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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十二回 燕山老人(연산노인) 본문
第二十二回 燕山老人
修羅王指著他額上的汗珠嘆道:“此刻聚賢廳內的人,每個人的體內,都含有他們下的迷藥,他們倘若要加速藥性的發作,便將此廳的溫度升高,使你汗流不止,一個人體內的水份不足,已很容易暈眩,再加上藥性的刺激,那就更難忍受了。”
수라왕이 이마의 땀방울을 가리키며 탄식했다.
"지금 취현청(聚賢廳) 안의 사람은 각자의 몸 속에 그들이 푼 미약(迷藥)이 들어있다. 그들이 만약 약성의 발작을 가속화하려면 이 청(廳)의 온도를 높여서 땀이 그치지 않고 흐르게 하면 된다. 한 사람의 인체 내에 수분이 부족하면 현기증이 나기 쉽고 거기에 약성의 자극이 더해져 참기 어렵게 된다."
杜君平恍然道:“照此說來,他們的毒計已經開始了?”
두군평이 문득 깨닫고 말했다.
"그 말씀에 비추어보면 그들의 독계(毒計)는 이미 시작되었겠군요?"
修羅王點點頭道:“照時令來說,三伏雖過,初秋仍還是炎熱的,原不足為怪,但此廳位在山腹之內,陰涼無比,沒有燠熱的理由,方才老夫細辨廳內的空氣,竟有煙火味,這證明他們在上風燃有薪炭,升高地穴的熱度,是以老夫斷定他們已發動毒謀了。”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절기를 비추어 볼 때 삼복(三伏)이 지나더라도 입추는 여전히 더운 것이니 원래 이상할 것 없지만 이 청은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으니 음랭하기 그지없어 찜통 같을 이유가 없다. 노부가 청 내의 공기를 자세히 판별해보니 연기와 불의 냄새가 났다. 이것은 그들이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서 숯불에 불을 붙여 구덩이의 열도(熱度)를 올린 것이다. 그래서 노부는 그들이 이미 독랄한 음모를 발동했다고 단정했다."
此時廳內已是一片混亂,到處都是雜亂的腳步聲,修羅王霍然驚道:“咱們快去看看燕山老人。”
이때 청 안은 이미 한바탕 혼란이 일어나 도처에 어지러운 발소리가 들렸다. 수라왕이 갑자기 놀라서 말했다.
"빨리 가서 연산노인을 살펴보자."
舉步當先行出門外,匆匆往後院趕去。 杜君平緊隨在他身後,只見廳內被囚的難友,個個臉現茫然之色,就和熱鍋上的螞蟻一般,往來奔跑,後院卻是一片喊殺之聲。
발걸음을 떼어 앞서서 문 밖으로 나가 서둘러 총총히 후원으로 갔다. 두군평은 그의 뒤를 바짝 따라갔다. 청 안에 갇힌 사람들은 하나같이 망연자실한 얼굴로 마치 뜨거운 솥 안의 개미같이 허둥대며 분주히 왔다갔다했다. 후원에서는 '죽여라'는 외침이 들려왔다.
修羅王唉聲嘆道:“咱們遲來一步,只怕誤了不少的性命。”
수라왕이 휴, 탄식하며 말했다.
"우리가 한발 늦어 적지 않은 목숨이 잘못될까 두렵구나."
杜君平舉目望去,但見後院走廊之上,橫七豎八,倒臥著許多屍體,內中有難友,亦有天地盟之人,而韓三公與祁連山主等人,卻正在與一難友模樣的人拼命,雙方似都已瀕力竭聲嘶之境。 而燕山老人卻端坐在一條巷弄之內,弄口有一重鐵柵攔阻,韓三公等人根本無法接近。
두군평이 눈을 들어 바라보니 후원으로 가는 복도에는 여기저기 많은 시체가 누워있었다. 그중에는 난우(難友:같이 갇혀 있던 사람)도 있었고 천지맹의 사람도 있었다. 한삼공과 기련산주 등의 사람들은 난우로 보이는 한 사람과 죽자살자 싸우고 있었는데 쌍방이 모두 곧 기진맥진할 지경에 이른듯 했다. 그리고 연산노인은 한 갈래의 골목 안에 단정히 앉아 있었는데 그 골목 입구에는 한 겹의 철책이 가로막고 있어 한삼공 등은 근본적으로 접근할 방법이 없었다.
遠遠望見修羅王與杜君平來到,急用傳音道:“地室之門不久即將開啟,二位即速吞下解藥,跟隨大夥出去,沿途可盡展所學,越過難關,但有一事必須記著,你們的舉動要學得和難友一模一樣,方可脫離此難。”
멀리서 수라왕과 두군평이 도착하는 것을 보자 급히 전음으로 말했다.
"지하실 문이 이제 곧 열릴테니 두 분은 즉시 해약을 삼키고 무리들을 따라 나가시오. 가는 도중에 그들이 하는 대로 따라서 난관을 넘으시오. 다만 한 가지는 반드시 기억하시오. 당신들의 거동은 난우들이 하는 모습을 배워서 똑같이 해야 하오. 그래야 이 난국을 벗어날 수 있소."
杜君平亦用傳音答道:“難道此行仍有許多驚險?”
두군평도 전음으로 대답했다.
"설마 아직 많은 위험이 있다는 말씀이시오?"
燕山老人慨然嘆道:“聚賢廳之人俱已中毒,也可說經此門出去後,便是天地盟的爪牙鷹犬了,二位能否安然脫離,那要看你們的機智和運氣了。”
연산노인이 탄식하며 말했다.
"취현청의 사람들은 모두 이미 중독되었소. 이 문을 나간 후에는 천지맹의 앞잡이가 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소. 두 분이 무사히 탈출할 수 있는가는 당신들의 기지와 운에 달려있소."
修羅王插言道:“兄台難道不出去?”
수라왕이 끼어들며 말했다.
"형장은 설마 가시지 않으려는 것이오?"
燕山老人道:“此刻尚非其時,地穴之門已啟,二位快走吧,你我後會有期。”
연산노인이 말했다.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오. 지하실 문이 열렸소. 두 분은 속히 가시오. 우리는 다음에 봅시다."
杜君平舉目望去,果見後院牆壁現出一扇石門來,廳內難友燠熱難當,齊向門內湧去。
두군평이 눈을 들어 바라보니 과연 후원의 담벽에 한 짝의 석문이 나타났다. 청 내의 찌는 듯한 열기에 참기 힘들었던 난우들은 일제히 문 안을 향해 몰려갔다.
此時韓三公等人已停止打鬥,也向石門奔去,修羅王細察那些難友,只覺個個目光遲滯,形同癡呆,只顧往前奔跑,不禁暗暗一嘆,輕聲對杜君平道:“咱們也該走了,記著,咱們絕不能露出痕跡來。”
그때 한삼공 등은 이미 싸움을 멈추고 역시 석문을 향해 달려갔다. 수라왕이 이 난우들을 자세히 관찰해보니 개개인의 눈빛이 백치와 마찬가지로 생기가 없고 오로지 앞으로만 달려가려 하는 것이어서 암암리에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낮은 목소리로 두군평에게 말했다.
"우리도 가자. 우리는 절대 흔적을 노출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기억하거라."
杜君平點頭稱是,也向石門奔去,入內但覺跟前一黑,後面石門已然封閉,當下運足目力察看,似覺是在一條窄長的地道中行走,地方既小,又密不通風,如非具有一身功夫,簡直是寸步難移。
두군평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석문을 향해 달려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발 앞이 깜깜한데 뒤의 석문은 이미 닫혀버렸다. 즉시 운공하여 안력을 돋구어 살펴보니 마치 한 갈래의 좁고 긴 지하도를 걷고 있는 것 같았다. 장소가 좁을 뿐만 아니라 밀폐되어 바람이 통하지 않으니 만약 일신에 무공을 갖고 있지 않다면 그야말로 촌보도 움직이기 어렵게 느꼈다.
就在石門封閉的同時,頭頂突然傳來一陣陣極其怪異的聲響,似鬼嚎又似獸鳴,令人聽來毛骨悚然,杜君平一面提功守護心神,一面用傳音對修羅王問道:“伯伯,你知道這是什麼聲音麼?”
석문이 닫힘과 동시에 머리 위에서 돌연 귀신이 울부짖는 것 같기도 하고 짐승이 우는 소리 같기도 한 극히 괴한 소리가 들려와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모골이 송연하게 하였다. 두군평은 공력을 끌어올려 심신을 보호하는 한편 전음으로 수라왕에게 물었다.
"백부님, 무슨 소리인지 아시겠습니까?"
修羅王沉忖有頃道:“此音響含有震顫心弦的魅力,恐不是好路數。”
수라왕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이 소리에는 심금을 울리는 매력(魅力)이 들어있는데 좋은 수단은 아닌 것 같구나."
杜君平怒氣勃勃道:“此種邪魔外道,若讓他主宰武林那是沒有天理了。”
두군평이 벌컥 화가 나서 말했다.
"이런 사마외도가 만약 무림을 주재하게 한다면 천리에 어긋날 것입니다."
修羅王若有所感道:“此項怪音對你我自不發生作用,但對那些受藥物禁制的難友,恐怕大有影響呢!”
수라왕이 그렇게 느낀다는듯 말했다.
"이 괴음(怪音)이 너와 나에게는 작용을 일으키지 못하지만 약물에 금제를 받은 난우들에게는 큰 영향이 있을 것 같구나."
杜君平方待答言,只見前行的難友,一個個步履踉蹌,東倒西歪,恍如喝醉了酒一般,黑暗之中雖看不清各人臉上的顏色,但由那驚恐的呼叫聲中,可以猜想到俱都受到了極大的驚恐,心中不由大感吃驚。
두군평이 막 대답을 하려고 하는데 앞서 가던 난우들 개개인의 걸음걸이가 동으로 갔다 서로 갔다 비틀거리는 것이 마치 술에 취한 것 같이 보였다. 어둠 속에서 비록 각자의 얼굴의 안색을 똑똑히 볼 수는 없지만 놀라서 아우성치는 것으로 보아 모두 극한의 공포를 겪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었기에 속으로 저도 모르게 크게 놀랐다.
修羅王急用傳音道:“你看出來了嗎,玄虛就在這裡了,咱們也不能人露痕跡了。”
수라왕이 급히 전음으로 말했다.
"너는 이 안에 신비막측함이 있음을 알아차렸느냐?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흔적을 노출해서는 안된다."
杜君平不耐煩地道:“這地道之中太過悶人了,咱們快點走好嗎?”
두군평이 귀찮음을 참지 못해 말했다.
"이 지하도 안은 너무 답답합니다. 좀 빨리 달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修羅王輕輕將他一攔道:“對方既設下這陷阱,暗中必有監視之人,不能讓他看出破綻來。”
수라왕이 살짝 그를 가로막으며 말했다.
"상대방은 이미 이 함정을 설치했으니 암중에서 감시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헛점을 보여서는 안되느니라."
這條隧道足有三里來長,兩邊寬約四五尺,犬牙交錯,俱是參差不齊的岩石,腳下崎嶇不平,高高低低,都是鵝卵石,踉蹌前行的難友,不時被絆倒,而那刺耳的怪聲卻越來越大,回音四應,恍如遍山鬼哭,甚是難耐。
그 길은 족히 삼 리는 되는 길이에 양쪽 넓이는 약 사오 척이에 개의 이빨처럼 모두 들쑥날쑥한 바위였다. 발 밑은 울퉁불퉁하고 높고낮은 자갈길이서 앞다투어 나가아던 난우들은 수시로 걸려 자빠졌다. 그리고 귀를 찌르는 괴성은 갈수록 커져서 사방에 메아리쳐 마치 온 산에 울려퍼지는 귀곡성 같아 몹시 참기 어려웠다.
前路漸漸透進光來,難友中除極少數功候差的,尚在隧道掙扎前行外,大部份都跟上來了。
길 앞쪽에 점점 빛이 새어들어왔다. 난우들 중에 극소수의 공력이 못미치는 사람이 아직 굴에서 앞으로 가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모두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修羅王突對杜君平傳音道:“前面就是出口了,務必小心,不可大意。”
수라왕이 돌연 두군평에게 전음으로 말했다.
"앞쪽이 바로 출구다. 필히 조심하고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杜君平用手摸了摸劍柄,亦用傳音道:“如若出口突有襲擊之人,晚輩可不能再忍了。”
두군평은 손으로 검자루를 만지며 전음으로 말했다.
"만약 출구에서 갑자기 습격하는 사람이 있으면 후배는 더 참을 수 없습니다."
修羅王道:“性命交關,自然不用顧慮,不過……”
수라왕이 말했다.
"목숨이 걸린 것이니 당연히 이것저것 따질 필요 없지. 그러나..."
突然—陣震耳欲聾的波濤之聲入耳,掩蓋了他下面的話。杜君平舉目看去,原來出口竟是一片削壁,下是萬丈深淵,那震耳的波濤聲,即是由深澗之內傳來。難友們此時藥性懼已發作,再經沿途那些恐怖的怪音侵襲,大都失去靈智,個個目光癡呆,望著深不見底的絕澗發呆。
돌연 일진의 귀청을 뒤흔드는 파도 소리가 들려와서 그의 그 뒷말을 덮어버렸다. 두군평이 눈을 들어 쳐다보니 원래 출구는 깎아지른 절벽이었는데 아래는 만장심연(萬丈深淵)이었다. 귀를 울리는 파도 소리는 바로 심연에서 들려오는 것이었다. 난우들은 이때 약성이 이미 발작된데다가 다시 연도에 이런 공포스런 괴음의 침범을 당하여 모두 영지를 잃은 것 같았다. 개개인이 백치 같은 눈빛을 하고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은 절벽 골짜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杜君平暗用傳音對修羅王道:“伯伯,咱們怎辦?”
두군평은 몰래 전음으로 수라왕에게 말했다.
"백부님,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하지요?"
修羅王道:“不用急,他既讓大家由這條路走,必定可以接應大家出去。”
수라왕이 말했다.
"급할 것 없다. 그들이 사람들을 이 길로 몰려나오게 했으니 반드시 접응하는 사람들이 나설 것이다."
果然,就在這時,山岩突然垂下一條長索來,同時岩上傳來一個陰森的嗓音道:“盟主特命兄弟前來接應,諸位請沿索垂下去。”
과연 그 말이 있자 산 바위에서 돌연 한 줄의 긴 밧줄이 내려오고 동시에 바위 위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맹주께서 특명을 내리시어 형제가 접응하러 왔소. 여러분들은 밧줄을 타고 내려가시오."
上面垂下一條不明來歷的繩索,下面是探不見底的絕澗,前途凶吉難料,但地道中的難友,卻如奉聖旨般,爭向繩索奔去。
위로는 드리워진 한 가닥의 내력이 불분명한 밧줄, 아래쪽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은 절벽. 전도에 길흉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하도의 난우들은 성지를 받은듯 다투어 밧줄을 향해 달려갔다.
岩上又傳來那陰森的嗓音道:“這繩索一次最多只能負擔三個人,請諸位按次序下去。”
바위 위에서또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밧줄은 한번에 최고 세 사람만 감당할 수 있으니 제위들은 차례대로 내려가시오."
地道中的難友,大部都是武林中一流高手,個個武功高強,既有繩索憑藉,膽氣立壯,一個個捷逾猿猴,瞬刻之間已下去了一半多。
지하도 안의 난우들은 대부분 무림의 일류고수들이라 개개인의 무공이 고강하여 밧줄에 의지하여 용감하게 개개인이 원숭이보다 더욱 재빨랐다. 순식간에 이미 과반수가 내려갔다.
修羅王對杜君平一呶嘴,一伸手把繩索抓住,杜君平知他要趁人尚未全下之際下去,於是身形一躍,也把繩索抓住,手腳並用,晃眼已落下數丈,只見下面黑沉沉地,竟不知是何光景,但手上的繩索已盡,只得一鬆手,身形往下疾落。 他內功已有深厚根底,一面提著丹田一口氣,一面極運目力下看,隱約似見下面有一堆亂石,並有人影晃動,於是雙臂一抖,輕飄飄地落了下去,修羅王也隨著飄落。
수라왕이 두군평에게 입을 삐죽여 눈치를 주고는 손을 뻗어 밧줄을 움켜쥐었다. 두군평은 그가 다른 사람이 아직 완전히 내려가기 전에 내려가려는 것임을 알고 신형을 솟구쳐 밧줄을 움켜잡아 손과 발을 같이 사용하여 눈깜짝할 사이에 수 장을 내려갔다. 밑에는 거무튀튀한 땅이 보였고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했다. 다만 손에 잡힌 밧줄이 다하여 부득이 손을 놓고 뛰어내렸다.
그는 내공이 심후하고 기초가 튼튼해 단전의 한 모금 진기를 끌어올리는 한편 안력을 집중해 밑을 살폈다. 밑에는 희미하게 한 무더기 돌이 어지러이 널려져 있고 사람의 그림자도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였다. 두 팔을 털어내어 가볍게 바람처럼 아래로 떨어져 내리니 수라왕도 뒤를 이어 내려왔다.
此時大部份人都已落下,杜君平細察四周情景,才知是落在半懸岩的一堆亂石之中,這片亂石寬有三丈左右,長約五六丈,仍是上不靠天,下不著地,大家定了定神,正不知如何是好之際,但覺眼前人影一閃,落下了二人,穿一襲黑衣,連頭臉都被蓋住,只留二隻眼睛在外,每人的胸前,交又繡有二根白骨與一顆白骷髏,鬼氣森森,甚是可怖。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내려왔다. 두군평은 사방의 정경을 자세히 관찰했다. 내려선 곳은 깎아지른 절벽의 중간쯤 되는 한 무더기의 난석이 있는 곳이었는데 이 난석은 좌우 삼 장쯤 되고 길이는 약 오륙 장이었는데 여전히 하늘과 땅의 중간쯤이었다. 사람들이 정신을 좀 차리고는 뭐가 뭔지 모르고 있을 바로 그때 눈 앞에 인영이 번쩍하더니 두 사람이 내려왔다. 온통 검은 옷을 입었으며 단지 두 개의 눈구멍만 남긴 채 머리에서 얼굴까지 가리고 있었다. 각자 가슴 앞에 하나의 해골과 두 개의 백골이 교차하는 모양이 수놓아져 있었는데 귀기가 음산하여 몹시 공포스러웠다.
二人落地之後,目光四下一掃,陰森森地道:“你們都是哪壇的兄弟,可自報姓名。”
두 사람은 내려선 후 시선을 돌려 사방을 쓸어본 후 음산하게 말해다.
"너희들은 모두 어느 단(壇)의 형제들인지 스스로 성명을 보고하라."
這批劫後餘生的難友,受藥物禁制,早已失去記憶力,俱都低頭苦思,竟記不起自己的姓名來歷。
겁란에서 살아남은 난우들의 무리는 약물에 금제를 받아 이미 기억력을 상실하여 모두 고개를 숙이고 애써 생각해도 자기의 성명 내력을 기억해내지를 못했다.
杜君平暗罵道:“見你的活鬼。”
두군평이 속으로 욕을 지껄였다.
'너란 놈은 산 놈이냐 죽은 귀신이냐.'
黑衣人見大家都不作聲,滿意地森森一陣怪笑,隨即沉聲道:“妝等俱是江南分壇的弟子,因誤中敵方詭計,陷身地道,本座奉盟主金請前來助汝等脫險,此去危機重重,沿途均有敵方之人截殺,汝等務必小心。”
흑의인은 모두가 아무 말이 없는 것을 보고 만족하여 한바탕 음산한 괴소를 터뜨리더니 즉시 침성으로 말했다.
"너희들은 모두 강남분단의 제자들인데 잘못하여 적의 계략에 당해 지하도에 갇혔기 때문에 본좌는 맹주의 부탁을 받아 너희들을 위험에서 구해주러 왔다. 지금부터 가는 길에는 위기가 중첩할 것이며 연도에 모두 적측의 사람들이 가로막고 죽이려 할 것이다. 너희들은 반드시 조심하여야 한다."
修羅王暗用傳音對杜君平道:“你明白了嗎,這些難友俱已失去記憶力,由他怎麼說都會信以為真,此去必有多人遭難,一方面他們可藉此加深難友們的仇恨,另一方面除去一些在聚賢廳已被認定為不穩之人。”
수라왕이 몰래 전음으로 두군평에게 말했다.
"너는 알겠느냐? 이들 난우들은 모두 이미 기억력을 잃었고 그로 인해 그가 무슨 말을 해도 진실로 믿을 것이다. 이제부터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할 것이 틀림없다. 그들은 이것을 빌어 난우들의 원한을 더 깊게 하는 한편 취현청에서 불온하다고 인정된 사람을 제거하는 것이다."
杜君平亦用傳音道:“他們既已動殺機,咱們亦應出手了。”
두군평 역시 전음으로 말했다.
"그들이 이미 살기가 동했으니 우리도 출수를 해야합니다."
修羅王點頭道:“他們所謂敵方的埋伏,實際就是天地盟之人,你不妨相機剪除,但不可出聲說話。”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들이 말한 매복한 적은 실제로는 천지맹의 사람들이니 너는 기회를 보아 제거해버려도 무방하다. 다만 소리내어 말을 해서는 안된다."
就這說話工夫,黑衣人亦已把話說完,大步行至懸岩下招手道:“一個挨一個往這面來,本座要清點一下人數,看看是不是都到了。”
이런 말을 하는 사이에 흑의인 역시 이미 말을 끝내고 큰 걸음으로 절벽아래로 가더니 손짓하며 말했다.
"한 명씩 차례대로 이쪽으로 오라. 본좌가 인원수를 똑똑히 점검해보고 모두 왔는지 알아야겠다."
難友們依言一個一個行了過去,黑衣人對每個人的面龐都端詳一眼,然後搖著肩膀道:“上去吧,記住,若讓人擒住就休想活命。”
난우들은 그 말에 한 명씩 줄지어 지나갔다. 흑의인은 한사람마다 얼굴을 꼼꼼히 보고나더니 어깨죽지를 흔들며 말했다.
"올라가라. 만약 놈들을 붙잡으면 살려두지 말아야함을 기억하라."
一個個輪下去,漸漸挨到杜君平了,當下趕緊將目中神光斂去,踉蹌行至黑衣人身前,目光一和他的目光相觸,心頭頓時咚的一跳,只覺他眼神之中,隱隱似有一種令人無可抗拒的魅力,趕緊澄神凝志,將心神護住,適於此時,黑衣人的巨靈掌又在肩上拍了一下,立有一股陰寒之氣透體而入,全身不自主地打了一個寒戰。還幸他早已提功戒備,適時將真氣運轉,才算把那股陰寒之氣排出了體外,抬頭向懸崖望去,難友俱已運用壁虎遊牆功夫,魚貫而上,於是也雜在人群之中,遊了上去。 從亂石堆到懸岩之上,相距約有七八丈高下,如內功根基不固,那是絕對無法上去,但同行之人個個武功不弱,俱都順利爬上。懸岩之上,乃是光滑滑的石岩,穿過石岩,則是黑壓壓的一座黑松林。
차례차례 순서가 지나서 점점 두군평의 차례가 다가왔다. 즉시 서둘러 두 눈의 신광을 거두고 비틀거리며 흑의인 앞으로 갔다. 시선과 시선이 마주치자 가슴이 쿵, 하고 뛰며 그의 눈빛 속에서 은은히 마치 사람으로 하여금 항거할 수 없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을 느꼈다.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심신을 유지하려 했다.
바로 그때 흑의인이 손을 들어 어깨를 치자 즉시 한 줄기 음한지기(陰寒之氣)가 몸으로 뚫고 들어와서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다행히 그는 이미 공력을 끌어올려 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시에 진기를 돌려 그 한 줄기 음한지기를 몸 밖으로 배출할 수 있었다. 고개를 들어 깎아지른듯한 절벽을 바라보며 걸어가자 난우들은 모두 벽호유담(壁虎遊牆) 공부를 운용하여 쭉 이어서 올라가고 있었기에 그도 사람들 속에 섞여서 헤엄치듯 올라갔다.
난석 무더기로부터 절벽 위까지는 약 칠팔 장 떨어진 높이였다. 만약 내공의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절대 오르지 못하지만 동행하는 사람들 개개인의 무공은 약하지 않아 모두 순조롭게 올라갔다. 절벽바위 위에는 원래 반질반질한 바위였다. 바위를 지나자 빽빽한 검은 송림(松林)이었다.
黑衣人指著黑松林道:“此去必須穿過前面那片林子,才有脫困之望,但林中陰暗,敵方設有重重埋伏,想要闖過去,談何容易。”
흑의인이 흑송림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리 가면 반드시 전면의 소나무를 통과해야 곤경에서 벗어날 희망이 있다. 하지만 숲속 어두운 곳에 적들이 겹겹이 매복을 하고 있다. 뛰쳐들어 지나가려고 생각해도 말처럼 쉽지 않다."
見難友們都沒有作聲,復又道:“青龍壇下的弟子,由本座率領,白虎壇下的弟子,由白虎壇主率領,分二路衝出,現在就可分開了。”
난우들이 모두 아무런 말이 없는 것을 보고 또 말했다.
"청룡단(青龍壇)의 제자들은 본좌가 인솔하며 백호단(白虎壇)의 제자들은 백호단주가 이끌어 두 길로 나누어 뚫고 나간다. 지금 나누도록 하라."
難友們渾渾噩噩,誰也不知自己是哪個壇下的,任由兩個黑衣人隨意分配。修羅王與杜君平緊挨在一塊,被分在青龍壇下。
난우들은 흐리멍텅하여 누구도 자기가 어느 단에 속하는지 알지 못했다. 두 명의 흑의인이 마음대로 나누었다. 수라왕과 두군평은 바짝 붙어있어 청룡단 아래에 배분되었다.
兩個黑衣人各率領近二十餘名的難友,分兩路直向黑松林內衝去。杜君平心裡明白,所謂敵方定是黑衣人恫嚇之詞,可能所謂埋伏,就是天地盟之人。
두 명의 흑의인이 각자 근 이십여 명의 난우들을 이끌고 두 길로 나뉘어 그대로 흑송림 안으로 뚫고 들어갔다. 적이라고 하는 것은 흑의인이 겁주는 말을 한 것이며 매복해 있는 것은 바로 천지맹의 사람들임을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분명히 알고 있었다.
果然,難友們一經入林,林中倏起一陣懾人心弦的怪嘯,跟著群山響應,瞬刻之間,整個的林子都被怪嘯聲浪掩蓋,令人聽來,渾身起雞皮疙瘩,止不住直打寒戰。
과연 난우들이 일단 숲에 들어가자 숲속에서 갑자기 일진의 사람의 마음을 무섭게 하는 괴이한 울음소리가 일어났다. 곧이어 여러 산에서 호응하여 순식간에 온 산이 괴이한 울음소리로 덮혀버렸는데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온몸에 소름이 돋게 하고 몸서리를 치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黑衣人沉聲喝道:“都到這裡來,一切聽本座令諭行事。”
흑의인은 침성으로 소리쳤다.
"모두 이곳으로 와서 모든 것을 본좌의 명령에 따라 일을 처리하도록 하라."
說來也怪,這些人大部份都是江湖享有盛譽之人,平日頤指氣使,儼然一方雄主,但於聆聽黑衣人令諭之後,俱都如奉綸旨的行了過來。
말하자면 이상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모두 강호에서 큰 영예를 누리던 사람들이었다. 평소에 턱짓으로 사람을 부리던 엄연한 일방의 웅주였지만 흑의인의 명령을 듣고나자 모두 마치 황상의 성지를 받은 듯 그쪽으로 건너갔다.
黑衣人把大家集中一處之後,黑影中已然發現敵踪,黑衣人招手叫過二人,吩咐道:“命你兩人先去林中搜查一遍,快去快回。”
흑의인이 사람들을 한 곳에 모으고 나자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이미 적의 행적을 발견하였다. 흑의인이 두 사람을 손짓해서 부르더니 분부했다.
"너희 두 사람에게 명령을 내리겠으니 숲속을 쭈욱 한번 조사해보아라. 속히 가서 빨리 돌아오라."
二人躬身領命,飛身躍出,往前奔去,不及盞茶時刻,倏然傳來兩聲慘號,想是二人已然了帳。
두 사람은 허리를 굽히며 명에 따라 몸을 솟구쳐 앞으로 달려갔다.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되지않아 갑자기 두 마디의 처참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은 이미 죽은 것으로 생각되었다.
黑衣人聞聲哼了一聲,又叫過二人道:“前去之人已然遇險,你二人此去務必小心。”
흑의인이 그 소리를 듣고는 흥, 하며 또 두 사람을 불러내어 말했다.
"앞에 갔던 사람이 이미 위험을 당했으니 너희 두 사람은 지금 가되 반드시 조심하여야 한다."
二人唯唯授命,急奔而去,剎那慘叫之聲又起,二人又已遇難。
두 사람이 예예, 하며 목숨을 바치러 달려갔다. 순식간에 참혹한 비명이 또 일더니 두 사람도 살해되었다.
修羅王冷眼旁觀,只覺領命之人,神色自若,十分恭順,大有視死如歸之態,心中甚覺駭然,暗忖:“這究竟是一種什麼功夫,竟然使這些老江湖視死如歸,毫不顧及性命?”
수라왕은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는데 명령을 받는 사람은 표정이 태연자약하며 매우 공손하였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자 마음 속으로 몹시 놀라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무공인가? 뜻밖에 이들 노강호인이 죽음을 집으로 돌아가는 것쯤으로 여기며 추호도 목숨을 돌보지 않다니?'
正自思忖之際,耳釁又傳來黑衣人陰森森的嗓音道:“敵方手段毒辣,咱們已有四人遇難,什麼人願去為他們報仇雪恨?”
생각에 빠져있던 바로 그때 흑의인의 음산한 목소리가 귀에 또 들려왔다.
"적의 수단이 독랄하여 우리는 이미 네 명이 당했다. 그들의 복수를 위해 누가 가겠는가?"
只聽人群轟雷似地答道:“我們都願意去。”
무리 중에서 천둥치듯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가겠소."
黑衣人目光在大家臉上一掃,沉哼一聲道:“內中有二人為何不說話?”
흑의인의 시선이 사람들을 쓸어보더니 흥, 하고 말했다.
"안에 있는 두 사람은 왜 말을 안하는 것인가?"
說著往前一越身,指著杜君平與修羅王喝道:“本座命你二人在前開路,不得有違。”
말을 하고 앞으로 건너오더니 두군평과 수라왕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본좌가 명령하겠으니 너희 두 명이 앞에서 길을 열라. 명령을 어겨서는 안된다."
杜君平怒容於色,張口正待說話,修羅王已然搶先接道:“屬下遵命。”率先往前行去。
두군평이 노한 표정으로 막 입을 열어 말을 하려는데 수라왕이 이미 앞질러 말했다.
"속하, 명을 따르겠습니다."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
杜君平見修羅王如此,知道必有深意,遂也跟在後面行去,暗中卻以蟻語傳音道:“伯伯,你為何答應替他在前開路?”
두군평은 수라왕이 이같이 하는 것을 보더니 필시 깊은 뜻이 있음을 알고 곧 뒤를 따라가며 몰래 의어전음(蟻語傳音)으로 말했다.
"백부님은 왜 앞에서 길을 연다고 승낙하셨습니까?"
修羅王答道:“四下埋伏的,明明都是天地盟之人,想是試探這些難友們,是不是都已為他們所用了。”
수라왕이 대답했다.
"사방에 매복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모두 천지맹 사람들이다. 이들 난우들이 그들에게 쓰임새가 있는지 없는지 떠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杜君平恍然大悟道:“伯伯是不願意讓他們懷疑咱們並沒有中毒?”
두군평이 문득 깨닫고는 말했다.
"백부님은 우리가 중독되지 않았다고 그들이 의심을 품기를 원하지 않으시지요?"
修羅王點頭道:“咱們必須深入其內部才能找出天地盟真正的幕後主持人,目前裝得越像越好。”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리가 반드시 내부로 깊이 들어가야 천지맹의 진정한 막후의 주지인을 찾아낼 수 있다. 지금은 비슷하게 꾸밀수록 좋다."
杜君平又道:“剛才前去踩探之人俱已死難,咱們此去料將遇伏,到時如何應付?”
두군평이 또 말했다.
"조금 전 앞에 갔던 정탐자는 모두 죽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가면 매복을 만날 텐데 그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修羅王冷冷道:“可以盡展一身所學,大開殺戒。”
수라왕이 냉랭하게 말했다.
"살계를 크게 열어 일신의 배운 바를 모두 펼쳐도 된다."
杜君平愕然道:“如此一來豈不觸怒他們。”
두군평이 의아해서 말했다.
"그렇게 되면 어찌 그들의 노여움을 사지 않겠습니까?"
修羅王笑道:“他們所要的,乃是能完全聽命於他之人,而且武功越強越好,殺幾個人又算得了什麼。”
수라왕이 웃으며 말했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원래 완전히 그들의 명령을 듣는 것이다. 게다가 무공이 강하면 강할수록 좋다. 몇 사람쯤 죽이는 것이 무슨 대수겠느냐?"
此時二人已前行了約百來步,修羅王內功精湛,運足目力前看,已然發現兩具屍體倒臥血泊之中,當下暗用傳音對杜君平道:“小心,再前行幾步便將遇敵了。”
그때 두 사람은 이미 약 백 보를 나아갔다. 수라왕의 내공은 정심하여 운공하여 안력을 돋구어 앞을 살피니 이미 두 구의 시체가 피바다 속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즉시 몰래 전음으로 두군평에게 말했다.
"조심하거라. 앞으로 몇 발자국 더 가면 적을 만날 것이다."
杜君平點了點頭,暗暗將真氣提聚,如此又前行了約三五十步,倏然怪嘯之聲大作,剎那全山響應,令人聽來毛骨悚然。
두군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몰래 진기를 끌어모았다. 거기서 또 앞으로 약 삼오십 보를 가자 갑자기 괴이한 울음소리가 크게 일더니 찰나지간에 온 산에서 잇달아 호응하는데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모골이 송연하게 했다.
修羅王腳步微微一室,突地,兩縷陰風悄沒聲地分向二入腦後玉枕穴上襲來。 杜君平早有準備,忽地腳下一肇,讓開了那縷陰風,揚掌發出一記劈空掌力,一股巨大的潛力,挾著呼嘯之聲,直撞了過去。
수라왕은 발걸음을 미미하게 (室??) 갑자기 두 가닥의 음풍(陰風)이 소리없이 두 사람의 머리 뒤 옥침혈(玉枕穴)을 향해 나뉘어 습격해왔다. 두군평은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급히 발을 떼어 그 음풍이 비켜가도록 하고는 손을 들어 한 대의 벽공장력(劈空掌力)을 발출했다.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이 휙, 하는 바람소리를 내며 그대로 부딪혀갔다.
暗中襲擊之人,似不曾料到杜君平的掌力如此渾厚,驚噫一聲,身形一閃,閃入一株大樹之後,但聽轟然一聲震響,掌風擊在樹杆之上,只震得枝葉紛飛,嘩啦亂響。 杜君平一擊不中,身隨掌進,猶如一道閃光,飛向來人撲去,黑影中已然發現那是一個連頭臉俱被包沒的黑衣人,於是手一揚,又是一掌劈去。
몰래 습격한 사람은 두군평의 장력이 이같이 웅후할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는 듯 어, 하는 놀란 외침을 지르더니 한 그루의 큰 나무 뒤로 신형을 피했다. 꽝, 하는 귀청이 떨어질 듯한 소리가 들리며 장풍이 나무 줄기에 맞았다. 나뭇가지와 잎이 후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어지럽게 날렸다.
두군평은 일격이 적중되지 않자 장에 이어 신형을 마치 섬광처럼 날리며 습격한 사람을 덮쳐갔다.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이미 한 명의 머리와 얼굴을 가린 흑의인을 발견하고는 손을 들어 또 일장을 쪼개어갔다.
黑衣人似知厲害,急忙又二閃身,向樹後閃去,可是杜君平存心不讓他脫出手去,右掌掌勢才出,左手已疾逾奔電地探出,剛即把他去路擋住。 就他手掌堪堪要沾上對方衣衫之際,一條人影已悄沒聲地由他背後襲來。
흑의인은 무서움을 아는 듯 황망히 다시 두어 번 몸을 날려 나무 뒤로 피했다. 그러나 두군평은 그가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게 할 마음을 먹고 있어서 우장으로 장세를 발출하자마자 좌수를 이미 번개보다 빠르게 앞으로 뻗어내어 그의 길을 가로막았다. 그의 손바닥이 상대의 옷에 막 닿으려 할때 한 줄기의 인영이 소리없이 그의 등뒤에서 습격해왔다.
樹林之內,漆黑一片,四下又有嘯音攪擾,不僅目難見物,聽力亦大打折扣,尚幸他內功精湛,突感身後似有一陣微風吹刮,疾地收回手掌,反手一掌擊出。此一掌旨在自救,力道用到十成,但聽一聲狂號,身後暗襲之人,竟被震得身形騰起,滾出一丈多遠。杜君平這面傷了一人,修羅王那面亦連傷了二人,彼此會在一處,仍繼續前。
수림(樹林) 안은 칠흑같이 어둡고 사방은 또 울부짖는 소리가 방해하여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청력도 크게 떨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의 내공이 정심하여 갑자기 뒤에서 미풍이 부는 듯 함을 느끼고 재빨리 손바닥을 도로 거두더니 손바닥을 뒤집어 일장을 격출했다. 이 일장(一掌)의 목적은 스스로를 구하는데 있어 십성의 공력을 사용하였다.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뒤에서 암습했던 사람이 튕겨져 나가 일장(一丈)이나 데굴데굴 굴러갔다. 두군평이 이쪽에서 한 명을 해치우고 수라왕이 그쪽에서 연달아 두 명을 해치웠다. 서로 한 곳에서 만나서 여전히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此時嘯聲已然停止,四下靜悄悄的,杜君平暗對修羅王道:“咱們要不要回去通知那個青龍壇主一聲?”
이때는 울음소리가 이미 그쳤고 주위도 조용해졌다. 두군평이 몰래 수라왕에게 말했다.
"그 청룡단주에게 돌아가서 통지(通知)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修羅王搖頭道:“你該記住,咱們都是喪失記憶力之人,只須勇往直前,其餘的事都不用管了。”
수라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는 우리 모두가 기억력을 상실한 사람임을 기억해야 한다. 오로지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갈 뿐 다른 나머지 일은 상관할 필요없다."
杜君平點頭稱是,舉步當先而行,只見林邊一排站著六七人,俱是黑衣窄袖,頭臉都被包沒之人,只有為首一人身披玄衣大氅,面罩青紗。
두군평이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여보이고 걸음을 떼어 앞장서서 갔다. 숲 주위에 한 줄로 늘어선 칠팔 명의 사람이 보였다. 모두 소매가 좁은 흑의를 입고 머리와 얼굴을 가린 사람들이었다. 다만 우두머리로 보이는 한 사람은 검은 외투를 걸치고 청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杜君平不言不語,舉步直衝過去。但聽一聲暴喝,寒芒電閃,四把金刀,挾著風聲劈面襲來。 杜君平身形地一偏,長劍出鞘,一式雲龍三現,寒芒一閃之下,人已藉勢前衝了五尺,脫出了圍攻,而對他進襲的四人中已有二人手臂沁沁滲出鮮血,金刀噹啷落地。
두군평은 말없이 걸음을 옮기며 그대로 지나갔다. 일성 폭갈이 들리더니 한망이 번개처럼 번쩍이며 네 자루의 금도가 바람소리를 내며 얼굴을 쪼개어왔다. 두군평은 신형을 한쪽으로 기울이며 장검을 뽑아 운룡삼현(雲龍三現) 일식을 펼쳤다. 한망이 한번 번쩍, 하더니 사람은 이미 짓밟는 듯한 기세로 앞쪽으로 오 척이나 뚫고나가 포위 공격을 벗어났다.
這一式乃是修羅門的絕學,端地快逾電閃,詭秘異常。身披玄氅的蒙面人,似是大出意外,臉上青紗無風自動,一橫身擋在杜君平身前,舉手一掌推出,一股巨大的潛力直撞了過來。 杜君平存心顯露,不退反進,手掌一翻,也打出一股掌力,硬碰硬地迎了上去。
이 일식은 원래 수라문의 절학이었는데 번개보다 빠르며 궤이하기 이를 데 없었다. 검은 외투를 입은 몽면인은 크게 의외라는듯 얼굴을 가린 청사가 바람이 없는데도 저절로 떨었다. 신형을 옆으로 날려 두군평의 앞을 가로막고는 손을 들어 일장을 밀어냈다.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이 그대로 부딪혀왔다. 두군평은 물러나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마음을 드러내며 손바닥을 홱, 뒤집어 한 줄기 장력을 쳐내어 강경하게 맞받아갔다.
蒙面人暗罵一聲:“找死。”猛一提勁,力道又加添了二分,兩股潛力一觸之下,蒙面人悶哼一聲,暴退三尺。
몽면인이 속으로 한마디 욕을 했다.
'죽으려 드는구나.'
맹렬하게 공력을 끌어올려 이푼의 힘을 더 가했다. 두 줄기 잠력이 부딪히자 몽면인은 답답한 신음소리를 내며 거칠게 삼 척을 물러났다.
杜君平亦覺心頭猛地一震,當下猛一提氣,把身形立穩,又緩緩往前趨近。 蒙面人張口噴出一塊瘀血,忽地一旋身,疾奔而去,那批黑衣人見首腦已走,也跟著急奔而去。 杜君平面無表情,回頭望了修羅王一眼,舉步直赴林外,此時天色已經破曉,他迎著晨風深吸了一口氣,正待辨識一下所處方位。
두군평 역시 가슴이 맹렬하게 진탕됨을 느꼈다. 즉시 진기를 끌어올려 신형을 안정되게 세우고는 또 느릿느릿 앞으로 나아갔다. 몽면인은 입을 벌려 한 덩이의 어혈을 토해내더니 갑자기 몸을 돌려 달려가버렸다. 그 흑의인 무리는 우두머리가 가버리자 뒤를 따라 급히 달려갔다.
두군평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수라왕을 한번 바라보고는 발걸음을 옮겨 그대로 숲 밖으로 걸어갔다. 이때 하늘은 이미 동이 터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새벽 공기를 깊이 한 입 들이마시고 어디에 와있는지 알아내려고 했다.
驀地一條人影飛射而至,落地竟是一位身材高大的紫袍老者,雙目冷電似的在杜君平臉上一瞥,倏地縱聲一陣狂笑。
갑자기 한 줄기 인영이 쏘아져 날아오더니 한 명의 키가 큰 자포(紫袍)노인이 떨어져내렸다. 냉전이 쏘아져 나오는 듯한 시선으로 두군평을 힐끗 보더니 갑자기 소리 높여 미친 듯이 웃었다.
杜君平因恐露出破綻,是以不便出聲說話,但覺他笑聲洪亮,震得林梢敗葉紛紛墜落,心頭枉跳不已,不由暗驚道:“此人的內功怎的如此深厚?”
두군평은 허점을 노출할까 두려워 말없이 있었지만 그의 웃음소리가 어찌나 우렁찬지 나뭇가지의 잎들이 흔들려 분분히 떨어져내리는 것이었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절로 속으로 놀랐다.
'이 사람의 내공이 어쩌면 이토록 심후할까?'
紫袍老者狂笑了一陣,陡地往前一赴身,伸手往杜君平的臉上抓去,出手快捷,隔著老遠便隱隱覺出有一股疾風襲到。
자포노인은 한바탕 광소를 터뜨리고 나더니 돌연 앞으로 다가와 손을 뻗어 두군평의 얼굴을 움켜 쥐려 했는데 출수가 아주 민첩했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도 한 줄기 바람이 덮쳐오는 것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杜君平對他的狂妄自大,極是不滿,明知他這一招旨在揭去自己的面幕,並無襲之意,卻不肯閃讓,左臂一抬,翻腕朝抓來的手掌扣去,右掌五指齊彈,徑襲前胸五處大穴,出招快速,去勢疾逾奔電。
두군평은 그의 거만함에 대해 기분이 몹시 나빴다. 그의 이 일초의 목적은 자기의 면구를 벗겨내려는데 있지 결코 해칠 의도가 없음을 잘 알고 피하고 싶지 않았다. 왼팔을 들어올려 손목을 뒤집더니 그의 손바닥을 낚아채가며 우장의 다섯 손가락을 일제히 튕겨 가슴의 다섯 곳 대혈을 공격했다. 출초의 쾌속함이 번개보다 더 빨랐다.
紫袍老者料不到杜君平使出如此凶險的招式,百忙中右臂一沉,把抓出的手掌縮回,左掌乘勢推出,企圖以深厚的內力,硬接下杜君平彈出的指風。 詎料,掌風與指勁一觸之下,只覺對方的指勁尖銳如錐,直透入掌風之內,不禁大吃一驚,腳下一用勁,硬生生把衝出的身形撤回。此老一生狂傲,極少遇上敵手,不想在一個不知姓名的少年手下,吃上一個啞巴虧,頓時暴怒起來。
자포노인은 두군평이 이처럼 흉험한 초식을 발출하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한 듯 얼른 오른팔을 내려 움켜 잡으려던 손을 움츠려 들이고 그 기세를 빌어 좌장을 밀어내어 심후한 내력으로써 두군평이 튕겨낸 지풍을 맞받으려 했다.
어찌 짐작이나 했겠는가? 장풍과 지경이 맞딱뜨리자 상대의 지경은 날카롭기가 송곳과 같아 그대로 장풍을 뚫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경악을 금치 못하여 발끝에 힘을 주어 완강하게 뚫고 나가려던 신형을 뒤로 물렸다. 이 노인은 한평생 광오하였고 적수를 만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일개 성명도 알지 못하는 젊은이의 손아래 한번 손해를 보자 곧바로 사납게 노기가 일어났다.
修羅王冷眼旁觀,只見紫袍老者白裡泛紅的臉上,突然升起一層紫氣,不禁心裡一動,急用傳音喝道:“賢侄你快退下,容我來應付。”
수라왕이 냉정한 시선으로 방관하다가 자포노인의 붉으락푸르락하던 얼굴에 돌연 한 겹의 자기(紫氣)가 떠오르는 것을 보자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금할 수 없어 급히 전음으로 소리쳤다.
"현질, 자네는 속히 물러나게. 내가 상대하겠네."
不容杜君平回答,緩緩往前一跨步,擋在他身前,倒背著雙手,一語不發。
두군평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천천히 그의 앞으로 걸어가서 가로막고는 뒷짐을 진 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紫袍老者暴怒之下,竟把從不輕易施展的紫陽真氣運集,意欲一舉搏殺對方,忽見人影一閃,已然換了一個舉止沉穩的古稀老者,不由一怔,沉喝一聲道:“尊駕是誰?”
자포노인은 격노하여 가벼이 시전하지 않던 자양진기(紫陽真氣)를 운집하여 일거에 상대를 박살낼 작정이었다. 갑자기 인영이 나타났는데 행동거지가 진중하고 고희쯤 되어 보이는 노인으로 바뀌자 저절로 멍해져서 침성으로 말했다.
"귀하는 누구시오?"
修羅王搖了搖頭道:“老夫已不記得自己是誰了。”
수라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노부는 이미 내가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오."
紫袍老者怒道:“難道對本門派都忘了?”
자포노인이 노하여 말했다.
"설마 본래의 문파에 대해서도 모두 잊었단 말인가?"
修羅王想了想道:“老夫乃是青龍壇下的弟子。”
수라왕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노부는 원래 청룡단의 제자요."
紫袍老者怒極,厲聲喝道:“你滿嘴胡說。”
자포노인의 화가 극에 달하여 엄하게 소리쳤다.
"헛소리만 지껄이는구나."
突然遠遠傳來一個冷峻的嗓音道:“他說的都是實話,尊駕也許是氣糊塗了。”
돌연 멀리서 하나의 냉준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말은 모두 사실이오. 귀하는 아마도 화가 나서 멍청해진 것 같소."
杜君平回頭一看,只見青龍壇主領著那批難友緩緩行出林來。
두군평이 고개를 돌려보니 청룡단주가 난우 무리를 이끌고 천천히 숲에서 나오고 있었다.
紫袍老者一見青龍壇主來到,頓時省悟,但仍心有不甘地道:“不論他是哪個壇下的,老夫得稱稱他究竟有多少斤兩。”
자포노인은 청룡단주가 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깨달았지만 여전히 달갑지 않아 말했다.
"그가 무슨 단의 소속이라 하더라도 노부는 그가 도대체 어느 정도의 재간이 있는지 한번 시험해 보아야겠소."
青龍壇主冷笑道:“此刻正需用人之際,尊駕豈可逞一時意氣,我看免了吧。”
청룡단주가 냉소하며 말했다.
"지금은 한창 사람을 받아들이고 있는 때인데 귀하가 어찌 한순간의 감정으로 멋대로 할 수 있단 말이오? 나는 좌시하지 않겠소."
紫袍老者怒氣勃勃,突地一旋身,疾奔而去。
자포노인은 노기가 끓어올랐지만 돌연 몸을 돌리더니 달려가버렸다.
青龍壇主嘿嘿冷笑了兩聲,舉步行至修羅王身前,拍著他肩膀道:“你二人幹得很好,回壇後本座當禀明盟主,升你二人為香主。”
청룡단주는 흐흐, 하며 두어 번 냉소를 흘리더니 걸음을 떼어 수라왕의 앞으로 가서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너희 두 사람은 잘 해냈다. 단으로 돌아간 후 본좌는 맹주께 소상히 보고하여 너희 두 사람을 향주(香主)로 진급시키겠다."
修羅王裝作癡呆地咧嘴一笑,杜君平早把目中神光斂去。 呆呆立著默不作聲。
수라왕은 백치로 가장하여 입을 벌리고 헤벌리고 웃었다. 두군평도 벌써 스스로 눈의 신광을 거두어 들이고 멍청하니 서서 아무런 말이 없었다.
青龍壇主滿意地笑了笑,揮了揮手道:“此去已漸入坦途,大家隨我來。”領著一行人當先疾行。
청룡단주는 만족하여 웃더니 손을 흔들며 말했다.
"이쪽으로 가면 점차 순탄한 길로 접어드니 모두 나를 따라 오너라."
명령을 내리더니 앞장 서서 달려갔다.
杜君平暗察四下的形勢,所去的方向,竟仍是黑風怪領去的那地方,心中不由暗罵道:“原來他是明欺大家已喪失靈智,又領大家回到老地方了。”
두군평은 몰래 주위의 형세를 살폈다. 가고 있는 방향은 뜻밖에 흑풍괴를 따라 가던 그곳인지라 속으로 절로 욕이 나왔다.
'원래 그는 이미 영지를 상실한 사람들을 속여 또 왔던 곳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가는 것이구나.'
杜君平所料果然不差,青龍壇主領著大夥兒在群山中轉了約一個來時辰,已來到一處秘谷,谷內新蓋有一座寺院。
두군평의 추측은 과연 틀리지 않았다. 청룡단주가 그 무리를 이끌고 약 한 시진을 여러 산을 돌자 어느 은밀한 골짜기에 도착했다. 곡 안에는 새로 지은 한 채의 사원이 있었다.
青龍壇主把大家直領入後殿,吩咐大夥兒就在禪房中歇息,不可行動,自己卻徑自入內去了。 同行的難友們倒也聽話,各自盤膝坐下,閉目養神,竟沒有一人交談。
청룡단주는 사람들을 데리고 그대로 후전으로 들어가 무리들에게 선방으로 들어가 휴식하되 나다니지 말라고 분부하고는 자기도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동행했던 난우들은 그 말을 듣고 각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고 조식을 하는데 서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杜君平細察所處的禪房,似是在山洞之內,隨用傳音對修羅王道:“伯伯,這所寺院從外面看很小,裡面卻大得很呢!”
두군평이 선방이 위치한 곳을 자세히 살펴보니 산동의 안인 것 같았다. 곧 전음으로 수라왕에게 말했다.
"백부님, 이곳 사원은 뒤에서 볼 때는 아주 작았는데 안은 아주 크군요!"
修羅王亦用傳音答道:“聚賢廳就在此寺的後面,這所寺院縱不是總壇,亦必是天地盟根本重地。”
수라왕도 전음으로 대답했다.
"취현청이 바로 이 절의 후면이다. 이곳 사원이 설령 총단이 아니라 하더라도 필시 천지맹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곳이다."
杜君平又問道:“咱們如今該怎麼辦?”
두군평이 또 물었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합니까?"
修羅王答道:“他們既對咱們深信不疑,那是再好沒有了,且不要急,等些時再見機而作吧。”
수라왕이 대답했다.
"그들이 이미 우리를 깊이 신뢰하며 의심하지 않으니 더 없이 잘되었다. 성급히 굴 필요없이 기다리며 기회를 보아 움직이자."
二人交談數語後,青龍壇主巳匆匆行了進來,後面跟著兩個大漢,每人抱了一包衣服,對著大夥兒拍拍掌,沉聲道:“咱們此刻處境甚是危殆,隨時均有遭受襲擊可能,諸位務必把精神養足。”
두 사람이 몇 마디를 나누었는데 청룡단주가 이미 총총히 걸어오고 있었다. 뒤에는 두 명의 대한이 뒤따르고 있었는데 한 보따리의 옷을 안고 있었다. 청룡단주는 무리들에게 손뼉을 치더니 침성으로 말했다.
"우리는 지금 언제든 수시로 습격당할 가능성이 있는 심히 위태로운 지경에 처해있다. 여러분들은 반드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又指著地下的包袱道:“包袱內的衣服可每人取一件穿上,免得動手時無法辨識。”
또 땅에 놓인 옷보따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손을 쓰게 될 때 식별할 방법이 없으면 안되니 보따리 안에 옷을 각자 한 벌씩 꺼내 입도록 하라."
兩個大漢迅即把包袱打開,每人擲給衣服一套,大夥兒依言將衣服穿上,竟是一套連頭臉都被包沒的黑色勁裝。
두 대한이 신속히 보따리를 열고 한 사람씩 옷 한 벌을 던져주자 모두가 그 말에 따라 옷을 걸쳐 입었다. 머리와 얼굴까지도 가리는 한 벌의 흑색경장이었다.
杜君平暗忖:“這樣倒好,不論遇上誰,均已無法辨識了。”
두군평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누구를 만나게 되더라도 똑같이 구분할 수 없으니 잘됐군.'
青龍壇主容難友們改扮完畢,又吩咐送上菜飯來,讓大家飽餐了一頓,難友們大都是在武林道上有聲名地位之人,但此刻卻如餓了甚久的囚犯一般,食物到手,立時風捲殘雲,吃了一干二淨。
청룡단주는 난우들이 모두 다 옷을 입자 또 음식을 차려오라고 분부하여 사람들이 배불리 먹도록 했다. 난우들 대부분은 무림도상에 명성이 있던 사람들이었지만 지금 오랫동안 굶주렸던 죄인들처럼 음식이 손에 들어오자 곧바로 게 눈 감추듯 깨끗이 먹어치웠다.
因門口通道俱有看守之人,為了怕引起對方疑竇,杜君平與修羅王都安份守己地呆在禪房之內,禪院處在山窟之中,不論白天晚上,均用萬年燈照明,在裡面之人,根本無法分辨晝夜。
문 입구로 통하는 길에는 모두 지키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가 의혹의 품을까 두려워 두군평과 수라왕은 선방 안에 가만히 틀어박혀 있었다. 선원(禪院)이 위치한 곳은 산굴 안이었는데 낮이든 저녁이든 똑같이 만년등을 밝혀놓아 안쪽에 있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밤낮을 구분할 수가 없었다.
但修羅王修習內功數十年,每日功課均有一定時刻,雖處暗室之中,仍能辨別晝夜,看看時間已交二鼓,暗暗碰了杜君平一下,用傳音對他說道:“你去各房看看那些難友,不知他們還能不能運功調息。”
하지만 수라왕은 수십 년을 매일 일정한 시각에 연공을 하던 것이 습관이 되어 비록 암실 안에 있었지만 여전히 낮과 밤을 판별할 수 있었다. 시간이 이미 이경에 이르렀음을 알아차리고 몰래 두군평을 툭 치며 전음으로 그에게 말해다.
"너는 가서 각 방의 난우들을 살펴보아라. 그들이 아직 운공조식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구나."
杜君平一臉惶惑地道:“若是還能運功呢?
두군평이 얼굴에 당혹감을 드러내며 말했다.
"만약 아직까지 운공을 할 수 있으면요?"
修羅王喟然嘆道:“那就證明天地盟此法不僅毒辣,而且將一網打盡武林中人。”
수라왕이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것은 천지맹의 이 수법이 독랄할 뿐 아니라 게다가 무림인들을 일망타진시킬 것임을 증명한다."
杜君平甚是不服地道:“晚輩終覺權術只能用於一時,必不能成功。”
두군평이 심히 불복하여 말했다.
"후배는 권모술수가 일시 통할 수는 있겠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修羅王感慨地道:“這個自然,不過咱們如是沒有解藥,豈不也和難友們一般,也都做了他們的爪牙鷹犬。”長嘆一聲又道:“到某一時期,他們便可驅使這些迷失本性之人,到處攻殺,直到異己全都滅絕為止,試想到了那個時候,還有哪個門派能夠存在?”
수라왕이 감개하여 말했다.
"그건 당연하지. 그러나 우리가 만약 해약이 없었다면 어찌 난우들처럼 되어 모두 그들의 앞잡이가 되지 않았겠느냐."
길게 탄식하더니 또 말했다.
"언젠가 때가 되면 그들은 이들 본성을 잃은 사람들을 부려서 도처를 공격하여 그대로 반대파까지 전부 멸절시킬 수 있다. 생각해보아라. 그때가 되면 어떤 문파가 존재할 수 있겠느냐?"
杜君平一時無言可對,舉步行出禪房,到各房轉了一轉,只見那些難友們,俱都安居房內,調息運功,既沒有人在外走動,亦無交談之人,心中大感驚異,急步迴轉禪房,把所見的情景,對修羅王說了一遍。
두군평은 일시에 대꾸할 말이 없었다. 걸음을 떼어 선방을 나가 각 방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그 난우들은 모두 방 안에 편안히 운공조식을 하고 있었으며 밖으로 나다니는 사람이 없었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람도 없었다. 속으로 크게 놀라서 급히 걸음을 돌려 선방으로 돌아와 보았던 정경을 수라왕에게 말해주었다.
修羅王沉忖有頃道:“既是這樣,咱們也不可在一起了,你也去調息一番吧,免得他們動疑。
수라왕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우리도 같이 할 수 밖에 없구나. 그들이 의심하지 않게 너도 가서 조식을 하거라."
杜君平依言回到禪床之上,堪堪盤膝坐好,外面已傳來一片腳步聲響,青龍壇主大步行入禪院,高聲喊道:“總壇有令,本壇即刻出去公幹。”
두군평은 그 말대로 돌아와서 선방의 침상에 올라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청룡단주가 큰 걸음으로 선원으로 들어와 소리높여 외쳤다.
"총단에서 영이 내려졌다. 본 단은 즉각 출동하여 공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于禅房安息的難友,聞聲紛紛行了出來,鹄立在禅院之中,呆呆出神。
선방에서 쉬고 있던 난우들은 그 말을 듣자 분분히 나와서 선원 안에 우뚝 서서 정신나간듯 멍하니 서있었다.
青龍壇主目光四下一掃,沈聲道:“適才總壇傳下令谕,著本座率領壇下弟子,即速前去聽候差遣。”
청룡단주는 사방을 쓸어보더니 침성으로 말했다.
"지금 막 총단에서 영이 전해졌다. 본좌가 거느리는 단하 제자들은 즉시 앞으로 가서 출동 대기하라."
青龍壇主似是迫不及待,容大家把衣服換好,立時催著起程,領著一行人在山區轉了約有半個時辰,已然快到平原了。
청룡단주는 마치 일각도 지체할 수 없는 듯 사람들에게 옷을 갈아입게 하고는 즉시 출발을 재촉했다. 일행을 이끌고 산간 지대를 돌아 약 반 시진이 되자 이미 평원에 이르렀다.
杜君平突然靈機一動,暗用傳音對修羅王道:“伯伯,咱們解藥尚有剩余,何不取出兩顆將祁連山主與韓三公的藥性解去。”
두군평이 돌연 영기가 발동하여 전음으로 수라왕에게 말했다.
"백부님, 우리에게 남은 해약이 있으니 두 알을 꺼내 기련산주와 한삼공의 약성을 풀어주는 것이 어떨까요?"
修羅王想了想道:“這二人俱是老奸巨滑之人,解去藥性未必能爲我用,說不定還會壞了咱們的事呢。”
수라왕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 두 사람은 모두 닳고닳은 간사한 사람들이다. 약성을 제거해주어도 우리에게 반드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짐작컨대 우리의 일을 망쳐버릴 것이다."
杜君平天性忠厚,爲人任俠,覺得自己解救他們,並不指望有何還報,那又何必顧及那麽多呢,當下又道:“他二人也算得是武林道上有聲名之人,縱不能爲我用,總還不致壞咱們的事呢。”
두군평은 천성이 충후하고 사람됨이 약자를 돕고자 하였다. 자기의 해약이 그들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결코 무슨 보답을 바라지 않았는데 또 무슨 다른 것을 돌아볼 필요가 있겠는가? 즉시 또 말했다.
"그 두 사람도 무림도상에서 명성이 있는 사람입니다. 설령 우리에게 도움이 안될지라도 우리의 일을 망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修羅王微歎一聲道:“你在江湖閱曆尚淺,怎知人心險惡,既一定要救他,那就給他們服下吧。”
수라왕이 가늘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너는 강호경력이 아직 얕으니 인심이 험악함을 어찌 알겠느냐. 이미 그를 구하기로 했다니 그들에게 주어 먹도록 하거라."
杜君平依言輕輕一拉韓三公與祁連山主,暗用傳音說道:“那面有山泉,下去喝幾口如何?”
두군평이 그 말에 따라 한삼공과 기련산주를 가볍게 붙잡고 몰래 전음으로 말했다.
"저 쪽에 샘물이 있으니 내려가서 몇 모금 마시면 어떻겠소?"
韓三公與祁連山主俱是老江湖了,雖然記憶力失去,靈智泯滅,卻仍想到他此舉決不是僅僅爲了喝幾口山泉,是以都隨著行至溪邊。
한삼공과 기련산주는 모두 노강호인이다. 비록 기억력을 잃고 영지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그의 이런 행동이 결코 단지 몇 모금의 샘물을 마시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모두 뒤따라 시냇가로 갔다.
杜君平先行蹲下身子,每人塞了一顆解藥,急用傳音道:“二位快把解藥服下,等會我再爲你們詳說。”
두군평이 먼저 쪼그리고 앉더니 한 사람씩 한 알의 해약을 입에 밀어넣고 급히 전음으로 말했다.
"두 분이 속히 해약을 삼키시면 제가 다시 당신들께 설명을 해드리겠소."
二人略事遲疑,立即將藥擲入嘴裏,捧起山泉喝了幾口,杜君平也喝了幾口,隨即立起身來。
두 사람은 조금 머뭇거리더니 즉시 약을 입 안으로 삼키더니 샘물을 몇 모금 떠마셨다. 두군평도 몇 모금 마시더니 즉시 일어섰다.
青龍壇主已于此時行了過來,見他三人喝了水便返回,並未交談,也就沒說什麽。
청룡단주가 이때 지나가다가 세 사람이 물을 마시고 돌아오는데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는 것을 보고는 그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杜君平緊跟在韓三公的身後,過了約有頓飯時間,韓三公突然回頭對杜君平看了一眼,用蟻語傳音道:“兄弟的藥力已然行開,真是多謝你了。”
두군평은 한삼공의 뒤를 바짝 따랐는데 약 밥 한그릇 먹을 시간이 지나자 한삼공이 돌연 고개를 돌려 두군평을 쳐다보더니 의어전음으로 말했다.
"형제의 약효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소. 정말 고맙네."
杜君平答道:“不錯,二位現已恢複靈智,今後如何做法在下管不著,但望不要泄露我師徒的行藏才好。”
두군평이 대답했다.
"잘 됐군요. 두 분은 이미 영지를 회복하셨으니 이후에 어떻게 하시든 저는 상관하지 않겠소. 다만 우리 사도의 행적을 누설하지 않으시기를 바라오."
祁連山主與韓三公齊聲道:“小哥請放心,兄弟雖不才,豈有恩將仇報之理。”
기련산주와 한삼공이 일제히 말했다.
"소형제는 마음 놓으시게. 형제가 비록 재주가 없지만 어찌 은혜를 원수로 갚을 리가 있겠는가?"
此時一行人已行至平原,杜君平舉目四望,原來仍在金陵城郊,不禁暗暗點頭。
이때 일행은 평원에 이르렀다. 두군평이 눈을 들어 사방을 둘러보니 원래 여전히 금릉 교외였다. 저도 모르게 몰래 고개를 끄덕였다.
青龍壇主領著大夥兒行至一座墳堂之前,隨即揮手讓大夥兒停下,對著墳堂躬身行禮道:“青龍壇主率領盟下弟子恭候差遣。”
청룡단주가 모두를 이끌고 한 채의 분당(墳堂) 앞에 이르자 곧 손을 내저어 일행을 멈추게 하더니 분당에 허리를 굽히며 예를 올리고 말했다.
"청룡단주가 맹의 제자를 이끌고 와서 파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只聽墳堂內傳出一個冷森森的嗓音道:“有多少個可用的弟子?”
분당 안에서 하나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용한 제자들이 얼마나 되느냐?"
青龍壇主躬身禀道:“共廿四名俱可派用。”
청룡단주가 허리를 굽히며 보고했다.
"모두 이십사명을 파견할 수 있습니다."
墳堂內又道:“很好,待白虎壇下來後,即刻行動。”
분당 안에서 또 말했다.
"아주 좋군. 백호단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즉시 행동하라."
青龍壇主躬身應了一聲,退了回來。
청룡단주는 허리를 굽히며 대답하고는 물러나서 돌아왔다.
一行人靜靜候了約有盞茶時刻,又一批黑衣人急行而來,當先一個胸前鏽有文叉白骨與骷髅的黑衣人,搶步上前對墳堂躬身行禮道:“白虎壇恭候差遣。”
일행들은 조용히 약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기다렸다. 또 한 무리의 흑의인들이 급히 왔는데 앞장 선 사람의 가슴 앞에는 교차된 백골이 수 놓아져 있는 흑의인이 앞다투어 앞으로 나오더니 분당에 허리를 굽히며 예를 올리더니 말했다.
"백호단이 삼가 파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墳堂內冷冷哼了一聲,半晌方道:“如何這時才來?”
분당 안에서 냉랭하게 흥, 하더니 한참만에 말했다.
"어째서 지금에야 왔느냐?"
黑衣人惶恐答道:“因在途中出了點變故,是以來遲。”
흑의인은 황공해하며 대답했다.
"도중에 변고가 발생하여 늦게 왔습니다."
墳堂內人冷笑道:“這不是理由,今晚由白虎壇充爲頭陣,將功折罪。”
분당 안의 사람은 냉소하더니 말했다.
"이건 이유가 안된다. 오늘 밤 백호단이 선봉에서 서서 공을 세워 죄를 만회토록 하라."
黑衣人如奉聖旨,又一躬身道:“謝使者恩典。”
흑의인이 마치 성지를 받은듯 또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사자의 은전(恩典)에 감사드립니다."
墳堂內人沈聲喝道:“時刻已經不多了,立即起程。”
분당 안의 사람은 침성으로 소리쳤다.
"시간이 많지 않다. 즉시 출발하라."
黑衣人答應了一聲,領著同來的那批黑衣人,轉身疾奔而去。
흑의인이 대답하더니 같이 왔던 그 흑의인 무리를 이끌고 몸을 돌려 달려갔다.
墳堂內人複又喝道:“青龍壇也可以走了,事完仍來此地覆命。”
분당 안의 사람이 또 다시 소리쳤다.
"청룡단도 출발하라. 일이 끝나면 이곳으로 와서 복명하도록 하라."
青龍壇主應聲道:“屬下遵命。”轉過身來一揮手道:“跟我來。”當先疾奔。
청룡단주가 대답하여 말했다.
"속하, 명을 따르겠습니다."
몸을 돌리더니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나를 따르라."
앞장서서 달려갔다.
杜君平見他行走的方向乃是城內,隨用傳音對修羅王道:“伯伯,難道他們竟公開在城內殺人?”
두군평은 그가 달려가는 방향이 성 안임을 보더니 곧 전음으로 수라왕에게 말했다.
"백부님, 설마 그들은 공개적으로 성 안에서 살인을 하려는 것일까요?"
修羅王點頭道:“看樣子確是如此。”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보아하니 확실히 그런 것 같구나."
杜君平又道:“他們一下派出兩個壇的弟兄,對手怕不簡單呢,但不知是不是丐幫。”
두군평이 또 말했다.
"그들이 두 개 단의 형제들을 출동시킨 것은 상대가 간단치 않기 때문일 텐데 개방인지 모르겠군요."
修羅王接道:“不論是攻襲什麽門派,不到萬不得已,咱們絕不可泄露身分。”
수라왕이 이어서 말했다.
"무슨 문파를 공격한다고 하더라도 만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는 절대 신분을 노출시켜서는 안된다."
杜君平點頭道:“晚輩也是如此想法。”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후배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突然,韓三公對他湊了過來,暗用傳音道:“今晚乃是咱們脫身的好機會。”
돌연, 한삼공이 그에게 건너오더니 전음을 사용하여 말했다.
"오늘 밤 우리가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네."
杜君平亦用傳音回道:“二位盡可請便,我師徒尚沒打算離開。
두군평 역시 전음으로 회답했다.
"두 분은 편하신 대로 하시오. 우리 사도는 아직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說話之間,一行人已然行入城內,果然所奔的方向是丐幫行壇。青龍壇主舉步當先,一躍而人,余人也跟著躍入,而韓三公與祁連山主卻趁機悄悄溜之大吉。
말하는 사이에 일행은 이미 성 안으로 들어갔다. 과연 달려가는 방향은 개방의 행단이었다. 청룡단주가 앞자서서 몸을 솟구치니 나머지 사람들도 뒤따라 뛰어넘어 들어갔다. 한삼공과 기련산주는 물러나서 기회를 틈 타 조용히 줄행랑을 놓았다.
杜君平看在眼內,故作不見,一躍進入牆內。只見院內已然劍拔弩張,白虎壇主宰領的一批人已經早到,正與丐幫對峙中。丐幫這面除了幫主四海遊龍陸賈護法夏楚外,尚有青衫客尹仲秋,以及妙手書生馬載等人。
두군평 보고도 못본 척하며 담장 안으로 뛰어넘어 갔다. 원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백호단주가 거느리고 온 한 무리의 사람들은 이미 도착하여 개방과 대치 중이었다. 개방 쪽은 방주 사해유룡 육가, 호법 하초를 제외하고도 청상검객 윤중추 및 묘수서생 마재 등의 사람이 있었다.
青龍壇主一躍入場,森森一陣冷笑,指著四海遊龍喝道:“識時務者爲俊傑,幫主何故執迷不悟。”
청룡단주는 장내에 뛰어들자 음산하게 냉소를 터뜨리더니 사해유룡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시무를 아는 자가 준걸이라했소. 방주는 왜 깨닫지 못하고 고집을 피우는 것이오?"
此時兩壇的黑衣難友已然把陣勢擺開,四海遊龍知道這場拚鬥勢所難免,徐徐地道:“兄弟早知會有這麽一天,尊駕既是奉命而來,也用不著說那麽多廢話了。”
이때 두 단의 흑의 난우들은 이미 진세를 펼쳤다. 사해유룡은 한바탕 사투를 면하기 어려운 형세임을 알고 서서히 입을 열었다.
"형제는 일찌기 이런 날이 올 것임을 알고 있었소. 귀하가 이미 명을 받아 왔으니 쓸데없이 여러 말 할 필요없소이다."
白虎壇主厲喝一聲道:“好,咱們手底下分個強弱。”
백호단주가 엄하게 한 소리 호통쳤다.
"좋다. 우리는 손을 써서 누가 강하고 약한지 가려보자."
白虎壇主面對丐幫幫主,竟然毫未放在跟裏,這並非是他有什麽驚人之技,而是有恃無恐,因知手下這些弟子,俱都是各派精英,非等閑之人可比,合十余派之力,對付一個丐幫,自然是綽有余力,當下一聲震喝道:“都給我上,擒住丐幫幫主的居首功。”
백호단주는 개방 방주를 마주 대하고도 놀랍게도 조금도 안중에 두지 않았다. 이것은 결코 그가 무슨 사람을 놀라게 할 재주를 가졌기에 믿는 것이 있어 두려움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부하들인 이들 제자가 모두 각 파의 정영들이라 보통 사람에 비할 바가 아니고 십여 파의 힘을 합친 것이라 개방 하나를 상대하기에는 자연 힘이 남아 돌았다. 즉시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쳤다.
"쳐라, 모두 개방 방주를 잡으면 으뜸의 공으로 간주하겠다."
白虎壇下弟子早已蓄勢待發,轟然一聲,一擁而上,齊向四海遊龍陸賈奔去。
백호단의 제자들은 벌써 잔뜩 벼르고 있다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밀어닥치며 일제히 사해유룡 육가를 향해 달려들었다.
四海遊龍沈哼一聲道:“好莽的打法,你們眼底下果真是沒有丐幫了。”
사해유룡이 무겁게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정말 우악스러운 싸움이군. 너희들의 안중에는 정말 개방이 없는 것이로구나."
暴喝聲中,左右八大護法齊出,迎了上去,立時展開一場慘烈拚鬥。
폭갈이 일더니 좌우 팔대호법이 일제히 나서서 맞아 싸우기 시작하자 즉시 한바탕 처참한 사투가 벌어졌다.
白虎壇下弟子,不僅人手衆多,而且個個武功不凡,八大護法每人一個,僅只接下了八人,余人仍奮力向四海遊龍衝來。
백호 단하의 제자들은 사람수가 많을 뿐 아니라 개개인의 무공이 평범하지 않아 팔대호법은 각자 한 사람씩 겨우 여덟 명을 상대했기에 남은 사람들은 여전히 있는 힘을 다해 사해유룡에게 부딪혀 왔다.
四海遊龍與青衫劍客、妙手書生同立一處,三人俱是行家,一見那些黑衣人的身手,臉上駭然色變,只覺來人不僅個個身手矯健,而且內功俱都精深無比,絕非一般普通江湖武士可比。
사해유룡과 청삼검객, 묘수서생은 한 곳에 같이 서 있었다. 세 사람은 모두 고수였기에 그들 흑의인들의 재주를 보고는 이 사람들이 개개인의 솜씨가 뛰어날 뿐 아니라 게다가 내공도 모두 정심하기 그지 없어 깜짝 놀라 안색이 변하였다.
青衫劍客長劍一擺,暗用傳音對四海遊龍道:“陸兄你看出來了麽,今晚情勢只怕有些不妙,還望早作打算。”
청삼검객이 장검을 내저으며 몰래 전음으로 사해유룡에게 말했다.
"육형, 당신이 볼 때 어떻소? 오늘 밤의 정세가 좋지 않은듯 하오.
四海遊龍手中竹杖一掄,擋退了攻來的兩個黑衣人,點頭應道:“尹兄說得是,不過敵勢雖強,只怕他們還難于討得便宜。”
사해유룡이 수중의 죽장을 휘둘러 공격해 오는 두 명의 흑의인을 막아서 물러나게 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윤형의 말씀이 맞소. 그러나 적의 세력이 비록 강하지만 그들은 원하는 것을 쉽게 얻기는 어려울 것이오."
青衫劍客急道:“莫非貴幫尚有後援?”
청상검객이 급히 말했다.
"설마 귀 방은 아직 후원(後援)이 있다는 것이오?"
四海遊龍道:“只須挺過三更,他們便無法奈何了。”
사해유룡이 말했다.
"삼경까지만 견디어낸다면 그들도 어찌할 방법이 없을 것이오."
二人僅只交談數語,已然連連遇險。妙手書生急得厲聲喝道:“二位是怎麽啦,大敵當前難道還存什麽仁慈之心?”
두 사람이 겨우 몇 마디 나누었을 뿐인데 이미 연달아 위험에 처해졌다. 묘수서생이 급히 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두 분은 한가로이 무슨 말씀을 나누고 계시오? 대적을 앞에 두고 설마 무슨 자비심이라도 있는 것이오?"
青衫劍客朗聲笑道:“你急個什麽勁,量這批不能見人的鼠輩,也無法把兄弟怎麽樣。”
청삼검객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무엇이 급하시오. 이들 사람같지도 않는 쥐새끼들은 형제를 어쩌지 못할 것이오."
手上劍勢一緊,頓時光芒大盛,湧起一片耀眼劍花。四海遊龍也于此時,展開了丐幫祖傳杖法,青芒閃閃,逼得湧來的黑衣人紛紛後撤。
검세가 빨라지며 순식간에 광망이 크게 일어 한 조각 눈부신 검화가 솟아났다. 사해유룡도 그때 개방 사조가 전한 장법(杖法)을 전개하였다. 청망이 번쩍번쩍하더니 몰려오는 흑의인들을 핍박하여 분분히 뒤로 물러나게 했다.
白虎壇主存心補過求功,厲聲喝道:“使大家陷身地道中的就是他們,今晚務必將他們收拾,以解心頭無窮之恨。”
백호단주는 공을 세워 과실을 만회하려는 마음이 있었기에 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너희들을 지하도에 빠뜨린 것이 바로 그들이다. 오늘 밤 반드시 그들을 처치해버리고 마음 속의 무궁한 원한을 풀어버려라."
身形一躍,也加入了鬥場。白虎壇主這席無中生有之言,竟具無窮之力,壇下黑衣人似乎俱被激怒,亡命前攻,有的竟施出兩敗俱傷的橫蠻打法。
신형을 솟구치더니 싸움판으로 다시 끼어들었다. 백호단주가 이렇게 없는 사실을 꾸며내어 한 말은 뜻밖에 무한한 위력이 있었다. 단하의 흑의인들은 마치 모두 격노한 듯 필사적으로 공격해 갔다.
丐幫在人數上本已占劣勢,黑衣人再施用此種不要命的打法,敗象立現。
개방에 있던 사람들은 숫자에서 이미 열세를 점하고 있어 흑의인이 다시 목숨을 사리지 않고 공격해오자 즉시 패색을 드러냈다.
杜君平冷眼旁觀,心中大急,急用傳音對修羅王道:“伯伯,咱們若不動手,丐幫恐怕要糟呢!”
두군평은 차가운 시선으로 방관하다가 마음이 급해져서 급히 전음으로 수라왕에게 말했다.
"백부님, 우리가 손을 쓰지 않는다면 개방은 무너질 것 같습니다."
修羅王亦用傳音道:“丐幫乃是一個大派,力量決不止此,你不用替他擔心。”
수라왕 역시 전음으로 말했다.
"개방은 원래 큰 방파이니 역량이 결코 여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너는 그를 걱정할 필요없다."
杜君平不以爲然道:“眼看他們就不行了,晚輩可不忍心看著他們遭劫。”
두군평이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그들을 지켜만 보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후배는 그들이 겁난을 당하는 것을 보고 있지 못하겠습니다."
修羅王徐徐道:“難道你沒看出來,青龍壇下之人,一個也未插手,如若咱們一動,青龍壇下勢必加入,那樣豈不是弄巧反拙?”
수라왕이 서서히 말했다.
"설마 너는 청룡 단하의 사람이 한 명도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지 못했느냐? 만약 우리가 행동을 개시하면 청룡 단하의 세력도 반드시 개입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찌 재주를 피우다가 일을 망치지는 것이 아니겠느냐?"
杜君平天生俠腸,雖覺怪羅王言之有理,但激于一腔義憤,忍不住衝口說道:“伯伯若是怕事,那就由我一人出手好了。”
두군평은 협의심을 타고나서 비록 수라왕의 말이 이치에 맞다고 느꼈지만 의분이 솟구침을 참지 못하여 말을 내뱉았다.
"백부님이 만약 두려우시다면 저부터 출수해도 좋습니다."
修羅王把臉一沈道:“不准你胡鬧,看伯伯眼色行事。”
수라왕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함부로 굴지 말아라. 백부의 눈짓을 보고 행동하거라."
杜君平見他已現愠意,便不敢再言語了。
두군평은 그가 화를 내는 것을 보자 감히 더 말하지 못하였다.
這時丐幫的情勢已然越來越不利了,八大護法中,已有四五人負傷。
이때 개방의 정세는 이미 갈수록 불리해졌다. 팔대호법중에 이미 너댓 명이 부상을 입었다.
四海遊龍竹杖一緊,直衝人人群之中,大喝道:“往後堂撤。”八大護法應聲後撤。
사해유룡이 죽장을 더욱 빠르게 휘두르며 군중 속을 뚫고 들어가서 크게 소리쳤다.
"후당으로 철수하라."
팔대호법이 대답하고 뒤로 철수하였다.
白虎壇主厲笑道:“想走可沒那麽容易呢。”身影一躍,把去路擋住。
백호단주가 사납게 웃으며 말했다.
"도망가려 한다면 그렇게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신형을 솟구치더니 길을 가로 막았다.
四海遊龍竹杖一起,劈面點來,沈喝道:“閃開。”
사해유룡이 죽장을 세우더니 정면으로 쪼개어가며 침갈했다.
"비켜라."
白虎壇主只覺他這一杖之勢,看似平淡無奇,實際隱藏著極其淩厲的殺著,不敢正面迎擋,一側身閃了開去,八大護法就勢一衝,上了階沿。
백호단주는 그의 이 일장의 기세가 평범하고 기이한 것이 없는 듯 했지만 실제로는 극히 무서운 살기를 감추고 있음을 발견하고 감히 정면으로 받아서 막아내지 못하고 한 옆으로 비켜서 지나가게 했다. 팔대호법은 부딪혀 가는 기세로 계단에 올라섰다.
四海遊龍竹杖再起,幻起一片青芒,硬生生把後面衝來的黑衣人擋住,端的一夫當關,勇不可擋。
사해유룡의 죽장이 다시 떨쳐지니 한 조각의 청망(青芒)이 일어나 뒤쪽에서 부딪혀오던 흑의인을 막았으나 한 사람의 용맹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白虎壇主大吼道:“今晚若不能把丐幫收拾下,一個也別想活著。”
백호단주가 크게 소리지르며 말했다.
"오늘 밤 만약 개방을 무너뜨리지 못한다면 한 명도 살 생각을 하지 말아라."
掄起兩支判官筆飛撲上來。
두 자루의 판관필을 휘두르며 몸을 날려 덮쳐왔다.
妙手書生朗笑道:“相好的,你少冒點火氣好不好。”
묘수서생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화를 좀 내지 않는 것이 좋겠는데."
長劍一震,灑出七八朵劍花,劈面攻來,這一式乃是昆侖派不傳之秘,威力絕倫,複又把白虎壇主逼退了二步。可是,白虎壇主雖被逼退,壇下的黑衣人卻已蜂湧攻了上來,這批人個個俱有一身功夫,四海遊龍與青衫劍客武功雖高,卻難擋住這撐山倒海似的攻擊,轉眼又被困住。
장검을 흔들자 칠팔 송이의 검화가 뿌려지며 정면으로 공격해왔다. 이 일식은 원래 곤륜파의 부전지비(不傳之秘)로서 위력이 절륜하여 백호단주를 두 걸음 물러서게 만들었다. 그러나 백호단주는 비록 밀려났지만 단하의 흑의인들은 벌떼처럼 공격해 올라왔다. 이 사람들은 개개인이 일신에 무공을 갖추고 있어 사해유룡과 청삼검객의 무공이 비록 높았지만 산을 옮기고 바다를 뒤엎을 듯한 이런 공격을 막기는 어려웠다. 눈깜짝할 사이에 곤란에 처해졌다.
青龍壇主靜立一旁,已是大感不耐,沈喝一聲道:“咱們也不要閑著,上!”縱身一躍,朝四海遊龍撲去。
청룡단주는 조용히 한 켠에 서있다가 참지 못함을 느끼고 침갈일성했다.
"우리도 한가히 있을 수 없다. 가자!"
몸을 솟구치더니 사해유룡을 향하여 덮쳐갔다.
讵料,他的身形才起,修羅王的身形也已躍起,後發先至,早到了他的頂門之上,及至青龍壇主覺出風聲有異,急忙收勢下墜時,已然不及,只覺後心如遭千斤重擊,砰然一聲,摔落地下。
어찌 생각이나 했으랴? 그의 신형이 튀어 오르자마자 수라왕의 신형도 이미 뛰어올랐는데 늦게 출발해도 앞선 자를 따라 잡아서 벌써 그의 정수리 위에 이르렀다. 청룡단주가 바람 소리가 이상함을 느끼기에 이르자 급히 공세를 거두고 아래로 떨어져 내리려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등 뒤가 마치 천근의 충격을 받은 것 같이 느껴지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나가 떨어졌다.
杜君平暗中蓄勢已久,見修羅王已然動手,也展開飄香步法,疾撲白虎壇主。
두군평은 몰래 기운을 모아둔지 오래였다. 수라왕이 이미 손을 쓰는 것을 보더니 그도 표향보법을 전개하여 질풍같이 백호단주를 덮쳐갔다.
白虎壇主亦是久經戰陣之人,忽覺身後似有人偷襲,疾地一個旋身,沈喝道:“你是誰?”
백호단주 역시 싸움에 이력이 난 사람인지라 뒤에서 습격하는 사람이 있는 듯함을 문득 느끼고 재빨리 몸을 돌려 침갈했다.
"너는 누구냐?"
杜君平急道:“壇主小心背後。”
두군평이 급히 말했다.
"단주, 등 뒤를 조심하시오."
白虎壇主百忙之中頭也不回,雙筆往後一封,出招快捷,應變尤爲神逮,可惜他顧到後沒顧及前,就在他雙筆封出的瞬間,眼前精芒一閃,一個身子已被杜君平揮出的劍芒齊腰斬斷,他用的這一式,正是修羅劍法中最具威力的“飛雲掣電”,對方身形尚未倒下,杜君平的劍已入鞘。
백호단주는 다급한 나머지 돌아보지도 않고 쌍필로 뒤를 막아갔다. 출초가 쾌속하였고 임기응변이 특히 신속했으나 안타깝게도 그는 뒤쪽을 신경쓰느라 앞을 주의하지 않았다. 그의 쌍필이 막아가는 순간 눈 앞에 정망이 번쩍하더니 두군평의 검망에 허리가 잘려버렸다. 그가 사용한 이 일식은 바로 수라검법중 최고의 위력을 가진 비운체전(飛雲掣電)으로 상대방의 신형이 아직 쓰러지지 않은데도 두군평의 검은 이미 검집에 들어가 있었다.
杜君平與修羅王只一出手便將兩個壇主擊斃,照常理來說,必定招致黑衣人的圍攻,可是,黑衣人俱是心神喪失之人,竟都視若無睹,仍然照舊地猛攻丐幫之人。
두군평과 수라왕이 단지 한번 출수하여 두 명의 단주를 격살한 것은 상리(常理)에 비추어 보았을때 흑의인들의 포위공격을 초래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흑의인들은 심신을 상실한 사람들이라 놀랍게도 모두 보고도 못본 척 무관심하며 여전히 예전 그대로 개방인들을 맹공하고 있었다.
修羅王急用傳音對杜君平道:“可伺機將他們一個個點倒,切不可傷他性命。”
수라왕이 급히 전음으로 두군평에게 말했다.
"기회를 보아서 그들을 한 명씩 혈도를 점하여 쓰러뜨리되 절대 그 목숨을 다치게 해서는 안된다."
杜君平點了點頭,舉步正待施爲。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고 걸음을 옮겨 막 그대로 하려던 참이었다.
蓦地裏後堂飛出兩條人影,一個身材高大,一個纖小玲珑,直撲入黑衣人群中,但見人影晃動,撲通之聲連響,瞬刻已被點倒了四五人。
갑자기 후당에서 두 줄기의 인영이 날아 나왔다. 한 명은 체격이 크고 키가 컸으며 한 명은 작고 섬세하였는데 곧장 흑의인들 속을 덮쳐갔다. 인영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을 뿐인데 쿵, 소리가 연달아 나며 순식간에 너댓 명이 혈도를 찍혀 쓰러졌다.
杜君平細察那纖小人彭的身法,用的竟是飄香步法,不由一怔,暗怪叫道:“咦?”
두군평이 그 작고 섬세한 인영의 신법을 자세히 관찰하니 표향보법을 쓰는지라 저도 모르게 멍해져서 속으로 소리쳤다.
'어?'
來人身手矯健,晃如電掣風飄,黑衣人武功雖都不弱,但不出盞茶時間,俱都被點倒,只余下了修羅王與杜君平。
나타난 사람은 솜씨가 뛰어나 번개같이 스쳐지나갔다. 흑의인들의 무공이 비록 약하지 않았으나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나지도 않아 모두 혈도를 찍혀 쓰러지고 수라왕과 두군평만이 남았다.
高大人影直撲修羅王,纖小人影奔向了杜君平。修羅王不想于此時露面,手一揚打出一股掌力,冷冷道:“朋友,歇著吧,兄弟用不著你勞神。”
덩치가 큰 인영이 곧장 수라왕을 덮쳐가고 작고 섬세한 인영은 두군평을 향해 달려갔다. 수라왕은 지금은 진면목을 드러낼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한 줄기 장력을 후려치며 냉랭하게 말했다.
"친구, 멈추시오. 형제는 당신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오."
修羅王位列四大副盟,內功已臻化境,隨手一擊,便具無窮威力。
수라왕은 사대 부맹주의 지위에 있는 만큼 내공이 이미 화경에 이르렀다. 손 가는대로 가한 일격에는 무궁무진한 위력을 갖추고 있었다.
高大人影絕未想到黑衣人中,竟有這等高手,大袖一拂,也打出一股潛力,兩股潛力一觸即收。盡管雙方俱未用出全力,但彼此心裏有數,齊感一怔。
덩치 큰 인영은 절대 흑의인 중에서 이런 정도의 고수가 있을 줄은 생각지 못하여 큰 소매를 털어 한 줄기 잠력을 쳐내었다. 두 줄기 잠력이 부딪히자 즉시 사라졌다. 비록 쌍방 모두가 전력을 써서 발출한 것은 아니지만 피차 마음 속으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일제히 잠시 멍해졌다.
奔向杜君平的纖小人影,也和高大人影一般,認定一舉便可得手,可是事實卻大出她意料之外。
두군평을 향해 달려가던 작소 섬세한 인영도 덩치 큰 인영과 마찬가지로 한번에 마음먹은 대로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사실은 그녀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다.
杜君平突見纖小人影向自己攻來,身形屹立不動,左掌忽的往上一托,抓向對方攻來的手腕,右掌順手一式“玄鳥劃沙”斜削而出。
두군평은 돌연 작고 섬세한 인영이 자기를 향해 공격해 오는 것을 보자 신형을 굳게 세우고 움직이지 않으며 좌장을 갑자기 받쳐 올려 상대의 공격해 오는 손목을 향해 움켜쥐어 갔다. 우장은 손 가는대로 현조획사(玄鳥劃沙) 일식으로 비스듬히 깎아갔다.
纖小人影來勢如電,突遭杜君平淩厲地反擊,退的更快,就和有人在後牽扯一般,倏忽退出幾丈。
작고 섬세한 인영이 덤벼오는 기세는 번개같았는데 돌연 두군평의 무서운 반격을 당하자 물러나는 것도 빨랐다. 뒤에 있는 사람까지 마찬가지로 연루될까봐 갑자기 몇 장을 물러났다.
口中驚呼道:“咦!想不到今天遇見高手了。”
입 속에서 놀람에 찬 외침을 질렀다.
"아! 오늘 고수를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구나."
修羅王不願此刻暴露身份,急上前二步,徐徐言道:“二位請勿誤會,兄弟並非天地盟的爪牙,你們把這些人點倒,意欲如何處置,就盡快施爲。”
수라왕은 이때 신분을 폭로하기를 원하지 않아 급히 앞으로 두 걸음 나아가며 서서히 입을 열었다.
"두 분은 오해하지 마시기를 바라오. 형제는 결코 천지맹의 앞잡이가 아니오. 당신들이 이 사람들을 점혈하여 어떻게 처리할 작정이신가 본데 어서 하시오."
高大人影頓了頓道:“尊駕尊姓大名,是哪路的朋友?”
체격이 큰 인영이 멍해져서 말했다.
"귀하의 존성대명은 무엇이오? 어느 방면의 친구시오?"
修羅王笑了笑道:“咱們是友非敵,你不用多問了。”
수라왕이 웃더니 말했다.
"우리는 친구이지 적은 아니오. 당신은 여러 말 물을 필요없소."
高大人影知道對方既不肯說,問也問不出所以然,遂對著後廳連擊三掌,只聽一陣腳步擊響,行出了三人,一個玉面朱唇,赫然竟是杜君平,緊挨著他的,是兩位白衣女郎。
덩치가 큰 인영은 상대방이 말하기를 원치 않기 때문에 물어도 그 까닭을 알아낼 수 없음을 알았다. 그래서 후청을 향해 손뼉을 세 번 쳤다. 일진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세 사람이 걸어나왔는데 한 명은 옥면(玉面)에 붉은 입술을 가진 두군평이었고 그의 뒤를 바싹 따라오는 것은 두 명의 백의여랑이었다.
修羅王一怔,急用傳音對杜君平問道:“此人是誰?”
수라왕이 어리둥절하여 급히 전음으로 두군평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누구냐?"
杜君平道:“此人便是藥中王聞人可前輩。”
두군평이 말했다.
"약중왕 문인가 선배입니다."
修羅王大驚道:“此人年將八十,竟然如此年輕,果真是攝生有術。”
수라왕이 크게 놀라며 말했다.
"이 사람은 나이가 이제 곧 팔십인데 뜻밖에도 이처럼 어리다니 과연 섭생(攝生)의 묘술을 지니고 있구나."
藥中王快步行至院中,懷中取出一個綠玉瓶,撥開塞子餵給點倒的黑衣人每人一顆丹藥,他行動極是熟練快速,僅一轉眼工夫,三十余人俱已餵遍,長籲一口氣,將身形挺直,徐徐言道:“以此藥能不能解去他們身中之毒,在下實無把握。”
약중왕은 빠른 걸음으로 뜰 안에 이르렀다. 품 속에서 한 개의 녹옥병을 꺼내더니 마개를 열어 쓰러져 있는 흑의인 한 사람마다 한 알의 단약을 먹여주었다. 그의 행동은 극히 익숙하고 빨라서 겨우 눈알 한 번 굴릴 시간에 삼십 여 명의 사람 모두에게 먹였다.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몸을 펴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이 약의 효능으로 그들 몸 속의 독을 제거할 수 있을지 저는 사실 자신이 없소이다."
高大蒙面人與纖小蒙面人,俱是面對修羅王與杜君平立著,對藥中王之言並未接腔,顯然尚具戒心。
덩치 큰 몽면인과 작고 섬세한 몽면인은 모두 수라왕과 두군평을 마주보고 서서 약중왕의 말에는 결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아직도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藥中王複又言道:“于兄,煩你先解開二人試試。”
약중왕이 또 다시 말했다.
"어형, 번거롭지만 당신이 두 사람을 시험삼아 혈도를 풀어주시오."
高大蒙面人一彎腰,迅速解開了兩個黑衣人的穴道,藥中王隨手將二人扶起,徐徐道:“兄台試想想你的出身來曆,是不是已經恢複記憶力了?”
덩치 큰 몽면인은 허리를 굽히더니 신속히 두 명의 흑의인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약중왕은 손 가는대로 두 사람을 부축해 일으키더니 천천히 말했다.
"형께서는 기억력이 이미 회복되었는지 당신의 출신내력을 한번 생각해보겠소?"
黑衣人長長籲一口氣,雙目睜開,訝然道:“這是怎麽一回事?”
흑의인이 길게 한 숨을 내쉬더니 두 눈을 뜨고 아연해 하며 말했다.
"이게 어찌된 일이오?"
藥中王自我引見道:“在下姓杜名君平,此地乃是丐幫的行壇,兄台元氣大傷,暫不要說話。”
약중왕은 자신을 소개하며 말했다.
"저는 두군평이고 이곳은 개방의 행단이오. 형의 원기가 크게 손상되었으니 잠시동안 말씀하지 마시오."
說著對白衣姑娘招手道:“阮姑娘,請拿一盅百花仙露來。”
말을 하고 백의낭자를 손짓해 부르며 말했다.
"완낭자, 백화선로를 한 잔 주시오."
兩個白衣姑娘乃是阮玲、王珍姊妹,每人手中都執有一把玉壺,一個羊脂小玉杯,隨即傾了半盞百花仙露,遞給藥中王。
두 명의 백의낭자는 원래 완령, 왕진 자매였다.
藥中王接過玉杯送到黑衣人唇邊道:“此是飄香谷的百花仙露,兄台服下大有裨益。”
약중왕은 옥배를 건네받아 흑의인의 입가에 대어주며 말했다.
"이것은 표향곡의 백화선로요. 형장이 먹으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오."
飄香谷的百花仙露宇內聞名,珍貴無比,遠遠便有一股異香沁入鼻孔,黑衣人乃是老江了,如何會不識貨,謝了一聲,一飲而盡。
표향곡의 백화선로는 우내에 진귀하기 그지없기로 유명하였다. 멀리서도 한 줄기 기이한 향기가 코로 스며들었는데 원래 노강호인인 흑의인이 어찌 귀한 것을 모르겠는가? 고맙다는 한 마디와 함께 한 입에 마셔버렸다.
藥中王睹狀信心大增,朗聲道:“幸不辱命,請再把其余的人穴道都解開吧。”
약중왕은 상태를 보다가 자신감이 크게 증대되어 큰 소리로 말했다.
"다행히 명을 욕되게 하지 않았소. 남은 사람들의 혈도도 모두 풀어주시오."
高大蒙面人與纖小蒙面人立時身形一飄、落在院中,手揮腳踢,頃刻之間把被點倒的黑衣人穴道俱都解了。藥中王如法炮制,令每人飲下半盅百花仙露,足足用了一個更次,黑衣人才算都複了原。
덩치가 큰 몽면인과 왜소한 몽면인은 즉시 신형을 표연히 날려 뜰에 내려서더니 한 순간에 혈도가 점해졌던 흑의인들의 혈도를 모두 풀었다. 약중왕은 같은 방법으로 처방하여 한 사람마다 반 잔의 백화선로를 마시게 하였다. 꼬박 다시 일 경이 더 지나서야 흑의인들이 비로소 모두 원래대로 회복되었다.
四海遊龍早已命人點上燈燭,預備茶點,延請大夥兒至大廳坐下。高大蒙面人與矮小蒙面人,因不願露面,于解開黑衣人穴道時即乘亂往後廳行去。
사해유룡은 벌써 사람을 시켜 등촉을 밝히고 다과를 준비하였다. 사람들을 대청으로 청하여 자리하게 했다. 덩치가 큰 몽면인과 왜소한 몽면인은 모습을 나타내기를 원치 않아 흑의인들의 혈도를 풀고나서 어지러운 틈을 타 후청으로 가버렸다.
四海遊龍複又行至修羅王身前拱手道:“今晚多虧二位撥刀相助,先行除去兩個壇主,爲本幫消除了這場劫難,兄弟這廂先謝過。”
사해유룡이 또 다시 수라왕의 앞으로 가서 공수하며 말했다.
"오늘 밤 두 분이 도와주시어 두 명의 단주를 제거해주신 덕분에 본 방의 겁난이 사라졌소이다. 형제는 이 자리에서 먼저 감사드리오."
修羅王擺手道:“不用多禮,事情並未了結,貴幫還宜即速應變才是。”
수라왕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예를 차리실 필요없소. 일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니 귀 방은 즉시 임기응변하여야만 하오."
四海遊龍吃了一驚道:“願聞其詳。”
사해유룡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상세한 말씀을 듣고 싶소."
修羅王大步行人廳中,目光對著廳內群雄一瞥,徐徐言道:“在座諸君,必是各派精英,因受好人甜言引誘,加盟天地盟,不想天地盟心懷叵測,把各位誘入聚賢廳中,複于飲水之中加入迷藥,使各位靈智泯滅,變得渾渾噩噩,任由其擺布。”頓了頓,見群雄俱在留神聽著,繼續又道:“今晚青龍、白虎兩壇主,率領大夥前來攻襲丐幫,乃是奉有嚴命,發令之人就在城外等候覆命,今諸君靈智雖複,恐怕天地盟不會就此輕輕放手。”
수라왕은 큰 걸음으로 대청으로 들어오더니 청 내의 군웅들을 한번 쓸어보고는 서서히 말을 했다.
"여기 계신 여러분은 필시 각 파의 정영들이실 것이오. 감언이설의 꾐을 받아 천지맹에 가맹했기 때문에 천지맹이 다른 속셈을 품었다고 생각지 못했을 것이오. 여러분들을 취현청으로 유인해 들어왔고, 또 마시는 물에 미약을 넣어 여러분들로 하여금 영지를 잃어버리게 하여 무지몽매하게 변하도록 하여 마음먹은 대로 조종하였소."
말을 멈추더니 군웅들이 모두 주의하여 듣고 있는 보고 계속 또 말했다.
"오늘 밤 청룡, 백호 두 단주가 여러분을 거느리고 개방을 습격한 것은 원래 엄명을 받은 것인데 영을 내린 사람은 성 밖에서 복명하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소. 지금 제군들께서 신지가 비록 회복되었으나 천지맹은 여기서 쉽게 손을 떼지 않을 것 같소."
此言一出,廳中立起一陣騷動,群情激昂,齊聲吼道:“我等正要尋他,他若前來那是自尋死路。”
여기까지 말했을때 청 안에서는 즉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군웅들은 격앙해서 일제히 소리쳤다.
"우리들이 마침 그를 찾고 있었는데 그가 만약 온다면 그것은 바로 스스로 죽을 길을 찾아오는 것이오."
修羅王疾忙搖手道:“諸位稍安毋躁,徒逞一時之憤,于大局並無裨益。”頓了頓又道“天地盟蓄意獨霸江湖,籌劃非止一日,今忽于九九會期即將來到之時,突然對丐幫發動攻擊,其用心不難想見。”
수라왕이 얼른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제위들께서는 조금 진정하시고 성급히 굴지 마시오. 일시적인 분풀이를 한다고 해도 대국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소."
멈추었다 또 말했다.
"천지맹은 강호를 독패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계획을 궁리한 것이 하루 아침에 그치지 않소이다. 중양절대회가 곧 다가오는 이때 돌연 개방에 행동개시하여 공격하는 것은 그 속셈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소."
四海遊龍突然插言道:“大俠所言極是,他命各位前來襲擊本幫乃是一石兩鳥之計,不論雙方勝或負,都免不了死傷,如此一來,于天地盟無損,但卻收到排除異己之功,那是最合算不過的了。”
사해유룡이 돌연 끼어들어 말했다.
"대협의 말씀이 극히 옳소. 그가 여러분들에게 본 방을 습격하도록 한 것은 원래 일석이조의 계책이오. 쌍방이 이기든 지든 모두 죽고 다치는 것을 면하지 못하지요. 이렇게 되면 천지맹에는 아무런 손해가 없는 것이오. 하지만 반대파를 제거하는 공을 거두게 되니 그것이야말로 가장 수지가 맞는 것이외다."
修羅王接道:“兄弟認爲如諸位一般受害的,決不止眼前這些人,而和丐幫一般受攻擊的,也決不止是丐幫,今晚咱們既已揭開了這奧秘,何不將計就計,來個以牙還牙。”
수라왕이 이어서 말했다.
"형제는 여러분들처럼 해를 당한 사람이 결코 눈 앞의 이분들에 그치지 않고, 개방처럼 공격을 당한 것이 결코 개방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소. 오늘 밤 우리가 이미 이 비밀을 열어젖혔으니 어찌 장계취계(將計就計)하여 똑같이 돌려주지 않을 수 있겠소이까?"
修羅王朗聲一笑道:“諸位如若果有爲江湖一伸正義之心,就請聽兄弟一言。“隨即說出一番話來。
수라왕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께서 만약 강호에 정의지심(正義之心)을 펼칠 마음이 있다면 형제의 말대로 해주시오."
곧이어 쭉 말을 해갔다.
群雄齊聲吼道:“此計甚妙,我等俱願唯兄台的馬首是瞻。”
군웅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그 계획이 아주 신묘하군요. 우리들은 형장을 따르겠소."
修羅王朗聲又是一陣大笑。
수라왕은 낭랑한 소리로 또 한바탕 크게 웃었다.
夜色迷蒙中,兩隊形如鬼魅的黑衣人,捷逾飛鳥地由金陵,城中奔出,向一片亂墳中奔去,行至一座墳堂前,俱都把身形停下,爲首兩個黑衣人,躬身對墳堂行禮道:“青龍壇主與白虎壇主參見使者。”
밤이 어둑어둑한 가운데 형상이 도깨비 같은 흑의인 두 대오가 나는 새처럼 금릉성을 넘어 성에서 달려 나와 난분(亂墳) 속을 달려갔다. 어느 분당 앞에 이르자 모두 신형을 멈추고 우두머리로 보이는 흑의인이 분당을 향해 허리를 굽히고 예를 올리며 말했다.
"청룡단주와 백호단주가 사자를 뵈옵니다."
墳堂內傳出一個冷森森的口音道:“事情如何了?”
분당 안에서 하나의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은 어떻게 되었느냐?"
青龍壇主躬身答道:“幸不辱命,除了四海遊龍不在行壇外,一個都未漏網。”
청룡단주가 허리를 굽히고 대답했다.
"다행히 명을 욕되게 하지 않았습니다. 행단에 없던 사해유룡을 제외하고는 한 명도 빠져나가지 못했습니다."
墳堂內森森笑道:“此話當真?”
분당 안에서 음산한 웃음소리가 나더니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냐?"
青龍壇躬身道:“屬下豈敢蒙蔽使者。”
청룡단주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속하가 어찌 감히 사자(使者)를 기만하겠습니까?"
墳堂內又是一陣森森怪笑,其聲猶如夜枭,令人聽來極是刺耳,半晌方才歇止,跟著冷冷吩咐道:“做得很好,可各領壇下弟子前去山下林邊候命。”
분당 안에서 또 다시 일진의 음산한 괴소가 들렸는데 그 소리가 마치 올빼미 같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몹시 귀에 거슬리게 하였다. 한참만에야 그치더니 곧 냉랭하게 분부했다.
"아주 잘 했다. 이끌고 온 단하 제자들은 산 아래 숲가에서 명을 기다리게 하라."
青龍壇主略事猶豫,終于領著壇下弟子,朝山下林邊奔去。 這座林子位于鍾山腳下,甚是茂密僻靜,青龍壇主和白虎壇主對四周約略察看了一番,隨命壇下弟子分散立著,靜候變化。
청룡단주는 약간 주저하더니 마침내 단하 제자들에게 명령하여 산 아래 숲가로 가도록 했다. 이 숲은 종산(鍾山)의 산기슭 아래였는데 몹시 수풀이 우거지고 외진 곳이었다. 청룡단주와 백화단주는 사방을 살펴보고는 명을 내려 단하제자들을 분산시켜 두고 조용히 변화를 기다렸다.
約摸候有盞茶時刻,林中幽靈似地閃出一位蒙面青袍老者來,沈聲道:“青龍、白虎兩壇主過來。”
약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기다리자 숲 속에서 유령같이 한 명의 몽면 청포노인이 나타나더니 침성으로 말했다.
"청룡, 백호 두 단주는 건너오너라."
青龍與白虎壇主上前躬身道:“參見壇主。”
청룡과 백호단주가 앞으로 나아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단주를 뵈옵니다."
青袍老者擺擺手道:“免了。跟著又道:“此役本盟可有損傷?”
청포노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됐다."
곧바로 또 말했다.
"이번 싸움에서 본 맹의 손실은 어떤가?"
青龍壇主躬身答道:“除了傷者不計外,死了兩人。”
청룡단주가 허리를 굽히며 대답했다.
"부상자를 제외하면 두 명이 죽었습니다."
青袍老者哼了一聲道;
“死者是誰?”
청포노인이 흥, 하더니 말했다.
"죽은 자는 누군가?"
青龍壇主答道:“祁連山主褚一飛與雪嶺居士韓三公。”
청룡단주가 대답했다.
"기련산주 저일비와 설령거사 한삼공입니다."
青袍老者冷笑一聲道:“原來如此。”
扭頭一指道:“你看那是誰?”
청포노인은 냉소하더니 말했다.
"원래 그랬군."
고개를 들고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너는 그들이 누구인지 보겠느냐?"
青龍壇主擡頭一看,只見黑影之中赫然立著兩個人,正是韓三公與褚一飛,不禁色變道:“原來他們臨陣偷跑了,哼!”
청룡단주는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어두운 그림자 속에 두 사람이 서있는 것이 보였는데 바로 한삼공과 저일비였다. 저도 모르게 안색이 변하여 말했다.
"원래 그들은 싸우지 않고 몰래 도망갔었군, 흥!"
青袍老者冷冷道:“老夫早經得到傳報,燕山老人那匹夫吃裏扒外,與汝等暗中勾結。”
청포노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노부는 벌써 연산노인 그 필부가 배반하여 적과 내통하였고 너희들과 암중으로 결탁하였음을 전해 들었다."
說著仰天狂笑道:“別以爲妝等得到解藥便可無事,那可大錯特錯了。”
말을 하더니 앙천광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너희들이 해약을 먹었다고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 여기지 말아라. 그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青龍壇主知道行藏已爲對方識破,再無喬裝必要,當下也一陣朗笑道:“老夫倒要看看你們下一步棋究竟有什麽可怕的。”
청룡단주는 행적이 이미 상대방에게 간파되었으니 더 이상 가장할 필요가 없음을 알고 즉시 한바탕 크게 웃더니 말했다.
"노부는 너희들의 다음 수가 도대체 어떤 것인지를 한번 보고자 한다."
青袍老者點頭道:“不見棺材不流淚,此乃人之常情,咱們不妨走著瞧。”
청포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관을 보지 않으면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은 원래 인지상정이니 기다려보는 것도 무방하다."
一指青龍壇主身後的黑衣人道:“你可著他們過來。”
청룡단주 뒤의 흑의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는 그들을 오라고 해도 된다."
隨行之入迷藥已解,個個神智清朗,于此空闊之處,不懼對方暗算,不待青龍壇主開言,一齊行了過來,同聲道:“我等都已在此,有何本領盡管施爲。”
뒤따르던 사람은 미약이 이미 해독되어 개개인의 신지(神智)가 맑았다. 이 광활한 곳에서 상대방의 암산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청룡단주가 입을 열기를 기다리지 않고 일제히 건너오더니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우리들은 모두 여기 있으니 어디 있는 재주를 한번 실컷 펼쳐보거라."
青袍老者默然不答,對峙約有盞茶時刻,突然縱聲大笑道:“現在行了,誰有能耐上前與老夫對拆三招。”
청포노인은 대답없이 묵묵히 약 차 한 잔 마실 시간동안 대치하고 있더니 돌연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이제 되었다. 누가 나서서 노부와 삼 초를 겨룰 자가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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