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읽어보는 武俠

第九回 知府公館(지부공관)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무형검(無形劍)

第九回 知府公館(지부공관)

알타쵸 2017. 7. 19. 00:45

第九回 知府公館(지부의 공관)








  

  

歐陽明道:「萬兄,老夫年紀大了,既無在江湖上爭雄之心,也不習慣和人互較心智,萬兄,有什麼事,還請開門見山地談吧。」 

구양명이 말했다.

"만형, 노부는 나이가 많아 강호에서 패권을 다툴 마음은 이미 없어졌고 남과 심기를 겨루는 것도 익숙치 않소. 만형, 무슨 일이 있다면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합시다."

萬年虎點點頭,道:「既然老堡主這麼吩咐,在下就恭敬不如從命了……」 

만년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왕 노보주께서 이렇게 분부하시니 저는 따라야겠구려..."

輕輕咳了一聲,接道:「是這麼回事,咱們希望你歐陽老堡主替咱們辦件事情,如果你老堡主能夠答應下來,不但令婿殺傷了咱們很多朋友的事,咱們不再追究,而且你老堡主還可以收到一筆很豐富的禮物。」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이렇게 된 일이오. 우리는 구양 노보주 당신이 우리를 위해 일을 해주기를 바라오. 만약 노보주 당신이 승낙한다면 귀 사위가 우리의 많은 친구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한 일은 더이상 추궁하지 않을 것이며 게다가 당신 노보주는 아주 풍부한 예물을 거두어들일 수 있소이다."

歐陽明淡淡一笑,道:「萬兄,老夫綠竹堡那點基業,雖然談不上什麼豐厚,但溫飽足可無憂,所以送禮一事,再也休談,重要的是萬兄有什麼見教?還請先說出來?讓老夫有個斟酌。」 

구양명이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만형, 노부의 녹죽보라는 기업은 비록 무슨 넉넉하지는 않지만 따뜻하게 배불리 먹고 살기에 아무런 염려가 없소. 그래서 예물을 보낸다는 그런 말은 그만두시오. 중요한 것은 만형에게 무슨 가르침이 있느냐요. 먼저 말하시겠소 아니면 노부가 짐작하게 하시겠소?"

萬年虎道:「其實並不是什麼大事.咱們只想要你歐陽老堡主替咱們寫一封信,並把你老堡主的一個翠玉班指,借給敝上,用作信物。」 

만년호가 말했다.

"사실 결코 무슨 큰일은 아니오. 우리는 단지 구양 노보주 당신이 우리를 위해 한 통의 편지를 써주기를 원하오. 동시에 노보주 당신의 취옥(翠玉) 반지를 윗 분에게 빌려주어 신물로 삼도록 해주시오."

歐陽明笑一笑,道:「萬兄可否說明,要老夫寫給什麼人?」 

구양명이 웃으며 말했다.

"노부가 누구에게 편지를 써야 하는지 만형은 분명히 말해줄 수 있소?"

萬年虎道:「鐵花夫人。」 

만년호가 말했다.

"철화부인(鐵花夫人)이오."

歐陽明臉色突然一變,道:「萬兄,貴上是何許人,為什麼要老夫寫信給鐵花夫人?」 

구양명의 낯빛이 돌연 일변하더니 말했다.

"만형, 당신의 윗 분이 어떤 사람이길래 왜 노부더러 철화부인에게 편지를 써라는 거요?"

萬年虎道:「老堡主,你是否答應,還未決定,咱們似乎是用不著先把事情說明白?」 

만년호가 말했다.

"노보주, 당신이 승낙할 건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니 우리가 먼저 사정을 낱낱이 말할 필요는 없을 듯 하오만?"

歐陽明搖搖頭,道:「很抱歉,老夫不能答允此事。」 

구양명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주 미안하지만 노부는 그 일을 승낙할 수가 없소."

萬年虎道:「那證明了一件事,你老堡主仍有著很重的名利之心了。」 

만년호가 말했다.

"그건 한 가지 사실을 증명하오. 당신 노부주가 여전히 명리(名利)를 아주 중시한다는 거요."

歐陽明道:「其他的事,咱們都可以商量,唯獨此事,老夫不能答允?」 

구양명이 말했다.

"다른 일이면 상의할 수 있지만 유독 그 일만은 노부가 승낙할 수 없소."

萬年虎道:「老堡主一口回絕,那是毫無商量的餘地了。」 

만년호가 말했다.

"노보주가 한 마디로 거절하니 추호도 상의할 여지가 없다는 말이구려."

歐陽明道:「這件事,決沒有商量的餘地,」 

구양명이 말했다.

"이 일은 결코 상의할 여지가 없소."

萬年虎站起身子,道:「老堡主,如若咱們全無商談的餘地,在下也不便在此多留了?」 

만년호가 일어나더니 말했다.

"노보주, 우리가 논의할 여지가 없다면 내가 이곳에 더 있는 것도 불편하겠구려?"

歐陽明道:「是的,老夫很抱歉,此事不能答允。」 

구양명이 말했다.

"그렇소. 노부가 아주 미안한데 그 일은 승낙할 수가 없소."

萬年虎道:「既是這麼商量不通,在下也不敢麻煩你老堡主,在下告辭了。」 

만년호가 말했다.

"이미 이렇게 상의가 막혀버리니 나도 노보주를 성가시게 할 수 없소이다. 이만 가보겠소."

一抱拳,轉身向外行去。 

포권하더니 돌아서서 밖을 향해 걸어갔다.

歐陽明略一沉吟,高聲說道:「萬兄請留步。」 

구양명이 잠시 침음하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만형, 잠깐만."

萬年虎人已行出廳外,聞言又回過頭來,道:「老堡主還有什麼吩咐?」 

만년호은 이미 청 밖으로 나갔다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노보주는 무슨 분부가 있으시오?"

歐陽明道:「萬兄問了老夫不少的事,老夫也想只問你萬兄幾件事。」 

구양명이 말했다.

"만형이 노부에게 적잖은 일을 물었는데 노부도 만형 당신에게 몇 가지 묻고 싶소."

萬年虎道:「請說。」 

만년호가 말했다.

"말하시오."

歐陽明道:「貴上是何許人?」 

구양명이 말했다.

"당신네 윗 분은 어떤 사람이오?"

萬年虎道:「這個在下不能奉告。」 

만년호가 말했다.

"그건 제가 알려드릴 수 없소이다."

歐陽明道:「萬兄,你非說不可。」 

구양명이 말했다.

"만형, 당신은 말하지 않으면 안되오."

萬年虎道:「如是在下不說呢?」 

만년호가 말했다.

"내가 말하지 않는다면?"

歐陽明道:「那萬兄就很難生離此地了。」 

구양명이 말했다.

"그러면 만형은 살아서 이곳을 떠나기 어렵소."

萬年虎道:「堂堂綠竹堡主,江湖上人人敬仰的前輩高人,難道還能殺了來使不成?」 

만년호가 말했다.

"강호에서 사람마다 경모하는 선배 고인인 당당한 녹죽보주가 설마 심부름 온 사람을 죽이시겠소?"

歐陽明冷冷說道:「萬年虎,你不用拿話激我,你既然敢來想必早已有信心破圍而去了。」 

구양명이 냉랭하게 말했다.

"만년호, 당신은 말로 나를 격동시키지 마시오. 당신이 이왕 감히 왔으니 반드시 포위를 뚫고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오."

但見人影連閃,突然由院中暗影裡,閃出來三個人。 這三人正是杜天龍、歐陽成方,和黃蜂女。 就在三條人影出現的同時,陳大可,也急急地奔了過來。 四個人一字排開,攔住了萬年虎的去路。 

인영이 잇달아 번뜩이더니 돌연 정원 안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세 사람이 뛰쳐나왔다. 그 세 사람은 바로 두천룡, 구양성방과 황봉녀였다. 이 세 가닥 인영의 출현과 동시에 진대가도 급히 달려왔다. 네 사람은 일자로 늘어서서 만년호의 가는 길을 막았다.

萬年虎冷冷說道:「你們四人要幹什麼?」 

만년호가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들 네 사람은 무얼 하려는 것인가?"

黃蜂女道:「報仇!你派我們去殺杜天龍,自己卻又從中撤退,而且又在我身上下毒,這筆債你不交待一聲就想離開嗎?」 

황봉녀가 말했다.

"복수요! 당신은 우리를 보내어 두천룡을 죽이게 하고 자신은 오히려 도중에 발을 빼버렸지. 게다가 또 나의 몸에 독을 썼어요. 당신은 거기에 대해 한 마디 설명도 없이 떠나려 하나요?"

杜天龍道:「咱們素不相識,自然也談不到什麼仇恨,閣下為什麼多番派遣人手,取我杜某之命,希望你今夜能交代個明白出來。」 

두천룡이 말했다.

"우리는 본디 서로 알지 못하오. 당연히 무슨 원한을 말할 수도 없소. 귀하는 왜 여러 번 사람을 보내어 나 두모의 목숨을 취하려 했는지 오늘 밤 명백하게 설명해주시기 바라오."

萬年虎冷笑一聲,道:「你們這做法,可是想要老夫出手?」 

만년호가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그대들의 이런 방법은 아무래도 노부더러 출수하게 하려는 것 같은데?"

歐陽成方道:「閣下只要有必勝把握那就不妨出手一試?」 

구양성방이 말했다.

"귀하가 필승의 자신이 있다면 출수하여 시험해도 무방하오."

萬年虎哈哈一笑,道:「你們真想動手……」 

만년호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대들은 정말 싸우고 싶구나..."

陳大可笑一笑,道:「閣下,貴組合所用的手段,無一不卑鄙惡毒,咱們就算留下你,也不算什麼見不得人的事。」 

진대가가 웃으며 말했다.

"귀하, 귀 조직이 쓴 수단은 비열하고 악독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소. 우리가 설령 당신을 붙잡아 두어도 무슨 못할 짓을 했다고 말할 수 없소."

萬年虎道: 「如若在下沒有一點準備,也不會單人匹馬來了。」 

만년호가 말했다.

"만약 내가 한 점 준비도 없었다면 단신으로 왔을 리가 없다."

歐陽成方道:「閣下有什麼手段,只管施用出來。」 

구양성방이 말했다.

"귀하에게 무슨 수단이 있다면 얼마든지 사용하시오."

萬年虎道:「你是什麼人?」 

만년호가 말했다.

"그대는 누구인가?"

歐陽成方道:「在下歐陽成方。」 

구양성방이 말했다.

"저는 구양성방이오."

萬年虎道:「你是歐陽老堡主的公子。」 

만년호가 말했다.

"구양 노보주의 자제였군."

歐陽成方笑一笑,道:「不錯。」 

구양성방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소."

萬年虎道:「閣下如若不顧及令尊歐陽老堡主的性命,那就只管出手?」 

만년호가 말했다.

"귀하가 만약 영존 구양 노보주의 목숨을 돌보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출수하라."

歐陽成方呆了一呆,道:「我父親……」 

구양성방이 멍해져서 말했다.

"내 부친이..."

歐陽明接道:「萬兄可是在施詐術嗎?」 

구양명이 말했다.

"만형은 아무래도 속임수를 쓴 것 같구려?"

萬年虎道:「也許歐陽老堡主還不知道,他已中了在下施放的無形之毒?」 

만년호가 말했다.

"어쩌면 구양 노보주는 아직 모를 게다. 그는 이미 내가 쓴 무형지독에 중독되었다."

歐陽明暗中運氣一試,果然覺著中了毒,不禁一皺眉頭。 歐陽成方目睹父親神色,心知有異,仍忍不住問道:「爹真中了毒嗎?」 

구양명이 암중으로 운기하여 시험해보니 과연 중독되었음을 느끼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구양성방이 부친의 표정을 보고 마음 속으로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참지 못하여 물었다.

"아버님은 진짜 중독되셨습니까?"

歐陽明緩緩站起身子,直到大廳門口,雙目中神光如電,盯注在萬年虎的臉上,冷冷地說道:「萬年虎,你究竟是什麼人?用毒的手法如此高明,竟然能使老夫在全無所覺中身受毒傷。」 

구양명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그대로 대청 문 입구까지 걸어왔다. 두 눈에서 신광을 번뜩이며 만년호의 얼굴을 노려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만년호, 용독 수법이 이같이 고명하여 놀랍게도 노부가 몸에 독상을 입고도 전혀 못느끼게 할 수 있다니 너는 도대체 누구냐? 

歐陽成方右手一探,長劍出鞘,振腕一劍刺了過去。 萬年虎右手一揮,閃起一道寒芒,噹的一聲封開了歐陽成方的長劍,手中已多了一把一尺五寸左右的短刀。 歐陽成方只感右臂微微一麻,長劍被震得直盪開去,不禁心頭駭然。 但他年少氣盛,又心急父親中毒,長劍一振,又攻了上去。 

구양성방이 우수를 내밀어 장검을 뽑더니 손목을 흔들며 일검을 찔러갔다. 만년호가 우수를 한번 휘두르자 한 가닥 한망이 번뜩이더니 땅, 하는 소리와 함께 구양성방의 장검을 막았다. 수중에는 이미 한 자루의 일 척 오 촌 가량되는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구양성방은 오른팔이 미미하게 마비되는 것을 느꼈고 장검이 진탕되어 밀려나자 절로 마음 속으로 크게 놀랐다. 하지만 그는 젊고 혈기왕성하였고 또 부친의 중독에 마음이 급하여 장검을 떨치며 또 공격해갔다.

萬年虎短刀劃起一道冷虹,又把歐陽成方的長劍震開,短刀順勢推出,一抹寒芒直奔歐陽成方的前胸。 歐陽成方長劍被震開去,一時間收不回來,只好一吸氣,向後退開了五尺。 萬年虎一跨步,陡然間向前欺進了五步,如影隨形的一般,一抹刀光劃向歐陽成方的咽喉。 

만년호의 단도가 한 줄기 차가운 무지개를 그어내며 또 구양성방의 장검을 밀쳐냈다. 단도는 그 기세를 따라 밀고나왔고 한 가닥 한망이 구양성방의 가슴으로 들이닥쳤다. 구양성방의 장검은 밀려났기에 일시지간 도도 거둘 수 없어 숨을 들이마시며 뒤로 오 척을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만년호가 걸음을 내딛자  별안간 앞을 향해 그림자가 몸을 따르듯 오 보를 나왔다. 한 가닥 도광이 구양성방의 인후를 향해 그어왔다.

但見一道異光,橫裡飛來,及時架住了萬年虎的短刀之後,立開反擊三杖。 萬年虎短刀回轉,封開了三杖,回手一刀,又把陳大可逼退了三步。 

한 줄기 한광이 횡으로 날아와 때맞추어 만년호의 단도를 막은 뒤 즉시 삼장(三杖)을 반격했다. 만년호는 단도를 돌려 삼장을 막고 일도를 되받아쳐 진대가를 세 걸음 물러나게 하였다.

歐陽明高聲喝道:「住手?」 

구양명이 큰 소리로 고함쳤다.

"손을 멈추시오."

萬年虎收住短刀,道:「歐陽堡主,兄弟施放的無形之毒,有一個很大的禁忌,那就是不宜提聚真氣,提聚真氣很容易促使毒性提前發作,但目下的情景,你老堡主大約心中也已明白,除了你老堡主親自出馬之外,只怕他們很難留住在下?」 

만년호가 단도를 거두고 말했다.

"구양보주, 형제가 방출한 무형지독에는 한 개의 아주 커다란 금기(禁忌)가 있는데 그것은 진기를 끌어모으면 안된다는 것이오. 진기를 끌어모으는 것은 독성의 발작을 앞당기기 쉽소. 지금의 정경은 노보주 당신이 아마 마음 속으로 잘 알 것이오. 노보주 당신이 나선다면 몰라도 그들이 나를 붙잡아두기는 아주 어려울 듯 하구려."

歐陽明緩緩向前逼進了兩步,道:「萬年虎,老夫就算要毒發身死,也要把你留下,打開你臉上的虎型面具,瞧瞧你的真面目……」 

구양명이 천천히 앞으로 두 걸음 다가가서 말했다.

"만년호, 노부가 설령 독이 발작해 죽더라도 너를 붙잡아두고 네 얼굴의 면구를 벗겨서 진면목을 보아야겠다..."

只見一個清亮聲音接道:「老堡主,用不著,你是武林名宿怎可輕易涉險。」 

청량한 음성이 말을 받았다.

"노보주님, 그럴 필요 없습니다. 당신은 무림명숙이신데 어찌 함부로 위험을 무릅쓰시겠습니까?"

隨著那說話之聲,緩步行過來一身青衫的凌度月。 他形態很瀟灑,緩步行到了萬年虎的身前,接道:「你這頭老狐狸,當真是狡猾得很啊!另一面安排了一個替身,真身卻跑來此地。」 

말소리에 이어 일신에 청삼을 입은 능도월이 천천히 걸어왔다. 그는 아주 거리낌없이 천천히 만년호의 앞으로 걸어와서 말을 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리인을 안배해두고 진짜는 이곳에 와있다니, 늙은 여우 당신은 정말이지 교활하기 그지 없구려!"

目睹凌度月的輕鬆神態,萬年虎心中立時提高了警覺,冷冷說道:「你是什麼人?」 

능도월의 느긋한 신태(神態:표정과 태도)를 본 만년호는 속으로 즉시 경각심을 끌어올리고 냉랭하게 말했다.

"너는 누구냐?"

凌度月搖搖頭,道:「我為什麼告訴你,像這種頭上戴著古怪面具,不敢以真正面目示人的人,不配問我的姓名。」 

능도월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무엇 때문에 당신에게 알려주어야 하오? 이렇게 머리에 해괴망측한 면구를 쓰고 감히 진정한 면목을 남에게 보이지 못하는 사람은 나의 성명을 물을 자격이 없소."

萬年虎怒道:「好狂的小輩,老夫刀下不死無名之輩,你小子要是怕死那就別報姓名。」 

만년호가 노하여 말했다.

"미친 녀석이군. 노부의 칼은 무명지배를 죽이지 않는다. 죽음이 두렵다면 성명을 고하지 말아라." (두렵지 않다면이 되어야 할 듯 한데,,,)

凌度月淡淡一笑,道:「你不必用話來激我,我不是不敢通名報姓,我只是覺著你不配知道我是什麼人?」 

능도월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말로 나를 격동시킬 필요 없소. 내가 감히 성명을 알려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내가 누군지 당신은 알 자격이 없다고 느낄 뿐이오."

萬年虎對場中憚忌的人,只是歐陽明,這年輕人雖然氣勢不凡,但萬年虎已被他冷言激怒,大喝一聲,揮動短刀攻去。 他刀勢迅若雷奔電掣,快迅至極,一眨眼,就攻出了七刀。 七刀快攻,化作了一片寒芒刀幕。 

만년호가 그 자리에서 꺼리는 사람은 오직 구양명 뿐이었다. 이 젊은이가 비록 기세가 범상치 않지만 만년호는 이미 그의 빈정대는 말에 격노하였다. 대갈일성하더니 단도를 휘둘러 공격해갔다. 그의 도세는 번개같이 빨랐다. 지극히 쾌속하여 눈깜빡할 사이에 칠 도를 공격해냈다. 칠 도의 쾌공(快攻)은 한 무더기 한망을 만들어 도막을 형성했다.

凌度月冷笑一聲,赤手空拳,掌拍、指點、突穴斬腕,竟然把七刀快攻完全給封擋開去。 這一來,不但萬年虎大為震駭,就是老堡主歐陽明,也看得大為驚奇不止,這年輕人太高明了,高明得大出想像之外。 

능도월이 냉소를 치더니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손바닥은 치고 손가락은 찌르고 돌혈참맥(突穴斬脈)하며 칠 도의 쾌공을 완전히 봉쇄해버렸다. 이렇게 되자 만년호가 크게 경악했을 뿐 아니라 노보주 구양명도 보고 크게 놀랍고 기이하기 그지 없었다. 이 젊은이는 너무도 고명했는데 고명하기가 상상 밖이었다.

逼退了萬年虎,凌度月又向前逼進了一步,道:「萬年虎,你自己棄去兵刃,束手就縛呢?還是要我出手?」 

만년호를 밀어내고 능도월은 또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말했다.

"만년호, 당신 스스로 병기를 버리고 결박을 당하겠소 아니면 내가 출수해야겠소?"

萬年虎已然知道利害,但看他那點年紀,心中實在又有些不服,重重地咳了一聲,道:「區區在江湖上走了三十年,還未棄過兵刃。」 

만년호는 이미 무서움을 알았지만 그 정도 밖에 안되는 그의 나이를 보자 마음 속으로 또 좀 불복하는 마음이 있어 거듭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내가 강호를 다닌지 삼십 년인데 아직 병기를 버린 적이 없다."

凌度月道:「每件事總會有第一次。」 

능도월이 말했다.

"무슨 일이든 처음이 있는 것이오."

語聲一頓,接道:「還有一個辦法可以放你回去。」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당신이 돌아가게끔 놓아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있소."

萬年虎不自覺地問道:「什麼辦法?」 

만년호가 저도 모르게 물었다.

"무슨 방법이냐?"

凌度月道:「留下解藥。」 

능도월이 말했다.

"해약을 내놓는 것이오."

萬年虎冷冷道:「很可惜,老夫沒有帶解藥來。」 

만년호가 냉랭하게 말했다.

"애석하지만 노부는 해약을 가져오지 않았다."

凌度月雙眉一聳,雙目中冷芒如電,逼注在萬年虎的臉上,道:「萬年虎,不論你如何狡猾,今夜裡遇上我,你就別想討了好去,不肯留下解藥你將付出更大的代價,留下解藥,是你唯一生離此地的機會。」 

능도월의 두 눈썹이 꿈틀거리며 눈에서는 번개같은 냉망이 만년호의 얼굴로 쏟아졌다.

"만년호, 당신이 얼마나 교활하든 오늘 밤 나를 만났으니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지 마시오. 해약을 내놓지 않겠다면 당신은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오. 해약을 내놓는 것은 당신이 이곳을 살아서 떠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요."

萬年虎道:「老夫不信這個邪。」 

만년호가 말했다.

"노부는 그런 속임수는 믿지 않는다."

左手一揚,劈空一掌。 一股強猛絕倫的掌力,直擊過去。 凌度月似是不願和他硬拚掌力,一閃身避了開去。 哪知萬年虎竟是一招虛攻,借勢飛身而起,有如巨鶴凌空一般,飛上了屋面。 

좌수를 떨쳐 일장을 쪼개어냈다. 한 줄기 강맹절륜한 장력이 그대로 쳐갔다. 능도월은 마치 그와 장력을 맞교환하기를 원치 않는 듯 몸을 피했다. 그것이 만년호의 허초임을 어찌 알았으랴? 기세를 빌어 몸을 날리더니 거학(巨鶴)이 하늘로 솟구치듯 지붕 위로 날아올랐다.

陳大可一揚手,兩隻弩箭電射而出。 萬年虎一回身,短刀揮動,叮叮兩聲,把兩枚弩箭一齊擊落。 就這一耽誤,凌度月已飛身而起,流星趕月一般,躍上屋面,攔在了萬年虎的身前。 

진대가가 손을 떨치자 두 자루 노전(弩箭)이 번개같이 쏘아져나갔다. 만년호가 몸을 돌려 단도를 휘둘렀다. 쩡쩡, 하는 소리를 내며 두 자루 노전을 일제히 쳐서 떨어뜨렸다. 이렇게 시간을 지체하자 능도월은 이미 몸을 날려 유성이 달을 쫓듯 지붕에 뛰어올라 만년호의 앞을 가로막았다.

萬年虎大喝一聲,短刀疾探,劃向凌度月的前胸。 這一刀是在急怒之間下手,刀如流星劃空,快速至極,也凌厲至極,刀芒籠罩了凌度月前胸七處大穴。 凌度月長劍象閃電一般脫鞘而出,硬接下了萬年虎的刀勢,噹噹噹,幾聲金鐵撞擊之聲,傳入耳際。 

만년호가 대갈일성하며 단도를 잽싸게 내밀어 능도월의 가슴을 향해 그어갔다. 이 일도는 다급하고 노한 가운데 손을 쓴 것이라 유성이 허공을 가르듯 지극히 쾌속했고 지극히 무서웠다. 도망(刀芒)은 능도월 가슴의 일곱 곳 대혈을 뒤덮었다. 능도월의 장검이 섬전같이 검집을 빠져나와 만년호의 도세를 맞받았다. 땅땅땅, 몇 번의 금철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귓가에 전해졌다.

短刀、長劍接觸得太快,沒有人聽清楚,那是幾聲撞擊。 但顯然,凌度月的長劍佔了很大的優勢,封開了刀勢之後,凌度月已然搶盡上風。 劍勢如長江大河綿綿不絕地攻向萬年虎。 

단도, 장검의 접촉은 너무도 빨라서 아무도 몇 번을 부딪혔는지 분명하게 알지 못했다. 하지만 능도월의 장검이 아주 크게 우세를 점하게 있음은 확실했다. 도세를 봉쇄하여 밀어낸 뒤에 능도월은 이미 우위를 뺏았다. 검세가 장강대하(長江大河)같이 면면히 끊이지 않고 만년호를 공격해갔다.

突然間,萬年虎發出一聲驚叫,身子由屋面上直跌下去。 原來,他被凌度月一劍拍中了右腕,短刀脫手,人也被逼下屋面。 但他有深厚的功力,人雖落著實地,很快地一而起。 

별안간 만년호가 한 마디 놀란 비명을 발출하더니 몸이 지붕 위에서 떨어졌다. 원래 그는 능도월에 의해 오른 손목을 찔려 단도가 손에서 벗어났고 사람도 지붕 아래로 떨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심후한 공력이 있어 사람이 비록 땅에 떨어졌으나 아주 빠르게 벌떡 일어났다.

一隻堅實有力的手掌,突然搭上了萬年虎的肩頭。 萬年虎用力一掙,竟未掙脫,只覺那搭在肩頭上的手指,有如鋼條一般堅牢,內力直透肌膚。 

견실한 힘을 가진 손가락이 갑자기 만년호의 어깨에 걸쳐졌다. 만년호는 안간힘을 써서 벗어나려 했으나 벗어나지 못했다. 어깨에 걸쳐진 손가락은 쇠막대기 같이 견고하였고 내력이 그대로 피부로 뚫고 들어왔다.

身後,響起了歐陽明冷冷的聲音,道:「朋友,老夫的鷹爪力,足可碎碑裂石,如若你朋友想保住肩骨不碎,最好是不要妄動。」 

뒤에서 구양명의 냉랭한 음성이 들렸다.

"친구, 노부의 응조력(鷹爪力)은 비석도 충분히 부술 수 있소. 만약 친구 당신이 어깨뼈가 부서지지 않고 유지하고 싶다면 경거망동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소."

萬年虎果然沒有再妄行掙扎,江湖上有誰不知綠竹堡歐陽明老堡主的大鷹爪力神功的利害。 凌度月已然飄身落著實地,還劍入鞘。 他未再出手,只是冷冷地站在旁側。 但他的目光,一直未離開過萬年虎,他心中明白,這一頭狡猾的老虎,智計武功,都非常人能及。 

만년호는 과연 더이상 함부로 몸부림치지 않았다. 강호에서 녹죽보 구양명 노보주의 대응조력신공(大鷹爪力神功)의 무서움을 누가 모르겠는가? 능도월은 이미 표표히 땅에 내려서서 검을 검집에 도로 넣었다. 그는 더이상 출수하지 않고 단지 냉랭하게 옆에 서있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줄곧 만년호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그는 이 한 마리 교활한 늙은 호랑이의 지략과 간계(姦計), 무공 모두가 보통 사람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冷冷一笑,萬年虎緩緩說道:「歐陽陽老堡主,在下已經警告過你了,忘動真氣.只有使毒性提前發作。」 

냉랭하게 웃더니 만년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구양 노보주, 나는 이미 당신에게 함부로 진기를 움직이면 독성의 발작을 앞당길 뿐이라고 경고했소."

歐陽明道:「老夫年過花甲,死何足惜,你朋友不用以死亡威脅老夫。」 

구양명이 말했다.

"노부는 나이가 환갑이 넘어 죽은들 아까울 것이 없소. 친구 당신은 죽음으로 노부를 위협하지 마시오."

萬年虎道:「歐明老堡主覺的在下用毒的手法如何?」 

만년호가 말했다.

"구양명 노보주는 나의 용독수법(用毒手法)이 어떻다고 느끼시오?"

歐陽明道:「很高明。」 

구양명이 말했다.

"아주 고명하오."

萬年虎道:「那麼,老堡主也相信在下隨時可以吞下預藏的毒藥自絕了?」 

만년호가 말했다.

"그럼 노보주도 내가 언제든 미리 감추어둔 독약을 삼켜 자결할 수 있다고 믿겠구려?"

歐陽明道:「這個老夫也相信,不過就算你自絕一死,老夫也要打開臉上的虎型面具,瞧瞧你是何許人物?」 

구양명이 말했다.

"그건 노부도 믿소. 그러나 설령 당신이 자결하더라도 노부는 얼굴의 호형면구를 열어서 당신이 어떤 인물인지 한번 보고 싶소."

萬年虎厲聲喝道:「歐陽明,咱們還有沒有條件可談?」 

만년호가 무섭게 고함쳤다.

"구양명, 우리에게는 아직 협상할 수 있는 조건이 있지 않소?"

凌度月道:「在下說過,你只要交出解藥,放你離去。」 

능도월이 말했다.

"당신이 해약을 내놓기만 하면 당신을 놓아주겠다고 저는 말했소이다."

萬年虎道:「歐陽明,你怎麼說?」 

만년호가 말했다.

"구양명, 당신은 어떻게 말하겠소?"

---+---  (약간 누락이 있는 듯)  ---+---

萬年虎道:「看到我這虎型面具之上的那個王字嗎?」 

만년호가 말했다.

"나의 호형면구에 왕(王)자가 있는 것을 보았는가?"

凌度月道:「看到了。」 

능도월이 말했다.

"보았소."

原來,這虎型面具作的很像,那面具之上,果然還有一個王字。 

원래 이 호형면구는 몹시 흡사하게 만들어졌는데 그 면구에는 과연 왕자 한 글자가 있었다.

萬年虎道:「用手在王字正中左旋三下,就可以取出一顆解藥了。」 

만년호가 말했다.

"손으로 왕자 정중앙을 좌로 세 번 돌리면 한 알의 해약을 꺼낼 수 있다."

凌度月冷然一笑,道:「希望你不要再耍花招,那對你無益的很,你雖然狡猾萬端,但卻有一個很大的缺點。」 

능도월이 냉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무슨 수작을 부리지 않기를 바라겠소. 그건 당신에게 이득이 없을 것이오. 당신이 비록 교활하기 그지 없지만 하나의 아주 커다란 결점이 있소."

伸手向虎型面具上按去。 

손을 뻗어 호형면구 위를 눌러갔다.

杜天龍大聲道:「少俠,由我來。」 

두천룡이 큰 소리로 말했다.

"소협, 내가 하겠네."

搶在凌度月的身前,依言施為。 萬年虎沒有說謊,果然,左旋三下之後,那虎型面具中滾出了—粒解藥。 杜天龍托在掌心瞧了一陣,才緩緩把解藥交給了歐陽明。 接過解藥,歐陽明無限感慨,想到自己一世英雄,竟然受一個後生晚輩的救助。 

능도월을 앞질러 말한 대로 눌러서 돌렸다. 만년호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과연 왼쪽으로 세 번 돌리자 호형면구 안에서 한 알의 해약이 굴러나왔다. 두천룡이 손바닥으로 받아 한동안 보더니 비로소 천천히 해약을 구양명에게 넘겨주었다. 해약을 건네받은 구양명은 일세의 영웅인 자신이 뜻밖에도 한 명의 나이 어린 후배의 구조를 받았다고 생각하자 감개무량했다. 

凌度月道:「老堡主,快請服下解藥,你是領袖武林大英雄,犯不著和這種人生氣賭命。」 

능도월이 말했다.

"노보주님, 속히 해약을 드십시오. 당신은 무림을 영도하는 대영웅이시니 이런 사람에게 화를 내어 목숨을 내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歐陽明未再多解釋,舉手吞下解藥。 

구양명은 더 해명하지 않고 손을 들어 해약을 삼켰다.

凌度月道:「老堡主,解藥是真是假?」 

능도월이 말했다.

"노보주님, 해약이 진짜입니까 가짜입니까?"

歐陽明閉目片刻,道:「對疾之藥,毒性已解。」 

구양명이 잠시 눈을 감았다가 말했다.

"증상에 맞는 약이군. 독성은 이미 풀어졌네."

凌度月道:「那就請老堡主賞晚輩一個面子,放了他吧!」 

능도월이 말했다.

"그렇다면 노보주께서 후배의 체면을 보아 그를 놓아주십시오."

歐陽明道:「人本是少俠所擒!老夫何敢居功。」 

구양명이 말했다.

"본래 소협이 사로잡은 것일세! 노부가 어떻게 감히 공이 있다고 자처하겠는가?"

一鬆五指,放了萬年虎。 

다섯 손가락을 늦추어 만년호를 놓아주었다.

萬年虎長長吁一口氣,雙目盯注在凌度月的身上,點點頭,道:「閣下的劍法,的確高明。」 

만년호가 길게 휴, 한숨을 쉬고는 두 눈으로 능도월을 응시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귀하의 검법은 확실히 고명하군."

凌度月道:「過獎,過獎,希望咱們別再一次遇上,因為你的缺點太大!」 

능도월이 말했다.

"과찬이시오. 다시 만나지 않기를 바라겠소. 왜냐하면 당신의 결점은 너무 크기 때문이오!"

萬年虎聳聳肩,道:「在下哪一個大缺點,閣下可否見告?」 

만년호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나의 어디가 큰 결점인지 귀하는 알려줄 수 있는가?"

凌度月道:「你很快就死。」 

능도월이 말했다.

"당신은 곧 죽을 것이오."  (좀 쌩뚱맞 ...)

萬年虎冷笑一聲,道:「多承指教。」 

만년호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가르침을 받았군."

突然,飛身而起,躍上屋面,飛奔而去。 黃蜂女一揚,一隻毒蜂,疾飛而出,疾向萬年虎追了過去。 

돌연 몸을 날려 지붕에 뛰어오르더니 나는 듯 달려갔다. 황봉녀가 한 마리 독봉을 떨쳐내자 빠르게 날아나와 만년호를 향해 쫓아갔다.

凌度月低聲道:「姑娘請召回毒蜂。」 

능도월이 나직이 말했다.

"낭자는 독봉을 불러들이시오."

就凌度月,黃蜂女忽然生出了一種敬畏之心,一面收回毒蜂,一面低聲說道:「此人用毒手法太高,如不除了他終是禍患。」 

능도월에게 황봉녀는 문득 일종의 경외심이 생겨나서 독봉을 거두어들이는 한편 나직이 말했다.

"그 사람의 용독수법이 너무도 고명하여 만일 그를 제거하지 않으면 끝내 화가 될 거예요."

凌度月微微一笑,道:「咱們到大廳中談吧!」 

능도월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우리 대청으로 가서 이야기합시다!"

歐陽明一直望著萬年虎遠去的背影出神,直待歐陽成方再度呼吸,歐陽明才如夢初醒一般,轉身入廳。 

구양명은 줄곧 멀리 가고 있는 만년호의 뒷모습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구양성방이 몇 번이나 부르자 구양명은 비로소 꿈에서 깨어난 것처럼 몸을 돌려 대청으로 들어갔다.

凌度月一抱,道:「老堡主,想出一些頭緒了嗎?」 

능도월이 포권하며 말했다.

"노보주님, 단서가 떠오르셨습니까?"

歐陽明微微頷首,道:「老夫倒是想起一人,只不過還不能肯定罷了。」 

구양명이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노부는 한 사람이 생각났네. 단지 아직은 확실할 수 없을 뿐이네."

黃蜂女歎口氣,道:「凌少俠,他們手段惡毒,無所不用其極,咱們這等以君子手法待人,豈不太吃虧了?」 

황봉녀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능소협, 그들의 수단은 악독하고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는데 쓰이고 있어요. 우리가 이렇게 군자의 수법으로 대하면 너무 손해보는 것이 아닐까요?"

凌度月微微一笑,道:「到目前為止,咱們所見到敵方之中,身份最高的就是萬年虎這個人了,但顯然的,他不是首腦人物,如是咱們把他逼死,很可能完全斷了線索,留下他一條命,對咱們而言,益大害輕。」 

능도월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적측에서 우리가 본 가장 신분이 높은 자가 바로 만년호 그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는 수뇌인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만일 우리가 그를 죽이면 실마리가 완전히 끊어져버릴 가능성이 있으며 그의 목숨을 살려두면 우리에게는 이득은 크고 손해는 가볍지요."

黃蜂女呆了一呆,道:「凌少俠高見。」 

황봉녀가 멍해져서 말했다.

"능소협, 고견이군요."

歐陽明一揮手,道:「諸位請回房休息去吧,天色不早了。」 

구양명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시간이 늦었으니 제위들은 방으로 돌아가 휴식하시오."

當先起身,回返臥室。 雷慶和凌度月住在一座廂房,雖是各有門戶獨室但中間只隔一道磚牆。 

앞장 서서 와실로 돌아갔다. 뇌경은 능도월과 한 방이었다. 비록 각기 문이 독립적인 방이고 다만 중간에 벽돌담을 사이에 두고있었다.

輕輕咳了一聲,雷慶緩緩說道:「凌少俠,很睏倦嗎?」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뇌경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능소협, 몹시 피곤하여 졸리겠구먼?"

凌度月笑一笑道:「晚輩不睏。」 

능도월이 웃으며 말했다.

"후배는 졸리지 않습니다."

雷慶道:「年紀老了,睡不多,凌少俠如若有興,咱們再聊聊如何?」 

뇌경이 말했다.

"늙으니 잠이 많지 않구먼. 능소협이 흥미가 있다면 우리 더 이야기 나누면 어떻겠나?"

凌度月推開房門,道:「前輩有興,晚輩當得奉陪。」 

능도월이 방문을 열고 말했다.

"선배님께서 흥미가 있으시다니 후배가 당연히 모셔야지요."

雷慶步入房中,燒燃火折子點上燈火,笑道:「老弟,你好像已經查出了一點眉目。」 

뇌경이 방으로 들어가 화접자로 등불을 밝히고 웃으며 말했다.

"노제, 자네는 이미 한 점 단서를 조사해낸 것 같군."

凌度月皺皺眉頭,道:「不瞞老前輩說,在下也為此事困惑得很。」 

능도월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노선배님께 숨김없이 말하자면 저도 이 일로 곤혹스럽습니다."

雷慶道:「怎麼回事。」 

뇌경이 말했다.

"어찌된 일인가?"

凌度月苦笑一下,道:「咱們雖然不算安善良民,可也不是江湖盜匪,對不對?」 

능도월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비록 선량한 백성이라고 할 순 없으나 강호의 도적도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雷慶點點頭,道:「俠以武犯禁,但在江湖上走動,難免如此,至少咱們卻算是白道中人。」 

뇌경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협객들은 무(武)로 금지령을 어기지. 하지만 강호를 다니다보면 그런 것을 면하기 어렵네. 적어도 우리는 백도를 걷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걸세."

凌度月道:「萬年虎那般人呢?」 

능도월이 말했다.

"만년호와 같은 그런 사람은?"

雷慶道:「他們處處用毒殺人,手段卑下得很,自然算是黑道中人。」 

뇌경이 말했다.

"그들은 가는 곳마다 독으로 사람을 죽이고 수단이 몹시 비천하니 당연히 흑도의 인물이라 할 수 있지."

凌度月道:「但他們卻與官府中有來往,不瞞老前輩說,晚輩幾度追蹤,發覺他們都進入一座大宅院中?」 

능도월이 말했다.

"하지만 그들은 관부와 왕래하고 있습니다. 노선배님께 솔직히 말씀드리면 후배가 몇 번이나 추적하여 그들이 어느 대저택으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雷慶哦了一聲,道:「宅院主人是誰?」 

뇌경이 아, 하더니 말했다.

"저택의 주인이 누구인가?"

凌度月道:「開封府知府大人的公館!」 

능도월이 말했다.

"개봉부 지부대인(知府大人)의 공관(公館)입니다!"

雷慶呆了一呆,道:「有這等事?」 

뇌경이 멍해져서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는가?"

凌度月道:「是的,晚輩已經問過了幾個人,決不會錯?」 

능도월이 말했다.

"예, 후배는 이미 몇 사람에게 물어보았으니 결코 틀릴 리가 없습니다."

雷應道:「這!當真是有些奇怪了。」 

뇌경이 말했다.

"이건 정말 기괴하구먼."

凌度月道:「更妙的是,晚輩也打聽了這開封府的出身,據晚輩查問所得,這開封府是進士出身,而且很有一點政聲。」 

능도월이 말했다.

"더욱 묘한 것은 후배가 개봉부 출신에게도 알아보았는데 후배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 개봉부 지부는 진사(進士) 출신이며 게다가 매우 명망있는 관리라고 합니다."

雷慶道:「衙門中捕快衙役,良莠不齊,說他們和萬年虎等有所勾結,這可說得過去,堂堂四品知府,怎能和江湖盜匪來往,就算是錢能通神吧!買動了知府,也只能在暗中幫他們個忙,怎能這樣明目張膽地和他們來往,把高來高去的江湖人,藏在私室之中。」 

뇌경이 말했다.

"관아의 포졸, 아전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섞여있으니 그들이 만년호와 결탁했다고 한다면 있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당당한 사품(四品)의 지부가 어찌하여 강호의 도적들과 왕래할 수 있단 말인가? 이걸 두고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다고 하는구나! 지부를 매수했다손 치더라도 암중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을 뿐인데 어찌 이렇게 대담하게 그들과 왕래하며, 보통사람들과는 다니는 길이 다른 강호인들을 자기 집에 숨겨둘 수 있단 말인가."

凌度月道:「這也是晚輩今夜之中,堅持放走萬年虎的原因……」 

능도월이 말했다.

"이것이 후배가 오늘 밤에 굳이 만년호를 놓아준 이유이기도 합니다..."

雷慶接道:「老弟,那萬年虎可也是住在知府的公館之中嗎?」 

뇌경이 말했다.

"노제, 아무래도 그 만년호도 지부의 공관 안에서 지내겠군?"

凌度月道:「是的,晚輩已見他兩次進入那知府公館了。」 

능도월이 말했다.

"예. 후배는 이미 그가 두 차례 그 지부공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雷慶道:「果真如此,咱們真得從長計議了。」 

뇌경이 말했다.

"과연 정말 그렇군. 우리는 정말 천천히 신중하게 상의해야겠네."

凌度月苦笑一下,道:「江湖悍匪,綠林巨寇,晚輩都不會怕他們,不論他來勢再大,武功多高,晚輩自信都可以應付,但如要我和官府中也有著很親密的交往,這算是怎麼回事呢?所以,晚輩準備明天再與王恩兄談談……」 

능도월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강호의 포악한 비적들, 녹림의 도적들이라면 후배가 그들을 두려워할 리가 없습니다. 그들의 밀려오는 기세가 더 크든, 무공이 더 높든 후배는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하지만 제가 관부와도 아주 친밀하게 내왕을 해야한다면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후배는 내일 다시 왕은형(王恩兄)과 한번 이야기해볼 작정입니다..."

雷慶接道:「老弟的意思是……」 

뇌경이 말했다.

"노제의 말뜻은..."

凌度月道:「我們也沒有太大的損傷,如是能夠罷手,似乎就不用再互鬥下去了?」 

능도월이 말했다.

"우리는 그리 큰 손해도 없습니다. 만일 손을 뗄 수 있다면 더이상 서로 다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雷慶緩緩說道:「老弟,這件事確實透著古怪,我走了一輩子江湖,不但沒有遇到過這等怪事,而且,連聽也沒有聽過,但越是光怪陸離的奇事,越有著曲折詭異的內情,老弟,像你這等江湖上奇才人物,如若不插手此事,還有什麼人敢擔起這副擔子呢?」 

뇌경이 천천히 말했다.

"노제, 이 일은 확실히 기이함이 드러나고 있네. 내가 한평생 강호를 다녔는데 이 정도로 괴이한 일을 당해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듣지도 못했네. 하지만 기기괴괴한 일일수록 곡절과 종잡을 수 없는 내정이 있다네. 노제, 자네와 같은 강호상의 기재가 이 일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누가 감히 그런 부담을 지겠는가?"

凌度月歎口氣,沉吟不語。 

능도월이 한숨을 쉬고는 침음하며 말이 없었다.

雷慶心中暗道:「歐陽堡主,一向躲避官府中人,能忍耐的,全都忍了下去,這凌度月也似不願招惹上官府中人,看來,他們似乎都有著難以告人的苦衷,這位年少的劍客,顯然已豪氣頓消了。」 

뇌경이 속으로 생각했다.

'구양보주는 언제나 관부의 사람을 피하며 인내할 수 있는 것은 전부 인내했는데 이 능도월도 관부의 사람과 엮이기를 원치 않는군. 보아하니 그들은 마치 남에게 말 못할 고충이 있는 듯 하구나. 이 나이 어린 검객은 확실히 호기가 문득 사라져버렸도다.'

心中念轉,口中接道:「老弟,有幾件事,我有些想不明白?」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노제, 생각해보아도 알 수 없는 몇 가지 있다네."

凌度月道:「什麼事?」 

능도월이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雷慶心中暗道:「只要開口,就不怕你不跳入是非之中。」 

뇌경이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입을 열기만 하면 네가 시비 속으로 뛰어들지 않을 수 없을 게다.'

當下說道:「他們既和官府中來往密切,不知何以不肯用官府中力量對付咱們,卻花了大批金銀,僱請了江湖大批殺手對付咱們。」 

즉시 말했다.

"그들이 이왕 관부와 밀접하게 왕래하면서 왜 관부의 힘으로 우리를 상대하지 않고 많은 금은(金銀)을 들여 강호의 살수들을 고용해 우리를 상대하려 하는지 모르겠네."

任他凌度月聰明絕世,但終是全無江湖歷練的人,當下一揚劍眉,道:「是啊!他們為什麼不用官府力量呢?」 

능도월이 절세적으로 총명할지라도 어쨌든 강호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다. 즉시 검미를 치켜올리며 말했다.

"맞습니다! 그들은 왜 관부의 역량을 사용하지 않을까요?"

雷慶道:「所以這中間,定有隱情,應該查個明白。」 

뇌경이 말했다.

"그러므로 그 가운데에는 틀림없이 은밀한 속사정이 있을 걸세. 조사하여 밝혀내야 하네."

凌度月低聲道:「混入知府公館中去?」 

능도월이 나직이 말했다.

"지부 공관으로 잠입하실 겁니까?"

雷慶道:「對!老弟,我陪你去瞧瞧。」 

뇌경이 말했다.

"그렇네! 노제, 내 자네랑 같이 가겠네."

凌度月道:「什麼時間?」 

능도월이 말했다.

"언제 말입니까?"

雷慶道:「明天去?」 

뇌경이 말했다.

"내일 가겠나?"

凌度月道:「大白天才能出其不意。」 

능도월이 말했다.

"밝은 대낮이라야 허를 찌를 수 있습니다."

凌度月道:「咱們怎麼混得進去呢?」 

능도월이 말했다.

"어떻게 잠입해들어가시겠습니까?"

雷慶道:「法子是人想出來的,我已經有了一個腹案,明天咱們去碰碰運氣,不過老弟,咱們得易容改扮。」 

뇌경이 말했다.

"방법은 사람이 생각해내는 걸세. 나한테 이미 복안(腹案)이 있으니 내일 가서 운에 맡겨보세. 그러나 노제, 우리는 역용분장을 해야 하네."

凌度月道:「晚進對易容手法倒有些心得,老前輩準備如何改扮,只要吩咐一聲就行了。」 

능도월이 말했다.

"후배는 역용수법에 대해 좀 터득한 것이 있습니다. 노선배님께서 어떻게 분장하실 작정인지 분부만 하십시오."

雷慶心中暗道:「難怪啊!他能夠忽然不見了,東跑西轉,到處能入,不畏別人發覺……」 

뇌경이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어쩐지 그가 홀연히 사라져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도처에 출입하면서도 남에게 발각될까 두려워하지 않더라니...'

心中念轉,口中說道:「還不能帶長劍,但也不能太大意,明天,咱們先去鐵器店選一把匕首帶上。」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또한 장검은 가져갈 수 없네. 하지만 너무 소홀해서도 안되니 내일 우리는 먼저 철기점(鐵器店)에 가서 비수 하나를 골라 가져가세."

凌度月道:「這個,老前輩不用擔心,晚輩本來也不用長劍……」

능도월이 말했다.

"그건 노선배님께서 걱정하지 마십시오. 후배도 본래 장검을 쓰지 않고..."

但他夠聰明,發覺失言,立刻住口。 但是已經夠了,對一個老江湖如雷慶這樣的人物,自然是不點就透。 他想到了冷八公和他的屬下之死,每人的頸上只有一道紅痕。 凌度月佩帶長劍,只是用來掩人耳目,雖然他劍法已然精奇絕倫,但那並不是他真正的兵刃。 忽然,雷慶想了數十年前一位出現於江湖的高人,頓覺背脊上泛起寒意。 

그는 총명하여 실언했음을 알아차리고 즉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이미 충분했다. 뇌경과 같은 이런 노강호인은 금방 알아차린다. 그는 냉팔공과 그의 부하들의 죽음을 떠올렸다. 매 한 사람의 목에는 오직 한 가닥 홍흔만이 있었다. 능도월이 장검을 차고 다니는 것은 단지 남의 이목을 가리는데 쓰는 것이다. 비록 그의 검법이 이미 정밀하고 기묘하기 절륜하지만 그건 결코 그의 진정한 병기가 아니다. 문득 뇌경은 수십 년 전 강호에 출현했던 한 분의 고인이 떠올라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但他盡力按下心中的震動和驚異,笑一笑,道:「凌老弟,天不早,咱們睡一陣,明天還得一早起身。」 

하지만 그는 애써 마음의 떨림과 놀라움을 누르고 웃으며 말했다.

"능노제, 시간이 늦었으니 우리 한숨 자도록 하세. 내일 일찍 일어나야하네."

旭日初升,一片金****的陽光,照著一座高大的宅院。 這時大宅院的後門早已大開,成擔的魚、肉、青菜,都從後門進入了大宅院中。 

태양이 막 떠올라 황금색의 햇살이 어느 고대한 저택을 비추었다. 이때 대저택 후문은 벌써 활짝 열렸고 물고기, 고기, 푸른 채소를 맨 사람들이 후문으로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一個微微駝背,頸前長著一個拳頭大肉瘤的老者,帶著一匹騾子,馱著兩大捆劈好的木柴,直向宅院行去。 在那老者之後,還跟著二十五六,面孔黝黑的年輕人,擔著一擔木柴。 

한 명의 약간 등이 굽었고 목에 주먹 크기만한 커다란 혹이 난 노인이 두 단의 잘 쪼개어진 장작을 실은 한 필의 노새를 끌고 곧장 저택을 향해 걸어갔다. 그 노인의 뒤에는 이십오륙 세의 낯이 검은 젊은이가 장작을 한 짐 지고 따르고 있었다.

兩個人魚貫行入了後門。 門裡面,對立著兩個佩著腰刀的大漢。兩個佩刀的大漢,穿著黑色的勁裝,生象驃悍,一望即知是江湖中人。 

두 사람은 줄지어 후문으로 들어갔다. 문 안쪽에는 두 명의 요도를 찬 대한이 마주보고 서있었다. 두 명의 칼을 찬 대한은 흑색의 경장을 걸쳤는데 사납게 생긴 것이 한 눈에 강호인임을 알 수 있었다.

只聽左首一個冷冷說道:「駝子,你沒有走錯門嗎?」 

왼쪽의 한 사람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곱추, 너는 문을 잘못 들어가는 것 아니냐?"

駝背老人左手摸摸前頸上的肉瘤,道:「這不是王知府大人的公館嗎?」 

등이 구부정한 노인은 왼손으로 목의 혹을 한번 만지고는 말했다.

"이곳이 왕 지부대인의 공관이 아니오?"

左首大漢道:「不錯,這是知府大人的公館,不過,張總管沒有交代過,今日有木柴送到。」 

왼쪽의 한 사람이 말했다.

"그렇다. 이곳은 지부대인의 공관이다. 그러나 장총관(張總管)에게서 금일 장작이 들어올 것이라는 말은 없었다."

駝背老人吃了一驚,暗暗忖道:「看起來,府中人出出入入,十分容易,事實上,管制的十分嚴密,連往府中送上一擔木柴,事先都有安排。」 

등이 굽은 노인은 깜짝 놀라 남몰래 곰곰히 생각했다.

'보아하니 부중(府中)으로 사람의 출입이 십분 용이하지만 사실상 대단히 엄밀하게 관리되고 있구나. 부중으로 보내는 장작까지도 사전에 안배를 하다니.'

駝背老人心中十分震駭,表面上,仍然保持著平靜,緩緩說道:「張總管在嗎?老漢見見他……」 

등이 굽은 노인은 속으로 몹시 놀랐으나 표면상으로 여전히 평정을 유지하며 천천히 말했다.

"장총관께서는 계시오? 늙은이가 그를 한 번 만나야..."

左首大漢一擺手,道:「總管事情繁忙,哪有時間見你……」 

왼쪽의 대한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총관께서는 일이 몹시 바쁘시다. 너를 만날 시간이 어디 있겠느냐..."

聽說張總管無暇接見,駝背老人精神一振,道:「總管大人事務忙,也許忘記交代兩位了,府中近日賓客太多,這木柴應該晚幾天送來的,交代老漢早些送來了……」 

장총관이 접견할 겨를이 없다는 말을 듣자 등이 굽은 노인은 정신이 번쩍 들어 말했다.

"총관대인은 사무가 바빠 어쩌면 두 분께 일러둔다는 것을 잊었을 거요. 이 장작은 며칠 더 있다가 가져와야 하는데 부중에 최근 손님이 너무 많아 늙은이에게 좀 일찍 보내라고 하셨다오..."

左首大漢低聲說道:「老麻,叫他送到廚房去吧!咱們一下子來了七八十號人,府中增加了不少食用之物,張總管怎會記得這些雞毛蒜皮的事。」 

왼쪽의 대한이 나직이 말했다.

"노마(老麻), 그를 주방으로 보내십시오! 우리가 한번에 칠팔십 명의 사람이 왔으니 부중에는 먹을 것이 적잖이 증가했습니다. 장총관께서 이러게 하찮은 일을 어찌 기억하실 수 있겠습니까?"

左首姓麻的漢子點點頭,指指東首一排房子,道:「快送廚房去,拿到銀子,快些離去,府中近來客多事繁,不要多留。」 

성이 마가인 왼쪽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동쪽 끝에 늘어선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빨리 주방으로 보내고 은자를 받아 떠나라. 부중에는 오는 손님이 많고 일이 번잡하니 오래 머물러선 안된다."

駝背老人打躬作揖地連連稱謝,牽著騾子,向東面行去。 那黑面孔的年輕人,一直追隨在駝背老人的身後,一語未發。 快行到廚房時,那年輕人才開了口,低聲道:「老前輩,看來府中的管制很嚴,咱們留下來不出去,只怕是不容易了。」 

등이 굽은 노인은 읍하며 연신 감사해하고는 노새를 끌고 동쪽으로 걸어갔다. 그 얼굴이 검은 젊은이는 줄곧 등이 굽은 노인의 뒤를 따르며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빠른 걸음으로 주방에 도착하자 그제서야 그 젊은이는 입을 열어 나직이 말했다.

"노선배님, 보아하니 부중의 관리와 통제가 아주 엄하군요. 우리가 나가지 않고 남아있기는 용이하지 않을 듯 하군요."

駝背老人道:「這一點,老朽也未料到,但他們來了七八十號人,加上府中的僕從,護院親兵,總有一百多人,咱們琿然可以找出一些空隙,目下情形,只有隨機應變?」 

곱추노인이 말했다.

"이 점은 늙은이도 예상치 못했네. 그렇지만 칠팔십 명의 사람이 왔고 거기에 부중의 하인들, 정원을 지키는 친병(親兵)을 더하면 모두 일백이 넘는 사람이 있으니 우리는 빈틈을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걸세. 지금 정황으로는 오직 임기응변해야만 하네."

談話之間,已然行近了廚房。 其實,廚房很容易找到,因為不少送菜送肉的人進入廚房。 

말하는 사이에 이미 주방 가까이 걸어갔다. 사실 주방은 아주 찾기가 용이했다. 왜냐하면 채소와 고기를 들여오는 적지않은 사람들이 주방으로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駝背老人看到堆集木柴的地方,一面動手解下騾背上的木柴,一面低聲說道:「老弟,府中人很雜,他們未必都互相認識,出入之間,定然有一個連絡的法子,或是什麼證物。」 

곱추노인은 장작을 모아서 쌓아놓은 곳을 보자 손을 놀려 노새 등의 장작을 풀어내리며 한편으로 나직이 말했다.

"노제, 부중의 사람들이 아주 복잡하니 그들이 반드시 서로를 알아본다고 할 수는 없네. 출입하는 데에는 틀림없이 연락하는 방법이나 혹은 무슨 증거물이 있을 걸세."

年輕人放下了肩上的木柴,道:「老前輩的意思是……」 

젊은이가 어깨 위의 장작을 내려놓고 말했다.

"노선배님의 말씀은..."

駝背老人接道:「找出他們的連絡法子,咱們就可以出入這座府第了,看情形這地方似乎是他們主要的落足所在,如若咱們在這裡多下一點工夫,可能會找到那位真正的幕後人物。」 

곱추노인이 말했다.

"우리가 이 부저를 출입할 수 있도록 그들의 연락방법을 찾아내세. 정황으로 보아하니 이곳은 그들이 머무는 주요 장소인 듯 하네. 만약 우리가 이곳에 좀 더 있을 수 있다면 진정한 막후인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네."

「目下只有一個萬年虎出面,但他也只是一個身份較高一點的聽用。」 

"지금은 오직 만년호 한 명만 나섰지만 그도 단지 비교적 높은 신분의 고용인일 뿐이네."

年輕人道:「他們的管制似乎是很嚴格,除了用強之外,只怕很難取得他們通行證物。」 

젊은이가 말했다.

"그들의 관리감독이 아주 엄격하니 무력을 쓰는 것 외에는 그들의 통행증거물을 얻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駝背老人道:「老弟,多忍耐,千萬不能打草驚蛇,寧可讓咱們計劃失敗,退出此地,也不能有任何使他警覺的舉動。」 

곱추노인이 말했다.

"노제, 많이 참아야하네. 절대 타초경사(打草驚蛇)해서는 안되네. 우리의 계획이 실패하여 이곳에서 물러날지언정 그들의 경각심을 갖게할 어떠한 거동도 해서는 안된다네."

年輕人道:「要這樣小心嗎?」 

젊은이가 말했다.

"그렇게 조심해야 합니까?"

駝背老人回顧一眼,道:「不錯,老朽的想法,那真正的幕後人物,不但狡猾得很,而且,還十分謹慎,只要聽到風聲,就可能聞風而逸,所以,不能讓他知曉咱們已查出他的落足之處。」 

곱추노인이 한번 돌아보고는 말했다.

"그렇네. 늙은이 생각에 그 진정한 막후인물은 대단히 교활할 뿐 아니라 몹시 신중하네. 바람소리만 들어도 물러나버릴 걸세. 그러므로 그로 하여금 우리가 그의 머문 곳을 조사한다는 것을 알게 해서는 안되네."

年輕人低聲道:「老前輩已肯定他在此地嗎?」 

젊은이가 나직이 말했다.

"노선배님은 그가 이곳에 있다고 이미 확신하시는군요?"

駝背老人道:「大概不會錯了,堂堂四品知府的公館,豈是一個江湖人歇足留宿的人,但顯然地王知府也不是他們組合中的人物,但老朽想不通的是,一位頗有政聲的知府大人,怎的竟用公館來接待這多江湖人物,這該是一件不易忍受的事。」 

곱추노인이 말했다.

"아마 틀릴 리가 없을 걸세. 당당한 사품 지부의 공관이 어찌 강호인이 

年輕人道:「是不是那位隱於幕後的人物,也是位官場中人?」 

젊은이가 말했다.

"막후에 숨어있는 인물도 관계의 사람이 아닐까요?"

駝背老人沉吟了一陣,道:「這也不大可能,如是他是官場中人,怎麼明目張膽地帶著數十位江湖人,留在此地。」 

곱추노인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것도 그리 가능성이 없네. 만일 그가 관계(官界)의 사람이라면 어찌 대담하게 수십 명의 강호인을 이곳에 데리고 있겠는가?"

年輕人道:「老前輩這麼一分析,使晚輩茅塞大開。」 

젊은이가 말했다.

"노선배님의 이런 분석은 후배의 안목이 트이게 만드는군요."

兩人一面談話,一面工作,把木柴堆好,在廚下一位管事手中領了銀錢,又從原路退了出去。 

두 사람은 대화를 주고받는 한편 일을 했다. 장작을 잘 쌓아놓고 주방의 관리인 손에서 은전을 받아 원래 왔던 길로 물러나왔다.

自然,這是那駝背老人的主張,他有著豐富的江湖閱歷,仔細觀察之下,發覺花園中有一片瓦捨,有著極為嚴密的戒備,那戒備是隱於暗處,如不是久年在江湖上走動的老手,真還無法瞧得出來。 

당연히 이것은 그 곱추노인의 주장이었다. 그에게는 풍부한 강호경험이 있어 자세히 관찰하자 화원 안의 와사(瓦捨)에 극히 엄밀한 경비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 경비는 은밀한 곳에 있어 오래 강호를 다닌 전문가가 아니라면 찾아낼 수가 없었다.

另一個發現是集居於知府大人的公館中的江湖人物,有不少是屬於江湖高手,如不是兩人化妝仔細,和舉止的小心恐早已被人發覺行跡? 就在兩人極度的小心中,也一樣有人在暗中監視著。 這也是那駝背老人急於退出的原因。 

또 다른 하나를 발견했는데, 지부대인의 공관에 모여사는 강호인물들은 적지 않은 수가 강호고수에 속한다는 점이었다. 만일 두 사람이 자세히 분장하고 행동거지를 조심하지 않았다면 벌써 행적이 발각되었을 것이다. 두 사람이 극도로 조심하는 가운데에서도 마찬가지로 암중으로 감시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것도 그 곱추노인이 다급히 물러난 원인이었다.

駝背老人很謹慎,繞了一個大圈子,確定無人跟蹤時,兩人才找一處很小的客棧,恢復了本來的面目。 敢情這兩人竟是過關刀雷慶和凌度月所改扮。 

곱추노인은 아주 신중했다. 크게 길을 돌아서 뒤따르는 사람이 없다고 확신하자 비로소 두 사람은 어느 작은 객잔을 찾아서 본래의 면목을 회복했다. 알고보니 이 두 사람은 과관도 뇌경과 능도월이 분장한 것이었다.

雷慶取下了前頸上偽裝的肉瘤,道:「老弟,咱們還得想法子混進王公館去,而且,要能停留幾天,才可能見到那位幕後人物?」 

뇌경이 목의 가짜 혹을 떼내고 말했다.

"노제, 우리는 왕지부 공관으로 잠입할 방법을 강구해야 하네. 게다가 며칠 머무를 수 있어야 하네. 그래야 그 막후인물을 만날 수 있을 걸세."

凌度月歎口氣,道:「老前輩說的是,咱們另設法再混進公館去。」 

능도월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노선배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우리는 따로 공관으로 잠입할 방법을 세워야 합니다."

雷慶笑一笑,道:「我已暗中通知過歐陽老堡主,盡量地逃避,別和對方接觸、衝突,給咱們三天時間想法子找出那位暗主其事的幕後人。」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미 암중으로 구양노보주에게 통지하여 가능한 상대방과 접촉이나 충돌을 하지 말고 피하여, 은밀하게 일을 주지하는 막후인을 찾아낼 방법을 세우도록 우리에게 삼 일의 시간을 달라고 했네."

凌度月道:「三天時間應該夠了,問題是咱們如何能混進去。」 

능도월이 말했다.

"삼 일의 시간이면 충분한데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잠입할 수 있느냐입니다."

雷慶道:「我已想到了一個辦法,只不過要委屈你老弟了。」 

뇌경이 말했다.

"나는 이미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는데 다만 노제 자네가 억울할 것 같군?"

凌度月道:「什麼辦法?老前輩但說無妨?」 

능도월이 말했다.

"무슨 방법입니까? 노선배님은 얼마든지 말씀하셔도 괜찮습니다."

雷慶道:「我已經打聽到,王公館花園裡僱有兩個花丁,是父子兩人,這兩人原來住在花園中一座工房裡,但自從那些人到了之後,就要兩個花丁暫時離去,但兩個花丁仍然常去修剪花樹,剷除莠草,仍可在那工房休息。」 

뇌경이 말했다.

"나는 이미 왕지부의 공관에 고용된 두 명의 정원사를 수소문했다네. 부자(父子) 두 사람인데 이 두 사람은 원래 화원 안 한 채의 공방(工房)에서 지냈는데 그 무리들이 도착한 뒤 두 정원사는 잠시 떠나있도록 했다네. 하지만 두 정원사는 여전히 꽃나무를 다듬고, 풀을 뽑으러 가고 있으며 그 공방에서 휴식할 수가 있네."

凌度月道:「這辦法不錯,但可惜……」 

능도월이 말했다.

"그 방법은 나쁘지 않지만 애석하게도..."

雷慶道:「可惜什麼?」 

뇌경이 말했다.

"무엇이 애석하다는 말인가?"

凌度月道:「兩個花丁作了不少日子吧?」 

능도월이 말했다.

"두 명의 정원사가 일한 날이 적지 않겠지요?"

雷慶道:「那是自然。」 

뇌경이 말했다.

"그건 당연하지."

凌度月道:「那是說,他們上上下下,都很熟悉,咱們改扮而去,豈不是一下子就被拆穿著。」 

능도월이 말했다.

"그러니 그들 위에서 아래까지 모두 아주 익숙하겠지요. 우리가 분장하고 가면 단번에 들통날 것입니다."

雷慶道:「雖然有些危險,但只要那花丁肯跟咱們合作,仔細地說明情形,咱們還可以應付。」 

뇌경이 말했다.

"비록 좀 위험은 있네. 하지만 정원사들이 우리와 합작하여 정황을 자세히 설명해주기만 한다면 대응할 수 있을 걸세."

凌度月道:「老前輩見過他們兩人嗎?」 

능도월이 말했다.

"노선배께서는 그들 두 사람을 만난 적이 있으십니까?"

雷慶道:「沒有,不過我知道他們住在何處,咱們去找他們就是。」 

뇌경이 말했다.

"없네. 그러나 그들이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지. 우리 그들을 찾아가세."

經過了這番說明,凌度月深深感覺到一個人在江湖上走動,機智似乎比武功還要重要一些。 

이러한 설명을 거치면서 능도월은 한 사람이 강호를 다니는 데에는 기지가 무공보다 더 중요함을 점점 깨닫게 되었다.

找著了兩個花丁,雷慶問明了一封銀子,道:「你們父子兩位,暫時休息幾天……」 

두 명의 정원사를 찾아간 뇌경은  한 꾸러미의 은자를 ?? 하고는 말했다.

"당신들 부자는 잠시 며칠간 쉬시오..."

老花丁接道:「好!我們到遠親地方躲一躲,過幾天再回來。」 

늙은 정원사가 말했다.

"알겠소! 우리는 먼 친척이 있는 곳으로 피했다가 며칠 지나면 다시 돌아오겠소."

雷慶笑一笑,道:「那倒不用了,開封府城地方不小,我們先替兩位安排一個住處,待我們事情辦好,再請兩位回來。」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소. 개봉성은 작지 않은 곳이니 우리는 두 분이 지낼 곳을 안배해두었소. 우리의 일이 잘 처리되면 다시 두 분을 돌아오도록 청하겠소."

老花丁呆了一呆,道:「可是要把我們父子先囚起來。」 

늙은 정원사가 의아하여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부자를 가두어두려는 것이구려."

雷慶道:「那倒不是,我們先找一個地方讓兩位住幾天。」 

뇌경이 말했다.

"그건 아니오. 우리는 한 곳을 찾아 두 분이 며칠 지내게 하려는 거요."

一伸手,點了兩人的暈穴,然後用篷車把兩人運入了大祥記綢緞莊去。經過了一番精細的易容,雷慶和凌度月午後不久,又混入了王府中去。 

손을 뻗어 두 사람의 훈혈(暈穴)을 찌르고 그런 다음 봉차로 두 사람을 대상기 포목점으로 옮겼다. 정묘하게 세밀한 역용을 거쳐 뇌경과 능도월은 정오가 지난 지 오래되지 않아 또 왕대인의 부중으로 섞여들어갔다.

因為事先問得很詳盡,兩人入府之後,立刻動手修剪花樹,一面留神那花園中形勢。 靠近荷池處的一排房屋,本是一座花廳,但房舍連綿不下十餘間之多。 此刻,那座廳捨,不但四周有人戒備,而且不斷地有人出入。 

사전에 상세히 물어두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부에 들어간 뒤 즉시 손을 놀려 꽃나무를 다듬으며 한편으로는 화원 안의 정세에 주의를 기울였다. 연못 가까운 곳에 한 줄로 방들이 늘어서 있었다. 본래 한 채의 화청(花廳)이지만 십여 칸이나 되는 방들이 이어져 있었다. 그때 그 청사(廳捨)는 주위에 경계하는 사람이 있을 뿐만 아니라 출입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凌度月道:「老前輩,咱們到花廳那邊瞧瞧如何?」 

능도월이 말했다.

"노선배님, 우리 화청 근처로 가서 살펴보심이 어떻습니까?"

雷慶道:「不能急,那些布守在花廳四周的人,似都是很精明的腳色,咱們只要露出一點破綻,就可能功虧一簣。」 

뇌경이 말했다.

"급하게 굴어서는 안되네. 화청 주위에 흩어져 지키고 있는 사람은 모두가 아주 영리해 보이는 자들이네. 우리가 한 점 헛점을 드러내기만 해도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게 될 걸세."

一面動手剪花樹,一面低聲接道:「那座花廳左側,有一列花樹還未修剪,等一會咱們去修剪那一排花樹,就可以看到花廳中一部份情形了。」 

손을 놀려 꽃나무를 자르면서 한편으로 나직이 말했다.

"그 화청 좌측에 아직 다듬지 않은 꽃나무 한 줄이 있으니 조금 있다 그 꽃나무를 다듬으며 화청 안의 일부분의 정황을 볼 수 있을 걸세."

兩人談話之間,瞥見了一個身著藍衫的中年人,緩步行了過來。 

두 사람은 말을 주고받다가 한 명의 남삼을 걸친 중년인이 천천히 걸어오는 것을 힐끔 보았다.

雷慶低聲道:「全心全意地修剪花樹。」 

뇌경이 나직이 말했다.

"전심전력으로 꽃나무를 다듬게."

藍衫人的行動很慢,走近兩人丈餘左右處,就停了下來。 背負著雙手,似是在欣賞兩人修剪花樹的工夫如何。 足足站了一盞熱茶工夫之久,藍衫人才緩緩轉身而去,步入花廳。 雷慶暗中瞧了那人兩眼,已認出他是何許人物,心中震駭不已。 

남삼인의 행동은 아주 느렸다. 두 사람에게서 일 장 여 가량 되는 곳까지 가까이 와서 멈추었다. 두 손은 뒷짐을 지고 마치 두 사람의 꽃나무 다듬는 일이 어떤지 감상하는 듯 했다. 족히 뜨거운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서있다가 비로소 남삼인은 천천히 돌아서서 화청으로 걸어들어갔다. 뇌경은 몰래 그 사람의 두 눈을 보자 그가 어떤 인물인지 이미 알아내고 속으로 경악해 마지 않았다.

直到那人行入了花廳之後,雷慶才長吁一口氣,道:「想不到啊!他竟然也在這裡。」 

그 사람이 화청으로 들어가고서야 뇌경이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도 이곳에 있다니 생각지도 못했구나!"

凌度月道:「老前輩可是說那位中年藍衫人物?」 

능도월이 말했다.

"노선배님은 아무래도 그 중년 남삼인을 말씀하는 것 같군요?"

雷慶道:「不錯,老弟大概不知道他是何許人吧?」 

뇌경이 말했다.

"그렇네. 노제는 아마 그가 어떤 인물인지 모를테지?"

凌度月低聲道:「晚進初出茅廬,識人不多,但聽老前輩的口氣,那人似是一位很難纏的人物了。」 

능도월이 나직이 말했다.

"후배는 처음 강호에 나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선배님의 말투를 듣자니 그 사람은 아주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인 듯 하군요."

雷慶仍然未停下他修剪花木的工作,一面低聲道:「老弟,聽說過回天手楊非子這個人嗎?」 

뇌경은 여전히 화목을 다듬는 일을 멈추지 않은 채 한편으로 나직이 말했다.

"노제, 회천수(回天手) 양비자(楊非子)라는 사람을 들은 적 있는가?"

凌度月神情微微一變,道:「回天手,晚進倒聽師父提過,聽說他是一位極受武林同道敬重的高人,怎會也捲入了這次是非之中。」 

능도월의 표정이 미미하게 일변하더니 말했다.

"회천수는 후배가 사부님께서 언급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듣기로는 그는 무림동도들로부터 극히 존경을 받는 고인이라는데 어째서 그도 이 시비에 말려들었을까요?"

這時,雷慶已打消了接近花廳的用心,反而向後退出,一面低聲道:「老弟,楊非子不但有一身絕高的武功,更利害的是他還有一肚子古古怪怪的學問,既精醫道用毒,又擅機關埋伏,上知天文,下知地理,總之,傳說中他是個無所不能的人,就連當今一些武林名宿,都稱他楊大先生,他未瞧破咱們的身份真是運氣,我看咱們先回到工捨中去,休息一下,智離此地,把消息傳給歐陽老堡主。」 

이때 뇌경은 이미 화청 가까이 접근할 마음이 사라져서 반대로 뒤로 물러나면서 나직히 말했다.

"노제, 양비자는 일신에 고절한 무공을 지녔을 뿐 아니라 더욱 무서운 것은 괴이한 학문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다는 걸세. 이미 의도(醫道), 용독(用毒)에 정통하며 또 기관매복(機關埋伏)에 능하고 위로는 천문(天文), 아래로는 지리(地理)를 알고 있다네. 하여간 전하는 말로 그는 무소불능(無所不能)의 사람이며, 오늘날 무림명숙들 조차도 그를 양대선생(楊大先生)이라 부른다네. 그가 우리의 신분을 간파하지 못한 것은 정말 운이 좋았네. 내가 볼 때 우리는 우선 공사(工捨)로 돌아가서 잠시 쉬었다가 꾀를 써서 이곳을 빠져나가서 구양노보주에게 소식을 전하세."

凌度月道:「楊非子真的這樣利害嗎?」 

능도월이 말했다.

"양비자가 정말 그렇게 무섭습니까?"

雷慶道:「如若單仗武功搏殺,老朽相信他未必是老弟的敵手,但他胸中的古怪大多,叫人防不勝防。」 

뇌경이 말했다.

"만약 무공으로만 싸운다면 늙은이는 그가 반드시 노제의 적수가 되지는 못하리라 믿네. 하지만 그의 머리 속에는 기이한 것들이 아주 많아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다네."

凌度月微微一笑,道:「看起來,這楊非子似乎就是咱們想見的首腦人物了。」 

능도월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그 양비자가 바로 우리가 만나고자 하는 수뇌인물인 듯 하군요."

雷慶道:「絕對不是,數十年他一直卓立在江湖是非圈外,正邪兩方,不知有多少人禮聘於他,都被他嚴詞拒絕,武林中人每談到他那一身所學,一腔才華,埋沒山野之中實是可惜得很,但也慶幸他有那份高風亮節,不為名利所動的堅貞之志,因為他一旦應聘出世,武林中必將掀起一場風波,想不到這位清高了數十年的回天手,竟然在清譽數十年後應聘出世。」 

뇌경이 말했다.

"절대 아닐세. 수십 년간 그는 줄곧 강호 시비(是非)의 테두리 밖에 있었네. 정사(正邪) 양쪽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를 예로써 초빙하려고 했는지 모르지만 모두 매몰차게 거절했다네. 무림인들은 다들 그가 일신의 배운 바, 재주를 산야에 매몰시키는 것은 실로 애석하다고 말했었지.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는 고상하고 높은 절개를 가지고 있어 명리(名利)를 위해 움직이지 않는 굳은 지조를 가지고 있었다네. 왜냐하면 일단 그가 부름에 응하여 세상에 나오면 무림에는 틀림없이 한바탕 풍파를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네. 수십 년간 고결했던 회천수가 뜻밖에 초빙에 응하여 세상에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談話之間,兩人已收了工具,行入工捨。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두 사람은 이미 공구를 거두어 공방으로 들어갔다.

凌度月意尤未盡地問道:「老前輩……」 

능도월이 못다한 듯 물었다.

"노선배님..."

雷慶突然伸手攔住了凌度月,接道:「老弟,別這樣叫我了,江湖無專長,達者為先,你老弟一身藝業,已到了超凡入聖之境,老前輩三個字聽得面紅耳熱,這樣吧!你老弟如不見棄,稱呼一聲我老哥哥如何?」 

뇌경이 돌연 손을 뻗어 능도월을 막고 말했다.

"노제, 나를 그렇게 부르지 말게. 강호에는 위아래가 없고 먼저 경지에 도달한 자가 우선일세. 노제 자네의 일신 예업(藝業)은 이미 초범입성(超凡入聖)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노선배라는 소리를 들으니 얼굴이 뜨거워지는군. 이렇게 하세! 노제 자네가 싫지 않다면 나를 노가가(老哥哥)라고 부르면 어떻겠나?"

凌度月略一沉吟,道:「恭敬不如從命,老哥,小弟心中有點不解之處,想請教一下。」 

능도월이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공경하는 것은 명을 따르는 것만 못하지요. 노가(老哥), 소제 마음 속에 이해가 안되는 점이 있는데 가르침을 청하고 싶습니다."

雷慶心中很高興,眉飛色舞地說道:「太客氣了,什麼事只管請說。」 

뇌경이 속으로 몹시 기뻐서 희색이 만면하여 말했다.

"너무 겸손하군. 무슨 일인지 말만 하게."

凌度月道:「回天手楊非子,既然很少在江湖上走動,但不知那回天手的稚號,是如何得來的?」 

능도월이 말했다.

"회천수 양비자가 거의 강호를 다니지 않았다는데 회천수라는 칭호는 어떻게 얻게 된 것입니까?"

雷慶笑一笑,道:「問得好,這中間倒有一段佳話,楊非子在一座絕峰之頂,雖然身負絕世醫術,但卻不肯下民間濟世,不過他有一個不成文的規定,那就是不論什麼人,只要能在重傷之後,趕到他的住處,他就免費施術療治,老弟,那真是神奇之術,不論傷的多重,只要有一口氣,他就能著手回春。」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좋은 질문일세. 그 가운데에는 하나의 미담이 있지. 양비자는 절봉(絕峰) 꼭대기에 있으면서 절세적인 의술을 지니고 있지만 내려와서 백성들을 돕고 세상을 구하려 하지 않았다네. 그러나 그에게는 하나의 불문율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누구든 중상을 입고 그가 사는 곳에 가면 돈을 받지 않고 의술을 펼쳐 치료해준다는 걸세. 노제, 그건 정말 신기한 의술이라 얼마나 중한 상처든 그는 단번에 살려낼 수 있다네."

凌度月道:「這麼說來,楊非子救了不少人?」 

능도월이 말했다.

"그렇다면 양비자는 적지 않은 사람을 구했겠군요?"

雷慶笑一笑,道:「教的人倒不多,老弟,他住在千尋峭壁之上,一般人自然無法登上,能去的自然都是武林人了。」 

뇌경이 웃으며 말했다.

"구한 사람은 많지도 않다네. 노제, 그가 깎아지른 천길 낭떠러지 위에 살고있으니 일반인은 당연히 오를 수가 없고 갈 수 있는 자는 당연히 모두 무림인이었다네."

凌度月道:「楊非子立下了這麼一個規矩,用心不是在教人,旨在傳名了。」 

능도월이 말했다.

"양비자가 그런 규칙을 세운 의도는 사람을 구하는데 있지 않고 명성을 전하는데 목적이 있군요."

雷慶微微一怔,道:「對,老弟,能被他施救的人,也是一代名家不是武林高人,救得一人之命,所得到的稱譽,比救上千百個人,還要收效宏大了。」 

뇌경이 약간 멍해져서 말했다.

"맞네. 노제, 그에게 구함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일대 명가 아니면 무림고인이었으니,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함으로써 수 천 수 백의 사람을 구한 것보다 아주 큰 효과를 거둘 것이네."

凌度月道:「楊非子自鳴清高,只不過用心在博名而已……」 

능도월이 말했다.

"양비자가 스스로 고결하다고 내세운 것은 단지 명성을 전할 의도였을 뿐이군요..."

雷慶正想開口,卻被凌度月示意阻止。 緊接著一陣步履聲傳了過來。 那步履聲剛剛響起,一人已到了工捨的門外。 是一個穿著藍色勁裝的年輕人,二十三四的年紀,生相很俊秀,背上長劍飄垂著****劍穗。 

뇌경이 막 입을 열려는데 능도월이 눈짓으로 저지했다. 곧이어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전해왔다. 발자국 소리가 막 들리자마자 한 사람이 이미 공방의 문 밖에 서있었다. 한 명의 남색경장을 걸친 젊은이였다. 이십삼사 세의 나이에 아주 준수하게 생겼고 등의 장검에 달린 검술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雷慶一欠身,道:「這位官人……」 

뇌경이 몸을 숙이며 말했다.

"나리는..."

藍衣人揮手打斷了雷慶未完之言,淡淡一笑,露出一口雪白的牙齒,道:「你貴姓啊?」 

남의인이 손을 흔들며 뇌경의 말을 끊더니 담담히 웃으며 백설같은 치아를 드러내고는 말했다.

"당신의 귀 성은?"

這自然難不倒雷慶,他早已問過了那老花丁的姓名,立刻接道:「老漢姓張。」 

이건 당연히 뇌경을 곤란하게 하지 못했다. 그는 벌써 그 늙은 정원사의 성명을 물어보았기 때문이다. 즉시 대꾸했다.

"늙은이의 성은 장(張)입니다."

藍衣人點點頭,道:「不錯,這裡的花丁是姓張,你閣下名字也叫張得寶吧!」 

남의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렇지. 이곳의 정원사는 장가요. 귀하 당신의 이름도 장득보(張得寶)요!"

一點也不錯,張得寶正是那花匠的名字。 

한 치도 틀리지 않았다. 장득보는 바로 그 정원사의 이름이었다.

雷慶怔了一怔,道:「是!老漢張得寶。」 

뇌경이 멍하니 말했다.

"맞습니다! 늙은이가 장득보입니다."

藍衣人笑一笑,道:「你今天的造化不錯,咱們大爺很欣賞你那份修剪花樹的手藝,說不定會賞給你一筆銀子,那也許足夠你享用下半輩子,用不著再來此作花丁了。」 

남의인이 씨익, 웃더니 말했다.

"당신은 오늘 운이 나쁘지 않았소. 우리 큰나으리께서 당신의 꽃나무 다듬는 솜씨를 아주 칭찬하셨소. 아마도 당신에게 은자를 내리실 텐데 어쩌면 당신이 반평생 쓸 수 있을 만큼 충분하여 다시 이곳에 와서 정원사 노릇을 할 필요가 없을 거요."

以雷慶豐富的江湖閱歷,顯然地聽出了口氣不對。 

뇌경의 풍부한 강호경험으로 그 말투를 듣자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알았다.

但他硬著頭皮裝下去,道:「小官人,老漢愚昧,聽不懂……」 

하지만 그는 눈 딱 감고 가장하여 말했다.

"나리, 늙은이가 우매하여 알아듣지 못하겠습니다..."

藍衣人接道:「跟著我走!這句你該懂了吧?」 

남의인이 말했다.

"나를 따라 갑시다! 이 말은 알아듣겠지?"

雷慶道:「這個自然懂得。」 

뇌경이 말했다.

"그건 당연히 알아듣지요."

藍衣人道:「好!那你們就跟著我走吧!」 

남의인이 말했다.

"좋소! 그럼 당신들은 나를 따라 갑시다!"

雷慶心中暗暗盤算,這番設計,本是天衣無縫,不知怎的會露出了破綻。 

뇌경은 속으로 남몰래 따져보았다. 이번의 설계는 본래 천의무봉(天衣無縫)했는데 어떻게 헛점이 노출되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回顧了凌度月一眼,只見他雙目已然泛現出冷肅的殺機,一面示意阻止凌度月暫緩發作,一面說道:「小成,咱們去瞧瞧吧!也許咱們真的走了運,會得到一筆賞賜……」 

능도월을 돌아보니 그의 두 눈에 싸늘한 살기를 띠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눈짓으로 저지하여 잠시 능도월의 발작을 늦추고 말했다.

"소성(小成), 우리 가보자꾸나! 어쩌면 우리는 정말 행운을 만나서 상을 받을 수도 있겠구나..."

一面說話,一面舉步跨出室門。 目光到處,頓然住口不言。 只見四個執刀大漢,分守在工捨的四周,刀出鞘,人凝神,一副如臨大敵般的戒備。 

말을 하면서 걸음을 옮겨 방문을 나섰다. 시선이 닿자 순간 말문이 막혔다. 네 명의 칼을 쥔 대한이 공방 주위를 나누어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칼을 뽑아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 마치 대적(大敵)을 마주한 것처럼 경계하고 있었다.

愕然片刻,雷慶才緩緩接道:「那位小爺,這是怎麼回事啊?」 

아연실색했다가 그제서야 뇌경이 천천히 말했다.

"작은 나으리,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藍衣人回頭一笑,道:「老把式,明人眼睛裡不揉砂子,你閣下也不用再裝下去了。」 

남의인이 돌아보고 웃으며 말했다.

"전문가나 사리에 밝은 사람은 모래가 든 눈을 비비지 않지. 귀하 당신도 더이상 가장하지 마시오."

雷慶苦笑一下,道:「老漢實在是想不通啊!」 

뇌경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늙은이는 생각해봐도 모르겠군요!"

凌度月緊隨在雷慶的身後,因雷慶再三示意,所以,他隱忍下未曾發作。 

능도월이 뇌경의 뒤를 바짝 따랐다. 뇌경이 재삼 눈짓했기에 그는 꾹 참고 발작하지 않았다.

藍衣人揮揮手,四大漢刀還鞘內,才回顧雷慶一笑,道:「兩人費盡心機,不惜屈辱自己,扮作了父子花丁,若是不能到花廳中瞧看一下,豈不是有虛此行嗎?」 

남의인이 손을 흔들자 네 대한은 칼을 도로 칼집에 넣었다. 그제서야 뇌경을 돌아보고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이 심기를 써가며 자신의 굴욕도 마다않고 부자(父子) 정원사로 분장했는데 화청에 가보지 못한다면 이곳에 헛걸음한 것이 어찌 아니겠소?"

雷慶道:「小官人的意思是……」 

뇌경이 말했다.

"나리의 말씀은..."

藍衣人接道:「兩位如是還有點豪氣,何不到花廳去見識一番,說不定,兩位還能見到你們想見的人?」 

남의인이 말했다.

"두 분이 만일 호기가 있다면 화청으로 가서 한번 견식해보심이 어떻소? 아마도 두 분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오."

雷慶道:「好吧!老漢不懂你少爺說的什麼,但為人不作虧心事,夜半敲門心不驚,到花廳就到花廳去吧!」 

뇌경이 말했다.

"좋습니다! 늙은이는 나으리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못알아 듣겠지만 사람됨이 양심에 거리끼는 일을 하지 않을 것 같군요. 한밤중에 방문하여 놀래키지 말고 화청에 갈거면 지금 갑시다!"

藍衣人笑一笑,未再答話,轉身向前行去。 

남의인이 씨익, 웃더니 더 대답하지 않고 돌아서서 앞으로 걸어갔다.

過關刀雷慶也暗裡橫了心,身份已被發覺,自然再無留在此地的機會,此刻要走,也難免動手一搏,那就不如到花廳中去見識一見,那藍衣人說不錯,說不定還可以見到主腦人物。 有了這番打算,很順利地行入花廳之中。 

과관도 뇌경도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신분이 이미 발각이 되었으니 당연히 이곳에 더 머무를 기회가 없었다. 지금 달아나자면 한바탕 싸움을 면하기 어려운데 차라리 화청으로 가서 한번 견식해보는 것이 나았다. 그 남의인의 말이 틀리지 않아 혹시라도 수뇌인물을 만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이런 계산을 하며 아주 순조롭게 화청에 들어섰다.

這地方雖是花廳,其實兩側房間,不下數十之多。 不過,藍衣人倒是帶著兩人行入花廳。 雷慶暗中觀察,瞧出了不少廂房是新建而成,雖然漆作一色用來掩護,但新建痕跡,細心觀察下仍然可見。 

이곳은 비록 화청이지만 사실 양측의 방들은 수십 개가 넘었다. 그러나 남의인은 두 사람을 데리고 화청으로 들어갔다. 뇌경이 암중으로 살펴보니 적지 않은 사랑채들은 새로 지어진 것이었다. 비록 같은 색으로 칠을 하여 가렸지만 새로 지은 흔적은 세심하게 관찰하면 볼 수 있었다.

藍衣人掀開了垂簾,當先而入。 四個佩刀大漢,卻遠遠地停在廳外丈餘左右處。 雷慶和凌度月,緊隨入廳。 花廳很敞大,擺了不少桌椅,但坐在廳中的只有一個人,正是回天手楊非子。 

남의인은 늘어뜨려진 발을 젖히고 앞장 서서 들어갔다. 네 명의 칼을 찬 대한이 청 밖 일 장여 가량 되는 먼 곳에 서있었다. 뇌경과 능도월은 청으로 따라 들어갔다. 화청은 아주 넓었고 적지 않은 탁자와 의자가 놓여져 있지만 청 안에 앉은 것은 오직 한 사람 뿐이었는데 바로 회천수 양비자였다.

藍衣人一欠身,道:「師父,人已帶到。」 

남의인이 몸을 숙이며 말했다.

"사부님, 사람이 도착했습니다."

原來,這藍衣佩劍少年,竟然是回天手楊非子的徒弟。 楊非子坐在一張太師椅上,兩道冷厲的目光,掃掠雷慶和凌度月一眼,突然笑一笑道:「捧兩盆香湯上來。」 

원래 남의에 검을 찬 소년은 뜻밖에도 회천수 양비자의 제자였던 것이다. 태사의에 앉은 양비자는 두 줄기 싸늘한 눈빛으로 뇌경과 능도월을 쓸어보더니 돌연 웃으며 말했다.

"두 대야의 향탕(香湯:향을 달인 물)을 가져오너라."

兩個青衣美婢,聞聲而出,各捧著一個面盆,放在一張木几上,又悄然退了下來。 楊非子指指兩個面盆說道:「兩位先請洗去臉上的易容藥物,咱們再談。」 

두 명의 예쁘장한 청의여비가 그 말을 듣고 각자 한 개의 세숫대야를 들고나와 나무탁자에 놓고 조용히 물러났다. 양비자가 두 개의 세숫대야를 가리키며 말했다.

"두 분은 우선 얼굴의 역용약물을 씻고 다시 이야기합시다."

那茶几距離雷慶很近,一陣濃烈的香味,撲入鼻中,果然是名副其實的香湯。 雷慶搖搖頭,道:「這水太香,脂粉氣重,老漢不敢用。」 

그 찻상은 뇌경과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 일진의 짙은 향기가 코로 스며들었다. 과연 명실상부한 향탕이었다. 뇌경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물은 너무 향기롭고 지분 냄새가 짙어 늙은이는 감히 쓸 수가 없소이다."

楊非子笑一笑,道:「閣下,可是準備死不認帳了。」 

양비자가 웃더니 말했다.

"귀하는 아무래도 죽어도 인정하지 않을 작정이구려."

雷慶道:「此話怎講?」 

뇌경이 말했다.

"왜 그렇게 말하시오?"

楊非子道:「天下的易容藥物,能夠瞞過我這一雙眼睛的,我這一生中,還未見過……」 

양비자가 말했다.

"천하에 나의 이 한 쌍의 눈을 속일 수 있는 역용약물은 내가 일생 동안 본 적이 없소..."

雷慶接道:「咱們剪修花樹的園丁……」 

뇌경이 말했다.

"우리는 꽃나무를 다듬는 정원사입니다요..."

楊非子冷笑一聲,接道:「朋友,敬酒不吃吃罰酒,一定要鬧到動強的程度,不覺著太煞風景嗎?」 

양비자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친구, 경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마시는군. 반드시 무력을 사용해야할 정도라면 너무 살풍경(煞風景)하다고 느끼지 않소?"

雷慶似知無法再裝下去,淡淡一笑,道:「用不著香湯洗面,這談也是一樣。」 

뇌경이 더이상 가장할 수 없다는 듯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향탕에 얼굴을 씻지 않고 이렇게 이야기해도 마찬가지요."

楊非子笑一笑,道:「好!你朋友認識我嗎?」 

양비자가 웃으며 말했다.

"좋소! 친구 당신은 나를 아시오?"

雷慶道:「大名鼎鼎的回天手,天下有何人不識!」 

뇌경이 말했다.

"대명이 쟁쟁한 회천수를 천하에 누가 모르겠소?"

楊非子點頭一笑,道:「你朋友貴姓呢?」 

양비자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웃으며 말했다.

"친구 당신의 귀 성은?"

雷慶道:「一定要說出來嗎?」 

뇌경이 말했다.

"꼭 말해야하오?"

楊非子道:「你不說出姓名,足見心有所忌,我也不勉強二位了,不過,兩位來此的用心,總得見告吧!」 

양비자가 말했다.

"당신이 성명을 말하지 않는 것은 꺼리는 마음이 있다고 볼 수 있소. 나도 두 분에게 강요하지 않겠소. 그러나 두 분이 이곳에 온 의도는 말해주어야 하오!"

雷慶哈哈一笑,道:「以你天台楊非先生的胸羅之博,想必早已知曉咱們來此的用心了,似乎不用多此一問。」 

뇌경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당신 천태산(天台山) 양비선생의 두루 박식함이라면 틀림없이 우리가 이곳에 온 의도를 진작에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오. 더 물을 필요가 없을 듯 하오."

楊非子一點也不發作,點點頭,道:「看來,你朋友是一位久走江湖的老狐狸了!」 

양비자가 조금도 발작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보아하니 친구 당신은 오랫동안 강호를 다닌 늙은 여우구려!"

雷慶接道:「不敢,不敢,比起你楊大先生,那是小巫見大巫了!」 

뇌경이 말했다.

"천만에, 천만에. 당신 양대선생에 비하자면 작은 무당이 큰 무당을 만난 것이오!"

站在楊非子身後的藍衣少年,突然喝道:「放肆!」 

양비자 뒤에 섰던 남의소년이 돌연 호통쳤다.

"방자하다!"

楊非子一揮手,阻止住那藍衣人的發作,緩緩說道:「朋友,可是想叫我楊某人,猜一猜你的身份嗎?」 

양비자가 손을 내저어 그 남의인의 발작을 저지하고는 천천히 말했다.

"친구, 아무래도 나 양모로 하여금 당신의 신분을 추측해보게 하고 싶은가 보구려?"

雷慶道:「這個,在下倒是有些不信了!」 

뇌경이 말했다.

"그건 내가 좀 믿지 못하겠소!"

楊非子道:「咱們要不要賭一下?」 

양비자가 말했다.

"내기를 한번 하시겠소?"

雷慶道:「賭什麼?」 

뇌경이 말했다.

"무슨 내기를?"

楊非子道:「如是在下猜錯了,兩位立刻請便,楊某人決不留難,只是在下如若猜對了,你朋友準備付出什麼代價?」 

양비자가 말했다.

"만일 나의 추측이 틀렸다면 두 분은 즉시 편한대로 하시오. 양모는 결코 막지 않겠소. 단, 나의 추측이 맞았다면 친구 당신은 무슨 대가를 지불하겠소?"

雷慶道:「你說吧!」 

뇌경이 말했다.

"당신이 말하시오!"

楊非子道:「立刻洗手封刀,退出江湖,從此不再問江湖是非,以保晚年,怎麼樣,這條件很夠寬大吧!」 

양비자가 말했다.

"즉시 손을 떼고 칼을 봉하고 강호를 물러나 지금부터 강호의 시비를 더이상 따지지 말고 노년을 보장받으시오. 어떻소? 이 조건은 아주 관대하지 않소?"

這樣一來,雷慶不禁呆在了當地,沉吟了一陣,緩緩說道:「閣下,在下身不由主,無法答允你的條件!」 

이렇게 되자 뇌경은 그 자리에서 저도 모르게 멍하니 서서 한동안 침음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귀하, 나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몸이니 당신의 조건을 승낙할 수  없소!"

楊非子淡然一笑,道:「你不敢賭,是嗎?」 

양비자가 담연히 웃으며 말했다.

"감히 내기를 못하시겠다?"

雷慶道:「我不能賭,身受人遣,難以自主,你回天手的才慧,才是江湖上極受推崇的一位高人,在下既不能說了不算,只好放棄不賭了。不過……」 

뇌경이 말했다.

"나는 내기를 할 수 없소. 남의 파견을 받은 몸이라 마음대로 하기 어렵소. 당신 회천수야말로 지혜로 강호에서 극히 추앙을 받는 고인이니 내가 말에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되오. 그러니 내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소. 그러나..."

楊非子道:「你還是不信我已知道了你的身份?」 

양비자가 말했다.

"당신은 내가 이미 당신의 신분을 알고 있다고 믿지 않으시오?"

雷慶道:「不錯,在下雖然知道你是回天手楊非子,那是閣下的名頭!」 

뇌경이 말했다.

"그렇소. 내가 비록 당신이 회천수 양비자임을 알지만 그건 귀하의 이름이오!"

楊非子冷冷接道:「就憑你這一句話,我也該說出你的身份了。」 

양비자가 냉랭하게 대꾸했다.

"당신의 그 한 마디 말에 나도 당신의 신분을 말해야겠소."

雷慶道:「在下洗耳恭聽。」 

뇌경이 말했다.

"귀를 씻고 듣겠소."

楊非子道:「過關刀雷慶,可是你閣下嗎?」 

양비자가 말했다.

"과관도 뇌경이 아무래도 귀하 당신일 거요."

雷慶怔了一怔道:「你……」 

뇌경이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

楊非子笑道:「我沒有未卜先知的神通,只是人的缺憾太多,很多人,看來嚴絲合縫的事,其實留下了很大的破綻,一個人,只要多用一點智慧,就可以知人所不知,能人所不能。」 

양비자가 웃으며 말했다.

"나한테는 점을 쳐서 미리 알 수 있는 신통력이 아직 없소. 단지 결점이 너무 많은 사람이 많을 뿐이오. 보기에 조금의 빈틈도 없는 일도 사실은 아주 커다란 헛점을 남겨두고 있으니 한 사람이 지혜를 조금 더 쓰기만 한다면 남이 알지 못하는 것을 알 수가 있으며 남이 못하는 것을 할 수가 있소."

雷慶歎口氣道:「看來閣下的大名,果非虛傳了,你不但在醫學一道上,有回天之能,就是在用謀方面,也非常人能及了。」 

뇌경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보아하니 귀하의 대명은 과연 명불허전이구려. 당신은 의술에서 운명을 되돌릴 능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모략을 쓰는 방면에서도 보통 사람이 미칠 수가 없구려."

楊非子道:「多承過獎,閣下既然承認了你是過關刀雷慶,咱們似乎是應該談談正經事了。」 

양비자가 말했다.

"과찬이시오. 귀하가 이왕 과관도 뇌경임을 인정했으니 우리는 본론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소."

在精神上,雷慶已被楊非子絕世才智震駭,歎口氣,道:「閣下的意思是……」 

정신적으로 뇌경은 이미 양비자의 절세적인 재지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귀하의 말은..."

楊非子道:「不論咱們見面的時候,方式如何,但見了一面,總算有緣,因此,在下準備奉贈兩位一點微小的禮物。」 

양비자가 말했다.

"우리가 만난 때와 방식이 어떠하든 만났으니 인연이 있는 셈이오. 그 때문에 나는 두 분에게 자그마한 예물을 바치려하오."

雷慶更吃驚了,簡直有些不知所措。 

뇌경은 더욱더 놀라서 그야말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楊非子回頭望了那藍衣少年一眼,道:「去!把我的九轉丹,取出兩粒。」 

양비자가 남의소년을 돌아보며 말했다.

"가서 나의 구전단(九轉丹)을 두 알 꺼내오거라!"

藍衫少年低聲道:「師父,九轉丹功奪造化,起死回生……」 

남의소년이 나직이 말했다.

"사부님, 구전단은 천지의 조화를 벗어나 기사회생케 하는..."

楊非子道:「我知道,所以才要你去取來。」 

양비자가 말했다.

"안다. 그래서 가져오라는 것이다."

藍衣少年不敢再言,轉身而去。 片刻之間,手捧一個紅色的葫蘆行了出來。 上面只是一個木塞,但那藍衫人是不輕易地觸動,小心翼翼地抱到了楊非子的身前。 

남의소년은 감히 더 여러 말 못하고 돌아서서 갔다. 잠시 후 손에 한 개의 홍색 호로(葫蘆)를 들고왔다. 위에는 하나의 나무마개가 있지만 그 남의인은 함부로 건드리지 않고 조심조심 안아서 양비자의 앞에 이르렀다.

楊非子輕輕在紅葫蘆上一拂,撥開木塞,倒出了兩粒銀白色的丹丸,放在木案上,合起了塞子。 藍衫少年小心翼翼地又把紅葫蘆捧了回去。 看他行動小心,似是捧著一個什麼奇藥之物一般,不敢有絲毫大意。 

양비자가 홍색 호로 위를 살짝 털더니 나무마개를 열어 두 알의 은백색 단환을 쏟아내어 나무책상 위에 놓고는 마개를 닫았다. 남의소년은 조심스럽게 또 홍색 호로병을 받쳐들고 돌아갔다. 그의 조심스러운 행동은 무슨 기이한 약물을 들어 감히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 같았다.

望著木案上兩粒銀白的丹丸,楊非子緩緩說道:「兩位,如是願化敵為友,那就收起兩粒九轉丹,也算咱們見面一場。」 

나무책상 위 두 알의 은백 단환을 바라보며 양비자가 천천히 말했다.

"두 분, 적에서 친구가 되고 싶다면 두 알의 구전단을 먹으시오. 그래야 우리는 인사를 나누었다 할 수 있소."

凌度月忍了又忍,仍是忍耐不住,道:「如是咱們不收下這兩粒九轉丹,那就算是和你閣下為敵了?」 

능도월이 참고 또 참다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만일 우리가 두 알의 구전단을 먹지 않는다면 귀하 당신은 적으로 간주하겠다는 말씀이시오?"

楊非子笑一笑,道:「在下不希望那樣的結果。」 

양비자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그런 결과를 바라지 않네."

凌度月一時會不過意來,道:「為什麼?」 

능도월이 일시적으로 의중을 깨닫지 못하여 말했다.

"무엇 때문입니까?"

楊非子道:「因為我楊某人,一向不太喜歡不知進退,不識時務的人。」 

양비자가 말했다.

"왜냐하면 나 양모는 언제나 진퇴를 모르고 시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지."

如不是楊非子先揭露了過關刀雷慶的身份,表現出絕世的智慧,凌度月早已發作,但此刻卻忍耐了下來。 長長吁了一口氣,道:「閣下的意思可是說,凡是和你作對的人,都是不知進退,不識時務的人了。」 

만일 양비자가 먼저 과관도 뇌경의 신분을 폭로하여 절세적인 지혜를 나타내보이지 않았다면 능도월은 벌써 발작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참아냈다.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아무래도 귀하의 말씀은 당신과 맞서는 사람은 모두 진퇴를 모르고 시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군요."

楊非子笑一笑,道:「你覺得我的話有些過份是嗎?」 

양비자가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내 말이 좀 과하다고 느끼는가?"

凌度月少年氣盛,又身負絕技,連番受到激諷,已有些控制不住。 冷笑一聲,道:「閣下也許確有絕世才慧,和著手回春的醫道,不過在江湖上闖蕩的人,還有一個很重要的條件。」

능도월은 나이가 어리고 혈기왕성하며 또 몸에 절기를 지니고 있다. 연달아 조롱을 받자 이미 억제할 수가 없었다.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귀하는 어쩌면 확실히 절세적인 재지와 지혜,  기사회생의 의술를 가지고 있을 것이오. 그러나 강호를 떠도는 사람은 한 가지 아주 중요한 조건이 또 있소."

楊非子道:「武功?」 

양비자가 말했다.

"무공?"

凌度月道:「不錯,是武功。」 

능도월이 말했다.

"그렇소. 무공이오."

楊非子道:「殺人的方法很多,不一定要掄刀動劍,在我楊某人的眼中,動刀殺人,那是很下等的方法。」 

양비자가 말했다.

"살인의 방법은 아주 많아 꼭 칼을 휘두르고 검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 양모의 눈에는 칼을 써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아주 하등한 방법이다."

這答覆,顯然大出了凌度月的意外,不禁為之一呆,緩緩說道:「你醫道精深,想來也是位用毒的高手。」 

이 대답은 분명히 능도월의 예상 밖이어서 절로 멍해졌다가 천천히 말했다.

"당신은 의도에 정심하니 생각컨대 용독(用毒)의 고수이기도 하겠군요."

楊非子冷然一笑,道:「用毒殺人,至少比刀劍文雅一些,殺得省力,死得安詳,不至於血濺五步,慘不忍睹,不過,楊某可以奉告,用毒殺人也只是殺人的方法之一罷了。」 

양비자가 냉연하게 웃고는 말했다.

"독을 써서 살인하는 것은 적어도 도검에 비해 좀더 고상하지. 힘을 적게 들여 죽일 수 있고 편안하게 죽을 수 있으며 피가 튀며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독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도 단지 살인의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고 양모는 말할 수 있다."

面對著這樣一位智慧如海,難測高深的人,凌度月心中滿是怒火,卻又一時發作不出暗自吁一口氣,道:「除此之外,在下倒想不出還有什麼殺人的方法?」 

이렇게 지혜가 바다와 같으며 고심난측한 사람을 대하자 능도월의 마음 속에는 노화가 가득 들어찼지만 또 일시 발작할 수 없어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것 외에 또 무슨 살인의 방법이 있는지 저는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楊非子道:「有!殺人之法,分有千百種,用毒只是其中之一罷了。」 

양비자가 말했다.

"있다! 살인방법은 수 천 수 백 종으로 나뉜다. 용독은 단지 그 중의 하나일 뿐이다."

凌度月豪氣復生,緩緩說道:「咱們這等面對面相處,距離不足五步,在下認為,最有效和直接的殺人方法,還是武功來得最為有效。」 

능도월이 호기가 다시 생겨서 천천히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거리가 오 보에 불과한 곳에 마주보고 섰으니 저는 가장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살인방법은 무공이 가장 효과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楊非子仰天大笑三聲,道:「年輕人,你可是想試一試嗎?」 

양비자가 세 번 앙천대소하더니 말했다.

"젊은이, 너는 아무래도 한번 시험해보고 싶구나?"

凌度月冷厲地說道:「如是情勢逼人,在下只有冒險出手一途了。」 

능도월이 냉엄하게 말했다.

"만일 부득이한 정세라면 나는 위험을 무릅쓰고 출수하는 길 밖에 없소이다."

楊非子點點頭,道:「誠然,無形劍的傳人,應該有這樣一份豪氣。」 

양비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무형검의 전인이라면 응당 이런 호기가 있어야지."

凌度月呆了一呆,道:「你……」 

능도월이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

楊非子接道:「我看過了冷八公的傷,他是武林著名的殺手之一,除了無形劍之外,江湖上很少有人能夠在簡短的時間中殺死他。」 

양비자가 말했다.

"나는 냉팔공의 상처를 보았지. 그는 무림에 저명한 살수 중의 한 명이다. 무형검이라면 몰라도 강호에서 짧은 시간에 그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凌度月道:「看來,閣下的確是一位很有見識的人。」 

능도월이 말했다.

"보아하니 귀하는 확실히 아주 견식이 뛰어난 사람이군요."

楊非子道:「令師昔年和區區有過數面之緣,故舊老友的傳人,在下極不希望鬧成不可收拾的局面。」 

양비자가 말했다.

"영사(令師)는 옛날 나와 몇 번 만난 인연이 있다. 옛 친구의 전인이니 나는 수습불가한 국면이 되기를 절대 바라지 않는다."

凌度月輕輕咳了一聲,道:「閣下認為,無形劍也無法在這等近距離內,一舉間殺了你嗎?」 

능도월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귀하는 무형검도 이 정도 가까운 거리에서 일거에 당신을 죽일 수 없다고 여기시는군요?"

楊非子道:「年輕人,楊某人是一位素不喜歡冒險的人,否則,適才在花園中,我就揭穿兩位的身份了。」 

양비자가 말했다.

"젊은이, 양모는 모험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렇지 않으면 조금 전 화원에서 나는 두 사람의 신분을 폭로했을 것이다."

有些駭然,凌度月回顧了一眼,道:「你是說,你早有了準備?」 

좀 아연해서 능도월이 한번 둘러보고 말했다.

"당신은 벌써 준비가 되어있다는 말이군요?"

楊非子道:「我說過,我不是一個喜歡冒險的人,但也不願和令師那等難纏的人結下不解之仇,所以我才請兩位來,希望我們能談出一個完美的結局。」

양비자가 말했다.

"나는 내가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영사와 같은 그런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과 풀 수 없는 원수를 맺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그래서 나는 두 분을 청하여 온 것이며 우리가 잘 이야기하여 완벽한 결말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