 

宮裝少女看了蠍娘子一眼道:“她是你的朋友?”

궁장소녀가 갈낭자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그녀는 당신의 친구인가요?" 

玉面少年未加思索,順嘴說道:“才認識不久。”

옥면소년은 생각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

"안 지 오래되지 않았소." 

宮裝少女陰沉著臉道:“你知道她是誰?”

궁장소녀는 가라앉은 얼굴로 말했다.

"그녀가 누구인지 아시나요?" 

玉面少年不加思索地道:“蠍娘子杜珍娘。”

옥면소년이 생각지도 않고 말했다.

"갈낭자 두진랑이오." 

宮裝少女厲聲尖叫道:“不長進的東西,你明知她是誰,還要和她在一起,我算認識你了。”

궁장소녀가 엄한 목소리로 뾰족하게 소리질렀다.

"싹수가 노랗군. 당신은 그녀가 누구인지 잘 알면서도 그녀와 함께 있나요? 난 당신을 모르는 사람으로 간주하겠어요."

玉面少年莫明其妙,睜大眼睛道:“這也不礙你的事呀?怎的出口傷人?”

옥면소년은 영문을 알 수 없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그것이 당신의 일에 방해되는 것이오? 왜 남에게 기분나쁜 말을 하시오?"

宮裝少女呆了呆,突地帶回馬,雙手掩面,狂奔而去,倒把玉面少年弄糊塗了。

궁장소녀는 넋을 잃고 있다가 갑자기 말을 돌리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달려가버렸다. 옥면소년은 어이가 없어졌다.

蠍娘子格格笑道:“好啊,這番把心上人得罪了,還不趕緊上前賠罪,再發呆就來不及了。”

갈낭자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잘 하는군요. 이번에는 마음에 둔 사람에게 죄를 지었군요. 서둘러 가서 사죄하지 않고 계속 멍하니 있으면 늦어요."

玉面少年這才恍然大悟,暗暗叫苦,忖道:“此女不知是哪派的門下,這場誤會以後真得大費唇舌呢。”

옥면소년은 그제서야 문득 깨닫고 속으로 아차, 하면서 곰곰히 생각했다.

'그 여자가 어느 파의 문하인지 모르지만 이번에 오해를 샀으니 이후에 입이 많이 아프게 생겼구나.' 

蠍娘子見他只是發呆,越發笑得花枝亂顫。

갈낭자는 그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더니 더 정신없이 웃어댔다. 

玉面少年冷冷道:“有什麼可笑的?”

옥면소년이 냉랭하게 말했다.

"무엇 때문에 웃는 것이오?" 

蠍娘子知他此刻心中極是不快,於是止住笑聲,飛過一個媚眼,道:“東魔父女在江湖上的名聲,比起我師徒來,也清白不了許多。而她竟把我視作淫娃蕩婦,足以令我忍不住好笑。”

갈낭자는 그가 지금 마음 속으로 극히 불쾌하다는 것을 알자 웃음을 거두고 한번 추파를 던지더니 말했다.

"동마(東魔) 부녀의 강호상에서의 명성은 우리 사도(師徒​)에 비하면 그다지 깨끗하지 못하지요. 그런데도 그녀가 나를 음탕한 여자애 보듯 하니 나로 하여금 가소로워 견딜 수 없게 하는군요." 

玉面少年暗中點頭忖道:“原來她是厲陰平的女兒。”

옥면소년이 몰래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원래 그녀는 여음평의 딸이었구나.' 

表面仍滿面沮喪之容,輕聲嘆道:“不管怎樣說,她總是一番好意。”

겉으로는 여전히 풀죽은 얼굴을 하고 나직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어쨌든 그녀는 호의로 그런 것이오."

蠍娘子感慨地道:“是啊,這叫先入為主,說來說去,還是怨我杜珍娘在江湖上聲名太壞,以致人人都對我存有幾分厭惡之心。”

갈낭자가 감개무량하여 말했다. 

"맞아요. 이건 선입관이예요. 말이 왔다갔다 하다보니 나 두진랑을 원망하고 강호상에서 명성이 크게 나빠져 사람마다 모두 나에게 조금은 싫어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지요."   (어색하구나,,ㅠ)

玉面少年楊著臉道:“知道就好,如能從此洗心革面,仍然來得及,在下言盡於此,咱們就此分頭趕路吧。”

옥면소년이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알았으면 되었소. 만약 지금부터라도 개과천선할 수 있다면 아직 늦지 않았소. 저는 이것으로 할 말 다했으니 우리는 제 갈 길로 갑시다." 

話音剛落,突然似有所覺地一抬頭,舉目向前路望去,只見十餘壯權,簇擁著一乘彩輿,一左一右站立了二個人,左面是一位手執旱煙的陰沉老者,右面是一位搓鐵膽的虎面大漢。

말을 하자마자 돌연 무언가 느낀 듯 고개를 들어 앞쪽을 바라보았다. 십여 명의 장한들이 한 채의 알록달록한 가마를 둘러싸고 있고 좌우에 한 명씩 두 사람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좌측에는 손에 담뱃대를 든 음침한 노인이었고 우측에는 철호두를 주물럭거리는 호랑이 얼굴을 한 대한이었다.

玉面少年朗聲一笑道:“恭喜二位都做官了,不知是在哪個衙門當差?”

옥면소년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이 높은 관직에 오르신 것을 축하드리오. 어느 관아에서 일하고 계시오?" 

上官延齡把臉一沉道:“少說廢話,副盟主駕臨,還不趕快上前謁見。”

상관연령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부맹주께서 왕림하셨으니 속히 앞으로 나와 알현토록 하라." 

玉面少年仰著臉道:“是哪個副盟主?”

옥면소년이 얼굴을 쳐들고 말했다.

"어느 부맹주요?" 

上官延齡道:“自然是神風堡主千手神君了。”

상관연령이 말했다.

"자연 신풍보주 천수신군이지." 

玉面少年搖頭冷笑道:“在神風堡時已然見過了!”

옥면소년이 고개를 저으며 냉소하더니 말했다.

"신풍보에 있을 때 이미 만나보았소!" 

上官延齡寒著臉道:“可知未經堡主令諭,私行潛出神風堡該當何罪?”

상관연령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보주의 명령을 거치지 않고(?) 몰래 신풍보를 빠져나간 것은 무엇 죄에 해당하는지 아느냐?"

玉面少年吃地笑道:“在下既非神風堡之人,亦非天地盟的屬下,來去隨我心意,旁人似乎管不著。”

옥면소년이 웃으며 말했다.

"저는 신풍보 사람도 아니고 또한 천지맹의 부하도 아니오. 내 마음 내키는대로 오고 가는데 다른 사람이 상관하면 안될 것 같소." 

上官廷齡哼了一聲,轉臉對彩輿躬身道:“此人對副盟主大是不敬,請示該當如何發落?”

상관연령이 흥, 하더니 가마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이 자가 부맹주께 크게 불경하니 어떻게 처리할지 지시를 바랍니다." 

只聽輿內一個冷森森的嗓音道:“帶回去!”

가마 안에서 한 마디 음산한 목소리가 들렸다.

"데려 오라!"

上官延齡答應了一聲,再度轉過身來,對玉面少年沈喝道:“副盟已然下令,著你即速隨老夫回堡聽候發落。”

상관연령이 대답하더니 다시 몸을 돌려 옥면소년에게 침갈했다.

"부맹주께서 이미 영을 내리셨다. 너는 즉시 노부를 따라 보로 돌아가서 처분을 기다리도록 하라."

玉面少年揚著臉道:“如若在下不肯聽呢?”

옥면소년이 얼굴을 치켜들며 말했다.

"만약 제가 듣기를 원치 않는다면?" 

虎面鐵膽驀地一聲大喝道:“違令者死!你瞧著辦吧。”

호면철담이 갑자기 일성대갈했다.

"영을 어기는 자는 죽는다! 두고보아라."

玉面少年道:“在下既無聽命於你的必要,自然是要違令了,可是我也不想死。”

옥면소년이 말했다.

"저는 당신을 명을 들을 필요가 없으니 자연 영을 어기는 것이구료. 그러나 나는 죽을 생각이 없소." 

虎面鐵膽司徒景怒道:“廢話!”

 호면철담 사도경이 노하여 말했다.

"닥쳐라!"

霍地往前一趨身,伸手朝他手腕抓去。

갑자기 앞으로 오더니 손을 뻗어 그의 손목을 나꿔채갔다. 

玉面少年昂然屹立,容他手指快要沾著肌膚,忽地一翻腕,三個指頭閃電似地扣上了對方脈門,司徒景大吃一驚,猛地往回一縮,雖然險險避過了這一招,仍被指風刮了一下,麻酥酥的勁力頓失。

옥면소년은 당당하게 우뚝 서서 그의 손가락이 피부에 닿으려 할 때 갑자기 손목을 뒤집으며 세 개의 손가락 끝으로 섬전같이 상대방의 맥문(脈門​)을 나꿔채갔다. 사도경이 깜짝 놀라서 재빨리 도로 움츠렸다. 비록 이 일초의 위험은 피했지만 여전히 지풍이 긁고 지나가는 바람에 찌릿찌릿하고  힘이 빠졌다.

他一上來便吃了個啞巴虧,如何咽得這口氣,大喝一聲,掌心一吐,一股急勁內家掌力,劈胸卷去。

그가 말못할 손해를 입고 어떻게 승복하겠는가? 장심에서 한 줄기 억센 내가장력을 토해내어 가슴을 향하여 휩쓸어갔다.

玉面少年面無表情,冷冷一哂,單掌一舉,迎著掌風推去。砰的雙方硬拚了一招,司徒景身子往後晃了兩晃,不由自主地退了兩步。

옥면소년은 무표정한 얼굴로 냉랭하게 비웃으며 한쪽 손바닥을 들어올리더니 장풍을 밀어내어 맞받아갔다. 펑, 하며 쌍방이 일초를 맞부딪히자 사도경은 몸이 뒤로 두어 번 흔들리며 자기도 모르게 두 걸음 물러났다.

玉面少年紋絲不動,仍在原地站著。司徒景做夢也沒想到,自己數十年精修內力,竟然不敵一個少年人,羞怒之餘,厲吼一聲,揉身再進,雙掌運轉如飛,連續攻出七掌,招招都是全力施為,數道勁疾狂飚,組成一股巨大洪流洶湧澎湃朝少年卷去。

옥면소년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여전히 원래 그 자리에 서있었다. 사도경은 자기의 수십 년 정수(精修​)한 내력이 놀랍게도 일개 소년을 대적하지 못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부끄럽고 화가 난 나머지 무섭게 소리치더니 다시 나아가며 쌍장을 나는 듯 돌리며 연속해서 칠장을 공격해냈다. 모든 초식이 전력으로 펼쳐지자 광풍같은 몇 가닥의 힘이 모여 한 줄기 거대하고 세찬 물결처럼 소년을 향해 휩쓸어갔다.

玉面少年冷笑道:“米粒之珠,也放毫光?”

옥면소년이 냉소하며 말했다.

"쌀알 같은 진주도 빛을 내는가?" 

雙掌一陣翻飛,竟又硬封硬擋把七掌接了下來。砰、砰連聲暴響,司徒景只覺胸中血氣翻湧,踉蹌疾退,嘴角汩汩流下兩行鮮血。​上官延齡見又驚又怒,煙桿一揮,呼的朝玉面少年漩璣穴上敲去。​

쌍장을 휘날리며 봉쇄하고 막고 하면서 칠장을 받아내었다. 펑, 펑, 연이어 폭음이 들렸다. 사도경은 가슴에 혈기가 들끓는 것을 느껴 비틀거리며 빠르게 물러났다. 입가에 두 줄기 선혈이 흘러내렸다. 상관연령이 보더니 놀랍고 화가 나서 담뱃대를 휘두르며 휙, 하고 옥면소년의  선기혈(漩璣穴​)을 향해 쳐갔다.

玉面少年冷冷道:“你們二人聯手,或可支持幾招。”

 옥면소년이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들 두 사람이 연수(聯手)하면 혹시 몇 초는 버틸 수 있을 것이오."

伸出兩個手指,突向桿影中夾去。

두 손을 뻗어내더니 담뱃대 그림자 속으로 돌진해갔다. 

上官延齡沉喝道:“分光掠影手法並非稀有絕學,看招。”

상관연령이 침갈했다.

"분광약영(分光掠影​) 수법이 결코 보기 드문 절학은 아니다. 받아랏."  

旱煙桿撒出一片烏光,已然把仗以成名的打穴招式施出。

담뱃대에서 한 조각 오광(烏光)​이 뿌려지며 그의 명성을 이루게 한 타혈(打穴​) 초식이 시출되었다. 

玉面少年一聲朗笑,忽地伸手一抓,竟把旱煙桿抓住,上官延齡用勁一掙,旱煙桿紋絲不動。雙方暗自加勁,僵持有片刻,誰都沒把對方拉動,卻把一根精鋼打造的煙桿,硬生生地拉長了二寸。​

옥면소년은 낭랑하게 한번 웃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담뱃대를 움켜 잡았다. 상관연령이 힘을 써서 빼내려 했지만 담뱃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쌍방은 몰래 힘을 더 가하며 잠시 대치상태를 유지했다. 누구도 상대를 끌어당기지 못하자 강철로 만든 담뱃대는 이 촌이 늘어났다.

蠍娘子忽然趨近少年,尖聲喊道:“杜兄弟,小心暗算。” 

갈낭자가 느닷없이 옥면소년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날카롭게 외쳤다.

"두형제, 암산(暗算)을 조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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