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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十六回 三姑忌恨(삼고기한)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혈검단심(血劍丹心)

第二十六回 三姑忌恨(삼고기한)

알타쵸 2016. 8. 31. 21:33

第二十六回 三姑忌恨 (세 낭자의 질투)




 

杜君平跟著立起,心中卻是疑竇從生,不知修羅門與這廟裡的道士又有何淵源。

두군평은 마음 속에 의혹이 생겨나서 뒤따라 일어났다. 수라문과 이 사당 안의 도사가 또 어떤 연원이 있는지 몰랐다.  

二人進入後殿,只見數十位道士,肅然排列兩廂,中央排有一張太師椅,一高一矮兩個道士,伺立在坐位兩旁,杜君平細看那高大道士,竟是錦衣大漢孟雄,不覺心頭大感驚異。 

두 사람이 후전으로 들어가니 수십 명의 도사가 숙연하게 양쪽으로 줄지어 섰고 중앙에는  태사의(太師椅​)가 배치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하나는 크고 하나는 왜소한 두 명의 도사가 양쪽에 시립하고 있었다. 두군평이 그 체격이 큰 도사를 자세히 보니 뜻밖에 금의대한 맹웅(孟雄​)인지라 저도 모르게 크게 놀랐다. 

修羅王此時已大步行至椅前坐下,孟雄與那瘦矮道士雙雙趨前行禮道:“屬下參見島主。”

수라왕이 그때 이미 큰 걸음으로 의자 앞으로 가더니 앉았다. 맹웅과 그 왜소한 도사는 쌍쌍이 앞으로 나와 예를 행하며 말했다.

"속하, 도주를 뵈옵니다."

修羅王擺手道:“免禮。”

수라왕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예를 거두어라." 

又對杜君平招手道:“你也過來吧。”

또 두군평에게 손짓하여 부르더니 말했다.

"너도 건너오거라." 

隨命人為他設了個坐位,目光四下一掃道:“調集的人都來了嗎?”

사람을 시켜 그를 위해 하나의 의자를 가져오게 하고 주위를 쓸어보더니 말했다.

"소집한 사람들은 모두 왔느냐?"

孟雄躬身禀道:“除了幾位少島主,因恐惹起對方的懷疑,必待會期前一晚趕到外,其餘的人手都來了。”

맹웅이 허리를 굽히며 보고했다.

"상대방의 의심을 야기할까 두려워 몇 분 소도주께서 대회 전날 밤에 도착하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왔습니다." 

修羅王點頭道:“很好,著他們下去吧,你們二人留下就行了。”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했다. 그들은 내보내고 너희 두 사람은 남도록 해라." 

孟雄答應一聲,對道土們揮了揮手,隨即陸續散去。

맹웅이 한 마디로 대답하고 도사들에게 손짓하자 그 즉시 속속 흩어져서 가버렸다. 

杜君平這才恍然大悟,原來修羅王暗中已把修羅門的精銳,俱都調來了泰山。

두군평은 비로소 크게 깨달았다. 원래 수라왕은 몰래 이미 수라문의 정예들을 뽑아 모두 태산에 오게 했던 것이다. 

只見修羅王神色十分嚴肅,徐徐言道:“咱們修羅門能不能重振聲威,就在此一舉了。”

수라왕은 십분 엄숙한 신색으로 서서히 입을 열었다.

"우리 수라문이 다시 위세를 떨치느냐 마느냐는 이번 거사에 달렸다." 

孟雄與瘦矮道士齊齊答道:“屬下體會得島主的意思。”

맹웅과 왜소한 도사가 일제히 대답했다.

"속하, 도주님의 뜻을 잘 알겠습니다."

修羅王點頭道:“很好,你們既已來到,可別閒著,松鶴觀的一切舉動,務必與我留意,這幾天來到泰山的人物,也都與我打聽明白。”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다. 너희들이 이미 왔으니 한가할 틈이 없다. 송학관의 모든 거동을 예의주의할 것이며 요 며칠 태산에 오는 인물들도 나에게 알리도록 하라."

杜君平此刻已然看清,瘦矮道士原來就是失去一目的黑袍老者,不覺暗暗點頭忖道:“這二人無所不能,修羅門倒真是拚上了全力了。”

두군평은 왜소한 도사가 원래 한 쪽 눈이 없던 그 흑포노인임을 지금 확실히 알게되었다. 

저도 모르게 속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이 두 사람은 무소불능(無所不能​)이구나. 수라문은 과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修羅王吩咐已畢,扭頭對杜君平道:“你別小看了他們,這二人絕不會比肖錚的皓首摩勒于謙差到哪裡。”

수라왕은 분부를 마치자 두군평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너는 그들을 얕잡아보지 말아라. 그 두 사람은 소정(肖錚​의 호수마륵(皓首摩勒​) 우겸(于謙​)에 비해 무엇으로도 절대 뒤지지 않는단다." 

杜君平笑道:“強將手下無弱兵,那還錯得了嗎。”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강한 장수 밑에 약한 병사가 있겠습니까?"

修羅王捋鬚笑道:“好啊,你倒為我戴起高帽子來了。”

수라왕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더니 말했다.

"좋아. 너는 나를 치켜세우려는 구나." 

杜君平正容道:“前輩說的實話。”

두군평이 정색을 하며 말했다.

"후배의 말은 진심입니다."

修羅王話題一轉道:“從此刻起,老夫再不限制你,除了不得透露身份外,什麼地方都可以去了。”

수라왕이 화제를 돌려서 말했다.

"노부는 지금부터 신분을 누설하는 것 외에 너를 더 이상 구속하지 않으마. 어디든 가도 좋다."

杜君平大感意外道:“當真嗎?”

두군평이 크게 의외라고 느껴 말했다.

"정말이십니까?" 

修羅王不悅道:“難道這個時候還與你開玩笑不成?”

수라왕이 불만인듯 말했다.

"설마하니 이런 시기에 너한테 농담이나 하겠느냐?" 

杜君平立起身來道:“晚輩這就去法藏寺看看。”

두군평이 일어서더니 말했다.

"후배는 바로 법장사(去法藏寺​)에 가보겠습니다." 

修羅王笑道:“我知道你要去看看飄香谷的那兩個妞兒,不過最好是別露出了破綻。”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네가 표향곡의 그 두 여자아이를 보러 갈 거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허점을 보여서는 안된다."  

杜君平臉上一紅道:“前輩不要取笑。”

두군평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선배님은 비웃지 마십시오."  

修羅王突然慨嘆一聲道:“自古多情空遺恨,令尊便為無法勘破情關,以致飲恨千古。”

수라왕이 돌연 개탄해하며 말했다. 

"자고로 정이 많으면 쓸데없이 한을 남긴다고 했다. 영존은 정(情​)의 관문을 넘지 못해 천추의 한을 남겼구나."

杜君平知他話中有話,正待詳問時,修羅王已然闔上雙目揮手令去,只得快快行出了廟外。

두군평은 그의 말 속에 뼈가 있음을 알고 막 상세히 물어보려고 할 때 수라왕은 이미 두 눈을 감으며 가라고 손을 흔들기에 얼른 사당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泰山地勢不熟,他並不知何處有個法藏寺,一路信步行走,心中便在思忖著等會見了阮玲姊妹如何措詞,沿著山徑行了約有里許,突然迎面行來了—個老道長,對他打量了一番,稽首道:“這位小施主尊姓,可是從修羅島來的?”

태산의 지세에 익숙치 않아 그는 법장사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발 가는대로 걸어가는데 마음 속으로 완령 자매를 만나게 되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를 생각했다. 산길을 따라 약 일 리쯤 갔을 때 돌연 맞은 편에 한 명의 노도장(老道長​)이 오고 있었다. 그를 한번 훑어보더니 계수(稽首​)하고는 말했다.

"소시주의 존성대명이 어떻게 되시오? 수라도에서 오신 것이오?"

杜君平不覺一怔,搖頭道:“在下姓朱,不知修羅島在何處。”

두군평은 의아해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주(朱​)가입니다. 수라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老道長笑道:“如此說來是貧道弄錯了。”

노도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빈도가 잘못 알았구료." 

杜君平接道:“道長果是錯了,但不知打聽修羅島有何事故?”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도장께서 착각하셨습니다. 수라도에 무슨 사고라도 났습니까?" 

老道士察言觀色,已約略猜著幾分,故現難色輕輕一嘆道:“貧道乃是受人之託,是以冒問一聲。”

노도사는 눈치를 살피더니 어렴풋이 어느 정도는 짐작했는지 고의로 난색을 드러내며 나직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빈도는 원래 남의 부탁을 받았소. 그래서 외람되이 한번 물어보았소."

杜君平心裡一動,暗忖:“任長鯨久無消息,莫非是受他之託?”

두군평은 마음이 동하여 속으로 중얼거렸다.

'임장경이 소식이 없은 지 오래다. 설마 그의 부탁을 받을 것일까?' 

老道長江湖經歷何等豐富,緊接又道:“看小施主亦是江湖上人,如若與修羅島有淵源,尚請指示一條明路。”

노도장은 강호경력이 아주 풍부하여 바로 이어서 또 말했다.

"소시주 역시 강호인으로 보이는데 만약 수라도와 연원이 있으면 길을 좀 알려주시오." 

杜君平沉忖有頃,猛地一抬頭道:“道長法號如何稱呼,想來亦是江湖上人了。”

두군평은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들고 말했다.

"도장 역시 강호인으로 생각됩니다만 법호는 어떻게 되십니까?"  

老道士故作神秘地四下看了看道:“此間不是談話之所,小施主請隨貧道來。”

노도사는 고의로 신비한 척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했다.

"이곳은 이야기할 장소가 못되니 소시주는 빈도를 따라 오시오." 

杜君平見老道士鬚髯皆白,料無惡意,遂點頭道:“既如此就煩道長領路。”

두군평은 노도사의 머리와 수염이 모두 허연 것을 보고 악의가 없을 것으로 짐작하여 곧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렇게 되었으니 수고스럽지만 도장께서 길을 안내해주십시오."

老道士領著杜君平穿過林子,果然山谷之內,有座小小廟宇,廟前赫然立著兩個佩劍道士,杜君平看了一眼,心中暗忖:“看來這老道長也是武林中人了。”

노도사가 두군평을 데리고 숲을 지나자 산곡 안에 아주 작은 사당이 있었다. 사당 앞에 검을 찬 두 명의 도사가 서있었다. 두군평이 힐끗 쳐다보고는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보아하니 이 노도장도 무림인이군.'

老道士知他心中動疑,慨然一嘆道:“近日山中風雲緊急,本觀不得不略作戒備。”

노도사는 그가 속으로 의심을 가지게 된 것을 알고 개탄하며 말했다.

"근래 산중에 풍운이 감돌고 있어 본 도관도 부득불 약간 경비를 한다오." 

杜君平抬頭一看,廟門之上橫著一塊匾額,金字大書“中觀廟”三字。字跡大半斑剝,顯示本廟看去十分清淡。

두군평이 고개를 들어서 보니 사당문 위에 가로로  편액이 걸려있는데 "중관묘(中觀廟)"라고 세 글자가 금색으로 크게 씌어져 있었다. 글자가 얼룩지고 벗겨진 것이 이 사당이 매우 소박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老道長稽首道:“施主請入內待茶。”

노도장이 계수하며 말했다.

"시주는 안으로 들어가 차를 드시게." 

杜君平大步行入廟中,只覺裡面一片衰敗景象,不像是出家修行人所居之地,心中頓時了然。 

두군평이 큰 걸음으로 사당 안으로 들어가니 안쪽은 쇠락한 정경이었다. 출가하여 수행하는 사람이 사는 곳 같지가 않다는 것을 마음 속으로 문득 알게 되었다. 

老道士將他領到後面一間破敗的佛堂之內,舉手讓坐道:“施主請稍坐,貧道去去就來。”

노도사는 그를 뒤쪽의 한칸 무너져가는 불당 안으로 데리고 가더니 손을 들어 자리를 권하며 말했다.

"시주는 좀 앉아계시게. 빈도는 잠시 갔다 오겠소."  

杜君平嘴上答應道:“道長只管請便。”目光卻向四處打量,心中暗忖:“我倒要看看你弄什麼玄機。”

두군평이 그러마 하고 말했다.

"도장께서 편하신대로 하십시오." 

시선을 돌려 사방을 살펴보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나는 네가 무슨 술수를 부리는지 두고보마.' 

思忖之際,後殿一陣腳步聲響,老道士已行了出來,笑呵呵的道:“貧道略略分派些事情,倒讓施主久候了。”

생각을 하고 있을때 후전에서 일진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노도사가 걸어나오며 하하, 웃더니 말했다.

"빈도가 일을 좀 시켜놓느라 시주를 오래 기다리게 했소이다."  

杜君平接道:“道長不用客氣,有何賜教請說吧。”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도장께서 예의차리실 필요없습니다. 무슨 가르침을 내리실 것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老道士斂去笑容,低低地道:“施主果真識得修羅島的人嗎?”

노도사는 웃음을 거두더니 나직이 말했다.

"시주는 정말 수라도의 사람을 알고 있소?" 

杜君平道:“在下乃是東海派,與修羅門稍有淵源,道長若有事通知修羅門,在下可以略效微勞。”

두군평이 말했다.

"저는 원래 동해파인데 수라문과는 조금 연원이 있지요. 도장께서 만약 수라문에 통지할 일이 있으면 제가 미력하나마 힘을 다하겠습니다." 

道士默忖有頃道:“施主認識修羅門中什麼人?”

도사는 잠시 묵묵히 있다가 말했다.

"시주는 수라문의 누구를 아시오?" 

杜君平不假思索地道:“在下與修羅門下弟子任長鯨有過一度交往。”

두군평은 생각할 여지도 없이 말했다.

"저는 수라문하 제자인 임장경과 한번 교제한 적이 있습니다." 

道士大失所望道:“除此以外呢?”

도사는 크게 실망한듯 말했다.

"그 사람 외는?" 

杜君平接道:“除此以外別無交往,不知道長打聽修羅門究竟何事?”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그 외는 별다른 교제가 없습니다. 도장께서는 수라문에 도대체 무슨 일을 알아보시려는 것입니까?" 

道士慨然一聲長嘆道:“實不相瞞,貧道所要知道的乃是修羅王究竟在不在人世,老實說,只有他出來,才能有助於目前的局勢。”

도사는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숨기지 않고 솔직히 말하자면 빈도는 원래 수라왕이 도대체 살아 있는지 아닌지 알고자 하네. 그가 나서서 오기만 하면 목전의 형세에 도움이 될 것이네."

杜君平故作不解道:“道長所指的是哪件事?”

두군평이 이해를 못하는 척 말했다.

"도장께서는 무슨 일을 가리켜서 하신 말씀입니까?" 

道士冷冷道:“施主何必明知故問,自然指的是天地盟九九之會了。”

도사는 냉랭하게 말했다.

"시주는 어찌 알고도 일부러 물어보는 것인가? 당연히 천지맹의 중양절대회를 가리키는 것이네." 

杜君平朗聲一笑道:“鐵髯蒼龍肖大俠身膺盟主,有他出來主盟,尚有何事處理不了。”

두군평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철염창룡 소대협이 맹주를 맡고 있으니 그가 나서서 맹을 주지하면 무슨 일을 처리하지 못하겠습니까?"  

道士唉聲一嘆道:“施主只知其一不知其二,據傳聞大部分盟友俱不滿天地盟所為,九九之會說不定有場大風波呢!”

도사가 휴, 탄식하며 말했다.

"시주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네. 소문에 듣자니 대부분의 맹우들이 천지맹의 행위에 불만을 갖고 있어 중양절대회에 아마도 큰 풍파가 있을 것이라 하네."

杜君平失驚道:“果有此事麼,但不知是哪些門派?”

두군평이 놀라서 말했다.

"그런 일이 있습니까? 어느 문파인지 모르겠군요." 

道士冷冷一笑道:“貴派只怕也是其中之一。”

도사가 냉랭하게 웃더니 말했다.

"귀 파가 그 중의 하나인 것 같군." 

杜君平淡淡一笑道:“本派小幫小派,又非盟友,哪有置身的餘地。”

두군평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본 파는 작은 방파이고 맹우도 아닙니다. 무슨 관여할 여지가 있겠습니까?" 

道士仰面笑道:“可是世間偏偏就有那些不識時務之人,竟圖以卵擊石。”

도사가 고개를 쳐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세상에는 유달리 몇몇 시무를 모르는 자들이 계란으로 바위를 치려고 하지." 

杜君平已然聽出他話中之意,只覺滿腔怒火直衝上來,霍地立起身來喝道:“你究竟是什麼人?”

두군평은 이미 그의 말 뜻을 알아차리고 가슴에 노화가 솟구쳐오르는 것을 느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소리쳤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요?" 

道士端坐不動,冷曬道:“貧道是什麼人你不配問,我看你還是乖乖把來歷說明的好。”

도사는 단정히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아랑곳하지 않으며 차갑게 말했다.

"빈도가 누군인지 너는 물어볼 자격이 없다. 내가 보건대 너는 얌전히 내력을 밝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杜君平仰面笑道:“如果不說呢?”

두군평이 앙천대소하더니 말했다.

"만약 말하지 않는다면?" 

道士哼了一聲道:“那就休想出這廟門。”

도사가 흥, 하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사당을 나갈 생각을 말아야지." 

杜君平此刻已知身入其中,不由怒道:“我就不信你有什麼能耐將我留下。”說著大步朝外行去。

두군평은 이 시각 자신이 함정에 빠진 것을 알고 절로 노하여 말했다.

"나는 당신이 나를 붙잡아둘 무슨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소." 

말을 하고 큰 걸음으로 밖을 향해 걸어갔다. 

道士端坐不動,嘴裡不住連連冷笑。

도사는 단정히 앉아 움직이지 않으며 입으로는 연신 냉소를 쳤다. 

杜君平大步行了三五步,只聽門外一陣格格嬌笑道:“小子,你既已來了這裡還想走嗎?”人影一閃,一穿紅衣婦人赫然出現門首。

두군평이 큰 걸음으로 삼오 보를 걸어가자 문 밖에서 일진의 깔깔, 교소가 들려왔다.

"어린 놈아, 너는 이미 이 안에 왔으면서 달아날 생각을 하느냐?" 

인영이 번쩍하더니 온통 붉은 옷을 입은 부인이 문 위에 나타났다. 

杜君平認得她是奪魂羅剎,心中頓時明白,怒喝一聲道:“閃開。”呼地一掌迎面推去,他此刻功力精進,掌出立有一股剛猛暗勁,直撞了過去。奪魂羅剎嬌笑道:“喲!看你不出嘛,倒很有幾分氣候呢。”

두군평은 그녀가 탈혼나찰임을 알아보고는 속으로 분명히 알게 되어 노갈일성했다.

"비켜라." 

휙, 일장을 얼굴로 밀어냈다. 지금 그의 공력은 정진되어 장을 내밀자 한 줄기 강맹한 암경이 그대로 부딪혀갔다. 

탈혼나찰은 교소하며 말했했다.

"아! 몇 푼의 성취가 있는줄 몰랐는걸." 

羅袖一拂,那股如怒潮般的掌勁,竟隨著她那一拂之勢,滑身而過,跟著左袖一舉道:“你也接我一招試試。”

소매를 한번 털어내자 그 노도와 같던 장경이 그녀가 털어낸 기세를 따라 몸을 미끄러져 지나갔다. 뒤이어 오른쪽 소매를 들어올리며 말했다.

"너도 한번 일초를 받아보아라."   

杜君平舉掌正待迎出,忽覺她袖中隱隱似有一片粉紅色的霧狀物體飛出,心裡不由一動,一滑步倏撤五尺。

두군평이 막 손바닥을 들어 맞이해가려는데 갑자기 그녀의 소매 가운데에 은은히 분홍색의 안개 같은 형태의 물체가 날아나오는 것을 느꼈다. 마음이 절로 동하여 미끄러지듯 걸음을 옮겨 오 척을 물러났다.

奪魂羅剎尖聲笑道:“你小子倒賊滑得緊呢。”

탈혼나찰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네 이녀석, 어린 미꾸라지 같은 도적놈아."

此時奪命羅剎所發的掌勁,已挾著一股觸鼻濃香擴散開來,杜君平已然看出古怪,舉手連發兩掌將紅霧震散,乘機探手入囊取了一顆解毒丹納入嘴裡。

그때 탈명나찰이 발출한 장경에서 한 줄기 코를 자극하는 짙은 향기가 퍼져갔다. 두군평은 이미 괴이함을 알아차리고 손을 들어 연속하여 이장을 발하여 분홍빛 안개를 흩뜨리려 했다.

奪命羅剎一把迷魂散將他逼入佛堂後,並未再追襲,高聲道:“這小子就是要為杜飛卿報仇之人,還有一個老的,我猜八成兒就是修羅王。”

탈명나찰은 미혼산으로 그를 불당 안으로 몰아넣은 후 더 추격하지 않고 소리높여 말했다.

"이 어린 놈은 두비경의 복수를 하려는 자이고 그 늙은 것은 내 짐작으로 십중팔구 수라왕일 것이다." 

杜君平心中雖感吃驚,臉上卻無懼色,轉臉對老道士喝道:“你究竟是誰?”

두군평은 비록 깜짝 놀랐으나 얼굴에는 전혀 두려운 기색 없이 고개를 돌려 노도사에게 소리쳤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요?"

老道士徐徐起立道:“貧道久已不在江湖走動,你也不用問我是誰。”

노도사가 서서히 일어서더니 말했다.

"빈도는 강호를 다닌 지가 이미 오래되었다. 너는 내가 누구인지 물을 필요없다." 

話音一頓又道:“貧道一向不願與後輩多說廢話,你若能識趣,把身份來意交待明白,貧道答應放你一條生路。”

말을 끊었다가 또 말했다. 

"빈도는 줄곧 후배와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기를 원치 않았다. 네가 만약 상황 파악을 잘 하여 신분내력을 명백히 알려준다면 빈도는 너에게 한 가닥 살 길을 열어주마."  

杜君平冷眼四下一瞥,門首不知何時已多了四位背劍姑娘,除此之外,佛堂之內就只有老道士與奪命羅剎。心知老道士若不是武功極有自信,也不會口出大言,當下略略定了定神。忿然道:“道長用欺騙手段,哄騙在下來此,已然有欠光明,理還強人所難,你不覺得可恥嗎?”

두군평이 차가운 시선으로 사방을 둘러보니 문 앞에는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네 명의 검을 맨 낭자들이 있었고 그외 불당 안에는 노도사와 탈명나찰 뿐이었다. 노도사가 무공에 극히 자신이 있지 않다면 큰소리 치지 않았을 것임을 알고 즉시 정신을 가다듬고 분연히 말했다.

"도장이 기만적인 수단으로 저를 속여서 이곳에 오게 한 것도 이미 떳떳하지 못한데 난처한 일까지 강요하다니 당신은 부끄러움을 못 느끼시오?"

道士把臉一沉道:“廢話少說,先把臉上的面罩取下來,貧道向不喜與藏頭露尾之輩說話。”

도사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허튼 소리 작작하고 우선 얼굴의 면구나 벗어보아라. 빈도는 머리는 숨기고 꼬리만 내밀고 있는 무리와는 말하기 싫다."

杜君平冷笑道:“江湖之上不願以真面目示人的多的是,這也沒什麼奇怪的,要在下除下面具那是休想。”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강호에는 진면목을 보이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도 아주 많이 있으니 이것은 무슨 기괴한 것도 아니오. 나의 면구를 벗기려는 생각은 그만두시오."

道土緩緩跨前兩步道:“貧道早經說過,我若一伸手,那就休想再留活口。”

도사는 느릿느릿하게 두 걸음 앞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빈도는일찌기 말한 적이 있다. 내가 만약 손을 한번 뻗으면 목숨은 살려 두겠지라는 망상은 버려야 한다."

杜君平掌上凝功,昂然屹立,目光直盯著對方。

두군평은 손바닥에 공력을 모으고 당당하게 우뚝 서서 시선은 상대를 노려보고 있었다.

道士見他英風颯颯,岸然嶽峙地立著,心中不由暗讚,手掌一抬道:“先接貧道一掌試試看。”這一掌他僅用五成真力。

도사는 그가 바위처럼, 산악처럼 서있는 영웅다운 풍모를 보자  마음 속으로 절로 찬사를 보냈다. 손바닥을 들고 말했다.

"우선 빈도의 일장을 받아보아라." 

이 일장은 그가 겨우 오성 진력을 쓴 것이었다.

杜君平便覺他那輕輕拍來的一掌,雖不帶一點剛陽的嘯風之聲,卻隱隱似有一股無形的壓力捲了過來。心知道士的武功已達不著皮相之境,心頭一顫,急忙舉掌平胸,運集八成功力推出。 

두군평은 그가 가볍게 쳐낸 이 일장이 비록 세찬 바람소리를 동반하진 않았지만 은은히 한 줄기 무형의 압력이 회오리처럼 휩쓸어 오는 것을 느꼈다. 속으로 도사의 무공이 피상적이지 않은 경지에 도달했음을 알고 가슴이 철렁했다. 급히 장을 가슴께로 들어올려 팔성의 공력을 운집하여 밀어냈다.

杜君平的掌勁推出不及三尺,已然與那股無形暗勁相接,呼的地面捲起一陣旋風,杜君平只覺心神一震,腳下馬步不穩,不自主地倒退半步。道士的道袍亦無風自動,起了一陣波紋。​

두군평이 밀어낸 장경은 삼 척도 나아가지 못하고 이미 그 무형의 암경과 서로 부딪혔다. 펑, 하고지면에 일진의 회오리 바람이 일더니 두군평은 심신이 흔들리고 발 아래 마보도 안정되지 못해 자기도 모르게 반 보를 물러났다. 도사의 도포 역시 바람이 없는데도 나부껴 일진의 파문이 일었다. 

杜君平乃是極其好強之人,這一對掌竟激起了他萬丈雄心,驀地一聲大喝道:“你也接我一掌試試。”抬手一掌劈去。

두군평은 원래 극히 호승심이 강했다. 이렇게 한번 장을 겨루자 웅심(雄心​)이 만장(萬丈​)이나 치솟아 갑자기 일성대갈하여 말했다.

"당신도 나의 일장을 받으시오." 

손을 들어 일장을 쪼개어냈다. 

這一掌乃是憤怒之中所發,一股凌厲的掌勁直撞了過去。

이 일장은 원래 분노한 가운데 발출한 것이라 한 줄기 무서운 장경이 그대로 부딪혀갔다. 

道士已知這少年身懷絕技,不敢再託大,大袖一拂,也硬碰硬地接下了他這一招,杜君平身影連晃,被那股無形反彈之力,震得往後退了一步,趕緊提氣凝神,將真氣運轉,還幸不曾負傷。道士與杜君平那股剛陽掌勁一觸之下,亦覺血氣浮動,不禁暗暗吃驚。​

도사는 이미 이 소년이 몸에 절기를 품고 있음을 알고 감히 더는 자만하지 못하고 큰 소매를 한번 털어내며 그의 일초를 맞받았다. 두군평의 신형이 연이어 흔들리더니 그 무형의 반탄지력에 진동되어 뒤쪽으로 일보 물러났다. 서둘러 진기를 끌어올리고 정신을 집중했다. 진기를 돌려보니 다행히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다. 도사는 두군평의 그 강양장경을 맞받자 역시 혈기가 끓어오름을 느껴서 속으로 깜짝놀랐다. 

兩招硬接之後,杜君平已然覺出道士的修為,較自己略高一籌,但不如想像中的高,心尖頓寬,大喝一聲,揚掌疾攻而上,這是他出江湖以來,第一次與人作生死之搏,表面雖在極力搶攻之時,暗中不免有些畏懼。道士已知遇上勁敵,一改方才那副倚老賣老的狂妄之態,大袖飄飄,施展開了一輪還擊。​

이초를 맞교환 후 두군평은 이미 도사의 수위가 자기와 비교해 한 수 위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생각만큼 높지는 않아서 마음 속으로 곧 여유가 생겨서 대갈일성하며 장을 높이 들고 질풍같이 공격해갔다. 이것은 그가 강호에 출도한 이래 처음으로 남과 생사를 건 싸움이었다. 겉으로는 비록 힘껏 선수를 잡으려고 했지만 속으로는 조금 두려움이 없을 수는 없었다. 도사는 상대하기 어려운 적을 만났음을 알고 연장자 티를 내던 태도를 바꾸어 큰 소매를 나부끼며 반격을 전개했다. 

雙方一經動上手,佛堂之內,頓時勁風四濫,呼呼有聲,潛力有如怒潮洶湧,逼得奪命羅剎趕緊退到門外。雙方瞬刻之間互攻了廿餘招,老道土愈打愈覺心驚,對方不僅馬步沉穩,招式精奇,而且內力源源,掌勁愈來愈猛,看樣子自己唯一倚仗的深厚功力,已然佔不著便宜了。​

쌍방이 일단 손을 쓰자 불당 안은 삽시간에 경풍이 사방으로 넘실대며 잠력이 노도와 같이 흘러넘쳐서 탈명나찰을 황급히 문 밖으로 물러나게 했다. 쌍방은 순식간에 이십여 초를 서로 공격했다. 노도사는 싸울수록 마음 속으로 경악했다. 상대의 마보는 굳고 안정될 뿐만 아니라 초식은 정밀하고 기묘했다. 게다가 공력이 끊김이 없어 장경은 갈수록 사나워졌다. 보아하니 자기가 유일하게 의지하던 심후한 공력은 이미 잇점을 점하지 못했다.  

奪命羅剎成名多年,在江湖可算得上是一流高手,眼看雙方出招愈演愈奇,到後來已是眼花繚亂,目不暇接,不禁暗暗心驚。  老道士在她心目中,不僅是前輩,而且是佩服得五體投地之人,可是與這少年相形之下,似乎並沒佔著絕對的上風,叫她哪得不驚。​

탈명나찰은 다년간 명성을 떨쳐서 강호에서 일류고수에 속했다. 쌍방의 출초가 펼쳐질수록 기묘한 것을 보고 있다가 나중에는 눈 앞이 어지러워져 다 볼 수가 없게되자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노도사는 그녀의 마음 속에 선배일 뿐 아니라 게다가 탄복하여 오체투지(五體投地​)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 소년 행색을 한 자에게 결코 절대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杜君平在這一戰中,委實是得益匪淺,他一身武功博雜無比,因無實戰經驗,俱都不甚了了,此刻一齊出籠,放手攻擊,循環施展之下,已是得心應手,不覺信心大增。

두군평은 이 싸움에서 얻은 것이 확실히 적지 않았다. 그의 일신 무공은 복잡하기 그지 없었는데 실전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모두를 잘 이해하지는 못했다. 지금 일제히 꺼내어 대담하게 공격하면서 순환하여 시전해보니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어서 저도 모르게 자신감이 크게 늘었다. 

那老道士與杜君平互換了約有百餘招,只覺對方武功竟隨著時間而增進,自己不僅漸失先機,且有相形見絀之勢,不禁暗中大為顫懼,忖道:“若照此情勢演變下去,說不定會敗在他手裡,那可是大大丟人之事。”

그 노도사는 두군평과 약 백여 초를 교환하자 상대방 무공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진되는 것을 느꼈다. 자기는 점점 선기를 잃을 뿐만 아니라 게다가 상대와 비교해 부족함이 드러나는 형세라 속으로 크게 두려움에 떨었다.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 된다면 아마도 그의 손에 패하게 될 것인데 그것은 아무래도 크게 체면을 구기는 일이다.'  

思念及此,殺機頓起,道袍一掀,手中已多了一支晶瑩雪亮的短劍,沉喝道:“撤出你的劍來,貧道要考量考量你的劍術。”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살기가 문득 일어나 도포를 들추더니 수중에 한 자루의 투명하게 빛나는 단검을 쥐고 침갈했다.

"너의 검을 뽑아라. 빈도는 너의 검술을 한번 시험해 보겠다." 

杜君平朗聲一笑道:“在下當得奉陪。”龍吟一聲,長劍出鞘。

두군평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저는 당연히 받들어 모시겠소이다."

용이 울부짖는 소리가 나더니 장검이 검집에서 빠져나왔다.

老道士究竟是成名人物,劍雖撤出,可不願先行發招,雙方斂氣凝神,相對遊走,繞場足有三匝,杜君平首感不耐。大喝一聲,揮劍前攻,頃刻之間,連攻了三式。

노도사는 어쨌든 명성을 떨치던 인물인지라 비록 검을 뽑았으나 먼저 발초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쌍방은 검에 기를 모으고 정신을 집중했다. 마주보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세 바퀴를 돌았다. 두군평이 먼저 참지 못하고 대갈일성하더니 검을 휘둘러 먼저 공격했다. 눈깜빡할 동안에 연달아 삼식을 공격했다.

這三式攻招快逾電閃,旁人眼中看來,恍如掣電一般。

이 삼식 공격의 초식은 번개보다 빨라 다른 사람의 눈에는 마치 번개가 치는 것 같이 보였다. 

這三式攻招快逾之下,老道士硬碰硬接地擋開了三式,沉哼一聲道:“原來你果是修羅門的。”

이 삼식의 재빠른 공격을 노도사는 맞받아서 막아내더니 흥, 하며 말했다.

"원래 너는 과연 수라문의 사람이구나."  

杜君平一聲不哼,長劍再舉,已然換了華山派的劍法,層層劍光飛灑,倒捲而下。

두군평이 코웃음을 치더니 장검을 다시 들어 화산파의 검법으로 바꾸었다. 층층이 검광이 흩날리며 휩쓸어왔다.

老道士只覺他每一劍攻來,均隱隱挾帶著噓噓嘯風之聲,不禁大為駭異,暗道:“此人年紀輕輕,難道已練成了劍氣不成?”

노도사는 그가 검으로 공격해올때 마다 은은히 쉭쉭, 하는 바람소리를 동반하자 몹시 놀라서 속으로 말했다.

'이 놈은 나이도 어린데... 설마 이미 검기를 연성했을 리가 없는데?' 

他心中一生顫懼之心,氣勢竟為之大滅。杜君平初生之犢,自覺身陷絕地,不得不死裡求生,是以每一出手,便即絕招連演,放手搶攻,這一來竟致主客易勢,老道士反倒處在下風。​

그의 심중에 한 가닥 두려운 마음이 생기자 기세가 크게 꺾이게 되었다. 하룻강아지 두군평은 자신이 궁지에 빠진 것을 자각하고 부득불 죽기를 각오하고 살 길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매번 출수할때 마다 절초를 연이어 펼쳐 대담하게 앞다투어 공격했다. 이렇게 되자 주객(主客​)이 뒤바뀌는 형세가 되어 노도사가 반대로 열세에 처하게 되었다.

奪命羅剎眼看杜君平劍似飛虹,佔盡上風,心中大急,脫口叫道:“老前輩時刻無多,咱們早把這小子收拾下算啦。”暗中一招手,四個護自使女會意,長劍齊撤,也不管老道士願意不願意,分由四面攻了上來。

탈명나찰이 두군평의 검이 무지개처럼 날며 우위를 점하는 것을 보자 마음이 다급해져 입을 열어 소리쳤다.

"노선배, 시간이 많이 없습니다. 우리는 진작에 이 어린 놈을 죽여버렸어야 했습니다." 

몰래 손짓하자 네 명의 시녀가 의중을 깨닫고 장검을 일제히 뽑아 노도사가 좋든싫든 상관하지 않고 사면을 나누어 공격해왔다.  

奪命羅剎這一著雖毒,卻把杜君平提醒,暗忖:“敵眾我寡,何苦與她們糾纏,不如趁機走脫。”

탈명나찰은 이렇게 악독했지만 곧 두군평을 각성하게 하였다.

'중과부적이니 무엇이 아쉬워 그녀들과 뒤엉키겠는가? 기회를 틈타 빠져나가는 것만 못하다.'

心中主意打定,驀地一聲大喝,一式“騰蛟起鳳”長劍圈起朵朵劍花,分襲由四面撲來的四女。腳下飄香步法展開,一個飄閃,連人帶劍,長虹般朝門外射去。

마음 속에 생각이 정해지자 갑자기 일성대갈하더니 "등교기봉(騰蛟起鳳)" 일식으로 송이송이 검화를 일으켜 사방에서 덮쳐오는 네 여자를 나누어 습격했다. 발로는 표향보법을 전개하여 한번 번쩍하는 순간 사람과 검이 긴 무지개처럼 문 밖을 향해 쏘아져갔다.  

奪命羅剎弄巧反拙,見杜君平已衝出門外,急怒之下,厲吼道:“快別讓他逃了。”

탈명나찰은 재주를 부릴려다 반대로 일을 망쳐버렸다. 두군평이 이미 문 밖으로 뚫고 나가는 것을 보고 급노하여 소리쳤다.

"속히 그를 달아나지 못하게 하라."  

只聽門外沉哼一聲道:“放心,他跑不了。”

문 밖에서 무겁게 흥,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심하시오. 그는 도망가지 못하오." 

杜君平的身形堪堪落到門外,驀覺一陣寒風兜面襲來,倉卒之下舉掌往外一封,只覺心神一震,竟為寒風中隱夾的一股彈震之力,震得踉蹌退了三步,又回到了門內,舉目一看,門外不知何時多了一位長眉細目,面容慘白的老者,此人一身儒服,卻籠罩著一身邪氣,令人見了就不舒服。

두군평의 신형이 막 문 밖에 떨어지려 할 때 갑자기 일진의 한풍이 얼굴을 향해 습격해왔다. 창졸지간에 장을 들어 바깥쪽으로 막았지만 심신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뜻밖에 한풍에는 한 줄기 탄진지력이 숨겨져 있어 비틀거리며 세 걸음을 물러나 또 문 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눈을 들어서 보니 문 밖에는 언제 왔는지 모르게 한 명의 눈썹이 길고 찢어진 눈을 가졌고 얼굴이 창백한 노인이 있었다. 유삼을 걸쳤는데 일신에 사기(邪氣)가 뒤덮여 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언짢게 했다.   

儒生一掌逼退杜君平後,目視道士冷冷道:“此人是誰?怎的放著正事不辦,卻來幹這無關緊要之事。”

유생은 일장으로 두군평을 물러나게 한 후 시선을 도사에게 두고 냉랭하게 말했다.

"이자는 누구요? 왜 본연의 일은 처리하지 않고 내버려둔 채 이런 대수롭지 않은 일에 관여하시오?"

奪命羅剎急插言道:“還有一位老者與他同行,在金陵時,曾一再打聽杜飛卿之事,是以屬下覺得他行跡可疑。”

탈명나찰이 급히 끼어들며 말했다.

"한 명의 노인과 그는 동행인데 금릉에 있을 때 수차례 두비경의 일을 캐묻더군요. 그래서 속하는 그의 행적이 의심스럽다고 느꼈습니다." 

儒生擺手道:“辦正事要緊,不必難為他了,著他去吧。”

유생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본래 일을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오. 그를 난처하게 할 필요없이 보내주시오." 

一閃身讓出路來。

몸을 비켜서며 길을 내주었다. 

儒生的身份似乎極高,說過的話沒有一個敢於違拗,杜君平順利通過大殿,行出了谷外,心念一轉之下,倏然有悟,暗忖:“這儒生井非什麼正派人物,他如此輕易放行,必然是欲擒故縱,讓我出來後,再在暗中追踪,以便查究我落腳之地。”

유생의 신분은 마치 극히 높은 듯 그의 말에 대해 한 명도 감히 거스르는 자가 없었다. 두군평이 거침없이 대전을 통과하여 곡 밖으로 나갔다. 생각을 굴리다가 문득 깨달은 것이 있어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이 유생은 무슨 정파의 인물이 아니다. 그가 이같이 쉽게 놓아 보내는 것은 필시 더 큰 것을 잡기 위해 일부러 놓아주는 것이다. 나를 내보내준 후 다시 몰래 추적하여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을 알아내려는 것이다.' 

近年來杜君平江湖閱歷大增,斷定儒生與老道士將暗地追踪後,既不回修羅王所居的小廟,也不再去尋法藏寺,沿著山徑緩緩行走,心中卻在思量著應付之策。

요 몇 년 이래 두군평의 강호 경험은 크게 늘어서 유생과 노도사가 몰래 추적할 것이라고 단정을 내리자 즉시 수라왕의 거처인 작은 사당으로 돌아가지 않고 법장사를 찾아 가지도 않았다. 산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면서 속으로 대응책을 깊이 생각해보았다. 

因九九會期即後,泰山風雲緊急,三山五嶽的江湖人,紛紛趕來泰山,以致到處都是挎刀佩劍之人,一般朝山客人,看出情形有異,大都避下山去,各寺廟人雖住滿,但真正進香的人卻不甚多。

중양절대회가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태산에는 풍운이 감돌고 있었다. 삼산오악(三山五嶽)의 강호인이 분분히 태산으로 몰려들어 도처에 모두 칼이나 검을 찬 사람들이라 일반 조산객(朝山客:산사에 참배하는 사람)들이 상황이 이상함을 발견하고 모두 피해서 산을 내려갔다. 각 절과 사당에는 묵고 있는 사람은 가득 찼으나 정말로 향을 사르고 참배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았다.   

杜君平慢步山徑,眼看山中樹葉凋零,一片深秋肅殺景象,心中頓起淒涼之感。暗忖:“想我杜君平雖屬名人之後,不如一般普通農家,不僅不能享有天倫之樂,反倒落得一身血仇,至今無法報雪,唉!我是空負這昂藏七尺之軀了。”

두군평은 천천히 산길을 걷다가 산 속의 나무에 잎이 시들어 떨어지는 늦가을의 스산한 정경을 보고 마음 속으로 처량한 기분이 들었다.

'나 두군평은 비록 명인(名人)에 속한 사람의 후인(後人)이지만 일반 보통 농가의 자식들보다 못하게 천륜지락(天倫之樂)을 누릴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피의 원한을 짊어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원수를 갚을 방법이 없다. 아! 나는 헛되이 칠적의 몸만 가지고 있구나.' 

一個人正自暗中傷感之際,突見一位青衣女子,偕同一位獨臂老者,緩緩朝路旁一條小徑行去。不由心裡一動,他認得青衣女子乃是東魔之女厲若花,獨臂老者荊是九洲鏢行總管五陰鬼手秦奇,暗道:“她來這里幹什麼?”舉步便跟了過去。

속으로 상심하고 있을 때 돌연 한 명의 청의여자가 한 명의 외팔이 노인과 함께 천천히 길 옆의 작은 샛길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는 청의여자가 바로 동마의 딸 여약화이며 외팔이 노인은 구주표항의 총관 진기임을 알아보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동하여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녀는 이곳에 무엇하러 왔을까?' 

발걸음을 떼어 뒤를 따라갔다. 

厲若花與秦奇緩緩穿過小徑,進入一片楓林,杜君平一閃身藏入一叢灌木之後,偷眼往內觀看,只聽厲若花輕聲一嘆道:“秦伯伯,你說她會不會來?”

여약화와 진기는 천천히 샛길을 지나 단풍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두군평은 한 무더기의 관목 뒤에 몸을 피해 숨어서 안쪽을 훔쳐보았다. 

여약화의 나직이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다.

"진백부님, 그녀가 올까요?"   

秦奇沉忖有頃道:“照理說她不會騙你。”

진기는 잠깐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이치상으로 그녀는 너를 속이지 않을 것이다." 

厲若花又道:“侄女與她素無來往,她約我來此何事?”

여약화가 또 말했다.

"질녀는 그녀와 왕래가 없었는데 그녀는 무슨 일로 나를 여기로 오라고 했을까요?" 

秦奇道:“說不定是有關東主之事。”

진기가 말했다.

"단정할 수 없지만 동주의 일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厲若花搖頭道:“我想不是的,爹爹明明是失陷在天地盟,這與修羅門何干?”

여약화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버지는 분명히 천지맹의 함정에 빠졌는데 이것이 수라문과 무슨 관련이 있겠어요?" 

秦奇大吃一驚道:“此女是修羅門的?” 

진기가 깜짝 놀라 말했다.

"그 여자가 수라문의 사람이냐?" 

厲若花點頭道:“正是,據說是修羅門的七弟子,她姓易。”

여약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수라문의 칠제자이며 그녀의 성은 역가라고 하더군요." 

秦奇雙手連搓,唉聲嘆道:“修羅門與咱們有仇,此刻咱們正是多事之秋,你不該惹她。”

진기가 두 손을 연신 비비며(이상하네...외팔인데) 휴, 탄식하더니 말했다.

"수라문은 우리들과 원한이 있다. 지금 우리는 다사다난한 시기이니 너는 그녀의 기분을 건드려서는 안된다."

厲若花不以為然道:“伯伯,你不用多慮,我們不是約鬥,她親口約我們有事面談。” 

여약화는 그렇게 여기지 않는 듯 말했다.

"백부님, 우리는 싸우기로 약속한 것이 아니니 너무 걱정하실 필요없어요. 그녀는 우리가 만나서 논의할 일이 있다고 직접 자기 입으로 말했어요."  

秦奇哼下一聲道:“決不會有什麼好事情。”

진기가 흥, 하더니 말했다.

"결코 무슨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只聽林外一個嬌音接口道:“你就這般武斷。”人影一閃,一位綠衣女郎疾射而入,正是修羅門下七弟子易曉君。

숲 박에서 아리따운 목소리가 이어서 말하는 것이 들렸다.

"당신은 함부로 단정하는군요." 

인영이 번쩍하더니 한 명의 녹의소녀가 쏘아져 들어왔는데 바로 수라문하의 칠제자 역효군이었다.

厲若花迎上前去道:“易姐姐,你約小妹來此何事?”

여약화가 맞이해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역언니, 당신은 무슨 일로 소매를 이곳으로 오라 하셨나요?" 

易曉君望瞭望秦奇一眼道:“你不守信用,竟然領了人來,我不能說了。”

역효군은 진기를 바라보며 말했다.

"뜻밖에도 사람을 데리고 오다니 당신은 신용을 지키지 않는군요. 나는 말할 수 없어요."  

厲若花接道:“他是我爹的好友秦伯伯,並非外人。”

여약화는 이어서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좋은 친구이신 진백부님이예요. 결코 외인이 아닙니다." 

易曉君冷冷道:“那不相干,即令是你爹同來也不行。”

역효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건 상관없어요. 설령 당신 아버지가 같이 와도 안돼요." 

厲若花無可奈何地道:“你能不能說說是有關哪方面的事。”

여약화는 어쩔 도리가 없어 말했다.

"무슨 일인지는 좀 말해줄 수 없어요?" 

易曉君想了想道:“是有關杜君平的事。”

역효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두군평의 일과 관련이 있어요." 

杜君平心裡一動,暗道:“怎的扯到我身上來了,這就怪啦。”

두군평은 마음이 움직여서 속으로 생각했다.

'왜 나를 결부시키는 걸까? 이상하구나.'

厲若花身軀一震道:“怎麼,難道他遭遇了什麼凶險?”

여약화는 몸을 한번 떨더니 말했다. 

"어떻게 된 거죠? 설마 그가 무슨 위험에 처했나요?"

易曉君仰臉向天,徐徐道:“不能再多說了,除非叫你那秦伯伯離開楓林。”

역효군이 하늘을 쳐다보며 서서히 말했다.

"그 진백부가 이 숲을 떠나게 하지 않으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어요." 

厲若花面現難色地想了想,緩步行至秦奇面前道:“伯伯,你先回去好嗎?侄女與她說幾句話就來。”

여약화가 얼굴에 난색을 나타내며 생각을 하더니 느릿한 걸음으로 진기의 면전으로 가서 말했다.

"백부님, 질녀는 그녀와 몇 마디 이야기를 해야 하니 먼저 돌아가실래요?"

秦奇接道:“半個時辰後我就來。”說著舉步朝林外行去。

진기가 이어서 말했다.

"반 시진후에 오겠다." 

말을 하고 걸음을 떼어 숲 바깥을 향해 걸어갔다. 

易曉君望著秦奇的背影冷笑道:“這叫狗拿耗子,多管閒事。”

역효군은 진기의 등을 바라보며 냉소하더니 말했다.

"이거야 말로 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이군." 

厲若花嘆道:“這也難怪,自我爹爹失陷後,一切都虧了他,這番前來泰山,又承他約了……”

여약화가 탄식하며 말했다.

"탓할 수 없지요. 아버지가 함정에 빠지신 후부터는 모든 것이 그의 덕분이었어요. 이번에 태산에 온 것도 그가 약속이 있어..."  

說到此處自知失言,立即住口不言。

말이 여기에 이르자 실언했음을 알고 즉시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았다. 

易曉君直到確知秦奇已然去遠,這才開言道:“在我未說出杜君平的下落前,你得先答應我幾個問題,辦得到嗎?如果不行那就不必談了。”

역효군은 진기가 멀리 가버린 것을 확실히 알게되자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내가 두군평의 소재를 말해주기 전에 당신은 먼저 나의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해요. 할 수 있겠어요? 만약 안된다면 말할 필요도 없지요." 

厲若花答道:“可以,不過得看是什麼事。”

여약화가 대답했다.

"하세요. 그러나 무슨 일인지 보아야겠어요." 

易曉君道:“好,我先問你,你與姓杜的有沒有婚約?”

역효군이 말했다.

"좋아요. 내가 먼저 당신에게 묻겠어요. 당신은 두가와 혼약을 했나요?" 

厲若花臉上一紅,搖頭道:“我爹爹提過這事,但沒結果。”

여약화가 얼굴이 붉어지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버지가 그 일을 꺼내신 적은 있지만 결실을 맺진 못했지요." 

易曉君道:“照此說來你是很愛他的。”

역효군이 말했다.

"그 말에 비추어보면 당신은 그를 아주 사랑하는군요?" 

厲若花嘆了一口氣道:“小妹自知以往所作所為太過任性,他不會諒解我的。” 

여약화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소매는 예전에 모든 하는 짓이 제멋대로였음을 알고 있어요. 그가 나를 이해해주지 않을 거예요." 

易曉君長長吁一口氣道:“原來你們只是一廂情願。”

역효군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원래 당신들은 단지 짝사랑을 했군요." 

厲若花感喟地道:“小妹如今已幡然悔悟,姐姐不用再提以往的事了。”

여약화가 애석해하며 말했다.

"소매는 지금 불현듯 깨달아 뉘우치고 있으니 언니는 다시 지난 일을 꺼내지 마세요." 

杜君平聽後暗暗點頭忖道:看來她果真是改過自新了,難得,難得。

두군평은 그말을 듣자 암암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보아하니 그녀는 과연 정말로 개과천선했구나. 어려운 일이다. 쉽지 않은 일이야.' 

易曉君格格笑道:“我知道你這一切全是為了他,可惜已然有人捷足先得,你這一片苦心算是白費了。”

역효군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나는 당신의 그런 모든 것들이 그를 위한 것임을 알아요. 애석하게도 다른 사람이 지름길로 가서 먼저 얻었으니 당신의 일편고심은 헛되이 쓴 셈이군요."  

話音一頓見厲若花只是默默望著她,復又道:“你可知飄香谷有個外號素手龍女的阮姑娘嗎?此女機智絕倫,據說杜的師長輩早已與飄香谷主定下了這門親事。”

여약화가 단지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 또 다시 말했다.

"당신은 표향곡에 외호가 소수용녀인 완낭자를 아시나요? 그녀는 기지가 절륜하고 들리는 말에 두군평의 집안 어른들은 벌써 표항곡주와 이들의 혼사를 정했다고 하더군요." 

厲若花搖頭道:“此女小妹見過,果真是美極了,可不曾聽杜君平提起過他們有婚約之事。”

여약화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녀는 소매도 만난 적이 있어요. 과연 정말 아름답더군요. 하지만 그들이 혼약한 일을 두군평이 꺼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어요."

易曉君點頭道:“這也難怪,此事恐怕連姓杜的本人也不知呢。”

역효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탓할 수도 없지요. 그 일은 두가 본인까지도 모를 테니까." 

厲若花長嘆一聲道:“請不要說了,小妹此刻家破人亡,哪有心情提這些無關緊要之事。”

여약화가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그만 얘기하세요. 소매는 지금 집과 가족을 잃었어요. 이런 긴요하지 않은 일에 쓸 마음이 어디 있겠어요." 

易曉君格格笑道:“我知你這些話全非出自內心,不然你也不會應約而來。”笑聲一斂,正容道:“姓杜的此刻巳身陷絕地,你願不願去救他?” 

역효군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나는 당신의 그런 말이 온전히 속마음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알아요. 그렇지 않다면 당신도 여기서 만나기로 한 약속에 응하지 않았겠지요." 

웃음을 거두고 표정을 바로 하더니 말했다.

"두가는 지금 궁지에 빠졌어요. 당신은 가서 그를 구하지 않겠어요?"  

厲若花大吃一驚道:“此話當真?”

여약화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에요?" 

易曉君冷冷道:“我用不著騙你,本來我可以將此事通知飄香谷的人,但我不願讓姓阮的丫頭知道。”

여효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나는 당신을 속일 필요가 없어요. 본래 나는 그 길을 표향곡 사람에게 통지할 수도 있었지만 완가 계집애가 아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厲若花舉步便行道:“他現陷身何處?待小妹去與秦伯伯商量,也許我們還有助他的力量。”

여약화가 발걸음을 떼어 가려고 하면서 말했다.

"그는 지금 어느곳에 갇혀있나요? 소매가 가서 진백부님과 상의를 해야겠어요. 어쩌면 우리는 그의 힘을 도움받을 수 있어요."

易曉君伸手一攔道:“不用了,就咱們兩人去吧。”

역효군이 손을 뻗어 막으며 말했다.

"필요없어요. 우리 두 사람만 가요." 

厲若花遲疑著道:“這樣辦行嗎?”

여약화가 주저하며 말했다.

"그렇게 해도 될까요?" 

易曉君附著她耳朵,低低說了一席話,厲若花突然面現堅毅之色,感喟地道:“士為知己者死,既是這樣,小妹答應了。”

역효군이 그녀의 귀에 대고 나직히 말했다. 여약화가 돌연 얼굴에 의연한 기색을 나타내며 애석한듯 말했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는다고 했어요.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소매는 승낙하겠어요." 

易曉君接道:“事不宜遲,咱們這就走吧。”

역효군이 이이서 말했다.

"지체되어선 안되니 우리는 이대로 가요." 

厲若花道:“容小妹與秦伯伯說一聲。”

여약화가 말했다.

"소매가 진백부님에게 한 마디만 하게 해줘요." 

易曉君一拉她手臂道:“不行,你與他一說便走不了啦。”

역효군이 그녀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안돼요. 당신이 그와 이야기를 하면 가지 못하게 돼요."  

厲若花似是舉棋不定,但仍然隨著她朝相反的方向行去。

여약화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 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녀를 따라 상반된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  

杜君平暗中大感奇異,不知易曉君葫蘆裡賣什麼藥,自己明明在這裡,何嘗受什麼危險。

두군평은 속으로 크게 기이함을 느꼈다. 역효군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자기는 분명히 이곳에 있는데 언제 무슨 위험을 당한 적이 있는가?  

但心念一轉之下,突然想起自己的替身藥中王聞人可來了,暗忖:“莫非是聞人前輩遭了什麼危險?”

생각을 한번 굴리자 돌연 자기를 대신한 약중왕 문인가를 떠올리게 되어 속으로 중얼거렸다.

'혹시 문인가 선배께서 무슨 위험을 당하신 것인가?' 

此時兩女已行出林外,不容他再思索,急展開飄香步法,暗中跟了上去。

그때 두 여자는 이미 숲 밖으로 나갔기 때문에 그는 더 깊이 생각할 수 없어 급히 표향보법을 전개하여 몰래 뒤를 따라 나아갔다. 

遠遠遙見二女,步履如飛,朝一座山谷之內奔去,心中狐疑不定,暗忖:“修羅門全部精銳俱已來了泰山,易曉君不向本門求援,卻巴巴前來找厲若花,此中必然大有蹊蹺。”

멀리서 어렴풋이 두 여자가 나는 듯한 걸음으로 골짜기 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 속으로 의심이 생겨 어찌할 바를 몰라 속으로 생각했다.

'수라문의 정예가 전부 태산에 와있는데 역효군은 본문에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여약화를 찾아 데려온 것은 필시 그 안에 수상쩍은 데가 있다.'  

他知易曉君乃是極其任性之人,暗道:“不好,難道她對厲若花有所不利?”

그는 역효군이 원래 극히 제멋대로인 사람임을 알고 속으로 생각했다.

'야단났구나. 설마 그녀는 여약화에게 불리한 짓을 하려는 것이가?' 

他雖對厲若花井無特殊情感,但厲若花對他一往情深,無論如何也不能讓她身陷危機,袖手不管,心裡一急之下,腳步突然加快,頃刻之間已追上二女,只見易曉君領著厲若花,進入了一所尼姑庵,不便冒昧跟入,於是繞到後牆,從身一躍,進入了牆裡,四下看了看,見無人影,遂一路試探著往裡走,直到一座佛堂之前,裡面已然有人說話,便不敢再擅入了,翻身躍上了屋脊,悄悄潛至簷頭往內察看。 

그는 비록 여약화에게 특별한 정감이 없었지만 여약화는 그에게 정이 깊었다. 어쨌든 수수방관하여 그녀가 위기에 처해지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마음이 초조한 가운데 발걸음을 갑자기 빨리하여 순식간에 두 여자를 따라잡았다. 역효군이 여약화를 데리고 어느 비구니 암자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당돌하게 따라 들어가기 불편하여 뒷쪽 담으로 우회하여 몸을 솟구쳐 안으로 들어갔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탐색하면서 안으로 걸어가니 한 채의 불당 앞에 이르렀는데 안쪽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감히 뛰어들지 못해서 몸을 뒤집어 용마루 위로 뛰어올라 조용히 처마 끝으로 가서 안을 살폈다. 

只見易曉君高踞上座,兩旁侍立著四個背劍女郎,下首有兩張椅子,每一張椅子上捆了一位女郎,左面一位是阮玲,右面一位是厲若花,不禁大感吃驚,他知厲若花並非弱者,何至於被人舉手就擒?

역효군이 윗자리에 앉아있고 양 옆에는 네 명의 검을 맨 소녀들이 시립하고 있었다. 아랫자리 두 의자에는 하나씩 한 명의 소녀가 묶여 있었는데 왼쪽에는 완령이었고 오른쪽은 여약화였다.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여약화가 결코 약한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하다 남에게 붙잡혔을까?

只聽易曉君冷冷地道:“也許你們認為姑娘的手段太過卑污,可是行走江湖之人,處處都該有備,誰讓你們鬼迷心竅,輕易聽信人言。”

역효군이 냉랭하게 말하는 것이 들렸다.

"어쩌면 당신들은 낭자의 수단이 아주 비열하다고 여기겠지요. 그러나 강호를 행도하는 사람은 어디를 가든 방비를 해야 해요. 누가 당신들이 귀신에게 홀려 다른 사람 말을 쉽게 믿으라고 했나요." 

厲若花滿面迷惑之容道:“易姑娘,小妹與你無怨無仇,何故如此對待我?”

여약화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낭자, 소매는 당신과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왜 이렇게 나를 대하세요?" 

易曉君微微一笑道:“此話說得不錯,咱們果真是無怨無仇……”

역효군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은 틀리지는 않아요. 우리는 정말 아무런 원한이 없지요..." 

厲若花道:“既是無怨無仇,何故要如此?”

여약화가 말했다.

"이미 원한이 없는데 왜 이렇게 하시나요?" 

易曉君冷冷道:“不過小妹不得不讓你們先失去反抗之能,然後才好說話。”

역효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러나 소매는 부득불 당신을 반항하지 못하게 한 연후에 이야기 하는 것이 좋아요." 

阮玲高聲插言道:“不用拐彎抹角了,有什麼話快說吧。”

완령이 큰 소리로 끼어들며 말했다.

"빙빙 돌려 말할 필요없어요. 할 말이 있으면 빨리 말해요." 

易曉君笑了笑道:“我都不急,你何必急成那個樣子。”

역효군은 웃으며 말했다.

"나는 급할 것이 없는데 당신은 어찌 이렇게 성급한가요." 

厲若花也忍不住道:“你是知道的,如是小妹久久不回去,我那秦伯伯一定十分著急。”

여약화도 참지 못하고 말했다.

"당신도 알다시피 만약 소매가 오랫동안 돌아가지 않으면 나의 진백부님은 반드시 매우 초조해하실 겁니다." 

易曉君格格笑道:“就讓他著急去吧,這件事一時半刻是無法決定的。”

역효군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초조해하라고 해요. 이 일은 한순간에 결정할 수 없어요." 

目光一瞥阮玲又道:“我不妨告訴你,你們所最關心的人兒,已然在小妹掌握之中。”

시선을 돌려 완령에게 또 말했다.

"당신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사람이 이미 소매의 손안에 있다는 것을 당신에게 알려줘도 되겠군요."  

厲若花大吃一驚:“你是說杜君平已然落在貴派之手?”

여약화가 깜짝 놀랐다.

"당신은 두군평이 이미 귀 파의 손에 떨어졌다는 말인가요?" 

易曉君道:“你覺得很意外是不是?”

역효군이 말했다.

"당신은 매우 의외라고 느끼는 건가요?" 

阮玲冷笑道:“這有什麼奇怪的,任長鯨乘人之危將平弟劫去,那是我親眼所見之事。”

완령이 냉소하며 말했다.

"남이 위기에 처한 틈을 타서 임장경이 평제를 납치해갔는데 무슨 이상할 것이 있겠어요.  그것은 내 눈으로 직접 본 일이지요." 

易曉君搖搖頭道:“這件事與我三師兄不相干,他自到金陵後,至今下落不明,連我也不知他上哪裡去了。”

역효군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일은 나의 삼사형과는 상관이 없어요. 그는 금릉에 도착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소재가 불명이니까요. 나까지도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해요." 

阮玲乃是極其機智之人,聽易曉君說話口吻,似乎並無虛假,心中甚感奇異,暗忖道:“平弟是在金陵失踪的,我明明見任長鯨將他劫去,難道任長鯨於途中遇見天地盟之人,二人一併被天地盟擒獲?”

완령은 원래 기지가 뛰어난 사람이라 역효군이 말하는 말투로 보아 결코 거짓이 아닌 듯 하여 속으로 매우 이상함을 느껴 속으로 중얼거렸다.

'평제는 금릉에 있을 때 실종되었다. 내가 똑똑히 임장경이 그를 납치해 가는 것을 보았는데 설마 임장경이 도중에 천지맹의 사람들을 만나 두 사람이 함께 천지맹에 붙잡힌 것일까?' 

當下忍不住問道:“你果真擒了杜君平?”

즉시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은 정말 두군평을 가두고 있나요?" 

易曉君冷冷道:“難道騙你不成。”

역효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설마 당신을 속이겠어요?" 

阮玲又道:“是在什麼地方擒獲的,能不能讓我們見見他?”

완령이 또 말했다.

"어느 곳에 갇혀 있죠? 우리가 그를 만날 수 있을까요?" 

易曉君搖頭道:“不行,咱們的條件還沒說妥呢。”

역효군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돼요. 우리는 아직 조건에 대해 잘 이야기가 되지 않았어요."

阮玲道:“你有什麼條件說吧,如若不是強人所難,姑娘可能衡量著回答你。”

완령이 말했다.

"무슨 조건인지 말해요. 만약 난처함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면 나는 생각해보고 당신에게 회답할 수 있어요."  

易曉君點頭道:“好,小妹要求的事並不太難,不過也不大容易。”

역효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요. 소매는 그리 어려운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예요. 그러나 아주 쉬운 것도 아니예요."

厲若花迫不及特地接道:“姐姐,你就快說吧,我心裡急得很呢。”她所著急的,並不完全是杜君平,主要的還是怕秦奇因她的失踪而著急。

여약화가 다그치며 말했다.

"언니, 빨리 말해요. 나는 마음이 아주 급해요." 

그녀가 급하게 구는 것은 결코 완전히 두군평 때문은 아니었다. 가장 큰 것은 진가가 그녀의 실종 때문에 초조해할까 두려운 것이었다. 

可是易曉君卻誤會了她的意思,心中甚感惱怒,柳眉一挑道:“我僅僅把他囚禁了,你便那麼著急,如若殺了他,你不知會急成什麼樣子了呢。”

그러나 역효군은 그녀의 생각을 오해하여 속으로 몹시 화가 나서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내가 단지 그를 가두어 두엇을 뿐인데도 그렇게 급하게 구니 만약 그를 죽였다면 당신은 다급해서 어떻게 될 지도 모르겠군요."

厲若花幽幽一嘆道:“若是他果真死了,我也不想獨自活著。”

여약화가 깊이 탄식하더니 말해다.

"만약 그가 정말 죽었다면 나도 혼자 살아갈 생각이 없어요." 

易曉君冷冷道:“真的是如此嗎?”

역효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정말 그럴까요?" 

厲若花點了點頭,她說話神態極自然,看不出一點勉強或者是做作的樣子。

여약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하는 표정과 태도가 극히 자연스러워 조금도 강요받거나 꾸며낸 것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易曉君轉過臉來又問阮玲道:“你呢?”

역효군은 고개를 돌려 완령에게 또 물었다.

"당신은?" 

阮玲平和地道:“如若你殺了他,那是他命該如此,我有什麼可說的?”

완령이 태평스럽게 말했다.

"만약 당신이 그를 죽였다면 그것은 그의 명이 거기까지니 내가 무어라 말할 수 있겠어요?" 

面容一正,復又道:“此刻他一身關係著武林的盛衰,姑娘不應於此時難為他。”

표정을 바로하고 또 말했다.

"지금 그의 한 몸이 무림의 성쇠와 관계되어 있어요. 낭자는 지금 그를 난처하게 해서는 안돼요." 

易曉君怒道:“我恨極了他,若不殺他何以雪我心頭之恨。”

역효군이 노하여 말했다.

"나는 몹시 그를 원망해요. 만약 그를 죽이지 않으면 어떻게 내 마음 속의 한을 씻을 수 있겠어요?" 

阮玲格格笑道:“姑娘你錯了,你恨的不是他,而是我和厲姑娘,今天我們不妨作一個公平的了斷。”

완령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낭자, 당신은 틀렸어요. 당신이 원망하는 것은 그가 아니고, 나도 여약화도 아니지요. 오늘 우리가 하나의 공평한 결말을 내어도 무방하겠군요." 

阮玲素饒機智,早看透了易曉君的心意,是以直截了當指出了她的心病。

완령은 본디 기지가 넘쳐서 벌써 역효군의 의중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그녀의 마음 속의 고민을 지적한 것이다.  

易曉君冷笑道:“我憑什麼要恨你們?”

역효군이 냉소하며 말했다.

"내가 무엇때문에 당신들을 원망하겠어요?" 

阮玲笑道:“你說不恨我們,為什麼要設計將我們擒獲?不過我可以明白告訴你,我與杜君平只是世交,絕無兒女之情,這點你可以放心。”

완령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우리를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왜 우리를 붙잡아두려 하는 거지요? 그러나 나는 당신에게 명백하게 알려줄 수 있어요. 나는 두군평과 단지 대대로 교분이 있지 절대 아녀자의 정은 없어요. 이 점은 당신이 안심해도 좋아요."  

易曉君哼了一聲道:“我才不信這些鬼話。”

역효군이 흥, 하더니 말했다.

"나는 그런 허튼소리는 믿지 않아요."  

阮玲緊接道:“九九會期已在眼前,易姑娘你委實不該在這呈一時之忿,誤了杜君平的大事。”

완령이 곧바로 이어서 말했다.

"중양절대회가 목전이예요. 역낭자 당신은 이렇게 일시적인 분노를 드러내어 두군평의 큰일을 그르치지 말아야 해요." 

厲若花道:“是啊,他這幾天要辦的事可多得很,姑娘果是愛他,便不應該在此時誤他的大事。”

여약화가 말했다.

"맞아요. 그는 이 며칠동안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아요. 낭자 정말 그를 사랑한다면 지금 그의 대사를 그르치게 해선 안돼요." 

易曉君細味她倆話中之意,仍都是向著杜君平,心中大感不是滋味,她乃極其任性之人,仰著臉道:“我不管他有多重要的事,我只知凡屬我不能得到的東西,我就要將他毀了,絕不讓旁人取得。”

역효군이 두 사람의 말의 뜻을 자세히 음미해보니 여전히 모두 두군평에게 향하고 있는 것이서 마음 속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원래 아주 제멋대로인 사람이라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나는 그가 중요한 일이 많다는 것을 상관하지 않겠어요. 나는 단지 내가 가질 수 없는 물건은 그것을 망가뜨려서라도 절대 다른 사람이 가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만 알아요." 

阮玲搖頭嘆道:“姑娘這種心理委實大可怕了,我想令師修羅王絕不會讓你這麼做。”

완령이 고개를 흔들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낭자의 그런 마음은 확실히 너무 무섭군요. 나는 영사이신 수라왕께서 절대 당신이 그렇게 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요." 

易曉君格格笑道:“你不用提家師了,他已經沒能力再管束我們了。”

역효군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가사를 들먹일 필요없어요. 그는 이미 우리를 단속할 능력이 없어요." 

杜君平暗中竊聽多時,心中大感惱怒,暗忖:“我真沒想到,此女的行徑竟是如此可怕。”

두군평은 오랫동안 몰래 엿듣고 있다가 속으로 크게 화가 치밀어 속으로 생각했다.

'이 여자의 행동이 이렇게 무서울 줄은 나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구나.' 

就在這時,簷頭突然嗖地落下一人,沉聲道:“七妹,這究竟是怎麼一回事?”

바로 이때 처마 끝에서 돌연 쌩, 하고 한 사람이 떨어져 내리더니 침성으로 말했다.

"칠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이냐?" 

易曉君抬頭見是三師兄任長鯨,臉色突然沉了下來道:“我的事你管不著。”

역효군이 고개를 들어보니 삼사형 임장경이라 표정이 돌연 굳어지며 말했다.

"내 일에 상관마세요."  

任長鯨目光一瞥阮玲,朗聲一笑道:“別的事愚兄可以不管,但這個人你必須交給我。”

임장경이 시선을 돌려 완령을 보더니 크게 웃으며 말했다.

"다른 일은 우형이 상관하지 않겠지만 이 사람은 네가 반드시 나에게 넘겨주어야겠다."

易曉君道:“你要她何用?”

역효군이 말했다.

"그녀를 어떻게 하려는 거죠?" 

任長鯨道:“此女乃是飄香谷主首徒,亦即未來的飄香谷主,交給愚兄大有用處。”

임장경이 말했다.

"그 여자는 원래 표항곡주의 수제자로 미래의 표향곡주이기도 하다. 우형에게 넘겨주면 크게 쓸 데가 있다." 

易曉君冷笑道:“人是我擒獲的,自然由我處理,就算我無權處理,也該將她交給大師兄,我不能交給你。”

역효군이 냉소하며 말했다.

"내가 붙잡은 사람이니 당연히 내가 처리해요. 설령 내가 처리할 권한이 없다하더라도 그녀를 대사형에게 넘겨야 마땅하지요. 나는 당신에게 넘겨줄 수 없어요." 

任長鯨朗聲笑道:“大師兄勇而無謀,師父根本就沒有打算讓他接掌門戶,除他之外,你算算這掌門弟子該是誰的?”

임장경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대사형은 용맹하지만 계책을 세우지 못하지. 사부께서는 근본적으로 그에게 문호를 물려주려고 생각하지 않으신다. 그를 제외하고 네 생각에 장문제자(掌門弟子)가 누가 있느냐?" 

易曉君哼了一聲道:“我已想過了,無論怎麼算,師父也不會把門戶交給一個叛逆去掌理。”

역효군이 흥, 하더니 말했다.

"나는 이미 생각한 적이 있어요. 어떻게 따지든 사부께서도 반역하고 떠난 사람에게 문호를 넘겨주실 리가 없을 거예요." 

任長鯨大怒,厲喝道:“你說誰是叛逆?”

임장경이 대로하여 엄하게 소리쳤다.

"누가 반역자란 말이냐?" 

易曉君冷笑道:“你自己心裡明白。”

역효군이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 스스로가 잘 알텐데요." 

倏地一撤劍,將阮玲的繩索截斷,高聲道:“把厲姑娘的綁鬆了。”

갑자기 검을 뽑아 완령을 묶은 밧줄을 자르더니 큰소리로 말했다.

"여낭자를 묶은 줄을 풀어주어라."  

四使女應聲躍出,奔向厲若花。

네 명의 시녀가 대답하더니 뛰어나와 여약화를 향해 달려갔다. 

任長鯨反手撤劍,一式“攔門拒虎”,大喝道:“都與我住手。”

임장경이 검을 뽑아 난문거호(攔門拒虎​) 일식으로 호통쳤다.

"어서 손을 멈춰라."  

易曉君臉色一沉,嬌喝道:“奉島主金諭,凡能擒獲叛徒者,予上等賞,汝等不必顧忌。”

역효군은 안색이 굳어지더니 교갈했다.

"도주의 명에 따라 모두 반도를 잡아라. 공을 세우면 상을 내리겠다. 너희들은 꺼릴 필요없다." 

這一突然的變化,不僅使阮玲感到意外,連暗中的杜君平也甚感突然。 

이런 갑작스런 변화는 완령에게도 의외일 뿐 아니라 몰래 숨어있는 두군평에게도 매우 뜻밖이었다. 

阮玲久經風波,一經恢復自由,立即撤出短劍,一個箭步朝厲若花沖去。

완령은 풍파를 겪은 지 오래되어 일단 자유를 회복하자 즉시 단검을 꺼내어 성큼 걸음을 내디뎌 여약화를 향해 걸어갔다. 

可是,就這瞬刻時間,易曉君座下的四婢已將劍陣擺開,團團將任長鯨圍住,任長鯨才一行動,四支長劍已閃起數道耀眼精芒,攻了上來。任長鯨素知四婢自幼跟隨易曉君學藝,武功不弱,不敢大意,只得撤回攻向阮玲的長劍,先行將門戶封住。

그러나, 이 눈 깜빡할 사이에 역효군의 네 시녀는 검진을 펼쳐 임장경을 단단히 둘러쌌다. 임장경이 막 움직이려 하자 네 자루의 장검은 이미 수 갈래의 눈부신 정망을 일으키며 공격해왔다. 임장경은 본디 네 시녀가 어려서부터 역효군을 따라 무예를 배워 무공이 약하지 않음을 알았기 때문에 감히 소홀히 하지 못하고 완령을 공격하던 장검을 회수하여 우선 문호를 봉쇄했다.  

阮玲趁這空隙,迅即將厲若花的繩索斷去。

완령은 이 틈을 타서 신속히 여약화가 묶여있던 밧줄을 잘라냈다. 

易曉君高聲道:“此是我修羅門的家務事,二位不用管,你們可以走了。”

역효군이 큰 소리로 말했다.

"이것은 수라문의 집안 일이니 두 분은 상관할 필요없어요. 당신들은 가세요." 

厲若花急道:“他呢?”

여약화가 급히 말했다.

"그는?" 

她嘴裡的他,自然指的是杜君平了。

그녀의 입에서 나온 그는 당연히 두군평을 가리킨 것이다. 

易曉君沒好氣地道:“方才只是一句戲言,杜君平不在這裡。”

역효군은 기분이 좋지 않아 말했다.

"방금 전엔 그냥 농담이었어요. 두군평은 이곳에 있지 않아요." 

厲若花一臉迷惑地道:“他真的不在這裡?”

여약화가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그는 정말 이곳에 없나요?" 

易曉君見四婢圍攻任長鯨,沒有佔著絲毫便宜,心中甚是著急,狠瞪了厲若花一眼道:“我沒空與你嚕唆,信不信由你了。”挺著長劍直趨斗場。

역효군은 네 시녀가 임장경을 포위공격하지만 조금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것을 보더니 속으로 매우 다급해져서 여약화에게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나는 당신과 수다떨 여유가 없어요. 믿고 안믿고는 당신에게 달렸어요." 

장검을 꼿꼿이 세우고 싸움판으로 나아갔다.

阮玲一拉厲若花道:“她說的或許是實情,不用問她了。”

완령이 여약화를 잡고 말했다.

"그녀의 말은 아마도 사실일 거예요. 따질 필요없어요." 

目光一瞥任長鯨又道:“我們此刻還不能走,任長鯨已投靠天地盟,必要時得助易姑娘一臂之力。”

시선을 돌려 임장경을 보며 말했다.

"우리는 지금 떠날 수 없어요. 임장경은 이미 천지맹에 의탁하고 있으니 필요할 때 역낭자를 도와 한 팔의 힘이 되어야 해요." 

任長鯨想不到易曉君說翻臉就翻臉,身在四婢圍攻之下,驀地一式勇戰八方,擋開了四支長劍,大喝道:“住手。”

임장경은 역효군이 태도를 바꿀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네 시녀의 포위공격에 놓이게 되자 갑자기 용전팔방(勇戰八方) 일식으로 네 자루의 장검을 막아내더니 크게 소리쳤다.

"손을 멈춰라."  

四婢聞聲劍勢一緩,齊把目光望著易曉君。

그 말에 네 시녀의 검세가 약간 완만해지며 일제히 시선을 돌려 역효군을 바라보았다. 

任長鯨滿面怒容,一指易曉君喝道:“賤婢,你這般沒大沒小,我可要拿家法來處罰你了。”

임장경이 만면에 노기를 띠고 역효군을 손가락질 하며 소리쳤다.

"천한 계집아, 네가 이렇게 위아래도 없으니 나는 가법에 따라 너를 처벌해야겠다." 

易曉君冷笑道:“你已不是修羅門中弟子,本門任何人均可對你格殺勿論。”

역효군이 냉소하며 말했다.

"너는 이미 수라문의 제자가 아니다. 본문의 어떠한 사람도 너를 때려죽여도 무방하다." 

任長鯨突把語調放緩,徐徐道:“七妹,你不應聽人亂說,愚兄並未背叛本門,我現在已替代師父,接任天地盟的副盟,我要藉這機會,大大弘揚本派。”

임장경이 돌연 어조를 늦추어 서서히 말했다.

"칠매, 너는 다른 사람의 쓸데없는 말을 듣지 말아야한다. 우형은 결코 본문을 배반하지 않았다. 나는 현재 사부님을 대신하여 천지맹의 부맹주를 이어서 맡고 있다. 나는 이 기회에 본파를 크게 발전시키려 한다."  

易曉君原想動以同門之情,使他幡然悔悟,此刻才知他陷溺已深,勸說只是白費唇舌,不禁唉聲一嘆道:“三師兄,你我同門之誼到此為止,今天我不難為你,以後是友是敵那就全看你了。” 

역효군은 원래 동문의 정으로 그의 마음을 움직여 그로 하여금 뉘우치게 하려고 생각했으나 지금 그가 이미 깊이 빠져 있어 타일러 보았자 입만 아프다는 것을 알고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삼사형, 당신과 나의 동문의 정은 여기까지예요. 오늘 나는 당신을 난처하게 하지 않겠으나 이후에 친구일지 적일지는 당신에게 달렸어요."

任長鯨目光四下一掃,朗笑道:“你以為眼前這幾個女郎便能奈何得了我?那可是天大的笑話。”

임장경은 시선을 돌려 주위를 쓸어보더니 크게 웃으며 말해다.

"너는 눈 앞의 몇 명의 낭자들로 나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것은 하늘도 웃을 이야기다." 

杜君平自任長鯨現身後,便對他十分留意,如不是因為不能洩露身份,他早已現身,此刻見任長鯨忽然強硬起來,便知他必有後援,想起他與自己結交一場,不由暗暗忖道:“任兄受人欺騙背叛師門,我若不趕此刻使他悔悟,以後便沒有機會了。”

두군평은 임장경이 모습을 드러낸 이후부터 그에게 매우 주의를 기울였다. 만약 신분을 드러내어선 안된다는 것만 아니었으면 그는 벌써 모습을 나타냈을 것이다. 지금 임장경이 갑자기 강하게 나오는 것을 보자 그에게 필시 후원자가 있음을 알았다. 그와 자기가 한때 교체했던 일을 떠올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임형은 남에게 속아서 사문을 배반했으니 내가 만약 서둘러 지금 그를 뉘우치게 하지 않는다면 이후에는 기회가 없을 것이다.'

心中正自轉念之際,突見一條彩輿緩緩行來,同時小庵的四周也出現了不少的人影,他伏身簷頭,竟不知這些人是哪裡出來的,心中不禁暗替阮玲著急。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고 있을때 별안간 오색 가마의 행렬이 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동시에 이 작은 암자의 사방에 적지 않은 인영이 나타났다. 그는 처마 끝에 엎드려 있어 이 사람들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를 알지 못했다. 마음속으로 완령 때문에 초조해짐을 금할 수 없었다.

此時庵內的阮玲,已然覺出任長鯨的態度有異,暗中一拉厲若花,輕聲道:“厲姑娘,咱們犯不上管人家的家務事,咱們走吧。”

그때 암자 안의 완령은 이미 임장경의 태도가 이상한 것을 알아차리고 몰래 여약화에게 나직이 말했다.

"여낭자, 우리는 남의 집안 일에 상관하지 말고 가요." 

厲若花點頭道:“小妹確實得走了。”舉步往外行去。

여약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매도 확실히 떠나야겠어요." 

걸음을 옮겨 밖을 향해 걸어갔다.

任長鯨驀地一聲沉喝道:“站住,誰讓你們走的?”

임장경이 갑자기 침갈했다.

"멈춰라. 누가 너희들을 가라고 했느냐?" 

厲若花原就不是什麼好惹的主兒,只因杜君平的關係,決心洗心革面,從新做人,是以處處顯得善良文靜。自從阮玲的口中,得知任長鯨曾經乘人之危,劫持杜君平後,她已將任長鯨恨入骨髓,聞聲面色一沉,新仇舊恨一齊湧上心頭,冷笑道:“姑娘要來便來,要去便去,你管得著嗎?”

여약화는 본래 남의 기분을 건드리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단지 두군평과의 관계 때문에 개과천선하여 새사람이 되려고 결심했었다. 그래서 곳곳에 선량함과 얌전함이 묻어났다. 완령의 말에서 임장경이 남의 위기를 틈 타 두군평을 납치했다는 것을 알게된 이후부터 그녀는 임장경을 뼈에 사무치도록 미워했다. 그 말을 듣자 표정이 굳어지며 옛 원한에 새 원한이 겹쳐 일제히 가슴에 치밀어 올라서 냉소하며 말했다.

"내가 오고자 하면 오는 것이고, 가고자 하면 가는 것인데 네가 참견하려느냐?"  

任長鯨仰面笑道:“在本副盟面前如此放肆,你是死定了。”

임장경이 고개를 쳐들고 웃으며 말했다.

"본 부맹주의 면전에서 이렇게 방자하게 굴다니 너는 이제 죽었다."

厲若花霍地從懷中撤出一文短劍,氣虎虎地道:“姑娘已經很久沒與人動手相搏了,今天倒要看看是你死還是我活。”

여약화가 갑자기 품 속에서 단검을 꺼내더니 노기등등하여 말했다.

"내가 이미 남과 손을 써서 싸우지 않은지 오래지만 오늘 네가 죽는지 내가 사는지 두고보겠다." 

任長鯨沉哼一聲道:“你還不配與本副盟動手,等會自有人來收拾你。”

임장경이 흥, 하더니 말했다.

"너는 본 부맹주와 손을 쓸 자격이 없다. 너를 처리할 사람이 올 것이다." 

厲若花怒極,短劍一掄,劈面刺去。她幼得東魔寵愛,將一身功夫傾囊相授,這番含忿出手,威勢果是驚人。

여약화가 극도로 화가나서 단검을 휘두르며 얼굴을 쪼갤 듯 찔러갔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동마의 총애를 받아 일신 무공도 모두 전수받았다. 이번에 분노를 담아 출수하자 위세가 과연 사람을 놀라게 했다.

任長鯨不敢大意,長笑一聲道:“你是活膩了。”長劍倏然出鞘,直封了出去。

임장경은 감히 허술히 할 수 없어 길게 웃으며 말했다.

"너는 살기가 싫구나." 

장검을 갑자기 뽑더니 그대로 막아갔다. 

厲若花不容他劍勢施開,短劍銀光閃閃,刷,刷一連三劍,猛攻而上。

여약화는 그의 검세가 펼치지지 못하도록 단검의 은광을 번쩍번쩍거리며 쐑, 쐑 하며 삼검을 맹공해갔다. 

任長鯨一著大意,竟被逼得連退三四步,剎時俊臉通紅,厲聲大喝道:“賤婢,你果真是不要命了。”手中長劍一緊,修羅門劍法施開,硬從一片閃耀的銀光中遞了進去,全力搶制先機。 

임장경은 약간 소홀히하는 바람에 삼사보를 연달아 밀려나자 준수한 얼굴이 온통 붉어져서 엄한 목소리로 호통쳤다.

"천한 계집아, 너는 정말 죽으려는구나." 

수중의 장검을 단단히 잡고 수라문의 검법을 시전하여 한 조각의 눈부신 은광을 쏟아내며 전력으로 선기를 빼앗으려 했다.

厲若花武功原比任長鯨稍遜一籌,憑著一鼓作氣略佔上風,時間一久,便漸形不濟,任長鯨一面展開一輪快攻,一面哈哈朗笑道:“賤婢,憑你這點點功夫也敢與本副盟作對,簡直是自不量力。”

여약화의 무공은 원래 임장경에 비해 조금 뒤떨어졌다. 단숨에 우위를 점했지만 시간이 길어지자 점차 형세가 좋지 않았다. 임장경은 쾌속한 공격을 전개하는 한편 하하, 웃으며 말했다.    

"천한 것아, 너의 이 정도의 무공으로 감히 본 부맹주와 상대를 하려했다니 그야말로 주제를 모르는구나."

阮玲見厲若花越來越不濟事了,心中大急,有心將她替下,但在她尚示落敗以前,卻又不便上前。杜君平藏身簷頭,心中甚感猶豫,有心現身打個招呼,又恐引起誤會,正自委決不下之際。 

완령은 여약화가 갈수록 사정이 안좋아지는 것을 보고 속으로 다급해져서 그녀를 대신하고자 했지만 그녀가 아직 패배의 기색이 보이기 이전이라 나서기가 불편했다. 두군평은 처마 끝에 숨어서 마음 속으로 머뭇거리고 있었다. 모습을 드러내어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오해를 불러 일으킬까 두려워 어떻게 할 지 결정을 못내리고 있을 때였다. 

突然,庵前人影一閃,五陰手秦奇呼地掠進門來,厲喝道:“住手,相好的,你還認得秦某嗎?”

돌연, 암자 앞에서 인영이 번쩍하더니 오음수(五陰手) 진기가 휙, 하며 문을 스치며 들어와서 엄하게 소리쳤다.

"손을 멈추어라. 친구여, 너는 진모를 알아보겠느냐?" 

任長鯨長劍一收,抬頭望去,認得是九洲鏢行的總管,當下朗聲一笑道:“原來是秦總管,久違,久違。”

임장경이 장검을 거두며 고개를 들어 바라보더니 구주표항의 총관임을 알아보고 즉시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원래 진총관이었구료. 오랜만이오, 오랜만이야." 

秦奇自被炸去一臂後,已把修羅門恨入骨髓。當下暗凝功力,沉哼一聲道:“前蒙厚賜,沒齒難忘,今天咱們得好好算一算這筆舊帳。”

진기는 한 팔이 날아간 후부터 수라문에 원한이 골수에 사무쳤다. 즉시 몰래 공력을 끌어모으더니 흥, 하며 말했다.

"예전에 후한 선물은 받은 것은 죽어도 잊지 못한다. 오늘 우리는 실컷 빚을 청산해보자꾸나."

任長鯨哈哈笑道:“只要你有本領,老帳新帳都可以算算。”

임장경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능력만 있다면 묵은 빚과 새로운 빚을 모두 청산할 수 있을 것이오." 

秦奇側臉對厲若花喝道:“咱們的人手是夠,這裡不用你了,快走吧。”

진기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여약화에게 소리쳤다.

"우리 쪽 사람이 충분하니 너는 이곳에 있을 필요없다. 속히 가거라." 

厲若花搖頭道:“不,我要和伯伯一道走。”

여약화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싫어요. 나는 백부님과 같이 가겠어요." 

秦奇瞪了她一眼,一趨身朝任長鯨衝去,單掌一揚,第一招使出了他仗以成名的五陰鬼手。任長鯨仗劍而立,忽覺一陣蝕骨寒風迎面襲來,心頭一驚之下,長劍劃起一片銀芒,將門戶封往。秦奇的五陰鬼手陰毒無比,發出時無形無聲,及至對方覺察陰風襲體時,已然中了他的掌風。

진기는 그녀에게 눈을 부라리더니 한 걸음 나아가 임장경을 향해 부딪혀갔다. 외팔을 높이 들더니 제 일초로 그가 이름을 날리게 한 오음귀수(五陰鬼手​)를 발출했다. 임장경은 검을 짚고 서있다가 갑자기 일진의 뼈를 에는 듯한 한풍이 엄습해 옴을 느끼고 속으로 깜짝 놀라 장검을 그어내며 한 조각의 은망을 일으켜 문호를 봉쇄했다. 진기의 오음귀수는 음독하기 그지없어 발출할 때는 형체도 소리도 없다가 상대방이 음풍이 몸을 엄습하는 것을 느낄 때에는 이미 그의 장풍에 적중된 것이었다. 

任長鯨一著大意,還不知自己受了暗傷,長劍施開,刷,刷,刷一連三劍疾攻而上。秦奇單臂揮動,一面竭力封架,一面呼呼只是冷笑,他知凡中上五陰鬼手之人若不及時運功護住心神,等到陰毒發作,便只有束手待斃了。​

임장경은 한번 소홀하여 자기가 보이지 않는 부상을 입을 것도 모르고 장검을 펼쳐내어 쐑, 쐑, 쐑 하며 삼검을 질풍같이 공격해갔다. 진기는 외팔을 휘두르며 한편으로는 있는 힘을 다해 막아내며 한편으로는 흐흐, 냉소를 흘렸다. 그는 누구라도 오음귀수에 맞은 사람이 만약 제 때에 운공하여 심신을 보호하지 않으면 음독이 발작하게 됨을 알고 있었기에 단지 죽기만을 가만히 기다리는 것이었다.

厲若花畢竟心地厚道,急開聲喊道:“姓任的,你已中了秦怕伯的五陰鬼手,若再妄用真力,你便死定了。”

결국 마음씨가 너그러운 여약화가 급히 입을 열고 고함쳤다.  

"임가야, 너는 이미 진백부의 오음귀수에 적중되었다. 만약 함부로 진력을 썼다간 죽고 말것이다."

任長鯨聞聲暗運玄功一試,只覺全身酥軟,寒氣襲人,真氣竟已無法運轉。不由暗吃一驚,一撤身退了下來。 

임장경이 듣고 몰래 현공을 운행해보니 전신이 나른하고 한기가 엄습해오는 것이 느껴지며 진기를 돌릴 수가 없었다. 저도 모르게 깜짝 놀라서 몸을 뒤로 물렸다.

五陰鬼手秦奇冷冷笑道:“小子,你認了命吧,九洲鏢行的一筆帳咱們早核算啦。”邁步趨過來。

오음귀수 진기는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린 놈아. 너는 목숨이 다했음을 인정하거라. 구주표항의 빚을 우리는 일찍 청산해야겠구나."

발걸음을 내딛어 빠르게 건너왔다. 

任長鯨自知身中寒毒,難以抗拒,但仍竭力提聚著一口真氣,橫劍以待。雙方相距甚近,秦奇邁前二步,掌力已可夠著,手一揚,五陰鬼手掌力再聚,猛力往前一送。​

임장경은 자신이 한독에 당해서 항거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지만 있는 힘을 다해 한 모금의 진기를 끌어올려서 검을 횡으로 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쌍방의 거리가 매우 아주 가까워서 진기가 앞으로 두 걸음 내딛자 장력이 닿을 수 있었다. 손을 높이 들고 오음귀수 장력을 다시 끌어모아 세차게 앞으로 밀어냈다.

驀地,斜裡一聲嬌喝,一道劍光匹練似地捲來,直襲秦奇。來勢奇突,秦奇不敢正面迎擋,急忙收掌往後一撤。抬首看時,只見易曉君杏眼含威,橫劍而立,不由奇道:“姑娘這是什麼意思?”

갑자기 옆에서 일성 교갈이 들리더니 한 갈래의 검광이 휩쓸듯 진기를 그대로 습격했다. 밀려오는 기세가 급작스러워 진기는 감히 정면으로 막아내지 못하고 급히 장을 거두어 뒤로 물렸다. 고개를 들어 보니 역효군이 눈에 위엄을 담고 검을 횡으로 들고 서있는 것이었다. 

이상해서 물었다.

"낭자는 무슨 생각으로 이러시오?" 

易曉君滿面怒容地道:“他雖是本派的叛逆,可由不得旁人處治。”

역효군이 만면에 노기를 띠고 말했다.

"그는 비록 본 파의 반역자이지만 다른 사람이 처치할 수는 없어요."

秦奇冷笑道:“倘若老夫一定要處治他呢?”

진기가 냉소하며 말했다.

"만약 노부가 꼭 그를 처치하려 한다면?" 

易曉君怒道:“那要看你有沒有本領。”

역효군이 노하여 말했다.

"당신이 능력이 있는지 보아야겠지요." 

秦奇仰面一陣狂笑,舉手一抬,颯然一陣風響,颼颼暗影中一連射出十餘人,個個身著玄衣手執兵刃,將易曉君與四個使女團團圍困。

진기가 고개를 들고 일진 광소를 터뜨리더니 손을 들어올리자 쏴아, 하는 일진의 바람소리와 쌩쌩, 하며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십여 인이 쏘아져 나왔다. 개개인이 현의를 입고 손에 병기를 쥐고 역효군과 네 명의 시녀를 겹겹이 둘러쌌다. 

厲若花急趨身上前道:“秦伯伯,算啦,咱們犯不上與修羅門結下這梁子。”

여약화가 급히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진백부님, 그만두세요. 우리는 수라문과 원수를 맺어서는 안돼요."

秦奇聲色俱厲地道:“你不用管了,反正梁子已經結定,任憑是誰我也管不了這許多。”

진기가 목소리와 표정을 모두 엄하게 하여 말했다.

"너는 상관말아라. 어차피 원수는 이미 맺어졌으니 누구도 상관할 수 없다." 

厲若花知道勸也沒用,不禁唉聲一嘆,此時雙方已然劍拔弩張,易曉君橫身擋在任長鯨的身前,四婢各挺長劍,面朝外立,眼看拼鬥一觸即發。

여약화는 타일러도 소용없음을 알고 휴, 하며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그때 쌍방은 이미 일촉즉발 상태였다. 역효군은 임장경의 앞을 가로막고 네 시녀는 각자 장검을 꼿꼿이 세우고 밖을 향해서 섰다.  

突地,門外大步行進一人,沉聲喝道:“副盟駕到。”來人聲若洪鐘,在場之人齊吃一驚。

돌연 문 밖에서 큰 걸음으로 한 사람이 들어오더니 침성으로 소리쳤다.

"부맹주께서 도착하셨다." 

그 사람의 목소리는 큰 종소리 같아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깜짝 놀랐다. 

杜君平暗中偷眼望去,來者竟是虎面鐵膽司徒景,心知他既來到,那乘彩輿之內必是孟紫瓊無疑了。

두군평은 몰래 훔쳐보다가 그자가 호면철담 사도경이어서 그가 이미 왔다면 그 오색 가마 안에는 필시 맹자경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秦奇眼看司徒景來到,臉上顏色陡變,還未及開言,司徒景已然看見盤坐地下的任長鯨了,大吃一驚道:“是誰把他傷成這個樣了?”跨步便向任長鯨行去。

진기는 사도경이 온 것을 보자 안색이 돌변하였다. 그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사도경은 벌써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는 임장경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서 말했다. 

"누가 그를 이렇게 상하게 했느냐?" 

발걸음을 내딛어 임장경을 향해 걸어갔다.

易曉君把臉一沉道:“站住,修羅門之事用不著你管。”

역효군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멈추시오. 수라문의 일에 당신은 참견하지 마시오."

司徒景愕然道:“任少俠現為本盟副盟,本座焉能不管。”

사도경이 아연실색하여 말했다.

"임소협은 현재 본맹의 부맹주인데 본좌가 어찌 상관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易曉君冷笑道:“一派胡言。”揮手對女嬋吩咐道:“與我帶回去。”隨有一女婢應聲將任長鯨背起。

역효군이 냉소하며 말했다.

"모두 허튼 소리." 

손을 휘둘러 여자들에게 분부했다.

"데리고 속히 돌아가라." 

곧 한 명의 여비가 대답하더니 임장경을 업으려 했다.

司徒景大感意外,一時之間竟不知採取何種手段應付。

사도경이 크게 의외라고 느껴 일시지간에 어떤 대응 수단을 취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秦奇心念連轉,他知孟紫瓊既已來到,那是決然再沒有辦法對任長鯨進行報復的了,三十六計走為上招,暗對厲若花使了一個眼色,領著手下一批人,大步往外行去。

진기는 속으로 생각을 연신 굴렸다. 맹자경이 이미 도착하였으니 도저히 임장경에게 더 이상 보복을 진행할 수 없으며 삼십육계 줄행랑이 상책임을 알았다. 몰래 여약화에게 눈짓을 하고 수하들을 데리고 큰 걸음으로 밖으로 걸어갔다. 

司徒景正無法下台,猛地一聲震喝道:“秦總管,你且等一等,容見了副盟再走不遲。”

사도경이 어쩔줄 모르고 있다가 사나운 목소리로 쩌렁쩌렁 고함쳤다.

"진총관, 당신은 기다렸다가 부맹주를 뵙고 떠나도 늦지 않소." 

秦奇心一橫道:“兄弟身有急務,我看不用見了。”

진기가 버럭 소리질렀다.

"형제는 급한 용무가 있으니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오." 

司徒景冷笑道:“秦兄身為本盟燕趙分壇總管,難道不知本盟的規矩?”

사도경이 냉소하며 말했다.

"진형은 본맹의 연조분단 총관인데 설마 본맹의 규정을 모르신단 말이오?"  

秦奇心知麻煩已然上身,躲也躲不掉了,只得硬着頭皮將腳步立住。 

진기는 귀찮은 일이 자기한테 들러붙어 피하려해도 떨어지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할 수없이 걸음을 멈추었다.   

這面秦奇準備溜走,那面易曉君也有了動作,她可不管什麼副盟不副盟來到,仗劍前行,帶下四個女婢硬往外闖。

이쪽에서는 진가가 몰래 달아날 준비를 할 때 저쪽에서는 역효군도 움직임이 있었다. 그녀는 무슨 부맹주도, 부맹주가 도착했다는 것도 상관치 않았다. 검을 들고 앞으로 가더니 네 명의 여비를 데리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司徒景一掀衣撤出兩支判官筆來,交叉一擊,冷冷道:“姑娘想把他帶走可以,但得勝了在下手上這對判官筆。”

사도경은 옷을 들추어 두 자루의 판관필을 꺼내더니 한 번 교차시켜 부딪히고는 냉랭하게 말했다.

"낭자가 그를 데리고 가고 싶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나의 손에 있는 이 판관필을 이겨야 할 것이다."

易曉君杏眼帶煞,一聲不哼,舉手一劍劈去。司徒景閃身讓到一旁,雙筆霍地分開。

역효군은 눈에 살기를 띠며 한번 코웃음을 치더니 손을 들어 일검을 쪼개어갔다. 사도경은 한쪽으로 피하며 쌍필을 갑자기 나누어 전개했다. 

修羅門的劍法向以快速見稱,易曉君攻出一劍後,劍勢跟著展開,一片銀芒閃耀,直捲了過來,

수라문의 검법은 쾌속함으로 칭송받았다. 역효군이 일검을 공격해 낸 후 검세가 뒤이어 전개되자 한 조각 은망이 눈부시게 번쩍이며 그대로 휩쓸어왔다.

司徒景因見對方乃是一年輕女子,存了幾分輕敵之心,誰料一著失去先機,竟被她連攻了十幾劍,才算把勢於穩住。兩隻筆一凝功,剛要展開還擊。

사도경은 상대가 나이 어린 여자임을 보았기 때문에 몇 푼은 적을 경시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한번 선기를 잃자 그녀의 연이은 십여 검의 공격을 받고서야 형세를 가다듬게 되었다. 양쪽 판관필에 공력을 모으고 막 반격을 전개하려했다. 

庵外突然飄進了一位宮裝婦人,輕聲喝道:“都與我住手。”

암자 밖에서 돌연 한 명의 궁장부인이 표연히 들어오더니 나직이 호통쳤다.

"모두 손을 멈추어라." 

司徒景如奉諭旨,急收雙筆往後一撤,垂手立到一旁。

사도경은 성지를 받은 듯 급히 쌍필을 거두고 뒤로 물러나 손을 내려뜨리고 한 쪽에 섰다.  

易曉君驟失對手,倒感到有些莫明其妙,當下橫劍望著宮裝婦人喝道:“你就是他們所說的副盟?”

역효군은 갑자기 상대를 잃자 조금 영문을 알 수 없어 하더니 즉시 검을 횡으로 들고 궁장부인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당신이 바로 그들이 말한 부맹주인가요?"

宮裝婦人對她上下打量了一番道:“想來你便是修羅門的老七了。”跟著一陣格格笑道:“果然生得不錯,毋怪你那師兄為你鬧得神魂顛倒。”

궁장부인이 그녀의 위아래를 한번 훑어보더니 말했다.

"너는 수라문의 막내 일곱째인 것 같구나." 

뒤이어 깔깔, 웃으며 말했다.

"과연 생긴 것이 나쁘지 않군. 너의 사형이 너한테 푹 빠져 병이 난 것을 나무랄 수 없겠구나."

易曉君臉上一紅,狠狠罵道:“出口便污言穢語,簡直是下流。”

역효군이 얼굴을 붉히며 사납게 욕을 했다.

"더럽고 지저분한 말을 쉽사리 하다니 그야말로 저질이로군."

孟紫瓊並不著惱,格格笑道:“就算本座下流,難道你們幾個人爭奪一個杜君平便算光彩?”

맹자경은 결코 화를 내지 않고 깔깔거리며 웃었다.

"설령 본좌가 저질이라 하더라도 설마 너희들 몇 명이 한 명의 두군평을 서로 뺏고자 싸우는 것은 광채가 나는 일이란 말이냐?" 

易曉君想不到她會說這種話來,直氣得雙眼發赤,恨不得上前一劍將她揮為二斷。

역효군은 생각지도 않게 그녀가 이런 말을 해오자 화가 나서 두 눈이 시뻘개졌다. 앞으로 나아가 일검으로 그녀를 두 토막 내지 못해 한스러웠다.   

孟紫瓊繼續又道:“聽說你們已將姓杜的小子製住了,可有此事?如果是真的,本座可以網開一面,除了將那小子帶走外,餘人一概不究。”

맹자경이 계속 또 말했다.

"듣기로는 너희들은 이미 두가 어린 녀석을 잡아두고 있다던데 그런 일이 있느냐? 만약 사실이면 본좌가 살 길을 열어주마. 그 어린 녀석을 데리고 도망가지 않는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도 추궁하지 않겠다." 

易曉君怒極,厲聲道:“杜君平確實在姑娘手中,你要想帶走那是夢想。”

역효군이 극도로 노하여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군평은 확실히 이 낭자의 손에 있다. 당신이 그를 데리고 가려 생각한다면 그것은 몽상이다." 

孟紫瓊臉上神色不變,一轉臉對秦奇道:“秦奇,你可知罪?”

맹자경은 얼굴 표정이 변하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진기에게 말했다.

"진기, 너는 네 죄를 알렷다?" 

秦奇木然立著臉上神色幻變不定,顯然他內心十分激動。

멍하니 선 진기의 얼굴 표정이 수시로 바뀌는 것이 내심 매우 격동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孟紫瓊微微一笑道:“我知你心裡十分恨我,但你別忘了厲陰平尚在本盟,現限你十招之內,搏殺此女,你辦得到麼?”

맹자경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네가 마음 속으로 몹시 나를 원망하고 있음을 안다. 그러나 너는 여음평이 아직 본맹에 있음을 잊지 말아라. 지금 너는 십 초 안으로 그 여자를 쳐죽여라. 처리할 수 있겠느냐?"

秦奇面色鐵青,咬牙切齒道:“屬下願意一試。”

진기가 얼굴이 시퍼렇게 되어 이를 갈며 말했다.

속하, 한번 시험해보기를 원하오." 

孟紫瓊格格笑道:“你掌傷任長鯨,已然與修羅門結了怨,再多殺一個又何妨。”

맹자경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너의 장(掌)이 임장경을 상하게 했으니 이미 수라문과 원한을 맺었다. 한 명을 더 죽인들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目光忽然閃到厲若花的臉上,厲聲道:“厲若花,現限你在一柱香的時間內,搏殺飄香谷的阮丫頭。”

시선이 문득 여약화의 얼굴에 이르자 엄하게 말했다.

"여약화, 지금 너는 한 자루의 향이 탈 시간내에 표향곡의 완가 계집애를 쳐죽여라."  

厲若花大為吃驚道:“小女子沒有這能耐,請副盟另派旁人。”

여약화는 깜짝 놀라 말했다.

"소녀는 그런 능력이 없어요. 부맹주께서는 다른 사람을 시키세요." 

孟紫瓊把臉一沉道:“此是本座的令論,哪有你說話的份兒。”

맹자경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것은 본맹의 명령이다. 네가 어디 말할 수 있는 신분이더냐?"  

厲若花心中大為不滿,只為父親現落天地盟之手,倘若惹翻了對方,大是不便,是以不敢作聲,舉步朝阮玲行去,低低地道:“阮姑娘我該怎辦?”

여약화는 속으로 크게 불만이었지만 부친이 현재 천지맹의 손에 떨어져 있어 만일 상대방의 기분을 건드리기 불편했다. 그래서 감히 말을 못하고 걸음을 옮겨 완령을 향해 걸어가서 나직이 말했다.

"완낭자, 저는 어떡하죠?"

阮玲素饒機智,但在此種形勢下,一時之間竟也無法可想,輕喟一聲道:“你動手吧,一柱香時間內要小妹的命你辦不到。”

완령은 본디 기지가 넘쳤지만 이런 형세 아래서는 일시지간에 생각을 떠올릴 수 없어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당신은 손을 쓰도록 하세요. 일주향의 시간 내에는 당신이 소매의 목숨을 어찌할 수 없을 거예요." 

厲若花挺著短劍道:“果真要打嗎?”

여약화가 단검을 세워들고 말했다.

"정말 싸워요?" 

阮玲冷笑道:“你不打交待得了嗎?”

왕령이 냉소하며 말했다.

"싸우지 않으면 설명할 수 있겠어요?" 

厲若花無可奈何地舉手一劍刺去,她原無敵對之心,是以出手輕飄飄的。

여약화가 어쩔 도리없이 손을 들어 일검을 찔러갔다. 그녀는 원래 적대심이 없었기에 출수가 건성건성이었다. 

孟紫瓊看在眼裡,哼了一聲道:“你倆正該拚個你死我活,如何這般打法。”

맹자경이 보니더 흥, 하며 말했다.

"어떻게 이런 싸움이 있는가? 너희 둘은 죽기살기로 싸워라." 

她們這面動上了手,那面秦奇亦已全力朝易曉君攻去,他與修羅門原有斷臂之仇,此番又為情勢所迫,是以一上來便拚上了全力,易曉君雖全力抗拒,竟無法取得上風。

그녀들이 이쪽에서 싸우고 있을 때 저쪽의 진기는 전력으로 역효군을 공격해갔다. 그는 수라문과 원래 팔이 잘린 원한이 있는 데다가 이번에 또 정세에 쫓긴 바 되었다. 그래서 단번에 전력을 다해 죽기로 덤볐다. 역효군은 비록 온 힘을 다해 대항했으나 기선을 잡을 수 없었다.

杜君平藏身簷頭,知道再不露面,必然會演成慘案,當下一飄身落下簷頭,舉手一掌朝秦奇推去,嘴裡卻大喝一聲道:“大家住手,且聽我一言。”

두군평은 처마 끝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더이상 나서지 않으면 필시 참혹한 일이 벌어질 것임을 알고 즉시 몸을 날려 처마 끝에서 떨어져 내리며 손을 들어 진기를 향해 일장을 밀어내고 입으로 대갈일성했다.

"다들 손을 멈추고 내 말을 들어보시오."

秦奇只覺得他推來的掌勁雄厚無比,不敢用掌硬接,一撤掌挪後五尺。

진기는 그가 밀어낸 장력이 웅후하기 그지없어 감히 장으로 맞받을 수 없다고 느껴서 장을 거두고 뒤로 오 척을 물러났다. 

杜君平目光一掃在場之人,朗聲笑道:“據在下所知,天地盟僅有四位副盟,那是千手神君東方大俠,修羅王郭大俠,飄香谷主謝前輩,如今卻弄出這許多副盟來,真叫在下好生難解。”

두군평은 시선을 돌려 그 곳의 사람들을 쓸어보더니 낭랑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천지맹에는 부맹주가 네 명 밖에 없소. 그것은 천수신군 동방대협, 수라왕 곽대협, 표향곡주 사선배요. 지금 이렇게 허다한 부맹주가 나타나니 정말이지 제가 이해하기 어렵군요." 

孟紫瓊原抱著一種貓兒戲老鼠的心情,迫令大家動手,等到大家精疲力盡之時,她再一個一個收拾,如今突然中間跑出一個面生少年,將她底牌揭穿,心中十分惱怒,粉臉一寒道:“司徒護法,你還等什麼呀?”

맹자경은 원래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장난치듯 사람들을 싸우도록 몰아세워서 기진맥진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명씩 처치하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지금 돌연 중간에 한 명의 백면소년이 나타나서 그녀의 속내를 들추어내자 몹시 화가 나서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사도호법, 당신은 아직까지 무엇을 기다리는 것이오?" 

司徒景應聲而出,直趨杜君平喝道:“小子,你是活膩了吧?”

사도경이 대답하고 나서더니 그대로 두군평을 향해 가면서 말했다.

"어린 놈아, 너는 살기가 싫어졌느냐?"

杜君平冷冷朝他一笑道:“還有個河東叟上官廷齡呢?著他一齊上吧。”

두군평이 냉랭하게 그를 향해 한번 웃더니 말했다.

"하동목수 상관연령도 있소? 그도 같이 나오시오." 

上官廷齡本來就緊隨在孟紫瓊身後,只因孟紫瓊並未發令,是以不便出來,杜君平這一指他,便藉機往前一欺身,冷冷地道:“上官大爺等著伺候你。”

상관연령이 본래 맹자경의 뒤를 바싹 붙어 따르고 있었는데 맹자경이 아직 명령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나오기가 불편했다. 두군평이 이렇게 그를 지목하자  앞으로 몸을 쑥 내밀며 냉랭하게 말했다.

"상관 나으리가 너를 모시려고 기다렸다." 

杜君平大笑道:“很好,二位一齊上吧,你們既已投到天地盟,自然用不著再顧慮以往的身份地位了。”

두군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주 잘됐소. 두 분은 일제히 덤비시오. 당신들은 이미 천지맹에 투신했으니 자연 예전의 신분이나 체면 따위는 돌아볼 필요없소." 

司徒景與上官廷齡俱卻是成名多年的人物,聽他這番輕蔑之言,心中俱都大怒,司徒景性情最剛,虎吼一聲,揮手一掌劈出。此人天生大力,掌勢雄厚無匹,一掌之勁,猶如一股狂飚陡降,直撞了過來。

사도경과 상관연령은 모두 다년간 명성을 떨친 인물들인데 이런 경멸하는 말을 듣자 모두 대로하였다. 사도경의 성격이 가장 강경했다. 범이 포효하듯 한 소리 고함치더니 손을 휘둘러 일장을 쪼개어냈다. 이 사람은 힘을 타고났고 장력이 웅후하기 그지없어 그 일장의 장경은 마치 한 줄기 사나운 폭풍처럼 그대로 부딪혀왔다. 

杜君平存心速戰速決,左掌一引,把攻來掌力引到一邊,右掌倏起,輕輕拄外一送,這一掌看似輕飄飄的,實際凌厲無匹。

두군평은 속전속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 좌장을 끌어당겨 공격해 오는 장력을 한 쪽으로 인도하고 우장을 갑자기 일으켜 가볍게 바깥으로 밀어보냈다. 이 일장은 대충대충 발출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무섭기가 비할 데 없었다.

司徒景掌力發出覺得對方輕輕一引之下,竟有一股絕大力道,將自己的掌力吸到一邊,不覺暗吃一驚,急待收招換式時,另一股暗勁已迎面襲來。

사도경은 장력을 발출하고 상대방이 가볍게 끌어당기는 것에 뜻밖에도 한 줄기 큰 힘이 자기의 장력을 한 쪽으로 빨아당기는 것을 느꼈다. 저도 모르게 속으로 깜짝 놀라서 급히 초를 거두고 식을 바꾸려할 때 다른 한 줄기 암경이 얼굴을 습격해왔다.  

司徒景久負盛名,識得厲害,急聚丹田之氣大喝一聲,揮掌發出。這一掌是他全身功力所集,剛猛無匹,於暗勁一觸之下,只覺對方掌勁中,隱隱具有一股強韌彈力,心神一震,踉蹌退三步,閉目不再言語,顯然內腑已遭震傷。

사도경은 오랫전부터 명성이 높았기에 무서움을 알아보고 급히 단전의 기를 끌어모아 대갈일성하며 손을 휘둘러 발출했다. 이 일장은 그의 전신공력을 끌어모은 것으로 강맹하기 그지없었다. 암경이 부딪히자 상대방 장경에 은은히 한 줄기 강하고 질긴 탄력이 있음을 느꼈다. 심신이 흔들리더니 비틀거리며 세 걸음을 물러나 눈을 감고 다시 말을 하지 않았다. 내부가 진상(震傷)당했음이 분명했다.  

杜君平並未追襲,徐徐言道:“你已為自己回收的真氣震傷內腑,旬日之間再不能與人動手了。”

두군평이 결코 따라가서 공격하지 않으며 서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은 이미 당신 자신이 회수(回收​)하던 진기에 의해 내부(內腑​)가 진상되었소. 열흘(震傷​)간 다시 다른 사람과 싸울 수 없을 것이오."  

孟紫瓊突然高喝道:“住手!”姍姍朝杜君平行了過去。

맹자경이 돌연 크게 소리쳤다.

"손을 멈춰라!" 

느릿느릿 두군평을 향해 걸어갔다. 

上官延齡原無制勝把握,聞言急把身影往後一撤。

상관연령은 원래 제압하여 이길 자신이 없었기에 그 말을 듣자 급히 신형을 뒤쪽으로 물렸다. 

孟紫瓊行至杜君平面前約一丈五六之處停下,寒著臉問道:“餵!你是哪一門派的?”

맹자경이 두군평의 면전 약 일장 오륙 척에 이르러 멈추더니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이봐! 그대는 어느 문파의 사람인가?" 

杜君平道:“在下乃是東海派門下。”

두군평이 말했다.

"저는 원래 동해파의 문하요." 

孟紫瓊若有所悟道:“原來是東海派的,我且問你,貴派此番進入中原意欲何為?”

맹자경이 깨달은 것이 있는 듯 말했다.

"원래 동해파였군. 내가 그대에게 묻겠는데 귀 파가 이번에 중원에 진입한 것은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杜君平道:“見識見識中原武學,開開眼界。”

두군평이 말했다.

"중원무학을 견식해보고 안계(眼界​를 더 넓히려는 것이오." 

孟紫瓊又道:“轉告你師,若有意入天地盟,本盟可予他一個副盟地位。”

맹자경이 또 말했다.

"돌아가 그대의 사부에게 만약 천지맹에 들어올 생각이 있으면 본맹에서는 부맹주 지위를 줄 수 있다고 고하거라."  

杜君平搖頭道:“我們已經試探過了,那聚賢館的滋味可不好受,謝謝你的美意。”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는 이미 알아본 적이 있소. 그 취현청(聚賢廳)에서 쓴맛을 보았소이다. 당신의 호의에는 감사드리오." 

孟紫瓊面色倏變,哼了一聲道:“如此說來你們是存心來與本盟作對的了?”

맹자경의 안색이 갑자기 변하며 흥, 하더니 말했다.

"그 말로 보아하니 그대들은 본맹을 적대시할 마음이 있는 것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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