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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回 艷冠群芳(염관군방)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二回 艷冠群芳(염관군방)

알타쵸 2018. 2. 27. 03:26

第二回 艷冠群芳(꽃중의 꽃, 사봉방의 미녀들)










人如其名,果然是丰采秀俊。 四個站在側侍客的姑娘,八雙眼睛盯在了岳秀身上,誰也捨不得離開。 岳秀彬彬有禮和那般雅緻,

사람은 그 이름처럼 과연 풍채가 준수했다. 손님 시중을 들던 네 낭자들의 여덟 쌍의 눈은 악수를 쳐다본 채 누구도 눈을 떼지 못했다. 악수는 점잖고 예의바르며 그렇게 품위가 있었던 것이다. 

楊晉笑道:「岳世兄請坐,在下是楊晉,方兄幾時染恙,在下竟然一無所知。」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악세형, 앉으시게. 나는 양진일세. 방형이 언제 병이 들었는지 나는 전혀 몰랐네."

岳秀跨步入席,落了座,道:「家舅父染恙匝月,近日已然大好,只是身體還未康復,難應召宴,特命晚輩,代他來此。」 

악수는 자리로 걸어가 앉더니 말했다.

"외숙께서는 병에 걸리신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크게 좋아지셨습니다만 신체는 아직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연회 초청에 응하기 어려워 특별히 후배에게 명하여 그분 대신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楊晉哦了一聲,回頭吩咐龜奴,道:「船泊河心,即上酒菜。」 

양진은 아, 하더니 고개를 돌려 구노에게 분부하여 말했다.

"배를 강심에 세우고 즉시 술과 요리를 올리도록 하라."

那龜奴應了一聲,立時傳出話去。 四個花枝招展的大姑娘,忙著收拾桌面,又鋪上了一方布桌單。 菜餚早好,眨眼時刻,上了八個盤子。 酒是三十年以上狀元紅,一股香醇味,直撲鼻間。 

구노는 대답하고 즉시 말을 전하러 갔다. 네 명의 유달리 화사하게 치장한 낭자들은 바쁘게 탁자를 치우고 또 탁자보를 깔았다. 요리는 벌써 잘 준비되어 있었기에 눈깜빡할 사이에 여덟 개의 접시가 올려졌다. 술은 삼십 년 이상 된 상원홍(狀元紅)이었다. 한 줄기 진한 술향기가 그대로 콧 속으로 스며들었다.

楊晉端起了酒,笑道:「岳世兄,識得這兩位麼?」 

양진이 술을 들어올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악세형, 이 두 분을 아시는가?"

岳秀道:「晚輩來此,已得舅父指點一二,只是從未晤面,不敢妄稱 ⏤ ⏤」 

악수가 말했다.

"후배가 이곳에 올 때 이미 외숙께서 조금 알려주셨습니다. 다만 지금껏 만나뵙지 못했기에 감히 함부로 말하지 못합니다."

那穿著海青長衫的人,哈哈一笑道:「在下是江南鏢局曹長青。」 

해청색 장삼을 걸친 사람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나는 강남표국(江南鏢局)의 조장청(曹長青)이라네."

岳秀一抱拳,道:「久聞大名。」 

악수가 포권하며 말했다.

"대명을 들은 지 오래입니다."

曹長青笑一笑,道:「方兄有這麼一位氣宇軒昂的外甥,怎麼從未對我們提過。」 

조장청이 빙그레 웃더니 말했다.

"방형에게 이렇게 기우(氣宇)가 헌앙(軒昂)한 외조카가 있는데 왜 여태껏 우리한테 언급한 적이 없을까?"

岳秀微微一笑,道:「晚輩很少到舅父家中走動。」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후배는 외숙댁에 거의 왕래하지 않았습니다."

另一個灰綢子褲褂的人,一拱手,道:「在下金陵鏢局周大光。」 

다른 한 명의 회색 마고자를 입은 사람이 공수하며 말했다.

"나는 금릉표국(金陵鏢局)의 주대광(周大光)일세."

岳秀又欠欠身,道:「老前輩。」 

악수가 또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노선배님."

周大光道:「不敢當,岳世兄。」 

주대광이 말했다.

"감당할 수 없네, 악세형."

岳秀目光轉到楊晉的臉上,道:「家舅父本要抱病而來,但卻被家舅母攔住,家舅父甚為抱咎,命晚輩特別向楊大人致歉。」 

악수가 양진에게 눈길을 돌리더니 말했다.

"외숙께서는 본래 아픈 몸으로 오시려했지만 외숙모께서 말리셨지요. 외숙께서 미안해하시며 후배더러 양대인께 특별히 사죄의 뜻을 전하라 명하셨습니다."

三家鏢局子來了兩家的總鏢頭,單單一家江總鏢頭不來,楊晉心中確有點火,心中暗在著磨,怎麼給他一點苦頭吃吃。 但岳秀英挺的氣度和致歉的虔誠,使得楊晉心中的火氣大大的消減,輕輕咳了一聲,道:「岳世兄,不敢當,方總鏢頭生病的事,在下雖然有些聽聞,但衙門裡事情忙,未能前去探望,心中甚是不安。」 

세 표국에서 두 곳의 총표두가 왔고 한 군데 총표두는 오지 않아서 양진은 심중으로 확실히 화가 좀 났었고, 어떻게 그에게 쓴맛을 좀 보여줄까 속으로 남몰래 벼르고 있었다. 하지만 악수의 빼어난 기도(氣度)와 정성어린 사죄는 양진의 마음 속 노기를 크게 감소시켰다.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악세형, 당치 않네. 방총표두에게 병인 난 것을 내가 비록 약간은 들었지만 아문(衙門:관아)의 일이 바빠 병문안을 가지 못하여 마음 속으로 몹시 미안하다네."

岳秀道:「大人垂愛,家舅父命晚輩代他受遣,大人如是需家舅父有所效勞,晚輩願代舅父受命。」 

악수가 말했다.

"대인께서 각별한 아껴주심에 외숙께서는 후배를 보내셨습니다. 대인께서 만일 저의 외숙이 힘쓸 데가 있다면 후배는 외숙 대신 명을 받겠습니다."

楊晉道:「岳世兄,談不上受命二字,這次楊某是請諸位幫忙。」 

양진이 말했다.

"악세형, 명을 받는다는 말은 하지 말게. 이번에 양모는 제위들에게 도움을 부탁하는 걸세."

語聲一頓,接道:「喝酒,喝酒,咱們先喝個痛快再說。」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마십시다. 우리 우선 통쾌하게 마시고 다시 이야기합시다."

曹長青笑道:「楊大人,你還是先談談正經事。話不聽明白,在下是食難下嚥,酒難沾唇。」 

조장청이 웃으며 말했다.

"양대인, 먼저 본론을 이야기하십시오. 명백한 이야기를 듣지 못하면 음식을 먹어도 삼키기 어렵고 술을 마셔도 입술을 적시기가 어렵습니다."

楊晉微微一笑,道:「既是如此,兄弟就恭敬不如從命了。」 

양진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왕 그렇다니 형제는 명을 따르겠소."

周大光道:「咱們洗耳恭聽。」 

주대광이 말했다.

"우리는 귀를 씻고 듣겠습니다."

楊晉道:「這幾年,兄弟沒有對諸位有所幫助,心中很抱歉……」 

양진이 말했다.

"요 몇 년간 형제가 제위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여 마음 속으로 몹시 미안하오..."

曹長青接道:「大人言重了,咱們三家鏢局子,平日受惠大人很多,如是楊大人有用咱們的地方,曹某人是萬死不辭。」 

조장청이 말했다.

"대인,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우리 세 표국은 평상시 대인께 받은 은혜가 아주 많습니다. 만일 양대인께 우리가 쓰일 곳이 있다면 조모는 만 번 죽어도 사양치 않겠습니다."

楊晉目光一掃四位姑娘,道:「四位先請迴避,我要和幾位談點公事。」 

양진이 네 명의 낭자를 쓸어보며 말했다.

"나는 이분들과 공사(公事)를 좀 이야기해야하니 네 분은 우선 자리를 피해주시게."

四位少女,站起來,轉入後面。 

네 명의 소녀는 일어나서 뒤쪽으로 돌아들어갔다.

直待四女去遠,楊晉才低聲說道:「曹兄,周兄,我出了大麻煩……」 

네 여자가 멀리 가기를 기다렸다가 양진이 그제서야 나직이 말했다.

"조형, 주형. 커다란 골칫거리가 생겼소."

曹長青、周大光都聽得大吃一驚,齊齊說道:「什麼事?」 

조장청, 주대광은 모두 듣고 깜짝 놀라서 일제히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楊晉冷眼旁觀,那岳秀卻神色如常,並未有驚駭之感。 也許他少不更事,不知道利害。 楊晉嘆口氣,道:「七王爺寵妃被殺,兄弟奉命,要限期破案。」 

양진이 냉정한 눈으로 옆에서 보니 그 악수의 안색은 평상시와 같아 결코 놀란 느낌이 없었다. 어쩌면 나이가 어려서 세상물정에 어두워 무서움을 모르는 것이리라. 양진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칠왕야께서 총애하시던 비가 피살되었는데 형제는 명을 받들어 기한 내에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오."

哎呀! 周大光、曹長青同是失聲驚叫。 大約王妃被殺一事,太過震撼人心,岳秀的臉色也不禁為之一變。 

저런! 주대광, 조장청은 똑같이 놀람에 찬 외침을 질렀다. 아마 왕비가 피살된 일이 너무도 사람을 마음을 뒤흔들었는지 악수의 안색도 일변하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周大光定定神,道:「楊大人,時限多長?」 

주대광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양대인, 시한은 얼마나 됩니까?"

楊晉道:「三個月!」 

양진이 말했다.

"삼 개월이오!"

周大光道:「太急促了一些。」 

주대광이 말했다.

"너무 촉박하군요."

楊晉苦笑一下,道:「在七王爺的眼中,那已是很長的限度了。」 

양진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칠왕야의 눈에는 그건 아주 긴 한도라오."

曹長青道:「楊兄,只要能找出是那一路的賊人,咱們自然要全力以赴……」 

조장청이 말했다.

"양형, 어느 방면의 비적인지 알아낼 수만 있다면 우리는 당연히 전력을 다해..."

楊晉搖搖頭,打斷了曹長青的話,說道:「曹兄,如是知曉了那人是誰,楊某人也不敢麻煩諸位,王爺曾賞一道金牌,可以調動江南七省的馬步大軍,各州各府的捕快,合力擒賊。」 

양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조장청의 말을 자르더니 말했다.

"조형, 만일 그자가 누구인지 안다면 양모가 감히 제위들을 귀찮게 하지 못하오. 왕야께서 일찌기 강남칠성(江南七省)의 병마(兵馬)와 각주(各州), 각부(各府)의 포쾌(=포졸)를 동원할 수 있는 금패를 주셨으니 힘을 합쳐서 도적을 잡았을 것이오."

周大光道:「這麼說來,楊大人還未找出那賊人是屬於那一道了。」 

주대광이 말했다.

"그렇다면 양대인께서는 그 비적이 어느 방면에 속하는 자인지 알아내지 못했군요."

楊晉道:「是的,目下還毫無跡相可尋。」 

양진이 말했다.

"그렇다오. 지금은 아직까지 조금도 흔적을 찾을 수가 없소."

岳秀道:「王府重地,定然有著十分森嚴的戒備,那人能夜入王府,殺死七王爺的寵妃,自然是武功十分高強。」 

악수가 말했다.

"왕부는 중요한 곳이니 틀림없이 몹시 삼엄한 경계와 경비가 있을 텐데, 그 사람이 밤중에 왕부에 들어가 칠왕야께서 총애하시는 비를 죽였다니 당연히 무공이 매우 고강하겠군요."

楊晉道:「不錯,王府中戒備,刁斗森嚴,護院,侍衛,也都有點真功實學,但那夜行人,卻能來去自如,神不知鬼不覺的殺了王妃。」 

양진이 말했다.

"그렇다네. 왕부의 경계는 삼엄하고 호원(護院), 시위(侍衛)들도 모두 진공실학(真功實學)을 가지고 있지. 그렇지만 그 야행인은 마음대로 왔다갔으며 귀신도 모르게 왕비를 죽였다네."

曹長青道:「楊大人是要咱幫忙訪查賊人的下落了?」 

조장청이 말했다.

"양대인께서는 우리에게 도적의 소재를 조사하는 것을 도와달라는 것입니까?"

楊晉道:「事非得已,還請諸位多多幫忙了。」 

양진이 말했다.

"일이 부득이하여 제위들께 많은 도움을 부탁하오."

周大光道:「長江鏢局的方兄,眼皮子雜,識人多,可惜,他沒能來。」 

주대광이 말했다.

"장강표국의 방형은 식견이 다양하고 아는 사람이 많은데 애석하게 그가 오지 못했군요."

岳秀微微一笑道:「江湖匪徒,一向不願招惹官府中人,但那人竟膽敢夜入王府殺了王妃,晚輩見識淺薄,但亦可斷言事非偶然,事前可能已有很精密的計劃。」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강호의 비적은 언제나 관부의 사람을 건드리기를 원치 않지요. 하지만 그자는 대담하게도 감히 밤중에 왕부에 침입하여 왕비를 살해했습니다. 후배의 견식이 천박하지만 이 일은 우연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사전에 아주 정밀한 계획이 있었을 겁니다."

曹長青道:「岳世兄所言甚是,敢闖防守森嚴的王府,定然早有預謀,但不知王府中除了妃子被殺之外還遺失了什麼?」 

조장청이 말했다.

"악세형의 말이 맞습니다. 삼엄하게 지키고 있는 왕부에 감히 뛰어들었다니 벌써 사전모의가 있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왕부에 왕비가 피살된 것 말고 또 무슨 분실된 것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楊晉道:「到目前為止,還未查明王府中,遺失什麼?」 

양진이 말했다.

"지금까지는 아직 왕부에서 무엇이 분실되었는지 밝혀지지 않았소."

語聲一頓,接道:「我在驗屍之時,發現王妃項頸之間,有一道白痕,似是常掛一件飾物,但被殺之後,飾物已然不見。」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내가 검시(驗屍)를 할 때 왕비의 목에 한 가닥 하얀 흔적이 있음을 발견했소. 마치 항상 장신구를 걸고 있었던 듯 한데 피살 후에 장신구는 이미 보이지 않았소." 

周大光道:「不可能啊!夜闖王府,殺死人命,只為了竊取一件飾物,除此以外,定還別有原故?」 

주대광이 말했다.

"밤중에 왕부에 뛰어들어 사람을 죽인 것이 오직 장신구를 취하기 위함이라니 불가능합니다! 그것 말고 필시 다른 이유가 있을 겁니다."

楊晉道:「有!告訴三位不妨,但希望三位能守此機密,不可洩漏於他人,王妃是被人先姦後殺。」 

양진이 말했다.

"있소! 세 분에게 알려드려도 무방하지만 기밀을 지켜주시기 바라오. 다른 사람에게 누설되어서는 안되오. 왕비는 선간후살(先姦後殺) 당했소."

周大光啊了一聲,道:「膽大妄為,可恨,可惱。」 

주대광이 아, 하더니 말했다.

"겁도 없이 날뛰다니 가증스럽고 화가 나는군요."

楊晉道:「曹兄,周兄……」 

양진이 말했다.

"조형, 주형..."

兩人齊聲接道:「大人,有什麼吩咐,只管請講。」 

두 사람이 일제히 말을 받았다.

"대인, 무슨 분부가 있다면 말씀만 하십시오."

楊晉道:「兩位都是久年在江湖上走動的人物,見識多,閱歷廣,兄弟吃的是公事飯,有很不便的地方,但兩位就沒有這種顧慮了,希望兩位看在咱們十幾年交情的份上,給我幫個忙,如若楊某人真要落到革職拿問下場,不但對諸位的面子不好看,只怕也不太方便了。」 

양진이 말했다.

"두 분은 모두 여러 해 동안 강호를 다닌 인물이라 견식과 경험이 많소. 나랏일을 하는 형제에게는 불편한 점이 있지만 두 분에게는 그런 염려가 없소. 두 분이 우리들의 십수 년 교정을 보아 도와주시기를 바라오. 만약 양모가 진짜 파직되고 체포되어 심문을 당하는 결과가 되면 제위들에게 꼴이 우습게 될 뿐만 아니라 편의도 보아주지 못할 것 같소."

表面上聽來,這番話十分婉轉,但骨子裡,卻是十分強硬。 周大光、曹長青,都是常年在道上闖蕩的人物,還有什麼不明白,兩人齊聲應道:「我等盡力。」 

표면상으로 들으면 이번 말은 십분 완곡했지만 그 이면은 십분 강경했다. 주대광, 조장청은 모두 오랫동안 강호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인데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두 사람은 일제히 대답했다.

"우리들은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楊晉目光轉到了岳秀的身上,道:「岳世兄,方兄染恙未來,事非得已,但楊某的話,希望世兄能代我轉達。」 

양진은 악수에게로 눈길을 돌리더니 말했다.

"악세형, 방형이 병에 걸려 오지 못한 것은 부득이한 일이네. 양모의 말을 세형(世兄)이 대신 전달해주기를 바라네."

岳秀道:「一句不遺,一字不漏,完全轉達家舅父……」 

악수가 말했다.

"한 마디도 남김 없이,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외숙께 전달하겠습니다..."

語聲一頓,接道:「但在下也有一事,奉告楊大人。」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그런데 저도 양대인께 말씀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

楊晉嗯了一聲,道:「什麼事?」 

양진이 음, 하더니 말했다.

"무슨 일인가?"

岳秀道:「那王妃頸間的飾物,是一條很重要的線索,楊大人如能查出那是什麼飾物,對尋賊一事,或有幫助。」 

악수가 말했다.

"왕비의 목에 있던 그 장식물은 아주 중요한 단서입니다. 그것이 어떤 장식물인지 양대인께서 조사해내실 수 있다면 도적을 찾는 일에 아마 도움이 될 겁니다."

楊晉略一沉吟,道:「高見,高見,楊某多謝指點,現在,咱們喝酒。」 

양진이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고견일세. 양모를 많이 일깨워주었군. 이제 우리 술을 마십시다."

舉手一招,一個龜奴,應手行入了艙中,略一欠身,道:「楊爺,你老又有什麼吩咐?」 

손을 들어 부르자 구노가 손짓에 대답하여 선창 안으로 들어와 허리를 약간 숙이고 말했다.

"양나으리, 어르신은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楊晉笑一笑,道:「久聞四鳳之名,艷冠秦淮河,可否請出來,讓我們見識一下。」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진회하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사봉의 명성을 오랫동안 들어왔느니라. 나오라고 하여 우리들에게 한번 견식하게 해주겠느냐?"

那龜奴一欠身,道:「楊爺駕臨四鳳舫,使蓬蓽生輝,四鳳能得重視,更是她們的造化,她們已在後艙待命,小的這就去叫她們出來。」 

구노가 몸을 숙이며 말했다.

"양나으리께서 왕림해주셔서 영광이온데 사봉이 중시를 받으니 더더욱 그녀들의 복입니다. 그녀들은 이미 뒤쪽 선실에서 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인이 지금 가서 그녀들에게 나오라 하겠습니다."

這龜奴,利口伶齒,倒也有一番討人喜歡的說詞。 片刻後,絃管聲動,四個美艷的少女,徐步入艙。 龜奴替楊晉等一一引見。 

이 구노는 말솜씨가 좋아서 남의 환심을 사는 말을 잘 했다. 잠시 후 관현악 소리가 나더니 네 명의 아리따운 소녀가 천천히 선창으로 들어왔다. 구노가 양진 등에게 소개했다.

大鳳穿著一身綠,綠衣綠衫,綠鬢花,一對小金蓮,也穿著綠幫繡著白花的小鞋子。 二鳳一身紅,紅色羅衫、紅羅裙,長長兩條辮子,結了兩個紅蝴蝶。 三鳳一身黃,黃衫黃裙,黃絲鞋,頭上高高的挽個宮髻,一條黃繡繩穿髮面,飄飄的分垂髮鬚。 四鳳一身藍,藍裙藍衫,藍的像白雲後面一片天。 

대봉(大鳳)은 온 몸에 녹색을 걸쳤다. 녹의, 녹삼에 녹빈화(綠鬢花: 鬢花는 귀밑머리 주변에 늘어뜨린 꽃)에다 한 쌍의 전족을 한 자그마한 발에도 녹색으로 자수가 된 하얀 꽃신을 신었다. 이봉은 일신에 홍색의 나삼, 홍색 치마를 입었고 길게 두 갈래로 땋은 머리를 두 개의 붉은 나비매듭으로 묶었다. 삼봉은 일신에 황색 나삼, 황색 치마에 황색 비단신발을 신고 궁장머리로 높이 틀어올렸으며 한 가닥 노랗게 수놓인 띠가 머리카락을 관통하여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있었다. 사봉은 일신에 남색 치마, 남색 나삼을 입었는데 흰구름 뒷편의 하늘 같은 남색이었다.

四鳳舫雖然是名動秦准,但在座的人,都未來過,他們的身份不同,這地方,倒也是不便涉足。 周大光、曹長青,雖都久走江湖的人物,但目賭四鳳之艷,也不禁為之一怔。 想不到風月場中,竟然有這等嬌美人物。 

사봉방은 비록 그 이름이 진회를 진동시키고 있지만 다들 와본 적이 없었다. 그들의 신분은 남들과 달라서 이곳에 발을 들여놓기가 불편했었다. 주대광, 조장청은 강호를 오래 다닌 인물이지만 사봉의 아름다움을 보자 멍해지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풍월장(風月場:기생집, 기원)에 이 정도로 아름다운 인물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

四鳳美,岳秀更俊,當四鳳步入艙中時,八隻眼睛,都不禁在岳秀身邊打轉。 但她們都是見過世面的人,雖然岳秀那股子俊味兒,叫人動心,但四鳳仍然盡量掩遮住心中嚮往。 蓮步細碎,柵柵行近到酒席宴前,欠欠身,道:「見過四位大爺。」 

사봉은 아름다웠고 악수는 또 준수했다. 사봉이 선창으로 들어설 때 여덟 쌍의 눈동자는 모두 저절로 악수의 신변을 맴돌았다. 하지만 그녀들은 모두 세상물정을 잘 알았다. 악수의 그 준수함이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했지만 사봉은 가능한 마음 속 열망을 숨겼다. 천천히 아장아장 걸어서 술자리 앞으로 가까이 걸어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네 분 나으리를 뵈옵니다."

楊晉笑一笑,道:「你們就是四鳳姑娘了。」 

양진이 빙긋, 웃고는 말했다.

"그대들이 사봉낭자들이로군."

四鳳應聲道:「路草牆花,風月女子,楊大人見笑了。」 

사봉이 대답했다.

"길 가의 풀, 담벼락 아래의 꽃과 같은 기녀들이옵니다. 양대인께 웃음거리가 되었군요."

楊晉道:「名無幸至,四位果有殊色,快請入席。」 

양진이 말했다.

"명성은 요행으로 얻어지는 것이 없지. 네 분은 과연 절색이오. 어서 자리에 드시오."

四鳳欠欠身,分在四人身邊坐下。 楊大人的來頭太大,四鳳已早得了老鴇的通知,要她們曲意奉承。 美女加上好酒,場面自然會熱鬧起來。 周大光、曹長青,不覺間開懷暢飲。 五花刀王勝,守在艙門口,監視四面的動靜。岳秀很矜持,陪他的藍衣四鳳,雖是刻意奉侍,但也無法勸的他到乾。 

사봉은 허리를 숙여보이고는 네 사람의 곁에 나누어 앉았다. 양대인의 신분이 너무나 높기에 사봉은 이미 노보(老鴇:기생어미)로부터 뜻을 굽히고 비위를 잘 맞추라는 통지를 받았었다. 미녀에 좋은 술이 더해지니 당연히 왁자지껄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주대광, 조장청은 저도 모르게 기분 좋게 실컷 마셨다. 오화도 왕승은 선창 문을 지키며 사방의 동정을 감시했다. 악수는 아주 조심스러웠다. 시중드는 사람은 남의(藍衣)사봉이었는데 비록 애써서 시중들었지만 그가 잔을 비우게끔 권하지 못했다.

這頓酒飯,直吃到二更時分,楊晉也有了五分酒意,才輕輕咳了一聲,招過龜奴,道:「算帳。」 

술자리는 이경까지 이어졌다. 양진도 반쯤 취기가 돌게 되자 비로소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구노를 불러서 말했다.

"계산하거라."

龜奴欠欠身,道:「楊爺,老闆吩咐了,你楊爺難得來一次,這頓酒飯他請了。」 

구노가 몸을 숙이며 말했다.

"양나으리, 주인께서 분부하시길, 양나으리께서 어려운 걸음하셨으니 이 술값은 그분이 내시겠답니다."

楊晉搖搖頭,道:「貴舫主的盛情,我楊晉心領了,但酒錢,卻不能不算……」 

양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귀 방주(舫主)의 성의는 나 양진이 마음으로만 받겠다. 술값은 계산하지 않으면 안되지..."

掏出一錠小元寶,放在桌子上,接道:「說實話,夥計,錢夠不夠?」 

한 덩이 소원보(小元寶:元寶는 화폐 단위)를 꺼내어 탁자 위에 놓고 말을 이었다.

"점원, 솔직히 이 돈이면 충분하겠지?"

龜奴道:「多啦,多啦!你這不是叫小的為難麼?老闆吩咐過了,小的如是辦不到,豈不是砸了我的飯碗。」 

구노가 말했다.

"많습니다요! 당신은 소인을 난처하게 하시렵니까? 주인께서 분부하셨는데 소인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밥줄이 끊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楊晉道:「既是如此,這錠銀子,就算是賞給你們的吧!」 

양진이 말했다.

"이왕 그렇다면 이 은자는 너희들에게 상으로 내리는 셈 치거라!"

龜奴道:「多謝楊爺。」 

구노가 말했다.

"양나으리께 감사드립니다."

楊晉站起身子,道:「我們該走了。」 

양진이 일어나더니 말했다.

"우리 갑시다."

周大光、曹長青都有了七分以上的酒意,二鳳、三鳳在陪著兩人,殷殷勸酒,極盡嬌柔。 四個鳳姑娘確然嬌美,那一股甜膩的勁兒,更是撩人綺念。 曹長青與周大光兩人固然是酒助色心,有些難以自持,就是楊晉也有些怦然動心。 只有岳秀,仍然保持著適當的冷靜,未為所惑。 也許因為他喝酒不多,保持清醒之故。 

주대광, 조장청은 모두 칠 할 이상 취했다. 이봉과 삼봉이 두 사람의 술시중을 들며 간곡하게 술을 권하는데 극히 나긋나긋하였다. 네 명의 봉낭자는 확실히 아름다웠다. 그 한 줄기 끈적끈적하면서 살랑거리는 힘이 사람을 꾀어 몽롱하게 하였다. 조장청과 주대광 두 명은 확실히 술이 들어가자 색심(色心)을 자제하기 어려웠다. 양진도 조금은 가슴이 두근거리며 마음이 동했다. 오직 악수만이 여전히 적당한 냉정을 유지하며 유혹당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曹長青口中應著道:「是啊!該走了。」 

조장청이 입으로는 대답하여 말했다.

"맞습니다! 가야지요."

人卻始終沒有站起來。

사람은 시종 일어나지 않았다. 

綠衣大鳳,盈盈起身,低聲道:「楊爺四鳳舫中有室留宿。」 

녹의대봉이 사뿐히 일어나서 나직이 말했다.

"양나으리, 사봉방에는 유숙(留宿)하실 방이 있답니다."

楊晉哈哈一笑道:「謝謝你了,鳳姑娘,可惜我公事忙,過幾天吧,公事閒一些,再來訪晤,和你鳳姑娘再好好喝一盅。」 

양진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고맙네, 봉낭자. 애석하게도 나는 공사(公事)가 바빠다네. 며칠 지나고 공사가 조금 한가해지면 다시 와서 자네들 봉낭자와 실컷 마시겠네."

綠衣大鳳笑笑,道:「楊爺,希望你再來。」 

녹의대봉이 웃으며 말했다.

"양나으리, 또 오시기를 바랍니다."

周大光、曹長青雖然是一百個不願意走,但眼看楊晉和岳秀都站了起來,他只好跟著站起了身子。 

주대광, 조장청은 비록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양진과 악수가 모두 일어서는 것을 보자 같이 몸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楊晉快行一步,跨出艙門,五花刀王勝立時迎了上來,道:「總捕頭,沒有動靜。」 

양진이 빠른 걸음으로 선창문을 나서자 오화도 왕승이 즉시 맞이해 와서 말했다.

"총포두, 아무런 동정이 없습니다."

岳秀緊隨出了艙門,一抱拳,道:「晚進告別,今日之事,晚進當轉告家舅父,由其裁奪。」 

악수가 뒤따라 선창을 나와 포권하며 말했다.

"후배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늘의 일은 후배가 외숙께 말씀드리고 잘 헤아려 결정하시게 하겠습니다."

楊晉道:「多勞岳兄。」 

양진이 말했다.

"악형, 애써주시게."

四鳳舫停泊在秦淮河心,這也是楊晉的呀附,不希望太招搖,因為身為總捕頭,跑到秦准河吃花酒,是一件不大不小的事,有道是:好事不出門,壞事傳千里,很快的這消息就會傳遍金陵,緊傍一四鳳舫,靠著一艘小舟。 

사봉방은 진회하의 강심에 정박하고 있었다. 이것도 남의 이목을 끌지 않기를 바랬던 양진의 분부였다. 왜냐하면 총포두의 신분으로 진회하에 와서 기생을 데리고 술을 마신다는 것은 소문나기 딱 알맞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좋은 일은 집밖으로 퍼지지 않고 나쁜 일은 천 리까지 전해진다는 말이 있다. 이 소식은 아주 빨리 금릉에 두루 전해질 것이다. 사봉방 옆에 한 척의 작은 배가 붙어있었다.

楊晉當先而下,岳秀、王勝、緊跟著下小舟。 曹長青、周大光,剛出艙門,小舟已向前馳去。 河心距岸邊,也就不過七八丈的距離,片刻間,小舟已靠岸。 

양진이 앞서서 내려가고 악수, 왕승이 뒤따라 작은 배로 내려갔다. 조장청, 주대광이 선창 문을 막 나왔을 때 작은 배는 이미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강심에서 강기슭까지는 칠팔 장의 거리에 불과하여 잠깐 사이에 작은 배는 강기슭에 닿았다.

岳秀笑一笑,道:「大人,四鳳舫中的四鳳姑娘,享名很久了吧!」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인, 사봉방의 사봉낭자는 명성을 누린 지가 오래되었겠군요!"

楊晉道:「在下也是初度來此,聽說四鳳之名,好像兩年多了吧!」 

양진이 말했다.

"나도 처음 왔네. 듣기로는 사봉의 명성은 이 년이 넘은 것 같군!"

岳秀舉步而行,遠離了小舟之後,才緩緩說道:「大人,覺著四鳳如何?」 

악수가 걸음을 옮겨 작은 배에서 멀리 떠나온 뒤에야 천천히 말했다.

"대인께서는 사봉이 어떻다고 느끼십니까?"

楊晉道:「很妖艷,不愧是風塵的尤物。」 

양진이 말했다.

"아주 요염하지. 풍진 속의 우물(尤物)이라 하기에 부끄럽지 않네."

岳秀道:「訓練這四位鳳姑娘時,老鴇兒,也確然花了不少心血、銀子,聽她們談吐,似乎是都讀了不少的詩書,今夜裡,她們很含蓄,也都保留了很多。」 

악수가 말했다.

"이들 네 명의 봉낭자를 훈련시킬 때 노보도 적잖은 심혈과 은자를 들였음이 확실합니다. 그녀들의 말투를 듣자니 적지 않은 시서를 읽은 듯 하더군요. 오늘 밤 그녀들은 꼭꼭 묻어두어 드러내지 않고 아주 많은 것들을 남겨두었습니다."

一怔神,楊晉的酒意醒了一半,道:「岳世兄是說 ⏤ ⏤」 

멍해졌다. 양진의 취기는 절반이나 깨어버렸다.

"악세형의 말은..."

岳秀道:「我是說四鳳不像風塵中人。」 

악수가 말했다.

"제 말은 사봉이 풍진 속의 사람이 아닌 듯 하다는 것입니다."

楊晉道:「哦!所以,她們才能紅冠群芳。」 

양진이 말했다.

"아! 그러기에 그녀들은 꽃중의 꽃이라 할 수 있지."

岳秀道:「大人處處留心皆學問,大人是當代名捕,晚進就不再多說了。」 

악수가 말했다.

"대인, 가는 곳마다 주의를 기울이면 모두가 배울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대인께서는 당대의 명포두시니 후배는 여러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

楊晉一抱拳,道:「承教,承教。」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가르침을 받았네."

岳秀道:「不敢,不敢,晚輩就此別過。」 

악수가 말했다.

"천만에요. 후배는 여기서 작별하겠습니다."

望著岳秀遠去的背影,楊晉在呆呆地出神。

악수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양진은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王勝低聲說道:「總捕頭,這小子是不是有些可疑。」 

왕승이 나직이 말했다.

"총포두, 저녀석은 좀 의심스럽지 않습니까?"

楊晉道:「處處留心皆學問,這年輕人不簡單啊!」 

양진이 말했다.

"무엇이든 마음을 쓰면 모두가 배울 것이라니 저 젊은이는 간단치 않군!"

王勝道:「我去逮住他……」 

왕승이 말했다.

"제가 가서 그를 붙잡겠습니다..."

楊晉聽得一怔,接道:「為什麼?」 

양진이 듣고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무엇 때문인가?"

王勝道:「總捕頭不是說他不簡單麼?免得夜長夢多,被他溜了。」 

왕승이 말했다.

"총포두께서는 그가 간단치 않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밤이 길면 꿈이 많은 법이니 그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楊晉搖搖頭,笑道:「他不會溜,而且,你不能逮他。」 

양진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더니 말했다.

"그는 몰래 도망가지 않을 걸세. 게다가 자네는 그를 체포할 수도 없네."

王勝道:「哦!總不成去請他吧!」 

왕승이 말했다.

"허! 그에게 부탁할 수는 없습니다!" 

笑一笑,楊晉道:「對!可能咱們要請他幫忙。」 

웃으며 양진이 말했다.

"맞았네! 우리는 그에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해야하네."

王勝道:「就憑那小子的長像……」 

왕승이 말했다.

"그 녀석의 평범하지 않은 얼굴로는..."

楊晉揮揮手,接道:「王兄弟,不可出言傷人……」 

양진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왕형제, 남을 헐뜯는 말을 해선 안되네..."

輕輕嘆口氣,接道:「你回衙門去,張晃一有消息就盡快通知我。」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자네는 아문으로 돌아가서 장황에게 소식이 있으면 가능한 빨리 나한테 통지해주게."

王勝一欠身,道:「我這就去,總捕頭是否回家裡?」 

왕승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바로 가겠습니다. 총포두께서는 집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

楊晉點點頭,道:「我回家去,丐幫的動作,一向快速,也許很快就會有消息傳來。」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겠네. 개방의 움직임은 언제나 쾌속하니 어쩌면 아주 빨리 소식을 전해올 걸세."

王勝一抱拳,轉身而去。 借一抹昏黃的月光,楊晉帶幾分醉意,回到家中。 客廳裡燈光明亮。 

왕승이 포권하더니 돌아서서 떠났다. 어슴푸레한 달빛을 빌어 양진은 얼마간의 취기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객청에는 등불이 환했다.

楊夫人和玉燕姑娘已盈盈站起身子,迎了出去,道:「爹,你回來了?」 

양부인과 옥연낭자가 이미 일어나서 마중나왔다.

"아버님, 돌아오셨군요."

楊晉道:「你們怎麼還沒有睡?」 

양진이 말했다.

"그대들은 왜 아직 안자고 있소?"

楊夫人笑一笑,道:「剛才有人來找你,……」 

양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방금 전 당신을 찾는 사람이 왔었답니다..."

楊晉急急接道:「什麼人?」 

양진이 급히 말을 받았다.

"누구였소?"

楊玉燕道:「是個叫化子,好像是丐幫中人吧!」 

양옥연이 말했다.

"한 명의 규화자(叫化子:거지)였는데 개방 사람인 듯 했어요!"

楊晉聽得一怔,道:「你怎麼知道丐幫?」 

양진이 듣고 멍해져서 말했다.

"네가 어찌 개방을 아느냐?"

楊玉燕微微一笑,道:「常聽爹爹說嘛,丐幫的大概都是叫化子了?」 

양옥연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개방은 모두 거지라는 아버님 말씀을 늘 들었거든요."

楊晉幾時在女兒面前提過丐幫,連自己也記不得了,嗯了一聲,道:「你的記性很好啊!」 

양진은 딸의 면전에서 언제 개방 이야기를 꺼냈는지 자신조차도 기억하지 못하여 음, 하더니 말했다.

"너의 기억력이 아주 좋구나!"

楊玉燕一欠身,道:「爹誇獎,女兒已長大了,爹總是還把我當孩子看。」 

양옥연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아버님, 과찬이세요. 딸아이는 이미 장성했는데 아버님은 아직도 저를 아이 취급하시는군요."

楊晉不再理會女兒,楊晉目光轉到楊夫人的臉上,道:「那叫化子可留下了什麼東西?」 

양진은 더이상 딸을 거들떠보지 않고 양부인에게 눈길을 돌리며 말했다.

"그 규화자가 무슨 물건을 남겼소?"

楊夫人道:「是燕兒和他談的,他說你約好了,下人們攔不住他,先吵醒了玉燕……」 

양부인이 말했다.

"연아가 그와 이야기했어요. 그는 하인들이 그를 막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당신이 약속했다고 말했는데 옥연이 먼저 시끄러워서 깼지요..."

不待楊夫人的話說完,楊晉目光已轉到了楊玉燕的臉上,道:「燕兒,那叫化子怎麼說?」 

양부인이 말을 채 끝마치지도 않았는데 양진은 시선을 양옥연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연아야, 그 규화자가 무슨 말을 하더냐?"

楊玉燕道:「那叫化子說爹既然不在,他明天上午再來。」 

양옥연이 말했다.

"그 규화자는 아버님이 안계시니 내일 오전에 다시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楊晉道:「他沒有留下什麼東西麼?」 

양진이 말했다.

"그가 남긴 물건은 없느냐?"

楊玉燕搖搖頭,道:「沒有。」 

양옥연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없습니다."

楊晉道:「好!你們休息去吧!」 

양진이 말했다.

"됐다! 그대들은 가서 쉬시오!"

夜已經很深了,楊夫人早有倦意,伸個懶腰道:「你們父女談談吧!我去睡了。」 

밤이 이미 깊었기에 양부인은 벌써 피곤했다. 기지개를 켜더니 말했다.

"당신네 부녀는 이야기나누세요! 나는 가서 자겠어요."

站起身子,轉入內宅。 

일어나더니 내택(內宅)으로 들어갔다.

楊晉在一張太師椅上坐了下來,揮揮手,正待令玉燕退下,那玉燕姑娘已搶先說道:「爹,你喝不少酒吧!我去給你拿壺茶去。」 

양진은 태사의에 앉더니 손을 내저으며 막 옥연에게 물러가도록 지시하려는데 옥연낭자가 이미 앞질러 말했다.

"아버님, 당신은 술을 적잖이 드셨군요! 제가 가서 차주전자를 가져오겠어요."

急急轉身退去。 快手快腳的楊姑娘,不過是片刻的工夫,就提了一把茶壺,捧著茶杯而來。 替楊晉倒了一杯茶,以手捧上,笑道:「爹喝下去,解解酒意。」 

급히 돌아서서 물러갔다. 날랜 양낭자는 불과 잠깐 사이에 차주전자를 쥐고 찻잔을 받쳐들고 왔다. 양진을 위해 한 잔의 차를 따라서 손으로 받쳐들고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 드세요. 취기가 풀릴 거예요."

楊晉確有些渴,接過茶杯喝一口,道:「燕兒,先去睡吧!」 

양진은 확실히 조금 목이 말랐다. 찻잔을 건네받아 한 모금 마시고는 말했다.

"연아야, 먼저 가서 자거라!"

楊玉燕微微一笑,道:「爹!查出點眉目沒有?」 

양옥연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버님! 한 점 단서를 찾아내지 못하셨나요?"

楊晉道:「這是大案子,那能這麼快查出眉目,小孩子,不用替大人操心,快些去睡吧!」 

양진이 말했다.

"이건 큰 사건이란다. 그렇게 빨리 단서를 찾아낼 수 있겠느냐. 얘야, 어른들 걱정은 말고 어서 가서 자거라!"

楊玉燕緩緩向前行了兩步,笑道:「爹,女兒覺得這件案,有一處很重要的關鍵?」 

양옥연이 천천히 앞을 향해 두 걸음 걸어가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 딸아이는 이 사건에는 아주 중요한 관건이 있다고 느끼는데요?"

楊晉失聲說道:「什麼關鍵?」 

양진이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

"무슨 관건?"

楊玉燕道:「這件案子,既然發生在王府中,應該在王府中找?」 

양옥연이 말했다.

"이 사건이 이왕 왕부에서 발생했으니 왕부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楊晉道:「王府中去找?」 

양진이 말했다.

"왕부에서 찾는다고?"

楊玉燕道:「是,如是那作案人,真的是計劃精密,無跡可尋,唯一可能留上的線索,就是在王府之中!」 

양옥연이 말했다.

"예. 만일 사건을 저지른 사람에게 진짜로 정밀한 계획이 있어서 흔적도 찾을 수 없다면 유일하게 실마리를 남길 가능성은 바로 왕부 안입니다!"

楊晉忽然間發覺女兒確實大了,而且精明聰慧,見識獨特,不覺怔了一怔,道:「孩子,親王府中,都是金枝玉葉,為父如何能在王府中仔細查案。」 

양진은 문득 딸이 확실히 장성했으며 게다가 영리하고 총명하며 견식이 독특하다고 느꼈다. 저도 모르게 멍해져서 말했다.

"얘야, 친왕의 부중에는 모두 금지옥엽(金枝玉葉)들이 있단다. 애비가 어떻게 왕부를 자세히 조사할 수 있겠느냐?"

楊玉燕道:「爹自然是不能去,而且,也無法在短時間中,查得清楚,所以,女兒想代爹進入王府,暗中查看?」 

양옥연이 말했다.

"어버님은 당연히 못하시죠. 게다가 단시간 안에 분명하게 조사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여아가 어버님 대신 왕부에 들어가 암중으로 조사해보고 싶습니다만?"

楊晉愕然說道:「妳去!妳怎能進入王府中去。」 

양진이 아연실색하여 말했다.

"네가 간다고! 네가 어떻게 왕부에 들어갈 수 있단 말이냐."

楊玉燕笑一笑,道:「爹爹,我自然是不能明目張膽,進入王府中查案,但我可以進入王府中為婢,暗中偵察。」 

양옥연이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 당연히 아무런 거리낌없이 왕부에 들어가 사건을 조사하지 못하지요. 하지만 나는 왕부에 들어가 여비가 되어 암중으로 정찰하겠어요."

楊晉搖搖頭,道:「不行,燕兒,我這作父親的怎麼能讓女兒屈身王府為婢,幫我查案?」 

양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된다. 연아야, 애비가 어찌 딸을 왕부의 여비가 되어서 나를 도와 사건을 조사하게 할 수 있겠느냐?"

楊玉燕道:「這也是作女兒的一番孝心啊!再說三月限期,轉眼就滿,如若屆時破不了這件案子,不但爹無法向大人交待,就是胡大人也無法向王爺覆命,那時,如若王爺震怒,應天府的前程,固是難免斷送,只怕爹也難免一番牢獄之災,母親身體不好,爹如再被此案株連,咱們這一個原本很快樂的家庭,立刻就要籠罩上一片愁雲慘霧,爹,你想想看,女兒的話,是否有理。」 

양옥연이 말했다.

"이것도 딸의 효심이랍니다! 다시 말해 삼 개월의 기한은 눈깜빡할 사이에 다 지나갑니다. 만약 때가 되어도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아버님께서는 대인께 해명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호대인도 왕부에 보고할 수가 없습니다. 그때 왕야께서 진노하시면 응천부의 앞날은 없으며, 아버님도 투옥되는 화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모친의 신체가 좋지 않은데 아버님께서 이 사건에 연좌된다면, 원래는 아주 즐거웠던 우리 가정은 즉시 근심과 참담함에 뒤덮힐 것입니다. 아버님, 생각해보세요. 딸아이의 말이 일리가 있지 않은가요?"

楊晉只覺她分析入微,心中甚是驚奇,沉吟了一陣,仍然是搖頭說道:「燕兒,妳的話,雖然有理,不過,爹不能叫你去作丫頭,再說,你媽也不會答應、為父的,已經請了很多武林同道,以及當今江湖上第一大幫的丐幫相助,我想三五天內,就應該有消息。」 

양진은 그녀의 분석이 세밀하다고 느끼고 마음 속으로 놀랐다. 한동안 침음하다가 여전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연아야, 비록 일리가 있으나 애비는 네가 계집종 노릇을 하게 만들 수는 없다. 게다가 너의 어머니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 애비는 이미 많은 무림동도들에게 부탁했단다. 당금 강호에서 제일 큰 방파인 개방의 도움으로 수 일 내에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他忽然發覺了亭亭玉立的女兒,竟然是自己一個可與論事的人。也就不再瞞她。 

그는 문득 물 찬 제비같이 늘씬한 딸아이가 함께 일을 논할 만한 사람임을 발견하고는 더 이상 그녀에게 숨기지 않고 말한 것이다.

楊玉燕察言觀色,已然發覺爹爹被自己說服了大半,笑一笑,接道:「爹,就算人家肯幫忙,那也是爹在江湖上的聲譽好,和應天府中總捕頭這個招牌,但人家不是當事人,女兒不知江湖中事,不知道他們會不會全力幫忙。」 

안색과 말투를 관찰하니 이미 아버지가 자기 말에 거의 설득되었음을 발견한 양옥연은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 설령 사람들이 돕겠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강호에서 아버님의 훌륭하신 명성과 응천부 총포두의 간판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당사자들이 아니지요. 여아가 강호의 일을 모르지만 그들이 전력을 다해 도울런지 모르겠군요."

楊晉道:「再等幾天,如若仍然找不出一點蛛絲馬跡,再想法子從王府著手。」 

양진이 말했다.

"며칠 더 기다렸다가 만약 여전히 한 점 실마리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다시 왕부에서부터 착수할 방법을 강구하자꾸나."

楊玉燕道:「爹,不能拖延,再過幾日,王府中留下的蹤跡,也被人毀去,女兒豈不白做了人家的丫頭。」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님, 시간을 끌어서는 안돼요. 다시 며칠이 지나면 왕부에 남은 흔적도 사람에 의해 훼손될 것이고 딸아이는 헛되이 남의 여종노릇을 하게 될 거예요."

楊晉似是突然間想起了什麼大事似的,哈哈一笑,道:「不通不通,燕兒,王府中那夜裡當值的一十八名府衛,全都被送入應天府,為父的無法到王府中查,但可以到府中監牢裡間他們個明白。」 

양진이 불현듯 무슨 큰일이 생각난 듯 하하, 웃더니 말했다.

"깜빡했구나. 연아야, 왕부에서 그날 밤 당직을 섰던 십팔 명의 시위들이 전부 응천부로 압송되었다. 애비가 왕부로 가서 조사할 수 없지만 부중의 감옥 안에 있는 그들에게서 좀 알아낼 수 있다."

楊玉燕默默思索了一陣,道:「爹爹,如若方便,女兒想跟著爹爹去問他們些情況……」 

양옥연이 묵묵히 사색에 잠겼다가 말했다.

"아버님, 만약 괜찮으시다면 여아는 아버님을 따라가서 그들에게 정황을 캐묻고 싶어요..."

楊晉接道:「不行,女孩子家,怎麼能往牢裡跑。」 

양진이 말했다.

"안된다. 여자아이가 어찌 감옥에 갈 수 있겠느냐."

楊玉燕笑道:「如是女兒穿著男裝,誰又曉得我是女兒之身。」 

양옥연이 웃으며 말했다.

"여아가 남장을 걸치면 제가 계집아이임을 또 누가 알수 있겠어요."

楊晉道:「胡鬧,胡鬧,睡覺去吧!」 

양진이 말했다.

"철없이 구는구나. 자러 가거라!"

楊玉燕嫣然一笑,轉身而去。 楊晉喝了兩盞,又思索了一陣案情,覺著是毫無頭緒。 唯一能著的地方,就是調查近十日中,來到金陵的武林人物,然後,再找出可疑的人物,追緝歸案。 但這太渺茫,如是不能一下子找出兇手,這往返追捕,不但大費時日,而且還要結下很多不必要的怨恨。 

양옥연이 방긋, 웃고는 돌아서서 갔다. 양진은 두 잔을 마시고 또 한바탕 사건을 골똘히 생각했으나 추호도 실마리가 없다고 느꼈다. 유일하게 착수할 수 있는 지점은 바로 최근 열흘간 금릉성에 온 무림인물을 조사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다시 의심스러운 인물을 찾아내고 체포하여 넘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너무나 막막했다. 만일 흉수를 찾아내지 못하면 쫓아가 체포하느라 왔다갔다하는 데에 시간을 크게 소비할 뿐만 아니라 아주 많은 불필요한 원한을 맺고 만다.

這時,天色已經到了四更左右,楊晉的酒意也醒了很多。 細想那玉燕姑娘之言,楊晉忽然覺著她的話很有道理。 如若金陵城中的眼線無法找出線索,王府中是唯一可以找出線索的地方了。 但怎麼去呢?又派什麼人去,才能在王府中停留,暗作搜查。 只有一個丫頭身份的弱女子,才不會引起人的疑心。 

이때 날은 이미 사경 즈음에 이르러 양진의 취기도 많이 깨었다. 옥연낭자의 말을 자세히 생각하자 양진은 문득 그녀의 말이 아주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 만약 금릉성 안의 감시인들이 실마리를 찾아낼 수 없다면 왕부 안이야 말로 유일하게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어떻게 들어간단 말인가? 또 누구를 보내야 왕부에서 머물면서 몰래 조사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오직 한 명의 계집종 신분인 유약한 여자야말로 남들의 의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想了一陣,楊晉決定天明後,先見見丐幫中人,再去衙裡問問收押的王府護衛、當值。 也許威迫之下,能夠問出一些蛛絲馬跡。 想好了天亮的工作,楊晉心中定了不少。 半宵易過,天色一亮,楊晉就爬了起來。也就不過剛剛洗過臉,門房已通報進來,一個叫化子求見。 

한동안 생각하던 양진은 날이 밝으면 우선 개방 사람을 만나보고, 다시 아문으로 가서 압송되어 온 왕부의 호위, 당직들을 심문하기로 결정했다. 어쩌면 위협하에 한 가닥 실마리를 캐낼 수 있을 것이다. 날이 밝은 뒤의 할 일을 잘 생각하자 양진의 마음은 적잖이 안정되었다. 절반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양진이 일어나서 막 얼굴을 씻고나니 한 명의 규화자가 뵙기를 요구한다고 문지기가 통보해왔다.

楊晉心中暗暗讚道:「丐幫不愧天下第一大幫,耳目靈敏,行動迅快,實是叫人敬服。」 

양진이 속으로 남몰래 칭찬했다.

'개방은 천하제일대방(天下第一大幫)으로 부끄럽지 않도다. 이목의 영민함, 행동의 신속함은 실로 사람을 감탄하게 만드는구나.'

心中念轉,口裡連連說道:「快些請進來。」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입으로 연신 말했다.

"속히 들어오시라 하거라."

房門看主人對一個叫化子,似乎是極為敬重,心中大感奇怪,但也不敢多問,轉身出廳。 片刻之後,帶來了一個年約三旬左右的灰衣叫化,身下打了三個藍色的補釘。 

문지기는 주인이 한 명의 규화자에 대해 극히 공경하는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크게 기괴함을 느꼈지만 감히 묻지 못하고 돌아서서 청을 나갔다. 잠시 뒤 나이가 약 삼순 가량 된 한 명의 회의규화(灰衣叫化)를 데리고 왔다. 몸에는 남색의 세 군데 기운 자리가 있었다.

楊晉搶上兩步,拱手說道:「有勞大駕……」 

양진이 서둘러 두 걸음 나아가 공수하며 말했다.

"오시느라 수고하셨소..."

灰衣叫化一欠身,道:「不敢當,大人言重了。」 

회의규화가 허리를 한번 숙이고는 말했다.

"천만에요. 대인께서는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楊晉揮手命門房退出去,並讓那灰衣叫化子坐了出來,道:「貴幫行動的迅快,果不愧有天下第一幫之稱。」 

양진이 손을 내저어 문지기를 물러가게 함과 동시에 그 회의규화자를 앉히고 말했다.

"귀 방은 행동의 신속함이 과연 천하제일방이라 불리기에 부끄럽지 않구려."

灰衣叫化子微微一笑道:「楊大人誇獎。」 

회의규화자가 미소짓더니 말했다.

"양대인, 과찬이십니다."

楊晉親自奉上了一杯茶,緩緩說道:「兄台怎樣稱呼?」 

양진이 친히 한 잔의 차를 올리며 천천히 말했다.

"형장은 어떻게 불리시오?"

灰衣叫化子道:「兄弟金陵分舵彭亮。」 

회의규화자가가 말했다.

"형제는 금릉분타의 팽량(彭亮)입니다."

楊晉道:「原來是彭兄。」 

양진이 말했다.

"원래 팽형이었구려."

彭亮道:「兄弟奉舵主之命,晉見楊大人,有事奉告。」 

팽량이 말했다.

"형제는 타주의 명을 받자와 양대인을 뵙고 알려드릴 일이 있습니다."

楊晉道:「楊某人洗耳恭聽。」 

양진이 말했다.

"양모는 세이경청하겠소."

彭亮道:「駱舵主受大人託後,立刻下命金陵分舵弟子,全部出動,查明了近日之中,到金陵的武林人物?」 

팽량이 말했다.

"낙타주는 대인의 부탁을 받은 뒤 즉시 금릉분타의 형제들에게 전부 출동하여 최근에 금릉에 도착한 무림인물을 조사하도록 명령을 내렸습니다."

楊晉道:「佩服,佩服。」 

양진이 말했다.

"탄복했소이다."

彭亮道:「駱舵主經過了一番分析之後,覺著近日到金陵的武林人物有三個人較為重要,提請楊總捕頭,參考。」 

팽량이 말했다.

"낙타주는 한번 분석한 뒤 근일에 금릉에 도착한 무림인물은 세 사람이 비교적 중요하다고 느꼈으며 양총포두께서 참고하시라 하셨습니다."

楊晉啊了一聲,道:「彭兄請說。」 

양진이 아, 하더니 말했다.

"팽형, 말해주시오."

彭亮道:「湘西譚家寨,譚二公子譚雲,五日前,到了金陵,昨天日落時分,離開了此地。」 

팽량이 말했다.

"상서(湘西) 담가채(譚家寨)의 담이공자 담운(譚雲)은 닷새 전에 금릉에 도착했으며 어제 해질녘 이곳을 떠났습니다."

楊晉道:「譚二公子之名,在下也聽到過,還有兩位是︱︱」 

양진이 말했다.

"담이공자의 이름은 나도 들었소. 또 두 명은..."

彭亮道:「江南浪子歐陽俊,嶺南雙龍的老二,墨龍王召。」 

팽량이 말했다.

"강남랑자(江南浪子) 구양준(歐陽俊), 영남쌍룡(嶺南雙龍)의 돌째인 묵룡(墨龍) 왕소(王召)입니다."

楊晉道:「果然都是大名鼎鼎的人物,唉!看來應天府的眼線,實是沒有作用,這等人物,到了金陵,我竟然一無所知。」 

양진이 말했다.

"과연 다들 대명이 쟁쟁한 인물이구만. 후! 보아하니 응천부의 감시인들은 쓸모가 없구려. 이런 인물이 금릉에 도착했는데 나는 전혀 아는 바가 없소."

彭亮微微一笑道:「楊大人,這也不能怪他們,這三人進入時,行蹤很隱密,江湖浪子歐陽俊,以喜賭愛嫖,揚名四海,這一次他竟然未到四鳳舫,也未進過賭場。」 

팽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양대인, 그들을 탓할 수도 없습니다. 이 세 사람이 들어왔을 때 행적이 아주 은밀했습니다. 강호랑자 구양준은 도박을 즐기고 기녀와 놀아나기를 좋아하는 것으로 사해(四海)에 이름을 떨쳤는데 이번에 그는 놀랍게도 사봉방에 오지 않았고 노름판에 끼지도 않았습니다."

楊晉想到自己昨宵約宴三家鏢局的鏢頭,宴客四鳳舫,以丐幫耳目之靈,只怕也早已知曉,不禁臉上一熱。 未待楊晉答話,彭亮又槍先接道:「駱舵主的分析,這三人未必是夜入王府的兇手,但他們行動詭秘,不似往常,那二公子譚雲,一向最愛排場,不論到裡都是錦衣駿馬,僕從如雲,多過十六,少則八人,但這次,卻是輕車簡從,只帶了一個隨行小僕……」 

양진은 자기가 어젯밤 세 표국의 표두를 사봉방으로 초대한 일을 개방의 영민한 이목으로 벌써 알았을 것 같아 얼굴이 뜨거워짐을 금할 수 없었다. 양진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팽량은 또 앞질러 말을 이었다.

"낙타주의 분석으로는, 이 세 사람이 반드시 왕부에 들어간 흉수는 아니지만 그들의 행동은 종잡을 수 없이 신비하고 평소와 다른 듯 했습니다. 그 이공자 담운은 언제나 겉치레를 가장 좋아하여 어디를 가든 비단옷에 준마를 타며 하인들이 구름같았는데 많게는 십육 명, 적게는 여덟 사람은 되었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행차를 간소화하여 오직 한 명의 수행하인을 데리고 왔습니다..."

語聲頓了一頓,又道:「歐陽俊和墨龍王召,也都喜愛熱鬧的人,但這一次︱︱兩人竟然躲躲藏藏,生似怕被人發覺一般。」 

잠시 멈추었다 또 말했다.

"구양준과 묵룡 왕소도 떠들썩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번에 두 사람은 뜻밖에도 꼭꼭 숨어서 마치 남에게 발각되기를 두려워하는 듯 했습니다."

楊晉道:「他們三個人可是走在一起麼?」 

양진이 말했다.

"그들 세 사람은 같이 다니겠구려?"

彭亮道:「三個人,住了三處不同的客棧,據敝幫偵察所得他們彼此未見過面。」 

팽량이 말했다.

"세 사람은 세 곳의 서로 다른 객잔에서 묵었습니다. 폐 방에서 정찰하여 얻은 바에 따르면 그들은 피차 만나지 않았답니다."

楊晉道:「如若能夠知曉前天夜晚中他們行蹤何處,那就大大的方便了。」 

양진이 말했다.

"만약 그저께 밤중에 그들의 행적을 알 수가 있다면 크게 편리할 것이오."

彭亮道:「這個,駱舵主沒有提過,不過,除了那位譚二公子之外,江湖浪子歐陽俊和墨龍王召,都仍留在金陵。」 

팽량이 말했다.

"그건 낙타주께서 언급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담이공자를 제외한 강호랑자 구양준과 담룡 왕소는 모두 여전히 금릉에 머물고 있습니다."

楊晉道:「尊舵主的意思……」 

양진이 말했다.

"귀 타주의 생각은..."

((뭔가 누락된 듯))

楊晉沉吟了一陣,道:「他們現在何處?」 

양진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소?"

彭亮道:「江湖浪子歐陽俊,住在迎賓客棧,第三進一座跨院中,墨龍王召,住在南大街吉祥棧房。」 

팽량이 말했다.

"강호랑자 구양준은 영빈객잔(迎賓客棧)의 세 번째 과원(跨院)에 묵고 있으며 묵룡 왕소는 남쪽 큰 길의 길상잔방(吉祥棧房)에 묵고 있습니다."

楊晉道:「多謝指教。」 

양진이 말했다.

"가르침에 감사드리오."

彭亮一笑道:「駱舵主言說敝幫和他們素無過節,而且,目下還不知對方是不是兇手,不便和他們結怨︱︱」 

팽량이 웃으며 말했다.

"낙타주께서 말씀하시길, 폐 방은 그들과 본디 아무런 악감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 상대방이 흉수인지 알지 못하니 그들과 원한을 맺기 불편하다고 하셨습니다..."

楊晉道:「我明白,在下決不會莽撞從事,也不會洩漏出貴幫說出了他們的行蹤。」 

양진이 말했다.

"잘 알겠소. 나는 결코 경솔하게 일을 처리하지 않겠으며, 귀 방에서 그들의 행적을 발설했다고 누설하지도 않을 것이오."

彭亮微微一笑道:「多謝總捕頭,在下告辭。」 

팽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총포두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送走了彭亮,楊晉立時換了一件長衫,暗藏兵刃,和一袋金錢鏢,出了大門,直奔迎賓客棧。 這時,也不過是日上三竿的時刻,迎賓客棧,還正洗刷桌椅。 

팽량을 보내고 양진은 즉시 장삼으로 갈아입었다. 병기와 한 봉지의 금전표(金錢鏢)를 몰래 숨긴 채 대문을 나서서 영빈객잔으로 달려갔다. 이때는 해가 중천에 뜰 시각에 불과하여 영빈객잔에서는 아직 한창 탁자와 의자를 닦고 있었다.

一個身著青衣小童,突然由楊晉身後竄出來,低聲叫道:「爹,我也來啦。」 

한 명의 몸에 청의를 입은 소동이 돌연 양진의 뒤에서 나직이 소리쳤다.

"아버님, 저도 왔습니다."

楊晉停下腳步,瞧了一陣,才看清那是楊玉燕,穿了一件布衣衫,裝扮成隨行小廝的模樣,不禁一皺眉頭。 

양진은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보고서야 그것이 양옥연이 무명옷을 걸치고 나이 어린 수행 하인 차림으로 분장한 것임을 알아보고는 절로 눈살을 찌푸렸다.

楊玉燕咧嘴一笑,道:「別罵我,一罵就露了底啦。」 

양옥연이 헤벌쭉거리며 말했다.

"야단치시면 들통나니 꾸짖지 마세요."

楊玉燕緊隨在父親身後,倒是很像跟班的童子。 迎賓客棧的夥計們,眼看府裡總捕頭一大早趕到,都不禁為之一呆。 

양옥연은 수행하는 동자인 냥 부친의 뒤를 바짝 따랐다. 영빈객잔의 점원들은 부중의 총포두가 도착했음을 보고 다들 멍해지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領班的大夥計,哈著腰迎上來,道:「楊爺,你早啊!我這就去請掌櫃的︱︱」 

우두머리 점원이 허리를 수그린 채 마중와서 말했다.

"양나으리, 안녕하신지요. 제가 당장 가서 주인나으리를 부르겠습니다."

楊晉搖搖手,接道:「不用驚動掌櫃,我找一位客人。」 

양진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주인장을 놀라게하지 말게. 나는 한 명의 손님을 찾고있네."

店夥計道:「什麼樣的客人?」 

점원이 말했다.

"어떤 손님 말씀인지요?"

楊晉道:「住在第三進一座跨院的一位歐陽先生。」 

양진이 말했다.

"세 번째 과원에 묵고있는 구양선생일세."

店夥計應道:「不錯,有這麼一位客人,小的帶路。」 

점원이 대답하여 말했다.

"맞습니다. 그런 손님이 계십니다. 소인이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行到跨院門口,店夥計還想提高嗓子叫過去,卻被楊晉攔住,道:「你退下去,歐陽先生,是我多年的朋友,我自己叩門求見。」 

과원의 문 입구에 도착하여 점원이 목청 높이 소리치려는데 양진이 가로막고 말했다.

"자네는 물러가게. 구양선생은 나의 오래된 친구이니 내가 문을 두드려 만남을 청하겠네."

店夥計聽說是朋友,心中踏實了不少,道:「那小的就不陪楊爺了。」 

점원은 친구라는 말을 듣자 적잖이 마음이 놓여서 말했다.

"그럼 소인은 가보겠습니다."

轉身退了下去。 楊晉叩動門環,木門立時大開。 敢情開門人,早已站在門後等著。 這位名動江南的浪子,年不過三旬,身材適中,不肥不瘦,秀眉朗目,看上去很瀟灑。 

돌아서서 물러갔다. 양진이 문고리를 두드리자 목문은 금방 활짝 열렸다. 알고보니 문을 연 사람은 벌써 문 뒤에 서서 기다렸던 것이다. 명성이 강남을 뒤흔들고 있는 랑자(浪子)는 나이가 불과 서른에 체격은 적당하여 뚱뚱하지도 마르지도 않았으며 용모가 빼어나 아주 수려해 보였다.

楊晉一抱拳,道:「驚擾早課。」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아침 공과(功課)를 방해했구려."

歐陽俊微微一笑,道:「楊大人請進。」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양대인, 앉으시지요."

一面抱拳肅客。 楊晉舉步進了跨院,玉燕姑娘也跟著進了木門。 

한편으로는 포권하여 손님을 맞이했다. 양진은 걸음을 옮겨 과원으로 들어갔다. 옥연낭자도 뒤따라 목문을 들어섰다.

歐陽俊把楊晉引入上房,笑道:「楊大人好靈的耳目?」 

구양준은 양진을 상방으로 데리고 가서 웃으며 말했다.

"양대인께서는 정말 이목이 영민하십니다?"

楊晉淡淡一笑,道:「像你歐陽兄這等江湖大豪,到了金陵後,楊某人如不能得到消息,還能當應天府的總捕頭。」 

양진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구양형같은 이 정도의 강호호걸이 금릉에 도착했는데 양모가 소식을 듣지 못했다면 응천부의 총포두를 맡을 수 있겠소?"

歐陽俊道:「兄弟來的很嚴密,而且一直在客棧中,足未出店。」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가 온 것은 매우 엄밀했을 뿐만 아니라 줄곧 객잔 안에서 나가지 않았답니다."

楊晉道:「楊某人也正是為此而來。」 

양진이 말했다.

"양모도 마침 그 때문에 왔소."

歐陽俊微微一怔,道:「怎麼兄弟那裡不對了?」 

구양준이 약간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형제에게 잘못된 것이라도 있습니까?"

楊晉道:「我只是覺著奇怪?」 

양진이 말했다.

"나는 단지 기괴하다고 느꼈을 뿐이오."

歐陽俊道:「願聞其詳?」 

구양준이 말했다.

"상세히 듣기를 원합니다."

楊晉道:「歐陽兄往常,一直在金陵,不是豪賭就是訪艷,這一次卻守在客棧中不出去,豈不是一樁大為奇怪的事?」 

양진이 말했다.

"구양형은 평소 늘 금릉에서 노름판을 벌이지 않으면 기방을 찾아갔었소. 이번에는 객잔을 지키고 나가지 않으니 어찌 크게 기괴한 일이 아니겠소?"

歐陽俊笑道:「江湖浪子,忽然安靜下來,難道使你楊大人懷疑,對麼?」 

구양준이 말했다.

"강호랑자가 문득 잠잠하니 양대인으로 하여금 의심을 품게 하였군요. 그렇지요?"

楊晉道:「不錯,希望你能有一個很好仔細辯解?」 

양진이 말했다.

"그렇소. 당신이 아주 자세히 해명할 수 있기를 바라오."

歐陽俊一揚雙眉道:「辯解?楊大人說的太嚴重一些吧!」 

구양준이 두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해명이라고요? 양대인, 너무 엄중한 말씀이십니다!"

楊晉道:「事情很反常,楊某自然生疑。」 

양진이 말했다.

"일이 정상이 아니니 양모는 자연 의심이 생기는구려."

歐陽俊冷笑一聲,道:「楊大人,在下可以奉告大人,我沒有在金陵做一件不適當的事情,既然早已有人在暗中監視,當知我所言非虛吧!」 

구양준이 냉소하고는 말했다.

"양대인, 저는 대인께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나는 금릉에서 한 건의 부적당한 일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이왕에 벌써 암중으로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니 제가 하는 말이 거짓말이 아님을 아실 겁니다!"

楊晉道:「以歐陽兄武功之高,就算真的有人監視,也無法看得住你了。」 

양진이 말했다.

"구양형의 높은 무공이라면 설령 진짜로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손 치더라도 당신을 계속 감시할 수 없을 게요."

歐陽俊臉色一沉,道:「楊總捕頭,乾脆你把來意說明?在下定當竭誠奉告?」 

구양준은 낯빛이 침중해지며 말했다.

"양총포두, 당신이 오신 이유를 속시원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저는 성심성의껏 알려드릴 것입니다."

楊晉道:「好!歐陽兄這次到金陵城來,有何貴幹?」 

양진이 말했다.

"좋소! 구양형은 이번에 금릉성에 무슨 일로 오셨소?"

歐陽俊道:「這個,恕難奉告,但決不會替你楊大人找麻煩!」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알려드리기 어려움을 용서하십시오. 하지만 결코 양대인 당신을 성가시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楊晉道:「歐陽兄,我要詳明的解說?」 

양진이 말했다.

"구양형, 나는 상세하고 분명한 설명을 요구하오."

歐陽俊搖搖頭,道:「這件事和你無關,在下用不著說,也不想說。」 

구양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일은 당신과 무관합니다. 저는 말할 필요도,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楊晉冷冷道:「歐陽兄最好委屈一下,說明來此之意……」 

양진이 냉랭히 말했다.

"구양형이 억울하더라도 이곳에 온 뜻을 분명히 말하는 것이 가장 좋소..."

歐陽俊道:「是我不說呢?」 

구양준이 말했다.

"말하지 않는다면?"

楊晉道:「歐陽兄如是執意不說,那就只好委屈一下了。」 

양진이 말했다.

"구양형이 고집부리며 말하지 않는다면 억울함을 당할 수 밖에 없소."

歐陽俊奇道:「委屈什麼?」 

구양준이 기이하여 말했다.

"무슨 억울함을 당한다는 말씀입니까?"

楊晉道:「請你到衙門裡去一趟。」 

양진이 말했다.

"당신은 아문(衙門:관아)으로 가주어야겠소."

歐陽俊搖搖頭,道:「楊大人,我不會去。」 

구양준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양대인, 나는 가지않겠습니다."

楊晉道:「非去不可。」 

양진이 말했다.

"가지 않으면 안되오."

歐陽俊道:「難道你要捕人?」 

구양준이 말했다.

"설마 체포하시렵니까?"

楊晉道:「如是只有這一條路可走,那也只好如此了。」 

양진이 말했다.

"만일 그 길 뿐이라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소."

歐陽俊臉色大變,冷笑一聲,道:「楊大人,你這樣對待江湖朋友,難道就不怕傳揚出去麼?」 

구양준은 낯빛이 크게 변하더니 냉소하며 말했다.

"양대인, 당신이 강호의 친구들을 이렇게 대한다는 소문이 퍼질까 두렵지 않으십니까?"

楊晉道:「在下好意相詢,歐陽兄不吃敬酒吃罰酒,兄弟想替你留面子,也是沒有法子了。」 

양진이 말했다.

"나는 좋은 뜻으로 묻고자 하는데 구양형이 경주(敬酒)를 마다하고 벌주(罰酒)를 마시겠다면 형제가 그대의 체면을 세워주고 싶어도 방법이 없는 일이오."

歐陽俊道:「楊大人,我犯了什麼法,你要逮我到衙門裡去?」 

구양준이 말했다.

"양대인, 내가 법을 아무 것도 어기지 않았는데 당신은 나를 체포하여 관아로 끌고가시려는 겁니까?"

楊晉笑一笑,道:「你也許沒有犯法,但我楊某身為應天府中總捕頭,覺著你歐陽兄,可能會殺人放火,就有權先逮捕於你。」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대가 어쩌면 법을 어기지 않았겠지만 나 양모는 응천부의 총포두의 신분으로 구양형 당신에게 살인방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으니 당신을 체포할 권한이 있소."

歐陽俊突然仰臉大笑一陣,道:「楊大人,在江湖地面上的江湖朋友,都敬重你是一個人物,所以,大家都不在金陵城作案……」 

구양준이 돌연 한바탕 앙천대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양대인, 강호에서 강호친구들은 모두 당신을 한 명의 인물이라고 존경합니다. 그래서 다들 금릉성에서 사고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楊晉冷笑一聲道:「江湖朋友們,很給我楊某人的面子,不作案子則罷,一旦下手,必將是驚天動地的大案子。」 

양진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강호친구들이 나 양모의 체면을 세워주어 사건을 저지르지 않는다면 그만이지만 일단 손을 쓴다면 틀림없이 경천동지할 대사건일 것이오."

歐陽俊怔了一怔,道:「楊大人,這話是什麼意思?」 

구양준이 멍해져서 말했다.

"양대인, 그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楊晉道:「看起來,歐陽兄是真的不知道了?」 

양진이 말했다.

"보아하니 구양형은 정말 모르는구려?"

歐陽俊道:「弟兄若是知曉,怎還會明知故問?」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가 안다면 어찌 일부러 묻겠습니까?"

楊晉道:「歐陽兄真的不知道?」 

양진이 말했다.

"구양형은 정말 모르시오?"

歐陽俊道:「楊大人,希望你相信我,在下在江湖上,也算是稍有名氣的人,我江湖浪子,愛賭、愛嫖,但我從沒有說過一句謊言。」 

구양준이 말했다.

"양대인, 나를 믿어주십시오. 저는 강호에서 꽤나 이름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 강호랑자는 도박과 기생질을 즐기지만 여태껏 한 마디도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楊晉道:「歐陽兄來過金陵數次,秦淮河,四鳳舫,常有歐陽兄的蹤跡,但我楊某人從來未打擾過。」 

양진이 말했다.

"구양형은 금릉에 수 차례 왔었고 진회하의 사봉방에는 늘 구양형의 발자취가 있었소. 하지만 나 양모는 아직 훼방을 놓은 적이 없소."

歐陽俊道:「彼此,彼此,咱們也未在金陵鬧過事情?」 

구양준이 말했다.

"피차일반입니다. 우리도 금릉에서 사고를 치지 않았습니다만?"

楊晉道:「這一次,你歐陽兄一反常態,不但不嫖,而且不賭,這一點,自然要引起兄弟的懷疑了。」 

양진이 말했다.

"이번에 구양형은 평소와는 판이했소. 기생집을 드나들지도 도박을 하지도 않았소. 이 점이 자연스레 형제의 의심을 불러일으키게 했소."

歐陽俊哈哈一笑,道:「這麼說來,一個浪子想回頭,也是一樁十分麻煩的事了?」 

구양준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한 명의 탕아가 회개하고 싶어도 몹시 성가신 일이로군요?"

楊晉道:「歐陽兄,如若你這句話是由衷之言,不知你自己是否相信?」 

양진이 말했다.

"구양형, 당신의 그 말이 마음 속에서 우러난 말이라고 당신 자신이 믿는지 모르겠구려?" (무슨 소린지 당최)

歐陽俊道:「兄弟此番來到金陵,確然是有點小事。」 

구양준이 말했다.

"이번에 형제는 확실히 사소한 일이 있어 금릉에 오긴 했습니다."

楊晉道:「希望歐陽兄能見告實情。」 

양진이 말했다.

"구양형이 실정을 알려주기를 바라오."

歐陽俊道:「如有此需要,兄弟自然是可以說明,不過,在下希望楊大人不用追根尋底,這件事和大人毫無關係。」 

구양준이 말했다.

"필요하다면 형제가 당연히 설명드릴 수 있지요. 그러나 저는 양대인께서 깊이 파고들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이 일은 대인과 추호도 관계가 없습니다."

楊晉道:「如若金陵城發生了重大的案子,我楊某人身為總捕頭,是否要問清楚這件事?」 

양진이 말했다.

"만약 금릉성에서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면 총포두인 나 양모가 이 일을 분명하게 캐물어야 하지 않겠소?"

歐陽俊道:「楊大人如果肯見告金陵城中發生了什麼重大案件,兄弟也考慮應否奉告兄弟此來金陵的用心?」 

구양준이 말했다.

"금릉성에서 무슨 중대한 큰 사건이 발생했는지 양대인께서 알려주신다면 형제가 이곳 금릉에 온 목적을 말씀드릴지 형제도 고려해보겠습니다."

楊晉冷笑一聲,道:「七王爺,歐陽兄聽說過吧?」 

양진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칠왕야를 구양형은 들은 적 있소?"

歐陽俊點點頭,道:「兄弟知道。」 

구양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제는 알고 있습니다."

楊晉道:「七王爺府中發生了案子,算不算大案子?」 

양진이 말했다.

"칠왕야의 부중에 사건이 발생하면 큰 사건이라 할 수 있겠소?"

歐陽俊道:「大案子,不知王府中失去了什麼重要之物?」 

구양준이 말했다.

"큰 사건이지요. 왕부에서 어떤 중요한 물건을 잃었는지 모르겠군요?"

楊晉道:「殺了人……」 

양진이 말했다.

"사람을 죽였소..."

歐陽俊啊了一聲,道:「命案?」 

구양준이 아, 하더니 말했다.

"살인사건입니까?"

楊晉道:「不錯,血淋淋的命案!」 

양진이 말했다.

"그렇소. 참혹한 살인사건이오!"

歐陽俊顯然有些吃驚,輕輕咳了一聲,道:「傷的什麼人?」 

구양준은 좀 놀란 것이 분명했다.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해침을 당한 것이 누구입니까?" 

楊晉道:「七王爺的愛妃。」 

양진이 말했다.

"칠왕야께서 아끼시던 비(妃)요."

歐陽俊道:「果然是驚天動地的大案子?」 

구양준이 말했다.

"과연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대사건이군요."

楊晉一面和歐陽俊交談,一面暗中觀察那歐陽俊的神色,見他確有著大感驚訝之感,心中暗道:「看他這樣子,確然和他無關了?」 

양진은 구양준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몰래 구양준의 신색을 살폈다. 그에게 크게 경악한다는 느낌이 확실히 있음을 보고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의 이런 모습을 보아하니 확실히 그와는 무관하구나.'

當下輕輕咳了一聲,道:「歐陽兄,現在可否告訴在下,你到金陵的用心?」 

즉시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구양형, 이제 당신이 금릉에 온 의도를 나한테 알려줄 수 있겠소?"

歐陽俊點點頭,道:「楊大人,發生了如此重大的案子,兄弟自然是不能再有隱瞞了……」 

구양준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양대인, 이처럼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으니 형제는 당연히 더이상 숨길 수 없습니다..."

一抱拳,道:「楊兄請坐,咱們慢慢地談。」 

포권하고는 말했다.

"양형께서는 앉으시지요. 우리 천천히 이야기합시다."

楊晉緩緩坐了下去,道:「楊某人洗耳恭聽。」 

양진이 천천히 자리에 앉더니 말했다.

"양모는 세이경청하겠소."

楊玉燕橫移兩步,站在那楊晉的身後,微微垂首。 

양옥연은 옆으로 두 걸음 이동하여 양진의 뒤에 서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

歐陽俊目光一掠玉燕姑娘,道:「楊大人,這位是大人的親信吧!」 

구양준의 눈길이 옥연낭자를 스쳤다.

"양대인, 이 사람은 대인의 측근이군요!"

楊晉回顧了玉燕姑娘一眼,點點頭,道:「不錯,歐陽兄有話,但說不妨了。」 

양진이 옥연낭자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렇소. 구양형은 할 말이 있으면 얼마든지 해도 무방하오."

歐陽俊輕輕咳了一聲,道:「兄弟此番到金陵來,找一件很名貴的東西……」 

구양준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형제가 이번에 금릉에 온 것은 아주 귀한 물건을 찾기 위함입니다..."

楊晉道:「什麼東西?」 

양진이 말했다.

"무슨 물건이오?"

歐陽俊道:「一個玉蟬。」 

구양준이 말했다.

"한 개의 옥선(玉蟬)입니다."

楊晉道:「什麼樣的玉蟬?」 

양진이 말했다.

"어떻게 생긴 옥선이오?"

歐陽俊苦笑道:「白玉蟬?」 

구양준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백옥선입니다."

楊晉道:「白玉雕刻的一個蟬,是麼?」 

양진이 말했다.

"백옥으로 조각한 한 마리의 매미가 맞소?"

歐陽俊道:「對對對……是白玉雕刻的蟬!」 

구양준이 말했다.

"맞아요. 맞습니다...백옥으로 조각된 매미지요!"

楊晉道:「那玉蟬現在何人手中?」 

양진이 말했다.

"그 옥선은 지금 누구 손에 있소?"

歐陽俊道:「這個,恕兄弟無法奉告,不過,那玉蟬在一位大商人的手中。」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형제가 알려드릴 수 없음을 용서하십시오. 그러나 그 옥선은 대상인(大商人)의 수중에 있습니다."

楊晉道:「歐陽兄是準備搶呢?還是準備偷?」 

양진이 말했다.

"구양형은 뺏을 작정이오 아니면 훔칠 작정이오?"

歐陽俊道:「在下準備買,如若是買不到手中,或搶或偷,那就很難說了。」 

구양준이 말했다.

"저는 사려고 합니다. 만약 사서 손에 넣지 못한다면 뺏을지 훔칠지 그건 말하기 어렵습니다."

楊晉淡淡一笑,道:「湘西譚家寨的譚二公子,也是為這玉蟬來了?」 

양진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상서 담가채의 담이공자도 그 옥선 때문에 온 것이오?"

歐陽俊吃了一驚,道:「怎麼?譚雲也來了?」 

구양준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뭐라고요? 담운도 왔습니까?"

楊晉道:「除了譚雲之外,嶺南二龍的老二墨龍王召到了金陵。」 

양진이 말했다.

"담운 말고도 영남이룡의 둘째 묵룡 왕소도 금릉에 도착했소."

哦了一聲,歐陽俊驚異的道:「看來這是一場很熱鬧的大會了。」 

아, 소리를 내더니 놀랍다는 듯 구양준이 말했다.

"보아하니 한바탕 떠들썩한 대회(大會)가 되었군요."

楊晉道:「那譚雲已在天未全黑的時間,離開了此地。」 

양진이 말했다.

"그 담운은 이미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이곳을 떠났소."

歐陽俊道:「墨龍王召呢?是否也已經離去。」 

구양준이 말했다.

"묵룡 왕소도 이미 떠났습니까?"

楊晉道:「墨龍王召,還留在此地……」 

양진이 말했다.

"묵룡 왕소는 아직 여기에 남아있소..."

歐陽俊道:「他現在何處?」 

구양준이 말했다.

"그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楊晉道:「這個,恕在下不便奉告。」 

양진이 말했다.

"그건 내가 알려드리기 불편함을 용서하시오."

歐陽俊嘆口氣,道:「楊大人不見告,兄弟也不便勉強,不過,兄弟這次來此,還是遲了一步。」 

구양준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양대인께서 말씀해주지 않으시니 형제도 강요할 수 없지요. 그러나 형제는 이번에 이곳에 한 발 늦게 오고 말았군요."

楊晉道:「為什麼?」 

양진이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歐陽俊道:「因為,那持有玉蟬的人,似乎已經得到了消息,把玉蟬交給了長江鏢局。」 

구양준이 말했다.

"왜냐하면 그 옥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미 소식을 들었는지 옥선을 장강표국에 넘겼습니다."

楊晉啊了一聲,道:「那玉蟬很名貴麼?」 

양진이 허, 하더니 말했다.

"그 옥선은 아주 유명하고 진귀하오?"

歐陽俊道:「大概是吧!」 

구양준이 말했다.

"아마도요!"

一直沒有開口的楊玉燕,突然開口說道:「你既不知玉蟬的用處,為什麼要來取那玉蟬?」 

줄곧 입을 열지 않던 양옥연이 돌연 입을 열어 말했다.

"당신은 옥선의 용도를 모르는데 왜 그 옥선을 취하러 왔나요?"

楊晉暗暗一皺眉頭,忍下未言。 

양진은 암암리 눈살을 찌푸리며 참고 말하지 않았다.

歐陽俊道:「因為,有人出了大價錢,希望能取到玉蟬。」 

구양준이 말했다.

"왜냐하면 큰 돈을 내놓고 옥선을 얻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었소."

楊晉道:「什麼人?出多少錢?」 

양진이 말했다.

"누구요? 얼마나 많은 돈을 내놓았소?"

歐陽俊道:「什麼人無法奉告,價錢很大。」 

구양준이 말했다.

"누군지는 알려드릴 수 없는데 값은 아주 크지요."

楊晉道:「如果錢少了,只怕也無法請得動你江湖浪子。」 

양진이 말했다.

"만약 돈이 적었다면 강호랑자 당신을 움직이게 할 수 없었을거요."

歐陽俊道:「不錯,能讓兄弟動心,那筆錢決不會少。」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형제가 마음이 동하게 할 수 있었으니 그 돈은 결코 적지 않지요."

楊晉道:「可否見告?」 

양진이 말했다.

"알려줄 수 있소?"

歐陽俊沉吟了一陣,道:「可以,兄弟拏到玉蟬,可以賣到十萬兩銀子。」 

구양준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가능합니다. 형제가 옥선을 얻게되면 십만 냥의 은자에 팔 수 있습니다."

楊晉道:「果然是一筆很驚人的數字。」 

양진이 말했다.

"과연 대단히 놀라운 숫자로군."

歐陽俊輕輕咳了一聲,道:「兄弟話已經說完了,不知楊大人是否相信?」 

구양준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형제는 이미 다 말했는데 양대인께서 믿으실런지 모르겠군요?"

楊晉微微一笑,道:「不論兄弟是否相信,但我對歐陽兄有一個小小的請求?」 

양진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형제가 믿건 안믿건 나는 구양형에게 소소한 부탁이 있소."

歐陽俊道:「楊總捕頭吩咐?」 

구양준이 말했다.

"양총포두께서는 분부하십시오."

楊晉道:「兄弟想請歐陽兄在金陵多留幾天?不知歐陽兄的意下如何?」 

양진이 말했다.

"형제는 구양형이 금릉에 며칠 더 머물러주기를 요청하는데 구양형의 뜻은 어떠한지 모르겠구려?"

歐陽俊道:「怎麼一個留法?」 

구양준이 말했다.

"어떤 식으로 남아있어야 합니까?"

楊晉道:「最安全的辦法,希望你歐陽兄留在衙門裡,不過……」 

양진이 말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구양형이 관아에 머물기를 바라오. 그러나..."

歐陽俊道:「不過什麼?」 

구양준이 말했다.

"그러나 뭡니까?"

楊晉道:「以你歐陽兄在江湖上的身份地位,兄弟實不願撕破歐陽兄這個面子,兄弟願給歐陽兄方便,但希望歐陽給兄弟一個保證。」 

양진이 말했다.

"강호에서의 구양형 당신의 신분과 지위때문에 형제는 구양형과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소. 형제는 구양형이 편한대로 해주겠소. 하지만 구양형이 형제에게 한 가지 보증을 해주길 바라오."

歐陽俊道:「如何一個保證法?」 

구양준이 말했다.

"어떤 식의 보증입니까?"

楊晉道:「希望你歐陽兄答應兄弟一句話?」 

양진이 말했다.

"구양형 당신이 형제의 한 마디를 승낙해주기 바라오."

歐陽俊道:「請吩咐?」 

구양준이 말했다.

"분부하십시오."

楊晉道:「歐陽兄請留在迎賓客棧,兄弟有事相詢時,希望你歐陽俊在這裡。」 

양진이 말했다.

"구양형은 영빈객잔에 묵어주시오. 형제가 물어볼 일이 생겼을 때 구양준 당신이 이곳에 있기를 희망하오."

歐陽俊沉吟了一陣,道:「如若兄弟不答應,楊大人是否要準備逮人?」 

구양준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만약 형제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양대인은 체포하실 작정입니까?"

楊晉道:「就兄弟觀察,王府血案,似乎是和歐陽兄無關,至於你準備下手竊取玉蟬一事,一則,你沒有下手,二則,還無人報案,再說,這是江湖道上的事,如若無人報案,兄弟實也不願找一個麻煩。」 

양진이 말했다.

"형제가 관찰하기로 왕부의 살인사건은 구양형과 무관한 듯 하오. 당신이 손을 써서 옥선을 훔치려는 것에 대해서는 첫째 당신이 손을 쓰지 않았고 둘째, 사건을 신고한 사람이 없소. 다시 말해 이것은 강호도상의 일로 만약 사건을 신고한 사람이 없다면 형제도 찾아와 귀찮게 하고 싶지 않소."

歐陽俊笑一笑,道:「好吧!楊大人,這麼給兄弟我的面子,兄弟再不答應,那就是不知抬舉了,但不知楊大人要兄弟留此幾天?」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양대인께서 이렇게 형제의 체면을 세워주시는데 형제가 승낙하지 않는다면 호의를 무시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양대인께서는 형제를 며칠이나 이곳에 붙잡아 두실 겁니까?"

楊晉道:「由今天算起,歐陽兄留此三天,後天太陽下山之後,如若兄弟還未來打擾,歐陽兄就可以離開金陵了。」 

양진이 말했다.

"오늘부터 계산해서 구양형은 여기에 삼일 간 머물러 있으시오. 모레 해가 진 뒤 형제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구양형은 금릉을 떠나도 좋소."

歐陽俊道:「咱們就此一言為定,兄弟留此三天,這三天內,我不離迎賓客棧,三日後,兄弟離此。」 

구양준이 말했다.

"우리 그렇게 하기로 합시다. 형제는 여기에 삼 일간 남아있겠습니다. 그 삼 일 안에는 영빈객잔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삼 일 뒤에 형제는 이곳을 떠나겠습니다."

楊晉一抱拳,道:「歐陽兄成全。」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구양형, 도와주어 고맙소."

歐陽俊也抱拳還了一禮,道:「楊大人確有苦衷,又承明白見告,兄弟理當如此。」 

구양준도 포권하여 답례하며 말했다.

"양대인께 확실히 고충이 있고 또 명백하게 말씀해주시니 형제가 도리상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요."

楊晉臉色突然間轉變的十分嚴肅,道:「歐陽兄,照兄弟的看法,你確和王府中的血案無關,無論如何,希望你留在這裡,……」 

양진의 안색이 별안간 몹시 엄숙하게 바뀌더니 말했다.

"구양형, 형제가 보기에 당신은 왕부의 살인사건과 확실히 무관하오. 어찌되었든 간에 당신이 이곳에 남아있기를 바라오..."

歐陽俊微微一笑,道:「我知道,兄弟如不守信約一走,你楊大人就把王府血案,栽在我兄弟的頭上,是麼?」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알겠군요. 형제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달아나버리면 양대인 당신은 왕부의 살인사건을 형제에게 뒤집어 씌우시겠지요. 그렇지요?"

楊晉道:「賊咬一口,入骨三分,王府血案,關係應天府尹大人的前途,也關係著我楊某人的身家性命,這案子非破不可,我楊某人,幹了近二十年的總捕頭,得江湖上的朋友們抬愛,並非無因,個中詳情,我不便說明,歐陽兄是個聰明人,不難想得明白。」 

양진이 말했다.

"몹시 억울한 처지가 되고 말 것이오. 왕부의 살인사건은 응천부 부윤대인(府尹大人)의 앞길에 관계되며 나 양모의 집안 식구들 목숨에도 관계되니 이 사건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오. 나 양모가 근 이십 년간 총포두로서 했던 것들, 강호친구들의 아낌을 받았던 것들은 결코 이유가 없지 않소. 상세한 사정을 설명하기 불편하구려. 구양형은 총명한 사람이니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게 잘 알것이오."

歐陽俊道:「這個兄弟知道。」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형제가 압니다."

楊晉哈哈一笑,道:「打擾了,在下告辭了。」 

양진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방해했구려. 이만 가보겠소."

歐陽俊道:「恕兄弟不送。」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가 전송하지 못함을 용서하십시오."

楊晉轉過身子,大步而去。 

양진은 돌아서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離開了迎賓客棧,楊玉燕低聲對楊晉道:「爹,你怎麼那樣相信江湖浪子?」 

영빈객잔을 떠나자 양옥연이 낮은 목소리로 양진에게 말했다.

"아버님, 당신은 어찌 그토록 강호랑자를 믿으시나요?"

楊晉道:「歐陽俊在江南道上的名氣不小,而且王府血案,他涉嫌不大,他如真敢逃走,這件案子,就套在他頭上,權衡輕重利害,我想他不敢不守約言。」 

양진이 말했다.

"구양준은 강호도상에서 명성이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왕부의 살인사건에 그는 혐의가 크지 않은데 그가 진짜로 감히 달아난다면 이 사건은 그가 뒤집어 쓴다. 일의 경중과 이해득실을 따진다면 그가 감히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楊玉燕笑一笑,道:「爹,看來有很多事,女兒還是知道的有限。」 

양옥연이 빙그레 웃고는 말했다.

"아버님, 보아하니 아주 많은 일들에 있어 여아는 아직 아는 것이 한계가 있군요."

楊晉道:「江湖上的局勢,有時很微妙,但有時,卻又險惡的很,孩子,你是女兒身,為父的不想妳在江湖上拋頭露面。」 

양진이 말했다.

"강호의 국세는 때로는 매우 미묘하지만 때로는 또 몹시 험악하단다. 얘야, 애비는 여자아이의 몸인 네가 강호에 얼굴을 드러내기를 원치 않는다."

楊玉燕道:「爹說的是,不過,這王府血案,牽涉到咱們全家的生死安危,我這作女兒的,豈能置之不理,破了此案,女兒回到閨房。」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그러나 이 왕부의 살인사건은 우리 전 가족의 생사안위(生死安危)에 영향을 미칩니다. 딸인 제가 어찌 내버려두고 거들떠보지 않을 수 있겠어요. 이 사건을 해결하고 여아는 규방으로 돌아가겠어요."

楊晉輕輕咳了一聲,道:「你那點武功,真能幫爹的忙麼?」 

양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너의 그 정도 무공으로 정말 애비를 도울 수 있겠느냐?"

楊玉燕道:「等一會,咱們回家之後,爹可以考考女兒,如是爹覺女兒不成,女兒也願退回深閨。」 

양옥연이 말했다.

"이따가 집으로 돌아가면 아버님께서 여아를 한번 시험해보세요. 만일 안되겠다고 느끼신다면 여아도 규방으로 물러나겠어요."

楊晉啊了一聲,未再多言。 

양진이 허, 하더니 더이상 여러 말 하지 않았다.

楊玉燕笑一笑,低聲道:「爹,咱們現在到那裡去?」 

양옥연이 웃으며 나직이 말했다.

"아버지, 우리는 이제 어디로 가죠?"

楊晉道:「現在麼?到長江鏢局去。」 

양진이 말했다.

"지금 말이냐? 장강표국으로 간다."

語聲微微一頓,接道:「孩子,那長江鏢局的總鏢頭方一舟,閱歷、經驗、武功、耳目,都非常人能及,等一會,你最好別開口說話,免得被人瞧破你是女扮男裝。」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얘야, 그 장강표국의 총표두 방일주(方一舟)는 경력, 경험, 무공, 이목 모든 것들에 있어 보통 사람이 미칠 수 없단다. 남들에게 네가 남장을 한 여자임을 간파당하지 않도록 조금 있다가 너는 입을 열어 말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楊玉燕道:「女兒記下了。」 

양옥연이 말했다.

"여아(女兒)는 기억하겠어요."

繞過一條街,到了長江鏢局的門前。 高大的紅漆門上,橫看一塊金字匾,寫字「長江鏢局」四個大字。天色還早,鏢局的大門還在關閉著。 楊晉緊行一步,叩動門上銅環。 木門呀然而開,一個穿著勁裝的大漢,當門而立。 

한 가닥의 길을 돌자 장강표국의 문 앞에 도착했다. 높고 커다란 홍칠 문 위에는 가로로 "장강표국" 넉자가 금색으로 씌어진 편액이 보였다. 날이 아직 일러서 표국의 대문은 아직 닫혀 있었다. 양진이 급히 걸어가 구리로 된 문고리를 두드렸다. 목문이 끼익, 하고 열렸고 한 명의 경장을 걸친 대한이 문을 막고 서있었다.

那大漢上下打量了楊晉父女一陣,道:「客官是……」 

그 대한은 양진 부녀의 위아래를 한동안 훑어보더니 말했다.

"손님은..."

竟然認不出應天府的總捕,這人定然是新來不久的守門人了。 

응천부의 총포두를 알아보지 못하다니 이 사람은 새로 온 지 얼마 되지 않는 문지기가 분명했다.

楊晉笑了一笑,道:「煩請通報貴局的方總鏢頭一聲,就說應天府總捕頭楊晉求見。」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번거롭지만 응천부 총포두 양진이 뵙고자 한다고 귀 국의 방총표두께 한 마디 통보해주게."

勁裝大漢啊了一聲,轉身疾奔而去。 人的名,樹的影,那大漢聽到總捕頭三個字,連招呼也忘記打一個,轉頭就跑。 

경장대한이 아, 하더니 돌아서서 재빠르게 달려갔다. 사람의 명성은 나무의 그림자와 같다. 그 대한은 총포두라는 세 글자를 듣자 인사하는 것도 잊은 채 고개를 돌리고 달려갔다.

楊玉燕抿嘴一笑,低聲道:「爹爹,你很威風啊!」 

양옥연이 입을 오므리고 웃더니 나직이 말했다.

"아버지, 당신은 아주 위풍이 있으시군요!"

楊晉瞪了女兒一眼,卻未叱責。 

양진은 딸에게 눈을 한번 부라렸으나 나무라지는 않았다.

片刻之後,只見一個身著青綢子長衫胸前飄灑著花白髯的老者大步迎了出來,道:「貴客啊!貴客,楊大人快請裡面坐。」 

잠시 뒤 푸른 비단 장삼을 입고 가슴께에 희끗희끗한 수염을 나부끼는 노인이 큰 걸음으로 맞이해 나와서 말했다.

"귀한 손님이 오셨군요! 양대인 어서 안으로 들어가 앉으시지요."

楊晉一抱拳,道:「方兄,一早打擾實在是抱歉得很!」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방형, 아침 일찍 방해하여 몹시 미안하오!"

方一舟道:「那裡那裡,兄弟昨天失禮。」 

방일주가 말했다.

"별말씀을. 형제가 어제는 실례했습니다."

楊晉暗中打量了方一舟一眼,只見面頰清瘦,果然抱恙初癒的樣子,微笑道:「方兄染病,兄弟未來探望,方兄多多恕罪了。」 

양진은 암중으로 방일주를 한번 훑어보았다. 얼굴이 수척해보이는 것이 과연 병에 걸렸다가 갓 나은 듯한 모습이었다. 미소지으며 말했다.

"방형이 병에 걸렸는데 형제가 찾아와 보지도 못했소이다. 방형은 부디 용서해주시오."

方一舟道:「楊大人,折殺兄弟了,快請入廳裡待茶,兄弟給大人帶路。」 

방일주가 말했다.

"양대인, 형제를 송구스럽게 만드시는군요. 속히 청으로 들어가 차를 드십시다. 형제가 대인께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穿過了兩重起院,才到正廳。 楊玉燕暗中打量這長江鏢局,只見庭院重重,一進四大院子,足足有近百間房子,規模很大。 

두 개의 정원을 지나쳐 비로소 정청(正廳)에 도착했다. 양옥연이 암중으로 장강표국을 살펴보니 겹겹의 정원이 보이는데 네 개의 대정원에 족히 백 칸에 가까운 방들이 있어 규모가 아주 컸다.

進入正廳,立時有一青衣童子,奉上香茗,方一舟把楊晉讓入首座,自己在主位上相陪。 楊姑娘倒是裝的很像,緊站在父親的身邊。 

정청에 들어서자 즉시 청의동자가 차를 올렸다. 방일주는 양진을 상석에 들게하고 자신은 주인 자리에서 접대했다. 양낭자는 아주 그럴 듯하게 분장을 한 채로 부친의 곁에 바짝 붙어섰다.

楊晉喝了一口茶,道:「方兄,兄弟想求教一事。」 

양진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말했다.

"방형, 형제는 한 가지 일을 가르침 받고 싶소이다."

方一舟道:「大人吩咐,一舟知道的,無不盡言。」 

방일주가 말했다.

"대인, 분부하십시오. 일주가 아는 것은 모조리 말씀드리지요."

楊晉道:「長江鏢局近兩天內,是否接了一票主意?」 

양진이 말했다.

"장강표국은 최근 이틀 내에 표물 의뢰를 받지 않았소?"

方一舟道:「接了一趟鏢,前天已起鏢走路。」 

방일주가 말했다.

"한 건의 표물을 접수하여 그저께 이미 출발했습니다."

楊晉啊了一聲,道:「方兄,那是趟什麼鏢?」 

양진이 아, 하더니 말했다.

"방형, 그건 어떤 표물이었소?"

方一舟道:「是一批珠寶,紅貨,也是最惹眼的鏢,兄弟小恙初癒沒有同行,但鏢行中能夠數得出的人都跟著去了。」 

방일주가 말했다.

"한 무더기의 주보(珠寶), 보석인데 가장 눈길을 끄는 표물이기도 했지요. 형제가 사소한 병에서 나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동행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표항(鏢行:표국)에서 충분한 숫자의 사람을 뽑아서 함께 보냈지요."

楊晉道:「方兄在金陵,沒有別的事麼?」 

양진이 말했다.

"방형은 금릉에서 다른 일은 없소?"

方一舟道:「沒有,楊大人的意思是……」 

방일주가 말했다.

"없습니다. 양대인의 말씀은..."

楊晉道:「在下之意是,方兄留在金陵,可能會保一次坐鏢。」 

양진이 말했다.

"내 생각으로는 방형은 금릉에 남아서 어떤 표물을 보호하고 있는 것 같소만."

方一舟微微一笑:「有這一回事,兩天之前,大順當鋪的東家,送來一個小箱,言明在敝局保管十日,每日付白銀十兩︱︱」 

방일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다른 일이 있긴 합니다. 이틀 전에 대순당포(大順當鋪:當鋪는 전당포)의 주인이 한 개의 작은 상자를 보내왔는데 폐 표국에서 십 일간 보관해주면 매일 백은(白銀) 열 냥을 지불하겠다고 하더군요..."

笑一笑,接道:「楊大人,好靈的耳目,這等微小之事,竟然是能見不遺。」 

빙긋 웃고는 말을 이었다.

"양대인, 정말 영민한 이목이십니다. 이 정도로 미미하고 사소한 일을 보고 놓치지 않으시다니요."

楊晉道:「兄弟也是聽人說起……」 

양진이 말했다.

"형제도 다른 사람에게 들었소이다..."

輕輕咳了一聲,接道:「方兄可曾問過那是件什麼東西?」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방형은 그것이 어떤 물건인지 물어보셨겠구려?"

方一舟道:「他沒有說的很詳細,只說明是一份玉器。」 

방일주가 말했다.

"그는 상세히 말하지는 않았고 다만 옥기(玉器)라고만 했습니다."

楊晉笑一笑,道:「是一個玉蟬?」 

양진이 웃더니 말했다.

"한 개의 옥선이오?"

方一舟道:「這個,方某確實不知,他送來的,是一個很堅牢的鐵箱子,鑰匙也未留下,只告訴我,箱子裡是一件玉器。」 

방일주가 말했다.

"그건 방모가 확실히 알지 못합니다. 그가 보내온 것은 아주 견고한 철상자였고 열쇠도 남겨두지 않았지요. 단지 나한테 상자 안에는 옥기가 있다고 알려주었을 뿐입니다."

楊晉話題一轉,道:「方兄,令甥岳世兄說過了吧?」 

양진이 화제를 돌려서 말했다.

"방형, 귀 조카 악세형이 이야기하던가요?"

方一舟道:「是的,秀兒告訴我,七王爺府中出了宗血案?」 

방일주가 말했다.

"예. 수아가 저한테 알려주더군요. 칠왕야 부중에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요?"

楊晉道:「不錯,兄弟被這樁血案牽連,受命限期破獲。」 

양진이 말했다.

"그렇소. 형제는 이 살인사건에 말려들었고 기한을 정해 해결하라는 명을 받았소."

方一舟道:「大人,如有用得著方某的地方,但請吩咐一聲,方某無不從命。」 

방일주가 말했다.

"대인, 만일 방모가 쓰일 데가 있다면 분부만 하십시오. 방모는 명을 따르지 않을 것이 없습니다."

楊晉笑一笑道:「多謝方兄,目下就有一件,請求方兄幫忙了。」 

양진이 웃고는 말했다.

"방형, 고맙소. 지금 방형의 도움을 부탁할 일이 한 건 있소."

方一舟道:「什麼事?」 

방일주가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楊晉道:「兄弟想見識一下那件玉器,不知是否可以。」 

양진이 말했다.

"형제는 그 옥기를 한번 견식하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소이다."

方一舟道:「怎麼?楊兄可是懷疑那玉器是件寶物?」 

방일주가 말했다.

"왜 그러십니까? 양형은 아무래도 그 옥기가 보물이라고 의심하고 계시군요?"

楊晉道:「是與不是,瞧過才能知道。」

양진이 말했다.

"그런지 아닌지는 보아야만 알 수 있소."

方一舟沉吟道:「那一個在?」 

방일주가 침음하더니 말했다.

"거기 누구 있느냐?"

一個穿著藍色勁裝的大漢,應聲而入,道:「見過總鏢頭?」 

한 명의 남색경장을 걸친 대한이 대답하더니 들어와서 말했다.

"총표두를 뵙습니다."

方一舟道:「你去通知杜鏢頭一聲,要他帶兩個人,到大順當鋪去一趟,請那位錢東主過來一趟。」 

방일주가 말했다.

"너는 가서 두(杜)표두에게 통지하여 두 사람을 데리고 대순당포로 가서 전(錢)동주(東主:점주)를 모셔오라고 하거라."

藍衣人應了一聲,回頭走了兩步。 方一舟又接道:「記著,要那錢東主只帶開鐵箱的鑰匙。」 

남의인이 대답하고 돌아서서 두 걸음을 걸어가는데 방일주가 또 이어서 말했다.

"기억하거라. 전동주가 철상자의 열쇠를 가져와야 한다."

楊晉道:「麻煩方兄,楊某人心中甚是不安。」 

양진이 말했다.

"방형을 성가시게 하여 양모는 마음 속으로 몹시 미안하오."

方一舟道:「大人查案,兄弟理應從命。」 

방일주가 말했다.

"대인께서 사건을 조사하시는데 도리상 형제는 명을 따라야지요."

楊晉話題已轉,道:「方兄,王府血案,已得令甥的詳細奉告了吧?」 

양진이 화제를 바꾸어 말했다.

"방형, 왕부의 살인사건은 이미 조카로부터 상세히 들었소?"

方一舟道:「秀兒曾和兄弟仔細談過。」 

방일주가 말했다.

"수아는 벌써 형제와 자세히 이야기했습니다."

楊晉道:「方兄認識人多,閱歷富,不知對此事有何看法?」 

양진이 말했다.

"방형은 아는 사람이 많고 경험이 풍부한데 이 사건에 대한 견해가 어떠한지 모르겠구려?"

方一舟道:「大人,這件事先從人上著手,如若能查明近十天到過金陵的人,或可找出一點蛛絲馬跡。」 

방일주가 말했다.

"대인, 이 사건은 누군가에 의해 사전에 착수되었습니다. 만약 최근 열흘 간 금릉에 왔던 사람을 조사한다면 혹시라도 한 점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楊晉道:「這幾年,江湖朋友們很給我楊晉的面子,大都不在金陵作案,因此,兄弟投桃報李,也就鬆了一些,對來往金陵的人,都未留心,這一點,只怕要仰仗方兄等三家鏢行的朋友了?」 

양진이 말했다.

"요 몇 년간 강호친구들은 나 양진의 체면을 세워주어 금릉에서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소. 그 때문에 형제도 그 보답으로  조금 느슨해져서 금릉을 왕래하는 사람에 대해 엄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오. 그 부분은 방형 등 세 곳의 표항(鏢行)에 있는 친구들에게 의존해야 할 것 같구려."

方一舟道:「我們自然盡力,但大人知道,幹鏢局這一行的人,對江湖上的朋友們,大都不願開罪,所以,不會暗中派人,查看江湖人在金陵的情形,如是大人能請到丐幫中人幫忙,定有頭緒。」 

방일주가 말했다.

"우리는 당연히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만, 대인께서 아시다시피 표국 일을 하는 사람은 다들 강호 친구들에게 죄를 짓기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암중으로 사람을 보내어 금릉에 있는 강호인들의 정황을 조사할 수가 없습니다. 만일 대인께서 개방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실 수 있다면 틀림없이 단서를 잡으실 겁니다."

楊晉哦了一聲,心中卻暗暗忖道:「這一點我早就想到了。」 

양진이 아, 하더니 속으로 남몰래 중얼거렸다.

'그 점은 내가 벌써 생각했지.'

楊晉想起岳秀的精明,說道:「令甥不在鏢局裡應事了!」 

양진은 영리한 악수가 떠올라서 말했다.

"귀 생질은 표국에서 일을 하지 않는구려!"

方一舟道:「他初到金陵,又遇上了這樣大的案子,兄弟不讓他隨便亂跑。」 

방일주가 말했다.

"그는 금릉에 처음 왔고, 또 이렇게 큰 사건이 났으니 형제는 그가 제멋대로 돌아나지지 못하게 했습니다."

楊晉道:「可否請岳世兄出來見見?」 

양진이 말했다.

"악세형을 나오라하여 만나보게 해줄 수 있겠소?"

方一舟道:「可以,可以。」 

방일주가 말했다.

"가능하지요."

招過送茶童子,道:「請岳少爺出來。」 

차심부름을 하는 동자를 불러서 말했다.

"악소야(岳少爺)를 나오시라고 해라."

那童子應了一聲,轉身而去。 片刻之後,帶著岳秀行了出來。 岳秀仍然是一件白色的長衫,瀟瀟灑灑的行了出來。 

그 동자는 대답하고는 뒤돌아서 갔다. 잠시 후 악수를 데리고 나왔다. 악수는 여전히 백색의 장삼을 입은 말끔한 모습으로 걸어나왔다.

目光一掠楊晉,立時抱拳說道:「大人,岳秀見禮。」 

눈길이 양진을 스치자 즉시 포권하여 말했다.

"대인, 악수가 인사올립니다."

岳秀似有著一種很特殊的氣度,使人不敢輕視,楊晉欠身而起,道:「岳世兄請坐。」 

악수는 마치 일종의 아주 특수한 기도(氣度)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사람으로 하여금 감히 경시하지 못하게 하였다. 양진은 몸을 약간 일으키며 말했다.

"악세형, 앉으시게."

楊玉燕眼光微轉,發覺岳秀俊美中,另有男子的剛挺味道,和一般秀而近柔的男人不大相同,當真是一個無美不具的男人。 沒來由,楊姑娘突覺著臉上一熱,心頭亂跳,垂下頭去,不敢多看那岳秀一眼。 

양옥연이 시선을 살짝 돌렸다. 악수의 준수함 속에는 따로 남자의 굳센 맛이 있었다. 준수하여 부드러움에 가까운 일반적인 남자와는 크게 달라서 정말이지 한 명의 완벽한 남자라는 것을 발견했다. 양낭자는 까닭없이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두근거려서 고개를 숙이고 감히 더 악수를 쳐다보지 못했다.

岳秀目光一掠楊晉身側玉燕姑娘,欠身說道:「大人,查出一點頭緒麼?」 

악수의 시선이 양진 곁의 옥연낭자를 스치더니 몸을 숙이며 말했다.

"대인, 한 점 단서를 조사해내셨습니까?"

楊晉道:「頭緒有一點,但都距離案情很遠。」 

양진이 말했다.

"한 점 단서는 있지만 사건의 경위와는 거리가 아주 머네."

岳秀道:「大人能在短短一兩天內,把一件無頭血案,理出一點頭緒來,已是足見高明了。」 

악수가 말했다.

"단서가 없던 살인사건을 대인께서 짧은 하루이틀 내에 한 점 실마리를 풀어내셨으니 이미 충분히 고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楊晉笑一笑,道:「還不是靠諸位朋友們幫忙。」 

양진이 빙그레 웃고는 말했다.

"여전히 제위들의 도움에 기대지 않을 수가 없다네."

目光轉到方一舟的身上,接道:「方兄,江湖浪子歐陽俊,這個人怎麼樣?」 

시선을 방일주에게 돌리며 말을 이었다.

"방형, 강호랑자 구양준은 어떤 사람이오?"

方一舟沉吟了一陣,道:「一身武功,可當得第一流高手之稱,喜賭、愛嫖,只不過用作掩人耳目,以為他真是一位江湖浪子,那就錯了。」 

방일주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일신무공은 일류고수라 부를 수 있지요. 노름을 즐기고 기녀와 놀아나기를 좋아하는 것은 남의 이목을 가리는 용도에 불과하지요. 그를 진짜 강호랑자(浪子:탕아, 건달)로 여긴다면 잘못된 것입니다."

楊晉道:「這麼說來,他是一位深藏不露的人物了。」 

양진이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깊이 감추어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구려."

方一舟道:「兄弟的看法,確實如此。」 

방일주가 말했다.

"형제는 확실히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楊晉道:「多謝指教。」 

양진이 말했다.

"가르침에 감사드리오."

談話之間,一個勁裝大漢,帶著一位五十上下的老者,行了進來。 

이야기하는 사이에 한 명의 경장대한이 오십 가량의 노인을 데리고 들어왔다.

方一舟站起身子,道:「錢掌櫃,打擾了。」 

방일주가 일어나서 말했다.

"전장궤(掌櫃:점주), 폐를 끼치는구려."

錢掌櫃道:「不敢當,不敢當……」 

전장궤가 말했다.

"천만에요, 천만에요..."

目光轉動,四顧了一眼,道:「方大鏢頭,有什麼事,要我帶鑰匙來?」 

시선을 돌려 주위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방대표두, 무슨 일로 열쇠를 가져오라고 하셨습니까?"

方一舟道:「來,錢掌櫃,見過咱們應天府的總捕頭楊大人。」 

방일주가 말했다.

"전장궤, 우리 응천부의 총포두이신 양대인께 와서 인사드리시오."

一聽說是總捕頭,錢掌櫃忍不住打了個哆嗦,急急抱拳,道:「草民錢旺,給楊大人見禮。」 

총포두라는 말을 듣자 전장궤는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것을 참지 못했다. 급히 포권하여 말했다.

"민초(草民) 전왕(錢旺)이 양대인께 인사올립니다."

楊晉抱拳還了一禮,道:「不敢,錢掌櫃,要麻煩你一件事了。」 

양진이 포권하여 답례하고는 말했다.

"천만에, 전장궤. 당신을 귀찮게 만들 일이 있소이다."

錢旺道:「大人吩咐!」 

전왕이 말했다.

"대인, 분부하십시오!"

楊晉道:「打開你那個小鐵箱,給咱們開開眼界。」 

양진이 말했다.

"당신의 그 작은 철상자를 열어서 우리에게 안계를 한번 넓혀 주시오."

錢旺道:「大人,裡面只有一件玉器,……」 

전왕이 말했다.

"대인, 안에는 하나의 옥기만 있을 뿐입니다..."

楊晉道:「我知道,是一個玉蟬,對麼?」 

양진이 말했다.

"알고있소. 한 개의 옥선이 아니오?"

錢旺一臉驚奇之色,道:「大人,你……」 

전왕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대인, 당신은..." 

楊晉笑一笑,道:「沒什麼,沒什麼?我只隨口問問罷了。」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아무 것도 아니오. 나는 그저 입에서 나오는대로 물어보았을 뿐이오."

他一開口說出箱中之物,不但使得錢旺大大地吃一驚,就是見多識廣的方一舟,也是大大驚駭不已。 但他乃老於事故的江湖人,心中雖然驚異,卻未曾多問。 

그가 입을 열자마자 상자 안의 물건을 말하니 전왕이 깜짝 놀랐을 뿐만 아니라 견식이 넓은 방일주도 크게 경악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사건, 사고를 수없이 겪은  노강호인이라 마음 속으로는 비록 놀랐지만 캐묻지 않았다.

錢旺掏出一個黃綢子布包,打開一層又一層,拿出了一把很精巧的鑰匙。 小鐵箱放在桌子上,錢旺小心翼翼打開箱蓋。 箱蓋裡是錦緞,打開錦緞,才是一個胡桃大小的玉蟬,雕刻得栩栩如生。最妙的是玉蟬那雙翼,卻呈鮮紅的顏色,不知是什麼東西做成。 

전왕은 노란 비단보자기를 끄집어내더니 한 겹 한 겹 풀어서 아주 정교한 열쇠를 꺼냈다. 자그마한 철상자를 탁자 위에 놓고 전왕은 조심스레 상자 뚜껑을 열었다. 상자 뚜껑 안은  비단이었고 비단을 젖히자 비로소 호두 크기만한 옥선이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가장 묘한 것은 옥선의 두 날개였는데  선홍색을 띤 빛깔은 무슨 물건으로 만들었는지 알지 못했다.

楊晉伸出手去,拿起玉蟬,在手中掂,只覺玉蟬很沉重,而且涼如握冰,和那一對鮮紅的眼睛,看上去很可愛。 是一個好玉,白的不見一點雜色花紋。 但不論如何難得的好玉,這一小塊,也不能值上千萬兩銀子。 仔細看過了玉蟬,楊晉緩緩放回原處。 

양진이 손을 뻗어 옥선을 집어올려 손대중을 해보았다. 옥선은 몹시 무거울 뿐 아니라 얼음을 쥐고 있는 듯 서늘함이 느껴졌다. 그 선홍색의 눈알과 함께 몹시 귀여워 보였다. 하얘서 한 점 잡색이나 무늬가 보이지 않는 훌륭한 옥이었다. 하지만 얼마나 얻기 힘든 좋은 옥이든 간에 이 작은 한 덩이가 천 냥, 만 냥의 은자의 가치가 있을 수는 없다. 옥선을 자세히 보고나서 양진은 천천히 원래 자리에 도로 놓았다.

錢旺在楊晉把玩玉蟬時,目光不斷跟著玉蟬游動,而且,蹙著一口大氣,直待楊晉把玉蟬放回原處,他才長長吁一口氣,小心翼翼地包好玉蟬,鎖上鐵箱。 

양진이 옥선을 손에 들고 감상할 때 전왕의 시선은 끊임없이 옥선을 따라 움직였다. 뿐만 아니라 눈살을 찌푸렸다가 숨을 한 입 크게 들이쉬기도 했다. 양진이 옥선을 제자리에 도로 놓자 그제서야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조심스럽게 옥선을 잘 포장하여 철상자를 잠궜다.

方一舟輕輕咳了一聲,道:「鐵掌櫃,這玉蟬很名貴。」

방일주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전장궤, 이 옥선은 몹시 진귀하구려."

錢旺道:「哎!」 

전왕이 말했다.

"아무렴요!"

楊晉淡淡一笑,道:「鐵掌櫃,你這玉蟬,賣不賣。」 

양진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전장궤, 당신은 이 옥선을 팔테요?"

對楊晉,錢旺似是很害怕,欠欠身,道:「賣!不過,不急著賣。」 

양진이 마치 몹시 두려운 듯 전왕은 허리를 굽신굽신하며 말했다.

"팔겠습니다! 그러나 급하게 팔지 않겠습니다."

楊晉嗯了聲,道:「好多錢!」 

양진이 음, 하더니 말했다.

"가격은 얼마나 되오!"

錢旺呆了一呆,道:「這……這……這個,還沒有一定的價錢。」 

전왕이 멍해졌다가 말했다.

"그...그...그건, 아직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錢旺對那玉蟬的過份寶貴,使得楊晉心中動疑,暗道:「難道這玉蟬還有別的寶貴之處?」 

전왕이 그 옥선에 대해 과분할 정도로 귀히 여기자 양진은 속으로 의심이 동하여 생각했다.

'설마 이 옥선에 다른 진귀한 데가 있단 말인가?'

心中念轉,口中說道:「錢掌櫃,價錢是人開的,你現不妨開個價錢出來!」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전장궤, 가격은 사람이 정하는 것이오. 그대는 지금 가격을 제시해도 무방하오!"

錢旺道:「大人,這是一塊涼玉,小的這對眼睛,可能一下子鑒別出珠寶真假,但對玉器這方面,卻是不大內行,所以,這個價,叫小的很難開。」 

전왕이 말했다.

"대인, 이것은 한 덩이 양옥(涼玉)입니다. 소인의 이 한 쌍의 눈은 단번에 주보의 진가(真假)를 감별해낼 수 있지요. 하지만 옥기와 같은 이런 방면으로는 그다지 정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소인이 가격을 정하기 몹시 어렵습니다."

楊晉道:「我也不太懂玉器,但看這件玉蟬不錯,所以,我想買下來。」 

양진이 말했다.

"나도 옥기는 그다지 잘 알지 못하오. 하지만 이 옥선은 괜찮아 보이는군. 그래서 나는 사고 싶어졌소."

錢旺臉上冒出了汗珠兒,道:「大人,這玉蟬是……」 

전왕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솟아났다.

"대인, 이 옥선은..."

楊晉誠心詐他一下,接道:「我知道,是件很名貴的涼玉,所以,我出大一點的價錢,一千兩銀子,怎麼樣?」 

양진이 진지하게 그를 한번 떠보면서 말을 이었다.

"알고 있소. 아주 진귀한 양옥이지. 그래서 나는 큰 가격을 지불하겠소. 일천 냥의 은자면 어떻소?"

心中想道:「江湖上說這玉蟬能賣十萬銀子,我出一千兩,大概是不會上當了。」 

속으로 생각했다.

'강호에서 이 옥선은 십만 냥의 은자에 팔 수 있다고 하니 내가 일천 냥을 내놓는다고 아마 속지는 않겠지.'

果然,錢旺腦袋搖的像博浪鼓似的,道:「大人,不瞞你大人說,這是一位客人押當之物,還未到死當之期。」 

과연 전왕은 머리를 박랑고(博浪鼓:흔들이북, 도리도리북ㅋ)처럼 흔들며 말했다.

"대인, 대인께 속이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어느 손님이 저당잡힌 물건이고 아직 기한이 도래하지 않았습니다."

楊晉道:「押了多少銀子?」 

양진이 말했다.

"얼마나 많은 은자를 빌려갔소?"

面對著應天府中總捕頭,錢旺有些發慌,不知是假,急的連聲咳嗽,道:「押了一萬兩銀子。」 

응천부의 총포두를 마주한 전왕은 허둥대느라 양진이 짐짓으로 하는 말임을 알지 못하여 급히 연달아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일만 냥의 은자를 빌려갔습니다."

楊晉哈哈一笑,道:「錢掌櫃,不能叫你賠錢,這麼辦吧!我也出一萬兩銀子如何?」 

양진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전장궤, 당신을 밑지게 할 수 없지. 이렇게 합시다! 나도 일만 냥의 은자를 내놓으면 어떻소?"

錢旺楞住了,臉上汗珠兒,直往下滾,淚水也淌到了眼眶,心裡那份後悔,簡直不用提了,暗道:「無論如何,不應該把這玉蟬,送到鏢局子來。想不到,這一番弄巧成拙。」 

전왕은 어안이 벙벙했다. 얼굴의 땀방울은 그대로 굴러떨어지고 눈가에는 눈물도 흘렀다. 차라리 말을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며 마음 속으로 후회했다.

'어찌되었든 간에 이 옥선을 표국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었다. 잘 하려고 하다가 일을 망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閱歷豐富的方一舟,似乎是已經瞧出了錢旺的痛苦,微微一笑道:「錢掌櫃,沒有死當的東西,可是不能賣麼?」 

경험이 풍부한 방일주는 이미 전왕의 고통을 알아채고 미소지으며 말했다.

"전장궤, 기한이 도래하지 않은 물건이라 팔지 못하는 것 같구려?"

錢旺道:「是的!方爺,這個砸招牌的事情,小的實在是不敢作。」 

전왕이 말했다.

"맞습니다! 방나으리, 이건 장사를 그만두라는 것이니 소인은 감히 결정할 수가 없습니다."

方一舟目光轉到楊晉的身上,道:「楊大人,做生意有做生意的難處,大人就高抬貴手吧!」 

방일주가 눈길을 양진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양대인, 장사하는 사람에게는 장삿꾼의 고충이 있습니다. 대인께서는 관대히 보아주십시오!"

楊晉笑一笑,道:「方兄這麼吩咐,小弟不敢不從。」 

양진이 빙그레 웃고는 말했다.

"방형이 그렇게 분부하시니 소제가 감히 따르지 않을 수가 없구려."

錢旺大喘一口氣,道:「大人明鑒。」 

전왕이 크게 한숨을 돌리고 말했다.

"대인, 고명하신 판단이십니다."

楊晉道:「錢掌櫃,我可以不買這玉蟬,但要你掌櫃答應我一件事。」 

양진이 말했다.

"전장궤, 내가 옥선을 사지 않겠지만 장궤 당신은 나한테 한 가지를 승낙해야 하오."

錢旺道:「大人吩咐?」 

전왕이 말했다.

"대인, 분부하십시오."

楊晉道:「這玉蟬暫時由長江鏢局子保管,任何人不得取走……」 

양진이 말했다.

"어떤 사람도 가지고 도망갈 수 없게 이 옥선을 잠시 장강표국에 보관하시오..."

錢旺接道:「大人,如果原主拿銀子來贖呢?」 

전왕이 말했다.

"대인, 만약 원래 주인이 은자를 가지고 찾으러 오면?"

楊晉道:「先到府裡去通知我一聲,我要見見那貨主兒。」 

양진이 말했다.

"먼저 나한테 통지하시오. 나는 그 주인을 만나보아야겠소."

錢旺聽得呆在當地,良久之後,才一欠身,道:「小的記下了。」 

전왕이 듣고 그 자리에 멍하니 있다가 한참 후에야 허리를 숙이고 말했다.

"소인 기억하겠습니다."

楊晉道:「玉蟬放在鏢局子裡,很安全,你如有事,請先回去吧!」 

양진이 말했다.

"옥선을 표국에 놓아두었으니 아주 안전하오. 당신은 일이 있으면 먼저 돌아가시오!"

錢旺應了一聲,回頭對方一舟道:「總鏢頭,咱們就這麼辦啦,放一天,我出一天費用。」 

전왕이 대답하고 방일주를 돌아보며 말했다.

"총표두, 우리 이렇게 합시다. 하루 맡겨두는데 하루치의 비용을 내겠소."

方一舟抱拳,道:「錢掌櫃放心,兄弟既然接下了這次坐鏢,決不會讓它出錯。」 

방일주가 포권하며 말했다.

"전장궤, 안심하시오. 형제는 이미 이 표물을 접수했으니 결코 그것이 잘못 되게 하지 않을 것이오."

錢旺急急轉身而去,一面走,一面拭著頭上的汗珠兒。 

전왕은 급히 돌아서서 떠났다. 달려가면서 한편으로는 머리의 땀방울을 훔쳤다.

目注錢旺去遠,方一舟道:「大人,這玉蟬來路可疑麼?」 

전왕이 멀리 가는 것을 지켜보던 방일주가 말했다.

"대인, 이 옥선에 어떤 의심스러운 내력이 있습니까?"

楊晉微微一笑,道:「方兄見多識廣,可瞧出這玉蟬有什麼名貴的地方?」 

양진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방형은 견식이 많으시니 이 옥선에 어떤 진귀한 데가 있는지 알아내실 수 있겠구려?"

方一舟道:「老實說,兄弟瞧不出來。」 

방일주가 말했다.

"솔직히 형제는 알아내지 못합니다."

楊晉道:「一塊涼玉,就算它雕工好,玉色好,也值不了一萬兩銀子啊!」 

양진이 말했다.

"조각이 잘 되었고 옥색(玉色)이 좋다 하더라도 한 덩이의 양옥(涼玉)이 일만 냥 은자의 가치는 못되오!"

方一舟道:「這一點,兄弟也覺著奇怪,怎有如此價值。」 

방일주가 말했다.

"그 점은 형제도 이상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어찌 그와 같은 가치가 있을까요?"

一直未說話的岳秀,此刻突然接口說道:「大人,舅父,晚輩適才瞧了一眼,那不是一般的涼玉。」 

줄곧 말이 없던 악수가 이때 돌연 입을 열었다.

"대인, 외숙부님, 후배가 조금 전에 보았는데 그것은 일반적인 양옥(涼玉)이 아닙니다."

楊晉一抱拳,道:「請教世兄。」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세형의 가르침을 청하겠네."

楊玉燕兩道目光也轉向岳秀看去。 

양옥연의 두 줄기 시선도 악수를 향해 돌려졌다.

岳秀侃侃說道:「那玉蟬正確的說法,應該是一塊冰玉,大人摸過玉蟬,是否有著入手如冰的感覺。」 

악수가 차분하게 말했다.

"그 옥선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 덩이 빙옥(冰玉)이라고 해야 합니다. 대인께서는 옥선을 만져보셨는데 손 안에서 얼음같은 느낌이 있지 않던가요?"

楊晉道:「不錯,涼的很。」 

양진이 말했다.

"그랬네. 아주 차가웠네."

岳秀道:「這就是,據說冰玉有袪毒保物之功。」 

악수가 말했다.

"바로 그겁니다. 듣기로 빙옥은 독을 제거하고 물건을 보존하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楊晉道:「就算有袪毒的作用,似乎也不值偌大價錢。」 

양진이 말했다.

"설령 독을 제거하는 작용이 있더라도 그렇게 큰 가격은 아니지."

岳秀道:「冰玉生在萬年雪壓冰封之下,極難取得,而且,是絕無僅有的奇物,物以稀為貴,價值就無法正確的計算了。」 

악수가 말했다.

"빙옥은 만년설이 뒤덮은 얼음에서 생기는데 극히 얻기 어려우며 게다가 아주 적게 존재하는 기이한 물건입니다. 물건은 적을수록 귀하니 가치는 정확히 계산할 수가 없지요."

楊晉笑一笑,道:「岳世兄,既已見告,何不盡言所知。」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악세형, 이왕 알려주었으니 아는 것을 모조리 말해주면 어떻겠나?"

岳秀道:「大人,晚輩只是聽說,並未眼看,而且,我也是初次見到此物,故而不放肆作誇大之言,貽笑大方。」 

악수가 말했다.

"대인, 단지 후배가 들은 말일 뿐이지 결코 보지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도 처음 그 물건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식자들의 웃음거리가 될까 함부로 과장되게 말하지 못합니다."

楊晉道:「世兄的高見,已使我等茅塞大開,還請大膽賜教吧?」 

양진이 말했다.

"세형의 고견은 이미 우리 눈을 크게 뜨게 해주었네. 대담하게 가르침을 주지 않겠는가?"

岳秀淡淡然說道:「大人,對冰玉晚輩所知,實是有限,已然全部說出。」 

악수가 담담하게 말했다.

"대인, 빙옥에 대해 후배가 아는 바는 한계가 있으며 이미 전부 털어놓았습니다."

方一舟回顧岳秀一眼,哈哈一笑,道:「秀兒,楊大人和舅父交往多年,不算外人,你放心說吧!說錯也不要緊。」 

방일주가 악수를 돌아보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수아야, 양대인과 외숙부는 다년간 사귀었기에 외인이라 할 수 없단다. 잘못 말해도 괜찮으니 안심하고 말하거라!"

岳秀沉吟了一陣,道:「既是如此,晚輩就放肆而言了,說錯的地方,還請楊大人海涵。」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이왕 그렇다면 후배가 주제넘게 말씀드릴 테니 잘못된 점은 양대인께서 널리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楊晉道:「在下是洗耳恭聽。」 

양진이 말했다.

"귀를 씻고 듣겠네."

岳秀道:「晚輩喜讀異書,對冰玉一事,亦是在一本書上看來,想不到世間,竟然真有此物……」 

악수가 말했다.

"후배는 이서(異書:진귀한 내용의 책) 읽기를 좋아합니다. 빙옥에 대해서도 역시 어느 책에서 본 것인데 세상에 정말 그 물건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요..."

方一舟點點頭,接道:「這就難怪了,江湖上,對冰玉,似乎是很少傳說?」 

방일주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받았다.

"강호상에서 빙옥에 대해서는 전해지는 말이 거의 없는 것도 당연하구나."

岳秀道:「冰玉一物,稟天地極寒之氣,凝結而成,如說其玉,倒不如說是寒冰之精,具有鎮熱、除毒、保物不腐之能,但其物必得密封收藏,通常不見日光。」

악수가 말했다. 

"빙옥이라는 물건은 천지의 극한지기(極寒之氣)를 타고나서 응결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옥이라고 하기보다는 한빙의 정화라고 해야 합니다. 열을 진정시키고 독을 제거하며 물건이 부패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만 그 물건은 반드시 밀봉하여 보관하여야 하며 통상 햇빛을 보아서는 안됩니다."

楊晉聽得大感入神,因而激賞其人,不但氣度上莫可預測,而且胸羅之博,縱然一輩江湖人物,也是難能及得。 

넋을 놓고 듣던 양진은 악수를 격찬하였다. 기도상의 예측불가함 뿐만 아니라 게다가 두루 박식함은 설령 선배 강호인도 미치기 어려웠다.

心中念轉,口中卻問道:「見到日光呢?」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입으로는 물었다.

"햇빛을 보게되면?"

岳秀笑一笑,道:「書上只是記述著不能常見日光,至於見日光之後如何?有些什麼變化,書上沒有說,晚輩也不敢妄作論斷。」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책에서는 단지 햇빛을 쬐어서는 안된다고만 기술되어있고 햇빛을 본 후에는 어떻게 되는지, 무슨 변화가 생기는지는 말이 없었으니 후배도 감히 함부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楊晉尷尬一笑,抱拳道:「領教,領教,岳世兄博覽群籍,高明的很。」 

양진이 계면쩍게 웃더니 포권하며 말했다.

"가르침을 받았네. 악세형은 많은 책을 두루 읽어서 아주 고명하군."

岳秀一欠身,道:「謬獎,謬獎。」 

악수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楊晉銳利的目光,突然轉到方一舟的身上,道:「方兄,這位岳世兄跟方兄練過武功吧!」 

양진의 예리한 시선이 돌연 방일주에게로 돌려지더니 말했다.

"방형, 이분 악세형은 방형에게 무공을 연마했구려!"

方一舟微微一笑,道:「不敢欺瞞楊兄,我們舅甥之間,已有十七年沒有見過了。」 

방일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감히 양형을 속이지 못하지요. 우리들 외삼촌과 조카는 이미 십칠 년이나 보지 못했답니다."

楊晉哦了一聲,目光又轉岳秀的身上,道:「請教世兄的令尊……」 

양진이 아, 하더니 시선을 악수에게로 돌리더니 말했다.

"세형의 영존이 누구신지 가르쳐 주겠는가..."

岳秀接道:「家父不幸,已於年前棄世,寡母思親,率晚輩投奔舅父而來。」 

악수가 말했다.

"가부께서는 불행히도 이미 작년에 돌아가셨고 홀로 되신 어머님께서는 친정이 그리워서 후배를 데리고 외숙부께 의탁하러 왔습니다."

楊晉道:「失言,失言。」 

양진이 말했다.

"실언했네, 실언했어."

方一舟道:「我那姊丈乃是書香世家,不是武林人。」 

방일주가 말했다.

"나의 자형은 원래 문인 집안으로 무림인이 아닙니다."

楊晉道:「在下多口,還想請問岳世兄一句?」 

양진이 말했다.

"내가 말이 많은데 아직 악세형에게 한 마디 묻고 싶네."

岳秀雙目眨動了一下,淡然說道:「大人示教?」 

악수가 두 눈을 껌뻑이더니 담연하게 말했다.

"대인께서는 가르침이 있으십니까?"

楊晉道:「在下斗膽直言,岳世兄,有一身好武功吧?」 

양진이 말했다.

"내 외람되이 직언(直言)하겠네. 악세형은 일신에 훌륭한 무공을 지니고 있는가?"

岳秀道:「大人好眼光,家父雖非武林中人,晚輩確實練過幾天把式。」 

악수가 말했다.

"대인께서는 눈썰미가 좋으시군요. 가부께서 비록 무림인이 아니시지만 후배는 확실히 얼마간 무술을 연마한 적이 있습니다."

楊晉雖然也瞧出了那岳秀臉上有不悅之色,但他心有別圖,別過臉去,不望那岳秀的臉色,笑一笑,道:「岳世兄可否把師承見告。」 

양진은 악수의 얼굴에서 불쾌한 기색을 보았지만 마음 속으로 다른 의도가 있었기에 고개를 돌리지 않고, 악수의 낯빛을 바라보지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악세형은 스승을 알려줄 수 있는가?"

岳秀道:「楊大人可是對晚輩有所懷疑?」 

악수가 말했다.

"양대인께서는 아무래도 후배에게 의심을 품고 계시군요?"

楊晉呵呵一笑,道:「世兄言重了,言重了。」 

양진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세형, 말이 지나치군."

他久年在衙中當差辦過無數大案件,乃當時名捕,自有一套人所難及的閃避工夫,口中說的很客氣,但卻避開了正題。

그는 오랫동안 관아에서 일하며 큰 사건들을 무수히 처리한 당금의 명포두라 당연히 남들이 미치기 어려운 재빨리 빠져나가는 재주가 있었기에  입으로는 아주 점잖게 말했지만 본론을 피해갔다.

岳秀回顧的舅父一眼,緩緩說道:「晚輩既然習過武功,自有師承……」 

악수가 외숙부를 한번 돌아보더니 천천히 말했다.

"후배가 이미 무공을 배웠으니 자연 스승님이 계시지요..."

他說的很慢,一句一字,大有隨時中斷的可能。 

그의 말은 아주 느려서 한 마디 한 글자 언제든 중단될 가능성이 컸다.

楊晉接道:「岳世兄文武全才,令師定然是武林中大有名望的人物。」 

양진이 말했다.

"악세형은 문무를 모두 갖춘 인재이니 영사께서는 무림에서 큰 명성을 가진 인물임에 틀림없겠지."

岳秀淡淡地笑道:「家師遁跡風塵,形蹤不定,已忘去了年歲姓名,晚輩實在無可奉告,不知道楊大人是否相信晚輩的話。」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가사께서는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어 행적이 일정치 않으시며, 이미 연세도 성명도 잊으셨기에 사실 후배는 알려드릴 수가 없는데 양대인께서 후배의 말을 믿으실지 모르겠군요."

楊晉呆了一呆,半晌說不出話。 

양진은 멍해져서 한참을 말이 없었다.

他心中正在深深自得道:「你這娃兒,不論如何的聰明多學,但老薑終比嫩薑辣,師倫大道,量你不能隨口編造一個人出來,只要你說出師承來歷,那就算洩了你的底。」 

그는 심중으로 한창 득의양양했었다. 

'욘석아, 얼마나 총명하고 많이 배웠든 늙은 생강이 결국 어린 생강보다 맵다. 사제지간의 도리상 네가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한 사람을 꾸며낼 수는 없지. 네가 사문의 내력을 불기만 하면 너의 밑천이 드러나는 셈이다.'

但他未料到岳秀輕描淡寫一番話,竟把輸局完全給扳了回去。 

하지만 그는 악수가 대충 둘러대는 말로 기울었던 국면을 완전히 만회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楊晉呆了一陣,道:「相信,相信,岳世兄坦蕩君子,自然言無不實。」 

양진은 한동안 멍해 있다가 말했다.

"믿네, 악세형은 거리낌없는 군자이니 당연히 사실이 아닌 말을 하지 않았을 걸세."

最後兩句話,是故意加上的帽子。 岳秀可以裝作聽不懂,但方一舟不能裝,輕輕咳了一聲,道:「秀兒,你來這幾天,舅舅身患小恙,也沒和你好好聊聊,不巧的是,應天府又發生了這麼一件大案子,楊大人雖然是隨便問問,但咱們卻不能不認真的回答。」 

최후의 두 마디 말은 고의로 추켜세운 것이었다. 악수가 못들은 척 할 수 있지만 방일주는 그럴 수가 없었다.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수아야, 네가 오고 요 며칠간 외숙부는 사소한 병에 걸리는 바람에 너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응천부에 또 이렇게 큰 사건이 발생했구나. 양대인께서 아무렇게나 물으셨지만 우리는 진지하게 대답하지 않으면 안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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