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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七回 楊府四艷(양부사염)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七回 楊府四艷(양부사염)

알타쵸 2018. 5. 24. 01:20

第七回 楊府四艷(양부의 네 미인들)










唐嘯一皺眉頭,道:「這小子,怎麼自絕死了。」

당소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자가 어떻게 자결했을까?"

青衫人道:「他口中含有毒丸,咬破吞下,立刻毒發而死。」

청삼인이 말했다.

"그는 입 속에 독환(毒丸)을 머금고 있다가 깨물어 터뜨려서 삼켰고, 즉시 독이 발작하여 죽은 것이다."

歐陽俊目光轉到楊晉的身上,道:「楊大人,他自絕而死,總不該算咱們殺人吧!」

구양준이 눈길을 양진에게로 돌리며 말했다.

"양대인, 그가 자결하여 죽었으니 우리가 살인했다고는 못하시겠지요?"

楊晉勉強一笑,未置可否。

양진은 억지로 웃으며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朱奇回過身子,目光盯在楊晉的臉上,道:「老夫久聞應天府楊總捕頭,當今名捕之一,但今日之事,全屬江湖道上的恩怨,如是不願目睹搏殺,心生為難,最好是早些離開。」

주기가 몸을 돌려 양진을 응시하면서 말했다.

"노부는 응천부 양총포두가 당금 명포두 중의 한 명이라고 오랫동안 들어왔소. 하지만 오늘 일은 강호도상의 은원(恩怨)에 속하오. 죽고죽이는 싸움을 지켜보면서 난처해지기를 원치 않는다면 일찌감치 떠나는 것이 가장 좋소."

唐嘯道:「奇怪啊!老哥哥,衙門裡的總捕頭,怎麼也被人邀來了四鳳舫。」

당소가 말했다.

"기괴하군! 형님, 아문(衙門)의 총포두가 어떻게 사봉방에 초청되어 왔을까요?"

楊晉面受嘲弄,但卻能隱忍沒有發作,站在原處未動。

양진은 면전에서 조롱을 받았지만 꾹 참고 발작하지 않으며 원래 있던 곳에 그대로 서있었다.

譚雲突然一抱拳,道:「楊總捕頭,在下一進金陵,就接到這神秘的請帖,所以,未得及趕赴總捕頭之約。」

담운이 돌연 포권하더니 말했다.

"양총포두, 저는 금릉에 들어서자마자 이 신비한 초청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총포두와 약속한 장소로 미처 가지 못했습니다."

楊晉道:「彼此,彼此,在下也接到了邀請來此的帖子。」

양진이 말했다.

"피차일반이네. 나도 여기로 오라는 초청장을 받았었네."

這一來,無疑說明了他是被柬邀而來,也消除了群豪心中的疑慮。

이렇게 되자 의심의 여지없이 그도 초청되어 왔음이 증명되었고 군호들 마음 속의 의심과 염려를 없애버렸다.

唐嘯突然行到大鳳身側,拍活了她的穴道,道:「大姑娘,在下號稱頑童,惡作劇的手法很多,但我很少對婦道人家下手,希望你別逼我。」

당소가 돌연 대봉의 곁으로 걸어가서 그녀의 혈도를 쳐서 풀고는 말했다.

"대낭자, 나는 완동이라 불린다오. 못된 장난을 치는 수법이 아주 많지만 부녀자들에게는 거의 손을 쓰지 않았으니 당신은 나를 그렇게 몰아가지 말기를 바라오."

大鳳道:「什麼事?」

대봉이 말했다.

"무슨 일인가요?"

唐嘯道:「血掌林方,只不過是一個聽命行事的狗腿子,在下希望知曉一些內情?」

당소가 말했다.

"혈장 임방은 단지 한 명의 앞잡이에 불과할 뿐이오. 나는 내정을 조금 알고 싶소만?"

大鳳道:「我說了你也不信,還是不說算了。」

대봉이 말했다.

"내가 말을 해도 당신이 믿지 않으니 말을 안하는 것이 낫겠어요."

唐嘯冷笑一聲,道:「信不信是我們的事,但你姑娘卻要非說不可。」

당소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믿고 안믿고는 우리 일이오. 하지만 낭자 당신은 말하지 않으면 안되오."

大鳳望望林方的屍體,道:「他死了?」

대봉이 임방의 시체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죽었나요?"

朱奇道:「不錯,死了,所以,你不用再顧及林方了。」

주기가 말했다.

"그렇다. 죽었다. 그러니 너는 더이상 임방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大鳳沉吟了一陣,道:「我可以盡吐所知,不過,我有條件。」

대봉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내가 아는 것을 모조리 털어놓을 수 있어요. 그러나 조건이 있어요."

朱奇道:「什麼條件?」

주기가 말했다.

"무슨 조건이냐?"

大鳳道:「放走我三個妹妹,我就告訴你們內情。」

대봉이 말했다.

"당신들에게 내정을 말할 테니 나의 세 자매를 놓아주세요."

青衫人笑一笑道:「放了她們,她們也走不了。」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그녀들을 놓아주어도 달아나지도 못하오."

大鳳道:「為什麼?」

대봉이 말했다.

"왜죠?"

青衫人道:「因為這周圍早已佈置了人。」

청삼인이 말했다.

"왜냐하면 이 주위는 벌써 포위되었기 때문이오."

大鳳道:「是你們的人,還是公門中人?」

대봉이 말했다.

"당신네 사람들인가요 아니면 공문(公門:관아)의 사람인가요?"

青衫人道:「都不是,是你們一夥的人。」

청삼인이 말했다.

"모두 아니오. 당신들과 한 패인 사람이오."

大鳳呆了一呆,道:「你怎麼知道?」

대봉이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이 어떻게 알죠?"

青衫人道:「大鳳姑娘,你應該相信我的話才對,你如不信,那只好試試了。」

청삼인이 말했다.

"대봉낭자, 당신은 내 말을 믿어야 하오. 믿지 않는다면 시험해볼 수 밖에 없소."

大鳳道:「如何試法?」

대봉이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요?"

青衫人道:「咱們放姑娘出去,如是遇上截擊,姑娘就立刻退回。」

청삼인이 말했다.

"우리는 낭자를 내보내겠소. 만일 도중에 습격을 만나면 즉시 도로 물러나시오."

歐陽俊一皺眉頭,道:「這法子不妥?」

구양준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 방법은 적절치 않소만?"

青衫人微微一笑,道:「歐陽兄有什麼高見呢?」

청삼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구양형께 무슨 고견이 있소?"

歐陽俊道:「縱然這四周,確有埋伏人,但咱們放了大鳳姑娘,豈不是縱虎歸山麼?」

구양준이 말했다.

"설령 이 주위에 확실히 매복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대봉낭자를 놓아주면 범을 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겠소?"

青衫人淡淡一笑,道:「歐陽俊顧慮的是不錯,不過,大鳳姑娘不是虎,她只是一隻小綿羊。」

청삼인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구양형이 염려하는 것이 틀리지 않소. 그러나 대봉낭자는 범이 아니오. 그녀는 단지 한 마리의 어린 양이오."

大鳳怔了一怔,道:「你說什麼?」

대봉이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 무슨 말이죠?"

青衫人道:「在對方之中,你們四姊妹,只不過是一個小小的嘍囉罷了,沒有人會關心你們的生死,也沒有人會重視你們!」

청삼인이 말했다.

"상대편 중에서 당신네 네 자매는 단지 하나의 하찮은 부하에 불과하오. 아무도 당신들의 생사에 관심이 없을 것이며, 아무도 당신들을 중시하지 않을 거요!"

大鳳長長嘆一口氣,默然不語。這青衫人高絕的見解,膽大的論斷,使得全場中人,都為之驚駭不已。

대봉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묵묵히 말이 없었다. 이 청삼인의 고절(高絕)한 견해, 담대한 판단은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歐陽俊望望那青衫人,又望望大鳳,道:「姑娘,你好像很猶豫?」

구양준이 그 청삼인을 바라보더니 또 대봉을 바라보며 말했다.

"낭자, 당신은 주저하는 듯 하구려?"

大鳳又長長嘆了一口氣,道:「這位爺說得不錯。」

대봉이 또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이분 나으리의 말이 맞아요."

歐陽俊笑一笑,道:「你們真是任人宰割的小綿羊麼?」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은 정말 남에게 유린당하는 어린 양이오?"

大鳳道:「不論我們是不是小綿羊,但我們的眼中,不受重視,那是不會錯了。」

대봉이 말했다.

"우리들이 어린 양이든 아니든 우리들이 보기에 중시를 받지 않아요. 그건 틀릴 리가 없어요."

歐陽俊道:「姑娘,願不願試一個機會?」

구양준이 말했다.

"낭자, 한번 시험할 기회를 원하시오?"

大鳳道:「什麼機會?」

대봉이 말했다.

"무슨 기회죠?"

歐陽俊道:「棄暗投明!」

구양준이 말했다.

"어둠을 버리고 광명을 찾으시오!"

大鳳苦笑一笑,道:「投明?」

대봉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광명을 찾으라고요?"

歐陽俊道:「現在,你幫助我們,說明內情,這就是棄暗投明!」

구양준이 말했다.

"지금 당신이 우리를 도와서 내정을 밝히면 그것이 바로 어둠을 버리고 광명을 찾는 것이오."

大鳳道:「你們這一夥人是不是一起的?要我棄暗投明,明在何處?」

대봉이 말했다.

"당신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다들 광명을 찾았나요? 어둠을 버리고 광명을 찾으라 하시는데 광명은 어디에 있나요?" 

歐陽俊怔了一怔,想不出回答之言。

구양준은 멍해져서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大鳳冷笑一聲,目光轉到楊晉的身上,道:「楊大人,我們四姊妹,是不是犯了法?」

대봉이 냉소를 치고는 시선을 양진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양대인, 우리 네 자매가 법을 어겼나요?"

楊晉嗯了一聲,道:「酒中下毒,謀害人命,自然是犯法了。」

양진이 응, 하더니 말했다.

"술에 독을 넣어 인명을 해치려 했으니 당연히 범법(犯法)이지."

大鳳道:「那很好,我希望你楊大人把我們拿問下獄。」

대봉이 말했다.

"그럼 잘 됐군요. 나는 양대인께서 우리를 하옥시키고 심문하기를 바랍니다."

楊晉皺皺眉頭,道:「姑娘,你們並沒有毒死人啊?」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낭자, 그대들은 결코 독으로 사람을 죽이지 않았네만?"

大鳳道:「你楊大人就幫幫忙吧!想這等迎客賣笑的生活,還不如牢裡舒服。」

대봉이 말했다.

"양대인께서는 도와주세요! 이렇게 손님을 맞아 웃음을 파는 생활보다 뇌옥 안이 차라리 편하겠어요."

青衫人道:「大鳳姑娘,牢裡可能比四鳳舫安全一些,但未必是絕對安全。」

청삼인이 말했다.

"대봉낭자, 뇌옥 안이 사봉방에 비해 좀 더 안전할 것이오. 하지만 절대적으로 안전한 것은 아니오."

大鳳眨眨眼睛,道:「你好像是什麼都知道。」

대봉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당신은 무엇이든 다 알고 계신 듯 하군요."

青衫人道:「姑娘誇獎。」

청삼인이 말했다.

"낭자, 과찬이오."

頑童唐嘯突然向前一步,道:「大鳳姑娘,無緣無故的把我們騙上四鳳舫來,幾乎讓我們中毒而死,你如是很怕死,咱們就得算算這筆帳。」

완동 당소가 돌연 앞으로 한 걸음 걸어가서 말했다.

"대봉낭자, 아무런 이유없이 우리들을 속여 사봉방으로 오르게 했고, 하마터면 우리를 중독시켜 죽일 뻔 했소. 당신이 만일 죽음이 두렵다면 이 빚을 청산해야 하오."

大鳳道:「怎麼一個算法?」

대봉이 말했다.

"어떤 식으로 청산하자는 말이죠?"

唐嘯冷冷說道:「這筆帳很容易算,你在咱們兄弟身上下毒,總該給咱們兄弟一個交代。」

당소가 냉랭하게 말했다.

"이 빚을 청산하기는 아주 용이하오. 당신이 우리 형제들 몸에 독을 썼으니 마땅히 우리 형제들에게 설명을 해주어야 하오."

大鳳道:「我們四姊妹,已然全無反抗之力,前進無路,後退無門,唐少俠準備向我們四姊妹作什麼事只管吩咐就是。」

대봉이 말했다.

"우리 네 자매는 이미 반항할 힘이 전혀 없어 앞으로 나아갈 길도 뒤로 물러날 문도 없어요. 당소협이 우리 네 자매에게 무슨 분부를 할 작정이라면 얼마든지 하세요."

唐嘯微一笑,道:「姑娘很大方。」

당소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낭자는 아주 대범하시오."

大鳳道:「我們姊妹不大方也是有所不能,要什麼,你說吧!」

대봉이 말했다.

"우리 자매들이 대범하지도 않고 못하는 것도 있어요. 무엇을 요구하는지 말하세요!"

唐嘯回顧了膽叟朱奇一眼道:「老哥哥,你看咱們應該要些什麼?」

당소기 담수 주기를 돌아보며 말했다.

"형님, 당신은 우리가 무엇을 요구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朱奇道:「應天府的楊總捕頭在這裡,自然是不會要咱們殺人了。」

주기가 말했다.

"응천부의 양총포두께서 이 자리에 계시니 당연히 우리에게 살인을 하라고 하실 리가 없다."

唐嘯道:「說的是啊!不過,如是咱們只討回一點債務,流那麼一點點血,楊總捕頭會不會管呢?」

당소가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빚을 되받아내면서 약간의 피를 흘린다고 해서 양총포두께서 상관하실까요?"

朱奇道:「應天府的總捕頭,是天下兩大名捕之一,咱們最好別再惹他。」

주기가 말했다.

"응천부의 총포두는 천하 양대명포(兩大名捕)의 한 분이시다. 우리는 그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唐嘯皺皺眉頭,道:「這樣厲害麼?」

당소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게 대단합니까?"

目光轉到楊晉的身上,道:「膽叟、頑童兩兄弟,在江湖上,一向是恩怨分明,咱們一老一少兩兄弟,只有一個短處,那就是沒有度量,不過,咱們也不希望借重官府的力量給我們報仇,所以,咱們想和楊捕頭商量一件事。」

시선을 양진에게 돌리며 말했다.

"담수, 완동 두 형제는 강호에서 언제나 은원이 분명합니다. 우리 일로일소(一老一少) 두 형제에게는 오직 하나의 단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도량(度量)이 없어 너그러이 용서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관부의 힘을 빌려 복수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양총포두와 한 가지를 상의하고 싶습니다."

楊晉雖然是初次見到膽叟、頑童,但對這兩人的特異行徑,卻是久有耳聞,明知他這一問,必然很難回答,但又不能不回答,只好硬起頭皮,道:「什麼事?」

양진이 비록 담수, 완동을 처음 만나보았지만 두 사람의 특이한 행적은 들은 지 오래였다. 그의 그 질문은 틀림없이 대답하기 아주 어려울 것임을 잘 알았다. 하지만 또 대답하지 않을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말해야만 했다.

"무슨 일인가?"

唐嘯道:「咱們想向大鳳討取一點東西,你總捕頭可不可以不管?」

당소가 말했다.

"우리는 대봉에게 한 가지 물건을 취하고 싶은데 총포두 당신은 상관치 않으실런지요?"

楊晉心中暗道:「你如是不問我,你們以江湖規矩行事,我可以視而不見,但你們這樣問我,那不是要我為難麼?為了這個總捕頭的威嚴,我也不能不管了。」

양진이 속으로 생각했다.

'네가 나한테 묻지 않는다면 너희들은 강호의 규칙으로 일을 처리할 테고 내가 보고도 못본 체 할 수 있지만, 너희들이 이렇게 나한테 물으니 그건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 총포두의 위엄으로 내가 상관하지 않을 수는 없다.'

心念一轉,緩緩說:「那要看你唐兄要什麼了?」

속으로 생각을 굴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건 당형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달렸네."

唐嘯道:「大鳳姑娘甜言蜜語,硬說酒中無毒,騙我們飲下毒酒,所以,我小頑童要割了她的舌頭,要她以後無法再騙人入局。」

당소가 말했다.

"대봉낭자가 감언밀어(甘言蜜語)로 술 속에 독이 없다고 우겨서 우리를 속이고 독주를 마시게 했습니다. 그래서 저 소완동은 그녀의 혀를 잘라서 이후로 다시는 남을 속여 내기를 할 수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楊晉一皺眉頭,道:「如是區區不在此地,不見此事,那也罷了,既然我在此地,就不希望看到流血慘事,這一點,希望你唐兄原諒。」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일 내가 이 자리에 없어서 이 일을 보지 않았다면 그만이지만 이미 내가 여기 있고 유혈참사를 보고 싶지 않으니 그 점은 당형이 널리 양해해주기 바라네."

唐嘯道:「楊總捕頭別忘了,你也中了毒的。」

당소가 말했다.

"당신도 중독이 되었던 것을 양총포두께서는 잊지 마십시오."

楊晉道:「在下沒有忘。」

양진이 말했다.

"나는 잊지 않았네."

唐嘯道:「這麼說來,你是抖抖你那總捕頭威風了。」

당소가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그 총포두의 위풍으로 거들먹거리는 것이군요."

楊晉不禁望望那青衫人,心中忖道:你如不說明我帶有面具,我身份不露,也就不會這樣的麻煩了。如今我露了身份,你卻仍然戴著面具。

양진은 절로 그 청삼인을 바라보며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면구(面具)를 쓰고 있음을 네가 밝히지 않았다면 내 신분이 폭로되지 않았고 이런 성가신 일이 생길 리가 없다. 지금 나는 신분을 드러냈는데 너는 여전히 면구를 쓰고 있구나.'

但事情逼上了頭,楊晉明認惹不起膽叟、頑童,也只好硬著頭皮,道:「唐兄言重了。」

하지만 일이 눈 앞에 닥쳤고 양진은 담수, 완동을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인정했다. 눈 딱 감고 말할 수 밖에 없었다.

"당형은 말이 심하군."

唐嘯道:「楊總捕頭,咱們尊重你的官威,也希望你有一個明確的答覆。」

당소가 말했다.

"양총포두, 우리는 관리로서의 당신의 위엄을 존중하며 명확한 대답을 해주시기를 희망합니다."

楊晉緩緩說道:「如是諸位確然遵從在下這個總捕頭的身份,在下斗膽作主,不能傷人,四鳳姊妹,應該送官治罪。」

양진이 천천히 말했다.

"만일 제위들이 나의 총포두 신분을 확연히 존중한다면 과감하게 결정하겠소. 사람을 해쳐서는 안되오. 사봉 자매들은 마땅히 관아로 보내어 죄를 다스려야 할 것이오."

唐嘯冷然一笑,道:「喝!老哥哥,我看這件事露著稀奇了,咱們敬人一尺,人家卻端起來了。」

당소가 냉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허! 형님, 제가 희한한 일을 다보는군요. 우리가 남을 공경하니 남은 도리어 단정해졌습니다."

膽叟朱奇淡淡一笑,道:「小兄弟,你看應該怎樣辦?」

담수 주기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소형제, 너는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보느냐?"

唐嘯道:「我想咱們不用聽別人的了,照咱們哥倆的規矩辦事,不知老哥哥的意下如何?」

당소가 말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필요 없이 우리 두 형제의 규칙에 따라서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형님의 뜻이 어떠하신지 모르겠군요?"

朱奇道:「兄弟,你決定的事情,老哥哥幾時反對過?」

주기가 말했다.

"형제, 네가 결정한 것을 늙은 형이 언제 반대한 적 있었느냐?"

唐嘯道:「好!老哥哥既然叫小弟作主,小弟就自作主張了。」

당소가 말했다.

"좋습니다! 형님께서 이왕 소제더러 결정하라 하시니 소제는 제 생각대로 결정하겠습니다."

目光突然轉到楊晉的身上,道:「楊總捕頭,我看這件事,你也不用管了,由我們哥倆個,自己辦了。」

시선을 돌연 양진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양총포두, 제가 볼 때 이 일은 당신도 상관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두 형제 스스로 처리하겠습니다."

楊晉道:「兩位一開始不應問我的,既然問了在下麼?就希望諸位能聽從在下。」

양진이 말했다.

"두 분은 나한테 묻지 말아야 했었소. 이왕 나한테 물었으니 제위들은 내 말에 따라주기를 바라오."

唐嘯道:「姓楊的,你別搞錯了,這地方是四鳳舫啊!不是衙門?」

당소가 말했다.

"양씨, 당신은 실수하지 마시오. 이곳은 사봉방이지 아문(衙門)이 아니오."

楊晉道:「在下很清楚。」

양진이 말했다.

"나는 잘 알고 있네."

唐嘯道:「你很清楚,那就別管這檔子事。」

당소가 말했다.

"잘 알고 있으니 그러면 이번 건은 상관하지 마시오."

楊晉道:「唐兄不該問我的。」

양진이 말했다.

"당형은 나에게 묻지 말았어야 했네."

唐嘯道:「哼,早知道你如此的不上路,在下自然不會問你了。」

당소가 말했다.

"흥, 당신이 이같이 사태파악을 못하니 나는 당신에게 묻지 않겠소."

楊晉道:「困難的是,你已經問過了。」

양진이 말했다.

"곤란한 것은 자네가 이미 물었다는 걸세."

唐嘯哈哈一笑,道:「楊總捕頭,你最好別管,你如是一定要管,那就衡量一下自己,能不能管得了這件事?」

당소가 하하, 웃더니 말했다.

"양총포두, 당신은 상관않는 것이 가장 좋소. 당신이 만일 기어코 상관하겠다면 이 일에 상관할 수 있는지 자신을 한번 헤아려보시오."

楊晉無法下台了,硬起頭皮,道:「這不是管了管不了,而是在下既出面管了,那就非管不可!」

양진은 무대에서 내려올 수가 없어서 체면불구하고 말했다.

"상관하고 안하고가 아닐세. 그리고 내가 이미 나서서 상관했으니 상관 안할 수가 없다네!"

頑童唐嘯雙目一瞪,道:「姓楊的,別要給臉不要臉,你管一下試試看?」

완동 당소는 두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양씨, 뻔뻔하게 굴지 마시오. 당신이 상관할지 한번 시험해보시겠소?"

突然探出左手,疾向大鳳的腕上扣去。楊晉右手一揮,一掌拍向唐嘯的左腕。唐嘯似是早已料到了這麼一個結果,右手閻羅判一抬一送,閃閃寒芒,點向了楊晉的咽喉。

돌연 좌수를 내밀어 재빠르게 대봉의 손목을 향해 움켜잡아갔다. 양진은 우수를 떨쳐 당소의 왼팔을 향해 일 장을 후려쳤다. 당소는 마치 벌써 그런 결과를 예상했다는 듯 우수의 염라판(閻羅判)을 들어서 밀어냈다. 한망이 번쩍이며 양진의 인후(咽喉)를 향해 찍어갔다.

楊晉冷笑一聲,道:「動傢伙。」

양진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무기를 쓰다니."

疾退兩步,量天尺飛閃而起,噹的一聲,震開了閻羅判。但就這麼一耽誤,大鳳的右腕,已然被唐嘯扣住。

두 걸음 재빨리 물러나 양천척을 번쩍, 하니 날리자 땅, 하는 소리와 함께 염라판을 밀어젖혔다.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자 대봉의 오른 손목은 이미 당소에게 잡혀버렸다.

楊晉右手拔出寬面短刀,道:「唐老弟,放人。」

양진이 우수로 관면단도(寬面短刀)를 뽑아들며 말했다.

"당노제, 놓아주게."

唐嘯打個哈哈道:「你要我放人?」

당소가 하하, 웃더니 말했다.

"당신은 나더러 사람을 놓아주라는 것이오?"

楊晉道:「是的!諸位既然知曉了在下是總捕頭的身份,為什麼不能尊重在下一些?」

양진이 말했다.

"그렇네! 제위들은 이미 내가 총포두의 신분임을 알았는데 왜 나를 조금은 존중하지 않는 것인가?"

唐嘯道:「你身為總捕頭,自然該有總捕頭的藝業,你要區區放人,何不出手救人。」

당소가 말했다.

"총포두 당신은 당연히 총포두의 예업(藝業)이 있어야 하오. 당신은 나한테 사람을 놓아주라 하면서 왜 출수하여 사람을 구하지는 않소?"

歐陽俊、王召、譚雲,都有些茫然不知所措。楊晉露出了總捕頭的身份,自然是應該助他一臂之力,但膽叟、頑童乃是出了名的難纏人物,就是譚雲吧!也有著招惹不起的感覺。三個人,都肅立站著,默不作聲。

구양준, 왕소, 담운은 모두 좀 망연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양진이 총포두의 신분을 드러냈으니 당연히 그를 도와 한 팔의 힘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담수, 완동은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로 유명했다. 담운만 하더라도 건드리지 말아야겠다는 느낌이 있었다. 세 사람은 모두 조용히 서서 묵묵히 아무 말이 없었다.

楊晉有些下不來台了,踏上一步,道:「唐兄,放手。」

양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처했다. 한 걸음 내딛으며 말했다.

"당형, 손을 놓게."

唐嘯笑一笑,道:「姓楊的,你如是一動手,那就別怪我們反擊了,膽叟、頑童,雖然無所不敢,但還沒有作過殺官的事,萬一逼我們失手傷了人,那可不能怪我們了。」

당소가 웃으며 말했다.

"양씨, 당신이 만일 손을 쓴다면 우리들이 반격해도 탓하지 마시오. 담수, 완동은 감히 못할 것이 없지만 여태 관인(官人)을 죽인 적이 없소. 만일 우리더러 실수하여 사람을 상하게끔 다그친다면 우리를 탓할 수 없소."

楊晉道:「唐嘯,你如是一定要在我面前殺人,那就得先殺了我楊晉。」

양진이 말했다.

"당소, 자네가 만일 기어코 내 면전에서 살인하겠다면 나 양진을 먼저 죽여야 하네."

唐嘯道:「別唬我,逼急了我也不是不敢。」

당소가 말했다.

"겁주지 마시오. 너무 핍박하면 나도 감히 못할 것이 없소."

唐嘯一擺手中寬面刀,正待欺身而上,那青衫人突然冷冷喝道:「住手!」

양진는 수중의 관면도를 흔들며 막 몸을 기울여 나아가려는데 청삼인이 돌연 냉랭하게 말했다.

"손을 놓아라!"

唐嘯回顧了那青衫人一眼,道:「閣下要插手麼?」

당소가 그 청삼인을 돌아보며 말했다.

"귀하가 개입하시려오?"

青衫人點點頭,道:「姓唐的,你想過沒有,楊總捕頭殺你,那是白殺,你如殺了他,那會是怎麼一個後果?」

청삼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가야, 양총포두가 너를 죽이는 것은 죄없는 살인인데, 네가 그를 죽이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 너는 생각해보지 않았구나?"

唐嘯道:「我從來不想後果的事。」 

당소가 말했다.

"나는 여태 나중의 결과를 생각하지 않소."

青衫人道:「那麼眼前的事,你是否要想想呢?」

청삼인이 말했다.

"그러면 눈 앞의 일은 한번 생각해아야 하지 않을까?"

唐嘯道:「人無遠慮,必有近憂,眼前的事,自然要想了。」

당소가 말했다.

"먼 앞날을 미리 생각하지 않으면 필시 가까운 날에 근심이 생기는 법이니 눈 앞의 일은 당연히 생각해야겠지."

青衫人道:「目下,咱們已被人四面圍困,如是我料斷不錯的話,他們片刻之後,就要動手,對方的用心是包括四鳳在內,不留一個活口!」

청삼인이 말했다.

"지금 우리는 이미 사방으로 포위되어 있다. 만일 내 예상이 틀리지 않는다면 그들은 머지 않아 손을 쓴다. 상대방의 목적은 사봉도 포함하여 한 명도 살려두지 않는 것이다."

膽叟朱奇接道:「胡說,誰敢如此妄為。」

담수 주기가 말을 받았다.

"허튼 소리. 누가 감히 그 같은 망동(妄動)을 할까."

青衫人道:「閣下如是不信,立時可見分曉了!」

청삼인이 말했다.

"귀하가 믿지 않는다면 즉시 진상을 또렷이 볼 수 있소이다!"

唐嘯道:「就算你說的很真實吧,但與此事何關?少了大鳳免去咱們後顧之憂,殺了楊晉也不會減去咱們實力。」

당소가 말했다.

"설령 당신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 일과 무슨 상관이오? 대봉이 없어지면 우리는 뒷걱정을 덜 수 있고 양진을 죽인다해도 우리의 실력이 줄어들지 않을 거요."

青衫人道:「再說吧!你也殺不了他。」

청삼인이 말했다.

"게다가 너는 그를 죽이지도 못한다."

唐嘯道:「為什麼?」

당소가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青衫人道:「因為有人不許你殺。」

청삼인이 말했다.

"왜냐하면 너의 살인을 허락치 않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지."

唐嘯道:「那是閣下?」

당소가 말했다.

"그것이 귀하요?"

青衫人道:「就算區區吧!你是否願相信這事?」

청삼인이 말했다.

"나라고 할 수 있지! 너는 그것을 믿고 싶으냐?"

唐嘯道:「可以,你朋友已經表現了不少的奇技,乾脆露兩手給在下見識一下,讓我唐某人心裡服氣,才能放人。」

당소가 말했다.

"믿을 수 있소. 친구 당신은 이미 적잖이 기이한 절기를 내보였는데, 아예 두 손으로 나한테 견식시켜 주시오. 나 당모를 마음으로 승복시켜야 비로소 사람을 놓아줄 수 있소."

青衫人笑一笑,道:「唐少俠,何必呢,同是背井離鄉人,為什麼只為你一點虛名動手一戰呢?」

청삼인이 웃더니 말했다.

"당소협, 하필 그럴 필요가 있는가? 고향을 떠나온 사람끼리 무엇 때문에 한 점 허명을 위해 싸우겠는가?"

唐嘯笑一笑,道:「江湖上稱我頑童,自然是有些原因,明白點說,我是吃硬不吃軟,不見棺材不掉淚,不見黃河不死心,但我也有好處,那就是見機的快,我自覺勝不了人時,我就決不勉強,立時退避。」

당소가 웃더니 말했다.

"강호에서 내가 완동이라 불리는 것은 자연 이유가 좀 있소. 명백히 말해서 나는 부드럽게 대하면 듣지 않고 강압적으로 대해야 순종하며, 관을 보지 않으면 눈물을 흘리지 않고, 황하를 보지 않으면 포기하지 않소. 하지만 나에게도 좋은 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상황판단이 빠르다는 것이오. 내가 이기지 못한다고 느꼈을 때는 결코 억지를 부리지 않고 즉시 물러나 피한다오."

青衫人道:「江湖上事,不可能一成不變,也不能永遠順利,俗語說的好,夜路走多了,總會遇上鬼。」

청삼인이 말했다.

"강호상의 일이란 일단 이루어졌다고 바뀌지 않기는 불가능하고 영원히 순조로울 수도 없다. 속담에 밤길을 오래 걸으면 귀신을 만난다고 하지."

唐嘯一皺眉頭,道:「閣下,這是什麼意思?」

당소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귀하, 그게 무슨 의미요?"

青衫人道:「我這個人,一向不喜出手,但如被逼出手了,我就要討回適當的代價。」

청삼인이 말했다.

"나라는 사람은 언제나 출수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네. 하지만 출수하도록 핍박받는다면 적당한 대가를 받아내야 한다."

唐嘯道:「你好像勝定了。」

당소가 말했다.

"당신은 마치 승리가 정해진 듯 하구려."

青衫人似是動了火,冷笑一聲,道:「小頑童,你不要專打如意算盤,快與給我放手。」

청삼인은 화가 난 듯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소완동, 너는 좋은 쪽으로만 기대하지 말고 빨리 덤벼보아라."

對這位莫測高深的青衫人,唐嘯心中,也確實有些畏懼。

이 고심막측한 청삼인에 대해 당소도 속으로 확실히 좀 무섭고 두려움이 있었다.

但事情已經騎上了虎背,唐嘯已然無法下台,冷笑一聲,道:「頑童不是被人嚇唬大的,閣下如是一定要動手,那就請便吧!」

하지만 이미 범의 등을 올라탔으니 당소는 무대에서 내려올 수가 없었기에 냉소를 치면서 말했다.

"완동은 남한테 겁먹지 않소. 귀하가 만일 꼭 싸워야겠다면 편한대로 하시오."

青衫人冷笑一聲,道:「唐嘯,你會付出代價的!」

청삼인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당소, 너는 대가를 지불할 것이다!"

左手一掌,劈了過去。這一掌去勢不快,但卻有一種飄忽莫測的去勢,使人不知道他劈向何處。就在這一怔神間,青衫人忽的易掌為拿,一下子扣住了唐嘯右肘關節要害。

좌수로 일 장을 쪼개어 갔다. 이 일 장은 나아가는 기세가 빠르지 않았지만 표홀하여 예측할 수 없어서 그가 어디를 향해 쪼개어 가는지 알지 못하게 하였다. 바로 이 정신이 멍해있는 사이에 청삼인은 문득 장(掌)을 금나수법으로 바꾸어 단번에 당소의 오른 팔꿈치 관절의 요해를 움켜잡았다.

青衫人冷冷說道:「唐嘯,放人,不放人,我就要錯開你右肘關節。」

청삼인은 냉랭하게 말했다.

"당소, 사람을 놓아라. 놓아주지 않으면 나는 너의 오른 팔꿈치 관절을 비틀어버리겠다."

頑兒唐嘯臉上那時有的輕鬆笑意,突然間消失不見,楞楞的望著青衫人出神,似乎還是不太相信被人扣住了關節。

완동 당소의 얼굴에는 언제나 느긋한 웃음이 있었는데 별안간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멍하니 청삼인을 넋놓고 바라보는 것이 아직도 관절이 잡혔다는 사실을 못믿는 듯 했다.

只聽膽叟朱奇冷冷說道:「小兄弟,你真的被人制服了麼?」

담수 주기의 냉랭한 말이 들렸다.

"소형제, 너는 정말 제압당했느냐?"

唐嘯道:「邪門的很,我被人一下拿住了右肘的關節。」

당소가 말했다.

"마가 끼었는지 저는 단번에 오른 팔꿈치의 관절을 잡히고 말았습니다."

朱奇道:「怎麼回事?」

주기가 말했다.

"어찌된 일이냐?"

唐嘯道:「老哥哥,我也在想,想不出怎麼會被人抓住了右肘關節。」

당소가 말했다.

"형님, 어떻게 오른 팔꿈치 관절을 잡혔는지 저도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朱奇道:「現在該怎麼辦?」

주기가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할 테냐?"

唐嘯道:「這個,要看你的了,小弟是無法反抗了。」

당소가 말했다.

"그건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소제는 반항할 수 없습니다."

朱奇道:「你是說要老哥哥出來麼?」

주기가 말했다.

"늙은 형이 나서야한다는 말이냐?"

但見他身子閃了兩閃,人已到青衫人的身前,冷笑一聲,道:「朋友,放了我的兄弟。」

그의 몸이 두어 번 번뜩이자 사람은 이미 청삼인의 앞에 이르렀다.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친구, 나의 형제를 놓아주게."

青衫人冷冷說道:「我還空著一隻右手,閣下也可以試試,不過……」

청삼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나는 아직 오른 손이 비었으니 귀하도 한번 시험하실 수 있소이다. 그러나..."

朱奇道:「不過什麼?」

주기가 말했다.

"그러나 뭔가?"

青衫人道:「不過,我不希望你把一世英名,付此一賭,令弟唐嘯,乃有名的頑童,讓他吃點苦頭,有何不可。」

청삼인이 말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일세영명(一世英名)을 이 내기 한 판에 내놓기를 바라지 않소. 영제(令弟)인 당소는 유명한 완동이니 그에게 좀 쓴맛을 보게한들 왜 안되겠소."

朱奇道:「不行,我們兄弟並行江湖,一向是秤不離鉈,我如何能夠不管。」

주기가 말했다.

"안된다. 우리 형제는 나란히 강호를 다니며 늘 저울과 저울추처럼 떨어지지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상관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青衫人道:「如是閣下相信能管得了,那就請出手。」

청삼인이 말했다.

"만일 귀하가 상관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출수하시오."

膽叟朱奇,向以膽氣著稱,數十年如一日,遇上事從不退縮。但看眼下的形勢,卻是不禁有些芒然。

담수 주기는 담력과 용기로 유명했고 수십 년을 하루 같이 무슨 일을 만나든 위축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눈 앞의 정황을 보자 망연해지는 것을 금하지 못했다.

忽聽唐嘯長長嘆一口氣,道:「老哥哥,我瞧你也不用出手了!」

문득 당소가 길게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형님, 내가 보니 당신이 출수할 필요도 없습니다!"

朱奇道:「為什麼?」

주기가 말했다.

"무엇 때문이냐?"

唐嘯道:「這人手法很奇怪,我眼睜睜的看著,就沒有瞧清楚,他怎麼樣扣住了我的脈穴。」

당소가 말했다.

"이 사람의 수법은 아주 기괴합니다. 저는 뻔히 눈뜨고 보고서도 그가 어떻게 저의 맥혈을 움켜잡았는지 똑똑히 보지 못했습니다."

朱奇道:「你可是說老哥哥出手不是他的敵手?」

주기가 말했다.

"네 말은 아무래도 늙은 형이 출수해도 그의 적수가 아니라는 게로구나?"

唐嘯放開大鳳,道:「我被他扣住穴脈,你心中有所顧及,打起來礙手礙腳,自然可能不是人家的敵手了。」

당소가 대봉을 놓아주고 말했다.

"제가 그에게 혈맥을 잡혔으니 당신은 심중으로 염려되는 바가 있어 싸워도 손발에 걸림돌이 될 터이니 당연히 적수가 못됩니다."

朱奇道:「這話倒也有理。」

주기가 말했다.

"그 말도 일리가 있군."

青衫人緩緩說道:「朱奇,要不要我放了頑童唐嘯?」

청삼인이 천천히 말했다.

"주기, 내가 완동 당소를 놓아주기를 바라오?"

朱奇道:「你敢麼?」

주기가 말했다.

"네가 감히?"

青衫人道:「放了他會怎樣?」

청삼인이 말했다.

"그를 놓아주면 어쩔 거요?"

朱奇道:「放了他,我們會合力攻你。」

주기가 말했다.

"그를 놓아주어라. 우리는 합력하여 너를 공격하겠다."

青衫人淡淡一笑,道:「可以,我給你們個機會,如是你們敗了,那將如何?」

청삼인이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그래도 되오. 내 당신들에게 기회를 주겠소. 만일 당신들이 패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소?"

朱奇道:「膽叟,頑童合手,還未遇過敵人,竟會敗於你的手中?」

주기가 말했다.

"담수, 완동이 합수(合手)하여 적수를 만나본 적이 여태 없는데 너의 손에 패하겠느냐?"

青衫人道:「如是萬一敗了呢?」

청삼인이 말했다.

"만에 하나 패한다면?"

朱奇道:「你提條件吧?」

주기가 말했다.

"네가 조건을 제시하거라."

青衫人道:「兩位如是不幸落敗了,那就要為我效命兩年,這兩年之內,要跟我身側,聽我之命行事!」

청삼인이 말했다.

"두 분이 만일 불행히도 패배한다면 나를 위하여 이 년간 목숨을 아끼지 않고 일하시오. 그 이 년 안에 내 곁에서 나의 명에 따라서 일을 해야 하오."

膽叟朱奇哈哈一笑,道:「行!如你敗了呢?」

담수 주기가 하하, 웃고는 말했다.

"좋다! 만일 네가 패한다면?"

青衫人道:「殺剮任憑處置。」

청삼인이 말했다.

"죽이든 갈가리 찢어버리든 마음대로 처리하시오."

朱奇道:「好氣概,咱們就此一言為定。」

주기가 말했다.

"훌륭한 기개로군. 우리는 그 한 마디로 정했다."

青衫人目光轉到唐嘯的身上,道:「你怎麼樣?答不答應?」

청삼인이 시선을 당소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너는 어떠냐? 승낙하겠느냐?"

唐嘯道:「我老哥哥答應了,我不答應也不成了。」

당소가 말했다.

"나의 형님께서 승낙했으니 나도 승낙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青衫人放了唐嘯,向後疾退三步,道:「兩位可以出手了。」

청삼인은 당소를 놓아주고는 재빨리 세 걸음 뒤로 물러나서 말했다.

"두 분은 출수해도 좋소."

唐嘯回顧了朱奇一眼道:「老哥哥,你先上呢,還是聯手上?」

당소가 주기를 돌아보며 말했다.

"형님, 당신께서 먼저 덤비시겠습니까 아니면 연수(聯手)하여 덤빌까요?"

青衫人道:「你們最好是聯手上,免得咱們要多費一番手腳。」

청삼인이 말했다.

"우리가 손발을 놀리는 수고를 덜려면 당신들이 연수하여 덤비는 것이 가장좋소."

唐嘯回顧了朱奇一眼,道:「老哥哥,這人的武功很高明,好像不是吹牛的?」

당소가 주기를 돌아보며 말했다.

"형님, 이 사람의 무공은 몹시 고명합니다. 허풍떠는 것이 아닌 듯 합니다."

朱奇道:「好吧!咱們就聯手上。」

주기가 말했다.

"좋다! 우리 연수하여 덤비자꾸나."

上字出口,呼的一聲,劈了過去,猛的掌風,刮起了嘯嘯之聲。

말을 내뱉자마자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쪼개어 갔다. 맹렬한 장풍이 쐑쐑, 하는 소리를 내었다.

青衫人笑一笑,道:「好掌力。」

청삼인이 웃더니 말했다.

"훌륭한 장력이오."

左手一抬,迎了上去。朱奇冷哼一聲,推出掌勢突然加速。蓬然一聲,雙掌接實。唐嘯右手一抬,閻羅判閃起一道寒芒,直刺向青衫人的咽喉。

좌수를 들어올려 맞이해갔다. 주기는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는 밀어내던 장세에 돌연 속도를 가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손바닥이 맞닿았다. 당소는 우수를 들어올려 염라판(閻羅判)으로 한 줄기 한망을 번뜩이며 청삼인의 인후를 향해 곧장 찔러갔다.

青衫人沉著的很,閻羅判寒鋒快到咽喉前面時,才微一側頭,避開鋒尖,左手閃電一般抄住鐵判。膽叟朱奇和青衫人接實了一掌之後,人被震的向後退了一步!

청삼인은 아주 침착했다. 염라판의 싸늘한 날끝이 인후에 이르렀을 때 그제서야 고개를 살짝 한 옆으로 기울여 날끝을 피하더니 좌수로 섬전같이 철판을 잡아버렸다. 담수 주기는 청삼인과 일 장을 교환한 뒤 뒤로 한 걸음 밀려났다!

青衫人抓住閻羅判向後退了一步,突然一個大轉身,人已欺在了膽叟、頑童之間。沒有人看清楚那是什麼手法,只見掌影一閃,青衫人已暴退了五尺,同時鬆開了閻羅判。膽叟、頑童相互望了一眼,嘆了口氣,垂首不言。

청삼인이 염라판을 움켜잡고 뒤쪽으로 한 걸음 물러나더니 돌연 크게 한 바퀴 돌자 사람은 이미 담수, 완동의 사이에 있었다. 아무도 그것이 무슨 수법인지 똑똑히 보지 못했다. 단지 장영(掌影)이 한번 번뜩이더니 청삼인은 갑작스럽게 오 척을 물러났고 동시에 염라판을 놓았다. 담수, 완동은 서로를 한번 바라보고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수그린 채 말이 없었다.

青衫人似是不願使膽叟、頑童難看,轉過話題,道:「咱們可以離開四鳳舫了。」

청삼인은 마치 담수, 완동으로 하여금 꼴사납게 만들고 싶지 않은 듯 화제를 돌려 말했다.

"우리는 사봉방을 떠나야 하오."

語聲甫落,突然一聲淒厲的怪叫,傳了過來。

말이 떨어지자마자 돌연 처절한 괴성이 전해져왔다.

歐陽俊一皺眉頭,道:「是毒手郎中馬鵬。」

구양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독수랑중 마붕이군."

青衫人道:「不錯,咱們如是不出去只怕那何首烏又要被人家收回去了。」

청삼인이 말했다.

"그렇소. 우리가 나서지 않는다면 그 하수오는 또 남에게 빼앗길 것 같소."

千年何首烏的名貴,似是有著無比的誘惑,歐陽俊、王召、譚雲,齊齊向外奔去。四鳳舫中只餘下了,四鳳、楊晉、膽叟、頑童和那青衫人。

천년하수오의 진귀함은 비할 데 없는 유혹을 가진 듯 구양준, 왕소, 담운은 일제히 밖을 향해 달려갔다. 사봉방에 남은 것은 사봉, 양진, 담수, 완동과 그 청삼인이었다.

青衫人笑一笑對膽叟,頑童,道:「兩位,也該去了,保住那何首烏。」

청삼인이 웃으며 담수, 완동에게 말했다.

"그 하수오를 지키러 두 분도 가셔야 하오."

朱奇,唐嘯點點頭,沒有說話,轉身一躍,飛出了四鳳舫。

주기, 당소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없이 돌아서서 사봉방을 뛰쳐나갔다.

楊晉望望青衫人,道:「你是……」

양진이 청삼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대는..."

青衫人搖搖頭,道:「總捕頭可以帶著四位鳳姑娘回家了。」

청삼인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총포두께서는 네 분 봉낭자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楊晉道:「回家?」

양진이 말했다.

"집으로 돌아가라고?"

青衫人道:「衙門裡太扎眼。」

청삼인이 말했다.

"아문(衙門)은 너무 시선을 끌지요."

楊晉道:「可要點了她們的穴道。」

양진이 말했다.

"그녀들의 혈도를 찔러야겠군."

青衫人道:「用不著,他們四位不會跑,而且武功也不太壞,快些走了。」

청삼인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그들 네 명은 달아나지 않을 것이며 게다가 무공도 그리 나쁘지 않지요. 빨리 떠나십시오."

當先舉步向外行去。楊晉心中有著太多的疑問想問,但卻強自忍了下來。站在舺板上,可看到秦淮畔,刀光劍影,正展開著一場激烈群毆,搏殺。

앞장 서서 걸음을 옮겨 밖을 향해 걸어갔다. 양진은 마음 속에 묻고 싶은 의문이 너무도 많았지만 꾹 참았다. 갑판 위에 서니 진회하의 강변에 도광검영(刀光劍影)이  보였다. 한창 격렬한 패싸움이 한바탕 전개되고 있는 것이리라.

河畔水際的花舫,都已經緊閉著艙門,靜靜的不再見鶯燕走動。但那高挑在花舫上的宮燈,仍然散發著明亮的光芒,照著那激烈的搏殺。

강변, 물가에 있던 화방(花舫:아름답게 장식한 놀잇배)들은 일찌감치 다들 선창 문을 꼭 닫았고 가희나 무녀들이 오가는 것이 더이상 보이지 않고 조용했다. 하지만 화방에 높이 걸려있는 궁등은 여전히 밝은 빛을 발산하고 있어 그 격렬한 싸움을 비추고 있었다.

估量了一下形勢,青衫人突然振袂而起,飛落到三丈外一艘花舫上,解下一艘小船,用刀一送,小船直向四鳳舫推了過去。青衫人第二度騰身飛起,躍登岸上。

청삼인은 형세를 한번 어림잡아 보더니 돌연 소매를 떨치며 솟구쳐 올라 삼 장 밖에 있는 한 척의 화방에 떨어져 내렸다. 한 척의 작은 배를 풀어내리더니 힘을 써서 밀어보내자 작은 배는 그대로 사봉방을 향해 밀려갔다. 청삼인은 두 번째로 몸을 솟구쳐 강언덕에 올랐다.

楊晉低聲道:「四位姑娘自重,希望別存逃走之心。」

양진이 나직이 말했다.

"네 분 낭자는 자중하여 도망칠 생각을 가지지 않기를 바라오."

大鳳道:「你放心,楊總捕頭,我們只有兩條路走,一條是被殺死,一條是跟你去坐牢,別的再無選擇了。」

대봉이 말했다.

"양총포두, 안심하세요. 우리에게는 오직 두 가닥 길 뿐인데 하나는 죽임을 당하는 것이며 하나는 당신을 따라가서 감옥에 갇히는 것이지요. 더이상 다른 선택은 없어요."

楊晉道:「四位能相信楊某就好。」

양진이 말했다.

"네 분은 양모를 믿는 것이 좋소."

五人一舟,划向岸畔。

다섯 사람은 강언덕을 향해 배를 저었다.

岸上,正展開著激烈絕倫的惡鬥,毒手郎中馬鵬全身浴血,站在一側休息。歐陽俊、王召、譚雲和七個手揮兵刃的黑衣人打在一起。膽叟朱奇,頑童唐嘯合力對付四個黑衣人。青衫人卻卓立在岸邊,沒有動手。

언덕 위에서는 한창 격렬하기 이를 데 없는 악투가 전개되고 있었는데 독수랑중 마붕은 전신에 피를 뒤집어 쓴 채 한 옆에서 휴식하고 있었다. 구양준, 왕소, 담운은 손에 병기를 들고 휘두르는 일곱 명의 흑의인들과 싸우고 있었다. 담수 주기, 완동 당소는 합력하여 네 명의 흑의인을 상대했다. 청삼인은 싸우지 않고 강기슭에 우뚝 서있었다.

楊晉帶四鳳棄舟登陸,青衫人立刻說道:「請帶四位姑娘回家,在下隨後就到。」

양진이 배를 버리고 사봉을 데리고 뭍에 오르자 청삼인이 즉시 말했다.

"네 분 낭자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십시오. 저는 뒤따라 가겠습니다."

這聲音很自然,不是裝出來的聲音,楊晉已聽出他的身份,嘆口氣,道:「老弟,你真行……」

이 음성은 당연히 가장해낸 음성이 아니었다. 양진은 이미 그의 신분을 알아내고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노제, 자네는 정말이지..."

青衫人接道:「快些走,他們人已全部出手,我替你們阻擋追兵,一切事見面談。」

청삼인이 말을 받았다.

"속히 떠나십시오. 그들은 이미 전부가 출수하고 있습니다. 제가 추격을 막을테니 모든 건 만나서 이야기 나누시지요."

楊晉可也是真聽話,帶著四鳳,疾奔而去。

양진은 말을 잘 따랐다. 사봉을 데리고 날쌔게 달려갔다.

和膽叟,頑童相持的四個黑衣人中,突然想起了一個沙啞嗓門,叫道:「四個丫頭,我去宰了她們。」

담수, 완동과 대치하고 있던 네 명의 흑의인 중에서 돌연 한 명이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

"네 명의 계집애들은 내가 가서 처치하겠다."

疾劈兩刀,逼開頑童,轉身向四鳳追去。那黑衣人身法奇快,一躍就是三丈多遠,一轉兩個飛躍,人已到了四鳳身後。

재빠르게 두 번 칼로 쪼개어 내어 완동을 비켜나게 만들더니 몸을 돌려 사봉을 쫓아갔다. 그 흑의인의 신법은 기이할 정도로 빨라서 한 번에 삼 장 넘게 멀리 뛰어넘었다. 두 번 몸을 날리자 사람은 이미 사봉의 뒤에 도달했다.

楊晉霍然回身,一揮手中的量天尺和寬面刀,攔住了黑衣人的去路。黑衣人冷哼一聲,揚手一刀劈了過去。楊晉量天尺橫架一招,硬接下了。

양진이 몸을 홱, 돌리더니 수중의 양천척(量天尺)과 관면도(寬面刀)를 휘두르며 흑의인의 길을 막아섰다. 흑의인이 차갑게 흥, 하더니 손을 떨쳐 일 도를 쪼개어 갔다. 양진은 양천척을 가로로 받쳐서 맞받았다.

但聞噹的一聲,楊晉被震的向後退了一步,不禁心頭一震,暗道:這些人故意穿著相同的衣服,看上去,一點也不起眼,但武功,卻是高強的很。

땅, 하는 소리가 들리며 뒤로 일 보 밀려난 양진은 가슴이 떨림을 금할 수 없어 몰래 생각했다.

'이자들이 고의로 서로 같은 의복을 걸쳐서 보기에는 조금도 눈에 띄지 않지만 무공은 아주 고강하구나.'

就這一轉念間,青衫人已疾掠而至。右手一揮,拍出一掌,口中卻對楊晉喝道:「快走!」

이렇게 생각을 굴리는 사이에 청삼인이 이미 재빠르게 도달했다. 우수를 휘둘러 일 장을 쳐내면서 입으로는 양진에게 소리쳤다.

"빨리 가십시오!"

楊晉收了兵刃,帶著四鳳,轉身而去。黑衣人被青衫人一掌逼迫,向旁側閃開了五步。黑衣人回顧了楊晉一眼,突然飛身而起,直向楊晉奔了過去。

양진은 병기를 거두고는 사봉을 데리고 뒤돌아서 갔다. 흑의인은 청삼인의 일 장에 핍박을 받아 옆으로 다섯 걸음을 비켜나서 피했다. 흑의인은 양진을 한번 돌아보더니 돌연 몸을 솟구쳐 곧장 양진을 향해 달려갔다.

青衫人冷笑一聲,道:「站住。」

청삼인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섯거라."

振袂而起,橫向那黑衣人衝了過去。這黑衣人的武功,實非小可,奔向楊晉的身子一轉,突然向青衫人劈了過來。青衫人身懸半空,右手一拂,一股潛力湧了過去,逼開刀勢。左手疾快的探了出去,伸手一把,抓住了那黑衣人的刀背。兩個人同時由空中摔了下來。兩個人飄落實地,左手一加勁力,抓緊了刀背,右手一掌拍了出去。那黑衣人右手一揮,迎了上去。雙掌接實,蓬然一聲大震。

소매를 떨치며 횡으로 그 흑의인을 향해 부딪혀갔다. 흑의인의 무공은 실로 보통이 아니었다. 양진을 향해 달려가던 몸을 돌리더니 돌연 청삼인을 향해 쪼개어왔다. 청삼인은 몸이 공중에 뜬 채 우수를 털어냈다. 한 줄기 잠력이 솟아나와 도세(刀勢)를 밀어내자 좌수를 잽싸게 내밀어 그 흑의인의 칼등을 잡아버렸다. 두 사람은 동시에 공중에서 떨어져 내려왔다. 두 사람은 땅에 내려서자 좌수에 힘을 가하여 칼등을 단단히 잡고 우수로 일장을 처내었다. 그 흑의인은 우수를 휘둘러 맞이해갔다. 쌍장이 부딪히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크게 뒤흔들렸다.

黑衣人冷哼一聲,身不由己的向後退了兩步,手中的單刀,也脫手落地。青衫人飛起一腳,踢了過去。這一腳去勢奇幻,黑衣人明明看著踢上身來,但卻不知踢向何處?就在那黑衣人一怔神間,青衫人,一腳踢中了黑衣人的左腿關節。黑衣人退了兩步,仍然是拿不穩樁,一跤跌摔在地上。

흑의인은 차갑게 끙, 소리를 내며 몸이 자기도 모르게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수중의 단도(單刀:자루는 짧고 몸체는 긴 칼)도 손을 벗어나 땅에 떨어졌다. 청삼인은 발을 날려 발길질을 해갔다. 이 발길질의 기세는 기이하여 흑의인은 발길질이 날아오는 것을 뻔히 보았지만 어디를 향해 내지른 것인지 알지 못했다. 흑의인이 정신이 멍해져있는 사이에 청삼인은 흑의인의 왼쪽 다리 관절을 걷어차버렸다. 흑의인은 두 걸음 물러나서도 여전히 몸을 가누지 못하고 땅 위에 자빠져 쓰러졌다.

青衫人疾行一步,一腳點在那黑衣人右肩穴道。冷笑一聲,道:「閣下好好的休息一下。」

청삼인이 빠르게 한 걸음 걸어가서 발로 흑의인의 오른 어깨 혈도를 찍고는 냉소를 치며 말했다.

"귀하는 얌전히 휴식하시오."

轉身向搏鬥場中行去。這時膽叟、頑童已然盡佔了上風,迫的兩個黑衣人險象環生。青衫人目光轉動,只見另一處惡鬥,也打得激烈萬分。但雙方卻維持個不勝不敗之局。

몸을 돌려 싸움판을 향해 걸어갔다. 이때 담수, 완동은 이미 우세를 점하여 두 명의 흑의인을 몰아붙이자 연신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었다. 청삼인이 눈을 돌리니 다른 한 곳의 악투도 싸움이 격렬하기 그지없어 보였다. 하지만 쌍방은 불승불패의 국면을 유지하고 있었다.

忽然間,傳過來一聲尖銳的怪嘯,激鬥中的黑衣人,立時各自攻出一刀,向後退開,轉身疾奔而去。這些人,不但刀法高明,而且,輕功卓絕,奔行迅速,眨眼間,人已到四五丈外。膽叟、頑童,放腿要追,但被那青衫人伸手攔住。其實,人人最為關心的事,還是那枚千年何首烏,立時間,所有的人都圍住了身受重傷的馬鵬。

별안간 한 소리 날카로운 괴소가 전해왔고, 그 즉시 격투를 벌이던 흑의인들은 각자 일 도를 공격하고는 뒤쪽으로 물러나더니 뒤돌아서 빠르게 달려갔다. 이들은 도법이 고명할 뿐만 아니라 경공도 탁월했다. 신속하게 달려가자 눈깜빡할 사이에 사람은 이미 사오 장 밖에 이르렀다. 담수, 완동이 추격을 하려 했지만 청삼인이 손을 뻗어 저지했다. 사실 사람들마다 가장 관심있는 것은 그 천년하수오였기에 즉시 모든 사람들은 부상을 당한 마붕을 빙 둘러섰다.

毒手郎中,本來是閉目而坐,運氣調息,但卻忽然間,睜開了眼睛,望了四周的群豪一眼,掙扎而起,道:「你們要幹什麼?」

독수랑중은 본래 눈을 감고 앉아 운기조식하고 있었는데, 문득 눈을 떠서 주위의 군호들을 바라보더니 기를 쓰며 일어나서 말했다.

"당신들은 무얼 하려는 거요?"

王召冷冷說道:「咱們看看你的傷勢,是否還能活得下去。」

왕소가 냉랭하게 말했다.

"우리는 당신이 살 수 있을런지 상세를 보고있소."

馬鵬道:「我醫道精奇,受這點傷,怎能撐不下去,你們快讓開,我要走了。」

마붕이 말했다.

"나의 의도(醫道)가 정묘한데 이 정도 부상을 입었다고 어찌 지탱하지 못하겠소? 그대들은 속히 비키시오. 나는 가야겠소."

譚雲道:「如是咱們剛才不出手救你,現在,只怕你已被人亂刀分屍了。」

담운이 말했다.

"만일 우리가 방금 전 출수하여 구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당신은 이미 난도분시(亂刀分屍)되었을 것이오."

馬鵬道:「怎麼?你們可是挾恩求報?」

마붕이 말했다.

"뭣이? 그대들은 아무래도 은혜를 빙자하여 보답을 요구하는군?"

歐陽俊道:「馬兄,對付你這等氣度狹小的人,咱們也沒別的辦法了。」

구양준이 말했다.

"마형, 당신 같이 이 정도로 기도(氣度)가 협소(狹小)한 사람을 상대하자니 우리도 다른 방법이 없소."

馬鵬道:「你們這些人中,那一個能作得了主?」

마붕이 말했다.

"당신들 중에서 어느 분이 결정권이 있소?"

這一問,只問得群豪一怔?誰是頭兒呢?大家都是盛名甚著的人物,誰肯服誰呢?如是有一個人,不自量力,敢以這群人中的首腦自居,說不定,立刻間,就會受到其餘之人,全力的攻襲。

이 질문에 군호들은 멍해졌다. 누가 책임자인가? 모두가 명성이 있다고 자부하는 인물들인데 누가 누구를 따르려 하겠는가? 만일 주제를 모르고 감히 이 군호들의 수뇌로 자처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그 즉시 나머지 사람들로부터 전력을 다한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頑童唐嘯,突然轉頭望望那站在四五丈外的青衫人。忽然間,大家都生出了一個感想,覺著只有那青衫人,才能當得目下群豪的首腦人物。

완동 당소는 돌연 사오 장 저쪽에 서있는 청삼인을 돌아보았다. 별안간 사람들에게는 모두 하나의 생각이 생겨났는데, 오직 그 청삼인이야말로 지금 군호들의 수뇌인물을 맡을 수 있다고 느꼈다.

膽叟朱奇重重的咳了一聲,道:「老夫覺著,咱們這些人中,一定要找個頭兒出來,咱們主人大約是當之無愧了。」

담수 주기가 거듭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노부가 느끼기에 우리들 중에서 굳이 나설 사람을 찾는다면 우리 주인이 아마 부족함이 없을 것이오."

譚雲道:「那一位是朱兄的主人?」

담운이 말했다.

"어느 분이 주형의 주인이십니까?"

朱奇一指那青衫人,道:「咱們兄弟和人打賭,輸在人家手中,兩年聽人使喚,叫他一聲主人,那裡錯了。」

주기가 그 청삼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형제들은 내기를 해서 그에게 졌고 이 년간 그를 따르며 심부름을 하게 되었기에 그를 주인이라 부르는데 어디 잘못 되었는가?"

譚雲道:「不錯,不錯……」

담운이 말했다.

"그렇지요, 그렇지요..."

唐嘯笑笑一聲,接道:「男子漢,大丈夫,輸了要認,敗了要服,你譚兄,這冷言冷語,不覺有失氣度麼?」

당소가 웃더니 말을 받았다.

"사내대장부가 졌으면 인정해야 하고 패했다면 복종해야 하오. 담형 당신이 이렇게 비아냥거린다면 기도를 잃는다고 느끼지 않소?"

譚雲不理頑童,大步行近那青衫人,一抱拳,道:「老兄,半宵之間,能在這些人中,建立了這等的聲望,實是非凡之事,目下馬鵬和群豪之間,可能有一番利害之爭,還望兄台處斷一下。」

담운이 완동을 거들떠보지 않고 큰 걸음으로 청삼인 가까이 걸어가서 포권하며 말했다.

"노형, 반소(半宵:하룻밤의 절반) 동안에 이 사람들 속에서 이 정도로 명망을 세울 수 있다니 실로 보통 일이 아니오. 지금 마붕과 군호들 사이에 무서운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바라건대 형장께서 한번 처리해주시오."

青衫人淡淡一笑,道:「為了那枚千年何首烏麼?」

청삼인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 천년하수오를 위해서요?"

譚雲道:「人性本貪,千年何首烏又是人間至寶,自難怪,人人都存了染指之心。」

담운이 말했다.

"사람은 본래 탐심(貪心)을 타고나는 것이며, 천년하수오 또한 인간세상에서 지보(至寶)이니 사람들에게 넘보는 마음이 있다한들 나무라기 어렵소."

青衫人緩步向前行去,直到了馬鵬的身側,目光轉動,掃掠了群豪一眼,道:「諸位是否願聽在下的仲裁?」

청삼인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마붕의 곁에 이르러 시선을 돌려 군호들을 한번 쓸어보더니 말했다.

"제위들은 나의 중재를 따르시겠소?"

群豪相顧愕然,卻無人回答。

군호들은 아연실색한 채 서로를 돌아보면서 대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青衫人微微一笑,道:「如是諸位不贊成在下過問此事,在下立刻走,不再過問此事?」

청삼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만일 내가 이 일에 간섭하는 것을 제위들이 찬성하지 않는다면 나는 즉시 떠나서 더이상 이 일에 간섭하지 않겠소."

膽叟朱奇、頑童唐嘯,互望一眼,道:「咱們兄弟,聽憑主人吩咐。」

담수 주기, 완동 당소는 서로를 한번 쳐다보더니 말했다.

"우리 형제들은 주인의 분부를 따르겠소."

譚雲道:「譚某也願聽憑閣下的裁決。」

담운이 말했다.

"담모도 귀하의 판정에 따르겠소."

歐陽俊道:「如是閣下裁決的很公平,人人都會遵重閣下的決定,如果裁決的不公平,咱們縱然是表面無能反抗,但內心中對閣下不滿……」

구양준이 말했다.

"만일 귀하의 판정이 공평하다면 사람들이 모두 귀하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오. 만약 판정한 것이 불공평하다면 우리가 설령 표면적으로 대들지 못하더라도 내심으로는 귀하에게 불만일 거요..."

青衫人接道:「在下相信我的裁決,縱然不太公平,但也不會差的很遠。」

청삼인이 말했다.

"나의 판정이 그리 공평하지 않을지라도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을 것이오."

歐陽俊道:「閣下這麼說,在下也願意聽候仲裁了。」

구양준이 말했다.

"귀하가 그렇게 말하니 나도 중재를 따르겠소."

王召道:「大家都接受,我王某人也只好接受了。」

왕소가 말했다.

"다들 받아들이니 나 왕모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구려."

青衫人緩緩說道:「既然諸位都願聽在下一言,在下也義不容辭了。」

청삼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왕 제위들이 나의 말을 따르겠다니 나도 사양치 않겠소."

目光轉到馬鵬的臉上,接道:「馬兄有何高見,可以和兄弟談談。」

시선을 마붕에게로 돌리며 말을 이었다.

"마형에게 어떤 고견이 있다면 형제와 이야기해도 되오."

馬鵬服下了兩次藥物,又經這一陣調息,精神好了不少,睜眼望望那青衫人,道:「閣下可以作得了主麼?」

마붕은 두 차례 약물을 먹고 또 한바탕 조식을 거치자 적잖이 정신이 좋아졌다. 눈을 떠서 청삼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귀하가 결정할 수 있소?"

青衫人道:「承他們抬愛,推在下出面和馬兄交涉交涉。」

청삼인이 말했다.

"그들이 배려하여 제가 나서서 마형과 교섭하도록 밀어주셨소."

馬鵬道:「談不上交涉,他們想合力聯手,搶走我的何首烏。」

마붕이 말했다.

"교섭이랄 것까지도 없소. 그들은 힘을 합치고 연수하여 나의 하수오를 뺏아가려는 것이오."

歐陽俊道:「姓馬的,如不是我們出手救了你的性命,你早已身中亂刀而死,那裡還會有何首烏?」

구양준이 말했다.

"마가야, 만일 우리가 출수하여 너의 목숨을 구하지 않았다면 너는 벌써 난도분시되어 죽었을 텐데 어디 하수오를 가질 수나 있겠느냐?"

馬鵬道:「不論在下能否保住性命,但這何首烏為在下所有,那是不會錯了。」

마붕이 말했다.

"내가 목숨을 부지하든 못하든 하수오는 나의 소유라는 것은 틀릴 리가 없다."

青衫人笑一笑,道:「這話倒也有理,但如是你不幸殞命,何首烏縱然為你所有,那對你馬兄,也沒有什麼幫助啊。」

청삼인이 웃더니 말했다.

"그 말도 일리가 있소. 하지만 당신이 불행히도 죽을 운명이라면 하수오가 설령 당신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마형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되오."

馬鵬道:「想不到啊!你和他們的想法一樣。」

마붕이 말했다.

"그대 또한 그들과 똑같은 견해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

青衫人道:「這麼辦吧,如是馬兄不願在下調解此事,在下回頭就走……」

청삼인이 말했다.

"이렇게 합시다. 만일 내가 이 일을 중재하는 것을 마형이 원치 않는다면 나는 뒤돌아 떠나겠소..."

馬鵬接道:「好吧!你說說看,你準備如何調解,不過,如是調解的偏差太大,在下可以不聽。」

마붕이 말했다.

"좋소! 당신은 어떻게 중재할 작정인지 말해보시오. 그러나 만일 중재의 편차가 너무 크다면 나는 따를 수 없소."

青衫人道:「你要霸佔何首烏,他們會把你殺了……」

청삼인이 말했다.

"당신이 하수오를 독점하려들면 그들은 당신을 죽일 것이오..."

馬鵬道:「這算什麼調解,簡直是火上加油。」

마붕이 말했다.

"그걸 무슨 중재라고 할 수 있소. 그야말로 불난 데 기름을 붓는군."

青衫人道:「還有第二個辦法,那就是請把何首烏分成若干塊,每人一塊。」

청삼인이 말했다.

"또 두 번째 방법이 있소. 그것은 바로 하수오를 열 덩이 정도로 나누어 한 사람당 한 덩이씩 가지는 것이오."

歐陽俊道:「公平,公平,見者有份。」

구양준이 말했다.

"본 사람은 몫이 있는 법이니 공평하구려."

青衫人笑一笑,道:「也許馬大夫覺得在下的處置不公。」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어쩌면 마의원은 저의 처리가 불공평하다고 느끼실 거요."

馬鵬呆了一呆,道:「你這作法,怎能算公平?」

마붕이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의 그 방법이 어찌 공평하다고 할 수 있겠소?"

青衫人道:「眾怒難犯,馬大夫,留得青山在,不怕沒柴燒,閣上請三思在下之言。」

청삼인이 말했다.

"군중을 분노를 불러일으켜서는 안되오. 마의원, 청산(青山)이 남아있는 한 땔감이 없어질까 걱정하지 마시오. 귀하는 나의 말을 세 번 생각해주시오."

馬鵬怔了一怔,道:「你這人陰險極了,把何首烏送給我,換回他們的性命,使人人都覺著很仁慈,卻又逼我交出何首烏,討好他們。」

마붕이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이란 사람은 극히 음험하군. 하수오를 나한테 주고 그들의 목숨과 바꾸어 사람들로 하여금 매우 인자하게 느끼게 하더니, 또 나를 핍박하여 하수오를 내놓게 하여 그들의 환심을 사는군."

譚雲冷笑一聲,道:「馬鵬,那只怪你無能,你如能衝出別人的攔擊,豈不是早已遠走高飛了。」

담운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마붕, 그건 오직 당신의 무능함을 탓해야 하오. 당신이 다른 사람의 매복공격을 뚫고 나갈 수 있었다면 벌써 멀리 달아났을 거요."

青衫入嘆口氣,道:「如是他們晚來了一步,你現在怎會有命在?」

청삼인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만일 이들이 한 걸음 늦게 왔다면 당신이 지금 목숨을 부지하고 있겠소?"

馬鵬道:「我寧可戰死此地,也不願交出何首烏。」

마붕이 말했다.

"나는 차라리 싸우다 이 자리에서 죽을지언정 하수오를 내놓고 싶지 않소."

王召道:「歐陽俊,這小子如此固執,咱們就成全他吧!」

왕소가 말했다.

"구양준, 이놈이 이처럼 고집을 부리니 우리 그의 소원대로 해줍시다!"

青衫人輕輕嘆息一聲,道:「鳥為食亡,那是因為沒有人這份聰明,人又為什麼定要為財死呢?」

청삼인이 가볍게 탄식하면서 말했다.

"새는 먹이 때문에 죽소. 그건 왜냐하면 사람 만큼의 총명함이 없기 때문이오. 사람이 또 왜 굳이 재물을 위해 죽어야 한단 말이오?"

轉身向前行去。

돌아서서 앞을 향해 걸어갔다.

馬鵬大聲喝道:「站住。」

마붕이 큰 소리로 고함쳤다.

"멈추시오."

他心裡明白,這青衫人只要一走開,圍在四週的群豪,立時將揮刀攻殺。同時,他也瞧出這青衫人雖然武功高不可測,但卻不會出手殺死自己,也許不屑出手對付自己。所以,他急急喝住了青衫人。

이 청삼인이 일단 비켜주기만 하면 주위를 둘러싼 군호들이 즉시 칼을 휘둘러 공격해서 죽일 것임을 그는 마음 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동시에 그도 이 청삼인이 비록 무공이 측량할 수 없이 높지만 출수하여 자신을 죽이지 않는 것을 보았다. 어쩌면 출수하여 자신을 처치할 가치도 없는 것이리라. 그래서 그는 급히 청삼인을 소리쳐 멈춰 세웠다.

青衫人停下腳步,道:「什麼事?馬大夫。」

청삼인이 걸음을 멈추더니 말했다.

"무슨 일이오, 마의원?"

馬鵬探手從懷中取出了何首烏,道:「我馬某人的用毒之能,諸位早已知曉了,是麼?」

마붕이 품 속을 더듬어 하수오를 꺼내더니 말했다.

"나 마모의 용독(用毒)능력은 제위들이 진작에 알고 있을 것이오."

群豪不知他用心何在,故而都未接它。

군호들은 그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다들 대꾸하지 못했다.

馬鵬冷笑一聲,道:「現在,這枚何首烏上,附有了五種奇毒,任何人,只要沾上少許,就得毒發而死,那位要何首烏,儘管拿去。」

마붕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지금 이 하수오에 다섯 종의 기독(奇毒)이 묻어있소. 어느 누구든 약간이라도 닿기만 하면 독이 발작하여 죽소. 하수오를 원하는 누구든 얼마든지 가져가시오."

群豪都知馬鵬之能,對他之言,深信不疑,個個不敢接口。

군호들은 모두 마붕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그의 말을 대해 깊이 믿고 의심하지 않아서 다들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馬鵬哈哈一笑,道:「這麼辦吧!這枚何首烏就算見者有份,但諸位不懂藥性,分得一塊,也許把它糟蹋了,不如在下把它做成藥丸,在下答應,凡是此在場之人,每人送靈丹三顆,諸位如是同意,就放我馬鵬離開,諸位如是不肯同意,不論那位,請取走何首烏,你們自己分配就是。」

마붕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이렇게 합시다! 이 하수오가 설령 한 사람 한 사람의 몫이 있다한들 약성(藥性)을 모르는 제위들이 한 덩이를 나누어 받으면 아마 그것을 낭비하게 될 테니 내가 약환(藥丸)으로 만드는 것이 낫소. 무릇 이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각자 영단 세 알씩 보내줄 것을 내 승낙하겠소. 제위들이 동의한다면 나 마붕을 놓아 보내주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느 분이든 하수오를 가져가서 당신네들 스스로 분배하면 그만이오."

頑童唐嘯道:「我不信,何首烏上已經有了五種毒藥。」

완동 당소가 말했다.

"하수오에 이미 다섯 종의 독약이 있다고 나는 믿지 않소."

伸手去取。

손을 뻗어 취해갔다.

朱奇一把抓住了唐嘯,道:「小兄弟,我從來沒有掃過你的興頭,這一次,老哥哥我要勸阻你了,馬鵬這小子乃當今江湖上三大用毒高手之一,下毒之能,匪夷所思,你千萬不能冒險。」

주기가 당소를 붙잡고 말했다.

"소형제, 내가 여태껏 너의 흥미를 꺾은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늙은 형이 너를 말려야겠다. 마붕 이놈은 당금 강호에서 삼대 용독고수의 하나란다. 독을 쓰는 능력이 보통사람은 생각해낼 수 없는 것이다. 너는 절대 모험해서는 안된다."

馬鵬笑道:「朱兄究竟是年紀大一些,見識過人。」

마붕이 웃으며 말했다.

"주형은 어쨌든 나이가 좀 많아서 견식이 남들보다 뛰어나시구려."

青衫人微微一笑,道:「馬鵬,你這何首烏上的劇毒,可會傷人之命麼?」

청삼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마붕, 당신의 하수오에 있는 극독은 사람의 목숨을 해칠 수 있소?"

馬鵬道:「會!」

마붕이 말했다.

"그럴 수 있소!"

青衫人道:「不知你那毒性,要多少時間發作?」

청삼인이 말했다.

"그 독성이 얼마나 되어야 발작하는지 모르겠구려?"

馬鵬道:「五種毒性,各不相同,快則在一個時刻之內。」

마붕이 말했다.

"다섯 종류의 독성은 각기 서로 다른 것인데 빠르면 한 시각 안이오."

青衫人道:「馬鵬,咱們是否也來賭它一下?」

청삼인이 말했다.

"마붕, 우리 내기 한번 하시겠소?"

馬鵬道:「賭一下?」

마붕이 말했다.

"내기를?"

青衫人道:「不錯,咱們賭你的毒,是不是能在一定時限之內,毒死人?」

청삼인이 말했다.

"그렇소. 당신의 독이 일정 시한 내에 사람을 독사시킬 수 있는지 내기합시다."

馬鵬呆了一呆,道:「你不怕?」

마붕이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은 두렵지 않소?"

青衫人道:「我不是不怕,而是有些不信。」

청삼인이 말했다.

"두렵지 않은 것이 아니라 좀 믿지 못하겠소."

馬鵬道:「生死大事,開不得玩笑,你朋友……」

마붕이 말했다.

"생사대사(生死大事)를 장난으로 여겨서는 안되오. 친구 당신은..."

青衫人道:「我知道,一個人只能死一次,不過,為了千年何首烏這等名貴之物,倒也值得一賭。」

청삼인이 말했다.

"알고 있소. 사람은 오직 한 번 죽소. 그러나 천년하수오와 같이 이 정도로 진귀한 물건을 위해서는 한번 내기를 할 가치가 있소."

馬鵬臉上是一種很奇怪的表情,雙目盯注在青衫人的臉上,瞧看了一陣,道:「朋友,代價太大了,你要好好的想想。」

마붕의 얼굴은 일종의 아주 기괴한 표정이 된 채로 두 눈으로 청삼인의 얼굴을 한동안 노려보더니 말했다.

"친구, 대가가 너무 크오. 당신은 잘 생각해보아야 하오."

青衫人道:「我已經想過了,只是不知道你是否願賭?」

청삼인이 말했다.

"나는 이미 생각했소. 단지 당신이 내기를 원하는지 모르겠소만?"

馬鵬沉吟了一陣,道:「好吧!你朋友想試試我馬某人的用毒之能,在下就恭敬不如從命,不過,在你未試之前,在下想先證明給你朋友看看!」

마붕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좋소! 친구 당신이 나 마모의 용독능력을 시험하고 싶다하니 공경하는 것은 명을 따르니만 못하지. 그러나 당신이 시험하기 전에 나는 당신에게 증명해 보여주고 싶소!"

青衫人道:「證明什麼?」

청삼인이 말했다.

"무얼 증명한다는 말이오?"

馬鵬道:「證明一下這何首烏上的劇毒。」

마붕이 말했다.

"이 하수오의 극독을 한번 증명하겠소."

突然提高了聲音,道:「那一位身上有火摺子?」

돌연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어느 분이 몸에 화접자(火摺子)를 가지고 계시오?"

江湖浪子歐陽俊,一伸手,晃燃一個火摺子,道:「幹什麼?」

강호랑자 구양준이 손을 뻗어 한 개의 화접자에 불을 붙이고는 말했다.

"무얼 하려는 게요?"

馬鵬目光轉動,忽然看到了數雙螞蟻,正在蠕蠕而行。馬鵬右手一探,輕輕把何首烏放了下去,但立刻收回。就是這一收一放之間,地上幾雙螞蟻,身子忽然一動,翻過身來。目睹劇毒利害至此,群豪都不禁臉色大變,不禁替那青衫人擔起心來。

마붕이 시선을 돌리니 마침 몇 쌍의 개미가 줄지어 기어가는 것이 문득 보였다. 마붕은 우수를 내밀어 하수오를 살짝 놓았다가 즉시 도로 거두었다. 바로 이렇게 놓았다가 거두는 사이에 지상의 몇 쌍의 개미들은 몸을 갑자기 꿈틀거리더니 뒤집어졌다. 극독의 무서움이 이 정도임을 본 군호들은 안색이 대변(大變)하는 것을 금하지 못하였고 자기도 모르게 청삼인을 염려하기 시작했다.

馬鵬冷冷說道:「朋友,你瞧到沒有?」

마붕이 냉랭하게 말했다.

"친구, 보았소?"

青衫人點點頭,道:「瞧到了。」

청삼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보았소."

馬鵬微微一笑道:「你若是不願賭,現在還來得及。」

마붕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당신이 만약 내기를 원치 않는다면 이제라도 늦지 않았소."

唐嘯突然說道:「我說主人啊!何苦以身試毒,咱們把他宰了,取走何首烏,再找解毒之人。」

당소가 돌연 입을 열었다.

"주인께 말씀드립니다! 왜 하필 몸소 독을 시험하십니까? 그를 죽이고 하수오를 가져가서 다시 해독할 사람을 찾읍시다."

馬鵬道:「天下能夠解得我馬某下毒的人,只怕很難找出幾個。」

마붕이 말했다.

"나 마모가 쓴 독을 제거할 수 있는 사람은 천하에서 몇 명 찾아내기가 어려울 걸."

馬鵬冷笑一聲,道:「只要你能取走這枚千年何首烏,儘管拿走。」

마붕이 냉소하고는 말했다.

"네가 이 천년하수오를 가지고 달아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져가거라."

青衫人道:「你毒手郎中,也是江湖上有頭有臉的人,說話自然是算數了。」

청삼인이 말했다.

"독수랑중 당신도 강호에서 명망이 있는 사람이니 말한 것은 당연히 지킬 것이오."

青衫人笑一笑,道:「我知道,馬大夫願意賭了?」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알겠소. 마의원은 내기를 하시겠소?"

(???앞뒤 문맥이 ???)

馬鵬點點頭,道:「你如願意出手一試,咱們就賭一賭吧。」

마붕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당신이 출수하여 시험하길 원한다면 우리 한번 내기합시다."

青衫人微微一笑,道:「馬鵬,你說話,可要算話啊!」

청삼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마붕, 당신이 말했으니 책임을 져야하오!"

青衫人笑一笑,突然伸出左手,撿起了何首烏。全場群豪,無不臉色大變,睜大著雙目,瞪在那青衫人的臉上。

청삼인은 웃더니 돌연 좌수를 뻗어내어 하수오를 집어들었다. 전장의 군호들은 낯빛이 크게 변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두 눈을 부릅뜨고 그 청삼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但見那青衫人淡淡一笑道:「馬大夫,你這何首烏上之毒,要幾時才會發作?」

그런데 그 청삼인은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마의원, 당신의 하수오에 있는 독은 언제가 되어야 발작하오?"

馬鵬神情十分緊張的望著那青衫人,道:「你有些什麼感覺?」

마붕은 십분 긴장한 표정으로 그 청삼인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당신은 무슨 느낌이 있소?"

青衫人道:「我很好。」

청삼인이 말했다.

"나는 아주 좋소."

馬鵬呆了一呆,道:「很好?」

마붕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아주 좋다고?"

青衫人道:「不錯,只是在下代馬大夫有些可惜?」

청삼인이 말했다.

"그렇소. 단지 나는 마의원이 좀 안타깝소만?"

馬鵬臉色大變,嗯了一聲,未再接口。

마붕은 낯빛이 크게 변한 채 음, 하더니 더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青衫人接道:「好好的一枚千年何首烏,卻被你一時好強,又輸給了我。」

청삼인이 말했다.

"멀쩡한 한 뿌리의 천년하수오를 당신의 일시적인 호승심 때문에 나한테 주게 생겼구려."

馬鵬的聲音也變了,有些發抖的道:「你怎麼不畏奇毒?」

마붕은 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기독을 무서워하지 않소?"

青衫人笑一笑,道:「馬大夫,你是不是忘了在何首烏上放毒?」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마의원, 하수오에 뿌린 독을 당신은 기억하시오?"

馬鵬道:「放的有,上面有五種奇毒,那最毒的一種,叫作七步斷魂散,只要走七步的時間,非死不可!」

마붕이 말했다.

"겉에다가 다섯 가지의 기독을 뿌렸소. 가장 독한 한 종류는 칠보단혼산(七步斷魂散)으로 불리는데 일곱 걸음을 걷는 사이 반드시 죽는다오!"

青衫人道:「也許在下不太怕毒,也許是馬大夫配製毒藥的時間太久了,失去了效用。」

청삼인이 말했다.

"어쩌면 내가 독을 두려워하지 않거나 마의원이 배합하여 조제한 독약의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 약효을 잃었을 거요."

剛剛十餘螞蟻,碰到何首烏離開死去,證明了藥性仍在,怎會突然間失去了效用呢?

방금 십여 마리의 개미가 하수오에 부딪혀 죽은 것은 약성이 여전히 있음을 증명했는데 어찌 별안간 약효를 잃었을까?

馬鵬突然一抱拳,道:「在下遇上高人了。」

마붕이 돌연 포권하더니 말했다.

"내가 고인을 만났구려."

轉身邁步而去。他雖然全身傷痕纍纍,但卻強忍著痛苦,大步而行。

돌아서서 발걸음을 내딛어 떠났다. 그는 비록 전신에 상흔 투성이였지만 억지로 고통을 참고 큰 걸음으로 걸어갔다.

目睹馬鵬去遠之後,青衫人突然又把何首烏放在地上,道:「那一位如是喜愛此物,儘管取去。」

마붕이 멀리 가는 것을 지켜보고는 청삼인이 돌연 또 하수오를 땅에 내려놓고 말했다.

"누구든 이 물건에 흥미가 있다면 얼마든지 가져가시오."

群豪望望地上的何首烏一眼,沒有一人敢伸手去取。

군호들은 땅 위의 하수오를 바라보면서 손을 뻗어 취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江湖浪子歐陽俊一抱拳,道:「閣下可否見告姓名。」

강호랑자 구양준이 포권하면서 말했다.

"귀하는 성명을 알려주시겠소?"

青衫人道:「在下名不見經傳。」

청삼인이 말했다.

"나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외다."

歐陽俊不再多問,轉身而去。

구양준은 더 여러 말 묻지않고 뒤돌아서 가버렸다.

王召跟著行去,譚雲也一抱拳,道:「閣下贏得了這枚何首烏,如今又物歸原主。」

왕소가 뒤따라 떠났고 담운도 포권하더니 말했다.

"이 하수오는 귀하가 따냈던 것인데 지금 또 원래 주인에게 돌아왔구려."

青衫人微微一笑道:「兄弟今晚上的運氣太好了。」

청삼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형제가 오늘 밤 운이 아주 좋구려."

譚雲微微一笑,道:「閣下深藏不露,實在高明得很,但願咱們後會有期。」

담운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귀하는 깊이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데 사실은 아주 고명하시오. 우리 훗날 만남을 기약합시다."

青衫人道:「二公子,咱們定會再見,而且為期不遠。」

청삼인이 말했다.

"이공자,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날 것이며 게다가 그 날짜가 멀지 않을 것이오."

譚雲道:「但願如此。」

담운이 말했다.

"그렇게 되기를 바랄 뿐이오."

轉身大步而去。

뒤돌아 성큼성큼 걸어서 가버렸다.

目睹譚雲去遠之後,青衫人才緩緩回過頭來,目光一掠膽叟、頑童,道:「兩位,還有什麼?」

담운이 멀리 가버리고 나자 청삼인은 그제서야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담수, 완동에게 눈길을 주며 말했다.

"두 분은 아직 무엇이 남았소?"

頑童唐嘯道:「咱們認了主人,還未見過你的真正面目,日後相見,如何會認識?」

완동 당소가 말했다.

"우리가 주인임을 인정했는데 여태 당신의 진면목을 보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만나면 어떻게 알아보겠습니까?"

青衫人笑一笑,道:「今宵之事,過去就算,兩位既然已經知道我戴了面具,此事自也不要放在心上了。」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 밤의 일은 지나간 것으로 돌립시다. 두 분은 내가 면구를 썼음을 알고 있으니 이 일은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오."

朱奇道:「不行,我們兩兄弟一向是言出必行,咱們既然在眾豪之前,輸給閣下,認了主人,此事十分認真,怎可兒戲行之。」

주기가 말했다.

"안되오. 우리 두 형제는 늘 뱉은 말은 반드시 이행했소. 우리는 이미 군호들 앞에서 귀하에게 져서 주인임을 인정했으며 이 일은 매우 진지하게 여기고 있소. 어찌 어린애 장난이겠소?"

青衫人道:「兩位的意思是……」

청삼인이 말했다.

"두 분의 뜻은..."

朱奇道:「閣下就該取下面具,讓咱們兄弟見識一下閣下真正的面目。」

주기가 말했다.

"귀하가 면구를 벗고 우리 형제들에게 귀하의 진정한 면목을 보여주시오."

青衫人道:「一定要看麼?」

청삼인이 말했다.

"기어이 보아야겠소?"

唐嘯道:「不錯,咱們見過主人真正面目之後,如是能叫咱們心服,咱們願終身以僕相從。」

완동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주인의 진면목을 보고나서 우리들을 마음으로 복종하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평생 종이 되어 따르겠습니다."

青衫人道:「那只怕要叫兩位失望,因為在下確然很少在江湖上走動,而且籍籍無名。」

청삼인이 말했다.

"두 분을 실망시킬 것 같소. 왜냐하면 확실히 나는 거의 강호를 다니지 않았고 게다가 이름이 알려지지도 않았소."

一面伸手取下了人皮面具。兩人凝目望去,一個英俊絕倫的少年,卓立在夜色之中。

한편으로는 손을 뻗어 인피면구를 벗었다. 두 사람은 미간을 모은 채 바라보았다. 한 명의 영준하기 그지없는 소년이 어둠 속에 우뚝 서있었다.

青衫人笑一笑接道:「兩位瞧清楚了吧!」

청삼인이 웃으며 말을 받았다.

"두 분은 똑똑히 보았겠군요!"

朱奇呆了一呆,道:「你這麼年輕?」

주기가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은 이렇게 젊소?"

青衫人微微一笑,道:「你這位小頑童的兄弟,還不足十五歲吧!但已在江湖上有了很大的聲望。」

청삼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당신의 소완동 형제는 아직 십오 세가 채 되지 않았지만 강호상에서 아주 큰 명성이 있지요."

唐嘯雙目在青衫人臉上打量了一陣,突然回頭對膽叟朱奇,道:「老哥哥,我瞧,咱們要拆伙了?」

당소는 두 눈으로 청삼인의 얼굴을 한동안 훑어보더니 돌연 담수 주기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형님, 제가 볼 때 우리는 떨어져야겠습니다."

膽叟朱奇怔了一怔,道:「什麼事?」

담수 주기가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무슨 일이냐?"

唐嘯道:「這些年來,咱們並行江湖,我替你惹了不少的麻煩,咱們總不能一輩子在一起啊!」

당소가 말했다.

"요 몇 년 동안 우리가 나란히 강호를 다니며 제가 당신께 적잖은 말썽을 초래했지요. 우리는 어쨌든 한평생 같이 다닐 수는 없습니다!"

朱奇道:「你是什麼意思?」

주기가 말했다.

"무슨 뜻이냐?"

唐嘯道:「我想我應該跟著他作個僕人,一則他武功高強,確有用我的能力,二則,我已經答應了人家,不能說了不算,但老哥哥你不必了,以你在江湖上地位,身份……」

당소가 말했다.

"나는 마땅히 그를 좇아 종이 되고 싶습니다. 첫째로 그의 무공이 고강하여 확실히 나를 부릴 능력이 있고, 둘째로 나는 그에게 승낙했기에 그 말을 지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형님 당신은 그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강호에서 당신의 지위, 신분으로는..."

膽叟朱奇哈哈一笑,接道:「小兄弟,你錯了,咱們童、叟合手,在江湖上創出了一番名頭,怎能輕易分手。」

담수 주기가 하하, 웃고는 말을 받았다.

"소형제, 네가 틀렸다. 아이와 늙은이인 우리가 의기투합하여 강호에서 명성을 창출했는데 어찌 쉽사리 갈라서겠느냐?"

唐嘯道:「老哥哥,看來咱們非要分手不可。」

당소가 말했다.

"형님, 보아하니 우리는 갈라서지 않으면 안되겠습니다."

朱奇道:「兄弟,不行,你如是要力行諾言,跟人家作僕人,老哥哥,我就跟你一起,咱們膽叟、頑童,同時作人僕從,也算是武林中一大奇事。」

주기가 말했다.

"형제, 안된다. 네가 만일 약속대로 종이 되겠다면 늙은 형인 나도 너와 함께 하겠다. 우리 담수, 완동이 동시에 종이 되는 것도 무림에서 일대기사(一大奇事)라고 할 수 있지."

青衫人揮揮手,道:「算了,這件事咱們以後再談吧,今夜就到此為止,兩位請便吧!在下也要去了。」

청삼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됐습니다. 이 일은 우리가 이후에 다시 이야기하고 오늘 밤은 여기까지 합시다. 두 분은 편한대로 하십시오! 저는 가야겠습니다."

朱奇微微一笑道:「兄弟,你瞧出來沒有,人家還不稀罕咱們這兩個僕從人員哩。」

주기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형제, 봐라. 사람들은 우리 두 사람이 종이 되는 것을 희한하게 여기지 않는구나."

青衫人笑道:「兩位都是大有名望人物,怎能真的跟著我作為僕從。」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은 모두 크게 명망이 있는 인물인데 어찌 정말로 나를 따르는 종이 될 수 있겠습니까?"

唐嘯道:「大丈夫一言既出,駟馬難追,你可是有些後悔了?」

당소가 말했다.

"대장부가 한번 입 밖에 낸 말은 번복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아무래도 좀 후회하는군요?"

膽叟朱奇一皺眉頭,道:「小兄弟,你可是很喜歡跟人家作為僕從下人麼?」

담수 주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소형제, 너는 남의 종이 되기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구나?"

唐嘯道:「像我頑童這身武功成就,天下能使我心折的能有幾個?」

당소가 말했다.

"저 완동 정도의 무공성취라면 천하에 저를 진심으로 탄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青衫人一揮手,道:「這麼辦吧!你們兩位再仔細斟酌一下,日後,咱們再見面時,兩位再作決定如何?」

청삼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렇게 합시다! 당신들 두 분은 다시 자세히 심사숙고하셨다가 나중에 우리가 다시 만났을 때 다시 결정하면 어떻겠습니까?"

朱奇道:「好!咱們就這樣一言為定。」

주기가 말했다.

"좋소! 우리 그렇게 하기로 합시다."

青衫人點點頭,轉身而去。他心中惦念著楊晉和四鳳的安危,一口氣,奔到了楊家。楊家大廳中燭火輝煌,楊晉早已站在廳門口恭候。

청삼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돌아 갔다. 그는 마음 속으로 양진과 사봉의 안위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에 단숨에 양진의 집으로 달려갔다. 양가(楊家)의 대청 안은 화촉이 휘황했고 양진은 벌써 청문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青衫人一現身,楊晉立刻迎了上去,一抱拳,道:「岳老弟,你辛苦了。」

청삼인이 모습을 나타내자 양진은 즉시 맞이해가서 포권하며 말했다.

"악노제, 고생했네."

短短一句問候話,但神色間流露出的恭敬,卻勝過了千萬句頌讚之言。原來,這青衫長髯人,竟是岳秀改扮。

짧디 짧은 한 마디의 안부말이었지만 표정에 흘러나오는 공경은 천만 마디의 칭송하는 말을 능가했다. 원래 이 청삼에 긴 수염을 기른 사람은 놀랍게도 악수가 변장한 것이었다.

岳秀已恢復了本來面目,微微一笑,道:「大人,一路平安麼?」

악수은 이미 본래의 면목을 회복한 채로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인, 오시는 길에 평안하셨습니까?"

楊晉道:「還好,大概敵人都埋伏在秦淮河畔,沿途未再有截擊的人。」

양진이 말했다.

"괜찮았네. 아마 적들은 모두 진회하 강가에 매복한 듯 연도에는 더이상 습격하는 사람이 없었네."

岳秀舉步跨入大廳,第一個迎上來的,竟然是譚二公子譚雲。

악수는 걸음을 옮겨 대청으로 들어섰다. 제일 처음 맞이해 온 것은 뜻밖에도 담이공자 담운이었다.

譚雲一抱拳,道:「岳兄,譚雲有眼無珠,在湘西多有開罪。」

담운이 포권하며 말했다.

"악형, 담운이 눈이 멀어 상서에서 죄를 많이 지었소이다."

岳秀笑道:「二公子言重了,你言而有信,依期趕來赴約。」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이공자는 별말씀을 다하시오. 당신은 말에 신용이 있어 기한대로 약속장소에 왔구려."

譚雲道:「大廳中除了譚雲之外,還有四鳳姑娘在座。」

담운이 말했다.

"대청 안에는 담운 말고도 네 봉낭자가 자리에 있소."

目睹岳秀竟是那青衫人的化身,四鳳更是相顧失色,齊齊離座而起,盈盈萬福,道:「岳爺深藏不露,今晚上使我們大開了眼界。」

악수가 그 청삼인의 화신임을 본 사봉은 더 한층 대경실색하여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사뿐히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악나으리는 깊이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시어 오늘 밤 우리들로 하여금 안계(眼界)를 크게 열어주셨군요."

岳秀還了一禮.道:「四位姑娘請坐。」

악수가 답례하고는 말했다.

"네 분 낭자는 앉으시오."

回顧了楊晉一眼低聲接道:「大人,這地方有戒備麼?」

양진을 돌아보며 나직이 말을 이었다.

"대인, 이곳에 경계가 있습니까?"

楊晉道:「王勝、張晃,各帶了十二名精幹的捕快,分佈在四周。」

양진이 말했다.

"왕승, 장황이 각기 열두 명의 솜씨있는 포쾌를 데리고 주위에 나누어 포진해있네."

岳秀點點頭,道:「那很好……」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거 아주 잘됐군요..."

目光一掠四鳳,笑道:「四位鳳姑娘,咱們希望四位能合作,知無不言。」

시선이 사봉을 스치더니 웃으며 말했다.

"네 분 봉낭자, 우리는 네 분이 협조하여 아는 것을 모두 말하기를 바라오."

大鳳一欠身,道:「岳爺請問,我們言無不盡,只恐怕我們知曉的太少了,使楊大人和岳爺失望。」

대봉이 몸을 숙이며 말했다.

"악나으리는 물어보세요. 우리는 모조리 말하겠어요. 다만 우리가 아는 것이 너무 적어서 양대인과 악나으리를 실망시킬까 걱정이군요."

岳秀道:「只要你們能盡力合作也就是了。」

악수가 말했다.

"당신들이 온 힘을 다해 협력하기만 하면 그만이오."

楊晉長長嘆口氣,道:「我這個總捕頭很慚愧,金陵城中集居這麼多的武林高手,我竟然是一無所知。」

양진이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금릉성에 이렇게 많은 무림고수가 모여 사는데 내가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니 총포두인 나는 몹시 부끄럽다네."

岳秀道:「不能怪你,這般人行蹤太隱密,而且,他們可能是臨時從很遠的地方趕來,不過……」

악수가 말했다.

"당신을 탓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행적이 너무도 은밀하였고 뿐만 아니라 그들은 임시로 아주 먼 곳에서 달려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楊晉接道:「不過什麼?」

양진이 말했다.

"그러나 뭔가?"

岳秀道:「不過他們會不會和王府中命案有關,在下就無法論斷了。」

악수가 말했다.

"그러나 그들이 왕부의 살인사건에 관련이 있는지는 제가 단언할 수 없군요."

楊晉道:「如若今夜這番紛爭,完全是江湖中的恩怨,在下就不該捲入這場是非漩渦之中,如是涉及王府血案,在下就必須追查到底。」

양진이 말했다.

"만약 오늘 밤의 분쟁이 완전히 강호의 은원(恩怨)이라면 내가 그 시비의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어가서는 안되겠지. 만일 왕부의 살인사건에 연루가 된다면 나는 반드시 끝까지 파헤칠 걸세."

譚雲笑一笑,道:「不論這是江湖上恩怨紛爭也好,或是牽入王府血案也好,你楊總捕如是想過問,都可以插手。」

담운이 웃고는 말했다.

"이것이 강호 은원의 분쟁이어도 좋고 왕부의 살인사건에 연루되었다고 해도 좋습니다. 양총포두 당신이 물어보고 싶다면 개입하실 수 있습니다."

楊晉嘆口氣,道:「譚世兄,有道是官身不自由,楊楊某身背蘭妃血案,有著一定的限期,關連所及,不但牽涉上我楊某身家性命、一般捕快兄弟,而且,連帶應天府正堂的前程……」

양진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담세형, 관리의 길을 걷는 자는 몸이 자유롭지 못하다네. 양모는 난비 살인사건을 정해진 기한에 해결할 책임을 지고 있는데 나 양모의 가족 목숨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일반 포쾌 형제들, 응천부 정당의 앞길에도 관련이 된다네..."

岳秀笑一笑,接道:「我明白,楊大人是破案第一,如是沒有蘭妃這樁血案,咱們也不會查出金陵城內這多麻煩事情……」

악수가 웃으며 말을 받았다.

"양대인께는 사건해결이 급선무임을 알고 있습니다. 만일 난비 살인사건이 없었다면 우리가 금릉성 안에서 이렇게 성가실 일들을 파헤치지도 않았을 테지요..."

臉色一整,肅然接道:「但此事也未必然和蘭妃血案完全無關。」

안색을 가다듬고는 숙연하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 일이 난비의 살인사건과 완전히 무관한 것도 아닙니다."

楊晉道:「老弟說的是,咱們應該先問問四位鳳姑娘。」

양진이 말했다.

"노제의 말이 맞네. 우리는 마땅히 먼저 네 봉낭자를 심문해야 할 것이네."

岳秀目光突然轉到譚雲的身上,道:「二公子,你仔細想想看,那蘭妃的身上有什麼特殊的東西,可能和武林事物有關?」

악수가 돌연 눈길을 담운에게로 돌리더니 말했다.

"이공자, 당신은 자세히 생각해보시오. 그 난비의 몸에 무림과 관련이 있는 무슨 특수한 물건이 있었소?"

譚雲道:「兄弟……」

담운이 말했다.

"형제..."

岳秀接道:「譚兄,現在用不著回答我,你先多想想,再下定論不遲……」

악수가 말했다.

"담형, 지금 대답할 필요는 없소. 당신은 우선 생각을 해보고 다시 결론내려도 늦지 않소..."

目光突然轉到大鳳的身上,道:「你是四鳳之首,也是今夜推銷毒酒的首要人物,知道的事,自然會比你三位妹妹多一些!」

시선을 돌연 대봉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당신은 사봉의 우두머리이며 오늘 밤 독주를 내놓은 주요인물이기도 하오. 아는 것이 당연히 당신의 세 자매들보다 많을 것이오!"

大鳳道:「是的,岳爺,有很多事只有我一人知道。」

대봉이 말했다.

"맞아요. 악나으리, 아주 많은 것들은 오직 나 한 사람만 안답니다."

岳秀道:「你們在酒中下毒,又不惜以千年何首烏作餌,究竟是用心何在?」

악수가 말했다.

"당신들은 술 속에 독을 넣었고 또 아낌없이 천년하수오를 미끼로 썼는데 도대체 의도가 무엇이오?"

大鳳道:「用心在使酒內的無形之毒,控制住各位,伏首聽命。」

대봉이 말했다.

"목적은 술 안의 무형지독으로 여러분들을 공제하여 복종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岳秀道:「然後呢?」

악수가 말했다.

"그런 다음에는?"

大鳳道:「然後,派遣各位去做一件事,至於去做什麼事,就不知道了。」

대봉이 말했다.

"그런 다음 한 가지 일을 하도록 여러분들을 파견하는 것인데 무슨 일인지까지는 알지 못해요."

岳秀點點頭,道:「姑娘,你們怎麼和他們勾結一起?」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낭자, 당신들은 어찌하여 그들과 결탁했소?"

大鳳黯然說道:「我們很早就被血掌林方控制了,四鳳舫幕後的老闆,就是血掌林方,我們受過他養育之恩,但也替他賺了不少的錢,可惜的是他死了,如果他還活在世上,必然可問出不少的隱密。」

대봉이 암연히 말했다.

"우리들은 진작에 혈장 임방에게 공제되었어요. 사봉방 막후의 주인이 바로 혈장 임방이지요. 우리는 그에게 양육(養育)의 은혜를 입었지만 적지 않은 돈을 벌어주기도 했어요. 만약 그가 아직 살아있다면 틀림없이 적잖은 비밀을 캐낼 수 있을 텐데 애석하게도 그가 죽어버렸군요."

岳秀笑一笑,道:「這麼說來,那林方常在金陵了,但不知他是受何人之命行事?」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임방은 늘 금릉에 있었군. 헌데 그가 누구의 명을 받았는지 모르겠구려?"

大鳳道:「林方常來金陵,但對他聽何人之命行事,卻是知曉不多。」

대봉이 말했다.

"임방은 늘 금릉에 왔지만 그가 누구의 명에 따라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않는 것이 많지 않아요."

岳秀笑一笑,道:「大鳳姑娘,這話說的不老實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봉낭자, 그 말은 솔직하지 않구려."

大鳳怔了一怔,道:「我那裡說謊了。」

대봉이 멍해져서 말했다.

"내 말의 어디가 거짓말이라는 건가요?"

岳秀道:「如若姑娘對林方幕後之事,一點也不瞭解,那血掌林方死亡之後,姑娘還有什麼畏懼呢?」

악수가 말했다.

"만약 낭자가 임방이 막후에서 벌이는 일에 대해 조금도 모른다면 혈장 임방이 죽은 뒤 낭자는 또 왜 두려워하였소?"

大鳳呆了一呆,為之語塞,半晌說不出一句話來。

대봉은 멍한 채로 말문이 막혀서 한참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岳秀道:「姑娘,在下需要姑娘誠心誠意的合作。」

악수가 말했다.

"낭자, 나는 낭자가 성심성의껏 협력하기를 요구하오."

大鳳嘆口氣,道:「岳爺果然是細心的很。」

대봉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악나으리는 과연 아주 세심하시군요."

岳秀道:「說實話吧!」

악수가 말했다.

"사실대로 말하시오!"

大鳳歎道:「賤妾怕他們報復。」

대봉이 탄식하며 말했다.

"천첩은 그들의 보복이 두려워요."

楊晉道:「你就不怕國法如爐。」

양진이 말했다.

"인정사정 없는 국법은 무섭지 않은가?"

大鳳嘆口氣:「國法死人不過一刀之苦,但他們的手段,卻是惡毒的很。」

대봉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국법은 한 칼에 죽는 고통에 불과하지만 그들의 수단은 아주 악독하답니다."

岳秀微微一笑,道:「大鳳姑娘,什麼人指揮林方,那人現居何處?」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봉낭자, 누가 임방을 지휘했고 그 사람은 지금 어디에 지내고 있소?"

大鳳道:「一個黑黑瘦瘦的中年人,賤妾不知道他住何處。」

대봉이 말했다.

"한 명의 검고 수척한 중년인인데 천첩은 그가 어디에서 지내고 있는지 알지 못해요."

岳秀道:「他可是常到四鳳舫麼?」

악수가 말했다.

"그는 늘 사봉방에 왔겠구려?"

大鳳道:「不常去,三五個月,也難得去一次。」

대봉이 말했다.

"항상 오지는 않았어요. 삼오 개월에 한 번 오기도 어려웠지요."

岳秀道:「最近的一次,是什麼時間去的?」

악수가 말했다.

"가장 최근에 온 것이 언제였소?"

大鳳沉吟了一陣,道:「三四天之前,和林方一起到了四鳳舫。」

대봉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삼사 일 전이예요. 임방과 함께 사봉방에 왔었어요."

岳秀道:「四鳳舫策劃這一次收羅群豪的辦法,就是在那次會商中決定的麼?」

악수가 말했다.

"사봉방에서 군호들을 끌어모을 방법을 획책한 것은 바로 그때 만나서 논의하여 결정된 것이구려?"

大鳳點頭,道:「是的,在那次會商之中,決定了酒中下毒的事。」

대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그때 모여서 논의하는 가운데 술에 독을 타기로 결정했어요."

岳秀突然一轉頭,道:「什麼人?」

악수가 돌연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누구냐?"

「我!」

"나예요!"

一個身著青衣,梳著雙辮的娟秀少女,緩步而入。是楊玉燕,雖是一身女婢衣服,掩不住那天生麗質。楊晉霍然站起身子,但他很快又坐了下去。

한 명의 몸에 청의를 입고 두 가닥으로 머리를 땋은 아리따운 소녀가 느린 걸음으로 들어왔다. 양옥연이었다. 비록 일신에 여비의 의복이었지만 타고난 미모를 가릴 수 없었다. 양진은 벌떡 일어났다가 아주 빨리 또 앉았다.

楊玉燕做了幾天下人丫頭,似乎變的懂事多了,先對岳秀點頭一笑道:「岳兄。」

양옥연은 며칠 여종 행세를 하여 철이 많이 든 것 같았다. 먼저 악수에게 고개를 숙여보이고는 웃으며 말했다.

"악형."

又對譚二公子點頭後,才叫了一聲:「爹。」

또 담이공자에게 고개를 숙여보인 뒤 그제서야 소리내어 불렀다.

"아버지."

行到楊晉身側。

양진의 곁으로 걸어갔다.

楊晉極力的控制著激動的情緒,道:「孩子,你好麼?」

양진은 격동하는 정서를 극력으로 억제하며 말했다.

"얘야, 괜찮으냐?"

楊玉燕道:「女兒很好。」

양옥연이 말했다.

"여아는 괜찮아요."

楊晉道:「苦了你了,孩子。」

양진이 말했다.

"너한테 고생을 시켰구나, 얘야."

楊玉燕嫣然一笑,道:「爹,養了我這麼大,做女兒的,盡這一點孝心,怎能言苦。」

양옥연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저를 이렇게 길러주셨으니 딸로서 한 점 효심을 다하는 것인데 어찌 고생이라 할 수 있겠어요?"

楊晉哈哈一笑,道:「說的是啊,孩子,快去見過譚二公子,這都是幫爹的朋友。」

양진은 하하, 웃더니 말했다.

"맞는 말이다. 얘야, 어서 가서 담이공자에게 인사하거라. 모두가 애비를 돕는 친구들이란다."

楊玉燕對譚雲一欠身,說道:「見過二公子。」

양옥연이 담운에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이공자를 뵙습니다."

譚雲一抱拳,道:「兄弟譚雲。」

담운이 포권하며 말했다.

"형제는 담운이오."

楊晉道:「這是小女玉燕。」

양진이 말했다.

"이쪽은 딸아이 옥연일세."

譚雲道:「楊姑娘巾幗女傑,譚某有幸識荊。」

담운이 말했다.

"여걸(女傑) 양낭자를 담모가 운이 좋아 처음 만나뵙는군요."

楊玉燕道:「家父無子,弱女不得不為父親拋頭露面,倒叫諸位見笑了。」

양옥연이 말했다.

"가부께서 아들이 없어 연약한 딸이 부득이 부친을 위해 나섰는데 제위들의 비웃음을 사게 되었군요." 

岳秀輕輕咳了一聲,接道:「大鳳姑娘,還有什麼相告麼?」

악수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대봉낭자, 또 무슨 알려줄 것이 있소?"

大鳳搖搖頭,道:「岳爺,賤妾知道的都說了。」

대봉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악나으리, 천첩이 아는 것은 모두 말했어요."

岳秀目光轉動,四顧一眼,道:「楊大人,譚兄,小心一些。」

악수가 시선을 돌려 사방을 돌아보고는 말했다.

"양대인, 담형. 조심하십시오."

突然出手一把扣向大鳳脈門。大鳳一沉玉腕,避開了岳秀五指,道:「岳爺,你這是做什麼?」

돌연 출수하여 대봉의 맥문을 향해 움켜잡아갔다. 대봉은 손목을 내려뜨려 악수의 다섯손가락을 피하며 말했다.

"악나으리, 당신 이게 무슨 짓인가요?"

岳秀淡淡一笑道:「姑娘終於忍不住要顯露真本領了。」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끝내 참지 못하고 진짜 실력을 드러냈구려."

這時,譚雲、楊晉,都已離開了席位。楊玉燕一探懷,扣了兩枚蜂翼鏢緊依父親而立。

이때 담운, 양진은 모두 자리에서 몸을 피했다. 양옥연은 품 속을 더듬어 두 개의 봉익표(蜂翼鏢)를 쥐고 부친의 곁에 꼭 붙어 서있었다.

岳秀大跨一步,越過桌面和大鳳相對而立,道:「大鳳姑娘,用不著再演戲了,姑娘請出手吧!」

악수는 한 걸음 크게 탁자를 건너뛰어 대봉과 마주보고 서더니 말했다.

"대봉낭자, 연극하지 말고 출수해보시오!"

大鳳一臉茫然之色,道:「岳秀,你好好的怎麼動起手來?」

대봉은 망연한 얼굴로 말했다.

"악수, 당신은 가만있다 왜 싸우려 하나요?"

岳秀搖搖道:「大鳳姑娘,你這份做作的功夫,連在下也得佩服了。」

악수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대봉낭자, 당신의 이렇게 꾸며내는 솜씨는 나까지도 탄복했소."

楊晉看得有些明白,也有些糊塗,忍不住道:「老弟,是怎麼回事?」

양진은 좀 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하기도 하여 참지 못하고 말했다.

"노제, 어찌된 일인가?"

岳秀道:「大鳳姑娘才是今宵主謀的首腦人物,血掌林方,只不過是她手下一個聽命行事的打手罷了,四位鳳姑娘深藏不露,連在下也幾乎被他們騙過了。」

악수가 말했다.

"대봉낭자야말로 오늘 밤 주모자인 수뇌인물입니다. 혈장 임방은 단지 그녀의 수하로서 명에 따라 행사하는 졸개일 뿐입니다. 네 분 봉낭자는 깊이 감추어 드러내지 않아 저까지도 하마터면 속을 뻔 했습니다."

譚雲一皺眉頭,心中暗道:這話說得太過武斷了,四鳳姊妹怎會是主腦人物。

담운은 눈살을 찌푸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 말은 너무 독단적인 판단이다. 사봉자매가 어찌 수뇌인물이겠는가?'

大鳳姑娘仍然是一派鎮靜。緩緩說道:「岳爺武功高強,殺死我們四姊妹易如反掌,不過,岳爺這樣含血噴人,實叫我們死不瞑目。」

대봉낭자는 한 차례 마음을 진정시키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악나으리는 무공이 고강하여 우리 네 자매를 죽이기가 손바닥 뒤집듯 쉽겠지요. 그러나 악나으리가 이렇게 함부로 사람을 모함하면 우리는 죽어서도 눈을 못감을 것입니다."

岳秀微微一笑道:「大鳳姑娘果不愧是主持一方的首腦,單是你這份狡猾,就非常人能及了……」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봉낭자는 과연 한 쪽 방면을 주지하는 수뇌로서 부끄럽지 않구려. 당신의 이 정도 교활함만해도 보통사람이 미치지 못하오..."

語聲微微一頓,接道:「我如不把你一一點破,你心中定然不服。」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내가 만일 한 점 헛점을 잡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마음 속으로 불복할 것이 틀림없소."

大鳳道:「岳兄請說,如是岳爺真能找出我們的罪惡,我們姊妹死而無憾。」

대봉이 말했다.

"악형은 말씀하세요. 만일 악나으리가 정말 우리들의 죄악(罪惡)을 찾아낼 수 있다면 우리 자매들은 죽어도 아무런 유감이 없습니다."

岳秀冷冷說道:「第一,這請帖發出有在四日之前的,你卻謊言說是三日前,才有林方和一個黑衣人登舫決定。」

악수가 냉랭하게 말했다.

"첫째, 이 초청장을 내보낸 것은 사 일 전인데 당신은 삼 일 전에야 비로소 임방과 한 명의 흑의인이 사봉방에 올라 결정했다고 거짓말을 했소."

大鳳眨動了一下大眼,道:「還有麼?如單是這一樁疑問,賤妾自有詳細的解說。」

대봉이 커다란 눈을 깜빡거리며 말했다.

"또요? 그 한 가지 의문만이라면 천첩이 상세히 설명드리겠어요."

岳秀道:「不要狡辯,第二,以你表現出的武功,決無法避過適才在下的一招擒拿,但你卻輕易的避過了。」

악수가 말했다.

"발뺌하지 마시오. 둘째, 당신이 나타내보인 무공은 결코 방금 전 나의 일 초 금나(擒拿)수법을 피할 수 없소. 하지만 당신은 손쉽게 피했소."

大鳳嗯了一聲,道:「還有麼?」

대봉이 음, 하더니 말했다.

"또 있나요?"

岳秀道:「另外兩位鳳姑娘和譚二公子動手時,故意隱技自珍,不出全力,可惜的是她們不夠你這個作大姊的深沉,有的時間,忍不住用出一兩招真工夫,卻是大見凌厲,一個人的武功不可能有那樣大不相同的差別。」

악수가 말했다.

"다른 두 봉낭자는 담이공자와 싸울 때 고의로 능력을 숨기고 전력을 다하지 않았소. 애석하게도 그녀들은 큰언니인 당신 만큼 침착하지 못하여 때로는 못참고 한두 초식의 참된 솜씨를 사용했는데 아주 무서워 보였소. 한 개인의 무공이 그렇게 서로 다른 차이가 있을 수는 없소."

譚雲細想動手情形,果有此事,不禁冷笑一聲,道:「不錯,如非岳兄神目如電,窺破內情,只怕咱們都要遭這四個丫頭的毒手。」

담운이 싸웠던 정황을 자세히 생각해보니 과연 그런 일이 있었던지라 냉소를 금하지 못하고 말했다.

"그렇군. 만일 악형이 귀신같은 안목으로 내정을 꿰뚫어보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 네 명의 계집애들의 독수에 당했을 것이오."

大鳳目光中暴射冷厲神芒,道:「岳秀,我已設法送了一枚何首烏,足夠酬報,你卻接二連三的破壞了我們的計謀,現在你如肯退出這場是非,我們既往不咎。」

대봉이 눈에서 싸늘한 신망(神芒)을 폭사시키며 말했다.

"악수, 나는 이미 방법을 강구하여 한 뿌리의 하수오를 보냈으니 충분히 보답했는데 당신은 연이어서 우리들의 계획을 파괴했어요. 이제 당신이 이 시비(是非)에서 물러난다면 우리는 과거의 잘못은 묻지 않겠어요."

岳秀道:「難的是,我已無法退出這場是非了。」

악수가 말했다.

"곤란한 것은 내가 이미 이 한바탕의 시비에서 물러날 수 없다는 점이오."

大鳳道:「這麼說來,你岳秀是非和我們作對不可了!」

대봉이 말했다.

"그렇다면 악수 당신은 우리와 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군요!"

岳秀道:「我也可以不和諸位作對,不過,我有條件!」

악수가 말했다.

"내가 제위들과 대립하지 않을 수도 있소. 그러나 조건이 있소!"

大鳳道:「凡能答應的,我們會盡量答應你!」

대봉이 말했다.

"승낙할 수 있는 것이면 가능한 승낙하겠어요!"

岳秀道:「我要姑娘找出那位殺害王妃的兇手……」

악수가 말했다.

"나는 낭자가 왕비를 살해한 흉수를 찾아내기를 요구하오..."

大鳳呆了一呆,道:「這個……」

대봉이 멍해져서 말했다.

"그건..."

岳秀道:「肯不肯交出那殺害王妃的兇手,請姑娘三思!」

악수가 말했다.

"왕비를 살해한 흉수를 내놓을 것인지 낭자는 세 번 생각해주시오!"

大鳳沉吟了一陣,道:「只交出兇手,別的可以不追究麼?」

대봉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흉수만 내놓는다면 다른 것들은 따지지 않으시겠어요?"

楊晉道:「不行,還有王妃身上之物,一件也不能少。」

양진이 말했다.

"안된다. 왕비 몸에 있던 물건 또한 하나라도 없어져서는 안되네."

大鳳道:「王妃身上有些什麼遺物。」

대봉이 말했다.

"왕비 몸에 어떤 유품이 있지요?"

楊晉道:「這個,在下還得查問一下才行。」

양진이 말했다.

"그건 내가 조사해내야 하네."

大鳳道:「你根本不知道她有些什麼,我們給你多少,你就只好要多少了。」

대봉이 말했다.

"당신은 근본적으로 그녀에게 무엇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니 우리가 당신께 드리는 만큼 당신은 요구할 수 밖에 없군요." (말이 꼬이네;;;)

楊晉心中暗作盤算道:七王爺追的只是殺人兇犯,如能把兇犯捉到,正法問斬,這就算消了這件大案子,保住胡大人的前程,也保住了自己的職位,致於王妃遺失之物,也不過一些飾物罷了,能否取得回來,那也不會放在心上了。

양진은 속으로 남몰래 따져보았다.

'칠왕야께서 밝혀내고자 하는 것은 오직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다. 만일 범인을 잡아 법대로 참수하면 큰 사건은 없어지는 셈이고 호대인의 앞길은 보전되며 자기의 직위를 유지한다. 왕비의 유실물에 대해서도 장식물에 불과할 뿐이니 도로 얻어내지 못하더라도 마음에 두실 리가 없다.'

他心中有了這份打算卻不敢說出口來。因為,岳秀心中怎麼想楊晉還弄不清。對這位莫測高深的年輕人,楊晉已是由衷的敬服。

그는 마음 속의 이런 계산을 감히 입 밖에 내지 못했다. 왜냐하면 악수가 심중으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양진은 아직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 고심막측한 젊은이에 대해 양진은 이미 마음 속으로부터 경복(敬服)하고 있었다.

但聞大鳳接道:「怎麼樣?我們交出兇手,也交出王妃一些飾物,你們了去王府的血案,岳爺和楊大人都退出這番江湖紛爭。」

대봉이 말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우리가 흉수를 내놓고 왕비의 장신구도 내놓을 테니 당신들은 왕부의 살인사건을 마무리하시고, 악나으리와 양대인께서는 이번 강호의 분쟁에서 모두 물러나세요."

岳秀道:「那兇手是不是真的兇手呢?」

악수가 말했다.

"그 흉수는 진짜 흉수요?"

笑一笑,大鳳說道:「這似乎是不太重要的事,只要有一個人肯承認是兇手,你們就可以消案了,至於是否是真正的兇手,似乎是用不著追究了。」

대봉이 웃더니 말했다.

"그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닌 듯 하군요. 흉수임을 인정하는 사람만 있다면 당신들은 사건을 종결지을 수 있습니다. 진정한 흉수인가 하는 것까지는 따질 필요가 없글 듯 하군요."

楊晉道:「他如不是兇手,豈肯招認麼?」

양진이 말했다.

"그가 만일 흉수가 아니라면 어찌 자백하려 하겠는가?"

大鳳道:「這是我們的事了,我們既然交出的是兇手,你們問什麼?他就會承認什麼!」

대봉이 말했다.

"그건 우리들의 일입니다. 우리가 넘겨드린 자가 흉수이니 당신들이 무엇을 캐묻든 그는 인정할 거예요!"

楊晉還未及答話,楊玉燕已搶先說道:「這不行,如是你交出的是假兇手,真正的兇手,日後會查出來,那時候翻了案,不但冤枉了好人,而且我爹也要受到株連。」

양진이 미처 대답하기 전에 양옥연이 앞질러 말했다.

"그건 안돼요. 만일 당신이 넘겨준 사람이 가짜 흉수이고 진정한 흉수가 나중에 조사해서 밝혀져서 그때 사건이 뒤집힌다면 멀쩡한 사람이 억울한 누명을 쓸 뿐만 아니라 나의 아버지도 연루되게 됩니다."

大鳳道:「這一點,你們可以放心,那真正的兇手,我擔保他永遠不會出現。」

대봉이 말했다.

"그 점은 당신들이 안심해도 좋아요. 그 진정한 흉수는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 것임을 내가 담보하겠어요."

岳秀道:「那殺死王妃的兇手,可是已經被你們殺掉了?」

악수가 말했다.

"왕비를 죽인 그 흉수는 아무래도 이미 당신들에게 죽임을 당했구려?"

大鳳眨眨眼睛,道:「岳爺,咱們在談條件,用不著這麼追根究柢吧!」

대봉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악나으리, 우리는 조건을 이야기 하고 있으니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지 마세요!"

岳秀道:「大鳳姑娘,我覺著咱們不是在談判……」

악수가 말했다.

"대봉낭자, 내가 느끼기에 우리는 담판을 짓는 것이 아니오..."

大鳳道:「為什麼不是談判?」

대봉이 말했다.

"왜 담판이 아니죠?"

岳秀道:「雙方談條件,必需有一件很重要的事,那就是,彼此要勢均力敵,現在,咱們至少不是這個局面。」

악수가 말했다.

"쌍방이 조건을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아주 중요한 것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피차 세력이 엇비슷해야 한다는 점이오. 지금 우리는 적어도 그런 국면은 아니오."

大鳳嗯了一聲,道:「岳爺的意思是,你們現在很強大,我們很弱,不堪一擊。」

대봉이 음, 하더니 말했다.

"악나으리의 말은 당신들이 지금 아주 강대하고 우리는 매우 약하여 일격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군요."

岳秀道:「就算是這樣吧,希望你姑娘能夠相信。」

악수가 말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낭자 당신이 믿을 수 있기를 바라오."

大鳳格格一笑道:「姓岳的,你不覺著這句話太自負麼?」

대봉이 깔깔, 웃고는 말했다.

"악씨, 당신은 그 말이 너무 자부심이 넘친다고 느끼지 않나요?"

岳秀道:「不,我覺著很真實,如是姑娘不相信,咱們可以先試試。」

악수가 말했다.

"아니오. 매우 진실이라고 여기고 있소. 만일 낭자가 믿지 않는다면 우리는 먼저 한번 시험해보아도 좋소."

大鳳道:「好吧!希望咱們交手幾招之後,咱們再談。」

대봉이 말했다.

"좋아요! 몇 초 겨루어보고 난 뒤 다시 이야기하고 싶군요."

岳秀道:「在下也這麼想,如是不能分出絕對的優劣之勢,你大鳳姑娘也不會真心真意的和我們談判了。」

악수가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만일 절대적인 우열을 가릴 수 없다면 대봉낭자 당신도 진심으로 우리들과 담판하지 않을걸."

大鳳道:「岳爺,小心了。」

대봉이 말했다.

"악나으리, 조심해요."

突然雙手一併,掌指齊發,掌力強勁,直逼前胸,指影點點,分點數大要穴。這出手一擊的勢道之奇,掌指的配合之佳,已到了心分二用,掌、指各盡其妙的境界。

돌연 장(掌)과 지(指)로 쌍수를 모두 일제히 발출했다. 장력은 강한 힘으로 곧장 가슴으로 들이닥쳤고 지영(指影)은 점점이 몇 군데의 요혈을 나누어 찔렀다. 이 일격의 세도(勢道)는 기이했고 장지(掌指)의 배합이 멋들어졌다. 이미 마음을 두 군데로 나누어 써서 장과 지가 제각기 그 오묘함을 다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譚雲只瞧的一皺眉頭,暗道:這丫頭手法武功,分明已到一流境界,在四鳳舫竟然能裝成不堪一擊的弱者,心計之深,的確是可怕。

姊妹如此,三個妹妹,定也是深藏不露的人物了。

담운은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며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이 계집애의 수법과 무공은 분명히 일류의 경지에 이르렀다. 사봉방에서는 일격도 감당 못할 약자인 척 했으니 심계의 깊이는 참으로 두려워할 만 하구나.'

想到在四鳳舫中和二女動手的過程,不禁暗叫了一聲慚愧。

사봉방에서 두 여자와 싸운 과정을 떠올리자 절로 남몰래 부끄러움의 소리를 질렀다.

但最為驚駭的還是楊晉。他身任總捕閱人多矣!一看那大鳳出招,已瞧出厲害,心頭大為震動,暗道:這丫頭如此高明,卻答應和我同行,一路上俯首聽命,定然別有陰謀。

一念及此,不禁出了一身冷汗。

하지만 가장 경악한 것은 양진이었다. 그는 총포두로서 사람을 많이 겪어보았다. 대봉이 출초하는 것을 보자 무서움을 알아보고 가슴을 떨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 계집애가 이같이 고명한데도 나와 동행하기로 승낙하고 오는 길에 고분고분 명을 잘 따른 것은 분명히 다른 음모가 있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몸에 식은 땀이 나는 것을 금하지 못했다.

再看場中搏鬥形勢,雙方已然搏鬥了十餘招,掌、指起了重重疊影,叫人眼花繚亂。二鳳等三姊妹,個個都是運氣作勢,只待大鳳落敗,或是大鳳一聲令下,立時出手搶攻。譚雲、楊晉,也各自運氣戒備,注視兩人搏鬥形勢,如若一生變化,立刻將發展成一場群毆。

다시 장중의 싸움 형세를 보니 쌍방은 이미 십여 초를 싸웠는데 장과 지의 그림자는 겹겹이 포개어져 사람의 눈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이봉 등 세 자매는 대봉이 패하거나 혹은 대봉이 명령을 내리기만 하면 즉시 출수하여 앞다투어 공격할 수 있도록 개개인이 모두 운기하여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담운, 양진도 각자 운기하여 경계하면서 두 사람의 치열한 싸움의 형세를 주시했다. 만약 변화가 하나라도 생긴다면 즉시 한바탕 패싸움으로 발전될 것이다.

搏鬥中,突聽一聲嬌叱、冷笑,掌影、指風突然間靜了下來。 凝目望去,只見大鳳滿臉汗水,雙手下垂,一副充滿著痛苦的神色。二鳳、三鳳,突然嬌叱一聲,雙雙飛起,撲向了岳秀。譚雲大喝一聲,躍起截住了二鳳,兩人懸空對了一掌。忽聞蓬然一聲,雙掌接實,兩人都從空中落了下來。

격렬한 싸움 도중에 갑자기 앙칼진 외침과 냉소가 들리더니 장영(掌影), 지풍이 별안간 조용해졌다. 미간을 좁힌 채 바라보니 대봉은 얼굴에 땀이 가득했으며 쌍수를 늘어뜨린 채로 고통이 충만한 표정이었다. 이봉, 삼봉이 돌연 교성을 지르며 쌍쌍이 날아올라 악수를 향해 덮쳐갔다. 담운이 대갈일성하더니 솟구쳐 올라 이봉을 가로막았다. 두 사람은 공중에서 일 장을 맞대었다. 문득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쌍장이 맞붙더니 두 사람은 모두 공중에서 떨어져내렸다.

只聽大鳳尖聲叫道:「住手。」

대봉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손을 멈춰라."

三鳳人已衝向岳秀,聞聲一晃雙肩,錯開了兩尺,呼的一聲,由岳秀的身側掠過。二鳳也疾退五步,避開了譚雲一掌。

이미 악수를 향해 부딪혀가던 삼봉은 그 말을 듣자 두 어깨를 흔들어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악수의 곁을 이 척을 어긋나게 스쳐 지나갔다. 이봉도 빠르게 오 보를 물러나 담운의 일 장을 피했다.

岳秀神情肅然,緩緩說道:「姑娘武功之高,出了我岳某人的意料之外,在下不得不下毒手。」

악수는 숙연한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낭자는 무공의 높이가 나 악모의 예상 밖이었기에 나는 부득불 독수(毒手)를 썼소."

大鳳道:「你用的﹃彈指神通﹄。」

대봉이 말했다.

"당신이 쓴 것은 탄지신통(彈指神通)이군요."

岳秀道:「不錯,我點傷你三處大穴。」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나는 당신의 대혈 세 곳을 찔렀소."

大鳳道:「想不到我會遇上像你這等高明的人物。」

대봉이 말했다.

"당신 같이 이 정도로 고명한 인물을 만나리라고는 나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岳秀道:「誇獎了,大姑娘,現在,咱們應該談談正經事了。」

악수가 말했다.

"과찬이오. 대낭자, 이제 우리는 본론을 이야기해야 하오."

大鳳道:「什麼事?」

대봉이 말했다.

"무슨 일 말인가요?"

岳秀道:「你們四姊妹真正的身份,混跡風塵,用心何在?為什麼遣人殺死蘭妃,侯門王妃和你們有何冤仇?」

악수가 말했다.

"당신들 네 자매의 진정한 신분과 풍진(風塵)에 뒤섞여 들어간 의도가 어디에 있소? 지체 높으신 왕비가 당신들과 무슨 원한이 있길래 사람을 보내어 난비를 죽였소?"

大鳳苦笑一下道:「岳爺,我不會說,你儘管下手取我性命。」

대봉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악나으리, 나는 말하지 않을테니 당신은 얼마든지 손을 써서 나의 목숨을 취하세요."

岳秀冷漠一笑,道:「大鳳姑娘,是想一死了之,那就大大的錯了,我岳某不是公門中人物,江湖人物江湖老,咱們這筆帳,用江湖手法算,我不信你真熬得過身受的痛苦。」

악수가 냉막하게 웃더니 말했다.

"대봉낭자, 죽고 싶다니 그건 커다란 착각이오. 나 악모는 공문(公門)의 인물이 아니오. 강호인물은 강호에서 살아가니 우리의 이 빚은 강호수법을 써서 계산하겠소. 당신이 정말 몸이 받아낼 수 있는 고통을 넘어서까지 견딜 수 있으리라고 나는 믿지 않소."

大鳳厲聲說道:「岳秀,你已佔了上風,應該見好就收,你們如若只是想迫出殺害蘭妃的兇手,我就可以承認。」

대봉이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악수, 당신은 이미 우세를 점했으니 적당한 시기에 물러나야 해요. 만약 당신들이 오직 난비를 살해한 흉수를 내놓으라고 하신다면 내가 흉수임을 인정하겠어요."

楊晉搖搖頭道:「你不行!」

양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대는 안되네!"

大鳳道:「為什麼不行?」

대봉이 말했다.

"왜 안되나요?"

楊晉道:「因為,殺死那蘭妃的是一個男人。」

양진이 말했다.

"왜냐하면 난비를 죽인 것은 한 명의 남자이기 때문이지."

大鳳道:「為什麼一定是男人?」

대봉이 말했다.

"왜 꼭 남자인가요?"

楊晉道:「因為,那蘭妃的遭遇很悲慘,先姦後殺。」

양진이 말했다.

"왜냐하면 난비는 선간후살(先姦後殺)이라는 비참함을 당했기 때문이지."

大鳳一皺眉兒,道:「先姦後殺。」

대봉이 눈썹을 찌ㅍ리며 말했다.

"선간후살."

大鳳雙目中暴射出冷厲的神芒,道:「哼!狗不改吃屎。」

대봉의 두 눈에서 싸늘한 신망이 폭사되어 나왔다.

"흥! 개가 똥먹는 버릇을 못고쳤군."

事情至此,已很明顯,那殺害蘭妃的兇手,已然呼之欲出。

사정이 여기에 이르자 이미 아주 명확해졌고 난비를 살해한 그 흉수가 이제 곧 입 밖으로 나오려 했다.

楊晉雙眉一揚,道:「大鳳姑娘,交出兇手,離開金陵,我立刻放四位走!」

양진이 두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대봉낭자, 내 즉시 네 사람을 풀어줄 테니 흉수를 내놓고 금릉을 떠나게."

大鳳逐漸的冷靜了下來,恢復了鎮靜,回目望著岳秀,道:「岳相公,你怎麼說?」

대봉은 점차 냉정을 찾아서 침착함을 회복했다. 악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악상공, 당신은 어떻게 말씀하시겠어요?"

岳秀道:「我無意見,只要楊總捕頭答應,你們儘管離開。」

악수가 말했다.

"나는 의견이 없소. 양총포두께서 승낙하시기만 하면 당신들은 얼마든지 떠나시오."

大鳳目光又轉到楊晉的臉上,道:「楊總捕頭,肯相信我麼?」

대봉의 시선이 또 양진에게로 돌려지더니 말했다.

"양총포두, 저를 믿으시겠습니까?"

楊晉道:「姑娘怎麼說?」

양진이 말했다.

"낭자, 무슨 말인가?"

大鳳道:「放我們四姊妹離開,三天內我再交出兇手?」

대봉이 말했다.

"우리 네 자매를 놓아주시면 삼 일 내로 흉수를 내놓겠습니다."

楊晉道:「這個?這個……」

양진이 말했다.

"그, 그건..."

大鳳道:「你不敢答應是麼?」

대봉이 말했다.

"당신은 감히 승낙하지 못하시는 건가요?"

楊晉道:「去擒兇手,也用不著你們四姊妹一起離開吧!」

양진이 말했다.

"가서 흉수를 체포하는데 그대들 네 자매가 다 같이 갈 필요가 없네!"

大鳳道:「那人武功高強,我一個人去,也未必是他敵手。」

대봉이 말했다.

"그 사람은 무공이 고강합니다. 나 한 사람이 가서 그의 적수가 될 수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楊晉道:「你們四姊妹,去兩個如何?」

양진이 말했다.

"그대들 네 자매가 두 명이 가면 어떤가?"

大鳳嘆口氣道:「不行,我們四人練過一種合搏對敵的陣法,對付那兇手,不是我們一二人能夠擒的住他。」

대봉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안됩니다. 우리 네 사람은 일종의 적을 상대하는 합박진법(合搏陣法)을 연마했습니다. 그 흉수를 상대하는데 우리 한두 사람으로는 그를 붙잡을 수 없습니다."

楊晉頓有無所措施之感,轉目望著岳秀。這位莫測高深的年輕人,在楊晉心目中,已成了無所不能的人物。

양진은 대책이 없다는 느낌이 들어 눈을 돌려 악수를 바라보았다. 이 고심막측한 젊은이는 양진의 마음 속에서 이미 무소불능의 인물이 되어 있었다.

岳秀笑一笑,道:「大鳳姑娘,看來,我岳某要為你作保才成。」

악수가 웃더니 말했다.

"대봉낭자, 보아하니 나 악모가 당신을 위해 보증을 서야 되겠구려."

大鳳道:「你敢不敢保?」

대봉이 말했다.

"당신이 감히 보증을 서시게요?"

岳秀道:「為什麼不敢,不過醜話說在前面,你四鳳如是失約不來,那就別怪我姓岳的心狠手辣了。」

악수가 말했다.

"왜 감히 못하겠소? 그러나 미리 일러두는데, 당신들 사봉이 만일 약속을 지키지 않고 오지 않는다면 나 악가의 마음이 독하고 수단이 악랄함을 탓하지 마시오."

大鳳道:「三日為準,不管我們能否擒得兇手,三日之內,再來此地。」

대봉이 말했다.

"정확히 삼 일이예요. 우리가 흉수를 체포할 수 있든없든 삼 일 안에 다시 이곳에 오겠어요."

岳秀道:「好!咱們就此一言為定。」

악수가 말했다.

"좋소! 우리 그렇게 정합시다."

目光轉到楊晉的身上,道:「楊大人,大鳳姑娘的事,在下作保,如是四鳳姊妹們不能按時來此赴約,在下願意找她們回來。」

시선을 양진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양대인, 대봉낭자의 일은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만일 사봉 자매가 약속대로 제 때에 이곳에 못온다면 제가 그녀들을 찾아오겠습니다."

楊晉道:「岳老弟願意擔保,老朽自然是無不遵從了。」

양진이 말했다.

"악노제가 담보하기를 원하니 늙은이는 당연히 따르지 않을 것이 없네."

岳秀回顧大鳳拱拱手,道:「姑娘請去吧!」

악수는 대봉을 돌아보며 공수하더니 말했다.

"낭자는 가시오!"

大鳳淡淡一笑,道:「岳相公,你敢這樣相信我麼?」

대봉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악상공, 당신은 감히 이렇게 저를 믿으시는군요?"

岳秀道:「在下不敢相信姑娘,但我卻相信自己。」

악수가 말했다.

"내가 낭자를 감히 믿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믿는 거요."

大鳳先是一怔,繼而淡淡一笑,轉身而去。二鳳、三鳳等緊隨身後,魚貫而去。

대봉은 멍해졌다가 이어서 담담히 한번 웃고는 뒤돌아서 갔다. 이봉, 삼봉 등은 그 뒤를 따라 줄지어 떠났다.

直待四鳳去遠,才低聲說道:「岳老弟,這四個丫頭,可以相信麼?」

사봉이 멀리 가버리자 비로소 나직히 말했다.

"악노제, 그 네 명의 계집아이들은 믿을 만 한가?"

岳秀搖搖頭道:「不可以相信!」

악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믿을 수 없습니다."

楊晉道:「那你為什麼放她們離去?」

양진이 말했다.

"그러면 자네는 왜 그녀들이 떠나게끔 놓아주었는가?"

岳秀道:「不放她們離開,難道殺了她們麼?」

악수가 말했다.

"그녀들을 놓아주지 않으면 설마 죽여야겠습니까?"

楊晉尷尬一笑道:「老弟,在下的意思,可以把她下入地牢。」

양진이 계면쩍게 웃으며 말했다.

"노제, 내 말은 그녀들을 지하뇌옥에 가둘 수도 있다는 걸세."

岳秀道:「第一,應天府的地牢,未必到能夠關住四鳳。第二,你要找殺死蘭妃的兇犯,非得借重她們不可,再說,四鳳雖然身份高過林方,但在下的看法,她們並非是最高決策人物,如是我推想的不錯,她們很可能還要請示一下她們的上司。」

악수가 말했다.

"첫째, 응천부의 지하감옥이 사봉을 가두어둘 수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둘째, 당신께서는 난비를 죽인 범인을 찾아야 하며 그녀들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다시 말해 사봉이 비록 신분이 임방보다 높지만 제가 볼 때 그녀들은 결코 결정권이 있는 가장 높은 인물이 아닙니다. 저의 추측이 틀리지 않다면 그녀들은 상사에게 지시를 부탁할 가능성이 큽니다."

譚雲道:「高明啊!岳兄,這是欲擒故縱了。」

담운이 말했다.

"악형, 고명하시오! 더 큰 것을 잡기 위해 일부러 놓아주었구려."

楊晉一皺眉頭,道:「可是咱們沒有安排追蹤他們的人物。」

양진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녀들을 추적할 인물을 안배하지 못했네."

岳秀笑道:「我來時,看到了丐幫弟子,他們追蹤術的高明,各大門派,無出其右,而且,也可能有別人幫忙,這一點楊大人不用擔心?」

악수가 말했다.

"제가 올 때 개방제자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의 추종술(蹤術術)은 고명하기가 각대문파에서 그보다 나은 데가 없지요. 게다가 다른 사람이 돕고 있을 것이니 그 점은 양대인께서 염려하실 필요 없습니다."

楊晉笑一笑,道:「由你老弟安排,我自然放心的很,走,咱們書房坐。」

양진이 웃으며 말했다.

"노제 자네의 안배로 말미암아 나는 자연 안심이 되네. 가세. 우리 서방(書房)으로 가서 앉으세."

長揖肅客,把岳秀和譚雲,讓入書房。楊玉燕親自為兩人奉上香茗,坐在父親身側。

장읍하여 손님을 맞아 악수와 담운을 서방으로 들게 했다. 양옥연은 직접 두 사람에게 차를 올리고 부친의 곁에 앉았다.

岳秀笑一笑,道:「燕姑娘,在府中,可聽到了什麼消息?」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연낭자, 부중에서 무슨 소식을 들었군요?"

楊玉燕嫣然一笑,道:「倒沒有聽到什麼?但我卻瞧出了一些不尋常的事情。」

양옥연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아무 것도 못들은 걸요? 하지만 심상치 않은 사정을 알아냈어요."

楊晉吃了一驚,道:「什麼事?」

양진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무슨 일이냐?"

楊玉燕道:「女兒覺得那七王爺的府中,有內奸……」

양옥연이 말했다.

"여아는 칠왕야의 부중에 내간(內奸)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楊晉接道:「是什麼人?」

양진이 말했다.

"누구냐?"

楊玉燕道:「王爺夫人。」

양옥연이 말했다.

"왕야의 부인입니다."

這一下,不但是聽得楊晉一呆,就是岳秀、譚雲,也為之大感愕然。

그 말을 듣자 이번에는 양진만 멍해지는 것이 아니라 악수, 담운도 크게 경악했다.

良久之後,楊晉才緩緩說道:「丫頭,這不能隨口胡說,王爺夫人,何等身份,橫加污蔑,即是滿門抄斬之罪。」

한참 뒤에야 양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계집애야,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해서는 안된다. 왕야부인이 어떤 신분이신데 함부로 비방하다가는 즉시 온 집안이 재산을 몰수당하고 참형의 죄를 받게 된다."

楊玉燕道:「爹,這等大事,女兒怎敢隨口亂說,但女兒有證據。」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지, 이 정도의 큰일을 여아가 어찌 감히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하겠어요. 여아에게는 증거가 있답니다."

楊晉呆了一呆,道:「證據?什麼樣的證據?」

양진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증거라니? 어떤 증거 말이냐?"

楊玉燕道:「女兒看到的----」

양옥연이 말했다.

"여아가 본 것입니다..."

楊晉接道:「丫頭,所謂證據,一定要言之有物,不能空口白話。」

양진이 말했다.

"계집애야, 증거라 함은 반드시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야지 그저 입으로만 빈말을 해서는 안된다."

楊玉燕微微一笑,道:「爹,女兒發覺了夫人有一身武功,而且,輕功也能夠到了翻房越屋的境界。」

양옥연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버지, 여아는 부인이 일신에 무공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했어요. 뿐만 아니라 경공도 지붕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답니다."

楊晉啊了一聲,道:「你幾時看到的。」

양진이 아, 하더니 말했다.

"언제 본 것이냐?"

楊玉燕道:「是昨天夜裡三更時分。」

양옥연이 말했다.

"어젯밤 삼 경 무렵이예요."

楊晉一皺眉頭,道:「丫頭,七王爺調入府中很多大內高手,以保安全,也許其中有一個女的,你不要看錯才好。」

양진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계집애야, 칠왕야께서는 안전을 지키기 위해 부중으로 아주 많은 대내고수(大內高手)를 불러들였단다. 어쩌면 그 중에 여자가 한 명 있어서 네가 잘못 보았겠지."

楊玉燕道:「不錯,女兒見過夫人,記憶很深刻,絕對不會看錯。」

양옥연이 말했다.

"틀리지 않아요. 여아는 부인을 본 적이 있는데 기억이 아주 강렬하여 절대 잘못 볼 리가 없어요."

岳秀道:「大人,讓楊姑娘說下去,不論是不是王爺夫人,咱們都需要知曉內情了。」

악수가 말했다.

"대인, 양낭자가 말하게 하십시오. 왕야부인이든 아니든 우리는 내정을 알아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楊晉點點頭,道:「老弟說的是,燕兒,你仔細的說明經過。」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노제의 말이 맞네. 연아, 너는 자세히 경과를 설명하거라."

楊玉燕道:「女兒原本是照顧外院,曾到蘭妃被殺的院落去過。」

양옥연이 말했다.

"여아는 원래 외원(外院)을 돌보면서 일찌기 난비가 피살된 정원을 지나가본 적이 있어요."

楊晉道:「你可找出了什麼可疑的地方?」

양진이 말했다.

"너는 무슨 의심스러운 점을 찾아냈느냐?"

楊玉燕道:「七王爺對蘭妃,確實用情很深,如今,蘭妃房中的一切,都保持著原狀,任何人都不能擅自進入,門口還派有兩三個守衛的人!」

양옥연이 말했다.

"칠왕야께서는 확실히 난비에게 정을 깊이 쏟으셨어요. 지금 난비 방 안의 모든 것들은 원래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어느 누구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답니다. 문 입구에는 두세 명의 수위(守衛)하는 사람이 파견되어 있지요!"

岳秀道:「很難得。」

악수가 말했다.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楊玉燕笑一笑,接道:「在外院幾天之後,我就想法活動了總管,把我調入內宅,我管理打掃夫人住的庭院,所以常常可以見到夫人。」

양옥연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외원에 있은지 며칠 뒤 나는 총관을 움직여서 나를 내택으로 불러들여 부인이 지내는 정원을 관리하고 청소하게 만들 방법을 강구했지요. 그래서 늘 부인을 볼 수 있었어요."

岳秀道:「夫人有多大年歲了?」

악수가 말했다.

"부인은 연세가 얼마나 되오?"

楊玉燕道:「大約有二十六七歲吧!生的很秀美,膝前無子,只有一個女兒,今年三歲。」

양옥연이 말했다.

"대략 이십륙칠 세입니다! 아주 곱게 생기셨고 슬하에 아들이 없이 오직 한 명의 딸 뿐인데 금년에 세 살이랍니다."

岳秀點頭,嘉許的說道:「姑娘很細心。」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 칭찬하는 말을 했다.

"낭자는 아주 세심하시오."

楊玉燕道:「我第一次見到的夫人時,想不到她竟有一身武功,只是覺到她雙目中神光很充足,但卻對她身側一嫗一婢,有了懷疑。」

양옥연이 말했다.

"내가 처음으로 부인을 보게 되었을 때 그녀가 일신에 무공을 지니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단지 그녀의 두 눈에서 신광(神光)이 충만하다고 느꼈지만 그녀 곁에 있는 노파 한 명과 여비 한 명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었지요."

楊晉道:「一嫗一婢?」

양진이 말했다.

"노파와 여비?"

楊玉燕道:「那老嫗大約四十多近五十了,還有一個女婢,不過十六八歲左右,年輕美艷,透著一臉精神,這兩人是夫人最貼身的了……」

양옥연이 말했다.

"그 노파는 대략 사십에서 오십 가까이 되었고, 또 한 명의 여비는 불과 십륙칠 세 가량이라 나이가 어리고 어여쁜데 얼굴에 활기가 나타난답니다. 그 두 사람은 부인의 최측근입니다..."

楊晉接道:「你怎知兩人有武功?」

양진이 말했다.

"너는 두 사람이 무공을 지녔는지 어떻게 알았느냐?"

楊玉燕道:「女兒看得出,她們的內功,都已有了相當的火候……」

양옥연이 말했다.

"여아는 그녀들의 내공이 이미 상당한 화후(火候)를 가졌음을 알아보았어요..."

岳秀接道:「姑娘恕在下斗膽接口,妳瞧到了別人,別人是否也瞧到了你。」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제가 외람되이 말대꾸함을 용서하시오. 당신이 다른 사람을 보았으니 다른 사람도 당신을 보지 않았겠소?"

楊玉燕道:「沒有,我正在掃著積花落葉,偷眼瞧著他們,她們決不會注意到我。」

양옥연이 말했다.

"아니예요. 나는 한창 쌓인 낙엽을 쓸면서 그들을 훔쳐보았고 그녀들은 결코 나한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어요."

岳秀道:「也許她們真的沒有發現姑娘,如是他們對姑娘有了懷疑時,決不讓妳有再發現的機會。」

악수가 말했다.

"어쩌면 그녀들이 정말 낭자를 발견하지 못했을 거요. 만일 그들이 낭자에게 의심을 품었다면 결코 당신이 더이상 발견할 기회를 주었을 리가 없소."

楊玉燕道:「我的住處,就在夫人庭院外面一間小室中,打掃內宅廳院,在王府女婢中而言,也是份很吃力的工作,所以,很少人注意到我。……」

양옥연이 말했다.

"내가 지내는 곳은 부인의 정원 바깥쪽에 있는 한 칸의 작은 방인데, 내택의 대청과 정원 청소는 왕부의 여비들 중에서도 아주 힘든 일이기도 하답니다. 그래서 나한테 주의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요..."

語聲微微一頓,接道:「因為我對夫人有了懷疑,所以我很留心她們的舉動,二更過後,我就悄然起身,隱在暗處查看……」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내가 부인에게 의심을 품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녀들의 거동에 아주 주의를 기울였어요. 이경이 지난 뒤 나는 조용히 일어나 몰래 은밀한 곳을 조사해보았지요..."

楊晉接道:「膽大妄為。」

양진이 말했다.

"겁없이 함부로 행동했구나."

楊玉燕微微一笑,道:「爹,我早就相度好了地形,出門就藏了起來,準備三更過後去摸摸那一嫗一婢。那知剛到三更時分,夫人就出現了,但她已換過了一身黑色的夜行衣服,在那老嫗陪同之下,躍上屋面而去。」

양옥연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버지, 나는 미리 지형을 잘 고려했다가 문을 나서자마자 숨어서 삼 경이 지난 뒤에 가서 그 노파와 여비를 정탐할 작정이었어요. 누가 알았겠어요? 막 삼 경이 지났는데 부인이 출현했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일신에 흑색 야행의복으로 갈아입었고, 그 노파와 동행하여 지붕을 뛰어올라 갔어요."

楊晉皺皺眉,道:「自從蘭妃案發,王府中調來了很多高手護院,堂堂王爺夫人,萬一被屬下攔住,那豈不是要露出馬腳麼?」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난비의 사건이 터지고부터 왕부에서는 아주 많은 고수와 호원(護院)무사를 뽑아왔다. 당당한 왕야의 부인이 만에 하나 속하들에게 제지를 받는다면 마각을 드러내게 될 텐데?"

岳秀卻笑了一笑道:「玉燕姑娘,她們的輕功如何?」

악수가 도리어 웃으며 말했다.

"옥연낭자, 그녀들의 경공은 어떻했소?"

楊玉燕道:「很高明。」

양옥연이 말했다.

"아주 고명했어요."

岳秀道:「姑娘,你怎麼出來的。」

악수가 말했다.

"낭자, 당신은 어떻게 나온 것이오?"

楊玉燕道:「我是悄悄溜出來的,天一亮就得回去。」

양옥연이 말했다.

"나는 슬그머니 빠져나왔어요. 날이 밝으면 돌아가야 해요."

岳秀道:「他們不會懷疑你麼?」

악수가 말했다.

"그들이 의심을 품지 않겠소?"

楊玉燕笑一笑,道:「王府中人很多,單是丫頭,就有十七八個,他們如何記得清楚,府衛又經常換班,出入王府有一面腰牌,只要有牌,他們就不必查問了。」

양옥연이 웃으며 말했다.

"왕부에는 사람이 아주 많아요. 계집종만 해도 십칠팔 명이 있는데 그들이 어떻게 똑똑히 기억하겠어요? 부중의 호위무사들 또한 늘 교대근무를 하니 패(牌)가 있기만 하면 그들은 굳이 캐묻지 않아요."

楊晉道:「剛剛出了這麼大的案子,他們竟然還是這等大意。」

양진이 말했다.

"이제 막 커다란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들은 아직도 그렇게 소홀하구나."

岳秀和楊晉似是有著不同的看法,淡淡一笑,道:「姑娘,還準備回去麼?」

악수는 양진과 다른 견해인 듯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돌아가실 작정이시오?"

楊玉燕道:「要回去,我要瞭解一下,那夫人究竟是怎麼回事?」

양옥연이 말했다.

"돌아가야지요. 나는 그 부인이 도대체 어찌된 건지 알아야겠어요."

岳秀長吁一口氣,道:「楊大人,案子快要結了,你如果想結案了事,四鳳們交出兇手後,你就可以覆命了,應天府的胡大人,升堂問明案情,再向七王爺請示一下,那就算結了案。」

악수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양대인, 사건을 빨리 종결지어야 합니다. 당신이 만약 사건을 종결하고 싶다면 사봉이 흉수를 넘겨준 뒤 보고하십시오. 응천부 호대인이 재판장에서 사건을 밝혀내고 다시 칠왕야께 지시를 청하면 사건이 종결되었다 할 수 있겠지요."

楊晉道:「那會不會是真的兇手呢?」

양진이 말했다.

"그가 정말 흉수일까?"

岳秀道:「你如是只想結案,有人認罪,那就行了,似乎是用不著追究太深。」

악수가 말했다.

"당신이 오직 사건을 종결하고 싶고 죄를 인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만입니다. 너무 깊이 따지고 들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楊晉心裡卻是這麼想,但卻不便啟口,輕輕咳了一聲,道:「岳老弟,你的看法呢?」

양진이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입을 열기 불편하여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악노제, 자네의 견해는?"

岳秀臉上,泛現出一種很奇異神色,道:「楊大人,先了去殺死蘭妃的這段公案,然後,你可以辭去這總捕頭的職位了。」

악수의 얼굴에는 일종의 아주 기이한 표정이 떠올랐다.

"양대인, 우선 난비를 죽인 사건을 마무리하시고, 그런 다음 당신은 총포두의 직위를 사직하셔야 합니다."

楊晉道:「我也這麼想過,破了這案子,在下就立刻辭職退休。」

양진이 말했다.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네. 이 사건을 해결하면 나는 즉시 사직하고 물러나 쉬겠네."

岳秀道:「但願你楊大人辭意堅定。」

악수가 말했다.

"양대인 당신의 사의(辭意)가 확고부동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楊晉道:「老弟你放心,我這辭去現職的想法,很堅定。……」

양진이 말했다.

"노제는 안심하게. 현직(現職)에서 사직하겠다는 나의 이런 생각은 아주 확고하네..."

語聲頓了一頓,接道:「老弟,如是四鳳姑娘,確能在三天限期之內,交出兇手,燕兒這丫頭,似乎是也再用不著重返王府了。」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노제, 만일 사봉낭자가 확실히 삼 일의 기한 내에 흉수를 넘겨준다면 연아 요 계집애는 더이상 왕부로 다시 돌아갈 필요가 없을 것 같구먼."

岳秀道:「是否重返王府,在下不便斷言,七王爺官勢太大,如是府上走失了一個丫頭,只要他一道手諭下到了應天府,那就是你的麻煩,這一點,要楊姑娘自己決定,但楊姑娘夠聰明,我想她一定有擺脫的辦法。」

악수가 말했다.

"왕부로 다시 돌아가야할지 제가 단언하기 적당치 않군요. 칠왕야의 관세(官勢)는 너무나 큽니다. 만일 부중에서 한 명의 계집종이 사라졌다고 그가 직접 응천부에 명령을 내리게 된다면 당신께 성가신 일이 될 것입니다. 그 점은 양낭자 자신이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양낭자는 총명하니 제 생각에 그녀에게는 반드시 빠져나올 방법이 있을 겁니다."

楊玉燕道:「回去得回去一趟,不過,我很快可以解工不幹。」

양옥연이 말했다.

"돌아가긴 해야지요. 그러나 나는 아주 빨리 나는 못다한 일을 끝내야 합니다."

岳秀道:「姑娘如是不想幫令尊找麻煩,最好把身上的暗器,也留下來,回到王府中去,安安分分的作幾天,然後解工而回,最重要的是別再窺探那王爺夫人的舉動,一旦被發覺了,牽連所及,不但是將涉及令尊,只怕連胡大人也要擔些風險……」

악수가 말했다.

"낭자가 만일 영존께 성가신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면 몸에 있는 암기도 두고가는 것이 가장 좋소. 왕부로 돌아가 얌전히 며칠 일하시오. 그런 다음 일을 끝내고 되돌아오시오. 가장 중요한 것은 왕야부인의 거동을 더이상 정탐하지 마시오. 일단 발각되면 영존 뿐만 아니라 호대인까지도 연루되어 위험을 감당해야 할 것 같소."

沉吟了一陣,接道:「如是情勢再壞一些,他們可能會要了你姑娘的命。」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을 이었다.

"정세가 더 나빠진다면 그들은 낭자 당신의 목숨을 앗아갈 가능성이 있소."

楊玉燕笑一笑,道:「要我的命,我倒是不怕,但我不願牽連到爹。」

양옥연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아요. 하지만 아버님까지 연루되는 것은 원치 않아요."

譚雲突然把目光轉到岳秀的身上,道:「岳兄,你似乎也要抽身而退了。」

담운이 돌연 시선을 악수에게로 돌리더니 말했다.

"악형, 당신은 마치 몸을 빼내어 물러나려는 것 같구려."

岳秀道:「我答應過楊大人,幫他找出兇手,如是有人交出了兇手,在下的事情,似乎是也已經辦完了。」

악수가 말했다.

"나는 양대인을 도와 흉수를 찾아내기로 승낙했소. 만일 누군가 흉수를 넘겨준다면 나의 일도 이미 끝난 듯 하오."

譚雲道:「唉!江湖上卻是紛爭正起,岳兄就不聞不問了麼?」

담운이 말했다.

"후! 강호상에 분쟁이 한창 일어나고 있는데 악형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시려오?"

岳秀笑一笑,道:「在下本就和江湖上恩怨無關。」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저는 본래 강호상의 은원과 무관하오."

譚雲道:「你奪了何首烏,追使四鳳交出兇手,他們豈會放過你?」

담운이 말했다.

"당신이 하수오를 뺏았고 사봉으로 하여금 흉수를 내놓도록 추궁했으니 그들이 어찌 당신을 내버려두겠소?"

岳秀道:「何首烏我可以交出去,至於四鳳的事,半出於他們的自願,這半宵來,我處理任何事,都預留了餘地,再說,我起身遠走,找一處人跡罕到地方住幾年,別人也就淡忘了。」

악수가 말했다.

"하수오는 내가 넘겨줄 수 있소. 사봉의 일로 말하자면 절반은 그들이 자원했소. 이 반소(半宵) 동안 나는 어떤 일을 처리하든 여지를 미리 남겨두었소. 다시 말해 내가 멀리 떠나서 어느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몇 년 지낸다면 다른 사람에게 잊혀질 거요."

譚雲道:「可惜啊!可惜?」

담운이 말했다.

"애석하구려! 애석해."

岳秀道:「譚兄,用不著激我,那不會有用的。」

악수가 말했다.

"담형, 나를 충동질하지 마시오. 그건 소용없을 것이오."

楊晉吁一口氣,道:「但願這幾天不再節外生枝才好。」

양진이 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며칠 간 더이상 의외의 일이 발생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네."

岳秀一抱拳,道:「楊大人,燕姑娘,譚兄,兄弟先告辭了。在下會留心,他們有什麼動靜,我就會及時趕到。」

악수가 포권하며 말했다.

"양대인, 연낭자, 담형. 형제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들에게 무슨 동정이 있는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가 때맞추어 달려오겠습니다."

說完,轉身向外行去。他走的很快,楊晉和譚雲追到書房門外,岳秀已經走的不見了蹤影。

말을 마치더니 뒤돌아서 밖을 향해 걸어갔다. 그가 매우 빠르게 달려갔기에 양진과 담운이 서방 문 밖까지 쫓아갔으나 악수는 이미 떠나고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望著滿天繁星,楊晉輕輕嘆息一聲,道:「他這一副好身手,如是息隱不出,當真是太可惜了。」

하늘 가득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며 양진은 가볍게 탄식했다.

"그가 그 좋은 솜씨를 가지고 은거해서 나서지 않는다면 정말 너무도 아깝구나."

譚雲道:「他已經捲入了武林恩怨,只怕很難全身而退了。」

담운이 말했다.

"그는 이미 무림의 은원에 말려들었으니 온전히 물러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楊玉燕道:「不然,除非他自願捲入這場武林紛爭,他隨時可以擺脫開武林恩怨。」

양옥연이 말했다.

"그렇지 않아요. 그가 원해서 무림의 분쟁에 말려든 것이 아니니 그는 언제든 무림의 은원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譚雲道:「江湖是非,一旦沾手,那就很難擺脫,姑娘何以會有此想。」

담운이 말했다.

"강호의 시비는 일단 개입하면 벗어나기 몹시 어려운데 낭자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오?"

楊玉燕道:「兩個原因,一是他武功高深莫測,誰也不願樹他這樣一個勁敵,二是他作事很有分寸,雖然佔盡了上風,但對人的傷害不大,所以,他如一旦退隱,沒有人會找他麻煩。」

양옥연이 말했다.

"두 개의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그는 무공이 고심막측하여 누구도 그와 같은 강적을 두길 원하지 않습니다. 둘째, 그는 한도를 정해두고 일을 한답니다. 비록 우세를 점했지만 상대방의 피해는 크지 않지요. 그래서 그가 일단 물러나 은거한다면 아무도 그를 찾아 성가시게 하지 않을 거예요."

譚雲沉吟了一陣,道:「姑娘說的倒也有理。」

담운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낭자의 말도 일리가 있군요."

楊玉燕回顧楊晉,道:「爹,應該怎麼著?你自己拿個主意,女兒先走了。」

양옥연이 양진을 돌아보며 말했다.

"아버님, 어찌 해야 할지는 당신께서 스스로 결정하세요. 딸은 먼저 떠나겠어요."

楊晉道:「你不是天亮後才回去麼?」

양진이 말했다.

"너는 날이 밝은 뒤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었더냐?"

楊玉燕道:「我想想那岳秀的話,說的不錯,我的處境很危險,早一些回去,免得露出破綻。」

양옥연이 말했다.

"저의 처지가 매우 위험하다는 악수의 말을 생각해보니 틀린 말이 아니군요. 일찌감치 돌아가야 헛점이 노출되는 것을 면할 수 있습니다."

楊晉道:「孩子,王府中人,咱們惹不起,你要特別的小心一些,等到大鳳交出兇手,爹就辭去總捕頭,遠走荒山,過幾年安靜日子。」

양진이 말했다.

"얘야, 우리는 왕부 사람들을 건드려서는 안되니 특별히 조심하거라. 대봉이 흉수를 내놓으면 애비는 총포두를 사직하고 이름없는 산으로 멀리 떠나서 몇 년 편안한 나날들을 보내야겠구나."

楊玉燕口齒啟動,想說什麼,但卻忍下未言,轉身而去。知女莫若父,望著女兒那份欲語還休的神情,楊晉已心裡有數。楊玉燕急步而行,離開了楊宅。

양옥연은 입을 달싹거리며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참고 말하지 않고 돌아서서 갔다. 딸을 아는 데는 아버지가 낫다. 염려되어 말을 하려다가 그만두는 딸의 표정을 바라보며 양진은 이미 속으로 알고 있었다. 양옥연은 빠른 걸음으로 집을 떠났다.

譚雲抱抱拳,道:「楊大人,譚雲也告辭了。」

담운이 포권하며 말했다.

"양대인, 담운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楊晉道:「二公子,留宿寒舍如何?這番在下到湘西驚擾,無端的把公子找來金陵,多有得罪,希望二公子不要見怪!」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 우리 집에서 유숙하면 어떻겠나? 저번에 내가 상서에 도착하여 소란을 피우고 공자를 무단히 금릉으로 오게 하여 많이 미안하네. 이공자가 언짢아 하지 않기를 바라네!"

譚雲道:「不敢當,楊大人,再說,蘭妃姑娘死了,我也該替她報仇。」

담운이 말했다.

"양대인, 천만의 말씀입니다. 게다가 난비낭자가 죽었으니 저도 마땅히 복수를 해야 합니다."

楊晉道:「唉!想不到啊!秦淮畔的歌姬,竟然是武林健者。」

양진이 말했다.

"후! 생각지도 못했군! 진회하(秦淮河) 강변의 가희(歌姬)가 놀랍게도 무림의 건자(健者:참 애매함. 실력자라고 해두져^)라니."

譚雲道:「老實說,在下也有些意外……」

담운이 말했다.

"솔직히 말해 저도 좀 의외입니다..."

突然放低了聲音,接道:「大人,如是應天府不准你辭總捕頭的職位,楊大人又將如何?」

돌연 목소리를 낮추어 말을 이었다.

"대인, 만일 응천부에서 당신이 총포두의 직위를 사직하는 것을 허락치 않으면 양대인께서는 또 어떻게 하실 겁니까?"

楊晉道:「我辭意已堅,他不准,也不行。」

양진이 말했다.

"나의 사의(辭意)는 이미 확고하네. 그가 허락하지 않으연 안될 걸세."

譚雲道:「有一件事,晚輩不當說……」

담운이 말했다.

"후배가 외람된 말씀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楊晉抱拳接道:「二公子,不用客氣,你多指教?」

양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이공자, 예의차릴 필요없네. 많은 가르침을 주시게."

譚雲道:「萬一辭不了總捕頭的職位,你就該想法子拖住岳秀。」

담운이 말했다.

"만일 총포두의 직위를 사직하지 못하면 당신은 악수를 붙들어 둘 방법을 강구하셔야 합니다."

楊晉哦了一聲道:「二公子一言點醒夢中人,但不知二公子是否已胸有成竹。」

양진이 아, 하더니 말했다.

"이공자는 한 마디는 꿈에서 깨어나게 하는군. 헌데 이공자에게 계획이 있는지 모르겠네."

譚雲道:「我譚某人幼年隨父兄,闖蕩南北。會見過了不少武林健者,江湖高人,他們位尊輩高,一眼就可以瞧得出來,一出手,就能帶著他多少成就,一開口,就擺出他多大的身份,但岳秀不同,他像大洋之水,叫人難測深淺,他像無際藍天,叫人難測廣闊,但最難得的,還是他的自甘平淡,和斷事如神的智慧,我譚老二一生中會過的高人不少,但真能叫我佩服的,岳秀是第一個。」

담운이 말했다.

"저 담모는 어려서부터 부친과 형님을 따라 남북을 다니며 경험을 쌓았고 적지 않은 무림의 건아들, 강호의 고인들을 만나보았습니다. 그들은 지위와 연배가 높았는데 한번 출수하면 그가 어느 정도의 성취를 가졌으며, 한번 입을 열면 얼마나 큰 신분으로 으스대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지요. 하지만 악수는 다릅니다. 그는 큰 바다의 물처럼 사람으로 하여금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게 하며, 끝없는 푸른 하늘처럼 넓이를 짐작하기 어렵게 하지요. 하지만 가장 보기 드문 점은 그가 스스로 평범하려 한다는 것과 귀신 같이 판단하는 지혜입니다. 담가의 둘째인 제가 일생 동안 만난 고인이 적지 않지만 진정 저를 탄복하게 한 것은 악수가 처음입니다."

楊晉道:「說的是啊,二公子,老朽沒有你想的這麼透澈,但老朽卻有著一種感覺,那就是,岳秀到場,好像什麼都可以解決似的。」

양진이 말했다.

"맞는 말일세. 이공자, 늙은이는 자네 만큼 생각이 투철하지 못하네. 하지만 늙은이에게는 일종의 감각이 있는데 그건 바로 악수가 현장에 도착하면 무슨이든 해결할 수 있을 듯 하다는 걸세."

譚雲道:「不錯,所以老前輩想法子把他拖住。」

담운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선배께서는 그를 붙들어둘 방법을 강구하십시오."

楊晉道:「這一點不容易,老朽這點智略,只怕是套不住他。」

양진이 말했다.

"그 점은 용이하지 않네. 늙은이의 이 정도 지략으로는 그를 붙잡아두지 못할 듯 하네."

譚雲微微一笑道:「大人,岳秀有一百個優點,但他有一個缺點。」

담운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인, 악수에게는 일백 개의 장점이 있지만 한 개의 결점이 있습니다."

楊晉道:「什麼缺點?」

양진이 말했다.

"무슨 결점인가?"

譚雲道:「他似乎是經驗太少,所以,咱們還有套住他的機會。」

담운이 말했다.

"그는 경험이 너무 적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아직 그를 옭아맬 기회가 있습니다."

楊晉點點頭,道:「說的是,老朽得多用點腦筋才是。」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는 말일세. 늙은이는 머리를 많이 굴려야겠군."

譚雲道:「好吧!大人多想想,把他拖住,我告辭。」

담운이 말했다.

"자, 그럼 대인께서는 많이 생각하시어 그를 붙잡아두십시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楊晉道:「二公子,咱們喝一盅,我已叫他們替你準備了住處,下榻寒舍,總比客棧裡乾淨些。」

양진이 말했다.

"이공자, 우리 한잔 하세. 내가 이미 자네가 지낼 곳을 준비하라고 시켜두었으니 누추하지만 우리 집에 묵도록 하게, 어쨌든 객잔보다는 깨끗할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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