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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十三回 巧遇藥王(교우약왕) 본문
第二十三回 巧遇藥王(우연히 약왕을 만나다)
白虎壇主怒道:“只怕你接不下小爺三招。”
跨步上前,呼地一掌,一股巨大潛力直撞了過去。
백호단주가 노하여 말했다.
"네가 작은 나으리의 삼 초를 받지 못할까 걱정이구나."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더니 휙, 하며 일장을 쳐냈다.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이 그대로 부딪혀갔다.
青袍老者似是不曾料到對方功力如此渾厚,面色微微一變,側身一讓,閃了開去。
청포노인은 상대의 공력이 이같이 웅후할 줄은 짐작하지 못했다는듯 얼굴빛이 조금 변하더니 몸을 옆으로 틀어 피하여 비켜가게 했다.
白虎壇主大喝一聲,又一掌攻來,這一招較前掌更形威猛,掌勁挾著嘯聲,匝地捲來。青袍老者側身讓過,嘴里森森笑道:“老夫倒不信你有三掌之能。”
백호단주가 대갈일성하며 또 일장을 공격해왔는데 이 일초는 이전과 비교해 더욱 위맹하였다. 장경(掌勁)이 바람소리를 내며 흙먼지가 말려 올라갔다. 청포노인은 몸을 틀어 비켜가게 하더니 입으로 음산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노부는 네가 삼장을 공격할 수 있으리라 믿지 않는다."
白虎壇主原是杜君平所改扮,屢受對方嘴上輕薄,只覺一股忿怒之氣直衝上來,丹田真力再聚,舉掌正待攻出,突覺胸間一陣劇痛,真力竟無法再聚,不由大吃一驚。
백호단주는 원래 두군평이 분장한 것이었다. 여러번 상대방이 말로 희롱하는 것을 당하자 한 줄기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단전의 진력을 다시 끌어올려 장을 들어 막 공격을 하려는데 돌연 가슴에 일진의 극심한 통증을 느껴지며 진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가 없어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就這當兒,人群中倏起一陣狂呼,一位黑衣人口噴黑血,仰面翻倒,跟著狂號之聲再起,緊跟著又有人倒了下去。
바로 그때 무리들 속에서 갑자기 일진의 비명이 들렸다. 한 명의 흑의인이 입에서 검은피를 토하더니 얼굴을 위로한 채 뒤로 자빠졌다. 뒤이어 비명소리가 또 일더니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쓰러져버렸다.
青龍壇主乃是修羅王所改扮,目睹此項意外變化,心中也大感驚異,急問道:“怎麼了?”
此時人群已一片慘號,三十餘人中,已有二十餘人倒下,餘人也都搖搖欲墜。
청룡단주는 수라왕이 분장한 것이었는데 이번에 의외의 변화를 목도하고 마음 속으로 크게 놀라서 급히 물었다.
"어찌된 것이오?"
이때 무리에서 참혹한 비명소리가 나며 삼십여명의 사람중에 이미 이십여명의 사람이 쓰러졌고 나머지도 비틀비틀하며 쓰러지려 하고 있었다.
青袍老者見狀哈哈笑道:“他們體內原就存有慢性穿腸之毒,再經這片草地上之毒引發,不死才怪呢。”
청포노인이 상황을 보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체내에 원래 만성 천장지독(穿腸之毒)이 있었다. 다시 이곳 풀밭 위의 독이 발작을 야기했으니 죽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修羅王此時也感腹內隱隱作痛,不由心中大怒,沉哼一聲道:“好毒辣的手段。”
突地往前一縱身,疾向青袍老者撲去。
수라왕은 이때 내장이 은은하게 아파오는 것을 느끼고 자기도 모르게 속으로 크게 화가나서 흥, 하며 말했다.
"참으로 독랄한 수단이군."
갑자기 앞으로 나서더니 몸을 날려 청포노인을 향해 질풍같이 덮쳐갔다.
青袍老者森森笑道:“你……”
청포노인이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
話未出口,手腕已為對方扣住,下由大吃一驚,急運功往回一奪,可是手腕就如上了一道鐵箍一般,竟沒奪回。
말이 채 입에서 나오기도 전에 손목이 이미 상대에게 잡히고 말았다. 깜짝 놀라며 급히 운공하여 잡아빼려 했으나 손목이 마치 철수갑을 찬 듯 빼낼 수가 없었다.
修羅王一式“飛索縛鯨”,將青袍老者手腕扣住,沉聲喝道:“把解藥拿來。”
수라왕은 비삭박경(飛索縛鯨) 일식으로 청포노인의 손목을 움켜쥐고 침성으로 소리쳤다.
"해약을 내놓아라."
青袍老者玄功再運,猛力往外一掙道:“沒有那麼容易的事。”
청포노인은 현공을 다시 운용하며 세차게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며 말했다.
"그렇게 쉬운 일이 있겠느냐?"
修羅王哈哈笑道:“既落在老夫之手,就別想再脫出手去了。”
수라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이미 노부의 손에 떨어졌으니 다시 벗어날 생각일랑 말아라."
雙方嘴上說話,暗中較勁,一則青袍老者的手腕落在對方之手,再則修羅王功高一籌,片刻之間便已分出勝負,青袍老者額上汗珠就像水漿般滲出,已無暇再說話了。
쌍방은 입으로는 말을 하면서 암암리에 공력을 겨루었다. 첫째로 청포노인의 손목이 상대방의 손에 떨어졌고 둘째로는 수라왕의 공력이 더 높았기때문에 순식간에 승부가 나뉘어졌다. 청포노인의 이마에 땀방울이 물풀 처럼 솟아나며 이미 더 말을 할 겨를이 없었다.
修羅王左掌緩緩舉起,冷冷道:“尊駕若再不把解藥交出,老夫只須手掌一落,那時就後悔奠及了。”
수라왕은 좌장을 천천히 들어올리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가 만약 해약을 내놓지 않는다면 노부는 일장을 내려칠 수 밖에 없다. 그때는 후회해도 늦다."
青袍老者咬牙切齒,苦撐著只是不說話。
청포노인은 이를 부득부득 갈며 힘겹게 버티었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
站在一旁的杜君平,經過一陣調息後,已將毒性逼住,緩緩行了過來道:“他若有解藥必然在身上,待晚輩搜搜他身上。”
한 쪽에 서있던 두군평은 한번 조식을 하자 독성이 가라앉았다. 천천히 건너와서 말했다.
"해약이 그의 몸에 있다면 후배가 그의 몸을 뒤져보겠습니다."
舉手正待搜查。
손을 들어 막 수색하려 할 때였다.
修羅王沉聲道:“不可造次,此人一身是毒,不要著了他的道兒。”
수라왕이 침성으로 말했다.
"경솔해서는 안돼!. 이 사람의 몸 전체가 독이다. 그의 계략에 걸려들어선 안된다."
杜君平聞聲把手往回一縮,乘勢將青袍老者的面幕掀去,脫口呼道:“原來是南毒。”
두군평은 그 말을 듣자 손을 움츠리며 그 기세를 타 청포노인의 면막(面幕)을 걷어내고는 놀란 외침을 내뱉았다.
"원래 남독(南毒)이군요."
修羅王呼呼冷笑道:“很好,天地盟的許多毒謀,俱出自此人之手,咱們把他帶回去好好盤問盤問一下。”
수라왕이 후후, 냉소하며 말했다.
"잘됐군. 천지맹의 수많은 독계가 모두 이자의 손에서 나왔구나. 우리를 그를 데려가서 한번 심문해봐야겠다."
杜君平依言拍手剛去點他穴道,突地一道劍光呼地從林中飛射而出,攔腰卷來,勢道極是迅快凌歷。杜君平顧不得下手,腳下一點,往後連退兩步,睜眼看時,竟是一位蒙面錦衣公子,不由心裡一動,張口剛想喝問,可是來人不容他開口,劍勢猶如飛雲掣電,著地捲來。
두군평은 그 말에 따라 그의 혈도를 점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한 줄기 검광이 휙, 하며 숲 속에서 날아와서 허리를 베어왔다. 그 기세가 극히 신속하고 무서웠다. 두군평은 손 쓸 틈이 없어 발을 움직여 두 걸음 연달아 물러나서 보니 한 명의 몽면 금의공자였다. 절로 마음이 동하여 입을 열어 물어보려고 했지만 그자는 그가 말하도록 놔두지 않았다. 검세가 마치 구름이 날고 번개가 치는 듯 휩쓸어왔다.
修羅王細察來人劍式,不禁怒火上升,厲聲道:“孩子,不用客氣,宰了他。”
수라왕이 그자의 검식을 자세히 관찰하더니 노화가 끓어오르는 것을 참지 못하여 엄하게 말했다.
"얘야, 양보할 것 없다. 그 놈을 죽여버려라."
杜君平亦已看出錦衣公子的劍路正是修羅門的獨門劍法,一反手將劍撤出,一面封架,一面暗用傳音道:“兄台的來路在下已知,你若是受人脅迫不妨對我說。”
두군평 역시 금의공자의 검로(劍路)가 바로 수라문의 독문검법임을 알아차리고 장검을 뽑아 한편으로는 막아내며 한편으로는 전음으로 말했다.
"형의 내력은 제가 이미 알고 있소. 당신이 만약 다른 사람의 협박을 받고 있다면 나한테 말해도 괜찮소."
錦衣公子渾如未覺,一味猛攻,修羅門的劍法以迅快著稱,杜君平只守不攻自是吃虧,被迫得連退了幾步。修羅王原擬脅迫青袍老者交出解藥,因蒙面錦衣公子突然出現,致令心情甚是激動,一個疏神,竟被青袍老者猛力一掙,奪回了被扣的手腕,脫兔般往林中奔去。
금의공자는 잠이 덜 깬듯 흐리멍텅하였는데 오로지 맹공을 가하고 있었다. 수라문의 검법은 쾌속함으로 유명한데 두군평은 지키기만 하고 공격을 하지 않아 스스로 손해를 보고 있어 연신 몇 걸음 물러나게 되었다.
수라왕은 원래 청포노인을 협박하여 해약을 내놓도록 할 작정이었는데 몽면 금의공자가 돌연 출현함으로 인해 마음이 심히 격동하게 되어 잠시 정신이 흐트러졌다. 잡혀있던 청포노인이 사납게 몸부림치며 잡혔던 손목을 빼내더니 달아나는 토끼처럼 숲 속으로 달려가 버렸다.
修羅王冷笑一聲,舉步向蒙面錦衣公子行去。
수라왕이 냉소치더니 걸음을 옮겨 몽면 금의공자를 향해 걸어갔다.
杜君平雖在與錦衣公子動手,目光卻不時看著修羅王,見他行了過來,心中大急,急用傳音道:“兄台速退為妙,等會就來不及了。”
두군평은 비록 금의공자와 손을 쓰고 있었으나 시선은 수시로 수라왕을 보고 있었다. 그가 건너오는 것을 보자 마음이 다급해져 급히 전음으로 말했다.
"형은 속히 물러나시는 것이 좋겠소. 지금 아니면 그럴 틈이 없을 것이오."
蒙面錦衣公子哪知他是存心照顧,以為對方故意用話恐嚇,手上一緊,劍勢更急,猶如怒海狂濤,直捲了過來。
몽면 금의공자가 그의 생각을 어찌 알고 주의하겠는가? 상대가 고의로 겁주는 말을 하는 것으로 여겨서 손을 더욱 빠르게 놀렸다. 검세가 더욱 빨라지더니 마치 노도와 같이 곧장 휩쓸어 왔다.
杜君平無奈,大喝一聲,出劍還攻,便聽一片金鐵交擊聲起,雙方硬碰硬地交換了三招,杜君平內功精湛,幾招硬拼,只震得錦衣公子手臂酸麻,心頭狂跳不已,這才知道對方的武功高出自己甚多,知道不能討好,乘隙把劍一收,疾奔而去。
두군평은 어쩔 수 없어 대갈일성하더니 검을 내뻗어 공격하였다. 금철이 서로 맞부딪히는 소리가 나더니 쌍방이 강경하게 삼 초를 교환했다. 두군평의 내공이 정심하였기에 몇 초 강경하게 부딪히자 금의공자는 팔이 시큰시큰하고 저려오며 가슴이 미친듯이 뛰었다. 상대의 무공이 자기보다 훨씬 높은 것을 알게 되자 좋은 결과를 얻기가 불가능함을 알고 틈을 타서 검을 거두고 재빨리 달아나버렸다.
修羅王沉喝一聲道:“站住!”舉步便追。
수라왕이 침갈했다.
"섰거라!"
걸음을 떼어 추격했다.
杜君平伸手一攔道:“伯伯,不用追了,由他去吧。”
두군평이 손을 뻗어 가로막으며 말했다.
"백부님, 추격할 필요없습니다. 가게 내버려두십시오."
修羅王怒道:“這畜生絕對容他不得。”
수라왕이 노하여 말했다.
"이 짐승같은 놈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
杜君平嘆道:“或許他有難言之隱。”
頓了頓又道:“況且此刻咱們還不能露出真實身份,就算擒下了他,也不知如何發落。”
두군평이 탄식하며 말했다.
"아마도 그는 말 못할 고충이 있을 것입니다."
멈추었다가 또 말했다.
"하물며 지금 우리는 아직은 실제 신분을 노출할 수 없는데 설령 그를 붙잡는다 하더라도 어떻게 처리할지도 모릅니다."
修羅王沉忖有頃,突然改用傳音道:“丐幫安排的人想已追踪下去,咱們不用去丐幫了,且尋個地方安歇,天地盟必然已有防備。”
수라왕이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돌연 전음으로 말했다.
"개방이 안배한 사람이 추적하러 갔을 것이다. 우리는 개방으로 갈 필요없이 쉴 곳을 찾아보자. 천지맹은 필시 대비하고 있을 것이다."
杜君平亦用傳音道:“這些難友如何處治?”
두군평 역시 전음으로 말했다.
"이들 난우(難友)들은 어떻게 처리하지요?"
修羅王道:“不用管了,這是丐幫的事,他們已服下藥中王的闢毒丹,何懼區區之毒。”
수라왕이 말했다.
"상관할 필요없다. 그것도 개방의 일이다. 그들이 이미 약중왕의 피독단(闢毒丹)을 먹었으니 사소한 독 쯤이야 무엇이 두렵겠느냐?"
杜君平突然想起身中之毒,這會竟已無事,知是預先服下的闢毒丹起了作用,暗暗點頭道:“咱們走吧?”
두군평이 돌연 자신의 독을 떠올리더니 이미 아무 일이 없는 것이 미리 먹었던 피독단이 작용했음을 알고 암암리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가실까요?"
修羅王呼地將身上黑衣撕去,朗笑道:“老夫這些天來,屈辱算是受夠了。”
수라왕이 몸에 걸쳤던 흑의를 찢어버리더니 크게 웃으며 말했다.
"노부가 요 며칠동안 굴욕을 충분히 받은 셈이다."
杜君平亦將黑衣撕去道:“前輩這片仁心,以後必將在武林傳誦千古。”
두군평 역시 흑의를 찢어버리더니 말했다.
"선배님의 그 한 조각 인자하신 마음은 이후에 무림에 오래오래 전해질 것입니다."
修羅王大笑道:“孩子,你是幾時學會了替人戴高帽子呀?”
수라왕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얘야, 너는 언제 남을 치켜세우는 것을 배웠으냐?"
杜君平撓頭道:“晚輩說的是真心話。”
두군평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후배의 말은 진심에서 하는 말이니다."
修羅王舉步前行道:“從此刻起,咱們已然一步一步隱入危機,且先找個地方養養精神吧。”
수라왕이 걸음을 떼어 앞서 걸어가며 말했다.
"지금부터 우리는 이미 한 걸음 한 걸음 위기 속으로 들어가게 되니 우선 운기조식할 곳을 찾도록 하자꾸나."
此時天色已然大亮,二人大搖大擺進入城中,就在通街尋了個旅店歇下,修羅王知道杜君平的內力,正自突飛猛進之時,不能間歇,遂吩咐道:“晚間說不定有事,趁此刻空閒,你好好做做功課吧。”
이때 날이 이미 밝았다. 두 사람은 건들거리며 성 안으로 들어가서 거리에서 쉴 만한 객점을 찾았다. 수라왕은 두군평의 내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을 때라 쉬어선 안된다는 것을 알고 곧 분부했다.
"저녁때 일이 있을 것 같으니 지금 한가한 틈을 타서 너는 얌전히 내공수련을 하거라."
杜君平想起多日未做功課,依言回到房中,徑自運起功來,等到功課完畢,已是未牌時分了。急行至修羅王房中,只見修羅王正自手擎茶杯,在與金鳳說話,不由一怔。
두군평은 며칠간 내공수련을 하지 못했음을 떠올리고 그 말대로 방으로 돌아가 내공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공과(功課)가 완전히 끝났을때는 이미 미시 무렵이 되었다. 급히 수라왕의 방으로 가니 수라왕이 찻잔을 들고 금봉과 이야기를 하고 있어 절로 멍해졌다.
金鳳見他來到,欠身一笑道:“想不到吧?”
금봉은 그가 온 것을 보자 몸을 약간 움직여 보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생각지도 못했지요?"
杜君平冷冷道:“你的耳目倒是真靈。”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의 이목은 정말 신통하군요."
金鳳微微笑道;“若不是老爺子著人通知,小女子哪裡會知道二位已經迴轉了。”
금봉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만약 큰 나으리께서 사람을 시켜 통지하지 않았다면 소녀가 어떻게 두 분이 돌아오신 줄을 알겠어요."
杜君平看了修羅王一眼,復又道:“我爺兒倆的遭遇,黑風怪想必已經告訴你了。”
두군평이 수라왕을 힐끗 쳐다보고는 또 다시 말했다.
"우리 두 사람이 겪은 일은 필시 흑풍괴(黑風怪)가 이미 당신에게 알려주었겠지요."
金鳳搖頭道:“小女子不過一個風塵女子罷了,誰會告訴我這些事。”
금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소녀는 일개 풍진(風塵) 속의 여자에 불과한데 누가 그런 일을 저한테 알려주겠어요?"
杜君平冷冷一笑,隨在一張椅上坐下。
두군평이 냉랭하게 웃더니 곧 의자에 앉았다.
修羅王哈哈笑道:“難得金鳳抽暇光顧,今天咱們盡情一醉如何?”
수라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힘들게 금봉이 시간을 내어 와주었는데 오늘 우리 실컷 한번 취해봄이 어떨까?"
金鳳急忙起身道:“小女子出來很久了,不敢領受,待二位去船上時再奉陪吧。”
금봉이 급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소녀는 나온 지 오래되었으니 감히 영을 받들 수 없습니다. 두 분이 저의 배로 오시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모시겠어요."
修羅王大失所望道:“姑娘不肯賞光?”
수라왕이 크게 실망한 듯 말했다.
"낭자는 함께 하기 싫으시오?"
金鳳格格笑道:“老爺子言重了,下次小女子一定叨擾就是。”
彎腰福了福,姍姍行出房去。
금봉이 깔깔, 웃더니 말했다.
"나으리의 말씀이 무겁습니다. 다음 번에는 소녀가 반드시 후한 대접을 하겠습니다."
두 손을 모아 절을 하고는 느릿느릿 방을 나갔다.
杜君平忍不住問道:“伯伯何故召她來?”
두군평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백부님은 왜 그녀를 부른 것입니까?"
修羅王笑道:“你以為伯伯果真是為了女色?”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너는 백부가 정말 여색을 좋아하는 것으로 여기느냐?"
杜君平急忙搖頭道:“晚輩不是這個意思。”
두군평이 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후배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修羅王面色一整道:“此女武功不俗,混跡風塵必有原因,老夫斷定她不是天地盟的耳目,便是另有苦衷。”
수라왕이 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이 여자의 무공은 속되지 아니하다. 풍진에 섞여들어간 것은 필시 이유가 있다. 노부는 그녀가 천지맹의 밀정이 아니라 따로 고충이 있을 것이라고 단정한다."
杜君平仍不解道:“她若果是天地盟的爪牙,咱們的行藏豈不盡洩?”
두군평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
"그녀가 만약 천지맹의 앞잡이라면 우리들의 행적이 새어나가지 않겠습니까?"
修羅王笑道:“老夫正要她如此。”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노부는 그녀가 그렇게 하도록 만들려던 참이다."
杜君平這才恍然道:“原來如此。”
두군평이 그제서야 문득 깨닫고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修羅王突又道:“你解救的兩隻老狐狸,亦來到此間了,這兩個反复小人不知在弄些什麼鬼?”
수라왕이 돌연 또 말했다.
"네가 구해주었던 두 늙은 여우가 이곳에 왔다. 이 두 소인배가 또 무슨 짓거리를 하려는지 모르겠구나?"
杜君平怔了怔道:“前輩說的可是韓三公?”
두군평이 의아해서 말했다.
"선배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한삼공입니까?"
修羅王道:“正是這二人,老夫當時便不主張解救他們,今既在此出現,這證明他們已然暗中與天地盟拉上了線,要不早已遠走高飛了。”
수라왕이 말했다.
"바로 그 두 사람이다. 노부는 당시에 그들을 구해주자는 주장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 이곳에 나타났으니 이것은 그들이 이미 몰래 천지맹과 연결되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벌써 멀리 달아났을 것이다."
杜君平皺了皺眉道:“我真不明白天地盟在弄些什麼鬼,何以盡收容一些不成氣候的人物。”
두군평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 장래성 없는 인물을 왜 받아들이는지 저는 정말 천지맹이 무슨 농간을 부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修羅王喟嘆一聲道:“這種事毋怪你想不通,天地盟的幕後主持人,目的在清除異己,是以任何魑魅魍魎,俱都收容,這般人成事不足,敗事有餘,反正只是利用他們打擊各派人士,正派人士若要消除這些人,也得付出不少的代價。”
수라왕이 휴, 탄식하더니 말했다.
"이런 일을 네가 납득할 수 없음을 탓할 수 없지. 천지맹의 막후 주지인의 목적은 반대세력을 깨끗이 없애버리는 데에 있다. 그래서 어떠한 온갖 나쁜 사람들도 모두 수용하고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일을 성사시키기에는 부족하고 오히려 일을 망치게 할 것이다. 반대로 각 파의 인사들을 타격하는데만 그들을 이용한다면 정파 인사들이 만약 이들을 제거하고자 할 때 적지 않은 댓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杜君平點頭道:“我明白了,他們目的只是造成江湖上的紊亂,等到羽毛已豐時,便可為所欲為了。”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알겠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단지 강호상에 혼란을 조성하고 때가 되길 기다렸다가 제멋대로 하려는 것이군요."
修羅王立起身來道:“所以老夫斷定這次九九會期,不會得到什麼結果。”
수라왕이 일어서며 말했다.
"그래서 노부가 단정하기에 이번 중양절대회때에 무슨 결과를 얻을 것 같지가 않구나."
提到九九會期,杜君平不禁憂容於色道:“九九會期已在眼前,晚輩該回飄香谷一趟,不然那些前輩真不知會如何著急呢!”
중양절대회를 언급하자 두군평은 걱정스런 얼굴이 되어 말했다.
"중양절대회가 이미 목전이니 후배는 표향곡으로 한번 가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선배님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다급해 하실 겁니다."
修羅王笑道:“管他呢,讓那些老鬼們著急去吧,咱們幹咱們的。”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상관없다. 그들 늙은 귀신들은 급하게 서둘게 내버려두고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면 된다."
杜君平想了想道:“晚輩終覺這不是辦法。”
두군평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건 적당한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修羅王突然壓低嗓音道:“近日江湖紊亂已極,天地盟這幫人固在暗中搗蛋,而正派人士卻也亂得很,究不知誰在主持大局。丐幫固有此雄心,但力有不逮,只怕要等到九九會期之後,才能看出一點端倪,你何必一定要急著出面呢?”
頓了頓,見他沒有開言,復又道:“老夫與令尊雖無深交,但志同道合,今既已進入江湖,定必替你把事情弄個水落石出。”
수라왕이 돌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근래 강호의 혼란이 극에 이르렀다. 천지맹 주변인들은 암중으로 소란을 일으키고 정파인사들도 도대체 누가 대국을 주지하는지 모르고 몹시 어지러워 하고 있다. 개방이 그 웅심(雄心)을 지키고 있지만 힘이 미치지 못한다. 중양절대회까지 기다린 다음에야 비로소 한 점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텐데 네가 구태여 서둘러서 얼굴을 드러낼 필요가 있겠느냐?"
멈추었다가 그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다시 또 말했다.
"노부와 영존은 비록 깊은 교정을 나누지는 않았지만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었다. 지금 강호에 들어섰으니 반드시 너에게 진상을 밝혀줄 것이다."
杜君平起身深深一揖道:“深謝伯伯高誼,只是晚輩覺得杜門之事,仍應由晚輩自己來解決才是正理。”
두군평이 일어서서 깊이 읍을 하더니 말했다.
"백부님의 높으신 우의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후배는 두씨 가문의 일은 마땅히 후배 스스로 해결해야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修羅王拍著他的臂膀哈哈笑道:“伯伯並無越俎代庖之意,我要做的也只是從旁幫助罷了。”
說著大步行出房來道:“金陵乃是六朝古都,咱們有幸來此,正該暢遊一番才是,何苦老呆在屋裡。”
수라왕이 그의 어깨를 툭 치며 하하, 웃더니 말했다.
"백부는 결코 주제넘게 나서겠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단지 옆에서 도와주려는 것 뿐이다."
말을 하더니 큰 걸음으로 방을 나가며 말했다.
"금릉은 원래 육조(六朝)를 거친 고도(古都)인데 우리가 운좋게 여기 왔으니 실컷 구경해야지 무엇이 아쉬워 내내 방 안에 틀어박혀 있겠느냐?"
杜君平跟著行出,只見對面客房匆匆行出二人,遠遠便拱乎道:“原來賢師徒也在這裡,幸會,幸會。”
두군평이 뒤따라 나가는데 맞은 편 객방에서 총총히 두 사람이 나오더니 멀리서 공수하며 말했다.
"원래 현(賢)사도(師徒)가 이곳에 계셨군요. 다행이오."
修羅王抬頭見是韓三公與祁連山主,不由哈哈笑道:“真是人生何處人相逢,二位如若有興,咱們這就共謀一醉如何?”
수라왕은 고개를 들어 한삼공과 기련산주를 보고는 절로 하하, 웃으며 말했다.
"정말 인생하처인상봉(人生何處人相逢)이로군. 두 분이 흥취가 있으시면 우리 함께 한번 취해보는 것이 어떠시오?"
韓三公與祁連山主互換了一個眼色,同聲笑道:“兄台有興,弟等理應奉陪。”
한삼공과 기련산주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이구동성으로 웃으며 말했다.
"형께서 흥취가 있으시니 동생들이 당연히 받들어 모셔야지요."
修羅王大笑道:”好,好,這個東該由我來做。”
수라왕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좋소, 좋아. 이거 내가 주인 노릇을 해야겠군."
杜君平心中大感不快,但修羅王既已答應,他自然不便反對。幾人出了店門,直到鬧區一座迎賓樓內坐下,小二過來伺候道:“爺們吃點什麼?’
두군평은 속으로 매우 불쾌하였지만 수라왕이 이미 승낙하였으므로 그는 자연히 반대하기가 불편하였다. 그들 몇 사람은 가게 문을 나와 번화한 곳으로 가서 한 채의 영빈루(迎賓樓)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점소이가 건너와 시중들며 말했다.
"나으리들은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修羅王搶先吩咐道:“一桌上等酒席,兩缸陳年紹興。”
수라왕이 앞다투어 분부했다.
"술상을 차려주고 두 항아리의 오래된 소흥주(紹興酒)도 가져다주게."
杜君平因不願看韓三公等二人的奸狡面孔,一入座便把目光朝客座望去,客座之中,生意買賣人固是不少,但也有一小半江湖人,最惹眼的是一個中年文生,倚窗而坐,表面雖是一派斯文,但隱隱有一股陰森之氣,他似有所覺地望了杜君平一眼,臉面泛起一重陰森笑意,只看的杜君平心頭不自主打了一個冷戰。
두군평은 한삼공 등 두 사람의 간교한 낯짝을 보기 싫어서 자리에 앉자 시선을 다른 손님들에게 두었다. 손님 중에는 장삿꾼이 적지 않았지만 강호인도 조금은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 명의 중년문사로 창가에 기대어 앉았는데 표면적으로는 비록 일파의 문인있었지만 은은하게 한 줄기 음산한 기운이 있었다. 그는 느낀 바가 있는 듯 두군평을 한번 쳐다보았는데 얼굴에 한 겹의 음산한 웃음기가 띠어져 있었다. 그것을 본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此時修羅王已然與韓三公高談闊論起來,韓三公是有意試探,不斷詢問海外情況,修羅王原就居於海外,自然如數家珍,反倒把韓三公與祁連山主唬住了。
이때 수라왕은 이미 한삼공과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한삼공은 떠보려는 마음이 있어 끊임없이 해외(海外)의 정황을 물어보았다. 수라왕은 원래 해외에 살고 있어 자연 매우 익숙하였기 때문에 오히려 한삼공과 기련산주를 속이고 있었다.
杜君平虛應乾了兩杯,仍自留意著座上,只聽一陣樓梯聲響,上來了三個女的,頭一個手扶龍泉拐,正是飄香谷的總管薛姑婆,後面跟著阮玲、王珍姐妹。
두군평 대충대충 두 잔을 비웠는데 여전히 다른 좌석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주루의 계단에서 소리가 나더니 세 명의 여자가 올라왔다. 앞장 선 한 명은 손에 용천괴(龍泉拐)를 짚었는데 바로 표향곡의 총관 설고파였고 뒤에는 완령, 왕진자매가 따랐다.
三人要了點酒菜,一面吃喝,一面低低談論,薛姑婆嗓門粗大,破鑼似地道:“這小子說不定是給哪個臭丫頭迷住了,竟把大事都給忘了。”
세 사람은 술과 안주를 시키고 한편으로는 먹고 마시며 한편으로는 나직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설고파는 마치 깨진 징처럼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이 어린 놈은 큰일을 모두 잊어버리고 아마도 어느 냄새나는 계집애에게 빠진 듯 하구나."
阮玲不以為然道:“平弟不是那樣人,晚輩倒擔心他受了任長鯨的計算。”
완령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평제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후배는 그가 임장경에게 음해를 당한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薛姑婆冷笑道:“你總是幫著他,可是他心眼裡可沒有你,什麼爛貨都交,像厲陰平的那丫頭,還有蠍娘子,哪一個是好的?”
설고파가 냉소하며 말했다.
"네가 늘 그를 도와주었지만 그는 너를 안중에 두지 않는구나. 무슨 놈의 바람둥이가 사귀는 족족 어디 좋은 데가 있다고 여음평의 그 계집애에 갈랑자같은 것들이람?"
阮玲紅著臉道:“姑婆,請你不要說了好不好?”
완령이 얼굴이 붉어져서 말했다.
"고파, 그만 좀 하세요."
薛姑婆重重哼了一聲,便不言語了。
설고파는 거듭 흥, 하더니 말하지 않았다.
王珍接道:“我也是這般想,任長鯨那晚將他劫走至今下落不明,真把人急死了。”
왕진이 이어서 말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임장경이 그날 저녁 그를 납치해갔는데 지금까지 행방불명이예요. 정말 조급해 죽겠어요."
薛姑婆不以為然道:“任長鯨是修羅門的人,咱們於他有救命之恩,豈有恩將仇報之理。”
설고파는 그렇게 여기지 않는듯 말했다.
"임장경은 수라문의 사람이다. 우리가 그에게 구명지은(救命之恩)을 베풀었는데 어찌 은혜를 원수로 갚겠느냐?"
阮玲嘆了一口氣道:“珍妹所說確是事實,近日任長鯨突然不見踪影,必有原因。”
완령이 탄식하며 말했다.
"진매의 말은 확실히 사실입니다. 근래 임장경이 돌연 종적을 감추었는데 필시 이유가 있을 거예요."
薛姑婆霍地站起身來道:“咱們找他去,跑了和尚跑不了廟,找不著任長鯨就向修羅門要人。”
설고파가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말했다.
"그를 찾으러 가자. 중은 도망가더라도 절은 도망갈 수 없다. 임장경을 찾지 못하면 수라문의 주요인물을 찾아보자."
杜君平暗叫道:“不好,我若再不出面,她們勢必會與修羅門起衝突。”
두군평이 속으로 외쳤다.
'야단났군. 내가 만약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그녀들은 수라문과 충돌을 일으킬 기세로구나.'
心中想著,暗中卻偷瞥了一下修羅王的眼色,只見他神色自若,仍自與韓三公等談笑生風,倒是韓三公與祁連山主,似乎十分留意在聽著薛姑婆說話。
속으로 생각하며 몰래 수라왕의 안색을 훔쳐보니 그는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여전히 한창 한삼공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히려 한삼공과 기련산주가 설고파의 말을 십분 주의하여 듣는 것 같았다.
這時薛姑婆已然盼咐小二結帳,韓三公暗對祁連山主施了一個眼色,祁連山主立起身來道:“兩位請寬飲幾杯,兄弟有點俗務先行告退。”
이때 설고파는 점소이를 불러 계산을 했다. 한삼공이 몰래 기련산주에게 한번 눈짓을 주자 기련산주가 일어서더니 말했다.
"두 분은 천천히 더 드십시오. 형제는 용무가 있어 먼저 가보아야겠소."
修羅王知他要跟踪薛姑婆,哈哈笑道:“咱們今天是不醉不休,褚兄何故就走?”
수라왕은 그가 설고파를 뒤따라가려는 것임을 알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오늘 취할 때까지 마시기로 했는데 저형은 왜 가시려하오?"
祁連山主苦笑道:“兄弟已不勝酒力,而且確有事情要辦,改天再陪兩位吧。”
기련산주가 고소를 띠며 말했다.
"형제는 이미 술 힘을 이기지 못하겠소이다. 게다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 다른 날 다시 두 분을 모시겠소."
拱了拱手又道:“兄弟先行一步。”
공수하며 또 말했다.
"형제는 한 발 먼저 가겠소."
杜君平哼了一聲道:“伯伯何故對他們如此客氣,晚輩見了他們就覺噁心。”
두군평이 흥, 하더니 말했다.
"백부님은 왜 그들에게 이같이 예의를 차리십니까? 후배는 그자들을 보면 구역질이 납니다."
修羅王把臉一沉,叱喝道:“胡說,此二位乃是江湖前輩,你小小年紀懂得什麼。”暗中復用蟻語傳音道:“你見著那文生沒有,此人大是可疑。”
수라왕이 굳은 얼굴로 나무라며 말해다.
"허튼 소리. 그 두 분은 원래 강호선배다. 나이 어린 네가 무얼 알겠느냐?"
몰래 의어전음(蟻語傳音)으로 말했다.
"너는 그 문생을 보지 못했느냐? 그 사람이 매우 의심스럽다."
杜君平裝作一副受了委曲的樣子,跟在修羅王身後低頭不語。
두군평은 꾸지람을 들은 체 가장하며 고개를 숙이고 말 없이 수라왕의 뒤를 따라 갔다.
修羅王復又道:“這一來倒好,借韓三公之口,將你失踪之事傳給天地盟。”
수라왕이 또 말했다.
"잘되었다. 한삼공의 입을 빌려 네가 실종된 일을 천지맹으로 전하게 하자."
杜君平擔心地道:“薛姑婆性子甚是暴躁,萬一與貴派起衝突豈不惹厭。”
두군평이 걱정되어 말했다.
"설고파는 몹시 성격이 급합니다. 만일 귀 파와 충돌하면 어찌 성가신 일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修羅王笑道:“你不用擔心,此事老夫自有安排。”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너는 걱정할 필요없다. 이 일은 노부가 안배해 두었다."
二人一前一後行出酒樓,暗中雖在交談,表面卻一點看不出來,容他二人走遠,韓三公突從暗巷中行了出來,悄悄掩入酒樓,行至中年書生身畔,低低道:“這老賊滑得緊,屬下迄今未套出他的口風。”
두 사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주루를 나왔다. 암암리에 비록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표면적으로는 조금도 알아챌 수 없었다. 두 사람이 멀리 떠나자 한삼공이 돌연 어두운 골목에서 걸어나오더니 조용히 주루로 들어가서 중년문생 곁에 이르자 나직이 말했다.
"이 노적이 너무나 교활하여 속하가 지금껏 떠보았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中年文生冷冷道:“海外從未聽過有這麼一派,說不定就是修羅門,你要多留點神。”
중년문생이 냉랭하게 말했다.
"해외에 그런 일파가 있는 말을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 아마도 수라문일 것이다. 너는 좀 더 조심하여야 한다."
韓三公躬身道:“屬下遵命,不過修羅一派,現雖來到中原,可並沒見有什麼出群拔萃的人物。”
한삼공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속하, 명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수라 일파는 현재 비록 중원에 왔지만 무슨 출충한 인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中年文生哼了一聲道:“修羅一派,人物極盛,修羅老鬼雖失功力,餘人仍不可不防。”
頓了頓又道:“此一老一少似是專衝著本盟來的,你與褚一飛斷非其敵,只可暗中盯著,等摸清底細,本座自有安排,去吧!”
중년문생이 흥, 하더니 말했다.
"수라 일파는 인물이 많다. 수라노귀는 비록 공력을 잃었지만 나머지 사람도 여전히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멈추었다가 또 말했다.
"그 일노일소(一老一少)는 전적으로 본 맹과 부딪혀 왔다. 너와 저일비는 절대 대적하지 말고 단지 속사정을 파악할 때까지 몰래 지켜보아라. 본좌가 나름의 안배를 하겠다. 가거라!"
韓三公躬身正待退下,中年文生突又道:“如有動靜,可向金鳳處傳信。”
한삼공이 허리를 굽히며 물러갈려는데 중년문생이 돌연 또 말했다.
"어떤 동정이 있으면 금봉이 있는 곳으로 서신을 전하도록 하라."
韓三公領命行出酒樓後,中年文生冷笑了兩聲,亦下樓揚長而去。
한삼공이 명을 받고 주루를 나온 후 중년문생은 두어 번 냉소를 치더니 역시 주루를 내려와 거들먹거리며 사라졌다.
修羅王領著杜君平返回旅店後,突然神色凝重地吩咐道:“老夫得易容出去一趟,你可守在屋內不可行動,兩隻老狐狸來問時,就說我不勝酒力已經睡下了。”
수라왕은 두군평을 데리고 객점으로 돌아온 후 돌연 엄숙한 표정으로 분부했다.
"노부는 역용을 하고 나갔다 오겠다. 너는 집을 지키며 움직이지 말거라. 두 늙은 여우가 와서 물으면 술기운을 이기지 못해 잠들었다고 하거라."
杜君平點頭答應,隨即替他將門扣上,回到自己屋內,呆了不及頓飯時間,韓三公與祁連山主並肩行了進來,見他端坐屋內,隨問道:“令師呢?”
두군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마고 하고 곧 문을 닫아 걸었다. 자기 방으로 돌아와 밥 한 그릇 먹을 시간 동안 머물고 있으니 한삼공과 기련산주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왔다. 그가 단정히 방 안에 앉아 있는 것을 보더니 곧 물었다.
"영사께서는?"
杜君平起身道:“他老人家不勝酒力已睡下了。”
두군평이 일어서며 말했다.
"그 어르신은 술기운을 이기지 못해 벌써 주무십니다."
韓三公哈哈笑道:“令師果是海量,老朽自愧不如。”
한삼공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영사는 정말 대단한 주량이네. 늙은이는 그보다 못해 부끄럽다네."
杜君平委實不願與他說話,淡淡一笑道:“家師只是好客而已,他也喝不了多少。”
두군평은 확실히 그와 이야기 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가사께서는 손님을 좋아하실 뿐이지 그분도 많이 드시지는 않습니다."
韓三公跨步行入房中,二人自行找著椅子坐下,隨又道:“貴派武功超絕,令人佩服,不知與修羅王有沒有淵源?”
한삼공이 걸음을 떼어 방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은 스스로 의자를 찾아 앉더니 또 말했다.
"귀 파의 무공이 초절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탄복하게 하네. 수라왕과 연원(淵源)이 있는지 모르겠구먼?"
杜君平搖頭道:“修羅門楊威海外,本派小幫小派,哪及得上他們。”
두군평이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수라문은 해외에서 위명을 떨치지만 본 파는 작은 방파인데 어디 그들과 견주겠습니까?"
祁連山主接道:“修羅門自修羅王歸隱後,並沒聽說有什麼特殊人物,小哥何必自謙。”
기련산주가 이어서 말했다.
"수라문은 수라왕이 은거한 후부터 결코 무슨 특출난 인물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네. 소형제는 구태여 스스로 낮출 필요가 있겠는가?"
杜君平知他倆是來問口風,當下微微一笑,默不作答。
두군평은 그들 두 사람이 떠보기 위해서 왔음을 알고 즉시 미미하게 웃으며 묵묵히 대답하지 않았다.
韓三公見了不說話,倒沒話好說了,乾咳了兩聲,突又開言道:“近日鐵髯蒼龍已然傳出龍紋金牌,邀請天地盟的盟友,以及黑白兩道的主要門派,齊集泰山松鶴觀,商討擴大天地盟範圍之事,不知貴派可曾接到請柬?”
천만의 말씀이라는 말은 커녕 아무런 말이 없는 것을 보더니 한삼공은 마른 기침을 두어 번 하고 갑자기 또 입을 열었다.
"최근에 철염창룡이 이미 용문금패를 내려서 천지맹의 맹우 및 흑백양도의 주요 문파를 초청했다네. 태산(泰山) 송학관(松鶴觀)에 모두 모여 천지맹의 범위를 넓히는 일을 상의한다는데 귀 파도 초청장을 받았는가?"
杜君平搖頭道:“本派小幫小派,怎會在人家眼裡,再說,此次聚賢廳之事還未了呢,他們豈會邀請本派。”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본 파는 조그만 방파인데 어떻게 사람들의 눈에 들겠습니까? 다시 말하지만 이번 취현청(聚賢廳)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어찌 본파를 초청하겠습니까?"
韓三公正容道:“那倒未必見得。”
한삼공이 표정을 바로 하며 말했다.
"그건 그렇지만도 않네."
杜君平冷笑道:“二位亦是身受其害之人,難道還會相信他們?”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두 분도 그 해를 당하신 분인데 설마 그들을 믿고계신 것입니까?"
祁連山主接道:“聚賢廳之事,據說是北妖與南毒的主意,總壇並不知情。”
기련산주가 이어서 말했다.
"취현청의 일은 북요와 남독의 생각이라 하네. 총단은 결코 그 사정을 모르네."
杜君平冷冷道:“不管怎樣說,當時咱們如若沒有解藥,此刻仍是青尤壇下的一名無知無覺的弟子,這該是事實。”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어쨌거나 당시 우리가 만약 해약이 없었다면 지금도 청룡단 아래 한낱 무지무각(無知無覺)한 제자였겠지요. 이것은 사실입니다."
祁連山主臉上一紅,訕訕道:“小哥相救之情,老朽沒齒難忘,今後必有所報。”
기련산주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무안해하며 말했다.
"소형제가 도와준 정은 늙은이가 죽어도 잊지 못하네. 이후에 반드시 보답할 때가 있을 것이네."
杜君平朗聲笑道:“在下只是說明天地盟不可信賴,絕無施恩求報之心。”
두군평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저는 단지 천지맹을 신뢰할 수 없음을 설명한 것이지 절대 은혜를 베풀고 보답을 바라는 마음은 없습니다."
韓三公從旁插言道:“小哥所言極是,咱們為了查明此事真相,九九會期亦應去一趟泰山。”
杜君平道:“去與不去,尚容家師定奪,在下無權主張。但盼天地盟能如二位所說,他是出於誠意。”
한삼공이 곁에서 끼어들며 말했다.
"소형제의 말이 극히 옳네. 우리가 그 일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중양절대회도 역시 응하여 태산에 가야하네."
두군평이 말했다.
"가고 안가고는 가사께서 결정하실 일이지 제가 주장할 수는 없지만 천지맹이 두 분이 말씀하신 대로 한다면 그분도 성의를 보일 것입니다."
韓三公與祁連山主同聲道:“我想天地盟縱有稱雄江湖之心,亦不致當著天下武林之面,敢冒天下大不韙。”
한삼공과 기련산주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나는 천지맹이 설령 강호에 군림하려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역시 천하무림인의 면전에서 몹쓸 짓을 감히 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네."
只聽窗外一陣朗笑道:“這番熱鬧有得瞧的了,鐵髯蒼龍傳出龍紋金牌,邀請全體盟友在泰山議事,面杜飛卿之子杜君平,亦以乃父血劍為憑,傳書各派,頌請主持公道,究竟誰是誰非,局外人委實難以明白。”
창 밖에서 일진의 낭랑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 재미난 구경거리를 보겠구료. 철염창룡이 용문금패를 내려보내 태산에서의 회의를 위해 전체 맹우를 초청하였고 두비경의 아들 두군평은 부친의 혈검을 근거로 하여 각 파에 편지를 보내 공도를 세워주기를 부탁하고 있는데 도대체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제 삼자는 정말 알기 어렵소."
韓三公急抬頭看時,修羅王已大步行了進來,不禁失驚道:“兄台此言由何得來?”
한삼공이 급히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수라왕이 이미 큰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
"형은 그 말을 어떻게 아시오?"
修羅王目光在二人臉上一掃道:“此事江湖上沸沸揚揚早已傳遍,二位豈有不知之理?”
수라왕의 시선이 두 사람을 쓸어보고 말했다.
"그 일은 강호상에 입에 오르내리며 벌써 다 퍼졌는데 두 분이 어찌 모를 리가 있겠소?"
韓三公想了想道:“據傳聞杜君平已被修羅門下擄去了修羅島,怎的又出來了個杜君平。”
한삼공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소문에 의하면 두군평은 이미 수라문하에게 수라도로 잡혀갔다는데 왜 또 두군평이라고 나타났는지..."
修羅王道:“這個兄弟就不明白了。”
수라왕이 말했다.
"그건 형제도 잘 모르겠소."
祁連山主緊接道:“武林之中,不肖之徒極多,此一杜君平極可能是別人假冒。”
기련산주가 곧바로 이어서 말했다.
"무림에는 좋지 않은 무리들이 매우 많소. 그 두군평은 다른 사람이 사칭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오."
修羅王嚴肅地道:“近日江湖宵小橫行,公道已不復存在,若不痛加整飭,必將釀成大患。”
수라왕이 엄숙하게 말했다.
"근래에 강호에는 나쁜 놈들이 날뛰고 있으니 공도는 이미 존재하지 않소. 고통스럽지만 정리를 하지 않으면 필시 큰 우환을 초래할 것이오."
祁連山主與韓三公互望了一眼,同聲道:“兄台若有伸張武林正義之心,弟等願附驥尾。”
기련산주와 한삼공은 서로를 한번 쳐다보더니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형이 만약 무림의 정의를 펴시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아우들은 뒤를 따르겠소."
修羅王大笑道:“郭某豈敢妄言,兄等把我太以高抬了。”
수라왕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곽모가 어찌 감히 망언(妄言)하겠소. 형들은 나를 너무 추켜세우시는구려."
韓三公起身拱手道:“兄弟所言乃是由衷而發,以賢師徒之能,足可與天地盟一爭長短,倘若登高一呼,勢必群山響應,到時大事必成。”
한삼공이 일어나 공수하며 말했다.
"형제의 말은 진심에서 나온 것이외다. 현 사도의 능력이라면 족히 천지맹과 한번 우열을 겨룰 수 있지요. 높은 곳에 올라가 한번 호령하면 필시 군웅들이 화답할 테니 그때가 되면 큰 일을 이루실 것이오."
修羅王喟然嘆道:“並非兄弟矯情,度德量力,自覺委實無此能耐。”
수라왕이 휴, 탄식하며 말했다.
"결코 형제는 남들 앞에 나설 만큼 덕망과 역량이 뛰어나지 못하다고 확실히 자각하고 있소."
韓三公與祁連山主原以經這番做作,必可套出對方真實口風,不想修羅王守口如瓶,毫不露口風,倒叫二人莫測高深,無計可施,幹坐了一會,告辭回房。
한삼공과 기련산주는 원래 이번에 상대의 진실을 떠보기 위해 꾸민 것인데 생각지도 않게 수라왕은 입이 무거워 추호도 입 밖에 내지 않자 두 사람의 내막을 알 수 있는 아무런 방도가 없었다. 헛되이 앉아 있다가 작별을 고하고 방으로 돌아갔다.
杜君平容二人走後,低聲問道:“伯伯剛才哪裡去了?”
두군평은 두 사람이 가고난 후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백부님은 조금 전에 어디 다녀오셨습니까?"
修羅王微微一笑道:“我自是尋找本派之人。”
수라왕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본 파의 사람들을 찾아갔었다."
杜君平又問道:“剛才所言血劍傳書之事,可是真的?”
두군평이 또 물었다.
"방금 말씀하신 혈검전서(血劍傳書)의 일은 사실입니까?"
修羅王點頭道:“事情果是不錯,此事必是藥中王的主意。”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정이 과연 그렇다. 그 일은 필시 약중왕이 생각한 것일 테지."
杜君平沉忖有頃道:“用晚輩名義的,當然是藥中王,但主意絕不是他出的。”
두군평은 잠시 생각이 잠기더니 말했다.
"후배의 명의를 쓰는 것은 당연히 약중왕이지만 그분의 생각은 절대 아닐 것입니다."
隨將自己在飄香谷墓陵之中經過說了一遍,跟著又道:“當日在飄香谷之時,他老人家唯恐晚輩帶著先父遺物,在江湖行走多有不便,是以著我將劍留下。”
곧 자기가 표향곡 묘릉 안에 있을 때의 경과를 쭈욱 말해주고는 또 말했다.
"당일 표향곡에 있을 때 그 어르신은 후배가 선부의 유물을 가지고 강호를 행도할 때 많은 불편이 있을 것을 걱정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검을 남겨두었습니다."
修羅王若有所悟道:“由此點看來,他們是準備在九九會期作一了斷了。”
수라왕은 깨달은 것이 있는 듯 말했다.
"그런 것들을 볼때 그들은 중양절대회에서 결말을 낼 작정이구나."
杜君平接道:“九九大會日期已近,既擇定在泰山松鶴觀,咱們也該去了。”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중양절대회 날짜가 다가오고 이미 태산 송학관으로 장소가 정해졌다 하니 우리도 가야지요."
修羅王道:“不用忙,咱們應該在金陵再等兩天,然後起程。”
수라왕이 말했다.
"서두를 필요없다. 우리는 금릉에서 이틀 더 기다렸다가 출발하자꾸나."
杜君平不知他葫蘆裡賣的什麼藥,但知他耳目甚多,此舉必有作用,遂道:“這兩隻老狐狸成天守在這裡,討厭極了,咱們設法擺脫才好。”
두군평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지만 그의 견문이 극히 넓으니 이런 행동에는 반드시 저의가 있음을 알고 말했다.
"저 두 늙은 여우가 온종일 이곳을 지키고 있으니 꼴보기 싫어 죽겠습니다. 우리는 벗어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修羅王微微一笑道:“此事易辦,咱們今晚便吩咐店家替咱們僱輛大車,言明去山東,然後如此這般,豈不是便擺脫他們了?”
수라왕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쉬운 일이지. 우리는 오늘 저녁 가게 주인에게 분부하여 마차를 빌리게 해서 산동으로 간다고 분명히 말한 다음 여차여차하면 어찌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겠느냐?"
杜君平笑道:“妙極,晚輩現在就去辦。”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아주 좋습니다. 후배는 지금 바로 가서 처리하겠습니다."
急步行出房來,高聲把小二叫到跟前,就在院內吩咐道:“煩你替我們僱輛車,我爺兒倆要去泰山進香。”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가더니 소리 높여 점소이를 불러다가 정원에서 분부했다.
"번거롭지만 마차를 빌려주게. 우리 두 사람은 태산으로 가서 향을 올리려 하네."
小二遲疑道:“大車倒是有,恐怕他們不願走這麼長遠的路呢。”
점소이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마차야 있지만 그들이 그런 먼 길을 가려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杜君平冷笑道:“此去泰山乃是大路,多給車資哪有不干的,快去替我們辦好,決少不了你的一份酒錢。”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태산으로 가는 길은 원래 대로이고 마차 운임도 얼마든 상관치 않고 많이 줄 것이네. 빨리 가서 우리 대신 일을 잘 처리해주면 결코 적지 않는 술값을 주겠네."
小二聽說有賞,立刻眉開眼笑,連聲道:“小的這就去辦,明天一早決誤不了您老的事。”
점소이가 수고비를 준다는 말을 듣고 즉시 싱글벙글하며 말했다.
"소인이 가서 처리하겠습니다. 내일 이른 아침에 틀림없이 떠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杜君平取出一錠銀子擲給他道:“除了車資,剩下的都賞你。’
두군평이 한 덩이의 은자를 꺼네어 그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운임을 제하고 남는 것은 모두 자네 수고비일세."
小二見那銀子乃是十足紋銀,約有二十多兩重,心中大喜,他知僱輛車花不了十兩銀子,自己足可剩下一半,接過銀子,諾諾連聲,連忙雇車去了。
점소이가 보니 은자는 문은(紋銀)이고 족히 이십 량의 무게여서 속으로 크게 기뻤다. 그는 마차를 빌리는데 열량의 은자가 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기한테 족히 절반이 남는 것이다. 은자를 받아쥐고 연신 예예, 하고는 얼른 마차를 빌리러 갔다.
次日一早,杜君平與櫃上結過賬,偕同修羅王大搖大擺行入車內,車把式是一個三十上下的精壯漢子,鞭子一揮,車輛轉動,飛向城外奔去。修羅王眼角一掃,已然發現有人在後跟踪,不禁冷冷一笑。
다음날 이른 아침, 두군평은 계산을 치르고 수라왕과 함께 건들거리며 마차를 탔다. 마부는 한 명의 삼십 정도의 힘이 세어 보이는 사내였다. 채찍을 한번 휘두르자 마차 바퀴가 구르기 시작하더니 성 밖을 향해 달려갔다. 수라왕이 눈으로 한번 쓸어보자 이미 뒤를 미행하는 사람이 있음을 발견하고는 절로 냉랭한 미소를 지었다.
車行甚速,晃眼已然出城,來到一處林邊,當大車穿林而過之際,迎面馳來一輛大車,二車一錯而過,修羅王輕輕一碰杜君平,身形一掠已然閃身進到來車裡,杜君平亦步亦趨,也如法炮製,落到了來車。
마차는 극히 빠르게 달려서 눈깜짝할 사이에 이미 성을 나와 어느 숲가에 이르렀다. 마차가 숲을 가로질러 지나려 할 때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마차가 있었다. 두 마차가 서로 비껴 지나갔 때 수라왕이 두군평을 가볍게 툭 쳤다. 그의 신형이 스치는 듯 싶었는데 이미 마주 오던 마차 안으로 옮겨가 있었다. 두군평 역시 그대로 따라서 달려오던 마차로 떨어져 내렸다.
二人身法快捷,又有樹陰遮掩,可說是人不知鬼不覺,車行快速,杜君平才行坐好,車已出林,修羅王指著林外緩緩跟踪的兩匹快馬道:“等會自有人收拾他們,咱們不用管他們了。”
두 사람은 신법이 쾌속할 뿐 아니라 나무 그늘이 가리고 있어 사람도 모르고 귀신도 못 알아차릴 정도였다. 마차는 빠르게 달려서 이미 숲을 벗어났다. 수라왕은 수 밖에 천천히 미행하고 있는 두 필의 쾌마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들을 손봐줄 사람이 있겠지. 우리는 그들을 상관할 필요없다."
兩車型式顏色都不一樣,那些跟踪之人,做夢也沒想到二人中途已然換車,仍然遙望著前車追了過去。來車乃是修羅王預先安排,徑自將二人載至一所大院落之內,車簾掀處,院內一排站立了五六人,當中二人正是修羅王的大弟子郝雄與總管孟雄,雙雙躬身迎迓島主。修羅王擺了擺手,領著杜君平大步行入廳內,郝雄與盂雄跟著進來,侍立兩旁。
두 마차는 모양과 색깔이 모두 달라서 그 미행하는 사람은 도중에 이미 마차를 바꿔 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여전히 앞에 가는 마차를 멀리서 바라보며 추격했다. 마주 오던 마차는 원래 수라왕이 미리 안배한 것으로 두 사람이 탄 후 어느 큰 정원 안에 도착했다. 마차의 발을 걷자 정원 안에는 오륙 명의 사람이 한 줄로 서 있었다. 수라왕이 손을 흔들어 보이며 두군평을 데리고 큰 걸음으로 청내로 들어갔다. 학웅과 맹웅이 뒤따라 들어와서 양쪽에 시립했다.
修羅王看了二人一眼,徐徐道:“事情辦得如何?”
수라왕이 두 사람을 한번 쳐다보고 서서히 말했다.
"일은 어떻게 되었느냐?"
孟雄躬身禀道:“具體己辦妥,只是三公子迄今不見踪影,只怕己遭天地盟的暗算。”
맹웅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구체적으로 적절하게 처리했습니다. 다만 삼공자의 행적을 지금까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천지맹의 암산을 당한 것이 아닐까 걱정됩니다."
修羅王哼了一聲道:“他受那賤婆娘的誘惑,已然背叛師門,老夫這些年來的心血算是白費了。”
수라왕이 흥, 하더니 말했다.
"그는 그 천한 년의 유혹을 받아 이미 사문을 배반했다. 노부는 몇 년 동안 심혈을 헛되이 소비한 셈이다."
郝雄吃了一驚道:“三師弟果真如此糊塗?”
학웅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삼사제가 정말 그렇게 어리석은 짓을 했단 말입니까?"
修羅王道:“此是為師親自所見,如若不是顧全大局,為師當場便把他廢了。”頓了頓又道:“你七師妹呢,這孩子一向任性,你得管著她點。”
수라왕이 말했다.
"사부가 친히 목격하였다. 만약 전체 대국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이 사부는 당장 그를 죽여버렸을 것이다."
멈추었다가 또 말했다.
"너의 칠사매는? 그 애는 줄곧 제멋대로이니 네가 좀 단속하거라."
郝雄躬身道:“七師妹近日情緒不好,弟子已再三規勸,她倒很聽話。”
학웅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칠사매는 근래에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제자가 이미 수차례 타일렀지만 도무지 말을 듣지 않습니다."
修羅王點了點頭道:“暫時還不能讓她知道為師已然功力恢復之事。”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잠시동안 사부가 이미 공력을 회복한 일을 그 애가 알지 못하게 하거라."
郝雄躬身稱諾,退到一旁。
학웅이 예, 하며 허리를 굽히고는 한 쪽으로 물러났다.
修羅王目光復又投向孟雄道:“本派可曾接到龍紋金牌與血劍傳書?”
수라왕의 시선이 다시 맹웅에게 향하더니 말했다.
"본 파에 용문금패와 혈검전서가 왔었느냐?"
孟雄道:“接到了,是島上近日著人來通知的。”
맹웅이 말했다.
"받았습니다. 섬에서 사람을 보내 통지를 했더군요."
修羅王朗聲笑道:“本派已有十年不曾過問中原之事,這番老夫倒要單獨鬥鬥這批人。”
수라왕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본 파는 이미 십년이나 중원의 일에 관여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노부가 이놈들과 단독으로 싸워야겠구나."
郝雄滿面迷惘地望了杜君平一眼道:“那血劍傳書可是杜公子所為?”
학웅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두군평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혈검전서는 두공자가 한 일이잖습니까?"
修羅王微微一笑道:“其中玄奧,久後自知,你暫時不用問了……”
수라왕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안에는 깊은 뜻이 있다. 나중에 자연 알게 될 것이니 너는 잠시 더 묻지 말거라..."
轉過臉來正待與杜君平說話,突然—個青衣漢子匆匆行了進來,躬身行禮道:“啟禀島主,有一位蒙面人求見。”
얼굴을 돌려 두군평에게 말을 하려는데 돌연 한 명의 청의사내가 총총이 뛰어들어오더니 허리를 굽히고 예를 올리며 말했다.
"도주께 아뢰오. 한 분의 몽면인이 뵙고자 합니다."
修羅王點頭道:“請他進來。”輕輕一揮手道:“你們迴避了。”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오시라 하라."
가볍게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너희들은 자리를 피해있거라."
孟雄與郝雄悄悄往後面退去。
맹웅과 학웅은 조용히 뒤쪽으로 물러갔다.
不多會青衣漢子領了一位高大蒙面人進來,修羅王起身迎了上去,哈哈笑道:“既來了這裡就不用掩飾了,兄台何不以真實面目相見。”
오래지 않아 청의사내가 한 명의 덩치가 큰 몽면인을 데리고 들어왔다. 수라왕이 일어나 맞이해가면서 하하, 웃더니 말했다.
"기왕 이곳에 오셨으니 숨기실 필요없소이다. 형께서는 진면목으로 만나시지 않겠소?"
來人鍁去面幕,哈哈笑道:“若不如此,怎能瞞過那批魔崽子的耳目。”
온 사람은 얼굴 가리개를 들어올리며 하하, 웃더니 말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찌 마귀새끼들의 이목을 속여넘길 수 있겠소?"
當來人行入之時,杜君平已然認出是丐幫幫主四海遊龍陸賈,只因此刻尚不能露出真實身份,是以默不作聲,仍以晚輩身份跟在修羅王身後。
방문자가 들어올 때 두군평은 이미 개방방주 사해유룡(四海遊龍) 육가(陸賈)임을 알아챘다. 다만 아직 진실된 신분을 노출할 수 없어 묵묵히 후배의 신분으로 수라왕의 뒤로 가서 섰다.
修羅王似是預料陸賈會來到,見他面幕掀去,立刻拱手道:“陸幫主大駕親臨,有何見教?”
수라왕은 육가가 올 것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그가 얼굴 가리개를 들추는 것을 보고 즉시 공수하며 말했다.
"육방주께서 친히 왕림하신 것은 무슨 가르침이 있으신 듯 하오만?"
陸賈哈哈笑道:“無事不登三寶殿,今天一來是道謝,再則有事當面請教。”
육가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일이 없으면 삼보전(三寶殿)에 오르지 않지요. 오늘 첫째로는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또한 만나서 가르침을 청할 일이 있소이다."
修羅王側身一讓道:“請坐下再談。”
수라왕이 몸을 옆으로 돌리며 권하여 말했다.
"앉아서 말씀하시오."
陸賈坐下道:“兄台可是東海一派?”
육가가 자리에 앉더니 말했다.
"형은 동해 일파요?"
修羅王微微一笑道:“兄弟是何門派,似乎與跟下大局無關,兄台何不直截了當說明來意。”
수라왕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가 무슨 문파이든 대국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소. 형은 단도직입적으로 오신 의도를 설명하시는 게 어떠시오?"
陸賈點頭道:“兄台既然真人不露相,兄弟就不便多問了。”頓了頓又道:“天地盟傳出龍紋金牌之事,兄台也知道了?”
육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진인(真人)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하니 형제는 더 묻지 않겠소이다."
멈추었다 또 말했다.
"천지맹이 용문금패를 내려보낸 일은 형께서도 알고 계시오?"
修羅王點頭道:“此是江湖上的大事,焉有不知之理。”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은 강호상의 큰일이니 어찌 모를 리가 있겠소."
陸賈喟嘆一聲道:“龍紋金牌可以偽造,原不足為奇,奇的是鐵髯蒼龍亦已出現江湖了。”
육가가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용문금패는 위조할 수 있으니 원래 기이할 것도 없소. 이상한 것은 철염창룡(鐵髯蒼龍) 역시 강호에 출현했다는 것이오."
修羅王笑道:“肖錚並沒有死,出江湖走走那也是極其尋常之事。”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소정(肖錚)이 죽지 않았으면 강호에 나와서 다닐테니 그것은 극히 평범한 일이오."
陸賈搖頭道:“此事絕不尋常,他已出手傷了本派數位高手,而且是傷在他的少陽神功之下。”
육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일은 절대 평범하지 않소. 그는 이미 출수하여 본 파의 고수 여러 명을 상하게 했소. 게다가 그의 소양신공(少陽神功)에 부상당했소이다."
杜君平聽後大吃一驚,急插言道:“可曾有人親見,此人長得什麼模樣?”
두군평이 듣고는 깜짝 놀라서 급히 끼어들어 말했다.
"직접 본 사람이 있습니까? 그 사람의 특징적인 모습이 어떻답니까?"
陸賈想了想道:“據負傷之人述說,此人紅臉蒼髯,身材高大,武功路子與鐵髯蒼龍一般,不是他還有誰?”
육가가 생각하더니 말했다.
"부상당한 사람이 말한 바에 의하면 그 사람은 얼굴이 붉고 수염이 희끗희끗하며 체격이 크고 무공도 철염창룡과 같다고 하니 그가 아니면 누구겠소?"
杜君平若有所悟地道:“若果真的是肖盟主,或許是場誤會。”
두군평이 깨달은 것이 있다는 듯 말했다.
"만약 정말 소맹주라면 아마 한바탕 오해일 것입니다."
陸賈搖頭道:“絕不是誤會,以往各派之人,俱都懷疑肖盟主或許身患重疾,受了奸人的脅迫,但由此事看來,以往一切惡行,俱是他的主張了。”
육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절대 오해가 아니오. 각 파의 사람들이 모두 소맹주가 중병에 걸렸거나 간인(奸人)들의 협박을 받고 있다고 추측하고 있소. 다만 그 일들을 보아하니 종전의 천지맹의 모든 악행들은 모두가 그의 주장인 것 같소."
杜君平不以為然道:“在事情真像未明之前,幫主豈可如此武斷。”
두군평이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일의 진상이 밝혀지기 전에 방주께서는 어찌 그렇게 함부로 판단할 수 있습니까?"
陸賈大感意外道:“少俠何故一再幫著他說話?”
육가는 의외라고 느껴 말했다.
"소협은 왜 수차례 그를 편드는 말을 하시오?"
修羅王假意對杜君平喝道:“長者之前,豈有你說話的份兒。”復又對陸賈言道:“咱們長話短說,兄弟甚望知道陸兄的來意。”
수라왕이 짐짓 두군평에게 호통치며 말했다.
"어른 앞에서 어찌 네가 말할 자격이 있더냐?"
다시 또 육가에게 말했다.
"우리는 간단하게 말합시다. 형제는 육형께서 오신 의도를 몹시 알고 싶소이다."
陸賈嘆道:“丐幫自不量力,公然出面與天地盟抗衡,雖有不少人暗中幫助,力量仍嫌單薄,那晚兄台師徒大顯神威,格殺天地盟兩個壇主,所用武功似是修羅一派,是以兄弟不揣冒昧前來,還望兄台念在同道份上,為中原武林保存一份公道。”
육가가 탄식하더니 말했다.
"개방은 자신의 역량을 헤아리지 못하고 공공연히 나서서 천지맹에 대항하였소. 비록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암암리에 도와주었지만 역량이 여전히 부족한 것 같소. 그날 저녁 형의 사도가 크게 신위를 나타내어 천지맹의 두 단주를 격살했는데 사용한 무공이 수라 일파인 듯 했소. 그래서 형제가 주제넘음을 무릅쓰고 왔소. 형께서 중원무림에 한 푼의 공도(公道)라도 보존하기 위하여 동도라는 신분을 생각해주시기를 바라오."
修羅王微微笑道:“兄台這樣說,倒叫兄弟有口難辨了。”
수라왕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형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오히려 형제를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게 하는군요."
隨即斂去笑容道:“既承陸兄看得起本派,我也不妨實說,幫助貴幫乃是正事,反正咱們是友非敵。”
곧이어 웃음을 거두더니 말했다.
"이미 육형께서 본 파를 알아보셨다니 저도 사실대로 말해도 괜찮겠군요. 귀 방을 도우는 것은 원래 본연의 일이오. 아무튼 우리는 친구지 적이 아니오."
陸賈深籲一口氣,立起身來抱拳道:“敬謝兄台千金一諾,告辭。”
육가는 깊이 한숨을 내쉬더니 일어서서 포권하며 말했다.
"형의 천금같은 승낙에 삼가 감사드리오. 이만 가보겠소이다."
雙手一拱,大步行了出去。
두 손을 맞잡고 흔들더니 큰 걸음으로 걸어나갔다.
修羅王點了點頭道:“此人倒有幾分骨氣呢!”
수라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사람은 좀 기개가 있구나!"
杜君平接道:“伯伯!咱們下一步棋該當如何?”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백부님! 우리는 다음 단계로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修羅王沉忖有頃道:“眼下情勢有變,老夫倒要鬥鬥這位冒名鐵髯蒼龍肖錚之人。”
수라왕이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목하 정세에 변화가 있으니 노부는 그 철염창룡 소정을 사칭하는 사람과 한번 싸워야겠구나."
杜君平欣然道:“也算晚輩一份。”
두군평이 흔연히 말했다.
"그건 후배가 할 일입니다."
修羅王點頭道:“這個自然,不過此人忽於九九大會之前出現,必與九九大會之事有關,老夫倒甚耽心真的鐵髯蒼龍遇害了。”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당연하지. 그러나 그 사람이 갑자기 중양절대회 전에 출현했으니 필시 중양절대회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노부는 진짜 철염창룡이 해를 당했는지 극히 염려되는구나."
杜君平搖頭道:“我不信鐵髯蒼龍已遇害,也許他與伯伯的情形一樣,已然遇救。”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철염창룡이 벌써 해를 당했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아마 그는 백부님과 같은 처지였다가 이미 구원을 받았을 것입니다."
修羅王笑道:“世間豈有如此愚笨之人,明知人家沒死,仍然弄出一個冒名的人來。”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세상에 어찌 이렇게 미련한 사람이 있을까? 죽지 않았음을 모두가 잘 아는데 여전히 누군가 사칭하고 있다고 하다니."
杜君平緊接道:“也可能他遇救之事旁人不知,仍認定他死了。”
두군평이 곧바로 이어서 말했다.
"그가 구원 받은 일을 다른 사람이 모를 수도 있으니 아직도 그가 죽었다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修羅王微微一笑道:“好了,我不與你爭論這些了。”當下斂去笑容吩咐道:“此人忽然出面與丐幫為敵,證明對方已存在九九會期之前摧毀丐幫之心,咱們既在金陵,便該助他一臂之力。”
수라왕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좋다. 나는 너와 논쟁하지 않겠다."
즉시 웃음을 거두며 분부했다.
"그 인물이 홀연히 나타나 개방과 적대시하니 상대방은 이미 중양절 전에 개방을 때려부술 마음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우리가 기왕 금릉에 있으니 그들에게 한 팔의 힘이 되어 주어야한다."
杜君平點頭答道:“伯伯說得極是。”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백부님의 말씀이 매우 옳습니다."
修羅王又道:“此事就交給你了,老夫另派人接應。”
수라왕이 또 말했다.
"그 일은 네게 맡기마. 노부가 따로 사람을 보내 접응하겠다."
杜君平與丐幫情誼深厚,心裡比他還急,當下一口答應,辭別修羅王徑往丐幫行去。此時僅只上更時分,行至丐幫門首一看,門已上鎖,裡面漆黑一片,心裡不禁躊躇起來,暗忖:“他們已然挪地方了,該往哪裡去找呢?”
두군평은 개방과 정의가 두터워 마음이 수라왕보다 더 급했다. 즉시 한 마디로 대답하고는 수라왕에게 작별하고 개방으로 갔다. 이때 겨우 시간이 저녁시간 밖에 되지 않았다. 개방의 문 앞에 도착하여 보니 문은 이미 잠겨있고 안쪽은 칠흑같이 어두었다. 속으로 주저함을 금치 못하여 중얼거렸다.
'그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 갔을까? 안으로 가서 찾아보아야 하나?'
突然,暗影中一人沉喝道:“什麼人?”
돌연,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한 사람이 침갈했다.
"누구냐?"
杜君平回頭見是一位三十上下的蓬頭叫化,遂道:“在下東海門下,兄台可是丐幫的弟兄?”
두군평이 고개를 돌려보니 한 명의 삼십쯤 되어 보이는 봉두난발한 거지였다.
"저는 동해문하입니다. 형께서는 개방의 형제이오?"
逢頭叫化對他仔細打量了一番,低低道:“敝幫已搬往城外清涼寺,兄台有何見教?”
봉두난발한 거지는 그를 자세히 훑어보더니 나직히 말했다.
"폐 방은 이미 성 밖의 청량사(清涼寺)로 옮겼소이다. 형은 무슨 가르침이 있으시오?"
杜君平道:“在下鬚麵見幫主,他既在城外,在下就去城外見他吧。”
두군평이 말했다.
"저는 방주님을 만나뵈어야 합니다. 그분이 이미 성 밖에 계시다니 성 밖으로 가서 만나뵙겠습니다."
將手一拱,大步往城外行去。一出城門便把輕功展開,急行了約有三五里,突見前面有位白衣姑娘,亦向同一方向奔行,身材極似阮玲,錯以為就是阮玲,急忙腳下一加勁,猛撲了過去。前面白衣姑娘以為有人暗襲,突然身形一偏,舉手一掌拍出。
공수하더니 큰 걸음으로 성 밖으로 걸거갔다. 성문을 나서자 경공을 전개하여 급히 약 삼오 리쯤 가는데 돌연 앞쪽에서 백의낭자가 역시 같은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체격이 아주 완령과 비슷하였기에 완령으로 잘못 여겨서 급히 다리에 힘을 더하여 재빨리 다가갔다. 앞쪽의 백의낭자는 암습해온 사람이 있다고 여겨서 돌연 신형을 한 쪽으로 기울이더니 손을 들어 일장을 쳐냈다.
杜君平只顧往前奔跑,不曾防到對方會出手襲擊,眼看對方出手一擊之勢,猶如鐵鎚擊岩,兜面卷來,百忙中舉掌一封,砰的一聲,兩掌接實,震得他前行的身形陡止,心神猛地一震。
두군평은 단지 앞질러 가려고만 생각했기에 상대가 출수하여 습격하는 것에 방비하지 못했다. 상대가 출수한 일격의 기세가 마치 망치로 바위를 치는 듯이 얼굴을 감싸며 휩쓸어 오는 것을 보고 다급한 가운데 권장으로 막았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손바닥이 부딪히자 앞지르려던 그의 몸이 흔들리며 정지하였다. 심신이 세차게 흔들렸다.
白衣姑娘雙肩連晃了兩晃,心頭大感驚奇,抬頭一看,來人竟是一位白面書生,不由怒道:“你莫非瞎了眼?”
백의낭자는 두 어깨를 연달아 두어번 흔들더니 속으로 그게 놀라서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다. 상대방이 한 명의 백면서생임에 절로 노하여 말했다.
"네놈은 설마 눈이 먼 것이냐?"
杜君平被她無故擊了—掌,心中已現微怒,不想她出口就罵,心中更覺氣憤,忿然道:“你是何人,怎的出口便傷人?”
두군평은 이유없이 그녀의 일장을 맞고 속으로 약간 화가났는데 생각지도 않게 그녀가 욕을 내뱉자 마음 속에 화가 끓어올라 분연히 말했다.
"당신는 누군데 왜 출수하여 사람을 다치게 하시오?"
白衣姑娘冷冷道:“剛才看你出手,好像有幾分氣候,我看你是不到黃河心不死。”
백의낭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지금 막 네놈이 출수하는 것을 보니 몇 푼은 재주가 있는 것 같구나. 내가 볼 때 네놈은 황하에 이르지 않으면 단념하지 않을 듯 하구나."
杜君平冷笑道:“姑娘的功夫也不弱,如是一定要顯露,在下奉陪。”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낭자의 무공도 약하지 않소. 만약 꼭 나타내보이고자 하신다면 제가 상대해 드리겠소."
白衣姑娘突然一聲嬌叱,揮掌直攻了過來,頃刻之間已連攻了三掌。
백의낭자가 돌연 한 소리 외치더니 손을 휘둘러 그대로 공격해와서 순식간에 연달아 삼장을 공격했다.
杜君平只覺她的掌法威猛絕倫,招招猶如巨斧開山,鐵鎚擊岩,暗暗驚奇忖道:
這宗剛陽掌法,由一個年輕女子施出,真個還少見呢!心中想著,手掌已凝聚功力,展開還擊。
두군평은 그녀의 장법이 위맹하기 그지없으며 초식마다 마치 거대한 도끼로 산을 쪼개고, 쇠망치로 바위를 깨뜨릴 듯 하다는 것을 깨닫고 암암리에 놀라서 중얼거렸다.
'이런 강양(剛陽)장법이 일개 나이어린 여자에게서 시출되다니 그야말로 드문 일이다.'
속으로 생각을 마치자 손바닥에 공력을 끌어모아 반격을 개시했다.
雙方不僅都走的是剛猛路子,而且招式也有些相同,剎那之間,場中掌聲呼呼,沙飛石走,聲勢十分驚人。
쌍방은 모두 강맹할 뿐 아니라 게다가 초식도 서로 같았다. 찰나지간에 장중에는 펑펑, 하는 장성(掌聲), 모래가 날고 돌이 구르는 소리가 몹시 사람을 놀라게 했다.
白衣女子初出江湖,以為自己的武功已然天下無敵,不想遇見這樣一個名不見經傳的少年,竟與自己勢均力敵,心中大感氣惱,她乃天性殘酷好殺之人,當時便存下必殺對方之心,嬌叱一聲掌法一變,招式突然變得緩慢直來,纖掌一舉,緩緩一掌推來。
백의여자는 강호에 처음 나와 자기의 무공이 이미 천하무적으로 여겼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이런 한 명의 이름도 듣지 못한 소년을 만나 자기와 백중지세로 싸우게 되자 속으로 크게 화가 났다. 그녀는 천성이 잔혹하고 살인을 즐기는 사람이라 이때 상대를 반드시 죽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일성 교갈하더니 장법을 바꾸자 초식이 돌연 완만하게 변했다. 미세하게 손바닥을 들더니 천천히 일장을 밀어냈다.
杜君平見她這一招突然改變了剛陽之勁,出掌無聲無息,不由心裡一動,但他亦是生性極其好強之入,豈肯在一個小女子麵前示弱,立時丹田一凝氣,勁貫雙臂,揮腕一掌迎出。
두군평은 그녀의 이 일초가 강양지경(剛陽之勁)에서 돌연 바뀌어 아무런 기척없이 장을 내밀자 절로 마음이 동했다. 다만 그 역시 호승심을 타고난 사람인지라 어찌 일개 소녀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겠는가? 즉시 단전에 기를 끌어모아 양 팔에 주입한 후 팔을 휘둘러 일장으로 맞이해갔다.
他因不識對方這招玄奧,是以仍與往常一般出招,掌勁發出後,忽覺自己急如巨浪排空似的潛力,滾滾前推,竟然毫無阻力,便知內有蹊蹺,疾地掌勁一收,斜跨三步,只覺身上一熱,隱隱似有一股熱風襲上身上,當下大喝一聲,呼地一掌朝襲來的熱浪推去。
그는 상대의 이 초식의 오묘함을 알지 못했기에 여전히 평상시대로 출초했다. 장경이 발출되고 난 후 갑자기 문득 느꼈다. 자기가 급하게 발출한 장경이 거대한 파도가 솟구치는듯 넘실대며 앞으로 밀려가는데 뜻밖에 조금도 막힘이 없었다. 그 안에 계교가 있음을 알고 재빨리 장경을 거두고 비스듬히 세 걸음 건너뛰었다. 하지만 몸이 더워지며 마치 은은히 한 줄기 열풍이 온몸을 뒤덮는 것 같았다. 즉시 대갈일성하며 휙, 하니 일장으로 덮쳐오는 열기를 향해 밀어갔다.
杜君平自經紅臉老人集三大高手之力,為他打通經脈後,功力已到收發由心之境,雖在匆促之間發掌,仍然威猛絕倫,掌勁匯成的潛力,狂飆似地捲了過去。
두군평은 홍검노인이 삼대고수의 힘을 모아 경맥을 타동시켜준 이후에 공력이 이미 수발(收發)을 자유자재로 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비록 다급한 가운데 발출한 장력이지만 여전히 위맹절륜했다. 장경이 잠력과 합쳐지자 광풍이 휩쓸듯 지나갔다.
白衣女子所使的那招掌法,乃是久已在江湖絕蹟的烈焰掌,對方若以剛陽之勁迎擋,那股無聲無息的烈焰暗勁,立化迴旋熱浪,由兩側襲來,傷人於無形。
백의여자가 사용한 장법의 그 초식은 원래 강호에서 자취를 감춘지 오래된 열염장(烈焰掌)이었다. 상대가 만약 강양지경으로 맞섰다면 그 기척도 없는 열염암경이 즉시 선회하는 열기로 화해 양쪽으로 덮쳐서 무형중에 사람을 상하게 했을 것이다.
杜君平見機得早,兼以力道已能收發由心,掌勁發出一半立即撤回旁閃,是以僅被邊緣的熱浪掃著一點,且在適時發出了第二掌,傷得尚不重。
두군평은 조금 일찍 발견했고, 동시에 힘을 자유자재로 거두고 내보낼 수 있었기에 장경을 절반쯤 발출했다가 즉시 거두고 옆으로 피하였다. 그래서 겨우 가장자리의 열기에만 조금 쓸렸고 시기적절하게 제 이장을 발출하였기에 부상은 중하지 않았다.
白衣女子不虞對方應變如此神速,烈焰掌發出後,正擬乘勢出招擊死對方,而杜君平的掌勁已排山倒海似地捲來,只得纖掌一舉,也發出一股掌力迎擋。
백의여자는 상대의 임기응변이 이같이 신속할 줄은 예상하지 못하여 열염장을 발출한 이후 그 기세를 틈타 출초하여 상대를 격살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두군평의 장경이 이미 산을 밀치고 바다를 뒤엎을 듯 휩쓸어오자 장을 들어 한 갈기 장력을 발출하여 가로 막을 수 밖에 없었다.
雙方出招先後不同,用力大小有別,兩股力道一觸之下,白衣女子只覺胸間如遭千斤重錘,嬌呼一聲,連退三步,身子搖了兩搖,立即閉目不動,顯然已負內傷。
쌍방의 출초는 선후(先後)가 같지 않았고 쓴 힘은 대소의 차이가 있었다. 두 줄기 힘이 부딪히자 백의여자는 가슴에 천근이나 되는 추에 맞은 듯 한 소리 비명을 지르며 연달아 세 걸음을 물러났다. 몸이 두어 번 흔들흔들 하더니 즉시 눈을 감고 움직이지 않았다. 분명히 내상을 입은 것이다.
杜君平於這一招硬撞之下,身形屹立不動,但覺頭腦如遭火灼一般,悶熱難忍,不由大感吃驚,急把腳步立定,暗運玄功抗拒。
두군평은 이 일초가 부딪힌 후 신형을 우뚝 세우고 움직이지 않았다. 머리가 불에 타는 듯 뜨거워 참기 어려움을 느꼈다. 저도 모르게 깜짝 놀라서 급히 걸음을 멈추고 암중으로 현공을 운공하여 대항했다.
雙方對峙片刻,白衣女子突然一聲嬌喝,騰身而起,凌空撲了過來。
쌍방이 잠시 대치하다가 백의여자가 돌연 일성 교갈을 지르더니 몸을 솟구쳐 공중에서 덮쳐왔다.
杜君平驀地雙目睜開,朗聲笑道:“你是哪裡偷學來的龍騰八式?”
두군평이 갑자기 두 눈을 뜨더니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어디서 용등팔식(龍騰八式)을 훔쳐 배웠소?"
腳下一墊勁,身子筆直地拔起,恰與白衣女子撲來的身子迎個正著,雙方凌空發招,翱翔搏擊,一連兩個盤旋,真氣已使盡,复落回地面。
다리에 공력을 집중하여 몸을 꼿꼿이 땅에서 뽑아올리니 마침 백의여자가 덮쳐 오는 몸을 똑바로 맞이해갔다. 쌍방이 공중에서 발초하여 빙빙 돌아가며 맞붙어 싸우니 두 척의 배가 꼬리를 물고 돌아가는 것 같았다. 진기가 다하자 다시 지면으로 떨어져내렸다.
白衣女子胸間激烈起伏,滿面俱上殺機,喘息著道:“你中了姑娘的烈焰神掌,熱毒入侵內腑,三日之內必死。”
백의여자는 가슴의 기복이 격렬하고 만면에 살기를 띤 채 헐떡거리며 말했다.
"너는 낭자의 열염신장(烈焰神掌)에 적중되었으니 열독(熱毒)이 내부(內腑)에 침입하여 삼 일 안으로 반드시 죽을 것이다."
杜君平雖覺全身燒熱難忍,但他功力深厚,仍能強自忍耐,朗笑道:“區區傷勢還要不了小爺的命,可要再拼三掌試試?”
두군평은 비록 전신이 타는 듯 뜨거워 참기 어려움을 느꼈지만 그의 공력이 심후하여 여전히 애써 참으며 크게 웃더니 말했다.
"사소한 상세가 이 나으리의 목숨을 가져갈 수 없다. 다시 삼장을 시험해 보겠느냐?"
自衣女子內傷極重,表面雖極力忍耐,可不敢再與人家硬拼掌力,冷笑道:“你已是快死的人了,姑娘犯不上和你拼命。”說完話一扭身疾往林中奔去。
백의여자는 내상이 극히 무거워 표면적으로는 비록 힘써 참았으나 감히 다시 장력을 맞부딪히지 못하여 냉소하며 말했다.
"너는 이미 죽을 몸이니 낭자는 너와 목숨을 걸고 싸우지 않겠다."
말을 마치더니 몸을 돌려 숲 속으로 달려갔다.
杜君平搖頭暗暗一嘆,忖道:“這姑娘究竟是哪條道上的人,怎會龍騰八式?”
두군평은 고개를 저으며 속으로 탄식하더니 중얼거렸다.
'이 낭자는 도대체 어느 방면의 사람인데 어찌 용등팔식을 할 수 있단 말인가?'
此時熱毒已然入侵,只覺頭腦昏昏,渾身猶如火燙一般,知道自己傷勢極重,不能在此久呆,當下強提著一口真氣,踉蹌前奔,行了約有三二里,已至一處林邊。
이때 열독이 이미 침입하여 머리가 혼미해짐을 느꼈다. 전신이 뜨거워 자기의 상세가 극중함을 알았다. 그곳에 오래 머물 수 없어 즉시 억지로 한 모금의 진기를 끌어모아 비틀거리며 앞으로 달려갔다. 약 삼이 리쯤 갔을때 이미 어느 숲가에 이르렀다.
只聽林中一聲沉喝道:“什麼人?”
숲 속에서 침갈 소리가 들렸다.
"누구냐?"
杜君平怔了怔道:“此地可是丐幫?”
두군평이 망설이다가 말했다.
"이곳이 개방이오?"
林中人怒哼一聲道:“我問的是你,怎不自報名號。”
숲 속의 사람이 노하여 흥, 하더니 말했다.
"내가 너에게 물은 것이다. 어찌 명호를 대지 않느냐."
林君平心中燒熱難忍,怒火不自覺地上升,怒道:“你不說難道我不會自己找去。”舉步直衝入林。
두군평은 속으로 타는 듯 뜨거움을 참기 힘들어 노화가 치미는 것을 느끼고 노하여 말했다.
"당신이 말하지 않는 것은 설마 내가 스스로 찾아보라는 것이겠군."
걸음을 옮겨 그대로 숲으로 뚫고 들어갔다.
林中人大怒,暴喝一聲道:“打!”呼地三點寒星劈面襲來,勁風嘶嘶,手勁似乎不小。
숲 속의 사람이 대로하여 한 소리 폭갈을 터뜨리며 말했다.
"쳐라!"
휙, 하며 세 개의 한성이 얼굴로 덮쳐왔다. 바람소리가 쐑쐑, 하고 나는 것으로 보아 손힘이 적지 않은 것 같았다.
杜君平冷笑道:“雕蟲小技也來小爺面前賣弄。”
舉手一掌劈出,一股強大掌勁,震得射來的暗器斜向林梢飛射。他卻頭也不回,仍自前奔。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보잘 것 없는 잔재주를 이 작은 나으리의 면전에서 뽐내다니."
손을 들어 일장을 격출하니 한 줄기 강대한 장경이 쏘아져오던 암기를 쳐서 비스듬히 숲 나무가지 끝을 향해 날아가게 했다. 그는 돌아보지도 않고 여전히 앞으로 달려갔다.
林中人似知來了勁敵,不敢再行現身阻擋。
숲 속의 사람은 마치 상대하기 어려운 적이 왔음을 아는 듯 감히 다시 나서서 가로막지 않았다.
杜君平順著林中小徑,踉蹌奔有百十來步,只聽前路一聲暴喝道:“相好的,你也太以小看丐幫了。”聲隨人到,迎面奔來了三個叫化,當先一人正是他所熟悉的護法夏楚,當下立定腳步道:“夏護法,難道這就是貴幫待客之道?”
두군평은 숲 속의 작은 길을 따라 비틀거리며 백십여보를 달려갔다. 앞 길에서 일성 폭갈이 들려왔다.
"친구, 당신은 개방을 너무나도 얕보는구려."
소리를 따라 사람이 나타났다. 맞은 편에서 세 명의 거지가 달려오는데 앞장 선 사람은 바로 그가 잘 아는 호법 하초였다. 즉시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하호법, 설마 이것이 귀 방의 손님을 대접하는 방식이오?"
夏楚一怔道:“尊駕是誰?”
하초가 멍하니 말했다.
"귀하는 누구시오?"
杜君平冷笑道:“貴幫主今日新去拜訪家師,難道如此健忘?”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귀 방주께서 오늘 가사를 배방하고 가셨소. 설마 이렇게 잘 잊어버리시오?"
夏楚恍然大悟道:“小哥是東海門下?”
하초가 문득 깨닫고 말했다.
"소형제는 동해문하이시오?"
杜君平點頭道:“在下一時不慎,於途中中了烈焰神掌,無暇久留,面謁貴幫幫主轉達數語便走。”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일시 부주의하여 도중에 열염신장을 맞았소. 오래 머물 틈이 없소. 귀 방주를 찾아뵙고 몇 마디 전달하고 가야하오."
夏楚大感吃驚道:“烈焰神掌?”
하초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열염신장?"
杜君平點頭道:“不錯,不過在下自信還能撐得住。”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소. 그러나 저는 버틸 수 있다고 자신하오."
夏楚朗聲一笑道:“小哥請隨我來。”說罷當先領路。
하초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소형제는 나를 따라 오시오."
말을 마치자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杜君平一面隨他前行,一面沿途暗察,已然覺出四下戒備十分森嚴,不由暗暗點頭。行了約有里許,已然來到一處古剎之前。
두군평은 한편으로는 앞서가는 그를 따라가며 한편으로는 연도를 몰래 살폈다. 이미 사방의 경비가 매우 삼엄함을 알아차리고 절로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약 일 리 쯤 걷자 이미 어느 고찰 앞에 도착했다.
夏楚回頭側身對客道:“敝幫暫藉這座古剎為行壇,小哥請進。”
하초가 고개를 돌리고 몸을 비키며 손님에게 말했다.
"폐 방은 잠시 이 고찰을 행단(行壇)으로 쓰고 있소. 소형제는 들어가시게."
杜君平也不謙讓,跨步入內,細看古剎,外表雖顯破舊,裡面看來,規模似是不小,而且十分靜肅潔靜。
두군평도 사양하지 않고 걸음을 떼어 안으로 들어가며 고찰을 자세히 살폈다. 겉으로는 비록 낡고 오래되어 보였지만 안을 보니 규모가 작지 않고 게다가 매우 조용하고 깨끗했다.
夏楚粳著他直入撣房,但聽裡面傳出一個洪鐘也似的嗓音道:“幾位小兄弟因不明小哥來意,多有得罪,請小哥萬勿介意。”
하초는 그를 곧바로 선방으로 데려갔다. 안에서 하나의 큰 종소리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몇 명의 식구가 소형제가 온 뜻을 잘 모르고 죄를 지었네. 소형제는 개의치 말아주시게."
一陣腳步聲響,四海遊龍從裡面迎了出來。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사해유룡이 안에서 맞이해 나왔다.
杜君平拱手道:“在下也性急了些,如何能怪他們。”
두군평이 공수하며 말했다.
"저도 좀 성급했습니다. 어찌 그들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四海遊龍把他讓入禪房坐定,徐徐道:“小哥要見兄弟,有何見教?”
사해유룡이 그를 선방에 들어와 앉게 하고 서서히 말했다.
"소형제는 나를 만나려 하는 것은 무슨 가르침이 있으시오?"
杜君平答道:“幫主可知鐵髯蒼龍重履江湖的消息?”
두군평이 대답했다.
"방주께서는 철염창룡이 다시 강호에 발을 내디뎠다는 소식을 알고 계십니까?"
四海遊龍點了點頭道:“已有耳聞,但一時尚難證實。”
사해유룡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미 들었소. 다만 아직 실증하기 어렵소."
杜君平復又道:“九九會期已然快到,鐵髯蒼龍突在金陵出現,其意似在丐幫,家師因感幫主高義,特著在下前來送信,並聽候幫主差遣。”
두군평이 또 말했다.
"중양절대회가 곧 도래할텐데 철염창룡이 돌연 금릉에 출현한 것은 그 뜻이 개방에 있는 것 같습니다. 가사께서 방주의 의기가 높으심을 느끼시고 특별히 저를 먼저 보내어 방주께서 일을 맡기시도록 대기하라 하셨습니다."
四海遊龍極其留意地聽著,直到他說出聽候差遣之事,似乎十分意外,長嘆一聲道:“令師料事如神,兄弟十分佩服,實不相瞞,本幫近日已有幾位高手,傷在那老賊龍騰八式之下。”
사해유룡이 매우 주의하여 듣다가 그가 일을 맡길때까지 대기하는 일을 꺼내자 매우 의외인듯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영사께서 귀신같이 알아 맞히시니 형제는 매우 감복하오. 솔직히 말하자면 본 방은 근래 몇 명의 고수가 이미 그 노적의 용등팔식에 당해 부상당하였소."
杜君平大吃一驚道:“龍騰八式乃是肖大俠獨門功夫,照此說來果然是他了。”沉忖有頃復又道:“此事內中或有別情,在下不認為此人就是肖大俠。”
두군평이 깜짝 놀라 말했다.
"용등팔식은 원래 소대협의 독문무공인데 그 말씀대로라면 과연 정말 그로군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또 말했다.
"이 일에는 아마 다른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사람이 소대협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四海遊龍喟然嘆道:“兄弟也是如此想法,肖大俠一代人傑,俠名久著,於此垂暮之年,豈有如此倒行逆施之理。”頓了頓,繼續又道:“但與他交手之人,所說年貌武功,甚至衣著,均與肖大俠往常一般,倒叫兄弟煞費思量了,世間豈有如此相似之人。”
사해유룡이 휴, 탄식하며 말했다.
"형제도 그렇게 생각하오. 소대협은 일대의 인걸(人傑)이며 협명을 떨친지 오래요. 노년에 이르러 어찌 이처럼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할 리가 있겠소."
멈추었다 계속 또 말했다.
"다만 그와 손속을 나눈 사람들이 말하는 바 나이, 생김새, 무공, 심지어 옷까지 모두 소대협의 왕년의 그대로라 하니 형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에 어찌 이처럼 닮은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소."
杜君平強忍熱毒煎熬,接道:“在下剛才途遇一位白衣女子,亦是朝貴幫這面行來,因言語誤會,交手幾招,她不僅武功博雜,而且純是剛猛路子,亦會龍騰八式,在下一時大意,競誤中了她的烈焰神掌。
두군평은 애써 열독의 괴로움을 참으며 이어서 말했다.
"저는 지금 막 한 명의 백의여자를 길에서 만났는데 역시 귀 방을 향해 가고 있더군요. 말로 오해가 생겨 몇 초를 나누었는데 그녀는 무공이 폭 넓고 복잡할 뿐 아니라 게다가 순전히 강맹 일로의 무공이더군요. 역시 용등팔식을 할 줄 알았는데 겨루다가 저는 일시 부주의하여 그녀의 열염신장에 얻어맞고 말았습니다."
四海遊龍臉上神色立變,半晌方道:“她傷了小哥之後哪裡去了?”
사해유룡이 얼굴의 신색이 변하더니 한참 만에 말했다.
"그녀는 소형제를 상하게 한 후 어디로 갔소?"
杜君平哼了一聲道:“她比在下好不了多少,被在下回敬一記'搏浪擊錐',夠她受的。”
두군평이 흥, 하더니 말했다.
"그녀는 저에 비해 그리 낫지 않습니다. 제가 박랑격추(搏浪擊錐)를 답례로 주었으니 그녀도 충분히 받은 것이지요."
烈焰神掌是久已絕跡江湖的武功,而“搏浪擊錐”卻是鐵髯蒼龍肖錚獨門絕學,四海遊龍身為丐幫之主,見聞何等廣博,聆聽之下心中大感驚異,愕然道:“小哥果是中了烈焰神掌?”
열염신장은 오래전 이미 자취를 감춘 강호의 무공이고 박량격추 역시 철염창룡 소정의 독문절학이었다. 사해유룡은 개방의 방주의 몸으로 견문이 매우 넓었다. 자세히 듣고 있다가 마음 속으로 크게 놀라서 아연실색하며 말했다.
"소형제는 정말 열염신장에 맞았소?"
杜君平知道自己面上罩有面幕,旁人無法看出,於是手掌一抬道:“幫主看看在下的膚色便知。”
두군평은 자기의 얼굴에 인피면구가 씌워져 다른 사람이 알아차릴 수 없음을 알고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방주께서는 저의 피부색을 살펴보시면 아시게 될 것입니다."
四海遊龍細察之下,只見他白皙的手掌一片通紅,觸摸之下,猶如火燙一般,不禁吃驚道:“小哥傷勢如此沉重,還應及早療治,事不宜遲,兄弟馬上著人去請大夫。”
사해유룡이 자세히 살펴보니 그의 흰 손이 온통 시뻘겋게 되어 건드리며 마치 불이 붙을 것 같아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
"소형제의 상세가 이같이 침중하니 빨리 치료해야 하오. 지체할 수 없으니 형제는 곧 사람을 시켜 의원을 모셔오겠소."
杜君平立起身道:“不用了,在下話已傳到,就此告辭。”
두군평이 일어서며 말했다.
"필요없습니다. 저는 말씀을 이미 전해드렸으니 지금 가보겠습니다."
四海遊龍愕然道:“小哥何必見外,你所中傷勢不比一般,內傷委實大意不得。”
사해유룡이 놀라서 말했다.
"소형제는 외인처럼 대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 자네가 입은 상세는 일반적인 것과 비교할 수 없네. 내상을 소홀히 하면 안되네."
杜君平亦知這種熱毒非比尋常,但為了不使身份洩露,只有強忍了,當下舉步行出禪房道:“幫主好意在下心領,在下必須趕回,將此事禀告家師。”
두군평 역시 이런 열독이 심상치 않음을 알았지만 신분을 누설하지 않으려고 애써 참으려 즉시 걸음을 옮겨 선방을 나서며 말했다.
"방주의 호의는 마음으로만 받겠습니다. 저는 서둘러 가서 이 일을 가사께 보고하여야 합니다."
四海遊龍因與對方並無深交,雖明知此項熱毒遲廷不得,卻不便強留,微微一嘆道:“小哥執意要走,兄弟也無法強留,那就請快回吧。”
사해유룡은 이번 열독은 지연되어서는 안됨을 잘 알았지만 상대방이 깊이 사귀려는 마음이 없어 억지로 머물게 하기 불편하자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소형제가 꼭 가겠다고 고집하니 형제는 강요할 수 없구료. 바로 속히 돌아가시오."
杜君平雙手一拱,大步行出古剎,立即展開輕功,往城里疾奔,一口氣奔到修羅王所居大宅,抬頭一看,門已上鎖,不禁眉頭暗皺,一縱身躍過院牆,直入大廳,晃著千里火簡,各處一照,裡面用具,甚至被褥俱在,只是人影全無。
두군평은 두 손을 맞잡아 보이더니 큰 걸음으로 고찰을 나가서 즉시 경공을 전개하여 성 안으로 달려갔다. 단숨에 수라왕의 묵고 있는 저택에 도착하여 보니 문이 이미 잠겨있어 미간을 찡그리더니 몸을 날려 정원의 담을 뛰어넘었다. 그대로 대청에 들어가니 천리화간이 밝게 곳곳을 비추고 있었다. 안쪽에는 가재도구와 심지어 이불까지 그대로 있는데 사람의 그림자는 전무했다.
經過這陣奔跑,熱毒已然發作,胸中猶如火燙油煎,抓起桌上茶壺,也不管是茶是水,咕嚕、咕嚕飲盡,踉蹌奔到床前,往床上一倒,他原意是欲用本身真氣,逼出體內熱毒,驀覺頭腦一昏,昏厥過去。
한 바탕 달려왔기에 열독은 이미 발작하여 가슴이 마치 불로 데우고 기름으로 지지는 듯 했다. 탁자 위의 찻주전자를 집어들고 차인지 물인지 상관하지 않고 꿀꺽, 꿀꺽 모두 마셔버렸다. 비틀거리며 침상으로 가서 침상 위에 쓰러졌다. 그는 원래 본신의 진기로 체내의 열독을 몰아내려고 하였으나 갑자기 머리 속이 혼미해지며 까무러쳤다.
當杜君平強忍傷勢,奔出丐幫之後,接著丐幫又躍出一位玉面少年,暗中跟踪在杜君子的身後,他躍入修羅王所居的巨宅後,玉面少年亦小心翼翼地躍入,忽見杜君平昏厥,慌忙赴近床前,用手一摸,只覺他肌膚猶如火炭一般,不禁搖了搖頭,自言自語道:“幸我身邊帶有飄香谷時百花仙露,不然連我也沒辦法。”急從懷中取出一個玉瓶,倒了半盞百花仙露灌下,復又駢指如風連點了他幾處穴道,長吁一口氣道:“此子根基深厚,骨格奇佳,與我那杜家侄兒,堪稱伯仲,今晚幸是遇著我,若任由他呆到天明,便神仙也難救了。”
두군평이 애써 상세를 참으며 개방에서 달려나온 후 이어서 개방에는 또 한 명의 옥면소년이 뛰쳐나왔다. 몰래 두군평의 뒤를 따라서 그도 수라왕의 거택으로 넘어들어오더니 옥면소년도 조심조심 들어와서 두군평이 혼절한 것을 보고 황망히 침상으로 다가갔다. 손으로 한번 만져보니 그의 근육과 피부가 숯덩이 같아 절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혼잣말을 했다.
"내가 표향곡의 백화선로를 가지고 있어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라도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급히 품 속에서 한 개의 옥병을 꺼내더니 반 잔의 백화선로를 입에 부어 넣었다. 다시 또 손가락을 나란히 모아 바람처럼 그의 몇 군데 혈도를 연달아 점하고 나더니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애는 기초가 깊고 튼튼하고 골격이 훌륭하니 나의 그 두씨 조카와는 백중지세라 할 만하구나. 오늘 저녁 나를 만나서 다행이지 만약 날이 밝을 때까지 방치되었으면 신선이라도 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百花仙露乃是飄香谷秘方調製的仙品,對祛除火毒,尤具特效,杜君平服下之後,再經玉面少年以獨門手法打通經脈,身子頓感一輕,人亦悠悠醒轉。
백화선로는 원래 표향곡의 비방으로 만들어진 선품으로 화독(火毒)을 없애는데에 특효가 있었다. 두군평이 먹고나서 다시 옥면소년이 독문수법으로 경맥을 타통시키자 몸이 한결 가벼워져서 사람도 서서히 깨어났다.
玉面少年又從懷中取出兩顆丹藥,遞給他道:“兄台身中熱毒,雖為百花仙露解去,但餘毒且未除盡,把這丹藥服下。”
옥면소년은 또 품 속에서 두 알의 단약을 꺼내더니 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형은 몸의 열독을 백화선로가 풀었지만 여독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소. 이 단약을 먹으시오."
杜君平一聽百花仙露四字,精神不由一振,抬頭細看,玉面少年原來是自己的替身,也就是宇內馳名的藥中王聞人可,心中不禁十分感動,連忙接過稱謝道:“尊駕援手之情在下沒齒難忘。”
두군평은 백화선로 네 자를 듣자 저도 모르게 정신이 들어 고개를 들어 자세히 보니 옥면소년은 원래 자기를 대신했던 바로 세상에 명성을 떨친 약중왕 문인가였다. 마음 속으로 매우 감동을 금할 수 없어 연신 감사의 말을 건넸다.
"귀하께서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신 정은 제가 죽어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藥中王微微一笑道:“四海之內皆兄弟也,小事何足言謝,快服下吧!”
약중왕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해가 모두 형제인데 사소한 일로 무슨 감사의 인사를 받겠는가? 속히 먹도록 하게."
杜君平依言將丹藥納入嘴內,入口清香,隨津化去,竟無一點渣汁。
두군평은 말대로 단약을 입 속에 넣었다. 입에 들어가자 맑은 향기가 나고 그대로 침으로 화해 넘어가며 한 점 찌꺼기도 남지 않았다.
藥中王復又道:“兄台可速運氣行功,加速藥效,兄弟在此為你護法。”
因眼前之人乃是藥中王,杜君平放心將真氣運轉,只覺天機泰然,不久便入無我之境,也不知過了多少時刻,霍然驚醒,只聽簷頭傳來一陣衣袂飄風之聲,原先以為是藥中王,便不曾留意。緩緩跨下床來,只覺全身輕飄飄地,舒暢已極,正待出聲呼喚。
약중왕이 또 말했다.
"형은 속히 운기행공을 하여 약효가 더 빨리 나도록 하게. 형제가 여기서 자네를 위해 호법을 서겠네."
눈 앞의 사람이 원래 약중왕이기 때문에 두군평은 안심하고 진기를 돌렸다. 천기(天機:영기)가 평온해짐을 느끼며 오래지 않아 무아지경으로 빠져들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몰랐다. 처마 끝에서 일진의 옷소매가 나부끼는 소리가 들려와 갑자기 놀라서 깨어났다. 조금 전의 약중왕이라고 여겨서 주의하지 않고 천천히 침상을 내려갔다. 전신이 가뿐하고 매우 상쾌하여 막 소리쳐 부르려 했다.
突然一個全身勁裝的女子,挺立門外,冷冷喝道:“你是什麼人?”
돌연 한 명의 전신에 경장차림을 한 여자가 문 밖에 꼿꼿이 서서 냉랭하게 소리쳤다.
"너는 누구냐?"
杜君平藉著星月微光,已然認出那是修羅王的七弟子易曉君,遂朗聲答道:“在下乃東海門下。”
두군평은 희미한 달빛으로 수라왕의 칠제자 역효군임을 알아차리고 곧 낭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는 원래 동해문하이오."
易曉君冷冷道:“深夜來此何事?”
역효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밤늦게 무슨 일로 이곳에 왔느냐?"
杜君平眉頭一轉道:“郝大哥命在下在此等候他。”
두군평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학(郝)대형께서 저에게 이곳에서 그를 기다리라 하셨소."
易曉君將信將疑道:“果是我大師哥著你在此?”
역효군이 반신반의하여 말했다.
"정말 우리 대사형이 당신을 이곳에 오게 했는가?"
杜君平冷笑道:“難道誰還騙你不成。”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설마 누가 당신을 속인단 말이오?"
易曉君哼了一聲道:“量你也不敢。”想了想突又道:“此是本派臨時駐足之地,輕易不讓人知,大師哥決不會約你來此,況且他今晚另有公幹,也無暇來此會晤你。”
역효군이 흥, 하더니 말했다.
"네가 감히 그러지는 못하리라 생각한다."
생각하더니 돌연 또 말했다.
"이곳은 본 파가 임시로 머물고 있는 곳인데 다른 사람이 쉽게 알아서는 안되므로 대사형이 결코 너를 이곳으로 오라고 했을 리가 없다. 게다가 그는 오늘 저녁 다른 공무(公務)가 있어 너를 여기로 오게 하여 만날 틈이 없다."
杜君平暗中叫糟,自己隨口胡講,竟被她問出了破綻,隨又道:“郝大哥確是如此,你不信我也沒辦法。”
두군평은 암중으로 아차, 싶었다. 자기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멋대로 말하여 그녀에게 헛점을 드러낸 것이다. 곧 또 말했다.
"학대형이 확실히 그랬소. 당신이 못믿으면 나도 방법이 없소."
易曉君面罩寒霜道:“姑娘絕不信有此事,你休在我面前耍花槍,還是老實說的好。”
역효군이 차가운 서리가 내린 듯한 얼굴로 말했다.
"낭자는 절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너는 나의 면전에서 속임수는 그만 두고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좋을 걸."
杜君平面現難色道:“此地只是空屋一所,如不是與他相約,在下來此何事?”
두군평이 얼굴에 난색(難色)을 드러내며 말했다.
"이곳은 단지 빈 집을 뿐인데 만약 그와 서로 약속하지 않았다면 제가 무슨 일로 왔겠소?"
易曉君想了想道:“既是這樣,姑娘也不難為你,走吧!”
역효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낭자도 너를 난처하게 하지 않겠다. 가거라!"
杜君平跨步行出房來,忽又停下腳步道:“孟總管哪裡去了,姑娘一人來此何事?”
두군평은 발걸음을 내딛어 방을 나가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맹총관은 어디 갔는데 낭자가 혼자 이곳에 온 것은 무슨 일이오?"
易曉君先是一怔,旋即勃然道:“姑娘的事用不著你來管。”
역효군은 처음에는 멍하니 있다가 곧 발끈하여 말했다.
"낭자의 일에 네가 관여할 필요없다."
杜君平朗聲笑道:“姑娘的事在下自然是管不著,但問問也不打緊。”
두군평이 낭랑한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낭자의 일은 제가 당연히 참견하지 않겠소. 단지 물어보는 것도 안되오?"
易曉君似是突然想起一事道:“近日金陵盛傳東海來的師徒二人,武功極是高強,為我海外門派增色不少,想來就是你與令師了。”
역효군이 돌연 한 가지 일이 떠오른 듯 말했다.
"근래 금릉에 동해에서 온 사도(師徒) 두 사람이 무공이 극히 고강하여 우리 해외문파를 적지 않게 빛내고 있다고 소문이 널리 퍼졌는데 생각해보니 너와 영사였구나."
杜君平微微笑道:“承姑娘謬讚,在下果是東海門下。”
두군평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낭자의 과분한 칭찬을 받는구료. 제가 동해문하이오."
易曉君冷笑道:“聞名不如見面,今晚有幸得遇高人,姑娘倒要見識見識東海派高招。”
역효군이 냉소하며 말했다.
"명성을 듣는 것은 만나보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오늘 저녁 운좋게 고인을 만났으니 낭자는 동해파의 고명한 초식을 견식해보려 한다."
杜君平搖頭笑道:“東海派武功哪及得上修羅門,姑娘切莫聽那些謠言誇張。”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웃더니 말했다.
"동해파의 무공이 어디 수라문에 미칠 수가 있겠소. 낭자는 절대 그런 과장된 뜬소문을 듣지 마시오."
易曉君霍地跨前兩步道:“那不相干,今晚你若不顯露一番東海派的絕學,休想出這屋子。”
역효군이 갑자기 두 걸음 내디디며 말했다.
"그건 상관없다. 오늘 저녁 네가 만약 동해파의 절학을 한번 내보이지 않는다면 이 방을 나가는 것은 단념해라."
杜君平心中大感為難,他知女孩子家多半好勝,一旦動手,勝負都難討好,但勢又不能說明身份。
두군평은 속으로 크게 난처함을 느꼈다. 그는 여자아이들은 대부분 승부욕이 강해 일단 손을 쓰면 이기든 지든 모두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신분을 설명할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就在這時,簷頭呼地落下一條人影。跨步行向臥房,突見兩人劍拔弩張之勢,不覺一怔。易曉君一眼敝見來人,脫口呼道:“杜兄,原來你已沒事了?”
바로 이때 처마 끝에서 휙, 하며 한 가닥 인영이 떨어져 내렸다. 걸음을 떼어 와방(臥房)을 향해 걸어오더니 돌연 두 사람이 일촉즉발의 상황임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어리둥절해졌다. 역효군이 오는 사람을 보고는 소리쳤다.
"두형, 원래 당신은 무사했군요?"
來人乃是藥中王,易曉君聽他親熱地呼喚,倒把她弄糊塗了。
온 사람은 원래 약중왕인데 역효군이 그를 친숙하게 부르는 것을 듣자 그를 어리벙벙하게 만들었다.
杜君平忙為他引見道:“此位易姑娘乃是修羅門第七位高徒,她過去男裝時,原與杜兄相識,怎的你竟忘了?”
두군평이 급히 그에게 소개했다.
"이분 역낭자는 원래 수라문 일곱번째 제자인데 그녀가 과거에 남장을 했을 때 두형과 서로 알게 되었지요. 왜 당신은 잊으셨소?"
藥中王乃是老江湖了,經這一提,心中立刻明白大半,便知此女與杜君平必有交情,不覺哈哈笑道:“易姑娘這一恢復女裝,倒把在下弄糊塗了。”
약중왕은 원래 노강호인인지라 그 한 마디에 즉시 속으로 이 여자는 두군평과 필시 교정이 있음을 대략 알게되었다. 저도 모르게 하하, 웃으며 말했다.
"역낭자가 이렇게 여장(女裝)으로 돌아오니 저를 어리둥절하게 했소이다."
易曉君本已大為不悅,經他這一解說,才回嗔作喜,款步上前道:“你這一向去了哪裡,真把我找苦了。”
역효군은 본래 이미 크게 불쾌했는데 그의 이 설명을 듣자 비로소 화를 내다가 기뻐하며 느릿하게 앞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당신이 어디로 갔는지 나는 정말 찾느라 고생했어요."
藥中王故示神秘地唉聲一嘆道:“一言難盡。”
약중왕은 일부러 신비한 척 후,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한 마디로 다하기 어렵소."
杜君平暗暗好笑,他知此刻如若不走,等會極難措詞說話,就趁易曉君行向藥中王之際,悄悄一縱身飛向居住簷頭,竟自走了。那易曉君因杜君平的失踪,不知費了多少心血尋找,此剩與假杜君平久別重逢,心頭充滿喜悅,自不會留意杜君平的舉動。
두군평은 암암리에 재미있어 하다가 지금 만약 떠나지 않으면 적당한 말로 설명하기 극히 어려워질 것임을 알았다. 역효군이 약중왕을 향해 걸어갈 때 그 틈을 타서 조용히 처마 끝을 향해 몸을 날리더니 곧바로 떠나갔다. 그 역효군은 두군평의 실종때문에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여 찾았는지 모른다. 지금 가짜 두군평을 오래 헤어졌다 다시 만나니 마음 속에 기쁨이 충만하여 자연 두군평의 거동에 주의하지 않았다.
但藥中王卻不同,他由剛才杜君平的引見,聯想到他的身份,覺得此人突然出面為自己消除窘態,那是明知自己不是真的杜君平了,此人縱不是杜君平本人,也必是與杜君平極其親密之人,當下脫口呼道:“此人不能讓他走。”呼地身形拔起,尾隨疾追。
그러나 약중왕은 달랐다. 그는 지금 막 두군평의 소개에서 그의 신분을 연상해내려 했다. 그 사람이 돌연 나서서 자기의 난처함을 없애 준 것은 자기가 진짜 두군평이 아님을 그 사람은 분명히 알고 있다고 느꼈다. 그 사람은 설령 두군평 본인이 아니더라도 필시 두군평과 극히 친밀한 사람이었다. 즉시 소리쳤다.
"그 사람을 가도록 해서는 안되오."
휙, 하며 신형을 뽑아 올리더니 뒤를 따라 추격했다.
杜君平的飄香步法何等迅捷,晃眼間已脫出了視線之外,藥中王追了幾條街,追不上他,只得把腳步停下,想到易曉君剛才親熱之態,惟恐遇上她露出馬腳,趕緊閃身沒入暗巷,徑自走了。
두군평의 표향보법은 어찌나 재빠른지 눈깜짝할 사이에 시선 밖으로 벗어났다. 약중왕은 몇 갈래의 길을 추격했지만 그를 따라잡지 못해 걸음을 멈추었다. 역효군의 조금 전 친숙한 모습을 떠올리더니 그녀가 정체를 알아차릴까 두려워 서둘러 몸을 피해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가 곧바로 떠나버렸다.
再說杜君平躲開了二人之後,覺得修羅王既命自己暗助丐幫,必具深意,於是掉轉頭來,再往丐幫奔去,行了一程,只見暗影中閃出藥中王朝他微微笑道:“兄台剛才何故不辭而別?”
두군평은 두 사람을 피해 물러난 후 수라왕이 자기에게 몰래 개방을 도와주라는 명을 내린 데에는 필시 깊은 뜻이 있음을 깨닫고 반대방향으로 머리를 돌리더니 다시 개방으로 달려갔다. 가는 길에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약중왕이 나타나 그를 향해 미소를 띤 채 말했다.
"형은 조금 전 왜 말도 없이 떠나셨소?"
杜君平笑道:“只因易姑娘逼著在下動手,是以藉機躲開她。”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역낭자가 저를 핍박하여 손을 쓰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회를 틈 타 그녀를 피했지요."
藥中王又道:“兄台識得杜君平?”
약중왕이 또 물었다.
"형은 두군평을 아시오?"
杜君平點頭道:“有過數面之緣。”
두군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몇 번 만났던 인연이 있습니다."
藥中王想了想道:“你們是在何處見過面。”
약중왕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당신들은 어디서 만나셨소?"
杜君平微現難色道:“你認為在下在說謊?”
두군평이 미미하게 난색을 나타내며 말했다.
"당신은 제가 거짓말을 한다고 여기시오?"
藥中王大笑道:“兄弟便是杜君平,不知兄台所認識的是那個杜君平?”
약중왕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가 두군평인데 형께서 알고 있는 건 어느 두군평인지 모르겠구료?"
杜君平不虞他會單刀直入,自報姓名,當下怔了怔道:“如此說來兄弟所見的杜君平是假的了?”
두군평은 그가 단도직입적으로 자기의 성명을 알려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해 즉시 멍해져서 말했다.
"그 말씀은 형제가 본 두군평은 가짜라는 것이오?"
藥中王笑了笑道:“真真假假,以後自知,此刻何必深究。”話題一轉又道:“兄台深更半夜往城外跑,想是有緊急之事要辦。”
약중왕이 웃으며 말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이후에 자연 알게되겠지요. 지금은 구태여 깊이 따질 필요가 없소."
화제를 돌려 또 말했다.
"형은 깊은 밤에 성 밖으로 가시니 처리해야 할 긴급한 일이라도 있는 것 같소만?"
杜君平一指前面密林道:“我想拜望丐幫幫主。”
두군평이 전면의 밀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는 개방방주를 찾아뵐 생각이오."
藥中王朗聲笑道:“妙極,兄弟與丐幫稍有瓜葛,那就一道去吧。”
약중왕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잘됐군요. 형제도 개방과 좀 관련이 있소. 함께 갑시다."
如何至今不知,是以總存下幾分戒心。
어떻게 된 일인지 그때까지 알지 못하였다. 그래서 몇 푼은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藥中王乃是丐幫座上常客,一路暢行無阻,到達古剎之前,杜君平停下腳步道:“深夜闖關,不嫌太過唐突嗎?”
약중왕은 원래 개방의 높은 상객(常客:단골손님)이어서 가는 동안 막힘없이 고찰(古剎) 안에 도착했다. 두군평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깊은 밤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 당돌하여 싫어하지 않을까요?"
藥中王微微一笑道:“兄弟與陸幫主乃是忘年之交,不分彼此,進去何妨。”
약중왕이 미미하게 웃더니 말했다.
"형제와 육방주는 원래 피아 구분 하지 않는 망년지교(忘年之交)라오. 들어가도 무방하오."
跨步當先進入。杜君平隨在身後,直入禪房之內,一個小叫化迎了出來,躬身道:“幫主已然出去了,二位請到客房歇息吧。”
걸음을 떼어 먼저 들어갔다. 두군평은 뒤를 따라 그대로 선방 안으로 들어가니 한 명의 소규화가 맞이하여 나오더니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방주께서는 이미 나가셨습니다. 두 분께서는 객방으로 가시어 쉬시도록 하십시오."
藥中王微感意外道:“深夜之間有何急事?”
약중왕이 조금 의외라고 느껴서 말했다.
"심야에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소?"
小叫化道:“據本幫弟子緊急傳報,似已發生了極大的事情。”
소규화가 말했다.
"본 방 제자의 긴급한 보고에 의하면 매우 큰 사건이 발생한 듯 합니다."
杜君平吃了一驚道:“什麼大事?”
두군평이 깜짝 놀라 말했다.
"무슨 큰일이오?"
小叫化看了他一眼,欲言又止,顯然他還沒弄清此人的來歷,是以不肯實說。
소규화가 그를 힐끗 보더니 말을 하려다 말았다. 그는 이 사람의 내력을 잘 알지 못하여 그래서 사실대로 말하기를 원치 않는 것이 분명했다.
藥中王徐徐道:“這位少俠不是外人,有話儘管說好了。”
약중왕이 서서히 말했다.
"이분 소협은 외인이 아니니라. 할 말이 있으면 얼마든지 해도 좋다."
小叫化這才輕籲一口氣道:“近日本幫弟子被殺極多,而且對方下手極毒,大有趕盡殺絕之勢,今晚幫主又得到傳報,本幫派出的八大護法,亦已遭到襲擊,是以親自趕去救援。 ”
소규화가 그제서야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요 며칠 본 방 제자가 아주 많이 피살되었고 게다가 상대의 손 씀씀이가 극히 악독하고 모조리 없애버리려는 기세입니다. 오늘 저녁 방주께서는 본 방에서 파견한 팔대호법이 또 습격을 당했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친히 구원하러 가셨습니다."
藥中王又問道:“對方想是天地盟了,但不知八大護法在何處遇險。”
약중왕이 또 물었다.
"상대는 천지맹일 것이네. 그러나 팔대호법이 어디서 위험을 당했는지 모르겠군."
小叫化想了想道:“據說在鐘山之南。”
소규화가 생각하더니 말했다.
"종산(鐘山)의 남쪽이라 했습니다."
藥中王沉忖有頃道:“事不宜遲,我這就去打個接應。”轉臉對杜君平道:“兄台可有此興致?”
약중왕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일은 늦출 수 없네. 내가 바로 가서 도와야겠다."
얼굴을 두군평에게 돌리며 말했다.
"형은 흥미가 있으시오?"
杜君平點頭道:“此為義不容辭之事,豈有不去之理。”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기꺼이 나서야 할 일이지요. 어찌 가지 않을 리가 있겠소."
藥中王似是心頭十分著急,轉身大步行出古剎道:“咱們行動愈快愈妙。”
약중왕은 마음 속으로 매우 다급한 듯 몸을 돌려 큰 걸음으로 고찰을 나가며 말했다.
"우리의 행동은 빠를 수록 좋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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