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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八 回 毒蠍娘子(독갈낭자) 본문
第 八 回 毒蠍娘子
玉面少年不虞有詐,疾地往旁一挪步,蠍娘子就勢把手一揚,灑出一片烏光,兜頭罩下。玉面少年與她相距僅三四尺,又在毫無防備之下。
옥면소년은 속임수가 있을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하고 재빨리 옆으로 한 걸음 옮겼다. 갈랑자가 손을 높이 들어올리자마자 한 조각의 오광(烏光)이 뿌려지며 정면으로 뒤덮어 내려왔다. 옥면소년과 그녀는 상호간의 거리가 삼사 척에 지나지 않았고 전혀 방비를 하지 않았었다.
眼看烏光閃動,飛蝗般襲來,倉促把左臂一抬,先行把頭臉護住,同時身形急挪,盡力側避, 雖然險險避開了正面,左臂仍然中了三四根細如牛毛的暗器, 只覺傷處麻酥酥地,就和螞蟻叮了一口似的整條手臂頓感運轉不靈。心頭一驚之下,頓悟此是北妖的獨門睹器烏芒刺,歹毒無比,暗中急運玄功阻止毒性蔓延。
오광이 번쩍, 하며 마치 메뚜기떼처럼 습격해는 것을 보고는 황급히 왼팔을 올려 먼저 얼굴을 감싸는 동시에 신형을 급히 옮겨 온 힘을 다해 옆으로 피했다. 비록 위험을 정면으로 맞는 것은 피했지만 왼쪽 팔은 서너 개의 가늘기가 소털 같은 암기에 적중되었다. 상처 부위가 개미에게 물린 듯 찌릿찌릿해지는 것이 느껴지며 팔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았다. 속으로 놀랐으며 곧 그것이 바로 북요(北妖)의 악독하기 그지없는 독문암기인 오망자(烏芒刺)임을 깨달았다. 급히 현공을 운행하여 독성이 퍼지는 것을 막았다.
蠍娘子高叫道:“他已中了本門的獨門暗器烏芒刺。這一奔跑,發作更快,咱們快追下去。”
갈랑자가 높이 소리쳤다.
"그는 이미 본문의 독문암기 오망자에 적중되었어요. 이대로 내달리면 발작이 빨라진답니다. 우리 속히 추적해요."
上官延齡厲叫道:“還不快與我站住,難道你想死嗎?”
상관연령이 근엄하게 말했다.
"빨리 서지 못하겠느냐? 설마 너는 죽고 싶은 게냐?"
玉面少年腳程極快,晃跟已奔出二人視線之外,突地折轉方向,往斜刺裡奮力又前奔了約有十餘里,手臂毒傷漸漸發作。
只覺眼前發黑,半身麻木,不禁暗嘆一聲忖道:“看來這番要陰溝裡翻船了。”
옥면소년의 발걸음은 극히 빨랐다. 이미 두 사람의 시선 밖으로 벗어나자마자 갑자기 방향을 꺾었다. 비스듬히 옆으로 가다 다시 앞쪽을 향해 필사적으로 약 십여 리를 달렸다. 팔뚝의 독상이 점점 발작하기 시작하더니 눈 앞이 캄캄해지고 반신이 마비되자 자기도 모르게 탄식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하수구에서 배가 뒤집힌 꼴이구나(부주의로 뜻하지 않은 실패를 맛보다).'
此時日漸西沉,停步舉目四顧,突始前面松林之內露出一角紅牆,
不由心頭大喜,求生之念油然而生,急步向松林奔去,入林才知僅是一處倒塌了一半的破廟。暗道:“不論有沒有人幫助,好歹得先設法將身上傷毒解去。”
이때 해는 점점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니 송림 안에 붉은 담장이 보였다. 자기도 모르게 속으로 크게 기뻐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생겨났다. 급히 송림으로 달려가서 숲속으로 들어가니 그곳은 절반쯤 무너진 낡은 사당이었다.
'사람의 도움이 있든 없든 좌우지간 몸의 독을 해소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這種烏芒刺果真利害,玉面少年雖具有一身混元氣功,竟仍難阻止劇毒蔓延, 踉蹌奔到偏殿,身形已搖搖欲墜,勉強把身子靠倚在牆壁上,咬牙掙扎著伸手入懷取藥,驀覺一陣頭暈,頹然往地下倒去。
이런 종류의 오망자는 정말 무서웠다. 옥면소년이 비록 일신에 혼원기공(混元氣功)을 가지고 있어도 여전히 극독이 퍼지는 것을 막기가 어려웠다. 비틀거리며 뛰어서 편전(偏殿)에 이르자 신형이 흔들흔들하여 곧 쓰러질 것 같았다. 간신히 몸을 담벼락에 기대고는 이를 악물고 손을 뻗어 품 속에서 약을 꺼내려 바둥거리다 갑자기 현기증을 느끼며 맥이 빠져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
突地,黑影中一聲驚呼,奔出一條倩影,飛快將他身形抱住。玉面少年體力雖已不支,神誌尚清,睜眼見扶著他的,乃是一個娟秀的妙齡少女。
돌연 어둠 속에서 놀람에 찬 외침과 함께 하나의 아리따운 인영이 뛰쳐나와 재빨리 그의 신형을 껴안았다. 옥면소년의 체력은 비록 더 이상 지탱하지 못했지만 정신은 아직도 맑았다. 눈을 떠보니 그를 부축하고 있는 사람은 한 명의 용모가 수려한 묘령의 소녀였다.
隨有氣無力地道:“我囊中有藥,先把綠玉瓶中的丸藥餵我二顆,再用馬蹄鐵取出烏芒刺……”
곧이어 힘없이 말했다.
"제 주머니 속에 약이 있으니 우선 녹옥병의 환약을 내게 두 알 먹여주시오. 다시 말굽자석으로 오망자를 뽑아 내어..."
話到一半,人已不支,頭一仰,竟昏厥在少女懷中。
말하는 도중에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고개가 뒤로 젖혀지며 소녀의 품 속에서 혼절하고 말았다.
抱著他的少女,幽幽嘆了口氣,迅速從他懷中搜出藥瓶,倒出二顆丸藥,塞進他嘴裡,復又拔出短劍,將他手臂衣袖割裂,只見整條手臂腫得圓滾滾的,傷口汩汩滲出腥臭黑水,不禁垂下淚來,泣道:“你若早聽賤妾的話,也不會遭到那賤婢的毒手。唉……”
그를 안고 있는 소녀는 깊이 한숨을 내쉬더니 신속히 그의 품속에서 약병을 꺼내어 두 알을 그의 입속에 밀어넣었다. 다시 단검을 뽑아 그의 팔뚝 부위의 옷을 잘라내니 팔이 온통 퉁퉁 부어있고 상처에는 비린내 나는 검은 물이 흘러 나오고 있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더니 울면서 말했다.
"당신이 만약 일찌기 천첩(賤妾)의 말을 들었다면 그 비천한 것의 독수에 당하지 않았을 텐데. 아..."
她顫抖著玉手,用馬蹄鐵把烏芒刺一一取出,又掏出汗巾替他把傷口擦拭乾淨。
그녀는 옥수를 부들부들 떨며 말굽자석을 이용해 오망자를 하나하나 뽑아냈다. 그리고 손수건을 꺼내어 상처 부위를 깨끗이 닦아냈다.
玉面少年適於此時把雙目睜開,急道:“不可沾上那毒水,我懷中有顆珠子,可取來放在傷口滾擦,自可將毒吸出,然後……”
옥면소년이 이때 두 눈을 뜨고 급히 말했다.
"독물이 묻으면 안되오. 내 품 속에 한 알의 구슬이 있으니 꺼내어 상처에 문질러주시오. 그때서야 독을 흡수해낼 수 있소. 그 이후에..."
那少女突地傾耳聽了聽,失驚道:“他們追來了。”
그 소녀는 갑자기 귀를 기울여 듣더니 대경실색하여 말했다.
"그들이 쫓아와요."
急從地下將玉面少年抱起,閃身進入那破了半邊的禪房之內。她堪堪把玉面少年安置好,兩條黑影已疾射進林來,正是蠍娘子與上官延齡,這時天色雖已昏暗,但景物依稀可辨。
급히 옥면소년을 안아 일으키더니 반쯤 무너진 선방(禪房) 안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그녀가 옥면소년을 안치시키고나자 두 개의 흑영이 숲으로 쏘아지듯 달려왔다. 바로 갈랑자와 상관연령이었다. 이때는 이미 황혼이 지고 어두워 단지 사물을 희미하게 분간할 수 있을 뿐이었다.
只聽蠍娘子道:“他已中了三四支烏芒刺,縱是金剛不壞之身,也決難走遠,說不定就藏在這破廟之內。”
갈랑자의 말이 들렸다.
"그는 이미 서너 개의 오망자에 적중되었으니 금강불괴의 몸이라해도 결코 멀리 달아나기 어려워요. 확실치는 않지만 저 낡은 사당 안에 숨어 있을 거예요."
上官廷齡接道:“咱們搜一搜。”
상관연령이 이어서 말했다.
"한번 수색해보자."
突地,暗影中緩緩踱出—位黑袍老者,沉聲道:“什麼人?還不與我站住。”
갑자기 어둠 속에서 천천히 한 명의 흑포노인이 걸어나오면 침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냐? 속히 멈추어라."
上官延齡吃了一驚,抬頭一看,竟是東魔厲陰平,忙賠下笑臉道:“原來是厲老,何以深夜呆在這荒涼破廟之內?”
상관연령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뜻밖에 동마 여음평인지라 급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여노(厲老)이시군요. 어찌하여 심야에 이런 황량한 사당 안에 계시오?"
黑袍老者仰著臉,冷冷道:“兄弟召了幾個屬下來此會面。不知上官兄來此何事?”
흑포노인이 차갑게 말했다.
"형제는 몇 명의 부하를 불러 여기서 만나기로 했소. 상관형은 무슨 일로 여기에 왔소?"
上官延齡道:“在下奉命追趕一個要犯,不知厲老曾見有人從此經過嗎?”
상관연령이 말했다.
"저는 명을 받아 한 명의 중요한 범인을 추적하고 있는데 여노께서는 그자가 여기를 지나가는 것을 보셨소?"
黑袍老者道:“是什麼要犯?兄弟到不曾見有人從此經過。”
흑포노인이 말했다.
"어떤 중요한 범인이오? 형제는 아무도 이곳을 지나가는 것을 못 보았소."
蠍娘子插言道:“他已中了烏芒刺,決逃不了多遠,只怕就藏在禪房之內。”
갈랑자가 끼어들며 말했다.
"그는 이미 오망자를 맞았으니 결코 멀리 가지 않았어요. 선방 안에 숨어 있을 거예요."
黑袍老者把眼一翻,星目寒芒暴射,沉哼道:“你的意思莫非是懷疑老夫庇護了你們追擊之人?”
흑포노인이 눈을 부라리자 한망(寒芒)이 폭사되었다.
"네 말은 노부가 너희들이 추격하는 사람을 비호한다고 의심하는 것이냐?"
厲陰平與北妖古蘭香,同列邊荒四異,蠍娘子如何不知道厲害,只因有上官廷齡在旁壯膽,是以沖口說出,此刻見他發怒,心中暗暗膽寒,忙賠著笑臉道:“晚輩怎敢懷疑老前輩,只因為剛才確然見有人影,閃入禪房之內,是以隨口問一聲。”
여음평과 북요 고란향(古蘭香)은 변황사이(邊荒四異)에서 같은 배분인데 갈랑자가 어찌 무서움을 모르겠는가? 다만 상관연령이 옆에 있자 담이 커져서 맹랑하게 말을 했었다. 지금 그가 노발대발하는 것을 보자 속으로 간담이 서늘해져서 급히 사죄하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후배가 어찌 감히 노선배님께 의심을 품겠습니까? 단지 지금 막 인영이 선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연히 보았기 때문에 한번 여쭈어 본 것입니다."
厲陰平道:“那是小女厲若花。”
여음평이 말했다.
"그건 내 딸 여약화다."
蠍娘子格格笑道:“既是若花妹妹,何不請出來相見。”
갈랑자가 킥킥, 웃었다.
"약화 동생이라면 나오라고 해주세요."
厲陰平冷竣地道:“不用了,你們趁早走吧!”
여음평이 차갑게 딱 잘라 말했다.
"필요없다. 너희들은 일찌감치 가보거라."
只聽來路之上,傳來虎面鐵膽司徒景的嗓音道:“厲兄切莫誤會,兄弟此來乃是上命差遣,豈可空回?”
오는 길에서 호면철담 사도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형께선 절대 오해하지 마시오. 형제가 위에서 명을 받아 파견되어 이곳에 왔는데 어찌 빈 손으로 돌아가겠소?"
司徒景一經來到,上官延齡膽氣立壯,接口朗笑道:“禪房之內,既是厲姑娘,讓我們進去查看又何妨。”
사도경이 곧 도착하자 상관연령은 담이 커져서 크게 웃으며 말했다.
"선방 안에 여낭자가 있다하니 우리가 들어가서 조사하게 해주셔도 무방하지 않겠습니까."
說著舉步便行。
말을 하면서 걸음을 떼어 놓았다.
厲陰平伸手一欄,沉喝道:“站住,汝等前番擄去小女之事,老夫還沒有算這筆帳呢。”
여음평이 손을 뻗어 막으며 침갈했다.
"멈춰라. 너희들이 지난 번에 내 딸을 납치해 간 일을 노부는 아직 장부에 적어놓고 계산하지 않았다."
司徒景大步趕到偏殿,寒著臉道:“那是因為厲兄私心自用,迫令兄弟不得不用點心機。”
사도경이 큰 걸음으로 편전(偏殿)으로 달려가며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그것은 여형이 사심(私心)을 가지고 이용하려했기 때문에 형제가 부득불 약간의 심기를 쓸 수 밖에 없었소."
厲陰平怒道:“這樣說來,你們眼裡根本就沒有老夫這個副盟了?”
여음평이 노하여 말했다.
"보아하니 너희들은 근본적으로 노부를 부맹주로 보지 않는구나?"
司徒景也沉下臉來,厲聲道:“厲兄以副盟身份相威迫,實令兄弟為難已極,司徒景乃是奉命行事,如若不讓兄弟進去查看,叫兄弟如何交差?”
사도경이 굳은 얼굴로 근엄하게 말했다.
"여형이 부맹주의 신분으로 엄포를 놓으면 실로 형제를 극히 난처하게 하는 것이오. 사도경은 명을 받아 행사하는 것인데 만약 형제가 들어가서 조사하도록 양해하지 않는다면 형제가 어떻게 보고하겠소이까?"
厲陰平心中大怒,頷下長髯無風自動。雙目閃露出一片殺機,緩緩向司徒景逼去。
여음평이 대로하자 턱수염이 바람이 없는데도 저절로 떨렸다. 두 눈에 살기를 드러내며 천천히 사도경을 향해 접근했다.
司徒景有恃無恐,暗中提聚功力。
雙方正自一觸即發之際,突地禪房內閃出一條倩影,嬌喊道:“爹爹,他們要進來就讓他們進來吧。”
사도경은 믿는 구석이 있어 두려워 하지 않고 몰래 공력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쌍방이 정히 일촉즉발의 순간에 놓여 있을 바로 그때 갑자기 선방 안에서 아리따운 인영이 뛰쳐나오며 교성을 질렀다.
"아버지, 그들이 들어오겠다면 들어오게 내버려두세요."
厲陰平長吁一口氣,閃身讓開,指著司徒景道:“今天你口口聲聲說是追擊要犯,老夫讓你一步,以後咱們走著瞧。”
여음평은 휴, 하고 한숨을 내쉬더니 길을 비켜주며 손가락으로 사도경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 네가 계속 주요 범인을 추격한다고 입에 담으니 노부가 길을 비켜준다만 이후에 어디 두고보자."
拉著厲若花的玉手,緩步往廟外行去。司徒景與上官延齡,原也無意得罪這位魔頭,見他離開,也不攔阻,舉步正待入內查看。
여약화의 옥수를 잡더니 느린 걸음으로 사당 밖으로 걸어갔다. 사도경과 상관연령은 원래 이 마두에게 노여움을 살 생각이 없었다. 그가 떠나는 것을 보자 막지 않고 걸음을 옮겨 막 들어가서 조사하려 했다.
驀地,廟外一聲大喝道:“裡面的人都與我滾出來。”
갑자기 사당 밖에서 한 소리 큰 외침이 들렸다.
"안에 있는 사람은 모두 빨리 나오너라."
司徒景緩緩轉過頭來,只見一位錦衣公子,昂然屹立在星光之下。身後一排站了十幾個錦衣武士。不覺重重哼了一聲道:“又是此人。”
사도경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한 명의 금의공자가 별빛 아래 당당히게 우뚝 서있었다. 그의 뒤에는 열 명 정도의 금의무사가 한 줄로 배열해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연달아 코웃음 치며 말했다.
"또 이자들이군."
錦衣公子見裡面沒有反應,復又喝道:“你們都是聾子不成?”
금의공자가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시 소리쳤다.
"너희들은 모두 쓸모없는 귀머거리들이냐?"
蠍娘子一步三扭,當先走了出來,格格笑道:“小兄弟,對人說話怎可這般無禮?”
갈랑자가 몸을 비비 꼬며 앞서 걸어 나오더니 깔깔, 웃으며 말했다.
"소형제, 무슨 말이 이리도 무례하지요?"
來人正是修羅門下任長鯨,他原在迷林邊緣,喝令屬下燒毀迷林,卻為錦衣大漢勸阻,他的意思是迷林方圓廣有數十里,必有許多江湖人迷失在內,如若焚燒起來,那些人豈不活活被被燒死?
찾아 온 사람은 바로 수라문하의 임장경이었다. 그는 원래 미림(迷林)의 가장자리에서 부하들에게 명하여 미림을 태워버리라고 명령했으나 금의대한이 만류했다. 그의 뜻은 미림은 방원 수십 리의 넓이라 반드시 많은 강호인들이 안에서 길을 잃고 있을 것이니 만약 태워버린다면 그 사람들을 산 채로 태워 죽이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었다.
任長鯨行事雖然任性,並非全不講理,是以接納了忠告,率領屬下,撤離迷林,卻於途中接獲屬下的傳報,得知杜君平遭人暗算之事。他為人極重義氣,聆聽之下,又急又怒,立刻追踪趕來。
임장경은 비록 마음 내키는대로 일을 했지만 결코 이치를 따지지 않고 일을 처리하지는 않았다. 충고를 받아들여 부하들에게 명하여 미림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도중에 부하의 보고를 받고 두군평이 암산을 당한 일을 알게 되었다. 그는 의리를 중시 여기는 위인이라 듣자마자 다급하고 화가 나기도 하여 즉시 추적해왔던 것이다.
豈料,話還沒有說完,一陣急風撲面,任長鯨已直趨身前,厲聲道:“杜君平哪裡去了?”
어찌 짐작이나 했으랴?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일진의 바람이 얼굴을 덮쳐갔다. 임장경은 이미 바로 앞에 곧장 달려와서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군평은 어디로 갔소?"
蠍娘子一怔道:“他已中了本門獨門暗器烏芒刺,十二個時辰之內必死,我們也正在尋他呢。”
갈랑자가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
"그는 이미 본문의 독문암기 오망자에 적중되어 십이 시진 안에 반드시 죽게 되어있어요. 우리도 그를 찾는 중이예요."
任長鯨大喝一聲道:“殺人償命,欠債還錢,先宰了你再和他們算帳。”
임장경은 대갈일성했다.
"살인에는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고 빚진 것은 갚아야 하는 법. 당신과 그들이 셈을 치르게 되어 다행이오."
劍光一閃,攔腰捲到。蠍娘子料不到他說打就打,一怔之下,挪身急退,可是,任長鯨劍法何等迅速,一經展開,有若急風驟雨,漫天都是劍影,連展了幾個身法,竟無法脫出圈外,她武功雖不弱,但為任長鯨取得先機,以致手忙腳亂,險象環生。上官延齡見狀,知道再不出手,蠍娘子必死無疑,疾快縱身躍出,掄動旱煙桿,把任長鯨的攻勢接下,才使蠍娘子脫險。
검광이 한번 번쩍, 하더니 허리를 겨냥하여 휩쓸어갔다. 갈랑자는 그가 말을 하면서 공격할 줄을 예상치 못했던 터라 당황하여 급히 물러났다. 그러나 임장경의 검법이 어찌나 신속한지 한번 펼쳐내자 세찬 바람과 소나기처럼 허공에 검영(劍影)이 가득했다. 연달아 신법을 몇 번 전개하였으나 권외(圈外)로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그녀의 무공은 비록 약하지 않았으나 임장경이 선기를 잡았기에 손발이 바빠지고 어지러위 위험한 상황이 연이어 벌어지게 되었다.
상관연령이 상황을 보니 출수하지 않으면 갈랑자는 필시 의심의 여지없이 죽는다는 것을 알았다. 질풍처럼 빠르게 몸을 날려 앞으로 뛰어나갔다. 담뱃대를 휘두르며 임장경의 공세를 이어받아 갈랑자가 위험에서 벗어나게 했다.
任長鯨手指錦衣武土一聲大喝:“你們速進廟內搜查,務必把杜公子找著。”
임장경이 금의무사를 손으로 가리키며 일성대갈했다.
"너희들은 속히 사당 안으로 가서 살펴보아라. 반드시 두공자를 찾아야 한다."
身後的錦衣武士立即四下分開,飛向廟內衝去,司徒景與蠍娘子橫身攔阻,可是錦衣武士個個武功高強,除幾人和他們接戰外,餘人仍然衝進了破廟。
금의무사들은 즉시 사방으로 나누어져 사당 안으로 들어갔다. 사도경과 갈랑자가 가로막았으나 금의무사 개개인의 무공이 고강하였다. 그들과 접전을 벌이는 몇 명을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여전히 낡은 사당으로 진입했다.
片之後,又都紛紛退出,高聲向任長鯨禀道:“啟禀公子,裡面沒有人。”
잠시 후 모두 분분히 물러나오더니 소리 높여 임장경에게 보고했다.
"공자께 아룁니다.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任長鯨霍地反劍往回一撤,劍指著上官廷齡道:“你們究竟把杜公子弄到哪裡去了?”
임장경은 갑자기 검을 물리고는 상관연령을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들은 도대체 두공자를 어디로 빼돌렸소?"
上官延齡道:“老夫也正在搜尋,如若已經擒獲,來這荒涼破廟作甚?”
상관연령이 말했다.
"노부도 지금 찾고 있다. 만약 이미 붙잡았다면 황량한 이 곳 사당에 무슨 까닭으로 왔겠느냐?"
任長鯨低頭想了想,猛抬頭喝道:“都與我住手。”
임장경이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벌떡 고개를 들고 외쳤다.
"모두 손을 멈춰라."
那批錦衣武士,聆聽之下,紛紛撤招退到一旁。
그 금의무사 무리들이 듣고는 분분히 한 쪽으로 물러났다.
就在此時,一位錦衣大漢飛奔前來,對著任長鯨躬身道:“島主已傳下令諭,請公子即速回海外。”
바로 이때 한 명의 금의대한이 나는 듯 달려오더니 임장경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도주(島主)께서 영유를 전하셨습니다. 공자께서 속히 해외로 돌아오시랍니다."
任長鯨吃了—驚道:“莫非有什麼變故?”
임장경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혹시 무슨 사고가 생겼단 말인가?"
錦衣大漢道:“變故倒沒有,屬下揣摩島主的意思,似是不准咱們再過問中原武林之事。”
금의대한이 말했다.
"변고가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속하가 도주의 뜻을 깊이 헤아려보건대 우리들이 다시 중원의 무림지사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 같습니다."
任長鯨揮揮手道:“著他們撤回去。”
임장경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들을 철수시키시오."
霍地扭轉身形,疾奔而去。錦衣大漢率領著那批錦衣武士,也跟著離開破廟。
갑자기 신형을 돌리더니 재빨리 달려서 떠나갔다. 금의대한은 그 금의무사 무리를 이끌고 뒤를 따라 사당을 떠났다.
司徒景道:“杜君平此刻想已毒發,咱們務必把他尋著。”
사도경이 말했다.
"두군평은 지금 이미 독이 발작했을 것이오. 우리는 반드시 그를 찾아야하오."
說著當先向林外奔去。
말을 마치자 앞장서서 숲 밖으로 달려갔다.
再說玉面少年被少女抱入禪房,從他身上取出蛇珠,在傷處來回滾動,隆起的手臂,隨著滾動的蛇珠,緩緩消了下去。
한편, 옥면소년은 소녀에게 안겨 선방으로 들어갔는데 그의 몸에서 꺼낸 사주(蛇珠)로 상처를 문지르자 부었던 팔뚝이 사주를 문지름에 따라 천천히 가라앉았다.
不過她手上雖在療傷,心神卻全部貫注外面,突然聽出說話的是爹爹,不禁心裡一寬,低聲對玉面少年道:“你能運氣行功嗎?最好趁此刻中毒不深,把餘毒排出,免致留下後患。”
그러나 그녀는 손으로는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어도 정신은 전부 밖에 쏟고 있었다. 돌연 부친의 말소리가 들리자 저절로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낮은 소리로 옥면소년에게 말했다.
"운기행공을 할 수 있겠어요? 후환을 남기지 않으려면 중독이 깊지 않은 이 틈을 타서 남은 독을 배출하는 것이 가장 좋겠어요."
玉面少年這時已可行動,從懷中又取出二顆丹藥服下,微微笑道:“多蒙姑娘關心,在下已經不礙事了。”
옥면소년이 이때 이미 거동을 할 수 있었다. 품 속에서 두 알의 단약을 꺼내 먹고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낭자께서 많이 보살펴주셔서 저는 이미 괜찮아졌습니다."
少女失驚道:“怎麼好得這樣快?”
소녀는 크게 놀라서 물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좋아질 수 있죠?"
正面少年搖搖頭道:“實不相瞞,在下並不畏毒,今天是陰溝裡翻船。”
옥면소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솔직히 저는 독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데 오늘은 부주의하여 당한 것이라오."
說著立起身來,朝外面看了看道:“姑娘還是出去吧,免致令尊為難,在下暫且告辭。”
말을 하고 일어서서 밖을 향해 살펴보고 말했다.
"낭자는 나가서 영존께서 곤란을 당하지 않도록 하시오. 저는 잠시 작별하겠소."
縱身一躍,穿出窗外,晃眼沒入黑影之中。厲若花一呆,突然想起爹爹實不應此時和天地盟決裂,遂急急奔出禪房。
창 밖으로 몸을 날려 눈깜짝할 사이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여약화가 넋을 놓고 있다가 갑자기 부친이 지금 천지맹과 사이가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선방에서 뛰어나갔다.
玉面少年躍出破廟,前行不及半里,突然路旁閃出兩個壯漢,同聲喝道:“站住。”
옥면소년이 사당을 뛰쳐 나가서 반 리도 못갔을 때 돌연 길 옆에서 두 명의 장한이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멈춰라."
玉面少年不言不語,突地長劍出鞘,揮手一劍向黑衣壯漢劈去。黑衣壯漢吃了一驚,雙雙往旁一閃。但少年出劍何等迅快,身隨劍進,劃起一片精芒,又向二人卷去,但聽一聲慘叫,左面一個壯漢已應聲倒地。右面壯漢一呆,砰的前胸結實挨了一掌,仰面倒翻了出去。玉面少年一舉將二人擊倒,縱身躍到中掌的壯漢身旁,揮手點了死穴,隨將他身上黑衣剝下,穿在自己身上,把臉一抹,取下人皮面幕,竟是一位豐神俊逸的中年書生。
옥면소년은 아무 말도 없이 갑자기 장검을 뽑아 일검을 휘두르며 흑의장한을 향해 쪼개어갔다. 흑의장한은 깜짝 놀라 쌍쌍이 한 켠으로 재빨리 피했다. 그러나 소년의 출검이 어찌나 신속한지 검과 함께 몸이 하나가 되어 한 조각의 정망을 그어내며 두 사람을 향해 휩쓸어갔다.
한 소리 비명이 들리더니 좌측의 장한이 비명소리와 동시에 땅에 쓰러졌다. 우측의 장한은 넋을 잃고 있다가 펑, 하고 가슴에 일장을 얻어맞고 벌렁 뒤집어졌다.
옥면소년이 일거에 두 사람을 쳐서 쓰러뜨리고 몸을 날려 장에 적중된 장한에게 가서 사혈을 눌렀다. 이어 그의 몸에서 흑의를 벗겨 자신의 몸에 걸치고 얼굴을 닦더니 인피면구를 떼어냈다. 한 사람의 준일(俊逸)한 중년서생이었다.
搖頭笑了笑,自言自語地道:“想不到我聞人達竟替人家做了半天兒子,杜飛卿泉下有知也該含笑了。”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웃더니 혼잣말을 했다.
"나 같은 저명한 사람이 남을 대신하여 한나절 동안이나 아들 행세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두비경이 지하에서 알았다면 웃을 일이다."
說著展開身形,投入暗影之中。神風堡雖到處布下天羅地網,卻無法阻止這位神秘人物。
말을 마치자 신법을 전개하여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신풍보는 비록 도처에 천라지망(天羅地網)을 펼쳐놓았지만 이 신비한 인물을 막지는 못했다.
且說杜君平在神風堡地室之中,潛心習練杜飛卿留下的拳經劍譜,不知不覺間,已經過了三月,過去在茅屋之內,他是獨自揣摩,這次則是和阮玲共同探究印證,是以進境極速。
이때 두군평은 신풍보 자하실에서 두비경이 남긴 권경검보(拳經劍譜)를 연마하고 있었다. 부지불식간에 이미 삼 개월이 지났다. 과거 모옥 안에서는 혼자 스스로 깨우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완령과 공동으로 연구하고 인증하여 그 진도가 극히 빨랐다.
這天二人正自拆招印證之際,皇甫總管突然走了進來,神色十分嚴肅地道:“二位快收拾一下,速離此地。”
이날 두 사람이 초식을 인증하고 있을 때 황보총관이 갑자기 들어와서 몹시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두 분은 빨리 수습하여 속히 이곳을 떠나시오."
杜君平愕然問道:“此是堡主的意思?”
두군평이 놀라서 물었다.
"이것은 보주의 뜻입니까?"
皇甫端點頭道:“堡主原意是要二位留此一年半載,但此刻情勢有變,不能再留二位了。”
황보 총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주는 원래 일 년이나 반 년 쯤 두 분을 머물도록 할 생각이셨소. 그러나 지금 정세가 변하여 두 분이 더 머물지 못하게 되었소."
杜君平道:“現在就走嗎?”
두군평이 말했다.
"지금 바로 떠납니까?"
皇甫端道:“地室之中有一條地道,直通堡後的百花亭,二位出亭後直向北行。必須走出六十里外,始可歇息,時間不多,二位快走吧。 ”
황보단이 말했다.
"지하실 안에 한 가닥 지하도가 있소. 보 뒤쪽의 백화정(百花亭)으로 곧바로 통하니 두 분은 정자를 나가서 그대로 북쪽을 향해 가시오. 반드시 육십 리 밖까지 가서야 쉴 수 있소. 시간이 많지 않으니 두 분은 서둘러 가시오."
不容二人再問,舉步當先領路,循著隧道向堡後行去。
두 사람이 더 물어보지 못하도록 발걸음을 떼서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길을 따라 보 뒤쪽을 향해 걸어갔다.
杜君平、阮玲隨在他身後走了一程,忍不住又問道:“不知本堡發生了什麼變故?”
두군평, 완령은 그의 뒤를 따라가다가 참지 못하고 또 물었다.
"보에 무슨 변고라도 생겼습니까?"
皇甫端慨嘆一聲道:“此事一言難盡,等見了令師之後,自可明白。”
황보단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 일은 한마디로 할 수 없소. 기다렸다가 영사를 만나보면 자연히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오."
杜君平茫然道:“你說的是家師白鶴道長?”
두군평이 망연해서 물었다.
"당신은 가사이신 백학도장을 말씀하신 것입니까?"
皇甫端搖了搖頭,他似心情十分沉重,一句話也不肯多說。杜君平見問不出內情,遂默然不再作聲。
황보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심정은 매우 침중한 듯 한 마디도 더 하려고 하지 않았다. 두군평은 무슨 사정이 있는지 알지 못하여 곧 잠자코 더 말을 꺼내지 않았다.
阮玲忍不住插言道:“莫非是囚禁貴堡內之人,群起反抗,致令貴堡無法控制大局?”
완령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
"설마 귀 보에 가두어둔 사람들이 함께 일어나 반항하는 바람에 대국을 통제할 방법이 없게 된 것입니까?"
皇甫端冷笑道:“那批人豈能為害本堡,他們早已被釋放出堡了。”
황보단이 냉소했다.
"그 무리들이 어찌 본보에 해를 가할 수 있겠소. 그들은 일찌기 석방되어 보를 떠났소."
阮玲沉思了一會,抬起頭來道:“我明白了,想是貴堡主暗中為人挾制,已到無力自拔的地步。深怕容留我等在此,為貴堡招來大禍,是以決心遣離貴堡,對嗎?”
완령이 깊이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전 알겠어요. 귀 보를 암중에서 억누르고 있는 사람은 이미 스스로 헤어날 수 없는 지경에 처했어요. 우리를 이곳에 머물도록 하면 귀 보에 큰 화를 초래할까 염려되어 그래서 귀보에서 떠나보내도록 결심했어요. 그렇지요?"
皇甫端大感意外地回頭看她一眼道:“前面就是出口了,二位小心去吧。在地室練劍之事,切不可對外人說起。”
황보단이 크게 뜻밖이라 느끼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한번 보더니 말했다.
"앞쪽이 바로 출구요. 두 분은 조심해서 가시오. 이 지하실에서 연검(練劍)한 일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해서는 안되오."
阮玲何等聰穎,察言觀色,已知自己的推斷不錯,是以不再多問。正容道:“總管放心,小女與杜兄決不會對外人提起此事。”
완령은 어찌나 총명한지 그의 말투와 표정을 살피더니 이미 자기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았다. 그러나 다시 묻지 않았다. 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총관께서 안심하세요. 소녀와 두형은 결코 다른 사람에게 이 일을 꺼내지 않을 것입니다."
皇甫端伸手在牆上摩撫了幾下,一陣軋軋聲響,隧道之中突然露出一個小門來,陽光隨著射入。杜君平與阮玲久處黑暗之中,驟睹陽光,雙目竟一時無法睜開。耳聞皇甫端輕聲道了一聲珍重,石門已然關閉。杜君平深深吸了一口氣,運集目力看去,才知兩人已置身於一座荒僻的亭閣之內。
황보단이 손을 뻗어 담장 위를 몇 번 문지르자 윙윙, 소리가 들리며 갑자기 작은 문이 나타나며 저녁 햇살이 비춰들었다. 두군평과 완령은 어둠 속에서 오래 있어서 석양이 비치자 잠시 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황보단의 몸조심 하라는 말이 들리더니 석문은 이미 닫혔버렸다. 두군평은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안력을 집중해서 살펴보았다. 두 사람은 한 채의 황폐한 정자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阮玲緊記皇甫端之言,一拉杜君平道:“咱們往北面趕一程吧。”
완령이 급히 황보단의 말을 기억해내고 두군평을 잡아끌며 말했다.
"우리 북쪽으로 가요."
杜君平一語不發,舉步便行。二人都具上乘輕功,翻山越嶺,直到黃昏時刻,才行出了山區,來到一處鎮集,默算路程,六十里只多不少。
두군평은 한 마디도 없이 걸음을 옮겼다. 두 사람 모두 상승경공을 지니고 있어 산을 넘고 고개를 지나 황혼 무렵이 되자 산을 벗어날 수 있었다. 어느 마을에 도착하여 노정을 따져보니 육십 리는 넘었다.
阮玲指著鎮集道:“咱們且在這鎮上歇息吧。”
완령이 시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이 마을에서 좀 쉬도록 해요."
兩人進入鎮集。阮玲停下腳步,指著一家飯館道:“這家飯館看樣子倒蠻潔淨的,咱們就在這裡吧。”
두 사람은 마을로 들어갔다. 완령이 걸음을 멈추고 한 채의 반관(飯館:주로 음식을 파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반관이 조용해 보이니 이곳으로 하지요."
杜君平抬頭一看,果見一家大飯館,矗立在大街轉角處,橫著一方金字招牌,大書“聚賓樓”,不禁微微一笑道:“倒看不出一個小小市集,竟有這種規模的飯館。”
두군평이 머리를 들어 보니 과연 한 채의 큰 반관이 큰길 모퉁이에 우뚝 솟아 있었다. 가로로 걸린 간판에는 금색으로 '취빈루(聚賓樓)'라고 크게 적혀있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일개 작은 마을에 놀랍게도 이런 규모의 반관이 있군요."
說著跨步當先進入。這飯館規模果是不小,地方也甚寬廣潔淨。 店小二迎上前來,引著二人進入一間僻靜的雅座。阮玲隨口點了幾樣菜,便揮手令小二退出。
말을 하면서 훌쩍 뛰어넘어 앞장서서 들어갔다. 이 반관 규모는 과연 작지 않았고 안은 매우 넓고 정결했다. 점소이가 앞으로 나와 맞이하여 두 사람을 구석지고 아담한 자리로 안내했다. 완령은 몇 가지 요리를 주문하고는 손을 내저어 점소이를 내보냈다.
杜君平向阮玲道:“據說天地盟有四大副盟,究竟是哪四位?”
두군평이 완령을 향해 말했다.
"천지맹의 사대 부맹주는 도대체 어느 네 분이시오?"
阮玲傾耳四下聽了聽,也許是時間還早,座上並沒有幾個人,這才道:“加盟天地盟,共有三十六門派,除了盟主是憑自己的聲望武功奪取外,副盟主則是由每九個門派推舉一人,襄助盟主處理事務。”
완령은 사방을 귀를 기울여 들어보았다. 아마도 시간이 아직 일러서 그런지 좌석에는 몇 명밖에 없었다.
그제서야 입을 떼었다.
"모두 삼십육 개 문파가 천지맹에 가맹했어요. 맹주 자리는 자신의 명성과 무공으로 쟁취하는 것을 제외하고 부맹주는 아홉 개의 문파로부터 추천을 받은 사람으로서 맹주의 사무 처리를 돕고 있지요."
杜君平道:“姑娘可知四個副盟主是誰?”
두군평이 말했다.
"낭자는 네 명의 부맹주가 누구인지 알고 계시오?"
阮玲搖搖頭道:“小妹除了知道家師是由峨嵋,崑崙等九個門派推舉的外,其餘三人,實在不大清楚。”
완령이 고개를 저었다.
"소매는 가사께서 아미, 곤륜 등 구대문파에서 추천을 받았다는 것만 알 뿐 나머지 세 명은 사실 잘 몰라요."
杜君平輕籲一口氣道:“在下近日來,把所有之事逐個推敲,覺出那鐵髯蒼龍肖錚,既能得膺盟主之選,必有可取之處,怎會膺選之後,倒行逆施?
是以心中懷疑,如若三個副盟聯合弄權,只怕盟主也無法阻止呢。”
두군평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저는 요 근래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았소. 철염창룡 소정이 맹주로 추대될 수 있었다면 반드시 그럴 만 했기 때문일거라고 느껴지는데 왜 이후에 도리에 어긋난 짓을 할까요? 그래서 마음 속으로 추측하는 것은 만약 세 명의 부맹주가 연합하여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르면 맹주라도 저지할 방법이 없을 것 같군요."
阮玲驚異地看了他一眼道:“你的見識果是高人一等,小妹也曾這般想過,只是不知另外三個副盟是誰,是以無法查考。”
완령이 놀란 눈으로 그를 보면서 말했다.
"당신의 견식은 과연 남들보다 한 수 위군요. 소매도 일찌기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러나 다른 세 명의 부맹주가 누구인지는 알아낼 방법이 없었어요."
杜君平復又問道:“你可知東魔厲陰平,他是哪些門派推舉的?”
두군평이 다시 물었다.
"당신은 동마 여음평을 아실 거요. 그는 어느 문파에서 추천한 것이오?"
阮玲搖了搖頭,突然向門外呶了呶嘴。杜君平舉目向外看去,只見厲陰平偕同厲若花,並排走了進來,那厲若花似是心事重重,坐下後便雙手支頤,低頭不語。
완령은 고개를 저었다. 돌연 문 밖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났다. 두군평이 눈을 들어 밖을 쳐다보니 여음평이 여약화와 함께 나란히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여약화는 걱정이 많은 듯 자리에 걸터 앉자 양손으로 턱을 괴고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厲陰平吩咐小二作了幾樣菜,隨即沉著聲道:“爹爹知道你的心事,只是此刻我已勢同騎虎,一步都亂來不得。”
여음평은 점소이에게 몇 가지 요리를 만들라 분부하고는 이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애비는 너의 걱정을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미 범을 올라탄 형세와 같아 한 걸음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厲若花噘著嘴道:“咱們住在玄陰谷何等悠遊自在,何苦要出來爭強鬥勝?”
여약화 삐죽거리며 말했다.
"우리가 현음곡(玄陰谷)에 살 때는 항상 유유자적했는데 무엇이 아쉬워 싸움판으로 나오시려는거죠?"
厲陰平深沉一嘆道:“你還是小孩子,知道些什麼?不要胡說了。”
여음평은 탄식했다.
"너는 아직 어린애다. 뭘 알겠느냐? 쓸데없는 말 할 필요없다."
厲若花慘然一笑道:“爹,女兒今年已經十九歲了,可不是小孩子了呢。”
여약화가
"아버지, 여식은 금년에 이미 십구 세가 지났어요. 어린애가 아니라구요."
厲陰平漫應道:“嗯!這個爹爹知道……”
여음평이 천천히 대답했다.
"흠! 그건 애비도 안다..."
恰在這時,小二送上菜來,打斷了他二人的話頭。
마침 이때 점소이가 요리를 내어와서 두 사람의 대화를 끊었다.
杜君平改用傳音對阮玲道:“這個魔頭怎會來到這裡?莫非是去神風堡?”
두군평이 전음으로 완령에게 말했다.
"저 마두는 어찌 이곳에 왔을까요? 설마 신풍보로 가는 걸까요?"
阮玲也用傳音道:“神風堡雖已為天地盟控制,但這些魔頭仍有幾分憚忌,他不會進去的。”
완령도 전음으로 말했다.
"신풍보는 비록 천지맹의 통제를 받지만 저 마두는 몇 푼은 두려워하고 꺼리는 것이 아직 있어서 갈 수 없을 거예요."
這時門外突然傳來一陣轔轔車聲,嘎然在門首停下,卻是一輛黑油布密封的大車。隨著車上跳下兩個人,一個黑臉膛,身披大衫,一個穿半截黃衫,年在五旬以上。二人似是趕了許多路,滿頭滿臉盡是黃塵,在門外停下一陣,才走進門來。
그때 문 밖에서 돌연 일진의 덜커덩, 하는 마차소리가 나더니 끽, 하며 문 앞에 정지했다. 그것은 검은 유포(油布)로 밀봉된 한 냥의 큰 마차였다. 곧이어 마차에서 두 사람이 뛰어내렸는데 한 명은 검은 얼굴에 큰 장삼을 걸쳤고 한 명은 짧은 황삼을 입었는데 나이가 오십은 넘어보였다. 두 사람은 먼 길을 달려온 듯 머리와 얼굴에 누런 먼지가 가득했다. 문 밖에서 잠시 멈추어 섰다가 다시 문을 밀고 들어왔다.
抬頭髮現東魔父女在座,急上前施禮道:“厲老莫非也是去神風堡?”
머리를 들자 동마 부녀가 자리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급히 앞으로 나와 예를 올렸다.
"여노께선 혹시 신풍보로 가시는 것이 아닙니까?:
厲陰平道:“老夫正是去神風堡,二位何事如此緊急趕路?”
여음평이 말했다.
"노부는 마침 신풍보로 가는 길이오. 두 분은 무슨 일로 이 같이 급하게 길을 재촉하시오?"
黃衫老者壓低嗓音道:“奉命押送華山雲鶴道長去神風堡。”
황삼노인이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명을 받아 화산(華山)의 운학도장(雲鶴道長)을 신풍보로 압송하고 있습니다."
杜君平在隔室聽得清清楚楚,霍地立起身來,阮玲急伸手將他攔住。
두군평은 방을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 분명하게 들었다. 갑자기 벌떡 일어서자 완령이 급히 손을 뻗어 그를 가로 막았다.
厲陰平對於押送雲鶴之事,並未在意,舉手一讓道:“二位請坐下先喝兩杯。”
여음평은 운학을 압송하는 일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고 손을 들어 권했다.
"두 분은 앉아서 우선 한 잔씩들 하시오."
黃衫老者和黑臉膛漢子謝了一聲,隨即坐下,他們似是十分飢餓,一經坐下,便狼吞虎咽吃起來。厲若花於黃衫老者說出押解華山雲鶴道長之事後,神情突現不安,臉上陰睛不定,好半晌沒有做聲。
황삼노인과 검은 얼굴의 사내는 감사의 인사를 하더니 즉시 걸터 앉았다. 그들은 매우 배가 고팠던지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여약화는 황삼노인에게서 화산의 운학도장을 압송하는 일을 들은 후 표정에 갑자기 불안함이 나타났다. 얼굴에 그늘이 지고 눈동자가 안정되지 못하며 한참동안 아무런 말이 없었다.
此時突然起身出座,笑哈哈的走到黃衫者者身旁,嬌笑道:“大叔一路風塵僕僕,極是辛勞,侄女敬你一杯。”
이때 돌연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하하, 웃으며 황삼노인 옆으로 걸어갔다.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대숙(大叔), 먼 길 오시느라 얼마나 힘드세요? 질녀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黃衫老者立起身來,哈哈笑道:“姑娘不必客氣,老朽自己來。”
황삼노인이 일어서서 하하, 웃었다.
"낭자, 예의차릴 필요없소. 늙은이가 하겠소."
厲若花左手酒杯遞出,右手倏然撤出短劍,疾逾奔電地猛往黃衫老者胸前一插。黃衫老者狂吼一聲,仰面倒下。
여약화는 왼손으로 술잔을 건네더니 오른손으로 갑자기 단검을 뽑았다. 번개처럼 재빠르고 사납게 황삼노인의 가슴을 찔렀다. 황삼노인 미친 듯 울부짖으며 뒤로 넘어졌다.
她這一舉動不僅黑臉膛漢子莫名其妙,連厲陰平也大出意料之外。畢竟他經驗豐富,應變神速,一見愛女闖下大禍,驀地一長身,伸手先把黑臉膛漢子點倒。
그녀의 이런 행동은 검은 얼굴의 사내에게 영문을 알 수 없는 것일 뿐 아니라 여음평에게도 예상 밖이었다. 어쨌든 그는 경험이 풍부하여 임기응변이 매우 빨랐다. 사랑하는 딸이 큰일을 저지르는 것을 보자 갑자기 몸을 쭉펴며 손을 뻗어 검은 얼굴의 사내의 혈도를 찍어 쓰러뜨렸다.
鐵青著臉,逼視著厲若花喝道:“你瘋了嗎?怎的出手便傷人,你知道他是誰?”
얼굴이 시퍼렇게 되어 여약화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너 미쳤느냐? 왜 출수하여 사람을 해쳤느냐? 너는 그가 누군지 아느냐?"
厲若花鎮定地道:“女兒早知他是天地盟的使者。”
여약화는 진정시키며 말했다.
"여식은 벌써 그가 천지맹의 사자(使者)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厲陰平怒喝道:“既知他是天地盟的使者,為何無故殺他?”
여음평이 노갈했다.
"그가 천지맹의 사자라는 것을 알면서 왜 이유없이 그를 죽였느냐?"
厲若花道:“女兒要解救華山雲鶴道長。”
여약화가 말했다.
"여식은 화산의 운학도장을 구해야해요."
厲陰平大感意外道:“你和雲鶴道長認識?”
여음평이 크게 의외라고 느끼며 말했다.
"너와 운학도장은 아는 사이냐?"
厲若花搖了搖頭,厲陰平厲聲道:“即令你要救他,也該先與爹爹商量,如今叫爹爹如何對盟主交代?”
여약화가 고개를 흔들자 여음평이 근엄하게 말했다.
"설령 그를 죽여야 한다해도 마땅히 먼저 애비와 상의를 했어야 했다. 이제 애비로 하여금 어떻게 맹주에게 설명하란 말이냐?"
厲若花道:“這事並不難,咱們先把雲鶴道長救下來,再把二人屍體放入車內,讓馬車拉著他們去神風堡,料他無法查出是咱們殺的。”
여약화가 말했다.
"그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아요. 우리는 먼저 운학도장을 구하고 그 다음에 두 사람의 시체를 마차에 넣어서 마차가 그들을 신풍보로 운송하게끔 하면 그는 우리가 죽인 것을 알아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厲陰平低頭想了想,突然—指點了黑臉膛漢子的死穴,一手提了一個,大步往門外行去。
여음평은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하더니 돌연 일지로 검은 얼굴 사내의 사혈을 누르고는 한 손에 한 명씩 들고 큰 걸음으로 문 밖으로 걸어갔다.
厲若花飛快奔至大車前,拉開油布,果見車內僵臥著一個灰髯道士,隨問道:“道長可是華山派的雲鶴道長?”
여약화는 나는 듯 잽싸게 뛰어나가 마차 앞에 이르렀다. 유포를 걷으니 과연 그 안에는 뻣뻣하게 굳은 채 누워있는 한 명의 회염(灰髯:희끗희끗한 수염)도사가 있어 물었다.
"도장께서는 화산파의 운학도장이십니까?"
灰髯道士有氣無力地應道:“貧道正是雲鶴。”
회염도장이 힘없이 대답했다.
"빈도가 바로 운학이오."
可是身子並未挪動,也許他是不能動。厲若花不禁有此為難,雖然她常在江湖走動,並非一般世俗兒女的拘束,可是,畢竟那是一個陌生的男人,而且滿身血污。
그러나 여약화는 이때 난처함을 금할 수 없었다. 그녀는 사람을 옮겨 본 적이 전혀 없었고 그가 움직이는 것도 불가능했다. 비록 그녀가 늘 강호를 돌아다니며 일반 속세의 남녀간 구속을 받지는 않는다손 치더라도 결국 그는 한 명의 생소한 남자이고, 게다가 전신에 핏자국까지 있었다.
突地,一個悲憤的嗓聲自身後,激動地吼道:“請閃開,讓我來吧。”
갑자기 뒤에서 비분에 찬 목소리가 격동하여 소리쳤다.
"내가 할테니 비켜주시오."
厲若花急扣轉頭來,只見杜君平滿面焦灼地立在身後,心中大喜,如釋負重地道:“你來得正好。”
여약화가 급히 고개를 돌리니 두군평이 몹시 초조한 얼굴로 자신의 뒤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속으로 크게 기뻐하며 무거운 짐을 벗은 듯 말했다.
"당신은 딱 맞춰 왔군요."
一閃身飄落地面。
몸을 날려 땅으로 내려섰다.
杜君平跳入車廂,俯下身去,輕輕喊道:“師伯,你還認得平兒嗎?”
두군평이 마차에 뛰어들어 몸을 구부려서 조용히 불렀다.
"사백님, 평아를 알아보시겠습니까?"
雲鶴道長身負極重的內傷,而且被人制住數處要穴,俯伏車內,眼雖看不見,聽力依然未失,早已聽出是杜君平的聲音,遂答道:“是平兒嗎?你怎知師伯有難?”
운학도장은 극히 중한 내상을 입은데다가 여러 곳의 요혈을 찔려 마차 안에 엎드려 있었는데 눈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청력은 여전히 잃지 않았다. 벌써 두군평의 목소리임을 알고 즉시 대답했다.
"평아냐? 사백이 어려움에 처한 것을 어찌 알았느냐?"
杜君平匆匆替他把穴道解了,輕輕用手托起,飛身躍出車廂。 雲鶴道長的穴道既解,血脈通暢,已能行動,當下一挺身,飄落地面。
두군평은 총총히 그의 혈도를 풀고 조심스레 손으로 부축해 일으켜서 마차에서 몸을 날려 나왔다. 운학도장의 혈도는 이미 풀리고 혈맥이 유통되자 움직일 수 있게 되어 즉시 몸을 곧게 세우더니 지면에 내려섰다.
閃眼四下一看,只見東魔厲陰平正把兩具屍體摔入車廂,把馬一拍,雙馬拉著無人駕御的大車,飛向鎮外奔去,心中大是驚異,看著杜君平問道:“平兒,你怎會和他們一路?”
사방을 한번 둘러보았다. 동마 여음평은 두 구의 시체를 마차 안에 내동댕이 치더니 말을 한번 찰싹 쳤다. 두 마리 말은 모는 사람도 없는 마차를 끌고 마을 밖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마음 속으로 매우 이상하게 여겨 두군평을 보며 물었다.
"평아, 너는 왜 그들과 함께 다니느냐?"
杜君平搖搖頭道:“弟子並非與他們一路,是他們先行出手救了師伯,弟子才上去把師伯扶出來,難道師伯不認識他們?”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자는 결코 그들과 일행이 아닙니다. 그들이 먼저 와서 손을 써 사백님을 구했기에 제자가 올라가서 사백님을 도와 나올 수 있었습니다. 사백님께서는 그들을 알지 못하십니까?"
雲鶴道長極感意外地搖了搖頭,漫應道:“倒有過數面之緣……”
운학도장은 매우 의외라는 듯 고개를 흔드며 천천히 대답했다.
"몇 번 만났던 적이..."
厲若花上前行禮道:“道長受驚了。”
여약화가 앞으로 나와 예를 올렸다.
"도장께서 놀라셨겠어요."
雲鶴道長稽首道:“承蒙姑娘援手,貧道這廂謝過。”
운학도장이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낭자의 구원을 받았으니 빈도 감사드리오."
厲若花瞟了杜君平一眼道:“都是自家人,道長不必客氣。”
여약화가 두군평을 곁눈질하며 말했다.
"모두 집안 사람이니 도장께선 예의차리지 마세요."
此時厲陰平已把大車料理完畢,在門外冷峻地叫道:“若花,咱們該走了。”
이때 여음평은 마차를 처리하는 것을 끝내고 문 밖에서 냉엄하게 소리쳤다.
"약화야, 우리는 가야한다."
在情理上,雲鶴道長必須向對方打個招呼。於是遠遠稽首道:“厲兄,久違了……”
정리(情理)상 운학도장은 반드시 상대방에게 인사를 건네야 했다. 그래서 멀리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여형, 오랜만이오..."
厲陰平只作不見,徑自轉過身去,厲聲道:“若花,你走是不走?”大步往門外行去。
여음평은 못 본 척 몸을 돌려 걸어가면서 근엄하게 말했다.
"약화야, 너는 갈거냐 말거냐?"
큰 걸음으로 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厲若花無可奈何地搖了搖頭,對杜君平道:“你有空可來九洲鏢行找我。”
여약화는 어쩔 도리가 없는지 고개를 저으며 두군평에게 말했다.
"틈이 나면 구주표항으로 나를 찾아 오세요."
又匆匆向雲鶴道長打個招呼,急步向厲陰平追去。 雲鶴道長目光何等銳利,不禁喟然一嘆。 阮玲冷眼旁觀,始終未發一語。
다시 총총히 운학도장에게 인사를 하고는 급히 여음평을 따라갔다. 운학도장의 안목이 얼마나 예리한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완령은 냉담하게 외면하고 시종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杜君平離開華山派已有一年多,此刻見著師伯,心中百感交集,急趨近身來道:“師伯如何會落入他們之後?”
두군평은 화산파를 떠난지 이미 일년이 넘었다. 이때 사백을 보니 마음 속으로 만감이 교차했다. 급히 다가와서 말했다.
"사백님께서는 어쩌다 그들의 손에 떨어졌습니까?"
雲鶴道長憤然嘆道:“一言難盡……”
운학도장은 분연히 탄식하고 말했다.
"한 마디로 다하기 어렵다..."
阮玲突於此時插言道:“神風堡高此甚近,咱們不可久留,還是早走為妙。”
완령이 갑자기 이때 끼어들어 말했다.
"신풍보는 여기서 가까우니 우리는 오래 머물러선 안돼요. 서둘러 가는 것이 좋겠어요."
雲鶴道長看了阮玲一眼道:“這位姑娘是……”
운학도장이 완령을 보더니 말했다.
"이 분 낭자는..."
杜君平急代引見道:“她是飄香谷主謝谷主的高足,阮玲姑娘。”
두군평이 급히 대신 소개했다.
"그녀는 표향곡주 사곡주의 제자, 완령낭자입니다."
雲鶴道長微感驚訝地道:“原來是謝谷主的高徒,失敬了!”
운학도장이 의아스러움을 느끼며 말했다.
"원래 사곡주의 제자이시군. 실례했소!"
阮玲趨前福了福笑道:“前輩誇獎了。”
완령이 앞으로 나오며 손을 모아 절하며 웃었다.
"과찬이세요."
旋即斂去笑容道:“前輩傷勢如何?還能趕路嗎?”
곧바로 웃음을 거두고 말했다.
"선배님의 상세는 어떠세요? 길을 재촉할 수 있으신지요?"
雲鶴道長朗聲一笑道:“這點傷勢貧道還能挺得住,咱們這就走吧。”舉步往外行去。
운학도장은 큰 소리로 웃었다.
"이까짓 상처야 빈도는 버틸 수 있소. 우리 갑시다."
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갔다.
杜君平急步趕上道:“弟子替師伯僱輛大車去。”
두군평이 급히 앞질러 가서 말했다.
"마차를 한 대 세내어 가시지요."
雲鶴道長把眼一翻道:“不用了,咱們先趕一程再說吧,早離這是非之地為妙。”
운학도장이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필요없다. 여러 말 말고 서둘러 시비가 많은 곳에서 일찍 떠나는 것이 좋겠다."
三人約摸行了頓飯時刻。杜君平恐師伯傷勢惡化,遙指著山下一所寺院道:
“咱們去那寺院歇歇腿吧。”
세 사람이 약 밥 한 그릇 먹을 동안 갔을 때였다.
두군평은 사백의 상세가 악화될까 두려워 산 아래 사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사원으로 가서 좀 쉬도록 하지요."
雲鶴道長身負重傷,全仗數十年修練的一口真元之氣,將傷勢壓制,經這一陣急促的趕路,已然有些不支,遂點了點頭,轉身向寺院奔去。
운학도장은 중상을 입은 몸이다. 수십 년간 수련한 진원지기에 전적으로 의지해 상세를 누르고 있었으나 급히 길을 재촉하게 되자 견디지 못하게 되어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사원으로 달려갔다.
阮玲突然停下腳步道:“杜兄可隨令師伯前去,小妹就此告別。”
완령이 돌연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두형은 영사백을 따라 가세요. 소매는 여기서 작별을 고하고자 합니다."
杜君平大感意外道:“姑娘有何急事?”
두군평이 크게 의외라는 듯 말했다.
"낭자는 무슨 일이 있소?"
阮玲道:“目下情勢大變,小妹必須即刻趕回谷去。杜兄護送令師伯回山後,也請來飄香谷相見。”
완령이 말했다.
"목하 정세가 크게 변했어요. 소매는 즉시 곡(谷)으로 돌아가야해요. 두형은 영사를 호송하여 화산으로 가셨다가 표향곡으로 와주세요."
杜君平心中雖有許多話要問,但見雲鶴道長已行出一箭之地,只得點頭道:“姑娘前途珍重,在下多則一月,少則十天,必定趕到飄香谷候教。”
두군평은 마음 속에 물어 볼 것이 많았으나 운학도장이 이미 저만치 가고 있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낭자께선 가시는 길에 몸조심하시오. 저는 길어야 한 달, 빠르면 십 일내에 반드시 표향곡으로 가서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目送阮玲走後,急步趕上雲鶴,只見他舉步踉蹌,面色大變,急上上前攙扶道:“師伯傷得很重嗎?”
눈으로 완령을 배웅한 후 급히 달려서 운학도장을 따라잡았다. 그는 걸음이 비틀거렸고 안색이 크게 변해 있었다. 급히 앞으로 가 부축하면서 말했다.
"사백님의 상세는 매우 중하군요?"
雲鶴道長喘息著道:“內腑被人用重手法震傷,未能及時療治,已然聚結成疤,只怕難以好了。”
운학도장이 숨을 헐떡거리며 말했다.
"중수법(重手法)에 내부(內腑)가 진상(震傷)을 입었는데 제 때 치료를 하지 못해 이미 상흔이 되었으니 좋아지기 어려울 것 같구나."
杜君平大吃一驚道:“師伯這傷有多久了?”
두군평이 깜짝 놀라 말했다.
"사백님의 이 상처는 오래된 것입니까?"
雲鶴道長一陣劇烈咳嗽,吐出一口淤血,身形搖搖欲墜。
운학도장이 심하게 기침을 하더니 어혈을 한 모금 토해냈다. 신형이 흔들흔들하며 쓰러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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