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읽어보는 武俠
第十八回 誤入魔掌(오입마장) 본문
第十八回 誤入魔掌(흉악한 자의 손에 잘못 빠지다)
歐陽鳳道:「路錯了,可以回頭再走,但命只有一條,如是死了,那就永無再翻身的機會。」
구양봉이 말했다.
"길을 잘못 들었으면 되돌아와 다시 갈 수 있지만 목숨은 오직 한 가닥이니 만일 죽는다면 영원히 되돌릴 기회가 없어요."
凌度月道:「唉!要我服下的藥物,會是一種什麼樣的藥物呢?」
능도월이 말했다.
"후! 나한테 먹으라고 하는 약물은 어떤 약물입니까?"
歐陽鳳道:「會要你忠誠守約,永不背叛。」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이 약속을 지키고 충성을 하도록 하여 영원히 배신하지 않게 될 거예요."
凌度月道:「如是在下一旦叛離了令尊,那就會毒發而死。」
능도월이 말했다.
"만일 제가 일단 영존을 배반하면 독이 발작하여 죽겠군요."
歐陽鳳道:「不錯,你想活下去,只有一途。」
구양봉이 말했다.
"그래요. 당신이 살고 싶다면 오직 길은 하나 뿐이예요."
凌度月哈哈一笑,道:「我如要活下去,只要吞下那粒毒藥,然後,我就是令尊的貴賓,也是他的副手,一人之下,千人之上的人物,而且,能為所欲為,要他嫁出的女兒,他也毫不吝惜。」
능도월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내가 만일 살려면 그 독약을 삼켜야만 하는군요. 그런 다음 나는 영존의 귀빈이자 그의 조수가 되는 것이군요. 일인지하(一人之下), 천인지상(千人之上)의 인물일 뿐만 아니라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서 그의 출가한 딸을 요구해도 그는 아낌없이 내놓겠군요."
歐陽鳳道:「凌少俠,辦大事者不拘小節。」
구양봉이 말했다.
"능소협, 큰 일을 하는 사람은 사소한 것에 구속받지 않아요."
凌度月道:「領教,領教,看來令尊的臉厚心黑,尤過楊非子和柳鳳閣。」
능도월이 말했다.
"하나 배웠군요. 보아하니 영존은 낯이 두껍고 속이 검기로는 양비자와 류봉각을 훨씬 넘어서는군요."
歐陽鳳道:「夠了,凌少俠,你如只是想羞辱我,似乎也該滿足了。」
구양봉이 말했다.
"그만해요. 능소협, 당신이 단지 나에게 모욕을 주고자 한다면 충분한 것 같군요."
凌度月心中暗道:就算要死,也該先設法恢復功力,找那歐陽老頭兒一樣,怎生能想得一個辦法,要他解開我受制的關穴節穴道,給我一個反抗的機會。
능도월이 속으로 말했다.
'죽더라도 우선 공력을 회복하고 그 구양 늙은이를 찾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내가 공제를 받고 있는 관절과 혈도를 풀게끔 하면 반항을 기회가 생기지 않겠는가?' (허접;; 넘나 어려운 거...)
忽然間,腦際靈光一閃,冷冷說道:「歐陽姑娘來此的用心,可是抱著進入地獄的精神而來嗎?」
별안간 머리 속에 영감이 스치자 냉랭하게 말했다.
"구양낭자가 이곳에 온 의도는 아무래도 지옥에 들어가고자 하는 각오를 하고 왔겠군요?"
歐陽鳳點點頭。
구양봉이 고개를 끄덕였다.
凌度月道:「只怕你夫人,還不知道我凌某的為人如何?」
능도월이 말했다.
"하지만 부인 당신은 나 능모의 사람됨이 어떠한지는 모르시는 것 같군요?"
歐陽鳳搖搖頭,道:「不知道。」
구양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알지 못해요."
凌度月道:「我是個遇惡則惡,遇善則善的人。」
능도월이 말했다.
"나는 악한 사람에게는 악하게, 선한 사람에게는 선해지는 사람입니다."
歐陽鳳道:「哦!」
구양봉이 말했다.
"아!"
凌度月道:「其實,說穿了也是件平常的事,近朱者赤,近墨者黑,我接觸的壞人太多。」
능도월이 말했다.
"사실 평상시 일을 털어놓자면, 근주자적(近朱者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는데 내가 접촉한 것은 나쁜 사람이 훨씬 많았습니다."
凌度月繼續道:「楊非子、柳鳳閣,一個是武林第一名醫,一個是當世第一富豪,但他們的手段作為,比起綠林大豪,似是還要惡毒一些,如是這兩人和令尊一比,那又是小巫見大巫了。」
능도월이 계속 말했다.
"양비자, 류봉각은 한 명은 무림 제일의 명의(名醫)요, 한 명은 당금 세상에서 제일의 부호(富豪)이지만 그들의 수단과 하는 짓은 녹림의 두목보다도 더 악독합니다. 만일 이들 두 사람을 영존과 비교하자면 또 그건 작은 무당이 큰 무당을 만나는 것이 될 것입니다."
歐陽鳳又哦了一聲,仍未接口。
구양봉은 또 아, 하더니 여전히 대꾸하지 않았다.
凌度月道:「看來目下是壞人當道,在下如不壞到頭上生瘡,腳下流膿,大約令尊也不太放心用我。」
능도월이 말했다.
"보아하니 지금은 나쁜 사람이 득세하였군요. 제가 머리에 종기가 나고 무릎에 고름이 흐르도록 망가지지 않는다면 아마 영존은 안심하고 나를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
歐陽鳳黯然一歎,仍不說話。
구양봉이 암연히 탄식하면서 여전히 말하지 않았다.
凌度月冷笑一聲,又道:「今天讓你見識一下我凌某人的手段了……」
능도월이 냉소를 터뜨리고는 또 말했다.
"오늘 당신에게 나 능모의 수단을 견식시켜 드리지요..."
語氣一轉,道:「咱們就來一個男盜女娼,脫下你的衣服!」
말투를 바꾸어 말했다.
"우리 한번 타락해봅시다. 의복을 벗으십시오!"
歐陽鳳微微一呆,道:「你要幹什麼?」
구양봉이 약간 멍해져서 말했다.
"뭐라고요?"
凌度月道:「我要你脫下衣服。」
능도월이 말했다.
"의복을 벗으라고 했습니다."
歐陽鳳道:「我……你……」
구양봉이 말했다.
"나는... 당신..."
凌度月接道:「我還有大半個時辰才到死亡限期,對嗎?」
능도월이 말을 받았다.
"나는 반 시진은 더 있어야 사망의 기한에 이르게 됩니다. 맞지요?"
歐陽鳳道:「對!」
구양봉이 말했다.
"맞아요!"
凌度月道:「在這大半個時辰之內,我有為所欲為的優待,是麼?」
능도월이 말했다.
"이 반 시진 안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특별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렇습니까?"
歐陽鳳道:「就算我脫光的衣服,但你全身穴道受制,你又能如何?」
구양봉이 말했다.
"설령 내가 의복을 벗더라도 당신의 전신은 혈도가 제압당했는데 또 어떻게 할 수 있나요?"
凌度月道:「那是我的事了。」
능도월이 말했다.
"그건 나의 일입니다."
歐陽鳳似想反唇相譏,但卻突然又改變了主意,暗咬銀牙,開始解去羅衫衣扣。 凌度月心中暗暗歎息,雙目卻冷冷的望著歐陽鳳。
구양봉은 맞받아치고 싶었지만 돌연 생각을 바꾸어 남몰래 하얀 이를 악물고 나삼(羅衫)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능도월은 속으로 암암리 탄식하면서 두 눈은 냉랭하게 구양봉을 바라보았다.
不大工夫,歐陽鳳脫去羅衫,露出了一個大紅肚兜。 她正是如花盛放的年齡,但見雪膚、玉肌,體態豐盈,紅肚兜掩去了大半玉乳,隱隱約約中,更見誘惑。
얼마 안있어 구양봉은 나삼을 벗고 붉은 두두(肚兜: 가슴과 배만 가리는 윗옷)을 드러냈다. 그녀는 한창 활짝 핀 꽃과 같은 나이였다. 눈 같이 하얗고 옥 같이 매끄러운 피부와 붉은 두두가 대부분 가려버린 젖가슴이 어렴풋이 보이는데 훨씬 유혹적으로 보였다.
凌度月冷笑道:「脫下你的裙子,肚兜。」
능도월이 냉소하고는 말했다.
"치마와 두두도 벗으시지요."
歐陽鳳道:「凌少俠,別太過分了。」
구양봉이 말했다.
"능소협, 너무 지나치군요."
凌度月道:「什麼過分,我要壞一個名堂出來,讓你們父女也長長見識。」
능도월이 말했다.
"뭐가 지나칩니까? 나는 하나의 나쁜 결과를 내어 당신네 부녀에게 견식을 넓혀주려 합니다." (名堂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ㅜ)
歐陽鳳道:「凌少俠,你還沒有服藥物,還不算家父的副手,也沒有那份權威。」
구양봉이 말했다.
"능소협, 당신은 아직 약물을 먹지 않았으니 가부의 조수라고 할 수 없고, 그 정도의 권위를 가진 것이 아니예요."
凌度月道:「如是服下藥呢?」
능도월이 말했다.
"만일 약을 먹는다면?"
歐陽鳳道:「真要如此,賤妾只有任憑你羞辱,作賤了。」
구양봉이 말했다.
"정말 그렇게 한다면 천첩에게 모욕을 주든 몸을 망치게 하든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言罷一閉雙目。 兩行淚水,由長長睫毛中,流了出來,順腮而下。 這是忍受羞辱的淚水,無聲的低泣。
말을 마치더니 두 눈을 감았다. 두 줄기 눈물이 긴 속눈썹 안에서 흘러나와 뺨을 타고 내려왔다. 그것은 치욕을 견디는 눈물이며 소리 없는 오열이었다.
凌度月忽然產生出一種不忍的感覺。 但他想到了大奸大惡的人,都是極善做作、偽裝時,不禁心頭又起了怒火,高聲說道: 「我見過凶殘的事情太多,你也不用太做作,到了我死亡的時刻,我自會決定如何,但現在,我還有污辱你的時間……」
문득 능도월은 일종의 차마 못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아주 간악한 사람들은 위장을 할 때는 가장을 극히 잘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 속에 노화가 치밀어오르는 것을 금할 수 없어 큰 소리로 말했다.
"나는 흉악하고 잔인한 일을 너무도 많이 보았으니 당신도 너무 가장하지 마십시오. 사망의 시각에 이르면 나는 당연히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겠지만 지금 나에게는 아직 당신을 욕보일 시간이 있습니다..."
歐陽鳳冷然接道:「我可以不接受。」
구양봉이 냉연하게 말했다.
"나는 받아들일 수 없어요."
凌度月道:「我有口可以呼叫,叫令尊來此,看看他是要我凌某人為他效命呢?還是想保全他女兒的貞操?」
능도월이 말했다.
"나는 영존을 이곳으로 불러올 수 있습니다. 나 능모가 그를 위해 목숨 바쳐 일하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그의 딸이 정조를 보전하기를 원하는지 한번 볼까요?"
歐陽鳳道:「你……你好狠毒的心腸啊!」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 당신은 정말 잔인한 심성을 가졌군요!"
凌度月道:「如是令尊看到你這份樣子,只怕是不太雅觀。」
능도월이 말했다.
"만일 영존이 나의 체면을 보아준다면 그리 보기 좋지는 않을 것 같군요."
歐陽鳳咬得銀牙作響,道:「好!我就脫給你看,脫得一絲不掛,然後我再看著你死。」
구양봉이 소리내어 이를 갈며 말했다.
"좋아요! 벗지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벗겠어요. 그런 다음 나는 당신이 죽는 꼴을 보겠어요."
凌度月笑一笑,道:「我如答應了令尊,自然不用死了。」
능도월이 웃더니 말했다.
"내가 영존의 요구를 승낙하면 당연히 죽을 필요가 없습니다."
歐陽鳳道:「那也差不了許多……」
구양봉이 말했다.
"그래봤자 큰 차이는 없어요..."
似知自己失言,立刻住口。 伸手解下了腰間的裙帶。
자신이 실언을 했음을 알았는지 즉시 입을 다물어버리고는 손을 뻗어 허리의 치마끈을 풀었다.
這一下,凌度月不敢再看,冷冷喝道:「住手!」
이렇게 되자 능도월이 감히 더이상 두고볼 수 없어 냉랭하게 소리쳤다.
"그만두십시오!"
歐陽鳳怔了一怔,急急把解開的裙帶緊好。
구양봉은 멍해졌다가 급히 풀었던 치마끈을 조였다.
凌度月一閉雙目,道:「穿上你的衣服。」
능도월이 두 눈을 감고 말했다.
"의복을 걸치십시오."
歐陽鳳穿好羅衫,道:「還要我幹什麼?」
구양봉이 나삼을 걸치고 말했다.
"또 무얼 해야 하나요?"
凌度月道:「去拿藥物來,給我服下,然後,解開我的穴道。」
능도월이 말했다.
"약물을 가져오십시오. 내가 먹고나면 나의 혈도를 풀어주십시오."
歐陽鳳道:「你是被卸下了各處關節,我沒有這份能耐替你接上。」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은 곳곳의 관절이 빠져있는데 나는 이어줄 능력이 없답니다."
凌度月道:「誰有這份本領。」
능도월이 말했다.
"누가 그 정도 능력을 가졌습니까?"
歐陽鳳道:「家父。」
구양봉이 말했다.
"가부예요."
凌度月突然睜開雙目,道:「必需我服下藥物之後,才能接合各處關節,對嗎?」
능도월이 돌연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틀림없이 나한테 약물 먹인 뒤에야 곳곳의 관절을 접합시켜주겠지요?"
歐陽鳳道:「大概是如此吧!」
구양봉이 말했다.
"아마 그럴 거예요!"
舉步行近木榻,低聲道:「我可以去替你取藥。」
걸음을 옮겨 침상 가까이 오더니 나직이 말했다.
"나는 약을 가지러 가야겠어요."
凌度月苦笑一下,道:「去吧!你能忍受如此的羞辱,不敢發作,不是受著嚴厲的控制,就是天生的淫賤女人。」
능도월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가십시오. 당신이 이런 치욕을 견디며 발작하지 않을 수 있다니 엄한 공제를 받고 있지 않다면 천성이 음탕하고 천한 여인일 것입니다."
但覺臉上一熱,歐陽鳳的淚珠兒,滴在了他面頰之上。 只見悲慼地望了他一眼,歐陽鳳一語未發地轉身而去。 凌度月全身無法動彈,但他的腦筋卻不停地轉動,但他卻一直無法決定是否該真的吃下歐陽鳳去取的藥物。 過去,遭遇險惡的境遇,從沒有這一次使他尷尬。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구양봉의 눈물이 그의 볼에 떨어졌던 것이다. 구양봉은 그를 구슬프게 한번 바라보더니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갔다. 능도월의 전신은 움직일 수가 없었지만 그의 머릿속은 쉼없이 돌아갔다. 그는 구양봉이 가지러 간 약물을 진짜로 먹어야 할지 줄곧 결정하지 못했다. 과거에 험악한 처지를 당했보았지만 이번 만큼 그를 쑥쓰럽고 거북하게 한 적은 여태껏 없었다.
他無法知道服下藥物後,又是一個什麼樣的結果,是否還能保持清醒的神智,但又想,利用這唯一的機會,使體能恢復,有機會和歐陽明一決生死。 但他又擔心,服下藥物後,使自己神智迷亂,真真正正的變成了歐陽明的一個殺手。 不甘於這樣死,又怕活得更壞。
그는 약물을 먹은 뒤 또 어떤 결과가 있을지, 맑은 신지(神智)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또 이 유일한 기회를 이용하여 체력을 회복해야 구양명과 생사를 결정지을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또 약물을 먹은 뒤 그의 신지가 흐려져서 진정한 구양명의 살수로 변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다. 이렇게 죽고 싶지 않았으며 또 살아서 더 망가질까 두려운 것이다.
歐陽鳳去而復返,蓮步姍姍地行過來,凌度月並未決定自己應該如何。 香風撲鼻,歐陽鳳已行近了木榻前面,纖纖的玉掌中,托著一粒淡紅色的藥丸。 凌度月全身不能動彈一下,自然是無法伸手去接。
구양봉이 갔다가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돌아왔다. 능도월은 자기가 어떻게 해야할지 결코 결정하지 않았다. 향기가 코를 찌르는 가운데 구양봉은 이미 나무침상 앞으로 가까이 걸어왔다. 가느다란 손바닥은 한 알의 담홍색 환약을 받쳐들고 있었다. 능도월은 몸을 움직일 수 없었기에 당연히 손을 내밀어 받지 못했다.
歐陽鳳伸出兩個手指,輕輕捏起藥丸,道:「就是這一粒藥物,吃下去吧!」
구양봉이 두 손가락을 내밀어 환약을 살짝 집어올리더니 말했다.
"이것이 바로 그 약물이예요. 먹으세요!"
凌度月望著藥丸道:「顏色很美。」
능도월이 환약을 바라보며 말했다.
"색깔이 아주 곱군요."
毆陽鳳道:「味道也很甜。」
구양봉이 말했다.
"맛도 아주 달콤해요."
凌度月長吁一口氣,道:「歐陽姑娘,其實令尊用不著費這樣大事,我無能反抗,也無能拒服,隨便派一個人就可以把藥丸塞入我的口中。」
능도월이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구양낭자, 사실 영존이 이렇게 크게 힘들일 일도 아닙니다. 나는 반항할 능력이 없고 거부할 수도 없습니다. 그냥 편한대로 사람을 보내어 환약을 나의 입 속에 쑤셔넣으면 됩니다."
歐陽鳳道:「這就叫迫人就範,正和我現在一掌可以劈死你,但卻順從你對我百般的羞辱。」
구양봉이 말했다.
"이것을 두고 사람을 복종시키는 것이라고 하지요. 내가 지금 일장으로 당신을 쳐죽일 수 있지만 도리어 당신의 나에 대한 온갖 치욕을 순순히 따르는 것과 같아요." (허접,,ㅜ)
凌度月心中明白,不論自己的焦急到何種程度,但決不能流現出一點焦急之色和無可奈何的神情,只好淡淡一笑,道:「歐陽姑娘,一共取來了幾種藥物?」
능도월은 자기의 초조함이 어느 정도이든 결코 한 점의 초조한 기색과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나타내보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속으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구양낭자, 모두 몇 종의 약물을 가져왔습니까?"
歐陽鳳道:「只有這一種。」
구양봉이 말했다.
"오직 이 한 가지예요."
凌度月道:「也只有這一粒藥物?」
능도월이 말했다.
"이 한 알의 약물 뿐입니까?"
歐陽鳳道:「是!」
구양봉이 말했다.
"예!"
凌度月道:「放入我的口中吧!」
능도월이 말했다.
"내 입 속에 넣어주십시오."
歐陽鳳兩個手指兒捏著藥丸,蓮步細碎地移著身子,近得幾乎靠近了木榻。 其實,她就站在木榻前面,只要一伸手,就可以把藥物送到凌度月的口邊。 但她卻偏偏地走幾下春風俏步,扭腰、擺臀的賣弄風情。
구양봉은 두 손가락으로 환약을 집어서 발걸음을 옮겨 침상 가까이에 거의 근접하도록 몸을 이동했다. 사실 그녀가 침상 앞쪽에 서서 손을 뻗기만 하면 약물을 능도월의 입에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기어코 몇 걸음 걸으면서 허리를 비틀고 엉덩이를 흔들며 추파를 던졌다.
凌度月暗暗歎息一聲,忖道:她本是生具端莊的人,但死亡的畏懼改變了她,使她完全的改變成了另一個人。
능도월은 암암리 탄식하며 곰곰히 생각했다.
'그녀는 본래 단정함을 갖춘 사람이지만 사망의 두려움이 그녀를 바꾸었구나. 그녀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다.'
歐陽鳳似是有意地戲弄凌度月,也是有意讓別人瞧見,挾著藥物的手指兒,伸出了很長,笑道:「張開嘴,我送入你的口中。」
구양봉은 고의로 능도월을 희롱하는 것 같기도 했고 고의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듯 하기도 했다. 손가락 사이에 약물을 끼운 채 길게 내밀고는 웃으며 말했다.
"입을 벌려요. 내가 당신의 입속에 넣어주겠어요."
凌度月思忖過目前的處境,也想到了自己的生死之事,歐陽鳳說的不錯,歐陽明可以忍受自己對他的百般羞辱,用心就是在要能用自己,自己活的時間可能會活得很好。但絕對不會放過自己,一旦發覺了難為己用時,立刻會被處死。
능도월이 목전의 처지와 자신이 죽고사는 일을 생각하니 구양봉의 말이 맞았다. 자신이 온갖 치욕을 견디게 한 구양명의 의도는 바로 자신을 쓸 수 있게 만드려는 것이다. 살아있을 때는 멀쩡히 살아있을 수 있지만 절대 자기를 놓아줄 리가 없으며 일단 이용하기 어려움을 발견했을 때는 즉시 죽여버릴 것이다.
現在,似乎已真的到了生死關頭的時刻,如若不服下這粒藥物,歐陽明立刻可能堅定殺害自己的決定,十之七八,他可能正在暗中監視著他女兒的舉動。
이제 진짜로 생사의 고비에 도달한 때인 듯 했다. 만약 이 약물을 먹지 않는다면 구양명은 즉시 자기를 살해하기로 확고한 결정을 내릴 것이다. 십중팔구 그는 암중으로 그의 딸의 거동을 감시하고 있을 것이다.
連番的凶險際遇,使他學會了忍耐,準備作最後的一次搏鬥。 他暗中伸動了一下舌頭,全身雖然都在受制,但舌頭卻還能靈活的運用。 他準備運用一下,僅有的可以靈活運用的舌頭,把藥物轉入舌下。 心中念轉,張大了嘴巴!
그는 연달아 흉험을 당하면서 인내하고 최후의 한 차례 결투를 준비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는 암중으로 혓바닥을 펴서 움직여보았다. 온 몸은 비록 제압당했지만 혀는 아직 영활하게 운용할 수 있었다. 그는 겨우 영활하게 운용할 수 있는 혀를 운용하여 약물을 혀 아래에 넣어둘 작정이었다.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입을 크게 벌렸다!
歐陽鳳挾著藥丸的手指兒,幾乎是伸手凌度月的口中,笑一笑,道:「看來,凌少俠是一位很識時務的俊傑。」
구양봉은 환약을 끼운 손가락을 능도월의 입 속으로 거의 다 집어넣고는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능소협은 아주 시무를 잘 아는 준걸이군요."
凌度月無法回答,也不能說話,他要用僅有可以靈活運用的舌頭,作最後的努力。 他瞪著兩隻眼睛,望著歐陽鳳。 忽然間,他發覺了歐陽鳳的目中,閃動過一抹奇異的光輝。
능도월은 대답할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었다. 그는 겨우 영활하게 운용할 수 있는 혀로 최후의 노력을 해야했다. 그는 두 눈을 둥그렇게 뜬 채 구양봉을 바라보았다. 별안간 그는 구양봉의 눈 속에서 한 가닥 기이한 빛이 번뜩이는 것을 발견했다.
感覺中,歐陽鳳的手指兒,觸及到自己的口腔。 但那粒丹丸兒,似乎是並沒有放入自己的口中。 歐陽鳳食指輕輕一彈,手中粉紅包的藥丸兒,順著手臂,飛回自己的衣袖中。 這似乎是經過了周密的思考,就在手指探入凌度月口腔和衣袖掩住手指的一瞬間,彈回藥丸。
느낌으로는 구양봉의 손가락이 그의 구강을 건드린 것 같았지만 그 단환을 결코 자신의 입 속에 넣지 않은 듯 했다. 구양봉은 팔의 움직임을 따라 식지를 살짝 튕겨 수중의 분홍색 환약을 자기 소매 안으로 도로 날렸다. 이것은 주도면밀하게 심사숙고를 거친 듯 했다. 손가락을 능도월의 구강 안에 밀어넣는 것과 소매자락이 손가락을 가리는 한 순간에 환약을 도로 튕겨낸 것이다.
收回了放入凌度月口中的手指兒,歐陽鳳有意地揚揚手,笑道:「我爹說,服用過這粒藥物,你就會有著飄飄如仙的感覺,然後,你會慢慢地睡熟,過後再度醒來,你就會恢復了一身武功。」
능도월의 입 속에 넣었던 손가락을 거두고 구양봉은 일부러 손을 털면서 웃었다.
"제 아버지 말씀으로는 이 약물을 먹은 당신은 마치 신선이 된 듯 붕붕 떠오르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했어요. 그런 다음 천천히 잠들었다가 다시 깨어나면 일신의 무공을 회복할 수 있대요."
凌度月投過去感激一瞥,口中卻冷冷地說道:「也變了另一個人,一個神智不清的人,聽人擺佈,受人之命。」
능도월이 감격의 눈길을 던지면서 입으로는 냉랭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남의 안배대로 따르며 명령을 받는 한 명의 신지가 맑지 않는 사람말입니다."
歐陽鳳微微一笑,目光中滿是讚許,搖搖頭,笑道:「不會的,對付你這樣的人,我爹不會讓你變得失去靈智……」
구양봉이 칭찬이 가득한 눈빛으로 미소짓더니 고개를 저으며 웃고는 말했다.
"그렇지 않을 거예요. 아버지께서는 당신 같은 사람이 영지(靈智)를 잃어버리게끔 하지는 않으실 거예요..."
只聽一個威重的聲音接道:「小女說的不錯,老夫不會傷害到你的靈性,如是咱們能配合得很好,老夫會把你視作衣缽傳人。」
한 명의 위엄있는 음성이 들렸다.
"딸아이의 말이 맞다. 노부는 너의 영성(靈性)을 해치지 않을 것이다. 만일 우리가 손발을 잘 맞출 수 있다면 노부는 너를 의발전인(衣缽傳人)으로 삼을 것이다."
隨著說話的聲音,緩步行過歐陽明。 他臉上帶著一股征服的笑意,大步行了過來。
음성에 뒤이어 구양명이 천천히 걸어왔다. 그는 얼굴에 한 줄기 정복(征服)의 웃음기를 띤 채 큰 걸음으로 걸어왔다.
歐陽鳳一躬身道:「爹。」
구양봉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아버지."
歐陽明一揮手,道:「你去吧!凌少俠要熟睡一陣了,等他醒來時,你再來陪他。」
구양명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너는 가거라! 능소협은 한동안 푹 자야한다. 그가 깨어나면 다시 시중들러 오거라."
一個作父親的,對已經嫁出的女兒,說出這樣的話,當真是不知人間的倫理、羞恥事了。 歐陽鳳應了一聲,退出了秘室。
아비된 사람이 이미 출가한 딸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니 정말 인간의 윤리와 수치심을 모른단 말인가? 구양봉은 대답하고 밀실을 물러났다.
歐陽明兩道目光,盯注在凌度月的臉上,緩緩說道:「凌少俠,老夫那粒靈丹的味道如何?」
구양명의 두 줄기 시선은 능도월의 얼굴을 응시하면서 천천히 말했다.
"능소협, 노부의 그 영단은 맛이 어떠하던가?"
凌度月道:「令嬡的手法太快了,快得在下無法品評味道……」
능도월이 말했다.
"영애의 수법이 너무도 빨라 저는 맛을 품평할 수가 없었습니다만..."
忽然想到了歐陽鳳說過的話,語氣一變,接道:「在下感受到的,有一股甜甜的味道。」
문득 구양봉의 말이 떠올라 말투를 바꾸어 이어서 말했다.
"제가 느낀 것은 한 줄기 달콤한 맛이었습니다."
歐陽明哈哈一笑,道:「不錯,這笨丫頭,怎的手法如此拙劣,她應該先讓你嘗試一下味道的。」
구양명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그 계집아이가 어찌 수법이 그 처럼 졸렬했겠는가. 그녀는 마땅히 먼저 자네에게 한번 맛을 보여주었겠지."
凌度月道:「其實,有那麼一點味道,也就夠了。」
능도월이 말했다.
"사실 그 정도 맛도 충분합니다."
歐陽明道:「對!美物不可多用,淺嘗即止,那就永遠會口齒留香。」
구양명이 말했다.
"그렇네! 아주 좋은 것(美物)은 여러 번 먹을 볼 필요가 없지. 조금만 맛을 보더라도 영원히 입에 향기를 남긴다네."
凌度月淡淡一笑,道:「老堡主,能不能告訴我吃的什麼藥?」
능도월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노보주, 내가 먹은 것이 무슨 약인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歐陽明淡淡一笑,道:「世人只怕還不知道這種藥物,倒是老夫給他起了一個名字。」
구양명이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노부가 이름을 지어주었기에 세상 사람들은 아직 이 약물을 모를 걸세."
凌度月道:「那一定很好聽,動人的名字了。」
능도월이 말했다.
"아주 듣기 좋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름이 틀림없겠군요."
歐陽明道:「倒也能名副其實。」
구양명이 말했다.
"명실상부하지."
凌度月道:「可否見告呢?」
능도월이 말했다.
"알려주시겠습니까?"
歐陽明道:「叫作忘我無憂丸……」
구양명이 말했다.
"망아무우환(忘我無憂丸)이라네..."
凌度月苦笑一下,接道:「忘我無憂丸,好名字啊!在下很快就要進入這等境界了。」
능도월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망아무우환. 좋은 이름이군요! 저는 아주 빨리 그런 경지에 진입하겠군요."
歐陽明道:「快了,再過一盞熱茶工夫吧!」
구양명이 말했다.
"빠르면 한 잔의 뜨거운 차를 마실 시간이면 되네!"
凌度月歎口氣道:「那將使一個人,完全地進入了另一種境界中去,對嗎?」
능도월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건 한 사람을 완전히 다른 경지로 진입시킬 것입니다. 그렇지요?"
歐陽明道:「不錯,完全使一個人進入了另一個境界,忘去了過去,也不想未來,無憂無慮地生活著。」
구양명이 말했다.
"그렇네. 완전히 사람을 다른 경지로 진입시키지. 과거를 잊어버리고 미래를 생각지도 않고 아무런 걱정없이 살도록 해줄 걸세."
凌度月道:「那樣一個人,他還有什麼用,又如何會承受你的衣缽。」
능도월이 말했다.
"그런 사람이 무슨 쓸모가 있으며 또 어떻게 당신의 의발을 이어받을 수 있겠습니까?"
歐陽明哈哈一笑,道:「看來,你倒是很關心承繼老夫衣缽的事。」
구양명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자네는 노부의 의발을 승계받는 일에 아주 관심이 있구먼?"
凌度月道:「大丈夫生於人間,就要能翻手為雲,覆手為雨,才不失丈夫氣概。」
능도월이 말했다.
"대장부는 인간세상에 살면서 일구이언하지 않아야 장부의 기개를 잃지 않습니다."
歐陽明笑一笑,道:「聽你這麼一說,老夫沒有看錯人了。」
구양명이 웃더니 말했다.
"자네의 그런 말을 들으니 노부가 사람을 잘못 보지는 않았군."
凌度月眨動了一下眼睛,道:「老堡主,我似是有些睡意了。」
능도월이 눈을 깜빡이더니 말했다.
"노보주, 나는 좀 졸린 듯 합니다."
歐陽明道:「差不多了,藥性也該發作了。」
구양명이 말했다.
"약성이 발작할 시간이 됐군."
凌度月道:「當真是說睡就要睡了。」
능도월이 말했다.
"정말이지 졸리다는 말을 하자마자 금방 잠드는군요."
歐陽明道:「夢裡不知身是客,你安心地睡吧!老夫接上你身上的各處關節。」
구양명이 말했다.
"꿈 속에서는 괴로움도 쓰린 마음도 없을 테니 자네는 안심하고 자도록 하게! 노부는 자네 몸 각처의 관절을 이어주겠네."
凌度月閉上了雙目,感覺到一雙手,在身上移動,幾處穴道被人解開,幾處關節也被人接上。 他忍了又忍,仍是忍不住,微開雙目,望了歐陽明一眼。 只見歐陽明神色凝重,雙手正在自己身上推拿。 大約有一陣工夫,歐陽明才停下了手,雙手拍了一拍,從衣袋中摸出了一方絹巾帕,拭去頭上微現的汗水。
능도월은 두 눈을 감았다. 한 쌍의 손이 몸을 왔다갔다하더니 몇 곳의 혈도가 풀리며 몇 곳의 관절도 이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참고 또 참다가 견디지 못하고 두 눈을 살짝 떠서 구양명을 바라보았다. 구양명이 장중한 표정을 한 채 두 손으로 자신의 몸을 한창 주무르고 있었다. 한바탕 주무르고 나더니 그제서야 구양명은 손을 멈추고 손뼉을 한번 치고는 호주머니에서 네모난 손수건을 꺼내더니 머리에 살짝 보이는 땀을 훔쳤다.
低下頭去,正想查看一下凌度月面容,忽聞歐陽鳳的聲音傳了過來,道:「爹,有人來拜訪你。」
고개를 숙여 능도월의 얼굴을 살펴보려는데 갑자기 구양봉의 목소리가 전해왔다.
"아버지, 당신을 배방(拜訪)하러 온 사람이 있어요."
歐陽明嗯了一聲,道:「什麼人?」
구양명이 응, 하더니 말했다.
"누구더냐?"
歐陽鳳道:「他不肯說明身份,臉上垂著一面黑紗。」
구양봉이 말했다.
"그는 신분을 밝히려 하지 않았고 얼굴에 흑사(黑紗)를 늘어뜨리고 있어요."
歐陽明道:「我去瞧瞧,你留在這裡照顧一下凌度月。」
구양명이 말했다.
"내가 한번 가보지. 너는 이곳에 남아서 능도월을 보살피거라."
歐陽鳳道:「爹!就這樣守著他嗎?」
구양봉이 말했다.
"아버지! 이렇게 그를 지키라고요?"
歐陽明道:「不要驚擾他,讓他好好地睡一覺。」
구양명이 말했다.
"그를 놀래키거나 방해하지 말고 푹 자게 해라."
歐陽鳳道:「爹有了這麼一位,武功高強的侍衛,對爹的幫助太大了,不過,像他這樣年輕人,武功正在一日千里的增長,如是藥物限制他的成就,那就有些可惜了。」
구양봉이 말했다.
"아버지께 이런 무공이 고강한 시위(侍衛)가 생겼으니 커다란 도움이 되겠지요. 그러나, 그와 같은 이렇게 어린 사람은 무공이 한창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데 만일 약물이 그의 성취를 제한한다면 그건 좀 안타깝군요."
歐陽明回身向外行去,一面說道:「藥物之力,對他,成就自然是有些障礙,不過不會太大。好好守著他,別驚擾了他。」
구양명은 뒤돌아 밖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그에게 있어 약물의 힘이 성취에 조금은 장애가 되지만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를 놀래키지 말고 잘 지키고 있거라."
凌度月對兩人的對話,聽得十分清楚,但他卻一直忍著沒有說話。 大約過了一刻的工夫,耳際間,傳入了歐陽鳳很低微的聲音,道:「我們用很低的聲音交談,你不要動,也不要睜眼瞧我。」
능도월은 두 사람의 대화를 매우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줄곧 참고 말하지 않았다. 대략 일각의 시간이 지났다. 귓가에 구양봉의 작고 미약한 음성이 전해져왔다.
"우리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해요. 당신은 움직여서도 눈을 떠서 나를 보아서도 안돼요."
凌度月道:「我知道,多謝姑娘的救命之恩。」
능도월이 말했다.
"압니다. 낭자의 구명지은(救命之恩)에 감사드립니다."
歐陽鳳道:「不用客氣了,我救你也是自救……」
구양봉이 말했다.
"천만에요. 내가 당신을 구했지만 나 자신을 구한 것이기도 하지요..."
語聲微微一頓,接道:「你的武功,是否已經復元了?」
말끝을 흐리다가 이어서 말했다.
"당신의 무공은 이미 회복되었나요?"
凌度月道:「目下還不知道。」
능도월이 말했다.
"지금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歐陽鳳道:「你沒有運氣試過嗎?」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은 운기하여 시험해보지 않았나요?"
凌度月道:「似乎我還未該清醒的時候,不敢運氣相試。」
능도월이 말했다.
"아직 깨어나서는 안될 때인 듯 하여 감히 운기하여 시험해보지 못했습니다."
歐陽鳳道:「現在你可以運氣試試了,不過要小心一些,不能坐起來,不能抬動手腳。」
구양봉이 말했다.
"이제 시험해보세요. 그러나 좀 조심해야 합니다. 일어나 앉아서도, 손발을 들거나 움직여서도 안됩니다."
凌度月道:「暗中還有人在監視我嗎?我已經服過藥物。」
능도월이 말했다.
"내가 이미 약물을 먹었는데도 아직까지 암중으로 나를 감시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歐陽鳳道:「我不知道,但我們小心一些好。」
구양봉이 말했다.
"몰라요. 하지만 우리는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凌度月暗中運行真氣,竟能流暢於經脈、百穴,不禁心中一喜,道:「夫人,在下的武功恢復了。」
능도월이 암중으로 진기를 운행하니 경맥(經脈), 백혈(百穴)에 막힘없이 흐르는지라 속으로 기쁨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부인, 저의 무공은 회복되었습니다."
歐陽鳳道:「那真是謝天謝地的好消息,記著你不但是我們的希望所寄,也是全武林中的希望所寄,你要多多小心。」
구양봉이 말했다.
"그건 정말 천지신명께 감사드릴 좋은 소식이군요. 기억하세요. 당신은 우리가 기댈 수 있는 희망일 뿐 아니라 전 무림의 희망입니다. 당신은 모쪼록 조심해야 해요."
凌度月道:「這麼嚴重嗎?」
능도월이 말했다.
"그렇게 엄중합니까?"
歐陽鳳道:「是的!你要為大局珍重。」
구양봉이 말했다.
"예! 당신은 대국(大局)을 위해 보중하셔야 해요."
凌度月道:「夫人!在下心中有一事想不明白?」
능도월이 말했다.
"부인! 제 마음 속에 생각을 해도 알 수 없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歐陽鳳道:「凌少俠請說。」
구양봉이 말했다.
"능소협, 말해보세요."
凌度月道:「令尊在表面上看來,應該是一位仁慈的人?」
능도월이 말했다.
"영존은 표면상으로 보면 한 분의 인자한 사람이어야 합니다만?"
歐陽鳳接道:「我懷疑,他是不是我的父親,你看到他對我的態度了,哪像一個父親對女兒應有的態度。」
구양봉이 말했다.
"나는 그가 나의 부친인가 하는 의심을 가지고 있어요. 나에 대한 그의 태도를 보았지요? 어디 부친이 딸에게 가져야할 태도 같던가요?"
凌度月驚道:「有這樣的事,你們過去就沒有發覺過嗎?」
능도월이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당신들은 과거에 발견하지 못했습니까?"
歐陽鳳道:「如若他真是我的父親,他不但一手遮盡武林同道的耳目,也騙了他兒女幾十年,他發出猙獰面目,也不過是近日中事,你離開這裡之後……」
구양봉이 말했다.
"만약 그가 정말 나의 부친이라면 그는 한 손으로 무림동도들의 이목을 가리고 그의 자식들을 수십 년간 속인 것입니다. 그가 흉악한 면목을 드러낸 것도 불과 근래의 일이예요. 당신이 이곳을 떠난 뒤..."
突然停口,沉思了一陣,接道:「這裡的事情,隨時會有變化,或許此後,我沒有什麼機會和你說話了。」
돌연 말을 멈추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
"이곳의 사정은 언제든 변화가 생길 수 있어요. 아마 차후에 나한테는 당신과 이야기할 기회가 전혀 없을 거예요."
凌度月道:「哦!」
능도월이 말했다.
"아!"
歐陽鳳道:「所以,我想先把重要的事情告訴你,有時間,咱們再談不重要的事情。」
구양봉이 말했다.
"그래서 나는 먼저 중요한 일을 당신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요. 시간이 나면 다시 중요하지 일을 이야기해요."
凌度月道:「在下洗耳恭聽。」
능도월이 말했다.
"저는 세이경청하겠습니다."
歐陽鳳道:「就我所知,你服下的藥物,不會使一個人有太大的改變,但會逐漸地失去記憶,至少,在表面上和常人無異……」
구양봉이 말했다.
"내가 아는 바로는 당신이 먹은 약물은 한 사람을 크게 바꾸지 않아요. 하지만 점차 기억을 잃어갈 텐데 적어도 표면상으로 보통 사람과 다르지는 않아요..."
凌度月接道:「可怕呀,可怕,楊非子,柳鳳閣,夏秋蓮、歐陽老堡主,一個比一個厲害,一個比一個可怕。」
능도월이 말했다.
"애석하구나, 애석해. 양비자, 류봉각, 하추련, 구양노보주는 모두가 하나 같이 무섭고 안타깝군요."
歐陽鳳道:「記著,該對我怎麼樣,就對我怎麼樣。你是個具有劣根的人,對我要和剛才你羞辱我時一樣。」
구양봉이 말했다.
"나한테 하던 식으로 나를 대해야 함을 기억하세요. 당신은 속물 근성을 가진 사람이예요. 조금 전 당신이 나를 욕보이려던 때와 똑같이 나를 대하세요." (첫부분은 좀 어색,,,)
凌度月沉吟不語,沒有答話。
능도월은 침음하며 말없이 대답하지 않았다.
歐陽鳳接道:「至於我,凌少俠你不要想的太多,隨便你怎麼羞辱我,都不要緊……」
구양봉이 말했다.
"능소협 당신은 나에 대해선 너무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이 나한테 어떤 치욕을 주더라도 괜찮아요..."
這時,突然響起了一陣步履聲,打斷了歐陽鳳之言。 歐陽鳳警覺之心很高,立刻住口不言。 轉眼望去,只見行進來的霍然是歐陽成方。
이때 돌연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나서 구양봉의 말을 끊었다. 구양봉은 경각심을 높이고 즉시 입을 다물었다. 눈을 돌려보니 걸어 들어오는 것은 느닷없이 구양성방이었다.
歐陽成方行近木榻,低聲道:「大姐,你真是給凌少俠服了藥物。」
구양성방이 침상 가까이 걸어와서 나직이 말했다.
"누님, 당신은 정말 능소협에게 약물을 주었군요."
歐陽鳳道:「是的!」
구양봉이 말했다.
"그래!"
歐陽成方道:「唉!看來咱們的希望,已然是完全破滅了。」
구양성방이 말했다.
"후! 보아하니 우리의 희망은 이미 완전히 무너졌군요."
歐陽鳳道:「你是說,咱們無法自救,必需要憑仗凌少俠大力賜助了?」
구양봉이 말했다.
"네 말은 우리는 스스로를 구하지 못하니 반드시 능소협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냐?"
歐陽成方道:「咱們自救的機會太小,幾乎是全無可能。」
구양성방이 말했다.
"우리가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는 너무도 작습니다. 거의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歐陽鳳道:「但陣前起義的事,卻並未全不可能。」
구양봉이 말했다.
"하지만 진두에 서서 봉기를 일으키는 일은 결코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
凌度月一直緊閉著雙目,一語不發,聽他們姐弟交談。 不聞歐陽鳳的示意,凌度月也不敢輕易啟開雙目。
능도월은 줄곧 두 눈을 꼭 감고 한 마디도 하지 않으며 그들 남매의 대화를 들었다. 구양봉의 귀뜸이 없었기에 능도월도 감히 함부로 눈을 뜨지 않았다.
歐陽成方低聲道:「大姐,你好好照顧凌少俠,我要去了。」
구양성방이 나직이 말했다.
"누님, 능소협을 잘 보살피십시오. 저는 가야겠습니다."
歐陽鳳微微一笑,道:「是!希望咱們能夠如意。」
구양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래! 우리 뜻대로 되기를 바란다."
歐陽成方又低聲道:「大姐,暗中有人監視咱們,說話要留心一些。」
구양성방이 또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누님, 암중으로 우리를 감시하는 사람이 있어 말을 좀 주의해서 하셔야 합니다."
突然提高了聲音,揚聲道:「大姐既如此說,倒不用小弟幫忙了。」
돌연 목소리를 높여서 말했다.
"이왕 누님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니 소제가 도울 필요가 없군요."
轉身大步而去。
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어갔다.
等到歐陽成方去遠,凌度月低聲道:「令弟如何?」
구양성방이 멀리 가기를 기다렸다가 능도월이 나직이 말했다.
"영제(令弟)는 어떻게 됐습니까?"
歐陽鳳道:「對我而言,他似乎在傳達家父之命。」
구양봉이 말했다.
"내 생각에 그는 가부의 명을 전달한 것 같아요."
凌度月道:「他對令尊的為人手段有何高見?」
능도월이 말했다.
"그는 영존의 사람됨과 수단에 대해 어떤 고견을 가지고 있습니까?"
歐陽鳳道:「誰知道,這些年來,他一直追隨在家父身側,是否已受了家父影響,目前很難說了。」
구양봉이 말했다.
"누가 알겠어요. 요 몇 년간 그는 줄곧 가부의 곁을 따랐는데 가부의 영향을 이미 받았는지 아닌지 지금은 말하기가 어렵군요."
凌度月道:「你們姐弟之間,似乎也是無法彼此信任?」
능도월이 말했다.
"당신네 남매지간은 마치 피차 신임할 수 없는 것 같군요?"
歐陽鳳道:「是,他雖然有意地表達出他對家父的不滿,但我還是不敢相信他。」
구양봉이 말했다.
"그래요. 그는 비록 일부러 가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지만 나는 아직 그를 감히 믿지 못합니다."
凌度月道:「你們分離太久,這也難怪了……」
능도월이 말했다.
"당신들은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있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語聲一頓,接道:「杜夫人,咱們此刻談話,是否方便?」
잠시 멈추었다가 이어서 말했다.
"두부인, 우리가 지금 이야기를 나누어도 괜찮은 겁니까?"
歐陽鳳道:「隨時都要防範著,有人在偷聽咱們的交談,所以一切都要小心一些。」
구양봉이 말했다.
"우리의 대화를 엿듣는 사람이 있는지 수시로 방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것에 조심해야 해요."
凌度月回顧了一眼,低聲道:「杜夫人,你丈夫杜天龍如何?」
능도월이 한번 돌아보고 나직이 말했다.
"두부인, 당신 남편 두천룡은 어떻게 됐습니까?"
歐陽鳳道:「被迫屈膝,我們唯一的希望就在等候著凌少俠的行動。」
구양봉이 말했다.
"억지로 무릎을 꿇렸지요.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능소협이 행동하기를 기다리는 거예요."
凌度月道:「過關刀雷老前輩呢?」
능도월이 말했다.
"과관도 뇌노선배님은?"
歐陽鳳道:「被關在一座地牢之中。」
구양봉이 말했다.
"어느 지하감옥에 갇혀있어요."
凌度月接道:「我那位王恩兄呢?」
능도월이 말했다.
"나의 그 왕은형(王恩兄)은?"
歐陽鳳道:「和雷慶一樣。」
구양봉이 말했다.
"뇌경과 마찬가지예요."
凌度月突然挺身坐了起來,道:「那地牢現在何處?快告訴在下一聲。」
능도월이 돌연 벌떡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그 지하감옥이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빨리 저한테 알려주십시오."
歐陽鳳低聲道:「凌少俠,不可造次,我們所有的希望都寄托在你的身上,忍辱才能負重,咱們對目下的情況,瞭解得太少。」
구양봉이 나직이 말했다.
"능소협, 경솔해서는 안돼요. 우리의 모든 희망은 당신에게 걸려있어요. 치욕을 견뎌야 비로소 중임(重任)을 맡을 수 있답니다. 우리는 목하 정황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없어요."
凌度月坐直的身子,又緩緩躺了下去,道:「要我如何?」
능도월이 벌떡 일어나 앉았던 몸을 또 천천히 눕히고는 말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歐陽鳳道:「我心中有著太多的懷疑,必需要一一求證,內明敵情,外結援手,到時間咱們才能一擊成功。」
구양봉이 말했다.
"내 마음 속에는 반드시 증명을 해야 할 아주 많은 의문이 있어요. 안으로는 적의 사정을 알아야 하며 밖으로는 도와줄 사람을 조직해야 시간이 되었을 때 일거에 성공을 거둘 수 있어요."
凌度月道:「夫人說的不錯……」
능도월이 말했다.
"부인의 말씀이 맞습니다..."
語聲一頓,道:「以令尊的陰沉生性,對在下必然還存著幾分懸疑……」
잠시 멈추었다 말했다.
"영존의 음침한 성격으로는 저한테 몇 푼의 의심을 하고 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歐陽鳳接道:「所以,你必需先獲得他的信任。」
구양봉이 말했다.
"그래서 당신은 우선 그의 신임을 반드시 얻어야 해요."
凌度月道:「令尊能欺騙江湖數十年,博得了無上俠譽,豈是個簡單人物,要他對在下信任,談何容易。」
능도월이 말했다.
"영존이 강호를 수십 년이나 기만하면서 더할 나위 없는 협의의 명성을 두루 얻을 수 있었으니 어찌 간단한 인물이겠습니까. 그가 나를 신임하게끔 만드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歐陽鳳道:「要他信任你,自然是很難,不過你要他相信的,不是你凌某的本人……」
구양봉이 말했다.
"그가 당신을 신임하게 하려면 당연히 어렵지요. 그러나 당신이 그를 믿게끔 하는 것은 당신이 아니예요..."
凌度月接道:「夫人之意是……」
능도월이 말했다.
"부인의 말씀은..."
歐陽鳳道:「要他相信自己的藥物,已然發揮了預計的神效。」
구양봉이 말했다.
"그가 자신의 약물이 이미 예상된 효과를 발휘했다고 믿게끔 해야 합니다."
凌度月道:「是的!」
능도월이 말했다.
"예!"
歐陽鳳道:「這幾日來,我和拙夫,忍受了太多的羞辱,不惜作賤自己,博得家父的信任,也就是希望能對他多知道一些。」
구양봉이 말했다.
"요 며칠간 나와 남편은 많은 치욕을 견뎠어요. 그에 대해 좀 많이 알 수 있기를 바랬기에 자신을 타락시켜가면서 가부의 신임을 얻어냈어요."
凌度月道:「看來,夫人也不是簡單人物,單是這一份過人的耐心,就非常人能及。」
능도월이 말했다.
"보아하니 부인도 간단한 인물이 아니시군요. 그 정도 인내심만 하더라도 보통사람이 미칠 수 없습니다."
歐陽鳳道:「不要誇獎我!我們的命運和希望,全都投注在你凌少俠的身上,我們要靠你援助……」
구양봉이 말했다.
"추켜세우지 말아요! 우리의 운명과 희망은 전부 능소협 당신에게 걸려있어요. 우리는 당신의 도움에 의지해야 합니다..."
凌度月接道:「我會盡力,不過我一直擔心,以令尊的精明,只怕會很快瞧出我未被藥物所迷。」
능도월이 말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영존의 영리함으로 내가 아직 약물에 미혹되지 않았음을 금방 알아채지 않을까 줄곧 염려됩니다."
歐陽鳳道:「就我所知,服用下這藥物的人,並非是變得全無理性,他似是有一種很神秘的方法,控制你們。」
구양봉이 말했다.
"내가 아는 바로는 그 약물을 먹은 사람은 결코 이성을 모두 잃게끔 변하지는 않아요. 그에게는 당신들을 공제하는 일종의 몹시 신비한 방법이 있는 것 같아요."
凌度月道:「困難的是,就是我們無法瞭解他控制的方法……」
능도월이 말했다.
"곤란한 것이 우리는 그의 공제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只聽一陣急促的步履,傳了過來。 一個人匆匆而入。 凌度月微瞇起雙目望去,只見行來的正是杜天龍。
일진의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전해져오더니 한 사람이 총총히 들어왔다. 능도월이 가늘게 실눈을 뜨고 바라보니 들어온 것은 바로 두천룡이었다.
歐陽鳳低聲道:「天龍,有什麼變化?」
구양봉이 나직이 말했다.
"천룡, 무슨 변화가 생겼나요?"
杜天龍道:「你爹似是遇上了什麼緊要的事,急急地離開了這裡。」
두천룡이 말했다.
"당신 아버님은 무슨 긴요한 일이 생긴 듯 급히 이곳을 떠나셨소."
歐陽鳳道:「一個人去的嗎?」
구양봉이 말했다.
"한 사람만 갔나요?"
杜天龍道:「帶了四五個人。」
두천룡이 말했다.
"너댓 명을 데리고 가셨소."
歐陽鳳沉吟不語。
구양봉은 침음하며 말이 없었다.
杜天龍睜睜眉頭,道:「你怎麼不說話了?」
두천룡은 미간을 넓히며 말했다.
"당신은 왜 말이 없소?"
歐陽鳳道:「我在想,咱們應該如何運用這個機會?」
구양봉이 말했다.
"우리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있어요."
杜天龍道:「小鳳我忍不住了,殺下了腦袋,也不過碗大個疤,這個拖下去,會把我活活的窩囊死。」 (너무 어렵;;)
두천룡이 말했다.
"소봉(小鳳), 나는 견딜 수 없소. 이렇게 가다간 산 채로 울화가 터져 죽을 것 같소. 더이상 그에게 놀아나지도 굴복하지도 않겠소."
歐陽鳳道:「你準備怎麼辦?」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은 어쩌시려고요?"
杜天龍道:「放開了雷老前輩和王人傑,加上凌少俠的力量,咱們不妨面對面的問他一個明白?」
두천룡이 말했다.
"뇌노선배와 왕인걸을 풀어주고 거기에 능소협의 역량을 더하여 그분을 대면하고 한번 명백하게 따져보면 어떻겠소?"
歐陽鳳道:「你要當面和他翻臉?」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은 그와 반목하시려고요?"
杜天龍道:「除此之外,在下想不出更好的辦法了,這座大祥記緞綢莊中,似乎沒有咱們可以信任的人……」
두천룡이 말했다.
"그것 말고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구려. 이 대상기 포목점 안에는 우리가 신임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소..."
目光一掠凌度月,接道:「最叫人擔心的還是凌少俠,只怕被令尊瞧出破綻,那時令尊可能出其不意地殺了他,也可能再行暗算了他。」
시선이 능도월을 스치더니 말을 이었다.
"가장 염려되는 것이 능소협이오. 영존에게 헛점을 눈치채이면 그때 영존은 불시에 그를 죽이거나 그를 다시 암산을 할 가능성이 있소."
歐陽鳳沉吟了一陣,道:「說的也是,咱們對那藥物之性,只不過是瞭解一些皮毛,稍有疏忽,就難免被他瞧出破綻,那時他如先下手,咱們就可能立刻受制……」
구양봉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맞는 말이예요. 우리는 그 약물의 성질에 대해 단지 겉핥기로만 알고 있을 뿐이에요. 조금만 소홀하면 헛점이 들통나는 것을 면하기 어렵지요. 그때 가서 그가 먼저 손을 쓰면 우리는 즉시 제압당할 거예요..."
目光轉注凌度月的身上,接道:「凌少俠,你的武功是否已完全恢復。」
능도월에게로 눈길을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능소협, 당신의 무공은 완전히 회복되었나요?"
凌度月道:「已然恢復了十之八九。」
능도월이 말했다.
"이미 열의 팔구는 회복되었습니다."
歐陽鳳道:「你的兵刃呢?」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의 병기는?"
凌度月道:「還在身上!」
능도월이 말했다.
"아직 몸에 있습니다!"
歐陽鳳道:「既然有這樣一個機會,咱們就冒險賭一賭了,凌少俠對付此地的主人陳奇,我們救雷老、王人傑去。」
구양봉이 말했다.
"기왕 이런 기회가 생겼으니 우리는 모험을 하기로 해요. 능소협은 이곳의 주인 진기(陳奇)를 상대하세요. 우리는 뇌노선배와 왕인걸을 구하겠어요."
凌度月道:「杜夫人,令尊會這樣大意嗎?」
능도월이 말했다.
"두부인, 영존이 그렇게 허술할까요?"
歐陽鳳道:「照他為人的陰沉,精密而言,應該不會。」
구양봉이 말했다.
"그의 음침하고 정밀한 사람됨에 비추어보자면 그럴 리가 없겠죠."
杜天龍道:「百密必有一疏,他想不到你這麼多智、勇敢,具有著大義滅親的勇氣。」
두천룡이 말했다.
"백 번 주도면밀해도 반드시 하나는 소홀함이 생기는 법이오. 당신이 이렇게 지혜가 많고 용감하며 대의멸친(大義滅親)의 용기를 갖추고 있으리라고는 그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오."
歐陽鳳苦笑一下,道:「好吧!咱們這樣裝作下去,難免會被他瞧出破綻,如其被他瞧出來,先對付咱們倒不如直接和他明刀明槍地鬧個明白了。」
구양봉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우리 이렇게 가장해도 그에게 헛점이 들통날 것입니다. 만일 그에게 들킨다면 먼저 우리를 처치하려 들 테니 차라리 그와 직접적으로 분명하게 알아보는 것이 낫겠어요."
杜天龍道:「你爹和來客談上了幾句話後,就帶人匆匆而去,臨走時,未見他有什麼事情吩咐,那說明了他去的很急,有很重要的事,無法多留片刻,吩咐屬下,也可能是很快就回來。」
두천룡이 말했다.
"당신 아버님은 내방한 손님과 몇 마디 말을 하고는 사람을 데리고 총총히 가셨는데. 떠날 때 그에게서 아무런 분부가 없었다오. 그건 그가 몹시 중요한 일이 있어 속하들에게 분부할 틈도 없이 급하게 떠났음을 증명하며 아주 빨리 돌아올 가능성도 있소."
歐陽鳳道:「夫君說的是,咱們這就行動。」
구양봉이 말했다.
"부군(夫君)의 말씀이 맞아요. 우리 바로 행동개시해요."
舉步向前行去。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다.
杜天龍緊追在凌度月的身後,道:「此地主人陳奇,就是當年江湖上的追魂箭陳大可,聽說此人在暗器之上,造詣奇精,凌少俠不可大意。」
두천룡이 능도월의 뒤를 바짝 따르며 말했다.
"이곳 주인인 진기는 바로 당시 강호에서 추혼전(追魂箭) 진대가(陳大可)였다네. 듣기로 그자는 암기에 있어 조예가 뛰어나다고 하니 능소협은 소홀해서는 안되네."
凌度月道:「我明白……」
능도월이 말했다.
"잘 알겠습니다..."
語聲一頓,接道:「在下的任務,就是對付陳奇一個人嗎?」
잠깐 멈추었다 이어서 말했다.
"저의 임무는 바로 진기 한 사람을 상대하는 것입니까?"
杜天龍道:「能夠不衝突,最好能夠忍耐一些,我們救人要緊,老實說,目下這座大祥記綢緞莊中,除了我們夫婦之外,已無一個可以信託的人,救出了雷慶和王人傑,咱們也好多一個商量的人,在人未救出之前,盡量不和他們衝突。」
두천룡이 말했다.
"우리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니 될 수 있으면 충돌하지 않고 인내하는 것이 가장 좋네. 솔직히 말해 지금 이 대상기 포목점에는 우리 부부 말고는 이미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네. 뇌경과 왕인걸을 구출하면 우리는 그 만큼 상의할 사람이 많아지는 걸세. 사람을 구출하기 전에는 가능한 그들과 충돌하지 말게."
凌度月道:「杜兄說的是。」
능도월이 말했다.
"두형의 말씀이 맞습니다."
杜天龍又解說那地牢的形勢,安排凌度月防守在一處要道上,杜天龍和歐陽鳳雙雙入地牢中放人。 這是靠近花廳處一個下人的住房,平時用作堆積雜物之用。 地牢,就在那堆積雜物的下面。
두천룡은 또 그 지하감옥의 형세를 설명하고 능도월이 주요 길목을 지키도록 안배했다. 두천룡과 구양봉은 쌍쌍히 지하감옥에 갇힌 사람을 내보내러 들어갔다. 이곳은 화청(花廳)에 인접한 하인들이 거주하는 방으로서 평상시에는 잡다한 물건을 쌓아두는 용도로 쓰고 있었다. 지하감옥은 바로 그 잡다한 것들을 쌓아둔 아래 쪽이었다.
歐陽鳳、杜天龍似是早就用上了心,一下子就找出了地牢入口。 守在屋外的人,都被杜天龍先點住穴道。 不知是聞訊趕來,還是冤家路窄,歐陽鳳擔心的事,偏偏提前發生。 祥記綢緞莊的掌櫃陳奇,緩步行了過來。
구양봉, 두천룡은 일찌기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던지 단번에 지하감옥의 입구를 찾아냈다. 밖에서 지키던 사람은 두천룡에 의해 혈도가 찔렸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인지 아니면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것인지 모르지만 구양봉이 염려하던 일이 기어코 앞당겨 발생하고 말았다. 대상기 포목점의 주인 진기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經驗累積的教訓,使得凌度月不敢再有絲毫的大意,當下一提真氣,冷冷喝道:「站住。」
누적된 경험으로 얻은 교훈은 능도월이 감히 추호도 소홀하지 않게끔 하였다. 즉시 진기를 끌어올리고 냉랭하게 소리쳤다.
"멈추시오."
陳奇微微一怔,道:「你是對老夫說話嗎?」
진기가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노부에게 하는 말인가?"
凌度月道:「不錯,這地方只有咱們兩個,自然是對你說了。」
능도월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곳에 오직 우리 두 명 뿐이니 당연히 당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陳奇道:「凌少俠幾時回來了?」
진기가 말했다.
"능소협은 언제 돌아왔는가?"
凌度月突然欺身向前逼近了三步,道:「在下剛剛回來不久。」
능도월이 돌연 몸을 기울이며 앞으로 세 걸음 다가가서 말했다.
"저는 방금 돌아왔습니다."
陳奇道:「見過歐陽老堡主嗎?」
진기가 말했다.
"구양노보주를 뵈었는가?"
凌度月道:「見過了。」
능도월이 말했다.
"뵈었습니다."
陳奇道:「談的還很投機吧?」
진기가 말했다.
"이야기는 잘 되었는가?"
凌度月道:「談不上投機,歐陽老堡主給在下一粒藥物服用……」
능도월이 말했다.
"그렇다고 말할 것까지는 없습니다. 구양노보주가 저한테 한 알의 약물을 주어 먹게했습니다..."
陳奇道:「什麼樣的藥物?」
진기가 말했다.
"어떤 약물인가?"
凌度月道:「能使一個人,忘掉過去和未來,專心一意地作一個侍衛殺手。」
능도월이 말했다.
"과거와 미래를 잊어버리고 전심전력으로 한 명의 시위이자 살수가 되게끔 할 수 있지요."
陳奇雙目神光閃動,打量了凌度月一眼,道:「閣下真的服用過那藥物了?」
진기가 두 눈에서 신광을 번뜩이며 능도월을 한 차례 훑어보고는 말했다.
"귀하는 정말 그 약물을 먹었는가?"
凌度月道:「如是在下沒有服用,他們怎肯放我出來?」
능도월이 말했다.
"만일 제가 먹지 않았다면 그들이 어찌 나를 내보냈겠습니까?"
他心中暗作盤算,歐陽鳳等救人的事,大約 已快得手,至少這囚人處的敵勢不大,能夠拖下去,最好和他拖下去了。
그는 속으로 몰래 계산을 하고 있었다. 구양봉 등이 사람을 구하는 일은 아마 이미 목적을 달성했을 것이다. 적어도 사람을 가두어 두는 이곳의 적세(敵勢)는 크지 않으니 시간을 끌 수 있다면 그와 시간을 끄는 것이 가장 좋다.
心中念轉,口中接道:「老前輩,追隨歐陽老堡主有多少年了?」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입으로는 이어서 말했다.
"노선배는 구양노보주를 따른 지가 몇 해나 되었습니까?"
陳奇道:「在下追隨歐陽堡主已有四十餘年了。」
진기가 말했다.
"내가 구양보주를 따른 지는 이미 사십 여년이 되었지."
凌度月道:「這個人怎麼樣?」
능도월이 말했다.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陳奇一皺眉頭,道:「凌少俠這話,是何用心?」
진기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능소협의 그 말은 무슨 의도인가?"
凌度月道:「咱們和歐陽堡主相處的時日無多,無法瞭解他的為人,所以,要向你陳大掌櫃的探聽一下了。」
능도월이 말했다.
"우리는 구양보주와 지낸 시일이 많지 않아서 그의 사람됨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 진대장궤(掌櫃:점주)에게 한번 알아보려는 것입니다."
陳奇笑一笑,答非所問地道:「看來,你不但未服用藥物,而且還是有意地找到此地?」
진기가 웃더니 동문서답했다.
"보아하니 자네는 약물을 먹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부러 이곳을 찾아왔구먼?"
凌度月道:「為什麼呢?」
능도월이 말했다.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陳奇道:「因為,這地方有個地牢,地牢中關著凌少俠想解救的人。」
진기가 말했다.
"왜냐하면 이곳에 지하감옥이 있고 지하감옥 안에는 능소협이 구하고 싶은 사람이 갇혀있거든."
凌度月道:「哦!閣下當真是神目如電,洞察細微?」
능도월이 말했다.
"허! 귀하는정말 번갯불 같은 안목으로 미세하게 통찰하시는구려?"
陳奇冷冷說道:「凌少俠有幾個人同來此地?」
진기가 냉랭하게 말했다.
"능소협은 몇 명과 같이 이곳에 왔는가?"
凌度月道:「恕難奉告,不過咱們來此救人,卻是不錯。」
능도월이 말했다.
"알려드리기 어려움을 용서하십시오. 그러나 우리가 사람을 구하러 이곳에 왔음은 틀림이 없습니다."
陳奇道:「你可知道這地牢中關的是何許人物?」
진기가 말했다.
"자네는 이 지하감옥에 갇힌 것이 어떤 인물인지 알겠군?"
凌度月道:「略知一二。」
능도월이 말했다.
"대략 압니다."
陳奇道:「說說看。」
진기가 말했다.
"말해보게."
凌度月道:「過關刀雷慶和王人傑,似乎是都在這地牢之中……」
능도월이 말했다.
"과관도 뇌경과 왕인걸이 아마 이 지하감옥 안에 있을 겁니다..."
陳奇道:「不錯……」
진기가 말했다.
"그렇다네..."
語聲一頓,接道:「什麼人進入地牢中救人?」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사람을 구하러 누가 지하감옥에 들어갔는가?"
凌度月道:「這就不便說了,如是閣下的耐性不錯,也許可以看到他們。」
능도월이 말했다.
"그건 말하기 불편하군요. 만일 귀하의 인내심이 나쁘지 않다면 아마도 그들을 볼 수 있을 겁니다."
陳奇歎口氣,道:「看起來是歐陽老堡主對人太放縱了一些,至少對付你不該如此?」
진기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
"보아하니 구양노보주는 너무 잠자코 보고만 계셨구먼. 적어도 자네를 이렇게 대해서는 안되었네."
凌度月道:「咱們的想像不錯,像你陳兄這樣的人物,才可能瞭解到歐陽老堡主真正的身份。」
능도월이 말했다.
"진형 당신 같은 인물이라야 구양노보주의 진정한 신분을 알 수 있을 거라던 우리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군요."
陳奇似是自知失言,急急改口道:「分手過二十寒暑,事實上,在下對歐陽堡主的事也不清楚。」
진기는 실언을 했음을 알았는지 급히 말을 바꾸어 말했다.
"헤어진 지 이십 년이 넘어 나도 구양노보주에 대해 잘 모른다네."
凌度月道:「看來,你是別有苦衷,不敢多言。」
능도월이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은 따로 고충이 있어 감히 말을 못하는군요."
陳奇是何等老練的人物,哈哈一笑,轉了話題,道:「凌少俠,只有一個人守在此地,不覺著太過單薄了一些。」
진기가 얼마나 노련한 인물인가. 하하, 웃더니 화제를 바꾸어 말했다.
"능소협 한 사람만이 이곳을 지키기에는 너무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는가?"
凌度月道:「如是你陳老想試試,不妨出手。」
능도월이 말했다.
"만일 진노 당신이 시험해보고 싶다면 출수하셔도 무방합니다."
陳奇突然向後退了三步,道:「凌少俠,像你這點年紀,這樣的人物,武林中真不多見……」
진기가 돌연 뒤로 세 걸음 물러나더니 말했다.
"능소협, 자네의 그 정도 나이에 이런 인물은 무림에서 정말 보기 드물지..."
凌度月接道:「用不著找借口,如是你陳老需要一點時間,在下可以給你片刻……」
능도월이 말했다.
"구실을 찾지 마십시오. 만일 진노 당신이 시간이 필요하다면 저는 잠깐 시간을 드릴 수 있습니다..."
語聲一頓,接道:「你如是自覺一身藝業,超過了我凌某人,咱們就放手一搏。」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당신의 일신 예업(藝業)이 나 능모를 뛰어넘는다고 느끼신다면 우리 실컷 한번 싸워봅시다."
陳奇不再答話,人卻又向後退了五步。 他靜靜地站在那裡,似是再等援手,又似是故意給凌度月一個救人的時間。 陳奇既無出手之意,凌度月也樂得相峙下去。 又過了一盞熱茶工夫,杜天龍夫婦已救出了雷慶和王人傑。
진기는 더 대답않고 또 뒤로 다섯 걸음 물러났다. 그는 조용히 그 자리에 서있었는데 도와줄 사람을 기다리는 듯 하기도 하고, 또 고의로 능도월에게 사람을 구할 시간을 주는 것 같기도 했다. 진기가 출수할 마음이 없자 능도월도 기꺼이 대치하게 되었다. 또 한 잔의 뜨거운 차를 마실 시간이 지났다. 두천룡 부부는 이미 뇌경과 왕인걸을 구출했다.
凌度月回目一顧雷慶等人,道:「陳老,你已經錯過了機會,如今咱們以眾擊寡了。」
능도월이 뇌경 등을 돌아보고는 말했다.
"진노, 당신은 이미 기회를 놓쳤습니다. 지금은 우리쪽이 더 많아졌습니다."
陳奇淡淡一笑,道:「凌少俠,你還沒有真正的得到勝利,是嗎?」
진기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능소협, 자네는 아직 진정한 승리를 얻지 못했네. 그렇지 않은가?"
凌度月道:「至少形勢上,已有了完全不同的轉機。」
능도월이 말했다.
"적어도 형세상으로 완전히 다른 전기(轉機)가 마련되었습니다."
陳奇未再理會凌度月,目光卻轉到歐陽鳳的臉上,道:「鳳姑娘,這都是你設計的,是嗎?」
진기는 더이상 능도월을 거들떠보지 않고 시선을 구양봉에게로 돌리더니 말했다.
"봉낭자, 이것은 모두 당신이 설계한 것이오?"
歐陽鳳道:「不錯,陳老覺著哪裡不對?」
구양봉이 말했다.
"그래요. 어디가 잘못 되었나요?"
陳奇道:「你真要反對你的父親?」
진기가 말했다.
"당신은 정말 부친을 반대하려는 거요?"
歐陽鳳道:「我不是反對他老人家,我只是反對他做事的手法。」
구양봉이 말했다.
"내가 그 어르신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단지 그가 일처리 수법에 반대할 뿐이예요."
陳奇還未來得及答話,耳際間已響起了一個長笑之聲,接道:「你反對我做事方法?」
진기가 채 대답하기도 전에 귓가에 장소(長笑)가 나더니 말이 들렸다.
"네가 나의 일처리 방법을 반대한다고?"
隨著那答話之聲,出現了歐陽堡主。 他身後跟著四個青衣人,急步行了過來。四個穿著一色的衣服,但年紀卻有著很大的差別。
대답소리에 뒤이어 구양보주가 출현했다. 그의 뒤에는 네 명의 청의인이 따르고 있었는데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다. 네 명은 한 가지 색의 의복을 걸쳤지만 나이는 아주 큰 차이가 있었다.
一個留著長髯,在約有五十上下,一個四十左右,一個年紀的,似是只有二十歲多些。 一個最老的,比歐陽明還要大,白髮白髯,欺霜賽雪。 四個人,也帶著不同的兵刃。
한명은 긴 수염을 길렀는데 약 오십 가량 되어 보이고 한 명은 사십 가량, 한 명의 나이는 고작 이십 세가 좀 넘은 것 같았다. 가장 늙은 한 명은 구양명에 비해 더 많았는데 새하얀 머리카락과 수염에다 서리가 내린 듯한 냉막한 표정이었다. 네 사람은 서로 다른 병기를 가지고 있었다.
歐陽鳳微微一躬身,道:「女兒給爹見禮。」
구양봉이 약간 허리를 숙여보이고는 말했다.
"여아가 아버님을 뵙습니다."
歐陽明一拱手,呵呵笑道:「不用了。」
구양명이 공수하고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됐다."
歐陽鳳原想必然會招來一頓喝罵,卻不料歐陽明竟會如此客氣。 杜天龍凝立不動,既未開腔,也未行禮。
원래 구양봉은 한바탕 호통과 욕을 불러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구양명은 이같이 체면을 차리는 것이었다. 두천룡은 얼어붙은 듯 꼼짝도 않고 서서 입을 열지도 예를 행하지도 않았다.
歐陽明在陳奇身旁停下了腳步,打量了四周的形勢一眼,卻對凌度月一拱,說道:「凌少俠,老夫剛剛見了一位訪客,送了他一程。」
구양명이 진기의 옆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주위의 형세를 훑어어보고는 능도월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능소협, 노부는 방금 한 분의 내방객을 만나고 전송해주고 오는 길이라네."
他絕口不提密室中事,似是那些事和他完全無關一般。
그는 절대 밀실에서의 일을 꺼내지 않았다. 마치 그 일은 그와 전혀 무관한 것 같았다.
凌度月冷笑一聲,道:「老堡主,不先問問在下服下藥物後情況嗎?」
능도월이 냉소를 치며 말했다.
"노보주, 제가 약물을 먹은 후의 정황을 먼저 묻지 않으십니까?"
歐陽明道:「哦!」
구양명이 말했다.
"아!"
凌度月道:「粗體頑健,雖然服用了老堡主的奇毒之藥,但身體還能撐得住。」
능도월이 말했다.
"저의 몸은 튼튼해서 노보주의 기독(奇毒)을 먹었지만 아직 지탱할 수는 있습니다."
歐陽明道:「誰說那是奇毒之藥?」
구양명이 말했다.
"그것이 기독이라고 누가 그러던가?"
凌度月歎口氣,道:「老堡主唱做俱佳,看來柳鳳閣和楊非子,都遜你老一籌,就是那位三夫人,也難比得上老堡主。」
능도월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말씀도 연기도 모두 잘하시는군요. 보아하니 류봉각과 양비자는 당신보다 한 수 뒤지며, 그 삼부인도 노보주에 견주기 어렵군요."
歐陽明笑一笑,道:「剛剛來訪的一位客人,就是柳鳳閣,柳大東主。」
구양명이 웃으며 말했다.
"방금 내방했던 손님이 바로 류봉각, 류대동주라네."
凌度月忖道:此人臉厚如牆,頗有硬不認帳的氣勢,何不將計就計,看他還有什麼花樣。
능도월이 곰곰히 생각했다.
'이 사람은 담벼락 만큼 낯이 두꺼워서 했던 말을 완강히 인정하지 않을 기세로구나. 장계취계(將計就計)하여 또 무슨 짓거리가 있는지 보아야겠다.'
心中念轉,淡然一笑,道:「老堡主和那柳鳳閣談些什麼?」
속으로 생각을 굴리고는 담연히 웃으며 말했다.
"노보주와 그 류봉각은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歐陽明道:「長福銀號,正展開奪產之爭,柳鳳閣不幸落了下水,特來求我相助。」
구양명이 말했다.
"장복은호는 한창 재산 쟁탈전이 전개되었는데 류봉각은 불행히도 열세에 빠져서 특별히 나더러 도와달라고 했네."
凌度月道:「老堡主答應了嗎?」
능도월이 말했다.
"노보주는 승낙하셨습니까?"
歐陽明道:「他送來了一筆可觀銀錢,一盒明珠……」
구양명이 말했다.
"그는 상당한 은전과 한 상자의 명주(明珠)를 보내왔네..."
凌度月道:「很豐厚的禮物,物以類聚,兩位惺惺相惜,想來定然答應了。」
능도월이 말했다.
"아주 후한 예물이군요. 끼리끼리 어울리는 법이니 틀림없이 승낙했을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歐陽明道:「禮物,老夫照單收了下來,不過老夫還未答應他。」
구양명이 말했다.
"노부는 예물만 그대로 거두었고 승낙하지는 않았네."
凌度月道:「這麼說來,柳鳳閣還要來找老堡主了?」
능도월이 말했다.
"그렇다면 류봉각은 또 노보주를 찾아오겠군요?"
歐陽明哈哈一笑,道:「他如是無能解決,只好再來了。」
구양명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그가 만일 해결할 수 없다면 다시 올 수 밖에 없겠지."
凌度月冷笑,未再接口。
능도월은 냉소하고는 더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歐陽明分明看到裝作未看到,哈哈一笑,道:「走!咱們到大廳中談談去,老夫還有要事請教凌少俠。」
구양명은 분명히 보고도 못본 척 하며 하하, 웃더니 말했다.
"가세! 우리 대청에 가서 이야기하세. 노부가 능소협에게 가르침을 청할 일이 있네."
凌度月搖搖頭,道:「一朝被蛇咬,十年怕井繩,在下不想再上你的當了。」
능도월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한번 뱀에게 물리면 십 년 동안 두레박 줄을 무서워하지요. 저는 더이상 당신에게 속고 싶지 않습니다."
歐陽明道:「好說!好說!」
구양명이 말했다.
"천만에! 천만에!"
凌度月道:「在下想向歐明老堡主請求一事,不知老堡主是否應允?」
능도월이 말했다.
"저는 구양명노보주께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은데 승낙하실지 모르겠군요?"
歐陽明道:「老夫能夠辦到的事,萬無不應之理。」
구양명이 말했다.
"노부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승낙하지 않을 리가 없네."
凌度月道:「在下想帶幾位朋友,離開此地,不知老堡主意下如何?」
능도월이 말했다.
"저는 친구분들을 데리고 이곳을 떠나고 싶은데 동의하실런지요?"
歐陽明道:「你準備帶哪些人?」
구양명이 말했다.
"자네는 누구를 데려가고자 하는가?"
凌度月道:「過關刀雷慶,王人傑,還有令婿令嬡。」
능도월이 말했다.
"과관도 뇌경, 왕인걸, 또 영서(令婿)와 영애(令嬡)입니다."
在他想來,歐陽明決然不會答允。 哪知事情完全出了人意料之外,歐陽明哈哈一笑,道:「好啊,只要他們願意,老夫決不攔阻。」
그는 구양명이 결코 승낙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정은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 구양명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좋아. 그들이 원하기만 하면 노부는 결코 막지 않겠네."
凌度月道:「那麼咱們告辭了。」
능도월이 말했다.
"그럼 저희들은 이만 가보겠습니다."
歐陽明道:「慢著,老夫想問他們一聲。」
구양명이 말했다.
"잠깐. 노부는 그들에게 물어보고 싶네."
凌度月道:「好,老堡主請問吧!」
능도월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물어보십시오!"
歐陽明道:「雷兄和王世兄,都是凌少俠的朋友,也不用在下多費唇舌了……」
구양명이 말했다.
"뇌형과 왕세형은 모두 능소협의 친구이니 내가 입아프게 물어볼 필요도 없고..."
當先一掠歐陽鳳,接道:「鳳兒,你也要走嗎?」
먼저 구양봉을 흘낏 쳐다보고는 말을 이었다.
"봉아, 너도 가려느냐?"
這聲鳳兒叫得慈愛無比,把一個做父親的老年疼女之情,完全表達了出來。
봉아라고 부르는 말은 자애롭기 비할 데 없었다. 딸을 끔찍이 아끼는 늙은 부친의 정을 완전히 드러내었다.
歐陽鳳道:「爹有什麼吩咐?」
구양봉이 말했다.
"아버님은 무슨 분부가 있으신가요?"
歐陽明道:「你要離開老父嗎?」
구양명이 말했다.
"너는 늙은 애비를 떠나려하느냐?"
歐陽鳳道:「是的,嫁雞隨雞,夫婿要走,作女兒的自是不能不去了。」
구양봉이 말했다.
"예. 출가했으니 남편을 따라야지요. 남편이 떠나려 하니 딸은 자연 가지 않을 수가 없어요."
歐陽明點點頭,道:「天龍!你真要去嗎?」
구양명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천룡! 자네는 정말 가려는가?"
杜天龍轉過頭去,不和他目光相觸,道:「是!小婿希望在江湖上走走,以廣見聞。」
두천룡이 고개를 돌려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로 말했다.
"예! 사위는 강호를 다니면서 견문을 넓히고 싶습니다."
歐陽明道:「啊!江湖上風雲險惡,你要多多保重。」
구양명이 말했다.
"허! 강호는 험악하고 풍운이 가득하니 자네는 부디 몸조심하게."
杜天龍道:「多謝岳父垂愛。」
두천룡이 말했다.
"장인어른의 각별한 총애에 감사드립니다."
歐陽明歎口氣,道:「世風日下,人心不古,看來咱們緣盡於此了。」
구양명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세상의 기풍은 점점 나빠지고 인심은 예전같지 않도다. 보아하니 우리의 인연은 여기서 다했네."
杜天龍道:「小婿這些年來,托庇於岳丈大人之下,恩深情厚,銘感五中,這一份情意,小婿沒齒不忘。」
두천룡이 말했다.
"사위는 요 몇 년간 장인어른의 덕을 보았습니다. 깊고 두터운 은정(恩情)은 가슴에 새겨두었고 그 정은 사위가 죽어도 잊지않겠습니다." (五中:오장육부의 오장 속을 말하지만 편하게 그냥 가슴으로..^)
歐陽明道:「這麼說來,你還是一個有情有義的人了。」
구양명이 말했다.
"그렇다면 자네는 정도 의리도 있는 사람이군."
杜天龍道:「多謝岳父誇獎。」
두천룡이 말했다.
"장인어른, 과찬이십니다."
歐陽明道:「你準備一個人走呢?還是帶著鳳兒一起走呢?」
구양명이 말했다.
"자네는 혼자 갈 텐가 아니면 봉아를 데리고 같이 갈 텐가?"
杜天龍道:「自然帶著鳳兒一起走了。」
두천룡이 말했다.
"당연히 봉아를 데리고 같이 가겠습니다."
歐陽明道:「好!你們去吧,夫婦同命,希望你們能白頭偕老。」
구양명이 말했다.
"알겠네! 부부는 같은 운명이니 같이 가게. 그대들이 백년해로하기를 바라네."
歐陽鳳一彎身,道:「多謝爹的祝福。」
구양봉이 허리를 숙이고 말했다.
"아버님의 축복에 감사드립니다."
凌度月輕輕咳了一聲,道:「老堡主,你們岳婿,父女之間談完了嗎?」
능도월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노보주, 당신들 장인과 사위, 부녀지간의 이야기는 다 끝났습니까?"
歐陽明道:「談完了,有勞凌少俠久候了。」
구양명이 말했다.
"끝났네. 능소협을 오래 기다리게했구먼."
凌度月道:「那麼我們告辭了。」
능도월이 말했다.
"그러면 우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歐陽明一抱拳,道:「恕老朽不送了。」
구양명이 포권하며 말했다.
"늙은이가 전송하지 못함을 용서하게."
凌度月轉身向前行了兩步,又突然停了下來,道:「老堡主,在下還想請教一事。」
능도월이 돌아서서 앞으로 두어 걸음 걸어가다가 또 돌연 멈추더니 말했다.
"노보주, 저는 한 가지 가르침을 청하고 싶습니다."
凌度月道:「黃蜂女和蛇怪苗奇哪裡去了?」
능도월이 말했다.
"황봉녀(黃蜂女)와 사괴(蛇怪) 묘기(苗奇)는 어디로 갔습니까?"
歐陽明道:「逃走了。」
구양명이 말했다.
"달아났네."
凌度月道:「不是被你殺了吧!」
능도월이 말했다.
"당신에게 죽임을 당한 것 아닙니까?"
歐陽明道:「老夫還不屑殺他們那樣身份的人。」
구양명이 말했다.
"노부에게는 그들과 같은 그런 신분의 사람은 죽일 가치도 없네."
凌度月道:「老堡主一言九鼎,在下相信你說的話。」
능도월이 말했다.
"노보주의 일언은 중천금입니다. 저는 당신 말을 믿겠습니다."
歐陽明笑一笑,道:「凌少俠如是不信,大祥記綢緞莊,地方不大,何不仔細地搜查一下?」
구양명이 웃으며 말했다.
"능소협이 믿지 않는다면 대상기 포목점이 큰 곳이 아닌데 왜 자세히 한번 수색해보지 않는가?"
凌度月道:「不用了,如是你歐陽老堡主騙了咱們,咱們也只好認了。」
능도월이 말했다.
"됐습니다. 만일 구양노보주 당신이 우리를 속였더라도 우리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帶著雷慶、王人傑、杜天龍、歐陽鳳等轉頭而去。 幾人一口氣走了十餘里遠,才停了下來。
뇌경, 왕인걸, 두천룡, 구양봉 등을 데리고 돌아서서 떠났다. 그들은 단숨에 십여 리 멀리 달려가서야 비로소 멈추었다.
雷慶歎口氣,道:「想不到啊!一代大俠的歐陽明,竟然是這樣一個卑鄙的人物。」
뇌경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생각지도 못했구나! 일대 대협인 구양명이 놀랍게도 이렇게 비열한 인물일 줄이야."
罵過了才想到歐陽鳳在場,不禁臉上一熱。
욕을 하고보니 그제서야 구양봉이 그 자리에 있음을 떠올리고 절로 얼굴이 뜨거워졌다.
歐陽鳳歎息一聲,道:「雷老前輩,凌少俠,不是我替家父辯護,我覺著這中間有很多的可疑之處。」
구양봉이 탄식하며 말했다.
"뇌노선배님, 능소협. 내가 가부를 위해 변호하는 것이 아니지만 나는 그 가운데에 아주 많은 의문점이 있다고 느껴요."
杜天龍道:「什麼可疑?」
두천룡이 말했다.
"무엇이 의심스럽소?"
歐陽鳳道:「我自從小跟爹長大,知道他不是這樣的人!」
구양봉이 말했다.
"나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자랐는데 그가 그런 사람인 줄 몰랐어요!"
杜天龍道:「難道岳父還會是別人假冒的不成。」
두천룡이 말했다.
"설마 장인어른은 다른 사람이 사칭하는 것일까?"
歐陽鳳道:「這也說不定,聽說有一種易容手法,可能使一個人的容貌完全變形……」
구양봉이 말했다.
"그럴지도 몰라요. 어떤 역용수법은 한 사람의 용모를 완전히 변형시킬 수 있다고 들었어요..."
杜天龍接道:「就算是一個人的形貌可以變,但他的聲音不一定會變,岳父的聲音,並沒有異常之處?」
두천룡이 말했다.
"설령 사람의 생김새와 용모를 바꿀 수 있다손 치더라도 음성을 반드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오. 장인의 음성은 결코 다른 데가 없지 않소?"
歐陽鳳道:「爹能說十幾處的方言,江湖上像爹這樣能說多種方言的人,車載斗量,裝的聲音一般,並非難事。」
구양봉이 말했다.
"아버지는 열 몇 군데의 방언을 할 수 있는데 강호상에서 아버지와 같이 이렇게 많은 종류의 방언을 할 줄 아는 사람은 많답니다. 음성을 똑같이 가장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예요."
杜天龍道:「就算世上真有維妙維肖的易容術,可以裝出一樣的聲音,但岳父一直住在綠竹堡中,別人應該沒有加害他的機會。」
두천룡이 말했다.
"설령 세상에 정말 똑같이 닮은 역용술이 있고 똑같은 음성을 낼 수 있더라도 장인어른은 줄곧 녹죽보에서 지내셨으니 다른 사람이 그분께 해를 가할 기회는 없소."
歐陽鳳歎口氣,道:「天龍,別和我硬抬槓子,我的話並非是無的放矢。」
구양봉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천룡, 나랑 맞서지 말아요. 내 말은 결코 과녁 없이 마구 쏜 화살이 아니에요."
杜天龍道:「怎麼一個說法?」
두천룡이 말했다.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소?"
歐陽鳳道:「有道是虎毒不食子,你這女婿是外人吧!但我卻是他親生的女兒,他可以狠心殺了我,也不會那樣作賤我,他簡直不把我當人看待,這怎是一個作父親的應有的態度……」
구양봉이 말했다.
"사납고 독한 범이라도 새끼를 잡아먹지는 않는 법이랍니다. 사위인 당신은 외인이지만 나는 그의 친딸이예요. 그가 모진 마음을 먹고 나를 죽일 수는 있어도 그렇게 나를 망가뜨리지는 않을 텐데 그는 그야말로 나를 남보듯 했어요. 이것이 어찌 부친으로서의 태도겠어요..."
黯然歎息一聲,接道:「再說,我是他唯一的女兒,由小到大,他是最為痛我,怎忍心那樣地對付我呢?」
암연히 탄식하더니 말을 이었다.
"다시 말해 나는 그의 유일한 딸이고 어려서부터 클 때까지 나를 제일 끔찍히 여겼는데 어찌 차마 나를 그렇게 대하겠어요?"
過關刀雷慶道:「杜老弟,弟妹說的不錯,人入暮年,最為鍾愛子女,何況,弟妹是他膝下唯一的女兒,因此我覺著這中間可能會別有內情。」
과관도 뇌경이 말했다.
"두노제, 제수씨 말이 맞네. 사람이 늙으막에는 자식을 가장 아끼게 된다네. 더군다나 제수씨는 그의 슬하에 유일한 딸일세. 그 때문에 나는 다른 내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느낀다네."
凌度月道:「一個人盛名欺世,決不可能數十年不露痕跡,歐陽老堡主一世英名,福壽雙歸,到了暮年,忽然間由善變惡,情理上也說不通。」
능도월이 말했다.
"한 사람이 명성을 날리면서 세상을 속여서 수십 년간 흔적을 드러내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구양노보주는 한 평생 영명을 떨치며 행복과 장수 두 가지를 다 갖추었는데 말년에 이르러 별안간 선한 사람이 악하게 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됩니다."
杜天龍似是對歐陽明有成見很深,歎口氣,道:「你們說有人假扮了歐陽堡主,歐陽堡主呢?行蹤何處?」
두천룡은 마치 구양명에 대해 선입견이 몹시 깊은 듯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당신들은 누군가 구양보주로 가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구양보주의 행방은 어디로 갔단 말입니까?"
歐陽鳳道:「說的是,他老人家可能被人囚禁,往壞處說,他老人家可能已被人謀害。」
구양봉이 말했다.
"맞는 말이예요. 그 어르신은 갇혀계실 수도 있고 나쁘게 말하면 모해(謀害)를 당했을 가능성도 있어요."
杜天龍道:「家父常年住在綠竹堡,除了岳母大人之外,還有兩位內兄奉陪,堡中上上下下的人,不少百人之多,岳父老人家如被加害,怎的會不露一點風聲。」
두천룡이 말했다.
"가부께서는 일년 내내 녹죽보에 계셨소. 장모님 말고 또 두 처남이 함께 있고 보 안에는 위아래로 적어도 백 명은 되는 많은 사람이 있소. 장인어르신이 만일 해를 당하셨다면 어찌 조금도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있겠소?"
歐陽鳳道:「天龍,不管怎麼說,我老覺著這中間有很多可疑之處?」
구양봉이 말했다.
"천룡, 어쨌든 나는 줄곧 그 가운데에 아주 많은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杜天龍道:「唉!這樁疑問,除了令尊之外,只怕無人能夠回答?」
두천룡이 말했다.
"후! 이 의문은 영존 말고는 아무도 대답할 수 없을 것 같구려?"
雷慶沉吟了一陣,道:「兄弟,我覺著弟妹說的有理,這件事咱們得盡力查個明白。」
뇌경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형제, 내가 느끼기에 제수씨의 말이 일리가 있네. 이 일은 우리가 온 힘을 다해 명백하게 조사해야 하네."
王人傑突然接口說道:「如是有人冒充歐陽老堡主,那陳奇難道也有人冒充不成?」
왕인걸이 돌연 말을 받았다.
"만일 구양노보주를 사칭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진기도 설마 누군가가 사칭하는 걸까요?"
杜天龍道:「是啊!有人冒充了歐陽明,難道也有人冒充了陳奇。」
두천룡이 말했다.
"그렇네! 구양명을 사칭하는 사람이 있는데 설마 진기를 사칭하는 사람도 없겠는가?"
歐陽鳳道:「家父沒到此地之時,陳奇一直也無可疑之處,但一兩天後,形勢突然有了變化……」
구양봉이 말했다.
"가부께서 그곳에 도착하지 않으셨을 때는 진기도 줄곧 의심스러운 점이 없었어요. 하지만 하루이틀 뒤 형세에 갑자기 변화가 있었어요..."
凌度月接道:「近一兩天的變化,那是在下離開之後,才有變化了?」
능도월이 말했다.
"근 하루이틀의 변화는 제가 떠난 뒤에야 생긴 변화였습니까?"
歐陽鳳道:「是的!如若凌少俠在此,也許局勢還不會變得如此快速?」
구양봉이 말했다.
"그래요! 만약 능소협이 그곳에 있었다면 아마도 국면이 이같이 빠르게 변할 수 없었을 거예요."
杜天龍道:「如若令尊要變,就算是凌少俠留在那裡,他也一樣會變。」
두천룡이 말했다.
"만약 영존께서 변하고자 했다면 설령 능소협이 그곳에 있더라도 마찬가지로 변했을 거요."
歐陽鳳道:「這也是我懷疑的原因之一。」
구양봉이 말했다.
"그것도 내가 의심을 품은 이유중의 하나예요."
杜天龍道:「原因何在?」
두천룡이 말했다.
"이유가 어디에 있소?"
歐陽鳳道:「他需要時間佈署,凌少俠離去之後,給了他一個方便下手的機會,致於陳奇,可能是受迫同意。」
구양봉이 말했다.
"그는 배치를 할 시간이 필요했지요. 능소협이 떠남으로 해서 그에게 편하게 손쓸 기회를 준 것이예요. 진기로 말하자면 동의를 강요당했을 수도 있어요."
杜天龍沉吟了一聲,道:「也許你說的有理。」
두천룡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어쩌면 당신 말이 일리가 있을 거요."
歐陽鳳道:「所以,我覺著咱們應該查個明白。」
구양봉이 말했다.
"나는 그래서 우리가 마땅히 명백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어요."
杜天龍道:「如何一個查法呢?」
두천룡이 말했다.
"어떤 식으로 조사한단 말이오?"
歐陽鳳道:「回到綠竹堡去,只要咱們很仔細地查,也許能查出一個水落石出。」
구양봉이 말했다.
"녹죽보로 돌아가서 우리가 자세히 조사하기만 하면 아마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 거예요."
雷慶道:「不錯,萬事由根起,綠竹堡可能有留下線索的地方。」
뇌경이 말했다.
"그렇네. 모든 일은 근원에서 생기는 법이지. 녹죽보는 실마리가 남겨진 곳일 수도 있네."
目光轉到凌度月的身上,道:「凌少俠,在開封是否還有事需要停留?」
눈길을 능도월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능소협, 개봉부에 더 머물러있어야 하는가?"
凌度月道:「目下的紛爭重點,似乎是集中在柳家的財富之上,過去我一直想不明白,一個江湖人為什麼會參與一個家族的奪產之爭,現在我忽然把內中的原因想明白了。」
능도월이 말했다.
"현재 분쟁의 핵심은 류가의 재산에 집중되어 있는 듯 합니다. 한 명의 강호인이 왜 일개 가족의 재산 다툼에 가담하는지 과거에는 줄곧 생각을 해도 알 수 없었는데 이제 문득 내부의 원인을 알았습니다."
雷慶道:「什麼原因?」
뇌경이 말했다.
"어떤 이유인가?"
凌度月道:「柳家太富有了,斂集之豐,世無其匹,什麼人能掌握了柳家的財富,他就可能利用那財富爭霸江湖。」
능도월이 말했다.
"류가는 너무도 부유합니다. 모아둔 재산의 풍족함은 세상에서 필적할 것이 없지요. 누군가 류가의 재산을 장악할 수 있다면 그는 그 재산을 이용하여 강호를 쟁패할 수 있습니다."
雷慶道:「對啊!咱們就沒有想到這一層上。」
뇌경이 말했다.
"맞았네! 우리는 이렇게 한 단계 멀리 생각지 못했구먼."
凌度月道:「但柳家內爭的形勢,已極明顯,雖有優、劣勢之分,還沒有絕對的掌握全局,經在下數日觀察,我覺著柳家複雜的形勢,決非一二人所能取勝,咱們不伸手多管,也可能暫時會保持一個對峙之局?咱們可以利用這一段時間,去綠竹堡查個明白?」
능도월이 말했다.
"하지만 류가의 내부 분쟁의 형세는 이미 극명해졌습니다. 비록 우세, 열세의 구분이 있지만 아직 절대적으로 전국(全局)을 장악하지 못했지요. 제가 수 일간 관찰을 해보니 류가의 복잡한 형세는 결코 한 두 사람이 승리를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우리가 끼어들어 상관하지 않는다면 잠시 대치국면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 우리는 시간을 이용하여 녹죽보로 가서 명백하게 조사할 수 있습니다."
雷慶道:「對,老朽也是此意,但不知咱們幾時動身?」
뇌경이 말했다.
"맞았네. 늙은이도 그런 생각이네. 그런데 우리는 언제 출발하는가?"
凌度月道:「自然是越快越好!」
능도월이 말했다.
"당연히 빠르면 빠를 수록 좋습니다."
雷慶道:「咱們立刻動身如何?」
뇌경이 말했다.
"즉시 출발하면 어떤가?"
凌度月道:「好!不過咱們的行動也要隱秘一些,我一直覺著歐陽明肯這樣放了咱們,太過便宜了。」
능도월이 말했다.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행동도 좀 은밀해야 합니다. 줄곧 저는 구양명이 너무도 편하게 우리를 놓아주었다고 생각합니다."
杜天龍道:「在下亦有此疑。」
두천룡이 말했다.
"나도 역시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네."
凌度月沉吟了一陣,道:「諸位的身上是否也被下了毒?」
능도월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제위들도 몸에 독을 맞았습니까?"
雷慶道:「到目前為止,咱們還未覺出有中毒之征。」
뇌경이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중독 증상을 발견하지 못했네."
歐陽鳳道:「也許他根本就沒有把我們放在眼中,所以對我們沒有下毒。」
구양봉이 말했다.
"어쩌면 그는 근본적으로 우리를 안중에 두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에게 독을 쓰지 않았겠지요."
雷慶道:「說的也是。」
뇌경이 말했다.
"맞는 말이군."
歐陽鳳道:「時光不早了,咱們何不就在此處歇息一夜。」
구양봉이 말했다.
"시간이 늦었으니 우리 이곳에서 하룻밤 쉬도록 해요."
杜天龍道:「此地距離開封還近,只怕他們會派人追來。」
두천룡이 말했다.
"이곳은 개봉부와의 거리가 아직 가깝소. 그들이 사람을 보내어 추격할 것 같소."
凌度月微微一笑,回顧了雷慶一眼,道:「老前輩有何妙法?」
능도월이 미소지으며 뇌경을 돌아보고 말했다.
"노선배님께 어떤 묘안이 있으신지요?"
雷慶道:「最好能要他派人追來,咱們想法子擒住他問個明白。」
뇌경이 말했다.
"그가 사람을 보내어 추격해온다면 더할 나위없네. 우리는 방법을 강구하여 사로잡아 명백하게 심문하도록 하세."
凌度月道:「晚輩也是此意,不過不同的是除了問他之外,咱們還給他個聲東擊西,把他們引入歧途。」
능도월이 말했다.
"후배도 그런 생각입니다. 그러나 다른 점은 그를 심문하는 것 말고도 성동격서(聲東擊西)하여 그를 엉뚱한 길로 유인하는 겁니다."
雷慶一拍大腿,道:「高明啊!高明。」
뇌경이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고명하군! 고명해."
這是距開封府不太遠的一個小鎮,幾人計議了停當之後,雷慶先帶幾人,找了鎮上最大的一家館子吃了一頓,然後才找了一家客棧住下。 雷慶、凌度月、杜天龍、歐陽鳳、王人傑圍坐一處,研究好對付敵人的細節,才分別就寢。
이곳은 개봉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소진(小鎮)이었다. 묵어가기로 하자 뇌경이 앞장서 그들을 데리고 진에서 가장 큰 음식점을 찾아 한 끼를 먹고 그런 다음 객잔을 찾아 묵었다. 뇌경, 능도월, 두천룡, 구양봉, 왕인걸은 한 곳에 둘러앉아 적을 상대할 세부사항을 연구하고 그제서야 헤어져 잠자리에 들었다.
這家客棧,是這小鎮中最大的一家客棧,凌度月等包了整座的後院。 初更過後不久,凌度月等已遁出了客房,隱身在樓上和暗影中查看。 守衛到剛近三更時分,果然有了變動。
이 객잔은 이 소진에서 가장 큰 객잔이었고 능도월 등은 후원 전체를 빌렸다. 초경이 지나고 얼마되지 않아 능도월 등은 이미 객방(客房)에서 나와 누각 위와 어두운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긴 채 살펴보고 있었다. 삼경 가까워지는 시각까지 지키고 있는데 과연 변동이 있었다.
一條人影,越屋而入,落入了後院之中。 這人很機警,入了院中之後,立刻閃入了暗影之中不動。 幸虧幾人早已有了精密的計議佈置,也無人冒失行動。
한 가닥 인영이 집을 넘어 들어와 후원 안에 떨어져내렸다. 이자는 몹시 기민했다. 후원에 들어온 뒤 즉시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피해서 들어가더니 움직이지 않았다. 다행히 그들을 벌써 정밀한 계획과 안배가 있었기에 경솔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等候了足足有一刻工夫,來的人才突然由暗影中行了出來。 他的舉動,仍然是謹慎小心,打量過四周的情形之後,才緩步行入上房的房前。
족히 일 각의 시간을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침입자는 돌연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걸어나왔다. 그의 거동은 여전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웠다. 주위의 정황을 살핀 뒤에 그제서야 천천히 상방(上房)의 방 앞으로 걸어들어갔다.
這正是凌度月和雷慶守護的地方。 但兩人都有著一般的心意,想看著他玩些什麼花招,所以都隱著身軀未動。
이곳은 바로 능도월과 뇌경이 지키는 곳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그가 무슨 짓거리를 하는지 두고보자는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몸을 숨기고 움직이지 않았다.
只見來人右手蘸口水,濕去紙窗,打開一個小洞,然後取出一個玉瓶,小心翼翼的倒出了一些粉末,放入了一個特殊的玉瓶之中,輕輕一口氣,把白灰吹入了屋中。
나타난 사람은 우수에 침을 묻혀 창호지를 적시더니 한 개의 작은 구멍을 뚫었다. 그런 다음 한 개의 옥병을 꺼내어 조심조심 분말을 조금 쏟아내더니 한 개의 특수한 옥병 안에 넣고는 조금 숨을 들이쉬더니 흰 분말을 방 안으로 불어넣었다.
雷慶一皺眉頭,暗道:不知是什麼藥物,效用如何?但比起雞鳴五更返魂香,卻是簡便多了。
뇌경은 미간을 찡그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무슨 약물인지, 효용(效用)은 어떤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계명오경반혼향(雞鳴五更返魂香)보다 훨씬 간편하구나.'
來人穿著一身黑衣,在暗夜之中,如若靜伏在一處不動,倒是很難看出他藏身之地。 只見他迅速地移動身形,以同樣的手法,在兩間的廂房中,也吹入了一些白色的粉末。
온 사람은 일신에 흑의를 걸치고 있었다. 어두운 밤에 한 곳에 조용히 엎드려 움직이지 않으면 그가 몸을 숨긴 곳을 알아내기는 몹시 어려웠다. 그는 신속하게 신형을 이동하여 똑같은 수법으로 두 칸의 사랑방 안에 백색의 분말을 불어넣었다.
這黑衣人的動作,被隱藏在暗影中的凌度月等五人,看得很清楚。 但五人早已約好,個個都很沉著,一直沒有出手。
그 흑의인의 동작은 어두운 그림자에 숨겨진 능도월 등 다섯 사람이 똑똑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인은 벌써 약속이 되어 있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침착했으며 줄곧 출수하지 않았다.
又過了一盞熱茶工夫,黑衣人突然舉手擊全掌,道:「楊爺請過來吧!」
또 한 잔의 뜨거운 차를 마실 시간이 지났다. 흑의인이 돌연 손을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
"양나으리, 건너오시오!"
一條人影,由牆外飛掠而入,赫然竟是楊非子。 凌度月、雷慶無不大感意外。
한 가닥 인영이 담 밖에서 날아들었는데 놀랍게도 양비자였다. 능도월, 뇌경은 크게 의외라고 느끼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黑衣人微微一笑,道:「楊爺是用毒大家,在下今夜獻醜了。」
흑의인이 미소짓더니 말했다.
"용독의 대가이신 양나으리께 제가 오늘 오늘밤 부끄러운 솜씨를 보여드렸소이다."
楊非子道:「你那迷魂粉靠得住嗎?」
양비자가 말했다.
"자네의 그 미혼분(迷魂粉)은 믿을 만 한가?"
黑衣人道:「雞鳴、狗盜,各具玄妙,在下那迷魂散,功效如神,楊爺如若不信,何不進去瞧瞧?」
흑의인이 말했다.
"하찮은 재주에도 현묘함을 갖추고 있다오. 저의 그 미혼산은 귀신 같은 효험이 있소. 양나으리가 만약 믿지 않는다면 왜 들어가보지 않으시오?"
楊非子凝神傾聽了一陣,道:「這久時間,不見動靜,看來他們確已似身為毒粉所迷了。」
양비자가 정신을 집중하여 귀를 기울여 듣더니 말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정이 보이지 않으니 그들은 확실히 독분에 혼절한 듯 하군"
黑衣人道:「這就叫尺有所短,寸有所長,楊爺可以付錢了吧?」
흑의인이 말했다.
"이것이야 말로 사람마다 장단점이 있다고 하는 것이외다. 양나으리는 돈을 지불하시겠소이까?"
楊非子道:「好!這一顆明珠,足可抵百兩黃金之數,你先收下。」
양비자가 말했다.
"좋다! 이 한 알의 명주(明珠)는 족히 백 냥의 황금에 맞먹는 금액이니 자네는 우선 거두어두게."
一面說話,一面伸手由懷中摸出一顆明珠,托於掌上,遞了過去。
한편으로 말을 하면서 한편으는 손을 뻗어 품 속에서 한 알의 명주를 꺼내어 손바닥에 받쳐 건네주었다.
黑衣人瞧了一眼收入懷中,一抱拳,道:「楊爺保重,在下告辭了。」
흑의인이 한번 보고는 품 속에 넣고는 포권하며 말했다.
"양나으리, 보중(保重)하십시오. 저는 이만 가보겠소이다."
楊非子道:「恕我不送了。」
양비자가 말했다.
"내가 전송하지 못함을 용서하게."
黑衣人一躬身,轉身向前行去。 只見楊非子右手一揮,啪的一聲,一掌拍在那黑衣人的背心之上。 黑衣人雙腿一軟,倒了下去。
흑의인은 허리를 한번 숙여보이고는 돌아서서 앞으로 걸어갔다. 양비자는 우수를 한번 휘둘러 팍, 하는 소리와 함께 일장으로 그 흑의인의 배심혈을 쳤다. 흑의인은 두 다리에 힘이 빠지며 쓰러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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