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읽어보는 武俠
十二、武林隱禍(무림은화) 본문
十二、武林隱禍(무림에 숨어있는 재앙)
孟千山語聲微微一頓,接道:“看刀過來。”
맹천산이 잠깐 멈추었다가 이어서 말했다.
"칼을 가져오너라."
一個長發披肩,白衣飄飄,赤著雙足的少女,應聲由第二個房間之中,緩步行了出來。 這少女生得十分美豔,臉兒嫩紅,肌膚如雪,一雙天足,卻因長年未穿鞋袂,看上去不夠秀氣。 此女衣著打扮,一望即知是蠻荒番女,但她姿色之佳,比之中土美女,毫不遜色。
한 명의 백의를 나풀거리며 긴 머리가 어깨를 덮은 맨발의 소녀가 두 번째 방 안에서 대답하더니 느린 걸음으로 걸어나왔다. 이 소녀는 몹시 아름답게 생겼는데 발그레한 얼굴에 피부가 눈 같이 희었는데 전족하지 않은 한 쌍의 발은 일 년 내내 신발을 신지 않아 고상해보이지는 않았다. 이 소녀의 차림새는 단번에 남황의 번녀(番女:본국의 여자가 아닐 때의 호칭)임을 알 수 있었지만 그녀의 뛰어난 자색(姿色)은 중원땅의 미녀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她手中捧著一只銀色的刀架,架上橫放著一柄三尺二寸的長刀。 白玉黃金鑲制的刀柄,綠色鲨皮兒鞘,鑲裝著十二顆黃豆大小的明珠。 只貝那刀柄、刀鞘,就不難想到這是一把名貴的寶刀。
그녀는 수중에 은색의 칼걸이를 받쳐들고 있었는데 걸이에는 삼 척 이 촌의 장도(長刀) 한 자루가 가로로 놓여있었다. 백옥과 황금을 박아넣어서 만든 칼자루에다 녹색의 상어가죽 칼집에는 열두 알의 노란 콩알 크기의 명주가 박혀 장식되어 있었다. 그 칼자루와 칼집을 보기만 해도 이것이 진귀한 보도(寶刀)임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았다.
白衣女行近孟千山,躬身而立,道:“寶刀到。”
백의녀가 맹천산에게 다가와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보도를 대령하였습니다."
孟千山伸手抓起寶刀,一按機柄彈簧,寶刀出鞘。 一陣寒芒,耀眼生花。 譚家麒眼看他抽出寶刀,不明他意圖何在,暗中提氣戒備,表面上卻盡量不露出戒備神色。
맹천산이 손을 뻗어 보도를 쥐더니 칼자루의 용수철을 눌러 보도를 칼집에서 빼냈다. 일진의 한망(寒芒)이 꽃망울처럼 생겨나 눈이 부셨다. 담가기는 그가 보도를 뽑는 것을 보고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여 암중으로 진기를 끌어올리고 경계하면서 표면상으로는 가능한 경계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孟千山伸手取過那白衣女手中的銀色刀架,揮刀一削,銀架應手而斷。 好一把削鐵如泥的寶刀。
맹천산은 손을 뻗어 백의녀 수중의 은색 칼걸이를 집어와서 칼을 휘둘러 잘라냈다. 은으로 된 칼걸이는 그대로 잘려버렸다. 정말 쇠를 진흙 베듯 하는 보도였다.
孟千山微微一笑,還刀入鞘,道:“貴國有一句名言說,寶劍贈于俠士,小王此番進入中土,身攜三寶,准備結交幾位中土高人,這把紅毛寶刀,能夠削金切玉,迎風斬草,雖然比不上貴國中湛盧、巨阙等寶劍的名貴,但在武林之中,也算得一把寶刀了,小王誠心結交你這位朋友,敬以這把紅毛寶刀相贈。”
맹천산은 미소짓고는 칼을 도로 칼집에 넣고 말했다.
"귀 국에는 보검은 협사(俠士)에게 주라고 하는 한 구절의 명언이 있더구려. 소왕이 이번에 중원땅에 들어올 때 세 가지 보물을 가지고 와서 몇 분의 중원땅의 고인을 사귀려 하는데 이 홍모보도(紅毛寶刀)는 쇠를 깎고 옥을 자를 수 있으며 바람을 받으면 풀을 벨 수 있소. 비록 귀 국의 담로(湛盧), 거궐(巨阙) 같은 보검의 진귀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무림에서 한 자루의 보도라 할 수 있소. 소왕이 성심껏 당신을 사귀고자 이 홍모보도를 정중히 드리겠소."
雙手捧刀,遞了過去。 這舉動,大大的出了譚家麒的意外,也使得譚家麒對這灰炭一般的黑小子,看法大變。 他雖覺這位其貌不揚的小蠻王,不但氣度宏大,而且對中國的經典史書,也下過了一番工夫,湛盧、巨阙等寶劍,久已未在武林之中出現,一般武林道上人,對此也知曉不多,但這小蠻王卻是耳熟能詳。
두 손으로 칼을 받쳐들고 건네주었다. 이 거동은 담가기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라 담가기로 하여금 이 잿빛의 까무잡잡한 사내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게 만들었다.
그는 비록 이 용모가 변변찮은 소만왕(小蠻王)이 기도가 웅대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경전, 사서에 대해 공을 들였다고 느꼈다. 담로, 거궐 등의 명검이 무림에 오랫동안 출현하지 않아 일반 무림도상의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이 소만왕은 귀에 익어서 상세한 말을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目睹寶刀的鋒利,譚家麒確也怦然心動,但他仍然強自忍下搖頭說道:“無功不受祿,閣下以這等名貴寶刀相贈,在下如何能受。”
보도의 예리함을 눈으로 본 담가기는 가슴이 두근두근했지만 그는 여전히 억지로 두근거림을 참고 말했다.
"공(功)이 없으면 녹(祿)을 받지 않는다고 했소이다. 귀하가 이렇게 진귀한 보도를 주시니 제가 어떻게 받을 수 있겠소이까."
孟千山淡淡一笑,道:“不論閣下十日後的決定爲何,是敵是友,但和小王此刻奉贈寶刀無關,小王一向出口之言,從不收回,還望閣下笑納。”
맹천산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귀하가 십 일 후 어떤 결정을 하든, 적이 되든 친구가 되든 소왕이 지금 보도를 선물하는 것과는 무관하오. 소왕은 언제나 한번 말을 뱉으면 거두어들인 적이 없소. 귀하께서 웃으며 거두어들이기를 바라오."
譚家麒道:“多謝美意,在下心領,是否收刀,十日再行決定不遲,不過,在下倒有一事,先請求王子賜允!”
담가기가 말했다.
"좋은 뜻에 감사드리오. 저는 마음으로만 받겠소이다. 칼을 거둘지 말지는 십 일후 다시 결정해도 늦지 않소. 그러나 저는 왕자께서 허락해 주시기를 바라는 일이 하나 있소이다."
孟千山道:“什麽事?”
맹천산이 말했다.
"무슨 일이오?"
譚家麒道:“在下希望王子賜允讓在下帶走這位劉總镖頭。”
담가기가 말했다.
"제가 이 분 유총표두를 데려가도록 왕자께서 허락해주시길 바라오."
孟千山望望劉文升,沈吟了片刻,道:“小王請這位劉兄到此,原本有事請教,朋友既然面向小王要人,小王爲示結交的誠意,只好答允朋友了。”
맹천산이 유문승을 바라보고 잠시 침음하더니 말했다.
"소왕이 이 분 유형을 이곳에 오시도록 한 것은 원래 가르침을 청할 일이 있어서인데 친구께서 이미 소왕에게 사람을 요구하니 소왕은 교제의 성의를 보이기 위해 승낙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려."
譚家麒道:“在下拜領盛情,告辭了。”
담가기가 말했다.
"후의는 감사히 받고 이만 가보겠소이다."
孟幹山道:“請恕小王不送。”
맹천산이 말했다.
"소왕이 전송하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譚家麒回顧了劉文升一眼,道:“劉總镖頭,咱們走吧!”
담가기가 유문승을 돌아보며 말했다.
"유총표두, 가시지요!"
劉文升千思萬想,也沒有想到這樣—個結果,站起身子,道:“劉某人拜別王爺。”
유문승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결과는 생각지 못했다. 일어서서 말했다.
"유모가 왕야께 절하여 작별하오."
孟千山揮手一笑,道:“希望咱們日後,還有見面的機會。”
맹천산이 손을 내젓더니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나중에 또 만날 기회가 있기를 바라오."
劉文升一抱拳,道:“老朽如是不會死,自知逃不過王爺的手掌。”
유문승이 포권하더니 말했다.
"늙은이는 죽지 않으면 왕야의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 있소."
孟千山淡淡一笑,未再說話。
맹천산은 담담히 웃으며 더 말이 없었다.
譚家麒道:“大哥,咱們走吧!”
담가기가 말했다.
"대가, 우리 갑시다!"
葛元宏站起身子,大步向前行去。 孟千山確然有過人的氣度,譚家麒不肯自報姓名,孟千山也一直不問。
갈원굉이 일어나서 큰 걸음으로 앞을 향해 걸어갔다. 맹천산은 확실히 남보다 뛰어난 기도를 가졌다. 담가기는 성명을 말해주지 않으려했고 맹천산도 줄곧 묻지 않았다.
葛元宏當先帶路,劉文升居中而行,譚家麒走在最後。 經過二樓時,葛元宏目光一轉,早已不見了陸小珞,郭文章等。
갈원굉이 앞장서서 길을 안내하고 유문승이 가운데에서 담가기가 맨 뒤에서 걸어갔다. 이 층을 지날 때 갈원굉이 눈길을 돌렸다. 육소락, 곽문장 등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三人行出萬花樓,葛元宏停步回頭,道:“總镖頭,還記得在下麽?”
세 사람이 만화루를 나서자 갈원굉이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서 말했다.
"총표두, 저를 기억하십니까?"
劉文升望了葛元宏一眼,道:“你是葛少俠。”
유문승이 갈원굉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는 갈소협이구려."
葛元宏道:“晚輩葛元宏,總镖頭好眼力。”
갈원굉이 말했다.
"후배 갈원굉입니다. 총표두의 안력이 좋으시군요."
譚家麒道:“晚輩譚家麒……”
담가기가 말했다.
"후배는 담가기입니다..."
劉文升道:“我知道你是譚二少俠,但初見少俠之時,老朽實是想不起,只覺面孔有些熟,似曾相識……”
유문승이 말했다.
"나는 자네가 담 이소협(二少俠)임을 알았지만 처음 소협을 보았을 때 늙은이는 사실 기억이 나지 않았네. 다만 얼굴은 좀 낯이 익어서 아는 사람인 듯 했네만..."
譚家麒豪壯的一笑,道:“是否因爲晚輩斷去了一條手臂?”
담가기가 호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후배가 한 팔이 잘렸기 때문이었겠지요?"
劉文升道:“這自然也是原因之一……”
유문승이 말했다.
"그것도 당연히 원인의 하나라네..."
譚家麒接道:“我這條手臂?毀在了五湖神釣羅常白的手中,這老兒不知是否還活在世上?”
담가기가 말했다.
"저의 이 팔은 오호신조(五湖神釣) 라상백(羅常白)의 손에 잃었습니다. 그 늙은이는 아직 세상에 살아 있습니까?"
劉文升道:“健朗得很。”
유문승이 말했다.
"아주 정정하다네."
譚家麒道:“那就好,我要找他報這斷臂之仇。”
담가기가 말했다.
"그것 잘됐군요. 저는 그를 찾아 이 잘린 팔의 복수를 해야겠습니다."
葛元宏低聲說道:“這不是談話的地方,咱們到約好的地方去吧!”
갈원굉이 나직이 말했다.
"이곳은 이야기를 나눌 곳이 못되니 우리는 약속된 장소로 갑시다!"
劉文升道:“你們約在何處會面?”
유문승이 말했다.
"자네들은 어디서 만나기로 약속했는가?"
葛元宏道:“晚輩們雖在襄陽府住了很多年,但很少離開陳府,只記得東關外面,有一座合盛客棧,約會之地,就定那合盛客棧之中了。”
갈원굉이 말했다.
"후배들이 비록 양양부에 여러 해를 살았지만 진부(陳府)를 거의 떠나지 않았습니다. 동관(東關) 밖에 합성객잔(合盛客棧)이 있음을 기억하는데 약속한 곳은 바로 그 합성객잔 안입니다."
劉文升道:“不錯,東廓確有一座合盛客棧,地方很清靜。”
유문승이 말했다.
"그렇네. 동쪽 외곽에는 확실히 합성객잔이 있고 아주 조용한 곳이지."
三人奔到合盛客棧時,只見郭文章已在客棧門口等侯。 一見三人,大步迎了上來,道:“我們訂下了一座跨院。”
세 사람이 달려서 합성객잔에 도착했을 때 이미 곽문장이 객잔 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세 사람을 보자 큰 걸음으로 마중와서 말했다.
"한 채의 과원(跨院: 중앙이 아닌 양 옆이나 뒤쪽의 정원)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葛元宏道:“咱們到房裏談。”
갈원굉이 말했다.
"방에 가서 이야기하세."
這是一座很靜的跨院,陸小珞完全包了下來。 幾人行入跨院上房,分賓主落座,郭文章親自動手奉上香茗,道:“我已經招呼過店家,咱們要清靜,沒有招呼,不准他們進來。”
이곳은 아주 조용한 과원인데 육소락이 전체를 세내었다. 그들은 과원의 상방(上房)에 들어가 손님과 주인 자리에 나누어 앉았다. 곽문장이 직접 움직여서 차를 올리며 말했다.
"저는 이미 점원을 불러 우리는 조용하기를 원하니 부르지 않으면 오지 말라고 해두었습니다."
葛元宏道:“安排的很好……”
갈원굉이 말했다.
"아주 잘 안배했네..."
語聲一頓,目光轉到劉文升的臉上,接道:“老前輩,這幾年中,可有家師的消息麽?”
잠깐 멈추었다 눈길을 유문승에게 돌리더니 이어서 말했다.
"노선배님, 이 몇 년간 가사의 소식이 있었습니까?"
劉文升搖搖頭,道:“沒有,三年前,聽說他的行蹤出現在江南道上,但那只是傳說,三年以來,連這些傳說也沒有了。”
유문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없었네. 삼 년 전 듣기로는 그의 행적이 강호에 출현했다고 했지만 전해지는 얘기일 뿐이었네. 삼 년 동안은 그런 소문조차도 없었다네."
葛元宏黯然說道:“多年追隨家師的一位從人……”
갈원굉이 암연히 말했다.
"다년간 가사를 뒤따르던 한 분의 시종이 계신데..."
劉文升接道:“你是說周福麽?”
유문승이 말했다.
"주복(周福) 말인가?"
葛元宏道:“不錯,我們逃離此地之時,他還留在襄陽,不知老前輩是否知曉他的消息?”
갈원굉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곳을 도망쳐 떠날 때 그는 양양에 남았습니다. 노선배께서 그의 소식을 아시는지요?"
劉文升道:“周福逃脫那次劫難,年前還有人在襄陽府中見過他。”
유문승이 말했다.
"주복이 그 한 차례 겁난을 벗어났구먼. 일 년 전에 양양부에서 그를 본 사람이 있다네."
葛元宏道:“這麽說來,他還住在襄陽附近?”
갈원굉이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아직 양양 부근에 있겠군요?"
劉文升沈吟了一陣,道:“老朽無法斷言,大隱隱于市,也許他一直住在襄陽城中。”
유문승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늙은이는 단언할 수 없네. 지혜로운 자는 세속적인 곳에 몸을 숨긴다고 하니 어쩌면 줄곧 양양성 안에 있었을 수도 있네."
譚家麒突然接口說道:“老前輩,晚輩們避難深山,苦練數年武功,自信在武功上,都已經小有成就。”
담가기가 돌연 말을 받았다.
"노선배님, 후배들이 난을 피하여 깊은 산 속에서 몇 년간 고되게 무공을 연마하여 무공상으로는 이미 작은 성취를 이루었다고 자신합니다."
劉文升道:“老朽適才目睹譚二俠的身手,實已青出于藍,刀法之奇實已到登峰造極之頂了。”
유문승이 말했다.
"늙은이가 조금 전 담이협의 솜씨를 보았는데 확실히 청출어람(青出于藍)이었네. 도법의 기이함이 실로 등봉조극(登峰造極)의 경지에 이르렀더군."
譚家麒道:“老前輩誇獎了。”
담가기가 말했다.
"노선배님의 과찬이십니다."
葛元宏接道:“但我們對江湖中事,卻是一點也不了解,五年以來,晚輩也曾苦苦思索,想不起仇家是誰?這一點,還得老前輩助我們一臂之力了。”
갈원굉이 말했다.
"하지만 저희들은 강호의 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오 년 동안 후배도 머리를 쥐어짜 보았지만 원수가 누구인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은 노선배님게께서 저희들을 좀 도와주십시오."
劉文升黯然歎息,端起茶碗,喝了兩口茶,道:“就在你們陳府被襲那一年起吧!整個中原武林道中,起了很大的變化,唉!目下的武林情勢,已非昔年的江湖情形了。”
유문승이 암연히 탄식하더니 찻종을 들어 두 모금의 차를 마시고는 말했다.
"자네들의 진부(陳府)가 피습된 그 해였네. 중원무림 전체에 아주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네. 후! 지금의 무림정세는 이미 옛날 강호의 정황이 아니라네."
葛元宏道:“晚輩們一路行來,也覺出情形不對,但卻又想不出原因何在?”
갈원굉이 말했다.
"후배들도 오는 길에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습니다만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劉文升道:“老朽那一家萬勝镖局,已經在三年前歇了。”
유문승이 말했다.
"늙은이의 만승표국(萬勝镖局)은 이미 삼 년 전에 문을 닫았네."
郭文章接道:“爲什麽?老前輩的镖局子,不是做的很大麽?”
곽문장이 말했다.
"무엇 때문입니까? 노선배님의 표국을 아주 크게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劉文升苦笑一下道:“丟了一趟镖,老朽不能讓主人損失,傾盡我一生的積蓄,賠了八成,生意就這樣歇了。” (讓자가 참 애매,,)
유문승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표물(镖物)을 잃어버렸네. 늙은이는 주인의 손실을 낮출 수 없어 한평생 모은 재산을 다 긁어모아 팔 할을 배상하고 장사는 그렇게 그만두게 되었네."
仰臉望天,籲一口氣,接道:“其實,镖局歇業的,也不是我們萬勝一家,號稱天下第一大镖局的四海镖局,也歇了業,總镖頭膽神龍下落不明,南北一十二家分局,在一個月完全星散。”
고개를 쳐들고 휴,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사실 문 닫은 표국은 우리 만승 일가(一家)만이 아니라네. 천하제일 대표국이라 불리던 사해표국(四海镖局)도 문을 닫았지. 총표두 담신룡(膽神龍)은 소재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남북 열두 개의 분국(分局)은 한 달 만에 완전히 뿔뿔이 흩어져버렸다네."
葛元宏道:“有這等事?”
갈원굉이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劉文升苦笑一下,道:“這幾年江湖上的情勢變遷,不但爲千百年所未有,而且詭異莫測,很多黑、白兩道的高手,突然間消失不見,不知行蹤何處?”
유문승이 고소를 짓더니 말했다.
"요 몇 년간 강호의 정세는 크게 변했네. 수백 년 이래 없던 일이며 게다가 종잡을 수 없고 추측하기 어렵다네. 아주 많은 흑백 양도의 고수들이 별안간 사라져 보이지 않고 행방이 묘연하다네."
葛元宏道:“這就奇怪?”
갈원굉이 말했다.
"그렇게 기괴한 일이 있었습니까?"
譚家麒接道:“是不是被人殺了?”
담가기가 말했다.
"살해된 것일까요?"
劉文升道:“怪的是生不見人,死不見屍,初時,大家還爭相傳說,也有不少人挺身而出,四下查訪,但那些查訪的人,人未找到,自己也失蹤不見了。”
유문승이 말했다.
"괴이한 것은 살았다면 보여야 할 것이고 죽었다면 시체라도 찾을 수 있어야 할 것 아니겠는가. 처음에 사람들은 앞다투어 말을 전하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나서서 사방을 조사했지만 그 조사하던 사람들은 사람도 찾지 못하고 자신들도 행적이 사라져버렸네."
葛元宏神色凝重的道:“那些人都到了何處呢?以老前輩耳目之靈,應該聽到一些消息吧!”
갈원굉이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갔을까요? 노선배님의 영민한 이목으로 조금의 소식을 들으셨을 텐데요!"
劉文升搖搖頭,道:“不知道,像投入海中的砂石一般,平白無故的消失了。”
유문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알지 못하네. 바다에 던진 돌멩이처럼 까닭없이 사라져버렸네."
長長籲一口氣,接道:“所以,武林道之人,都盡量在避免出現江湖,縱然出現江湖,亦必把自己裝扮成村夫行旅,不再佩帶兵刃。”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
"그래서 무림인들은 가능한 강호에 나서는 것을 기피하고 있으며 설령 강호에 나가더라도 반드시 촌부(村夫)나 여행객으로 분장하고 더이상 병기를 차고 다니지 않는다네."
葛元宏道:“那是說有一些人,專門和武林同道作對了?”
갈원굉이 말했다.
"그 말씀은 그들이 전문적으로 무림동도들을 상대한다는 것입니까?"
劉文升道:“詳盡情形,不太清楚,不瞞五位說,老朽自歇了镖局之後,一直躲在家中,三年之久,足未出戶,這些事,都已經是三年前的事了。”
유문승이 말했다.
"상세한 정황은 밝혀지지 않았네. 자네들들에게 숨기지 않고 말하자면, 늙은이는 자진해서 표국을 그만둔 뒤 줄곧 집에 틀어박혀 숨어지내며 삼 년 동안 집 밖을 나가지 않았네. 이런 일들은 모두 삼 년 전의 일이네."
葛元宏道:“那位孟王子,又是怎麽回事呢?”
갈원굉이 말했다.
"그 맹왕자는 또 어찌된 일입니까?"
劉文升道:“三個月前吧!老朽被他們由家中找了出來。”
유문승이 말했다.
"삼 개월 전이네! 그들이 늙은이의 집을 찾아왔었지."
譚家麒接道:“就是那位孟王子麽?”
담가기가 말했다.
"바로 그 맹왕자가요?"
劉文升道:“不錯,就是他,他自稱來自南荒,希望在中土遨遊一番,要找兩個熟悉中原江湖形勢的人,爲他們帶路,因此找上老朽。”
유문승이 말했다.
"그렇다네. 바로 그일세. 그는 자칭 남황(南荒)에서 왔으며 중원땅을 한번 돌아보기를 희망한다고 했네. 두 명의 중원 강호의 형세를 잘 아는 사람을 찾아 길을 안내하게 하려는데 그것 때문에 늙은이를 찾아온 것이었네."
葛元宏劍眉一揚道:“中原武林道上人,個個銷聲匿迹,想不到南荒夷人,卻要來遨遊中原。”
갈원굉이 검미를 치켜올리며 말했다.
"중원 무림도상의 사람들이 하나하나 소리없이 자취를 감추고 나니 생각지도 못하게 남황의 오랑캐가 중원을 유람하러 오는군요."
譚家麒道:“他既然要你帶路,應該好好的待你才是,怎的會那樣?”
담가기가 말했다.
"그가 이미 당신이 길을 안내토록 할 생각이었으면 당신을 잘 대접했어야 하는데 어째서 그렇게 되었습니까?"
劉文升苦笑一下,接道:“是我逃了兩次,都是被他們抓到,萬花樓上,是我第三次逃走,又被他們抓了回來,如不是譚二少俠出手相救,唉!老朽必將要皮肉受苦了。”
유문승이 고소를 지으며 말을 받았다.
"내가 두 번이나 도망갔고 모두 그들에게 붙잡히게 되었기 때문일세. 만화루에서 나는 세 번째 도망쳤다가 또 그들에게 붙잡혀오게 된 것이었네. 만일 담소협이 출수하여 구해주지 않았다면 후! 늙은이는 틀림없이 신체적 고통을 받았을 걸세."
郭文章道:“你爲什麽要逃呢?”
곽문장이 말했다.
"당신은 왜 도망치려 하셨습니까?"
葛元宏道:“堂堂華夏臣民,怎甘爲夷人所困,勿怪劉老前輩要逃了。”
갈원굉이 말했다.
"당당한 중원의 백성이 어찌 오랑캐에게 붙잡혀 있겠는가? 유노선배께서 도망치려 하신 것을 탓할 수 없네."
劉文升道:“這自然是原因之一。”
유문승이 말했다.
"그것은 당연히 이유 중의 하나일세."
葛元宏奇道:“還有別的原因麽?”
갈원굉이 말했다.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劉文升道:“有!那孟王子雖然處處要學上國禮儀,但卻始終未脫去夷人的野性,而且他的武功怪異,自成一派,和人一動上手,必然使對方濺血當場,才肯住手,而且被殺之人,大都是胸腹無傷,肚破腸流,慘不忍睹,老朽曾經親眼看到他殺害了數十位中原武林同道,那些人,又大都是老朽相識,老朽實不忍再看他殘殺我同道,但又不能阻止,只有逃走一途了。”
유문승이 말했다.
"있지! 그 맹왕자는 비록 말끝마다 상국(上國)의 예의를 배우려한다고 하지만 시종 오랑캐의 야성을 벗지 못했네. 게다가 그의 무공이 괴이하고 스스로 일파(一派)를 이루었는데 남들과 싸우면 반드시 상대를 그 자리에서 피를 뿌리게 하고서야 손을 멈춘다네. 뿐만 아니라 피살된 사람은 대부분 가슴 부위 요해는 다치지 않았으나 배가 터지고 창자가 흘러나와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었네. 늙은이는 일찌기 그가 수십 명의 중원 무림동도를 살해하는 것을 직접 보았는데 그들은 또 대부분 늙은이와 아는 사이였다네. 그가 나의 동도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것을 늙은이는 더이상 참고 볼 수 없었지만 또 저지할 수도 없어 도망치는 길 밖에는 없었네."
葛元宏道:“有這等事了!”
갈원굉이 말했다.
"그런 일이 있다니요!"
劉文升道:“老朽說的句句實言。”
유문승이 말했다.
"늙은이의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사실이네."
葛元宏道:“這麽說來,這位孟王子進入中原,並非遨遊,恐是別有所圖了。”
갈원굉이 말했다.
"그렇다면 그 맹왕자가 중원에 들어온 것은 결코 유람이 아니라 따로 도모하는 바가 있는 것 같군요."
劉文升道:“老朽也這麽想,但卻始終無法找出他們的用心何在?”
유문승이 말했다.
"늙은이도 그런 생각을 했네. 하지만 시종 그들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낼 수가 없었네."
譚家麒道:“孟王子既然是一位殘酷嗜殺之徒,何以我連傷他三個屬下之後,他竟然全無怒意,而且曲意結交,相贈寶刀。”
담가기가 말했다.
"맹왕자가 이왕 잔혹하게 살인을 즐기는 무리라면 제가 부하 세 명을 상하게 한 뒤에 어떻게 전혀 화를 내지않고 게다가 성의를 다하여 사귀자며 보도를 내어줄 수 있었을까요?"
劉文升道:“這就更叫人寒心了,那些人都是來自南荒,千裏追隨他的屬下,四傷其三,他竟然全無體恤報仇之意,實是大背常情。”
유문승이 말했다.
"그것이 바로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것일세. 그들은 모두 남황에서 왔고 천 리를 따라온 부하가 네 명 중 세 명이 상했는데도 그는 놀랍게도 전혀 보살피거나 보복을 할 생각이 없으니 실로 인지상정에 크게 어긋나는 것일세."
葛元宏接道:“是了,這孟王子此番進入中原,似是存心要結交一些武功高強之人,有所謀圖,不過,他忽略了,咱們中土武林道上的仁義二字,那不是金錢、寶刀所能換得。”
갈원굉이 말했다.
"맞습니다. 그 맹왕자가 이번에 중원에 들어온 것은 무공이 고강한 사람을 사귀려는 마음이 있고 도모하는 바가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우리 중원땅의 무림도상에는 인(仁義)의 두 글자가 있음을 그가 간과하였습니다. 그것은 금전(金錢)이나 보도(寶刀)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劉文升道:“葛少俠言之有理,但老朽的看法,卻和葛少俠有所不同!”
유문승이 말했다.
"갈소협의 말이 일리가 있네. 그러나 늙은이의 견해는 갈소협과 조금 다르네!"
葛元宏道:“老前輩有何高見,只管請說。”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께 어떤 고견이 있으시면 얼마든지 말씀하십시오."
劉文升道:“就老朽觀察所得,那孟王子似是一位心機甚深之人,他似是已經胸有成竹,南荒擅用蠱毒,孟天王更是放蠱的能手,孟王子自然是早已承繼了那孟天王的衣缽。”
유문승이 말했다.
"늙은이가 관찰한 바로는 그 맹왕자는 심기가 매우 깊은 사람이라 마치 이미 머리 속에 계산이 서 있는 듯 하네. 남황은 고독(蠱毒)을 쓰는 것에 능하네. 맹천왕이 고(蠱)를 푸는 대가이니 맹왕자는 당연히 그 맹천왕의 의발을 계승했을 것이네."
葛元宏吃了一驚,道:“老前輩之意,可是他借故攀交,曲意奉承,然後,趁咱們戒備稍松時,暗中施下蠱毒?”
갈원굉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아무래도 노선배님의 말씀은 그가 교제를 빙자하여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받들어올리며, 그런 다음에 우리의 경계가 느슨해졌을 때 암중으로 고독을 푼다는 것이군요?"
劉文升點點頭,道:“老朽確有此疑,他隨身攜帶了四個苗女,個個貌美如花,老朽足迹雖然未到南荒,但我所聽說過夷人風俗,擅于放蠱者,多爲美豔少女,她們亦用此作爲俘擄,控制情郎的手段,老朽暗中觀察許久,發覺他們攜帶之物,有一件形如木箱,但卻用黑布包起,似極珍貴,由那四個美豔的苗女保管,老朽雖然對那事物懷疑,但卻沒有查看的機會。”
유문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늙은이는 확실히 그런 의심을 가지고 있네. 그를 따르는 네 명의 묘녀(苗女)는 개개인이 꽃같은 미모를 가졌는데 늙은이가 비록 남황을 가본 적은 없지만 이민족의 풍속을 들은 적이 있네. 고를 잘 푸는 사람으로 아리따운 소녀들이 많은데 그녀들 역시 그것을 정랑(情郎)을 빼앗고 공제하는 수단으로 쓴다고 하네. 늙은이가 암중으로 오랫동안 관찰해보니 그들이 휴대하고 다니는 물건으로 나무상자 같은 모양을 한 것이 있는데 흑포로 싸여져 있어 극히 진귀한 듯 하며 그 네 명의 아리따운 묘녀가 보관한다네. 늙은이가 비록 그 물건에 의심을 품고 있지만 조사해볼 기회는 없었네."
葛元宏道:“好惡毒的手段!”
갈원굉이 말했다.
"정말 악독한 수단이군요!"
郭文章卻似是大感興趣,說道:“苗女放蠱的事,在下曾聽得家師談過,一則我們那時年紀幼小,不明所以,早已忘去大半,老前輩似是對苗蠻蠱毒,了然甚深,可否再說的仔細一些,晚輩們能多一分了解,也好多一分防範之法。”
곽문장이 아주 크게 흥미를 느낀 듯 말했다.
"묘녀가 고를 푸는 일은 제가 가사께 들은 적이 있는데 저희들이 그때 나이가 어려서 그런 까닭을 잘 이해하지 못하여 벌써 대부분 잊어버렸습니다. 노선배님께서 묘족의 고독에 대해 이해가 깊으시니 다시 한번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후배들이 조금 더 아는 만큼 더 잘 방비할 수 있습니다."
劉文升苦笑一下,道:“苗女放蠱之事,雖然在中原多有傳說,但真正能夠知曉詳情的,確也不多,老朽所知,都已經說出來了。”
유문승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묘녀가 고를 푸는 일은 비록 중원에 전해지는 이야기가 많이 있지만 정말로 상세한 내정을 알 수 있는 사람은 확실히 많지 않다네. 늙은이가 아는 바는 모두 이미 말했네."
葛元宏凝目沈思了一陣,道:“江湖上黑、白兩道中人,都斂藏不出,南荒蠻王,卻遣人來中土作怪,這中間的原因,實在有些費解了。”
갈원굉이 미간을 좁히고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강호상의 흑백 양도의 사람이 검을 숨기고 나오지 않는데 남황의 고왕(蠻王)이 오히려 중원땅으로 사람을 보내 말썽을 일으키는군요. 그 가운데에 이유가 있는데 실로 이해하기 어렵군요."
一直很少說話的陳挽瀾,突然接口說道:“劉老前輩,照你的說法,中原道上武林人物,大都如投海砂石,失蹤不見,那孟王子,又怎會一下子殺害了數十位中原人物呢?”
줄곧 거의 말이 없던 진만란이 돌연 말을 받았다.
"유노선배님, 당신 말씀에 따르면 중원도상의 무림인물이 대부분 바다에 던진 돌멩이처럼 실종되어 보이지 않는데 그 맹왕자가 또 어찌 수십 명의 중원인물을 살해했을까요?"
劉文升道:“問得好,這才是老夫最重要的逃走原因,老夫當初之時,亦不知曉那孟王子的用心何在,在他迫使之下,按址往尋,找出了數十位武林同道。”
유문승이 말했다.
"좋은 질문이네. 이것이야말로 노부가 도망친 가장 중요한 원인일세. 노부는 당초 맹왕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여 그의 요구하에 소재지를 뒤져 수십 명의 무림동도를 찾아냈다네."
話到此處,黯然一歎,滾下了兩行老淚,接道:“如非我帶人找到他們,這些人又怎會身遭慘死呢?”
여기까지 말하자 암연히 탄식하더니 두 줄기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었다.
"만일 내가 사람을 데리고 가서 그들을 찾지 않았다면 그 사람들이 어찌 참사를 당했겠는가?"
葛元宏神情嚴肅起來,兩道劍眉聳動,透出一股肅煞之氣,沈聲說道:“老前輩,就算那孟王子生性嗜殺,但他也不致化費了很多工夫,找出一些武林同道,再把他們全都殺死啊!”
갈원굉이 엄숙한 표정이 되어 검미를 꿈틀거리며 위엄있는 분위기를 내비치며 침성으로 말했다.
"노선배님, 설령 그 맹왕자의 천성이 살인을 즐기는 것이라 하더라도 무림동도를 찾아내어 그들을 전부 죽이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劉文升怔了一怔,道:“對!老朽一直爲死者哀痛,竟然沒有深思此事,這中間,自不會全無原因!”
유문승이 멍해졌다가 말했다.
"맞네! 늙은이는 줄곧 죽은 사람을 애통해하느라 이런 일을 깊이 생각하지 못했네. 그 가운데는 자연 원인이 없을 리가 없네!"
葛元宏道:“老前輩是唯一目睹經過的人,不妨仔細想想,這中間,定然有什麽隱秘?”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은 유일하게 경과를 목도한 사람입니다. 그 가운데에 분명히 무슨 비밀이 있을 텐데 한번 자세히 생각해보시지요?"
劉文升沈思了良久,突然一拍大腿,道:“是了,孟王子殺死他們之前曾經和他們密談很久,而且,放走了三個人。”
유문승이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가 돌연 허벅지를 치더니 말했다.
"맞다. 맹왕자가 그들을 죽이기 전에 그들과 한참 밀담을 나누곤 했었네. 게다가 세 사람을 놓아주었지."
葛元宏道:“放走了三個人,這中間可就大有內情了。”
갈원굉이 말했다.
"세 사람을 놓아주었다면 그 가운데에 아마 커다란 속사정이 있겠군요."
陸小珞一掌拍在木萊之上,道:“五年前,夜襲忠義俠府,無數江湖高手,聯袂起來,這些人呢?怎麽一個個都躲了起來,任憑一個南蠻孟王子和幾個屬下縱橫中土,竟然無人攔阻?”
육소락이 일장으로 나무 탁자를 치고는 말했다.
"오 년 전 충의협부 야습에 무수한 강호고수들이 연합해왔습니다. 그 자들은 왜 개개인이 숨어버렸을까요? 일개 남만의 맹왕자와 몇 명의 부하들이 중원땅을 종횡하는데 저지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까요?"
劉文升沈吟了一陣,道:“似乎是在江湖上走動的人,一個個都失去了蹤迹,但如是早生戒心,歸隱林泉的人,似乎是都還能苟全性命,孟王子卻在我武林同道,大都失蹤息隱之後,來到中土。”
유문승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마치 강호상을 다니는 사람들 개개인의 행방이 사라진 것 같네. 그러나 만일 진작에 경계심이 생겨서 은거했던 사람은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을 것이네. 맹왕자가 우리 무림동도들 대부분이 행방이 사라졌거나 은거한 뒤에 중원땅에 오게 된 걸세."
葛元宏道:“這麽說來,江湖路斷,只是有人不讓我武林同道在江湖上活動而已。”
갈원굉이 말했다.
"그렇다면 강호에 인적이 끊어진 것은 우리 무림동도가 강호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군요."
劉文升道:“對!但什麽人能有這麽大的力量呢?一下子能使江湖上百多家門戶,個個掩旗息鼓,不在江湖上走動。”
유문승이 말했다.
"맞네! 그러나 누가 이렇게 큰 역량을 가졌을까? 단번에 강호상의 백이 넘는 가문과 문호로 하여금 강호상에서의 활동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葛元宏道:“襄陽府距離武當派不遠,這等重大的事,武當派應早知曉了?”
갈원굉이 말했다.
"양양부에서 무당파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이렇게 중대한 일을 무당파는 진작에 알고 있겠지요?"
劉文升點點頭,道:“武當派應該知道,但老朽卻未聽說過他們有什麽舉動。”
유문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무당파는 알겠지. 하지만 늙은이는 그들에게 무슨 거동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네."
事情愈來愈奇怪!整個的江湖,似是被一股巨大的力量鉗住,迫的路斷人稀。
사정은 갈수록 기괴했다! 온 강호가 마치 한 줄기 거대한 역량에 속박당하여 길에는 사람이 끊어지고 인적이 드물게 되었다.
譚家麒似是想起什麽重大之事,高聲說道:“劉老前輩,你幾時見過江湖神釣羅常白了?”
담가기가 마치 무슨 중대한 일이 생각난 듯 큰 소리로 말했다.
"유노선배님, 당신은 오호신조 라상백을 언제 보셨습니까?"
劉文升道:“一個月之前吧!”
유문승이 말했다.
"일 개월 전일 걸세!"
葛元宏道:“那時候,老前輩是不是和孟王子在一起?”
갈원굉이 말했다.
"그때 노선배님은 맹왕자와 함께 있었습니까?"
劉文升點點頭,道:“我們在途中相遇,羅常白仍然頭戴竹笠、芒履、手執青竹魚竿,只是跨下多了一匹健馬。”
유문승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우리는 도중에 서로 만났네. 라상백은 여전히 머리에 죽립을 쓰고 짚신을 신고 손에 청죽(青竹)으로 된 낚싯대를 쥐고 있었는데 단지 한 필의 건마에 걸터앉아 있었네."
葛元宏道:“孟王子瞧到羅常白麽?”
갈원굉이 말했다.
"맹왕자가 라상백을 보았습니까?"
劉文升道:“應該是瞧到了。”
유문승이 말했다.
"당연히 보았지."
譚家麒道:“那孟王子到處找中原高人厮殺,怎會放過了羅常白那等高手?”
담가기가 말했다.
"그 맹왕자는 도처에서 중원 고인을 하인으로 삼거나 죽였는데 어째서 라상백과 같은 그런 고수를 놓아주었을까요?"
劉文升道:“也許因爲那羅常白一身漁人裝束,瞞過孟王子的眼睛,但老朽卻瞧出了羅常白精神健朗,滿面紅光。”
유문승이 말했다.
"어쩌면 그 라상백이 일신에 어부 차림을 해서 맹왕자의 눈을 속여넘겼기 때문이겠지. 그러나 늙은이는 라상백의 정정한 표정과 얼굴 가득 붉은 기운을 발견했네."
葛元宏突然站起身子,來回在房中走動,一面說道:“老前輩,這襄陽附近,還有什麽息隱的高人麽?”
갈원굉이 돌연 벌떡 일어나더니 방 안을 왔다갔다 하면서 한편으로 말했다.
"노선배님, 이 양양 부근에 또 무슨 숨어사는 고인이 있습니까?"
劉文升搖搖頭,道:“這本是令師的地盤,忠義俠府出事之後,武林中即開始一場詭奇的變化,人人自顧不暇,誰還有占地爲雄之心。”
유문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곳은 본래 영사의 근거지네. 충의협부에 일이 발생한 뒤 무림에서는 즉시 한바탕 이상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사람마다 자신을 돌보느라 누구도 영웅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마음을 가질 겨를이 없었다네."
葛元宏道:“看來,咱們只有一條路走了!”
갈원굉이 말했다.
"보아하니 우리는 오직 한 가닥 길 뿐이군요!"
劉文升道:“哪一條路?”
유문승이 말했다.
"어떤 길인가?"
葛元宏道:“上武當山去。以武當派人數之多,耳目之廣,應該對目下江湖這等怪異情勢,有所了解。”
갈원굉이 말했다.
"무당산에 가는 것입니다. 무당파는 사람이 많고 이목이 넓으니 응당 지금 강호의 이런 괴이한 사정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겠지요."
劉文升道:“江湖上這等大變,武當派自應知曉,不過,近幾十年來,武當派老成凋謝,人才式微,雖未到山窮水盡之境,但他們實已無力維護江湖正義,大變如斯,仍不見武當派有所舉動,只怕去了也是白去。”
유문승이 말했다.
"강호상의 이 정도 커다란 변고는 무당파가 자연 알아야하겠지. 그러나 근 수십 년 간 무당파는 늙은이들은 죽고 인재가 쇠락하게 되었네. 비록 산이 끝나고 물이 말라버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확실히 강호정의를 수호할 힘이 없네. 이같은 큰 변화에 무당파에서 아무런 거동이 보이지 않으니 가도 헛걸음 할 것 같네."
葛元宏道:“照老前輩的說法,咱們豈不是束手無策了!”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의 말씀에 비추어보자면 저희들은 속수무책이로군요!"
劉文升吟沈了一陣,道:“你們四位的用心何在?老朽還是不太清楚?”
유문승이 한바탕 침음하더니 말했다.
"자네들 네 분의 의도는 어디에 있는가? 늙은이는 똑똑히 알지 못하겠는걸?"
這一問,倒是把葛元宏等問的一怔。
이 물음에 도리어 갈원굉 등이 멍해졌다.
譚家麒點頭道:“不錯,咱們要做些什麽事呢?”
담가기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해야 합니까?"
郭文章道:“自然是尋找昔年夜襲陳府的首腦、元凶,以及尋找師父,師母的下落。”
곽문장이 말했다.
"당연히 예전에 진부를 야습한 수뇌, 원흉을 찾아야 하며 사부님과 사모님의 소재를 찾아야 합니다."
劉文升道:“如若諸位只是要尋找令師夫婦的下落,那就別多管閑事,免得招來麻煩。”
유문승이 말했다.
"만약 제위들이 영사 부부의 소재를 찾는 것 뿐이라면 귀찮은 일을 초래하지 않도록 다른 일은 상관하지 말아야 하네."
葛元宏沈吟了一陣,道:“老前輩說的雖然有理,不過晚輩覺著忠義俠府被襲和家師、師母的失蹤,似乎是和目下江湖情勢,都有著連帶的關系,如是把範圍想的大一些,連那孟王子進入中原之事,似乎有著一些牽連。”
갈원굉이 한바탕 침음하더니 말했다.
"노선배님의 말씀이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후배는 충의협부가 피습되고 가사, 사모님의 실종이 오늘날 강호정세와 모두 연관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만일 생각의 범위를 좀 넓힌다면 맹왕자가 중원에 진입한 일까지도 관련이 있습니다."
劉文升長長歎息一聲,道:“昔年江湖之上,亦曾發生過震動武林的大事,但就老朽所聞所知,從未有像今日這等情勢,整個的江湖,似乎被一層神秘的愁雲慘霧籠罩……”
유문승이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옛날에도 강호상에 일찌기 무림을 진동시킨 큰일이 발생했지만 늙은이가 듣고 아는 바로는 여태껏 오늘날과 같이 온 강호가 한 겹의 신비하고 참담한 분위기에 휩싸인 적은 없었네..."
他忽然舉手托起胸前花白長髯,接道:“老朽這把年紀了,生死之事,早已看淡,如是諸位真有撥開疑雲,追查內情之心,老朽願拼了這條老命,助幾位一臂之力。”
그는 홀연히 손을 들어 가슴팍의 길고 흰수염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늙은이가 이 나이가 되어 죽고사는 일은 벌써 담담하게 보고있네. 만일 제위들이 구름을 걷어내고 내정을 조사할 마음이 있다면 늙은이는 이 늙은 목숨을 바쳐서 제위들에게 한 팔의 힘이 되어 돕겠네."
葛元宏道:“那很好,老前輩如肯相助,晚輩等極願一試,不過,目前情勢,太過神秘,咱們簡直無從著手!”
갈원굉이 말했다.
"그거 아주 잘 되었습니다. 노선배께서 도와주신다면 후배들은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목전의 정세는 너무도 신비하여 그야말로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 갈피를 못잡겠습니다!"
劉文升道:“就老朽所知,一直把持長江水道的排教,似乎還未受這次江湖詭變的影響,如其上武當山一行,倒不如到排教打聽一番。”
유문승이 말했다.
"늙은이가 아는 바로는 줄곧 장강의 수로에 의지하고 있는 배교(排教)가 아직 강호의 궤변(詭變)에 영향을 받지 않은 듯 하네. 무당산에 가겠다면 차라리 배교를 찾아가서 한번 알아보는 것보다 못할 걸세."
葛元宏道:“可惜,晚輩和排教中人,素不相識,別說去打聽事情,就算一個排教的弟子,亦覺著無從著手。”
갈원굉이 말했다.
"애석하게도 후배는 배교 사람들과 본래 알지 못합니다. 사정을 알아보는 것은 고사하고 설령 한 명의 배교 제자를 알더라도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劉文升道:“百年以來,排教一直是個半隱秘的組織,他們教規森嚴,又很少和武林同道來往,近二十年來,教中出了幾個才能之士,而且又極安分,以長江水道爲主,規規矩矩的做著運輸生意,人不犯他們,他們決不犯人,老朽昔年倒結織了幾個排教中人,願帶四位去排教一行,也許會問出一點眉目。”
유문승이 말했다.
"백 년 이래로 배교는 줄곧 반쯤 은밀한 조직이었네. 그들의 교칙은 삼엄하고 또한 무림동도들과 거의 왕래가 없었지. 근 이십 년 간 교중(教中)에서는 몇 명의 재능있는 인재가 나왔고 게다가 또한 극히 분수를 알고 장강의 수로를 위주로 규칙을 준수하며 운수업에 종사했네. 남이 그들을 침범하지 않으면 그들은 결코 남을 침범하지 않지. 늙은이가 옛날 몇 명의 배교 사람과 사귀었는데 원한다면 네 분을 데리고 배교에 한번 가겠네. 어쩌면 물어보아 한 점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 걸세."
葛元宏道:“距此很遠麽?”
갈원굉이 말했다.
"거리가 아주 멉니까?"
劉文升道:“長江中下遊,綿連幾千裏,都有排教中人,這襄陽又是他們一大要站,隨時都可以找到他們,只不過,不知他們教中連絡方法,就算他停在你的眼前,你也沒法認出來。”
유문승이 말했다.
"장강의 중하류는 수 천리에 이어져있는데 모두 배교 사람이라네. 이 양양 또한 그들의 일대 거점이라 수시로 그들을 찾을 수 있네. 다만 그들 교중의 연락방법을 알지 못하면 설령 그들이 자네 눈 앞에 있어도 자네는 알아볼 수 없을 걸세."
葛元宏道:“家師昔年對晚輩亦曾提過排教的事迹,似乎是這一門戶,有甚鬼異之術,不知是真是假?”
갈원굉이 말했다.
"가사께서 예전에 후배에게 배교의 사적(事迹)을 언급하신 적이 있습니다. 마치 몹시 괴기스러운 사술을 가진 하나의 문호인 것 같았는데 사실인지 모르겠군요?"
劉文升道:“江湖上有這麽一個傳說,但詳情卻是不太了然。”
유문승이 말했다.
"강호상에 그런 소문이 있지만 자세한 속사정은 잘 알지 못하네."
葛元宏道:“如是他願意和咱們見面,這倒不妨一見!”
갈원굉이 말했다.
"만일 그가 우리와 만날 의향이 있다면 한 번 만나도 괜찮겠지요!"
劉文升道:“好!老朽這就去連絡一下,看看能否安排個會晤的機會。”
유문승이 말했다.
"좋네! 늙은이가 바로 가서 연락하겠네. 회동할 기회를 안배할 수 있을지 한번 보겠네."
葛元宏道:“孟王子還在襄陽,老前輩一人的行動不便,我要兩位師弟陪你同行一趟如何?”
갈원굉이 말했다.
"맹왕자가 아직 양양에 있으니 노선배님 한 사람이 행동하기엔 불편합니다. 저는 두 사제를 당신과 동행시키려 하는데 어떠신지요?"
劉文升道:“好!事不宜遲,老朽這就動身。”
유문승이 말했다.
"좋네! 일은 늦어져선 안되니 늙은이는 지금 출발하겠네."
葛元宏點點頭道:“小珞、文章,你們陪劉老前輩走一趟吧!”
갈원굉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소락, 문장. 자네들이 유노선배님을 모시고 가게!"
陸小珞、郭文章應了一聲,提起兵刃,護擁著劉文升離開客棧。 大約一個時辰,劉文升帶著陸小珞等重回客棧。
육소락, 곽문장이 대답하고는 병기를 집어들고 유문승을 호위하여 객잔을 떠났다. 대략 한 시진 만에 유문승이 육소락 등을 데리고 객잔으로 돌아왔다.
葛元宏起身相迎,道:“老前輩已經見著排教中人了?”
갈원굉이 몸을 일으켜 맞이하며 말했다.
"노선배님은 배교 사람을 만나셨습니까?"
劉文升道:“幸來辱命,老朽已和他們取得連絡,適巧他們一位壇主到此,約五位今夜到他舟中一敘。”
유문승이 말했다.
"다행히 명을 욕되게 하지 않았네. 늙은이는 그들과 연락을 취했네. 때마침 그들의 단주(壇主) 한 명이 이곳에 도착했는데 자네들이 오늘 밤 그의 배에서 이야기하기로 약속했네."
葛元宏道:“怎麽他們住在船上。”
갈원굉이 말했다.
"그들은 배 위에서 지냅니까?"
劉文升道:“是的,排教中人,大部以船爲家。”
유문승이 말했다.
"맞네. 배교 사람들은 대부분 배를 집처럼 여긴다네."
葛元宏道:“咱們幾時去?”
갈원굉이 말했다.
"우리는 언제 갑니까?"
劉文升道:“二更時分。”
유문승이 말했다.
"이경이네."
葛元宏道:“好!現在時間還早,咱們吃點東西,休息一下,二更之前動身。”
갈원굉이 말했다.
"좋습니다! 지금은 아직 이르니 우리는 뭘 좀 먹고 휴식한 뒤 이경 전에 출발합시다."
二更時分,五人在劉文升帶領之下,行到了湘江岸畔。 這是沒有月亮的黑夜,幾人停身之處,亦非碼頭,看起來十分幽靜。
이경이 되자 다섯 사람은 유문승의 인솔하에 상강의 강언덕에 도착했다. 때는 달빛이 없는 어두운 밤이고 그들이 멈춘 곳은 부두가 아니어서 매우 조용해보였다.
葛元宏低聲說道:“老前輩,他們會來麽?”
갈원굉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노선배님, 그들이 올까요?"
劉文升道:“會,排教中人,一向是言而有信。”
유문승이 말했다.
"올 것이네. 배교 사람은 언제나 말에 신용이 있다네."
語聲甫落,不遠暗影處,突然傳過來一個低沈的聲音,道:“是劉總镖頭麽?”
말이 떨어지자마자 멀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돌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전해져왔다.
"유총표두시오?"
劉文升道:“正是區區,在此候駕。”
유문승이 말했다.
"바로 나요.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소이다."
一個全身黑衣的大漢,應聲行了過來,打量了六人一眼,道:“六位都要去麽?”
한 명의 전신에 흑의를 입은 대한이 목소리를 대답하더니 와서 여섯사람을 한번 훑어보고는 말했다.
"여섯 분 모두 가시려 하십니까?"
劉文升道:“不錯,在下已經和貴教談好了。”
유문승이 말했다.
"그렇소. 저는 이미 귀 교와 이야기가 되어 있소이다."
那大漢點點頭,道:“好,小弟給諸位帶路。”
그 대한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좋습니다. 소제가 제위들께 길을 안내하지요."
六人跟在那大漢身後,行到江邊水際。 只見一條小舟,早已靠岸等侯。 船上兩個搖橹大漢,早已就位待客。 幾人登上小舟,小船立時離岸駛向江心。
육인은 그 대한의 뒤를 따라서 강변의 물가를 걸어갔다. 한 척의 작은 배가 보였는데 벌써 강가에 대놓고 있었고 배 위에서는 두 명의 노를 젓는 대한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이 작은 배에 오르자 배는 즉시 강가를 떠나 강심을 향해 몰아갔다.
只見一艘雙桅大船,停泊在江心。 妙的,那樣一艘大船上,竟然未燃一盞燈火。 小舟緊旁大船而停,搖橹大漢吹出三聲兩長一短的竹哨。
한 척의 쌍돛을 단 큰 배가 강심에 정박해있었다. 묘한 것은 그럿게 큰 배 위에 놀랍게도 한 잔의 등불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작은 배가 큰 배 옆에 바짝 붙어 멈추자 노를 젓던 대한이 두 번은 길게 한 번은 짧게 대나무 호각을 불었다.
片刻之後,大船上傳下人聲,道:“六位請上船來吧。”
잠시 후 큰 배위에서 사람 목소리가 전해졌다.
"여섯 분은 배에 오르시오."
劉文升當先躍上大舟。 葛元宏緊隨而上。 甲板上站著一個全身黑色勁裝的青年漢子,一抱雙拳,問道:“哪位是劉總镖頭?”
유문승이 앞장서서 큰 배에 뛰어오르고 갈원굉이 바로 뒤이어 올랐다. 갑판 위에는 한 명의 전신에 흑의경장을 입은 청년이 서있다가 포권하며 물었다.
"어느 분이 유총표두십니까?"
劉文升也抱拳應道:“區區便是。”
유문승도 포권하여 대답했다.
"나라네."
黑衣青年道:“敝壇主在艙中侯候駕。”
흑의청년이 말했다.
"폐 단주께서 선창 안에서 왕림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劉文升道:“有勞帶路。”
유문승이 말했다.
黑衣青年帶幾人到了艙門口處,推開艙門,燈光立時透了出來。 原來,艙中燈火輝煌,耀如白晝,只是艙中的窗、門都用黑布幔起,遮住了燈火,所以,在外面瞧不出光亮。
흑의청년이 그들을 데리고 선창 문 입구로 가서 선창문을 밀어서 열자 곧 불빛이 흘러나왔다. 원래 선창 한은 휘황한 등불이 대낮 같이 비추고 있었지만 선창 안의 창, 문이 모두 검은 천으로 쳐져있어 등불을 가렸던 것이다. 그래서 밖에서는 불빛이 보이지 않았다.
一個年約半百,身著天藍長衫,胸前飄垂著長髯的老者,端坐在一張木椅之上。 他面前一張方桌上,早已擺好了香茗細點。 一個白玉爐中,燃著檀香,縷縷香煙升起,滿艙香氣撲鼻。
한 명의 나이가 약 반 백이 되었고 몸에 하늘색 장삼을 걸치고 가슴에 긴 수염을 늘어뜨린 노인이 나무 의자에 단정히 앉아있었다. 그의 앞에 네모난 탁자 위에는 벌써 차와 간식이 차려져 있었다. 한 개의 백옥향로 안에는 단향(檀香)이 타고 있어 가느다란 연기가 피어올랐는데 선창에 가득 찬 향기가 코로 스며들었다.
藍衫老者,站起了身子,迎了上來,笑道:“文升兄,久違了。”
남삼노인이 일어나 맞이해와서 웃으며 말했다.
"문승형, 오랜만이오."
劉文升一欠身,行禮道:“馬壇主別來無恙?”
유문승이 몸을 숙이며 예를 행하며 말했다.
"마단주께서는 별래무양(別來無恙)하시오?"
藍衫老者微微一笑,道:“托福,托福……”
남삼노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덕분에..."
目光一掠葛元宏等五人,道:“這五位少年英雄,是何方高人,劉兄快替我引見一下。”
시선이 갈원굉 등 오인을 스치더니 말했다.
"이 다섯 소년영웅이 어느 방면의 고인이신지 유형께서는 빨리 소개시켜 주시오."
葛元宏心中一動,暗道:“這老者果非等閑人物,一眼就瞧出苗頭。”
갈원굉은 마음이 동하여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한 눈에 낌새를 차리다니 이 노인은 과연 등한시한 인물이 아니구나.'
立時留心打量了對方。 只見他面容清瘦,長眉入鬓,雙日中隱現威光,但最奇怪的是他一雙手,瑩晶如玉,和他處膚色,完全不同。
즉시 주의를 기울여 상대를 훑어보았다. 그의 얼굴은 청수하고 긴 수썹은 귀밑머리까지 닿았고 두 눈에서는 위엄있는 눈빛이 나타났다 사라졌다했다. 그렇지만 가장 기괴한 것은 그의 두 손이었다. 옥 같이 투명하고 빛났는데 그의 피부색과 완전히 달랐다.
劉文升笑道:“馬壇主好眼光,不愧有神目之譽,這五位都是後起之秀,陳大俠道隆的公子和徒弟。”
유문승이 웃으며 말했다.
"마단주는 안목이 좋으시오. 신목(神目)의 명예가 부끄럽지 않구려. 이 다섯 분은 모두 후기지수로서 진도륭 대협의 공자와 제자들이오."
一一引見,說出五人姓名。
다섯 사람을 이름을 말해주며 소개했다.
藍衫老者臉上閃掠過一抹訝異之色,道:“原來是陳大俠的公子和高足,快快請坐。”
남삼노인의 얼굴에 한 가닥 의아한 기색이 스치더니 말했다.
"원래 진대협의 공자와 제자들이었구려. 어서 앉으시게."
木桌兩側早巳擺好了八張木椅,幾人分賓主坐了下去。
나무 탁자 양 측에는 벌써 여덟 개의 나무 의자가 놓여져 있어 그들은 손님과 주인 자리로 나누어 앉았다.
劉文升目注藍衫老者道:“這位是排教總壇中四大壇主之一,江湖上人稱神目玉掌馬君重馬老英雄。”
유문승이 남삼노인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 분은 배교총단 사대단주의 한 분이시네. 강호상에서 신목옥장(神目玉掌) 마군중(馬君重) 마노영웅이라 불린다네."
葛元宏等五人,齊齊欠身一禮,道:“見過馬老前輩。”
갈원굉 등 오인은 일제히 허리를 숙여 일례하고 말했다.
"마노선배님을 뵙습니다."
馬君重抱拳還禮,道:“不敢當,江湖無尊卑,達者當先,諸位光臨,使小舟生輝不少。”
마군중이 포권하여 답례하며 말했다.
"감당키 어렵소이다. 강호에는 귀하고 천함이 없으며 통달한 자가 우선이오. 제위들이 왕림하여 작은 배가 적잖이 빛이 나는구려."
葛元宏道:“寒夜登舟,驚擾大駕,晚輩等不安的很。”
갈원굉이 말했다.
"추운 밤에 배에 올라 폐를 끼치게 되어 후배들은 몹시 편치가 못합니다."
馬君重道:“葛少俠不用客氣,老朽和令師陳大俠,昔年曾有過三度會晤之緣,老朽不敢高攀和陳大俠論交,但對陳大俠的爲人,卻是敬重的很。”
마군중이 말했다.
"갈소협은 예의차릴 필요없네. 늙은이는 영사 진대협과 옛날 세 번이나 만난 인연이 있네. 늙은이가 감히 진대협과 교제를 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진대협의 사람됨에 대해서는 무척 존경하고 있네."
葛元宏道:“老前輩如此一說,晚輩們不便見外了,今宵造訪,想請老前輩指點晚輩等一條明路。”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께서 그같이 말씀하시니 후배들은 남처럼 대하기가 불편하군요. 오늘 밤 방문을 한 것은 노선배님께서 후배들에게 한 가닥 밝은 길을 가르쳐 주십사 청하고 싶어서입니다."
他有鐵口書生之稱,詞鋒中隱含機智,打蛇順棍上,一口套住馬君重。
그는 철구서생으로 불리니 말 속에는 기지가 은연중 내포되어 있었다. 뱀을 때렸는데 그대로 몽둥이를 타고 오르듯 말로 마군중을 옭아매어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但馬君重是何等老練的人物,微微一笑,道:“老朽這點才智,有限的很,如是葛少俠問的事情過難,也許老朽答不上來。”
그러나 마군중이 얼마나 노련한 인물이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늙은이의 한 점 재지는 너무도 유한하니 만일 갈소협이 묻는 것이 너무 어려우면 늙은이가 대답하지 못할 걸세."
葛元宏道:“老前輩過謙了。”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께서는 너무 겸손하십니다."
語聲微微一頓,接道:“晚輩雖然很少在江湖之上走動,但感覺之中,目下江湖,和數年之前,有著很大的不同。”
잠깐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후배가 비록 거의 강호를 다니지 않았지만 느낌으로 지금의 강호는 수 년 전과는 아주 크게 다른 점이 있습니다."
馬君重的臉色,突然間嚴肅下來緩緩說道:“葛少俠這題目太大了,咱們換個題目談談如何?”
마군중이 낯빛이 별안간 엄숙해지더니 천천히 말했다.
"갈소협, 화두가 너무 거창하구려. 우리 화제를 바꾸어 이야기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葛元宏道:“排教也算武林一大門戶,老前輩和在下,都是江湖中人,江湖上發生的任何事故,都和咱們有關,豈能不談?”
갈원굉이 말했다.
"배교도 무림의 일대 문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선배님과 저는 모두 강호인이며 강호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든 모두 우리와 관련이 있는데 어찌 말씀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까?"
馬君重淡然一笑,道:“馬某人不過是排教中一位壇主,就整個排教而言,也不過是武林中,數百門戶中的一派而已,憑什麽妄論大事。”
마군중이 담연히 웃으며 말했다.
"마모라는 사람은 배교의 단주에 불과하고 전체 배교로 말하자면 무림에서 수백 문호 중의 일파에 불과할 뿐이네. 무슨 큰일을 함부로 논할 수 있겠는가."
葛元宏道:“馬壇主太客氣,江湖上數百門戶,大部分消聲匿迹,在下一路行來,迢迢千裏,竟然未見到一個江湖人物,但排教仍然能常來往于長江水道,足見貴教的高明,在下雖不明壇主身份,在排教中是什麽樣的地位,但馬壇主能受命巡視水道,維護貴教中的弟子安全,定非平庸之人。”
갈원굉이 말했다.
"마단주께서는 너무 겸손하십니다. 강호상의 수 백 문호 대부분이 소리도 없이 종적을 감추었습니다. 제가 아득히 먼 천 리 길을 왔는데도 놀랍게도 한 명의 강호인물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배교는 여전히 평소대로 장강의 물길을 왕래할 수 있으니 귀 교의 고명함을 족히 엿볼 수 있지요. 제가 비록 단주님의 신분, 배교에서 어떤 지위이신지 잘 모르지만 마단주께서는 명을 받아서 물길을 순시하시며 귀 교의 제자의 안전을 지키고 보호하시니 틀림없이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입니다."
馬君重微微一笑,道:“老弟,年輕人豪氣幹雲,未可厚非,難得的是你這一番見識,目下江湖,確然是紛亂雜陳的局面,江湖上黑、白兩道中,也確有很多人突然失蹤,下落不明,但茲事體大,並非是輕易能夠解決,談了也是白談,因此,馬某不敢妄自談論。”
마군중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노제, 젊은이의 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니 나무랄 수도 없구먼. 자네의 이런 견식을 가지기는 힘들지. 확실히 어수선하고 뒤섞인 국면이네. 강호상 흑백 양도에서 아주 많은 사람이 돌연 실종되어 소재가 밝혀지지 않았네. 하지만 이 일은 중차대하며 결코 쉽사리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네. 이야기해봤자 헛일이니 그래서 마모가 함부로 논의하지 않는 것일세."
葛元宏沈吟了一陣,道:“馬壇主,武林中很多門派,大都已瓦解冰消,但排教在長江水道上,仍然保持著以往的氣勢,這就證明了,貴教主領導有方,和排教中人才衆多,才能在這等大變大危的情勢中,保持了排教無損。”
갈원굉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마단주님, 무림에서 아주 많은 문파가 모두 이미 눈녹듯 와해되었지만 배교가 장강의 물길에서 여전히 기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귀 교주의 영도력과 배교에 인재가 많아서 이런 커다란 변고와 커다란 위기의 정세 속에서 배교가 아무런 손상없이 유지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馬君重神情間一片嚴肅,沈吟了良久,才道:“這一番江湖大變,排教確然很幸運,不過,這中間的原因很多,不止一端。”
마군중이 엄숙한 표정으로 한참을 침음하더니 말했다.
"이번 강호의 대변(大變)은 배교가 확실히 운이 아주 좋았네. 그러나 그 가운데에 이유가 여럿 있으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다네."
葛元宏道:“在下願聞高論。”
갈원굉이 말했다.
"저는 고론을 듣고자 합니다."
馬君重道:“百年以來,敝教一直行走長江水道,而且我們是規規矩矩的做生意,既不擴展地盤,又盡量避免和武林同道爭執,這是原因之一,敝教弟子,大都習練過水中功夫,我們不在岸上惹事。大半時間,都在水道上活動,人如犯我,必得涉水上船,這也許是第二個原因了。”
마군중이 말했다.
"백 년 이래로 폐 교는 줄곧 장강의 물길을 통행하였고 게다가 우리의 규칙을 준수하며 생업에 임했네. 기반을 확대하지 않고 또 가능한 무림동도들과 다툼을 피해왔지. 이것이 원인의 한 가지일세. 폐 교의 제자들은 대부분 수중 공부를 익혔기에 우리는 뭍에 올라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물길 위에서 활동하기에 남이 만일 나를 침범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물을 건너 배에 올라야 하니 이것이 어쩌면 두 번째 이유가 될 걸세."
葛元宏道:“還有第三個原因麽?”
갈원굉이 말했다.
"또 제 삼의 이유가 있습니까?"
馬君重笑一笑,道:“拚命保命,排教中人不生事,也不怕事。”
마군중이 웃으며 말했다.
"목숨을 바쳐서 목숨을 보전하는 것이라네. 배교 사람들은 말썽을 일으키지도 않고 말썽을 두려워하지도 않네."
葛元宏道:“傾巢之下無完卵,如是江湖上所有的門戶,都已瓦解,排教縱占天時、地理,人和三項致勝要素,也難獨存江湖。”
갈원굉이 말했다.
"둥지가 엎어지면 온전한 알이 없습니다. 만일 강호상의 모든 문호가 와해된다면 배교가 설령 천시(天時), 지리(地理)를 차지하고 있더라도 그 세 가지 승리할 수 있는 요소로는 강호에 독존(獨存)하기 어렵습니다."
馬君重笑一笑,道:“葛少俠說的是,但不在其位,不謀其政,在下只不過一位壇主身份,但如有便馬某定當把葛少俠一番宏論,轉上敝教教主。”
마군중이 웃으며 말했다.
"갈소협의 말이 맞네. 그러나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일을 도모하지 않는다고 했네. 나는 단지 일개 단주의 신분에 불과하네. 하지만 마모가 할 수 있으면 갈소협의 의견을 폐 교주께 전하도록 하겠네."
葛元宏略一沈吟,道:“貴教能稱雄江湖,自有一番道理,也許早有算計了,在下也不便再多進言,在下請教幾件事後,立刻告辭。”
갈원굉이 잠깐 침음하더니 말했다.
"귀 교가 강호에서 한 분야의 최고로 군림할 수 있으니 당연히 근거가 있을 테고 어쩌면 벌써 계산이 서있겠지요. 저도 더 여러 말씀드리기 불편하니 몇 가지 일에 가르침을 청하고 즉시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馬君重道:“好!葛少俠請問,在下知道的盡量奉告。”
마군중이 말했다.
"좋네! 갈소협은 물어보시게. 내가 아는 것은 가능한 알려주겠네."
葛元宏道:“馬壇主這幾年一直在江湖上走動,定然知曉什麽人把江湖攪成如此的局面”?
갈원굉이 말했다.
"마단주께서는 요 몇 년간 줄곧 강호를 다니셨는데 누가 강호를 이같은 국면으로 휘저어놓았는지 아시겠지요?"
馬君重輕輕歎息一聲,道:“葛少俠,不但老朽不知道是什麽人,當今武林中只怕很難有幾個人知道那人是誰!”
마군중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갈소협, 늙은이는 누구인지 모를 뿐더러 당금 무림에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이가 몇이나 될지 모르겠구려!"
葛元宏道:“葛某人年幼無知,不知道江湖上事,但一個不知道姓名的人,竟把整個江湖鬧一個天翻地覆,大概這也是武林中從未有過的奇事了。”
갈원굉이 말했다.
"갈모는 나이가 어리고 아는 것이 없어 강호상의 일을 모릅니다. 하지만 일개 성명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온 강호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면 아마 이것은 무림에서 종래에 없던 기이한 일일 것입니다."
馬君重沈吟了一陣,道:“葛少俠,老朽自信這對眼睛,不致于看錯人,五位都是豪氣幹雲的少年英雄,但諸位只有五個人,只怕很難扭轉江湖大局……”
마군중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갈소협, 늙은이는 이 한 쌍의 눈이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다고 자신하네. 다섯 분은 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는 소년영웅이지만 제위들은 단지 다섯 사람이네. 강호대국을 되돌리기 아주 어려울 것이네..."
葛元宏接道:“馬壇主說的不錯,我們兄弟五個人,也自知無能扭轉江湖大局,不過,我們只希望弄清楚這是怎麽回事,因爲,這件事的起點,似乎是起自忠義俠府被襲……”
갈원굉이 말을 받았다.
"마단주의 말씀이 틀리지 않습니다. 우리 형제는 다섯 사람이고 강호대국을 되돌릴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찌된 일인지 분명히 알고 싶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이 일은 충의협부가 피습되면서 시작된 듯 하기 때문..."
馬君重突然插口說道:“葛少俠恕在下接口,陳府被襲之後,五位行向何處?”
마군중이 돌연 끼어들어 말했다.
"갈소협, 내가 말을 자른 것을 용서하게. 진부가 피습된 뒤 자네들은 어디로 갔었는가?"
葛元宏道:“我們兄弟被一位息隱世外的高人收留,授以武功……”
갈원굉이 말했다.
"우리 형제들은 한 분의 은거하고 계신 세외고인에게 거두어져 무공을 전수받았습니다..."
馬君重接道:“五位這番離山,可是受師命有爲而來?”
마군중이 말했다.
"자네들이 이번에 산을 떠나면서 스승에게 명을 받아서 왔겠구먼?"
葛元宏道:“武林中最忌叛離師道,那位世外高人,雖然傳授了我們武功,但並未把我們收歸門下,在下既然下山了,自然有一番作爲。”
갈원굉이 말했다.
"무림에서 가장 금기시 하는 것은 사도(師道)를 배반하는 것입니다. 그 세외고인께서는 비록 저희들에게 무공을 전수하셨지만 결코 저희를 문하로 거두지 않으셨지요. 제가 이왕 하산했으니 당연히 하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馬君重點點頭,道:“葛少俠,可否見告那位世外高人的姓名?”
마군중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갈소협, 그 세외고인의 성명을 알려줄 수 있겠는가?"
葛元宏道:“這一點恕難從命。”
갈원굉이 말했다.
"그 점은 명을 따르지 못함을 용서하십시오."
馬君重微微一笑,道:“其實,老夫也自知多此一問。”
마군중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사실 노부도 너무 많은 것을 물었음을 알고 있네."
葛元宏道:“我們兄弟此番承蒙劉老前輩,帶來此地,拜見壇主,自知人微言輕,並無請排教插手江湖是非之心,但排教能夠在江湖上安然立足,可見貴教確有過人實力,江湖門派大都消散、息隱,貴教卻屹立未動,五年觀察,豈無所得,但望馬壇主能給我們一二指點,別讓我們兄弟完全在黑暗中摸索,我們兄弟就感激萬分了。”
갈원굉이 말했다.
"저희 형제들이 이번에 유노선배님 덕분에 이곳으로 와서 단주님을 배견하면서도 사람이 지위가 낮으면 말도 경시됨을 스스로 알고 있으며 결코 배교가 강호의 시비에 개입해달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배교가 강호상에서 안전하게 발을 붙일 수 있으니 귀 교는 확실히 남들보다 나은 실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호문파가 대부분 사라지고 흩어져 숨어버렸는데도 귀 교가 흔들림 없이 우뚝 서있으니 오 년의 관찰로 어찌 소득이 없겠습니까? 저희 형제들이 완전히 암흑 속에서 더듬거리지 않도록 마단주께서 저희들에게 조금 일깨워주실 수 있기를 바라오며 저희 형제들은 감격해마지 않을 것입니다."
這番話詞意懇切,大義凜然,聽得馬君重怦然動容,歎息一聲,道:“英雄出少年,果然不錯,馬某人是老邁了。”
이 말은 간절하면서도 늠름하여 들은 마군중은 감동으로 두근거리는 얼굴을 하고 탄식하더니 말했다.
"영웅은 소년에서 나온다더니 과연 틀리지 않구려. 마모는 늙었구려."
葛元宏道:“馬壇主過獎了,在下少不更事如是有什麽開罪閣下之處,還望馬壇主多多指教。”
갈원굉이 말했다.
"마단주의 과찬이십니다. 저는 어리고 물정에 어두우니 귀하께 무슨 죄를 지은 것이 있다면 마단주께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馬君重凝目思索片刻,道:“好!老朽願盡所知,傾以奉告。”
마군중이 미간을 좁힌 채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알겠네! 늙은이가 아는 바는 모조리 알려주겠네."
葛元宏道:“我們兄弟,洗耳恭聽。”
갈원굉이 말했다.
"저희 형제들은 세이경청하겠습니다."
馬君重道:“此番江湖大變,排教雖然未受波及,但排教並未完全不聞不問,我們廣放耳目,收羅消息,暗中查訪……”
마군중이 말했다.
"이번에 강호의 대변(大變)이 배교에까지 파급되지는 않았지만 배교에서 결코 완전히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은 아니라네. 우리는 이목을 넓히고 소식을 모아서 암중으로 조사했었네..."
劉文升接道:“以排教人數之衆,耳目之廣,定然早已找出一些眉目了。”
유문승이 말했다.
"배교는 사람이 많고 이목이 넓으니 틀림없이 진작에 실마리를 찾아냈을 것이오."
馬君重道:“慚愧的,那是一股無法捉摸的神秘力量,我們費盡了心機,一直無法找出頭緒,似是有一神秘的力量,主宰著很多江湖高手,在那神秘力量的驅使之下,發生了很多不可思議的事!”
마군중이 말했다.
"부끄럽소이다. 그것은 한 줄기 헤아리기 어려운 신비한 역량이었소. 우리는 심기를 다 썼지만 줄곧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소. 마치 많은 강호고수를 주재하는 신비한 역량이 있으며 그 신비한 역량이 시켜서 많은 불가사의한 일이 발생한 듯 했소."
葛元宏怔了一怔,道:“馬壇主可否說清楚一些,在下等聽不太明白。”
갈원굉이 멍해져서 말했다.
"마단주께서는 좀 분명하게 말씀해주십시오. 저희들은 들어도 잘 모르겠습니다."
馬君重道:“老朽既然說了,自然要掬誠奉告。忠義俠府被襲,只不過是事情的起端。五年以來,江湖上發生了不少門派覆亡的大事!那是在江湖上從未有過的事情,幾十個門派被完全滅絕,另有十幾個門戶,在一次襲擊之下,鬧得十傷八九,雖未完全滅絕,但也難再有重振之力……”
마군중이 말했다.
"늙은이가 이미 말했으니 당연히 진심으로 알려주겠네. 충의협부가 피습된 것은 사건의 발단에 불과했네. 오 년 이래 강호상에는 적지않은 문파가 멸망하는 큰일이 발생했네! 그것은 강호상에 여태껏 없던 일인데 수십 개의 문파(門派)가 완전히 멸절(滅絕)되었고 따로 십수 개의 문호(門戶)가 한 차례의 습격하에 열의 팔구는 손상을 입어 비록 완전히 멸절되지는 않았지만 다시 떨쳐일어날 힘이 더이상 없게 되었네..."
劉文升似是被觸動到恐怖回憶,不由自主的接道:“可怕啊!可怕。”
유문승이 마치 공포가 되살아난 듯 저도모르게 말을 받았다.
"두렵구나 두려워!"
言來神色驚懼,若似余悸猶存。
말하고 난 뒤의 놀랍고 두려운 표정은 아직도 공포가 남아있는 것 같았다.
馬君重也有著凜凜然神情,道:“我們無法查出原因,也無法找出那些主使的人。”
마군중도 떨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는 원인을 조사해낼 수가 없었고 그 일을 시킨 사람을 찾아낼 수도 없었네."
葛元宏道:“那是說,連一點蛛絲馬迹,都找不到了?”
갈원굉이 말했다.
"그 말씀은 한 점의 실마리조차 찾아내지 못하셨다는 것이군요?"
馬君重道:“正因爲找出了一些蛛絲馬迹,才使有著不可思議之感。”
마군중이 말했다.
"한 점의 실마리를 찾아냈기 때문에 불가사의한 느낌을 가지게 된 걸세."
葛元宏道:“願聞其詳?”
갈원굉이 말했다.
"상세히 들려주시겠습니까?"
馬君重道:“當年忠義俠府被襲之時,葛少俠是否留在府中?”
마군중이 말했다.
"당시 충의협부가 피습당했을 때 갈소협은 부중에 있었는가?"
葛元宏道:“留在府中。”
갈원굉이 말했다.
"부중에 있었습니다."
馬君重道:“見過那些施襲之人麽?”
마군중이 말했다.
"습격을 펼친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葛元宏道:“在下是親身經曆,記憶之深,畢生難忘。”
갈원굉이 말했다.
"제가 직접 겪었기에 기억이 선명합니다. 평생 잊지 못합니다."
馬君重道:“葛少俠看到些什麽?”
마군중이 말했다.
"갈소협은 무엇을 보았는가?"
葛元宏道:“很多很多的人。那一夜陰雲彌空,大霧漫天,在下等無法瞧出有多少人,但卻可感覺是很多的人。”
갈원굉이 말했다.
"아주 많은 사람입니다. 그날 밤은 어두운 구름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저희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지만 아주 많은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었지요."
馬君重道:“只見到這些麽?”
마군중이 말했다.
"그것 뿐인가?"
葛元宏道:“他們臉上都蒙著黑紗,掩去了本來的面目,布置似很周到,但彼此的連絡,卻又似是不夠嚴密。”
갈원굉이 말했다.
"그들은 얼굴을 흑사(黑紗)로 덮어서 본래의 진면목을 가렸습니다. 배치가 아주 주도면밀하였지만 피차의 연락은 충분히 엄밀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馬君重道:“可怕的是,他們一次比一次計劃得周詳,一次比一次連絡的嚴密,所以,有很多門派,在他們一次襲擊之下,就完全覆亡,永絕江湖。”
마군중이 말했다.
"애석한 것은 그들은 점점 더 계획이 면밀해지고 점점 더 연락이 엄밀해졌다네. 그래서 아주 많은 문파들이 그들의 한 차례 습격하에 완전히 멸망하여 영원히 강호에서 맥이 끊어지고 말았네."
葛元宏道:“在下想不明白,他們這樣做法用心何在呢?”
갈원굉이 말했다.
"제가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것은 그들이 그런 방버을 쓴 의도가 어디에 있을까요?"
馬君重道:“如是有人能知曉他們的用心何在,那就不難猜出他們的身份了。”
마군중이 말했다.
"만일 그들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신분을 추측해내기 어렵지 않겠지."
葛元宏道:“這麽說來,仍然是全無頭緒了?”
갈원굉이 말했다.
"그렇다면 여전히 전혀 단서가 없는 것이로군요?"
馬君重道:“有!在我們多方追查之下,終于找出了幾個參與襲擊那些門派的人。”
마군중이 말했다.
"있네! 우리들이 다방면으로 추적하여 조사한 결과 끝내 그 문파를 습격한 일에 참여한 사람을 찾아내었네."
葛元宏精神一振,道:“能找出他們,剝繭抽絲的追下去,那就不難找出他們的主腦人物了。”
갈원굉은 정신이 번뜩 들어서 말했다.
"그들을 찾을 수 있었으니 꼬치에서 명주실을 뽑듯 하면 그들의 수뇌인물을 찾기 어렵지 않겠군요."
馬君重搖搖頭,道:“那些人既非江湖上凶惡之徒,且都是稍有俠名的人物,如非我們搜到的證據明確,實無法想到他們做出那等暗襲故友的事……”
마군중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 사람은 이미 강호상의 흉악한 무리가 아니었네. 게다가 모두 조금은 협명(俠名)을 가진 인물이었네. 만일 우리가 명확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그들이 옛친구를 암습하는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걸세..."
葛元宏聽得一愣,急急道:“暗襲故友?是怎麽回事?”
갈원굉이 듣고 의아하여 급히 말했다.
"옛 친구를 암습했다고요? 어찌된 일입니까?"
馬君重道:“是不是全然如此,馬某不敢妄言,至少我們查出的兩檔事件中,情勢如此。”
마군중이 말했다.
"완전히 그런지 아닌지는 마모가 감히 함부로 말할 수 없네만 적어도 우리가 조사한 두 건의 사건 중에서 상황이 그러했네."
長長籲一口氣,接道:“意形門被襲全派覆亡,我們在現場中撿到了一支太陽針,那是泰山太陽堡,太陽叟的獨門暗器,太陽叟和意形門的掌門董鐵城,不但是極爲知己的朋友,而且經常來往,對意形門中的情勢,熟悉得很,在他帶路之下,意形門中的布置、實力,全爲敵方所悉,才有一舉被襲,門戶覆亡的惡運。”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
"의형문(意形門)이 피습을 당해 전체 문파가 멸망했는데 우리가 현장에서 한 개의 태양침(太陽針)을 주웠고 그것은 태산(泰山) 태양보(太陽堡) 태양수(太陽叟)의 독문암기라네. 태양수는 의형문의 장문인 동철성(董鐵城)과 극히 친한 친구일 뿐만 아니라 평소 왕래가 잦아 의형문의 정세에 대해 아주 익숙했네. 그의 안내하에 의형문의 배치와 실력, 모두가 적측이 아는 바가 되었기에 일거에 습격당해 문호가 멸망하는 악운을 맞이했다네."
葛元宏道:“一枚太陽針獨門暗器,也不能斷定太陽叟參與其事,因爲暗器之物,別人也可以仿制。”
갈원굉이 말했다.
"한 개의 태양침이라는 독문암기로 태양수가 그 일에 참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암기는 다른 사람도 모방하여 만들 수 있기 때문이지요."
馬君重道:“驟聽起來,確然有理,不過,就老朽所知,數十年來,從無江湖上人,仿制太陽堡的獨門暗器,那太陽針是一種構造極爲靈巧,奇毒淬練的暗器,獨門暗器,必有獨門手法,才能夠使用。”
마군중이 말했다.
"얼핏 들으면 확실히 일리있는 말이네만 그러나 늙은이가 알기로는 수십 년 이래 강호상에 태양보의 독문암기를 본따서 만든 사람이 아무도 없었네. 그 태양침은 일종의 구조가 극히 정교하고 기독(奇毒)으로 담금질된 암기이며 독문암기는 반드시 독문수법이 있어야 사용할 수가 있네."
葛元宏沈吟了一陣,道:“太陽叟出賣故友,難道不怕爲武林同道唾罵麽?”
갈원굉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태양수가 친구를 팔아먹고도 설마 무림동도들이 침뱉고 욕할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걸까요?"
馬君重歎道:“太陽叟在武林中享譽數十年之久,又極少在江湖上走動,也極少和武林人物結怨,是一位極爲武林同道尊敬的人物?因此,初時,我們也是不敢相信,但經過多方求證之後,太陽叟確實有著極大的嫌疑。”
마군중이 말했다.
"태양수는 무림에서 수십 년 간이나 명예를 누렸으며 또 강호를 거의 다니지 않아서 무림인물과 원한을 맺을 일이 거의 없었네. 한 분의 무림동도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지. 이 때문에 처음에는 우리도 감히 믿지 못했으나 다방면으로 증거를 찾고보니 태양수는 확실히 아주 큰 혐의가 있었네."
葛元宏道:“貴教沒有派人去問那太陽叟麽?”
갈원굉이 말했다.
"귀 교에서는 사람을 보내어 태양수에게 물어보셨습니까?"
馬君重道:“沒有,太陽堡在武林中雖未開門立派,但太陽堡的實力,絕不在很多的門派之下,本教未能確切的證明,實不願卷入這場漩渦之中。”
마군중이 말했다.
"그런 적 없었네. 태양보가 무림에서 비록 문파를 세우지 않았지만 태양보의 실력은 절대 많은 문파들의 아래가 아닐세. 본 교는 확실히 증명할 수 없었고 사실 이 소용돌이에 말려들고 싶지가 않았네."
葛元宏道:“那枚太陽針觀在何處?”
갈원굉이 말했다.
"그 태양침은 현재 어디에 있습니까?"
馬君重沈吟了一陣,道:“由老朽收藏。”
마군중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늙은이가 보관하고 있네."
譚家麒突然接口說道:“還有一檔子事,也和太陽叟有關麽?”
담가기가 돌연 입을 열었다.
"또 한 건의 일도 태양수와 관련이 있습니까?"
馬君重道:“完全無關,那是鐵旗門覆亡的際遇,我們也查出了一點眉目,鐵旗門被襲之日,也是由鐵旗門主最好的一個朋友玉面神箫王伯芳帶路施襲。”
마군중이 말했다.
"완전히 무관하네. 그것은 철기문(鐵旗門)에 멸망할 즈음에 우연히 우리가 한 점 실마리를 조사해낸 것인데, 철기문이 피습당한 날 철기문주의 가장 친한 친구 옥면신소(玉面神箫) 왕백방(王伯芳)이 길을 안내하여 습격을 펼쳤네."
劉文升怔了一怔,道:“不可能吧?”
유문승이 멍해져서 말했다.
"불가능하지 않소?"
馬君重道:“本教中爲求證此事,由區區和幾位故友,易容改裝,夜進王府,但王伯芳卻避不相見,我們不能殺人,也不能亮出名號,只好又退了出來,不過,就我們探聽所知,王伯芳確曾涉嫌其事,而且鐵旗門覆亡之後,王伯芳就未再在江湖上出現過,閉門謝客,任何至親好友,一概拒絕來往了……”
마군중이 말했다.
"본 교에서 그 일에 대한 증거를 찾으러 나와 몇 명의 옛친구들이 역용 분장하여 밤에 왕부(王府)에 들어갔었네. 하지만 왕백방은 오히려 피하면서 만나주지 않았네. 우리는 살인을 할 수 없었고 이름을 밝힐 수도 없어 단지 물러나올 수 밖에 없었네. 그러나 우리가 탐문하여 알아본 바로는 왕백방은 확실히 그 일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었네. 게다가 철기문이 멸망한 뒤 왕백방은 더 이상 강호에 출현한 적이 없으며 문을 닫아걸고 손님을 사절하여 어떤 친한 친구도 왕래를 거절하고 있다네..."
突然放低了聲音接道:“本門也爲此事,接得一次警告,敝教主曾下令不許本教再查此事了。”
돌연 목소리를 낮게 하여 말을 이었다.
"본 문도 그 일 때문에 한 차례 경고를 받았고 폐 교주께서는 일찌기 본 교에서 그 일을 더이상 조사해서는 안된다는 영을 내리셨다네."
葛元宏道:“以後呢?”
갈원굉이 말했다.
"이후에는요?"
馬君重道:“沒有以後了,敝教主既然下令不許我等查問此事,敝教中人,自是不便再問了。”
마군중이 말했다.
"이후는 없네. 폐 교주께서 이미 영을 내려 우리가 그 일을 조사하는 것을 불허하셨으니 폐 교의 사람들은 자연 더 이상 상관하기가 불편했네."
葛元宏道:“排教在江湖之上,也是一大門戶,什麽人敢對貴教警告?”
갈원굉이 말했다.
"배교가 강호상에서 일대(一大) 문호인데 누가 감히 귀 교에 경고를 했을까요?"
馬君重雙目凝注在葛元宏的臉了,瞧了一陣,笑道:“葛少俠,你不用施激將法,別說區區確然不知何人警告,就算知道了,這也是本門中的隱秘,區區也不會說出來。”
마군중의 두 눈이 갈원굉을 응시했다. 한동안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갈소협, 자네는 격장지계(激將之計)를 쓰지 말게. 누가 경고했는지 내가 확실히 모른다고 말할 필요도 없고 설령 알더라도 그것은 본 문의 비밀일세. 나도 말할 수 없다네."
葛元宏道:“這麽說來,馬壇主對江湖中事,不願多問了。”
갈원굉이 말했다.
"그렇다면 마단주께서는 강호의 일에 대해 관여하기를 원치 않으시는군요."
馬君重哈哈一笑,道:“葛少俠,人死留名,雁過留聲,這一點,我很明白,就我馬某個人而論,確有挺身而出,爲武林一盡心力的用心,不過,我馬某仍是排教中人,只是一個壇主的身份,我不能個人意氣用事,替排教找來麻煩,再說,我已經說了不少內情,已足夠諸位著手了,馬某人出口之言,自是不能否認,但諸位如若能替馬某想想,最好別把我牽入其中。”
마군중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갈소협,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기고 기러기는 날아가면 울음소리를 남긴다네. 이 점은 내가 잘 알고 있네. 나 마모 개인으로 말하자면 나서서 무림을 위해 심력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이 확실히 있네. 그러나 나 나모는 배교 사람이며 단지 일개 단주의 신분이라네. 나는 개인의 감정으로 일을 처리할 수 없고 배교에 성가신 일을 초래해서도 안되네. 다시 말해 나는 이미 제위들이 만족할 만큼 적지않은 내정을 말했네. 마모의 입에서 나온 말임을 당연히 부인할 수 없지만 제위들이 만약 마모를 생각한다면 나를 연루시키기 않는 것이 가장 좋네."
葛元宏站起身子,抱拳一揖,道:“多謝馬壇主的指教,葛某感激不盡,深夜打擾,極感不安,在下等就此別過。”
갈원굉이 일어나서 포권하여 읍하더니 말했다.
"마단주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갈모는 감격하기 그지없습니다. 밤늦게 폐를 끼쳐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들은 지금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馬君重道:“諸位行程匆忙,馬某不留諸位了。”
마군중이 말했다.
"제위들의 여정이 바쁘니 마모는 제위들을 붙잡지 않겠네."
葛元宏目光轉到劉文升的臉上,道:“老前輩如若不願卷入這次漩渦,就請留在舟上,和故友多敘一下,我們兄弟,先走一步。”
갈원굉이 눈길을 유문승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노선배님께서 만약 이번 소용돌이에 말려들기를 원치 않으신다면 배에 남으셔서 옛 친구와 이야기 나누십시오. 저희 형제들은 한 걸음 먼저 떠나겠습니다."
劉文升道:“慢著,如非貴兄弟出手搭救,劉某這條命,早已難保,目下武林中局勢紛雜,前所未見,不但中原道上充滿著詭異神秘,蠻方異族亦要入主中原,老朽年過半百,镖局子也已歇業,諸位年少有爲,挺身而出,鐵肩擔正義,但諸位缺少江湖曆練,老朽願作一識途老馬,追隨諸位,拼了這條老命,也要爲後人留下一點去思。”
유문승이 말했다.
"잠깐만. 만일 귀 형제들이 출수하여 구하지 않았다면 유모의 이 목숨은 보존하기 어려웠을 걸세. 지금 무림의 국세(局勢)가 분잡(紛雜)하여 앞이 보이지 않고 중원도상에 궤이(詭異)한 신비가 충만할 뿐만 아니라 남만의 이민족 또한 중원에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네. 늙은이는 반 백년을 넘게 살았고 표국도 이미 문을 닫았네. 제위들이 어린 나이에도 나서서 정의를 떠받들려 하지만 제위들은 강호 경험이 모자라니 늙은이가 길을 아는 늙은 말이 되어 제위들을 뒤따라 늙은 목숨을 바치기를 원하네. 후인들에게 한 점 그리움을 남겨야겠네." (去思:떠난 관리를 그리워함)
葛元宏道:“難得老前輩有此一番用心,晚輩得蒙指點,亦可收事半功倍之效。”
갈원굉이 말했다.
"노선배님께서 그렇게 마음을 쓰시기는 어려운 일이지요. 후배가 가르침을 받을 수 있고 또한 힘을 적게 들이고도 성과를 크게 낼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馬君重聳然動容,道:“諸位的慷慨豪情,馬某人亦受感動,諸位去後,馬某當晉谒教主,如能解去排教中壇主一職,當以個人之身,隨諸位之後……”
마군중이 감동한 얼굴로 말했다.
"제위들의 강개무량(慷慨無量)한 호기에 마모 역시 감동을 받았소. 제위들이 떠난 뒤 마모는 즉시 교주를 알현하겠소. 만일 배교의 단주 직위를 벗어놓을 수 있다면 개인의 신분으로 제위들의 뒤를 따르겠소..."
劉文升微微一笑,接道:“以馬兄見識之博,如肯全力相助,不難在短期之內,查出江湖上近年中的離奇事件。”
유문승이 미소지으며 말을 받았다.
"마형의 넓은 견식으로 전력으로 돕고자 한다면 단기간 내에 강호상의 요 몇 년 동안의 기이한 사건들을 조사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오."
馬君重道:“唉!但不知敝教主是否會允許我馬某離開排教。”
마군중이 말했다.
"후! 하지만 폐 교주께서 나 마모가 배교를 떠나도록 윤허하실지 모르겠소이다."
劉文升道:“貴教主深明大義,或者可以允馬兄所請。”
유문승이 말했다.
"귀 교주께서는 대의를 깊이 명찰(明察)하시니 아마 마형의 청을 허락하실 거요."
馬君重道:“如得賜准,馬某自會尋找諸位,諸位好走,馬某不送了。”
마군중이 말했다.
"만일 허락하신다면 마모는 스스로 제위들을 찾을 것이오. 제위들은 잘 가시오. 마모는 전송하지 않겠소."
'와룡생(臥龍生) 무협 > 팔황비룡기(八荒飛龍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十四、假冒爲惡(가모위악) (3) | 2017.01.02 |
---|---|
十三、不白之冤(불백지원) (2) | 2016.12.31 |
十一、乍露鋒芒(사로봉망) (2) | 2016.12.26 |
十、苦練絕學(고련절학) (4) | 2016.12.23 |
九、散淡老人(산담노인) (2) | 2016.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