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읽어보는 武俠

第二十回 懲治叛逆(징치반역)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무형검(無形劍)

第二十回 懲治叛逆(징치반역)

알타쵸 2017. 10. 6. 01:24

第二十回 懲治叛逆(반역자를 징벌하다)







  

  

雷慶道:「杜兄弟,你錯了,不但要他和各色人等全能接觸,而且要他們接觸得很自然……」 

뇌경이 말했다.

"두형제, 자네가 틀렸네. 그가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전부 접촉할 수 있게 해야 할 뿐 아니라 게다가 그들의 접촉이 아주 자연스러워야 한다네..."

目光盯注在凌度月的身上,接道:「凌少俠,還要有些委屈你了。」 

시선이 능도월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능소협, 또 좀 자네를 억울하게 해야겠네."

凌度月道:「雷前輩指教。」 

능도월이 말했다.

"뇌선배님, 가르쳐주십시오."

雷慶道:「你要改扮一下身份,扮作他們夫婦的從人。」 

뇌경이 말했다.

"자네는 신분을 바꾸어 그들 부부의 하인으로 분장해야하네."

凌度月一點頭道:「晚進明白。」 

능도월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후배, 잘 알겠습니다."

杜天龍道:「這叫我們夫婦如何敢當?」 

두천룡이 말했다.

"우리 부부가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雷慶道:「這不過是為了行事方便一些罷了……」 

뇌경이 말했다.

"이건 일을 하기 위한 방편일 뿐일세..."

語聲一頓,道:「三位是明的,在下和楊兄及人傑為一路暗棋。」 

잠시 멈추었다 말했다.

"세 사람은 공개적으로 움직이고 나와 양형 및 인걸은 비밀리에 움직이겠네."

杜天龍道:「如何算暗棋呢?」 

두천룡이 말했다.

"비밀리에 움직이신다 하심은 어떤 말씀입니까?"

雷慶道:「三位進入綠竹堡後,希望能留心觀察,覺著哪一個地方能夠容納我們,就設法把我們接引進去,如是一下子能安置了三位更好,萬一不行那就只好……」 

뇌경이 말했다.

"세 사람은 녹죽보에 진입한 뒤 유심히 관찰하여 우리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느낀다면 우리를 맞아들일 방법을 강구하게. 한번에 세 사람을 수용할 수 있다면 좋지만 만일 안된다면 할 수 없이..."

歐陽鳳道:「這個我會留心安排。」 

구양봉이 말했다.

"그건 제가 주의해서 안배하겠어요."

楊非子接道:「萬一若是人手不好調動安排,在下倒有一策。」 

양비자가 말했다.

"만일 사람을 동원하여 안배하기가 쉽지 않다면 나한테 한 가지 계책이 있소."

歐陽鳳道:「前輩指教。」 

구양봉이 말했다.

"선배님, 가르쳐 주세요."

楊非子道:「取而代之。」 

양비자가 말했다.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오."

歐陽鳳道:「晚輩會見機而作。」 

구양봉이 말했다.

"후배는 기회를 보아 그리 하겠습니다."

楊非子道:「不論令尊是真身還是別人假冒,但他用毒之能,不在我楊某之下,綠竹堡中只怕也留有用毒之人。」 

양비자가 말했다.

"정말 다른 자가 영존을 사칭하는 것이든 아니든 간에 그의 용독 능력은 나 양모의 아래가 아니오. 녹죽보에도 독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남아있을 것 같소."

歐陽鳳道:「這個,是有可能。」 

구양봉이 말했다.

"그럴 가능성이 있군요."

楊非子道:「此去綠竹堡,還有數百里的行程,我一路上傳你簡易的用毒之法,也許對你有些幫助。」 

양비자가 말했다.

"여기서 녹죽보까지는아직 수백 리의 여정이니 나는 가는 길에 당신에게 간단하고 쉬운 용독법을 전해주겠소. 어쩌면 당신에게 좀 도움이 될 것이오."

歐陽鳳道:「晚輩先拜賜授藝之恩。」 

구양봉이 말했다.

"먼저 후배는 기예를 전수해주시는 은혜에 절을 올리겠습니다."

真的盈盈拜了下去。 楊非子也不謙辭,大刺刺地受了歐陽鳳一拜大禮。 

정말로 사뿐히 절을 했다. 양비자도 사양치 않고 스스럼없이 구양봉의 일배(一拜)의 대례(大禮)를 받았다.

快馬兼程。 計議停當,立刻動身,趕往綠竹堡。 幾人雖然趕路很急,但卻十分對心,盡量的隱密行蹤。 

쾌마로 길을 재촉했다. 계획이 완비되자 즉시 출발하여 녹죽보로 길을 서둘렀다. 그들은 비록 길을 서둘렀지만 십분 마음이 잘 맞아서 가능한 행적을 은밀하게 하였다.

楊非子果然是言而有信,開始傳授歐陽鳳用毒之法。 傳授得不但十分認真,而且是傾囊相授。 歐陽鳳也學得十分用心。 接近綠竹堡時,幾人改為夜行曉宿。 這一路上,歐陽鳳最為疲累,幾乎沒有好好休息。 

양비자는 과연 말에 신용이 있어 구양봉에게 용독법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전수는 십분 진지했을 뿐 아니라 게다가 아는 것을 모조리 전수했다. 구양봉도 십분 열심히 배웠다. 녹죽보에 접근했을 때 그들은 밤에 걷고 새벽이 되면 자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가는 길에 구양봉이 가장 피로했다. 거의 푹 쉬지를 못했던 것이다.

楊非子不但傳授了他的用毒之法,而且把隨身攜帶的藥物,也給了歐陽鳳一些。 短短的數日夜工夫,已把歐陽鳳造成了一個用毒能手。 過關刀雷慶和杜天龍,都盡量給予歐陽鳳方便,使得楊非子能多傳歐陽鳳一些用毒之法。 凌度月也變得很奇怪,每當幾人休息下來,他就閉門入室,不和別人交談,躲在房中幽暗裡。 

양비자는 그의 용독법을 전수할 뿐만 아니라 몸에 휴대한 약물도 구양봉에게 조금 주었다. 짧은 며칠 밤낮의 시간에 구양봉을 이미 한 명의 용독의 대가로 만들었다. 과관도 뇌경과 두천룡은 가능한 구양봉에게 편하게 해주어 양비자가 용독법을 많이 전수해줄 수 있게끔 하였다. 능도월도 몹시 기괴하게 변했다. 매번 그들이 휴식하게 되면 그는 문을 닫고 방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조용하고 어두운 방 안에 숨어버렸다.

杜天龍和雷慶暗裡研商了數次,但卻就是想不出楊非子為什麼會把一身毒技傳給了歐陽鳳,又為什麼選擇了歐陽鳳承繼他的衣缽。 但他們瞭解楊非子身中蠱毒,不久人世,雖然他醫道通神,但也只能多拖廷一些時間。 

두천룡과 뇌경이 몰래 수 차례 연구하고 상의했지만 양비자가 왜 일신의 독기(毒技)를 구양봉에게 전해주려는 것인지, 또 왜 구양봉을 선택하여 그의 의발(衣缽)을 계승하는 것이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양비자가 고독(蠱毒)을 맞아서 인간세상에 오래 살 수 없으며 비록 그의 의도가 신통하지만 조금의 시간을 연장할 수 있을 뿐이라고 이해하고있었다.

對凌度月的奇怪行動,兩人別有一番看法,覺著凌度月在利用所有的時間,在苦練一種武功,這武功很可能跟少林寺方丈有關。 一行六人,三個人各有專注,這守夜護法的責任,就很自然地落在雷慶、杜天龍和王人傑的身上。 六個人一路上都在繁忙和緊張中渡過。 

능도월의 기괴한 행동에 대해서는 두 사람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능도월은 모든 시간을 이용하여 일종의 무공을 힘들게 연마하고 있으며 이 무공은 소림사 방장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느꼈다. 육인의 일행은 세 사람은 각기 온 정신을 집중하여 몰두하였고 야간 경비와 호법(護法)의 책임은 자연스레 뇌경, 두천룡과 왕인걸에게 떨어졌다. 여섯 사람은 가는 길 내내 분주함과 긴장 속에서 보냈다.

這日,到了雙柏鎮。 雙柏鎮因為這棵千年的古柏得名,聚居了近千戶的人家。 鎮臨官道,都是做生意的人家,驛站、飯莊特別多。 

이날 쌍백진(雙柏鎮)에 도착했다. 쌍백진은 천년이나 된 오래된 측백나무로 유명했고 천 호(戶) 가까이의 인가가 모여살았다. 진은 관도를 마주보고 있어 모두 장사를 하는 집들과 역참, 식당이 특별히 많았다.

杜天龍帶幾人進入了一家客棧,要了一家清靜跨院,道:「此番距離綠竹堡,不過三十里的行程,趕緊一些走,不要一個時辰就可以到了,一路行來,夜行曉宿,都有著十分疲累之感,景好能在此休息一下。」 

두천룡이 그들을 데리고 어느 객잔에 들어가서 한 채의 깨끗하고 조용한 과원(跨院)을 달라하고는 말했다.

"이곳에서 녹죽보까지 거리는 불과 삼십 리 길이라 좀 서둘러 간다면 한 시진도 안되어 도달할 수 있습니다.  오는 도중에 밤에 걷고 새벽이 되면 자느라 모두 몹시 피곤하실 터이니 경치 좋은 이곳에서 잠깐 쉬어도 되겠습니다."

楊非子望望天色,道:「杜少兄可曾發覺有盯梢的人?」 

양비자가 천색을 살피더니 말했다.

"두소형은 미행하는 사람을 발견한 적이 있소?"

杜天龍搖搖頭,道:「沒有。」 

두천룡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없습니다."

楊非子道:「如何進入綠竹堡,杜少兄可有成算?」 

양비자가 말했다.

"어떻게 녹죽보에 진입할지 두소형은 계획이 있으시오?"

杜天龍道:「這個在下倒和雷兄有過一番研商。」 

두천룡이 말했다.

"이건 제가 뇌형과 상의한 적이 있습니다."

楊非子望望雷慶,道:「兩位有些什麼高見。」 

양비자가 뇌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두 분은 어떤 고견이 있으시오?"

雷慶道:「在下覺著歐陽姑娘是綠竹堡的女主人,杜老弟是姑爺,堡中上下人大都認識,綠竹堡佔地百餘畝,房舍數百間,咱們既無法搜查,也不能避開他們的耳目,何不以少主人和姑爺的身份,堂堂正正地進入堡中。」 

뇌경이 말했다.

"내가 느끼기에 구양낭자는 녹죽보의 여주인이고 두노제는 사위이니 보 안의 위아래 사람들 모두 알 것이오. 녹죽보가 백여 묘(畝:면적의 단위)의 땅을 차지고 있으며 집이 수백 채나 되니니 우리는 수색하여 조사할 수 없고 그들의 이목을 피하지도 못하오. 마땅히 소주인과 사위의 신분으로 정정당당하게 보 안으로 진입해야 하오."

楊非子點點頭,道:「在下也有這個想法。」 

양비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소."

雷慶道:「那很好,咱們路上盡量隱密,直到綠竹堡大門前面,再忽然現身,使他們出其不意。」 

뇌경이 말했다.

"그렇다면 잘 됐소. 우리는 최대한 은밀하게 녹주보 대문 앞에 이르러 갑자기 모습을 나타내어 그들의 허를 찌릅시다."

楊非子點點頭。 

양비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雷慶接道:「所以在下準備雇輛篷車,直放綠竹堡。」 

뇌경이 말했다.

"그래서 나는 봉차를 세내어 곧장 녹죽보로 몰고가려 하오."

楊非子笑一笑,道:「雷兄想得很周到。」 

양비자가 웃으며 말했다.

"뇌형은 생각이 아주 주도면밀하시구려."

王人傑道:「雷兄,咱們是夜晚進入呢?還是白天入堡?」 

왕인걸이 말했다.

"뇌형, 우리는 밤에 들어갑니까 아니면 한낮에 보에 들어갑니까?"

雷慶道:「夜裡行蹤容易隱密,但綠竹堡的防守,是比較嚴密,所以,在下主張白晝入堡。」 

뇌경이 말했다.

"밤이 행적을 은밀히 하기에 용이하지만 녹죽보의 방어가 비교적 엄밀하오. 그래서 나는 환한 대낮에 들어가자고 주장하오."

楊非子道:「綠竹堡中,如若真的隱藏了什麼隱密,白晝入堡,對咱們利多弊少,而且也容易找出痕跡。」 

양비자가 말했다.

"녹죽보 안에 만약 정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다면 대낮에 들어가는 것이 우리에게 이로움이 많고 해가 적을 거요. 게다가 흔적을 찾아내기도 용이하오."

雷慶道:「有備無患,進入綠竹堡之後,很難料發生些什麼變化,所以在下主張,諸位好好利用這半日一夜的時間,好好睡一大覺,也好準備應變。」 

뇌경이 말했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오. 녹죽보에 진입한 뒤 어떤 변화가 발생할지 짐작하기 어렵소. 그래서 나는 제위들이 이 반나절과 하룻밤의 시간을 이용하여 푹 한숨 자야 임기응변을 준비하기에도 좋다고 주장하오."

楊非子道:「雷兄思慮周密,在下十分佩服。」 

양비자가 말했다.

"뇌형은 사려 깊고 주도면밀하니 저는 몹시 탄복하오."

雷慶道:「五更動身,趕到綠竹堡不過辰末時光。」 

뇌경이 말했다.

"오경(五更)에 출발합시다. 서두르면 녹죽보에 진시(辰時)가 다 지나기 전에 도착할 것이오."

楊非子回顧了歐陽鳳一眼,道:「這一路你最辛苦,最好休息去吧!明日你還要以綠竹堡女公子的身份,應付大局。」 

양비자가 구양봉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번에 자네가 가장 고생했네. 내일 자네는 녹죽보의 여공자 신분으로 대국에 대응해야 하니 가서 휴식하게!"

歐陽鳳道:「晚輩還撐得住。」 

구양봉이 말했다.

"후배는 지탱할 수 있습니다."

楊非子道:「這數日來,你耗消的心智最多,人已大見消瘦,不用太過逞強了。」 

양비자가 말했다.

"요 며칠 간 자네는 심지(心智)를 가장 많이 소모해서 이미 수척해보인다네. 너무 아닌척 할 필요 없네."

歐陽鳳臉一紅道:「晚進恭敬不如從命。」 

구양봉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후배는 명을 따르겠어요."

雷慶道:「楊兄,有一件事在下一直想不明白,還得楊兄指點一二?」 

뇌경이 말했다.

"양형, 한 가지 제가 줄곧 생각해도 모르는 일이 있는데 양형께서 좀 가르쳐 주시겠소?"

楊非子道:「什麼事?」 

양비자가 말했다.

"무슨 일이오?"

雷慶道:「咱們以什麼身份進入綠竹堡?」 

뇌경이 말했다.

"우리는 어떤 신분으로 녹죽보에 들어가는 것이오?"

楊非子道:「以龍鳳鏢局的鏢師身份進入如何?」 

양비자가 말했다.

"용봉표국의 표사(鏢師) 신분으로 들어가면 어떻겠소?"

雷慶道:「對啊!在下竟未想出此策。」 

뇌경이 말했다.

"그렇구려! 나는 여태 그 생각을 못했소이다."

幾人計議妥當,各自回房安息。 四更過後,一輛黑篷大馬車馳向了綠竹堡。 半日一夜的休息,使幾人疲累全消,精神奮發。 

그들은 적절하게 계획을 세우고 각자 방으로 돌아가 편안하게 휴식했다. 사경이 지난 뒤 한 대의 검은 덮개를 한 커다란 마차가 녹죽보를 향해 내달렸다. 반 나절과 하룻밤의 휴식은 그들로 하여금 피로가 완전히 가시게 하였고 정신이 떨쳐일어나게끔 만들었다.

篷車行近綠竹堡時,正是日上三竿的時分。 但綠竹堡大門已開。 兩個身著青色勁裝的大漢,守在大門口處。 篷車停了下來,歐陽鳳當先掀簾而下。 緊接著杜天龍、雷慶、楊非子、凌度月等魚貫而下。 兩個守護在大門口的大漢,立刻迎了上來,擋住兩人。 

봉차가 녹죽보에 다가갔을 때는 마침 해가 중천에 떴을 무렵이었다. 녹죽보의 대문은 이미 열려있었고 두 명의 청색경장을 입은 대한이 대문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봉차가 멈추었고 구양봉이 앞서 발을 걷고 내려왔다. 곧이어 두천룡, 뇌경, 양비자, 능도월 등이 줄지어 내려왔다. 두 명의 대문을 지키던 대한은 즉시 맞이해와서 두 사람을 막아섰다.

歐陽鳳很仔細地打量兩個大漢,竟然是素不相識,不禁一皺眉頭,道:「你們兩個人認得我嗎?」 

구양봉은 두 대한을 자세히 훑어보았는데 놀랍게도 전혀 안면이 없었다. 절로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당신들 두 사람은 나를 아시나요?"

兩個大漢四道目光盯注在歐陽鳳的臉上瞧了一陣,道:「沒有見過。」 

두 대한의 네 줄기 시선이 구양봉의 얼굴을 한바탕 응시하더니 말했다.

"본 적이 없소."

歐陽風一面示意雷慶等停止前走,一面說道:「你們進入綠竹堡有多少時間了?」 

구양봉이 한편으로는 뇌경 등에게 앞으로 가던 걸음을 멈추라고 눈짓하며 한편으로 말했다.

"당신들은 녹죽보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되었죠?"

青衣大漢道:「咱們去年到此,總算該有一年時光了。」 

청의대한이 말했다.

"우리가 작년에 이곳에 왔으니 일 년은 된 셈이오."

歐陽鳳道:「你們認識歐陽明嗎?」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들은 구양명을 아시나요?"

青衣大漢道:「那是我們堡主。」 

청의대한이 말했다.

"그분은 우리들의 보주님이시오."

歐陽鳳道:「是在下父親大人。」 

구양봉이 말했다.

"저의 부친이시랍니다."

那青衣大漢微微一笑,道:「少主人很少在江湖上走動麼?」 

그 청의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소주인(少主人)께서는 강호를 거의 다니지 않으시지요?"

歐陽鳳道:「在江湖上走動的時間很多,只是快兩年沒有回過家了。」 

구양봉이 말했다.

"강호를 다닌 시간은 아주 많아요. 단지 이 년간 친정에 다녀간 적이 없을 뿐이지요."

青衣大漢一欠身,道:「少主人此番回來得不巧得很。」 

청의대한이 몸을 숙이며 말했다.

"소주인께서 이번에 아주 안좋은 때에 오셨군요."

歐陽鳳嗯了一聲,人卻直向大門裡走去。 兩個青衣大漢,滿臉焦急之色,緊跟歐陽鳳身側,向裡面行進。 這時楊非子、杜天龍等,都追隨在歐陽鳳的身後,進入了堡門。 

구양봉이 음, 하고는 그대로 대문 안을 향해 걸어갔다. 두 청의대한은 얼굴 가득 초조한 기색으로 구양봉의 옆을 따라서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때 양비자, 두천룡 등은 모두 구양보의 뒤를 따라 보문을 들어섰다.

兩個青衣大漢跟著歐陽鳳已深入兩丈多遠,才覺出情勢不對,立時一橫身子,並肩而立,擋住了歐陽鳳,道:「姑娘,老堡主不在家。」 

두 명의 청의대한은 구양봉을 따라 이 장 넘게 깊이 들어와서야 정세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리고 즉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서 구양봉을 가로막고 말했다.

"낭자, 노보주께서는 계시지 않습니다."

歐陽鳳道:「到哪裡去了?」 

구양봉이 말했다.

"어디로 가셨나요?"

青衣大漢回答得倒是十分老實,道:「到開封去了。」 

청의대한은 몹시 솔직하게 대답했다.

"개봉으로 가셨습니다."

歐陽鳳一皺眉頭,道:「兩位少堡主呢?」 

구양봉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두 분의 소보주는?"

青衣人道:「一位隨同前去,另一位也於前天應召趕往。」 

청의대한이 말했다.

"한 분은 수행하여 같이 가셨고 다른 한 분도 그저께 부름에 응하여 서둘러 가셨습니다."

歐陽鳳道:「我母親呢?可在堡中嗎?」 

구양봉이 말했다.

"나의 모친은 보 안에 계시겠지요?"

青衣人道:「老夫人留在堡中。」 

청의대한이 말했다.

"노부인께서는 보 안에 남아계십니다."

歐陽鳳道:「那就請派人帶我見我老娘去。」 

구양봉이 말했다.

"그러면 사람을 시켜 나를 어머니께 데려다주세요."

青衣人道:「姑娘,真是抱歉萬分,咱們不認識女少主。」 

청의대한이 말했다.

"낭자, 정말 죄송하지만 우리는 여소주인을 알지 못합니다."

歐陽鳳怒道:「現在你們認識了。」 

구양봉이 말했다.

"이제 알았잖아요."

青衣人道:「可惜的是咱們沒有法子分辨真假,所以不敢作主把姑娘讓入堡中。」 

청의대한이 말했다.

"애석하게도 우리는 진가(真假)를 구분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낭자를 보 안으로 들이는 것을 감히 결정할 수가 없군요."

歐陽鳳忍著性子,道:「兩位的意思呢?」 

구양봉이 성질이 나는 것을 참고 말했다.

"두 분의 생각은?"

站在對面左首的青衣人道:「麻煩姑娘,暫請退出大門,在下立刻替姑娘通報,自會有人出來迎接姑娘入堡。」 

맞은 편 왼쪽에 선 청의대한이 말했다.

"낭자, 제가 즉각 통보할 테니 번거로우시더라도 대문을 잠시 물러나주십시오. 낭자를 영접하여 보로 모실 사람이 나올 겁니다."

歐陽鳳冷笑一聲,道:「反了,反了,你們不過是綠竹堡中的僕從,竟然這樣攔阻我進入綠竹堡。」 

구양봉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미쳤군, 미쳤어. 당신들은 녹죽보의 하인에 불과한데 이렇게 내가 녹죽보로 들어가는 것을 저지하는군요."

這兩個青衣人似是以左首的那位身份較高,一直由他答話。 只聽他輕輕吁一口氣,道:「只怕少主人還不知曉,綠竹堡出了一點麻煩。」 

이 두 명의 청의인은 왼쪽이 신분이 비교적 높은 것 같았다. 줄곧 그가 대답했다. 그는 가볍게 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소주인께서는 알지 못하는 것 같군요. 녹죽보에는 말썽이 좀 있었습니다."

歐陽鳳心頭一震,道:「什麼麻煩?」 

구양봉은 가슴이 떨렸다.

"무슨 말썽 말인가요?"

青衣人道:「老堡主離開綠竹堡時,帶走了一些人手,前日少堡主離去之時,又帶走了不少的人手,所以堡內實力大減。」 

청의대한이 말했다.

"노보주께서 녹죽보를 떠나실 때 한 무리의 사람을 데리고 가셨는데 그저께 소보주가 떠날 때 또 적잖은 사람을 데리고 갔습니다. 그래서 보 내의 실력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歐陽鳳道:「怎麼樣?」 

구양봉이 말했다.

"어떻게요?"

青衣人道:「就在大少堡主前日離去不久,突然有一些來歷不明的江湖人物衝入了堡中,引起了一場很大的衝突。」 

청의대한이 말했다.

"대소보주께서 그저께 떠나시고 오래지 않아 돌연 내력이 불분명한 강호인물이 보 안으로 들이닥쳐서 한바탕 아주 커다란 충돌을 일으켰습니다."

歐陽鳳道:「堡中可有傷亡?」 

구양봉이 말했다.

"보 안에는 다치거나 죽은 사람이 있겠군요?"

青衣人道:「堡中的損失不小,死去七人,傷了九個,所以咱們不得不小心一些了。」 

청의대한이 말했다.

"보 안의 손실이 적지 않습니다. 일곱 명이 죽었고 아홉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득이 조금 조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歐陽鳳略一沉吟,道:「你們擊退了強敵?」 

구양봉이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당신들은 강적을 격퇴시켰나요?"

青衣人道:「苦戰了一個時辰,才算把來犯之敵擊退。」 

청의대한이 말했다.

"한 시진의 고전 끝에 비로소 침범해온 적을 격퇴시켰지요."

歐陽鳳道:「那真是辛苦你們了。」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들은 정말 고생했군요."

青衣人道:「所以,就算你真是女少堡主歸寧省親,咱們也不得不小心一些,免得再出意外來。」 

청의대한이 말했다.

"그래서 설령 당신이 정말 문안차 친정에 들른 여소보주라 하더라도 우리는 다시 의외의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득불 좀 조심해야 합니다."

歐陽鳳略一忖思,暗道:這人神色鎮靜,似是早有成算,倒要看看他耍出什麼花招來。 

구양봉이 잠깐 곰곰히 생각하고는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이 사람의 표정은 진지한 것이 벌써 계산이 서있었던 것 같구나. 그가 무슨 수작을 벌이는지 한번 보아야겠다.'

心中念轉,口中說道:「你們的意思是……」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당신들의 생각은..."

青衣人道:「在下的意思是希望女少堡主少候片刻,我立刻向裡通報,由總管親迎小姐入內。」 

청의대한이 말했다.

"제 말은 여소보주께서 잠깐 기다려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즉시 안에다 통보하여 총관이 직접 소저를 맞이하여 안으로 모시게 하겠습니다."

歐陽鳳道:「你要他看看我是不是假冒的了?」 

구양봉이 말했다.

"내가 사칭하는 것이 아닌지 그에게 한번 보이려는 건가요?"

青衣人道:「不敢欺瞞小姐,在下確實有些擔心?唉!只因在下入堡太晚,不識小姐,所以還請擔待擔待。」 

청의대한이 말했다.

"감히 소저를 속이지 못하겠군요. 저는 확실히 좀 염려가 됩니다. 후! 제가 너무 늦게 보에 들어와서 소저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너그러이 양해해주십시오."  

歐陽鳳道:「你的口才很好,作一位守門堡丁實是有些可惜了。」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은 말재주가 아주 좋은데 문지기 하기에는 실로 아깝군요."

青衣人一欠身,道:「小姐誇獎。」 

청의대한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소저의 과찬입니다."

歐陽鳳道:「好吧!我就站在此地等候,你們哪一位去通報。」 

구양봉이 말했다.

"알겠어요! 내가 이 자리에 서서 기다릴테니 당신들은 어느 한 사람이 가서 통보하세요."

左首青衣人目光一望右首青衣人,道:「你陪著小姐,我去通報總管。」

왼쪽의 청의인이 오른쪽 청의인을 한번 바라보더니 말했다.

"자네는 소저를 모시고 있게. 내 가서 총관께 통보하겠네."

轉身急奔而去。 

몸을 돌려 급히 달려갔다.

歐陽鳳目睹一人去遠,才望著留下的人,道:「你也不認識我了?」 

구양봉은 한 사람이 멀리 가버리자 그제서야 남은 사람에게 말했다.

"당신도 나를 알지 못하나요?"

青衣人一欠身,道:「是!在下來此,還不足一年時光。」 

청의대한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예! 제가 이곳에 온 것은 일 년도 되지 않습니다."

歐陽鳳道:「你們從何處到此?」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들은 어디에서 여기로 왔나요?"

青衣人微微一笑,卻不答話。 

청의인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歐陽鳳道:「你們奉何人之命而來?」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들은 누구의 명을 받아서 왔나요?"

青衣人搖搖頭,道:「姑娘,我無法回答你的問題。」 

청의대한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낭자, 나는 당신의 질문에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歐陽鳳道:「為什麼?」 

구양봉이 말했다.

"왜요?"

青衣人道:「我還無法確定姑娘的真正身份?」 

청의대한이 말했다.

"나는 아직 낭자의 진정한 신분을 확정할 수가 없습니다."

歐陽鳳道:「你知曉了呢?」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이 알게 되면요?"

青衣人道:「那時姑娘也不用問在下,什麼事都由總管回答。」 

청의대한이 말했다.

"그때가서는 저한테 물어보실 필요가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모두 총관이 대답할 것입니다."

杜天龍忍不住接道:「岳父大人封刀退隱之後,不再問江湖中事,怎會又招了這許多的新手入堡?」 

두천룡이 참지 못하고 말을 받았다.

"장인어른께서는 칼을 봉하고 은퇴하신 뒤 다시는 강호의 일에 상관하지 않으셨는데 어찌하여 이렇게 허다한 신출내기들을 보에 들였단 말이오?"

那青衣人回顧了杜天龍一眼,道:「姑娘,這一位是……」 

그 청의인은 두천룡을 돌아보며 말했다.

"낭자, 이분은..."

歐陽鳳道:「你們知道我是歸寧省親,就應該想到我會和夫婿同來。」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들은 내가 친정 나들이 왔음을 알았으니 당연히 남편과 같이 왔다고 생각해야지요."

青衣人道:「那是咱們綠竹堡的姑爺了。」 

청의대한이 말했다.

"그러면 우리 녹죽보의 서방님이시군요."

歐陽鳳道:「不錯。」 

구양봉이 말했다.

"그래요."

青衣人望望雷慶、楊非子、凌度月等,說道:「這幾位是……」 

청의대한이 뇌경, 양비자, 능도월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분들은..."

歐陽鳳道:「你們姑爺的朋友,綠竹堡的貴賓。」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들 서방님의 친구분들이자 녹죽보의 귀빈들이예요."

青衣人哦了一聲,不再答話。 他感覺到,除非立刻翻臉之外,再要交談下去那就太吃虧了。 

청의인은 아, 하더니 더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즉시 외면하는 것 말고는 더이상 이야기를 주고받다가는 크게 손해를 볼 것이라고 느꼈다.

楊非子、凌度月等一直未接口多言,因為事情已經很明顯,綠竹堡中已然換了一批人手,這批人來歷不明,說明了綠竹堡已落入新人的控制之中。 

양비자, 능도월 등은 줄곧 대꾸하지도 여러 말 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사정은 이미 아주 명확했던 것이다. 녹죽보에는 이미 사람이 바뀌었고 이들의 내력이 불분명하다는 것은 녹죽보가 이미 새로운 사람의 공제하에 떨어졌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目下的情景是誰都在忍耐著,不肯輕易發作。 似是都在等待著最有利的機會。 

목하 정황은 누구든 인내하며 경솔하게 발작하지 않으려했다. 마치 가장 유리한 기회를 기다리는 듯 했다.

片刻之後,那青衣人帶著一個五旬左右,挺著一個大肚皮的胖子,急奔而至。 他人雖然胖得像一尊彌勒佛,但快步奔來,卻是面不紅,氣不喘。 

잠시 후 그 청의인은 한 명의 오순 가량 되었고 배가 불룩한 뚱보를 데리고 급히 달려왔다. 그 사람은 비록 미륵불처럼 뚱뚱했지만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는데도 얼굴이 붉어지거나 숨을 헐떡이지 않았다.

胖總管仍是舊人,急行兩步,一躬身,道:「程立拜見大小姐。」 

뚱뚱한 총관은 예전 사람이었다. 급히 두 걸음 걸어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정립(程立)이 대소저를 배견합니다."

一撩衣襟,竟然要行大禮。 歐陽鳳眼看他真要跪下,才一伸手,道:「程總管不用多禮。」 

옷소매를 걷어올려 대례를 행하려 하였다. 구양봉은 그가 정말 무릎을 꿇으려 하는 것을 보자 손을 내밀며 말했다.

"정총관은 예를 차릴 필요 없어요."

程立站起身子,一轉身道:「給姑爺見禮。」 

정립이 일어나서 몸을 돌리더니 말했다.

"서방님께 인사올립니다."

抱拳一個長揖。 

포권하여 장읍했다.

杜天龍道:「程兄,不敢當。」 

두천룡이 말했다.

"정형, 감당할 수 없습니다."

歐陽鳳人已完全冷靜下來,笑一笑,道:「我兩年來未回來過,咱們綠竹堡又添了不少的新人。」 

구양봉은 이미 완전히 냉정해졌다. 한번 웃더니 말했다.

"내가 이 년 동안 와보지 않았더니 우리 녹죽보에는 적지 않은 신인(新人)들이 늘었군요."

程立道:「是!老堡主雖然退出了江湖,但江湖中人,卻不肯輕易地放過他,未雨綢繆,所以,老堡主增選了不少的人手。」 

정립이 말했다.

"예! 노보주께서 강호를 물러나셨지만 강호인들은 쉽사리 그분을 놓아주려 하지 않았지요. 그래서 노보주께서는 적지 않은 사람을 뽑아서 비오기 전에 창문을 수리하듯 사전에 대비하셨지요."

這時兩個青衣人,已然退到了程立身後,肅然而立。 

이때 두 명의 청의인은 이미 정립의 뒤로 물러나 숙연하게 서있었다.

歐陽鳳道:「聽說我爹和兩位兄長,都不在堡內。」 

구양봉이 말했다.

"듣자하니 어버님과 두 남동생은 모두 보 안에 안계시다고요?"

程立道:「是!老堡主帶著二少爺趕去開封,大少堡主應召趕往。」 

정립이 말했다.

"예! 노보주께서는 둘째 작은 나으리를 데리고 개봉으로 가셨고 대소보주도 부름을 받아 서둘러 가셨지요."

歐陽鳳道:「那真是不巧得很,我娘的身體好吧?」 

구양봉이 말했다.

"그거 정말 공교롭군요. 제 어머님은 건강하신가요?"

程立道:「老夫人身體還好,只是雙目失明了。」 

정립이 말했다.

"노부인께선 건강하십니다. 단지 두 눈이 실명되셨습니다."

歐陽鳳心頭一震,臉色微變。 但她極力地保持著心情的鎮靜,道:「那就勞請總管帶我見見我娘。」 

구양봉은 가슴이 떨리고 안색이 미미하게 변했다. 하지만 그녀는 극력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그러면 총관께서 나를 데리고 어머니를 뵙게해주세요."

程立道:「老奴帶路。」 

정립이 말했다.

"소인이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歐陽鳳目光一掠兩個青衣人,道:「兩位,程總管已經證明了我的身份,我可以進去了吧?」 

구양봉의 시선이 두 명의 청의인을 스치더니 말했다.

"두 분, 정총관이 나의 신분을 증명하였으니 내가 들어가도 되겠지요?"

兩個青衣人齊齊躬身,道:「咱們不識姑娘,還望恕罪。」 

두 청의인은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저희들은 낭자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죄를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楊非子突然向前一步,道:「作僕從下人的,招子應該放亮一點,歐陽姑娘脾氣好,不追究兩位的失禮,如是換了個人,兩位今日就吃不完兜著走了。」 

양비자가 돌연 앞으로 한 걸음 나서서 말했다.

"하인이 된 자가 눈치가 빨라야지. 구양낭자의 성격이 좋아 그대들의 실례를 추궁하지 않지 만일 다른 사람이라면 오늘의 일은 끝까지 책임져야 할 것이오."

一面說話,一面互搓雙手,屈指輕彈。 兩個青衣人的態度很恭謹,但神情卻十分鎮靜,全無懼色。四道眼神,一掠楊非子,默不作答。 

말은 하면서 쌍수를 비비며 손가락을 구부렸다 살짝 튕겼다. 두 청의인의 태도는 몹시 공손했지만 표정은 십분 침착하여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다. 네 줄기 시선이 양비자를 스쳐가더니 묵묵히 대답하지 않았다.

程立帶著歐陽鳳先行,楊非子、凌度月等,魚貫相隨。 雷慶快行了一步,追在楊非子的身側,道:「楊兄,情勢很詭異。」 

정립은 구양봉을 데리고 앞서 걸어가고 양비자, 능도월 등이 줄지어 뒤를 따랐다. 뇌경이 한 걸음 빨리 걸어 양비자의 옆으로 따라와서 말했다.

"양형, 정세가 아주 궤이(詭異)하군요."

楊非子道:「不錯,但不知這程立的為人如何?」 

양비자가 말했다.

"그렇소. 하지만 정립의 사람됨이 어떠한지 모르겠구려?"

雷慶道:「他是綠竹堡的老人,掌理綠竹堡的總管之職甚久,但老朽和他不熟,不知他忠誠之心如何?」 

뇌경이 말했다.

"그는 녹죽보의 원로로서 녹죽보의 총관직을 오랫동안 맡아왔소. 하지만 늙은이는 그와 친숙하지 않아 그의 충성심이 어떤지는 모르겠소."

楊非子笑一笑,道:「不論他是有心還是無意,但他已落入了別人的控制之中,奇怪的是,杜夫人只兩年未回綠竹堡來,怎地變化如此之大?」 

양비자가 웃더니 말했다.

"고의든 의도치 않았든 그는 이미 다른 사람의 공제에 빠졌소. 기괴한 것은 두부인이 녹죽보에 와보지 않은 지가 고작 이 년인데 어떻게 변화가 이렇게 크단 말이오?" 

雷慶道:「可怕的也就在此了。」 

뇌경이 말했다.

"두려운 것은 바로 그 점이오."

楊非子突然回過頭,低聲對杜天龍道:「你幾時未到綠竹堡了?」 

양비자가 돌연 고개를 돌려 두천룡에게 나직이 말했다.

"당신은 언제 녹죽보에 와보았소?"

杜天龍道:「上次和拙荊一起來過。」 

두천룡이 말했다.

"지난 번에 집사람과 같이 왔었습니다."

楊非子道:「兩年多了?」 

양비자가 말했다.

"이 년이 넘었소?"

杜天龍沉吟了一陣,道:「正確的日子,應該是不足兩年,一年十一個月。」 

두천룡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정확히는 이 년이 안되고 일 년 십 개월입니다."

楊非子道:「那時候,老夫人的雙目如何?」 

양비자가 말했다.

"그때 노부인의 두 눈은 어떠했소?"

杜天龍道:「完好如常。」 

두천룡이 말했다.

"평소와 같이 온전했지요."

談話之間,已穿過兩重庭院,來到了一座大廳的前面。 

이야기하는 사이에 이미 두 개의 정원을 가로질러 어느 대청 앞쪽에 도착했다.

程立把幾人讓入大庭,道:「姑娘,姑爺,請和諸位貴賓,暫在廳中稍坐,我去請老夫人來。」 

정립이 그들을 대청에 들여보내고 말했다.

"낭자, 서방님. 여러 귀빈들과 잠시 청 안에서 앉아계십시오. 제가 가서 노부인을 오시라 하겠습니다."

歐陽鳳目光轉動,回顧了大廳一眼,道:「程立,為什麼要我在廳中等候,難道我不能到後廳去見我母親嗎?」 

구양봉이 눈을 돌려 대청을 둘러보고는 말했다.

"정립, 왜 나더러 대청에서 기다리라고 하는 거죠? 설마 내가 후청(後廳)에 가서 모친을 만날 수 없다는 말인가요?"

程立的臉上閃掠過一抹焦急之色,道:「姑娘,老夫人雙目失明之後,變得十分暴躁,還是老奴去請她來到廳中見面的好。」 

정립의 얼굴에 한 가닥 초조한 기색이 스치더니 말했다.

"낭자, 노부인께서는 두 눈을 실명하신 뒤 성격이 몹시 불같이 변하셨습니다. 소인이 가서 그녀를 대청으로 오시게 하여 만나뵙는 것이 좋습니다."

歐陽鳳道:「這個,好吧!那就有勞總管了。」 

구양봉이 말했다.

"그럼 좋아요! 총관이 수고해주세요."

母女親情,何等深刻,但歐陽鳳卻強壓著激動的心情。 她未低估敵人,敢把自己放進來,必已有著很完全的準備。 

모녀의 정이란 얼마나 깊은 것인가? 하지만 구양봉은 격동하는 마음을 억지로 눌렀다. 그녀는 적을 과소평가하지 않았다. 감히 자신을 데리고 들어왔으니 틀림없이 완벽한 준비가 있을 것이다.

歐陽鳳心中有著太多的感傷,也有著太多的懷疑,目光轉注到雷慶的身上,低聲道: 「雷兄,目下情勢,晦暗不明,晚輩真不知如何應付這個局面了。」 

구양봉의 마음 속에는 너무도 많은 감상(感傷)과 너무도 많은 회의가 있었다. 시선을 뇌경에게로 돌리더니 나직이 말했다.

"뇌형, 목하 정세는 눈 앞이 캄캄하여 알 수가 없군요. 후배는 정말 어떻게 이 국면을 대응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雷慶道:「情勢的確很詭異,不過,總會有開朗的時候,賢弟婦要忍耐,先見過令堂之後,再作道理。」 

뇌경이 말했다.

"정세가 확실히 궤이하오. 그러나 어쨌든 환하게 밝혀질 때가 있을 것이니 제수는 인내하여야 하오. 먼저 영당을 만나뵌 후 다시 대책을 세우도록 합시다."

杜天龍低聲道:「咱們一路行來,除了程立之外,未見綠竹堡一個舊屬,似乎是,整個的綠竹堡已在人家控制之下了。」 

두천룡이 나직이 말했다.

"우리가 오는 길에 정립 말고는 녹죽보의 예전 하인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마치 녹죽보 전체가 이미 남의 공제하에 있는 듯 하군요."

歐陽鳳點點頭,道:「好在,他們還未認出楊老前輩和雷老的身份,至少可以說明了,他們還不很精細。」 

구양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행히 그들은 아직 양노선배와 뇌노의 신분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그들이 꼼꼼하지 못하다는 것을 말해주는군요."

凌度月突然接道:「程立這人的生性如何?」 

능도월이 돌연 말을 받았다.

"정립의 성품은 어떠합니까?"

歐陽鳳還未來及答話,耳際間,已響起了步履之聲。 程立當先而入。 緊隨程立身後的,是一個頭髮灰白,雙目緊閉,手中執著一根細籐的青衣老婦。 兩個身著白衣的少女,扶著那老婦行入廳中。 

구양봉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귓가에 이미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정립이 앞장서서 들어왔다. 정립의 뒤를 따르고 있는 것은 한 명의 머리카락이 반백에 두 눈을 꼭 감은 채 손에 가느다란 등나무 지팡이를 쥔 청의노부인이었다. 두 명의 백의소녀가 그 노부인을 부축하여 대청 안으로 들어왔다.

歐陽鳳雖然極力想保持著鎮靜,但目睹兩年未見,身軀一向健朗的母親,竟然變成了一個盲婦,心中激動之情,再難遏止,急急叫了一聲,道:「娘。」 

구양봉이 비록 극력으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 년간 못본 사이에 늘 신체건강했던 모친이 놀랍게도 눈이 먼 노부인으로 변한 것을 보자 마음 속에 격동하는 정을 더이상 저지할 수가 없었다. 급히 소리쳤다.

"어머니."

跪拜了下去,嗚嗚咽咽地哭了起來。 

무릎 꿇고 절을 하고는 흐느끼며 곡을 하기 시작했다.

青衣老婦倒是很鎮靜,手中籐杖,輕輕一點實地,道:「起來,有話好好說,哭什麼呢?」 

청의노부인은 도리어 몹시 침착했다. 수중의 등나무 지팡이로 가볍게 땅을 짚더니 말했다.

"일어나거라. 할 말이 있으면 말로 하지 곡은 왜 하느냐?"

歐陽鳳聽得一怔,立時止住了哭聲,一拭臉上的淚痕,道:「鳳兒叩見母親。」 

구양봉이 듣고 멍해졌다. 즉시 곡을 그치고 얼굴의 눈물자국을 닦더니 말했다.

"봉아가 모친을 뵈옵니다."

青衣老婦緩緩坐在一張木椅上,兩個白衣少女,分左右站兩側。 

청의노부인은 천천히 나무의자에 앉았고 두 명의 백의소녀는 좌우로 나뉘어 양 옆에 섰다.

輕輕咳了一聲,青衣老婦語聲冷漠地說道:「站起來。」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청의노부인이 냉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어나거라."

這簡直不像一個兩年未見女兒的母親口吻。 

그건 그야말로 이 년간 보지 못했던 딸의 모친 같지 않은 말투였다.

但歐陽鳳卻若有警覺,挺身站了起來,道:「鳳兒遵命。」 

구양봉은  경각심을 가진 듯 몸을 펴고 일어나서 말했다.

"봉아는 명을 따르겠습니다."

目光一掠兩個白衣少女,緩緩退了兩步。 這當兒,歐陽鳳距離青衣老婦只有三尺多些的距離。 胖總管程立,似是有意躲開,站到了一丈開外。 

두 명의 백의소녀를 흘낏 보고는 천천히 두 걸음 물러났다. 그때 구양봉은 청의노부인과의 거리가 단지 삼 척이 조금 넘는 거리였다. 뚱보 총관 정립은 고의로 피한 것인지 일 장 밖에 서있었다.

只聽歐陽老夫人道:「還有些什麼人和你一起來的?」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또 누가 너와 함께 왔느냐?"

歐陽鳳道:「天龍和他的幾個朋友。」 

구양봉이 말했다.

"천룡과 그의 몇 명의 친구들입니다."

歐陽老夫人道:「天龍的朋友,卻沒有姓名嗎?」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천룡의 친구라니 이름이 없다는 말이냐?"

歐陽鳳道:「自然是有……」 

구양봉이 말했다.

"당연히 있지요..."

歐陽老夫人道:「能不能報出他們的姓名,讓娘聽聽看,那是些什麼人?」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그들의 성명을 말해보거라. 그들이 누구인지 어미가 한번 들어보자꾸나."

歐陽鳳急急說道:「娘!這些人,大都是天龍鏢局子的夥計、鏢師,談不上什麼武林高手,也沒有什麼名氣。」 

구양봉이 급히 말했다.

"어머니! 이들은 모두 천룡표국의 점원, 표사들이라 무슨 무림고수라 할 수도, 무슨 지명도가 있다고 할 수도 없어요."

對於歐陽鳳這一番話,那老夫人不但沒有生氣,反而有些激賞,道:「鳳兒,你好像越來越會說話了。」 

구양봉의 이 말에 노부인은 화를 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반대로 조금은 칭찬했다.

"봉아, 너는 갈수록 말솜씨가 느는구나."

歐陽鳳道:「女兒的年紀越長越大麼,這見識經驗,自然也是越來越多。」 

구양봉이 말했다.

"여아의 나이가 많아지니 견식과 경험도 자연 갈수록 많아지지요."

藉著說話的工夫,人已向前欺近了數步之多,到了老夫人的身前,一伸手,抓住了歐陽老夫人的右腕。 

이야기하는 핑계로 사람은 이미 앞으로 몇 걸음 다가가 노부인의 앞에 이르러 손을 내밀어 구양노부인의 오른 손목을 잡았다.

歐陽老夫人,神情有些激動,但她還是強忍了下去,道:「鳳兒,你這是什麼意思。」 

구양노부인은 조금 격동된 표정이었지만 억지로 참으며 말했다.

"봉아, 너 이게 무슨 의미더냐?"

歐陽鳳道:「女兒多年沒有見過母親了,很想和母親談談。」 

구양봉이 말했다.

"여아는 다년간 모친을 뵙지 못했어요. 모친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歐陽老夫人道:「原來如此,不過,為娘的雙目已經失明很久了,對世事,已然萬念俱灰,只怕沒有什麼和你談的。」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원래 그랬구나. 그러나 어미의 두 눈은 실명한 지 오래란다. 세상사에 대해 이미 마음이 잿더미가 되어 너와 무슨 할 말이 없을 듯 하구나."

這時,站在椅後左首的一個白衣少女,突然接口說道:「老夫人說的是,你老人家該早些休息了。」 

이때 의자 뒤 왼편에 섰던 백의소녀가 돌연 말을 받았다.

"노부인의 말씀이 맞습니다. 어르신 당신은 빨리 휴식하셔야 합니다."

歐陽鳳右手在母親腕上捏了兩下,突然用力一帶,把歐陽老夫人硬生生的從椅上給拖了起來,道:「天龍,快些過來瞧瞧。」 

구양봉의 우수는 모친 손목을 두어 번 만지작거리다가 돌연 힘을 가해 당겨서 구양노부인을 그대로 의자에서 끌어올리더니 말했다.

"천룡, 빨리 와보세요."

其實,不用他招呼,凌度月、杜天龍也雙雙躍了過來,擋在老夫人的身後。 兩個白衣少女似是未料到歐陽老夫人,竟脫出自己的掌握,同時,也未料到歐陽鳳會來這一手。 一時間,怔在當時,不知如何是好。 待兩個想有所行動時,杜天龍和凌度月,已雙攔在兩人的身前。 

사실 그를 부를 필요도 없었다. 능도월, 두천룡은 쌍쌍이 솟구쳐올라 노부인의 뒤를 막았다. 두 명의 백의소녀는 구양노부인이 자신들의 손아귀를 탈출할 줄은 예상치 못한 듯 했다. 동시에 구양봉이 이렇게 손을 쓸 줄은 예상치 못했다. 일시지간 그 순간에 멍하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두 명이 행동을 개시하려 했을 때 두천룡과 능도월은 이미 쌍쌍이 두 사람의 앞을 가로 막았다.

左首白衣少女,長長吁了一口氣,道:「老夫人,別忘了,你快到了吃藥的時間。」 

왼쪽 백의소녀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노부인, 당신은 빨리 가서 약을 먹을 시간임을 잊지마세요."

久歷風霜的歐陽老夫人,輕輕吁一口氣,道:「老身該吃藥了。」 

오랜 풍상(風霜)을 겪은 구양노부인은 가볍게 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먹어야지."

歐陽鳳接道:「娘!你老人家有什麼話,只管請說,天龍這幾個朋友,雖在江湖上,不太有名氣,但都有一身好武功。」 

구양봉이 말했다.

"어머니! 무슨 할 말이 있다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천룡의 저 친구들은 비록 강호에서 그리 명성은 없지만 모두 일신에 좋은 무공을 가지고 있어요."

歐陽老夫人啊了一聲,道:「這樣快了?老身記得,昨天我才剛剛服過藥物。」 

구양노부인이 오, 하더니 말했다.

"이렇게 빨리? 노신은 어제 약물을 먹은 걸로 기억하는데?"

左首白衣少女道:「老夫人記得不錯,你已經服了很多次的藥,再服三兩付,你的惡疾,就可能會完全好了,但如是中途停了藥,只怕會突然間轉到利害。」 

왼쪽 백의소녀가 말했다.

"노부인의 기억이 맞습니다. 당신은 이미 여러 차례 약을 드셨는데 두 세 첩은 더 드셔야 당신의 고질병은 완전히 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중도에 약을 멈추면 갑자기 악화될 거예요."

右首的白衣女,接道:「老夫人,翠姐姐說的不錯,你不能中途停藥,那樣會對你的病勢很壞。」 

오른쪽 백의소녀가 말했다.

"노부인, 취언니 말이 맞습니다. 당신은 중도에서 약을 멈추어선 안됩니다. 그러면 당신의 병세가 나빠질 거예요."

歐陽老夫人道:「姑娘,我這一把年紀了,就是病勢轉劇,不治而死,那也不算是什麼大事,何況我記得,這些年來,我都要七天才服一次藥,至少我還有五六天好活,是嗎?」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낭자, 내가 이 나이 되어 병세가 심해져 치료하지 못하고 죽은들 무슨 큰일도 아니다. 하물며 내 기억으로 요 몇 년간 나는 칠일에 한 번 약을 먹어야 했으니 적어도 아직 오륙 일은 멀쩡할 것이야. 그렇지?"

右首的白衣少女道:「可惜,就由昨天開始,已經加重了服藥之量,每隔上三天,就要服藥一次。」 

왼쪽 백의소녀가 말했다.

"애석하게도 어제부터 이미 복용량이 늘었어요. 매 삼 일 간격으로 약을 드셔야 합니다."

歐陽老夫人道:「就算是吧!老身還有兩天好活。」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노신은 아직 이틀은 멀쩡하겠지."

兩個白衣少女,眼看歐陽老夫人,已完全不受拘束,不禁面面相覷。 

두 명의 백의소녀는 구양노부인이 이미 전혀 구속을 받지 않는 것을 보자 저도 모르게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속수무책이었다.

沉吟了一陣,那左首的白衣女,才冷冷說道:「夫人,你想到了後果沒有?」 

한동안 침음하던 그 왼쪽의 백의녀가 그제서야 냉랭하게 말했다.

"부인, 당신은 나중의 결과를 생각하셨나요?"

凌度月、杜天龍,只是攔在兩個白衣少女的前面,既未多言,也未出手,似是希望三人對話中,聽出一些蛛絲馬跡。 

능도월, 두천룡은 두 명의 백의소녀의 앞을 가로막기만 하고 말없이 출수하지 않았다. 마치 세 사람의 말 속에서 약간의 실마리를 찾기를 바라는 듯 했다.

只聽歐陽老夫人緩緩說道:「老身似乎是受你管制兩年了吧……」 

구양노부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노신은 이 년간 너의 통제를 받은 것 같구나..."

左首白衣少女急急接道:「你胡說些什麼?這些日子裡,如非我們照顧你的生活,給你藥物,只怕你早已死了,至少你已經變成了瘋子。」 

왼쪽 백의소녀가 급히 말했다.

"당신은 무슨 말도 안되는 말씀이십니까? 그 동안 우리가 당신의 생활을 돌보며 약물을 드리지 않았다면 당신은 벌써 죽었을 거예요. 적어도 이미 미치광이가 되었겠지요."

歐陽老夫人哈哈一笑,道:「是的!我早該死了,其實,我死了,倒也乾脆得很。」 

구양노부인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맞다! 나는 진작 죽었어야 했다. 사실 내가 죽으면 오히려 속시원하지."

左首白衣少女道:「就是在你病勢發作之後,那種求生不能,求死不得的痛苦,是嗎?」 

왼쪽 백의소녀가 말했다.

"당신은 병세가 발작하면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고통이 있지요. 그렇지요?"

歐陽老夫人道:「就算是吧!不過,老身相信,我在未死之前,至少,可以說出很多事情,對嗎?」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그러나 나는 죽기 전에 적어도 아주 많은 일들을 털어놓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지 않느냐?"

白衣少女冷冷說道:「老夫人,咱們的約定,你已經忘懷了嗎?」 

백의소녀가 냉랭하게 말했다.

"노부인, 우리의 약속을 당신은 이미 잊어버리셨나요?"

歐陽老夫人道:「約定的事,老身確已不但再遵守了。」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약속했던 것은 노신이 이미 더없이 확실하게 지켰다."

白衣少女冷哼一聲,道:「好!你要真敢如此,那就別怪咱們心狠手辣了。」 

백의소녀가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좋아요! 당신이 감히 이렇게 나오다니 우리의 수단이 악랄하다고 탓하지 마세요."

歐陽老夫人道:「我忍受了這麼些年,實在也不想再忍受下去了,這樣不死不活地拖下去,倒不如死的好。」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나는 요 몇 년간 견뎌왔는데 확실히 더이상 참고 싶지가 않다. 이렇게 죽지도 살지도 못할 바에는 죽는 것이 낫겠구나."

耳聞這一番話之後,事情已然大部明朗。 

이번의 말을 듣고나니 사정은 이미 대부분 뚜렷해졌다.

楊非子突然接道:「老夫人,你可中了別人的暗算嗎?」 

양비자가 돌연 말했다.

"노부인, 당신은 다른 사람의 암산에 당하셨소?"

歐陽老夫人道:「不錯,中了奇毒,一種發作時萬分痛苦的奇毒。」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그래요. 기독을 맞았지요. 발작할 때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기독이랍니다."

楊非子道:「不要緊,有毒藥就有解藥,解去老夫人中毒一事,包在區區身上就是。」 

양비자가 말했다.

"괜찮소. 독약이 있으면 해약도 있는 법이니 노부인의 독을 풀어버리는 일은 나한테 맡겨두시오."

歐陽老夫人歎一口氣,道:「壯士的盛情,老身心領了,我身中之毒,沒有法子醫,老身也不想醫,今日能夠見你們,老身死也瞑目,死也無憾了……」 

구양노부인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장사(壯士)의 성의는 노신이 마음으로만 받도록 하지요. 내가 맞은 독은 치료할 방법이 없으며 노신은 치료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금일 당신들을 만날 수 있었으니 노신은 죽어도 아무런 유감이 없이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左首白衣少女高聲說道:「老夫人,你風燭殘年,死了算什麼?可是你那兩個寶見兒子,也都身中奇毒,你連他們的生死,難道也不敬在心上嗎?」 

왼쪽 백의소녀가 큰 소리로 말했다.

"노부인, 당신은 바람 앞에 촛불같은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이니 죽은들 무슨 대수겠어요. 그러나 당신의 두 보배같은 아들도 기독을 맞았어요. 당신은 그들의 생사조차 설마 마음에 두지 않으시나요?"

母子連心,果然,歐陽老夫人突然停了下來,默然不語。 

어미와 자식은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 과연 구양노부인은 돌연 멈추더니 묵묵히 말이 없었다.

歐陽鳳望了兩個白衣少女一眼,冷冷說道:「事情已經很明顯了,事實上,也不用我娘說什麼了!」 

구양봉이 두 백의소녀를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사정은 이미 명확해졌어요. 사실상 나의 어머니께서 무슨 말을 하실 필요도 없지요!"

楊非子突然暗施傳音之術,道:「杜夫人,不可輕易發作,要盡量從兩個丫頭口中掏出內情,事情已經擺明了,用不著再有什麼顧慮。」 

양비자가 돌연 남몰래 전음술을 펼쳐서 말했다.

"두부인, 경솔하게 발작하여서는 안되오. 가능한 두 계집아이의 입에서 내정을 도출해야 하오. 사정은 이미 확실하오. 더이상 아무 것도 고려할 필요가 없소."

歐陽鳳暴起的怒火,立刻熄了下來,長長吁一口氣,伸手拖過一把木椅,道:「娘!你先請坐下,我要和這兩位姑娘好好地談談。」 

구양봉은 폭발하려던 노화를 즉시 잠재우고는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손을 뻗어 나무의자를 끌고와서 말했다.

"어머니! 우선 앉으세요. 나는 이 두 낭자와 이야기해야겠어요."

歐陽老夫人歎息一聲,道:「鳳兒,你兩位弟弟……」 

구양노부인이 탄식하고는 말했다.

"봉아, 너의 두 동생은..."

歐陽鳳道:「娘!你別擔心,我見過二弟,他活的很好,完全不像中毒的樣子,他和爹在一起。」 

구양봉이 말했다.

"어머니! 염려하지 마세요. 나는 둘째 동생을 본 적이 있는데 그는 전혀 중독된 것 같지 않았고 아주 멀쩡히 살아있답니다. 그는 아버님과 같이 있어요."

歐陽老夫人道:「那……」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그..."

左首白衣少女道:「老夫人,你最好別多口,咱們或可和令嬡談談。」 

왼쪽 백의소녀가 말했다.

"노부인, 말을 삼가는 것이 좋아요. 우리는 영애와 이야기하겠어요."

歐陽老夫人道:「我不能再讓女兒也受你們的擺佈……」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나는 더이상 딸아이마저 너희들의 조종을 받게 할 수 없다..."

歐陽鳳道:「這個娘故心,女兒是有備而來,他們無法傷害到我。」 

구양봉이 말했다.

"어머니, 안심하세요. 여아는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그들이 나를 해칠 수 없어요."

歐陽老夫人道:「孩子,你不知道,他的手段……」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얘야, 너는 모른다. 그의 수단은..."

左首白衣少女接道:「老夫人,夠了,你只要再插一言,立刻就會有慘劇發生,只要你不說話,咱們會和令嬡談談條件。」 

왼쪽 백의소녀가 말했다.

"노부인, 됐어요. 당신이 한 마디만 더 끼어들면 즉시 참극이 발생할 거예요. 당신이 입을 다문다면 우리는 영애와 조건을 담판짓겠어요."

歐陽鳳道:「娘!你不用費心了,鳳兒自有道理。」 

구양봉이 말했다.

"어머니! 마음쓰지 마세요. 봉아는 방법이 있어요."

歐陽老夫人長歎一聲,不再多言。 

구양노부인은 길게 한숨을 쉬고는 더이상 여러 말 하지 않았다.

歐陽鳳目光轉注那左首白衣少女的身上,道:「看來姑娘似是一位領袖人物。」 

구양봉은 시선을 그 왼쪽 백의소녀에게로 돌리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낭자가 영수(領袖) 인물이군요."

白衣少女道:「就目下在場中人而言,被你大小姐猜對了。」 

백의소녀가 말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 말하자면 대소저 당신의 짐작이 맞아요."

歐陽鳳目光轉動,發覺雷慶和王人傑,已然堵在了大廳門口,胖總管程立,站在大廳一角,垂首而立。 

구양봉이 눈길을 돌리자 뇌경과 왕인걸은 이미 대청 문을 틀어막고 있었고 뚱보 총관 정립은 대청 한 구석에 고개를 숙인 채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輕輕吁一口氣,歐陽鳳緩緩說道:「姑娘,怎麼稱呼啊?」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구양봉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낭자를 어떻게 부르면 되나요?"

左首白衣少女道:「我叫郭翠,夠了吧!」 

왼쪽 백의소녀가 말했다.

"곽취(郭翠)라고 부르면 돼요!"

歐陽鳳道:「郭姑娘能作得幾分主意?」 

구양봉이 말했다.

"곽낭자는 얼마나 결정권이 있나요?"

郭翠道:「那要看什麼事了,不過,你大姑娘可以放心,我如作不了主的事,自會有人出面。」 

곽취가 말했다.

"그건 무슨 일이냐에 달렸어요. 그러나 큰낭자 당신은 안심해도 좋아요. 내가 만일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면 자연 나서는 사람이 있을 테니까요."

歐陽鳳目光轉動,回顧了大廳一眼,道:「姑娘,那人現在何處?」 

구양봉이 시선을 돌려 대청을 한번 둘러보고 말했다.

"낭자, 그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죠?"

郭翠道:「用不到姑娘費心,他想見你時自會出面。」 

곽취가 말했다.

"낭자가 마음 쓰지 않아도 그가 당신을 만나고 싶을 때 모습을 나타낼 겁니다."

歐陽鳳淡淡一笑,道:「你們是哪一道上的人物?控制綠竹堡用心何在?」 

구양봉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은 어느 도상의 인물인가요? 녹죽보를 공제한 의도는 무엇이죠?"

郭翠冷冷說道:「咱們來處,恕不奉告,控制綠竹堡,只是借重貴堡的人力和歐陽明在江湖上的聲望,替咱們作幾件事件。」 

곽취가 냉랭하게 말했다.

"우리의 내력은 알려드릴 수 없음을 용서하세요. 녹죽보를 공제한 것은 단지 귀보의 인력과 강호상 구양명의 명성을 빌어 우리 대신 몇 건의 일을 시키려는 거예요."

歐陽鳳道:「郭姑娘口氣很緊。」 

구양봉이 말했다.

"곽낭자는 입이 무겁군요."

郭翠道:「當說的,我會奉告,不當說的,姑娘問了也是白問……」 

곽취가 말했다.

"말해야 하는 것이면 내가 알려드릴 것이며, 말해서 안될 것은 낭자가 물어봤자 헛수고예요..."

語聲微微一頓,接道:「事實上,應該由我來問你才對?」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사실상, 내가 당신에게 물어보아야 맞지 않을까요?"

略一沉吟,歐陽鳳緩緩說道:「好吧!郭姑娘想問什麼?」 

잠깐 침음하더니 구양봉이 천천히 말했다.

"좋아요! 곽낭자는 무엇을 묻고 싶은가요?"

郭翠道:「你真的見過歐陽明?」 

곽취가 말했다.

"당신은 정말 구양명을 만났나요?"

歐陽鳳道:「家父現在開封府,咱們由開封府來,自然是見過了。」 

구양봉이 말했다.

"가부께서는 현재 개봉부에 계신데 우리가 개봉부에서 왔으니 당연히 만나뵈었지요."

郭翠道:「令尊,令弟,都已為我們所用,姑娘也無法獨善其身了。」 

곽취가 말했다.

"영존(令尊)과 영제(令弟)는 모두 우리를 위해 일을 하고 있으니 낭자도 자신만 생각하며 독선적이서는 안됩니다."

歐陽鳳道:「哦!」 

구양봉이 말했다.

"허!"

郭翠道:「令尊既然已見過你,為什麼不給你透露一些消息?」 

곽취가 말했다.

"영존이 이미 당신을 만났는데 왜 당신에게 약간의 소식을 흘리지 않았을까요?"

歐陽鳳道:「家父沒有說,我也沒有多問,老實說,在開封時,我還未發覺這件事……」 

구양봉이 말했다.

"가부께서는 말씀이 없었고 나도 묻지 않았어요. 솔직히 개봉부에 있을 때 나는 이 일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요..."

郭翠微微一笑,道:「那很好啊……」 

곽취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거 아주 잘됐군요..."

歐陽鳳道:「可是,現在,我卻知道了這件很不幸的事。」 

구양봉이 말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아주 불행한 일을 알았어요."

郭翠道:「所以,你應該救救他們。」 

곽취가 말했다.

"그래서 당신은 그들을 구해야해요."

歐陽鳳道:「他們,都包括些什麼?」 

구양봉이 말했다.

"그들이라함은 누구를 포함해서 하는 말인가요?"

郭翠沉吟了一聲,道:「令尊,令堂,和你兩位兄弟,以及綠竹堡中對你們忠實的僕從人員。」 

곽취가 침음하더니 말했다.

"영존, 영당과 당신의 두 형제들 및 녹죽보에서 당신들에게 충성을 다하는 하인들이지요."

歐陽鳳道:「哦!這麼說來,我真得屈從你郭姑娘了。」 

구양봉이 말했다.

"아! 그렇다면 나는 정말 곽낭자 당신에게 굴복해야 하겠군요."

郭翠道:「你自己瞧著辦吧!如若是你不希望你們因為你受到了傷害,你也只有如此了。」 

곽취가 말했다.

"당신 자신이 판단해보세요! 만약 그들이 당신 때문에 해를 입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당신은 오직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歐陽鳳淡淡一笑,道:「郭姑娘,我想問我們總管幾句話,還望姑娘見允。」 

구양봉이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곽낭자, 나는 우리 총관에게 몇 마디 묻고 싶은데 낭자가 허락해주기를 바래요."

郭翠道:「好吧!你問吧。」 

곽취가 말했다.

"좋아요! 물어보세요."

歐陽鳳身子轉動,面轉向胖總管程立,道:「程老,你過來。」 

구양봉이 몸을 돌려 뚱보 총관 정립을 향해 말했다.

"정노(程老), 이리 오세요."

程立依言行了過來,道:「大小姐有什麼吩咐?」 

정립이 그 말대로 걸어와서 말했다.

"대소저(大小姐),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歐陽鳳道:「我爹呢?」 

구양봉이 말했다.

"제 아버지는요?"

程立道:「老堡主嗎?不是到開封府去了?」 

정립이 말했다.

"노보주께서는 개봉부에 가시지 않으셨습니까?"

歐陽鳳冷笑一聲,道:「程立,綠竹堡中有多少像你一樣的人?」 

구양봉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정립, 녹죽보에 당신 같은 사람이 얼마나 있죠?"

程立道:「就老奴所知,咱們綠竹堡中原來的人手,都已經身受控制……」 

정립이 말했다.

"소인이 알기로 우리 녹죽보에 원래 있던 사람은 이미 모두 공제를 받고 있습니다..."

歐陽鳳道:「嗯!他們現在何處,我能不能見他們?」 

구양봉이 말했다.

"음!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내가 그들을 만날볼 수 있나요?"

程立道:「不能,除了你得到特別的允准。」 

정립이 말했다.

"안됩니다. 당신이 특별히 허가를 얻어야만 됩니다."

歐陽鳳道:「你回答的如此乾脆,可是早已背叛了綠竹堡。」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 대답이 이처럼 시원시원하니 아무래도 진작에 녹죽보를 배반했군요."

程立道:「這個麼?那就很難說了,如若在下說我是臨時起意,姑娘會相信嗎?」 

정립이 말했다.

"그것 말입니까? 말하기 어렵군요. 만약 제가 일시적으로 나쁜 마음이 들었다면 낭자는 믿으시겠습니까?"

歐陽鳳道:「不相信。」 

구양봉이 말했다.

"믿지 않아요."

程立道:「那就算在下早已背叛了綠竹堡就是。」 

정립이 말했다.

"그러면 제가 벌써 녹죽보를 배반했다고 칩시다."

歐陽鳳道:「就我所知,綠竹堡待你不薄,你生出叛離之心,也該有些原因了?」 

구양봉이 말했다.

"내가 알기로 녹죽보에서는 당신을 박하게 대하지 않았어요. 당신이 배반할 마음이 생겨난 것은 이유가 있겠지요?"

程立哈哈一笑,道:「大姑娘,這話有些不對了,水向低處流,人往高處爬,我程某人,不能當一輩子侍候人的總管,所以……」 

정립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큰낭자, 그 말은 좀 맞지 않소. 물은 낮은 데로 흐르고 사람은 높은 데로 기어오르는 법이오. 나 정모가 한평생 남의 시중만 드는 총관 노릇을 할 수는 없소. 그래서..."

歐陽鳳冷冷接道:「所以,你就背叛了主人,暗施毒手。」 

구양봉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그래서 당신은 주인을 배반하고 몰래 독수를 펼쳤군요."

程立望了郭翠一眼,道:「姑娘,在下……」 

정립이 곽취를 바라보고 말했다.

"낭자, 저는..."

郭翠冷冷說道:「應該怎麼說,你就說下去。」 

곽취가 냉랭하게 말했다.

"할 말이 있거든 하시오."

程立應了一聲,回頭望著歐陽鳳,道:「大姑娘,你還想知道什麼?」 

정립이 대답하고 고개를 돌려 구양봉을 바라보며 말했다.

"큰낭자, 당신은 무엇이 알고싶소?"

歐陽鳳道:「我想知道你出賣綠竹堡的詳細經過,目下堡中的情形。」 

구양봉이 말했다.

"나는 당신이 녹죽보를 팔아먹은 상세한 경과와 현재 보 안의 정황을 알고 싶어요."

程立道:「就算說了,大姑娘真會相信嗎?」 

정립이 말했다.

"말한다고 해도 큰낭자가 믿으시겠소?"

歐陽鳳道:「那是我的事了,你只管說出來就是。」 

구양봉이 말했다.

"그건 나의 일이니 당신은 오로지 털어놓기만 하면 그만이예요." 

程立沉吟了一陣,道:「在下在酒飯中下了一種無色無味的毒藥,使全堡中人,全都中了毒。」 

정립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나는 일종의 무색무미(無色無味)한 독약을 술과 밥 안에 넣었고 보 안의 모든 사람을 전부 중독시켰소."

歐陽鳳道:「包括堡主在內?」 

구양봉이 말했다.

"보주도 그 안에 포함해서?"

程立道:「是!令尊,令堂,和你兩個兄弟。」 

정립이 말했다.

"그렇소! 영존, 영당과 당신의 두 형제까지 포함이오."

歐陽鳳道:「那是多久之前了?」 

구양봉이 말했다.

"얼마나 오래되었지죠?"

程立道:「兩年之前,大姑娘早走了三天,如果你晚走三天,也早已中奇毒。」 

정립이 말했다.

"이 년 전 큰낭자는 사흘 일찍 떠났는데 만약 당신이 사흘을 늦게 떠났더라면 기독을 맞았을 거요."

歐陽鳳出奇地鎮靜,道:「記得兩年前我七月十二離開,早走了三天,你是在七月十五下毒了?」 

구양봉은 이상하리만치 침착해져서 말했다.

"이 년 전 나는 칠월 십이일 떠난 것으로 기억하는데 사흘 일찍 떠났으니 당신은 칠월 십오일 독을 썼군요?"

程立道:「是,那一天是普渡節,大開鬼門關,家家戶戶都尊祭祖先,咱們綠竹堡也不例外,我就在那一天下的毒,毒藥下入了酒、菜之中,全堡中人,無一倖免,全都中了毒。」 

정립이 말했다.

"그렇소. 그날은 귀문(鬼門)이 열리는 보도절(普渡節:망자에 제를 지내는 풍속)이라 집집마다 선조들에게 제사를 받들어 올렸고 우리 녹죽보도 예외가 아니었소. 나는  바로 그날 독을 썼는데 술과 요리에 독약을 넣어서 보 안의 모든 사람은  요행히 면한 자가 한 명도 없이 모조리 중독되었소."

歐陽鳳道:「也包括你在內了。」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도 그 안에 포함되었군요."

程立道:「不錯,也包括區區在內,不過,我早已服用了解藥,所以,雖然中了毒,卻全無傷害。」 

정립이 말했다.

"그렇소. 나도 포함되었소. 그러나 나는 미리 해약을 먹었소. 그래서 비록 중독되었지만 전혀 해가 없소."

歐陽鳳點點頭,道:「看你一臉忠厚之相,卻是人面獸心,毒如蛇蠍。」 

구양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은 충후(忠厚)한 상의 얼굴인데 오히려 인면수심(人面獸心)에 악독하기가 사갈(蛇蠍)과 같군요."

程立道:「大姑娘可是不想再聽下去了?」 

정립이 말했다.

"큰낭자는 더 듣고싶지 않은가 보오?"

歐陽鳳一皺眉頭,道:「你說下去!」 

구양봉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말해요!"

程立冷冷說道:「如是大姑娘想聽下去,那最好別從中打岔。」 

정립이 냉랭하게 말했다.

"만일 큰낭자가 듣고 싶다면 말을 끊지 않는 것이 가장 좋소."

歐陽鳳冷哼一聲,未再多言。 

구양봉이 차갑게 흥, 하더니 더이상 여러 말 하지 않았다.

程立接道:「那毒藥無色無味,但卻有著一定發作時間,三更毒發,四更時分,由這位郭姑娘帶人進入綠竹堡,名聞天下武林的綠竹堡,就這樣一夜間,完全改變……」 

정립이 말했다.

"그 독약은 무색무미하지만 일정한 발작시간이 있소. 삼경에 독이 발작했고 사경 무렵 이 곽낭자가 사람을 데리고 녹죽보에 들어왔소. 명성이 천하무림에 자자하던 녹죽보는 그렇게 하룻밤 사이에 완전히 변해버린 거요..."

歐陽鳳道:「我父親內功精深,豈有中了毒而不知曉之理。」 

구양봉이 말했다.

"나의 부친은 내공이 정심하신데 어찌 중독되신 줄 알지 못하셨겠어요?"

程立道:「這是一種特製之毒,而且,也只有使人暫時麻醉了一段時間,但這已經夠了,大姑娘,江湖上自從有人用毒以來,大約那是最大的一次用毒,綠竹堡上上下下,一百八十餘口,沒有一個逃出毒手。」 

정립이 말했다.

"그것은 일종의 특제된 독이오. 게다가 사람을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마비시킬 뿐이지만 그걸로 이미 충분했소. 큰낭자, 녹죽보 위아래 백팔십 여명이 한 명도 독수를 피하지 못했으니 강호에 독을 쓰는 사람이 생긴 이래로 아마 그것이 가장 큰 규모의 중독일 거요."

歐陽鳳暗暗吐一口氣,強忍胸中怒火,盡量保持著平靜,道:「這些人呢?都被你們殺了嗎?」 

구양봉이 암암리 한숨을 토해내고 가슴 속 노화를 억지로 참으며 가능한 평정을 유지한 채로 말했다.

"그들은 모두 당신네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나요?"

程立道:「大姑娘,真正不怕死的人,並不太多,當他知道自己的處境之後,大部份人,都願意接受新主人的令諭,有一些冥頑不婁的人,只好把他們殺了,所以,綠竹堡的事,一直能保持到現在,沒有傳揚出去。」 

정립이 말했다.

"큰낭자, 진정으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그리 많지가 않소. 자신의 처지를 알고난 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주인의 명령을 받기를 원하게 된다오. 고집불통인 몇 사람은 죽일 수 밖에 없소. 그래서 녹죽보의 일은 줄곧 소문나지 않고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었소."

歐陽鳳道:「別的人,不用管了,我爹是何等剛正的人,怎會甘心聽你們的擺佈。」 

구양봉이 말했다.

"다른 사람은 상관하지 않더라도 나의 아버지가 얼마나 강직하신 분인데 어찌 당신들의 안배에 따르시겠어요?"

程立哈哈一笑,道:「老堡主確實很剛正,但他們伉儷情深,又極鍾愛你大姑娘兩位令弟,為了這樣,他也只好認命了,甘願和在下一樣,聽命於人。」 

정립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노보주는 확실히 아주 강직하오. 하지만 그들 부부는 정이 깊고 또 극히 큰낭자 당신과 두 영제를 사랑하시오. 그렇기 때문에 그도 운명으로 여기고 기꺼이 나처럼 다른 사람의 명을 따를 수 밖에 없었소."

歐陽鳳道:「那你們為什麼?又弄瞎了我娘的雙目?」 

구양봉이 말했다.

"그럼 당신네들은 왜 또 어머니의 눈을 멀게 했죠?"

程立道:「令堂的雙目是急怒交加而瞎,可是和咱們沒有關係。」 

정립이 말했다.

"영당의 두 눈은 급한 마음과 노화가 교차하여 멀게 되었으니 우리와는 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오."

歐陽鳳道:「娘!是這樣嗎?」 

구양봉이 말했다.

"어머니! 그렇게 된 건가요?"

歐陽老夫人道:「我的眼睛是自己瞎了,不過……」 

구양노부인이 말했다.

"나의 눈은 스스로 멀었다. 그러나..."

郭翠冷冷接道:「老夫人,夠了,你只要說一句,眼是自己瞎的就夠了……」 

곽취가 냉랭하게 말을 받았다.

"노부인, 됐어요. 자신이 눈멀게 했다는 한 마디면 충분해요..."

目光一掠歐陽鳳,接道:「我不希望再鬧出很悲慘的事,所以,姑娘只許對令堂求證,別讓她多說,大姑娘想知道什麼,儘管請問程總管。」 

시선이 구양봉을 스치더니 이어서 말했다.

"나는 더이상 비참한 일이 벌어지는 것을 바라지 않아요. 그래서 낭자가 영당에게 증명을 구하는 것을 허락을 뿐이예요. 그녀가 많은 말을 하게 하지 마세요. 큰낭자가 무언가 알고 싶다면 정총관에게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歐陽鳳道:「以後呢?」 

구양봉이 말했다.

"이후에는?"

程立道:「以後麼?都變成了我的屬下,聽命行事。」 

정립이 말했다.

"이후 말이오? 모두 나의 속하가 되어 명에 따라 행사하고 있소."

歐陽鳳道:「你自己還不是一個大奴才,只不過把主人換了。」 

구양봉이 말했다.

"당신은 단지 주인을 바꾸었을 뿐이지 아직도 한 명의 하인이군요."

郭翠接道:「歐陽大姑娘,現在,你已知曉的夠多了,也可以作個決定了。」 

곽취가 말했다.

"구양큰낭자, 이제 당신은 충분히 알았으니 결정을 해야 하오."

歐陽鳳道:「決定什麼?」 

구양봉이 말했다.

"무슨 결정 말인가요?"

郭翠道:「令尊,令弟都已經和我們合作了,你大姑娘,要不要也仔細想想看,捨己為人,投入我們的組合之中。」 

곽취가 말했다.

"영존, 영제는 모두 이미 우리와 합작했소. 큰낭자 당신도 남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우리 조직에 들어올 것인지 자세히 한번 생각해보시오."

歐陽鳳道:「為了我爹、我娘和兩個兄弟,我確然應該投入你們的組合之中,不過,我這幾個同來的人,是否願意,應該和他們商量一下才是。」 

구양봉이 말했다.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와 두 명의 형제를 위해 내가 당신들의 조직에 들어가야 하겠지요. 그러나 나와 같이 온 몇 명의 사람들이 동의하는지 그들과 한번 상의해보아야 해요."

郭翠道:「好吧!給你們一盞熱茶的工夫,應該夠了。」 

곽취가 말했다.

"좋소! 당신들에게 한 잔의 뜨거운 차를 마실 시간을 주겠소. 충분할 거요."

歐陽鳳並未回頭和楊非子等商量,卻轉臉望著程立道:「程總管,綠竹堡中的還有大部份人活著,不知他們現在何處?」 

구양봉은 결코 양비자 등에게 고개를 돌려 상의하지 않았다. 도리어 얼굴을 돌려 정립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총관, 녹죽보의 대부분의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程立道:「都還在綠竹堡中,他們已經被調入了飛刀隊中。」 

정립이 말했다.

"모두 녹죽보 안에 있소. 그들은 이미 비도대(飛刀隊)에 편입되었소."

歐陽鳳道:「那是專門和人對敵拚命了?」 

구양봉이 말했다.

"그건 전문적으로 남들과 대적하여 죽기로 싸우는 건가요?"

程立道:「那也不是,他們武功太差,必得編組成隊,再學習武功,兩年來,他們都已經變成了飛刀能手,百發百中的飛刀。」 

정립이 말했다.

"그것도 아니오. 그들의 무공이 너무 차이가 나서 반드시 대오를 편성하여 다시 무공을 학습해야 하오. 이 년 동안 그들은 이미 백발백중의 비도(飛刀)의 명수로 변했소."

歐陽鳳道:「程總管,得謝謝你,告訴我不少的事,但不知是否還有?」

구양봉이 말했다.

"정총관, 나한테 적잖은 것들을 알려주어 감사해요. 그런데 아직 또 남았는지 모르겠군요?"

程立道:「在下已經說完了,大姑娘再多問一些,在下已無法回答了。」 

정립이 말했다.

"나는 이미 다 말했소. 큰낭자가 더 물어봤자 나는 이미 대답할 수가 없소."

歐陽鳳回過身子,目光一掠凌度月和楊非子,道:「咱們應該如何?程總管的話已經說完了,也該有些報應才是。」 

구양봉이 몸을 돌리더니 시선이 능도월과 양비자를 스쳤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총관의 말은 이미 끝났으며 마땅히 보응(報應)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凌度月道:「這小子交給我如何?」 

능도월이 말했다.

"이놈을 나한테 넘겨주시면 어떻겠습니까?"

楊非子道:「那就有勞了。」 

양비자가 말했다.

"그럼 수고해주게."

幾人交談之間,盡量避免提起姓名。 

그들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에 가능한 성명을 언급하는 것을 피했다.

凌度月緩緩向程立逼近了兩步,冷笑一聲,道:「姓程的,賣主求榮,也該是有榮可求才對,但你閣下出賣了綠竹堡,得到些什麼?杜夫人說的不錯,你只是換了一個主人而已。」 

능도월이 천천히 정립을 향해 두 걸음 걸어가서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정가야, 주인을 팔아서 부귀영화를 좇더라도 좇을 부귀영화가 있어야 하는데 너는 녹죽보를 팔아넘겨서 무엇을 얻었느냐? 두부인의 말씀이 맞다. 너는 단지 주인을 바꾸었을 뿐이다."

程立道:「你是什麼東西?敢對程某無禮。」 

정립이 말했다.

"감히 정모에게 무례하다니 너는 웬 놈이냐?"

凌度月笑道:「我姓活,叫作活報應,專以對付你這種人!」 

능도월이 말했다.

"나의 성은 활(活)이고 활보응(活報應)이라 한다. 전문적으로 너와 같은 사람을 처치하지!"

程立道:「好狂的口氣!」 

정립이 말했다.

"건방진 말투로군!"

凌度月笑道:「你這種人,如是一下子把你殺死,那真是太便宜了,也有負我這活報應的名號。」 

능도월이 웃으며 말했다.

"너 같은 놈을 단번에 죽여버린다면 그건 정말 너무도 편한 것이며 활보응이란 나의 명호를 저버리는 일이기도 하지."

程立怒道:「你胡說八道些什麼?」 

정립이 말했다.

"너는 무슨 헛소리를 하고 있느냐?"

凌度月道:「你謀害程夫人雙目失明,我也要先弄瞎你的雙眼。」 

능도월이 말했다.

"네가 노부인을 모해하여 두 눈을 실명케 했으니 나도 우선 너의 두 눈을 멀게 해야겠다."

程立一摸腰間扣把,抖出了一把緬鐵軟刀,喝道:「狂妄兇徒,你亮兵刃吧?」 

정립이 허리춤을 채운 단추를 더듬어 한 자루 면철연도(緬鐵軟刀)를 비스듬히 뽑아내고는 고함쳤다.

"안하무인의 건방진 놈아, 병기를 뽑아라."

凌度月視那寒芒閃爍的緬刀,直如無物一般,卻回顧郭翠一眼,道:「郭翠姑娘,你的意下如何?」 

능도월은 한망이 번쩍이는 면도를 아무 것도 아닌 양 주시하다가 곽취를 돌아보고 말했다.

"곽취낭자, 당신의 뜻은 어떠하오?"

郭翠冷笑一聲,道:「那要一點真本領才行,空口白話於事何補!」 

곽취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그건 진실된 솜씨가 있어야지 그저 입으로만 빈말해봤자 일에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凌度月道:「說的是啊!要立刻有報才算靈驗。」 

능도월이 말했다.

"맞는 말이오! 즉시 보응이 있어야만 영험하다고 할 수 있겠지."

郭翠道:「我們都在看著,程立會遭到什麼樣的報應?」 

곽취가 말했다.

"우리 모두는 정립이 어떤 보응을 받을 것인지 보고있어요."

凌度月冷冷說道:「姑娘,很快,你再忍耐等候片刻……」 

능도월이 냉랭하게 말했다.

"낭자, 급하구려. 당신은 조금만 인내하고 기다리시오..."

目光轉注程立的身上,接道:「程立,你如是在等待機會,現在是機會已經到了,杜夫人歐陽大姑娘,是這綠竹堡中唯一沒有受到毒算的人,你如果想告訴她什麼?這該到時候了。」 

눈길을 정립에게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정립, 네가 만일 기회를 기다린다면 지금이 바로 기회다. 두부인 구양 큰낭자는 이 녹죽보에서 유일하게 독의 암산을 받지 않은 사람이다. 네가 만약 그녀에게 무언가 알리고 싶다면 지금이 그때다."

程立淡淡一笑道:「我的話已經說完了,我叫她一聲大姑娘,那算是過去的一段情份,至於如何處理綠竹堡餘波,那是歐陽鳳的事了,似乎用不著我程立代籌。」

정립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내 말은 이미 끝났다. 내가 그녀를 큰낭자라고 부르는 것은 과거의 정인 셈이다. 녹죽보의 여파(餘波)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그것은 구양봉의 일이니 나 정립이 대신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을 것 같구나."

凌度月道:「你錯了,程立,用不著杜夫人出手,她還有許多同來的朋友。」 

능도월이 말했다.

"틀렸다. 정립, 두부인은 출수할 필요가 없다. 그녀에게는 같이 온 많은 친구들이 있다."

程立道:「你似乎是已極盡恐嚇能事,專靠兩片嘴皮子唬人,是嗎?」 

정립이 말했다.

"너는 겁주는 재주가 있어 전적으로 말로만 남을 위협하는 듯 한데 그렇지 않은가?"

凌度月道:「好!程立,我已經再三給你機會……」 

능도월이 말했다.

"좋다! 정립, 나는 이미 재삼 너에게 기회를 주었다..."

程立怒聲喝道:「憑你這專全吹牛皮的九流無賴,靠嘴巴混世面的江湖騙子,你拿出真本領來給程大爺瞧瞧……」 

정립이 노성오로 호통쳤다.

"허풍을 떨기만 하는 무뢰배 녀석아. 입만 가지고 인간들 속에 뒤섞여 살아가는 떠돌이 사기꾼놈아. 솜씨를 꺼내어 정나으리에게 한번 보여다오..."

凌度月回顧了歐陽鳳一眼,道:「杜夫人,看來我只有替你整治你這一位賣主求榮的奴才了……」 

능도월이 구양봉을 돌아보며 말했다.

"두부인, 보아하니 주인을 팔아 부귀영화를 추구한 이자를 징벌할 수 밖에 없군요..."

兩道目光,轉注到程立的身上,接道:「姓程的,你還記得我說過的話嗎?」 

두 줄기 눈빛이 정립에게로 돌려주더니 말을 이었다.

"정가야, 너는 내가 한 말을 기억하느냐?"

程立道:「你的話我已聽得耳熟能詳,是光說不練的把式……」 

정립이 말했다.

"너의 말은 내가 이미 귀가 따갑도록 상세히 들었다. 말로만 떠드는 솜씨였지..."

凌度月冷冷接道:「程立,我要你先挖了左眼。」 

능도월이 냉랭하게 말을 이었다.

"정립, 나는 우선 너의 왼쪽 눈을 파내야겠다."

突然一揚右腕,閃起了一道金芒。 那像一道劃空的電閃,只一閃,又消失不見。 

돌연 오른 손목을 떨치자 번쩍, 하며 한 줄기 금망(金芒)이 일었다. 그것은 허공을 가르는 섬전 같이 단지 번쩍, 하고는 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程立大聲喝叫道:「你這說話像放屁的……」 

정립이 큰 소리로 호통쳤다.

"개방귀 같은 소리를 하구나..." 

但覺左眼一陣劇疼,痛徹肺腑。 下面的話已無法再罵出口了,舉手掩住了雙目。 鮮血由指縫中透了出來,滴在地上。 敵對雙方的人,都沒有看清楚凌度月如何傷了程立。 

왼쪽 눈에 극렬한 통증이 느꼈졌고 그 통증은 폐부(肺腑)를 관통했다. 그 다음 말로 이미 더이상 욕을 뱉을 수가 없었고 손을 들어 두 눈을 가렸다. 선혈이 손가락 틈새에서 스며나와 땅에 뚝뚝, 떨어졌다. 대적하고 있던 쌍방은 모두 능도월이 어떻게 정립을 상하게 하였는지 똑똑히 보지 못했다.

郭翠突然覺著背脊上出了一股寒意,兩道清澈的雙目盯注在凌度月的臉上,道:「你究竟是什麼人?」 

곽취는 돌연 등에 한 줄기 한기를 느꼈다. 두 맑고 투명한 눈동자가 능도월의 얼굴을 응시한 채로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군가요?"

凌度月道:「我說過,活報應。」 

능도월이 말했다.

"내가 말했을 텐데, 활보응이라고."

郭翠道:「你不敢報出姓名?」 

곽취가 말했다.

"당신은 감히 성명을 말할 수 없나보군요?"

凌度月冷笑一聲,道:「你還不配知道我是誰!」 

능도월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당신은 내가 누군지 알 자격이 없소!"

程立放下了掩在臉上的雙手,左眼已然血肉模糊,右眼卻暴射出冷森的寒芒,臉色鐵青,全身有些微微地顫抖。 顯然,他在極力忍受著痛苦也有極度的憤怒。 只見他忽然一探腰間,取出了一對手叉子。 

정립은 얼굴을 가렸던 두 손을 내렸다. 왼쪽 눈은 이미 피와 살이 모호하였고 오른쪽 눈에서는 싸늘한 한망이 폭사되어 나왔다. 시퍼런 낯빛에 전신은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는데 극력으로 고통과 극도의 분노를 참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는 홀연히 허리춤을 더듬어 한 쌍의 수차자(手叉子:포크^^)를 꺼냈다.

凌度月淡淡一笑道:「程立,現在該你的右眼了。」 

능도월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정립, 이제 오른쪽 눈이다."

一種極度恐怖感,湧上了心頭,化成激憤,程立突然大喝一聲,飛身撲向了凌度月。 冷然一笑,凌度月突然又揚了右手,人卻閃身一側。 程立向前奔沖的身軀,仍然撲向了預算的方位,口中卻發出淒厲的慘叫。 郭翠凝目望去,只見程立的右眼中鮮血一湧而出。 

마음 속에서 일종의 극도의 공포감이 솟아나더니 격분으로 변했다. 정립이 돌연 대갈일성하며 몸을 날려 능도월을 향해 덮쳐갔다. 능도월은 냉연하게 웃더니 돌연 또 우수를 떨치며 사람은 한 옆으로 몸을 피했다. 정립의 앞으로 돌진하던 몸은 여전히 미리 계산했던 방위로 덮쳐가는데 입에서는 처절한 비명을 발출했다. 곽취가 미간을 모은 채 바라보니 정립의 오른쪽 눈에서는 선혈이 솟아나오고 있었다.

極度的痛苦,和驟然間失去雙目的悲痛,已使程立完全陷入了瘋狂之中,雙手揮舞著一對手叉,像沒頭蒼蠅似的,亂刺亂斬。 歐陽鳳迅快把母親移向屋角。 程立目難見人,橫衝直闖,撞在了木椅木桌之上,震得茶杯茶壺,飛落一地。 

극도의 고통과 별안간 두 눈을 잃은 비통함은 정립으로 하여금 완전히 미쳐버리게끔 만들었다. 두 손에 쥔 한 쌍의 수차를 이리저리 휘저으며 머리 없는 파리처럼 마구 찌르고 베고 하였다. 구양봉은 재빨리 모친을 방 모퉁이로 이동시켰다. 사람을 보지 못하는 정립은 좌충우돌하며 마구 날뛰다가 나무의자와 나무탁자에 부딪혔고 충격을 받은 찻잔과 차주전자가 날아서 바닥에 떨어졌다.

這是一幅十分悲淒的景像,看得心頭惻然。 沒有人理會他,也沒有再出手傷他,凌度月奇異的手法,使敵我雙方都靜止下來。 

이것은 보면 가슴이 측은해지는 한 폭의 몹시 비참한 광경이었다.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고 아무도 다시금 출수하여 그를 상하게 하지 않았다. 능도월의 기이한 수법은 적아(敵我) 쌍방 모두로 하여금 행동을 멈추게 하였다.

程立突然靜了下來,棄去手叉子,雙手又蒙在臉上,蹲了下去,口中叫道:「殺了我吧! 你這冷血惡毒的狂徒……」 

정립이 돌연 조용해졌다. 수차자를 내버리고 두 손으로 또 얼굴을 가린 채 웅크리고 앉더니 울부짖었다.

"냉혈악독(冷血惡毒)한 놈아, 나를 죽여라..."

凌度月冷肅地接道:「程立,我已再三警告過你,也給了你辯白的機會,但你卻承認了你賣主求榮的罪行。」 

능도월이 냉담하게 대꾸했다.

"정립, 나는 이미 재삼 너한테 경고했고 해명할 기회도 주었다. 하지만 너는 주인을 팔아 영화를 추구한 죄행(罪行)을 인정하지 않았다."

楊非子突然舉手一彈,一粒藥丸飛入了程立張口吼叫的口中,接道:「吞下去,可以暫時止住你的痛苦,你還不到死的時間。」 

양비자가 돌연 손을 들어 튕기자 한 알의 환약이 날아서 정립의 벌린 입 속으로 들어갔다.

"삼키거라. 잠시 너의 고통을 그치게 할 것이다. 너는 아직 죽을 때가 되지 않았다."

那是止疼的靈丹,程立吞下之後,果然痛苦大減,人也安靜了下來。 

그것은 통증을 그치게 하는 영단이었다. 정립이 삼키고나자 과연 고통이 크게 감소되었고 사람도 안정되었다.

凌度月目光又轉注到郭翠的身上,冷然說道:「姑娘該你了。」 

능도월이 시선을 또 곽취에게로 돌리더니 냉연하게 말했다.

"낭자, 당신 차례요."

郭翠驚駭地退了兩步,道:「你要幹什麼?」 

곽취가 깜짝 놀라서 뒤로 두 걸음 물러나더니 말했다.

"당신, 무슨 짓을 하려는 거죠?"

凌度月道:「我想再證實一下,我是否有能力能問出姑娘心中的隱秘?」 

능도월이 말했다.

"내가 낭자 마음 속에 숨겨진 비밀을 추궁해낼 능력이 있는지 다시 한번 증명해보고 싶소."

郭翠道:「我什麼也不知道。」 

곽취가 말했다.

"나는 아무 것도 몰라요."

凌度月邁進了兩步,道:「郭姑娘,我想知道你們是個什麼樣的組合,用心何在?」 

능도월이 두 걸음 다가가서 말했다.

"곽낭자, 나는 당신들이 어떤 조직이며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소만?"

郭翠道:「不知道。」 

곽취가 말했다.

"몰라요."

凌度月道:「姑娘,程立是一個榜樣,姑娘的眼睛很美,你應該從右眼開始。」 

능도월이 말했다.

"낭자, 정립은 하나의 본보기요. 낭자의 눈은 아주 아름답구려. 당신은 오른쪽 눈부터 시작해야겠소."

郭翠急急舉手掩住了右眼,道:「不能弄瞎了我的眼睛。」 

곽취가 급히 손을 들어 오른눈을 가리며 말했다.

"내 눈을 멀게 해서는 안돼요."

凌度月道:「那就請姑娘回答在下的問話了。」 

능도월이 말했다.

"그러면 낭자는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해주시오."

郭翠右手握住了劍柄,問道:「你用何方法刺瞎了程立的雙目?」 

곽취는 오른손으로 검자루를 움켜고는 물었다.

"당신은 어떤 식으로 정립의 두 눈을 찔러서 멀게 했나요?"

凌度月冷笑一聲,道:「這個麼?恕不奉告?」 

능도월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그건 알려드릴 수 없음을 용서하시오."

郭翠還未來及答話,突聞一個冷冷的聲音傳了過來,接道:「無形劍,一種很特殊的兵刃。」 

곽취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갑자기 하나의 냉랭한 음성이 전해왔다.

"무형검이다. 일종의 아주 특수한 병기이지."

隨著那說話之聲,緩步行出了一個禿頂青袍大漢。 

말소리에 뒤이어 한 명의 머리가 벗겨진 청포대한이 느린 걸음으로 걸어나왔다.

凌度月道:「閣下能認出無形劍,實叫在下佩服,不過認出並無法說明你有能力阻止在下的劍勢。」 

능도월이 말했다.

"귀하가 무형검을 알아보다니 탄복했소. 그러나 알아본다고 해서 당신에게 나의 검세를 저지할 능력이 있다고는 말 못하오."

青袍大漢突然移動身軀,擋在了郭翠身前,道:「閣下必然先勝了區區之後,再找郭姑娘不遲。」 

청포대한이 돌연 몸을 이동하여 곽취의 앞을 막고서는 말했다.

"귀하는 반드시 나를 먼저 이겨야 한다. 그런 다음 다시 곽낭자를 찾아도 늦지 않다."

凌度月冷笑一聲,道:「好,閣下請亮兵刃!」 

능도월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좋소. 귀하는 병기를 뽑으시오!"

青袍大漢突然一抖右袖,手中已多了一支寬約四寸,長不到一尺多些的鋼板。 

청포대한이 돌연 오른 소매를 털자 수중에는 이미 한 자루의 폭이 사 촌, 길이가 일 척은 넘지 않을 것 같은 강판(鋼板)이 쥐어져 있었다.

凌度月心中忖道:這算什麼兵刃,只是一塊鐵板而已…… 

능도월이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저것이 무슨 병기란 말인가? 단지 한 덩이 철판일 뿐인데...'

心中念頭未息,忽見那青袍大漢一抖手中的鐵板。 但見寒光閃動,那原本只是一塊鐵板,已然變成了一把長近三尺的鋼刀。 

속으로 쉼없이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그 청포대한이 수중의 철판을 털었다. 한광이 번쩍, 하더니 원래는 단지 한 덩이 철판이던 것이 한 자루의 길이가 삼 척에 가까운 강도(鋼刀)로 변했다.

楊非子高聲叫道:「伸縮刀。」 

양비자가 크게 소리쳤다.

"신축도(伸縮刀)."

青袍大漢道:「不錯,想不到諸位之中,還有人認出在下的兵刃?」 

청포대한이 말했다.

"그렇다. 제위들 중에 아직 나의 병기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줄은 생각 못했는걸?"

楊非子道:「誇獎了……」 

양비자가 말했다.

"과찬이오..."

語聲一頓,接道:「伸縮刀出現江湖,已有數十年之久,知曉此刀的人又何止區區在下。」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신축도가 강호에 출현한 지가 이미 수십 년이 되었는데 그 칼을 아는 사람이 어찌 나 뿐이겠소."

青袍大漢道:「閣下一身農裝,似是經過易容而來,但不知怎麼稱呼?」 

청포대한이 말했다.

"귀하의 농삿꾼 차림은 역용을 거친 듯 한데 어떻게 불리시오?"

凌度月冷冷接道:「咱們不是親友攀親,用不著通名報姓了,閣下是不是駐守在綠竹堡中的首腦人物?」 

능도월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우리는 친구를 사귀는 것이 아니니 통성명할 필요가 없소. 귀하가 녹죽보에 남아있는 수뇌인물이오?"

青袍大漢道:「不錯!只不過你想見比在下更高之人時,先勝了我的伸縮刀。」 

청포대한이 말했다.

"그렇다! 네가 나보다 훨씬 높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먼저 나의 신축도를 이기거라."

凌度月冷哼一聲,道:「原來你也是一個奴才。」 

능도월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원래 당신도 한 명의 노비였군."

青袍大漢怒道:「無形劍,伸縮刀,本是齊名江湖的兵刃,你這小子竟敢如此藐視老夫。」 

청포대한이 노하여 말했다.

"무형검, 신축도는 본래 강호에서 이름을 나란히 하는 병기이다. 네 놈이 감히 이처럼 노부를 경시하느냐."

揮刀平掃過去。 這一刀勢道並非太快,但卻有一種極為詭異的味道,擊來的刀勢似乎是隨時可能變化。 凌度月左手一揮,遙發一掌,擊向那青袍大漢的前胸,人卻一提氣,橫裡移開三尺,避過一刀。 

칼을 휘둘러 수평으로 쓸어갔다. 도세는 결코 그리 빠르지는 않았지만 일종의 극히 궤이한 맛이 있어 쳐오는 도세는 언제든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듯 했다. 능도월은 좌수를 휘둘러 멀리서 일장을 발출하여 청포대한의 가슴을 향해 치고는 진기를 끌어올려 옆으로 삼 척을 이동하여 일도를 피했다.

青袍大漢用腕上內功,一震伸縮刀,那長近三尺的鋼刀,忽然又縮了回來,還原成初見時一塊鐵板形狀,同時側身斜上三步,人即逼退了凌度月,也讓開了一掌。 

청포대한이 팔의 내공을 이용하여 신축도를 한번 떨치자 길이가 근 삼 척인 강도는 홀연히 또 도로 짧아져서 처음 보았던 원래 한 덩이 철판 모양이 되었다. 동시에 몸을 비스듬히 기울여 세 걸음 뒤로 물러나 능도월의 일장이 지나치게 하였다.

未再待青袍大漢的伸縮刀出手,凌度月右手一縷寒芒疾襲過去。 沒有人看清楚無形劍是一種什麼樣的兵刃,看到的只是一縷閃動的寒芒。 

청포대한이 신축도를 출수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능도월의 우수에서 한 가닥 한망이 빠르게 덮쳐갔다. 아무도 무형검이 어떤 모양의 병기인지 똑똑히 보지 못했다. 보이는 것은 단지 한 가닥 번뜩이는 한망이었다.

青袍大漢手中刀勢,並未去對那襲來的劍勢,卻一刀指向凌度月的小腹。 像一道彈射出的流矢一般,伸縮刀忽然又彈出一道寒芒。 凌度月一側,刀光由小腹掠過,劃開了一襲青衫。 

청포대한 수중의 도세는 결코 덮쳐오는 무형검의 검세에 대항하지 않고 일도로 능도월의 아랫배를 향해 찍어갔다. 쏘아져 나온 화살처럼 신축도에서는 별안간 또 한 가닥 한망이 튀어나왔다. 능도월 몸을 틀자 도광이 아랫배를 스켜지나갔고 청삼이 갈라졌다.

但那青袍大漢卻突然搖動了兩下身軀,摔倒在牆上。 他未發出慘叫之聲,也未見流出鮮血,只見頸上有一道很細的紅色痕跡。 

그 청포대한은 돌연 몸을 두어 번 휘청거리더니 담장에 쓰러졌다. 그는 비명을 내지르지도 않았고 흘러나오는 선혈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목에 한 가닥 아주 가느다란 홍색 흔적이 있을 뿐이었다.

郭翠呆了一呆,道:「你殺了他?」 

곽취가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은 그를 죽였나요?"

凌度月冷冷說道:「不錯,要你們見識一下無形劍的利害,伸縮刀雖然詭異莫測,招術和刀身上,都有難以預料的變化,但它還不配和無形劍齊名江湖。」 

능도월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렇소. 당신들에게 무형검의 무서움을 견식시켜주려는 거요. 신축도가 비록 궤이막측하여 초술(招術)과 도신(刀身)에 예상하기 어려운 변화가 있지만 무형검과 강호에서 이름을 나란히 할 자격은 아직 없소."

三十年前,無形劍在江湖上傳誦一時,但真正看到無形劍殺人的,卻是少之又少了。 就是楊非子這等名重江湖的人物,也是第一次見到。 這一次凌度月當眾施展,但場中人瞪著雙目,卻仍然未見清楚。 

삼십 년 전 무형검이 강호에서 널리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지만 무형검이 살인하는 것을 직접 본 자는 거의 없었다. 양비자와 같이 명성이 두터운 강호인물도 처음 보게되었던 것이다. 이번에 능도월이 중인들 앞에서 시전하였지만 장중의 사람들은 눈을 부릅뜨고도 여전히 똑똑히 보지 못했다.

郭翠神情間,流現出無比的恐懼,望著凌度月,緩緩說道:「你和綠竹堡有什麼關係,非管這場閒事不可?」 

곽취는 표정에서 비할 수 없는 두려움을 나타내면서 능도월을 바라본 채 천천히 말했다.

"당신은 녹죽보와 무슨 관계가 있길래 이 일에 굳이 관여하려는 건가요?"

凌度月道:「這不關姑娘的事,在下不想答覆……」 

능도월이 말했다.

"그건 낭자와 관계없는 일이오. 나는 대답하고 싶지 않소..."

突然提高了聲音,接道:「除非還有一個人,能代你出面,否則,姑娘只有一個保全你美麗雙目的方法。」 

돌연 목소리를 높여 말을 이었다.

"당신을 대신하여 나설 사람이 또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낭자에게는 당신의 아름다운 눈을 보전할 방법이 오직 하나 뿐이오."

郭翠道:「什麼方法?」 

곽취가 말했다.

"무슨 방법이죠?"

凌度月道:「回答在下的問話,不許有一字虛言,一句謊話。」 

능도월이 말했다.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하시오. 한 글자도 없는 말을 하거나 한 마디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되오."

郭翠望了那青袍大漢的屍體一眼,緩緩說道:「知道內情的人已經被你殺死了,我知道的實在有限。」 

곽취는 그 청포대한의 시체를 바라보고는 천천히 말했다.

"내정을 아는 사람은 이미 당신에게 죽었어요. 내가 아는 것은 사실 유한하답니다."

凌度月道:「不論你知曉好多,只要能據實而言。」 

능도월이 말했다.

"당신이 아는 것이 얼마가 되든 사실대로 말하기만 하면 되오."

郭翠道:「你能相信我嗎?」 

곽취가 말했다.

"당신은 나를 믿을 수 있나요?"

凌度月道:「我會自己判斷,證明你說的是真是假。」 

능도월이 말했다.

"내 자신이 판단하여 당신 말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증명할 것이오."

郭翠突然一閉雙目,道:「我如說出全部內情,你自然不會相信,那是我仍然難免一死,倒不如現在死了的好。」 

곽취가 돌연 두 눈을 감더니 말했다.

"내가 만일 모든 내정을 털어놓으면 당신은 당연히 믿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나는 여전히 죽음을 면하기 어려울 테니 지금 죽는 것만 못합니다."

凌度月一皺眉頭,道:「姑娘就算想死,也應該放手一拼才是。」 

능도월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낭자가 죽고 싶어도 대담하게 한번 싸워보아야 하오."

郭翠道:「我非你之敵,放手一戰與事無補,明知不可為,又何苦勉強出手,自取其辱。」 

곽취가 말했다.

"나는 당신의 적수가 아니예요. 대담하게 일전을 벌이더라도 일에 도움이 안돼요. 또한 억지로 출수하여 스스로 치욕을 당할 필요가 어디 있겠어요?"

凌度月冷笑一聲,道:「你如認為這辦法能阻止我取你之命,那是白費心機了。」 

능도월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당신이 그런 방법으로 내가 당신의 목숨을 취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그건 헛되이 심기를 낭비하는 것이오."

郭翠苦笑一下,道:「你不會相信的,那只好請下手吧!」 

곽취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이 믿지 못하니 손을 쓰라고 할 수 밖에 없군요!"

楊非子突然急行兩步,低聲道:「少兄,暫緩出手,區區要問她幾句話。」 

양비자가 돌연 급히 두 걸음 걸어와 나직이 말했다.

"소형, 잠시 출수를 늦추게. 내가 그녀에게 몇 마디 물어보아야겠네."

郭翠回顧了楊非子一眼,道:「你一樣問不出什麼。」 

곽취가 양비자를 돌아보고 말했다.

"당신도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알아낼 수 없어요."

楊非子道:「姑娘不用太固執,死亡的方法很多,其中有一些痛苦莫名、叫人很難忍受。」 

양비자가 말했다.

"낭자는 너무 고집부리지 말게. 죽는 방법은 아주 많은데 그 중에서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이 견디기 어려운 것들도 좀 있다네."

郭翠淡淡一笑,道:「我很怕死,也不知為誰效忠,所以死的很不值得,但我知道我說出全部內情之後,也是難免一死,所以只好聽天由命了。」 

곽취가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나는 죽는 것이 몹시 두려워요. 누구를 위해 충성을 바치는지도 모르니 죽어도 가치가 없어요. 하지만 내가 모든 내정을 털어놓고 나면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운명을 하늘에 맡기는 수 밖에 없어요."

凌度月冷哼一聲,道:「滿口胡說八道。」 

능도월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온통 헛소리뿐이로군."

楊非子低聲道:「少兄,江湖上無奇不有,也真有些怪事,非親自體驗使人無法相信……」 

양비자가 나직이 말했다.

"소형, 강호에는 기이하지 않는 것이 없고 정말 기괴한 일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남을 믿게끔 만들 수 없다네..."

目光轉注郭翠的身上,接道:「郭姑娘的這一位姑娘和你際遇是否相同呢?」 

곽취에게 눈길을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곽낭자, 이 낭자와 자네는 서로 같은 처지인가?"

郭翠望了身側的同伴一眼,道:「我們被派到綠竹堡來,才結緣相識,雖然已有半年之久,但我從未問過她來自何處,如何會被派來此地……」 

곽취가 옆에 있던 동료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우리는 녹죽보에 파견되어 와서 비로소 서로 알게된 사이예요. 비록 이미 반 년이나 되었지만 나는 여태껏 그녀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이곳으로 보내어졌는지 묻지 않았답니다..."

楊非子笑一笑,接道:「當真是越說越玄了,叫人難測高深……」 

양비자가 웃더니 말을 이었다.

"정말이지 말할 수록 현묘하여 고심난측(高深難測)하게 만드는군..."

回望著凌度月,接道:「少兄,把這姑娘帶入一座別室中,使雙方不能看見,也別讓她們聽到對方的聲音,咱們分別探問,如是找出了她們的破綻,再懲治她們不遲。」 

능도월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소형, 이 낭자를 다른 방으로 데리고 가서 쌍방이 볼 수 없도록 하게. 그녀들이 상대의 음성을 듣게 해서는 안되네. 우리가 나누어 탐문하여 만일 헛점을 찾아낸다면 다시 그녀들을 징벌해도 늦지않네."

凌度月突然伸手一探,扣住了另一個少女的右手腕穴,道:「你叫什麼名字。」 

능도월이 돌연 손을 내밀어 다른 한 명의 소녀의 오른손의 완맥을 움켜잡고 말했다.

"당신은 이름이 무엇이오?"

故然是凌度月出手太快,但那位少女也沒有躲避的意思,根本就站在原地未動。 

능도월의 출수가 너무도 빨랐기도 했지만 그 소녀도 피할 생각이 없었다. 근본적으로 원래 자리에서 미동도 없이 서있었다.

凌度月冷冷道:「既是如此,那請姑娘跟在下走一趟吧!」 

능도월이 냉랭하게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낭자는 나를 따라 갑시다!"

白衣少女道:「我如不去,不會使你們相信了。」 

백의소녀가 말했다.

"내가 가지 않으면 당신들을 믿게 하지 못하겠지요."

凌度月道:「你叫什麼名字?」 

능도월이 말했다.

"당신의 이름이 무엇이오?"

白衣女沉吟了一陣,道:「孟蘭。」 

백의소녀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맹란(孟蘭)이예요."

凌度月右手微一加力,收緊五指,孟蘭頓覺到行血忽然減低得很多。 

능도월은 오른손에 살짝 힘을 가하여 다섯 손가락을 단단히 조였다. 맹란은 혈행이 문득 아주 많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帶走了孟蘭之後,楊非子才緩緩說道:「郭姑娘,記著,不論你說的內容,充滿著驚險,還是經過平凡,別忘了還有一個人,在另一處招供,好若兩位說的不同,那就別怪咱們的手段毒辣了。」 

맹란을 데리고 가버리자 비로소 양비자가 천천히 말했다.

"곽낭자, 기억하게. 자네가 말한 내용이 놀라움이 충만하든 아니면 경과가 평범하든 또 한 사람이 다른 곳에서 자백하고 있음을 잊지말게. 만약 두 사람의 말이 같지 않으면 우리의 수단이 독랄하다고 탓하지 말게."

郭翠苦笑一下,道:「好吧!希望我們能說的一樣……」 

곽취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우리가 똑같은 말을 하기를 바래요..."

語聲一頓,接道:「我家居信陽府,家父是一位舉人,上有一兄,讀過一些詩書,六年前,和家母同趕一個廟會,被人用迷藥迷倒,被帶著一處山谷之中,傳授施用藥物之術,及練習武功……」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저의 집은 신양부(信陽府)인데 가부께서는 거인(舉人:과거에 급제한 사람)이셨고 위로는 오빠가 한 분 있었으며 시서를 좀 읽은 적이 있어요. 육 년 전 가모와 함께 묘회(廟會)에 갔다가 미약(迷藥)에 혼절하여 쓰러져서 어느 산곡(山谷)으로 납치되었고 약물을 사용하는 재주를 전수받았으며 무공도 익혔어요..."

楊非子接道:「姑娘記得那山谷的名字嗎?」 

양비자가 말했다.

"낭자는 그 산곡의 이름을 기억하는가?"

郭翠搖搖頭,道:「不知道。」 

곽취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몰라요."

楊非子道:「好,接前面說下去。」 

양비자가 말했다.

"좋아. 계속 말하게."

郭翠道:「我們的年紀大了,武功基礎不好,但用毒一道,卻學得十分有成。」 

곽취가 말했다.

"우리의 나이가 많아서 무공기초는 좋지 않아요. 하지만 용독 쪽으로는 배워서 십분 성취가 있어요."

楊非子道:「你們一起有多少人?」 

양비자가 말했다.

"그대들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함께 있었는가?"

郭翠道:「十個,年齡都在伯仲之間,長得也相差不多,而且,都讀過一些書。」 

곽취가 말했다.

"열 명이예요. 연령은 모두 고만고만하여 나이가 많더라도 차이는 크지 않아요. 게다가 모두 책을 읽었지요."

楊非子道:「能夠識辨文字,學起來,方便多了,但不知都是些什麼人傳你們用毒之術?」 

양비자가 말했다.

"글자를 알고 배웠다면 편리한 점이 많지. 하지만 누가 그대들에게 용독술을 전수했는지 모르겠군?"

郭翠道:「那谷中住了兩個中年男子,和一個中年婦人,但他們都藏著面具,兩個男的,傳授我們武功,女的教我們用毒之術。」 

곽취가 말했다.

"그 골짜기에 두 명의 중년남자와 한 명의 중년부인이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들은 모두 면구(面具)를 쓰고 있으며 두 명의 남자는 우리들에게 무공을 전수했고 여자는 용독술을 가르쳤어요."

楊非子道:「你們學的什麼武功。」 

양비자가 말했다.

"그대들이 배운 것은 어떤 무공인가?"

郭翠道:「內功、輕功都練,但我們受年齡限制,已難有很大的成就,所以,偏重於出劍和暗器。」 

곽취가 말했다.

"내공, 경공 모두 연마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연령의 제한을 받아 큰 성취는 어려웠어요. 그래서 출검(出劍)과 암기에 편중되었지요."

楊非子道:「你練的什麼暗器?」 

양비자가 말했다.

"그대가 연마한 것은 무슨 암기인가?"

郭翠道:「我們練的飛刀和毒針,十個人都是一樣。」 

곽취가 말했다.

"우리가 연마한 것은 비도(飛刀)와 독침이예요. 열 명 모두 똑같아요."

楊非子道:「那孟蘭姑娘,是否和你在一起練習用毒之術?」 

양비자가 말했다.

"그 맹란낭자는 그대와 함께 용독술을 배웠는가?"

郭翠道:「不是,我們有著很嚴密的規定,不許互相探問對方的身世來歷。」 

곽취가 말했다.

"아니예요. 우리에게는 아주 엄밀한 규정이 있어 서로 상대방의 신세내력을 캐묻는 것을 허락치 않아요."

楊非子道:「你們在那小谷中,住有多少時間?」 

양비자가 말했다.

"그대들은 그 골짜기 안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을 지냈는가?"

郭翠道:「三年多些吧!我就被派到綠竹堡來,作為丫頭。」 

곽취가 말했다.

"삼 년이 넘어요! 나는 녹죽보에 파견되어와서 여종이 되었지요."

歐陽鳳突然接道:「我怎麼沒有見過你?」 

구양봉이 돌연 말했다.

"내가 어찌 당신을 못보았을까요?"

郭翠道:「但我見過你,府中有數十丫頭,你自然不會注意到我了。」 

곽취가 말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을 보았어요. 부중(府中)에는 수십 명의 여종들이 있으니 당신은 당연히 나를 주의깊게 보지 않았겠지요."

歐陽鳳道:「府中用人很小心,你們來歷不明,如何會混得進來?」 

구양봉이 말했다.

"부중에서 사람을 쓰는데 몹시 조심스럽지요. 당신들의 내력이 불분명한데 어떻게 섞여들어올 수 있었지요?"

郭翠道:「如若有程總管幫助,那就易如反掌了。」 

곽취가 말했다.

"만약 정총관이 도움이 있다면 손바닥 뒤집기처럼 쉽지요."

歐陽鳳道:「可惡,程立很早就背叛了綠竹堡。」 

구양봉이 말했다.

"가증스럽구나. 정립은 진작에 녹죽보를 배반했구나."

楊非子歎息一聲,道:「很精密的計劃,簡直是羚羊掛角,不著痕跡……」 

양비자가 탄식하더니 말했다.

"아주 정밀한 계획이로군. 그야말로 아무런 흔적도 없다니..."

雙目盯注在郭翠的臉上,接道:「姑娘,你們還有些什麼遭遇?」 

두 눈으로 곽취의 얼굴을 응시하면서 말을 이었다.

"낭자, 그대들은 또 어떤 일을 당했는가?"

郭翠淒涼一笑,道:「我離開那山谷半年,被人奪去了貞操,而且十個都是一樣,有兩個生性貞烈的姐妹,因此自絕而死,我和另外七個人,苟活了下來。」 

곽취가 처량하게 웃고는 말했다.

"내가 그 산곡을 벗어나기 반 년 전에 정조를 뺏겼어요. 게다가 열 명 모두 마찬가지였지요. 성품이 절개가 굳은 두 자매는 그 일로 인해 자결했답니다. 나와 다른 일곱 명은 구차하게 살아남았지요."

楊非子歎道:「他們不但要用你們學成的施毒之術,而且也要你們利用自己的身體,這人的手段好生惡毒。」 

양비자가 탄식하고는 말했다.

"그들은 자네들이 배운 독을 쓰는 재주를 이용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자네들이 자신의 몸을 이용하려고 했군. 이들의 수단은 정말 악독하구나."

語聲頓了一頓,接道:「那奪去你貞操的人,可就是兩個傳授你們武功的男人了?」 

잠시 멈추었다 이어서 말했다.

"자네의 정조를 뺏아간 사람은 무공을 전수해준 두 명의 남자들이겠지?"

郭翠點點頭。楊非子道:「暗中下毒的,毒倒了歐陽堡主闔府老少的人,可是你姑娘?」 

곽취가 고개를 끄덕이자 양비자가 말했다.

"암중에 독을 쓴 것도, 구양보주 댁의 노소를 독으로 쓰러뜨린 사람도 낭자 자네구먼?"

郭翠道:「是!我在綠竹堡中為婢半年,就是要瞭解全堡中的人手情勢,生活起居,所以,下藥之量,早經計算,而且,上下人等,無一遺漏。」 

곽취가 말했다.

"예! 제가 녹죽보에서 반 년을 비녀로 지낸 것은 바로 전체 보 안의 사람의 정황과 일생생활을 파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쓸 약의 분량을 미리 계산하였고 위아래로 한 사람도 누락된 사람이 없었지요."

楊非子道:「那位孟蘭姑娘可是和你同時派來此地的人?」 

양비자가 말했다.

"맹란낭자는 자네와 동시에 이곳으로 파견된 사람인가?"

郭翠道:「不是!她是我下毒之後,才到此地的新人,她也學會了用毒,但我們手法不同,控制歐陽明老夫人,歐陽堡主的用毒,由她負責。」 

곽취가 말했다.

"아니예요! 그녀는 내가 독을 쓴 뒤에 이곳에 도착한 신인입니다. 그녀도 용독을 배워서 할 줄 알지만 우리들의 수법은 달라요. 구양명노부인를 제압하고 구양보주에게 독을 쓴 것은 그녀가 맡았어요."

歐陽鳳歎道:「我娘的雙目,是何人弄瞎的。」 

구양봉이 탄식하고는 말했다.

"내 어머니의 두 눈은 누가 멀게 한 것이냐?"

郭翠道:「她自己急瞎的,我們以她和兩位令弟的性命,要求歐陽老堡主就範,迫使令尊為我們所用,令尊雖然不肯屈服,但也不敢反抗,就這樣拖了一月之久,後來……」 

곽취가 말했다.

"그녀 자신이 멀게 한 것입니다. 우리는 그녀와 두 분 영제의 목숨으로 구양노보주를 복종시켜 영존으로 하여금 우리를 위해 일하도록 협박하려고 했지요. 영존은 비록 굴복하지 않으려 했지만 감히 반항할 수도 없었지요. 이렇게 한 달을 끌다가 그 후에..."

歐陽鳳接道:「後來,我爹爹屈服了。」 

구양봉이 말했다.

"그 후에 아버지께서 굴복했구나."

郭翠道:「後來,似乎是屈服了,但我不知他們用什麼方法逼他就範,我和孟蘭的職責,就是監視堡主夫人。」 

곽취가 말했다.

"나중에는 굴복한 듯 했지만 나는 그들이 무슨 방법으로 그를 굴복시켰는지 알지 못했요. 나와 맹란의 직책은 보주부인을 감시하는 것일 뿐이예요."

但聞歐陽老夫人高聲說道:「鳳兒,你爹一世英雄,怎肯屈從敵人,他雖然為了我和你兩個兄弟,未作反抗,但他告訴過我,寧肯毒發身死,家破人亡,也不會屈從敵人。」 

구양노부인이 큰소리로 말했다.

"봉아, 네 아버지는 일세의 영웅이신데 어찌 적에게 굴복하시겠느냐. 그가 비록 나와 너의 두 형제를 위해 반항할 수 없지만 그는 나에게 말한 적이 있다. 차라리 독이 발작해 죽고 집안이 망할지언정 적에게 굴종(屈從)하지 않겠노라고 하셨단다."

楊非子沉吟了一陣,道:「杜夫人,你和令尊在開封相見是否發覺出他不是歐陽堡主?」 

양비자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두부인, 당신과 영존은 개봉에서 만났는데 그가 구양보주가 아님을 발견하지는 않았소?"

歐陽鳳道:「我從未想過這樣的事,所以,沒有十分留心,但我那位兄弟,確是千真萬確的同胞兄弟。」 

구양봉이 말했다.

"나는 종래에 이런 일을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지요. 하지만 나의 그 남동생은 확실히 같은 뱃속에서 나온 동생이었습니다."

楊非子道:「如是他們派人假冒了歐陽堡主,但如何能學得歐陽堡主那一身武功,這件事,只怕……」 

양비자가 말했다.

"만일 그들이 사람을 보내어 구양보주를 사칭한 것이라 한다면 구양보주의 그 일신 무공을 어떻게 배울 수 있었겠소? 이건 아마도..."

只聽一陣陰沉的冷笑,傳了過來,打斷了楊非子未完之言,接道:「不錯,咱們要用的是他那一身武功,但更重要的,是他在江湖上的聲望。可惜的是,歐陽老堡主太過固執,咱們只好逼他交出武功,以假代真了。」 

일진의 음침한 냉소가 들려와서 양비자의 말을 잘랐다.

"그렇다. 우리는 그의 일신 무공을 이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강호에서의 그의 명성이다. 애석한 것은 구양노보주는 너무 고집이 세어 우리는 단지 그를 협박하여 무공을 내놓게 해서 가짜를 세울 수 밖에 없었다."

楊非子冷笑一聲,道:「朋友,此刻已是真相將現,水落石出的時候,實也用不著再隱隱藏藏了。」 

양비자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친구, 지금 이미 진상이 밝혀지려고 하니 더이상 숨을 필요 없소."

但見大廳之外,快步走進來一個全身黑衫的人。 背上斜插著一柄長劍,臉上也包著一塊黑色的布巾。 

대청 밖에서 한 명의 전신에 흑삼을 입은 사람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등에는 한 자루 장검을 비스듬히 끼운 채 얼굴은 흑색의 천으로 감싸고 있었다.

楊非子揮揮手,示意杜天龍等退開兩步,突然出手一指,點了郭翠的穴道,轉身迎了上去。 兩個人相距五尺左右時,彼此都停了下來。 

양비자가 손을 한번 휘둘러 두천룡 등에게 두 걸음 물러나라는 표시를 하고는 돌연 일지를 출수하여 곽취의 혈도를 찌르고는 몸을 돌려 맞이해갔다. 두 사람은 서로 거리가 오 척 가량 되었을 때 피차 모두 멈추어섰다.

楊非子道:「拿下包臉的布巾吧!青天白日,既然敢現身出來,那就用不著再故作神秘了。」 

양비자가 말했다.

"얼굴을 감싼 천을 떼시오! 이왕 청천백일(青天白日)에 감히 모습을 나타났으니 고의로 신비한 척 할 필요 없소."

杜天龍、歐陽鳳,緩緩移動身體,擋在歐陽老夫人的身前。 雷慶、王人傑,也都選擇了適當的方位,隨時準備出手。 

두천룡, 구양봉은 천천히 몸을 이동하여 구양노부인의 앞을 막아섰다. 뇌경, 왕인걸도 적당한 방위를 골라서 언제든 출수할 준비를 했다.

只聽那黑衣人呵呵一笑,道:「不錯,老夫如若不準備和你們相見,實在用不著現身到此了,不過,要老夫取下面巾不難,我要先知曉你的姓名。」 

그 흑의인은 껄껄, 웃더니 말했다.

"그렇지. 노부가 만약 너희들과 만날 작정이 아니었다면 이곳에 나타날 필요도 없지. 그러나 노부에게 얼굴의 천을 벗으라고 요구하려면 어렵지 않다. 나는 먼저 너의 성명을 알아야겠다."

楊非子道:「我決不是和這身衣著一般,是一位耕田老農。」 

양비자가 말했다.

"나는 결코 몸에 걸친 의복과 같지 않소. 한 명의 밭을 가는 늙은 농부요."

黑衣人道:「廢話,我要知道你真正的身份,姓名。」 

흑의인이 말했다.

"헛소리. 나는 너의 진정한 신분과 성명을 알아야겠다."

楊非子道:「也許咱們是故舊相識……」 

양비자가 말했다.

"어쩌면 우리는 오랜 친구로 서로 아는 사이일 거요..."

黑衣人冷冷說道:「說出你的姓名,再和老夫攀交不也遲。」 

흑의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너의 성명을 털어놓고 다시 노부와 사귀어도 늦지 않다."

楊非子道:「一定夠和你平行平坐的身份。」 

양비자가 말했다.

"틀림없이 당신과 대등한 신분이오."

黑衣人道:「江湖上有這樣身份的人,不算太多。」 

흑의인이 말했다.

"강호에서 그런 신분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楊非子伸手取下臉上的人皮面具,道:「神醫楊非子,夠不夠這個份量?」 

양비자가 손을 뻗어 얼굴의 인피면구를 떼내고는 말했다.

"신의(神醫) 양비자면 그 정도 무게감은 충분하오?"

黑衣人微微一怔,道:「楊非子……」 

흑의인이 약간 멍해져서 말했다.

"양비자..."

楊非子接道:「不錯,正是區區,閣下如是說話算話,可以取下布巾了。」 

양비자가 말했다.

"그렇소. 바로 나요. 귀하가 말한 대로 약속을 지키겠다면 천을 벗으시오."

黑袍人點點頭,道:「有些出了老夫的意料之外。」 

흑포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약간은 노부의 예상 밖이군."

一面解下了臉上的布巾。 楊非子凝目望去,只見那黑友人方面大耳,留著一部花白長髯,不禁一皺眉頭,道: 「是你,想不到啊!」 

한편으로 얼굴의 천을 풀었다. 양비자가 응시하여 바라보니 그 흑의인은 네모난 얼굴과 큰 귀에 희끗희끗한 긴 수염을 달고 있었다. 절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이었군. 생각지도 못했구나!"

黑衣人淡淡一笑,道:「楊兄,雖是人生何處不相逢,但兄弟確未想到,咱們會在這樣一個尷尬之下的局面相見。」 

흑의인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양형, 비록 사람이 살면서 어디에선가 만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어색한 국면에서 만나리라고는 형제가 확실히 생각지 못했소."

過關刀雷慶大聲叫道:「多臂神劍楊施雨。」 

과관도 뇌경이 큰 소리로 외쳤다.

"다비신검(多臂神劍) 양시우(楊施雨)."

黑衣人雙目一顧雷慶,道:「你是什麼人?」 

흑의인이 뇌경을 돌아보고 말했다.

"그대는 누구인가?"

雷慶道:「雷慶。」 

뇌경이 말했다.

"뇌경이오."

伸手取下面具。 杜天龍、王人傑,都取下了易容的面具。 

손을 뻗어 면구를 벗었다. 두천룡, 왕인걸 모두 역용했던 면구를 벗었다.

楊施雨冷冷一笑,道:「過關刀,只怕你今日過不了這一關。」 

양시우가 냉랭하게 웃고는 말했다.

"과관도, 당신은 오늘 이 관문을 넘지 못할 것 같소."

楊非子道:「咱們楊家不幸,出了你這麼一位偽君子,半生俠名,受盡了武林同道的恭敬,想不到你竟然是這樣一個陰沉、凶殘的人。」 

양비자가 말했다.

"우리 양씨 가문에 불행히도 그대와 같은 위군자(偽君子)가 나왔구나. 반평생 협명(俠名)으로 무림동도의 공경을 받았는데 그대가 뜻밖에도 이렇게 음침하고 흉악한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楊施雨哈哈一笑,道:「楊神醫,不覺著這幾句話太過誇獎兄弟了?」 

양시우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양신의, 그 몇 마디 말은 형제를 너무 과찬하는 것 아니오?"

楊非子道:「誇獎你,當真是不知人間有羞恥事了。」 

양비자가 말했다.

"당신을 칭찬한다고? 정말이지 인간에게 수치심이 있음을 알지 못하는 일이지." (많이 어색...ㅜ)

楊施雨道:「聽你楊神醫的口氣,似是把兄弟當作主持此事的首腦人物了?」 

양시우가 말했다.

"양신의 당신 말투를 듣자니 형제를 이 일을 주지하는 수뇌인물로 여기시는구려?"

楊非子道:「那是說,你身後還有人了?」 

양비자가 말했다.

"그 말인즉 당신 뒤에 또 누군가 있다는 것이군?"

楊施雨笑道:「這要你楊神醫自己猜了。」 

양시우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양신의 당신 자신이 짐작해보시오."

楊非子突然向前一步,道:「施雨兄,那幕後人物,兄弟能不能見見他?」 

양비자가 돌연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서 말했다.

"시우형, 그 막후인물을 형제가 만날 수 없소?"

楊施雨道:「能是能,不過不是現在!」 

양시우가 말했다.

"가능하지만 그러나 지금은 아니오!"

楊非子道:「等到幾時?」 

양비자가 말했다.

"언제가 되어야 하오?"

楊施雨道:「這個很難說了,他覺著應該見你時,自然會見你,不願見你時,你白費心機,也一樣見不到他。」 

양시우가 말했다.

"그건 말하기 어렵소. 그가 당신을 만나야겠다고 느낄 때 자연 당신을 만날 것이오. 당신을 만나기를 원치 않을 때는 당신이 심기를 헛되이 낭비해도 마찬가지로 그를 만니지 못하오."

楊非子道:「天下還有這等利害的人,真是叫我難以相信。」 

양비자가 말했다.

"천하에 이 정도로 무서운 사람이 있다니 정말 나는 믿기 어렵소."

楊施雨打個哈哈道:「我如說出他的名號,也許你楊神醫真的認識。」 

양시우가 하하, 웃더니 말했다.

"내가 만일 그의 명호를 입 밖에 낸다면 아마도 양신의 당신이 알고 있을 수도 있소."

楊非子道:「這麼說來,他也是江湖中大有名人物了?」 

양비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그도 강호에서 유명한 인물이구려?"

楊施雨高聲說道:「帶他進來!」 

양시우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를 데리고 들어오라!"

楊非子怔了一怔,道:「楊施雨,你耍的什麼花招?」 

양비자가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양시우, 그대는 무슨 수작을 부리는가?"

楊施雨道:「楊神醫可是覺很奇怪嗎?」 

양시우가 말했다.

"양신의는 아무래도 몹시 기괴하다고 느끼시는구려?"

楊非子道:「普天之下,沒有奴才,敢對主人呼來喝去。」 

양비자가 말했다.

"천하에 감히 주인에게 고함을 치며 오라가라고 하는 아랫사람은 없소."

楊施雨笑道:「神醫兄,咱們楊家的人,總不能永遠作人的奴才,是嗎?」 

양시우가 웃으며 말했다.

"양신의, 우리 양가의 사람이 영원히 아래사람 노릇을 할 수는 없소. 그렇지 않소?"

楊非子哦了一聲,道:「是了,楊兄早已經把你那位主人制服了,是嗎?」 

양비자가 아, 하더니 말했다.

"맞소. 양형은 벌써 당신의 그 주인을 제압했구려?"

楊施雨道:「兄弟被他迫害了十幾年,今日才找到了機會,剛剛才把他制住。」 

양시우가 말했다.

"형제는 그에게 십수 년을 박해를 받았는데 오늘에서야 기회를 찾아 방금 그를 제압했소."

楊非子心中暗道;「這楊施雨俠名卓著,應該是一位正派的人,自然是不會永遠屈居人下,為人作惡的工具……」 

양비자가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이 양시우는 협명이 탁월하니 마땅히 정파인물이어야 한다. 당연히 영원히 남 아래에 머물며 남을 위해 악행을 일삼는 공구가 될 리가 없다...'

忖思之間,只見一邊兩個黑衣大漢,抬著一張太師椅行了進來。 那太師椅上坐著一位三十四五歲的青衫人。 這人面目陌生,竟是從未見過。 

곰곰히 생각하는 사이에 한 옆에서 두 명의 흑의대한이 태사의를 받쳐들고 들어왔다. 그 태사의 위에는 한 명의 삼십 사오 세의 청삼인이 앉아있었다. 이 사람은 생김새가 낯설어 여태 본 적이 없었다.

搖搖頭,楊非子冷冷說道:「施雨兄,這個人,兄弟不識。」 

고개를 저으며 양비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시우형, 이 사람은 형제가 알지 못하오."

楊施雨道:「長福銀號柳家的二老闆,柳鳳山。」 

양시우가 말했다.

"장복은호(長福銀號) 류가의 둘째 주인 류봉산(柳鳳山)이오."

楊非子道:「柳鳳閣告訴我,柳老二是一個不能行路的跛子,半身癱瘓。」 

양비자가 말했다.

"류봉각이 나한테 말하길 류노이는 걸을 수 없는 절름발이로 반신불수라고 했소."

楊施雨道:「那是柳老大太低估了他的這位弟弟,他是個天生的跛子不錯,但他並未半身癱瘓,那也許是故意掩遮天下耳目的謊言,也許柳老二故意裝出來的,欺騙他那位大哥……」 

양시우가 말했다.

"그것은 류노대가 그의 아우를 너무 과소평가했소. 그는 타고난 절름발이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결코 반신불수는 아니오. 그건 어쩌면 고의로 천하의 이목을 가리려는 거짓말이거나 류노이가 고의로 가장하여 그의 대가를 속인 걸 거요..." 

那靠在大師椅背的青衫人,本是閉目而坐,此刻卻突然睜開了雙目,接道:「也許我練成了一種武功,療好了癱瘓之疾。」 

태사의에 등을 기대고 있던 청삼인은 본래 눈을 감고 앉아있었는데 지금 갑자기 두 눈을 뜨고 말했다.

"어쩌면 내가 일종을 무공을 연성하여 반신불수의 고질병을 치료했을 수도 있지요."

楊施雨轉過臉去,冷冷說道:「你想不到吧!柳鳳閣的敵人,竟然是他們一母同胞的兄弟。」 

양시우가 얼굴을 돌려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생각 못했을 거요! 류봉각의 적은 놀랍게도 같은 어미에게서 난 형제라오."

言罷,仰天大笑。楊非子忖道:「目下情勢,有如萬花爭艷,看得人真假難分,這位柳二公子的身份,也叫人無法分辨真假?」 

말을 마치더니 앙천대소했다. 

양비자는 곰곰히 생각했다.

'목하 정세는 온갖 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듯 하여 진가(真假)를 구분하기가 어려우니 이 류이공자의 신분도 진가를 구분할 수가 없구나.'

心中念轉,人卻對那太師椅上的人一拱手,道:「柳二公子,在下是令兄柳鳳閣的朋友。」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태사의 위의 사람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류이공자, 나는 영형인 류봉각의 친구라오."

柳鳳山道:「家兄養了很多的死士,閣下只是其中之一罷了。」 

류봉산이 말했다.

"가형은 자신을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을 아주 많이 양성했습니다. 귀하는 단지 그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他雖然穴道受制,無法行動,但口氣神情之間,仍不失驕狂之氣。 

그는 비록 혈도가 제압당하여 움직일 수 없었지만 말투와 표정에서 교만하고 건방진 분위기가 없어지지 않았다.

楊非子忍下心頭之火,淡淡一笑,道:「柳二公子,萬貫家產,無際財富,但必需要留下性命,才能夠享受,如是閣下不幸死了,那些寶貴財富,都將落入別人之手了?」 

양비자가 가슴 속 노화를 참고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류이공자, 헤아릴 수 없는 재산이 있지만 반드시 목숨이 남아있어야 누릴 수가 있는 것이오. 만일 귀하가 불행히도 죽는다면 그 수 많은 재산은 모두 다른 사람의 손에 떨어지지 않겠소?"

柳鳳山道:「哦!」 

류봉산이 말했다.

"허!"

楊非子道:「就目前情勢而言,在下是唯一能夠教你的人。」 

양비자가 말했다.

"목전의 정세로 말하자면 내가 유일하게 당신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오."

柳鳳山笑一笑,道:「你能救我?」 

류봉산이 웃더니 말했다.

"당신이 나를 구할 수 있다고요?"

楊非子接道:「不錯,你被楊施雨點了穴道,已無法自由行動,變成了任人宰割的羔羊。」 

양비자가 말했다.

"그렇소. 당신은 양시우에게 혈도를 찔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어 동네북 신세가 되고 말았소."

柳鳳山笑一笑,道:「好吧!你救我性命,不知要些什麼好處?」 

류봉산이 웃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당신이 나의 목숨을 구해주고 어떤 요구를 할지 모르겠군요?"

楊非子道:「好處?哈哈,果然是有錢人的口氣。」 

양비자가 말했다.

"좋은 점? 하하, 과연 부자의 말투로군."

柳鳳山道:「天下人,有誰不知柳家有錢。」 

류봉산이 말했다.

"류가에 돈이 많은 줄 모르는 사람이 천하에 누가 있습니까."

楊非子目光突然轉到了楊施雨的身上,道:「施雨兄,你準備如何處置這位柳二公子?」 

양비자가 돌연 양시우에게 눈길을 돌려서 말했다.

"시우형, 당신은 류이공자를 어떻게 처리할 작정이시오?"

楊施雨道:「兄弟要先逼他交出解藥,救了我妻兒之命。」 

양시우가 말했다.

"형제는 우선 그에게 해약을 내놓고 나의 처자식의 목숨을 구하라고 해야하오."

楊非子道:「他如是不肯交出呢?」 

양비자가 말했다.

"그가 만일 내놓지 않는다면?"

楊施雨道:「那就有得他的苦頭吃了,我要殺他一千劍,還不要他死亡。」 

양시우가 말했다.

"그러면 그는 쓴맛을 보아야 하오. 나는 그를 갈가리 찢어죽여야 하는데 또 그를 죽여서도 안되오."

楊非子略一沉吟,道:「施雨兄是否已問過了他?」 

양비자가 잠깐 침음하더니 말했다.

"시우형은 그에게 물어보았소?"

楊施雨道:「問過了,但他不肯交出。」 

양시우가 말했다.

"물어보았소. 하지만 그는 내놓으려 하지 않았소."

楊非子道:「可否讓兄弟試試。」 

양비자가 말했다.

"형제가 한번 해보게 해주시겠소?"

楊施雨道:「非子兄儘管請便,不過,下手時要留點尺寸,不要傷他之命。」 

양시우가 말했다.

"비자형은 얼마든지 편한 대로 하시오. 그러나 손을 쓸 때는 조금은 사정을 두어 그의 목숨을 상하게 하지 마시오."

楊非子哈哈一笑,道:「放心,放心,就算萬一,兄弟也負責解除施雨兄一家之毒。」 

양비자가 하하, 웃고는 말했다.

"안심하시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형제가 시우형 일가의 독을 제거하는 책임을 지겠소."

楊施雨道:「有此一言,兄弟就放心了。」 

양시우가 말했다.

"그 말에 형제는 안심이 되는구려."

楊非子暗暗提一口氣,緩步行近了柳鳳山道:「柳二公子,你身有殘疾,行動不便,能有這樣大的成就,不能不叫人佩服。」 

양비자가 암암리 한 모금 진기를 끌어올리고 천천히 류봉산에게 가까이 걸어가서 말했다.

"류이공자, 당신은 불구의 몸이라 행동이 불편한데도 이렇게 큰 성취가 있다니 탄복하지 않을 수 없구려."

柳鳳山雙目盯注在楊非子的身上,道:「誇獎了。」 

류봉산은 두 눈으로 양비자를 노려보며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楊非子道:「你們柳家兄弟財產如山,卻不去好好享受,竟然都捲入江湖的風險之中,這一點實叫人想不明白。」 

양비자가 말했다.

"당신네 류가의 형제는 산더미 같은 재산을 마음껏 누리지 않고 뜻밖에도 강호의 풍험 속에 말려들었는데 그 점은 생각을 해봐도 알 수가 없구려."

柳鳳山道:「因為柳家太富有了,所以,官宦豪門,江湖盜匪,無不覬覦柳家這份龐大的家產,你楊神醫,肯和家兄合作,豈不也是為了貪圖柳家的財富嗎?」

류봉산이 말했다.

"왜냐하면 류가가 너무 부유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리들과 권세있는 집안, 강호의 비적들은 류가의 방대한 가산(家產)을 넘보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양신의 당신이 가형(家兄)과 합작에 동의한 것도 류가의 재산을 탐하여 노린 것이 아닙니까?"

楊非子道:「柳家的財富,確實很動人但幸好在下及時醒悟……」 

양비자가 말했다.

"류가의 재산은 확실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오. 하지만 다행히 나는 때마침 깨달았소..."

柳鳳山接道:「聽閣下口氣,似乎已脫離家兄。」 

류봉산이 이어서 말했다.

"귀하의 말투를 듣자니 이미 가형에게서 벗어난 것 같군요."

楊非子冷冷說道:「令兄和你的毛病一樣,用人只知施威,所以,他手下雖然有很多的人才、高手,但他卻不能收取他們的心。」 

양비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영형은 당신과 문제점이 똑같소. 사람을 부리면서 단지 위세를 부릴 줄 알지. 그래서 그의 수하에 아주 많은 인재와 고수가 있지만 그는 그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오."

柳鳳山道:「你既和家兄分道,何不和在下談談?」 

류봉산이 말했다.

"당신은 이미 가형과 갈라섰는데 왜 저와 담판을 내지 않으십니까?"

楊非子道:「談什麼?」 

양비자가 말했다.

"무슨 담판?"

柳鳳山道:「以柳家的財富,再有個可以信託的才智之士助我,很快使天下財富,盡入我掌握,想想看,那是什麼樣的局面。」 

류봉산이 말했다.

"류가의 재산에 몇 명의 믿고 맡길 수 있는 재지를 가진 사람이 나를 도와주면 아주 빨리 천하의 부가 모조리 나의 손아귀에 들어올 것입니다. 그것이 어떤 국면인지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楊非子歎口氣道:「你們的錢夠多了,怎的還想要錢,當真是貪得無厭……」 

양비자가 한숨을 내수더니 말했다.

"당신들의 돈은 충분한데 어찌 돈을 얻으려고 하시오? 정말 탐욕은 끝이 없구나..."

柳鳳山搖搖頭,突然揚手一指,點了過去。 楊非子只覺前胸一麻,一股涼意,直透內腑。 

류봉산이 고개를 가로젓더니 돌연 손을 떨쳐 일지로 찔러갔다. 양비자는 가슴이 마비되며 한 줄기 서늘한 느낌이 그대로 내부(內腑)로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柳鳳山哈哈一笑,道:「施雨,除了這楊非子之外,還有什麼難對付的人嗎?」 

류봉산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시우, 이 양비자 말고 또 어떤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소?"

楊施雨目光環顧了大廳一眼,道:「除了楊非子外,餘子碌碌,不敢再有勞二爺出手了。」 

양시우가 대청을 한번 빙 둘러보고는 말했다.

"양비자를 제외하면 남은 자들은 평범하니 더이상 감히 둘째 나으리가 출수하는 수고를 끼치지 않겠소이다."

楊非子中指之後,暗中咬牙,伸手拉劍,那知手臂竟然不聽使喚,同時,感覺到陣陣寒意,分向四肢擴展,不禁心頭大駭,道:「楊施雨,你這卑下小人!」 

양비자은 일지를 맞은 뒤에 암중으로 이를 갈며 손을 뻗어 검을 끌어당겼으나 손과 팔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을 알았다. 동시에 점점 한기가 사지로 넓게 번져가는 것을 느끼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것을 금할 수 없었다.

"양시우, 너는 비열한 소인이구나!"

楊施雨微微一笑道:「楊非子,你在柳鳳閣那裡的作為,我已經知曉很多,實在也不高明,和在下相比嗎?只能說半斤八兩,如說卑下,兄弟只怕不如你非子多多了。」 

양시우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양비자, 당신이 류봉각 쪽에 있을 때 한 짓을 나는 이미 많이 알고 있는데 사실 고명하지도 못하더구려. 나와 비교하면 거기서 거기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오. 비열하기로 말하자면 형제는 당신 양비자보다 훨씬 못할 것이오."

柳鳳山回目一笑楊非子,道:「我用的玄陰指功,這是真真正正的功力,既非用毒,也不取巧,閣上最好能運功護住心脈,別讓陰寒之力,傷了心肺,這沒有立竿見影的解藥。」 

류봉산이 양비자에게 눈을 돌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내가 쓴 것은 현음지공(玄陰指功)인데 그건 진정한 무공으로 독을 쓴 것도, 교묘한 수단을 쓴 것도 아니오. 귀하는 운공하여 심맥을 보호하시오. 음한지력(陰寒之力)이 심폐(心肺)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소. 이것에은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해약이 없소."

楊非子道:「楊施雨,你聽著,柳家兄弟只是在爭奪控制財產之權,咱們卻變成了他們奪權的工具。」 

양비자가 말했다.

"양시우, 너는 듣거라. 류가의 형제는 단지 재산권을 공제하려 쟁탈을 벌이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의 권리 쟁탈의 도구로 변하고 말았다."

楊施雨道:「還有點楊兄不知,他們要把江湖上人物,盡都收羅手下,凡是不肯聽命者,都要一一斬除。」 

양시우가 말했다.

"아직 양형이 알지 못하는 것이 있소. 그들은 강호인물들을 모조리 수하에 거두려 하오. 무릇 명을 따르지 않으려는 자는 모두 남김없이 베어버리려 하오."

楊非子一面運氣,一面說道:「大計劃,大手筆,柳家不但有錢,竟然還要希望能主盟武林。」 

양비자가 한편으로 운기하며 한편으로 말했다.

"크나 큰 계획이며 엄청난 일이로군. 류가는 그렇게 돈이 많은 데도 무림의 맹주가 되기를 바라는구나."

柳鳳山笑一笑,道:「還有一些事,只怕你楊神醫還不知道。」 

류봉산이 웃으며 말했다.

"양신의 당신이 모르는 또 한 가지가 더 있소."

楊非子道:「貴家族,難道還有什麼驚人的手筆嗎?」 

양비자가 말했다.

"귀 가족에게는 설마 또 무슨 사람을 놀라게 할 일이 있소?"

柳鳳山道:「柳家的長福銀號,是舉世最大的錢莊,廣集了無數的金銀,但柳家代有人才,不會滿足於現有的財勢,所以,我們不但要設法控制武林,把勢力伸延到百行百業,說一句讓你楊神醫吃驚的事,有不少縣丞、府堂,封疆大吏,都是承仰柳家的鼻息,一旦我們成為武林盟首,再擴大官場勢力,皇帝就變成了一個假皇帝,柳家卻暗中握了生殺予奪的大權,不過你閣下可以放心,咱們永遠不會造反,也不會明火執仗地興兵打仗,爭奪江山。」 

류봉산이 말했다.

"류가의 장복은호는 세상에서 가장 큰 은장(錢莊)으로 무수한 금은을 두루 모여들고 있소. 하지만 류가에는 대대로 인재가 있어 현재의 재산에 만족할 리가 없소. 그래서 우리는 무림을 공제할 방법을 강구하여 세력을 다방면으로 뻗쳐나갈 것이오. 양신의 당신을 깜짝 놀라게 할 일을 이야기하자면 적지 않은 관부, 관리 모두 류가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오. 일단 우리가 무림맹주가 되고 거기에다 관계로 세력을 확대한다면 류가는 암중에서 생사여탈권을 쥐고 황제는 일개 빈껍데기 황제로 변하고 말 것이오. 그러나 귀하는 안심해도 좋소. 우리는 영원히 반역을 일으키지도 무기를 들고 군사를 일으켜 강산을 뺏지 않겠소."

楊非子淡淡一笑,道:「很大的氣派,可惜的是你們這只是一場空幻的夢想……」 

양비자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아주 으리으리하군. 애석한 것은 그대들의 그것은 단지 허황된 꿈일 뿐이다..."

柳鳳山冷冷接道:「為什麼?」 

류봉산이 냉랭하게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楊非子道:「大事未成,你們三兄弟已經來個窩裡翻,害死了你們的三弟,如今是你們老大和老二再鬥法,本是同根生,相煎何太急,就憑這一點,你們就成不了什麼氣候。」 

양비자가 말했다.

"대사가 이루지도 않았는데 그대들 삼형제는 이미 내부 다툼을 벌여 세째 아우를 해쳤고 지금 그대들 노대와 노이가 다시 암투를 벌이고 있다. 본래 같은 뿌리에서 났는데 형제끼리 집안 싸움을 하고 있으니 그 점 하나만으로도 그대들이 무슨 결과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柳鳳山嗯了一聲,道:「我還認為你楊神醫,有什麼驚人高見,說穿了也不過是庸俗的看法,你對柳家人知道的太少。」 

류봉산이 음, 하더니 말했다.

"나는 아직 양신의 당신에게 무슨 사람을 놀라게 할 고견이 있다고 여겼는데 범속한 견해에 불과하군. 당신은 류가의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소."

楊非子心中一動,暗道:「難道柳鳳閣和柳鳳山是在玩一套掩人耳目的把戲,這一點事關重大,非得把事情探聽清楚不可。」 

양비자가 마음이 동하여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류봉각과 류봉산이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가리는 속임수를 쓰고 있단 말인가? 이 일은 중대하니 분명히 알아보지 않으면 안된다.'

強忍著內腑中向外泛出的陣陣寒意,楊非子故作輕淡地一笑,道:「我和柳家的交往雖然不多,但我自信對柳家已有些認識,你們兄弟不可能攜手合作。」 

억지로 내부에서 밖으로 점점 넘쳐나오는 한기를 참으며 양비자는 고의로 대수롭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

"나는 류가와 왕래가 비록 많지 않지만 류가에 대해 이미 조금은 안다고 자신한다. 너희 형제가 서로 손을 잡고 합작하기는 불가능하다."

柳鳳山道:「誠然不會,我們之間,最後也難免一場火拚,不過,目前大家都還有適度的容忍之量。」 

류봉산이 말했다.

"사실 그럴 리가 없소. 우리들 간에는 최후에 한바탕 싸움을 면하기 어렵소. 그러나 지금은 둘 다 아직은 적절한 정도의 용인할 도량이 있소."

楊非子道:「柳鳳山,只要你活在世上,才會是你令兄的一大勁敵。」 

양비자가 말했다.

"류봉산, 네가 세상에 살아있는 것이야말로 네 영형(令兄)의 커다란 적이 될 것이다."

柳鳳山淡淡一笑,道:「目下我還不希望死,我活得很好,很好。」 

류봉산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지금 나는 아직 죽고싶지 않으며 나는 아주 멀쩡히 살아있소."

楊非子冷冷說道:「柳老二,真正和柳鳳閣,爭奪柳家財富的是你,這一點,柳鳳閣心中也很明白。」 

양비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류노이, 진정으로 류봉각과 류가의 재산을 놓고 쟁탈을 벌이는 것이 너라는 그 점은 류봉각도 마음 속으로 분명히 알고 있다."

柳鳳山道:「楊神醫,這些事,我們三兄弟,都很明白,所以,用不著閣下再三地解說。」

류봉산이 말했다.

"양신의, 그런 것은 우리 삼형제 모두 아주 잘 알고 있소. 그래서 귀하가 재삼 설명할 필요 없소."



<후기> 녹죽보에 찾아가기 전에 많은 계획을 세웠는데 정작 한꺼번에 우루루 몰려가는 장면이 좀 앞뒤가 안맞음.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