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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八回 三更會客(삼경회객)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무형검(無形劍)

第八回 三更會客(삼경회객)

알타쵸 2017. 7. 15. 22:03

第八回 三更會客(삼경에 손님을 만나다)







  

  

但聞索魂手冷八公哈哈一笑,道:「杜天龍,江湖道上,無數成名人物都毀在老夫這索魂四釵的合擊劍陣上。」 

색혼수 냉팔공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두천룡, 강호도상에서 이름난 무수한 인물들이 모두 노부의 이 색혼사차(索魂四釵)의 합격(合擊) 검진(劍陣)에 죽었다."

杜天龍等五個人,已被四女合手劍勢的壓力迫得聚於一處,而且,圈子也愈縮愈小。 王人傑手中的十三節亮銀軟鞭太長,首先施展不開,數度幾乎傷到了自己人。 四個黑衣女,分由四布的合擊之勢,不但威勢極大,而且變化詭異,變換方位,布成一片劍網。 

두천룡 등 다섯 사람은 이미 네 여자가 합수(合手)한 검진의 압력에 쫓기어 한 곳에 모여들고 있었고 게다가 범위가 갈수록 작아졌다. 왕인걸 수중의 십삼절 양은연편은 너무 길어서 가장 먼저 시전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마터면 몇 번이나 자기쪽 사람을 상하게 할 뻔 했다. 네 명의 흑의녀가 네 군데로 나누어 합격하자 위세가 극히 클 뿐만 아니라 변화도 종잡을 수 없었다. 방위를 바꾸어가며 넓게 한 무더기 검망(劍網)을 형성했다.

雷慶見識廣博,立刻感覺到這個打法不行,高聲叫道:「人傑,你退守中間,黃姑娘,苗兄,杜兄弟和老朽分成四面,咱們各守一個方位,拒擋敵勢,人傑居中策應。」 

견식이 두루 넓은 뇌경이 즉시 이런 식으로 싸워서는 안된다는 것을 느끼고 큰 소리로 고함쳤다.

"인걸, 자네는 물러나 중간을 지키게. 황낭자, 묘형, 두형제는 늙은이와 사면으로 나뉘어 각자 하나의 방위를 지키며 적세를 막도록 하세. 인걸은 중앙에서 호응하게."

杜天龍也覺出這是唯一拒敵的辦法,大聲一喝,掄開金背大砍刀,全力反擊,刀光重重,攔住了黑衣女的聯手劍勢。 雷慶等迅快地布成拒敵方陣。 

두천룡도 그것이 유일하게 적을 막을 방법임을 알아차리고 대갈일성하며 금배대감도를 휘두르며 전력으로 반격했다. 겹겹의 도광이 흑의녀가 연수(聯手)한 검세를 막았다. 뇌경 등은 신속하게 적을 막을 방진(方陣)을 펼쳤다.

黃蜂女道:「苗老怪,你傷得如何?」 

황봉녀가 말했다.

"묘노괴, 다친 데는 어때요?"

口中說話,手中軟帶,卻未停下。 

입으로 말을 하면서도 수중의 허리띠는 멈추지 않았다.

苗奇道:「不礙事,這點傷老夫還撐得住。」 

묘기가 말했다.

"지장없다. 이 정도 상처는 노부가 버틸 수 있다."

黃蜂女道:「這四個丫頭,手中劍勢結合嚴密,只怕咱們無法支撐的得太久。」 

황봉녀가 말했다.

"이 네 명 계집애들 수중의 검세는 엄밀하게 결합되어 우리는 그리 오래 지탱할 수 없을 것 같군요."

雷奇手中的鐵甲蛇,忽以蛇尾橫掃,竟有兵刃擊敵的變化,極具威力。 雷慶和杜天龍的雙刀,連結成一片刀幕,抗拒索魂四釵的迫攻劍陣。 王人傑亮銀鞭居中策應,一時間竟把形勢穩住。 

묘기 수중의 철갑사가 문득 꼬리를 횡으로 쓸었다. 병기가 적을 쳐가는 변화는 극히 위력을 갖추고 있었다. 뇌경과 두천룡의 쌍도는 서로 이어져 한 무더기 도막을 형성하여 색혼사차의 접근해오는 검진의 공세를 막았다. 왕인걸의 양은편이 중앙에서 호응을 하니 일시지간 형세가 진정되었다.

但聞苗奇說道:「小丫頭,你為什麼還不放出黃蜂傷敵。」 

묘기가 말했다.

"계집애야, 너는 왜 황봉을 방출하여 적을 해치우지 않느냐?"

黃蜂女歎道:「我身上只有一隻黃蜂了,不會有太大的威力,萬一被他們利劍劈死,豈不是可惜的很,倒是你身上的毒蛇,為什麼還不放出來。」 

황봉녀가 탄식하고는 말했다.

"내 몸에는 오직 한 마리의 황봉만 있을 뿐이라 그리 커다란 위력은 없을 거예요. 만일 그들의 날카로운 칼에 토막나 죽는다면 어찌 아깝지 않겠어요. 오히려 당신에게는 독사가 있는데 왜 방출하지 않나요?"

苗奇道:「老夫身上這毒蛇,也損傷了大半,今日拼著它損傷殆盡,也要全數放出了。」 

묘기가 말했다.

"노부 몸의 독사도 절반이나 손상되었다. 금일 싸우다가 거의 다 손상되더라도 전부를 방출해야겠다."

手中墨鱗鐵甲蛇疾翻而起,擋開刺來一劍,微微一抖身軀,十幾條綠色,形狀不同的毒蛇,突然由褲筒,袖管中,滑落而下,紛紛向四個黑衣女行去。 王人傑手中亮銀鞭,一記「神龍擺尾」,掠過苗奇頭頂,擋開了攻向苗奇的劍勢。 

수중의 흑린철갑사를 재빠르게 몸을 뒤집어올려 찔러오는 일검을 막아내고 살짝 몸을 털어냈다. 십수 마리의 녹색에 형상이 서로 다른 독사가 돌연 바지가랑이, 소매 안에서 미끄러져내려와 분분히 네 명의 흑의녀를 향했다. 왕인걸은 수중의 양은편으로 한 대의 신룡파미(神龍擺尾)로 묘기의 머리를 스쳐지나가서 묘기를 공격해오던 검세를 막았다.

黃蜂女卻突然急揮綵帶,攻出三招,右手一招,一隻黃蜂,閃電飛出。 但那只黃蜂並未攻向敵人,卻由刀光劍隙中,破空而上。 這時,索魂四釵的劍上壓力,更見強大,杜天龍等圈子,被迫又縮小許多。 

황봉녀가 돌연 오색 허리띠를 급히 휘둘러 삼 초를 공격하고 우수를 털어내자 한 마리의 황봉이 섬전같이 날아나갔다. 그 황봉은 결코 적을 향해 공격하지 않고 도광검영(刀光劍影) 속에서 허공을 가르며 날아올랐다. 이때 색혼사차의 검의 압력은 더욱 강대해졌고 두천룡 등의 범위는 또 아주 크게 축소되었다.

黃蜂女突然歎一口氣,道:「杜總鏢頭,咱們的形勢不利,你好像還不肯全力施為。」 

황봉녀가 돌연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두총표두, 우리의 형세가 불리한데 당신은 전력을 펼치지 않는 것 같군요."

其實,杜天龍手中金背刀,已然用盡了全部精妙的招數,累出了一身大汗。 過關刀雷慶年紀已大,這一陣全力拚搏,更是累得不住喘氣。 

사실 두천룡 수중의 금배도는 이미 정묘한 초수를 전부 다 썼기에 피곤하여 일신에 땀을 크게 흘리고 있었다. 과관도 뇌경은 나이가 이미 많아 이렇게 한바탕 전력으로 싸우자 더욱더 피로하여 쉼없이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他知道杜天龍有苦難言,只好代為解說道:「黃姑娘,咬著牙再支撐一陣,杜兄弟實有苦衷。」 

그는 두천룡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충이 있음을 알고 부득이 대신 해명하여 말했다.

"황낭자, 이 악물고 한동안 더 버티세. 두형제는 확실히 고충이 있다네."

黃蜂女道:「唉!你們這些號稱白道上的人物,果然是很有耐心,面臨性命交關,竟還是不肯全力施展。」 

황봉녀가 말했다.

"후!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지경에 직면했는데도 전력을 시전하지 않다니 백도(白道)라 불리는 당신들은 과연 아주 인내심이 있군요."

忽然間,一聲嬌嚶,綿密的劍網,也突然現出一個破綻。 原來,索魂四釵中一個被毒蛇咬住,倒摔在地上的黑衣女子,退到冷八公身側,同時,傳過一聲沉喝道:「退後八尺。」 

별안간 뾰족한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면밀한 검망에 하나의 헛점이 나타났다. 원래 색혼사차 중의 한 명이 독사에 물렸던 것이다. 땅에 내동댕이쳐졌던 흑의여자가 냉팔공 곁으로 물러남과 동시에 침성으로 고함쳤다.

"뒤로 팔 척 물러나라."

餘下的三個黑衣女,應聲退出八尺。 凝目望去,只見地上蛇屍縱橫,苗奇放出的毒蛇,大都被四釵劍勢斬斃,只有四條毒蛇,昂首吐信。 強大的壓力,驟然消退,雷慶等都不禁長長吁一口氣。 

남은 세 명의 흑의녀가 대답하더니 팔 척을 물러났다. 미간을 모으고 바라보니 땅 위에는 뱀의 시체가 여기저기 흩어져있고 묘기가 방출한 독사는 대부분 사차의 검세에 토막나 죽었고 오직 네 마리 독사만이 머리를 쳐들고 혀를 낼름거리고 있었다. 강대한 압력이 불현듯 사라지자 뇌경 등은 모두 저도 모르게 길게 휴, 한숨을 내쉬었다.

冷八公雙目盯注在苗奇的臉上,說道:「你放的蛇?」 

냉팔공이 묘기의 얼굴을 노려보며 말했다.

"네가 내보낸 뱀인가?"

苗奇道:「不錯,除非你不被我苗某人的毒蛇咬中,咬中了,活命的機會就不大。」 

묘기가 말했다.

"그렇다. 나 묘모의 독사에 물리지 않았다면 몰라도 물렸다면 살아날 기회는 크지 않다."

冷八公道:「你沒有解藥?」 

냉팔공이 말했다.

"해약은 없느냐?"

苗奇道:「就算有解藥,老夫也不會給你。」 

묘기가 말했다.

"설령 있어도 노부가 너한테 줄 리가 없지."

冷八公道:「咱們試試看,你會不會交出解藥,我冷八公殺了數十年人,還沒有遇上過辦不到的事情。」 

냉팔공이 말했다.

"네가 해약을 내놓을지 아닌지 우리 한번 시험해보자꾸나. 나 냉팔공이 수십 년간 사람을 죽이며 해내지 못한 일은 없었다."

突然一揮長鞭,活龍般,捲飛而至。 軟皮鞭梢,在空中幻起一片鞭影,使人眼花繚亂。 蛇怪苗奇,眼看那鞭影落下,呼的一聲,纏在了腰上。 

돌연 장편(長鞭)을 휘두르자 용의 혓바닥 같이 휘감아왔다. 부드러운 가죽 채찍은 공중에서 편영(鞭影)을 일으키며 눈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사괴 묘기가 그 편영이 떨어지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휙, 하는 소리와 함께 허리에 감겨버렸다.

雷慶轉身一刀,向鞭上削去。 哪知軟鞭突然一收,避開雷慶的刀勢,卻順勢把苗奇帶飛起一丈多高,飛落在冷八公的身前。 一條趕車的長鞭,在冷八公手中,竟然有如此威力,當真是聞所未聞,見所未見的奇幻武功。 

뇌경이 몸을 돌려 일도로 채찍을 잘라갔으나 채찍이 돌연 거두어져 뇌경의 도세를 피해버릴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 바람에 묘기의 일 장 높이 날아올라 냉팔공의 앞에 떨어졌다. 마차를 모는 한 가닥의 장편이 냉팔공의 수중에서 이 같은 위력이 있었던 것이다. 정말 일찍이 듣도보도 못한 신기한 무공이었다.

苗奇在被皮鞭卷中之時,感覺到一股強勁的收縮力道,使自己的力道施展不出,待腳落實地,力道恢復,正想放出手中僅有的鐵甲蛇,冷八公指風如箭,已然點中了「風俯穴。」 

묘기는 채찍에 말렸을 때 한 줄기 억센 수축력이 자신으로 하여금 힘을 쓰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을 느꼈다. 땅에 내려서자 힘을 회복하여 막 수중에 겨우 남은 철갑사를 방출하려는데 냉팔공의 화살 같은 지풍이 이미 풍부혈(風俯穴)을 맞추어버렸다.

冷八公道:「願不願交出解藥?」 

냉팔공이 말했다.

"해약을 내놓겠느냐?"

苗奇冷笑一聲,道:「你是個人物,就宰了我姓苗的。」 

묘기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나를 죽여라."

冷八公道:「那太便宜你了,在老夫手下,就算你是一塊頑鐵,老夫也要把你化成鐵汁,我不信你能忍受老夫的片治手段。」 

냉팔공이 말했다.

"그건 너한테 너무 편의를 봐주는 것이지. 노부의 손에서는 설령 네가 쇳덩이라 하더라도 노부는 네게서 쇠즙을 낼 것이다. 네가 노부의 징벌 수단을 견딜 수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忽的一聲,把苗奇摔出了七八尺遠,道:「過來,搜出他身上解藥。」 

휙, 하는 소리와 함께 묘기는 칠팔 척 멀리 내동댕이치고는 말했다.

"그의 몸을 수색하여 해약을 가져오너라."

兩個黑衣大漢,應聲奔了過來,開始在苗奇身上搜查起來。 苗奇穴道被點,四肢無法伸動,鐵甲蛇雖然還盤在手臂上,卻是無法支使它傷敵。 三個黑衣女劍手,布成了一個三角方位,攔住了杜天龍等無法救助。 兩個黑衣大漢,在苗奇身上搜出了一個玉瓶,恭恭敬敬地遞到冷八公的面前。 

두 명의 흑의대한이 대답하더니 달려와서 묘기의 몸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묘기는 혈도가 찔려 사지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철갑사가 비록 팔을 감고 있었지만 적을 상하게 시킬 수가 없었다. 세 명의 흑의여검수가 삼각방위에 자리잡고 두천룡 등이 구조하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두 명의 흑의대한은 묘기의 몸을 수색하여 한 개의 옥병을 찾아내자 공손히 냉팔공의 면전에 건네주었다.

冷八公瞧了一陣,道:「姓苗的,這是不是解藥?」 

냉팔공이 한동안 보더니 말했다.

"묘가야, 이것이 해약이더냐?"

苗奇道:「不是。」 

묘기가 말했다.

"아니다."

冷八公一笑,道:「倒出一粒藥物,讓她服下,再搗碎一粒,糊在她的傷口處。」 

냉팔공이 웃으며 말했다.

"한 알의 약물을 쏟아내어 그녀에게 먹이고 다시 한 알은 빻아서 그녀의 상처에 바르거라."

兩個黑衣大漢,儘管心中有疑問,卻是不敢多問,拔開瓶塞,倒出兩粒解藥,依法施為,一粒服下,一粒敷於毒蛇咬傷之處。 那黑衣女人在服下藥物之後,竟然緩緩醒了過來。 

두 명의 흑의대한은 마음 속에 의문이 있었지만 감히 여러 말 묻지 못하고 병뚜껑을 뽑아 두 알의 해약을 쏟아내어 시킨 대로 한 알은 먹이고 한 알은 독사가 문 상처에 발랐다. 그 흑의여인은 약물을 먹은 뒤 놀랍게도 천천히 깨어났다.

冷八公哈哈一笑,道:「苗奇,你那點手段,怎是老夫之敵,不論是武功,機智……」 

냉팔공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묘기, 너의 그 정도 수단으로 어찌 노부의 적수가 되겠느냐? 무공을 물론이고 기지(機智)도..."

突然間,住口不言。 原來,這時,耳際間,突然間聽得了一陣嗡嗡之聲,樹林之中,突然飛出了一片巨蜂。 當先一蜂,飛行特速,超越蜂群十餘丈,盤著黃蜂女頭頂打了一轉,疾向冷八公飛了過去。

별안간 말문을 닫았다. 원래 이때 귓가에 갑작기 웅웅,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수림 속에서 돌연 한 무더기 거봉이 날아나왔기 때문이었다. 앞장 선 벌은 비행이 특별히 빨라서 벌떼들을 십여 장 앞서서 황봉녀의 머리 위를 한 바퀴 돌더니 빠르게 냉팔공을 향해 날아갔다. 

這一片蜂群,足足有萬隻上下,遮天蓋地而來,任他冷八公久經大敵,也沒有見過這等陣勢,呆了一呆,突然口發長哨,長鞭一抖,捲起那甦醒不久的黑衣女,轉身奔向篷車。 

족히 만 마리 정도는 되는 벌떼는 하늘을 가득 뒤덮어 오랫동안 대적 경험이 있는 냉팔공도 이런 진세를 보자 멍해졌다. 돌연 입으로 긴 휘파람 소리를 내더니 장편을 털어내어 깨어난 지 오래되지 않은 흑의녀를 감아올려 봉차를 향해 돌아서서 달려갔다.

另外三個黑衣女,在聞聽嘯聲後,也轉向篷車奔去。三個黑衣女動作極快,眨眼間,已奔上篷車。 兩個黑衣大漢,行動略慢一步,巨蜂已到了頭頂。 烏雲蓋頂一般,萬隻巨蜂,一齊向兩人身上落去。 

다른 세 명의 흑의녀도 휘파람 소리를 듣자 봉차를 향해 돌아서서 달려갔다. 세 흑의녀의 동작은 극히 빨라서 눈깜빡할 사이에 이미 봉차에 올라탔다. 두 명의 흑의대한은 행동이 한 발 느려 거봉은 이미 머리 위에 이르렀다. 까마귀떼가 머리 위를 뒤덮듯 만 마리의 거봉은 일제히 두 사람의 몸으로 떨어져내렸다.

兩個黑衣大漢,口中發出驚心動魂的大喝之聲,但卻又不甘任那毒蜂蜇斃,拔出兵刃,揮動著,撥打蜂群。 寒芒飛舞中,群蜂像雨點般,紛紛落下。 

두 명의 흑의대한은 혼비백산하여 입에서 크게 고함소리를 발출하더니 독봉에 쏘여 죽고 싶지 않아 병기를 뽑아 휘두르며 벌떼를 밀어붙였다. 한망이 나는 가운데 벌떼들은 빗방울처럼 분분히 떨어졌다.

一隻特大巨蜂,飛行也特別快速,盤繞在兩人頭頂之上,萬隻巨蜂,奮不顧身地向下疾撲。 另一個黑衣大漢,目睹同伴全身落滿巨蜂,只驚個魂飛魄散,突然翻身向前奔去。 群蜂如雨,飛撲而上。 那大漢也立刻落滿了一身巨蜂。 

한 마리의 특별히 커다란 거봉이 유난히 빠르게 비행하여 두 사람의 머리 위를 돌자 만 마리의 거봉은 몸을 사리지 않고 아래로 덮쳐들었다. 다른 한 명의 흑의대한은 동료의 온 몸에 거봉이 가득 들러붙는 것을 목도하지 혼비백산하여 갑자기 몸을 날려 앞으로 달려갔다. 벌떼들은 소나기처럼 날아가 덮쳤다. 그 대한도 즉시 일신에 거봉이 가득 달라붙었다.

但聞淒厲的婉轉呼號傳入耳際,聽得人驚心動魄。 雷慶和杜天龍,都是經過大風大雨,大陣仗的人,但卻也沒見過這等蜂群蜇人的慘事。 

처량한 비명소리가 귓가에 전해오고 들은 사람은 놀라서 손에 땀을 쥐었다. 뇌경과 두천룡은 모두 수많은 풍험과 비참한 광경을 만이 본 사람이다. 하지만 그들도 이렇게 벌떼가 사람을 쏘아 죽이는 참상을 본 적이 없었다.

兩個人的身體,已然無法看到,全身上下,都落滿了巨蜂。 這等含著奇毒的巨蜂,千百隻齊集一身,那人就算是內功精深,也是承受不住,哀號停止,只餘下兩具屍體。 但這兩個黑衣大漢一擋,冷八公,已率領索魂四釵,走的蹤影不見。 

두 사람의 신체는 이미 알아볼 수가 없었다. 위아래 온 몸에는 거봉이 들러붙어있었다. 이렇게 기독을 가진 거봉 수 천 수 백 마리가 일제히 몸에 모여든다면 그 사람이 설령 내공이 정심하더라도 견디지 못한다. 구슬픈 비명소리가 그치자 두 구의 시체만이 남았다. 이 두 명의 흑의대한 막아주어 냉팔공은 이미 색혼사차를 거느리고 가버려서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目睹兩具在群蜂毒刺下,腫大變形的屍體,雷慶長長歎一口氣,道:「好利害的蜂群,來的遮天蔽日,就算是世界第一等高手,也無法和這等蜂群抗拒。」 

벌떼에 쏘여 퉁퉁 부은 모습으로 변한 두 구의 시체를 보고 뇌경이 길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정말 무서운 벌떼로구나. 하늘도 해도 가린 채 들이닥치니 설령 세상에서 제 일등고수라 하더라도 이런 벌떼와는 항거할 수 없겠구나."

黃蜂女神情很怪異,望著那一堆堆的蜂群,緩緩說道:「其實,以冷八公的身手,不用逃走的,他只要擊斃那帶頭的巨蜂,我就無法控制這些蜂群了。」 

황봉녀는 아주 괴이한 표정이 되어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 벌떼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냉팔공의 솜씨라면 달아날 필요가 없어요. 그가 앞장 선 거봉을 쳐죽이기만 했다면 나는 이 벌떼를 조종할 수가 없거든요."

雷慶呆了一呆,道:「姑娘可是無法役使這蜂群嗎?」 

뇌경이 의아해서 말했다.

"낭자가 이 벌떼를 부릴 수 없다는 말인가?"

黃蜂女搖搖頭,道:「我能運用自如,是一種特異的奇種毒蜂,而且,也要經過一番時間訓練,我帶了五隻這等毒蜂東上,但已五死其四,只餘下那一隻了,但那種異種巨蜂,卻對天下各種毒蜂,都有役使之能。」 

황봉녀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내가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는 것은 일종의 특이한 종류인 독봉이며 게다가 훈련을 거쳤지요. 나는 동쪽으로 오면서 다섯 마리의 이런 독봉을 가져왔는데 이미 다섯 마리 중에서 네 마리가 죽었고 그 한 마리만 남았지요. 하지만 그 이종의 거봉은 천하의 각종 독봉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이 있지요."

雷慶啊了一聲,道:「原來如此。」 

뇌경이 아, 하더니 말했다.

"원래 그랬군."

黃蜂女道:「有了這一次的教訓,下一次,我就要多帶一些毒蜂了。」 

황봉녀가 말했다.

"이번에 교훈을 얻었으니 다음 번에 나는 좀 더 많은 독봉을 가져와야겠어요."

談話之間,一隻巨蜂,突然疾飛而至,繞著黃蜂女頭上打了一轉,攢入黃蜂女衣袖之中。 那巨蜂長過寸許,攢入一個人衣袖之中,和那玉膚冰肌相觸,想想看,特叫人頭皮發麻。 

말하는 사이에 한 마리의 거봉이 돌연 빠르게 날아와 황봉녀의 머리 위를 한 바퀴 돌더니 황봉녀 옷소매 안으로 들어갔다. 그 길이가 일 촌도 넘은 거봉이 옷소매 안으로 들어가 백옥같은 피부와 닿는다고 생각하니 사람들은 머리칼이 곤두섰다.

但聞苗奇的聲音傳了過來,道:「小丫頭,快過來,解開我的穴道啊!」 

묘기의 음성이 전해왔다.

"계집애야, 어서 와서 나의 혈도를 풀어다오!"

黃蜂女突然回頭望著杜天龍古怪一笑,舉步行近苗奇,伸手拍活他的穴道。 

황봉녀가 돌연 두천룡을 돌아보며 기이하게 웃더니 걸음을 옮겨 묘기에게 걸어가 손을 뻗어 혈도를 쳐서 풀었다.

苗奇伸展一下雙臂,歎口氣,道:「小丫頭,看來你那黃蜂,比我這毒蛇高明多了。」 

묘기가 두 팔을 뻗어보더니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계집애야, 보아하니 너의 그 황봉은 나의 독사들에 비해 훨씬 고명하구나."

黃蜂女歎口氣,道:「苗老怪,黃蜂,毒蛇,均不可恃,遇上了武功特別高強的人,就不容咱們放蜂役蛇,就取了咱們的性命。」 

황봉녀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

"묘노괴, 황봉이나 독사는 똑같이 믿을 게 못돼요. 무공이 특별히 고강한 사람을 만난다면 우리가 벌이나 뱀을 방출하고 부릴 틈도 주지 않고 우리의 목숨을 취하겠지요."

苗奇道:「不錯啊!老夫這麼想一想,也覺著邪門歪道之術,終難登大雅之堂。」 

묘기가 말했다.

"그렇다! 노부도 사문왜도(邪門歪道)의 사술은 끝내 고상한 경지에 오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黃蜂女道:「苗老怪,咱們出身不好,難以和杜總鏢頭這等正人君子相處。」 

황봉녀가 말했다.

"묘노괴, 우리는 출신이 좋지 않아 두총표두와 같은 이런 정인군자들과 같이 지내기 어려워요."

這幾句話,沒頭沒腦,苗奇聽得瞠目結舌,不知如何回答,愣了半天,才道:「小丫頭,我聽不懂你言中之意。」 

난데없는 이 몇 마디 말을 들은 묘기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말문이 막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를 몰랐다.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그제서야 말했다.

"계집애야, 나는 네 말 속의 뜻을 알아듣지 못하겠구나."

弦外之音,只有杜天龍心中明白,黃蜂女責怪他沒有全力施為。 她堅信中牟縣那夜所見是杜天龍,大火中救回群豪的也是杜天龍,他明明身負絕世武功,但卻不肯施展出手。 杜天龍心中之苦,卻又無法明言。 

말 속에 숨은 뜻을 오직 두천룡만이 알고 있었다. 황봉녀는 그가 전력을 펼치지 않았음을 질책하는 것이다. 그녀는 중묘현의 그날 밤 보았던 사람이 두천룡이고, 큰 불 속에서 군호들을 구해낸 것도 두천룡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는 몸에 절세적인 무공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시전하여 출수하지 않았던 것이다. 두천룡 심중으로 괴로웠지만 또 분명히 말할 수가 없었다.

杜天龍無法解釋,只好歎口氣,道:「姑娘之意是……」 

두천룡은 해명할 수 없어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낭자의 뜻은..."

黃蜂女接道:「我想過了,我還有幾天好活,也只餘下了一隻隨我東來的黃蜂,只怕無法再為杜總鏢頭效命了,唉!今日在開封城中,如是這附近沒有毒蜂盤踞,只怕苗奇早已先死了。」 

황봉녀가 말했다.

"내가 생각하니 나는 며칠 밖에 살 수 없고, 내가 동쪽으로 오면서 가지고 왔던 황봉이 오직 한 마리만 남았을 뿐이라 다시 당신 두총표두를 위해 목숨을 바쳐 일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후! 금일 개봉성 안에서 만일 이 부근에 독봉이 둥지를 틀고 있지 않았다면 묘기는 벌써 먼저 죽었을 거예요."

杜天龍道:「看起來,姑娘對在下似有誤會。」 

두천룡이 말했다.

"보아하니 낭자는 나에 대해 오해를 한 듯 하오."

黃蜂女道:「不敢當,杜總鏢頭,你沒有虧欠我什麼,說起來還是我們對不起你。」 

황봉녀가 말했다.

"천만에요. 두총표두, 당신은 나한테 아무 것도 빚진 것이 없어요. 말하자면 우리가 당신에게 미안하죠."

杜天龍道:「姑娘確實是誤會了。」 

두천룡이 말했다.

"낭자, 확실히 오해요."

黃蜂女道:「我知道,我還有幾天壽命,我原想盡幾天之力,和他們拼一陣。但經過了冷八公這一役之後,我實在感覺到,江湖浩大,高人萬千,我黃蜂女這點能耐,只不過螢火之光,如何能和日月爭明,跟到你杜總鏢頭,也無法對你有什麼幫助,所以,我想死的安靜一些,我到人間來了一趟,卻連十八歲都未能活過,雖然生命太短促一些,但我卻能在死去之前,悟出了很多道理,認識了是非,死得也算無憾了。」 

황봉녀가 말했다.

"알아요. 나에게 며칠의 수명이 남았으니 원래는 며칠간 온 힘을 다하여 그들과 일전을 벌이고 싶었어요. 하지만 냉팔공을 겪고 나니 강호는 넓고 고인은 수없이 많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나 황봉녀의 이 정도 재간은 반딧불에 불과한데 어떻게 일월과 밝음을 다툴 수 있겠어요? 두총표두 당신과 동행해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나는 편안하게 죽고 싶어요. 내가 인간세상에 와서 십팔 세도 넘기지 못하여 생명이 너무 짧지만, 죽기 전에 많은 이치를 깨닫고 시비를 인식할 수 있었으니 죽어도 아무런 유감이 없다고 할 수 있어요."

雷慶道:「姑娘準備到哪裡去呢?」 

뇌경이 말했다.

"낭자는 어디로 가려고 하오?"

黃蜂女道:「只有幾天時間了,我還能到哪裡去,我要找個很清靜的地方,死的安靜一些,然後希望苗老怪能夠帶封信給我母親,說明我是死在萬年虎的手中,別要我娘誤會到你們身上。」 

황봉녀가 말했다.

"며칠의 시간 뿐이니 내가 또 어디를 갈 수 있겠어요? 나는 편안히 죽을 조용한 곳을 찾겠어요. 그런 다음 묘노괴가 편지를 가지고 나의 모친에게 가주기를 바래요. 내 어머니가 당신에게 오해하지 않도록 내가 만년호의 손에 죽었다는 것을 설명하겠어요."

苗奇道:「原來你這丫頭快死了。」 

묘기가 말했다.

"원래 계집애 너는 죽어가고 있었구나."

黃蜂女道:「我中了萬年虎的奇毒.還活得多久?」 

황봉녀가 말했다.

"내가 만년호의 기독을 맞았으니 살아도 얼마나 살겠어요?"

苗奇苦笑一下,道:「小丫頭,你這麼年輕輕的,而且長得又嬌艷、美麗,死了實在可惜。」 

묘기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계집애야, 너는 이렇게 젊고 게다가 예쁘고 아름다운데 죽기엔 확실히 아깝다."

黃蜂女笑道:「比我年輕早死的人多得很,這又算得什麼?」 

황봉녀가 웃으며 말했다.

"나보더 더 어려서 죽는 사람도 아주 많은데 이것이 또 무슨 대단한 일이겠어요?"

她小小年紀,對生死大事,看得如此開朗,大大出了人們意料之外。 

나이 어린 그녀가 생사대사(生死大事)를 이 같이 아무렇지도 않게 보는 것은 사람들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다.

輕輕咳了一聲,杜天龍接口說道:「姑娘是否願意相信在下一次。」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두천룡이 말했다.

"낭자는 나를 한번 믿어보시겠소?"

黃蜂女聳聳肩,道:「我一直很相信杜總鏢頭。」 

황봉녀가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

"나는 줄곧 두총표두를 아주 신뢰하고 있어요."

杜天龍笑一笑,道:「那就請姑娘聽我一句話。」 

두천룡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낭자는 나의 한 마디 말을 들어주시오."

黃蜂女道:「我在洗耳恭聽。」 

황봉녀가 말했다.

"귀를 씻고 듣겠어요."

杜天龍道:「你死不了……」 

두천룡이 말했다.

"당신은 죽지 않소..."

她究竟是花樣年華的少女,還有著無數綺麗的夢,想到非死不可,能把生死事看得很開,但驟然聽說死不了,心中那份高興,簡直無法控制,笑一笑,道:「你能醫好萬年虎在我身上下的毒?」 

그녀는 어쨌든 가장 예쁠 나이의 소녀였고 또한 무수한 아름다운 꿈이 있었다. 죽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자 죽고 사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볼 수 있었지만 갑자기 죽지 않는다는 말을 듣자 마음 속으로 기뻐서 하마터면 자제할 수 없을 뻔 했다.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만년호가 내 몸에 쓴 독을 치료할 수 있나요?"

杜天龍道:「我沒有這份能耐,但我認識一個有救你能耐的人,他給了我一粒丹丸,可解去你身上之毒。」 

두천룡이 말했다.

"나한테는 그런 능력이 없소. 하지만 내가 당신을 구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오. 그가 나한테 한 알의 단환을 주었는데 당신 몸의 독을 풀어줄 수 있을 거요."

黃蜂女呆了一呆道:「誰?」 

황봉녀가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누군가요?"

杜天龍道:「不用問誰,我本來想等到你毒性發作時,才給你服下此藥,現在我決定讓你提早服下,走!咱們到樹林中去。」 

두천룡이 말했다.

"누군지는 묻지 마시오. 나는 본래 독성이 발작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 약을 주어서 먹게 하려 했는데 지금 앞당기로 결정했소. 갑시다! 우리 숲 속으로 갑시다."

轉身當先而行。 群豪魚貫隨行入林。 這是個很荒涼的雜林,林中有一座水塘,水塘旁邊,有一座茅舍,房門半開半閉,似是一座無人居住之屋。 

뒤돌아 앞장 서서 걸어갔다. 군호들이 줄지어 뒤따라 숲으로 들어갔다. 아주 황량한 잡림이었다. 숲 속에는 연못이 하나 있는데 연못가에 한 채의 모사(茅舍:초가집)가 자리하고 있었다. 방문이 반쯤 열린 것이 마치 사는 사람이 없는 집 같았다.

雷慶低聲道:「黃姑娘服用藥物之後,想必得坐息一陣,那座茅舍,大概不錯,我先去瞧瞧。」 

뇌경이 나직이 말했다.

"황낭자는 약물을 먹은 뒤 반드시 한동안 좌식을 해야 할 텐데 이 모사가 아마 괜찮은 듯 하니 내가 먼저가서 한번 보겠네."

他老成處事謹慎得很。 一步踏入門內,頹然呆在當地。 以他的老練,也不禁倒抽一口冷氣,失聲而叫。 杜天龍、王人傑、黃蜂女,全都急步奔了過去。 大白天,幾人都有毛髮聳然的感覺。 

그는 노련하여 일처리가 아주 신중했다. 한 발짝 문 안으로 내딛더니 맥이 빠져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버렸다. 노련한 그도 저도 모르게 헉, 하니 숨을 들이키며 놀라서 소리를 쳤다. 두천룡, 왕인걸, 황봉녀, 전부 급히 달려갔다. 백주 대낮에 그들 모두는 모발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았다.

原來,那茅舍中直挺挺的躺著四個人,竟然是索魂四釵。 冷八公盤膝倚牆而坐,緊閉著雙目,也不知是死是活。 對群豪奔入的事,五人全無所覺,不知是故意如此呢還是已遭變故。 

원래 그 모사 안에는 네 사람이 뻣뻣하게 누워있었는데 놀랍게도 색혼사차였다. 냉팔공도 두 눈을 꼭 감고 무릎을 포갠 채 벽에 기대어 앉았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지 못했다. 군호들이 달려들어온 것을 다섯 사람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고의로 이러는 것인지 아니면 변고를 당했는지 알 수 없었다.

雷慶輕輕咳了一聲,道:「不像是詐死。」 

뇌경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죽은 체 하는 건 아닌 듯 하군."

杜天龍壯著膽子,道:「你們替我掠陣,我去瞧瞧。」 

두천룡은 담이 커져서 말했다.

"내가 가볼 테니 당신들은 나를 엄호해주시오."

群豪各自運功戒備,杜天龍手持金背刀,行了過去。 

군호들은 각자 운공하여 경계했다. 두천룡은 손에 금배도를 쥐고 걸어갔다.

先經過索魂四釵,杜天龍伸手一探鼻息,竟是早已氣絕。長長吁一口氣,緩緩說道:「死了。」 

먼저 색혼사차에게 두천룡이 손을 뻗어 콧김을 더듬어보니 벌써 숨이 끊어져 있었다.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천천히 말했다.

"죽었소."

黃蜂女奔過去,伸手按在那黑衣女的前胸之上,緩緩說道:「身上餘溫尤存,似是剛剛死去不久。」 

황봉녀가 달려가더니 손을 뻗어 그 흑의녀의 가슴을 눌러보고는 천천히 말했다.

"체온이 남아있어요. 방금 전에 죽은 것 같아요."

苗奇道:「傷痕呢?怎的死得不見一點傷痕?」 

묘기가 말했다.

"상흔은? 왜 죽어도 한 점 상흔이 안보일까?"

黃蜂女仔細查看一遍,搖搖頭,道:「沒有傷痕……」

황봉녀가 두루 자세히 조사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상흔이 없어요..."

突然間,雙目盯注在那黑衣女頸子上。 群豪隨著她目光望去,只見那黑衣人頸間有一道紅色的痕跡。 只是米粒寬窄的一條紅痕,但卻是很鮮明的紅痕。 除了頸間那道紅痕之外,全身再無傷痕,連衣服也未損傷。 雷慶伸手一撥,只見冷八公的頸間,也有一道紅色的細痕。 紅痕雖然鮮明,但卻沒有血滲出來。 

별안간 두 눈이 그 흑의녀의 목을 응시했다. 군호들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서 바라보았다. 그 흑의인의 목에는 한 가닥 홍색의 흔적이 있었다. 겨우 쌀알 만한 너비의 홍흔(紅痕)이지만 아주 선명한 홍흔이었다. 목의 그 붉은 상흔을 제외하면 전신에는 더 이상 상흔이 없었고 의복조차 손상되지 않았다. 뇌경이 손을 뻗어 젖히니 냉공팔의 목에도 한 가닥 홍색의 가느다란 상흔이 있었다. 홍흔은 비록 선명했지만 피가 흘러나오지는 않았다.

杜天龍輕輕咳了一聲,道:「雷兄,這是什麼武功所傷?」 

두천룡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뇌형, 어떤 무공에 다친 걸까요?"

雷慶搖搖頭,道:「不知道,這不像刀、劍一類兵刃所傷,也不像什麼索力所傷,我活了幾十年,從沒有見過這樣的傷痕。」 

뇌경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르겠네. 도나 검과 같은 종류의 병기에 다친 것도 아닌 듯 하고 무슨 밧줄에 조인 상처도 아닌 것 같군. 내가 수십 년을 살았지만 여태껏 이런 상흔은 본 적이 없네."

王人傑突然接上說道:「像是用很細的繩索勒死的。」 

왕인걸이 돌연 말을 받았다.

"아주 가느다란 밧줄을 써서 목졸라 죽인 것 같군요."

苗奇道:「世上如有人能用一條細索,作為兵刃釘了像冷八公這樣的人,那人的武功,似已到了不用兵刃的境界了。」 

묘기가 말했다.

"세상에 가는 밧줄을 병기로 써서 냉팔공과 같은 사람과 싸웠다면 그 사람의 무공은 병기를 쓰지 않아도 될 경지에 이르렀을 거요."

王人傑苦笑一下,道:「除此之外,實在叫人想不出他傷在什麼兵刃之下了。」 

왕인걸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것 외에는 사실 그가 어떤 병기에 상했는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소이다."

苗奇道:「一提繩索,我倒想起一件事了,小丫頭,令堂以迷魂帶和黃蜂,馳譽江湖,你此次迷魂帶好像沒有發揮出一點威力。」 

묘기가 말했다.

"밧줄을 언급하니 나는 한 가지가 생각났소. 계집애야, 영당은 미혼대와 황봉으로 강호에서 이름을 드날렸는데 이번에 너의 미혼대는 한 점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구나."

黃蜂女道:「帶中迷藥,如是飛灑出來,也許能迷倒索魂四釵,但你們在場的人,只怕也很難躲得過去。」 

황봉녀가 말했다.

"만일 띠 속의 미혼약이 뿌려진다면 색혼사차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할 수 있겠지만 그 자리에 있는 당신들도 피하기 어려울 거예요."

苗奇啊了一聲,道:「說的是。」 

묘기가 아, 하더니 말했다.

"맞는 말이군."

杜天龍望著那索魂四釵的屍體,呆呆地出神,心中若有所思。 黃蜂女望望杜天龍,低聲對雷慶說道:「雷兄,杜總鏢頭在想什麼?」 

두천룡이 그 색혼사차의 시체를 멍하니 넋을 놓고 바라보는데 마음 속으로 무슨 생각에 잠긴 듯 했다. 황봉녀가 두천룡을 바라보며 나직이 뇌경에게 말했다.

"뇌형, 두총표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雷慶道:「大概在想這些人如何處置。」 

뇌경이 말했다.

"아마 이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생각하고 있겠지."

黃蜂女道:「可以挖個坑,把他們埋了,也可以置之不理,咱們離開此地。」 

황봉녀가 말했다.

"구덩이를 파서 묻어도 되고 마땅치 않으면 이곳을 떠나면 돼요."

杜天龍歎口氣,道:「可惜呀可惜!」 

두천룡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아깝구나 아까워!"

雷慶道:「杜兄弟,可惜什麼?」 

뇌경이 말했다.

"두형제, 무엇이 아깝다는 말인가?"

杜天龍道:「到現在為止,咱們還不知道什麼人,在幕後主持這件事,也不明白他們為什麼苦苦地要殺我杜天龍……」 

두천룡이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누가 막후에서 이런 일을 주지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이 왜 저 두천룡을 기어코 죽이려하는지 모릅니다..."

苦笑一下,接道:「雷兄,像這樣一個具有實力的組合,實在也用不著和我杜天龍作對啊!」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뇌형, 이렇게 실력을 갖춘 조직이라면 사실 저 두천룡과 맞설 필요도 없습니다!"

雷慶道:「不錯,到此之後才發覺到敵人組合的強大,事實上,他們確也用不著和你兄弟作對,我也是有些想不明白,不過這和索魂四釵及冷八公的屍體,又有些什麼關連呢。」 

뇌경이 말했다.

"그렇네. 이곳에 도착한 후에야 적들의 조직이 강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 사실 확실히 그들은 형제 자네와 대립할 필요도 없는데 나도 생각을 해봐도 모르겠네. 그러나 이 색혼사차 및 냉팔공의 시체와 또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杜天龍道:「如若咱們能夠扮作成冷八公和索魂四釵,豈不是可以混入了敵對之中,探明內情。」 

두천룡이 말했다.

"만약 우리가 냉팔공과 색혼사차로 가장한다면 적 속에 잠입하여 내정을 밝혀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苗奇道:「辦法是不錯,只可惜索魂四釵是四個女的。」 

묘기가 말했다.

"방법은 괜찮지만 애석하게도 색혼사차는 네 명의 여자요."

突聞王人傑厲聲喝道:「什麼人?」 

별안간 왕인걸이 무섭게 소리쳤다.

"누구냐?"

來的人行動快極,王人傑話說出口,來人已出現在茅舍門外。 正是歐陽成方和追魂箭陳大可。 陳大可經過了一番改扮,完全變了樣,有如一個隨行老僕。 

온 사람은 행동이 극히 빨랐다. 왕인걸의 말이 입에서 나오자 사람은 이미 모사 문 밖에 출현했던 것이다. 바로 구양성방과 추혼전 진대가였다. 진대가는 한 차례 분장을 거쳤는데 완전히 모습이 바뀌어 한 명의 주인을 수행하는 노복(老僕) 같았다.

歐陽成方道:「原來是你們躲在此地。」 

구양성방이 말했다.

"원래 당신들은 이곳에 숨어계셨군요."

目光一掠冷八公和索魂四釵,接道:「這五個人是怎麼回事?」 

시선이 냉공팔과 색혼사차를 스치더니 말을 이었다.

"이 다섯 사람은 어찌 된 일입니까?"

杜天龍道:「他們已變成了五具屍體。」 

두천룡이 말했다.

"그들은 이미 다섯 구의 시체로 변했다네."

歐陽成方道:「是姊夫殺的嗎?」 

구양성방이 말했다.

"자형께서 죽인 겁니까?"

杜天龍道:「我沒有這份能耐,而且我們是幾乎傷在他們的手中,多虧黃姑娘招來的黃蜂相助,才解了我們之厄。」 

두천룡이 말했다.

"나한테는 그런 능력이 없네. 게다가 우리는 하마터면 그들의 손에 다칠 뻔 했네. 황낭자가 불러온 황봉 덕분에 우리의 액운을 면했네."

簡略的說明了事情經過。 

일의 경과를 간단하게 설명했다.

歐陽成方一跺腳,道:「可恨啊可恨!我們被他們引入歧途,冤枉的跑了十幾里路,還是陳老提醒了我,才折轉而回,耽誤了不少時間,唉,我如能早來一會,就可以遇上他們了。」 

구양성방이 발을 구르며 말했다.

"애석하구나, 애석해! 우리는 그들에게 유인되어 잘못된 길에 들어서서 십여 리의 길을 헛걸음했습니다. 진노께서 저를 일깨워주시고서야 방향을 돌려 돌아오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했지요. 후, 제가 만일 일찍 왔더라면 그들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黃蜂女道:「現在也遇上了,只不過活人已變成了死人。」 

황봉녀가 말했다.

"지금이라도 만났지요. 다만 산 사람이 죽은 사람으로 변해버렸지만요."

歐陽成方啊了兩聲,不知如何回答。 

구양성방이 아, 하면서 어떻게 대답할지를 몰랐다.

陳大可輕輕咳了一聲,道:「姑爺可曾想過,他們把索魂四釵及冷八公的屍體送到此地作甚?」 

진대가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서방님께서는 그들이 색혼사차 및 냉팔공의 시체를 이곳으로 보내어 무얼 하려고 하는지 생각해보셨습니까?"

杜天龍道:「在下正為此不解,還望指點一二?」 

두천룡이 말했다.

"저는 바로 그 점이 이해가 안됩니다. 좀 가르쳐주시겠습니까?"

陳大可道:「姑爺言重了……」 

진대가가 말했다.

"서방님은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沉吟了片刻,道:「照姑爺的說法,黃姑娘役蜂追敵,驚走了冷八公,你們入林到此,中間的時間並不很長,有人在這段時間中,卻殺了冷八公和索魂四釵這等高手?」 

잠깐 침음하더니 말했다.

"서방님의 말씀대로 황낭자가 벌로 적을 쫓아내었고 냉팔공은 놀라서 달아났지요. 그들이 이곳 숲 속에 들어오기까지 중간의 시간은 결코 길지 않습니다. 이 정도의 시간에 냉팔공과 색혼사차와 같은 이런 고수를 죽일 사람이 있을까요?"

杜天龍忖道:除了凌度月外,世上還有什麼人能夠辦到。 

두천룡이 곰곰히 생각했다.

'능도월 말고는 세상에 또 어떤 사람이 할 수 있겠는가?'

盡算他心中如此猜想,但口中卻是無法說出。 

설령 마음 속으로 그 같이 짐작하더라도 입으로 발설할 수는 없었다.

陳大可的神色,變得十分凝重,接道:「冷八公和索魂四釵,是江湖上有名的殺手,計價殺人,已有數十年之久了……」 

진대가의 표정이 십분 무거워지더니 말을 이었다.

"냉팔공과 색혼사차는 강호에서 이름난 살수입니다. 돈을 받고 살인을 한 지가 이미 수십 년이나 오래되었지요..."

歐陽成方接道:「殺了數十年,這索魂四釵,有多大年紀……」 

구양성방이 말했다.

"수십 년을 살인했다면 색혼사차는 나이가 아주 많겠군요..."

陳大可接道:「索魂四釵並不重要,重要的是冷八公,索魂四釵只不過是他的工具,不過就老朽所知,訓練索魂四釵也不是一件很簡單的事,冷八公有一種特製的藥物,服用之後不但使一個人氣力增長,而且可使一個人的神智逐漸地減退,他練的是陰毒之功,所以索魂四釵也都學的是極惡毒的武功,除了冷八公之外,連親生父母也不再識得,因此索魂四釵對冷八公絕對忠實,甘願效死。」 

진대가가 말했다.

"색혼사차는 결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냉팔공이지요. 색혼사차는 단지 그의 공구(工具)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러나 늙은이가 아는 바로는 색혼사차를 훈련시키는 것도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냉팔공에게는 일종의 특수 제작한 약물이 있어 먹은 뒤에는 사람의 기력이 늘어날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신지가 점차 사라지게 합니다. 그가 연마한 것은 음독한 무공인데 그래서 색혼사차도 모두 극히 악독한 무공을 배워서 냉팔공을 제외하면 친부모조차도 더이상 알아보지 못한답니다. 그 때문에 색혼사차는 냉팔공에게 절대 충성하며 기꺼이 목숨을 돌보지 않고 사력을 다하지요."

杜天龍道:「無怪索魂四釵看上去鬼氣森森,原來她們都已變得接近白癡,唉!這手段不但可怕,而且也很殘酷。」 

두천룡이 말했다.

"어쩐지 색혼사차가 보기만 해도 음산한 귀기(鬼氣)에 오싹해지더라니 원래 그녀들은 이미 백치에 가깝게 변했군요. 후! 그 수단은 두려울 뿐 아니라 아주 잔혹하기도 합니다."

陳大可道:「當年老堡主有殺他為武林除害之意,但兩度圍襲,每次都只能殺死索魂四釵,卻被冷八公漏網而去。」 

진대가가 말했다.

"당시 노보주께서 그를 죽여 무림의 해악을 제거할 생각을 가지고 계셨지요. 하지만 두 차례 포위 공격에도 매 번 색혼사차만 죽일 수 있었을 뿐 냉팔공은 그물을 빠져나갔답니다."

歐陽成方道:「這麼說來,冷八公只要不死,他就有不斷製造出索魂四釵的能力。」 

구양성방이 말했다.

"그렇다면 냉팔공이 죽지만 않는다면 그는 색혼사차를 만들어낼 능력이 계속 이어지겠군요."

陳大可點點頭,道:「是的,二少東,冷八公能不斷製造出無數組索魂四釵,所以,他對這些殺人的助手並不惜愛,但當年老堡主曾使他身受重傷,所以,他息隱了一段很長的時間,又在江湖上出現,想不到這一代老魔,竟會斃命於此……」 

진대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둘째 소동주, 냉팔공은 끊임없이 여러 조의 색혼사차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들 살인의 조수들에 대해 결코 아까워하지 않습니다. 당시 노보주께서 그에게 중상을 입혀 그는 긴 시간을 숨어지내면서 강호에 출현하지 않았는데 이 일대 노마(老魔)가 이곳에서 죽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神情突然間轉變得十分嚴肅,緩緩說道:「說算老堡主親自出手,也無法在短促的時間中,殺死冷八公和索魂四釵,但當今武林之世,竟然有一個人辦到了,只可惜咱們都不認識他,這些人全身無傷,不知是什麼武功所傷?」 

표정이 별안간 십분 엄숙하게 바뀌더니 천천히 말했다.

"노보주께서 친히 출수하신다고 하더라도 짧은 시간에 냉팔공과 색혼사차를 죽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당금 무림에 그런 사람이 있었군요. 애석하게도 우리 모두는 그를 알지 못하고, 이자들은 전신에 아무런 상처가 없는데 무슨 무공에 당했을까요?"

黃蜂女道:「唯一的致命傷痕,就是頸間一道紅痕。」 

황봉녀가 말했다.

"유일한 치명적 상흔은 바로 목에 있는 한 가닥 홍흔이예요."

陳大可突然奔向前去,拉開冷八公的衣領瞧了一陣,道:「無形劍……」 

진대가가 돌연 앞으로 달려가 냉팔공의 옷깃을 벌리고 한동안 보더니 말했다.

"무형검(無形劍)..."

杜天龍接道:「什麼叫無形劍?」 

두천룡이 말했다.

"무엇을 무형검이라 부릅니까?"

陳大可道:「沒有人見過無形劍,只聽說過死在無形劍下的人,只有一道紅色的傷痕。」 

진대가가 말했다.

"무형검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단지 소문에 무형검에 죽은 사람은 오직 한 가닥 홍색의 상흔만 있다고 합니다."

歐陽成方道:「江湖之大,無奇不有,那無形劍傷人,一定在頸子上嗎?」 

구양성방이 말했다.

"강호는 크고 기이하지 않은 것이 없지요. 그 무형검이 사람을 상하게 하면 반드시 목입니까?"

陳大可道:「不一定,有的在前胸之上,不過,不論傷在何處,都有一道紅色的傷痕。」 

진대가가 말했다.

"꼭 그런 건 아닙니다. 가슴에 있을 수도 있지요. 그러나 상처가 어느 곳에 있든 모두 한 가닥 홍색의 상흔입니다."

杜天龍道:「陳老,目下有一件最費猜疑的事,就是那人殺死了冷八公和索魂四釵之後,卻把他們的屍體運來此地,用心何在呢?」 

두천룡이 말했다.

"진노, 지금 가장 의심이 드는 일이 있는데 그건 냉팔공과 색혼사차를 죽인 사람이 그들의 시체를 이곳으로 운반한 의도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陳大可沉吟了一陣,道:「這個就很難猜測了,殺死這幾個人後,又不惜大費手腳,把屍體運到這座茅舍中來,自然是別有原因……」 

진대가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건 추측하기 아주 어렵군요. 이들을 죽이고 나서 힘든 것도 마다않고 시체를 이 모사 안으로 운반했다는 것은 당연히 다른 이유가 있을 텐데..."

輕輕吁一口氣,又道:「姑爺,不論那人移屍到此的目的何在,但有一件事不會錯了,那就是除了咱們之外,有一位武林高手,也和咱們的對頭發生了很大的衝突,殺死冷八公和索魂四釵,是先剪除對方的羽翼。」 

살짝 휴, 한숨을 쉬고는 또 말했다.

"서방님, 그 사람이 시체를 이곳으로 보낸 목적이 어디에 있든 한 가지는 틀릴 리가 없습니다. 그건 우리들 말고 한 분의 무림고수가 있는데 우리의 상대와 아주 커다란 충돌이 발생했고 냉팔공과 색혼사차를 죽여서 먼저 상대방의 날개를 잘라버렸다는 것입니다."

歐陽成方道:「如若那施用無形劍的高人,只是對付某一個人,似乎用不著這樣大費手腳。」 

구양성방이 말했다.

"만약 무형검을 사용한 고인이 단지 어떤 한 사람만 상대한다면 이렇게 크게 힘들일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陳大可愣了一愣,道:「二少東高見。」 

진대가가 멍해져서 말했다.

"둘째 소동주, 고견이십니다."

歐陽成方有些得意地說道:「所以我想他別有用心,也許他移屍來此,正在茅舍準備什麼?聽到了動靜,才離此而去。」 

구양성방은 조금 득의하여 말했다.

"그래서 저는 그에게 다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그가 시체를 이곳에 옮긴 것은 모사에서 무언가 하려고 하다가 동정이 있자 떠나버린 게 아닐까요?"

杜天龍幾乎想說出凌度月來,雖然,他未確定凌度月就是殺死冷八公和索魂四釵的無形劍手,但卻有很大的可能。可是他終於忍了下去。 

두천룡은 능도월이 왔다고 말하고 싶었다. 비록 그는 능도월이 냉팔공과 색혼사차를 죽인 무형검수라고 아직 확신은 못했지만 아주 큰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참았다.

陳大可又望望五具屍體,道:「咱們不宜在此停留了,先回城裡!老堡主趕到之後,再由他拿個主意,綠竹堡雖然退出江湖,但也不能讓綠竹堡的姑爺任人欺侮,開封府咱們還有不少人手,老堡主只要一聲令下,我相信三五天,就能辨出一個眉目。」 

진대가가 또 다섯 구의 시체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곳에 머무는 것은 적당치가 않으니 성으로 돌아갑시다! 노보주께서 도착하시면 그분의 생각이 있을 겁니다. 녹죽보가 비록 강호를 물러났지만 녹죽보의 사위는 어느 누구로부터도 업신여김을 당할 수는 없습니다. 개봉부에는 적지 않은 우리쪽 사람이 있으니 노보주께서 명령만 내리시면 수 일 내로 단서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這次,歐陽成方未再和杜天龍分開,一行人直回到大祥記綢緞莊。 這是座很大的綢緞店,四開間的大門面,十幾個站櫃的夥計。 

이번에 구양성방은 두천룡과 나뉘지 않았다. 일행은 그대로 대상기 포목점으로 돌아갔다. 아주 큰 포목점이라 활짝 열린 네 짝의 대문에는 십수 명의 점원들이 서서 일하고 있었다.

陳大可似是也不再準備掩飾,雖然已入城門,就發覺了盯梢的人,但他一直沒有行動,行入店中,才低聲吩咐了兩位站在門口的夥計幾句話。 兩個夥計點點頭,悄然出店。 

진대가도 더이상 가릴 생각이 없는 듯 했다. 성문을 들어서자 감시인을 발견했지만 줄곧 아무런 행동 없이 점포 안으로 들어가더니 그제서야 낮은 목소리로 문 입구에 서있던 두 명의 점원에게 몇 마디 분부했다. 두 명의 점원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용히 점포를 나갔다.

陳大可帶幾人直行入三進院內的廳中,才笑笑說道:「二少東,咱們是濕手抓面,想甩也不行了。」 

진대가는 일행을 데리고 곧장 세 번째 정원 안의 대청으로 들어가더니 비로소 웃으며 말했다.

"둘째 소동주, 우리가 손을 씻고 면구를 떼내고 싶어도 안되겠군요."

歐陽成方道:「怕什麼?我不信他們都是三頭六臂的人物?」 

구양성방이 말했다.

"무엇이 두렵습니까? 저는 그들이 삼두육비(三頭六臂)의 인물이라고는 믿지 않습니다."

陳大可笑道:「二少東,老朽不是怕對頭利害,而是擔心老堡主怪罪下來。」 

진대가가 말했다.

"둘째 소동주, 늙은이는 상대의 무서움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노보주님의 나무라심이 걱정됩니다."

歐陽成方道:「人家已經找上了門,咱們總不能關著門躲起來吧!爹如沒有重振綠竹堡雄風之心,不會要我來,也不會親自趕來了。」 

구양성방이 말했다.

"그들이 이미 찾아왔으니 우리가 문을 닫아걸고 숨을 수는 없습니다! 아버님께서 만일 다시금 녹죽보의 위풍을 떨칠 마음이 없으시다면 저를 보내셨을 리도 없고 친히 달려오시지도 않으시겠지요."

陳大可道:「說的也是,老朽也憋不住這口氣,如非姑爺這件事鬧到開封府來,我還真不知道,有一個這樣龐大的組合,在開封地面上如此霸道。」 

진대가가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늙은이도 이 화를 참지 못하겠습니다. 만일 서방님이 이 일로 개봉부에 오지 않으셨다면 이렇게 방대한 조직이 개봉 땅에 세력을 떨치고 있을 줄은 제가 아직 몰랐겠지요."

雷慶道:「陳老,他們似乎是和官府中也有來往。」 

뇌경이 말했다.

"진노, 그들은 관부와도 왕래가 있는 듯 하오."

陳大可道:「這倒是一個麻煩,老堡主有一個特異的規定,那就是任何情況下,都不許和官府中人動手。」 

진대가가 말했다.

"그거 성가시게 되었구려. 노보주께는 하나의 특이한 규정이 있는데 그건 바로 어떤 상황하에서도 관부의 사람과 싸우는 것을 불허한다는 것이오."

歐陽成方冷笑一聲,道:「如若官、匪真的勾結起來,官和匪有何不同?咱們總不能伸長了脖子,任他砍去腦袋。」 

구양성방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만약 관부와 비적들이 정말 결탁했다면 관부가 도적들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우리는 목을 길게 빼고 그들이 목을 베게 해서는 안됩니다."

陳大可笑一笑,道:「二少東,看起來這件事十分曲折,一旦放手幹,有得你施展身手的機會,問題是咱們還得老堡主到來後才能決定,二少東還得忍耐一二。」

진대가가 웃으며 말했다.

"둘째 소동주, 보아하니 이 일은 곡절이 아주 많습니다. 일단 앞뒤 안가리고 싸우게 되면 당신은 솜씨를 시전할 기회가 있지만 문제는 노보주께서 도착하신 뒤에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소동주는 좀 인내하셔야 합니다."

歐陽成方道:「鬧了半天,咱們還不知對方是誰,至少陳老也該想法子摸摸對方的底子,等我爹到了之後,咱們就來一個迅雷不及掩耳,先找到他們窩裡去,一下子把事情了斷。」 

구양성방이 말했다.

"반나절을 뛰어다녀도 우리는 상대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적어도 진노께서도 상대방의 내막을 탐지할 방법을 세워야 합니다. 제 아버님이 도착하신 뒤 우리는 귀를 막을 틈도 없이 천둥이 울리듯 재빨리 그들의 소굴로 찾아가서 단번에 일을 마무리 지읍시다."

陳大可道:「二少東,這個老朽自有準備,不勞費心,我已吩咐廚下備了酒菜,咱們一面喝酒,一面等候老堡主的大駕。」 

진대가가 말했다.

"둘째 소동주, 그건 늙은이에게도 당연히 준비가 되어 있으니 마음 쓰지 마십시오. 제가 이미 부엌에 분부하여 술과 요리를 준비시켰으니 우리 술을 마시면서 노보주님을 기다립시다."

杜天龍突然想起了凌度月,一個人還在客棧之中,半天歷經事端,有如瀑布浪泉,緊張得叫人喘不過氣,無暇想到凌度月還在客棧,當下站起身子一抱拳,道:「陳老前輩,客棧還住著一個朋友,咱們先回客棧瞧瞧去。」 

두천룡은 돌연 능도월 한 사람이 아직 객잔에 있음을 떠올렸다.  반나절간 겪은 일들이 마치 폭포에 출렁이는 물결처럼 긴장감이 사람을 몹시 숨을 헐떡이게 하였기에 능도월이 아직 객잔에 있을음 생각할 틈이 없었다. 즉시 일어서서 포권하며 말했다.

"진노선배, 객잔에 아직 한 명의 친구가 있으니 우리 먼저 객잔에 돌아가봅시다."

歐陽成方道:「大姐夫,客棧住的什麼人?」 

구양성방이 말했다.

"자형, 객잔에 있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杜天龍略一沉吟,道:「我回去把他接來,再替你們引見一下。」 

두천룡이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내가 돌아가서 그를 데려와 당신들께 소개하겠네."

陳大可經驗豐富,察顏觀色,已知杜天龍有難言之隱,當下說道:「那很好,你去接他來此,老堡主如於今日趕到,必然有很多的話要問你,這裡地方很寬大,多上三二十號人,也有安歇的地方。」 

진대가가 경험이 풍부하여 안색을 살피더니 두천룡이 말하기 곤란한 비밀이 있음을 알고 즉시 말했다.

"그거 아주 좋겠습니다. 당신이 가서 그를 데려오십시오. 노보주께서 만일 오늘 도착하시면 틀림없이 당신에게 아주 많은 질문을 하실 겁니다. 그곳은 아주 넓어서 이삼십 명이 넘는 사람도 편안히 쉴 수 있습니다."

杜天龍道:「晚輩盡力勸他來此就是。」 

두천룡이 말했다.

"후배는 최선을 다해 그를 그곳으로 가자고 권하겠습니다."

歐陽成方站起身子,道:「走!我和你一起去。」 

구양성방이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갑시다! 제가 함께 가겠습니다."

杜天龍回顧了雷慶,苗奇,黃蜂女一眼,道:「三位不用去,我和人傑及成方去一趟就行了。」 

두천룡이 뇌경, 묘기, 황봉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세 분은 가실 필요 없습니다. 나와 인걸, 성방이 가면 되겠군요."

雷慶心中已然明白了杜天龍的用心,點點頭,道:「三位早去早回。」 

뇌경은 마음 속으로 이미 두천룡의 의도를 잘 알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세 분은 얼른 다녀오시오."

杜天龍由懷中取出一粒藥丸,道:「黃姑娘,這藥丸姑娘請先服下。」 

두천룡이 품 속에서 한 알의 환약을 꺼내어 말했다.

"황낭자, 낭자는 우선 이 환약을 먹으시오."

黃蜂女接過藥丸,未再多問,杜天龍也不再詳作說明,帶著王人傑,歐陽成方,直向下榻客棧。 一出門,歐陽成方就發覺有人追蹤,不禁心頭火起,冷哼一聲,道:「大姐夫,他們似是冤鬼纏身,步步不放,你們先走一下,我來教訓他們一下。」 

황봉녀는 환약을 건네받고 더 여러 말 없었다. 두천룡도 상세한 설명 없이 왕인걸, 구양성방을 데리고 그대로 투숙했던 객잔으로 향했다. 문을 나서자 구양성방은 뒤를 쫓는 사람이 있음을 발견하고 절로 화가 치밀어 올라 차갑게 흥, 하고는 말했다.

"자형, 그들은 몸에 달라붙은 원귀(冤鬼)처럼 가는 곳 마다 놓아주질 않는군요. 당신들 먼저 가십시오. 저는 그들에게 한번 교훈을 내려주어야겠습니다."

杜天龍笑道:「見怪不怪,其怪自敗,現在先忍耐一下,等岳父大人到來之後再作計議,眾目睽睽的大街之上,量他們也不敢耍什麼花樣。」 

두천룡이 웃으며 말했다.

"이상한 일을 겪어도 놀라지 않으면 그건 자연히 사라진다네. 지금은 우선 좀 참고 장인어른께서 오시면 다시 계획을 논의하세.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큰 길에서는 그들도 감히 무슨 짓을 저지르지 못할 걸세."

歐陽成方強自按捺下心頭怒火,沒有發作出來。 回到下榻客棧,杜天龍安排了歐陽成方和王人傑,在跨院中上房等候,獨自繞入了凌度月的房中。 凌度月仍是一身車伕裝扮,獨自坐在小室之中。 

구양성방은 억지로 마음 속 노화를 억누르고 발작하지 않았다. 투숙했던 객잔으로 돌아오자 두천룡은 구양성방과 왕인걸을 과원 안의 상방에서 기다리도록 하고는 홀로 능도월의 방으로 돌아 들어갔다. 능도월은 여전히 일신에 마부 차림을 하고 혼자 작은 방 안에 앉아있었다.

杜天龍一抱拳,道:「凌兄,我們兩度遇險,多承護救,都是凌兄之力吧?」 

두천룡이 포권하며 말했다.

"능형, 우리들이 두 차례의 위험에서 구함을 받았는데 모두 능형의 힘이었는가?"

凌度月淡淡一笑,未承認也未否認,卻一轉話題,道:「聽說綠竹堡的人,也到了開封府。」 

능도월이 담담히 웃으며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화제를 돌려 말했다.

"듣기로 녹죽보의 사람도 개봉부에 도착했고요?"

杜天龍道:「不錯,這一路上委曲了你,現在似已用不著再掩飾身份了,家岳今夜可到開封,凌兄請換過衣服,恢復本來面目,在下為凌兄引見家岳。」 

두천룡이 말했다.

"그렇다네. 이번에 자네가 억울함을 당했네. 이제는 더이상 신분을 감출 필요가 없는 듯 하네. 장인어른이 오늘 개봉에 도착하실 테니 능형은 의복을 갈아입고 본래의 면목(面目)을 회복하게. 내가 장인어른께 능형을 소개하겠네."

凌度月沉吟了一陣,道:「如論行事方便,還是凌某人目下這身份好些……」 

능도월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일은 할 때의 편리함으로 말하자면 능모는 지금 이 신분이 좋습니다만..."

杜天龍急道:「如何能再這樣委曲凌兄,而且目下局勢已漸明朗,凌兄,如仍以扮裝身份,也無法掩飾本身的鋒芒了。」 

두천룡이 급히 말했다.

"어떻게 더이상 이렇게 능형이 억울함을 당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지금 국세(局勢)는 이미 점차 뚜렷해지고 있네. 능형이 여전히 신분을 가장한다 해도 본신의 예기를 숨길 수 없다네."

凌度月笑道:「對方情形我已摸到了一點邊,杜兄既然覺著不用再暗中行事,兄弟就恢復本來的面目了。」 

능도월이 웃으며 말했다.

"상대방의 정황은 저도 이미 가장자리는 조금 밝혀냈습니다. 이왕 두형께서 암중으로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시니 형제도 본래의 면목을 회복하겠습니다."

揭下了人皮面具,換過衣衫,頓時恢復了丰神俊朗的瀟灑形貌。帶著凌度月同回上房,引見歐陽成方,算過店錢,一行人立即轉回到大祥記綢緞莊去。 這時,大廳上盛宴已開。 歐陽成方和凌度月十分投緣,拉著凌度月坐在一起。 黃蜂女似乎是從沒有見到這樣俊秀動人的男人,兩道目光不時在凌度月的臉上打轉。 

인피면구를 떼내고 의삼을 갈아입자 즉시 생기 넘치고 준수한 모습을 회복했다. 능도월을 데리고 상방으로 돌아와 구양성방을 소개하고 객잔에 계산을 치른 뒤 일행은 즉시 대상기 포목점에 도착했다. 이때 대청에는 성대한 주연이 열리고 있었다. 구양성방은 능도월과 몹시 마음이 맞아서 능도월을 이끌고 같이 앉았다. 황봉녀는 마치 여태 이렇게 준수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남자를 본 적이 없는 듯 두 줄기 시선이 수시로 능도월의 얼굴로 돌려졌다.

杜天龍一一替群豪引見姓名,但未把凌度月的詳情奉告。 自然,那是事先得到凌度月的囑咐。 所以,陳大可,歐陽成方,黃蜂女等,對凌度月的瞭解並不太多。 

두천룡은 군호들에게 성명을 소개했지만 능도월의 상세한 사정은 알려주지 않았다. 당연히 그것은 사전에 능도월의 당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진대가, 구양성방, 황봉녀 등은 능도월에 대해 결코 그리 많이 알지 못했다.

陳大可很注意凌度月,只覺此人表面雖然謙和,骨子裡卻有一股冷傲之氣,隱隱間有一股目空四海的味道。 他經練數十年,閱人千萬個,心中明白凡是具有這等冷傲之氣的人,必然是身負絕技的高人。 但仔細觀察之下,卻又瞧不出他有什麼特異之處。 

진대가는 능도월에게 몹시 주의를 기울였다. 이 사람은 표면으로 비록 겸손하고 온화했지만 뼛속까지 냉오(冷傲)한 기질이 있으며 은연중에 한 줄기 거만한 분위기가 있다고 느꼈다. 그는 수십 년간 수 천 수 만 명의 사람을 겪어서 이렇게 냉오한 기질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몸에 절기를 지닌 고인임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관찰했으나 그에게 무슨 특이한 데가 있는지 알아내지 못하였다.

端起了一杯酒,陳大可緩緩說道:「凌兄,老朽敬一杯。」 

술잔을 들어올리며 진대가가 천천히 말했다.

"능형, 한 잔 합시다."

凌度月端起酒杯,笑道:「不敢當,在下的酒量不太好。」 

능도월이 술잔을 들고 웃으며 말했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저의 주량은 좋지 않습니다."

輕啜一口,放下酒杯。 太陽還未下山,綠竹雖的老堡主帶著歐陽鳳,也趕到了開封。 陳大可,杜天龍等,恭迎廳外,只有凌度月,候在廳中未迎出去。 

살짝 한 모금 하고 술잔을 내려놓았다. 해가 아직 지지 않았을 때 녹죽보의 노보주가 구양봉을 데리고 개봉에 도착했다. 진대가, 두천룡 등은 대청 밖으로 마중나가고 능도월만이 마중 나가지 않고 대청 안에서 기다렸다.

陳大可一個長揖,道:「見過老堡主。」 

진대가가 장읍하며 말했다.

"노보주님을 뵈옵니다."

老堡主一拱手,道:「不用多禮,咱們大廳裡談。」 

노보주가 공수하며 말했다.

"너무 예를 차릴 필요 없네. 우리 대청에서 이야기하세."

當先舉步入廳,歐陽鳳緊隨身後。 

앞장 서서 대청으로 들어가자 구양봉이 뒤를 따랐다.

凌度月一抱拳道:「末學後進凌度月,見過老堡主。」 

능도월이 포권하며 말했다.

"말학후진(末學後進) 능도월이 노보주님을 뵙습니다."

歐陽鳳早已經告訴過父親,老堡主心裡有數,連忙還一禮,道:「老朽擔當不起,少俠請坐。」 

구양봉이 벌써 부친에게 말했기에 노보주는 마음 속으로 잘 알고 급히 답례하며 말했다.

"늙은이는 감당할 수 없네. 소협, 앉게."

凌度月微微一笑,原位坐下。 

능도월은 미소짓고는 원래 자리에 앉았다.

歐陽鳳福了一福,道:「見過凌少俠。」 

구양봉이 손을 모아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능소협을 뵈어요."

凌度月一閃身,道:「不敢,杜夫人請坐。」 

능도월이 얼른 몸을 피하며 말했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두부인께서는 앉으시지요."

目睹老堡主和歐陽鳳對凌度月的敬重,陳大可暗暗奇怪,老堡主為人雖然和氣,但對一個如此年輕的人這般敬重,還是從未有過的事。 

노보주와 구양봉 등의 능도월에 대한 존중을 목도한 진대가는 속으로 이상히 여겼다. 노보주는 사람됨이 비록 온화하지만 이처럼 젊은 사람에 대해 이렇게 존중하는 것은 여태껏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歐陽成方心性急,一欠身,急水下灘般,說出了趕到開封的經過。 歐陽老堡主點點頭,目光轉注到杜天龍的身上,道:「事情怎會演變至此呢?」 

구양성방은 성격이 급하여 허리를 숙여보이고 세찬 물결이 여울을 내려가듯 개봉에 도착한 경과를 이야기했다. 구양 노보주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선을 두천룡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일이 어쩌다 여기까지 이르렀는가?"

杜天龍站起身子,道:「保過柳家那趟鏢,事情就一波連一波,未平復過……」 

두천룡이 일어나서 말했다.

"류가의 그 인간 표물을 호송하다 일이 점점 커져서 아직 원래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簡明說出了事情經過,自然把凌度月的事情瞞了一些。 

일의 경과를 간단히 설명했다. 당연히 능도월의 일은 조금 숨겼다.

歐陽老堡主沉吟了一陣,道:「大可,你瞧這是什麼人幹的?」 

구양노보주가 침음하더니 말했다.

"대가, 자네가 보기에 이것이 누구의 짓인가?"

陳大可道:「屬下這些年來,一直避免參與江湖事務,還未摸清楚對方的底細,不敢妄作論斷。」 

진대가가 말했다.

"속하는 요 몇 년 이래로 줄곧 강호의 일에 참여하는 것을 피해왔기에 아직 상대의 내막을 밝히지 못했으니 감히 함부로 단언할 수가 없습니다."

歐陽老堡主微微一笑,道:「凌世兄,對此有何看法?」 

구양노보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능세형, 이 일에 대해 어떤 견해가 있는가?"

凌度月究竟是年輕人,歐陽老堡主這麼一高抬,抬得他有些難再矜持,緩緩說道:「就在下查看所得,這是很奇怪的組合,他們不能算江湖上門戶幫會,因為他和官府中有著往來……」 

능도월은 어쨌든 젊은이다. 구양 노보주가 더이상 조심스럽게 굴기 어려울 정도로 이렇게 추켜세우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가 조사해본 바로는 이것은 아주 기괴한 조직입니다. 그들을 강호의 문호(門戶)나 방회(幫會)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관부와 왕래가 있기 때문인데..."

一聽說和官府有關,歐陽老堡主就不禁一皺眉頭,道:「這個確然是很麻煩了。」 

관부와 관계가 있다는 말을 듣자 구양노보주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거 확실히 아주 성가지게 되었구먼."

凌度月道:「雖然和官府中有來往,但他們借重的還是江湖……」 

능도월이 말했다.

"비록 관부와 왕래가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강호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目光一掠苗奇、黃蜂女,接道:「他們不惜重金,聘約江湖高手和杜總鏢頭,及在下王恩兄作對,必要殺之而甘心。」 

시선이 묘기, 황봉녀를 스치더니 말을 이었다.

"그들은 많은 돈을 아까워하지 않고 강호고수들을 초빙해 두총표두 및 저의 왕은형(王恩兄)와 대적시켜 반드시 죽이고 말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老堡主道:「這就是老朽不明白的地方了,小婿只不過是一個保鏢的鏢頭,吃一口奔波勞碌飯,既談不上名揚江湖,也不算什麼武林高手,對方既非為利劫鏢,更不可能是殺小婿以揚名立萬,他們的用心何在呢?」 

노보주가 말했다.

"그것이 바로 늙은이가 알 수 없는 점이네. 사위는 단지 분주히 뛰어다니며 밥벌어 먹고 사는 일개 보표의 총표두일 뿐이니 강호에서 이름을 날렸다고 할 수도 없고 무슨 무림고수라고 할 수도 없네. 상대방이 표물을 겁탈하기 위함도 아니고 사위를 죽여서 이름을 만방에 떨칠 것도 더더욱 아닌데 그들의 의도가 무엇일까?"

凌度月道:「也許杜總鏢頭是堡主的嬌客,以及在下的捲入,使他把事情越辦越大,就在下聽得消息,江湖上一些很有名氣的黑道殺手,都趕來了開封。」 

능도월이 말했다.

"어쩌면 두총표두가 보주님의 사위이기 때문일 겁니다. 아울러 제가 말려듬으로써 사정이 갈수록 커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들은 소식으로는 강호에 아주 유명한 흑도살수가 모두 개봉에 왔다고 합니다."

歐陽老堡主一皺眉道:「這麼說來,他們非要殺了小婿不可了。」 

구양노보주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사위를 죽이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것이로군."

凌度月道:「看情形,似是被老堡主言中了。」 

능도월이 말했다.

"정황으로 보아 노보주님의 말씀이 맞는 듯 합니다."

老堡主沉吟了片刻,道:「凌世兄,既探知他們和官府有來往,卻又探得他們聘請了不少江湖高手和小婿為難,想必是已找出些眉目了。」 

노보주는 잠시 침음하더니 말했다.

"능세형은 이미 그들이 관부와 왕래가 있음을 탐지했고, 또한 그들이 초청한 적잖은 강호고수들이 사위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음을 알아냈으니 약간의 실마리를 찾아냈을 걸로 생각되는구먼?"

凌度月道:「在下雖然探出不少的內情,但還未找出他們幕後的主持人物,不過有一點可以肯定,那幕後人物,一定很有錢,禮聘那樣多江湖殺手,恐怕是一筆很龐大的數字。」 

능도월이 말했다.

"제가 비록 적지 않은 내정을 알아냈지만 아직 그들 막후의 주지인물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 막후인물이 틀림없이 아주 돈이 많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렇게 많은 강호의 살수를 초빙하려면 아주 큰 금액이 있어야 하니까요."

老堡主道:「能聘到冷八公那樣的殺手,確然要一筆很大的銀子,就老夫所知,冷八公這人是六親不認,計酬殺人,全無交情可言。」 

노보주가 말했다.

"냉팔공과 같은 그런 살수를 초빙할 수 있다니 확실히 아주 큰 은자가 있어야 할 걸세. 노부가 알기로 냉팔공은 사정을 봐주지 않고 살인의 보수를 계산하며 전혀 친분을 내세울 수 없다고 하네."

陳大可長長吁了一口氣,道:「老堡主,這檔事實在有些奇怪,古往今來,江湖上大約沒有發生過這樣的事情,重金聘請江湖高手,目的只在追殺一位鏢局的東主,而且一次不成,再次又來,大有不得手不罷休的用心,這要多少錢,目的何在?」 

진대가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노보주님, 이 일은 사실 좀 기괴합니다. 고금 이래 강호에서는 아마 거금을 들여 강호고수를 초빙하고 목적은 오로지 표국의 동주(東主:가게 주인)를 추살하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게다가 한 번 성공하지 못하자 다시 또 찾아오니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면 그만두지 않겠다는 의도가 다분합니다. 얼마의 돈이 필요하며 목적은 무엇일까요?"

歐陽老堡主突然又把目光轉注在杜天龍的身上,神情肅然地說道:「天龍,你自己想想看,這些年來你作了什麼神、人共憤的事?使人非有殺你不足以消去心頭之恨。」 

구양 노보주가 돌연 또 눈길을 두천룡에게 돌리더니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천룡, 너 자신이 한번 생각해보아라. 요 몇 년간 너는 남이 너를 죽이지 않으면 마음 속 한이 풀리지 않을 정도의 천인공노할 일을 저지르지는 않았느냐?"

這位江湖名宿,雖然退休了多年,但他自有一種威嚴的氣勢,此幾句話問得聲色具剛。 

이 강호의 명숙(名宿)은 비록 다년간 은퇴하여 쉬었지만 그 자신의 일종의 위엄있는 기세는 이 몇 마디 질문하는 목소리와 표정에는 강건함을 갖추고 있었다.

杜天龍愣了一愣,起身一個長揖,說道:「小婿保鏢為生,在江湖上結了不少仇家,但自信沒有做出一件是神、人共憤的事,頭上三尺有青天,小婿如有一句謊言,天誅地滅。」 

두천룡이 깜짝 놀라서 일어나 장읍하고는 말했다.

"사위가 보표로 생업을 삼아 강호상에 적잖은 원수를 맺었지만 천인공노할 일은 한 건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자신합니다.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사위가 만일 한 마디라도 거짓말을 했다면 천벌을 받을 것입니다."

老堡主的凜然神色,不但使杜天龍驚慌莫名,就是黃蜂女、苗奇等,也有些心頭怦然,只覺他那股冷厲的氣勢,頗有奪人神志的威嚴,大廳中鴉雀無聲。 

노보주의 서슬 시퍼런 표정에 두천룡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랐을 뿐 아니라 황봉녀, 묘기 등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의그 냉엄한 기세는 자못 사람의 혼백을 빼놓는 위엄이 있어서 대청 안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杜天龍立下重誓,老堡主臉上的冷厲神色,逐漸轉成一股激怒之氣。 只見他緩緩站起身子,端起桌上酒杯,說道:「皇天在上,諸神共鑒,我歐陽明金盆洗手,封刀歸隱。十幾年來,一直恪守信誓,未出堡門一步,不問江湖是非,小婿受追殺,而且出手的盡都是武林中第一等的殺手,蘭因絮果,莫非是種於弟子之身,形勢迫人,弟子不得不暫拋誓言,重入江湖,再啟封刀,為武林除害了。」 

두천룡이 거듭 맹세하자 노보주 얼굴의 냉엄한 표정은 점차 한 줄기 격노한 기색으로 바뀌었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더니 탁자의 술잔을 들고 말했다.

"하늘에 있는 모든 신들은 굽어 살피소서. 저 구양명은 금분세수(金盆洗手)하여 칼을 봉하고 은거한 지 십 년 이래로 줄곧 맹세를 엄격히 지키며 보문(堡門)을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고 강호의 시비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사위가 추살을 당하고 게다가 출수한 자들이 모두 무림의 제 일등 살수들인지라 맹세를 깨뜨리게 되었습니다. 일이 제자 자신에 의해 비롯된 것일 수도 있어 형세에 쫓겨 제자는 부득불 맹세를 잠시 포기하고 다시 강호에 들어서서 칼의 봉인을 뜯고 무림을 위해 해악을 제거하겠습니다."

一揮手,撒出杯中之酒,大步行出廳外,對天大拜三拜。 這無疑解除了他立下的誓言,綠竹堡中人,又重行入了江湖上的恩怨是非之中。 

잔 속의 술을 뿌리고 큰 걸음으로 청 밖으로 걸어나가 하늘에 큰절을 세 번 했다. 이것은 두 말할 것 없이 그가 했던 맹세를 해제하는 것이며 녹죽보가 또 다시 강호의 시비은원(是非恩怨) 속으로 들어선 것이다.

廳中人個個肅立原位,直待歐陽明歸回原座,陳大可才一欠身,道:「堡主決心再啟封刀重入江湖,咱們也可放手一拼,屬下這就去關照他們一聲,放手施為。」 

청 안의 사람들은 한 사람 한 사람 엄숙하게 원래 자리에 서있었는데 구양명이 자리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진대가가 몸을 숙이며 말했다.

"보주께서 칼의 봉인을 뜯고 다시 강호로 들어가실 결심을 하셨으니 저희들도 거리낌 없이 목숨을 걸고 싸울 수 있게 되었군요. 속하는 바로 가서 그들에게 알려서 마음놓고 시행하라고 하겠습니다."

歐陽明一搖手,道:「慢著。」 

구양명이 내저으며 말했다.

"잠깐."

陳大可一欠身,道:「老堡主還有什麼吩咐?」 

진대가가 몸을 숙이며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歐陽明道:「咱們要先禮而後兵,你先坐下,綠竹堡重入江湖,總不能留給人話柄。」 

구양명이 말했다.

"우리는 먼저 예로 대하고 나중에 무력을 써야 하네. 자네는 우선 앉게. 녹죽보가 강호에 다시 들어섰으니 어쨌든 남들에게 구실을 남겨서는 안되네."

陳大可應了一聲,歸入原座。 

진대가가 대답하고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歐陽明輕輕咳了一聲,回目望著杜天龍,道:「聽說你已把鏢局歇了。」 

구양명이 가볍게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두천룡을 돌아보며 말했다.

"자네는 이미 표국을 그만두었다고 들었네."

杜天龍恭恭敬敬地應道:「是的,小婿已經歇了鏢局子。」 

두천룡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예. 사위는 이미 표국 문을 닫았습니다."

歐陽明道:「好!大可,你想法子通知開封地面的武林同道一聲,就說龍鳳鏢局已經歇了業,杜天龍夫婦暫住在大祥記綢緞莊中。」 

구양명이 말했다.

"좋아! 대가, 자네는 개봉 땅의 무림동도들에게 통지하되, 용봉표국은 이미 장사를 그만두었고 두천룡 부부는 잠시 대상기 포목점에 지내고 있다고 하게."

陳大可道:「屬下這就遣人送出訊息,但不知老堡主重出江湖的事,是否也要告訴他們。」 

진대가가 말했다.

"속하가 바로 사람을 보내어 소식을 내보내겠습니다만, 노보주께서 강호에 다시 출도하신 일을 그들에게 알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歐陽明道:「告訴他們,明人不作暗事,我一生光明磊落,這番重出江湖,也不希望使清白受到沾污。」 

구양명이 말했다.

"알리게. 떳떳한 사람은 남모르게 일을 벌이지 않는다네. 나는 일생을 광명정대하게 살아왔으니 이번에 다시 강호에 나서서 청백(清白)을 더럽히게 되지 않기를 바라네."

陳大可道:「屬下就去趕辦。」 

진대가가 말했다.

"속하, 바로 가서 처리하겠습니다."

需知那歐陽明能夠成為武林中一代客觀存在人人敬仰的人物,並非全是武功高強,他的智略、氣度,都有著過人之處。 黃蜂女和苗奇,都不禁生出了敬佩之心,自動的詳述了受雇的經過。 

구양명은 무림에서 사람마다 경모하는 일대(一代)의 객관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뭔 소린지 원,,,). 결코 무공만 고강한 것이 아니라 그의 지략, 기도(氣度) 모두 남보다 뛰어난 데가 있었던 것이다. 황봉녀와 묘기는 모두 경탄하는 마음이 생겨나는 것을 금할 수 없어 절로 고용되었던 경과를 상세히 이야기했다. 

歐陽明笑一笑,道:「苗兄的大名,老朽相聞已久,只是沒有見過罷了,此番相助小婿,老朽十分感激。」 

구양명이 웃으며 말했다.

"단지 만난 적이 없을 뿐이지 묘형의 대명은 늙은이가 들은 지 오래요. 이번에 사위를 도와주어 늙은이는 몹시 감격하오."

苗奇道:「慚愧,慚愧。」 

묘기가 말했다.

"부끄럽소이다."

歐陽明目光轉注到黃蜂女的身上,接道:「姑娘,老朽昔年和令堂有過數面之緣……」 

구양명이 황봉녀에게로 눈길을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낭자, 늙은이는 옛날 영당과 몇 번 만난 인연이 있다네..."

黃蜂女接道:「老前輩,家母在江湖的聲名,是不是很壞?」 

황봉녀가 말했다.

"노선배님, 강호에서 가모(家母)의 명성은 아주 안좋았지요?"

歐陽明道:「令堂使很多人誤解,不過老朽的看法,令堂只是行事偏激一些,有時太急,誤傷了不少人。」 

구양명이 말했다.

"영당은 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샀지. 그러나 늙은이가 보건대 영당은 단지 일을 함에 있어 좀 과격하고 때로는 너무 성급하여 적지 않은 사람을 잘못하여 상해를 입혔을 뿐이네."

黃蜂女道:「老前輩的氣度宏大,不忍傷害晚輩,晚輩未和杜總鏢頭、雷老英雄相處之前,確然不知自己為人哪裡不對。這半月相處,使晚輩體會到正邪之間,確然有很大的分野。」 

황봉녀가 말했다.

"노선배님의 기도가 웅대하시어 차마 후배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으시려는군요. 후배가 두총표두, 뇌노영웅과 같이 지내기 전에는 확실히 자기의 사람됨이 어디가 잘못 되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보름간 같이 지내고보니 후배는 정사지간(正邪之間)에는 확실히 아주 커다란 경계가 있음을 체득했습니다."

歐陽明微微一笑,道:「那很好,姑娘身具慧眼,能夠及時醒悟,明辨是非,老朽為姑娘慶賀。」 

구양명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거 아주 잘됐군. 낭자가 혜안을 갖추었기에 때마침 깨달아 시비를 분명히 분간할 수 있는 걸세. 축하하네."

凌度月突然輕輕咳了一聲,道:「老堡主,晚輩有幾點不太了然之處,不知可否請教一二?」 

능도월이 돌연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노보주님, 후배는 몇 가지 이해가 안되는 점이 있는데 가르침을 청해도 될런지요?"

歐陽明道:「凌世兄,有什麼指教,但請明言?」 

구양명이 말했다.

"능세형, 가르침이라 할 게 뭐 있겠나. 터놓고 말하게."

凌度月道:「老前輩通知武林同道重出江湖之後,往後作何打算?」 

능도월이 말했다.

"노선배님은 무림동도들에게 다시 강호에 나서게 되었음을 통지한 이후에 어떻게 하실 작정이십니까?"

歐陽明道:「唉!老朽希望,他們能夠看我這張老臉,事情到此而止……」 

구양명이 말했다.

"후! 늙은이는 그들이 나의 얼굴을 보아 일을 이쯤에서 그치기를 바라네..."

凌度月接道:「晚輩的看法,似乎是不太可能。」 

능도월이 말했다.

"후배의 생각으로 그리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歐陽明道:「老朽也明白,這似乎不太可能,不過老朽希望給人一個選擇的機會,屈幾位的大駕,暫在大祥記留住幾日,等他們找上門來,再作打算。」 

구양명이 말했다.

"늙은이도 알고 있네. 그건 아마 그리 가능성이 없겠지. 그러나 늙은이는 그들에게 하나의 선택할 기회를 주고 싶네. 불편하더라도 여러분들이 잠시 대상기에 며칠 머물러 주시오. 그들이 찾아오면 다시 계획을 세웁시다."

凌度月道:「原來如此,老前輩果不愧一代武林名宿,單是這份氣度,就非常人能及。」 

능도월이 말했다.

"원래 그러했군요. 노선배님은 과연 일대 무림명숙으로 부끄럽지 않습니다. 이 정도의 기도만으로도 보통사람이 미칠 수 없습니다."

歐陽明道:「老了,已不復當年的雄心豪氣了。」 

구양명이 말했다.

"늙었네. 이미 당시의 웅심(雄心), 호기(豪氣)는 되찾을 수 없다네."

凌度月道:「老前輩胸懷磊落,但對手卻未必是有些胸懷,晚輩之意,讓他們準備好了大舉來犯,倒不如咱們也暗中派人查看一下他們動靜。」 

능도월이 말했다.

"노선배님은 공명정대한 마음을 가지고 계시지만 상대도 반드시 그러지는 않을 것입니다. 후배의 생각은 그들이 잘 준비하여 대거 침범해오게 하느니 우리도 암중으로 사람을 보내어 그들의 동정을 조사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歐陽明道:「什麼人去呢?」 

구양명이 말했다.

"누가 가지?"

凌度月道:「晚輩初入江湖,識者不多,如是老堡主相信得過,晚輩就毛遂自薦了。」 

능도월이 말했다.

"후배는 처음 강호에 들어섰기에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만일 노보주께서 믿어주신다면 후배가 맡겠습니다."

歐陽明道:「凌世兄肯親自出馬,那是再好不過,只是為老朽和小婿的事,這樣勞動你凌世兄叫人不安得很。」 

구양명이 말했다.

"능세형이 직접 나선다니 그렇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지. 다만 늙은이와 사위의 일로 인해 이렇게 능세형이 고생하니 너무 미안하네."

凌度月道:「老堡主言重了,晚輩這就暫行告辭。」 

능도월이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바로 후배는 잠시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歐陽成方突然站起身子,道:「我也很少在江湖上走動,我和凌兄同去一趟。」 

구양성방이 돌연 일어나더니 말했다.

"나도 거의 강호를 다니지 않았으니 능형과 함께 가겠소."

歐陽明冷冷說道:「坐下,你大搖大擺地在開封府游了一天,還認為別人不認識你,有你同行,那是成事不足,敗事有餘了。」 

구양명이 냉랭하게 말했다.

"앉거라. 네가 여보란 듯이 하룻 동안 개봉부를 돌아다녔는데 다른 사람이 너를 알아보지 못하리라 여기느냐? 네가 동행하면 오히려 일을 망친다."

歐陽成方不敢多言,緩緩坐了下去。 

구양성방은 감히 여러 말 못하고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黃蜂女道:「凌少俠,我跟你同去如何?」 

황봉녀가 말했다.

"능소협, 내가 당신과 함께 가면 어때요?"

凌度月道:「姑娘還是暫請留此,在下先去瞧瞧,如若有需用姑娘之處,再請姑娘幫忙。」 

능도월이 말했다.

"낭자는 잠시 이곳에 남아있으시오. 제가 먼저 가서 살펴보고 만약 낭자가 필요한 곳이 있으면 다시 낭자의 도움을 청하겠소." 

轉過身子,快步而去。 黃蜂女碰了一個不軟不硬的釘子,心中甚是難過,望著凌度月的背影,半晌說不出話來。 

돌아서서 빠르게 걸어갔다. 황봉녀는 두리뭉실하게(??) 거절 당하자 몹시 속상했다. 능도월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참을 아무 말도 없었다.

歐陽明淡淡一笑,道:「姑娘,由他去吧!姑娘役蜂逐敵,只怕早已被人認了出來,恐無法瞞過敵人的耳目了。」 

구양명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낭자, 내버려 두게! 낭자가 벌을 부려서 적을 쫓는다는 것을 벌써 남들이 알게 되어 적의 이목을 속여넘길 수가 없을 것 같네."

想一想,實也有理,心中的怒火消去了不少,緩緩落座。 

한 번 생각해보니 확실히 그 말도 일리가 있었기에 심중의 노화가 적잖이 사라졌고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這一陣一直很少開口的雷慶,突然說道:「老堡主這等張網待魚的辦法,十分高明,先給他們一個莫測高深的感覺,讓他們自動找上門來,既可保持了先禮後兵的氣度,誘敵犯我,再作反擊,不失一代名宿的身份。」 

그동안 계속 거의 입을 열지 않던 뇌경이 돌연 말했다.

"그물을 벌리고 물고기를 기다리는 노보주의 이런 방법은 십분 고명하오. 우선 그들에게 고심막측하다는 느낌을 주어 그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할 것이며, 예로 대하고 나중에 무력을 쓴다는 선례후병(先禮後兵)의 기도를 유지할 수 있고,적을 유인하여 나를 침범하게 만들어 다시 반격하니 일대 명숙의 신분을 잃지 않소이다."

歐陽明拂髯一笑,道:「雷兄,這件事由頭至今,雷兄大都在場,雷兄的看法,這件事是否和柳家有關呢?」 

구양명이 수염을 털어내며 웃더니 말했다.

"뇌형, 이 일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뇌형이 현장에 있었는데 뇌형이 보기에 이 일이 류가(柳家)와 관계가 있는 것 같소?"

雷慶道:「老堡主不恥下問,雷某人自當奉告一得之愚,當今之世,除了山西柳家長福銀號之外,還有什麼人,能有聘請這多武林中第一等人物的富豪我們作對,不過……」 

뇌경이 말했다.

"노보주가 불치하문(不恥下問)하니 뇌모는 응당  우견(愚見)을 고해야겠구려. 당금 세상에 산서 류가의 장복은호를 제외하고 또 누가 있어 이렇게 많은 무림 제 일등 인물을 초빙하여 우리와 대적할 수 있겠소? 그러나..."

歐陽明道:「不過什麼?」 

구양명이 말했다.

"그러나 뭐요?"

雷慶道:「柳家雖然財大勢雄,但他們沒有理由和綠竹堡結仇,這是在下唯一想不明白的地方。」 

뇌경이 말했다.

"류가가 비록 재산이 재산이 웅대하지만 그들은 녹죽보와 원수를 맺을 이유가 없소. 이것이 내가 유일하게 알 수 없는 점이오."

歐陽明道:「我也一直在想這件事,他們這做法不外兩種途徑?一種是他原本把事情看得很簡單,想不到連番受挫,惱羞成怒,不得不放手對付咱們……」 

구양명이 말했다.

"나도 줄곧 그 점을 생각했었소. 그들의 이 방법은 두 가지 길에서 벗어나지 않소. 하나는 원래 아주 간단한 일이라고 보았는데 생각지도 않게 연달아 좌절을 당하자 부끄럽고 분한 나머지 화가 나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를 처치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오..." 

沉思了片刻,接道:「這一個原因,是他有意逼老朽出山,只好讓他們償此心願了。」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

"이것이 하나의 원인이며 그들에게는 늙은이가 산을 내려오게끔 할 생각이 있었으니 부득이 그들의 그 심원을 이루어주어야 했소."

這時,陳大可已辦完事情,行入廳中。 

이때 진대가가 이미 일처리를 끝내고 청 안으로 들어왔다.

歐陽明道:「大可,事情辦完了吧?」 

구양명이 말했다.

"대가, 일은 다 처리했는가?"

陳大可道:「訊息已經發了出去,今夜之前,開封府面上,都知道老堡主啟封刀重入江湖的事。」 

진대가가 말했다.

"소식을 이미 발출했습니다. 오늘 밤 전에 개봉부 전체에서 노보주께서 칼을 봉인을 뜯고 다시 강호에 들어선 일을 알게 될 것입니다."

歐陽明話題一轉,道:「大祥記綢緞莊,從此刻起,好好的佈置一下,地處鬧區,就怕用火,連累了街坊鄰居,那就不好說話了。」 

구양명이 화제를 돌려서 말했다.

"대상기 포목점은 지금부터 최대한 안배를 하도록 하게. 번화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니 불을 쓴다면 이웃들까지 연루되니 그러면 말하기가 난감해지네."

陳大可點點頭,道:「屬下明白。」 

진대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속하, 잘 알겠습니다."

歐陽明道:「替客人準備靜室了嗎?」 

구양명이 말했다.

"손님을 위해 조용한 방을 준비해두었는가?"

陳大可道:「早已備好。」 

진대가가 말했다.

"벌써 준비했습니다."

歐陽明道:「那很好,帶他們各自回房去休息一下,也許今夜咱們就無法平安渡過。」 

구양명이 말했다.

"잘했네. 그들을 데리고 방으로 돌아가서 좀 휴식토록 하게. 어쩌면 오늘 밤 우리는 무사히 지나지 못할 걸세."

此刻,杜天龍突然取出一粒丹丸,交給了黃蜂女,道:「服下之後,運氣坐息一段時間,可除去身中餘毒。」 

이때 두천룡이 돌연 한 알의 단환을 꺼내어 황봉녀에게 건네주고 말했다.

"먹은 뒤에 운기하여 일정 시간 좌식하시오. 몸 속의 여독을 없앨 수 있소."

黃蜂女接過藥丸,正待招呼苗奇,歐陽鳳已行近身側。 

황봉녀는 환약을 넘겨받고 막 묘기를 부르려는데 구양봉이 이미 가까이 걸어왔다.

「妹子,走!咱們在一起休息,彼此照顧,也方便一些。」 

"동생, 가요! 우리 함께 휴식해요. 피차 보살펴주면 좀 편리할 거예요."

凌度月拒她千里之外,使她內心中產生了很大的自卑,認為在場中人,能和她患難相扶的,只有一個苗奇。 歐陽鳳近身相邀,使得黃蜂女心中產生了無比的感動,熱淚盈眶,幾乎要滾下來。 

능도월의 단호한 거절은 그녀 마음 속에 아주 커다란 열듬감이 생기게 하여 그곳에 있는 사람들 중에서 그녀와 환난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묘기 한 명 뿐이라 여겼다. 구양봉이 자신에게 가까이 불러들이자 황봉녀의 마음 속에는 비할 데 없는 감동이 생겨나서 하마터면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릴 뻔 했다.

陳大可也特別行了過來,招呼苗奇,道:「苗爺,先請回臥室中休息一下,二更之後,只怕還有麻煩苗爺的事。」 

진대가도 특별히 걸어와서 묘기를 불러 말했다.

"묘나으리, 우선 와실로 가서 좀 휴식하시구려. 이경이 지나면 또 묘나으니를 성가시게 할 일이 있을 것 같소."

苗奇道:「這幾日所歷所見,我自己感覺到這點本領有限得很,但我願作先軀死而無憾。」 

묘기가 말했다.

"요 며칠 겪어보니 나의 이 한 점 재간은 매우 한계가 있음을 느꼈소. 하지만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게끔 선봉에 나서기를 바라오."

陳大可道:「苗爺言重了。」 

진대가가 말했다.

"묘나으리, 별말씀을 다하시오."

眾人魚貫離去,大廳中只餘三個人,老堡主歐陽明,過關刀雷慶和歐陽成方。 雷慶是老堡主暗中示意下,留在廳中未走,歐陽成方卻是未得父命,不敢退下。 片刻之間,陳大可重入廳中,撤去殘席,又換上一桌酒菜,大廳中,多加了四支火燭,顯得更為明亮。 

중인들이 줄이어 떠나자 대청 안에는 오직 세 사람이 남았는데 노보주 구양명, 과관도 뇌경과 구양성방이었다. 뇌경은 노보주가 남몰래 눈짓하여 가지말고 대청에 남게 한 것이었고 구양성방은 부친의 명이 없어 감히 물러가지 못했다. 잠깐 사이에 진대가가 다시 청에 들어와 남은 자리를 치우고 탁자의 술과 요리를 갈았다. 대청 안에 네 자루의 화촉이 더해져서 더한층 밝았다.

歐陽明低聲道:「大可,全部準備好了?」 

구양명이 나직이 말했다.

"대가, 전부 준비되었는가?"

陳大可道:「都準備好了,但只怕他們不能體會到老堡主這番用心。」 

진대가가 말했다.

"모두 잘 준비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노보주님의 이번 의도를 이해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歐陽明道:「那是別人事,但咱們自己不能不準備一下。」 

구양명이 말했다.

"그건 다른 사람의 일이고 우리 자신은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네."

陳大可一欠身,退出廳外。 

진대가가 몸을 숙이고 대청 밖으로 물러났다.

歐陽明突然哈哈一笑,端起酒杯,道:「雷兄,你看他們連番追殺小婿的用心何在呢?」 

구양명이 돌연 하하, 웃으며 술잔을 들고 말했다.

"뇌형, 당신은 그들이 연달아 사위를 추살하려는 의도가 무엇이라 보시오?"

雷慶道:「這個嘛?在下一直未想明白,但見到你老堡主後,確使在下茅塞一開……」 

뇌경이 말했다.

"그건 내가 줄곧 생각해도 알 수 없지만 노보주 당신을 만난 뒤 확실히 생각이 탁 트였소..."

歐陽明接道:「雷兄瞧出了什麼?」 

구양명이 말했다.

"뇌형은 뭔가를 알아내셨소?"

雷慶道:「項莊舞劍,意在沛公,追殺令婿只不過是一個幌子……」 

뇌경이 말했다.

"항우가 검무(劍舞)를 추는 것은 유방을 죽이는데 뜻이 있듯 당신 사위를 추살하려는 것은 하나의 구실에 불과할 뿐이오..."

歐陽明點點頭,接道:「高見,高見,雷兄何妨暢述所見。」 

구양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견이오, 고견. 뇌형은 왜 의견을 시원하게 말하지 않으시오?"

雷慶道:「好,在下恭敬就不如從命了……」 

뇌경이 말했다.

"좋소. 공경하는 것은 명을 따르느니만 못하니..."

語聲一頓,接道:「一開始,這就是一個設計好的圈套,用心就指向了老堡主,希望把你逼得重出江湖,離開綠竹堡,天龍只不過是他們安排的一個借步。」 

잠깐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처음부터 이것은 하나의 잘 설계된 덫이었으며 목적은 노보주를 향하고 있었소. 당신이 녹죽보를 떠나 강호로 다시 나올 수 밖에 없도록 만들길 바랬던 것이오. 천룡은 단지 그들이 안배한 첫 단계의 구실에 불과하오."

歐陽明道:「仔細想來,確也是如此了。」 

구양명이 말했다.

"자세히 생각하니 확실히 그렇기도 하구려."

雷慶歎口氣,道:「但是我們早該說穿才對,寒陰透骨掌本是中人無救,偏巧的柳三夫人,就有那麼一節參王……」 

뇌경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진작 간파했어야 했소. 음한투골장은 본래 맞은 사람을 구할 수 없소. 공교롭게도 류삼부인에게 한 토막의 삼왕(參王)이 있었다는 것은..."

歐陽明哈哈一笑,道:「雷兄,再深一層想,那不是什麼參王,根本就是解藥,只是它形狀改作參王罷了。」 

구양명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뇌형, 한 층 더 깊이 생각하면 그것 무슨 삼왕도 아니오. 근본적으로 해약이며 단지 그것의 형상을 삼왕으로 바꾸었을 뿐이오."

雷慶道:「對啊!當時大家都注重在杜兄弟的生死之上,有誰去留心那參王是真是假?」 

뇌경이 말했다.

"맞았소! 당시에는 다들 두형제의 생사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데 누가 그 삼왕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주의하겠소?"

歐陽明凝目思索了一陣,道:「他們自始至終,就沒有殺死天龍的用心,但壓力卻一波強過一波,存心逼得小婿無路可走,自然就逼得老夫出頭了。」 

구양명이 미간을 모으고 한동안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들에게는 시작부터 끝까지 천룡을 죽일 의도가 없었소. 다만 점점 더 압력을 가해 사위가 달아날 길이 없도록 몰아세울 작정이었소. 당연히 노부가 나서지 않으면 안되게끔 하는 것이오."

雷慶道:「老堡主不愧是一代武林領袖人物,坐在綠竹堡,竟然把事情瞭解得如此深刻。」 

뇌경이 말했다.

"노보주는 일대 무림의 영수인물로 부끄럽지 않소이다. 녹죽보에 앉아서도 놀랍게도 사정을 이같이 깊이 이해하고 계시구려."

歐陽明道:「聽小女述說了經過之情,再聽適才諸位詳說各節,湊在一起,老夫才有了這個推斷,留下雷兄只是想再多求證一番。」 

구양명이 말했다.

"딸아이가 말해준 경과를 들었고 다시 방금 전 제위들의 상세한 이야기들을 듣고 한 데 모아놓고서야 노부는 이런 추단(推斷)을 했소. 뇌형을 남아있으라고 한 것은 좀 더 증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오."

雷慶道:「確然如此,但如老堡主不提起來,咱們卻又無從想起……」 

뇌경이 말했다.

"확실히 그와 같소. 하지만 만일 노보주가 언급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또 떠올리지 못했을 거요..."

似乎突然想到了一件重大的事,接道:「冷八公的出頭,荒野截擊,似乎又有些認真了。」 

마치 갑자스레 한 가지 중대한 일이 생각난 듯 말을 이었다.

"냉팔공이 나서서 황야에서 가로막고 공격을 한 것은 또 좀 진지한 면이 있는 듯 하오."

歐陽明道:「不錯,老夫出堡的事,我相信他們知道十分快速,這時他們倒很認真的準備殺死各位了,以淹滅逼我出山的證據,只是他們千算萬算算錯了兩件事,唉,這大約就是人算不如天算了。」 

구양명이 말했다.

"그렇소. 노부가 보(堡)를 나선 일은 그들이 재빨리 알았으리라 믿소. 그때 그들은 나를 산에서 내려오게 만든 증거를 파묻어버리기 위하여 아주 진지하게 제위들을 죽일 작정을 했소. 단지 그들이 천 가지 만 가지 계산을 했으나 두 가지를 잘못 계산하여소. 후, 이것이야말로 사람의 계산은 하늘의 셈보다 못하다는 것이오."

雷慶道:「是哪兩件事呢?」 

뇌경이 말했다.

"어떤 두 가지 일이오?"

歐陽明道:「一是凌度月少俠突然出現,而且又全力為小婿助拳,二是黃蜂女和苗奇的倒戈,自然這全是雷兄之力,點穿了對方的陰謀,使兩人變成了小婿很忠實的幫手?」 

구양명이 말했다.

"하나는 능도월 소협이 돌연 출현하였으며 게다가 또 전력으로 사위를 도와준 일이고, 두 번째는 황봉녀와 묘기가 창을 거꾸로 든 것이오. 당연히 이것은 전적으로 뇌형의 힘이었소. 상대방의 음모를 갈파하여 두 사람이 사위의 충실한 조력자로 변하게 하지 않았소?"

坐在一側的歐陽成方,只聽得圓睜雙目,道:「爹,這裡面竟有這大的曲折。」 

한 옆에 앉아있던 구양성방이 듣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아버님, 그 이면에는 이렇게 큰 곡절이 있었군요."

歐陽明道:「江湖上太複雜,也很奸險,你知道的太少,這就是為父的平日不讓你們多在江湖上走動的原因,走江湖,武功的強弱,只是條件之一。」 

구양명이 말했다.

"강호는 너무도 복잡하며 몹시 간사하고 음험하니 네가 아는 것은 너무도 적단다. 이것이야말로 애비가 평소에 너희들이 강호를 다니지 못하게 했던 이유다. 강호를 다니는데 무공의 강약은 단지 조건의 하나일 뿐이란다."

歐陽成方一欠身,道:「孩兒敬謹受教,不過孩兒還有很多不明之處。」 

구양성방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소자, 삼가 공손히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소자에게 아직 석연치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歐陽明道:「好!你問問看?」 

구양명이 말했다.

"좋다! 물어보아라."

歐陽成方道:「他們如若忌在綠竹堡,引誘爹爹出山,為什麼不直接侵犯咱們的綠竹堡呢?」 

구양성방이 말했다.

"그들이 만약 녹죽보를 꺼린다면 아버님을 유인하여 산을 내려오게 해놓고 왜 직접 우리의 녹죽보를 침범하지 않을까요?"

雷慶微微一笑,道:「直接侵犯綠竹堡,是一件立刻哄動天下的大事,大約他們還不致這樣明目張膽。」 

뇌경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직접적으로 녹죽보를 침범하면 즉시 천하를 떠들썩하게 하는 큰일이 되어버리네. 아마 그들은 아직 그렇게 대담하게 용기를 내지는 못할 걸세."

歐陽成方道:「至少,他們可以下個帖子,約家父在什麼地方會晤,也可省去不少手腳。」 

구양성방이 말했다.

"적어도 그들은 초대장을 보내어 가부와 어느 곳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면 적잖은 수고를 덜 수 있지요."

---+--- (중간에 뭔가 누락이 된 듯) ---+---

歐陽成方啊了兩聲,未再多言。 

구양성방은 두어 번 아, 하더니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雷慶道:「老堡主,經過之情你都已瞭解,但我也有一些想不通的地方……」 

뇌경이 말했다.

"노보주, 일의 경과를 당신은 모두 잘 알고 있구려. 그런데 나도 납득이 안되는 점이 있소..."

歐陽明接道:「雷兄只管請說,區區留下雷兄,就是借重雷兄的金聞博見,以解決其中很多存疑之處?」 

구양명이 말했다.

"뇌형은 얼마든지 말씀하시오. 내가 뇌형을 붙잡아 둔 것은 바로 뇌형의 넓은 견문을 빌어 여러 의심가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요."

雷慶道:「老堡主已經退隱很久了,而且是千真萬確的不去聞問江湖中的事。少了老堡主這個障礙,對他們豈不是利多害少,為什麼一定要千方百汁把老堡主給逼得重入江湖呢?」 

뇌경이 말했다.

"노보주는 이미 은퇴한 지 아주 오래되었고 뿐만 아니라 조금도 강호의 일에 관여하지 않았소. 노보주라는 이 장애물이 줄어들었으니 그들에게 어찌 이로음이 많고 해가 적지 않겠소? 왜 굳이 온갖 계책을 써가며 노보주를 다시 강호에 들어서게 하겠소?"

歐陽明道:「這一點,我也想過,但還未完全想通,自然我如被他們殺死了,自然比退休綠竹堡對他們更為安全了……」 

구양명이 말했다.

"그 점은 나도 생각했었소. 하지만 아직 완전히 납득이 되지 않소. 당연히 내가 만일 그들에게 피살된다면 당연히 녹죽보에 물러나 쉬는 것 보다는 그들에게는 훨씬 안전하기는 할 것이오..."

語聲微微一頓,接道:「雷兄,江山代有人才出,凌少俠似乎就是主宰這一代江湖正邪分野的領袖人物。」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뇌형, 강산에는 대대로 인재가 나타나는데 능소협이 바로 강호의 정사 분야(分野)를 주재하는 일대 영수인물이 될 것 같구려."

雷慶道:「區區也有這個看法?」 

뇌경이 말했다.

"나도 그런 견해가 있소만?"

歐陽明道:「只是他年齡太輕了一些,眉宇間的傲氣,又太重了一些,我看這還得雷兄從中相助他一臂之力才成。」 

구양명이 말했다.

"단지 그는 나이가 너무 젊고 미간의 그 오기(傲氣)는 또 너무 심하오. 내가 볼 때 뇌형께서 중간에서 그를 도와 한 팔의 힘이 되어주셔야겠소."

雷慶微微一笑,道:「我會留心這件事……」 

뇌경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건 내가 주의를 기울이겠소..."

突聞一陣步履聲,傳了過來,打斷了雷慶未完之言。 轉頭看去,只見陳大可手中捧一個大紅錦緞的盒子,行了過來。 

별안간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전해와서 뇌경의 말을 끊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진대가가 수중에 한 개의 붉은 비단 상자를 받쳐들고 들어오는 것이었다.

歐陽明望了那錦盒一眼,道:「瞧過了嗎?」 

구양명이 그 비단 상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보았는가?"

陳大可道:「已經查看過了。」 

진대가가 말했다.

"이미 조사해보았습니다."

歐陽明道:「什麼東西?」 

구양명이 말했다.

"무슨 물건인가?"

陳大可道:「錦盒中一張拜帖,別無他物。」 

진대가가 말했다.

"비단 상자 안에는 한 장의 배첩(拜帖)이 있으며 다른 것은 없었습니다."

歐陽明道:「取出拜帖。」 

구양명이 말했다.

"배첩을 꺼내게."

陳大可應命打開錦盒,取出拜帖,只是上面寫道:「要事面謁,敬請予接見時刻。 下面署名萬年虎。」 

진대가가 명대로 비단 상자를 열어 배첩을 꺼냈다. 거기에는 이렇게 씌어있었다.

"중요한 일로 찾아뵙고자 하니 만날 시각을 정해주시기 바라오."

아래 쪽에는 만년호라고 서명이 되어 있었다.

歐陽明道:「筆硯。」 

구양명이 말했다.

"지필묵을 가려오라."

一個小廝,捧著筆硯而至。 歐陽明就在原帖子上批道:「回書不及,今晚二更至三更間,恭候大駕。 下面寫了綠竹堡主歐陽明拜啟。」 

한 명의 어린 하인이 지필묵을 받쳐들고 왔다. 구양명은 원래 배첩에다 덧붙여 썼다.

"답장이 늦었소이다. 오늘 밤 이경에서 삼경 사이에 왕림을 기다리겠소."

아래는 "녹죽보주 구양명 배상"이라고 썼다.

陳大可收去了拜帖退下,歐陽明突然回顧了雷慶一眼,道:「雷兄,他們有一個缺點,那就是太急了一些。」 

진대가가 배첩을 거두어 물러나자 구양명이 돌연 뇌경을 돌아보고 말했다.

"뇌형, 그들에게는 한 가지 결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좀 성급하다는 것이오."

雷慶笑道:「年輕人唯一的缺點,就是不夠老成持重。」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젊은 사람들의 유일한 결점은 바로 노련하고 신중하지 못하다는 것이외다."

二更過後,大廳中又添就燭,明亮的燈光,照得大廳纖毫畢現。 一桌重新整治韻酒席,擺在廳中。 酒杯、筷碗,都已經重新換過。 歐陽明端坐在主人的位置上。 雷慶卻坐的陪客位置。 整個大廳中,只有兩個人,歐陽成方早已被歐陽明遣離客廳。 

이경이 지나자 대청 안에는 또 초가 더해졌다. 환한 불빛이 대청을  구석구석 밝게 비추었다. 탁자 하나에 다시금 새로 주석이 차려져 대청 안에 놓여졌다. 술잔, 젓가락과 그릇은 모두 새 것으로 바뀌었다. 구양명은 주인 위치에 단정히 앉았다. 뇌경은 손님을 시중드는 위치에 앉았다. 온 대청 안에 오직 두 사람 뿐이었다. 구양성방은 벌써 구양명에 의해 객청에서 내보내졌다.

來的很準時,二更過後不久,陳大可帶著一個戴著虎形面具的人,緩步行入廳中。 歐陽明緩緩站起身子,一伸手,道:「朋友請坐。」 

그 사람은 정시에 때맞추어 왔다. 이경이 지난 뒤 오래지 않아 진대가가 한 명의 호형면구를 쓴 사람을 데리고 천천히 청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구양명이 천천히 일어나서 손을 내밀며 말했다.

"친구, 앉으시오."

雷慶卻藉機會打量來人一眼,只見他穿著一件青袍,足蹬粉底逍遙履,態度很從容,只可惜自頸以上,都被虎形面具掩去,只見一對神光炯炯的眼睛和虎口露出白牙。 

뇌경은 그 기회를 틈타 온 사람을 훑어보았다. 그는 청포를 걸치고 발에는 흰 바닥의 검은 소요리(逍遙履)를 신었는데 태도가 몹시 느긋해보였다. 다만 애석한 것은 목 위로 모두 호형면구에 가려져 있어 한 쌍의 신광이 형형한 눈동자와 호구(虎口)에 드러난 하얀 이만 보일 뿐이었다.

青袍人也不謙遜,一抱拳,道:「謝坐。」 

청포인도 겸손하지 않고 포권하여 말했다.

"고맙소."

大馬金刀在客位上坐下。 

시원시원하게 손님 자리에 앉았다.

歐陽明也緩緩在主位坐好,端起酒杯,道:「請盡一杯水酒。」 

구양명도 천천히 주인 자리에 앉더니 술잔을 들어 말했다.

"변변치 못한 술이지만 한 잔 합시다."

當先一飲而盡。 青袍人端起酒杯,作了一個樣子,放下酒杯,道:「在下寒夜拜訪……」 

먼저 단번에 다 마셔버렸다. 청포인이 술잔을 들어 똑같이 하고는 술잔을 내려놓고 말했다.

"내가 한밤중에 찾아온 것은..."

歐陽明一揮手,道:「慢著。」 

구양명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잠깐."

青袍人停口不言,兩隻目光,卻盯注在歐陽明的臉上。 

청포인은 말을 중단했다. 두 시선은 구양명의 얼굴을 응시했다.

歐陽明道:「老夫從出現江湖之日算起,到封刀歸隱,以迄於今,數十年來從沒有接見過戴著面具的朋友。」 

구양명이 말했다.

"노부가 강호에 강호에 나선 날부터 칼을 봉하고 은거한 지금까지 수십 년 이래 여태껏 면구를 쓴 친구와 접견한 적이 없소."

萬年虎笑一笑,道:「原來如此,不過在下這副面具取下不易,還望老堡主破例一次。」 

만년호가 웃으며 말했다.

"원래 그랬구려. 그러나 나의 이 면구는 벗기가 쉽지 않소이다. 노보주는 한 번 전례를 깨주시오."

歐陽明一皺眉頭,道:「取下不易,那是什麼意思?」 

구양명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벗기가 쉽지 않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萬年虎道:「這面具之上,有個特製的暗鎖,那鑰匙不在區區身上……」 

만년호가 말했다.

"이 면구는 특제된 비밀 자물쇠가 있으며 열쇠는 나한테 없소..."

歐陽明冷冷接道:「老夫不願和無法作主的人多費口舌,你朋友請便吧!」 

구양명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노부는 결정권이 없는 사람과 입 아프게 여러 말하고 싶지 않소. 친구 당신은 편한 대로 하시오!"

萬年虎道:「老堡主,如若咱們是故舊相識,在下取下了這副面具和你面對面的談斤論兩,那豈不是一件十分尷尬的事。」 

만년호가 말했다.

"노보주, 만약 우리가 예전부터 아는 사이인데 내가 면구를 벗고 당신과 얼굴을 맞대고 중요한 일을 논의한다면 몹시 계면쩍은 일이 아니겠소?"

歐陽明道:「你不可能是老夫的舊識故友,老夫的辨別聲音之能,自信天下無人能夠及得。」 

구양명이 말했다.

당신은 노부의 옛친구일 리가 없소. 노부가 음성을 가려내는 능력은 천하에 아무도 따를 자가 없다고 자신하오."

萬年虎道:「所以我這些年來,一直在練習變音之術,老堡主如若不信,在下立刻可以試過。」 

만년호가 말했다.

"그래서 나는 몇 년간 줄곧 변음술(變音術)을 연마했소. 노보주가 만약 믿지 않는다면 나는 즉시 시험해볼 수 있소."

歐陽明道:「老夫就洗耳恭聽了。」 

구양명이 말했다.

"노부는 세이경청하겠소."

萬年虎立刻用別一種方言出口,片刻間,連用了七種不同的方言。 每一種方言,又是那樣的字正腔圓,叫人無法分辨是出自一人之口。 

만년호는 즉시 다른 종류의 방언을 써서 말했다. 잠깐 사이에 일곱 가지의 서로 다른 방언을 잇달아 사용했다. 방언 마다 또 그렇게 발음이 똑똑하여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 분간할 수가 억었다.

歐陽明也不得不點頭了,緩緩說道:「的確高明。」 

구양명도 부득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말했다.

"확실히 고명하구려."

萬年虎笑一笑,道:「老堡主可是鑒諒在下戴著面具說話了?」 

만년호가 웃으며 말했다.

"노보주는 내가 면구를 쓰고 이야기하는 것을 양해해주시겠소?" 

歎口氣,歐陽明帶著三分傷感地說道:「也許我真的老了,不復當年的豪氣,你說吧?」 

한숨을 내쉬고 구양명이 말했다.

"한창 때의 호기를 되찾지 못하니 어쩌면 나는 정말 늙었나보오. 말하시겠소?"

萬年虎目光一掠雷慶,道:「這位過關刀雷老英雄,是否要迴避一下。」 

만년호가 뇌경을 힐끗 보고는 말했다.

"이분 과관도 뇌노영웅은 자리를 좀 피해주시겠소이까?"

雷慶站起身子,準備離去,歐陽明卻沉聲喝道:「坐下,雷兄,兄弟留你在此,就要你作個人證?」 

뇌경이 일어나서 자리를 떠나려 하자 구양명이 침성으로 소리쳤다.

"앉으시오. 뇌형, 형제는 당신이 여기 있으면서 증인이 되어주기를 바라오."

萬年虎哈哈一笑,道:「歐陽老堡主,有些事似乎只宜兩人交談,多一人就有些不便。」 

만년호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구양 노보주, 오직 두 사람이 나눌 이야기가 좀 있소이다. 한 사람 더 있으면 좀 불편하오."

歐陽明淡淡一笑,道:「雷老英雄和我們綠竹堡索無淵源,閣下有什麼事,只管坦然說出,老夫已封刀退隱,能夠忍讓的,我會盡量地忍耐下來。只要你開的條件不太苛刻,老夫覺著,咱們很可能談個完滿的結果出來。」 

구양명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뇌노영웅은 우리 녹죽보와 아무런 인연이 없소. 귀하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허심탄회하게 말해보시오. 노부는 이미 칼을 봉하고 은퇴했으니 참고 양보할 수 있는 것이면 나는 가능한 인내하겠소. 당신의 조건이 너무 가혹하지만 않다면 우리가 원만한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오."

萬年虎哈哈一笑,道:「老堡主如此虛懷若谷,實是大出了在下的意外。」 

만년호가 하하, 웃더니 말했다.

"노보주의 이같은 겸허한 마음이 산골짜기처럼 깊다니 실로 나의 예상 밖이오."

歐陽明笑一笑,道:「你如若真是老夫昔年的故交舊識,當知老夫的為人如此……」 

구양명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만약 진짜로 노부의 옛날 친구라면 노부의 사람됨이 이와 같음을 당연히 할 것이오..."

萬年虎接道:「在下的記憶之中,老堡主不是一個如此忍氣吞聲的人?」 

만년호가 말했다.

"내 기억으로 노보주는 이처럼 화를 참고 할 말을 삼키는 사람이 아니오만?"

歐陽明道:「老了,人已老脾氣也改了許多,這一點你朋友還沒有體會到吧?」 

구양명이 말했다.

"늙었소. 사람은 늙으니 성질도 많이 바뀌더구려. 이 점은 친구 당신도 겪어서 알지 않소?"

萬年虎歎口氣道:「說的是啊!老堡主,不過人的名兒,樹的影兒,你老兄的名氣太大了,所以武林道上人人都會想到你老兄。」 

만년호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

"맞는 말이오! 노보주, 그러나 사람의 이름은 나무의 그림자와 같소. 노형 당신은 너무도 유명했소. 그래서 무림도상의 사람이라면 모두가 당신 노형을 떠올릴 거요."

歐陽明道:「江湖朋友們這麼抬愛老夫,當真是給老夫的面子,小婿只是代我受過了。」 

구양명이 말했다.

"강호의 친구들이 이렇게 노부를 아껴주니 정말 노부의 체면을 세워주는구려. 사위는 단지 나 대신 문책을 받는 것일 뿐이오."

萬年虎呵呵一笑,道:「杜總鏢頭那點道行,如非受你老堡主的支持,別說他在江湖上闖不出這大名氣,我們也早把他收拾了。」

만년호가 허허, 웃고는 말했다.

"두총표두의 그 정도 재간은 노보주 당신의 뒷받침이 없었더라면 강호에서 이렇게 유명해지지 못함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는 벌써 그를 처치했을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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