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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妙伸援手(묘신원수) 본문
七、妙伸援手(도움의 손길을 뻗치다)
只聽一陣冷笑,傳了過來,廂房壁角處突然轉出一個身著黑袍的人。 葛元宏擡頭看去,只見那黑袍人頭上戴著一頂黑沿氈帽,帽沿拉得很低,掩去了大半個面孔,鼻尖以上,就無法瞧得清楚。
일진의 냉소소리가 전해져 오더니 상방(廂房) 벽 모서리에서 돌연 한 명의 흑포를 입은 사람이 돌아나왔다. 갈원굉이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그 흑포인은 머리에 전모(氈帽: 毛氈으로 만든 모자)를 썼는데 모자챙을 푹 눌러써서 대부분의 얼굴을 가려서 코 위로는 뚜렷이 볼 수가 없었다.
郭文章怒聲喝道:“什麽人?”
곽문장이 노성으로 소리쳤다.
"누구냐?"
那黑袍人不理會郭文章的問話,仍然舉步向前行走,直待迫近兩人五步左右時,才停了下來。
그 흑포인은 곽문자의 묻는 말은 거들떠보지 않고 여전히 걸음을 떼어 앞으로 걸어와 두 사람 사이가 다섯 걸음 가량 가까이 다가왔을 때 비로소 걸음을 멈추었다.
郭文章右手握刀,側身而上,卻爲葛元宏一把拖住,低聲說道:“四弟,退下去。”
곽문장은 우수로 칼을 잡고 몸을 옆으로 기울여 나아가려는데 갈원굉이 붙잡고 나직이 말했다.
"사제, 물러나게."
暗中一提真氣,抱拳一禮,道:“在下,給朋友見禮。”
암중으로 진기를 끌어올리고는 포권하여 예를 표하며 말했다.
"제가 친구께 인사드리오."
一面微微彎屈一下雙膝,希望能瞧清那人面貌。 但那黑袍人,帽沿奇低,而且警覺性很高,微微一側身道:“你就是襄陽忠義俠陳道隆的大弟子麽?”
한편으로는 두 무릎을 약간 구부려 그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 흑포인은 모자를 이상하리만치 눌러 썼고 게다가 경각심이 아주 높아 미미하게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그대가 바로 양양 충의협 진도륭의 대제자인가?"
葛元宏聽他叫出了自己等的來曆,心中更是驚駭不已,忖道:“此人難道也是對方遣來追殺我等的麽?”
갈원굉은 그가 자기들의 내력을 알아맞추자 마음 속으로 경악해 마지 않으며 곰곰히 생각했다.
'이 사람도 설마 상대가 우리를 추살하러 보낸 자일까?'
心中念動,不自覺的緊握了一下六合寶刀刀柄。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자기도 모르게 육합보도의 손잡이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但人家既然一下子就叫明了來曆,葛元宏又不能不承認下來,只好答道:“不錯,在下正是葛元宏。”
그러나 남이 이미 단번에 내력을 맞히니 갈원굉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 대답했다.
"그렇소이다. 제가 바로 갈원굉이오."
黑袍人道:“那四位想來都是你的師弟了?”
흑포인이 말했다.
"그 네 분은 모두 그대의 사제인가?"
葛元宏道:“朋友把我們的底細摸的很清楚啊!”
갈원굉이 말했다.
"친구는 우리들의 속사정을 훤히 알고계시군요!"
黑袍人道:“那並非什麽難事。”
흑포인이 말했다.
"그건 결코 무슨 어려운 일도 아니지."
葛元宏道:“我們兄弟還是初入江湖,想不到,竟有這多江湖同道識得我們兄弟。”
갈원굉이 말했다.
"우리 형제들은 처음 강호에 들어섰는데 이렇게 많은 강호동도들이 우리 형제들을 알아볼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이다."
黑袍人道:“那並非是你閣下在江湖上有什麽名氣,而是你們是漏網之魚,正有著無數的江湖高手,在追查你們的行蹤。”
흑포인이 말했다.
"그것은 그대 귀하가 강호에서 무슨 지명도가 있어서가 아니다. 게다가 그대들은 그물을 빠져나간 물고기이며 무수한 강호고수들이 한창 그대들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지."
他帽沿壓得很低,別人無法瞧出他的面目,他卻把別人瞧得清清楚楚。
그가 모자를 너무 낮게 푹 눌러써서 다른 사람이 그의 얼굴을 볼 수 없는데 그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또렷히 볼 수 있었다.
葛元宏冷冷說道:“閣下知道得太多了。”
갈원굉이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는 아주 많이 알고 있군요."
黑袍人答非所問的道:“就在下所知,已有兩批人手,進入這片荒原之中,這座佛寺,是這片荒原中唯一保留下來的房舍,早晚,他們會找到此地。”
흑포인은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말했다.
"내가 알기로는 이미 두 무리의 사람들이 이 황량한 평원에 진입했으며 이 한 채의 불사(佛寺)는 평원 안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집이니 조만간 그들이 이곳을 찾게 될 것이다."
葛元宏道:“你朋友告訴在下這些事,倒有些似友非敵了。”
갈원굉이 말했다.
"당신이 그런 일을 저한테 알려주시니 적이 아니라 친구인 것 같군요."
黑袍人道:“我如是追殺你們的人,豈肯和你浪費這多唇舌。”
흑포인이 말했다.
"내가 만일 너희들을 추살하는 사람이라면 어찌 너와 입 아프게 여러 말을 하겠느냐?"
葛元宏道:“這麽說來,閣下就是先我們借住在這佛寺中的朋友了?”
갈원굉이 말했다.
"그렇다면 귀하는 우리 먼저 이 불사 안에서 지내던 친구로군요?"
黑袍人道:“大約你們已搜查過我住的地方了。”
흑포인이 말했다.
"아마 너희들은 이미 내가 지내는 곳을 수색했겠지."
葛元宏道:“葛某人雖然進入了你朋友的房中查看了一下,但並未動過你朋友房中一草一木。”
갈원굉이 말했다.
"갈모는 비록 친구 당신의 방에 들어가 조사했지만 결코 당신 방 안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옮긴 적 없소이다."
黑袍人道:“幸得你沒有動過……”
흑포인이 말했다.
"다행히도 너는 건드리지 않았구나..."
話題一變,接道:“忠義俠陳道隆,在江湖行俠仗義,極有名聲……”
화제를 바꾸어 말을 이었다.
"충의협 진도륭은 강호에서 의협심을 발휘해 행협(行俠)하여 극히 명성이 드높지..."
葛元宏接道:“朋友和家師相識?”
갈원굉이 말했다.
"친구는 가사와 아는 사이시오?"
黑袍人道:“不認識,但我知道陳道隆的爲人,江湖上對他的評論很好。”
흑포인이 말했다.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진도륭의 사람됨을 알고 있다. 강호에서 그에 대한 논평이 아주 좋지."
葛元宏啊了聲!不知該說些什麽?只好住口不言。
갈원굉은 아!, 하고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입을 다물고 말이 없었다.
黑袍人輕輕歎息一聲道:“你們自承是初曆江湖,看來果然不錯,全然不知掩藏行蹤,至遲今晚,快則中午,你們必被人發現行蹤。”
흑포인이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너희들이 강호를 처음 경험한다고 인정했는데 행적을 감추는 법을 전연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과연 틀리지 않군. 늦으면 오늘 밤, 빠르면 정오에 너희들은 반드시 그들에 의해 행적이 발견될 것이다."
也不待葛元宏再答話,突然轉身行去。
갈원굉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돌연 몸을 돌려 걸어갔다.
葛元宏急急叫道:“朋友,留步!”
갈원굉이 급히 소리쳤다.
"친구, 걸음을 멈추시오!"
黑袍人腳雖停了下來,身形卻未轉過來,說道:“什麽事?”
흑포인은 발을 멈추었지만 신형은 돌리지 않고 말했다.
"무슨 일인가?"
葛元宏道:“承蒙指點,葛某人感激不盡。”
갈원굉이 말했다.
"가르침을 받아 갈모는 감격하기 그지 없소이다."
黑袍人道:“用不到謝我,說幾句話而已,算不得什麽?”
흑포인이 말했다.
"나한테 감사할 필요없다. 몇 마디 말해준 것 뿐인데 무슨 대단한 것인가?"
葛元宏道:“我們兄弟初離師門,對江湖中事,確實所知有限,你朋友既已不吝賜教了,還望能指示我們一個避敵之法?”
갈원굉이 말했다.
"우리 형제들이 처음 사문을 떠나와 강호의 일에 대해 확실히 아는 것이 유한하오. 친구 당신이 이미 가르침을 내리는데 인색하지 않으시니 우리들에게 적을 피할 방법을 지시해줄 수 있기를 바라오만?"
黑袍人道:“在下一生,從未白白的幫助過人,我倒有避敵之法,但你們必須得付出代價。”
흑포인이 말했다.
"내 한평생 여태껏 공짜로 남을 도와주지 않았다. 나에게 적을 피할 방법이 있지만 너희들은 반드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葛元宏道:“咱們離家之時卻也帶了一些黃、白之物,你朋友開價過來吧!”
갈원굉이 말했다.
"우리가 집을 떠나올 때 금붙이과 은붙이를 가져왔으니 친구 당신은 값을 불러보시오!"
黑袍人道:“金銀珠寶,都是有價之物,不會放在區區眼下。再說,追尋你們的敵勢,十分強大,在下稍有不慎,就會卷入這場是非,招來無窮禍患。”
흑포인이 말했다.
"금은주보(金銀珠寶)는 모두 가치있는 물건이나 내 눈에 들지 않는다. 다시 말해 너희들을 추적하는 적의 세력은 십분 강대하다. 내가 좀 조심하지 못하면 바로 이 시비에 말려들어 무궁한 화를 초래할 것이다."
郭文章忍了又忍,還是忍耐不住,道:“說了半天,你是怕人而已。”
곽문장이 참고 참다가 더이상 참지 못하여 말했다.
"한참을 말했지만 당신은 사람을 두려워할 뿐이군."
黑袍人道:“如是在下害怕,也不會傳這個消息給你們了。”
흑포인이 말했다.
"만일 내가 두려워한다면 이런 소식을 너희들에게 전해줄 리가 없지."
郭文章道:“你不是害怕,又是爲什麽……”
곽문장이 말했다.
"당신이 무섭지 않다면 또 왜..."
黑袍人接道:“在下只是不願自找麻煩罷了,但如諸位付的代價夠大,在下也許會爲重酬所動,不惜趟次混水。”
흑포인이 말했다.
"나는 단지 스스로를 번거롭게 만들기를 원치 않을 뿐이다. 그러나 제위들의 댓가가 충분히 크다면 나는 어쩌면 후한 보수를를 위해 움직일 것이며 성가신 일에 뛰어드는 것도 아까워하지 않을 테지."
郭文章道:“說說看,你要什麽?”
곽문장이 말했다.
"말해보시오. 당신은 무얼 요구하시오?"
葛元宏似是已有預感,所以一直未再接言。
갈원굉은 이미 예감하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줄곧 대꾸하지 않았다.
黑袍人道:“六合寶刀,那是天下馳名的寶刀,你們還不配用他,令師江湖上行走之時,從不佩帶此刀,那就證明了,他深谙懷璧其罪的道理。”
흑포인이 말했다.
"육합보도다. 그것은 천하에 이름을 떨친 보도이다. 너희들은 아직 그것을 쓸 자격이 없다. 영사가 강호를 다닐 때에 여태 그 칼을 차고 다니지 않았다. 그것은 보물을 품고 있는 그것이 죄라는 도리를 그가 꿰뚫고 있음을 증명한다."
葛元宏道:“朋友果是目力過人,一眼就瞧出了在下手中是六合寶刀。”
갈원굉이 말했다.
"친구는 과연 안력이 과인(過人)하시오. 한 눈에 제 손에 있는 것이 육합보도임을 알아내셨구려."
黑袍人道:“天下有無數人能在一眼間認出此刀,何足爲奇。”
흑포인이 말했다.
"한 눈에 이 칼을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천하에 무수히 있는데 기이할 것이 뭐가 있는가?"
葛元宏道:“此刀乃家師之物,在下不能作主。”
갈원굉이 말했다.
"이 칼은 가사의 물건이라 제가 주인 행세를 할 수 없습니다."
黑袍人一面舉步向前行去,一面說道:“那你就留作禮品,奉獻給敵人吧!”
흑포인이 한편으로는 앞을 향해 걸어가면서 한편으로 말했다.
"그러면 너는 선물로 남겨두었다가 적들에게 바치거라!"
葛元宏道:“朋友留步。”
갈원굉이 말했다.
"친구, 걸음을 멈추시오."
黑衣人停下來,但卻是背對兩人,還未轉身子,口中卻緩緩說道:“君子愛財,取之有道,這把刀是忠義俠陳道隆所有,在下自是不便出手豪奪,但如你們被人殺死之後,這把乃便會落宵小之手,那時,在下再設法謀奪此刀,自便取之無愧了。”
흑의인이 멈추었으나 두 사람을 등진 채로 몸을 돌리지 않고 입으로는 천천히 말했다.
"군자는 재물을 좋아하되 그것을 취함에 있어 도리가 있는 법. 그 칼이 충의협 진도륭의 소유이니 내 스스로 출수하여 힘으로 뺏기가 불편하다. 그러나 만일 너희들이 남에게 죽고난 뒤 도적들의 손에 떨어지면 그때 나는 다시 그 칼을 뺏을 방법을 강구하여 내 편할대로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취할 수 있지."
他自言自語,句句都是動人心弦的話,只聽得葛元宏暗暗震驚不已。
그가 하는 혼잣말 한 마디 한 마디는 모두 사람의 심현(心弦)을 움직이는 말이었다. 갈원굉이 듣고 속으로 경악해 마지않았다.
郭文章卻是大不服氣的,道:“照你朋友這個說法,我們是死定了麽?”
곽문장이 아니꼬와서 말했다.
"친구 당신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반드시 죽겠구려?"
黑衣人道:“生存之機,百分之一,九九賭一,這賭注太大了。”
흑의인이 말했다.
"생존의 기회는 백분지일인데. 구십구 대 일이니 이 도박은 너무 뻔하지."
葛元宏道:“朋友,高論發人深省,在下實在敬佩得很。”
갈원굉이 말했다.
"친구의 고론(高論)은 사람을 깊이 깨닫게 하는구려. 저는 확실히 탄복했소이다."
黑衣人道:“孺子倒是可教的人。”
흑의인이 말했다.
"어린 아이는 가르칠만한 사람이지."
葛元宏道:“可惜的是,在下無法決定把此刀奉送閣下,但在下如能見得家師,必將代爲懇求家師……”
갈원굉이 말했다.
"애석하게도 제가 이 칼을 귀하께 바칠지 결정할 수 없군요. 하지만 제가 만일 가사를 뵙게 된다면 반드시 가사께 대신 간청하겠소이다..."
黑衣人突然轉過身子,接道:“你不能代師贈刀,自然也無能深護你四位師弟之命了。”
흑의인이 돌연 몸을 돌리더니 말했다.
"네가 사부 대신 칼을 줄 수 없으니 당연히 너의 네 명의 사제들의 목숨도 보호할 수 없다."
葛元宏道:“果然是一大難題,在下相信你朋友所言,字字不虛,而且,在下也自知,一旦強敵找來此地,我們生存的機會不大。可是,身爲弟子的,如何能把師父珍藏禦賜寶刀,轉贈別人,兩難之間,實叫在下無所適從了。”
갈원굉이 말했다.
"과연 커다란 난제로군요. 저는 친구 당신의 말이 한 마디 한 마디 빈틈이 없으며, 게다가 일단 강적이 이곳을 찾아오면 우리의 생존 기회는 크지 않다고 믿고 있소이다. 그러나 제자된 몸으로 어떻게 황제가 내린 보도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겠습니까? 두 가지 난제 사이에 저는 실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소이다."
黑衣人道:“窮則變,變則通,你可懂得其中的道理麽?”
흑의인이 말했다.
"궁즉변(窮則變)이고 변즉통(變則通)이다. 궁하면 통한다고 너는 그 안의 도리를 알 수 있을텐데?"
葛元宏道:“道理略知一二,但卻想不出何以會跟贈刀有關。”
갈원굉이 말했다.
"도리는 대략 알고있소만 칼을 주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소이다."
黑衣人道:“你不能代師贈刀,但你難道不會丟失此刀麽?”
흑의인이 말했다.
"네가 사부 대신 칼을 줄 수 없지만 설마 그 칼을 잃어버릴 수 있지는 않을까?"
葛元宏道:“閣下之意,可是想要竊取在下的寶刀?”
갈원굉이 말했다.
"귀하의 말은 아무래도 저의 보도를 훔치려는 생각이구려?"
黑衣人道:“雞鳴狗盜之徒——在下不屑爲之。”
흑의인이 말했다.
"계명구도(雞鳴狗盜)의 무리들은 내가 하찮게 여기는 바이다."
葛元宏道:“這個,在下就不解了。”
갈원굉이 말했다.
"그건 제가 이해가 안되는군요."
黑衣人道:“丟失之道,方法甚多,除了竊取之外,還有什麽?”
흑의인이 말했다.
"잃어버리는 방법은 아주 많은데 훔치는 것을 제외하면 또 무엇이 있는가?"
葛元宏道:“搶。”
갈원굉이 말했다.
"빼앗는 것이오."
黑衣人道:“如是在下能夠出手搶,那就能偷,也不和你多費如許口舌了。”
흑의인이 말했다.
"만일 내가 출수하여 뺏을 수 있다면 훔칠 수도 있겠지. 너와 이렇게 입씨름을 할 필요가 없다."
葛元宏道:“這個,在下就想不明白了。”
갈원굉이 말했다.
"그러면 저는 생각이 잘 나지 않소이다."
黑衣人道:“你怎不再多一些心思想想,在下再等侯你片刻工夫,想不出,在下只好暫時望刀興歎,等你們被人殺死之後,在下再設法取刀,如是你想得出來,在下只好想法子救你們了。”
흑의인이 말했다.
"너는 어찌하여 좀 더 많이 생각해보지 않느냐. 내가 잠시 더 기다려줄테니 생각나지 않으면 나는 잠시 칼만 바라보며 한탄할 수 밖에 없고 너희들이 남들에게 죽임을 당한 후에 다시 칼을 취할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만일 네가 생각해낸다면 나는 너희들을 구해낼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郭文章道:“你不想搶,不願偷,但卻又舍不得這把寶刀。”
곽문장이 말했다.
"당신은 뺏을 생각도 없고 훔치기도 원치 않지만 이 보도를 포기하지는 못하는구려."
黑衣人道:“不錯,這就是作君子之害了。”
흑의인이 말했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군자의 나쁜 점이지."
郭文章道:“你口口聲聲,自稱君子,但你所作所爲,卻全無君子之風!”
곽문장이 말했다.
"당신이 말끝 마다 자칭 군자라고 하지만 당신이 하는 행동은 군자의 풍모가 전혀 없소!"
黑衣人道:“你說說看,在下那裏不是君子?”
흑포인이 말했다.
"말해보아라. 나의 어디가 군자가 아니더냐?"
郭文章道:“你既是君子,怎麽會生出取人寶刀之心?”
곽문장이 말했다.
"당신이 이미 군자라면 어째서 남의 보도를 취할 마음이 생겨났겠소?"
黑衣人冷冷說道:“君子動口,在下說說何妨?”
흑의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군자는 주먹이 아닌 말로 한다는데 내가 말을 한다고 안될 것이 뭐가 있느냐?"
郭文章道:“你既自稱君子,那就不該生出謀刀之心。”
곽문장이 말했다.
"당신이 이미 자칭 군자라 하니 보도를 꾀할 마음이 생겨서는 안되오."
黑衣人道:“在下只不過是出價求物,買賣不成仁義在,何損我君子之風。”
흑의인이 말했다.
"나는 단지 댓가로서 물건을 요구했을 뿐이다. 거래가 인의로써 이루어지지 않으면 군자의 풍모가 손상되지 않겠느냐?"
郭文章道:“你出了什麽價錢?”
곽문장이 말했다.
"당신은 무엇의 가격을 매긴 것이오?"
黑衣人道:“你們師兄弟五條命,千古艱難唯一死,難道這價錢還出的不夠大麽?”
흑의인이 말했다.
"너희들 사형제 다섯 가닥의 목숨이다. 천고에 가장 어려운 것이 죽는 일이지. 설마 이 가격을 매긴 것이 너무 부족한가?"
郭文章道:“現在我們都還好好的活著,如何能相信你的話。”
곽문장이 말했다.
"지금 우리들은 멀쩡히 살아있는데 어떻게 당신 말을 믿을 수 있겠소."
黑衣人道:“不信算了,君子一言,驷馬難追,在下說過不能搶,對在下你們只管放心。”
흑의인이 말했다.
"못 믿겠다면 됐다. 군자의 일언은 네 필의 말이 끄는 마차로도 쫓기 어렵다. 내가 뺏지 않겠다고 말했으니 나에 대해서 너희들은 얼마든지 안심해도 좋다."
葛元宏突然長長歎息一聲,道:“在下很相信你朋友的話。”
갈원굉이 돌연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저는 친구 당신의 말을 믿고 있소이다."
黑衣人突然發出陣呵呵的大笑之聲,道:“本來,老夫說的話,句句真實。”
흑의인이 돌연 허허, 하는 큰웃음 소리를 발출하더니 말했다.
"본래 노부의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진실이다."
葛元宏聽他改稱老夫,忍不住又仔細的看了一眼,只見那黑衣人額下垂著一片長須,根根如針,垂直不動,心中暗暗忖道:“這人有很多特征,黑衣人、黑沿氈帽,和那根根如針的黑須,師父怎未和我們講過呢?”
갈원굉이 그가 노부라고 고쳐서 부르는 것을 듣자 참지 못하고 또 자세히 한번 쳐다보았다. 흑의인의 이마(? 턱이 아닐까) 아래로 긴 수염이 드리워져 있는데 한 가닥 한 가닥이 바늘처럼 곧게 늘어뜨려져있고 움직이지 않아서 마음 속으로 암암리에 곰곰히 생각했다.
'이 사람은 아주 많은 특징이 있구나. 흑의에다 검은 챙이 있는 전모를 썼고 하나하나가 바늘 같은 검은 수염을 가졌는데 어째서 사부님께서는우리들에게 말씀하신 적이 없을까?'
他搜盡枯腸,希望能就這人的特征上,想出他的身份,但卻一直想不起來。
그는 머리를 쥐어짜며 이 사람의 특징으로 그의 신분을 생각해내기를 바랬지만 줄곧 생각이 나지 않았다.
那黑衣人道:“咦!你這娃兒,聰明得很,怎麽就是想不出失刀之法,老夫希望能救你們五人之命,索性再點你一句罷。”
흑의인이 말했다.
"쳇! 네 녀석은 아주 총명한데 어째서 칼을 잃어버릴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하느냐. 노부는 너희 다섯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기를 바라니 차라리 너에게 다시 한 마디 가르쳐주어야겠다."
葛元宏道:“在下恭聆高見。”
갈원굉이 말했다.
"저는 공손히 고견을 듣겠소이다."
黑衣人道:“老夫不能偷,又不能搶,但我能夠奪啊!”
흑의인이 말했다.
"노부가 훔치지도 뺏지도 못하지만 잃어버리게 할 수 있지!"
葛元宏望望手中寶刀,道:“在下明白了。”
갈원굉이 수중의 보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분명히 알았소이다."
忽的欺身而上,劈出一刀。黑衣人身子一轉,巧妙無比的閃在葛元宏的身後。 葛元宏寶刀揮動,反向後面劈來,劃出了一片森寒的刀氣。
문득 몸을 앞으로 기울이더니 일 도를 쪼개어냈다. 흑의인의 몸이 한 바퀴 돌더니 교묘하기 이를 데 없이 갈원굉의 뒤로 피했다. 갈원굉은 보도를 휘두르며 반대로 뒤쪽을 향해 한 조각 오싹한 도기를 그어냈다.
黑衣人身法奇怪,神倏無方,忽的一轉,但見人影一閃,又到了葛元宏的身後。 葛元宏雖然明白送刀之法,但一半也要試試這黑衣人的真正能耐,所以,攻勢十分認真,寶刀急變,一招“劃分陰陽”,護身攻敵,兩者兼具。
흑의인의 신법은 기괴했다. 변화가 없다가 문득 한번 돌면 인영이 번쩍, 하더니 또 갈원굉의 뒤에 이르렀다. 갈원굉은 비록 칼을 넘겨주는 방법을 잘 알았지만 절반 쯤은 이 흑의인의 진정한 솜씨를 시험해보고자 했다. 그래서 공세는 십분 진지했다. 보도가 급변했다. 획분음양(劃分陰陽)의 일 초는 호신(護身)과 적을 공격하는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추고 있었다.
黑衣人身軀微揚,倏忽間退後三尺,冷冷說道:“君子讓不過三,你要再攻,老夫就還手了。”
흑의인이 몸을 약간 위로 뛰어올라 별안간 뒤로 삼 척을 물러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군자는 세 번 이상 사양하지 않는다. 네가 다시 공격하면 노부는 반격하겠다."
葛元宏揮刀攻上,寶刀灑出了一片耀目的寒芒。黑衣人突然一揚左手,當的一聲,揣開寶刀,右手抓卻住了葛元宏的右腕,一扭一送其快絕倫,葛元宏手中之刀,已到了那黑衣人的手中。 這一招奪刀手法,快速巧妙,兼而有之,葛元宏不禁一呆。
갈원굉은 도를 휘둘러 공격해나갔다. 보도는 눈부신 한망을 뿌려냈다. 흑의인이 돌연 좌수를 떨치자 땅, 하는 소리가 들리며 보도를 품 속에 품듯 오른손이 갈원굉의 오른 손목을 움켜잡았다. 한 번 비틀고 한 번 밀쳐내는 그 빠르기는 절륜하였다. 갈원굉 수중의 칼은 이미 그 흑의인의 수중으로 넘어갔다. 이 일 초의 칼을 뺏는 수법은 쾌속함과 교묘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갈원굉은 멍해지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黑衣人哈哈一笑,道:“你和我動手,失了寶刀,你師父問起來,你自然可以堂而皇之的答複他了……”
흑의인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너는 나와 싸워 보도를 잃었다. 네 사부가 묻거든 너는 당연히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을 게다..."
語聲微微一頓,接道:“老夫讓你三招之後,再行還手奪刀,也不算失身份?”
말끝을 흐리더니 이어서 말했다.
"노부가 너에게 삼 초를 양보한 후 다시 반격하여 칼을 빼앗았으니 체면을 잃은 것이라 할 수 없겠지?"
郭文章大聲道:“你這算什麽君子人物,誘人出手,奪人寶刀,簡直是僞君子。”
곽문장이 큰 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무슨 군자라 할 수 있소. 출수하도록 사람을 꾀어서 보도를 뺏았으니 그야말로 위군자(僞君子)요."
葛元宏和那黑衣人動過數招,但始終未能逼的那黑衣人擡起臉來,一睹他真正面目。
갈원굉은 그 흑의인과 몇 초를 싸웠지만 끝내 그 흑의인이 얼굴을 들도록 만들 수 없어 그의 진면목을 보지 못했다.
但郭文章這幾句話,卻使那黑衣人突然一挺腰幹,推高頭上的長沿氈帽,現出五官面目,道:“不錯,老夫正是僞君子艾倫。”
그런데 곽문장의 그 몇 마디 말은 흑의인이 돌연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머리 위의 전모를 밀어올려 오관(五官)의 생김새를 드러내고는 말했다.
"그렇다. 노부가 바로 위군자(僞君子) 애륜(艾倫)이다."
葛元宏凝目望去,只見艾倫濃眉虎目,高鼻闊口,看上去倒不像個奸陰之輩。 艾倫輕輕咳了一聲,接道:“老夫雖被稱作僞君子,但行動之間,一直恪守著君子的分寸,需知一個人,如能數十年限制他的行動,不作逾越,縱是作爲,那也是該受人敬重。”
갈원굉이 주의해서 바라보았지만 애륜의 짙은 눈썹, 호랑이 눈, 높은 콧대와 큰 입은 오히려 간사한 무리가 아닌 듯 보였다. 애륜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노부가 비록 위군자로 불리지만 행동에는 줄곧 군자의 분수를 엄격히 지켰다. 한 사람이 만일 수십 년간 그의 행동이 도를 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그가 한 일들은 마땅히 사람들에게 존경받아야 함을 알아야 한다."
葛元宏輕輕歎息一聲道:“家師曾經提過老前輩,只可惜,在下忘懷了。”
갈원굉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가사께서 일찌기 노선배님을 언급하신 적이 있으셨소이다. 다만 애석하게도 제가 잊어버렸군요."
艾倫微微一笑,道:“葛元宏,你並不吃虧,你雖然失去了六合寶刀,但你卻救了四個師弟的性命,也救了你自己。”
애륜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갈원굉, 너는 결코 손해보지 않았다. 네가 비록 육합보도를 잃었지만 너는 도리어 네 명 사제의 목숨을 구했고 네 자신도 구했다."
葛元宏道:“希望老前輩說的都是真實之言。”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의 말씀이 진실된 말씀이기를 바랍니다."
艾倫道:“君子雖僞,但還要恪守君子之道,出口之言,必將作到。”
애륜이 말했다.
"비록 군자를 사칭하지만 군자의 도리는 엄격히 지켜야한다. 입 밖으로 뱉은 말은 반드시 지킬 것이다."
郭文章道:“就在下所知,君子稱僞,連小人也不如!”
곽문장이 말했다.
"제가 아는 바로는 군자를 사칭하는 것은 소인(小人)보다도 못하오!"
艾倫哈哈一笑,道:“小挂兒,如是老夫不是被僞君子這幾個子拴住,就憑你這幾句話,老夫就要取你之命了。”
애륜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어린 녀석아, 만일 노부가 위군자라는 이것에 얽매여있지 않다면 너의 그 몇 마디 말에 노부는 너의 목숨을 취했을 것이다."
郭文章暗暗忖道:“看他奪刀的手法,取我之命,確然是不過舉手之勞而已。”
곽문장이 몰래 생각했다.
'그가 칼을 뺏는 수법으로 보아 나의 목숨을 취하는 것은 확실히 손을 한번 들어올리는 수고에 불과할 뿐이다.'
當下不再多言。
즉시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艾倫神情肅然的接道:“僞君子不如小人,那只是皮相之論,重要的是君子有道,小人無行,老夫雖僞,還在君子道上,需知江湖奸詐,防不勝防,老夫如真君子之風待人,早就被人算計了,焉能活到現在,老夫愛你們手中六合寶刀,但卻能固守君子之道,不肯出手搶奪,卻令你那師兄出手攻我,便予老夫奪刀,這雖是有些作僞,但老夫卻付了無比龐大的代價,你那師兄,比你聰明多了,所以他立時出手,刀雖入老夫之手,卻保了你們五人之命,而且,還證明了一件事了。”
애륜이 숙연한 표정으로 이어서 말했다.
"위군자는 소인과 같지 않다. 그것은 단지 피상적인 말이고 중요한 것은 군자는 도리가 있고 소인은 행실이 나쁘지. 노부가 비록 군자를 사칭하지만 군자의 길을 가고있다. 강호는 간사하고 속이기를 잘하니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음을 알 필요가 있다. 노부가 만일 정말로 군자의 풍모로 남을 대한다면 벌써 남의 음해를 받았을 것이며 어찌 지금 살아있을 수 있겠느냐?
노부가 너희들 수중의 육합보도를 좋아하지만 군자의 도리를 고수하며 출수하여 강탈하지 않으려 했다. 오히려 너의 그 사형이 출수하여 나를 공격하여 노부에게 칼을 빼앗겼다. 이것은 비록 조금은 속임수가 있지만 노부는 도리어 비할 데 없이 엄청난 댓가를 지불한다. 너의 그 사형은 너에 비해 훨씬 총명하다. 그래서 그는 즉시 출수하여 칼은 비록 노부의 손에 들어갔으나 너희들 다섯 사람의 목숨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고 게다가 한 가지 일을 증명했다."
郭文章道:“什麽事?”
곽문장이 말했다.
"무슨 일이오?"
艾倫道:“證明了老夫的武功,奪刀只不過舉手之勞。”
애륜이 말했다.
"손을 드는 수고만으로 칼을 뺏는 노부의 무공을 증명했지."
郭文章沈吟了一陣,道:“這話倒也不錯。”
곽문장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 말은 틀리지 않았소."
艾倫道:“如是老夫不守君子之道,此時情形,只怕早已是滿地血腥了。”
애륜이 말했다.
"만일 노부가 군자의 도리를 지키지 않는다면 지금의 정황에서는 벌써 피비린내가 가득했을 것이다."
郭文章道:“那是如何一個情形?”
곽문장이 말했다.
"그것이 어떤 정황이오?"
艾倫道:“老夫可以奪過你們手中之刀,把你們五兄弟殺死,棄屍于此而去,武林中又有淮知此事是老夫所爲。”
애륜이 말했다.
"노부는 너희들 수중의 칼을 빼앗고 너희 다섯 형제들을 죽여 시체를 이곳에 버리고 가버릴 수 있다. 무림에서 또 누가 이 일이 노부가 저지른 짓임을 알겠느냐?"
郭文章道:“但你拿了六合寶刀在江湖之上行走,豈能不爲人知。”
곽문장이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육합보도를 가지고 강호를 다닐 텐데 어찌 남들에게 알려지지 않을 수 있겠소?"
艾倫道:“追殺之人,處處皆是,老夫找一個死去的人,記在他的帳上,有何不可。”
애륜이 말했다.
"추살하는 사람들은 도처에 다 있다. 노부가 한 명의 죽은 사람을 찾아 그에게 돌려버리면 안될 것이 있을까?"
葛元宏輕輕歎息聲,道:“老前輩已把六合寶刀奪入了手中,但如何救我們兄弟之命?”
갈원굉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노선배께서 이미 육합보도를 수중에 넣으셨지만 어떻게 우리 형제들의 목숨을 구하실 것인지요?"
艾倫道:“如若老夫此刻否認有幫助你們之言,那就僞君子也不是了。”
애륜이 말했다.
"만약 노부가 지금 너희를 도와주겠다는 말을 부인하면 그것이 바로 위군자가 아니겠느냐."
葛元宏怔了怔,道:“你……”
갈원굉이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
艾倫臉色一沈,道:“幸好老夫是僞君子,不論如何,都得言而有信,不過,敵勢強大,你們必需要聽老夫的安排才成。”
애륜이 안색이 침중해지더니 말했다.
"다행히 노부는 위군자다. 어찌되었든 말에는 신용이 있다. 그러나 적세(敵勢)는 강대하니 너희들은 반드시 노부의 안배에 따라야만 한다."
葛元宏道:“在下兩位師弟,一個斷去一臂、一個身受很沈重的內傷,都暫時失去拒敵之能。”
갈원굉이 말했다.
"저의 두 사제는 한 명은 팔이 잘리고 한 명은 몸에 심한 내상을 입어 잠시 적에 항거할 능력을 잃었습니다."
艾倫道:“就算他們不曾受傷,你們師兄弟五人,再加上老夫,也無法與敵勢抗拒,所以,此事必得作僞一番才成。”
애륜이 말했다.
"설령 그들이 다치지 않았더라도 너희 사형제 다섯 사람에 노부를 더해도 적세에 항거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일은 반드시 한번 속임수를 써야만 된다."
葛元宏道:“如何一個作僞之法?”
갈원굉이 말했다.
"어떤 속임수입니까?"
艾倫笑道:“老夫號稱僞君子,作僞之術,天下第一,只要你肯聽老夫之言,必可避開敵勢。”
애륜이 말했다.
"노부가 위군자로 불리니 속이는 기술은 천하제일이다. 네가 노부의 말을 따르기만 하면 틀림없이 적세를 피할수 있다."
葛元宏沈思一陣,道:“好吧!老前輩要我們如何作僞,只管吩咐就是。”
갈원굉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좋습니다! 노선배께서 우리가 어떻게 속이면 될지 분부만 하십시오."
艾倫道:“眼下第一件事,你們先要躲避起來。”
애륜이 말했다.
"지금 첫 번째 일은 너희들은 우선 숨어야한다는 것이다."
葛元宏道:“避向何處呢?”
갈원굉이 말했다.
"어디로 가서 피하라는 말씀입니까?"
艾倫道:“這座古廟之內,有一座枯了的深井,你們避在那深井之中。”
애륜이 말했다.
"이 고묘 안에 말라버린 깊은 우물이 하나 있는데 너희들은 그 우물 속으로 피하거라."
郭文章道:“以後呢?”
곽문장이 말했다.
"이후에는?"
艾倫道:“以後麽?老夫摸清楚他們來勢之後,再行設法應付。”
애륜이 말했다.
"이후에는? 노부가 그들이 들이닥치는 세력을 똑똑히 파악한 뒤에 다시 대응법을 세우도록 하자."
葛元宏道:“如照前輩的估計,他們何時到此?”
갈원굉이 말했다.
"선배님의 추측에 따르면 그들은 언제 이곳에 도착합니까?"
艾倫道:“很快就可以找來此地,你們要即刻行動了。”
애륜이 말했다.
"아주 빨리 이곳을 찾아올 수 있다. 너희들은 즉각 움직여야 한다."
郭文章道:“這就奇怪了!”
곽문장이 말했다.
"이것 참 기괴하군!"
艾倫道:“奇怪什麽?”
애륜이 말했다.
"무엇이 기괴하다는 것이냐?"
郭文章道:“我們離船之時十分隱密,怎麽會有人知曉我們在此地棄船上岸呢?”
곽문장이 말했다.
"우리가 배를 떠날 때 십분 은밀했는데 어떻게 우리가 이곳에서 배를 버리고 육지로 올라온 것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艾倫道:“這中間很多學問,但老夫無暇和你細說……”
애륜이 말했다.
"그 가운데에는 아는 방법이 아주 많지만 노부는 너희들에게 세세히 말할 겨를이 없..."
這時,突聞一聲淒厲的長嘯之聲,傳了過來,打斷了艾倫未完之言。
이때 별안간 한 소리 처량하고 날카로운 장소(長嘯)가 전해져와서 애륜의 말을 중간에서 잘라버렸다.
艾倫聞得淒厲嘯聲,臉色突然一變,道:“小娃兒,你是否還想收回六合寶刀?”
애륜이 처량하고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를 듣자 안색이 돌연 일변하여 말했다.
"어린 녀석아, 너는 육합보도를 되돌려 받고 싶지 않으냐?"
葛元宏怔了一怔,道:“老前輩此言何意了?”
갈원굉이 멍해져서 말했다.
"노선배님의 그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
艾倫道:“因爲,老夫的估計有點錯誤。”
애륜이 말했다.
"왜냐하면 노부의 추측에 좀 착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郭文章道:“你這人出乎爾反乎爾,究竟是怎麽回事?”
곽문장이 말했다.
"당신이란 사람은 이랬다저랬다하는군요. 도대체 어찌된 일이시오?"
艾倫道:“幸得老夫是僞君子,總有出爾反爾之變,也不算什麽大逆不道的事,再說老夫還給你們六合寶刀,自然就不用再管你們的事了……”
애륜이 말했다.
"다행히 노부가 위군자이니 이랬다저랬다 변덕을 부려도 무슨 대역부도(大逆不道)한 일이 아니라 할 수 있지. 다시 말해 노부가 너희들에게 육합보도를 돌려주면 자연 너희들의 일에 상관하지 않아도 되지..."
郭文章道:“大師兄,這人反反複複全無君子氣度,不用和他多費口舌了,收回寶刀就是。”
곽문장이 말했다.
"대사형, 이 사람은 자꾸 말을 뒤집으니 군자의 기도가 전혀 없습니다. 그와 여러 말 할 필요없으니 보도를 되돌려 받으셔야 합니다."
葛元宏輕輕歎息一聲,道:“四弟,你不了解這位艾倫老前輩,他雖不是真君子,但也不是陰惡小人,他這般出爾反爾,就是爲了不要完全離開君子之道。”
갈원굉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사제, 자네는 이 애륜노선배를 이해하지 못하네. 그는 비록 참된 군자는 아니지만 음악(陰惡)한 소인도 아닐세. 그가 이렇게 이랬다저랬다한다고 완전히 군자의 도리에서 벗어났다고 해서는 안되네."
艾倫道:“事有好壞,人有善惡,老夫不是一言如真君子,但也不是口蜜腹劍的真小人。”
애륜이 말했다.
"일에는 좋고나쁨이 있고 사람에게는 선하고 악함이 있지. 노부가 참된 군자는 아니지만 구밀복검(口蜜腹劍)하는 진짜 소인도 아니다."
郭文章道:“你非君子,亦非小人,那你算什麽人呢?”
곽문장이 말했다.
"당신이 군자가 아니고 소인도 아니면 어떤 사람이오?"
艾倫道:“如若硬要說老夫是壞人,那也是好人中的壞人。老夫這一生之中,沒有存劍膽俠心,路見不平時,拔刀相助,但也沒有趁火打劫,落井下石,暗箭傷人。”
애륜이 말했다.
"만약 굳이 노부를 나쁜 사람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좋은 사람중의 나쁜이다. 노부는 일생동안 억울한 일을 보면 도와주는 강직한 기개와 의협심을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불난 집에 도둑질을 하거나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뜨리거나 몰래 남을 해치지도 않았다."
郭文章道:“還有一句,你爲什麽不說了?”
곽문장이 말했다.
"또 한 하나 더 있는데 당신은 왜 말하지 않으시오?"
艾倫道:“什麽話?”
애륜이 말했다.
"무엇을 말하라는 것이냐?"
郭文章道:“乘人之危。”
곽문장이 말했다.
"남이 위험에 처한 틈을 타서 남을 해치는 것."
艾倫道:“這話說的太重,老夫犯的只能算是撿人便宜。”
애륜이 말했다.
"그 말은 너무 심하군. 노부는 저지른 것은 단지 거저먹기라고 할 수 있다."
語聲微微一頓,道:“如是老夫連這一點毛病也沒有,豈不成真君子。”
잠시 멈추었다 말했다.
"만일 노부가 이 정도 결점조차 없다면 어찌 참된 군자가 못되었겠느냐."
突然雙手捧住六合寶刀遞了過來,道:“這寶刀乃是禦賜之物,老夫不想佩帶了,原物奉還。”
돌연 두 손으로 육합보도를 받쳐들고 건네주며 말했다.
"이 보도는 황제가 하사하신 물건이니 노부는 차고 다니고 싶지 않아서 되돌려준다."
郭文章伸手去接,卻被葛元宏一把推開,道:“晚輩無能保護此刀,致被老前輩奪去,咱們有言在先,此刀暫存老前輩處,日後,家師自會討取,或是晚輩有能時,再行取過此刀。”
곽문장이 손을 뻗어 받으려했으나 갈원굉이 밀쳐내며 말했다.
"후배는 이 칼을 보호할 능력이 없어 노선배님께 빼앗기기에 이르렀지요. 우리는 미리 말을 명확하게 해둡시다. 이 칼을 잠시 노선배님께 맡겨두겠습니다. 나중에 가사께서 친히 받아내시든지 혹은 후배가 능력이 생겼을 때 다시 가서 이 칼을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艾倫道:“咦!看來,你要賴在老夫身上了?”
애륜이 말했다.
"쳇! 보아하니 너는 노부한테 덮어씌우려 하는구나?"
葛元宏道:“是非只爲多開口,煩惱皆因強出頭,如是老前輩不爲寶刀所動,此事萬萬不會招惹在你的身上!”
갈원굉이 말했다.
"시비는 말이 많아서 생기고 번뇌는 호승심 때문에 생깁니다. 만일 노선배께서 보도를 가지고 다니지 않으신다면 당신의 신상에 그런 일은 초래되지 않을 것입니다!"
艾倫收回寶刀,臉色一變,沈吟說道:“聽著,剛才那聲淒厲的長嘯,乃是江湖上有名的天視、地聽二怪的嘯聲,這兩人擅長追蹤之術,世無其匹,而且一身邪功,登峰造極,老夫未料到他們竟然也到了此地,這次,便宜沒有檢成,連老夫也要拖入這池混水之中了。”
애륜이 보도를 다시 거두고 안색이 일변해서 침음하더니 말했다.
"듣거라. 조금 전 그 처량하고 날카로운 장소(長嘯)는 강호에서 유명한 천시(天視), 지청(地聽) 이괴(二怪)의 휘파람 소리다. 이 두 사람은 추종술(追蹤術)로는 세상에서 필적할 사람이 없는 재주가 있다. 게다가 일신의 사공(邪功)은 등봉조극(登峰造極)에 이르렀다. 노부는 그들이 이곳에 도착했을 줄은 짐작하지 못했다. 이번에 힘들이지 않고 거저 먹지도 못하고 노부까지 흙탕물 속에 끌려들어가는구나."
葛元宏一揚雙眉,道:“怎麽?你害怕了?”
갈원굉이 두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어찌된 겁니까? 당신은 두렵습니까?"
艾倫道:“視、聽二怪,武功詭異莫測,老夫就是不怕他們,也不願招惹他們。”
애륜이 말했다.
"시, 청 이괴는 무공이 종잡을 수 없어 예측이 불가능하다. 노부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그들을 건드리기도 원치 않는다."
葛元宏道:“所以,你想推翻前約,把寶刀交還在下。”
갈원굉이 말했다.
"그래서 당신은 이전에 한 약속을 뒤엎어 보도를 저한테 넘겨주셨군요."
艾倫道:“不錯。如是把寶刀交還你們,老夫自是不用再管你們的閑事了。”
애륜이 말했다.
"그렇다. 만일 보도를 너희들한테 넘겨주면 노부는 자연 더이상 너희들 일에 쓸데없이 상관할 필요가 없다."
葛元宏道:“既是有約定在先,在下等豈能不守信約。”
갈원굉이 말했다.
"이미 먼저 약속했는데 저희들이 어찌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艾淪怔了一怔,道:“你們當真不願收回寶刀。”
애륜이 멍해져서 말했다.
"너희들은 정말 보도를 돌려받기를 원치 않느냐?"
葛元宏道:“收回寶刀,不是現在,既然咱們先有約言,在下不能不守。”
갈원굉이 말했다.
"보도를 돌려받는 것은 지금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는 먼저 약속한 말이 있으니 저는 지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郭文章道:“我瞧你連僞君子這個綽號,也無能保有了。”
곽문장이 말했다.
"내가 볼 때 당신은 위군자라는 별호조차 보존할 수 없소이다."
艾倫道:“想不到老夫這番撿便宜,竟撿了一個燙手的山芋,你們既是不收寶刀,老夫也力行信諾了,老夫雖僞,但不能脫離君子之道,不過,視、聽雙怪,參與了此事,情勢上大不相同,老實說,老夫也不是視,聽雙怪聯手之敵,因此,咱們不得不改變計劃了。”
애륜이 말했다.
"노부가 거저먹으려다가 뜨거운 감자에 손을 데고 말았구나. 너희들이 보도를 거두지 않으니 노부도 승낙한대로 실천해야겠군. 노부가 비록 위군자이지만 군자의 도리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시,청 쌍괴가 이 일에 참여했으니 정세상 크게 달라졌다. 솔직히 시,청 쌍괴가 연수(聯手)하면 노부도 적수가 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부득이 계획을 변경해야한다."
葛元宏道:“怎麽改變?”
갈원굉이 말했다.
"어떻게 바꿉니까?"
艾倫道:“天視、地聽耳目靈敏無比,你們如是藏在枯井之中,決然無法瞞得過他們,必爲他們尋獲。”
애륜이 말했다.
"천시, 지청의 이목은 영민하기 비할 데가 없다. 너희들이 만일 마른 우물 속에 숨는다면 결코 그들을 속여넘길 수 없다. 반드시 그들이 찾아낼 것이다."
葛元宏道:“老前輩有何良策?”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께서는 어떤 좋은 계책이 있으십니까?"
艾倫道:“我要把你們活埋起來。”
애륜이 말했다.
"나는 너희들을 산 채로 묻으려 한다."
郭文章道:“活埋起來?”
곽문장이 말했다.
"산 채로 묻는다고요?"
艾倫道:“不錯,你們要相信老夫的話,咱們有約在先,如是不肯相信老夫,老夫只好失一次信約,放下寶刀而去,反正是老夫被人稱爲僞君子,偶然做一件不守信約的事,那也不算什麽。”
애륜이 말했다.
"그렇다. 우리가 먼저 약속했으니 너희들은 노부의 말을 믿어야 한다. 노부를 믿지 못하겠다면 노부는 한 번 약속을 어기고 보도를 놓아두고 떠날 수 밖에 없다. 어쨌든 노부는 남들에게 위군자라 불리니 우연히 약속을 못지킨 일이 한 건 있어도 무슨 대수는 아니다."
葛元宏追問道:“老前輩當真是要把我們活活埋在地裏麽?”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께서는 정말로 우리를 산 채로 땅 속에 묻으려 하십니까?"
艾倫道:“一點不錯,非如此不能瞞過天視、地聽二怪,老夫會爲你們選一個通氣之處,在他們離去之後,老夫再將你們挖出來就是。”
애륜이 말했다.
"조금도 틀림이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천시, 지청 이괴를 속일 수 없다. 노부가 공기가 통하는 곳을 골라줄 테니 그들이 떠난 후에 노부가 다시 너희들을 파내겠다."
葛元宏道:“老前輩准備幾時動手?”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께서는 언제 손을 쓰실 작정이십니까?"
艾倫道:“自然是愈快愈好,以天視,地聽之能,不超過一個時辰,定然會找到此地。”
애륜이 말했다.
"당연히 빠를수록 좋다. 천시, 지청의 능력이라면 불과 한 시진이 넘지 않아 이곳을 찾아낼 것이다."
葛元宏道:“一個時辰,要挖一個能埋我們五兄弟的土坑,也非易事啊。”
갈원굉이 말했다.
"한 시진 안에 우리 다섯 형제를 묻을 구덩이를 파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艾倫道:“馬上挖坑,自然是來不及了,快去帶他們來。”
애륜이 말했다.
"지금 구덩이를 파도 당연히 늦지. 빨리 그들을 데려 오너라."
葛元宏略一沈思,道:“好。”
갈원굉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좋습니다."
轉身行去。
몸을 돌려 걸어갔다.
郭文章還在猶豫,但眼看師兄答允下來,只好跟著行動。 這時,譚家麒、陸小珞已可行動,匆匆整理了衣物,行出廂房。 艾倫已然等得不耐,冷冷地說道:“你們再晚一刻,只怕是葬死,不是活埋了。”
곽문장은 망설여졌지만 사형이 승낙하는 것을 보자 뒤따라 행동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 담가기, 육소락은 이미 행동을 개시하여 총총이 옷가지를 정리하여 상방을 나섰다. 애륜은 이미 기다리다 참지 못하고 냉랭하게 말했다.
"너희들이 일 각만 더 늦었다면 산 채로 묻히는 것이 아니라 죽어서 장사를 지냈을 것이다."
郭文章這一次沒有出言反擊,只因他心中又想了很多事,艾倫出手能從大師兄手中,奪去那削鐵如泥的寶刀,武功是何等高強,但他對天視、地聽二怪,卻似是存著很深的畏懼,一個僞君子艾淪,似乎已有著足夠殺死他們師兄弟五人的力量,實也用不著多費心機口舌。 反抗既沒有一點機會,似乎是只有聽憑艾倫的擺布了。
곽문장이 이번에는 말로 되받아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심중으로 많은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애륜이 출수하여 대사형 수중에서 쇠도 진흙처럼 자르는 보도를 뺏아갔으니 무공이 얼마나 고강한가? 그러나 그는 천시, 지청 이괴에 대해 아주 깊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위군자 애륜은 충분히 그들 사형제 다섯을 죽일 수 있는 역량이 있으니 사실 입 아프게 말하며 심기를 모소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반항할 한 점 기회는 이미 없었고 단지 애륜이 하자는 대로 따를 수 밖에 없었다.
江湖上有很多奇怪傳統,奇怪人物,有些人殺了很多人,也做了很多壞事,但他卻能夠遵守著一諾千金的信義。 像僞君子艾倫這等人,自知不是好人,但又偏偏不要做太壞的人,他自己爲自己訂出了很多戒規,嚴格的遵守著,他貪撿便宜,卻又總要付一點小小的代價,他自知不是君子,但又不願真的做一個小人。 他想做壞事,卻又想出很多道理束縛著自己,在那極狹小的夾縫中,用盡心機,撿得便宜,才能沾沾自喜,感覺到自已是充滿著智慧的人。
강호상에는 기괴한 전통, 기괴한 인물이 아주 많다. 사람을 아주 많이 죽인 자도 있고, 나쁜 짓을 아주 많이 한 자도 있다. 그러나 그는 한 번 약속한 일을 천금처럼 여기며 신의를 준수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위군자 애륜 같은 이런 사람은 자신이 좋은 사람이 아님을 알지만 너무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라 할 수도 없었다. 그는 자기자신이 규칙을 정해두고 엄격하게 준수했다. 그가 힘 안들이고 거저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또 소소한 댓가를 요구하는 셈이다.
그는 자신이 군자가 아님을 알지만 또 소인이나 하는 짓을 저지르기를 원치 않았다. 그는 나쁜 일을 저지르고 싶어지면 또 아주 많은 자신을 속박하는 도리를 생각해내고 그 극히 협소한 틈새에서 심기를 다해 불로소득을 얻으면 득의양양해 하며 자신이 지혜가 충만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年紀幼小的陳公子,似乎是在短短幾日內,長大了很多,不論什麽事,都聽從幾個師兄安排。 艾倫帶著幾人,行入佛寺後院一處角落中,果然見一座八九尺深淺的一座土坑。 葛元宏向下瞧了一眼,只見坑底亦有五尺方圓,足可安下幾人。
나이 어린 진공자는 마치 짧디 짧은 며칠 간 아주 많이 커버린 듯 했다. 무슨 일인지 따지지 않고 사형들의 안배대로 따랐다. 애륜은 그들을 데리고 불사 후원의 어느 구석진 곳으로 갔다. 과연 팔구 척 깊이의 흙구덩이가 보였다. 갈원굉이 아래를 한번 살펴보니 구덩이 바닥은 오 척 방원이라 몇 사람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어 보였다.
艾倫急急道:“快跳下去,這地方能不能避過視、聽二怪的耳目,還要看咱們的運氣如何了。”
애륜이 급히 말했다.
"빨리 뛰어내려라. 이 지방은 시,청 이괴의 이목을 피할 수 없다. 우리의 운이 어떤가에 달렸다."
陳公子道:“大師兄,咱們可要跳下去麽?”
진공자가 말했다.
"대사형, 뛰어내려야 합니까?"
葛元宏道:“眼下,似乎是只有跳下去一途了。”
갈원굉이 말했다.
"지금은 뛰어내리는 한 가지 길 밖에 없는 것 같구나."
陳公子一閉眼睛,首先跳了去。
진공자가 눈을 감더니 먼저 뛰어내렸다.
艾倫推過一片青石磨盤,道:“這土坑越往上面越大,大約只能放下一半,老夫掩上雜草,虛土,這塊青石,足可負擔了。”
애륜이 청석으로 된 맷돌짝을 밀면서 말했다.
"이 구덩이는 바닥에서 위로 올라갈 수록 커지니 아마 절반 쯤에 놓이겠지. 노부가 잡초와 부슬부슬한 흙으로 위를 가릴 텐데 이 한 덩어리 청석은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葛元宏打量了那青石一眼,暗中估計了一下,隨即跳了下去。
갈원굉은 그 청석을 한번 훑어보며 몰래 어림잡아보더니 즉시 뒤따라 뛰어내렸다.
艾倫一揚手,道:“接著。”
애륜이 손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받아라."
六合寶刀投入坑中。
육합보도를 구덩이 안에 던져넣었다.
葛元宏伸手接過,道:“老前輩還刀何意?”
갈원굉이 손을 뻗어 받고는 말했다.
"노선배님이 칼을 돌려주심은 무슨 의미입니까?"
艾倫道:“等避過視、聽二怪,老夫救你們出來時,再收回寶刀不遲。”
애륜이 말했다.
"시,청 이괴를 피하고 나면 노부가 너희들을 나오게 하고 다시 보도를 회수해도 늦지않다."
葛元宏道:“這青石磨盤,雖可頂住雜草、虛土,但卻無法通氣,豈不要活活把我們悶死。”
갈원굉이 말했다.
"이 청석으로 된 맷돌짝이 윗면의 잡초와 부슬부슬한 흙을 받칠 수 있겠지만 공기가 통하지 않으니 우리들은 숨막혀 죽지 않겠습니까?"
艾倫道:“牆外是一片水池,草深及人,老夫用兩根竹竿,打通中間的關節,由牆外插入土坑之中,才有機會瞞過視、聽二怪。”
애륜이 말했다.
"담 밖에 연못이 있는데 풀이 사람 키 만큼 무성하게 자랐지. 노부가 중간의 마디를 뚫은 두 개의 죽간(竹竿)을 담 밖에서 구덩이 안으로 찔러넣으면 시,청 이괴를 속여넘길 기회가 있을 것이다."
葛元宏道:“天視、地聽竟有這等能耐麽?”
갈원굉이 말했다.
"천시, 지청이 그렇게 능력이 뛰어납니까?"
艾倫道:“此時此刻,無法和你多說,咱們如是都能活著,那就以後再說。”
애륜이 말했다.
"지금은 너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우리가 살아날 수 있다면 그 이후에 다시 이야기하자꾸나."
翻身躍出圍牆。 葛元宏也和幾個師弟,排坐土坑之內,並且動手安排那青石落下後的支撐之法。 又過片刻,果然,有兩根竹竿,不知從何處,透入土坑。 但聞衣袂飄風之聲,艾倫躍落土坑旁側。 葛元宏,郭文章極力配合,才算把那塊磨盤,平放在土坑之上。
몸을 날려 공중제비를 돌아서 빙 둘러선 담을 뛰어넘었다. 갈원굉은 사제들과 구덩이 안에 줄지어 앉았다. 동시에 그 청석이 내려진 뒤에 지탱할 방법을 손을 써서 안배했다. 또 잠시후 과연 두 개의 죽간이 어디서인지 모르지만 구덩이 안으로 투입(透入)되었다. 옷자락이 펄럭이는 소리가 들러디너 애륜이 흙구덩이 옆에 떨어져내렸다. 갈원굉, 곽문장은 힘을 배합하여 그 멧돌짝은 구덩이 위에 평평하게 내려놓았다.
艾倫緩緩說道:“那竹竿透出水面,不過半尺左右,夠安全,也夠隱密,爲了掩蔽天視、地聽的耳目,我決定把泥土填的紮實一些,你們小心那青石塌落下去。”
애륜이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그 죽간은 수면을 불과 반 척 가량 뚫고나와있으니 천시, 지청의 이목을 가리기에 충분히 안전하고 은밀하다. 나는 흙을 다져넣기로 결정했으니 너희들은 그 청석이 무너지는지 조심하거라."
郭文章對著青石磨盤正中的石孔,高聲說道:“你把泥土填實了如是不肯再來,我們豈不是要被困在此地。”
곽문장이 그 청석으로 된 맷돌짝 한가운데의 구멍에다 대고 큰 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흙을 다져넣고 다시 오지 않으면 우리는 이곳에 갇혀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艾倫道:“老夫將寶刀在此抵押,難道還會跑了不成。”
애륜이 말했다.
"노부가 보도를 이곳에 저당잡혔는데 설마 도망이야 가겠느냐."
一面說話,一面推泥土,填起了土坑。 他工作十分認真,填滿了泥土之後,又在上面覆蒙了不少枯草,才悄然離去。 那是極爲細密的設計,簡直是看不出任何人填土的痕迹。 縱然是才慧絕高的人,也無法瞧出任何破綻。
말을 하면서 흙을 밀어서 구덩이를 매웠다. 그는 십분 진지하게 일을 했다. 흙으로 다 매운 뒤에 또 그 위를 적지않은 마른 풀로 덮고서야 조용히 떠났다. 그것은 극히 세밀한 설계라 그야말로 어떤 사람도 흙을 매꾼 흔적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 설령 지혜가 절세적으로 높은 사람이더라도 어떤 헛점을 눈치챌 수 없었다.
填滿泥土荒草的土坑中,一片黑暗,黑暗得伸手不見五指。 只有那兩個竹筒中。透入一些微弱光華,照亮了尺許方圓。 葛元宏心中感慨萬千,輕輕歎息一聲,道:“小師弟。”
흙과 풀로 매꾸어어진 구덩이 안은 암흑이었다. 손을 뻗어도 손가락이 안보일 만큼 어두웠다. 단지 그 두 개의 죽관 안으로 미약한 빛이 뚫고 들어와 일 척 방원을 밝게 비추었다. 갈원굉이 심중으로 감매무량하여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소사제."
陳公子道:“大師兄有什麽吩咐?”
진공자가 말했다.
"대사형께서는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葛元宏道:“師兄慚愧的很。”
갈원굉이 말했다.
"사형은 몹시 부끄럽구나."
陳公子道:“諸位師兄,都是受了小弟的拖累,如非爲我,二師兄、三師兄兩位怎會身受重傷,慚愧是小弟。”
진공자가 말했다.
"사형들, 소제가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만일 내가 아니었으면 이사형, 삼사형 두 분이 어찌 중상을 입었겠습니까? 부끄러운 것은 소제입니다."
葛元宏道:“師父一生,爲人耿直,除奸斬惡,爲人間做了不少好事,如是皇天有眼,就該留給咱們一點生路。”
갈원굉이 말했다.
"사부님은 한 평생 사람됨이 바르고 정직하셨으며 간악한 무리를 제거하시어 인간세상에 적지않은 좋은 일을 하셨다. 만일 하늘에 눈이 있다면 우리에게 한 점 살 길을 남겨두실 것이다."
譚家麒道:“大師兄,咱們數年相處,情同骨肉,如若能脫此凶危,重見師父、師母,那故然是值得慶祝的喜事,萬一無怯脫此凶危,咱們師兄弟能夠死在一起,那也是人間一大快事。”
담가기가 말했다.
"대사형, 우리는 수 년을 함께 지내면서 정이 골육(骨肉:형제)와 같습니다. 만약 이 흉험한 위기를 벗어나서 다시 사부, 사모님을 뵐 수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축하할 기쁜 일이지만 만일 이 위험을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우리 사형제들이 함께 죽을 수만 있다면 그것도 세상에서 일대의 쾌사(快事)일 것입니다."
葛元宏苦笑一下,道:“千古以來,有不少躲避追兵的事,但咱們這一次,恐怕是前所未有的躲避之法的了。”
갈원굉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천고이래 추격병을 피하지 못한 일은 거의 없었네. 그러나 우리의 이 한 번은 유례가 없는 도피법인 것 같네."
譚家麒突然哈哈一笑,道:“小弟雖斷去一臂,但內心之中,倒全無一點哀傷之感,人生不過數十年寒暑,能有咱們這等經曆的人,只怕是不會太多了。”
담가기가 돌연 하하, 웃으며 말했다.
"소제가 비록 한 팔을 잘렸지만 마음 속에는 한 점 슬픈 느낌도 없습니다. 사람이 살면 수십 년을 넘기지 못하니 우리들의 이런 경험을 가질 수 있었던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葛元宏道:“二師弟幹雲豪氣,實叫爲兄的敬佩,淡笑論生死,甘苦自啖之。不過,咱們不能太過掉以輕心,咱們四兄弟雖然不畏死亡,但不能負了師父的重托,咱們必需忍辱負重,委曲求全,想法把師弟送上九華山去,目前咱們只有一個目的,全心全意的求生。”
갈원굉이 말했다.
"담담히 생사를 논하고 고통도 달게 받아들이는 이사제의 하늘을 찌를 듯한 호기는 실로 형이 탄복하게끔 하는군. 그러나 우리는 너무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되네. 우리 사형제가 비록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사부님의 중요한 부탁을 저버릴 수는 없네. 우리는 치욕을 참아가며 중책을 맡아야하며 몸을 숙여가며 살아남아서 사제를 구화산(九華山)으로 보낼 방법을 강구해야 하네. 목전에 우리들에게는 오직 하나의 목적만 있네. 전심전력으로 살 길을 모색하는 것이라네."
郭文章突然輕輕歎息一聲,道:“大師兄,有一件事,小弟一直想不明白,想請教師兄。”
곽문장이 돌연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대사형, 소제가 줄곧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일이 하나 있는데 사형의 가르침을 청하고 싶습니다."
葛元宏道:“什麽事?”
갈원굉이 말했다.
"무슨 일인가?"
郭文章道:“這番追殺咱們的人,大過複雜了,似乎是正邪都有,而且不少都是江湖中極負盛名的頂尖人物,難道,這些人,都和師父結有很深的仇恨麽?”
곽문장이 말했다.
"이번에 우리를 추살하는 자들은 너무 복잡합니다. 마치 정사(正邪) 모두가 있는 듯 하고 게다가 강호상에서 극히 절정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인물들도 적지않습니다. 설마 이들이 모두 사부님과 깊은 원수를 맺었단 말일까요?"
譚家麒道:“就算都和師父結有仇恨,但他們也很難這等聯手而來,就小弟看法,這些人有不少都是領袖一方的人物,如何能在統一號令之下,對付咱們?”
담가기가 말했다.
"설령 모두가 사부님과 원수를 맺었다하더라도 그들이 이렇게 연합해서 몰려오기는 어렵지. 소제가 보기에 이들은 한 지방의 영수(領袖) 인물이 적지않습니다. 어떻게 통일된 명령하에 우리를 상대할 수 있을까요?"
葛元宏道:“這一點,小兄也想過了,這些人中,不但有正有邪,而且有些根本和師父全無仇恨的……”
갈원굉이 말했다.
"그 점은 소형도 생각한 적이 있네. 이들 중에는 정도 있고 사도 있을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사부님과 전혀 원한이 없다네..."
陳公子接道:“他們既然和爹爹無仇,爲什麽要苦苦追殺咱們呢?”
진공자가 말했다.
"그들이 이왕 아버님과 원한이 없는데 왜 고생스럽게 우리를 추살하려 할까요?"
葛元宏道:“這一團謎,小兄這點才慧,實無發揭穿謎底。不過,就小兄觀察所得一些蛛絲馬迹而論,他們之中,有大部分似是受人逼迫而來。”
갈원굉이 말했다.
"그 수수께끼는 소형의 한 점 지혜로는 답을 찾을 수 없었네. 그러나 소형이 관찰하여 얻은 한 가닥 실마리를 가지고 논하자면 그들 중 대부분은 남의 협박을 받아서 온 것이네."
郭文章道:“對!那羅常白就是因爲孫女被擄,不得不聽人之命,截殺咱們。”
곽문장이 말했다.
"맞습니다! 그 라상백은 손녀가 납치되었기 때문에 부득불 남의 명령에 따라서 우리를 가로막고 죽이려 했지요."
一直未曾開口的陸小珞,突然開口說道:“小弟覺著那羅常白最是不可原諒的人,他一生俠名,極受武林敬重,但他竟爲親情所牽,無緣無故和咱們作了對頭,斬下二師兄一條臂,又把我打成極重的內傷。”
줄곧 입을 열지 않던 육소락이 돌연 입을 열어 말했다.
"소제가 느끼기에 그 라상백은 가장 용서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의 일생의 협명은 무림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 그는 놀랍게도 혈육의 정에 이끌려 아무런 이유없이 우리를 원수 취급을 하며 이사형의 한 팔을 자르고 또 나를 쳐서 극히 중한 내상을 입혔습니다."
葛元宏道:“三師弟說的是,但他在傷了二位師弟之後,似是有極深的悔意,所以,他才留下了丹藥而去,但這中間,有一點,使小兄百思不解。”
갈원굉이 말했다.
"삼사제의 말이 맞지만 그가 이사제를 상하게 한 뒤 마치 극심한 후회를 하는 듯 했네. 그래서 그는 단약을 남겨두고 갔지. 하지만 그 가운데 소형이 백 번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점이 하나 있네."
郭文章道:“哪一點?”
곽문장이 말했다.
"어떤 점이 이해가 안되십니까?"
葛元宏道:“那人既然能夠役使正、邪二路人馬中這麽多武林高手,向咱們尋仇,必是一位武功奇佳,才智絕倫的人物,他應該有足夠對付咱們的能力了,又何苦這般勞師動衆呢!再說,他這做法,也替本身結了不少的怨家、仇恨,實爲智者不取了。”
갈원굉이 말했다.
"그 자가 이미 정, 사 양쪽의 인마들을 부릴 수 있어서 이렇게 많은 무림고수들이 우리를 향해 원수를 갚고자 하니 틀림없이 무공이 기이하도록 뛰어나고 재지가 절륜한 인물이겠지. 그가 우리를 상대할 능력이 충분한데 또 왜 하필 사부님을 고생시키고 군중을 움직이려 할까. 다시 말해 그 자신을 대신하여 적지않은 원수를 맺도록 하는 그의 이런 방법은 확실히 지혜로운 자가 취할 방법이 아니라네."
郭文章道:“不錯啊!他們實在用不著這樣大舉行動。”
곽문장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들은 사실 이렇게 대거 움직일 필요가 없지요."
葛元宏道:“所以,小兄覺著,這只是一個開始。襄陽陳家,雖未在江湖中開宗立派,自成門戶,但師父的俠名,卻是武林道中人人皆知,他代表了一股正義力量,所以咱們就首當其衝。”
갈원굉이 말했다.
"그래서 소형은 이것이 단지 시작임을 깨달았네. 양양 진가(陳家)가 비록 강호에서 개종(開宗), 입파(立派)를 하거나 스스로 문호(門戶)를 이루지는 않았으나 사부님의 협명은 무림도상의 누구나가 다 알고있네. 그분은 한 줄기 정의의 힘을 대표하시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들이 제일 먼저 그 대상이 되었네."
他這一席話,說得三位師弟大大地佩服,良久之後,才聽得郭文章說道:“大師兄才智過人,小弟等萬萬望塵莫及。”
그의 이 말은 세 사제를 크게 경탄하게끔 만들었다. 한참 후에야 곽문장이 말했다.
"대사형은 재지가 과인(過人)하셔서 소제들은 발 밑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葛元宏黯然一笑,道:“只怕,此後江湖上有很多的門派,要和咱們遭受到一般的命運。”
갈원굉이 암연히 웃으며 말했다.
"이후에 강호상의 아주 많은 문파들이 우리와 똑같은 운명을 당할 것 같네."
譚家麒道:“但他的目的何在呢?看情形不似爲利,役使數百位江湖高手蒙面而來,似乎也不是爲了揚名立萬。”
담가기가 말했다.
"그런데 그들의 목적이 어디에 있을까요? 정황상 이득을 노린 것은 아닌 듯 보입니다. 수백 명의 강호고수들을 시켜서 얼굴을 가리고 왔는데 마치 이름을 떨치기 위함은 아닌 것 같습니다."
葛元宏道:“他們的目的,只不過是咱們無法了解。”
갈원굉이 말했다.
"그들의 목적은 우리들이 이해할 방법이 없을 뿐이네."
幾人商談了甚久,仍是找不出原因何在? 突然間,一縷日光射入,洞中亮了不少。 原來,太陽已然偏西,日光正照在通向牆外,突出水面的竹竿筒口上,照射入了坑中。
그들이 한참을 상의하고 이야기했으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지 못했다. 별안간 한 가닥 햇빛이 쏘아져 들어와 구덩이 안이 적잖이 밝아졌다. 원래 태양이 이미 서쪽으로 기울어서 햇빛이 담장 밖을 비추었는데 돌연 수면의 죽간 구멍 위를 비추게 되자 구덩이 안으로 비춰 들어온 것이다.
陳公子順著日光望去,忽然失聲叫道:“大師兄,那是什麽?”
진공자가 햇빛을 따라서 바라보다가 홀연히 놀라서 소리쳤다.
"대사형, 저게 뭔가요?"
葛元宏、譚家麒等,都不覺地轉頭望去。 日光下,土坑壁間,反射出一點晶瑩之光。 葛元宏伸手抓去,只覺入手堅硬,竟是金鐵之物。
갈원굉, 담가기 등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햇빛아래 흙구덩이 벽 사이에 한 점 영롱한 빛이 반사되어 나왔다. 갈원굉이 손을 뻗어 움켜쥐자 단단한 것이 손에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놀랍게도 그것은 쇠붙이였다.
郭文章道:“大師兄,是什麽?”
곽문장이 말했다.
"대사형, 무엇입니까?"
葛元宏五指用力,向土壁中插入少許,道:“似是一個鐵環。”
갈원굉이 다섯 손가락에 힘을 주어 흙벽을 향해 약간 찔러넣더니 말했다.
"한 개의 철환(鐵環) 같군."
郭文章道:“如是鐵環,埋在土中甚久,早已鏽成一片,怎會發光?”
곽문장이 말했다.
"만일 철환이라면 흙 속에 오랫동안 묻혀있었으니 벌써 녹이 슬었을 텐데 어떻게 빛을 발할까요?"
葛元宏道:“也許是一枚金環……”
갈원굉이 말했다.
"어쩌면 하나의 금환(金環)인 듯 하네..."
突然改口說道:“似是一個箱子提環。”
돌연 말투를 바꾸어 말했다.
"상자의 손잡이 같군."
這時,日光稍失,土坑中又恢複了原有的黑暗。
이때 햇빛이 사라지며 구덩이 안은 또 원래의 암흑으로 돌아왔다.
譚家麒道:“大師兄,是箱子麽?”
담가기가 말했다.
"대사형, 상자입니까?"
葛元宏已雙手並用,挖了不少泥土,道:“錯不了,是一個箱子,不過,是鐵打的箱子。”
갈원굉이 두 손을 같이 써서 적지않은 흙을 파내며 말했다.
"틀리지 않았네. 한 개의 상자인데 철을 두드려 만든 상자일세."
一面雙手加力,把鐵箱拖了出來。 陸小珞一直靠在壁上養息,此刻,卻突然插口說道:“四弟,我身上還余有兩枚火折子,你取出來給大師兄。”
두 손에 힘을 가해 철상자를 끌어냈다. 육소락이 줄곧 벽에 기대어 쉬고 있다가 이때 돌연 끼어들어 말했다.
"사제, 나한테 아직 두 개의 화접자가 있으니 자네가 꺼내어 대사형께 드리게."
郭文章依言在陸小珞衣袋中找出火折,立時晃燃。 火光下,凝目望去,只見那是一個長約一尺,高不過六寸的小鐵箱子。 箱子上,鏽痕斑斑,顯然是在土中埋了很久之故。
곽문장이 그 말대로 육소락의 보따리 속에서 화접자를 찾아내어 불을 붙였다. 불빛 아래에서 눈여겨보니 그것은 하나의 길이가 약 일 척이고 높이는 육 촌에 불과한 작은 철상자였다. 상자 위에 녹이 슨 흔적이 얼룩덜룩한 것이 흙 속에서 오랫동안 묻혀있었음이 분명했다.
箱子用一把小小的銅鎖鎖著,也長滿了鎖鏽,但奇怪的是,那小銅鎖上,嵌著一顆黃豆大小的珠子,月光下一點晶瑩之光,正是那顆珠子所發。
상자는 자그마한 구리 자물쇠로 잠겨있었는데 자물쇠에는 녹이 가득했다. 하지만 기괴한 것은 그 작은 구리 자물쇠 위에 한 알의 노란 콩 만한 크기의 구슬이 박혀있었는데 바로 그 한 알의 구슬이 달빛 아래 영롱한 빛을 낸 것이었다.
譚家麒道:“大師兄,咱們打開銅鎖瞧瞧看,小鐵箱中放的什麽?”
담가기가 말했다.
"대사형, 철상자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한번 열어봐야지요?"
葛元宏掂掂手中的小鐵箱子,道:“分量不重,不像存放金鐵之物。”
갈원굉이 수중의 철상자를 가늠해보고는 말했다.
"무겁지 않으니 금붙이가 든 것은 아닌 듯 하네."
郭文章道:“此地已十余年無人居住,此箱主人,也許早在十五年前兵荒馬亂中死去,早成無主之物,打開瞧瞧也不妨事?”
곽문장이 말했다.
"이 땅은 이미 십여 년간 거주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그 상자의 주인은 어쩌면 십오 년 전의 병란으로 어수선한 와중에 죽었을 것입니다. 진작에 주인없는 물건이 되었으니 열어본 들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葛元宏道:“此箱主人,用一個嵌有明珠的銅鎖,鎖在鐵箱,自然是用心也就在使人發現,不讓這只小鐵箱子永埋土中,咱們不能負了主人之意。”
갈원굉이 말했다.
"이 상자의 주인이 명주(明珠)가 박힌 자물쇠로 상자를 잠궈둔 것은 당연히 철상자가 영원히 땅 속에 묻혀있지 않도록 다른 사람이 발견하기를 바라는 의도겠지. 우리는 주인의 뜻을 저버려서는 안되겠지."
暗中運集功力,緊握銅鎖,用力一轉,銅鎖應手而落。 啓開鐵箱看去,只見一個白绫布包,端放箱中。 那白绫年月已久,已然變成了淡黃之色。
암중으로 공력을 운집하여 구리 자물쇠를 꽉 쥐고 힘을 써서 돌리자 떨어져나갔다. 철상자를 열어보니 한 개의 흰비단 보따리가 상자 안에 고이 놓여있었다. 그 흰비단은 세월이 이미 오래지나서 옅은 황색으로 변해있었다.
葛元宏皺皺眉頭,道:“不知這布包中,包的什麽東西?”
갈원굉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보자기 안에 무슨 물건이 싸여져 있는지 모르겠군?"
一面取出布包,緩緩打開。 大出幾人意料之外,白绫包裏之中,竟是一本如書絹冊。 封頁上,用朱砂寫著:不可開卷,四個字。
한편으로 보자기를 꺼내어 천천히 열어보았다. 사람들의 예상과는 크게 다르게 흰비단 보자기 안에는 한 권의 비단책이 있었다. 겉면에는 주사(朱砂)로 "책을 펼쳐보아서는 안된다." 이렇게 씌어져 있었다.
郭文章道:“這就奇怪了,留書主人,既是不願讓人閱讀,何以不肯把這本絹冊毀去,就像寶貝似的,把這本絹冊放置在鐵箱之中。”
곽문장이 말했다.
"기괴하군요. 책을 남긴 주인이 이왕 다른 사람이 읽지 못하게 할 거라면 이 책을 태워버려도 되는데 보물처럼 철상자 속에 넣어두었을까요?"
閉目坐息的陸小珞,似是也忍不下好奇之心,睜開雙目,探過頭來。
눈을 감고 좌식하던 육소락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 눈을 뜨고 고개를 내밀었다.
葛元宏緩緩把絹冊又包了起來,道:“紅筆朱谕,顯見那留書人十分慎重,人家既然先有勸告,定有原故,咱們還是不用瞧了。”
갈원굉이 천천히 비단책을 싸면서 말했다.
"주사로 쓴 것에서 그 책을 남긴 사람의 신중함을 볼 수 있네. 이왕 먼저 경고를 했으니 분명 이유가 있을 걸세. 우리는 보지 않는 것이 낫겠네."
郭文章道:“大師兄,小弟覺著,這是那留書人故意留下的驚人之筆,朱砂紅字,不要人開卷瞧看,正是極大的一個誘惑。”
곽문장이 말했다.
"대사형, 소제가 느끼기에 이것은 책을 남겨둔 사람이 고의로 사람을 놀래키는 글을 적어둔 것입니다. 주사(朱砂)의 붉은 글씨로 책을 열어보지 말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아주 커다란 유혹입니다."
葛元宏淡淡一笑,道:“四師弟說的是,但小兄卻稍有不同的看法,人家既已留字示警,咱們萬一在開卷之後,受到了傷害,豈不是自找煩惱?”
갈원굉이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사제의 말이 맞네. 하지만 소형은 오히려 조금 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네. 이미 경고하는 글이 남겨져 있는데 우리가 만일 책을 연 뒤에 다치게 되면 스스로 번뇌를 자초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郭文章仍然有些不服氣地說道:“什麽煩惱?”
곽문장이 여전히 불복하여 말했다.
"무슨 번뇌입니까?"
葛元宏道:“如是這書中內頁,暗藏劇毒,咱們就可能中毒受傷。”
갈원굉이 말했다.
"만일 이 책 속에 몰래 극독이 들어있다면 우리는 독을 맞아 부상을 입을 수 있네."
郭文章怔了一怔,道:“大師兄顧慮周到,小弟十不及一。”
곽문장이 멍해져서 말했다.
"대사형의 염려는 주도면밀하여 소제는 열의 하나도 미치지 못합니다."
葛元宏把絹冊包好,交給郭文章,道:“師弟收著,這本絹冊,咱們要看,不過,不是此時此地。咱們逃出這險地之後,再瞧不遲。”
갈원굉이 비단책을 잘 싸서 곽문장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사제가 거두어두게. 이 비단책은 우리가 보아야하겠지만 지금 이자리는 아닐세. 우리가 험지를 벗어난 뒤 다시 살펴보아도 늦지 않네."
他爲人心細,又把鐵箱放回原處,加上些泥土埋好,接道:“此地空氣混濁,不宜久留,但咱們卻又無法預料何時才能離開此地,最好能施展龜息之法,減少呼吸之量,保持體能。”
그는 사람됨이 세심하여 또 철상자를 원래 자리에 도로 놓고 흙으로 잘 덮고는 말했다.
"땅 속 공기가 혼탁하여 오래 머물기에 적당하지 않네. 그러나 우리들이 언제 이곳을 떠날 수 있을지 짐작할 수 없네. 가장 좋은 것은 귀식법(龜息法)을 시전하여 호흡의 양을 줄여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네."
郭文章道:“大師兄,小弟一直擔心一件事。”
곽문장이 말했다.
"대사형, 소제는 줄곧 걱정되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葛元宏道:“什麽事?”
갈원굉이 말했다.
"무슨 일인가?"
郭文章道:“那艾倫號稱僞君子,自非什麽好人,他如想害死咱們,只消抽出兩根竹竿,封死通氣小孔,咱們都要死在這土坑之中了。”
곽문장이 말했다.
"그 애륜이 자칭 위군자이니 자연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가 만일 우리를 죽이고 싶으면 두 개의 죽간을 빼내버리거나, 작은 공기구멍을 막아버리기만 하면 우리는 이 흙구덩이 속에서 죽겠지요."
譚家麒道:“咱們倒像是自掘墳墓,自埋于地下,死的倒也是別致的很。”
담가기가 말했다.
"우리는 스스로 제 무덤을 파듯 자진해서 땅 속에 묻혔으니 죽어도 아주 색다르군요."
葛元宏拍拍六合寶刀,道:“小兄原本也有此慮,但艾倫交還寶刀之後,小兄已無這份多慮了,此刀鋒利無匹,必可在極短時間內,破土而出,萬一有了什麽變化,四位還要沈著應付,萬萬不可慌亂。”
갈원굉이 육합보도를 툭툭, 치며 말했다.
"소형도 원래 그런 염려가 있었지. 그러나 애륜이 보도를 돌려준 뒤 소형은 그런 걱정이 없어졌다네. 이 칼이 예리하기 필적할 것이 없으니 극히 짧은 시간 내에 흙을 파내어 나갈 수 있을 걸세. 만일 무슨 변화가 생기면 사제들은 침착하게 대응해야지 허둥대서는 절대 안되네."
譚家麒笑一笑道:“這一點大師兄盡可放心,經過那舟上一戰,小弟覺著咱們幾位師兄弟,雖然武功不如人,但義氣肝膽,足以傲視武林,咱們五兄弟死在一起,也算是武林中一段佳話。”
담가기가 웃으며 말했다.
"그 점은 대사형께서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그 배 위의 일전을 겪고나니 소제는 우리 몇 분의 사형제가 비록 무공은 남들보다 못하지만 족히 무림을 오시(傲視)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우리 다섯 형제가 같이 죽는다면 무림에서 하나의 미담이라고 할 만 합니다."
這幾句話有如酷暑冷泉,頓使葛元宏、郭文章等心情一寬。 一直很少講話的陳公子,突然擡頭挺胸開口說道:“幾位師兄,爲了小弟的事,勞動幾位師兄,實叫小弟過意不去。”
그 몇 마디 말은 혹서(酷暑)에 시원한 샘물 같아서 갈원굉, 곽문장 등의 마음이 느긋해지게 하였다. 줄곧 거의 말을 하지 않던 진공자가 돌연 고개를 들어 가슴을 펴고는 말했다.
"사형들, 소제의 일로 인하여 사형들의 노고가 많으시니 실로 소제는 송구스럽습니다."
郭文章哈哈一笑,道:“小師弟,快不要這樣想,咱們五兄弟目下的情景是,生死同命,禍福與共。”
곽문장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소사제, 그런 생각 말아라. 우리 오형제의 목하 사정은 생사를 같이 하고 화복(禍福)을 함께 나누어야 한단다."
葛元宏道:“對!二師弟說的不錯,咱們兄弟是肝膽相照,不用形諸在言語上了。”
갈원굉이 말했다.
"맞다! 이사제의 말이 틀리지 않았네. 우리 형제들은 간담상조(肝膽相照)하니 말로써 나타낼 필요가 없네."
語聲微微一頓,接道:“現在,咱們要好好運氣調息一下,准備應付事情變化。”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이제 우리는 한번 운기조식하여 사정의 변화에 대응할 준비를 하세."
衆人不再言語,各自運氣調息。 不知道過去了多少時間,葛元宏調息醒了過來,長長呼一口氣。
중인들은 더 말하지 않고 각자 운기조식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갈원굉이 조식에서 깨어나 길게 후, 한숨을 내쉬었다.
郭文章低聲說道:“大師兄醒過來了。”
곽문장이 나직이 말했다.
"대사형께서는 깨어나셨군요."
葛元宏道:“醒過來了,四師弟幾時清醒的了?”
갈원굉이 말했다.
"깨어났네. 사제는 언제 깨어났는가?"
郭文章道:“小弟定力不足,一直沒有法子坐息下來。”
곽문장이 말했다.
"소제는 정력(定力)이 모자라 줄곧 좌식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葛元宏道:“爲什麽?”
갈원굉이 말했다.
"무엇 때문인가?"
郭文章道:“小弟想了很多事了。”
곽문장이 말했다.
"소제는 아주 많은 일들을 생각했습니다."
葛元宏道:“啊!你都想些什麽了?”
갈원굉이 말했다.
"아! 자네는 무슨 생각을 했었나?"
郭文章道:“我想,咱們應該在這土坑中停留多少時間了。”
곽문장이 말했다.
"우리가 이 흙구덩이 안에서 얼마의 시간을 있어야 하는가입니다."
葛元宏道:“再過幾個時辰,咱們就應該脫出土坑了,僞君子艾倫應付來人,最少需要幾個時辰。咱們不會在這裏等待很久,再過上兩個時辰,大概有什麽反應了。”
갈원굉이 말했다.
"몇 시진이 더 지나면 우리는 구덩이를 탈출해야 하네. 위군자 애륜이 추격자를 대응하려면 최소 몇 시진은 필요할 것이네. 우리는 이곳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을 걸세. 두어 시진이 더 지나면 아마 무슨 반응이 있겠지."
郭文章道:“如是兩個時辰之內,還沒有什麽動靜呢。”
곽문장이 말했다.
"만일 두 시진 안에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요?"
葛元宏道:“咱們就自己想法子出去。”
갈원굉이 말했다.
"우리는 스스로 나갈 방법을 강구해야겠지."
郭文章道:“好!小弟正在想著這件事情……”
곽문장이 말했다.
"좋습니다! 소제는 바로 이 일을 생각했었습니다..."
話還未完,突聞僞君子艾倫的聲音傳了過來,道:“諸位好麽?”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돌연 위군자 애륜의 목소리가 전해져왔다.
"제위들은 잘 있는가?"
葛元宏道:“我們很好,是艾倫老前輩麽?”
갈원굉이 말했다.
"우리들은 아주 잘 있습니다. 애륜 노선배님이십니까?"
艾倫道:“正是老夫……”
애륜이 말했다.
"바로 노부다..."
提高了聲音,接道:“現在,老夫要挖起那青石磨盤上的泥土,你們利用寶刀劈開青石,老夫好接你們上來。”
목소리를 높여 이어서 말했다.
"지금 노부가 청석 맷돌짝 위의 흙을 파낼 테니 너희들은 보도를 이용해 청석을 쪼개고 올라오너라."
葛元宏道:“有勞艾老前輩了。”
갈원굉이 말했다.
"애노선배님, 수고해주십시오."
郭文章低聲說道:“想不到這位僞君子倒是個很守信用的人。”
곽문장이 나직이 말했다.
"이 위군자가 아주 신용을 지키는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요."
葛元宏道:“因爲,他自覺雖是僞君子,但必須站在君子道上,他既能坦然自稱僞君子,那是說明了,他還時時警惕自己,別忘了君子之風。”
갈원굉이 말했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비록 위군자이지만 반드시 군자의 길 위에 서야 한다고 느낀다네. 그가 이미 태연하게 자칭 위군자라 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하지. 그는 때때로 자신을 경계하며 군자의 풍도를 잊지 않으려 한다네."
艾倫的動作甚快,不大工夫,已經挖開泥土,高聲叫道:“諸位可以出來了。”
애륜의 동작은 아주 빨라서 오래지 않아 이미 흙은 파내고 큰 소리로 외쳤다.
"제위들은 나와도 좋다."
葛元宏拔出六合刀,破石而出。 只見艾倫一身黑衣,站在五尺以外。
갈원굉이 육합도를 뽑아 돌을 부수고 나왔다. 애륜이 일신에 흑의를 입고 오 척 밖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葛元宏一抱拳,道:“艾老前輩,你應該把僞君子去掉!”
갈원굉이 포권하며 말했다.
"애노선배님, 당신은 위군자라는 별호를 없애버리셔야 합니다!"
艾倫搖了頭,道:“不成,如若老夫是真君子,豈能乘人之危,要你們的六合寶刀,正因爲老夫在君子之上多了一個僞子,才能減去了不少顧忌,做起事來,方便不少。”
애륜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되지. 만약 노부가 참된 군자라면 어찌 남이 어려운 틈을 이용해 너희들의 육합보도를 요구했겠나. 노부는 군자에 위(僞) 한 글자를 더해져야만 적지않이 꺼리는 일이 줄어들고 일을 함에 적잖이 편리하지."
葛元宏微微一笑,道:“原來,君子上面加個僞子,還有這多的方便。”
갈원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원래 군자에 위(僞)를 덧붙이면 이렇게 많은 편리함이 있군요."
艾倫淡淡一笑道:“不知令師陳大俠,開罪了什麽人物,竟然引來了武林中人,這等大舉的圍攻、追殺,就老夫適才所見,那該是江湖上千百年來,從未有過的一支奇怪的組合了。”
애륜이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영사 진도륭이 누구에게 죄를 지었는지 모르지만 놀랍게도 이렇게 거대한 무림인들의 포위공격을 초래했구나. 노부가 방금 전 본 것은 강호상에서 천 년 백 년 이래로 없었던 기괴한 조직이었다."
葛元宏道:“什麽是奇怪組合?”
갈원굉이 말했다.ㅏ."
"어떤 기괴한 조직입니까?"
艾倫道:“有道正邪不兩立,但適才老夫見他們那一組人中,有很多是江湖黑道人物,亦有正大門派中人,這些人,別說會走在一起了,平常遇上,也打個你死我活,奇怪的是這一次,他們竟然會聯合行動。”
애륜이 말했다.
"정과 사는 양립하지 않는다지만 조금 전 노부가 본 그들의 그 조직에는 아주 많은 강호의 흑도인물들이 있었고 역시 정대문파의 사람도 있었다. 이들이 같은 길을 가지 않음은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평상시 만나면 너죽고 나죽자하며 싸웠는데 기괴하게도 이번에 그들은 연합행동을 했다."
葛元宏道:“他們的人數很多麽?”
갈원굉이 말했다.
"그들의 사람 수는 아주 많았습니까?"
艾倫道:“人數很多,不下十余位,而且其中至少有四位被稱爲武林中第一流的高手,你們五位一旦遇上了,絕無僥幸逃走的機會。”
애륜이 말했다.
"사람 수가 아주 많아서 십여 명은 되었고 게다가 그 중에는 적어도 네 명의 무림에서 제 일류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너희 다섯 명이 일단 만나게 되면 운좋게 도망갈 기회는 절대 없을 것이다."
葛元宏躬身道:“多謝老前輩的指點,我們該動身了。”
갈원굉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노선배님의 지도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출발해야겠습니다."
雙手捧著六合寶刀,恭恭敬敬的遞了過去。
두 손으로 육합보도를 받쳐들고 공손히 건네주었다.
艾倫接過寶刀,道:“那些人,大都是久走江湖,閱曆豐富,有著極佳的追蹤之法,五位行蹤,快則今夜,遲則明晨,必爲人發覺。”
애륜이 보도를 넘겨받고 말했다.
"그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강호를 다닌 사람들이라 경험이 풍부하고 뛰어난 추종술(追蹤術)을 가지고 있다. 너희 오인의 행적은 빠르면 오늘 밤 늦으면 내일 새벽이면 반드시 발각될 것이다."
葛元宏苦笑一下,道:“多謝老前輩的警告,但我們不能不冒險賭賭運氣。”
갈원굉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노선배님의 경고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우리는 운에 맡기고 모험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艾倫兩道冷厲的目光,望望斷去一臂的譚家麒,又望望陳公子,道:“老夫既然得了你們六合寶刀,自該助你們脫出此危。”
애륜의 두 줄기 예리한 시선이 한 팔이 잘린 담가기, 또 진공자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노부가 이미 너희들의 육합보도를 얻었으니 당연히 너희가 이 위험을 벗어나도록 도와야겠다."
葛元宏道:“那豈不拖累了老前輩。”
갈원굉이 말했다.
"그건 노선배님까지 연루시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艾倫道:“老夫居此,巳近半年,本是尋找一件遺失在此的東西,那是我費時數年,研究所得的線索,十余年前,落于此地,但我這半年的搜尋,已找遍了這座佛寺,始終未能尋得,不得不放棄此念了。”
애륜이 말했다.
"노부가 이곳에서 지낸 지 이미 근 반년이다. 본래 이곳에서 유실된 물건을 찾고 있었는데 나는 수 년을 들여 연구해서 실마리를 얻은 바 있다. 십여 년 전 이곳으로 흘러든 것인데 내가 이 반 년의 수색에 불사를 샅샅이 뒤졌으나 끝내 찾지 못하여 포기할 수 밖에 없구나."
葛元宏心中一動,道:“老前輩要找尋什麽?就晚輩所知,這片荒原,已然十余年沒有人在此落腳……”
갈원굉은 마음이 동하여 말했다.
"노선배님께서는 무엇을 찾으려 하십니까? 후배가 아는 바로는 이 황량한 평원은 이미 십여 년간이나 발을 들여놓은 사람이 없습니다..."
艾倫接道:“不錯!這本是一處富庶的村落,毀于十余年前一場官匪決戰的劫難之中,舍廬成灰,死人無數,無辜村民,故然是死傷不少,但數萬匪衆,在大軍圍困之下,無一生離此地,老夫數年考證所得,那東西,應該遺落在這座荒寺之中,因爲,這座佛寺,還是昔年匪首困守之地。”
애륜이 말을 받았다.
"그렇지! 이곳은 본래 풍요로운 촌락이었다. 십여 년 전 한바탕 관병과 도적떼와의 결전의 겁란에 불타서 집들은 재가 되었고 사람도 무수히 죽었다. 무고한 시골 백성도 그런 까닭으로 적잖이 죽었지만 수 만의 도적 무리는 대군에 포위되어 한 명도 이곳을 살아서 빠져나가지 못했다. 노부가 수 년간의 고증(考證)으로 얻은 바, 그 물건은 이 황량한 절 안에 있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이 불사는 왕년에 비적들의 우두머리가 포위 속에서 사수하던 곳이기 때문이지."
葛元宏道:“老前輩化費了如此多的時間,求證追尋之物,定然是十分珍貴之物了。”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께서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서 증거를 찾고 추적하는 물건이면 분명히 무척 진귀한 물건이겠군요."
艾倫道:“就珍貴而言,它確屬無價,但如是遇上不識貨之人,那只不過是一本破爛的書冊。”
애륜이 말했다.
"진귀함으로 말하자면 그것은 정말 가치를 헤아릴 수 없다. 그러나 만일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얻는다면 단지 한 권의 낡고 해진 책에 불과하다."
葛元宏心頭一震,幾乎失聲而出,但他仍然是強自忍了下去,緩緩說道:“一本破舊的書,經過這多年的風吹雨打,只怕早已腐爛無存了。”
갈원굉이 가슴이 떨려서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 했지만 억지로 참고 천천히 말했다.
"한 권의 낡고 오래된 책이면 여러 해 동안의 풍우를 겪어 이미 썩어문드러져 남아있지도 않을 것 같은데요?"
艾倫搖了搖頭,道:“不會的,它裝在一個小錢箱中,珍貴的收藏著。”
애륜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럴 리 없다. 한 개의 작은 돈궤짝안에 숨겨져 진귀하게 보관되어있다."
葛元宏心中跳動,不敢再多接口,生恐失言,泄漏了隱密。
갈원굉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실언하여 비밀을 누설할까 두려움이 생겨 감히 더 대꾸하지 못했다.
艾倫輕輕歎息一聲,道:“但老夫已經絕望了,准備離開此地,順便送你們一程。”
애륜이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하지만 노부는 이미 절망했고 이곳을 떠날 작정인데 가는 편에 너희들을 보내주겠다."
葛元宏道:“老前輩准備如何一個走法。”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은 어떻게 가실 작정입니까?"
艾倫道:“乘船,一艘漁舟。”
애륜이 말했다.
"배를 타는 것이다. 한 척의 어선이지."
葛元宏道:“那豈不太過麻煩老前輩麽?”
갈원굉이 말했다.
"그건 노선배님을 너무 귀찮게 해드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艾倫道:“老夫尋物不著,得了一柄六合寶刀,總算聊勝于無了。”
애륜이 말했다.
"노부가 물건을 찾지 못했으나 한 자루의 육합보도를 얻었으니 없는 것보다는 조금 나은 셈이다."
語聲一頓,接道:“現在,咱們立刻動身。”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지금 즉시 움직이도록 하자."
此情此景,葛元宏別無選擇,譚家麒、陸小珞傷勢未好,手中又失去了六合寶刀的仗持,不論如何算計,跟著艾淪行走,生存的機會大了不少。
이런 상황에서 갈원굉은 다른 선택이 없었다. 담가기, 육소락의 상세가 아직 낫지 않았고 수중의 육합보도에 의지하는 것도 사라져버렸으니 어떻게 계산을 해보아도 애륜을 따라가는 것이 생존의 기회가 더 컸다.
略一沈吟道:“那就多謝老前輩了。”
잠시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럼 노선배님께 감사드리겠습니다."
在艾倫的率領之下,幾人登上了一艘漁舟。 那漁舟十分陳舊,而且舟上也確然是從事捕漁爲生的人,只不過,他們已受雇于艾倫。
애륜의 인솔하에 그들은 한 척의 고기잡이배에 올랐다. 이 어선은 몹시 오래되었고 게다가 배 위에는 확실히 고기잡이에 종사하는 사람이 있었다. 다만 그들은 이미 애륜에게 고용된 사람들이었다.
也正因如此,他們才很平安的駛到安慶府。 漁舟數日相處,使葛元宏對僞君子艾倫,又了解了不少,只覺他是位介于邪正之間的人物,具有著君子與小人之間的奇怪性格。 但艾倫卻和葛元宏談的十分投機,也告訴了葛元宏不少江湖閱曆。 這使得葛元宏等獲益不淺,漁船靠岸之後,葛元宏立時買來了幾套村夫舊衣,經過一番仔細的改扮,才向九華山趕去。
이렇게 하여 그들은 평안하게 안경부(安慶府)에 도착했다. 어선에서 수 일 동안 같이 지내면서 갈원굉은 위군자 애륜에 대해 적지않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정사지간(邪正之間)의 인물이며 군자와 소인 사이의 기괴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애륜은 도리어 갈원굉과 이야기를 해보니 십분 의기투합하게 되어 갈원굉에게 적지않은 강호의 경험을 알려주었다. 이것은 갈원굉 등에게 크게 이득이 되었다. 어선이 강기슭에 닿자 갈원굉은 즉시 몇 벌의 촌부(村夫)의 낡은 옷을 사서 자세히 변장을 하고서 구화산을 향해 서둘러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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