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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六回 花舫豪賭(화방호도)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六回 花舫豪賭(화방호도)

알타쵸 2018. 4. 20. 15:00

第六回 花舫豪賭(놀잇배에서의 큰 도박판)








那是說,這一場豪賭中,這五個人之間並無勢不兩立的氣勢。但更奇怪的是,這座大艙中,除了這五人之外,不見別的客人,四鳳未現身,連一個丫環使女,龜奴,也未在艙中。這情勢很反常,但反常的情勢,常常給人一種詭異的感受。

그 말은 이 한 판의 큰 도박에서 다섯 사람들 간에 결코 세불양립(勢不兩立)의 기세가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더욱 기괴한 것은 이 대창(大艙) 안에는 이 다섯 사람 말고는 다른 손님이 보이지 않았으며 사봉은 아직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한 명의 계집종이나 시녀, 구노(龜奴:기생집 심부름꾼) 조차도 선창 안에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 상황은 매우 이상했으며 이상한 상황은 늘 사람들에게 일종의 궤이(詭異)한 느낌을 준다. 

但見歐陽俊長長呼一口氣,道:⌜譚兄及時趕到,實是出了兄弟的意外,風聞二公子已回湘西……⌟

구양준이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담형이 때마침 도착한 것은 사실 형제의 예상 밖이오. 풍문에 이공자는 이미 상서(湘西)로 돌아갔다고 하던데..."

譚雲接道:⌜不錯,在下是回了一趟湘西。⌟

담운이 말했다.

"그렇소. 저는 상서로 돌아갔었소."

王召道:⌜二公子往返匆匆,專以趕這場賭約的麼?⌟

왕소가 말했다.

"이공자가 총총히 갔다돌아온 것은 전적으로 이 도박판 때문이오?"

譚雲笑一笑道:⌜在下原本和一位朋友有約,但不幸的是譚某一進金陵,就接到了一張請帖,既然主人這麼看得起我譚某人,譚某自然不能讓人失望,何況,四鳳舫艷名四播,兄弟也希望借此見識一下四位鳳姑娘。⌟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저는 원래 한 분의 친구와 약속이 있었소. 하지만 불행히도 담운이 금릉에 들어서자 한 장의 초청장을 받게 되었소. 이왕 주인이 이다지도 나 담모를 중시하는데 담모는 자연 실망시킬 수 없었소. 하물며 사봉방의 염명(艷名)이 사방에 퍼졌으니 형제는 이 기회를 빌어 네 분의 봉낭자를 한번 견식하고 싶기도 하오."

歐陽俊似是有意要調整一下冷肅的氣氛,哈哈一笑,道:⌜這麼說來,二公子過去沒有來過這四鳳舫了。⌟

구양준은 마치 일부러 냉랭한 분위기를 한번 조정하려는 듯 하하, 웃고는 말했다.

"그렇다면 이공자는 과거에 이 사봉방에 온 적이 없구려."

譚雲道:⌜沒有!這是第一次。⌟

담운이 말했다.

"없소! 이번이 처음이오."

那全身黑衣手提藥箱的郎中,突然插口說道:⌜那一位是主人?⌟ (문맥상  哪가 맞을 듯)

전신에 흑의를 입고 손에 약상자를 든 떠돌이 의원이 돌연 끼어들어 말했다.

"어느 분이 주인이오?"

歐陽俊搖搖頭道:⌜閣下是……⌟

구양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귀하는..."

黑衣人接道:⌜毒手郎中馬鵬。⌟

흑의인이 말했다.

"독수랑중(毒手郎中) 마붕(馬鵬)이오."

楊晉心頭一震暗道:毒手郎中,乃江湖上一大凶人,行蹤飄忽,出沒無常,七八年沒聽過他的消息了,怎會突然到了金陵。

양진은 가슴을 떨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독수랑중은 강호에서 일대의 흉인(凶人)이며 행적이 표홀하고 출몰이 일정치 않다. 칠팔 년 동안 그의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어찌 돌연 금릉에 왔을까?'

只聽歐陽俊道:⌜久仰,久仰,馬兄的大名早已如雷貫耳,今日有幸一會。⌟

구양준이 말했다.

"앙모한지 오래요. 마형의 대명은 진작부터 귀가 아프도록 들었는데 오늘 운이 좋아 만났구료."

馬鵬笑一笑道:⌜好說,好說,兄弟已久年未到江南道上來過,但江湖浪子歐陽俊的大名,在下是久聞了。⌟

마붕이 웃으며 말했다.

"별말씀을. 형제는 오랫동안 강호를 다니지 않았지만 강호랑자 구양준의 대명은 나도 오래 전부터 들었소."

王召突然說道:⌜不知主人約有多少客人,是否已經到齊?⌟

왕소가 돌연 말했다.

"주인이 얼마나 많은 손님을 초청했는지, 모두 도착했는지 모르겠구려?"

馬鵬道:⌜邀宴主人,未免有些慢客,就算人數未齊,至少,也該出面招呼咱們一下才是。⌟

마붕이 말했다.

"꼭 늦는 손님이 있는 법이오. 연회에 초청한 주인은 설령 사람 수가 갖추어지지 않았더라도 나서서 우리들에게 적어도 인사는 해야 할 것이오."

譚雲目光轉到那青衫長髯人的臉上,道:⌜閣下好生面熟,只是譚某人一時竟想不起來……⌟

담운은 그 청삼에 긴 수염을 기른 사람의 얼굴로 눈길을 돌리며 말했다.

"귀하는 몹시 낯이 익은데 담모는 일시지간 생각이 나지 않는구려..."

哈哈一笑,接道:⌜主人還未出現之前,咱們作客的人最好能先有個認識才是。⌟

하하, 웃고는 말을 이었다.

"주인이 나오기 전에 손님인 우리끼리 먼저 아는 것이 가장 좋겠소."

言下之意,希望那青衫長髯人,自作一番介紹。

그 말의 뜻은 청삼에 긴 수염의 사나이가 스스로 소개하기를 바란다는 말이었다.

但見那青衫人拂髯一笑,道:⌜咱們同為主人邀約而來,一切恐都早在主人的安排之中。⌟

하지만 그 청삼인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더니 말했다.

"우리는 주인의 초청으로 왔으니 모든 것이 벌써부터 주인의 안배 속에 있을 것 같구려."

他說了一番話,而且出言驚人,隱隱間若有所指,但卻就是沒有說出他的姓名。

그는 한 차례 말을 했고 게다가 그 말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어렴풋이 가리키는 것이 있는 듯 했지만 그의 성명은 말하지 않았다.

譚雲一皺眉頭,對那青衫人一抱拳,道:⌜在下湘西譚雲。⌟

담운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그 청삼인에게 포권하며 말했다.

"저는 상서의 담운이오."

青衫人噢了一聲,道:⌜譚二公子,久仰,久仰。⌟

청삼인이 오, 하더니 말했다.

"담이공자, 말씀 많이 들었소이다."

仍是不肯通報出自己的姓名。

여전히 자기 성명은 알려주지 않으려 했다.

歐陽俊看那青衫人一直未通報姓名,也不禁動了懷疑,微微一笑,道:⌜在下歐陽俊,請教大名。⌟

구양준은 그 청삼인이 계속 성명을 알려주지 않는 것을 보자 의심을 금할 수 없어 미소지으며 말했다.

"저는 구양준이오. 대명을 가르쳐 주시오."

青衫人正待答話,突然間一陣木門啟動之聲,傳了過來。轉頭看去只見右面壁間,開啟了一座小門,四個美艷少女,魚貫而來。是艷名滿秦淮河的四鳳姑娘。

청삼인이 막 대답하려는데 별안간 한바탕 목문이 움직이는 소리가 전해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오른쪽 벽 사이에 한 개의 작은 문이 열렸고 네 명의 아리따운 소녀가 줄지어 왔다. 염명이 진회하(秦淮河)에 가득한 사봉낭자들이었다.

四個人分穿著四種不同顏色的衣服,紅黃藍白。當先而行的一身紅衣,正是四鳳之首的大鳳,手執紅絹帕邁著個春風俏步,人已到桌前面,媚眼飄動環顧了眾豪一眼,笑道:⌜對不住啦!諸位,有勞久候。⌟

네 사람은 홍황남백(紅黃藍白) 네 가지의 서로 다른 색깔의 의복을 걸치고 있었다. 맨 앞에서 걸어오는 사람은 일신에 홍의를 입었는데 바로 사봉의 맏이인 대봉(大鳳)이었다. 손에 붉은 비단수건을 들고 사뿐사뿐 탁자의 앞쪽으로 걸어왔다. 애교띤 눈으로 군호들을 한 바퀴 돌아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제위들, 미안합니다! 오래 기다리셨군요. "

緊隨在大鳳身邊的三位鳳姑娘,也和往日不同,平常之日,四位鳳姑娘都會各施混身解數,紛紛迎向客人,但這一次,除了大鳳姑娘之外,其餘三鳳,竟然是大改常情,緊隨在大鳳身後肅然而立。

대봉 곁에 바짝 붙어있는 세 봉낭자도 예전과는 달랐다. 평상시에 네 봉낭자는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해 손님을 맞이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봉낭자를 제외한 나머지 삼봉은 뜻밖에도 상식을 깨고 대봉의 바로 뒤에 숙연하게 서있었다.

歐陽俊和四鳳都很熟稔,看四鳳神態,有些大感奇怪,道:⌜喝!大姑娘,你那三位妹子,個是怎麼回事,一個個面色冷漠,似乎是,我們都欠了錢沒有奉還。⌟

구양준은 사봉들을 모두 잘 알고 있었다. 네 봉낭자들의 표정과 태도를 보고 크게 이상함을 느꼈다.

"허! 대낭자, 당신의 세 자매들은 어떻게 된 거요? 한 명 한 명의 안색이 냉막하니 마치 우리가 빚을 지고 갚지 않은 듯 하구려."

大鳳淡淡一笑,道:⌜歐陽大爺,平常裡你們來四鳳舫是化錢找樂子,咱們姐拏了賞錢自要給人開心,今個的情形,確然有些不同……⌟

대봉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구양나으리, 평상시 당신들은 사봉방에 와서 돈으로 즐거움을 채워넣었고 우리 자매들은 돈을 받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으나 지금의 상황은 확실히 좀 달라요..."

王召接道:⌜一樣的四鳳舫,一樣的四位鳳姑娘,那裡不同了。⌟

왕소가 대꾸했다.

"똑같은 사봉방에 똑같은 네 봉낭자인데 어디가 다르단 말이오?"

大鳳道:⌜今個是我們四鳳姐作主人……⌟

대봉이 말했다.

"지금은 우리 네 봉자매가 주인이랍니다..."

歐陽俊吃了驚,道:⌜什麼?主人是你們四位?⌟

구양준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뭣이? 주인이 당신들 네 명이라고?"

大鳳道:⌜喲!怎麼啦I咱們四姐妹,不夠份量,是不是?⌟

대봉이 말했다.

"저런! 우리 네 자매로는 분량(分量)이 모자란다는 말이군요?"

譚雲突然哈哈一笑道:⌜古來風塵多奇人,四位姑娘以艷色混跡風塵,獨樹一幟,咱們早該想到才是?⌟

담운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고래로 풍진 속에 기인이 많다고 했소. 네 분 낭자들이 풍진에 섞여 미모로 일가를 이루었을 줄은 우리가 진작 생각했어야 했소."

大鳳笑一笑,道:⌜二公子,咱們姐妹久仰風彩了,二公子常來金陵,但卻從未照顧過我們四鳳舫,如非小妹奉帖邀請,二公子只怕還不會來我們四鳳舫。⌟

대봉이 웃으며 말했다.

"이공자, 우리 자매들이 오랫동안 풍채를 앙모했는데 이공자는 늘 금릉에 와도 여태껏 우리 사봉방은 관심에도 없었지요. 만일 소매가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면 이공자는 우리 사봉방에 오시지 않았을 것 같군요."

譚雲道:⌜好說,在下對四鳳姑娘,聞名久矣,今日一見,果是才色雙絕。⌟

담운이 말했다.

"천만의 말씀이오. 나는 사봉낭자의 명성을 오랫동안 들어왔소. 오늘 보니 과연 재색(才色)이 모두 뛰어나시오."

大鳳本是滿臉笑容,忽然間,笑容一斂,臉色一冷,道:⌜各位請拿出請帖……⌟

대봉은 본래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있었는데 별안간 웃음기를 거두더니 싸늘한 낯빛으로 말했다.

"여러분은 초청장을 꺼내주세요..."

歐陽俊一皺眉頭道:⌜怎麼?難道咱們還是假的不成?⌟

구양준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왜 그러시오? 설마 우리들이 가짜라는 거요?"

大鳳道:⌜是手續,歐陽兄,我們準備的禮物不多,一帖一份,如是來的多了,咱們無法應付,同時,也不希望沒有接到柬子的人,來這裡趕這一場熱鬧。⌟

대봉이 말했다.

"절차입니다. 구양형, 우리들이 준비한 예물은 많지 않아서 초청장 하나에 일인분이랍니다. 만일 오신 분이 많다면 우리가 대응할 수 없어요. 동시에 초청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와서 소란피우는 것을 바라지 않아요."

歐陽俊未再多言,探手從懷中取出了一份請柬。

구양준은 더 여러 말 않고 품 속에서 초청장을 꺼냈다.

大鳳笑一笑,道:⌜歐陽兄,請坐。⌟

대봉이 웃으며 말했다.

"구양형, 자리에 앉으세요."

她平常都稱呼歐陽大爺,此刻忽然改了稱呼,歐陽俊聽入耳中,只覺得刺耳得很。但他已感覺到這四位名滿金陵的四鳳姑娘,不是平常人物,索性依言坐了下去。

그녀는 평상시 구양 큰나으리로 불렀는데 지금 갑자기 호칭을 바꾸자 구양준은 듣기에 몹시 귀에 거슬렸다. 하지만 금릉에서 명성이 자자한 이 사봉낭자가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고 느껴서 아예 그 말대로 자리에 앉았다.

王召也緩緩從懷中取出一份請柬。譚雲,馬鵬和青衫長髯客,都取出了請柬,依序入座。只有楊晉呆呆地站著。

왕소도 천천히 품 속에서 초청장을 꺼냈다. 담운, 마붕과 청삼에 긴 수염의 손님 모두 초청장을 꺼내고 차례대로 자리에 들었다. 오직 양진만이 멍하니 서있었다.

大鳳兩道目光一直盯注在楊晉的身上道:⌜朋友,你胸前未帶暗記,懷中未帶請柬,怎知我們四姐妹今宵宴客?⌟

대봉의 두 줄기 시선은 줄곧 양진을 노려보았다.

"친구, 당신은 가슴에 비밀 기호도 없고 품 속에 초청장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어찌 우리 네 자매가 오늘 밤 연회를 연다는 것을 아셨나요?"

楊晉瞠目結舌,想不出回答之言。這時歐陽俊,墨龍王召等,全部把目光投在楊晉的身上。

양진은 말문이 막혀서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때 구양준, 묵룡 왕소 등은 전부 양진에게로 눈길을 던졌다.

楊晉心中暗作盤算道:我如是現在本來的面目,可以不再受此窮氣,但勢必破壞他們這一場苦心設計的豪賭,豈不有點負氣,但我如不現出本來的面目,只怕無法應付這個變故了。

양진은 속으로 남몰래 따져보았다.

'내가 만일 지금 본래의 면목(面目)이었다면 더이상 이런 궁색할 꼴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바탕 고심하여 설계한 이 도박판을 파괴해야 하는데 어찌 버럭 화를 내겠는가? 그렇지만 내가 본래의 면목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이 변고에 대응할 수 없을 것 같다.'

但聞大鳳冷冷喝道:⌜四妹,過去搜搜他,看看是何方神聖?⌟

대봉이 냉랭하게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사매, 가서 그를 수색하여 어느 방면의 귀하신 분인지 한번 보거라."

一身白衣的四鳳,突然一個快速轉身,花蝴蝶似的轉到了楊晉的身前,冷冷說道:⌜舉起雙手來。⌟

일신에 백의를 입은 사봉이 돌연 쾌속하게 몸을 돌리자 나비처럼 돌아서 양진의 앞에 이르러 냉랭하게 말했다.

"손을 드시오."

那日楊晉在四鳳舫上看四鳳巧笑倩兮,殷殷勸酒,媚態橫生,極盡嬌柔,竟然未注意到她們的武功身手,但此刻,那四鳳一個快速轉身,身法美妙,分明是有很好的武功基礎。

그날 양진이 사봉방에서 본 사봉은 예쁜 미소로 간곡히 술을 권했었다. 교태가 무럭무럭 피어나며 극히 부드러워 그녀들의 무공솜씨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그 사봉이 한 번 몸을 쾌속하게 돌리는 멋들어진 신법으로 보아 아주 훌륭한 무공기초가 있음이 분명했다.

楊晉微微一怔,忽然想到了岳秀說過的那句話,這四鳳姑娘,不像是普通的風塵女子,楊大人最好能注意一下。那年輕人,似是有洞觸機先之能,果然是非凡之才。

양진은 살짝 멍해졌다. 이들 네 봉낭자는 풍진 속의 보통여자가 아닌 것 같으니 양대인은 주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던 악수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 젊은이는 마치 선견지명이 있는 듯 하니 과연 비범한 재주가 아니었던 것이다.

心中念轉,右手探入袋中希望取出總捕頭腰牌應付一下。那知手指觸及,竟然有一張硬硬的請柬隨手取了出來。那是一張書畫精美的請柬,和歐陽俊一般模樣。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우수를 호주머니 속을 더듬어 총포두의 요패(腰牌)를 꺼내어 대응하려고 했다. 손이 닿자 놀랍게도 한 장의 빳빳한 초청장이 딸려나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것은 한 장의 서화(書畫)가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초청장이었는데 구양준의 것과 같은 모양이었다.

白衣四鳳,伸手取過請柬,道:⌜大姐,他有請柬。⌟

백의사봉이 손을 뻗어 초청장을 받더니 말했다.

"큰언니, 그는 초청장을 가지고 있어요."

紅衣大鳳冷漠的說道:⌜給我瞧瞧。⌟

홍의대봉이 냉막하게 말했다.

"나에게 보여다오."

白衣四鳳,依言遞過去。大鳳接過請柬,瞧了一陣,臉色微微一變,道:⌜閣下既有請柬,何以不先亮出來?⌟

백의사봉이 그 말대로 건네주었다. 대봉이 초청장을 넘겨받아 한동안 보더니 낯빛이 살짝 변하며 말했다.

"귀하는 초청장이 있는데 왜 내보이지 않았죠?"

衣袋中如何放了一份請柬,楊晉實是不知,不過,他是歷經過無數風浪的人物,應變之能,自有過人之處,淡淡一笑,道:⌜老朽也未佩飾物,還不是上了四鳳舫麼?⌟

紅衣大鳳呆了一呆,道:⌜那麼閣下坐吧。⌟

호주머니 속에 어떻게 초청장이 들어있게 되었는지 양진은 정말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무수한 풍랑을 겪은 인물이라 자연 남들보다 뛰어난 데가 있었다.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늙은이가 장신구도 안찼으면 사봉방에 아직도 오르지 못했겠지?" (뭔 소린지 영,,,)

楊晉大步行了過去,在歐陽俊和王召之間坐了下來。

양진은 성큼성큼 걸어가서 구양준과 왕소의 사이에 앉았다.

紅衣大鳳望望天色道:⌜時間不早了,怎麼還有兩位未到呢?⌟

홍의대봉은 천색을 살피더니 말했다.

"시간이 늦었는데 왜 두 분은 아직 도착하지 않는 걸까?"

譚雲冷笑一聲,道:⌜下請柬是你們的事,來不來是人家的事,姑娘下了八張請柬,來了六個人,那已經是很大的面子了。⌟

담운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초청장을 보내는 것은 당신네들 일이고, 오고 안오고는 그들의 일이오. 낭자가 여덟 장의 초청장을 보내서 여섯 명이 왔다면 이미 크게 체면이 섰소."

紅衣大鳳道:⌜咱們有八份禮物,希望八個人,都能到齊。⌟

홍의대봉이 말했다.

"우리에게는 여덟 명 분의 예물이 있어요. 여덟 사람이 모두 도착하기를 바래요."

譚雲道:⌜想是想,但人家卻未必肯來。⌟

담운이 말했다.

"바라는 것은 바라는 것이지만 사람들이 반드시 오지는 않을 거요."

大鳳一揚柳眉兒,道:⌜譚二公子的意思是……⌟

대봉이 버들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담이공자의 그 말씀은..."

譚雲道:⌜我的意思很明白,不論姑娘下給什麼人的請柬,但你姑娘,不能拿著咱們如約而至的人開心,在下還有事情,無法等的太久。⌟

담운이 말했다.

"내 뜻은 명백하오. 낭자가 누구에게 초청장을 주었든간에 낭자 당신은 약속대로 도착한 사람들을 가지고 놀아서는 안되오. 나는 또 일이 있어서 너무 오래 기다리지 못하오."

紅衣大鳳嫣然一笑,道:⌜譚二公子,也可以不來,但既來之,則安之,又何必急在一時?⌟

홍의대봉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담이공자도 오지 않을 수 있었지요. 하지만 기왕 오셨으니 편안히 계시지 왜 하필 급하게 구시나요?"

譚雲淡淡一笑,道:⌜說的也是,在下既然能來,自然也能去,如是姑娘一盞熱茶工夫之內,不說出請客用心,譚某人就要離去。⌟

담운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 말도 맞소. 내가 기왕 올 수 있었으니 자연 갈 수도 있소. 만일 낭자가 한 잔의 뜨거운 차를 마실 시간 내에 손님을 청한 목적을 말하지 않는다면 담모는 바로 떠나겠소."

言下之意,已無商量的餘地。紅衣大鳳既無怒容,亦無喜色,回頭對白衣四鳳低言數語。白衣四鳳微一頷首,依言行到了艙門口處。

그 말인즉 이미 상의할 여지가 없다는 뜻이었다. 홍의대봉은 노여운 표정도, 기쁜 기색도 없었다. 고개를 돌려 백의사봉에게 나직이 몇 마디 말을 했다. 백의사봉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말대로 창문 입구로 걸어갔다.

這畫舫停在水中,出入只有一個艙門,白衣四鳳舉止很明顯,誰要不得主人允許之下離開,那就得先行通過白衣四鳳的攔截。譚雲望了四鳳一眼,淡漠一笑。

이 화방(畫舫:놀잇배)은 강심에 떠있었고 출입에는 오직 한 개의 선창문만 있었기에 백의사봉의 행동거지는 아주 명확했다. 누구든 주인의 허가 없이 떠나려면  먼저 백의사봉의 저지를 통과해야 한다. 담운은 사봉을 바라보며 냉막하게 웃음지었다.

但聞紅衣大鳳說道:⌜二妹,三妹奉茶敬客。⌟

총의대봉의 말이 들렸다.

"이매, 삼매는 손님들께 차를 올리거라."

艙中沒有歡笑聲,也沒有爭吵聲,但卻有一股莫名的緊張,任何時刻,可能引起衝突。楊晉瞧瞧馬鵬,又瞧瞧那長髯中年人,兩人都是一片冷漠,對艙中的緊張形勢,視若無睹。倒是歐陽俊和王召,有些微微激動神情。

선창 안에는 즐거운 웃음소리도, 다투는 소리도 없었다. 그렇지만 언제든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한 줄기 이름모를 긴장감이 있었다. 양진이 마붕을 보고 또 긴 수염의 중년인을 보니 두 사람은 모두 냉막하게 창 안의 긴장된 상황에 대해 보고도 못 본 체 했다. 도리어 구양준과 왕소는 미미하게 격동된 표정이었다.

紅衣大鳳故意舉手理一理鬢邊的散髮,姿勢優美地一笑,道:⌜諸位請喝茶啊!⌟

홍의대봉은 일부러 손을 들어 흐트러진 귀밑머리를 가다듬고는 우아한 자세로 웃으며 말했다.

"제위들은 차를 드세요!"

她坐在主人的位置上,首先舉杯喝了一口。

그녀는 주인 자리에 앉아서 맨 먼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楊晉暗暗忖道:這紅衣大鳳,好像是有意把時間拖延下去,難道她真的準備,先和譚雲衝突一場不可。

양진은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이 홍의대봉은 일부러 시간을 끄는 것 같은데 설마 그녀는 진짜로 담운과 한바탕 충돌할 작정이란 말인가?' 

以譚家寨在江湖上的威名,譚二公子說出話來,決無言而不行之理。

강호에서 담가채의 위명(威名)이라면 담이공자가 말을 내뱉고 이행하지 않을 리가 결코 없다.

江湖浪子歐陽俊,似乎是不希望發生衝突,微微一笑,道:⌜大鳳姑娘,聽說邀我們來此的用心,是因為有一場豪賭。⌟

강호랑자 구양준은 충돌이 발생하기를 바라지 않는 듯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봉낭자, 우리를 이곳으로 초청한 의도는 한바탕 큰 도박판 때문이라고 들었소만?"

大鳳道:⌜不錯,閣下既然嗜賭,只怕也沒有過這樣豪賭。⌟

대봉이 말했다.

"그래요. 귀하가 도박을 좋아해도 이렇게 큰 도박은 없었을 거예요."

一提到賭,歐陽俊似乎是興緻大發,笑道:⌜賭什麼?和什麼人賭?⌟

도박 이야기가 나오자 구양준은 마치 흥미가 크게 생긴 듯 웃으며 말했다.

"무엇이 걸려있소? 누구와하는 거요?" 

大鳳道:⌜歐陽兄,稍安勿躁,該說的時候,小妹自會然說!⌟

대봉이 말했다.

"구양형, 기다려보세요. 말할 때가 되면 소매가 자연 말하겠어요!"

歐陽俊一皺肩頭,道:⌜大姑娘,只要提到正事,就算有了開場。⌟

구양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대낭자, 설령 도박판과 관계가 있더라도 중요한 것만 언급하면 되오." (뒷부분이 도저히 모르겠.. 開자가 關의 오자가 아닐까 자의적으로 해석^;;)

言下之意,無疑是提醒了大鳳,要她給譚一個下台的階梯。

그 말인즉 의심의 여지없이 담운에게 무대를 내려올 기회를 주라는 일깨움이었다.

往日裡溫柔嬌媚的大鳳姑娘今夜像吃了秤錘似的鐵了心,明明知道就是不肯答應,笑一笑,道:⌜不!客人沒有到齊之前,恕小妹不能說明。⌟

지난 날 온유하고 교태를 부리던 대봉낭자는 오늘 밤 저울추 같이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 뻔히 알면서도 승낙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아니예요! 손님이 모두 도착하기 전에는 소매가 분명히 말하지 못함을 용서하세요."

譚雲霍然站起身子,道:⌜一盞熱茶的工夫,好快啊!⌟

담운이 벌떡 일어서더니 말했다.

"한 잔의 뜨거운 차를 마실 시간이 됐소!"

舉步向外行去。

걸음을 옮겨 밖을 향해 걸어갔다.

歐陽俊低聲道:⌜譚二公子,還不到一盞熱茶工夫。⌟

구양준이 나직이 말했다.

"담이공자, 아직 차 한 잔 마실 시간은 되지 않았소."

楊晉也有著一攪散局的恐懼,大鳳適才一席話,已引起了他的好奇。但他忍下未言。

양진도 국면이 혼란스러워질까 하는 염려가 있었으나, 대봉의 방금 전 말이 그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서 참고 입을 열지 않았다.

但聞譚雲朗朗一笑道:⌜差不多了。⌟

담운이 낭랑하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큰 차이 없소."

說道,人已快到了艙門口處。

말을 하자 사람은 이미 선창 문에 도달해 있었다.

白衣四鳳忽然一欠身,道:⌜二公子,請回座。⌟

백의사봉이 문득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이공자, 자리로 돌아가세요."

譚雲雙目暴射出冷電似的寒芒,道:⌜你要攔我去路?⌟

담운은 두 눈에서 냉전(冷電)같은 한망(寒芒)을 폭사시키며 말했다.

"당신은 내 길을 막으려 하시오?"

白衣四鳳道:⌜小妹奉命守門,未得大姐之命,不敢放二公子離去。⌟

백의사봉이 말했다.

"소매는 명을 받들어 문을 지키고 있습니다. 큰언니의 명이 있기 전에는 감히 이공자께서 떠나시게 내버려둘 수 없습니다."

譚雲冷冷說道:⌜我譚雲不願和婦道人家動手,你最好還是讓開去路。⌟

담운이 냉랭하게 말했다.

"나 담운은 부녀자와 손을 쓰기를 원치 않소. 당신은 길을 비키는 것이 가장 좋소."

四鳳道:⌜二公子,你傷了我,我不讓路也不成了。⌟

사봉이 말했다.

"이공자, 당신이 나를 상하게 하면 길을 내어드리지 않을 수 없지요."

話說的很婉轉,但卻充滿了挑戰的意味。

몹시 완곡한 말이었지만 도전하는 느낌이 충만했다.

譚雲仰天大笑一聲,道:⌜姑娘,是在迫我出手了,有場中這多武林同道作證,日後傳揚於江湖之上,也不能說譚雲欺侮女子了。⌟

담운이 앙천대소(仰天大笑)하더니 말했다.

"낭자는 내가 출수하도록 강요하고 있구려. 장중에 있는 많은 무림동도들이 증인이니 나중에 강호에 소문이 나더라도 담모가 여자를 업신여겼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오."

白衣四鳳笑一笑,道:⌜二公子,你不用顧慮,我們四姊妹中我最好鬥,你打傷了我,還有我三姐、二姐接著。⌟

백의사봉이 웃으며 말했다.

"이공자, 당신은 염려할 필요 없어요. 우리 네 자매 중에서 내가 가장 싸우기를 좋아한답니다. 당신이 나를 부상입혀도 나한테는 아직 이어받을 세째 언니, 둘째 언니가 있어요."

譚雲冷冷說道:⌜姑娘一定迫在下動手了?⌟

담운이 냉랭하게 말했다.

"낭자는 기어이 내가 손을 쓰게끔 몰아세우는구려?"

白衣四鳳搖搖頭道:⌜咱們可以不動的,只要你二公子回到原位,豈不是可以免去了一場紛爭?⌟

백의사봉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이공자 당신이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기만 하면 우리는 손을 쓰지 않아도 되고 한바탕 분쟁을 면할 수 있지 않겠어요?"

譚雲冷冷說道:⌜還有一方法,也可以免去咱們一番紛爭。⌟

담운은 냉랭하게 말했다.

"우리가 분쟁을 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소."

白衣四鳳道:⌜什麼方法?⌟

백의사봉이 말했다.

"무슨 방법인가요?"

譚雲道:⌜姑娘若是讓開去路,咱們也可免去一場紛爭。⌟

담운이 말했다.

"낭자가 만약 길을 비켜준다면 우리는 분쟁을 면할 수 있소."

四鳳嘆口氣,道:⌜二公子,小妹有些不明白你既然來了,為什麼不看個明白再走。⌟

사봉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이공자, 당신은 기왕 왔는데 왜 명백히 보고나서 떠나지 않는지 소매는 좀 모르겠군요."

譚雲道:⌜也許看下去有很動人的事情,不過,在下說過要走了,自然是非走不可。⌟

담운이 말했다.

"아마도 계속 본다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있을 거요. 그러나 나는 가야한다고 말했으니 자연 떠나지 않으면 안되오."

白衣四鳳道:⌜可惜的是,小妹奉命,非要攔住你譚二公子。⌟

백의사봉이 말했다.

"애석하게도 소매는 명을 받들어 담이공자 당신을 꼭 막아야 해요."

譚雲仰天打個哈哈,道:⌜那麼你就攔一下試試看吧!⌟

담운이 고개를 젖혀 하하, 웃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한번 막아보시오!"

雙掌護胸,身子一側,疾向前面衝去。白衣四鳳左掌一揮,拍出一記掌風,右手五指若鉤,硬向那譚雲的右腕之上抓去。譚雲身子一閃避開,右手掌一吐,一股暗勁,疾衝過去。

쌍장으로 가슴을 보호하면서 몸을 기울여 앞을 향해 빠르게 돌진했다. 백의사봉은 좌장을 휘둘러 한 대의 장풍을 쳐내고 우수의 다섯손가락을 갈고리처럼 담운의 오른 손목을 움켜잡아갔다. 담운은 몸을 옮겨 피하고 오른 손바닥으로 한 줄기 암경(暗勁)을 토해내어 부딪혀갔다.

四鳳雙手齊攻,但卻一起落空,心中大大的震驚,暗道:譚家寨的武功,真非小可。

사봉은 쌍수로 일제히 공격했지만 전부 허공을 치고말자 마음 속으로 크게 놀라서 속으로 생각했다.

'담가채의 무공은 정말 보통이 아니구나.'

心中轉念,雙掌卻連環攻出。但見攻勢流轉,有如落葉繽紛,攻勢竟然是快速異常。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쌍장으로 연달아 공격해나갔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듯 거침없는 공세는 쾌속하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楊晉看那四鳳的掌勢,凌厲快速,竟若一流高手,心中大大的難過,暗道:想不到這樣的人物,竟然隱跡風塵之中,我這個總捕頭竟然是未得到一點消息,當真是慚愧得很。

양진은 사봉의 장세가 일류고수와 같이 무섭고 쾌속한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크게 괴로웠다.

'이런 인물이 풍진 속에 자취를 숨기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총포두인 내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니 정말 부끄럽도다.'

譚雲仍然站在原地,掌劈指點,封住那四鳳的攻勢。不論那白衣四鳳的攻勢如何凌厲,但譚雲卻一直輕鬆應付。片刻之間,白衣四鳳已然攻出四十餘招。

담운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장(掌)을 쪼개어내고 지(指)로 찔러가며 사봉의 공세를 막아내었다. 백의사봉의 공세가 얼마나 무섭든간에 담운은 줄곧 느긋하게 대응했다. 잠깐 사이에 백의사봉은 사십여 초를 공격했다.

譚雲冷然一笑道:⌜姑娘夠了沒有?⌟

담운이 냉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낭자, 충분하지 않소?"

任何人都看得出來,譚雲完全是採的守勢,一直沒攻過一招。

담운이 완전히 수세를 채택하여 줄곧 일 초도 공격하지 않았음을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었다.

四鳳心中也頗有自知,停下手,笑一笑,道:⌜二公子自恃身份,不肯和我動手。⌟

사봉 자신도 마음 속에 스스로 알았다. 손을 멈추고 웃더니 말했다.

"이공자는 신분 때문에 나와 싸우려 하지 않으시는군요."

譚雲道:⌜但一個人耐心有限,適可而止,姑娘應該明白。⌟

담운이 말했다.

"하지만 사람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소. 적당한 선에서 그쳐야 함을 낭자는 알아야 하오."

白衣四鳳道:⌜我明白,公子有意忍讓,但我守門有責,不能放你出去!⌟

백의사봉이 말했다.

"공자가 참고 양보했음을 알아요. 하지만 나에게는 문을 지킬 책임이 있으니 당신이 나가도록 내버려둘 수 없어요!"

譚雲怒道:⌜你能攔得住麼?⌟

담운이 노하여 말했다.

"당신이 막을 수 있겠소?"

紅衣大鳳嬌聲接道:⌜四妹攔不住還有我們,如是二公子一定要走,至少先擊敗我們四鳳姊妹。⌟

홍의대봉이 교성으로 말을 받았다.

"사매가 막지 못하면 또 우리가 있어요. 이공자가 기어코 떠나겠다면 적어도 우리 네 명의 봉자매를 격패시켜야 합니다."

譚雲冷笑道:⌜那很好,四位鳳姑娘最好是一起出手。⌟

담운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그럼 좋소. 네 분 봉낭자가 한꺼번에 출수하는 것이 가장 좋소."

大鳳淡淡一笑,道:⌜用不著,二公子傷了我們的四妹,我自會出手。⌟

대봉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필요 없어요. 이공자가 우리 네째를 상하게 하면 내가 자연 출수하겠어요."

譚雲哈哈大笑道:⌜大姑娘可是覺著我譚雲不敢殺人麼?⌟

담운이 하하, 대소를 터뜨리고는 말했다.

"대낭자는 나 담운이 감히 살인하지 못한다고 여기시는구려?"

紅衣大鳳冷冷說道:⌜二公子如若覺著殺人是一件很好玩的事,那就只管出手殺人。⌟

홍의대봉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이공자가 만약 살인을 재미있는 일로 여긴다면 얼마든지 출수하여 살인하세요."

譚雲緩緩舉起了右掌,逼住了白衣四鳳。但白衣四鳳卻如遇上了極大的痛苦,身軀迅快地移動位置,但總覺無法避開那一擊之勢。

담운은 천천히 우장을 들어올린 채 백의사봉에게 다가갔다. 백의사봉은 극도의 고통을 당한 듯 몸의 위치를 재빠르게 이동했지만 결국은 그 일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 여겼다.

這情形,艙中人都看得十分明白,白衣四鳳已為譚雲的掌勢遮住,勢必傷在譚雲的掌下不可。三鳳、二鳳也都瞧出情形不對,很快地搶佔了有利的形勢。譚雲一出手對付四鳳,三鳳、二鳳也將以迅雷不及掩耳的行動,攻向譚雲。

이 상황은 창 안의 모두가 십분 명백하게 볼 수 있었다. 백의사봉은 이미 담운의 장세에 뒤덮혔고 틀림없이 담운의 장 아래에서 부상을 입을 것이다. 삼봉, 이봉도 상황이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리고 빠르게 선창에서 유리한 지세를 차지했다. 담운이 출수하여 사봉을 처치하면 삼봉, 이동도 미처 손쓸 틈 없이 빠른 행동으로 담운을 향해 공격할 것이다.

就在這劍拔弩張的形勢之下,青衫長髯人,突然向前行了兩步,道:⌜譚二公子請暫住手,聽在下一言。⌟

바로 이 일촉즉발의 형세하에서 청삼에 긴 수염을 기른 사람이 돌연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가서 말했다.

"담이공자, 잠시 손을 멈추고 내 말을 들으시오."

譚雲冷笑一聲,回頭說道:⌜閣下準備插手這件事了?⌟

담운이 냉소하더니 고개를 돌려 말했다.

"귀하는 이 일에 개입할 작정이오?"

青衫人淡淡一笑,道:⌜二公子,好大的火氣。⌟

청삼인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이공자, 정말 화가 많이 났구려."

譚雲道:⌜江湖上有誰不知我譚雲的脾氣暴躁,用不著閣下見告。⌟

담운이 말했다.

"강호에서 나 담운의 불같은 성질을 누가 모르겠소? 귀하에게 말해줄 필요가 없소."

笑一笑,青衫人緩緩說道:⌜二公子,四鳳姑娘,言語上也許有對不住二公子的地方,但這件事,確又值不得放手一拼,正如你譚二公子所說,勝之不武,如若因此鬧出了流血慘事,那就更為不值了。⌟

청삼인은 웃음짓고는 천천히 말했다.

"이공자, 사봉낭자의 말이 어쩌면 이공자에게 잘못된 점이 있었을 거요. 하지만 확실히 이 일은 전력을 다해 싸울 가치가 없소. 담이공자가 말했듯 이겨도 광채가 나지 않소. 만약 이로 인해서 유혈참사가 벌어진다면 그건 더더욱 가치가 없소."

譚雲一皺眉頭,道:⌜閣下想攔下這件事情,未嘗不可,不過要得拿出一些本領瞧瞧才成。⌟

담운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귀하가 이 일을 막고싶다면 안될 것도 없소. 그러나 솜씨를 보여주셔야 하오."

青衫人道:⌜好吧!公子肯給在下這個面子,在下豈能不認抬舉,這件事在下接了,二公子劃個道兒出來。⌟

청삼인이 말했다.

"좋소! 공자가 나의 체면을 세워주니 내 어찌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겠소. 이 일은 내가 이어받을 테니 이공자는 방법을 말해보시오."

譚雲微感意外,兩道炯炯的目光,投注在青衫人的臉上緩緩說道:⌜我看條件由閣下開出來吧!⌟

담운은 약간 의외라고 느꼈다. 두 줄기 형형한 시선을 청삼인에게로 던지며 천천히 입을 뗐다.

"귀하가 제시하는 조건을 보겠소!"

青衫人緩緩說道:⌜二公子見愛,在下恭敬不如從命,在下和公子對拼一掌,如是二公子傷了在下,那只怪在下的命運不佳自找苦吃,但在下卻自知無法傷得二公子,咱們能彼此拼一個不分勝負,那就得請二公子給在下一個面子,不再堅持離去,鬧成不歡之局。⌟

청삼인이 천천히 말했다.

"이공자가 배려해주니 명을 따르리다. 나와 공자가 일 장을 겨루어 만일 이공자가 나를 상하게 하면 그건 나의 운이 좋지 않아 고생을 자초했음을 탓할 뿐이오. 그렇지만 나는 이공자를 상하게 할 수 없음을 알고 있소. 우리가 겨루어 피차 승부를 내지 못하면 이공자는 내 체면을 세워주어 더이상 떠나겠다고 고집부려서 언잖은 국면이 벌어지지 않게끔 해주시오."

譚雲道:⌜這條件,閣下不是吃虧了麼?⌟

담운이 말했다.

"그 조건은 귀하가 손해보는 것 아니오?"

青衫人道:⌜二公子肯給我這個面子,在下已經感到榮寵萬分。⌟

청삼인이 말했다.

"이공자가 내 체면을 세워주니 나는 이미 몹시 영광이라고 느끼게 되었소."

譚雲道:⌜好!閣下請出手吧!⌟

담운이 말했다.

"좋소! 귀하는 출수하시오!"

這青衫長髯人,形貌端正,頗有仙風道骨的氣概,但在場之人,卻沒有一個認出他的身份。

그 청삼에 긴 수염을 기른 사람은 생김새가 단정하여 선풍도골(仙風道骨)의 기개가 꽤나 있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그의 신분을 알아내지 못했다.

但見青衫人微微一笑,道:⌜二公子請出手吧!⌟

청삼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공자, 출수하시오!"

譚雲冷哼一聲,道:⌜那麼,閣下小心了。⌟

담운이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그럼 귀하는 조심하시오."

右手一揮,一掌劈了過去。青衫人右手一抬,迎著譚雲,接下一掌。雙掌接實,竟是不聞一點聲息。兩人都靜靜地站著未動。似乎是這一掌,彼此都未用內力。

우수를 휘둘러 일 장을 쪼개어갔다. 청삼인은 우수를 쳐들더니 담운을 맞이하여 일 장을 받았다. 쌍장이 맞닿았는데 한 점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모두 조용히 선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이 일 장에 피차 모두 내력을 쓰지 않은 것 같았다.

譚雲雙目中突然暴射出冷厲的寒芒,盯注青衫人的臉上瞧了一陣,一語未發,突然轉回到了自己的座位之上。青衫人也未講話,緩步行回原位。

담운의 두 눈에서 돌연 싸늘한 한망이 폭사되어 나와 청삼인의 얼굴을 한동안 노려보더니 한 마디도 없이 돌연 자기 자리로 되돌아가버렸다. 청삼인도 말없이 천천히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暗中觀察,楊晉心中已經有了一個大約的輪廓,四鳳是主人,但請來的客人,卻是未必相識,至少那青衫人和毒手郎中馬鵬,四鳳卻未見過,對譚雲也不過是聞名而已。

암중으로 관찰하던 양진은 마음 속으로 대략적인 윤곽이 잡혔다. 사봉이 주인이지만 초청한 손님을 반드시 아는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사봉은 그 청삼인과 독수랑중 마붕을 본 적이 없으며 담운도 명성만 전해들었을 뿐이었다.

既不相識,這帖子又是怎樣一個下法。想一想,就會感覺到這中間的問題很大,曲折回轉,叫人想不通原因何在。至於這場豪賭,也是充滿著莫可預測的詭奇,不知賭什麼,也不知誰和誰賭?

알지도 못하는데 이 초청장이 또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생각하면 그 가운데의 문제는 아주 크다고 느껴지는데 곡절(曲折)에 둘러싸여있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이 도박판만 해도 예측불가한 기이함이 충만해 있다. 무엇이 걸려있고 누가 누구와 도박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紅衣大鳳眼看譚雲也落了座位,笑一笑,道:⌜諸位請稍候片刻,再過半個時表,如是還沒有客人趕來,咱們就立時開賭。⌟

홍의대봉은 담운도 자리에 앉는 것을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제위들은 좀 기다려주세요. 반 시표(時表:表가 해그림자를 재는 막대라고 하니 시간의 단위인 듯 한데 그 이상 모르겠음.)가 지나도 손님이 오지 않는다면 우리 즉시 판을 열기로 해요."

譚雲冷冷的望了那青衫人一眼,默不作聲。

담운은 냉랭하게 그 청삼인을 한번 바라보더니 묵묵히 아무 말이 없었다.

楊晉心中暗作分析道:⌜在場之人,至少有一個暗中幫我,歐陽俊和墨龍王召不可能,馬鵬兇名顯著,也不可能,四鳳是主人自然不會,譚雲為人孤傲,當然不會幫助我,餘下唯一能夠幫我的,就是那位青衫長髯人了。⌟

양진은 마음 속으로 남몰래 분석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한 명은 나를 돕고 있다. 구양준과 묵룡 왕소는 불가능하고, 흉명(兇名)이 두드러지는 마붕도 불가능하다. 사봉은 주인이니 자연 그럴 리가 없을 테고, 담운은 사람됨이 고오(孤傲)하여 당연히 나를 도울 리가 없다. 나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유일하게 그 청삼인만 남는다.'

他開始思索那青衫人有什麼機會把那張請柬放在了自己身上,除了進門時曾由那青衫人的旁邊行一次之後,再無機會使兩人接近到三尺以內。

그는 그 청삼인이 어느 때에 그 초청장을 자신의 몸에 두었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문을 들어설 때 그 청삼인의 곁을 한 차례 지나간 것 말고는 두 사람이 삼 척 이내로 접근할 기회가 더이상 없었다.

但聞馬鵬冷笑一聲,道:⌜大鳳姑娘,在下想請教一件事情,不知是當問不當問?⌟

마붕이 냉소를 치며 말했다.

"대봉낭자, 나는 한 가지 가르침을 청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물어도 될런지 모르겠구려?"

紅衣大鳳道:⌜什麼事?馬兄只管請說。⌟

홍의대봉이 말했다.

"무슨 일이죠? 마형은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馬鵬道:⌜咱們知道今天有場豪賭,但不知要賭些什麼?⌟

마붕이 말했다.

"우리는 오늘 큰 도박판이 있다고 알고 있지만 무엇이 걸려있는지 모르오."

紅衣大鳳道:⌜到開場的時間,小妹自會宣佈。⌟

홍의대봉이 말했다.

"판이 열릴 때가 되면 소매가 자연 선포할 것입니다."

馬鵬道:⌜姑娘,這件事,咱們連問都不可以問問麼?⌟

마붕이 말했다.

"낭자, 그것을 우리가 한번 물어보지도 못하오?"

紅衣大鳳道:⌜小妹不是已經答覆了馬兄麼!⌟

홍의대봉이 말했다.

"소매는 이미 마형께 대답했어요!"

馬鵬道:⌜大鳳姑娘,至少你可以說說,咱們要賭些什麼東西,讓我們想想看,是否值得留在這裡等下去。⌟

마붕이 말했다.

"대봉낭자, 적어도 당신이 어떤 물건이 걸려있는지 말해서 우리가 여기서 기다릴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보게끔 해주어야 하오."

紅衣大鳳道:⌜以諸位的身份,賭注如是太小了,自然引不起諸位的興趣。⌟

홍의대봉이 말했다.

"제위들 같은 신분에 판돈이 너무 작으면 당연히 흥미가 생기지 않겠지요."

馬鵬道:⌜姑娘說的只是道理,但在下願知曉一些實情,賭注大這句話,太過籠統,在下想知曉,那賭注是什麼東西?⌟

마붕이 말했다.

"낭자의 말이 일리가 있지만 나는 조금은 실정(實情)을 알고 싶소. 판돈이 크다는 말은 너무 두리뭉실하오. 나는 그 판돈이 어떤 물건인지 알고 싶소만?"

紅衣大鳳沉吟了一陣,道:⌜二妹,去把東西搬出來。⌟

홍의대봉이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이매, 가서 물건을 가져나오너라."

黃衣二鳳應了一聲,轉身行入內艙之中。片刻之間,捧了一個黃緞子包裹之物,放在橫案中央。

황의이봉이 대답하고는 뒤돌아 내창(內艙)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노란 비단에 싸인 물건을 들고와서 가로놓인 탁자 중앙에 놓았다.

紅衣大鳳笑一笑,道:⌜賭注就在這黃緞圍裏的錦盒之內,不過,還得請諸位等一下,才能打開瞧看。⌟

홍의대봉이 웃으며 말했다.

"판돈은 바로 이 노란 비단 안에 싸인 금합(錦盒) 안에 있어요. 그러나 제위들은 잠시 기다리셔야 열어볼 수 있습니다."

毒手郎中馬鵬突然伸出左手,揮手輕輕一挑,那黃緞子似是被利刀劃破一般,突然分落桌面。包皮脫落,現出一個黃色的錦盒。

독수랑중 마붕이 돌연 좌수를 뻗어내어 살짝 휘둘러 걷어올렸다. 그 노란 비단은 마치 예리한 칼에 갈라지듯 돌연 분분히 탁자에 떨어졌다. 보자기가 벗겨지자 한 개의 황색 금합이 나타났다.

他一揮手,有如利刀切物一般,把那包裹錦盒的黃緞子切成兩半,留著很長的指甲。那指甲一片紫色,看上去十分恐怖。

그가 손을 한번 휘둘러 예리한 칼로 물건을 자르듯 금합을 싸고 있던 노란 비단을 양분한 것은 기르고 있던 긴 손톱이었다. 그 자주빛 손톱은 보기에 몹시 공포스러웠다.

全場中人,立刻都生出很大的警惕,暗暗忖道:這毒手郎中乃江湖上凶名卓著的用毒大家,想不到武功上也有了如此的成就。

그곳의 모든 사람들은 즉시 경각심이 생겨나서 곰곰히 생각했다.

'이 독수랑중은 강호에서 용독(用毒)의 대가로 흉명이 자자한데 무공상으로도 이같은 성취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只聽紅衣大鳳笑一笑,道:⌜馬大俠,這錦盒乃是精鋼所鑄,但外面花紋,是用彩筆劃上去,可惜的鑰匙不在我身上,無法打開讓諸位先睹為快。⌟

홍의대봉이 웃으며 말했다.

"마대협, 이 금합은 정강을 두드려 만들었지만 바깥쪽의 꽃무늬는 붓으로 그렸답니다. 애석하게도 열쇠가 나한테 없으니 열어서 제위들에게 미리 보는 즐거움을 드리지 못하는군요."

楊晉心中暗暗忖道:難道這四鳳姑娘,也是受人利用的麼?

양진은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설마 이 네 봉낭자도 남에게 이용되는 것일까?'

馬鵬突然伸出手去,按在錦盒之上,入手冰冷,果然是精鋼所鑄。輕輕一收五指,抓起盒子,輕輕搖了兩下,又放回原位。

마붕이 돌연 손을 뻗어 금합 위에 얹었다. 손으로 얼음같은 차가움이 밀려들었는데 과연 정강을 두드려 만든 것이었다. 살짝 다섯손가락을 오므려 금합을 집어들어 두어 번 가볍게 흔들더니 또 원래 자리에 놓았다.

他臉色冷漠,搖的很輕,大都未聽到那搖動的聲音。但人人都想到這馬鵬可能會說出一些內情,那知馬鵬竟然若無其事一般,放下了鋼盒,一語不發。

그는 냉막한 낯빛으로 아주 가볍게 흔들었는데 아무도 흔들려 움직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다들 마붕이 조금은 내정을 말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마붕이 뜻밖에도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강합(鋼盒)을 내려놓고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을 줄 누가 알았으랴! (금합이라 했다 강합이라 했다가.. 종잡을 수 없는..;;)

江湖浪子歐陽俊微微一笑道:⌜馬兄,那鋼盒中放的是什麼?⌟

강호랑자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마형, 그 강합 속에 무엇이 들었소?"

馬鵬道:⌜這個麼,在下也不太清楚?⌟

마붕이 말했다.

"그건 나도 확실히 모르겠소."

王召突然伸出手去,想抓走鋼盒,但手指將要觸到盒蓋時,突然又縮了回來。

왕소가 돌연 손을 내밀어 강합을 집어들려고 했다. 하지만 손가락이 강합 뚜껑에 닿으려고 할 때 돌연 또 도로 오므려버렸다.

馬鵬笑一笑,道:⌜王兄,小心無大錯,自然是小心些好。⌟

마붕이 웃으며 말했다.

"왕형, 조심하면 잘못이 없다고 했소. 당연히 조심하는 것이 좋소."

王召道:⌜江湖上傳說,凡是馬兄手指觸過之物,就可能下了奇毒,想來這傳言,不會是假的了。⌟

왕소가 말했다.

"강호에서 전해지는 말로는 무릇 마형의 손이 닿았던 물건은 기독이 묻어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소. 그 소문이 거짓일 리가 없다고 생각하오만?"

馬鵬道:⌜假是不假,不過,這中間,少說了一件事。⌟

마붕이 말했다.

"거짓말일 수도 거짓이 아닐 수도 있소. 그러나 그 가운데에 한 가지가 빠졌구려."

王召道:⌜什麼事?⌟

왕소가 말했다.

"뭐 말이오?"

馬鵬道:⌜兄弟如是不高興下毒,自然就不會有毒了。⌟

마붕이 말했다.

"형제가 만일 독을 쓰고 싶지 않다면 당연히 독이 있을 리가 없소."

言下之意,頗有操縱隨心,洋洋自得的味道。

그 말인즉 마음내키는 대로 조종한다는 뜻이니 득의양양해 한다는 느낌이 있었다.

歐陽俊突然微微一笑道:⌜馬兄,你在這鋼盒上下毒沒有?⌟

구양준이 돌연 미소지으며 말했다.

"마형, 당신은 이 강합에 독을 썼소?"

馬鵬道:⌜這個麼!恕我不便奉告。⌟

마붕이 말했다.

"그건 알려드리기 불편함을 용서하시오."

紅衣大鳳望了馬鵬一眼,道:⌜馬兄,如你在這鋼盒上下了奇毒,等一會我開這鋼盒之際,豈不是中毒麼?⌟

홍의대봉이 마붕을 바라보며 말했다.

"마형, 당신이 이 강합에 기독을 썼다면 좀 있다 내가 이 강합을 열 때 중독되지 않겠어요?"

馬鵬笑一笑,道:⌜這就很難說了,也許區區並未在鋼盒之上佈毒,只是兄弟的名聲,在江湖上不太好,難免叫諸位擔心了。⌟

마붕이 웃더니 말했다.

"그건 말하기 어렵소. 어쩌면 내가 강합에 독을 뿌리지 않았을 거요. 다만 형제의 명성이 강호에서 그리 좋지 못하니 제위들은 걱정을 할 수 밖에 없구려."

紅衣大鳳嫣然一笑,道:⌜如是咱們不願冒險,不知是否有別的法子?⌟

홍의대봉이 생긋, 웃더니 말했다.

"만일 우리가 모험하기를 원치 않는다면 다른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馬鵬道:⌜有!最好的辦法是,諸位把鑰匙交給在下開啟。⌟

마붕이 말했다.

"있소! 가장 좋은 방법은 제위들이 열쇠를 나한테 주어서 열도록 하는 거요."

紅衣大鳳點點頭,道:⌜這大概是你馬兄的真正用心了。⌟

홍의대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이 아마 마형 당신의 진정한 의도겠지요."

馬鵬笑一笑,道:⌜大姑娘好好的想想吧,兄弟為人,從來不願把心中所思之事,告訴別人。⌟

마붕이 웃으며 말했다.

"대낭자는 좋도록 생각하시오. 형제는 여태까지 마음 속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주기를 원치 않는 사람이라오."

但聞一陣步履之聲,傳了過來,一老一小,兩個人緩步入艙。那老人穿著一件灰色土布長衫,右手上托著兩個大鐵膽,五指撥動,鐵膽在手中運轉如飛。五絡雪白長髯,飄浮在胸前。(五絡:좌우 콧수염, 좌우 구렛나루, 턱수염이 자라서 한 데 모인 것을 말하는 듯...)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전해오더니 일로일소(一老一小) 두 명이 선창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그 노인은 회색 무명장삼을 걸쳤고 오른손에는 두 개의 커다란 철담(鐵膽:쇠구슬)을 들고 있는데 철담을 손안에서 나는 듯 굴리고 있었다. 다섯 갈래의 눈같이 희고 긴 수염은 가슴께에서 나부끼고 있었다.

年輕人約摸十四五歲,穿著一條柳綠的長褲子,綠色密扣對襟短衫,一條白色生絲帶子,橫束腰間,手裡提了一根兩尺多長,尖端扁平,形如鴨嘴的兵刃。

나이 어린 사람은 약 십사오 세로 유록색(柳綠色) 긴 바지에 단추를 꼭 채운 녹색의 단삼을 걸쳤으며 백색의 생사(生絲)로 된 허리띠로 허리춤을 묶었고 손에는 이 척 길이에 끝이 오리주둥이 처럼 편평한 병기를 들고 있었다.

鐵膽和這柄形如鐵槍的閻王判,都是江湖上有的標幟。白髯老者是膽叟朱奇,那年輕的童子是頑童唐嘯。這兩人一老一少,是一對忘年之交,朋叟朱奇固是江湖上大有名望的人物,但頑童唐嘯,也出道四五年之久。

철담과 이 철창(鐵槍) 같이 생긴 염왕판(閻王判)은 강호상에서 어떤 표식이었다. 흰수염의 노인은 담수(膽叟) 주기(朱奇)였고 나이 어린 동자는 완동(頑童) 당소(唐嘯)였다. 이 일로일소 두 사람은 한 쌍의 망년지교(忘年之交)인데 담수 주기는 강호상에서 커다란 명망이 있는 인물이지만 완동 당소는 출도한 지 사오 년 되었다.

很少人弄清楚這兩人的關係,唐嘯一出道就和朱奇走在一起,論年齡,那朱奇可以作唐嘯祖父,但妙的是兩人卻以兄弟相稱。楊晉也聽過膽叟、頑童的名氣,但卻是第一次見面。

두 사람의 관계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소는 출도하면서 주기와 함께 다녔는데 연령으로 말하자면 주기는 당소의 조부뻘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묘한 것은 두 사람은 서로를 형제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양진도 담수, 완동의 명성을 들은 적이 있지만 만나보기는 처음이었다.

但聽膽叟朱奇叫道:⌜小兄弟,去問問,那一個是主人?⌟

담수 주기가 소리쳤다.

"소형제, 가서 누가 주인인지 한번 물어보아라."

頑童唐嘯微微一笑,道:⌜老哥哥吩咐的是。⌟

완동 당소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형님의 분부가 지당하십니다."

大搖大擺的向前行了兩步,道:⌜那一位是主人,請出來答話。⌟

거들먹거리며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가서 말했다.

"어느 분이 주인인지 나와서 대답해주시오."

他號稱頑童,一則年小藝高,闖蕩江湖四五年,沒有吃過敗仗,而且,有很多江湖高手,常被他整的哭笑不得,人小鬼大,智計多端,故而有了頑童的稱號。

그가 완동이라 불리는 것은 첫째 어린 나이에 예업(藝業)이 높고 강호를 사오 년 떠돌면서 패한 적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강호고수들이 그에게 웃지도 울지도 못하게 되었었다. 꼬맹이면서 꾀가 많아 완동이란 호칭이 생긴 것이다.

紅衣大鳳淡淡一笑,道:⌜賤妾是主人之一,這位小兄弟怎樣稱呼?⌟

홍의대봉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천첩이 주인의 한 명이예요. 소형제는 어떻게 불리시나요?"

頑童唐嘯搖搖頭,笑道:⌜我姓唐,你姑娘怎麼稱呼啊?⌟

완동 당소가 고개를 흔들더니 웃으며 말했다.

"나의 성은 당이오. 낭자 당신은 어찌 불리시오?" 

紅衣大鳳道⌜賤妾人稱大鳳……⌟

홍의대봉이 말했다.

"천첩은 대봉이랍니다..."

唐嘯噢了一聲,道:⌜大鳳,大小的大,鳳凰的鳳,是麼?⌟

당소가 오, 하더니 말했다.

"대봉이라, 크다작다의 대, 봉황의 봉이오?"

紅衣大鳳道:⌜不錯,就是這兩個字……⌟

홍의대봉이 말했다.

"그래요. 바로 그 두 글자예요..."

笑一笑,唐嘯接道:⌜姑娘沒有姓啊?⌟

웃으며 당소가 말을 이었다.

"낭자는 성이 없소?"

大鳳道:⌜閣下稱大鳳就是。⌟

대봉이 말했다.

"귀하는 대봉이라 부르면 됩니다."

唐嘯道:⌜婊子無姓,在下當真是多問了。⌟

당소가 말했다.

"기생은 성이 없는데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물었군."

大鳳臉色一變,道:⌜小兄弟,你講話,不能客氣點麼?⌟

대봉은 낯빛이 일변하여 말했다.

"소형제, 당신은 좀 점잖게 말할 수 없어요?"

唐嘯笑道:⌜客氣話都是假的,實話是有些不大好聽。⌟

당소가 웃으며 말했다.

"겸손하게 하는 말은 모두 거짓이고, 진실된 말은 듣기에 거슬리는 법이오."

大鳳道:⌜不錯,咱們四姊妹都是婊子,但今晚上情形不同,咱們四姊妹,都是主人之一,主客雙方,都希望能相互尊重一些。⌟

대봉이 말했다.

"그래요. 우리 네 자매는 모두 기생이지만 오늘 밤의 상황은 달라요. 우리 네 자매는 모두 주인의 한 명이니 주인과 손님 쌍방 모두가 좀 존중하기를 바래요."

唐嘯淡淡一笑,道:⌜我小頑童吃、喝、賭,樣樣都幹,就是沒有嫖過婊子,如是咱們不尊重你們四位,我老哥哥那把年紀,我又大小了一些,怎會跑到四鳳舫來?⌟

당소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나 소완동은 먹고, 마시고, 노름하고 여러가지를 다해봤지만 기생과 놀아보지는 못했소. 만일 우리가 당신들 네 사람을 존중하지 않았다면 이 연세의 형님과 어린 내가 어찌 사봉방에 왔겠소?"

楊晉聽得一皺眉,暗道:這頑童之號,果非虛傳,只聽這幾句話的尖酸、刻薄,就當之無愧了。

양진은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완동이라는 외호는 과연 헛되이 전해지지 않았구나. 이 몇 마디의 신랄하고 각박한 말만 들어도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구나.'

紅衣大鳳氣的粉臉變色,也許她平日裡受氣太多,養成了一種人所不能及的風度,咬咬牙,忍了下去,道:⌜兩位是貴賓,賤妾不願計較,兩位請坐吧!⌟

홍의대봉은 화가 나서 분칠한 얼굴의 안색이 변했다. 어쩌면 그녀는 평상시 천대를 받는 일이 너무도 많아서 남들이 미치기 힘든 어떤 풍도(風度)가 길러졌는지 이를 악물고 참으며 말했다.

"두 분은 귀빈이시니 천첩은 따지기를 원치 않아요. 두 분은 앉으세요!"

唐嘯哈哈一笑,回顧了膽叟朱奇一眼,道:⌜老哥哥,咱們就位吧!⌟

당소가 하하, 웃더니 담수 주기를 돌아보며 말했다.

"형님, 우리 앉읍시다!"

膽叟朱奇嗯了一聲,大步行入席位坐下。頑童唐嘯,緊依朱奇的身側而坐。

담수 주기가 음, 하더니 큰 걸음으로 자리로 걸어가 앉았다. 완동 당소는 주기의 옆에 앉았다.

紅衣大鳳淡淡一笑道:⌜諸位請再候片刻,咱們再等一個人。⌟

홍의대봉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제위들은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우리는 한 사람 더 기다리고 있습니다."

楊晉越瞭解內情,越覺得今夜的情勢有些詭異莫測。四鳳是主人,但帖子卻顯然不是她們發的,來的人,她們似乎是都不認識。那是說四鳳不是被人脅迫利用了,就是幕後另有主持今宵之會的人物。但四鳳的來歷,混跡風塵,卻具有了一身好武功。適才見他和譚雲動手的情形,已證明了四鳳的身手不凡。

양진은 내정을 이해할 수록 오늘 밤의 정세가 종잡을 수 없다고 느꼈다. 사봉이 주인이지만 초청장은 그녀들이 보낸 것이 확실히 아니며, 온 사람들을 그녀들은 알지 못하는 듯 했다. 그것은 사봉이 남의 협박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오늘 밤의 모임을 주지하는 인물이 막후에 따로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사봉의 내력은 풍진 속에 뒤섞여 살고 있으면서 일신에 훌륭한 무공을 갖추고 있다. 방금 전 그녀와 담운이 싸운 정황으로 보아 사봉의 솜씨가 범상치 않음을 이미 증명했다.

毒手郎中馬鵬回顧了朱奇一眼道:⌜朱老,久違了。⌟

독수랑중 마붕이 주기를 돌아보며 말했다.

"주노(朱老), 오랜만이오."

朱奇道:⌜馬兄只要死不了,咱們自然有見面的時間。……⌟

주기가 말했다.

"마형이 죽지 않았으니 자연 우리가 만날 때가 있구려..."

膽叟、頑童,似乎是說話都很難聽。

담수, 완동은 모두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하는 것 같았다.

毒手郎中冷笑一聲,道:⌜朱兄,對我姓馬的,似乎是有點成見了。⌟

독수랑중이 냉소를 하더니 말했다.

"주형은 나 마가에 대해 선입견이 있는 듯 하구려."

朱奇道:⌜不錯,你毒手郎中下毒的手法,武林道人人害怕,但老夫卻不怕你下毒。⌟

주기가 말했다.

"그렇소. 당신 독수랑중이 독을 쓰는 수법은 무림에서 누구나 두려워하지만 노부는 두렵지 않소."

馬鵬冷然一笑,不再答話。

마붕은 냉연하게 웃더니 더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朱奇目光轉動,由四鳳看起,目光轉動到楊晉的臉上,才輕輕咳了一聲,道:⌜老夫這兩年未來金陵走動,想不到江南出了這樣多陌生人物。⌟

주기는 시선을 돌려 사봉에게서 양진의 얼굴로 눈길을 돌리더니 그제서야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노부가 최근 이 년간 금릉에 오지 않았더니 강남에 이렇게 많은 생소한 인물들이 나타났을 줄은 생각 못했군."

原來,那長髯人和楊晉,都已經過易容改扮,朱奇自然是無法認出。

원래 그 긴 수염의 사나이와 양진은 모두 역용분장을 거쳤으니 주기가 당연히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頑童唐嘯忽然微微一笑,道:⌜老哥哥,我瞧這中間有些毛病?⌟

완동 당소가 문득 미소지으며 말했다.

"형님, 제가 볼 때 이 가운데 문제가 있군요?"

朱奇道:⌜什麼毛病?⌟

주기가 말했다.

"무슨 문제인가?"

唐嘯道:⌜如若他們戴上面具,或是用易容藥物易了容,咱們就很難認識了。⌟

당소가 말했다.

"만약 그들이 면구를 쓰고 있거나 혹은 역용약물을 썼다면 우리가 알기 어렵습니다."

朱奇道:⌜說的也是!⌟

주기가 말했다.

"그 말도 맞다!"

楊晉心中暗道:頑童唐嘯,是江湖上有名的調皮人物,想不到膽叟朱奇這把年紀?竟然也是如此的頑皮。

양진이 속으로 생각했다.

'완동 당소는 강호에서 짖궂기로 유명한 인물인데 담수 주기가 그 나이에 이같이 장난기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걸?'

只聽江湖浪子歐陽俊說道:⌜大鳳姑娘,客人到齊了麼?⌟

강호랑자 구양준의 말이 들렸다.

"대봉낭자, 손님은 모두 도착했소?"

紅衣大鳳道:⌜還缺一個。⌟

홍의대봉이 말했다.

"아직 한 명이 모자라요."

王召道:⌜大鳳姑娘,咱們不能再等下去了,如是再等下去,咱們只有合力告退了。⌟

왕소가 말했다.

"대봉낭자, 우리는 더 기다리지 못하오. 만일 계속 기다린다면 우리는 힘을 합쳐 물러갈 수 밖에 없소."

那無疑說明,如是再不開始,咱們傚法那譚雲不惜動手,闖出去了。

그 말은 두 말할 것 없이 계속 도박판을 열지 않는다면 싸움도 아끼지 않았던 담운을 본받아서 뚫고 나가겠다는 뜻이었다.

紅衣大鳳突然閉上雙目,雙手合十,沉思了一陣,道:⌜好,咱們不用等待了。⌟

홍의대봉은 돌연 두 눈을 감고 쌍수를 합장하여 한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좋아요. 기다릴 것 없어요."

伸手按在桌上的錦盒,接道:⌜諸位目下還不知這盒中之物,所以,個個急欲告退,但當諸位瞭解這盒中之物後,只怕都不願走了。⌟

손을 뻗어 탁자 위의 금합에 얹더니 말을 이었다.

"제위들은 지금 이 금합 속의 물건을 아직 알지 못해요. 그래서 다들 성급하게 떠나려고 하지요. 하지만 제위들이 이 금합 속의 물건을 알고나면 떠나고 싶지않을 걸요."

毒手郎中笑一笑,道:⌜大鳳姑娘,你的關子也賣夠了,咱們都已拭目相待,請打開錦盒吧!⌟

독수랑중이 웃으며 말했다.

"대봉낭자, 당신은 충분히 뜸을 들였소. 우리는 눈을 비비며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으니 뚜껑을 열어보시오!"

紅衣大鳳道:⌜沒有規矩,不成方圓,賤妾希望先把規矩說明,諸位都得答應了這個規矩才行。⌟

홍의대봉이 말했다.

"규칙이 없어서는 안되지요. 천첩이 먼저 규칙을 설명할 테니 제위들이 그 규칙에 동의해주시기를 바래요."

馬鵬道:⌜好,姑娘請說吧!⌟

마붕이 말했다.

"알겠소. 말하시오!"

紅衣大鳳淡淡一笑道:⌜咱們以牌九作賭具,只賭一次,由小妹算起,一人一副牌,大家各出手指作數,各憑運氣,那個人牌最大,那個算勝,這東西就歸他所有。⌟

홍의대봉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패구(牌九:놀이의 한 종류. 패를 넉 장씩 가지는 대패구, 두 장씩 가지는 소패구가 있음)용 골패로 오직 한 번 도박을 할 거예요. 소매부터 계산해서 한 사람에 한 벌의 패로 각자 운에 맡겨서 숫자를 만듭니다. 패가 가장 큰 사람이 이기는 것이며 이 물건은 그의 소유가 되지요."

馬鵬點點頭,道:⌜很公平,如是沒有太大的爭勝之心,這辦法應該很恰當。⌟

마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주 공평하군. 이기려는 마음이 너무 크지 않다면 그 방법이 합당할 것이오."

歐陽俊笑一笑;道:⌜大鳳姑娘,在下希望先瞧過盒中之物,再決定是否參加這場豪賭。⌟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봉낭자, 나는 금합 속의 물건을 먼저 보고나서 이 판에 참여할지 결정하고 싶소."

王召道:⌜姑娘,勝了可得盒中之物,如是敗了呢?又要付什麼代價?⌟

왕소가 말했다.

"낭자, 이기면 금합 속의 물건을 얻을 수 있는데 만일 진다면 또 무슨 대가를 지불해야 하오?"

紅衣大鳳微微一笑,道:⌜這才是關鍵,既是賭,就該有輸有贏,不過,小妹決不勉強諸位……⌟

홍의대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것이야말로 관건이예요. 이왕 도박이니 이기고 지는 것이 있어야겠지요. 그러나 소매는 결코 제위들께 강요하지 않겠어요..."

歐陽俊微微一笑,接道:⌜姑娘的意思是……⌟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낭자의 그 말은..."

紅衣大鳳笑道:⌜等我打開錦盒之後,諸位見過這盒中之物,那時,諸位要走、要留,悉聽尊便。⌟

홍의대봉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금합을 열고나서 제위들이 속에 든 물건을 보고 그때 떠날지 남을지 편하신 대로 하세요."

歐陽俊道:⌜這麼說來,那錦盒之中,是一件十分珍貴之物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다면 그 금합 속에는 십분 진귀한 물건이 들었구려."

紅衣大鳳道:⌜如是不珍貴,只怕也不會請諸位這等人物來了。⌟

홍의대봉이 말했다.

"진귀하지 않다면 제위들과 같은 이런 인물들에게 오시라고 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馬鵬道:⌜姑娘可以打開錦盒,給我們瞧瞧了。⌟

마붕이 말했다.

"낭자는 금합을 열어서 우리들에게 한번 보여주시구려."

紅衣大鳳道:⌜諸位請稍安勿燥,現在,我就要打開錦盒了。⌟

홍의대봉이 말했다.

"제위들은 좀 진정하시고 조급히 굴지 마세요. 지금 내가 금합을 열겠어요."

馬鵬輕輕咳了一聲,道:⌜姑娘,你不覺得自己說話太多了麼?⌟

마붕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낭자, 당신은 말이 너무 많다고 느끼지 않소?"

紅衣大鳳淡淡一笑,道:⌜諸位小心了。⌟

홍의대봉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제위들은 조심하세요."

探手從懷中摸出一個鑰匙,打開了錦盒。

품 속을 더듬어 한 개의 열쇠를 꺼내더니 금합을 열었다.

紅衣大鳳道:⌜諸位小心,我要打開錦盒了。⌟

홍의대봉이 말했다.

"제위들, 조심하세요. 내가 금합을 열겠어요."

所有的人,都瞪大了眼,向錦盒中看去。

모든 사람들은 눈을 크게 뜨고 금합 속을 쳐다보았다.

紅衣大鳳並未立刻打開錦盒,右手按在盒蓋之上,緩緩說道:⌜諸位請看。⌟

홍의대봉은 결코 즉시 금합을 열지 않고 우수를 금합 위에 얹고는 천천히 말했다.

"제위들, 보세요."

緩緩揭開了盒蓋。凝目望去,只見那錦盒之中,放著一個全身混墨,拳頭大小之物。全場中人,都瞪大了雙目,望著盒中的東西出神,楊晉張大了雙眼,竟然瞧不出那是什麼東西,心中大感奇怪。

천천히 금합의 뚜껑을 젖혔다. 미간을 모은 채 바라보니 금합 속에는 한 개의 온통 까맣고 주먹만한 크기의 물건이 놓여져 있었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가 두 눈을 크게 뜨고 금합 속의 물건을 넋놓고 바라보았다. 양진은 두 눈은 크게 떴으나 그것이 무슨 물건인지 알아보지 못하여 속으로 크게 기괴하게 느꼈다.

只聽譚雲輕輕咳了一聲,道:⌜姑娘,這是什麼東西?⌟

담운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낭자, 이것이 무슨 물건이오?"

紅衣大鳳微微一笑,道:⌜很意外,想不到大名鼎鼎的譚二公子,竟然認不出這是什麼東西?⌟

홍의대봉이 미소짓더니 말했다.

"의외군요. 대명이 쟁쟁하신 담이공자께서 이것이 무슨 물건인지 알아내지 못하실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譚雲道:⌜天下萬物萬人,一兩件認不出來,也不算什麼丟人的事。⌟

담운이 말했다.

"천하에 온갖 물건, 온갖 사람이 있는데 한두 가지 알아내지 못한다고 창피할 일은 아니오."

紅衣大鳳道:⌜這就難怪了,如是二公子認不出這是什麼東西,那就可以請便了。⌟

홍의대봉이 말했다.

"그건 탓하기 어렵지요. 만일 이공자께서 무슨 물건인지 알아보지 못하신다면 편하신 대로 하셔도 됩니다."

譚雲一皺眉頭,道:⌜這麼說來,在下是可以走了。⌟

담운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다면 떠나도 되오?"

紅衣大鳳道:⌜可以,如是你不認識這是何物,那就可以走了。⌟

홍의대봉이 말했다.

"됩니다. 당신이 어떤 물건인지 알지 못하신다면 떠나셔도 됩니다."

譚雲冷笑一聲,道:⌜在下倒要留此看個明白。⌟

담운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나는 여기 남아서 명백히 보아야겠소."

毒手郎中右手一探,向錦盒之中抓去。

독수랑중은 우수를 내밀어 금합 속을 향해 움켜쥐어갔다.

紅衣大鳳右手一揮,斜裡拍出一掌,擋開了那毒手郎中的右手,道:⌜閣下,現在你不能動,這不是屬於你的。⌟

홍의대봉이 우수를 휘둘러 비스듬히 일 장을 쳐내어 독수랑중의 우수를 막아서 밀쳐내고는 말했다.

"귀하, 지금 이것은 귀하의 것이 아니니 당신은 건드릴 수 없어요."

毒手郎中馬鵬縮回了右手,緩緩說道:⌜在下只不過瞧看一下罷了,大姑娘這等氣度未免太過小家氣了。⌟

독수랑중 마붕은 우수를 움츠리고는 천천히 말했다.

"단지 한번 볼 뿐인데 대낭자의 이런 기도는 너무 인색하다는 말을 면하지 못하오."

紅衣大鳳道:⌜眼睛也不是長在手上,看一看,用不著摸啊!⌟

홍의대봉이 말했다.

"눈이 손에 붙은 것이 아니니 한번 보는데 만질 필요는 없지요!"

楊晉心中暗道:⌜看情形,這似是一件很名貴的東西,但卻不知是什麼奇物,如岳秀在此,定可認得出來。⌟

양진이 속으로 생각했다.

'정황을 보아하니 이것 아주 유명하고 진귀한 물건인 듯 한데 무슨 기이한 물건인지 알지 못하겠구나. 악수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반드시 알아냈겠지.'

但聞那長髯青衫中年文士,道:⌜果然是很名貴的東西,成了形的何首烏,只怕千年左右了吧!⌟

긴 수염에 청삼을 입은 중년문사의 말이 들렸다.

"과연 보기드문 진귀한 물건이구려. 생긴 모습은 하수오(何首烏)인데 천년 가량은 된 것 같소!"

紅衣大鳳道:⌜不錯,閣下的見識很廣,這是一枚千年何首烏,放眼人間,可遇不可求,任何人如得食此物,既可增加功力,又可延年益壽,如能食得此物一半,力能返老還童……⌟

홍의대봉이 말했다.

"그래요. 귀하의 식견은 아주 넓군요. 이것은 한 뿌리의 천년하수오예요. 인간세상에서 만날 수는 있어도 구할 수는 없지요. 누구라도 이것을 먹으면 공력을 증가시킬 수 있고 또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답니다. 이것의 절반을 먹는다면 반로환동(返老還童)시키는 힘이 있지요..."

目光一掠馬鵬,笑道:⌜馬大夫早已瞧了出來,只是他不肯說出來罷了。⌟

시선이 마붕을 스치더니 웃으며 말했다.

"마의원은 벌써 알아보았지만 말을 안했을 뿐이지요."

那長髯人點穿了何首烏之後,即不再多言。

그 수염을 길게 기른 사람은 하수오라는 것을 밖여낸 뒤 더이상 여러 말 하지 않았다.

膽叟朱奇,瞧了一陣,道:⌜不錯,小頑童,這果然是一枚千年何首烏。⌟

담수 주기가 한동안 보더니 말했다.

"그렇군. 소완동, 이건 과연 한 뿌리의 천년하수오로구나."

江湖浪子歐陽俊道:⌜大鳳姑娘,在下聽得傳言,十年前,在黃山發現了一枚千年何首烏,不知是不是這一枚。⌟

강호랑자 구양준이 말했다.

"대봉낭자, 내가 듣기로 십 년전 황산(黃山)에서 한 뿌리의 천년하수오가 발견되었다는데 이것인지 모르겠구려?"

紅衣大鳳道:⌜咱們不用說些此物的來歷,諸位要決定的是此物是否夠名貴,是否願參加這一場豪賭?⌟

홍의대봉이 말했다.

"우리는 이 물건의 내력을 이야기할 필요 없어요. 제위들은 이 물건이 충분히 진귀한지, 이 도박판에 참여할 것인지를 결정하셔야 합니다."

墨龍王召道:⌜怎麼一個賭法?⌟

묵룡 왕소가 말했다.

"어떤 방식의 도박이오?"

紅衣大鳳道:⌜三十二張骨牌,可容一十六個人賭……⌟

홍의대봉이 말했다.

"서른 두 장의 골패로 열여섯 명까지 참가할 수 있어요..."

歐陽俊接道:⌜姑娘作莊。⌟

구양준이 말을 받았다.

"낭자가 선을 잡는 거요?"

紅衣大鳳搖搖頭,道:⌜小妹很想作莊,可惜的是,我只有這一枚問首烏,如是把它分開了,那豈不是神效大失。⌟

홍의대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소매가 선을 잡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나에게는 오직 이 한 뿌리의 하수오뿐이예요. 만일 나눈다면 신비한 효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겠어요?"

歐陽俊道:⌜沒人作莊,怎麼一個賭法?⌟

구양준이 말했다.

"선을 잡는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도박을 하는 것이오?"

大鳳道:⌜凡是參加之人,各取一副牌,最大的為勝,這枚何首烏就為他所有了。⌟

대봉이 말했다.

"무릇 참가하는 사람은 각자 한 벌의 패를 취하고 가장 큰 사람이 이기며 이 하수오는 그의 소유가 됩니다."

歐陽俊皺皺眉頭,道:⌜這樣簡單麼?⌟

구양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게 간단하오?"

大鳳道:⌜不錯,就是這樣簡單。⌟

대봉이 말했다.

"그래요. 그렇게 간단하답니다."

歐陽俊道:⌜姑娘是否要參加呢?⌟

구양준이 말했다.

"낭자는 참가하시겠소?"

大鳳道:⌜參加,小妹也想試試運氣如何?⌟

대봉이 말했다.

"참가합니다. 소매도 운이 어떤지 한번 시험해보고 싶어요."

頑童唐嘯揮口說道:⌜你們四姊妹,每人賭一份是麼?⌟

완동 당소가 받아서 말했다.

"당신들 네 자매는 각자 한 사람 분의 도박을 하는 거요?"

大鳳搖搖頭道:⌜這太不公平,多一個人,就多一個機會,我們四姊妹只有我一個人參加。⌟

대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한 사람이 많아지면 한 명 만큼 기회가 많아지니 그건 너무 공평하지 못해요. 우리 네 자매는 오직 나 한 사람만 참가합니다."

馬鵬輕輕咳了一聲,道:⌜這何首烏是姑娘出的彩頭,姑娘似乎是用不著參加了。⌟

마붕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이 하수오는 낭자가 내놓은 상이니 낭자가 참가할 필요는 없을 듯 하구려."

大鳳姑娘嫣然一笑,道:⌜全桌上有九人參與這場豪賭,多小妹一人,又能如何?⌟

대봉낭자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전부 아홉 사람이 이 도박판에 참여하는데 소매 한 사람 많아진다고 또 어떻게 되겠어요?"

馬鵬道:⌜多一個人,咱們就少一個機會……⌟

마붕이 말했다.

"한 사람이 많아지면 우리는 한 개의 기회가 적어지는데..."

目光突然轉到膽叟、頑童的身上,道:⌜兩位一向是寸步不離,難道也要一齊參與麼?⌟

시선을 돌연 담수, 완동에게로 돌리더니 말했다.

"제위들은 늘 촌보(寸步)도 떨어지지 않는데 설마 함께 참여하시려오?"

唐嘯微微一笑,道:⌜馬郎中,咱們兩兄弟,自然是要賭兩份了。⌟

당소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마의원, 우리 두 형제는 당연히 두 사람 분의 도박을 해야 하오."

馬鵬嗯了一聲,閉上雙目。

마붕은 음, 하더니 두 눈을 감았다.

紅衣大鳳笑一笑接道:⌜那一位不參與這場豪賭的可以退出。⌟

홍의대봉은 웃으며 말을 받았다.

"이 판에 참여하지 않으실 분은 물러나셔도 됩니다."

全場中人無一回答。顯然,都被這千年何首烏所吸引。

모든 사람들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확실히 모두가 이 천년하수오에게 흡인(吸引)된 것이다.

紅衣大鳳輕輕嘆息一聲,道:⌜既然稱之為賭,一定要有輸贏是麼?⌟

홍의대봉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이왕 도박이라 불렀으니 따고 잃음이 있어야 하겠지요?"

歐陽俊道:⌜理當如此?⌟

구양준이 말했다.

"이치상 그렇게 하는 것이 합당하오."

紅衣大鳳道:⌜所以,諸位也該付些代價出來。⌟

홍의대봉이 말했다.

"그래서 제위들은 대가도 지불하셔야 합니다."

歐陽俊道:⌜什麼代價?⌟

구양준이 말했다.

"무슨 대가요?"

紅衣大鳳道:⌜酒,那一位輸了,喝酒一杯。⌟

홍의대봉이 말했다.

"술입니다. 지신 분은 술은 한 잔 마셔야 합니다."

舉手一招,道:⌜三妹開酒。⌟

손을 들어 불렀다.

"삼매, 술을 차리거라."

三鳳應聲抱來一個大瓷罐子,當場開封,分注了八個酒杯,道:⌜參與九人,有一個勝家,八個輸的人!輸的人每人喝一杯。⌟

삼봉이 대답하고는 한 개의 커다란 자기 항아리를 안고 나오더니 그 자리에서 개봉하여 여덟 개의 술잔에 나누어 붓고는 말했다.

"아홉 명이 참여하여 한 명의 이기 사람, 여덟 명의 진 사람이 생깁니다! 진 사람은 각자 한 잔을 마십니다."

紅衣大鳳一揮手,三鳳放下酒罐,退了下去,笑一笑,接道:⌜諸位定然懷疑酒中有毒,小妹先喝兩杯給諸位瞧瞧。⌟

홍의대봉이 손을 내저었다. 삼봉이 술항아리를 내려놓고 물러가자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제위들은 분명히 이 술 속에 독이 있으리라 의심하고 있을 테니 소매가 먼저 두 잔을 마셔보이겠어요."

端起酒杯一飲而盡,然後,又注滿酒杯。所有人的目光,都投注在紅衣大鳳的身上,看她把一杯酒,完全喝下。

술잔을 들어 단번에 비우고는 그런 다음 또 잔을 가득 채웠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홍의대봉에게 던져졌다. 그녀가 술잔을 쥐고 완전히 마셔버리는 것을 보았다.

紅衣大鳳微微一笑,道:⌜諸位,可以相信,這酒中沒有毒了吧……⌟

홍의대봉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제위들은 이 술 속에 독이 없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 거예요..."

語聲微微一頓,接道:⌜自然,如是諸位之中,有人擔心酒中有毒,不參與這場豪賭,也可以離開了。⌟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제위들 중에서 술 속에 독이 있을까 염려되시는 분은 당연히 이 판에 참여하지 않고 떠나셔도 됩니다."

站在場中的人,都靜靜的站著不動,顯然,沒有人準備離開。自然,留在場中的人,不一定,都是希望參與這場豪賭的人,但都是各有用心。

장중에 서있던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확실히 떠나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당연히 장중에 남은 사람들이 모두가 이 도박판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니겠지만 각자의 목적이 있었다.

大鳳眼看無人離去,心中大感歡愉,微微一笑道:⌜諸位,既然不離開,自然是都願參與這場豪賭了。⌟

대봉은 아무도 떠나지 않는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크게 기뻐서 미소지으며 말했다.

"제위들, 이왕 떠나지 않으시겠다니 당연히 이 판에 모두 참여하시기를 원하시는군요?"

楊晉心中暗暗忖道:看上去酒中確然不像有毒,不過,我既無取得那何首烏的用心,又何必冒險飲酒呢?

양진은 속으로 곡곡히 생각했다.

'보기에 술 속에 독 없음은 확실하다. 그러나 나는 그 하수오를 취할 마음이 없는데 왜 위험을 무릅쓰고 술을 마시겠는가?'

心中念轉,人卻疾快的向後退了一步,道:⌜老夫不願參與此事。⌟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재빨리 뒤로 한 걸음 물러나서 말했다.

"노부는 그 일에 참여하기를 원치 않소."

他故意把口氣變的像江湖人物一般,以掩飾身份。

그는 고의로 말투를 강호인물 처럼 바꾸어 신분을 감추었다.

紅衣大鳳一皺眉頭道:⌜你不參與?⌟

홍의대봉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당신은 참여하지 않는다고요?"

楊晉道:⌜是!老夫不參與了。⌟

양진이 말했다.

"맞았소! 노부는 참여하지 않겠소."

紅衣大鳳道:⌜為什麼呢?⌟

홍의대봉이 말했다.

"왜지요?"

楊晉道:⌜因為老夫沒有貪得之心。⌟

양진이 말했다.

"왜냐하면 노부는 재물을 탐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오."

毒手郎中馬鵬一伸大姆指,道:⌜這位老丈說的是,年少戒鬥,年老戒貪,這位老丈已深得個中三昧了。⌟

독수랑중 마붕이 엄지를 뻗으며 말했다.

"이분 노인장의 말이 맞소. 젊어서는 싸움을 경계하고 늙어서는 탐욕을 경계하라고 했는데 이분 노인장은 이미 깊은 뜻을 터득하셨구려."

紅衣大鳳淡淡一笑,道:⌜老丈,你不準備參與此事,那就請便吧!⌟

홍의대봉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노인장, 이 일에 참여하지 않을 작정이시라니 그럼 편하신 대로 하세요!"

楊晉道:⌜老夫也不想離開了了。⌟

양진이 말했다.

"노부는 떠나고 싶지도 않소."

紅衣大鳳道:⌜那你準備如何呢?⌟

홍의대봉이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어떻게 하실 작정인가요?"

楊晉道:⌜老夫想作壁上觀。⌟

양진이 말했다.

"노부는 결과를 지켜보고 싶소."

紅衣大鳳道:⌜很對不住,你不參與,那就和此事無關,此物名貴異常,不論落於何人之手,咱們都要替他保密,閣下還是離去的好。⌟

홍의대봉이 말했다.

"미안하지만 참여하지 않으니 당신은 이 일과 무관해요. 이 물건은 대단히 진귀하므로 어떤 사람의 손에 떨어지든 우리는 비밀을 지켜야 합니다. 귀하는 떠나시는 것이 좋아요."

楊晉淡淡一笑道:⌜這麼說來,在下非得參與不可了?⌟

양진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참여하지 않으면 안되겠군."

紅衣大鳳道:⌜咱們不會強迫老丈,你如是執意不願,只好請便,我們決不留難。⌟

홍의대봉이 말했다.

"우리는 노인장께 강요하지 않아요. 당신이 한사코 원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편한대로 하세요. 우리는 결코 저지하지 않겠어요."

楊晉淡淡一笑道:⌜這麼說來,老夫只好參與了!⌟

양진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노부는 참여할 수 밖에 없군!"

紅衣大鳳道:⌜老丈,既入寶山,怎可空手而回,還是賭賭運氣的好。⌟

홍의대봉이 말했다.

"노인장, 이왕 보산(寶山)에 들어오셨는데 어찌 빈 손으로 돌아가겠어요. 운에 한번 맡겨보는 것이 좋아요."

突然伸出玉手,撥動了三十二張牌九。她手法並不熟練,顯然是不精於此道的人。

돌연 옥수를 뻗어 서른 두 장의 골패를 섞었다. 그녀의 수법은 결코 숙련되지 않았는데 확실히 이 방면으로 정통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大鳳擺好了牌,兩個一組,一列推去,道:⌜由小妹起數,咱們九個人,各取一對,先取先翻,牌不抓入手中,不許離開桌面,用右手食指按在牌上,以求公允。⌟

대봉은 패를 잘 섞더니 두 개를 한 조로 일렬로 밀어내고는 말했다.

"소매부터 계산해서 우리 아홉 사람이 각자 한 쌍을 취하되 먼저 취한 사람이 먼저 뒤집습니다. 패는 수중에 쥐어서도 안되고 탁자를 벗어나서도 안됩니다. 우수의 식지를 이용하여 패를 올리세요. 공정하기를 바랍니다."

楊晉心中暗道:果真如此,倒是純碰運氣了,不妨賭一下。

양진은 속으로 생각했다.

'과연 정말로 그렇게 한다면 순전히 운에 맡겨야 되니 한번 도박하는 것도 무방하겠군.'

其實,艙中各人,無一不是眼觀四面,耳聽八方的人物,人人的眼睛,都望著那三十二張骨牌,就算有人善於玩弄手法,只怕也無法逃過這些人的雙目。而且,人人心中都明白,只要手法被人折穿,立刻間,將招致群豪圍攻的局面。

사실 선창 안의 손님들은 사방을 둘러보거나 주위에 귀를 기울이는 인물이 아무도 없었다. 저마다의 눈은 그 서른 두 장의 골패를 바라보고 있었으니 설령 손장난을 잘 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두 눈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게다가 수법이 간파당했다가는 그 즉시 군호들의 포위공격이라는 국면을 초래할 것임을 사람마다 잘 알고 있었다.

紅衣大鳳目光環掃了群豪一眼,道:⌜現在咱們各出手來。⌟

홍의대봉은 군호들을 한 번 쓸어보더니 말했다.

"이제 우리 각자 출수합시다."

九個人一齊伸出手來,或多或少,各有參差,總計是三十六數。由大鳳數起,依序是江湖浪子歐陽俊、楊晉、墨龍王召,膽叟朱奇,頑童唐嘯、毒手郎中馬鵬、青衫人、和譚雲。由大鳳起,三十六數,正好落在了譚二公子譚雲的身上。

아홉 사람은 일제히 손을 뻗었다. 대봉부터 세어서 차례대로 강호랑자 구양준, 양진, 묵룡 왕소, 담수 주기, 완동 당소, 독수랑중 마붕, 청삼인과 담운이었다. 대봉부터 삼십육의 숫자는 담이공자에게서 딱 맞아떨어졌다. (놀이방법을 모르니 잘 이해가 안되는데 아마도 네 개를 가져가서 두 개만 취하고 두 개는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해봄.)

譚雲神情冷峻的掃了全場一眼,緩緩取過第一副牌。二鳳、三鳳、四鳳,全都站在四周,監視著場中的情形。每人取走了一副牌後,二鳳立刻把餘下的骨牌,投入了一個木盒之中,加上盒蓋。

담운은 냉준한 표정으로 전장을 한 차례 쓸어보더니 천천히 제일 처음으로 한 벌의 패를 가져갔다. 이봉, 삼봉, 사봉은 전부 주위에 서서 장중의 상황을 감시했다. 각자 한 벌의 패를 취하고나자 이봉은 즉시 남은 골패를 나무상자 안에 던져넣고 뚜껑을 덮었다.

譚雲先取先翻,是一天牌配雜七的天字九。下面是紅衣大鳳,翻開兩張牌,是一張虎頭十一點,配一個雜八,也是十九點,但以牌九的輸序,天地人蛾計算,天字吃短九。紅衣大鳳一語未發,端起一杯酒,一飲而盡。

담운이 먼저 취했고 먼저 뒤집었다. 천패(天牌)에 잡칠(雜七)인 천자구(天字九)였다. 다음은 홍의대봉이 두 장의 패를 뒤집었다. 한 장은 호두(虎頭) 십일점이었고 나머지는 잡팔(雜八)로서 십구점이었다. 하지만 패구(牌九)의 지는 순서는 천지인아(天地人蛾)로 계산하므로 천자(天字)는 단구(短九)를 이긴다. 홍의대봉은 한 마디 말도 없이 술잔을 들어 한 번에 마셔버렸다.

下面亮牌的是江湖浪子歐陽俊,這位善賭的浪子,很熟練的翻開了兩張牌。兩張牌一紅一黑,各是五點。喝!竟是一副雜五對。譚雲皺皺眉頭,也取過一杯,一口喝乾。

그 다음 패를 보인 것은 강호랑자 구양준이었다. 이자는 도박을 잘하는 떠돌이로 몹시 숙련되게 두 장의 패를 뒤집었다. 두 장의 패는 하나는 홍, 하나는 흑인데 각기 오점이었다. 허! 놀랍게도 한 쌍의 잡오(雜五)였던 것이다. 담운은 미간을 찡그리더니 잔을 집어 단숨에 비웠다.

歐陽俊笑一笑,回顧了楊晉一眼,道:⌜老丈,亮牌啊!⌟

구양준이 웃더니 양진을 돌아보며 말했다.

"노인장, 패를 보이시오!"

小牌九︵兩張牌為小牌九︶有了一副雜五對,就牌而言,是一副很大的牌。楊晉不善賭,亮開牌,是一張長四配小蛾的蛾字八。

두 장으로 하는 소패구에서 한 쌍의 잡오 패는 아주 큰 패였다. 양진은 도박을 잘하지 못했다. 패를 보이니 장사(長四)에 소아(小蛾)인 아자팔(蛾字八)이었다.

歐陽俊笑一笑,道:⌜老丈,喝一杯。⌟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노인장, 마시구려."

眾目睽睽之下,譚雲又喝酒在先,楊晉推不掉,只好取過一杯酒,一飲而盡。下面墨龍王召,雜六配長三,王召伸手取酒,一口喝乾。膽叟朱奇是平十配人牌的十八點,頑童唐嘯是一張地牌配梅十的地十兩,各自取酒飲下。毒手郎中馬鵬兩雙手有些抖,翻開一對是全經無黑的地牌配人八的地槓。九副牌,已經開了八副,只餘那青衫長髯人一個。

사람들이 빤히 눈뜨고 보고 있고, 담운 또한 먼저 술을 마셨기에 양진은 불가피하게 한 잔의 술을 집어들어 단숨에 마실 수 밖에 없었다. 그 다음 묵룡 왕소는 잡륙(雜六)에 장삼(長三)이었고 왕소는 손을 뻗어 술을 들어 한 입에 털어넣었다. 담수 주기는 평십(平十)에 인패(人牌)로 십팔점, 완동 당소는 지패(地牌)에 매십(梅十)으로 지십이(地十兩)였고 각자 술을 마셨다. 독수랑중 마붕은 두 손을 털더니 한 쌍의 전혀 흑점이 없는 지패(地牌)에 인팔(人八)의 지공(地槓)이었다. 아홉 벌의 패가 이미 여덟 벌이 공개되었고 오직 남은 것은 긴 수염의 그 청삼인 한 명이었다.

歐陽俊緊張的全身微微發抖,目光盯注在青衫人的身上,道:⌜老兄,開牌吧,只有你一個了。⌟

구양준은 긴장하여 전신을 미미하게 떨면서 눈은 청삼인을 응시한 채 말했다.

"노형, 패를 여시오. 당신 한 명 뿐이오."

如若青衫人開出一副牌,吃不住小五對,那一枚何首烏,就為歐陽俊所有了。青衫人很沉著,緩緩翻出了第一張牌,是一點紅,六點黑的蠟燭七。另外十四張牌,已被二鳳收去,青衫人亮出一張蠟燭七,唯一能贏歐陽俊的機會,就是一對短七。

만약 청삼인이 패를 열어서 한 쌍의 소오(小五)를 먹지 못한다면 하수오는 구양준의 것이 된다. 청삼인은 아주 침착했다. 천천히 첫번 째 골패르 뒤집자 홍점 하나와 흑점 여섯인 납촉칠(蠟燭七)이었다. 다른 열네 장의 패는 이미 이봉이 거두어버렸고 청삼인이 납촉칠을 내보였으니 유일하게 구양준을 이길 수 있는 기회는 바로 한 쌍의 단칠(短七)이었다.

那十五分之一的機會,江湖浪子歐陽俊,似乎是贏了十之七八。所有人的下目光,都投注在另一張骨牌之上。天上事,就有那麼一個巧法,十五分之一的機會,就被那青衫人碰上。翻過來第二張,一樣的一紅六黑,一對蠟燭短七。

그것은 십오분지 일의 기회였다. 강호랑자 구양준이 열의 칠팔은 이긴 듯 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다른 한 장의 골패로 던져졌다. 하늘의 일은 그토록 공교로웠다. 십오분지 일의 기회가 그 청삼인에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두번 째 골패를 뒤집자 똑같이 일홍육흑(一紅六黑)인 한 쌍의 납촉 단칠이었다.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대충 칠땡이 오땡을 먹은 것으로 이해하면 될 듯ㅋㅋ)

歐陽俊滾下來兩顆汗珠兒,長長吁一口氣,道:⌜我江湖浪子,賭了大半輩子,但重要的節骨眼上,從沒有贏過一次。⌟

구양준의 얼굴에서 두 알의 땀방울이 굴러떨어졌다. 길게 한숨을 토해내더니 말했다.

"나 강호랑자가 한평생 도박을 했지만 중요한 결정적 순간에 한 번을 이기지 못했군."

紅衣大鳳回顧了歐陽俊一眼,道:⌜歐陽兄,喝下酒吧!⌟

홍의대봉이 구양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구양형, 술을 마시세요!"

歐陽俊端起酒杯,笑一笑,道:⌜大鳳姑娘,你是真人不露像,咱們認識了兩三年,今個你才算露出真正面目,這等耐性、沉著,實在叫人佩服,這杯酒,就算是穿腸毒藥,我也該喝下去了。⌟

구양준이 술잔을 들어올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대봉낭자, 당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진인(真人)이었소. 우리는 이삼 년 동안 알고 지냈는데 지금에서야 당신은 진면목을 드러냈구려. 그 정도의 인내심과 침착함은 실로 사람을 탄복하게 만들었소. 이 한 잔의 술이 설령 장이 뚫리는 독약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마셔야겠소."

紅衣大鳳冷冷道:⌜歐陽兄,大家都喝了輸的酒,你似是非喝不可,用不著給我面子了。⌟

홍의대봉이 냉랭하게 말했다.

"구양형, 다들 패자의 술을 마셨으니 당신이 마시지 않으면 안될 것 같군요. 내 체면을 세워줄 필요는 없어요."

歐陽俊未立刻喝酒,卻把酒杯迎著馬鵬一舉,道:⌜大夫,你是用毒的大行家,這酒中是否有毒,你應該很清楚了。⌟

구양준은 술을 바로 마시지 않고 술잔을 마붕을 향해 들어올리며 말했다.

"의원, 당신은 용독의 전문가인데 이 술 속에 독이 있는지 확실히 아실 거요."

馬鵬微微一笑,道:⌜自然是沒有毒,如果有毒,在下豈肯喝下。⌟

마붕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당연히 독이 없소. 만약 독이 있다면 내가 어찌 마셨겠소?"

他這一說,場中人大都放下了心,毒手郎中用毒之名,天下皆知,他說沒有毒,自然是不會有毒了。

그의 이 말에 장중의 사람들은 모두 마음을 놓았다. 독수랑장의 용독술의 명성은 천하가 다 안다. 그가 독이 없다고 말했으니 당연히 독이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歐陽俊道:⌜就是有毒,也不會只毒死我一個了。⌟

구양준이 말했다.

"설령 독이 있더라도 나 한 사람만 죽을 리도 없군."

紅衣大鳳眼看那歐陽俊喝乾了酒杯,才伸手取過盛放何首烏的錦盒,遞給了那青衫人,道:⌜恭喜朋友,你已贏得了這枚千年何首烏。⌟

홍의대봉은 구양준이 술잔을 비우는 것을 보더니 그제서야 손을 뻗어 하수오가 놓여진 금합을 집어 청삼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친구, 축하해요. 당신이 이 천년하수오를 따냈어요."

青衫人伸手接過,笑一笑,沒有多說一語,連一句稱謝話,也沒有說。

청삼인은 손을 뻗어 넘겨받았다. 한번 미소짓고는 한 마디 고맙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紅衣大鳳一揚柳眉兒,接道:⌜閣下運氣好得很,已取得神物,可以請便了。⌟

홍의대봉은 버들눈썹을 치켜올리며 말을 이었다.

"귀하는 운이 좋아 신물(神物)을 얻었으니 편한 대로 해도 좋아요."

突然間,下起了逐客令。

별안간 축객령(逐客令)을 내린 것이다.

膽叟朱奇,突然接道:⌜我們也可以走了吧!⌟

담수 주기가 돌연 입을 열었다.

"우리도 떠날 수 있겠군!"

紅衣大鳳道:⌜請便。⌟

홍의대봉이 말했다.

"편하신 대로 하세요!"

毒手郎中馬鵬,突然重重的咳了一聲,道:⌜諸位慢走!聽我馬某一言。⌟

독수랑중 마붕이 돌연 헛기침을 거듭 하더니 말했다.

"제위들 잠깐만! 나 마모의 말을 들어보시오."

青衫人本已抬動腳步,忽然又停了下來。

청삼인은 본래 발걸음을 떼었는데 문득 또 멈추었다.

頑童唐嘯冷冷說道:⌜老郎中,什麼事?⌟

완동 당소가 냉랭하게 말했다.

"늙어빠진 의원, 무슨 일이오?"

馬鵬道:⌜兄弟適才感覺到,咱們喝下去的酒,有些不對。⌟

마붕이 말했다.

"형제는 방금 전 느꼈는데 우리가 마신 술이 좀 심상치 않소."

譚雲道:⌜莫非酒中有毒?⌟

담운이 말했다.

"술 속에 독이 든 거 아니오?"

馬鵬道:⌜不錯,而且是很厲害的無形之毒,子不見午,午不見子,十二時中,內腑潰爛而死。⌟

마붕이 말했다.

"그렇소. 게다가 아주 무서운 무형지독(無形之毒)이오. 자시라면 정오를 보지 못하고 오시라면 자정을 보지 못하고 십이시 내에 내부(內腑)가 짓물러 죽게 되오."

因為,大家都無中毒的感覺,所以對馬鵬之言,疑信參半。

사람들은 중독된 느낌이 아무도 없었기에 마붕의 말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但聞紅衣大鳳格格一笑,道:⌜馬鵬,你是江湖上大大有名的用毒行家,但照小妹的看法,還算不得行家之稱。⌟

홍의대봉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마붕, 당신이 강호에서 용독의 대가라고 크게 이름이 났지만 소매가 보기에 전문가라고 불릴 수는 없군요."

馬鵬笑一笑,道:⌜姑娘,我作郎中的,如是無人中毒,無人生病,我吃什麼?所以,在下和姑娘的看法一樣,中毒的人越多越好。⌟

마붕이 웃으며 말했다.

"낭자, 나는 의원이오. 만일 중독된 사람이 없고 병이 난 사람이 없다면 내가 무얼 먹고 살겠소? 그래서 나는 낭자의 견해와 마찬가지로 중독된 사람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오."

大鳳道:⌜那無形之毒,是一種獨特配方,除了對症的解藥之外,別人無治解救。⌟

대봉이 말했다.

"그 무형지독은 일종의 독특하게 조제된 것이라 증상에 맞는 해약 말고는 다른 사람이 치료해서 구해낼 수 없어요."

馬鵬道:⌜那是姑娘的看法,但區區麼,卻又有解毒之能。⌟

마붕이 말했다.

"그건 낭자의 생각이오. 하지만 나에게는 해독할 능력이 있다오."

大鳳道:⌜你信口胡說!⌟

대봉이 말했다.

"당신은 되는 대로 터무니 없는 말을 하는군요!"

馬鵬道:⌜姑娘,這是立竿見影的事,不能胡吹,姑娘不信麼,咱們就來試驗一下。⌟

마붕이 말했다.

"낭자, 이건 즉시 효과가 나타나기에 근거없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일이오. 낭자가 믿지 않는다면 우리 한번 시험해봅시다."

大鳳道:⌜好,你選一個人,咱們當場求證一下。⌟

대봉이 말했다.

"좋아요. 당신은 한 사람을 고르세요. 우리 당장 증명해봅시다."

馬鵬道:⌜在下選一個人,姑娘一定同意麼?⌟

마붕이 말했다.

"내가 한 사람을 고르면 낭자는 동의하겠소?"

大鳳目光轉動,瞧了楊晉一眼,道:⌜這個人年紀太老,如是無形毒藥要發作,他可能是首先遇難之人,你就拿他試驗吧!⌟

대봉은 눈길을 돌려 양진을 쳐다보고는 말했다.

"이 사람은 나이가 너무 늙어서 무형지독이 발작한다면 가장 먼저 어려움을 당할 가능성이 있어요. 당신은 그를 시험하세요!"

她話呈現的客氣,但言下之意,無疑是說此人年老無名,不關緊要。

그녀는 그 말은 예의바른 말이었지만 그 속뜻은 의심의 여지없이 이 사람이 늙고 무명이라 그리 중요치 않아 상관없다는 말이었다.

馬鵬目光停注在楊晉的臉上打量了一陣,突然放聲一笑,道:⌜諸位聽著,這酒中是被混入了一種無色無味的奇毒,不論是內功如何精深,也無法和這奇毒抗拒,諸位如是不信,不妨運氣一試。⌟

마붕은 시선은 양진의 얼굴에 멈춘 채 한동안 훑어보더니 돌연 소리내어 웃었다.

"제위들은 들으시오. 이 술 속에는 일종의 무색무미한 기독이 섞여있어 내공이 얼마나 정심하든 기독에 항거할 수 없소. 제위들이 믿지 않는다면 운기하여 시험해보아도 무방하오."

在場之人眼看紅衣大鳳也喝下一杯,心中想到這酒中含毒一事,不大可能,但喝酒之時,仍然很用心的查看了一陣,酒色不見異樣,酒味如常,所以,都未拒飲。 但馬鵬一番話,使群豪疑念頓生,各自運氣一試,臉色立刻大變。原來,運氣一試,果然都覺出內腑大為異常,果然是中了奇毒。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홍의대봉도 한 잔을 마시는 것을 보았기에 마음 속으로는 술 속에 독이 들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술을 마실 때에도 여전히 아주 주의깊게 보았으나 술색깔에 다른 점이 보이지 않았고 술맛도 흔한 술과 같았다. 그래서 다들 마시기를 거부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마붕의 이 말에 군호들은 의심이 생겨서 각자 운기하여 시험해보니 낯빛이 즉시 크게 변했다. 원래 운기하여 한번 시험해보니 과연 내부가 평상시와 다른 것이 과연 기독에 중독되었음을 알아차렸다.

頑童唐嘯微微一笑,道:⌜老哥哥,咱們真的中毒了。⌟

완동 당소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형님, 우리는 정말 중독되었군요."

膽叟朱奇道:⌜不錯啊,小兄弟,你看該怎麼辦?⌟

담수 주기가 말했다.

"그렇다. 소형제, 너는 어찌해야 한다고 보느냐?"

唐嘯道:⌜咱們先殺了四個丫頭,撈點本錢回來。⌟

당소가 말했다.

"우리는 먼저 네 명의 계집애들을 죽여서 본전을 건져야 합니다."

朱奇笑道:⌜好極,你動手吧!你如不成,老哥哥,我再出手!⌟

주기가 웃으며 말했다.

"아주 좋군. 네가 손을 쓰거라! 네가 안되면 늙은 형인 내가 다시 출수하마!"

唐嘯提起了閻王判,大步向前行去。

당소는 염왕판을 집어들더니 큰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毒手郎中馬鵬冷冷喝道:⌜住手。⌟

독수랑중 마붕이 냉랭하게 소리쳤다.

"잠깐."

唐嘯嘴裡嘖嘖幾聲,道:⌜馬郎中,你如有心憐香惜玉,不妨先替她們擋一陣。⌟

당소는 쯧쯧, 하며 혀를 몇 번 차더니 말했다.

"마의원, 여인네를 아까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먼저 일진으로 막아서도 무방하오." 

馬鵬冷冷道:⌜你如強行運氣,和人動手,毒性極可能提前發作,那是自尋死路了。⌟:

마붕이 냉랭하게 말했다.

"네가 억지로 운기하여 남과 싸운다면 독성의 발작을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 그건 스스로 죽을 길을 찾는 것이지."

唐嘯道:⌜那樣利害麼?⌟

당소가 말했다.

"그렇게 무섭소?"

馬鵬道:⌜不信你劈出一掌試試。⌟

마붕이 말했다.

"못믿겠다면 일 장을 쪼개어내어 시험해보아라."

唐嘯右手一揮,拍出一掌,一股強烈掌風,直飛過去。

당소가 우수를 휘둘러 일 장을 쳐내자 한 줄기 강렬한 장풍이 곧장 날아갔다.

同時,唐嘯也感覺到內心中抽動了一下,不禁一呆。

동시에 당소도 내부와 심장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느끼고 멍해짐을 금할 수 없었다.

膽叟朱奇道:⌜小兄弟啊!怎麼樣?⌟

담수 주기가 말했다.

"소형제! 어떤가?"

唐嘯道:⌜老哥哥,馬郎中說的不錯,咱們無法和人動手了。⌟

당소가 말했다.

"형님, 마의원의 말이 맞군요. 우리는 다른 사람과 싸울 수 없습니다."

紅衣大鳳笑一笑,道:⌜不錯,無形之毒,最忌運氣,一運氣,毒性乘虛攻入內腑。⌟

홍의대봉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무형지독은 운기하는 것을 가장 꺼린답니다. 일단 운기하면 독성이 빈틈을 타고 내부로 공격해 들어가지요."

譚雲道:⌜你自己喝了兩杯酒,比我們中毒更深了。⌟

담운이 말했다.

"당신 자신도 두 잔의 술을 마셨으니 우리보다 훨씬 깊이 중독되었소."

紅衣大鳳搖搖頭道:⌜我沒有中毒。⌟

홍의대봉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나는 중독되지 않았어요."

譚雲道:⌜為什麼?⌟

담운이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紅衣大鳳道:⌜因為,我先服用了解藥。⌟

홍의대봉이 말했다.

"왜냐하면 나는 먼저 해약을 복용했기 때문이지요."

譚雲冷哼一聲,道:⌜你早會計劃?⌟

담운이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는 말했다.

"당신은 진작에 계획을 했었군?"

大鳳道:⌜不錯,把你們這些人邀集在一起,已經費了很大的心機。⌟

대봉이 말했다.

"그래요. 당신들을 한 곳에 초청해서 모으느라 심기를 크게 소비했어요."

譚雲道:⌜你的目的何在呢?⌟

담운이 말했다.

"당신의 목적은 어디에 있소?"

紅衣大鳳道:⌜諸位飲下的毒酒是果,譚二公子這一動問,才是因?⌟

홍의대봉이 말했다.

"제위들이 독주를 마신 것이 결과라면 담이공자의 그 질문은 원인을 말씀하신 건가요?"

歐陽俊道:⌜咱們都希望知道原因何在,姑娘以千年何首烏,誘咱們飲下毒酒,目的已達,真正的用心何在?也可以說出來了。⌟

구양준이 말했다.

"우리는 모두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소. 낭자가 천년하수오로 우리가 독주를 마시게끔 유인했소. 목적을 이미 달성했으니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털어놓아도 될 것이오."

大鳳笑一笑,道:⌜其實麼?只不過敝上對諸位慕名很久,希望和諸位見面?⌟

대봉이 웃으며 말했다.

"사실대로 말할까요? 윗분께서 제위들의 명성을 오랫동안 앙모해왔기에 제위들을 만나보고 싶어하실 뿐이예요."

王召點點頭,道:⌜貴上是什麼人?現在何處?⌟

왕소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윗분은 누구요? 지금 어디에 있소?"

大鳳道:⌜什麼人,恕我無法奉告,諸位見到之後,自會知道,至於他住處麼?距此不遠,但也不近……⌟

대봉이 말했다.

"누군지는 내가 알려드릴 수 없음을 용서하세요. 제위들이 만나보면 자연 아실 거예요. 그분이 어디에 있는지는 여기서 멀지 않지만 가깝지도 않아요..."

譚雲冷笑一聲,接道:⌜姑娘,用不著我們這麼問下去吧!姑娘何不一口氣說個明白。⌟

담운이 냉소하더니 대꾸했다.

"낭자, 낭자가 한 마디도 명백하게 말하지 않으니 우리가 이렇게 물어볼 필요가 없군!"

大鳳笑一笑,道:⌜已經很明白了,敝上很希望和各位見面一談,所以,設計下這麼一個賭會,現在,諸位不幸的中了毒,只要能聽候小妹的安排,往見敝上,很快就取到解藥了。⌟

대봉이 웃으며 말했다.

"이미 아주 명백해요. 윗분께서는 여러분들을 만나서 한번 이야기하고 싶어하세요. 그래서 이렇게 도박판을 설계했답니다. 이제 제위들은 불행히도 중독이 되었으니 소매의 안배를 따라서 윗분을 만나러 가시면 금방 해약을 얻게 되실 거예요."

馬鵬哈哈一笑,道:⌜各位,如是不想聽大鳳姑娘的安排,還有一個法子,那就向我馬某人買解毒之藥?⌟

마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 대봉낭자의 안배를 따르고 싶지 않다면 또 하나의 방법이 있소. 그건 바로 나 마모에게 해독약을 사는 것이오."

歐陽俊一皺眉頭,道:⌜馬兄的開價,只怕是很驚人了?⌟

구양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마형은 엄청난 가격을 부를 것 같소만?"

馬鵬道:⌜化錢買命事,自然是要付點價錢了。⌟

마붕이 말했다.

"돈을 들여 목숨을 사는 일이니 당연히 값을 좀 지불해야 하오."

歐陽俊笑一笑,道:⌜馬兄,可否先把價錢開出來?⌟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마형, 우선 가격을 제시해보시겠소?"

王召道:⌜馬鵬,咱們來此赴約,未帶多少銀子,你用不著獅子大開口!⌟

왕소가 말했다.

"마붕, 우리는 이곳 약속장소로 오느라 은자를 얼마 가져오지 않았소. 당신은 터무니 없는 요구일랑 하지 마시오!"

馬鵬道:⌜馬某人這次給諸位解毒,分文不取……⌟

마붕이 말했다.

"마모는 이번에 제위들을 해독시켜주는데 한 푼도 받지 않겠소..."

歐陽俊接道:⌜有這等好事麼?⌟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게 좋은 일이 있을까?"

馬鵬道:⌜自然諸位要花銀子,不過,銀子不是給我,在下說不收就不收,諸位把銀子交給那位兄台,兄弟只要何首烏。⌟

마붕이 말했다.

"당연히 제위들은 은자를 들여야 하오. 그러나 은자는 나한테 주는 것이 아니오. 나는 받지 않겠다고 했으니 안받겠소. 제위들은 은자를 이분 형장에게 주시오. 형제는 오직 하수오만 필요하오."

王召道:⌜千年何首烏,名貴異常,只怕不是銀錢能夠買到?⌟

왕소가 말했다.

"천년하수오는 대단히 진귀하여 은전으로 살 수 없을 것 같소만?"

馬鵬道:⌜我想,銀子多一些,也許可以成交,這就要諸位和他談談了。⌟

마붕이 말했다.

"내 생각에 좀 많은 은자라면 아마 거래가 이루어질 수도 있소. 그건 제위들이 그와 이야기하시오."

青衫人突然微微一笑,道:⌜千年何首烏誠然名貴,但它最大的效用,也不過是保身救命,如是真有人解了眼下諸位身上之毒,在下決不吝惜。⌟

청삼인이 돌연 미소지으며 말했다.

"천년하수오가 진귀하기는 하지만 그것의 가장 큰 효용은 보신(保身)과 구명(救命)에 불과하오. 만일 제위들 몸의 독을 정말 제거할 사람이 있다면 나는 결코 내놓기를 아까워하지 않겠소."

馬鵬道:⌜老弟,話可不能這麼說啊!⌟

마붕이 말했다.

"노제, 말을 그렇게 해서는 안되지!"

青衫人笑道:⌜在下說出來了,自然是言出必踐。⌟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말했으니 당연히 반드시 지키겠소."

馬鵬道:⌜那很好,咱們直接的談談交易吧!⌟

마붕이 말했다.

"그거 아주 잘됐군. 우리 직접 거래를 담판지읍시다!"

青衫人道:⌜沒有什麼好談的,你只要能解去他們六位身上之毒,在下立刻就奉上這枚千年何首烏。⌟

청삼인이 말했다.

"무슨 담판이랄 것도 없소. 당신이 그들 여섯 명 몸 속의 독을 제거해주기만 한다면 나는 즉시 이 천년하수오를 바치겠소."

馬鵬道:⌜果真如此麼?⌟

마붕이 말했다.

"정말 그렇게 할 테요?"

青衫人道:⌜大丈夫一言如山,如何能夠更改?⌟

청삼인이 말했다.

"대장부의 일언은 산과 같소. 어떻게 바꿀 수 있겠소?"

馬鵬淡淡一笑,道:⌜閣下很豪邁,不過,話說的太輕鬆了,很難叫人相信。⌟

마붕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귀하은 아주 호탕하시군. 그러나 말을 너무 손쉽게 해서 믿기가 어렵소."

青衫人道:⌜你信也得信,不信也得信。⌟

청삼인이 말했다.

"믿기지 않아도 믿어야 하오."

馬鵬道:⌜這麼辦吧!你先把何首烏交給我,我立刻替他們療治毒傷。⌟

마붕이 말했다.

"이렇게 합시다! 당신은 먼저 하수오를 나한테 넘겨주시오. 나는 즉시 그들의 독상을 치료하겠소."

青衫人笑一笑,道:⌜如是你無法療治好他們的毒傷呢?⌟

청삼인이 웃더니 말했다.

"만일 당신이 그들의 독상을 치료 못한다면?"

馬鵬道:⌜原物奉還。⌟

마붕이 말했다.

"원래대로 돌려주겠소."

青衫人道:⌜話是你說的。希望你能夠遵守信約。⌟

청삼인이 말했다.

"당신이 한 말이니 약속을 지키기를 바라겠소."

緩緩把何首烏,遞了過去。

천천히 하수오를 건네주었다.

這一下,倒是大大的出了意料之外,連那毒手郎馬鵬,也是有些意外,怔了一怔,才伸出手去。

이렇게 되자 크게 예상에서 벗어났다. 그 독수랑중 마붕 조차도 좀 의외여서 멍하니 있다가 그제서야 손을 내밀었다.

青衫人笑一笑,道:⌜馬大夫,如是你不願交還何首烏,又醫不好他們的毒傷,在下是否可以出手奪取?⌟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마의원, 만일 당신이 하수오를 되돌려 주고 싶지 않고 또 그들의 독상을 치료할 수 없다면 내가 출수하여 뺏았아도 되겠소?"

馬鵬道:⌜自然可以,如是在下療好這些人的毒傷呢?⌟

마붕이 말했다.

"당연히 그래도 되오. 만일 내가 이들의 독상을 치료한다면?"

青衫人道:⌜這枚何首烏就歸你所有了。⌟

청삼인이 말했다.

"그 하수오는 당신 소유가 되오."

馬鵬微微一笑,道:⌜好!咱們就這樣一言為定了。⌟

마붕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좋소! 우리 그렇게 하기로 합시다."

青衫人一鬆手,把何首烏交到了馬鵬的手中。

청삼인은 손을 놓아 하수오를 마붕의 수중으로 넘겼다.

馬鵬把何首烏收好之後,才微微一笑,道:⌜那一位先來。⌟

마붕은 하수오를 잘 거둔 뒤 비로소 미소지으며 말했다.

"어느 분이 먼저 오시겠소?"

紅衣大鳳始終不信那馬鵬能解這無形之毒,所以,一直十分安心。

홍의대봉은 처음부터 마붕이 무형지독을 제거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그래서 줄곧 십분 안심하고 있었다.

笑一笑,接道:⌜咱們講好的,先替這位老丈治療!⌟

웃으며 말했다.

"저분 노인장을 먼저 치료하기로 이야기했었지요!"

馬鵬回頭望望那青衫長髯,見那長髯人沒有反對的意思,點頭說道:⌜好!就先拿這位老丈試試?⌟

마붕이 청삼인을 돌아보니 아무런 반대 의사가 보이지 않는지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소! 먼저 저분 노인장을 한번 시험해보겠소."

那青衫人贏得了千年何首烏是場中唯一沒有飲下毒酒的人,照常情而論,他只要拿著何首烏離開就是,但他卻一反常情,竟然肯把千年何首烏,交給毒手郎中馬鵬,換回所有中毒人的性命。

천년하수오를 따낸 그 청삼인은 장중에서 유일하게 독주를 마지지 않은 사람이었다. 상식으로 비추어본다면 그는 하수오를 가지고 떠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는 상식에 반하여 놀랍게도 하수오를 독수랑중 마붕에게 주어 모든 중독된 사람의 목숨과 바꾸려하는 것이다.

楊晉暗暗提一口氣,向前行了兩步,道:⌜馬大夫,可是想要在我身上試驗麼?⌟

양진은 암암리에 한 모금 진기를 끌어올리고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가서 말했다.

"마의원은 내 몸에 시험해볼 작정이구려?"

馬鵬笑一笑,道:⌜大姑娘選中了你?⌟

마붕이 웃더니 말했다.

"대낭자가 당신을 골랐소."

楊晉道:⌜那是因為在下老邁無名,所以,被選作試驗了。⌟

양진이 말했다.

"그건 내가 늙고 무명이기 때문이오. 그래서 시험에 선택된 것이오."

馬鵬微微一笑道:⌜大鳳姑娘怎麼想,在下不知道。⌟

마붕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봉낭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내가 알지 못하오."

楊晉已然行到了馬鵬的身前,笑道:⌜大夫,萬一你失了手,傷害了我的軀體,也不要緊,你儘管下手就……⌟

양진은 이미 마붕의 앞까지 걸어와서 웃으며 말했다.

"의원, 만일 당신이 실수하여 내 몸을 상하게 하더라도 괜찮소. 당신은 얼마든지 손을 쓰시오..."

馬鵬接道:⌜怎麼?你只有一個人。⌟

마붕이 말했다.

"뭣이? 당신은 홀몸이구려."

楊晉道:⌜在下孤苦伶仃,那位兄台,願意獻出千年何首烏,換諸位之命,在下願以身試試你解毒之能。⌟

양진이 말했다.

"나는 의지할 데 없는 외로운 신세요. 저분 형장이 천년하수오를 내놓고 제위들의 목숨과 바꾸려하니 나는 이 한 몸으로 당신의 해독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소."

馬鵬冷冷說道:⌜也許還有別的原因。⌟

마붕이 냉랭하게 말했다.

"어쩌면 또 다른 이유가 있겠지."

右手一揮,四枚金針,分別刺入了楊晉雙肩、前胸的穴道之中,頓然間,楊晉有一種感覺,雙臂受刺,全身的力量,無法用出。

우수를 휘두르자 네 개의 금침이 양진의 두 어깨, 가슴의 혈도에 나누어 파고들었다. 문득 양진은 두 팔이 찔리며 전신의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毒手郎中打開藥箱,取出三個玉瓶,倒出三種顏色不同的藥物道:⌜閣下張開口。⌟

독수랑중은 약상자를 열더니 세 개의 옥병을 꺼내어 세 가지의 색깔이 서로 다른 약물을 쏟아내더니 말했다.

"귀하는 입을 벌리시오."

楊晉無法看到那馬鵬金針刺入他的什麼穴道,但雙肩、雙臂上的力道,已然無法用出。但可以張開嘴巴。馬鵬把三粒藥物,盡都投入了楊晉的口中,右手一揮,輕輕在楊晉背上拍了一掌,三粒藥丸,盡都滾入了楊晉的腹中。

양진은 마붕의 금침이 그의 무슨 혈도를 찔렀는지 볼 수가 없었지만 두 어깨, 두 팔은 이미 힘을 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입을 벌릴 수는 있었다. 마붕은 세 알의 약물을 모두 양진의 입속에 털어넣고는 우수를 휘둘러 가볍게 양진의 등을 일 장으로 쳤다. 세 알의 환약은 모두 양진의 뱃속으로 굴러들어갔다.

馬鵬拔出了楊晉身上四枚金針,道:⌜你去坐息一下,運氣把身上的劇毒逼出來。⌟

마붕은 양진 몸의 네 개 금침을 뽑아내고는 말했다.

"가서 좌식(坐息)하시오. 운기하여 몸의 극독을 몰아내시오."

楊晉活動了一下雙臂,道:⌜好了麼?⌟

양진은 두 팔을 한번 움직여보고 말했다.

"다 된 거요?"

馬鵬道:⌜好啦!不過,還要看你修行如何了,你如是內功精深,只要片刻工夫,就可以把體內的劇毒逼出。⌟

마붕이 말했다.

"다 됐소! 그러나 당신의 수행이 어떠한 가에 달려소. 당신의 내공이 정심(精深)하다면 잠깐 동안에 체내의 극독을 몰아낼 수 있소."

楊晉道:⌜如是把體內劇毒逼出來,那就算完全好了麼?⌟

양진이 말했다.

"만일 체내의 극독을 몰아낸다면 완전히 나은 것이라 할 수 있소?"

馬鵬道:⌜自然是完全好了,毒手郎中之名,豈是讓人白叫的麼?⌟

마붕이 말했다.

"당연히 완전히 치료된 거요. 독수랑중이라는 이름이 어찌 헛되이 불리겠소?"

楊晉笑一笑,行到船艙一角閉目而坐,運氣調息。全場中人的目光,都投注楊晉的身上,等候他的反應。燈火輝煌的四鳳舫中,突然間,靜的聽不到一點聲息。

양진은 웃고는 선창의 한 쪽 구석으로 걸어가서 눈을 감고 앉아 운기조식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양진에게 던져진 채로 그의 반응을 기다렸다. 등화가 휘황한 사봉방 안은 별안간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大約等了一盞茶工夫之久,楊晉突然站起了身子,道:⌜馬大夫,你的醫術很靈。⌟

대략 한 잔의 차를 마신 시간을 기다리자 양진이 돌연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마의원, 당신의 의술은 아주 영험하구려."

馬鵬微微一怔,道:⌜你已經逼出了體內的劇毒了。⌟

마붕이 약간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당신은 이미 체내의 극독을 몰아냈군"

楊晉道:⌜不錯。⌟

양진이 말했다.

"그렇소."

馬鵬點點頭,道:⌜大鳳姑娘,你好像看走了眼。⌟

마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봉낭자, 당신은 눈이 삔 듯 하구려."

紅衣大鳳道:⌜唉!人不可貌相,但更可怕的是你真能解去這無形之毒。⌟

홍의대봉이 말했다.

"후!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되는군요. 하지만 더욱 두려운 것은 당신이 정말 무형지독을 없애버릴 수 있다는 사실이예요."

馬鵬道:⌜姑娘智者千慮,必有一失,你們不該把我也請到四鳳舫來。⌟

마붕이 말했다.

"낭자, 지자천려(智者千慮), 필유일실(必有一失)이라고 했소. 당신들은 나를 사봉방에 부르지도 말았어야 했소."

大鳳一擺頭,道:⌜馬鵬,你已經取到了千年何首烏,現在可以走了。⌟

대봉이 머리를 흔들더니 말했다.

"마붕, 당신은 이미 천년하수오를 얻었으니 이제 떠나도 좋아요."

馬鵬回顧了那青衫人一眼道:⌜這銀……⌟

마붕이 청삼인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건..."

大鳳接道:⌜你只管走!如果有人攔阻你,有我們姊妹替你擋住。⌟

대봉이 말을 이었다.

"당신은 얼마든지 떠나세요! 만약 당신을 가로막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자매들이 막아주겠어요."

馬鵬道:⌜話是不錯……⌟

마붕이 말했다.

"말은 그렇지만..."

青衫人淡淡一笑,道:⌜馬鵬,咱們約好的事,希望你能夠遵守。⌟

청삼인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마붕, 우리가 약속한 것을 지킬 수 있기를 바라오."

大鳳冷冷接道:⌜你閣下本是事外人,何以故意跳入是非中?⌟

대봉이 냉랭하게 말을 받았다.

"귀하 당신은 본래 상관없는 사람인데 왜 의도적으로 시비(是非)에 뛰어드시나요?"

青衫人淡淡一笑,道:⌜姑娘,我們既能同此一賭,那也是一種緣份,在下何忍看著這些有緣人,同時死於奇毒之下。⌟

청삼인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낭자, 우리가 이왕 여기서 함께 도박을 했으니 그것도 일종의 인연이오.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동시에 기독하에서 죽어가는 것을 내가 어떻게 차마 지켜볼 수 있겠소?"

大鳳道:⌜你怎麼知道他們會死?⌟

대봉이 말했다.

"당신은 그들이 죽으리라는 것을 어떻게 아시나요?"

青衫人道:⌜中了毒,而無解救之藥,自然是非死不可了。⌟

청삼인이 말했다.

"중독되었고 구할 수 있는 약이 없으니 당연히 죽지 않으면 안되겠지."

大鳳道:⌜他們只要肯聽命行事,任何人都死不了。⌟

대봉이 말했다.

"그들이 명에 따라 시키는 일을 하기만 하면 누구도 죽지 않아요."

青衫人道:⌜至少身中奇毒,會是件很不舒服的事,再說……⌟

청삼인이 말했다.

"적어도 몸 속에 기독이 있으니 아주 불편한 일이오. 다시 말해..."

大鳳接道:⌜再說什麼?⌟

대봉이 대꾸했다.

"다시 말해서 뭔가요?"

青衫人道:⌜在下也不相信能夠帶著這枝何首烏平安離開。⌟

청삼인이 말했다.

"나는 이 하수오를 가지고 무사히 떠날 수 있다고도 믿지 않소."

大鳳道:⌜你這是什麼意思?⌟

대봉이 말했다.

"당신 그게 무슨 의미죠?"

青衫人道:⌜這枚何首烏既然不假,所以,就很名貴了,這樣名貴的東西,姑娘怎肯輕易送人……⌟

청삼인이 말했다.

"이 하수오가 이왕 가짜가 아니므로 아주 진귀하오. 이렇게 진귀한 물건을 낭자가 어찌 쉽사리 남한테 줘버리겠소..."

哈哈一笑,接道:⌜何況,你姑娘也作不了主,你不過是一個奉命行事的小可憐罷了?⌟

하하,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물며 낭자 당신은 결정권도 없소. 당신은 명을 받아 일을 하는 가련한 신세일 따름이오."

大鳳道:⌜你是誰?⌟

대봉이 말했다.

"당신은 누구죠?"

青衫人道:⌜我就是我,姑娘用不著問我姓名、身份,我不告訴你,不論用什麼方法,也問不出來。⌟

청삼인이 말했다.

"나는 나요.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을 테니 낭자는 나의 성명, 신분을 물을 필요 없소. 무슨 방법을 쓰든 캐내지 못하오."

馬鵬點點頭道:⌜閣下一言提醒夢中人,他們在這四鳳舫外,定然佈置著重重的埋伏,決不會讓人帶走這枚何首烏了。⌟

마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귀하의 한 마디가 잠에 취한 사람을 깨우는구려. 그들이 이 사봉방 밖에 겹겹의 매복을 설치했음이 틀림없소. 결코 이 하수오를 가지고 떠나게끔 하지 않을 것이오."

青衫人淡然說道:⌜在下只是一種揣測,信不信那是你的事了。⌟

청삼인이 담연하게 말했다.

"단지 추측일 뿐이오. 믿기 안믿고는 당신 일이오."

馬鵬道:⌜就目下情形看,我非得為他們治療好毒傷不可了。⌟

마붕이 말했다.

"목하 정황으로 보자면 내가 그들의 독상을 치료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려."

紅衣大鳳道:⌜馬鵬,我本來不信你能醫好無形之毒……⌟

홍의대봉이 말했다.

"마붕, 나는 본래 당신이 무형지독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어요..."

馬鵬接道:⌜現在,姑娘相信了麼?⌟

마붕이 말을 받았다.

"이제 낭자는 믿으시오?"

大鳳道:⌜相信了,不過,你不可能再替他們醫毒了。⌟

대붕이 말했다.

"믿어요. 그러나 당신은 더이상 그들의 독상을 치료할 수 없어요."

馬鵬道:⌜姑娘要出手阻止?⌟

마붕이 말했다.

"낭자는 출수하여 저지하려는 거요?"

大鳳道:⌜除我之外,還有很多別的人!⌟

대봉이 말했다.

"나 말고도 또 많은 다른 사람들이 있지요!"

馬鵬道:⌜什麼人?⌟

마붕이 말했다.

"누구요?"

大鳳道:⌜我們四鳳之外,至外還七八位武林高手。⌟

대봉이 말했다.

"우리들 사봉 외에 밖에는 또 칠팔 명의 무림고수가 있답니다."

譚雲冷冷說道:⌜姑娘安排了這多人手,為什麼不先光明的放手一戰,如是咱們敗的心服,自然會聽姑娘吩咐,暗中用毒,豈是大丈夫的行徑。⌟

담운이 냉랭하게 말했다.

"낭자가 안배한 많은 사람들은 왜 먼저 광명정대하게 일전을 벌이지 않소? 만일 우리가 패하여 마음으로 승복한다면 자연 낭자의 분부를 따를 텐데 암중으로 독을 쓰다니 어찌 대장부의 길이라 하겠소?"

大鳳道:⌜我本來就是女流之輩,談不上什麼大丈夫!⌟

대봉이 말했다.

"나는 본래 여류지배(女流之輩)이니 무슨 대장부를 입에 올리지 마세요!"

笑一笑,青衫人緩緩說道:⌜馬大夫,你相信我的話麼?⌟

청삼인은 한번 웃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마의원, 당신은 내 말을 믿소?"

馬鵬道:⌜閣下豪氣感人,在下十分敬佩。⌟

마붕이 말했다.

"귀하의 호기는 사람을 감동시켰소. 나는 십분 감탄하오."

青衫人道:⌜如是有人出手,在下替你抵擋,你只管替他們治療傷勢。⌟

청삼인이 말했다.

"만일 출수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막아주겠소. 당신은 얼마든지 그들의 상세를 치료하시오."

馬鵬似是被那青衫人的豪情氣概震懾,緩緩說道:⌜先替那位治療?⌟

마붕은 그 청삼인의 호탕한 기개에 겁을 집어먹은 듯 했다. 천천히 말했다.

"먼저 어느 분을 치료하면 되겠소?"

青衫人回顧了譚雲一眼,道:⌜先替譚二公子治療吧!⌟

청삼인은 담운을 돌아보며 말했다.

"먼저 담이공자를 치료하시오!"

頑童唐嘯冷冷的望了青衫人一眼,道:⌜老哥哥,看來咱們哥倆個的名氣,比起譚家寨來,還要差了一截。⌟

완동 당소가 냉랭하게 청삼인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형님, 보아하니 우리 두 형제들의 명성은 담가채에 비해서 아직 차이가 나는군요."

青衫人微笑不語。

청삼인은 미소지으며 말이 없었다.

譚雲卻是氣往上撞的說道:⌜膽叟,頑童之名雖然十分響亮,只怕也未必能蓋過譚家寨。⌟

담운은 화가 복받쳐서 말했다.

"담수, 완동의 명성이 비록 십분 울려퍼지고 있지만 담가채를 뒤덮을 수는 없을 것이다."

青衫人淡淡一笑,道:⌜譚兄,療傷要緊。⌟

청삼인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담형, 상세를 치료하는 것이 급하오."

膽叟朱奇道:⌜小兄弟,你瞧到沒有,人家是誠心藐視咱們啊!⌟

담수 주기가 말했다.

"소형제, 너는 진심으로 우리를 경시하는 사람은 없다고 보는구나." (애매함..)

唐嘯道:⌜老哥哥說的是,人在屋簷下,怎能不低頭,咱們身上中的有毒,人家自然是不害怕了。⌟

당소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처마 밑에서 어찌 고개를 낮추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중독되었으니 사람들이 자연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青衫人臉上仍然是帶著笑容,道:⌜兩位身上的毒,也會醫好,我如是兩位,一定等解了身上毒,才敢口不饒人?⌟

청삼인은 얼굴에 여전히 웃음기를 띤 채 말했다.

"두 분 몸의 독도 치료할 거요. 내가 만일 두 분이라면 몸의 독이 제거되기를 기다렸다가 비로소 욕을 하겠소만?"

唐嘯一皺眉頭,欲言又止。原來,他忽然想到那青衫人說的十分有理。

당소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었다. 원래 그는 그 청삼인의 말이 십분 일리가 있다고 문득 느꼈던 것이다.

譚雲緩步行到了馬鵬身前,馬鵬一揚手四枚金針,刺入了譚雲穴道。金針認穴,竟然不用出手細找,這馬鵬的武功,也算得高明了。

담운은 천천히 걸어서 마붕의 앞에 도착했다. 마붕은 손을 떨쳐 네 개의 금침을 담운의 혈도에 찔러넣었다. 금침은 혈도를 알고 있는 듯 했다. 손을 내밀어 자세히 찾을 필요가 없었다. 이 마붕의 무공도 고명하다고 할 수 있었다.

就在馬鵬揚手,施針的同時,青衫人,也突然一揚右手。道:⌜連連暗施詭計,不覺著可恥麼?⌟

마붕이 손을 떨쳐 침을 놓는 것과 동시에 청삼인도 돌연 우수를 떨치며 말했다.

"몰래 연이어 궤계(詭計)를 펼치다니 부끄럽다고 느끼지 않소?"

右手張開,五枚銀針,落在木案之上。看那出手的方位,那銀針分明是奔向馬鵬,如是不被青衫人中途接著,馬鵬在同時施針時,應變不及,定為銀針所傷。

우수를 벌리자 다섯 개의 은침이 나무책상 위로 떨어졌다. 출수한 방위로 보아 그 은침은 분명히 마붕을 향해 날아온 것이었다. 만일 청삼인이 도중에 받아내지 않았다면 침을 놓던 마붕은 미처 임기응변하지 못하여 은침에 부상을 입었을 것이 틀림없었다.

楊晉忽然大步行了過來,站在馬鵬一側道:⌜在下為馬大夫護法。⌟

양진이 문득 성큼성큼 걸어와서 마붕의 곁에 서더니 말했다.

"내가 마의원을 위해 호법을 서리다."

艙中四鳳,人人未動,那針竟不知是何人發出。只有那青衫人看的明白,銀針從一處艙門射出。但他亦未點破。

선창 안의 사봉은 한 사람도 움직이지 않았기에 그 침이 누가 발출한 것인지 알지 못했다. 오직 그 청삼인이 명백히 보았는데, 은침은 선창 문에서 쏘아져 나왔다. 하지만 그는 폭로하지 않았다.

大鳳目睹那青衫人能一手接住了五枚毒針,而手未受傷。接鏢、接箭已然不易,伸手能接住五枚銀針,的是難中之難了。這時舫中之人,才發覺這青衫人不簡單,武功、機智,無不超人一等。

대봉은 그 청삼인이 한 손으로 다섯 개의 독침을 받아냈고 손에 부상을 입지도 않은 것을 목도했다. 표(鏢)를 받아내거나 화살을 받아내기도 쉽지 않은데 손을 뻗어 다섯 개의 은침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은  어려운 일 중에 어려운 일이다. 이때 배 안의 사람들은 비로소 이 청삼인이 간단하지 않으며 무공, 기지 어느 것 하나 한 단계 초월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발견했다.

但聞大鳳尖聲叫道:⌜住手。⌟

대봉이 뾰족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손을 멈춰요."

馬鵬不照大鳳的呼叫,取出一粒藥物,投入譚雲口中。大鳳飛身而起,手中寒芒一閃,已多了一把匕首,直對馬鵬刺去。

마붕은 대봉의 외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 알의 약물을 꺼내어 담운의 입 속에 넣었다. 대봉이 몸을 날렸다. 수중에 한망이 번뜩이는 것이 이미 비수를 쥐고 곧장 마붕을 찔러갔다.

楊晉一側身,右手閃電而出,直向大鳳右腕上扣,左手也同時拍出一掌。他武功不弱,左手拍出的掌力,帶起一股勁風。大鳳吃掌力一逼,又要閃避右手臂,猛然一提氣,向上翻去。這四鳳舫能有多高,大鳳一翻身,撞上了木板。飛撲躍縱,全憑一口氣,這意外一撞,立時真氣提聚不住,向下落來。

양진이 몸을 틀며 우수를 섬전같이 내밀어 그대로 대봉의 오른 손목을 나꿔채가며 좌수도 동시에 일 장을 쳐냈다. 그의 무공은 약하지 않았다. 좌수로 쳐낸 장력은 한 줄기 억센 바람을 동반했다. 대봉은 장력의 압박을 받았고 또 오른팔을 피해야 했다.맹렬히 진기를 끌어올려 위로 공중제비를 돌았다. 이 사봉방이 얼마나 높겠는가? 대봉이 공중제비를 돌자 목판에 부딪히고 말았다. 전적으로 한 모금 진기에 의지해 날아올라 덮쳐가는데 이 의외의 충돌에 즉시 진기가 이어지지 않아 아래로 떨어져내렸다.

青衫人突然一手,一股力道迎了過去,竟然把大鳳送回原位。這種收發自如,控制隨心的內功,成就實已到了駭人之境。外人還感覺不出什麼,但身受的大鳳,卻是大感驚震不止。原來,那一迎之力,不但消了那下落之勁勢,而且和緩的捧著她的身值,送回原來席位之上。這種收發自如,控制隨心的內功,成就實已到了駭人之境。大鳳在原位坐下,心中餘悸猶存,呆呆地望著那青衫人,說不出一句話來。

청삼인이 돌연 손을 쓰자 한 줄기 힘이 맞이해가서 대봉을 원래 자리로 보내버렸다. 이렇게 수발을 자유자재로 하여 마음먹은 대로 내공을 공제할 수 있는 성취는 실로 사람을 경악케 하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지만 직접 겪은 대봉은 크게 놀라서 떨림이 그치지 않았다. 원래 그 맞이해간 힘은 떨어지는 힘과 기세를 없애버렸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몸을 수직으로 편안하게 떠받쳐 원래의 자리로 보냈던 것이다. 

이렇게 수발을 자유자래로 하며 마음먹은 대로 공제할 수 있는 내공은 성취가 이미 사람을 경악하게 하는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대봉은 원래 자리에 앉았다. 마음 속에 아직 남아있는 공포로 인해 멍하니 그 청삼인을 바라보며 한 마디 말도 내뱉지 않았다.

青衫人臉上不見笑意,也無得意之色,淡淡的說道:⌜在下不希望鬧出命案,也不希望鬧出流血慘劇。⌟

청삼인은 얼굴에 웃음이 보이지 않았고 득의한 기색도 없이 담담히 말했다.

"나는 살인사건이 벌어지기를 바라지 않으며 유혈이 낭자한 참극이 벌어지기도 바라지 않소."

大鳳道:⌜你究竟是什麼人?報個名號出來!⌟

대봉이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군가요? 명호(名號)를 알려주세요!"

青衫人道:⌜我就是我!隨便你怎麼稱呼就是,用不著通名報姓了。⌟

청삼인이 말했다.

"나는 나요! 당신이 어떻게 부르든 편한대로 하면 그만이오. 통성명을 할 필요는 없소."

大鳳道:⌜你不敢報出姓名,是麼?⌟

대봉이 말했다.

"당신은 감히 성명을 털어놓지 못하는군요?"

青衫人道:⌜無所謂敢不敢,姑娘也不用想辦法激我。⌟

청삼인이 말했다.

"감히 못한다고 할 건 아니오. 낭자는 나를 격동시킬 방법을 궁리하지 마시오."

大鳳暗暗嘆了一口氣,忖道:⌜這個人很難對付。⌟

대봉은 암암리 탄식하고는 곰곰히 생각했다.

'이 사람은 상대하기 아주 어렵구나.'

只見譚雲緩緩站起了身子,望了馬鵬一眼,又望望青衫人一抱拳,道:⌜多謝相救。⌟

담운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마붕을 바라보고는 또 청삼인을 바라보며 포권하더니 말했다.

"구해주심에 감사드리오."

青衫人道:⌜不用了。⌟

청삼인이 말했다.

"됐소."

譚雲緩緩向大鳳行了過去,雙目中殺機隱隱。

담운이 천천히 대봉을 향해 걸어가는데 두 눈에는 살기가 은은했다.

青衫人輕輕咳了一聲,道:⌜譚兄……⌟

청삼인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담형..."

譚雲回過頭,道:⌜閣下有什麼吩附?⌟

담운이 고개를 돌려 말했다.

"귀하는 무슨 분부가 있으시오?"

青衫人道:⌜四鳳姑娘,都是受人迫害的可憐虫,用不著和她們一般見識。⌟

청삼인이 말했다.

"네 봉낭자는 모두 박해를 받는 가련한 사람들이오. 그녀들과 똑같이 굴지 마시오."

譚雲道:⌜打了小的,老的才會出頭。⌟

담운이 말했다.

"어린 놈을 패야 늙은 것이 머리를 내밀 것이오."

青衫人笑一笑,道:⌜用不著,譚兄,請注意這四鳳舫中,另外有幕後人物,我想,他就要出來了。⌟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됐소. 담형, 이 사봉방 안에 따로 막후인물이 있음에 주의해 주시오. 내 생각에 그가 나오려 하고 있소."

譚雲啊了一聲,道:⌜當真麼?⌟

담운이 아, 하더니 말했다.

"정말이오?"

青衫人道:⌜譚兄,如果不相信,不妨再稍候片刻。⌟

청삼인이 말했다.

"담형, 만약 믿지 못하겠다면 잠깐 더 기다려봐도 괜찮소."

但聞嗤的一聲,艙門大開,一個全身黑衣,又瘦又矮的人緩步行了出來,道:⌜用不著等候了……⌟

쳇,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선창 문이 크게 열리며 한 명의 전신에 흑의를 입었으며 수척하고 왜소한 사람이 느린 걸음으로 걸어나와서 말했다.

"기다릴 필요 없다..."

語聲微微一頓,道:⌜馬鵬,你識得區區麼?⌟

잠시 멈추었다 말했다.

"마붕, 너는 나를 아느냐?"

馬鵬呆了一呆,道:⌜血掌林方。⌟

마붕이 멍해져서 말했다.

"혈장(血掌) 임방(林方)."

林方冷笑一聲,道:⌜不錯,你膽子不小……⌟

임방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그렇다. 너의 담은 작지 않구나..."

馬鵬臉色大變,緩緩說道:⌜在下不知道是林兄主持其事……⌟

마붕은 안색이 대변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나는 임형이 이 일을 주지하는지 몰랐소..."

林方接道:⌜現在,你知道了……⌟

임방이 말했다.

"이제 너는 알았지..."

馬鵬道:⌜是,現在兄弟知道了,決不會和林兄作對。⌟

마붕이 말했다.

"그렇소. 이제 형제가 알았으니 결코 임형과 대적하지 않겠소."

林方道:⌜好吧……你已經救了兩個人,一個是我們同意,和你無關,另一個,是你擅自醫好他身中奇毒,這就由你負責對付他了。⌟

임방이 말했다.

"좋아... 너는 이미 두 사람을 구했는데 한 명은 우리가 동의했으니 너와 무관하다. 다른 한 명은 네가 멋대로 그의 몸 속 기독을 치료했다. 지금 바로 네가 책임지고 그를 처치해라."

馬鵬道:⌜林兄說的是︱︱⌟

마붕이 말했다.

"임형의 말은..."

譚雲突然轉過頭來,望了林方一眼道:⌜聽說血掌能傷人於三尺之外,不知是真是假?⌟

담운이 돌연 고개를 돌려 임방을 바라보며 말했다.

"듣기로 혈장은 삼 척 밖에서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데 사실인지 모르겠구려?"

林方道:⌜二公子何不試試?⌟

임방이 말했다.

"이공자는 왜 시험해보지 않는가?"

譚雲道:⌜在下如是不試試,很難放得下心。⌟

담운이 말했다.

"내가 시험해보지 않는다면 마음을 놓기 어렵겠군."

林方本來是緩步向前行著,聞言突然停了下來,道:⌜譚二公子當真要試試麼?⌟

임방은 본래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 말을 듣자 돌연 멈추더니 말했다.

"담이공자는 정말 시험해보려는가?"

譚雲哈哈一笑,道:⌜你大概是這四鳳舫中的主腦了。⌟

담운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아마 사봉방의 수뇌일 것이오."

林方冷冷說道:⌜不論我是不是這四鳳舫中的主腦人物,但你如能勝了我血掌林方,你譚二公子也足以自豪了。⌟

임방이 냉랭하게 말했다.

"이 사봉방의 수뇌인물이든 아니든 그대가 나 혈장 임방을 이길 수 있다면 담이공자는 스스로 긍지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譚雲冷笑一聲,道:⌜姓林的,久聞你血掌之名,譚某能夠領教一番,縱然是傷在血掌之上倒也光彩。⌟

담운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임씨, 당신 혈장의 명성을 들은 지 오래요. 담모가 한번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면 설령 혈장에 쓰러진다고 하더라도 영광이오."

林方冷笑一聲,道:⌜在下久聞譚家寨的武功,在江湖上獨樹一幟,今日有幸,能得一會。⌟

임방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담가채의 무공이 강호에서 독보적인 일가를 이루었다고 들었는데 오늘 다행히 겪어볼 수 있겠군."

譚雲突然向前行了一步,道:⌜譚某領教了。⌟

담운이 돌연 앞으로 한 걸음 걸어가서 말했다.

"담모가 가르침을 받겠소."

青衫人微微一笑,道:⌜譚二公子,目下似乎不是爭名鬥氣的時候,在下希望譚公子能夠合作。⌟

청삼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담이공자, 지금은 명성을 다투어 싸움을 걸 때가 아닌 듯 하오. 나는 담공자가 협력하기를 바라오."

譚雲道:⌜閣下對譚某人有救命之恩,只要不是太困難的事,譚某人悉聽吩咐!⌟

담운이 말했다.

"귀하는 담모에게 구명지은이 있으니 너무 곤란한 일이 아니면 담모는 분부를 따르겠소!"

青衫人道:⌜目下譚兄似是用不著私人爭勝,救人要緊。⌟

청삼인이 말했다.

"지금 담형은 사사로이 승리를 다툴 필요가 없는 것 같소. 사람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오."

譚雲道:⌜閣下說的是。⌟

담운이 말했다.

"귀하의 말이 맞소."

青衫人道:⌜譚兄,最好是只要攔住這位血掌林大俠,用不著以命相搏。⌟

청삼인이 말했다.

"담형, 저분 혈장 임방을 막아내기만 하면 가장 좋소. 목숨을 걸고 싸울 필요는 없소."

目光轉到毒手郎中馬鵬的身上道:⌜馬大夫,咱們定的約還算不算?⌟

시선을 독수랑중 마붕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마의원, 우리가 정한 약속은 아직 유효하오?"

馬鵬道:⌜這個,這個……⌟

마붕이 말했다.

"그, 그건..."

青衫人笑一笑,接道:⌜馬大夫,你如是不踐約,那就把何首烏還給在下。⌟

청삼인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마의원, 당신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겠다면 하수오를 나한테 돌려주시오."

只見人影一閃,林方迅若雷奔一般,拍出一掌。譚雲早已全神戒備,左掌一式⌜推窗望月⌟橫裡擊出,右手在胸前劃了一個半圓形,向他拍出。林方掌勢一沉,避開了譚雲的封擋之勢,掌勢互擊丹田,譚雲向下拍出的一掌,及時而至,掌線切向右臂。交手一招,迅若電光石火,看的人眼花繚亂。

인영이 번뜩이더니 임방이 번개같이 빠르게 일 장을 쳐냈다. 담운은 벌써 정신을 집중하여 경계하고 있다가 좌장으로 추창망월(推窗望月)의 일식으로 비스듬히 후려쳐내고는 우수로 가슴 앞에서 반원형을 그리더니 그를 향해 쳐냈다. 임방의 장세는 가라앉아 담운의 막아서는 기세를 피했다. 장세는 ??? (죽어도 모르겠네.. . 서로 단전을 치다?? 무슨 말이지?) 담운이 아래로 쳐낸 일 장이 때마침 도달하여 오른 팔로 향하던 장세를 차단했다. 일 초를 겨루는데 빠르기가 전광석화(電光石火)와 같아 보는 사람의 눈이 어지러웠다.

林方一掌未中,突然後退,收掌護胸,改採守勢。譚家寨十二式推龍手,是武林中最好防守掌法,也是譚家名動江湖的絕技。十二式推龍手,雖是防守為主但卻是守中有攻。本來,封擋開敵人攻勢之後,應該是欺身攻襲,譚雲卻接受了那青衫人的勸,停手未攻。雙方又成了對峙之勢。

임방은 일 장이 적중하지 않자 돌연 뒤로 물러나서 장을 거두어 가슴을 보호하며 수세로 바꾸었다. 담가채의 십이식 추룡수(推龍手)는 무림에서 가장 훌륭한 방어장법이었으며 담가의 명성을 강호에 떨친 절기이기도 했다. 십이식추룡수는 비록 방어 위주였지만 지키는 가운데에도 공세가 있었다. 본래 적의 공세를 막아낸 뒤 몸을 기울여 공격해야 했지만 담운은 그 청삼인의 권고를 받아들여 손을 멈추고 공격하지 않았다. 쌍방은 또 대치국면을 형성했다.

毒手郎中馬鵬輕輕咳了一聲,道:⌜閣下,我已經治療好兩個人的毒傷了。⌟

독수랑중 마붕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귀하, 나는 이미 두 명의 독상을 치료했소."

青衫人淡淡一笑,道:⌜我知道,但我們說好的是要你治療好所有中毒人的傷勢。⌟

청삼인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알고 있소. 하지만 우리는 당신이 중독된 모든 사람의 상세를 치료하기로 이야기 되었소."

馬鵬道:⌜閣下,你報個萬兒如何?如是你名氣夠大,也許我馬鵬會……⌟

마붕이 말했다.

"귀하, 당신의 성명을 알려줌이 어떠하오? 만일 당신이 충분히 유명하다면 나 마붕이 어쩌면..."

笑一笑,青衫人接道:⌜用不著吧!我們談好的是在下以贏得的何首烏奉贈,你治好所有中毒人的傷勢。⌟

청삼인은 씨익, 웃더니 말을 받았다.

"필요 없소! 내가 따낸 하수오를 주고 당신은 모든 중독된 사람의 상세를 치료하기로 우리는 이야기했었소."

馬鵬冷冷的說道:⌜我知道,但早晚市價不同,目下情勢已有了改變。⌟

마붕이 냉랭하게 말했다.

"알고 있소.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가격은 다르오. 지금의 정세는 바뀌었소."

青衫人道:⌜你可是準備毀約麼?⌟

청삼인이 말했다.

"당신은 약속을 파기할 작정이구려?"

馬鵬道:⌜在下和血掌林方,素有交往,老實說,我不能得罪他。⌟

마붕이 말했다.

"나와 혈장 임방은 본디 왕래가 있소. 솔직히 말해 나는 그에게 죄를 지을 수 없소."

青衫人道:⌜很遺憾,你不敢得罪血掌林方,那只好交出何首烏了?⌟

청삼인이 말했다.

"몹시 유감이구려. 당신이 감히 혈장 임방에게 죄를 짓지 못한다니 하수오를 내놓을 수 밖에 없구려."

馬鵬疾退了兩步,道:⌜如是在下不肯交出呢?⌟

마붕이 재빨리 두 걸음 물러나며 말했다.

"내가 내놓지 않겠다면?"

青衫人雙目神光一閃,道:⌜馬大夫,不守信約的人,只怕會後悔莫及。⌟

청삼인은 두 눈에서 신광을 번뜩이며 말했다.

"마의원,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후회막급하게 될 것이오."

馬鵬哈哈一笑,道:⌜朋友,我毒手郎中,在江湖上走了大半輩,還未被人嚇住。⌟

마붕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친구, 나 독수랑중이 반평생 강호를 다니면서 아직 남에게 협박받지 않았소."

突然提高聲音道:⌜林兄,兄弟不和你作對,可也無法幫你,我要先走一步了。⌟

돌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임형, 형제는 당신과 대적하지 않겠으나 당신을 도울 수도 없소. 나는 한 걸음 먼저 가야겠소."

突然,向外行去。

돌연 밖을 향해 걸어갔다.

墨龍王召冷笑一聲道:⌜馬鵬,你取得何首烏,又不肯交出解藥,豈不是有意詐騙麼?⌟

묵룡 왕소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마붕, 네가 하수오를 얻고 해약을 내놓지 않으려 하니 고의로 속인 것 아니냐?"

馬鵬道:⌜王召,快些讓開去路,你提不起真氣,如何和人動手?⌟

마붕이 말했다.

"왕소, 빨리 길을 비켜라. 너는 진기를 끌어올리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남과 싸우겠느냐?"

一陣衣袂飄風之聲,青衫人舉步一跨,人已越過馬鵬,攔住去路,道:⌜我沒有中毒。⌟

일진의 옷자락 펄럭이는 소리가 나면서 청삼인이 걸음을 떼어 한번 건너뛰자 사람은 이미 마붕을 지나쳐 가는 길을 막아버렸다.

"나는 중독되지 않았소."

對這青衫人,馬鵬有一種莫名的恐懼,怔了怔,道:⌜你要幹什麼?⌟

청삼인에 대해 마붕은 일종의 이름모를 공포심이 있었다.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은 무얼 하려는 거요?"

青衫人道:⌜我要取回何首烏。⌟

청삼인이 말했다.

"하수오를 되찾아야겠소."

馬鵬道:⌜怎麼可以?你已經給我了。⌟

마붕이 말했다.

"당신이 이미 나한테 주었는데 어떻게 가능하겠소?"

青衫人道:⌜不錯,我給你了,但你不守信約,我自然要收回了。⌟

청삼인이 말했다.

"그렇소. 내가 당신에게 주었소. 하지만 당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니 나는 회수해야겠소."

右手一探,疾如電光石火,直向馬鵬的懷中抓去。馬鵬疾向右面一閃,忽覺一股力道撞了過來。就是這一股力道,阻擋了馬鵬向右閃避之勢。青衫人右手疾快的探入馬鵬的懷中,取出了何首烏。

우수를 내미는데 빠르기가 전광석화 같았다. 곧장 마붕의 품 속을 향해 움켜잡아갔다. 마붕이 빠르게 오른쪽으로 피하는데 문득 한 줄기 힘이 부딪혀오는 것을 느꼈다. 바로 그 한 줄기 힘이 마붕이 오른쪽으로 피하는 것을 막아버렸다. 청삼인의 우수는 신속하게 마붕의 품 속을 더듬어 하수오를 꺼냈다.

馬鵬呆了一呆道:⌜你……⌟

마붕이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

青衫人笑一笑,道:⌜我給了你,再取回來,有什麼不對呢?⌟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주었고 다시 되찾았소. 뭐가 잘못 됐소?"

馬鵬冷笑一聲,道:⌜你這人出爾反爾,豈是君子人物。⌟

마붕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당신이란 사람은 이랬다저랬다 하는데 어찌 군자일 수 있겠소?"

青衫人笑一笑道:⌜我說過的還算數,只要你能治療好他們四人的傷勢,何首烏還是為你所有。⌟

청삼인 웃으며 말했다.

"나는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오. 당신이 그들 네 사람의 상세를 치료하기만 한다면 하수오는 당신 소유가 될 것이오."

這時不但歐陽俊,王召對這青衫人出生了感激之心,膽叟朱奇,和頑童唐嘯,也對那青衫人生出了無比的敬重和佩服。

이때 구양준, 왕소는 이 청삼인에 대해 감격하는 마음이 생겨났을 뿐만 아니라 담수 주기와 완동 당소도 청삼인에 대해 비할 수 없는 존경과 감복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只聽青衫人道:⌜馬大夫,血掌林方,並不太可怕,……⌟

청삼인이 말했다.

"마의원, 혈장 임방은 결코 두려워할 만한 상대가 아니오..."

馬鵬轉頭看去,只見那譚雲肅然而立,頂住了血掌林方。果然,血掌林方並未衝過譚雲的攔阻,心中暗道:血掌林方雖然是凶名卓著,但譚家寨在江湖上,亦是赫赫有名,這青衫人,更是有些莫測高深。

마붕이 고개를 돌려보니 담운이 숙연하게 서서 혈장 임방을 막아내고 있었다. 과연 혈장 임방은 결코 담운의 저지를 뚫지 못하는지라 속으로 생각했다.

'혈장 임방이 비록 흉명(凶名)이 자자하지만 담가채 역시 강호에서 혁혁한 명성이 있으며 이 청삼인은 훨씬 더 고심막측하다.'

原來,那青衫人一伸手,取去了他懷中的何首烏,使他生出了很大的畏懼,如若他這一次,不是取懷中的何首烏,而是取他之命,豈不是早已氣絕多時了。

원래 그 청삼인이 손을 한번 뻗어 그의 품 속에 있던 하수오를 가져간 것은 그로 하여금 커다란 두려움이 생기게 하였다. 만약 그가 그때 품 속의 하수오를 가져가지 않고 그의 목숨을 취하고자 했다면 벌써 오래 전에 숨이 끊어졌을 것이다.

心念一轉,膽子也壯了不少,緩緩說道:⌜如若在下繼續治療他們的毒傷,你仍把那何首烏給我,是麼?⌟

생각을 굴리자 담도 적잖이 커져서 천천히 말했다.

"만약 내가 계속 그들의 독상을 치료한다면 당신은 하수오를 나한테 줄테요?"

青衫人道:⌜不錯。⌟

청삼인이 말했다.

"그렇소."

馬鵬道:⌜好!繼續替他們療好毒傷,不過,你要先把那何首烏給我。⌟

마붕이 말했다.

"좋소! 계속 그들의 독상을 치료하겠소. 그러나 당신은 먼저 그 하수오를 나한테 주어야 하오."

青衫人道:⌜可以,不過,得要先說明白,你如是再有變化,那就別怪在下手底無情了。⌟

청삼인이 말했다.

"가능하오. 그러나 먼저 명백하게 말해두어야겠소. 당신에게 다시금 변화가 있다면 나의 손이 무정타 탓하지 마시오."

馬鵬忽然間,感覺到一股寒意,由心底直泛了上來,緩緩說道:⌜在下集中全神,為他們療傷,心無旁騖,希望諸位能夠保護在下的安全。⌟

마붕은 별안간 한 줄기 한기가 마음 속 밑바닥에서 떠오르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말했다.

"나는 온 정신을 집중하여 그들을 치료해야 하니 다른 일에 신경쓸 수 없소. 제위들이 나의 안전을 보호해줄 수 있기를 바라오."

青衫人道:⌜那是自然,由區區擔保,血掌林方,決傷不了你。⌟

청삼인이 말했다.

"그건 당연하오. 혈장 임방이 결코 당신을 상하게 하지 못할 것임을 내가 담보하겠소."

青衫人把手中何首烏,重又交給了馬鵬。

청삼인은 수중의 하수오를 다시금 마붕에게 넘겨주었다.

馬鵬接過何首烏,對頑童唐嘯一招手,道:⌜小兄弟,你先過來。⌟

마붕은 하수오를 건네받고는 완동 당소에게 손짓하여 불렀다.

"소형제, 네가 먼저 오너라."

唐嘯一大步行了過來,道:⌜老郎中……⌟

완동이 큰 걸음으로 걸어와서 말했다.

"늙어빠진 의원..."

馬鵬冷冷接道:⌜此是何時?寸陰如金,不許隨便開口說話。⌟

마붕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지금이 어떤 때인가? 촌음(寸陰)이 황금과 같으니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지 말아라."

這等生死大事,唐嘯雖然性喜玩笑,也只好閉口不言了。這時,大鳳、二鳳等姊妹,一齊向前行了過來。四鳳都已經擺出了動手的架式,準備出手對付馬鵬。

이 정도의 생사대사(生死大事)에 당소가 비록 농담을 좋아하지만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이때 대봉, 이봉 등 자매들은 일제히 앞을 향해 걸어왔다. 사봉은 모두 이미 싸울 자세를 취했고 출수하여 마붕을 처치하려고 했다.

青衫人突然冷笑一聲,道:⌜四位姑娘,最好不要出手,那將會大傷和氣。⌟

청삼인이 돌연 냉소하더니 말했다.

"네 분 낭자들, 출수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소. 그러면 화기(和氣)를 크게 상하게 할 거요."

大鳳冷冷道:⌜你究竟是什麼人,似乎是誠心和我們搗蛋而來。⌟

대봉이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죠? 마치 우리들에게 실컷 시비를 걸려고 온 것 같군요."

青衫人道:⌜言重了,大鳳姑娘……⌟

청삼인이 말했다.

"말씀이 심하시오. 대봉낭자..."

但聞兩聲呼喝,譚雲又和林方惡鬥在一起。林方掌影縱橫,攻勢猛厲至極。譚雲不敢硬接林方的掌勢,使用點穴斬脈的手法,對擋林方的攻勢,譚家十二式推龍手,為天下守勢之絕,林方攻勢掌影奇幻凌厲,但譚雲卻仍能從容應付。

雙方惡鬥在一起,打得激烈絕倫。

두어 번 호통소리가 들리더니 담운이 또 임방과 악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임방의 장영(掌影)이 종횡으로 펼쳐지며 공세가 지극히 사납고 무서웠다. 담운은 감히 임방의 장세를 맞받지 못하고 점혈참맥(點穴斬脈)의 수법을 사용하여 임방의 공세를 막아섰다. 담가의 십이식추룡수는 수세에서는 천하의 일절이었다. 임방의 공세로 장영이 변화무쌍하고 무서웠지만 담운은 여전히 느긋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쌍방의 악투가 시작되자 싸움은 결렬하기 이를 데 없었다.

青衫人回顧了惡鬥中的兩人一眼,緩緩說道:⌜四位姑娘,請聽在下相勸,能不出手最好不要貿然出手。⌟

청삼인은 악투를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을 한 번 돌아보고는 천천히 말했다.

"네 분 낭자들, 내가 권하는 말을 따르시오. 출수하지 않을 수 있다면 경솔하게 출수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소."

大鳳冷冷說道:⌜閣下實在有些莫測高深,也許說的話都很真實,不過,咱們姊妹,也只能謝謝你的好意了。⌟

대봉이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는 실로 고심막측하여 어쩌면 하신 말이 모두 사실일 거예요. 그러나 우리 자매들은 당신의 호의에 감사드릴 뿐이예요."

青衫人笑一笑說道:⌜如是四位姑娘不聽在下的良言相勸,今日之局,只怕要鬧一個灰頭土臉。⌟

청삼인이 웃더니 말했다.

"만일 네 분 낭자들이 내가 좋게 권하는 말을 듣지 않는다면 오늘의 국면은 낙심천만한 일이 벌어질 것이오."

大鳳目光一轉,沉聲說道:⌜二妹、三妹對付馬鵬,四妹對付那位糟老頭子,我對付這位青衫人。⌟

대봉이 시선을 돌려 침성으로 말했다.

"이매, 삼매는 마붕을 상대하고 사매는 그 망할 늙은이를 상대해라. 나는 이 청삼인을 상대하마."

青衫人冷笑一聲道:⌜大鳳姑娘,你如真要出手,那就準備著接受一個很悲慘的後果。⌟

청삼인이 냉소를 쳤다.

"대봉낭자, 당신이 정말 출수하겠다니 아주 비참한 결과를 받아들일 작정이구려."

大鳳一揮手,二鳳、三鳳、直撲馬鵬,四鳳卻向楊晉撲了過去。四位鳳姑娘大約是已被逼的非出手不可,每人都動了武器。四把短劍,化四道寒芒,分向三人攻了過去。青衫人一揮,突然間,抓住了大鳳的右手,用力一收,生生把大鳳手中的匕首給奪了過來。

대봉이 손을 흔들자 이봉, 삼봉은 그대로 마붕을 덮쳐가고 사봉은 양진을 향해 덮쳐갔다. 네 명의 봉낭자는 아마 출수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강요당했는지 매 한 사람 마다 무기를 쓰고 있었다. 네 자루의 단검이 네 줄기 한망이 되어 세 사람을 나누어 공격해갔다. 청삼인은 손을 휘둘러 갑자기 대봉의 우수를 움켜잡았다. 힘을 써서 끌어당기자 멀쩡히 대봉 수중에 있던 비수를 빼앗아버렸다.

同時一揚左手,攻向馬鵬的二鳳、三鳳。二鳳、三風向前奔衝的身子,突然間摔了下來。大鳳被人一下子奪過匕首,並被封了穴道,呆呆地站在原地不動。攻向楊晉的四鳳,被楊晉全力發出一招雙撞掌,硬把那位四鳳姑娘向前衝奔之勢,給生生擋了下來。

동시에마붕을 향해 공격하던 이봉, 삼봉에게 좌수를 떨쳤다. 이봉, 삼봉의 앞으로 달려가던 몸이 별안간 쓰러져 버렸다. 대봉은 단번에 비수를 뺐기고 아울러 혈도과 봉쇄되어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양진을 향해 공격하던 사봉은 양진이 전력으로 발출한 일 초의 쌍당장(雙撞掌)에 의해 앞으로 돌진해가던 기세가 막혀버렸다.

馬鵬轉望了二鳳、三鳳一眼,拔出頑童唐嘯身上的四枚金針,道:⌜服下藥物,快去調息。⌟

마붕은 이봉, 삼봉을 돌보더니 완동 당소 몸의 네 개의 금침을 빼내고는 말했다.

"약물을 먹고 빨리 가서 조식하라."

三江湖浪子歐陽俊,墨龍王召,膽叟朱奇,魚貫行了過來。馬鵬施針奉藥之後,立刻舉步向艙外行去。粒藥物,投入了唐嘯的口中。青衫人肅冷地站著,望著那馬鵬遠去的背影,未發一語。

세 알의 약물을 당소의 입속에 넣었다. 강호랑자 구양준, 묵룡 왕소, 담수 주기가 줄지어 걸어왔다. 마붕은 침을 놓고 약을 준 뒤에 즉시 걸음을 옮겨 선창 밖을 향해 걸어갔다. 청삼인은 냉랭하게 서서 한 마디 말도 없이 마붕의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幾個人都是功力深厚之人,經過了一陣坐息之後,很快復元。這時,譚雲又和血掌林方打在一起,兩人搏鬥劇烈,仍未分出勝敗。

그들은 모두 공력이 심후한 사람들이라 한바탕 좌식을 하고나자 아주 빠르게 원래대로 회복했다. 이때 담운은 또 혈장 임방과 싸우기 시작했는데 두 사람은 싸움은 극렬했으며 여전히 승패를 가르지 못했다.

膽叟朱奇,望了青衫人一眼,道:⌜喂!老弟,你真把何首烏給那老郎中了?⌟

담수 주기가 청삼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보게! 노제, 자네는 정말 하수오를 그 늙은 떠돌이 의원에게 줘버릴 텐가?"

青衫人笑一笑,道:⌜人家救了幾條命,送給他何首烏,有何不對?⌟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사람들이 목숨을 구했고 그에게 하수오를 주었는데 무슨 잘못된 것이 있습니까?"

朱奇嘆口氣,道:⌜你該有四十多歲了吧,怎麼竟然不知道,那千年何首烏的名貴,輕易把它送人?⌟

주기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자네는 사십이 넘은 나이일 텐데 어찌하여 그 천년하수오의 진귀함을 알지 못하고 쉽사리 남에게 줘버리는가?"

青衫人目光轉動,掃掠四週一眼,笑道:⌜朱兄說得雖然有理,但在下看法不同。⌟

청삼인은 눈길을 돌려 사방을 쓸어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주형의 말씀이 비록 일리가 있지만 나의 견해는 다릅니다."

朱奇道:⌜那裡不同了?⌟

주기가 말했다.

"어디가 다른가?"

青衫人道:⌜千年何首烏,最大的功能,是救人之急,諸位都是江湖高手,武林精英,一枚何首烏救了諸位之命,這何首烏,也算得用到最恰當的地方了。⌟

청삼인이 말했다.

"천년하수오의 가장 큰 기능은 당장 사람을 구하는 것입니다. 제위들은 모두 강호고수이며 무림의 정영(精英)입니다. 한 뿌리의 하수오가 제위들의 목숨을 구했으니 그 하수오도 가장 합당한 데에 쓰인 셈이지요."

朱奇輕輕嘆息一聲,目光由頑童唐嘯的身上,轉到了歐陽俊、王召的身上點點頭,道:⌜老弟這筆帳算的不錯,不過,救了這些人,對你老弟,又有什麼好處呢。⌟

주기가 가볍게 탄식하더니 시선을 완동 당소에서부터 구양준, 왕소에게로 돌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노제의 계산이 맞네. 그러나 이들을 구해서 노제 자네에게 또 무슨 좋은 점이 있는가?"

青衫人笑一笑,道:⌜也許沒有什麼好處,不過,在下覺著,諸位都是值得一救的人,所以,在下不惜以千年何首烏,換回諸位的性命。⌟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어쩌면 아무런 좋은 점이 없겠지요. 그러나 제위들은 구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천년하수오로 제위들의 목숨과 바꾸는 것이 아깝지 않습니다."

膽叟朱奇道:⌜各人的想法不同,老夫也不能說你的想故不對了。⌟

담수 주기가 말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르니 노부도 자네의 생각이 틀렸다고 할 수 없군."

四鳳受制之後,內艙中未再有強敵出現。但血掌林方和譚雲,仍然在打的十分激烈。林方雖有血掌為助,攻多守少,但譚家十二推龍手,太奧妙了,每一出手,都封死敵人的攻勢。

사봉이 제압된 뒤 내창에서 더이상 강적이 출현하지 않았다. 하지만 혈장 임방과 담운의 싸움은 여전히 십분 격렬했다. 임방이 비록 혈장의 도움으로 공세가 많고 수세가 적었지만 담가의 십이식 추룡수는 너무도 오묘하여 매번 출수할 때마다 적의 공세를 봉쇄시켜 버렸다.

就這樣,兩人一直保持個不勝不敗的局面。但整個形勢,對血掌林方,自然是愈來愈不利了。膽叟朱奇,王召、歐陽俊等的傷勢已好轉,內毒盡除,在艙中佈成了一個合圍之勢。

이렇게 되자 두 사람은 줄곧 불승불패의 국면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체의 형세로는 당연히 혈장 임방에게 갈수록 불리했다. 상세가 이미 호전되었고 몸 속의 독이 모조리 제거되된 담수 주기, 왕소, 구양준 등은 선창 안에 포위하는 진세를 펼쳤다.

墨龍王召突然對青衫人一抱拳,道:⌜朋友,多謝你救命大恩,不知可否見告姓名,也好使在下日後有所報答。⌟

묵룡 왕소가 돌연 청삼인에게 포권하더니 말했다.

"친구, 구명대은(救命大恩)에 감사드리오. 내가 나중에 보답할 수 있도록 성명을 알려주시겠소?"

膽叟朱奇道:⌜對!閣下的姓名,可以說出來了吧!⌟

담수 주기가 말했다.

"그렇지! 귀하의 성명을 말해주시게!"

青衫人笑一笑,道:⌜用不著啦,諸位只要記著我這副容貌,日後再見面,諸位只要能夠認得我,那時,在下如有相求之處,諸位請幫個忙就是。⌟

청삼인이 웃으며 말했다.

"됐습니다. 제위들이 나의 용모를 기억만 해두십시오. 나중에 다시 만나서 제위들이 나를 알아볼 수 있고, 그때 제가 부탁할 것이 있으면 제위들이 도와주시면 됩니다."

果然,群豪都仔細的打量那青衫人。這一細看,才發覺他臉上的肌膚有一些僵硬。

과연 군호들은 그 청삼인을 자세히 훑어보았다. 이렇게 자세히 보고서야 비로소 그의 얼굴 피부가 좀 뻣뻣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朱奇見多識廣,細看之下,立時大聲說道:⌜閣下戴了人皮面具。⌟

견식이 많고 넓은 주기가 자세히 보더니 즉시 큰 소리로 말했다.

"귀하는 인피면구(人皮面具)를 쓰고 있구먼."

青衫人平靜的笑一笑道:⌜這四鳳船舫中戴著面具的,又何止在下一個?⌟

청삼인은 잔잔히 웃으며 말했다.

"이 사봉방 안에 면구를 쓴 사람이 어찌 저 하나에 그치겠습니까?"

朱奇轉目望著楊晉道:⌜你也戴著面具吧!你的武功不錯,但老夫竟不認識。⌟

주기는 눈을 돌려 양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도 면구를 썼군! 당신의 무공은 나쁘지 않은데도 노부가 알아보지 못했구려."

楊晉一伸手取下面具,拿起桌上的面中,擦擦臉,笑道:⌜朱兄,認識區區麼?⌟

양진은 손을 뻗어 면구를 벗고 탁자보를 집어들어 얼굴을 닦고는 웃으며 말했다.

"주형, 나를 알아보시겠소?"

朱奇還未來及開口,歐陽俊搶先說道:⌜楊大人。⌟

주기가 채 입을 열기도 전에 구양준이 앞질러 말했다.

"양대인."

楊晉道:⌜正是在下。⌟

양진이 말했다.

"바로 나요."

朱奇長長吸一口氣,道:⌜應天府的楊總捕頭。⌟

주기가 길게 숨을 한 입 들이쉬더니 말했다.

"응천부의 양총포두."

楊晉道:⌜楊晉久仰朱兄大名,今夜中有幸一會。⌟

양진이 말했다.

"양진은 주형의 대명을 들은 지 오래인데 오늘 밤 운좋게 만났구려."

朱奇道:⌜想不到啊,閣下竟然易容混入四鳳舫中。⌟

주기가 말했다.

"뜻밖에도 귀하가 역용하여 사봉방에 잠입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楊晉笑一笑,道:⌜在下也未想到,有這樣多武林高手,趕到金陵城來。⌟

양진이 웃더니 말했다.

"나도 이렇게 많은 무림고수가 금릉으로 달려왔을 줄은 생각 못했소."

青衫人突然高聲說道:⌜兩位可以住手了。⌟

청삼인이 돌연 큰 소리로 말했다.

"두 분은 손을 멈추시오."

譚雲力戰林方數十合,雖然保持了一個不勝不敗之局,但已自知勝人不易,聽得青衫人呼叫之言,立時一掌封住林方的攻勢疾退了三步。林方大喝一聲,運氣血掌魔功,趁勢一掌,拍譚雲。

담운은 있는 힘을 다해 임방과 수십 합을 싸웠다. 비록 불승불패의 국면을 유지했지만 이기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청삼인의 고함소리를 듣자 즉시 일 장으로 임방의 공세를 막고 빠르게 삼 보를 물러났다. 임방이 대갈일성하더니 혈장마공을 운기하여 그 기회를 틈타 일 장으로 담운을 쳤다.

青衫人突然橫跨一步,揚手一揮,一股暗勁湧出,生生把林方的血掌力道給擋了回去。林方只覺心頭一震,身不由己向後退了兩步。

청삼인이 돌연 옆으로 한 걸음 건너뛰며 손을 떨쳐 휘두르자 한 줄기 암경(暗勁)이 솟아나와 임방의 혈장을 막아 되돌려보냈다. 임방은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꼈고 몸은 자기도 모르게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青衫人冷冷說道:⌜林方,你已經身陷重圍,四面楚歌,要逞強動手,那是自找苦吃了。⌟

청삼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임방, 당신은 이미 겹겹의 포위 속에 빠져 사면초가(四面楚歌)요. 억지로 싸우겠다면 그건 고생을 자초하는 것이오."

林方感覺到青衫人那劈空掌力極為強猛,自己發出的血掌,本有傷人三尺以外之能,但卻被他強大的掌力封住。看四面形勢,群豪都已經除去了內腹之毒,果然是四面楚歌的處境。單是一個譚雲,就已經夠他對付了,青衫人更是高不可測,膽叟、頑童等,無一不是很難纏的人物。

임방은 청삼인의 그 벽공장력이 극히 강맹하다고 느꼈다. 자신이 발출한 혈장은 본래 삼 척 밖에서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있지만 그의 강대한 장력에 막혀버렸다. 사면의 형세를 보니 이미 군호들은 모두 뱃속의 독을 제거했고 과연 사면초가의 처지였다. 담운 하나만 해도 이미 그를 막아내기 충분했는데 청삼인의 무공은 측량할 수 없이 훨씬 높다. 담수, 완동 등 상대하기 쉬운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打量四周形勢,只好停下了手緩緩說道:⌜諸位準備如何?⌟

주위 형세를 훑어보자 손을 멈출 수 밖에 없어서 천천히 말했다.

"제위들은 어쩔 작정인가?"

青衫人笑一笑,道:⌜在下只是想知道,你們真正的用心何在?⌟

청삼이이 웃더니 말했다.

"나는 단지 당신들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알고 싶소만?"

林方道:⌜在諸位身上下毒,諸位都已身受毒害之苦了。⌟

임방이 말했다.

"제위들의 몸에 독을 써서 고통을 받게끔 하는 것이다."

青衫人道:⌜下毒只是行毒,在下想知道你們的目的和受何人指示。⌟

청삼인이 말했다.

"독을 썼으니 독의 효력이 나타났을 뿐이오. 나는 당신들의 목적과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알고 싶소."

林方搖搖頭,道:⌜不知道。⌟

임방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른다."

頑童唐嘯冷笑一聲,道:⌜你不知道?⌟

완동 당소가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모른다고?"

林方道:⌜是,在下不知道。⌟

임방이 말했다.

"그렇다. 나는 모른다."

唐嘯笑一笑,道:⌜這事容易,等一會咱們就讓你知道?⌟

완동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쉬운 일이다. 조금 있으면 우리가 알게 만들어주마."

林方道:⌜你們都是武林中有名的人物,難道還會合力對付我林某人不成?⌟

임방이 말했다.

"너희들은 무림에서 명성이 있는 인물들인데 설마 합력하여 나 임모를 상대하려는 것이냐?"

唐嘯道:⌜你在咱們所有之人身上下毒,咱們合力對付你,那是很公平的事了。⌟

당소가 말했다.

"네가 우리 모두에게 독을 썼으니 우리가 합력하여 너를 상대하는 것은 아주 공평한 일이다."

一面說話,一面舉步向前行去。

말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걸음을 옮겨 앞을 향해 걸어갔다.

膽叟朱奇哈哈一笑,道:⌜小兄弟,林方練的血掌,含毒很深,千萬別被他擊中了。⌟

담수 주기가 하하, 웃더니 말했다.

"소형제, 임방이 연마한 것은 혈장으로 독을 깊이 머금고 있다. 절대 그에게 격중되어서는 안된다."

唐嘯道:⌜老哥哥啊!咱們聯手對付他!⌟

당소가 말했다.

"형님! 우리 연수하여 그를 상대합시다!"

朱奇道:⌜好啊!⌟

주기가 말했다.

"좋지!"

一上步,欺向林方。

한 걸음 나아가 임방을 향해 몸을 기울였다.

膽叟,頑童,合搏有術,兩人一行動,分站了左右方位。

담수, 완동에게는 합박술(合搏術)이 있었다. 두 사람은 행동을 개시하자 좌우 방위로 나누어 섰다.

青衫人冷笑一聲,道:⌜林方,如是你再不說實話,我相信這些人在擒你之後,必有問出內情的手段,那時,在下也無法救你了。⌟

청삼인이 냉소를 하더니 말했다.

"임방, 계속 사실대로 말을 안할 테요? 나는 이 사람들이 너를 사로잡고나면 내정을 캐낼 수 있는 수단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때는 나도 너를 구해줄 수 없소."

膽叟、頑童一行動,歐陽俊和王召立時移開了被點穴的四鳳,退守在門口。譚雲、楊晉,也各守一個方位。除了這座大艙之外,還有很多小艙,但都緊閉著雙門,也不知裡面是否有人。

담수, 완동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구양준과 왕소는 즉시 혈도를 찔린 사봉을 옮겨놓더니 물러나서 문 입구를 지켰다. 담운, 양진도 각기 한 방위를 지켰다. 이 대창(大艙) 말고도 또 아주 많은 소창(小艙)이 있었지만 두 짝의 문들은 꼭 닫혀있어 안에 사람이 있는지도 몰랐다.

頑童欺身而上,一抬手中閻羅判,點了過去,道:⌜咱們動傢伙。⌟

완동이 몸을 기울여 나서며 수중의 염라판(閻羅判)을 쳐들어 찍어가면서 말했다.

"이놈을 칩시다."

尖利的刺掌直到林方前胸,林方仍然肅立不動。

날카로운 염라판이 그대로 임방의 가슴에 도달했는데 임방은 여전히 조용히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唐嘯呆了一呆,收住了閻羅判,道:⌜姓林的,你怎麼不進手。⌟

당소가 멍해져서 염라판을 거두고는 말했다.

"임가야, 너는 어째서 손을 쓰지 않느냐?"

只見林方臉色鐵青,蓬然一聲,倒在地上。

임방의 시퍼런 낯빛이 보이는가 했더니 퍽, 소리와 함께 땅에 쓰러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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