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읽어보는 武俠
第三回 鼓樓魔影(고루마영) 본문
第三回 鼓樓魔影(고루에 깃든 마의 그림자)
岳秀道:「回舅父,小甥回答的很真實。」
악수가 말했다.
"외숙부님, 조카는 아주 진실되게 대답하였습다."
楊晉微微一笑,道:「方兄,不要錯怪了岳世兄。」
양진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방형, 악세형을 잘못 나무라지 마시오."
方一舟道:「大人,小甥不知官場中事,如有開罪楊兄之處,還望楊兄擔待一二?」
방일주가 말했다.
"대인, 조카는 관부의 일을 알지 못합니다. 양형께 죄를 지은 것이 있다면 관대히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楊晉道:「方兄,把話越講越遠了,兄弟正想求方兄和岳世兄答允一件事?」
양진이 말했다.
"방형, 말이 갈수록 엉뚱한 데로 빠지는구려. 형제는 방형과 악세형에게 한 가지 승낙해주기를 부탁하고 싶소만?"
方一舟微微一呆,道:「什麼事?」
방일주가 약간 멍해져서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楊晉道:「兄弟受命破案之限,時日很短,雖然有很多江湖上的朋友們,給我幫忙,但此案牽制太大,又是一件辣手的無頭血案,岳世兄博學多才,如能助我一臂之力,楊某人受益非淺。」
양진이 말했다.
"형제는 사건해결의 기한을 명받았는데 시일이 아주 짧소. 비록 많은 강호 친구들이 나를 도와주지만 이 사건은 너무도 크게 연루되어 있으며, 또한 전혀 단서가 없어 손쓰기 어려운 살인사건이오. 악세형이 박학다재(博學多才)하니 나를 도와 한 팔의 힘이 되어준다면 양모는 이득이 적지 않을 것이오."
說完話,肅然抱拳一揖。
말을 마치더니 숙연하게 포권하여 읍을 했다.
方一舟急還了一禮,道:「大人,這個不能吧!年輕人少不更事,如何能辦得這等大事。」
방일주가 급히 답례하며 말했다.
"대인, 그건 불가능합니다! 어려서 세상물정을 모르는데 어떻게 이렇게 큰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楊晉呵哈一笑,道:「方兄,江湖上,叫兄弟神眼,豈是人白叫的,如是若沒有看錯,岳世兄是一位文武兼具,深藏不露的高人,這件事,還望方兄多多玉成。」
양진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방형, 강호에서 형제를 신안(神眼)이라 부르는데 어찌 헛되이 부르는 것이겠소? 잘못 보지 않았다면 악세형은 문무를 겸했으면서도 깊이 감추어 드러내지 않는 고인이오. 이 일은 방형이 성사시켜주시기를 바라오."
他領教了岳秀的詞鋒,機智,見風轉舵,話套兒扣在了方一舟的身上。
그는 악수의 예리한 말재주와 기지(機智), 임기응변을 겪어보고 방일주에게 말로 올가미를 씌워버렸다.
岳秀是初生之犢不怕虎,老江湖方一舟確是深悉這公門的利害,應天府的總捕頭,歪歪嘴角兒,隨便按你個罪名,就要傾家蕩產,何況,這時刻正在鋒頭上,辦著王爺寵妃被殺的大血案。
악수는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이고, 노강호인 방일주는 확실히 관부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었다. 응천부의 총포두가 삐딱하게 입을 놀려서 멋대로 죄명을 덧붙이면 가산을 탕진해야 한다. 하물며 이 시각 한창 고비에 있어 왕야가 총애하던 비가 피살된 살인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楊晉的話,已說的很明顯,已無轉還的餘地,但方一舟卻不願初到金陵的外甥兒,牽入公門是非,那對他鏢局子影響很大,因此,想了一句推托的話,道:「大人,你不怕看錯了麼?」
양진의 말은 이미 아주 명확하여 되돌릴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방일주는 금릉에 처음 온 조카가 공문(=관계)의 시비에 연루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것은 그의 표국에도 영향이 아주 컸다. 그 때문에 한 마디 핑계거리를 생각하고는 말했다.
"대인, 당신이 잘못 보신 것이 아닙니까?"
楊晉笑一笑,道:「方兄,如是兄弟看走了眼,那算兄弟無能。」
양진이 웃고는 말했다.
"방형, 만일 형제가 잘못 보았다면 그건 형제가 무능한 셈이오."
話擠話,擠得方一舟沒了主意,轉頭望著岳秀,道:「秀兒,楊大人這麼推重你,我這作舅舅的,卻也是沒話說了,你量力而為吧!」
"수아야, 양대인께서 이렇게 너를 중시하시니 외삼촌인 나도 할 말이 없구나. 네 역량을 헤아려보고 하거라!"
語聲中,仍然留著餘地,要岳秀自作主意。
말 속에는 여전히 악수가 결정하여야 한다는 여지가 남겨져 있었다.
微微沉思了一陣,岳秀才緩緩說道:「舅父,看來秀兒是非得答應了。」
한동안 생각에 잠겼던 악수가 그제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외숙부님, 보아하니 수아는 승낙하지 않을 수 없군요."
話說的很含蓄,但也點在了骨節眼上。
말은 매우 함축적이었지만 핵심을 찌른 것이기도 했다.
楊晉哈哈一笑,道:「岳兄弟幫忙。」
양진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악형제, 도와주시게."
話聲間,十分誠懇。
몹시 간절한 말과 목소리였다.
岳秀目光轉注在楊晉的身上,道:「大人,岳秀可以略效微勞,不過,有幾件事,先得和大人談妥。」
악수가 시선을 양진에게로 돌리더니 말했다.
"대인, 악수가 미력한 힘이나마 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조건이 있으니 먼저 대인과 적절히 이야기해두어야 합니다."
楊晉道:「行,你說。」
양진이 말했다.
"좋지. 말하게."
岳秀道:「先父宦途歸隱,遠離故居,林泉埋名,詩書自娛,岳秀幼承父教,無意功名,因此,我只能助你楊老前輩,除你之外,不再和公門中人來往。」
악수가 말했다.
"선부께서는 관계에서 물러나시어 옛집에서 멀리 떠나 심산에 이름을 묻으시고 시서(詩書)를 즐기셨지요. 악수는 어려서부터 아버님의 가르침을 받아 공명(功名)에 뜻이 없습니다. 그 때문에 저는 양노선배님을 돕기만 할 뿐이고 당신 이외에는 공문의 사람과 왕래하지 않겠습니다."
楊晉道:「成!還有麼?」
양진이 말했다.
"좋네! 또 있는가?"
岳秀道:「晚輩如能幸有所得,名不居功,楊大人不能把我牽了出去。」
악수가 말했다.
"만일 후배에게 다행히 소득이 있다면 공을 자처하지 않을테니 양대인께서는 저를 내세우시면 안됩니다."
楊晉道:「大俠風度,高士胸懷,楊某人不敢勉強。」
양진이 말했다.
"대협의 풍도이며 고상한 뜻이니 양모는 감히 억지로 강요하지 못하네."
岳秀道:「我不願使此事牽扯上舅父鏢局,晚輩即刻遷離此地,單居一處客棧,為了行事方便,大人最好少和在下見面。」
악수가 말했다.
"저는 이 일로 인해 외숙부님의 표국이 연루되기를 원치 않습니다. 후배는 즉시 이곳을 떠나 홀로 어느 객잔에 묵겠습니다. 일하기 편하도록 대인께서는 저와 최대한 적게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楊晉道:「這個,如若是楊晉有事領教呢?」
양진이 말했다.
"만약 양진이 가르침을 받을 있이 있다면?"
岳秀點點頭道:「晚輩自會選擇適當時機,和大人會晤。」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후배가 적당한 시기를 선택하여 대인을 만나뵙겠습니다."
楊晉道:「好!咱們一言為定,楊某人打擾很久,我這就告辭了。」
양진이 말했다.
"좋네! 우리 그렇게 하기로 하세. 양모가 오랫동안 방해했군. 나는 이만 가보겠네."
岳秀微一欠身,道:「恕晚輩不送。」
악수가 허리를 약간 숙이며 말했다.
"후배가 전송하지 못함을 용서하십시오."
楊晉道:「不敢有勞世兄。」
양진이 말했다.
"감히 악세형에게 수고를 끼치지 못하네."
方一舟卻站起身子,直送到鏢局門口,抱拳道:「楊兄好走。」
방일주가 일어나서 표국 입구까지 전송했다. 포권하며 말했다.
"양형, 안녕히 가십시오."
楊晉笑一笑,道:「方兄,有人要打玉蟬的主意,但兄弟相信,憑方兄的威名,他們大概會知難而退。」
양진이 빙긋, 웃고는 말했다.
"방형, 옥선을 넘보는 사람이 있을 거요. 하지만 형제는 방형의 위명이라면 그들이 아마 어려움을 알고 물러날 것이라 믿소."
方一舟微微一怔,道:「多承指教。」
방일주가 약간 멍해졌다가 말했다.
"가르침을 받았군요."
楊晉道:「投桃報李。」
양진이 말했다.
"서로 주고받는 것이오."
轉身大步而去。
뒤돌아 성큼성큼 걸어갔다.
楊玉燕趕緊一步,道:「爹,那姓岳的那裡高明了,爹竟百般遷就他。」
양옥연이 서둘러 따라와서 말했다.
"아버님, 아버님께서 백방으로 그를 맞춰줄 만큼 그 악가가 고명한가요?"
楊晉道:「那裡高明,爹說不上來,但他是一位身負奇技的人物,決錯不了,年輕人,都難免有三分傲氣。」
양진이 말했다.
"그 만큼 고명하단다. 애비가 말하지 않았지만 그는 재주를 갖춘 인물이니 결코 틀릴 리가 없다. 젊은이는 모두 어느 정도는 오기가 있는 것을 면하기 어렵지."
楊玉燕忽然微微一笑,道:「爹,你說他真的會幫咱們麼?」
양옥연이 문득 미소짓더니 말했다.
"아버님, 그가 진짜 우리를 도울 것이라는 말씀이시군요?"
楊晉道:「大概會吧!」
양진이 말했다.
"아마 그럴 게다!"
楊玉燕似是還想說什麼,口齒啟動了兩下,未說出來。
양옥연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듯 입을 두어 번 달짝거렸으나 입밖에 내지 않았다.
楊晉轉過了一條街,低聲說道:「你先回去吧!」
한 가닥 길로 돌아들자 양진이 나직이 말했다.
"너는 먼저 돌아가거라!"
楊玉燕道:「爹呢?」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님은요?"
楊晉道:「我還得回衙門瞧瞧,告訴你娘,不用等我吃飯了。」
양진이 말했다.
"나는 아문으로 돌아가봐야겠다. 너의 어머니께는 기다리지 말고 밥을 드시라고 하거라."
楊玉燕道:「爹不是還要去看那位墨龍王召麼?」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님은 묵룡 왕소에게 가보셔야 하지 않나요?"
楊晉道:「墨龍王召也不敢在應天府城和爹動手,用不著你保護著爹,快自去吧!」
양진이 말했다.
"묵룡 왕소도 감히 응천부에서 애비와 싸우지 못할 테니 네가 애비를 보호할 필요가 없느니라. 어서 가거라!"
楊玉燕笑一笑,道:「爹小心些。」
양옥연이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 조심하세요."
轉身回府中。 楊晉目睹楊玉燕背影消失街口,才轉身趕往吉祥棧房。
돌아서서 부중으로 돌아갔다. 양진은 양옥연의 뒷모습이 거리 입구로 사라지는 것을 보다가 그제서야 뒤돌아 길상잔방으로 서둘러 갔다.
金陵城開店賣酒的,誰不認識楊總捕頭,楊晉一腳踏進門,帳房先生已迎了上來,道:「楊大人……」 1
금릉성에서 가게를 열고 술을 파는 곳이라면 양총포두를 알지 못하는 데가 없다. 양진이 문을 들어서자 장방선생이 마중 나와서 말했다.
"양대인..."
楊晉搖搖手,道:「我找人,一位姓王的黑大個子……」
양진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나는 사람을 찾고있소. 왕씨 성에 검고 몸집이 큰 사람인데..."
不待楊晉的話完,帳房先生連聲接道:「在,在在,剛剛叫了四樣菜,一壺酒,正在房裡喝著,我這就叫夥計去請他︱︱」
양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방선생이 연신 "있습니다, 있고 말고오." 라며 말을 받았다.
"방금 전에 네 가지 요리에 한 항아리의 술을 주문하여 한창 방 안에서 마시고 있습니다. 제가 바로 점원에게 그를 불러오라고 하겠습니다..."
楊晉搖搖頭道:「不用了,我自己去見他。」
양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됐소. 내가 가서 그를 만나겠소."
賬房先生低聲道:「楊爺,我給你帶路。」
장방선생이 나직이 말했다.
"양나으리, 제가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楊晉道:「告訴我那一間房子就行了。」
양진이 말했다.
"나한테 그 방을 알려주면 되오."
賬房先生道:「第二進院裡的上房。」
장방선생이 말했다.
"두 번쩨 정원 안에 있는 상방입니다."
楊晉點點頭,大步向內行去。 行到第二進院子裡上房門口,房裡已傳出王召的聲音,道:「那一位朋友來訪,請進來喝一杯如何?」
양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큰 걸음으로 안을 향해 걸어갔다. 두 번째 정원의 상방 문입구에 도착하자 방 안에서 이미 왕소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친구분이 내방하셨구려. 들어와서 한 잔 함이 어떠시오?"
楊晉暗道:「好小子,你給我裝糊塗啊!」
양진이 속으로 말했다.
'이녀석, 너는 일부러 나를 모른척 하는구나!'
輕輕地咳了一聲,道:「應天府總捕頭,楊晉造訪。」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응천부의 총포두 양진이 찾아뵙소이다."
房門忽然大開,一個高八尺,面如鍋底的黑大漢子,當門而立,一抱拳,道:「是楊大人?」
홀연히 방문이 크게 열리더니 키가 팔 척에 얼굴이 솥바닥처럼 검은 한 명의 대한이 문을 막고 서서 포권하며 말했다.
"양대인이십니까?"
楊晉一側身,進入房中,道:「打擾,打擾。」
양진이 몸을 기울여 방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실례하오."
這是座一房一廳的客室,廳裡一張方桌上,擺了酒菜。 墨龍王召似乎是早有了準備,加了一副杯筷,道:「楊大人,喝一杯怎麼樣?」
이곳은 방 하나에 청 하나가 있는 객실이었다. 청 안의 네모 난 탁자 위에는 술과 요리가 차려져 있었다. 묵룡 왕소는 벌써 준비가 되어있는듯 잔과 젓가락을 더 놓고는 말했다.
"양대인, 한 잔 하시겠습니까?"
楊晉也不客氣,一上步,在對方座位上坐下。 王召坐了主位,笑一笑,道:「難得啊!什麼風把你楊大人給吹來了吉祥棧房。」
양진도 사양치 않고 걸어가서 맞은 편 자리에 앉았다. 왕소가 주인 자리에 앉더니 웃으며 말했다.
"드문 일입니다! 무슨 바람이 불어 양대인께서 길상잔방으로 오셨는지요?"
楊晉道:「無事不登三寶殿,楊某人這次打擾,要請你王兄幫忙。」
양진이 말했다.
"일이 없으면 삼보전(三寶殿)에 오르지 않는다고 했소. 양모가 이번에 방해한 것은 왕형 당신에게 도움을 부탁하기 위함이오."
王召道:「好!什麼事,你楊大人只管吩咐,姓王的能夠辦到,就決不推辭。」
왕소가 말했다.
"좋습니다! 무슨 일인지 양대인께서는 분부만 하십시오. 왕가가 할 수 있는 것이면 결코 사양치 않겠습니다."
楊晉未談正題,一轉話把兒,道:「楊某人一向對江湖朋友們如何?」
양진은 본론을 말하지 않고 말을 돌렸다.
"양모가 그 동안 강호친구들에게 어떻게 대했소?"
王召道:「很夠意思!」
왕소가 말했다.
"나무랄 데가 없지요!"
楊晉暗中留神,打量王召,看他言來自自然然,似乎是還不知道王府血案之事,當下說道:「那麼楊某請教王兄了。」
양진은 암중으로 유심히 왕소를 훑어보았다. 자연스럽게 말하는 그를 보니 왕부의 살인사건을 알지 못하는 듯하여 즉시 말했다.
"양모는 왕형께 가르침을 청하오."
王召神色凝重,道:「大人太客氣,王召在洗耳恭聽。」
왕소는 신색이 무거워지더니 말했다.
"대인께서는 너무 겸손하시군요. 왕소는 귀를 씻고 듣겠습니다."
楊晉道:「王兄很久未到金陵來了?」
양진이 말했다.
"왕형은 한참동안 금릉에 오지 않았소만?"
王召笑一笑,道:「三四年了。」
왕소가 웃으며 말했다.
"삼사년 되었지요."
楊晉道:「這番來此,不知有什麼打算?」
양진이 말했다.
"이번에 이곳에 온 것은 무슨 계획이 있어선지 모르겠구려?"
王召道:「不敢欺瞞,王老二奉命來此,是想收購一物。」
왕소가 말했다.
"감히 속이지 못하지요. 왕노이(王老二)는 명을 받아 이곳에 왔는데 한 가지 물건을 사들일려고 합니다."
楊晉道:「一個玉蟬。」
양진이 말했다.
"한 개의 옥선이구려."
王召呆了一呆大笑道:「楊大人,你好靈的耳目,我王某自信這一次來的很隱密,但卻被你楊大人一下子摸到了下處,連我王某人,來此的用心也打聽的清清楚楚,大人神眼之名,果非虛傳了。」
왕소가 멍해졌다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양대인, 당신의 이목은 대단히 영민하군요. 나 왕모가 이번에 온 것은 아주 은밀했다고 자신했는데 양대인 당신에게 단번에 있는 곳이 들켜버렸고, 왕모가 이곳에 온 의도마저도 정확하게 알아내셨군요. 대인의 신안(神眼)이라는 명호는 과연 소문대로입니다."
楊晉冷漠的笑一笑道:「誇獎了……」
양진이 냉막하게 웃고는 말했다.
"과찬이오..."
重重的咳了一聲接道:「王兄,這一次來的很不巧?」
거듭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왕형, 이번에 온 것은 때가 좋지 않구려."
王召道:「大人,王召踏入金陵地面,一直是謹慎座做事,未敢稍有逾越……」
왕소가 말했다.
"대인, 왕소가 금릉 땅을 밟은 뒤 줄곧 신중하게 일을 하며 감히 조금도 선을 넘지 않았습니다..."
探手從懷中,摸出了一把銀票,接道:「兄弟這次來,帶了五萬兩銀子,準備正正當當做票買賣,銀票在此,大人查看,如是這銀票有什麼來歷不明之處,兄弟是甘願隨楊兄到衙門認罪。」
손으로 품 속을 더듬어 한 장의 은표(銀票)를 꺼내더니 말을 이었다.
"형제는 이번에 오만 냥의 은자를 가져와서 정정당당히 매매를 할 작정이었습니다. 은표가 여기 있으니 대인께서 조사해 보십시오. 만일 이 은표의 내력이 불분명한 데가 있다면 형제는 양형을 따라 관아로 가서 달게 죄를 인정하겠습니다."
楊晉皺皺眉,道:「看起來,王兄是的確不知,金陵城中,發生了大案子。」
양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보아하니 왕형은 확실히 모르는 듯 하구려. 금릉성에서 큰 사건이 발생했다오."
王召道:「什麼案子。」
왕소가 말했다.
"무슨 사건입니까?"
楊晉道:「七王爺府中發生了血案。」
양진이 말했다.
"칠왕야 부중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소."
王召呆了一呆,道:「果然是大案子。」
왕소가 멍해졌다가 말했다.
"과연 큰 사건이군요."
楊晉數過桌上的銀票,瞧了又瞧,交回王召,道:「兄弟受命,限期破案。」
양진이 탁자 위의 은표를 몇 번 살펴보더니 왕소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형제는 기한 내에 사건을 해결하라는 명을 받았소."
王召道:「有些頭緒沒有?」
왕소가 말했다.
"단서는 좀 있습니까?"
楊晉輕輕咳了一聲,道:「不知道是那一條道上的對我楊晉有所不滿,來了這一下大手筆,破不了這件案子,我楊某人勢必被滿門收監,候審待罪,說不定一家人,都得問個斬字。」
양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그놈이 나 양진에게 불만이 있는지 모르지만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나 양모는 필시 수감되어 죄에 대한 심문을 기다리게 될 거요. 아마도 일가족이 모두 참형에 처해질 것이오."
王召啊了一聲,道:「這樣嚴重麼?」
왕소가 아, 하더니 말했다.
"그렇게 엄중합니까?"
楊晉道:「殺的是七王爺的寵妃……」
양진이 말했다.
"죽은 사람이 칠왕야께서 총애하시던 비(妃)라오..."
王召接道:「可惡,這簡直是存心和楊兄過不去麼?」
왕소가 말했다.
"끔찍하군요. 이건 그야말로 양형을 곤란하게 만들 마음이 있는 것이로군요."
楊晉道:「誰說不是呢?所以,兄弟不得不勞動江湖上的朋友們,給我幫忙了。」
양진이 말했다.
"누가 아니랬소? 그래서 형제는 폐가 되는 줄 알지만 강호상의 친구들에게 나를 도와달라고 할 수 밖에 없소."
王召道:「但不知我兄弟,有沒有可效勞的地方。」
왕소가 말했다.
"형제가 힘쓸 데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楊晉道:「以你王兄在江湖的身份、聲譽,如肯插手賜助,楊某受惠不淺。」
양진이 말했다.
"왕형 당신의 강호상 신분, 명성으로 도와주겠다면 양모는 은혜가 적지 않을 것이오."
王召抓抓頭皮,道:「說真的,楊兄,動刀子拼命,姓王的決不含糊,但這查案逼兇之事,兄弟卻是全無經驗。……」
왕소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양형, 솔직히 목숨을 걸고 힘을 쓰는 것은 왕가가 결코 두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하여 흉수에게 접근하는 그런 일은 형제가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楊晉接道:「只要王兄肯予相助,瑣事繁節,倒是不敢有勞。」
양진이 말했다.
"왕형이 돕기로 한다면 자질구레하고 번잡스러운 일은 감히 수고를 끼치지 않겠소."
王召道:「楊兄要兄弟如何?只管吩咐面告。」
왕소가 말했다.
"양형은 형제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분부만 하십시오."
楊晉道:「不瞞王兄說,目下這金陵城中,已經滿佈了衙役、捕快,王兄身份不同,活動不便,因此,暫不敢勞動大駕。」
양진이 말했다.
"왕형께 숨김없이 말하자면 지금 이 금릉성에는 이미 아역(衙役), 포쾌가 잔뜩 배치되어있소. 왕형의 신분은 다르니 활동하기 불편하오. 그 때문에 잠시 움직여서는 안되오."
王召道:「楊兄的意思是……」
왕소가 말했다.
"양형의 말씀은..."
楊晉道:「王兄先請守在客棧之中,兄弟一有頭緒,立刻來請王兄相助。」
양진이 말했다.
"왕형은 우선 객잔을 지키고 있어주시오. 형제가 단서를 잡으면 즉시 와서 왕형께 도움을 요청하겠소."
王召道:「那是說要我王某人,守在客棧之中,不能自由行動了。」
왕소가 말했다.
"그 말씀은 나 왕모가 객잔을 지키고 있으며 마음대로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것이군요."
楊晉道:「王兄最好是忍耐一些,這件案子的牽扯太大,縱然嶺南雙龍的盛名煊赫,但也是迴避的好,兄弟告辭了。」
양진이 말했다.
"왕형은 좀 인내하는 것이 가장 좋소. 이 사건은 대단히 크게 연루되어 설령 영남쌍룡(嶺南雙龍)의 명성이 혁혁하지만 피해있는 것도 좋소. 형제는 이만 가보겠소."
一抱拳,轉身向外行去。
포권하더니 돌아서서 밖을 향해 걸어갔다.
王召急急說道:「楊大人留步。」
왕소가 급히 말했다.
"양대인, 잠깐만."
楊晉停下腳步,緩緩說道:「王兄還有什麼吩咐?」
양진이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말했다.
"왕형은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시오?"
王召道:「你不能老把我軟禁在吉祥客棧中,總該有個限期啊?」
왕소가 말했다.
"당신은 나를 길상객잔에 연금해둘 수는 없습니다. 마땅히 기한이 있겠지요?"
楊晉笑一笑,道:「三天,三天之內,兄弟如不能親來探望,亦必派人來知會王兄一聲。」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삼 일이오. 삼 일 안에 형제가 직접 찾아오지 못하면 반드시 사람을 보내어 왕형에게 알려줄 것이오."
王召冷冷的說道:「楊大人,希望你能信守諾言,三日後,不論你是否有通知來,我王某人可要自行離開此地了。」
왕소가 냉랭하게 말했다.
"양대인, 당신이 약속을 지키기를 바랍니다. 삼 일 후 당신이 통지를 하러 오든 안오든 나 왕모는 이곳을 스스로 떠날 수 있습니다."
楊晉道:「兄弟還要借重,也許一兩天內,兄弟就會親來拜訪。」
양진이 말했다.
"형제가 더 부탁할 것이 있으니 어쩌면 하루이틀 안으로 형제가 직접 배방할 것이오."
王召道:「但願你心口如一。」
왕소가 말했다.
"당신의 생각과 말이 일치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穩住了墨龍王召,楊晉心中輕鬆了不少,看樣子,江湖浪子歐陽俊和墨龍王召,都非兇手,而且,在自己利害威迫之下,也確有相助之心。
묵룡 왕소의 발을 묶어놓자 양진은 마음이 적잖이 홀가분해졌다. 보아하니 강호랑자 구양준과 묵룡 왕소는 모두 흉수가 아닌 것 같았다. 게다가 자신의 엄한 위협 하에 도울 마음이 확실히 있는 것이다.
再加那位莫測高深的岳秀相助,事情進行的還算順利。 大半天的奔走,楊晉自覺著有了不少收穫。 但距離案情還遠,丐幫的仗義相助,使他得到了很大的助力。
거기에다 고심막측한 악수가 도우니 일의 진행은 순조로운 셈이었다. 반나절을 바쁘게 다녀서 양진은 적잖은 수확이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사건의 경위와는 아직도 거리가 멀었다. 의협심으로 도와주는 개방은 그로 하여금 크나큰 조력자를 얻게 했다.
離開了吉祥棧房,楊晉立時折回府衙。 五花刀王勝正來回在廳中踱步。 一眼看到楊晉,如遇救星似的,大步奔了過來,道:「總捕頭,屬下已到府上去過……」
길상잔방을 떠나 양진은 즉시 관아로 되돌아왔다. 오화도 왕승이 마침 청 안으로 보고하러 걸어왔다. 양진을 보자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한 걸음에 달려와서 말했다.
"총포두, 속하는 댁에 갔었습니다..."
楊晉揮揮手,沉聲道:「慢慢說,什麼事?」
양진이 손을 내저으며 침성으로 말했다.
"천천히 말해보게. 무슨 일인가?"
王勝道:「張副總捕頭……」
왕승이 말했다.
"장부총포두가..."
楊晉臉色一變,接道:「出了什麼事?」
양진의 낯빛이 일변했다.
"무슨 일이 생겼는가?"
王勝道:「受了傷。」
왕승이 말했다.
"부상을 입었습니다."
楊晉雙目聳揚,道:「傷在何處?要不要緊?」
양진은 두 눈썹을 꿈틀거리며 말했다.
"어디를 다쳤는가? 심한가?"
王勝道:「傷的很邪門,全身不見傷口,脈博氣息如常,就是暈迷不醒。」
왕승이 말했다.
"부상이 몹시 이상합니다. 전신에 상처가 보이지 않고 맥박, 기식(氣息:호흡)도 정상인데 혼절하여 깨어나지 않습니다."
楊晉道:「是不是被人點了穴道?」
양진이 말했다.
"혈도를 찔린 것 아닌가?"
王勝道:「屬下試行在他身上幾處要穴推拿,但卻不見任何效用!」
왕승이 말했다.
楊晉道:「人在何處?」
양진이 말했다.
"그는 어디에 있는가?"
王勝道:「左廂密室,屬下派了兩個人在守著。」
왕승이 말했다.楊晉道:「這件事,張揚出去沒有?」
양진이 말했다.
"이 일은 소문이 퍼지지는 않았는가?"
王勝道:「沒有,屬下吩附他們,總捕頭未回來之前,任何人不得說出去。」
왕승이 말했다."아닙니다. 속하가 그들에게 분부하여 총포두께서 돌아오시기 전에는 어느 누구도 입 밖에 내지 못하게 했습니다."
楊晉道:「那很好。」
양진이 말했다.
"그거 잘했군."
一面舉步直奔左廂密室。 這座跨院,本是應天府中捕房,自王府血案發生之後,府中捕快,除了派出公幹之外,大都集中在捕房裡待命,幸好這座跨院很大,正廳之外,還有十幾間廂房,六七十號人,並不見擁擠。
한편으로 걸음을 옮겨 곧장 왼쪽 사랑채의 밀실로 달려갔다. 이 과원은 본래 응천부의 포방(捕房)인데 왕부의 살인사건 이후부터 부중의 포쾌들은 공무를 보러 파견된 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포방에 모여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히 이 과원은 아주 커서 정청 외에도 십여 칸의 사랑방이 있어 육칠십 명의 사람이 결코 빽빽하게 차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左廂密室,本是楊晉和捕快領班們商討案情之處,尋常的捕快,輕易不準入內。 密室右側,兩個帶刀捕快,守在門口。 這本是楊晉公暇休息的地方,佈置很雅潔,一榻之外,還有一張木桌和兩張木椅。 兩個捕快一欠身,退向兩側,楊晉急步奔近榻前。
왼쪽 사랑채의 밀실은 본래 양진과 포쾌들의 반장(班長)들이 사건의 경과를 상의하는 곳이라 평범한 포쾌는 함부로 들어오지 못했다. 밀실 좌측에는 두 명의 칼을 든 포쾌가 문을 지키고 있었다. 이곳은 본디 양진이 공무를 보다가 짬을 내어 휴식하는 곳이라 아주 깔끔하게 꾸며져서 하나의 침상 외에 나무탁자 하나와 두 개의 나무의자가 있었다. 두 명의 포쾌는 허리를 숙이고는 양 옆으로 물러났다. 양진은 빠른 걸음으로 침상 앞으로 다가갔다.
雪白的床單上,仰臥著夜鷹張晃。 旁側木桌上,放著張晃的兵刃,判官筆。 楊晉伸手按在張晃的額角上,未見發燒,鼻息也很均勻,一切都如王勝所言,全身不見傷痕,但卻緊閉著雙目。 好像是被人點了穴道。
새하얀 침대보 위에 야응 장황이 반듯이 누워있었다. 옆쪽의 나무탁자에는 장황의 병기인 판관필이 놓여져 있었다. 양진은 손을 뻗어 장황의 관자놀이를 눌렀다. 열을 발견되지 않았고 콧김도 아주 고른 것이 모두가 왕승이 말한 대로였다. 전신에는 상흔이 보이지 않았지만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마치 남에게 혈도를 찔린 것 같았다.
楊晉暗中運氣,施展推宮過穴的手法,連連推拿張晃一、二處大穴。 但張晃卻是目不睜,身不動,不見一點反應。 楊晉皺皺眉頭,又仔細查看張晃全身上下,仍是找不出一點蛛絲馬跡。
양진은 암중으로 운기하여 추궁과혈(推宮過穴) 수법을 시전하여 장황의 한두 군데 대혈을 연신 주물렀다. 하지만 장황은 눈을 뜨지 않았고 움직임도 없었다. 한 점 반응이 보이지 않았다.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또 자세히 장황의 온 몸 위아래를 조사했으나 여전히 한 점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했다.
這位江南名捕,原本心中有幾分把握,覺著張晃是被人點了穴道,只要用推宮過穴之法,定可使張晃甦醒。 但一陣推拿之後,不見反應,頓然感覺到事態嚴重。
원래 이 강호의 명포두는 장황이 혈도를 찔린 것이며 추궁과혈법을 쓰기만 하면 장황을 깨어나게 할 수 있다고 마음 속으로 몇 푼의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한 바탕 주물러주고 난 뒤 반응이 보이지 않자 갑자기 사태가 엄중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王勝低聲說道:「總捕頭,是不是中了毒?」
왕승이 나직이 말했다.
"총포두, 독에 당한 것일까요?"
楊晉翻開張晃的眼皮子瞧了一陣,道:「不像是中毒的樣子。」
양진이 장황의 눈꺼풀을 뒤집어 한동안 보고나더니 말했다.
"중독되지는 않은 것 같네."
王勝道:「那是……」
왕승이 말했다.
"그러면..."
楊晉苦笑一下,道:「一種很特殊的點穴工夫,制住了半身經脈,可惜,咱們沒有法子解開他的穴道。」
양진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일종의 아주 특수한 점혈로 반신(半身) 경맥을 제압했는데 애석하게도 우리는 그의 혈도를 풀 방법이 없네."
王勝道:「總捕頭高明……」
왕승이 말했다.
"총포두, 고명하십니다..."
楊晉冷哼一聲,接道:「我如高明,怎會解不開他的穴道。」
양진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내가 고명하다면 어찌 그의 혈도를 풀지 못하겠는가?"
王勝呆了一呆,道:「這個,這個……」
왕승이 멍해져서 말했다.
"그...그건..."
楊晉揮揮手,道:「你們先退出去,我要仔細的想想看,應該如何處置。」
양진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대들은 우선 물러나게.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자세히 생각해보아야겠네."
王勝一欠身,退了出來。 楊晉掩上房門,落了木栓,挽起了袖子,默運功力,真氣凝聚雙手,又開始在張晃的身上推拿起來。 這次,他非常的細心,凡是張晃身上的各處要穴,都用真力推到。 全身的穴道推拿完後,楊晉已累的滿頭大汗。 但仰臥木榻的張晃,卻是全無動靜。
왕승은 허리를 숙이며 물러났다. 양진은 방문을 닫고 나무빗장을 내렸다. 소매를 걷어올리더니 조용히 공력을 운용하여 진기를 쌍수에 끌어모아 또 장황의 몸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이번에 그는 비상하리 만치 세심했다. 장황의 몸 모든 요혈에 진력을 써서 밀어주었다. 전신의 혈도를 다 주물러주고 나자 양진은 이미 피로하여 땀을 뻘뻘 흘렸다. 하지만 나무침상에 반듯이 누운 장황은 전혀 동정이 없었다.
楊晉停下雙手,拭一下頭上的汗水,望著木榻上的張晃出神。 這一次,他真的感覺到計窮力竭了,呆呆的望著張晃出神。 足足過了半個時辰之久,才如夢初醒一般,轉身打開室門。
양진은 손을 멈추더니 머리의 땀을 훔치고는 침상 위의 장황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이번에 그는 진짜 모든 힘을 다 썼으나 어찌할 수 없다고 여기고 멍하니 장황을 넋놓고 바라보았다. 족히 반 시진이 지나고서야 막 꿈에서 깨어난듯 몸을 돌려 방문을 열었다.
王勝一直守候在室外,立時一欠身,道:「總捕頭……」
왕승이 줄곧 집 밖에서 지키고 있다가 즉시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총포두..."
楊晉揮揮手,止住王勝說下去,接道:「找兩個精幹的捕頭,把副總捕頭,抱到我家裡去。」
양진이 손을 내저으며 왕승의 말을 저지하고는 말했다.
"두 명의 야무진 포두를 찾아 부총포두를 안고 내 집으로 가세."
王勝應了一聲,轉身欲去。
왕승이 대답하고 돌아서서 가려고 했다.
楊晉低聲接道:「記著,這消息不能漏出去,府裡府外,都要保護著機密,抬人出去,也想法子給偽裝一下,別要人瞧出來是抬一個人?」
양진이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기억하게. 이 소식은 새어나가서는 안되며 부(府) 안팎으로 모두 기밀을 지키야하네. 사람을 들고 나가는 것도 위장을 할 방법을 강구해서 사람을 들고 있음을 남이 알아차려서는 안되네."
王勝一欠身,道:「屬下明白了。」
왕승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속하, 잘 알겠습니다."
楊晉當先舉步而行,一面說道:「我先回去準備一下。」
양진이 앞장서서 걸어가며 말했다.
"나는 먼저 돌아가서 준비를 하겠네."
回到了府中,立時把後園一間大花廳給收拾乾淨。 為了保守機密,楊晉是親自動手,玉燕姑娘在一旁援助。 兩人也就不過剛剛整收完畢,王勝已背著張晃進來。
부중으로 돌아와서 즉시 후원의 화청을 깨끗이 손을 보았다. 기밀을 지키기 위해 양진이 직접 손을 놀렸고 옥연낭자가 곁에서 도왔다. 두 사람이 막 청소를 끝내자마자 왕승이 장황을 업고 들어왔다.
楊晉吩咐把張晃放在木榻上,對玉燕姑娘說道:「燕兒,你先出去?」
양진은 장황을 나무침상에 내려놓도록 분부하고는 옥연낭자에게 말했다.
"연아, 너는 먼저 나가렴."
楊玉燕望望仰臥在床上的張晃,答非所問的道:「爹,張叔父可是被人點了穴道?」
양옥연은 침상에 반듯이 누운 장황을 바라보며 묻지도 않은 질문을 했다.
"아버님, 장숙부는 아무래도 혈도를 찔린 것 같군요?"
楊晉嗯了一聲,道:「不是一般的點穴手法,為父的已經試過了他幾處穴道,都無法使他甦醒過來,那是很奇怪的點穴手法,咱們無能解得。」
양진이 응, 하더니 말했다.
"일반적인 점혈수법이 아니란다. 애비는 이미 그의 몇 군데 혈도를 시험해보았는데 그를 깨어나게 하지 못했다. 그것은 아주 기괴한 점혈수법으로 우리는 풀 수가 없단다."
王勝道:「總捕頭,可要請個大夫來瞧瞧?」
왕승이 말했다.
"총포두, 의원에게 보여야겠지요?"
楊晉道:「他是被人傷了經脈,請大夫有什麼用?」
양진이 말했다.
"경맥을 다쳤는데 의원을 불러 무슨 소용있겠는가?"
王勝啊了一聲,不敢再言。
왕승이 아, 하더니 감히 더이상 말을 못했다.
楊玉燕道:「爹,現在咱們要怎麼辦?」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님,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楊晉雖然不喜女兒參與公事,但他又有著一種孤立的感覺,對手太強了,一般捕快,似是已經無法插手。 因此,他並未嚴詞叱責女兒,沉吟了一陣,道:「這件事只有找到那位岳秀,看看他能不能認出張晃是什麼手法所傷?」
양진은 비록 딸아이가 공사(公事)에 참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또 일종의 고립된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상대는 너무 강하여 일반 포쾌는 이미 도울 수 없었다. 그 때문에 그는 엄한 말로 딸을 꾸짖지 않고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이 일은 오직 악수를 찾아 그에게 장황이 어떤 수법에 다쳤는지 알아낼 수 있는지 보여야만 한다."
楊玉燕:「到長江鏢局子去?」
양옥연이 말했다.
"장강표국으로 가요?"
王勝道:「我去。」
왕승이 말했다.
"제가 가지요."
楊晉搖搖頭,道:「我得自己去一趟,你們好好的守在這裡。」
양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가야겠네. 그대들은 이곳을 잘 지키고 있게."
轉身大步而去。 楊玉燕望著父親的背影搖消失了之後,才緩緩說道:「王叔父,張叔父怎麼會受了傷?」
돌아서서 큰 걸음으로 걸어갔다. 양옥연은 부친의 뒷모습이 사라지도록 바라보다가 비로소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왕숙부, 장숙부는 어떻게 부상을 입은 건가요?"
王勝道:「好像是中了人的暗算?」
왕승이 말했다.
"누군가의 암산을 받은 것 같구나."
楊玉燕道:「在什麼地方?」
양옥연이 말했다.
"어디서요?"
王勝道:「他是被兩個捕快抬回來的,聽說是鐘鼓樓下。」
왕승이 말했다.
"그는 두 명의 포쾌에 의해 들쳐메어져 돌아왔는데 듣기로는 고루(鼓樓) 아래였다고 하는구나."
楊玉燕點點頭,道:「王叔父沒有試試解他穴道麼?」
양옥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왕숙부님은 그의 혈도를 푸는 것을 시도해보지 않으셨나요?"
王勝道:「總捕頭試了很久。」
왕승이 말했다.
"총포두께서 한참을 시도해보셨다."
楊玉燕微微一笑,道:「你坐坐,我去給你沏壺茶去。」
양옥연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앉으세요. 가서 차주전자를 가져다 드리겠어요."
王勝道:「有勞賢侄女了。」
왕승이 말했다.
"질녀에게 수고를 끼치는구나."
楊玉燕嫣然一笑,舉步而去。 王勝伸手拉過一把木椅子,坐在張晃的木榻前面,望著張晃出神。 只見他臉色如常,氣息均勻,怎麼看也不像一個受傷的人。
양옥연이 방긋 웃더니 걸음을 옮겨 걸어갔다. 왕승은 손을 뻗어 나무의자 하나를 끌어다 장황이 누운 침상 앞에 앉더니 장황을 넋놓고 바라보았다. 그의 낯빛은 평상시와 같고 기식이 고른 것이 어떻게 보아도 부상을 입은 사람같지가 않았다.
不大工夫,楊姑娘捧著一壺茶,蓮步姍姍地行進來,一欠身,笑道:「王叔叔,你喝茶。」
오래지 않아 양옥연이 차주전자를 받쳐들고 사뿐사뿐 걸어들어와 허리를 숙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왕숙부, 차 드세요."
王勝站起身子一哈腰,道:「賢侄女,不敢當。」
왕승이 일어나 살짝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현질녀, 감당할 수 없구나."
楊玉燕捧著香茗遞過去,道:「叔叔你坐啊!」
양옥연이 향기로운 차를 받쳐들어 건네주며 말했다.
"숙부님, 앉으세요!"
王勝道:「坐,坐!……」
왕승이 말했다.
"그, 그래!...."
接著茶杯坐下去。
찻잔을 받아서 앉았다.
楊玉燕低聲道:「叔叔,燕兒有件事,想向叔叔請教,不知叔叔肯否見告。」
양옥연이 나직이 말했다.
"숙부님, 연아에게는 숙부님께 가르침을 청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숙부님께서 알려주실지 모르겠군요."
王勝道:「賢侄女只管請說,只要我知道的,無不奉告。」
왕승이 말했다.
"현질녀는 말만 하거라. 내가 아는 것은 모두 알려주마."
楊玉燕道:「王叔叔,你瞧襲擊張叔父的是不是王府血案的兇手?」
양옥연이 말했다.
"왕숙부님, 당신이 보시기에 장숙부를 습격한 것이 왕부의 살인사건의 흉수일까요?"
王勝道:「這個,這個,就很難說了,不過,總捕頭盛名卓著,號稱江南第一名捕,一般江湖道上朋友,都對咱們總捕頭十分敬重,無緣無故的,誰也不願和咱們衙門中人作對,這麼一想,那就很可能是王府血案中的兇手了。」
왕승이 말했다.
"그, 그건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총포두께서는 명성이 탁월하시고 강남제일의 명포두로 불리신다. 일반 강호도상의 친구들은 모두 우리 총포두를 매우 공경한단다. 아무런 이유없이 누구도 우리들 아문과 적대시하기를 원치 않지. 이렇게 생각하면 그자가 바로 왕부 살인사건의 흉수일 가능성이 높다."
楊玉燕道:「王叔叔跟我爹多年了吧?」
양옥연이 말했다.
"왕숙부님은 제 아버님을 여러 해 동안 따랐지요?"
王勝道:「十五六年啦,在下承蒙總捕頭多方提拔,才有這個副總捕頭的地位。」
왕승이 말했다.
"십오륙 년이구나. 총포두께서 다방면으로 나를 발탁해주셔서 비로소 이 부총포두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지."
楊玉燕道:「過去,有沒有襲擊捕頭的事?」
양옥연이 말했다.
"과거에 포두를 습격한 일이 있었나요?"
王勝沉吟了一陣,道:「六年前吧l長江巨盜水裡蛟,聚眾拒捕,有過一場惡鬥,那一次,搏殺激烈,我和老帥都掛了彩,府中捕頭,傷了十幾個,還死了五個人,多虧總捕頭一手金錢鏢,傷了他們大部份高手,才擒住水裡蛟,正了國法,那一次之役,咱們總捕頭的威名更大了。」
왕승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육 년 전이구나! 장강거도(長江巨盜) 수리교(水裡蛟)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체포에 반항하여 한바탕 악투가 있었단다. 그때 싸움이 격렬하여 나와 노사(老帥:여기서는 양진을 말하는 듯) 모두 부상을 당해 피를 흘렸지. 부중의 포쾌들은 십수 명이 다쳤고 다섯 사람이 죽었다. 총포두의 금전표 덕분에 그들 대부분의 고수들이 부상을 입었고서야 비로소 수리교를 체포하여 국법을 수호했다. 그 한 번의 사건으로 우리 총포두의 위명은 훨씬 커졌지."
楊玉燕道:「除了那一次之外,府中捕頭,再沒有受過傷害麼?」
양옥연이 말했다.
"그때 말고는 부중의 포두가 더이상 상해를 입지 않았나요?"
王勝道:「不錯,那一次之後,咱們府中捕頭,就沒有再受過傷害?」
왕승이 말했다.
"그렇단다. 그때 이후 우리 부중의 포두는 더이상 상해를 받은 적이 없다."
楊玉燕未再多問,笑一笑,道:「叔叔坐坐,燕兒去要他們準備酒飯。」
양옥연은 더이상 여러 말 묻지 않고 웃더니 말했다.
"숙부님은 앉아계세요. 연아는 가서 그들에게 술과 밥을 준비해야겠어요."
王勝道:「隨便填飽肚子就行了,這時刻,誰還有心情喝酒。」
왕승이 말했다.
"마음대로 배를 채워도 되지만 지금은 누구도 술마실 기분이 아니란다."
楊玉燕欠欠身悄然退出,轉入房中,暗帶了一把匕首和暗器,巡視府中一周。 她已感到處境的險惡,那人敢襲擊副總捕頭張晃,無疑是一種警告,那人就很有可能對付自己一家人,思慮慎密的楊玉燕姑娘,立刻警覺到處境的危險。
她擔心家中遭變,也擔心爹爹的處境,幸好是楊晉很快的平安歸來。
양옥연은 허리를 숙여보이고는 조용히 물러나 방으로 돌아와 몰래 한 자루 비수와 암기를 가지고는 부중을 한 바퀴 순시했다. 그녀는 처지가 험악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자가 감히 부총포두 장황을 습격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일종의 경고였다. 그자가 자신의 가족을 처치하려 할 가능성이 높았다. 사려깊은 양옥연 낭자는 즉시 위험한 처지라는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는 가족이 변고를 당할까 걱정되었고, 부친의 처지가 염려되었다. 다행히 양진은 아주 빨리 무사히 돌아왔다.
楊玉燕迎上去,低聲說道:「爹見著人了麼?」
양옥연이 맞이해가서 나직이 말했다.
"아버님은 사람을 만나보셨나요?"
楊晉看見女兒穿著短衫長褲,腳下也換鹿皮劍靴,雖未佩劍,但隱隱可以瞧出她帶著暗器短刀,心中忽然覺著這一顆掌上明珠,確已具有了為自己分憂的智慧。
但他又不願女兒捲入這場漩渦,皺皺眉頭,道:「岳秀已搬出了長江鏢局,方總鏢頭也答應了派人找他,要他盡快趕來。」
양진은 딸이 단삼에 긴 바지를 입고 발 아래도 사슴가죽의 장화로 바꾸어 신을 것을 보았다. 비록 검을 차고 있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그녀가 암기와 단도를 휴대하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음 속으로 문득 손바닥 안의 한 알의 명주와 같은 딸이 자기를 위해 걱정을 나누는 지혜를 갖추고 있다고 느꼈다.
楊玉燕道:「爹和那方總鏢頭,談過張叔叔的事麼?」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님은 방총표두와 장숙부의 일을 말씀하셨나요?"
神眼楊晉一面舉步而行,一面說道:「方老兒的武功,比爹強不了多少,所以我沒有告訴他。」
신안 양진은 한편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한편으로 말했다.
"방노의 무공은 애비에 비해 그리 강하지 않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알리지 않았다."
楊玉燕道:「爹又怎麼知道那岳秀能夠解得張叔叔身受之傷呢?」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님은 또 어찌 그 악수가 장숙부의 상처를 제거할 수 있음을 아셨나요?"
楊晉道:「這個麼,為父的也不能斷言他一定能夠,我只是覺著他似乎是有這等能力。」
양진이 말했다.
"그건 애비도 그가 반드시 할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없다. 나는 단지 그에게 그 정도의 능력이 있다고 느꼈을 뿐이란다."
楊玉燕道:「爹看他會不會來?」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님이 보시기에 그가 올까요?"
只聽身後一個清朗的口音接道:「一定會來。」
뒤에서 한 명의 청랑한 목소리가 말을 받았다.
"반드시 올 것입니다."
楊晉心中一震,霍然轉頭看去,只見岳秀站在身後五尺左右處。 門口有門房,竟然沒有人瞧到他如何進來。 以楊晉的武功,竟不知人到了身後數尺,如非岳秀接口一句話,只怕,楊晉還不知人已經到了身後。
양진은 마음이 떨렸다. 홱, 고개를 돌려보니 악수가 자신의 뒤쪽 오 척 가량 되는 곳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문 입구에는 문칸방이 있는데 놀랍게도 그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본 사람이 없었다. 양진의 무공으로도 사람이 수 척 뒤에 도달하는 것을 몰랐다. 만일 악수가 대꾸하는 말이 아니었다면 양진은 사람이 이미 뒤에 도달했음을 몰랐을 것이다.
這時,岳秀已換去了一身白衣,穿著一身青衫,頭戴沿氈帽。 他衣著很平凡,但卻無法掩住那一股英俊挺秀之氣。
이때 악수는 이미 일신에 백의에서 청삼으로 갈아입었으며 머리에는 테두리가 있는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의 옷은 아주 평범했지만 한 줄기 영준하고 빼어난 분위기를 가릴 수가 없었다.
楊晉呆了一陣,才抱拳說道:「岳世兄。」
양진이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그제서야 포권하며 말했다.
"악세형."
岳秀冷漠的說道:「楊大人找在下有何見教。」
악수가 냉막하게 말했다.
"양대인께서 저를 찾으심은 무슨 가르침이 있으신지요?"
楊玉燕一楊柳眉兒,道:「你吃了耗子藥啦,怎麼說話這樣衝。」
양옥연이 버들눈썹을 지켜올리며 말했다.
"당신은 쥐약을 먹었나요? 어찌 말을 이렇게 고약하게 하지요?"
岳秀目光一掠楊玉燕,道:「你是……」
악수의 시선이 양옥연을 스쳤다.
"당신은..."
楊玉燕接道:「楊玉燕,怎麼樣?」
양옥연이 말했다.
"양옥연이예요. 어쩌실래요?"
楊晉急急喝道:「燕兒,不得無禮。」
양진이 급히 소리쳤다.
"연아야, 무례해서는 안된다."
一抱拳,接道:「岳世兄,小女不懂事,世兄,不要和她一般見識。」
포권하며 말을 이었다.
"악세형, 딸아이가 철이 없네. 세형, 그녀와 똑같이 굴지말게."
岳秀卻對楊玉燕一拱手,道:「如若在下沒有看錯,咱們早已見過了。」
악수는 양옥연에게 공수하며 말했다.
"만약 제가 잘못 보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미 만난적이 있지요."
楊玉燕微微一呆,暗道:「原來,他那天就瞧出我的身份了。」
양옥연이 약간 멍해져서 속으로 말했다.
'원래 그는 그날 나의 신분을 알아차렸구나.'
但聞楊晉接道:「因為發生了一件緊急事故,在下不得不早些請岳世兄來。」
하지만 양진이 말을 받았다.
"긴급한 사고가 생기는 바람에 나는 부득불 일찌감치 악세형을 오라고 청해야 했다네."
岳秀道:「什麼事?」
악수가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楊晉道:「請岳世兄後面坐,在下當奉告詳情。」
양진이 말했다.
"악세형, 뒤쪽으로 가서 앉으세. 내가 상세한 내정을 알려주도록 하겠네."
一面舉步帶路。 岳秀緊隨楊晉身後,行入了後面的花廳之中。 目光一掠木榻上躺的張晃,岳秀立時行近木榻。
한편으로 걸음을 옮겨 길을 안내했다. 악수는 양진을 바짝 뒤따라서 후면의 화청 안으로 들어갔다. 시선이 침상 위에 누운 장황을 스치자 악수는 즉시 나무침상 가까이 걸어갔다.
楊晉緊行一步,站在岳秀的身側,低聲說道:「他是楊某手下一位副總捕頭,身受暗算,暈迷不醒。」
양진이 서둘러 한 걸음 걸어가 악수의 옆에 서서 나직이 말했다.
"그는 양모의 수하인 부총포두인데 암산을 받아 혼절하여 깨어나지 못하고 있네."
岳秀兩道目光,在張晃身上瞧了一陣,道:「總捕頭試過瞭解穴手法麼?」
악수의 두 줄기 시선은 장황의 몸을 한동안 살피더니 말했다.
"총포두께서는 해혈수법을 시험해보셨니까?"
楊晉道:「楊晉已然盡力,但卻無法使他甦醒過來。」
양진이 말했다.
"양진은 이미 온 힘을 다했지만 그를 깨어나게 할 수 없었네."
岳秀伸出雙手,分握張晃的雙腕,閉上雙目。 楊玉燕悄步行來,站在門口處,不敢進入室中。
악수는 쌍수를 내밀어 장황의 두 손목을 나누어 잡고 두 눈을 감았다. 양옥연이 조용히 걸어와 문 입구에 서서 감히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片刻之後,岳秀緩緩睜開雙目,道:「他被人用截脈手,傷了三處經脈。」
잠시 뒤 악수는 천천히 두 눈을 뜨고 말했다.
"그는 절맥수(截脈手)를 사용한 사람에 의해 세 군데 경맥을 다쳤습니다."
楊晉低聲道:「有救麼?岳世兄?」
양진이 나직이 말했다.
"악세형이 구할 수 있겠나?"
岳秀點點頭,道:「可以解救,不過要費點工夫,打通他受傷的經脈。」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풀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다친 경맥을 통하게 하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楊晉輕輕咳了一聲,道:「那就偏勞岳世兄救他之命了。」
양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그럼 수고스럽지만 악세형이 그의 목숨을 구해주시게."
岳秀道:「扶他起來,坐好。」
악수가 말했다.
"그를 부축하여 일으켜 잘 앉히십시오."
王勝對這位年輕人的冷傲,心中本無好感,但一聽他說能救張晃,立刻心生敬佩,伸手扶起了張晃,坐好身子。 岳秀舉步登上木榻,盤坐在張晃的身後坐了下去。
왕승은 본래 이 젊은이의 냉오함에 대해 심중으로 호감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장황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을 듣자 즉시 경복(敬服)하는 마음이 생겨 손을 뻗어 장황을 부축해 일으켜서 잘 앉혔다. 악수는 걸음을 옮겨 침상에 올라 장황의 뒤에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伸出雙掌,抵在張晃背心的「命穴」上。 岳秀緩緩閉上雙目,頭頂上立刻冒起了蒸蒸熱氣。 熱氣籠罩了頂門,有若一層白茫茫的雲氣一般,凝聚不散。
쌍장을 내밀어 장황의 등 뒤 명문혈을 받쳤다. 악수가 천천히 두 눈을 감자 정수리 위에는 즉시 무럭무럭 열기가 피어올랐다. 열기는 정수리를 뒤덮어 한 겹의 새하얀 구름처럼 모여서 흩어지지 않았다.
五花刀王勝暗道:「眼看岳秀內功如此深厚,心中連連暗叫慚愧,幸好那天秦淮河畔沒有動手,如是不幸動了手,必有得一番苦頭好吃。」
오화도 왕승이 속으로 말했다.
'악수의 내공이 이처럼 심후하다니.'
심중으로 연신 부끄러움에 찬 외침을 질렀다.
'그날 진회하 강변에서 손을 쓰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만일 불행히 손을 썼다면 틀림없이 쓴맛을 보았을 것이다.'
又過了片刻,忽聽張晃長長吐一口氣,睜開了雙目。 岳秀收回按在張晃背心上的雙掌,頭頂上的白氣也忽然消散,化作了一串汗珠,滾落雙頰。顯然,岳秀這一番為張晃打通受傷穴道,費了不少的內力。
또 잠깐의 시간이 지났다. 문득 장황이 길게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리더니 두 눈을 떴다. 악수는 장황의 배심을 받쳤던 쌍장을 도로 거두었다. 정수리 위의 흰 기운이 홀현히 흩어지고 땀방울이 되어 두 뺨에서 줄줄이 굴러떨어졌다. 악수가 이번에 장황의 부상당한 혈도를 통하게 하기 위해 적잖은 내력을 소비했음이 분명했다.
張晃目光轉動,四顧了一眼,躍下木榻,道:「總捕頭,屬下無能……」
장황은 시선을 돌려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침상에서 뛰어내려와 말했다.
"총포두, 속하가 무능하여..."
一面屈膝跪了下去。 楊晉伸手挽住了張晃的身軀,道:「快謝過這位岳少俠。」
한편으로 무릎을 꿇었다. 양진이 손을 뻗어 장황의 몸을 끌어올리며 말했다.
"속히 이분 악소협에게 감사하게."
張晃轉身對岳秀一抱拳,道:「多謝少俠相救。」
장황이 돌아서서 악수에게 포권하며 말했다.
"소협의 구함에 감사드리겠소."
岳秀道:「不敢當。」
악수가 말했다.
"별말씀을요."
楊晉輕輕咳了一聲,道:「岳世兄,前面廳中,備有酒菜,岳世兄屈駕飲杯水酒如何?」
양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악세형, 앞쪽의 청 안에 술과 요리를 준비해두었네. 악세형은 가서 수주(水酒:도수가 약한 술)를 한잔 함이 어떤가?"
岳秀搖搖頭,道:「不用了,在下不便在此多留,這就告辭。」
악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는 이곳에 오래 머물기 불편하여 이만 가보겠습니다."
楊晉低聲道:「世兄,張晃承蒙救命,我楊某感同身受,世兄答允拔刀臂助,楊晉更是感激,岳世兄能吃頓酒飯,也好使在下多領一點教益。」
양진이 나직이 말했다.
"세형, 장황이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입은 것은 나 양모가 똑같이 감사하게 생각하네. 세형이 도와주기로 승낙하여 양진은 더더욱 감격하네. 악세형이 술을 잠시 머물며 술을 마실 수 있다면 나로 하여금 많은 지혜를 얻게 할 걸세."
岳秀道:「我岳秀答應了楊大人助你破案,君子一言,決沒反悔,但我也說過了,除你楊大人之外,不再和公門中人接觸,希望你楊大人也能遵照這個約定。」
악수가 말했다.
"저 악수는 양대인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기로 승낙하였습니다. 군자의 일언이니 결코 후회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양대인 당신 말고는 공문의 사람과 접촉하지 않겠다고 제가 말한 적도 있지요. 양대인 당신은 그 약속을 준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楊晉道:「楊某人就是有此顯慮,所以,才把張晃移入家中。」
양진이 말했다.
"양모는 바로 그런 염려가 있어서 장황을 집 안으로 옮겼다네."
岳秀淡淡一笑,道:「因此,在下才幫助你楊大人打通貴屬下的經脈,他受傷的經脈已通,在下先行告退了。」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 때문에 저도 양대인을 도와 귀 속하의 경맥을 통하게 도와드렸지요. 그가 다쳤던 경맥은 이미 통하였으니 저는 먼저 물러가겠습니다."
也不再等楊晉答話,轉身大步而去。 楊晉還待勸阻,但話到口邊,又嚥了下去。 岳秀似是去意甚堅,楊晉只好打消留客的念頭。 三個人,六雙眼睛,望著岳秀的背影逐漸遠去。 大家似乎都是未留意,站在房門口處的玉燕姑娘,不知何時走的沒了影兒。
양진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돌아서서 큰 걸음으로 걸어갔다. 양진은 말리려고 했지만 말이 입에까지 올라왔으나 또 삼켜버렸다. 악수는 가겠다는 의지가 몹시 확고한 듯 하여 양진은 손님을 붙잡으려는 생각을 단념할 수 밖에 없었다. 세 사람의 여섯 쌍의 눈은 악수의 뒤모습이 점차 멀리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방문 입구에 서있던 옥연낭자에게는 관심을 갖지 않은 듯 언제 그림자도 없이 가버렸는지 알지 못했다.
岳秀行過後園,準備穿廳而去,忽見人影兒一閃,閃出來楊玉燕攔住了去路。 不能硬往前面闖,岳秀只停下了腳步,道:「姑娘攔阻了在下去路,不知有何見教?」
악수가 후원을 지나 청을 뚫고 가려는데 문득 인영이 번뜩이더니 양옥연이 나타나 가는 길을 가로 막았다. 앞쪽으로 억지로 뚫고 나갈 수 없어 악수는 걸음을 멈추어야만 했다.
"낭자가 저의 가는 길을 막으시는데, 어떤 가르침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楊玉燕緊繃著小臉蛋,冷冷的說道:「你這人好沒來由,我爹爹對你是禮讓有加,你怎麼對爹全然不假辭色。」
양옥연은 긴장하여 팽팽해진 작은 얼굴로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어이가 없군요. 나의 아버님은 당신에게 예로써 양보하시는데 당신은 어찌 아버님께 전혀 예의가 없나요?"
岳秀道:「在下一不吃皇奉,又不拏公帑,要我協助破案,自然心中不悅。」
악수가 말했다.
"제가 황제의 녹봉을 받는 것도 아니며 또 공금을 얻는 것도 아닌데 사건해결에 협조해야 하니 자연 심중으로 기쁘지 않소."
楊玉燕道:「那你為什麼不拒絕協辦。」
양옥연이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왜 협력을 거절하지 않았나요?"
岳秀道:「令尊是應天府中總捕頭,官不在大,權勢卻是很大……」
악수가 말했다.
"영존께서는 응천부의 총포두요. 관직이 높든 낮든 권세는 아주 크지요..."
楊玉燕接道:「你害怕。」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은 두렵군요."
岳秀冷笑一聲,道:「在下倒不怕。」
악수가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저는 두렵지 않소."
楊玉燕道:「不怕,你為什麼答應?」
양옥연이 말했다.
"두렵지 않은데 왜 승낙했죠?"
岳秀道:「那是為了我舅父。」
악수가 말했다.
"그건 나의 외숙부 때문이었소."
楊玉燕道:「你既然答應了,那就該和顏悅色,好好的合作,我爹會感激你,我們都會敬重你。」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은 이미 승낙했어요. 그러면 마땅히 상냥한 얼굴로 좋게좋게 합작해야 나의 아버님께서 당신에게 감격할 것이며 우리 모두가 당신을 존경할 거예요."
岳秀哦了一聲,楊玉燕道:「但你這樣對我爹,幫了我們的忙,我們也不感激你。」
악수가 아, 하자 양옥연이 말했다.
"하지만 당신이 나의 아버님을 이렇게 대하며 우리를 돕는다면 우리는 당신에게 감격하지 않아요."
岳秀道:「在下幫忙,並不要人家感激。」
악수가 말했다.
"내가 돕는 것은 결코 남들의 감격이 필요 없소."
楊玉燕淡淡一笑,道:「但你答應了幫忙,那就應該全力的幫我們。」
양옥연이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돕기로 승낙했어요. 그러면 응당 전력으로 우리를 도와야 해요."
岳秀道:「那是自然。」
악수가 말했다.
"그건 당연하오."
楊玉燕道:「那你為什麼不聽聽張晃的話,我覺著,他受傷的經過,對案情,可能是十分重要。」
양옥연이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왜 장황의 말을 들어보지 않나요? 내가 느끼기에 그가 부상을 입은 경과는 사건의 정황에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요."
岳秀笑一笑,道:「只怕張晃沒有法子,說明他受傷的經過。」
악수가 웃더니 말했다.
"장황은 그가 부상을 입은 경과를 설명할 방법이 없을 거요."
楊玉燕道:「為什麼?」
양옥연이 말했다.
"왜지요?"
岳秀道:「因為,根本就沒有看到什麼人傷了他。」
악수가 말했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누가 그를 상하게 했는지 보지 못했기 때문이오."
楊玉燕道:「你怎麼能這樣肯定?」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은 어찌 그토록 확신하나요?"
岳秀道:「姑娘如若不相信在下之言,那就不妨去聽聽看。」
악수가 말했다.
"낭자가 만약 나의 말이 믿지기 않는다면 가서 들어보셔도 무방하오."
楊玉燕道:「你答應幫我爹的忙,還幫不幫?」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은 나의 아버님을 돕기로 승낙했는데 도울 건가요?"
岳秀道:「在下答應的話那就永無更改。」
악수가 말했다.
"제가 승낙한 말은 영원히 바뀌지 않소."
楊玉燕道:「希望你能守信約。」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이 약속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래요."
岳秀淡淡一笑,道:「在下自然是會守信約。」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저는 당연히 약속을 지킬 것이오."
楊玉燕道:「你既然決定幫忙了,為什麼不能多留一會。」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이 이왕 돕기로 결정했는데 왜 좀 더 남아있지 못하나요?"
岳秀道:「在下留此無益,只怕未必能幫得上忙。」
악수가 말했다.
"제가 이곳에 남아도 이득이 없소. 반드시 도울 수 있을 것 같지 않소."
楊玉燕道:「你一定要走?」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은 굳이 가야겠어요?"
岳秀笑一笑,道:「是!」
악수가 빙그레 웃고는 말했다.
"그렇소!"
楊玉燕偏著頭想了一會,道:「我們如何找你?」
양옥연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한번 생각하더니 말했다.
"우리가 어떻게 당신을 찾지요?"
岳秀道:「不用找我,該來的時候,在下自會來見楊大人。」
악수가 말했다.
"나를 찾을 필요 없소. 와야할 때가 되면 제가 스스로 양대인을 만나러 올 것이오."
楊玉燕欠身讓到一側,道:「你請吧!」
양옥연이 몸을 숙여보이고는 한 옆으로 비켜주며 말했다.
"그렇게 하세요."
岳秀道:「多謝姑娘。」
악수가 말했다.
"낭자께 감사드리오."
大步行了出去。 望著岳秀的背影消失不見,楊玉燕急急轉回到花廳之中。 這時,張晃正坐在一張木椅上。
큰 걸음으로 걸어나갔다. 악수의 뒤모습이 사라져 보이지 않자 양옥연은 급히 화청(花廳)으로 돌아왔다. 이때 장황은 나무의자에 앉아있었다.
只聽楊晉緩緩說道:「張兄弟,你先喝了這杯茶,再慢慢的想想看。」
양진이 천천히 말했다.
"장형제, 자네는 우선 이 차를 마시고 다시 천천히 생각해보게."
張晃嘆了一口氣,說道:「我想都想過了!」
장황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저는 생각할 만큼 생각했습니다!"
王勝道:「你沒有瞧到什麼人,難道連一點聲音也沒有聽到麼?」
왕승이 말했다.
"자네가 누군지를 보지 못했다니 설마 한 점 목소리도 듣지 못했단 말인가?"
張晃道:「一點也沒有聽到,只覺身子一麻就失去知覺,倒了下去。」
장황이 말했다.
"조금도 못들었습니다. 단지 몸이 마비되는 것을 느꼈는데 지각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楊晉皺皺眉頭,道:「連一點徵候也沒有麼?」
양진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한 점 징후조차도 없었는가?"
張晃苦笑一下,道:「總捕頭,那人大約早已在那裡了,隱身在暗處,突然下手突襲,我來不及轉頭,人就倒了下去。」
장황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총포두, 그 사람은 아마 벌써 거기서 은밀한 곳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돌연 손을 써서 습격했을 겁니다. 나는 미처 고개도 못돌리고 쓰러졌습니다."
楊晉啊了一聲,凝目沉思。 但最驚愕的是楊玉燕了,喃喃的說道:「果然被他說對了!」
양진은 아, 하더니 미간을 모은 채 생각에 잠겼다. 가장 경악한 것은 양옥연이었다. 중얼거리듯 말했다.
"과연 그의 말이 맞구나!"
楊晉一轉頭,道:「燕兒,什麼事?」
양진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
"연아, 무슨 일이냐?"
楊玉燕緩緩說道:「岳秀,他說張叔叔不會知道自己怎麼受的傷,果然被他猜中了。」
양옥연이 천천히 말했다.
"악수 그 사람은 장숙부가 자신이 어떻게 부상을 입었는지 모를 것이라고 했는데 과연 추측이 맞았습니다."
楊晉道:「你怎麼知道?」
양진이 말했다.
"네가 어찌 아느냐?"
楊玉燕道:「孩兒攔路問了他!」
양옥연이 말했다.
"소녀가 길을 막고 그에게 물었거든요!"
楊晉皺皺眉頭,道:「燕兒,你可問過他住在何處?」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연아, 너는 그가 어디에 묵고 있는지 물었겠구나?"
楊玉燕道:「女兒不好問,不過,他說過,該來的時候,他自會來和爹見面,他不來,也不要找他。」
양옥연이 말했다.
"여아는 물어보기가 어려웠어요. 그러나 와야 할 때가 되면 그가 스스로 아버님을 만나러 올 것이며, 그가 오지 않으면 그를 찾을 필요 없다고 말했어요."
楊晉來回在室中走了一陣,道:「走!咱們去那裡瞧瞧去?」
양진이 방 안을 한동안 왔다갔다 하더니 말했다.
"가세! 우리 거기로 가서 한번 살펴보세."
王勝道:「總捕頭,咱們可要帶些人去?」
왕승이 말했다.
"총포두, 사람을 데려가야 할까요?"
楊晉搖搖頭,道:「用不著帶人,咱們三個人去一趟……」
양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람을 데려갈 필요 없네. 우리 세 사람이 가세..."
目光轉到張晃的臉上,道:「你的傷勢,還能行動麼?」
눈길을 장황의 얼굴로 돌리며 말했다.
"자네의 상세는 움직일 수 있겠는가?"
張晃道:「屬下已然無礙。」
장황이 말했다.
"이미 속하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楊晉道:「那很好,咱們吃點東西就去。」
양진이 말했다.
"그거 잘 됐군. 우리 뭘 좀 먹고 가세."
楊玉燕道:「酒飯早已備好。」
양옥연이 말했다.
"술과 밥은 벌써 잘 준비되어 있답니다."
楊晉等用過酒飯,換過了衣服,瞥見楊玉燕也更了男裝,站在廳門口處。
양진 등이 술과 밥을 먹고 의복을 갈아입었는데 양옥연도 남장으로 바꾸어 청문의 입구에 서있는 것이 언뜻 보였다.
王勝瞪著瞧了一陣,道:「你是玉燕?」
왕승이 눈을 크게 뜨고 보더니 말했다.
"너는 옥연?"
楊玉燕笑一笑道:「是我,王叔叔。」
양옥연이 웃으며 말했다.
"저예요, 왕숙부."
楊晉一皺眉,道:「玉燕,你又要換男裝作甚?」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옥연, 너는 또 남장을 하고 무얼 하려느냐?"
楊玉燕一欠身,道:「爹,女兒想去瞧瞧,也許能助爹爹一臂之力。」
양옥연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아버님, 여아도 가서 살펴보고 싶어요. 어쩌면 아버님을 도와 한 팔의 힘이 될 수도 있어요."
楊晉搖搖頭,道:「不行,我和你張、王兩位叔叔行,已經可以應付了,用不著你再跟去。」
양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된다. 나와 너의 장, 왕 두 숙부면 이미 대응할 수가 있으니 네가 따라갈 필요는 없다."
楊玉燕沉吟片刻轉身退去。
양옥연은 잠시 침음하더니 돌아서서 물러갔다.
王勝低聲道:「玉燕很能幹,只怕已繼承了總捕頭的武功衣缽。」
왕승이 나직이 말했다.
"옥연이 아주 솜씨가 있는 것이 이미 총포두의 무공 의발을 계승한 듯 합니다."
楊晉道:「女孩子,能有什麼大用?」
양진이 말했다.
"여자아이가 무슨 큰 쓸모가 있겠는가?"
邁步向前行去。 離開了楊府,張晃帶路,三個人直奔鐘鼓樓。
발걸음을 내디뎌 앞을 향해 걸어갔다. 양부(楊府)를 나서자 장황의 길안내로 세 사람은 종고루(鐘鼓樓)로 곧장 달렸다.
那是大青磚砌成一座三層高樓,雖然地處鬧區,但因為這座鼓樓,建築的年代久遠,有一股陰森森之氣,所以入夜之後,很少有人來此走動。
張晃帶領兩人,直登二樓。 這時,不過是太陽偏西的時分,二樓上卻是一片空蕩蕩,遊人絕跡。
그것은 커다란 푸른 벽돌을 쌓아서 만든 삼 층의 높은 누각이었다. 비록 번화한 곳에 위치했지만 이 고루가 지어진 연대가 오래되었기에 한 줄기 음산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밤이 되면 이곳을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때는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 때였는데 이층 위로는 텅 비어서 유람객의 발길이 끊어졌다.
楊晉回顧了一眼,道:「這地方,難道就沒有看守的人麼?」
양진이 한번 둘러보고는 말했다.
"이곳은 설마 지키는 사람이 없단 말인가?"
張晃道:「屬下記憶之中,這裡似有一個打掃之人。」
장황이 말했다.
"속하가 기억하기로 이곳에는 한 명의 청소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楊晉道:「那人住在那裡?」
양진이 말했다.
"그 사람은 어디에서 지내는가?"
張晃道:「就屬下記憶,似是住在三樓。」
장황이 말했다.
"속하의 기억으로 삼층에서 지낼 겁니다."
楊晉嗯了一聲,道:「張兄弟,你在那裡遭人襲擊。」
양진이 응, 하더니 말했다.
"장형제, 자네가 습격을 당한 것이 그곳인가?"
張晃道:「就在這二樓進口之處,那人似乎是隱在二樓後面,屬下一腳踏進門口時,被人暗算暈倒。」
장황이 말했다.
"바로 이 이층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누군가 이층 후면에 숨어있었던 듯 합니다. 속하가 문으로 발을 들여놓았을 때 암산을 당해 혼절했습니다."
楊晉打量了那樓門口處的形勢一眼,緩緩說道:「他藏在樓梯後面,你已上樓,背後全暴露在他襲擊之下。」
양진이 그 누각 문입구의 형세를 한번 살펴보고는 천천히 말했다.
"그가 누각의 층계 뒤쪽에 숨어있었다면 자네가 이미 누각에 올랐을때 배후는 완전히 그의 습격하에 노출되어 있었군."
張晃道:「不錯,他出手快,又極意外,屬下連回頭都未來得及。」
장황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의 출수는 쾌속했으며, 또한 극히 의외여서 속하는 미처 고개조차 돌리지 못했습니다."
楊晉道:「你追蹤那人,可也是登上了二樓麼?」
양진이 말했다.
"자네가 그자를 추적해서 이층으로 올랐겠지?"
張晃道:「那人什麼樣子,你還記得麼?」
장황이 말했다.
"그자가 어떤 모양새인지 자네는 기억하는가?" (이건 양진이 한 말일텐데 앞뒤로 약간 누락이 있는 듯)
楊晉道:「什麼事?」
양진이 말했다.
"무슨 일인가?"
張晃道:「屬下只記得他穿看一件青衫,但卻始終沒有瞧到他的面目。」
장황이 말했다.
"속하는 그가 청삼을 걸치고 있었다는 것만 기억할 뿐입니다. 시종 그의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楊晉哦了一聲,道:「那是說人家有意的誘你至此了。」
양진이 아, 하더니 말했다.
"그러면 의도적으로 자네를 이곳까지 유인했다는 말이군."
張晃道:「大概不錯吧!」
장황이 말했다.
"아마 그럴 겁니다!"
楊晉點點頭,道:「這是有計劃的行動,他們故意誘你到此,加以暗算。」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것은 계획된 행동일세. 그들이 고의로 자네를 이곳으로 유인했고 암산을 가했네."
張晃道:「屬下想不明白的是,他們明明有取我性命的機會,但卻不肯殺我,故意留下我一條性命的用心何在?」
장황이 말했다.
"속하가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것이, 그들에게는 나의 목숨을 취할 기회가 분명히 있었는데 죽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고의로 나를 살려둔 의도가 어디에 있을까요?"
楊晉道:「示戒,他想咱們無法解得那截脈手傷的經脈,唉!事實確也如此,如若咱們沒有能力解你脈穴,那會是一個什麼樣的局面了?」
양진이 말했다.
"본보기를 보인 걸세. 그는 우리가 절맥수로 다친 경맥을 풀 수 없으리라 생각했네. 후! 사실은 확실히 이와 같네. 만약 우리가 자네의 맥혈을 풀 능력이 없었다면 어떤 국면이 되었겠나?"
張晃點點頭,道:「總捕頭說的是,那真是比殺死屬下,更使總捕頭難過了。」
장황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총포두의 말씀이 맞습니다. 그러면 정말 속하를 죽이는 것보다 훨씬 더 총포두를 난처하게 했겠지요."
王勝低聲道:「總捕頭,這件事看來似和王府的血案有關了。」
왕승이 나직이 말했다.
"총포두, 보아하니 이 일은 왕부의 살인사건과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楊晉沒有立刻回答王勝的話,望著屋頂出神。 好像是正在思索一件很重要的事情。
양진은 왕승의 말에 즉시 대답하지 않고 지붕꼭대기를 넋놓고 바라보았다. 마치 아주 중요한 일을 한창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過了有一盞茶工夫,楊晉突然回頭望著樓梯口處,大聲喝道:「什麼人?」
한 잔의 차를 마실 시간이 지났다. 양진이 돌연 누각의 층계 입구로 고개를 돌리며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누구냐?"
右手已然扣住了兩枚金錢鏢。 只聽一個清亮的聲音,道:「我!」
우수는 이미 두 개의 금전표를 쥐고 있었다. 한 명의 또렷한 음성이 들렸다.
"접니다!"
但見人影一閃,一個身著灰布破衫蓬髮的大漢,陡然出現在樓梯口處。
인영이 번쩍, 하더니 낡은 회색 무명장삼에 봉두난발의 대한이 누각의 층계 입구에 갑자기 출현했다.
楊晉望了來人一眼,突然一抱拳,道:「駱兄。」
양진이 나타난 사람을 보자 돌연 포권하며 말했다.
"낙형."
來人正是丐幫金陵分舵舵主駱天峰。 駱天峰還了一禮,道:「楊大人。」
온 사람은 바로 개방 금릉분타의 타주인 낙천봉이었다. 낙천봉이 답례하며 말했다.
"양대인."
楊晉道:「承蒙駱舵主多方協助,楊某還未拜謝。」
양진이 말했다.
"다방면으로 낙타주의 협조를 받았소이다. 양모가 아직 감사의 인사를 못했구려."
駱天峰道:「不敢當,大人言重了。」
낙천봉이 말했다.
"천만에요. 대인께서는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楊晉道:「駱兄一個人來麼?」
양진이 말했다.
"낙형 혼자 오셨소?"
駱天峰道:「在下還帶了丐幫中兩名弟子,他們守在樓下。」
낙천봉이 말했다.
"저는 개방의 두 제자를 데려왔고 그들은 누각 아래를 지키고 있습니다."
楊晉道:「駱兄來此,可是尋找兄弟麼?」
양진이 말했다.
"낙형은 아무래도 형제를 찾아 이곳으로 오신 듯 하오만?"
駱天峰道:「不!咱們是不期而遇。」
낙천봉이 말했다.
"아닙니다! 우리는 우연히 만난 것입니다."
楊晉道:「駱兄可是聽到了什麼風聲而來麼?」
양진이 말했다.
"낙형은 무슨 소문을 듣고 오신 게요?"
駱天峰道:「兄弟得幫中弟子報告,此地有異,特來勘察一番。」
낙천봉이 말했다.
"형제는 방중의 제자로부터 이곳에 이상한 점이 있다는 보고를 받아서 특별히 한번 조사하러 왔습니다."
楊晉道:「貴幫的耳目,果然是靈通的很。」
양진이 말했다.
"귀 방의 이목은 과연 아주 영통하구려."
駱天峰道:「楊大人可也是聽到了什麼風聲?」
낙천봉이 말했다.
"양대인도 무슨 소문을 들으셨군요?"
楊晉道:「不瞞駱兄,兄弟一位得力的手下,就是在此地受了暗算。」
양진이 말했다.
"낙형에게 숨기지 않겠소. 형제의 유능한 수하 한 명이 바로 이곳에서 암산을 받았소."
駱天峰微微一笑,目光盯往在張晃的身上,道:「可是張副總捕頭麼?」
낙천봉이 미소짓더니 장황을 응시하며 말했다.
"장부총포두이신 듯 합니다만?"
夜鷹張晃聽了一楞,道:「你怎知道的這樣清楚。」
야응 장황은 듣고 경악하여 말했다.
"당신은 어찌 이렇게 분명하게 아시오?"
駱天峰道:「張兄是大人物,金陵中有誰不知,有誰不曉,不像咱們叫化,滿街亂走,也無人過問。」
낙천봉이 말했다.
"장형 같은 대인물을 금릉에서 누가 모르겠소. 우리 거지들에게는 달라서 온 거리를 이리저리 오고가도 관심이 없다오."
楊晉哈哈一笑,道:「丐幫耳目的靈通,天下各大門派,無出其右,這些事情,如何能瞞過駱舵主。」
양진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개방의 이목이 영통함은 천하각대문파에서 그보다 나은 데가 없소. 이 일을 어떻게 낙타주에게 감출 수 있겠소."
駱天峰道:「慚愧,慚愧,倘若兄弟的耳目真正靈通,早就及時而至了。」
낙천봉이 말했다.
"부끄럽습니다. 만약 형제의 이목이 진정으로 영통하다면 일찍 곧바로 도착했겠지요."
楊晉道:「駱兄,聽到了什麼消息?」
양진이 말했다.
"낙형, 무슨 소식을 들었소?"
駱天峰沉吟了一陣,道:「敝幫中人,發覺了張副總捕頭追蹤一個人到此,立時追蹤而來,但人還未進入二樓,已受了別人的暗算,倒在樓下。」
낙천봉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폐 방의 사람이 장부총포두가 한 명을 추적하여 이곳에 도착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시 뒤따라 왔지만 사람은 이층에 채 들어가지도 못하고 이미 누군가에게 암산을 당해 누각 아래에 쓰러졌지요."
楊晉輕輕咳了一聲,道:「貴幫中人,是否傷在截脈手下。」
양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귀 방의 사람은 절맥수에 다치지 않았소?"
駱天峰搖搖頭道:「不是……」
낙천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楊晉怔了一怔,道:「那是傷在了什麼手法之下。」
양진이 멍해져서 말했다.
"그러면 무슨 수법에 다친 거요?"
駱天峰道:「一種珠鏢,打傷了穴道。」
낙천봉이 말했다.
"주표(珠鏢) 같은 것에 혈도를 다쳤습니다."
楊晉道:「可是傳言於江湖的豆粒打穴之技麼?」
양진이 말했다.
"강호에 전해지는 두립타혈(豆粒打穴)의 절기이겠구려?"
駱天峰道:「不錯,那是一種極難練成的手法,江湖上有此能耐的,屈指可數。」
낙천봉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건 일종의 극히 연성하기 어려운 수법입니다. 강호에서 그쪽으로 솜씨가 뛰어난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지요."
楊晉道:「駱兄見多識廣,對能夠施用珠鏢打穴的人物,定都認識。」
양진이 말했다.
"낙형은 견식이 많고 넓으니 주표를 사용하여 혈도를 칠 수 있는 인물에 대해 알고 계실 것이오."
駱天峰道:「這個,兄弟倒是知曉幾位,不過,那人都是目下武林中德高望重的人,決不會跑到金陵城中來,隨便傷人。」
낙천봉이 말했다.
"그건 형제가 몇 사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모두 지금 무림에서 덕이 높고 존경을 받는 사람입니다. 결코 금릉성에 와서 멋대로 사람을 해칠 리가 없습니다."
楊晉道:「貴幫中那位弟子,清醒過來沒有?」
양진이 말했다.
"귀 방의 그 제자분은 깨어났소?"
駱天峰道:「清醒過來了。」
낙천봉이 말했다.
"깨어났습니다."
「駱兄,來此的用心是……」
"낙형이 이곳에 온 의도는..."
駱天峰接道:「那傷人兇手,只怕早已離開了此地,在下來,只不過是想勘查一下這鼓樓的形勢罷了。」
낙천봉이 말했다.
"사람을 다치게 한 그 흉수는 벌써 이곳을 떠난 듯 합니다. 저는 단지 이 고루의 형세를 한번 조사하고 싶어서 왔을 뿐입니다."
楊晉道:「不知駱兄願和兄弟一同瞧看一下否?」
양진이 말했다.
"낙형이 형제와 함께 조사하길 원하는지 모르겠구려?"
駱天峰道:「不太方便吧!三位先請便,兄弟自己瞧瞧。」
낙천봉이 말했다.
"그리 편리하지 않겠습니다! 세 분은 편하신대로 하십시오. 형제는 스스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楊晉道:「那麼咱們各自勘查吧。」
양진이 말했다.
"그러면 우리 각자 조사합시다."
駱天峰一抱拳,道:「楊大人請。」
낙천봉은 포권하더니 말했다.
"양대인, 그럼."
楊晉帶著王勝、張晃,舉步向三樓行去,一面說道:「駱兄,如若有便,今晚上請到寒舍便飯如何?」
양진은 왕승, 장황을 데리고 삼층을 향해 걸어가면서 말했다.
"낙형, 만약 괜찮으시다면 오늘밤 저희 집으로 오셔서 식사를 하면 어떻겠소?"
駱天峰道:「便飯不用了,如若在下覺著必須一見楊大人時,自會到府拜訪。」
낙천봉이 말했다.
"밥은 됐습니다. 만약 제가 반드시 양대인을 만나야 할 때가 되면 자연 부중으로 찾아뵙겠습니다."
楊晉一抱拳,道:「兄弟恭候。」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형제는 공손히 기다리겠소."
轉身行上三樓。 三樓地方,比二樓稍為小了一些,但卻有兩隔開房間。 一個六旬左右,微微駝背的老者,坐在一張木凳上。 那木凳靠在一處窗口,那老者正在望窗外樓下的景物。 古老的鼓樓,寂寞的老人。 那老人的耳朵大約也有些聾,三個人進入了廳中,他竟是一無所覺。
몸을 돌려 삼층으로 올라갔다. 삼층은 이층에 비해 조금 작았다. 하지만 두 개의 서로 떨어진 방이 있었다. 육순 가량된 등이 약간 굽은 한 명의 노인이 나무걸상에 앉아있었다. 그 나무걸상은 창가에 위치해 있어서 그 노인은 한창 창밖의 누각 아래의 경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래된 고루(鼓樓). 적막한 노인. 그 노인은 아마 귀도 조금 어두워졌는지 세 사람이 청 안으로 들어섰음에도 그는 조금도 느끼지 못했다.
王勝輕輕咳了一聲,道:「你叫什麼名字?」
왕승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당신은 이름이 무엇이오?"
那老人緩緩轉過頭來,望了三個一眼,慢慢轉過了身子。 這位老人雖然有些耳聾,身駝,但他眼力卻是很好,立刻站起了身子,說道:「三位是……」
그 노인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세 사람을 한번 바라보고는 느릿느릿 몸을 돌렸다. 이 노인은 비록 귀가 좀 멀고 등이 굽었지만 그의 안력은 아주 좋았다. 즉시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세 분은..."
大約是,他很少離開這座鼓樓,竟然連應天府三位大捕頭,也不認識。
응천부의 세 대포두(大捕頭)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그는 이 고루를 거의 떠나지 않은 듯 했다.
王勝道:「咱們是府衙裡的人,你叫什麼名字?」
왕승이 말했다.
"우리는 응천부 관아의 사람들이오. 당신은 이름이 무엇이오?"
楊晉一皺眉頭,想阻止王勝時,已經來不及了。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왕승을 저지하려 했는데 이미 늦었다.
那老人啊了一聲,道:「原來是三位大人,來這裡視察的,小人叫洪七。」
그 노인은 허, 하더니 말했다.
"원래 세 분 대인이 이곳을 시찰하려 오신 것이군요. 소인은 홍칠(洪七)입니다."
楊晉笑一笑,道:「原來是洪老兄……」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원래 홍칠형이셨구려..."
駝背老人道:「不敢當,大人。」
곱추노인이 말했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대인."
楊晉道:「你看守這座鼓樓,好長時間了?」
양진이 말했다.
"당신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 고루를 지켰소?"
洪七沉思了一陣,道:「四年多,前一任看鼓樓的死去之後,小老兒得一位朋友引薦,才到這裡,一晃眼就四年多了。」
홍칠이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사 년이 넘었습니다. 고루를 돌보던 전임자가 죽은 뒤 소인이 친구의 추천을 받아 이곳에 왔습니다. 눈 한 번 깜빡할 사이에 사 년이군요."
楊晉一對神光湛湛的眼睛,盯住在洪七的身上瞧著,口中說道:「洪老哥,家裡還有什麼人?」
양진은 한 쌍의 신광이 번쩍이는 눈으로 홍칠을 응시하면서 말했다.
"홍노형, 집 안에 또 누가 있소?"
洪七道:「孤苦無依啊!如果有個兒子,女兒什麼的,小老兒,也不會找這份差事了,終年守在這裡,不能離開,這份清靜雖是不錯,只是清靜的有些寂寞,好在麼!小老兒的年紀大了,也習慣這樣的日子。」
홍칠이 말했다.
"의지할 데 없는 외로운 신세랍니다! 만약 아들이나 딸 같은 것이 있다면 소인이 이 일을 맡을 리가 없지요. 말년에 이곳을 지키며 떠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청정함(清靜)이 비록 나쁘지 않습니다만 단지 조금은 적막한 청정함이랍니다. 다행히도 늙은 것은 나이가 많아서 이런 나날도 익숙합니다."
楊晉道:「這座鼓樓,沒有人常來瞧看麼?」
양진이 말했다.
"이 고루를 보러 오는 사람이 늘 있지 않소?"
洪七道:「有是有啊!不過,那是兩年前的事了,近兩年來,不知何故,竟然是遊人絕跡,很少有人來了。」
홍칠이 말했다.
"있다면 있다고 할 수 있습지요! 그러나 그건 이 년 전의 일이고 최근 이 년 동안 까닭은 알 수 없지만 유람인들의 발길이 끊기어 오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楊晉道:「為什麼?你老兄長年在此,定然知曉原因了。」
양진이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노형 당신은 여러 해를 이곳에 있었으니 틀림없이 원인을 알 것이오."
洪七道:「鬧鬼!唉!不知這傳說從何處說起,小老兒住了四年多,就從沒遇上過鬼。」
홍칠이 말했다.
"귀신이 나온다고 합니다! 후! 그 전설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소인은 사 년 넘게 지냈지만 귀신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楊晉道:「鬧鬼?這座鼓樓,雖然古老,但地處鬧區,四周都是人家,怎麼可能鬧鬼呢?」
양진이 말했다.
"귀신이 나온다고? 이 고루가 비록 오래되어 낡았지만 번화한 지역에 자리잡고 있고 주위에 모두 인가가 있는데 어찌 귀신이 나타날 수가 있겠소?"
洪七道:「說的是啊!這種事,不知道是怎麼傳出去的,近兩年,很少有入來這裡了。」
홍칠이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 일이 어떻게 전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요근래 이 년 간은 이곳에 들어온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楊晉回顧了張晃,王勝一眼,道:「這鼓樓鬧鬼的事,咱們聽過沒有?」
양진이 장황, 왕승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 고루에 귀신이 나타난다는 것을 우리가 들은 적이 없는가?"
王勝道:「沒有,從沒有聽人說過這種事?」
왕승이 말했다.
"없습니다. 여태 그런 일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楊晉道:「洪老兄從沒有遇到過鬼怪?」
양진이 말했다.
"홍노형은 여태 귀신을 만난 적이 없소?"
洪七道:「有時風雨之後,這大的古老房屋,確然是有些陰沉,不過,小老兒這把年紀,縱然是直接有鬼怪,小老兒也不怕他。」
홍칠이 말했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나면 이 커다랗고 오래되어 낡은 방은 확실히 좀 음침합니다. 그러나 늙은 것은 이 나이가 되어 설령 직접 귀신을 접해도 두렵지 않습니다."
楊晉點點頭,道:「洪老哥沒有遇到過鬼怪,不知是否遇到過人?」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홍노형이 귀신을 만난 적이 없는데 사람을 만난 적은 있는지 모르겠구려?"
洪七一怔,道:「人,自然是遇到過了,像三位就是。」
홍칠이 멍해져서 말했다.
"사람은 당연히 만난 적이 있지요. 바로 세 분 처럼요."
楊晉道:「我說的是為非作歹,行跡鬼祟的壞人。」
양진이 말했다.
"내 말은 온갖 못된 짓을 저지르며 행적이 은밀한 나쁜 사람 말이오."
洪七道:「小老兒有些耳背……」
홍칠이 말했다.
"소인이 귀가 좀 어두워서..."
楊晉接道:「我知道,但你的眼力很好,就連年輕人,也不及得。」
양진이 말했다.
"알고 있소. 하지만 당신의 안력은 젊은이 조차도 미치지 못할 만큼 아주 좋소."
洪七道:「對啊!小老兒就是這雙眼睛還亮。」
홍칠이 말했다.
"맞습니다! 소인의 이 한 쌍의 눈은 아직 밝지요."
楊晉道:「那你一定見了不少人?」
양진이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적잖은 사람을 보았겠군?"
洪七道:「閱人多矣!不過,壞人的臉上,也沒有刻字,小老兒如何分辦出他是好人壞人呢?」
홍칠이 말했다.
"많은 사람을 보았지요! 그러나 나쁜 사람이라고 얼굴에 새겨진 것이 아니니 소인이 어떻게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분간하겠습니까?"
王勝冷冷說道:「老頭子,你是耳聾心不聾啊!」
왕승이 냉랭하게 말했다.
"영감, 당신이 귀는 어둡지만 마음은 어둡지 않소!"
洪七道:「小先兒的耳朵,只是稍有毛病,如是聾的太利害了,只怕也謀不到這份差事了。」
홍칠이 말했다.
"늙은 것의 귀는 단지 약간의 문제가 있을 뿐이외다. 만일 심하게 귀가 어두웠다면 이런 직무를 꿈도 꾸지 못할 거외다."
王勝臉色一變想要發作,卻被楊晉攔住。道:「洪老丈,近兩日內,可有人來這座鼓樓。」
왕승은 낯빛이 일변하며 발작하려고 하는데 양진에게 가로막혔다. 양진이 말했다.
"홍노인장, 최근 이틀 간 이 고루에 온 사람이 있소?"
洪七道:「有!」
홍칠이 말했다.
"있습니다!"
楊晉道:「老丈目光銳利,可記得那都是些什麼樣的人?」
양진이 말했다.
"노인장의 눈이 예리하니 어떤 사람인지 기억하시겠구려?"
洪七沉吟了一陣,道:「前天中午吧,有兩個人,到這裡來過,那是一個老頭子,帶著一個小女娃兒。」
홍칠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저께 정오 무렵 두 사람이 이곳에 왔습지요. 한 명의 늙은이가 어린 계집아이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楊晉道:「那老人什麼樣子?」
양진이 말했다.
"그 노인은 어떻게 생겼소?"
洪七道:「高高的個子,臉色很紅潤,卻留了好一部雪白的鬍子。」
홍칠이 말했다.
"키가 크고 얼굴이 불그스름하여 혈색이 좋았는데 새하얀 수염을 기르고 있었습니다."
楊晉道:「那位姑娘有幾歲啊?」
양진이 말했다.
"그 낭자는 몇 살이나 되어 보였소?"
洪七道:「那女娃兒,大概有十五六歲吧!梳著兩條辮子,人長的很伶俐,小老兒不便盯住人家看,所以,有些地方,沒有瞧清楚。」
홍칠이 말했다.
"그 여자아이는 대략 십오륙 세였습니다! 두 갈래로 머리를 땋았는데 아주 영리하게 생겼더군요. 소인은 사람을 쳐다보고 있기 불편했습지요. 그래서 좀 확실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楊晉道:「除了那一老人,一少女之外,還有什麼人來過?」
양진이 말했다.
"그 노인과 소녀 말고는 더 없소?"
洪七道:「小老兒沒有看見過了,再就是你們三位啦。」
홍칠이 말했다.
"당신들 세 분 말고는 보지 못했습니다.
楊晉望望門外面的樓梯,道:「這兒上去,是什麼地方?」
양진이 문 밖의 누각 층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리로 올라가면 어디요?"
洪七道:「是鼓棚,上面架著一面大鼓。」
홍칠이 말했다.
"고붕(鼓棚:북이 있는 다락방 정도로 이해하면 될려나?)인데 커다란 북이 시렁 위에 놓여 있습니다."
楊晉道:「可以上去瞧瞧麼?」
양진이 말했다.
"올라가서 한번 보아도 되겠소?"
洪七道:「一般的遊客,不能上去,三位是衙門裡的人,小老兒也不敢攔阻了,不過,千萬不能打響了鼓。」
홍칠이 말했다.
"일반적인 유람객은 오를 수 없는데 세 분은 아문(衙門)의 사람이니 늙은 것이 감히 막을 수 없지요. 그러나 절대로 북을 쳐서는 안됩니다."
楊晉笑一笑,道:「我知道。」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알겠소."
暗中給張晃,王勝使了一個眼色,舉步向鼓棚上行去。 王勝、張晃,久年追隨楊晉,對他的一舉一動,都能領會。 兩人未追隨楊晉登上鼓棚,卻一左一右的守在洪七身側。
암중으로 장황, 왕승에게 눈짓을 하고는 발걸음을 옮겨 고붕으로 올라갔다. 왕승, 장황은 양진을 여러 해 따랐기에 그의 일거일동을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양진을 뒤쫓아 고붕에 오르지 않고 홍칠의 곁을 좌우에서 지켰다.
楊晉舉步行動中,暗中提聚了真氣,右手也暗抓了兩枚金錢,小心翼翼地上了鼓棚。 一面大鼓,近丈方圓的大鼓,放在一張特製的木架上。 木架前面,吊著兩雙大鼓槌。
양진은 걸어올라가면서 암중으로 진기를 끌어모았다. 우수에도 두 개의 금전(金錢)을 쥐고 조심조심 고붕에 올랐다. 일 장 방원에 가까운 커다란 북이 특별히 만들어진 나무시렁 위에 놓여져 있었다. 나무 시렁의 앞쪽에는 두 쌍의 큰 북채가 매달려 있었다.
楊晉走過大鼓,走了一圈,瞧不出什麼可疑之處。 這座鼓棚,雖然不小,但擺沒的東西不多。 除了那面大鼓之外,只有木架和鼓槌,一目了然,很難有可疑之處。
양진은 커다란 북으로 걸어가 한 바퀴 돌았으나 아무런 의심스러운 데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 고붕은 비록 작지 않았지만 많은 물건이 놓여져 있지는 않았다. 커다란 북을 제외하고 나무시렁과 북채 뿐이라 일목요연하여 의심스러운 점이 있기는 어려웠다.
心中暗忖道:「那人在此傷了張晃,自然會引起官府嚴密的搜查,怎會藏身於此呢?但丐幫的耳目,向極靈敏,如是此地已無可疑,那駱天峰,又怎麼帶人到此呢?」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그자가 이곳에서 장황을 상하게 했으니 당연히 관부의 엄밀한 수사를 야기할 텐데 왜 이곳에 몸을 숨기겠는가? 하지만 개방의 이목은 늘 극히 영민하다. 만일 이곳에 에 수상한 점이 없다면 낙천봉이 또 왜 사람을 데리고 이곳으로 왔겠는가?'
這時,陽光斜照,鼓棚中的景物清明,楊晉又仔細瞧過了四邊景物,確無可疑之處,才下了鼓棚。 洪七仍然站在原處,張晃、王勝,分守在洪七兩側。
이때는 해가 기울어 고붕 안의 경물이 또렸했다. 양진은 또 자세히 주변 경물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의심가는 데가 없자 그제서야 고붕을 내려왔다. 홍칠은 여전히 원래 자리에 서있고 장황, 왕승은 홍칠의 양쪽을 지키고 있었다.
楊晉揮揮手,低聲對王勝和張晃道:「你們先下去等我,順便瞧瞧丐幫是否有人在?」
양진이 손을 내저으며 나즈막한 목소리로 왕승과 장황에게 말했다.
"자네들은 먼저 내려가서 기다리게. 내려간 김에 개방 사람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게."
兩入猶豫了一下,卻未多問,魚貫下樓。 這時,廣大的三樓上,只餘下了洪七和楊晉兩人。
두 사람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더 묻지 않고 줄지어 누각을 내려갔다. 이때 광대한 삼층에는 홍칠과 양진 두 사람만 남았다.
楊晉雙目中暴射出湛湛神光,盯住在洪七的臉上,道:「洪老丈,你百密一疏,露出了一點破綻……」
양진은 두 눈에서 짙은 신광을 폭사시키며 홍칠의 얼굴을 응시한 채 말했다.
"홍노인장, 당신은 아주 치밀했으나 한 가지를 소홀히 하여 한 점 헛점을 노출했소..."
洪七笑一笑,道:「小老兒,不明白你說的什麼事。」
홍칠이 웃으며 말했다.
"소인은 당신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楊晉道:「你知道我是誰麼?」
양진이 말했다.
"당신은 내가 누군지 아시오?"
洪七道:「小老兒,雖然拿的俸銀,但每日守在這鼓樓上,對府中大人,見面甚少……」
홍칠이 말했다.
"늙은 것이 비록 녹봉을 받고 있지만 매일 이 고루 위를 지키고 있어 부중의 대인들을 뵈온 적이 아주 적습니다요..."
楊晉微微一笑,道:「老丈,你好沉著啊,在下不得不說。」
양진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노인장, 당신은 정말 침착하시구려. 내 입으로 말하지 않으면 안되겠군."
洪七道:「小老兒洗耳恭聽。」
홍칠이 말했다.
"소인은 귀를 씻고 듣겠습니다."
楊晉道:「應天府總捕頭,神眼楊晉,便是區區。」
양진이 말했다.
"응천부 총포두, 신안 양진이 바로 나요."
洪七道:「楊大人……」
홍칠이 말했다.
"양대인..."
楊晉道:「遣走兩位副總捕頭,就是不揭穿你的身份,在下為老丈留了面子,也希望老丈能幫我個忙!」
양진이 말했다.
"두 부총포두를 보낸 것은 바로 당신의 신분을 들추어내지 않기 위함이었소. 내가 노인장의 체면을 세워주었으니 노인장도 나를 도와주시기 바라오!"
洪七笑一笑,道:「我!一個糟老頭子,能幫你什麼忙呢?」
홍칠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한 명의 쓸모없는 늙은이인데 당신에게 무엇을 도울 수 있겠습니까?"
楊晉冷冷說道:「洪老丈,光棍眼睛中不揉沙子,我楊晉被江湖朋友們,送了一個神眼的外號,難道是人白叫的麼?」
양진이 냉랭하게 말했다.
"홍노인장, 홀애비가 제 짝을 못알아보겠소? 나 양진이 강호 친구들에게 신안이라는 외호를 받았는데 설마 사람들이 헛되이 부르는 것이란 말이오?"
洪七道:「大人,這一次,只怕看走眼了,小老兒,確然是一個普普通通的人。」
홍칠이 말했다.
"대인, 이번에는 잘못 보신 듯 합니다. 늙은이는 확실히 보통 사람입니다."
楊晉臉色一沉,道:「老丈,在下不希望使出非逼你露出一手不可的方法,但如老丈,再不想給我楊某人的面子,楊某為勢所迫,只好勉強了。」
양진의 낯빛이 굳어지며 말했다.
"노인장, 저는 당신이 한 수 솜씨를 드러내지 않으면 안될 방법은 쓰고 싶지 않소. 하지만 만일 노인장이 나 양모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으려 한다면 양모는 정세에 쫓겨 강요할 수 밖에 없소."
洪七噢了一聲,道:「我這一把年紀了,你還能把我怎麼樣?」
홍칠이 오! 하더니 말했다.
"이 나이가 된 나를 당신이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楊晉冷冷說道:「欲加之罪,何患無詞,你私通梟匪,暗算副總捕頭,先行拿下死牢,俟追到匪首之後,再行一並解審。」
양진이 냉랭하게 말했다.
"죄를 뒤집어 씌우려면 어찌 핑계가 없음을 걱정하겠소? 당신이 비적과 사통(私通)하여 부총포두를 암산했으니 먼저 붙잡아 감옥에 넣고 심문하겠소."
洪七道:「好厲害啊,大人,這就是你們作官的手段麼?」
홍칠이 말했다.
"정말 대단하시군요. 대인, 이것이 바로 관리인 당신들의 수단입니까?"
楊晉道:「老丈別忘了,這鼓樓上守護人,也是公門中人。」
양진이 말했다.
"노인장은 잊지 마시오. 이 고루를 지키고 보호하는 사람도 공문의 사람이오." (공무원ㅋㅋ)
洪七突然一挺腰幹,微駝的背脊,忽的直了起來,道:「楊大人,你把老夫看成什麼人了?」
홍칠이 돌연 허리를 펴자 약간 굽었던 등이 갑자기 곧게 세워졌다.
"양대인, 당신은 노부를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這位背駝耳聾的老人,一瞬間,似是變了一個人般,雙目中神光炯炯,身軀修偉,高出了楊晉半個頭,一眼之下,就使人感覺到,那是一個武林健者。
등이 굽고 귀가 어두운 노인은 별안간 사람이 변한 것 같았다. 두 눈에서는 신광이 형형하고 몸을 펴자 양진보다 머리 반 개는 더 컸다. 단번에 사람으로 하여금 무림의 건장한 남자라고 느끼게 만들었다.
楊晉一抱拳,道:「老丈果然是一位息隱市井的高人,但不知何以竟會謀取看守鼓樓這份差事?」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노인장은 과연 저잣거리에 숨을 숨긴 고인이시구려. 그런데 어떻게 고루를 지키는 일을 얻게 되신 건지 모르겠구려?"
洪七道:「老夫喜愛這裡的清靜,悠閒,原想會生老病死此地,想不到竟被你楊大人逼得我露了真像。」
홍칠이 말했다.
"노부는 이런 청정함과 한가함을 좋아하오. 원래 이곳에서 늙고 병들어 죽고 싶었는데 양대인 당신에게 핍박당하여 내가 참된 모습을 드러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楊晉道:「楊某人多有得罪,還望老丈多多的原諒。」
양진이 말했다.
"양모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노인장께서 부디 양해해주시길 바라오."
洪七道:「唉!也許是老夫閒膩了,有著一種脾肉復生之感,如是老夫不願自露真象,量你也沒有法子,使我現出真正的面目出來。」
홍칠이 말했다.
"후! 어쩌면 노부는 한가함에 질렸고, 할 일이 없어 허벅다리에 살이 오른다고 느꼈을 거요. 만일 노부가 스스로 참모습을 드러내길 원치 않는다면 당신도 나로 하여금 진면목을 나타내게 할 수 없소."
楊晉的閱歷,是何等豐富,已然出這位洪七,不但是一位武林人物,而且還是一位大有來歷的前輩人物。
양진의 경험이 얼마나 풍부한가? 이미 홍칠이 무림인물일 뿐만 아니라 커다란 내력을 가진 선배인물임을 알아챘다.
當下一欠身,道:「老前輩說的是。」
즉시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노선배의 말씀이 맞소이다."
洪七哈哈一笑,道:「楊大人,你好利害。看來,老夫也要上你圈套了。」
홍칠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양대인, 당신은 정말 무섭구려. 보아하니 노부가 당신의 함정에 빠지고 말았군."
楊晉道:「王府血案,鬧的我楊某人灰頭土臉,幸好在下還有一點人緣,金陵城中的江湖朋友們,都願助我一臂,如再得老前輩幫我一把,相信不難追捕兇徒。」
양진이 말했다.
"왕부의 살인사건은 나 양모의 얼굴에 먹칠을 하였소. 다행히 저한테는 아직 한 점 인연이 있어 금릉성 안의 강호친구들이 모두 나를 돕고자 하오. 만일 나를 도와주신다면 흉수를 추적하여 체포하기 어렵지 않으리라 믿소이다."
洪七冷冷說道:「王府血案,和老夫無關,但老夫不滿的是,他們竟敢再上鼓樓傷人……」
홍칠이 냉랭하게 말했다.
"왕부의 살인사건은 노부와 무관하오. 하지만 노부가 불만인 것은 그들이 감히 고루에 올라 사람을 상하게 한 것이오."
楊晉道:「說的是啊!他們這做法,分明未把你老前輩放在眼中。」
양진이 말했다.
"맞는 말이오! 그들이 이런 방법을 썼으니 분명히 노선배를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이오."
洪七微微一笑,道:「楊大人,別灌迷湯,老夫不吃這個……」
홍칠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양대인, 달콤한 말은 하지 마시오."
楊晉微微一笑道:「不敢多言。」
양진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감히 더 여러 말 하지 못하겠소이다."
洪七仰望屋頂,沉吟了一陣,道:「楊大人,受傷的可是剛才那位張副總捕頭?」
홍칠이 천정을 바라보며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양대인, 부상을 입은 것은 방금 전 그 장부총포두구려?"
楊晉道:「不錯,是他。」
양진이 말했다.
"그렇소, 그요."
洪七道:「他被什麼手法所傷?」
홍칠이 말했다.
"그가 무슨 수법에 다쳤소?"
楊晉道:「震脈手?」
양진이 말했다.
"진맥수(震脈手)요." (앞에는 절맥수라고 하더니... 와룡선생 왜 이러실까)
洪七微微一怔,道:「震脈手,楊大人能解震脈手震傷的經脈。」
홍칠이 약간 멍해져서 말했다.
"진맥수. 양대인은 진맥수에 다친 경맥을 풀 수 있구려."
「我不能,」
"나는 못하오."
楊晉手捋長鬚,緩緩說道:「一位年輕的高手,幫了我的大忙。」
양진이 긴 수염을 어루만지며 천천히 말했다.
"한 젊은 고수가 나를 크게 도와주었소."
洪七啊了一聲,道:「年輕人……」
홍칠이 아, 하더니 말했다.
"젊은이라..."
楊晉道:「是的,一個年紀很輕的人?」
양진이 말했다.
"그렇소, 한 명의 나이가 아주 어린 사람이오."
洪七道:「楊大人可否說出他的姓名?」
홍칠이 말했다.
"양대인은 그의 성명을 말할 수 있소?"
楊晉道:「他太年輕,而且也不出身於武林,在下麼對他的底細,也是不太清楚。」
양진이 말했다.
"그는 아주 어리다오. 게다가 무림 출신이 아니어서 그의 내막에 대해 그리 잘 알지 못하오."
洪七道:「楊大人是否知曉他的名字呢?」
홍칠이 말했다.
"양대인은 그의 이름을 알고계시오?"
楊晉道:「那個自然知曉了。」
양진이 말했다.
"그건 당연히 알고있소."
洪七道:「可否見告?」
홍칠이 말했다.
"알려주시겠소?"
楊晉沉吟了一陣,道:「岳秀,老前輩聽說過麼?」
양진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노선배는 악수라는 이름을 들은 적이 있소?"
洪七口中喃喃自語了一陣,似是想不起來岳秀是誰。 但他不死心,笑一笑,道:「你說他很年輕啊!」
홍칠은 웅얼웅얼 한동안 혼잣말을 했는데 악수가 누구인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단념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말한 그는 젊겠구려!"
楊晉道:「是的,很年輕。」
양진이 말했다.
"맞소이다, 아주 젊소."
洪七道:「大人能夠說出一個年齡的數字麼?」
홍칠이 말했다.
"대인은 나이를 말해줄 수 있소?"
楊晉道:「這件事很重要麼?」
양진이 말했다.
"그것이 중요합니까?"
洪七道:「你說出他的大致年齡,那就有了一個可以瞭解他武功的線索。」
홍칠이 말했다.
"그의 대략적인 나이를 말해주면 그의 무공의 실마리를 알 수 있소."
楊晉沉吟了一會,道:「二十歲吧!也許會大上一兩歲?」
양진이 잠시 침음하더니 말했다.
"이십 세요. 어쩌면 한 두 살 위일 것이오."
洪七道:「二十二的年紀,那該是很有成就的人了。」
홍칠이 말했다.
"스물 둘의 나이라. 그러면 대단한 성취가 있는 사람이겠군."
楊晉道:「老前輩,在你心中有一點疑問,老前輩可否見告?」
양진이 말했다.
"노선배, 당신 심중의 의문을 노선배께서는 알려주시겠소?"
洪七道:「楊大人先請說出來內情,老朽才能斟酌答覆。」
홍칠이 말했다.
"양대인이 먼저 내정을 털어놓으시오. 늙은이는 짐작하여 대답할 수 있소."
楊晉道:「老前輩已然露了像,雖然,還未說出直接的名號,但已不用再隱藏什麼?」
양진이 말했다.
"노선배께서 이미 모습을 드러냈고 비록 직접 명호를 말하지 않았지만 이미 더이상 무얼 숨길 필요가 없지 않소?"
洪七道:「楊總捕頭,你有什麼話,直截了當的說出來吧!」
홍칠이 말했다.
"양총포두, 할 말이 있으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시오!"
楊晉道:「好!在下是恭敬不如從命了,老前輩既然見到了張晃受傷的事,想必也見到那行兇的匪徒了。」
양진이 말했다.
"좋소! 공경함은 명을 따르니만 못한 법. 노선배께서 이미 장황이 부상당한 일을 보셨으니 틀림없이 사람을 해친 그 비적을 보셨을 거요."
洪七道:「不錯,見過了。」
홍칠이 말했다.
"그렇소. 보았소."
楊晉心中大感喜悅,但他盡量的掩藏著自己,不流露出來。 緩緩問道:「老前輩可否說出那入的形貌,年歲?」
양진은 속으로 크게 기뻤지만 가능한 감추고 드러내지 않고 천천히 물었다.
"노선배는 그자의 생김새, 나이를 말씀해 주시겠소?"
洪七道:「他穿著一襲青衫,戴了一個寬大的帽,遮住了本來的面目。」
홍칠이 말했다.
"그는 청삼을 걸쳤고 넓고 커다란 모자를 써서 본래의 면목을 감추었소."
楊晉心中大急,急急問道:「老前輩沒有瞧出他的面貌麼?」
양진은 속으로 다급하여 급히 물었다.
"노선배는 그의 용모를 보시지 않았소?"
洪七道:「也許他只是避人耳目,並非是單獨的防備老夫。」
홍칠이 말했다.
"그는 아마도 단지 남의 이목을 피했지 결코 노부를 방비한 것만은 아닐 거요." (뭔 소린지,,,,)
楊晉沉吟了一陣,突然一抱拳,道:「老前輩的看法,他是否還會到這鼓樓上來。」
양진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돌연 포권하며 말했다.
"노선배께서 보시기에 그가 이 고루를 올라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이시구려."
洪七道:「很難說啊!」
홍칠이 말했다.
"말하기 매우 어렵소."
楊晉道:「那就請老前輩留心一些,希望下一次見到他時,老前輩能詳細的說出他的形貌,在下不打擾了,就此別過。」
양진이 말했다.
"노선배께서는 좀 주의를 기울여주시오. 다음 번에 그를 보게 되거든 노선배께서 그의 생김새를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기를 바라오. 방해하지 않고 여기서 작별을 고하겠소이다."
洪七沒有說話,目注楊晉下樓而去。 招呼了王勝、張晃,三個人匆匆趕回楊府。 書房中,早已備好了香茗。
홍칠은 말없이 양진이 누각을 내려가는 것을 응시하였다. 왕승, 장황을 불러서 세 사람은 총총이 양부로 돌아갔다. 서방 안에는 벌써 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楊晉喝了一口茶,緩緩說道:「那位看守鼓樓的老人,是一位身負絕技的高人……」
양진이 한 모금을 마시고는 천천히 입을 뗐다.
"고루를 지키는 그 노인은 몸에 절기를 지닌 고인이라네..."
王勝啊了一聲,道:「屬下帶人去把他捕來……」
왕승이 아, 하더니 말했다.
"속하가 사람을 데리고 그를 체포해 오겠습니다..."
楊晉揮揮手,道:「毛燥不得,坐下來。」
양진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조급하게 굴지말고 앉게."
王勝碰了個釘子,緩緩坐下,道:「總捕頭,咱們還沒有一點眉目,那老小子,既然是武林中的高人,但卻隱居那鼓樓之上,還會存有什麼好心,說不定,張兄就是,被他所傷。」
왕승은 질책을 받자 천천히 앉더니 말했다.
"총포두, 우리는 아직 한 점 단서가 없습니다. 그 노인장이 무림의 고인이지만 그 고루에 숨어사는 것은 무슨 좋은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닙니다. 아마도 장형은 그에게 부상을 입었을 겁니다."
楊晉道:「也有可能,但這可能性很小。」
양진이 말했다.
"그것도 가능성이 있지만 아주 적네."
王勝道:「先把他打下牢中,問他也可以方便一些?」
왕승이 말했다.
"먼저 그를 잡아다 감옥에 집어넣고 심문하는 것이 편하겠지요?"
楊晉道:「話是不錯,如若他不是血案兇手,咱們豈不是得罪了一位息隱風塵的高人?」
양진이 말했다.
"말도 안되네. 만약 그가 살인사건의 흉수가 아니라면 풍진(風塵)을 벗어나 은둔한 고인에게 죄를 짓는 것이 아니겠는가?"
王勝道:「總捕頭思慮太多了。」
왕승이 말했다.
"총포두께서는 사려가 깊으십니다."
楊晉道:「你帶人去捕他,可能使他撒手一走,也可能激起他的怒火,出手拒捕。」
양진이 말했다.
"자네가 사람을 데리고 가서 그를 체포한다면 그가 손을 떼고 달아날 수도 있고, 그의 노화(怒火)를 격발시키는 바람에 출수하여 체포에 저항할 가능성도 있네."
王勝道:「我多帶人手,難道他還敢殺傷公差不成。」
왕승이 말했다.
"제가 사람을 많이 데리고 가면 설마 그가 감히 공무를 집행하는 사람을 해치지는 않겠지요."
楊晉道:「如是激怒了他。他為什麼不敢,你這法子不成。」
양진이 말했다.
"만일 격노케한다면 그가 왜 감히 그러지 못할까. 자네의 방법은 안되네."
三人對坐研商,直到天色掌燈時分,三個人仍然沒有商量個結果出來。 王勝是主張召集人手,圍住鼓樓,先拿住人再說。 但楊晉卻主張謹慎,不可貿然從事。
세 사람은 날이 저물어 등을 걸 때까지 마주 앉아 토의했으나 여전히 결과를 내지 못하였다. 왕승은 사람을 소집해 고루를 포위하여 우선 사람은 잡고 다시 이야기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양진은 신중하여 경솔하게 일을 처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張晃的意見是,對方既然是一位武林高手,憑仗捕快們出手,決無法制服對方,主張邀請三家鏢局子的人手,合力出手,先制服住對方,再問內情。
장황의 의견은 상대방이 이미 무림고수이니 포쾌들이 출수해서는 결코 상대방을 제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세 표국으로부터 사람을 초청해서 합력출수하여 상대를 제압하고 다시 내정을 캐묻자고 주장했다.
三個人議論紛紜,說來說去。仍然是找不出一個適當的辦法出來。 正當三人猶豫難決時,忽然,有一個門房行了進來,欠身說道:「稟老爺,有一位岳爺求見。」
세 사람은 의견이 분분하여 설왕설래하면서 여전히 적당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한창 세 사람이 망설이며 결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문득 한 명의 문지기가 들어와서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나으리께 아룁니다. 악나으리가 뵙고자 합니다."
楊晉霍然站起身子。道:「是岳兄,快請進來。」
양진이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악형이구나. 속히 들어오시라 하거라."
口裡說請,人卻大步迎了出去。 岳秀穿著一身青衣小帽,背手站大廳中,正在看一副水墨字畫。
입으로 들어오라고 하면서 사람은 큰 걸음으로 마중나갔다. 악수는 일신에 청의와 작은 모자를 쓴 채 대청 안에서 뒷짐을 지고 한창 한 폭의 수묵화를 보고 있었다.
楊晉一抱拳,道:「岳世兄?」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악세형?"
岳秀緩緩轉過身子,欠欠身,道:「楊大人。」
악수가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허리를 숙이고 말했다.
"양대인."
楊晉道:「世兄請入書房待茶,在下也正有事請教。」
양진이 말했다.
"세형, 서방(書房)으로 들어가 차를 드세. 나도 마침 가르침을 청할 것이 있네."
岳秀道:「這廳中談話不方便麼?」
악수가 말했다.
"이 청에서 이야기 나누면 불편하십니까?"
楊晉道:「書房中已備有香茗,而且只有在下兩個助手,別無他人,岳世兄但請放心。」
양진이 말했다.
"서방에 차가 준비되어 있네. 게다가 나의 두 조수(助手) 뿐이고 다른 사람은 없으니 악세형은 안심하게."
岳秀略一沉吟,道:「那就有勞帶路。」
악수가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러면 수고스럽지만 길을 안내해주십시오."
行入書房,張晃立刻起身,拜謝救命之恩,王勝也早打心眼裡服了人家,急急起身見禮。 楊晉長揖肅客,把岳秀讓入了客位,親手捧上了一杯香茗。 應天府的總捕頭,是何等權威人物,這一來,使得生性命傲的岳秀,忽然有著不好意思感覺。
서방으로 들어가자 장황이 즉시 일어나 구명지은(救命之恩)에 절하여 인사했다. 왕승도 벌써 마음으로부터 감복하고 있었기에 급히 일어나 인사했다. 양진이 장읍(長揖)하여 손님을 맞더니 악수를 손님 자리에 들게 하고는 친히 한 잔의 차를 올렸다. 응천부의 총포두가 얼마나 권위있는 인물이던가? 이렇게 되니 고오한 천성을 타고난 악수는 문득 무안한 느낌이 들었다.
接過香茗,欠身道:「大人,你太客氣了。」
차를 넘겨받고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대인, 당신께선 너무 겸손하십니다."
楊晉一雙眼,閱人多矣,近二十年的總捕生活使他體會到官府和江湖兩重為人方法,長長嘆口氣,道:「老弟,這件事,關係著我的身家性命,你老弟慨允相助,楊某是感激莫銘,老實說,楊某一家性命,大半寄託於你老弟身上了。」
양진의 한 쌍의 눈은 많은 사람을 겪었다. 근 이십 년의 총포두 생활은 그로 하여금 관부와 강호의 두 종류 처세법을 체득하게 만들었다.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노제, 이 일은 나 자신과 가족의 목숨에 관계된다네. 노제 자네가 흔쾌히 도와주니 양모는 고마움을 깊이 새기고 있네. 솔직히 말해 양모 일가의 목숨은 대부분을 자네에게 맡기고 있다네."
這一頂高帽子,很高很高,使岳秀有些無法推托。 不論他岳秀才慧如何?但論閱歷、經驗,他是無論如何,難是楊晉的敵手。
너무나도 높이 치켜세우자 악수는 핑계를 대어 거절할 방법이 없었다. 악수의 재주와 지혜가 어떻든 경험, 경력으로 논하자면 어쨌든 양진의 적수가 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不知不覺間,被楊晉套牢。當下笑一笑,道:「大人言重了,岳某既承了舅父之命,自會盡力相助。」
부지불식간에 양진의 말에 꼼짝없이 묶여버리자 즉시 웃으며 말했다.
"대인,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악모는 이미 외숙의 명을 받았으니 자연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楊晉一抱拳,道:「老弟我這裡再謝謝你。」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노제, 나는 이 자리에서 다시 감사하네."
岳秀還了一禮道:「令嬡在家麼?」
악수가 답례하고는 말했다.
"영애는 집에 있습니까?"
這句話問的太冒昧,楊晉楞一楞,道:「這丫頭被我喝叱了兩句,半天沒有見她的面了。」
너무도 외람된 이 질문에 양진은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그 계집애는 나한테 두어 마디 호통을 들었는데 반나절 동안 그녀의 얼굴을 보지 못했네."
岳秀道:「大人最好遣人去她的房中瞧瞧……」
악수가 말했다.
"대인께서는 사람을 보내어 그녀의 방을 한번 조사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楊晉接道:「老弟,你只管直說,發生了什麼事?」
양진이 말했다.
"노제, 자네는 얼마든지 직언하게. 무슨 일이 발생했는가?"
閱歷豐富的楊大人,已然聽出了弦外之音。
경험이 풍부한 양대인은 이미 그 말 속에 든 뜻을 알아차렸다.
岳秀道:「令嬡似是已混入王府,難道未和大人商量麼?」
악수가 말했다.
"영애는 왕부에 이미 잠입한 것 같은데 설마 대인과 상의하지 않았습니까?"
楊晉瞪大了一雙眼睛,道:「有這等事,這丫頭,膽大妄為。」
양진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는가? 이 계집애가 겁없이 제멋대로 구는구나."
岳秀搖搖頭,道:「令嬡夠聰明,更難得的,是她的膽氣,就在下觀察所得,令嬡一身武功,似乎是也到了相當造詣,而,她走的路子也不錯,這件案子,王府內也應著手,應天府中捕頭,雖然夠威風,但大約還不敢到王府中查案,只要她進行的小心一些,還不至為人發覺。」
악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영애는 총명하며 그녀의 그런 담력은 더더욱 가지기 힘든 것이지요. 제가 관찰한 바로 영애의 일신무공은 상당한 조예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가는 길이 잘못 되지도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왕부 내에서도 호응자가 있습니다. 응천부의 포두가 비록 위풍이 있지만 아마 감히 왕부를 조사하지는 못하겠지요. 오직 그녀가 조금 조심하여 진행하기만 한다면 남들에게 발각되지 않을 겁니다."
楊晉究竟是經歷過大風大浪的人,一時間,沉住了氣,笑一笑,道:「這丫頭鬧的雖不像話,但也是一番孝心啊!」
양진은 어쨌든 수많은 풍랑을 경험한 사람이었다. 일시지간 화를 가라앉히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 계집애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찌껄이지만 그것도 효심이라네!"
岳秀話題一轉,道:「大人,你們去過了鼓樓吧?」
악수가 화제를 돌려서 말했다.
"대인, 당신들은 고루에 가셨습니까?"
楊晉怔了一怔,暗道:「丐幫耳目靈敏,那是因為他們弟子眾多,各處都兼顧得到,但這位年輕人,卻是隻身入江湖,怎會也有著這樣的能耐呢?」
양진이 멍해져서 속으로 말했다.
'개방의 이목이 영민한 것은 그들의 제자가 많아서 곳곳을 두루 돌볼 수 있기 때문이지만 이 젊은이는 단신으로 강호에 들어왔는데 어떻게 이런 재주가 있을까?'
心中念轉,口中卻緩緩應道:「不錯,在下去過了鼓樓。」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입으로 천천히 대답했다.
"그렇다네. 고루에 갔었다네."
岳秀道:「幾位在鼓樓上,可見過一個微微駝背的老人?」
악수가 말했다.
"여러분들은 고루에서 한 명의 약간 등이 굽은 노인을 보셨겠군요?"
愈說,楊晉有些害怕了,他簡直對這個年輕人,感到有些驚訝。 因為,他每一句問話,都是那麼的有力,那麼的主動,激動人心。
말을 할수록 양진은 좀 무서웠다. 그는 그야말로 이 젊은이에 대해 좀 소름이 끼친다고 느끼게 되었다. 왜냐하면 그의 매 한 마디 질문이 모두가 그렇게 힘이 있고 그렇게 주동적이고 사람의 마음을 격동시켰기 때문이었다.
楊晉又點點頭,道:「是!老弟,你可是跟我們去了?」
양진이 또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네! 노제, 자네는 우리를 따라서 갔었군?"
岳秀道:「說穿了,也沒有什麼?在下先諸位而去過了。」
악수가 말했다.
"까놓고 말씀드리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저는 제위들보다 먼저 갔었습니다."
楊晉道:「你也看到那位老者了?」
양진이 말했다.
"자네도 그 노인을 보았는가?"
岳秀道:「那老人有一雙很利害的眼睛,在下相信沒法子逃過他的雙目。」
악수가 말했다.
"그 노인은 한 쌍의 무서운 눈을 가졌습니다. 저는 그의 두 눈을 피할 방법이 없다고 믿습니다."
楊晉道:「他自稱洪七,老弟認識他麼?」
양진이 말했다.
"그는 자칭 홍칠이라고 하는데 노제는 그를 아는가?"
岳秀搖搖頭,道:「我不認識他,而且,他也不認識我。」
악수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를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그도 저를 알지 못합니다."
楊晉道:「他不是瞧到了你老弟的真正面目麼?」
양진이 말했다.
"그가 노제 자네의 진정한 면목을 보지 못했나?"
岳秀道:「他瞧到了我是不錯,但他沒有瞧到我真正面目。」
악수가 말했다.
"그가 저를 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는 저의 진면목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楊晉點點頭,道:「老弟,那位洪老丈,也是一位武林高人?」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노제, 그 홍노인장도 무림고인이라네."
岳秀道:「楊大人這神眼的名字,果然是沒有使人白叫,能夠一眼辨識出他是武林高人了。」
악수가 말했다.
"양대인의 신안(神眼)이라는 명호는 과연 헛되지 않아서 한눈에 그가 무림고인임을 분간해낼 수 있었군요."
楊晉道:「在下也費了一番工夫,才使他承認下來。」
양진이 말했다.
"나도 한참이 걸려서야 그가 인정하게끔 만들었다네."
岳秀道:「想當然爾。」
악수가 말했다.
"그러셨겠지요."
楊晉道:「在下想不通,那洪七既是一位武林高人,怎會自甘淪落,在那鼓樓上看守大鼓。」
양진이 말했다.
"내가 납득이 안되는 것은 그 홍칠이 이미 무림고인인데 어째서 그 고루의 큰 북을 지키는 사람으로 스스로 전락했을까 하는 점일세."
- 회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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