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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十回 以黑吃黑(이흑흘흑) 본문
第二十回 以黑吃黑(훔친 물건을 빼앗다)
陸文衛怔了怔道:“我明白了,想是你們把我的秘圖騙人,已然備了一份副圖。”
육문비가 멍해져서 말했다.
"내 비도를 속여서 뺏아간 사람이 당신들임을 나는 분명히 알았소. 이미 지도 조각을 다 맞추었구려?"
雪山盲叟道:“隨你怎麽說都行,老朽沒有那麽多空閒與你拌嘴。”
설산맹수가 말했다.
"네 마음대로 무슨 말을 해도 좋다. 늙은이가 어디 너와 입씨름할 만큼 한가하겠느냐?"
陸文飛怒道:“果真如此,在下可要毀去你那份副圖。”
육문비가 노하여 말했다.
"과연 정말 그렇군. 저는 당신의 그 지도 조각을 없애버려야겠소."
雪山盲叟哈哈笑道:“別說你無這份能耐,宮主屬下的朱衣劍士不會饒過你的。”
설산맹수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너한테 그럴 능력이 없다고 하진 않겠다만 궁주 속하의 주의검사가 너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陸文飛怒道:“在下今日才知你是一個人面獸心之人。”
육문비가 노하여 말했다.
"저는 오늘에서야 당신이 한 명의 인면수심(人面獸心)을 한 사람임을 알았소."
重重哼了一聲又道:“算我瞎了眼,結識了你這種敗類!哼。”
거듭 흥, 하더니 또 말했다.
"내가 눈이 멀었지. 당신 같은 패류(敗類)를 사귀었다니! 흥."
雪山盲叟又是一陣大笑道:“此刻知道已晚了,或許你連看這場熱鬧都沒有份了。”
설산맹수가 또 일진의 대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지금 알았으나 이미 늦었다. 이 한바탕 재미난 구경거리에 아마도 네 몫은 없을 것 같구나."
陸文飛大怒,猛地上前兩步,厲聲喝道:“看來咱們是免不了要拚鬥一場了。”
육문비가 대로하여 갑자기 앞으로 두 걸음 나아가더니 엄한 목소리로 호통쳤다.
"보아하니 우리는 죽기살기로 싸우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陸文飛真是怒極了,紅臉粗脖的。
육문비는 실로 몹시 화가나서 얼굴부터 목덜미까지 벌개졌다.
雲娘一橫身擋在他面前,道:“今天王孫可沒在你身旁,你該有自知之明。”
운랑이 옆으로 몸을 옮겨 그의 면전을 막아서며 말했다.
"오늘은 왕손이 당신 곁에 없으니 당신은 스스로 분수를 잘 알아야해요."
此言大大刺傷了陸文飛的自尊心。不由怒道:“在下若是傷在令尊之下,那是我陸某人學藝不精,我可不依靠任何人。”
그 말은 육문비의 자존심을 크게 상하게 했다. 절로 화를 내며 말했다.
"제가 만약 영존께 상처를 입는다면 그것은 나 육모라는 사람의 배움이 모자란 것이오. 나는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겠소."
雲娘感慨地歎了一口氣,一指院中,道:“你看看外面,憑你那點功夫,若想在此逞強,無異是自討沒趣。”
운랑이 감개하여 한숨을 내쉬더니 정원 가운데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은 밖을 한번 보세요. 당신의 그 한 점 무공으로 이곳에서 잘난 척을 할 생각이라면 스스로 창피를 당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陸文飛閃眼朝院內望去,只見院內站了一排八個朱衣劍土,對他怒目而視。
육문비가 눈을 돌려 정원 안을 바라보니 여덟 명의 주의검사가 한 줄로 서서 그를 성난 눈으로 주시하고 있었다.
當下揚聲朝燕山宮主說道:“由此看來,雪山盲叟騙去在下的秘圖,乃是由你所指使的了。”
즉시 큰 소리로 연산궁주를 향해 말했다.
"보아하니 설산맹수가 나의 비도(秘圖)를 뺏아간 것은 원래 당신이 시킨 것이로군."
燕山宮主面呈輕蔑之色道:“本宮自有秘圖,何用你的?”
연산궁주가 무시하는 기색을 띠며 말했다.
"본 궁주는 자신의 비도가 있는데 당신 것이 무슨 필요가 있나요?"
陸文飛冷笑道:“你串通了雪山盲叟父女二人,在太行制造了許多紛爭,若真正是晉王之後,豈屑用此卑汙手段。”
육문비가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은 설산맹수 부녀 두 사람과 한통속이 되어 태행에서 허다한 분쟁을 조장하였소. 만약 진정한 진왕의 후인이라면 어찌 그런 비열한 수단을 쓰겠소."
燕山宮主輕籲了一口氣道:“當時晉王門下,魚龍混淆不清。本官若不用些手段,勢必為人所算,你能責怪我嗎?”
연산궁주가 나직이 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당시 진왕의 문하에는 물고기와 용이 뒤섞여 있어 분명치 않았어요. 본 궁주가 이런 수단을 쓰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다른 사람의 계산대로 되었을 거에요. 당신이 나를 질책할 수 있나요?"
此言明明是借口,難道不能于暗中查辦嗎?陸文飛乃是頗明事禮之人,沈忖有頃開口道:“在下原無權過問王府之事,在事情水落石出之前,在下不再插手管這閒事。”
그 말은 확실히 핑계였다. 설마 암중으로 조사하지 못했을까? 육문비는 원래 사리와 예의에 밝았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저는 원래 왕부의 일에 간섭할 권리가 없소. 일의 진상이 밝혀지기 전에는 더이상 상관없는 일에 끼어들지 않겠소."
燕山宮主噪聲一歎道:“我倒信得過你,不過,只是所交往之人,本宮實在確難信任,說不得只有把你留下幾天。”
연산궁주가 소리내어 탄식하더니 말했다.
"나는 오히려 당신이 믿을만 했어요. 그러나 단지 왕래가 있던 사람일 뿐이죠. 본 궁주는 사실 확실히 믿기 어려우니 어쩔 수 없지만 당신을 며칠간 남겨두어야겠어요."
陸文飛朗聲笑道:“姑娘的意思是要囚禁在下數天了。”
육문비가 낭랑한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낭자의 뜻은 저를 며칠 동안 가두어두려는 것이로군요."
燕山宮主“嗯”了一聲,點頭道:“這是沒有辦法的,只有委屈你了。不過你放心,本宮絕不會為難你的。”
연산궁주가 응, 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에게는 억울하겠지만 방법이 없는 일이에요. 그러나 당신은 안심하세요. 본 궁주는 절대 당신을 난처하게 하지 않을테니까."
陸文飛只覺一腔怒火,直沖了上來,怒道:“這要著你有沒有這種本事了。”
육문비는 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노하여 말했다.
"당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어야 하겠지."
燕山宮主緩緩立起身來道:“你別誤會,這會是為了你好,近日太行藏龍臥虎,不知來了多少高手,若你身懷先王藏寶秘圖,必成眾矢之的,到時你就更是危殆了。”
연산궁주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말했다.
"오해하지 마세요. 그것이 당신에게 좋을 거예요. 요 근래 태행에는 와호장룡(臥虎藏龍)하여 얼마나 많은 고수가 왔는지 몰라요. 만약 당신이 선왕의 장보 비도를 가지고 있다면 많은 사람들의 표적이 될 것이 틀림없으니 그때는 당신은 위태로울 거예요."
陸文飛冷笑道:“你不用推卸了,在下一切俱已明白了。”
육문비가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은 회피하지 마시오. 나는 모든 것을 명백하게 알았소."
氣沖沖地朝外行去。
씩씩거리며 밖을 향해 걸어갔다.
燕山宮主突然臉色一沈,嚴肅地道:“你走不了的。”
연산궁주가 돌연 얼굴색이 무거워지더니 엄숙하게 말했다.
"당신은 떠날 수 없어요."
果然,陸文飛堪堪行至院中,朱衣武士已然撤出劍刃,排開了一行陣式。 陸文飛怒不可遏,回身指著燕山宮主喝道:“陸某今天才認清你的真面目。”
과연 육문비가 점점 정원의 중앙에 이르자 주의검사들은 이미 검을 뽑고 한 줄로 늘어서서 진식을 펼쳤다. 육문비는 화를 참지 못하여 몸을 돌려 연산궁주에게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육모는 오늘에서야 당신의 진면목을 똑똑히 알았소."
燕山宮主微微一笑道:“那可不見得,你一口便咬定本宮是假冒的,倒不知是聽了誰的饞言?”
연산궁주가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고 할 수는 없어요. 당신은 본 궁주가 사칭하는 것이라고 한마디로 잘라서 단언하는데 누구의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군요?"
陸文飛怒極而笑,道:“你乃是繼承財寶之人,難道就不覺危殆嗎?”
육문비가 화가 극에 달하여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원래 재보(財寶)를 계승할 사람인데 설마 위태로움을 느끼지 못하시오?"
燕山宮主道:“本宮與你不同,我若沒有自保之能,也不敢來太行了。”
연산궁주가 말했다.
"본 궁주는 당신과 달라요. 내가 만약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없다면 감히 태행에 오지 않았겠지요."
此女一身充滿神秘,無論在句種場合,俱都顯得從容不迫,有恃無恐,心中大感奇異,只是想著自己堂堂男子漢,竟被一女子囚禁,頓覺氣憤填膺,不由冷冷地道:“你的好意在下心領了,要想留下在下那可辦不到。”
그 여자는 일신에 신비로움이 충만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믿는 구석이 있어 두려움이 없는 듯 태연자약함을 드러내니 속으로 크게 기이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자기가 당당한 사내로서 한 여자에 의해 갇힌다니 생각하니 문득 화가 가슴에 가득 들어차는 것을 느껴 저절로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의 호의는 제가 마음으로 받겠소. 저를 남겨두려고 한다면 저는 그렇게는 못하오."
燕山宮主笑容可掬地行了過來,悄聲道:“情勢已迫,我沒空與你多說了。”
연산궁주가 만연에 웃음을 띠고 건너와서는 조용히 말했다.
"정세가 급박하니 나는 당신과 여러 말 할 여유가 없어요."
言畢,突然舉拍一拂,點了陸文飛面門的期門穴。 陸文飛原以為她有什麽話要說,是以毫未防備,竟被拂個正著,身子一軟,往後倒去。燕山宮主左袖拂出,將他身形托住。 雲娘急上前將陸文飛抱置椅上。
말을 마치자 돌연 손을 들어 육문비의 기문혈을 점했다. 육문비는 원래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 줄로 여겨서 조금도 방비하지 않았다가 혈도를 찔리자 몸에 힘이 빠지며 뒤로 넘어졌다. 연산궁주는 왼소매를 털어 손을 빼내어 그의 신형을 붙잡으려 했다. 운랑이 급히 앞으로 와서 육문비를 안아 의자에 앉혔다.
燕山宮主點倒了陸文飛之後,跨步正待行入室內。 只聽院內噗通連響,八個朱友武士突然次第倒地,不禁一呆。 就在朱衣武士倒地的同時,正面傳來一陣陰森森笑聲,落下了兩個人。 一個是五毒婆廖晚香,另一個是身披黑袍的老者百草翁。
연산궁주는 육문비의 혈도를 찔러 넘어뜨린 후 걸음을 옮겨 방 안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정원 안에 퍽, 하는 소리가 연달아 들리더니 여덟 명의 주의검사가 돌연 차례로 땅에 쓰러지자 멍해지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주의검사들이 쓰러짐과 동시에 정면에서 일진의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려오더니 두 사람이 떨어져 내려왔다. 한 명은 오독노파 료만향이고 다른 한 명은 일신에 흑포를 걸친 노인 백초옹이었다.
燕山客主面色一變又恢復了鎮定,穿著臉道:“你們來幹什麽?”
연산궁주는 안색이 일변했다가 다시 원래대로 침착한 얼굴을 회복하고 말했다.
"당신들은 무엇하러 왔소?"
黑袍老者皮笑肉不笑地道:“特來向宮主道賀的。”
흑포노인이 거짓웃음을 띠고 말했다.
"궁주께 축하의 말을 하러 특별히 온 것이오."
燕山宮主冷漠地道:“本宮有何可喜之事?”
연산궁주가 냉막하게 말했다.
"본 궁주에게 무슨 기쁜 일이 있소?"
黑袍老者詭秘一笑道:“眼看古陵堆積如山的寶物,不久便將為你一人所有了,這豈不是天大的喜事嗎?”
흑포노인이 얄미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곧 고릉의 산더미 같은 보물이 머지않아 당신 한 사람의 소유가 될 테니 어찌 기쁜 일이 아니겠소?"
燕山宮主仰面微微一笑道:“那是先王遺物,本就是我家的東西,喜從何來?”
연산궁주는 고개를 쳐들고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선왕의 유물이고 본래 우리 집안의 물건이니 기쁠 것이 어디 있나요?"
黑袍老者哈哈笑道:“這話只可騙騙關外莽歎,對我百草翁來說不值得一笑。”
흑포노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은 관계없는 민간인들을 속여서 탄식하게 할 수 있지만 나 백초옹에 대해 말하자면 일소(一笑)의 가치도 없소."
燕山宮主以眼微微對雲娘示意,笑了一笑道:“百草翁,你的來意我明白了,如若本宮身份是假的,你等便要黑吃黑從中分一杯羹,對嗎?”
연산궁주가 운랑에게 살짝 눈짓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백초옹, 당신이 온 뜻을 나는 잘 알아요. 만약 본 궁주의 신분이 가짜라면 당신들은 곧바로 훔친 물건을 다시 빼앗듯 한 잔의 국물을 요구하겠지요. 그렇지요?"
百草翁正待答言,突然瞥見雲娘行入房中,不由朗聲笑道:“你叫那姑娘不用費神了,朱衣門下的朋友,俱已中了老夫的百步迷魂香,不到一個對時,絕然不會醒來的。”
백초옹이 막 대답을 하다려다 돌연 운랑이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힐끗 보더니 절로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그 낭자에게 마음쓰지 말라고 하시오. 주의문의 친구들은 모두 노부의 백보미혼향(百步迷魂香)을 맞았으니 한 시진이 되기 전에는 절대로 깨어나지 못할 것이오."
五毒婆插言道:“我們此來乃是代表來山的同道向宮主請命的。”
오독노파가 끼어들어 말했다.
"우리들이 여기에 온 것은 산에 온 동도들을 대표하여 궁주께 명(命)을 청하기 위함이오."
燕山宮主莫名其妙,問道:“汝等向本宮請什麽命?”
연산궁주가 영문을 알 수 없어 물었다.
"당신들은 본 궁주에게 무슨 명을 청한다는 것이오?"
廖晚香笑了笑道:“很簡單,只是宮主一句話,就行了。”
료만향이 웃더니 말했다.
"아주 간단하오. 단지 궁주께서 한 마디만 하시면 되오."
燕山宮主更是疑雲難解地問道:“有話直說,不要轉彎抹角地吞吞吐吐。”
연산궁주는 의문이 구름처럼 피어 이해하기 어려워서 물었다.
"할 말이 있으면 빙 둘러서 하지 말고 그냥 말하시오.
廖晚香道:“姑娘若肯合作,咱們可合力對付朱衣門。”
료만향이 말했다.
"낭자가 만일 합작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합력하여 주의문을 상대할 수 있소."
燕山宮主面色一變道:“本宮勸你及早死這條心。”
연산궁주의 얼굴색이 일변하여 말했다.
"본 궁주는 일찌감치 단념할 것을 권하겠소."
百草翁道:“為什麽?”
백초옹이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燕山宮主嚴肅地道:“朱衣門並非是等閒門派,他們是當年晉王遺老們組成的。你們是意他們不起的,免得到頭來招了殺身之禍。”
연산궁주가 엄숙하게 말했다.
"주의문은 결코 예사로운 문파가 아니오. 그들은 당시 진왕의 유신(遺臣)들이 조직한 것이오. 당신들이 그들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결국 살신지화는 초래하지 않을 것이오."
百草翁大笑道:“你至今仍以宮主自居,可見你是毫無談判之意。”
백초옹이 대소하며 말했다.
"당신이 지금까지 여전히 궁주를 자처하고 있으니 당신은 조금도 협상할 뜻이 없는 것 같구려."
燕山宮主正待答腔,瓦面突又傳來一陣哈哈洪笑,忽的兩條身形落入院內,來者正是避秦莊主桑子弼與避秦莊的總管司馬溫。 桑子弼倒背著雙手,緩步行入廳來,滿面喜悅之容,說道:“這寺院周圍,俱是來山的武林同道,姑娘縱有縱天遁地的本領,恐怕也難突破而去了。”
연산궁주가 막 대답을 하려는데 지붕에서 돌연 일진의 하하, 하고 큰 웃음소리가 전해져 오더니 갑자기 두 줄기 신형이 정원 안으로 떨어져내렸다. 바로 피진장주 상자필과 피진장의 총관 사마온이었다. 상자필은 두 손으로 뒷짐을 지고 느릿하게 걸어 청에 들어오더니 만면에 기쁜 표정을 하고 말했다.
"이 사원 주위는 모두 산에 온 무림동도들에게 둘러싸였소. 낭자가 설령 하늘로 솟아오를 능력이 있다고 해도 돌파하기 어려울 것이오."
接著他一陣大笑,令人聽了不覺毛骨悚然。 燕山宮主臉上一片冷漠,默然不答。
이어서 그는 일진의 대소를 터뜨렸는데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모골이 송연해짐을 느끼게 했다. 연산궁주는 냉막한 얼굴로 묵묵히 대답하지 않았다.
桑子弼又道:“姑娘假冒宮主之身份,只能夠瞞得過那些不明底蘊之人,要想瞞過老夫,那是不可能之事。”
상자필이 또 말했다.
"낭자는 궁주의 신분을 사칭하여 내막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속여넘길 수 있었지만 노부를 속이려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오."
燕山宮主仍然默默無聲。 桑子弼見她仍然不動聲色,又道:“姑娘是否有意合作?”
연산궁주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상자필은 그녀가 여전히 아무런 말이 없는 것을 보자 또 말했다.
"낭자는 합작을 할 뜻이 있으시오?"
燕山宮主翠袖輕輕一拂,解去了陸文飛的穴道。 桑幹弼見燕山宮主不理睬,復又道:“眼下的局勢逼人,合則彼此有益,姑娘若一意孤行,那是太不智了。”
연산궁주는 소매를 살짝 털어내어 육문비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상자필은 연산궁주가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을 보고 또 다시 말했다.
"목하 국세는 사람을 핍박하니 합작을 하면 피차 유익하오. 낭자가 다른 사람의 충고를 듣지 않고 자기 고집을 부린다면 그건 너무나 슬기롭지 못하오."
燕山宮主四下一掃,哼了一聲道:“朱衣門的精銳不久便到,只待他們一來,汝等即將葬身于此地了。”
연산궁주는 주위를 쓸어보더니 흥, 하며 말했다.
"주의문의 정예는 머지않아 도착하오. 그들이 오기만 한다면 당신들은 이곳에 시체를 묻게 될 것이오."
桑子弼哈哈笑道:“那倒未必見得。”
상자필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을 걸."
目光射上燕山宮主身上又道:“朱衣門雖非等閒,相信合五派之力,盡可與他周旋。”
시선은 연산궁주를 쏘아보며 또 말했다.
"주의문이 비록 예사롭지 않지만 오파의 힘을 합친다면 그들과 싸워볼 수 있다고 믿소."
百草翁崔九插著道:“萬一如果不敵,那只有揭穿姑娘的底蘊,誰也別想要了。”
백초옹이 끼어들어 말했다.
"만일 대적할 수 없을 때는 낭자의 내막을 폭로하고 누구도 당신을 따르지 말라고만 하면 되오."
燕山宮主臉上一片難看之色,沈思有頃,道:“你把黑龍翔叫來,本宮有話與他說。”
연산궁주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말했다.
"당신은 흑룡상을 불러오시오. 본 궁주는 그에게 할 말이 있소."
桑子弼答道:“舉手之勞。”
상자필이 대답했다.
"쉬운 일이지."
他一回頭,大揚聲叫道:“有請黑幫主。”
그는 고개를 돌려 크게 큰 소리로 고함쳤다.
"흑방주 계시오?"
他內功已到爐火純青火候,這一聲喊叫,乃是出于丹田之氣。聲音清越悠長,傳出甚遠,足足有二裏多遠。 不一盞茶的功夫,檐頭颯然風響,黑龍翔破空落入院內。
그의 내공은 이미 노화순청(爐火純青)의 화후에 이르렀다. 이 고함은 단전의 기에서 나온 것이었는데 목소리가 맑고 유장(悠長:길게 오래감)하여 족히 이 리 밖에까지 아주 멀리 전해져갔다.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되지 않아 처마 끝에서 쏴아, 하는 바람소리가 나더니 흑룡상이 공중에서 뜰 안으로 떨어져내렸다.
燕山宮主見他到來,帶著幾分責備的口吻道:“黑龍翔,怎你也胡鬧起來了?”
연산궁주는 그가 도착한 것을 보자 조금 책망하는 말투로 말했다.
"흑룡상, 어째서 당신도 함부로 구는 건가요?"
黑龍翔拱手道:“目下情勢不同,迫令老朽不得不改變初衷。”
흑룡상이 공수하며 말했다.
"목하 정세가 전과 같지 않아 늙은이로 하여금 부득불 처음에 먹은 마음을 바꾸게 했소."
燕山宮主冷冷地又道:“難道說,你不覺後悔嗎?”
연산궁주가 냉랭하게 또 말했다.
"설마하니 당신은 후회하지 않겠어요?"
黑龍翔微笑道:“黑某在江湖上闖蕩了數十年,極少有後悔之事。”
흑룡상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흑모가 강호에서 수십 년을 떠돌아다녔지만 후회한 일은 극히 적소."
燕山宮主又道:“若是本宮此刻令將桑子弼搏殺,你又當如何?”
연산궁주가 또 말했다.
"만약 본 궁주가 지금 상자필을 박살내라고 한다면 당신은 또 어떻게 하실 텐가요?"
此言大是出了黑龍翔意料之外,不禁呆在那裏,不動聲色。
그 말은 흑룡상에게 크게 예상 밖이라 넋을 잃고 그곳에 멍하니 서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燕山宮主目泛殺機,徐徐道:“你是不是覺著沒有這可能?”
연산궁주는 눈에 살기를 띠며 서서히 말했다.
"당신은 그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느끼나요?"
此女一身都充滿了神秘,令人莫測高深,黑龍翔一時之間不知如何答詞。 桑子弼原已料定十拿九穩,可以揭穿燕山宮主的底蘊,此刻心中又不禁猶豫起來了。
그 여자는 일신에 신비로움이 충만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헤아릴 수 없게 하였다. 흑룡상은 일시지간에 어떻게 대답할 지를 알지 못했다. 상자필은 원래 연산궁주의 속사정을 폭로함으로써 다 된 밥이라 생각했다가 지금 마음 속으로 또다시 저도 모르게 망설이게 되었다.
他乃城府極其深沈之人,他與燕山宮主交手受窘,並非懼她的武功,而是拿不准朱衣劍士是真是假,如果萬一是真的,此女便成了朱衣門的主子了,自己犯不上樹此強敵。之後細加思忖,覺著假的成份極大。是以夥同黑龍翔等卷土重來,意欲威迫她就範,騙取古陵之寶物。今見燕山宮主從容不迫,顯然有恃無恐,自己不知如何是好。
그는 원래 속셈이 깊은 사람이었다. 그가 연산궁주와 겨루어 곤경에 처했던 것은 결코 그녀의 무공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주의검사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정확하지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만일 진짜라면 그 여자는 주의문의 주인이니 자기는 그런 강적을 만들지 말아야 했다. 그 뒤 곰곰히 자세하게 생각해보니 가짜일 가능성이 아주 컸다. 그래서 흑룡상들과 권토중래(卷土重來)하여 그녀를 협박해 시키는대로 하게 만들어서 고릉의 보물을 가로챌 작정이었다. 지금 연산궁주가 협박에 넘어가지 않고 믿는 데가 있는 듯 두려워하지 않자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알지 못했다.
燕山宮主見大夥兒都不作聲,突然唉聲一歎道:“我此到處境確是十分為難。若是假冒,朱衣門必定不能相容;果是先王之後,汝等又放不過,看來我是動輒得咎了。”
연산궁주는 모두가 아무런 말이 없는 것을 보자 돌연 후, 탄식하더니 말했다.
"확실히 나의 지금 처지는 매우 곤란하군요. 만약 가짜가 사칭하는 것이라면 주의문은 틀림없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정말로 선왕의 후인이라면 당신들이 놓아주지 않겠지요. 보아하니 나는 이래도 저래도 욕을 먹겠군요."
桑子弼哈哈大笑道:“老朽倒確實希望姑娘的身份是冒名的。”
상자필이 하하, 크게 웃으며 말했다.
"늙은이는 확실히 낭자의 신분이 이름을 사칭한 것이길 바라오."
燕山宮主詫異道:“這話本宮倒是有些不解了。”
연산궁주는 의아하여 말했다.
"그 말은 본 궁주가 이해하지 못하겠군요."
桑子弼微微笑道:“你果是宮主,來取古陵之寶,那是當然之事,江湖人敬的忠臣烈士,豈敢起那掠奪之心?”
상자필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진짜 궁주라면 고릉의 보물을 차지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오. 강호인은 충신열사(忠臣烈士)를 존경하는데 어찌 감히 빼앗을 마음이 생기겠소?"
燕山宮主聞言,沈思半晌,恍然悟道:“原來如此。”
연산궁주는 그 말을 듣자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문득 깨닫고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桑子弼迅速接道:“如今時機促迫,姑娘也不用打那啞謎了,彼此盡在不言之中。咱們最好以迅雷不及掩耳之勢,此刻便去古陵之內,將晉王的藏寶取出來。”
상자필이 신속히 이어서 말했다.
"지금 시기가 촉박하고 피차 믿지 못하는 중이니 낭자도 에둘러 말하지 마시오. 우리는 번개같은 행동으로 지금 고릉 안으로 가서 진왕의 장보를 취하는 것이 가장 좋소."
黑龍翔在旁側點了點頭。 燕山宮主仰面沈忖了一會道:“諸位如果有誠意,我亦不隱瞞,本宮確實急需取得古陵之內的寶物。”
흑룡상이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연산궁주는 고개를 쳐들고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제위께서 성의가 있다면 나 역시 감추지 속이지 않겠어요. 본 궁주는 확실히 고릉 안의 보물을 재빨리 손에 넣을 필요가 있어요."
桑子弼微微笑了一笑道:“如此說來宮主是同意合作了。”
상자필이 미미하게 웃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궁주는 합작에 동의하시는 것이구려."
燕山宮主點了點頭道:“不過……”
연산궁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나..."
一頓又道:“眼下有一個難題,我等若此刻前去,古陵內之人必不接納,如等著朱衣門的人來了,勢必將節外生枝了。”
멈추었다가 또 말했다.
"지금 한 가지 난제가 있어요. 우리가 만약 지금 간다면 고릉 안의 사람은 필시 들여보내지 않을 것이고, 주의문의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반드시 예상치 않은 일이 파생될 거에요."
桑子弼道:“此事輕易得很,請宮主先到本莊,再商量對策吧。”
상자필이 말했다.
"그 일은 아주 수월하오. 궁주께서는 우선 본 장으로 가서 다시 대책을 상의합시다."
燕山宮主回頭看了陸文飛一眼道:“陸文飛,你也同去吧。”
연산궁주는 고개를 돌려 육문비를 쳐다보며 말했다.
"육문비, 당신도 같이 가요."
陸文飛霍他立起身來,面無表情地道:“我不能奉陪,你們去吧。”
육문비가 벌떡 일어서더니 무표정하게 말했다.
"당신은 가시오. 나는 함께 갈 수 없소."
燕山宮主也知道他素來性格固執,因此也不勉強他去了。 司馬溫插言催捉道:“事不宜遲,咱們這就起程吧。”
연산궁주는 그가 본래 고집스런 성격임을 알았다. 그때문에 강요하지 않았다. 사마온이 끼어들어 재촉하며 말했다.
"일은 늦어져서는 안되니 우리 지금 길을 나섭시다."
燕山宮主點了點頭,跟著桑子弼,司馬溫行去。 行了兩步,桑子弼回過頭來道:“老朽已備下輿轎為宮主代步,請宮主至寺門外上轎。”
연산궁주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상자필과 사마온을 따라서 걸어갔다. 두 걸음 걷다가 상자필이 고개를 돌려서 말했다.
"늙은이가 궁주를 위해 가마를 준비했으니 궁주는 절 밖까지 가거든 가마에 오르시오."
說罷,他當先領路一直行到寺門口。
말을 마치자 그는 앞장서서 절 문 입구까지 걸어갔다.
桑子弼對燕山宮主道:“宮主的朱衣劍可曾帶著。”
상자필이 연산궁주에게 말했다.
"궁주의 주의검은 가져가시오?"
燕山宮主微笑道:“你不用操心,帶著啦。”
연산궁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가지고 있어요."
桑子弼得意地一笑道:“這裏的事老朽已分派好了人手,咱們走吧。”
상자필은 득의하여 웃으며 말했다.
"이곳의 일은 늙은이가 사람을 보내어 잘 처리할테니 우리는 갑시다."
燕山宮主邁步行入輿轎。桑子弼看著燕山宮主入坐之後,一揮手,大喊道:“走。”
연산궁주는 걸음을 내딛어 가마에 들어갔다. 상자필은 연산궁주가 들어가 앉는 것을 보자 손을 휘두르며 크게 고함쳤다.
"가자."
一行人浩浩蕩蕩地簇擁著輿轎,朝避秦莊方面行去。 雪山盲叟父女也夾在一行人之中,跟著大夥兒一同行去。
일행은 위풍당당하게 가마를 둘러싸고 피진장쪽을 향해 걸어갔다. 설산맹수 부녀도 일중 중에 끼어서 함께 뒤따라갔다.
陸文飛目送一行人走後,自己一人冷清猜地立在大廳之中,暗暗思忖道:“原來此女的身份果真是假的,我倒要看看他們弄什麽玄虛。”
육문비는 일행이 떠나는 것을 보고난 뒤 자기 혼자만 덩그러니 대청 안에 서서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원래 그 여자의 신분은 과연 가짜로구나. 나는 그들이 무슨 수단을 부리는지 한번 살펴보아야겠다.'
他看著輿轎一行人,走的並不遠。于是,快步追了上去,暗隨輿轎之後,朝前行去,行了約有百十步遠近,來到了一處樹林之中。耳際突然傳來一陣傳音道:“陸兄請不要跟隨了,老朽有話與你說。”
가마와 일행들이 가고 있는 것이 결코 멀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빠른 걸음으로 쫓아서 몰래 가마의 뒤를 따르며 앞을 향해 걸어갔다. 약 백십 보 정도를 걸어 어느 숲 속에 도착했다. 귓가에 돌연 일진의 전음이 전해져왔다.
"육형, 뒤따르지 마시게. 늙은이는 자네와 할 말이 있네."
陸文飛心裏微微一動,隨將腳步停下,只見兩條人形由樹梢破空而下,落在他面前,二人竟是關外的狄龍師徒。
육문비는 마음이 동하여 곧 걸음을 멈추었다. 두 줄기 인영이 나무 꼭대기에서 허공을 뚫고 내려와 그의 면전에 내려섰다. 두 사람은 관외의 적룡 사도였다.
狄龍滿面凝重,徐徐言道:“陸兄可聽出來了,原來此文果是假冒的。”
적룡이 무거운 표정으로 서서히 입을 떼었다.
"육형은 원래 그 여자가 가짜임을 알아냈을 걸세."
陸文飛點頭道:“在下聽出來了。”
육문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알아냈습니다."
欣龍又道:“另外有一事,陸兄可曾留意嗎?”
적룡이 또 말했다.
"그 밖에 다른 한 가지 일을 육형은 주의하여 보았는가?"
陸女飛道:“什麽事?”
육문비가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狄花道:“她平日四個貼身女婢哪裏去了?你可注意到了嗎?”
적룡이 말했다.
"그녀를 평소 그림자처럼 따르던 네 명의 비녀가 어디로 갔을까? 자네는 알아차릴 수 있었는가?"
陸文飛啊了一聲道:“不錯,確實這幾天都沒有看見了。”
육문비가 아, 하더니 말했다.
"그렇습니다. 확실히 며칠동안 보이지 않았습니다."
狄龍又道:“還有她平日俱來的輿轎也不見了,這實是令人不解的事。”
적룡이 또 말했다.
"그녀가 평소 타던 가마도 보이지 않는데 이것은 실로 이해가 안되는 일이라네."
陸文飛道:“是啊,狄前輩,言之有理,會不會是失掉了或是放起來著。”
육문비가 말했다.
"맞습니다. 적선배님 말씀이 이치에 맞습니다. 잃어버렸거나 보내버렸을까요?"
狄龍搖頭晃腦地道:“不可能吧,她自己的輿橋,怎麽會不坐了呢?”
적룡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불가능하네. 그녀가 자신의 가마를 어째서 타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三人沈思了有一頓飯的時間。 單于瓊珠突然“嗯”地一聲,道:“此女已不是咱們所見的燕山宮主,而是另外一個人假冒的。”
세 사람은 밥 한 끼 먹을 시간동안 생각에 잠겼다. 선우경주가 돌연 음, 하더니 말했다.
"그 여자는 이미 우리가 보았던 연산궁주가 아나라 따로 한 사람이 사칭한 것입니다."
陸文飛聞言大吃一驚:“真會有這等事情嗎?”
육문비가 그 말을 듣자 깜짝 놀랐다.
"그럴 리가 있겠소?"
單于瓊珠肯定地道:“一點不錯,你可曾觀察她的腳下金蓮?”
선우경주가 확신하며 말했다.
"틀림없어요. 당신은 그녀의 발을 관찰한 적이 있나요?"
陸文飛道:“沒有。”
육문비가 말했다.
"없소."
單于瓊珠又道:“此人腳下金蓮就比燕山宮主大得多了。”
선우경주가 또 말했다.
"그 사람의 발은 연산궁주에 비해 아주 컸어요."
狄龍不由得點了點頭,緩道:“徒兒,言之有理。”
적룡이 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말했다.
"주아의 말이 일리가 있구나."
這種細微小節,除非是細心的姑娘,男子是不會去留心的。
이런 미세하고 사소한 것은 세심한 낭자가 아닌 남자라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狄龍沈忖了一下道:“要查明此事,還須借重朱衣門之力了。老朽先行把朱衣門被迷倒之人放了,然後再著手追查燕山宮主的底細。”
적룡이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그 일을 분명하게 조사하려면 반드시 주의문의 힘을 빌려야 한다. 늙은이가 먼저 주의문의 미혼향에 당한 사람을 구할 테니 그런 연후에 다시 연산궁주의 내막을 캐내도록 하세."
陸文飛想了想,突然想起義兄王孫,遂道:“事不宜遲,咱門分頭進行吧。”
육문비가 생각하더니 돌연 의형 왕손을 떠올렸다. 그래서 말했다.
"늦어지면 안되니 우리는 나누어서 일을 합시다."
狄龍點了點頭,領著單于瓊珠朝燕山宮主的居所奔去了。陸文飛目送他師徒二人走後,自己則朝相反的方向奔去。
적룡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선우경주를 데리고 연산궁주가 묵던 곳을 향해 달려갔다. 육문비는 그 사도 두 사람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다가 자기도 즉시 반대 방향으로 달려갔다.
他已許久未見著王孫了,拿不准他此時是不是在家。一頓飯的功夫,已來到了王孫所住的尼庵之前了。此刻金黃的陽光,已漸漸地消失了,天色已漸暗下來了。
그는 왕손을 오랫동안 만나지 못해 지금도 그곳에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밥 한 끼 먹을 시간이 되자 왕손이 머물고 있던 비구니 암자 앞에 도착했다. 그때 태양은 서서히 땅 밑으로 사려지고 날은 점점 어두워져왔다.
陸文飛正待敲門,庵門已然“呀”的一聲開啟了,梅香笑嘻嘻地探出半個身子,笑盈盈地道:“二爺協請進來,公子在等侯著你。”
육문비가 막 문을 두드리려 하는데 암자 문이 벌써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리더니 매향이 히히, 웃으며 상반신을 내밀고 방실방실 웃으며 말했다.
"둘째 나으리, 들어오세요. 공자님께서 당신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陸文飛聞言一驚,笑道:“他怎的知道我要來?”
육문비가 그 말을 듣자 놀라서 웃으며 말했다.
"내가 올 것을 어찌 알았단 말이오?"
梅香神氣傲然笑道:“公子未蔔先知,早知你要來。”
매향이 으시대며 말했다.
"공자께서는 선견지명이 있어 벌써 당신이 오실 것을 아셨어요."
陸文飛道:“是以公子,著你在門內等候我了。”
육문비가 말했다.
"그래서 당신이 문 안에서 나를 기다렸구려."
梅香笑了一笑道:“二爺,請入內與公子細談吧。”
매향이 웃더니 말했다.
"둘째 나으리, 안으로 드시어 공자님과 자세한 말씀 나누세요."
陸文飛哈哈一笑,舉步行入,只見王孫倒背著雙手,在屋內來回踱著。
육문비는 하하, 웃으며 걸음을 옮겨 들어갔다. 왕손이 뒷짐을 진 채 방 안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였다.
陸文飛拱手道:“大哥,近日可好?”
육문비가 공수하며 말했다.
"대가, 며칠 사이 안녕하셨습니까?"
王孫點了點頭,示意地坐下。唉聲一歎道:“愚兄近日煩得很,真不知該如何才好。”
왕손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앉으라고 눈짓했다. 후, 탄식하더니 말했다.
"우형은 요 근래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정말 알 수가 없어 고민이 크다네."
陸文飛道:“大哥可是為藏寶之事嗎?”
육문비가 말했다.
"아무래도 장보(藏寶)의 일 때문이로군요?"
王孫唉聲又是一歎,也坐了下來。
왕손이 후, 하며 또 탄식하더니 자리에 앉았다.
陸文飛復又道:“大哥,可知江湖上有個朱衣門的幫派?”
육문비가 또 다시 말했다.
"대가, 강호상에 주의문이라는 방파가 있음을 아십니까?"
王孫面色微微一變,迅又恢復了正常,道:“有的,不過此一門派不同于一般江湖上的幫派,他們從不過問江湖之事。”
왕손의 표정이 미미하게 변했다가 재빨리 정상을 회복했다.
"있지. 그러나 그 문파는 일반 강호상의 방파와는 같지 않네. 그들은 여태 강호의 일에 관여한 적이 없었네."
陸文飛道:“但是這次他們卻參與太行藏寶之事了。”
육문비가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그들이 태행 장보의 일에 개입하였습니다."
王孫道:“你是否見著朱衣門的任何一個人嗎?”
왕손이 말했다.
"자네는 주의문의 한 사람이라도 보았는가?"
陸文飛毫不相瞞地道:“有的。”
육문비가 조금도 숨기지 않고 말했다.
"보았습니다."
王孫輕籲一口氣道:“他們參與藏寶之事,那是職責有關,不得不使他們那樣啊。”
왕손이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그들이 장보의 일에 참여한다면 그것은 직책과 관련이 있어 부득이하게 그렇게 되었겠지."
陸文飛恍然道:“如此說來,這個門派與晉王是有淵源了。”
육문비가 문득 말했다.
"그렇다면 그 문파와 진왕은 연원이 있군요."
王孫道:“此一門派可歎的是未及開展工作便發生了官幃之變了。”
왕손이 말했다.
"그 문파가 애석한 것은 왕궁에서 변고가 발생했을 때에 맞추어 일을 전개하지 못한 점이었지."
陸文飛又道:“大哥可知晉王殉難之後,此派交與向人執掌?”
육문비가 또 말했다.
"대가께서는 진왕이 돌아가신 뒤 그 문파가 어느 사람에게 장악되었는지 아십니까?"
王孫搖了搖頭道:“當時愚兄年紀尚小,並未聽家師說過。不過他老人家之能,定必有萬全適當的安排。”
왕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시 우형은 나이가 아직 어렸고 가사께 들은 적이 없네. 그러나 진왕 그 어르신의 능력으로 반드시 적당한 안배에 만전을 기하셨음이 틀림없네."
看了陸文飛一眼又道:“怎麽你今天突然問起這事?”
육문비를 한번 쳐다보더니 또 말했다.
"자네는 왜 오늘 돌연 그런 일을 물어보는가?"
陸文飛隨把田威所率領的一批武士,以及燕山宮主進入古陵的情形說了一遍。
육문비는 곧바로 전위가 거느리고 온 한 무리의 무사들과 연산궁주가 고릉에 들어갔던 상황을 쭉 말해주었다.
王孫微微一歎道:“這些事情,愚兄俱都知曉了。”
왕손이 미미하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런 일은 우형이 모두 알고 있네."
陸文飛急道:“既然大哥已然知道了,咱們該當怎辦?”
육문비가 급히 말했다.
"대가께서 이미 아시고 계시다니 우리는 어떻게 해야되겠습니까?"
王孫笑道:“寶物唯有德居之,旁人豈能貪求?”
왕손이 웃으며 말했다.
"보물은 오로지 덕이 있는 곳에 머무는 것이니 다른 사람이 어찌 탐할 수 있겠는가?"
陸文飛道:“是啊!”
육문비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王孫又道:“至于朱衣門的掌門人,更是無法假冒,她太過膽大妄為了。”
왕손이 또 말했다.
"주의문의 장문인까지 사칭할 수 없을텐데 그녀는 너무나 함부로 날뛰는구나."
陸文飛不以為然道:“咱們乃是受晉王重托之人,難道就此袖手旁觀。不聞不問了?”
육문비가 그렇게 생각지 않는 듯 말했다.
"우리는 원래 진왕의 중요한 부탁을 받은 사람인데 설마 여기서 수수방관하며 나몰라라 해야겠습니까?"
王孫道:“你急什麽勁兒,我並沒說不聞不問呀。”
왕손이 말했다.
"자네는 뭐가 그리 급한가? 나는 결코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네."
一頓又道:“此事的最後結果,必將是一場腥風血雨,激烈爭鬥。你我縱想消祖,恐亦無能為力。”
멈추었다 또 말했다.
"이 일의 최후의 결과는 틀림없이 한바탕 피린내 나는 혈우가 몰아치는 격렬한 싸움이 될 것이네. 자네와 나는 설령 돕고 싶다해도 능력이 미치지 못할 것 같네."
陸文飛感喟地一歎道:“看來只有俟晉王的後人來到,事情才有澄清的一天。”
육문비가 안타까워 탄식하며 말했다.
"보아하니 진왕의 후인이 도착해야만 일이 하루 아침에 깨끗이 평정되겠군요."
王孫搖了一搖頭道:“即令晉王的後人已然來到了太行,她也不會貿然出面的。”
왕손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설령 진왕의 후인이 태행에 도착하더라도 그녀가 경솔하게 나설 리도 없네."
陸文飛詫異道:“為什麽呢?”
육문비가 의아하여 말했다.
"무엇 때문입니까?"
王孫道:“人心難測,面對著堆積如山的寶物,還有一冊武林人人向往的武學秘笈,誰個不動心?她著出面,說不定會有性命之憂呢。”
왕손이 말했다.
"사람의 마음은 측량하기 어렵네. 산더미 같은 보물에다 무림인이 갈망하던 무학비급을 대하면 누가 마음이 동하지 않겠나? 그녀가 나선다면 아마도 목숨을 잃을 우려가 있네."
陸文飛道:“大哥的意思是說,如果她出面,恐怕會被搶劫財寶與武林秘笈之人所殺害。”
육문비가 말했다.
"대가의 생각은 만약 그녀가 나선다면 앞다투어 재보와 무림비급을 빼앗으려는 사람에게 살해될 것이라는 말씀이군요."
王孫點了點頭。
왕손이 고개를 끄덕였다.
陸文飛沈忖了一下,又道:“她是太過多慮,燕山宮主來了太行已經王四個月了,不僅未曾遇害,反而武林人多對她人倍極尊崇。”
육문비가 생각에 잠기더니 또 말했다.
"그녀는 너무 많은 걱정을 하는군요. 연산궁주가 태행에 온지 이미 사 개월입니다. 해를 당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반대로 많은 무림인들이 그녀를 극히 존숭(尊崇)합니다."
王孫點了點頭,道:“各人對事情都有個不同的看法,你的看法或許是對的,但別人或許是不同了,不過,愚兄難以苟同。”
왕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각자의 일에 대한 방법이 같지 않다네. 자네가 보기에 어쩌면 옳은 것이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다를 수 있으니 우형은 무작정 맞장구치기 어렵네."
陸文飛只道:“眼下真相已然大白了,晉王的後人再不出面的話,只怕堆積如山的寶物,就要歸別人所有了。”
육문비가 겨우 말했다.
"목하 진상은 이미 명백히 밝혀졌습니다. 진왕의 후인이 더이상 나서지 않는다면 산더미 같은 보물은 다른 사람 소유로 돌아갈 것입니다."
王孫一笑道:“你把事情看得太過容易了。江湖上的牛鬼蛇神可說俱已來了太行。未來的凶多吉少,誰能預料!說不定古陵之前,今晚就有一場慘烈的凶殺。”
왕손이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일을 너무 쉽게만 보았네. 강호상의 온갖 어중이떠중이들이 모두 태행에 왔네. 미래의 흉다길소(凶多吉少)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 아마도 고릉의 앞에서 오늘 밤 한바탕 처참한 흉살(凶殺)이 벌어질 것이네."
陸文飛素來信服這位義兄,睜大了眼睛道:“大哥說的可是真的?”
육문비는 본래 이 의형을 믿고 따랐기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말했다.
"대가의 말씀은 정말입니까?"
王孫點了一點頭道:“愚兄沒有欺騙賢弟的必要。”
왕손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형이 현제를 속일 필요가 없지."
陸文飛沈忖有頃道:“可是避秦莊與朱衣門二派嗎?”
육문비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피진장과 주의문 두 파일까요?"
王孫道:“朱衣劍乃是正宗的一個門派,倒不致妄開殺戒,只怕來的不是朱衣門的人……”
왕손이 말했다.
"주의검은 원래 정종 문파라 함부로 살계를 열지 않네. 하지만 지금 온 주의문 사람은..."
突然話音一頓,傾耳細聽道:“有人來了。”
돌연 말을 끊고 귀를 기울여 듣더니 말했다.
"오는 사람이 있네."
陸文飛急運耳力細聽,果然有一陣輕微的衣袂飄風之聲傳入耳內,不禁暗暗佩服義兄聽力敏銳。 來人來勢甚速,片刻之間已由檐頭落下,竟是白胡子。他仍是劍租胡文超那身打扮,大步行入大殿,急趨王孫身前,在他耳畔說了幾句話。 王孫聞言臉上頓時現出怒容,霍地立起身來道:“陸賢弟,你如欲參與這場熱鬧,可與白胡子一道,愚兄得先行一步了。”
육문비가 급히 청력을 돋구어 자세히 들어보니 과연 일진의 경미한 옷자락이 나부끼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기에 의형의 청력의 날카로움에 탄복을 금할 수 없었다. 오고 있는 사람의 달려오는 기세는 몹시 빨랐다. 순식간에 처마에서 떨어내렸는데 뜻밖에도 백호자였다. 그는 여전히 검조 호문초로 분장하고 있었다. 큰 걸음으로 대전으로 들어오더니 급히 왕손의 앞으로 다가와서 그의 귀에 몇 마디 말을 했다. 왕손은 그 말을 듣자 얼굴에 죽시 노한 표정을 나타내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서서 말했다.
"육현제, 자네가 이 구경거리에 참여하려 한다면 백호자와 함께 오게. 우형은 한 발 먼저 가겠네."
言畢,不待陸文飛回答,忽地身形一飄,似一團飛絮輕飄飄地落在檐頭,身形一晃消失于暗影之中。
말을 마치자 육문비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갑자기 신형을 날려 마치 바람에 날리는 버들개지처럼 처마 끝에 내려섰다. 신형이 어른거리더니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白胡子長長籲了一口氣道:“咱們也走吧。”
백호자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우리도 가세."
陸文飛問道:“可是去古陵嗎?”
육문비가 물었다.
"고릉으로 가는 것입니까?"
白胡子點了點頭,他似心裏甚急,霍地騰身而起,向前飛奔而去。 陸文飛也不怠慢,也跟著飛起,緊隨其後,追了出去。
백호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마음 속으로 몹시 급한 듯 갑자기 몸을 솟구치더니 앞을 향해 나는 듯 달려갔다. 육문비도 태만하지 않고 뛰어올라 그 뒤를 바짝 따라서 쫓아갔다.
且說桑子弼五毒婆廖晚香,黑袍老者等人,簇擁著燕山宮主,一直來到避秦莊。這所莊院謝清文、謝一飛、黑龍翔等人俱都來過。 可是此刻所行之路卻不大相同,彎彎曲曲,均是在樹林中行走。 黑龍翔不僅精通土木建築之學,對于九宮八卦,先天易理之學,亦多涉獵,一看便看穿了這林子乃是經過一番匠心布置的,不由心裏一震。 他乃極其機智之人,暗用傳音對鄭仲虎說道:“二弟,你不用去了,可召集本幫精銳之人,就在古陵之前等候。記住,秘谷的地道,也別忘了派人監視。”
한편 상자필, 오독노파 료만향, 흑포노인 등은 연산궁주를 둘러싸고 그대로 피진장에 도착했다. 그 장원에는 사청문, 사일비, 흑룡상 등이 모두 온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가고 있는 길은 그다지 같지 않았다. 구불구불하게 모두 숲 속에 난 길이었다. 흑룡상은 토목건축학에 정통할 뿐 아니라 구궁팔괘, 선천역리학도 많이 섭렵하여 이 숲이 원래 독창적으로 설치된 것임을 한 눈에 꿰뚫어보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떨렸다. 그는 원래 기지가 뛰어난 사람이라 몰래 전음으로 정중호에게 말했다.
"이제(二弟), 자네는 갈 필요없이 본 방의 정예를 소집하여 고릉 앞에서 기다리게. 기억하게. 비곡의 지하도에도 잊지말고 사람을 보내어 감시토록 하야하네."
鄭仲虎與黑龍翔結拜兄弟多年了,彼此心意相通,對黑龍翔的心意已然了解,忙一抽身往後掠去。朝行壇方向奔去。
정중호는 흑룡상과 결의형제를 맺은 지 여러 해라 피차 마음이 통했다. 흑룡상의 생각을 벌써 이해하고 급히 뒤쪽으로 빠져나와 행단을 향해 달려갔다.
桑子弼領著群雄穿過一片密林,已然遙見一所大院宅。 黑龍翔細細忖度了一番,便覺出這院宅建築甚是異樣,不由暗暗以目對謝清文示意。謝清文會意,忍不住而言道:“桑莊主,這就是貴莊嗎?”
상자필이 군웅들을 데리고 빽빽한 숲을 통과하자 멀리서 어느 큰 택원(宅院:정원이 딸린 집)이 보였다. 흑룡상이 한번 곰곰히 자세하게 생각해보더니 이 원택의 건축이 몹시 기이하다고 느껴 암암리에 사청문에게 눈짓했다. 사청문이 의중을 깨닫고 참지 못하여 말을 했다.
"상장주, 이곳이 귀 장이오?"
桑子弼含笑道:“正是蝸居。”
상자필이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바로 누추한 저의 집이오."
謝清文詫異道:“兄弟曾經二次三番來到寶莊,好像不是這個地方。”
사청문이 의아해서 말했다.
"형제는 수 차례 귀 장에 왔지만 이곳이 아닌 듯 하오."
桑子弼笑道:“實不相滿,此處乃是內宅。”
상자필이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곳은 원래 내택(內宅)이오."
謝清文停下腳步道:“咱們乃是商量入古陵之事,似乎用不著驚擾寶眷。”
사청문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우리는 원래 고릉에 들어가는 일을 상의하고자 함이니 댁의 가족을 놀라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소."
桑子弼似已明白他的心意,微微一笑道:“謝兄不必多疑,正因為咱們須入古陵,是以才領各位來此。這宅後有一捷徑,可直達古陵之後。”
상자필은 그의 생각을 잘 알고 있는 듯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사형은 의심하지 마시오. 우리가 고릉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여러분을 이곳으로 모신 것이오. 이 택원 뒤에 곧장 고릉의 뒷편으로 도달하는 지름길이 있소."
謝清文冷冷一笑道:“原來如此。”
사청문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원래 그랬구려."
復又舉步前行。
또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一行人行至宅前約有一箭之地,院門突然大開湧出一隊玄衣武士,每人手中執一盞紅燈,雁行排列兩旁,卻都沒帶兵刃。 桑子弼搶前兩步,趕上輿轎道:“請宮主鸞駕直入內宅。”
일행이 택원 앞에서 화살이 닿을 거리에 이르자 원문(院門)이 돌연 크게 열리며 한 무리의 현의무사들이 쏟아져나왔다. 매 한 사람마다 손에 홍등을 들고 양쪽으로 늘어섰는데 모두 병기를 휴대하지 않았다. 상자필이 두 걸음 앞으로 나서 가마를 따라잡더니 말했다.
"궁주는 가마를 탄 채로 택내로 들어갑시다."
言罷,一轉身又對群雄道:“諸位兄台請進。”
말을 마치자 몸을 돌려 군웅들에게 또 말했다.
"여러분, 들어갑시다."
進入院門,是一處空闊庭園,遍植奇花異草,別有一番境界。每隔二三丈遠近,便有二人,執著燈籠肅立迎客。 謝清文用傳音對張南道:“桑子弼的臭排場倒不少。”
원문을 들어가자 넓은 정원이 있고 온갖 기화이초가 심어져 따로 하나의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이삼 장 간격으로 두 사람이 등롱을 들고 공손히 서서 손님을 맞이했다. 사청문이 전음으로 장남에게 말했다.
"상자필이 꽤나 겉치레를 하는구려."
張南亦用傳音道:“此人一副偽善面孔,笑裏藏刀,咱們倒得小心一二為炒。”
장남 역시 전음으로 말했다.
"그 사람은 위선적인 낯으로 소리장도(笑裏藏刀)하고 있으니 우리는 좀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謝清文不以為然道:“對咱們這些人,料他也不敢。”
사청문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 듯 말했다.
"우리 이 사람들에게는 그도 감히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오."
此時輿轎已在客廳前停下,裏面一排奔出了四個青衣使女,掀開較帝,正待攙扶燕山宮主下轎。
그때 가마가 이미 객청 앞에 멈추자 안쪽에서 네 명의 청의시녀가 달려나오더니 가마의 발을 젖히고 연산궁주가 가마에서 내리도록 부축하려 했다.
燕山宮主跨步行出轎來道:“有勞你們了,不用了。”
연산궁주는 가마에서 내려더니 말했다.
"당신들이 수고할 필요는 없어요."
桑幹弼急前往引導道:“諸位一路辛苦了,快請入內歇息。”
상자필은 급히 앞으로 인도하며 말했다.
"여러분들, 오시는 길에 고생많으셨소. 속히 안으로 들어가 쉽시다."
此時客廳之內,已豐豐滿滿排了兩席酒。桑子弼容大夥俱已落坐之後,這才一抱拳道:“今晚要辦的事情極多,兄弟我特命莊客備了一點精肴淡酒,請各位賞光。”
그때 객청 안에는 이미 푸짐한 술자리가 차려져 있었다. 상자필은 모두가 자리에 앉게 하고 난 후 그제서야 포권하며 말했다.
"오늘 밤 해야할 일이 아주 많으니 형제는 특별히 일꾼들에게 명하여 술과 요리를 준비토록 하였으니 여러분께서는 마음껏 드시오."
謝清文搖頭道:“時機甚是迫促,我看不用了。”
사청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때가 몹시 촉박하니 필요없을 것 같소."
桑子弼紅光滿面地道:“現時不過起更,略飲數杯又何妨?”
상자필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이제 초경이 지났을 뿐이니 몇 잔 마신들 무슨 상관있겠소?"
燕山宮主道:“咱們最好能在二更之前趕到古陵,免得來不及。”
연산궁주가 말했다.
"우리는 늦지 않도록 이경 전에 고릉에 서둘러 도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略頓一頓又道:“況且咱們的事情還沒商量妥。”
멈추었다 또 말했다.
"하물며 우리의 일은 아직 잘 상의도 안되었습니다."
張南亦隨聲附和道:“是啊,咱們商量正事打緊。”
장남 역시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본연의 일을 상의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桑子弼現出不快之容道:“諸位既不肯賞光,那就算了。”
상자필은 불쾌한 표정을 나타내며 말했다.
"여러분들이 드시길 원치 않으면 그만둡시다."
他隨即吩咐青衣使女把席撤了。 不一會工夫,便把酒席的東西撤光了。
그는 즉시 청의시녀에게 자리를 치우도록 분부했다. 얼마후 주석의 물건들이 치워졌다.
燕山宮主目光四下打量了一會,徐徐言道:“汝等既誠意與本宮合作,本宮亦不反對,只是事先必須預先商妥,免致往後又生爭執。”
연산궁주는 주위를 한번 훑어보고 서서히 입을 열었다.
"당신들이 성심성의껏 본 궁주와 합작을 원하니 본 궁주 역시 반대하지 않아요. 하지만 나중에 또 서로 자기 고집을 부리지 않도록 사전에 반드시 잘 상의해야만 합니다."
群雄俱齊聲答道:“當然,當然。”
군웅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당연하오."
燕山宮主又道:“入陵取得了寶物之後,諸位自然要分一杯羹,到時古陵之人只怕不能答應。”
연산궁주가 또 말했다.
"능에 들어가 보물을 얻은 후 여러분들은 당연히 한 잔씩 국물을 요구할 텐데 그때가 되었을때 고릉의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謝清文冷笑道:“宮主不用操心,我等自當與宮主合作。”
사청문이 냉소하며 말했다.
"궁주는 걱정할 필요없소. 우리들이 궁주와 합작하여 막을 것이오."
黑龍翔已然見過古陵之人的武功,不由暗中一皺眉,但卻沒有作聲。
흑룡상은 이미 고릉에 있는 사람의 무공을 본 적이 있기에 저도 모르게 암중으로 눈살을 찌푸렸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燕山宮主微微一笑道:“倘若朱衣門之人亦及時趕到,那時又當如何?”
연산궁주가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만약 주의문의 사람들 역시 때맞춰 도착한다면 그때는 또 어떻게 막겠어요?"
謝清文接道:“咱們人手眾多,可以分別地抗拒。”
사청문이 말을 받았다.
"우리들의 사람 수가 많으니 나누어 대항할 수 있소."
燕山宮主突然一聲歎道:“就算這兩派之人都為你們打敗,可是寶物乃是人人希求的東西。萬一你們之間又爭奪起來,那可是麻煩事精。”
연산궁주가 돌연 탄식하더니 말했다.
"설령 두 파의 사람들이 모두 당신들에게 패한다 하더라도 보물은 원래 사람마다 갈구하는 물건입니다. 만일 당신들 간에 쟁탈이 일어난다면 아주 곤란한 일일 것입니다."
這話謝清文可沒法回答了,幹咳了兩聲道:“這個……這個……”
그 말에 사청문은 대답을 못하고 마른 기침을 두번 하더니 말했다.
"그... 그건..."
桑子弼哈哈大笑道:“這也並非什麽難題,咱們既同心協力,便不該有異心。萬一哪一派有異心。咱們大夥兒鳴鼓而攻之。”
상자필이 하하,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결코 무슨 어려운 문제도 아니오. 우리들은 이미 합심하여 힘을 합치기로 했으니 다른 마음을 가져서는 안되오. 만일 어느 일파가 다른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는 다들 공개적으로 폭로하고 성토할 것이오."
話雖是如此說,實則每一個人的心中,都伏下了一個暗影,俱知寶物一經到手,要想相安無事,那是絕對辦不到的事。
말은 비록 그렇게 했지만 실제로 각 개인의 마음 속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숨어 있었다. 보물을 일단 손에 넣고나서 서로 다툼없이 무사하게 지내길 원한다면 그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임을 모두 알고 있었다.
燕山宮主見大夥兒都默不作聲,輕聲歎了一口氣,立起身來道:“本宮只是一個孤身女子,你們若是有異心,我是雙拳難敵四手。不過本宮可對你等預先說明,先王收藏的異寶奇珍極多,我一個女子要了也沒用,盡可大夥兒均分。只是那本秘笈乃是先王手澤,我不能失去。你們答應嗎?”
연산궁주가 다들 묵묵히 말이 없는 것을 보고 나직이 탄식하더니 일어서서 말했다.
"본 궁주는 일개 여자입니다. 당신들이 만약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두 주먹으로 네 개의 손을 대적하기 어려워요. 그러나 본 궁주는 당신들에게 미리 분명히 말해두는데 선왕께서 거두어 보관하던 기진이보는 극히 많아요. 나 같은 일개 여자에게 필요없으니 모두 여러분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겠어요. 다만 그 비급은 선왕께서 손수 쓰신 것이니 나는 잃을 수가 없어요. 당신들은 동의하시나요?"
群雄所爭奪的,第一就是那本秘笈,其次才為寶物。 她要這本秘笈,別人也要,誰也不肯答應,是以全場靜寂了下去。 一盞茶後,桑子弼打破寂靜,哈哈笑道:“這個不用說,失物應歸物主,秘笈也自然該歸晉王的後人。”
군웅들이 쟁탈을 하던 것은 첫번째가 그 비급이고 그 다음이 보물이었다. 그녀가 그 비급을 다른 사람이 요구하지 말라고 하자 누구도 승낙하길 원치 않았다. 그래서 전장(全場)에는 적막이 드리워졌다.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나자 상자필이 적막을 깨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건 말할 필요도 없소. 잃어버린 물건은 응당 주인에게 돌아가야 하니 비급도 자연 진왕의 후인에게 돌아가야함이 당연하오."
這話說得極是冠冕堂皇,但只是細微的一推敲,內中卻含有文章。 在座之人俱是老江湖了,細味桑子弼話中有意,心裏立時了然。
그 말은 극히 그럴싸했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그 안에 속뜻이 들어있었다. 그 곳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모두 노강호인들이라 상자필이 했던 말 속의 뜻을 자세히 음미해보자 마음 속으로 즉시 이해했다.
如果燕山宮主是假冒的話,她便無權取得了那本秘笈。那大夥兒亦可以強吃弱,大吃小,誰有強大的力量,誰就有得到那本移笈的機會。 桑子弼似乎有些不耐,起身道:“時間已然不早了,咱們這就走吧。”
만약 연산궁주가 가짜라고 한다면 그녀는 그 비급을 취할 권리가 없는 것이다. 다들 강한 놈이 약한 놈을 잡아먹고 큰 것이 작은 것을 잡아 먹듯 누구라도 강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라도 그 비급을 얻을 기회가 있는 것이다. 상자필은 마치 참지 못하겠다는 듯 몸을 일으키더니 말했다.
"시간이 이미 늦었으니 지금 출발합시다."
百草翁扭頭看了看天色,道:“確是該走了,咱們不能讓朱衣門先到達一步。”
백초옹이 머리를 들어 천색을 살피고는 말했다.
"확실히 가야겠소이다. 우리는 주의문이 한 발 먼저 도달하게 해서는 안되오."
群雄均知在避秦莊,不啻身處虎穴,巴不得早一步離開。 聞言紛紛將身形立起,跨步行出大廳。
군웅들은 모두 피진장에 있는 것이 호혈(虎穴)에 있는 것과 같음을 알고 한 발이라도 빨리 떠나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 말을 듣자 분분히 신형을 일으켜세우서 대청을 걸어나갔다.
桑子弼率先行道:“兄弟領路,諸位隨我來。”
상자필이 솔선하여 걸어가며 말했다.
"형제가 길을 안내하겠소. 여러분은 나를 따라오시오."
說罷,當先行出廳外。
말을 마치더니 앞장서서 청 밖으로 걸어나갔다.
司馬溫緊隨在燕山宮主身側道:“宮主請跟著在下。”
사마온이 연산궁주의 곁을 바짝 뒤따르며 말했다.
"궁주께서는 저를 따르십시오."
行完了一條通道,來到了一月洞門,穿過月洞門,裏面是一座占地極廣的花園。
한 가닥 통로를 걸어가자 월동문에 이르렀다. 월동문을 통과하자 안쪽에는 극히 넓은 화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桑子弼引至一座涼亭之前立定道:“此地有一條地道,可直通古陵。”
상자필이 인도하여 한 채의 정자 앞에 서서 말했다.
"이곳에 고릉으로 곧장 통하는 지하도가 있소."
燕山宮主看了看桑于弼一眼,冷冷道:“由此看來,避秦莊主倒是一位有心人了。”
연산궁주가 상자필을 한번 쳐다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그것으로 보아 피진장주는 세심한 분이셨군요."
桑子弼知道群雄俱有懷疑之心,接道:“這條密道原是兄弟在無意之間尋到的,遂在此處蓋了一座涼亭以作掩飾。”
상자필은 군웅들이 모두 의심하고 있음을 알고 이어서 말했다.
"이 비밀 지하도는 원래 형제가 무심코 찾아낸 것이오. 그래서 이곳에 정자를 세워 숨겨두었소."
黑龍翔暗暗忖度了一番地勢,覺出這條地道確有通往古陵的可能,遂道:“不知這條地道通至古陵的何處?”
흑룡상이 암암리에 지세(地勢)를 한번 어림잡아 보니 이 지하도는 확실히 고릉으로 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말했다.
"이 지하도가 고릉의 어디로 통하는지 모르겠군요?"
桑子弼用手一指道:“就在古陵靈堂的右側。那面有條秘道,咱們就從那秘道直入靈堂。”
상자필이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고릉 영당(靈堂)의 우측이오. 그쪽에 하나의 비도가 있는데 우리는 그 비도를 따라 그대로 영당으로 들어가는 것이오."
(내용 누락...아마도 상자필이 흑룡상을 치켜세운 듯... )
黑龍翔哈哈笑道:“好說,兄弟只不過學點皮毛而已,哪有吳莊主說得那般好?”
흑룡상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천만에요. 형제는 단지 수박 겉핥기로 조금 배웠을 뿐이오. 상장주의 말씀처럼 뛰어난 데가 어디 있겠소이까?"
桑子弼掀起一張用石頭砌成的石椅,立時現出一條隧洞來。 大夥兒伸首看了看,並未進入。 燕山宮主見群雄都疑懼不前,大為不滿,是以自己先行跨步行去。
상자필이 돌을 쌓아 만든 돌의자를 들어올리자 즉시 하나의 굴이 나타났다. 다들 목을 빼어 살펴보았으나 결코 들어가지 않았다. 연산궁주는 군웅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을 보자 크게 불만스러웠다. 그래서 자기가 앞서서 걸어갔다.
桑子弼急一跨步道:“讓我來領路吧。”
상자필이 급히 걸음을 내딛으며 말했다.
"내가 길을 안내하게 해주시오."
于是,他率先朝地道行去。 燕山宮主略為一愣,隨即進入,司馬溫、無毒婆、百草翁跟著行入。
그래서 그가 솔선하여 지하도로 걸어갔다. 연산궁주는 약간 멍하니 있다가 곧 들어갔다. 사마온, 오독 노파, 백초옹 이 뒤를 따라 들어갔다.
謝清文暗用傳音對黑龍翔道:“此番全仗黑兄了。”
사청문은 몰래 전음으로 흑룡상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전적으로 흑형께 의지하겠소."
黑龍翔看了看謝清文,淡淡地笑了笑道:“兄弟亦無十成把握。”
흑룡상이 사청문을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형제 역시 완전한 자신은 없소."
張南接道:“不入虎穴焉得虎子,走啊。”
장남이 이어서 말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고 어찌 호랑이 새끼를 얻겠습니까? 갑시다."
他大步行了進去。 群雄亦跟著一齊行入,入了地道,甚是潔淨平坦,一行人行約有三二百步遠,來到了一個拐角之處,地勢已漸上升,並舖有石級。
그는 큰 걸음으로 들어갔다. 군웅들 역시 뒤따라 일제히 들어갔다. 지하도로 들어가자 몹시 청결하고 평평하였다. 일행이 약 이삼백 보를 걸어가자 한 개의 모퉁이에 도착했다. 지세가 점차 위로 올라가고 게다가 돌계단이 깔려있었다.
行了數十蹬石級後,就是一扇石門。 桑子弼舉手輕輕在石門一個凹處按了一下,石門應聲而開,裏面是一間石室。四壁盡是青石砌成,並無石桌石椅,只是一間空蕩蕩的石室。 桑于弼來到石室的右面,又打開了另一扇門,一指道
“循此石級上去,便是出口處,諸位小心了。”
수십 계단을 오르자 석문이 있었다. 상자필이 손을 들어 석문의 어느 오목한 곳을 가볍게 누르자 석문이 소리를 내며 열렸다. 안쪽에는 한 칸의 석실이었다. 사방의 벽은 모두 청석을 쌓아서 만들어졌고 탁자나 의자도 없어 한 칸의 썰렁한 석실이었다. 상자필이 석실의 오른쪽에 도착하여 또 한 짝의 문을 열고 가리키며 말했다.
"그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출구요. 제위께서는 조심하시오."
黑龍翔一直在暗中細察,覺出這條地道除了常有人行走外,並無可疑之處,心裏便放松了許多。 就在桑子弼說話之間,司馬溫措燕山宮主行至石門。 桑子弼側身一讓,容燕山宮主出了石門,提高了嗓門道:“廖大嬸,快囑咐貴屬,把那些蛇蟲管束住,我可真有點惡心那東西。”
흑룡상은 줄곧 암중으로 세밀하게 관찰하였다. 그 한 가닥의 지하도는 평상시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의심스러운 데가 없음을 발견하고 마음이 많이 느슨해졌다. 상자필이 말하는 사이에 사마온이 연산궁주를 데리고 석문에 이르렀다. 상자필이 몸을 비켜주며 연산궁주를 석문으로 나가게 하더니 목청을 돋구어 말했다.
"료아주머니, 속히 귀 부하들에게 분부해서 그 뱀과 벌들을 단속하게 하시오. 나는 정말 그것들이 구역질이 나오."
廖晚香笑道:“別看這些毒物惡心,粵菜之中還是一道佳肴呢。”
료만향이 웃으며 말했다.
"이런 독물을 보고 역겨워하지 마시오. 광동에서는 여전히 맛있는 요리니까요."
談話之間,腳步突然加快,百草翁呼地穿出石門,往外行去。
말하는 사이에 발걸음을 돌연 빨리 했다. 백초옹이 휙, 석문을 뛰쳐나가 밖으로 걸어갔다.
留在石室的有謝清文、謝一飛、黑龍翔、張南、張二嫂等人,這些人處事極其機警,一見這情景,心頭同感一驚,暗忖:倘若桑子弼此時弄點手腳,將大家封閉在石室之內,那可就上當了。
석실에 남아있는 사람은 사청문, 사일비, 흑룡상, 장남, 장이수 등이었다. 이들은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 극히 눈치가 빨랐다. 그 광경을 보자 마음 속으로 다 같이 놀라서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만약 상자필이 그때 손발을 조금만 놀려 모두를 석실안에 가두어 버렸다면 그것은 제대로 속은 것이다."
就在廖晚香飛身躍出的同時,群雄俱都不約而同地齊朝前沖去,謝清文張南起步較早,走在最前。 桑子弼突然哈哈大笑道:“諸位不用走了,就在這裏歇息吧。”
그때 료만향이 몸을 날려 뛰쳐나가는 것과 동시에 군웅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앞을 향하여 돌진했다. 사청문과 장남이 비교적 빨라서 제일 앞에서 달렸다. 상자필이 돌연 하하, 대소하며 말했다.
"여러분들은 달릴 필요없소. 바로 이곳에서 쉬시오."
呼地一掌朝石門推了進去。 謝清文與張南身在空中,一見桑子弼推出一掌,力道甚是強勁,猶如巨浪排空,直卷了過來,不敢便接,急將真氣一斂,腳尖落地,落在石室之內。
휙, 하니 일 장을 석문을 향해 밀어내고는 앞으로 가버렸다. 사청문과 장남은 몸이 공중에 뜬 채로, 상자필이 밀어낸 일 장의 힘이 몹시 강경하여 마치 거대한 파도가 하늘 높이 치솟는 듯 그대로 휩쓸어 오는 것을 보았다. 감히 받지 못하고 급히 진기를 거두고 발끝을 땅으로 하여 석실 안에 떨어져 내렸다.
就這一掌之際,石門已然軋軋聲響,石門速即緊閉。氣得張二嫂目中噴火,搶拐便敲,篤地一聲,鐵拐著處,就同趕在鐵牆上一般,直震得手臂一陣酸麻。
바로 그 일 장에 석문은 이미 윙윙, 소리를 내더니 재빨리 단단히 닫혀버렸다. 화가 난 장이수가 눈에서 불을 뿜으며 앞으로 나와 지팡이로 후려쳐 두드렸다. 퉁, 하는 소리가 나더니 철지팡이가 철담(鐵牆)에 맞은 것처럼 손과 팔이 한바탕 시큰거렸다.
此時石室之中速黑一片,伸手不見五指。 只聽黑龍翔高聲道:“諸位且請稍安勿躁,桑子弼既存心計算咱們,必然早有准備。”
그때 석실 안이 금방 캄캄해져서 손을 뻗어도 손가락이 보이지 않았다. 흑룡상이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렸다.
"여러분들은 좀 진정하시고 서두르지 마시오. 상자필이 우리를 음해할 마음이 있었으니 벌써 준비가 되어있었음이 틀림없소."
黑龍翔一伸手把火折子掏了出來,晃著四下一照,只見石室渾然天成,竟找不出一點隙縫,不由搖了一搖頭,道:“桑子弼果然厲害,咱們若想脫困,只怕不是一件容易的事。”
흑룡상은 손을 뻗어 화접자(火折子) 끄집어내어 사방을 비추어보았다. 하지만 석실은 천연적으로 만들어져 한 점의 틈도 찾을 수 없자 저절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상자필은 과연 무섭구나. 우리는 탈출하고 싶어도 용이한 일이 아닐 것 같소."
張二嫂怒氣沖沖地道:“這老賊如此奸狡,老身早晚要與他拚個死活。”
장이수가 노기등등하여 말했다.
"그 노적이 이처럼 간교할 줄이야. 노신은 조만간 그와 생사를 걸고 싸워야겠소."
謝清文冷笑地道:“眼看咱們難逃幼數了,你說那些狠話有什麽用?” (幼-> 劫)
사청문이 냉소하며 말했다.
"우리가 액운을 피하기 어려움을 뻔히 보면서 당신이 그런 욕을 해봤자 무슨 소용이오?"
張二嫂一想,覺得這話確是多余的,氣得閉口不再言語了。
장이수가 생각해보니 그런 말은 확실히 쓸데없는 것이라고 여겨 화가 나서 입을 닫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再說桑子弼將群雄封閉于石室之後,快步追上燕山宮主。突然一陣狂笑道:“黑龍翔等人不久便成地府遊魂,再也無法參與藏寶之戰了。”
한편 상자필은 군웅들을 석실에 가두어버린 후 빠른 걸음으로 연산궁주를 쫓아가서 돌연 일진의 광소를 터뜨렸다.
"흑룡상 등은 머지않아 땅 속을 떠도는 혼령이 될 것이니 다시 장보를 건 싸움에 참여할 수 없구나."
燕山宮主腳下停步,冷笑道:“我今天才算認清了你。”
연산궁주가 걸음을 멈추고 냉소하며 말했다.
"나는 오늘에서야 당신을 똑똑히 안 셈이군요."
桑子弼又是一陣狂笑道:“好說,好說,在江湖上行走,有時不用點心機,是不行的。”
상자필이 또 일진의 광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천만에, 천만에. 강호를 다닐 때 때로는 심기를 쓰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오."
燕山宮主打量了四下,道:“下一步棋你准備如何地走?”
연산궁주가 주위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당신은 다음 수는 어떻게 두려고 준비했나요?"
桑子弼得意地一笑道:“那還用說鳴?自然是入古陵了。”
상자필이 득의해하며 웃더니 말했다.
"말할 필요 있소? 자연 고릉에 들어가는 것이지."
燕山宮主重重地搖了搖頭道:“咱們是進不去的。”
연산궁주가 거듭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우리는 갈 수 없어요."
桑子弼詭譎一笑道:“實不相瞞,老夫早就料到你進不了古陵。”
상자필이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노부는 벌써 당신이 고릉에 들어갈 수 없다고 추측하고 있소."
略微一頓又道:“今晚所以要領你來本莊,無非是借你為餌,除去黑龍翔等一幫人罷了。”
잠시 멈추었다 또 말했다.
"오늘 밤 당신을 본 장으로 데려온 것은 단지 당신을 미끼로 해서 흑룡상 등의 패거리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오."
燕山宮主聲色不動道:“你雖然除去了他們,但進不了古陵亦是枉然。”
연산궁주가 변함없이 말했다.
"당신이 비록 그들을 제거했지만 고릉에 못들어가니 역시 헛수고네요."
桑子弼冷冷地道:“這事還得借助你的力量了。”
상자필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 일은 아직 당신의 힘을 빌려야 하오."
說時遲,那時快,就在談話之間,出其不意地點了燕山宮主的雙臀要穴。 他出手猶如電閃急速,燕山宮主驟不及防,穴道竟被制住,不由大怒道:“你用此卑汙的手段來對本宮,究竟安的是什麽心?”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말을 하는 가운데 불시에 연산궁주의 두 팔의 요혈을 점했다. 그의 출수는 마치 섬전같이 빨라서 연산궁주가 갑자기 방비하려 했지만 늦었다. 혈도가 제압당하자 절로 크게 노하여 말했다.
"당신이 본 궁주에게 이런 비열하고 추잡한 수단을 쓰다니 도대체 무슨 마음을 먹고 있는 것이오?"
桑子弼雙眉一挑,揮揮手道:“得啦,倡啦,別跟老夫來這一套。”
상자필이 두 눈썹을 치켜올리며 손을 휘휘 내젓더니 말했다.
"됐다, 됐어. 노부의 생각대로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
燕山宮主裝作不解道:“什麽這一套,那一套的,本宮委實弄不懂。”
연산궁주가 이해가 안된다는 척하며 말했다.
"무슨 생각이오? 그 생각을 본 궁주는 정말 알지 못하겠소."
桑子弼雙目冷電般停在燕山宮主臉上道:“你當真不知?”
상자필이 두 눈에서 냉전을 쏘듯 연산궁주의 얼굴에 머물렀다.
"당신은 정말 모르시오?"
燕山宮主裝作不知,雙眉緊蹩道:“什麽事?”
연산궁주가 모르는 척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일을 모른다는 것이오?"
桑子弼笑了笑,道:“你是假冒的宮主,老夫早已查明,你若答應與老夫合作,則咱們之間彼此有益。”
상자필이 웃더니 말했다.
"당신이 궁주를 사칭하는 것을 노부는 벌써 밝혀냈지. 당신이 만약 노부와의 합작에 동의한다면 우리들 간에는 피차 이로움이 있을 것이오."
燕山宮主也不否認,冷冷道:“你究竟打算怎麽樣?”
연산궁주도 부인하지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할 작정이오?"
桑子踢皮笑向不笑地道:“並不怎麽樣,只要你答應合作就可以了。”
상자필이 거짓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결코 어떻게 하지 않지. 다만 당신이 합작에 동의하기만 하면 되오."
燕山宮主微微頷首,道:“怎麽個合作法?”
연산궁주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떻게 합작한다는 것이오?"
桑子弼道:“你乃是以宮主之身份,由百草翁與五毒婆陪同,由古陵正面行入,老夫自另有方法來接應你們。”
상자필이 말했다.
"당신은 궁주의 신분으로 있으시오. 백초옹과 오독노파가 모시고 고릉의 정면으로부터 들어갈 것이오. 노부는 따로 당신들을 도울 방법이 있소."
燕山宮主搖搖頭道:“他們決不會輕易讓我進去。”
연산궁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들은 결코 나를 쉽사리 들여보내지 않을 것이오."
桑子弼接道:“這事或有幾分冒險,但你不妨強行進去。”
상자필이 이어서 말했다.
"그 일은 아마 몇 푼 위험을 감수해야 할 거요. 하지만 당신은 억지로 들어가도 무방하오."
語氣一頓,又道:“按老夫的判斷,他門決不敢貿然對你動武,但你可繼續與他們糾僵直到頭腦人物出面為止,如果你能做到這樣,那你便算是成功了。”
끊었다가 또 말했다.
"노부의 판단에 의하면 그들은 결코 감히 당신에게 경솔하게 무력을 쓰지 않을 것이오. 하지만 당신은 수뇌 인물이 나설 때까지 계속 그들과 소란을 일으켜야 하오.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해낸다면 당신은 성공한 셈이오."
燕山宮主迷惑地道:“什麽成功了?”
연산궁주가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무엇이 성공했다는 것이오?"
桑子弼咧嘴笑了笑道:“老夫不妨對你實說,老夫隱跡近十年,對古陵內形勢,大致已了然。這陵後雖是古陵的機關樞紐,仍然有秘道可通。”
상자필이 히죽거리며 웃더니 말했다.
"노부가 말해도 괜찮겠지. 노부는 근 십 년을 종적을 숨기며 고릉의 내부 형세에 대해 대체로 알게 되었소. 이 능의 뒤쪽에 고릉의 기관중추가 있지만 여전히 통하는 비도가 있다오."
一看燕山宮主又道:“當你在前面與古陵中人糾纏之際,老夫便借機潛入陵中,劫取那本秘笈及財寶。”
연산궁주를 힐끗 쳐다보고는 또 말했다.
"당신이 앞쪽을 맡아 고릉의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노부는 그 기회를 틈 타 능 안으로 잠입하여 비급(秘笈)과 재보(財寶)를 취할 것이오."
燕山宮主道:“你自信能取得那本秘笈及財寶嗎?”
연산궁주가 말했다.
"당신은 비급과 재보를 취할 자신이 있나요?"
桑子弼詭譎一笑道:“縱然無法獲得那本秘笈,必有些收獲。”
상자필이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
"설령 그 비급을 취할 수 없다하더라도 반드시 수확이 있을 거요."
燕山宮主這才明白他的詭計,但她也是有所為而來的,故作恍然地點點頭道:“此法倒也行得,咱們就這麽辦。”
연산궁주는 그제서야 그의 계략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할 일이 있어 온 것이다. 문득 깨달은 척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 방법도 좋군요. 우리는 그렇게 합시다."
桑子弼笑了笑,忙又面現嚴肅道:“且慢,老夫並非不信姑娘,但總得以防萬一。”
상자필이 웃더니 급히 또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
"잠깐만. 노부는 결코 낭자를 못믿는 것은 아니지만 만일에 대비해야겠소."
于是他暗對百草翁一呶嘴。 百草翁隨之從懷中取出一顆丹藥托在掌中道:“此丹乃是多種劇毒制練而成,毒性甚烈,但發作卻慢,須在十二個時局之後。此毒除了老夫配制的解藥外,別無解救之法,還請姑娘服下。”
그래서 그는 몰래 백초옹에게 뭐라고 지껄였다. 백초옹이 품 속에서 한 알의 단약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말했다.
"이 단약은 여러가지 극독을 제련하여 만든 것으로 독성이 극렬하지만 발작은 느려서 반드시 열두 시진이 지나야 하지. 이 독을 제거하는 것은 노부가 배합하여 만든 해약을 제외하고는 풀 방법이 없소. 낭자는 먹으시오."
說著,他步行到燕山宮主身前,打開牙關,丟了過去,隨手一托,燕山宮主不由自主的把丹藥咽了下去。
말을 하고 그는 연산궁주 앞으로 걸어가서 입을 벌린 다음 약을 넣고 턱을 받쳐올려 연산궁주가 억지로 약을 삼키게 했다.
燕山宮主的雙臂但被點了穴道,無法反抗,因此只有吞了下去。 桑子弼道:“你不用怕,不論事情成或不成,十二個時辰之後,自有人給你解藥。”
연산궁주의 두 팔은 혈도가 찍혀 반항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삼켜야만 했다. 상자필이 말했다.
"당신은 두려워하지 마시오. 일이 성공하든 못하든 십이 시진 후 당신에게 해약을 주겠소."
語聲一頓,接道:“不過你得記住,絕不可生異心,只要你稍有不利之舉動,休怪老夫狠毒。”
멈추었다 이어서 말했다.
"그러나 당신은 기억하여야 하오. 절대 다른 마음을 가져서는 안되오. 당신이 조금이라도 불리한 행동을 하려한다면 노부가 악독하다고 탓하지 마시오."
一伸手,他解去了她的雙臂之穴。 燕山宮主臉上一片鐵青,顯然心頭十分憤怒,可是卻沒作聲。
손을 뻗어 그녀의 두 팔의 혈도를 풀어주었다. 연산궁주는 얼굴이 시퍼렇게 되어 분명 마음 속으로 몹시 화가 났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桑子弼一招手向百草翁道:“附耳過來。”
상자필이 백초옹을 손짓해 불러서 말했다.
"귀를 가까이 대보시오."
百草翁附耳過去,只見桑子弼在他耳畔輕輕吩咐了幾句。 桑子弼突然一轉身疾奔而去,司馬溫也緊跟著進去了。
백초옹이 귀를 가져가자 상자필은 그의 귀에다 나직이 몇 마디 분부했다. 상자필이 돌연 몸을 돌려 달려갔고 사마온도 뒤를 바싹 따라서 가버렸다.
五毒婆上前拉住了燕山宮主道:“走吧,若是事情順利成功,咱們彼此均有益。”
오독노파가 앞으로 나와 연산궁주를 붙잡고 말했다.
"갑시다. 만약 일이 순조롭게 성공하면 우리는 피차 모두 유익하오."
燕山宮主面無表情,木然地跨步前行。 百草翁與五毒婆一左一中護衛著。
연산궁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넋을 잃고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다. 백초홍과 오독 노파가 좌우에서 호위했다.
再說陸文飛隨著白胡子奔了一程。 陸文飛忍不住問道:“大叔,大哥來太行的目的何在?”
한편, 육문비는 백호자를 따라 달려갔다. 육문비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대숙, 대가께서 태행에 온 목적은 어디에 있습니까?"
白胡子道:“家務事。”
백호자가 말했다.
"집안일이네."
陸文飛大感意外,道:“家務事?他不是為藏寶而來的?”
육문비가 크게 의외라고 느껴서 말했다.
"집안일? 그는 장보를 위해서 온 것이 아닙니까?"
白胡子道:“這並沒有什麽好奇怪的。”
백호자가 말했다.
"그건 결코 무슨 이상한 것이 아닐세."
語聲一頓又道:“就拿你來說吧,來太行何嘗是為了藏寶?”
멈추었다 또 말했다.
"자네를 두고 말해보세. 태행에 온 것이 장보 때문이었던 적이 있었는가?"
陸文飛心神沈重地道:“大叔說的是,可是晚輩句已卷入了漩渦。”
육문비가 마음이 침중해져 말했다.
"대숙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러나 후배는 이미 소용돌이에 말려들었습니다."
白胡子一字一字地道:“你不用歎氣,塞翁失馬,安知非福?”
백호자가 한 자 한 자 말했다.
"자네는 탄식할 필요없네. 새옹(塞翁)이 말을 잃어버렸지만 복이 아닐지 어찌 알았겠는가?"
陸文飛沈思了一會,道:“是福是禍此刻還難以斷定。”
육문비가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복일지 화일지 지금은 단정하기 어렵군요."
白胡子道:“一個人只要不存那非份貪財之心,縱然危難起伏,亦必逢凶化吉。”
백호자가 말했다.
"한 개인이 재물을 탐하는 마음을 버리기만 한다면 설령 위난(危難)이 기복(起伏)하더라도 반드시 전화위복이 될 것이네."
語聲一頓又道:“你應好自為之。”
멈추었다 또 말했다.
"자네는 응당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할 걸세."
陸文飛只覺他話中有話,但不知指的是什麽。他乃是胸懷坦誠之人,人家既不明說,自己不好意思再追問了。
육문비는 그의 말 속에 암시가 있음을 느꼈지만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지 못하였다. 그는 원래 솔직한 사람이라 사람들이 분명히 말하지 않으면 자기가 더 캐묻는 것을 미안해했다.
白胡子見他不作聲,遂把話題一轉道:“此去古陵危機重重,凡事忍耐幾分,不可強行出頭。”
백호자는 그가 말이 없는 것을 보자 화제를 돌려 말했다.
"이번에 고릉에 가면 위기가 중첩되어 있으니 모든 일에 몇 푼 인내하도록 하고 억지로 나서지 말게."
陸文飛點了點頭。 白胡子不再言語,放開腳步,朝古陵的方向奔去。 陸大飛也不再言語,直跟著白胡子奔去。
육문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백호자는 더이상 말하지 않고 발을 부지런히 놀려 고릉을 향해 달려갔다. 육문비도 더 말하지 않고 그대로 백호자를 따라 달려갔다.
不一盞熱茶的工夫……他們來到古陵之前,二人停下了腳步,白胡子一跨步走在陸文飛身前,伸手掀起供桌,對陸文飛招了招手,當先飄身落入隧道。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되지 않아 그들은 고릉 앞에 도착했다. 두 사람이 발걸음을 멈추자 백호자는 육문비 앞으로 훌쩍 뛰어오더니 손을 뻗어 공탁(供桌:제삿상)을 들어올리더니 육문비에게 손짓하여 부르고 앞장서서 몸을 날려 굴 안으로 들어갔다.
陸文飛也跟著驅入。
육문비도 재빨리 뒤따라 들어갔다.
此時已近二更時分了。 陵內黑黝黝的,伸手不見五指。 白胡子把手伸了過來,執著他的手,暗用傳音道:“跟著我,不要出聲說話。”
그때는 이미 이경이 가까워져 있었다. 능 안은 어두컴컴하여 손을 뻗어도 손가락이 보이지 않았다. 백호자는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더니 몰래 전음으로 말했다.
"말하지 말고 나를 따르게."
陸文飛近日武功精進,已經能用傳者說話了,答道:“暗中摸索行嗎?”
육문비가 근래 무공이 정진되어 이미 전음을 써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기에 대답했다.
"길을 암중모색해야 합니까?"
白胡子道:“走吧,不用多問了。”
백호자가 말했다.
"여러 말 물을 필요없네. 가세."
二人在暗中摸索前進。 一路上都是由白胡子開啟機關,竟然暢行無阻。 行了約有頓飯時刻,白胡子竟然腳下停步,用傳音道:“咱們就在這裏吧。”
두 사람은 어둠 속을 더듬어가며 앞으로 나아갔다. 가는 내내 백호자가 기관을 열었기 때문에 의외로 막힘이 없이 순조로웠다. 약 밥 한 끼 먹을 시간을 걷자 백호자가 걸음을 멈추더니 전음으로 말했다.
"우리는 이 안에 있으세."
片刻,他用手在壁上摸索了一會,壁上突然出現了一條寬僅二三寸,長約三尺的裂縫來。 陸文飛細看這裂縫,好像是一個窗戶,又像是門,心中暗覺奇異道:“為什麽只開這麽一點。”
잠시 그는 손으로 벽 위를 더듬었다. 그러자 돌연 벽에 넓이가 겨우 이삼 촌에 길이가 약 삼 척인 틈이 나타났다. 육문비가 그 갈라진 틈을 자세히 보니 마치 하나의 창 같기도 하고 또 문 같기도 해서 마음 속으로 기이하게 느껴져서 말했다.
"왜 겨우 이 정도만 여신 겁니까?"
目光四下一瞥,心中頓時了然,原來這一窗口,正是他與黑龍翔來過的那間石室。 同時也瞥見了五毒婆廖晚香與百草翁正陪著燕山宮主在與古陵人說話。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더니 마음 속으로 문득 알게 되었다. 원래 이 창문은 바로 그와 흑룡상이 왔던 그 한 칸의 석실이었다. 동시에 오독노파 료만향과 백초옹이 연산궁주 곁에서 고릉인과 이야기를 하는 것이 보였다.
只聽那老者的蒼老嗓音,沈聲說道:“老夫沒空與汝等糾纏,我看你們趁早走吧。”
그 노인의 창노한 음성이 들렸는데 침성으로 말했다.
"노부는 당신들과 실랑이할 여유가 없소. 내가 보기에 당신들은 일찌감치 떠나야하오."
百草翁陰森森地道:“你等霸占古陵,不讓宮主進去,究竟存著什麽心?”
백초옹이 음산하게 말했다.
"당신들은 고릉을 강점한 채 궁주를 들여보내지 않는데 도대체 무슨 마음을 가진 것이오?"
蒼老的嗓音道:“你們自己心裏應該明白,當真要老夫給你難看不成?”
창노한 음성이 말했다.
"당신들 자신들이 마음 속으로 분명히 알 것이오. 정말로 노부가 당신 체면을 구겨야겠소?"
五毒婆暗推了推燕山宮主,低聲道:“你為什麽不說話?”
오독노파가 몰래 연산궁주를 밀면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왜 말을 하지 않소?"
燕山宮主臉上冷漠無情,默然不作聲。
연산궁주는 냉막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묵묵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就在此時,甬道傳來了一個粗狂的噪音道:“何方鼠輩,竟敢冒名宮主,前來古陵?”
바로 그때 통로에서 하나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쥐새끼 같은 놈이 감히 궁주를 사칭하여 고릉에 온 것이냐?"
陸文飛極目望會,正是那虯須大漢田威,只見另一個燕山宮主在一隊朱衣武土簇擁著,緩步行了過來。 廖晚香不由心裏一震,喃喃說道:“怎的竟有兩個燕山宮主?”
육문비가 안력을 돋구어 바라보니 바로 그 곱슬수염 대한(大漢) 전위였다. 그런데 다른 한 명의 연산궁주가 한 무리의 주의무사들에게 둘러싸여 느린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료만향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떨려서 중얼거렸다.
"왜 두 명의 연산궁주가 있는 것인가?"
這一意外之事,深使廖晚香與羅揚鞭二人惶惑,一時間倒答不出話來。
이 의외의 일은 료만향과 라양편 두 사람이 몹시 당혹하여 일시 말문이 막히게 만들었다.
田威怒氣沖沖,大步行了過來,一指先前的燕山宮主,喝道:“你等膽敢冒名宮主前來古陵。”
전위가 노기등등하여 큰 걸음으로 건너오더니 먼젓번 연산궁주를 가리키며 호통쳤다.
"너희들이 대담하게도 감히 궁주를 사칭하여 고릉에 왔구나."
語聲一頓又道:“你是誰?”
멈추었다가 또 말했다.
"너는 누구냐?"
先前的燕山宮主瞥了他一眼,緩緩舉起手來,往臉上一抹,取下了一張薄如蟬翼的人皮面具來,赫然是一位美艷少女。此女子正是火燒“不醉居’的紫衣龍女。
먼젓번 연산궁주가 그를 힐끗 보더니 천천히 손을 들어올려서 얼굴을 문질렀다. 한 장의 얇기가 매미날개 같은 인피면구(人皮面具)를 벗기자 놀랍게도 한 명의 아리따운 소녀였다. 그 여자는 바로 불취거를 불태웠던 자의용녀였다.
紫衣龍女一經取下面幕,立時一飄身行近了燕山宮主。一躬身道:“屬下無能,已為他們迫服下慢性毒丸。”
자의용녀는 일단 면막(面幕)을 걷고나자 즉시 연산궁주 가까이 몸을 날려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속하가 무능하여 이미 그들의 협박에 만성독환(慢性毒丸)을 먹고 말았습니다."
燕山宮主一臉怒容,手中奇形寶劍一擡,指著廖晚香喝道:“與我拿下。”
연산궁주가 노한 얼굴로 수중의 기형보검을 들어 료만향을 가리키며 호통쳤다.
"붙잡아라."
田威答應了一聲,趨身朝百草翁奔去。 燕山宮主身後的兩個女婢,長劍齊揚,亦向廖晚香圍了過去。 頓時石室之內展開了一場凶狠搏鬥。
전위가 대답하고는 재빨리 백초홍을 향해 달려갔다. 연산궁주의 뒤에 있던 두 명의 여비는 장검을 일제히 뽑더니 료만향을 포위해갔다. 삽시간에 석실 안에는 한바탕 흉험한 싸움이 전개되었다.
虯髯大漢田威勁力深厚,劍勢奇異,招式靈猛,一出劍便將五毒婆百草翁嚇得一愣,當下提心戒備。田威大怒一聲,平劍向百草翁的璇璣,天靈兩大要穴刺去。 百草翁心裏一寒,如此一個小輩,出招之式竟令人膽破魂飛。一步步地被逼到石室的一角。 五毒婆廖晚香亦為二婢的快速劍法,攻得只有招架之力。
곱슬수염 대한 전위는 경력(勁力)이 심후한데다 검세가 기이하며 초식이 빠르고 사나웠다. 검을 발출하자 오독노파와 백초옹은 놀라서 멍해졌다가 즉시 마음을 다잡고 경계했다. 전위가 대갈일성하며 검을 평평히 하여 백초홍의 선기(璇璣), 천령(天靈) 양대 요혈을 찔러갔다. 이와같이 한 명의 후배가 발출한 초식이 사람을 혼비백산하게 하자 백초옹은 가슴이 서늘해져 한 걸음씩 석실 한 구석으로 밀려났다. 오독 노파 료만향 역시 두 여비의 쾌속한 검법에 공격당하자 오로지 막아내기에 급급하였다.
只因這石室,方圓僅二三丈,一旦動起手來,威力頓時施展不開。 就在二婢與田威攻擊廖晚香與百草翁的同時,燕山宮主,突地往前一跨步,邁開腳步往裏行去。
하지만 이 석실은 겨우 방원 이삼 장이라 일단 손을 쓰기 시작하자 위력을 갑자기 시전해내지 못했다. 두 여비와 전위가 료만향과 백초옹을 공격하는 것과 동시에 연산궁주가 갑자기 앞으로 한 걸음 내딛으며 안으로 걸어갔다.
突然,裏面刮起一陣柔風,將她前進的身形擋住。 同時傳出一個蒼勁的嗓音,沈喝道:“姑娘請止步,此處不宜亂闖。”
돌연 안쪽에서 일진의 부드러운 바람이 일더니 그녀의 앞으로 나아가는 신형을 막아서 멈추게 했다. 동시에 하나의 창경(蒼勁:늙었지만 힘있는)한 목소리가 침갈하는 것이 전해져왔다.
"낭자는 걸음을 멈추시오. 이곳은 함부로 뛰어들어선 안되오."
燕山宮主微微一愣,哼了一聲道:“此處又不是你私人之所在地,為何阻拒本宮進入?”
연산궁주가 약간 멍해지더니 흥, 하며 말했다.
"그곳이 당신 개인의 땅도 아닌데 왜 본 궁주가 들어가는 것을 막으시오?"
裏面之人咳了一聲道:“姑娘言之有理,不過我有苦衷。”
안쪽의 그 사람은 허, 하더니 말했다.
"낭자의 말씀도 일리가 있소. 그러나 나는 고충이 있소이다."
燕山宮主冷冷問道:“你可知我是什麽人?”
연산궁주가 냉랭하게 물었다.
"당신은 내가 누구인지 아시오?"
裏面之人良久方才答道:“我等俱知,你是什麽人,但……”
안쪽의 사람은 아주 오랫만에야 대답했다.
"우리는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소. 하지만..."
燕山宮中哼了一聲道:“你等俱知,為何連本宮主不容進去?”
연산궁주가 흥, 하더니 말했다.
"당신들은 모두 알고 있으면서 왜 본 궁주까지 못들어가게 하시오?"
裏面之人唉聲一歎道:“難道姑娘不知限期之內任誰也不准進入嗎?”
안쪽의 사람이 후,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설마 낭자는 기한이 되기 전에는 누구도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을 모르시오?"
燕山宮主不禁一愕,微微一笑道:“本宮今晚並非取寶,我只望先把真實情況弄個清楚。”
연산궁주가 저도 모르게 멍해져서 미미하게 웃더니 말했다.
"본 궁주는 오늘 밤 결코 보물을 취하지 않아요. 나는 먼저 실제 상황을 분명히 알기를 바랄 뿐이에요."
裏面之人朗聲笑了一會,道:“我看不用了。”
안쪽의 사람이 낭랑하게 웃더니 말했다.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보오."
呼地一股巨大潛力,由內向外一推,將燕山宮主推了出來。跟著大喝一聲:“都與我住手。”
휙, 하니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이 안에서 밖을 향해 밀려나와 연산궁주를 밀어내었다. 뒤이어 대갈일성이 터져나왔다.
"모두 속히 손을 멈추시오."
此人內功已是爐火純青,這一聲暴喝乃是隱含丹田之氣發出,吼聲既亮又響,只震得石室,嗡嗡作崗。石室之人,耳鼓如受芒刺,隱隱作痛,不自主地都停下了手。
그 사람의 내공은 이미 노화순청에 이르러 그 한 마디 폭갈(暴喝)에 단전의 기를 담아 발출하자 고함소리는 맑고도 우렁차서 석실을 뒤흔들어 웅웅, 소리가 났다. 석실 안의 사람들은 고막이 가시에 찔린 듯 은은히 아파와서 자기도 모르게 모두 손을 멈추었다.
裏面之人又一聲沈喝道:“本陵為了應付非常事變,即刻便要將全部古陵內的機關發動。”
안쪽의 사람이 또 일성침갈했다.
"본 능은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하여 즉각 모든 고릉 내의 기관을 발동할 것이오."
語氣一頓又道:“汝等即速退出,否則遲則來不及了。
멈추었다 또 말했다.
"당신들은 속히 물러나시오. 만약 그렇지 않고 머뭇거리다가는 미처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오."
燕山宮主心中大急,把奇形寶劍一舉,怒道:“爾敢,在本宮面前,你們竟敢于如此的胡鬧。”
연산궁주가 내심 크게 급해져서 기형보검을 쥐고 들어올리며 노하여 말했다.
"너 감히. 너희들은 본 궁주의 면전에서 감히 이렇게 함부로 구느냐."
裏面之人冷厲喝道:“你等別不知好歹。”
안쪽의 사람이 냉엄하게 소리쳤다.
"그대들은 좋고나쁜 것을 알아야 하오."
一頓又道:“一過今晚子時,主人的約期便滿,不論何許人物,俱請至陵外等候。他老人家自有一個明白的交待。” 又一聲大喝道:“走吧。”
멈추었다 또 말했다.
"오늘 밤 자시가 지나면 주인의 약속한 기한이 만료되오. 어떠한 사람이라도 모두 능 밖에서 기다리면 그 어르신으로부터 명백한 설명이 있을 것이오."
또 일성대갈했다.
"가시오."
言畢,耳畔又傳來了震動之聲。 裏面之人又道:“醫內機關已然發動了,你們快走吧。
말을 마치자 귓가에 또 진동 소리가 들려왔다. 안쪽의 사람이 또 말했다.
"능 안의 기관이 이미 발동했으니 당신들은 속히 떠나시오."
呼地一聲,石室突然關閉,跟著開始震動起來。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석실이 돌연 닫히더니 뒤이어 진동이 일기 시작했다.
另一面在旁觀之人,則是白胡子和陸文飛。 白胡子一拉陸文飛道:“咱們快點走吧。”
다른 한쪽에서 지켜보던 사람은 백호자와 육문비였다. 백호자가 육문비를 잡고 말했다.
"우리 빨리 가세."
當先跨步行出那扇門,循著原來地道走回。一路之上,雖然沒有受到侵擾,但也辛苦萬分地死裏逃生,因為整個古陵之內,俱已震動不已,要循原路出來,卻不是一件簡單的事。
앞장서 그 문을 나와 원래 왔던 지하도를 따라 도로 나왔다. 비록 침요(侵擾)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아주 고생스럽게 구사일생한 것이었다. 온 고릉 안이 흔들렸기 때문에 원래 길을 따라 나오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一盞茶的工夫,白胡子領著陸文飛出了供桌,一躍落下地面。 白胡子長籲一口氣道:“看來這片墓地,又要添埋新骨了。”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되자 백호자는 육문비를 데리고 공탁을 뛰쳐나와서 지면에 내려섰다. 백호자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이 묘지에 새로운 뼈를 묻을 뻔 했구나."
陸文飛一臉茫然之色,問道:“古陵之內究竟是什麽人?”
육문비가 얼굴에 망연한 기색을 띠고 물었다.
"고릉 안에 도대체 누가 있는 것입니까?"
白胡子沈忖了半晌,方道:“老朽一時還不敢斷定是哪一位。
백호자가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늙은이가 감히 일시적으로 그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네."
陸文飛又道:“大叔,想象中的那一位是誰呢?”
육무비가 또 말했다.
"대숙, 생각하셨던 그분은 누구입니까?"
白胡子四下裏一望,道:“咱們先找個地方隱起來再談。”
백호자가 사방을 둘러보더니 말했다.
"우리는 먼저 숨을 곳을 찾고난 뒤 다시 이야기하세."
二人隨即在古陵不遠之處,隱在一塊岩石之後。 二人堪堪隱好身形。
두 사람은 즉시 고릉에서 멀지 않은 곳의 바위 뒤에 숨었다. 두 사람은 점점 신형을 잘 숨겼다.
燕山宮主等一般人亦退出古陵,行至一處石墩之上坐下,二婢一左一右仗劍護著。 田威一瞼怒容之色道:“這老怪物究竟是何許人物,簡直不可理喻。”
연산궁주 등도 역시 고릉을 물러나와 한 곳에 이르러 돌을 의자삼아 앉았다. 두 여비가 좌우에서 검을 쥐고 호위했다. 전위가 노한 얼굴로 말했다.
"그 노괴물이 도대체 어떤 인물입니까? 그야말로 도리로 납득을 못시키겠군요."
燕山宮主臉色沈重,徐徐道:“只怨本宮來時太匆促,有許多事情抽不曾詳問。”
연산궁주가 침중한 표정으로 서서히 말했다.
"본 궁주가 너무나 급하게 와서 많은 일을 꺼내 자세히 물어보지 못한 것이 한스럽구나."
田威看了她一眼,拍拍胸脯道:“宮主不用著急,只等總護法一來到,就不怕那老怪物再推辭了。”
전위가 그녀를 한번 쳐다보고는 가슴을 툭툭, 치며 말했다.
"궁주께서는 조급하실 필요없습니다. 총호법께서 오시기만하면 그 노괴물도 더이상 거절하지 못할 것입니다."
燕山宮主微笑了一笑,道:“那就有勞你了。”
연산궁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그대가 수고 좀 해주시오."
田威一躬身,道:“此乃屬下應做之事,不勞宮主垂謝。”
전위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그것은 원래 속하가 응당 해야할 일이니 황송하옵게 고마워하시지 마십시오."
紫衣龍大一臉陸喪之客,上前對燕山宮主一躬身,道:“屬下被逼所服的毒丸,十二個時辰之後即發作,這便如何是好?”
자의용녀가 상갓집에 온 손님 얼굴이 되어 연산궁주 앞으로 나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속하는 독환을 강제로 먹어 열두 시진 후 발작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지요?"
燕山宮主猛省道:“這……”
연산궁주가 갑자기 깨닫고 말했다.
"그건..."
語氣一頓又道:“那兩個老毒物可出來了沒有?”
멈추었다 또 말했다.
"그 두 명의 노독물(老毒物)은 나왔소 못나왔소?"
田威目閃精芒,四下一望,道:“想是逃走了。”
전위가 눈에서 정망을 번쩍이며 주위를 둘러보더니 말했다.
"달아난 것 같습니다."
燕山宮主一揮手道:“一邊歇息去吧,在毒發之前,本宮盡量設法為你解毒便是。”
연산궁주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한 쪽에서 쉬고 있거라. 독이 발작하기 전에 본 궁주는 가능한 한 너의 독을 풀 방법을 강구하겠다."
紫衣龍女一哈腰,無可奈何地侍立于一旁,沒有活可說了。
자의용녀는 허리를 살짝 굽히고는 어쩔 수 없이 한 쪽에 시립했다.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燕山宮主倒是心神極為不安,仰面看了看天色道:“什麽光景了?”
연산궁주는 심신이 극히 불안하여 고개를 들어 천색을 살피더니 말했다.
"무슨 사정일까?"
田威以為燕山宮主在問總護法為什麽已近二更了還未到,道:“怪了,怎的至今尚未見總護法露面?”
전위는 연산궁주가 묻는 것이 총호법이 무엇 때문에 이경이 가까워지도록 도착하지 않느냐고 묻는 것이라 여겨서 말했다.
"이상하군요. 왜 지금까지 총호법이 나타나지 않는 걸까요?"
只聽一陣大笑,說道:“老夫來山已多時了。”
일진의 대소가 들렸다.
"노부는 산에 온 지 이미 오래되었다."
陸文飛急舉目望去,只見一位身放黃杉,手執旱煙鬥的花甲老者,舉步緩緩地由一塊大岩石之上走了下來。 田威一躬身喜道:“參見總護法,原來您老早就來了。”
육문비가 급히 눈을 들어 바라보니 한 명의 몸에 황삼을 걸치고 손에 담뱃대를 쥔 환갑쯤 되어 보이는 노인이 천천히 큰 바위 위에서 걸어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전위가 허리를 숙이며 기뻐서 말했다.
"삼가 총호법을 뵈옵니다. 원래 당신은 벌써 오셨군요."
語氣一頓又道:“宮主正等得著急哩。”
멈추었다 또 말했다.
"궁주께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계십니다."
黃衫老者並未答理田威,一步步行至燕山宮主身前,打量了她一下,緩緩回過頭來對田威問道:“她就是宮主?”
황삼노인은 대답없이 결코 전위를 거들떠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연산궁주 앞으로 걸어가서 그녀를 한번 훑어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전위에게 물었다.
"그녀가 바로 궁주인가?"
田威神情微微一愕,點了點頭。
전위는 미미하게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黃衫老者嘿嘿一陣大笑道:“你是誰家的女娃,膽敢來此混充宮主?”
황삼노인이 흐흐, 일진의 대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너는 어느 집안의 계집애이길래 감히 궁주를 사칭하느냐?"
燕山宮主臉色微變,迅速又恢復鎮定道:“你是什麽人,如此的大地對本宮說話?”
연산궁주의 얼굴이 미미하게 변했으나 신속하게 침착함을 회복하고 말했다.
"당신은 누군데 대담하게도 본 궁주에게 이같이 말하는 것이오?"
黃衫老者似為她那股高貴的神態所侵,怔了怔道:“老朽方滌塵,現為朱衣門總護法。”
황삼노인은 마치 그녀의 그런 고귀한 표정과 태도에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
"늙은이는 방척새(方滌塵)입니다. 현재 주의문의 총호법이지요."
燕山宮主冷笑道:“汝等既屬朱衣門,使該全力保全先王遺物,不得絲毫有損。何故喋喋不休,追問那些無關緊要之事?”
연산궁주가 냉소하며 말했다.
"그대들이 주의문에 속해 있다면 전력으로 선왕의 유물을 보전하고 추호도 훼손되지 않게 해야하거늘, 왜 이런 대수롭지 않은 일을 캐물으며 쓸데없이 찌껄이는 것이오?"
黃衫老者又是一怔,隨即揚聲笑道:“這事你請放心,老朽既已來到,諒他們也不敢再提那掠奪古陵之事了。”
황삼노인이 또 멍해지더니 곧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 일은 안심하십시오. 늙은이가 이미 왔으니 그들은 감히 다시는 고릉을 약탈하는 일을 꺼내지 못할 것입니다."
燕山宮主道:“本宮倒相信朱衣門有此力量,不過。”
연산궁주가 말했다.
"본 궁주는 주의문이 그같은 역량을 가지고 있음을 믿소. 그러나."
語氣一頓又道:“我且問你,古陵中看守寶物之人,他所說的約定時刻,那是怎麽的一回事?”
멈추었다 또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묻겠는데 고릉 안에서 보물을 지키는 사람, 그 사람이 말한 약정된 시각은 어찌된 일이오?"
這話把方滌塵給問住了,沈忖了半晌,緩緩道:“或許他是過份慎重,是以才用此遁詞,來哄一哄大夥兒吧。”
이 말은 방척새가 말문이 막히게 하였다. 한참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서서히 말했다.
"아마 그는 지나치게 신중하여 그런 핑계로 사람들을 구슬려왔을 것입니다."
燕山宮主搖了搖頭道:“本宮不相信這是遁詞,而是另有其因。”
연산궁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본 궁주는 핑계라고 믿지 않소. 따로 이유가 있을 것이오."
方滌塵目光投向燕山宮主懷中的奇形寶劍,緩緩移前,一拱手道:“朱衣劍乃是本門無上的至尊,望宮主借給老夫瞻仰,瞻仰,開開眼界。”
방척새는 연산궁주 품 속의 기형보검에 시선을 던지더니 천천히 앞으로 이동하여 공수하며 말했다.
"주의검은 원래 본 문에서 더없이 존귀한 것입니다. 궁주께서는 노부에게 빌려주시어 우러러보고 안계를 넓히게 해주십시오."
燕山宮主把臉一沈道:“你身為總護法,竟說出此等枉言,簡直太不知好歹了。”
연산궁주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당신은 총호법의 신분으로 그런 쓸데없는 말을 하시오? 그야말로 좋고나쁜 것을 너무도 모르는군."
方滌塵心裏一震,趕緊退後兩步。一哈腰道:“果是屬下失言,望門主恩典。”
방척새가 가슴이 떨려 신속히 뒤로 두 걸음 물러나 허리를 살짝 굽히며 말했다.
"정말이지 속하가 실언하였습니다. 문주의 은전을 바라겠습니다."
燕山宮主冷冷哼了一聲,仰臉不加理睬,半晌,才面色漸漸緩和,不經意地問道:“朱衣門除你外還有些什麽人?”
연산궁주는 냉랭하게 흥, 하더니 고개를 쳐들고 더 거들떠보지 않다가 한참만에야 안색이 점점 온화해지더니 아랑곳하지 않고 물었다.
"주의문에는 당신을 제외하고 누가 있소?"
方滌塵道:“因此行一方面是迎接門主,再則須取出古陵中遺物,故壇下的四大護法,俱已來到了太行。”
방척새가 말했다.
"한편으로는 문주를 영접하고, 두번째로 반드시 고릉에서 유물을 얻어내야 하기 때문에 단하(壇下)의 사대호법이 모두 태행에 왔습니다."
燕山宮主暗暗心裏一寒,表面卻一片嚴肅,說道:“今晚太行之事,大出意料之外,呆會聽本宮的令諭行動。”
연산궁주는 암암리에 가슴이 서늘하였으나 표면상으로는 엄숙하게 말했다.
"오늘 밤 태행의 일은 크게 예상에서 벗어났으니 본 궁주의 명령을 듣고 그대로 행동하여야 하오."
一頓又道:“但如有覬覦寶物之人,一律格殺勿論!”
멈추었다 또 말했다.
"하지만 만약 보물을 넘보는 사람이 있다면 모조리 때려죽여도 무방하오!"
方滌塵躬身道:“屬下遵命。”
방척새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속하, 명을 따르겠습니다."
他轉身向前走了幾步,朝林中舉手互擊了兩下,始一揮手。 驀地林中飛出四條人影,如閃電報朝他奔來。四人俱穿黃色的勁裝,形式竟和方滌塵一模一樣,只是年紀不同而已。
그는 몸을 돌려 앞으로 몇 걸음 걸어가더니 숲 속을 향해 손을 들어 손뼉을 두 번 치더니 손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갑자기 숲 속에서 네 가닥의 인영이 날아나오더니 섬전같이 그를 향해 달려왔다. 네 사람은 모두 황색 경장을 입었는데 형식이 방척새와 같은 모습이었으나 나이가 같지 않을 뿐이었다.
四人來到了方滌塵身前,一躬身,嚴肅道:“參見總護法。”
네 사람은 방척새의 앞에 도착하자 허리를 굽히며 엄숙하게 말했다.
"삼가 총호법을 뵈옵니다."
四人身上各背著一柄九環鑾刀,而且身材又高大,令人有一種畏懼的感覺。
네 사람은 신상에는 각기 한 자루의 구환란도(九環鑾刀)를 매었고 게다가 체격 또한 커서 사람으로 하여금 일종의 두려운 느낌을 갖게 했다.
方滌塵擺了擺手道:“不必多禮。”
방척새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예를 거두시오."
一頓又道:“今晚事情十分紮手,諸位多加小心。”
멈추었다 또 말했다.
"오늘 밤 일이 매우 처리하기 어려우니 제위들은 더욱 조심하시오."
四個武士躬身答道:“不勞總護法擔心,我等小心便是。”
네 명의 무사는 허리를 굽히며 대답했다.
"총호법께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들은 조심하겠습니다."
方滌塵沈吟一下便道:“本座相信,四位有此能耐。此刻便去四下巡視一番,有事俱報我知。”
방척새가 침음하더니 말했다.
"본좌는 네 분이 그럴 능력이 있다고 믿소. 지금 주위를 한번 순시하고 무슨 일이 있거든 나에게 알리시오."
四個黃裝護法答道:“是。”
네 명의 황장호법이 대답했다.
"예."
話音尚未發落,四條人影,從方滌塵身前疾射了出去。 陸文飛細察這四人,不僅身手矯健,行動猶如閃電,而且年紀似乎都不大,心中暗暗驚駭不已,偷眼一看白胡子,發現他臉色竟然十分難看。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네 가닥의 인영은 방척새 앞에서 쏜살같이 떠나갔다. 육문비는 네 사람을 자세히 관찰했다. 솜씨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행동이 마치 섬전같고 게다가 나이도 모두 많지 않은 듯 해서 내심 놀라워해 마지않았다. 백호자를 한번 훔쳐보니 그의 얼굴색이 뜻밖에 몹시 일그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他忍不住用傳音問道:“大叔,這些人果是朱衣門的人嗎?”
그는 참지 못하고 전음으로 물었다.
"대숙, 그 사람들이 정말 주의문의 사람일까요?"
白胡子搖搖頭道:“很難說。”
백호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말하기 어렵네."
陸文飛著看白胡子又問道:“如此一來,燕山宮主可就大為不利了。”
육문비가 백호자를 보며 또 물었다.
"그렇다면 연산궁주는 크게 불리하군요."
白胡子輕哼了一聲,看了看在古陵前的燕山宮主道:“但你也別小看了她。”
백호자가 나직이 흥, 하더니 고릉 앞의 연산궁주를 쳐다보고 말했다.
"하지만 자네도 그녀를 얕잡아 보지 말게."
陸文飛又道:“那麽她是大有來路的人囉?”
육문비가 또 말했다.
"그녀는 크게 내력이 있는 사람일까요?"
白胡子點點頭,緩緩道:“我看是個有來路的人,不然她怎能冒充宮主,前來古陵奪取先王的遺寶呢?”
백호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말했다.
"내가 볼 때 내력이 있는 사람이네. 그렇지 않다면 그녀가 어찌 궁주를 사칭하여 고릉에 와서 선왕의 유물을 탈취하려 할 수 있겠는가?
二人沈默了一會,古陵之前也是一片沈寂。
두 사람은 잠시 침묵에 빠져들었고 고릉 앞에도 적막이 흘렀다.
半晌,白胡子又道:“或者她有一個雄厚的靠山。”
한참만에 백호자가 또 말했다.
"아마 그녀는 두터운 후원자가 있을 걸세."
陸文衛嗯了一聲。緩緩點了點頭。
육문비가 음, 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古陵之前仍然一片寂靜。 田威是一勇之夫,並不曾看出方滌塵的心意如何,仍然與他所領來的那隊朱衣武士,恭謹地侍立在燕山宮主身後。 雙方之人,各自打著自己的算盤,是以古陵之前一片冷清無聲。
고릉 앞에는 여전히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전위는 심기를 못쓰고 용기만 있는 사내라 결코 방척새의 생각이 어떠한지 알아차릴 수 없었다. 여전히 그가 데려온 주의무사들과 함께 연산궁주의 뒤에 공손히 시립하고 있었다. 쌍방의 사람은 각자 자기의 계산을 두드리고 있어 고릉 앞은 고요하고 아무런 소리도 없었다.
今夜霧氣蒼茫,大地一片黑漆,一陣陣冷風向大地侵襲著。更使古陵四周,增加了一層陰森森的感覺。 陸文飛與白胡子在岩石之後,足足呆了半個更次。
이때 밤안개는 짙어지며 대지가 칠흑같이 어두워지고 일진의 음풍이 대지에 밀려들어 고릉 주위는 더 한층 음산한 느낌이 들었다. 육문비와 백호자는 바위 뒤에서 족히 반 경을 더 머물렀다.
但聽幾聲衣袂飄風聲,方滌塵派出的四個黃衣勁裝護法,已然先後奔了回來。 內中有一個帶有南方口音的護法,大聲道:“啟稟總護法,陵後有一群江湖人士,朝古陵行來了。”
몇 개의 옷자락이 바람에 나부끼는 소리가 들리더니 방척새가 보낸 네 명의 황의경장 호법들이 이미 선후로 해서 달려서 돌아왔다. 그 중에서 남방 말투를 쓰는 호법이 큰 소리로 말했다.
"총호법께 아뢰오. 능 뒷편에 고릉을 향해 오고 있는 한 무리의 강호인사들이 있습니다."
語氣一頓,道:“可要著他們回去?”
멈추었다 말했다.
"그들을 돌려보낼까요?"
方滌塵正待答言……突聞一個高大的護法,道:“啟稟總護法,古陵之外,林中有幾個黑道小輩,偷視古陵,可要趕他們走?”
방척새가 막 대답하려는데... 돌연 한 명의 키가 큰 호법이 말했다.
"총호법께 아뢰오. 고릉 밖 숲 속에 몇 명의 흑도의 아랫것들이 고릉을 훔쳐보고 있습니다. 그들을 쫓아보낼까요?"
方滌塵看了看燕山宮主的臉色,道:“不用了,只要他們不插手管咱們的家務事,咱們也不用多管這等閒事。”
방척새가 연산궁주의 얼굴을 쳐다보고며 말했다.
"필요없소. 그들이 우리들의 집안일에 개입하거나 관여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그런 쓸데없는 일에 관여할 필요없소."
陸文飛知他所指的江湖人士,定是避秦莊或者黑龍幫等各門派之人。不由暗暗皺眉,忖道:看來今晚這場凶殺是不可避免的了。
육문비는 그들이 가리킨 강호인사들이 틀림없이 피진장이거나 흑룡방 등 각 문파의 사람임을 알고 절로 암암리에 눈썹을 찌푸리며 곰곰히 생각했다.
'보아하니 오늘 밤 한바탕 흉살(凶殺)을 면할 수 없겠구나.'
就在他思忖的時候,古陵內傳來了一陣腳步聲響,一張供桌突然被搬起,兩條人影走出了古陵。 行在前面的是一位白發披肩,雙眉濃厚得遮住了半個臉兒,面如古月的錦袍老者,手扶著龍頭竹杖,緩緩地行了過來。 行在他後面的則是一位駝背躬腰,身材壯碩的青衣仆從,年約五六旬,手裏捧著一方錦盒。
그가 생각에 빠져있을 그때 고릉 안에서 일진의 발걸음 소리가 전해져오더니 공탁이 돌연 젖혀지며 두 가닥의 인영이 고릉에서 달려나왔다. 앞에서 걸어오는 사람은 어깨까지 내려오는 백발과 짙은 두 눈썹이 얼굴의 절반을 가려서 얼굴이 마치 고월(古月)같은 금포(錦袍)노인이었는데 손에는 용두죽장(龍頭竹杖)을 짚은 채 천천히 걸어왔다. 그의 뒤에서 걸어오는 사람은 낙타처럼 허리가 굽었고 신체가 건장한 청의(青衣) 종복(從㒒)으로 나이가 약 오륙 순은 되어 보였는데 손에는 비단함을 받쳐들고 있었다.
二人行走極是緩慢,可是僅一眨眼,人已到了燕山宮主身前。 在場之人俱屬武林高手,對武學都有不凡的造詣,一眼便看出這二老的身法,乃是一種極罕見的輕功縮地法。腳不著他,輕輕地在地上飄著,無不駭然暗驚。
두 사람의 걸음걸이는 몹시 완만하였으나 겨우 눈깜짝할 사이에 이미 연산궁주 앞에 이르렀다.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무림의 고수에 속하여 무학에 대해 모두 범상치 않은 조예를 가지고 있어 그 두 노인의 신법이 극히 보기 드문 경공축지법(輕功縮地法)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렸다. 발이 땅에 닿지 않고 가볍게 지상에서 떠있어 속으로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錦袍老者對燕山宮主微微一頷首道:“老朽谷天民,總算沒負先王所托,替他看守古陵足足有十年了。”
금포노인이 연산궁주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보이더니 말했다.
"늙은이는 곡천민(谷天民)으로 선왕의 부탁을 저버리지 않게 된 셈이오. 그를 대신해 고릉을 지킨 지가 족히 십 년이라오."
燕山宮主一聽他自報姓名,神情微微一變,但瞬即便又恢復正常,盈盈立起身來,低頭欠身邊:“晚輩謹代表先王向前輩謝過。”
연산궁주는 그가 스스로 성명을 말하는 것을 듣자 표정이 미미하게 변했지만 순식간에 정상을 회복했다. 사뿐 일어나서 고개를 약간 숙여보이더니 말했다.
"후배는 삼가 선왕을 대신해서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谷天民微微頷首笑道:“此是老朽份內之事,何足言謝?”
곡천민은 미미하게 고개를 숙여보이고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늙은이가 해야할 일인데 무슨 인사치레를 받겠소?"
轉過身來一指駝背老者所捧的錦盒,道:“此是先王所留下的唯一手澤,且喜不曾毀損,善加保留為是!”
몸을 돌려 낙타 등을 한 노인이 받쳐들고 있는 비단함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은 선왕이 남긴 유일한 수택(手澤:선인의 필적)이오. 훼손되지 않아 기쁘고, 보존되어 있으니 더욱 기쁘오!"
語氣微微一頓又道:“請宮主過目。”
잠깐 멈추었다 또 말했다.
"궁주께서 확인해보시오."
燕山宮主甜蜜地一笑道:“不用看了,在前輩手裏的東西,哪裏損壞得了?”
연산궁주는 달콤하게 웃으며 말했다.
"볼 필요없어요. 선배님의 손에 있던 물건이니 어디 손상되었겠어요?"
谷天民微微一笑道:“宮主如此推崇老朽,如何敢當得起?”
곡천민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궁주께서 이처럼 늙은이를 추앙하시니 감당할 수 없구려."
看了燕山宮主一眼,又道:“阿福,把東西交給宮主吧,咱們也該輕輕擔子了。”
연산궁주를 한번 쳐다보고는 또 말했다.
"아복(阿福), 물건을 궁주께 넘겨드려라. 우리도 짐을 덜자꾸나."
駝背老者阿福依言將錦盒呈給燕山宮主。
낙타 등을 한 노인 아복은 그 말대로 비단함을 연산궁주에게 주었다.
燕山宮主上前接過方盒,四下翻著打量了一陣,臉色微微一變,馬上又恢復了本來面容。或許是她心情過度興奮,玉筍尖尖十指,竟有些顫抖。 錦袍老者看在眼裏,只作不見。
연산궁주는 앞으로 나아가 비단함을 넘겨받고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얼굴빛이 미미하게 변했으나 곧 본래의 얼굴을 회복했다. 아마 그녀의 마음이 과도하게 흥분되었는지 섬섬옥수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금포노인은 보고도 못본 척하였다.
畢竟燕山宮主乃是聰明絕頂之人,接過錦盒,心中念頭打轉,嬌聲喚道:“方總護法,你請過來一下。”
어디까지나 연산궁주는 총명이 절정에 달한 사람이라 비단함을 넘겨받자 내심 생각을 굴리더니 교성을 질렀다.
"방총호법, 당신은 이리 오시오."
方滌塵此來是負有重大的使命,見谷天民輕易地便將武林寶典交給了燕山宮主,心中大為震驚。 只因憚于谷天民昔年的威名,不敢輕舉妄動,突聞燕山宮主呼叫,急急趨前躬身道:“屬下這就過來了。”
방척새는 중대한 사명을 지고 이곳에 왔다. 곡천민이 쉽사리 무림보전(武林寶典)을 연산궁주에게 넘겨주는 것을 보자 내심 크게 놀랐다. 다만 곡천민의 옛날 명성이 두려웠기 때문에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는데 돌연 연산궁주가 부르자 급히 앞으로 달려가며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속하, 여기 왔습니다."
言中,他大步行了過來。
말을 하면서 그는 큰 걸음으로 건너왔다.
燕山宮主將錦盒遞給方滌塵道:“這個交給你守護。”
연산궁주는 비단함을 방척새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이것을 당신에게 맡길테니 잘 간수하시오."
方滌塵大感驚愕,連忙伸手來接。
방척새는 놀랍고도 의아하여 급히 손을 뻗어 받았다.
燕山宮主手一縮,嚴肅吩咐道:“此為先王唯一手澤,絕不能稍有疏失。汝身為本門總護法,這千萬斤重的擔子就給你挑了,汝自問有此把握嗎?”
연산궁주는 손을 거두고 엄숙하게 분부했다.
"그것은 선왕의 유일한 수택이니 절대 소홀히 하여 잃어버려서는 안되오. 당신은 본문의 총호법 신분이니 이렇게 엄청나게 무거운 짐을 당신에게 지우려하는데 당신은 스스로 자신이 있으시오?"
方滌塵慷慨答道:“屬下當盡一切力量守護,盒在人在,盒失人亡。”
방척새가 격앙되어 대답했다.
"속하 모든 역량을 다하여 수호하겠습니다. 함이 있으면 사람도 있고 함을 잃으면 사람도 죽는 것입니다."
燕山宮主點了點頭道:“好吧,本宮就托付給你了。”
연산궁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소. 본 궁주는 당신에게 부탁하겠소."
方滌塵一哈腰,緩緩往後退了兩步。 就在這時,四個朱衣護法,鑾刀齊撤,場中立時閃起一片寒芒,分向四方掃出,立時將方滌塵護守在中。
방척새는 허리를 살짝 굽혀보이고는 천천히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바로 그때 네 명의 주의호법은 란도를 일제히 뽑아들었다. 장중에 즉시 한망이 번쩍이며 사방으로 뻗쳐나갔다. 즉시 방척새를 가운데 두고 지키고 섰다.
燕山宮主輕籲了一口氣,臉上微露笑容,對谷天民福了福道:“晚輩初出江湖,什麽都不懂,還望前輩多加訓誨。”
연산궁주가 가볍게 휴, 한숨을 쉬더니 얼굴에 미미하게 웃음을 내보이며 곡천민에게 절하고 말했다.
"후배는 강호에 처음 출도하여 아무것도 모릅니다. 선배님의 많은 가르침을 바랍니다."
谷天民哈哈大笑道:“宮主機智絕倫,老朽難及萬一,但不知今師是誰?”
곡천민이 하하, 크게 웃으며 말했다.
"궁주는 기지가 절륜하여 늙은이가 만에 하나도 미치기 어렵소이다. 그런데 영사가 누구시오?"
燕山宮主心裏微微一震,故作為難之色道:“前輩動問,本當奉告。”
연산궁주는 마음 속으로 미미하게 떨렸으나 고의로 난색을 표하며 말했다.
"선배님께서 물으시니 원래는 말씀드려야 마땅합니다."
語氣一頓又過:“因家師一再囑咐,不到萬不得已,不可提起她老人家的名號。”
멈추었다 또 말했다.
"가사께서 누차 분부하시길 만부득이하지 않으면 절대 어르신의 명호를 꺼내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에."
谷天民微微笑道:“既然如此,那就不用說了。”
곡천민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기왕 그렇다면 말씀하실 필요없소."
燕山宮主道:“古陵之內,就只有你們二位老人家?”
연산궁주가 말했다.
"고릉 안에 당신들 두 분 어르신 밖에 없습니까?"
谷天民點了點頭道:“不錯,因老朽乃是當年參與古陵改建之人,是以先王才著老朽前來看守。”
곡천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소. 늙은이는 원래 당시 고릉의 개축(改築)에 참여한 사람이었소. 그래서 선왕께서 늙은이에게 이곳에서 지키라고 하셨소."
慨歎一聲又道:“時光荏苒,一恍眼間便是十年了。”
소리내어 개탄해하며 또 말했다.
"세월이 덧없이 흘러 눈깜빡할 사이 십년이구려."
燕山宮主面現威容道:“當年先王著前輩來時,可有什麽遺命?”
연산궁주가 얼굴에 위엄을 드러내며 말했다.
"당시 선왕께서 선배님을 오시게 했을 때 무슨 유명(遺命)이 있었습니까?"
谷天民搖了搖頭道:“先王深知老朽懶散成性,是以才派上這樣一個不費什麽氣力的差使。至于本門的大事,老朽向不參與。”
곡천민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선왕께서는 늙은이의 느긋한 성격을 잘 아셨소. 그래서 이렇게 무슨 기력을 소모하지 않는 일을 시키신 것이오. 본 문의 대사(大事)에 늙은이는 늘 참여하지 않았소."
燕山宮主甚為失望道:“原來如此。”
연산궁주가 몹시 실망하여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沈忖有頃又道:“古陵之內,可容晚輩前去瞻仰瞻仰嗎?”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또 말했다.
"고릉 안을 후배가 들어가 봐도 되겠습니까?"
谷天民搖了一搖頭道:“這事原無不可,但此刻尚非其時,待宮主接掌了大位再去吧?”
곡천민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것은 원래 안될 것도 없지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오. 궁주께서 문주의 자리에 오르고나면 그때 가시겠소?."
燕山宮主心中暗暗道:老狐狸委實狡猾得很。
연산궁주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늙은 여우가 확실히 아주 간교하구나.'
但表面卻不動聲色,徐徐言道:“前輩既有此不便,那就不必勉強了。”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서서히 말을 했다.
"선배님께서 불편하시다면 억지로 할 필요없습니다."
她伸手掠了掠鬢邊散發,擡頭看了看天色,扭臉對方滌塵道:“方護法,你可先帶著東西先行一步。”
그녀는 손을 뻗어 흩어진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들어 천색(天色)을 살피더니 방척새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방호법, 당신은 물건을 가지고 한 걸음 먼저 가시오."
方滌塵怔了一怔,突然把面色沈了下來,冷冷答道:“宮主准備就這樣把屬下遺走?”
방척새가 멍해졌다가 돌연 굳은 표정이 되어 냉랭하게 대답했다.
"궁주께서는 이렇게 속하에게 줘서 보내버릴 작정이시오?"
燕山官王亦把面色一沈道:“這種話是你該說的嗎?”
연산궁주 역시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것이 당신이 할 말이오?"
方滌塵神態突然傲慢,仰著瞼道:“先王手澤乃是預備遺留給本門第二代門主,作為鎮山秘學,事情何等重要。”
방척새의 표정과 태도가 돌연 오만해지며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선왕의 수택은 원래 본 문의 제 이대 문주에게 주도록 남겨진 것으로 진산비학(鎮山秘學)이라 할 수 있소. 사정이 그만큼 중요하단 말이오."
語聲微微一頓又道:“現谷天民輕易地交給了一位身份尚未明朗之人,不嫌太過草率嗎?”
잠깐 멈추었다 또 말했다.
"지금 곡천민이 아직 신분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람에게 쉽사리 넘겨주고 말았는데 너무나 경솔하다고 의심되지 않으시오?"
目光轉向谷天民臉上一瞥,只道:“谷老先生,能容在下問你幾句話嗎?”
시선을 돌려 곡천민의 얼굴을 힐끗 보고는 말했다.
"곡노선생, 제가 당신께 몇 마디 여쭈어볼 수 있겠소이까?"
谷天民冷冷點了點頭,道:“不要問了,你心裏要問的話老朽已知道了。”
곡천민이 냉랭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물을 필요없소. 당신 마음 속에 묻고자 하는 바를 늙은이는 이미 알고 있소."
方滌塵一陣大笑道:“咱們是彼此心照不宣。”
방척새가 일진대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우리는 피차 말을 안해도 마음이 통하는군요."
谷天民搖頭道:“那倒未必見得。”
곡천민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반드시 그렇지도 않소."
方滌塵沈忖有頃,突然省悟,扭臉對燕山宮主道:“啟稟宮主,錦盒之內是否先門主的遺澤,還望宮主檢視一遍,免得受人之騙。
방척새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돌연 깨닫고 연산궁주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궁주께 아뢰오. 비단함 안에 옛문주가 남긴 유택(遺澤:선인이 남긴 은혜?)이 있는지 궁주께서 눈으로 한번 확인하시어 남에게 속임을 당하지 않도록 하시기 바라오."
燕山宮主冷冷道:“你一會兒尊稱我是宮主,一會兒又視作仇敵,反反復復地究竟存的是什麽心呢?”
연산궁주가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나를 궁주라고 존칭하다가도 또 원수를 보듯 하기를 되풀이 하는데 도대체 무슨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오?"
方滌塵雙手將錦盒送到燕山宮主身前道:“事關重大,屬下不得不加小心。”
방척새가 두 손으로 비단함을 연산궁주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중대한 관련이 있으니 속하는 조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燕山宮主不伸手去接那錦盒,冷冷道:“本宮此刻身份未明,你要驗看,就自打開吧。”
연산궁주가 손을 뻗어 비단함을 받으려 하지 않으며 냉랭하게 말했다.
"본 궁주는 지금 신분이 분명하지 않으니 검사를 하려거든 스스로 열어보시오."
方海塵也不客氣,拿回了錦盒,掀開盒蓋道:“宮主既如此吩咐,屬下便放肆了。”
방척새는 사양하지 않고 비단함을 도로 거두어 뚜껑을 열며 말했다.
"궁주께서 기왕 그렇게 분부하시니 속하 임의대로 하겠습니다."
錦盒一開,裏面是一方黃紙墨跡淋漓,草草寫了八個字。”
勿墮吾志,勿敗吾節”下署玄弘二字。
비단함을 열자 안에는 누런 종이에 여덟글자가 건성으로 씌어져 있었다.
"물타오지(勿墮吾志), 물패오절(勿敗吾節)"
밑에는 현홍(玄弘) 두 글자의 서명이 있었다.
方滌塵一看盤內空無一物,立時把黃綾一把提起一擲,怒喝道:“果然不出老夫所料,老賊竟用此等手法來欺蒙。”
방척새는 한 눈에 비단함에 아무 것도 없음을 알고 즉시 누런 종이를 들어서 집어던지고는 노하여 호통쳤다.
"과연 노부의 짐작대로다. 노적(老賊)이 이런 수법으로 기만하였군."
此時燕山宮主已盈盈拜了下去,匍伏上前將黃綾拾起,悲不自勝。 方滌塵戟指谷無民,正待發作,一見燕山宮主如此情景,不禁一呆。
그때 연산궁주가 절을 하더니 엎드린 채 누런 종이를 주워들고 슬픔을 이기지 못하였다. 방척새가 곡천민을 손가락질 하며 막 발작을 하려다가 연산궁주의 이같은 정경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谷天民臉色一陣鐵青,徐徐道:“方滌塵,你對先王如此不敬,該當何罪?”
곡천민은 낯빛이 시퍼렇게 되더니 서서히 말했다.
"방척새, 당신이 선왕에 대해 이처럼 불경한 것은 무슨 죄에 해당하는가?"
方滌塵一心只在那本武學寶典,是以忽略了這方黃綾2上竟有晉王的親筆訓詞,今被谷天民嚴詞指責,竟不知如何是好。
방척새의 온 마음은 오로지 그 무학보전(武學寶典)에 있었다. 그래서 그 누런 종이 위에 진왕 친필의 훈화(訓話)가 있음을 소홀히 해버렸다. 지금 곡천민이 엄한 말로 질책을 하자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谷天民見了不動聲色,又道:“汝是護法之人,對如此重大不敬之事,該受何種責罰。”
곡천민은 어떤 기색도 보이지 않자 또 말했다.
"그대는 호법이란 자이니 이같은 중대한 불경에 대해 어떤 처벌이라도 받아야 할 것이오."
方滌塵還是無動于衷。
방척새는 여전히 무관심하였다.
此時燕山宮主已然立起,持黃綾遞給了身後的丫鬟。一聲沈喝道:“方滌塵,你有眼無珠,冒瀆先王手澤,應自廢雙目,革去總護法職司。”
그때 연산궁주가 일어서서 누런 종이를 뒤에 있던 여비에게 건네주고는 일성 침갈했다.
"방척새, 너는 눈 뜬 장님이라 선왕의 수택(手澤)을 업신여겼다. 스스로 두 눈을 못쓰게 할 것이며 총호법 직책에서 파면이다."
方滌塵突然一陣哈哈大笑,道:“姑娘,你要耍威風未免賺大早了點,我可沒承從你就是門主。”
방척새가 돌연 일진의 하하, 하는 대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낭자, 당신이 위세를 부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하지 않을 수 없소. 나는 당신을 문주로 따를 수 없소이다."
燕山宮主心裏一震,一擡手中朱衣劍喝道:“朱衣劍乃是門主信物,凡我門中,俱應尊崇,方滌塵膽敢頂撞,罪加一等。”
연산궁주는 가슴이 떨려와서 수중의 주의검을 들고 소리쳤다.
"주의검은 원래 문주의 신물이오. 우리 문중의 누구든 모두가 마땅히 존숭(尊崇)하여야 하오. 방척새, 대담하게도 대들다니 죄가 한 층 더 무거워졌소."
方滌塵心一寒,如果對方是真的,那罪又多加了一層,如果不是,那又如何的來揭穿?腦子直打轉,是以愕在當地,做聲不得。
방척새는 가슴이 서늘해졌다. 만약 상대방이 진짜라면 그 죄가 한 층 더해질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을 또 어떻게 폭로할 것인가? 머리를 굴리다가 섬뜩해져서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久未有所行動的雪山盲叟,緩緩行至燕山宮主身旁道:“方總護法適才乃是無心之失,望宮主以老朽的薄面高擡貴手。”
오랫동안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던 설산맹수가 천천히 연산궁주의 곁으로 걸어와서 말했다.
"방총호법이 조금전 무심코 실수했으니 궁주께서는 늙은이의 체면을 봐서 관대히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燕山宮主看了他一眼,冷冷地哼一聲,不置可否。
연산궁주는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냉랭하게 흥, 하더니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谷天民冷眼旁觀,已然覺出今晚的情勢復雜萬分。 他原屬淡泊名利之人,極少留意江湖之事,靜居古陵十年替晉王保管遺物。 現約期員屆,但一時之間卻無法卸責,不由感慨地一歎,搖了搖頭,徐徐道:“阿福,看來咱們還得在古陵多呆些時候了。”
곡천민은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보다가 오늘 밤 정세가 몹시 복잡함을 느꼈다. 그는 원래 명리(名利)에 담백한 사람이라 거의 강호의 일을 염두에 두지 않고 조용히 고릉에서 십년을 진왕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었다. 지금 약속된 기한이 다되었지만 일시지간에 책임을 벗을 방법이 없자 저도 모르게 개탄해하며 고개를 저으며 서서히 말했다.
"아복(阿福), 보아하니 우리는 고릉에 좀 더 머물러야겠구나."
四下眼光一掃,不覺又是一歎,搖了搖頭。
주위를 쓸어보고는 절로 또 탄식하며 고개를 저었다.
那名叫阿福的駝背老者壽眉一挑道:“主人乃是菩薩心腸,不肯輕易發動殺戒。若是換了老奴,這些魑魅魍魎,我一個也不讓他活著回去。”
아복이라 불린 낙타등을 한 노인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주인께서는 원래 보살의 마음으로 쉽사리 살계를 발동하지 않으려 하시지만 만약 노복이라면 이런 잡귀들을 한 명도 살아서 돌아가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谷天民又是一聲輕歎道:“朱衣門中自有主事之人,自會前來清理門戶。老夫是局外之人,我不想惹這麻煩。”
곡천민이 또 나직이 탄식하며 말했다.
"주의문중에는 주인이 있으니 스스로 문호를 정리하겠지. 노부는 제삼자이니 그런 귀찮은 일은 원치 않는다."
阿福想了想道:“主人既不願管閒事,咱們仍舊去吧,免得在此遭受濃露之苦。”
아복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주인께서 쓸데없는 일에 관여하길 원치 않으시겠다니 이곳에서 찬이슬 맞지 않도록 우리 예전으로 돌아가시지요."
谷天民點了點頭,也不朝燕山宮主打個招呼,轉身徐徐朝古陵行去。
곡천민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연산궁주에게 인사도 없이 몸을 돌려 서서히 고릉을 향해 걸어갔다.
呆立在場中的方滌塵一見心中大急,一飄身擋在老者身前,沈聲道:“谷老先生請慢行。”
넋을 잃고 서 있던 방척새가 보더니 내심 크게 다급해서 몸을 날려 노인의 앞을 막고 침성으로 말했다.
"곡노선생, 기다려주시오."
谷天民擡起了濃眉冷冷地看著他道:“你要幹什麽?”
곡천민은 짙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냉랭하게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은 무슨 짓을 하려는 거요?"
方滌塵一抱拳賠笑道:“在下此來太行乃是奉命陪同宮主,來取古陵之物,還裏請谷老先生行個方便。”
방척새는 포권하며 웃는 낯으로 말했다.
"제가 태행에 온 것은 원래 명을 받아 궁주를 모시고 고릉의 보물을 취하기 위함이니 곡노선생께서 편의를 봐주시기를 부탁드리오."
谷天民仰面哈哈大笑道:“此乃老夫求之不得之事。”
곡천민은 고개를 젖히고 하하, 하며 크게 웃더니 말했다.
"그것은 원래 노부에게 요구해서는 안되는 일이오."
方滌塵並未會出他話中之意笑道:“既是這樣,那請谷老先生開放古陵,容我等入陵取寶。”
방척새는 결코 그의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곡노선생께서는 고릉을 열어주시어 우리가 능에 들어가 보물을 취하도록 해주십시오."
谷天民又是一陣大笑道:“老夫並未阻擋你們入陵。”
곡천민이 또 일진의 대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노부는 결코 당신들이 능에 들어가는 것을 막지 않소."
方滌塵道:“可是谷老先生,已然將古陵關閉了。”
방척새가 말했다.
"그러나 곡노선생은 이미 고릉을 닫아버리지 않았습니까?"
谷天民又是一陣大笑道:“藏寶自有秘圖進去,何用老夫開啟?”
곡천민이 또 한바탕 크게 웃더니 말했다.
"장보는 비도를 가지고 찾는 것이거늘 노부가 열 필요가 어디있소?"
方滌塵這才恍然大悟,略忖:原來如此。
방척새는 그제서야 크게 깨닫고 속으로 생각했다.
'원래 그랬구나.'
一旋身又奔至燕山宮主,一哈腰道:“啟稟宮主,谷老先生請宮主自行入內取寶。”
몸을 돌려 연산궁주에게 달려가서 허리를 약간 굽히며 말했다.
"궁주께 아뢰오. 곡노선생은 궁주께서 스스로 능 안에 들아가 보물을 취하라 하십니다."
燕山宮主秀眉一皺,心中已然有了主意,懶洋洋道:“這事不必急在一時,改天再來取古陵之寶物吧。”
연산궁주는 눈살을 찌푸렸으나 심중으로 이미 생각이 있었다. 기운없이 말했다.
"그 일은 한순간 급하게 굴 필요없소. 다음에 다시 와서 고릉의 보물을 취합시다."
方滌塵愕然道:“宮主,何故要改天呢?”
방척새가 아연실색하여 말했다.
"궁주, 무엇 때문에 다음에 하시려 합니까?"
燕山宮主緩緩道:“一則今天我太累了,再則此刻進入古陵太冒險了。”
연산궁주가 천천히 말했다.
"첫째로는 오늘은 내가 너무 피곤하고 둘째로는 지금 고릉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 큰 위험을 무릅쓰는 일이오."
方滌塵道:“宮主可是擔心四個窺視的宵小劫奪?”
방척새가 말했다.
"궁주께서는 주위에서 엿보고 있는 도적들이 겁탈할까 두려우신 겁니까?"
燕山宮主道:“咱們朱衣門從不參與江湖之凶殺事件,能避免便盡量避免。
연산궁주가 말했다.
"우리 주의문은 여태껏 강호의 흉살(凶殺)사건에 개입하지 않고 피할 수 있으면 되도록 피해왔소."
方滌塵不以為然道:“宮主不必擔心這些,他們果真敢于出手劫奪古陵之物,那可怨不得咱們手辣了。”
방척새가 그렇게 생각지 않는 듯 말했다.
"궁주께서는 그런 염려하실 필요없습니다. 그들이 정말로 감히 출수하여 고릉의 보물을 겁탈하려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손이 맵다고 원망할 수 없습니다."
燕山宮主沈忖有頃道:“你身為本門總護法,可酌量情形行事吧!”
연산궁주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당신은 본 문의 총호법 신분이니 정황을 참작하여 일을 처리하시오!"
語聲一頓又道:“本宮尚未接掌大位,我不能為本門開啟爭端,樹立禍根。”
멈추었다 또 말했다.
"본 궁주는 아직 문주의 지위에 오르지 않았으니 나는 본 문에 분쟁이 시작되거나 화근을 만들 수는 없소."
方滌塵聞言仰天一陣狂笑道:“朱衣們能不能揚威于江湖之上,就在今朝,千斤擔子我方某人挑起便是。”
방척새가 그 말을 듣고 한바탕 앙천광소(仰天狂笑)하더니 말했다.
"주의문이 강호상에 위엄을 떨칠 수 있고없고 하는 그 무거운 짐을 바로 오늘 나 방모라는 사람이 떠맡은 것이로군요."
燕山宮主臉上掠過一重殺機,突又和顏悅色道:“本宮年紀尚幼,一切都仰仗總護法了。你去傳諭谷老先生,就說本宮決定今晚入陵了。”
연산궁주의 얼굴에 한 겹의 살기가 스쳐지나갔다. 돌연 또 환한 얼굴로 말했다.
"본 궁주는 나이가 아직 어리니 모든 것을 총호법에 의지하겠소. 당신은 가서 곡노선생에게 본 궁주는 오늘 밤 능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고 전하시오."
方滌塵別具用心,巴不得有這一聲,一哈腰道:“屬下遵命。”
방척새가 따로 속셈을 가지고 그 한 마디를 간절히 원했다는 듯 허리를 숙여보이며 말했다.
"속하, 명을 따르겠습니다."
他急忙飛步朝谷天民奔去。
그는 급히 나는 듯 곡천민을 향해 달려갔다.
燕山宮主容方滌塵行去,迅速從懷中取出一卷字條,付與身後的女婢道:“快著五奴即速送去。”
연산궁주는 방척새가 가고나자 신속히 품 속에서 하나의 쪽지를 꺼내어 뒤에 있던 여비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속히 오노(五奴)를 시켜서 보내거라."
女婢迅速打開背上的鳥籠將白鸚鵡取出,縛上紙卷。 望空一撤,白鸚鵡立時展開雙翼,沖霄而起,拍了幾下翅膀,晃眼消失于黑暗之中。
여비는 신속히 등에 맨 새장에서 백앵무를 꺼내더니 쪽지를 둘둘 말아서 묶었다. 공중에 던지자 백앵무는 즉시 두 날개를 펴더니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몇 번 날개짓을 치자 눈깜빡할 사이에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藏在岩石之後陸文飛見後,輕聲對白胡子道:“她去求援了。”
바위 뒤에 숨어있던 육문비가 보고 나직이 백호자에게 말했다.
"구원을 요청하러 보냈군요."
白胡子一臉怒容道:“此女心腸委實狠毒,她存心要在太行造成一場巨大的風波。”
백호자가 얼굴에 노한 표정을 띠고 말했다.
"저 여자는 마음이 확실히 독랄하군. 그녀는 태행에 한바탕 거대한 풍파를 조성할 마음을 가지고 있네."
陸文飛一伸手指著錦袍老者,低聲問道:“此老是誰?”
육문비가 손을 뻗어 금포노인을 가리키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
"저 노인은 누구입니까?"
白胡子呼了一聲道:“此人原是江湖上一大怪傑,外號‘血影子’,為人善惡不分,武功高不可測,恐怕比桑子弼還要高出一等。”
백호자가 후, 하더니 말했다.
"그 사람은 원래 강호상에서 일대괴걸(一大怪傑)로 외호가 혈영자(血影子)인데 위인은 선악이 불분명하였고 무공의 높음은 추측할 수 없을 정도였지. 상자필에 비해 한 수 위일 것이네."
陸文飛打斷地的話兒問道:“他是否霸占了古陵,奪去藏寶?”
육문비가 그의 말을 자르며 물었다.
"그가 고릉을 강점하고 있는 것은 장보를 뺏기 위함일까요?"
白胡子道:“這個老夫就不知道了。”
백호자가 말했다.
"그것은 노부도 알지 못하네."
又接道:“世事是很難預料,咱們且靜看事態發展吧。”
이어서 또 말했다.
"세상사는 예측하기 어려우니 우리는 조용히 사태의 발전을 지켜보세."
陸文飛看白胡子不願再談,自己也不好意思問個明白。
육문비는 백호자가 더 말하기를 원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자기도 ? 미안했다.
谷內,方滌塵正和谷天民爭執。
곡 안에서는 방척새가 곡천민과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谷天民道:“要進去可以,須等三使俱來。”
곡천민이 말했다.
"들어가도 좋지만 반드시 세 사자(使者)가 모두 와야하오."
方滌塵一聽此言,不禁怔了一怔。
“可是……”
방척새는 그 말을 듣자 멍해지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谷天民道:“可是什麽?可是什麽呀?總護法,趁早請回吧。”
곡천민이 말했다.
"그러나 뭐요? 총호법, 속히 돌아가시오."
方滌塵道:“我只是護宮主人入陵取寶,別的事我一概不問。”
방척새가 말했다.
"나는 단지 궁주를 모시고 능에 들어가 보물을 가져올 뿐 다른 일은 일체 상관하지 않겠소."
谷天民一陣冷笑道:“真的是如此嗎?”
곡천민이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정말 그럴까?"
方滌塵目射凶光道:“難道還假的不成?”
방척새가 눈에서 흉광을 쏘아내며 말했다.
"설마 거짓말이라는 것이오?"
谷天民大怒,臉上顏色立變,也就只是一瞬間功夫,復又恢復常態,輕聲一歎道:“若是當年,就憑你這幾句話便難逃一死。如今人老了,殺性也衰敗了。”
곡천민이 대로하여 안색이 급변했으나 그것은 한 순간이었다. 또 다시 평상시의 태도를 회복하고 나직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예전 같았으면 당신의 그 몇 마디로 죽음을 피할 수 없었지만 이제 늙으니 성질도 죽고 쇠퇴해지는군."
方滌塵有恃無恐,不耐煩道:“到底你讓不讓?”
방척새는 믿는 데가 있어 두려운 것이 없었다. 귀찮은 것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
"도대체 당신은 허락하는 것이오 아니오?"
谷天民臉上又是一片嚴肅,一指燕山宮主道:“你去對她說,只要有三位信使的信物便行,人到不到我不管。”
곡천민이 또 엄숙한 얼굴로 연산궁주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은 가서 그녀에게 말하시오. 세 사자의 신물(信物)이 있기만 하다면 사람이 오든 안오든 나는 상관하지 않겠소."
方滌塵耐著性子,重又朝燕山宮主行去,暗中對四個護法呶了呶嘴。 四個黃衣勁裝武士,縱身上前,遙遙將谷天民圍住。
방척새는 참을성이 있었다. 또 다시 연산궁주에게 가면서 몰래 네 명의 호법에게 뭐라고 지껄였다. 네 명의 황의경장 무사들은 앞으로 몸을 솟구치더니 멀리서 곡천민을 에워쌌다.
青衣駝背老者阿福,面上立現怒容,一挺腰往前跨了兩步,先前他駝背弓腰,顯得一副老邁龍鐘之態。此刻一經發怒,前後已判若兩人,不僅身形暴長尺許,貌相尤其威猛驚人。
청의곱추노인 아복이 얼굴에 즉시 노기를 띠더니 허리를 쭉 펴고 앞으로 두 걸음 내딛었다. 이전에는 낙타 등처럼 굽은 허리에 노쇠한 모습이 드러났었으나 지금 일단 분노가 터지자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신형이 갑자기 몇 척이나 커졌을 뿐 아니라 위맹한 모습이 사람을 놀라게 했다.
谷天民搖頭示意道:“沒有你的事,退在一旁安靜點。”
곡천민이 고개를 가로젓는 것으로 뜻을 나타내며 말했다.
"네 일이 아니니 한 쪽으로 물러나 조용히 있거라."
青衣駝背老者似乎對他十分地敬佩,一聲不吭地,退立一旁。
청의곱추노인은 마치 그를 몹시 존경하는 듯 한 마디도 하지 않고 한 쪽으로 물러났다.
方滌塵大步行至燕山宮主身前,躬身稟道:“谷老先生著同下稟告宮主,若欲進古陵,須得三位信使之信物。”
방척새는 큰 걸음으로 연산궁주 앞으로 걸어가서 허리를 숙이며 아뢰었다.
"곡노선생은 다음과 같이 궁주께 말씀드리랍니다. 만약 고릉에 들어가고자 한다면 반드시 세 분 사자의 신물이 있어야 한답니다."
燕山宮主點頭道:“你去把信使請來。”
연산궁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는 가서 사자를 청해오너라."
身後的梅香應聲奔去。 這舉動真把方滌塵給弄糊塗了。
뒤에 있던 매향이 대답하더니 달려갔다. 그 거동은 실로 방척새로 하여금 뭐가 뭔지 알지 못하게 했다.
不一會兒,梅香領了三個人,向前奔來。三人竟是避秦莊桑子弼、總管司馬溫,還有一位是百草翁羅揚鞭。
잠시 후 매향은 세 사람을 데리고 앞을 향해 달려왔다. 세 사람은 뜻밖에도 피진장주 상자필, 총관 사마온, 나머지 한 명은 백초옹 라양편이었다.
方滌塵甚感驚訝地喃喃說道:“他們會是信使?”
방척새가 몹시 놀랍고 의아하여 중얼거리는 말로 물었다.
"그들이 사자요?"
燕山宮主從身上摸出三面金牌道:“這就是他們的信物,本宮已然看過了。”
연산궁주가 몸에서 세 개의 금패를 꺼내더니 말했다.
"이것은 그들의 신물(信物)이오. 본 궁주가 이미 보았소."
隨把金牌朝桑子弼一擲道:“信物還給你們。”
곧이어 금패를 상자필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신물을 당신들에게 주겠어요."
桑子弼甚是意外地怔了證,並不多問,伸手接過了金牌。 其實,這三人都不是信使,乃是燕山宮主背後與他們串通好,安排今晚來奪取古陵內晉王的寶物。
상자필은 몹시 의외라 멍해져서 여러 말 않고 손을 뻗어 금패를 받았다. 사실 그 세 사람은 모두 사자가 아니었다. 원래 연산궁주는 배후의 그들과 서로 짜고 오늘 밤 고릉 안에 있는 진왕의 보물을 탈취하기로 안배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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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黑吃黑 : 불법적인 문제에 불법적인 방법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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