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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苦練絕學(고련절학)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팔황비룡기(八荒飛龍記)

十、苦練絕學(고련절학)

알타쵸 2016. 12. 23. 16:48

十、苦練絕學(힘들여 절학을 연마하다)






    

散淡老人道:“好!現在,老夫就按你們的天份,分配你們習練的武功……” 

산담노인이 말했다.

"좋다! 노부는 너희들의 타고난 자질과 장점에 따라 너희들이 배울 무공을 분배하겠다..."

望著葛元宏,接道:“你是陳道隆的大弟子。” 

갈원굉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네가 진도륭의 대제자겠지."

葛元宏道:“晚輩早入了師門兩年。” 

갈원굉이 말했다.

"후배가 이 년 일찍 사문(師門)에 들어갔었습니다."

散淡老人道:“你們的時間寶貴無比,老夫既然決定了傳授你們武功,明天就開始練習,你先把武功演練一遍,給我瞧瞧。” 

산담노인이 말했다.

"너희들의 시간은 비할 데 없이 귀한 것이다. 노부가 이미 너희들에게 무공을 전수하기로 결정했으니 내일 바로 수련을 시작한다. 네가 먼저 배운 무공을 쭉 한번 펼쳐서 나에게 보여다오."

葛元宏應了一聲,抱元守一,拔出雁翎刀,練了一遍刀法。 散淡老人似是察看得十分用心,背負雙手,全神貫注。 

갈원굉이 대답하고 포원수일(抱元守一)하더니 안령도를 뽑아 도법을 쭉 펼쳐보였다. 산담노인은 뒷짐을 지고 온 정신을 집중하여 주의깊게 관찰하는 듯 하였다.

葛元宏傾盡所能,把輕功、內力,都糅合于刀法之中,施展出來,一套刀法練完,頂門上已微見汗水,收刀一禮,道:“晚輩獻醜。” 

갈원굉이 모든 힘을 다 쏟아내어 경공(輕功), 내력(內力)을 도법 속에 섞어 시전해냈다. 한 벌의 도법을 다끝내자 정수리에는 땀이 약간 베어나왔다. 칼을 거두고 일례하며 말했다.

"후배, 하찮은 재주를 보여드렸습니다."

散淡老人淡淡一笑,未加評論,右手一揮,道:“你站旁邊,哪一位是陳道隆的二弟子?” 

산담노인이 담담히 웃으며 논평을 가하지 않고 우수를 휘두르며 말했다.

"너는 한 옆에 서있거라. 어느 분이 진도륭의 이제자인가?"

譚家麒一欠身,單臂抱刀而出,道:“晚輩二弟子譚家麒。” 

담가기가 몸을 숙여보이고 한쪽 팔로 칼을 안고 나서서 말했다.

"후배가 이제자 담가기입니다."

散淡老人道:“過來,我看看你的臂傷。” 

산담노인이 말했다.

"이리 와서 자네 팔의 상처를 보여다오."

譚家麒依言行了過去,伸過斷臂。 

담가기가 그 말대로 걸어가서 잘린 팔을 뻗었다.

散淡老人瞧了一眼道:“你用的藥物很好,已有七成痊愈,你也施展一套刀法吧!” 

산담노인이 보고나서 말했다.

"네가 쓴 약물이 아주 좋아서 이미 칠성은 나았군. 너도 한 벌의 도법을시전해보아라!"

譚家麒欠身應命,獨臂掄刀,也演練了一遍刀法。 散淡老人看完了譚家麒之後,又要陸小珞和郭文章也都練了一趟刀法。 陳道隆以刀法馳名江湖,葛元宏、譚家麒等四人,自然都是學習刀法,陳家刀取了不少別家刀法之長,經過陳道隆演化而自成一家門戶,葛元宏等四人,雖是由一個師父傳授,但因天資和內功,深淺不同,成就也就各異了。 

담가기가 허리를 숙이며 대답하고는 외팔로 칼을 휘둘러 도법을 쭉 시연해보였다. 산담노인은 담가기를 본 뒤에 또 육소락과 곽문장도 도법을 차례로 펼쳐보이게 했다. 진도륭은 도법으로 강호에 명성을 떨쳤기에 갈원굉, 담가기 등 사인은 당연히 모두 도법을 배웠다. 진가도(陳家刀)는 적지않은 다른 가문의 도법의 장점을 취하고 진도륭을 거쳐 발전하여 일가를 이루게 되었다. 갈원굉 등 사인이 비록 한 명의 사부로부터 전수를 받았지만 천부의 자질과 내공의 깊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성취는 각기 달랐다.

散淡老人看過了四人刀法,未作評論,目光卻轉到陳公子的臉上,道:“你學過武功麽?” 

산담노인이 사인의 도법을 보고 논평을 하지 않고 눈길을 진공자의 얼굴로 돌리더니 말했다.

"너는 무공을 배운 적이 있느냐?"

這年幼的孩子,雖然經過了長途跋涉,和數番凶險,但他卻毫無倦意,臉上是一片堅毅神色,朗聲應道:“沒有,爹娘都未教過我武功。” 

그 나이어린 아이는 비록 먼 길을 힘들게 왔고 몇 번의 흉험을 겪었지만 조금도 피곤함이 없었다. 얼굴에는 의연한 표정을 하고 낭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없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무공을 가르치신 적이 없습니다."

散淡老人徽微颔首,道:“你爹爹傳授過你內功心法麽?” 

산담노인이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네 아버지께서 너한테 내공심법을 전수하신 적은?"

陳公子搖搖頭,道:“我不知道,但爹爹告訴我一種打坐和呼吸之法,要我無事時常常練習。” 

진공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저에게 일종의 타좌(打坐)와 호흡법을 알려주시며 별일 없을 때 늘 연습하라 하셨습니다."

散淡老人搖搖頭,道:“嗯!照樣做一遍出來給我瞧瞧?” 

산담노인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음! 어떻게 하는 것인지 나한테 보여주겠느냐?"

陳公子依言施爲,盤膝而坐,閉目調息。 表面上瞧去,這和一般的坐息之法,並無不同,但一代奇士散淡老人卻瞧的臉上閃掠過一抹訝異之色。 那只是一瞬間的驚異,以他深厚的涵養,立刻間,又恢複了平靜的神色。緩緩地說道:“孩子,你叫什麽名字?” 

진공자가 그 말대로 했다. 무릎을 포개고 앉더니 눈을 감고 조식했다. 표면상으로 보면 이것은 일반적인 좌식법과 결코 다른 것이 없었지만 일대기사(一代奇士)인 산담노인이 보고는 얼굴에 한 가닥 놀랍고 의아한 기색이 스쳤다. 그것은 단지 일순간의 놀라움이었고 그의 심후한 수양으로 즉시 또 평정한 신색을 회복했다. 천천히 말했다.

"얘야,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陳公子道:“我叫陳挽瀾,在家時媽常叫我的小名寶兒。” 

진공자가 말했다.

"저는 진만란(陳挽瀾)입니다. 집에서 어머니께서 부르는 아명은 보아(寶兒)입니다."

散淡老人點點頭,目光又轉到葛元宏的身上,道:“這消氣谷只有一頭靈猿,相伴老夫,素果菜根,生活極爲清苦,和陳府中的大魚大肉,仆從如雲有如霄壤之別,這日子,你們過得了麽?” 

산담노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갈원굉에게로 돌리더니 말했다.

"이 소기곡은 오직 한 마리의 영통(靈通)한 원숭이가 노부와 함께 살고 있다. 과일과 채소 뿐이라 생활이 극히 청빈하니 진부(陳府)의 진수성찬, 구름 같이 많은 하인들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니라. 그런 날들을 너희들은 지낼 수 있겠느냐?"

葛元宏道:“谷中花樹繁茂,景物若畫,正是習武佳境,我等自信能夠過得很好,不用老前輩煩心。” 

갈원굉이 말했다.

"골짜기 안이 꽃과 나무가 무성하고 경물이 그림 같아 무공을 배우기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저희들은 아주 잘 지낼 수 있다고 자신하오니 노선배님께서는 신경쓰지 마십시오."

散淡老人笑道:“那就好,谷中無人照顧你們,你們要留在此地,飲食都要自理……”

산담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됐다. 곡중(谷中)에는 너희를 보살필 사람이 없으니 너희들이 이곳에 지내려면 먹고 마시는 것 모두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

語聲一頓,接道:“我和你們並無師徒之名,留你們在此,只是爲了老夫和陳大俠一番交情,至于我傳授你們武功,那也是爲了力行老夫和陳大俠的約言。” 

말을 멈추었다가 이어서 말했다.

"나는 너희들과 결코 사도의 명분이 없다. 너희를 이곳에 머물도록 한 것은 단지 노부와 진대협의 교정 때문이며, 너희들에게 무공을 전수하는 것은 노부가 진대협에게 약속한 말 때문이다."

葛元宏看他語氣堅決,不敢反駁,欠身應道:“晚輩等恭謹從命。” 

갈원굉은 그의 말투가 단호한 것을 보고 감히 반박하지 못하고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후배들은 삼가 명을 따르겠습니다."

散淡老人道:“沿左面而行,二十丈外,有一座天然的山洞,那就是你們的宿居之處,今夜中你等休息一下,以恢複一路跋涉的勞累,明日,就要按老夫訂下的步驟習武。” 

산담노인이 말했다.

"왼쪽을 따라 가면 이십 장 밖에 하나의 천연 산동(山洞)이 있으니라. 거기가 바로 너희들이 자고 지낼 곳이다. 오늘 밤은 휴식하여 힘든 여정의 피로를 회복하고 내일 노부가 정해둔 순서대로 무공을 배워야 한다."

葛元宏躬身一禮,帶著幾位師弟,行入左面山洞之中。 那是千尋削壁下一座天然的石洞,洞中陳設,並非葛元宏想象中簡陋,石桌石椅之外,還有十余張獸皮。 

갈원굉은 허리를 숙여 일례하고 사제들을 데리고 왼쪽의 산동으로 걸어들어갔다. 그곳은 천심(1尋은 8尺)의 깎아지른 절벽 아래의 천연적인 석동(石洞)이었다. 동굴 안에 갖추어진 것은 결코 갈원굉의 생각처럼 초라하지는 않았다. 돌탁자, 돌의자 외에도 십여 장의 짐승 가죽이 있었다.

葛元宏帶著幾個師弟一齊動手,鋪好獸皮,打掃洗涮,石洞中十分寬敞,而且分有數室,各有門戶,似是還加了很大的人工修築。 幾人勘查過完洞之後,發覺最後一間石室,門戶緊閉。 

갈원굉은 사제들을 데리고 일제히 손을 써서 짐승 가죽을 잘 깔고 닦고 쓸고 청소를 했다. 석동 안은 무척 넓었고 게다가 몇 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었으며 각기 문이 있어 마치 사람의 손이 많이 가해져 지어진 듯 했다. 그들은 동굴을 모두 답사한 뒤 최후의 한 칸 석실은 문이 꼭 닫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郭文章好奇心重,舉手去推石門,卻被葛元宏攔阻,道:“洞中數室,門戶大開,只有這一室門戶緊閉,其中或有原因,四弟不可擅自進去。” 

곽문장은 호기심이 동하여 손을 들어 석문을 밀려고 하는데 갈원굉이 저지하며 말했다.

"동굴 안의 방들이 문이 활짝 열려있는데 오직 이 방만 문이 닫혀있으니 거기에는 아마 이유가 있을 걸세. 사제는 멋대로 들어가서는 안되네."

陸小珞道:“如若這室中有什麽隱秘,不准擅入,那散淡老人,應該告訴咱們一聲才是。” 

육소락이 말했다.

"만약 이 방안에 무슨 비밀이 있어 허락없이 들어가서는 안된다면 그 산담노인이 우리에게 한 마디 했어야 합니다."

葛元宏道:“君子自重,那散淡老人,不肯收咱們列入門牆,往好處說,是敬重師父的爲人,但也可能是要和咱們保持一種距離,需知日下咱們還是客居身份,不可太過隨便了。” 

갈원굉이 말했다.

"군자는 자중해야 하네. 그 산담노인이 우리를 문하에 거두어 들이지 않으려는 것은 좋은 쪽으로 말하면 사부님의 사람됨을 존경하는 것이네. 하지만 우리와 일종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것일 가능성도 있네. 지금 우리는 손님의 신분이니 너무 제멋대로 해서는 안되네."

陸小珞欠身應道:“大師兄說的是。” 

육소락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대사형의 말씀이 맞습니다."

譚家麒道:“大師兄,小弟想不明白,他肯收留咱們,而且答允傳咱們武功,卻又不准咱們拜師父,要知師父指命咱們來此,早已有著要咱們拜入散淡老人門下的用心,這一點那散淡老人也會想到才是。” 

담가기가 말했다.

"대사형, 소제는 생각을 해봐도 모르겠는데, 그가 우리를 거두어 머물게 하고 무공을 전수해주기로 승낙했는데 왜 우리를 사부로 모시지 못하게 할까요. 사부님께서 우리를 이곳으로 오게 하신 것은 벌써 우리가 산담노인 문하로 들어가게 하시려는 의도임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점을 그 산담노인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葛元宏沈吟了一陣,道:“這中間或有原因,但咱們不用去想,因爲咱們永遠也想不明白,單憑那散淡老人接住小兄投出玉牌的手法,已足證明,是一位身負絕技的奇人,現在,咱們只有一個心意,如何把握住這等千載難逢的機會,學成上乘武功,以便日後能重振師門聲威。” 

갈원굉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 가운데에는 아마 이유가 있을 걸세. 하지만 우리는 생각할 필요없네. 왜냐하면 우리는 영원히 생각해도 모를 걸세. 산담노인이 소형이 던진 옥패를 받아내는 수법만으로도 절기를 지닌 기인임을 증명하고도 남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아서 상승무공을 배워서 나중에 다시 사문의 명성과 위엄을 떨칠 것인가하는 생각만 하세."

其實,玉虛觀主也有著同樣的懷疑,只是他不便在葛元宏等面前探問,待幾人去後,才望著散淡老人,道:“你既然答允他們留在這裏,爲什麽又不肯把他們收入門下呢?” 

사실 옥허관주도 똑같은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갈원굉 등의 면전에서 캐묻기가 불편했다. 그들이 가고난 뒤 그제서야 산담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가 이왕 그들을 이곳에 머물도록 승낙했는데 왜 그들을 문하로 거두려하지 않는가?"

散淡老人笑一笑,道:“我原想居此深谷,隔絕人間,永不和江湖中人來往,想不到寂寞難耐,居然會跑到玉虛觀去找你老道士下棋,爲此老夫一錯,結識陳道隆,爲老夫第二大錯,放你們進入此谷,爲老夫第三大錯,我如能任他摔碎玉牌,負氣而走,也就罷了,偏偏又不忍玉牌碎毀,伸手接住,此爲第四大錯,允許他們留這裏,答允傳授他們武功,此爲第五大錯,如若老夫再告訴你老道士,爲什麽不收他們入我門下,那就是第六大錯了,老夫既然知道了,就不想再錯。” 

산담노인이 웃더니 말했다.

"나는 원래 인간세상과 단절된 이 깊은 골짜기에서 살면서 영원히 강호인들과 왕래하지 않으려 했는데 생각도 못하게 적막함을 참기 어려워 옥허관으로 달려가서 노도사 자네와 바둑을 두게 되었네. 이것이 노부의 첫 번째 잘못이고, 진도륭과 사귄 것이 노부의 두 번째 잘못이며, 당신들을 이 골짜기에 들어오도록 내버려둔 것이 노부의 세 번째 커다란 잘못이네. 내가 만일 그가 옥패를 던져서 부수도록 내버려두었다면 화를 내고 가버리고 그만이었을 텐데 한사코 또 옥패가 부서지는 것을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받았으니 그것이 네 번째 잘못이네. 그들을 이곳에 머물도록 하고 그들에게 무공을 전수하기로 승낙한 것이 다섯 번째 잘못이지. 만약 노부가 왜 그들을 문하로 거두지 않는지를 노도사 당신에게 알려준다면 그것이 바로 여섯 번째 잘못이겠지. 노부가 이왕 알고 있으니 더이상 잘못을 저지르고 싶지 않네."

玉虛觀主笑道:“你已經犯了五大錯,再多犯一錯,又有何妨呢?” 

옥허관주가 웃으며 말했다.

"자네기 이미 다섯 개의 잘못을 범했는데 하나 더 범한다고 또 무슨 상관이겠는가?"

散淡老人歎息—聲,道:“看來,一個人要想遁世獨居,不和人間往還,實是一件不易之事。” 

산담노인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한 사람이 속세를 떠나 홀로 살려고 해도 인간세상과 왕래하지 않기는 실로 쉽지 않은 일이로군."

玉虛觀主道:“過去,我只是懷疑你是一位身負絕技的人物,現在,我已經證明了懷疑的不錯,你身犯五大錯,已然造成重行出山之勢,那也用不著再對貧道保密了。” 

옥허관주가 말했다.

"과거에 나는 단지 자네가 절기를 지닌 인물이라고만 짐작했었지. 이제 나는 이미 짐작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했네. 자네가 다섯 개의 큰 잘못을 범했으니 이미 다시 출산(出山)할 형세가 조성되었는데 빈도에게 비밀을 지킬 필요도 없네."

散淡老人凝目沈思了良久,緩緩說道:“觀主,你的酒量如何?” 

산담노인이 미간을 좁힌 채 한참을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말했다.

"관주, 자네의 주량은 어떠하오?"

玉虛觀主原本認爲他有著很重要的話說,卻不料他忽然問起自已的酒量,不禁一呆,道:“玄門中人,雖未嚴例禁酒,但貧道自出家之後,就未再飲過。” 

옥허관주는 원래 그가 아주 중요한 할 말이 있다고 여겼는데 난데없이 자기의 주량을 물을 줄은 예상치 못하여 저도 모르게 멍해져서 말했다.

"현문에 몸을 담은 사람은 비록 엄하게 술을 금하지는 않지만 빈도는 출가한 이후로 더는 마신 적이 없네."

散淡老人笑一笑,道:“老道士,消氣谷人間絕地,門規王法,都不及此,今宵破例,我要和你老道士痛痛快快喝一杯。” 

산담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노도사, 소기곡은 인간세상의 절지(絕地)이니 문규(門規)나 왕법(王法)이 미치지 못하네. 오늘 밤 전례를 깨고 나는 노도사 자네와 통쾌하게 한 잔 해야겠네."

玉虛觀主道:“你今天給貧道不少面子,就是大破禁例,也要陪你谷主喝一杯。” 

옥허관주가 말했다.

"자네가 오늘 빈도의 체면을 적잖이 세워주었으니 크게 금지조항을 깨뜨리더라도 자네와 한 잔 하도록 하겠네."

散淡老人道:“區區進入此谷之時,立下了三大戒條,第一是不再出山,第二是不收弟子,不傳人武功,第三是滴酒不飲……” 

산담노인이 말했다.

"내가 이 골짜기에 들어왔을 때 삼대 계율을 세웠네. 첫 번째는 다시는 산을 나가지 않는 것, 두 번째는 제자를 거두지 않고 남에게 무공을 전하지 않는 것, 세 번째는 한 방울의 술도 마시지 않는 것..."

玉虛觀主道:“如今你破壞了幾個戒條。” 

옥허관주가 말했다.

"오늘 자네는 몇 개의 계율을 어겼군."

散淡老人道:“嚴格說來,我已經犯了一戒半,第一戒,我到玉虛觀和你下棋,那半戒是我答應了傳授了他們的武功,三戒犯了一戒半,還有不飲酒一戒自然也不用保持完整了,所以,老夫也要開了酒戒。” 

산담노인이 말했다.

"엄격히 말하자면 나는 이미 하나 반을 어겼네. 첫 번째 내가 옥허관에 가서 자네와 바둑을 둔 것이고 그 반 개는 그들에게 무공을 전수하기로 승낙한 것이네. 삼계(三戒)에서 한 개 반을 어겼고 또 술을 마시지 않기로 한 계율도 당연히 온전히 지킬 수 없네. 그래서 노부는 주계(酒戒)를 열어야겠네."

玉虛觀主道:“你既有這戒律,這谷中自然不會存有佳釀,深谷絕地,距離市鎮甚遠,就算咱們想飲酒,也得出谷去買了。” 

옥허관주가 말했다.

"자네에게 이미 그런 계율이 있으니 이 골짜기 안에는 당연히 좋은 술이 있을 리가 없을 테고, 시진(市鎮)에서의 거리가 먼 깊은 골짜기이니 설령 우리가 술을 마시고 싶어도 출곡(出谷)하여 사러가야겠군."

散談老人微微一笑,道:“那倒不用,老夫雖有戒酒,但消氣谷中,卻存有幾壇美酒。” 

산담노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없네. 노부가 비록 술을 금하는 계율이 있지만 소기곡 안에는 몇 항아리의 미주(美酒)가 있다네."

玉虛觀主心中暗道:“你既立有酒戒,爲什麽卻又在谷中存了幾壇美酒。” 

옥허관주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미 금주 계율을 세워놓았는데 왜 또 곡중에 몇 단지의 미주가 있단 말인가?'

心中雖然疑慮重重,但卻未再多問。 散淡老人轉身帶路,行入絕壁下一座茅舍之中。 這是一座半由人力天然的地方,說它是一宅茅舍,後面卻通往一座山洞之中。 

마음 속에 의혹 투성이였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산담노인이 몸을 돌려 길을 안내하여 절벽 아래 한 채의 모사(茅舍:초가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것은 반은 인력이 가해진 천연적인 곳인데  말이 모사지 뒤쪽은 산동으로 통했다.

這時,天色已黑了下來,散淡老人取過火折子,燃起一盞松油火炬。 熊熊的火焰,照得滿室通明。 

이때 날이 이미 어두워져서 산담노인은 화접자로 송진 횃불에 불을 붙였다. 활활타는 불꽃이 온 방을 환하게 밝혔다.

散淡老人把玉虛觀主,讓到一張木桌旁坐了下來,笑道:“道長請稍坐片刻,老夫去取酒來。” 

산담노인이 옥허관주를 붙잡고 나무탁자 곁에 앉게 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노부가 가서 술을 가져올 테니 도장은 잠시 앉아있게."

片刻之後,散淡老人左手端了一大盤野味,右手提了一壇美酒,行了回來。 玉虛觀主目光轉動,只見那酒壇上仍然沾著泥上,似是剛從土中取出。 散淡老人打開酒壇,一股撲鼻的酒香,沁入心肺。 

잠시 후 산담노인은 왼손에는 커다란 쟁반에 담긴 들짐승 요리와 오른손에는 한 동이의 미주를 들고 돌아왔다. 옥허관주가 시선을 굴려보니 그 술항아리에는 흙이 묻어있어 방금 흙 속에서 꺼낸 듯 하였다. 산담노인이 술항아리를 여니 한 줄기 코를 덮치는 술향기가 폐 속으로 스며들었다.

玉虛觀主道:“好香的酒味。” 

옥허관주가 말했다.

"정말 향기로운 술냄새로군."

散淡老人望著酒壇,目中是一片奇光,長長歎息一聲,道:“這壇酒是老夫親手把它封入泥土之中,已經整整的三十年了。三十年來,老夫滴酒未進,今晚上既然要開戒了,要好好痛飲一番。” 

산담노인이 술항아리를 바라보며 눈에서 기이한 빛을 내더니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이 항아리의 술은 노부가 직접 흙 속에 봉인했던 것인데 이미 꼬박 삼십 년이 지났구려. 삼십 년 동안 노부는 한 방울도 술을 입에 대지 않았는데 오늘 밤 이미 주계를 열었으니 통쾌하게 한번 마셔야겠네."

玉虛觀主道:“好,好,貧道奉陪。” 

옥허관주가 말했다.

"좋지, 좋아. 빈도가 대작해주겠네."

山洞中沒有酒杯,兩人面前各放了一個大碗。 

산동에는 술잔이 없어 두 사람은 각기 한 개의 커다란 사발을 앞에 내려놓았다.

玉虛觀主心中明白,這壇酒喝下去,散淡老人很可能借酒一消心中的塊壘,自己也將了然這位散淡老人的真正來曆,以目下所知,散淡老人不但是一位身負武功的奇人,而且還能伏虎馴蟒,役使黃蜂。 像這樣一位才智絕世的人物,爲什麽竟然自甘埋守于這深山絕壑之中。 

옥허관주는 이 항아리의 술을 마시면 산담노인의 마음 속 응어리를 풀어버리고 자기도 이 산담노인의 진정한 내력을 이해할 수 있음을 알았다. 지금까지 아는 바로는 산담노인은 무공을 지닌 기인일 뿐만 아니라 호랑이를 복종시키고 이무기를 훈련시키며 황봉을 부릴 수 있다. 이렇게 재지가 절세적인 인물이 왜 자진하여 이 깊은 산 깊은 골짜기안에 파묻히게 되었을까?

散淡老人端起了酒碗,木然的臉上,現出一縷淒涼的笑意,一飲而盡。 那是芳香濃郁的老酒,入口的香甜,正和那強烈醉人的酒力相等。 玉虛觀主只喝了一口,已感覺到自己的酒力無法承受這一碗之量。 

산담노인은 술사발을 들어올리자 멍한 얼굴에는 처량한 웃음기가 나타났다. 단번에 마셔버렸다. 그 짙은 향기의 묵은 술이 입에 들어가자 향기만큼 강렬한 취기를 가지고 있었다. 옥허관주는 한 모금을 마시자 자기의 주량이 한 사발의 양은 감당할 수 없음을 느꼈다.

但那散淡老人,卻一口氣,喝下了三大碗酒,才放下酒碗,緩緩說道:“觀主,這壇佳釀的味道如何?” 

산담노인이 단숨에 세 사발의 술을 마시고는 그제서야 술사발을 내려놓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관주, 술맛이 어떻소?"

玉虛觀主道:“入口香甜,後力驚人,該是世間第一等好酒。” 

옥허관주가 말했다.

"입에 들어가니 향기롭고도 놀랄만큼 술이 세구려. 세상에 제일 좋은 술이라고 해야 하겠소."

散淡老人道:“嗯,不錯,這是世間第一等好酒。”邊取過酒罐,又斟滿一碗,喝了下去。 

산담노인이 말했다.

"음, 그렇소.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술이오."

술단지를 집더니 또 한 사발을 가득 따라서 마셨다.

玉虛觀主也端起酒碗,大大的喝了一口,道:“谷主好酒量,貧道自知難當這一碗酒力。” 

옥허관주도 술사발을 들어 크게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곡주는 주량이 뛰어나구려. 빈도는 한 사발을 감당하기 어려움을 스스로 알고 있소."

散淡老人道:“你自己隨意喝吧!照自己的酒量,適可而止!酒可以亂性,當年如非我多飲了幾杯,如何會有今日的結局呢?” 

산담노인이 말했다.

"자네는 내키는 대로 마시고 자신의 주량에 따라 적당한 정도에서 그만 두게! 술은 심성을 혼란스럽게 하네. 당시 내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더라면 어찌 오늘날 이런 결과가 되었겠는가?"

他自言自語,說的十分簡略,玉虛觀主雖然全神貫注,仍然聽不出個所以然來,忍不住問道:“谷主息隱于此,自甘埋沒這一身絕學,難道和酒有關系麽?” 

그의 혼잣말은 매우 간략하여 옥허관주가 비록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렇게 된 까닭을 알아듣지 못하여 참지 못하고 물었다.

"곡주가 이곳에 숨어 지내며 일신의 절학을 스스로 묻어둔 것은 설마 술과 관계가 있는가?"

散淡老人點點頭道:“酒醉誤我。回首百年,在那一天開始,我的心就死了。” 

산담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술이 나를 망쳐버렸소. 일생을 돌아보면 그 날부터 나의 마음은 죽어버렸소."

哀莫大于心死,一個人如是心死了,任何事物都不會引起他的興趣。 

가장 슬픈 일은 마음이 죽은 것이다. 한 사람의 마음이 죽게되면 어떤 일도 그의 흥미를 끌 수 없게 된다.

玉虛觀主輕輕歎息一聲,道:“那定然是一段很淒惋哀豔的往事,谷主如肯見告,貧道洗耳恭聽了。” 

옥허관주가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그것은 분명 아주 슬프고 안타까운 지난 일이겠구려. 곡주가 알려주겠다면 빈도는 귀를 씻고 경청하겠네."

散淡老人點點頭,道:“這件事存在我心裏幾十年了,從來未告訴過第二個人,自那天起,我開始隱息于此地,我棄去了自己的姓名,在這人迹罕至的幽谷中,思索了三夜……” 

산담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 일은 내가 마음 속에 수십 년 간직했던 것으로 여태까지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네. 그 날부터 나는 이곳에서 숨어지내기 시작했고 자신의 성명을 버리고 이 인적이 드문 고요한 골짜기에서 삼 일 밤을 생각했지..."

玉虛觀主道:“谷主在想些什麽呢?” 

옥허관주가 말했다.

"곡주는 무슨 생각을 했는가?"

散淡老人道:“我在想自己是否應該自絕一死,但想到還有很多事要做,就苟延殘喘的繼續活下去……” 

산담노인이 말했다.

"나는 내 자신이 자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아주 많은 할 일이 있음에 생각이 이르자 죽지못해 계속 살아가게 되었네..."

玉虛觀主接道:“你有著一身絕世武功,死去了可惜得很,自然是應該活下去的對。” 

옥허관주가 말했다.

"일신에 절세적인 무공을 지닌 자네가 죽으면 너무도 애석한 일일세. 당연히 살아야 하네."

散淡老人苦笑一下,道:“是的,我初到此谷之時,死意甚決,但做完了一些事情之後,堅決一死意志,也開始動搖了,唉!‘千古艱難唯一死’,古人是誠不我欺。” 

산담노인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맞네. 나는 처음에 이 골짜기에 이르렀을 때 죽기로 결심했었네. 하지만 얼마간의 일을 끝내고난 뒤 죽겠다는 굳은 의지가 흔들리기 시작했지. 후! 천고에 유일하게 어려운 일이 죽는 것이라더니 옛 사람들의 말이 나를 속이지 않았네."

玉虛觀主道:“也幸好你沒有死,當年你如是真的死了,這些孩子們,投奔何處呢?” 

옥허관주가 말했다.

"자네가 죽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당시 자네가 정말 죽었다면 이 어린 아이들이 어디로 가서 몸을 의탁했겠는가?"

散淡老人苦笑一下,道:“我活得寂寞得很,也平靜得很。想不到,竟被我進入了武學最難達到的無我之境,我原本具有一身武功,但那算不上武林中第一流的身手,幾十年枯寂忘我的生活,使我不知不覺間靈智洞開,悟出了很多上乘的道理,我開始産生接觸到生機,也感覺受寂寞的威脅,爲了排遣去寂寞的歲月,我翻閱了造成終身大恨的一本秘笈,那是本武學上難得的奇書,以我的才慧而論,那本書足夠消磨去一生的光陰,也無法研究透澈,可怕的是,我的悟星,因淡漠人間一切事物,進入了空靈之境,不足三年,我領悟全部奇書上的武功,這一來,忽然間使我平靜的心情,開始了波動……” 

산담노인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아주 적막하고 평정하게 지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그것이 나를 무학의 가장 도달하기 어려운 무아지경(無我之境)으로 진입하게 하였네. 나는 원래 일신에 무공을 지니고 있었지만 무림에서 제 일류의 솜씨라고 할 수는 없었지. 수십 년간 단조롭고 적막한 망아(忘我)의 생활은 나로 하여금 부지불식간에  영지(靈智)가 크게 열리게 하여 아주 많은 상승의 도리를 깨닫게 했네. 나는 생존의 기회가 생기기 시작하자 적막감의 위협을 받는다고 느꼈네. 적막한 세월을 해소하기 위하여 나는 일생에 커다란 한을 조성한 한 권의 비급을 뒤적이게 되었네. 그것은 본래 무학상의 얻기 어려운 기서(奇書)인데 나의 지혜로 논하자면 그 책은 일생의 시간을 소모해도 투철하게 연구할 수 없는 것이었네. 아마도 인간세상의 모든 것들에 냉담했기 때문인지 나의 오성(悟星)은 공령(空靈)의 경지로 진입하여 삼 년이 되지않아서 기서상의 무공을 전부 깨우쳤네. 이렇게 되자 별안간 나의 평정심이 파동치기 시작했네..."

玉虛觀主人感驚奇的接道:“爲什麽?” 

옥허관주도 놀랍고 기이하다고 느껴서 말했다.

"무엇 때문인가?"

散淡老人道:“我仔細研究之下,那一部武學奇書,可能只是一部上冊,還有不知所終下冊,但更可怕的是,我在那部武功秘本之上,發覺了一點不同的朱砂顔色。” 

산담노인이 말했다.

"내가 자세히 연구해보니 그 한 부의 무학기서는 단지 한 부의 상권일 가능성이 있고 하권이 있는지는 끝내 알지 못했네. 하지만 두려운 것은 내가 그 무공비급에서 주사(朱砂)의 색깔이 다른 점을 발견했네."

玉虛觀主沈吟了一陣,道:“那一點朱砂顔色不同,又有什麽關系?” 

옥허관주가 침음하더니 말했다.

"주사의 색깔이 다른 점이 또 무슨 관계가 있는가?"

散淡老人道:“一本武學奇書,自然是保管得極爲珍貴,發現了兩種不同顔色,那說明了,這本書可能已被人抄襲了仿本,能有一個仿本,就可能有上十個仿本,唉!這仿書如落入了爲惡之人的手中,仗以爲非,江湖之上,豈有不亂之理。” 

산담노인이 말했다.

"한 권의 무학기서는 당연히 극히 진귀하게 보관되었을 걸세. 두 종류의 다른 색깔이 발견되었으니 그것은 이 책이 남에 의해 베껴진 것임을 증명하네. 한 권의 복사본이 있을 수 있다면 열 권이 넘는 복사본이 있을 가능성이 있네. 후! 그 복사본이 만일 악인의 수중에 떨어져서 그것을 믿고 나쁜 짓을 하면 강호가 어찌 어지럽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玉虛觀主忽然端起面前的大半碗酒,咕咕嘟嘟,一口氣喝了下去,道:“谷主,如是江湖上發生了這等大事,你管是不管?” 

옥허관주가 문득 앞에 있던 대부분 남아있던 술을 들어 벌컥벌컥 단숨에 마시고는 말했다.

"곡주, 만일 강호상에 큰일이 발생한다면 자네는 상관할 텐가 안할 텐가?"

散淡老人道:“什麽事?” 

산담노인이 말했다.

"무슨 일 말인가?"

玉虛觀主道:“有人學會了那奇書上的武功,仗以爲害江湖。” 

옥허관주가 말했다.

"누군가 그 기서상의 무공을 배워 그것을 믿고 강호에 해를 가할 수도 있네."

散淡老人道:“那又和我何關?” 

산담노인이 말했다.

"그것이 또 나와 무슨 상관인가?"

玉虛觀主道:“你身懷正本,卻爲抄了仿本而去,怎麽能說無關?” 

옥허관주가 말했다.

"자네가 정본을 가지고 있고 복사본이 베껴 씌어졌는데 어째서 무관하다 할 수 있는가?"

散淡老人道:“這本書又不是在我手中被人抄去了仿本。” 

산담노인이 말했다.

"그 책은 나의 손에서 베껴 씌어진 복사본이 아니네."

玉虛觀主道:“可是此書爲你所有,樹由根起,水由源發,你怎能脫得了幹系。” 

옥허관주가 말했다.

"그러나 그 책이 자네의 소유이기 때문이지. 나무는 뿌리에서 자라나고 물은 발원지에서 흘러나오지. 자네가 어찌 책임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겠는가?"

散淡老人嗯了一聲,接道:“你跳出三界外,不在五行中,怎的對武林中事,倒是關心得很。” 

산담노인이 허, 하더니 말했다.

"자네는 삼계(三界) 밖으로 벗어나 오행(五行) 중에 있지 아니한데 어째서 무림의 일에 대해 관심이 많은가?"

玉虛觀主道:“玄門中人,也講究因果報應,爲善最樂,如果是你有能挽救大劫,貧道自然要全力勸你出山。” 

옥허관주가 말했다.

"현문에 몸을 둔 사람은 인과응보를 중시하고 선을 위하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라네. 만약 자네가 대겁(大劫)을 구해낼 수 있다면 빈도는 당연히 전력으로 자네가 출산하기를 권해야 하네."

散淡老人道:“這些事,日下咱們都還未得到什麽證明,言之過早。” 

산담노인이 말했다.

"이 일은 지금 우리가 아직 아무 것도 증명하지 못했으니 말하기에는 이르네."

玉虛觀主道:“你雖然已數十年跳出江湖是非之外,但事實上因爲一身絕世武功,實無法和江湖絕緣,今宵你既然開了酒戒,世間已無約束你的規戒……”

옥허관주가 말했다.

"자네가 비록 수십 년간 강호의 시비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사실상 일신의 절세무공 때문에 강호와 인연을 끊을 수 없네. 오늘 밤 자네가 이미 주계를 연 것은 세상은 이미 자네의 규율을 속박할 수 없다네..."

語聲微微一頓,神色肅然的接道:“有一種人,生死只是他個人的事,無助于人,也無害于人,但有聲一種人,他的生死,對人間,對蒼生,會有著莫大的影響,所以,他的生死,已不是他個人的事了。” 

말끝을 흐리더니 숙연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생사는 단지 개인의 일이니 남을 돕지도 남을 해치지도 않는 사람이 있네. 하지만 어떤 사람의 경우 그의 생사가 인간에게, 창생(蒼生)에게 막대한 영향을 줄 수도 있네. 그래서 그의 생사는 이미 그 개인의 일이 아니라네."

散淡老人道:“這個,你可以放心了,我一天之中,破去了立願三戒的兩戒半,又犯了五大錯,早已不再存自絕之心了。” 

산담노인이 말했다.

"그건 자네가 안심해도 좋네. 내가 하룻 만에 삼계중에서 두 개 반을 깨뜨렸고 또 다섯 개의 큰 잘못을 범했으니 이미 더이상 자결할 마음은 가지지 않네."

玉虛觀主聽他口氣,雖未直接的說出過問江湖中事,事實上已有了介入的准備,心中大感快慰,一則知交之子,不但有了安身立命的所在,且可有高人傳授武功,日後,必然會練成絕藝,重振陳家的聲譽,二則多難江湖,有了這絕世奇人的介入,很可能使得大劫消失于無形之中,至少,可使這場大劫減去不少,不覺間臉上泛現出微微的笑意。 

옥허관주는 그의 말을 듣자 비록 강호의 일에 관여하겠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이미 개입할 준비가 되었기에 심중으로 크게 기쁘고 위안이 되었다. 첫째로는 친구의 아들이 안심하고 발 붙일 곳이 생겼고 거기에 고인의 무공을 전수받게 되었으니 나중에 반드시 절예를 연성하여 진가의 명성을 다시 떨칠 수 있을 것이며, 둘째로는 다사다난한 강호에 이 절세기인의 개입으로 대겁이 무형중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으며 적어도 대겁이 적잖이 감소될 것이다. 자기도 모르게 얼굴에 미미한 웃음기를 띠었다.

但見散淡老人又斟了一杯酒,皺皺眉頭,道:“老道士,你不要得意忘形,我雖然沒有問明他們到此經過,但可從五人負傷、斷臂中,瞧出一點內情,他們沿途之上,定然遇上了不少伏擊,截殺,經過了重重險阻,才找到你玉虛觀去。” 

산담노인이 또 한 잔의 술을 따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노도사, 자네는 조그만 일에 득의하여 자신의 처지를 잊지는 말게. 내가 비록 그들이 이곳에 도착한 경과를 묻지 않았지만 그 다섯 명의 부상과 잘린 팔에서 한 점 내정을 눈치챌 수 있었네. 그들이 연도에 적지않은 매복의 습격과 길을 막고 죽이려드는 적을 뿌리치고 온갖 어려움을 겪고서야 자네의 옥허관에 도착했을 걸세."

玉虛觀主道:“不錯,他們容易改扮而來。” 

옥허관주가 말했다.

"그렇네. 그들은 역용하고 분장을 한 채 왔었네."

散淡老人道:“所以,你要小心一些,回觀之後你要嚴命弟子,不許泄漏風聲,如是我推想的不錯,三五日內,就會有武林人追查到玉虛觀中。” 

산담노인이 말했다.

"그래서 자네는 좀 조심하여야 하네. 도관에 돌아간 뒤 자네는 제자들에게 엄명을 내려 소문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야하네. 만일 나의 추측이 틀리지 않다면 수 일 내에 무림인들의 추적이 옥허관에 도달할 것이네."

玉虛觀主啊了一聲,道:“貧道應該如何應付?” 

옥허관주가 허, 하더니 말했다.

"빈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나?"

散淡老人道:“以不變應萬變,好在,玉虛觀很少和江湖中來往,大部分弟子,又不會武功,只要你能沈得住氣,那就不難應付過去。” 

산담노인이 말했다.

"불변(不變)의 대책으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네. 다행히도 옥허관은 강호와 거의 왕래가 없고 대부분의 제자들은 또 무공을 할 줄 모르니 자네가 침착할 수만 있다면 대응하기에 어렵지 않을 걸세."

玉虛觀主道:“好!貧道遵命行事。” 

옥허관주가 말했다.

"알았네! 빈도는 시킨대로 하겠네."

散淡老人道:“記著,不論他們對你如何懷疑,不論他用什麽方法向你試探,都要沈著應變,若無其事,千萬不可流現出驚慌之色。” 

산담노인이 말했다.

"기억하게. 그들이 자네에게 어떤 의심을 품든, 그들이 무슨 방법으로 자네를 시험하려 하든, 아무 일도 없듯 침착하게 변화에 대응해야 하네. 놀라거나 당황한 기색을 보여서는 절대 안되네."

玉虛觀點點頭,道:“貧道都記下了。” 

옥허관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빈도는 기억했네."

散淡老人望著那熊熊火炬,道:“老夫本想留你老道士在這裏秉燭夜談,一吐數十年胸中積郁,但你卻不能在此多留……” 

산담노인이 활활 타는 횃불을 바라보며 말했다.

"노부는 본래 노도사 자네와 이곳에서 밤새 이야기 나누며 수십 년간 흉중에 쌓인 응어리를 토해내고 싶었지만 자네가 이곳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되겠네..."

玉虛觀主接道:“好,我明天一早離開。” 

옥허관주가 말했다.

"알았네. 나는 내일 일찍 떠나겠네."

散淡老人搖搖頭,道:“一碗酒,給了你三分酒意,並可抵拒谷中寒氣,今夜中你就得離開這裏才成。” 

산담노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한 사발의 술에 자네는 이미 삼 푼은 취기를 느끼고 있어 골짜기 안의 한기(寒氣)에 맞설 수 있으니 오늘 밤 자네는 이곳을 떠날 수 있게 되었네."

玉虛觀道:“要我摸黑走。” 

옥허관주가 말했다.

"어둠 속을 더듬어 가라는 게로군."

散淡老人道:“不錯,你必得在天亮之前,趕回玉虛觀中。” 

산담노인이 말했다.

"그렇네. 자네는 반드시 날이 밝기 전에 서둘러 옥허관으로 돌아가야 하네."

玉虛觀主道:“這谷中的黃蜂、毒蟒……” 

옥허관주가 말했다.

"이 곡 안의 황봉, 독망은..."

散淡老人接道:“不要緊,我送你離谷。” 

산담노인이 말했다.

"괜찮네. 내가 자네를 배웅하겠네."

玉虛觀主道:“我心中有很多疑問,我還未來得及問你?” 

옥허관주가 말했다.

"내 마음 속에 아주 많은 의문이 있는데 자네에게 물어보기는 늦었구먼?"

散淡老人道:“我要說的,用不著你問,不說的你問也問不出來,來日方長,敘談正多。” 

산담노인이 말했다.

"내가 말하려 했다면 자네가 물을 필요도 없겠지. 말하지 않는 것은 자네가 물어도 소용없을 걸세. 앞으로 기회가 있으니 많은 이야기를 나누세."

玉虛觀主哈哈一笑,道:“怎麽,非要攆我離開不可?” 

옥허관주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어찌된 건가? 나를 쫓아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건가?"

散淡老人道:“爲了你老道士,和觀中上百位的弟子性命,你回去的越早越好。” 

산담노인이 말했다.

"노도사 당신과 관중의 백 명의 제자의 목숨을 위해서라네. 자네가 일찍 돌아갈수록 좋네."

這幾句話,似乎是發生了無與倫比的強大力量,玉虛觀主霍然站起身子,道:“這等嚴重麽?” 

이 몇 마디 말은 마치 비할 수 없이 강대한 힘을 발생시킨 듯 옥허관주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그렇게 엄중한가?"

散淡老人道:“關鍵在你會不會泄漏出陳挽瀾幾個師兄弟的行蹤。” 

산담노인이 말했다.

"관건은 자네가 진만란 몇 명의 사형제의 행적을 누설하느냐 않느냐 그것이라네."

玉虛觀主輕輕歎息一聲,道:“就算他們殺了我,我也不會說出內情這一點,谷主可以放心。” 

옥허관주가 가볍게 탄식하며 말했다.

"설령 그들이 나를 죽여도 나는 한 점의 내정도 말하지 않을 것이니 곡주는 안심해도 좋네."

散淡老人道:“只要你能使他們相信,你真的不知道陳挽瀾等的下落,觀主就可以安全無恙,咱們可以去了。” 

산담노인이 말했다.

"자네가 진만란 등의 소재를 정말 모른다고 그들을 믿게 할 수 있기만 하면 관주는 아무 탈 없이 안전할 수 있네. 우리 가야하네."

當先舉步而出。 

앞장 서서 밖으로 걸어나갔다.

玉虛觀主緊追身後,道:“谷主,谷中成群的黃蜂,可是你養的?” 

옥허관주가 뒤를 바싹 쫓으며 말했다.

"곡주, 곡 안에 황봉은 자네가 기른 것이겠군?"

散淡老人點點頭道:“不錯。” 

산담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네."

玉虛觀主道:“那巨虎、毒蟒呢?” 

옥허관주가 말했다.

"그 거호, 독망은?"

散淡老人笑道:“自然也是。” 

산담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네."

兩人一面舉步而行,玉虛觀主一面問道:“馴蟒、伏虎,雖然不易,但以谷主的武功,自可勝任,那群黃蜂……”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걸어가면서 한편으로는 옥허관주가 물었다.

"이무기를 훈련시키고 호랑이를 복종시키기는 쉽지 않지만 곡주의 무공이라면 감당할 수 있겠지. 그 벌떼는..."

散淡老人道:“只要你能通蜂語,就不難役使它們了。” 

산담노인이 말했다.

"자네가 벌의 말을 알아듣기만 하면 그것들을 부리는 것이 어렵지 않네."

玉虛觀主道:“通曉嗡嗡蜂語,當真是不可思議的事了。” 

옥허관주가 말했다.

"웅웅, 거리는 벌의 말을 알아듣는다니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군."

散淡老人笑一笑,道:“在攘攘人間,要想學會蜂語,自是困難萬分,但如對一個數十年困居深谷的寂寞之人而言,那又算不得什麽困難的事了。” 

산담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흥청대는 인간세상에서 벌의 말을 배우려면 자연 대단히 곤란하겠지만 수십 년간 깊은 골짜기에 갇혀 적막한 사람으로 말하자면 무슨 곤란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네."

玉虛觀主微微一笑,道:“還有一點,谷主忘記說了。” 

옥허관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곡주가 잊고 말 하지 않은 한 가지가 더 있네."

散淡老人道:“什麽事?” 

산담노인이 말했다.

"무슨 일인가?"

玉虛觀主道:“最重要的是,那人還得具有無與倫比的才智。” 

옥허관주가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견줄 수 없는 재지를 갖추고 있다는 점일세."

散淡老人微微一笑,道:“我助你老道士一臂之力,咱們走快一些。” 

산담노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내가 노도사 당신의 한 팔의 힘이 되어줄 테니 우리 빨리 가세."

玉虛觀主還未來及答話,右臂已被人一把抓住。 感覺中,似乎是離地而走。 夜色中,但覺寒氣撲面,疾風掠耳,迅快地向前奔去。 玉虛觀主無法看清楚前面景物,也無法分辨出行徑何處,只覺兩耳風生,速度愈來愈快。 突然間風住,身停,人已到了一片懸崖之下。 

옥허관주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오른팔이 붙잡혔다. 느낌으로는 마치 땅에서 떨어진 채 달리는 듯 하였다. 어둠 속에서 한기가 얼굴을 덮쳐오며 바람소리가 귀를 스쳐가는 것이 느껴지며 빠르게 앞으로 달려갔다. 옥허관주는 전면의 경물을 똑똑히 볼 수가 없었다. 나가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분간할 수도 없었다. 단지 두 귀의 바람소리로 갈수록 빨라지는 것을 느낄 뿐이었다. 돌연 귓가에 일던 바람이 그치더니 사람은 이미 어느 절벽 아래에 도착했다.

散淡老人擡頭望著懸崖,道:“上去這片懸崖,就是你們的來路。記著,玉虛觀中上百號人的生死,都要靠你沈著應付才行,千萬不要寄望我會去救你們。” 

산담노인이 고개를 들어 절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절벽 위가 바로 당신들이 왔던 길이네. 기억하시게. 옥허관의 백 명의 생사는 당신이 침착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으며 내가 가서 당신들을 구해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절대 안되네."

玉虛觀主點點頭,道:“貧道記下了。” 

옥허관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빈도, 기억하겠네."

手足並用,攀上懸崖。 散淡老人背著雙手,站在懸崖下面,看著那玉虛觀主爬上了峭壁,才轉身回谷。 

손과 발을 같이 써서 절벽을 기어올라갔다. 산담노인은 뒷짐을 지고 절벽 아래에 서서 옥허관주가 절벽을 기어올라가는 것을 보다가 그제서야 몸을 돌려 곡 안으로 돌아갔다.

一夜匆匆,第二天天已亮,葛元宏就帶著幾個師弟下廚,生火,炒菜,足足忙了快一個時辰,才做好一頓午飯。 這幾人都是從未下過廚房的人,五個人九只手,每只手都在忙,都忙得出了一身大汗。 葛元宏把飯菜端入那搭在小洞外面的茅舍,散淡老人早已高居首位而坐。 他的臉色雖然不像初見時那般冷漠,但也不見一點笑容,望了望五人一眼。 

하룻밤이 총총히 지나갔다. 이튿날, 날이 밝자 갈원굉은 사제들을 데리고 부엌에서 불을 피우고 채소를 볶고 족히 한 시진을 부산을 떨고서야 점심을 준비했다. 그들은 모두 여태껏 부엌일을 해본 적이 없어 다섯 명의 아홉 개의 손은 하나하나가 몸에서 땀이 날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

갈원굉은 소동(小洞) 바깥 쪽의 모사(茅舍)에 음식을 차렸다. 산담노인은 벌써 맨 윗자리에 높이 앉아 있었다. 그의 안색은 비록 처음 볼 때의 냉막함 같은 것은 없었으나 한 점의 웃음기도 보이지 않았고 다섯 사람을 한번 바라보기만 했다.

吃完了早飯,散淡老人才掃掠了五人一眼,道:“你們跟我進來。” 

조반을 다 먹고나자 산담노인은 오인을 한 차례 쓸어보더니 말했다.

"너희들은 나를 따라 들어오너라."

五個人魚貫相隨,進入一個寬敞的石室中。 室中間高燒著一個火炬,卻是別無陳設,乃是專以用作練武的地方。 

다섯 명은 줄지어 서로의 뒤를 따라 한 개의 널찍한 석실 안으로 들어갔다. 석실 안은 한 개의 횃불이 밝히고 있었고 별다른 시설이 없어 전적으로 무공을 연마하는데 곳 같았다.

散淡老人道:“你們由壁上的挂圖中選一種武功學,要記著,只能選一種,而且要用點心去看,你自己感覺你適合哪一種,須知這和成就有關,不可輕率選擇。” 

산담노인이 말했다.

"너희들은 벽에 걸린 그림 중에서 한 가지의 무공을 골라서 배우게 될 것이다. 기억하거라. 오직 한 가지만 고를 수 있으며 너 자신이 어느 것이 적합한지 느끼도록 주의를 기울여 보아야 한다. 성취와 관계가 있으니 경솔하게 선택해서는 안된다."

葛元宏等擡頭看去,只見壁間正好挂了五幅畫,並排而列。 第一幅畫,是一條雲中盤龍。 第二幅是一頭下山猛虎。 第三幅是一只展翼飛鷹。 第四幅是一件赤練毒蛇。 第五幅是一只縮頭烏龜。 五幅圖部畫得各具神態,栩栩如生。 

갈원굉 등이 고개를 들어보니 벽에는 다섯 폭의 그림이 나란히 차례대로 걸려있었다. 첫 번째 그림은  구름 속의 반룡(盤龍), 두 번째는 산을 내려오는 맹호(猛虎), 세 번째는 날개를 펼친 비응(飛鷹), 네 번째는 누워있는 붉은 독사, 다섯 번째는 목을 움츠린 오귀(烏龜:민물거북)였다. 다섯 폭의 그림은 각기 표정과 자태가 살아있는 듯 생생했ㄷㅏ.

葛元宏道:“幾位師弟先選吧!” 

갈원굉이 말했다.

"사제들 먼저 고르게!"

譚家麒道:“長幼有序,還是大師兄先選。” 

담가기가 말했다.

"장유유서(長幼有序)입니다. 대사형께서 먼저 고르십시오."

葛元宏回頭望去,只見散淡老人神色肅然,負手而立,瞧不出他心中之意,只好指著第一幅圖畫,道:“晚輩選龍。” 

갈원굉이 고개를 돌려보니 산담노인은 숙연한 신색으로 뒷짐을 지고 서있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없었다. 제일 첫 번째 그림을 가리키며 말했다.

"후배는 용을 고르겠습니다."

散淡老人嗯了一聲,未道可否。 

산담노인이 음, 하더니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譚家麒道:“晚輩選虎。” 

담가기가 말했다.

"후배는 호랑이를 골랐습니다."

陸小珞道:“晚輩選鷹。” 

육소락이 말했다.

"후배는 매를 선택했습니다."

郭文章望望蛇,又望望龜,低聲道:“小師弟,你選什麽?” 

곽문장이 뱀을 바라보고 또 거북을 바라보더니 나직이 말했다.

"소사제, 너는 무얼 고르겠느냐?"

陳挽瀾道:“師兄先選。” 

진만란이 말했다.

"사형이 먼저 고르십시오."

郭文章道:“我選蛇。” 

곽문장이 말했다.

"나는 뱀을 선택하마."

陳挽瀾道:“小弟選烏龜了。” 

진만란이 말했다.

"소제는 오귀(烏龜)를 선택했습니다."

散淡老人道:“你們雖都是陳道隆的弟子,但天賦卻各自不同,爲了你們能專心學藝,我要把你們居處分開,各居一室,才能集中心志。” 

산담노인이 말했다.

"너희들은 비록 모두 진도륭의 제자이지만 타고난 자질은 각기 다르다. 너희들이 무예를 배우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나는 너희들의 거처를 나누어 각자 하나의 방에 지내게 하겠다. 그래야만 마음을 집중할 수 있다."

葛元宏欠身應道:“弟子等悉憑吩咐。” 

갈원굉이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제자들은 모든 것을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散淡老人一皺眉,道:“記住,老夫並沒有把你們收列門牆,你們也不能稱我師父。” 

산담노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기억하거라. 노부는 결코 너희들을 문하로 거둔 것이 아니니 너희들은 나를 사부로 불러서는 안된다."

葛元宏道:“老前輩教訓的是。”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의 나무라심이 맞습니다."

散淡老人把五人分別安置在五間石室之中,分別傳授武功,而且,很嚴厲地告訴他們,不許彼此研商。 

산담노인은은 오인을 다섯 칸의 석실 안에 나누어 배치하고 나누어 무공을 전수하였다. 게다가 피차간에 연구하고 상의하지 못하도록 엄하게 일러두었다.


山中無甲子,歲月逐水流,不知不覺間,過了五年整。 五年的日子,是那樣平靜,像谷中小溪,平靜得沒有一點波浪。 

산 속에는 세월이 빨리 지나간다.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부지불식간에 오 년이 지났다. 오 년의 나날들은 골짜기 안의 작은 시냇물처럼 한 점 파랑(波浪)도 없이 그렇게 조용했다.

陳道隆沒有來過,玉虛觀主也沒有來過,似乎這地方已被世人遺忘。 葛元宏等幾位兄弟,雖然日久相居,近在咫尺,但除了吃飯時見面之外,似乎是都很忙碌,忙得幾位師兄弟連談話的時間都不多。 顯然,散淡老人把他們每人的功課,都排得十分緊密。 

진도륭은 온 적이 없었고 옥허관주도 온 적이 없었다. 마치 이곳은 세상사람들에게 잊혀진 듯 했다. 갈원굉 등 몇 명의 형제들은 오랫동안 함께 지내며 지척에 있었지만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고 다들 몹시 바쁜 듯 그 사형제들은 대화조차 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분명히 산담노인이 그들 매 한 사람의 공부를 십분 긴밀하게 배치한 것이다. 

這日,中午時分,葛元宏等五人,都分別得到了散淡老人的吩咐,會集于埋名廬中。 只見木桌上,擺了一盤水果,散淡老人端坐在首位之上,下面並排了五張竹椅。 葛元宏一進門,已瞧出今日的情形有些異常,欠身一禮,垂手肅立。 

이날 정오에 갈원굉 등 오 인은 모두 산담노인의 분부에 각기 매명려 안에 따로따로 도착했다. 나무 탁자 위에는 한 접시의 과일이 차려져 있었고 산담노인은 맨 윗자리에 단정히 앉았고 아랫 쪽에 다섯 개의 대나무 의자가 나란히 배열되어 있었다. 갈원굉은 문을 들어가자 오늘의 정황은 좀 이상함을 눈치채고 허리를 숙여 일례하고 손을 내려뜨리고 공손히 섰다.

散淡老人臉上沈現出難得一見的笑容,緩緩說道:“你們都坐下。” 

산담노인의 얼굴에 보기 힘든 웃음기가 나타나더니 천천히 말했다.

"너희들은 앉거라."

葛元宏等依序坐了下去。 

갈원굉 등이 순서대로 앉았다.

散淡老人笑一笑,道:“你們到此,已足足有五年,五年來,你們修習的武功,雖未進到令老夫滿意之境,但你們都已盡了心力……” 

산담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너희가 이곳에 온 지도 이미 족히 오 년이구나. 오 년 동안 너희들이 익힌 무공은 비록 노부가 만족할 정도에 이르지 못했지만 너희들 모두 심력(心力)을 다했다..."

語音一頓,接著道:“一則,老夫有事要離開此地,再者你們數年下來,已有小成,日後,只要加緊苦學,不難到達極峰,此間雖然安靜,但並非你們久居之地,你們出山去見識一下了。”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첫째로 노부가 일이 있어 이곳을 떠나야 하고 그 다음으로는 너희들에게 수 년 동안 작은 성취가 있었으니 나중에 더욱 힘들여 배우기만 하면 최고의 경지에 이르기 어렵지 않다. 이곳은 비록 평온하지만 결코 너희가 오래 지낼 곳이 아니다. 너희는 출산하여 견식을 좀 쌓도록 하거라."

葛元宏道:“老前輩准備攆我們離開這裏?”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께서는 저희가 이곳을 떠나도록 내쫓으시려는 것입니까?"

散淡老人道:“不錯,要你們離開此地。” 

산담노인이 말했다.

"그렇다. 너희들은 이곳을 떠나야 한다."

葛元宏道:“晚輩幾時動身?”

갈원굉이 말했다.

"후배들은 언제 출발할까요?"

散淡老人道:“日落之前,你們就要離開這座消氣谷。” 

산담노인이 말했다.

"해지기 전에는 이 소기곡을 떠나야한다."

葛元宏道:“老前輩,我等武功未大成,而且老前輩授藝恩深……”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 저희들의 무공이 아직 대성하지 못했고 노선배님께서 무예를 전수해주신 깊은 은혜를..."

散淡老人接口道:“這些我都明白,不用再說下去了。” 

산담노인이 말을 받았다.

"그건 내가 잘 알고 있으니 더 말할 필요없느니라."

葛元宏垂下頭去,不敢再言。 

갈원굉은 머리를 숙이고 감히 더 말하지 못했다.

散淡老人道:“就習武過程而言,你們已到了一個階段,以後能否再突破目下成就,那要靠你們的毅力和機運了……” 

산담노인이 말했다.

"무예를 익히는 과정으로 말하면 너희들은 이미 하나의 단계에 이르렀다. 이후에 지금의 성취를 돌파할 수 있고없고는 너희들의 의지와 운에 달렸다..."

沈吟了一陣,接道:“你們進入江湖之後,不許提起老夫,也不許談起這裏練武功的事,離開這裏一步,就把此地人人事事忘去。”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을 이었다.

"너희들이 강호에 진입한 뒤 노부를 언급해서는 안되며 이곳에서 무공을 연마한 일을 입에 올려서는 안된다. 이곳을 떠나는 순간 이곳의 모든 것을 잊도록 하거라."

葛元宏啊了一聲,道:“老前輩,我們可否再來看你?” 

갈원굉이 네, 하고는 말했다.

"노선배님, 저희가 다시 와서 당신을 뵐 수 있을까요?"

散淡老人搖搖頭,道:“不用了,咱們既無師徒名份,見與不見,何關緊要?再說,我隨時都可能離開這裏。” 

산담노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필요없다. 우리는 사도의 명분이 없으니 만나든 못만나든 무슨 대수이겠느냐? 다시 말해 나는 수시로 이곳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

指著桌上的水果,道:“這地方,老夫無法爲你們餞行,水果代酒,你們各自取一個食用吧!” 

탁자 위의 과일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은 노부가 너희를 위해 송별연을 할 수가 없으니 과일로 술을 대신하마. 너희 각자 하나씩 먹도록 하거라!"

葛元宏等伸出手去,那是五枚又大又白的桃子,各自取了一個食用。 散淡老人很耐心地看幾人吃完桃子,才揮手說道:“帶上你們來這裏的兵刃、衣服,可以動身了。” 

갈원굉 등은 손을 뻗어 다섯 개의 크고 흰 복숭아를 각자 하나씩 집어서 먹었다. 산담노인은 무척이나 인내심 있게 그들이 복숭아를 다 먹기를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너희들이 이곳에 올 때의 병기, 의복을 가지고 출발하도록 하거라."

五年來,他們對散淡老人了解不少,他平平淡淡地說一句話,都已經過思慮,出了口,就不再更改。 

오 년 동안 그들의 산담노인에 대한 이해가 적지 않았다. 그가 무미건조하게 말한 한 마디는 이미 깊은 생각을 거친 것이기에 입에서 나오면 다시 고치는 법이 없었다.

葛元宏等互相望了一眼,齊齊跪了下去,拜伏于地,道:“晚輩等拜別谷主。” 

갈원굉 등은 서로를 한번 바라보더니 일제히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절을 하며 말했다.

"후배 등은 삼가 곡주님께 작별을 고합니다."

拜罷起身,坐位上哪裏還有散淡老人的影子。 

절을 하고 몸을 일으키자 자리에는 산담노인의 그림자도 어디에도 없었다.

葛元宏輕輕歎息聲,道:“咱們該動身了。” 

갈원굉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우리는 출발해야하네."

幾人整理衣物兵刃,見來時帶的珠寶、金銀,仍然是原封未動。 收拾好行裝,離開了消氣谷。 來此時通過的一段水谷,仍是昔年模樣。山色依舊青,水色依舊綠,水面之上,依舊放著那只來時的盆形之舟。 但五人此刻的武功,已和來時大不相同,各自提氣,躍上盆舟,葛元宏雙手撥水,盆舟向前行去。 谷中景物,仍和來時一般,只是那黃蜂、巨蟒,未再出現。 

그들은 의복과 병기를 정리했다. 올 때 가져온 주보와 금은이 여전히 원래 봉해 두었던 그대로였다. 행장을 수습하여 소기곡을 떠났다. 올 때 통과했던 수곡(水谷)은 예전 그대로였다. 산색(山色)도 수색(水色)도 예전 그대로 푸르렀다. 올 때의 그 대야 같은 배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다섯 사람의 지금의 무공은 올 때와는 크게 달랐다. 각자 진기를 끌어올려 대야 같은 배에 뛰어올랐다. 갈원굉이 쌍수로 물을 밀어내자 분주는 앞으로 나아갔다. 골짜기 안의 경물은 올 때와 똑같았지만 그 황봉, 거호, 독망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穿過沒人的荒草,攀上峭壁,譚家麒才長長籲一口氣,道:“大師兄!咱們先到哪裏去呢?” 

사람 키 만큼 오는 잡초를 지나 깎아지른 절벽을 기어오르고나서야 담가기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대사형! 우리는 우선 어디로 갑니까?"

郭文章道:“咱們應該先問問谷主,求他指明一個去處。” 

곽문장이 말했다.

"우리는 곡주께 한번 여쭈어 보고 갈 곳을 가르쳐주십사 부탁드렸어야 합니다."

葛元宏道:“谷主要說的,不用咱們問,不願說的,咱們問亦無益。” 

갈원굉이 말했다.

"곡주께서 말씀하실 것이라면 우리가 물을 필요도 없고 말씀하길 원치 않은 것은 우리가 물어도 아무런 도움이 안되네."

陸小珞道:“小弟之意,咱們先找一個市鎮,給小師弟做件衣服再說。” 

육소락이 말했다.

"소제의 생각으로 우리는 먼저 시진을 찾아 소사제에게 의복을 지어주고 다시 이야기 하시지요."

原來,陳挽瀾已經長大很多,來時的衣服,早已不能穿用,穿的都是幾個師兄的舊衣服,大小極不合身。 

원래 진만란은 이미 아주 많이 커버려서 올 때의 의복은 벌써 입을 수 없게 되어 사형들의 옛 의복을 걸쳤는데 작아서 몸에 너무 맞지 않았다.

葛元宏沈吟了一陣,道:“咱們能得那散淡老人,收留于埋名廬傳授武功,全是那玉虛觀主推介之力。此番重入江湖,訪查師父、師母的下落,不知何年何月,才能重入此山,小兄之意,咱們在離山之前,先到玉虛觀中一行,拜見那玉虛觀主一次,再行下山。” 

갈원굉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산담노인이 우리를 매명려에 거두어서 무공을 전수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부 옥허관주께서 소개해주신 덕분이네. 이번에 다시 강호에 들어가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사부님과 사모님을 소재를 찾아야만 다시 이 산에 들어갈 수 있네. 소형의 생각으로는 산을 떠나기 전에 우선 옥허관으로 가서 옥허관주를 배견하고 다시 하산하세."

譚家麒道:“對!爲人之道,理當如是。” 

담가기가 말했다.

"맞습니다! 사람된 도리로 응당 그래야지요."

陳挽瀾雖然長大了很多,但他一直沈默寡言,極少說話。 

진만란은 아주 많이 자랐지만 줄곧 과묵하여 말이 극히 적었다.

葛元宏道:“咱們要去,但不能明目張膽地去。” 

갈원굉이 말했다.

"우리가 공공연히 갈 수는 없네."

陸小珞道:“咱們這身衣著,有如山中的樵夫獵人,決不會引起別人的疑心。” 

육소락이 말했다.

"우리의 이 옷은 산 속의 나뭇꾼이나 사냥꾼과 같으니 결코 다른 사람의 의심을 일으키지 않을 것입니다."

葛元宏道:“但咱們的氣度不像。” 

갈원굉이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기도(氣度)가 같지 않네."

郭文章道:“尤其是挽瀾師弟,有如土中藏珠,這衣著和他的人,完全是格格不入。久走江湖的行家,一眼就可以瞧了出來。” 

곽문장이 말했다.

"하물며 만란사제는 흙 속의 진주같아서 이 옷과 사람은 전혀 어울리지 않지요. 오랫동안 강호를 다닌 전문가라면 한눈에 눈치챌 수 있습니다."

葛元宏微微一笑,道:“所以,咱們要晚上去。” 

갈원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밤에 가야하네."

幾人在玉虛觀附近,找了一處隱秘所在,打坐到天色入夜,才進入觀中。 葛元宏心思比較缜密,五年前來過一次的方丈室,仍然記憶得十分清楚,越牆入觀,直奔玉虛觀主的宿住之室。 

그들은 옥허관 부근에서 어느 은밀한 곳을 찾아 밤이 될 때까지 타좌를 하다가 그제서야 도관에 진입했다. 갈원굉은 기억력이 비교적 치밀하여 오 년 전에 한 번 왔었던 방장실을 여전히 매우 또렷이 기억할 수 있었다. 담을 넘어 도관에 들어서자 곧장 옥허관주가 기거하는 방으로 달려갔다.

五年苦學,幾人的輕功,都已達上乘境界。夜色中,有淡煙輕雲呈現。 玉虛觀中,雖然有值夜弟子,但幾人卻如入無人之境,輕而易舉,摸到了玉虛觀主居住的跨院之中。 

오 년간의 고학(苦學)하여 그들의 경공은 모두 이미 상승의 경지에 도달했다. 어둠 속에서 담담한 연기나 가벼운 구름이 나타난 듯 하였다. 옥허관에 당직을 서는 제자가 있었지만 그들은 무인지경(無人之境)처럼 매우 수월하게 옥허관주가 거주하는 과원에 도착했다.

葛元宏中指輕彈窗楹,低聲說道:“觀主,安歇了麽?” 

갈원굉이 말했다.

室中傳出玉虛觀主的聲音,道:“什麽人?” 

방 안에서 옥허관주의 음성이 전해져나왔다.

"누구시오?"

葛元宏道:“晚輩葛元宏,晉谒觀主。” 

갈원굉이 말했다.

"후배 갈원굉이 관주님을 알현합니다."

室中響起了輕微的步履之聲,丹室木門呀然而開。 

방 안에서 경미한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단실의 목문이 끼익, 하고 열렸다.

玉虛觀主緩步行了出來,道:“諸位請進來吧!” 

옥허관주가 느린 걸음으로 걸어나와서 말했다.

"제위들 들어가세나!"

葛元宏忙一抱拳,道:“深夜驚擾,晚輩等甚感不安。” 

갈원굉이 급히 포권하며 말했다.

"심야에 놀라게 해드려 후배 등은 정말 죄송합니다."

玉虛觀主笑道:“五年多了吧!這位陳老弟長得這樣高了。” 

옥허관주가 웃으며 말했다.

"오 년이 길구먼! 이 진노제가 이렇게 컸구나."

牽著陳挽瀾行入室中,燃起了杉油火燭。 燭光之下望去,只見那玉虛觀主左頰上一道傷痕,右手缺了兩個指頭。 

진만란을 붙잡고 방 안으로 들어가서 삼나무 기름의 등을 밝혔다. 불빛 아래 바라보니 그 옥허관주의 왼쪽 뺨에 한 가닥 상흔이 있고 오른손은 두 개의 손가락이 없었다.

葛元宏怔了一怔,道:“觀主的右手左頰……” 

갈원굉이 멍해져서 말했다.

"관주님의 오른손과 왼쪽 볼이..."

玉虛觀主歎息一聲,道:“已是五年前了,爲人所傷!” 

옥허관주가 탄식하더니 말했다.

"이미 오 년이 되었군. 남에게 부상을 입었다네!"

葛元宏道:“可是和晚輩等有關麽?” 

갈원굉이 말했다.

"아무래도 후배들과 관계가 있겠군요?"

玉虛觀主淡淡一笑,道:“往事如夢,貧道早已淡忘了。” 

옥허관주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지나간 일은 꿈과 같네. 빈도는 벌써 기억이 희미하네."

一直很少開口的陳挽瀾,突然說道:“觀主能否把斷指一事的經過,告訴晚輩。” 

줄곧 거의 입을 열지 않던 진만란이 돌연 말했다.

"관주님께서 손가락을 잘린 일의 경과를 후배에게 말씀해주십시오."

玉虛觀主微微一笑,道:“過去的事,不說也罷!” 

옥허관주가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과거의 일은 말하지 않는 것이 좋네!"

話鋒一轉,道:“消氣谷主,肯要你們出山,想是諸位都已練得絕技。” 

화제를 돌려 말했다.

"소기곡주가 자네들을 출산시켰으니 제위들은 이미 절기를 익혔다고 생각되는군."

葛元宏道:“谷主武功深博,浩瀚如海,五年時光,我等得百分之一二,當年多蒙觀主推介,我等才蒙谷主收留。” 

갈원굉이 말했다.

"곡주님의 무공은 깊고 광범위하기가 바다같이 드넓지요. 오년의 시간에 저희들은 백분지 한둘을 얻었습니다. 당시 관주님께서 소개해주신 덕분에 곡주께서 거두어주셨지요."

玉虛觀主一皺眉頭,道:“你們一口一個谷主,難道五年相處,他還沒有把你們收列門牆麽?” 

옥허관주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자네들은 말끝마다 곡주라고 하는데 설마 오 년을 같이 지내면서 그가 아직 자네들을 문하로 거두지 않았는가?"

葛元宏道:“弟子等天賦,自知也不足以擔當埋名廬的衣缽傳人。” 

갈원굉이 말했다.

"매명려(埋名廬)의 의발전인(衣缽傳人)을 담당(擔當)하기에는 제자들의 타고난 자질이 부족함을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玉虛觀主歎息一聲,道:“散淡老人,外面冷漠,其實他的內心,實具仁俠之心,他不收你們做他弟子,或是不願掠人之美,或是別有原因,這一點你們不要誤會才好。” 

옥허관주가 탄식하더니 말했다.

"산담노인은 겉으로는 냉막하지만 사실 그의 내심은 인협지심(仁俠之心)을 갖추고 있네. 그가 자네들을 그의 제자로 거두지  않는 것은 어쩌면 사람을 뺏지 않으려는 것이거나 다른 이유가 있을 걸세. 그 점은 자네들이 오해하지 말아야 하네."

葛元宏道:“谷主和晚輩雖無師徒名份,但早有師徒之實,晚輩等內心對他老人家的崇敬,何亞師長,怎敢有誤會之心。” 

갈원굉이 말했다.

"곡주께서 후배들과 비록 사도의 명분은 없지만 벌써 실질적으로는 사도입니다. 후배 등은 마음 속으로 그 어르신을 사장에 버금가는? 숭경(崇敬)하는데 어찌 감히 오해하는 마음을 가지겠습니까."

玉虛觀主微微一笑,道:“這就對了……” 

옥허관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렇지..."

略一沈吟接道:“就貧道的看法,散淡老人早已和令師陳大俠有所約定,貧道只不過是其間一個轉圜之人。這件事,你們不用放在心上,而且貧道雖然會一點防身武功,但不能算武林中人,觀中弟子,大部都未習過武功。所以,貧道雖和陳大陝交相莫逆,但陳府之變,卻無能爲助。” 

약간 침음하더니 말을 이었다.

"빈도의 시각으로는 산담노인은 벌써 영사인 진대협과 약속한 바가 있네. 빈도는 단지 그 가운데에서 중재한 사람에 불과하니 이 일은 자네들이 마음에 담아둘 필요없네. 게다가 빈도가 비록 한 점 호신무공을 지니고 있지만 무림인이라 할 수는 없고 관내의 제자들 대부분이 무공을 배운 적이 없네. 그래서 빈도가 진대협과 막역한 사이이지만 진부의 변고에 도와주지를 못하네."

葛元宏道:“道長對我們已然恩盡義至,晚輩等更無把貴觀牽入江湖恩怨之心,所以,晚輩等才選擇深夜入觀,拜辭觀主。” 

갈원굉이 말했다.

"도장께서는 저희들에게 이미 은혜와 의리를 다하셨습니다. 후배 등은 귀 도관이 더이상 강호은원에 연루되게 할 마음이 없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은 심야를 선택하여 도관에 들어와서 작별인사드리는 것입니다."

玉虛觀主道:“好!貧道一人的生死,不算什麽,但不能把觀中近百名的弟子,牽入江湖仇殺之中,我也不便留你們了。”

옥허관주가 말했다.

"됐네! 빈도 한 사람의 생사는 무슨 큰 일이라 할 수 없지만 관내의 근 백 명에 이르는 제자들이 강호의 구살(仇殺)에 연루되어서는 안되네. 나노 자네들을 머물게 하기가 불편하네."

話雖說得婉轉,但卻無疑是逐客之念。

비록 완곡하게 돌려서 말했지만 축객(逐客)의 뜻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었다.

葛元宏站起身子,帶著四個師弟,齊齊抱拳一揖,道:“我等告別了。” 

갈원굉이 몸을 일으키더니 네 사제를 데리고 일제히 포권하여 읍하며 말했다.

"저희들은 이만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玉虛觀主道:“貧道有一語送別諸位。”

옥허관주가 말했다.

"빈도가 한 마디 하고 제위들을 전송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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