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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散淡老人(산담노인) 본문
九、散淡老人
那過人及膝的荒草,突然消失不見,眼前是長不過數寸的如茵綠草,兩側峭壁,流泉潺潺,在綠草地中,彙集了一條小溪。
사람 키를 넘기도 하고 무릎까지 오기도 하던 잡초들이 돌연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눈 앞에는 불과 수 촌 길이의 푸른 풀이 요처럼 깔려있었고 양 옆의 가파른 절벽에서 샘물이 졸졸 흘러 푸른 초지 위에 모여서 작은 시내를 이루고 있었다.
葛元宏道:“原來這惡虎澗內,還有如此美景。”
갈원굉이 말했다.
"원래 이 악호간 내에 또 이같이 아름다운 풍경도 있었군요."
玉虛觀主流目四顧了一眼,道:“荒草綠茵,相距不過裏許,雖是天地造化奇異,但轉變得如此之快,必然有人工相助。”
옥허관주가 주위를 둘러면서 말했다.
"잡초와 풀밭은 서로 거리가 일 리 쯤에 불과하네. 비록 천지조화가 기이하다지만 이같이 빨리 변할 수는 없으니 인공이 더해졌음이 틀림없네."
突然間,兩聲虎吼,打斷了玉虛觀主未完之言。 擡頭看去,只見兩只白額吊睛的巨虎,並排而立在五丈開外的轉彎之處,攔住了去路。
별안간 두 번의 호랑이가 포효하는 소리가 옥허관주의 못다한 말을 잘랐다. 고개를 들어보니 흰 무늬의 이마와 등불 같은 눈의 거호(巨虎) 두 마리가 나란히 오 장 밖의 모퉁이를 돌아가는 곳에 서서 가는 길을 막고 있었다.
玉虛觀主似對兩只巨虎極是畏懼,向後退避開去。這一來,形成了葛元宏和二虎對峙之局。 郭文章踏前兩步,和葛元宏並肩而立,各對一虎。 這是兩只奇大的猛虎,雙目中射出綠色的光芒,巨口開合之間,露出森森白牙。
옥허관주는 마치 두 마리의 거호를 극히 두려워하는 듯 뒤로 물러나 피했다. 이렇게 되자 갈원굉이 두 호랑이와 대치하는 국면이 형성되었다. 곽문장이 두 걸음 앞으로 내딛어 갈원굉과 나란히 서서 각기 한 마리의 호랑이를 마주했다. 이 두 마리의 기이하리만치 큰 맹호는 두 눈에서 녹색 광망을 폭사하며 커다란 입을 벌렸다 오므렸다다 하는 사이에 오싹한 흰 이빨을 드러내었다.
郭文章刀交左手,右手從懷中摸出兩枚金錢镖,暗運功力,扣在掌心,正待擊出,卻被葛元宏示意阻止,道:“四弟,不可貿然出手,這澗中之物,似乎是都有靈性,能不招惹它,那是最好。”
곽문장이 칼을 왼손으로 바꾸어 쥐고 오른손으로는 품 속에서 두 장의 금전표(金錢镖)를 꺼내어 암중으로 공력을 운용하여 손바닥에 엎어놓고 막 격출하려고 하는데 갈원굉이 눈짓으로 저지하며 말했다.
"사제, 경솔하게 출수해서는 안되네. 이 악호간 안의 생물들은 마치 모두 영성을 가진 듯 하니 건드리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네."
郭文章道:“但二虎攔住去路,咱們不能和它們就這樣的對耗下去啊!”
곽문장이 말했다.
"하지만 두 마리의 호랑이가 길을 가로막고 있으니 이놈들과 이렇게 시간을 소모할 수는 없습니다!"
葛元宏道:“此地此時,咱們多學些忍耐工夫。”
갈원굉이 말했다.
"지금 이 시각 우리는 인내를 좀 배우세."
只見攔路二虎突然昂首大吼,震得山谷不住回鳴。 葛元宏、郭文章想那二虎大吼之後,必然挾勢撲來,立時全神戒備。 那知變化卻大大出了兩人意料之外,二虎大吼一聲之後,竟自轉身面去。
길을 막고 있던 두 마리의 호랑이가 돌연 고개를 쳐들고 크게 포효하자 산과 골짜기를 뒤흔들며 끊임없이 메아리쳤다. 갈원굉, 곽문장은 이 두 호랑이가 크게 울부짖고난 뒤 반드시 그 기세로 덮쳐오리라 생각하고 즉시 정신을 집중하여 경계했다. 변화는 두 사람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다. 두 마리의 호랑이는 크게 한 번 포효한 뒤 몸을 돌려 앞으로 가버렸다.
葛元宏只覺腦際間靈光一閃,暗暗忖道:“看起來,這些毒蟒巨虎,暗中果然受著某一種力量的控制,對我們並未存傷害之心。”
갈원굉은 머리 속에서 영감이 번뜩이는 것을 느끼며 암암리 곰곰히 생각했다.
'보아하니 독망과 거호는 과연 암중으로 모종의 힘에 공제를 받아서 우리에 대해 전혀 해칠 마음이 없구나.'
忖思之間,玉虛觀主面帶微笑,大步行了過來,道:“很順利,咱們又平平安安地過了一關。”
곰곰히 생각하는 사이에 옥허관주가 얼굴에 미소를 띠고 큰 걸음으로 걸어와서 말했다.
"아주 순조롭군. 우리는 또 평안하게 하나의 관문을 넘었네."
葛元宏心中暗道:“初遇毒蟒之時,這位觀主,大有首擋銳鋒的氣概,何以遇見攔道二虎時,竟自退避開去,如說搏鬥二物的凶險,毒蟒尤過二虎,這就有些叫人想不通了。”
갈원굉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처음 독망을 만났을 때 이분 관주는 앞장 서서 막을 기개가 있더니 어떻게 두 마리의 호랑이가 가로막는 것을 보았을 때는 물러나 피했을까? 만일 두 동물과 싸웠을 때의 흉험함으로 말하자면 독망이 두 마리 호랑이보다 더 클 텐데 이건 생각을 해도 납득이 안되는구나.'
他心中雖然充滿著疑問,但卻又不便問出口來。
그는 마음 속에 비록 의문이 충만했지만 또 입으로 묻기가 불편했다.
其實,用不著葛元宏問,玉虛觀主搶先說道:“貧道在懷疑著一件事,照目前的看法,大致是不會錯。”
사실 갈원굉이 물을 필요가 없었다. 옥허관주가 앞질러 말했다.
"빈도가 한 가지 추측했던 일이 있었는데 지금의 시각으로 비추어보면 아마 틀릴 리가 없겠군."
郭文章道:“觀主說的什麽事?”
곽문장이 말했다.
"관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무슨 일입니까?"
玉虛觀主道:“貧道一直懷疑這惡虎澗中之物,在受著人力控制,毒蟒自動退走,二虎雙雙讓道,證實了貧道的想法。”
옥허관주가 말했다.
"빈도는 줄곧 이 악호간 안의 생물들이 사람의 힘에 공제를 받고 있다고 추측했다네. 독망이 스스로 물러가고 두 호랑이도 쌍쌍이 길을 터주는 것이 빈도의 생각을 증명했네."
葛元宏道:“晚輩有一句話,本不當問……”
갈원굉이 말했다.
"후배가 한 마디 말씀드릴 것이 있는데 여쭙기가 적당치 않아서..."
玉虛觀主笑一笑,接道:“我知道,你要問我爲什麽遇見二虎之後,突然向後退去,是麽?”
옥허관주가 웃으며 말을 받았다.
"알고있네. 자네는 내가 왜 두 호랑이를 보자 돌연 뒤로 물러났느냐고 물으려는 게지. 그렇지?"
葛元宏尴尬一笑,道:“晚輩正是此意。”
갈원굉이 겸연쩍게 웃으며 말했다.
"바로 그런 뜻입니다."
王虛觀主低聲說道:“貧道要求證一件事。”
옥허관주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빈도는 한 가지 일을 증명하고자 했네."
葛元宏道:“老前輩找到了答案麽?”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께서는 답을 찾으셨습니까?"
玉虛觀主道:“找到了,那就是暗中控制這毒蟒、巨虎的人,不但不讓它們傷害貧道,同樣的不讓它們傷害到賢昆仲。”
옥허관주가 말했다.
"찾았네. 그것은 바로 암중에서 독망, 거호를 공제하는 사람은 그것들이 빈도를 해치게끔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똑같이 형제분들을 해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일세."
葛元宏忙欠身一禮,道:“多謝道長指教了。”
갈원굉이 급히 몸을 숙여 일례하고 말했다.
"도장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郭文章仍是不太明白,道:“道長之意,可是說,暗中有人指揮這些毒麟、巨虎,故意的避開咱們。”
곽문장은 여전히 잘 모르고 말했다.
"도장의 말씀은 아무래도 누군가 독망과 거호가 의도적으로 우리를 피하도록 지휘했다는 것이군요."
玉虛觀主道:“大概是吧!”
옥허관주가 말했다.
"대략 그렇네!"
語聲一頓,接道:“如若很順利,再有一刻工夫,咱們就可以抵達消氣谷了。”
잠깐 멈추었가 말을 이었다.
"만약 순조롭다면 일 각만 더 가면 소기곡에 도달할 수 있을 걸세."
他似是不願郭文章再多問話,舉步向前行去。
그는 마치 곽문장과 더 여러 말 하기를 원치않는 듯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다.
繞過一個小角,景物又是一變。 只見兩側立壁如削,山根下,生滿了兩排矮松,中間一條兩丈寬窄的空間,卻是繁花如錦,開滿了各色各樣的花。 一陣濃重的花氣,迎面襲來。
작은 모퉁이를 돌아서 지나자 경물이 또 일변했다. 양 쪽은 깎은 듯한 절벽이고 산기슭 아래에는 두 줄로 왜송(矮松)이 가득 자라고 있었다. 중간에 난 한 갈래의 이 장 너비의 공간은 비단같은 무성한 꽃들이 있었고 각양각색의 꽃이 만개해있었다. 한바탕 진한 꽃향기가 정면으로 엄습해왔다.
玉虛觀主四顧了一眼,發覺這一段松、花美景,長約二十丈,又折向一側轉去。沒有人能預測那二十丈,又是一段什麽樣的景物,似乎是這一道惡虎澗,分成了很多的段落,每一段景物不同,有著不同的防守之物。
옥허관주가 사방을 둘러보고 이 소나무와 꽃의 아름다운 풍경은 약 이십 장 길이이고 또 한 옆으로 돌아가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도 그 이십 장이 또 어떤 경물이 있는지 예측할 수 없었다. 마치 이 악호간은 아주 많은 단락으로 구성되어있고 매 일단의 경물들은 같지 않으며 서로 다른 지키는 동물이 있는 듯 했다.
郭文章道:“這一段景物幽美,實是人間仙景。”
곽문장이 말했다.
"이 일단(一段)의 경물은 그윽하고 아름다운 것이 실로 인간세상의 선경(仙景)이군요."
玉虛觀主道:“天然的形勢,再加上人工的培植,才有此境界,只可惜,這山澗窄了一點,如是再寬一些……”
옥허관주가 말했다.
"천연의 형세에 인공을 가해 길러야 이런 경지가 되겠지. 다만 애석하게도 이 계곡은 좀 협소하군. 만일 조금 더 넓었으면..."
話還未完,突聞一陣嗡嗡之聲,傳入耳際。 幾只長逾小指的巨大黃蜂,由兩側矮松濃密的枝葉後飛了出來。 這黃蜂不但體型龐大,而且聲音亦大得驚人,嗡嗡之聲,強逾平常的黃蜂數倍。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별안간 일진의 웅웅, 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몇 마리의 새끼손가락보다 더 긴 거대한 황봉이 양측 왜송의 무성한 가지로부터 날아나왔다. 이 황봉은 체형이 거대할 뿐만 아니라 소리 역시 사람을 크게 놀라게 하여 웅웅, 하는 소리가 보통 황봉보다 몇 배는 더 컸다.
就在玉虛觀主,葛元宏等分神于幾只巨蜂之時,那兩側矮松之後,群蜂有如湧泉一般飛了出來。 片刻之間,蜂鳴震耳,黃蜂蔽空,成千成萬的巨蜂,往來飛舞。 幾人停身之處,立時陷入了群蜂的環圍之下。
옥허관주, 갈원굉 등이 몇 마리 거봉(巨蜂)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 그 양측 왜송 뒤에서 벌떼들이 샘물 솟아나듯 날아나왔다. 잠깐동안에 벌소리에 귀를 따가워지며 황봉은 하늘을 가려버렸다. 수천수만의 거봉들이 왔다갔다하며 날아다녔다. 그들이 걸음을 멈춘 곳은 즉시 벌떼들의 둥그런 포위 속에 빠져버렸다.
玉虛觀主、葛元宏雖然早已有備,手中拿著藤牌,但對那蔽天黃蜂的聲勢,都有著揮牌擊打,無從下手之感。 一時間,大家都呆在那裏,無一人揮牌擊打。
옥허관주, 갈원굉이 비록 미리 준비하여 수중에 덩쿨 빗자루와 대나무 방패를 쥐고 있었지만 그 하늘을 뒤덮은 황봉의 기세에 휘두르고 치는 것들이 쓸모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시지간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서 아무도 방패를 휘둘러 치지 않았다.
葛元宏苦笑一下,道:“老前輩,這黃蜂如此巨大,其毒性必然強烈無比,如被幾只刺中,大約是必死無疑了。”
갈원굉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노선배님, 이 황봉이 이같이 거대하니 틀림없이 그 독성이 강렬하기 비할 데 없어 몇 마리에게만 쏘여도 아마 의심의 여지없이 죽고 말겠지요."
玉虛觀主歎息一聲,道:“看來,咱們縱然合力出手,也無法防備到上下左右四面八方而來的攻勢,抗拒既有所不能,不如坐以待變了。”
옥허관주가 탄식하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우리가 설령 힘을 합쳐 출수하더라도 상하좌우 사면팔방에서 밀려드는 공세를 방비할 수 없네. 이미 항거할 수 없으니 앉아서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낫네."
巨大的黃蜂,在幾人頭上盤旋了一陣,突然又飛回矮松後面的蜂巢之中。
거대한 황봉은 그들의 머리 위를 한바탕 선회하더니 돌연 또 왜송 뒤쪽의 벌집 안으로 날아서 돌아가버렸다.
葛元宏暗暗捏了一把汗,忖道:“好險啊!好險。幸好剛才未輕舉妄動,只要揮牌一擊,激怒蜂群,恐怕此刻早已死于群蜂毒刺之下了。”
갈원굉이 암암리 손에 땀을 쥐고 곰곰히 생각했다.
'정말 위험했다! 조금 전 경거망동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일격이라도 휘둘러 벌떼를 격노시켰다면 지금쯤 벌써 벌떼의 독침에 쏘여 죽었을 것 같구나.'
一念及此,頓覺准備的藤牌,原來是無用之物,立時棄遺于地。 他這一丟棄去藤牌,譚家麒等群起效尤,紛紛棄丟了手中的藤牌。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문득 준비했던 방패가 원래 무용지물이었다는 느낌이 들어 즉시 땅에 내버렸다. 그가 한번 버리자 담가기 등도 모두 따라서 분분히 수중의 등패를 버렸다.
玉虛觀主輕輕咳了一聲道:“澗中縱然再有什麽埋伏,也不致惡毒過這蜂群了,咱們走吧!”
옥허관주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악호간 안에 더 무슨 매복이 있더라도 이 벌떼보다 악독하지 못할 걸세. 우리 가세!"
當先舉步向前行去。 葛元宏等隨身後而行。
앞장 서서 발걸음을 떼어 앞을 향해 걸어갔다. 갈원굉 등은 뒤를 따라 갔다.
又轉過一個小角,形勢又是一變。 只見兩側立壁千尋,挾著一道三丈寬窄的山谷,各長十余丈,卻是一片深藍色的積水。 峭壁上長滿了青苔,滑不留手,除了涉水而過之外,縱有第一等的輕功,也無法由削壁之上遊過。 但水色深藍,一眼看去,深不見底,除非有很好的水性之外,否則不能涉水而過。
또 한 작은 모퉁이를 돌자 형세가 또 일변했다. 양 옆의 까마득히 높은 수직 절벽 사이에 끼어 너비가 삼 장에 길이가 십여 장인 골짜기는 짙은 남색의 물이 고여있었다. 절벽에는 푸른 이끼가 가득 자라나 있고 미끈거려서 잘 잡히지 않아 물을 건너는 것 외에는 설령 제 일류의 경공을 지니고 있더라도 깎아지른 절벽을 타고 건널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짙은 남색의 물 색깔은 한 눈에 보아도 깊이가 얕지 않아 보여서 아주 뛰어난 수영 솜씨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물을 건너기가 불가능했다.
葛元宏停下腳步,回顧了玉虛觀主一眼,道:“老前輩,咱們要如何渡過這片積水呢?”
갈원굉이 걸음을 멈추고 옥허관주를 돌아보고 말했다.
"노선배님, 어떻게 이 고인 물을 건너야 할까요?"
玉虛觀主搖搖頭,道:“貧道未聽他說過,有這一片積水。”
옥허관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빈도는 이런 고인 물이 있다는 말을 그에게서 들은 적이 없네."
郭文章道:“小弟略通水性,這片積水長不過十余丈,小弟且試試看能否過去。”
곽문장이 말했다.
"소제가 약간 헤엄을 칠 줄 압니다. 이 고인 물은 길이가 십여 장이 안되니 소제가 건널 수 있을지 한번 시험해보겠습니다."
葛元宏道:“不可造次……”
갈원굉이 말했다.
"경솔해서는 안되네..."
郭文章接道:“荒山絕澗,四無人蹤,除了涉險渡水之外,還有什麽別的辦法呢?”
곽문장이 말했다.
"황량한 산, 험한 계곡에 사방에는 인적이 없는데 위험을 감수하고 건너는 수 밖에 또 무는 다른 방법이 있겠습니까?"
葛元宏回顧了玉虛觀主一眼,道:“觀主,這一段水路,很難有阻人去路的力量,除非在水中又有別的布置?”
갈원굉이 옥허관주를 돌아보며 말했다.
"관주님, 수중에 다른 설치가 있지 않다면 이 수로(水路)가 사람을 저지시키는 힘을 가지기는 어렵겠지요?"
郭文章道:“水中還會有什麽布置呢?”
곽문장이 말했다.
"물 속에 무슨 설치가 있겠습니까?"
葛元宏道:“這道山澗,忽而山草沒徑,忽而花色明媚,毒蟒、巨虎以及那無數黃蜂,都能雲集于此,這水中何嘗不可以暗藏毒物。”
갈원굉이 말했다.
"이 계곡이 홀연 무성한 풀에 길이 없다가도 홀연 갖가지 꽃들이 완연하기도 하며, 독망, 거호 및 무수한 황봉이 이곳에 운집할 수 있는데 왜 이 물 속에 독물을 숨기지 못하겠는가?"
玉虛觀主點點,道:“言之有理,咱們不得不小心一些。”
옥허관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리있는 말이네. 우리는 좀 조심해야만 하네."
郭文章道:“除非具有絕世輕功,能夠橫越這十丈水道之外,似乎只有設法施展壁虎功,由削壁青苔間遊過去了。”
곽문장이 말했다.
"이 십 장의 물길을 건너뛸 수 있는 절세의 경공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 오직 벽호공(壁虎功)을 시전하여 푸른 이끼가 가득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타고 넘을 수 밖에 없습니다."
葛元宏道:“咱們沒有這份功力。”
갈원굉이 말했다.
"우리는 그럴 공력이 없네."
斷去一臂的譚家麒突然接口說道:“大師兄?小弟有一得之愚,不知道是否可以渡此水道?”
한 팔이 잘린 담가기가 돌연 말을 받았다.
"대사형, 소제에게 하나의 우견(愚見)이 있는데 이 물길을 건널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葛元宏道:“二弟請說。”
갈원굉이 말했다.
"이제, 말해보게."
譚家麒道:“咱們斬下一些樹身、木枝,用青藤紮成一個木排,削竹作篙,劃過水道。”
담가기가 말했다.
"나무를 베어다가 덩쿨로 묶어 뗏목을 하나 만드는 것입니다. 대나무를 깎아 삿대로 삼아 물길을 가르며 건너는 것입니다."
葛元宏道:“不錯,這倒是唯一可行之策。”
갈원굉이 말했다.
"괜찮군.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세."
陸小珞、郭文章拔出佩刀,道:“事不宜遲,咱們立刻動手。”
육소락, 곽문장이 차고 있던 칼을 뽑고 말했다.
"일이 지체되어서는 안되니 우리 즉시 손을 씁시다."
兩人說幹就幹,轉身向後奔去。 玉虛觀主搖搖頭,道:“兩位不可動手,聽貧道一言。”
두 사람은 말을 하자마자 몸을 돌려 뒤를 향해 달려갔다. 옥허관주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두 분은 손을 써서는 안되네. 빈도의 말을 들어보게."
陸小珞、郭文章停下腳步,道:“道長還有什麽吩咐?”
육소락, 곽문장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도장께서는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玉虛觀主道:“貧道未想出越渡這水道之法,但貧道卻感到萬萬不可砍伐這谷中樹木。”
옥허관주가 말했다.
"빈도가 아직 이 물길을 건널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했지만 이 골짜기 안의 나무를 베면 절대 안된다고 느낀다네."
郭文章道:“爲什麽呢?”
곽문장이 말했다.
"무엇 때문입니까?"
玉虛觀主道:“兩位如是稍爲留心一些,就不難發現這澗中長矮松之處,正是那些巨大的黃蜂棲息之地,如是砍樹作排,招來黃蜂攻襲,那是未蒙其利,先受其害了。”
옥허관주가 말했다.
"두 분이 조금만 유심히 생각하면 이 계곡 안에 왜송이 자라고 있는 곳이 바로 그 거대한 황봉의 서식지임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걸세. 만일 나무를 베어 뗏목을 만든다면 황봉의 공격을 초래하여 이득을 보기 전에 먼저 손해를 당할 것이네."
郭文章道:“這話倒也有理,那些矮松,確然都生在黃蜂雲集之地,萬一招惹了黃蜂的追襲,那可是一樁大大的麻煩事情。”
곽문장이 말했다.
"이 말씀도 일리가 있군요. 그 왜송은 확실히 황봉이 운집하여 사는 곳인데 만일 황봉의 공격을 초래한다면 그것은 크나큰 성가신 일이겠지요."
心中念轉,口中卻長長歎了一口氣,道:“表面上看來,這是一條荒涼的山谷,沒有一個居住之人,但暗中卻有著最嚴密的安排,縱然是一草一木,也不能叫你妄動。”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입으로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표면상으로 보면 이것은 거주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한 갈래 황량한 산곡(山谷)이지만 암중으로 엄밀한 안배가 있어 설령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군요."
葛元宏回顧了玉虛觀主一眼,道:“過了這一段積水,距那消氣谷還有多遠了?”
갈원굉이 옥허관주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 고인 물을 건너면 소기곡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멉니까?"
玉虛觀主道:“大概就是消氣谷了,貧道沒有來過,但那散淡老人有一次和貧道對月小酌時,提過惡虎澗的形勢,似乎是,只要渡過這段水道,就再無險阻。”
옥허관주가 말했다.
"아마 바로 소기곡일 걸세. 빈도가 와본 적은 없지만 한번은 그 산담노인이 빈도와 달을 보면 술을 마실 때 악호간의 형세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다네. 이 물길을 건너기만 하면 더는 위험이 가로막지는 않을 것 같네."
葛元宏道:“形勢迫人,水中縱有凶險,似乎也只好冒險一試了。”
갈원굉이 말했다.
"형세가 사람을 핍박하니 수중에 흉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험을 무릅쓰고 한번 시도해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玉虛觀主蹲下身子,仔細地查看水色,良久之後,才站起身子,搖搖頭,道:“這水色確然有些不對,還是從長計議,不可涉險強渡!”
옥허관주가 쪼그리고 앉아 자세히 물빛을 조사하더니 한참이 지나서야 일어서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 물빛은 확실히 좀 심상치가 않네. 신중하게 상의해야지 억지로 건너서는 안되네!"
葛元宏道:“哪裏不對麽?”
갈원굉이 말했다.
"어디가 이상합니까?"
玉虛觀主道:“水色混濁,似乎是水中有物?”
옥허관주가 말했다.
"물빛이 혼탁한 것이 마치 물 속에 무언가 있는 것 같지 않은가?"
葛元宏道:“觀主常年山居,見識自然不錯,不過,咱們不能在此等下去……”
갈원굉이 말했다.
"관주님께서는 일 년 내내 산에서 사시니 견식이 당연히 틀리지 않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玉虛觀主搖搖頭,接道:“毒蟒、巨虎悄然而退,黃蜂繞頭飛舞,未施攻襲,這中間自有道理,如是貧道推想的不錯,這中間,應該是有人暗助咱們,才能有驚無險。”
옥허관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독망, 거호가 조용히 물러갔고 황봉이 머리 위를 빙빙 돌면서 공습을 펼치지 않은 것은 그 가운데에 이유가 있네. 만일 빈도의 추측이 틀리지 않는다면 이 가운데에 보이지 않게 우리를 돕는 사람이 있네. 그래야지 놀랍지만 아무런 위험이 없을 수 있거든."
話未說完,突見那水道之中,冒起了一股水柱,升起了兩丈多高,化成大片水雨,又落了下來。 變化突生,幾人睜著大眼睛,都未看清楚是怎麽回事。 但這一來,卻證明了水中卻有古怪。 余波蕩漾,曆久始息。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돌연 물길 속에서 한 가닥 물기둥이 뿜어져 나와 이 장 높이로 솟구치더니 비처럼 떨어졌다. 갑작스런 변화에 그들은 눈을 크게 떴으나 어찌된 일인지 또렷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자 물 속에 괴상한 것이 있음이 증명되었다. 출렁이던 여파는 한참이 지나서야 비로소 그쳤다.
突然陳公子揚起右手,驚叫道:“大師兄,那是什麽?”
돌연 진공자가 오른손을 들며 놀라서 소리쳤다.
"대사형, 저게 뭔가요?"
原來,葛元宏等都留心那水柱湧起之處,希望它再有變化出現,卻未留心到對面有一艘形如大盆的黑色之物馳了過來。 順著陳公子手指望去,只見一只黑色的大盆之上,坐著一頭白毛巨猿,極快馳來。
원래 갈원굉 등은 물기둥이 솟아오른 곳에 주의를 기울이며 또 무슨 변화가 나타나기를 바라면서 정면에서 큰 대야 같은 검은 물체가 빠르게 내달려오는 것에는 주의하지 않았었다. 진공자의 손이 가리키는대로 바라보니 검은 대야 위에 흰 털의 커다란 원숭이가 한 마리 앉았고 극히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白猿駕盆,聞所未聞,更怪的是那白猿並未有持篙槳之物,似乎是水中自有一股力量,送著那黑盆馳來對岸。 在幾人驚愕之中,黑盆已靠岸停下。這時,幾人才看得清楚,那巨大的黑物,原來是四個奇大的葫蘆結在一起,四個小圓,拼成一個大圓,遠遠瞧去,就像一個大木盆似的。
흰원숭이가 대야를 탄다는 것은 전대미문의 일이었고 더 괴이한 것은 그 흰원숭이의 손에는 삿대 같은 것도 없었다. 마치 물 속에서 어떤 한 줄기 힘이 그 검은 대야를 빠르게 물가로 보내고 있는 듯 했다. 그들이 경악하고 있는 가운데 검은 대야는 이미 물가에 멈추었다. 그때서야 그들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 거대한 검은 물체가 원래 네 개의 이상할 정도로 큰 호로(葫蘆)를 한 데 묶은 것이었다. 네 개의 작은 원이 이어붙어 한 개의 큰 원이 되자 멀리서 보면 하나의 커다란 목분(木盆)처럼 보였던 것이다.
那白猿不大,高不足三尺,但全身白得像片雪,找不出一根雜毛。 大概是白猿看到陳公子和他身高相似,所以特別投緣,一手牽著陳公子的衣袖,一手指著浮在水中的葫蘆。 陳公子若有所悟,舉步踏了上去。 葛元宏、譚家麒眼看小師弟上了葫蘆盆,不禁心中一急縱身一躍,也登上盆裏。
그 흰원숭이는 크지 않아서 키가 삼 척에 불과했지만 전신이 눈처럼 희어 잡털은 한 뿌리도 찾을 수 없었다. 아마 흰원숭이는 진공자가 그의 키와 비슷하다고 보았는지 그래서 특별히 마음에 들어했다. 한 손으로 진공자의 옷소매를 끌며 한 손으로는 물 속에 떠있는 호로를 가리켰다. 진공자가 무언가 깨달은 듯 걸음을 내딛어 올라갔다. 갈원굉, 담가기는 소사제가 호로분(葫蘆盆)에 오르는 것을 보자 절로 마음이 급해져 몸을 날려 호로분에 올랐다.
四半葫蘆結成的小盆,如何能負擔葛元宏,譚家麒、陸小珞,郭文章,再加上一個陳公子的體重,小盆立時向下沈去。 葛元宏吃了一驚,伸手抱起小師弟,正待躍上岸去,那向下沈落的小盆,突然穩了下來。 似乎是水底之下,有一股力量,托住了小盆。 白毛靈猿吱吱一笑,伸手拉住了玉虛觀主,躍向小盆。
네 개의 호로를 연결하여 만든 소분(小盆)이 어떻게 갈원굉, 담가기, 육소락, 곽문장에 한 명의 진공자가 더해진 체중을 부담할 수 있겠는가? 소분은 즉시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갈원굉이 깜짝 놀라서 손을 뻗어 소사제를 안고 막 언덕 위로 뛰어오르려고 하는데 아래로 가라앉던 소분이 돌연 안정되었다. 마치 물 밑에서 소분을 받치는 힘이 있는 듯 하였다. 흰털 원숭이는 끽끽, 소리를 내며 웃더니 손을 뻗어 손을 뻗어 옥허관주를 붙잡고 소분 위로 뛰어올랐다.
六人一猿,擠在那葫蘆盆上,小盆忽沈忽浮,似乎是隨時有沈沒的危險,六個人個個提心吊膽,那白猿卻是吱吱而笑,在葫蘆上拍了幾下,小盆突然向前馳去。 這時,葛元宏等心中都已明白,那小盆之下,有物托著行駛。 只不過,幾人無法知曉水中是何物托盆而已。
여섯 사람에 원숭이 한 마리가 호로분 위에 빽빽이 들어차자 소분은 가라앉았다 떠올랐다 하는 것이 마치 언제든 침몰할 위험이 있는 것 같아 여섯 사람은 개개인이 몹시 마음이 조마조마하였다. 그 흰원숭이가 끽끽 웃더니 호로 위를 몇 번 치자 소분이 돌연 앞을 향해 나아갔다.
이때 갈원굉 등은 소분 아래에 떠받치고 달리는 생물이 있음을 마음 속으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다만 그들은 물 속에 어떤 생물이 떠받치고 있는지를 몰랐을 뿐이었다.
盆靠對岸,白猿當先躍下。 葛元宏等魚貫躍登岸上。 這時,葛元宏都已警覺到,息隱消氣谷、埋名廬中的散淡老人,實是一位世外奇士,馴伏虎蟒,智役黃蜂,崇敬之心,油然而生。 白猿帶路,沿谷而行,行約十丈,已到谷底盡處。
호로분이 물가에 닿자 흰원숭이가 앞장서서 뛰어내렸다. 갈원굉 등은 줄지어 언덕 위로 올라갔다. 이때 갈원굉 등은 모두 소기곡, 매명려에 숨어사는 산담노인이 호랑이과 이무기를 길들여 복종시키고 황봉을 부릴 줄 아는 한 분의 세외기인이라고 느끼며 숭경(崇敬)하는 마음이 절로 생겨났다. 흰원숭이의 길안내로 골짜기를 따라 걸어서 약 십 장을 가자 이미 골짜기 맨 밑바닥에 이르렀다.
擡頭看去,峰回路轉,只見左側一道狹谷,曲徑通幽,轉向一側。 一塊突立的大山石,上面橫寫著“消氣谷”三個大字。 玉虛觀主一側身,當先而入。 葛元宏、譚家麒等,魚貫折入。 只見一個黑發、黑髯,身著青衫的老人,背負雙手,站立在一株花樹之下。 玉虛觀主微微一笑,道:“打擾谷主的清靜,貧道甚感不安。”
고개를 들어보니 봉우리를 따라 길이 돌아가는데 좌측에 협곡이 보이고 구불구불한 길이 고요한 곳으로 통했다. 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 덩이 커다란 바위가 우뚝 서있는데 소기곡(消氣谷) 세 글자가 크게 횡으로 씌어져있었다. 옥허관주가 몸을 기울이며 앞장서서 들어갔다. 갈원굉, 담가기 등이 줄지어 꺾어 들어갔다. 한 명의 검은 머리에 검은 수염, 몸에는 청삼을 입은 노인이 두 손으로 뒷짐을 진 채 한 그루 꽃나무 아래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옥허관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곡주의 청정(清靜)을 방해하여 빈도는 정말 미안하오."
聽玉虛觀主的口氣,那人自是散淡老人無疑。 他雖號散淡老人,但看上去一點也不老,黑發、黑髯,面如童子。 散淡老人望望葛元宏等五人,笑道:“這都是觀主替我帶來的客人麽?”
옥허관주의 말투에 따르면 그 사람은 자연 산담노인이 틀림이 없었다. 그가 비록 산담노인으로 불리지만 보기에 조금도 늙지 않아 머리도 검고 수염도 검고 얼굴은 어린애 같았다. 산담노인이 갈원굉 등 오인을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모두 관주가 데려온 손님들이오?"
玉虛觀主道:“谷主可認識這些人麽?”
옥허관주가 말했다.
"곡주는 이들을 알아보시오?"
散淡老人搖搖頭,道:“不認識。”
산담노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르오."
玉虛觀主道:“他們都是谷主一僅故交的子弟。”
옥허관주가 말했다.
"그들은 모두 곡주의 오랜 친구의 아들과 제자들이라오."
散淡老人冷漠一笑,道:“什麽人?”
산담노인이 냉막하게 웃으며 말했다.
"누구 말이오?"
玉虛觀主道:“忠義俠府陳道隆的孩子和他四個徒弟了。”
옥허관주가 말했다.
"충의협부 진도륭의 아들과 그의 네 제자들이오."
散淡老人淡漠一笑,道:“陳道隆麽?那只是和老夫下過幾次棋的熟人而已,絕不上故交,也談不上什麽情義。”
산담노인이 말했다.
"진도륭? 단지 노부와 몇 번 바둑을 두어 낯이 익은 사람일 뿐이니 절대 옛 친구가 아니며 무슨 정의를 입에 올릴 수 없소."
他口氣冷淡,一片拒人于裏之外的神氣。 (于裏 -> 千裏혹은 于千裏) 郭文章只聽得心頭大感惱火,冷笑一聲,正待發作,卻爲葛元宏適時攔阻。
그의 말투는 냉담하고 오만한 기색이 있었다. 곽문장은 듣기만 했는데도 속으로 크게 화가 나서 냉소를 치며 막 발작하려는데 갈원굉이 때맞추어 저지했다.
玉虛觀主輕輕歎息—聲,道:“咱們雖然相交多年,但貧道深知你的爲人,寡情冷淡,不通人情世故,所以,他們找到貧道,貧道並未決定帶他來見谷主。”
옥허관주가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우리가 비록 다년간 사귀었지만 빈도는 당신의 사람됨이 정이 없고 냉담하며 인정세태를 이해하지 못함을 깊이 알고있소. 그래서 그들이 빈도를 찾아왔으나 빈도는 결코 그들을 데리고 곡주를 만나러 오려고 하지 않았소."
散淡老人果然是已完全進入了散淡之境,似是已絕去了喜怒哀樂,不論是好言相求,或是喜怒諷刺,均已對他不生效用。 在他木然的臉上,找不出一點怒意,找不出一點喜色,只見他淡淡地說道:“但你還是把他們帶來了。”
산담노인은 과연 이미 산담(散淡)의 경지에 완전히 진입하여 희로애락을 끊은 듯 하였다. 좋은 말로 권하는 것은 물론 감정에 대고 풍자를 해도 똑같이 그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의 무관심한 얼굴에는 한 점 노기, 한 점의 기쁜 빛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당신은 그들을 데려왔구려."
玉虛觀主目光轉到葛元宏的臉上道:“玉牌拿給我。”
옥허관주의 시선이 갈원굉의 얼굴로 돌려지더니 말했다.
"옥패를 나한테 가져다주게."
葛元宏掏出玉牌,恭恭敬敬地遞了過去。
갈원굉이 옥패를 끄집어 내어 공손히 건네주었다.
玉虛觀主接過玉牌,托在掌心,道:“這玉牌是你之物麽?”
옥허관주가 옥패를 받아서 손바닥으로 받치며 말했다.
"이 옥패가 당신의 물건이오?"
散淡老人望望玉牌,沈吟不語。
산담노인이 옥패를 바라보며 침음하면서 말이 없었다.
玉虛觀主道:“貧道記憶得很清楚,這玉牌是你常常佩帶之物。”
옥허관주가 말했다.
"이 옥패가 당신이 늘 지니고 있던 물건임을 빈도가 똑똑히 기억할수 있소."
散淡老人道:“不錯,這玉牌是我之物。”
산담노인이 말했다.
"그렇소. 이 옥패는 나의 물건이오."
玉虛觀主對這位多年棋友漠視一切的神態,亦似是大感不耐,大聲喝道:“如是貧道記憶不錯,這玉牌是十分珍惜之物,所以才常年佩帶在身上,不時把玩。”
다년간의 바둑친구를 냉담하게 대하는 모든 태도에 대해 옥허관주 역시 참을 수 없음을 느끼고 큰 소리로 고함쳤다.
"만일 빈도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이 옥패는 매우 아끼는 물건일 것이오. 그래서 언제나 몸에 차고 다니며 때때로 손에 들고 감상했었소."
散淡老人不徐不疾地說道:“就算你說得都對吧!送玉牌又能代表些什麽了?”
산담노인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설령 당신 말이 모두 맞다고 하더라도 옥패를 보내서 또 무엇을 대신할 수 있겠소?"
玉虛觀主怔了一怔,道:“你把隨身玉牌交給陳道隆,難道會全無原因?”
옥허관주가 멍해져서 말했다.ㅁ
"당신이 몸에 지니고 다니던 옥패를 진도륭에게 준 것은 설마 아무 이유가 없단 말이오?"
散淡老人道:“自然是有原因。”
산담노인이 말했다.
"당연히 원인이 있소."
玉虛觀主道:“那就成了,這就是陳道隆爲什麽要遣派他的孩子徒弟,找上你消氣谷的原因。”
옥허관주가 말했다.
"그러면 됐소. 이것이 바로 진도륭이 왜 그의 아들과 제자들을 보내어 자네의 소기곡을 찾은 이유라오."
散淡老人道:“我們下了一盤棋,不幸我輸了,就把這塊佩玉輸給了他。”
산담노인이 말했다.
"우리는 바둑을 두었는데 불행히도 내가 졌고 이 옥패를 그에게 주었소."
玉虛觀主神情肅然地說道:“事情只是這樣的簡單麽?”
옥허관주가 숙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정이 단지 이렇게 간단하오?"
散淡老人道:“也許還有些別的什麽,老夫已經記不起了。”
산담노인이 말했다.
"어쩌면 또 다른 무언가 있겠으나 노부는 기억나지 않소."
玉虛觀主長歎一聲,道:“貧道自信是一位涵養很好的人,但如和你谷主比起來,貧道是自歎弗如!”
옥허관주가 길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빈도는 수양이 아주 뛰어난 사람이라고 자신했지만 당신 곡주와 비교하자니 빈도는 남보다 못함을 한탄하는 바이오!"
散淡老人笑一笑,道:“看在咱們多年棋友的份上,老夫破例留你們在此住上一宵,明日一早,再行離開此地。”
산담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다년간 바둑친구로서의 체면을 보아 노부는 파격적으로 당신네들을 이곳에서 하룻밤 머물도록 할 테니 내일 일찍 이곳을 떠나시오."
玉虛觀主心中忖道:“你明明是一位才慧絕世的高人,卻偏偏裝出一副木然神態,你既不肯挑明,我狠狠地拿話擠你,看你有多大耐性。”
옥허관주가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그대는 지혜가 절세적인 고인임은 분명하다. 기어코 무관심한 표정을 가장한다면 나는 사납게 당신을 말로 쥐어짜서 당신이 얼마나 큰 인내심을 가졌나 보겠다.'
心中念轉,口中卻冷冷說道:“如是我不肯走呢?”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입으로는 냉랭하게 말했다.
"만일 우리가 떠나지 않으려 한다면?"
散淡老人微微一笑,道:“這消氣谷中存糧不多,諸位留此,只怕不足兩日食用。”
산담노인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소기곡에 비축된 양식이 많지 않아서 제위들이 이곳에 머문다면 이틀을 먹기도 부족할 것 같소."
玉虛觀主道:“貧道等既來了,又持有你的玉牌,如是存糧不足,咱們只 好大家餓肚子。”
옥허관주가 말했다.
"빈도 등이 기왕 왔고 또 당신의 옥패를 가지고 있는데 만일 양식이 부족하다면 우리는 모두 굶을 수 밖에 없겠지."
散淡老人道:“這麽說來,諸位是存心霸占我這消氣谷麽?”
산담노인이 말했다.
"그렇다면 제위들은 나의 이 소기곡을 강점하려는 마음이 있구먼?"
玉虛觀主道:“是又怎樣?”
옥허관주가 말했다.
"그렇다면 또 어쩔텐가?"
散淡老人哈哈一笑道:“諸位既然看上這片狹谷絕地,老夫只好奉送了。”
산담노인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제위들이 이왕 이 험준한 협곡이 마음에 든다면 노부는 바칠 수 밖에 없지."
玉虛觀主怔了一怔,忖道:“當年他被那白髯老人再三羞辱,連吐他臉上幾口濃痰,他都忍了下去,我如想引他發作,恐非易事。”
옥허관주가 멍해져서 곰곰히 생각했다.
'당시 흰수염 노인에게 재삼 치욕을 당하고 얼굴에 몇 번이나 가래침을 맞아도 그는 참아냈지. 내가 발작하게 만들려고 한다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心念一轉,合掌說道:“谷主修養之深,貧道是已經見識過了,當真是普天之下,不作第二人想,貧道也自知無能使人心動喜怒之念。”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합장하고 말했다.
"곡주의 수양이 깊음은 빈도가 견식한 적이 있소. 정말이지 천하에 두번 다시 없을 것이오. 빈도가 남의 마음을 움직여 기쁘거나 화나게 할 수 없음도 알고 있소."
散淡老人笑道:“觀主,咱們是多年棋友麽?雖然老夫這幾年來,未再到觀中和觀主下棋,但數年交往之誼,老夫並未忘懷……”
산담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관주, 우리는 다년간의 바둑친구아니요? 비록 노부가 요 몇 년동안 도관에 가서 관주와 바둑을 두지 않았지만 수 년간 교제했던 정은 노부가 결코 잊지 않고 있소..."
玉虛觀主眼睛一亮,接口道:“谷主答應收留他們了?”
옥허관주가 눈을 빛내며 말을 받았다.
"곡주는 그들을 거두어 들이기로 승낙했구려?"
散淡老人搖搖頭,道:“觀主猜錯了。”
산담노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관주가 잘못 짐작했소."
玉虛觀主道:“那麽你有什麽事?”
옥허관주가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무슨 일이 있는 것이오?"
散淡老人道:“把玉牌還給我。”
산담노인이 말했다.
"옥패를 나한테 돌려주시오."
玉虛觀主雖是看破紅塵,遁身世外的人,也不禁聽得怒火直往上衝,冷笑一聲,道:“原來谷主想收回玉牌。”
옥허관주가 비록 속세를 달관하여 세상 밖에 몸을 숨긴 사람이지만 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금할 수 없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원래 곡주는 옥패를 돌려받고 싶었구먼."
散淡老人道:“那本是老夫之物,難道我不該收回麽?”
산담노인이 말했다.
"그것은 본래 노부의 물건이오. 설마 내가 회수하지 말아야 한단 말이오?"
玉虛觀主冷冷說道:“哀莫大于心死,我還道你真的是心死情枯的人,想不到啊!你竟然還有收回玉牌的私心!”
옥허관주가 냉랭하게 말했다.
"마음의 죽음보다 더 큰 슬픔은 없소. 나는 당신이 정말 마음이 죽고 정이 말라버린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려! 그런데도 당신은 옥패를 회수할 사심(私心)을 가지고 있구려!"
散淡老人笑一笑,道:“觀主乃世外之人,早已看破了人間的悲歡離合,七情六欲,怎的還會有這樣的火氣。”
산담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관주는 속세 밖의 사람이라 벌써 인간의 슬픔과 기쁨, 칠정육욕(七情六欲)을 달관했을 텐데 어찌 이렇게 화를 내시오."
玉虛觀主道:“我雖遁身玄門,但我還是人,有血有肉,說到斷情絕義,比起你谷主,貧道是自知難及萬一……”
옥허관주가 말했다.
"내 비록 현문에 몸을 숨기고 있지만 나는 아직 피와 살을 가진 사람이오. 감정을 끊는 것으로 말하자면 곡주 당신에 비해 빈도는 만의 하나도 미치기 어렵소..."
回目望了葛元宏等一眼,接道:“貧道等來此之前,早已和諸位說過,咱們縱冒萬死而來,也未必能使消氣谷主心中感動,看來咱們這一趟是白來了,貧道愧對故友,實巳無能爲力,這玉牌由你們手中取得,只好再交還你們了,如何處理,由你們自己作主吧。”
눈을 돌려 갈원굉 등을 보며 말을 이었다.
"빈도가 이곳에 오기 전에 우리가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 오더라도 소기곡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고 제위들에게 벌써 말한 적이 있네. 보아하니 우리는 헛걸음을 하였네. 빈도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친구에게 부끄럽구나. 옥패는 자네들 손에서 얻은 것이니 다시 자네들에게 돌려줄 수 밖에 없군. 어떻게 처리할지는 자네들 자신이 알아서 하게."
葛元宏接過玉牌,目注散淡老人,道:“老前輩,家師在大變臨頭之際,交代晚輩等來此見老前輩,想來家師和老前輩定然早有約言,可惜家師不在此地,約言爲何?除了你老前輩外,再也無人知曉,老前輩一口否認,我們自是無法……”
갈원굉이 옥패를 건네받고 산담노인을 응시하며 말했다.
"노선배님, 가사께서 대변이 임박했을 때 후배들에게 이곳으로 와서 노선배님을 뵙도록 지시하신 것은 가사께서 노선배님과 벌써 약속이 있으셨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애석하게도 가사께서 이곳에 계시지 않아 무슨 약속을 하셨는지는 노선배님을 제외하고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노선배님께서 한 마디로 부인하시면 저희들은 당연히..."
散淡老人神色一直保持著漠然的平靜,淡淡一笑,接道:“你這話,是揣測之言呢?還是有所根據。”
산담노인의 표정은 줄곧 무심한 평정심을 유지했다.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너의 이 말은 추측이냐 아니면 근거가 있는 것이냐?"
葛元宏道:“晚輩雖然無明確的證據,但卻是言有所本。”
갈원굉이 말했다.
"후배 비록 명확한 증거는 없으나 근거있는 말입니다."
散淡老人道:“你說出來聽聽看?”
산담노인이 말했다.
"들려주겠느냐?"
葛元宏道:“家師交遊極廣,結識了不少武林高人,如是未得老前輩有所允諾,決不會在大難降臨之時,囑咐我等來此晉見你老前輩了。”
갈원굉이 말했다.
"가사께서는 교제가 극히 넓으셔서 적지않은 무림고인들을 사귀어셨습니다. 만일 노선배님의 승낙을 얻지 않았다면 결코 대란이 임박했을 때 저희들에게 이곳으로 가서 노선배님을 알현토록 분부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散淡老人道:“這是事出有因,查無實據的說法,老夫不能認定你說的有理了。”
산담노인이 말했다.
"이것이 바로 조사해보니 확실한 증거가 없지만 사건의 발생에는 이유가 있다고 하는 논법이지. 노부는 너 말에 일리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葛元宏道:“晚輩還有一項旁證。”
갈원굉이 말했다.
"후배에게 또 하나의 방증(旁證)이 있습니다."
散淡老人道:“請說吧!”
산담노인이 말했다.
"말해보라!"
葛元宏道:“這玉牌是老前輩隨身佩帶之物,足見珍貴,何以會落入家師之手?”
갈원굉이 말했다.
"이 옥패는 노선배님게서 늘 차고 다니시던 물건이니 진귀하다고 보기에 충분합니다. 어떻게 가사의 손에 들어갈 수 있었겠습니까?"
散淡老人道:“老夫說過了,是老夫下棋輸給令師的了。”
산담노인이 말했다.
"바둑에 져서 영사에게 준 것이라고 노부가 말했었다."
葛元宏一皺眉頭,道:“老前輩既如此說,晚輩們算是白跑了。”
갈원굉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노선배님께서 이왕 그렇게 말씀하시니 후배들은 헛걸음한 셈이군요."
散淡老人微微一笑,道:“世上不如人意的事,常常十之八九,你們也不用太灰心了。”
산담노인이 미소짓더니 말했다.
"세상에는 항상 사람 뜻대로 안되는 일이 열의 여덟아홉이니 너희들이 너무 낙심할 필요도 없다."
葛元宏只覺一股悲憤之氣,直衝上來,舉起手中玉牌,自言自語地說道:“師父啊!師父,這玉牌全無作用,留之何益,徒兒鬥膽要毀去它了。”
갈원굉은 한 줄기 비분함이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껴 수중의 옥패를 들어올리며 혼잣말하듯 말했다.
"사부님! 사부님, 이 옥패는 전혀 쓸모가 없군요. 남겨두어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제자, 부수어버려야겠습니다."
對准一塊山石,摔了下去。
바위를 겨누어 내던졌다.
散淡老人急急叫道:“不可捧碎了玉脾。”
산담노인이 급히 소리쳤다.
"옥패를 부수어선 안된다."
但他已喊得晚了一些,葛元宏滿腹的憤怒,都發泄在玉牌上,似乎用盡他畢生的氣力,那玉牌投向三尺外的石岩上,他要將玉牌擊成粉碎,發泄心中的悲憤。 天下最好輕功,最快身手,也無法挽救那玉牌的命運了,沒有人能夠在那樣短的距離中,那樣快的速度中,接住玉牌。 但散淡老人做到了,右手揮動之間,似乎帶起無比的吸引之力,像魔掌一樣,在間不容發之中,接住了玉牌。
하지만 그의 고함소리는 조금 늦었다. 갈원굉은 가슴에 가득 찬 분노를 옥패에 쏟아내었다. 마치 옥패를 박살을 내어 마음 속의 비분을 해소하려는 듯 필생의 기력을 써서 옥패를 삼 척 밖의 바위에 던진 것이다. 천하에 가장 뛰어난 경공, 가장 빠른 솜씨도 옥패의 운명을 구할 수 없었다. 그렇게 짧은 거리, 그렇게 빠른 속도에서 옥패를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산담노인은 해냈다. 우수를 휘두르는 사이에 마치 비할 데 없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는 듯, 마(魔)의 손바닥인 양 머리칼 하나 끼어들 수 없는 그 사이에 옥패를 받아냈다.
夕陽射進狹谷透射一片金色光芒,照射在玉牌上。 一直是神情冷漠的散淡老人,此刻卻似乎有著很大激動,雙目中蘊含著清澈的淚光。 他反複瞧著手中玉牌,像要從玉牌中找尋出什麽? 玉虛觀主驚異了,他想不通一個人能夠任人唾面不拭,怎的還會對一面玉牌那樣愛惜?
협곡을 뚫고 들어온 금색 석양이 옥패를 비추었다. 줄곧 냉막한 표정의 산담노인은 이 시각 마치 아주 격동한 듯 두 눈에 투명한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가 수중의 옥패를 이리저리 뒤집어보았는데 옥패에서 무언가 찾아내려는 것 같았다. 옥허관주는 놀랐다. 얼굴의 침도 닦아내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하나의 옥패에 이렇게 애착을 가질 수 있을까 이해가 되지 않았다.
散淡老人緩緩收起玉牌,目中閃動著冷電一般的神光,掃掠了葛元宏等一眼,道:“孩子們,令師要你們來見我,可曾告訴你們爲了什麽?”
산담노인이 천천히 옥패를 거두고 눈에서 냉전같은 신공을 번뜩이며 갈원굉 등을 쓸어보더니 말했다.
"아이들아, 영사가 무엇 때문에 나를 찾아가서 만나라고 했는지 알려주더냐?"
葛元宏一怔搖頭道:“沒有,家師沒有說明。”
갈원굉이 멍한 채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가사께서는 설명하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他雖然明識道這答複極不妥當,但卻不能用師父的名號說慌。(慌->謊이 맞을 듯)
그는 비록 이 대답이 적절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부의 이름으로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玉虛觀主道:“陳府大變,家破人亡,陳道隆遣弟子來此晉谒,用心自然是要把他們收列門牆,傳授絕技,日後也好爲家門複仇。”
옥허관주가 말했다.
"진부에 커다란 변고가 생겨 집안이 참혹한 불행을 당했소. 진도륭이 제자를 이곳에 보내어 당신을 만나게 한 것은 그들을 문하로 거두어 절기를 전수하게끔 하여 나중에 가문의 원수를 갚도록 할 의도였겠지."
散淡老人搖搖頭,道:“陳道隆不是這樣的人,這想法會玷汙了他的俠名。”
산담노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진도륭은 그런 사람이 아니오. 그런 생각은 그의 협명을 더럽히는 것이오."
葛元宏道:“家師心胸廣大,氣度恢宏,決不會爲了私人的仇恨,要我等來此驚擾老前輩。”
갈원굉이 말했다.
"가사께서는 도량과 기개가 드넓으십니다. 결코 개인의 원한으로 저희들을 이곳으로 보내어 노선배님을 방해하실 리가 없습니다."
散淡老人笑一笑,道:“這才是陳大俠的爲人。”
산담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야 비로소 진대협의 됨됨이지."
他臉上的木然神色,突然間消失不見,代之而起的,是一種奕奕神彩。 刹那之間,散淡老人似是換了一個人般。
그의 얼굴의 굳은 표정이 별안간 사라졌고 그것을 대신한 것은 일종의 늠름한 풍채였다. 찰나지간에 산담노인은 마치 딴사람이 된 것 같았다.
葛元宏欠身一禮,道:“看來,老前輩對家師的爲人,十分了然。”
갈원굉이 몸을 숙여 일례하고 말했다.
"보아하니 노선배님께서는 가사의 사람됨에 대해 무척 잘 알고 계시군요."
散淡老人道:“如是令師不把我引爲知己,也不會在危難之際,想到老夫了,更不會讓你們冒險犯難,千辛萬苦的來找老夫了。”
산담노인이 말했다.
"만일 영사가 나를 지기(知己)로 여기지 않았다면 위난(危難)의 순간에 노부를 떠올리지 않았을 것이며 너희들에게 위난을 무릅쓰고 천신만고 끝에 노부를 찾아가게 하지는 않았을 테지."
玉虛觀主合掌一禮,道:“谷主……”
옥허관주가 합장하여 일례하고는 말했다.
"곡주..."
散淡老人笑一笑,接道:“咱們是多年的老朋友了……”
산담노인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는 다년간의 친구요..."
玉虛觀主接道:“貧道慚愧得很!相交這多年,我一直不了解你!”
옥허관주가 말했다.
"빈도는 부끄럽기 그지 없구먼! 몇 년을 사귀면서 나는 줄곧 당신을 이해하지 못했네!"
散淡老人道:“滔滔人間,能夠了解老夫的,老夫也只遇到一個陳道隆。”
산담노인이 말했다.
"도도한 인간세상에 노부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노부는 오직 진도륭 한 명을 만났소."
葛元宏道:“這麽說,老前輩和家師相知甚深。”
갈원굉이 말했다.
"그렇다면 노선배님께서는 가사와 서로 깊이 알고 계시는군요."
散淡老人微一颔首,仰首望著天上一片浮動的白雲,自言自語的說道:“是三年前吧!令師在玉虛觀中,曾和老夫談論到過江湖情勢,勸老夫出山爲武林生靈,略效微勞,但老夫早已心如死灰,枯井難波,所以,並未答允令師。”
산담노인이 고개를 끄덕여보이고는 머리를 들어 하늘에 떠가는 흰구름을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삼 년 전이지! 영사는 옥허관에서 노부와 강호정세를 놓고 담론을 하며 노부에게 무림동도를 위하여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도록 출산(出山)하기를 권한 적이 있다. 하지만 노부의 마음은 벌써 다 타버린 재, 말라버린 우물과 같았다. 그래서 영사에게 승낙하지 않았다."
玉虛觀主道:“陳大俠他可曾和你談過他門下幾個弟子的事?”
옥허관주가 말했다.
"진대협이 그의 문하 제자들의 일을 자네와 이야기한 적이 있겠군?"
散淡老人道:“談過,他勸老夫出山,未獲老夫允諾,曾推薦他幾個弟子,轉入老夫門下……”
산담노인이 말했다.
"있네. 그는 노부에게 출산(出山)을 권했다가 노부의 승낙을 얻지 못하자 그의 제자들을 추천하여 노부의 문하로 들이게 했지..."
玉虛觀主喜道:“你答應了。”
옥허관주가 기뻐하며 말했다.
"자네는 승낙했겠군."
散淡老人道:“沒有答允,但也沒有拒絕。”
산담노인이 말했다.
"승낙하지 않았지만 거절도 안했네."
玉虛觀主道:“你說了半天,究竟是答不答允?”
옥허관주가 말했다.
"자네는 한참을 말했는데 도대체 승낙하는 건가 승낙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散淡老人道:“如是老夫沒有收留他們之心,你們也無法進入消氣谷了……”
산담노인이 말했다.
"만일 노부가 그들을 거둘 마음이 없다면 당신들은 소기곡에 진입하지도 못했지..."
臉色突然間轉變的十分嚴肅,雙目中神光如電,緩緩由葛元宏、譚家麒、陳公子等臉上掃過。 那是一種很奇怪的目光,葛元宏只覺那目光有如利刃一般,直透內腑。 忽然間,散淡老人散發一股威嚴的氣勢,震懾全場,葛元宏等頓生出敬畏之意。
낯빛이 별안간 십분 엄숙하게 바뀌더니 두 둔에서 번개같은 신광이 천천히 갈원굉, 담가기, 진공자 등의 얼굴을 쓸고 지나갔다. 그것은 일종의 아주 기괴한 눈빛으로 갈원굉은 그 눈빛이 칼날처럼 그대로 내부(內腑)를 투과하는 느낌이 들었다. 문득 산담노인이 발산하는 한 줄기 위엄있는 기세가 전장(全場)을 뒤흔들자 갈원굉 등은 경외(敬畏)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但聞散淡老人接道:“老夫可以傳授你們一些武功,不過,我不能把你們收列門牆。”
산담노인이 말을 이었다.
"노부가 너희들에게 무공을 전수해줄 수는 있으나 나는 너희들이 나의 제자가 되게 할 수는 없다."
玉虛觀主道:“那爲什麽?”
옥허관주가 말했다.
"그건 무엇 때문인가?"
散淡老人道:“老夫不願招惹上江湖是非,再說,老夫也無能獨力回天,挽救狂瀾。”
산담노인이 말했다.
"노부는 강호의 시비를 일으키기를 원치 않네. 다시 말해 노부도 혼자 힘으로 국면을 만회할 수 없네."
玉虛觀主道:“聽起來,似是有很多原因?”
옥허관주가 말했다.
"들어보니 마치 아주 많은 원인이 있는 듯 하구먼?"
散淡老人歎道:“蘭因絮果,勢所必然,其因早種,其果雖苦,也只有吃下去了。”
산담노인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아름답고 원만했던 혼인이 파혼으로 끝난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과(因果)의 씨가 벌써 뿌려졌다면 그 결과가 비록 고통스럽더라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語聲微微一頓,目注葛元宏道:“老夫之言,你們聽到了麽?”
말을 잠시 멈추고는 갈원굉을 주시하며 말했다.
"노부의 말을 너희들은 들었겠지?"
葛元宏道:“聽到了。”
갈원굉이 말했다.
"들었습니다."
散淡老人道:“你們同意老夫之見麽?”
산담노인이 말했다.
"너희들은 노부의 의견에 동의하느냐?"
葛元宏道:“老前輩語含禅機,晚輩不太明白。”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의 말씀엔 선기(禪機)가 내포되어 후배는 확실히 알지 못하겠습니다."
散淡老人笑一笑,道:“令師和我談過,說你的口才很好,看來果非虛言……”
산담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너의 말재주가 아주 뛰어나다고 영사가 나에게 말한 적이 있는데 과연 허언이 아니었구나..."
神色一整,接道:“恕老夫直言一句,你們都非上上之材,武功一道,又浩瀚如海,你們如是廣學博習,其必將淪爲樣樣皆通,樣樣皆松的後果。因此,你們只能專注于一兩樣武功,藝專于精,才能有大成之望。”
표정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노부가 직언을 함을 용서하거라. 너희들은 모두 최고의 재목들은 아니다. 무공의 길은 또한 바다 같이 드넓다. 너희들이 만일 광범위하게 배우고 익히면 반드시 여러가지를 습득하게 될 테지만 여러가지가 모두 느슨해지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너희들은 오직 한두 가지의 무공만 집중해서 전념해야만 대성을 기대할 수 있느니라."
葛元宏道:“老前輩如何吩咐,我們師兄弟是無不從命。”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의 어떤 분부라도 저희들 사형제는 따르지 않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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