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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十五回 泰山古寺(태산고사)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혈검단심(血劍丹心)

第二十五回 泰山古寺(태산고사)

알타쵸 2016. 8. 30. 17:40

第二十五回 泰山古寺 (태산의 절에서)





 

杜君平是極易衝動之人,見他滿臉鄙夷之色,頓時怒火上升,厲聲道:“天下人管天下事,二位要我讓開可沒那麼容易。”

두군평은 매우 쉽게 흥분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얼굴에 경시하는 빛이 가득한 것을 보자 순식간에 노화가 치밀어 올라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천하인은 천하의 일에 관여할 수 있소. 두 분이 나를 비키게 하려면 용이하지 않을 것이오." 

活無常大怒道:“我兄弟可不是旁人,你若再不識趣,小心我把你的蛋黃給捏出來。“

활무상이 대로하여 말했다.

"우리 형제는 제 삼자가 아니다. 네가 만약 분별있게 굴지 않는다면 내가 너의 불알을 까버릴테니 조심하거라." 

皇甫端深知二醜心狠手辣,唯恐杜君平吃虧,掌上凝功,暗暗跨前兩步,以備隨時搶救。

황보단은 이추의 마음이 사납고 손이 악랄함을 잘 알고 있었다. 두군평이 불리할까 두려워 손에 공력을 모으고 암암리에 앞으로 두 걸음 내딛어 수시로 구원할 준비를 했다. 

杜君平昂然屹立,目光一掃二醜道:“在下不慣與人鬥嘴,你找老禪師究竟何事,說吧。”

두군평은 당당하게 우뚝 서서 시선은 이추를 쓸어보며 말했다.

"저는 다른 사람과 입으로 싸우는 것은 습관이 되지 못했소. 당신은 도대체 무슨 일로 노선사를 찾는 것인지 말해보시오."

披頭煞眼一翻道:“沒有與你說的必要,閃開。”

피두살은 눈을 희번뜩거리며 말했다.

"너에게 말할 필요가 없다. 어디 피해보거라." 

揮手發出一掌,立有一股陰煞之勁直捲了過來。杜君平冷冷一曬,倏地一式攔門拒虎,硬對硬架開回敬了一掌。 

손을 휘둘러 일장을 발출하자 즉시 한 줄기의 음살지경(陰煞之勁)이 그대로 몰아쳐왔다. 두군평은 냉랭하게 거들떠보지 않다가 갑자기 난문거호(攔門拒虎​) 일식으로 일장을 마주쳐 반격했다.

披頭煞數十年苦修功果,掌勁何等渾厚,眼看杜君平竟然出招與自己硬拚,不禁暗罵一聲道:“小子,你是自尋死路。”

피두살은 수십년 고된 내공 수련을 했으니 장경이 얼마나 웅후한가? 두군평이 뜻밖에 출초하여 맞받으려 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욕을 했다.

'어린놈아, 너는 죽으려 환장했구나.'  

暗中一加勁,陰煞之勁又增添了二分。雙方掌勁一觸之下,杜君平身不由主地連搖了兩搖,披頭煞凝立未動毫髮。

암중으로 더욱 힘을 가하자 음살지경이 또 두 푼은 더해졌다. 쌍방의 장경이 부딪히자 두군평의 몸은 두어번 자기도 모르게 흔들흔들했고 피두살은 굳게 서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活無常趁勢出招,左掌一領,右掌閃電似地拍向了杜君平的左肩。 

활무상이 틈을 타서 출초하였다. 좌장을 끌어당기며 우장을 번개처럼 두군평의 왼쪽 어깨를 향해 쳐갔다.  

杜君平朗聲一笑道:“兩位最好是齊上。”

身形微微一側,讓過活無常攻來的掌勁,手一抬,遙空一掌擊出,他此刻功力大進,掌出立有一股強勁的暗勁,直湧了過去。

두군평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은 일제히 덤비는게 좋겠소." 

신형을 약간 옆으로 비틀어 활무상이 공격해 온 장경을 비켜가게 하더니 손을 들어 일장을 흔들어 격출했다. 그의 공력은 크게 진보하여 장을 내밀자 곧 한 줄기의 강맹한 암경이 그대로 밀려갔다. 

活無常眼看他掌勁帶著強烈劈空之聲,心中甚覺駭然,雙掌一翻,硬去迎他的掌勁。

활무상은 그의 장경이 허공을 가르는 강렬한 소리를 동반하는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아연실색하여 쌍장을 뒤집어 그의 장경을 맞이해갔다.  

披頭煞自和杜君平對過一掌後,便即團目凝立不動,此刻突然睜開雙目沉聲道: (단團자가 아니라 폐閉자 같음)

“老二,使不得。”

피두살은 두군평과 일장을 맞대고 난 직후 눈을 감고 움직이지 않더니 이때 돌연 두 눈을 뜨고 침성으로 말했다. 

"노이(老二​), 그래선 안되네." 

活無常耳聞披頭煞警告之言,無奈掌勁已發,只得一咬牙,又加添了二成勁力。

활무상은 피두살의 경고의 말을 듣었으나 장경이 이미 발출되어 어찌할 수 없어 이를 갈며 이성의 공력을 더 보탤 수 밖에 없었다. 

兩股暗勁相接,場上陡起一陣旋風,活無常只覺胸問如遭千斤重錘,一股逆血直湧了上來,知道內腑已受重傷,一撤身暴退五尺。

두 줄기의 암경이 서로 부딪히자 돌연 일진의 회오리바람이 일었다. 활무상은 가슴에 천근이나 되는 무거운 추에 맞은 듯  한 줄기 피가 거꾸로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껴서 내부에 이미 중상을 입은 것을 알았다. 몸은 거칠게 오척을 물러났다.

披頭煞與活無常的功力不相上下,自己吃了暗虧,料想老二也沒討好,回頭瞧了活無常一眼,突然開言道:“朋友報個名兒,山不轉路轉,咱們以後走著瞧。”

피두살의 공력은 활무상과 우열을 가릴 수 없이 막상막하였다. 자기가 보이지 않는 손해를 보고 노이도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고개를 돌려 활무상을 살펴보고 돌연 입을 열었다.

"친구는 이름을 알려주시오. 세상은 좁으니 우리는 이후에 찾아 뵙겠소."

杜君平朗聲一笑道:“在下東海門下,尊駕有興,在下隨時候教。”

두군평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저는 동해문하입니다. 귀하께서 흥이 있으시면 저는 언제라도 기다렸다가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披頭煞哼了一聲,轉身喝道:“老二,走吧。”

二人頭也不回地往來路疾行而去。

피두살은 흥, 하더니 몸을 돌리며 소리쳤다.

"노이, 가자." 

두 사람은 고개도 안돌리고 왔던 길로 달려가버렸다. 

杜君平亦對皇甫端拱手道:“皇甫總管,你我後會有期,在下就此告別。”不容皇甫端回答,轉身疾奔而去。

두군평 역시 황보단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황보총관, 당신과 나는 다음에 만나기로 합시다. 저는 지금 가보겠습니다." 

황보단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몸을 돌려 질풍같이 달려갔다.

皇甫端沒有出聲阻攔,心中卻是疑竇從生,他已是老江湖了,就剛才的情形看來,別說是一個年輕晚輩,就是老一輩人物中,也很少能夠一兩招之下,驚退川湘二醜,此人武功之高,為他生平所僅見,是以怔在那裡,半晌沒有作聲。

황보단은 소리쳐 막지 못하고 심중으로는 의혹이 생겨났다. 그는 노강호인이라 조금 전의 정황으로 볼 때 한 명의 나이 어린 후배라는 것을 말하지 않더라도 일이초 만에 천상이추(川湘二醜)를 물리칠 수 있는 사람은 노선배급 인물 중에서도 극히 적다. 그 사람의 무공이 높음은 그에게는 평생 보기 드문 것이었다. 그래서 그 곳에 멍하게 있으면서 한참이나 말없이 움직이지도 않았다.

只聽白眉和尚低宣一聲佛號道:“皇甫施主,咱們也該走了。”

백미화상이 낮으막히 불호를 외며 말했다.

"황보시주, 우리도 가야지요." 

皇甫端輕喟一聲道:“老禪師可曾看出那少年的來歷?”

황보단이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노선사는 그 소년의 내력을 알아차렸습니까?" 

白眉和尚沉忖有頃道:“據老衲猜想,此人似與肖大俠一脈相傳。”

백미화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노납의 짐작으로는 그 사람은 소대협과 일맥상통한 듯 하오." 

皇甫端大驚道:“你認為他是鐵髯蒼龍肖錚的門下?”

황보단이 크게 놀라 말했다.

"당신은 그가 철염창룡 소정의 문하라고 여기시는 것이오?" 

白眉和尚低宣佛號道:“老衲乃是姑妄言之,是與不是此刻還難判別。”

백미화상이 낮게 불호를 외며 말했다.

"노납은 원래 되는 대로 말한 것이오. 그렇고 안그렇고는 지금 판별하기 어렵소." 

見皇甫端一臉疑慮之色,遂又道:“咱們該走了,免得等會再生枝節。”

황보단이 얼굴에 의심과 우려의 빛을 띠고 있는 것을 보고 곧 또 말했다.

"우리는 귀찮은 일이 또 생기지 않도록 가야하오." 

皇甫端知他擔心孟紫瓊趕來,點頭道:“老禪師所言極是。”急領著白眉和尚匆匆行去。

황보단은 그가 맹자경이 쫓아올까 걱정하는 것임을 알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노선사의 말씀이 맞습니다." 

급히 백미화상을 데리고 총총이 떠났다. 


再說杜君平因追踪皇甫端,幾乎引來了一場是非,為免再惹麻煩,趁機脫離了皇甫端后,便一徑趕回了所居小廟,進入客房,修羅王已然迴轉,盤膝默坐榻上,見杜君平從外回來,微感不快地道:“你往哪裡去了?”

두군평은 황보단을 추적하는 것으로 인해 하마터면 한바탕 시비를 불러일으킬 뻔 했기에 다시 말썽이 생기지 않도록 기회를 틈타 황보단을 떠난후 그 길로 묵고 있던 작은 사당으로 서둘러 돌아왔다. 객방으로 들어가니 수라왕이 이미 돌아와서 침상 위에 조용히 가부좌를 하고 있다가 두군평이 돌아온 것을 보고 조금 불쾌함을 느끼며 말했다.

"너는 어디를 갔었느냐?" 

杜君平亦不隱瞞,隨將前事經過說了一遍。

두군평 역시 숨김없이 곧 있었던 경과를 쭈욱 말해주었다. 

修羅王極為留意地聽著,直到他把話說完,方始長吁一口氣道:“照此情形看來,千手神君似已脫離了天地盟的掌握。”

수라왕은 몹시 주의하여 듣고 있다가 그의 말이 끝나자 비로소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 정황에 비추어보면 천수신군은 천지맹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것 같구나." 

杜君平不以為然道:“晚輩當日在神風堡時,見那東方前輩似亦與前輩一般,失去了功力,並暗中受著天地盟的挾制,他不可能逃出魔掌。”

두군평이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후배가 신풍보에 있을때 동방선배를 보았는데 선배님처럼 공력을 잃은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암중으로 천지맹의 제약을 받고 있었으니 그가 마수에서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杜君平沉忖有頃又道:“他來泰山或許是身不由主,說不定天地盟要藉他作個幌子。”

두군평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또 말했다.

"그가 태산에 온 것은 아마도 자신의 뜻이 아닐 것입니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천지맹이 그를 이용하여 하나의 구실을 만들려는 것일 겁니다."  

修羅王猛地一拍大腿道:“此言大是有理。”

수라왕이 갑자기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그 말이 아주 일리가 있구나." 

想了想又道:“當年的四大副盟,杜飛卿與謝紫雲已死,千手神君與老夫雖在,不啻廢人,他今以孟紫瓊替代飄香谷主,以我那不肖的畜生任長鯨替代老夫,再添上一位已失功力的東方玉明,豈不湊上數了?”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

"당년의 사대 부맹주중에서 두비경과 사자운은 이미 죽었고 천수신군과 노부만 남았는데 폐인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지금 맹자경으로 표향곡주를 대체하고 나의 불초한 짐승보다 못한 놈 임장경으로 노부를 대신했다. 거기에 다시 한 명의 공력을 잃은 동방옥명을 추가했으니 숫자를 맞추는 것이 아니겠느냐?"

杜君平不解地道:“他們為何要如此?”

두군평은 이해가 안된다는듯 말했다.

"그들은 무엇때문에 그같이 하려 할까요?" 

修羅王哼了一聲道:“天地盟雖以盟主為道,但—四大副盟各有其權力,盟主與四大副盟共同義決之事更具有無上權力,看來他是要藉用四大副盟之名義,脅制盟友們了。”

수라왕이 흥, 하더니 말했다.

"천지맹은 비록 맹주가 우두머리지만 사대 부맹주도 각자 그 권력이 있다. 맹주와 사대 부맹주가 공동으로 의결한 일은 절대무상의 권력을 가진다. 보아하니 그는 사대 부맹주의 명의로 맹우들을 협제(脅制​)하려는 것이다."  

杜君平點頭道:“前輩說的是,目下,晚輩極欲會晤飄香谷的人,將此情況告知你們,免得那些前輩們掛念。”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선배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지금 후배는 표향곡 사람들을 꼭 좀 만나서 그 선배님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이런 정황을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修羅王沉忖有頃道:“此事老夫原不該阻攔,但我有我的打算,你且暫忍耐幾天,到時老夫一定讓你如願便了。”

수라왕이 잠깐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그일은 노부도 원래 막지 않아야 한다만 내게도 계획이 있다. 너는 잠시 며칠만 참도록 해라. 때가 되면 노부는 반드시 네가 원하는 대로 하마."  

杜君平乃是深明事理之人,知道老人乃是一番好意,便不好再堅持了。

두군평은 사리를 밝은 사람이라 노인이 호의로 그런다는 것을 알고 더 고집 부리지 않았다. 

修羅王復又道:“近日內你不妨將老夫所傳,多加習練,你今已得四派之長,倘能勤練不輟,不難成為武林第一人,幸勿妄自菲薄。”

수라왕이 또 다시 말했다.

"요 며칠 동안 너는 노부가 전수해준 것을 많이 익혀두도록 해라. 너는 지금 사파(四派)의 장점을 이미 얻었다. 부지런히 연마한다면 무림제일인이 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니 바라건데 지나치게 자신을 비하하지 말거라."  

杜君平心頭一慎,敬謹受教道:“前輩之言極是,晚輩近日正在苦練,不敢有負前輩厚望。”

두군평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공손히 가르침을 받으며 말했다.

"선배님의 말씀이 극히 옳습니다. 후배는 며칠간 고련을 하여 선배님의 두터운 바램을 감히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修羅王點了點頭道:“你歇息去吧。”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는 가서 쉬도록 해라."

杜君平依言回到自己臥房,只見床上端然盤坐著一人,不禁大吃一驚,張口正待喝問,那人急忙搖手,並暗用傳音道:“不要出聲,老夫此來絕無惡竟。”並用手指了指修羅王的臥房。

두군평이 자신의 침소로 돌아오니 침상 위에 단정히 가부좌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입을 열어 소리쳐 물어보려고 하는데 그 사람이 급히 손을 흔들며 전음으로 말했다.

"소리낼 필요없소. 노부가 이곳에 온 것은 결코 악의가 아니오." 

손으로 수라왕의 침소를 가키렸다.  

杜君平心中大感驚異,細看那人,竟是用使女引走孟紫瓊的蒙面人,遂亦用傳音道:“尊駕是誰?”

두군평이 크게 놀라고 이상하게 느껴 그 사람을 자세히 보니 맹자경을 유인해 갔던 바로 그 몽면인인지라 역시 전음으로 말했다.

"귀하는 누구시오?"  

蒙面人從懷中取出一面龍紋金一晃道:“你該認識這信物。”

몽면인이 품 속에서 한 장의 용문금패를 꺼내어 흔들며 말했다.

"자네는 이 신물을 알아보겠는가?" 

杜君平懷中亦有紅臉老人送的一面,於是點頭道:“此是那位紅臉老人的信物。”

두군평의 품 속에도 역시 홍검노인이 주었던 한 장이 있었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은 홍검노인의 그 분의 신물입니다." 

蒙面人點頭道:“你知道不是外人便好說話了。”

몽면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네가 외인이 아님을 알았으니 훨씬 말하기 편하군."

杜君平道:“現在你有話可以說了。”

두군평이 말했다.

"지금 당신은 하실 말씀이 있으십니까?"  

蒙面人一指修羅王臥室道:“他是誰?”

몽면인이 수라왕의 침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누군가?" 

杜君平搖搖頭道:“他不是外人,但目前我不能對任何入透露他是誰。”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는 외인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그가 누구인지 누설할 수 없습니다."

蒙面人又道:“你既不肯透露他是誰,但此來用意總可以說了。”

몽면인이 또 말했다.

"그가 누구인지 누설하기 원하지 않는다지만 이곳에 온 의도는 말할 수 있겠지?"  

杜君平搖頭道:“恕我亦不能奉告,除非在下確知尊駕是誰。”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귀하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면 제가 알려드릴 수 없음을 용서하십시오." 

那人想了想道:“老夫原對你二人存有極大疑竇,嗣因見你武功極似那人,寄以信任,尊駕不用再問了。”

그 사람은 생각하더니 말했다.

"노부는 원래 너희 두 사람에게 매우 큰 의혹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네의 무공이 그 사람과 매우 비슷함을 보고 신임을 하게 되었지."

두군평이 말했다.

"귀하께선 더 물어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뭔가 누락된 듯)  

蒙面人喟然一嘆道:“小哥既這般多慮,老朽果是不便再問了,但盼你明辨是非,莫為甜言所惑,自毀前程。”

몽면인이 휴, 탄식하더니 말했다.

"소형제가 이렇게 여러모로 염려를 하니 늙은이도 더 묻기 불편하군. 그러나 자네는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려야 하며 감언이설에 넘어가서 앞길을 망치지 않도록 하게."

杜君平微微笑道:“在下自信尚不致如此糊塗,老丈的好心在下記下了。”

두군평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그럴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자신합니다. 노인장의 호의는 제가 기억하겠습니다."

蒙面人長身而起道:“老朽言盡於此,你我後會有期。”

몽면노인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늙은이는 할 말을 다했으니 자네와 나는 다음 기회에 만나세." 

一躍下床,朝門外行去。 ”

침상에서 뛰어 내려오더니 문 밖을 향해 걸어갔다. 

杜君平伸手一攔道:“慢著,說了半天,你還沒有告知在下,你究竟是何許人。”

두군평이 손을 뻗어 막으며 말했다.

"잠깐만요. 한참을 이야기 했지만 도대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저에게 말씀하지 않았습니다." 

蒙面人微微一笑道:“老夫亦與你們一般,暫時還不能透露姓名。”

몽면인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노부 역시 자네들처럼 잠시 성명을 밝힐 수 없네." 

杜君平不悅道:“為何俱都如此隱秘,不敢以真面目示人?”

두군평이 불쾌하여 말했다.

"무엇 때문에 모두들 이처럼 진면목을 보이지 않고 비밀스러운 겁니까?" 

蒙面人慨然嘆道:“敵方無孔不入,以致敵我難分,豈可不加小心之理,你且別急,九九會期自然還你一個明白。”說完身形一閃,已然到了臥房外。

몽면인이 감개하여 탄식하더니 말했다.

"적측은 어디에나 파고들어 있기에 적아를 구분하기 어려울 지경이니 어찌 조심하지 않겠는가? 자네는 조급해 말게. 중양절대회때 자연히 잘 알게 될 걸세." 

말을 마치자 신형이 번쩍 하더니 이미 침실 밖에 가있었다. 

杜君平只覺他所用身法,甚是神奇,不知怎的一下便脫出了自己的攔截,不覺微微一怔,急步出房來,蒙面人已不知去向。

두군평은 그의 신법이 매우 신기하여 어떻게 자기가 가로막고 있는 것을 벗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저절로 멍하니 있다가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갔지만 몽면인은 이미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跟著修羅王從暗影中行出,徐徐道:“不用驚異,此人是友非敵。”

곧이어 수라왕이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나오더니 서서히 말했다.

"놀랄 필요없다. 그 사람은 친구지 적이 아니니라." 

杜君平甚感不解地道:“前輩認識此人?”

두군평은 이해가 안된다는듯 말했다.

"선배님은 그 사람을 아십니까?" 

修羅王捋著長髯沉吟半晌方道:“據老夫看來,此人似是神風堡之人。”

수라왕이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한참을 침음하더니 말했다.

"노부가 보아하니 그 사람은 신풍보의 사람같구나." 

杜君平想起皇甫端的舉動,若有所悟地道:“難道千手神君亦和前輩一般,已然恢復了功力?”

두군평이 황보단의 거동을 떠올리더니 깨달은 것이 있는듯 말했다.

"혹시 천수신군 역시 선배님처럼 이미 공력을 회복한 것일까요?" 

修羅王點點頭道:“四大名堡在江湖享譽極隆,豈能等閒視之,恢復功力亦是意料中事。”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대명보(四大名堡)가 강호에서 얼마나 명성을 누리고 있는데 어찌 등한시하랴. 공력을 회복한 것도 예측했던 일이다." 

杜君平長吁一口氣道:“照前輩如此說來,目前情勢對咱們大是有利?”

두군평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선배님의 그 말씀으로 비추어보자면 목전의 정세는 우리에게 크게 유리하겠군요?" 

修羅王搖頭道:“目前言之尚早,夜深啦,歇息去吧。”

수라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 말하기는 시기상조다. 밤이 깊었으니 가서 쉬거라." 

他似不願深說,倒背著雙手,緩步跨進房去。杜君平心中疑竇叢生,沒奈何地回到房中,耐下性子做了一會功課,也就睡了。

그는 깊이 말하기를 원하지 않는 듯 뒷짐을 진 채 천천히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두군평은 마음 속에 의혹이 잇따라 생겼으나 어쩔 도리가 없어 방으로 돌아왔다. 달갑지 않은 마음을 꾹 참고 내공 연마를 한 후 잠들었다. 

一宿過去,次日醒來睜眼一看,陽光已然滿窗,當下啊地一聲,急忙跳起身來,深悔昨晚貪做功課,以致這般時候才睡醒,行至修羅王臥室一看,已然出去了,桌上也沒留下話,心中暗暗盤算,忖道:“修羅王此來意在重振聲威,洗雪前仇,雖然於我這事有利,但仍該把我已來到泰山之事,通知飄香谷才是。”

자고난 다음날 깨어나 눈을 뜨니 이미 햇빛이 창에 환하게 비치고 있었다. 즉시 어, 하는 소리와 함께 급히 튀어오르듯 일어났다. 어젯밤 내공수련에 너무 빠져 이때서야 깨어난 것을 깊이 후회하며 수라왕의 침실로 가보니 이미 나가고 없었다. 탁자에는 아무런 남긴 말도 없어 마음 속으로 따져보며 중얼거렸다.

'수라왕이 이곳에 온 의도는 다시금 명성과 위엄을 떨치고 숙원(宿怨)을 갚기 위함이다. 비록 나에게 유리한 일지만 아무래도 내가 태산에 온 것을 표향곡에 알리는 것이 옳을 것이다.'  

好在修羅王並未限制他的行動,當下草草進了點飲食,便朝廟外行去,出了廟門,心中不由又躊躇起來,泰山周圍數百里,山中寺廟林立,飄香谷之人落腳什麼地方,事前不知,此刻往哪裡去找?突然,眼睛一亮,心中躊躇,腳下緩步前行,九月天候,正是登高郊遊節令,道上行人熙攘,大多是文人墨客之流,其中亦夾雜有匆匆行走的江湖人。突然,眼睛一亮,心中暗叫了一聲道:“巧極了,我正要找他們呢。”

다행히도 수라왕이 결코 그의 행동을 제한하지 않았다. 즉시 대충 밥을 먹고 사당 밖을 향해 걸어갔다. 사당 문을 나오자 마음 속으로 절로 주저하게 되었다. 태산은 주위가 수백 리나 되고 산에는 절이 즐비한데 표향곡의 사람들이 어느 곳에 머물고 있는지 사전에 알지 못하니 지금 어디로 가서 찾겠는가? 마음 속으로 주저하면서도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구월의 날씨라 산에 오르거나 들로 놀러가기 좋은 계절이었다. 길에는 행인들로 북적거렸고 대부분이 문인묵객(文人墨客)과 같은 사람들이었는데 그 중에 총총히 길을 가고 있는 강호인이 섞여 있었다. 돌연 눈을 반짝이며 속으로 몰래 소리쳤다.

'내가 그들을 찾으려던 참인데 정말 공교롭구나.'   

原來人群中,赫然出現了二人,一個是王宗漢,一個是李俊才,二人並肩行走,嘴裡低低談著話,只聽李俊才道:“阮姑娘與小弟原約好由這條道上來,怎的此刻還不見來到?”

원래 군중들 틈에서 별안간 나타난 두 사람은 한 명은 왕종한이고 한 명은 이준재였다.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고 있었는데 입으로 나직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준재의 말이 들려왔다.

"완낭자와 소제는 원래 이 길 위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왜 지금까지 오지 않는 것일까요?"

王宗漢抬頭朝來路望瞭望道:“姑娘家出門哪比得咱們,她們既說要來,絕不會不來,咱們且去那麵茶篷子內坐坐吧。”

왕종한이 고개를 들고 마주 오는 길을 멀리 바라보며 말했다.

"낭자들이 우리들 보다 먼저 출발했고 그녀들은 온다고 말했으니 절대 안오지는 않을 것이오. 우리 찻집에 가서 앉아서 기다립시다."   

二人說著話,邁步行入了茶篷。杜君平有心跟踪,也跟著行人,這所茶篷乃用茅草搭成,裡面擺了十來張桌子,當下就在拿東首選了張桌子坐下。李俊才與王宗漢坐在西面,因裡面坐著不少游客,是以也沒留意杜君平。

두 사람은 말을 하더니 발걸음을 떼어 찻집으로 들어갔다. 두군평은 뒤를 쫓을 생각으로  따라 들어갔다. 안에는 열 개의 긴 탁자가 놓여져 있었는데 동쪽 끝에 있는 탁자를 골라 자리에 앉았다. 이준재와 왕종한은 서쪽에 앉았다. 안에는 손님이 거의 없어 아무도 두군평을 주의하지 않았다. 

約摸過有盞茶時刻,果見阮玲姊妹由篷外探進半個身來,李俊才趕緊立起來喊道:“阮姑娘請這裡來。”

약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되자 과연 완령자매가 찻집 밖에서 몸을 반쯤 들이미는 것이었다. 이준재가 곧바로 일어서더니 소리쳤다.

"완낭자, 안으로 오시오."

阮玲與王珍微笑打了個招呼,雙雙行了進來。

완령과 왕진은 미소를 짓더니 손을 들어 인사하면서 쌍쌍이 걸어왔다.  

杜君平暗中察看,只覺阮玲姊妹,表面雖是笑容可掬,但神態之間,隱隱似懷有極探的憂鬱,坐下之後,開門見山便問道:“承二位慨允領我姊妹去見華山三鶴,只是小妹與他們素不相識,他們縱然知道消息,只怕也不肯輕易透露。”

두군평이 몰래 살펴보니 완령자매는 표면적으로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있었지만 표정과 태도에는 극히 깊은 우울함이 은은히 베어있었다. 자리에 앉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우리 자매를 데리고 가서 화산삼학을 뵙도록 해주신다고 흔쾌히 승낙하셨습니다만 소매와 그들은 본디 서로 알지 못합니다. 그들이 설령 소식을 안다고 하더라도 쉽게 누설하기를 원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王宗漢哈哈笑道:“姑娘盡可放心,只要他們知道,斷無不說之理。”

왕종한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마음 푹 놓으시오. 그들이 알고 있기만 하면 절대로 말하지 않을 리가 없소."

阮玲立起身來道:“咱們走吧。”

완령이 일어서더니 말했다.

"우리 가요." 

李俊才微微笑道:“姑娘且稍寬坐,容過了已牌時分再去不遲。”

이준재가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좀 느긋하게 앉아계십시오. 기다렸다 그때 가도 늦지 않소이다." 

阮玲點點頭道:“此間茶葉甚好,多品嚐幾杯倒也不錯。”

완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곳의 찻잎이 아주 좋군요. 몇 잔 더 맛보는 것도 좋지요." 

李俊才長吁一口氣,用眼四下一望,見無可疑之人,這才重又回過頭來,低低地道:“前些日子,傳聞杜兄已被擄去了修羅島,不知確也不確?”

이준재가 길게 한숨을 쉬더니 주위를 둘러보고 의심스러운 사람이 없자 다시 고개를 돌리며 나직이 말했다.

"며칠 전 들리는 소문에 두형은 이미 수라도로 잡혀갔다고 하던데 확실한지 아닌지 모르겠군요?" 

阮玲嘆口氣道:“為此事喬大叔專程去了一趟修羅島,據說並無此事,而且那任長鯨也沒有回去過。”

완령이 탄식하며 말했다.

"그 일 때문에 교대숙께서 일부러 수라도로 가셨었는데 그런 일이 없다고 하고 게다가 임장경이 섬으로 돌아오지도 않았대요." 

王宗漢接道:“這不能證明任長鯨沒有下手。”

왕종한이 이어서 말했다.

"그것으로 임장경이 손을 쓰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는 없소."

阮玲點頭道:“小女子那天親見任長鯨擄去了杜兄弟,從此連任長鯨也不見影子。”

완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녀가 그날 임장경이 두형제를 납치해가는 것을 직접 목격했어요. 그후로 임장경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요." 

李俊才搖著紙扇徐徐道:“任長鯨與杜兄無怨無仇,何故要劫持他?”

이준재가 종이부채를 부치며 서서히 말했다.

"임장경과 두형은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왜 그를 납치하려했을까요?" 

阮玲唉聲一嘆道:“此人深得修羅王之傳,驕狂任性,他妒嫉兄弟的才華,是以恨上了他……”

완령이 휴,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 사람은 수라왕의 진전을 깊이 터득했지만 오만하고 제멋대로여서 두형제의 재능을 시샘하였어요. 그래서 그를 미워하여..."  

李俊才截斷她的話接道:“據在下所知,任長鯨對他並非別的,乃是為了他那位七師妹。”

이준재가 그녀의 말을 자르며 이어서 말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임장경이 그에 대한 감정은 결코 딴 것 때문이 아니오. 원래 그의 칠사매로 인한 것이지요."

王宗漢狠狠瞪了他一眼,插言道:“杜兄為人堂堂正正,素不喜沾花惹草,賢弟不要亂說。”

왕종한이 사납게 눈을 부라리며 끼어들어 말했다.

"두형은 정정당당한 사람이라 본래 여색을 밝히길 좋아하지 않소. 현제는 쓸데없는 말 하지 마시오."

阮玲臉上一紅,接著王宗漢的話風道:“他們素行如何,我姊妹倒管不著,只是他若有個失閃,我拿什麼向他老人家交待。”

완령이 얼굴이 붉어지며 왕종한의 말투를 이어서 말했다.

"그들의 본디 행실이 어떻든 우리 자매는 상관하지 않아요. 다만 만약 그가 실수라도 하면 저는 어르신들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처해요."

王宗漢霍地立起身來道;​​

“如此說來,咱們只須尋著任長鯨便行了。”

왕종한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임장경을 찾아가야겠소." 

阮玲搖頭道:“丐幫曾傳出竹符,諭令大江南北、黃河兩岸的弟子,追查此人,竟無一點下落。”

완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개방에서 죽부(竹符​)를 내려 대강남북(大江南北​), 황하양안(黃河兩岸​)의 제자에게 명하여 그 사람을 찾아내려 했으나 소재를 전혀 찾지 못했대요." 

微嘆一口氣又道:“我倒不怕他送杜兄弟去修羅島,只擔心此人受不住引誘,與敵方合作。”

나직이 또 탄식하며 말했다.

"나는 그가 두형제를 수라도로 보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해요. 다만 걱정되는 것은 그 사람이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적측과 합작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예요." 

阮玲嘆道:“此人高傲任性,如若有人蠱惑,極可能不顧一切。”

완령이 탄식하며 말했다.

"그 사람은 고오하고 제멋대로라 만약 현혹시키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 것도 따지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커요."

李俊才突然從旁插言道:“有話等見了華山三鶴再談吧,此地說話不大穩妥。”

이준재가 돌연 옆에서 끼어들며 말했다.

"할 말은 화산삼학을 만나서 다시 이야기 하시지요. 이곳은 이야기하기 적당치 않소." 

阮玲原是老成持重之人,經他一提,頓時省悟,點點頭道:“李兄所言極是。”

완령은 원래 노련하고 신중한 사람인지라 그가 그런 말을 꺼내자 순간 깨닫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형의 말씀이 옳아요." 

杜君平自聞知華山三鶴已來泰山的消息後,恨不得立時趕去會晤,只因不能洩露身份,是以一直隱忍至今,此刻見王宗漢等即將起程,再也顧不得許多了,立起身來行至桌前拱手道:“幾位剛才提到的杜少俠,可是杜君平兄?”

두군평은 화산삼학이 이미 태산에 왔다는 소식을 들어 알게된 후 즉시 달려가 뵙고 싶었으나 신분을 누설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대로 몰래 지금까지 참고 있었는데 지금 왕종한 등이 출발하려는 것을 보자 다시 이것저것 고려하지 않고 일어서서 탁자 앞으로 가서 공수하며 말했다.

"조금 전 여러분께서 두소협을 언급하셨는데 두군평 형을 말씀하신 것이오?"  

王宗漢愕然起立道:“兄弟什麼人,如何識得杜君平?”

왕종한이 놀라며 일어서서 말했다. 

"형제는 누군시오? 어떻게 두군평을 아시오?"

杜君平道:“小弟姓朱,乃是東海門下,與杜君平兄在金陵有過一面之緣。”

두군평이 말했다.

"소제는 주가요. 원래 동해문하인데 두군평 형과 금릉에서 만나본 인연이 있소." 

阮玲忙接言道:“大約在幾月?”

완령이 급히 이어서 말했다.

"대략 몇 월이죠?" 

杜君平不加思索地答道:“就在上月中旬左右。”

두군평이 더 생각지 않고 대답했다.

"바로 팔월 중순 쯤이오." 

王珍歡然接道:“真的是他嗎,當時他穿的什麼衣衫?”

왕진이 기뻐하며 말했다.

"정말 그였군요. 당시 그는 어떤 옷을 입었죠?" 

杜君平唯恐她們聯想到藥王聞人可,吃力加思忖回道:“穿一襲青衫,文生打扮。”

두군평은 그녀들이 약중왕 문인가를 연상할까 걱정되어 애써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청삼을 입었는데 문생(文生) 차림이었지요."

阮玲心裡一動,她乃極其細心之人,覺得藥中王雖常文生打扮,卻從未穿過青衫,當下又問道:“當時他與什麼人在一起,如何與尊駕相識?”

완령은 마음이 동했다. 그녀는 원래 극히 세심한 사람이었다. 약중왕이 비록 항상 문생 차림을 했지만 청삼을 입지는 않았음을 깨닫고 즉시 또 물었다.

"당시 그는 누구와 함께 있었고, 어떻게 귀하와 알게 되었지요?"

杜君平素不擅誑言,阮玲如此仔細地追問下去,倒把他難住了,沉忖有頃道:“那天他只得一人,我們在一家酒館偶爾碰面。”

두군평은 본디 거짓말을 잘 할 줄을 몰랐다. 완령이 이와 같이 세세하게 따지고 묻자 거꾸로 당황해졌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그날 그는 단지 혼자였소. 우리는 술집에서 우연히 만났소."  

李俊才為人機智多疑,杜君平突然出面,頓令他疑竇從生,冷眼旁觀,看他說話結結巴巴,疑雲突起,冷笑一聲接道:“杜兄一向武生打扮,極少穿儒衫,兄台想是識錯了。”

이준재는 기지가 넘치고 의심이 많았다. 두군평이 돌연 나타나자 의심이 생겨나서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떠듬거리며 말하는 것을 보고는 의혹이 구름처럼 일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두형은 줄곧 무인 차림새였고 유삼(儒衫)을 거의 입지 않았소. 형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구료."  

杜君平心中暗笑,表面卻不動聲色道:“豈有識錯之理,姓名乃是他自行說出,當時兄弟且曾提到他令尊大人之事,他決然表示,泰山九九會期,必須作個了斷。”

두군평은 속으로 웃으며 겉으로는 아무런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말했다.

"어찌 잘못 알 리가 있겠소. 성명은 원래 그가 자신의 입으로 말한 것이오. 당시 형제가 그의 영존에 대한 일을 언급하자 그는 태산 중양절대회때 반드시 매듭을 지을 것이라며 결연함을 나타냈소."  

王宗漢點頭道:“如此說來那是不會錯了。”

왕종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와 같은 말로 볼 때 틀릴 리가 없군." 

李俊才暗對阮玲使了個眼色,對杜君平拱手謝道:“承朱兄告知杜兄消息,弟等深為感激,此間不是談話之所,請兄台隨弟等去一處地方,咱們再詳談如何?”

이준재는 몰래 완령에게 눈짓을 하고 두군평에게 공수하더니 사례하며 말했다. 

"주형께서 두형의 소식을 알려주시어 형제는 깊이 감격했소. 이곳은 이야기할 장소가 아니니 형께서는 아우들을 따라 다른 곳으로 가셔서 우리들에게 상세한 이야기를 해주시면 어떻겠소?"

杜君平欣然道:“如有必要,兄弟自當遵命。”

두군평이 흔쾌히 말했다.

"그러셔야 한다면 형제는 당연히 명을 따르겠소." 

李俊才從懷中抓了一把銅錢,扔在桌上道:“咱們走吧。”當先行出篷外。 ”

이준재는 품 속에서 동전을 꺼내쥐더니 탁자에 던지고 말했다.

"갑시다." 

앞장서서 찻집 밖으로 나갔다.  

王宗漢一向佩服其才智,是以不加可否,阮玲與王珍急於知道杜君平的下落,自然更不反對,一行人出了茶篷,李俊才暗對王宗漢道:“王兄你請領路,此人由我來應付。”

왕종한은 줄곧 그의 재지에 탄복하고 있었기에 가타부타 하지 않았다. 완령과 왕진은 두군평의 소재를 알고싶어 안달이 나있었기 때문에 자연 반대하지 않았다. 일행이 찻집을 나오자 이준재는 몰래 왕종한에게 말했다.

"그 사람은 내가 상대하게 하고 왕형은 길을 안내해주시오."

王宗漢點頭會意,當先引路,李俊才紙扇輕搖與杜君平並肩而行,不用說其用意自然是監視。

왕종한은 의중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장서서 인도했다. 이준재는 종이부채를 흔들며 두군평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걸었다. 감시하려는 의도임은 두 말할 필요없었다.

杜君平心中暗笑,故意用話引逗道:“這位兄台尊姓?”

두군평은 속으로 웃으며 고의로 구슬리는 말을 했다.

"형의 존성대명은 어떻게 되시오?" 

李俊才皮笑肉不笑地道:“兄弟姓李名俊才。”

이준재는 겉으로는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성은 이요 이름은 준재라 하오."

杜君平故作恍然道:“原來是李少俠,令師莫非就是外號妙手書生的馬大俠?”

두군평은 깜짝 놀란 척하며 말했다.

"원래 이소협이셨군요. 영사는 혹시 바로 그 외호가 묘수서생인 마대협 아니시오?" 

李俊才暗中哼了一聲心道:“好啊,原來你是明知故問。”

이준재가 속으로 흥, 하며 생각했다.

'좋아. 원래 너는 알면서 일부러 물었구나.'  

表面故作不經意地道:“正是,兄台何以得知?”

겉으로는 마음에 두지 않는 듯 말했다.

"그렇소. 형은 어떻게 아시오?" 

杜君平哈哈笑道:“有道是人的名兒,樹的影兒,令師徒譽滿江湖,兄弟為武林末學,哪有不知之理。”

두군평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사람이 있으면 이름이 있고 나무가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이지요. 영사도의 명성이 강호에 퍼졌으니 형제같은 무림말학도 어찌 모를 리가 있겠소." 

李俊才心中愈覺可疑,不覺又增添了幾分戒心,杜君平是有意笑他,復又指著王宗漢問道:“那位兄弟想是青衫劍客尹大俠之徒王少俠了?”

이준재는 마음 속으로 생각할 수록 의심스러워 저절로 몇 푼의 경계심을 더했다. 두군평은 그에게 의미있는 미소를 보내더니 또 다시 왕종한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분은 형제가 생각하기에 청삼검객 윤대협의 제자이신 왕소협인듯 하오만?"    

李俊才冷冷哼了一聲道:“兄台既已知道了,何須再問兄弟。”

이준재가 냉랭하게 흥, 하더니 말했다.

"형은 이미 알고 있으면서 무엇하러 형제에게 다시 묻는 것이오?" 

杜君平哈哈笑道:“兄弟僅是從長像上胡猜罷了,豈是真個知道。”

두군평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특징으로 상상하여 멋대로 짐작했을 뿐이오. 어찌 정말 알겠소." 

李俊才冷冷道:“如此說來你認識杜君平也是胡猜的了。”

이준재가 냉랭하게 말했다.

"그 말대로라면 당신이 두군평을 안다고 하는 말도 멋대로 짐작한 것이겠구료." 

杜君平連連搖頭道:“兄弟與杜少俠乃是新近結識的朋友,豈能信口胡言。”

두군평이 연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형제와 두소협은 원래 최근에 사귄 친구요. 어찌 입에서 나오는대로 허투루 말할 수 있겠소." 

李俊才嘴上不盲,心中暗暗罵道:“你不用油嘴,等會見了我師父有你瞧的。”

이준재가 말로는 진위를 구별하지 못하자 속으로 암암리에 욕을 했다.

'네가 주둥이는 잘 놀리는구나. 우리 사부님을 만나뵙고 나서 어디 두고보자.' 

此時李俊才已領著杜君平趕上了大夥,見四野無人,他存心試試對方的腳程,突然起議道:“這般慢吞吞地走,幾時才能趕到,咱們快趕一程吧?”

그때 이준재는 두군평을 데리고 이미 많이 걸어왔다. 사방의 들에 사람이 없는 것을 보자 그는 상대의 경신법을 시험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서 돌연 의견을 내놓았다.

"이렇게 꾸물대서야 언제 도착할 수 있겠소. 우리 길을 서두르는게 어떻소?" 

王珍天真未鑿,率先附和道:“是啊,咱們快趕一趕,不然天黑以前回不去了。”

왕진이 천진하게 먼저 부화뇌동하여 말했다.

"그래요. 우리 서둘러요. 그렇지 않으면 날이 어두워지기 전까지 돌아가지 못해요." 

王宗漢已知李俊才的心意,朗笑道:“兄弟領路,諸位隨我來。”聲隨人起,一躍數丈,飛向谷內奔去。

왕종한이 이준재의 생각을 알고 크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가 길을 안내하겠소. 여러분들은 나를 따르시오." 

그 말과 함께 수 장을 솟구치더니 골짜기 안으로 나는 듯 달려갔다. 

王珍一拉阮玲道:“師姐,咱們快跟上去。”

왕진이 완령을 잡아끌며 말했다.

"사저, 우리도 빨리 가요." 

飄香谷的輕功,宇內聞名,她倆姊妹一經將功展開,恍如一隻紫燕飄飛於萬綠叢中,姿態美妙,迅快已極。

표향곡의 경공은 우내(宇內)에서 유명하였다. 그녀 두 자매가 일단 경공을 전개하자 마치 한 마리의 제비가 우거진 덤불 속을 너울거리듯 자태가 아름다운 가운데 극히 빨랐다.  

李俊才眼看她們已將輕功展開,也一聲朗笑道:“朱兄,咱們快跟上去,不然就趕不上了。”

이준재는 그녀들이 경공을 전개하는 것을 보자 크게 웃으며 말했다.

"주형, 우리 속히 따라갑시다. 그렇지 않으면 따라잡지 못할 것이오." 

杜君平微微一笑道:“李兄請。”

두군평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형 먼저." 

李俊才也不客氣,一提氣將輕功施開,往前飛射,他暗中早把功力提足,一上來便用了全力,悅如離弦之弩,眨眨眼已出去了二三十丈。

이준재는 사양치 않고 진기를 끌어올리더니 경공을 전개하여 앞으로 쏘는 듯 날아갔다. 그는 몰래 벌써 공력을 끌어올려 두었기에 단번에 전력을 사용하여 마치 시위를 떠난 활처럼 눈깜짝할 사이에 이삼 장을 나아갔다.

他一口氣趕過了山谷,這才放緩腳步,回過頭來察看,在他的意料中,那姓朱的必已丟得遠遠的,豈料一扭臉,杜君平正悠然自得地立在他身側,不禁暗吃一驚,此人索饒機智,心裡雖感吃驚,表面仍保持鎮靜,微微一笑道:“兄台好快的腳程啊!”

단숨에 골짜기를 지나자 그제서야 발걸음을 늦추고 고개를 돌려 살펴보았다. 그의 짐작으로는 그 주가는 필시 멀리 처져 있어야 했지만 어찌 짐작이나 했으랴? 얼굴을 돌려자 두군평은 느긋하게 바로 자기 옆에 서있는 것이었다. 저도 모르게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기지가 넘치는 사람이라 마음 속으로는 비록 놀랐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침착함을 유지하였다.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빠른 신법이시오!"  

杜君平笑了笑道:“慚愧,若不是兄台等侯,兄弟幾乎追趕不上呢!”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부끄럽소. 만약 형이 기다려주지 않아다면 형제는 하마터면 따라잡지 못할 뻔 했소!" 

李俊才為人仔細,只覺他說話語調平和,毫無心跳氣促之感,便知人家的功夫高出自己甚多,當下不敢怠慢,一指前路道:“華山三鶴就在那小廟之內,兄弟引路。”

이준재는 사람됨이 꼼꼼하여 그의 말하는 어조가 차분하고 조금도 헐떡이는 느낌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기보다 무공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았다. 즉시 태만할 수 없어 앞쪽의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화산삼학께서는 저 작은 사당안에 계신다오. 형제가 길을 안내하겠소."  

說著當先領路,領著杜君平一直行至小廟之內,入內一看,王宗漢與阮玲姊妹已然先到了,當下對王宗漢道:“王兄請陪一陪朱兄,小弟領二位姑娘先進去見一見華山三位前輩。”

말을 하고 앞장 서서 인도하여 두군평을 데리고 그대로 사당 안으로 들어갔다. 안을 들어가 보니 왕종한과 완령자매는 이미 먼저 도착해 있었다. 즉시 왕종한에게 말했다.

"왕형은 주형과 계십시오. 소제는 두 분 낭자를 데리고 가서 화산삼학 선배님을 뵙겠소."

王宗漢搖頭道:“不用了,幾位前輩劍已練完,就要出來了。”

왕종한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없소. 그 분들은 연공을 끝내셨으니 곧 나오실 거요." 

只聽一陣腳步聲響,出來了三位道長與二位青衫文生,杜君平一見三位恩師,頓時熱淚盈眶,回想當年學藝華山,三位恩師愛護之情,恨不得即時上前相認,但因牢記修羅王相誡之言,強行將激動的情緒壓制。

일잔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세 명의 도장이 두 명의 청삼문생과 함께 나왔다. 두군평은 세 분의 은사를 보자 화산에서 무예를 배울 때 세 분 은사가 아끼고 보살펴주던 정이 떠올라 갑자기 뜨거운 눈물이 맺혔다. 즉시 나아가 아뢰지 못함이 한스러웠지만 수라왕이 타이른 말을 깊이 새겨두고 있었기 때문에 억지로 격동하는 마음을 눌렀다.

妙手書生馬載行在最前,哈哈一陣朗笑道:“是什麼風兒把二位賢侄女吹來,快免去那些俗禮,坐下好說話。”

묘수서생 마재가 제일 먼저 나오더니 하하, 웃으며 말했다.

"무슨 바람이 불어 두 분 현질녀가 왔는가? 어서 그런 속례는 거두고 앉아서 이야기하자꾸나."  

原來,當幾人行出之時,阮玲姊妹已然盈盈拜了下去。

원래 그들이 나올 때 완령자매는 이미 절을 올리고 있었다.

妙手書生扶起她姊妹之後,復又一指杜君平道:“那位小哥是誰的門下?”

묘수서생이 그녀 자매를 일으켜 세운 후 다시 두군평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분 소형제는 누구의 문하인가?" 

杜君平這才如夢初醒,忙上前躬身行禮道:“在下朱均,乃是東海門下。”

두군평은 막 꿈에서 깬듯 급히 앞으로 나가 몸을 굽히며 예를 올리더니 말했다.

"저는 주균(朱均​)이며 동해문하입니다." 

妙手書生微感一怔,兩道犀利目光在他臉上一掃,冷冷道:“原來是東海門下的高徒,請坐。”

묘수서생이 조금 의아해하며 두 갈래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를 쓸어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원래 동해문하의 제자이시군. 앉으시게."

此時華山三鶴,青衫劍客俱已行了過來,齊把目光投在杜君平的身上,倒把阮玲姊妹冷在了一邊。

그때 화산삼학, 청삼검객도 모두 나와서 일제히 시선을 두군평에게 던지니 거꾸로 완령자매가 한 쪽 가에서 찬밥이 되었다.

李俊才搶上一步說道:“這位朱兄他說是杜君平新結識的朋友,知道杜兄的下落。”

이준재가 앞다투어 한 발 먼저 말을 꺼냈다.

"이분 주형은 그의 말로는 두군평과 최근에 사귄 친구이며 두형의 소재를 안다고 합니다."

雲鶴道長性情最是急躁,也最關切杜君平,急問道:“平兒現在哪裡?”

운학도장은 성격이 아주 급하고 두군평에게 가장 관심을 두고 있어 급히 물었다.

"평아는 지금 어디있소?" 

杜君平雖不擅誑語,但在此種情勢下,不得不說謊,按下激動的心情,徐徐言道:“晚輩是在金陵見著他的,此刻想已來泰山了。”

두군평은 비록 거짓말을 잘 하지 못하지만 이러한 정세하에서 부득불 거짓말을 해야했다. 격동하는 심정을 꾹 눌러두고 서서히 입을 열었다.

"후배는 금릉에서 그를 본 것이고 지금 이미 태산에 왔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雲鶴道長又道:“他與什麼人同伴?”

운학도장이 또 말했다.

"그는 누구와 동행하고 있는가?" 

杜君平想了想道:“好像沒有同伴。”

두군평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동행은 없을 것 같습니다."  

妙手書生突然一聲朗笑道:“馬某活了這麼大的年歲,還不曾聽說有個東海派,小哥兒,你果是東海派嗎?”

묘수서생이 돌연 한 소리 크게 웃으며 말했다.

"마모는 이 나이되도록 살면서 동해파라고 들어본 적이 없는걸 소형제, 자네는 정말 동해파인가?"

杜君平故現不悅之容道:“在下此來只是為你們傳個信,並無其他用意,何用對你們欺瞞。”

두군평은 고의로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당신들에게 한 마디 소식을 전하기 위해 이곳에 왔으며 결코 다른 의도가 없습니다. 어떻게 당신들을 기만하겠습니까?" 

妙手書生沉下臉來道:“知人知面難知心,尊駑雖說別無用意,我們可是難以信得過。”

묘수서생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사람은 겉만 보고는 알 수 없는 법이지. 귀하가 비록 말로는 비록 다른 의도가 없다하지만 우리는 아무래도 믿기 어렵구먼." 

杜君平冷笑道:“你們既如此多疑,在下告退。”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들이 이처럼 의심하신다면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妙手書生朗笑道:“哪有這麼容易的事,我們幾人在此練劍,本來是人不知鬼不覺,你這一來,我們的機密盡洩,豈能讓你一走了之?”

묘수서생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어디 그런 쉬운 일이 있을까. 우리들이 이곳에서 연검(練劍​)하는 것은 본래 귀신도 모르는 것이라네. 자네가 이렇게 왔으니 우리들의 기밀도 누설되었는데 어찌 자네가 달아나게 놔두겠는가?"

杜君平徐徐言道:“前輩的意思要留下我?”

두군평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선배의 뜻은 저를 이곳에 머무르도록 하시겠다는 것입니까?" 

青衫劍客接口沉聲道:“我們並非不近情理之人,只要你把來歷交待明白,絕不虧待你。”

청삼검객이 이어서 침성으로 말했다.

"우리들은 결코 사리를 따지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오. 단지 자네가 내력을 분명하게 고백하면 절대 당신을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네."   

杜君平心念一轉之下,故作憤激地道:“在下一番好意,想不到竟招來一場麻煩,這叫從何說起?”

두군평이 생각을 굴리더니 고의로 격분한 듯 말했다.

"저의 호의가 생각지도 않게 한바탕 말썽을 초래하게 되었군요. 이것이 어디서부터 시작된 말입니까?"

鶴棲道長冷眼旁觀,只覺這少年言談舉止,甚是熟悉,只是記不起在何處見過,當下徐徐開言道:“小哥所言極是,我等容有不近情理之處,但此時此地,不能不多加小心。”語音一頓,復又道:“我看這樣吧,就煩小哥與我們這位李賢侄印證幾招武功,讓我們看看你的武功路子。”

운서도장이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다가 이 소년의 언행과 행동거지가 매우 낯익다고 느꼈다. 다만 어디서 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즉시 서서히 입을 열었다.

"소형제의 말이 극히 옳네. 우리가 도리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겠으나 지금 이곳에서는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네." 

말을 잠시 멈추더니 다시 또 말했다.

"나는 이렇게 본다네. 번거롭지만 소형제가 우리들의 이(李​) 현질과 몇 초 무공으로 인증함으로써 우리들이 자네의 무공 기원을 살펴보도록 해주게." 

杜君平的武功極其博雜,與修羅王相處這些時,藝業大進,心知憑李俊才這點武功,想要掏出自己的底牌,那是絕對辦不到的事,當下微微一笑道:“前輩吩咐下來,晚輩敢不從命。”扭身形,跨步行至階下,拱手道:“李兄請進招。”

두군평의 무공은 매우 광범위하고 복잡했다. 수라왕과 같이 지내는 요즘 무예가 크게 진보하여 속으로는 이준재 정도의 무공으로 자기의 마지막 패를 꺼내게 하려는 생각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임을 알고 즉시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선배님이 분부하시니 후배는 감히 명을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형을 돌리더니 계단 아래에 이르러 공수하며 말했다.

"이형, 초식을 펼치시오." 

李俊才望了師父一眼,折扇刷地張開,沉聲道:“兄台請撤兵刃。”

이준재는 사부를 한번 쳐다보고는 부채를 쫙 펴더니 침성으로 말했다.

"형은 병기를 꺼내시오." 

杜君平搖搖頭道:“在下就用這雙肉掌奉陪,兄台請進招吧。”

두군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한 쌍의 육장(肉掌)으로 상대하겠소. 형은 초식을 펼쳐보시오." 

李俊才已知對方內功修為超出自己甚多,於是也不客氣,紙扇啪地一合,腳踏子午,揮扇直取前胸期門死穴。杜君平身形不動,容對方折扇快要夠著部位時,忽地駢指如戟,朝攻來的折扇敲去。李俊才早已有備,不待招式用老,手臂一揚,折扇刷地張開,疾化一式“大鵬展翼”,鐵骨扇猶如一輪旭日,隱挾風雷,橫斬而至。

이준재는 상대의 내공수위가 자기를 훨씬 초월한다는 것을 알기에 사양치 않고 종이부채를 팍, 하고 접더니 발을 자오(子午​) 방위로 내디디며 부채를 휘둘러 앞가슴의 기문(期門​) 사혈을 취해갔다. 두군평은 상대의 부채가 그 부위에 닿을때 까지 신형을 움직이지 않고 갑자기 손가락을 나란히 창처럼 공격해오는 부채를 향해 쳐갔다. 이준재는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초식을 그대로 두지 않고 팔을 떨치며 부채를 펴서 대붕전익(大鵬展翼​) 일식으로 재빨리 바꾸었다. 철골선(鐵骨扇​)이 마치 막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뇌성같은 바람소리를 동반하고 횡으로 베어왔다. 

杜君平脫口讚道:“好靈巧的招法。”

上身陡地往後一仰,左掌由下而上,順著掠胸而過的扇式,疾逾電閃地朝李俊才手腕抓去。

두군평은 입을 열어 칭찬했다.

"정말 영교(靈巧​)한 수법이오."

상반신을 뒤로 제치더니 좌장을 밑에서 위로 올리며, 가슴을 스치며 지나가는 선식(扇式​)을 따라 번개보다 더 빠르게 이준재의 손목을 잡아채갔다. 

這一式無論時間部位,都拿捏得極其準確,李俊才只覺手腕一緊,已為對方扣住,不由大吃一驚,方待運勁掙開,杜君平已然鬆手往後一躍,退出了圈子。二人電光石火的交手二招,只看得在場之人驚心動魄,尤其杜君平從容不迫的神態,與沈穩老練的手法,使得華山三鶴與青衫劍客暗暗心驚不已。​王宗漢與李俊才在後輩人物中,可算是出類拔萃的佼佼者,但在對方手下,直似兒戲,其武功之高可以想見。​李俊才僅攻兩招便已失手,俊臉一片通紅,怔在那兒半晌沒有做聲。杜君平心中大感過意不去,一時之間卻又想不出適當的言詞安慰,竟也怔在那裡。

이 일시은 시간과 부위는 물론이고 움켜쥐는 것이 극히 정확하여 이준재는 손목이 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미 상대에게 잡혀있었다. 저도 모르게 깜짝 놀라서 운공하여 몸부림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두군평은 이미 손을 놓고 뒤로 뛰어올라 전권에서 물러났다.  

두 사람이 전광석화같이 이초를 나누었는데 그곳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놀라서 넋이 나갈 정도였다. 더우기 두군평의 침착한 표정과 태도, 차분하고 노련한 수법은 화산삼학과 청삼검객으로 하여금 속으로 경악하게 하였다. 왕종한과 이준재는 후배인물 중에서 뛰어난 사람이라 할 수 있었지만 상대의 손아래서는 마치 어린애 장난 같으니 그 무공의 높음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이준재는 겨우 이초만에 지자 영준한 얼굴이 온통 붉어져서 멍하니 그곳에서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크게 미안함을 느끼고 일시지간에 적당한 위로의 말을 생각해내지 못하고 그도 멍하니 그곳에 있었다.

青衫劍客怒從心上起,驀地一聲大喝道:“接我一掌試試。”

청삼검객이 노기가 일어서 갑자기 일성대갈 하더니 말했다.

"나의 일장을 받아 보아라." 

身形一躍,凌空一掌劈胸攻來,他內力雄渾,雙方相距五尺,一股巨大的潛力,已劈空湧到。

신형을 솟구치더니 공중에서 일장을 쪼개어 가슴을 공격해왔다. 그의 내력은 웅혼하였고 쌍방이 서로 오 척 거리여서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이 이미 허공을 가르며 밀려왔다.  

杜君平擊敗李俊才後,心中甚感後悔,一個失神,青衫劍客的掌力已攻到,他不願再讓一個成名前輩受到折辱,竟不用掌法接,右肩一挺,迎著掌風實受了對方一掌。青衫劍客這一掌,運集了八成真力,砰的一聲,將他震得踉蹌連退了三四步,只覺肩頭熱辣辣地,暗中運功一試,尚幸沒有受到內傷。​

두군평은 이준재를 격패시킨 후 마음 속으로 매우 후회되어 잠시 정신을 놓고 있었는데 청삼검객의 장력이 이미 이르자 그는 다시 한 명의 명성있는 선배를 욕보이기를 원치 않아 장법으로 받지 않고 오른쪽 어깨로 억지로 버티며 장풍을 맞이해가서 상대방의 일장을 받았다. 청삼검객의 이 일장은 팔성의 진력을 운집했었다. 펑, 소리가 나더니 그는 진동되어 비틀거리며 연달아 삼사 보를 물러났다. 어깨 위가 화끈화끈거리는 것을 느껴서 몰래 운공해보니 다행히 내상을 입은 것은 아니였다. 

青衫劍客一怒出手,他是估量對方足可與自己抗衡,及見對方促用肩來擋,心中大生悔意,想要收手已是不及。眼看杜君平被掌震得踉蹌後退,失宙喊道:“這是何苦……”

청삼검객이 노하여 출수하였을때 그는 상대방이 족히 자기와 맞설 수 있다고 짐작했하다가 상대가 어깨를 써서 막는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크게 후회가 되어 손을 거두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무엇때문에 이렇게..."

驀覺一股強紉的彈震之力,由少年體內發出,反彈了回來,直震得自己心氣浮動,胸問如遭重擊,不由大為震駭。青衫劍客久闖江湖,見聞廣博,深悉這股強震之力,乃是一種自然反應,對方若非身俱上乘禪功,或者是玄門罡氣之類功夫,絕無有此強紉的彈震之力,更無法受自己八成真力的一擊。在場之人,包括王珍在內,可說俱是行家,由杜君平實受一掌,以及青杉劍客錯愕的神態,便知事有蹊蹺。

갑자기 한 줄기 강렬한 탄진지력(彈震之力​)이 소년의 몸안에서 발출되어 반대로 튕겨져 돌아오는 것을 느끼자 그대로 진동되어 자기의 심신이 불안정하고 가슴에 무거운 충격을 받자 저도 모르게 아연실색했다. 청삼검객은 강호에 명성을 떨친지 오래되어 견문이 넓고 박식하여 이 탄진지력이 원래 일종의 자연적인 반응임을 잘 알았다. 상대방이 몸에 상승선공(上乘禪功​) 혹은 현문강기(玄門罡氣​) 종류의 무공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 절대 이렇게 강력한 탄진지력이 없을 것이며 자기의 팔성 진력이 담긴 일격을 받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곳의 사람들은 왕진도 포함하여 모두 고수들이라 할 수 있었다. 두군평이 일장을 받아내고 청삼검객이 경악하는 표정으로 보아 일이 이상하게 되었음을 알았다.

鶴棲道長修為高深,早已看出端倪,緩步趨前,行至青衫劍客身畔,低低怔地道:“這少年修習的可是玄門罡氣?”

운서도장은 수위가 높고 깊어서 벌써 어찌된 것인지 알아차리고 느릿한 것음으로 앞으로 가서 청삼검객 옆에 이르러 나직이 말했다.

"이 소년의 수련한 것이 현문강기인 것이오?" 

青衫劍客苦笑搖頭,鶴棲道長心中雪亮,脫口念了一聲:“無量佛。”

청삼검객이 고소(苦笑​)를 띠며 고개를 젓자 학서도장은 속으로 분명히 알게되어 입밖으로 도호를 외웠다.

"무량불." 

杜君平略略定了定神,大步行近青衫劍客身前,拱手一禮道:“在下已然再三說過,此來別無他意,諸位何苦如此相迫。”

두군평은 정신을 차리고 큰 걸음으로 청삼검객 앞으로 다가가서 공수의 예를 하며 말했다.

"저는 이미 말씀드렸듯이 다른 뜻이 있어 온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께서는 어찌하여 이같이 핍박하십니까?" 

鶴棲道長喟然嘆道:“小施主身懷絕學,竟爾如此虛懷,貧道真是佩服,你既不願說明來歷,我們也不勉強了,你可走了。”

학서도장은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소시주는 몸에 절학을 지니고도 겸허하니 빈도는 진정으로 탄복했소이다. 당신이 이미 내력을 밝히기를 원치 않으니 우리도 강요하지 않겠소. 가도 좋소."  

此舉倒是大出杜君平意料之外,略一沉忖,舉步朝門外行去。 

이런 행위는 두군평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 조금 생각에 잠기더니 걸음을 떼어 문 밖을 향해 걸어갔다. 

突然,妙手書生一聲沉喝道:“且慢”。

돌연, 묘수서생의 일성 침갈이 들렸다.

"잠깐." 

杜君平停步徐徐問道:“前輩有何吩咐?”

두군평이 걸음을 멈추고 서서히 물었다.

"선배께서는 어떤 분부가 계십니까?" 

妙手書生沉著臉道:“你臉上戴有人皮面幕,何不取下讓我們瞻仰瞻仰你的廬山真面目。”杜君平搖搖頭道:“此事恕難遵命。”

묘수서생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자네 얼굴에는 인피면막(人皮面幕​)이 씌워져 있는데 우리에게 자네의 참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는가?"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명을 따를 수 없음을 용서하십시오." 

就在此時,一位中年道士,飛步行進廟來,朝鶴棲道長稽首道:“啟事掌教,谷外有人闖關。”

바로 그때 한 명의 중년도사가 사당으로 날아오더니 학서도장을 향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장문인께 아룁니다. 곡 밖에 관문을 뚫고 들어온 자가 있습니다."

鶴棲道長壽眉一揚道:“你不會告訴他,此廟乃是苦修之所,不容外人打擾嗎?”

학서도장은 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너는 이 사당이 수행를 하는 곳이니 외인이 방해해서는 안됨을 알리지 않았더나?  

中年道長回答道:“弟子再三說明,來人蠻不講理,硬往裡闖,是以才來禀報。”

중년도사가 대답했다. 

"제자 수차례 설명했습니다만 그자는 막돼먹어 사리를 따지지 않고 무작정 안으로 뚫고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와서 보고드립니다."

妙手書生怒道:“來的是什麼樣人,待我去看看。”

묘수서생이 노하여 말했다.

"어떤 사람인지 내가 가서 살펴보겠소." 

中年道長答道:“是一位蒙面的白髮老者。”

중년도장이 대답했다.

"한 명의 몽면을 한 백발노인이었습니다." 

只聽門外一聲朗笑道:“請恕在下來得魯莽。”人影一閃之下,階前已多了一位蒙面白髮老翁。

문 밖에서 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경솔하게 왔음을 용서하시오." 

인영이 번쩍 하더니 곧이어 계단 앞에 한 명의 몽면 백발노옹 나타났다.  

妙手書生沉喝一聲道:“閣下如此行徑,分明是有意與兄弟過不去。”

묘수서생이 침갈했다.

"귀하의 이같은 행동은 분명 형제를 괴롭힐 뜻이 있는 것이군요."

老人掀去面幕,連連搖頭道:“豈敢,豈敢,在下于謙,乃是奉令而來。”

노인은 얼굴 가리개를 걷어 올리더니 연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천만에요. 저는 원래 명을 받들어 왔소이다."  

青衫劍客前搶一步,拱手笑道:“原來是皓首摩勒於大俠,失迎,失迎。”

청삼검객이 앞다투어 한 걸음 나서며 공수하더니 웃으면서 했다.

"원래 호수마륵(皓首摩勒) 우대협(于大俠)이셨구려. 마중나가지 못해 죄송하오."  

杜君平靜立一旁,已然認出此人,乃是在華山接引自己之人,往事如煙,心中感慨萬千。皓首摩勒于謙,乃是鐵髯蒼龍肖錚得力手下,此刻突然於小廟出現,深使在場之人震駭。​

두군평은 한 쪽에 조용히 서있었는데 이미 그 사람을 알아보았다. 원래 화산에서 자기를 인도했던 사람이었다.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마음 속으로 감개가 무량했다. 호수마륵 우겸(于謙)은 원래 철염창룡 소정의 유능한 수하였는데 지금 돌연 이 작은 사당에 출현하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妙手書生馬載,一向心直口快,開門見山便道:“尊駕乃是盟主心腹之人,今既來此,肖盟主想亦來了?”

묘수서생 마재는 줄곧 거침없이 말하는 사람이라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귀하는 원래 맹주의 심복인데 지금 이곳에 오셨으니 소맹주도 오실 계획이오?"

于謙點頭道:“家主人會期之前一定趕到。”

우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주께서 대회 전에 반드시 도착하실 것이오." 

妙手書生又問道:“閣下駕臨有何吩咐?”

묘수서생이 또 물었다.

"귀하께서 왕림하신 것은 어떤 분부가 있으신 것이오?" 

于謙目光四下一掃道:“盟主著兄弟向盟友傳信,但望莫忘昔日誓言。”

우겸의 시선이 주위를 쓸어보더니 말했다.

"맹주께서 맹우들께 전갈을 하라고 하셨는데 오직 옛날의 맹세를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오."    

妙手書生朗聲一笑道:“此事何勞吩咐,馬某人不是口是心非之人。”語音一頓,倏然斂去笑容道:“只是盟主的所作所為,希望到時能有個交代。”

묘수서생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 일을 무슨 수고스럽게 분부하시오. 마모은 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이 아니오." 

말을 하고 나자 갑자기 얼굴에 웃음을 거두고 말했다.

"맹주의 모든 행위들이 때가 되면 해명하실 수 있기를 바라오."

皓首摩勒點頭道:“盟主著兄弟傳言,他若有負盟友昔年之託,願當場自絕以謝天下武林同道。”

호수마륵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맹주께서 형제에게 전하신 말씀에, 그분이 만약 맹우들의 옛날 부탁을 저버린 것이 있다면 당장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서 무림동도들과 관계를 끊으시겠다고 하셨소."

妙手書生大笑道:“好說,好說,真像如何我們等著瞧就是。” 

묘수서생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좋은 말씀이오. 진상이 어떠한지 우리들은 기다렸다가 지켜볼 뿐이오." 

皓道摩勒抱拳一個羅圈揖,轉身疾奔而去。

호수마륵은 포권하여 차례로 돌아가며 읍을 하더니 몸을 돌려 달려갔다.

鶴棲道長喟然一嘆道:“由此看來,肖大俠果然尚在人間。”

학서도장은 휴, 탄식하며 말했다.

"이것으로 보아하니 소대협은 과연 아직 인간세상에 있구나."

青衫劍客沉哼一聲道:“反正會期不遠,到時我得向他算算總帳。”

청삼검객이 흥, 하더니 말했다.

"어쨌든 대회가 멀지 않으니 때가 되면 빚을 청산할 수 있겠지요." 

久未開口的阮玲,突於此時開言道:“他老人家這些年來,可說是心力交瘁,誰會體諒他這片苦心!”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던 완령이 돌연 그때 입을 열어 말했다.

"그 어르신은 요 몇 년동안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다고 할 수 있어요. 누그 그분의 일편고심을 알아줄련지!"

青衫劍客大感驚異地望了她一眼道:“姑娘說的是誰?”

청삼검객은 놀납고 이상하게 느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낭자가 말한 사람이 누구요?" 

阮玲自知失言,忙道:“小女子乃是有所感而發,此刻不談也罷。”

완령이 실언을 한 것을 알고 급히 말했다.

"소녀는 원래 좀 느낀 것을 바로 말하는 데 지금은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青衫劍客不便再追問下去,話題一轉道:“于謙巴巴地趕來傳信,只那一句話,說了直當沒說。”

청삼검객은 더 캐묻는 것이 불편하여 화제를 돌려 말했다.

"우겸이 서둘러 와서 단지 그 한 마디 전갈을 했는데, 그 말은 그야말로 당연한 말 뿐이구료."

鶴棲道長搖頭道:“尹大俠你該細細體會他話中之意,你我昔日誓言何等光明正大,他今囑咐毋忘昔日誓言,正是說明凡屬盟友,俱應以誓言為重,行所當行。”

학서도장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윤대협 당신은 그의 말 속의 뜻을 자세히 알아보셔야 하오. 당신과 내가 옛날 맹세한 말은 얼마나 광명정대했소? 그가 지금 분부하여 옛날의 맹세를 잊지 말라하니 속한 모든 맹우들이 마땅히 맹세를 중요시하여 행동을 정정당당하게 하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는 것이오."

青衫劍客大笑道:“道長,你別盡往好處想,你該看看天地盟的所作所為,哪一件事照誓言作了。”

청삼거객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도장, 당신은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지 마시오. 당신은 천지맹의 행위들이 무슨 하나라도 맹세에 비추어 한 것이 있는지 살펴보시오."  

鶴棲道長不徐不疾,緩緩言道:“這些事是否出自肖大俠的本心,目前還難斷定,說不定他是受了部分盟友的脅迫,是以才暗中著于謙傳信,俾在九九會期,同時聲討那些不守誓約的盟友。 ”

학서도장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입을 열었다.

"그런 일들은 소대협의 본심에서 나오지 않았을 것이오. 지금 단정하기 어려우나 아마도 그는 일부 맹우들의 협박을 받고 있을 것이오. 그래서 암중으로 우겸에게 소식을 전하여 중양절 대회때 참가하게 하고 동시에 서약을 지키지 않은 그런 맹우들을 성토하게 하려는 것이오."  

妙手書生從旁插言道:“道長之言不無道理,總之真像如何,不日當可大白。”

묘수서생이 옆에서 끼어들며 말했다.

"도장의 말씀도 일리가 없지는 않습니다. 하여간 진상이 어떠한지는 하룻만에 밝혀지지는 않을 것이오." 

杜君平正準備離去,經這一來,不自覺地將腳步停下,接道:“不幾天便是天地盟的九九會期了,在下有幸躬逢其盛,倒可開一開眼界呢。”

두군평은 떠나려고 준비하다가 이렇게 되자 자기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며칠 있으면 천지맹의 중양절대회날이니 저는 운이 좋아 연회에 참석하여 안계를 넓힐 수 있겠군요."  

頓了頓,見大家都沒接聲,復又道:“在下於海外時,風聞天地盟乃是三十六十武林大派,為伸張武林公道發起的組織,用意至善,時至今日,其所作所為,已然大反往昔宗旨,幾位俱是盟中知名之士,如何竟不加聞問?”

멈추었다 사람들을 아무런 대꾸가 없는 것을 보고 또 다시 말했다.

"제가 해외에 있을때 천지맹은 원래 삼십육개 무림대파가 무림공도를 신장(伸張​)하기 위해 발기한 조직이며, 의도는 좋았는데 오늘날에 이르러 그 행위들이 이미 예전의 종지(宗旨​)를 크게 반하고 있다고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모두 맹에서 이름이 알려진 분들이신데 왜 더 알아보려 하시지 않으십니까?" 

妙手書生重重哼了一聲道:“小娃兒懂得些什麼,休得亂說。”

묘수서생이 거듭 흥, 하며 말했다.

"어린애가 무얼 안다고. 쓸데없는 말은 그만두어라." 

杜君平朗朗大笑道:“在下果是不懂得甚麼,有天天地盟淪為異端邪派,在江湖之上興風作浪,那時諸位拿什麼向同道交代。”

두군평이 낭랑하게 크게 웃더니 말했다.

"제가 정말 알지 못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어느날 천지맹이 이단사파(異端邪派)가 되어 강호상에서 풍파를 일으킬 그때 여러분들께서는 무엇으로 동도들에게 설명하시겠습니까?"

鶴棲道長稽首道:“小施主有話儘管說,貧道洗耳恭听就是。”

학서도장이 머리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소시주는 하실 말씀이 있으면 얼마든지 하시오. 빈도는 세이경청할 뿐이오." 

杜君平目光四下一瞥,莊容言道:“在下所要奉告諸位的,有兩件事:第一,諸位的處境絕不孤單,有幾位久已隱蹟的非常人物,已然插手過問此事。第二,天地盟中絕不是近日常露面的那些人在主持,真正的主體人物,直到此刻尚未露面,此人城府深沉,莫測高深,諸位務必多加留意才是。”

두군평은 주위를 힐끗 쳐다보고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여러분께 알려드리려 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여러분의 처지가 결코 외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몇 분의 은둔하고 계시던 예사롭지 않은 분들이 이미 이 일에 개입했습니다. 둘째, 근래 늘상 얼굴을 내밀던 그들 가운데 천지맹의 주지인이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진정한 주지 인물은 지금까지 아직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그 사람은 속셈이 깊습니다.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으니 여러분께서는 반드시 더더욱 주의하셔야 합니다."  

鶴棲道長面色凝重,頻頻點頭道:“小施主之言大是有理,此人能於暗中挾持鐵髯蒼龍,自是非常人物。”

학서도장이 진중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소시주의 말씀이 몹시 일리가 있소. 그 사람이 암중으로 철염창룡을 협박할 수 있으니 자연히 비상한 인물이오." 

阮玲姊妹與李俊才等,早於鶴棲與杜君平說話之時行了過來,阮玲忍不住冷笑一聲道:“此人陰沉毒辣我倒承認,若說他們已然挾持了肖大俠,那可未必見得。”

완령자매와 이준재 등은 학서도장과 두군평이 대화를 할 때 벌써 건너와 있었다. 완령이 참지 못하고 냉소하며 말했다.

"그 사람이 음침하고 독랄하다는 것은 저도 인정해요. 만약 그들이 이미 소대협을 협박하고 있다고 하신다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을 거예요."

鶴棲道長深深打量她一眼點頭道:“但願如姑娘所說,肖大俠並未受協迫。”

학서도장이 찬찬이 그녀를 훑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대협이 결코 협박을 받지 않고 있다는 낭자의 그 말과 같기를 바랄 뿐이오."  

妙手書生輕搖紙扇,正待開言,突地,谷內傳來一陣喝叱之聲,不由怒道:“又是什麼人闖關,咱們出去看看。”

묘수서생이 가볍게 종이부채를 부치며 막 입을 열려고 하는데 갑자기 곡 안에서 일진의 호통소리가 들려와 절로 노하여 말했다.

"또 어떤 자가 관문을 뚫고 들어오려는지 우리 나가서 한번 봅시다." 

鶴棲道長一指門外道:“闖關之人已來,不用去了。”

학서도장이 문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갈 필요없소. 이미 왔소." 

大夥兒順著他的手指望去,只見一位銀盔銀面人飛射而來。

사람들은 그의 손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한 명의 은색 모자와 은색 가면을 쓴 사람이 쏜살같이 날아왔다. 

阮玲脫口叫道:“咦?怎麼又是他。”

완령이 외침 소리를 냈다.

"어? 어떻게 된 게 또 그예요." 

皓首摩勒一向均以銀面行走江湖,各派首腦人物,大多認識他,以為是于謙去而復返,怒火頓熄。

호수마륵은 줄곧 은가면을 하고 강호를 행도했기에 각 파의 수뇌인물은 대다수가 그를 알아보았다. 우겸이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고 여겨서 노화(怒火​)가 문득 사그러들었다. 

眨眼之間,來人已到面前,妙手書生迎上前去,哈哈笑道:“於老何事又踏賤地。”

눈깜짝할 사이에 방문자는 면전에 이르렀다. 묘수서생이 맞이하여 앞으로 걸어가서 하하, 웃으며 말했다.

"우노(于老)는 무슨 일로 누추한 곳을 또 오셨소?" 

銀面人停下腳步,從懷中摸出一面龍紋金牌,高舉過頂道:“盟主著在下傳諭盟友,九九之期,定辰牌時分於松鶴觀外集齊,盟友憑本門人信物入場,每派以三人為限。”

은면인은 걸음을 멈추더니 품 속에서 용문금패를 꺼내어 머리 위로 높이 들고 말했다.

"맹주께서 맹우들에게 명령을 전하라 하셨소. 중양절 날 진시까지 송학관 밖에 모두 집결하고 맹우들은 본문의 신물(信物​)에 의거하여 입장하되 한 문파에 세 명으로 제한하오." 

妙手書生點頭道:“除此之外尚有何吩咐?”

묘수서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외에 아직 무슨 분부가 있으시오?" 

銀面人接道:“無故不到者,盟規處斷。”

은면인이 이어서 말했다.

"이유없이 오지 않는 자는 맹규에 따라 처단할 것이오." 

青衫劍客大為不悅道:“此話可是肖盟主親自傳諭嗎?”

청삼검객이 크게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 말은 소맹주가 친히 내리신 영이오?" 

銀面人冷哼一聲道:“有信物為憑,在下豈敢捏造。”

은면인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신물을 들고 제가 어찌 감히 날조하겠소?" 

妙手書生朗聲笑道:“很好,到時我得問問他,若是盟主不遵盟規又當如何?”

묘수서생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좋소. 때가 되면 우리가 그에게 물어보겠소. 만약 맹주가 맹규를 존중하지 않으면 또 어떻게 대처하시겠소?" 

銀面人冷笑不答,收起金牌,轉身疾往觀外奔去,眨眼之間消失不見。

은면인이 냉소하며 대답하지 않고 금패를 거두어 들이더니 몸을 돌려 밖으로 질풍같이 달려가서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青衫劍客怒氣勃勃地道:“肖錚果真是變了,竟把盟友視作幫眾屬下,真個豈有此理。”

청삼검객이 노기등등하여 말했다.

"소정은 과연 변했구나. 뜻밖에 맹우들을 부하쯤으로 간주하다니 정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鶴棲道長徐徐地言道:“兩位覺出來了麼,此一于謙與先前的于謙乃是兩人。”

학서도장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두 분은 지금의 우겸과 먼저 왔던 우겸은 원래 다른 사람임을 알아차렸소?"  

青衫劍客大感詫異道:“何以見得?”

청삼검객이 몹시 이상하다고 느껴 말했다.

"무엇이 그렇다는 것이오?"

鶴棲道長道:“先前那于謙嗓音,剛陽蒼勁,聲若洪鐘,適才那銀面人話音低沉陰狠,口音雖一般,卻大有分別。”

학서도장이 말했다.

"먼젓번의 그 우겸의 목소리는 굳세고 힘이 있어 큰 종소리 같았는데 방금 그 은면인의 말은 음침하고 사나워서 말씨는 비록 같았지만 차이가 크게 있었소."

杜君平見過銀面人多次,原不曾留意這些,經鶴棲道長一提,暗中細加玩味,果覺大有分別,不由暗讚道:“掌門師伯,果真與眾不同。

두군평은 은면인을 여러번 본 적이 있어 이렇게 주의하지 않았었는데 학서도장이 지적하자 속으로 자세히 되뇌어보니 정말 큰 차이가 있기에 저도 모르게 찬탄했다.

'장문사백은 정말 뭇 사람들과는 다르시구나.'  

鶴棲道長點了點頭,目視青衫劍客與妙手書生道:“前後兩個于謙,所傳令諭不同,前者所傳,話雖甚為簡略,用意深長,耐人玩味,後者所傳,全是九九會期之事,說他是假,卻又不能不信,兩位看法如何?”

학서도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청삼검객과 묘수서생을 바라보며 말했다. 

"전후 두 명의 우겸은 서로 다른 영유를 전하였소. 앞사람이 전한 것은 말은 비록 극히 간략했으나 담긴 뜻은 깊고 넓어 새겨볼 만 하고 뒷사람이 전한 바는 전부 중양절대회에 대한 일이었소. 그가 가짜라고 해도 믿지 않을 수도 없소. 두 분의 의견은 어떠하시오?" 

妙手書生沉忖有頃道:“前面一個于謙,乃是以真面目示人,但話說得太以簡略,且含有挑撥之意,後面的銀面人,雖說聲調稍有不對,但持有龍紋金牌,且傳的都是咱們應遵之事,他沒假冒的必要,依兄弟看來,前面的于謙是假。”

묘수서생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먼젓 번의 우겸은 원래의 진면목을 보이며 한 말은 아주 간략했지만 충동질하려는 뜻을 포함하고 있었소. 나중의 은면인은 비록 목소리는 조금 이상하지만 용문금패를 지니고 있었고 전한 바는 모두 우리가 마땅히 따라야 할 일이었소. 그가 사칭했다고 할 필요가 없으니 형제가 보기에 먼젓 번의 우겸이 가짜요."  

青衫劍客冷笑道:“豈有此理,只有戴著面具才可假冒,那有真面目能騙著人的。”

청삼검객이 냉소하며 말했다.

"면구를 써야 사칭이지 진면목으로 남을 속인다니 어찌 그럴 리가 있겠소."  

妙手書生針鋒相對道:“江湖之上,無奇不有,善於易容者,連至親好友同樣可以瞞過。”

묘수서생이 첨예하게 맞서며 말했다.

"강호상에는 기이하지 않은 것이 없소. 역용을 잘하는 자는 친척과 친구도 마찬가지로 속여 넘길 수 있소."  

鶴棲道長忙打圓場道:“兩位不必爭論,反正二人之中,必有一個是假,好在所傳的話,都無關緊要,大可不必深究。”

학서도장이 급히 수습하며 말했다.

"두 분은 다툴 필요없소. 어쨋든 두 사람 중에는 반드시 한 명은 가짜요. 다행히도 전한 말은 모두 긴요하지 않는 것들이니 깊이 따질 필요없소." 

轉過身來,對著阮玲微微一笑道:“阮姑娘對此事有何高見?”

몸을 돌려 완령이게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완낭자는 이 일에 대해 어떤 고견이 있으시오?" 

他說這話的用意,不問可知,是在探問阮玲的口風,阮玲心念一轉之下,莊容答道:“小女子深佩道長的高論。”

그가 이 말을 한 의도는 불문가지였다. 바로 완령의 생각을 넌지지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완령은 생각을 한번 굴리더니 엄숙한 얼굴로 대답했다.

"소녀는 도장의 고론에 깊이 탄복합니다." 

話音一頓又道:“來此耽誤了幾位甚多時間,我們該回去了。”

말을 잠시 끊었다가 또 말했다.

"지금까지 여러분들께서는 아주 많은 시간을 지체했어요. 우리는 돌아가야겠어요." 

鶴棲道長忙道:“姑娘除了打聽平兒的下落外,尚有其他的事嗎?”

학서도장이 급히 말했다.

"낭자는 평아의 소재를 알아보는 것 외에 아직 다른 일이 있소?"  

阮玲搖頭道:“沒有了,咱們九九再見吧。”

완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없어요. 중양절때 다시 뵙겠습니다." 

鶴犧道長又道:“姑娘現住何處?貧道一有平兒消息,當著人即時通知。”

학서도장이 또 말했다.

"낭자는 현재 어느 곳에 머물고 계시오? 빈도가 평아의 소식이 있으면 즉시 알려주겠소." 

阮玲搖頭道:“小女子在何處落腳,此刻還難決定,如有必要,自當親來拜訪。”

완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소녀는 어디라도 발 닿는대로 묵고 있으니 지금은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필요하면 제가 직접 찾아뵙도록 하겠어요." 

撿衽一禮,拉著王珍姍姍行出了廟門。

옷깃을 여미어 예를 올리고는 왕진을 데리고 느릿느릿 사당 문을 걸어나갔다. 

杜君平突然開言道:“姑娘請慢行,在下有話說。”

두군평이 돌연 입을 열었다.

"낭자께선 천천히 가시오. 제가 할 말이 있소이다."

阮玲回過頭來冷冷道:“你有何話請說吧。”

완령이 고개를 돌려 냉랭하게 말했다.

"할 말이 있다면 하세요." 

杜君平想了想道:“在下與姑娘一路出谷如何?”

두군평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제가 낭자와 함께 출곡(出谷)하면 어떻겠소?" 

阮玲冷冷道:“有何不可。”

완령이 냉랭하게 말했다.

"안될 것이 뭐 있겠어요." 

杜君平大步行了出來,阮玲一邊走著,一邊冷冷道:“你究竟是誰,此刻可以透露了。”

두군평이 큰 걸음으로 걸어나왔다. 완령은 걸어가면서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예요? 지금은 드러낼 수 있잖아요?"  

杜君平搖搖頭道:“恕我有難言之隱,以後再說吧。”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말할 수 없는 고충이 있음을 용서하시오. 이후에 다시 말씀드리지요." 

阮玲道:“你既不願透露來歷,我們不勉強,不過你要求與我姊妹同行,總該有個說法。”

완령이 말했다.

"당신이 내력을 드러내기를 원치 않으니 우리도 강요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당신이 우리 자매와 동행하기를 요구하니 무슨 의견이 있을 거예요." 

杜君平點頭道:“這個當然。”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당연하오." 

略頓一頓接道:“在下與杜君平相識雖不久,但情誼甚深,並知他血劍傳書之事,如今他突然失踪,九九會期該怎麼辦?”

잠깐 멈추었다 이어서 말했다.

"제가 두군평과 서로 알게된 것은 비록 오래되지 않았지만 사귄 정은 아주 깊고 게다가 혈검전서를 돌린 일도 알고 있는데 지금 그가 돌연 실종되었으니 중양절대회때 어찌해야 하오?"

阮玲冷笑道:“這是杜門之事,問我姊妹不啻問道於盲,你少費心吧。”

완령이 냉소하며 말했다.

"그것은 두씨 가문의 일이니 우리 자매에게 묻는 다는 것은 맹인에게 길을 묻는 것과 같아요. 당신은 신경쓰지 마세요." 

杜君平輕喟一聲道:“如此說來在下是多此一問了?”

두군평은 나직히 휴, 하더니 말했다.

"그 말씀대로라면 제가 너무 많이 끼어드는 것이구려?" 

王珍接道:“本來就是多管閒事。”

왕진이 이어서 말했다.

"본래 쓸데없는 일에 참견을 많이 하시는군요."  

杜君平復又道:“不過在下深信杜君平必可在會期之前趕到,姑娘可否說個地址,在下見著他時,也好通知他去拜訪。”

두군평이 또 말했다.

"그러나 저는 두군평이 반드시 대회 전까지 서둘러서 오리라 믿고 있소. 낭자께서 소재지를 말해 주실 수 있으면 제가 그를 만날 때 그에게 찾아뵙도록 알려주겠소." 

阮玲微曬道:“多謝好意,不用了。”

완령이 조금은 아랑곳하지 않는 듯이 말했다.

"호의는 감사하지만 필요없어요."  

杜君平知道不說出真情,那是絕對沒辦法使她姊襪說實話,當下故作訕訕然地,微微一嘆,加快腳步往前行去。

두군평은 진심으로 하는 말이 아님을 알았다. 그 자매들이 진실을 말하게 할 방법이 결코 없어 즉시 일부러 무안한 척 하더니 나직이 탄식하고 발걸음을 빨리 하여 앞을 향해 걸어갔다.

王珍望著他的背影冷笑一聲道:“這人不知哪裡來,討厭極了。”

왕진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냉소하더니 말했다.

"이 사람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지만 아주 꼴보기 싫어요." 

阮玲輕聲道:“在未摸清來路前,犯不上得罪他。”

완령이 나직이 말했다.

"내력을 분명히 파악하기 전에는 그에게 죄를 지어서는 안된다."

王珍哼了一聲道:“若不是看在他是平哥的朋友份上,小妹真得教訓教訓他呢。”

왕진이 흥, 하더니 말했다.

"만약 평오빠의 친구라는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면 소매는 진짜 그에게 가르침을 주었을 거예요."  

杜君平行出不遠,對她姊妹的話昕得清清楚楚,但卻故作不聞,快步往谷外行去。

두군평은 멀리 가지 않았기에 그 자매의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못 들은체 하며 빠른 걸음으로 곡 밖으로 걸어갔다. 

回到下處,已是未牌時分,只見修羅王倒背著雙手站立在階沿之上,見他行來,壽眉微皺道:“你這趟出去收穫如何?”

묵고 있는 곳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미시였다. 수라왕이 뒷짐을 지고 계단 위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그가 오는 것을 보고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네가 이번에 나가서 거둔 수확은 어떠하냐?"  

杜君平搖頭道:“可謂毫無收穫。”

두군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수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조금도 없습니다." 

修羅王朗聲一笑道:“你要找的人現住法藏寺。”

수라왕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네가 찾는 사람은 현재 법장사(法藏寺​)에 있다."

杜君平大感意外道:“前輩指的是誰?”

두군평은 크게 의외라고 느껴서 말했다.

"선배님이 가리키는 것이 누구입니까?" 

修羅王緩步行入房中,徐徐道:“飄香谷的人。”

수라왕이 느릿한 걸음으로 방으로 들어가며 서서히 말했다.

"표향곡 사람이지." 

杜君平大感訝異道:“前輩如何知道?”

두군평은 이상히 여겨 말했다.

"선배님은 어떻게 아십니까?" 

修羅王朗聲一笑道:“老夫既已插手此事,便得把事情弄一個水落石出。”

수라왕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노부는 이미 이 일에 개입하여 일부 진상을 밝혀내었다." 

旋即斂去笑容,鄭重地道:“是老夫把事情看得太容易了,意欲獨攬下來,此刻才知前途困難重重,凶吉實難預料。”

곧 웃음을 거두고 정중하게 말했다.

"노부는 일을 너무 쉽게 보고 혼자 떠맡을 작정이었는데 앞길에 곤란이 중첩되어 있고 길흉을 실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았다." 

杜君平素知修羅王乃是極其高傲自負之人,不是遭遇了極大困難,不會說出這等話來,遂接道:“照前輩如此說來,必是天地盟中出現了極其厲害的人物。”

두군평은 본디 수라왕이 원래 극히 고오하고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라 극히 곤란한 상황이 아니면 이런 말을 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곧 이어 말했다.

"선배님의 이와 같은 말씀으로 비추어볼때 필시 천지맹에서 극히 무서운 인물이 출현했겠군요."

修羅王哼了一聲,仰著臉道:“老夫縱橫江湖數十年,還不知怎麼樣的人才算是厲害人物。”

수라왕이 흥, 하더니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노부가 강호를 수십 년 종횡하면서 위험한 인물이라고 할 만한 인재를 알지 못했다." 

杜君平雖覺出他說話前後矛盾,但已意識到九九之會,前途實未可樂觀。不覺微一嘆道:“晚輩亦知九九之會,凶吉難料,不過無論如何我得拚一拚,我就不信天地盟能一手遮盡天下人的耳目。”

두군평이 비록 그의 말이 앞뒤에 모순이 있음을 알아차렸으나 중양절대회가 이르러 앞길이 실로 낙관할 수 없음을 의식했다. 저도 모르게 가볍게 탄식하며 말했다.

"후배 역시 중양절대회는 길흉을 예측하기 어려움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간에 저는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천지맹이 한 손으로 천하인의 이목을 가릴 수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修羅王點了點頭,徐徐言道:“飄香谷方面,已然為你預備一個替身,此人你我都見過,他近日以血劍傳書,呼號武林同道,出來主持公道。可是據老夫聽知,各派對此事反應極是冷淡,尤其是武當與少林,為了本派的安危,竟然置身事外,目前只有華山、崑崙等派,準備出來為你說話,可是力量畢竟太少……”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서서히 말했다.

"표향곡 쪽은 이미 너를 위해 한 명의 대체자를 준비해두었는데 그 사람을 너도 나도 본 적이 있다. 그는 요근래 혈검전서로써 무림동도들에게 나서서 공도를 지키자고 호소하였다. 그러나 노부가 들은 바로는 그 일에 대한 각 파의 반응은 극히 냉담하고 더우기 무당과 소림은 본 파의 안위를 위해 놀랍게도 자기 일이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화산, 곤륜 등의 문파가 너를 위해 나서서 말을 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역량이 너무 작구나..."  

杜君平接道:“這些事晚輩都知道,那位代替晚輩之人,就是藥中王聞人可前輩。”

두군평이 이이서 말했다.

"그건 후배도 알고 있습니다. 후배를 대신하신 그 분은 바로 약중왕 문인가 선배님입니다." 

修羅王臉上一片凝重之色,繼續又道:“據傳聞天地盟仍是鐵髯蒼龍主掌大權,並勾引了許多久未在江湖露面的邪魔外道,看來天地盟改組已是意料中事了。”

수라왕은 얼굴에 장중한 기색을 띠고 계속 말했다.

"소문에 천지맹은 여전히 철염창룡 잡고 있으며 강호에 등장한 지 오래되지 않은 허다한 사마외도와 결탁했다고 한다. 보아하니 천지맹의 개편은 이미 예상했던 대로 된 것 같다."   

杜君平怒形於色道:“難道他就不理睬盟友們的反對?”

두군평이 노한 기색으로 말했다. 

"설마 그가 맹우들의 반대를 거들떠도 보지 않겠습니까?"  

修羅王輕喟一聲道:“三十六盟友,至少已有廿個以上與他同流合污,反對又有什麼用?”

수라왕이 나직이 휴, 하더니 말했다.

"서른여섯 맹우들 중 적어도 이미 스물 이상이 그들과 어울려 물이 들었다. 반대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杜君平哼了一聲道:“我看最後的演變,就只有以兵戎相見了。”

두군평이 흥, 하더니 말했다.

"최후에는 서로 병기를 맞대고 싸우는 것 뿐이라고 봅니다." 

修羅王冷笑道:“他們若是怕動武,也就不會如此胡為了,自然是早已有備。”

수라왕이 냉소하며 말했다.

"그들이 만약 무력을 쓰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이렇게 쓸데없는 짓을 하겠느냐? 당연히 벌써 준비가 있겠지." 

杜君平又道:“天地盟乃是武林同道的聯盟,道不同不相為謀,盟友們不滿盟主所為,可以憤而退盟,或竟直斥盟主,豈不是一了百了。”

두군평이 또 말했다.

"천지맹은 원래 무림동도의 연맹이니 길이 같지 아니하면 함께 일을 도모하지 않습니다. 맹우들이 맹주가 하는 것에 불만이면 분개하여 퇴맹하든지 맹주를 꾸짖어 물러나게 하든지 해야지요. 하나가 해결되면 나머지는 자연 풀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修羅王搖頭道:“事實擺在面前,少數盟友縱是退盟,亦發生不了多大作用,說不定天地盟已然布下天羅地網,竟欲一網打盡反對的盟友。”

수라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실은 눈 앞에 드러나 있다. 소수의 맹우들이 설령 퇴맹한다손 치더라도 역시 큰 작용을 발생시키지 못한다. 아마도 천지맹은 이미 천라지망을 펼쳐놓아 반대하는 맹우들을 일망타진하려 할 것이다." 

話音一頓復又道:“當然,他們要斬盡殺絕,自然不是一件容易事,但咱們卻不得不防。”

말을 끊었다가 또 말했다.

"물론 그들은 몰살시키려 해도 용이한 일은 아니겠지. 그러나 우리는 부득불 방비해야 한다."   

杜君平心中甚是憤激,忿然道:“咱們既知天地盟採取卑劣手段,便該早定對策才是。”

두군평은 심중으로 매우 격분하여 분연히 말했다.

"우리가 이미 천지맹이 비열한 수단을 취할 것을 알았으니 일찌기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修羅王哈哈一笑道:“孩子,你這不是明知故問麼,如若不是防到他們這一著,老夫何用易容。”

수라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얘야, 너는 뻔히 알면서 일부러 물어보는 것이 아니냐? 만약 그러한 것에 방비하지 않는다면 무엇하러 역용을 했겠느냐."  

杜君平又道:“據晚輩所知,飄香谷方面早已有備,咱們仍該找到他們才是。”

두군평이 또 말했다.

"후배가 알기로는 표향곡 쪽에서 벌써 준비를 해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찾아가는 것이 옳습니다."

修羅王搖了搖頭道:“不用了,飄香谷方面的動靜,或許早已為對方偵知,咱們此刻去聯繫定必引起天地盟的疑竇,不如暗中單獨進行,倒可以收到出其不意之效。”

수라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필요없다. 표향곡 쪽의 동정은 아마 벌써 그들이 정탐하여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이 시각부터 연계하여 천지맹의 의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암중에서 단독으로 진행해서 허를 찌르는 효과를 거두는 것만 못하다."   

杜君平恍然若有所悟地道:“原來如此。”

두군평은 문득 깨달은 것이 있는 듯 말했다.

"원래 그러하군요."

修羅王沉思有頃道:“不過有些事情已然大在老夫竟料之外,前途兇古如何,已然沒有十分的把握了。”

수라왕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그러나 일부는 이미 노부의 예상 밖이라 앞으로 길흉이 어떠할지는 정말 알 수가 없구나."

杜君平滿臉述惘之色道:“前輩一再提到事情巳然有了變化,究竟所指何事?”

두군평은 얼굴 가득 낙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선배님이 수차례 사정이 이미 변화가 생겼다고 언급하셨는데 도대체 어떤 일을 가리키는 것입니까?"

修羅王忿然道:“老夫原認為肖錚也與老夫一般,遭了人的暗算,失去功力,以致為小人挾制,但近日由種種跡像看來,一切事情竟是他自己出面主持,此人一身武功已致化境,再有那幾個老魔頭相助,不啻如虎添翼,老夫雖不一定怕他,但卻棘手得很。”

수라왕이 분연히 말했다.

"노부는 원래 소정도 노부와 같이 남의 암산을 받아 공력을 잃고 소인배들의 협박과 제제를 받아왔다고 여겼었다. 그러나 요 근래 여러가지 흔적을 보아하니 모든 일들이 그 자신이 나서서 주지하였더구나. 그 사람의 일신 무공은 이미 화경에 이르렀는데 다시 몇 명의 노마두의 도움을 받아서 범이 날개를 단 것과 같이 되었다. 노부는 비록 그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상대하기 아주 힘들 것이다."

杜君平心頭一震道:“前輩已然見著肖錚了?”

두군평이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말했다.

"선배님은 소정을 이미 만나보셨습니까?" 

修羅王輕籲一聲道:“此人一生耿直,想不到竟在晚年失節,老夫實為他惋惜,由此看來,只怕令尊之死,與他大有關連。”

수라왕은 가볍게 후, 하더니 말했다.

"그 사람은 평생 강직하게 살았는데 생각지도 않게 만년에 기개를 굽히고 말았으니 노부는 실로 그가 안타깝구나. 그것으로 볼 때 영존의 죽음이 그와 크게 연관되어 있을 것 같다."   

這話雖是推斷之言,但聽在杜君平耳內,不啻火上加油,霍地立起身來道:“此話大是有理,先父與他並稱乾坤雙絕,有道是雙雄難並立,必是他害了先父,晚輩與那老賊誓不兩立。”

이 말은 비록 추측하는 말이었지만 두군평의 귀에는 불에 기름을 붇는 것과 같아서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그 말씀은 크게 일리가 있습니다. 선부와 그는 나란히 건곤쌍절로 불리웠습니다. 쌍웅(雙雄​)은 나란히 서기 어렵다는 말이 있듯 틀림없이 선부를 살해한 것은 그일 것입니다. 후배는 맹세컨데 그 노적과 양립하지 않겠습니다."

修羅王疾忙搖手道:“你且稍安母躁,此事真像如何,此刻仍很難說,老夫既已插手管這事,我就得弄個水落石出,何必急在一時。”

수라왕이 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너는 좀 진정하고 성급히 굴지 말거라. 이 일의 진상이 어떠힌지 지금은 말하기 매우 어렵다. 노부가 이미 이 일에 개입하여 관여했고 내가 일부는 진상을 밝혀냈는데   조급해 할 필요가 어디 있겠느냐?"  

杜君平見修羅王臉上已現怒容,心中甚感不安,忙改容謝道:“晚輩一時氣憤,以致口不擇言,尚望前輩海涵。”

두군평은 수라왕의 노기 띤 얼굴을 보고 마음 속으로 몹시 미안함을 느껴서 급히 표정을 고쳐서 사과했다.

"후배, 일시 격분하여 하지 말아야 될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선배님께서 너그러이 용서하십시오."

修羅王點了點頭道:“這還像話,你也不用難過,對手就算是鐵髯蒼龍,老夫也要放手與他鬥一斗。”

수라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말한 만도 했으니 너도 난처해 할 필요없느니라. 상대가 철염창룡이라 하더라도 노부는 대담하게 그와 한번 싸워보련다." 

杜君平心中暗暗思忖,為他暗中策劃復仇的紅臉老人,從種種跡像看來,似乎就是鐵髯蒼龍肖錚,而那傳自己飄香步法的宮裝婦人,也有些像飄香谷主謝紫雲,現經修羅王這般一說,倒把自己墜八五里霧中了。思忖半晌,得不到一個結果。

두군평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를 위해 암중으로 복수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 홍검노인인데 여러가지 흔적으로 보아 철염창룡 소정 같았다. 그리고 자기에게 표향보법을 전수한 그 궁장부인도 조금은 표향곡주 사자운인 듯 했었다. 그런데 지금 수라왕이 이런 말은 거꾸로 자기를 오리무중에 빠뜨렸다. 한참 동안을 생각해보아도 결과에 이르지 못했다.

修羅王見他半晌不語,不由笑道:“是老夫的不是,令你心中不安,不用胡思亂想了,修羅門自開山以來,已傳六世,到目前為止,尚沒有在江湖栽過大跟頭,我不信就鬥不過天地盟。”

그가 한참을 말이 없는 것을 본 수라왕이 절로 웃으며 말했다.

"노부가 잘못하여 너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구나. 이리저리 생각할 필요없다. 수라문은 개파이래 육대를 이어와 지금까지 이르게 되었지만 아직 강호에서 체면을 구긴 적이 없다. 나는 천지맹과 싸워 이지기 못하리라고 믿지 않는다."

杜君平這才如夢初醒,忙道:“晚輩不是這個意思……”

두군평이 이제 막 꿈에서 깨어난 듯 급히 말했다.

"후배, 그런 의미가 아닙..." 

就在這時,後殿突然傳呆一陣雲扳聲,修羅王立起身來道:“走,隨我後殿看看去。”

바로 이때 후전에서 일진의 운판(雲板:경보용 쇠판) 소리가 들려왔다. 수라왕이 일어서더니 말했다.

"가자. 나를 따라 후전으로 살펴보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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