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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一回 臨終遺命 (임종유명) 본문
第一回 臨終遺命 (죽음에 이르러 유언을 남기다)
九月里的太行山,木葉淅瀝凋零。 連日綿綿秋雨,山中寒意已濃,前往山里燒香還愿的香客們,比往常少了很多。
구월의 태행산(太行山)에는 마른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연일 끊이지 않고 내린 가을비로 산중에는 한기가 짙어졌다. 산으로 가서 향을 사르며 참배하는 향객(香客)들도 평소에 비해 아주 적었다.
這晚約摸二更光景,山下突然奔來一條碩長黑衣大漢,冒雨沖風,沿著一條高崗向山中疾奔。
이날 밤 약 이경이 되었을 때 산 아래에서 돌연 한 명의 키가 큰 흑의대한이 달려왔다. 세찬 비바람을 무릅쓰고 한 자락의 높은 언덕을 따라 산 속으로 뛰어갔다.
突地,山崗下一聲忽哨,沖出一群手執兵刃的江湖豪客,把去路擋住,黑衣大漢一惊之下,抱拳朗聲說道: “諸位是哪條道上的朋友,攔阻攔下有何教諭?”
갑자기 산등성이 아래서 호각소리가 나더니 한 무리의 손에 병기를 든 강호호객(江湖豪客)들이 나타나더니 길을 가로 막았다. 흑의대한은 놀라서 포권하며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위들은 어느 방면의 친구들이시오? 길을 막는 것은 무슨 가르침이 있으시오?"
就地說話的功夫,對方已擺開了圍攻陣勢,黑衣大漢不由怒火上沖,復又高聲道: “兄弟陸子俊,久已不在江湖走動,諸位莫找錯了人?”
이렇게 말하는 사이에 상대는 이미 포위하여 진세를 펼쳤다. 흑의대한은 노화가 치솟는 것을 참지 못하여 또 다시 소리높여 말했다.
"형제는 육자준(陸子俊)이고 강호를 다니지 않은 지 오래되었소. 제위께서는 사람을 잘못 보시지 않았소?"
只聽人群中一聲暴吼道: “錯不了。”
무리 속에서 한 마디 폭갈이 들려왔다.
"틀리지 않았다."
呼地一把鋸齒刀當頭劈下,刀沉猛地帶起一片嘯風之聲。
휙, 하니 한 자루의 거치도(鋸齒刀)가 맹렬한 바람소리를 일으키며 머리를 쪼개어왔다.
黑衣大漢外號“鐵掌震三湘”,久聞江湖,經驗丰富。一見對方出手之勢,便知遇上勁敵,身形微偏,舉手一掌將刀震開。
흑의대한의 외호는 철장진삼상(鐵掌震三湘)으로 강호에 명성이 나있고 경험이 풍부했다. 상대방의 출수하는 기세를 보더니 강적을 만났음을 알고 신형을 한 쪽으로 약간 기울이며 손을 들어 일장으로 거치도를 밀어내려했다.
盛名之下無虛士,陸子俊一雙鐵掌的威勢果見惊人,出手一招使傷了二人,但也因此激起了群豪的怒火,呼哨一聲,一齊猛攻而上。
명성은 괜히 전해진 것이 아니다. 육자준의 한 쌍의 철장(鐵掌)의 위세는 과연 사람을 놀라게 했다. 일초를 출수하여 두 명을 상하게 하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군호들의 노화를 불러일으켰다. 휙휙, 하며 일제히 공격해왔다.
陸子俊身手矯健,膘悍异常,掌招有若鐵槌擊岩,巨斧開山,圍攻的人數雖多,可并未占得便宜,人群中不時傳出慘叫悶呼之聲,動手僅頓飯時刻,已倒下六七人。 雙方搏斗了足足有一個多更次,參与圍攻之人已倒下了十之八九,而陸子俊也已渾身染血,步履踉蹌,當他奮起余力,一掌把使鋸齒刀的漢子劈倒后,也頹然滾下崗去。
육자준은 솜씨가 뛰어나고 노련하였다. 장초(掌招)는 철퇴로 바위를 깨뜨리듯, 거대한 도끼로 산을 쪼개듯 하였다. 포위공격하는 사람들은 비록 사람 수는 많았으나 결코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다. 무리들 속에서 수시로 참혹한 비명 소리가 들려오며 손을 쓴 지 겨우 밥 한 공기 먹을 시간에 칠팔 명의 사람이 쓰러졌다. 쌍방이 족히 일경을 더 싸우자 포위공격을 하던 사람들은 이미 열의 여덟아홉은 쓰러졌다. 육자준도 전신에 피를 뒤집어쓴 채 발걸음이 비틀거렸는데 남은 힘을 짜내어 일장으로 거치도를 든 사내를 후려쳐 쓰러뜨린 후 맥이 빠져서 언덕을 굴러내려갔다.
狂風仍自怒吼,雨后暴發的山洪,恍如千軍万馬,順著山勢往低洼處奔流,昏厥后的陸子俊,經山洪一沖,倏然醒轉,他似具有一种超越常人的异稟,在洪流中翻滾掙扎了一陣,終于抓住一叢雜草,借勢爬上坡來,爬爬跌跌向一條空谷奔去。
광풍은 여전히 울부짖고 비온 뒤 폭발한 홍수가 마치 천군만마처럼 산세를 따라 낮은 곳으로 급류를 이루어 세차게 흘러갔다. 혼절했던 육자준은 급류에 씻기자 홀연히 깨어났다. 그는 마치 타고난 초인적인 기질을 갖춘 듯 급류 속에서 이리저리 구르며 발버둥치다가 마침내 한 무더기의 잡초를 움켜쥐고 그 기세를 타서 비탈을 올라갔다. 기다가 쓰러지다 하며 어느 인적이 없는 골짜기로 달려갔다.
這座空谷極是靜僻,谷內依山建有兩間茅屋,屋內一燈如豆。散發著暗淡的黃光,使屋內景物依稀可辨。靠牆一張木榻,臥有一個頭發斑白,瘦骨嶙峋,气息奄奄的婦儿。 一位年在廿上下的玉面少年,滿面愁容地立在榻前發愣。
이 유곡(幽谷)은 극히 조용하고 외진 곳이었다. 곡 안에는 산에 기대어 세워진 두 칸 짜리 모옥이 있었는데 집 안에 등불이 켜져 있었다. 희미하게 비추고 있는 누런 등불에 방 안의 경물을 흐릿하게 분간할 수 있었다. 칸막이에 바짝 붙어 있는 나무 침대에는 한 명의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몹시 수척하며 숨이 곧 끊어질 듯한 부인이 누워있었다. 한 명의 나이가 이십 가량의 옥면소년(玉面少年)이 얼굴 가득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침상 앞에 넋을 놓고 서있었다.
只聽那婦人嘶啞著嗓音呻吟道: “孩子,娘……恐怕……不……不行了……”
그 부인의 쉰 목소리로 신음하며 말하는 것이 들렸다.
"얘야, 어미는... 틀린 것 같구나..."
少年俯下身去,柔聲安慰道: “您別傷心,爹今天就可回來了。”
소년이 몸을 숙이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버님께서 오늘은 돌아오실 수 있을 것입니다."
婦人唉聲歎道: “娘知道藥王的丹藥可以起死回生,可是對娘來說,縱有靈丹也沒有用了……”
부인이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약왕(藥王)의 단약(丹藥)이 기사회생(起死回生)시킬 수 있음을 알지만 이 어미로 말하자면 설령 영단이 있다해도 소용이 없단다..."
少年耳聽門外風狂雨驟,山洪怒吼,暗忖: “似這等天气,就算討了丹藥,恐怕也赶不回來。”
소년은 문 밖에서 들리는 요란한 비바람 소리, 산에서 난 홍수의 성난 급류 소리를 들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설령 단약을 얻었다하더라도 이런 날씨에 서둘러 오실 수는 없을 것 같구나.'
想這事,不自覺地黯然搖了搖頭。 婦人感傷了一陣,突起一陣劇烈咳嗽。少年赶忙伸手輕輕在她背上拍著。
이런 생각을 하자 자기도 모르게 암연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부인은 한창 슬퍼하더니 돌연 한바탕 극렬한 기침을 했다. 소년은 서둘러 손을 뻗어 가볍게 그녀의 등을 두드렸다.
好半晌,少年對病婦人又道: “娘,您別想得太多了,好好歇歇一會見吧。爹一身武功,不是輕易受人欺的。”
한참이 지나서야 소년은 병든 부인에게 또 말했다.
"어머니, 너무 생각을 많이 하지 마시고 잠깐동안이라도 푹 좀 쉬십시오. 아버님의 일신 무공은 쉽사리 남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할 것이 아닙니다."
婦人深沉一歎,伸出雞爪似的手掌,緊緊抓住了少年的手,淚珠突然泉涌般地滾了出來。
부인은 깊이 탄식하더니 닭발같은 손을 뻗어 소년의 손을 꼭 움켜쥐었다. 눈물 방울이 샘솟듯 흘러나왔다.
驀地門外噗通一聲,似有重物倒地,少年駭然一惊,霍地轉過身來,喝道: “外面什麽人?”
갑자기 문 밖에서 마치 무거운 물건이 땅에 넘어지듯 꽈당, 하는 소리가 났다. 소년이 깜짝 놀라 재빨리 몸을 돌려 소리쳤다.
"밖에 누구요?"
婦人緊閉的雙目,突然睜開,沙啞地喊道: “快出去看看,一定是你爹回來了。”
부인의 꼭 감았던 두 눈이 불현듯 번쩍 떠지더니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서 나가 보아라. 네 아버지가 돌아오셨음이 틀림없다."
少年暗中提功戒備,緩緩越近門后,傾耳聽了聽,門外隱隱似有呻吟之聲,當下猛地把門一拉,一陣狂風夾著雨點,扑面襲來,使他不自禁打了一個寒顫,急攏目光,向門外看去,赫然一個黑衣大漢,倒臥在雨水之中,心頭大吃一惊,急步沖出,顫抖著雙手,扳過身子細細一看,果是他母子朝夕盼望的“鐵掌震三湘”陸子俊。
소년은 몰래 공력을 끌어올려 경계하며 천천히 문 뒤로 다가가 귀를 바싹 대어 들어보았다. 문 밖에서는 은은히 신음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즉시 문을 홱, 여니 거센 비바람이 얼굴을 때려와 자기도 모르게 추워서 몸을 한번 부르르 떨었다.
문 밖을 살펴보니 한 명의 흑의대한이 빗 속에 누워있는 것이 아닌가? 소스라치게 놀라 양 손을 부들부들 떨며 급히 나아가 몸을 돌려놓고 자세히 살펴보니 과연 그의 모자가 조석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철장진삼상 육자준이었다.
此時茅屋內傳來病婦人微弱的呼聲道: “飛儿,門外究竟出了什麽事,可是爹爹回來了?”
이때 모옥 안에서 병든 부인의 미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飛)야, 문 밖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것이냐? 아버지가 돌아오셨느냐?"
少年飛快將陸子俊輕輕放置在竹榻之上,深吁一口气,迅速為他說去濕衣,只見渾身上下傷痕累累,血肉模糊。 病榻上的婦人,早為這景況惊呆了,啊呀一聲,暈厥過去。把少年惊得手足無措,急用棉被將傷者蓋好,奔到榻前,捏著婦人入中,一陣推拿,半晌方悠悠醒轉。
소년 비는 재빨리 육자준을 대나무 침상에 눕히고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신속하게 그의 젖은 옷을 벗겨보니 전신에 상흔이 가득하고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병상에 있던 부인은 벌써 이런 광경에 얼이 빠져 아이쿠, 소리와 함께 혼절해버렸다. 소년은 놀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급히 솜이불로 다친 사람을 잘 덮어 놓고 침상으로 달려가 그 부인을 주물러주니 한참만에 부시시 깨어났다.
少年見她醒轉,顧不得和她說話,翻身又赶到竹榻前,摸摸傷者,鼻孔尚有微息,只是各處傷痕,經雨水泡浸,已呈白色,最重的一處刀傷,是在肩胛,已然深入肺腑,鮮血兀自汨汨冒出。
소년은 그녀가 깨어나는 것을 보자 그녀와 이야기할 겨를이 없어 몸을 돌려 다시 대나무 침상으로 서둘러 갔다. 다친 사람을 만져보니 코에 아직 미약한 숨결이 있었다. 하지만 여러 곳의 상처에 빗물이 스며들어 이미 흰색을 드러내고 가장 심한 한 곳의 도상(刀傷)은 바로 견갑(肩胛)에 있었는데 이미 폐부까지 깊이 들어가 선혈이 아직도 솟아나고 있었다.
少年乃是陳子俊之獨子,名叫陸文飛,自幼經陸子俊送至一位好友處習藝,近因乃母病危,方行赶來探視,此刻見爹爹傷勢如此嚴重,心中早涼了半截,先行倒了一杯燒酒灌下去,跟著點了他幾處穴道。
소년은 원래 육자준의 독자로 이름은 육문비(陸文飛)였다. 어려서부터 육자준이 한 명의 친구에게 보내어 무예를 배우게 하였는데 최근에 모친의 병이 위독하였기 때문에 서둘러 문안차 왔던 것이었다. 지금 부친의 상세가 이처럼 엄중한 것을 보자 마음 속이 벌써 얼마간 냉정해졌다. 먼저 한 잔의 소주(燒酒)를 붓고는 뒤이어 그의 몇 군데 혈도를 짚었다.
陸子俊功力深厚,稟賦極佳,經陸文飛一陣推拿,緩緩地醒過來,張口噴出一灘瘀血,喘息著道: “飛儿,你娘的病況如何?”
육자준은 공력이 심후하고 천품이 극히 좋아서 육문비가 한참을 주물러주자 천천히 깨어났다. 입을 크게 벌리고 어혈을(瘀血) 뱉어내더니 헐떡거리며 말했다.
"비야, 네 어머니의 병세는 어떠하냐?"
他于傷重垂危之際,仍念念不忘病榻上的妻子,可見伉儷之間,情深意重,不同凡俗。陸文飛忍著悲痛,輕聲答道: “娘的病還是老樣子。”
상처가 심해 위험한 지경에서도 병상에 누워있는 아래를 생각하는 것으로 보아 부부지간에 정의 두터움이 보통이 아닌것 같았다.
육문비는 비통함을 참으며 나직히 대답했다.
"어머님의 병세는 아직 그대로입니다."
偷瞥了病婦人一眼,又悄聲問道: “爹出了什麽事,怎會傷成這樣?”
병든 부인을 힐끗 훔쳐보더니 또 조용히 물었다.
"아버님은 무슨 일로 이렇게 다치신 것입니까?"
陸子使雙目之中,突然閃出兩道怨忿光芒,粗聲吼道: “爹遇伏了,這批人不是普通江湖草莽,至少有五個門派以上的人在內……”
육자준의 두 눈에 돌연 두 줄기 원한과 분노의 빛이 나타나더니 거친 목소리로 소리쳤다.
"애비는 매복을 만났다. 이놈들은 보통 강호의 평범한 자들이 아니었다. 적어도 다섯 개 문파 이상의 사람들이 그 속에 있었..."
他傷勢極重,經這一陣沖動,傷口進發,又流出鮮血。 陸文飛急揮手點了他二處穴道,將血止住,卻不敢再和他說話。
그의 상세는 극히 무거웠는데 이렇게 격동하자 상처가 벌어져 또 다시 선혈이 흘러나왔다. 육문비는 급히 손을 휘둘러 그의 두 곳의 혈도를 짚어 피를 멎게 하고는 감히 더 이상 그와 말하지 않았다.
陸子俊喘息了一陣,復又開口道: “爹近日聽江湖傳言許多難惹的武林人物,都紛紛赶到太行山,是以連夜赶回,不想竟然逍伏……”
육자준은 한동안 헐떡거리더니 또 다시 입을 열었다.
"애비가 근래 강호의 소문을 듣자하니 허다한 무림인물들이 분분히 서둘러 태행산에 도착했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밤을 달려 돌아왔는데 뜻밖에 매목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陸文飛忍不住插言道: “他們是來向爹爹尋仇的嗎?”
육문비가 참지 못하고 끼어들어 말했다.
"그들은 아버님께 원수를 갚으러 온 것입니까?"
陸子梭搖頭歎道: “爹近幾年來,深居簡出,極少行走江湖,自覺未結什麽怨仇,他們這次伏擊為父,只怕是另有原因。”
육자준은 고개를 저으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애비는 요근래 몇 년간 외딴 곳에서 살며 강호에 거의 나가지 않아 무슨 원수를 맺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들이 이번에 매복하여 애비를 습격한 것은 다른 원인이 있을 듯 하구나."
陸文飛睜大眼睛,看著父親,心中卻是疑雲重重。陸子俊斷斷續續又道: “爹擇在這荒僻的山谷居住并非避仇,乃是為了故主的一樁心愿……”
육문비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부친을 바라보았다. 마음 속에는 의문이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육자준이 끊어질듯 이어질 듯 하며 또 말했다.
"애비가 이 황벽한 산골짜기를 골라서 살았던 것은 결코 원수를 피하고자 함이 아니었다. 원래 한 가지 심원(心愿)을 이루고자 했던 것인데..."
突然他似想起了一件急事,喘吁吁啞聲吼道: “快到我衣服內找找,我替你娘討來的丹藥只怕不能用了。”
돌연 그는 한 가지 일이 떠오른 듯 씩씩거리며 숨을 헐떡이더니 소리쳤다.
"빨리 내 옷 안을 찾아보거라. 네 어머니를 위해 구해온 단약이 소용없어질까 두렵구나."
陸文飛依言在濕衣內找了一陣,衣上滿是泥漿与血水,根本找不出什麽來。
육문비는 그 말에 젖은 옷 안을 뒤져보았다. 옷은 흙탕물과 핏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는데 근본적으로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었다.
陸子俊感歎地道: “你娘得這病,全是為父害的,她若不是因為住在這樣一處荒僻山谷,怎會害上這場病,唉……”
육자준은 한탄스러워하며 말했다.
"네 어머니가 병이 난 것은 전부 애비 때문이다. 그녀가 만약 이런 황벽한 산골짜기에 살지 않았다면 어찌 이런 병이 났겠느냐. 아..."
病榻上的婦人雖已病危,耳力并未失靈,陸子俊所說的話,她聽得明明白白,一面為丈夫情意所感動,一面為他的重傷而悲哀,嗚咽著泣道: “子俊,你不必管我了,我已燈盡油枯,縱有靈丹,也難挽回劫運,只是你可万万死……死不得!”
병상의 부인은 비록 병이 위독했지만 청력은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육자준이 말을 할 때 그녀는 듣고 분명히 알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남편의 정에 감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의 중상에 마음이 아파서 흐느껴 울며 말했다.
"자준, 당신은 나를 상관치 마세요. 나는 이미 기름이 말라버린 등잔이라 설령 영단이 있어도 돌이킬 수 없어요. 하지만 당신은 죽어서는.. 죽어서는 안돼요."
說到這里已位不成聲。
말이 여기까지 하고 아무런 말이 없었다.
陸文飛自幼离家,在外學藝,不想藝成回轉時,雙親俱已命在垂危,心中有如刀割,急奔到病相前泣道: “娘,您不用難過,您的病一定會好的,一定會好的,一定會……”
육문비는 어려서부터 집을 떠나 외부에서 무예를 배웠었다. 무예를 다 배우고 돌아왔더니 양친이 모두 목숨이 위태로울 줄은 생각지도 못하였다. 마음 속이 마치 칼로 도려내는 듯 하여 급히 병상으로 달려가 흐느끼며 말했다.
"어머님, 괴로워 하실 필요 없습니다. 어머님의 병은 반드시 좋아질 것입니다. 반드시 좋아질 것입니다. 반드시 좋아질..."
病婦人強掙扎說了幾句話后,已是气若游絲,張著嘴不住地喘。 陸文飛著在眼里,一陣強烈的心酸,直沖上來,熱淚奪眶而出。
병든 부인은 억지로 발악하듯 몇 마디 했으나 이미 생기가 거미줄처럼 가늘어져 입을 벌리고 쉼없이 숨을 헐떡였다. 육문비가 보고는 쓰라린 마음이 복받쳐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突然,陸子俊大聲嘶吼道: “飛儿,此刻不是哭的時候,快過來,我有話對你說。”
돌연, 육자준이 크게 소리쳤다.
"비야, 지금은 울고 있을 때가 아니다. 빨리 건너 오너라. 내가 너에게 말해 줄 것이 있다."
陸文飛忍著悲痛,伏到竹榻之前,陸子俊圓睜雙目,喘息著道: “爹劍鞘之內,有張秘圖,乃是當年晉王所付托,須等待另兩位持圖的人前來,三方將圖拼湊,才可得知圖中之秘。”
육문비는 비통함을 참고 대나무 침상 앞에 엎드렸다. 육자준이 두 눈을 크게 뜨고 헐떡이며 말했다.
"애비의 검집 안에 한 장의 비밀지도가 있다. 원래 당년의 진왕(晉王)이 맡겼던 것으로, 다른 두 명의 지도를 가진 사람을 만날 때를 기다려야만 하느니라. 세 조각의 지도가 모아져야만 비로소 지도 안의 비밀을 알 수 있게 된다."
陸文飛插言道: “爹,你還是靜靜養傷吧,想那晉王所付托之事,無非是金銀珠寶之類的財物,此刻提它干什麽?”
육문비가 끼어들어 말했다.
"아버님, 당신은 조용히 상처를 치료해야 하는데 무슨 진왕이 맡긴 일을 생각하십니까? 금은주보와 같은 재물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 그것들을 언급해서 무엇하겠습니까?"
陸子俊搖頭道: “你切莫將此事等閒視之,想那晉王天縱睿智,胸羅万有,奉詔賜死,但文采武學誰不敬眼?所付托之事,自是十分重要了。”
육자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는 절대 이 일을 등한시해서는 안되느니라. 그 진왕은 예지를 타고났으며 가슴에 삼라만상을 품었는데 황제께서 내리는 죽음을 받고 말았다. 하지만 문학적인 재능과 무학을 누군들 우러러보지 않겠느냐? 부탁한 일은 당연히 매우 중요한 것이다."
陸文飛從未在江湖走動,也未聽過晉王其人其事,陸子俊雖在重傷垂危之際,將秘圖之事諄諄囑咐并未放在心上,當不輕聲安慰道: “爹,你少勞點神吧,飛凡先替你上點刀傷藥好嗎?”
육문비는 아직 강호를 다니지 않아 진왕이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했는지 들은 적이 없었다. 육자준은 비록 중상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이었으나 비밀지도의 일을 신신당부할 때 만큼은 결코 자신의 처지를 마음에 두지 않았다.
즉시 나직한 목소리로 위로하며 말했다.
"아버님, 마음을 좀 적게 쓰십시오. 비아가 우선 아버님의 도상에 약을 바르는 것이 좋겠지요?"
陸子俊強提一口真气,搖頭道: “不用了,趁爹還有一口气在,聽爹把話說完。”
육자준이 억지로 한 모금 진기를 끌어올리더니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필요없다. 애비가 아직 기운이 남아있는 틈을 타 이야기를 마저 듣거라."
咳嗽了一陣,喘息道: “許多武林人赶來太行,事非偶然,爹突然遭人伏擊,更非無固,此地你絕不能呆了,爹死之后,你可護送你娘,去你師父那里暫避……”
한바탕 기침을 하더니 헐떡이며 말했다.
"허다한 무림인들이 태행으로 서둘러 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애비가 돌연 매복 공격을 당한 것도 더더군다나 이유가 없지 않다. 이곳은 네가 머물 곳이 절대 아니다. 애비가 죽거든 너는 네 어머니를 호송하여 네 사부에게로 가서 그곳에 잠시 피해있거라..."
陸文飛當下輕聲道: “娘的病哪能長途跋涉呀?”
육문비가 즉각 나직히 말했다.
"어머님의 병이 심하신데 어떻게 먼 길을 힘들게 가실 수 있겠습니까?"
陸子俊歎道: “情勢危急,這是沒辦法的事,見了你師父,可把交換秘圖的暗語,對他說明,他乃一代大俠……”
육자준이 탄식하며 말했다.
"정세가 위급하니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네 사부를 뵙거든 비도의 암호를 교환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 설명하거라. 그는 일대대협이시니..."
驀地一陣狂吼,傷口進裂,-口鮮血噴了出來,雙腿一蹬,一位鐵錚錚的硬漢,竟然飲恨長逝!含忿而死。
갑자기 미친듯 울부짖으니 상처가 벌어지고 그곳에서 선혈이 뿜어져나왔다. 두 다리를 쭉 뻗더니 한 명의 강인하고 굳센 사나이가 뜻밖에도 한을 품고 죽고 말았다. 분노를 머금고 죽은 것이다.
陸文飛本已悲不自胜,目睹慘狀,忍不住放聲大哭。 陸子俊堪堪气絕,病榻的陸夫人突起一陣急喘,濁痰疾涌,也伸腿咽了气。
육문비는 본래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있었는데 눈 앞의 참상에 참지 못하고 목놓아 대성통곡하였다. 육자준이 점점 목숨이 끊어질때 병상의 육부인이 갑자기 급하게 숨을 헐떡이더니 탁한 가래를 내뱉고는 그녀도 다리를 뻗으며 숨을 거두었다.
陸文飛抱著爹爹的尸体,痛哭了一陣,轉過身來,發覺母親也已死去,只嗚咽著喊了一聲: “娘……”
육문비는 아버지의 시신을 안고 통곡을 하다가 몸을 돌려 모친도 이미 죽은 것을 발견하자 구슬프게 소리쳤다.
"어머니..."
隨即扑通倒地,暈厥過去。
곧바로 쿵, 하며 땅에 쓰러져 혼절하고 말았다.
也不知過了多少時刻,陸文飛才悠悠蘇醒,搖晃著身形立起,定了定神,緩緩行出門外。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육문비는 그제서야 부시시 깨어났다. 비틀거리는 신형을 일으켜 세우고 정신을 차리고는 천천히 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此時雨已停歇,狂風亦停,朝陽穿過濃霧,放射出金色的光芒。陸文飛迎著晨曦,深深呼了一口气,他原屬至情至性之人,突遭此重大變故,心靈大受創傷。 只覺腦際空洞洞,万念俱灰。
이때 비는 이미 그쳤으며 광풍도 역시 멈추었고 아침 해가 짙은 안개를 뚫고 금색 햇살을 뿌리고 있었다. 육문비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그는 원래 진실된 성격을 타고난 사람에 속했다. 갑자기 이런 중대한 변고를 당하자 심령이 크게 상처를 입었다. 머릿 속이 텅 빈 것 같았고 의욕을 상실하였다.
在門外徘徊了一會,這才想到死人入土之事,尋了一把鋤頭,暫時把父母埋葬起來,心中暗暗盤忖道: “爹爹再三囑咐我去師父那里,想是那秘圖之事,十分重要,我若不遵照他老人家遺命,豈不是陸門之不肖子弟……”
문 밖을 배회하더니 그제서야 죽은 사람을 묻을 일에 생각이 이르자 괭이를 찾았다. 잠시후 부모를 매장하고나서 마음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아버님께서는 내가 사부께 가도록 재삼 분부하셨으니 그 비도의 일은 매우 중요한 일로 생각된다. 내가 만약 아버님의 유언을 따르지 않는다면 육씨 가문의 불초한 자제(子弟)가 되지 않겠는가..."
經這一陣思索,頓覺心急起來,匆匆收拾一個包袱佩上長劍,將門反鎖,隨即上路。約摸未牌時光,已到山下一處鎮集,這鎮集他曾來過,往常來往之人皆系山居土著,此刻竟有許多挎刀佩劍的外來人,心中大感奇异。
한동안 생각을 하더니 문득 마음이 급해지는 것을 느꼈다. 총총히 하나의 보따리를 꾸리고 장검을 차더니 문을 잠그고 즉시 길에 올랐다. 대략 미시가 되었을때 이미 산 아래 어느 집진(集鎮:비농업 인구 위주의 작은 규모의 거주 지역. ‘城市’보다는 규모가 작은 지방의 중심이 되는 도시)에 도착했는데 이 집진은 그가 와본 적이 있었다. 평소 왕래하는 사람은 모두 산에 사는 토박이들이었는데 이때는 뜻밖에도 도검을 찬 외래인이 허다하여 마음 속으로 크게 기이함을 느꼈다.
突然一陣濃郁香味飄人鼻孔,抬頭一看,鎮上不知什麽時候,新開了一座酒館,里面一片人聲,生意似是十分興旺,他本不喝酒,但一种好奇心,令他非進去看看不可。
돌연 일진의 짙은 향기가 코로 스며들었다. 고개를 들고 보니 진에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한 채의 주관(酒館)이 새로 문을 열었는데 안쪽에서 사람 목소리가 왁자지껄하여 장사가 몹시 잘되는 것 같았다. 그는 본래 술을 안마시지만 한 가닥 호기심이 그를 가보지 않으면 안되게끔 하였다.
跨進店門,里面竟然十分寬敞,帳房之內,端然坐著一位滿臉黝黑的女掌柜,見他進來,站起身子,微微笑道: “容官是找人還是獨酌?”
가게 문을 성큼 들어서자 안쪽은 뜻밖에 매우 넓었다. 계산대 안에는 한 명의 얼굴이 검은 여주인이 단정히 앉아 있다가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자 일어서더니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람을 찾아오셨나요 아니면 혼자 드시러 오신 것입니까?"
陸文飛漫應道: “找一個坐位就行了。”
육문비가 느릿하게 대답했다.
"자리 하나만 있으면 되오."
黑面女對他上下打量了一番道: “客官若是還要進山,本店有洁淨的上房可以往下。”
흑면녀는 그의 위아래를 한번 훑어보더니 말했다.
"손님께서 만약 산으로 가셔야 한다면 본 점은 정갈한 상방(上房)을 내어드릴 수 있습니다."
陸文飛暗暗詫异,忖道: “這女子何以如此問我?倒得問個明白。”
육문비는 속으로 이상하게 여겨 곰곰히 생각했다.
'이 여자는 왜 이같이 나에게 묻는 것일까? 명백히 물어보아야겠다.'
當下說道: “你怎知我是進山去的呢?”
즉시 말했다.
"당신은 어찌 내가 산으로 갈 것을 아셨지요?"
黑面女笑了笑道: “近日來來往往的江湖人物極多,大部分是朝山進香的,我見客官佩著寶劍,想來也是朝山的人了。”
흑면녀가 웃으며 말했다.
"근일 왔다갔다하는 강호인물이 극히 많습니다. 대부분 산에 가서 향을 사르고 참배를 하지요. 내가 볼 때 손님은 보검을 차고 있어 역시 산으로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요."
陸文飛隨口應了聲道: “那你就替我留個單間吧。”
육문비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대답하여 말했다.
"방 한 칸을 남겨두시오."
此時堂倌已為他找了個座位,上前招呼道: “客官這邊坐。”
이때 점원이 이미 그의 자리를 잡아놓고 앞으로 와서 불렀다.
"손님, 이곳에 앉으십시오."
陸文飛隨著他穿過幾張桌子,只見一位藍衫文生,獨占一張桌子坐著,堂倌朝那座子一讓道: “客官請給這位相公空個位子來。”
육문비가 그를 따라 몇 개의 탁자를 지나자 한 명의 남삼문생(藍衫文生)이 탁자를 독점하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점원이 거기의 자리 하나를 권하며 말했다.
"손님, 이 분 상공께 빈 자리를 하나 내주십시오."
那藍衫文生后頭皺了一下,抬頭看了他一眼,仍自低頭吃喝。 陸文飛對他點頭打了一個招呼,又對堂倌吩咐了酒菜,這才坐下,他實在想不透,平日冷落的小鎮,今天一下熱鬧起來。
그 남삼문생은 고개만 들어 그를 힐끔 보더니 여전히 머리를 숙이고 먹기만 했다. 육문비는 그에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하고는 또 점원에게 술과 안주를 주문하고서야 자리에 앉았다. 그는 평일에는 썰렁한 이 작은 소진(小鎮)이 오늘 갑자기 활기가 넘치게 된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一個練武的人,縱是毫無江湖閱歷,但對武林人物,可是到眼便知,陸文飛坐下暗中一打量,已然覺出這滿堂的酒客中,大部分是江湖人物。 對面那位俊美文生,雖叫了不少菜,吃起來卻是星星點點,他好象在等什麽人,拿著筷子,只是東瞧西看。
무예를 연마한 사람은 설령 강호 경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무림인물에 대해서는 한눈에 알 수 있다. 육문비가 자리에 앉아 몰래 훑어보니 이 술집을 가득 채운 손님들이 대부분이 강호인물이라고 느꼈다. 맞은 편의 이 준미(俊美)한 문생은 비록 적지 않은 안주를 시켰지만 먹은 것은 고작 조금 밖에 안되었다. 그는 누구를 기다리는 듯 젓가락을 쥐고 좌우를 둘러보았다.
突然目光停在陸文飛臉上徐徐道: “見台印堂晦黯,面帶優苦,想是新近遭逢了重大變故。”
돌연 시선을 육문비의 얼굴에 멈추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귀하의 인당(印堂:양눈썹 사이)이 어둡고 얼굴에 괴로움을 띠고 있으니 근래 중대한 변고를 당하신 것으로 생각되오만."
陸文飛心中大為駭异,點頭道: “寒門不幸,近日父母雙亡……”
육문비는 마음 속으로 크게 의아하게 여기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누추한 집에 불행이 닥쳐 며칠 전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소..."
文生一語触動,竟令他止不住滴下淚來。
문생의 한 마디가 격동시켜 그로 하여금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떨어지게 하였다.
文生經喟一聲道: “人生禍福無常,見台要節哀順便才是。”
문생이 탄식하며 말했다.
"인생의 화복(禍福)이 무상(無常)하니 귀하는 슬픔을 참으셔야 하오."
陸文飛忽感自己不應如此失態,暗啄一口气,壓下悲痛緩緩說道: “兄合所差極是。”
육문비는 문득 자기의 이같은 실태는 안된다고 느껴서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비통함을 억누르며 천천히 말했다.
"귀형께서 나무라심이 극히 옳소."
文生又道: “兄台似是從山里來,莫非尊府就住在太行山內?”
문생이 또 말했다.
"귀형은 산에서 오신듯 한데 설마 귀택(貴宅)이 태행산 안에 있단 말입니까?"
陸文飛暗里又是一惊,忖道: “他怎知我住在山里,莫非此人乃伏擊爹爹有關之八?”
육문비는 속으로 놀라서 곰곰히 생각했다.
'그는 어떻게 내가 산에서 온 줄 아는 것일까? 설마 이 사람이 매복해서 아버님을 기습한 것과 관련된 사람일까?'
文生見他臉上惊疑不定,微微笑道: “兄台不必多疑,近日山中大雨,小弟因見兄台靴上沾滿黃泥,所以猜想你是從山里出來。”
문생은 그의 얼굴에 놀람과 의심을 보고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귀형은 의심하실 필요없소. 요며칠 산에 큰 비가 내렸고 소제는 귀형의 신발에 황토가 가득 묻은 것을 보고 당신이 산에서 오신 것이라 추측했던 것이오."
陸文飛低頭一看,果見靴面褲上均濺滿泥漿,不禁啞然失笑,忽覺文生年齡与自己相仿,竟能覺察入微,确比自己強多了,禁不住抬頭對他望去,而文生也恰正望著他,四目相接,只覺對方雙目,瑩澈有如秋水,于是訕訕一笑道: “見台尊性大名?”
육문비가 고개를 숙여 보니 과연 신발과 바지에 흙탕물이 가득 튀어 있어 아연실소를 금치 못했다. 문생의 나이가 자기와 비슷한데도 사소한 것을 알아차릴 수 있으니 확실히 자기에 비해 많이 낫다고 느꼈다.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문생도 마침 그를 보고 있어 네 개의 눈이 마주쳤다. 상대방의 두 눈이 마치 추수(秋水)처럼 맑은 것을 느꼈다. 그래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귀형의 존성대명은 어떻게 되시오?"
少年文生笑答道: “小弟王孫,祖藉燕京。”
소년문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소제는 연경(燕京) 출신으로 왕손(王孫)이라 하오.
陸文飛又道: “兄台一派斯文,看來不像在江湖行走之人。”
육문비가 또 말했다.
"귀형은 선비로서 강호를 다니는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王孫笑道: “兄台問得太奇妙,難道不是江湖人,就不能來太行尋幽覽胜嗎?”
왕손이 웃으며 말했다.
"귀형의 질문은 너무도 기묘(奇妙)하군요. 설마 강호인이 아니면 태행에 와서 명승지를 둘러볼 수 없다는 말씀이시오?"
陸文飛不擅言詞,對方一反問,頓時語塞,想不出什麽來回答。
육문비는 멋대로 말을 했다가 상대가 반문하자 갑자기 말문이 막혀 무어라고 대답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王孫笑一笑又遭: “小弟果不是江湖人.只因小弟性喜游山玩水,故而常在江湖中走動。”
왕손이 웃더니 또 말했다.
"소제는 정말 강호인이 아닙니다. 다만 소제가 천성적으로 산수를 유람하는 것을 좋아하여 늘 강호를 다니고 있지요."
此時陸文飛已吃喝完畢,摸出銀子丟在桌上,吩咐店小二道: “連王相公的酒帳一起總算,多余的銀子賞你。”
이때 육문비는 식사를 다 마치고 은자를 꺼내어 탁자에 놓고 점소이에게 분부했다.
"왕상공의 술값까지 모두 계산하고 남은 은자는 자네가 가지게."
堂倌哈腰謝了,王孫并不謙讓,起身道: “小弟就住在這店內,兄告如若沒事,何妨屋里談談。”
점원은 허리를 굽히며 감사해했다. 왕손은 결코 사양하지 않고 일어서더니 말했다.
"소제는 이 객점에 묵고 있는데 귀형께서 일이 없다면 방에 가서 말씀을 나누는 것이 어떠신지요?"
陸文飛想了想道: “小弟也住在此店,兄台有興,小弟遵命就是。”
육문비가 생각하더니 말했다.
"소제도 여기에 묵고 있소. 형께서 흥취가 있으시다면 소제는 명을 따르지요."
隨著王孫轉入后院,里面竟有好幾個院落,王孫所住乃是上房,獨占一個院落,甚是寬敞洁淨。
왕손을 따라 후원으로 돌아 들어가니 안쪽에는 의외로 몇 개의 뜰이 있었다. 왕손이 묵고 있는 곳은 상방이었는데 한 개의 뜰을 독점하고 있었고 넓고 청결했다.
王孫側身讓客,陸文飛舉步入內,道: “真不曾想到小小山鎮會有這麽大的客寓。”
왕손이 몸을 옆으로 틀어 손님을 청하자 육문비는 걸음을 떼어 안으로 들어가서 말했다.
"정말이지 작은 산진(山鎮)에 이렇게 큰 객우(客寓:여관)가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소."
王孫嗤的一笑道: “不曾想到的事還多呢。”
왕손이 치, 하며 웃더니 말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은 아직 많지요."
陸文飛知他話中有話,隨道: “兄台是指什麽而言?”
육문비는 그의 말에 뼈가 있음을 알고 곧바로 말했다.
"귀형은 무얼 가리켜 하시는 말씀이시오?"
王孫為他倒了一杯香茗道: “兄台家住太行,應該想得到,雖然山中時有香客來往,但以土著居多,能化得起錢吃喝住店的,恐怕太少了,像近日這麽多江湖豪客前來,算不算是頭一次?”
왕손이 그에게 한 잔의 향차를 따라주며 말했다.
"귀형은 집이 태행이니 응당 생각하실 수 있을 것이오. 비록 산 중에 수시로 향객이 왕래하지만 토박이들이 다수를 차지하지요. 객점에서 돈을 써가며 먹고 잘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적을 것입니다. 근래와 같이 이렇게 많은 강호 호객들이 몰려 온 것은 아마도 처음일 것입니다."
陸文飛點了點頭道: “王兄可知是什麽緣故呢?”
육문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왕형은 무슨 연고인지 아시오?"
王孫笑道: “你這話也許是明知故問,但我說的,井不是這件事。”
왕손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의 이 말은 어쩌면 뻔히 알면서 일부러 물어보는 것이겠지만 내가 말한 것은 이 일이 아니오."
端起茶呷了一口,把聲音放低道: “我所說的是這家店主人。他花了甚多的銀錢,來此山村開這樣大一個客棧,難道預知會有江湖人來吃喝住店嗎?”
잔을 들고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내가 말한 것은 이 가게의 주인이오. 그는 막대한 은전을 들여서 이곳 산골 마을에 이렇게 큰 객잔을 세웠는데, 설마 강호인들이 와서 먹고 자고 하리라는 것을 미리 알았을까요?"
陸文飛恍然大悟道: “是啊!若是和往常一般,只是幾個赶集的鄉下人,不用二、三個月,准得關門大吉。”
육문비가 문득 모든 것을 깨닫고는 말했다.
"그렇군요! 만약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단지 몇 명의 장터에 가는 시골사람 뿐이라면 이삼 개월도 되지 않아 문을 닫고 말겠지요."
王孫微微一笑道: “是以小弟斷定他是有所為而來。”
왕손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소제는 그가 노리는 것이 있어서 왔다고 단정했지요."
不待陸文飛接話,又道: “這和令等選擇山居,似乎有异曲同工之妙。”
육문비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또 말했다.
"산을 골라서 거기서 살면서 기다리는 것과 방법은 다르지만 똑같이 미묘한 효과를 내듯이 말이오."
陸文飛立時變色,霍然起立,冷冷喝道: “閣下是什麽人?”
육문비가 갑자기 안색이 변하더니 벌떡 일어나 냉랭하게 소리쳤다.
"귀하는 누구시오?"
王孫端坐不動,微微笑道: “你不嫌這樣子太過沖動嗎?”
왕손이 단정히 앉은 채 움직이지 않으며 미소를 띠고 말했다.
"당신이 이렇게 격하게 반응하면 의심을 사지 않겠습니까?"
陸文飛自覺失態,緩緩落坐,沉聲道: “兄弟乃是一介武夫不喜轉彎抹角說話,你把我請來此地,就是為了打聽這件事嗎?”
육문비는 실태를 자각하고 천천히 자리에 앉으며 침성으로 말했다.
"형제는 원래 일개 무부(武夫)로 말을 돌려서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소. 당신은 이 일을 물어보기 위해 나를 이곳으로 청했소?"
王孫搖手道: “稍安勿躁,你好好坐著,聽我說。”
왕손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성급히 굴지 마시고 좀 진정하시오. 편안히 앉아서 제 말을 들어보시오."
抬頭見他仍然滿臉怒容,禁不住笑道: “兄弟一看便知你是初出茅廬,是以才突然約你來此一談。不用多談,兄弟對閣下絕無惡意。”
고개를 들어보니 그가 여전히 만면에 노한 얼굴을 하고 있어 웃음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
"형제는 당신이 강호에 갓 발을 내딛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소. 그래서 돌연 당신을 여기로 오자고 하여 이야기를 하게 되었소. 여러말 할 필요없이 형제는 귀하에 대해 절대 악의가 없소."
王孫跟著又道: “小弟對兄台的姓氏,以及令尊是何許人物,均一無所知,所有言語,均屬依情理推斷之詞,兄台如此沉不住气,到引起小弟甚多疑竇。”
왕손이 뒤이어 또 말했다.
"소제는 귀형의 성씨나 영존이 어떤 인물인지에 이르기까지 조금도 아는 바가 없소. 말했던 것은 모두 상식적으로 추측하여 말한 것이오. 귀형이 이같이 화를 참지 못하니 도리어 소제에게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키도록 만들었소."
陸文飛道: “小弟姓陸名文飛,至于先父的名諱,怨我暫時不便奉告。”
육문비가 말했다.
"소제의 성은 육이고 이름은 문비라 하오. 선부(先父)의 명휘(名諱)는 내가 잠시 알려드리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王孫一笑道: “兄弟一向不拘小气。”
왕손이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속좁은 사람이 아닙니다."
跟著一整面色又道: “据兄弟推斷,不論會尊是在此地擇居甚久;或是最近遷來太行,都是旨在有所圖謀,既被人伏擊,那證明他所謀之事,与另外一伙人有了沖突,陸兄今后倒真得提防一些呢。”
곧이어 안색을 바꾸며 또 말했다.
"형제가 추측해본 바에 의하면 영존께서 이곳을 골라 사신 지가 오래되었든 최근에 태행으로 이사를 왔든 모두 목적은 도모하시고자 하는 바가 있으셨기 때문이오. 이미 매복에 당하셨는데 그분이 도모하시던 일이 다른 한 무리의 사람들과 충돌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지요. 육형은 금후에 정말로 좀 방비하셔야하오."
陸文飛道: “王兄所言極是。”
육문비가 말했다.
"왕형의 말씀하신 바가 아주 정확하오."
王孫大感意外,想了想道: “令等對你難道沒有什麽遺言?”
왕손이 크게 의외라고 느껴 생각하더니 말했다.
"영존께서는 당신에게 설마 아무런 무슨 유언이 없으셨나요?"
陸文飛沉吟良久,默然無語。
육문비가 한참을 침음(沉吟)하며 묵묵히 말이 없었다.
王孫又道: “近日江湖紛紛傳言,當今天下武林人物,都赶來了太行山,見台定是早已聽到了。”
왕손이 또 말해다.
"근래 강호의 소문에 당금의 천하 무림 인물이 모두 태행산으로 모여들고 있다하오. 귀형은 벌써 들었었줄 알고 있소."
陸文飛道: “小弟來到鎮上時,才覺事情有些蹊蹺,但卻不知是為了什麽?”
육문비가 말했다.
"소제가 진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사정이 좀 이상함을 깨달았소. 다만 무엇때문에 그런지 알지 못하오."
王孫道: “此是一件震惊江湖的大事。只怕不出幾天,便有熱鬧好瞧了,你我躬逢其盛,豈可錯過大好良機?”
왕손이 말했다.
"그것은 하나의 강호를 놀라게하는 큰 사건이오. 다만 며칠 만에 드러나지는 않을 것 같소. 재미난 구경거리를 당신과 내가 보게 되었으니 어찌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겠소?"
陸文飛暗忖: “莫非均是為了那張秘圖而來?”
육문비가 곰곰히 생각했다.
'설마 모두가 그 비도(秘圖)때문에 오는 것일까?'
王孫見他沉吟不語,復又道: “就以店主來說.只怕也不簡單呢!”
왕손은 그가 침음하고 말이 없자 또 말했다.
"이곳 주인으로 말하자면 그도 역시 간단치 않은 듯 하오!"
陸文飛想起掌柜的那個黑女子,果覺得有些可疑。
육문비가 계산대의 그 검은 여자를 떠올리자 과연 조금 의심스럽다고 느낄수 있었다.
就在這時,一個店小二推門而入,欠身對陸文飛道: “客官的屋子收拾好了,可要去看看?”
바로 이때 한 명의 점소이가 문을 밀고 들어와 육문비에게 말했다.
"객관(客官)의 방을 잘 청소해놓았으니 가서 살펴보시겠습니까?"
陸文飛起身拱手道: “小弟且去看看房子,有空再來討教。”
육문비가 일어서서 공수하며 말했다.
"소제는 가서 방을 살펴보겠소. 시간이 나면 다시 와서 가르침을 청하지요."
王孫微微笑道: “陸見請便,過一會小弟當去致候。”
왕손이 미소를 띠고 말했다.
"육형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오신다면 소제는 당연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隨著店小二行入一間室內,那是靠近過道的一個單間,里面也很洁淨,他久處山林,生活極是簡朴,當下點頭道: “很好!很好!”
점소이를 따라 한 칸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통로에 가까운 단칸방이었는데 안이 아주 청결했다. 그는 오랫동안 산속에서 살아서 생활이 극히 소박하였다.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주 좋소!"
小二退出,陸文飛隨即往床上一躺,腦際思潮起伏,暗忖: “我若此刻赶去廬山五老峰,謁見師父他老人家,往返至少要二三個月,万一現二位持圖之人前來,豈不是錯過了會面機會……”
점소이가 물러가자 육문비는 곧 침상으로 가서 누웠다. 머리 속으로 온갖 상념이 일어나서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만약 지금 여산 오로봉(五老峰)으로 서둘러 가서 사부님을 알현한다면 가고 오는데 최소한 이삼 개월이 걸린다. 만일 현재 두 명의 지도를 가진 사람이 온다면 만나볼 기회를 놓쳐버리는 것이 아니겠느냐...'
長長吁了一口气,又自忖道: “爹爹忽遭人伏擊,可證明這秘圖之事已然泄露,我若留在山中,那是等著人來劫奪。”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또 생각했다.
'아버님께서 매복에 당하신 것은 이 비도의 일이 이미 누설되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내가 만약 산중에 머물렀다면 사람들이 와서 비도를 겁탈하기를 기다리는 셈이었다.'
他反復盤算了許久,終想不出一個妥善辦法,于是,當于起身,舉步向門外行去。 步入大廳,只見廳中燈燭輝煌,人頭晃動,至少坐有七八十人,他心中有些煩躁,不愿細看,昂頭挺胸,行出店去。
그는 한참을 반복하여 따져보았으나 결국 한 가지 적당한 방법도 생각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일어나서 문 밖을 향해 걸어갔다. 대청에 들어서자 청 안에는 등불이 휘황찬란하고 어른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는데 최소한 칠팔십 명의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는 마음 속으로 조금 초조하여 자세히 살피기를 원치 않아 머리를 쳐들고 가슴을 쭉 편 채로 가게를 걸어나갔다.
這處集鎮,總共不過百十戶人家,有三四十間店舖,除了這家“不醉居”酒館外,大多已關起店門,街上冷清清的,已然沒有行人。 陸文飛漫無目的,信步行出街頭,突見一條人影,由山上奔下,直向鎮集行來,心頭一動,身形在道旁一閃。 來人身法極快,晃眼已到鎮內,不走前門,徑向客錢后門越牆而入。
이곳 집진에는 다 합쳐보았자 불과 백십 호의 인가에 삼사십 칸의 점포가 있었다. 이곳 불취거(不醉居) 주관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가게 문을 닫았고 썰렁한 거리에는 행인이 이미 끊어졌다.
육문비는 아무런 목적 없이 발 가는대로 거리를 나섰다. 돌연 한 가닥의 인영이 산에서 달려 내려와 그대로 진집을 향해 오고 있는 것을 보자 마음이 동하여 신형을 길 옆으로 비켜섰다. 오는 사람의 신법은 극히 쾌속하여 눈깜짝할 사이에 진 내에 도착하여 앞문으로 가지 않고 객잔 후문으로 가더니 담을 뛰어넘어 들어갔다.
陸文飛心念一轉,急步奔至后門,也越牆而入,目光掃處,瞥見那條人影已進入一座樓閣之內。 這客棧那座小樓閣乃是店主人居住之所,陸文飛略事遲疑,也縱身飛向樓閣,隱于窗外,向內探望。
육문비는 생각을 굴리다가 빠른 걸음으로 후문까지 달려가서 역시 담을 넘어 들어갔다. 시선을 돌려 쓸어보는데 그 인영이 한 채의 누각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얼핏 보았다. 이 객잔의 그 작은 누각은 가게 주인이 살고 있는 곳이어서 육문비는 약간 주저하다가 누각을 향해 몸을 솟구쳤다. 창 밖에 숨어서 안을 살펴보았다.
只見聞內紅燭高燒,一個身著黃衫、手扶竹杖的老者,盤坐在一張大椅子上,一個身著玄衣的江湖漢子,正自躬身對老者說話。 陸文飛屏息側耳細聽,只聽玄衣人微喘著气道: “弟子今晨至那窄谷,發現那‘鐵掌震三湘’夫婦已然死去……”
붉은 초가 밝게 타고 있었고 한 명의 몸에 황삼을 걸치고 손에 죽장을 짚은 노인이 큰 의자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한 명의 몸에 현의를 걸친 강호사나이가 노인에게 허리를 굽히고 말을 하려고 하였다.
육문비는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여 자세히 들었다. 현의인은 나직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제자, 오늘 새벽 그 궁벽한 골짜기에 이르러 철장진삼상 부부가 이미 죽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盤坐的黃衫老者身軀微微一震,雙目一翻,睜起一雙白果眼道: “快說下去,如何死的?”
가부좌를 한 황삼노인이 몸을 미미하게 떨었다. 두 눈의 한 쌍의 하얀 눈동자를 희번덕거리며 말했다.
"어서 말해보아라. 어떻게 죽은 것이냐?"
玄衣人接道: “弟子曾至他茅屋內查看,床前瘀血極多,想是被人襲擊,傷重而死。”
현의인이 이어서 말했다.
"제자가 그의 모옥 안을 조사해보니 침상 앞에 어혈이 아주 많더군요. 습격을 당해 중상을 입어 죽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黃衫老者急道: “可有人比你先到?”
황삼노인이 급히 말했다.
"너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이 있었을까?"
玄衣人道: “他夫婦已然下葬,并立有一塊簡單的墓碑,看來似是他的子侄輩所殮……”
현의인이 말했다.
"그들 부부는 이미 매장되었고 한 덩이의 간단한 묘비가 세워져 있었던 걸로 보아 그의 아들이나 조카뻘 되는 사람이 염을 한 것 같습니다..."
黃衫老者頹然一聲長歎,復又把雙目閉上。
황삼노인은 맥이 빠져 긴 탄식을 하더니 또 다시 두 눈을 감아버렸다.
陸文飛暗忖道: “此人雖非殺死父親之人,但對父親似是十分注意,那是定有所圖了。”
육문비가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이 사람은 비록 부친을 살해한 사람은 아니지만 부친에 대해 몹시 주의를 기울이니 의도하는 바가 반드시 있겠구나.'
只聽玄衣人又道: “這日山中搜尋人極多……”
현의인의 또 말하는 것이 들렸다.
"이 날 산중을 수색하는 사람들이 극히 많았습니다..."
驀聽盲目者者一聲沉喝道: “什麽人?”
갑자기 눈 먼 노인이 한 소리 침성으로 소리쳤다.
"누구냐?"
陸文衛吃了一惊,還未及轉念,颯然一陣風響,一條人影穿窗而入,嬌聲道: “是我……”
육문비는 깜짝 놀라서 생각을 굴릴 틈도 없었는데 쏴아, 하는 일진의 바람 소리가 나더니 한 가닥 인영이 창을 뚫고 들어가서 교성으로 말했다.
"나예요..."
落地竟是柜上那黑面女子。
땅에 내려서는 것은 뜻밖에도 계산대의 그 흑면여자(黑面女子)였다.
盲目老者道: “雲娘,今天店內有些什麽人來呢?”
눈 먼 노인이 말했다.
"운랑(雲娘), 오늘 가게에 어떤 사람이 왔느냐?"
黑女道: “今天來的人更多了,有黑龍幫的易曉天,川西張門的張南,金陵謝家的謝一飛,好像白骨教也有人來了呢。”
흑녀가 말했다.
"오늘 온 사람은 많았죠. 흑룡방(黑龍幫)의 역효천(易曉天)도 있었고, 서천(川西) 장씨 가문의 장남(張南), 금릉(金陵) 사가(謝家)의 사일비(謝一飛), 백골교(白骨教)로 보이는 사람도 왔었지요."
盲目老者聽了似是十分激動,深吁一口气道: “看來咱們要栽了,黑龍幫、白骨教,還有謝家、張家,哪一伙咱們都惹不起,唉……”
눈 먼 노인은 듣고는 마치 몹시 격동한 듯 깊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우리는 좌절을 겪고야 말겠구나. 흑룡방, 백골교, 사가, 장가, 어느 무리들도 우리가 건드리지 못한다. 후..."
黑面女道: “那可不一定,要憑借人多勢眾,咱們人雖不多,可是人多不一定就有用啊!”
흑면녀가 말했다.
"그건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사람이 많은 것에 의지하려 하지요. 우리는 사람이 비록 많지 않지만 그러나 사람이 많다고 반드시 유용한 것은 아니지요!"
盲目老者一皺眉頭道: “再想想看,可還有什麽扎眼的人?”
눈 먼 노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다시 생각해보아라. 무슨 눈길을 끄는 사람이 더 없었느냐?"
黑面介人想了想道: “有個神態飄逸年輕文生,還有個愣頭呆腦的佩劍少年,也都住在咱們店里。”
흑면여인은 생각하더니 말했다.
"몸가짐이 표일한 나이 어린 문생이 있었고 덤벙대고 멍해 보이는 검을 찬 소년이 있었는데 모두 우리 객점에 묵고 있어요."
盲目老者呼了一聲道: “后生晚輩提他作甚,爹問的是老一輩的人物。”
눈 먼 노인은 흥, 하더니 말했다.
"어린 후배를 말해서 무엇 하겠느냐.... 애비가 묻는 것은 전대 인물이다."
黑面女搖頭道: “沒有了。”
흑면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없어요."
盲目老者又問道: “落在店里的,有些什麽人?”
눈 먼 노인이 또 물었다.
"객점 안에 머물고 있는 또 다른 사람은?"
黑面女子道: “落店的都是單幫客人,像黑龍幫、白骨教之類的幫派,都進山了。”
흑면여자가 말했다.
"객점에 묵고 있는 사람은 모두 행상을 하는 손님이고 흑룡방, 백골교와 같은 방파는 모두 산으로 갔어요."
盲目老者霍地立起,一頓竹杖道: “看來咱們也不能久等了,即刻進山。”
눈 먼 노인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죽장을 구르며 말했다.
"보아하니 우리도 오래 기다릴 수 없다. 즉각 산으로 가자."
黑面女道: “爹爹,何必著急?就算他們都進山了,到只有什麽用呢?”
흑면녀가 말했다.
"아버님, 서둘 필요가 어디 있어요? 설령 그들이 모두 산으로 간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盲目老者激動地道: “爹守在家里等了八九年,不見本人來尋找,是以才想了個守株待兔辦法,開設這間客棧,近日太行風雲突緊,定必是爹等待之人出了事。這消息才傳遍江湖,万一東西落入邪魔之后,爹怎對得起故主一再囑托?”
눈 먼 노인이 격동하여 말했다.
"애비가 집에서 팔구 년을 기다렸지만 나를 찾아 오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비로소 수주대토(守株待兔)의 방법을 생각해내고 이 객잔을 열었다. 근래 태행에 갑자기 풍운이 감도니 반드시 애비가 기다리던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이 소식이 강호에 두루 전해져 물건이 사마(邪魔)의 손에 들어간 뒤 애비가 어찌 옛주인의 부탁에 떳떳할 수 있겠느냐?"
陸文飛心中大為駭异,暗忖地道: “這位老者所說的話,和爹爹所說的甚多相同之處,莫非說是另一位持有秘圖之個?”
육문비는 마음 속으로 아연실색하여 곰곰히 생각했다.
'이 노인의 말하는 것은 아버님의 말씀과 서로 같은 부분이 아주 많구나. 설마 말씀하셨던 다른 한 분의 비도를 가진 사람이란 말인가?'
但聽一陣腳步聲響,三人已行出闖外,剛想出聲招呼,總感自己這种偷窺行動有欠光明,正自猶豫不決之際——一側陰暗處,突起一陣哈哈朗笑,緩步行出一人,對那盲目老者一拱手: “多年不見,原來公孫兄竟在這里納起福來了。”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세 사람이 이미 밖으로 뛰쳐나왔다. 막 소리내어 부르고 싶었다가도 자기가 이렇게 몰래 훔쳐보는 행동이 떳떳하지 못함을 느껴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을 때였다. 한 쪽 어두컴컴한 곳에서 돌연 일진의 하하, 하며 낭랑한 웃음소리가 나더니 느린 걸음으로 한 사람이 걸어나와 그 눈 먼 노인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원래 공손형(公孫兄)은 이곳에서 복을 누리고 계셨군요."
盲目老者聽音辨人,接道: “原來是‘玉面神判’易當家的,是什麽風把你吹來了這荒村野店。”
눈 먼 노인은 소리로 누구인지 알아보고는 말을 받았다.
"원래 옥면신판(玉面神判) 역형이시구려. 무슨 바람이 불어 이런 황량한 시골의 객점에 오셨소?"
來人冷冷道: “雪山盲叟名不虛傳,竟脫口說出易曉天之名,兄弟佩服。”
그 사람은 냉랭하게 말했다.
"설산맹수(雪山盲叟)는 명불허전이구료. 한 마디에 역효천(易曉天)의 이름을 알아내시니 형제는 감복했소이다."
盲目老者冷笑: “好說,好說,兄弟久已不問江湖之事,不知易兄簧夜來此,有何教諭?”
눈 먼 노인이 냉소했다.
"좋은 말씀이시오. 형제는 오래 전부터 강호의 일에 관여치 않았는데 역형이 밤늦게 이곳에 오심은 무슨 가르침이 있으시오?"
易曉天踱前兩步,徐徐道: “有一項買賣欲請公孫兄合作,若公孫兄能答允,你我雙方彼此有益。”
역효천은 앞으로 두 걸음 내딛으며 서서히 말했다.
"공손형에게 합작을 부탁드리려 하는 한 가지 거래가 있소. 만약 공손형이 허락한다면 당신과 나 쌍방에게 피차 유익하오."
雪山盲叟心頭一震,故作不解道: “黑龍幫高手如雲難道還用得我這殘廢之人嗎?”
설산맹수는 가슴이 떨렸으나 고의로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
"흑룡방(黑龍幫)의 고수가 구름처럼 많은데 설마 나 같은 불구자도 쓸 데가 있단 말씀이오?"
易曉天陰森笑道: “答應不答應,但聽公孫兄一句話。”
역효천은 음산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승낙할 건지 안할 건지 공손형의 한마디만 듣겠소."
雪山盲叟斂去笑容道: “什麽話?”
설산맹수는 얼굴에 웃음을 거두고 말했다.
"무슨 말씀이시오?"
易曉天道: “請公孫兄答應与我們合作!”
역효천이 말했다.
"공손형이 우리와 합작하기를 청하는 것이오!"
雪山育叟張口向外突喊道: “什麽人?鬼鬼祟祟躲在窗外?”
설산맹수가 입을 벌려 밖을 향해 돌연 고함쳤다.
"누가 귀신처럼 창 밖에 숨어 있느냐?
陸文衛心頭一惊,易曉天已拍窗一拳擊出,他被拿風一掃,不得不從隱身處,一長身站起跨入屋內。
“在下是住店的。”
육문비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역효천은 이미 창을 후려치며 일권을 격출했다. 그는 권풍에 모습이 드러나게 되어 부득불 숨어있던 곳에서 몸을 펴서 일어나 방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저는 객점에 묵고 있는 사람이오."
陸文飛稍微紅了臉回答道。
육문비는 약간 얼굴을 붉힌 채 대답했다.
“既是住店的為何藏身在樓閣窗下偷聽?”
"이곳에 묵고 있다면 무엇 때문에 몸을 숨기고 누각의 창 밑에서 엿듣고 있는가?"
陸文飛不擅詞令,一時之間竟無言可對。
육문비는 적절한 말을 못찾아 일시지간 대답할 말이 없었다.
易曉天見他默然不答.不由怒道: “老夫問你的話,你聽見沒有?”
역효천은 그가 묵묵부답인 것을 보자 화를 내며 말했다.
"노부가 너에게 물어보는 말을 너는 듣지 못했느냐?"
一派教訓的口吻,頓時激起陸文飛怒火,反唇相譏道: “半夜三更大呼小叫,攪人清夢,是以出來看看,難道有什麽不對?”
온통 훈계조의 말투는 육문비로 하여금 불현듯 노화가 치솟게 하였다. 도리어 대들듯 말했다.
"한밤중에 큰 소리가 나서 잠이 깨는 바람에 나와서 살펴본 것인데 설마 뭐가 잘못 되었소?"
易曉天在黑龍幫地位極高,平日對幫內之人頤指气使已慣,冷哼一聲道: “你小子是對老夫說話嗎?”
역효군은 흑룡방에서 지위가 극히 높아 평상시 방 내에서 턱짓으로 사람을 부리던 습관이 몸에 베었다.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네 이 어린 놈아, 노부에게 하는 말이냐?"
陸文飛冷笑道: “閣下出口傷人,這把年紀,怎的毫無教養!”
육문비가 냉소하며 말했다.
"귀하께서 욕을 하시는군요. 그 연세에 왜 조금도 교양이 없으시오!"
易曉天大怒道: “你敢對老夫如此。”
역효천이 대로하여 말했다.
"네 감히 노부에게 이따위로 대하다니."
揮手一掌推出,一股巨大潛力直涌過去。
손을 휘둘러 일장을 밀어내자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이 솟아나왔다.
陸文飛斜跨半步,嗆了一聲,長劍出鞘,隨手划出一道劍光,掌力滑身而過。
육문비가 비스듬히 반 보를 뛰어넘더니 창, 하는 소리와 함께 장검을 검집에서 뽑자마자 한 줄기의 검광을 그어내자 장력이 몸을 미끄러져 지나갔다.
易曉天一笑道: “好身法。”
역효천이 웃으며 말했다.
"좋은 신법이군."
呼地又是一掌推來,他功力深湛,第二掌力道強猛,猶過第一掌。 陸文飛馬步沉穩,長劍揮處,銀虹電閃,狂濤巨浪似的掌風一入劍影之內,竟然無影無蹤。
휙, 하며 또 일장을 밀어냈다. 그의 공력은 깊어서 제 이장의 힘은 강맹하기가 제 일장을 훨씬 뛰어넘었다. 육문비가 마보(馬步)를 굳건히 하고 장검을 휘둘렀는데 은빛 무지개가 번갯불처럼 번쩍였다. 광풍노도와 같은 장풍이 검영 안으로 들어오자 뜻밖에 종적이 사라져버렸다.
易曉天暴怒之余,目注劍尖。不言不動,忽然想起一個人,心頭不覺一粟,脫口問道: “看在令師的份上,老夫不与你一般見識,去吧!”
역효천은 격노한 나머지 검끝을 주시하며 말없이 움직이지않았다. 돌연 한 사람을 떠올리고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떨려서 말을 내뱉았다.
"영사(令師)의 체면을 보아 노부는 너와 똑같이 굴지 않겠다. 가거라!"
陸文飛對江湖上的事,知道的不多,以為對方果与師父認識,雖滿怀怒火,卻不便發作,聞言納劍入鞘,正待回房。
육문비는 강호상의 일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상대방은 사부와 서로 알기에 비록 화가 났지만 성질부리기가 불편했을 것이라 여겼다. 그 말을 듣자 검을 검집에 넣고 방으로 돌아가려했다.
只聽易曉天哈哈朗笑道: “既承公孫鳳千金一諾,此間不是談話之所,咱們找個地方詳談。”
역효천이 하하, 크게 웃으며 말하는 것이 들렸다.
"이미 공손형의 천금같은 약속을 받았는데 이곳은 이야기할 장소가 아니니 우리는 다른 곳을 찾아 상세히 이야기합시다."
雪山盲叟翻著白果眼道: “就在寒舍不行嗎?”
설산맹수는 흰 눈동자를 굴리며 말했다.
"이 누추한 집에서는 안되오?"
易曉天道: “兄弟那面還有幾位朋友等著公孫兄呢。”
역효천이 말했다.
"형제가 말한 그곳에 몇 분의 친구들이 공손형을 기다리고 있소이다."
雪山盲叟淡淡一笑道: “大家如此看重我,真叫我受寵若惊。”
설산맹수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사람들이 이처럼 나를 중시하니 정말 나는 과분하여 몸둘 바를 모르겠구려."
一陣腳步聲,幾個人都隨著易曉天行去,那黑女有意無意之間,回頭瞥了陸文飛一眼,急步追上了盲叟。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나며 그들은 역효천의 뒤를 따라 갔다. 그 흑녀는 부지불식간에 고개를 돌려 육문비를 훔쳐보고는 급히 설산맹수를 따라갔다.
陸文飛靜立庭中,突起一陣孤獨悲涼之感,想到這短短數日之內,父親慘死.生母病亡,業師雖是一代大俠,但已然成為廢人,茫茫人海,竟無一個可資臂助之八。
육문비는 조용히 뜰 한 가운데 서있었는데 돌연 고독감과 처량함이 들었다. 이 짧은 수 일 동안 부친은 참혹하게 죽고 생모가 병을 앓다 죽었으며 은사는 비록 일대대협(一代大俠)이지만 이미 폐인이 되어버려서 수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명도 자기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回到房中,已是更鼓三響,突然想起爹爹的遺言,隨手解下佩劍,借著昏暗的燈光,細細察看,劍鞘乃是古銅銀花,古色斑爛,用力一抽,里面果有夾層,襯著一塊寬有一寸,長約半尺的金牌,牌上紋路縱橫,并有唐詩一句,乃是陳子昂的五言短歌一句: “前不見古人”。
방으로 돌아오니 이미 시각을 알리는 북소리가 세 번 울렸다. 돌연 아버지의 유언을 떠올리고는 손 가는대로 검을 풀어서 어두운 불빛을 빌어 자세히 살펴보았다. 검집은 원래 오래된 구리에 은으로 된 무늬가 있어 고색찬란했다. 힘을 써서 뽑으니 안쪽 면에 과연 이중으로 되어 있고 좁은 틈이 있었다. 덧대어 있는 것은 한 덩이의 넓이가 일촌, 길이가 약 반척의 금패(金牌)였다. 금패에는 가로세로의 무늬가 있었고 당시(唐詩) 한 구가 함께 있었는데 원래 진자앙(陳子昂)의 오언단가(五言短歌)중의 한 구였다.
"전불견고인(前不見古人)"
只因陸子俊重傷垂危,語焉不詳,看了這塊似圖非圖的金牌,竟是茫然不解,把詩句反復念了幾遍,強作解忖道: “是了,想那晉王定是自覺才華絕代,前無古人,后無來者,但因恃才傲物,難獲朝廷信任,是以寫下這樣一句,以排遣胸中抑郁之气……”
육자준의 중상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러 말은 꺼냈으나 상세히 말하지 않았다. 지도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금패를 보니망연하여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싯구를 반복하여 몇 번 되뇌어 보다가 억지로 이해하는 척 곰곰히 생각했다.
'그렇다. 진왕은 스스로 재주가 절대적인 전무후무한 고인이라고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자신의 재능을 믿고 남을 깔보아 조정의 신임을 얻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런 싯구를 적어넣어 가슴 속의 울적함을 풀어버리려 했구나.'
旋又暗自搖頭道: “這种推斷也是不對,想那晉王,位列親王,門下賓客中奇人异士極多,何以僅把這件事囑托三人?”
오래지 않아 또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이런 추측도 옳지않다. 그 진왕을 생각해보면 친왕(親王)의 자리에 있었으니 문하빈객들 중에 기인이사들이 극히 많았다. 어째서 이 일을 겨우 세 사람에게 부탁했을까?"
想了一會,恍然有所悟道: “是了,定必是這件事十分重要,如果參与的人太多,万一所托非人,其后果影響極大,是以僅選了三個可資信托的人。”
한번 생각하더니 문득 깨닫는 것이 있어 말했다.
"그렇다. 이 일이 매우 중요한 것이 틀림없다. 만약 참여한 사람이 많으면 만에 하나 믿음직하지 못한 사람에게 부탁할 경우 그 이후의 결과에 극히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겨우 믿고 맡길 수 있는 세 명을 고른 것이다."
跟著再把太行山近日突然殺機密布的情景,前后作一對照,頓覺自己所作推斷不差,當下長吁一口气,把創鞘重又收起。 連日來,這遭變故,雖是短短幾日,他似歷盡了入世滄桑,心情忽然感到蒼老起來,長歎一聲。閉目盤膝而坐。
뒤이어 다시 태행산에 근래 갑자기 살기가 짙게 끼어 있는 정경를 전후로 한번 대조하니 문득 자기의 추측이 틀리지 않음을 깨달았다. 즉시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검집을 다시 닫았다. 연일 변고를 당해 비록 비록 짧은 며칠이었지만 그는 세상사를 두루 다 경험한 것 같아 마음이 갑자기 늙은이가 된 느낌이 들었다. 길게 탄식하고는 눈을 감고 가부좌를 하여 앉았다.
他功夫正在進境之時,坐息時間甚長,一覺醒來,已是已牌時分,跳下床來,只覺店內冷冷清清的,沒有一點聲息,走到前面酒店,竟也杳無一人,怔了怔,突然大悟,暗叫道: “糟了,他們都進山去了。”
그는 무공이 막 한 단계 뛰어넘으려는 시기였기에 좌식을 하는 시간이 몹시 길어서 깨어나니 이미 사시(巳時)였다. 침상에서 뛰어내리니 썰렁한 객점 안은 아무 소리도 없었다. 앞쪽의 주점으로 가니 한 사람도 없어 어리둥절하다가 돌연 크게 깨닫고 속으로 소리쳤다.
'아뿔사, 그들은 모두 산으로 갔구나.'
當下佩上長劍,疾奔出門,茫無目的地奔走了一程,突然把腳步收住,暗忖: “我這般亂跑一通,究竟到底是往哪個地方去呀?”
즉시 장검을 차고 문을 달려나가 목적지 없이 달려가다가 돌연 발걸음을 멈추고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이같이 함부로 돌아다니는데 도대체 어느 곳으로 가는 것인가? '
忖思之間,驀聞一個悲愴的聲調,順風飄了過來,隱約似有人高吟:
……念天地之悠悠,獨愴然而涕下……”
골똘히 생각하는 사이 갑자기 비창(悲愴)한 목소리의 가락이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마치 사람이 높이 읊조리는 것 같았다.
陸文飛心里一動,順著吟聲奪去,只見雪山盲叟,手扶竹枝,立在一方岩石之上,掌柜的黑女,秀發飄飛,緊傍他站著。
육문비가 마음이 동하여 읊조리는 소리를 따라 달려가니 설산맹수가 손에 대나무지팡이를 짚고 바위 위에 서있고 객점 주인인 흑녀가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바람에 날리며 그의 곁에 바싹 붙어 서있는 것이 보였다.
雪山盲叟的聽力十分靈敏。陸文飛离他尚有十幾丈遠,便已覺察,沉聲問道: “雲娘,是什麽人來了?”
설산맹수의 청력은 몹시 영민하였다. 육문비가 그와 여전히 십여 장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도 이미 알아차리고 침성으로 물었다.
"운랑, 누가 왔느냐?"
黑女回頭看了陸文飛一眼道: “是咱們店里住的那少年。”
흑녀는 고개를 돌려 육문비를 힐끔 쳐다보고는 말했다.
"우리 객점에 묵고 있는 그 소년이예요."
雪山盲叟頭也不回地道: “是与易曉天交手的那人?”
설산맹수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역효천과 싸웠던 그 사람이냐?"
黑女道: “正是他。”
흑녀가 말했다.
"바로 그예요."
雪山盲臾冷哼一聲道: “鬼鬼祟祟,絕不怀好意,不用理他。”
설산맹수가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수상하군. 절대 호의를 가지고 있지 않으니 그를 거들떠보지 말아라."
頓了一頓又道: “黑龍幫來了嗎?”
곧이어 또 말했다.
"흑룡방은 왔느냐?"
黑女四下看了看道: “還沒有呢,他們會不會失約?”
흑녀가 사방을 둘러보더니 말했다.
"아직 안왔어요. 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걸까요?"
此時陸文飛已离雪山盲叟不遠,霍地把腳步收住,他已把雪山盲叟的話,聽得清清楚楚,一時之間竟不知如何措詞。
이때 육문비는 설산맹수와의 거리가 멀지 않았는데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설산맹수의 말을 똑똑히 들었으나 일시지간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就在他這一怔的功夫,路上突然并肩來了兩個人,一個年約五旬上下,穿一襲錦衣的高大老者,一個卻是勁裝背劍的紅衣女郎。腳下都極迅快,晃眼到了岩石之后,老者干咳了一聲,道: “公孫見,還記得區區在下嗎?”
그가 이렇게 멍해 있는 사이에 길 위에 돌연 어깨를 나란히하여 두 명의 사람이 오고 있었다. 한 명은 나이가 오십 가량 되었고 금의를 걸친 체격이 큰 노인이었고 한 명은 경장 차림에 등에 검을 맨 홍의여랑이었다. 발걸음이 몹시 빨라 눈깜짝할 사이에 바위 뒤에 도착하였다. 노인이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공손형, 아직 보잘것 없는 저를 기억하시겠소?"
雪山育叟身形不動,冷冷道: “來者可是川西張門張五爺?”
설산맹수가 신형을 움직이지 않은 채로 냉랭하게 말했다.
"오신 분은 천서(川西) 장문(張門)의 장오야(張五爺)시오?"
老者哈哈朗笑道: “公孫兄聽音辨人之能,果是叫人佩服,區區正是張南。”
노인이 하하, 하며 크게 웃더니 말했다.
"소리를 듣고 사람을 알아내는 공손형의 능력은 정말이지 사람을 탄복케하는 군요. 그렇소이다. 보잘것 없는 장남(張南)이오."
雪山盲叟仍然背著身形冷冷地道: “貴門極少涉足中原,這番遠從川西赶來太行,定然有什麽緊要之事了。”
설산맹수는 여전히 등을 돌린 채 냉랭하게 말했다.
"귀 문은 중원에 거의 발을 들이지 않는데 이번에 멀리 서천에서 태행에 오셨으니 필시 무슨 긴요한 일이 있겠구려."
張南斂去笑容,陰森森地道: “公孫兄何必明知故問,你來太行非只一天,想必對此事早有計划頭緒了。”
장남이 웃음을 거두고 음산하게 말했다.
"공손형은 뻔히 아시면서 구태여 물어보실 필요가 있겠소? 당신이 태행에 오신 지 하루 이틀이 아니니 반드시 이 일에 대해 벌써 계획이 있으신 것 같소이다."
雪山盲叟朗聲道: “江湖上把這件事傳得沸沸揚揚,我瞎子卻是一無所知。”
설산맹수가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호에서 이 일을 가기조 시끌벅적한데 이 장님은 아는 바가 하나도 없소."
張南暗中對身旁的紅衣女郎一呶嘴,身形倏起,突向盲叟身旁的黑女扑去,黑女大吃一惊,身形往盲叟身后一挪,縱手一渾.拍出一掌。 可是那張南去勢如電,黑女手掌才舉,已被他一把將脈門扣住,孫順勢一帶,落下岩石。
장남이 몰래 곁에 있던 홍의여랑에게 뭐라고 지껄이더니 신형을 갑자기 일으키며 설산맹수 옆에 있던 흑녀를 덮쳐갔다. 흑녀는 깜짝 놀라 신형을 설산맹수 뒤로 옮기며 손을 날려 일장을 쳐내었다. 그러나 그 장남의 덮쳐가는 기세가 번개와 같아 흑녀의 손바닥이 들려졌을 때 이미 그에게 맥문을 움켜잡혔다. 그 바람에 바위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雪山盲叟厲喝一聲,竹杖一舉,青芒一點,快逾一道閃光,點向張南腦后玉枕穴。 只聽身后一聲嬌喝,紅衣女郎雙手連揚,一片寒芒挾著嘶嘶破空之聲,兜頭罩向雪山盲叟,雙方距离既近,女郎暗器又歹毒無比,雪山盲叟顧不得再攻張南,竹杖輪動,幻出一片青芒,將暗器震飛。 這原屬一瞬間事,那張南外號“追命閻王”,為張門中杰出高手,他存心擄獲黑女,又有紅衣女郎配合行事,果然一舉成功。
설산맹수는 무섭게 소리치더니 죽장을 들어 한 줄기 섬광보다 더 빠르게 장남의 머리 뒤 옥침혈(玉枕穴)을 향해 찍어갔다. 뒤에서 교갈이 들리더니 홍의여랑이 쌍수를 연달아 떨치니 한 조각의 한망이 쐑쐑, 하는 파공성과 함께 설산맹수를 향해 정면으로 뒤덮어왔다. 쌍방의 거리가 가까웠고 여랑의 암기 또한 악독하기 그지없어 설산맹수는 더 이상 장남을 공격할 겨를이 없었다. 죽장을 바퀴처럼 움직이자 청망(青芒)이 어지럽게 일어나 암기를 날려버렸다.
이것은 원래 일순간의 일이었다. 그 장남의 외호는 탈명염왕(追命閻王)으로 장문의 걸출한 고수였다. 그는 흑녀를 낚아챌 마음을 가지고 홍의여랑과 협력하여 과연 일거에 성공했다.
雪山盲叟厲聲道: “張南,你若是傷了她一根頭發,瞎子和你們張門永遠沒完。”
설산맹수가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남, 네가 만약 그녀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상하게 한다면 장님은 너희들 장문과 영원히 끝장을 볼 것이다."
張南哈哈笑道: “豈敢,豈敢,兄弟如此舉動實非得已,只要公孫兄身藏晉王秘圖,如肯与我張門合作,兄弟不僅全力維護你父女倆安全,而且答應不論什麽寶物,都做二五均分。”
장남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어찌 감히. 형제의 이같은 행동은 사실 부득이한 것이며 공손형이 감추고 있는 진왕의 비도가 필요할 뿐이오. 만약 우리 장문과 합작하고자 하신다면 형제는 전력으로 당신네 부녀 두 사람의 안전을 지킬 뿐만 아니라 무슨 보물이든 막론하고 모두 오대오로 똑같이 나누겠소."
陸文飛同言心頭一震,暗忖: “原來他們乃是趁火打劫。”
육문비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떨려 속으로 생각했다.
'원래 그들은 불난 틈을 타 도적질을 하려는 것이구나.'
一時同仇敵汽之心油然而生。 他与雪山盲叟距离二三丈遠,那張南离他只有一丈左右,心念一動之下,倏地撤劍向前攻去,他身法快捷,劍勢有如狂風暴雨。
한 순간 같은 원수를 대하는 듯한 마음이 절로 생겨났다. 그와 설산맹수의 거리는 이삼장 떨어져 있었지만 그 장남과는 단지 일장 내외였다. 마음이 동하자 갑자기 검을 뽑아 앞을 향해 공격해갔다. 그의 신법은 쾌속하고 검세도 광풍폭우와 같았다.
張南一心和雪山盲叟說話,不防他驟起發難,等到覺察,森森劍气已然臨頭,急怒之下,挪身一閃,將手中的黑女一松。 張南眼看煮熟的鴨子,竟被它飛了,气得一瞼鐵青,舉目看去,原來襲擊他的竟是一個少年,心中更為惱怒,厲喝道: “你小子好大的膽子!”
장남은 설산맹수와 이야기에 온 정신을 팔고 있어 그의 갑작스런 공세에 방비를 하지 않았다. 알아차리게 되었을 때는 삼엄한 검기가 이미 눈 앞에 닥쳐있었다. 버럭 화를 내며 몸을 옮겨 피하자 수중의 흑녀가 풀려났다.
장남은 다 익힌 오리가 날아가 버리는 것을 보고는 얼굴이 시퍼렇게 되도록 화가 났다. 눈을 들어 쳐다보니 원래 습격한 것은 한 명의 소년인지라 마음 속에 더욱 화가 나서 엄하게 호통쳤다.
"너 어린 놈이 담이 크구나!"
張南橫劍當胸,直沖上來,暗提功力,冷冷道: “你小子是什麽人門下?”
장남은 검을 눕혀 가슴을 향해 그대로 무찔러 왔다. 몰래 공력을 끌어올리며 냉랭하게 말했다.
"어린 놈아, 너는 누구의 문하이냐?"
陸文飛道: “不用問我是什麽人門下,只問你自己作得對不對?”
육문비가 말했다.
"내가 누구의 문하인지 물을 필요없소. 다만 당신이 하는 일이 옳은지 스스로 물어보시오."
張南仰面哈哈笑道: “好啊,你竟敢教訓起我來了!”
장남이 앙천대소하며 말했다.
"좋아, 너는 감히 나를 가르치려하는구나!"
只聽紅衣女郎一聲嬌喝道: “站住,咱們的事情還沒有談妥,你們怎麽就走。”
홍의여랑의 일성교갈이 들렸다.
"멈추세요. 우리의 일은 아직 만족할 만큼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당신들은 왜 달아나는거죠?"
張南偷眼一看,只見雪山盲叟扶著黑女,緩緩向山谷行去,紅衣女郎一手執劍,一手扣著一把暗器,挺身擋在前面,顧不得再攻擊陸文飛,身形一躍,飛射出三四丈,輕輕落在盲叟父女的身前。
장남이 힐끗 쳐다보니 설산맹수가 흑녀에게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산곡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홍의여랑이 한 손에 검을 잡고 한 손에는 암기를 한 웅큼 쥐고 앞을 가로막고 서있었다. 더 이상 육문비를 공격할 겨를이 없어 신형을 솟구쳐 삼사 장을 쏘아져 가더니 설산맹수 부녀의 앞에 가볍게 내려섰다.
雪山盲叟竹杖一頓,沉聲道: “張五爺,凡事不可欺人大甚,我瞎子也不是好欺侮的。”
설산맹수는 죽장을 한번 내리치며 침성으로 말했다.
"장오야, 어떤 일이든 남을 완전히 속일 수는 없소. 이 장님도 업신여김을 당할 사람이 아니오."
張南亦知雪山盲叟不是好惹的人物,如果動起手來,自己确無必胜把握,當下微微一笑道: “兄弟并無欺凌公孫兄之意,乃是与你誠心合作。”
장남 역시 설산맹수가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만약 손을 쓰게 된다면 자기도 확실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없어 즉시 미소를 띠며 말했다.
"형제는 결코 공손형을 속이고 우롱할 생각이 없소. 원래 당신과 마음을 다해 합작하려는 것이오."
雪山盲叟嘿嘿一陣冷笑道: “瞎子已都領教過了,咱們一切免談。”
설산맹수는 흐흐, 하며 일진의 냉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장님은 이미 가르침을 다 받았으니 우리는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맙시다."
張南臉色一變道: “公孫見真個要敬酒不吃吃罰酒?”
장남이 안색을 바꾸더니 말했다.
"공손형은 정말 경주(敬酒)를 마다하시고 벌주(罰酒)를 드시겠소?"
雪山盲叟暗中凝功,冷冷道: “瞎子這條命值不了幾個錢,你瞧著辦吧。”
설산맹수는 몰래 공력을 끌어모으며 냉랭하게 말했다.
"이 장님의 한 줄기 목숨은 몇 푼의 값어치도 없으니 당신 마음대로 하시오."
張南雖是大援在后,但眼下之勢,卻是以一敵一,另外還有一個來意莫測的少年,自知難操胜券,微微一笑道:
公孫兄可曾也細盤算過,黑龍幫能保万無一失嗎?”
장남은 비록 큰 후원군이 뒤에 있지만 목하 정세는 일대일이고 그 밖에 한 명의 의도를 알 수 없는 소년이 있었다.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기 어려움을 알고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공손형은 흑룡방이 만에 하나의 실수도 없이 보호할 수 있을 것인지 자세히 따져보신 적이 있으시오?"
雪山盲叟輕哼了一聲,還未及答言,山坡忽又行來一位身披玄色大氅,背插長劍的老者,朗聲道: “張兄說得不錯,目下武林人物,大部分來了太行,黑龍幫勢力再強,只怕也難于抗衡!”
설산맹수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고 채 대답하기도 전에 산비탈에서 홀연히 또 한 명의 몸에 검은 외투를 걸치고 등에 장검을 끼우고 있는 노인이 걸어오며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형의 말씀이 틀리지 않소. 지금 무림인물들 대부분이 태행에 왔소. 흑룡방의 세력이 더 강하다 해도 맞서기 어려울 것 같소."
張南回頭見是謝家堡的謝一飛,暗中不禁連連皺眉,表面卻故作輕松,哈哈笑道: “眼下情勢,分則絕無所得,合則彼此有益,公孫兄有沒有算算這個帳?”
장남은 고개를 돌려 사가보의 사일비를 보더니 몰래 눈썹을 찌푸렸으나 표면적으로는 홀가분해진 척하며 하하, 웃더니 말했다.
"목하 정세는 나누어지면 아무런 소득이 없고 합쳐지면 피차가 유익하오. 공손형은 이 정도 계산은 있지 않으시오?"
雪山盲叟喟然一歎道: “你們究竟從哪里聽來消息,瞎子什麽也沒有,你叫我合作什麽?”
설산맹수가 휴, 탄식하더니 말했다.
"당신들은 도대체 어디서 들은 소식이오? 장님은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데 당신은 내가 무엇을 합작하라는 말이오?"
謝—飛大笑道: “公孫兄昨晚与易曉天商量之事難道忘了?”
사일비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공손형은 어젯밤에 역효천과 상의하던 일을 설마 잊으신 거요?"
目光一瞥張南又道: “川西張門、金陵謝家論人材、憑武學,哪一件也不弱于黑龍幫,公孫兄何苦薄此厚彼?”
시선을 돌려 장남을 힐끗 보고는 또 말했다.
"서천의 장문, 금릉의 사가로 말하자면 인재와 무학에 있어 어느 한 가지도 흑룡방에 뒤떨어지지 않소. 공손형이 구태여 우리를 야박하게 대하고 저쪽을 돈독하게 대할 필요가 어디 있소?"
張南跟著接腔道: “若是鬧翻了,可怨不得我們得罪好朋友。”
장남이 말투를 이어받아 말했다.
"만일 사이가 틀어지면 우리는 부득이 좋은 친구에게 죄를 짓는 수 밖에 없을까 두렵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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