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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回 真假馬松(진가마송)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무형검(無形劍)

第十回 真假馬松(진가마송)

알타쵸 2017. 7. 25. 16:54

第十回 真假馬松(진짜 마송, 가짜 마송)







  

  

不論楊非子說的是真是假,但他每一句話,都有著很大的鎮人力量。 

양비자의 말이 진짜든 거짓이든 그의 한 마디 한 마디 말에는 사람을 억누르는 아주 커다란 힘이 있었다.

雷慶為人老練,覺著此時此情之下,生恐凌度月年少氣盛控制不住,急怒出手,造成慘局,當下說道:「閣下的高明,好叫雷某佩服。」 

노련한 뇌경은 지금 이런 상황하에서 나이 어리고 혈기 왕성한 능도월이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화가 나서 출수하여 참극을 조성할까 두려워 즉시 말했다.

"귀하의 고명함은 정말 뇌모를 탄복하게 하는구려."

楊非子笑一笑,道:「雷大俠有何見教,只管請說,可能的範圍之內,楊某人盡可能給你滿意的回答。」 

양비자가 웃더니 말했다.

"뇌대협에게 가르침을 청할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하시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양모는 만족스러운 대답을 해주겠소."

雷慶道:「和閣下談話,確使人省去了不少的口舌……」 

뇌경이 말했다.

"귀하와 말을 하면 확실히 적잖이 입아픈 것을 덜어주는구려..."

語聲微微一頓,接道:「開封府的整個事件,可是由閣下的設計?」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개봉부의 모든 사건들은 귀하가 설계한 것이오?"

楊非子沉吟了片刻,搖搖頭道:「不敢掠人之美,楊某人只是參與一二。」 

양비자가 잠깐 침음하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남의 공을 가로챌 수는 없소. 양모는 단지 조금 참여했을 뿐이오."

雷慶道:「以閣下在武林中享譽之隆,地位的清高,怎會置身於江湖是非之中呢?」 

뇌경이 말했다.

"귀하는 무림에서 한창 명성을 누리고 있으며 고결한 지위인데 어째서 강호의 시비에 참견을 하시오?"

楊非子笑笑,道:「你大俠呢?又為什麼不安居林泉?」 

양비자가 웃으며 말했다.

"대협 당신은 또 왜 은거하여 편안히 지내지 않소?"

雷慶道:「杜天龍是我義結金蘭的兄弟,在下義不容辭。」 

뇌경이 말했다.

"두천룡은 나의 의형제니 나는 도의상 나몰라라 할 수 없소."

楊非子笑一笑,道:「楊某受人之托,也不能不忠人之事。」 

양비자가 웃더니 말했다.

"양모도 남의 부탁을 받아서 그 사람에게 충성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오."

雷慶道:「楊大先生總不會是主持其事的首腦人物吧?」 

뇌경이 말했다.

"양대선생이 일을 주지하는 수뇌인물 아니시오?"

楊非子答非所問地冷冷說道:「在下倒希望你雷大俠能好好勸說歐陽堡主一番,盛名得來不易,何不名哲保身,早回綠竹堡,或可晚年無恙。」 

양비자는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

"나는 뇌대협 당신이 구양 보주를 한번 잘 설득할 수 있기를 바라오. 명성을 얻기는 쉽지 않으니 현명하게 몸을 보전해야 하오. 일찌감치 녹죽보로 돌아가면 아마 만년이 무탈할 수 있을 것이오."

雷慶笑一笑,道:「楊大先生的話雷某人一定傳到。」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양대선생의 말은 뇌모가 꼭 전하겠소."

楊非子神色凝重的說道:「雷大俠,萬一歐陽老堡主不聽勸告,你閣下最好能退出這番紛爭之中。」 

양비자는 표정이 무거워지며 말했다.

"뇌대협, 만일 구양노보주가 권고를 듣지 않으면 귀하 당신은 이 분쟁에서 물러나는 것이 가장 좋소."

雷慶心中一動,歎口氣道:「楊大先生,雷某有一事不明,希望楊大先生能夠代為解惑。」 

뇌경은 마음이 동하여 탄식하고는 말했다.

"양대선생, 뇌모에게 한 가지 분명히 알지 못하는 것이 있는데 양대선생이 의혹을 풀어줄 수 있기를 바라오."

楊非子道:「雷兄如若相信楊某,希望字字真實。」 

양비자가 말했다.


"뇌형이 만약 양모를 믿는다면 한 마디 한 마디가 진실이기를 바라겠소."


雷慶道:「武林風波多肇因名利之爭,但這一場紛爭,似乎是奇怪得很,既非為名也不像為利,而且把你數十年不捲入江湖武林是非的楊大先生也拖入了這次漩渦之中。」 

뇌경이 말했다.

"무림 풍파는 명리(名利)의 다툼 때문에 일어나는데 이 한바탕의 분쟁은 몹시 기괴한 것 같소. 명성을 위한 것도 이득을 위한 것도 아닌 듯 하오. 게다가 수십 년간 강호무림의 시비에 말려들지 않던 양대선생도 이 소용돌이에 말려들었소."

楊非子笑一笑,道:「問得好,江湖上除了名利之爭外,最好能少聽別人的隱密……」 

양비자가 한번 웃더니 말했다.

"좋은 질문이오. 강호에서 명리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의 비밀을 적게 아는 것이 가장 좋소..."

雷慶怔了一怔,道:「楊大先生,這人在下就不懂了……」 

뇌경이 멍해져서 말했다.

"양대선생, 이 사람은 알아듣지 못하겠소..."

楊非子搖搖頭,笑道:「我已經點出了題目,文章應該怎麼作,你雷大俠自己去想吧……」 

양비자가 고개를 젓더니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미 제목을 약간 귀뜸해주었으니 뇌대협 당신 자신이 가서 생각해보시오..."

語聲微微一頓,接道:「也許綠竹堡的歐陽老堡主知道內情,雷大俠不妨和歐陽老堡主談談。」 

말끝을 흐리더니 이어서 말했다.

"어쩌면 녹죽보 구양 노보주는 내정을 알 것이오. 뇌대협은 구양 노보주와 한번 이야기해 보아도 괜찮소."

雷慶道:「楊大先生,這場麻煩究竟是起因於歐陽堡主呢?還是起因杜天龍的身上。」 

뇌경이 말했다.

"양대선생, 이 한바탕 말썽은 도대체 구양 보주가 원인이오 아니면 두천룡이 원인이오?"

楊非子道:「雷兄請回去問過歐陽老堡主,在下相信他可以給你一個圓滿的答覆。」 

양비자가 말했다.

"뇌형은 돌아가서 구양 노보주에게 물어보시오. 나는 그가 당신에게 원만한 대답을 줄 수 있다고 믿소."

雷慶點點頭,道:「這麼說來在下可以走了嗎?」 

뇌경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렇다면 나는 가도 되오?"

楊非子笑一笑,道:「在下一直把你雷大俠視作貴賓,從無留難之意。」 

양비자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줄곧 뇌대협을 귀빈으로 대하며 고의로 막을 뜻이 없었소."

雷慶一抱拳,道:「雷某人告辭了。」 

뇌경이 포권하며 말했다.

"뇌모는 이만 가보겠소."

楊非子一揮手,道:「兩位好走,恕我不送了。」 

양비자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두 분은 잘 가시오. 내가 전송하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雷慶帶著凌度月離開了花廳,直向大祥記綢緞莊奔去。 凌度月低聲說道:「老哥哥,咱們走慢一些吧!」 

뇌경은 능도월을 데리고 화청을 떠나 그대로 대상기 포목점을 향해 달려갔다. 능도월이 나직이 말했다.

"노가가, 우리 좀 천천히 갑시다!"

原來雷慶離開那花廳之後,一直快步奔行,竟不顧引得大街行人注目。 聽到凌度月的話才放慢了腳步,歎口氣,道:「老弟,你是否覺著事情很可疑嗎?」 

원래 뇌경은 화청(花廳)을 떠난 뒤 줄곧 빠른 걸음으로 달려서 큰 길의 행인들의 주목을 끄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능도월의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걸음을 늦추며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노제, 자네는 사정이 몹시 의심스러운 것을 깨닫지 못했는가?"

凌度月道:「哪一方面?」 

능도월이 말했다.

"어떤 방면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雷慶道:「楊非子這麼輕易放咱們離開那座花廳。」 

뇌경이 말했다.

"양비자가 이렇게 쉽게 우리를 그 화청에서 떠나게 해준 것 말일세."

凌度月道:「這個確有些值得懷疑之處。」 

능도월이 말했다.

"그건 확실히 좀 의심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雷慶道:「唉!老弟,不瞞你說,我心中很懷疑一件事。」 

뇌경이 말했다.

"후! 노제, 자네에게 솔직히 말하건대 나는 마음 속으로 한 가지 일에 몹시 의심을 품고 있다네."

凌度月道:「什麼事?」 

능도월이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雷慶道:「那楊非子很可能在咱們身上動了手腳?」 

뇌경이 말했다.

"그 양비자가 우리의 몸에 무슨 수작을 부렸을 것 같네."

凌度月怔了一怔道:「你是說他們在咱們身上下了毒?」 

능도월이 의아하여 말했다.

"그들이 우리 몸에 독을 썼다는 말입니까?"

雷慶道:「是的!所以我必需盡早的趕回大祥記,見見歐陽堡主。」 

뇌경이 말했다.

"그렇네! 그래서 나는 반드시 일찌감치 서둘러 대상기로 돌아가서 구양 보주를 만날 필요가 있네."

凌度月暗中運氣一試,道:「老哥哥,在下沒有中毒之征。」 

능도월이 암중으로 운기하여 시험해보고는 말했다.

"노가가, 저는 중독 증상이 없습니다."

雷慶苦笑一下,道:「如是能叫咱們覺出中毒,那就不配叫作回天手。」 

뇌경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만일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중독이라면 회천수라 불릴 자격이 없지."

凌度月未再說話,但卻感到雷慶震駭得有些過份。 回天手楊非子確然有過人的智慧,但未必就有雷慶形容的那麼厲害。 

능도월은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하지만 뇌경이 좀 지나치게 놀랐다고 느꼈다. 회천수 양비자는 확실히 과인(過人)한 지혜를 가졌지만 뇌경이 묘사한 만큼 그렇게 무섭다고 할 수는 없었다.

回到大祥記,雷慶來不及洗去臉上的易容藥物,直向歐陽明的居室中闖去。 歐陽成方突然閃身而出,攔住了雷慶,道:「閣下……」 

대상기로 돌아가자 뇌경은 얼굴의 역용약물을 씻을 겨를도 없이 곧장 구양명의 처소로 뛰어들었다. 구양성방이 돌연 나타나서 뇌경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귀하는..."

雷慶接道:「老朽雷慶,歐陽老堡主在嗎?」 

뇌경이 말했다.

"늙은이는 뇌경일세. 구양 노보주는 계시는가?"

他的易容術瞞不過回天手楊非子的雙目,但卻瞞過了歐陽成方。 

그의 역용술이 회천수 양비자의 두 눈을 속이지 못했지만 구양성방은 속여넘긴 것이다.

這時凌度月心頭突然震動了一下,暗道:「我們這易容手法十分高明,楊非子能夠瞧出來,已然不同凡響,但他竟然能夠叫出了雷慶和我的身份……」 

이때 능도월은 돌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서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우리의 이 역용수법은 십분 고명했는데 양비자가 알아낼 수 있다니 이미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그는 뇌경과 나의 신분을 알아맞출 수 있었다...'

念轉及此才感覺自己究竟是閱歷太淺,雷慶的震駭並非無因。 忽然間,凌度月感覺到背脊上升起了一股寒意。 忽然間,凌度月感覺到背脊上升起了一股寒意。 

생각이 여기에 이르러서야 자신은 어쨌든 경험이 너무도 얕고 뇌경이 기겁한 것도 결코 이유가 없었음이 아니라고 느끼게 되었다. 불현듯 능도월은 등줄기가 서늘해짐을 느꼈다.

閱歷豐富的歐陽明,似是已從雷慶急快的口氣中,聽出了不對,一閃身迎了出來,道:「雷兄,什麼事?」 

경험이 풍부한 구양명은 뇌경의 다급한 말투에서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리고 몸을 번쩍 옮겨 맞이해 나와서 말했다.

"뇌형, 무슨 일이오?"

雷慶舉步入室,一面說道:「我們被人家認出了身份,逐離王府。」 

뇌경이 걸음을 옮겨 방으로 들어오면서 말했다.

"우리는 신분이 탄로나서 왕부(王府)에서 쫓겨났소."

歐陽明哦了一聲,極快地打量了雷慶一眼,道:「什麼人?」 

구양명이 아, 하더니 극히 빠르게 뇌경을 한번 훑어보고는 말했다.

"누구였소?"

雷慶道:「回天手楊非子。」 

뇌경이 말했다.

"회천수 양비자."

歐陽明似是受到了極大的震駭,臉色突然一變,道:「你是說天台楊非子?」 

구양명은 마치 극도로 놀란 듯 낯빛이 돌연 일변하더니 말했다.

"천태(天台)의 양비자 말이오?"

雷慶道:「除了此人之外,天下還有何人,幾句話就夠使老朽和凌老弟離開了王府。」 

뇌경이 말했다.

"그 사람 말고 천하에 또 어떤 사람이 있어 몇 마디 말로 늙은이와 능노제를 왕부에서 떠나게 할 수 있겠소."

歐陽明一揮手,低聲道:「成方,你去找陳二叔和天龍,要他們在大廳上候著,我有要事和他們談談。」 

구양명이 손을 내저으며 나직이 말했다.

"성방, 너는 가서 진이숙(陳二叔)과 천룡에게 대청에서 기다리라고 하거라. 내 그들과 상의할 일이 있느니라."

遣走了歐陽成方,歐陽老堡主才長長吁一口氣,道:「雷兄,你說些什麼?」 

구양성방을 보내고 그제서야 구양명은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뇌형,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게요?"

雷慶道:「他要我勸告老堡主早回綠竹堡,別再在開封停留。」 

뇌경이 말했다.

"그는 나더라 노보주에게 개봉부에 더이상 머물지 말고 일찌감치 녹죽보로 돌아가라고 권고하라 하였소."

歐陽明苦笑一下,道:「你中了毒嗎?」 

구양명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독을 맞았소?"

雷慶道:「我不知道。」 

뇌경이 말했다.

"나도 모르겠소."

凌度月道:「在下和雷大哥一直守在一處,在下完好無恙,雷老哥怎中毒……」 

능도월이 말했다.

"저와 뇌대가는 줄곧 같이 있었습니다. 저는 전혀 이상없는데 뇌노가께서 어찌 중독되셨겠습니까..."

話剛落口,雷慶突然雙眼翻白,一跤跌向地面。 歐陽明一伸手抓住了雷慶,放在一張太師椅上,道:「凌少俠,你……」 

말이 끝나자마자 뇌경이 돌연 눈을 허옇게 뒤집으며 땅바닥에 곤두박질쳤다. 구양명이 손을 뻗어 뇌경을 붙잡아 태사의에 앉히고 말했다.

"능소협, 자네는..."

目睹雷慶突然倒下去,凌度月簡直愕到了極點,呆了一呆,道:「我一直留心著楊非子的一舉一動,不知他何時施下毒手。」 

뇌경이 돌연 쓰러지는 것을 목도한 능도월은 그야말로 경악하여 넋을 놓고 있다가 말했다.

"저는 줄곧 양비자의 일거수 일투족에 주의를 기울였는데 그가 언제 독수를 썼는지 모르겠군요."

歐陽明伸手按在雷慶的脈膊之上,緩緩說道:「雷兄中的是三日斷魂粉,三日內都可救得,只要老弟沒中毒……」 

구양명이 손을 내밀어 뇌경의 맥박을 눌러보고는 천천히 말했다.

"뇌형은 삼일단혼분(三日斷魂粉)에 당한 것이라 삼 일 안으로는 구할 수 있네. 노제가 중독되지만 않았다면..."

凌度月突然感覺到,雙腿一軟向前栽去。 歐陽明大吃一驚,伸手扶住了凌度月,道:「凌少俠,你也中了暗算。」 

능도월은 돌연 두 다리에 힘이 빠지며 앞으로 넘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구양명이 크게 놀라서 손을 뻗어 능도월을 부축하고 말했다.

"능소협, 자네도 암산에 당했군."

凌度月神情木然,驚駭尤過痛苦百倍,道:「他怎會在我身上下了毒?」 

능도월은 멍한 표정이었다. 놀라움이 고통보다 백배는 더했다.

"그가 어떻게 제 몸에 독을 썼을까요?"

掙脫了歐陽明的右手,突然轉身向外行去。 但他行不過三步,雙腿一軟,又向地上摔去。 

구양명의 우수를 뿌리치고 돌연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그는 세 걸음도 못 걷고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또 땅에 쓰러졌다.

歐陽明伸手扶住了凌度月道:「凌少俠,鎮靜些。」 

구양명이 손을 내밀어 능도월을 부축하며 말했다.

"능소협, 진정하게."

凌度月駭然欲絕地道:「我的腿,我的腿好像失去了作用。」 

능도월은 숨이 멎을 듯 놀라서 말했다.

"제 다리는, 제 다리는 작용을 잃은 듯 합니다."

歐陽明扶著凌度月在一張木椅上坐下道:「你中了楊非子的失功毒散。」 

구양명이 능도월을 부축하여 나무의자에 앉히고 말했다.

"자네는 양비자의 실공독산(失功毒散)에 당했네."

凌度月道:「失功散。」 

능도월이 말했다.

"실공산."

歐陽明臉色肅穆,道:「是的,凌少俠,那是楊非子秘製的三大奇藥之一,凡是中了失功散的人,會忽然失去了一身武功。」 

구양명이 엄숙한 낯빛으로 말했다.

"그렇네. 능소협, 그건 양비자가 은밀하게 조제한 삼대기약(三大奇藥)중의 하나일세. 실공산에 당한 사람은 홀연히 일신의 무공을 잃게 된다네."

凌度月道:「我該當時殺了他的,這人手段如此可怕,惡毒,留他在人間實是一大禍害。」 

능도월이 말했다.

"저는 당시 그를 죽였어야 했습니다. 그 사람의 수단이 이같이 무섭고 악독하니 살려둔다면 인간세상에 실로 커다란 해악입니다."

歐陽明目睹奇禍橫生,反而冷靜了下來,道:「凌少俠幸好你沒有和他動手。」 

구양명이 화(禍)가 연달아 일어나는 것을 목도하자 반대로 냉정해졌다.

"능소협이 그와 싸우지 않은 것이 다행이네."

凌度月道:「為什麼?」 

능도월이 말했다.

"무엇 때문입니까?"

歐陽明道:「他能在一丈內眨眼間毒倒了武林高手,而八個人都來不及攻出一招一式。」 

구양명이 말했다.

"그는 일 장 안을 눈깜빡할 사이에 독으로 쓰러뜨릴 수 있는 무림고수라네. 여덟 명이 있어도 일초 일식도 공격할 틈이 없을 걸세."

凌度月道:「我……」 

능도월이 말했다.

"저는..."

他本想說我不信,但忽然想到自己竟在不知不覺間中了奇毒,而且事後運氣相試,竟無中毒之征,立刻住口不言。 

그는 본래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려 했지만 문득 자기가 부지불식간에 기독에 맞았고, 게다가 사후에 운기하여 시험해보았으나 중독 증상이 없었음을 떠올리자 즉시 입을 다물어버렸다.

但聞歐陽明歎一口氣,道:「老朽就是八大高手之一,我們逼他救一個人,雙方說僵了,動上了手,但我們未來得及出手,就被他毒倒在地上。」 

구양명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늙은이가 바로 팔대고수 중의 한 명일세. 우리는 그에게 한 사람을 구하라고 몰아세웠고 쌍방은 더이상 이야기를 이어나가지 못하자 손을 썼다네. 하지만 우리들은 미처 출수할 틈도 없이 그의 독에 쓰러졌었다네."

凌度月暗中運氣,但覺真氣渙散,竟然提神不起,才黯然一歎,道:「老堡主,這斷魂散有沒有解救的藥物?」 

능도월이 암중으로 운기해보았지만 진기가 흐트러져 끌어모을 수 없었다. 그제서야 암연히 탄식하고 말했다.

"노보주님, 이 단혼산은 해독 약물이 없습니까?"

歐陽明道:「除了楊非子之外,還有一個可以解救,只是他住在千里之外,快馬兼程只怕來不及救雷兄之命了,再說他常年邀游於名山勝水之間,一年有半年不在府中,是否能見到他,也只有一半的機會。」 

구양명이 말했다.

"양비자 말고는 또 한 명이 해독할 수 있는데 다만 그가 사는 곳이 천 리 밖이라 쾌마로 길을 재촉하더라도 뇌형의 목숨을 구하기에는 늦네. 게다가 그는 일 년 내내 명승지를 유람하는데 일 년에 반 년도 부중(府中)에 있지 않다네. 그를 만날 수 있느냐는 오직 절반의 기회 뿐일세."

凌度月武功忽失,豪氣頓消,長歎一聲,道:「在下慚愧的很,原來想助諸位一臂之力,但卻未料到竟然遭人暗算,老堡主請賜快馬一匹,在下……」 

능도월은 무공을 갑자기 잃자 호기가 사라져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저는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원래 제위들의 한 팔의 힘이 되어 도와드리고자 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암산을 당하고 말았군요. 노보주께서는 쾌마 한 필만 주십시오. 저는..."

歐陽明接道:「凌少俠,你想到哪裡去?」 

구양명이 말했다.

"능소협, 자네는 어딜 가려고 하는가?"

凌度月道:「回到家師之處。」 

능도월이 말했다.

"가사가 계신 곳으로 돌아가겠습니다."

歐陽明搖搖頭,道:「凌少俠,楊非子不會讓你離開開封,而且你身中失功散毒,雖不似雷兄一般,三日可以致命,但如在三七二十一日內不能解去失功散毒,這一身武功就算永遠無恢復之望。」 

구양명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능소협, 양비자는 자네가 개봉부를 떠나게 내버려두지 않을 걸세. 더군다나 자네는 몸에 실공산독을 맞았네. 비록 뇌형과 똑같이 삼 일 만에 죽음에 이르지는 않겠지만 이십일일 안으로 실공산독을 풀어버리지 못하면 일신의 무공은 영원히 회복될 가망이 없을 걸세."

凌度月又是一呆,道:「老堡主的意思是……」 

능도월이 또 의아해서 말했다.

"노보주님의 생각은..."

歐陽明接道:「凌少俠請留在此地,由老朽想想辦法?」 

구양명이 말했다.

"능소협은 이곳에 머물러있게. 늙은이가 방법을 한번 생각해보겠네."

凌度月道:「來得及嗎?」 

능도월이 말했다.

"시간 내에 가능하시겠습니까?"

歐陽明道:「凌少俠,老朽不敢保證什麼,但我當盡力而為,希望在三天之內,取到解藥。」 

구양명이 말했다.

"능소협, 늙은이가 감히 아무 것도 보증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네. 삼 일 안으로 해약을 얻기를 바라네."

凌度月無可奈何地道:「好吧!在下多留三日,但老堡主不必太過為難,大丈夫生死由命,富貴在天……」 

능도월이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좋습니다! 저는 삼 일을 더 머물겠습니다. 하지만 노보주께서 너무 난처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대장부가 죽고 사는 것은 운명이고 부귀(富貴)는 하늘에 있는 것..."

談話之間,陳大可急急行了進來,一欠身道:「老堡主,有一位小乞丐求見堡主。」 

진대가가 급히 들어와 몸을 숙이며 말했다.

"노보주님, 한 명의 어린 거렁뱅이가 보주님을 뵙고자 합니다."

歐陽明道:「小乞丐?」 

구양명이 말했다.

"어린 거렁뱅이?"

陳大可道:「是的,看年紀只不過十三四歲。」 

진대가가 말했다.

"예. 나이가 불과 십삼사 세로 보입니다."

歐陽明沉吟了一陣,道:「先把雷老英雄和凌少俠移入內室,再陪他同來。」 

구양명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우선 뇌노영웅과 능소협을 내실로 옮기고 다시 그를 데리고 오게."

陳大可道:「屬下曉得。」 

진대가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片刻之後,陳大可帶著一個鶉衣百結的小叫化子行了進來。 陳大可說的不錯,小叫化子只不過十三四歲,頭上戴了一頂氈帽,臉上滿是油污。 

잠시 후 진대가는 한 명의 남루한 누더기를 걸친 소규화자(小叫化子)를 데리고 들어왔다. 진대가의 말이 맞았다. 소규화자는 불과 십삼사 세에 머리에는 전모(氈帽)를 썼고 얼굴에는 땟국물이 가득했다.

歐陽明卻不敢妄存絲毫不敬之心,一抱拳道:「小兄弟是……」 

구양명이 감히 추호도 불경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고 포권하며 말했다.

"소형제는..."

小叫化接道:「你是歐陽堡主?」 

소규화가 말했다.

"당신이 구양 보주이십니까?"

歐陽明道:「老朽歐陽明。」 

구양명이 말했다.

"늙은이가 구양명이네."

小叫化回顧了一眼,道:「你們是不是有兩個人受了傷?」 

소규화가 한번 돌아보더니 말했다.

"당신들에겐 두 명의 다친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歐陽明聽得一怔,暗中提聚了功力,笑道:「不錯,小兄弟怎樣得知?」 

구양명이 듣고 멍해졌다. 암중으로 공력을 끌어모으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네. 소형제는 어찌 아는가?"

小叫化笑一笑,露出了一口細小的白牙,道:「他們傷的如何?」 

소규화가 작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더니 말했다.

"그들은 어떻게 다친 것입니까?"

歐陽明道:「小兄弟,可否先見告姓名來歷?」 

구양명이 말했다.

"소형제, 먼저 성명 내력을 알려줄 수 있겠나?"

小叫化道:「不用管我來自何處,但我能醫好他們的傷勢。」 

소규화가 말했다.

"제가 어디서 왔던 상관없이 그들의 상세를 치료할 수 있으면 됩니다."

歐陽明道:「小兄弟,你不是丐幫中人吧?」 

구양명이 말했다.

"소형제, 자네는 개방 사람인가?"

小叫化道:「不是,天下的叫化子很多,但不一定都是丐幫中人。」 

소규화가 말했다.

"아닙니다. 천하에 규화자가 아주 많지만 모두가 반드시 개방 사람은 아닙니다."

歐陽明道:「嗯!小兄弟是說,你能療治他們的傷勢,定然是有條件了,但不知小兄弟可否先行奉告。」 

구양명이 말했다.

"음! 소형제의 말이 맞네. 자네가 그들의 상세를 치료할 수 있다니 틀림없이 조건이 있겠군. 먼저 말해줄 수 있는가?"

小叫化道:「我如說沒有條件,只怕你歐陽老堡主不會相信了。」 

소규화가 말했다.

"제가 조건을 말씀드리지 않는다면 당신 구양 노보주께서는 믿지 않으실 것 같군요."

歐陽明笑一笑,道:「小兄弟說的不錯啊!我是個歷練很深的人,我不會輕易地相信那些編織的謊言。」 

구양명이 웃으며 말했다.

"소형제의 말이 맞네! 나는 많은 일들을 겪은 사람이라 잘 짜여진 거짓말을 쉽사리 믿지 않는다네."

小叫化笑一笑,道:「歐陽堡主,你似乎很自信是嗎?」 

소규화가 웃고는 말했다.

"구양 보주, 당신은 아주 자신이 있으신 듯 하군요?"

歐陽明雙目盯注那小叫化的身上,道:「小兄弟,你還有什麼證明?」 

구양명이 그 소규화를 노려보며 말했다.

"소형제, 자네는 또 무슨 증명할 것이 있는가?"

小叫化道:「你又能說出什麼?」 

소규화가 말했다.

"당신은 또 무슨 말씀을 하실 수 있습니까?"

歐陽明歎口氣,道:「小兄弟,你好像不是本來的面目。」 

구양명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소형제, 자네는 본래의 면목(面目)이 아닌 것 같군."

小叫化道:「我……」 

소규화가 말했다.

"나는..."

歐陽明接道:「你是一位小姑娘,對嗎?」 

구양명이 말했다.

"자네는 한 명의 소낭자(小姑娘)일세. 그렇지?"

小叫化臉上泛起了一片紅暈,緩緩說道:「唉,歐陽老堡主,看來你是位很仔細的人。」 

소규화가 얼굴에 홍조를 띠더니 천천히 말했다.

"후! 구양 노보주 당신은 아주 꼼꼼한 사람이군요."

歐陽明道:「所以,你姑娘可以說出實在情形了。」 

구양명이 말했다.

"그러니 낭자 자네는 있는 그대로의 정황을 말해야 하네."

小叫化道:「老堡主,你想的如此周密,那就更應該讓我試試了。」 

소규화가 말했다.

"노보주, 당신의 생각이 이같이 주도면밀하니 더더욱 내가 한번 시험해보게 하셔야 합니다."

歐陽明道:「啊!為什麼呢?」 

구양명이 말했다.

"허! 왜지?"

小叫化道:「你想必早已心中明白,你無法取到解藥……」 

소규화가 말했다.

"당신은 해약을 얻을 수 없음을 벌써 심중으로 잘 알고 계실 것이 틀림없습니다 ..."

歐陽明道:「小姑娘,你錯了,我就要去見楊非子。」 

구양명이 말했다.

"소낭자, 틀렸네. 나는 가서 양비자를 만나려하네."

小叫化道:「討解藥?」 

소규화가 말했다.

"해약을 내놓으라구요?"

歐陽明道:「是的!我不能讓他們死去。」 

구양명이 말했다.

"그렇지! 나는 그들이 죽게 내버려둘 수 없네."

小叫化笑一笑,露出了一口整齊細小的白牙,道:「那將付出很大的代價。」 

소규화가 가지런한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더니 말했다.

"그러면 아주 커다란 대가를 지불하실 텐데요."

歐陽明道:「不錯,楊非子不肯把他們毒死,那就是留下了討價還價的餘地。」 

구양명이 말했다.

"그렇겠지. 양비자가 그들을 독사시키지 않은 것은 흥정의 여지를 남겨둔 걸세."

小叫化道:「老堡主一定知道,楊非子決不會做虧本錢的生意。」 

소규화가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양비자가 결코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반드시 아셔야 합니다."

歐陽明道:「是的!但老夫已準備付出任何我能付的代價。」 

구양명이 말했다.

"그래! 하지만 노부는 이미 내가 지불할 수 있는 어떤 대가도 치를 작정일세."

小叫化點點頭,道:「老堡主,像你這樣講義氣的人,江湖上還真的不多。」 

소규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노보주님, 당신같이 이렇게 의리를 중시하는 사람은 정말 강호에 많지 않습니다."

歐陽明道:「姑娘誇獎了。」 

구양명이 말했다.

"낭자, 과찬이네."

小叫化道:「話已經說得很明白了,楊非子派來的人,定然會提出要你付出的代價,但若我不是楊非子派來的,又有誰知道他們受了這樣重的傷呢?」 

소규화가 말했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양비자가 보낸 사람은 틀림없이 당신이 지불할 대가를 제시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양비자가 보낸 사람이 아니라면 또 누가 그들이 이렇게 중상을 입었음을 알까요?"

歐陽明微微一怔,道:「這個……」 

구양명이 약간 멍해져서 말했다.

"그건..."

小叫化道:「所以,你應該讓我試試,我如加害了他們,很難生離此地,是嗎?」 

소규화가 말했다.

"그래서 당신은 내가 한번 시험해보게 해주셔야 합니다. 내가 만일 그들에게 해를 가한다면 살아서 이곳을 떠나기 어렵겠지요. 그렇죠?"

歐陽明呆住了,只覺這姑娘說的入情入理,竟使人無法反駁。 

구양명은 멍해졌다. 이 낭자의 말이 정리(情理)에 부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반박할 수 없게 한다고 느꼈다. 

小叫化有些急躁地說道:「老堡主,我的時間不多,不能拖延下去,我希望能早些療治他們的傷勢。」 

소규화가 조금 초조하게 말했다.

"노보주님, 저는 시간이 많지 않아 미룰 수 없습니다. 내가 그들의 상세를 빨리 치료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歐陽明雙目中神光暴射,凝注在小叫化的身上,道:「小姑娘,你不要冒險,如是你無法醫好他們的傷勢,老夫會立刻把你擊斃掌下。」 

구양명이 두 눈에서 신광을 폭사시키며 소규화를 응시했다.

"소낭자, 자네는 모험하지 말게. 만일 자네가 그들의 상세를 치료할 수 없다면 노부는 즉시 자네를 일 장에 쳐죽일 걸세."

小叫化輕鬆地笑一笑,道:「保證是藥到病除。」 

소규화가 느긋하게 웃으며 말했다.

"약을 먹으면 병이 나을 것임을 보증합니다."

歐陽明不再多言,引小叫化進入了室中,一面提氣,把全身的功力都凝聚在右掌之上。 小叫化未再多講一句話,也未看兩人的脈象病情,從衣袋中摸出兩種顏色不同的藥丸,捏了雷慶的牙關,把藥丸投入雷慶的口中,立刻轉向了凌度月的身前。 

구양명은 더 여러 말 않고 소규화를 방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한편 진기를 끌어올려 전신의 공력을 우장에 모아두고 있었다. 소규화는 더이상 한 마디도 없이 두 사람의 맥이나 병의 정황을 보지도 않고 호주머니에서 두 가지 색깔의 서로 다른 환약을 꺼냈다. 뇌경의 아랫턱을 잡고 환약을 뇌경의 입속에 넣고는 즉시 능도월을 향해 돌아섰다.

凌度月道:「你是什麼……」 

능도월이 말했다.

"당신은 무슨 짓을..."

小叫化一抬手,藥丸投入了凌度月的口中,轉身向外走去。 歐陽明一橫身,攔住了去路,道:「小姑娘,等他們醒來再離此。」 

소규화는 손을 들어 환약을 능도월의 입 속에 넣고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갔다. 구양명이 가는 길을 막고서서 말했다.

"소낭자, 그들이 깨어나면 떠나도록 하게."

小叫化道:「那是對症之藥,很快就可以醒過來了,不過雷慶傷得很重,只怕他已無法自行運氣,希望你找個人幫他一下。」 

소규화가 말했다.

"그것은 증상에 맞는 약이라 아주 빨리 깨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뇌경의 부상은 아주 심하여 스스로 운기할 수 없는 듯 하니 당신은 사람을 시켜 그를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歐陽明雙掌拍了一下,陳大可應聲而入。 一指雷慶,歐陽明緩緩接道:「大可,幫他運行一下真氣。」 

구양명이 손뼉을 한 번 치자 진대가가 소리를 듣고 들어왔다. 뇌경을 가리키며 구양명이 천천히 말했다.

"대가, 그가 진기를 운행하는 것을 돕게."

陳大可依言施為,盤膝坐在雷慶身後,以內家功力,攻入了雷慶的玄機穴中。 凌度月神志清明,藥丸入腹之後,立刻感覺一股熱流,在丹田之中散開,本能地運氣相合。 

진대가는 그 말대로 시행했다. 뇌경의 뒤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 내가공력으로 뇌경의 현기혈(玄機穴) 안으로 파고들었다. 능도월의 신지(神志)는 맑았다. 환약이 뱃속으로 들어간 뒤 즉시 한 줄기 열류가 단전에서 흩어지는 것을 느끼자 거기에 따라서 본능적으로 운기하였다.

但覺一股熱力隨著真氣運行,所到之處,汗水湧出。 出了一身大汗,凌度月頓然有著一股輕鬆的感覺,一舉步行下木榻,雙腿竟然已完全恢復。 雷慶得陳大可內力之助,很快地把藥力運行開去,除了奇毒。 

한 줄기 뜨거운 힘이 진기의 운행을 따라 이르는 곳마다 땀이 솟아났다. 크게 땀을 흘리고나자 능도월은 문득 가뿐한 느낌이 들었다. 한 걸음에 나무침상을 내려가자 두 다리는 놀랍게도 이미 완전히 회복되어 있었다. 뇌경은 진대가의 내력의 도움을 받아 아주 빨리 약력을 운행해가며 기독을 제거했다.

目睹藥物的奇效,歐陽明突然對那小叫化一抱拳道:「歐陽明感激萬分,姑……」 

약물의 기이한 효험을 목도한 구양명은 돌연 소규화에게 포권하며 말했다.

"구양명은 감격해마지 않네. 낭..."

小叫化一擺手,道:「不用空言感激,重要的是你們要有番計劃,楊非子還不知道他們兩位的傷勢已經痊癒,很可能會派人來有所勒索,你們如何對付,該好好地計劃一番,我的愚見能別讓他知道兩位傷勢已好,可埋下一支奇兵……」 

소규화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빈 말로 감격하실 필요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들에게는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양비자가 아직 그들 두 사람의 상세가 치유되었음을 모르고 있으니 사람을 보내어 협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신들은 어떻게 대처할지 잘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저의 우견(愚見)으로는 그가 두 사람의 상세가 이미 나았다는 것을 모르게하면서 한 명의 복병을 심어둘 수 있을 겁니다..."

語聲頓一頓,道:「我要去了,用不著送我,也別派人跟蹤我。」 

잠시 멈추었다 말했다.

"저는 가야합니다. 전송하실 필요 없고 사람을 보내어 추적하지도 마십시오."

轉身向外奔了出去。 歐陽明奔出客廳,那小叫化已快步離去。 一面吩咐了下人,替雷慶和凌度月準備衣物沐浴,人卻舉步行入內室。 陳大可站起身子,悄然退了出去。 

돌아서서 밖으로 달려나갔다. 구양명이 객청을 뛰쳐나갔더니 그 소규화는 이미 빠른 걸음으로 떠나버렸다. 하인들에게 분부하여 뇌경과 능도월의 의복과 목욕물을 준비하게 하고 걸음을 옮겨 내실로 들어갔다. 진대가가 일어서서 조용히 물러났다.

雷慶輕輕咳了一聲道:「好利害的楊非子。」 

뇌경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정말 무서운 양비자구려."

凌度月道:「這人當真是可怕得很,但不知他是否有立刻置人於死的毒藥。」 

능도월이 말했다.

"그 사람은 정말 두려워할만 합니다. 하지만 그에게 즉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약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歐陽明道:「聽說他有一種三步奪命毒粉,人中後立刻就死。」 

구양명이 말했다.

"듣자하니 그에게는 일종의 삼보탈명독분(三步奪命毒粉)이 있는데 사람이 맞은 뒤에 즉시 죽는다하네."

雷慶道:「那小叫化是不是丐幫中人,藥物靈效得很,在下似乎已感覺到餘毒盡除了。」 

뇌경이 말했다.

"그 소규화가 개방 사람인지 아닌지 약물이 아주 영험하여 나는 여독(餘毒)이 모조리 없어진 듯 하오."

歐陽明道:「世間只有一種藥物,具有這等一服即愈的奇效……」 

구양명이 말했다.

"세상에는 오직 한 종류의 약물만이 이 정도로 먹자마자 낫는 기이한 효력을 가지고 있다오..."

凌度月接道:「什麼藥物?」 

능도월이 말했다.

"어떤 약물입니까?"

歐陽明道:「楊非子自製的解藥,除此之外就算是仙露玉液,也不致如此快速地使人恢復過來。」 

구양명이 말했다.

"양비자가 직접 제조한 해약일세. 그것 말고는 설령 선로옥액(仙露玉液)이라 하더라도 이처럼 쾌속하게 사람을 회복시키지 못하네."

凌度月道:「你是說他偷來楊非子的解藥?」 

능도월이 말했다.

"그가 양비자의 해약을 훔쳐왔단 말씀입니까?"

歐陽明道:「不知是否偷來的,但他用的對症之藥,是不會錯了。她為什麼救二位?」 

구양명이 말했다.

"훔쳐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쓴 것은 증상에 맞는 약이니 틀릴 리가 없네. 그녀가 왜 두 분을 구했을까?"

雷慶躍下木榻,道:「老堡主,她為什麼救咱們暫時不用去想,但她救了我們總是不錯,兄弟覺著她臨去的兩句話說得不錯,我和凌老弟仍裝作中毒未解,看看那楊非子有些什麼舉動。」 

뇌경이 침상에서 뛰어내리더니 말했다.

"노보주, 그녀가 왜 우리를 구했는지는 잠시 생각하지 맙시다. 하지만 그녀가 우리를 구한 것은 잘한 것이오. 형제는 그녀가 떠날 때 했던 두 마디 말이 맞다고 생각하오. 나와 능노제는 여전히 중독되어 있는 것으로 가장하고 양비자에게 어떤 거동이 있는지 한번 봅시다."

歐陽明道:「老朽也是這樣的想法。」 

구양명이 말했다.

"늙은이도 그런 생각이었소."

三人又計議了一陣,決定以靜制動,先觀敵勢,再作應變。 歐陽明囑咐了陳大可,盡量保守機密,杜天龍、歐陽鳳、王人傑、歐陽成方等,都不知詳細內情,都知道雷慶和凌度月中了毒,安置在一座小樓上。 

세 사람은 또 한바탕 상의하여 계획을 세우고 이정제동(以靜制動)하여 먼저 적세(敵勢)를 보고 다시 응변(應變)하기로 결정했다. 구양명은 진대가에게 가능한 기밀을 지키고 두천룡, 구양봉, 왕인걸, 구양성봉 등에게도 상세한 내정을 모르게 하라고 분부했다. 모두가 뇌경과 능도월이 중독되어 어느 작은 누각에 안치되었다고 알고 있었다.

黃蜂女堅持要登樓瞧瞧雷慶和凌度月的傷勢,歐陽明沒有法子,只好陪她登樓查看。 雷慶昏迷不醒,凌度月卻是武功盡失。黃蜂女查看過兩人的傷勢,竟然和苗奇悄然離去。 

황봉녀이 누각에 올라 뇌경과 능도월의 상세를 한번 보아야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구양명이 방법이 없어 부득이 그녀와 함께 누각에 올라 살펴보았다. 뇌경은 혼미하여 깨어나지 못하고 능도월은 무공이 모조리 소실되어 있었다. 황봉녀는 두 사람의 상세를 보고 뜻밖에도 묘기와 함께 조용히 떠났다. 

對兩人的走,王人傑和杜天龍都極感忿怒,但歐陽明卻笑一笑,道:「他們本不是咱們同道的人,凌少俠中毒失去武功,他們已完全喪失了對咱們的信心,離此他去,以保性命,實也不用苛責。」 

두 사람이 떠난 데에 대해서 왕인걸과 두천룡은 극히 분노를 느꼈지만 구양명은 도리어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본래 우리와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 아닐세. 능소협이 독을 맞아 무공을 잃자 그들은 이미 우리들에 대해 믿는 마음을 상실했네.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이곳을 떠났으니 사실 심하게 비난할 필요도 없네."

保守隱秘的方法很成功,杜天龍和王人傑等,都有著無比的哀傷,但也都激起了拚命之心。 歐陽明一直坐在大廳中等待著回天手楊非子的消息。 但事情大出了歐陽明的意料之外,直到日落西山,仍不見楊非子遣人登門。 

비밀을 지키는 방법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두천룡과 왕인걸 등 모두 비할 데 없는 슬픔을 가지고 목숨을 걸고 싸울 마음이 솟구쳤다. 구양명은 줄곧 대청에 앉아 회천수 양비자의 소식을 기다렸다. 하지만 사정은 구양명의 예상에서 크게 빗나갔다. 해가 서산에 떨어질 때까지 양비자가 보낸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夜幕低垂,大祥記客廳中燃起了四支火燭,照得一片通明。 除了客廳之外,到處卻不見燈火。 但暗影中,卻不時有人影移動。 整個大祥記綢緞莊,都在一片森嚴的戒備中。 歐陽明坐鎮大廳,直等到二更時分,還不見楊非子遣人來此。 

밤의 장막이 낮게 드리우자 대상기 객청에는 네 자루의 화촉이 밝혀져서 환하게 비추었다. 객청 말고는 도처에 등화(燈火)가 보이지 않았다.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때때로 인영(人影)의 이동이 있었다. 대상기 포목점 전체가 모두 삼엄한 경계 속에 있었던 것이다. 구양명은 대청에 눌러앉아 이 경까지 기다렸으나 양비자가 보낸 사람은 오지 않았다.

陳大可低聲道:「老堡主,你睡一會吧!他們要遣人來,也會大搖大擺地找上門來,看樣子今天是不會來了。」 

진대가가 나직이 말했다.

"노보주님, 주무십시오! 그들이 사람을 보내도 아주 거들먹거리며 방문할 것입니다. 보아하니 오늘은 오지 않을 겁니다."

語聲甫落,忽然響起了一聲輕微竹哨聲。 這是約定的信號,陳大可一晃身,飛出了大廳。 歐陽明也站起身子,負手立於廳中。 

말이 떨어지자 문득 경미한 대나무 호각 소리가 났다. 그것은 약속된 신호였다. 진대가의 몸이 흔들, 하더니 대청을 날아나갔다. 구양명도 일어서서 뒷짐을 진 채 대청 안에 서있었다.

片刻之後,陳大可帶著一個人走入廳中,竟然是黃蜂女去而復返。只見她雙手提著兩隻黑布罩的大竹籠,裡面傳出了嗡嗡之聲。 

잠시 후 진대가가 한 사람을 데리고 대청 안으로 들어왔다. 놀랍게도 황봉녀가 갔다가 돌아온 것이었다. 그녀의 두 손에는 두 개의 검은 천이 덮힌 커다란 대바구니가 들려있었는데 안에서 웅웅, 하는 소리가 들렸다.

歐陽明怔一怔,笑道:「姑娘回來了。」 

구양명이 멍해져서 웃으며 말했다.

"낭자, 돌아왔구먼."

黃蜂女放下手中的竹籠,行入廳中,道:「小女子自知武功有限,難以助諸位一臂之力,因此去尋了一些毒蜂回來,也許可以稍盡功力。」 

황봉녀가 수중의 대바구니를 내려놓고 청중(廳中)으로 들어와 말했다.

"소녀는 무공이 한계가 있어 제위들께 한 팔의 힘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 때문에 가서 독봉을 찾아서 돌아왔어요. 어쩌면 약간의 힘이라도 다할 수 있을 거예요."

歐陽明道:「姑娘很辛苦,那個黑布罩的竹籠中,都是毒蜂嗎?」 

구양명이 말했다.

"낭자, 고생했구려. 그 검은 천이 덮인 대바구니 안에 독봉이 있소?"

黃蜂女點點頭,道:「小女子已經馴了半日,還不能運用自如,好的是我還有一隻隨帶的玉蜂,可為前導,對敵時還不致於無法控制,我希望盡兩日的時間,能把它馴服一些。」 

황봉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녀는 이미 반나절 길을들였어요. 아직 마음대로 운용할 수 없지만 다행히 나에겐 가져온 한 마리의 독봉이 있어서 앞에서 선도(先導)할 수 있으니 대적시에 통제불능까지는 이르지 않을 거예요. 이틀의 시간 동안 그것들을 길들여 복종시킬 수 있기를 바래요."

歐陽明道:「姑娘這等特奇之術,江湖上除了令堂和姑娘之外,只怕再無第三人了。」 

구양명이 말했다.

"낭자의 이런 특이한 기술(奇術)은 강호에서 영당과 낭자 말고는 더이상 없을 듯 하네."

黃蜂女黯然一笑,道:「彫蟲小技,難登大雅之堂,但求能得為雷老前輩和凌少俠報仇之事一盡心力,小女子死亦無憾了。」 

황봉녀가 암연히 웃으며 말했다.

"보잘 것 없는 재주는 고상한 지위에 오르기 어렵지요. 하지만 뇌노선배와 능소협의 복수를 하는 일에 심력을 다할 수 있다면 소녀는 죽어도 유감이 없습니다."

歐陽明暗暗忖道:「想不到這惡名昭著的小丫頭,竟然是性情中人。」 

구양명이 암암리 곰곰히 생각했다.

'생각지도 못하게 이 악명이 자자한 계집아이는 감정이 풍부하구나.'

心中念轉,口中說道:「姑娘這片心意,老朽亦為感動,但願吉人天相,他們兩位能及時得救。」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낭자의 성의에 노부 또한 감동했네. 길인천상(吉人天相)이라 그들 두 사람을 때맞추어 구할 수 있기를 바라네."

黃蜂女苦笑一下,有些淒涼地說道:「蛇怪苗奇,對那萬年虎銜恨極深,決心去尋找一些奇毒之蛇,用作報復,但奇蛇難求,不如小女子求毒蜂這麼方便,他要我轉告堡主,也許一月,也許一年,他找到了能夠報仇的毒蛇,定然重回開封,只是這一次也許無法為諸位助陣了。」 

황봉녀가 고소를 지으며 좀 처량하게 말했다.

"사괴 묘기는 만년호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있는데, 기독을 가진 뱀을 찾아서 복수하기로 결심했지요. 하지만 기독을 가진 뱀은 구하기 어려워 소녀가 독봉을 구한 것처럼 이렇게 편리하지 못하답니다. 그는 나에게 돌아가 보주님께 고하라고 했어요. 어쩌면 한 달, 어쩌면 일 년 그가 복수할 수 있는 독사를 찾으면 반드시 개봉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아마도 제위들을 도울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歐陽明道:「苗兄有這份心願,我們一樣感激,姑娘收羅這些毒蜂,想來極為辛苦,先請回房去休息一下吧!」 

구양명이 말했다.

"묘형에게 그런 심원(心願)이 있었다니 우리는 감격했네. 낭자가 이 독봉을 모은다고 몹시 고생했을 것 같군. 우선 방으로 돌아가 좀 휴식하게!"

黃蜂女道:「這些毒蜂,野性未脫,小女子希望能把後院賜借,為我馴蜂之用。」 

황봉녀가 말했다.

"이 독봉은 야성을 아직 벗지못했습니다. 소녀가 후원을 빌려서 벌을 훈련시키는데 쓰고 싶습니다."

歐陽明道:「姑娘請便。」 

구양명이 말했다.

"낭자 편한 대로 하시게."

黃蜂女一欠身,轉步出了大廳。 

황봉녀는 몸을 숙여보이고 돌아서서 대청을 나갔다.

目睹黃蜂女的背影消失之後,歐陽明點點頭,道:「好!這位姑娘頗具義氣心腸,不過,你得去通知她一聲,要她先瞭解咱們這些對敵的暗記,以免自相殘殺。」 

황봉녀의 뒷모습이 사라지자 구양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훌륭하군! 이 낭자는 의기를 갖추고 있군. 그러나 자네는 가서 그녀에게 통지해야 하네. 서로 죽이는 일이 없도록 그녀가 먼저 우리의 대적(對敵) 암호를 알고 있으라고 하게."

陳大可一欠身,向外行去。 歐陽明因黃蜂女的歸來,心情好了很多,熄了大廳的火燭,盤坐調息起來。 一夜已過,未發生一點事故。 

진대가가 몸을 숙이고는 밖을 향해 걸어갔다. 구양명은 황봉녀가 돌아온 것 때문에 몹시 기분이 좋았다. 대청의 화촉을 끄고 가부좌를 틀고 조식하기 시작했다. 하룻밤이 지났고 아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直到第二天,太陽下山時分,歐陽明已到了無法忍耐的時刻,楊非子才派來了一個人。 那人四十上下的年紀,長衫、氈帽,手中執著楊非子的拜帖。 陳大可接待其直入大廳,引見了歐陽明。 

이튿날 태양이 산 아래로 떨어질 즈음이 되어 구양명이 참을 수 없는 시각이 되어서야 양비자가 한 사람을 보내왔다. 그 사람은 사십 가량의 나이에 장삼을 입고 전모를 썼으며 수중에는 양비자의 배첩(拜帖)을 쥐고 있었다. 진대가가 영접하여 곧장 대청에 들어와 구양명에게 인사시켰다.

來人一抱拳,道:「在下馬松,久聞歐陽明老堡主的大名,如雷貫耳,今日有幸一會。」 

온 사람은 포권하더니 말했다.

"저는 마송(馬松)입니다. 오랫동안 구양명 노보주의 대명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는데 오늘 운이 좋아 만나뵙는군요."

薄薄的兩片嘴唇,一開口,就叫人感覺到是一位能言善辯之士。 

얇디 얇은 두 입술이 한번 열리자 한 명의 언변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

歐陽明這兩天來,心中早已打好了底子,想了很多種應付之法,倒也沉得住氣,輕輕咳了一聲,道:「不敢,不敢,馬兄手執楊大先生的拜帖,想是受那楊大先生之命而來了?」 

구양명은 이틀 동안 머리 속으로 벌써 밑그림을 잘 그리고 여러 종류의 대응법을 생각했다. 화를 가라앉히고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천만에, 천만에. 마형이 양대선생의 배첩을 들고 있으니 양대선생의 명을 받아서 왔다고 생각되오만?"

馬松笑一笑,道:「老堡主,兄弟正是受楊大先生所遣。」 

마송이 웃으며 말했다.

"노보주, 형제는 바로 양대선생께서 보내신 겁니다."

歐陽明道:「楊大先生,胸羅玄機,學究天人,江湖之上,人人敬慕……」 

구양명이 말했다.

"양대선생은 가슴에 온갖 현기(玄機)를 담고 있으며 학문이 두루 넓고 깊어 강호에서는 사람마다 경모하고 있소..."

馬松哈哈一笑,接道:「老堡主,太過推重了,大先生數十年嘯傲雲山,從未捲入江湖是非之中,一生之中,只有施捨於人,從未受過人半點好處,這一番,受人情所拘,破例下山,希望你老堡主能給他一個面子。」 

마송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노보주, 너무 추켜세우시는군요. 대선생께서 수십 년간 산 속에서 소요하시며 강호시비에 말려들지 않으셨습니다. 일생동안 오직 남에게 베풀기만 하시며 여태껏 반 점의 이득도 취하신 적이 없지요. 이번에 인정에 이끌려 전례를 깨고 하산하셨으니 노보주 당신께서는 그분의 체면을 한번 보아주시기를 바랍니다."

歐陽明暗暗忖道:「好一張利口。」

구양명이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말주변이 아주 좋군.'

人卻淡淡說道:「馬兄有何見教,但請明言,如是老朽能夠辦到,自然遵辦。」 

담담하게 말했다.

"마형, 어떤 가르침이 있다면 분명하게 말하시오. 만일 늙은이가 처리할 수 있다면 당연히 시키는 대로 하겠소."

機巧地避開了任何承諾。 

교묘하게 어떠한 승낙도 피해갔다.

馬松道:「兄弟只是轉達大先生的意思。」 

마송이 말했다.

"형제는 단지 대선생의 뜻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歐陽明道:「老朽洗耳恭聽。」 

구양명이 말했다.

"늙은이는 세이경청하겠소."

一直不談雷慶和凌度月中毒之事。 

줄곧 뇌경과 능도월이 중독된 일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馬松忍了又忍,仍是忍耐不住,道:「聽說貴屬中有兩位身體不適?」 

마송이 참고 또 참다가 여전히 참지 못하고 말했다.

"듣기로 귀 속하 중에 두 명이 몸이 불편하다고요?"

歐陽明道:「那不是老朽的屬下,那是老朽的朋友?」 

구양명이 말했다.

"그들은 늙은이의 속하가 아니라 친구라오."

馬松道:「他們的毒傷如何?」 

마송이 말했다.

"그들의 독상은 어떠합니까?"

歐陽明歎口氣,道:「一個暈迷不醒,奄奄一息,一個武功一失,悲傷難喻。」 

구양명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한 명은 혼미한 채로 깨어나지 못하고 숨이 끊어질 듯 하고, 한 명은 무공을 잃어 말할 수 없이 슬퍼하고 있다오."

馬松笑一笑,道:「老堡主沒有替他們請個大夫瞧瞧嗎?」 

마송이 웃으며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그들을 의원에게 보이지 않았습니까?"

歐陽明微微一笑,道:「馬兄,就算請到了天下所有的名醫,又有誰能夠醫治好楊大先生施放的奇毒呢?」 

구양명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마형, 설령 천하의 모든 명의를 불러온다고 하더라도 또 누가 있어 양대선생의 기독을 치료할 수 있겠소?"

馬松點點頭,道:「說的也是,大先生著手回春,醫道絕倫,配製的毒粉,天下可能也很少有人能夠難得……」 

마송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의술이 탁월하신 대선생께서 배합하여 조제하신 독분(毒粉)을 풀어버릴 수 있는 사람은 천하에 거의 없을 것입니다..."

語聲微微一頓,不聞歐陽明接口,只好又道:「老堡主對他們兩位中毒一事,是否有所打算呢?」 

말끝을 흐리다가 구양명이 대꾸하지 않자 부득이 또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그들 두 분이 중독된 일에 대해 계획이 있으십니까?"

歐陽明歎口氣,道:「老朽心急故友,但卻又無能療好他們的傷勢。」 

구양명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늙은이는 마음이 초조하지만 또 그들의 상세를 치료할 수가 없구려."

馬松道:「這個兄弟倒或能效微勞。」 

마송이 말했다.

"그건 형제가 미력하나마 온 힘을 다할 수 있습니다."

歐陽明一抱拳,道:「馬兄既有此能,還請一施妙手……」 

구양명이 포권하며 말했다.

"마형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니 한번 의술을 펼쳐주시오..."

馬松笑一笑,接道:「老堡主不要誤會,馬某只是奉轉大先生的露丹,以救令友。」 

마송이 웃으며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오해하지 마십시오. 마모는 단지 대선생의 영단(靈丹)으로  귀 친구를 구할 뿐입니다."

歐陽明霍然站起身子,道:「那就更好了,老朽這裡先行謝過,救人如救火,馬兄可否先賜靈丹,解了兩人之危,咱們再品茗長談……」 

구양명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그러면 더욱 잘 됐소. 늙은이가 이 자리에서 우선 감사드리오. 사람을 구하는 것은 불을 끄는 것과 같소. 마형이 먼저 영단을 주어 두 사람을 위험에서 구하고 난 뒤 우리는 다시 차를 음미하며 실컷 이야기 나눕시다..."

馬松接道:「可惜的是兄弟來得匆忙一些,未帶靈丹。」 

마송이 말했다.

"애석하게도 형제가 바삐 오느라 영단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歐陽明哦了一聲,重新坐下,道:「這麼說來,馬兄……」 

구양명이 아, 하더니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러다면 마형은..."

馬松笑道:「老堡主放心,療治貴友傷勢一事,包在兄弟身上,不過……」 

마송이 웃으며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안심하십시오. 귀 친구의 상세를 치료하는 일은 형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러나..."

歐陽明道:「不過什麼?」 

구양명이 말했다.

"그러나 뭐요?"

馬松道:「楊大先生希望你老堡主答允他幾件事情?」 

마송이 말했다.

"양대선생께서는 노보주 당신이 그의 몇 가지 조건을 승낙하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歐陽明點點頭,道:「馬兄,老朽已被逼上了虎背,不答應也不成了,只要能過得去,老朽定為應允。」 

구양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형, 늙은이는 이미 범의 등에 올라타도록 강요받았으니 승낙하지 않았 수도 없소. 너무 과한 것만 아니면 늙은이는 반드시 승낙하겠소."

馬松道:「佳人白頭,英雄暮年,能夠悠遊於林泉之下,也該是最好的下場了。」 

마송이 말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미인, 노년에 접어든 영웅은 숲 속 호숫가에서 유유자적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결말일 것입니다."

歐陽明輕輕吁一口氣,道:「馬兄金玉良言,老朽早有此感了,只是江湖是非,擺脫不易,我歐陽明也是洗手封刀許久,竟又被拖入了江湖。」 

구양명이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마형, 금옥(金玉)같은 좋은 말이오. 늙은이는 벌써 그렇게 느끼고 있었소. 단지 강호시비를 벗어나기 쉽지가 않소. 나 구양명도 손을 씻고 칼을 봉한 지 오래인데 또 강호에 끌려들었소."

馬松神氣一冷,道:「老堡主,兄弟要予肯定的答覆,空言感激,於事無補。」 

마송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노보주님, 형제는 긍정적인 답변을 주시기를 요구합니다. 빈 말로 감격하는 것은 일에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歐陽明笑一笑,道:「馬兄,老朽相信楊大先生,決不至這一個條件吧!你何不一齊說出來,老朽也好斟酌一番,給你馬兄一個決定的答覆。」 

구양명이 웃으며 말했다.

"마형, 늙은이는 양대선생의 조건이 결코 하나에 그치지 않으리라 믿소! 당신은 왜 일제히 말하지 않소? 늙은이도 한번 잘 심사숙고해서 마형에게 결정된 대답을 주겠소."

馬松臉上已失了笑容,冷冷地說道:「老堡主快人快語,兄弟恭敬不如從命了……」 

마송이 얼굴의 웃음기를 걷고 냉랭하게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시원시원하시군요. 형제는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輕輕咳了一聲,接道:「簡短點說吧!第一,老堡主立刻退出開封,約束綠竹堡中人,不得再在江湖上出現。」 

가볍게 헛기침을 한번 하고 말을 이었다.

"간단하게 말하지요! 첫째, 노보주께서는 즉각 개봉에서 물러나시고 녹죽보 사람들을 단속하여 더이상 강호에 출현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歐陽明道:「這是劃地為牢的手法,把老朽和綠竹堡中人,局限於一堡之中,但不知第二件呢?」 

구양명이 말했다.

"그건 땅을 구분지어 가두어두는 수법인데 늙은이와 녹죽보 사람들을 하나의 보(堡) 안으로 국한시키는군. 두 번째도 있소?"

馬松道:「令婿杜天龍知道的事情太多,理當處死,但看在你老堡主的份上,大先生決定留下他的性命,死罪雖免,活罪難恕,要他一生不能說話,雙手不能寫字……」 

마송이 말했다.

"귀 사위 두천룡은 아는 것이 너무 많아 이치상 당연히 죽여야 하지만 당신 노보주의 신분을 보아 대선생은 그의 목숨을 남겨두기로 결정하셨습니다. 죽을 죄는 비록 면했으나 생고생은 면하기 어렵습니다. 그는 일생동안 말을 해서도 안되고 두 손으로 글자를 써서도 안됩니다..."

歐陽明接道:「拔舌斬手,是嗎?」 

구양명이 말했다.

"혀를 뽑고 손을 자르겠다는 말이오?"

馬松道:「大先生很仁慈,一生不喜見血,所以,賜他一粒丹丸,吞服此藥,自失聲音,人也不會受苦。」 

마송이 말했다.

"대선생은 아주 인자하십니다. 일생동안 피를 보기를 좋아하지 않지요. 그래서 한 알의 단환(丹丸)을 주어 그 약을 먹고 스스로 음성을 잃게 하지요. 사람은 고통을 받지도 않습니다."

歐陽明道:「他的兩手呢?又如何廢去?」 

구양명이 말했다.

"그의 두 손은 또 어떻게 폐(廢)하는 거요?"

馬松道:「楊大先生自有妙策,藥線一條,繫上雙腕,一夜間,可以使雙手自斷,而且不見流血,藥線上,有止疼藥物,人也不致受苦。」 

마송이 말했다.

"대선생 자신에게는 묘책이 있습니다. 묶어놓은 두 손목에 약으로 한 가닥 선을 그려놓으면 하룻 밤 사이에 두 손이 절로 끊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피를 보지도 않지요. 약선(藥線)에는 통증을 그치게 하는 약물이 있어 사람은 고통을 받지도 않습니다."

歐陽明道:「除了楊大先生之外,天下只怕再無這等高明之人,還有嗎?」 

구양명이 말했다.

"양대선생 말고 천하에 그 정도로 고명한 사람은 다시 없을 것 같구려. 또 있소?"

馬松道:「有!過關刀雷慶、也和令婿一般,免去死罪,去舌斷腕,令嬡歐陽姑娘,格外施恩,神丹一顆,使她忘去了過去,一生無憂無慮,生活在綠竹堡中。」 (신편?? 당최 무슨 뜻인지...)

마송이 말했다.

"있습니다! 과관도 뇌경도 귀 사위와 마찬가지로 죽을 죄를 면하지만 혀를 제거하고 손목을 자르며, 영애 구양낭자는 각별히 은혜를 베풀어 신단(神丹) 한 알로 그녀가 과거를 잊어버리게 할 것입니다. 일생동안 아무런 걱정없이 녹죽보 안에서 생활할 수 있지요."

歐陽明道:「把她變成了瘋子是嗎?」 

구양명이 말했다.

"그녀를 백치로 바꾸는 거요?"

馬松道:「老堡主錯了,她只是忘記了過去,其他之處和常人並無不同。」 

마송이 말했다.

"노보주는 틀렸습니다. 그녀는 단지 과거를 잊을 뿐이고 기타는 보통 사람과 결코 다른 것이 없습니다."

歐陽明道:「還有沒有?」 

구양명이 말했다.

"또 있소?"

馬松道:「有!老堡主立時下令,撤出開封府中的眼線,黃蜂女和蛇怪苗奇,都是綠林中人,老堡主自然不用袒護他們了……」 

마송이 말했다.

"있습니다! 노보주께서는 즉시 명을 내려 개봉부의 밀정들을 철수시키십시오. 황봉녀와 사괴 묘기는 모두 녹림의 사람이니 노보주께서는 당연히 그들을 비호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神情突然間轉變得十分嚴肅,道:「楊大先生不願開罪故友,所以要把無形劍的傳人,交給兄弟帶回,送交他的師父,從嚴管教。」 

표정이 별안간 십분 엄숙하게 변하더니 말했다.

"양대선생께서는 옛 친구에게 죄를 짓기 원치 않으십니다. 그래서 무형검의 전인을 형제에게 넘겨주어 데려가게 해주십시오. 그의 사부에게 보내어 엄하게 단속하게끔 하겠습니다."

歐陽明點點頭,道:「也不算太苛刻,對老朽還有沒有什麼處置。」 

구양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 지나치다고는 할 수 없군. 늙은이는 어떻게 처리하시겠소?"

馬松道:「老堡主只要能遵守約言,大先生保證綠竹堡不受任何人物傷害。」 

마송이 말했다.

"노보주께서 단지 약속을 준수하시기만 한다면 대선생은 녹죽보가 어떤 인물의 해코지도 받지 않을 것임을 보증합니다."

歐陽明道:「楊大先生,也許真有這份鎮懾江湖的力量。」 

구양명이 말했다.

"양대선생은 어쩌면 정말 강호를 벌벌 떨게할 역량을 가지고 있구려."

馬松冷肅地說道:「老堡主,在下的話已說完了,老堡主是否答允,希望給兄弟一個回答,兄弟也好早些奉告大先生,送上解藥,以救令友性命。」 

마송이 냉엄하게 말했다.

"노보주님, 저의 말은 이미 끝났습니다. 노보주께서 승낙할지 안할지 형제에게 회답을 주시기 바랍니다. 형제도 일찍 대선생께 보고하고 해약을 보내어 친구분의 목숨을 구하겠습니다."

歐陽明平靜一笑,道:「馬兄,你和大先生什麼關係?」 

구양명이 차분하게 웃으며 말했다.

"마형, 당신은 대선생과 무슨 관계요?"

歐陽明道:「很大的關係?」 

구양명이 말했다.

"아주 큰 관계요?"

馬松道:「嗯,在下是大先生的門下弟子。」 

마송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저는 대선생의 문하제자입니다."

歐陽明淡淡一笑,道:「馬松,來此之時,令師還對你有什麼指點?」 

구양명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마송, 이곳에 올 때 영사께서는 당신에게 무슨 지시를 하였소?"

馬松有些茫然地說道:「關於哪一方面?」 

마송이 좀 망연하게 말했다.

"어떤 방면에 관한 지시를 말씀하십니까?"

歐陽明道:「關於老夫的為人。」 

구양명이 말했다.

"노부의 사람됨에 관해서요."

馬松哦了一聲,笑道:「敝師算無遺策,他既然遣派了區區來此,自然是料定了你歐陽老堡主會接受他的條件了。」 

마송이 아, 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폐 사부께서는 빈틈이 없으십니다. 이미 저를 이곳에 보내셨으니 당연히 구양 노보주 당신이 그분의 조건을 받아들일 것이라 예상하셨지요."

歐陽明突然哈哈一笑,道:「你錯了,令師也錯了!」 

구양명이 돌연 하하, 웃고는 말했다.

"당신은 틀렸소. 영사도 틀렸소!"

馬松目不轉動,回顧了一眼,道:「老堡主,意欲何為?」 

마송이 눈을 돌리지 않다가 한번 돌아보고는 말했다.

"노보주, 무얼 하려는 것입니까?"

歐陽明道:「武林道上,一向對回天手楊非子,有著相當的尊重,但他這一番暗中施毒,卻大滅了他在江湖上的盛名,來而不往非禮也,老夫想把你姓馬的留下。」 

구양명이 말했다.

"무림에서는 언제나 회천수 양비자에 대해 상당한 존중을 가지고 있지만 그가 이번에 암중으로 독을 펼친 것은 그의 강호상 명성을 크게 소멸시켰소. 오는 정이 있는데 가는 정이 없으면 예의가 아니지. 노부는 마가 당신을 붙잡아두려 하오."

馬松一吸氣,陡然間向後退出八尺,人已到了大廳門口之處。 但見人影一閃,陳大可、歐陽成方,已然雙雙攔在身後。 

마송이 숨을 들이쉬더니 갑자기 뒤로 팔 척을 물러나자 사람은 이미 대청 문 입구에 이르렀다. 하지만 인영이 번쩍, 하더니 진대가, 구양성방이 이미 쌍쌍이 뒤를 가로 막았다.

歐陽明緩緩立起離位,冷然說道:「馬松,你只要能接下老夫三掌,老夫立刻放你離去。」 

구양명이 말했다.

"마송, 당신이 노부의 삼 장을 받아낼 수만 있다면 노부는 즉시 당신이 떠나게끔 놓아주겠소."

馬鬆手已抓住兵刃,聞言心中一動,道:「老堡主這話是否算數。」 

마송이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그 말을 책임질 수 있으십니까?"

歐陽明道:「老夫數十年來,一向言出必行,犯不著對你失信。」 

구양명이 말했다.

"노부는 수십 년간 언제나 말을 하면 반드시 이행했소. 당신에게 신용을 잃지 않겠소."

馬松仰天大笑三聲,道:「好!久聞老堡主武功高明,馬松倒希望見識一番?」 

마송이 앙천대소를 세 번 하고 말했다.

"좋습니다! 노보주의 무공이 고명하다는 것을 오랫동안 들어왔습니다. 마송은 한번 견식해보기를 희망합니다."

歐陽明冷笑一聲,道:「你小心了。」 

구양명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조심하시오."

呼的一聲,拍了過去。 強猛的掌勢,帶起了一股嘯風之聲。 馬松早已提聚功力,右掌一翻,果然硬接下歐陽明的掌勢。 但聞蓬然一聲,雙掌接實。 歐陽明身軀未動,馬松竟然穩住馬步,只是雙肩微微一晃。 

휙, 하니 일 장을 쳐갔다. 강맹한 장세는 한 줄기 바람소리를 동반했다. 마송은 벌써 공력을 끌어모으고 있다가 우장을 뒤집었다. 과연 구양명의 장세를 맞받은 것이다. 펑, 하는 소리가 들리며 쌍장이 맞닿았다. 구양명의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마송은 놀랍게도 마보(馬步)를 굳건히 한 채 단지 두 어깨만 약간 흔들릴 뿐이었다.

這一下,馬松信心大增,微微一笑,道:「江湖上傳言老堡主掌力雄渾,看來也不過如此罷了。」 

이렇게 되자 마송은 믿는 마음이 크게  증가하여 미소짓더니 말했다.

"강호상에 소문으로는 노보주님의 장력이 웅혼(雄渾)하다던데 보아하니 이 정도에 불과할 뿐이었군요."

歐陽明微微一笑,道:「馬松,還有兩掌,你如能接得下來,就可以離開了。」 

구양명이 미소짓고는 말했다.

"마송, 아직 두 장이 남았소. 당신이 만일 받아낼 수 있다면 떠날 수 있소."

馬松道:「老堡主只管出手。」 

마송이 말했다.

"노보주는 얼마든지 출수하십시오."

歐陽明掌勢一揮,又是一掌,迎面劈去。 這一次,馬松雙掌並舉,運足九成勁力,又和歐陽明拼了一掌。 雙掌烘托之下,又把歐陽明一掌接下。 

구양명이 장세를 휘둘러 또 일 장을 정면으로 쪼개어갔다. 이번에는 마송이 쌍장을 나란히 들어 구 성의 경력을 운용하여 또 구양명과 일 장을 맞붙었다. 쌍장으로 받쳐 또 구양명의 일 장을 받았다.

歐陽明嗯了一聲,第三掌連續劈出。 連接下兩掌之後,馬松信心大增,暗道:「歐陽明真的老了,掌力也不過如此罷了。」 

구양명이 음, 하더니 제 삼장을 연속으로 쪼개어냈다. 연달아 두 장을 받고난 뒤 마송은 믿는 마음이 커져서 혼잣말을 했다.

'구양명은 정말이지 늙었구나. 장력이 불과 이 정도 밖에 안되는군.'

心中念轉,雙掌一揮,又迎了上去。 雙拿還未接實,馬松已感到不對,只覺一股無形的罡力,直迫下來。 馬松已然運足了十成勁力,想及時收手,已無可能。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쌍장을 휘둘러 또 맞이해갔다. 쌍장이 미처 부딪히기도 전에 마송은 잘못 되었음을 느꼈다. 한 줄기 무형의 강력(罡力)이 그대로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마송은 이미 십 성의 경력을 운용하였기에 곧바로 손을 거두고 싶었으나 이미 불가능했다.

原來,他的兩掌,都在暗中準備了遁走的打算,覺出不敵時,拼受一些傷,借他掌勢推送之力,退出宅院,只要能到了大街,歐陽明等決不會在大街上合力追殺,何況大街上還有接應的人手。 

원래 그의 두 장은 모두 암중에 달아날 작정이었다. 대적할 수 없다고 느끼거나 싸우다 부상을 입으면 그가 장세를 밀어내는 힘을 빌어 저택을 물러날 작정이었다. 큰 길에 도착하기만 하면 구양명 등이 결코 큰 길에서 합력하여 추살하지는 못할 것이며 더군다나 큰 길에는 접응(接應)할 사람이 있었다.

但兩掌不過爾爾,使得馬松失了戒備之心,想這一掌,就算比前兩掌再加上一些勁力,自己也可以接得下去,根本就未作退走的打算。 

하지만 두 장이 이 정도에 불과하자 마송은 경계하는 마음을 잃고 이번의 일 장이 설령 앞의 두 장보다 힘이 더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받아낼 수 있으니 근본적으로 달아날 생각이 없었다.

需知,能接歐陽明三掌之後,大搖大擺地退出大祥綢緞莊,不但可以得楊非子一番誇獎,日後在江湖上,也可大大地誇獎一番。 有此一念,再加上兩掌的經驗,使他決心硬拚這一掌。 

구양명의 삼 장을 받아낸 뒤 거들먹거리며 대상기 포목점을 물러날 수 있다면 양비자에게 칭찬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중에 강호에서도 크게 칭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한 가지 생각에 다시 두 장의 경험이 더해지자 그는 이번 일 장을 맞받을 결심을 했다.

但他警覺到不對時,為時已晚,這第三掌力道之強,逾過前二掌的十倍。 前兩掌,只是歐陽明用來作誘敵之餌,這一掌,才是他真實功力。 

하지만 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이 제 삼 장의 힘의 세기는 앞의 두 장보다 열 배는 넘었다. 앞의 두 장은 단지 구양명이 적을 유인하는데 쓴 미기였을 뿐이고 이 일 장이야말로 그의 진실된 공력이었다.

一掌接下,馬松的整個人,突然間癱了下去,雙腕骨折,兩眼昏花,腳下踏的兩塊青磚,也裂成了碎片。 陳大可一上步,伸手抓起了馬松,右手迅快地在馬松背上拍了一掌。 

일 장을 받자 마송의 온 몸은 별안간 뻣뻣해지며 두 손목뼈가 부러지고 두 눈이 캄캄해졌다. 밟고 있던 발 아래의 두 덩이 푸른벽돌도 부서졌다. 진대가가 한 걸음 나와 손을 뻗어 마송을 붙잡고 우수로 신속하게 마송의 등에 일 장을 쳤다.

馬松張嘴吐出了一口鮮血。 敢情馬松被這一擊,震得蹩住一口真氣,人整個暈了過去。 吐出一口鮮血後,才緩過一口氣,長長吁一聲,睜開雙目。

마송은 입을 벌려 한 모금의 선혈을 토해냈다. 알고보니 마송은 이 일격에 진탕되어 혼절했던 것이었다. 한 모금의 선혈을 토한 뒤에야 비로소 천천히 길게 숨을 내쉬며 두 눈을 떴다. 

歐陽明揚手一彈,一粒丹丸,飛入了馬鬆口中,冷冷地道:「馬松,快吞下口中丹丸,可保住你的性命。」 

구양명이 한 알의 단환을 튕겨내어 마송의 입속으로 날아들게 하고는 냉랭하게 말했다.

"마송, 속히 입 속의 단환을 삼키시오. 당신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거요."

陳大可久年追隨歐陽明,配合的極為妥當,立刻雙手齊出,接上了馬松斷腕。 馬松疼得滿頭大汗淋漓而下,但他不失為一條好漢,一直未哼出一聲。 

진대가는 구양명을 오랫동안 따라다녀서 손발이 아주 잘 맞았다. 즉시 두 손을 내밀어 마송의 부러진 손목을 이었다. 마송은 아파서 머리에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도 사내대장부의 모습을 잃지 않고 줄곧 끙, 하는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았다.

陳大可順手把馬松提入大廳,低聲道:「老堡主,如何發落此人。」 

진대가가 그대로 마송을 대청으로 끌고들어가 나직이 말했다.

"노보주님, 이자를 어떻게 처리할까요?"

歐陽明目光盯注在馬松的臉上,冷笑一聲,道:「馬松,你不是楊非子的嫡傳弟子吧?」 

구양명이 마송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냉소하더니 말했다.

"마송, 당신은 양비자의 적전제자(嫡傳弟子)는 아니구려?"

馬松沉吟一陣,微微頷首! 

마송이 침음하다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歐陽明道:「你損傷甚重,大約沒有一個月的休息,決難行動。」 

구양명이 말했다.

"당신은 아주 심하게 상처를 입어 아마 일개월을 휴식하지 않으면 결코 움직이기 어려울 거요."

馬松又點點頭。 

마송이 또 고개를 끄덕였다.

歐陽明道:「楊非子生性好強,如是見你身受此等重傷,只怕不會留下你的性命。」 

구양명이 말했다.

"양비자는 타고난 성격이 지려고 하지 않아서 만일 당신이 몸에 이 정도로 중상을 입을 것을 본다면 당신의 살려두지 않을 것 같구려."

馬松沉吟不語。 

마송은 침음하며 말이 없었다.

歐陽明道:「你如想留下這條性命,只有一個辦法?」 

구양명이 말했다.

"당신이 살고 싶다면 오직 하나의 방법 뿐이오."

馬松道:「什麼辦法?」 

마송이 말했다.

"무슨 방법입니까?"

歐陽明道:「和老夫合作,我把你送往一處隱秘所在,等你傷勢復原之後,易名埋姓,悄然離此,以後擺脫江湖生涯,或可保有晚……年。」 

구양명이 말했다.

"노부와 합작하는 것이오. 나는 당신을 어느 은밀한 장소로 보내겠소. 당신의 상세가 원래대로 회복된 뒤 이름을 바꾸고 성을 감추어 조용히 이곳을 떠나시오. 이후에 강호를 벗어나면 혹시 만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오..."

長長吁一口氣,無限感慨地接道:「老夫當年,亦甚愛名,不幸的是,我竟然如願以償,但幕年之後,才知道盛名累人,唉!我已封刀歸隱,但卻有無數江湖同道,不肯放過我,因為他們感覺到,只要戰勝了老夫,立時間可能成名江湖,這些年來,老夫以為忍耐可以無事,但仍然被他們逼出了綠竹堡。」 

길게 휴, 한숨을 내쉬며 감개무량한 듯 말을 이었다.

"노부 역시 한창 때는 명성을 좋아하였소. 불행한 것은 내가 바라던 바를 이루고 났지만 만년에 이르러서야 명성이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알았소. 후! 나는 이미 칼을 봉하고 은거했지만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 강호 동도들이 무수히 많았소. 왜냐하면 그들은 노부를 싸워 이기기만 하면 즉시 강호에 명성을 떨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오. 요 몇 년 동안 노부는 인내하면 무사할 것이라 여겼지만 여전히 그들에게 의해 녹죽보를 나서야 했소."

馬松望望紅腫的手腕.黯然一歎,道:「老堡主說的是,這三掌硬拚,已使馬某感覺到我不過螢火之光,實不足和日月爭明……」 

마송은 붉게 부어오른 손목을 바라보며 암연히 탄식하더니 말했다.

"노보주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삼 장을 받아보니 마모는 반딧불에 불과하여 일월(日月)과 밝음을 다투기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語聲一頓,接道:「不過,我知道的有限,老堡主如想從馬某人口中知曉什麼,只怕老堡主要大失所望了。」 

잠시 멈추었다 이어서 말했다.

"그러나 내가 아는 것은 한정되어 노보주께서 마모의 입에서 무언가 알기를 원하신다면 크게 실망하실 것 같군요."

歐陽明道:「只要你說明一些本身內情就行了。」 

구양명이 말했다.

"당신이 본신의 내정만 설명하면 되오."

馬松長長歎一口氣,道:「老堡主英雄一世,想來不會欺騙在下了。」 

마송이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일세의 영웅이시니 저를 속이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受傷的馬松被送往一座密室中養息,但另一個受傷的馬松,卻越屋跑出了大祥記綢緞莊。 行過了一個街口,突然打個踉蹌,倒摔在大街上。 但他迅速地打了兩個翻轉,滾到了一道牆角處,掙扎著扶著牆壁站了起來。 

부상을 입은 마송은 어느 밀실에서 몸조리를 하도록 보내어졌다. 하지만 따로 한 명의 부상을 입은 마송은 지붕을 뛰어넘어 대상기 포목점을 뛰쳐나갔다. 길 입구를 지나더니 돌연 비틀거리다가 큰 길 위에 쓰러져버렸다. 그는 신속하게 두 바퀴 굴러서 담벼락 모퉁이에 이르자 담을 짚고 일어나려 안간힘을 썼다.

一條人影,迅快地行了過來,到了馬松的跟前,低聲說道:「是馬兄嗎?」 

한 가닥 인영이 재빨리 걸어와 마송의 앞에 이르러 나직이 말했다.

"마형이시오?"

馬松睜眼瞧了那大漢一眼,道:「是我。」 

마송이 그 대한을 노려보며 말했다.

"나요."

身子一歪,身下倒去。 那大漢一把扶住了馬松,低聲道:「馬兄,靠著牆邊坐下,我找個人抬你回去……」 

몸이 기우뚱 하더니 쓰러졌다. 그 대한은 마송을 부축하며 나직이 말했다.

"마형, 담벼락에 기대어 앉으시오. 내가 사람을 찾아와 당신을 받쳐들고 돌아가겠소..."

馬松搖搖頭,語言不祥地道:「他們會追出來,你……扶著我走……」 

마송이 고개를 저으며 불길하게 말했다.

"그들이 쫓아올 것이오. 당신이... 나를 부축하여 달아납시다..."

那大漢哦了一聲,一面拭去馬松身上的血跡,一面扶著馬松向前行去。 轉過了兩條街口,馬松的雙腿突然軟了下來。 這時,幸好又有兩個大漢趕了過來,抬起馬松,向前奔去。 馬松人已暈了過去,緊閉著雙目,臉色也蒼白的不見一點血氣,人也完全暈了過去。 

그 대한이 아, 하더니 마송의 몸에 묻은 핏자국을 닦으면서 한편으로는 마송을 부축하여 앞으로 걸어갔다. 두 개의 길목을 돌자 마송의 두 다리는 돌연 힘이 빠졌다. 이때 다행히 또 두 명의 대한이 달려와서 마송을 마주 들고 앞을 향해 달려갔다. 마송은 이미 혼절하여 두 눈을 꼭 감고 있었고 낯빛도 창백하여 한 점 혈색이 보이지 않았다. 사람은 완전히 혼절한 것이었다.

待他醒來時,發覺躺在一間小室之中,室中布設很簡單,只見有一張木桌和橫臥的小榻。 室中點了一盞油灑,光焰閃動,照的一爾通明。 馬松迅快地打量過室中的景物一眼,這時又閉上雙目。 

그가 깨어났을 때 한 칸의 작은 방 안에 누워있음을 발견했다. 방 안은 아주 간단하게 비치되어 있어 오직 하나의 나무탁자와 작은 침상만이 가로 뉘어있었다. 방 안에는 한 잔의 등불이 켜져 불꽃이 흔들리며 밝히고 있었다. 마송은 신속하게 방 안의 경물을 훑어보고 또 두 눈을 감았다.

只聽木門呀然,一陣冷風吹了進來,緊接著一陣步履聲傳入耳際。 感覺中,那人直行到木榻前面。 

목문이 끼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일진의 찬바람이 불어오면서 곧이어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귓가에 전해져왔다. 느낌으로 그 사람은 곧장 나무침상 앞으로 걸어오는 듯 했다.

但聞一個粗啞的聲音,說道:「馬兄,好一些嗎?」 

탁한 음성이 들렸다.

"마형, 좀 나아졌소?"

馬鬆緩緩睜開雙目,只見榻前,站著一個四旬左右的黑衣大漢,右手中握著一把很鋒利的匕首,不禁心頭一震。 

마송은 천천히 눈을 떴다. 침상 앞에 한 명의 사순 가량된 흑의대한이 서있는 것이 보였는데 우수에는 아주 예리한 비수를 쥐고 있어 저도 모르게 가슴이 떨렸다.

那人看馬松清醒過來,忍不住尷尬一笑,說道:「馬兄,醒過來了。」 

그 사람은 마송이 깨어난 것을 보자 참지 못하고 계면쩍게 웃으며 말했다.

"마형, 깨어나셨구려."

馬松冷漠一笑,道:「幸好兄弟及時醒過來了,如是兄弟晚醒片刻,只怕要死在你的刀下了。」 

마송이 냉막하게 웃으며 말했다.

"다행히 형제가 깨어났기에 망정이지 만일 형제가 조금 늦게 깨어났더라면 당신의 칼 아래 죽었을 것이오."

那大漢望望手中的匕首,尷尬一笑,道:「馬兄,你知道大先生規矩,兄弟是奉命行事。」 

그 대한은 수중의 비수를 바라보며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마형, 대선생의 규칙을 아시잖소. 형제는 명을 받들어 행사(行事)하는 거요."

一面說話,一面收去了手中的匕首。 躺在床上的馬松,暗暗抽了一口冷氣,忖道:「馬松的傷勢如若重一些,只怕早已死於那匕首之下。」 

말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수중의 비수를 거두었다. 침상에 누워있던 마송은 암암리 냉기를 한 모금 들이쉬며 곰곰히 생각했다.

'마송의 상세가 만약 좀 심했다면 벌써 그 비수 아래 죽었을 것이다.'

有些感慨地長長歎一口氣,道:「好的是兄弟醒過來了,不該死於你的刀下。」 

좀 감개무량한 듯 길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다행히 형제가 깨어나서 당신의 칼에 죽지 않았구려."

黑衣大漢歎口氣道:「馬兄,這些事在你沒有受傷之前,都是該你辦的事,想來你不會怪到兄弟頭上吧!」 

흑의대한이 탄식하고는 말했다.

"마형, 이런 일들은 당신이 부상 당하기 전에는 모두 당신이 처리하던 일이오. 생각컨대 당신은 형제를 탓하지 않을 거요!"

馬松心中暗道:楊非子這等用人的手段,高明至極,也殘酷之極,不許有一個身受重傷,無力抗敵的人留下來? 

마송은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양비자가 사람을 쓰는 수단은 지극히 고명하기도 하고 극히 잔혹하기도 하구나. 한 명도 중상을 입었거나 적에 항거할 힘이 없는 사람을 남겨두는 것을 불허한단 말인가?'

望了望黑衣大漢形貌,又聽他一口一個馬兄,十分親熱,心中暗道:此人姓名我一無所知,再談下去,只怕要露出馬腳,當下接道:「兄弟慚愧,身子還有一些不適,我要調息一下。」 

흑의대한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가 마형, 마형 하며 몹시 친숙하게 부르는 것을 듣자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사람의 성명을 나는 아는 바가 없다. 더 이야기하다간 마각이 드러날 것 같구나.'

즉시 이어서 말했다.

"형제는 부끄럽구려. 몸이 아직 불편하여 좀 조식해야겠소."

黑衣大漢道:「馬兄請便,咱們在外面候命。」 

흑의대한이 말했다.

"마형 편하신 대로 하시오. 우리는 밖에서 명을 기다리겠소."

馬松道:「你該去復家師一聲,就說我醒過來了,不過,歐陽明的掌力奇重,我還得過兩三天,才能恢復。」 

마송이 말했다.

"당신은 가서 가사께 내가 깨어났으나 구양명의 장력이 기이하게 무거워 이삼 일은 지나야 회복될 수 있겠다고 보고해 주시오."

黑衣大漢道:「馬兄好好養息,大先生那裡,兄弟自會說明。」 

흑의대한이 말했다.

"마형은 푹 요양하시오. 대선생께는 형제가 설명하겠소."

轉身行了出去,順便帶上房門。 馬松暗暗吁了一口氣,熄去室中燈火,盤膝而坐。 這時,房中已黑了下來,縱然是外面還有監視之人,也因為室中黑暗,無法看得清楚了。 

돌아서서 걸어나가면서 방문을 닫았다. 마송은 암암리 휴, 한숨을 내쉬고 방 안의 등불을 끄고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이때 방 안은 이미 깜깜해져서 설령 바깥에 또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방 안이 깜깜하기 때문에 똑똑히 볼 수가 없었다.

因回天手楊非子手段毒辣得出人意外,使得馬松不得不仔細考慮目下的處境。 室外又響起了步履之聲,緊接著,木門又被推開。 馬松吃了一驚,一面暗自運氣戒備,人卻靜坐未動。 

회천수 양비자의 수단이 의외로 독랄하여 마송은 부득불 자세히 현재의 처지를 심사숙고했다. 방 밖에 또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목문이 또 열렸다. 마송이 깜짝 놀라서 암중으로 운기하여 경계하면서 조용히 앉은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只聽一個冰冷的聲音,道:「馬師兄,好一些嗎?」 

차가운 음성이 들렸다.

"마사형, 좀 나아졌습니까?"

馬松心中一動,暗道:「他叫我師兄,想來是楊非子的弟子了。」 

마송은 마음이 동하여 속으로 생각했다.

'그가 나를 사형이라 부르니 양비자의 제자인 듯 하구나.'

雖然,他從馬鬆口中,問出了不少內情,但這地方太凶險,一個應答不對立刻露出破綻,一時間,不敢開口。 就這忖念之間,那人已行到了木榻前面,接道:「許豹說師兄已醒了過來,師父特命小弟送來靈丹一顆,師兄快請服下。」 

비록 그는 마송의 입에서 적지 않은 내정을 물어서 알아냈지만 이곳은 너무도 흉험하여 하나라도 잘못 대답하면 즉시 헛점이 드러날 것이다. 일시지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곰곰히 생각하는 사이에 그 사람은 이미 침상 앞으로 걸어와서 말을 이었다.

"허표(許豹)가 사형이 이미 깨어나셨다고 하더군요. 사부님께서 특별히 소제에게 명하여 한 알의 영단을 보내셨으니 사형은 속히 드십시오."

馬松道:「那有勞師弟了。」 

마송이 말했다.

"사제에게 수고를 끼쳤구나."

這時,天色已然大亮,木門推開後,天光進入室中,大約來人自恃目力,也未燃起燈火。 只見他身著青衫,年紀甚輕,大約十八九歲的年紀。 

이때 날은 이미 환하게 밝아서 목문이 열린 뒤 햇빛이 방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마 찾아온 사람은 자신의 시력을 믿었는지 등불을 켜지도 않았다. 그는 몸에 청삼을 입었고 나이는 아주 어려서 대략 십팔구 세로 보였다.

馬松雙目神凝,盯住在那少年的臉上打量了一陣,道:「師弟,師父真要療治我的傷勢嗎?」 

마송이 정신을 집중하여 두 눈으로 그 소년의 얼굴을 한바탕 훑어보고 말했다.

"사제, 사부님은 정말 나의 상세를 치료하시려는 걸까?"

他必須記下每一個的形貌,身份,才便於行動。 青衫人微微一笑,道:「師父如果不想療治你的傷勢,也不會派小弟送藥來了。」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김새, 신분을 반드시 기억해야 했다. 그래야 행동하기에 편하다. 청삼인이 미소짓더니 말했다.

"사부님께서 만약 당신의 상세를 치료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소제에게 약을 보내실 리가 없지요."

左手一伸,送過來一顆藥丸。 馬鬆緩緩伸手取過,放入口中吞下,道:「師弟,師父還沒有睡覺嗎?」 

좌수를 내밀어 한 알의 환약을 건내주었다. 마송이 천천히 손을 뻗어 받아서 입 속에 넣고 삼키고 말했다.

"사제, 사부님은 아직 주무시고 계신가?"

青衫人點點頭,道:「歐陽明那小子,竟然打傷師兄,使得師父很懷疑……」 

청삼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구양명 그놈이 뜻밖에도 사형을 다치게 하여 사부님께서는 몹시 의심을 품고 계십니다..."

馬松接道:「歐陽明不顧道義,把雷慶和凌度月的生死,置於不顧,用不著和他再說什麼了?」 

마송이 말했다.

"구양명이 도의를 돌보지 않고 뇌경과 능도월의 생사도 돌아보지 않는데 그들과 더 무슨 말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青衫人道:「師兄的傷勢不要緊嗎?」 

청삼인이 말했다.

"사형의 상세는 괜찮습니까?"

馬松道:「這一陣休息好多了。」 

마송이 말했다.

"한바탕 휴식하니 많이 좋아졌네."

青衫人道:「那小弟就多與師兄談幾句了……」 

청삼인이 말했다.

"그러면 소제는 사형과 몇 마디 더 하겠습니다..."

放低了聲音,接道:「師父覺著歐陽明敢打傷師兄,自然是拒絕了咱們的條件了。」 

목소리를 낮추어 말을 이었다.

"사부님께서는 구양명이 감히 사형을 다치게 하였으니 당연히 우리의 조건을 거절했다고 여기십니다."

馬松道:「不錯。」 

마송이 말했다.

"그렇네."

青衫少年道:「師父本想召你問話,但見你昏迷不醒,只好忍一下未問,但師父總覺著這中間,有很多可疑之處。」 

청삼소년이 말했다.

"사부님은 본래 당신을 불러 물어보시려 했지만 당신이 혼미한 채 깨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시고 부득이 참고 묻지 않으셨지요. 하지만 사부님은 그 가운데에 의심스러운 점이 아주 많다고 느끼십니다."

馬松吃了一驚,暗道:這楊非子果然有驚人之能,我們計劃的應該是天衣無縫,他竟然對此事心中存疑,心中念轉,口中說道:「師父懷疑什麼呢?」 

마송이 깜짝 놀라서 속으로 생각했다.

'양비자는 과연 사람을 놀라게 하는 능력을 가졌구나. 우리의 계획은 천의무봉(天衣無縫)했는데 그는 놀랍게도 이 일에 대해 심중에 의심을 갖고 있구나.'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사부님께서는 무얼 의심하고 계신가?"

青衫人道:「師父覺著,以歐陽明的老練,穩健,決不會把師兄打傷,也不能不顧雷慶和凌度月的生死……」 

청삼인이 말했다.

"사부님께서는 노련하고 침착한 구양명이 결코 사형을 상하게 할 리가 없으며, 뇌경과 능도월의 생사를 돌보지 않을 수도 없다고 여기십니다."

馬松接道:「但他竟然這樣作了。」 

마송이 말했다.

"하지만 그는 뜻밖에도 이런 짓을 했다네."

青衫人道:「所以,師父以為歐陽明有恃無恐,他能把你師兄打成重傷,自然也能取你之命,他如是激忿中出手,你很難生出大祥記綢緞莊,但他卻只把你打成重傷,那是有意要你回來傳訊了。」 

청삼인이 말했다.

"그래서 사부님은 구양명에게 믿는 구석이 있어 두려움이 없다고 여기십니다. 그가 사형 당신에게 중상을 입힐 수 있으니 당연히 당신의 목숨을 취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가 만일 격분한 가운데 출수하였다면 당신은 살아서 대상기 포목점을 나오기 어려웠을 테지만 그는 단지 당신에게 중상만 입혔습니다. 그것은 고의로 당신더러 돌아가 소식을 전하게 한 것입니다."

馬松點點頭,道:「這一點,小兄倒未想到。」 

마송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점은 소형이 미처 생각지 못했군."

青衫人道:「所以,師父覺著,歐陽明一定有所仗恃。」 

청삼인이 말했다.

"그래서 사부님은 구양명에게 틀림없이 믿는 것이 있다고 느끼십니다."

馬松道:「師父之能,就算歐陽明邀來了什麼助拳之人,也不會放在師父心上啊。」 

마송이 말했다.

"사부님의 능력이라면 설령 구양명이 어떤 조력자들을 불렀다 한들 마음에 두실 리가 없네."

青衫人道:「如是來的一般江湖高人,那自然不會放在師父心上了,歐陽明乃師父手下敗將,不足言勇,師父擔心的,是那個凌度月的師父趕到,那老鬼難纏得很。」 

청삼인이 말했다.

"만일 불러온 것이 일반 강호 고인이라면 당연히 마음에 두실 리가 없습니다. 구양명은 사부님의 손에 패한 적이 있으니 패장(敗將)은 용맹함을 말할 가치가 없지요. 사부님이 염려하시는 것은 그 능도월의 사부가 달려오는 것입니다. 그 노귀는 아주 상대하기 어렵지요."

馬松道:「如是凌度月的師父趕到了,豈有不顧愛徒性命之理。」 

마송이 말했다.

"만일 능도월의 사부가 온다면 애제자의 목숨을 고려하지 않을 리가 없지."

青衫少年點頭一笑,道:「那老鬼的武功,已到了出神入化之境,而且,生性高傲得很,從不願求人低頭,如非有辦法穩住他徒弟傷勢,必然別有打算,師父為此事,已然和他們研商了一夜。」 

청삼소년이 고개를 끄덕이고 웃더니 말했다.

"그 노귀의 무공은 이미 출신입화(出神入化)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뿐만 아니라 타고난 성격이 몹시 고오(高傲)하여 여태 남에게 부탁하며 고개를 숙이려 하지 않았지요. 만일 제자의 상세를 진정시킬 방법이 있지 않다면 반드시 다른 계획이 있을 것입니다. 사부께서는 이 일 때문에 이미 그들과 밤새 연구하고 상의하셨지요."

他們是誰,馬松雖急於知道,但卻無法追問。 

그들이 누구인지 마송은 급히 알고 싶었지만 캐물을 수가 없었다.

馬松歎口氣,道:「可惜,小兄不認識凌度月的師父……」 

마송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애석하게도 소형은 능도월의 사부를 알지 못한다네..."

青衫人笑一笑,接道:「就算他來了,也不會讓你瞧到。」 

청삼인이 웃더니 말을 이었다.

"설령 그가 왔더라도 당신이 볼 수 있을 리도 없습니다."

馬松道:「師弟,師父作何打算呢?總不能白白放過了歐陽明,小兄不但被他打傷,還受了不少羞辱。」 

마송이 말했다.

"사제, 구양명을 그냥 놓아주어서는 안되는데 사부님은 어떻게 하실 작정이신가? 소형은 그에게 부상을 입었을 뿐 아니라 적지 않은 치욕을 받았네."

青衫人道:「這一點師兄可以放心,師父豈是甘願認輸的人,不過師父要採取什麼行動,小弟還無法知道,但一定會有行動,師兄請忍耐一下,一兩天,大約就可為師兄報仇了。」 

청삼인이 말했다.

"그 점은 사형께서 안심하십시오. 사부님이 어디 패배를 기꺼이 인정하실 분입니까? 그러나 사부님이 무슨 행동을 취할실지 소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반드시 행동이 있을 터이니 사형은 좀 인내하십시오. 하루이틀 안으로 아마 사형의 복수를 하실 겁니다."

馬松突然放低了聲音,道:「師弟,剛才小兄幾乎被……」 

마송이 돌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사제, 방금 소형은 하마터면..."

說到了被字,故意住口。 

거기까지 말하고 고의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青衫人接道:「小弟勸師兄不要把此事放在心上,如是師兄傷勢沉重,無法救治,活著豈不比死了更苦。」 

청삼인이 말했다.

"소제는 사형께서 그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만일 사형의 상세가 침중하여 치료할 수 없다면 살아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馬松道:「如是出於師父之命,那也算了,如是許豹這小子……」 

마송이 말했다.

"사부님의 명이 있었다면 방법이 없는 일이지만 만일 허표 그 녀석이..."

青衫人接道:「馬師兄,許豹膽子再大十倍,也不敢對師兄下手,自然是奉命行事了。」 

청삼인이 말했다.

"마사형, 허표가 담이 열 배는 더 크다 하더라도 감히 사형께 손을 쓰지 못합니다. 당연히 명을 받아서 한 일이지요."

馬松道:「其實我傷的並不太重,只是一時血氣不暢,暈了過去,如是許豹能據實上陳,小弟也不致於被下令處死了。」 

마송이 말했다.

"사실 나의 부상은 그리 심하지 않았다. 단지 일시지간 혈기가 원활하지 못하여 혼절했던 걸세. 만일 허표가 사실대로 아뢰었다면 소형이 사형에 처하라는 영을 받지 않았을 것이네."

青衫人道:「馬師兄,那不是處死?你如傷的太重了,那是一種解脫之法。」 

청삼인이 말했다.

"마사형, 그건 사형에 처하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당신의 상처가 너무도 심했다면 그것은 일종의 해탈(解脫)하는 방법입니다."

語聲一頓,接道:「師兄好好養息,小弟去了。」 

잠시 멈추었다 이어서 말했다.

"소제는 갈 테니 사형은 푹 요양하십시오."

轉身離開小室。 望著那青衫人遠去的背影,假扮馬松的凌度月,暗暗自忖:那馬松說,楊非子身側有三個嫡傳弟子,這青衫人不知是老二或老三。 

돌아서서 작은 방을 떠났다. 그 청삼인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송으로 분장한 능도월은 남몰래 혼자 곰곰히 생각했다.

'그 마송이 말하길, 양비자 곁에는 세 명의 적전제자(嫡傳弟子)가 있다고 했다. 이 청삼인이 둘째인지 세째인지 모르겠구나.'

又過了一陣工夫,天色已經大亮,許豹親手捧著一個茶盤,行了過來。 茶盤上放著一個細瓷茶碗,上面還扣著蓋子。 神色恭謹地行到木榻前面,道:「馬兄,這裡有一碗參湯。」 

또 시간이 흘러 날이 이미 환하게 밝았다. 허표가 손수 한 개의 다반(茶盤)을 받쳐들고 걸어왔다. 다반 위에는 덮개가 있는 도자기 찻잔이 놓여져 있었다. 공손한 표정으로 침상 앞으로 걸어와서 말했다.

"마형, 여기 한 사발의 삼탕(參湯)을 가져왔습니다."

凌度月從那藍衫人的口中,知曉他的姓名,冷冷一笑道:「許豹,這參湯中,沒有毒吧?」 

능도월은 그 청삼인의 입에서 그의 성명을 알았기에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허표, 이 삼탕 안에 독은 없겠지?"

許豹苦笑一下,道:「馬兄,兄弟是奉命行事,情非得已,大先生一向不喜見屬下活著受罪,馬兄是大先生的門下寄名弟子,這一點,馬兄比兄弟清楚多了。」 

허표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형, 형제는 명을 받아서 행사한 일이라 사정이 부득이 했소. 대선생께서는 언제나 속하들이 생고생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시오. 마형은 대선생 문하의 기명제자(寄名弟子)이니 그 점은 마형이 형제보다 더 잘 알 것이오."

凌度月道:「剛才我師弟來過……」 

능도월이 말했다.

"방금 나의 사제가 왔었소..."

許豹接道:「兄弟知道,三少來過,還是兄弟請三少轉請楊大先生,說馬兄傷勢不重,人已清醒過來,三少才來探望馬兄的。」 

허표가 말했다.

"형제도 알고 있소. 세째가 왔었고 또 형제는 세째에게 양대선생께 마형의 상세가 심하지 않으며 이미 깨어났다고 전해달라고 하였소. 그래서 세째가 마형을 문안온 것이오."

凌度月道:「這麼說來,我還得感謝你許兄了。」 

능도월이 말했다.

"그렇다면 나는 당신 허형에게 감사해야겠구려."

許豹道:「感謝不敢當,馬兄不要記恨兄弟,兄弟就感激不盡了。」 

허표가 말했다.

"감사는 당치도 않소. 마형이 형제에게 앙심만 품지 않는다면 형제는 감격하기 그지 없소."

凌度月突然歎一口氣,道:「許兄,過去處置那些重傷的同道,都是許兄和區區下手,是嗎?」 

능도월이 돌연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허형, 과거에 중상을 입은 동료의 처리를 모두 허형과 내가 하지 않았소?"

許豹道:「大都由馬兄下手,兄弟下手的也不過十之一二罷了。」 

허표가 말했다.

"대부분 마형이 손을 썼고 형제가 손을 쓴 것은 불과 열의 한둘일 뿐이오."

凌度月打蛇順棍上,套著許豹的話,道:「那時候,兄弟還不感覺什麼?只覺著是幫助他們解脫,免受痛苦,但到了自己頭上,卻有些感慨萬端了。」 

능도월이 옳다쿠나하고 허표의 말꼬리를 붙잡고 말했다.

"그때 형제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소. 단지 그들이 고통을 받지않고 해탈하게끔 도와준다고 여겼을 뿐이오. 하지만 자신에게 닥치자 좀 감개가 무량하구려."

許豹口齒啟動,欲言又止。 

허표가 입을 열어 말을 하려도 또 그만두었다.

凌度月道:「今天,由許兄對付兄弟,幸好兄弟及時醒來,逃過大劫,如是下一次,由兄弟對許兄執刑,不知許兄能否及時醒來。」 

능도월이 말했다.

"오늘 허형이 형제를 처치하려는데 다행히 형제가 때마침 깨어나서 대겁(大劫)을 피했소. 만일 다음 번에 형제가 허형을 집행한다면 허형이 때마침 깨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구려."

許豹打了冷顫,幾乎把手中托的一碗參湯摔了在地上,勉強笑一笑,道:「馬兄,到了那一天,兄弟也不敢求饒,只望馬兄能給兄弟一個痛快。」 

허표는 전율했다. 마치 손에 든 삼탕 사발을 땅에 쏟을 뻔 했다.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마형, 그날이 되면 형제는 감히 살려달라고 빌지 않겠소. 단지 마형께서 형제에게 통쾌하게 죽여주기를 바라오."

凌度月微微一笑,取過參湯,道:「總有那天,兄弟也會給你許兄一個機會。」 

능도월이 미소지으며 삼탕을 건네받고는 말했다.

"그런 날이 온다면 형제도 허형 당신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겠소."

許豹放下手中木盤,一抱拳道:「多謝馬兄。」 

허표가 수중의 나무 쟁반을 내려놓고 포권하며 말했다.

"마형께 감사드리오."

凌度月搖搖頭,黯然說道:「經過了這番生死歷劫,使兄弟心中有了很多的感慨,以我師父之能,本可起死回生,只要他願意施醫,十之八九都可以救治。」 

능도월이 고개를 저으며 암연히 말했다.

"이번에 생사의 역겁(歷劫:불교용언데 잘 이해가,,,)을 겪음으로 해서 형제 마음 속에는 아주 느낀 바가 많소. 나의 사부님께서는 본래 기사회생(起死回生)시키는 능력이 있으시니 그분이 치료하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십중팔구 치료하실 수 있소."

許豹點點頭,卻沒有接口。 

허표가 고개를 끄덕이고 대꾸하지 않았다.

凌度月道:「許兄請去吧!兄弟還要再睡一回,等一下,家師可能找我問話。」 

능도월이 말했다.

"허형은 가보시오! 형제는 다시 자야겠소. 조금 있으면 가사께서 나를 찾아 물어보실 것이오."

許豹的身份,顯然和馬松有一段距離,欠身一禮,才退了出去。 凌度月取出一枚銀針,試過參湯,確然無毒,樂得喝下去補上一補,然後又倒臥在木榻上閉目假寐。 

허표의 신분은 확실히 마송과 한 단계의 거리가 있었다. 몸을 숙여 일례하고서 물러났다. 능도월은 한 자루 은침을 꺼내어 삼탕을 시험해보았다. 확실히 독이 없자 기꺼이 마셔서 (기력을) 보충했다. 그런 다음 또 나무침상에 누워 눈을 감고 쪽잠을 잤다.

許豹進來兩次,每次都悄然而退,似乎怕驚動了凌度月。 其實凌度月並沒有睡覺,只不過不願再與許豹說話。 

허표가 두 번이나 들어왔다가 매 번 조용히 물러갔다. 마치 능도월을 경동(驚動)시킬까 염려하는 듯 했다. 사실 능도월은 결코 잠들지 않았다. 단지 더이상 허표와 이야기하고 싶지가 않았을 뿐이었다.

將近中午時分,木門呀然而開,只聽那推門的聲音,凌度月已警覺不是許豹。 許豹不會這樣大意,弄出這大的聲響。 

정오가 가까워질 무렵, 목문이 끼익, 하고 열렸다. 문을 미는 소리를 듣자 능도월은 허표가 아님을 깨닫고 경각심을 가졌다. 허표는 이렇게 부주의하게 큰 소리를 낼 리가 없다.

微啟一目望去,只見一個全身樸素的少婦,手扶在一個全身白羅衣的少女肩上,緩步行了進來。 兩人身後,緊隨著一身黑衣的許豹。 凌度月的目光,先觸到羅裙下面的一雙三寸蓮足。 

한 쪽 눈을 가늘게 뜨니 전신에 소복을 입은 젊은 부인이 한 명의 전신에 흰비단 옷을 입은 소녀의 어깨를 짚고 천천히 걸어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두 사람의 뒤에는 일신에 흑의를 입은 허표가 바짝 따르고 있었다. 능도월의 눈길은 먼저 그 비단치마 아랫쪽의 삼 촌 밖에 안되는 한 쌍의 전족에 닿았다.

許豹搶先一步,越過了那白衣少女,道:「馬爺早晨進過一碗參湯後,就一直好睡,現在還未醒過來。」 

허표가 먼저 그 백의소녀를 한 걸음 앞질러 말했다.

"마나으리는 아침 일찍 한 사발의 삼탕을 드신 뒤 계속 푹 주무시며 아직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白衣少女嗯了一聲,道:「能不能叫醒他?」 

백의소녀가 아, 하더니 말했다.

"그를 깨울 수 없나요?"

許豹道;「這個,小的可以試試。」 

허표가 말했다.

"그건 소인이 한번 해볼 수 있소."

凌度月很清晰地聽到了兩人的談話,不得不緊閉雙目。 

능도월은 두 사람의 대화를 똑똑히 듣자 부득불 두 눈을 꼭 감지 않을 수 없었다.

許豹輕輕咳了一聲,正想開口,那白衣少女又突然改變了主意,玉手輕揮,低聲說道:「別吵醒他了,我們母女也沒有什麼大事,只是想問他一件東西,收存何處?」 

許豹道:「他睡了半天啦,也許該起來吃飯了。」 

허표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막 입을 열려는데 그 백의소녀는 또 돌연 생각이 바뀌었다. 옥수를 가볍게 내저으며 나직이 말했다.

"깨우지 마세요. 우리 모녀는 무슨 큰일이 있는 것도 아니랍니다. 단지 그에게 한 가지 물건을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어요."

白衣少女道:「最好別叫他,讓他睡夠了,自己起來再吃東西不遲。」 

백의소녀가 말했다.

"그를 깨우지 말고 충분히 자도록 하는 것이 좋아요. 스스로 일어나 먹을 것을 먹어도 늦지 않아요." 

說完話,緩緩轉身而去。 凌度月微啟雙目,又望了一眼,這一次只見到那白衣少婦一個背影。 凌度月茫然了,他記得馬松從沒有提過這個白衣婦人。 她是誰?為什麼會來探視自己,因為馬松在這裡的身份並不高,楊非子從未把寄名的弟子視作親近可信的人。 

말을 마치더니 천천히 돌아서서 갔다. 능도월은 눈을 살짝 뜨고 또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그 백의소부(白衣少婦)의 뒷모습만 보였다. 능도월은 망연해졌다. 그는 마송이 이 백의부인은 언급한 적이 없음을 기억했다. 그녀는 누구인가? 왜 자신을 문병왔을까? 마송은 이곳에서의 신분이 결코 높지 않기 때문에 양비자는 여태 기명(寄名)제자를 친근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여기지 않았다.

這就使凌度月更增強了不少信心,楊非子的手段太毒辣,對付自己人的手段更是殘酷無比。 他身懷絕世醫道,但卻不肯救治受傷的屬下,輕傷者也只不過送上一粒藥物,重傷者乾脆毒死了,一個醫道絕世的人,心地怎會歹毒至此。

그것이 능도월로 하여금 양비자의 수단이 너무도 독랄하고 자기 사람들을 처리하는 수단은 훨씬 잔혹하기 비할 데 없음을 더더욱 믿게 만들었다. 그는 절세적인 의술을 지녔지만 부상당한 속하를 치료하려 하지 않았다. 경상자도 단지 한 알의 약물을 보낼 뿐이었고 중상자는 아예 독사를 시켜버렸다. 한 명의 의술이 절세적인 사람의 마음이 어찌 이같이 악독할 수 있단 말인가?

還有素服母女,都穿著一身白衣,是特別的偏愛白色.還是為人戴孝。 凌度月沒有看清楚那白衣少女的面貌,但那一雙動人的小腳,細碎的蓮步,行走自然擺動的柳腰,直覺得給人纖弱,誘惑的美感。 

또 소복을 입은 모녀는 모두 일신에 백의를 걸치고 있어 특별히 흰색을 편애하거나 아니면 상복을 입은 것이리라. 능도월은 그 백의소녀의 얼굴을 똑똑히 보지 못했지만 한 쌍의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하는 전족, 아장거리는 걸음걸이, 걸으면 자연스럽게 흔들거리는 버들허리는 사람에게 갸날프고 유혹의 미감(美感)을 준다고 느꼈다.

忖度之間,許豹送上了飯萊。 凌度月已緩緩坐起了身子。 許豹似是有意的巴結,放下飯萊,笑道:「馬兄,剛才有人來探望你,馬兄一直沉睡未醒。」 

추측하는 사이에 허표가 반래(飯萊:덮밥??)를 가져왔다. 능도월은 이미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허표는 마치 일부러 아첨하듯 반래를 내려놓고 웃으며 말했다.

"마형, 조금 전 당신을 문병온 사람이 있었는데 마형은 계속 깊이 잠들어 깨어나지 않더군요."

凌度月啊了一聲,道:「什麼人?」 

능도월이 아, 하더니 말했다.

"누구요?"

許豹道:「三夫人。」 

허표가 말했다.

"삼부인이오."

凌度月暗暗忖道:看來,這小子知曉的事情不少,得想法子探問一些內情。 

능도월이 몰래 곰곰히 생각했다.

'보아하니 이놈은 알고 있는 것이 적지 않구나. 내정을 캐낼 방법을 세워야겠다.'

心中盤算了一陣,故作驚愕地說道:「是她,怎會……」 

속으로 한바탕 따져보고 고의로 놀라며 말했다.

"그녀로군. 어째서..."

故意住口不言。 

고의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許豹笑一笑,接道:「怎麼?馬兄可有些意外嗎?」 

허표가 웃으며 말했다.

"뭐요? 마형은 좀 의외이시오?"

凌度月道:「是的,許兄,兄弟不太明白她會來探望兄弟?」 

능도월이 말했다.

"그렇소. 허형, 형제는 그녀가 형제를 문병올 줄은 몰랐소."

許豹道:「馬兄,那是千真萬確的三夫人,天下沒有男人會看錯三夫人,因為只要見過她一眼的人,就永遠不會忘記。」 

허표가 말했다.

"마형, 그건 틀림없이 확실한 삼부인이오. 천하에 삼부인을 잘못 본 남자는 없을 것이오. 왜냐하면 그녀를 한번 본 사람은 영원히 잊을 수 없기 때문이오."

凌度月哦了一聲道:「她說些什麼?」 

능도월이 허, 하더니 말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했소?"

許豹放低了聲音,道:「馬兄,不用裝作了,三夫人說要問馬兄把一件東西存放何處?」 

허표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마형, 가장하지 마시오. 삼부인은 마형에게 한 가지 물건의 소재를 묻고자 했소."

凌度月想不出答問的詞兒了,話題一轉,道:「師父沒有找我嗎?」 

능도월은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화제를 돌려서 말했다.

"사부님께서는 나를 찾지 않으셨소?"

許豹道:「沒有。」 

허표가 말했다.

"아니오."

不再理會許豹,行下木榻,準備進食。 

더이상 허표를 거들떠보지 않고 나무 침상에서 내려가 밥을 먹으려고 했다.

許豹笑一笑,道:「馬兄,有事就招呼兄弟一聲。」

허표가 웃으며 말했다.

"마형, 일이 있으면 형제를 부르시오."

悄然退了出去。 凌度月小心的試過飲物中沒有下毒,立刻吃了一頓,菜餚不多,但都很可口。 他必需保持體能,準備應付突來的變化。 

조용히 물러나더니 나갔다. 능도월은 조심스럽게 음식에 독이 없는지 시험해보고 즉시 먹었다. 음식은 많지 않았지만 아주 맛이 있었다. 그는 반드시 체력을 유지하여 갑자기 닥치는 변화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만 했다.

進食之後,凌度月開始思索如何對付楊非子的辦法,自己直截了當的是一劍殺了他,但他經歷過了那楊非子的用毒手段之後,心中有了很大的警惕。 

밥을 먹은 뒤 능도월은 양비자를 어떻게 처치해야 할지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일검으로 그를 죽이려 했지만 그는 양비자의 용독수단을 겪은 뒤로 마음 속에 아주 큰 경계심이 생겼다.

他原本計劃好是準備楊非子找自己問話時,出其不意突施殺手,但一上午不見楊非子傳喚,心中不免焦慮起來,因為歐陽明等,都已雲集在這座知府宅院的外面,等候他的信號。 

그는 원래 양비자가 자신을 불러서 물어볼 때 불의의 살수를 펼치려 계획했었다. 하지만 오전 내내 양비자가 호출을 하지 않자 심중으로 초조해지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구양명 등은 모두 이 지부 저택의 바깥쪽에 운집하여 그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楊非子智謀過人,歐陽明等決定改在白日突襲,因為夜間楊非子必然有很精明的佈置。 雙方都精於謀略,經驗豐富的江湖高手各出奇謀,希望能出敵制勝。 但如不先除此楊非子,這計劃就無法實現。 

양비자는 지모가 과인(過人)하여 구양명 등은 밝은 대낮에 기습하기로 결정했었다. 야간에는 양비자가 틀림없이 몹시 약삭빠른 안배를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쌍방은 모두 모략에 정통했다. 경험이 풍부한 강호고수들이 각기 기묘한 모략을 짜내어 적을 제압하고 승리하고자 했다. 하지만 먼저 양비자를 제거하지 않는다면 그 계획은 실현될 수 없었다.

這是一個精密算計的行動,在歐陽明的判斷中,楊非子不會連夜把受傷的馬松找去問話,招去問話必然在次日上午,因為楊非子急於知曉內情,自然不會拖延太長的時間。 

이것은 정밀하게 계산된 행동이다. 구양명은 양비자가 부상당한 마송을 밤중에 찾아가 물어보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다음 날 오전에 불러서 물을 것이라 판단했다. 왜냐하면 양비자가 내정을 알고싶은 마음이 조급하여 길게 시간을 끌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但本是極合天理人情的推斷,應該是百無一失。 但凌度月入府之後,立刻發現了一件大錯,楊非子處理重傷手下的毒辣、冷酷,完全出人意料之外。 這一著歐陽明沒有算到。 無端端的出現了一位三夫人,她使得凌度月感到困惑。 

본래 극히 이치에 부합되는 추단이라 하나의 실수도 없어야 했다. 하지만 능도월은 부중(府中)에 들어온 뒤 즉시 한 가지 커다란 착오를 발견했다. 양비자가 중상을 입은 수하를 처리하는 것이 독랄하고 냉혹하여 완전히 예상 밖이었던 것이었다. 그것은 구양명의 계산에 없었다. 까닭없이 출현한 삼부인, 그녀도 능도월로 하여금 곤혹스럽게 했다.

凌度月籌思了良久,一直想不出很好的辦法,只有冒險一試,要許豹轉告楊非子請求晉見了。 緩步行出室門,發現這是一個小巧的跨院,許豹站在庭院,仰望著天際出神,不知在思索什麼。 

능도월은 한참을 따져보고 생각했으나 줄곧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단지 모험하여 한번 시험해볼 수 밖에 없었다. 허표더러 양비자에게 알현하겠다고 고하라고 했다. 천천히 걸어서 방문을 나서니 이곳은 하나의 작고 정교한 과원임을 발견했다. 허표는 정원에 서서 무슨 생각에 잠겨있는지 모르게 넋을 잃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日正當中,已是午刻時分。 輕輕咳了一聲,凌度月低聲叫道:「許兄想什麼?這等入神?」 

해가 한창 중천에 떠서 이미 정오 무렵이었다.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능도월이 나직이 소리쳤다.

"허형은 무슨 생각을 하길래 이렇게 넋을 놓고 계시오?"

許豹怔了一怔,回頭笑道:「是馬兄,能夠行動了嗎?」 

허표가 어리둥절하여 고개를 돌려 웃으며 말했다.

"마형이시군요. 움직일 수 있습니까?"

馬松點點頭,道:「好多了,家師的靈藥果然是神奇無比……」 

마송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많이 나았소. 가사의 영약은 과연 신기하기 비할 데가 없군요..."

語聲微微一頓,接道:「兄弟心中有很多事急於稟報家師,許兄請代兄弟轉告一聲。」 

잠깐 멈추었다 이어서 말했다.

"형제는 가사께 급히 보고해야할 일이 아주 많소. 허형께서 형제 대신 한 마디 아뢰어 주시겠소?"

許豹沉吟了一陣,道:「馬兄,大先生如要找馬兄問話,自會傳喚,馬兄大傷未癒,也不用急在一時了。」 

허표가 침음하더니 말했다.

"마형, 대선생께서 만일 마형을 찾아 물어볼 말씀이 있었다면 자연 부르셨을 것이오. 마형은 큰 부상을 입었다가 아직 낫지 않았으니 잠시 급하게 굴 필요 없소."

凌度月道:「家師靈丹神奇,兄弟已覺著好了大半,歐陽明和兄弟交談甚多,必得有些報於家師知曉,兄弟也了去一件心事。」 

능도월이 말했다.

"가사의 영단이 신기하여 형제는 이미 대부분 나았소. 구양명과 형제가 나눈 대화가 많고 반드시 가사께서 아셔야 할 것도 있소. 그래야 형제도 걱정거리를 덜 수 있소."

許豹又沉思了片刻,道:「好吧!馬兄既然要見大先生,那也用不著兄弟通報了,你自己去吧!」 

허표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알겠소! 마형이 이왕 대선생을 뵈어야겠다니 그건 형제가 통보할 필요도 없소. 당신 자신이 가시오!"

凌度月微微一呆,笑道:「許兄說的是,我自己去也是一樣。」 

능도월이 약간 멍해졌다가 웃으며 말했다.

"허형의 말이 맞소. 나 자신이 가도 마찬가지요."

舉步向外行去。 

걸음을 옮겨 밖을 향해 걸어갔다.

許豹低聲道:「馬兄,可要兄弟扶你一把?」 

허표가 나직이 말했다.

"마형, 형제가 부축해야겠습니까?"

凌度月道:「不用了,兄弟可以行動。」 

능도월이 말했다.

"괜찮소. 형제는 움직일 수 있소."

舉步行出庭院。 

걸음을 옮겨 정원을 걸어나갔다.

這座小跨院的房舍與院門外紅磚小徑十字交接,凌度月不知該走哪一條路才對,但又不能不走,略一猶豫,轉向右頭一條小路行去。 

이 작은 과원(跨院)의 방과 원문(院門) 밖은 붉은 벽돌이 깔린 작은 길이 열십자로 교차하고 있었다. 능도월은 어느 길로 가야할 몰랐다. 하지만 또 안갈 수도 없어 잠깐 망설이다가 오른쪽 작은 길로 돌아서 걸어갔다.

轉過一屋角,右腕脈穴突然一把被人抓住。 春風拂面,眼前出現了一張嬌美的面孔,耳際間同時響起了一縷清香,道:「我無惡意,請隨我來。」 

한 채의 집 모퉁이를 돌자 오른 손목의 맥혈을 누군가가 움켜잡았다. 춘풍이 얼굴을 가볍게 스치고 지나가자 눈 앞에 아리따운 얼굴이 나타났고 귓가에는 동시에 한 가닥 맑은 향기가 일었다.

"나는 악의가 없어요. 나를 따라 오세요."

凌度月運功解穴,移開了腕脈穴位,但他卻沒有出手反抗,仍由那少女帶著行去,她穿著一身白色羅衣,但肩頭處,已然沾了不少灰塵,想是她靠牆角立之故。 

능도월은 운공하여 혈도를 풀고 맥혈의 위치를 옮겼다. 하지만 그는 출수하여 반항하지 않고 그 소녀를 따라서 걸었다. 그녀는 일신에 백색의 비단옷을 걸쳤지만 어깨쯤에 적지 않은 먼지가 묻어 있었는데 그녀가 담벼락을 기대고 서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되었다.

白衣少女疾快閃入了一座門戶之中,順手掩上了雙門,長長吁一口氣,放開凌度月的右腕,道:「你的運氣不錯,幸好走了這條路,你如是走了別的路,想招呼你過來,那就麻煩了。」 

백의소녀는 빠르게 어느 문 안으도 들어가더니 그대로 쌍문을 닫고 길게 한숨을 내쉬며 능도월의 오른 손목을 놓고 말했다.

"당신의 운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히 이 길로 왔어요. 당신이 만일 다른 길로 갔다면 당신을 불러오는 것이 성가시게 될 뻔 했어요."

一則,看出這位白衣女確無惡意,二則凌度月已瞧清楚這個少女只不過十三四歲的年紀。 平靜地笑一笑,凌度月道:「你是誰?帶我到這裡有什麼事?」 

첫째로 그 백의소녀는 확실히 악의가 없음을 알아차렸고 둘째로 능도월은 이미 이 소녀가 단지 십삼사 세의 나이에 불과하다고 보였기에 태평하게 웃으며 능도월이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무슨 일로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소?"

白衣少女道:「我叫柳若梅,帶你到這裡為了救你,自然也有點事和你商量。」 

백의소녀가 말했다.

"나는 류약매예요. 당신을 데리고 여기 온 것은 당연히 당신과 상의할 일이 있어서예요."

她年紀雖小,但卻長得很高,已具有了亭亭玉立的少女風韻。 凌度月自己認出這少女,正是和那三夫人同去探視自己的人,微微一頷,道:「在下相信姑娘說的真話。」 

그녀는 나이가 비록 어리지만 아주 키가 크고 늘씬하여 이미 소녀의 느낌이 있었다. 능도월은 이 소녀를 알아보았다. 바로  삼부인과 함께 자기를 문병왔던 사람이었다.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저는 낭자의 말이 사실이라 믿소."

柳若梅微微一笑道:「相信我就好,但此地不是談話之處,咱們見我媽去。」 

류약매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나를 믿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이곳은 이야기할 곳이 못되니 제 어머니를 만나러가요."

也不待凌度月答話,開了木門,向外瞧了一眼,不見有人,才低聲說道:「我不能帶著你走,但我可以在轉角處留下暗記,你跟著那暗記自己走,行過之時記著把暗記毀卻。」 

능도월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목문을 열어 밖을 한번 살피더니 사람이 보이지 않자 그제서야 나직이 말했다.

"나는 당신을 데리고 갈 수 없어요. 하지만 나는 모퉁이 돌아가는 곳에 표식을 남기겠어요. 당신은 그 표식을 따라 스스로 가세요. 지나갈 때 그 표식을 없애버리는 것을 잊지마세요."

凌度月道:「如是有人遇上我呢?」 

능도월이 말했다.

"만일 사람을 맞닥뜨린다면?"

柳若梅笑道:「你是馬松啊!只要你鎮靜一些,不會有人問你,而且這時府中內宅人手不雜,又在正午時,你再小心一些也許碰不到人,記著要鎮靜,我先走了。」 

류약매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마송이예요! 당신이 조금 침착하기만 하면 당신을 상관하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뿐만 아니라 지금 부중은 사람이 복잡하지 않고 또 정오이니 당신이 조금만 조심하면 아마 다른 사람과 부딪히지 않을 거예요. 침착해야함을 기억하세요. 나는 먼저 가겠어요."

言下之意,似是早已知曉他是易容改扮的馬松。 凌度月沒有答話,只望著柳若梅微微頷首。 柳若梅說明了暗記的形式,舉步向前行去。 

마치 그가 역용분장한 마송임을 벌써 알고 있다는 듯한 말이었다. 능도월은 대답없이 단지 류약매를 바라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류약매는 암호의 형식을 설명하고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다.

凌度月腦際間,湧滿了重重的疑問,遠遠地隨在柳若梅身後行去。 小心地穿行過兩座院落,到了另一座跨院門前。 雙門虛掩,凌度月推門而入。 門後閃出柳若梅,立刻掩上門戶,加了木栓。 

능도월의 머릿 속에는 겹겹의 의문이 가득 솟아났다. 멀리서 류약매의 뒤를 따라서 걸어갔다. 조심스럽게 두 곳의 정원을 가로질러 다른 한 채의 과원 문 앞에 도착했다. 쌍문은 잠기지 않고 닫혀만 있어 능도월은 문을 밀고 들어갔다. 문 뒤에서 류약매가 나타나서 즉시 문을 잠그고 나무 빗장을 걸었다.

這座跨院中,植滿了花草,紅磚鋪成了一條小徑,突越花畦而過。 柳若梅帶著凌度月直入正屋,小廳內紅漆木椅上,端坐著一身素服的三夫人。 

이 과원 안에는 화초가 가득 심어져 있었고 붉은 벽돌이 깔린 작은 길이 꽃밭을 가로질러 지나갔다. 류약매는 능도월을 데리고 곧장 정실로 들어갔다. 소청 안 홍칠된 나무의자에는 일신에 소복을 입은 삼부인이 단정히 앉아있었다.

三夫人很客氣,欠欠身道:「請坐。」 

삼부인이 매우 예의바르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앉으세요."

凌度月發覺了自己的推斷不錯,這位三夫人確然很美,一種特具的成熟風韻,有著撩人的誘惑,不禁多看了兩眼。 

능도월은 자신의 추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느꼈다. 이 삼부인은 확실히 몹시 아름다우며 일종의 성숙하고 우아한 자태와 사람을 유혹하는 것이 있었 저도 모르게 자꾸 보게 된다.

三夫人微微一笑道:「你剛才沒有睡著吧!」 

삼부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조금 전 자지 않았지요?"

凌度月笑一笑,答非所問地道:「你是三夫人?」 

능도월이 웃더니 동문서답했다.

"당신은 삼부인이지요?"

三夫人道:「不錯,小女若梅告訴了我們冒險請你來此的用心嗎?」 

삼부인이 말했다.

"그래요. 딸아이 약매는 우리가 위험을 무릅쓰고 당신을 이곳으로 청한 의도를 말했나요?"

凌度月道:「令嬡只說明有事和在下相商,但她未說明什麼事情。」 

능도월이 말했다.

"영애는 단지 저와 상의할 일이 있다고만 했지 무슨 사정인지 분명하게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三夫人點點頭,道:「未談正事之前,賤妾想先求證一事,還望閣下見告。」 

삼부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본론을 이야기하기 전에 천첩은 먼저 한 가지 증명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니 귀하가 말씀해주시기를 바랍니다."

凌度月道:「但得能說在下自當奉告。」 

능도월이 말했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일이라면 그리하지요."

三夫人道:「你是不是無形劍的傳人?」 

삼부인이 말했다.

"당신은 무형검의 전인입니까?"

凌度月沉吟了一陣,道:「不錯,三夫人怎會知曉?」 

능도월이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삼부인은 어찌 아셨습니까?"

三夫人道:「楊非子提過你,而且小女昨夜還奉上解藥。」 

삼부인이 말했다.

"양비자가 당신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어요. 게다가 딸아이가 어젯 밤 해약을 갖다드렸지요."

凌度月一欠身道:「原來就是令嬡贈藥,在下感激不盡。」 

능도월이 몸을 숙이며 말했다.

"원래 영애가 약을 주었군요. 감격하기 그지 없습니다."

三夫人道:「所以我料到了歐陽明老堡主要用計中計,必會派你來。」 

삼부인이 말했다.

"그래서 나는 구양명 노보주가 계략에 빠뜨리는계교를 써서 반드시 당신을 보낼 것이라 예상했지요." (계중계는 좀 더 알아보아야...)

凌度月心中暗道:這女人胸藏韜略,不是簡單人物。 

능도월은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이 여인은 육도삼략(六韜三略)에 통달하여 간단한 인물이 아니구나.'

心中念轉,口中卻說道:「為什麼?」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왜지요?"

三夫人道:「別人沒有這份膽氣,就算他有膽氣也沒有對付楊非子的武功。」 

삼부인이 말했다.

"다른 사람은 그럴 만한 담이 없으며 설령 담이 있다고 하더라도 양비자를 상대할 무공이 없어요."

凌度月吃了一驚,暗道:好利害的三夫人,似乎早已洞穿了我們的謀略…… 

능도월이 놀라서 속으로 말했다.

'정말 무서운 삼부인이다. 마치 벌써 우리의 모략을 꿰뚫고 있는 것 같구나...'

但聞三夫人接道:「有一件事好叫閣下放心,歐陽老堡主等,已得小女的通知,撤回了大祥記綢緞莊去。」 

삼부인이 이어서 말했다.

"귀하가 안심해도 좋을 일이 있어요. 구양 노보주 등은 이미 딸아이가 통지하여 대상기 포목점으로 철수했답니다."

凌度月心中更是驚駭,說道:「夫人似是知曉很多。」 

능도월은 심중으로 더욱더 놀랐다.

"부인께서는 아주 많이 알고 계신 듯 하군요."

三夫人笑道:「你們運氣不錯,正趕上楊非子有事離去,要不然我行動不會有這麼方便,你這點易容手法也無法瞞過楊非子的雙目。」 

삼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의 운이 나쁘지 않았어요. 마침 양비자가 일이 있어 떠났거든요.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 편리하게 행동하지 못해요. 당신의 그 정도 역용수법도 양비자의 두 눈을 속여넘길 수 없어요.."

凌度月有些慶幸,也有失望的說道:「楊非子走了?」 

능도월은 조금 다행스럽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여 말했다.

"양비자가 떠났다고요?"

三夫人道:「但他還要回來。」 

삼부인이 말했다.

"하지만 그는 돌아올 거예요."

凌度月道:「幾時回來?」 

능도월이 말했다.

"언제 돌아옵니까?"

三夫人道:「今晨離此,日落前回來,答覆夠詳盡吧?」 

삼부인이 말했다.

"오늘 새벽에 떠났는데 해지기 전에 돌아올 거예요. 답변이 충분히 상세했나요?"

凌度月歎口氣,道:「這就叫人算不如天算了。」 

능도월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이것을 두고 사람의 계산은 하늘의 이치보다 못하다고 하는가 봅니다."

三夫人笑道:「應該說你們的運氣好,楊非子如非因事他往,你們都無法逃過毒手,歐陽明也是老江湖了,不該低估楊非子。」 

삼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의 운이 좋았다고 해야지요. 양비자가 만일 일 때문에 가지 않았다면 당신들은 모두 독수를 피하지 못해요. 구양명도 노강호인이니 양비자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됩니다."

凌度月有些不服氣地說道:「只要夫人遣令嬡送藥來他不知道,就算他楊非子才華絕世,也不會想到在下混入府中。」 

능도월이 조금 불복하여 말했다.

"부인께서 영애에게 약을 보낸 것을 그가 모르기만 한다면 설령 양비자 그의 재주가 절세적이라 하더라도 제가 부중에 잠입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할 겁니다."

三夫人道:「楊非子確然不會料到你假扮馬松混來此地,但他銳利的目光能看出任何易容手法,你瞞不過他,而且這府宅四處布下了不少暗樁,歐陽明等一般人想白晝突襲,也無法逃過暗樁的監視。」 

삼부인이 말했다.

"확실히 양비자는 당신이 마송으로 가장하여 이곳에 잠입하리라 예상하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그의 예리한 눈은 어떠한 역용수법도 알아차릴 수 있으니 당신은 그를 속여넘기지 못합니다. 게다가 이 지부 저택 사방에는 적지 않은 비밀 초소가 배치되어 있어 구양명 등과 같은 사람이 백주대낮에 기습한다면 비밀 초소의 감시를 벗어날 수 없어요."

凌度月道:「這麼說來,我們所作精心的安排完全是白費了。」 

능도월이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심혈을 들인 안배는 완전히 쓸모 없군요."

三夫人道:「看來只好如此了。」 

삼부인이 말했다.

"보아하니 그럴 수 밖에 없겠어요."

凌度月道:「夫人召區區來此不知有何大事商量?可以見告嗎?」 

능도월이 말했다.

"부인께서 저를 이곳으로 부른 것은 어떤 대사를 상의하기 위함인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三夫人道:「賤妾希望借重大俠。」 

삼부인이 말했다.

"천첩은 대협께 도움을 청하고 싶어요."

凌度月道:「在下能力所及,當得效勞,也算酬報令嬡贈藥之情。」 

능도월이 말했다.

"저의 능력이 미치는 것이면 당연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영애에게 약을 주신 성의에 보답한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三夫人道:「賤妾還未請教?」 

삼부인이 말했다.

"천첩은 아직 성명을 묻지도 않았군요?"

凌度月道:「在下凌度月。」 

능도월이 말했다.

"저는 능도월입니다."

三夫人道:「凌兄來此的用心可是準備出其不意地刺殺了楊非子?」 

삼부인이 말했다.

"능형이 이곳에 온 의도는 아무래도 불시에 양비자를 찔러죽일 작정이신 듯 한데요?"

凌度月點點頭,道:「不錯,我們確曾這樣打算過。」 

능도월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확실히 그럴 계획이었지요."

三夫人道:「幸好他不在,免去了一場殺戮。」 

삼부인이 말했다.

"다행히 그가 없어 한바탕 살육을 면했군요."

凌度月道:「聽夫人的口氣,我們和楊非子這場抗拒全無勝算了。」 

능도월이 말했다.

"부인의 말투를 듣자니 우리들이 양비자에 맞서는 것은 전혀 승산이 없군요."

三夫人道:「有!但要和我合作。」 

삼부인이 말했다.

"있어요! 그렇지만 나와 합작을 해야 해요."

凌度月聽得心中一動,暗道:「這三夫人不知是什麼身份?和那楊非子有什麼嫌怨,但他們明明是一夥的,怎的要自相火拚,難道這中間還有什麼陰謀不成?」

능도월이 듣고 마음이 동하여 속으로 생각했다.

'이 삼부인이 어떤 신분인지, 양비자에게 무슨 앙심을 품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그들은 분명히 한 패인데 어째서 서로 내분을 일으켜 싸우려는 것일까? 설마 그 가운데에 무슨 음모가 있다는 말인가?'

三夫人似乎已看透凌度月心中所思,微微一笑道:「賤妾原名夏秋蓮,嫁作柳家婦,夫排行三,所以他們稱我三夫人,龍鳳鏢局和柳家結下這段樑子,還是為了護送賤妾而起……」 

삼부인은 마치 능도월의 마음 속 생각을 간파한 듯 미소지으며 말했다.

"천첩의 원래 이름은 하추련이예요. 시집가서 류가의 며느리가 되었고 남편이 세째라 나는 삼부인이라 불리었지요. 용봉표국과 류가는 이번에 원수를 맺었는데 천첩을 호송했기 때문이예요..."

語聲微微一頓,接道:「咱們相聚的時間不多,寸陰如金,無暇奉詳情,但凌兄只要見到杜總鏢頭時,一問便知。」 

말끝을 흐리다가 이어서 말했다.

"우리가 한 자리에 모일 시간은 많지 않아요. 촌각이 황금과 같아 상세한 내정을 알려드릴 겨를이 없군요. 하지만 능형이 두총표두를 만나거든 물어보세요. 더 잘 알 수 있어요."

凌度月未問過杜天龍護送三夫人的事,杜天龍也沒有想到這件事會和柳家有關,三夫人雖然說得很清楚,但凌度月卻還是不太明白,略一沉吟,道:「夫人很喜愛白色?」 

능도월은 아직 두천룡이 삼부인을 호송한 일을 물어본 적이 없었다. 두천룡도 이 일이 류가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지 못했다. 삼부인이 비록 아주 분명하게 말했지만 능도월은 아직 그리 잘 알지 못했다.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부인은 흰색을 아주 좋아하시는군요."

夏秋蓮道:「賤妾為先夫帶孝。」 

하추련이 말했다.

"천첩은 죽은 남편을 위해 상복을 입고 있어요."

凌度月哦了一聲,道:「柳三先生……」 

능도월이 아, 하더니 말했다.

"류삼선생은..."

夏秋蓮道:「他死於開封柳家銀號。」 

하추련이 말했다.

"그는 개봉의 류가은호(柳家銀號)에서 죽었어요."

凌度月道:「原來如此。」 

능도월이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夏秋蓮道:「先夫死因,疑雲重重,只是此刻無暇和凌少俠詳論內情,不過賤妾以寡居之身,不避嫌疑,請你凌少俠來此,和先夫之死有關……」 

하추련이 말했다.

"선부(先夫)의 사인은 겹겹의 의문에 싸여있어요. 다만 지금은 능소협과 내정을 상의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나 천첩이 과부된 몸으로 남들의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마다 않고 능소협을 이곳으로 청한 것은 선부의 죽음과 관계가 있어요..."

凌度月接道:「在下初入江湖和柳三先生素不相識……」 

능도월이 말했다.

"저는 처음 강호에 발을 들여놓아 류삼선생과 본디 서로 알지 못합니다..."

夏秋蓮嫣然一笑,道:「凌少俠誤會了,賤妾之意是先夫可能和柳家爭奪產業有關,這就是賤妾心生外向,和你凌少俠合作的原因。」 

하추련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능소협은 오해하셨어요. 천첩의 말은 선부(先夫)가 류가의 재산 쟁탈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바로 천첩이 능소협과 합작하려는 이유랍니다."

(심생외향도 좀 더 연구를 해야...)

凌度月只覺她一笑之下,媚態入骨,竟難自主的心頭怦然一動,趕忙側過臉去。 幸好夏秋蓮一笑之後,立刻又恢復一臉端莊之色。 

능도월은 그녀가 한번 웃자 애교가 뼈에 사무치는 것을 느꼈다. 가슴이 쿵쿵 뛰는 것을 주체하기 어려워 급히 얼굴을 돌렸다. 다행히 하추련은 한번 웃고난 뒤 즉시 또 단정한 낯빛을 회복했다.

暗暗吁一口氣,凌度月緩緩說道:「夫人準備和在下怎麼合作?」 

암암리 휴, 한숨을 내쉬고 능도월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부인은 저와 어떻게 합작하시려는 것입니까?"

夏秋蓮道:「楊非子舉手投足之間,就能打出致人於死地奇毒,卻有人能在他心存防備之下,接近他五尺之內,凌兄雖是無形劍的傳人,只怕也無法防止他殺人於無形的奇毒。」 

하추련이 말했다.

"양비자는 손을 들고 발을 디디는 사이에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기독을 쳐낼 수 있어요. 그가 내심 경계하는 가운데 그에게서 오 척 안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능형이 비록 무형검의 전인이지만 그의 살인 무형기독은 방지할 수 없을 것 같아요."

她不但生的艷媚動人,而且說話時的神態表情,也有著不同的韻味,且她說時的喜怒哀樂,都能使聽她說話的人隨著動容。 

그녀는 아름답고 애교있게 생겨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할 뿐만 아니라 말할 때의 태도와 표정도 또 다른 분위기가 있었다. 거기에다 그녀가 말할 때의 희로애락은 그녀의 말을 듣는 사람이 따라서 감동하게 할 수 있었다.

忽然間,人影一閃,柳若梅直飛入小廳之中。 這是很快速的身法,像流星怒矢一般,倏忽之間人已射到。 

별안간 인영이 번쩍, 하더니 류약매가 소청 안으로 날아들어왔다. 이것은 아주 쾌속한 신법이었다. 유성처럼, 성난 화살 같이 갑작스레 도달했다.

夏秋蓮有些怒意,冷冷地望了柳若梅一眼,道:「女孩子這樣慌慌張張,也不怕人恥笑嗎?」 

하추련이 좀 노하여 냉랭하게 류약매를 바라보며 말했다.

"계집아이가 이렇게 허둥지둥하다니 남의 비웃음이 두렵지 않느냐?"

柳若梅有些委屈地低聲說道:「媽!楊大先生回來了。」 

류약매는 좀 억울한 듯 나직이 말했다.

"어머니! 양대선생이 돌아왔어요."

夏秋蓮微微一怔,道:「他不是要晚上才回來嗎?」 

하추련이 약간 의아해서 말했다.

"그는 저녁이 되어야 돌아오는 것이 아니더냐?"

柳若梅道:「但他提前回來了,所以女兒才慌慌張張地跑了回來。」 

류약매가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앞당겨 돌아왔어요. 그래서 딸은 허겁지겁 달려왔답니다."

夏秋蓮道:「是娘錯怪你了,快去監視著他,會不會來咱們這裡。」 

하추련이 말했다.

"어미가 너를 잘못 야단쳤구나. 속히 가서 그가 우리가 있는 이곳으로 오는지 감시하거라."

柳若梅一轉身,彈射而去。 

류약매는 돌아서서 튕기듯 쏘아져갔다.

凌度月讚道:「令嬡好俊的輕功。」 

능도월이 말했다.

"영애는 아주 준수한 경공을 지녔군요."

夏秋蓮道:「這頭狡猾的狐狸,看來似是對我也起了懷疑。」 

하추련이 말했다.

"보아하니 그 교활한 여우가 나에 대해서도 의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突然波的一聲輕響,一粒細小砂石擊在門框上。 夏秋蓮臉色一變道:「果然來了……」 

돌연 팍, 하는 소리가 나더니 한 알의 미세한 모래가 문의 빗장을 쳤다. 하추련은 안색이 일변하여 말했다.

"과연 왔군요..."

放低了聲音道:「凌少俠,你來不及走了,只有先在這裡躲一躲。」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능소협, 당신은 달아나기에 늦었어요. 우선 이곳에 숨어야만 해요."

凌度月道:「你是說楊非子要來?」 

능도월이 말했다.

"양비자가 온다는 말씀이시오?"

夏秋蓮道:「是的!不能要他瞧見你,快些躲起來。」 

하추련이 말했다.

"예! 그가 당신을 보아서는 안돼요. 어서 숨으세요."

凌度月一時間似乎也失了主宰,道:「我怎麼一個躲法?」

능도월은 일시 어쩔 줄을 모르고 말했다.

"나더러 어떻게 숨으라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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