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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十四回 奪命羅剎(탈명나찰) 본문
第二十四回 奪命羅剎
二人正待展開輕功,只見四海遊龍陸賈,領著四個老叫化,踉蹌奔了過來,藥中王急步迎上道:“幫主受傷了?”
두 사람이 막 경공을 전개하려는데 사해유룡 육가가 네 명의 노규화를 이끌고 비틀거리며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약중왕이 빠른 걸음으로 맞이해 나가며 말했다.
"방주, 부상 당하셨소?"
陸賈搖了搖頭,張口哇地噴出一口瘀血,藥中王迅速從懷中取出一顆丹藥,納入他嘴里道:“咱們入內再談。”
육가는 고개를 젓더니 입을 벌려 어혈을 토해냈다. 약중왕이 신속히 품에서 한 알의 단약을 꺼내어 그의 입 안에 넣어주고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 합시다."
幾人重又進入禪房,陸賈盤膝榻上調息了一會,驀地雙目睜開,長嘆一聲道:“丐幫這次可說栽到家了!”
그들은 다시 선방으로 들어갔다. 육가는 침상 위에 가부좌를 틀고 조식을 한번 하고나더니 갑자기 두 눈을 뜨고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개방은 이번에 집안이 쓰러졌다고 말할 수 있소!"
藥中王接道:“陸兄,到底是怎麼回事?”
약중왕이 이어서 말했다.
"육형, 도대체 어찌된 것인지 말 좀 해보시겠소?"
陸賈搖了搖頭道:“近日來本幫兄弟損傷極多,對方似是專門衝著本幫來的,兄弟為減少損傷,盡量約束門下,再不讓外出,另派壇下八大護法,私下查訪,不料八大護法又在鐘山遇險,兄弟不得不親自去看看,想不到與本幫為難的,竟是那老賊……”
육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요 며칠 본방의 형제들이 아주 많이 피해를 입었는데 상대는 마치 전적으로 본 방을 쓸어버리려 온 듯 했소. 형제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능한 문하를 단속하여 더 이상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따로 팔대호법을 파견하여 비공식적으로 조사를 시켰소. 그런데 팔대호법이 또 종산에서 위험에 처해질 줄 어찌 짐작이나 했겠소? 형제는 부득불 친히 가서 살펴보았소. 놀랍게도 본 방을 괴롭힌 것은 바로 그 노적..."
藥中王打斷他的話頭道:“想是看錯了,肖大俠豈能與丐幫為敵?”
약중왕이 그의 말끝을 자르며 말했다.
"잘못 보셨겠지요. 소대협이 어찌 개방과 적대시할 수 있겠소?"
陸賈長嘆一聲道:“兄弟也是這般想,是以見面之後,以禮相見,誰料他一語不發,出手便施煞招,兄弟迫不得已,與他動起手來,竟失手傷在他龍騰八式之下。”
육가가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형제도 그렇게 생각했었소. 만난 뒤 예로써 대하고자 했지만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살초를 전개할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소? 형제는 부득이하여 그와 손을 쓰게 되었고 실수하여 그의 용등팔식에 부상당하고 말았소."
杜君平忍不住插言道:“此人年貌、口音如何?”
두군평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며 말했다.
"그 사람의 나이나 생김새, 말투는 어떠했습니까?"
陸賈橫了他一眼道:“老朽與他多年相識,自問老眼不花,絕不致看錯,再說等閒之人,也不見得能傷得了我。”
육가가 그를 곁눈질 하여 보더니 말했다.
"늙은이는 그와 다년간 서로 알고 지냈네. 노안(老眼)이 아직 침침하지 않으니 절대 잘못 보지 않았네. 다시 말해 보통 사람이라면 나를 상하게 할 수 없네."
藥中王沉吟了半晌,徐徐道:“不管怎樣說,兄弟仍認為內中尚有別情……”
약중왕이 한참을 침음하더니 서서히 말했다.
"어쨌든 형제는 그 안에 다른 사정이 있다고 여기..."
陸賈經過一陣調息,又服下了藥中王的丹藥,精神已大為好轉,霍地跳下榻來道:“二位請稍坐,兄弟還得出去分派一番,丐幫絕不就此認輸。”
육가는 조식을 하고 또 약중왕의 단약을 먹자 정신이 이미 크게 호전되어 갑자기 침상에서 내려오더니 말했다.
"두 분은 좀 앉아계시오. 형제는 나가서 임무를 나누어 주어야겠소. 개방은 절대 이렇게 패배를 인정하지 않겠소."
就在此時,一個小叫化匆匆行了進來禀道:“東海派掌門人求見幫主。”
바로 이때 한 명의 소규화가 총총히 들어오더니 보고했다.
"동해파 장문인이 방주를 뵙고자 합니다."
陸賈欣然道:“快請。”又對藥中王道:“杜兄,咱們出去迎接他去。”
육가가 흔연히 말했다.
"속히 모셔라."
또 약중왕에게 말했다.
"두형, 그를 마중나갑시다."
三人才行至大殿,修羅王已然行了進來,哈哈笑道:“請恕我這不速之客深更半夜來訪。”
세 사람이 막 대전에 이르자 수라왕이 이미 들어와서 하하, 웃으며 말했다.
"불청객이 밤늦게 찾아온 것을 용서하시오."
陸賈拱手笑道:“兄台說哪裡話來,彼此道義之交,豈可拘那俗禮。”
육가가 공수하며 웃더니 말했다.
"형은 무슨 말씀을 하시오. 피차 도의로 사귀는데 어찌 속례에 얽매이겠소?"
修羅王又看著杜君平道:“你到行館去了?”杜君平點了點頭。
수라왕이 또 두군평을 보고 말했다.
"너는 숙소에 갔었느냐?"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였다.
一行人回到禪房,修羅王劈頭一句便道:“二位對鐵髯蒼龍重入江湖之事,看法如問?”
일행은 선방으로 돌아왔다. 수라왕이 첫머리에 한 마디했다.
"두 분은 철염창룡이 다시 강호에 들어온 일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 묻고 싶소만?"
陸賈道:“兄弟委實難以測透,願聞高論。”
육가가 말했다.
"형제는 추측하여 말하기가 확실히 어렵소. 고견을 듣고 싶소."
修羅王冷笑道:“這叫做明修棧道,暗渡陳倉。”
수라왕이 냉소하며 말했다.
"이것은 옛날 한군(漢軍)이 잔도(棧道)를 수리하는 척하면서 몰래 초군(楚軍)의 진창(陳倉)을 공격한 것과 같이 눈가림수라고 불리는 것이오."
藥中王接道:“難道他另有別圖?”
약중왕이 이어서 말했다.
"설마 그들은 따로 다른 계획이 있다는 것이오?"
修羅王點點頭道:“正是如此,各位請想,九九會期時間不及一月了,肖錚身為盟主,哪有工夫呆在金陵,自然應該坐鎮松鶴觀,以便與各派之人相互洽商。”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로 그렇소. 여러분들은 한번 생각해보시오. 중양절대회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소. 소정이 맹주의 신분으로 금릉에 머물고 있을 새가 어디 있겠소? 당연히 각 파의 사람들과 서로 협상하기 편하도록 송학관을 친히 둘러보아야 하오."
陸賈接道:“兄台的意思是說此人並非真的肖錚?”
육가가 이어서 말했다.
"형의 생각은 그 사람은 결코 진짜 소정이 아니라는 말씀이시오?"
修羅王道:“正是如此。”
수라왕이 말했다.
"바로 그렇소."
藥中王忍不住插言道:“他弄個假的肖錚在金陵,用意何在?”
약중왕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며 말했다.
"그가 금릉에서 가짜 소정 행세를 하는 의도는 어디에 있을까요?"
修羅王道:“肖錚在金陵出現,並以毒辣手段,對付丐幫,一來可使丐幫精銳集中金陵,無暇顧及泰山之事,再則可藉丐幫子弟,為他把消息傳入江湖,令江湖人均把目光集中金陵。”
수라왕이 말했다.
"소정이 금릉에 출현하였고 독랄한 수단으로 개방을 상대하는 것은 첫째로 개방의 정예를 금릉에 집중시켜 태산의 일을 돌아볼 틈이 없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로는 개방의 제자를 죽여 그 소식이 강호에 전해져서 강호인으로 하여금 모든 시선이 금릉으로 집중되도록 하는 것이오."
陸賈搖頭道:“兄台此言雖屬有理,但此一肖錚,無論武功年貌,俱與真的一般,兄弟倒不信他是假冒。”
육가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형의 그 말씀은 비록 일리는 있지만 그 소정은 무공은 물론 나이, 생김새 모두가 진짜와 똑같소이다. 형제는 그가 사칭한다고 믿지 않소."
修羅王微嘆一聲道:“此人兄弟亦曾會過,武功確屬肖大俠的門路,可是剛猛有餘,火候不足,他不敢與兄弟硬拚掌力,這就說明了他功力差遜兄弟一籌。”頓了頓又道:“兄弟亦曾派出門下弟子各處探查,據報天地盟之人已大部分撤出了金陵。”
수라왕이 나직히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 사람은 형제도 만난 적이 있소. 무공은 확실히 소대협 문파의 것이었소. 그러나 강맹함에 여지가 남아 있고 화후가 부족했소. 그는 감히 형제와 장력을 맞교환하지 않았소. 이것은 그의 공력이 형제보다 조금 못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오."
멈추었다 또 말했다.
"형제 역시 일찌기 문하제자들을 각처로 보내어 조사하게 하였는데 보고에 의하면 천지맹의 사람들은 대부분 금릉에서 철수했다하오."
藥中王愕然道:“此事當真?”
약중왕이 아연실색하여 말했다.
"그것이 사실입니까?"
修羅王點頭道:“兄弟深信此言不假。”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제는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소."
陸賈目視修羅王道:“照兄台如此說法,本幫應即速趕去泰山才是。”
육가는 수라왕을 보며 말했다.
"형의 이같은 의견으로 비추어보면 본 방은 속히 태산으로 서둘러 가야겠군요."
修羅王點頭道:“各派仰仗丐幫的地方極多,貴派似不應留在金陵與他們作無謂的爭鬥。”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각 파가 개방에 의지하는 부분이 매우 많은데 귀 파는 금릉에 계속 남아서 그들과 의미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듯 하오."
陸賈起身拱手謝道:“兄台一言頓開茅塞,兄弟今日便即起程,趕去泰山。”
육가가 일어서서 공수하며 사례하더니 말했다.
"형의 한 마디로 깨우쳤소. 형제는 오늘 즉시 출발하여 서둘러 태산으로 가겠소."
修羅王微微一笑道:“兄弟不過是提供貴幫參考,一切仍望自行裁奪,如能留下少數幾位在金陵虛與周旋,豈不更妙。”
수라왕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귀 방에서 참고하시라고 몇 말씀 드린것에 불과하니 모든 것은 알아서 하십시오. 만약 몇 명을 금릉에 남겨 겉돌며 교전하게 한다면 어찌 묘수가 아니겠소이까?"
陸賈連連點頭道:“極是,極是。”
육가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매우 옳소. 매우 옳아."
修羅王立起身來道:“幾位想必還有事情商量,我師徒暫時告別。”
수라왕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여러분은 일을 상의하셔야 하니 우리 사도는 잠시 작별을 고하겠소."
拱了拱手,偕同杜君平大步往外行去。四海遊龍沒有挽留,親送至大殿外,一揖而別。
공수하더니 두군평과 함께 큰 걸음으로 밖으로 걸어나갔다. 사해유룡은 만류하지 못하고 친히 대전 밖으로 배웅하여 읍을 하고 헤어졌다.
途中修羅王沒有說話,一路低頭疾行,杜君平忍不住開言道:“伯伯,咱們該去泰山了吧?”
도중에 수라왕은 아무런 말없이 줄곧 고개를 숙인 채 달리기에 두군평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백부님, 우리도 태산으로 가는 것입니까?"
修羅王沉忖有頃道:“且慢,今晚尚有一場好戲,俟過了今晚再去不遲。”
수라왕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잠깐 기다려라. 오늘 밤 아직 한바탕 재미난 연극이 있다. 기다렸다 오늘 밤이 지나서 가도 늦지 않다."
杜君平甚是不解道:“伯伯不是說天地盟的人俱已去了泰山麼,咱們留此何益?”
두군평이 이해가 안된다는 듯 말했다.
"백부님은 천지맹의 사람들은 모두 태산으로 갔다고 하셨잖습니까? 우리가 이곳에 남아서 무슨 이득이 있습니까?"
修羅王道:“不錯,可是另有些人還沒有走,你且不要問,到時自知。”
수라왕이 말했다.
"그렇다. 그러나 따로 일부는 아직 가지 않았다. 때가 되면 저절로 알게 되니 너는 물을 필요없다."
杜君平知他不肯明說,也就不再問了。 ”
두군평은 그가 확실히 말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더 묻지 않았다.
修羅王突然開言道:“老夫有一件事,很久就要問你,你一定要對老夫說實話。”
수라왕이 돌연 입을 열었다.
"노부는 진작부터 너에게 물어볼 것이 하나 있는데 너는 반드시 노부에게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
杜君平怔了怔道:“伯伯所問何事,只要是晚輩知道的,無不實說。”
두군평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백부님이 무엇을 물으셔도 후배가 알고 있는 것이라면 사실을 말씀드리지 않을 것이 없습니다."
修羅王面容一整道:“飄香谷主謝紫云有兩個門下對不對?”
수라왕이 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표향곡주 사자운에게 두 명의 문하가 있지?"
杜君平點了點頭。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였다.
修羅王又道:“大的一個名叫阮玲?”
수라왕이 또 말했다.
"큰 애가 이름이 완령이냐?"
杜君平點頭道:“是的,大的叫阮玲,小的名王珍,武功俱已得了谷主的真傳。”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큰 것이 완령이고 작은 것이 왕진이며 무공은 모두 이미 곡주의 진전을 이어 받았습니다."
修羅王笑了笑道:“她二人對你的情感都不錯吧?”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그 두 사람이 너에게 정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틀리지 않겠지?"
杜君平乃是誠實之人,面對長者自然是實話實說,點點頭道:“是的,她們對晚輩都不錯。”
두군평은 원래 솔직한 사람이라 어른 앞에서 당연히 사실대로 솔직히 말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녀들은 후배에 대해 모두 그렇습니다."
修羅王冷冷道:“據說飄香谷主曾有遺言,要將她們二人許配給你。”
수라왕이 냉랭하게 말했다.
"소문에 표향곡주는 일찌기 유언을 남겼는데 그녀 두 사람을 너에게 배필로 허락했다고 하더군."
杜君平臉上一熱,急道:“晚輩並不知有此事,再說我大仇在身,豈敢有那家室之念。”
두군평은 얼굴을 붉히며 급히 말했다.
"후배는 결코 그 일을 알지 못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원수를 짊어진 몸인데 어찌 감히 가정을 이룰 생각을 하겠습니까?"
修羅王朗聲一笑道:“男女間事原就無法勉強,是以老夫一向不主張由做長輩的硬行撮合。”
수라왕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남녀간의 일은 원래 강요할 수 없는 법이다. 그래서 노부는 줄곧 어른들이 강제로 중매를 하지 말라고 주장해왔다."
杜君平想不透他話中之意,是以不便插言。
두군평은 그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알아차리지 못해 말참견을 하기 불편했다.
修羅王忽又道:“我那七兒你昨晚見著了?”
수라왕이 문득 또 말했다.
"나의 그 일곱째를 너는 어제밤에 만났느냐?"
杜君平知他說的是易曉君,當下點點頭道:“昨晚在空屋裡見著她了。”
두군평은 그가 말한 것이 역효군임을 알고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젯밤 빈 방 안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修羅王喟嘆一聲道:“這孩子任性得很,老夫真拿她沒辦法。”
수라왕이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 애는 너무 제멋대로라서 노부는 그 애한테 두 손 다 들었다."
抬頭看了看天色,話題一轉復又道:“金鳳幾天前便約老夫去船上喝幾杯,今天正可忙裡偷閒去看看她。”
고개를 들어 천색(天色)을 살피더니 화제를 돌려 또 말했다.
"금봉이 며칠 전 배에 와서 한 잔 하자고 노부와 약속했는데 오늘 바쁜 가운데 틈을 낼 수 있으니 그녀한테 가봐야 겠다."
杜君平見修羅王一會兒提起阮玲、王珍,一會兒提起易曉君,一會兒又提起金鳳幾天前約他去船上喝茶的事,真不知這位前輩葫蘆裡賣的什麼藥,在這個時候還要去逛秦淮,他不便明著反對,卻暗中用話點醒道:“伯伯不是說要辦事嗎?”
두군평은 수라왕이 한번은 완령, 왕진을 언급하고 한번은 역효군, 또 한번은 금봉이 며칠 전 배로 와서 차나 한 잔 마시자고 약속한 일을 꺼내는 것을 보고 정말 이 선배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시기에 진회 강가나 거닐자고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분명히 반대하기가 불편하여 몰래 조금 일깨우는 말을 했다.
"백부님은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修羅王朗聲笑道:“俗語說得好,牡丹花下死,做鬼也風流,在未辦事以前,咱們正該先樂一樂。”說罷臉色一整復又道:“不過席無好席,筵無好筵,咱們在金陵的所作所為,早已引起了天地盟的殺機,此後步步危機,不可不防著點。”
수라왕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속담에 이르기를 모란꽃 아래서 죽으면 귀신이 되어서도 풍류를 즐긴다고 했다. 일을 처리하기 이전에 우리는 좀 즐겨야한다."
말을 마치고 안색을 바로 하더니 또 말했다.
"그러나 자리는 좋은 자리가 없고 연회는 좋은 연회가 없다. 우리가 금릉에서 했던 것들이 벌써 천지맹의 살기를 유발했기에 이후에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조금 방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杜君平知他這句話才是真正要說的話,也一聲朗笑道:“不招人怨是庸才,既承天地盟瞧得起咱們,咱們更該大鬧一場才是。”
두군평은 그의 이 말이 진정으로 하고자 했던 말임을 알고 크게 웃으며 말했다.
"남들의 원망을 사지 않는 사람은 졸장부입니다. 이왕 천지맹이 우리를 중시하게 되었으니 우리는 크게 한바탕 소란을 피워야겠군요."
修羅王笑道:“你這孩子簡直與你爹一模一樣,很好,今天就看看你的。”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네녀석은 그야말로 너의 애비와 꼭 같구나. 좋다. 오늘 네가 하는 것을 지켜보마."
修羅王與杜君平踱到秦淮河畔,已是未牌時分了,這河上的生意要到上燈時分才開始,是以顯得冷冷清清,二人很快便找到了金鳳的船,躬身襝衽道:“老爺子果是信人。”
수라왕과 두군평이 진회 하반에 도착하자 이미 미시(未時)가 되었다. 이 강 위의 장사는 이제 등을 걸기 시작할 때가 되었다. 그래서 아직은 썰렁해 보였다. 두 사람은 아주 빨리 금봉의 배를 찾아내었다.
옷깃을 여미며 몸을 굽히고 말했다.
"나으리는 과연 신용이 있으신 분이군요."
又對杜君平嫣然笑道:“杜公子你好。”
또 두군평에게 생긋 웃으며 말했다.
"두공자, 잘 오셨어요."
杜君平見她一身盛裝,愈益顯得艷光照人,不由朗聲笑道:“金姑娘人比花嬌,越來越迷人了。”
두군평은 그녀가 성장(盛裝)을 하니 더욱 더 아름다워 보여서 절로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금낭자는 꽃보다 아름다우니 갈수록 사람을 매혹시키는구려."
金鳳橫了他一眼道:“你是老實人,怎的也說起俏皮話來了。”
금봉이 그를 곁눈질하며 말했다.
"당신은 순진한 사람인데 왜 경박한 말씀을 하고 그러세요?"
杜君平笑道:“在下之言乃是由衷而發,可不是俏皮話兒呢。”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저의 말은 속에서 우러난 것이지 비꼬는 말이 아니오."
金鳳暗暗一嘆,低頭行入內艙,二人隨即在客艙坐下,修羅王舉目四顧,突然用傳音道:“賢侄,你的水上功夫如何?”
금봉이 암암리에 탄식하고 고개를 숙인 채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은 뒤를 따라 객창(客艙)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수라왕이 눈을 들어 사방을 둘러보더니 돌연 전음으로 말했다.
"현질, 너의 수상공부는 어떠냐?"
杜君平亦用傳音答道:“幼時曾與喬大叔學過,似這一窪死水,尚淹不著我。”
두군평 역시 전음으로 대답했다.
"어릴 때 교대숙에게 배운 적이 있습니다. 이 정도 고인 물 같은 것으로는 저를 빠져죽게 하지 못합니다."
修羅王微微一笑,但瞬即斂去笑容,又道:“我看她們今天或將重施故技,用對付令尊的手段來對付咱們。”
수라왕이 미미하게 웃다가 순식간에 웃음을 거두며 도 말했다.
"내가 보기에 그녀들은 오늘 아마도 낡은 수법을 다시 써서, 영존에게 했던 수단으로 우리에게 대처할 것 같구나."
杜君平心頭猛地一震,修羅王如此說,那是已然查出杜飛卿是被這船上的人毒害的,這些年來他矢志親仇,迄今未找到仇人,今晚突聞此說,心中頓時激動起來,急道:“伯伯此話當真嗎?”
수라왕의 이같은 말에 두군평의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그것은 두비경이 이 배 위에서 남에게 독해를 당했던 일을 이미 조사해냈다는 것이다. 이 몇 년간 그는 부친의 원수를 갚겠다고 맹세했지만 지금까지 원수를 찾아내지 못했다. 오늘 밤 돌연 그 말을 들으니 마음 속으로 즉시 격동되기 시작해서 급히 말했다.
"백부님, 그 말씀이 정말입니까?"
修羅王點點頭道:“雖不中亦不遠,只是此事魯莽不得,須得耐心求個水落石出。”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비록 과녁을 맞추지는 못해지만 멀지도 않다. 다만 이 일은 경솔해서는 안되니 반드시 참을성 있게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
杜君平霍地立起身來,但聽一陣環佩叮噹,金鳳偕同一位中年宮裝婦人,款步行了出來。
두군평은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일진의 고리가 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금봉이 한 명의 중년 궁장부인과 함께 느릿한 걸음으로 들어왔다.
修羅王眼睛一亮,亦跟著立起,顯出一付色迷迷之態,猛盯著那婦人。
수라왕의 눈이 빛나더니 역시 뒤따라 일어서서 미색에 홀린 듯한 모습을 드러내며 그 부인을 주시했다.
金鳳搶前引見道:“家師聞知老爺子光臨,特地親自趕回接待。”
금봉이 먼저 소개했다.
"가사께서 나으리의 왕림을 아시고 특별히 직접 접대하시러 서둘러 돌아오셨답니다."
修羅王哈哈笑道:“不敢當,不敢當,夫人請坐。”
수라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감당치 못하겠소. 부인 앉으시오."
杜君平細看那宮裝婦人,兩眼角已帶魚尾紋,年紀想已五十開外,但因保養得宜,仍顯得風姿綽約,十分動人。
두군평은 그 궁장부인을 자세히 살폈다. 두 눈가에 이미 눈주름이 있는 것이 나이가 이미 오십은 넘었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잘 먹어서 그런지 여전히 자태가 맵시있고 아름다워 십분 사람을 마음을 움직였다.
宮裝婦人對著修羅王嫣然一笑道:“老爺子既看得起我師徒,何不以真面目示人。”
궁장부인은 수라왕에게 생긋 웃으며 말했다.
"나으리께서는 저희 사도를 존중하신다면서 어찌 진면목을 보여주시지 않는 것입니까?"
修羅王哈哈一笑道:“夫人眼力果是不差,在下原無意戴這面幕,只因這副嘴臉委實見不得人,是以才借重這副面幕藏拙。”
수라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부인의 안력이 과연 나쁘지 않소. 저는 원래 면막(面幕)을 쓸 생각이 없었는데 이 낯짝은 확실히 남에게 보일 수 없어 이 한 장의 면막에 신세를 져서 감추게 되었소."
宮裝婦人冷冷道:“難道令徒也是一樣?”
궁장부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설마 귀 제자도 마찬가지입니까?"
修羅王笑道:“有其師便有其徒,他那副尊容比老夫也強不了多少。”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그 스승에 그 제자라오. 그의 얼굴도 노부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소."
談笑之間,後艙使女已將酒菜送上。
담소하는 가운데 선창 뒤에서 시녀가 술과 안주를 보내왔다.
宮裝婦人讓修羅王上坐,杜君平坐在下首,她與金鳳主位相陪。
궁장부인은 수라왕을 상석에 앉히고 두군평은 그 아래에 앉게 하고는 그녀와 금봉이 주인으로 서로 시중들었다.
修羅王此刻已從記憶裡想起了一個人,心中暗暗冷笑忖道:“原來杜飛卿是死在她的手裡,今天倒得好好盤問盤問她呢。”
수라왕은 이때 이미 기억 속에서 한 사람을 떠올리고 마음 속으로 암암리에 냉소하며 중얼거렸다.
'원래 두비경은 그녀의 손에 죽었구나. 오늘 최대한 그녀에게 따져 물어 보아야겠다.'
杜君平也和修羅王是同一心意,他雖不知宮裝婦人是什麼來歷,可是由她的舉動之間,已可看是一位極其難惹的人物。
두군평도 수라왕과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비록 궁장부인이 무슨 내력을 가졌는지 모르지만 그녀의 거동에서 이미 극히 건드리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在表面看來,修羅王的興致似乎極好,酒到杯幹,一連乾了幾大杯。
겉으로 볼 때 수라왕은 흥이 마치 아주 좋은 듯 술이 도착하자 잔을 비웠는데 계속해서 몇 잔을 비웠다.
中年婦人一面殷勤勸酒,一面用言語試探道:“老爺子這番進入中原純是為了遊歷?”
중년부인은 한편으로는 은근히 술을 권하며 한편으로는 떠보는 말로 입을 떼었다.
"나으리께서 이번에 중원에 오신 것은 순전히 유람하기 위함인가요?"
修羅王朗笑道:“秦淮河的無邊風月,已足令我師徒留連忘返,哪裡還有工夫顧到別的。”
수라왕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진회강의 끝없는 절경은 이미 우리 사도로 하여금 계속 머무르며 돌아가기를 잊게 하기에 충분하오. 다른 것을 돌아볼 새가 어디 있겠소?"
中年婦人冷笑道:“這些都是由衷之言?”
중년부인이 냉소하며 말했다.
"이것들은 모두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인가요?"
修羅王突然道:“難道有什麼不對?”
수라왕이 돌연 말했다.
"설마 무슨 잘못 된 것이 있소?"
中年婦人斜睨了他一眼,嗲聲嗲氣地道:“真的是如此嗎,那麼今天就不用走了。”
중년부인이 그를 흘겨보더니 아양을 떨며 말했다.
"정말로 그렇다면 오늘 가지 마세요."
修羅王大笑道:“固所願也。”端起巨杯一飲而盡。
수라왕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바라던 바이오."
큰 잔을 받쳐들고는 단숨에 마셔버렸다.
突然—耳搭在中年婦人的香肩,色迷迷地道:“十餘年前,老夫曾來過一次江南,風聞秦淮河上有位絕代佳人,花名玉壺香,不知傾倒了多少英雄豪俠,可惜那時有事,竟爾失之交臂,今天思之,猶覺遺憾。”
돌연 한쪽 얼굴을 중년부인의 어깨에 기대며 음흉스럽게 말했다.
"십여년 전, 노부는 일찌기 강남에 한번 건너온 적이 있는데 진회강에 기명이 옥호향(玉壺香)이라는 절대가인이 있어 얼마나 많은 영웅호걸들이 감탄했는지 모른다는 소문을 들었지. 애석하게 그때 일이 있어서 눈 앞에서 기회를 놓첬는데 오늘 생각하니 여전히 섭섭하구나."
杜君平忍不住插言道:“這話有些不盡情理,若說傾倒眾生,不過是誇張形容之詞,還可說得過去,為什麼單單要指英雄豪傑。”
두군평이 참지 못하여 끼어들며 말했다.
"그 말씀은 조금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만약 중생들이 감탄했다고 말한다면 과장된 묘사일지라도 그런대로 무난합니다만 왜 오직 영웅호걸들이 감탄했다고 하겠습니까?"
修羅王笑道:“你這就不惜了,那玉壺香表面是一代妖姬,秦淮名妓,實際卻是黑道中鼎鼎大名的奪命羅剎,她隱跡秦淮,乃是別有用心。”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네 말도 틀리지 않다. 그 옥호향은 표면적으로는 진회에 이름난 기녀이자 일대 요희(妖姬)지만 실제로는 흑도상에 명성이 높은 탈명나찰(奪命羅剎)이란다. 그녀가 진회에 종적을 감추고 숨어든 것은 원래 다른 의도가 있었다."
杜君平心裡一動,偷眼朝中年婦人看去,只覺她表面仍在笑哈哈的,雙目的眼神中,已然隱泛殺機。
두군평은 마음이 동하여 중년부인을 훔쳐보았다. 그녀는 겉으로는 여전히 호호, 웃지만 두 눈의 눈매에는 이미 은은하게 살기를 띠고 있었다.
修羅王似乎興致愈來愈好,一看壁上杜飛卿的遺墨道:“當時這位風流大劍客,便是秦淮河上的常客……”
수라왕은 마치 흥이 갈수록 난다는 듯 벽에 두비경이 남긴 글을 보더니 말했다.
"당시 이 풍루대검객은 진회하의 단골손님이었..."
驀地,修羅王一聲大吼道:“不好,這酒裡好像有人下了毒。”
갑자기 수라왕이 고함치며 말했다.
"야단났구나. 이 술안에 누군가 독을 쓴 것 같다."
中年婦人纖手一按桌沿,人已倒退五尺,冷冷笑道:“你已吃下了老娘的化骨散,六個時辰內骨化神消。”
중년부인 가느다란 손으로 탁자를 누르며 이미 오척을 물러나서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는 이미 마나님의 화골산(化骨散)을 먹었으니 여섯 시진안에 뼈만 남게 될 것이다."
杜君平大怒,舉手一掌朝中年婦人劈去,一股巨大的潛力直撞了過去。
두군평이 대로하여 손을 들어 중년부인을 향해 일장을 쪼개어갔다.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이 그대로 부딪혀갔다.
中年婦人身子一擺,忽地挪開三尺,那股掌力直撞在板壁之上,震得木屑紛飛,嘩啦亂響。
중년부인이 몸을 흔들자 홀연히 삼 척을 이동하여 피했다. 그 장력은 그대로 판자벽을 때렸다. 나무 부스러기가 분분이 날며 와르르, 하는 소리가 어지럽게 울렸다.
杜君平一擊不中,挪身再進,耳際卻傳來修羅王的傳音道:“不可魯莽,看我的舉動行事。”
於是硬生生地把身子撤了回來。
두군평은 일격이 적중되지 않자 몸을 옮겨 앞으로 나아갔다. 귓가에 수라왕의 전음이 들려왔다.
"성급하게 굴지말고 내가 하는 것을 보거라."
억지로 몸을 물려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此時修羅王已踉蹌出座,高喝道:“不要與她爭鬥了,咱們快走。”
縱身一躍落在甲板之上。
이때 수라왕은 비틀거리며 자리를 나서 크게 소리쳤다.
"그녀와 싸우지 말고 속히 가자."
몸을 뽑아 올리더니 갑판 위로 내려섰다.
杜君平應聲躍出,金鳳一聲嬌喝道:“站住,今天你們還想走嗎?”
두군평은 그 말을 듣고 뛰쳐나갔다. 금봉이 일성교갈을 터뜨리며 말했다.
"서라. 오늘 너희들이 달아날 수 있을 것 같으냐?"
中年婦人搖手道:“鳳兒,不用追他們了,省點氣力不好嗎!”
중년부인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봉아, 그들을 추격할 필요없다. 힘을 아껴???
修羅王對她師徒之言充耳不聞,腳尖一點落在河面,就勢騰身再起,踏著煙波,朝河岸飛去。
수라왕은 그 사도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발끝으로 수면을 찍고는 다시 몸을 솟구치더니 물보라를 밟고 강 언덕을 향해 날아갔다.
杜君平亦展開飄香步法,追踪在後,晃眼之間已到了河岸,修羅王輕聲道:“隨我來。”領著杜君平,不往鬧市,卻朝杜飛卿埋骨之處奔去。
두군평 역시 표향보법을 전개하여 뒤를 따라갔다. 눈깜짝할 사이에 강 언덕에 도착하였다. 수라왕이 나직히 말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두군평을 데리고 번화한 시장으로 가지 않고 두비경이 묻힌 곳을 향해 달려갔다.
二人到達山下,修羅王嘴一張,酒漿猶如匹練般由喉中射出。杜君平如法炮製,都把逼住的毒酒吐淨。
두 사람이 산 아래에 도달하자 수라왕은 입을 벌리고 술을 마치 폭포수처럼 목구멍에서 쏘아냈다. 두군평도 그대로 따라서 독주를 깨끗이 토해냈다.
修羅王搖了搖頭道:“這化骨散果是厲害,咱們若不是預先服下解毒丹,只怕難以禁受呢。”
수라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화골산은 과연 무섭구나. 우리가 만약 미리 해독단을 먹지 않았다면 이겨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杜君平四下望瞭望道:“伯伯,你把我領來這里幹什麼,萬一那婆娘走了,豈不是坐失良機。”
두군평이 주위를 둘러보고 말했다.
"백부님, 왜 저를 이곳으로 데려왔습니까? 만일 그 여자가 달아나면 어찌 눈 앞에서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修羅王微微一笑道:“她與令尊無怨無仇,卻喬裝秦淮歌妓,設下圈套,將他毒害,內中必有原因,咱們若是一掌將她震斃,怎生查得出內情?”
수라왕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와 영존은 아무런 원한이 없다. 진회의 가기(歌妓)로 변장하여 계략을 세워 그를 독살한 데에는 필시 원인이 있을텐데 우리가 만약 일장에 그녀를 죽이면 어떻게 내정(內情)을 알아내겠느냐?"
杜君平恍然省悟道:“伯伯的意思是假裝中毒,引出她幕後主使之人。”
두군평이 문득 깨닫고 말했다.
"백부님의 생각은 중독된 것으로 가장하여 그녀의 막후에서 부추킨 사람을 끌어내자는 것이군요."
修羅王點頭道:“正是如此。”突然傾耳細聽道:“有人來下,咱們得裝得像一點。”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로 그렇다."
돌연 귀를 기울이더니 말했다.
"누가 온다. 우리는 중독된 것처럼 꾸미도록 하자."
二人隨即在一株大松樹下,頹然坐下,靠著樹幹閉目不言。
두 사람은 곧 한 그루 큰 소나무 아래 맥빠진 듯 앉아 나뭇줄기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입을 다물었다.
約有一盞茶時刻,只見奪命羅剎領著四個背劍女郎飛奔而來,見修羅王兩人靠在樹下,不由格格笑道:“任你功力如何深厚,也難逃老娘的手掌。”
약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되자 탈명나찰이 네 명의 등에 검을 맨 여랑을 이끌고 달려오더니 수라왕 두 사람이 나무 아래 기대어 있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깔깔, 웃으며 말했다.
"네가 공력이 아무리 심후하다해도 마나님의 손을 빠져나가기 어렵지."
修羅王霍地立起身來,踉蹌前行二步,又復頹然靠在樹上,神情十分頹頓。
수라왕이 갑자기 벌떡 몸을 일으켜 서더니 비틀거리며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가다 또 다시 맥이 빠져 나무에 기댔다. 매우 힘들어하는 표정이었다.
奪命羅剎冷笑道:“不用掙扎了,你還有幾個時辰好活,如能老實聽話,本座可以留你一個全屍。”
탈명나찰이 냉소하며 말했다.
"발버둥칠 필요없다. 너는 몇 시진은 살 수 있으니 만약 얌전히 말을 들으면 본좌는 너의 시체라도 온전히 남겨줄 수 있다."
修羅王嗔目怒道:“老夫與你無怨無仇,何故下此毒手?”
수라왕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노부는 너와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왜 이런 독수를 썼느냐?"
奪命羅剎徐徐道:“本座原無意取你性命,這是你自己找的。”
탈명나찰이 서서히 말했다.
"본좌는 원래 너의 목숨을 취할 뜻이 없었다. 이것은 네가 자초한 것이다."
修羅王故作不解道:“老夫自信沒有什麼地方得罪你。”
수라왕이 고의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노부는 그 무엇도 너의 미움을 산 것이 없다고 자신한다."
奪命羅剎格格笑道:“你兩師徒來到金陵,目的何在自己心裡明白,這些天來你得的機密也不少了,豈能容你再活著壞我大事。”
탈명나찰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너희 두 사도가 금릉에 온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는 자기자신이 잘 알 것이다. 요 며칠 동안 너희가 얻은 기밀이 적지 않다. 나의 큰일을 망쳐놓았는데 어찌 너를 더 살려둘 수 있겠느냐?"
修羅王若有所悟道:“如此說來你是天地盟的人了?”
수라왕이 깨달은 바가 있어 말했다.
"그 말대로라면 너는 천지맹 사람이냐?"
奪命羅剎點頭道:“算你還有一點眼力。”突然一揮手道:“去把他二人的面幕掀開,我得看看是什麼變的。”
탈명나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조금은 안목이 있는 셈이군."
돌연 손을 한번 휘두르더니 말했다.
"가서 두 사람의 면구를 벗겨라. 무엇으로 변하는지 내가 보아야겠다."
一個背劍女郎應聲躍出,朝修羅王奔去,她是明知對方身中奇毒,一伸手便去掀修羅王的面幕。
한 명의 등에 검을 맨 여랑이 대답하고 뛰쳐나가서 수라왕을 향해 달려갔다. 그녀는 상대가 몸에 기독을 당했음을 잘 알고있어 손을 한번 뻗쳐 수라왕의 면구를 벗기려했다.
修羅王一閃身退到樹後,腳下踉蹌不穩,幾乎跌倒。
수라왕은 나무 뒤로 물러나 피했다. 발이 비틀거리며 안정되지 못하여 하마터면 쓰러질뻔 했다.
背劍女郎見狀冷笑道:“我看你還是自己掀吧,免得姑娘動手。”
검을 맨 여랑이 상황을 보고 냉소하더니 말했다.
"내가 보기에 이 낭자가 손을 쓰게 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벗는 편이 낫겠다."
與修羅王並肩站立的杜君平冷笑道:“你少得意。”
一伸手將她手腕扣住,乘勢點了穴道。
수라왕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두군평이 냉소를 치며 말했다.
"네가 득의해 하기엔 아직 멀었다."
손을 뻗어 그녀의 손목을 나꿔채더니 그 기세를 틈 타 혈도를 찍었다.
四個背劍女郎乃是奪命羅剎一手訓練出來的護身女婢,不僅個個劍上造詣極深,而且有一套縝密的合擊之術,不料出其不意被杜君平制住。奪命羅剎見狀既驚且怒,驀地身形一飄,疾向杜君平撲去,長袖一抖,筆直地點向面門。杜君平只覺她攻出的這一式,看似平淡無奇,實際隱藏著極其厲害的煞招,但他硬是不閃不避,左掌一招,倏向攻來的袖子抓去。
네 명의 검을 맨 여랑은 원래 탈명나찰이 독자적으로 훈련시킨 호신여비(護身女婢)였다. 개개인의 검술상의 조예가 극히 깊을 뿐만 아니라 게다가 세밀한 합격지술(合擊之術)에 일가견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불시에 두군평에게 제압당했다. 탈명나찰이 상황을 목격하자 놀라면서도 화가 나서 갑자기 신형을 흔들, 하더니 질풍같이 두군평을 향해 덮쳐가는데 긴 소매를 꼿꼿하게 털어내어 얼굴을 그대로 찍어갔다. 두군평은 그녀가 공격해 오는 이 일식이 보기에는 평범하고 기이한 것이 없지만 실제로는 극히 무서운 살초가 숨겨져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그는 피하지 않고 좌장의 일초로 공격해 오는 소매를 향해 움켜쥐어 갔다.
奪命羅剎暗哼一聲道:“你是找死。”
她攻出的衣柚原藏著許多變化,眼看杜君平手掌抓來,衣袖突然折回,袖中的纖纖五指齊彈,直取前胸五處大穴。
탈명나찰은 속으로 흥, 하며 말했다.
'죽고싶어 환장했구나.'
그녀가 공격해낸 소매는 원래 허다한 변화가 감추어져 있었다. 두군평의 손바닥이 움켜쥐어 오는 것을 보고 있다가 소매가 돌연 되돌아가더니 소매 속의 가느다란 다섯 손가락이 일제히 튕겨지며 그대로 가슴팍의 다섯 곳 대혈을 취해갔다.
從表面看來,杜君平出招甚是魯莽,實際他早有防備,左掌抓空,右掌早出,猛地一吐勁,一股巨大潛力直撞了過去。奪命羅剎五指堪堪彈出,忽覺一股巨大潛力湧來,當下顧不得傷敵,一挪步往斜裡跨出三步。就勢一把將地下女郎抓起,拍活了穴道。杜君平一掌將奪命羅剎迫退,並不追襲,卓然屹立不動,靜看著對方的動靜。奪命羅剎成名多年,對自己的武功自信極強,今被一個後生小子一掌逼退,心中甚是惱怒,將手中女婢扔下後,一臉殺機,復又往前趨近。
겉으로 보여지는 바로는 두군평의 출초는 매우 경솔했지만 실제 그는 미리 방비를 하고 있었다. 좌장이 허공을 움켜쥐자 우장이 벌써 나가며 맹렬하게 장경을 토해냈다.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이 그대로 부딪혀갔다. 탈명나찰은 다섯 손가락이 튕겨내고는 문득 한 줄기 거대 잠력이 밀려옴을 느끼고 즉시 적이 다치는 것을 살필 겨를이 없이 걸음을 움직여 비스듬히 삼보를 뛰어넘었다. 그참에 땅에 쓰러진 여랑을 잡아 일으키고 혈도를 쳐서 풀었다.
두군평은 일장으로 탈명나찰을 물러나게 했지만 결코 쫓아가지 않았다. 우뚝 서서 움직이지 않으며 조용히 상대의 동정을 살폈다. 탈명나찰은 다년간 명성을 떨쳐왔기에 자기의 무공에 대해 극히 강하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오늘 한 명의 어린 사내아이의 일장에 밀려서 물러나자 속으로 몹시 화가 났다. 수중의 여비를 내던진 후 얼굴에 살기를 띠고 다시 가까이 다가왔다.
修羅王突然一聲沉喝道:“且慢,我師徒雖已中了你的化骨散,但若動起手來,不見得你便能得便宜,我且問你,我師徒究竟與你何仇何怨,竟要下此毒手?”
수라왕이 돌연 침갈했다.
"잠깐만. 우리 사도는 비록 너의 화골산에 당했으나 만약 손을 쓰게되면 반드시 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너에게 묻겠는데 우리 사도가 도대체 너와 무슨 원한이 있어 이런 독수를 쓰려는 것이냐?"
奪命羅剎冷冷一笑道:“這得問你自己了。”
탈명나찰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 질문은 너 자신에게 해라."
修羅王朗聲笑道:“不用打啞謎了,大丈夫敢作敢當,你既做了為何不敢說?”
수라왕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돌려서 말할 필요없다. 대장부는 한 일에 책임을 진다. 너는 무엇 때문에 감히 말하지 못하는가?"
奪命羅剎冷冷道:“好吧,本座若不說出,你死了也是個糊塗鬼,不過在未告訴你以前,你得答應我一件事。”
탈명나찰이 냉랭하게 말했다.
"좋아. 본좌가 만약 말하지 않으면 너는 죽어서 귀신이 되어서도 혼란스럽겠지. 그러나 내가 너에게 알려주기 이전에 너는 나에게 한 가지 일을 승낙해야 한다."
修羅王仰面笑道:“好吧,老夫已是快死的人了,你有什麼事儘管說吧。”
수라왕이 고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
"좋아, 노부는 이미 죽을 몸이니 너는 무슨 일이든 마음껏 말해보아라."
奪命羅剎突然趨前一步,雙目直盯著修羅王道:“前些日子據說修羅王親率手下,打進了天地盟的扛南分壇,劫走了不少的武林人,至今此事成為懸案,近日你師徒二人突在金陵出現,武功既高,來歷又復不明,是以有人懷疑你就是修羅王。”
탈명나찰이 돌연 한 걸음 나아가더니 두 눈으로 수라왕을 그대로 주시하며 말했다.
"이전에 수라왕이 친히 수하를 이끌고 천지맹의 강남분단을 쳐들어와서 적지 않은 무림인을 빼내갔는데 지금까지 그 일은 미해결 사건이 되었다. 요며칠 너희 사도 두 사람이 돌연 금릉에 출현하였는데 무공이 높고 내력또한 불분명했다. 그래서 네가 수라왕이라고 추측하는 사람이 있다."
修羅王哈哈笑道:“原來你們張冠李戴,錯把老夫當作了修羅王,真是可笑已極。”
수라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원래 너희들이 잘못 짚은 것이다. 노부를 수라왕으로 여기는 착각을 하다니 정말 우습기 그지 없구나."
奪命羅剎哼了一聲道:“既不是修羅王,為何不敢以真面日見人?”
탈명나찰이 흥, 하더니 말했다.
"수라왕이 아닌데 왜 감히 진면목을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냐?"
修羅王冷笑道:“修羅王何等聲威,他若真個已然康復,豈容天地盟橫行”
說若把臉一抹道:“你真的要見老夫的真面目,那就請看。”
수라왕이 냉소하며 말했다.
"수라왕이 얼마나 명성과 지위가 높은가? 그가 만약 정말로 벌써 건강을 회복했다면 어찌 천지맹의 횡행(橫行)을 용납하겠는가?"
얼굴을 훔치며 말했다.
"네가 정말 노부의 진면목을 보려한다면 보아라."
奪命羅剎細看之下,嚇了一跳,只覺此人不僅又老又醜,而且那張滿佈皺紋,白一塊黑一塊的醜臉,已現浮腫,涔涔流下黃水,腥臭難聞,不由連退兩步道:“夠了,夠了,把臉蒙起來,省得本座看了噁心。”
탈명나찰이 자세히 보더니 놀라서 펄쩍 뛰었다. 그 사람은 늙고 추할 뿐 아니라 게다가 주름이 가득하고 거뭇거뭇한 추한 얼굴에는 부종이 있어 고약한 냄새가 나는 누런 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자기도 모르게 두 걸음 물러나더니 말했다.
"됐다, 됐어. 구역질 나지 않게 얼굴을 가리도록 해라."
修羅王黯然長嘆道:“老夫毒已發作,可否給我一顆解藥,我還有許多未了之事要辦呢。”
수라왕이 암연히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노부는 독이 이미 발작했다. 나는 아직 처리하지 못한 허다한 일들이 있으니 나에게 한 알의 해약을 줄 수 없겠나?"
奪命羅剎冷笑道:“你認了命吧,化骨散無藥可解,別說是你,當年神劍杜飛卿何等英雄,照樣地禁受不了。”
탈명나찰이 냉소하며 말했다.
"너는 목숨이 다했음을 받아들여라. 화골산은 해약이 없다. 특별히 너에게 하는 말이지만 당년에 신검 두비경이 얼마나 영웅이었던가? 그도 견디지 못했다."
杜君平聽後不覺熱血沸騰,猛地衝前兩步厲喝道:“你說什麼?”
두군평이 듣고나자 저도 모르게 뜨거운 피가 솟구치쳐서 사납게 앞으로 두 걸음 나아가 무섭게 소리쳤다.
"너 무어라 했느냐?"
修羅王深恐他魯莽,沉喝一聲道:“不許你多嘴。”跟著唉聲一嘆道:“如此說來我師徒已然沒救了?”
수라왕이 그가 경솔할까 깊이 두려워서 침갈했다.
"네가 말참견 하는것을 허락하지 않겠다."
곧 휴, 탄식하며 말했다.
"그 말대로라면 우리 사도는 이미 구원할 수 없는 것이겠구나?"
奪命羅剎冷冷道:“不錯,如果你們妄圖反噬那可是死得更快。”
탈명나찰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렇다. 만약 너희들이 자기 잘못을 남에게 뒤집어 씌우려 꾀하다간 죽음을 재촉하게 될 것이다."
修羅王踉蹌退了兩步,背靠著樹,喘息著言道:“想不到我師徒竟不明不白地死在這裡。”
수라왕이 비틀거리며 두 걸음 물러나서 등을 나무에 기대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우리 사도는 이곳에서 애매하게 죽는구나."
奪命羅剎格格笑道:“俗語說得好,牡丹花下死,做鬼也風流,杜飛卿自許風流,結果死於花下,你師徒二人步他後塵,亦可算得是兩個無名之鬼。”
탈명나찰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속담에 하는 말이 꼭 맞구나. 모란꽃 아래서 죽으면 귀신이 되어서도 풍류를 즐긴다더니 두비경이 스스로 풍류를 즐기다가 결과적으로 꽃아래 죽었다. 너희 사도 두 사람이 그의 뒤를 따라 역시 두 개의 이름 없는 귀신이 된 셈이다."
修羅王喘息了一陣,似乎精神稍复,突又道:“據老夫所知,你與杜飛卿並無過節,和修羅王更談不上仇怨,下此毒手究為何事?”
수라왕이 숨을 헐떡거리며 마치 정신이 조금 돌아온 듯 돌연 또 말했다.
"노부가 아는 바로는 너와 두비경은 결코 악감정이 없었고 수라왕과도 원한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면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독수를 쓰느냐?"
奪命羅剎冷冷一笑道:“不錯,本座與杜飛卿果然沒有過節,我乃是受人之託,忠人之事。”
탈명나찰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본좌는 두비경과 전혀 악감정이 없다. 내가 남의 부탁을 받아 성의를 보인 일이었다."
杜君平忍不住大聲吼道:“此人可是孟紫瓊?”
두군평이 참지 못하여 큰 소리로 외쳤다.
"그 사람이 맹자경이냐?"
奪命羅剎一怔道:“你怎麼知道?”
탈명나찰이 멍하여 말했다.
"네가 어찌 아느냐?"
杜君平切齒道:“我早該想到是她了。”
驀地一聲大喝道:“今晚先殺了你,再找那賤人算帳。”
두군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
"나는 일찌기 그녀일 것이라 생각했다." 갑자기 일성대갈하며 말했다.
"오늘 우선 너를 죽이고 다시 그 천한 인간을 찾아 빚을 갚겠다."
劍光一閃,直向奪命羅剎攻去。修羅王急攔阻時已然不及,不禁唉聲一嘆,他原意是欲從奪命羅剎口中,套出天地盟的主腦人物,這一來全盤計劃盡棄。
검광이 번쩍하더니 그대로 탈명나찰을 향해 공격해갔다. 수라왕이 급히 제지했으나 이미 늦었기에 휴, 탄식을 금치 못하였다. 그는 원래 탈명나찰의 입에서 천지맹의 수뇌 인물을 이끌어 내게 할 작정이었으나 이렇게 되자 계획을 전부 포기해버렸다.
奪命羅剎已把二人當作了待宰羔羊,說話毫無保留,此刻見杜君平如瘋虎般攻來,心中大感驚詫,急撤身往後一躍,避開了杜君平凌厲的一擊。杜君平暴怒之下,一擊不中,騰身再進,而奪命羅剎的四個護身女婢已劍光連閃,分四面攻了上來。
탈명나찰은 이미 두 사람이 죽기를 기다리는 새끼 양으로 간주하여 남김없이 말해주었었다. 지금 두군평이 미친 호랑이처럼 공격해오는 것을 보자 크게 놀라서 급히 몸을 물려 뒤로 뛰어서 두군평의 무서운 일격을 피했다. 두군평은 격노하여 일격이 적중되지 않자 몸을 솟구쳐 다시 나아갔다. 탈명수라의 네 명의 호신여비들은 이미 검광을 번쩍이며 네 방향으로 나누어 공격해왔다.
杜君平揮劍大喝道:“休要來尋死。”
嗆啷一聲,把四支長劍格開,再度朝奪命羅剎攻去。
두군평이 검을 휘두르며 대갈했다.
"죽음을 자초하지 말아라."
창, 하는 소리와 함께 네 자루의 가로막는 장검을 밀어젖히고 다시 탈명나찰을 향해 공격해갔다.
四個女婢乃是久經訓練的劍手,就這剎那間,已然展開合擊之勢,四支長劍,匯成一重密密劍幕,兜頭蓋了下來。
네 명의 여비는 원래 오랫동안 훈련받은 검수로서 이 찰나지간에 이미 합격술을 전개하였다. 네 자루의 장검은 한 겹의 면밀한 검막을 이루어 머리 위에서 뒤덮어왔다.
杜君平怒仇填膺,長劍如輪,一搶地硬對硬架,但四婢訓練有素,此進披退,配合極為嚴密,一時之間竟無法衝出劍幕。
두군평은 원수에 대한 분노가 가슴에 가득 차서 장검을 바퀴처럼 돌리며 맞부딪혀갔다. 그러나 네 여비는 훈련이 잘 되어 있어 이쪽에서 나오면 저쪽에서 물러나고 하며 배합이 극히 엄밀하여 일시에 검막을 뚫고 나갈 수 없었다.
奪命羅剎見杜君平毫無中毒現象,心中大感驚異,偷眼朝修羅王看去,只見他仍然萎頓地倚在樹上,心裡不禁一動,忖道:“這小的縱然武功高強,恐亦難脫出四婢的劍陣,我何不先行將這老的宰了再說。”
탈명나찰은 두군평이 추호도 중독된 모습이 아님을 보고서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 수라왕을 흘낏 훔쳐보니 그는 여전히 지쳐서 나무에 기대어있는 것이 보였다.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금할 수 없어 중얼거렸다.
"이 어린 놈이 설령 무공이 고강하더라도 네 여비의 검진을 뚫고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는 먼저 저 늙은 것을 죽여버리고 다시 이야기 해야겠다."
當下念動即行,悄悄一挪步,倏向修羅王沖去。她知修羅王身子已開始潰化,不願弄髒手,遠遠便把手掌一抬,發出一記劈空掌力。一股陰柔之勁,當頭蓋下。
생각을 하자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 조용히 걸음을 옮기더니 갑자기 수라왕을 향해 부딪혀갔다. 그녀는 수라왕의 몸이 이미 문드러지기 시작했음을 알고 손을 더럽히기 싫어 멀리서 손바닥을 들어올려 한 대의 벽공장력(劈空掌力)을 발출했다. 한 줄기 음유한 장경이 머리를 향해 덮어내려갔다.
修羅王驀地雙目睜開,朗笑道:“相好的,你是自尋死路。”
수라왕이 갑자기 두 눈을 뜨더니 크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너는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手掌陡地往外一對,他功力深厚,這一掌乃是蓄勢而發,急勁異常。奪命羅剎掌勁已發,無法再行收勢,暗地一咬牙,又加添了兩成力道。一剛一柔兩股勁力接實,奪命羅剎只覺胸間一緊,不自主地連退二步。
손바닥을 밖을 향해 쌍으로 밀어냈다. 그의 공력은 심후하였고 이 일장은 힘을 모았다가 발출한 것이어서 빠르기와 세기가 보통이 아니었다. 탈명나찰은 장경을 이미 발출하여 다시 되돌릴 수 없었다. 속으로 이를 갈며 또 이성의 공력을 더보태었다. 하나는 강맹하고 하나는 음유한 두 줄기의 힘이 부딪히자 탈명나찰은 가슴이 빠르게 뛰며 자기도 모르게 연달아 두 걸음 물러났다.
修羅王大笑道:“可要再接一掌試試?”
수라왕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다시 일장을 시험해보겠느냐?"
大袖一拂,又打出一股掌力。
큰 소매를 떨치며 또 한 줄기의 장력을 쳐냈다.
奪命羅利雖是江湖上有數的魔頭,但與修羅王的修為相比,卻要差遜一籌,此刻為時勢所迫,不得不咬牙又硬接了一掌。只覺對方渾厚的掌勁中,隱夾一股強紉的彈震之力,胸間一陣劇痛,哇的噴出一口鮮血。
탈명나찰은 비록 강호상에서 몇 안되는 마두였지만 수라왕의 수위와 비교해서 한 수 모자랐다. 지금 형국이 급박하여 부득불 이를 갈며 또 일장을 맞받을 수 밖에 없었다. 상대의 웅후한 장경에는 한 가닥의 강한 탄진지력(彈震之力)이 숨겨져 있어 가슴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웩, 하고 한 입의 선혈을 토해냈다.
修羅王沉哼一有道:“米粒之珠也放毫光,老夫不願殺你,滾吧。”
수라왕이 흥, 하더니 말했다.
"쌀알같은 진주도 빛을 내는구나. 노부는 너를 죽이고 싶지 않다. 꺼져라."
奪命羅剎心知自己已負極重的內傷,不敢再接擊,霍地扭轉身形,疾奔而去。
탈명나찰은 자기가 극히 무거운 내상을 입어 감히 다시 공격을 받아내지 못한다는 것을 알자 갑자기 신형을 돌리더니 재빨리 달려가버렸다.
這面修羅王兩掌驚退了奪命羅剎,那面杜君平也以一式波瀾壯闊,震飛了四婢的長劍,朝奪命羅剎飛撲過來。
이쪽에서 수라왕이 이장으로 탈명나찰을 물리쳐버리자 저쪽에서는 두군평도 파란장활(波瀾壯闊) 일식으로 네 여비의 장검을 날려버리고 탈명나찰을 향해 덮쳐갔다.
修羅王搖了搖手道:“由她去吧,不用追了。”
수라왕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쫓을 필요없이 가도록 내버려두어라."
杜君平怒氣勃勃道:“這賤人就是殺害先父的正兇,如何輕易便放過。”
두군평은 노기등등하여 말했다.
"그 천한 것이 선부를 살해한 원흉인데 어떻게 쉽게 놓아주겠습니까?"
修羅王微微—笑道:“不用你勞神,自有人為你代勞。”
수라왕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신경쓸 필요없다. 너를 대신해 애써줄 사람이 있다."
杜君平知他手下的人極多,必然另有安排,便不言語了。
두군평은 그의 수하가 아주 많아서 필시 따로 안배를 했음을 알고 입을 닫았다.
修羅王把臉一抹,除了臉上的面幕,原來他戴了兩層面幕。當下低低地道:“咱們這身打扮又得換了。”
수라왕이 얼굴을 훔치며 얼굴의 면구를 제거했다. 원래 그는 두 겹의 면구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즉시 나직이 말했다.
"우리는 분장을 바꾸도록 하자."
隨縱腰問解下包袱,自行換上一件團花長袍,又遞給杜對於一件藍衫道:“你也換換吧。”
곧 허리춤에서 보따리를 꺼내 풀더니 꽃무늬 장포로 갈아 입고 두군평에게 한 벌의 남삼을 건네주며 말했다.
"너도 갈아입도록 해라."
杜君平依言將衣衫換了,又換過了臉上的面幕,這才問道:“伯伯,咱們裝束已改,當該如何了?”
두군평이 그말대로 옷을 갈아입고 또 얼굴의 면막(面幕)도 바꾸고 나더니 물었다.
"백부님, 우리는 옷차림을 이미 바꾸었는데 이제 어떻게 하지요?"
修羅王面容一整道:“對這重公案,老夫已然查明了十之七八,咱們該去泰山了。”
수라왕이 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이 중요한 공안(公案)에 대해 노부는 이미 열의 일곱여덟은 밝혀냈다. 태산으로 가자꾸나."
杜君平急道:“伯伯既已查出端倪,何不痛痛快快地告訴晚輩。”
두군평이 급히 말했다.
"백부님이 이미 단서를 알아내셨다면 어찌 후배에게 통쾌하게 알려주시지 않습니까?"
修羅王搖了搖頭道:“此刻尚非其時,等到了泰山再說吧。”
수라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태산에 도착하면 다시 이야기하자꾸나."
杜君平大失所望道:“為什麼你們都喜歡瞞著我?”
두군평은 크게 실망하여 말했다.
"무엇 때문에 당신들은 모두 걸핏하면 저에게 감추려 하십니까?"
修羅王輕喟一聲道:“你不用性急,等到可以說明,老夫自當對你說。”頓了頓又道:“老夫已然派孟雄去證實另一件事,待得回報,便可證實老夫所料不差了。”
수라왕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너는 성급할 필요없느니라. 설명해도 될 때까지 기다리면 노부가 자연 너에게 말해주겠다."
멈추었다 또 말해다.
"노부는 따로 한 건의 일을 증명하기 위해 이미 맹웅을 보냈다. 기다렸다 보고를 받으면 노부의 짐작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다."
杜君平遂不再多問,放步往前疾行。
두군평은 더 묻지 않고 걸음을 떼어 앞으로 달려갔다.
不幾天工夫,二人已然到了泰山,這泰山乃是名山勝地,到處都是寺院廟宇,當下找了一個小寺院住下。
며칠 되지않아 두 사람은 이미 태산에 도착했다. 이 태산은 원래 명승지라 도처에 사원과 사당이 있었는데 즉시 어느 작은 사원을 찾아서 묵었다.
修羅王叮囑道:“此刻情勢已然十分緊急,近日內你最好是少管閒事,更不可洩露身份,避免惹出意外的麻煩。”
수라왕이 신신당부하여 말했다.
"지금 정세가 이미 십분 긴급하다. 요 며칠 간은 너는 뚯하지 않은 말썽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여 신분을 누설하지 말도록 해라."
杜君平沉忖有頃道:“晚輩既已來到泰山,自該先行找到飄香谷的人才是。”
두군평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해다.
"후배는 기왕 태산에 도착했으니 먼저 표향곡 사람들을 찾아보아야겠습니다."
修羅王起身道:“不用了,老夫自有安排。”看了看窗外天色道:“老夫得出去安排一下,天明以前回來,沒事你最好是別出去。”
수라왕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필요없다. 노부가 안배해두겠다."
창 밖의 천색을 살피더니 말했다.
"노부는 나가서 안배를 할테니 날이 밝기전에 돌아오마. 일이 없으면 너는 나가지 않는 것이 좋다."
杜君平點頭應允,目視修羅王走後,心中大感不是滋味,覺得這等大事,自己竟不能參與主張,委實是太以無能了,想著想著,信步往廟外行去。
두군평은 그러마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수라왕이 가는 것을 지켜본 뒤 마음 속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런 큰일에 자기가 참여하여 주장할 수 없으니 확실히 너무 무능하다고 느꼈다. 생각에 잠겨 발 가는대로 사당 밖으로 걸어갔다.
行出廟外是一片松林,步過松林乃是一個斜坡,只見山坳之內,赫然有座寺院,裡面鐘鼓齊鳴,似乎是在做晚課,不覺微微一嘆道:“江湖上人哪及得出家人清靜,每日青燈古佛,不知少去了多少煩惱哩。”
사당 밖을 나서니 송림(松林)이었다. 송림을 걸어서 지나자 산비탈이 나왔다. 산의 오목한 곳에 한 채의 사원이 눈 앞에 나타났다. 안에서 종소리와 북소리가 일제히 울리는 것이 마치 저녁 공양을 올리는 것 같았다. 저도 모르게 미미하게 탄식하며 말했다.
"강호상의 누구인들 출가인의 청정한 수양보다 낫겠는가? 매일 청등고불을 벗삼으면 얼마간 번뇌를 덜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他一個人正自感慨萬千之際,突然一條人影由山那面翻來,飛向寺內投去,只覺那人影熟極,心裡不覺一動,立即展開輕功跟了上去。遠遠見那人影投向後院,遂也跟著追去,前面那人似有急事,竟未覺察,一躍進入了寺後的一座小佛堂內。
그가 한창 스스로 감개무량해 할때 돌연 한 가닥의 인영이 산에서 그쪽으로 솟구쳐 오더니 절 안을 향해 날아들어갔다. 그 인영이 매우 낯익은지라 마음이 절로 움직여 즉시 경공을 전개하여 따라갔다. 그 인영이 후원을 향해 뛰어드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곧 뒤를 추격하여 갔는데 앞쪽의 그 사람은 급한 일이 있는 듯 알아차리지 못하고 절 뒤의 조그마한 불당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杜君子愈看愈覺可疑,縱身趴在簷頭,悄悄向內察看,此刻才看清那人原來竟是神風堡的總管皇甫端,心中更覺疑竇叢生。
두군평은 볼수록 의심스러워 몸을 솟구쳐 처마끝에 엎드려 조용히 안을 살펴보았다. 이때 그 사람은 원래 신풍보의 총관 황보단임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마음 속에서 의혹이 잇달아 생겨났다.
那皇甫端進入佛堂,輕咳一聲道:“老禪師在嗎?”
그 황보단은 불당에 들어가서 나직이 기침 소리를 한번 내더니 말했다.
"노선사는 계십니까?"
只聽後而—聲佛號,行出了—位發眉皆白的長眉老和尚,口宣佛號道:“是哪陣風兒把施主吹來了這裡。”
그 말을 듣고 불호가 한번 들리더니 한 명의 머리와 눈썹이 모두 하얗게 센 장미(長眉) 노화상이 걸어나와서 불호를 외더니 말했다.
"무슨 바람이 불어 시주가 이곳까지 오셨소이까?"
皂甫端拱手道:“無事不登三寶殿,在下此來乃是奉家主人之命,有求於老禪師。”
황보단이 공수하며 말했다.
"일이 없으면 삼보전에 오르지 않지요. 제가 이번에 온 것은 가주의 명을 받아 노선사를 구하기 위함입니다."
白眉和尚低宣佛號道:“施主遠來辛苦,請快坐下,有話慢慢再談。”
백미화상은 나직이 불호를 외며 말했다.
"할 말은 천천히 하시고 시주는 멀리서 오느라 피곤할테니 어서 앉으시오."
皇甫端也不客氣,隨在一張椅上坐下。
황보단이 체면 차리지 않고 긴 의자에 앉았다.
杜君平此刻已然恍然,原來那白眉和尚就是神風堡寺內的老和尚,並曾說與杜飛卿認識的話,如今突然在泰山出現,必然與天地盟九九大會之事有關。
두군평은 그때 문득 깨달았다. 원래 그 백미화상은 바로 신풍보 절 안의 노화상이고 일찌기 두비경과 알고 지냈다는 말을 했었다. 지금 돌연 태산에 나타났으니 천지맹 중양절대회와 관련이 있음이 틀림없다.
只聽皇甫端唉聲一嘆道:“老禪師可知事情已然起了大變化麼?”
황보단의 휴, 하는 탄식하더니 말하는 것이 들렸다.
"노선사께서는 이미 큰 변화가 생겼음을 아십니까?"
白眉和尚搖搖頭道:“老衲久已不問江湖之事了,此番因來泰山朝聖,是以在這寺內掛單幾天。”
백미화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노납은 강호의 일에 관여하지 않은지 오래이고 이번에 태산에 온 것은 순례하기 위함이오. 그래서 이 절에서 며칠 묵고 있소."
皇甫端朗笑道:“老禪師與家主人乃是知已的方外之交,為何把在下當作了外人?”
황보단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노선사와 가주께서는 속세를 떠나 사귀는 지기이신데 왜 저를 외인으로 간주하십니까?"
白眉和尚正容道:“老衲自入空門,此心已如止水,豈有再參與江湖殺伐之理。”
백미화상이 표정을 바로 하더니 말했다.
"노납은 공문(空門)에 든 사람이라 지금 마음이 잔잔한 물과 같소. 어찌 강호의 살벌함에 다시 참여할 리가 있겠소."
皇甫端道:“你可知就因為貴派的那本琴譜,已然為江湖帶來了一場殺劫嗎?”
황보단이 말했다.
"당신은 귀 파의 그 한 권의 금보(琴譜)로 인해 강호에 한바탕 살겁이 일고 있음을 아십니까?"
白眉和尚喟然嘆道:“老衲已然知道了,無論如何,老衲當盡一己之力,收回師門失物,至於此外之事,恕老衲無能為力。”
백미노화상이 휴, 하고 탄식하며 말했다.
"노납이 이미 알고 있소. 어쨌든 노납은 당연히 사문의 잃어버린 물건을 회수하기 위해 한 사람 분의 힘을 다하겠소. 그 외의 일에 대해서는 노납이 힘을 쓰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皇甫端立起身來道:“家主人所擔心的就是這件事,既蒙禪師慨允,在下先行向撣師道謝。”
황보단이 일어서더니 말했다.
"가주께서 걱정하시는 것이 바로 이 일인데 이미 선사의 승낙을 받았으니 제가 먼저 선사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白眉和尚起身合什道:“旋主言重了……”
백미화상이 일어서서 합장하며 말했다.
"시주의 말씀이 무겁구려..."
猛地一抬頭,微闔的雙目睜開,冷電似地朝簷頭一掃,沉聲道:“何方施主夤夜光臨,何不請下來相見。”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실눈을 뜨고 두 눈에서 냉전이 쏘아질듯 처마 끝을 쓸어보더니 침성으로 말했다.
"어느 방면의 시주인지 심야에 왕림하셨구려. 내려와서 만나지 않으시려오?"
杜君平暗中聽他們交談,正自聽得入神,聞言心裡一驚,心中猶豫是否現身相見,或者一走了之之際,但聽一陣微風聲響,佛堂已落下了一位中年宮裝婦人,正是飄香谷的叛徒孟紫瓊,面凝寒霜對著白眉和尚冷哼一聲道:“我早知你會來,想不到你果真來了。”
두군평은 몰래 그들의 대화를 듣느라 넋을 놓고 있었는데 그 말에 깜짝 놀랐다. 마음 속으로 모습을 드러내어 만나야 할 지 혹은 달아나야 할 지 망설이고 있을 그때 일진의 미세한 바람소리가 들리더니 불당에 한 명의 중년 궁장부인이 내려섰다. 바로 표향곡의 반도(叛徒) 맹자경이었다. 찬서리가 엉긴 듯한 얼굴로 백미화상에게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나는 일찌기 네가 오리라고 알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너는 정말 왔구나."
白眉和尚對她似乎十分忌憚,合十嚅言道:“老衲此來乃是朝山,別無他意。”
백미화상은 그녀를 몹시 꺼리는 듯 합장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노납은 이곳에 순례하러 왔지 다른 뜻은 없소."
孟紫瓊冷笑一聲,目光朝向皇甫端沉喝道:“你鬼鬼崇崇前來會晤他,存的是什麼心?”
맹자경은 냉소를 치며 시선을 황보단에게 돌려 침갈했다.
"네가 남몰래 와서 그를 만난 것은 무슨 마음이 있는 것이냐?"
皇甫端拱手賠笑道:“在下因老禪師亦來了泰山,是以趕來看看,別無他意。”
황보단이 공수하고 웃는 낯으로 말했다.
"저는 노선사께서도 역시 태산에 오셨기에 서둘러 와서 살펴본 것이지 다른 뜻이 없습니다."
孟紫瓊冷冷道:“剛才你們談了些什麼?”
맹자경이 냉랭하게 말했다.
"지금 막 너희들은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
皇甫端忙道:“只是幾句寒喧話,沒說什麼。”
황보단이 급히 말했다.
"단지 몇 마디의 안부 인사이지 무슨 말을 한 것은 아닙니다."
孟紫瓊重重哼了一聲道:“你放明白些,東方玉明現在我們掌握之中,你們若不安分,小心我先宰了他。”
맹자경이 거듭 흥, 하더니 말했다.
"너는 똑똑히 알아두어라. 동방옥명은 현재 우리들의 손 안에 있다. 너희들이 만약 분수를 지키지 않으면 그를 먼저 죽여버릴테니 조심하거라."
皇甫端躬身道:“在下豈敢有異心。”
황보단이 몸을 굽히며 말했다.
"제가 어찌 감히 다른 마음이 품겠습니까."
孟紫瓊微曬道:“量你也不敢。”霍地轉過身來,對著白眉和尚冷冷道:“九九會期已到,你與我馬上離開。”
맹자경이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
"너도 감히 그러지 않으리라 본다."
갑자기 몸을 돌려 백미화상에게 냉랭하게 말했다.
"중양절대회가 이미 도래했으니 너는 속히 떠나야 한다."
白眉和尚合十道:“老衲一俟朝過山便行趕回。”
백미화상이 합장하며 말했다.
"노납은 기다렸다 참배를 하고 서둘러 떠나겠소."
孟紫瓊聲色俱厲地道:“不行,朝山的事以後再來,我已為你備好了車,今晚便起程。”
맹자경의 목소리와 표정이 모두 엄하게 바뀌며 말했다.
"안된다. 참배하는 일은 이후에 다시 와서 하라. 나는 너를 위해 마차를 준비했으니 오늘 밤 출발하라."
白眉和尚面現難色道:“老衲已然許過願了,你如此緊逼,那是逼著老衲……”
백미화상은 난색을 나타내며 말했다.
"노납이 그토록 염원하던 것이오. 당신이 이와 같이 재촉하는 것은 노납을 핍박하는..."
孟紫瓊臉色一沉道:“你敢。”
맹자경의 얼굴이 굳어지며 말했다.
"네 감히."
白眉和尚合十低宣佛號道:“求施主容我朝過山再上路,老衲感激不盡。”
백미화상이 합장하며 나직이 불호를 외더니 말했다.
"시주께서는 내가 산을 돌며 참배를 하고 길을 떠날 수 있게 해주시오. 노납은 감격하여 마지 않겠소."
孟紫瓊仰著臉道:“我說話向無更改,不用再說了。”
맹자경은 얼굴으 쳐들고 말했다.
"나는 말을 하고나면 바꾼 적이 없다. 더 말할 필요없다."
白眉和尚以求援的目光看了皇甫端一眼,意思是要他幫腔說話。
백미화상은 구원의 눈빛으로 황보단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거들어 주는 말을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皇甫端會意,乾咳了一聲,徐徐道:“老禪師既已許了宏願前來朝山,求副盟還是讓他朝了山再走吧。”
황보단이 의중을 깨닫고 마른 기침을 한번 하더니 서서히 말했다.
"노선사께서 이미 원대한 뜻을 가지고 순례하러 오셨으니 부맹주께서는 그가 순례를 하고 가도록 양해해주십시오."
孟紫瓊白了他一眼,厲聲道:“此是我們中之事,哪有你插嘴的餘地。”
맹자경이 그를 노려보며 엄하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은 우리들 간의 일인데 네가 끼어들어 말할 여지가 어디 있느냐?"
她似是根本沒把皇甫端看在眼裡,轉過臉來又朝白眉和尚冷冷道:“你走是不走?”
그녀는 마치 근본적으로 황보단을 안중에 두지 않는 듯 했다. 얼굴을 돌려 또 백미화상에게 냉랭하게 말했다.
"너는 가겠느냐 안가겠느냐?"
白眉和尚唉聲一嘆道:“你不嫌太過份嗎?”
백미화상이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너무도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구료."
皇甫端此時已然怒容於色,他知目前僵局如若無法打開,白眉和尚勢必要順從孟紫瓊的意旨,她如把白眉和尚囚禁,豈不誤了大事,心裡一急之下,暗中把心一橫。
황보단은 그때 이미 화난 얼굴이 되어 있었다. 그는 목전의 교착 국면을 타개할 방법이 없다면 백미화상은 필시 맹자경의 의지대로 순순히 따를 것임을 알았다. 그녀가 만약 백미화상을 잡아 가두어 버린다면 어찌 대사를 그르치지 않겠는가? 마음 속으로 다급한 나머지 암중으로 결심했다.
就在這時,簷頭呼地飛來一團黑物,直向孟紫瓊撲去,孟紫瓊一身功夫已盡得老飄香谷主的真傳,乃是武林中有數的高手,聽風辨位,身形的溜一轉,就勢羅袖一拂。
바로 그때, 처마끝에서 휙, 하며 검은 물체가 날아와서 그대로 맹자경을 덮쳐갔다. 맹자경의 일신무공은 이미 노표향곡주의 진전을 모두 이어받아 원래 무림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고수였다. 바람소리가 나는 방위를 재보고는 신형을 미끄러뜨려 돌면서 그 기세를 빌어 소매를 털어냈다.
但聽撲通一聲,那團黑物被她那股拂勁推得倒碰在牆壁之上,頓時鮮血四濺,滾倒地下。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검은 물체는 그녀가 털어낸 힘에 밀려서 담벼락 위에 내동댕이 쳐졌다. 곧이어 선혈이 튀며 굴러서 땅에 떨어졌다.
孟紫瓊目光銳利,一掃之下已然認出是自己帶來的屬下,想是被人點了啞穴扔下來的。心中立時大怒,身形一起,如一道青光朝簷頭射去,恍眼沒入了暗影之中。
맹자경의 시선은 예리하여 한번 쓸어보고는 자기가 데리고 온 부하임가 아혈이 찍힌 채로 던져진 것임을 알아챘다. 속으로 즉시 대로하여 신형을 일으키더니 한 줄기 청광(青光)처럼 처마끝을 향해 쏘아져가더니 눈깜짝할 사이에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빠져들어가버렸다.
白眉和尚低宣一聲佛號,復又搖了搖頭。
백미화상은 나직이 불호를 외더니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皇甫端心中大感不服道:“禪師乃是師兄,怎的如此怕她,難道她……”
황보단은 크게 불복하는 마음이 생겨 말했다.
"선사께서는 원래 사형이신데 왜 이같이 그녀를 두려워하십니까? 설마 그녀가..."
白眉和尚喟然一嘆道:“此是我師門之秘,施主請不要問了。”
백미화상이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이것은 우리 사문의 비밀이니 시주께서는 물어보실 필요없소."
皇甫端知他必有難言之隱,話題一轉道:“她既知老禪師駐於此寺,必定還要再來,禪師還是離開這裡吧。”
황보단은 그가 필시 말하기 힘든 고충이 있음을 알고 화제를 돌려 말했다.
"그녀가 이미 노선사께서 이 절에 머물고 계심을 알았으니 반드시 다시 올 것입니다. 선사께는 이곳을 떠나심이 좋겠습니다."
白眉和尚點頭道:“目前只好如此了。”
백미화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은 그럴 수 밖에요."
二人雙雙騰身而起,飛向簷頭,直向皇甫端來時所行的山脊奔去。
두 사람은 쌍쌍이 몸을 솟구쳐 처마끝을 향해 날아가더니 그대로 황보단이 왔던 산길로 달려갔다.
再說杜君平自孟紫瓊現身後,重又把身形隱匿,看她作何舉動,及見她威迫白眉和尚離開,心中大感不平,一長身正待躍下,突見一個高大蒙面人,挾著一個女的奔來,對他搖了搖手,一抬臂把那女子朝孟紫瓊扔去,扔過之後轉身就走。
두군평은 맹자경이 나타난 이후부터 더욱더 신형을 숨겼다. 그녀가 어떤 거동을 하는지를 보다가 그녀가 백미화상을 떠나라고 협박하는 것에 이르자 마음 속으로 크게 불만스럽게 느껴 막 뛰어내리려 했다. 돌연 한 명의 체구가 큰 몽면인이 한 명의 여자를 끼고 달려와서 그에게 손을 흔들더니 팔을 쳐들어 그 여자를 맹자경을 향해 내던진 뒤 몸을 돌려 떠났다.
杜君平知道這一來孟紫瓊定必追來,遂又把身子伏下,果見孟紫瓊身如紫燕躥空,飛躍而上,朝前門追去,心中如釋重負地長長吁了一口氣。
두군평은 이렇게 되자 맹자경이 반드시 추격해 올 것을 알고 더욱 몸을 엎드렸다. 과연 맹자경이 제비처럼 허공으로 솟구쳐 올라 뛰쳐나가며 앞쪽을 향해 추격해 가는 것이 보였다. 마음속으로 무거운 짐을 벗은 듯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他心中盤算著,皇甫端與白眉和尚已雙雙躍出,朝山脊奔去。心知二人都是高手,腳程極快,不敢怠慢,也急展身形追踪上去。
그는 마음 속으로 따져보았다. 황보단과 백미화상은 이미 쌍쌍이 뛰쳐나가 산등성이를 향해 달려갔는데 두 사람은 모두 고수이니 발걸음도 극히 빠르다는 것을 마음 속으로 알고 있었다. 감히 태만할 수 없어 급히 신법을 전개하여 추적해갔다.
翻過山脊,行了約有三五里,已來到一處山谷之內,前面的皇甫端霍地把腳步停下,杜君平不防他有這一著,趕緊一閃身,藏在一堆岩石之後。
산등성이를 돌아 약 삼오 리를 가자 이미 어느 산골짜기 안에 이르렀다. 앞쪽의 황보단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두군평은 그가 이렇게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해 급히 몸을 피해 한 덩이의 바위 뒤로 숨었다.
皇甫端突然仰天一陣哈哈大笑,冷冷道:“朋友,出來吧,你跟了我們這麼遠,究竟為何?”
황보단이 돌연 하하, 하며 앙천대소를 터뜨리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친구, 나오시오. 당신이 우리를 뒤따라 이렇게 멀리 온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이오?"
杜君平心知行藏已為對方覺察,躊躇起來,出去之後,究竟用什麼話來掩飾?
두군평은 속으로 행적이 이미 상대방에게 발각되었음을 알고 주저하기 시작했다. 나간 이후에 도대체 무슨 말로 신분을 감출 수 있을까?
皇甫端發過話後,並未朝他藏身之處行來,仰著臉冷笑道:“朋友,藏著不是辦法,你不妨回頭瞧瞧。”
황보단은 말을 내뱉은 후에도 그가 몸을 숨긴 곳에서 나오지 않자 고개를 쳐들고 냉소하며 말했다.
"친구, 숨는 것은 방법이 아니오. 고개를 돌려 살펴봐도 무방하오."
杜君平回頭一看,只見谷口早已為人堵住,那是一群江湖打扮的壯漢,人數約有十餘名之多,顯然皇甫端預先便有佈置,以防暗中有人追踪。
두군평은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벌써 곡 입구를 막고 있는 사람이 보였는데 그것은 한 무리의 강호인 복장을 한 장한들이었고 숫자가 약 십여 명이 되었다. 분명히 황보단이 미리 배치한 것으로 암중에 추적해 오는 사람을 막기 위함이었다.
杜君平不禁暗暗點頭,覺得皇甫端倒不愧是一位具有謀略之人,思慮極是周詳,當下一挺身站了起來,大步朝皇甫端行去,拱手一笑道:“在下只是一念好奇,井無惡意,尊駕別誤會。”
두군평이 암암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황보단이 모략을 갖춘 사람답다고 느꼈다. 면밀하게 숙고하고 나서 즉시 몸을 일으켜 큰 걸음으로 황보단을 향해 걸어가서 공수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단지 호기심이었지 악의는 없습니다. 귀하는 오해하지 마십시오."
皇甫端朝他上下打量了一番,見是一位英氣勃勃的年輕人,倒大出意料之外,徐徐問道:“小哥是哪個門派的高足,追踪兄弟意欲何為?”
황보단은 그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한 명의 영기가 충만한 나이 어린 사람임을 보고 의외라고 여겨 서서히 입을 열어 물었다.
"소형제는 어느 문파의 문하시오? 형제를 추적하려 한 것은 무엇 때문이오?"
杜君平答道:“在下姓朱,乃是東海派門下,因見二位翻山越嶺,行色匆匆,是以跟來看看。”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저의 성은 주(朱)가입니다. 원래 동해파의 문하인데 두 분이 산을 돌고 고개를 넘으시는데 행색이 다급해보였기에 뒤따라 와봤습니다."
皇甫端冷冷一笑道:“你可知兄弟是什麼人?”
황보단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형제가 누구인지 어떻게 아시오?"
杜君平搖搖頭道:“在下已然說過,我只是一念好奇,並不知二位是什麼人。”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저는 단지 한 가닥 호기심이었지 결코 두 분이 누구인지 알지 못합니다."
皇甫端哈哈笑道:“果真只是因為好奇?”
황보단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정말 단지 호기심 때문이오?"
杜君平道:“在下似無撒謊的必要。”
두군평이 말했다.
"저는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皇甫端點頭道:“兄弟相信你說的是實話,我不難為你,去吧。”
황보단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제는 당신의 말이 사실이라 믿고 당신을 난처하게 하지 않겠소. 가시오."
這話聽在杜君平的耳內,倒是大出意料之外,怔了怔,把手一拱道:“如此在下告辭。”
이 말은 두군평의 귀에 크게 의외로 들려서 멍하니 있다가 손을 맞잡고 공수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皇甫端微微一笑道:“請便。”
황보단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편한대로 하시오."
杜君平原意是看看千手神君,但因不能洩露身份,只好作罷,扭轉身子朝來路行去。
두군평은 원래 뜻은 천수신군을 살펴보려 한 것인데 신분을 누설할 수 없어 그만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몸을 돌려 왔던 길로 갔다.
突地,一條人影飛奔而來,在皇甫端的耳釁說了幾句話,皇甫端聽後突然色變,厲聲喝道:“回來,老夫有話問你。”
갑자기 한 줄기 인영이 나는듯 달려와서 황보단의 귓가에 몇 마디 말을 했다. 황보단이 듣고나더니 돌연 얼굴색이 변해 엄하게 소리쳤다.
"돌아오라. 노부가 너에게 할 말이 있다."
杜君平停下腳步道:“尊駕有何賜教?”
두군평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귀하는 무슨 가르침을 내리시려오?"
皇甫端沉哼一聲道:“老夫原以為你是誠實的君子,想不到全是一派謊言。”
황보단이 무겁게 흥, 하더니 말했다.
"노부는 원래 너를 성실한 군자로 여겼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모조리 온통 거짓말이었구나."
杜君平大為不悅道:“在下何時說謊了?”
두군평이 몹시 불쾌해져서 말했다.
"제가 언제 거짓말을 했소?"
皇甫端沉下臉來道:“此時老夫無暇和你多說,你還是乖乖與我站著吧。”
황보단이 굳은 얼굴이 되어 말했다.
"지금은 노부는 너와 여러말을 할 틈이 없다. 너는 순순히 섯거라."
杜君平只覺一腔怒火直衝上來,冷冷道:“在下話已說明,恕我不能久耽。”
放步朝前奔去。但見人影連閃,飛來四個壯漢將去路擋住,齊聲喝道:“乖乖與我站著。”
두군평은 가슴 속에 노화가 치솟는 것을 느끼며 냉랭하게 말했다.
"저는 이미 설명드렸소. 내가 지체할 수 없음을 용서하시오."
걸음을 떼어 앞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인영이 연달아 번쩍이더니 네 명의 장한이 날아와서 길을 가로 막고 일제히 소리쳤다.
"얌전히 게 섯거라."
杜君平心中雖覺氣憤,但處此敵我難分之際,倒也不能責怪對方,當下一回頭,朗聲道:“皇甫總管,我與你是友非敵,莫要太過誤會。”
두군평은 마음 속에서 비록 화가 났으나 이같이 적아(敵我)를 구분하기 힘든 때이니 만큼 상대를 책망할 수 없어 즉시 고개를 돌려서 큰 소리로 말했다.
"황보총관, 나는 당신과 친구지 적이 아니오. 너무 오해하지 마시오."
他一口喊出了對方名號,倒把皇甫端怔住了,略一沉忖,朗笑道:“好啊!原來你早知我們來歷,那麼此番跟踪是有意的了。”
그의 한 마디 외침에서 상대의 명호가 나오자 황보단은 멍하니 있다가 속으로 중얼거리더니 크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원래 너는 벌써 우리들의 내력을 알고 있구나. 그러면 이번에 뒤를 따라온 것도 일부러 한 것이구나."
杜君平—應聲道:“實不相瞞,此番跟踪只是想看看東方前輩。”
두군평이 대답했다.
"솔직히 이번에 뒤를 따라 온 것은 다만 동방 선배를 볼 생각이었소."
皇甫端大感驚詫道:“尊駕究竟是誰,請說明來歷,免得我們得罪了好朋友。”
황보단이 크게 놀라 말했다.
"귀하는 도대체 누구요? 우리가 좋은 친구에게 죄를 짓지 않도록 내력을 설명해주시오.
杜君平搖頭道:“請恕在下有難言之隱,此刻尚不能說明身份。”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충이 있음을 용서하시오. 지금은 아직 신분을 밝힐 수 없소."
皇甫端冷冷一笑道:“皇甫端並非三尺孩童,豈能僅憑你幾句話便深信不疑。”
황보단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황보단은 결코 삼척동자가 아니다. 너의 몇 마디 말을 어찌 의심하지 않고 믿을 수 있겠느냐?"
杜君平輕籲一口氣道:“尊駕要如何才能相信?”
두군평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귀하는 어떻게 하면 믿을 수 있겠소?"
皇甫端道:“老實把你的身份來歷說明。”
황보단이 말했다.
"솔직하게 너의 신분내력을 밝혀라."
杜君平搖頭道:“在下已然說過,此刻尚無法奉告。”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아직 알려드릴 수 없다고 제가 이미 말했잖소?"
皇甫端色變道:“如此說來,兄弟只好從武功上來判別你的身份來歷了。”
황보단이 낯빛을 바꾸며 말했다.
"그렇게 말한다면 형제는 무공으로 너의 신분내력을 판별하는 수 밖에."
杜君平微感不耐地道:“動手過招,難免死傷,那又何苦呢。”
두군평이 참지 못함을 느끼며 말했다.
"손을 써서 겨루면 죽거나 다치게 되는 것을 면하기 어려운데 무엇이 아쉬워서 그러겠소?"
皇甫端方待答話,前路已然傳來喝叱之聲,想是有來敵侵入,杜君平緊接又道:“在下已然說過,你我是友非敵,前路想是有人怪人,尊駕先應付強敵去吧。”
황보단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데 앞쪽 길에서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적이 침입했다고 생각한 두군평이 급히 또 말했다.
"제가 이미 말씀드렸듯이 당신과 나는 친구이지 적이 아닙니다. 앞길에 괴인들이 있는 것 같으니 귀하는 먼저 강적을 대응하러 가십시오."
皇甫端想了想,突然放步往前路奔去。
황보단이 생각하더니 돌연 걸음을 떼어 앞길로 달려갔다.
杜君平此刻倒不好走了,他知只要一行動,勢必招致四個壯漢的截阻,雖然四個壯漢並未放在他眼內,究竟不太好動手,是以靜立不動。
두군평은 지금 가버리기 어려웠다. 그가 움직이기만 하면 네 명 장한들의 저지를 초래할 것이다. 비록 네 명의 장한들을 결코 자기 안중에 두지 않았지만 어쨌든 손을 쓰는 것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조용히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哪料,就在皇甫端放步前行之際,二條人影已悄沒聲地落到了眼前,來人不僅身法輕靈,形象尤為怪異,一個頭大如斗,滿頭黃髮披肩,身高不滿五尺,一個身材細長,一張馬臉,猶如活無常一般。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황보단이 걸음을 떼어 앞으로 갈 때 두 가닥의 인영이 소리없이 눈 앞에 떨어져 내렸다. 나타난 사람은 신법이 가볍고 재빠를 뿐만 아니라 생김새는 더욱 괴이하였다. 한 명은 머리가 됫박처럼 크고 노란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드리우고 있었고 키는 오 척도 되지 않았다. 한 명은 체격이 가늘고 키가 컸는데 얼굴이 말처럼 길어 마치 살아있는 저승사자 같았다.
皇甫端久走江湖,識得二人乃是川湘一帶,兇名久著的苗疆二醜披頭煞常風、活無常金亮,不禁暗吃一驚,霍地把腳步立定。
황보단은 강호를 행도한 지 오래되어 두 사람이 서천(西川), 호남(湖南) 일대에서 흉명(兇名)을 날린지 오래된 묘강이추(苗疆二醜) 피두살(披頭煞) 상풍(常風)과 활무상(活無常) 금량(金亮)임을 알아보고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우뚝 섰다.
二醜目光四下一掃,旁若無人地朝白眉和尚行去。
이추는 시선을 사방으로 쓸어보고 방약무인(旁若無人)하게 백미화상을 향해 걸어갔다.
皇甫端驀地一聲沉喝道:“站住。”
황보단이 갑자기 침성으로 말했다.
"서라."
披頭煞冷冷道:“此地乃是泰山,不是神風堡,不過倘若有人阻撓我兄弟辦事,那可就說不得了。”
피두살이 냉랭하게 말했다.
"이곳은 원래 태산이고 신풍보가 아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 형제가 일을 처리하는 것을 가로 막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해야지."
皇甫端明知他是衝白眉和尚來的,卻故作不知,緊接道:“但不知二位所辦何事?”
황보단은 그들이 백미화상을 처치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잘 알았지만 고의로 모르는 듯 곧이어 말했다.
"두 분이 무슨 일을 처리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소만?"
披頭煞手一指道:“我兄弟找的是那老和尚。”
피두살이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형제가 찾는 것은 저 노화상이다."
杜君平此時已明白是怎麼回事了,他知神風堡或許尚有難言之隱,不能放手一拚,試是自己出頭的時候,於是跨前二步,擋在二醜的身前道:“他一個出家人,與世無爭,你尋他作甚?”
두군평은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 일인지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는 신풍보가 아무래도 말 못할 고충이 있어 대담하게 손을 쓸 수가 없으니 자기가 나설 때임을 알고 앞으로 두 걸음 내딛어 이추의 앞을 가로막고 말했다.
"그는 일개 출가인으로 세속의 일로 다투지 않소. 당신은 그를 찾아 무얼 하려는 것이오?"
披頭煞突見一十面生的年輕人出面說話,微感一怔,冷哼一聲道:“小哥莫非是神風堡的少堡主?”
피두살은 일면식도 없는 나이 어린 사람이 나서서 말하는 것을 보더니 조금 의아함을 느끼고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소형제는 설마 신풍보의 소보주인가?"
杜君平朗聲笑道:“錯了,在下與神風堡扯不上關係,我乃是過路人。”
두군평이 낭랑한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틀렸소. 저는 신풍보와 관계가 없소. 나는 지나가던 사람이오."
披頭煞森森一笑道:“既不是神風堡的人,你與我滾遠點,免得惹火燒身。”
피두살이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기왕 신풍보의 사람이 아니라니 화를 자초하기 싫으면 너는 속히 멀리 좀 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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