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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一回 銀婦劫牢(은부겁뇌)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十一回 銀婦劫牢(은부겁뇌)

알타쵸 2018. 7. 8. 20:36

第十一回 銀婦劫牢(은부가 뇌옥을 습격하다)









岳秀道:「令嬡好學不倦,磨著要指點幾招劍法,在下無法,只好……」

악수가 말했다.

"영애는 배우기를 좋아하고 싫증내지 않더군요. 몇 초의 검법을 가르쳐달라고 성화를 부려 어쩔 수 없었습니다..."

楊晉嘆口氣,接道:「我知道,老弟,小女任性慣了,但她對岳兄,卻似是千依百順,老弟,你不但幫了我的大忙,而且,也幫我把小女改變成了嫻靜的性格。」

양진이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알고 있네. 노제, 딸아이가 제멋대로 구는 것이 버릇이 되었지만 그녀는 악형에게 몹시 순종적이네. 노제, 자네는 나를 크게 도왔을 뿐만 아니라 딸아이를 얌전한 성격으로 바뀌게 도왔네."

岳秀輕輕嘆口氣,欲言又止。

악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었다.

楊晉喝了一杯酒,道:「老弟,我有幾句話說出來太荒唐,不說嘛,又憋在心裡難過。」

양진이 술을 한 잔 마시고 말했다.

"노제, 내 몇 마디 할 말이 있는데 말하자니 황당하고 말하지 않으면 또 마음이 답답하여 괴롭구먼."

岳秀道:「什麼事?」

악수가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楊晉道:「關於小女的事,我看得出,她對老弟很傾心。」

양진이 말했다.

"딸아이에 관한 일일세. 나는 그 아이가 노제에게 마음이 무척 기운 것을 알아챌 수 있네."

岳秀道:「這個,在下倒沒有感覺到什麼。」

악수가 말했다.

"저는 아무 것도 못느꼈습니다."

楊晉道:「我知道,老弟,她不配,所以,我準備把她送走……」

양진이 말했다.

"노제, 그 애가 자격이 못됨을 알고 있네. 그래서 나는 그녀를 보내버릴 작정일세..."

岳秀一怔,道:「送走,送到那裡去?」

악수가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보내다니 어디로 보낸다는 말입니까?"

楊晉苦笑一下,道:「跟她娘去一個親戚家裡。」

양진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미를 따라 친척집으로 갈 걸세."

岳秀沉吟了一陣,道:「老前輩覺著這樣妥善麼?」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노선배님은 그렇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느끼십니까?"

楊晉道:「知女莫若父,她一定不肯,但這總比留在這裡糾纏好一些!」

양진이 말했다.

"딸을 아는 것은 애비만한 사람이 없지. 그녀가 한사코 가지 않으려 하겠지만 어쨌든 이곳에 남아서 치근대는 것보다 낫겠지!"

岳秀笑道:「談不上對我糾纏,但在下也不便多作主張,你們父女研商一下,看看應該如何?」

악수가 말했다.

"저한테 치근거린다고 말할 건 아니지만 저도 주장을 내세우기 불편하니 당신들 부녀가 어떻게 해야 할지 상의하시지요?"

楊晉是老謀深算,希望能套出岳秀一句話來,但岳秀卻也夠精明,一直不作主見。

양진은 노련하고 주도면밀했다. 악수에게 한 마디 말이라도 끌어내기를 바랬지만 악수도 영리하여 줄곧 자기 주장을 비치지 않았다.

兩人談話之間,楊姑娘拭著香汗進來,就大聲叫道:「岳大哥,好精奇的劍法,我練了大半天,還沒有完全練熟……」

두 사람이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양낭자는 땀을 훔치며 들어와 큰 소리로 말했다.

"악대가, 정말 정묘하고 기이한 검법이군요. 나는 반나절을 연습했는데 아직 완전히 익숙하게 연마하지 못했어요..."

目光一轉,瞧見了楊晉,立時住口,泛起了兩頰紅暈。

시선을 돌려 양진을 보더니 즉시 입을 다물었고 두 볼에는 홍조가 떠올랐다.

楊晉輕輕咳了一聲,道:「燕兒,你娘要你和她一同去!」

양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연아야, 너의 어머니는 너와 함께 가겠다고 하는구나!"

楊玉燕一臉羞意,突然間變成了一臉驚駭,道:「爹!你答應了?」

양옥연의 수줍은 얼굴이 별안간 놀란 얼굴로 변했다.

"아버지! 당신은 승낙하셨나요?"

楊晉道:「是啊,你娘一個人,遠居百里之外,我也放不下心,有你同行,爹就放心多了。」

양진이 말했다.

"그래. 네 어머니 한 사람이 백 리 밖 멀리서 지낸다면 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네가 동행하면 애비는 많이 안심이 될 것이다."

楊玉燕衝口而出,道:「我不去。」

양옥연이 불쑥 말을 내뱉았다.

"나는 가지 않겠어요."

這答覆早已在楊晉的預料之中,但他仍然裝出一臉驚奇,道:「為什麼?」

이 대답은 벌써 양진의 예상 안에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놀란 얼굴을 지어내며 말했다.

"무엇 때문이냐?"

楊玉燕道:「我要留下來幫爹的忙,老實說,我這一身武功,比王叔和張叔他們強多了!」

양옥연이 말했다.

"나는 남아서 아버님을 도와야해요. 솔직히 말해 저의 일신무공은 왕숙부와 장숙부에 비해 많이 강해요!"

平和的,楊晉緩緩說道:「孩子,總不成讓王勝和張晃去陪你娘吧!燕兒,難道你放心讓你娘一個人去麼?」

양진이 천천히 부드럽게 말했다.

"얘야, 어쨌든 왕승과 장황이 너의 어머니를 모시게 해서는 안된다! 연아야, 설마 너는 네 어머니 혼자 보내고 마음이 놓이겠느냐?"

楊玉燕垂下了頭,確是一樁很難作答的事,沉吟了良久,才緩緩抬起頭來,雙目都是晶瑩的淚光,緩緩說道:「爹!岳大哥傳我的劍法、掌法,我還沒有學會,要娘先去,女兒隨後趕去就是了。」

양옥연은 고개를 푹 숙였다. 확실히 대답하기 몹시 어려운 일이었다. 한참을 침음하더니 그제서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두 눈에 수정같이 반짝이는 눈물이 고인 채  말했다.

"아버님! 악대가가 나에게 전수해준 검법, 장법을 아직 배우지 못했어요. 어머니를 먼저 가시게 하고 여아가 뒤따라 가면 됩니다."

楊晉道:「妳沒聽岳公子說過麼?這件事越隱密越好,妳以後趕去,只怕會引起他們的懷疑?」

양진이 말했다.

"너는 악공자의 말을 듣지 못했느냐? 이 일은 은밀할수록 좋다. 네가 나중에 뒤쫓아가면 그들의 의심을 불러일으킬 것 같은데?"

楊玉燕道:「我跟娘去了,又怎能放下爹呢?娘是去避難,而且,她不會武功,只要能深居簡出,別人不會想到她,也不會專門派人找她,但爹就不同了,一旦和人作上對,難免有刀兵兇險,我要岳大哥傳我幾招劍法,就是希望能助爹一臂之力。」

양옥연이 말했다.

"제가 어머니를 따라가면 또 아버님을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겠어요? 어머니께서는 피난을 가시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무공을 할 줄 모릅니다. 집에만 깊숙히 틀어박혀 나오지만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생각지도 못할 것이며 특별히 사람을 보내어 그녀를 찾지도 않을 거예요. 하지만 아버님은 달라요. 일단 사람들과  대적하게 되면 병기가 난무하는 흉험함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악대가에게 몇 초의 검법을 전수해달라고 한 것은 바로 아버님을 도와 한 팔의 힘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聰明的楊姑娘,一席話說來委婉動聽,連楊晉也聽得大感舒暢,但他仍然搖搖頭,道:「孩子,爹吃的公事飯,此身賣於帝王家,生死事,早置度外,但妳不成啊……」

총명한 양낭자의 한 차례 감동적인 말은 양진까지도 듣고 크게 후련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얘야, 나는 나랏밥을 먹고 있으니 이 몸을 제왕가(帝王家)에 팔았고 죽고사는 것은 진작에 도외시했다. 하지만 너는 그래선 안된다..."

他是誠心給女兒過不去,語聲微微一頓,接道:「這裡太凶險,所以,你該陪你娘去,萬一爹有個什麼三長兩短,你陪著你娘也好減少她幾分哀傷。」

그는 진심으로 딸을 말렸다. 말꼬리가 흐려지다가 이어서 말했다.

"이곳은 너무도 흉험하다. 그래서 너는 네 어머니를 모시고 떠나야 한다. 만일 애비에게 무슨 변고가 생긴다면 네가 어머니를 모셔야 몇 푼은 슬픔이 줄어들겠지."

楊玉燕愣住了,睜大著一對眼睛望著父親,實未料到自己的主意,把娘送別處,卻來個作繭自縛。岳秀一直未再開口,似是對她父女間的事,不願置疑。

놀란 양옥연은 커다란 한 쌍의 눈을 깜박이며 부친을 바라보았다. 어머니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것은 자신의 주장이었는데 자승자박이 될 줄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악수는 줄곧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 부녀간의 일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 듯 했다.

楊玉燕逐漸的定下神來,微微一笑,道:「爹,現在咱們還未決定什麼,如是那胡大人,受了王府之命,不要爹插手過問,咱們就不用再管這件事了,對麼?」

양옥연은 점차 마음을 안정시키고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버지, 지금 우리는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았어요. 만일 호대인께서 아버님이 개입하지 말라는 왕부의 명을 받으면 우리는이 사건에 더이상 간여할 필요가 없어요. 맞지요?"

楊晉點點頭,道:「不錯。」

양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楊玉燕道:「那就等決定了再說吧,難得岳大哥傳了我幾招劍法,我得趕緊把它學會。」

양옥연이 말했다.

"그렇다면 기다렸다가 결정되고나면 다시 이야기해요. 악대가가 어렵사리 전수해준 몇 초의 검법을 나는 서둘러 익혀야겠어요."

欠身一禮,也不待父親答話,悄然退了出去。望著女兒的背影,楊晉興起了無限的感慨。岳秀是那麼冷漠難測,楊玉燕又是個十分任性的人,一旦動情,必將是纏綿悱惻,難以自禁,真不知會成一個什麼樣的了局。他洞悉世故,透達人情,已然瞧出了女兒的心意,冷眼旁觀,對岳秀動情很深。

허리를 숙여 일례(一禮)하더니 부친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조용히 물러났다.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양진은 무한한 감개가 일었다. 악수는 그토록 냉막하고 예측하기 어려운데 양옥연은 또 몹시 제멋대로인 사람이다. 일단 정이 생기면 필시 심적인 고통을 주체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말이지 어떤 국면이 될지 알지 못했다. 세상사를 통찰하고 있으며 인정(人情)을 꿰뚫어 보는 그는 딸의 마음을 알아채고 냉정한 눈으로 악수에게 깊은 정이 생겼는지 옆에서 지켜보았다.

輕輕咳了一聲,楊晉緩緩說道:「岳老弟,我心中一直想著一件事情,不知當不當問?」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양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악노제, 나는 마음 속으로 줄곧 한 가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물어도 될런지 모르겠구먼?"

岳秀道:「什麼事?」

악수가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楊晉道:「膽叟、頑童和譚二公子,都到何處去了?」

양진이 말했다.

"담수, 완동과 담이공자는 모두 어디로 간 건가?"

岳秀微微一笑,道:「我要他們去查一件事,這一兩天內,就該有回音了。」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나는 그들에게 가서 한 가지 일을 조사해달라고 했습니다. 하루이틀 안으로 회신이 있을 겁니다."

楊晉道:「老弟,可不可以透露一點內情出來?」

양진이 말했다.

"노제, 한 점 내정을 들추어낼 수 있겠는가?"

岳秀笑道:「其實,我只是要譚雲去證實一下他心中之疑。」

악수가 말했다.

"사실 저는 단지 담운이 가서 그의 마음 속 의문을 증명하라고 했습니다."

楊晉道:「證實什麼?」

양진이 말했다.

"무엇을 증명한다는 말인가?"

岳秀道:「王府中這些反常的舉動,是否和整個武林大局有關?」

악수가 말했다.

"왕부 안의 비정상적인 거동이 전체 무림대국과 관계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楊晉怔了一怔,道:「你是說,王府中人,和武林中人,會勾結在一起?」

양진이 멍해져서 말했다.

"자네 말은 왕부 안의 사람이 무림인과 함께 결탁할 것이라는 말인가?"

岳秀道:「內情如何,在下也不太清楚,他們就要回來了,查證如何,就該有個結果了。」

악수가 말했다.

"내정이 어떠한지 저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들이 머지않아 돌아올 터이니 어떻게 검증했는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楊晉道:「老弟,如若真和武林大局有關,你老弟是否準備插手?」

양진이 말했다.

"노제, 만약 정말 무림대국과 관련이 있다면 노제 자네는 개입할 작정인가?"

岳秀道:「譚家寨名動江湖,武林中有什麼大的變動,和他們有著很直接的關係,膽叟、頑童,也算是武林中的名人,如若能率先揭發出一次武林大變陰謀,對他們而言,那是一件終身難忘的大樂事……」

악수가 말했다.

"담가채의 명성이 강호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무림에 무슨 커다란 변동이 있다면 그들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담수, 완동도 무림에서 유명인이라 할만 합니다. 만약 솔선하여 한 차례 무림대변(武林大變)의 음모를 들추어낼 수 있다면 그들에게는 평생 잊기 어려운 큰 즐거움이지요..."

楊晉接道:「老弟,你呢?」

양진이 말했다.

"노제 자네는?"

岳秀道:「我!能不管最好不管,事實上對官場和武林中的複雜事務,我一直十分厭煩,唉!錯的是,我不該到金陵來!」

악수가 말했다.

"제가 상관하지 않을 수 있다면 안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사실상 관계(官界)와 무림의 복잡한 일들에 대해 저는 줄곧 몹시 염증이 났습니다. 후! 제가 금릉에 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楊晉哈哈一笑,還未來及說話,瞥見一人,急步直衝過來。是五花刀王勝,跑的滿臉大汗,氣喘呼呼。

양진이 하하, 웃고 미처 말을 하기도 전에 한 사람이 급히 뛰어들어오는 것이 힐끗 보였다. 오화도 왕승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와서 숨을 헐떡거렸다.

楊晉一皺眉頭,道:「什麼事?」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일인가?"

王勝道:「衙門裡出了事。」

왕승이 말했다.

"아문(衙門)에 일이 생겼습니다."

楊晉聽得一呆,道:「什麼事?」

양진이 듣고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무슨 일인가?"

王勝道:「兩個殺死蘭妃的要犯,都被劫去了。」

왕승이 말했다.

"난비를 죽인 두 명의 중요한 범인이 모두 납치되었습니다."

楊晉臉色大變,道:「你們都是死人麼?」

양진은 안색이 대변하여 말했다.

"자네들은 모두 산송장이더란 말인가?"

王勝連應了兩個是字,接道:「更糟的是,七王爺已有令諭傳下,要胡大人把犯人送往王府,七王爺要親自審問,想不到的是,就在王府令諭下達之時,兩個要犯全部失蹤,大人急的來回走動,請總捕頭立刻趕往府中一行。」

왕승이 연신 "예, 예" 하고는 말을 이었다.

"훨씬 안좋은 것은 칠왕야께서 이미 영유를 내리셨는데, 칠왕야께서 직접 심문하시겠다고 호대인에게 범인을 왕부로 보내라 하셨답니다. 왕부의 영유가 하달되었을 때 두 명의 범인이 전부 실종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楊晉道:「兩個人,都是關在死牢中,是麼?」

양진이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뇌옥에 갇혀있었겠지?"

王勝道:「不錯,昨夜中還好好的?」

왕승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어젯밤까지 멀쩡했습니다."

楊晉冷靜了下來,緩緩說道:「那是說,今天上午,大白天,人犯被救走了。」

양진은 냉정해져서 천천히 말했다.

"그렇다면 오늘 오전 한낮에 범인들이 납치되었군."

王勝道:「正是如此。」

왕승이 말했다.

"바로 그렇습니다."

楊晉道:「傷了人麼?」

양진이 말했다.

"다친 사람은?"

王勝道:「連同看守死牢的門衙,有十二人被點了穴道,不過,傷的都不重。」

왕승이 말했다.

"같이 감옥을 지키던 문지기까지 열두 명이 혈도를 찔렸습니다. 그러나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楊晉轉臉望去,只見岳秀神情鎮靜,毫無吃驚之容,也無訝異之色。

양진이 얼굴을 돌려보니 악수는 침착한 표정이었다. 추호도 놀란 얼굴이 아니었고 조금도 의아해하는 기색이 없었다.

王勝長長嘆口氣,道:「大人焦慮如焚,劉師爺也沒有主意,請總捕頭,立時過府。」

왕승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대인께서는 타는 듯 초초해하시고 유나으리도 의견이 없습니다. 총포두께서 즉시 부중으로 건너오시랍니다."

楊晉道:「這真是一波未平,一彼又起,他們這做法的用心何在呢?」

양진이 말했다.

"이거 정말 일파(一波)가 채 그치기도 전에 또 일파가 일어나는군. 그들이 이런 짓을 하는 의도가 어디에 있을까?"

岳秀道:「事情已經發生了,不用急在一時……」

악수가 말했다.

"일은 이미 발생했으니 한 순간 급하게 굴 필요가 없습니다..."

目光轉到王勝的身上,道:「大白天,他們能把死牢中的犯人救走,那人不但要膽大心細,而且還有一身極高明的武功。」

눈길을 왕승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한낮에 그들이 뇌옥 안의 범인을 구해내어 달아날 수 있었으니 그 사람은 담대하고 세심할 뿐만 아니라 일신에 극히 고명한 무공을 가졌겠군요?"

王勝道:「是啊!這是破天荒的事,從來沒有膽大到這等程度。」

왕승이 말했다.

"그렇네! 이건 미증유의 사건일세. 여지껏 이 정도로 담대하지는 못했지."

岳秀道:「這是很高明的設計,但不知你們查出一些內情沒有了。」

악수가 말했다.

"이건 아주 고명한 설계로군요. 헌데 당신들은 내정을 좀 조사해냈는지 모르겠군요."

王勝道:「好像是他們扮作了府中的捕快混了進去,直入死牢,傷人劫走要犯,詳細的情形,張晃正在查詢中。」

왕승이 말했다.

"그들은 부중의 포쾌로 분장하여 섞여들어온 듯 하네. 곧장 뇌옥으로 들어가 사람을 상하게 하고 중요한 범인을 빼내어 달아났네. 상세한 정황은 장황이 조사하고 있다네."

楊晉嘆口氣,道:「老弟,有興趣麼?要不要跟我到府中一行?」

양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노제, 흥미가 있으면 나랑 같이 부중으로 가보겠는가?"

岳秀緩緩說道:「在下如若不去,只怕大人心中不悅。」

악수가 천천히 말했다.

"제가 만약 가지 않으면 대인께서 마음 속으로 불쾌하실 것 같군요."

站起身子,接道:「咱們走吧。」

일어서더니 말을 이었다.

"가시지요."

楊玉燕突然出現在門口,接道:「爹!你可想知道什麼人劫去了人犯麼?」

양옥연이 돌연 문 입구에 나타나서 말했다.

"아버지! 당신은 누가 범인을 납치해갔는지 알고 싶으시지요?"

楊晉呆了呆,道:「你知道?」

양진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너는 아느냐?"

楊玉燕道:「我沒有見到,但我能猜個八九不離十。」

양옥연이 말했다.

"제가 보지 못했지만 십중팔구 추측할 수 있어요."

楊晉道:「說說看什麼人?」

양진이 말했다.

"누군지 말해보거라."

楊玉燕道:「爹,我告訴你也沒有用,我要跟娘走了,沒有人會去問他。」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지, 제가 당신께 알려드려도 소용이 없어요. 나는 어머니를 따라가야 하니 아무도 

楊晉道:「好啊!你對爹也提條件了。」

양진이 말했다.

"좋다! 너는 애비한테 조건을 제시하거라."

楊玉燕微微一笑,道:「爹逼我跟娘走!也不是娘的用心啊!」

양옥연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버님이 나를 억지로 어머니와 함께 떠나라고 하신 건 어미니의 의도가 아니더군요!"

楊晉道:「妳這丫頭……」

양진이 말했다.

"요 계집애가..."

楊玉燕道:「爹,你別生氣,娘疼我,我知道,但她更希望爹能平安,她只生下我這麼一個女兒,在這時間,自然希望我能助爹一臂之力……」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어머니가 저를 끔찍이 아낀다는 것을 저도 알아요. 하지만 그녀는 아버님이 평안하시기를 훨씬 더 바라세요. 그녀는 오직 딸아이 하나 저를 낳으셨으니 이런 시기에 당연히 제가 아버님을 도와 한 팔의 힘이 되기를 바라십니다..."

楊晉一揮手,接道:「夠了,夠了,你先說說看,什麼人劫了人犯?」

양진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됐다, 됐어. 우선 누가 범인을 납치해갔는지 말해보거라."

楊玉燕道:「銀嬤,鐵嬤。」

양옥연이 말했다.

"은부와 철부예요."

楊晉道:「你說是七王爺夫人身側那兩個老媽子?」

양진이 말했다.

"칠왕야 부인 곁의 두 늙은 여종 말이냐?"

楊玉燕道:「是的,是她們兩個人。」

양옥연이 말했다.

"예. 그녀들 두 사람이예요."

楊晉道:「小丫頭,這話可不能隨便臆測啊!」

양진이 말했다.

"계집애야, 마음대로 억측해서는 안된다!"

楊玉燕道:「女兒不是臆測,我聽到她們談過,似乎是兩個人犯之中,有一個對她們很重要,所以,不能常囚死牢。」

양옥연이 말했다.

"억측이 아니예요. 저는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두 명의 범인 중에 한 명은 그녀들에게 아주 중요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평범한 뇌옥에 가두어둘 수 없다고 했어요."

楊晉道:「為什麼?」

양진이 말했다.

"왜지?"

楊玉燕道:「為什麼女兒就不知道了。」

양옥연이 말했다.

"무엇 때문인지는 여아가 알지 못해요."

岳秀道:「因為,怕他改變心意,招出了內情,處決囚犯,罪屬斬刑,固然要刑部批准,但七王爺有聖賜上方寶劍,處決一兩個江湖盜匪,殺人兇犯算不得什麼大事,偏偏是七王爺不肯下令處死,卻要來一個親審親問,他們不能冒這個險!」

악수가 말했다.

"왜냐하면 그가 마음을 바꾸어 내정을 자백할까 두려웠기 때문이지요. 죄수를 처형하고, 죄가 참형에 해당되는지의 판단은 형부(刑部)가 비준해야 합니다. 하지만 칠왕야께는 성상께서 하사하신 상방보검(上方寶劍)이 있어 강호비적 한두 명은 처단하실 수 있으니 사람을 죽인 흉악한 범인쯤이야 무슨 큰 일이라 할 수도 없습니다. 뜻밖인 것은 칠왕야께서 영을 내려 처형하지 않으시고 불러서 친히 심문하시겠다니 그들은 그런 위험은 무릅쓸 수 없지요!"

楊晉道:「老弟說的是,但他們為什麼一下子劫去了兩個人犯呢?」

양진이 말했다.

"노제의 말이 맞네. 하지만 그들이 왜 한 번에 두 명의 범인을 납치해갔을까?"

岳秀淡淡一笑,道:「他們不願留下一些把柄,兩個人一齊救了,使咱們誤會他們是聲息互通。」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빌미를 남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두 명을 일제히 구해감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서로 소식을 주고받았다고 오해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楊晉嘆息一聲,道:「老弟,現在應該如何?」

양진이 탄식하고는 말했다.

"노제, 이제 어떻게 해야겠는가?"

岳秀道:「你不能帶人到府中搜查,也不能坦然供述,告訴七王爺,人被夫人身側的兩個老婆子給劫去了。」

악수가 말했다.

"당신은 사람을 데리고 가서 왕부 안을 수색할 수도, 범인은 부인이 곁에 데리고 있는 두 명의 늙은 여종에게 납치되었다고 태연하게 칠왕야께 말씀드릴 수도 없습니다."

楊晉道:「是啊!這確是一樁很為難的事。」

양진이 말했다.

"그렇네! 이건 확실히 아주 난처한 일일세."

岳秀道:「目下唯一之策,就是折服七王爺,因為,目下的情形,已很明確,如沒有七王爺的支持,別說你這個總捕頭沒有法子辦案,就算是胡正光也不敢輕捋虎鬚,何況,胡大人還是個保官求貴的人。」

악수가 말했다.

"지금 유일한 방책은 바로 칠왕야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목하 정황은 이미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칠왕야께서 지지하지 않는다면 총포두인 당신이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설령 호정광도 감히 함부로 호랑이 수염을 건드리지 못합니다. 하물며 호대인은 관직을 유지하여 승진을 추구하는 사람이지요."

楊晉道:「折服七王爺,老弟,怎麼樣一個折法啊?」

양진이 말했다.

"노제, 칠왕야를 설득하려면 어떤 식으로 설득해야겠는가?"

岳秀道:「這要胡正光同意,帶區區見到王爺,自然,最好是能把七王爺請到應天府中見面。」

악수가 말했다.

"호정광의 동의하에 저를 데리고 왕야를 만나야 합니다. 당연히 칠왕야를 응천부로 오시라 해서 만나면 가장 좋습니다."

楊晉道:「這個,在下去和胡大人商量,他目前似是到山窮水盡之境,不聽咱們的也不行了。」

양진이 말했다.

"그건 내가 호대인과 상의하겠네. 그는 지금 막다른 길에 내몰린 형편이니 우리 말을 따르지 않을 수도 없지."

楊玉燕道:「爹!我也去,有很多事,我可以為爹證明。」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님! 저도 가겠어요. 아버님을 위해 많은 것들을 증명할 수 있어요."

楊晉道:「好吧!你總不能就這樣去見人吧?」

양진이 말했다.

"알겠다! 아무튼 네가 이렇게 가서 사람을 만날 수는 없겠지?"

楊玉燕道:「有法子,岳大哥缺少一個隨侍的書僮,我扮作他隨行的書僮就是。」

양옥연이 말했다.

"방법이 있어요. 악대가께는 수행하는 서동(書僮)이 없으니 저는 그를 수행하는 서동으로 분장하면 그만이예요."

楊晉苦笑一下,道:「兒大不由我,看來我是管你不住了。」

양진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식이 크면 부모를 따르지 않는다더니 보아하니 나는 너를 말릴 수가 없구나."

楊玉燕羞紅了雙頰,垂下頭,未再多言。

양옥연은 부끄러움에 두 볼을 붉히며 고개를 숙인 채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岳秀似是一直避免捲入兩父女爭執之中,站起身子,道:「對方來勢洶洶,咱們不能處處受制,我出去佈置一下。」

악수는 줄곧 두 부녀의 다툼에 말려들기를 피하는 듯 했다. 일어서서 말했다.

"상대방은 기세등등합니다. 우리가 도처에서 제약을 받아서는 안되니 저는 나가서 배치를 하겠습니다."

楊晉道:「老弟,你幾時回來?」

양진이 말했다.

"노제, 자네는 언제 올텐가?"

岳秀道:「快則一個時辰之內,遲在太陽下山之前。」

악수가 말했다.

"빠르면 한 시진 안이고 늦어도 해가 지기 전입니다."

楊玉燕道:「岳大哥,回來吃晚飯吧!」

양옥연이 말했다.

"악대가, 돌아와 저녁 드세요!"

岳秀道:「好!那就多多打擾了。」

악수가 말했다.

"알겠소! 거듭 폐를 끼치겠소."

轉身快步而去。望著岳秀的背影消失,楊玉燕轉身欲走。

뒤돌아 빠른 걸음으로 갔다. 멀어지는 악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양옥연이 몸을 돌려 가려고 했다.

輕輕咳了一聲,楊晉低聲說道:「燕兒,你站著,爹有幾句話想問妳。」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양진이 말했다.

"연아야, 거기 섰거라. 애비는 너한테 몇 마디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단다."

楊玉燕道:「爹,什麼事啊?」

양옥연이 말했다.

"아버님, 무슨 일인가요?"

楊晉道:「齊大非偶,但男人太傑出了,也不一定是位好丈夫。」

양진이 말했다.

"서로 차이가 너무 크구나. 남자가 너무 걸출해도 반드시 좋은 남편은 아니란다."

楊玉燕低聲道:「我……」

양옥연이 나직이 말했다.

"저는..."

楊晉一揮手,道:「為父的只要妳記著這一句話,幾十年來,我看的事情太多了,所以,為父的也不想管妳太多,妳自己多想想。」

양진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애비는 네가 이 한 마디만 기억하길 바란다. 수십 년 이래로 내가 본 일들은 너무도 많다. 그래서 애비도 너한테 너무 많이 간여하고 싶지 않다. 네 자신이 많이 생각하거라."

起身舉步,帶著恭候在大廳的王勝,直奔應天府。楊玉燕未料到父親會講出這番話來,呆了一呆,悄然入廚,開始調治菜餚。

걸음을 옮겨서 대청에서 공손히 기다리고 있던 왕승을 데리고 응천부로 곧장 달려갔다. 양옥연은 부친이 그런 말을 할 줄은 예상치 못하여 멍하니 있다가 조용히 부엌으로 들어가 요리와 술안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她分析過岳秀,自己不論從任何一方面,都無法及他,只有廚下整飯,比他強些,要逞勇鬥勝,只有做些味道好吃的小菜,讓他享用。

그녀는 악수를 분석한 적이 있는데 자신은 어떤 방면으로도 그에게 미치지 못했다. 오직 부엌에서 밥짓는 것만 그에 비해 좀 나았다. 보란 듯이 이기려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그가 만끽하게 해주는 것 뿐이었다.

太陽下山前,楊晉趕了回來,片刻後,岳秀回到楊府。半日張羅,楊姑娘捧出幾味拿手小菜,三人同桌共餐。

해가 지기 전에 양진이 서둘러 돌아왔고 잠시 뒤 악수가 양부에 도착했다. 반나절을 준비한 양낭자는 몇 가지 자신있는 요리를 내놓았고 세 사람은 한 식탁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敬過了岳秀一杯酒,楊晉才緩緩說道:「老弟,下午你沒有去,胡大人最少問了我五次,你現在何處?要派人找你議事。」

악수에게 한 잔의 술을 권하고 비로소 양진은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노제, 오후에 자네가 안간 바람에 호대인은 나한테 최소한 다섯 번이나 자네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네. 사람을 보내어 자네를 찾아 일을 논의하려는 게지."

岳秀道:「楊兄怎麼說?」

악수가 말했다.

"양형은 어떻게 말씀하셨습니까?"

楊晉道:「我告訴他你未食王奉祿,屬於閒雲野鶴,你既然答應了幫忙,決不會食言,但不能太過攪擾你。」

양진이 말했다.

"자네는 왕의 봉록으로 먹고 사는 것이 아니며 한가롭고 자유로운 사람에 속한다고 말했지. 자네가 이미 돕기로 승낙했고 결코 식언할 리가 없으니 너무 자네를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했네."

岳秀笑一笑,道:「言重了。」

악수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말씀이 과하셨습니다."

楊晉道:「胡大人已經按你老弟的交代去辦,由劉文長親筆定了一封情文並茂的呈折,下午胡大人已至王府晉謁,希望能邀得王爺同意,過府敘事,萬一不答應,胡大人準備帶著你岳老弟同赴王府一行,我看,這一次,他是頂著紗帽幹了。」

양진이 말했다.

"호대인은 이미 노제가 알려준 대로 했네. 유문장이 직접 빼어난 문장으로 청원서 한 통을 썼고 오후에 호대인이 왕부로 가서 알현했다네. 왕야께서 동의하시어 응천부로 건너오셔서 이야기 나누시길 바라네. 만일 승낙하지 않으신는다면 호대인은 악노제 자네를 데리고 함께 왕부로 갈 작정이네. 내가 보기에 이번에는 그가 윗사람을 아랑곳하지 않았네 그려."

岳秀道:「逼上梁山,他胡大人也找不出第二條路可以走!」

악수가 말했다.

"어쩔 수 없을 테니까요. 호대인도 갈 수 있는 두 번째 길을 찾아내지 못했군요!"

楊晉道:「話說的不錯,你們母子在長江鏢局中,那一頓大義責罵,似乎也給了他很大的影響,如是平日裏,受了這種氣,我楊晉也可能被他下令打上一頓板子,就算我能逃過,王勝、張晃決不能免,最少會有十幾二十個捕快被打的皮綻肉裂,這一次,竟未責問過一次。」

양진이 말했다.

"맞는 말일세. 그대들 모자가 장강표국에서 대의(大義責罵)로 꾸짖은 것이 그에게 아주 큰 영향을 준 듯 하네. 만일 평상시에 그런 모욕을 받았다면 나 양진도 곤장을 맞았을 걸세. 설령 나를 건너뛰더라도 왕승, 장황은 결코 모면할 수 없었겠지. 최소한 십수 명에서 이십 명의 포쾌들은 살갗이 터지고 갈라졌을 텐데 이번에는 놀랍게도 한 번도 문책하지 않으셨다네."

岳秀道:「他有自知之明,自知不是打下屬一頓板子,消消心中怒火,就能夠解決問題。」

악수가 말했다.

"그는 자신을 잘 알는 것입니다. 잘 알기에 부하들에게 곤장을 치지 않고 심중의 노화를 가라앉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지요."

楊晉道:「老弟,你是準備去見胡大人?」

양진이 말했다.

"노제, 자네는 가서 호대인을 만나볼 작정인가?"

岳秀笑一笑,道:「我打聽他的政聲,不算好,但也不算太壞,撈了不少的銀子,但對大刑案,卻也秉公處斷,咱們去見他吧!」

악수가 빙그레 웃고는 말했다.

"저는 그의 관리로서의 명성을 들었습니다. 적잖은 은자를 챙겼지만 큰 형사사건에 대해서는 공평하게 처리한다더군요. 훌륭하다고 할 순 없지만 그리 나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 그를 만나러 갑시다!"

楊玉燕突然出現,青衣小帽,打扮一個隨侍童子模樣,道:「爹,我也去麼?」

양옥연이 청의에 작은 모자로 시동 모습을 한 채 돌연 나타나서 말했다.

"아버지, 저도 가요?"

楊晉一皺眉頭,道:「岳老弟,你看看她是否該去?會不會壞你的事?」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악노제, 그녀가 가야한다고 보는가? 자네 일을 망치지 않을까?"

岳秀道:「楊姑娘既然決心參與這件事,是否應該阻止她,該由你作父親的決定,我沒有意見。」

악수가 말했다.

"양낭자는 이미 이 일에 참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녀를 저지해야 할지는 부친인 당신이 결정하십시오. 저는 의견이 없습니다."

一記推手,把事情又套到楊晉的身上。苦笑一下,楊晉緩緩接道:「如是岳老弟覺著不礙事,不妨叫她同去,王府中一頓皮肉之苦,她大約還沒有受夠。」

일을 모조리 양진에게 떠넘겼다. 고소를 짓더니 양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만일 악노제가 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그녀가 같이 가도 무방하네. 왕부에서의 육체적인 고통이 아직 충분치 않은 것 같군."

岳秀道:「大人既然同意了,在下自然無不答應的道理。」

악수가 말했다.

"대인께서 이왕 동의하셨으니 저는 당연히 승낙하지 않을 도리가 없지요."

三個人動身趕往應天府。一路上,楊晉暗自思忖著這岳秀的為人,他身負絕世武功,而且聰明才智,亦非常人能夠及得,但他作事為人,卻是中庸得很,這不是像他這樣年紀人應該有的。但他有著人所難及的勇氣,履險如夷。他有著過人的氣度,視王公巨卿,有如平常的百姓一般。

세 사람은 응천부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양진은 남몰래 악수의 사람됨을 곰곰히 생각했다. 그는 몸에 절세무공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총명함과 재지 역시 보통 사람이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일을 할 때의 사람됨은 몹시 중용을 지킨다. 이것은 그와 같은 나이의 사람들이 가져할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남들이 미치기 어려운 용기가 있어 험지를 평지 걷듯 한다. 그에게는 과인(過人)한 기도가 있다. 지체 높은 관리 보기를 보통의 백성처럼 한다.

對他為人,楊晉也有莫可預測的感覺,就拏楊玉燕這件事看來,以岳秀的聰慧才智,自不會瞧不出楊玉燕的用心,他對楊姑娘不算壞,很耐心的傳她武功,但也算不上好,他一直逃避著對楊姑娘有任何一點承諾。他就是這樣一個人,有時間,尖銳的很,有時間健穩的很。

그의 사람됨에 대해 양진도 예측불가한 느낌이 있었다. 양옥연의 일만 하더라도 악수의 총명함과 재지로써 양옥연의 의도를 못알아볼 리가 없다. 그가 양낭자를 대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인내심있게 그녀에게 무공을 전수했다. 하지만 좋다고 할 수도 없었다. 그는 줄곧 양낭자에 대한 어떠한 승낙도 회피했다. 그는 바로 이런 사람이다. 때로는 매우 첨예하고 때로는 아주 온건했다.

楊晉一路上想著心事,不覺間已到了應天府。帶著兩個人進入後宅花廳,胡大人,劉文長早已在廳中等候。

양진은 가는 길에 시름에 잠겨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응천부에 도착했다. 두 사람을 데리고 후택의 화청으로 들어서자 호대인, 유문장은 벌써 청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岳秀一抱拳,道:「大人找草民來此,不知有何見教?」

악수가 포권하며 말했다.

"대인께서 민초를 이곳으로 오라하심은 무슨 가르침이 있으신지요?"

胡大人連忙還禮,道:「不敢當,岳世兄,楊總捕頭告訴了下官,你岳世兄的意思,下官照岳世兄的高見,晉見了王爺。」

호대인이 연신 바쁘게 답례하고 말했다.

"감당할 수 없네. 악세형, 양총포두가 자네의 의사를 본관에게 알려주었고 본관은 악세형의 고견대로 왕야를 알현했다네."

這麼一捧,岳秀有些不好意思,一欠身道:「王爺怎麼說?」

이렇게 추켜올리자 악수는 좀 쑥쓰러웠다.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왕야께서는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胡正光道:「王爺約下官,今夜初更時分,他來應天府和我會晤。」

호정광이 말했다.

"왕야께서는 오늘 밤 초경 무렵에 응천부로 오시어 나를 만나겠다고 약속하셨네."

岳秀道:「看來,七王爺並非是蒙在鼓裡,他大約也發覺府中的情勢有異。」

악수가 말했다.

"보아하니 칠왕야께서 결코 아무 것도 모르시는 것은 아니군요. 그분은 아마도 부중의 정세가 이상함을 발견하셨군요."

胡正光微微一笑,道:「下官推薦了岳世兄,七王爺特別囑咐下官,無論如何要下官留下你,希望能和你談談!」

호정광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본관이 악세형을 추천했고 칠왕야께서는 특별히 본관에게 당부하시길 자네와 한번 이야기하고 싶으시다고 어떻게 하든 자네를 붙잡아 두라고 하셨네."

岳秀道:「大人和王爺,都太過抬愛草民了。」

악수가 말했다.

"대인과 왕야 모두 민초를 너무 아껴주시는군요."

胡正光話題一轉,吩咐擺酒,酒席宴上,胡正光不提正事,而且,就算有人提起時,他也故意的把它岔開去。平日裡端足架子的胡止光,此刻連一點官架子也沒有了,不但和岳秀談笑風生,而且把劉文長、楊晉,也讓入席中,全沒了上下的界限,簡直像老朋友敘舊一般。

在楊晉記憶中,這是從沒有過的事。

호정광은 화제를 돌려 술자리를 차리도록 분부했다. 호정광은 본론을 꺼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설령 누군가 꺼내더라도 고의로 말머리를 딴 데로 돌렸다. 보통 때 거드름을 피우던 호정광은 지금 한 점도 관료의 티를 내지 않았다. 악수와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울 뿐 아니라 유문장, 양진도 자리에 들도록 하여 위아래의 경계가 전혀 없었다. 그야말로 오랜 친구들이 지난 일을 이야기하는 듯 했다.

這席酒直吃到太陽下山,胡正光才吩咐撤去殘席,並另準備了一席更精美的宴席,初更時分備用。然後,交待楊晉,把岳秀安排在一座雅室中休息。還不到初更時分,胡大人穿著便衣和楊晉、劉文長等迎候在府門外面。

술자리는 해가 질 때까지 이어지다가 비로소 호정광은 남은 술자리를 치우도록 분부하고 동시에 초경 무렵에 쓸 훨씬 화려한 주연을 준비시켰다. 그런 다음 악수에게 아담한 방을 하나 안배하여 휴식하도록 양진에게 당부했다. 아직 초경이 되지 않았는데 호대인은 편한 옷을 걸치고 양진, 유문장 등과 함께 응천부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表面上不見戒備,其實,王勝、張晃,各率幾十名精幹的捕快,埋伏在暗中戒備。初更時分,一輛輕便篷車,悄然而至,停在府門外面。車簾啟動,緩步行下來,身著青緞子夾袍的七王爺。

표면상으로 경계가 없어 보였지만 사실 왕승, 장황은 각기 수십 명의 정예 포쾌들을 거느리고 암중으로 매복하여 경계했다. 초경 무렵이 되자 단출한 봉차 한 대가 조용히 도착하여 응천부 문 밖에 멈추었다. 봉차의 주렴이 걷히고 느린 걸음으로 내려오는데 푸른 비단의 겉옷을 입은 칠왕야였다.

胡正光一撩衣襟,準備跪拜、七王爺卻一揮手,道:「起來,起來,這是什麼地方,用不著行大禮。」

호정광이 옷자락을 걷어올려 엎드려 절하려 하자 칠왕야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일어나시오. 이런 곳에서 대례(大禮)를 행할 필요 없소."

目光轉動,四顧了一眼,道:「那位岳秀呢?」

시선을 돌려 주위를 돌아보더니 말했다.

"악수라는 사람은?"

胡正光道:「現在府中候駕。」

호정광이 말했다.

"지금 부중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七王爺哦了一聲,撩袍向前行去。胡正光搶上一步,前面帶路,一面示意楊晉去通知岳秀接駕。

칠왕야는 아, 하더니 옷자락을 걷어올려 앞으로 걸어갔다. 호정광이 한 발 앞질러 앞쪽에서 길을 안내하면서 한편으로 양진에게 눈짓하여 악수가 마중토록 통지하게 하였다.

七王爺行到了花廳外面,岳秀已迎了上來,一欠身,抱拳道:「草民岳秀,叩見王爺。」

칠왕야가 걸어서 화청 밖에 이르자 악수가 이미 맞이해와서 허리를 숙이며 포권하여 말했다.

"민초 악수가 왕야를 알현합니다."

撲身欲拜。

몸을 수그려 절을 하려고 했다.

七王爺一伸手,攔住了岳秀道:「不用大禮,咱們是布衣論交,別把我看成七王爺。」

칠왕야가 손을 뻗어 막으며 말했다.

"대례(大禮)는 필요 없네. 우리는 평민으로 사귀는 것이니 나를 칠왕야로 보지 말게."

岳秀也沒有跪拜的意思,七王爺這一攔,也就順勢立起。進入花廳,七王爺坐了上位,胡正光竟把岳秀讓了主位,自己坐在橫裡相陪。劉文長和楊晉都算是官府中人,那就沒有資格和七王爺這樣身份的人,坐在一席,兩個人都站在花廳外面聽差。

악수도 엎드려 절할 생각이 없었기에 칠왕야가 막자 그 참에 몸을 일으켰다. 화청에 들어가자 칠왕야가 상석에 자리잡았다. 호정광은 악수를 주인 자리에 앉히고 자신은 옆자리에 앉았다. 유문장과 양진은 모두 관부의 사람이라 칠왕야와 같은 이런 신분의 사람과 한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었다. 두 사람은 모두 심부름꾼처럼 화청 밖에 섰다.

花廳裡燈光明亮,七王爺兩雙眼睛盯住岳秀瞧了一陣,才笑一笑道:「胡大人向小王推薦岳兄武功絕倫,智略過人……」

화청 안의 등불은 환했고 칠왕야는 두 눈으로 한 동안 악수를 응시하다가 비로소 웃으며 말했다.

"호대인은 소왕에게 악형의 무공이 절륜하며 지략이 과인(過人)하다고 소개했는데..."

岳秀接道:「布衣小民,雖然學得幾招拳腳,怎敢當胡大人的推薦。」

악수가 말했다.

"하찮은 평민이 비록 몇 초의 권각(拳腳)을 배웠으나 어찌 감히 호대인의 추천을 감당하겠습니까?"

七王爺道:「你也不用客氣,小王想先見識一下你的武功?不知可否讓我開開眼界?」

칠왕야가 말했다.

"그대는 겸손해 하지말게. 소왕(小王)은 먼저 자네의 무공을 한번 견식하고 싶은데 나의 안계(眼界)를 열어주겠는가?"

換了任何一個人,都會立刻應下來,但岳秀卻沉吟了一陣,道:「王爺,小民想斗膽請教件事。」

어떤 사람이더라도 즉시 응하겠지만 악수는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왕야, 소민(小民)은 대담하게도 한 가지 가르침을 청하고 싶습니다."

七王爺道:「什麼事?」

칠왕야가 말했다.

"무슨 일이오?"

岳秀道:「小民生性懶散,不願受任何管制,七王爺如若見識過小民的武功之後,萬一要小民任職官府,或是在府中侍衛,小民屆時如若拒絕,對王爺而言,是一樁大為不敬的事,因此,小民必得先行聲明,免得七王爺為……」

악수가 말했다.

"소민은 천성이 나태하고 산만하여 어떠한 관제(管制)도 받길 원치 않습니다. 칠왕야께서 소민의 무공을 견식하신 뒤에 소민에게 관부에서 직위를 맡기를 요구하시거나, 혹은 왕부의 시위를 맡기시어 소민이 그때가서 만약 거절한다면 왕야께 크게 불경스러운 일입니다. 이 때문에 소민은 부득이 미리 선언해두겠습니다. 칠왕야께서는..."

七王爺揮揮手,接道:「好!我答應你,決不以官位約束你。」

칠왕야가 손을 내저으며 말을 받았다.

"알겠네! 결코 관부의 직위로 자네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내 승낙하지."

岳秀道:「小民這裡先行謝過七王爺了。」

악수가 말했다.

"소민은 이 자리에서 미리 칠왕야께 감사드립니다."

七王爺微微一笑,道:「那就請岳兄露上一兩手絕技,給小王見識一下了。」

칠왕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러면 악형은 한두 수 절기를 내보여 소왕이 견식토록 해주게."

岳秀回顧了一眼,道:「七王爺想瞧點什麼?」

악수가 주위를 돌아보며 말했다.

"칠왕야께서는 무얼 보고 싶으십니까?"

七王爺微微一怔,道:「岳兄準備了什麼,小王就見識什麼?」

칠왕야가 약간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악형이 무얼 준비했든 소왕은 무엇이든 견식하겠네."

岳秀道:「在下沒有準備,只有就地取材了。」

악수가 말했다.

"저는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 자리에서 재료를 취할 뿐입니다."

突然,雙目炯炯,凝注向廳外。這花廳中燭火輝煌,外面卻是一片黑暗,胡正光轉頭向外面瞧了一眼,只見一片夜色,瞧不出一點徵象。

돌연 형형한 눈빛으로 청 밖을 응시했다. 이 화청 안의 촛불은 휘황하고 바깥쪽은 어두워 깜깜했다. 호정광이 고개를 돌려 보니 어둠 만이 보일 뿐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七王爺輕輕咳了一聲,道:「岳兄,瞧什麼?」

칠왕야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악형, 뭐라도 보았는가?"

岳秀神情忽然變得十分嚴肅,口氣也有些冷漠的說道:「王爺來此之時,可曾另有侍衛暗中保護?」

악수의 표정이 돌연 몹시 엄숙하게 변하더니 냉막한 말투로 말했다.

"왕야께서 이곳에 오실 때 따로 시위들이 암중으로 보호하고 있습니까?"

七王爺微微一怔,道:「沒有啊!」

칠왕야가 살짝 의아하여 말했다.

"아닐세!"

岳秀突然舉起了手中的酒杯,俊目中暴射兩道閃電一般的寒芒,玉面也泛起一片艷紅。右手一推,手中的酒杯緩緩向花廳外面飛去。杯勢緩慢,就像是有人托著酒杯向外行去一般。

악수는 돌연 수중의 술잔을 들어올렸다. 영준한 눈 속에서 두 줄기 섬전같은 한망(寒芒)을 폭사시키며 옥같은 얼굴에도 한 조각 선홍빛이 떠올랐다. 우수를 내밀자 수중의 술잔이 천천히 화청 밖을 향해 날아갔다. 술잔이 날아가는 기세는 완만하여 마치 사람이 술잔을 받쳐들고 밖으로 걸어가는 것 같았다.

擲杯出手,疾如流星,江湖上不少人能夠辦到,但如像這等緩慢的手法,倒是極為罕見。胡正光不懂武功,還未覺得什麼,但七王爺卻瞧得臉色微變。

유성같이 빠르게 잔을 던져내어 출수하는 것은 강호에서 할 수 있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이 정도로 완만한 수법은 극히 보기 드물었다. 호정광은 무공을 몰라서 아직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지만 칠왕야는 보고 안색이 미미하게 변했다.

因為,拋物出手,全憑手勁內功,把拋出之物,打向一定的目標,物體能在空中緩行,物雖然出手,但仍在人的無形暗勁的控制之下。

왜냐하면 물건을 던져 출수하는 것은 전적으로 손의 힘과 내공에 의지하며, 내던진 물건은 일정한 목표를 때린다. 물체가 공중에서 천천히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물건이 비록 손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무형의 암경(暗勁)에 공제를 받고 있다는 말이다. 

站在花廳門口的楊晉,更是瞧的驚奇不止,他擅用暗器,得知箇中之理,見酒杯穿出花廳的速度雖然慢,但卻帶著一股強大的暗勁,隱隱生風。

화청 문에 서있던 양진이 보자니 더한층 놀랍기 그지없었다. 그는 암기를 쓰는데 능하였기에 그 가운데의 이치를 알 수 있었다. 술잔이 화청을 뚫고 나가는 속도가 비록 느렸지만 한 줄기 강대한 암경을 동반하고 있어 은은하게 바람을 일으키는 것을 보았다.

劉文長低聲說道:「楊兄,這也是一門很深奧的武功麼?」

유문장이 나직이 말했다.

"양형, 이것도 심오한 무공이오?"

楊晉道:「不錯,一種舉世無匹的高明手法,我走了大半輩子江湖,還是初次見到。」

양진이 말했다.

"그렇소. 세상을 통털어 필적할 수 없는 일종의 고명한 수법이오. 내가 반평생 강호를 다녔지만 처음 본다오."

劉文長道:「但在下就瞧不出奧妙的所在了。」

유문장이 말했다.

"하지만 나는 심오한 점을 알아볼 수 없구려."

楊晉道:「劉兄,這不是無的之矢,必有驚人之變。」

양진이 말했다.

"유형, 이것은 과녁이 없는 화살이 아니오. 필시 사람을 놀라게 하는 변화가 있을 거요."

劉文長輕哦了一聲,未再多言。不論,胡正光、劉文長是否明白奧妙,但他們裝也裝得出一付全神貫注的樣子。但見那緩飛而去的酒杯,飛近花廳外三丈處,一株移植而來的黃山虬松,撞在了濃密的枝葉之上。奧妙立見,酒杯一和松葉撞擊,突然化作數千百塊碎片,飛入了濃密的松林之中。一聲淒涼的慘叫,一團黑影,由那松樹上跌了下來。

유문장이 살짝 허, 하더니 더이상 여러 말 하지 않았다. 호정광, 유문장이 심오함을 알든 알지 못하든 그들은 온 정신을 집중시키는 모습을 꾸며내야 했다. 느릿하게 날아가던 술잔은 화청 밖 삼 장 되는 곳에 있는 황산(黃山)에서 이식해온 한 그루의 규송(虬松:구부러진 소나무) 근처로 날아가서 농밀(濃密)한 가지와 잎에 부딪혔다. 오묘함은 즉시 나타났다. 술잔은 소나무잎과 부딪히자 돌연 수 천 수 백 조각으로 부서져더니 농밀한 송림 안으로 날아들었다. 한 소리 처량한 비명이 나더니 한 덩이 흑영이 그 소나무 위에서 떨어져 내려왔다.

胡正光沒有看清楚那酒杯撞上松樹的變化,但卻聽到了那一聲淒厲的慘叫,臉色大變,汗珠兒也從頂門上流了下來,急急叫道:「什麼人?快給我拿下來。」

호정광은 술잔이 소나무에 부딪히면서 생긴 변화를 똑똑히보지 못했지만 처량한 비명소리를 듣자 낯빛이 대변(大變)했고 땀방울이 정수리에서 흘러내려왔다. 급히 소리쳤다.

"누구냐? 속히 잡아오너라."

其實,用不著胡正光的呼叫,楊晉已疾快的奔了過去。只見一個全身黑衣的大漢,半身滿臉,都是鮮血。他受傷之人,又從樹上摔了下來,傷的似是不輕。楊晉仍然不敢大意,一伸手,點了他兩處穴道,才伸手提起那黑衣人,大步行向花廳。

사실 호정광이 소리칠 필요가 없었다. 양진이 이미 재빠르게 달려간 것이다. 전신에 흑의를 입은 한 명의 대한이 보였는데 몸의 절반과 얼굴이 온통 선혈이었다. 그는 부상을 입고 또 나무에서 떨어졌기에 상처가 가볍지 않는 듯 했다. 양진은 그래도 감히 소홀할 수 없었다. 손을 뻗어 그의 두 군데 혈도를 찌르고서 그제서야 손을 뻗어 그 흑의인을 끌어올려 큰 걸음으로 화정을 향해 걸어갔다.

胡正光緊張的一撩袍跪了下去,道:「卑職該死。」

호정광이 긴장하여 옷자락을 걷어올리고 꿇어앉더니 말했다.

"비직(卑職)은 죽어 마땅합니다."

七王爺倒還沉得住氣,揮揮手,道:「你起來,這和你無關。」

칠왕야는 도리어  마음을 가라앉히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일어나시오. 이건 당신과 무관하오."

這時,楊晉已把人提到了大廳門口,欠身說道:「已然擒到了刺客,恭候七王爺的發落。」

이때 양진은 이미 사람을 대청 문까지 끌고와서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자객을 잡았으니 칠왕야의 처분을 기다립니다."

七王爺道:「帶他進來。」

칠왕야가 말했다.

"안으로 데려오시오."

楊晉提著那黑衣人,舉步行了進來。燈光下,只見一個半身鮮血的黑衣人緊閉著雙目。七王爺凝目望去,只見他臉上,刺入十餘塊碎了的酒杯,早已面目全非,無法辨認。岳秀一直坐在原位上沒有動,也沒有說一句話。

양진이 그 흑의인을 끌고 들어왔다. 등불 아래 몸의 절반이 선혈인 한 명의 흑의인이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것이 보였다. 칠왕야가 미간을 모은 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십여 개의 술잔 파편이 파고들어 벌써 원래 얼굴을 찾아보지 못하게 되어서 식별할 수가 없었다. 악수는 줄곧 원래 자리에 앉은 채로 움직이지도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七王爺回視了岳秀一眼,微微一笑,道:「他是否死了?」

칠왕야가 악수를 돌아보고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는 죽었는가?"

岳秀道:「應該是不會死。」

악수가 말했다.

"죽었을 리가 없습니다."

楊晉一欠身,道:「卑職點了他穴道。」

양진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비직(卑職)이 그의 혈도를 찔렀습니다."

七王爺輕輕咳了一聲,道:「你認識我麼?」

칠왕야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너는 나를 아느냐?"

黑衣人傷的很重,但他穴道解開後,兩雙眼珠兒還可以轉動,那證明了他沒有死。只是他轉動一下頭,望望七王爺,重又閉上雙目。

흑의인은 몹시 심하게 다쳤지만 혈도가 풀린 뒤 두 눈동자를 굴릴 수 있었다. 그것은 그가 죽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그는 머리를 돌려 칠왕야를 한 번 바라보더니 또 눈을 감아버렸다.

胡正光問案慣了,大喝一聲,道:「還不從實招來,準備大刑伺候!」

호정광은 사건을 심문하는 습관이 있어 대갈일성했다.

"사실대로 불지 않으면 큰 형벌을 받을 것이다!"

七王爺搖搖頭,道:「胡大人……」

칠왕야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호대인..."

胡正光已然驚覺,久身應道:「卑職該死?」

호정광이 놀라서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비직은 죽어 마땅합니다."

楊晉突然一閃身,抓住了那黑衣人一條右臂,道:「朋友,人是一個,命是一條,生死算不得什麼大事,但活罪難受,朋友,你知道什麼,最好能說出來,七王爺也許可以開恩饒你不死,在下麼也可以答應你兄弟,一旦動手時,給你一個痛快。」

양진이 돌연 몸을 이동하여 그 흑의인의 오른팔을 움켜잡고 말했다.

"친구, 한 명의 사람은 목숨이 한 가닥이다. 죽고 사는 것이 무슨 큰 일이 아닐 수 있지만 생고생은 견디기 어렵다. 친구, 그대가 무언가 안다면 털어놓는 것이 가장 좋다. 칠왕야께서 어쩌면 은혜를 베푸시어 그대를 용서하여 죽이지 않으실 수도 있으며 나도 일단 손을 쓸 때는 통쾌하게 죽여줄 것을 그대에게 승낙할 수 있다."

黑衣人這一次,連睜也未睜一眼閉上的雙目。

흑의인이 이번에는 감은 두 눈을 뜨지도 않았다.

七王爺淡然說道:「你認為不怕死,我就認不出你了?」

칠왕야가 담연하게 말했다.

"그대가 죽음을 두렵지 않다고 여긴다 하여 내가 그대를 알아내지 못할까?"

黑衣人霍然一睜雙目,道:「你認識我,當真是天大的笑話。」

흑의인은 갑자기 두 눈을 번쩍, 뜨더니 말했다.

"당신이 나를 안다니 정말이지 천하에 없는 우스갯소리요."

岳秀暗暗讚道:「看來,這位七王爺,是一位非常機智的人物。」

악수가 암암리 칭찬하여 말했다.

'보아하니 이 칠왕야는 기지(機智:재치)가 비상한 인물이로구나.'

只聽七王爺冷冷說道:「他們給了什麼代價,要你刺殺於我?」

칠왕야가 냉랭하게 말하는 것이 들렸다.

"그들이 어떤 대가를 주었길래 나를 암살하려 했느냐?"

黑衣人突然一張嘴,噴出一口鮮血,閉目而逝。

흑의인이 돌연 입을 벌려 한 모금 선혈을 토하더니 눈을 감고 그대로 숨이 끊어졌다.

七王爺起身瞧了那黑衣人一眼,道:「他口中含有毒藥。」

칠왕야가 일어나서 그 흑의인을 한번 보고는 말했다.

"입 속에 독을 머금고 있었군."

楊晉道:「卑職該死,早該想到他吞藥自絕的。」

양진이 말했다.

"비직은 죽어 마땅합니다. 그가 독을 삼켜 자결할 것을 미리 생각했어야 합니다."

七王爺一揮手,道:「不怪你,拖下去埋了。」

칠왕야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대 탓이 아니오. 끌고가서 묻으시오."

楊晉一欠身,提起那黑衣人離開花廳。

양진은 허리를 숙이더니 그 흑의인을 끌어올려 화청을 떠났다.

七王爺的目光,轉注岳秀的身上,道:「他很早就藏在那松樹上了麼?」

칠왕야는 눈길을 악수에게로 돌리더니 말했다.

"그는 진작부터 그 소나무 위에 숨어있었는가?"

岳秀道:「不久。」

악수가 말했다.

"오래되지 않습니다."

七王爺震動了一下,道:「你是說他跟著我來?」

칠왕야가 대번에 충격을 받아서 말했다.

"그가 나를 따라왔다는 말인가?"

岳秀道:「草民不敢危言聳聽,但七王爺未到之前,這地方都經過嚴密的搜查。」

악수가 말했다.

"민초가 감히 놀래키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만 칠왕야께서 도착하시기 전 이곳은 모두 엄밀한 수색을 거쳤습니다."

七王爺點點頭,道:「那是跟著我來的了。」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나를 따라왔던 것이로군."

打鐵趁熱,胡正光一下子拜伏於地,道:「卑職無能,府中竟然被混進刺客,而且,獄中囚犯,也被人救走,王爺降罪。」

쇠도 단김에 두드린다고 호정광이 갑자기 땅에 엎드려 말했다.

"비직이 무능하여 부중에 자객이 잠입토록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옥중의 범인도 누군가 구해서 달아나버렸으니 왕야께서는 죄를 내려주십시오."

七王爺揮揮手,道:「你起來吧!」

칠왕야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일어나시오!"

他沒有降罪,那無疑是饒恕了胡正光。胡正光謝恩起身,表面上是一臉冷肅,內心中卻是歡愉非常,至少是削職罷官的大罪,竟然輕輕逃過。

그가 죄를 내리지 않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호정광을 용서한 것이다. 호정광은 은혜에 감사하며 일어났다. 표면상으로는 엄숙한 얼굴이었지만 내심으로는 매우 즐거웠다. 적어도 삭탈관직의 대죄는 의외로 가볍게 모면한 것이다.

七王爺皺起了眉頭,輕輕嘆息一聲,道:「岳兄,事情似乎很嚴重?」

칠왕야가 미간을 찡그리며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악형, 사정이 몹시 엄중한 것 같구려?"

岳秀道:「草民不覺,他們如若要下手加害王爺,似乎是有很多的機會!」

악수가 말했다.

"민초가 알아채지 못했는데 그들이 만약 손을 써서 왕야께 해를 가하려 한다면 아주 많은 기회가 있을 겁니다!"

七王爺道:「你是說他們有顧慮。」

칠왕야가 말했다.

"그들에게 염려하는 것이 있다는 말이군."

岳秀道:「這個,草民就不太清楚了。」

악수가 말했다.

"그건 민초가 잘 모르겠습니다."

七王爺長長嘆口氣,道:「岳兄,我有一事相求,不知岳兄是否答允?」

칠왕야가 길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악형,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악형이 승낙할지 모르겠네."

岳秀道:「草民的心願,早已奉告,王爺也會面允過草民,但不知王爺有何吩咐。」

악수가 말했다.

"민초의 심원(心願)은 벌써 말씀드렸고 왕야께서도 민초에게 윤허하셨지요. 헌데 왕야께 어떤 분부가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七王爺笑一笑,道:「我叫朱毅,不用叫我王爺,你不願為官,咱們也不用以官銜相稱,我只是私人,請託你。」

칠왕야가 웃더니 말했다.

"내 이름은 주의(朱毅)이니 왕야라고 부를 필요 없네. 자네가 관원이 되길 원치 않으니 우리도 관리의 직함으로 서로를 부를 필요가 없지. 나는 단지 사적으로 자네에게 부탁하겠네."

貴為皇弟,總纜江南七省軍政,手操生殺大權,竟然是這麼謙虛,岳秀有些感動,但他盡量控制著,不讓自己的喜悅之情,流露出來,深深一笑,道:「王爺言重了,什麼話,只管請說,草民力能所及,決不推辭。」

존귀하기로는 황상의 아우이며 강남칠성의 군정(軍政)을 한 데 총괄하고 손에 생사대권을 쥐고도 이렇게 겸허하니 악수는 좀 감동했다. 하지만 그는 가능한 자신의 기쁨이 드러나지 않게끔 공제했다. 웃으며 말했다.

"왕야, 말씀이 과하십니다. 무슨 하실 말씀이 있다면 얼마든지 하십시오. 민초의 힘이 미친다면 결코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七王爺朱毅雖然極力想保持著平靜,但他的身軀不停的微微顫抖,顯然在內心中,正有著無比的激動。

칠왕야 주의는 비록 극력으로 평정심을 유지했지만 그의 몸은 쉼없이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내심으로 한창 비할 수 없이 격동하고 있음이 확실했다.

長長吁一口氣,使情緒稍為平靜一些,才緩緩說道:「由王府開始,整個的金陵,似乎都在醞釀著一個大陰謀。」

길게 휴, 한숨을 내쉬어 정서를 좀 평정케 하고서 비로소 천천히 말했다.

"왕부에서 시작되어 온 금릉에 커다란 음모가 무르익어가는 듯 하네."

胡正光呆了一呆道:「王爺的意思是說,由蘭妃被殺開始,都和這陰謀有關麼?」

호정광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난비가 피살됨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두가 그 음모와 관계가 있다는 말씀입니까?"

沒有理會胡正光,朱毅仍望著岳秀道:「他們的活動,似乎已超過了江湖人的活動範圍,隱隱威脅到整個大明王朝。」

호정광을 거들떠보지 않고 주의는 여전히 악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의 활동은 강호인의 활동범위를 넘어서서 어렴풋이 전체 대명왕조(大明王朝)를 협박하게 되었네."

胡正光吃了一驚,道:「這樣嚴重?」

호정광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그렇게 엄중합니까?"

七王爺忍不住了,回頭冷笑一聲,道:「胡大人,金陵古都,被你治理的烏煙瘴氣,最輕也該辦你個督理不嚴之罪。」

칠왕야가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냉소하더니 말했다.

"호대인, 당신이 다스리는 고도(古都) 금릉은 난장판이 되었소. 제일 가벼워도 당신이 엄하게 감독하지 못한 죄를 물어야 할 것이오."

胡正光呆了一呆,連應了三個是字。

호정광은 멍해져서 연신 "예, 예, 예" 하며 대답했다.

七王爺目光又轉到岳秀的身上,道:「岳兄,我不敢勉強你作官,但有很多事,似是牽入王府之中,你如是沒有一點身份,如何能夠辦事?」

칠왕야는 시선을 또 악수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악형, 나는 감히 자네에게 관직을 강요하지 못하네. 하지만 많은 일들이 왕부와 관련되는 듯 하니 자네에게 한 점 신분이 없다면 어떻게 일을 처리할 수 있겠는가?"

岳秀道:「王爺的意思?……」

악수가 말했다.

"왕야의 그 말씀은?..."

七王爺道:「我的意思是,希望暫時接受江南總捕頭的職位,我有一面御賜金牌,有著如朕親臨的權威,小王轄下北南七省,文武官員,都會在金牌下聽你所命……」

칠왕야가 말했다.

"잠시 강남총포두의 직위를 받기를 바라네. 나한테 어사금패(御賜金牌)가 있는데 짐이 친히 왕림한 것과 같은 권위를 가지고 있지. 소왕이 북남칠성을 관할하니 문무관원은 모두 금패하에 자네의 명을 따를 걸세..."

岳秀急急說道:「王爺,這個……」

악수가 급히 말했다.

"왕야, 그건..."

七王爺接道:「聽我說下去,這職位只限這案子,此案破獲,你就解去總捕頭的職,海闊任魚游,天高任鳥飛,我決不留下你在官府中辦事。」

칠왕야가 말했다.

"내 말대로 하게. 이 직위는 단지 이 사건으로 한정하는 걸세. 이 사건이 해결되면 자네는 총포두직을 벗어버리고 어디든 마음대로 떠나게. 나는 결코 자네를 관부에서 일을 하도록 붙잡지 않겠네."

岳秀嘆口氣,道:「王爺生具慧眼,早已洞悉大變,不過,草民的看法,這件事和武林恩怨牽扯很深,自然,還有著不同尋常的實力人物支持,草民……」

악수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왕야께서는 혜안(慧眼)을 타고나셔서 벌써 대변(大變)을 통찰하고 계셨군요. 그러나 민초의 생각으로는 이 사건이 무림의 은원과 깊이 연루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서로 다른 범상치 않은 실력인물이 지지하고 있습니다. 민초는..."

七王爺突然轉望著胡正光,道:「大人,準備香案。」

칠왕야가 돌연 호정광을 돌아보며 말했다.

"대인, 향안(香案:향로를 올려두는 상)을 준비하시오."

胡正光怔了一怔,立時傳下令諭,道:「罷上香案。」

호정광은 멍해졌다가 즉시 영유를 전했다.

"향안을 차리거라."

以岳秀之能,也未想出,七王爺突然罷上香案的用心。片刻之後,香案排好。七王爺一撩,在香案前跪了下去。回頭望了望岳秀一眼,拍拍身側的空地,示意岳秀跪下。岳秀緩步行了過去,緊傍七王爺身側跪下。

칠왕야가 돌연 향안을 차리는 의도를 악수의 능력으로도 생각해내지 못했다. 잠시 뒤 향안이 놓여졌다. 칠왕야는 옷자락을 걷더니 향안 앞에 꿇어앉았다. 고개를 돌려 악수를 바라보더니 옆의 빈 자리을 두드리며 악수를 꿇어앉도록 눈짓했다. 악수가 천천히 걸어가서 칠왕야 곁에 꿇어앉았다.

七王爺低聲道:「岳兄弟,你聽著……」

칠왕야가 나직이 말했다.

"악형제, 듣게..."

岳秀接道:「七王爺有何吩咐?」

악수가 말했다.

"칠왕야께선 무슨 분부가 있으신지요?"

七王爺一拜,低聲說道:「皇天在上,弟子朱毅,現年二十九歲,以無上誠意,和岳秀結作金蘭兄弟,此後,患難相扶,生死與共,把臂論交,布衣結盟,口不應心,天誅地滅。」

칠왕야가 일배(一拜)하고 나직이 말했다.

"하늘이시여, 저 주의(朱毅)는 올해 이십구 세로 더할 수 없는 정성으로 악수와 의형제를 맺습니다. 이후에 환난(患難)은 서로 돕고, 생사는 같이 하며, 터놓고 교분을 논하는 포의지교(布衣之交)로 맺어질 것을 맹세합니다. 말과 본심이 다르다면 천벌을 받을 것입니다."

岳秀呆了一呆,道:「王爺是金枝玉葉,我岳秀只是一介平民。」

악수가 멍해져서 말했다.

"왕야께서는 금지옥엽(金枝玉葉)이시고 악수는 단지 일개 평민입니다."

朱毅道:「我不會強你為官,也不會強把你留在身側,結盟論交,一片虔誠。」

주의가 말했다.

"나는 자네를 관리가 되라고 강요하지도 않을 것이며, 내 곁에 억지로 붙잡아 두지도 않겠네. 경건한 마음으로 교분을 논할 것을 맹세하네."

岳秀道:「咱們身份太懸殊!」

악수가 말했다.

"우리들의 신분은 너무 차이가 큽니다!"

朱毅道:「你可是覺著我不配?」

주의가 말했다.

"내가 자격이 안된다고 느끼는군?"

岳秀暗暗吁了一口氣,只好對著神案起誓,道:「弟子岳秀,現年二十二歲,和朱毅論交結盟,誓言相共,天神共鑒。」

악수는 속으로 휴, 한숨을 내쉬고는 하늘에 대고 맹세할 수 밖에 없었다.

"올해 이십이 세인 저 악수는 주의와 교정으로 맺어졌으며 서로 맹세를 공유하오니 하늘이시여, 굽어살피소서."

朱毅微微一笑,站起身子,挽起岳秀,道:「兄弟,現在,你還有什麼為難?」

주의가 미소짓고는 일어나서 악수를 끌어당겨 일으키더니 말했다.

"형제, 지금 자네에게 아직도 무슨 난처한 점이 있는가?"

岳秀笑一笑,道:「大哥,你用心良苦啊!」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가, 당신은 매우 고심(苦心)하셨군요!"

牽著岳秀回入座位,緩緩說道:「兄弟,有一件事,我必得說明!」

악수를 이끌고 자리로 돌아가더니 천천히 말했다.

"형제, 내가 꼭 분명하게 말해두어야할 것이 하나 있네!"

岳秀道:「小弟洗耳恭聽!」

악수가 말했다.

"소제, 세이경청하겠습니다."

七王爺道:「小兄對兄弟,確出一片真情,並非只為了要請破案!」

칠왕야가 말했다.

"소형이 형제를 대하는 것은 확실히 진심일세. 결코 사건해결을 부탁하기 위함이 아닐세!"

岳秀道:「這個,我明白!」

악수가 말했다.

"그건 제가 알고 있습니다!"

七王爺站起身子,道:「我該回去了,你是否願意跟我到王府一行。」

칠왕야가 일어서더니 말했다.

"나는 돌아가야하네. 자네는 나와 함께 왕부로 갈텐가?"

岳秀沉吟了一陣,道:「他們派來的人已死,只要消息不外洩,兩天內,還不會有什麼變化。」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들이 보내온 사람이 이미 죽었습니다. 소식이 밖으로 새어나가지만 않는다면 이틀 안으로는 무슨 변화가 없을 겁니다."

七王爺道:「兄弟,咱們如何碰面?」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 우리가 어떻게 만나지?"

岳秀道:「我得準備一下,老實說,我如在王府中出現,尤其在你身側,那就要有著妥善的準備,隨時要應付不測之禍。」

악수가 말했다.

"제가 준비해야지요. 솔직히 말씀드려 제가 만일 왕부에 나타난다면, 더군다나 당신 곁에 있으려면 언제든 예측치 못한 화(禍)에 대응할 적절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七王爺道:「他們已注意到你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들은 이미 자네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가?"

岳秀道:「他們希望我退出金陵,並且,給我一定的限期,如若我屆時不走,他們就不擇手段的對付我了!」

악수가 말했다.

"그들은 제가 금릉에서 물러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한테 일정한 기한을 주어 만약 그때가 되어도 떠나지 않는다면 그들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저를 상대할 것입니다!"

七王爺道:「可惡的很,什麼人這等目無王法?」

칠왕야가 말했다.

"가증스러운 것들. 누가 이다지도 왕법(王法)을 안중에 두지 않는단 말인가?"

岳秀笑一笑,道:「大哥是什麼身份,他們就敢暗中監視了,何況小弟。」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가께서 어떤 신분이십니까? 그럼에도 감히 그들은 암중으로 감시하는데 하물며 소제쯤이야."

七王爺忽然歎一口氣,道:「兄弟,你說說看,我應該如何?」

칠왕야가 문득 한숨을 쉬고 말했다.

"형제, 말해보게. 내가 어떻게 해야겠는가?" 

岳秀道:「大哥先請回府,形同往常,別放聲色,三天之內,小弟必有安排!」

악수가 말했다.

"대가께선 우선 왕부로 돌아가셔서 내색하지 마시고 평소처럼 하십시오. 삼 일 안으로 소제가 반드시 안배하겠습니다!"

七王爺似是對岳秀十分信任,微微一笑,道:「我先走了。」

칠왕야는 악수를 십분 신임하는 듯 미소지으며 말했다.

"나 먼저 가네."

岳秀低聲道:「大哥,回府之後,別提起今日的事,更不能提到小弟。」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대가, 돌아가시거든 오늘 일은 꺼내지 마십시오. 소제를 언급해서는 더더욱 안됩니다."

七王爺點點頭,道:「好!切不可忘了三日之約。」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네! 삼 일의 약속을 절대 잊어서는 안되네."

岳秀道:「大哥放心,屆時小弟自會趕到。」

악수가 말했다.

"대가, 안심하십시오. 그때가 되면 소제가 도착할 겁니다."

七王爺道:「有那塊腰牌,他們不敢攔你。」

칠왕야가 말했다.

"그 요패(腰牌)가 있으니 그들이 감히 자네를 막지 못할 걸세."

舉步行離花廳。胡正光哈著腰追隨身後,但卻被七王爺揮手攔阻,道:「不用送了。」

걸음을 옮겨 화청을 떠나자 호정광이 허리를 구부린 채 뒤를 따랐다. 하지만 칠왕야가 손을 흔들며 말렸다.

"전송할 필요 없소."

胡正光不敢答話,也不敢勉強,只好停下腳步。七王爺走的很快,片刻間已消失在夜色之中。

호정광은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 감히 억지로 전송할 수도 없어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칠왕야는 아주 빨리 떠났다. 잠깐 사이에 이미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目睹七王爺背影消失不見,胡正光陡然回頭,道:「楊總捕頭。」

칠왕야의 뒷모습이 사라져 보이지 않자 호정광이 고개를 홱, 돌려서 말했다.

"양총포두."

楊晉一欠身,道:「屬下在!」

양진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속하, 여기 있습니다!"

胡正光冷冷說道:「怎麼,在花園中藏了一個刺客。」

호정광이 냉랭하게 말했다.

"어찌된 건가? 화원 안에 자객이 숨어있었다니."

楊晉道:「這花廳二十丈內,都經過嚴密的搜查,刺客怎麼混了進來,屬下也不清楚?」

양진이 말했다.

"이 화청 이십 장 안은 모두 엄밀한 수색을 거쳤습니다. 자객이 어떻게 잠입해 들어왔는지 속하도 모르겠군요."

岳秀低聲說道:「楊兄,什麼時間,搜查過那棵松樹?」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양형, 그 소나무는 언제 수색을 하셨습니까?"

楊晉道:「七王爺到此前,一炷香的時間。」

양진이 말했다.

"칠왕야께서 이곳에 도착하시기 전 향 한 자루 탈 시간이네."

岳秀道:「這麼說來,不可能有人躲入松樹中,只是一個機會,能使人發覺不了!」

악수가 말했다.

"그렇다면 사람이 소나무 속으로 숨어들기는 불가능합니다. 남들이 발견못하게 할 수 있는 오직 하나의 기회 뿐이군요."

楊晉道:「什麼機會?」

양진이 말했다.

"어떤 기회인가?"

岳秀道:「可能就是你們應天府中人!」

악수가 말했다.

"당신네 응천부 내부의 사람일 겁니다!"

胡正光道:「這個,怎麼可能?」

호정광이 말했다.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지?"

岳秀道:「七王爺府,門禁何等森嚴,但仍然有很多人混了進去。」

악수가 말했다.

"칠왕야의 왕부 출입구 경비가 얼마나 삼엄합니까?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잠입해 들어갔습니다."

胡正光道:「如若是府中人,不難很快的查出來!我要立刻查明。」

호정광이 말했다.

"만약 부중의 사람이라면 빨리 조사해내기란 어렵지 않지! 내 즉시 밝혀내야겠네."

楊晉心中突然一動,道:「屬下先查查捕快的人手?」

양진은 돌연 마음이 동하여 말했다.

"속하가 먼저 포쾌들을 한번 조사하겠습니다."

仰臉長嘯,發出暗號。只見王勝、張晃,各帶著七八個人走了過來。

얼굴을 쳐들고 긴 휘파람으로 암호를 발출했다. 왕승, 장황이 각기 칠팔 명을 데리고 건너왔다.

楊晉低聲道:「點查人數,要查的仔細,不許有一個遺漏。」

양진이 나직이 말했다.

"사람 수를 점검하되 자세히 조사하게. 한 명도 누락이 있어서는 안되네."

王勝、張晃應了一聲,立刻查點人數。

왕승, 장황이 대답하고 즉시 인원수를 점검했다.

忽然間,張晃臉色大變,急急叫道:「總捕頭,我帶的人,少了一個!」

느닷없이 장광의 낯빛이 대변하더니 급히 소리쳤다.

"총포두, 제가 데려온 사람이 한 명 모자랍니다!"

楊晉道:「什麼人?」

양진이 말했다.

"누군가?"

張晃道:「新來的捕快,名叫張四,四個月前才到府中。」

장광이 말했다.

"새로 온 포쾌로 이름이 장사(張四)인데 사 개월 전에 부중에 도착했습니다."

楊晉苦笑一下,道:「你們立時去查點一下,近半月內補了幾個人,什麼名字,立刻把他們看起來,我要親自問他們幾句話!」

양진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최근 보름 안에 몇 명이 보충되었는지 이름이 무엇인지 자네들은 즉시 가서 점검하고 즉각 그들을 잡아두게. 보아하니 내가 직접 그들에게 몇 마디 물어보아야겠네."

王勝、張晃一欠身,退了下去。三人對答之言,聲一晉很高,胡正光和岳秀,都聽得很清楚。

왕승, 장황이 허리를 숙이고 물러갔다. 세 사람이 대답하는 말은 목소리가 아주 커서 호정광과 악수 모두 똑똑히 들었다.

遣走了王勝、張晃、楊晉緩步行了回來,一欠身,道:「屬下疏忽,罪該萬死?」

왕승, 장광을 보내고 양진은 천천히 걸어서 돌아와 허리를 숙이고 말했다.

"속하가 소홀했습니다. 천만 번 죽어 마땅한 죄입니다."

胡正光揮揮手,嘆口氣道:「算了,算了,七王爺也沒有怪罪下來,我也不再追究了,不過,此後要小心一些,把刺客、兇手,養在府中,想想看,那是什麼樣的感受。」

호정광이 손을 내젓더니 한숨을 쉬고 말했다.

"됐네, 됐어. 칠왕야께서도 책망하지 않으셨으니 나도 더이상 추궁하지 않겠네. 그러나 이후로 좀 조심해야 하네. 자객, 흉수를 부중에서 키우고 있었다니 생각해보게.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楊晉連連應是,面紅耳赤。

양진은 연신 "예, 예"하며 얼굴과 귀가 벌게졌다.

回頭望著岳秀,立刻換上了一副笑容,道:「岳兄,下官該如何稱呼你呢?」

고개를 돌려 악수를 바라보며 즉각 웃는 낯으로 바꾸어 말했다.

"악형, 본관이 자네를 어떻게 불러야겠는가?"

岳秀道:「在下還是岳秀,一介平民。」

악수가 말했다.

"저는 여전히 일개 평민인 악수입니다."

胡正光微微一笑,道:「和七王爺平行平坐,兄弟論次,就算是布衣,也具有王侯身份?」

호정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칠왕야와 나란히 앉고 형제로 사귀니 평민이 왕후(王侯:왕이나 제후)의 신분도 갖추었다고 할 수 있겠지?"

岳秀道:「胡大人,朝廷裡沒有這麼一個官銜,既是布衣,又稱王侯?」

악수가 말했다.

"호대인, 조정에 그런 직함은 없습니다. 이미 평민인데 또 왕후라 부르십니까?"

胡正光笑一笑,道:「官是朝廷封的,加一個布衣王侯的官銜,又有何不可。」

호정광이 웃더니 말했다.

"관리는 조정에서 봉하는 것이고, 한 명의 포의왕후(布衣王侯)라는 직함이 더해진다고 안될 것 있겠는가?"

岳秀不願再作口舌之爭,笑一笑,道:「大人有大人的看法,咱們不談這件事,七王爺對在下很器重……」

악수는 더이상 말씨름하기 원치 않아서 웃으며 말했다.

"대인께는 대인의 생각이 있으시니 우리 그 이야기는 하지 마시지요. 칠왕야께서는 저를 아주 신임하십니다..."

胡正光接道:「何止是器重,簡直是引為知己,倚為柱石。」

호정광이 말을 받았다.

"신임하다 뿐인가? 그야말로 지기(知己)로 여기시며 기둥과 주춧돌처럼 의지하시네."

岳秀道:「不管怎樣形容都好,我似乎是已經沒推辭的餘地了?」

악수가 말했다.

"어떻게 묘사하든 좋습니다. 저는 이미 거절할 여지가 없는 것 같군요?"

胡正光道:「這就是黃土不埋夜明珠,岳兄這身武功,也只有七王爺這樣的身份,大力支持,才可使得你大展身手?」

호정광이 말했다.

"이것을 두고 황토는 야명주(夜明珠)를 묻을 수 없다고 하는 걸세. 악형의 무공은 칠왕야와 같은 이런 신분이 큰 힘으로 지지를 해야 비로소 솜씨를 크게 펼칠 수 있을 걸세."

岳秀輕輕嘆息口氣,道:「他的處境很危險,自己也有些明白,但他很有勇氣……」

악수가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처지가 몹시 위험하다는 것은 그분 자신도 알고 있지요. 그분은 아주 용기가 있으시기에..."

胡正光急了,急的面紅耳赤,接道:「岳兄,你趕快想法子啊!這不是鬧著玩的事,萬一七王爺有了個什麼三長兩短,必將會興起大獄,鬧個天翻地覆。」

호정광은 다급해져 얼굴과 귀가 시뻘개져서 말을 받았다.

"악형, 자네는 서둘러 방법을 생각하게! 이건 경솔하게 처리할 일이 아닐세. 만일 칠왕야께 무슨 뜻밖의 변고가 생긴다면 필시 대옥사가 벌어질 것이며 천지가 뒤집히도록 시끄러울 걸세."

岳秀道:「所以,他離去之後,我很有些不放心,照說是三五天內,不會有事,但如他們知道的太多,那就難說了,我在金陵,人孤勢單,還要借楊總捕頭幫忙。」

악수가 말했다.

"그래서 그분이 떠난 뒤 저는 좀 마음이 안놓이는군요. 이치대로라면 삼오 일 내에는 일이 생기지 않겠지만 만일 그들이 아는 것이 너무 많다면 그러면 말하기 아주 어렵습니다. 저는 금릉에서 사람이 적고 세력이 약하니 양총포두의 도움을 얻어야겠습니다."

胡正光道:「行!應天府所有的捕快、兵馬,你岳兄只管吩咐。」

호정광이 말했다.

"좋아! 악형 자네는 응천부의 모든 포쾌, 병마(兵馬)에게 얼마든지 분부하게."

岳秀道:「在下去後,貴府也戒備一下,你胡大人可能也是他們的目標。」

악수가 말했다.

"제가 간 뒤에 귀부(貴府)도 경계하십시오. 호대인 당신도 그들의 목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胡正光怔了一怔,笑道:「不要緊,殺了一個應天府尹胡正光,朝裏有的是後備知府的翰林,再派上三五個,也不是難事,但七王爺不能受毫髮之傷,那是千萬人頭落地的大獄。」

호정광이 멍해져서 웃으며 말했다.

"괜찮네. 한 명의 응천부윤(應天府尹) 호정광을 죽이더라도 조정에는 예비 지부(知府)인 한림(翰林)이 있어 다시 서너 명쯤 파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세. 하지만 칠왕야는 털끝 만큼도 다쳐서는 안되네. 그러면 수 천 수 만의 목이 떨어지는 대옥사가 벌어질 걸세."

岳秀對這位胡大人本來有些輕藐,但聽完了他這幾句話後,觀感一變,覺得他不是太好的官,但也不太壞,小事馬虎,大事倒還能拏定主意,至少,他作到了一個忠,不覺生出一點敬意,笑一笑,道:「大人還是小心點好,要王勝、張晃,多費點心,在下如能兼顧,也會在暗中保護大人。」

악수는 본래 이 호대인을 좀 무시했다. 하지만 그의 이 몇 마디 말을 다 듣고나자 소감이 일변하여 그가 그리 좋은 관리는 아니지만 그리 나쁜 관리도 아니라고 느꼈다. 작은 일은 건성으로 하지만 큰 일에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적어도 그는 충성을 다한다. 저도 모르게 한 점 존경심이 생겨나서 웃으며 말했다.

"대인께서는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왕승, 장황에게 신경을 많이 쓰라고 하십시오. 저도 두루 돌볼 수 있다면 암중으로 대인을 보호하겠습니다."

胡正光微微一笑,道:「在下多謝岳兄了。」

호정광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악형에게 감사하네."

岳秀一回頭,道:「楊總捕頭,咱們也該回去了。」

악수가 고개를 돌려 말했다.

"양총포두, 우리도 돌아가야지요."

楊晉應了一聲,抱拳辭別了胡正光,和岳秀並肩而去。

양진이 대답하더니 호정광에게 포권하여 작별하고 악수와 함께 떠났다.

直到離開了應天府,楊晉才突然想到,很久沒有見到楊玉燕,不禁一呆,道:「岳世兄,玉燕呢?」

응천부를 떠나서야 비로소 양진은 오랫동안 양옥연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돌연 떠올랐다.

"악세형, 옥연은?"

岳秀突然舉手互擊手掌,發出了一聲輕嘯。但見人影閃動,一身男裝的楊玉燕,如飛而至。

악수가 돌연 손을 들어 손뼉을 치며 살짝 휘파람 소리를 발출했다. 인영이 번쩍, 하더니 일신에 남장을 한 양옥연이 나는 듯 이르렀다.

楊玉燕微微一笑,道:「岳大哥,都被你料中了,果然……」

양옥연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악대가, 모두 당신의 예상대로군요. 과연..."

搖搖頭,岳秀低聲道:「咱們回去吧?」

고개를 가로저으며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우리 돌아갑시다."

三個人趕回楊晉的家,直行書房,落了座,岳秀才笑對楊晉說道:「大人,令嬡是一位很精明的人,也是一位很好的幫手,可惜,楊大人未能早予重用!」

세 사람은 양진의 집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그대로 서방으로 가서 자리에 앉자 그제서야 악수는 웃으며 양진에게 말했다.

"대인, 영애는 아주 영리한 사람이며 아주 좋은 조수이기도 합니다. 애석하게도 양대인께서는 일찍 중용하지 않으셨습니다!"

楊玉燕笑一笑,道:「爹一直把我看做孩子嘛。」

양옥연이 웃더니 말했다.

"아버님은 줄곧 나를 아이 취급했지요."

岳秀的表情,突然間變得很嚴肅,緩緩說道:「你見到什麼?」

악수의 표정이 별안간 몹시 엄숙하게 변했다.

"당신은 무얼 보았소?"

楊玉燕道:「有人暗中追蹤七王爺。」

양옥연이 말했다.

"암중으로 칠왕야를 추적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岳秀點點頭道:「進入王府中了?」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왕부 안으로 들어갔소?"

楊玉燕道:「他們有三個人,分成三起,一個進了王府,一個向西行去,一個向東行去。」

양옥연이 말했다.

"그들은 세 사람이었는데 세 갈래로 나뉘어 한 명은 왕부로 들어갔고 한 명은 서쪽으로, 한 명은 동쪽으로 갔어요."

岳秀道:「你沒有被他們發覺麼?」

악수가 말했다.

"당신은 그들에게 발각되지 않았소?"

楊玉燕道:「我很小心,而且,保持了很遠的距離。」

양옥연이 말했다.

"나는 아주 조심했어요. 뿐만 아니라 아주 먼 거리를 유지했지요."

岳秀嘆口氣,道:「看來,他們已經準備的差不多了。」

악수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보아하니 그들은 이미 웬만큼 준비를 했군."

楊晉道:「岳老弟,這是怎麼回事?」

양진이 말했다.

"악노제, 이게 어찌된 일인가?"

岳秀道:「這是一個很大的陰謀,多虧令嬡從中幫忙,使我證實了自己幾點想法?」

악수가 말했다.

"이것은 아주 커다란 음모입니다. 영애가 중간에서 도와준 덕분에 저는 몇 개의 생각을 증명했습니다."

楊晉道:「什麼陰謀?」

양진이 말했다.

"어떤 음모인가?"

岳秀道:「整個陰謀的詳細內情,我還無法瞭解,但七王爺的處境,似已危險萬分了。」

악수가 말했다.

"전체 음모의 상세한 내정은 제가 이해할 수 없지만 칠왕야의 처지는 위험천만한 것 같습니다."

雖然,還不太明瞭什麼事,楊晉已經緊張的站了起來,道:「岳老弟,這是大逆不道的陰謀,咱們得保護七王爺,何況,你們已經義結金蘭……」

비록 무슨 일인지 그리 잘 알지 못했지만 양진은 이미 긴장하여 일어서더니 말했다.

"악노제, 이건 대역무도한 음모일세. 우리는 칠왕야를 보호해야 하네. 하물며 자네와 그분은 이미 금란지교를 맺지 않았는가..."

岳秀吁一口氣,說道:「希望他能平安地渡過今夜。」

악수가 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분이 평안하게 오늘 밤을 넘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回頭望了楊玉燕一眼,道:「楊姑娘,去準備一些吃的東西……」

양옥연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양낭자, 가서 먹을 것을 좀 준비해주시오..."

明明剛吃過東西不久,岳秀突然又要吃點東西!箇中自然有文章,但楊晉沒有點破。岳大哥吃東西,而且,聽口氣,似乎要她親自調治,楊燕姑娘心中那份高興,差一點笑了起來,起身奔向廚下。

분명 먹은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악수가 돌연 또 먹을 것을 요구했다! 거기에는 당연히 숨은 뜻이 있겠지만 양진은 간파하지 못했다. 악대가가 먹을 것이고 게다가 말투를 듣자니 그녀더러 직접 요리해 달라고 한 것 같아 양옥연 낭자는 마음 속으로 기뻐서 하마터면 웃을 뻔 했다. 일어나서 부엌으로 달려갔다.

果然,楊姑娘去過之後,岳秀低聲說道:「去通知胡大人一聲,要他明天一大早趕到王府……」

과연 양낭자가 가고난 뒤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내일 새벽같이 왕부로 가셔야 한다고 호대인께 통지하십시오..."

楊晉道:「說些什麼?」

양진이 말했다.

"뭐라 말할까?"

岳秀道:「有緊要大事奉陳……」

악수가 말했다.

"말씀드릴 긴요한 대사(大事)가 있다고 하십시오..."

楊晉接道:「這個,有礙難。」

양진이 말했다.

"이거 곤란하군."

岳秀道:「我寫一封書信,裝入一個十萬火急的黃袋之中,你要同行,無論如何要驚動七王爺,就是鬧出事情,也要見到七王爺。」

악수가 말했다.

"제가 한 통의 편지를 써서 화급(火急)을 요하는 노란 주머니 안에 넣어두겠습니다. 당신이 동행하십시오. 칠왕야를 놀래키든, 사고를 일으키든 칠왕야를 만나야 합니다."

楊晉道:「岳老弟,在王府鬧事,是立刻殺頭的大罪,只怕不太妥當吧!」

양진이 말했다.

"악노제, 왕부에서 소란을 피우면 즉시 목이 날아가는 대죄일세. 그리 적절하지 않은 것 같네!"

岳秀道:「一切由我承當,你多帶幾個捕頭。……」

악수가 말했다.

"모든 것을 제가 감당하겠습니다. 당신은 몇 명의 포쾌를 데려가십시오..."

楊晉苦笑一下,接道:「你不去麼?」

양진이 고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자네는 가지 않는가?"

岳秀道:「去,不過,我不是岳秀,我是你帶的一名捕頭。」

악수가 말했다.

"갑니다. 그러나 악수가 아니라 당신에게 길을 안내하는 포쾌입니다."

楊晉道:「行!只要你去,事情就好辦多了。」

양진이 말했다.

"좋아! 자네가 가기만 하면 일은 훨씬 처리하기가 쉽지."

楊玉燕送上了精美的夜點,岳秀大吃大喝,不停的讚好,聽得楊姑娘臉上不斷泛現出笑容。第二天,岳秀一早起身,楊姑娘已準備好精美早餐。楊晉看在眼裡,心知愛女動情已深,暗暗發愁。

양옥연은 정미(精美)한 밤참을 올렸다. 악수는 실컷 먹고 마시며 쉼없이 훌륭하다며 칭찬했고 그 말을 들은 양낭자는 얼굴에 끊임없이 웃음을 떠올렸다. 이튿날 악수는 일찍 일어났고 양낭자는 이미 아침상을 잘 준비했다. 눈여겨 본 양진은 사랑하는 딸의 정이 이미 깊다는 것을 알고  마음 속으로 남몰래 걱정이 앞섰다.

因為,岳秀一直是那麼瀟灑,以楊晉那對神眼,也瞧不出岳秀是否知道楊玉燕一片癡情。但他看出,兩人相處的不壞,至少,岳秀不討厭玉燕姑娘。

왜냐하면 악수는 줄곧 그렇게 소쇄(瀟灑)하여 양진의 신안(神眼)으로도 악수가 양옥연의 치정(癡情)을 알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두 사람은 나쁘지 않게 지내고 있으며 적어도 악수가 옥연낭자를 싫어하지는 않음을 간파했다.

岳秀從懷裡拿出兩封信,交給楊玉燕,道:「今天,譚二公子可能趕到,膽叟朱奇和頑童唐嘯,也可能回來,把這封信交給他們。」

악수는 품 속에서 두 통의 편지를 꺼내어 양옥연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오늘 담이공자가 도착할 것이오. 담수 주기와 완동 당소도 돌아올 거요. 이 편지를 그들에게 건네주시오."

楊玉燕接過信,瞧了一眼,收入袋中,道:「你們要出去?」

양옥연은 편지를 받아 한번 보고는 호주머니에 넣고 말했다.

"당신들은 나가실 건가요?"

楊晉道:「我和岳少俠到衙門裡瞧瞧,很快回來,你要多多小心。」

양진이 말했다.

"나와 악소협은 아문(衙門)으로 갔다가 빨리 돌아올 터이니 너는 조심하여야 한다."

楊玉燕心中也有點疑問,但她卻沒有多問。岳秀易容改裝,換過了一身捕快衣服,直奔應天府。胡正光沒有詳細問明內情,但聽說是岳秀的主意,立時穿了朝服,帶著三十個精選的捕快,趕奔王府。

양옥연은 심중에 의문이 있었지만 더 묻지 않았다. 악수는 역용분장하고 일신에 포쾌 의복으로 갈아입고 응천부로 달려갔다. 호정광은 상세한 내정을 묻지 않았지만 악수의 생각이라는 말을 듣자 즉시 조복(朝服)으로 갈아입고 삼십 명의 세심하게 고른 포쾌들을 데리고 서둘러 왕부로 달려갔다.

王勝、張晃,一行隨行,數十匹健力,抬著一頂八抬轎,直奔王府。這時,天色才亮不久,東方剛剛露出來躍眼的太陽。王府的守衛,先擋了駕,根本就不肯通報。

왕승, 장황이 가는 길에 수행했다. 수십 필의 건마와 장정들이 가마를 받쳐들고 곧장 왕부로 달렸다. 이때는 날이 밝은지 얼마되지 않아 동쪽에서 이제 막 눈부신 태양이 솟아올랐다. 왕부의 수위(守衛)는 앞에서 막아서서 근본적으로 통보를 하지 않으려 했다.

胡正光下了轎,直立在大門外面,道:「我有十萬火急的要事,晉謁王爺,你們幾個門衛,也敢攔我麼?」

호정광은 가마에서 내려 대문 밖에 서서 말했다.

"화급을 다투는 중요한 일이 있어 왕야를 알현하려는데 그대들 몇 명의 문지기가 감히 나를 막는가?"

門衛竟然是全不買賬,說是,從沒有人這麼早來朝王府,晉見王爺,你如有急要公文,留下來交給我們,轉呈上去。

문지기는 놀랍게도 전혀 따르지 않았다. 이렇게 일찍 왕부에 와서 왕야를 알현한 사람은 여태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급하고 중요한 공문(公文)이 있다면 그들에게 넘겨주면 전해 올리겠다고 했다. 

冷哼一聲,胡正光道:「如能轉呈,我也不會這麼一大早趕來,我帶的可能是聖旨,快去給我通報,再要無理取鬧,我就下令逮捕問罪。」

차갑게 흥, 하더니 호정광이 말했다.

"전해드릴 수 있다면 나도 이렇게 새벽같이 서둘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가져온 것이 성지(聖旨)일 수도 있으니 빨리 가서 통보하거라. 자꾸 트집을 잡는다면 영을 내려 체포하고 죄를 묻겠다."

四個王府的門衛,那裡會把一個應天府承放在心上,雖然,胡正光,領得是一品巡撫銜,但七王爺的官爵太大了。但胡正光抬出聖旨,倒是把四個府衛給嚇住了,七王爺的官位再大,但也要跪拜的。

네 명의 왕부 문지기가 어디 일개 응천부를 염두에 두겠는가? 비록 호정광이 일품순무(一品巡撫) 직함이지만 칠왕야의 관직과 작위는 너무나 컸다. 다만 호정광의 성지라는 말에 네 명의 부위들은 겁을  먹었다. 칠왕야의 직위가 높지만 그도 무릎 꿇고 절해야 하는 것이다.

一個年紀較大的門衛,大約是四人中的頭兒,怔了一怔,道:「可真的是奉了聖旨。」

대략 네 명 중의 우두머리인 듯한 나이가 비교적 많은 한 명의 문지기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정말 성지를 가져왔습니까?"

胡正光心頭一涼,差一點出口否認,但想一想是岳秀出的主意,岳秀也跟著來了,天大的事情,自然有岳秀頂著,不禁提氣一壯,道:「不錯,本官奉旨而來,晉見王爺。」

호정광은 가슴이 서늘해져서 하마터면 부인할 뻔 했다. 악수에게서 나온 방법이고 악수도 같이 왔으니 아무리 큰 일이라도 자연 악수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자 절로 힘이 났다.

"그렇다. 본관은 성지를 들고 왕야를 알현하러 왔다."

四個府衛又商量了一陣,兩個人飛快的傳報入府,留兩個擋住了胡正光等不准去。平常時日,借給胡正光十八個膽子,他也不敢這麼胡言亂語,但有岳秀頂缸,使他的膽子大了很多。

네 명의 부위들은 또 한동안 상의하더니 두 명은 나는 듯이 왕부로 보고하러 들어갔고 남은 두 명은 호정광 등을 막아서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평상시라면 제 아무리 담이 큰 호정광이라고 해도 감히 이런 터무니 없는 말을 하지 못했지만 악수가 책임질 것이니 그의 담은 매우 커졌다.

但想到七王爺很可能從熱被窩裏爬起來接旨,自己耍了這樣大一個噱頭,實在是有些膽寒,忍不住連連回頭望岳秀。每一次和岳秀目光相觸,胡大人似乎就得了不少的勇氣。

아마도 칠왕야는 이불 속에 있다가 일어나서 성지를 받을 것이고, 자신이 이렇게  큰 속임수를 썼다고 생각하자 실로 간담이 서늘해졌다. 참지 못하고 연신 악수를 돌아보았다. 매 번 악수와 시선이 닿을 때마다 호대인은 적잖은 용기를 얻는 것 같았다.

聖旨降臨,七王爺,也有點急如星火,立刻吩咐大廳接旨。兩個門衛傳出了話,胡正光帶著岳秀、楊晉,進入王府。張晃和王勝,帶著幾十個捕快守在王府門外。行到大廳門口,胡正光不自禁兩腿發軟,不是岳秀伸手扶了他一把,說什麼,他也上不去廳前臺階。

성지가 강림하자 칠왕야도 급해졌다. 즉시 대청에서 성지를 받겠노라고 분부했다. 두 명의 문지기가 말을 전했고 호정광이 악수, 양진을 데리고 왕부로 들어갔다. 장황과 왕승은 수십 명의 포쾌를 데리고 왕부 문 밖을 지켰다. 대청 문으로 걸어간 호정광은 저도 모르게 두 다리에 힘이 빠졌다. 악수가 손을 뻗어 그를 붙잡아 부축하지 않았더라면 무슨 말을 해도 그는 청 앞의 층계를 올라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進入大廳,七王爺已迎上了來,道:「先迎聖旨,後敘官位。」

대청으로 들어서자 칠왕야가 마중나와서 말했다.

"먼저 성지를 영접할 테니 예는 나중에 올리시오."

胡正光道:「下官奉到的是密旨。」

호정광이 말했다.

"하관이 받은 것은 밀지(密旨)입니다."

七王爺一怔,道:「密旨,胡大人,你在鬧……」

칠왕야가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밀지라니. 호대인, 그대는 무슨..."

突然間,一個微而清晰的聲音,傳入了耳中,道:「大哥,是小弟的意思,先請摒退左右,小弟有事奉告。」

별안간 가늘고 또렷한 음성이 귀속으로 전해졌다.

"대가, 소제의 생각입니다. 우선 좌우를 물리치십시오. 소제가 아뢸 것이 있습니다."

聽到了岳秀的聲音,七王爺一腔怒火,頓化烏有,一揮手,道:「都退出廳去,我要迎聖上的密旨。」

악수의 음성을 듣자 칠왕야의 가슴 속 노화는 순식간에 없어졌다.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나는 성상(聖上)의 밀지를 맞이해야 하니 모두 청에서 물러가거라."

十二個身後的府衛,應聲退了出去。

뒤에 있던 열두 명의 부위들은 대답하고 물러났다.

岳秀低聲道:「這可能是欺君之罪,不過小弟想不出更好的辦法,為了掩人耳目,大哥還得委屈些作接旨的模樣。」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이것은 왕야를 기만한 죄일 것입니다. 그러나 소제는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남의 이목을 가리기 위해 대가께서는 억울하시겠지만 밀지를 받는 모양을 하셔야 합니다."

王爺笑一笑,沒有說話,但卻依照著岳秀的話,裝出了接旨的模樣。早已安排好的過場,大家裝模作樣一番,胡正光也真的取出一卷黃綾,展讀一陣交給七王爺,這才拜下去,行了大禮。裝作是裝作,但落在外人的眼中,卻是禮數周全,一點不假。

왕야는 웃으며 말이 없었다. 하지만 악수의 말대로 밀지를 받는 모양을 꾸며냈다. 진작에 잘 안배한 연극이었고 사람들은 일부러 허세를 부렸다. 호정광도 진짜로 둘둘 말린 노란 비단을 꺼내더니 한바탕 펼쳐서 읽고는 칠왕야게게 건네주고 그제서야 절하여 대례를 올렸다. 꾸며낸 것은 꾸며낸 것이다. 하지만 외인들의 눈에는 예법이 주도면밀하여 조금도 거짓이 없었다.

七王爺坐了主位,胡正光坐一側相陪,楊晉站在大廳門口處,岳秀卻跟在胡正光的身後。表面上看去,是王爺在和胡正光低聲交談,但事實上卻是岳秀在和七王爺說話。

칠왕야는 주인 자리에 앉았고 호정광은 한 옆에 앉았다. 양진은 대청 문 입구에 섰고 악수는 호정광의 바로 뒤에 있었다. 표면상으로는 왕야와 호정광이 작은 목소리로 말을 주고받는 것으로 보였지만 사실상 악수가 칠왕야와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岳秀先開口道:「昨日王兄歸來,小弟暗中派人保護,螳螂捕蟬,黃雀在後,發覺了應天府外,早已隱伏了三個夜行人追蹤王兄。」

악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제 왕형(王兄)께서 돌아오실 때 소제는 암중으로 사람을 보내어 보호했습니다. 벌써 응천부 밖에서 참새가 뒤에 있는 줄도 모르고 매미를 잡으려는 사마귀처럼 왕형을 추적하는 세 명의 야행인이 숨어있는 것을 발견했지요."

七王爺哦了一聲,接道:「有這等事,我那四個抬轎的都是心腹護衛,他們竟然是全無所覺。」

칠왕야가 아, 하더니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군. 가마를 든 네 명은 모두 나의 심복호위(心腹護衛)들인데 그들은 전혀 아무 것도 못느꼈군."

岳秀道:「那說明了追蹤的人,都是第一流的高手。也可能王兄那四個護衛,早已經被人收買了去。」

악수가 말했다.

"그것은 추적자가 모두 일류고수임을 증명합니다. 왕형의 그 네 명 호위가 이미 매수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七王爺震動了一下,道:「兄弟,那三個追蹤我的人,都到了何處?」

칠왕야는 충격을 받았다.

"형제, 나를 추적했던 세 사람은 어디로 갔는가?"

岳秀道:「三個人分成三路,一個向東,一個往西,一個跟著你進了王府。」

악수가 말했다.

"그들은 세 길로 나누어 한 명은 동으로, 한 명은 서로 갔고, 한 명은 당신을 따라 왕부로 들어갔습니다."

七王爺呆了一呆,道:「進了王府。」

칠왕야가 멍해져서 말했다.

"왕부에 들어왔다고?"

岳秀道:「不錯,也是小弟不安之處,由蘭妃之死,事情發展的光怪陸離,但最後的目標,卻指向了王府。……」

악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소제도 불안해 하는 점은 난비의 죽음으로부터 일이 기이하게 발전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후의 목표는 왕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沉吟了一陣,接道:「也許還有別的原因,小弟不願多問,但王兄目下的處境,似是危險萬分,因為,王兄夜入應天府的事似乎已被他們知曉,王兄和小弟相交的事,也可能被他們發覺,照說,他們還不致立刻對王兄下手,但恐他們發覺事情太多可能改變主意……」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을 이었다.

"어쩌면 아직 다른 이유가 있겠으나 소제는 더 캐묻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왕형의 지금 처지는 지극히 위험한 듯 합니다. 왜냐하면 왕형이 밤중에 응천부로 오셨던 것을 이미 그들이 알고있으니 왕형과 소제가 서로 교분을 맺은 일도 그들에게 발각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그들이 아직은 즉각 왕형에게 손을 쓰지는 않겠지만 너무 많은 것을 알았다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七王爺接道:「你是說他們會加害我?」

칠왕야가 말했다.

"그들이 나를 가해할 것이란 말인가?"

岳秀道:「小弟斗膽妄言,此並非不可能,他們交出兇手,本存有暫作忍耐的用心,但卻突然把兇手劫走,那說明了他們已改變了主意,王兄萬金之軀,決不能受到傷害。」

악수가 말했다.

"소제가 대담하게 망언을 하자면 그것이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흉수를 넘긴 것은 본래 잠시 인내할 의도가 있었던 것인데 돌연 흉수를 납치해 갔으니 그것은 그들이 이미 생각을 바꾸었음을 증명합니다. 왕형의 고귀한 옥체는 결코 상해를 받아서는 안됩니다."

七王爺點點頭,嘆息一聲,道:「你這麼一說,我倒也想起近月來府中有很多地方不太對勁,但又無法說出那兒不對,兄弟,他們派人手藏在王府中,那是很大膽的設計,也是很可怕的設計,當真是全不把我放在心中了。」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탄식하고는 말했다.

"자네가 그렇게 말하니 나도 요 근래 부중의 많은 점들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 하지만 또 거기에 잘못이 있다고 말할 수도 없네. 형제, 그들이 사람을 보내어 왕부 안에 숨겼다면 그것은 아주 커다란 설계이며 대단히 두려워할 만한 설계이기도 하네. 정말이지 나를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는 걸세."

岳秀道:「單是把人手隱入王府,還不可怕,可怕的是,整個陰謀計劃,都在王府中策動進行。」

악수가 말했다.

"사람을 몰래 왕부로 들여보는 것만으로는 두렵지 않습니다. 두려운 것은 전체 음모계획이 왕부 안에서 책동하여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七王爺苦笑一下,道:「這真是膽大妄為到極點了。」

칠왕야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건 정말 겁모르고 날뛰기가 극에 이르렀군."

岳秀道:「王兄,照小弟的看法,王府中陰謀,顯然已和江湖的力量組合,小弟不敢說,王府中的人,已全被人收用,但至少,敵對的力量,很可能比忠於王兄的力量龐大一些,大內侍衛中,派在江南的人手,雖已被王兄調入了王府中一部份,這些人卻未必能關顧全局,也可能被人收用,因此,小弟越想越不對,才請胡大人假借密旨,進入王府,本該晚一些來,但小弟覺著那可能會使他們動疑,從中阻擾,激出奇變,一大早趕來王府,使他們大出意外,也容易相信,希望大哥不要見責才好。」

악수가 말했다.

"왕형, 소제의 견해로는 왕부 내부의 음모는 확실히 이미 강호의 역량과 한 데 묶여있습니다. 소제가 감히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왕부 안의 사람은 이미 남에게 거두어져 쓰이고 있습니다. 적어도 적대적인 역량은 왕형께 충성을 하는 역량에 비해 방대할 것입니다. 대내시위 중에서 강남으로 파견된 사람들은 왕형에 의해 왕부로 일부분 불려왔으나 이들이 반드시 전체 국면에 관심을 두고 있을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남에게 거두어져 쓰이고 있을 수도 있지요. 이 때문에 소제는 생각할 수록 심상치 않아 호대인께 거짓 밀지를 빌미로 왕부로 들어가자고 했습니다. 본래 좀 늦게 와야했지만 그러면 그들로 하여금 의심이 생기게 할 수도 있고, 중간에서 저지를 받을 수도 있어 뜻밖의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새벽같이 왕부로 서둘러 오면 그들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기도 하고 쉽사리 믿게끔 하지요. 대가께서 나무라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七王爺道:「兄弟,我感激還來不及,怎會見責?」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 내가 감격해도 모자라는데 어찌 나무라겠는가?"

岳秀道:「胡大人對王兄的安危,十分關心,甘願冒充身攜密旨前來,聽說這是抄家的大罪。」

악수가 말했다.

"호대인은 왕형의 안위에 대해 십분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기꺼이 밀지를 가지고 온 척 했는데 듣기로는 이것이 가산을 몰수할 정도의 대죄라고 하더군요."

七王爺點點頭,目光轉到胡正光的身上,道:「正光,你有這份心情,十分難得,別說有我兄弟作主,就算沒有他作主,你有這番用心,小王也一樣感激。」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길을 호정광에게 돌려서 말했다.

"정광, 당신이 그런 마음을 가지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오. 나의 형제가 결정한대로 했다고 말하지 마시오. 설령 그의 생각이 아니었더라도 금번 당신의 마음에 소왕은 마찬가지로 감격하오." 

胡正光拜伏於地,道:「王爺金枝玉葉,怎能受到傷害,臣冒萬死而來,還希王爺珍重。」

호정광이 땅에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

"금지옥엽이신 왕야께서 어찌 상해를 받으실 수 있겠습니까? 신이 만 번 죽음을 무릅쓰겠사오니 왕야께서는 진중하시기를 바랍니다."

七王爺雖然英明,但高帽人人愛戴,伸手扶起了胡正光,道:「卿家這番忠心,小王自知惜愛,快快請起來吧!」

칠왕야가 비록 지혜롭고 영리했지만 남들이 추켜세워주는 것을 좋아했다. 손을 뻗어 호정광을 부축해 일으키며 말했다.

"경의 충심은 소왕이 알고 있으며 소중히 여기겠소. 어서 일어나시오!"

胡正光又一個叩拜,才起身站在一側。

호정광은 또 한 번 머리를 조아리고 그제서야 몸을 일으켜 한 옆에 섰다.

七王爺目光轉到岳秀的臉上,低聲道:「兄弟,現在咱們應該如何?」

칠왕야는 시선을 악수에게로 돌려 나직이 말했다.

"형제,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岳秀道:「要裝的像一些,密旨到府,立刻動身,咱們先到應天府去。」

악수가 말했다.

"밀지(密旨)가 부중에 도착한 것처럼 가장하여 즉시 출발하되 먼저 응천부로 가십시다."

七王爺道:「好,一切都聽你安排,我要不要帶幾個心腹護衛同行。」

칠왕야가 말했다.

"알겠네. 모든 것은 자네의 안배대로 따르겠네. 내가 몇 명의 심복호위를 데려가야 하겠는가?"

岳秀道:「我看最好不要帶。」

악수가 말했다.

"제가 볼 때 데려가지 않으심이 가장 좋습니다."

七王爺笑一笑,道:「聽你的兄弟,咱們這就走。」

칠왕야가 웃고는 말했다.

"자네 말대로 하겠네. 우리 바로 떠나세."

胡正光有些訝異的望望岳秀,他想不到,手綰江南七省一半王土大權的七王爺,對岳秀竟是如此尊重,不但是言聽計從,而且是不折扣。

就這樣,七王爺在胡大人和應天府總捕頭保護下準備離開王府,未帶一個護衛,一個親隨。

호정광은 좀 의아하게 악수를 바라보았다. 모두가 왕의 영토인 강남칠성의 대권을 손에 쥔 칠왕야가 악수에게는 이같이 존중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떤 말이나 계획도 축소하거나 줄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王府的水總管,跑的一身汗,在大門口處碰上了七王爺,一撩袍,拜伏於地,道:「王爺,金軀玉體,怎的輕離府第,不帶一兵一卒?」

왕부의 수총관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달려왔다. 대문에서 칠왕야와 맞닥뜨리자 옷자락을 걷어올려 땅에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

"왕야, 어찌 한 명의 병졸도 없이 부저를 함부로 떠나십니까?"

七王爺倒也會做戲,無可奈何的樣子,道:「你起來,胡正光帶有密旨,小王爺已然過目,我有要事趕辦……」

칠왕야도 연기를 할 줄 알았다. 어쩔 수 없다는 모습으로 말했다.

"일어나게. 호정광이 가져온 밀지는 소왕이 이미 훑어보았네. 나는 서둘러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네..."

水總管人雖站了起來,但卻哈著腰,接道:「王爺,就算是十萬火急的金牌提宣,但王爺也不能隻身離府,帶一些府衛、護從才是。」

수총관은 비록 일어났지만 허리를 숙인채로 말했다.

"왕야, 설령 황상께서 다급히 부르셨다 하더라도 왕야께서는 단신으로 왕부를 떠나서는 안됩니다. 부위들을 데리고 가시어 따라다니며 보호해야 합니다."

王爺笑一笑,道:「由應天府中人保護我也是一樣,慢則三五日,快則一兩天,我就回來了,府中事,你要多費心了。」

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응천부 사람들이 나를 보호해도 마찬가지일세. 늦으면 삼오 일, 빠르면 하루이틀 안으로 돌아옴세. 부중의 일은 자네가 많이 신경써주게."

水總管目光一掠胡正光,接道:「應天府,你好大的膽子,王爺是何等身份,你竟蠱惑他隻身離府,你可知道這是什麼罪名?」

수총관이 시선이 호정광을 스치며 말을 이었다.

"응천부, 그대들은 정말 대담하시오. 왕야께서 어떤 신분이신데 홀로 왕부를 떠나시도록 그분을 꾀었으니 이것이 무슨 죄명인지 알 것이오."

岳秀只看了水總管一眼,就未再多看他,靜靜的站在胡正光的身後。

악수는 수총관을 한번 쳐다보았을 뿐 더이상 그를 보지 않고 조용히 호정광의 뒤에 서있었다.

此刻,略施傳音之術,道:「胡大人,頂他幾句。」

이때 슬쩍 전음술을 펼쳐 말했다.

"호대인, 그에게 몇 마디 반박하십시오."

聽到岳秀的聲音指點的胡正光膽子一壯,道:「水總管,這是朝廷的旨意,七王爺的吩咐,我這小小的應天府,只有聽命行事的份,總管大人錯怪下官了。」

악수의 지적을 받은 호정광은 담이 커졌다.

"수총관, 이것은 조정의 뜻이고 칠왕야의 분부시니 하찮은 응천부의 나는 단지 명에 따라 행사할 뿐이오. 총관대인은 본관을 잘못 나무라셨소."

水總管怔了一怔,道:「你說什麼?」

수총관이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 무어라 했소?"

忽然間,應天府胡正光像吃了熊心豹膽一樣,竟然敢頂撞起自己這倒使水總管有些意外。

별안간 응천부 호정광이 곰의 심장, 표범의 쓸개를 먹은 것 마냥 놀랍게도 감히 자신에게 대들자 수총관은 좀 의외였다.

七王爺揮揮手,對水總管,道:「你先回去吧!我不能久留,夫人那邊,你去通知一聲,詳細內情,回來後,我會對她說明。」

칠왕야가 손을 내저으며 수총관에게 말했다.

"나는 오래 지체할 수 없으니 자네는 우선 돌아가게! 부인에게는 자네가 가서 통지하되 상세한 내정은 돌아온 뒤 그녀에게 설명한다고 말하게."

這麼一吩咐,水總管憋了一肚子悶氣,卻也無法發作,只好連連躬身道:「奴才遵命,王爺多多保重。」

이렇게 분부하자 수총관은 울화가 치밀어 답답해도 발작하지 못했다. 연신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소인은 명을 따르겠습니다. 왕야께서는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七王爺未再多言,帶著胡正光在楊晉等護擁之下,登上轎子,直奔應天府。

칠왕야는 더이상 여러 말 않고 호정광을 데리고 양진 등의 호위하에 가마에 올라 그대로 응천부로 달렸다.


※※※


楊晉得到岳秀指示,和王勝、張晃,各帶多名捕快,分別監視各處要道,看看是否有人追蹤。大約晨光太早,竟無追蹤的人。

악수의 지시로 양진은 왕승, 장황과 각각 여러 명의 포쾌를 데리고 주요 길목을 나누어 감시하며 추격자가 있는지 보았다. 대략 아침햇살은 너무 일렀고 추적하는 사람은 없었다.

轎入了應天府,七王爺立刻喝令停轎,掀簾而出,道:「岳兄弟,這是怎麼回事?」

가마가 응천부로 들어서자 칠왕야는 즉시 소리쳐 가마를 세우게 하고는 주렴을 걷고 나와서 말했다.

"악형제, 이것이 어찌된 일인가?"

岳秀道:「小弟擔心大哥的安危,故而設下了這麼一個圈套把大哥接出王府。」

악수가 말했다.

"소제는 대가의 안위가 걱정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미리 손을 써서 대가를 왕부에서 나오시게 했습니다."

七王爺神情很輕鬆,道:「那樣嚴重麼?」

칠왕야의 표정이  ?말했다.

"그렇게 엄중한가?"

岳秀道:「這就叫關心則亂,照說三五日不會出事,但他們如知道了我和王爺數度會面,可能會提前生變。」

악수가 말했다.

"관심이 과하면 혼란이 온다고 하지요. 정상대로라면 삼오 일 동안은 일이 생기지 않겠지만 그들이 저와 왕야가 몇 번 만났다는 것을 안다면 앞당겨 변고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胡正光低聲道:「王爺,岳兄,請到書房中談,下官已叫他們備了早點,請王爺進用。」

호정광이 나직이 말했다.

"왕야, 악형, 서방에서 이야기 나누시지요. 하관(下官:관리가 자신을 낮춘 말)은 아침을 준비하라 했으니 왕야게서는 들어가서 드십시오."

當先帶路,直入書房。岳秀吩咐兩個捕快,楊總捕頭一回來,立刻請他進入書房。三人落座,書僮奉上早點,胡正光立刻揮手,示意書僮退下。

앞장 서서 길을 안내하여 그대로 서방으로 들어갔다. 악수는 두 명의 포쾌에게 양총포두가 돌아오면 즉시 서방으로 들어오시라고 분부했다. 세 사람이 자리를 잡고 앉자 서동이 아침 식사를 올렸다. 호정광은 즉시 손을 내저어 서동을 물러가도록 했다.

七王爺望望一身朝服的胡正光,笑道:「你去換換衣服再來。」

칠왕야는 일신에 조복을 입은 호정광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가서 의복을 갈아입고 오시오."

胡正光應了一聲,欠身而退。

호정광이 대답하고 허리를 숙이고는 물러갔다.

七王爺回望著岳秀道:「兄弟,是不是對你那位王嫂懷疑?」

칠왕야가 고개를 돌려 악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형제, 자네의 그 왕수(王嫂:왕형이라 부르고 있으니 형수가 아닌 왕수 그대로 갑니다)에게 의심을 품고 있는가?"

岳秀抹去了臉上的藥物,隨手取過案上的布巾,擦擦臉,笑道:「大哥這麼問,小弟就斗膽直言,到目前為止,似乎是各方徵候,都集中指向王嫂夫人。」

악수는 얼굴의 약물을 지우고 그 참에 탁자 위의 수건을 집어 얼굴을 닦고는 웃으며 말했다.

"대가께서 이렇게 물으시니 소제는 대담하게 직언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방면의 징후들이 모두 왕수부인을 향해 집중되고 있습니다."

七王爺垂下頭,嘆口氣,道:「按說她不會,因為她是先臣遺後,何況,其父仍是當朝的封疆大吏。」

칠왕야가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이치대로라면 그녀일 리가 없네. 왜냐하면 그녀는 공신(功臣)의 후손이거든. 하물며 그 아비는 조정의 봉강대리(封疆大吏)일세."

岳秀沉吟片刻道:「大哥,王嫂可是當年開國功臣,常遇春常大將軍之後?」

악수가 잠깐 침음하더니 말했다.

"대가, 왕수는 당시 개국공신이었던 상우춘(常遇春) 상대장군(大將軍)의 후손입니까?"

七王爺點點頭,道:「她是常侯第六代玄孫女。」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녀는 상장군의 제 육대 현손녀(玄孫女)일세."

岳秀道:「王嫂的令尊是……」

악수가 말했다.

"왕수의 영존은..."

七王爺道:「大將軍常顯,現統率大軍數十萬,駐守長安,摒拱西北,甚受當今倚重,小兄這番姻緣,也是由王命促成。」

칠왕야가 말했다.

"대장군 상현(常顯)일세. 현재 수십 만의 대군을 통솔하여 장안에 주둔하여 지키고 있는데 서북쪽을 수습하여 황제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네. 소형의 이번 인연도 왕명으로 급하게 성사된 걸세."

岳秀凝神思索了一陣,道:「大哥,小弟還想多問幾句話,但又怕有所不妥……」

악수는 한동안 깊이 생각하고는 말했다.

"대가, 소제는 여쭈어보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적절치 않은 점이 있는 듯 하군요..."

七王爺接道:「你儘管問吧!我是知無不言,言無不盡。」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는 얼마든지 묻게! 나는 모조리 말해주겠네."

岳秀笑一笑,道:「大哥和嫂夫人相處的是否很融洽。」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가와 수부인은 아주 화목하게 잘 지내십니까?"

七王爺沉吟了一陣,道:「怎麼說呢?不算好,但也不算壞!怎麼,兄弟,你可是對她懷疑?」

칠왕야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좋다고 할 수 없지만 나쁘다고 할 수도 없군! 왜그러나? 자네는 아무래도 그녀에게 의심을 품고 있구먼?"

岳秀道:「大哥,我想先瞭解一下,王府中的內情,目下小弟不敢隨口亂說,對那個有所懷疑……」

악수가 말했다.

"대가, 지금 소제는 그 의심가는 점에 대해 감히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하지 못하기에 저는 먼저 왕부 안의 내정을 알고 싶습니다..."

語聲微微一頓,接道:「大哥,王嫂夫人身側,可有兩個老媽子?」

말꼬리를 흐리다가 이어서 말했다.

"대가, 왕수부인 곁에 두 명의 늙은 여종이 있지요?"

七王爺道:「四個。兩個是由她娘家帶來,兩個是府中原有的人。」

칠왕야가 말했다.

"네 명일세. 두 명은 그녀의 친정에서 데리고 왔고 두 명은 부중에 원래 있던 사람이지."

岳秀道:「有兩個叫銀嬤、鐵嬤的人,王爺是否知道?」

악수가 말했다.

"은부, 철부라 불리는 두 사람이 있음을 왕야께서는 알고 계십니까?"

七王爺道:「她有四個老媽子,但怎麼稱呼,我就不太清楚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녀에게 네 명의 늙은 여종이 있지만 어떻게 불리는지는 내가 잘 모르네."

岳秀笑道:「王爺,很久未到內宅了吧?」

악수가 말했다.

"왕야, 오랫동안 내택에 가시지 않았지요?"

七王爺道:「是的,一年多快兩年了吧!不過,我們每日總有兩次同桌共餐。」

칠왕야가 말했다.

"맞네. 일 년이 넘어 이제 곧 이 년이군! 그러나 우리는 매일 어쨌든 두 번은 한 식탁에서 함께 식사를 하네."

岳秀哦了一聲,道:「為什麼會造成這樣一個結果呢?」

악수가 아, 하더니 말했다.

"왜 이런 결과가 조성되었을까요?"

七王爺苦笑一下,道:「兄弟,這叫小兄很難啟齒,但你既然問了,小兄也不能不說了!」

칠왕야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형제는 소형이 말을 꺼내기 몹시 어렵게 만드는군. 하지만 자네가 이왕 물었으니 소형도 말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岳秀道:「大哥,如是不便深言,擇要告訴兄弟兩句就行了,不過,這件事很重要!」

악수가 말했다.

"대가, 만일 깊은 이야기를 하기 불편하시면 형제에게 두 마디 싯구절을 골라서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이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七王爺道:「話是這麼說,但你一提,我也覺這件事很重要。」

칠왕야가 말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자네가 언급하니 나도 이 일이 아주 중요하다고 느끼네."

岳秀道:「是不是為了蘭妃?」

악수가 말했다.

"난비 때문이 아닙니까?"

七王爺道:「蘭妃並非是重要原因,原因還是在你王嫂身上。」

칠왕야가 말했다.

"난비는 결코 중요한 이유가 아닐세. 원래 이유는 자네의 왕수에게 있다네."

岳秀奇道:「王嫂身上?……」

악수가 말했다.

"왕수의 신상에...?"

七王爺嘆口氣,道:「是的!她不喜歡男女間事,所以,她倒希望廣置妃妾,但女人很奇怪,她雖然希望了廣置妃妾,但她又不希望太寵愛她們,我對蘭妃太寵愛了一些。」

칠왕야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그렇네! 그녀는 남녀간의 일을 좋아하지 않았네. 그래서 그녀는 많은 비첩(妃妾)을 두기를 희망했지. 하지만 여인은 몹시 기괴하더군. 비록 비첩을 두기를 바랬지만 그녀들을 너무 총애하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네. 나는 난비를 좀 총애했다네."

岳秀輕輕嘆息一聲,默不作聲。

악수는 가볍게 탄식하고 묵묵히 말하지 않았다.

七王爺皺皺眉頭,道:「兄弟,你怎麼了?」

칠왕야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형제, 자네 왜그러는가?"

岳秀道:「大哥,嫂夫人應該是第一個被懷疑的人,但小弟卻又無法具體的說出什麼?」

악수가 말했다.

"대가, 수부인은 첫 번째로 의심을 받아야할 사람입니다. 하지만 소제는 또 구체적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군요."

七王爺道:「你的意思是……」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 말은..."

岳秀道:「深入一步探查,我覺得嫂夫人要你廣置妃妾以代己,不合情理,至少她不能算一位賢淑的妻子。……」

악수가 말했다.

"한 발짝 깊이 들어가 조사하면, 저는 수부인이 당신에게 비첩을 두어 자신을 대신하게 한 것은 사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적어도 그녀가 현숙(賢淑)한 아내라고 할 수 없습니다."

七王爺道:「兄弟,你好像言未盡意。」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 자네는 말로는 못다한 뜻이 있는 것 같군."

岳秀道:「大哥,我不能隨口輕言,我要找出原因,查出證據。」

악수가 말했다.

"대가, 제가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할 수 없습니다. 이유를 찾아내고 증거를 조사해 내야 합니다."

七王爺道:「你是否早已胸有成竹?」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는 벌써 마음 속에 계산이 서 있는 것 아닌가?"

岳秀道:「小弟心中倒有一個計較,但不知大哥的意下如何?」

악수가 말했다.

"소제에게 계교가 있지만 대가의 뜻이 어떠하신지 모르겠군요?"

七王爺道:「說說看,兄弟,只要有點道理,小兄無不遵從。」

칠왕야가 말했다.

"말해보게, 형제. 일리만 있다면 소형이 따르지 않을 것이 없네."

岳秀道:「最安全的辦法,就是兄弟改扮作王兄的模樣,重回王府,以查變化。」

악수가 말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바로 형제가 왕형으로 분장하여 왕부로 돌아가서 변화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七王爺笑一笑,道:「很好的辦法,兄弟,但不知還有沒有第二個辦法?」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아주 좋은 방법이군. 형제, 그런데 또 두 번째 방법이 있는가?"

岳秀道:「有!第二辦法是,仍由王兄以原來的身份,回到王府,兄弟作王爺的僕從,追隨身側。」

악수가 말했다.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왕형께서 원래의 신분으로 왕부로 돌아가시고 형제는 왕야의 종이 되어 곁을 따르는 것입니다."

七王爺道:「第二個辦法,雖然危險一些,不過,小兄倒可親身經歷一下,瞭然一些內情。」

칠왕야가 말했다.

"두 번째 방법은 비록 좀 위험하지만 소형이 직접 경험하여 내정을 좀 확실히 알 수 있겠군."

岳秀微微一笑,道:「小弟也覺著第二個辦法恰當一些。」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소제도 두 번째 방법이 합당하다고 느낍니다."

七王爺微微一笑,道:「大內侍衛宮中調入王府中幾個侍衛,現在專司保護我的責任。」

칠왕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내시위궁에서 왕부로 불러들인 몇 명의 시위들은 현재 전적으로 나를 보호하는 책임을 맡고 있네."

岳秀道:「他們有幾個人?」

악수가 말했다.

"그들은 몇 명입니까?"

七王爺道:「總共有十幾個人,兩個一等侍衛,四個二等侍衛,三等侍衛大約十個人吧。」

칠왕야가 말했다.

"모두 합쳐 십수 명일세. 두 명은 일등시위, 네 명은 이등시위이고 삼등시위는 대략 열 명일세."

岳秀道:「這些人,怎會突然被大哥調入王府中去呢?」

악수가 말했다.

"그들은 어떻게 갑자기 대가에 의해 왕부로 옮겨졌습니까?"

七王爺道:「不瞞你兄弟說,自蘭妃被殺之後,小兄也覺著王府中人,有些靠不住了,所以從侍衛宮中調人入王府。」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한테 숨김없이 말하자면 난비가 피살된 후 소형도 왕부의 사람이 좀 신뢰할 수 없다고 느꼈네. 그래서 시위궁으로부터 사람을 왕부로 불러들였다네."

岳秀哦了一聲,道:「原來如此。」

악수가 아, 하더니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七王爺道:「不過,小兄對王府中的情形,還是不太瞭解。」

칠왕야가 말했다.

"그러나 소형은 왕부 안의 정황에 대해 그리 잘 알고있지 못하네."

岳秀道:「王府中的情形,是很複雜,而且咱們也不能憑臆測辦事,必需得查出證明。」

악수가 말했다.

"왕부 안의 정황은 몹시 복잡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도 억측에 의지해 일을 처리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조사해내어 증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七王爺道:「好,兄弟照你的意思辦。」

칠왕야가 말했다.

"알겠네. 형제는 자네 뜻대로 하겠네."

岳秀微微一笑,道:「好,不過,要委屈你大哥幾日,暫時避開幾日?」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그러나 대가께서 억울하시지만 잠시 며칠 피해계셔야 합니다."

七王爺奇道:「要我避開幾日,為什麼?」

칠왕야가 말했다.

"나더러 며칠을 피하라니 왜지?"

岳秀笑道:「我是說,你要暫時離開王府幾日,小弟為大哥安排一下。」

악수가 말했다.

"당신이 잠시 왕부를 며칠 간 떠나주셔야 소제가 대가를 위해 안배한다는 말입니다."

七王爺道:「還要安排什麼?」

칠왕야가 말했다.

"또 무얼 안배한다는 건가?"

岳秀道:「再回王府,我們不止要保護你大哥的安全,而且,還要在你王府中,查出陰謀所在!」

악수가 말했다.

"다시 왕부로 돌아가면 우리는 대가 당신의 안전을 보호해야 할 뿐만 아니라 왕부 안에서 음모를 조사해내야 합니다!"

七王爺道:「你的意思是……」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 말은..."

岳秀道:「小弟希望多安排幾個人,在大哥的身後,以便能分工合作。」

악수가 말했다.

"소제는 대가의 뒤에서 분업과 합작이 편하도록 몇 사람 더 안배하기를 희망합니다."

談話之間,胡正光和楊晉,魚貫行了進來。

말하는 사이에 호정광과 양진이 줄지어 들어왔다.

七王爺望了兩人一眼,道:「你們坐……」

칠왕야가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그대들은 앉으시오..."

目光又轉到岳秀身上,道:「都是些什麼人?」

눈길을 또 악수에게 돌리며 말했다.

"모두 어떤 사람들인가?"

岳秀道:「自然都是江湖中人,不過,小弟可以保證,這些人都是忠信之士。」

악수가 말했다.

"당연히 강호인들입니다. 그러나 소제는 그 사람들이 모두 충신지사(忠信之士)들임을 보증할 수 있습니다."

七王爺道:「你是不是也到王府中去呢?」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는 왕부로 가지 않을 텐가?"

岳秀道:「小弟自然要去……」

악수가 말했다.

"당연히 가야지요..."

七王爺點點頭,接道:「成了,只要你也去,就照你的辦法辦。」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됐네. 자네가 가기만 한다면야 자네 식대로 처리하게."

岳秀道:「大哥,還要委屈你,和他們見見面,江湖上不乏忠義之士,他們不太會趨炎附勢,但他們卻滿懷仁俠之心,大哥如若能與他們推心議事,必可獲得他們的忠心相護。這些人,比你由侍衛宮中調來的人,可靠多了。」

악수가 말했다.

"대가, 강호상에는 충의지사(忠義之士)가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다지 권세에 빌붙지 않을 것이며 가슴 속에는 인협지심(仁俠之心)이 가득합니다. 대가께서 만약 몸을 낮추어 그들과 일을 논의할 수 있다면 틀림없이 그들로부터 마음에서 우러나온 보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시위궁에서 불려온 사람에 비해 훨씬 신뢰할 수 있습니다."

微微沉吟了一陣,七王爺道:「好吧,你覺著我應該見些什麼人,你酌量著辦就是。」

잠시 침음하던 칠왕야가 말했다.

"알겠네. 내가 누구를 만나야한다고 여긴다면 자네가 형편을 봐가며 처리하면 그만일세."

岳秀笑一笑道:「大哥,也許小弟我的要求有些過份,咱們得先談好見面的條件。」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가, 어쩌면 소제의 요구가 좀 과분할 것입니다. 우리는 먼저 만나서 조건을 잘 이야기해야 합니다."

胡正光從來沒有想到過,江南七省中,有一個人,敢和七王爺這樣講話,不禁一皺眉頭,道:「岳兄,這話就不太對了,七王爺是什麼身份,怎麼能和人談條件呢?」

호정광은 강남칠성에서 감히 칠왕야와 이렇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리라고 여태 생각해본 적이 없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악형, 그 말은 잘못 되었네. 칠왕야께서 어떤 신분이신데 조건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岳秀道:「禮賢下士,才能使士動心,那些人,既不拿皇糧俸銀,也不求一官半職,士為知己者死,必得先遇知己,才肯赴湯蹈火,如若我大哥擺著七王爺的架子和他們見面,那還不如不見的好。」

악수가 말했다.

"어진 이는 예로 대해야 비로소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황상의 봉록을 받지 않으며 관직을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지요. 반드시 지기(知己)를 만나야 비로소 끓는 물, 타는 불구덩이에도 뛰어들지요. 만약 대가께서 칠왕야로서의 거드름을 피우며 그들을 만난다면 그건 안만나는 것이 낫습니다."

胡正光一張臉嚇得變成了蒼白的顏色,不知是害怕呢?還是生氣,全身有些發抖。

호정광의 놀란 얼굴은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무서워서인지 아니면 화나 난 것인지 모르지만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七王爺回顧了胡正光一眼,笑道:「江湖人,不論什麼官位、身份,結交朋友,自然要推心置腹,岳兄弟說的不錯,要見他們,就得和他們平行論交。」

칠왕야가 호정광을 돌아보고 웃으며 말했다.

"강호인은 어떤 관직, 신분이든 친구로 교분을 맺으니 당연히 진심으로 대해야 하오. 악형제 말이 맞소. 그들을 만나려면 그들과 수평으로 사귀어야겠지."

胡正光一欠身,道:「王爺賢明。」

호정광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왕야께서는 현명하십니다."

七王爺笑一笑,道:「岳兄弟,你說清楚,要我怎麼樣對他們?」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악형제, 분명하게 말해보게. 내가 어떻게 그들을 대해야 하는가?"

岳秀道:「大哥,小弟只有籠絡人心這句話,你要怎樣對他們,那要大哥自己琢磨了。」

악수가 말했다.

"대가, 소제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구슬리는 그 몇 마디 말뿐입니다. 당신이 어떻게 그들을 대할지는 대가 자신이 다듬으셔야 합니다."

七王爺點點頭,道:「好吧!咱們幾時見他們?」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알겠네! 우리는 언제 그들을 만나는가?"

岳秀道:「這個,小弟別作安排,現下另有一件事,倒要大哥決定一下。」

악수가 말했다.

"그건 소제가 별도로 안배하겠습니다. 지금 대가께서 결정하셔야 할 일이 따로 한 가지 있습니다."

七王爺道:「什麼事?」

칠왕야가 말했다.

"무슨 일인가?"

岳秀道:「小弟想從應天府的捕頭中,選一個和王爺相貌近似的人,在金陵城外出現兩次……」

악수가 말했다.

"소제는 응천부의 포두들 중에서 왕야와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을 뽑아 금릉성 밖에서 두 번 출현하게 할 작정입니다..."

七王爺道:「那又為什麼呢?」

칠왕야가 말했다.

"그건 또 무엇 때문인가?"

岳秀道:「擾亂敵人的耳目,要他們認為王兄確已離開金陵辦事。」

악수가 말했다.

"적들의 이목을 교란시키는 것이지요. 그들은 왕형께서 일을 처리하러 확실히 금릉성을 떠났다고 여겨야 합니다."

七王爺笑道:「你想的很周到。」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의 생각은 아주 주도면밀하군."

岳秀道:「選三十名精幹的捕快,再由城衛營中,調集二百名精兵,沿途保護。」

악수가 말했다.

"삼십 명의 정예 포쾌들을 선발하고 성위영(城衛營)에서 다시 이백 명의 정병(精兵)을 소집하여 연도에서 보호합니다."

七王爺道:「好!一切都照你的意思,你作主吩咐就是。」

칠왕야가 말했다.

"알겠네! 모든 것을 자네 뜻대로 하게. 자네가 주인이 되어 분부하면 그만일세."

岳秀微微一笑,道:「大哥答應了,咱們就立刻準備。」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가께서 승낙하시니 우리는 즉시 준비하겠습니다."

胡正光道:「可要找應天府步騎統鎮來一下?」

호정광이 말했다.

"응천부의 보병과 기병을 동원해야 되지 않겠는가?" (

岳秀道:「不用了,最好不要太多的人知曉內情……」

악수가 말했다.

"필요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내정을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語聲一頓,接道:「不過,要麻煩你胡大人一次了。」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그러나 호대인을 한 번 귀찮게 해드려야 하겠군요."

胡正光道:「岳大俠吩咐。」

호정광이 말했다.

"악대협은 분부하시게."

岳秀道:「不敢當大俠之稱,麻煩大人,陪那位假王爺同行一趟。」

악수가 말했다.

"대협이라 부르심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번거로운시겠지만 가짜 왕야를 모시고 한번 동행해주십시오."

胡正光道:「可以。」

호정광이 말했다.

"가능하지."

說辦就辦,在岳秀策劃下,胡大人陪著假七王爺在王勝,張晃的帶領下的三十捕快,一百鐵騎護衛之下,中午時分,離開了應天府。七王爺青衣小帽,在岳秀和楊晉保護下,卻回到楊府中去。

말이 나오자 곧바로 실행했다. 악수의 기획하에 호대인은 가짜 칠왕야를 모시고 왕승, 장황 휘하의 삼십 명 포쾌들과 일 백의 철기대의 호위하에 정오 무렵 응천부를 떠났다. 칠왕야는 청의에 작은 모자를 쓰고 악수와 양진의 보호하에 양부로 돌아갔다.

家裡住了一個七王爺,楊晉心頭上像壓了一塊千斤巨石。十二名精幹的捕快,分扮成各種不同的身份,圍著埋伏在楊府四周。

집 안에 칠왕야가 묵게 되자 양진은 천 근이나 되는 한 덩이 거석(巨石)이 마음을 내리누르는 듯 하였다. 열두 명의 정예포쾌들은 각종 서로 다른 신분으로 분장하여 양부 주위를 빙 둘러서 매복했다.

楊玉燕恢復了女兒之身,負責守護七王爺的居室。楊晉是裡裡外外跑,到處查看。岳秀卻是很輕鬆,在一間靜室內打坐調息。

양옥연은 여자아이의 신분을 회복하여 칠왕야의 방을 지키는 책임을 졌다. 양진은 안팎으로 돌아다니며 도처를 조사했다. 악수는 오히려 아주 느긋했다. 한 칸의 조용한 방 안에서 타좌(打坐)하여 조식했다.

天色入夜,譚雲和膽叟、頑童,先後歸來。在岳秀授意下,楊晉又派人去找江湖浪子歐陽俊和墨龍王召。二更天,楊晉大廳上,擺了一桌很豐盛的酒席,但四周卻閉窗垂簾,不使廳中燈火外洩。歐陽俊、王召,二更之前趕到了楊府。

밤이 되자 담운과 담수, 완동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돌아왔다. 악수가 넌지시 시켜서 양진은 강호랑자 구양준과 묵룡 왕소를 찾으러 또 사람을 보냈다. 이경이 되자 양진의 대청 위에는 아주 풍성한 술자리가 차려졌다. 하지만 사방의 닫힌 창에는 발을 드리워 청 안의 등불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끔 했다. 구양준, 왕소는 이경 전에 양부(楊府)에 도착했다.

看廳中酒席,歐陽俊不禁一皺眉頭,道:「楊大人,請客吃飯,早該打個招呼,咱們都吃飽了才來,豈不可惜這桌酒席。」

청 안의 술자리를 보자 구양준은 눈살이 찌푸려짐을 금하지 못하여 말했다.

"양대인, 밥먹자고 손님을 청하려면 일찍 알려주셔야지요. 우리는 모두 배불리 먹고 왔으니 이 술자리가 어찌 아깝지 않겠습니까?"

楊晉道:「不是我作東……」

양진이 말했다.

"내가 초대한 것이 아니오."

王召接道:「那是什麼人作東,怎麼在你楊府中請客。」

왕소가 말했다.

"그럼 누가 초대했습니까? 어째서 당신의 집으로 손님을 청했습니까?"

岳秀緩步行入廳中,身後緊隨著譚雲,和膽叟、頑童。

악수가 천천히 청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뒤에는 담운과 담수, 완동이 따르고 있었다.

抱抱拳,岳秀笑道:「驚動了兩位,在下是深感抱歉,今夜是兄弟和譚二公子聯合作東。」

포권하더니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을 놀라게 해드려 저는 깊이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밤은 형제와 담이공자가 공동으로 주인노릇을 하겠습니다."

對這位武功高不可測,智計過世的年輕人,王召、歐陽俊,心中是又怕又敬。

무공의 높이가 측량할 수 없고 지계(智計)가 세인(世人)들보다 뛰어난 이 젊은이에 대해 왕소, 구양준은 심중으로 두렵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했다.

兩個齊齊抱拳,道:「這就不敢當了,岳少俠有事吩咐一聲就是,咱們還欠岳少俠一次救命恩情。」

두 사람은 일제히 포권하며 말했다.

"감당할 수 없소. 악소협이 분부할 것이 있으면 한 마디만 하면 그만이오. 우리는 악소협의 한 차례 구명지은에 빚을 갚겠소."

岳秀道:「兄弟想替幾位引見一位朋友……」

악수가 말했다.

"형제는 한 분의 친구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王召接道:「什麼人?」

왕소가 말했다.

"누구요?"

譚雲早已知曉了大部內情和岳秀的計劃,深深一笑,接道:「那人身份尊貴,不過,他不是江湖中人。」

담운은 벌써 대부분의 내정을 알고 악수와 계획했기에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 사람의 신분은 존귀하오. 그러나 그는 강호인이 아니오."

江湖浪子歐陽俊笑了一下,道:「能在楊大人府中宴客的人,身份自非凡俗。」

강호랑자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양대인의 부중에서 열린 연회에 손님이 될 수 있다면 신분이 자연 범속하지 않겠지."

譚雲笑一笑,道:「歐陽兄、岳兄本是天馬行空,飄然世外的人物,這一番被譚某留住,答尤為武林道正事,盡些心力……」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구양형, 악형은 본래 하늘을 나는 천마(天馬)처럼 표연히 세상을 벗어난 인물이오. 이번에 담모에게 붙들려 머물고 있는 것은 무림도의를 바로 세우는 일을 위해 심력을 다하기로 승낙했기 때문이오..."

王召接道:「那是最好不過了,不過,在下還不太明白,金陵道上發生了什麼事?」

왕소가 말했다.

"그건 더할 나위 없이 잘 됐소. 그러나 나는 금릉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잘 모르겠소만?"

譚雲微微一笑,道:「王兄的口氣好緊,不過,兄弟覺著諸位已無勾心鬥角的必要,事實上,諸位怕早心裏明白,一股強大,神祕的勢力,已幾乎控制了整個的金陵。」

담운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왕형은 정말 급하시구려. 그러나 형제가 느끼기에 제위들이 이미 옥신각신할 필요가 없소. 한 줄기 강대하고 신비한 세력이 이미 거의 온 금릉을 공제하고 있다고 제위들은 사실상 벌써부터 마음 속으로 잘 알고 있을 것 같소."

王召微微一笑,道:「二公子指教。」

왕소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공자가 가르쳐주시오."

譚雲笑一笑,道:「王兄好謙虛!……」

담운이 웃고는 말했다.

"왕형은 정말 겸손하시오!..."

語聲一頓,接道:「至少,一向活躍於江湖的丐幫,在金陵地面上,突然銷聲匿跡。」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적어도 언제나 강호에서 활약하던 개방이 금릉땅에서 돌연 소리도 없이 자취를 감추었소."

王召道:「看來,二公子確然很留心江湖事物。」

왕소가 말했다.

"보아하니 이공자는 확실히 강호의 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구려."

歐陽俊微微一笑,道:「譚二少,湘西譚家寨在江湖上的威望、聲譽,人人敬佩,二少很可能是奉了譚老寨主之命,來金陵調查內情,咱們自然是希望和你譚兄合作,不過,你這請客的地方,卻選的有些不妥了,咱們在應天府總捕頭的家中,大談江湖事,未免叫人有些顧慮了。」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담둘째공자, 상서 담가채의 강호에서의 위엄과 명망, 명성은 사람마다 경복하고 있소. 둘째공자는 담노채주의 명을 받들어 내정을 조사하기 위해 금릉으로 온 듯 하구려. 우리는 당연히 담형 당신과 합작하기 희망하오. 그러나 당신이 손님을 초청한 장소를 잘못 골랐구려. 우리가 응천부 총포두의 집에서 강호의 일을 이야기하자면 아무래도 사람들을 좀 주저하게 만들 것이오."

譚雲微微一笑,道:「這個自然難怪,所以,兄弟不惜多費口舌,為諸位解說清楚了。」

담운이 미소짓더니 말했다.

"그건 당연하오. 그래서 형제는 제위들에게 분명하게 설명하기 위해 입아프게 혓바닥을 놀리는 것이 아깝지 않소."

歐陽俊道:「譚兄,這些時日中查出了什麼來?」

구양준이 말했다.

"담형, 근래에 뭐라도 밝혀내었소?"

譚雲道:「兄弟發現了一樁很奇怪的事,因此,特地奉告了楊總捕頭,楊大人也是大大的訝異,所以,才請諸位過府一敘。」

담운이 말했다.

"형제는 아주 기괴한 일을 발견했소. 이 때문에 특별히 양총포두께 알려드렸고 양대인도 크게 이상하게 여기고 계시오. 그래서 한번 이야기 나누자고 제위들을 양부로 청했소."

歐陽俊道:「這麼說來,譚兄也和官府搭上關係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다면 담형도 관부와 관계를 맺었구려."

譚雲未理會歐陽俊的話,卻接著說道:「兄弟發覺,一部份神秘的夜行人,出入於王府之中……」

담운은 구양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형제는 일부의 신비한 야행인들이 왕부로 출입하는 것을 발견했소..."

王召一掌拍在大腿上,道:「不錯啊,在下也發覺了這件事?」

왕소가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그렇지. 나도 그 일을 발견했소."

楊晉突然接口說道:「王兄,譚二公子告訴過在下這件事,在下不信,譚二公子這才安排了這樣一個聚會,他說,兩位也可能知道,要兩位來說明一下,不過,有件事,在下要作說明,那就是七王爺也發覺近日金陵地面,高來高去的黑道人物太多,而且,又有一個金衣人,神出鬼沒的常在金陵出現,特地把侍衛宮中派駐在江南的部份人手,調入王府,他們自然也有活動,諸位發覺的徵象,很可能是他們。」

양진이 돌연 말을 받았다.

"왕형, 담이공자가 나한테 알려준 그 일을 나는 믿지 않소. 이런 모임을 안배한 것은 담이공자요. 그가 말하길 두 분도 아실 테니 와서 확실하게 말해야 한다고 했소. 그러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어야 할 것이 있소. 그것은 바로 요근래 금릉땅에 날고기는 흑도인물이 너무도 많을 뿐만 아니라, 한 명의 금의인(金衣人)이 신출귀몰하게 늘 금릉에 출현하는 것을 칠왕야께서도 발견하셨다는 것이오. 시위궁에서 파견되어 강남에 주둔하던 일부의 사람들을 특별히 왕부로 불러들이셨소. 그들도 당연히 움직이고 있으니 제위들이 발견한 징후라는 것은 그들일 가능성이 높소."

歐陽俊道:「大內侍衛中人,除了你楊總捕頭不認識之外,江南道上的人,那個不認識他們,他們惟恐人家不知他們身份,經常和官府中人來往酬酢,金陵城是因七王爺府,他不敢正面活動,江南幾大州府,那裏沒有他們留下的惡跡。」

구양준이 말했다.

"대내시위궁의 사람들을 양총포두 당신 말고도 강남도상의 사람들 어느 누가 그들을 알겠습니까? 그들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알까 두려워하며 늘 관부의 사람들과 왕래하면서 술잔을 주고 받습니다. 금릉성에 칠왕야의 왕부가 있기 때문에 그들은 감히 정면으로 활동하지 못합니다. 강남의 몇 개 큰 주 어디에도 그들이 남긴 악행의 흔적이 없습니다." 

這是個很精密的設計,七王爺就在緊靠在廳的一間小屋內坐著,早經過一番佈置,幾人談話的聲音,七王爺聽得很清楚。

이것은 정밀한 설계였다. 칠왕야는 대청에 바로 붙어있는 한 칸의 작은 방 안에 앉아있었다. 이런 안배와 배치를 거쳐서 칠왕야는 사람들의 말소리를 아주 또렷이 들을 수 있었다.

譚雲抱拳作禮,把群豪讓入座中,緩緩說道:「請位,咱們雖然在江湖上行走,但總不能正面和王府作對。」

담운이 포권하여 예를 표하고는 군호들을 자리에 들게 하고 천천히 말했다.

"제위들, 우리가 비록 강호를 다니지만 어쨌든 정면으로 왕부에 맞설 수는 없소."

王召道:「那是自然,七王爺素有賢聲,咱們不能和王府作對,何況,他手綰江南數省兵馬大權,咱們也惹不起他。」

왕소가 말했다.

"그건 당연하오. 칠왕야는 본래 어질기로 명성이 나있어 우리는 왕부에 맞설 수 없소. 하물며 강남 몇 개 성(省)의 병마대권을 손에 쥐고 있는 그를 건드려서는 안되오."

譚雲回顧了岳秀一眼,道:「兄弟和這位岳兄一番懇談,總算把這位岳兄說動了,已答允全力相助咱們……」

담운이 악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형제는 이분 악형과 간담(懇談)을 가졌는데 간신히 악형을 설득했고 우리를 전력으로 돕기로 이미 승낙했소..."

一直未開口的岳秀,突然開口說道:「譚兄,慢一點,在下想先問明一件事?」

줄곧 입을 열지 않던 악수가 돌연 말문을 열었다.

"담형, 잠깐만. 제가 먼저 한 가지 분명하게 묻고 싶소."

譚雲道:「岳兄請說。」

담운이 말했다.

"악형, 말씀하시오."

岳秀道:「你們究竟在尋找什麼,由四鳳舫中開始,兄弟一直不太明瞭諸位的用心,如若你們只是江湖中一般的奪名爭利,要兄弟也捲入漩渦了,那就有些非我之願了。」

악수가 말했다.

"당신들은 도대체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사봉방에서부터 형제는 줄곧 제위들의 의도를 이해 못하겠습니다. 단지 강호의 일반적인 명리쟁탈(名利爭奪)에 당신들이 저까지 소용돌이 속으로 끌어들이려 하신다면 그건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譚雲道:「在下已和岳兄談過了……」

담운이 말했다.

"내가 이미 악형과 이야기한 적이 있을 텐데..."

岳秀接道:「我知道,譚兄,你最好別開口,兄弟,想先請問歐陽俊和王兄,看他們的說法,是否和你譚兄一樣?」

악수가 말했다.

"알고 있소. 담형, 당신은 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소. 형제가 먼저 구양준과 왕형에게 물어보고 싶소. 그들의 말이 담형 당신과 같은지 보겠소."

譚雲微微一笑,道:「歐陽兄、王兄,岳兄很精明,最好是實話實說,免得咱們前言不對後語。」

담운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구양형, 왕형. 악형은 아주 영리하오. 앞에 한 말과 뒤엣 말이 달라지지 않도록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가장 좋소."

歐陽俊望了岳秀一眼,道:「金陵城發現了金鳳寶剪,咱們到此的用心,完全為了追查金鳳剪的下落!」

구양준이 악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금릉성에서 발견된 금봉보전(金鳳寶剪)이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이오. 전적으로 금봉전의 소재를 추적하기 위함이오!"

岳秀道:「王兄呢?」

악수가 말했다.

"왕형은?"

王召道:「不瞞兩位說,在下也是為了查明那金鳳剪而來。」

왕소가 말했다.

"두 분께 숨김없이 말하자면 나도 금봉전을 조사하기 위해 왔소."

岳秀道:「金鳳剪既稱寶剪,想來,定是一件很名貴的東西了。」

악수가 말했다.

"금봉전이 이왕 보전이라 불리니 생각컨대 아주 진귀한 물건임이 틀림없겠구려."

歐陽俊微微一怔,道:「怎麼?譚雲兄沒有告訴你麼?」

구양준이 약간 의아하여 말했다.

"어찌된 거요? 담운형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았소?"

譚雲苦笑一下,道:「在下並非為金鳳寶剪而來,也沒有聽到過這個傳說。」

담운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결코 금봉전 때문에 온 것이 아니오. 그런 전설을 들어본 적도 없소."

岳秀笑一笑,道:「歐陽兄,那金鳳寶剪的下落,可查出一點眉目了麼?」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구양형, 그 금봉보전의 소재에 대한 한 점 실마리를 조사해냈습니까?"

歐陽俊道:「眉目倒有一點,但卻使人為難,兄弟正和王兄商量,不知是不是應該去查看一下。」

구양준이 말했다.

"실마리는 있지만 난처한 점이 있어 형제는 조사하러 가야할지 왕형과 상의하려던 참이오."

岳秀道:「查那金鳳剪是否落入了七王爺的府中。」

악수가 말했다.

"조사했더니 금봉전이 칠왕야의 부중에 있는 것 아닙니까?"

歐陽俊道:「岳兄高見,不但金鳳剪落在王府之中,四鳳舫四個丫頭,竟也可以出入王府。」

구양준이 말했다.

"악형, 고견이오. 금봉전이 왕부에 있을 뿐만 아니라 사봉방 네 명의 계집애도 왕부에 출입할 수 있소."

楊晉道:「歐陽老弟,這話可不能信口開河啊!」

양진이 말했다.

"구양노제, 입에서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해서는 안되네!"

歐陽俊道:「江湖浪子的潛蹤追人之術,在江湖還小有名氣,楊大人沒有聽說過麼?」

구양준이 말했다.

"강호랑자의 추적술은 강호에서 아직 조금은 유명합니다. 양대인은 들어보신 적 없습니까?"

楊晉尷尬一笑,道:「這個,我倒一時忘懷了,是天下第一追蹤高手。」

양진이 겸연쩍게 웃고는 말했다.

"그건 내가 잠시 잊고 있었군. 추종에서는 천하제일의 고수지."

岳秀道:「照歐陽兄的說法,四鳳舫中四個丫頭,現仍然在王府中了?」

악수가 말했다.

"구양형의 말대로라면 사봉방의 네 계집애는 지금 여전히 왕부에 있겠군요?"

歐陽俊道:「她們現在是否仍在王府中,在下不敢斷言,但她們出入王府,卻是有如家常便飯一樣。」

구양준이 말했다.

"그녀들이 지금도 왕부 안에 있는지는 감히 단언할 수 없소. 하지만 그녀들은 왕부를 밥먹듯 드나들고 있소."

岳秀點點頭,未再接口多言。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더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譚雲卻嘆口氣,道:「歐陽兄,咱們是不是應該到王府中去瞧瞧呢?」

담운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구양형, 우리가 왕부로 가서 한번 살펴보아야 되지 않겠소?"

歐陽俊道:「這個,兄弟就難說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형제가 말하기 어렵소."

譚雲道:「歐陽兄不用顧慮,有話但請說出不妨,我譚雲也是江湖中人。」

담운이 말했다.

"구양형은 염려할 필요 없소. 할 말이 있으면 털어놓아도 무방하오. 나 담운도 강호인이오."

歐陽俊道:「照道理,咱們自然是應該去王府搜查,但誰能惹得起七王爺呢?」

구양준이 말했다.

"이치대로라면 당연히 왕부로가서 수색해야 하지만 누가 칠왕야를 건드릴 수 있겠소?"

譚雲點點頭,道:「歐陽兄說得有理,兄弟有幾句話,不知是當不當說?」

담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구양형의 말이 일리가 있소. 형제가 몇 마디 할 말이 있는데 적절한지 모르겠구려?"

歐陽俊道:「二公子要咱們直言直語,自己似乎是也用不著轉彎了。」

구양준이 말했다.

"이공자는 우리더러 직언하라고 했으니 자신도 말돌릴 필요가 없는 듯 하오."

譚雲道:「歐陽兄,目的只在取得金鳳剪呢?還是……」

담운이 말했다.

"구양형, 목적은 오직 금봉전을 얻는 것이오 아니면..."

歐陽俊怔了一怔,接道:「譚兄,在下不太懂你的意思?」

구양준이 멍해져서 말했다.

"담형, 나는 당신 말뜻을 잘 모르겠소만?"

譚雲笑道:「兄弟的意思是,歐陽兄對江湖上的變局,是否也有些關心呢?」

담운이 말했다.

"형제의 말은 구양형이 강호의 비상국면에 대해 관심이 좀 있느냐 하는 것이오."

歐陽俊道:「江湖浪子,一向是獨來獨往,從不和人勾結聯手……」

구양준이 말했다.

"강호랑자는 언제나 홀로 움직이며 여태 남과 손잡을 줄 모른다오..."

譚雲接道:「覆巢之下無完卵,歐陽兄自己難道真的可能獨善其身麼?」

담운이 말했다.

"둥지가 뒤집히면 성한 알이 없는 법인데 구양형이 설마 정말 자신만 생각할 수 있겠소?"

歐陽俊笑一笑,道:「譚兄,這話是越說越離譜了,兄弟已經完全無法瞭解譚兄言中之意。」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담형, 말을 할수록 딴 길로 새는구려. 형제는 담형의 말 속에 담긴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소."

譚雲微微一笑,道:「歐陽兄稍坐片刻,兄弟請一位朋友來和諸位見見。」

담운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구양형은 잠시 앉아계시오. 형제는 한 분의 친구를 제위들과 만나보도록 오라고 청하겠소."

歐陽俊霍然站起身子,道:「什麼人?」

구양준이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누구요?"

譚雲笑道:「諸位不是想到七王爺府中去麼?他是唯一能夠幫咱們進入七王府的人。」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제위들은 칠왕야 부중에 가고 싶은 것이 아니오? 그는 당신들이 칠왕부에 들어가는 것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오."

歐陽俊道:「江湖中誰有這樣能耐?」

구양준이 말했다.

"강호에 누가 그런 능력이 있소?"

譚雲道:「歐陽兄見過再說。」

담운이 말했다.

"구양형은 만나보고나서 말하시오."

起身離位而去。岳秀一直坐著未動,譚雲反而作了主人。片刻之後,譚雲帶著一個身著青衫頭戴方巾,白面無鬚的文士,緩步行了過來。

일어나서 자리를 떠났다. 악수는 줄곧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고 담운이 반대로 주인 역할을 했다. 잠시 뒤 담운은 몸에 청의를 입고 머리에 방건(方巾)을 쓴 백면에 수염이 없는 한 명의 문사(文士)를 데리고 천천히 걸어왔다.

那人氣度貴,步履從容,行近席之後,舉手一拱,道:「小弟朱毅,見過諸位英雄。」

그 사람의 기도는 존귀했고 걸음걸이는 침착했다. 자리에 근처까지 걸어오더니 손을 들어 공수하며 말했다.

"소제 주의가 여러 영웅들을 뵙소이다."

歐陽俊怔了一怔,道:「朱毅,朱七王爺。」

구양준이 멍해져서 말했다.

"주의, 주칠왕야."

岳秀、膽叟、頑童、楊晉,全都站起了身子,王召,歐陽俊也跟著站了起來,齊齊抱拳作禮。

악수, 담수, 완동, 양진 전부 일어섰다. 왕소, 구양준도 뒤따라 일어나서 일제히 포권하여 예를 올렸다.

七王爺行了一個羅圈揖,笑一笑,道:「諸位,適才的談話,小弟聽到了不少,想不到,竟有人敢借王府為害江湖!」

칠왕야가 빙 돌아가며 읍을 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제위들이 방금 전에 했던 이야기를 소제가 적잖이 들었소. 감히 왕부를 빙자하여 강호에 해를 끼쳐려는 사람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歐陽俊道:「譚兄,這是故意安排的吧?」

구양준이 말했다.

"담형, 고의적인 안배요?"

譚雲微微一笑道:「不錯,兄弟也是和七王爺初見不久,但卻為七王爺的氣度折服,七王爺支持咱們進入王府查明那一股江湖邪惡勢力,就算咱們投桃報李,也該幫七王爺追查出那真正殺害蘭妃的兇手。」

담운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렇소. 형제도 칠왕야와 처음 만난지 오래되지 않았소. 하지만 칠왕야의 기도에 설득되었소. 칠왕야는 우리가 왕부로 들어가 한 줄기 강호의 사악한 세력을 밝혀내기를 지지하고 계시오. 우리는 복숭아를 대접하고 자두로 보답받는 셈이오. 칠왕야를 도와 난비를 살해한 진정한 흉수도 밝혀내야 하오."

七王爺抱抱拳,道:「諸位,小弟今日和諸位相見,完全拋開了七王爺的身份,咱們是布衣論交,江湖英雄,義氣千秋,只要你們做的是為國殺賊,為民除害,我就以王子的身份支持你們,但小弟也不敢強人所難,強諸位為我助力。」

칠왕야가 포권하더니 말했다.

"제위들, 소제는 금일 제위들과 만나면서 칠왕야의 신분을 완전히 내려놓았소. 우리는 평민으로 사귀는 것이오. 강호영웅의 의기(義氣)는 천추에 남는 법이오. 당신들이 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도적을 죽이고, 백성을 위해 해로움을 제거하는 것이기만 하다면 나는 왕의 신분으로써 당신들을 지지하오. 하지만 소제도 강요하여 난처하게 하거나 제위들에게 억지로 나를 돕게끔 감히 강요할 수 없소."

王召道:「久聞七王爺的賢名,今日一見,果然是名不虛傳,單是這一分虛懷若谷的氣度,就叫人甘為效命,我王召願聽驅遣,死而無憾。」

왕소가 말했다.

"칠왕야께서 어질다는 말을 오래 전부터 들었는데 금일 만나뵈오니 과연 명불허전입니다. 겸허하신 기도만으로도 기꺼이 목숨바치게끔 만드는군요. 저 왕소는 기꺼이 명을 따르며 죽어도 아무런 유감이 없습니다."

歐陽俊微微一笑,道:「王爺,咱們為王爺辦事,不知道是什麼身份?」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왕야, 우리가 어떤 신분으로 왕야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군요?"

七王爺道:「王府中有十二侍衛的名額,諸位如願屈就,小王先可任用,然後,奏明當今,實授品銜。」

칠왕야가 말했다.

"왕부에 십이시위(十二侍衛)의 정원이 있소. 제위들이 원하는 대로 맡으면 소왕이 우선 임용할 수 있소. 그런 다음 황상께 아뢰어 실제 직품과 직함을 받겠소."

歐陽俊道:「譚兄,岳兄怎麼說?」

구양준이 말했다.

"담형과 악형은 무어라 말하겠소?"

譚雲笑道:「岳兄和七王爺結作金蘭至交。」

담운이 말했다.

"악형은 칠왕야와 금란지교를 맺었소."

歐陽俊嘆口氣,道:「如非七王爺的賢德,怎能用得住岳兄天馬行空般的人才,兄弟也願效命。恭候差遣,赴湯蹈火,在所不辭。」

구양준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칠왕야의 어진 성품이 아니라면 자유롭게 구속을 받지 않는 악형과 같은 인재를 어찌 쓰실 수 있겠습니까? 형제도 목숨을 바치기 원합니다. 어디를 보내시더라도 끓는 물이든 타는 불이든 사양치 않겠습니다."

事情至此,岳秀才起身說道:「七王爺早已發覺了金陵城有一股武林高人在暗中活動,所以,把侍衛中一部份,調入王府,但七王爺又發覺了這股力量未必可靠,所以,才希望借重諸位之力。」

사정이 여기까지 이르자 비로소 악수가 일어나서 말했다.

"칠왕야께서는 금릉성에 한 줄기 무림고인들이 암중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발견하셨습니다. 그래서 대내시위궁의 일부를 왕부로 불러들이셨지요. 하지만 칠왕야께선 또 그 역량도 신뢰할 수 없음을 발견하시고 그래서 제위들의 힘에 신세를 지기를 희망하시고 계십니다."

譚雲道:「少年子弟江湖老,無非是俠義為懷,剷除人間不平事,但如能投入王府,以七王爺的權位之重,比咱們一人之力,強大何至百倍。」

담운이 말했다.

"강호에서 늙어가면서 협의를 가슴에 품고 인간세상의 불공평한 일을 뿌리뽑지 않을 사람이 없소. 왕부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칠왕야의 엄청난 권위로써 우리들 한 사람의 힘에 비해 백 배까지는 강대해지지 않겠소?"

七王爺一拱手,道:「小王不是當今天子,我不能對諸位有過份的承諾,不過,我將盡力支持諸位。」

칠왕야가 공수하며 말했다.

"소왕은 당금 천자가 아니오. 나는 제위들에게 과분한 승낙을 할 수 없소. 그러나 모든 힘을 다해 제위들을 지지할 것이오."

譚雲道:「這已經很夠了。」

담운이 말했다.

"이미 충분합니다."

岳秀道:「諸位,眼下就有一件十分緊要的事,此事雖然和七王府有關,但也和諸位有牽連。」

악수가 말했다.

"제위들, 지금 십분 긴요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이 일이 비록 칠왕부와 관련이 있지만 제위들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歐陽俊道:「什麼事,但請岳兄吩咐,我等全力以赴。」

구양준이 말했다.

"무슨 일인지 악형은 분부만 하시오. 우리들은 최선을 다하겠소."

岳秀簡略他說明了王府中的內情,然後,又說出了一番計劃。

악수는 간략하게 왕부 안의 내정을 설명했다. 그런 다음 또 계획을 털어놓았다.

這一番計劃完美精密,無懈可擊,只聽的在場人,個個點頭。

이번의 계획은 정밀하고 완벽하여 빈틈이 없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듣고 한 명 한 명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七王爺也忍不住了一聲道:「這等才華,如果用之於國家,必是一位統軍百萬的大將之才。」

칠왕야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이 정도의 재주를 나라를 위해 쓴다면 필시 백 만 군사를 통솔하는 대장군의 재주일 것이오."

岳秀笑一笑,道:「大哥誇獎,咱們既然決定了,咱們就該分頭行事。」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가, 과찬이십니다. 우리 이왕 결정했으니 따로따로 일을 합시다."

歐陽俊和王召霍然站起身子,道:「咱們先走一步了。」

구양준과 왕소가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우리는 한 발 먼저 떠나겠습니다."

七王爺站起身子,道:「兄弟不送了。」

칠왕야가 일어나서 말했다.

"형제는 전송하지 않겠소."

也許是七王爺禮賢下士的虛懷,使他們太過感動,歐陽俊一撩長衫,屈下一膝,道:「不敢有勞王爺。」

어쩌면 예로써 어진 이를 대하는 칠왕야의 겸허함이 그들을 너무도 감동시킨 듯 구양준은 장삼을 걷어올리더니 무릎을 꿇고 말했다.

"감히 왕야께 수고를 끼치지 못합니다."

王召、歐陽俊兩人去後,膽叟朱奇、頑童唐嘯,也低聲對岳秀說道:「公子,我們也該去了。」

왕소, 구양준 두 사람이 가고난 뒤 담수 주기, 완동 당소도 나직이 악수에게 말했다.

"공자, 우리들도 가야겠습니다."

岳秀點頭一笑,道:「你們去吧!非不得已,不可和他們正面衝突。」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더니 말했다.

"당신들은 가시오! 부득이하지 않으면 그들과 정면으로 충돌해서는 안됩니다."

大廳中只剩下了譚雲、岳秀,七王爺和楊晉。人影一閃,衝進來了一身青衣的楊玉燕。

대청 안에 남은 것은 담운, 악수, 칠왕야와 양진이었다. 인영이 번쩍, 하더니 일신에 청의를 입은 양옥연이 뛰어들어왔다.

楊晉一皺眉頭,道:「燕丫頭,怎能如此放肆,七王爺大駕在此!」

양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연아 이것아, 칠왕야께서 여기 계신데 어찌 이같이 방자할 수가 있느냐!"

一聽口氣,七王爺已知道了燕姑娘的身份,搖搖頭,道:「別怪她,我說過,今晚上,咱們是布衣論交。」

말투를 듣자 칠왕야는 이미 연낭자의 신분을 알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녀를 탓하지 마시오. 내 말했듯이 오늘 밤은 우리가 평민으로 사귀는 것이오."

楊玉燕手提羅裙,就要拜伏於地,卻被七王爺兩手攔住,道:「楊姑娘,不可以。」

양옥연이 치마를 끌어올려 땅에 엎드려 절을 하려는데 칠왕야가 두 손으로 가로막으며 말했다.

"양낭자, 안되오."

其實,楊玉燕也沒真的想拜,七王爺這一攔,就借勢下台,道:「謝王爺恩典。」

사실 양옥연도 진짜로 절을 할 작정이 아니었다. 칠왕야가 막자 그 기회를 틈타 무대에서 내려왔다.

"왕야의 은전(恩典)에 감사드립니다."

七王爺道:「姑娘,別拘束,有什麼話只管請說。」

칠왕야가 말했다.

"낭자, 거북해하지 말고 무슨 할 말이 있으면 얼마든지 하시오."

楊玉燕道:「我要和岳大哥說幾句話!」

양옥연이 말했다.

"저는 악대가와 몇 마디 이야기를 해야겠어요!"

對這位美麗、刁蠻、又聰明的燕姑娘,岳秀實在是有些頭痛,微微一笑,道:「什麼事,只管說,我能辦到的一定遵辦。」

이 어여쁘고, 막되먹었지만 또 총명한 연낭자에 대해 악수는 사실 골치가 조금 아팠다.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무슨 일인지 얼마든지 말하시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면 시킨대로 꼭 하리다."

眼看岳兄弟對姑娘的小心謹慎,七王爺心中忽有所悟,笑道:「楊姑娘,岳兄弟有什麼對不住你的地方,告訴我這個作大哥的,我替你出氣就是。」

악형제가 낭자에게 조심스럽고 신중함을 본 칠왕야는 심중으로 문득 깨닫는 것이 있어 웃으며 말했다.

"양낭자, 악형제가 당신에게 무슨 잘못한 점이 있다면 대가인 나한테 알려주시오. 내가 당신 대신 화를 내겠소."

岳秀暗裹皺皺眉頭,心中有苦難言,表面上卻得裝出一付笑容。

악수는 남몰래 미간을 찡그렸다. 마음 속으로는 말못할 고충이 있지만 표면상으로는 웃는 낯을 꾸며내야 했다.

楊玉燕卻一揚柳眉兒,道:「你,七王爺叫他兄弟?」

양옥연이 버들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칠왕야 당신은 그를 형제라 부르십니까?"

七王爺道:「不錯啊!我們是焚香告天的八拜金蘭之交,福禍與共,患難相扶。」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소! 우리는 향을 사르고 하늘에 여덟 번 절하며 화복을 같이 하고 환난을 서로 돕는 금란지교를 맺었음을 고했소."

楊玉燕哦了一聲,道:「我說哩,岳大哥不再把我小丫頭放在心上,原來是升了官啦……」

양옥연이 아, 하더니 말했다.

"제 말은 악대가가 더이상 나같은 계집애를 마음에 두지 않는다는 거예요. 원래 관직에 오르면..."

好利害的一張口,岳秀辯駁也不是,不辯也不是,只好笑一笑,道:「我再大膽,也不敢忘記小妹妳呀!」

정말 무서운 말에 악수는 반박도 아니고 변론도 아닌 미소만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제아무리 대담해도 감히 소매 당신을 잊지 못하오!"

楊玉燕道:「哼!你沒有忘記我,分派我的什麼事?」

양옥연이 말했다.

"흥! 당신이 나를 잊지 않았다니 나한테 무슨 일을 줄 건가요?"

岳秀道:「自然是最重要的工作了?」

악수가 말했다.

"당연히 가장 중요한 임무요."

楊玉燕道:「說說看,什麼工作?」

양옥연이 말했다.

"말해 봐요. 무슨 임무죠?"

岳秀道:「你和頑童唐嘯,負責保護七王爺。」

악수가 말했다.

"당신과 완동 당소는 칠왕야를 보호하는 책임을 지시오."

原本是沒有算上楊姑娘,一個女孩子混在男人群中,有很多不便,但楊姑娘這一質問,岳秀只好把她加上。

원래 양낭자는 계산에 두지 않았었다. 한 명의 여자아이가 남자들 무리에 섞여 있으면 불편함이 많다. 하지만 양낭자가 이렇게 질문하니 악수는 그녀를 보탤 수 밖에 없었다.

楊晉呆了一呆,道:「玉燕刁蠻慣了,守在王爺身側,豈不惹王爺生氣。」

양진이 멍해져서 말했다.

"옥연은 못된 짓이 버릇이 되었는데 왕야 곁을 지킨다면 왕야의 화를 불러일으키지 않겠는가?"

七王爺道:「不要緊,咱們決定了就這麼辦,不過玉燕姑娘,跟小王身側,是否方便?」

칠왕야가 말했다.

"괜찮소. 우리는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소. 그런데 옥연낭자, 소왕의 곁에 있자면 불편하지 않겠소?"

楊玉燕已轉悲為喜,笑一笑,道:「有什麼不方便的,我改扮成男裝就是!」

양옥연은 이미 슬픔이 기쁨으로 바뀌어 웃으며 말했다.

"불편한 것이 있다면 제가 남장으로 분장하면 됩니다!"

七王爺道:「行!怎麼調度,由岳兄弟安排,小王照著安排辦。」

칠왕야가 말했다.

"좋소! 어떻게 배치할지는 악형제가 안배하게. 소왕은 안배대로 하겠네."

楊玉燕很滿意這個結果,微微一笑,退了下去。

양옥연은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에 미소짓더니 물러갔다.

楊晉卻是有些大感緊張的說道:「岳兄弟,你真要她去?」

양진은 좀 긴장되어서 말했다.

"악형제, 자네는 정말 그녀가 계속 필요한가?"

岳秀微微一笑,道:「老前輩,你有什麼辦法能夠勸阻她呢……」

악수가 미소짓더니 말했다.

"노선배님, 당신은 그녀를 말릴 방법이 있습니까?..."

略一沉吟,接道:「再說七王爺已經當面答應了,就算玉燕以後有什麼頂撞到他的地方,也完全和你無關。」

약간 침음하더니 말을 이었다.

"게다가 칠왕야께서는 이미 있는 자리에서 승낙하셨습니다. 설령 옥연낭자가 이후에 그분에게 대드는 점이 있더라도 당신과 전혀 무관합니다."

七王爺微微一笑,道:「對,楊總捕頭,這件事你儘管放心,不論發生什麼事,都不會找上你呢。」

칠왕야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맞소. 양총포두, 이 일은 당신이 마음 푹 놓으시오. 무슨 일이 발생하든 당신을 찾지 않겠소." (找가 찾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메꾼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적당한 표현이 안떠올라서 그냥...;;)

楊晉道:「兩位這樣屈容小女,我楊某人是感激不盡。」

양진이 말했다.

"두 분이 이렇게 딸아이에게 너그러우시니 양모는 감격하기 그지 없습니다."

一切都按計劃進行。三天後,岳秀和七王爺等,悄然離開了金陵,在一個約好的路口上,走馬換將。假冒出巡,由胡大人陪同的偽扮七王爺,換了貨真價實的七王爺朱毅。

모든 것은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삼 일 후, 악수와 칠왕야 등은 조용히 금릉을 떠났고, 약속된 길에서 사람이 바뀌어졌다. 호대인이 모시고 바깥으로 순시를 나간 척 했던 가짜 칠왕야는 진짜 칠왕야 주의로 바뀌었다.

膽叟朱奇,頑童唐嘯,江湖浪子歐陽俊,墨龍王召,岳秀、譚雲,再加改著男裝的楊玉燕,全都混入行列。早些安排好的步驟,各人都按身份,著衣易容,環繞在七王爺的身側。

담수 주기, 완동 당소, 강호랑자 구양준, 묵룡 왕소, 악수, 담운, 거기에 남장으로 고친 양옥연까지 전부 행렬에 섞여들었다. 미리 잘 안배한 절차대로 각자 신분에 따라 옷과 얼굴을 바꾼 채 칠왕야 곁을 둥글게 에워쌌다.

唐嘯和楊玉燕,分成了七王爺身側的隨侍的書僮,歐陽俊、王召、朱奇,扮作了三大侍衛,譚雲、岳秀一扮文案,一扮管事,七個人有如七劍客,隨七王爺回府的轎子,進入了王府。

당소와 양옥연은 칠왕야 곁에서 시중드는 서동으로, 구양준과 왕소, 주기는 삼대시위(三大侍衛)로 분장했고, 악수와 담운은 문서관리인과 사무를 관장하는 사람으로 분장했다. 일곱 명은 칠검객처럼 왕부로 돌아가는 칠왕야를 수행하여 왕부로 들어섰다.

一切設計的都很精細,胡正光,隨同著七王爺,進了王府之後,才告辭回府。二百驍騎,也被胡正光帶回府中。七王爺帶了七個陌生人回到王府,雖然引起了水總管的懷疑。但他卻不敢多問。

모든 설계는 아주 정교하고 세밀했다. 호정광은 칠왕야를 수행하여 왕부에 들어온 뒤 비로소 작별을 고하고 응천부로 돌아갔다. 이백 명의 철기대도 호정광이 데리고 부중으로 돌아갔다. 칠왕야가 일곱 명의 낯선 사람을 데리고 왕부로 돌아오자 수총관은 의문이 일었으나 감히 묻지 못했다.

回到了荷花軒,七王爺召來了侍衛宮中的侍衛,道:「我把你們調人王府,耽誤了你們本身的職司,這一點,只怕是有所不便,所以,我想你們還應該回到原位上去,近日內侍衛宮可能有事。」

하화원에 되돌아와서 칠왕야는 시위궁의 시위들을 불러서 말했다.

"내가 그대들을 왕부로 불러들여 그대들 본연의 직무를 지체하게 하였다. 이로 인해 불편한 점이 있을 것 같구나. 그래서 나는 너희들이 원래 자리로 돌려보낼 작정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시위궁에도 일이 생길 것이다."

淡淡幾句話,把調入王府的侍衛,又給遣離王府。過去,七王爺卻未想到,問題會出在王府內部,所以,對府中的人事,並未怎麼樣留心,現在,他開始留心了所有的事務。

담담한 몇 마디 말로 왕부로 불려온 시위들을 또 왕부에서 떠나게 했다. 과거에 칠왕야는 문제가 왕부 내부에서 생기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부중의 인사(人事)에 대해 어떤 주의도 기울이지 않았다. 이제 그는 모든 사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荷花軒是七王爺安宿的地方,整個的敞軒,建築在荷花池上,朱欄環繞,曲橋迴廊,原本是賞荷迎賓的所在,但因七王爺過份喜愛這個地方,把它變成了書室臥房。

하화헌은 칠왕야가 휴식하고 자는 곳이다. 하화헌 전체는 연꽃이 심어진 연못 위에 지어졌는데 주홍빛 난간이 빙 두르고 있으며 굽은 다리가 회랑으로 이어졌다. 원래 연꽃을 감상하거나 손님을 맞는 곳이었다. 하지만 칠왕야가 지나칠 정도로 이곳을 좋아했기 때문에 서실(書室)과 와방(臥房)으로 바뀌었다.

荷花軒很寬大,原本有四個丫頭,兩個書童照顧王爺的起居生活。七王爺遣走了兩個書童,留下了四個打掃敞軒的丫頭,楊玉燕和唐嘯,不但可在書房中常伴七王爺,他們的住處,也就在七王爺臥室外面兩個房間中。自然,這是為了便於保護。唐嘯和楊玉燕也自知責任重大,兩人暗裏商量了保護七王爺的法子,又看過荷花軒四週的形勢。

하화헌은 아주 넓었다. 원래 네 명의 계집종과 두 명의 서동이 왕야의 기거하며 생활하는 것을 보살폈다. 칠왕야는 두 명의 서동을 보내버리고 네 명의 하화헌을 청소하는 네 명의 계집종은 남겨두었다. 양옥연과 당소는 서방에서 늘 칠왕야와 동행할 뿐 아니라 그들이 지내는 곳은 칠왕야의 와실 바깥쪽 두 개의 방문 중간이었다. 당연히 이것은 보호하기 편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당소와 양옥연도 책임의 중대함을 알았다. 두 사람은 칠왕야를 보호할 방법을 암암리에 상의하였고 또 하화헌 주위의 형세를 살펴보았다.

七王爺住在最後一層,三面都是有七八丈以上的水域,只有一條路,通入軒中。歐陽俊,王召、和朱奇等三大侍衛,也都住在軒中。這荷花軒太廣大了,有兩個大廳,兩個小廳,十二個可供人住的臥室。整個的荷花軒,構成了一片獨立的天地。岳秀扮文案,譚雲管所有的外務,雜事。

칠왕야는 맨 뒤의 한 층에서 지냈는데 삼면은 모두 칠팔 장 이상의 물이고 오직 한 가닥 길이 헌 안으로 통했다. 구양준, 왕소, 주기 등 삼대시위도 헌 안에서 지냈다. 이 하화헌은 너무도 커서 두 개의 대청, 두 개의 소청이 있으며 사람이 지내도록 제공될 수 있는 와실이 열두 개나 있었다. 하화헌은 독립된 세계로 구성된 것이다. 악수는 문안(文案:문서관리자)으로 분했고 담운은 모든 외무와 잡일을 관장했다.

第一天沒有事,第二天,水總管先來求見七王爺。

첫째 날은 아무 일도 없었고 둘째 날이 되자 수총관이 칠왕야를 만나러 왔다.

王召高大魁梧的身軀,擋在荷花軒大門前,有如半截鐵塔一樣,冷冷地望了水總管一眼,道:「你是……」

왕소가 마치 반토막 철탑처럼 커다란 몸뚱이로 하화헌 대문 앞을 막고 냉랭하게 수총관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은..."

水總管一皺眉頭,道:「我是這王府的總管,裡裡外外,大大小小的事,都得問我一聲。」

수총관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나는 이 왕부의 총관이다. 안팎으로 크고 작은 일은 모두 나한테 물어야 하지."

王召笑一笑,道:「原來是總管大人。」

왕소가 웃으며 말했다.

"원래 총관대인이셨구려."

水總管道:「不錯,王爺總管四品銜……」

수총관이 말했다.

"그렇다. 왕야총관으로 사품의 직함..."

王召冷冷接道:「幾品銜,不關緊,我來問你,這王府之中,是你最大?還是七王爺大?」

왕소가 냉랭하게 말했다.

"몇 품인지가 중요하지 않소. 당신한테 묻겠는데 이 왕부 안에서 당신이 가장 높소 아니면 칠왕야가 높소?"

水總管怒道:「胡言亂語,七王爺金枝玉葉,我怎能比得。」

수총관이 노하여 말했다.

"허튼 소리. 금지옥엽이신 칠왕야를 내가 어찌 견줄 수 있겠느냐?"

王召一舉海碗般的拳頭,道:「你記著,我是七王爺的近身侍衛,只知道保護王爺的安全,不知道別的,你要見王爺,那就請按規矩辦事,等在這裡,我叫人給你通報。」

왕소는 사발만한 주먹을 들더니 말했다.

"기억하시오. 나는 칠왕야의 근신시위(近身侍衛)요. 오직 왕야의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만 알 뿐 다른 것은 모르오. 당신이 왕야를 뵙고자 한다면 규칙대로 하시오. 이곳에서 기다리면 내가 사람을 불러 통보하겠소."

水總管只聽得七竅冒火,但他眼看王召那大拳頭,心裡又有些發毛,忍下一口氣,道:「好吧!你去通報一聲。」

수총관이 듣고 칠공에서 노화가 뿜어져나오는 듯 했다. 하지만 왕소의 커다란 주먹을 보자 마음 속으로 좀 겁을 집어먹고 참았다.

"좋다! 가서 통보하거라."

王召招呼過頑童唐嘯,替水總管通報進去。不大功夫,唐嘯去而復返,帶著水總管進入書房。

왕소는 완동 당소를 불러서 통보하러 들여보냈다. 오래지 않아 당소가 갔다가 돌아와서 수총관을 데리고 서방으로 들어갔다.

七王爺很客氣,笑著讓水總管坐下,道:「什麼事?」

칠왕야는 몹시 겸손하게 웃으며 수총관에게 자리에 앉도록 하고는 말했다.

"무슨 일인가?"

水總管一欠身,道:「王爺,這些侍衛,怎麼奴才都不認識……」

수총관이 몸을 숙이며 말했다.

"왕야, 이들 시위를 어째서 소인은 모두 모르는 겁니까..."

七王爺微微一笑,接道:「侍衛宮中的人,不能再在王府中停留,所以,我新選了一批侍衛、從人!」

칠왕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시위궁의 사람들은 더이상 왕부에 머물 수 없게 되었네. 그래서 나는 새로이 시위들과 심부름꾼을 뽑았다네!"

水總管應了一聲,道:「王爺乃萬金之軀,這些人來歷不明,如何能用作侍衛?」

수총관이 대꾸했다.

"왕야께서는 귀하신 몸이신데 내력이 불분명한 그들을 어떻게 시위로 쓰실 수 있겠습니까?"

楊玉燕和唐嘯,穿著青衣,分站在七王爺的身側。

양옥연과 당소는 청의를 걸치고 칠왕야 곁에 따로 따로 서있었다.

七王爺輕輕哎了一聲,道:「這些人,都很可靠,你不用擔心了。」

칠왕야가 가볍게 에이, 하더니 말했다.

"이들은 모두 신뢰할만 하니 자네는 염려할 필요 없네."

水總管道:「王爺,府中侍衛,一向都屬奴才管理,這些侍衛新入王府,奴才一個都不認識,日後管理起來,只怕是不大方便。」

수총관이 말했다.

"왕야, 부중의 시위는 언제나 모두 소인이 관리했습니다. 이들 시위가 왕부에 새로 들어왔는데 제가 한 명도 알지 못하니 나중에 관리하자면 편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七王爺沉吟了一陣,道:「這一批侍衛,有人推介給我,所以不用多慮了。」

칠왕야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이 시위들을 나한테 추천해준 사람이 있소. 그러니 그리 염려할 필요 없소."

水總管道:「啊!什麼人推薦給王爺的?」

수총관이 말했다.

"허! 누가 왕야께 추천한 것입니까?"

七王爺道:「這個,你就不用多問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건 자네가 캐물을 필요 없네."

水總管道:「王爺的意思,這些人,不列入奴才的管理了?」

수총관이 말했다.

"왕야의 그 말씀은 이들은 저의 관리하에 집어넣지 않겠다는 뜻입니까?"

七王爺道:「這些人很特別,由我直接管理吧!」

칠왕야가 말했다.

"이들은 아주 특별하며 내가 직접 관리하네!"

水總管皺眉頭,道:「王爺,還有什麼吩咐麼?」

수총관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왕야,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七王爺笑一笑,道:「這裡沒有事了。」

칠왕야가 웃더니 말했다.

"지금은 아무 것도 없네."

水總管道:「那麼奴才告退了!」

수총관이 말했다.

"그러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七王爺道:「慢一點,我還有幾句話問問你?」

칠왕야가 말했다.

"잠깐만. 나는 아직 자네에게 몇 마디 물어볼 말이 있네."

水總管一欠身道:「王爺吩咐。」

수총관이 말했다.

"왕야께서는 분부하십시오."

七王爺道:「我離開了王府三日,王府中,可有什麼事故?」

칠왕야가 말했다.

"내가 왕부를 떠난 삼 일간 왕부에는 무슨 사고가 있었는가?"

水總管道:「沒有事。」

수총관이 말했다.

"아무 일 없었습니다."

七王爺道:「夫人沒有問過我麼?」

칠왕야가 말했다.

"부인은 나에 대해 묻지 않던가?"

水總管道:「夫人遣一名女婢,問過奴才王爺到那裡去了……」

수총관이 말했다.

"부인은 한 명의 여비를 보내시어 종놈에게 왕야께서 어디로 가셨는지 물으셨습니다..."

七王爺道:「你怎麼回答?」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는 어떻게 대답했는가?"

水總管道:「奴才據實而言,說王爺奉了密旨外出。」

수총관이 말했다.

"종놈은 왕야께서 밀지를 받으시고 외출하셨다고 사실대로 말씀드렸습니다."

七王爺道:「以後呢?」

칠왕야가 말했다.

"이후에는?"

水總管道:「以後,夫人未再問過。」

수총관이 말했다.

"그 이후 부인께서는 더이상 묻지 않으셨습니다."

七王爺道:「好!沒有事了,你去吧!」

칠왕야가 말했다.

"알겠네! 일 없으니 자네는 가보게!"

水總管欠欠身,退了下去。

수총관은 허리를 숙이고는 물러갔다.

目睹水總管離去之後,岳秀由一座書架後走了出來,笑道:「這位水總管,管事情太多了。」

악수가 서가(書架) 뒤에서 걸어나와 웃으며 말했다.

"그 수총관은 아주 많은 일에 관여하는군요."

七王爺道:「過去府中的大小事務,都由他管理,養成他一種無事不問的習慣了……」

칠왕야가 말했다.

"과거 부중의 대소사는 모두 그가 관리하다보니 사사건건 간섭하는 버릇이 길러졌지..."

語聲微微一頓,接道:「兄弟,你瞧這位水總管是否可疑?」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형제, 자네는 수총관이 의심스럽다고 보는가?"

岳秀道:「可疑。」

악수가 말했다.

"의심스럽군요."

七王爺怔了一怔,道:「那裡可疑,小兄怎麼瞧不出來。」

칠왕야가 멍해져서 말했다.

"어디가 의심스러운가? 소형은 어찌 알아보지 못했을까?"

岳秀笑一笑,道:「第一,他應該明白,你要見他,自然遣人召他,用不著這麼快來花軒拜見。」

악수가 웃더니 말했다.

"첫째, 당신이 그를 만나야겠다면 자연 사람을 보내어 그를 부를 테니 이렇게 빨리 하화헌으로 와서 배견할 필요가 없었음을 그는 알아야 합니다."

岳秀沉吟了一陣接道:「他來到花軒之後,只管問這些侍衛的來歷,是否納入他的管轄?對你去後數日,王府發生些什麼事務,並未提出報告,等到你問到,他才簡略的說出了一些內情,這是可疑之二!」

악수는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을 이었다.

"그가 하화헌에 도착한 뒤 오로지 시위들의 내력과 그의 관할에 넣을 수 있는지만 물었지요? 당신이 떠난 뒤 수 일간 왕부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결코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묻자 그제서야 간략하게 내정을 조금 털어놓았지요. 이것이 두 번째 의심스러운 점입니다."

七王爺啊了一聲,道:「兄弟,這雖是一件很微小的事情,但如不是你兄弟提起來,我就忽略了這件事情。」

칠왕야가 허, 하더니 말했다.

"형제, 비록 아주 작은 일이지만 형제 자네가 언급하지 않았다면 나는 소홀히 했을 걸세."

岳秀微微一笑,道:「大哥,如是小弟沒有猜錯,水總管來過之後,事情就可能開始有變化了!」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가, 만일 소제의 추측이 틀리지 않다면 수총관이 다녀간 사정이 변화가 생기기 시작할 겁니다!"

七王爺道:「什麼變化?」

칠왕야가 말했다.

"무슨 변화?"

岳秀道:「他們已瞭解你有了準備,時間拖久了對他們愈是不利!」

악수가 말했다.

"그들은 이미 당신께서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시간을 오래 끌수록 그들에게 불리합니다!"

七王爺道:「兄弟,你看他們以後會有什麼樣的舉動?」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 자네가 보기에는 이후에 그들에게 어떤 거동이 있을 것 같은가?"

岳秀道:「這個,很難說了,不過,定有舉動就是。」

악수가 말했다.

"그건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거동이 있을 것입니다."

談話之間,室門外已傳進來王召的大喝之聲,道:「你這毛丫頭,怎麼這麼大的架子,要見王爺,也不能這麼凶啊!」

말을 하는 사이에 방문 밖에서 왕소의 고함소리가 전해져왔다.

"너 요 계집애야, 어찌 이리 거드럼을 피우는 게냐. 왕야를 만나야겠

岳秀微微一笑,道:「來了,玉燕,你去瞧瞧什麼人?」

악수가 미소짓고는 말했다.

"왔군요. 옥연, 당신이 가서 누군지 한번 보시겠소?"

楊玉燕穿著一身青衣,完全書僮裝扮,而且,臉上也經過一番易容,掩去了本來的面目。

양옥연은 일신에 청의를 걸치고 완전히 서동으로 분장을 했다. 뿐만 아니라 얼굴에도 역용을 거쳐서 본래의 면목을 가리고 있었다.

七王爺道:「來的大概是你嫂子兩人貼身的女婢之一,要不然,不會很凶。」

칠왕야가 말했다.

"아마도 자네 형수가 곁에 두고있는 두 여비 중의 하나가 왔을 걸세. 그렇지 않다면 사나울 리가 없지."

岳秀起身隱入幕後,道:「大哥,什麼事都可以答應她,不過,不要立刻行動。」

악수가 일어나서 막후로 숨어들면서 말했다.

"대가, 무슨 일이든 그녀에게 승낙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즉시 행동할 필요는 없습니다."

七王爺一點頭,道:「我明白。」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알겠네."

片刻之後,楊玉燕帶著一個全身水綠衣裙的女婢行了進來。七王爺坐在書桌之後,唐嘯垂手站在旁側。打眼看去,只見那綠衣女婢,約有二十二三的年紀,當丫頭如此歲數,那是千真萬確的老丫頭了。

잠시 뒤 양옥연은 한 명의 전신에 연녹색 옷과 치마를 입은 여비를 데리고 들어왔다. 칠왕야는 서탁 뒤에 앉아있었고 당소는 손을 내린 채 옆에 서있었다. 그 녹의여비는 약 이십이삼 세는 되어 보였다. 계집종이 이 정도 나이면 확실히 노련한 계집종에 해당한다.

七王爺放下手中的公文,還未來及開口。那綠衣女婢已急行一步,拜伏於地,道:「婢子娟娟,叩見王爺!」

칠왕야가 수중 공문을 내려놓고 미처 입을 열기도 전이었다. 녹의여비가 이미 급하게 한 걸음 걸어와 땅에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

"비자 연연(娟娟), 왕야를 알현하옵니다!"

七王爺點點頭,道:「你起來,夫人好麼?」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어나거라. 부인께선 잘 계시느냐?"

娟娟道:「夫人聽說王爺奉了密旨外出,心中惦念的很,特命婢子請王爺內宅晚餐。」

연연이 말했다.

"왕야께서 밀지를 받고 외출하셨다는 말을 들은 부인은 마음 속으로 몹시 염려하셨습니다. 비자에게 특별히 명하여 저녁식시를 하시자며 왕야를 내택으로 청하셨습니다."

七王爺道:「真要謝謝她了,你回去稟告夫人,就說我準時而到。」

칠왕야가 말했다.

"정말 그녀한테 고마워해야겠구나. 내 제때에 갈 터이니 너는 가서 부인게 아뢰거라."

娟娟生的很美,而且有一種很成熟的風韻,目光轉動,四顧了一眼,道:「王爺,你的書僮,侍衛,全都換了人?」

연연은 몹시 이쁘장하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성숙한 자태가 있었다. 눈길을 돌려 주위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왕야, 당신의 서동, 시위는 전부 바뀌었습니까?"

七王爺道:「是的,這都是皇上賜給我的!」

칠왕야가 말했다.

"그래. 이들은 모두 황상께서 내려주신 자들이다!"

娟娟怔了︱怔,道:「皇上賜給你的……」

연연이 멍해져서 말했다.

"황상께서 당신께 내려주셨다고요..."

七王爺接道:「是啊!當今皇上眷顧手足,賜給我書童侍衛,這有什麼不對?」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다. 지금의 황상께서는 형제를 잘 보살피신단다. 나한테 서동과 시위를 내려주셨는데 무슨 잘못된 것이 있느냐?" 

娟娟微微一笑,道:「當今聖明,婢子多口了。」

연연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황상께옵선 현명하시지요. 비자가 말이 많았습니다."

七王爺話題一轉,道:「夫人的身體好一些麼?」

칠왕야가 화제를 돌려 말했다.

"부인의 몸은 괜찮으시냐?"

娟娟道:「託王爺的福,夫人身體正逐漸好轉。」

연연이 말했다.

"왕야 덕분에 부인의 신체는 점차 호전되고 있습니다."

七王爺道:「近來,我事務很繁忙,沒有去探望她的病勢。」

칠왕야가 말했다.

"근래에 나는 사무가 바빠 그녀의 병세를 살펴보러 가지 못했구나."

娟娟一欠身,道:「小婢告退了。」

연연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소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欠身一禮,退了出去。

허리를 숙여 일례하고는 물러나갔다.

七王爺目睹娟娟離去之後,立時回頭叫道:「兄弟,快出來。」

칠왕야는 연연이 떠나고 나서 즉시 고개를 돌려 불렀다.

"형제, 속히 나오게."

其實,用不著七王爺叫,岳秀已快步行了出來。

사실 칠왕야가 부를 필요도 없었다. 악수가 이미 빠른 걸음으로 걸어나왔던 것이다.

七王爺揮揮手,對唐嘯和楊玉燕說道:「你們先出去一下,我要和岳兄弟談談。」

칠왕야가 손을 내저으며 당소와 양옥연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먼저 나가시게. 나는 악형과 이야기해야겠네."

楊玉燕和唐嘯互相望了一眼,悄然退了出去。

양옥연과 당소는 서로를 한번 바라보고는 조용히 물러났다.

岳秀笑一笑,道:「大哥,可是還有很多事,沒有告訴過兄弟麼?」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가, 아무래도 아직 저한테 알려주시지 않은 많은 것들이 있군요?"

七王爺道:「過去我覺著家務事並不太重要,但看兄弟處置很多事務大多是由小處著手,這使小兄得到了不少的經驗,不能忽略了一個小節。」

칠왕야가 말했다.

"과거에 나는 집안일을 결코 그리 중요하게 느끼지 않았네. 하지만 형제가 많은 일들을 처리할 때 작은 것부터 착수하는 것을 보고, 소형은 하나의 사소한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경험을 적잖이 얻었다네."

岳秀笑一笑,並未追問。他明白,不用他問,七王爺忍不住會自己說出來。

악수는 웃으며 결코 추궁하여 묻지 않았다. 그가 물을 필요도 없이 칠왕야가 참지 못하고 자신이 털어놓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七王爺嘆口氣,道:「兄弟,關於你王嫂的事,我還保留一些內情,沒有告訴你。」

칠왕야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형제, 자네의 왕수에 관한 일이네. 나는 약간의 내정은 자네에게 알려주지 않고 남겨두었었네."

岳秀道:「大哥的家務,小弟也不便多問。」

악수가 말했다.

"대가의 집안일은 소제도 더 묻기 불편합니다."

七王爺道:「剛才我和娟娟的對話,你都聽到了?」

칠왕야가 말했다.

"방금 전 나와 연연의 대화를 자네도 모두 들었겠지?"

岳秀點點頭,道:「我聽到了。」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었습니다."

七王爺道:「你王嫂有一種病,所以,我們雖有夫妻之名,但我們一直沒有夫妻之實……」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의 왕수에게는 일종의 병이 있네. 그래서 우리는 비록 이름만 부부였고 줄곧 실제로는 부부가 아니었다네..."

岳秀怔了一怔,接道:「大哥是說,你們一直沒有夫妻之實。」

악수가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들은 줄곧 동침을 하지 않으셨다는 말씀이군요."

七王爺點點頭,道:「是的,兄弟,這是存在大哥胸中最大的一個機密,連她的兩個貼身女婢,只怕也不知道詳細內情。」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네. 형제, 이건 대가 마음 속 최대의 기밀이라 그녀의 두 여비까지도 상세한 내정은 모를 걸세."

岳秀微微一笑道:「大哥,是不是準備把件事告訴小弟?」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가께서는 소제에게 알려주실 작정이십니까?"

七王爺道:「是的!兄弟,我如不準備告訴你,也不會提這件事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네! 형제, 내가 만일 자네에게 말해줄 작정이 아니라면 꺼내지도 않았을 걸세."

岳秀道:「大哥,你要想清楚,這件如若不方便告訴兄弟,那就別談,如是要告訴小弟,那就要詳細的告訴兄弟。」

악수가 말했다.

"대가, 분명하게 생각하십시오. 만약 형제에게 알려주기 불편한 것이라면 말씀하지 마십시오. 만일 소제에게 말해야겠다면 상세하게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七王爺道:「這個小兄已經想過了,我既然告訴你,自然會很仔細的告訴你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건 소형이 이미 생각했네. 내가 이왕 자네에게 알려준다면 당연히 아주 자세히 알려줄 것이네."

岳秀神情冷肅,緩緩說道:「大哥,王嫂生的什麼病?」

악수은 얼음같이 엄숙한 표정으로 천천히 말했다.

"대가, 왕수께 무슨 병이 난 것입니까?"

七王爺道:「這個,小兄不太清楚了,但她過門時,就帶有病容,臉色透黃,這一點倒不是裝作?」

칠왕야가 말했다.

"그건 소형이 잘 모르네. 하지만 그녀가 시집올 때도 얼굴에 병색이 깃들어 안색이 누런 빛이 비쳤다네. 가장한 것이 아니겠지?"

岳秀道:「沒有請大夫瞧過麼?」

악수가 말했다.

"의원에게 보인 적은 없습니까?"

七王爺道:「自然是請過的,大夫的診脈結果,都說她神氣兩虧。」

칠왕야가 말했다.

"당연히 의원을 부른 적이 있었네. 의원의 진맥 결과는 모두 그녀의 신(神)과 기(氣) 두 가지가 부족하다고 했었지."

岳秀道:「神氣兩虧,這怎麼可能呢!父為將軍,夫為王子,府中補品,必極珍貴,縱有神損虧之病,也早該補好了。」

악수가 말했다.

"신과 기 두 가지가 모자란다니 그것이 어찌 가능합니까? 부친은 장군이고 남편은 왕이라 부중에서 먹는 보약은 필시 극히 진귀할 터이니 설령 신이 부족한 병이 있었다 하더라도 벌써 잘 메꿔졌어야 합니다."

岳秀道:「小弟略通醫理,如若見到嫂夫人,也許可以瞧出他病勢的癥結所在。」

악수가 말했다.

"소제가 의리(醫理)를 약간 알고 있으니 만약 수부인을 만났다면 어쩌면 병세의 문제점이 있는 곳을 알아챌 수 있을 겁니다."

七王爺笑一笑,道:「兄弟,我也有這個想法,所以我想帶你同到後宅一行。」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형제, 나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네. 그래서 나는 자네를 데리고 같이 후택으로 한번 갈 작정이네."

岳秀道:「我加一些鬍子,改扮一下……」

악수가 말했다.

"저는 수염을 붙이고 분장을 바꾸겠습니다..."

七王爺道:「這個隨你之意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건 자네 뜻대로 하게."

岳秀道:「最好能把你這兩位侍童,也帶著同行。」

악수가 말했다.

"당신의 두 시동도 데리고 동행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七王爺道:「夫妻會晤,內宅聚首,也要戒備麼?」

칠왕야가 말했다.

"부부의 만남이라 내택에서 만날텐데 그래도 경계가 필요할까?"

岳秀接道:「聖賜侍童,必時帶身側,我想可使王嫂夫人相信。」

악수가 말했다.

"성상께서 내리신 시동은 반드시 옆에 데리고 있어야 왕수부인으로 하여금 믿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七王爺微微一笑,道:「好吧!帶著就帶著。」

칠왕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알겠네! 데리고 가야된다니 데리고 감세."

岳秀道:「大哥,你心裡先有個準備,我越聽越覺得王嫂夫人,有些可疑。」

악수가 말했다.

"대가, 당신은 마음 속으로 먼저 준비하십시오. 저는 들으면 들을수록 왕수부인이 좀 의심스럽다고 느낍니다."

七王爺微微一笑,道:「我早已經準備好了。」

칠왕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나는 벌써 잘 준비됐네."

岳秀笑道:「有人說聰明莫過帝王,看來,傳言倒有些道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제왕보다 총명한 사람은 없다더니 보아하니 떠도는 말이 일리가 있군요."

七王爺道:「天縱英明,那是群臣阿諛,兄弟,你怎麼也信這個。」

칠왕야가 말했다.

"하늘이 내리신 영명(英明)함이라는 건 군신(群臣)들이 아첨하는 말인데 자네도 왜 그걸 믿는가?"

岳秀道:「不信要殺頭,那就非信不可了。」

악수가 말했다.

"믿지 않으면 목을 벨테니 믿지 않을 수가 없지요."

七王爺道:「唉!兄弟,妳王嫂如是臉色好一些,或是擦點胭脂裝扮一下,小兄不敢說是天下第一絕色,但足可和天下美女爭艷,你大哥我第一次見她,就被她那眩目的美色所奪,但娶過門卻是一臉病容,兄弟,這話你千萬不能說出去,他一直推拒著和我同床共枕。因此,她替我廣置姬妾,你該知道我寵愛蘭妃原因了吧?」

칠왕야가 말했다.

"후! 형제, 자네의 왕수가 만일 낯빛이 좀 좋거나 혹은 연지를 발라서 화장을 한다면 소형이 감히 천하제일절색이라고 말은 못하지만 천하의 미녀들과 충분히 미모를 겨룰 수 있네. 나는 처음 그녀를 보자마자 그녀의 눈부신 미색에 마음을 빼앗겼다네. 헌데 시집오자 병든 얼굴이 되어버렸지. 형제, 이 말은 절대 입밖에 내어서는 안되네. 그녀는 줄곧 나와의 동침을 거절했고 이 때문에 그녀는 희첩(姬妾)을 두게 했지. 자네는 내가 난비를 총애한 이유를 알겠는가?"

岳秀點點頭,道:「大哥,小弟能多知道一些內情就可多一份幫助。」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가, 소제가 내정을 많이 알아야 그만큼 만이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七王爺道:「是的!兄弟,所以,我不但要把事實告訴你,而且把心中所思所想,也一併提供給你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지! 형제, 그래서 나는 사실을 자네한테 알려줄 뿐만 아니라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바도 자네에게 꺼내놓으려 하네."

岳秀道:「大哥想些什麼呢?」

악수가 말했다.

"대가께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七王爺沉吟了一陣,為難的說道:「你那王嫂,雖然一臉病容,但她卻一直保持著窈窕的體態,和秀美的輪廓,除了臉色不好之外,再無缺憾,大哥內心對她愛戀很深。」

칠왕야는 한동안 침음하더니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자네의 그 왕수는 비록 병색이 있는 얼굴이지만 요조숙녀의 자태와 빼어나게 아름다운 얼굴윤곽을 유지해왔네. 낯빛이 좋지 않은 것 말고는 더는 모자란 점이 없지. 대가의 마음 속 그녀에 대한 사랑은 아주 깊다네."

岳秀點點頭,道:「王嫂知道大哥這番心意麼?」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왕수는 대가의 이런 마음을 아십니까?"

七王爺道:「不知她是否明白?當初我想名醫調理,三兩個月,就可以醫好她的病勢,卻未料醫治經年,仍無起色。」

칠왕야가 말했다.

"그녀가 아는지 모르겠네. 당초에 나는 명의에게 두세 달 돌보게 하여 그녀의 병세를 치료하게 하려고 했네. 예상치 못하게 치료가 해가 바뀌어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네."

岳秀道:「也沒有惡化麼?」

악수가 말했다.

"악화되지도 않았습니까?"

七王爺道:「有一段時間,病的很凶,纏綿床榻,三個月未離臥室。」

칠왕야가 말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병은 심해지고 병을 떨쳐버리고 못하여 삼 개월간 와실을 떠날 수 없었네."

岳秀皺皺眉頭,欲言又止。

악수는 미간을 찡그리더니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었다.

七王爺嘆口氣,接道:「兄弟,但自寵愛蘭妃之後,卻發現你那王嫂,有一點妒忌,但卻沒有想到蘭妃竟然會被人殺死,事情一出來,越變越覺得奇幻迷離,我也覺著有些可疑了。」

칠왕야가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형제, 난비를 총애하고부터 자네의 그 왕수에게 한 점 시기심이 발견되었다네. 하지만 난비가 뜻밖의 피살을 당할 줄은 생각지 못했지. 일이 생기고 변화가 있을 수록  기이하고 모호함을 느꼈지. 나도 좀 의심스럽다고 느끼게 되었네."

岳秀道:「懷疑什麼人?」

악수가 말했다.

"누구를 의심하십니까?"

七王爺道:「你那位王嫂,我覺著一個人病了數年之久,不太可能會一直是不好不壞,老是那麼一副臉色。」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의 그 왕수일세. 한 사람이 병들어 수 년이 되어도 줄곧 좋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고 늘 병든 얼굴일 리는 별로 없다고 느꼈네."

岳秀道:「照局勢演變看來,王嫂確然無法脫去嫌疑,但也不太可能是單獨為了蘭妃的命案,事情如若展開了,只怕是麻煩的很,這一點,希望大哥能早有一點準備。」

악수가 말했다.

"국세(局勢)의 변화로 보아 왕수는 확실히 혐의를 벗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단독으로 난비의 살인사건을 저질렀을 것 같지도 않습니다. 일이 전개되면 몹시 성가실 듯 합니다. 이 점은 대가께서 미리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七王爺笑一笑道:「兄弟,你放手施為,大哥不會再姑息養奸了。」

칠왕야가 웃더니 말했다.

"형제, 마음껏 하게. 대가는 더이상 악인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을 걸세."

岳秀道:「有大哥這句話,兄弟就膽大了,但王嫂身份,非同小可,這件事,不能有絲毫的差錯,所以,兄弟希望能先見見王嫂。」

악수가 말했다.

"대가의 그 말씀에 형제는 담이 커졌습니다. 다만 왕수의 신분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닌지라 이 일은 털끝 만큼도 착오가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형제는 우선 왕수를 만나보기를 희망합니다."

七王爺道:「今晚上咱們就可以見到。」

칠왕야가 말했다.

"오늘 저녁 만나보게 될 걸세."

岳秀突然正色說道:「大哥,目下聚集在你身側周圍的人,都算是武林中一等一的高手,只要大哥肯合作,我想保護大哥的安全,不會有什麼問題。」

악수가 돌연 정색하더니 말했다.

"대가, 지금 당신 주위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무림에서 으뜸가는 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가께서 합작을 동의하시기만 하신다면 대가의 안전을 보호하는데 무슨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七王爺道:「兄弟,我瞧得出來,你這番調度,煞費苦心。」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  자네의 이번 배치에 대단히 고심했음을 나는 알아차릴 수 있네."

岳秀笑一笑,道:「大哥,小弟還未瞭解詳細內情,不過,就目下的情形而論,好像並非是一件很單純的事情,說不定牽連的很大!」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가, 소제는 아직 상세한 내정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정황으로 논하자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닌 듯 합니다. 아마도 아주 크게 연루될 겁니다!"

話只說了一半,但七王爺卻似是全部領悟,笑一笑,道:「我明白,兄弟你放開手辦,如若你那王嫂只是把大哥也作一個陰謀的對象,也不用對她客氣。」

단지 절반만 말했지만 칠왕야는 전부를 알아듣은 듯 했다.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잘 아네. 형제, 자네는 거리낌없이 처리하게. 만약 자네의 왕수가 대가를 한 명의 음모 대상으로 여긴다면 그녀에게 예의 차릴 필요 없네."

岳秀道:「等晚上見過了王嫂之後再說,只是兄弟是一個幕賓的身份,只怕不便和王兄同桌進餐。」

악수가 말했다.

"저녁대 되어 왕수를 만나고나서 다시 이야기하십시다. 다만 형제는 일개 막빈(幕賓:관원 수하의 모사, 식객)의 신분이라 왕형과 한 식탁에서 식사하기 불편할 것 같습니다."

七王爺笑一笑,道:「這簡單,你是聖上賜我的人,身份就大不相同了。」

칠왕야가 웃더니 말했다.

"간단하네. 자네는 황상께서 나한테 하사하신 사람이라 신분이 크게 다르다네."

岳秀道:「也給王嫂一個莫測高深的感覺。」

악수가 말했다.

"왕수께 고심막측하다는 느낌도 주지요."

七王爺道:「對!給她個莫測高深的感覺,但不知我要帶幾個人到內府中去?」

칠왕야가 말했다.

"맞네! 그녀에게 고심막측한 느낌을 주지. 헌데 내가 몇 사람을 데리고 내택으로 가야 할까?"

岳秀道:「帶著唐嘯和玉燕,再加上小弟,應該夠了。」

악수가 말했다.

"당소와 옥연에다 소제까지 데리가시니 충분합니다."

七王爺道:「好!咱們就這麼辦。玉燕、唐嘯,也是當今皇上派給我的書僮。」

칠왕야가 말했다.

"좋아! 우리 이렇게 하세. 옥연, 당소도 당금 황상께서 나한테 보내신 서동일세."

兩個計議妥當,岳秀立刻招來了楊玉燕和唐嘯,囑咐他們應該小心的地方後,接道:「唐嘯、玉燕,今夜咱們會見過夫人之後,可能有兩個結果,一個是,事情發現轉機,柳暗花明,使咱們理出一個頭緒,一個是事情轉複雜,七王爺處境更危險,你們負責保護七王爺,責任重大無比。」

두 사람이 적절하게 계획을 논의하자 악수는 즉시 양옥연과 당소를 불러 그들이 조심해야할 점들을 당부한 뒤에 말을 이었다.

"당소, 옥연. 오늘 밤 우리가 부인을 만난 뒤에 두 개의 결과가 있을 수 있는데,  하나는 막혔던 앞길이 탁 트이듯 전환점을 발견하여 ????

하나는 일이 복잡하게 바뀌어 칠왕야의 처지가 훨씬 위험해지는 것이오. 당신들은 칠왕야를 보호할 책임을 졌으니 책임은 비할 수 없이 중대하오."

唐嘯笑道:「公子放心,誰要想動七王爺,先把唐嘯宰了才成。」

당소가 웃으며 말했다.

"공자, 안심하십시오. 누구든 칠왕야를 건드리려면 당소를 먼저 죽여야 할 겁니다."

楊玉燕道:「小妹亦將以性命保護王爺的安全。」

양옥연이 말했다.

"소매 역시 목숨으로 왕야의 안전을 보호하겠어요."

岳秀道:「責任攸關,你們兩個人,有這樣一句話,我就放心了,七王爺的安危,唯你們是問。」

악수가 말했다.

"책임과 관련이 있소. 당신들 두 사람의 그런 말이 있으니 나는 마음이 놓이는구려. 칠왕야의 안위는 오직 그대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오."

七王爺笑一笑道:「兄弟,這樣嚴重麼?」

칠왕야가 웃더니 말했다.

"형제, 그렇게나 엄중한가?"

岳秀道:「是的,大哥,一旦事情揭穿,牽連人命生死,江湖上的諸般事情變化,比明槍對戰,更為可怕,所以咱們要小心,有不得絲毫大意。」

악수가 말했다.

"예. 대가, 일단 사정이 드러나면 사람의 생사와 관련됩니다. 강호의 제반 사정의 변화는 공개적으로 맞서 대결하는 것보다 훨씬 무섭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심해야 하며 추호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吩咐完唐嘯和楊玉燕,岳秀又召來了譚雲和歐陽俊等,分別作了一番安排。他心中仍然隱藏著一些隱密,沒有告訴七爺,一則為七王爺留些面子,二則也無法問出個所以然來。

당소와 양옥연에게 분부를 마치자 비로소 악수는 담운과 구양준 등을 불러 따로 안배를 했다. 그는 마음 속에 여전히 칠왕야에게 알리지 않은 비밀을 좀 숨겨두고 있었다. 첫째로는 칠왕야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이며, 둘째로는 그렇게 된 이유를 캐물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天近掌燈時分,岳秀和唐嘯、楊玉燕等,都經過一番精巧的易容,楊玉燕和唐嘯,全身青衣,暗藏兵刃,緊隨在七王爺的身側。岳秀卻加上了一個鬍子,臉色也變的黑了一些,扮成了一個中年文士。

등을 켤 때가 가까워오자 악수와 당소, 양옥연 등은 정교한 역용을 거쳐 양옥연과 당소는 전신에 청의를 입고 몰래 병기를 숨긴 채 칠왕야의 곁에 바짝 따랐다. 악수는 수염을 더했고 얼굴색도 좀 검게 변하여 한 명의 중년문사로 분장했다.

在岳秀等三人護從之下,七王爺進入內宅。娟娟和另一個二十二歲的美麗女婢,早已在內宅恭候。

악수 등 세 사람의 호위하에 칠왕야는 내택으로 들어갔다. 연연은 다른 한 명의 스물 두 살된 아리따운 여비와 벌써 내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欠身行一禮,放入七王爺,截在門口,道:「三位,這是內宅,雖三尺童子,也不得妄入宅院,旁側有一座小小雅室,三位請那裡去坐吧!」

허리를 숙여 예를 올리고는 칠왕야를 들여보내고 문을 가로막았다.

"세 분, 이곳은 내택이라 삼척동자라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옆에 자그맣고 아담한 방이 있으니 세 분은 그곳으로 가십시오!"

七王爺停下了腳步,回顧了二婢一眼,道:「娟娟、秀秀,放他們進來。」

칠왕야가 걸음을 멈추고 두 여비를 돌아보며 말했다.

"연연, 수수, 그들을 들여보내거라."

娟娟道:「王爺,這是內宅,夫人現在廳上恭候,家宅內宴,如何能容得這些人參與。」

연연이 말했다.

"왕야, 이곳은 내택입니다. 부인께서는 청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집안의 주연에 어떻게 이런 사람의 참석을 허용할 수 있겠습니까?"

七王爺心裡早有了準備,笑一笑,道:「你們說的有理,不過,他們三人有些不同。」

칠왕야는 마음 속으로 벌써 준비가 되어 있었다.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 말이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들 세 사람은 좀 다르다."

娟娟道:「有什麼不同呢?還不是王爺的幕賓侍童。」

연연이 말했다.

"무엇이 다른지요? 왕야의 막빈(幕賓)과 시동아닙니까?"

七王爺道:「話是不錯,但他們是御賜的文案,侍童,聖上要他們保護我,不許離開寸步。」

칠왕야가 말했다.

"말은 틀리지 않지만 그들은 황상께서 내리신 문서 관리인, 시동이란다. 성상께서는 그들에게 나를 보호하며 촌보도 떠나지 못하게 하셨다."

娟娟道:「是皇上賜的,這是監視你,還是保護你呀?」

연연이 말했다.

"황상께서 내리셨다면 당신을 감시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당신을 보호하는 것입니까?"

七王爺笑一笑,道:「不管是監視,還是保護,反正皇上賜下的侍童、文案,他們受了主命,自然是不敢擅自離開。」

칠왕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감시든 보호든 어쨌든 황상께서 내리신 시동과 문서 관리인이다. 그들은 주인의 명을 받았으니 자연 제멋대로 떠나지 못한다."

娟娟道:「這麼說來,他們非得同王爺一起進去不可了?」

연연이 말했다.

"그렇다면 그들이 왕야와 함께 들어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까?"

七王爺臉色一變,道:「娟娟,你忘了自己是什麼身份了,不覺著問話太多麼?」

칠왕야의 안색이 일변했다.

"연연, 너는 자신이 어떤 신분인지 잊었구나. 말이 너무 많다고 느끼지 않느냐?"

娟娟一欠身,道:「婢子知道。」

연연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비자, 알고 있습니다."

退到一側。岳秀冷眼旁觀,發覺那娟娟雖然口中連連認錯,但臉上神情,並無畏懼之色。秀秀也退到一側,讓開了去路。

한 옆으로 물러났다. 악수는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보면서 연연이 비록 입으로는 연신 잘못을 인정했지만 얼굴 표정은 결코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음을 발견했다. 수수도 한 옆으로 물러나 길을 비켜주었다.

楊玉燕沒有講話,快步行近了七王爺,唐嘯卻目射神光,冷冷的望了娟娟和秀秀一眼,才舉步行近七王爺。七王爺未再理會娟娟、秀秀,卻舉步行入廳中。

양옥연은 말 없이 빠른 걸음으로 칠왕야에게 가까이 걸어갔다. 당소는 눈에서 신광을 쏘아내며 냉랭하게 연연과 수수를 바라보더니 그제서야 걸음을 옮겨 칠왕야 곁으로 걸어갔다. 칠왕야는 더이상 연연, 수수를 거들떠보지 않고 청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這是座豪華廣敞的大廳,四角分吊著四盞垂蘇宮燈,照的一片通明。銀嬤、鐵嬤,分守大廳門口,廳中間一張紅漆八仙桌上,端坐著一個面黃如蠟,但有著秀美輪廓的少夫人,一身鵝黃色衫裙,繡著游龍戲鳳圖。

이곳은 호화롭고 널찍한 대청이었다. 네 모퉁이에는 넉 잔의 소수궁등이 걸려있어 환하게 비추었다. 은부, 철부는 대청 문을 나누어 지키고 있었고 청 가운데에 홍칠을 한 팔선탁자에 한 명의 얼굴이 밀랍같이 누렇지만 빼어난 윤곽의 젊은 부인이 단정히 앉아있었다. 일신에 아황색(鵝黃色)의 윗옷과 치마에는 꿈틀거리는 용이 봉황을 희롱하는 그림이 수놓여 있었다.

除了華麗,高貴的衣著之外,打扮卻很樸素,未施脂粉,未戴翠環珠花。七王爺說的一點不錯,這位王妃夫人除了一臉病容之外,別處都很秀美動人,一對明亮的大眼睛,有著湖水般、深邃、明亮、瑤鼻、櫻口,五官位置,配置的恰巧妙無比。太過秀美的臉形,和那玲瓏的嬌軀,掩去了她一臉病色給人的感受,仍使人感覺她是個美麗無比的人。

화려하고 고귀한 의복을 제외하고는 아주 소박한 화장에 지분도 바르지 않고 비취색 옥 장신구나 진주 머리장식도 하지 않았다. 칠왕야의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이 왕비부인은 얼굴에 병색이 있는 것 말고는 다른 곳은 모두 수려하고 아름다워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 쌍의 빛나는 커다란 눈동자는 호수같이 깊고 빛났다. 어여쁜 코와 앵두같은 입술. 오관의 위치와 배치가 비할 수 없이 교묘하고 알맞았다. 지나칠 정도로 아리따운 얼굴 형태와 그 영롱한 교구(嬌軀)는 얼굴의 병색이 주는 느낌을 덮어버리고 그녀가 비할 수 없이 미려(美麗)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었다.

岳秀也不禁心頭一動,暗道:「此女一臉病容,仍不減她的秀麗之色,但得病色消除,豈不是一位絕世無雙的美麗女子。」

악수도 마음이 동하는 것을 금할 수 없어 속으로 생각했다.

'이 여자는 얼굴의 병색이 그녀의 수려한 미모를 떨어뜨리지 않는구나. 하지만 병색이 제거될 수 있다면 절세무쌍(絕世無雙)의 미려한 여자가 아니겠는가?'

別看她一臉病色,但卻仍有著征服者的權威,啟唇一笑,露出一口細小的白牙,道:「王爺請坐。」

그녀는 얼굴에 병색이 있지만 여전히 정복자의 권위가 있었다. 입술을 벌려 웃으니 자그맣고 하얀 이가 드러났다.

"왕야, 앉으세요."

七王爺一拱手,道:「夫人請!」

칠왕야가 공수하며 말했다.

"부인도 앉으시오!"

兩人面對面的坐了下來,楊玉燕和唐嘯,分左右緊靠七王爺的身後而立。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앉자 양옥연과 당소는 칠왕야 뒤에 바짝 붙어 좌우로 나누어 섰다.

七王爺輕輕咳了一聲道:「這三位,都是御賜從屬……」

칠왕야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이 세 사람은 모두 황상께서 내리신 하인들이오..."

朱夫人笑一笑,接道:「我知道,他們要保護你。」

주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알아요. 그들은 당신을 보호해야 하지요."

目光轉到岳秀的臉上,道:「這位幕賓,也是皇上賜送的麼?」

시선을 악수의 얼굴로 돌리더니 말했다.

"이분 막빈도 황상께서 보내셨나요?"

七王爺道:「是的,王兄厚愛,小王也不便推辭。」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소. 황상의 각별한 배려에 소왕도 거절하기 불편했소."

朱夫人嗯了一聲,道:「你們兄弟情深,當今真為你想的周到,既是御賜幕賓,必有特異的才能,怎可不賜座位,你坐吧。」

주부인이 응, 하더니 말했다.

"당신들 형제는 정이 깊고 황상께서는 당신을 위해 주도면밀하게 생각하시지요. 이왕 막빈을 내리셨으니 필시 득이한 재능이 있을 테니 어찌 자리를 내리지 않을 수 있겠어요. 앉으시오."

岳秀凝神傾聽她的談話聲音,但那是清脆婉轉的聲音,和那日聽到的完全不同。

악수는 정신을 집중하여 그녀의 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상큼하고 부드러운 음성이 그날 들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欠欠身,岳秀恭謹的說道:「多謝夫人賜坐。」

허리를 숙이며 악수가 공손하게 말했다.

"부인께서 자리를 내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朱夫人神情冷肅的說道:「你貴姓?」

주부인은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대의 성은?"

岳秀道:「小姓丘。」

악수가 말했다.

"하찮은 제 성은 구(丘)가입니다."

朱夫人道:「丘先生是那一科的舉子,能派到金陵王府作為幕賓,自然是才能非凡的人了。」

주부인이 말했다.

"구선생이 일차 과거에 합격하여 금릉의 왕부에 막빈으로 파견될 수 있었으니 당연히 재능이 비범한 사람이겠군요."

岳秀笑一笑,道:「夫人太高估丘某,我不是封榜出身……」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부인께서는 구모를 너무 높이 평가하시는군요. 저는 관직을 받거나 과거 급제자 출신이 아닙니다..."

朱夫人哦了一聲,接道:「那你是什麼出身?」

주부인이 아, 하더니 말했다.

"그러면 그대는 어떤 출신이오?"

岳秀道:「在下麼,是一個落第的秀才,本無意仕途……」

악수가 말했다.

"저는 본래 벼슬길에 뜻이 없는, 과거에 낙방한 수재(秀才:가장 낮은 등급의 시험을 통과한 선비)입니다..."

朱夫人冷笑一聲,道:「落第秀才,那是查也無處查的身份,再說你既無意仕途,怎會被皇上賞識,又怎會派在金陵府中來?」

주부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과거에 낙방한 수재라. 그러면 조사할래야 조사할 것이 없는 신분이군. 다시 말해 이미 벼슬길에 뜻이 없는 그대가 어찌 황상에게 관직을 받아 금릉부에 올 수 있었지?"

岳秀笑一笑,道:「我只是一個掌理文案的小廝,實在說,夫人用不著對我尋追底。」 (恨? -> 根)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저는 단지 문서를 관리하는 심부름꾼입니다. 사실 부인께서 저의 배경을 추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朱夫人道:「七王爺是何等身份,怎能有一個身份來歷不明的人,為他掌理文案?」

주부인이 말했다.

"칠왕야께서 어떤 신분이신데 신분내력이 불분명한 사람이 어찌 문서를 관리할 수 있겠는가?"

岳秀道:「夫人對我這芝麻綠豆大的小官,倒是很看得起。」

악수가 말했다.

"부인께서는 하찮은 관리인 저에 대해 도리어 몹시 중시하시는군요."

朱夫人怒道:「你敢頂撞我?」

주부인이 노하여 말했다.

"네 감히 나한테 말대꾸하느냐?"

岳秀道:「不敢,不過,在下受命而來,侍奉七王爺,如若夫人覺著在下的身份可疑,七王爺一句話,在下就立刻離去。」

악수가 말했다.

"천만에요. 그러나 저는 명을 받아서 왔으며 칠왕야를 모시고 있습니다. 만약 부인이 저의 신분이 의심스럽다고 느끼신다면 칠왕야의 한 마디에 저는 즉시 떠나겠습니다."

朱夫人道:「一個文案小廝,也敢和一品夫人頂撞,難道沒有王爺的令諭,我就辦不了你麼?」

주부인이 말했다.

"한 명의 문서 심부름꾼도 감히 일품부인(一品夫人)에게 대들다니 설마 왕야의 영유가 없다고 내가 너를 처벌하지 못할 것 같으냐?"

岳秀道:「這個,這個……」

악수가 말했다.

"그, 그건..."

他實未想到,一臉病容的王爺夫人,竟然是這樣一個厲害腳色。

그는 얼굴에 병색이 완연한 왕야부인이 놀랍게도 이렇게 무서운 사람일 줄은 사실 생각지 못했다. 

但聞朱夫人厲聲道:「鐵嬤?給我撤了座,擒下囚室。」

주부인이 엄하게 말했다.

"철부. 속히 잡아가두어라."

鐵嬤應聲行了過來,並道:「丘先生,還要老身動手麼?」

철부가 대답하더니 걸어오면서 말했다.

"구선생, 노신이 손을 써야겠소?"

一直半閉雙目未講話的七王爺,突然一瞪雙目,道:「鐵嬤,你站下去。」

줄곧 두 눈을 반쯤 감고 말을 하지 않던 칠왕야가 돌연 두 눈을 번쩍 뜨더니 말했다.

"철부, 너는 거기 섰거라."

鐵嬤人已到了岳秀的身後,聞言只好退下。

철부는 이미 악수의 뒤에 도달했는데 말을 듣자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七王爺目光回轉,冷冷的望著夫人,道:「你要辦他?」

칠왕야가 눈길을 돌려 냉랭하게 부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은 그를 처벌해야겠소?"

朱夫人道:「他頂撞賤妾的話,王爺都聽到了?」

주부인이 말했다.

"그가 천첩의 말에 대들었는데 왕야께서는 모두 들으셨지요?"

七王爺道:「聽到了,不過,他說的話並非全無道理,御賜幕賓的侍衛,實也用不著和咱們報出他的來歷,再說,夫人又怎知他不是奉命監視咱們呢?」

칠왕야가 말했다.

"들었소. 그러나 그의 말이 결코 전혀 일리가 없지는 않소. 황상께서 내리신 막빈과 시위는 사실 우리에게 내력을 보고할 필요도 없소. 게다가 그들이 우리를 감시하라는 명을 받지 않았다고 부인이 어찌 아시오?"

朱夫人怒道:「監視咱們,為什麼?」

주부인이 말했다.

"우리를 감시하다니 무엇 때문인가요?"

七王爺道:「天威難測,誰知道為什麼呢?」

칠왕야가 말했다.

"하늘의 위엄은 측량하기 어렵소. 무엇 때문이지 누가 알겠소?"

朱夫人道:「你們是親兄弟啊!他一向對你器重的很。」

주부인이 말했다.

"당신들은 친형제예요! 그는 늘 당신을 몹시 중시했어요."

七王爺道:「他已經很仁厚了,不忍撤我職位,調京候審。」

칠왕야가 말했다.

"그분은 매우 어질고 너그러웠소. 차마 나의 직위를 거두지 못하고 북경으로 나를 불러 심문하셨소."

朱夫人冷笑一聲,道:「為什麼啊!皇上為什麼要派這些人來,咱們一直忠心耿耿。」

주부인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왜죠? 황상께서는 무엇 때문에 이들을 보내신건가요? 우리는 줄곧 충성을 다했는데요."

岳秀冷眼旁觀,發覺朱夫人不但極善做作,而且,她講話時,衣領掩遮下的膚色,有著顯然的不同。岳秀極度的細心觀察,沒有放過任何一個微末細節,終於發現一個破綻,朱夫人那帶著七分病容的面色,都是出於偽裝。

악수는 냉정한 시선으로 지켜보다가 주부인이 극히 잘 꾸며낼 뿐만 아니라 게다가 말을 할 때 옷깃에 가려진 피부색이 확연히 다름을 발견했다. 악수는 미세하고 하찮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극도로 세심하게 관찰하여 끝내 하나의 헛점을 발견했다. 주부인의 병색이 깃든 낯빛은 모두 가장해낸 것이었다.

一念及此,岳秀心中立時起了很大的波動。他記得七王爺說過,這位王嫂夫人,自嫁入王府之後,就是這樣一副病色,數年以來,都未改變,如是這副面孔,是有意的偽扮,事情要發生在數年前,她嫁入王府之初。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악수의 마음 속에서 즉시 커다란 파동이 일었다. 그는 칠왕야의 말을 기억했다. 이 왕수부인은 왕부에 시집온 뒤부터 이렇게 병색이 있었고 수 년 이래로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만일 이 얼굴이 고의로 꾸며낸 것이라면 일은 그녀가 왕부로 처음 시집온 수 년 전에 발생한 것이다. 

這當真是一樁不可思議的可怕發現,為什麼在數年之前,她就有了這樣的準備。他本是極具空靈思想的人,儘管是震駭莫名,但表面上,仍然控制著自己,不致形露於外。但內心之中,卻感覺到問題愈來愈大了。

이것은 당연히 불가사의하고 두려워할 만한 발견이었다. 왜 수 년 전에 그녀는 이런 준비를 했을까? 그는 본래 극히 변화무쌍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랐음에도 불구하고 표면상으로 여전히 자신을 공제하면서 밖으로 드러내는 지경에는 이르지 않았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문제가 갈수록 커진다고 느꼈다.

七王爺似也很沉得住氣,緩緩說道:「蘭妃被殺形狀極慘,王府中很多護衛,竟未保護往她的安全,如若他們謀算的是我,只怕也很易得手……」

칠왕야도 화를 가라앉히며 천천히 말했다.

"난비는 극히 처참한 모습으로 피살되었소. 왕부에 호위가 많아도 그녀의 안전을 보호하지 못했소. 만약 그들이 노렸던 것이 나였다면 역시 손쉽게 그들 뜻대로 되었을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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