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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五回 神秘嫖客(신비표객)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五回 神秘嫖客(신비표객)

알타쵸 2018. 3. 22. 12:57

第五回 神秘嫖客(신비로운 기방 손님)










黑衣老大怒道:「還不快走……」

흑의인이 대로하여 말했다.

"아직 도망가지 않았느냐..."

楊晉胸有成竹,也不攔阻。

양진은 벌써 계산이 서있기에 가로막지 않았다.

黑衣老四道:「小弟去約請幾位高手再來。」

흑의노사가 말했다.

"소제가 가서 몇 분의 고수를 청하여 다시 오겠습니다."

一轉身,飛躍向廳外。但見人影一閃,一個捕快,擋在了大廳門口,右手一揮,道:「回去。」

몸을 돌리더니 청 밖을 향해 뛰어올랐다. 인영이 번쩍, 하더니 한 명의 포쾌가 대청 문을 막고 우수를 휘두르며 말했다.

"돌아가라."

一股掌力緊逼過來。黑衣老四向外衝奔之勢,去勢很快,一下子無法收住腳步,只好一揚左掌,硬接掌力。但聞蓬然一聲,雙掌接實。黑衣老四只覺一陣氣血上翻,身不由己的向後倒退回去。出手的,正是扮作捕快的江湖浪子歐陽俊。

한 줄기 장력이 밀려왔다. 흑의노사가 밖을 향해 돌진하는 기세가 아주 빨랐기에 단번에 걸음을 멈출 수 없어 좌장을 떨쳐 장력을 맞받아야만 했다. 펑, 하는 소리가 들리며 쌍장이 부딪혔다. 흑의노사는 한바탕 기혈이 뒤집히는 것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 돌아갔다. 출수한 것은 바로 포쾌 차림을 한 강호랑자 구양준이었다.

楊晉道:「諸位走不了啦,我楊晉一向敬重江湖朋友,才這般苦苦相讓,諸位再不知足那是太過份了。」

양진이 말했다.

"제위들은 도망가지 못하오. 나 양진은 언제나 강호친구들을 존중하기에 이렇게 애써 양보했는데 제위들이 계속 만족을 모른다면 그건 분수에 넘치는 것이오."

他歷練豐富,遲遲不肯對那四個黑衣人施下毒手,又故示大方,用心是作給王召和歐陽俊瞧,我楊晉對待江湖朋友,是不是很夠意思。

그는 경험이 풍부했다. 그 네 흑의인에게 독수를 펼치기를 망설이며, 또 고의로 대범하게 보이는 의도는 왕소와 구양준에게 나 양진이 강호친구들에게 도리를 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歐陽俊輕輕咳了一聲,道:「四位聽到了麼?咱們總捕頭已經給足了四位的面子,四位再不放下兵刃,那是自討苦吃了。」

구양준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네 분은 들었소? 우리 총포두께서는 이미 충분히 네 분에게 체면을 세워주셨소. 네 분이 계속 병기를 내려놓지 않는다면 그건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이오." 

口中說話,人卻緩步行入廳中。墨龍王召手中刀勢忽然一緊,一口氣劈出七刀,逼的那黑衣老二向廳門口處退去。歐陽俊一抬手,輕輕鬆鬆地點中了那黑衣老二的穴道。但聞蓬然一聲,那黑衣老二連人帶刀,一整倒在地上。

입으로 말을 하면서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청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묵룡 왕소 수중의 도세가 문득 빨라지더니 단숨에 칠도를 쪼개어내어 그 흑의노이를 청문 입구까지 물러나게끔 몰아붙였다. 구양준이 손을 쳐들어 가볍게 그 흑의노이의 혈도를 찔러버렸다. 퍽, 하는 소리가 들리며 흑의노이는 도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楊晉寬面短刀一擺,道:「老大,咱們試試吧!」

양진은 관면단도를 흔들며 말했다.

"노대, 우리 한번 해봅시다!"

尺刀並進,展開快攻。

척과 도를 나란히 내밀어 쾌공을 전개했다.

黑衣老大在四人中武功最是高強,長刀連揮,封擋楊晉的攻勢,這楊晉乃江南第一名捕,實非浪得虛名之輩,量天尺和寬面刀配合佳妙,已有數十年的火候,攻勢展開,尺封刀劈,凌厲至極。

흑의노대는 네 사람 중에서 무공이 가장 고강했다. 장도를 연신 휘둘러 양진의 공세를 막아냈다. 양진은 강남제일의 명포두이고 실로 허명(虛名)을 얻은 무리들이 아니었다. 양천척과 관면도의 배합이 멋들어졌고 이미 수십 년의 화후가 있었다. 공세가 전개되자 척이 막고 도가 쪼개어내는데 지극히 무서웠다.

黑衣老大一連劈出十七刀,竟然無法擋住那楊晉的攻勢。這時,他才知道名無幸至,楊晉不是個簡單人物。楊晉雖然佔了上風,但那黑衣老大的長刀,封守的極是緊密一時間想勝對方亦非易事。

흑의노대는 연달아 십칠 도를 쪼개어냈는데도 양진의 공세를 막을 수가 없었다. 그제서야 그는 명성이 요행으로 이를 수 없으며, 양진은 간단한 인물이 아님을 알았다. 양진이 비록 우세를 점했지만 흑의노대의 장도가 봉쇄하고 지키는 것이 극히 긴밀하여 일시지간 상대를 이기기는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但另外三個黑衣人,卻在王召,歐陽俊全力施展之下,不過十幾個照面,全部被點中了穴道。王勝、張晃,取過鐵銬,鎖了三人,也取下了三人的面具。三個人年齡相差很遠,但最大的也不過三十多歲,最小的黑衣老四,還不足二十歲的樣子。

그 외의 세 흑의인은 왕소, 구양준이 전력을 다한 시전에 불과 십수 번의 마주침에 전부 혈도를 찔리고 말았다. 왕승, 장황이 쇠고랑을 가져와 세 사람에게 채우고 면구도 벗겼다. 세 사람의 연령은 차이가 매우 컸다. 가장 나이 많은 사람도 삼십 세가 넘지 않았고 가장 나이 적은 흑의노사는 아직 이십 세가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黑衣老大目睹隨來三人,盡已遭擒,心中一慌,刀法顯出破綻。楊晉是何等老練的人物,顯出破綻,刀尺並入。黑衣老大看刀光一閃,寬面刀,已到了握刀的右小臂前,不禁一驚,急急一沉右腕。但他忽略了楊晉手中的量天尺,斜裡一敲,擊在了黑衣老大的手背之上。黑衣老大右手一鬆,長刀跌落在實地之上。

흑의노대는 따라온 세 사람이 모조리 사로잡히는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허둥대어 도법이 빈틈을 보였다. 양진이 얼마나 노련한 인물인가? 드러난 빈틈으로 도와 척을 나란히 밀어넣었다. 흑의노대는 도광이 번쩍, 하며 관면도가 이미 장도를 쥔 오른 팔뚝에 이르른 것을 보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급히 오른 팔을 내려뜨렸다. 하지만 그는 양진 수중의 양천척을 등한시했다. 비스듬히 흑의노대의 손등을 쳐버렸다. 흑의노대의 오른손이 느슨해지며 장도가 땅에 떨어졌다.

楊晉疾上一步,右腳踏在長刀上,右手寬面刀,逼在黑衣老大的頸項之上,冷言說道:「朋友,承讓了。」

양진이 재빨리 한 걸음 나아가 오른발로 장도를 밟고 우수의 관면도를 흑의노대의 목에 가까이 대며 매몰차게 말했다.

"친구, 양보를 해주었구려."

頸上刀鋒一轉,輕輕向上挑,撥開了黑衣老大臉上的面具一角。

목의 칼끝을 한번 돌리면서 살짝 위로 쳐들어 흑의노대 얼굴의 면구 한 귀퉁이를 밀어젖혔다.

黑衣老大冷哼一聲,道:「楊晉,你殺了我。」

흑의노대가 차갑게 흥, 하고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양진, 나를 죽여라."

楊晉淡聲一笑道:「朋友,你只是想掂掂我的份量,是否夠應天府總捕頭的份量,現在你證明了。」

양진이 담담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친구, 그대는 응천부 총포두로서의 내 역량이 충분한지 가늠해보고 싶었는데 이제 증명이 되었구려."

黑衣老大道:「咱們看走眼了,是麼?」

흑의노대가 말했다.

"우리가 눈이 삐었었소. 됐소?"

楊晉道:「朋友話不是這麼說,你們夜闖官衙,持刀殺官,這罪名夠嚴重了吧!但事情沒有落案之前,權利還在我楊某人的手中,現在,在下想請教你朋友一件事?」

양진이 말했다.

"친구, 말은 그렇게 하면 안되지. 당신네들은 밤중에 관아로 뛰어들었으며 칼을 쥐고 관리를 살해하려 했소. 그 죄는 엄중하오! 하지만 사건등재를 하기 전이니 권리는 아직 나 양진의 손에 있소. 지금 나는 친구 당신에게 한 가지 가르침을 청하고 싶소만?"

黑衣老大道:「楊總捕頭說的很諷刺,但不知要我們答應什麼?」

흑의노대가 말했다.

"양총포두는 몹시 비꼬는 말을 하시는구려. 헌데 우리가 무엇을 승낙하라는 것인지 모르겠소."

楊晉道:「閣下要公事公辦呢?還是要咱們自行了斷了?」

양진이 말했다.

"귀하는 원칙대로 처리하기를 원하오, 아니면 우리끼리 자체적으로 해결보기를 원하오?"

黑衣老大道:「公辦如何?私了如何?」

흑의노대가 말했다.

"원칙대로 하면 어떻고 자체적으로 처리하면 어떻다는 말이오?"

楊晉道:「如是公事公辦,在下就把諸位送官落案,諸位該判個什麼罪名,和我楊某無關,如是要私了,諸位請取下面具,由我楊某人,備上一桌酒席,請出洪老丈,面對面,把事情說個清楚。」

양진이 말했다.

"만일 원칙대로 한다면 나는 사건등재를 하고 제위들을 판관에게 보내겠소. 제위들이 무슨 죄명으로 판결나든 나 양모와는 무관하오. 만일 자체처리한다면 제위들은 면구를 벗으시오. 나 양모는 술자리를 준비하고 홍노인장을 나오게 하여 대면시켜서 사정을 분명하게 말하게 하겠소."

黑衣老大沉吟了一陣,道:「這個,在下也作不了主,得和幾位兄弟商量一下。」

흑의노대는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건 내가 결정 못하오. 형제들과 상의를 한번 해야하오."

目光一掠另外三個黑衣人道:「三位兄弟意下如何?」

시선이 나머지 세 명의 흑의인을 스치며 말했다.

"세 형제들의 뜻은 어떤가?"

三個黑衣人齊聲說道:「大哥作主。」

세 흑의인이 일제히 말했다.

"대가께서 결정하십시오."

黑衣老大道:「如若咱們私了,楊總捕頭,大約還有別的條件吧!」

흑의노대가 말했다.

"만약 우리가 자체해결하자고 한다면 양총포두에게 아마 또 다른 조건이 있을 것 같소이다!"

楊晉淡淡一笑,道:「談不上什麼條件,不過,要諸位和在下合作,希望能據實回答在下幾件事。」

양진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무슨 조건이라 할 건 없소. 그러나 제위들이 나와 합작하려면 나에게 몇 가지 일을 대답해주기 바라오."

重重咳了一聲,道:「張晃,取下這位朋友的面具。」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말했다.

"장황, 이 친구의 면구를 벗기게."

張晃應了一聲,大步行了過來,伸手取下黑衣老大臉上的面具。這人約三十七八的年歲,紫膛臉,豹頭環目,樣子十分威武。楊晉打量了那人一眼,竟不相識,立時吩咐擺上酒席,請出洪老丈來,給這些朋友接風。張晃應了一聲,欠身而退。楊晉口中雖說的客氣,但仍點了四個黑衣人身上兩處穴道。

장황이 대답하고는 큰 걸음으로 걸어와서 손을 뻗어 흑의노대 얼굴의 면구를 벗겨냈다. 이 사람은 약 삼십칠팔 세의 나이였는데 자색 얼굴, 표범의 머리에 둥그런 눈이 모양새가 무척 위풍당당했다. 양진은 그 사람을 한번 훑어보고 알지 못하자 즉시 주석(酒席)을 차리고 홍노인장을 나오라고 하여 이 친 구들에게 환영연회를 해주라고 분부했다. 장황이 대답하고 허리를 숙여보이고 물러났다. 양진은 말은 비록 예의를 차렸지만 네 흑의인들에게 몸의 두 곳의 혈도를 찔렀다.


※※※


應天府捕房大廳中,點了四支火燭,照的一片通明。廳中間擺了一桌酒席,圍坐著六個人。神眼楊晉坐在主位上,四個黑衣人和洪七分坐了賓位。張晃站在楊晉身後兩三尺處,扮作捕快的墨龍王召和江湖浪子歐陽俊,守在大廳門口。受了劍傷的王勝,帶著二十名捕快,分執短刀,匣弩,埋伏在大廳四週。

응천부 포방의 대청 안을 네 자루의 화촉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청 안에는 술자리가 마련되었고 여섯 사람이 빙 둘러 앉았다. 신안 양진은 주인 자리에 네 명의 흑의인과 홍칠이 손님자리에 나누어 앉았다. 장황은 양진의 뒤 이삼 척 되는 곳에 섰고, 포쾌로 꾸민 묵룡 왕소와 강호랑자 구양준이 대청 문 입구를 지켰다. 검상을 입은 왕승은 단도와 갑노(匣弩)를 나누어 쥔 이십 명의 포쾌를 데리고 대청 주위에 매복했다.

楊晉端起酒杯,敬了五位一杯酒,嚴肅的說道:「洪兄,我楊晉已經盡到了我最大的心意,五位如是仍然不肯和我楊某人合作,那就叫我楊某人寒心了。」

양진이 술잔을 들어올려 다섯 명에게 한잔 권하며 엄숙하게 말했다.

"홍형, 나 양진은 이미 최대한의 성의를 다했는데 다섯 분이 그래도 나 양진과 합작하지 않겠다면 그건 나 양진을 몹시 실망하게 만드는 것이오."

洪七望了四個黑衣人一眼,冷哼一聲,道:「你們老遠的跑來此地,就是給我出醜來的麼。」

홍칠이 네 흑의인을 바라보고는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너희들은 나한테 망신을 주려고 멀리서 여기까지 왔구나."

那位黑衣老大垂下頭去,道:「你老人家見諒,楊總捕頭,武功高強,出了我們的意料之外。」

그 흑의노대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어르신께 용서를 구합니다. 양총포두는 무공이 고강하여 우리들의 예상 밖이었습니다."

洪七冷冷一聲,道:「誰要你們來的?」

홍칠이 냉랭하게 말했다.

"누가 너희들을 보낸 것이냐?"

黑衣老大道:「是大師伯。」

흑의노대가 말했다.

"대사백(大師伯)님입니다."

洪七搖搖頭,嘆了口氣,目光轉到楊晉的身上,道:「楊兄,你們要我們怎麼合作?」

홍칠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쉬더니 양진에게 시선을 돌리고 말했다.

"양형, 우리가 어떻게 합작해야 하오?"

楊晉道:「在下對洪兄尋求本門失物一事,並無過問之意,我重視的是王府血案,希望洪兄能盡吐所知。」

양진이 말했다.

"저는 홍형이 본문(本門)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일에 대해 결코 지나치게 캐물을 생각이 없소. 내가 중시하는 것은 왕부의 살인사건이니 홍형이 아는 바를 모조리 털어놓기를 바라오."

洪七皺皺眉,道:「楊總捕頭要問什麼?」

홍칠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양총포두는 무엇을 묻고 싶으시오?"

楊晉道:「這四位都是你洪兄的門下,也用不著避諱他們了。」

양진이 말했다.

"이 네 분은 모두 홍형 당신의 문하이니 그들을 꺼릴 필요도 없소."

洪七道:「楊總捕頭請說,在下洗耳恭聽?」

홍칠이 말했다.

"양총포두는 말씀하시오. 나는 귀를 씻고 듣겠소."

楊晉道:「在下聽到一件很實在的消息,七王爺的寵妃,在未遭殺害之前,去過一次鼓樓,不知是否去探望洪老大。」

양진이 말했다.

"나는 한 가지 아주 확실한 소식을 듣게 되었소. 칠왕야께서 총애하시던 비가 살해되기 전에 한 차례 고루에 갔었다는데 홍노대를 방문하러 간 것인지 모르겠구려."

話說的很婉轉,但神情卻很嚴肅,兩道冷厲的目光,凝注在洪七的臉上。此言一出,不但洪七的臉色微變,就是四個黑衣人也都大感愕然。他們心中明白,別說他們還算不上江湖上的大門大派,就算是正大門派,但如被牽上了王府的兇殺大案,也是無法逃避滅門大禍。四個黑衣人,八雙眼睛,也都投注在洪七的臉上。

말은 아주 완곡했지만 표정은 몹시 엄숙했다. 두 줄기 싸늘한 눈빛은 홍칠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말이 나오자 홍칠의 낯빛이 미미하게 변했을 뿐만 아니라 네 명의 흑의인도 모두 크게 놀랐다. 그들은 자신들이 강호상의 대문파라 할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설령 정대문파라고 하더라도 왕부의 커다란 살인사건에 연루되었다간 멸문의 화를 피할 수 없음을 마음 속으로 잘 알았다. 네 흑의인의 여덟 개 눈동자는 모두 홍칠의 얼굴에 집중되었다.

洪七長長吁一口氣,道:「楊兄得到的消息不錯,蘭妃確是去過鼓樓一趟。」

홍칠이 길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양형이 얻은 소식은 틀리지 않소. 난비는 확실히 고루에 왔었소."

楊晉心頭大大地一震,暗道:「岳秀這人,確然不可輕視,金陵城中,多少耳目靈敏的老江湖,都無法查出此事,卻被他找出了這條線索。」

양진은 가슴이 떨렸다.

'악수 이 사람은 확실히 경시할 수 없구나. 금릉성 안에 이목이 영민한 노강호인들이 많이 있어도 알아내지 못하던 이 일이 그에게서 그 실마리가 찾아졌다.'

楊晉表面上,盡量保持著平靜,緩緩說道:「王妃輕車簡從,悄然上鼓樓!」

양진은 표면상으로 가능한 평정을 유지하며 천천히 말했다.

"왕비는 간소한 행차로 조용히 고루에 올랐겠군!"

「可是探望你洪老丈麼?」

"홍노인장을 방문한 것이오?"

洪七道:「不是探望老朽----」

홍칠이 말했다.

"늙은이를 방문한 것이 아니오..."

楊晉接道:「鼓樓之上,只有你洪老丈一人,如若不是探望你洪老丈,那又是探望何人呢?」

양진이 말했다.

"고루 위에는 오직 당신 홍노인장 한 사람이 있소. 만약 홍노인장 당신을 방문한 것이 아니면 또 누구를 방문한 것이오?"

洪七臉色很難看,沉吟了良久,道:「她去會----會一個----一個……」

홍칠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한참을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녀는 한...사람을... 만나러 왔던 것이오...."

楊晉淡淡一笑,接道:「洪兄蘭妃已死亡數日,屍骨早寒,洪兄,如是還不肯明言內情,我楊某人想幫忙是幫不上了。」

양진이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홍형, 난비가 이미 사망한 지 수 일이라 시신은 벌써 차갑게 식었소. 홍형, 만일 내정을 분명하게 말하지 않는다면 나 양모가 돕고 싶어도 돕지 못하오."

洪七道:「她去會一個人,……」

홍칠이 말했다.

"그녀는 한 사람을 만나러 왔었는데..."

他似有難言之隱,說了一半,又停了下來。

그는 말못할 비밀이 있는 듯 반쯤 말하다가 또 그만두었다.

楊晉雙目神光暴射,道:「那人叫什麼名字?和蘭妃有何關係?」

양진은 두 눈에서 신광(神光)을 폭사시키며 말했다.

"그 사람의 이름이 무엇이오? 난비와는 또 어떤 관계요?"

洪七嘆口氣,道:「那人是湘西譚家寨的二公子……」

홍칠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그 사람은 상서(湘西) 담가채(譚家寨)의 이공자(二公子)요..."

楊晉道:「譚雲,譚二公子。」

양진이 말했다.

"담이공자, 담운(譚雲)이군."

洪七道:「正是譚二公子。」

홍칠이 말했다.

"바로 담이공자요."

楊晉哈哈笑了一聲,道:「老丈和那譚雲相識很久了?」

양진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노인장은 그 담운과 서로 안 지가 오래되었소?"

洪七道:「老朽受過譚家寨譚老寨主救命之恩,和譚雲相識於五年之前。」

홍칠이 말했다.

"늙은이는 담가채의 담노채주에게 구명지은(救命之恩)을 받았기에 담운과 안 지는 오 년 전이오."

楊晉冷肅的說道:「所以,洪兄,幫他掩飾,需知王妃被殺一事,譚家寨縱然在江湖聲威顯赫,也一樣難和大隊官軍抗拒,難逃過滅門大禍。」

양진이 엄숙하게 말했다.

"그래서, 홍형은 왕비가 피살된 일을 알고도 그를 도와 덮어주었구려. 담가채가 설령 강호에서 명성과 권위가 혁혁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관군의 군대에 항거하기 어렵고 멸문의 대재앙을 피하기 어렵소."

洪七道:「譚雲在鼓摟和蘭妃會晤一面,但卻未必是殺死蘭妃的兇手。」

홍칠이 말했다.

"담운이 고루에서 난비와 한번 만났다고 반드시 난비를 죽인 흉수는 아니오."

楊晉道:「譚雲和蘭妃會晤一面之後,蘭妃就被殺害,這是一樁何等重大的事,你洪兄是否可以擔待呢?」

양진이 말했다.

"담운이 난비와 만나고 난 뒤 난비가 살해되었는 이것이 얼마나 중대한 일인데 홍형 당신은 책임질 수 있겠소?"

洪七沉吟了一陣,道:「這個,這個……」

홍칠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 그건..."

「目下的情勢,洪兄只有和在下合作了。」

"지금의 정세로 홍형에게는 나와 합작하는 길 밖에 없소."

洪七道:「如何一個合作之法?」

홍칠이 말했다.

"어떤 식의 합작이오?"

楊晉道:「洪兄聽到他們談些什麼?希望能告訴在下?」

양진이 말했다.

"홍형이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들었다면 나한테 알려주시기를 바라오."

洪七搖搖頭,道:「如總捕頭要在下說實話,在下可以據實奉告。」

홍칠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총포두가 사실대로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있는 그대로 알려드릴 수 있소."

楊晉道:「楊某洗耳恭聽。」

양진이 말했다.

"양모는 귀를 씻고 듣겠소이다."

洪七道:「譚家二公子和蘭妃的交往詳情,在下並不知曉----」

홍칠이 말했다.

"담가의 이공자와 난비가 왕래한 상세한 내정은 내가 결코 알지 못하오..."

楊晉接道:「他們談些什麼?」

양진이 말했다.

"그들은 무슨 이야기를 했소?"

洪七道:「老朽避開了,他們談些什麼?老朽沒有聽到!」

홍칠이 말했다.

"늙은이는 자리를 피했소.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늙은이는 듣지 못했소!"

楊晉皺皺眉頭,道:「洪兄,這就很麻煩……」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홍형, 이거 아주 성가시구려..."

目光一掠四個黑衣人,接道:「諸位都是在江湖走動的人,有道是有理行遍天下,無理寸步難行,諸位如若是我楊某,應該如何處理這件事?」

시선이 네 명의 흑의인을 스치더니 말을 이었다.

"제위들은 모두 강호를 다니는 사람들이오. 도리에 맞으면 천하를 두루 다닐 수 있으나 이치에 맞지 않으면 촌보도 움직이기 어려운데 제위들이 만약 나 양모라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겠소?"

四個黑衣人大約也感覺到事情重大,面面相觀,做聲不得。

네 흑의인은 아마도 사정이 중대함을 느꼈던지 서로를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洪七掃掠了四個黑衣人一眼,緩緩對楊晉說道:「楊兄如若覺著老朽涉有重嫌,老朽可以留在這裡,但他們四人,並未涉及此事,希望能放他們離開。」

홍칠은 네 명의 흑의인을 쓸어보고는 천천히 양진에게 말했다.

"양형은 늙은이에게 혐의가 무겁다고 느낀다면 늙은이는 이곳에 남아있겠소. 하지만 이들 네 사람은 결코 이 일과 상관없으니 그들을 떠나도록 놓아주기 바라오."

楊晉長長吁一口氣,沉吟不語。他乃辦案能手,希望能看出四個黑衣人的反應。

양진은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침음하며 말이 없었다. 그는 사건처리의 대가였다. 네 흑의인의 반응을 눈치챌 수 있기를 바랬다.

洪七輕輕咳了一聲,接道:「楊兄,老朽不希望這件事,牽入本門之中,這一點,還望楊大人高抬貴手。」

홍칠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양형, 늙은이는 이 일이 본문에 연루되지 않기를 희망하오. 그 점은 양대인이 관대히 보아주시기 바라오."

楊晉道:「到此刻為止,在下還不知道老丈和四位兄弟,是那一門派。」

양진이 말했다.

"지금까지 나는 노인장과 네 분 형제들이 어느 문파인지 아직 모르고 있구려."

洪七道:「敝門在江湖上聲名不著,知曉的人不多,說出來,只怕你楊大人也是不會知曉。」

홍칠이 말했다.

"폐 문은 강호에서 명성이 없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소. 말해도 양대인 당신이 알지 못할 거요."

楊晉道:「對江湖門派,雖所知有限,但應天府捕快中,不乏對江湖形勢瞭然的人,洪兄只管請說。」

양진이 말했다.

"강호문파에 대해 비록 아는 것이 유한하지만 응천부 포쾌들 중에는 강호형세를 잘 아는 사람이 적지 않소이다. 홍형은 얼마든지 말씀하시오."

洪七嘆口氣,道:「大洪門。」

홍칠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대홍문(大洪門)이오."

楊晉道:「大洪門----」

양진이 말했다.

"대홍문이라..."

洪七道:「不錯,小小門戶,江湖上無人知曉。」

홍칠이 말했다.

"그렇소. 보잘 것 없는 문호(門戶)라 강호에 아는 사람이 없소."

楊晉道:「洪兄真實姓名呢?」

양진이 말했다.

"홍형의 진짜 성명은?"

洪七道:「老朽並未改姓,洪七也不算假名子,只要是識得老夫的人,一提洪七,他們都知道是我。」

홍칠이 말했다.

"늙은이는 결코 성을 바꾸지 않았으니 홍칠도 가짜 이름이라 할 수 없소. 노부를 아는 사람은 홍칠이라고만 해도 난 줄 안다오."

楊晉嗯了一聲道:「如若那一天,洪兄一口氣能說出詳情,咱們可以省去了不少的誤會,如今,如今……」

양진이 음, 하더니 말했다.

"만약 그날 홍형이 상세한 내정을 털어놓았다면 우리는 적지않은 오해를 덜 수 있었소. 지금은..."

洪七苦笑一下道:「你楊總捕不用為難,老朽既然說出了這件事,那就心中早有準備,不想再離開應天府了,你如信得過我,老朽願助你辦這件案子,不過把我下入獄中……」

홍칠이 쓴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총포두 당신은 난처해 할 필요없소. 늙은이가 이왕 이 일을 털어놓았으니 마음 속에 벌써 준비가 되어 있소. 다시 응천부를 떠나지 않겠으며 당신이 나를 믿는다면 늙은이는 당신이 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돕기를 원하오. 그러나 나를 하옥시키면..."

楊晉接道:「洪兄,如果我們去找譚家寨的二公子譚雲,你洪兄敢不敢挺身作證。」

양진이 말했다.

"홍형, 만약 우리가 담가채의 이공자인 담운에게 간다면 홍형 당신은 감히 나서서 증언하실 수 있겠소?"

洪七道:「敢!不過……」

홍칠이 말했다.

"자신있소! 그러나..."

楊晉道:「不過什麼?」

양진이 말했다.

"그러나 뭐요?"

洪七道:「我只是能證明有這件事情,他們談些什麼話,老朽沒有聽到,不能隨口胡謅,強作偽證,便不能證明那譚二公是殺人兇手。」

홍칠이 말했다.

"나는 단지 그 일만 증명할 수 있을 뿐이오. 그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늙은이가 듣지 못했으니 입에서 나오는대로 함부로 말하여 억지로 위증을 할 수는 없소. 더우기 그 담이공자가 살인흉수라고 증명 못하오."

楊晉道:「洪兄連一句都沒有聽到麼?」

양진이 말했다.

"홍형은 한 마디도 듣지 못했소?"

供七道:「老朽是有意避開,給他們單獨談話的機會。」

홍칠이 말했다.

"늙은이는 그들끼리 이야기할 기회를 주고자 일부러 자리를 피했소."

楊晉道:「行……洪兄實話實說就是。」

양진이 말했다.

"좋소... 홍형이 사실대로 말했으면 됐소."

洪七道:「老朽唯一的願望,就是不要拖累到大洪門,我身為門中長老,不能替他們擋災消害,再牽累他們跟我受苦,那就死難瞑目了。」

홍칠이 말했다.

"늙은이의 유일한 바람은 대홍문에 누를 끼치지 않는 것이오. 문중의 장로(長老)인 내가 재앙을 막지 못하고 나아가 그들을 연루시켜 나를 따라 고통을 받게 한다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할 것이오."

楊晉道:「這件事,我仔細想想----」

양진이 말했다.

"그 일은 내가 자세히 생각해보겠소..."

楊晉又道:「不過洪兄只要說的是實話,楊某人保證不牽涉到大洪門中人。」

양진이 또 말했다.

"그러나 홍형의 말이 사실이기만 하다면 양모는 대홍문의 사람들이 연루되지 않도록 할 것임을 보증하겠소."

洪七道:「老朽這裡先謝過了。」

홍칠이 말했다.

"늙은이는 이 자리에서 먼저 감사드리오."

楊晉道:「不敢當,咱們吃酒。」

양진이 말했다.

"천만에. 우리 술을 듭시다."

酒飯之間,楊晉未提王府血案的事,吃完飯,才吩咐張晃道:「陪洪老丈下去休息,要他們好好招待。」

밥을 먹는 동안 양진은 왕부의 살인사건을 꺼내지 않았다. 밥을 다 먹고나서야 장황에게 분부하여 말했다.

"홍노인장이 쉬시도록 모시고 가게. 그들에게 잘 시중들라고 하게."

話說的很客氣,但洪七心中明白,那是把他軟囚在此,輕輕嘆口氣,欲言又止。

말은 아주 예의를 갖추었지만 홍칠은 그것이 그를 이곳에 연금시킨다는 말임을 잘 알고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었다.

送走了洪七,楊晉把目光轉到四個黑衣人的身上,道:「四位對此事,有何高見?」

홍칠을 보내고 양진은 네 명의 흑의인을 돌아보며 말했다.

"네 분은 이 일에 대해 어떤 고견이 있으신가?"

黑衣老大道:「咱們很慚愧。」

흑의노대가 말했다.

"우리는 몹시 부끄럽습니다."

楊晉道:「看在洪老丈的份上,諸位殺傷王副總捕頭的事,我不追究,不過,我想屈駕四位一下,留上一些時日,不知四位意下如何……」

양진이 말했다.

"홍노인장의 체면을 보아 제위들이 왕부총포두를 다치게 한 일은 내가 추궁치 않겠소. 그러나 나는 네 분을 잠시 머물도록 하고 싶은데 네 분의 뜻이 어떠한지 모르겠구려..."

黑衣老大臉色一變,道:「把我們也囚起來----」

흑의노대는 낯빛이 일변하여 말했다.

"우리도 가두어 두시렵니까..."

楊晉接道:「話不是這麼一說?那就大難聽了,四位所做所為,如是要公事公辦起來,怕都是處斬的罪名。」

양진이 말했다.

"말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오. 너무 듣기 거북하군. 네 분이 한 짓을 원칙대로 처리하자면 참형에 처할 죄명일 것이오."

黑衣老大一皺眉,道:「留我們在此,不知是否有個時限?」

흑의노대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리가 이곳에 남는다면 기한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楊晉道:「難說啊,不過,我想頂多不會超過三個月。」

양진이 말했다.

"말하기 어렵소. 그러나 기껏해야 삼 개월은 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오."

黑衣老大道:「三個月,這不太久了一些?」

흑의노대가 말했다.

"삼 개월이라니 그건 너무 길지 않습니까?"

楊晉道:「那也只好委屈四位一下,兄弟盡量快,王府血案一結,立刻放人……」

양진이 말했다.

"그건 네 분이 감수할 수 밖에 없소. 형제는 가능한 빨리 왕부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즉시 풀어주겠소..."

黑衣老二突然冷冷接道:「楊總捕頭,你好像答應過要放我們離開。」

흑의노이가 돌연 냉랭하게 말했다.

"양총포두, 당신은 우리를 풀어주기로 승낙한 것 같은데요."

楊晉臉色一寒,冷冷說道:「洪七的話,你們都聽到了,一個人如若是不知自量,那就很難辦事了。」

양진이 싸늘한 얼굴로 냉랭하게 말했다.

"홍칠의 말을 당신들도 모두 들었소. 사람이 만약 자신의 역량을 알지 못하면 그건 어찌할 도리가 없소."

黑衣老大輕輕歎息一聲,道:「楊總捕,可是準備把我們當作人犯看待麼?」

흑의노대가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총포두는 아무래도 우리를 범인으로 간주하실 작정이시군요?"

楊晉緩緩說道:「這要看四位的表現了,如是四位能夠規規矩矩的,在下自然會吩咐他們把四位當作客卿看待,但如四位不守規矩,在下就無法對四位客氣了。」

양진이 천천히 말했다.

"그건 네 분의 행동에 달렸소. 만일 네 분이 규칙을 준수한다면 나는 당연히 네 분을 손님처럼 대하라고 분부하겠소. 하지만 네 분이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나는 네 분에게 예의를 갖출 수 없소."

黑衣老大臉色一變,似想發作,但卻又突然忍了下去,長長吁一口氣,道:「我們走吧?」

흑의노대는 낯빛이 일변하며 발작하고자 했지만 돌연 참더니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가실까요?"

楊晉一招手,兩個捕快應聲而至,道:「四位請跟我們來吧?」

양진이 손짓하여 부르자 두 명의 포쾌가 대답하여 와서는 말했다.

"네 분은 우리를 따라오시겠소?"

四個黑衣人未再多問,跟在兩個捕快身後向外行去。

네 흑의인은 더 묻지 않고 두 포쾌의 뒤를 따라 밖을 향해 걸어갔다.

送走了四個黑衣人,楊晉抱拳對王召和歐陽俊一禮,道:「多虧兩位出手相助,在下是感激不盡。」

네 흑의인을 보내고 양진은 왕소와 구양준에게 포권하여 일례(一禮)하고 말했다.

"두 분이 출수하여 도와준 덕분이었소. 나는 감격하기 그지없소."

歐陽俊、王召微微一笑,道:「言重了,楊兄。」

구양준, 왕소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별말씀을요. 양형."

緩步行來在楊晉對面坐下,接道:「其實不用我們出手,你楊兄一個人,就可以對付他們四個人,但這樣一來也好,給他們個莫測高深。」

천천히 걸어와 양진의 맞은편에 앉아서 말을 이었다.

"사실 양형 당신 한 사람이 그들 네 사람을 상대할 수 있으니 우리가 출수할 필요도 없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된 것도 좋습니다. 그들에게 고심막측하다는 느낌을 주었으니까요."

楊晉輕輕歎一口氣,道:「兩位兄弟,幫兄弟拿個主意如何?」

양진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두 분 형제, 형제가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도와주시겠소?"

王召道:「什麼事啊?」

왕소가 말했다.

"무슨 일을요?"

楊晉道:「關於湘西譚家寨二公子的事?」

양진이 말했다.

"상서 담가채 이공자의 일에 관한 것 말이오." 

王召,歐陽俊原本臉上帶著笑容,突然間臉色寒了下來。三個人相對沉吟了良久,歐陽俊才緩緩說道:「楊兄的意思,可是要我們插手此事麼?」

왕소, 구양준은 본래 얼굴에 웃음기를 띠고 있었는데 별안간 낯빛이 차가워졌다. 세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며 한참을 침음하다가 비로소 구양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양형은 우리들에게 이 일에 개입하라는 말씀이군요?"

楊晉道:「湘西譚家寨在江湖的聲譽很隆,兩位在江湖上走動,自然不能參與此事,兄弟只想請教兩位一些高見。」

양진이 말했다.

"상서 담가채는 강호에서 명성이 두터우니 강호를 다니는 두 분은 당연히 이 일에 참여할 수 없소. 형제는 단지 두 분에게 고견을 청하고 싶을 뿐이오."

歐陽俊道:「譚二公子為人雖然有些高傲,但他一向還能守份,我想他不致於是殺人的兇手,這中間或有內情。」

구양준이 말했다.

"담이공자는 사람됨이 비록 좀 고오(高傲)하지만 그는 언제나 분수를 지킬 줄 압니다. 제 생각에 그가 살인의 흉수는 아닙니다. 그 가운데에는 아마도 속사정이 있겠지요."

楊晉道:「譚雲的為人如何,兄弟知曉不多,但就目下情形而言,他是嫌疑最大的一個,這是條很重要的線索。」

양진이 말했다.

"담운의 사람됨이 어떤지 형제는 많이 알지 못하오. 하지만 지금의 정황으로 말하자면 그는 가장 큰 혐의가 있는 한 명이오. 이것은 아주 중요한 단서라오."

王召道:「楊兄說的是,如若無法從洪七的口中問出內情,只有找譚雲當面解說了。」

왕소가 말했다.

"양형의 말씀이 맞습니다. 만약 홍칠의 입에서 내정을 캐낼 수 없다면 담운을 찾아가 면전에서 해명을 들어야만 합니다."

楊晉道:「如何去找那譚雲,兄弟很感為難,還請兩位指點指點。」

양진이 말했다.

"어떻게 그 담운을 찾아갈지 형제는 몹시 난처하오. 두 분이 좀 가르쳐주시오."

王召道:「楊兄的盛名,譚家寨自然早有所聞了,但如楊兄來硬的,只怕譚家寨不會賣賬,事情鬧僵了,那就很難再挽回來?」

왕소가 말했다.

"양형의 명망은 당연히 담가채에서 오래전에 들은 바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양형께서 강경하게 나가시면 담가채는 인정하지 않고 일이 틀어집니다. 그러면 만회하기 어렵게 되겠지요?"

楊晉道:「這也是我楊某人為難虛了,以譚家寨在武林中的聲望而言,我楊某去抓人,譚家寨決不會同意,洪老丈的口述,兩位都是親耳聽到,這就使我楊某為難了。」

양진이 말했다.

"그것은 나 양모도 힘들어 하는 점이오. 홍노인장이 진술했던 말을 두 분이 모두 직접 들었다시피 무림에서 담가채의 명성으로 말하자면 나 양모가 가서 사람을 체포하는 것을 담가채는 결코 동의하지 않을 거요. 이것이 나 양모로 하여금 난처하게 하는구려."

歐陽俊神情凝重的說道:「楊兄,不是兄弟說洩氣話,就算我和王召兄肯幫你,譚家寨一樣不會賣賬,不過,譚家寨的譚老寨主,生性雖然孤傲,但他並不護短,你楊總捕頭如若能提出證據。」

구양준이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양형, 형제가 기죽이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만, 설령 나와 왕소형이 당신을 돕고자 해도 담가채는 마찬가지로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담가채의 담노채주는 타고난 성격이 비록 고오하나 양총포두 당신이 만약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결코 잘못을 두둔하지는 않을 겁니다."

楊晉道:「這位洪老丈的證言,算不算證據呢?」

양진이 말했다.

"홍노인장의 증언이 증거가 되겠소?"

歐陽俊搖搖頭,道:「不算。」

구양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되지요."

楊晉一皺眉,道:「這個,這個……那是硬來了?」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거 참.. 그러면 강경책을 써야 하나?"

歐陽俊道:「硬來,如一個硬法呢?」

구양준이 말했다.

"강경책이라면 어떤 식입니까?"

楊晉神情莊嚴的說道:「我準備在王府中辦個公文帶上,譚家寨如肯合作,那就以江湖上的規矩辦事,要譚老寨主交出譚雲,如是譚家寨憑仗它在江湖上的威望,不肯賣賬,在下只好公事辦了,湘西雖然不屬江南地上管轄,但七王爺府中的公文,湘督大概還不敢抗拒……」

양진이 장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왕부에서 만든 공문(公文)을 들고갈 작정이오. 담가채가 만일 협조하겠다면 강호의 규칙으로 처리하여 담노채주에게 담운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겠소. 만일 담가채가 강호상의 위명(威名)을 믿고 따르지 않으려 한다면 원칙대로 처리할 수 밖에 없소. 상서가 비록 강남땅의 관할에 속하지 않지만 칠왕야의 공문을 상서의  도독이 감히 항거할 수 없을 거요..."

歐陽俊接道:「楊兄的意思,可是想調動官兵對付譚家寨?」

구양준이 말했다.

"양형은 관병을 동원하여 담가채를 상대할 작정이시군요?"

楊晉道:「如是譚家寨不賣賬,那也是沒有法子的事了,在下也只好公事公辦了。」

양진이 말했다.

"담가채가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도 방법이 없는 일이오. 나도 원칙대로 처리할 수 밖에 없소."

歐陽俊、王召相互望了一眼,沉吟不語。

구양준, 왕소는 서로를 쳐다보더니 침음하며 말이 없었다.

楊晉輕輕咳了一聲,道:「兩位的意見----」

양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두 분의 의견은..."

王召笑一笑,接道:「楊兄如是以總捕頭的身份,和我們談論此事,我們就不便多話了,關於譚雲的事,我們無法幫忙,實在說,譚家寨的事,我們也幫不上忙,譚家寨已有數十年的基業,在江湖上一向很受敬重,也許譚老寨主,會珍惜他的基業,交出譚雲,不過這件事,我們無法插手,如何之處,你楊兄自己辦吧!在下這就告辭。」

왕소가 웃으며 말했다.

"양형께서 만일 총포두의 신분으로 우리와 이 일을 논하신다면 우리는 여러 말하기 불편합니다. 담운의 일에 관해 우리는 도울 수 없습니다. 사실 담가채의 일은 우리가 나서서 돕지도 못하지요. 담가채는 이미 수십 년의 기업이 있어 강호상에서 매우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담노채주는 그의 기업이 아까워 담운을 내어줄지도 모르겠으나 이 일은 우리가 개입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든 양형 당신이 스스로 처리하십시오! 저는 이쯤에서 가보겠습니다."

歐陽俊笑一笑,道:「楊大人,王兄說的不錯,我們已無能為力。」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양대인, 왕형의 말이 맞습니다. 우리는 이미 힘이 되어드리지 못합니다."

楊晉想了想,道:「好吧,兩位同屬江湖中人,自是不願開罪像譚家寨這等門戶,交情歸交情,我楊某人也不便太過勉強兩位,如是有事儘管請便。」

양진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좋소. 두 분은 강호에 속한 사람이니 담가채와 같은 그런 문호에 죄를 짓기 원치 않을 것이오. 친분은 친분이니까. 나 양모도 두 분에게 억지로 강요하기 불편하오. 볼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편한대로 하시오."

歐陽俊低聲說道:「楊兄,兄弟可以離開金陵了麼?」

구양준이 나직이 말했다.

"양형, 형제가 금릉을 떠나도 되겠습니까?"

楊晉沉吟了一陣,道:「這麼辦吧!兩位再多留一天,明天一天,兩位後天一早就可以動身了。」

양진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이렇게 합시다! 두 분은 내일 하루 더 있다가 모레 새벽에 출발하시오."

歐陽俊沉吟了一陣,道:「好吧!」

구양준이 침음하다가 말했다.

"좋습니다!"

站起身子和王召聯袂而去。目睹了二人去遠之後,楊晉坐在大廳呆呆出神。從王召和歐陽俊的談話中,已感覺到譯家寨的聲威,在江湖上十分響亮,王召和歐陽俊話說的雖然很婉轉,但骨子裡是不願招惹譚家寨,生恐惹火上身。

일어나서 왕소와 나란히 떠났다. 두 사람이 멀리 가는 것을 지켜보고난 뒤 양진은 대청에 멍하니 넋을 놓고 앉아 있었다. 왕소와 구양준의 말 속에서 담가채의 명성과 위엄이 강호를 떨치고 있음을 느꼈다. 왕소와 구양준의 말은 비록 아주 완곡했지만, 그 이면은 담가채를 건드려 일신에 화를 초래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這是一場大賭,雙方面都有著很重的賭注。王府中的血案,如是不能破去,不但府尹大人的前程,要就此斷送,自己也要被下獄問罪,但譚家寨是江湖上極負盛名的武林世家,憑幾個捕快的力量,決難對付。

唯一的辦法,就是調動官兵,因官府的壓力,迫使譚家寨交出譚雲。

이것은 양쪽 방면 모두 아주 엄청난 판돈이 걸린 한 판의 커다란 도박이다. 왕부의 살인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부윤대인(府尹大人)의 앞길을 여기서 망치게 할 뿐 아니라 자신도 하옥되어 문초를 당해야 한다. 하지만 담가채는 강호에서 극히 명성을 누리고 있는 무림세가이기에 몇몇 포쾌의 힘으로 상대하기 어렵고 유일한 방법은 관병을 동원하여 관부의 역량으로 담가채에 담운을 내놓게끔 만드는 것이다.

不論譚家寨會不會交人出來,後果都很明顯。譚家寨決不甘受這個屈辱,那必然會放手報復,自己將是首當其衝的人。江湖上的殺戮,比起官府王法,更為可怕。楊晉迷惘了,不知道如何處置此事。細細想一想金陵高手,無一人敢和譚家寨正面為敵。

담가채가 사람을 내놓든 안내놓든 나중의 결과는 아주 명확했다. 담가채는 결코 그런 굴욕을 당하고 있지 않는다. 반드시 보복을 할 것이며 자신이 맨 먼저 그 대상이 될 사람이다. 강호상의 살육은 관부의 왕법(王法)에 비해 훨씬 무섭다. 양진은 갈팡질팡하며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몰랐다. 금릉의 고수를 세세히 한번 생각해보니 감히 담가채와 정면으로 대적할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突然間,腦際間靈光一閃,使得楊晉想起了岳秀。那位年輕孤傲不群的少年,給人一種莫測高深的感覺,但他似乎是充滿著俠腸,他胸懷磊落,一腔正氣,更難得的是他渾身是膽,這件事需得找他研商,請他助拳。

별안간 머리 속에 번뜩이는 영감이 양진으로 하여금 악수를 떠올리게 했다. 그 젊은이는 고오하고 남들과 어울리지 않는 소년이라 고심막측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는 마치 협의가 충만하며 공명정대함과 정의감을 품고 있는 듯 했다.

心中念轉,吩咐當值捕快,妥善照顧洪七和四個黑衣大漢,匆匆趕回府中。他明白岳秀的為人,決不會到衙門裡來見他。一路上,楊晉自己想想也覺著好笑得很,自己在衙門裡當了二十多年捕頭,見過了無數大風大浪,如今竟要向一個初出茅廬的年輕人去領教!不管心中怎麼不是味道,但這是目前唯一能幫助他的人。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다가 당직 포쾌에게 홍칠과 네 명의 흑의대한에게 각별히 관심을 쓰도록 분부하고 총총히 부중으로 돌아왔다. 악수의 사람됨이 결코 아문(衙門)으로 와서 그를 만나지 않을 것임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오는 길에 양진은 자신이 몹시 우습다고 느꼈다. 자기는 아문에서 이십 년 넘도록 포두를 맡으면서 무수한 풍랑을 만났는데 지금은 강호에 갓 나선 젊은이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심중의 기분이 어떻든 지금 유일하게 그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었다.

趕回家中,只見大廳中高燃著兩隻火燭。鋪著黃色椅墊的太師椅上,早坐了兩位客人。一位是丐幫的駱天峰,還有一位正是楊晉急於要見的岳秀。岳秀坐在右首一張太師椅上,神態瀟灑,目睹楊晉行了進來,淡淡一笑,沒有說話。

집으로 돌아오니 대청 안에는 두 자루 화촉이 활활 타고 있었다. 황색의 방석이 깔린 태사의 위에 벌써 두 명의 손님이 앉아있는 것이었다. 한 명은 개방의 낙천봉이고 또 한 명은 양진이 급하게 만나고자 하던 악수였다. 악수는 오른쪽 태사의에 앉아 소쇄(瀟灑)한 표정으로 양진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말없이 담담히 웃었다.

駱天峰卻急急迎了上去,道:「楊大人,那位洪老七和他幾個屬下……」

오히려 낙천봉이 급히 맞이해 가서 말했다.

"양대인, 그 홍칠과 그의 몇 명의 속하들은..."

目睹駱天峰焦急之狀,楊晉立時接說道:「五個人,都很好。」

초조해하는 낙천봉을 보고 양진이 즉시 말했다.

"다섯 사람은 모두 잘 있소이다."

駱天峰長長吁一口氣,道:「他們沒有受傷吧!」

낙천봉이 길게 휴, 한숨을 쉬고 말했다.

"그들이 부상을 입지는 않았습니까?"

楊晉道:「一點小傷,不會礙事。」

양진이 말했다.

"사소한 부상은 조금 있지만 심하지는 않소."

駱天峰嘆口氣,道:「楊大人,叫化子冒昧得很,一口氣問了你這樣多事,事實上,叫化子也是受命辦事。」

낙천봉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양대인, 규화자가 주제넘게 단숨에 많은 것을 물었군요. 사실상 규화자도 명을 받아 일을 합니다."

楊晉道:「大洪門和丐幫可有什麼淵源?」

양진이 말했다.

"대홍문과 개방은 무슨 연원(淵源)이 있소?"

駱天峰:「彼此正式間,沒有什麼淵源,不過,叫化子是奉命行事,詳細情形,我也不太瞭解。」

낙천봉이 말했다.

"피차간에 정식으로 무슨 연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규화자(叫化子:거지)는 명을 받아 행사하니 상세한 정황은 저도 잘은 모릅니다."

楊晉道:「駱兄,你對我楊某人幫忙很多,如若貴幫要在下辦些什麼事,但請吩咐,我楊某人能夠辦得到的,決不推辭。」

양진이 말했다.

"낙형, 당신은 나 양모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소. 만약 귀 방에서 나에게 무슨 일을 해달라고 한다면 분부만 하시오. 나 양모가 할 수 있는 것이면 결코 사양치 않겠소."

駱天峰道:「兄弟先求楊大人一件事,別傷害大洪門中人,至少丐幫對你楊大人有個交代,三兩天我會有消息來,兄弟告辭了?」

낙천봉이 말했다.

"형제는 우선 양대인께 한 가지 부탁드리겠습니다. 대홍문의 사람을 해치지 말아주십시오. 최소한 개방에서 양대인 당신께 해명이 있을 것이고, 이삼 일 안으로 제가 소식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형제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楊晉道:「駱兄好走!恕我不送了。」

양진이 말했다.

"낙형, 잘 가시오! 내가 전송하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駱天峰道:「不敢有勞。」

낙천봉이 말했다. 

"감히 수고를 끼치지 못합니다."

轉身匆匆而去。

돌아서서 총총히 떠났다.

目睹駱天峰去遠,楊晉才回頭望著岳秀道:「老弟,你來的正好,我有急事請教!」

낙천봉이 멀리 가고나자 그제서야 양진은 악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노제, 마침 잘 왔네. 나는 급히 가르침을 청할 일이 있네!"

岳秀笑一笑道:「大人可是有了什麼線索。」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인께서는 무슨 실마리를 잡으신 듯 하군요."

楊晉道:「正是有了一些線索,才叫在下為難得很!」

양진이 말했다.

"단서를 잡고나니 나는 몹시 난처하게 되었다네!"

岳秀道:「什麼線索?」

악수가 말했다.

"어떤 단서입니까?"

楊晉道:「那洪七已然供認,數日之前,和蘭妃約晤鼓樓的人,就是譚家寨譚二公子譚雲。」

양진이 말했다.

"홍칠이 이미 자백했는데, 수 일 전에 난비와 고루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이 바로 담가채의 이공자 담운이었다고 하네."

岳秀神情很平靜,沉吟了一陣,道:「楊大人,數日前約晤蘭妃的譚雲,未必就是兇手啊!」

악수의 표정은 매우 평정했다.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양대인, 수 일 전에 난비와 만나기로 약속했던 것이 담운이라고해서 반드시 흉수는 아닙니다!"

對這位高深莫測,武功智計兩皆超人的年輕人,楊晉早已敬服,緩緩說道:「岳老弟,就算那譚雲不是兇手,但就目前咱們所得的線索中,那譚雲該是嫌疑最重的一個了。」

이 고심막측하고 무공과 지계(智計)가 모두 남보다 뛰어난 젊은이에게 양진은 벌써 경복(敬服)하고 있었기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악노제, 설령 그 담운이 흉수가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가 얻은 단서 중에서 담운이 혐의가 가장 무거운 한 명일세."

岳秀點點頭,道:「譚雲不會是兇手,如他存有殺害蘭妃之心,決不會又在鼓樓留下這樣一條線索,不過,找到了譚雲,可以多瞭解蘭妃一些過去事情。」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담운이 흉수일 리가 없습니다. 만일 그가 난비를 살해할 마음이 있었다면 결코 고루에 이렇게 단서를 남기지 않았겠지요. 그러나 담운을 찾아가면 난비의 과거에 대해 좀 많이 알 수는 있습니다."

楊晉沉吟了一陣,道:「老弟,如果只是如此,咱們犯不著大老遠的跑到湘西譚家寨去了。」

양진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노제, 만약 흉수가 아니라면 우리가 상서 담가채로 먼 길을 달려갈 가치가 없지 않은가?"

岳秀緩緩說道:「只怕譚家這一趟----無法省下。」

악수가 천천히 말했다.

"아마도 담가에 한번 다녀와야만 할 것 같습니다." (당최 1:1로 옮길 수가 없어 대충 문맥으로..ㅎㅎ)

楊晉道:「為什麼?」

양진이 말했다.

"무엇 때문인가?"

岳秀道:「適才,在下在七王爺的府中,會到了令嬡……」

악수가 말했다.

"방금 전 저는 칠왕야 부중에서 영애를 만났습니다..."

楊晉臉色一整,道:「她怎麼樣?」

양진이 안색을 고치며 말했다.

"그녀는 어떻던가?"

岳秀道:「她很好……」

악수가 말했다.

"아주 잘 있습니다..."

語聲微微一頓,接道:「令嬡的精明能幹,也實是令人佩服,她居然能在一兩天的工夫,混到了夫人身側……」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영애의 영리함과 유능함은 실로 사람을 감탄하게 하더군요. 그녀는 놀랍게도 하루이틀 사이에 부인의 곁에 다다를 수 있었답니다..."

楊晉又是驚異,又是感嘆的啊了一聲,道:「有這等事?」

양진이 또 놀라서 아, 하며 감탄하는 소리를 내고는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는가?"

岳秀笑一笑,道:「而且,她聽到了王府內宅中一些傳聞,說是蘭妃出身江湖。」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게다가 그녀는 왕부의 내택(內宅) 안에서 소문을 좀 들었는데 난비가 강호출신이라고 합니다."

楊晉道:「出身江湖,這太籠統了,岳老弟對此有何高見?」

양진이 말했다.

"강호출신이라, 이건 너무 막연하군. 악노제는 그것에 대해 어떤 고견이 있는가?"

岳秀道:「在堂堂王府中人的眼中看法裡,只要不是官宦大家中人,不是出身貧賤,就是出身江湖,所以,這說法,不能作準,譚雲和蘭妃約會鼓樓,那證明了兩件事情。」

악수가 말했다.

"당당한 왕부 사람의 시각으로는 관신대가(官宦大家)의 사람이 아니고 빈천(貧賤) 출신이 아니라면 강호출신 뿐이지요. 그래서 그 말은 정확할 수가 없습니다. 담운과 난비가 고루에게 만나기로 했다니 그것은 두 가지를 증명합니다."

楊晉接道:「那兩件事?」

양진이 말했다.

"그 두 가지는?"

岳秀道:「第一,蘭妃以七王爺寵妃的身份,肯和譚雲相見,那說明了他們交情並非泛泛,第二,兩人約會在鼓樓之上,又證朋了兩人都有著很清白的用心,譚家寨在武林中聲望很高,那譚雲一身所學,自然不會太差,如若兩人有苟合用心,譚雲可以夜入王府,蘭妃也可以別定會面之處,所以,不論以前有些什麼?那蘭妃自入王宮之後,確也能克守婦道。」

악수가 말했다.

"첫째, 칠왕야가 총애하는 비의 신분인 난비가 담운과 만났다는 것은 그들의 교정(交情)이 결코 얕지 않습니다. 둘째, 두 사람이 고루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것은 또 두 사람이 모두 깨끗한 의도를 가졌음을 증명합니다. 담가채가 무림에서 명성이 매우 높으니 담운의 일신에 배운 바는 당연히 부족할 리가 없지요. 만약 두 사람이 간통할 의도를 가졌다면 담운이 밤에 왕부로 들어갈 수도 있고 난비가 만날 장소를 달리 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어떤 일이 있었든 난비는 왕궁에 들어간 뒤 부녀자의 도리를 지켰음이 확실합니다."

這位江湖名捕,聽完了這一番話,不得不佩服岳秀的推理解釋了,輕輕嘆一口氣,道:「老弟,有你的,你這份論事才智,應該出任天下總捕頭。」

이 강호의 명포두는 이 말을 다 듣자 악수의 추리해석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어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노제, 자네에게 이 정도로 사리를 논하는 지혜가 있으니 마땅히 천하총포두를 맡아야 하네."

岳秀笑一笑,道:「王府中竊論蘭妃出身江湖,但卻無法說出她詳細的出身,這一點證明了,他們對蘭妃的出身,都還不太清楚,蘭妃對她個人身世往事,大約是也很保密,所以,知曉的人不多,自然,以你楊總捕頭之能,追查蘭妃的出身,也許能夠找出一些眉目,但那需要很久的時間,而且,還要擔心改了姓名,就目下情形而論,七王爺可能知道蘭妃的身世,但你不敢也不能去問,何況,他也許知曉的有限,蘭妃自然知道,但他屍骨已寒,餘下的,只有問譚雲了,他該是最清楚的一個比七王爺更明白。」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난비가 강호출신이라고 왕부 안에서 몰래 떠들지만 그녀의 상세한 출신을 입 밖에 낼 수 없습니다. 이 점은 그들이 난비의 출신에 대해 그리 잘 모르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난비가 그녀 개인의 출신과 과거에 대해 아마도 기밀을 유지했겠지요. 그래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당연히 양총포두 당신의 능력으로 난비의 출신을 추적하여 조사하면 아마 실마리를 찾아내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게다가 성명을 바꾸었을 염려도 해야 합니다. 지금 정황으로 논하자면 칠왕야는 난비의 신세내력을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당신이 가서 감히 물을 수 없고 하물며 그분도 아는 것이 유한할 수도 있습니다. 난비는 당연히 알지만 그녀는 싸늘한 시체가 되었고 남은 것은 오직 담운이니 그에게 물어야만 합니다. 그는 칠왕야에 비해 훨씬 잘 알고 있는 한 명입니다."

楊晉點點頭,道:「老弟說的是,不過譚家寨不是一般所在,我這個總捕頭的帳,他未必肯賣?」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노제의 말이 맞네. 그러나 담가채는 일반적인 곳이 아닐세. 나의 이 총포두라는 간판으로도 그가 반드시 따르지는 않을걸?"

岳秀道:「湘西距此,不遠不近,往返時間,只怕要得一些工夫。」 

악수가 말했다.

"상서는 여기서 거리가 멀지도 가깝지도 않아 갔다오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군요."

楊晉道:「時間,還很充裕,來往一趟湘西快馬加鞭,半個月應該夠了,如若我再想法子安排一下,要途中官府分段換馬,可能會更快一些。」

양진이 말했다.

"시간은 아직 충분하네. 쾌마(快馬)로 길을 재촉하면 상서까지 갔다오는 데에 보름이면 충분할 걸세. 만약 내가 더 안배를 해서 중도에 있는 관부(官府)에서 말을 바꾸어타면 훨씬 빨리 갔다올 수 있네."

岳秀道:「大人,我陪你去一趟。」

악수가 말했다.

"대인, 제가 당신을 모시고 가겠습니다."

楊晉心中大喜,口裡卻說道:「這個怎能勞動你岳老弟呢?」

양진은 속으로 크게 기뻤지만  입으로는 말했다.

"어찌 악노제에게 수고를 끼칠 수 있겠는가?"

岳秀道:「不要緊,我久聞譚家寨之名,也想去見識一下。」

악수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는 담가채의 명성을 오랫동안 들었는데 가서 한번 견식하고 싶기도 합니다."

楊晉道:「好,老弟如此說,咱們就走一趟吧!」

양진이 말했다.

"좋아. 노제가 그렇게 말하니 우리 함께 가세!"

岳秀道:「我扮你的從人,最好是應天府的捕快身份。」

악수가 말했다.

"저는 당신의 종으로 분장하겠습니다. 응천부 포쾌의 신분이면 가장 좋겠지요."

楊晉道:「這個,叫在下如何敢當呢?」

양진이 말했다.

"내가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岳秀笑一笑,道:「這樣行起事來才方便。」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해야 일하기 편합니다."

楊晉一抱拳道:「這太委屈你了,但不知咱們幾時動身?」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이거 자네한테 너무 미안하군. 헌데 우리는 언제 출발하는 건가?"

岳秀道:「自然是愈快愈好,如若來得及,天一亮咱們就上路。」

악수가 말했다.

"당연히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만약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다면 날이 밝는대로 길에 오르시지요."

楊晉道:「我這就吩咐他們趕備有用之物,交代一下他們,天亮時分咱們在那裡見面?」

양진이 말했다.

"나는 지금 바로 분부하여 유용한 것들을 서둘러 준비시키고 그들에게 당부도 좀 하겠네. 날이 밝을 때 우리는 어디서 만나겠나?"

岳秀道:「出北門渡河西下,我在城門口等你。」

악수가 말했다.

"북문을 나가 강을 건너 서쪽으로 가야하니 제가 성문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轉身向外行去。

돌아서서 밖을 향해 걸어갔다.

楊晉突然輕輕咳了一聲,道:「岳老弟,你看這件事,要不要通知小女一聲?」

양진이 돌연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악노제, 자네가 보기에 이 일을 딸아이에게 통지해야 하지 않겠는가?"

岳秀搖搖頭,道:「我瞧是不用了,一則是王府中警備森嚴,進去一次,十分不易,二則是令嬡,應付有術。」

악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볼 때는 필요 없습니다. 첫째로는 왕부의 경계가 삼엄하여 한 번 들어가기가 쉽지 않고, 둘째로 영애는 대응할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楊晉道:「好吧!你也該回去告訴你舅父一聲。」

양진이 말했다.

"좋아! 자네도 돌아가 자네 외숙부에게 말씀드려야겠지."

岳秀未再答話,轉身而去。楊晉立時又動身,趕回到衙門捕房,交代了張晃、王勝一些事,又趕回家中。

악수는 더 대답않고 돌아서서 떠났다. 양진은 즉시 집을 떠나 아문의 포방에 도착하여 장황, 왕승에게 일을 인계하고 또 집으로 돌아왔다.

第二天,天一亮,楊晉趕到北城門下,岳秀穿了一襲青衫在那裡等候。他是經過了一番易容,膚色黑了很多,一眼瞧去,完全變了個人。但他一對又黑又亮的眼睛,卻使人一望而知。另一個副總捕頭張晃帶著兩個捕快,牽著兩匹馬。兩匹馬都很高大神駿,踏鐙上,都掛著一個大包袱。

이튿날 날이 밝자 양진은 성의 북문 아래에 서둘러 도착했다. 청삼을 걸치고 악수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한 번의 역용을 거쳐 피부색이 많이 검어져서 한 눈에도 완전히 사람이 변했다. 하지만 그의 한 쌍의 검고 빛나는 눈동자는 한 번만 보면 바로 알게끔 하였다. 다른 한 명의 부총포두 장황이 두 필의 말을 끈 두 명의 포쾌를 데리고 왔다. 두 필의 말은 아주 커다란 준마였는데 등자(鐙子)에는 한 개의 큰 보따리가 걸려있었다.

楊晉接過馬,道:「你們回去吧!」

양진이 말을 넘겨받고 말했다.

"너희들은 돌아가거라!"

兩個捕快,轉身先回,張晃卻低聲說道:「每一個包袱裡,放了一百兩碎銀子,和一兩重的金葉子二十片,兩套捕快衣服,還有一張辦好的公文。」

두 포쾌가 뒤돌아 먼저 돌아갔고 장황이 나직이 말했다.

"보자기 한 개 마다 일백 냥의 은자와 한 냥 짜리 금엽자(金葉子) 열 두 조각, 두 벌의 포쾌 의복을 넣어두었고, 또 한 장의 잘 만들어진 공문이 있습니다."

楊晉道:「你費心啦,記著看好大洪門中人,不要讓他們逃了。」

양진이 말했다.

"신경썼군. 기억하게. 대홍문 사람들을 잘 돌보아야 하며 그들이 달아나게 해서는 안되네."

張晃道:「總捕頭放心,我已經把匣弩手集中起來,而且已令他們分開關起,五個人,分了五個地方。」

장황이 말했다.

"총포두께서는 안심하십시오. 저는 이미 갑노수(匣弩手)를 한 데 모아두었고 게다가 그들에게 다섯 명이 다섯 곳으로 나누어 길을 막도록 명령했습니다."

楊晉道:「很好,少了商量的人,他們少了很多的機會勇氣。」

양진이 말했다.

"잘했네. 상의할 사람이 적어지면 그들은 많은 기회와 용기가 줄어들걸세."

舉步行到了岳秀的身側,道:「老弟上馬吧!」

걸음을 옮겨 악수에게로 걸어가서 말했다.

"노제, 말에 오르세!"

岳秀微微一笑,道:「這匹馬鞍足鐙鮮明,應該是你總捕頭騎的。」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 말의 안장이 선명하니 총포두 당신이 타셔야 합니다."

取過另一副馬韁,縱身而起,跨上馬鞍。楊晉也飛身躍上馬背,回身對張晃一揮手,快馬如飛,和岳秀並騎而去。這一天,兩人縱騎趕路,直到日落西山,兩匹長程健馬已經體能難支,才找了一個客棧住下。

다른 말의 말고삐를 쥐고 몸을 날려 말안장에 올랐다. 양진도 몸을 날려 말등에 올라타고는 장황에게 손을 한번 흔들어 보였다. 말은 나는 듯이 빠르게 악수와 나란히 치달렸다. 이날 두 사람은 서산에 해가 떨어질 때까지 길을 재촉했다. 먼 길을 달린 두 필의 건마가 체력이 버티기 어려워지고서야 어느 객잔을 찾아 묵었다.

兩人吃點東西,休息了兩個更次,健馬體力稍復,立時動身趕路。兩個人都穿著便裝,但岳秀卻試穿了一套捕快衣服,以備不時之需。兩個人日夜兼程,趕奔湘西,一路上四易健馬。

두 사람은 먹을 것을 좀 먹고 두어 시진을 휴식했다가 건마가 체력을 조금 회복하자 즉시 출발하여 길을 서둘렀다. 두 사람은 모두 간편한 복장을 걸쳤지만 악수는 한 벌의 포쾌 의복을 걸쳐서 불시에 필요할 때를 대비했다. 두 사람은 밤낮으로 길을 서둘러 상서로 달려갔다. 가는 길에 네 번 건마를 바꾸었다.

這日中午時分,趕到了湘西譚家寨。這是一座矗立在淺山坡下的廣大莊院。十幾棵高大的白楊、古松,聳立在莊院外面。楊晉打量了那廣大的莊院一眼,只見四周林木環繞,環境極是清幽。

이날 정오 무렵 상서 담가채에 도착했다. 이곳은 얕으막한 산비탈 아래 우뚝 솟은 한 채의 광대한 장원이었다. 십수 그루의 높고 커다란 백양, 고송이 장원 밖에 우뚝 서있었다. 양진이 그 광대한 장원을 한번 훑어보니 주위에 나무들이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어 극히 아름답고 그윽한 환경이었다.

這馳名武林的譚家寨,表面上看去,除了有一種古樸氣勢之外,並不見任何森嚴的防衛。楊晉找一處僻靜的地方,拴好健馬,取下包袱,當先而行。一個高大的門樓,兩扇大開的朱門,一塊橫匾,寫著譚家寨三個大字。

무림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 담가채는 표면상으로 보자면 일종의 예스럽고 소박한 분위기가 있다는 것 말고는 결코 어떤 삼엄한 경계는 보이지 않았다. 양진은 어느 외지고 조용한 곳을 찾아 말을 잘 묶어두고 보따리를 꺼내어 앞장서 걸어갔다. 높고 커다란 문루에 두 짝의 붉은 문이 활짝 열려있고 횡액에는 담가채(譚家寨) 세 글자가 크게 씌어져 있었다.

楊晉行到大門外,輕輕咳了一聲,道:「有人在麼?」

양진이 대문으로 걸어가서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계시오?"

一個五十左右的門房,由後門轉了出來,打量了楊晉和岳秀一眼,道:「兩位是……」

오십 가량 된 한 명의 문지가가 문 뒤에서 돌아나와 양진과 악수를 훑어보고는 말했다.

"두 분은..."

楊晉道:「在下金陵楊晉,特來拜會譚二公子,勞你駕給我通報一聲。」

양진이 말했다.

"나는 금릉의 양진인데 담이공자를 찾아뵙고자 특별히 왔소. 수고스럽지만 통보를 해주시오."

門房沉吟了一下,道:「楊爺,你可有拜帖?」

문지기는 한번 침음하더니 말했다.

"양나으리, 당신은 배첩(拜帖)을 가지고 계십니까?"

楊晉擔心的就是譚雲不在,如是見著譚老寨主,就有難以啟口的感覺,聽這門房之言,似是譚雲在家,不禁一喜,立時取出拜帖,笑道:「拜帖在此,有勞費神。」

양진은 담운이 없을까 염려하고 있었다. 만일 담노채주를 만나게 되면 입을 떼기가 어렵다고 느꼈다. 이 문지기의 말을 듣자니 담운이 집에 있는 듯 하여 기쁨을 금치 못하고 즉시 배첩을 꺼내어 웃으며 말했다.

"배첩은 여기 있소. 신경 써 주시오."

譚家寨不愧是武林的大門戶,那門房接過拜帖瞄了一眼,欠身說道:「兩位請入客室待茶,小的這就給楊爺通報。」

담가채는 무림의 대문호라고 하기에 부끄럽지 않았다. 그 문지기는 배첩을 받아 한번 눈여겨 보더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두 분은 객실로 들어가서 차를 드시고 계십시오. 소인이 바로 통보하겠습니다."

大門後,有一座小巧客室,兩個人剛落座,立時有一個青衣童子,奉上香茗。

대문 뒤에는 자그마한 객실이 있었다. 두 사람이 막 자리에 앉자 즉시 한 명의 청의동자가 차를 올렸다.

不大工夫,那門房已去而復返,笑對兩人說道:「二公子在右院花廳候駕,小的給兩位帶路。」

오래지 않아 그 문지기가 갔다가 돌아와서 두 사람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공자께서는 오른쪽 정원의 화청(花廳)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소인이 두 분께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楊晉未料到這麼順利的能見到譚雲,心中甚是歡愉,低聲說道:「譚二公子喜愛排場,想必僕從如雲,駿馬華衣,但這譚家寨看來倒是古樸的很。」

양진은 이렇게 순조롭게 담운을 만날 수 있으리라고 예상치 못하여 속으로 몹시 기뻤다. 나직이 말했다.

"담이공자는 겉치레를 좋아하여 준마와 의복에 종과 하인들이 구름같이 많을 걸로 생각했는데 이 담가채에는 보아하니 오히려 나이든 하인들이 많군."

岳秀道:「哦。」

담운이 말했다.

"아."

一路行去,但見庭院綿連,花木扶疏,整個的建築,有著一種幽靜美。轉入一座小圓門,景物忽然一變。只見百花競艷,芳香撲鼻,荷池中一座花廳上,坐著一位身穿青綢子長衫的英俊少年。門房帶兩人步過九曲橋,進入花廳。

가는 길에 정원이 길게 이어져 있고 꽃나무가 가지런하면서도 무성했다. 모든 건축물에는 일종의 그윽하고 조용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작고 둥그런 문으로 돌아들자 경물이 문득 일변했다. 온갖 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며 향기가 코로 스며들었다. 연못 가운데의 화청에는 푸른 비단장삼을 걸친 영준한 소년이 앉아있었다. 문지기는 두 사람을 데리고 구곡교(九曲橋)를 건너 화청으로 들어갔다.

那門房欠欠身,道:「二少爺,這兩位就是金陵來客。」

그 문지기는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둘째 작은 나으리, 이 두 분이 바로 금릉에서 오신 손님입니다."

譚二公子一揮手,道:「你去吧!我會接待貴賓。」

담이공자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내가 귀빈을 접대할테니 자네는 가보게!"

門房又欠欠身,退了出去。

문지기는 또 허리를 한번 숙여보이고 물러났다.

譚二公子目睹那門房出了花園,才回頭望著楊晉,道:「楊總捕頭,遠來湘西,找我譚雲,不知有何見教!」

담이공자는 그 문지기가 화청을 나가고 나서야 비로소 양진을 돌아보며 말했다.

"양총포두, 저 담운을 찾아서 멀리 상서까지 오셨는데 무슨 가르침이 있으신지 모르겠군요!"

楊晉道:「二公子快人快語,我楊某人,也不轉彎子了,金陵城發生了一件大血案……」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는 사람도 말도 시원시원하니 나 양모도 말을 돌리지 않겠네. 금릉성에 한 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네..."

譚雲冷冷接道:「笑話,發生了大血案,和我譚某何關,我一不吃公糧,二不拿皇俸,用不著管這些閒事吧?」

담운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우습군요.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이 나 담모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나는 세금을 받아먹지도, 황상의 녹봉을 받지도 않는데 그런 한가한 일에 상관할 필요가 없습니다만?"

楊晉道:「譚世兄說的是,只是這件血案,和你二公子有關,如是全不相及,在下也不會日夜兼程,趕來湘西了。」

양진이 말했다.

"담세형의 말이 맞네. 다만 이 살인사건은 이공자 자네와 관계가 있네. 만일 전혀 관계가 없다면 내가 밤낮을 서둘러 상서에 오지도 않았을 걸세."

譚雲怔了一怔,道:「和我有關?」

담운이 멍해져서 말했다.

"나와 관계가 있다고요?"

楊晉道:「不錯。」

양진이 말했다.

"그렇다네."

譚雲道:「血案發生在何處?死的又是何人?」

담운이 말했다.

"살인사건이 어디서 발생했고 죽은 사람은 또 어떤 사람입니까?"

楊晉道:「發生在七王爺的府中,死的是王爺寵愛的蘭妃。」

양진이 말했다.

"칠왕야의 부중에서 발생했고 죽은 것은 왕야께서 총애하시던 난비일세."

譚雲道:「當真麼?」

담운이 말했다.

"정말입니까?"

楊晉道:「不錯。」

양진이 말했다.

"그렇네."

譚雲臉色大變,道:「兇手是什麼人?」

담운은 낯빛이 크게 변했다.

"흉수는 누구입니까?"

楊晉道:「在下正在訪查,特請世兄相助。」

양진이 말했다.

"내가 한창 조사하고 있는 중인데 특별히 세형의 도움을 청하네."

譚雲激忿未消,神情冷肅,緩緩說道:「不論那人是誰?在下都願助你一臂……」

담운은 격분이 아직 사라지지 않아 싸늘한 표정으로 천천히 말했다.

"그자가 누구이든 저는 당신의 한 팔이 되어 돕겠습니다..."

楊晉輕輕咳了一聲,道:「世兄,目下兇手,雖然未查出,不過,在下打聽出一件和世兄有關的事。」

양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세형, 지금 비록 흉수는 아직 조사해내지 못했으나 나는 세형이 관계가 있다는 말을 들었네."

譚雲一皺眉頭,道:「和我有關?」

담운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와 관계가 있다고요?"

楊晉道:「不錯,世兄半月之前,還在金陵吧?」

양진이 말했다.

"그렇네. 세형은 보름 전에 금릉에 있었겠지?"

譚雲點點頭,道:「不錯,你可是懷疑我是兇手?」

담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아무래도 내가 흉수라고 의심하시는군요?"

楊晉道:「不敢,不敢,但二公子曾和那位蘭妃見過一面,大概不會錯了。」

양진이 말했다.

"천만에, 천만에. 하지만 이공자는 그 난비와 한번 만난적이 있는데 아마 틀리지 않을 걸세."

譚雲怔了一怔,道:「你……」

담운이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

楊晉接道:「二公子大名鼎鼎,到了金陵,兄弟豈有不知之理。」

양진이 말했다.

"대명이 쟁쟁한 이공자가 금릉에 왔으니 형제가 어찌 모를 리가 있나."

譚雲道:「多口的老匹夫……」

담운이 말했다.

"말 많은 노필부(老匹夫)가..."

楊晉道:「譚世兄可是在罵那洪七麼?」

양진이 말했다.

"담세형은 그 홍칠을 욕하는 게로군?"

譚雲道:「除他之外,還會有什麼人告訴你?」

담운이 말했다.

"그가 아니면 당신에게 알려줄 사람이 또 누가 있습니까?"

岳秀突然插口說道:「除了大洪門的洪七之外,那日蘭妃乘車而往,見的人自然不少。」

악수가 돌연 끼어들어 말했다.

"대홍문의 홍칠 말고도 그날 난비가 봉차를 타고 갔으니 본 사람이 자연 적지 않소."

譚雲目光突然轉到岳秀的身上,道:「你是什麼人?」

담운의 시선이 돌연 악수에게로 돌려지며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楊晉接道:「應天府中第一客座捕快。」

양진이 말했다.

"응천부 제일 객좌포쾌요(客座捕快:객원 포졸ㅋ)."

他說的十分技巧,說的真真實實,但聽起來,卻使人很易誤會。

그의 말은 몹시 기교가 있고 사실이기도했다. 하지만 들으면 오해를 사기 쉬웠다.

譚雲道:「一個小小捕快,有什麼身份,在我跟前說話,給我退出廳外。」

담운이 말했다.

"한 명의 하찮은 포쾌에게 무슨 신분이 있다고 내 앞에서 말을 하는가. 청 밖으로 물러나거라." 

楊晉臉色一變,似要發作,岳秀卻搶先說道:「二公子,在下說的都是真實之事,如是你二公子能夠……」

양진은 안색이 일변하더니 발작하려는 듯 했다. 악수가 앞질러 말했다.

"이공자, 제 말은 모두 사실이오. 만일 이공자께서..."

譚雲冷冷接道:「我要你退出廳去,你們總捕頭在此,你還有說話的餘地麼?」

담운이 냉랭하게 말했다.

"청을 나가라고 했다. 너희 총포두가 여기 있는데 네가 또 말할 여지가 있느냐?"

岳秀道:「好吧!在下退出廳外。」

악수가 말했다.

"좋소이다! 청 밖으로 물러나지요."

他因藥物容易,把自己改扮的十分平庸,而且藏鋒斂盡,目中神光也盡量收壓,叫人瞧不出一點起眼的地方。

그는 약물역용으로 자신을 매우 평범하게 변장시켰다. 뿐만 아니라 눈 속의 신광도 가능한 거두어들여 남에게 조금도 눈에 뛰는 데가 없게끔 하였다.

一面向外花廳退,一面接道:「總捕頭和他談談吧!」

화청 밖으로 물러나면서 말했다.

"총포두께서 그와 이야기하십시오!"

楊晉看著岳秀退出了廳外,才緩緩說道:「二公子,他說的都是實話,二公子和蘭妃約晤往鼓樓會面一事,就是查出來的。」

양진은 악수가 청 밖으로 물러나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공자, 그의 말은 모두 사실일세. 이공자가 난비와 약속을 하고 고루에 만나러 간 일은 조사해서 밝혀낸 것이네."

譚雲道:「洪七那老匹夫答應過我死都不說,想不到他出賣了我。」

담운이 말했다.

"홍칠 그 노필부가 나에게 죽어도 발설하지 않겠다고 승낙했는데 그가 나를 팔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요."

言下之意,無疑承認了這件事情。

말 속에 담긴 뜻은 의심의 여지없이 그 일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楊晉道:「他不得已,他不能拖累到整個大洪門遭到滅門之禍。」

양진이 말했다.

"그는 부득이 했네. 전체 대홍문에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끼칠 수 없었지."

譚雲道:「就算我和蘭妃見過面,但我決非兇手。」

담운이 말했다.

"설령 제가 난비와 만났다고 하더라도 저는 결코 흉수가 아닙니다."

楊晉道:「在下也這麼想,但在下想知道蘭妃的,她已不幸死亡,她的底細,恐只有你二公子知曉了?」

양진이 말했다.

"나도 그런 생각일세. 하지만 나는 난비의 내막을 알고 싶네. 그녀가 불행히도 죽었지만  이공자 자네만은 알고 있을 듯 하네만?"

譚雲道:「一個人的出身,和他的死亡何關,我看你楊總捕頭,不用太費心了。」

담운이 말했다.

"한 사람의 출신과 그의 죽음이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내가 볼 때 양총포두 당신은 너무 마음쓰지 마십시오."

楊晉冷冷說道:「二公子,關係重大得很,在下日夜兼程,趕來此地,就是想請教你譚二公子這件事情。」

양진이 냉랭하게 말했다.

"이공자, 중대한 관계가 있네. 내가 밤낮으로 길을 서둘러 이곳에 온 것은 담이공자 자네에게 이 일에 대한 가르침을 청하고 싶어서라네."

譚雲道:「七王爺把她娶入府中,自然知曉她的出身,你根本用不著跑到湘西來找我問她身世。」

담운이 말했다.

"칠왕야가 그녀를 부중으로 맞아들였으니 자연 그녀의 출신을 알겠지요. 당신은 근본적으로 상서로 와서 나에게 그녀의 출신을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楊晉淡淡一笑,道:「譚世兄,七王爺是何等身份,如是可以隨便和他交談,在下自然不用多問你譚二公子了,不過,就算不問你這件事,在下也會到湘西一行。」

양진이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담세형, 칠왕야께서 어떤 신분이신가? 만일 마음대로 그분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면 나는 당연히 이공자 자네에게 여러 말 물을 필요가 없네. 그러나 설령 자네에게 이 일을 묻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상서에 한번 왔을 걸세."

譚雲冷冷說道:「為什麼?」

담운이 냉랭하게 말했다.

"무엇 때문입니까?"

楊晉道:「二公子別忘了蘭妃死去之前,你是和他唯一見過面的外人,單是這一點,你就有著洗刷不清的嫌疑。」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는 잊지말게. 난비가 죽기 전에 그녀가 유일하게 만난 외인이 자네일세. 그 점 만으로도 자네에게는 씻을 수 없는 혐의가 있네."

譚雲冷笑一聲,道:「楊總捕頭,有一句俗話說,拿賊要贓,你們公門中人,作威作福慣了,動不動就要栽贓人,那對一般的小民,也許可以,但你想威脅我譚某人,那是白日作夢了。」

담운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양총포두, 도둑을 잡으려면 장물애비를 찾아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당신들 공문(公門)의 사람들은 멋대로 위세를 부리는 것이 습관이 되어 걸핏하면 남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 하지요. 그것이 일반 백성에게는 어쩌면 가능하겠지만 당신이 나 담모를 위협하고자 한다면 헛된 꿈입니다."

楊晉冷冷說道:「譚二公子,你錯了……」

양진이 냉랭하게 말했다.

"담이공자, 자네가 틀렸네..."

譚雲怒道:「我那裡錯了?」

담운이 말했다.

"어디가 틀렸습니까?"

楊晉道:「在下不是威脅,如是你譚二公子不肯合作,說不得,在下只好去找譚老寨主了。」

양진이 말했다.

"나는 위협을 하는 것이 아닐세. 만일 담이공자 자네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담노채주를 찾아갈 수 밖에 없네."

譚雲道:「找我爹作甚?」

담운이 말했다.

"나의 아버님을 찾아가 무엇 하시려고?"

楊晉道:「行有行規,門有門道,在下如若要動你譚二公子,必然會先行奉告譚老寨主。」

양진이 말했다.

"행동에는 규칙이 있고 가문에는 문규가 있지. 내가 만약 담이공자 자네를 움직여야 한다면 반드시 담노채주에게 먼저 알릴 것이네."

對父親,譚雲大約是有很大的畏態,口氣一變,道:「那蘭妃出身風塵,……」

담운은 부친에게 아주 큰 두려움을 가진 듯 말투가 일변(一變)했다.

"그 난비의 출신은 기녀입니다..."

楊晉接道:「她是那一道上的?」

양진이 말했다.

"그녀는 어느 쪽인가?"

譚雲道:「賣唱的。」

담운이 말했다.

"노래를 팔았지요."

楊晉點點頭,道:「譚世兄,可否說清楚一些,她何處賣唱,怎的和你譚世兄相識,又如何嫁給了七王爺。」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담세형, 좀 분명하게 말해주겠나? 그녀가 어디서 노래를 팔고 어떻게 담세형 자네를 알게 되었으며, 또 어떻게 칠왕야에게 시집갔는가?"

譚雲一皺眉頭,道:「她在長沙府玉樓春賣唱,和在下認識於五年前,三年前被七王爺量珠聘去,一入侯門深似海,在下很少再見她了。」

담운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그녀는 장사부(長沙府)의 옥루춘(玉樓春)에서 노래를 팔았으며 저와 안 것은 오 년 전입니다. 삼 년 전 칠왕야에게 초청되었는데 고관대작의 문은 깊이가 바다와 같아 한 번 들어가자 저는 그녀를 거의 다시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楊晉低聲說道:「譚世兄,病不忌醫,蘭妃被七王爺聘去之後,你們見過幾面。」

양진이 나직이 말했다.

"담세형, 병이 있으면 치료를 꺼리지 않는 법. 난비가 칠왕야에게 시집간 뒤 그대들은 몇 번 만났겠지."

譚雲道:「兩次,一次是她身入侯門三月,在下進入府中質問內情,一次就是在半月之前,那洪七瞧到的。」

담운이 말했다.

"두 번입니다. 한 번은 그녀가 왕부에 들어간 지 삼 개월 째에 제가 부중에 들어가 속사정을 물어보았고, 한 번은 보름 전인데 홍칠이 보게된 것이지요."

楊晉道:「譚世兄,你和蘭妃之間,可是……」

양진이 말했다.

"담세형, 자네와 난비 사이는..."

譚雲道:「大丈夫敢作敢當,阿蘭賣唱長沙府時,即和我已有肌膚之親,但自她入了王府之後,我們雖然有兩次見面,但卻清清白白。」

담운이 말했다.

"대장부는 당당하게 행동하고 당당하게 책임을 집니다. 아란(阿蘭)이 장사부에서 노래를 팔 때 저와 이미 살을 맞댈 정도로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왕부에 들어간 뒤 우리는 비록 두 차례 만났지만 깨끗합니다."

楊晉道:「二公子的話,咱們自然是十分相信,不過……」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의 말은 우리가 당연히 믿네. 그러나..."

譚雲冷冷接道:「姓楊的,你不要得寸進尺,長話短說,我已把阿蘭的出身告訴了你。……」

담운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여보시오. 보자보자하니까 욕심이 끝이 없군. 간단히 합시다. 나는 이미 아란의 출신을 당신에게 알려드렸소이다..."

楊晉笑一笑,接道:「二公子,在下還想請教一件事,希望你二公子能夠據實回答。」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이공자, 나는 아직 한 가지 일을 가르침 청하고 싶은데 이공자 자네는 사실대로 대답해주기 바라네."

譚雲道:「那要看你問的什麼事了。」

담운이 말했다.

"그건 당신이 무엇을 묻느냐에 달렸소."

楊晉笑一笑,接道:「自然是和蘭妃有關。」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난비와 관계된 것일세."

譚雲沉吟了一陣,道:「好!你問吧。」

담운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좋습니다! 물어보십시오."

楊晉道:「阿蘭既然嫁了七王爺,二公子為什麼還要去找她?」

양진이 말했다.

"아란이 이왕 칠왕야에게 시집갔는데 이공자는 왜 그녀를 찾아갔는가?"

譚雲道:「這是在下的私事,用不著告訴你楊總捕頭吧!」

담운이 말했다.

"그건 저의 개인적인 일이니 양총포두 당신께 알려드릴 필요는 없습니다!"

楊晉道:「二公子,你已說出了和蘭妃的結識經過,如今蘭妃已死,二公子似乎也用不著再保留隱密。」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 자네는 이미 난비와 사귀게 된 경과를 털어놓았고, 지금 난비는 이미 죽었으니 이공자는 더이상 비밀을 유지할 필요가 없을 걸세."

譚雲沉吟了一陣,道:「阿蘭雖然嫁了七王爺,但她對我仍有舊情,故而約我見了兩面。」

담운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아란이 비록 칠왕야에게 시집갔지만 그녀는 나에 대해 여전히 옛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나를 두 차례 만나기로 약속했지요."

楊晉笑一笑道:「譚世兄,這麼簡單麼?」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담세형, 그렇게 간단한가?"

譚雲道:「不是這麼簡單,還有什麼內情麼?」

담운이 말했다.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면 또 무슨 내정이 있다는 말입니까?"

楊晉道:「二公子,在下不希望和譚家寨衝突,但王府的案子,非破不可,這一點,關係到我楊某人的身家性命,我楊某勢必全力以赴不可……」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 나는 담가채와 충돌을 바라지 않네. 하지만 왕부의 사건은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며 이 점이 나 양모의 일가족 목숨과 관계되어 있어 나 양모는 반드시 전력을 다해야만 한다네..."

長長歎一口氣,接道:「二公子,譚家寨的聲望,在武林中十分響亮,我楊某,決不願自找煩惱,和譚家寨作對,但二公子替我想想,破不了七王爺府中的血案,我楊某一家人都難免被問罪處死,你替我倒過算,二公子如是我楊某人,你將如何?」

길게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

"이공자, 담가채의 명성은 무림에 널리 울려퍼지고 있으며, 나 양모는 결코 말썽을 자초하여 담가채와 적대시 하고 싶지 않네. 그렇지만 이공자가 나 대신 생각해보게. 칠왕야 부중의 살인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나 양모의 일가족이 죄를 물어 죽음에 처해지는 것을 면하기 어렵네. 생각해보게. 이공자가 만일 나 양모라면 어떻게 할 텐가?"

譚雲道:「你準備怎麼辦?」

담운이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하실 작정입니까?"

楊晉道:「這些話在下本不願說,但二公子既然問了,在下只好據實奉告了。」

양진이 말했다.

"이건 내가 본래 하고 싶지 않은 말인데 이공자가 이왕 물었으니 사실대로 알려줄 수 밖에 없군."

譚雲皺皺眉頭,「你說吧!看看能不能對我們譚家寨構成威脅。」

담운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말씀하십시오! 우리 담가채에 위협이 될 수 있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楊晉道:「如是譚家寨真和應天府作上對,以譚家寨的威望,楊某人決無法找到武林人物幫忙,勢必要驚動官府不可……」

양진이 말했다.

"만일 담가채가 정말 응천부에 맞선다면 담가채의 위엄과 명망으로 양모는 결코 도움을 줄 무림인물을 찾지 못할 테니 불가피하게 관부를 동원하지 않으면 안될 걸세..."

譚雲道:「你要調動官兵,對付我們譚家寨?」

담운이 말했다.

"당신은 관병을 동원하여 우리 담가채를 상대하시렵니까?"

楊晉道:「二公子,楊晉承江湖上朋友們抬愛,薄有聲譽,如非萬不得已,在下也不願驚動官兵。」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 양진은 강호친구들의 아낌을 받아 얄팍하나마 명성이 있네. 만일 만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나도 관병을 움직이길 원치 않는다네."

譚雲口雖不言,心中卻是暗暗震動,忖道:「如是他真的調動上千軍馬,攻打譚家寨,不論能否擒住我們父子兄弟,但譚家寨這片基業,勢難保存了。」

담운은 말이 없었지만 속으로는 남몰래 놀라서 곰곰히 생각했다.

'만일 그가 정말 천군만마를 동원하여 담가채를 공격한다면 우리 부자형제(父子兄弟)를 체포할 수 있든없든 간에 담가채의 이 기업은 보존하기 어렵다.'

只聽楊晉接道:「二公子,在下也不願把事情鬧到這等地步,所以,只要二公子能夠真誠合作,在下就算破不了案,也將一肩承擔罪過。」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 나도 일이 그 지경이 되기를 원치 않네. 그래서 이공자가 진심으로 합작하기만 한다면 설령 사건을 해결 못하더라도 내가 책임을 지겠네."

譚雲沉吟了一陣,道:「在下和蘭妃兩度會晤,但都未及於亂,我們談的都是些過往之事。」

담운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저와 난비는 두 번 만났지만 모두 문란해지지는 않았습니다. 우리가 이야기한 것은 모두 지난 일들이었습니다."

楊晉道:「蘭妃死狀奇慘,而且是先遭侮辱,後遭殺害。」

양진이 말했다.

"난비가 죽은 상태는 이상하리만치 참혹했네. 게다가 먼저 모욕을 당하고 나중에 살해당했네."

譚雲臉色一變,道:「好一個手段惡毒的兇徒……」

담운은 낯빛이 일변하여 말했다.

"정말 수단이 악독한 흉수로군요..."

語聲微微一頓,接道:「楊大人,別說阿蘭和我過去有一般情意,就是素不相識,但叫我知道了這件事也不能袖手坐視。不過,在下不希望這件事讓家父知道。」

잠시 멈추었다 이어서 말했다.

"양대인, 아란과 제가 과거에 일반적인 정이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서로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내가 알았으니 이 사건을 수수방관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사건을 가부께서 아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楊晉點點頭,道:「兄弟也是這樣看法,最好別驚動到老寨主。」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제도 그런 생각일세. 노채주를 경동(驚動)시키지 않는 것이 가장 좋네."

譚雲道:「楊大人請先回金陵,在下今夜不走,明天一定動身,如是路上追不上,咱們在金陵見面,我決心助你老前輩一臂之力。」

담운이 말했다.

"양대인은 우선 금릉으로 돌아가십시오. 저는 오늘 밤 아니면 내일 반드시 출발하겠습니다. 만일 가는 길에 따라잡지 못하면 우리 금릉에서 만납시다. 나는 노선배 당신을 도와 한 팔의 힘이 되기로 결정했습니다."

楊晉道:「二公子決定要插手這件事麼?」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는 이 사건에 개입하기로 결정하였는가?"

譚雲點點頭,道:「阿蘭死難瞑目,在下豈能坐視不理。」

담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란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는데 제가 어찌 좌시하며 거들떠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楊晉道:「二公子離開金陵時,還沒有聽到蘭妃血案麼?」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가 금릉을 떠날 때는 난비의 살인사건을 듣지 못했는가?"

譚雲搖搖頭,道:「沒有,如是聽到了,在下就不會離開金陵。」

담운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못 들었습니다. 만일 들었다면 제가 금릉을 떠날 리가 없지요."

楊晉道:「二公子還沒有答應在下……」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는 아직 내 말을 승낙하지 않았네..."

譚雲揮揮手,接道:「一切事,等到了金陵後,咱們再從長計議,你先回去吧!」

담운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모든 것은 금릉에 도착한 뒤 다시 천천히 신중하게 상의합시다. 당신은 우선 돌아가십시오!"

楊晉神色肅然的說道:「希望二公子能守信約,你不仁,我不義的事,做出來,大家難看。」

양진이 숙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네든 나든 불인불의(不仁不義)한 일을 저지르면 사람들에게 체면이 서지 않으니 이공자는 약속을 지키기를 바라네."

譚雲怒道:「譚二公子之言,幾時說過不算?」

담운이 노하여 말했다.

"담이공자가 언제 식언한 적이 있습니까?"

楊晉道:「但願如此,在下告別了。」

양진이 말했다.

"그러기만을 바라네. 나는 이만 가보겠네."

譚雲冷哼一聲:「恕不相送。」

담운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전송 못함을 용서하십시오."

楊晉轉過身來,大步向外行。渡過九曲橋,離開花廳。

양진은 돌아서더니 큰 걸음으로 밖을 향해 걸어갔다. 구곡교를 건너 화청을 떠났다.

岳秀急步行了過來,低聲道:「大人,咱們此刻何往?」

악수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서 나직이 말했다.

"대인,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갑니까?"

楊晉道:「離開了這裡再談。」

양진이 말했다.

"이곳을 떠나서 다시 이야기하세."

一個青衣童子,急步而至,帶兩個人離開了譚家巨大的莊院。

한 명의 청의동자가 급히 와서 두 사람을 데리고 담가의 거대한 장원을 나왔다.

出了大門,行到拴馬之處,解了韁繩,楊晉才緩緩說道:「譚雲答應到金陵,插手此事。」

대문을 나와 말을 묶어 두었던 곳에 도착하여 고삐를 풀더니 그제서야 양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담운은 금름으로 와서 이 사건에 개입하기로 승낙했네."

岳秀道:「大人對那譚雲的看法如何?」

악수가 말했다.

"대인께서는 그 담운에 대한 생각이 어떠합니까?"

楊晉詳細的說明了和譚雲會談的經過,接道:「照我的看法,譚雲不像兇手,但他和蘭妃之間,必有一種隱密。」

양진은 담운과의 회담 경과를 상세히 설명하고는 말을 이었다.

"나의 견해로는 담운은 흉수가 아닌 것 같네. 하지만 그와 난비 간에는 일종의 비밀이 있음이 틀림없네."

岳秀道:「咱們總算找出了蘭妃的出身,對此案大有幫助,也算不虛此行了。」

악수가 말했다.

"우리가 난비의 출신을 찾아내어 사건에 큰 도움이 된 셈이니 이번 행차가 헛되지 않은 셈입니다."

楊晉道:「老弟,你說譚雲不會和蘭妃的血案有關?」

양진이 말했다.

"노제, 담운이 난비의 살인사건에 관계가 없을 것이라는 말인가?"

岳秀道:「楊大人的看法不錯,譚雲不像兇手,但他也未盡吐所知,看來血案的線索還得在王府中找……」

악수가 말했다.

"양대인의 견해는 틀리지 않습니다. 담운은 흉수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가 모조리 털어놓은 것도 아닙니다. 보아하니 살인사건의 실마리는 왕부 안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楊晉道:「王府中找?」

양진이 말했다.

"왕부 안에서 찾는다고?"

岳秀道:「不錯,這外面似乎是很難找到線索了。」

악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밖에서는 실마리를 찾기 매우 어려울 듯 합니다."

楊晉道:「老弟,你是說那裡留下的什麼痕跡。」

양진이 말했다.

"노제, 자네 말은 그 안에 무슨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이로군."

岳秀道:「不是,因為,那蘭妃房中,縱然真的留下了什麼痕跡,只怕也早已毀去了。」

악수가 말했다.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난비 방에 설령 정말 무슨 흔적이 남았더라도 벌써 훼손되었을 테니까요."

楊晉道:「對!老弟,除此之外,在下就想不通還有什麼線索會留在王府之中。」

양진이 말했다.

"그렇지! 노제, 나는 그것 말고 또 무슨 실마리가 왕부안에 남아있을지 모르겠네."

岳秀微微一笑,道:「大人,令媛如若有第二步消息傳出來,那消息定然會十分重要不過,當你初聽到時,也許只是一件不太重要的事。」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인, 영애가 만약 두 번째 소식을 전해 온다면 그 소식은 틀림없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께서 처음 들으실 때는 아마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겠지요." (뭔 소린지,,,)

楊晉道:「我明白……」

양진이 말했다.

"잘 알겠네..."

輕輕咳了一聲,道:「岳老弟,如若譚雲確然不是兇手,我覺得這件血案很難有破去的機會。」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악노제, 만약 담운이 확실히 흉수가 아니라면 나는 이 살인사건이 해결될 기회가 거의 없을 것이라 느끼네."

兩人上馬趕路,岳秀卻低說道:「楊大人,如是在時限之內,破不了這件案子,那將如何?」

두 사람은 말에 올라 길을 서둘렀다.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양대인, 만일 시한 내에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어떻게 됩니까?"

楊晉道:「為難的,也就在此了,如是破不了這件案子,株連所及,恐怕連應天府的府尹大人也難逃關係?」

양진이 말했다.

"난처한 것이 바로 그것이네. 만일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응천부의 부윤대인조차도 연루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네."

岳秀道:「我聽說你們公門中有移花接木,找人頂替的事,不知是真是假?」

악수가 말했다.

"제가 듣기로 당신들 공문에는 대체할 사람을 찾아 죄를 뒤집어 씌우는 이화접목(移花接木)이란 방법이 있다던데 사실인지 모르겠군요?"

楊晉臉上一熱,道:「有這件事,但我楊某人從未用過。」

양진은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런 일이 있지만 나 양모는 여태 사용한 적이 없네."

岳秀道:「這一次呢?」

악수가 말했다.

"이번에는요?"

楊晉道:「這一次,就很難自主了。」

양진이 말했다.

"이번은 내가 결정하기 어렵네."

岳秀道:「也準備找個人頂罪麼?」

악수가 말했다.

"누군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울 작정이십니까?"

楊晉道:「老弟,這件事牽連到府尹大人,我作不了主。」

양진이 말했다.

"노제, 이 시건은 부윤대인까지 연좌되어 내가 결정 못하네."

笑一笑,岳秀說道:「大人,如是找個人頂罪很簡單,又何苦這樣風塵千里,求破此案呢?」

웃으며 악수가 말했다.

"대인, 만일 죄를 덮어씌울 사람을 찾는다면 아주 간단합니다. 구태여 이렇게 천 리 길을 고생해가며 이 사건을 해결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楊晉道:「這是很大的罪名,一旦被查了出來,株連到三司家族,不過,這件事不作則已,作則是嚴密合縫,很少能被人查出來。」

양진이 말했다.

"그건 아주 커다란 죄일세. 일단 조사해서 밝혀지면 삼사(三司:민정, 군사, 사법)의 가족까지 연좌되네. 그러나 이 그것을 어쩔 수 없이 하지 않으면 안된다면 엄밀하고 빈틈이 없어 남이게 밝혀지지 않도록 해야할 걸세."

兩人一面談話,一面趕路,天氣近午,到了一個縣城之中。

두 사람은 한편으로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한편으로는 길을 서둘러 날이 정오가 가까워지자 어느 고을에 도착했다.

岳秀道:「大人,你身上的文書,可以使這縣衙中的捕快幫忙麼?」

악수가 말했다.

"대인, 당신에게 있는 문서로 이곳 현아(縣衙:현의 관아/아문)에 있는 포쾌들로 하여금 돕게 만들 수 있습니까?"

楊晉道:「別說是一個縣衙,就是堂堂的巡撫府,對應天府的公文,也要有幾分敬重,老弟有什麼吩咐?」

양진이 말했다.

"현의 관아는 말할 것도 없고 당당한 순무부(巡撫府)도 응천부의 공문에 대해 몇 푼은 존중해야 한다네. 노제는 무슨 분부가 있는가?"

岳秀微微一笑道:「你去找到這縣城中的捕快,要他們派個人到長沙府去,把蘭妃的身世調查清楚,送往應天府……」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당신은 가셔서 이곳 현의 포쾌를 찾아 그들더러 사람을 장사부로 보내어 난비의 신세내력을 분명하게 조사하여 응천부로 보내라고 하십시오..."

楊晉接道:「對啊,若你老弟不說,我竟然想不起來,我這就去衙門一趟。」

양진이 말했다.

"옳거니. 만약 노제가 말하지 않았다면 나는 생각나지 않았을 걸세. 내 지금 바로 현아로 가겠네."

岳秀找了一處飯館子坐著等候。大約過了有半個時辰左右,楊晉就匆匆行了回來,笑道:「遇上了縣衙裡總班頭,很快辦妥了收文手續,他們答應我一個月內給我辦好,送到應天府去。」

악수는 어느 반관(飯館:식당)에서 앉아 기다렸다. 대략 반 시진 가량이 지나자 양진이 총총히 돌아와서 웃으며 말했다.

"현아의 총반두(班頭:아역의 우두머리)를 만났네. 공문접수 수속을 아주 빨리 처리했고, 그들은 한 달 내에 잘 처리해서 응천부로 보내어주기로 승낙했네."

岳秀道:「咱們回去吧!」

악수가 말했다.

"우리 돌아가시지요!"

兩人匆匆吃了一點東西,快馬兼程,又趕回金陵城中。這一去一回,耗去了差不多有十八天之久。故城依舊,景物未變,表面上瞧不出任何異樣。楊晉剛入家門,還未來及落座,門房已帶著丐幫中金陵分舵的駱舵主,行了進來。

두 사람은 총총히 먹을 것을 먹고 쾌마로 길을 서둘러 금릉성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갔다 돌아오는데 십팔 일 가량 걸렸다. 고성(故城)은 예전 그대로이고 경물은 바뀌지 않아 표면상으로 어떤 다른 점도 보이지 않았다. 양진이 겨우 집 문을 들어서서 미처 자리에 앉기도 전에 문지기가 개방 금릉분타의 낙타주를 데리고 들어왔다.

楊晉輕輕咳了一聲,道:「駱兄,人說貴幫耳目靈敏,果然是傳言不虛,我還未來得及洗把臉,你已經大駕臨門。」

양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낙형, 사람들이 귀 방의 이목이 영민하다고들 하는데 과연 명불허전이구려. 나는 와서 아직 얼굴도 씻지 않았는데 당신은 이미 왕림을 하셨구려."

駱天峰微微一笑,道:「大人先請漱洗。」

낙천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인, 우선 양치하고 세수부터 하십시오."

楊晉道:「不用啦!你這樣急乎乎的找上門來,定然有著很重要的事了。」

양진이 말했다.

"됐소! 당신이 이렇게 급히 찾아왔으니 필시 아주 중요한 일이 있을 거요."

駱天峰道:「不錯,在下的事情,如若是不太重要,也不會這樣急忙的找上門來了。」

낙천봉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저의 사정이 그리 중요치 않다면 이렇게 급히 찾아왔을 리도 없지요."

楊晉道:「駱兄請說吧!什麼事?」

양진이 말했다.

"낙형, 말씀하시오! 무슨 일이오?"

駱天峰道:「楊大人離開了金陵十八天,金陵城表面上繁榮依舊,但骨子裡,卻是發生了一件很重大的事情!」

낙천봉이 말했다.

"양대인이 금릉을 떠난 십팔 일 동안 금릉성은 표면상으로는 예전 그대로 활기찼지만 이면에는 아주 중대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楊晉怔了一怔,道:「什麼大事?」

양진이 멍해져서 말했다.

"무슨 큰 일이오?"

駱天峰道:「金陵城出了一個神秘的金衣人,武功奇高,曾經夜入王府。」

낙천봉이 말했다.

"금릉성에 한 명의 신비한 금의인(金衣人)이 나타났는데 무공이 기이하도록 높고, 벌써 밤에 왕부에 침입한 적이 있습니다."

楊晉吃了一驚,想起了愛女玉燕,也在王府之中,忍不住說道:「他傷了人麼?」

양진은 깜짝 놀랐다. 사랑하는 딸 옥연도 왕부 안에 있음을 떠올리고 참지 못하여 말했다.

"그가 사람을 상하게 하였소?"

駱天峰道:「聽說傷了四個護院,不過沒有驚動到內宅,王爺不知道這件事,幾個受傷的護院,似是也不願把事情擴大,所以,就這樣把事情給壓了下去。」

낙천봉이 말했다.

"듣기로는 네 명의 호원무사가 다쳤답니다. 그러나 내택(內宅)을 경동(驚動)시키지 않아 왕야는 그 일을 알지 못합니다. 다친 몇 명의 호원은 일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아서 이렇게 일을 덮어두게 되었지요."

楊晉雖然聽到說沒有驚動到內宅,但仍然不放心地問道:「王府可有女子受傷。」

양진은 비록 내택을 경동시키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지만 여전히 안심이 안되어 물었다.

"왕부에 다친 여자가 있소?"

駱天峰道:「沒有聽說。」

낙천봉이 말했다.

"듣지 못했습니다."

楊晉哦了一聲,道:「那金衣人夜入王府之後,可還有別的舉動?」

양진이 아, 하더니 말했다.

"그 금의인은 밤에 왕부에 침입한 뒤 또 다른 거동이 있었소?"

駱天峰道:「大人去後七日,那金衣人出現,一連七八夜晚,都在金陵城中行動,他穿著一身閃閃發光的金衣,很容易被發現,但這幾日,卻又突然銷聲匿跡,不見了蹤影。」

낙천봉이 말했다.

"대인이 가시고 칠 일 뒤 그 금의인이 출현하여 연이어 칠팔일 동안 밤에 금릉성에서 움직였습니다. 그는 일신에 번쩍번쩍 빛이 나는 금의를 걸쳐서 발견되기 아주 용이했지요. 그런데 요 며칠 간은 돌연 자취를 감추어 그림자도 보이지 않습니다."

楊晉沉吟了一陣,道:「是不是離開了呢?」

양진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떠난 것 아니오?"

駱天峰道:「不知道是否已離開了金陵,已經四個夜晚未見他出來了!」

낙천봉이 말했다.

"금릉을 떠났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이미 나흘 밤이나 그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這消息很意外,任他楊晉老謀深算,也無法算到這件事情。怔了半晌,楊晉才緩緩說道:「駱兄,丐幫和他動過手麼?」

이 소식은 몹시 의외였다. 주도면밀하고 계산이 치밀한 양진으로서도 이 일은 추측할 수가 없었다.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비로소 양진이 천천히 말했다.

"낙형, 개방은 그와 싸운 적 있소?"

駱天峰道:「沒有,一則他行蹤飄忽,莫可預測,我們能發現到他,已經煞費心機,不怕你楊兄笑話,在下安排四十八處暗樁,滿佈金陵城中,才算監視到他的行蹤。」

낙천봉이 말했다.

"없습니다. 첫째로는 그의 행적이 표홀하여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그를 발견하게 되기까지는 이미 심기를 많이 소비했지요. 양형 당신이 웃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마흔 여덟 곳에 비밀초소를 안배하여 온 금릉성 안에 배치시키고서야 그의 행적을 감시할 수 있었습니다."

話說的很婉轉,但卻無疑承認了那金衣人武功高強,自己不是敵手。

말은 아주 완곡했지만 의심의 여지없이 그 금의인의 무공이 고강하여 자기는 적수가 안됨을 인정한 것이었다.

直未開口的岳秀,突然插口說道:「駱舵主,那人的落腳之處,貴幫可曾知曉?」

줄곧 입을 열지 않던 악수가 돌연 끼어들어 말했다.

"낙타주, 그자가 묵고 있는 곳을 귀 방은 아십니까?"

駱天峰道:「很慚愧,在下沒有找出來他的落足處。」

낙천봉이 말했다.

"부끄럽게도 나는 그가 묵고있는 곳을 찾아내지 못했네."

岳秀道:「駱舵主可曾派人找過麼?」

악수가 말했다.

"낙타주께서는 사람을 보내어 찾아보셨습니까?"

駱天峰道:「找過,可是,他似是有了準備,每次都在城內鬧區出現。」

낙천봉이 말했다.

"찾았었지. 그러나 그는 마치 준비가 되어있는 듯 매번 성 내의 번화한 곳에 출현했다네."

岳秀道:「哦!」

악수가 말했다.

"아!"

楊晉皺皺眉頭,道:「多謝駱兄,不知還有什麼事,告訴兄弟麼?」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낙형, 고맙소. 또 무슨 형제에게 알려줄 일이 있는지 모르겠구려?"

駱天峰道:「還有一件,屬於本幫中事,不知楊大人是否有暇?」

낙천봉이 말했다.

"또 하나가 있습니다. 본 방의 일에 속하는데 양대인께서 여유가 있으신지 모르겠군요?"

楊晉道:「駱兄請說。」

양진이 말했다.

"낙형, 말씀하시오."

駱天峰道:「本幫中總巡查,到了金陵,聽到了王府中血案事,希望能見見你楊總捕頭。」

낙천봉이 말했다.

"본 방의 총순찰이 금릉에 도착하여 왕부의 살인사건을 듣고 양총포두 당신을 만나보기를 희망하십니다."

楊晉道:「這個啊!不敢當,貴幫總巡查現在何處,我楊某人該去拜見他才是。」

양진이 말했다.

"그건 감당할 수 없소. 귀 방의 총순찰이 지금 어디에 계시오? 마땅히 나 양모가 가서 그를 배견(拜見)해야 하오."

駱天峰微微一笑,道:「這就不敢當。明日午時兄弟在春秋樓請客,楊大人請賞光駕臨。」

낙천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천만에요. 내일 오시 춘추루(春秋樓)에서 형제가 손님을 청하니 양대인께서는 왕림하여 주십시오."

楊晉道:「好!咱們一言為定,但作東歸我。」

양진이 말했다.

"좋소! 우리 그렇게 합시다. 하지만 계산은 내가 하겠소."

駱天峰一抱拳道:「兄弟這裡先謝了。」

낙천봉이 포권하며 말했다.

"형제는 이 자리에서 먼저 감사드립니다."

楊晉道:「貴幫這麼看得起我楊某人,我是榮幸萬分。」

양진이 말했다.

"귀 방이 이렇게 나 양모를 중시하니 나는 영광스럽기 그지없소이다."

駱天峰一抱拳,道:「言重了,在下告辭。」

낙천봉이 포권하며 말했다.

"별말씀을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轉身大步而去。

돌아서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送走了駱天峰,楊晉的目光,轉到岳秀的身上,道:「岳老弟,你的看法如何?」

낙천봉을 보내고 양진의 시선은 악수에게로 돌려졌다.

"악노제, 자네의 견해는 어떤가?"

岳秀道:「如若駱天峰說的不錯,這人是有為而來,用心在擾亂咱們的耳目。」

악수가 말했다.

"만약 낙천봉의 말이 틀리지 않다면 그자가 온 목적은 우리의 이목을 어지럽히는 데 있습니다."

楊晉道:「這話怎麼說?」

양진이 말했다.

"그 말은 어떻게 하는 말인가?"

岳秀道:「一個夜行人,大都穿著黑色的衣服,就算是獨行特異之人,也不會故意穿著一身金衣,顯然,那是故意做的一套衣服,目的在引人注意。」

악수가 말했다.

"야행인은 대개 흑색의 의복을 걸칩니다. 설령 단독행동을 하는 특이한 사람일지라 하더라도 일부러 금의를 걸치지는 않지요. 분명히 그건 일부러 만든 의복이며 목적은 사람의 주의를 끄는 겁니다."

楊晉道:「嗯!不錯,我在江湖這麼久,還沒有聽說穿著金衣的夜行人。」

양진이 말했다.

"음! 그렇군. 내가 강호에서 이렇게 오래 지냈으나 아직 금의를 걸친 야행인은 들어보지 못했네."

岳秀道:「丐幫中人見多識廣,明日大人見到丐幫中人時,和他打聽一下,江湖上是否有穿著金衣的夜行人?如是沒有,這裡面就大有文章了。」

악수가 말했다.

"개방 사람들은 견식이 넓지요. 내일 대인께서 개방 사람을 만나 강호에 금의를 걸친 야행인이 있는지 한번 물어보십시오. 만일 없다면 그 이면에는 꿍꿍이 속이 있는 겁니다."

楊晉輕輕歎了一聲,道:「老弟,說一句不怕你見笑的話,我對你老弟早已經佩服得五體投地了,你先說說看,那金衣人的用心何在?」

양진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노제, 자네가 웃을 법한 말을 한 마디 하겠네. 나는 노제 자네에게 이미 탄복하여 오체투지(五體投地)했다네. 말해보게. 그 금의인의 의도는 어디에 있는가?"

岳秀道:「武林中果然有那麼一個金衣人,那就不去說它了,如是沒有這麼一個人,這中間就得大費思量了。一個人,故意穿著一身金色的衣服,發亮生光,讓人一眼之間,就瞧得清清楚楚,那說他的用心是希望讓人發現……」

악수가 말했다.

"무림에 과연 그런 금의인이 있다면 민망한 일이 되겠지만 만일 그런 사람이 없다면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이 고의로 금색 의복을 걸쳐 빛이 나게 하여 사람들 눈에 똑똑히 보이게 하는 것은 그의 의도가 남에게 발견되기를 바란다는 말이지요..."

楊晉道:「不錯。」

양진이 말했다.

"그렇네."

岳秀道:「他出入王府,傷了幾個門衛,用心在故意證明一件事……」

악수가 말했다.

"그가 왕부에 출입하며 몇 명의 문지기를 상하게 한 의도는 고의로 한 가지를 증명하는 데 있습니다..."

楊晉道:「他要證明什麼?」

양진이 말했다.

"그가 무엇을 증명하려고 했다는 말인가ㅗ"

岳秀道:「他要咱們相信,他和王府血案有關。」

악수가 말했다.

"그가 왕부의 살인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우리가 믿게끔 하려는 것이지요."

楊晉道:「不錯,不錯。」

양진이 말했다.

"그렇군, 그래."

岳秀道:「這是一種姿態,不過,他倒真也和王府血案有些關連。」

악수가 말했다.

"이것은 일종의 몸짓(제스쳐ㅋ)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는 실제로 왕부의 살인사건과 관련이 좀 있습니다."

楊晉道:「老弟,這我就不太明白了,怎麼回事啊!」

양진이 말했다.

"노제, 그건 잘 모르겠네. 어찌된 일인가?"

岳秀道:「如是他全然和王府中血案無關,他用不著代人冒險。」

악수가 말했다.

"만일 그가 왕부의 살인사건과 전혀 무관하다면 그가 남을 대신해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지요."

楊晉哦了一聲,道:「可惜啊!可惜,咱們如是能夠生擒了他,或可從他身上,追問出一些情況來。」

양진이 아, 하더니 말했다.

"애석하다! 애석해. 우리가 그를 사로잡을 수 있다면 그에게서 정황을 캐낼 수 있을 텐데." 

岳秀沉吟了一陣,道:「那要看是一種什麼情形下了,如是那人是別人花錢雇來的,似是用不著讓他知曉內情?」

악수가 침음하다가 말했다.

"그건 어떤 정황인가에 달렸습니다. 그자가 다른 사람에게 돈으로 고용되어서 왔다면 그가 내정을 알도록 내버려두지 않았겠지요?"

楊晉皺皺眉頭,道:「老弟,會這樣麼?」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노제, 그럴까?"

岳秀道:「很難說,目下的情形變的十分詭異,對方似乎對咱作的舉動十分瞭解,以丐幫耳目之廣,竟未能發覺他的隱身之處,我懷疑一件事……」

악수가 말했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상황 변화가 종잡을 수 없고, 상대방은 우리의 거동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방의 폭넓은 이목으로 아직까지 그의 은신처를 발견할 수 없다니 저는 한 가지가 의심스럽습니다..."

楊晉道:「什麼事啊?」

양진이 말했다.

"어떤 일인가?"

岳秀道:「咱們知道的這些消息中,有一部份可能是他故意安排好洩漏給咱們的。」

악수가 말했다.

"우리가 아는 소식 중에서 일부분은 그가 고의로 안배하여 우리에게 흘려주는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楊晉道:「可能麼?」

양진이 말했다.

"가능할까?"

岳秀凝目思索了一陣,道:「這是最壞的一種了,但卻有一半可能……」

악수가 한동안 미간을 모은 채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건 가장 안좋은 것의 하나이지만 절반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楊晉道:「我不明白,老弟,他這種做法對他有什麼好處呢?」

양진이 말했다.

"나는 잘모르겠군. 노제, 그가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그에게 무슨 좋은 점이 있을까?"

岳秀道:「好處說,他是賣弄,壞處說,他是在操縱全局。」

악수가 말했다.

"좋은 점을 말하자면 그는 으시대는 것이고 나쁜 점은 그가 전국을 조종한다는 것입니다."

楊晉皺了皺眉頭,道:「叫咱們陷入迷途。」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리를 잘못된 길에 빠지도록 하는 것이군."

岳秀道:「是!要咱們陷入迷途。」

악수가 말했다.

"예! 우리가 길을 잃도록 하고 싶은 게지요."

楊晉輕輕咳了一聲,道:「這麼說來,這人十分可怕了。」

양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자는 매우 두려워할 만하군."

岳秀道:「果真如此,整個的案子,要重新估計了。」

악수가 말했다.

"정말 그렇다면 전체 사건은 다시 추정해야 합니다."

楊晉道:「難道不是姦殺麼?」

양진이 말했다.

"설마 간살(姦殺)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岳秀道:「那可能只是掩人耳目……」

악수가 말했다.

"그것은 단지 사람의 이목을 가리는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語聲微一停頓,思索了一陣,接道:「至少,那不是他主要的用心,他有一定的目的而去,也許是臨時起意,目睹那蘭妃姿色秀麗,改變了主意,先姦後殺,也許是他們早就有了預謀,故意把事情引入岐途。」

잠시 말을 멈추고 한동안 생각하다가 이어서 말했다.

"적어도 그것은 그의 주된 목적이 아닙니다. 그는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갔고 어쩌면 잠시 나쁜 마음이 들었을 겁니다. 난비의 자색이 수려함을 보자 생각이 바뀌어 선간후살하였지요. 어쩌면 그들은 벌써 예상하고 고의로 사건이 딴길로 들어서게 한 것입니다."

楊晉道:「老弟,我有些不太明白,這似乎只是一件普通的姦案,只不過出手的是一位武林高手,使得事情變的十分複雜,但老弟你這麼一分析,似乎是有些不簡單了。」

양진이 말했다.

"노제, 나는 좀 이해가 안되었었네. 그건 마치 보통의 강간사건 같았지만 출수한 것은 무림고수여서 사건의 변화를 복잡하게 만들었거든. 하지만 노제가 이렇게 분석하니 좀 간단한 듯 하네그려."

岳秀笑一笑道:「大人,岳秀專務雜學,喜愛推理,這件案子,在下所以看法特殊,那是因為我覺得有幾點有些可疑。」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인, 악수는 잡학(雜學)에만 힘쓰고 추리를 좋아합니다. 이 사건은 그래서 제가 특수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건 왜냐하면 몇 가지 의심가는 점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這位江南名捕,聽得大感興趣,道:「老弟,你說說看,這件案子的特殊之處何在?」

강남 명포두는 듣고 크게 흥미를 느껴서 말했다.

"노제, 말해보게. 이 사건의 특수한 점이 어디에 있는가?"

岳秀道:「任何一件案子,必有原由,蘭妃出身風塵,算不得一株名花,縱然有幾分姿色,也不過中上之姿,而且自嫁七王爺,更是深居簡出,侯門深似海,別人難得一見,就算是一個武功高強的人,也不至身涉滅門的大險,只為了一親蘭妃芳澤,在下沒有見過蘭妃,不知她生的是天姿國色,大人試作比擬,蘭妃比那四鳳舫四個丫頭如何?」

악수가 말했다.

"어떤 사건이라도 반드시 원인이 있습니다. 난비가 기방 출신이니 이름난 기녀들 축에 들지 못합니다. 설령 몇 푼의 자색을 가졌더라도 중상의 자색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왕야께 시집가고부터 더한층 집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고관대작의 집은 깊기가 바다와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한번 만나기 어렵지요. 설령 무공이 고강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단지 난비의 미모를 가까이 하기 위해 멸문의 크나큰 위험을 무릅쓰지는 않습니다. 저는 난비를 본 적이 없어 그녀가 천하절색인지 모릅니다. 대인께서 비교해 보십시오. 난비가 그 사봉방의 네 여자에 비해 어떻습니까?"

楊晉沉吟了一陣,道:「四鳳比蘭妃,伯仲之間,但四鳳比蘭妃年輕很多。」

양진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사봉과 난비를 비교하자면 백중지간(伯仲之間)이네. 하지만 사봉이 난비에 비해 훨씬 젊지."

岳秀道:「這就是了,什麼人肯冒這大風險,去侵犯蘭妃呢?」

악수가 말했다.

"그겁니다. 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난비를 침범하겠습니까?"

楊晉道:「老弟的說法,很有道理,不過,他們既是志不在蘭妃,他的用心何在呢?」

양진이 말했다.

"노제의 말이 일리가 있네. 그러나 그들은 뜻이 난비에게 있지 있다면 그의 의도는 무엇일까?"

岳秀道:「這個,在下也無法知道它用心何在?不過,這件事決非偶然,而是出於預謀。」

악수가 말했다.

"그것은 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 일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사전모의에서 나왔습니다."

楊晉道:「嗯!有道理,老弟,你能夠猜出一點蛛絲馬跡麼?」

양진이 말했다.

"음! 일리가 있네. 노제, 자네는 한 점 실마리를 추측해낼 수 있겠나?"

岳秀道:「很重大,輕者和武林大計有關,重者可能和國運有關。」

악수가 말했다.

"너무도 중대합니다. 작게는 무림대계(武林大計)와 관련이 있고 크게는 국운(國運)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楊晉呆了呆,道:「這個,這個……」

양진이 멍해져서 말했다.

"그, 그건..."

岳秀笑笑,道:「目下正是太平盛世,雖然北有強敵,但他們還未成氣候,他們要想興兵犯境,恐還在數十年後,倒是和武林有關的可能性大些。」

악수가 웃고는 말했다.

"지금은 한창 태평성세(太平盛世)입니다. 비록 북쪽에는 강적이 있지만 그들은 아직 때가 되지 않았지요. 그들이 군사를 일으켜 국경을 침범하려면 수십 년 뒤일 것입니다. 도리어 무림과 관계될 가능성이 좀 더 큽니다."

楊晉道:「老弟,你不但武功、智計,兩皆超人,而且還胸藏韜略,知天下事,老弟,可惜你這樣的人才,怎的竟遺諸山野呢?」

양진이 말했다.

"노제, 자네는 무공, 지계(智計) 두 가지 모두 남들보다 뛰어날 뿐만 아니라 흉중에 육도략을 담고 있고 천하의 모든 일을 알고 있구먼. 노제, 자네와 같은 이런 인재가 어찌 산야에 묻혀있는지 안타깝네."

岳秀道:「所以,我說這一件預籌多日的陰謀,姦殺之舉,或出偶然,或是故佈的疑陣。」

악수가 말했다.

"그래서 저는 이 사건이 앞날을 미리 내다본 음모이며, 간살은 우연이거나 혹은 고의로 현혹시키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楊晉道:「老弟,你這麼一分析,這件案子算是無法破了。」

양진이 말했다.

"노제, 자네의 분석은 이 사건은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군."

岳秀豪壯一笑,道:「這件事表面平常,內容曲折的案子,十分引人入勝,老前輩乃一代名捕,自應當仁不讓,查它個水落石出才是?」

악수가 호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사건은 표면상으로는 평범하지만 내용은 곡절이 있는 사건이며 사람을 빠져들게 합니다. 노선배께서는 일대 명포두시니 응당 발벗고 나서 그것을 조사하여 진상을 밝혀야하지 않겠습니까?"

楊晉道:「老弟,談何容易啊!這件案子,只怕不是我這個總捕頭能辦的了。」

양진이 말했다.

"노제,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네! 이 사건은 총포두인 내가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듯 하네."

岳秀微微一笑,道:「楊大人的意思呢?」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양대인의 말씀은?"

楊晉道:「要你老弟答應全力幫忙。」

양진이 말했다.

"노제 자네가 전력으로 도와줄 것을 승낙해야 하네."

岳秀道:「在下已經盡力。」

악수가 말했다.

"저는 이미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楊晉道:「老弟,實在說,這件案子,我是越辦越沒有信心了,我跑了幾十年江湖,別的沒有學到,只學到了一件事,那就是頗有自知之明,我不明白一個武林高手,怎會做出這等事來。」

양진이 말했다.

"노제, 솔직히 말해 나는 이 사건에 갈수록 자신감이 없어지네. 내가 수십 년간 강호를 다니며 다른 것은 배우지 않았네. 오직 배운 것이라고는 자신의 결점을 아는 능력이 조금은 생긴 것이지. 나는 한 명의 무림고수가 어찌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는지 모르겠네."

岳秀道:「所以,這中間可疑之處很多,我們必得想法子先找出這件命案的真正原因?」

악수가 말했다.

"그래서 그 가운데에는 의심스러운 점이 아주 많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먼저 살인사건의 진정한 원인을 찾아낼 궁리를 해야 합니다."

楊晉道:「這就是我想不通的地方,王侯門第深如海,難道還會和武林人物攀上什麼恩怨不成?……」

양진이 말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생각해도 납득이 안되는 점일세. 왕부는 바다같이 깊은데 설마 무림인물과 무슨 은원을 맺었겠는가?..."

語聲頓一頓,接道:「如若蘭妃捲入了江湖恩怨,那就應該牽涉到譚雲身上。」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만약 난비가 강호의 은원에 말려들었다면 그건 응당 담운에게까지 미치게 되네."

岳秀道:「大人,事情發展至此,似乎已經確定並非一件單純的案了。」

악수가 말했다.

"대인, 사정의 발전이 여기까지 이르렀으니 결코 단순한 사건이 아님이 확실해진 듯 합니다."

楊晉點點頭,道:「老弟說的是,但咱們如何著手呢?事情愈來愈複雜,實叫人眼花繚亂。」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노제의 말이 맞네. 하지만 우리가 어떤게 손을 써야 할까? 사정이 갈수록 복잡해져 눈이 어지러워지는군."

岳秀道:「大人先請休息一下,譚雲答應了,一定會趕到,在下也先告辭。」

악수가 말했다.

"담운이 반드시 오기로 승낙했으니 대인께서는 우선 좀 휴식하십시오.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楊晉道:「老弟,你要到那裡去?」

양진이 말했다.

"노제, 자네는 어디로 가려는가?"

岳秀道:「在下回到客棧中去,好好的養息一日,再對此事,作一深入的思慮,看看應該如何著手。」

악수가 말했다.

"저는 객잔으로 돌아가서 하루 푹 쉬면서 다시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깊이 생각해보겠습니다."

楊晉道:「老弟,寒舍中還算寬闊,你可不可以留在這裡休息。」

양진이 말했다.

"노제, 누추하지만 나의 집이 넓은 편이니 자네는 이곳에서 머물며 휴식하지 않겠는가?"

岳秀道:「我看不用了,我住在客棧中很好,耳目也可以靈敏一些……」

악수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는 객잔에서 지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목이 좀 영민해질 수도 있고요..."

笑一笑,接道:「大人,如若這只是一件很單純的命案,大人似乎也用不著我岳秀幫忙。」

웃더니 말을 이었다.

"대인, 만약 이것이 단지 아주 단순한 살인사건일 뿐이라면 대인께서는 저 악수의 도움이 필요 없을 것 같군요."

楊晉站起身子,道:「老弟一定要走麼?」

양진이 일어나더니 말했다.

"노제, 꼭 가야겠는가?"

岳秀道:「我告辭了,大人太辛苦啦,應該好好的休息,咱們明天再見。」

악수가 말했다.

"가보겠습니다. 대인께서는 너무 힘드셨으니 푹 쉬셔야 합니다.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在楊晉的感覺之中,那岳秀對他,有如夜間明燈,這位年輕人有一股特異的氣質,堅毅不拔,難測高深,和他在一起時,楊晉確然感覺到有些倦意。送走了岳秀之後,楊晉確然感覺到有些倦意。

양진은 악수가 그에게는 한밤중의 등불같다고 느꼈다. 이 젊은이에게는 한 줄기 특이한 기질이 있는데 강직함, 고심막측함이었다. 그와 함께 있을 때는 양진은 확실히 좀 피곤함을 느끼게 되었다 악수를 보낸 뒤 양진은 확실히 좀 피곤함을 느꼈다.

這一覺睡的十分甜暢,睡足了四五個時辰,醒來時,已經是第二天中午過後時分。楊夫人為了愛女擔憂,一個人躲在後面佛堂裡唸經拜佛,對楊晉的事,不再聞問。所以楊晉出入回府,都未見到過夫人。楊晉為了耳根清靜,也很少到佛堂去見夫人。

달콤하고 실컷 한 잠을 잤다. 족히 사오 시진을 자고 깨어났을 때는 이미 이튿날 정오가 넘었을 시각이었다. 양부인은 사랑하는 딸을 염려하여 뒤쪽에 불당을 숨겨두고 경을 외우며 불상에 절을 했다. 양진의 일에 대해서는 더이상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양진은 부중을 나섰다가 돌아와도 부인을 보지 못했다. 양진은 방해하지 않으려고 거의 불당에 가서 부인을 만나지도 않았다.

匆匆洗過臉,楊晉忽然想起和駱天峰的約會,立刻動身,趕往春秋樓。果然,駱天峰早已鵠候甚久。

총총히 얼굴을 씻은 양진은 문득 낙천봉과의 약속이 떠올라 즉시 출발하여 춘추루로 달려갔다. 과연 낙천봉은 벌써 오랫동안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

見楊晉匆匆奔來,勉強笑一笑道:「楊兄,敝幫總巡查,候駕很久了。」

양진이 총총히 달려오는 것을 보고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양형, 폐 방의 총순찰께서 오랫동안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楊晉道:「兄弟一路勞累,一覺睡過了頭,駱兄鑒諒。」

양진이 말했다.

"형제는 금릉에 돌아오는 길에 피로가 쌓여 깜빡 잠들었다고 느꼈는데 너무 자버렸소이다. 낙형은 양해해 주시오."

駱天峰淡淡一笑,道:「敝幫總巡查,幫中位列第三,僅次於幫主和總護法,但是卻很耐心的等候楊兄很久。」

낙천봉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폐 방의 총순찰께서는 방중에서 서열이 방주와 총호법 다음으로 세 번째입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양형을 오래동안 기다리셨ㅅ니다."

楊晉道:「慚愧,慚愧。」

양진이 말했다.

"부끄럽소이다."

駱天峰帶路把楊晉領入了二樓一間雅室中,只見年過半百,臉色紅潤,留著花白長髯,一頭亂髮,身著灰色大褂,打著補綻的老者,端坐在一張木椅上。

此人相貌威武,長眉風眼,神情十分嚴肅。

낙천봉을 양진을 이 층에 있는 한 칸의 아담한 방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반 백이 넘은 나이에 얼굴색은 붉고 윤기가 흐르며, 희끗희끗한 긴 수염에 머리는 봉두난발이며 몸에는 터진 곳을 기운 회색 마고자를 입은 노인이 단정히 나무의자에 앉아있었다.

楊晉一抱拳,道:「楊某晚來了一步,有勞大駕久候。」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양모가 한 걸음 늦어 오랫동안 기다리게 했소이다."

灰衣老者緩緩站起身子,道:「楊總捕頭事忙,晚一步不要緊,請坐吧!」

회의노인이 천천히 일어나서 말했다.

"양총포두께서는 공사가 바쁘시니 좀 늦어도 괜찮습니다. 앉으시지요!"

目光轉到駱天峰的身上,接道:「駱舵主,要他們上菜吧!」

낙천봉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낙타주, 요리를 올리라고 하게!"

駱天峰對這位灰衣老丐,似是格外敬畏,一欠身,輕步行出室外。由於這灰衣老丐的過份嚴肅,頓使室中肅靜下來。楊晉本是很會說話的人,但此刻,卻想不出什麼話說。

낙청봉은 이 회의노개(灰衣老丐)을 유달리 어려워하는 듯 했다. 허리를 숙이고는 사뿐사뿐 걸어서 방을 나갔다. 이 회의노개의 과분한 엄숙함으로 인해 방 안은 잠시 숙연하고 조용해졌다. 양진은  본래 말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무슨 말을 할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片刻後,酒菜送上,駱天峰才替楊晉引見,道:「這就是敝幫王總巡查。」

잠시 후 술과 안주가 차려지자 낙천봉은 그제서야 양진에게 소개하며 말했다.

"이분이 바로 폐 방의 왕총순찰이십니다."

楊晉道:「久仰,久仰。」

양진이 말했다.

"경모해온 지 오래입니다."

灰衣老丐道:「王重九,江湖都叫我鐵面丐。」

회의의 늙은 거지가 말했다.

"왕중구(王重九)입니다. 강호에서는 모두 나를 철면개(鐵面丐)라고 부른답니다."

楊晉笑一笑,道:「王總巡查常到金陵來麼?」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왕총순찰께서는 늘 금릉에 오십니까?"

王重九道:「不多,兩年左右來一次,敝幫分舵太多,事務繁忙,駱舵主是本幫後起之秀,金陵分舵中事務不多。」

왕중구가 말했다.

"자주는 아닙니다. 이 년에 한 번 쯤입니다. 폐 방은 분타가 아주 많아 사무가 바쁘지요. 낙타주는 본 방의 후기지수(後起之秀)이며 금릉분타는 사무가 많지는  않답니다."

楊晉道:「今日能得一晤王兄,楊某是三生有幸。」

양진이 말했다.

"금일 왕형을 만날 수 있어 양모는 삼생(三生)의 영광입니다."

王重九道:「客氣,客氣,老叫化不尚客套,聽說金陵出了一樁血案事關王府?」

왕중구가 말했다.

"천만에요. 노규화는 격식을 중시하지 않습니다. 듣기로 금릉에 왕부와 관련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고요?"

楊晉道:「不錯,七王爺一位寵妃被殺,兄弟也被這樁血案,攪暈了頭,匆匆到湘西一行,昨宵歸來,今日一覺睡過了頭,致誤約時,這一點萬祈王兄海涵。」

양진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칠왕야께서 총애하는 비가 피살되었습니다. 형제도 이 살인사건으로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총총히 상서에 갔다가 어젯밤에 돌아와 오늘 깜빡 늦잠을 자버려서 약속시간에 늦고 말았습니다. 이 점은 왕형께서 널리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王重九臉色微現笑容,但也是一現即逝,淡淡說道:「事情過去就算了,老叫化想知曉一點血案詳情,不知道楊總捕頭,是否方便相告。」

왕중구의 희미하게 웃음기를 나타냈지만 즉시 사라지고 담담히 말했다.

"지난 일은 그만두십시오. 노규화는 살인사건의 상세한 내정을 알고 싶은데 양총포두께서 알려주실지 모르겠군요."

楊晉道:「方便,方便,……」

양진이 말했다.

"얼마든지요..."

輕輕咳了一聲,道:「被殺的是王爺很寵愛的蘭妃……」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피살된 사람은 왕야께서 몹시 총애하시던 난비였는데..."

當下把詳細情形,很仔細的說了一遍。

즉시 상세한 정황을 아주 자세히 쭉 말했다.

王重九聽得很用心,聽完後點點頭,道:「那人能在警衛森嚴中,夜入王府,殺了蘭妃,武功不弱,但不知楊大人是否找出了一點眉目?」

왕중구는 무척이나 주의를 기울여 듣다가 다 듣고나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자가 삼엄한 경계 속에서 밤에 왕부로 들어가 난비를 죽였으니 무공이 약하지 않군요. 헌데 양대인께서는 한 점 단서를 찾아내셨는지요?"

楊晉道:「多承貴幫駱舵主相助,稍有進展,不過事情仍然是千頭萬緒,找不出真正眉目。」

양진이 말했다.

"귀 방의 낙타주의 도움을 받아 조금은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얼기설기 뒤엉켜 진정한 단서는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王重九沉吟了一陣,道:「聽說,楊大人生擒了大洪門兩代師徒。但不知要如何處置這些人?」

왕중구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듣자하니 양대인께서는 대홍문의 양대(兩代) 사도(師徒)를 사로잡으셨다던데 그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하실지 모르겠군요?"

楊晉道:「這一點,兄弟還沒有決定,王兄對此事,有何指教?」

양진이 말했다.

"그 점은 형제가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왕형께서는 그 일에 무슨 가르침이 있으십니까?"

王重九道:「指教倒不敢當,不過,老叫化希望在沒有證據之前,不要為難大洪門中人。」

왕중구가 말했다.

"가르침이라니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노규화는 증거가 있기 전에는 대홍문 사람들을 난처하게 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楊晉道:「這個王兄放心,大洪門中人,雖然被軟禁起來,但他們的生活起居,都有著很好的照顧。」

양진이 말했다.

"그건 왕형께서 안심하십시오. 대홍문의 사람이 비록 연금(軟禁)되어 있지만 잘 보살핌을 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語聲微微一頓,接道:「王兄想已聽駱舵主提過,近日金陵城內,出現了一位金衣人的事情了。」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왕형은 낙타주에게서 최근 금릉성 내에 출현한 금의인의 일을 들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王重九道:「老叫化聽駱舵主說過了。」

왕중구가 말했다.

"노규화는 낙타주가 말한 것을 들었습니다."

楊晉道:「王兄足跡遍天下,見識廣博,當今江湖之上,有什麼人,是穿著金衣的?」

양진이 말했다.

"왕형께서는 천하를 두루 다니셨으니 견식이 넓고 풍부하시겠지요. 당금 강호에 금의를 걸친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王重九搖搖頭,道:「老叫化也覺著奇怪,夜間行動,穿著閃閃生光的金衣,如不是故意的賣弄,便是確具絕高的身手,老叫化也想不出他的來龍去脈,大江南北,都未聽聞過有這麼一號人物。」

왕중구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노규화도 기괴하다고 느꼈습니다. 야간에 행동하면서 번쩍번쩍 빛이 나는 금의를 걸치다니, 고의로 으스대는 것이 아니라면 확실히 고절한 솜씨를 갖추었겠지요. 대강남북에 그런 인물이 있다고는 들어보지 못하여 노규화도 그의 내력을 생각해내지 못하겠군요."

楊晉望了王重九一眼,低聲道:「王兄,你看那人是不是故意如此,以亂我們的耳目。」

양진이 왕주구를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왕형, 당신은 그자가 고의로 이곳에서 우리의 이목을 흐리게 한다고 보지 않으십니까?"

王重九道:「大有可能,但無法生擒他求證之前,也不能視作絕對,可惜,老叫化晚來了一步,沒有法子會他一面。」

왕중구가 말했다.

"가능성이 크지요. 하지만 그를 사로잡아 증거를 찾기 전에는 절대적으로 간주할 수 없습니다. 애석하게도 노규화가 한 걸음 늦어 그를 만나지 못했군요."

楊晉道:「貴幫中耳目靈敏,如查其人,想非難事。」

양진이 말했다.

"귀 방의 이목이 영민하니 그자를 조사하기로 한다면 어려운 일이 아닐 것으로 생각됩니다."

王重九道:「這個,我們要查……」

왕중구가 말했다.

"그건 우리가 조사해야지요..."

端起酒杯,接道:「楊兄請!」

술잔을 들고 말했다.

"양형, 드십시다!"

楊晉那有喝酒的心情,但勉強一飲而盡。

양진은 술을 마실 기분이 아니었지만 억지로 한 잔을 비웠다.

王重九放下酒杯,道:「楊大人,老叫化希望能助你一臂之力,但卻又不知從何著手,楊大人可否明示一下。」

왕중구가 술잔을 내려놓고 말했다.

"양대인, 노규화는 당신을 도와 한 팔의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또 어디서 착수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양대인께서 한번 지적해주시겠습니까?"

楊晉沉吟了一陣,道:「在下已借重貴幫很多,再要麻煩,有些不好意思了。」

양진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저는 이미 귀 방에 많은 신세를 지고 있는데 더이상 귀찮게 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지요."

玉重九道:「不要緊,老叫化既然說出口了,自然是誠意相助。」

왕중구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노규화가 기왕 입 밖으로 낸 말이니 당연히 성의껏 돕겠습니다."

楊晉道:「這麼說來,在下是卻之不恭了。」

양진이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거절하면 예의가 아니겠군요."

王重九笑一笑,道:「照駱舵主給我的報告,那夜入王府,殺死王妃的人,武功非同小可,單是我們金陵分舵中人,只怕是很難找出對付他的人,所以,老夫決心留在這裡幾日。」

왕중구가 웃으며 말했다.

"낙타주가 나한테 보고한 바에 따르면 밤중에 왕부로 들어가 왕비를 죽인 그자는 무공이 여간 아니라고 하더군요. 우리 금릉분타 사람들만으로 그쪽 사람을 찾아내어 상대하기는 아주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노부는 이곳에 며칠 남아있기로 결심했습니다."

楊晉道:「王總巡查這麼厚待楊某,叫我如何敢當。」

양진이 말했다.

"왕총순찰께서 이렇게 양모를 후하게 대해주시니 어떻게 감당하겠습니까?"

王重九道:「過兩天,敝幫中還有兩位大護法到此,老叫化準備把他們也留下來。」

왕중구가 말했다.

"이틀 있으면 폐 방에 두 분 대호법이 이곳에 도착합니다. 노규화는 그들도 머물도록 할 작정입니다."

楊晉道:「楊某這裡先行謝過。」

양진이 말했다.

"양모는 이 자리에서 먼저 감사드리겠습니다."

王重九道:「但老叫化希望楊總捕頭聽得什麼消息時,也知會老叫化一聲。」

왕중구가 말했다.

"헌데 노규화는 양총포두께서 무슨 소식을 얻는다면 노규화도 알았으면 합니다."

楊晉道:「那是當然。」

양진이 말했다.

"그거야 당연하지요."

駱天峰突然插口說道:「楊總捕頭,有一件事,不知你是否知曉了?」

낙천봉이 돌연 끼어들어 말했다.

"양총포두, 한 가지 일이 있는데 당신이 알고계신지 모르겠군요?"

楊晉道:「什麼事?」

양진이 말했다.

"무슨 일이오?"

駱天峰道:「江湖浪子歐陽俊,和墨龍王召,都還留在金陵。」

낙천봉이 말했다.

"강호랑자 구양준과 묵룡 왕소가 모두 아직 금릉에 남아있습니다."

楊晉怔了一怔,道:「他們都沒有走麼?」

양진이 멍해져서 말했다.

"그들은 모두 떠나지 않았소?"

駱天峰道:「沒有,而且,兩個人搬住一起了。」

낙천봉이 말했다.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거처를 함께 옮겼습니다."

楊晉哦了一聲,道:「他們住在何處?」

양진이 아, 하더니 말했다.

"그들은 어디서 묵고 있소?"

駱天峰道:「四鳳舫。」

낙천봉이 말했다.

"사봉방(四鳳舫)입니다."

楊晉道:「那江湖浪子歐陽俊,喜賭愛嫖,住在四鳳舫不足為奇,但那墨龍王召,一向不喜女色,怎麼也住在四鳳舫呢?」

양진이 말했다.

"강호랑자 구양준은 도박과 기생질을 좋아하니 사봉방에서 지내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지만 묵룡 왕소는 줄곧 여색을 좋아하지 않는데 어찌 사봉방에 묵고 있을까?"

駱天峰道:「兄弟也覺著有些奇怪,聽說,四鳳舫今晚初更之後,將有一場豪賭,不知王召此人,是否也愛賭?」

낙천봉이 말했다.

"형제도 좀 기괴하다고 느꼈습니다. 듣기로 사봉방은 오늘 밤 초경 이후에 한바탕 큰 노름판을 연다는데 왕소 그 사람이 도박도 좋아하는지 모르겠군요?"

楊晉道:「王召是否愛賭,在下不太清楚,不過,他練的童子混元氣功,不能接近女色,雖然他已有大成,但多近女色,對功力將大為損傷。」

양진이 말했다.

"왕소가 도박을 좋아하지는 나도 잘 모르겠소. 그러나 그가 연마한 동자혼원기공(童子混元氣功)은 여색을 가까이 해서는 안되오. 비록 그가 이미 큰 성취를 이루었지만 여색을 자꾸 가까이 하면 공력에 큰 손상이 있을 거요."

駱天峰道:「他不近女色,是怕有損傷功力,但對賭一道,只怕不再避忌了。」

낙청봉이 말했다.

"그가 여색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은 공력 손상을 두려워하는 것이지만 도박은 꺼리지 않을 것 같군요."

楊晉道:「江湖上人都難逃色、賭二字,但不知道他們要賭什麼了。」

양진이 말했다.

"강호인들은 모두 여색과 도박 두 가지를 벗어나기 어렵소. 그런데 그들이 무슨 도박을 하려는지 모르겠군."

駱天峰道:「聽說是賭牌九,而且,不是一般的賭法!」

낙천봉이 말했다.

"듣기로는 골패(骨牌)로 한다고 하며 게다가 일반적인 방식의 도박이 아니랍니다!"

楊晉道:「難道牌九還有別的花樣不成?」

양진이 말했다.

"설마 골패에 다른 수작이 있다는 말이오?"

駱天峰道:「倒不是賭牌上的花樣,而是他們賭的很豪放,據說只賭一付牌……」

낙천봉이 말했다.

"노름패에 수작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도박은 아주 호방(豪放)하여 오직 단판으로 도박을 한답니다."

楊晉道:「一付牌?」

양진이 말했다.

"단판으로?"

駱天峰道:「兄弟是聽到這個消息,詳細情形,只怕得到現場,才能明白了。」

낙천봉이 말했다.

"형제는 이 정도 소식을 들었고 상세한 정황은 현장에 가야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楊晉道:「一付牌,勝敗之分,那定然是賭一樣很珍貴的東西了?」

양진이 말했다.

"단판으로 승패를 가른다니 틀림없이 아주 진귀한 물건을 걸었겠구려?"

駱天峰道:「大概是吧!」

낙천봉이 말했다.

"아마 그렇겠지요!"

楊晉道:「這麼說來,兄弟非得到現場瞧瞧他們賭的什麼東西。」

양진이 말했다.

"그렇다면 형제는 현장에 가서 그들이 무슨 물건에 내기를 걸었는지 한번 보지 않을 수 없구려."

三人邊談邊吃,用過了一頓酒飯。

세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했다.

楊晉站起身子,道:「王兄還有什麼指教麼?」

양진이 일어나더니 말했다.

"왕형께서는 아직 무슨 가르침이 남았습니까?"

王重九道:「不敢當指教二字,總捕頭有什麼需要老叫化幫忙的地方,但請吩咐一聲就是。」

왕중구가 말했다.

"가르침이라니 천만에요. 총포두께서는 노규화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분부만 하십시오."

楊晉道:「駱兄,咱們多聯絡,在下告辭了。」

양진이 말했다.

"낙형, 우리 연락합시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王重九道:「駱舵主,代我送客。」

왕중구가 말했다.

"낙타주, 나 대신 손님을 전송하게."

駱天峰應了一聲,站起身子,送楊晉到飯莊門外,低聲道:「楊兄,敝幫總巡查一向不太喜歡本身直接捲入武林是非之中,這一次,有些例外,他為人向不輕諾,答應的事,一定給人辦到,你有什麼事,只管對他說明。」

낙천봉이 대답하더니 일어서서 양진은 반장(飯莊:식당)의 문 밖까지 전송하면서 나직이 말했다.

"양형, 폐 방의 총순찰은 언제나 직접 무림의 시비에 말려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시는데 이번에는 좀 예외군요. 그분의 사람됨은 함부로 승낙하지 않고 승낙한 것은 반드시 하십니다. 당신께 무슨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그분께 분명히 말씀하십시오."

楊晉道:「這個我明白,天下第一大幫的總巡查,豈是等閒人物,雞毛蒜皮的小事,在下也不希望勞動到王總巡查,等我遇上了大難題,再開口請他幫忙。」

양진이 말했다.

"그건 내가 잘 알고 있소. 천하제일대방의 총순찰이 어찌 한가한 인물이겠소. 나도 왕총순찰이 자질구레한 작은 일에 힘쓰기를 바라지 않소. 커다란 난제를 만나면 다시 그의 도움을 청하리다."

駱天峰笑一笑,道:「楊兄很高明。」

낙천봉이 웃으며 말했다.

"양형은 고명하십니다."

楊晉一抱拳道:「這都是駱兄幫忙。」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이 모두가 낙형의 도움이오."

轉身直回楊府。他急於會見岳秀,把經過之情詳為奉告。但岳秀住處神秘,無處可尋,楊晉只好回到家中等他。奇怪的是每一次,楊晉感覺中要見岳秀時,岳秀就及時而至。這一次,也未例外,楊晉回到府中,岳秀已在書房等候。楊晉吩咐過看門的蒼頭,和府中丫頭,岳秀來時,可以直接把他引入書房中見面。岳秀手中端著一杯茶,面帶微笑,坐在一張靠背的大木椅上。

돌아서서 곧장 양부로 돌아갔다. 그는 악수를 만나서 사정의 경과를 상세히 알려주기 위해 마음이 급했다. 하지만 악수가 지내는 곳은 신비하여 찾을 곳이 없었다. 양진은 집으로 돌아가 그를 기다릴 뿐이었다. 기괴한 것은 매 번 양진이 악수를 만나야겠다고 느꼈을 때 악수가 때맞추어 온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양진이 부중에 도착하자 악수는 이미 서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양진은 늙은 문지기와 부중의 계집종에게 악수가 오면 직접 그를 서방으로 데리고 오라고 분부한 적이 있었다. 악수는 수중에 한 잔의 차를 들고 얼굴에는 미소를 띤 채 등받이가 있는 커다란 나무의자에 앉아 있었다.

楊晉急步入室,拱手說道:「老弟,事情果然如你所猜,武林道上沒有這一號人物。」

양진은 급히 방으로 들어가 공수하며 말했다.

"노제, 과연 자네의 예측대로였네. 무림도상에는 그런 부류의 인물은 없네."

岳秀點點頭,站起身子,來回在廳中走了兩步,道:「那老叫化子還說些什麼?」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나서 청 안을 두어 번 왔다갔다 하면서 말했다.

"그 노규화자는 또 무슨 말을 했습니까?"

楊晉道:「丐幫和大洪門似是有些關連,那老叫化子親口告訴我,要我照顧。」

양진이 말했다.

"개방과 대홍문은 관련이 좀 있는 듯 했네. 그 노규화자는 각별한 관심을 써달라고 나한테 직접 말했다네."

岳秀道:「大人,沒有問那金衣人的下落麼?」

악수가 말했다.

"대인, 금의인의 소재를 물어보진 않으셨습니까?"

楊晉道:「駱天峰沒有提起來那金衣人的下落。」

양진이 말했다.

"낙천봉은 그 금의인의 소재는 언급하지 않았네."

岳秀話題一轉,道:「那你們談論些什麼事?」

악수가 화제를 돌려 말했다.

"그러면 당신들은 무슨 일에 대해 담론을 나누셨습니까?"

楊晉道:「駱天峰告訴我一件消息,說是四鳳舫今夜中有一場豪博,江湖浪子歐陽俊和墨龍王召,都參與了這場豪博。」

양진이 말했다.

"낙천봉은 나한테 한 가지 소식을 알려주었는데 사봉방에서 오늘 밤 한바탕 큰 도박판이 있는데 강호랑자 구양준과 묵룡 왕소도 그 도박판에 참여한다는군."

岳秀點點頭,道:「這件事大概不會錯了,我也聽到了消息。」

악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들은 소식이니 그건 아마 틀릴 리가 없습니다."

楊晉道:「老弟,你真是有點神通,你既未常在江湖上走動,也沒有屬下部眾,如何能有這樣靈通的消息呢?」

양진이 말했다.

"노제, 자네는 정말 신통허이. 자네는 늘 강호를 다니지도 않고, 속하들이 많지도 않은데 어떻게 이렇게 소식이 영통(靈通)할 수 있는가?"

岳秀微微一笑,道:「人性有貪饞的一面,那就夠我利用了。」

악수가 미소짓더니 말했다.

"탐욕적인 인성의(人性) 한 면을 제가 이용했지요."

楊晉沉吟了一陣,道:「老弟,用錢買消息了。」

양진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노제, 돈을 써서 소식을 샀구먼."

岳秀笑一笑,道:「是!在下離開鏢局時,舅父給了我一筆可觀的錢,而且,告訴我化錢的方法,說破了,在下是借重舅父的江湖經驗,不過,這中還有一點原因。」

악수가 웃고는 말했다.

"예! 제가 표국을 떠날 때 외숙부께서 저한테 상당한 돈을 주셨지요. 게다가 돈을 쓰는 방법도 입이 아플 정도로 일러주셨습니다. 저는 외숙부의 강호경험 덕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또 원인이 있습니다."

楊晉道:「老弟,你說說看,還有什麼原因?」

양진이 말했다.

"노제, 말해보게. 또 무슨 원인이 있는가?"

岳秀道:「我籍籍無名,不會引人注意,行動間方便不少。」

악수가 말했다.

"저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남들의 주의를 끌지 않아서 행동에 적잖이 편리하지요."

楊晉道:「說的也是,人的名兒,樹的影兒,樹大招風,盛名累人,一個人盛名太著了,行事自然不便。」

양진이 말했다.

"맞는 말일세. 사람의 명성은 나무의 그림자와 같지. 나무가 크면 바람을 불러오고 명성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 법이니 한 사람의 명성이 너무 두드러지면 행동이 자연 불편하지."

岳秀微微一笑,道:「楊大人對四鳳舫今夜中一場豪賭,有什麼看法?」

악수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양대인께서는 사봉방의 오늘 밤 도박판에 대해 어떤 견해가 있으신지요?"

楊晉道:「我準備去瞧瞧,這場豪賭也許和王府血案扯不上什麼關係,但我要去瞧瞧他們鬧的什麼把戲。」

양진이 말했다.

"나는 한번 가볼 참이네. 이 도박판은 아마도 왕부의 살인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지는 않을걸세. 하지만 나는 그들이 무슨 농간을 부리는지 가서 한번 보아야겠네."

岳秀道:「大人如是這樣去,只怕未至四鳳舫,所有的賭徒,都已經散了伙。」

악수가 말했다.

"대인께서 만일 이렇게 가시면 사봉방에 도착하기 전에 모든 노름꾼들은 모두 이미 흩어질 겁니다."

楊晉笑道:「老弟,這個我明白,我會安排一下。」

양진이 말했다.

"노제, 그건 내가 잘 아네. 나는 안배를 할 걸세."

岳秀站起身子,道:「在下也會去瞧瞧,咱們四鳳舫見,大人是經過大風大浪的人,但一代名捕的稱號太著,使大人忽略了一件事情。」

악수는 몸을 일으켜세우더니 말했다.

"저도 한번 가보겠습니다. 우리 사봉방에서 만나시지요. 대인께서는 크나큰 풍랑을 겪으신 분이지만 일대 명포두의 칭호가 너무 두드러져 대인으로 하여금 한 가지를 소홀하게 했군요."

楊晉道:「老弟,不要客氣,什麼事,你儘管說在當面,我是洗耳恭聽。」

양진이 말했다.

"노제, 예의차리지 말게. 무슨 일인지 자네는 얼마든지 이 자리에서 말하게. 나는 귀를 씻고 듣겠네."

岳秀道:「一件事,如著想使它十分機密,不為人知,最好的辦法,就是別讓人知道,所謂法不傳六耳。」

악수가 말했다.

"기밀을 남들이 알지 못하게 하고 싶으면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이 알게끔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소위 제 삼자가 모르게 한다는 것이지요."

楊晉一抱拳,道:「多承指教。」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가르침을 받았네."

岳秀一拱手,告辭而去。天色一黑,楊晉就改換了一身裝束,臉上也經過了一番化妝,暗帶了兵刃,直趨四鳳舫。

악수는 공수하더니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 날이 어두워지자 양진은 일신의 옷차림새를 바꾸었고 얼굴에도 화장을 거쳤다. 몰래 병기를 휴대한 채 그대로 사봉방으로 갔다.

這時,夜幕初展,秦淮河畔,十餘艘畫舫上燈火點燃,數十盞各色走馬燈,幻起了一片醉人的夜景。楊晉招招手,叫來了一艘小舟,行近四鳳舫。

이때는 밤의 장막이 펼쳐지기 시작하여 진회하(秦淮河) 강변에는 십여 척의 놀잇배에 등화가 켜졌고 수십 잔의 각양각색의 마등(馬燈:바람막이 등)이 멋들어진 야경을 만들어 내어 사람을 취하게 하였다. 양진은 손짓하여 한 척의 작은 배를 오게 하여 사봉방 가까이 갔다.

他為了故示大方,一出手,給舟子五兩紋銀。數丈距離,得五兩銀子價錢,那是大手筆,舟子連聲稱謝中,楊晉卻登上木梯。兩個年輕體壯的小伏子,攔在樓梯口處,四道目光在楊晉身上打量。

그는 일부러 인색하지 않음을 보이기 위해 한 번에 다섯 냥의 문은(紋銀)을 뱃사공에게 주었다. 수 장 거리의 배삯으로 다섯 냥의 은자는 큰 씀씀이였다. 뱃사공은 연신 고마워했고 양진은 나무 사다리를 올랐다. 두 명의 젊고 체격이 건장한 머슴들이 계단 입구를 막고 있었다. 네 줄기 시선이 양진을 훑어보았다.

大約是兩個人沒有瞧到暗記,一橫身,攔住了去路,道:「這位大爺,今個來的不巧的很。」

아마 두 사람은 비밀 기호를 보지 못한 듯 가는 길을  막고는 말했다.

"나으리, 오늘은 아주 안좋은 때에 오셨구려."

楊晉想到上一次,自己以應天府總捕頭的身份,來到四鳳舫時,龜頭們那份巴結,此刻所遭的冷眼,不禁心頭有氣,冷笑一聲,道:「怎的不巧了,難道逛窯子還得陰陽先生看個日子不成?」

지난 번에 자신이 응천부 총포두의 신분으로 사봉방에 왔을 때는 구노(龜老:기원에서 심부름하는 자)들이 아첨했는데 지금은 냉대를 당하자 양진은 마음 속에 화가 나는 것을 금할 수 없어 냉소하고는 말했다.

"어찌 좋지 않다는 것인가? 설마 기녀들이 음양선생(陰陽先生:지관,풍수쟁이)에게 길일이라도 받았는가?"

兩個大漢臉色一變,左首大漢冷冷說道:「四鳳舫不是一般的花舟,你閣下想真刀真槍的找窯子,最好是換一家去。」

두 명의 대한은 낯빛이 일변했다. 왼쪽 대한이 냉랭하게 말했다.

"사봉방은 일반적인 화주(花舟)가 아니오. 귀하 당신이 진짜 기녀를 찾고 싶다면 딴 데로 가는 것이 가장 좋소."

楊晉心中一動,道:「怎麼?四鳳舫不留客人?」

양진은 마음이 동하여  말했다.

"뭐라? 사봉방은 손님을 받지 않는가?"

左首大漢道:「留客人,但要看看那客人什麼身份。」

왼쪽 대한이 말했다.

"손님을 받지만 그 손님이 어떤 신분인가에 달렸소."

楊晉笑一笑,道:「嫖客嘛?有銀子就行,難道還要家世清白不成?」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기녀를 사는 손님이 은자가 있으면 되지 설마 청백한 가문이어야 한다는 말인가?"

左首大漢道:「話是不錯,但四鳳舫有些不同。」

왼쪽 대한이 말했다.

"말은 틀리지 않소만 사봉방은 좀 다르오."

楊晉道:「嗯!四鳳舫的姑娘漂亮一些,但還不是小窯姐罷了,難道是名門閨秀不成?再說,開飯店的不怕肚子大,只要有銀子,……」

양진이 말했다.

"음! 사봉방의 낭자가 예쁘지만 어린 기녀일 뿐이지 않은가? 설마 명문규수란 말인가? 다시 말해 장사하는 반점은 손님에게 은자가 있기만 하다면 얼마를 먹든 걱정하지 않는다네..."

左首大漢接道:「你閣下口口聲聲說有錢,但錢也有買不到的東西,四鳳舫見過了幾個有錢的主兒,你老兄請到別處去吧!」

왼쪽 대한이 대꾸했다.

"귀하 당신은 말끝마다 돈이 있다고 하는데 돈으로 사지 못하는 것도 있소. 사봉방은  몇 명의 돈 꽤나 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소. 노형 당신은 다른 곳으로 가시오!"

楊晉心中暗道:平日裡行經之處,受盡了奉承、禮遇,想不到一旦放下總捕頭這塊招牌,嫖窯子也會有這多的麻煩,辦完了王府血案,非得整整秦淮河畔這些畫舫不可。

양진이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평상시 거쳐가는 곳은 극진한 섬김과 예우를 받았는데 일단 총포두의 간판을 내려놓자 기생집도 이렇게나 성가시구나. 왕부의 살인사건을 다 처리하고 나면 온 진회하 강변의 놀잇배들을 정리하지 않으면 안되겠군.'

心中念轉,口中卻說道:「這真是天下奇聞,開窯子的還有不要銀子的,兩位如是想弄點好處,更不用這麼發狠,開個價錢出來就是。」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기원을 열고도 또 은자가 필요치 않다니 이건 정말 천하에 진기한 이야기로군. 두 분이 뒷돈을 좀 바란다면 이렇게 노발대발할 필요 없이 가격을 부르면 그만이오."

左首大漢心中已有些著火,冷冷說道:「小老頭子,有錢到別處去花,也是一樣,咱們四鳳舫不賺你這幾個錢,別再窮磨菇了,早些請便吧!」

왼쪽 대한은 심중으로 이미 화가 나서 냉랭하게 말했다.

"늙은 양반, 돈이 있으니 다른 곳으로 가서 써도 매 한 가지요. 우리 사봉방은 당신의 그 돈은 벌지 않겠소. 

原來,楊晉改裝易容,把自己打扮成一個五十三四的老頭子,想到年老多金,正是花舫中歡迎的客人才是,想不到的是,竟有些弄巧成拙。想一想自己也覺得好笑。堂堂應天府的總捕頭,拿錢買氣受,竟然連花舟也上不去。

원래 양진은 변장하고 역용하여 자신을 오십서넛 된 늙은이로 분장했다. 늙고 돈이 많으면 화방(花舫)에서 환영하는 손님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잘할려고 하다 망쳐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花舫 = 花舟인 듯) 그런 생각을 하자 자신도 우습다고 느꼈다. 당당한 응천부의 총포두가 돈은 돈대로 쓰며 수모만 받으며 화주(花舟)조차 오르지 못하는 것이다.

但四鳳舫非上不可,又不能放手大鬧,只好低聲下氣,說道:「兩位兄台幫個忙,在下是久聞四鳳舫的艷名,特來相訪……」

사봉방에 오르지 않으면 안되었고 또 커다란 소란거리를 내버려둘 수가 없어 흥분을 가라앉히고는 나직이 말했다.

"두 분 형장은 한번 도와주시오. 나는 오랫동안 사봉방의 아리따운 이름을 들어왔기에 특별히 찾아왔소만..."

左首大漢接道:「那麼你明天來吧!今晚上咱們四鳳舫被人包下來了。」

왼쪽 대한이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내일 오시오! 오늘 밤 우리 사봉방은 손님이 세를 내었소."

楊晉探手從懷中摸出一錠銀子,道:「在下明天就要離開金陵,這一去,說不定要一兩年才能回來,兩位行個方便,這點意思,給兩位買杯水酒吃。」

양진이 손을 더듬어 품 속에서 은자를 꺼내어 말했다.

"나는 내일 금릉을 떠나야 하네. 이번에 가면 아마도 일이 년이 되어야 돌아올 수 있을 테니 두 분은 한번 편의를 봐주시게. 이건 두 분이 수주라도 사서 마시게."

左首大漢望望楊晉手中的銀錠子,足足有十兩之重,不禁有些心動,沉吟了一陣,搖搖頭,道:「你老兄還是別處去吧!錯開今晚上,你那一天來都行。」

왼쪽 대한이 양진 수중의 은자를 보니 족히 열 냥은 되는지라 마음이 동함을 금할 수 없어 한동안 침음하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노형 당신은 다른 곳으로 가시오!  오늘 밤을 피해서 다른 날에 오면 괜찮소."

楊晉心中暗道:看來,他們是早有計劃了,口中卻說道:「兩位不能行個方便麼?」

양진은 속으로 '보아하니 그들에게는 벌써 계획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입으로는 말했다.

"두 분은 편의를 봐줄 수 없는가?"

左首大漢已然大感不耐,冷哼一聲,道:「你這老小子,好生囉囌,告訴你不行就是不行,還不快些走麼?」

왼쪽 대한이 못참겠다는 듯 차갑게 흥, 하고는 말했다.

"늙은이야, ? 안된다면 안돼. 썩 꺼지지 않겠느냐?"

楊晉有些計窮了,想不到一代名捕,竟被四鳳舫中兩個龜奴給難住。

양진은 계책이 다했다. 일대 명포두가 사봉방의 두 구노들에게 곤경에 처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呆了一陣,又從懷中摸出一錠銀子,遞了過去,道:「兩位無論如何請幫個忙吧……小老兒久聞四鳳姑娘的艷名,就算不能一親芳澤,但願能瞧她們兩眼也行。」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또 품 속에서 한 덩이 은자를 꺼내어 건네주며 말했다.

"두 분은 어찌되었든 간에 한번 도와주시오... 늙은이는 사봉낭자의 염명을 들은 지 오래요. 설령 아리따운 용모를 가까이 둘 수 없더라도 그녀들을 두 눈으로 보기만 해도 좋소."

右首大漢低聲道:「老大,看在銀子的份上,叫他上來吧!」

오른쪽 대한이 나직이 말했다.

"노대, 은자를 봐서 그를 올려보내시지요!"

左首大漢接過銀子,道:「你上船可以,但是不能進入艙內,站在窗口瞧兩眼,就得下去。」

왼쪽 대한이 은자를 건네받고 말했다.

"당신은 올라가도 좋소. 하지만 선창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소. 창문에 서서 보고 내려가시오."

楊晉心中暗道:先混上船去再說。

양진이 속으로 생각했다.

'우선 배에 잠입하고 보자.'

口中卻連連應道:「成!兩位怎麼安排,小老兒就怎麼遵從。」

입으로는 연실 대답했다.

"좋아! 두 분이 어떻게 안배하든 늙은이가 따르겠네."

左首大漢分了一錠銀子給右首大漢,低聲道:「老三,帶他到後面艙房中,交給老二看著,等一會叫老二帶他到大艙窗口瞧瞧四鳳姑娘,送他下船,別讓他亂跑。」

왼쪽 대한이 은자를 오른쪽 대한에게 나누어 주며 나직이 말했다.

"노삼, 그를 데리고 후창(後艙)으로 가서 노이에게 넘겨주거라. 노이가 그를 데리고 대창 창문에서 사봉낭자를 한번 보여주고나면 그를 하선시켜서 얼씬거리지 않게 해라."

所謂後艙,就是船尾所在,這裡燈光黝暗,那老二也是一個膀闊腰圓的大漢,坐在船尾,似乎在擔任守望。右首大漢應了一聲,帶楊晉轉到後艙交給了另一個大漢。楊晉一路行過來,發覺這四鳳舫上有著很森嚴的戒備,除了船頭,船尾之外,連畫舫中間,也有人守望。

후창이라는 것은 선미에 있었다. 그 안은 등불이 침침했다. 그 노이도 어깨가 넓고 허리가 굵은 대한이었다. 선미에 앉아서 망보는 일을 맡은 듯 했다. 오른쪽 대한은 대답하고는 양진을 데리고 후창으로 가서 다른 한 명의 대한에게 넘겼다. 양진은 오는 길에 이 사방봉 위에는 아주 삼엄한 경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뱃머리와 선미를 말고도 놀잇배의 중간까지도 지키고 망보는 사람이 있었다.

守在船尾的老二,為人似乎厚道一些,回頭打量了楊晉一眼,搖搖頭,道:「老兄,你今年貴庚啊?」

선미를 지키고 있던 노이는 좀 후덕한 사람이었던지 고개를 돌려 양진을 한번 훑어보고는 고개를 젓더니 말했다.

"노형, 당신의 올해 연세는 어떻게 되시오?"

楊晉化妝的老一些,笑笑道:「再過一年就六十啦!」

좀 늙어보이게 분장한 양진은 웃으며 말했다.

"일 년 지나면 육십일세!"

老二道:「唉!你老兄這年紀,還跑的什麼風月場啊?俗語說的好,少不進賭場,老不入花叢,你老兄這把年紀,走馬章台,那不是找罪受麼?」

노이가 말했다.

"후! 노형의 그 나이에 아직도 기원을 들락거리시오? 속담에 젊어서는 노름판에 끼지 않고 늙어서는 꽃밭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소. 노형 나이에 기원을 다니면 사서 고생하는 것이 아니겠소?"

楊晉心中一動,暗想,這傢伙心地渾厚一些,也許可從他的口中問出一些情由,當下嘆口氣,道:「兄弟說的是,但小老兒久聞四鳳姑娘的艷名、殊色,到了金陵城來,如不來四鳳舫中瞧瞧,豈不是空入寶山而回。」

양진은 마음이 동하여 속으로 생각했다.

'이녀석은 심지가 혼후(渾厚)하니 어쩌면 그의 입에서 내막을 캐낼 수 있겠군.'

즉시 한숨을 쉬며 말했다.

"형제 말이 맞네. 하지만 늙은이는 오랫동안 사봉낭자의 염명과 미모를 들어왔네. 금릉에 와서 사봉방을 한번 와보지 않는다면 절호의 기회를 헛되이 버리는 것이 어찌 아니겠나?"

老二搖搖頭,道:「老兄,你做什麼營生?」

노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노형, 당신은 어떤 장사를 하시오?"

楊晉道:「販米販布,什麼都幹。」

양진이 말했다.

"쌀도 팔고 천도 팔고 무엇이든 한다네."

老二道:「賺錢很多吧?」

노이가 말했다.

"돈을 아주 많이 벌었겠구려?"

楊晉道:「一年賺它三五百兩。」

양진이 말했다.

"일 년에 삼오백 냥은 벌지."

老二道:「生意不錯,偶爾涉足花叢,也還算有點底子,不過,四鳳舫這地方不是你呆的。」

노이가 말했다.

"장사가 나쁘지 않군. 때때로 꽃밭에 발을 들여놓을 만한 밑천이 좀 있구려. 그러나 이곳 사봉방은 당신이 머물 데가 아니오."

楊晉道:「為什麼了?」

양진이 말했다.

"무엇 때문인가?"

老二道:「四位鳳姑娘誠然標緻,也因身色藝俱佳,四鳳舫才艷名遠播,你老兄這份生意說大不大,說小不小,但在四鳳舫來說,那是上不得檯面的客人,老實說,來四鳳舫的客人,都是有頭有臉的人,有錢有勢,一晚上花上百兒八十兩銀子,不算回事,你老兄這年紀,這家當,老實說,玩不起四鳳舫這等所在,聽上勸吃飽飯,我說的都是金玉良言,你老兄跑跑別的地方吧!」

노이가 말했다.

"네 분 봉낭자가 실로 아름답고 색(色), 예(藝)를 고루 갖추었기에 사봉방의 염명이 멀리 퍼진 것이오. 노형 당신의 장사가 잘 되든 잘 안되든 사봉방에는 오를 수 없는 손님이오. 솔직히 말해 사봉방에 오는 손님은 모두 명망이 있는 사람이라 돈도 권세도 있어 하룻밤에 백 냥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쓴다오. 노형의 그 나이에 그런 재산은 솔직히 말해 사봉방과 같은 이런 곳에서 놀 수 없소. 내 말은 모두 금옥 같은 말이니 내 말을 들으시오. 노형 당신은 다른 곳으로 가보시오!"

楊晉道:「小老兒偶爾來一次,花上個百兒八十兩銀子,也不在乎。」

양진이 말했다.

"늙은이가 이따금 와서 백 냥쯤 써더라도 마음에 두지 않네."

老二嘆口氣道:「怎麼?你老哥,可是覺得花上個百來兩銀子,就能稱心如願了,告訴你邊也沾不上啊!」

노이는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뭐요? 노형은 아무래도 백 냥 정도의 은자를 들이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여기는구려. 당신에게 알려주겠는데 가장자리도 적시지 못하오!"

楊晉道:「那!那得多少銀子啊?」

양진이 말했다.

"그, 그러면 은자가 얼마가 있어야 하는가?"

老二道:「四鳳舫的姑娘們,都很出色,百兩紋銀,可能碰碰別的姑娘,你老兄如是真要想化錢受氣,等一會兒我就幫你個忙,替你給二娘說點好話,選一個姑娘給你!」

노이가 말했다.

"사봉방의 낭자들은 모두 특출나다오. 백 냥의 문은(紋銀)이라면 다른 낭자들은 넌지지 떠볼 수 있소. 노형 당신이 정말로 돈은 돈대로 쓰고 놀림을 받고 싶다면 내가 당신을 도와주겠소. 이낭자에게 잘 말해서 한 명의 낭자를 당신에게 골라주도록 하겠소."

楊晉接道:「可是四鳳之一?」

양진이 말했다.

"사봉의 한 명인가?"

老二輕輕咳了一聲,道:「你是吃了燈草灰啦,說話輕飄飄的,四位鳳姑娘,也是你這等客人玩的麼?別說百來兩紋銀,就是用你一年賺來的家當,也是難親芳澤,老兄啊!你死這條心吧……」

노이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당신은 말을 쉽게 내뱉는구려. 네 분 낭자들이 당신같은 이런 손님도 데리고 놀 수 있는 사람이겠소? 백 냥 정도의 문은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신이 일 년간 번 재산으로도 그녀들을 옆에 앉히기 어렵소. 노형! 단념히시오..."

楊晉心中又是一動,說道:「怎麼聽老兄口氣,四位鳳姑娘的身價很高了。」

양진은 마음이 또 동하여 말했다.

"노형의 말을 듣자니 네 봉낭자의 몸값은 아주 높구먼."

老二道:「高!高的你這輩子是寡婦死兒子,沒有想頭啦!四位鳳姑娘才貌雙絕是不錯,但她們是天鵝,你老兄這副癩蛤蟆的德行,只怕求遠吃不到天鵝肉。」

노이가 말했다.

"높소! 당신이 현생에서는 생각지도 못할 만큼 높소. 네 분 봉낭자는 재색(才色)이 모두 뛰어나오. 그녀들은 백조고 노형 당신의 이런 두꺼비 같은 꼬락서니는 백조의 고기를 영원히 먹지 못할 것 같구료."

楊晉道:「我說老兄啊!你如是誠心幫忙,那就指我一條明路,四位鳳姑娘究竟是賣不賣,多少銀子,才能使她們滅髠留客?」

양진이 말했다.

"내 노형에게 말하겠네! 자네가 만일 성심껏 도와주어 나한테 한 가닥 밝은 길을 가르쳐 주시게. 네 분 봉낭자는 도대체 살 수 있는지 없는지, 얼마나 많은 은자가 있어야 그녀들이 손님을 받게 할 수 있는가?"

老二冷冷說道:「你既不聽勸,我也懶得費口舌,你做你的春秋大夢吧!」

노이가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이 권하는 말을 듣지 않으니 나도 여러 말 하기 싫소. 당신은 당신의 허황된 꿈대로 하시오!"

楊晉心中暗道:如是我再接著強問下去,只怕要惹來一番爭執,當下閉口不再多言。一面卻暗中運足目力,四下探著。足足看了一個更次之久,才見一艘小舟,馳近四鳳舫。

양진이 속으로 생각했다.

'만일 내가 계속 억지로 캐묻는다면 언쟁을 초래할 것 같구나.'

즉시 입을 닫고 더이상 말을 하지 않는 한편 암중으로 목력을 돋구어 주위를 살폈다. 족히 한 시진이 되어서야 비로소 한 척의 작은 배가 사봉방에 가까이 다가왔다.

楊晉伸手摸出了一塊銀子,遞給那稱為老二的大漢,道:「這些客人,怎的來這麼晚,為什麼我卻等這麼久。」

양진이 손을 뻗어 한 덩이 은자를 꺼내더니 노이라고 불리는 대한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들 손님은 어째서 이렇게 늦게 왔고 나는 왜 이토록 오래 기다리는 것이오?"

老二收了銀子,口氣也緩和了很多,但說話卻十分低微,道:「今晚上,四鳳舫早被客人包了,定然是老大,老三收了你的好處,才把你放上來受罪。」

노이는 은자를 거두고나자 말투도 많이 온화해졌다. 말했다. 하지만 목소리는 매우 작았다.

"오늘 밤 사봉방은 벌써 손님이 세를 내었소. 노대, 노삼은 틀림없이 뒷돈을 받고서야 당신을 배에 오르게 해서 고생을 시키는 거요."

楊晉道:「來的都是些什麼人?」

양진이 말했다.

"온 사람은 누구요?"

老二沉吟了一陣,道:「這個,我也不知道,大概來的人,很有點頭腦,今夜四鳳舫八面有人守望,不許閒雜人等接近。」

노이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건 나도 알지 못하오. 아마 온 사람은 수뇌일 거요. 오늘 밤 사봉방 주위에는 망을 보며 지키는 사람이 있어 아무나 접근을 못한다오."

楊晉點點頭道:「這麼說來,我來的是真不巧了。」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 안좋을 때에 왔군."

老二道:「怎麼?我們老三沒有告訴你?」

노이가 말했다.

"뭐라고? 우리 노삼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았소?"

楊晉道:「說是說過了,但在下有些不信,所以,花錢上來瞧瞧。」

양진이 말했다.

"말은 했지만 나는 믿지 않았소. 그래서 돈을 들여서 한번 보러 왔소."

老二道:「這就叫花錢買罪受,我瞧你老兄不錯,血汗錢賺的不易,還是早死了這條心好,拼上你的家當,也未必能把四位鳳姑娘勾上手?」

노이가 말했다.

"이것을 두고 돈은 돈대로 들이고 수모는 수모대로 받는다고 하는 거요. 내가 보니 노형은 틀림없이 피땀 흘려가며 어렵게 돈을 벌었소. 일찌감치 단념하는 것이 좋소. 필사적으로 부풀린 당신의 재산도 반드시 사봉낭자를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오."

楊晉道:「為什麼?四鳳雖有艷名,但說上天,它也是一個班子啊?」

양진이 말했다.

"무엇 때문인가? 사봉이 비록 염명은 있지만 그들도 일개 조직이 아니오?" (班子가 영 어색,,,)

老二道:「你這人是吃了迷心灰麼?班子和班子不同,人和人也不一樣,武大郎玩夜貓子,什麼人玩什麼鳥。」

노이가 말했다.

"정신 나갔소?  조직도 조직 나름이고, 사람과 사람도 매 한 가지가 아니오. 무대(武大:수호전의 무송의 형)나 올빼미를 데리고 놀지 누가 새를 갖고 놀겠소." (에이 뭔 소린지...)

這時,又有一艘小船馳來,靠近了四鳳舫。楊晉不再多言,暗中留神查看。

이때 또 한 척의 작은 배가 달려와 사봉방에 접근했다. 양진은 더 여러 말 않고 암중으로 주의를 집중하여 살펴보았다.

老二低聲說道:「老三告訴我,你只要瞧瞧鳳姑娘就走?」

노이가 나직이 말했다.

"당신은 봉낭자를 보기만 하고 떠날 거라고 노삼이 나한테 말하던데?"

楊晉道:「是!」

양진이 말했다.

"그렇네!"

老二道:「你先躲到後艙去,等一會,我會招呼你出來。」

노이가 말했다.

"내가 나오라고 부를테니 당신은 우선 후창(後艙)으로 가서 좀 숨어 있으시오."

楊晉笑一笑,躲入後艙。但他很快的出來,提氣輕行,直奔大艙。這時,正有幾位客人,步行入艙,楊晉混入行列,進入艙中。

양진이 웃더니 후창으로 숨어들었다. 하지만 그는 아주 빨리 나왔다. 진기를 끌어올려 걸음을 가볍게 해서 그대로 대창(大艙)으로 달려갔다. 이때 마침 몇 명의 손님이 대창으로 들어가기에 양진은 행렬에 섞여 창 안으로 들어갔다.

大艙內和艙外,簡直是兩個世界。艙內早經佈置,酒菜都擺在靠艙邊處,流水席,誰高興誰就去吃。艙中間,卻擺了一張長形桌子,鋪著雪白單子,兩廂排滿了木椅。

대창 안과 밖은 그야말로 두 개의 세계였다. 대창 안은 벌써 주위에 놓인 유수석(流水席:아무 손님이나 와서 먹는 자리)에 누구든 내키면 가서 먹을 수 있는 술과 요리가 차려져 있었다. 창 가운데는 한 개의 길다란 탁자가 놓여졌고 눈같이 흰 탁자보가 깔려있으며 양측으로는 나무의자가 가득 배열되어 있었다.

楊晉目光一轉,發覺艙中到了五個客人,江湖浪子歐陽俊,墨龍王召,和一個身著青綢子長衫,留著及胸長髯的中年人,另一個全身黑衣,四十多歲,手提藥箱子的郎中,但最使楊晉驚訝的譚家寨的二公子譚雲,竟然也在場中。

양진이 시선을 돌리니 창 안에 다섯 손님이 와있음을 발견했는데, 강호랑자 구양준, 묵룡 왕소와 한 명의 푸른 비단 장삼을 입고 가슴까지 긴 수염을 기른 중년인 한 명, 다른 한 명은 전신에 흑의를 입고 사십이 넘은 나이였는데 손에는 약상자를 든 의원이었다. 하지만 양진을 가장 경악케 한 것은 놀랍게도 담가채의 이공자 담운도 장중(場中)에 있다는 점이었다.

楊晉這番易容,用了不少工夫,江湖浪子歐陽俊和譚雲等都未瞧出楊晉的身份。這不是楊晉的易容術高明到瞞過了這幾個武林高手的眼睛,而是這船艙中有一股冷肅的氣勢,使得這些人,都沒有心情留神分辨來人的身份?

양진은 이번 역용에 적잖은 시간을 썼기에 강호랑자 구양준과 담운 등은 모두 양진의 신분을 알아채지 못했다. 이것은 양진의 역용술이 고명하여 몇몇 무림고수들의 눈을 속여넘긴 것이 아니라 이 선창 안의 한 줄기 싸늘한 분위기가 이들로 하여금 들어 온 사람의 신분을 주의깊게 분별할 기분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楊晉心中有些奇怪,想不到這是怎麼回事,在場的五個人,他有兩個不認識。看起來這五人相互之間,也並未有著明顯的敵意。

양진은 어찌된 일인지 미처 생각지 못해 심중으로 좀 기괴했다. 장중에 다섯 사람이 있는데 두 명은 그가 알지 못했다. 이 다섯 사람은 서로 간에 결코 명확하게 적의를 가지지는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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