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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二回 嬌媚淫婦(교미음부)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十二回 嬌媚淫婦(교미음부)

알타쵸 2018. 7. 18. 00:32

第十二回 嬌媚淫婦(요염하고 음탕한 주부인)










朱夫人接道:「她出身歌姬,識人太雜,也許她早已結下了江湖恩怨,才落得被殺下場。」

주부인이 말했다.

"그녀는 가희(歌姬) 출신이고 아는 사람이 너무도 복잡했어요. 어쩌면 그녀는 진작에 강호은원(江湖恩怨)을 맺었다가 이제서야 피살되는 결말을 맞고 말았겠지요."

七王爺淡淡一笑,道:「夫人,一個位極人臣,執掌著南七省軍政大權的人,連一個侍妾也無法保護,說起來,實是一種羞恥。」

칠왕야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부인, 대신들 중에서 가장 관직이 높고, 강남칠성의 군정대권(軍政大權)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이 일개 시첩(侍妾)조차도 보호하지 못했으니 말하자면 사실은 일종의 수치요."

朱夫人突然間冷靜下來,輕輕嘆息一聲,道:「王爺說的也很有道理,妾身失言了。」

주부인이 별안간 냉정하져서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왕야의 말씀이 매우 일리가 있군요. 첩신이 실언했습니다."

七王爺道:「但得夫人能夠諒解,小王也就心安了……」

칠왕야가 말했다.

"부인의 양해가 있었기에 소왕도 마음이 편했소..."

雙目盯住在夫人的臉上,緩緩接道:「你臉上的病容,一直未見消退,我看還是瞧瞧大夫的好。」

두 눈으로 부인의 얼굴을 응시한 채 천천히 말했다.

"당신 얼굴의 병색은 줄곧 사라지지 않는구려. 의원에게 한번 보이는 것이 좋겠소."

朱夫人道:「妾身無福受此名位,致病纏綿,數年來,妾身許下了三大宏願,但均未能使容色改變,因此,妾身斗膽求請王爺一事……」

주부인이 말했다.

"첩신이 복이 없어 이같은 지위를 받았음에도 병석을 벗어나지를 못하는군요. 수 년 동안 첩신은 소원을 빌었지만 모두가 똑같이 안색을 바꾸어주지 못하더군요. 이 때문에 첩신은 대담하게도 왕야께 한 가지 부탁을 드리겠어요..."  (三大宏願은 당최 모르겠,,,ㅠ. 대충 얼버무림ㅎ)

七王爺有些意外的說道:「什麼事?」

칠왕야는 좀 의외였다.

"무슨 일이오?"

朱夫人道:「我想歸寧一次,探望父母,只是此行途程遙遠,恐又非三兩個月內所能歸來,但不知王爺是否賜准。」

주부인이 말했다.

"나는 친정에 가서 부모님을 한 번 찾아뵙고 싶어요. 다만 그 여정이 멀어서 두세 달 안으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은데 왕야께서 허락하실지 모르겠군요."

七王爺道:「探望父母,孝道人倫,我怎有不准之理,但不知夫人準備何時動身?」

칠왕야가 말했다.

"부모께 문안드리는 것은 효도이며 인륜이오. 내 어찌 허락하지 않을 리가 있겠소. 헌데 부인은 언제 출발하실 작정이오?"

這答覆卻也大出了朱夫人的意外。岳秀瞧出她錯愕神色,但只一瞬間,立刻一靜。

이 대답도 주부인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다. 악수는 그녀의 당황한 표정을 보았다. 하지만 단지 일순간이었고 즉시 안정되었다. 

突一笑道:「妾身想盡快啟程。」

주부인은 웃으며 말했다.

"첩신은 가능한 빨리 길을 나서고 싶어요."

七王爺道:「好吧l早去早回,也是一樣,妳自己選一些隨身護衛,我再叫他們派一個百騎隊護送妳。」

칠왕야가 말했다.

"알겠소! 일찍 갔다 일찍 돌아오면 그것도 매 한가지요. 당신이 직접 호위를 뽑으시오. 내가 다시 그들에게 일 백의 기마대로 당신을 호송하게 하겠소."

朱夫人搖搖頭,道:「那倒不用了,我不招搖,就在府中選上幾個護衛、十匹駿馬,兩輛蓬車,已經足夠了。」

주부인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러실 필요 없어요. 남의 시선을 끌지 않겠어요. 부중에서 뽑은 몇 명의 호위, 열 필의 준마와 두 냥의 봉차로 이미 충분해요."

七王爺道:「那豈不太過委屈了夫人。」

칠왕야가 말했다.

"부인이 너무 억울하지 않겠소?"

朱夫人道:「妾身這多病之軀,未能善盡妻職,心中痛苦莫名,王爺對我愈好,妾身心中就愈覺不安,這番歸寧,定將請教父母,妾身病原何在,但得有良醫國手,治我沉疴,俾能常侍王爺身側,稍盡婦德。」

주부인이 말했다.

"첩신이 병든 몸으로 아내의 직분을 다할 수 없어 마음 속의 고통은 이루 말로 다 못한답니다. 왕야께서 나를 잘 대해주실 수록 첩신의 마음은 더 불안해요. 이번 친정 나들이에서 첩신의 병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부모님께 꼭 가르침을 청하겠어요. 나라에서 으뜸가는 의원이 저의 고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늘 왕야 곁에서 부녀자의 도리를 조금을 다할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

前後不過片刻,言詞卻大不相同,前時有無比的凌厲,此刻卻又有著無比的溫柔。

전후로 불과 잠깐 사이에 말이 크게 달랐다. 좀 전에는 비할 수 없이 무서웠는데 지금은 또 비할 수 없이 온유(溫柔)했다.

七王爺道:「這些年,也怪我疏忽未能為你遍請名醫。」

칠왕야가 말했다.

"요 몇 년간 당신을 위해 널리 명의를 부르지 않고 소홀했던 내 탓이기도 하오."

朱夫人端起酒杯,道:「咎在妾身,與王爺何干?妾身敬酒一杯,聊表厚愛謝意。」

주부인이 술잔을 들고 말했다.

"왕야와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첩신을 나무라세요. 첩신이 한 잔 술로 두터운 배려에 감사를 표하겠어요."

七王爺端起酒杯,一飲而盡。朱夫人絕口不再提皇上賜撥文案僕童的事,但卻常有意無意之間,把目光投注在岳秀身上。

칠왕야는 술잔을 들어 단 번에 다마셨다. 주부인은 더이상 황상이 하사한 문안(文案)과 어린 시종 일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늘 무의식중에 시선을 악수에게 던졌다.

七王爺連乾了三杯酒,道:「夫人出身於將軍之家,不知是否練過武功?」

칠왕야가 연달아 석 잔의 술을 비우고는 말했다.

"부인은 장군 가문 출신인데 무공을 연마한 적이 있소?"

朱夫人道:「幼年時,家父家兄,都主張讓我學武,但因妾身的體質太弱,所以學無所成。」

주부인이 말했다.

"어릴 때 가부(家父)와 오라버니는 모두 내가 무공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셨죠. 하지만 첩신의 체질이 너무 약해서 배워도 성취가 없었답니다."

這話不能仔細的想,想一想,就想出了很多的問題。

이 말은 자세하게 생각할 수 없었는데 생각해보면 아주 많은 문제가 떠올랐다. (무슨 말인지 당최,,)

不論岳秀如何灑脫,但在七王爺和夫人面前也不便太過放肆,何況還要保持他幕賓的身份,雖然被讓入席位,但卻很少舉筷進食。

七王爺也未招呼他,似是有意的把他冷落一邊。好不容易吃完了一頓飯,七王爺帶著岳秀,唐嘯等離開了內宅。一路上七王爺要說話,但卻被岳秀示意攔阻。

악수가 아무리 소탈하다고 하지만 칠왕야와 부인 면전에서 너무 방자하게 굴기는 불편했다. 하물며 그는 막빈(幕賓:책사, 모사?)의 신분을 유지해야 해서 비록 자리에 들었지만 거의 젓가락을 들어 밥을 먹지 못했다. 칠왕야도 그를 접대하지 않고 마치 고의로 그를 한 옆으로 소외시키는 듯 했다. 한 끼 밥을 다 먹지도 못하고 칠왕야는 악수, 당소 등을 데리고 내택을 떠났다. 오는 길에 칠왕야가 말을 하려했지만 악수가 눈짓으로 막았다.

直到進了荷花軒,岳秀才長吁一口氣,道:「大哥,你有什麼話,可以說了!」

하화헌(荷花軒:荷花는 연꽃)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악수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대가, 무슨 할 말이 있으면 하셔도 됩니다!"

七王爺微微一笑,道:「兄弟,平常我沒有想到這些事情,還未覺出什麼,但經你兄弟提醒,今天我也瞧出了破綻。」

칠왕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형제, 평상시 내가 이런 것들은 생각지도 못했고 알아차리지도 못했지만 자네가 일깨워주어 오늘은 나도 헛점을 찾아냈네."

幾人落了座,岳秀才笑一笑,道:「說說看,你瞧出了什麼?」

사람들이 자리에 앉자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말씀해보십시오. 무엇을 알아채셨습니까?"

七王爺笑道:「他對你似是很惱火,這豈不是證明她心中有些不安,她認為你們真是皇上派來的人?」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그녀가 자네에게 몹시 화가 난 듯 한데 이것은 그녀의 마음이 좀 불안함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녀가 자네들을 정말로 황상께서 보낸 사람이라 여기고 있는 걸까?"

岳秀道:「還有呢?」

악수가 말했다.

"또 있습니까?"

七王爺道:「娟娟和秀秀兩丫頭,似是都有一身武功?」

칠왕야가 말했다.

"연연과 수수 두 계집아이들은 모두 일신에 무공을 가진 듯 하네."

岳秀道:「不錯,她們的武功還十分高明。」

악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녀들의 무공은 십분 고명합니다."

七王爺道:「銀嬤、鐵嬤,也似會武的人。」

칠왕야가 말했다.

"은부, 철부도 무공을 할 줄 아는 사람일 걸세."

岳秀道:「都算得一流身手,大哥還瞧出了什麼?」

악수가 말했다.

"모두 일류의 솜씨라 할 수 있지요. 대가께서는 또 무언가를 알아내셨습니까?"

七王爺道:「你那位王嫂夫人,也是個很厲害的人物?」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의 그 왕수부인(王嫂夫人:왕의 부인이면서 형수)도 아주 무서운 인물이네."

岳秀微微一笑道:「大哥的看法很正確,秀秀、娟娟、銀嬤、鐵嬤都不是簡單人物,但他們都聽從嫂夫人的令諭,所以嫂夫人才是這些人中首腦人物!」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가의 견해는 아주 정확합니다. 수수, 연연, 은부, 철부 모두 간단한 인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수부인의 영유를 따르지요. 그래서 수부인이야말로 그 가운데의 수뇌인물입니다!"

七王爺道:「不錯,要不是兄弟提醒了我,只怕大哥還在迷糊之中。」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네. 형제가 나를 일깨워주지 않았더라면 대가는 아직도 헤매고 있을 걸세."

岳秀道:「大哥,還瞧出了什麼?」

악수가 말했다.

"대가, 또 무엇을 알아채셨습니까?"

七王爺道:「能瞧出這麼多,小兄已經覺著不錯了,但不知兄弟瞧出了什麼?」

칠왕야가 말했다.

"이렇게 많이 알아챌 수 있으니 소형도 이미 쓸만하다고 여기는데 형제가 무엇을 알아냈는지 모르겠구먼?"

岳秀沉吟了一陣,道:「大哥,有一件事說出來,只怕大哥不會相信?」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대가, 말씀드릴 것이 하나 있는데 대가께서 믿으실런지요?"

七王爺笑道:「什麼事,這麼嚴重,難道兄弟還不太相信我麼?」

칠왕야가 말했다.

"무슨 일이 그토록 엄중한가? 설마 형제는 나를 그리 신임하지 않는 겐가?"

岳秀道:「小弟失言,只因這件事太重大了,連小弟也有些不太敢相信?」

악수가 말했다.

"소제가 실언했습니다. 다만 이 일이 너무도 중대하기 때문에 감히 소제조차도 조금은 믿을 수 없습니다."

七王爺道:「究竟是什麼事?」

칠왕야가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岳秀道:「嫂夫人那張臉,不是她本來的臉。」

악수가 말했다.

"수부인의 그 얼굴은 본래의 얼굴이 아닙니다."

果然,這句話使得七王爺大感震動,霍然站起身子,道:「兄弟,你說她戴著面具?」

과연 이 말은 칠왕야를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나게끔 만들었다.

"형제, 그녀가 면구(面具)를 쓰고 있다는 말인가?"

岳秀道:「是的!一種很精巧的面具,戴在臉上,很難瞧得出來。」

악수가 말했다.

"예! 얼굴에 쓰면 알아채기가 몹시 어려운 일종의 아주 정교한 면구입니다."

七王爺道:「兄弟,你那嫂夫人,已和我成親了數年之久,我記得成親那一天,她就是這樣一副面孔。」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 자네의 그 수부인은 이미 나와 혼인한 지가 수 년이나 되었네. 혼인하던 그 날을 내가 기억하는데 그녀는 이런 얼굴이었다네."

岳秀道:「可怕的也就在此了,這位常姑娘,在嫁給大哥那一天起,就把自己的面孔隱了起來。」

악수가 말했다.

"두려운 점이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이분 상낭자는 대가께 시집오던 그날부터 자기의 얼굴을 숨겨왔던 것이지요."

七王爺道:「這又為了什麼呢?她可以不答應嫁給我呀!」

칠왕야가 말했다.

"그건 또 왜일까? 그녀는 나한테 시집오는 것을 승낙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

岳秀道:「這個,中間定然有著很重要的原因,目下咱們最重要的一件事,就是查出這原因何在?」

악수가 말했다.

"그 가운데에는 틀림없이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겠지요. 지금 우리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를 밝혀내는 것입니다."

七王爺沉吟了一陣,道:「兄弟,這件事不會錯吧?」

칠왕야가 한동안 침음하더니말했다.

"형제, 그건 틀릴 리가 없겠지?"

岳秀道:「大哥放心,小弟相信不會錯。」

악수가 말했다.

"대가께선 안심하십시오. 소제는 틀릴 리가 없다고 믿습니다."

七王爺道:「咱們去問問她如何?」

칠왕야가 말했다.

"가서 그녀에게 물어보면 어떻겠는가?"

岳秀道:「小弟的意思,希望大哥能暫時忍耐一下。」

악수가 말했다.

"소제의 생각으로는 대가께서 잠시 인내하시기를 바랍니다."

七王爺道:「忍耐,我要把她拿問下獄,大刑逼供,看她會不會說出實話?」

칠왕야가 말했다.

"인내하라고? 나는 그녀를 잡아다가 심문하고 하옥시켜서 큰 형벌로 자백하도록 만들어 그녀가 사실대로 털어놓을지 보아야겠네."

岳秀沉吟一陣,道:「大哥,最好還是暫時忍耐,因為銀嬤、鐵嬤、秀秀、娟娟都有一身武功,王嫂也不會差,如是一旦反目,那就很難說是一個什麼樣的局面,而且王嫂何以戴著面具,內情還未瞭然……」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대가, 잠시 인내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왜냐하면 은부, 철부, 수수, 연연 모두 일신에 무공을 지니고 있고 왕수도 차이가 없을 겁니다. 일단 반목하게 된다면 어떤 국면이 될런지 말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왕수가 왜 면구를 쓰고 있는지 내정이 아직 확실하지 않고..."

楊玉燕突然接道:「王爺,岳大哥,你們看,她會不會是生的太醜了?」

양옥연이 돌연 대꾸했다.

"왕야, 악대가, 보세요. 그녀가 너무 추하게 생긴 것이 아닐까요?"

岳秀凝目思索了片刻,道:「這個,倒是不太可能,那面具很薄,她的輪廓很秀麗。」

악수가 잠깐 미간을 모은 채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건 그리 가능성이 없소. 그 면구는 몹시 얇고 그녀의 얼굴 윤곽은 아주 수려했소."

楊玉燕道:「也許是一臉大麻子呢,戴一具人皮面具,就可掩過去了。」

양옥연이 말했다.

"어쩌면 얼굴이 곰보일 거예요. 인피면구를 써서 가린 것이죠."

七王爺、岳秀,都被她說的忍不住微微一笑。

칠왕야, 악수는 모두 그녀의 말에 참지 못하고 미소지었다.

一直未插口的頑童唐嘯,突然接口說道:「主人,王爺,小的闖蕩江湖多年,耳聞目睹有不少千奇百怪的事,夫人貴為王妃,卻使用江湖把戲,戴了一張人皮面具,小的覺著,她可能早已和江湖人有了往來,咱們不妨暗中監視耐心等候,先摸出她的底細,到時候叫她俯首認罪,無言可辯。」

줄곧 끼어들지 않던 당소가 돌연 말을 받았다.

"주인, 왕야. 소인이 다년간 강호를 돌아다니며 기괴한 일들을 적잖이 보고 들었습니다. 왕비라는 귀하신 몸인 부인이 강호의 잡기(雜技)를 사용하여 인피면구를 썼다면, 소인이 생각컨대 그녀는 진작에 강호인과 왕래가 있었을 겁니다. 우리는 암중으로 감시하며 기다려도 무방합니다. 우선 그녀의 뒤를 샅샅이 캐면서 그녀가 머리를 숙인 채 죄를 인정하고 할 말이 없게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지요."

岳秀點點頭,讚許的說道:「唐嘯,你說的有理,問題在這件事發生在數年之前,常大將軍,國之楝樑,擁兵百萬,鎮守邊關,如若他女兒早已和江湖人物勾結,作父親的豈能全無一點廳聞。須知一旦揭穿真象,就是欺君大罪,禍及滿門……」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하여 말했다.

"당소, 자네 말이 일리가 있네. 문제는 그 일이 수 년 전에 발생했고 상대장군은 나라의 기둥으로 백 만 병사에  둘러싸여 변경의 관문을 지키고 있네. 만약 그의 딸이 일찌기 강호인과 결탁했다면 부친된 사람이 어찌 조금도 듣지 못했겠는가? 일단 진상이 드러나면 임금을 속인 대죄는 화가 온 집안에 미친다는 것을 모르지기 알아야 할 것이네..."

七王爺點點頭,接道:「常元帥雖然是當今倚重之臣,但還不敢這麼妄為。」

칠왕야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받았다.

"상원수(元帥)가 비록 황상께서 신임하는 신하이지만 감히 이렇게 망령된 짓은 못하네."

岳秀道:「但她帶面具的事,也不會假,如若大哥能留心一些,應該早就發覺了。」

악수가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면구를 썼다는 사실도 거짓일 리가 없습니다. 만약 대가께서 좀 주의를 기울이셨다면 진작에 발견하셨어야 했습니다."

七王爺嘆口氣,道:「今夜席前,我才發覺她是個能言會道,潑辣異常的人物,過去我一直認為她是賢慧的人……」

칠왕야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

"오늘 밤 그 자리에서 비로소 나는 그녀에게 말재주가 있고 심술궂으면서 사나운 인물임을 발견했네. 과거에 나는 줄곧 그녀가 현숙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여겼다네..."

話到此處,突然住口不言。

말이 여기까지 이르자 돌연 입을 다물어버렸다.

岳秀揮揮手,低聲對唐嘯和楊玉燕,道:「你們到房裡去休息一會,我陪王爺聊聊。」

악수가 손을 내저으며 나직이 당소와 양옥연에게 말했다.

"당신들은 방으로 가서 휴식하시오. 내가 왕야를 모시고 이야기 나누겠소."

兩人一欠身,退了出去。

두 사람은 허리를 숙여보이고 물러났다.

七王爺嘆口氣,接道:「兄弟,你見過她了,她除了一張臉,帶著病容之外,卻有著一股很特異的動人氣質,身材、舉止、淺笑、輕頻,無不是極具嬌媚,在我心目中,對她有一份無可言喻的愛戀,而且,初婚時間,她常常和我談論詩文,表現了她滿腹才華,以後,又幫我選尋侍妾……」

칠왕야가 한숨을 쉬고 이어서 말했다.

"형제, 자네도 보았겠지. 그녀는 얼굴에 병색을 띤 것을 제외하면 특이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질이 있다네. 몸매, 행동거지, 옅은 미소, 살짝 찌푸린 눈썹, 극도의 교태를 갖추지 않은 것이 없지. 내 마음 속에는 그녀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애정이 있네. 게다가 신혼 때 그녀는 항상 나와 시문을 담론하며 그녀의 넘치는 재주를 나타냈었지. 이후에 또 내가 시첩을 고르는 것을 돕기도 했었네..."

岳秀低聲接道:「大哥,閨房私事,作兄弟的本來是不該多問,不過,此事關係很重大。……」

악수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대가, 규방의 사적인 일은 형제가 본래 자꾸 캐묻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 일은 너무도 중대하게 관계되기에..."

七王爺接道:「你問吧!我是知無不言。」

칠왕야가 말했다.

"물어보게! 알면서 말하지 않을 것이 없네."

岳秀道:「小弟現在是看病的大夫,我必得找出病源,才能下藥。」

악수가 말했다.

"소제는 지금 환자를 진료하는 의원입니다. 저는 반드시 병의 원인을 찾아내야 약을 쓸 수 있습니다."

七王爺道:「兄弟,我已經告訴你很多了,還有什麼不能說的。」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 내가 이미 자네에게 정말 많은 것을 말해주었는데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岳秀道:「我記得大哥說過,你和她成婚數年,一直沒有夫婦之實?」

악수가 말했다.

"대가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는데, 당신은 그녀와 혼인하고 수 년간 줄곧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았셨다고요?"

七王爺點點頭,道:「是的!我們只具有夫婦之名。」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네! 우리는 단지 이름 뿐인 부부라네."

岳秀道:「是大哥不喜歡那一副面孔呢!還是王嫂夫人、拒不接納。」

악수가 말했다.

"대가께서 그 얼굴을 좋아하지 않으셨던 겁니까 아니면 왕수부인이 거절하여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까?"

七王爺道:「總以身體多病婉拒,而且,經過兩位大夫查看,說她陰經枯萎,難敦夫妻之倫。」

칠왕야가 말했다.

"신체가 병약하여 완곡하게 거절한 걸세. 게다가 두 명의 의원이 살펴본 결과 그녀의 음기가 고갈되어 부부의 금슬이 돈독하기 어렵다더군."

岳秀道:「什麼大夫看的?」

악수가 말했다.

"어떤 의원에게 보였습니까?"

七王爺道:「都是金陵名醫,常為王府中診病。」

칠왕야가 말했다.

"모두 금릉의 명의라네. 늘 왕부를 위해 진찰을 하지."

岳秀點點頭,道:「銀嬤請的,還是水總管請的?」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부가 부탁한 것입니까 아니면 수총관이 부탁한 것입니까?"

七王爺道:「水總管請的,小兄記不得姓什麼了,但水總管知道。」

칠왕야가 말했다.

"수총관이 부른 것이었네. 소형은 성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못하지만 수총관은 알 걸세."

岳秀道:「水總管,可是久年追隨王爺麼?」

악수가 말했다.

"수총관은 왕야를 오랫동안 따랐겠지요?"

七王爺道:「他幼小就隨王爺聽差,一直跟我到江南。」

칠왕야가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소왕을 따라다니며 심부름을 하다가 곧장 나와 함께 강남으로 왔다네."

岳秀道:「大哥完婚大禮,是在北京朝歌還是在金陵故都。」

악수가 말했다.

"대가의 혼례식은 북경이었습니까 아니면 금릉입니까?"

七王爺道:「我們在朝歌相識,婚事由同當今皇上所賜,當時,小兄已受命江南王,由常將軍親率女兒,到金陵完成花燭。」

칠왕야가 말했다.

"우리는 조정에서 서로 알게 되었고 혼사는 당금 황상께서 내리신 것일세. 당시 소형은 이미 명을 받아 강남왕(江南王)이었기에 상장군이 친히 딸을 데리고 금릉으로 와서 화촉을 밝혔지."

岳秀道:「這實在是一個詭譎莫測的事,小弟也有些糊塗了……」

악수가 말했다.

"이건 실로 괴이하여 짐작할 수 없는 일이로군요. 소제도 좀 혼란스럽습니다..."

語聲微微一頓,接道:「那常將軍,在此留有多久?」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그 상장군은 이곳에서 오래 머물렀습니까?"

七王爺道:「他軍務匆忙,第三天就上道西行。」

칠왕야가 말했다.

"그는 군무(軍務)가 바빠서 삼 일째 서행(西行) 길에 올랐네."

岳秀道:「常夫人沒有來麼?」

악수가 말했다.

"상부인은 오지 않았습니까?"

七王爺道:「沒有。」

칠왕야가 말했다.
"안왔네."

岳秀道:「大哥,這些年來,你留心過王嫂夫人,是否覺得她臉色一直沒有什麼變化?」

악수가 말했다.

"대가, 요 몇 년 동안 당신은 왕수부인을 지켜보셨을 텐데 그녀의 낯빛은 줄곧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까?"

七王爺沉吟了一陣,道:「不錯,如是她真是病情所困,豈會永遠不變,那一定是戴著面具了,才能數年如一了。」

칠왕야가 침음하다가 말했다.

"그렇구나. 만일 그녀가 정말 병에 시달렸다면 어찌 영원히 변하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그건 틀림없이 면구를  썼기에 수 년간 한결같을 수 있는 걸세."

岳秀點點頭,道:「大哥準備如何處置此事?」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대가께서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실 작정입니까?"

七王爺道:「小兄方寸已亂,一切由賢弟作主了。」

칠왕야가 말했다.

"소형은 마음이 혼란스러우니 모든 것은 현제가 결정하도록 하게."

岳秀嘆息一聲,道:「大哥,看來,你得放任小弟一次了。」

악수가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대가, 보아하니 당신은 소제가 한번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셔야겠습니다."

七王爺怔了一怔,道:「放任你一次……」

칠왕야가 멍해져서 말했다.
"한 차례 자네를 내버려 두라니..."

岳秀笑一笑,接道:「是的!大哥,我想過了,我和王嫂單獨的談一次,必要時,我會迫她施展武功。」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예! 대가, 저는 왕수와 단독으로 한번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필요시 그녀가 무공을 시전하게끔 몰아세울 것입니다."

七王爺道:「這算不得放任,兄弟言重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건 내버려두는 것이라 할 수 없지. 형제는 말이 과했네."

岳秀道:「小弟在想,王嫂夫人,可能有一個最不幸的遭遇……」

악수가 말했다.

"소제의 생각에 왕수부인은 가장 불행한 일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七王爺急急接道:「什麼遭遇?」

칠왕야가 급히 말했다.
"어떤 불행한 일을?"

岳秀道:「也許在南下途中,也許在進入王府之後,她可能已換了個人。」

악수가 말했다.

"어쩌면 남하하는 도중에, 어쩌면 왕부에 들어온 뒤에 사람이 바뀌었을 수 있습니다."

七王爺張大著一雙眼,道:「這個,可能麼?」

칠왕야가 눈을 크게 뜬 채로 말했다.
"그게 가능한가?"

岳秀道:「如若常小姐,在帥府之中,就混入了江湖人物群中,那就更為不可思議了。」

악수가 말했다.

"만약 상소저가 상원수의 부중에 있을 때 강호인물들 속에 섞여들었다면 그것이 훨씬 불가사의합니다."

七王爺道:「唉!兄弟與君一席話,勝讀十年書,有一點小兄必需說,常將軍勇冠三軍,力敵萬人,他一路護送女兒到此。」

칠왕야가 말했다.

"후! 자네와 한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십 년간 책을 읽는 것보다 낫군. 소형이 꼭 말해야 할 것이 있는데, 상장군은 용맹함이 삼군(三軍)에서 으뜸이며 힘은 만인(萬人)을 대적할 수 있다네. 그런 그가 딸을 호송하여 이곳으로 왔다는 사실이네."

岳秀道:「是的,大哥,但江湖上鬼蜮伎倆又不是統率大兵的將軍所知,父女之間,本有一些距離,官宦之家,此規更嚴,對一個即將作為王妃的女兒,作父親似是不敢多問她太多的事了。」

악수가 말했다.

"예. 대가, 하지만 강호의 간사한 음모와 술수는 대병(大兵)을 통솔하는 장군은 알지 못하지요. 부녀지간은 본래 좀 거리가 있는데, 관신(官宦) 집안은 규율이 훨씬 엄격합니다. 이제 곧 왕비가 될 딸에 대해 부친은 감히 그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캐묻지 못했을 겁니다."

七王爺道:「唉!廳起來詭異莫測,不可思議的事,但經兄弟你這一分析,卻又有順理成章的感覺。」

칠왕야가 말했다.

"후! 듣고보니 궤이막측(詭異莫測)하고 불가사의한 일이로군. 하지만 자네의 그 분석을 거치니 또 이치에 맞고 조리 정연하다는 느낌이 드네."

岳秀道:「所以,希望大哥,能多信任小弟……」

악수가 말했다.

"그래서 소제를 많이 신임해주시기를 바랍니다..."

七王爺道:「我給兄弟便宜行事之權,查明你王嫂夫人的案子!」

칠왕야가 말했다.

"나는 형제에게 일하기 편한 권한을 주겠네. 자네의 왕수부인 사건을 밝혀내게!"

岳秀道:「大哥如若同意,小弟想立刻行動,宴席之上,王嫂夫人前倨後恭,似乎是已經有所警覺,所以事情不宜再拖延下去。」

악수가 말했다.

"대가께서 동의하시면 소제는 즉시 행동개시하고 싶습니다. 연석(宴席)에서 왕수부인이 처음에는 거만하다가 나중에는 공손해지는 것이 마치 경각심을 가진 듯 했습니다. 그래서 일이 더이상 지체되어서는 안됩니다."

七王爺道:「好!你覺得應該如何,只管行動就是。」

칠왕야가 말했다.

"알겠네! 자네가 어떻게 해야되겠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행동하게."

岳秀招來了唐嘯和楊玉燕,道:「目下王府,情勢已陷混亂,表面上平靜,暗裡卻急濤洶湧,咱們如有行動,很可能揭去這表面平靜的一層外衣,那可能立刻引起一陣動盪,保護七王爺的責任十分重大。」

악수는 당소와 양옥연을 불러서 말했다.

"지금 왕부의 정세는 이미 혼란 속에 빠졌소. 표면상으로 평정하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급물살이 거세게 치고 있소. 우리가 행동을 하면 이 표면적으로 평정한 한 겹 겉옷을 벗겨낼 수 있을 것이오. 그건 즉각적인 한바탕의 격랑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니 칠왕야를 보호하는 책임이 십분 중대하오."

兩人齊聲應道:「我們明白。」

두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잘 알겠습니다."

岳秀又吩咐了譚雲幾句,帶領膽叟朱奇,和江湖浪子歐陽俊,直撲後宅。這兩人都有極為豐富的江湖閱歷,對岳秀自然有著很大的幫助。人到內室門口,秀秀、娟娟、突然雙雙出現,攔住了去路。

악수는 또 담운에게 몇 마디 분부하고 담수 주기를 데리고 강호랑자 구양준과 그대로 후택으로 뛰어들었다. 이 두 사람은 모두 극히 풍부한 강호경험을 가지고 있어 악수에게는 아주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내실 문에 이르자 수수, 연연이 돌연 쌍쌍이 나타나서 길을 가로 막았다.

岳秀一揮手,道:「勞請兩位姑娘,代我通報一聲,就說在下奉了王爺之命。求見夫人。」

악수가 손을 흔들고는 말했다.

"수고스럽지만 두 분 낭자는 나 대신 통보해주시오. 내가 왕야의 명을 받들어 부인을 뵙고자 한다고 말씀드리시오."

娟娟冷笑一聲,道:「你說的很輕鬆啊!」

연연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대단히 수월하게 말하는군요!"

岳秀淡淡一笑,道:「姑娘,善者不來,來者不善,這句話你明白麼?」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낭자 선한 자는 오지 않고 오는 자는 선하지 않다라는 말을 아시오?"

娟娟道:「這是什麼地方,容得你撒野不成?」

연연이 말했다.

"이곳에 어떤 곳인데 당신이 행패를 부리도록 놔두겠어요?"

岳秀冷冷說道:「姑娘,七王爺府,自然以七王爺最大,在下是奉了王爺之命而來……」

악수가 냉랭하게 말했다.

"낭자, 칠왕야의 부중에서 당연히 칠왕야께서 가장 높소. 나는 왕야의 명을 받아서 왔소..."

娟娟接道:「七王爺不會讓你進入內宅中見人,分明是一派胡言。」

연연이 대꾸했다.

"칠왕야께서 당신이 내택으로 들어가 사람을 만나게 하셨을 리가 없어요. 헛소리가 분명해요."

岳秀道:「姑娘,看來我們善言難了……」

악수가 말했다.

"낭자, 보아하니 우리는 말로 좋게 끝내기는 어렵겠구려..."

娟娟道:「難道你還敢動手不成?」

연연이 말했다.

"설마 당신은 감히 손을 쓸 텐가요?"

岳秀道:「姑娘猜對了,如是在下無法說服兩位姑娘只有出手一途了。」

악수가 말했다.

"낭자의 추측이 맞았소. 만일 내가 두 분 낭자를 설득 못한다면 출수하는 길 밖에 없소."

突然一伸右手,向娟娟的右腕之上扣去。這一招快如電光石光,卻不料娟娟一挫腕,竟然躲了開去。

돌연 우수를 뻗어 연연의 오른 손목을 향해 움켜잡아갔다. 이 일초는 전광석화처럼 빨랐는데 연연이 손목을 꺾어 피해버릴 줄은 예상치 못했다.

岳秀冷笑一聲道:「娟娟你是真人不露相啊!」

악수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연연, 당신은 드러내지 않는 진인(真人)이었구려!"

突然屈指一彈,一縷指風,正擊中娟娟的右肩「肩井穴」。頓然間,娟娟一條右臂,軟軟垂下來難再抬動。

돌연 손가락을 구부려 튕겨내자 한 가닥 지풍이 정확히 연연의 오른 어깨 견정혈(肩井穴)을 맞추었다. 순식간에 연연은 오른 팔을 힘없이 축 늘어뜨렸고 다시 쳐들기 어려웠다.

岳秀道:「秀秀,你可以先出手!」

악수가 말했다.

"수수, 당신이 먼저 출수해도 좋소!"

秀秀一語未發,右掌一揮,一掌拍向岳秀的前胸。

수수는 한 마디도 내뱉지 않고 우장을 휘둘러 악수의 가슴을 향해 일 장을 쳤다.

岳秀一閃身,五手疾出,扣住了秀秀的右腕脈穴。秀秀頓覺右臂一麻,全身勁力頓失。兩個女婢似是沒有料到這位中年幕賓,竟然有著如此高明的武功。

악수를 몸을 피하더니 다섯 손가락을 재빠르게 내밀어 수수의 오른 손목 맥혈을 움켜잡았다. 수수는 문득 오른팔이 마비되고 전신의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두 명의 여비는 이 중년의 막빈이 이같이 고명한 무공을 지녔을 줄은 예상 못한 듯 했다.

秀秀呆一呆,道:「你究竟是什麼人?」

수수가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요?"

岳秀左手一揮,點了秀秀雙臂的穴道,冷冷說道:「姑娘最好安份一些,你們暴露的破綻夠多了。」

악수가 좌수를 휘둘러 수수의 양팔의 혈도를 찌르고는 냉랭하게 말했다.

"낭자는 좀 진정하는 것이 좋소. 당신들이 폭로한 헛점은 충분히 많다오."

歐陽俊一上步,又點了娟娟兩處穴道,道:「兩位姑娘暫請到旁側小室中休息片刻。」

구양준이 한 걸음 나서서 또 연연의 두 곳 혈도를 찌르고 말했다.

"두 분 낭자는 잠시 옆에 있는 작은 방에서 휴식하시오."

扶兩人行入旁側一間小房之內。

두 사람을 부축하여 옆쪽의 작은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岳秀回顧了膽叟朱奇一眼,道:「你守住門口。」

악수가 담수 주기를 돌아보며 말했다.

"당신은 문을 지키고 계십시오."

膽叟朱奇,闖蕩江湖數十年,一生之中,很少對人生出敬服之心,但對岳秀,卻是由衷的佩服,一欠身,退到門口。這時,歐陽俊已放好了秀秀、娟娟,大步行了出來,緊追岳秀身後,直向大廳上闖去。

담수 주기는 강호를 수십 년 떠돌며 일생 동안 남에게 경복(敬服)하는 마음이 생긴 적이 거의 없었지만 악수에게는 마음으로부터 탄복하였기에 허리를 한 번 숙이고는 문 입구로 물러났다. 이때 구양준은 이미 수수, 연연을 놓아두고 큰 걸음으로 걸어나와 악수 뒤를 바짝 따르며 그대로 대청을 향해 뛰어들었다.

原本黑暗如漆的大廳,突然間亮起了火光,點起兩支巨大的火燭。廳門口處,站著銀嬤、鐵嬤。

원래 칠흑같이 깜깜하던 대청에 별안간 화광이 일더니 두 자루의 거대한 화촉이 켜졌다. 청문 입구에는 은부, 철부가 서있었다.

銀嬤一橫身,兩道目光盯住在岳秀的臉上,道:「只許你一個人進去,這是王府,你武功再高,大概也不敢隨便殺人。」

은부가 몸으로 막고 두 줄기 시선은 악수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소. 이 왕부에서 당신의 무공이 제아무리 높다한들 아마도 감히 멋대로 사람을 죽이지는 못할 것이오."

岳秀笑一笑,道:「在下一向不喜殺人,但也不願被人殺,最好的辦法是咱們雙方都退一步想,彼此之間,能保持個和睦相處。」

악수가 씩, 웃고는 말했다.

"나는 원래 살인을 좋아하지 않소. 하지만 남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원치 않소. 가장 좋은 방법은 피차간에 계속 화목하게 지낼 수 있도록 우리 쌍방이 모두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이오."

銀嬤道:「你該明白,夫人如是不想見你,就是你能飛天遁地,你也是沒有法子……」

은부가 말했다.

"부인께서 만일 당신을 보고 싶지 않다면 당신에게 하늘을 날아오르고 땅을 파고들어 숨는 능력이 있어도 방법이 없음을 알아야 하오..."

岳秀接道:「這話就有威脅性,在下如若沒有勇氣,也不會到這裡來了。」

악수가 말했다.

"위협적인 말씀이구려. 내가 만약 용기가 없다면 이곳에 오지도 않았을 거요."

銀嬤道:「我只說一個例子,如是夫人在洗澡,你敢不敢闖到浴室中去。」

은부가 말했다.

"내가 한 가지 예만 들겠소. 만일 부인께서 몸을 씻고 계신다면 당신은 감히 욕실 안으로 뛰어들겠소?"

岳秀呆一呆,道:「這個,這個……」

악수가 멍해져서 말했다.

"그, 그건..."

銀嬤接道:「所以,你還是忍耐些好,你這些朋友,就留廳中待茶,我帶你去見夫人。」

은부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당신은 좀 인내하는 편이 좋소. 당신의 그 친구는 청 안에 남아서 차를 대접받고 나는 당신을 데리고 부인을 뵈러 가겠소."

岳秀回看了歐陽俊一眼,道:「你留這裡吧!」

악수가 구양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당신은 이곳에 남으시오!"

歐陽俊欠身一禮,道:「也只有如此了。」

구양준이 허리를 숙여 일례하더니 말했다.

"그 수 밖에 없군요."

銀嬤帶著岳秀,穿過大廳,直向內宅行去,鐵嬤卻留在廳中,監視歐陽俊。過大廳又穿過兩重庭院,才過了一座雅緻小廳前面。

은부는 악수를 데리고 대청을 가로질러 곧장 내택을 향해서 걸어갔다. 철부는 청 안에 남아서 구양준을 감시했다. 대청을 지나 또 두 겹의 정원을 가로지르자 비로소 한 채의 아담하고 운치있는 소청 앞쪽에 도착했다.

這已是菊飄花瓣,梅長新蕊的初冬季節,入夜後,寒意侵人。小廳門窗緊閉,靜的聽不到一點聲息。明亮的燈光,透出門外,隨著燈光後,有一股暖意襲人。

이미 국화 꽃잎이 흩날리고 매화나무의 새순이 자라는 초겨울의 계절이라 밤이 되자 한기가 스며들었다. 소청(小廳) 문과 창은 꼭 닫혀있고 쥐죽은 듯 조용했다. 등의 밝은 불빛이 문 밖으로 새어나오고 있었고 불빛에 이어 한 줄기 따뜻한 기운이 엄습했다.

銀嬤一欠身,道:「請進。」

은부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들어오시오."

岳秀笑一笑,舉步而入。銀嬤沒有跟進去,岳秀跨進門,應門立刻關起來。岳秀目光轉動,才發覺是一座精雅暖閣。四條黃銅管子,分由上下通過小廳,散發出陣陣暖氣。

악수가 웃더니 걸음을 옮겨 들어갔다. 은부는 뒤따라 들어오지 않았고, 악수가 문을 들어서자 문이 즉시 닫혔다. 악수가 시선을 돌리자 비로소 아담한 난각(暖閣:난방이 되는 작은 방)을 발견했다. 네 갈래의 황동관이 위아래에서 소청을 통과하며 따뜻한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

廳中分放著四張鋪著錦緞墊子的扶手木椅。

청 안에는 네 개의 비단방석이 깔렸고 손잡이가 있는 의자가 따로 따로 놓여져 있었다.

朱夫人端坐在一張木椅上,緩緩說道:「請坐。」

주부인이 나무의자 위에 단정히 앉아서 천천히 말했다.

"앉으시오."

岳秀緩緩在朱夫人對面坐下,目光轉動,只見門後面,站著一個年紀甚輕的女婢,長的十分秀麗。

악수는 천천히 주부인의 맞은 편에 앉았다. 눈길을 돌려보니 문 뒤쪽에 한 명의 나이가 몹시 어리고 십분 수려하게 생긴 여비가 서있는 것이 보였다.

朱夫人冷笑一聲,道:「她是我心腹女婢,不用避忌她,你有什麼話,只管請說。」

주부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그녀는 나의 심복여비이니 그녀를 꺼릴 필요 없소. 할 말이 있으면 얼마든지 하시오."

岳秀頷首微笑,道:「夫人,可知在下來此的用心麼?」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부인, 제가 여기 온 의도를 아십니까?"

朱夫人道:「你準備和我談些什麼?」

주부인이 말했다.

"그대는 나와 무슨 이야기를 할 작정이오?"

岳秀道:「談談夫人。」

악수가 말했다.

"부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朱夫人道:「怎麼一個談法?」

주부인이 말했다.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할 테요?"

岳秀道:「這要請教夫人了?」

악수가 말했다.

"그건 부인께 가르침을 청해야겠군요?"

朱夫人道:「兩種談法,一種大家真真正正談,一種是爾虞我詐,咱們各逞心機的談。」

주부인이 말했다.

"두 가지 방식이 있소. 하나는 진실되게 이야기하는 것이고, 하나는 서로를 속고속이며 각자 심기를 뽐내며 이야기하는 것이오."

岳秀笑一笑道:「似乎是真真正正的談,可以省了不少時間。」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진실되게 이야기하는 것이 적잖은 시간을 덜 수 있을 듯 하군요."

朱夫人道:「好!那就先把你的假鬍子取下來。」

주부인이 말했다.

"좋소! 그러면 먼저 당신의 가짜 수염을 떼시오."

岳秀道:「夫人呢?是否也要把你戴了幾年的面具取下來呢?」

악수가 말했다.

"부인은? 당신도 몇 년 째 쓰고 있는 면구를 벗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朱夫人道:「你早知道了?」

주부인이 말했다.

"당신은 벌써 알고 있었군."

岳秀道:「今夜那一餐晚飯,給了在下一個機會。」

악수가 말했다.

"오늘 밤 그 저녁식사가 저한테 기회를 주었지요."

一面說話,雙方都取下了假胡、假面具。

말을 하면서 쌍방은 모두 가짜 수염을 떼고, 가짜 면구를 벗었다.

朱夫人轉過臉去,緩緩說道:「你叫岳秀,是麼?」

주부인은 외면한 채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은 악수가 맞나요?"

岳秀道:「不錯,想不到夫人,竟然知曉在下的賤名。」

악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부인이 저의 천한 이름을 알고계실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朱夫人道:「你們假充皇上派來的侍衛、幕賓,當真是膽大的很。」

주부인이 말했다.

"황상이 보내서 온 시위, 막빈(幕賓)으로 사칭하다니 그대들은 정말 담이 크군요."

岳秀道:「慚愧,慚愧,我們比起你夫人的膽子,那是小巫見大巫了。」

악수가 말했다.

"부끄럽습니다. 부인 당신의 담에 비하자면 작은 무당이 큰 무당을 만난 격이지요."

朱夫人道:「你口齒也很伶俐?」

주부인이 말했다.

"당신은 말주변도 아주 좋군요?"

岳秀道:「誇獎了。」

악수가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朱夫人道:「你可知道,我為什麼常年戴一個人皮面具,是因為太美了?還是太醜?」

주부인이 말했다.

"내가 왜 늘 인피면구를 쓰고 있는지 당신은 아시나요? 너무 아름다워서? 아니면 너무 추해서?"

岳秀道:「因為,你不是常姑娘,所以,就不得不戴面具。」

악수가 말했다.

"왜냐하면 당신은 상낭자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면구를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朱夫人轉過臉來,坐正身子,燈光下,看到了一張千嬌百媚的面孔。

주부인이 얼굴을 돌려서 정면으로 앉자 등불 아래에서 아름답고 매력적인 얼굴을 보게 되었다.

轉動了一下靈活的眼睛,緩緩說道:「岳秀,你是想求名,還是想求利?」

영활한 눈동자를 한번 굴리더니 천천히 말했다.

"악수, 당신은 명성을 추구할 텐가요 아니면 이득을 추구할 텐가요?"

岳秀道:「求名如何?求利又如何?」

악수가 말했다.

"명성을 추구하면 어떻고 이익을 추구하면 또 어떻다는 것입니까?"

朱夫人道:「要名我給你成名,要利我給你重利,甚至我願意付出更大的犧牲,只要你肯退出這場是非圈中。」

주부인이 말했다.

"명성을 요구하면 내가 당신에게 명성을 얻도록 해 줄 것이며, 이득을 요구하면 크나큰 이득을 주겠어요. 당신이 이 시비의 울타리에서 물러나기만 한다면 심지어 나는 훨씬 더 큰 희생도 지불하겠어요."

岳秀心中暗暗忖道:看來,她果然已不是原來的常姑娘了。

악수는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보아하니 그녀는 과연 원래의 상낭자가 아니구나.'

心中念轉,淡然一笑,道:「我希望知道詳細的內情,如是在下覺著不應該管時,我自會退出。」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다가 담연히 웃으며 말했다.

"나는 상세한 내정을 알고 싶습니다. 만일 내가 간여할 때가 아니라고 느껴지면 스스로 물러나겠습니다."

朱夫人嘆口氣,道:「岳秀,你實在是一個很難纏的人物!」

주부인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악수, 당신은 실로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군요!"

岳秀道:「夫人抬愛了。」

악수가 말했다.

"부인께서 추켜세워주셨지요."

朱夫人神情突然一冷,緩緩說道:「岳秀,別太得意,也別太小視我們,我已替你準備好了一批程儀,那是這王府中半數的財富,你已聽到,這三兩天內,我就要離開王府西下歸寧,你在途中等我。……」

주부인의 표정이 돌연 차가워지더니 천천히 말했다.

"악수, 너무 득의해하지 말아라. 우리를 너무 얕보지도 말아라. 나는 이미 너를 위해 노잣돈을 준비했는데, 그건 이 왕부의 재산 절반이다. 네가 들었듯 이삼 일 안으로 나는 왕부를 떠나 서쪽으로 친정나들이를 간다. 너는 도중에 나를 기다려라..."

語到此突然住口,但已經是很明顯了,只要岳秀答應退出這場是非,他可以得到王府中半數的財富,也可得到美艷絕倫的朱夫人。

말이 여기까지 이르자 돌연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이미 아주 명확했다. 악수가 이 시비에서 물러나기로 승낙하기만 한다면 그는 왕부 재산의 절반을 얻을 수 있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주부인도 얻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事實上,明媚如花的朱夫人,確然是美的震動人心,美的叫人不可逼視,她該屬於叫男人無法抗拒的女人。但岳秀的俊朗,也使見過他的女人心生臣伏。

사실상 활짝 핀 꽃같은 자태의 주부인은 확실히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아름다워서 바라볼 수 없었다. 그녀는 남자들이 항거할 수 없는 그런 여인에 속했다. 하지만 악수의 영준함과 소탈함도 그를 본 여인으로 하여금 항복할 마음이 생기게 하였다.

雙目注在朱夫人的臉上,瞧了一陣,岳秀突然說道:「你究竟是什麼人?」

주부인의 얼굴을 한동안 응시하던 악수가 돌연 말했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요?"

朱夫人道:「你不能肯定我是不是常姑娘,對麼?」

주부인이 말했다.

"너는 내가 상낭자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구나. 그렇지?"

岳秀道:「不論你是誰,但你是屬於絕代尤物,勿怪七王爺未賭(睹?)廬山真面目,就被你那一般動人氣質、玲瓏的體態所迷惑。」

악수가 말했다.

"당신이 누구든 당신은 절대우물(絕代尤物)에 속하오. 칠왕야께서 진면목을 보지 못하신 바람에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당신의 그같은 기질과 영롱한 자태에 미혹당하지 않으셨소." 

朱夫人笑一笑,道:「我不願取下來臉上這一套人皮面具,就是因為怕驚世駭俗。」

주부인이 웃더니 말했다.

"나는 얼굴의 이 인피면구를 벗기를 원치 않는다. 그것은 경세해속(驚世駭俗: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다)이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岳秀道:「可惜的是天下沒有十全十美的事,天下男人,也許都會為夫人的美色所奪,但區區卻能視……」

악수가 말했다.

"애석하게도 천하에 완벽한 것은 없소. 어쩌면 천하의 남자들이 부인의 미색에 마음을 뺏기겠지만 나는 ..."

朱夫人冷冷接道:「視若無睹,對麼?」

주부인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보고도 못본 체 한다고?"

岳秀道:「因為你是朱夫人,不管你是真是假?」

악수가 말했다.

"왜냐하면 당신이 진짜든 가짜든 주부인이기 때문이오."

朱夫人道:「如若我不是呢?」

주부인이 말했다.

"만약 내가 아니라면?"

岳秀道:「你已經是了,自不是狡辯所能掩飾。」

악수가 말했다.

"당신은 이미 주부인이 맞소. 교묘하게 발뺌하여 숨길 수 있는 것이 아니오."

朱夫人道:「岳秀,不談這些事了,你自己說吧,你要什麼樣的條件,才肯退出這場是非?」

주부인이 말했다.

"악수, 그 일은 말하지 말자. 너는 어떤 조건이라야 시비에서 물러날지 네가 말해보아라."

岳秀道:「第一,我要知道詳細內情,第二,我希望在還未造成雙方太大的傷害之前,大家能夠罷手,就一齊罷手……」

악수가 말했다.

"첫째, 나는 상세한 내정을 알아야겠소. 둘째, 나는 쌍방이 너무 큰 상해(傷害)를 조성하기 전에 손을 떼기를 희망하오. 일제히 손을 떼는 것이오..."

朱夫人接道:「這對我有什麼好處?」

주부인이 말했다.

"그것이 나한테 어떤 좋은 점이 있느냐?"

岳秀嚴肅的說道:「你自然談不到什麼好處,你只有逃避懲罰的份。」

악수가 엄숙하게 말했다.

"당신은 당연히 무슨 좋은 점을 입에 올릴 수 없소. 당신에게는 단지 징벌을 모면할 만큼의 몫이 있을 뿐이오."

朱夫人道:「要我認輸。」

주부인이 말했다.

"나더러 졌음을 인정하라는 것이군."

岳秀道:「這要妳自己估計了,算算看,妳是否是我的敵手,七王爺對我有絕對的信任,妳不能使我臣伏石榴裙下,那就只有和我動手一途,能罷下手來,對妳而言,並無壞處!」

악수가 말했다.

"그건 당신 자신이 짐작하시오. 당신이 나의 적수가 될지 헤아려보시오. 칠왕야께서는 나를 절대적으로 신임하고 계시며 당신은 나를 석류빛 치마 아래에 굴복시킬 수 없소. 그러면 오직 나와 싸우는 길 밖에 없소. 손을 뗄 수 있다면 당신에게는 결코 나쁜 점이 없소."

朱夫人冷笑一聲,道:「岳秀,別太自信,我希望你再多想想,七王爺就算很信任你,但那是因為他沒有見到我,如是見到我,那就很難說了……」

주부인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악수, 너무 자신하지 말아라. 나는 네가 더 많이 생각하기를 바란다. 칠왕야가 설령 너를 몹시 신임하더도 그것은 그가 나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나를 본다면 그건 말하기 매우 어렵지..."

岳秀嘆口氣,笑道:「說的不錯,妳是個很動人的女人,世上能夠有定力拒的人,只怕不多。」

악수가 한숨을 쉬고는 웃으며 말했다.

"말은 맞는 말이오. 당신은 사람을 마음을 움직이는 여인이오. 세상에 거절할 수 있는 정력(定力)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을 듯 하구려."

朱夫人道:「你明白就好,能比柳下惠的人舉竟很少,但還是讓我遇上了一個……」

주부인이 말했다.

"알고 있으니 잘됐군. 류하혜(柳下惠:춘추시대의 현자)에 견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나는 한 명을 만났구나..."

岳秀接道:「什麼人?」

악수가 말했다.

"누구요?"

朱夫人道:「你!岳秀。」

주부인이 말했다.

"너! 악수다."

岳秀淡然一笑,道:「誇獎了,夫人。」

악수가 담연히 웃으며 말했다.

"과찬이오. 부인."

朱夫人看他一付若無其事的神情,心中大是惱火,怒聲說道:「岳秀,你一點也不慚愧麼?」

주부인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한 그의 표정을 보자 심중으로 크게 화가 나서 노성으로 말했다.

"악수, 너는 조금도 부끄럽지 않느냐?"

岳秀微微一怔,道:「慚愧,為什麼?」

악수가 약간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부끄럽다니, 무엇 때문이오?"

朱夫人道:「你覺著,你已經勝了,但你連我是什麼人,都不知道。」

주부인이 말했다.

"너는 이미 이겼다고 여기고 있지만 내가 누구인지 조차도 알지 못한다."

岳秀嗯了一聲,道:「夫人,不管你是什麼人,在我岳秀的眼中都是一樣,就算你是常將軍的女兒吧!但如你參加了竊國和謀害七王爺的陰謀,一樣要斬首示眾。」

악수가 음, 하더니 말했다.

"부인, 당신이 누구든, 설령 당신이 상장군의 딸이라 하더라도 나 악수의 눈에는 모두 마찬가지요! 하지만 당신이 나라를 찬탈하고 칠왕야를 모해할 음모에 가담했다면 똑같이 참수하여 사람들에게 보여야 하오."

朱夫人道:「岳秀,你好放肆。」

주부인이 말했다.

"악수, 너는 아주 방자하구나."

岳秀道:「物必自腐,而後蟲蛀之,人必自侮而後人侮之,夫人用不著和我岳某人意氣相爭,咱們之間,沒有私人恩怨,我要查問的是事實真象。」

악수가 말했다.

"사물은 반드시 스스로 썩고 이후에 벌레가 파먹소.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단속 못하고 욕되게 하면 후인(後人)들에게 모욕을 받소. 우리들 간에 개인적인 은원은 없으니 부인은 나 악모와 감정적으로 다툴 필요가 없소. 나는 사실대로 진상을 밝혀내야겠소."

朱夫人臉色一變,道:「岳秀,你給我滾出去,我不要再見你的面。」

주부인은 낯빛이 일변하더니 말했다.

"악수, 썩 꺼져라. 나는 두 번 다시 너를 보지 않겠다."

岳秀劍眉聳動,俊目放光,冷冷說道:「夫人,是不是惱羞成怒了?」

악수의 검미가 꿈틀거리며 영준한 눈이 빛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부인, 부끄럽고 분한 나머지 성을 내는 것이오?"

朱夫人道:「不要你管我的事,你給我走!」

주부인이 말했다.

"나의 일에 상관 말고 가거라!"

岳秀哈哈一笑,道:「夫人,也許真有很多人,會被你這番做作、撤潑給嚇跑,但我岳秀不會。」

악수가 하하, 웃고는 말했다.

"부인, 어쩌면 정말로 많은 사람이 당신의 이런 가식적인 행동에 겁을 집어먹고 물러나버릴 테지만 나 악수는 그럴 리가 없소."

朱夫人愣住了,對方這等軟硬不吃的神態,使她頓有不知所措的感受。

주부인은 경악했다. 얼러도 때려도 듣지 않는 상대방의 표정과 태도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沉吟了良久,道:「我要見七王爺。」

한참을 침음하더니 말했다.

"나는 칠왕야를 만나야겠다."

岳秀道:「可以,不過,我要點你兩處穴道。」

악수가 말했다.

"그러시오. 그러나 나는 당신의 두 곳 혈도를 찔러야겠소."

朱夫人神情突然一變,臉色嬌媚橫生,舉步向岳秀行了過去,一面柔聲說道:「岳秀,我不知道天下是否還有比我更可愛的女人,但我自己對鏡理妝時總感覺到自己,還有一些缺點,不能十全十美。」

주부인의 표정이 돌연 일변했다. 요염한 안색으로 악수를 향해 걸어가면서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악수, 천하에 나보다 사랑스러운 여인이 있는지 나는 모른다. 거울 앞에 앉아 화장을 할 때 나에게는 결점이 있어 십전십미(十全十美)가 될 수 없다고 느꼈다."

岳秀肅立未動,緩緩說道:「夫人,你尊重些,萬一在下不小心,傷了你花容月貌,那不但大煞風景,而且,也使你失去了本錢。」

악수는 숙연하게 선 채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천천히 말했다.

"부인, 좀 점잖게 구시오. 만일 내가 조심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꽃같은 얼굴을 다치게 할 거요. 그러면 너무 살풍경할 뿐만 아니라 당신은 본전도 잃게 될 거요."

語聲一頓,冷厲地接道:「常姑娘現在何處?」

잠시 멈추었다 차갑게 말을 이었다.

"상낭자는 지금 어디 있소?"

朱夫人道:「我就是常姑娘。」

주부인이 말했다.

"내가 바로 상낭자다."

岳秀道:「夠了,我已確定你不是常姑娘了。」

악수가 말했다.

"됐소. 나는 이미 당신이 상낭자가 아님을 확신했소."

朱夫人奇道:「為什麼呢?你又沒見過常姑娘。」

주부인이 말했다.

"무엇 때문이지? 너는 상낭자를 본 적도 없는데."

朱夫人突然一揚雙腕,寒芒由袖中急射而出,籠罩了岳秀上半個身子。

주부인이 돌연 두 팔을 떨치자 한망이 소매 안에서 쏘아져 나와 악수의 상반신을 뒤덮었다.

這等近距離下,突然發難,十餘枚銀針,一齊射出,很少有避開的機會。

이 정도의 근거리에서 갑자기 십여 개의 은침이 일제히 쏘아져 나오면 피할 기회가 거의 없다.

岳秀臉色一變,一個轉身,沒有閃開,突然倒摔在地上。

악수는 낯빛이 일변하더니 몸을 홱, 돌렸으나 피하지 못하고 돌연 땅바닥에 쓰려졌다.

朱夫人搖搖頭,嬌媚一笑,道:「岳秀,你這是敬酒不吃吃罰酒,本是人財兩得之局,你卻偏偏要自負武功,鬧得這樣一個結局,那也怨不得我了。」

주부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악수, 경주(敬酒)를 마다하고 벌주(罰酒)를 마셨구나. 본래 사람과 재물 두 가지를 얻을 수 있었는데 너는 기어이 자신의 무공을 자부하다가  이런 결과가 벌어졌구나. 그건 나를 원망해서는 안된다."

岳秀倒臥地上,面上蒼白,有氣無力的說道:「你這針上有毒?」

악수는 땅바닥에 쓰러져 누워서 창백한 얼굴로 힘없이 말했다.

"당신의 침에는 독이 있소?"

朱夫人笑一笑,道:「不錯,岳秀,你感覺到了麼?」

주부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악수, 너는 느껴지느냐?"

岳秀苦笑一下,默不作聲。

악수는 고소를 지으며 묵묵히 말이 없었다.

朱夫人一揮手,低聲對那守在門後的小婢,道:「去,告訴他們準備,等我令諭行事!」

주부인이 손을 흔든며 문 뒤를 지키고 있던 소비에게 나직이 말했다.

"가서 그들에게 나의 영유를 기다렸다가 일처리할 준비를 하라고 해라!"

小婢一欠身,啟門而去,但順手又把門帶上。

소비는 허리를 숙이더니 문을 열고 나갔다. 나가는 김에 또 문을 닫았다.

朱夫人好整以暇,理一理鬢邊的散髮,道:「岳秀,一個人在江湖上行走,武功並不可恃,除了武功之外,還要靠嚴密算計,膽大心細,我混入王府數年,無人對我懷疑,你卻能幾日內揭穿了我的偽裝,這份才的確是高明的很,但你太嫩了,也太低估了我們。」

주부인은 바쁜 가운데도 서두르지 않았다. 흐트러진 귀밑머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악수, 사람이 강호를 다니면서 결코 무공에 의지해서는 안된다. 무공 말고도 엄밀한 계산, 담대함과 세심함에 기대야 한다. 내가 왕부에 잠입한 지 수 년이지만 아무도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았다. 네가 며칠 만에 나의 위장을 들추어낼 수 있었으니 그 제주는 확실히 아주 고명했다. 다만 너는 너무 서툴렀고 우리를 너무 과소평가했다."

岳秀頭上滾下了汗水,緩緩說道:「夫人,這針上之毒,會致命麼?」

악수는 머리에서 땀을 흘리며 천천히 말했다.

"부인, 그 침의 독은 치명적이오?"

朱夫人格格一笑,道:「我還道你是不怕死的英雄,原來你也有些怕死?」

주부인이 깔깔, 웃고는 말했다.

"난 또 네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웅이라고. 원래 너도 죽는 것을 좀 두려워하는구나?"

岳秀道:「螻蟻尚且貪生,何況在下是人!」

악수가 말했다.

"개미도 생을 탐하거늘 하물며 나는 사람이오!"

朱夫人道:「怕死就好商量了……」

주부인이 말했다.

"죽기가 두려우니 잘 상의해보자꾸나..."

兩道目光,深注在岳秀的臉上,嘴角間現出柔媚的微笑,道:「岳秀,有一件事,不知是否知曉?」

두 줄기 시선이 악수의 얼굴을 응시하며 입가에 매력적인 미소가 나타났다.

"악수, 한 가지를 아는지 모르겠구나?"

岳秀道:「什麼事?」

악수가 말했다.

"무슨 일 말이오?"

朱夫人道:「四鳳告訴我,你是一個很難叫女人抗拒的男人……」

주부인이 말했다.

"사봉이 나한테 알려주더군. 너는 여인이 항거하기 어려운 남자라고 말이야..."

岳秀接道:「她們言過其實了!」

악수가 말했다.

"그녀들이 너무 과장해서 말했구려!"

朱夫人道:「不!她們說的不錯,岳秀,能讓我動心的,你是我所遇上的第一個男人,那並不是因為你生的很英俊,而是你有一股使女人動心的氣質。」

주부인이 말했다.

"아니다! 그녀들 말은 틀리지 않았다. 악수, 너는 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내가 만난 첫 번째 남자다. 그건 네가 영준하게 생겨서가 아니라 너에게는 한 줄기 여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질이 있기 때문이다."

岳秀道:「你該是美人中的美人,可惜,你已是朱夫人……」

악수가 말했다.

"당신은 미인 중의 미인이라 해야 할 것이오. 애석하게도 당신은 이미 주부인이니..."

朱夫人格格一笑,接道:「我不是朱夫人,七王爺沒有碰過我,我們只有夫妻之名,沒有夫妻之實。」

주부인은 깔깔, 웃더니 말을 이었다.

"나는 주부인이 아니다. 칠왕야는 나를 범하지 않았다. 우리는 단지 이름만 부부였지 실제 부부가 아니었다."

岳秀奇道:「那你究竟是什麼人呢?」

악수가 말했다.

"그럼 당신은 도대체 누구요?"

朱夫人道:「不管我是什麼人?那都不重要,重要的是我的這份容色,是不是為你所愛?」

주부인이 말했다.

"내가 누구건 그건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나의 용모가 너한테 사랑스러운가 하는 것이다."

岳秀長長吁一口氣,道:「我身上中著毒針,談這些不覺著煞風景麼?」

악수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나는 몸에 독침을 맞았는데 그런 말은 좀 살풍경하다고 느끼지 않소?"

朱夫人道:「對你岳秀,我已有太多瞭解,你是一匹行空天馬,沒有絕對的制服之則,我不會治你的毒傷。……」

주부인이 말했다.

"나는 악수 너에 대해 이미 많이 이해했다. 너는 허공을 마음껏 달아다니는 한 필의 천마(天馬)로 절대 제압하여 복종시킬 수 없지. 나는 너의 독상을 치료하지 않을 것이다..."

嫣然一笑,又接道:「不過你放心,那針上之毒不會要你的命,再說沒有到完全絕望的時候,我實在捨不得讓你死。」

생긋, 웃더니 또 말을 이었다.

"그러나 너는 안심하거라. 그 침의 독은 너의 목숨을 뺏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완전히 절망적인 때가 이르지 않는다면 나는 사실 너를 죽게 내버려두기가 아깝구나."

岳秀道:「好吧!你說說看,什麼條件才能解去我身上之毒。」

악수가 말했다.

"좋소! 말해보시오. 무슨 조건이라야 내 몸의 독을 없애줄 수 있겠소?"

朱夫人道:「我這針上淬過散功粉,中針的人無法再提足功力,但卻不會有太多的痛苦,你如若感覺到痛苦,那完全是心理作祟。」

주부인이 말했다.

"나의 그 침은 산공분(散功粉)에 담금질했기에 침을 맞은 사람은 더이상 공력을 끌어올릴 수가 없다. 하지만 그리 많은 고통은 없을 것이다. 네가 만약 고통을 느끼게 되었다면 그것은 완전히 심리적인 작용이다."

岳秀道:「不管有沒有痛苦,一個人中了毒針,總會覺著不太舒服。」

악수가 말했다.

"고통이 있든 없든 사람이 독침을 맞았으니 어쨌든 편하게 느낄 리가 없지 않소."

朱夫人道:「說的也是啊,岳秀,你這一生中大概還沒有栽過跟頭?」

주부인이 말했다.

"맞는 말이다. 악수, 너의 일생에서 아직 실패를 맛본 적이 없겠지?"

岳秀道:「咱們談些重要的事,妳耳目靈敏,大約早已知道我進入王府中時帶了不少的人,拖延的時間太久,他們會闖進來找我!」

악수가 말했다.

"우리는 중요한 일을 이야기합시다. 당신의 이목이 영민하니 내가 왕부에 들어올 때 적지 않은 사람을 데려왔음을 벌써 알 것이오. 시간을 너무 오래 지체하다가는 그들이 나를 찾아 들이닥칠 것이오." 

朱夫人道:「我知道,不過除了你岳秀之外,其他的人我們都不會放在心上,他們最好別輕舉妄動,如是不幸輕易出了手,那就有得他們的苦頭好吃。」

주부인이 말했다.

"알고 있다. 그러나 악수 너 외에 나머지 사람들은 우리가 마음에 담아둘 리가 없다. 그들은 경거망동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걸. 만일 불행히도 함부로 출수했다간 쓴맛을 보아야 한다."

岳秀略一沉吟,道:「夫人,還是談談我們的交易吧,在下如能接受立刻答允,如是不能接受,那就請夫人賞我一刀,在下死而無憾。」

악수가 잠시 침음하더니 말했다.

"부인, 우리의 거래를 이야기해봅시다. 내가 받아들일 수 있다면 즉시 승낙하겠소. 만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부인은 한 칼에 죽여주시오. 나는 죽어도 유감이 없소."

朱夫人道:「我也許下不了手,不過你一定想死時,我會讓別人下手?……」

주부인이 말했다.

"나는 아마도 손을 쓰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네가 기어코 죽겠다고 할 때 내가 다른 사람이 손을 쓰게 한다면...?

話聲一頓,接道:「你先答應我一句話,願不願歸服在我們的組合之中?」

말꼬리를 흐리다가 이어서 말했다.

"너는 먼저 나한테 한 가지 승낙하거라. 우리들 조직에 귀복(歸服:귀순하여 복종)하겠느냐?"

岳秀道:「太籠統了,你們是一個什麼樣的組合,我還不太瞭解,怎麼能談到歸服?」

악수가 말했다.

"너무 막연하오. 당신들이 어떤 조직인지 나는 아직 잘 모르고 있는데 어떻게 귀복하겠다 말할 수 있겠소?"

朱夫人道:「好倔強,你知道我出手就可以取你之命麼?」

주부인이 말했다.

"정말 굳세구나. 내가 출수하면 곧바로 너의 목숨을 취할 수 있음을 알고 있느냐?"

岳秀道:「知道,不過有很多事,比死亡更可悲。」

악수가 말했다.

"알고 있소. 그러나 죽음보다 훨씬 슬픈 일들이 아주 많소."

朱夫人眨動了一下圓圓的大眼睛,嘆口氣,道:「你說的也許有理,我們組合叫龍鳳會!」

주부인은 동그랗고 커다란 눈을 깜빡이더니 한숨을 쉬고 말했다.

"네 말이 어쩌면 일리가 있겠지. 우리 조직은 용봉회(龍鳳會)라고 한다!"

岳秀道:「名字很俗氣,但口氣很大。」

악수가 말했다.

"이름은 몹시 조잡하고 속되지만 말투는 거창하구려."

朱夫人道:「我是鳳字組的……」

주부인이 말했다.

"나는 봉자조(鳳字組)의..."

岳秀接道:「首腦人物了。」

악수가 말했다.

"수뇌인물이구려."

朱夫人笑笑,接道:「可惜的是,小妹並不是鳳字組的頭號人物,不過我也不是全無身份。……」

주부인이 웃고는 말을 이었다.

"애석한 것은 소매가 결코 봉자조의 가장 높은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전혀 신분이 없는 것도 아니지..."

岳秀接道:「你是……」

악수가 말했다.

"당신은..."

朱夫人道:「我是鳳字組的二號人物,怎麼樣?不太辱沒你吧?」

주부인이 말했다.

"나는 봉자조의 두 번째 인물이다. 어떠냐? 그리 수치스럽지는 않겠지?"

岳秀道:「龍鳳會似是一個江湖上的組合,但我想不明白,你們為什麼會鬧到七王爺的府中來?」

악수가 말했다.

"용봉회는 강호상의 조직인 듯 하구려. 헌데 내가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것은 당신들이 왜 칠왕야의 부중으로 뛰어들었느냐는 것이오."

朱夫人道:「這個你先別問,以後你如進了龍鳳會,自然會瞭解內情?」

주부인이 말했다.

"그건 우선 묻지 말아라. 이후에 네가 용봉회에 들어온다면 자연 내정(內情)을 알게 될 것이다."

岳秀笑一笑,道:「如是我不答應加入龍鳳會呢?」

악수가 웃더니 말했다.

"만일 내가 용봉회 가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朱夫人道:「那只好殺了你以絕後患。」

주부인이 말했다.

"그러면 너를 죽여 후환을 미리 제거할 수 밖에."

岳秀道:「唉!姑娘,在下覺著這中間還有一個辦法!」

악수가 말했다.

"후! 낭자, 저는 이 가운데에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오!"

朱夫人道:「什麼辦法?」

주부인이 말했다.

"어떤 방법이냐?"

岳秀道:「姑娘脫離龍鳳會和在下合作,你還未造成大錯。在下相信七王爺可以原諒姑娘,再說以姑娘之美,十之八九,仍有當王妃的份,不過……」

악수가 말했다.

"낭자가 용봉회를 이탈하여 나와 합작하는 것이오. 당신은 아직 큰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았소. 칠왕야께서는 낭자를 용서하실 것이라 나는 믿소. 게다가 낭자의 미모라면 십중팔구 왕비의 신분에 걸맞소. 그러나..."

朱夫人冷冷接道:「我不會脫離龍鳳會,第一個條件咱們就談不通,用不著﹃不過﹄了……」

주부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나는 용봉회를 이탈하지 않을 것이다. 첫 번째 조건이 막혔으니 '그러나' 라는 말은 할 필요가 없다..."

岳秀道:「姑娘稍安勿躁,聽在下把話說完如何?」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좀 진정하고 조급하게 굴지 마시오. 내 말을 다 듣는 것이 어떻겠소?"

朱夫人道:「好吧!你說!」

주부인이 말했다.

"좋다! 말하라!"

岳秀道:「這中間有一個最大的關鍵,那就是常姑娘現在何處?」

악수가 말했다.

"그 가운데에는 가장 큰 관건이 있는데 바로 상낭자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오."

朱夫人道:「你怎麼能肯定我不是常姑娘?」

주부인이 말했다.

"내가 상낭자가 아니라고 너는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

岳秀笑道:「常姑娘名門千金。怎會加入龍鳳會。」

악수가 말했다.

"상낭자는 명문(名門)의 따님인데 어찌 용봉회에 가입했겠소."

朱夫人道:「你岳秀世外高人,怎會捲入這樣的漩渦中呢?」

주부인이 말했다.

"너 악수는 세외고인(世外高人)인데 어찌 이런 소용돌이에 말려들었지?"

岳秀淡淡一笑,道:「姑娘,這樣很難談出個所以然了。」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낭자, 그렇게 된 까닭을 말하기 아주 어렵소."

朱夫人道:「那你準備要怎麼談?」

주부인이 말했다.

"그러면 너는 어떻게 말할 작정이냐?"

岳秀忽然站起身子,道:「姑娘,現在,咱們勢均力敵了。」

문득 악수가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낭자, 이제 우리는 세력이 엇비슷해졌소."

朱夫人呆了一呆,道:「你沒有受傷?」

주부인이 멍해져서 말했다.

"너는 부상을 입지 않았느냐?"

岳秀隨手甩出一把銀針,笑道:「如若這一把區區銀針能夠傷到我岳秀,在下也不敢到這裡來了。」

악수는 손에 잡히는 대로 한 개의 은침을 내던지고는 웃으며 말했다.

"만약 이 하찮은 은침이 나 악수를 상하게 할 수 있다면 내 감히 이곳에 오지도 못했을 거요."

朱夫人向後退了一步,道:「你!」

주부인이 뒤쪽으로 한 걸음 물러나서 말했다.

"너!"

岳秀接道:「我要把你生擒去見七王爺。」

악수가 말했다.

"나는 당신을 사로잡아 칠왕야를 뵈러 가겠소."

朱夫人一探手,摸出了一把鋒利的匕首,道:「我不會束手就縛。」

주부인이 손을 더듬어 한 자루 끝이 예리한 비수를 꺼내더니 말했다.

"나는 속수무책으로 포박을 받지 않을 것이다."

岳秀道:「我知道,所以我要生擒你去見七王爺。」

악수가 말했다.

"알고 있소. 그래서 나는 당신을 사로잡아 칠왕야를 뵈러 가려는 거요."

朱夫人道:「你無法生擒我去見他,就算你擒住我了,那將是一具屍體!」

주부인이 말했다.

"너는 나를 생포하여 그를 만나러 가지 못한다. 설령 네가 나를 사로잡아도 그건 한 구의 시체일 것이다!"

岳秀微微一怔,笑道:「姑娘,你這樣年輕輕的,死了豈不是可惜得很麼?」

악수가 약간 의아하여 웃으며 말했다.

"낭자, 당신 같이 그렇게 어린 나이에 죽으면 어찌 아깝지 않겠소?"

朱夫人怒道:「我說的很真實,不信,你就試試看。」

주부인이 노하여 말했다.

"내 말은 사실이다. 믿지 못하겠거든 한번 시험해 보아라."

突然,倒轉匕首,抵在右胸前。這一下,岳秀愕住了,不敢再向前邁進一步。

돌연 비수를 돌리자 오른쪽 가슴에 닿았다. 이렇게 되자 악수는 깜짝 놀라서 감히 더이상 앞으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朱夫人接道:「你武功很高強,我不願冒險,所以我寧可赴死。」

주부인이 말했다.

"너의 무공은 아주 고강하니 나는 모험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죽어버리겠다."

岳秀道:「姑娘,這一下你還真是把我給唬住了。」

악수가 말했다.

"낭자, 이번에 당신은 정말 나를 협박하는구려."

朱夫人道:「你別想耍任何花招,不論你出手有多麼快,我相信我都可以死得了。」

주부인이 말했다.

"너는 수작부릴 생각 말아라. 너의 출수가 제 아무리 빨라도 나는 죽을 수 있다고 믿는다."

岳秀輕輕嘆息一聲,道:「你如是常姑娘,應該顧及令尊的聲譽,你如不是常姑娘,你應該告訴我常姑娘現在何處?」

악수가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당신이 상낭자라면 마땅히 영존의 명예를 돌아보아야 하오. 당신이 상낭자가 아니라면 마땅히 나한테 상낭자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어야 하오."

朱夫人道:「我不會告訴你。」

주부인이 말했다.

"나는 너한테 알려주지 않겠다."

岳秀道:「好吧!你執意不講,在下也不多問了,岳秀告辭。」

악수가 말했다.

"좋소! 당신이 고집부리며 말하지 않으니 나도 묻지 않겠소. 악수는 이만 가보겠소."

轉身向外行去。朱夫人一揚腕,手中匕首疾如流星,直射岳秀背心。

뒤돌아서 밖을 향해 걸어갔다. 주부인이 팔을 떨치자 수중의 비수가 유성처럼 빠르게 곧장 악수의 등으로 쏘아져갔다.

岳秀一回手,抄住了匕首,笑道:「姑娘,好辣的手段。」

악수는 뒤돌아 손을 뻗어 비수를 나꿔채고는 웃으며 말했다.

"낭자, 정말 악랄한 수단이구려."

拉開木門,大步而去。想一想這件事,確也很難處理,他不能冒險出手,因為萬一朱夫人自絕而死,就算讓她受了傷,自己也是沒有辦法對七王爺說。情勢迫的他不得不空手而退。

목문을 열고 성큼성큼 가버렸다. 생각하면 이 일은 확실히 처리하기 몹시 어려웠다.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출수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만일 주부인이 자결하여 죽어버리거나 설령 그녀가 상처를 입게하더라도 자신은 칠왕야에게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정세에 쫓겨 그는 부득불 빈손으로 물러나야 했다.

歐陽俊仍然是守在大廳中和銀、鐵二嬤,相對而坐。六雙眼睛互相交注,誰也不說一句話。

구양준은 여전히 대청을 지키며 은부, 철부 두 늙은 여종과 대치한 채 앉아있었다. 여섯 개의 눈동자는 서로를 응시한 채 누구도 한 마디 말이 없었다.

岳秀一招手,道:「咱們走!」

악수가 손짓하여 부르며 말했다.

"갑시다!"

歐陽俊目光一掠銀嬤、鐵銀嬤,道:「兩位,希望日後咱們有個機會能夠量一下。」

구양준은 은부, 철부를 흘낏 쳐다보고 말했다.

"두 분, 나중에 우리는 한번 겨루어볼 기회가 있을 것이오."

銀嬤冷笑一聲,道:「我想總有機會的,見識一下,你江湖浪子的武功。」

은부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강호랑자 그대의 무공을 한번 견식해볼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歐陽俊冷笑一聲,道:「希望這一天快些到來。」

구양준이 냉소를 치며 말했다.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겠소."

轉身向外行去。

뒤돌아 밖을 향해 걸어갔다.

朱奇仍然守在大廳門口,一欠身,道:「主人,沒有……」

주기는 여전히 대청 문을 지키고 있다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주인, 아무 일도 없었소이다..."

岳秀一揮手,接道:「咱們回去談。」

악수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우리 돌아가서 이야기합시다."

朱奇未再多問,緊隨在岳秀身後行去。七王爺還在等待,而且神情很焦急。

주기는 더 여러 말 묻지 않고 악수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칠왕야는 아직 기다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표정이 몹시 초조했다.

一眼看到了岳秀,立刻迎了上去,道:「兄弟,見著她沒有?」

악수가 온 것을 보자 즉시 맞이해 가서 말했다.

"형제, 그녀를 만나지 못했는가?"

岳秀道:「見到了,而且我還見到了她的真面目。」

악수가 말했다.

"만났습니다. 게다가 그녀의 진면목을 보았습니다."

七王爺呆了一呆,道:「真面目.她真的戴了面具。」

칠왕야가 멍해져서 말했다.

"진면목이라니. 그녀는 정말 면구를 썼던가?"

岳秀道:「是的,很精巧的人皮面具,騙了大哥數年之久。」

악수가 말했다.

"예. 아주 정교한 인피면구로 대가를 수 년 동안 속였습니다."

七王爺嘆息一聲,道:「想不到,兄弟,她們為什麼這樣對付我?」

칠왕야가 탄식하고는 말했다.

"생각지도 못했구나. 형제, 그녀들이 왜 이렇게 나를 상대할까?"

岳秀道:「小弟慚愧,還未把真像查明……」

악수가 말했다.

"소제는 부끄럽습니다. 아직 진상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當下把經過之情,很仔細的說了一遍。

즉시 사정의 경과를 아주 자세하게 쭉 말했다.

七王爺道:「照兄弟的說法,她根本不是常姑娘。」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의 말대로라면 그녀는 근본적으로 상낭자가 아니군."

岳秀道:「小弟是這樣的看法,但形勢太詭異,連我也被她鬧糊塗了,所以,我也無法確定她是不是常姑娘……」

악수가 말했다.

"소제도 그런 생각입니다. 하지만 형세가 너무도 궤이(詭異)하여 저까지도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녀가 상낭자인지 아닌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七王爺道:「兄弟,世間也有難倒你的事麼?」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 세상에 자네를 곤란하게 하는 일도 있는가?"

岳秀道:「也許難不倒,不過她是大哥的夫人,小弟下不了手。」

악수가 말했다.

"어쩌면 곤란하지 않겠지요. 그러나 그녀는 대가의 부인입니다. 소제는 손을 쓰지 못했습니다."

七王爺道:「你儘管下手,逼問出內情來,她們混入王府的用心何在?」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는 얼마든지 손을 쓰도록 하게. 그녀들이 왕부에 잠입한 의도가 무엇인지 다그쳐서 내정을 캐내게."

岳秀嘆口氣,道:「龍鳳會這個組合,名字起的很古怪,似乎在影射些什麼,所以,她們混入王府中來,可能有很驚人的陰謀,江湖中人,不論多高的武功多大的實力,但她們有一個不成文的規矩,那就是盡量避免和官府中作對,混入王府中來,顯然是大背常情,所以,小弟想這中間,可能會牽連很大……」

악수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

"용봉회라는 조직은 이름이 몹시 괴이하게 지어졌는데 마치 무언가를 빗댄 듯 합니다. 그래서 그녀들은 왕부에 잠입해 들어와 사람을 놀라게 하는 음모? 강호인들은 무공이 얼마나 높든 얼마나 커다란 실력이 있든 그들에게는 명문화되지 않은 규칙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가능한 관부와 맞서기를 피한다는 것입니다. 왕부에 잠입한 것은 확실히 상식에 위배됩니다. 그래서 소제는 그 가운데에 크고 폭넓게 연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話沒有說完,但卻突然住口,雙目凝注在七王爺的身上。

말을 끝내지 않았지만 돌연 입을 다물고 두 눈으로 칠왕야를 응시했다.

七王爺輕輕嘆息一聲,道:「兄弟,你的意思可是說這場紛爭牽涉得太廣泛?」

칠왕야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형제, 자네 말은 이 한바탕의 분쟁이 너무도 광범위하게 연루되었다는 의미로군?"

岳秀道:「小弟正是此意。」

악수가 말했다.

"바로 그런 뜻입니다."

七王爺沉吟了一陣,道:「兄弟,你放開手辦,不論什麼後果都由為兄的擔起來?」

칠왕야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형제, 자네는 거리낌없이 처리하게. 어떤 결과가 있던 형제가 책임지겠네."

岳秀道:「有大哥這一句話,小弟才敢放手施為。」

악수가 말했다.

"대가의 그 한 마디 말에 소제는 비로소대담하게 일을 할 수 있겠군요."

七王爺突然在衣袋中,取出一面黃金鑲邊的玉牌,接道:「你帶著這個,凡見到三品以上大員,他們都該認出此物。」

칠왕야가 돌연 호주머니 속에서 황금테를 두른 옥패를 꺼내더니 말했다.

"이것을 지니고 있게. 무릇 삼품이상의 관원들이라면 모두가 이 물건을 알아볼 걸세."

岳秀沒有仔細看,也不問玉牌的來歷,伸手接過來。

악수는 자세히 보지도, 옥패의 내력을 묻지도 않고 손을 뻗어 건네받았다.

七王爺微微一笑,道:「你識得那面玉牌麼?」

칠왕야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자네는 그 옥패를 아는가?"

岳秀搖搖頭,道:「不識。」

악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모릅니다."

七王爺歎道:「兄弟,看起來我是沒有法子用名利把你鎖在官場中了……」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 보아하니 명리(名利)를 이용하여 관료들의 세계 안에 자네를 가두어둘 수 없겠구먼..."

岳秀淡淡一笑,接道:「大哥,小弟捲入這場是非純屬和大哥交往的私誼,不論你身份如何的尊高,在我的眼中,你只是我岳秀的大哥,小弟天生閒雲野鶴的性格,實不願受官場的禮法束縛,這一點大哥要多多原諒小弟才好。」

악수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대가, 소제는 순전히 대가와의 개인적인 교분으로 이 시비에 말려들었습니다. 당신의 신분이 얼마나 높고 존귀하든 저의 눈에는 단지 저 악수의 대가일 뿐입니다. 소제는 아무런 구속없는 자유로운 성격을 타고나서 관료들의 예법에 구속받기를 원치 않습니다. 이 점은 대가께서 널리 양해해주셔야 합니다."

七王爺哈哈一笑,道:「我答應你,不以官位困你……」

칠왕야가 하하, 웃고는 말했다.

"내 승낙함세. 관직으로 자네를 곤란하게 하지 않겠네..."

岳秀一抱拳,接道:「多謝大哥。」

악수가 포권하며 말했다.

"대가께 감사드립니다."

神情突然一整,肅然接道:「我試過王嫂夫人的手段,夠陰狠,也夠毒辣……」

표정을 돌연 가다듬더니 숙연하게 말을 이었다.

"제가 왕수부인의 수단을 시험해보니 음험하고 사나우며 독랄했습니다..."

七王爺接道:「難道她的武功還高過你兄弟不成?」

칠왕야가 말했다.

"설마 그녀의 무공이 자네보다 높다는 건가?"

岳秀道:「她武功算得高明,但如和小弟動手,還不是小弟敵手,不過她不是首腦人物,在她的身後,還有更高明的人物,但更可怕是她似若有所恃,我擔心替她撐腰的,除了龍鳳會中的人物之外,還有別的人……」

악수가 말했다.

"그녀의 무공은 고명하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소제와 겨룬다면 소제의 적수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녀는 수뇌인물이 아니며, 그녀의 뒤에는 또 훨씬 고명한 인물이 있습니다. 더욱 두려운 것은 그녀에게는 마치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는 점입니다. 그녀를 지지해주는 것은 용봉회의 인물 말고도 또 다른 사람이 있을까 염려됩니다..."

七王爺接道:「我不是說過了麼?你只管放手施為,用不著顧慮太多。」

칠왕야가 말했다.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자네는 너무 많은 것들을 고려하지 말고 거리낌없이 수완을 발휘하게."

岳秀沉吟了一陣,道:「小弟的意思是大哥是否應該把這件事密奏當今……」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소제가 드린 말씀은 대가께서 이 사건을 비밀리에 황상께 아뢰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話說了一半,又突然住口不言。

말을 반 만 하고 또 돌연 입을 다물어 버렸다.

七王爺也似乎突然想到了什麼,良久之後,才緩緩說道:「兄弟,難得你想的這樣周到,但你只管放手辦事,至於是否該先行奏呈聖上,我會自作決定。」

칠왕야도 돌연 무언가 생각이 난 듯 했다. 한참이 지난 뒤에 비로소 천천히 말했다.

"형제, 자네가 이다지도 주도면밀하게 생각하기는 어려운 일일세. 자네는 얼마든지 마음껏 일을 처리하기만 하게. 성상께 먼저 아뢰어야 할지는 내가 결정하겠네."

岳秀點點頭,道:「好!有大哥這句話,小弟也放心了……」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알겠습니다! 대가의 그 말씀에 소제도 안심이 됩니다..."

輕輕咳了一聲,接道:「大哥這堂堂王府,但在小弟的眼中,卻是潛伏無數的殺機,揭穿了王嫂夫人的身份,那就要他們釜底抽薪。」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었다.

"대가의 이 당당한 왕부에는 소제의 보기에 무수한 살기가 잠복하고 있습니다. 왕수부인의 신분이 간파됨으로써 그들은 근본적인 해결을 보려할 것입니다."

七王爺道:「你是說,他們會算計我?」

칠왕야가 말했다.

"그들이 나를 모해할 것이란 말인가?"

岳秀道:「過去也許不會,但現在他們已經成了情急拚命的局面,什麼事他們都做得出來,他們精密設計的潛入王府,用心不外是控制大哥,你手綰江南七省的兵符和佈政大權,一旦你被他們控制,豈不是七省權柄盡落於他們之手,照他們設計的精密只怕還有後著?……」

악수가 말했다.

"과거라면 아마 그러지 않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이미 목숨을 걸어야 하는 다급한 국면이 되었고, 그들은 무슨 일이라도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정밀한 설계로 왕부에 잠입했고 목적은 대가를 공제하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당신은 강남칠성의 병권과 관리들에 대한 감찰의 대권을 손에 쥐고 계십니다. 일단 당신이 그들에게 공제되면 칠성의 권력은 모조리 그들의 손에 떨어집니다. 그들 설계의 정밀함으로 비추어볼 때 또 퇴로도 있을 것 같군요..."

七王爺怔了一怔,接道:「還有什麼後著呢?」

칠왕야가 멍해져서 말했다.

"또 무슨 퇴로가 있다고?"

岳秀道:「江湖伎倆,是防不勝防,小弟擔心,她們可能早有準備,安排了你的替身,一旦功敗垂成,或是大哥不肯受她們控制,她們很可能施下毒手。」

악수가 말했다.

"강호의 술책은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들에게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서 당신의 대체자를 안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염려됩니다. 일단 다 된 일이 실패하거나 대가께서 그녀들의 공제를 받지 않으려 한다면 그들은 독수를 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七王爺聽得心頭大為震動,長長吁一口氣,道:「不錯,她們敢混入王府,大約什麼事都能做得出來。」

칠왕야는 듣고 가슴이 크게 뛰었다. 길게 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그렇군. 그들이 왕부에 감히 잠입했으니 아마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을 걸세."

岳秀道:「值得慶幸的是我們的行動夠快,快的她們措手不及,看起來,我們似是佔了上風,但也激起她們的拚命之心。」

악수가 말했다.

"다행이라 할 만한 것은 우리들의 행동이 빨랐다는 점입니다. 빨라서 그녀들은 미처 손쓸 새가 없었지요. 보아하니 우리가 우위를 점한 듯 합니다. 하지만 그녀들이 죽음도 무릅쓸 마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七王爺道:「兄弟,你帶來的這些高手,想必可以保護我了。」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 자네가 데려온 고수들이 반드시 나를 보호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네."

岳秀道:「如若她派人硬闖進來,這些人足可以攔阻她們,假如是她們要不擇手段,那就很難說了。」

악수가 말했다.

"만약 그녀가 사람을 보내어 강경하게 쳐들어온다면 이들이 그녀들을 저지하기에 충분합니다. 만약 그녀들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면 그건 말하기 어렵습니다."

七王爺道:「她們能用什麼方法?」

칠왕야가 말했다.

"그녀들이 무슨 방법을 쓸 수 있을까?"

岳秀道:「放火……」

악수가 말했다.

"방화(放火)입니다..."

突然間金風破空,兩支長箭,穿窗而入。岳秀霍然起身,左右手,分接著兩支長箭。一支長箭上,帶著一條白箋,上面寫滿了字。

별안간 쇠붙이가 바람을 일으키며 허공을 가르더니 두 자루 장전(長箭)이 창을 뚫고 들어왔다. 악수가 벌떡 일어나더니 좌우수로 두 자루 장전을 따로 따로 받아냈다. 한 자루의 장전에는 폭이 좁은 하얀 쪽지가 붙어있는데 위에는 만료(滿了)라고 씌어져 있었다.

果然沒有出岳秀的預料,那白絹寫明了準備火攻,而且在水閣的周圍,埋伏了數十位武林高手,帶著淬毒暗器,除非岳秀交出七王爺,決無法保護七王爺的安全。

과연 악수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 하얀 비단에는 화공을 할 작정이며, 게다가 물 위에 지어진 누각 주위로는 수십 명의 무림고수가 쉬독암기(淬毒暗器)를 지닌 채 매복하고 있으니, 악수가 칠왕야를 내어주는 것 말고는 결코 칠왕야의 안전을 보호할 수가 없으리라고 분명히 적혀 있었다.

七王爺倒還沉得住氣,看完之後,笑道:「兄弟,我不能落在她們手中……」

칠왕야는 도리어 침착했다. 다 보고 나더니 웃으며 말했다.

"형제, 내가 그녀들의 수중에 떨어져서는 안되겠군..."

岳秀呼的一聲,吹熄了室中的燈火,道:「她們連番挫敗之後,這一次的行動,突然快了,不過她們還來不及作很完善的佈置。」

악수가 훅, 하며 방 안의 등화를 불어서 끄고 말했다.

"그녀들이 연달아 좌절하고 실패하더니 이번의 행동은 갑작스럽고 빨랐습니다. 그러나 그녀들이 미처 완벽한 배치를 하지는 못했군요."

七王爺緩緩移動,躲入一個利箭無法射中的角落裡,低聲道:「岳兄弟,真想不到啊!她們竟敢在王府中對我下手。」

칠왕야가 천천히 이동하여 화살이 맞출 수 없는 모퉁이로 숨더니 나직이 말했다.

"악형제, 그녀들이 감히 왕부에서 나에게 손을 쓸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

岳秀道:「她們有了很久時間的準備,整個王府中人都已被她們收買了,收買不了的,也必設法處置了。」

악수가 말했다.

"그녀들은 아주 오랜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왕부의 모든 사람들은 이미 그녀들에게 매수되었고, 매수되지 않은 자들도 처치할 방법을 강구하였음이 틀림없습니다."

七王爺道:「水總管呢?」

칠왕야가 말했다.

"수총관은?"

岳秀道:「我還沒有確切的證據,但他已不可信任……」

악수가 말했다.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습니다만 이미 그는 신임할 수 없습니다..."

語聲微微一頓,接道:「這些事,以後不難查明,眼下急的是先對付她們的攻襲,此閣三面臨水,她們要放火也不太容易……」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이 일은 이후에 밝혀내기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은 우선 그녀들의 공습에 대응하는 것이 급합니다. 이 누각의 삼면은 물에 접해 있으니 그녀들이 방화를 하려해도 그리 용이하지 않습니다..."

這時,整個的水閣中,一片黑暗,連續的步履聲行入書室。室中雖然幽暗,但岳秀、譚雲等目力過人,都可夜中見物,只有七王爺無法看得清楚。唐嘯和楊玉燕首先奔了過來,分站在七王爺的兩側。

이때 수각(水閣) 전체는 암흑에 빠졌으며 서실로 걸어들어오는 연속적인 발자국 소리가 났다. 방 안은 비록 깜깜했지만 악수, 담운 등은 목력이 뛰어나서 밤중에도 물체를 볼 수 있었다. 단지 칠왕야만 똑똑히 볼 수 없었다. 당소와 양옥연이 맨 먼저 달려와서 칠왕야의 양측에 나누어 섰다.

岳秀低聲道:「譚兄,外面有變化麼?」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담형, 바깥쪽에 변화가 있소?"

譚雲道:「兄弟已到外面瞧過,這座水閣,似乎已被包圍,王召、朱奇二兄守在閣外門口,歐陽兄上了屋頂。」

담운이 말했다.

"형제가 이미 바깥쪽을 살펴보았는데 이 수각은 이미 포위된 듯 하오. 왕소, 주기 두 형이 수각 밖의 문을 지키고 있으며 구양형은 지붕으로 올라갔소."

岳秀略一沉吟,道:「玉燕、唐嘯你們保護王爺,記著,王爺如有損傷唯你們是問!」

악수가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옥연, 당소. 그대들은 왕야를 보호하되, 왕야께서 손상을 입으신다면 오직 그대들 책임임을 기억하시오!"

楊玉燕低聲道:「大哥放心,捨了命我們也不會讓七王爺受到傷害。」

양옥연이 나직이 말했다.

"대가는 안심하세요. 우리들이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어도 칠왕야께서 상해를 받지 않으실 거예요."

岳秀點點頭,道:「好!他們可能放火,雖然這荷花軒三面臨水,但整個荷軒除了屋頂的朱瓦之外,大都是木頭做成,一旦著火,撲救不易,你們保護王爺,先到荷軒門口。」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소! 그들이 불을 놓을 것이오. 비록 이 하화헌 삼면이 물에 접해 있지만 하화헌 전체는 지붕의 붉은 기와를 제외하고는 모두 나무로 지어졌소. 일단 불이 붙으면 끄기가 쉽지 않소. 그대들은 왕야를 보호하여 먼저 하화헌의 문으로 가시오."

唐嘯道:「主人放心,屬下自會隨機應變。」

당소가 말했다.

"주인, 안심하십시오. 속하가 임기응변하겠습니다."

岳秀道:「一旦有人攻襲,你們只管施下毒手對付。」

악수가 말했다.

"일단 습격해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대들은 얼마든지 독수를 써서 대응하시오."

語聲一頓,接道:「譚兄,咱們出去瞧瞧?」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담형, 우리 한번 나가볼까요?"

轉身向外行去。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갔다.

譚雲緊行一步,追在岳秀身側,低聲道:「岳兄,事情好像很嚴重是麼?」

담운이 바삐 걸어서 악수의 곁을 따라가서 나직이 말했다.

"악형, 사정이 몹시 엄중한 듯 하구려?"

岳秀道:「是的,譚兄,咱們要對付的人,不是王府中的家丁護衛,而是江湖道上的高手。」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담형, 우리가 상대할 사람은 왕부의 호위들이 아니라 강호도상의 고수들이오."

譚雲道:「想不到啊!江湖是非,竟然鬧到王府中來,堂堂金陵王的府第,竟然是他們發號施令之所,神眼楊晉,就是本領再大,也不敢找上王府拏人啊!這真是江湖上從未有過的怪事。」

담운이 말했다.

"강호시비가 왕부 안에서 벌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당당한 금릉왕의 부저가 놀랍게도 그들이 명령을 내리는 본거지였다니. 신안 양진이 수완이 제아무리 크다한들 감히 왕부를 찾아와 사람을 잡지는 못하오. 이건 정말이지 강호에 여태껏 없던 괴사(怪事)이구려."

岳秀低聲道:「咱們先到屋頂上面瞧瞧!」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우리 먼저 지붕 위로 가서 살펴봅시다."

譚雲點點頭,舉步行去。

담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걸음을 옮겨 걸어갔다.

只聽墨龍王召的聲音,傳了過來,道:「二公子……」

묵룡 왕소의 음성이 전해왔다.

"이공자..."

荷花軒外,有一棵高大的白楊和一棵老榆樹,那聲音就從那高大的白楊樹上傳下來的。

하화헌 밖에는 한 그루의 고대(高大)한 백양나무와 한 그루의 오래된 느릅나무가 있었다. 목소리는 그 고대한 백양나무 위에서 전해왔다.

譚雲一拍手,道:「王兄……」

담운이 손뼉을 치고는 말했다.

"왕형."

王召飄身而下,著落實地。

왕소는 몸을 날려 표연히 땅으로 내려왔다.

譚雲低聲道:「王兄,發現了什麼徵候麼?」

담운이 나직이 말했다.

"왕형, 무슨 징후를 발견했습니까?"

王召道:「三四條人影,似乎已移動到荷軒五丈外那片茶花叢中。」

왕소가 말했다.

"서너 개의 인영이 하화헌 오 장 밖 동백꽃 덤불 속으로 이동한 듯 하오."

岳秀一皺眉頭,道:「王兄沒有瞧錯麼?」

악수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왕형이 잘못 본 것 아닙니까?"

王召道:「岳少俠放心,在下不會瞧錯。」

왕소가 말했다.

"악소협, 안심하시오. 내가 잘못 보았을 리가 없소."

岳秀道:「那一片茶花過來,再無隱身之處了。」

악수가 말했다.

"그 동백꽃을 지나면 더이상 몸을 숨길 곳이 없습니다."

王召道:「所以在下和朱兄決定暫時不理他們,那片茶花有半畝地大小,藏上幾個人應是搜查不易,但過了那片茶花園,距離這荷軒,有五丈多的空地,朱兄和兄弟決定不讓他們越過這片空地。」

왕소가 말했다.

"그래서 나와 주형은 잠시 거들떠보지 않기로 결정했소. 그 동백꽃은 반 묘(畝:넓이 단위)의 크기인데 몇 사람이 숨으면 수색하기 쉽지 않소. 하지만 그 동백꽃 화원을 지나면 이 하화헌까지의 거리가 오 장 넘는 공지가 있소. 주형과 형제는 결코 그들이 그 공지를 건너게 하지 않겠소."

岳秀望望天色,道:「如若他們藏在茶園中的人,內功精深一些,大約可以瞧到這荷花軒的動靜了。」

악수가 천색(天色)을 살피고는 말했다.

"만약 동백화원에 숨은 사람의 내공이 정심하다면 아마 이 하화헌의 동정을 볼 수 있을 겁니다."

王召道:「要不要兄弟到茶園去搜查一下。」

왕소가 말했다.

"형제가 동백화원으로 가서 한번 수색해보아야겠군."

岳秀道:「不用了,告訴朱奇,如果她們有所行動,那就不用顧忌儘管施下毒手,盡一切力量,把她們殺在這片空地上。」

악수가 말했다.

"필요 없습니다. 만약 그녀들에게 어떤 행동이 있으면 거리낄 필요 없이 얼마든지 독수를 사용하여 모든 역량을 다해 그녀들을 공지에서 저지하고 죽여버리라고 주기에게 알려주십시오." 

王召笑一笑,道:「岳少俠放心,我瞧到那幾個小子的身手,有十個八個來兄弟也可以應付!」

왕소가 웃으며 말했다.

"악소협, 안심하시오. 내가 그 몇 놈들의 솜씨를 보니 여덟 명이고 열 명이고 형제가 대응할 수 있소!"

岳秀點點頭,道:「偏勞王兄了。」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왕형, 수고하십시오."

一提氣突然飛了起來,躍上了屋頂。譚雲雙臂一伸,緊隨著飛上荷軒頂上。歐陽俊伏在屋面上,全神貫注,凝望著荷池對面。那是十丈左右的距離,所以歐陽俊看得很吃力。岳秀、譚雲登上了屋頂,歐陽俊似乎仍未發覺。

진기를 끌어올려 돌연 날아오르더니 지붕 위로 뛰어올랐다. 담운은 두 팔을 쭉 펴서 뒤따라 하화헌 지붕으로 날아올랐다. 구양준은 지붕 위에 엎드린 채 정신을 집중하여 하지(荷池:연꽃을 심은 연못) 맞은 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건 십 장 가량의 거리였고, 그래서 구양준은 보기가 몹시 힘들었다. 악수, 담운이 지붕에 올랐는데 구양준은 여전히 알아차리지 못한 듯 했다.

譚雲輕輕咳了一聲,道:「歐陽兄……」

담운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구양형..."

歐陽俊回頭一笑,低聲道:「是二公子麼?」

구양준이 고개를 돌리며 웃더니 나직이 말했다.

"이공자구려?"

譚雲道:「歐陽兄發覺了什麼?」

담운이 말했다.

"구양형은 무언가 발견하셨소?"

歐陽俊道:「荷池對面似乎有很多人在奔行移動。」

구양준이 말했다.

"하지 맞은 편에 많은 사람들이 뛰어서 이동하는 것 같소."

岳秀雙目凝神,運足內力看去,果見十幾條人影,正在移向荷池。隱隱間,岳秀髮覺了有幾人穿著水衣水靠。顯然,對方是已調動了不少的人手,準備全力施為。

악수가 정신을 집중하고 두 눈에 내력을 충분히 운용해서 보니 과연 십수 가닥의 인영이 한창 하지를 향해 이동하는 것이 보였다. 어렴풋이 악수는 그들이 수의(水衣)와 수고(水靠:잠수복)를 걸친 것을 발견했다. 확실히 상대방은 적지 않은 사람을 동원했으며 전력을 펼칠 작정인 것이다.

皺皺眉頭,岳秀說道:「譚兄,會不會水中功夫?」

미간을 찡그리며 악수가 말했다.

"담형, 수중공부(水中功夫)를 할 줄 아시오?"

譚雲道:「怎麼?他們準備水攻?」

담운이 말했다.

"왜 그러시오? 그들이 수공(水攻)을 준비하고 있소?"

岳秀道:「不錯,我瞧到了幾個人穿上了水靠,似是準備由水中摸過來。」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그들이 수고를 걸친 것을 보았는데 수중으로부터 기습해 올 작정인 듯 하오."

譚雲道:「看來,他們準備的人手很齊全,當真要逼的咱們全力施為了。」

담운이 말했다.

"보아하니 그들은 사람을 아주 완벽하게 준비했구려. 정말이지 우리가 전력을 펼치게 만드는구려."

歐陽俊接道:「在下水裡工夫不錯,墨龍王召更是第一流水裡高手,不過目下要保護七王爺的安全,暫不宜分散人手。」

구양준이 말을 받았다.

"나의 수중공부가 쓸만 한데 묵룡 왕소는 한층 더 물 속에서 일류고수라오. 그러나 지금 칠왕야의 안전을 보호해야 하니 잠시 사람을 분산하기가 적절치 않구려."

岳秀笑一笑,道:「歐陽俊說的不錯,看來,咱們也得改變一下計劃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구양형의 말씀이 맞습니다. 보아하니 우리도 계획을 바꾸어야겠습니다."

譚雲低聲說道:「岳兄準備如何改變?」

담운이 나직이 말했다.

"악형은 어떻게 바꿀 작정이오?"

岳秀低聲說道:「兄弟本來準備和譚兄聯袂出手,先殺他們幾個悍強的高手,但歐陽俊一言提醒,兄弟想改變一下主意了。」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형제는 본래 담형과 협력하여 먼저 그들의 사납고 용맹한 고수를 몇 명 죽이려고 했는데, 구양형의 한 마디 깨우침으로 형제는 생각을 바꾸고 싶소."

譚雲笑一笑,道:「岳兄又有了什麼高明之策?」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악형은 또 어떤 고명한 계책이 있으시오?"

岳秀淡淡一笑,道:「她們的人手很多,咱們如若破圍而出,很可能兼顧不周,不如等到明天再作計議。」

악수가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그녀들 쪽 사람은 아주 많소. 우리가 만약 포위를 깨뜨리고 빠져나간다면 주도면밀하게 두루 볼보지 못할 수가 있으니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계획을 상의하는 것이 낫소."

譚雲笑一笑,道:「對,咱們要七王爺親自下令,應該如何拒敵。」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맞소. 어떻게 적을 막아야 하는지 우리는 칠왕야가 직접 명령을 내려달라고 해야 하오."

歐陽俊順手揭開了屋頂上一些瓦片,笑道:「在下守住屋頂,不過先設法建一條通達之路。」

구양준은 손 가는 대로 지붕 위의 기와장을 떼내더니 웃으며 말했다.

"내가 지붕을 지키겠소. 그러나 먼저 안으로 통하는 길을 하나 내어야겠소."

暗運內力,蓬然一聲,塵土橫飛,把屋頂撞了一個大洞。那是一尺四五見方的一個大洞,足可容一個人上下出入。

암중으로 내력을 운용하자 펑, 소리와 함께 먼지가 흩날리더니 지붕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그것은 일 척 사오 촌 되는 네모난 커다란 구멍으로 한 사람이 오르내리기에 충분했다.

岳秀暗施傳音之術,道:「唐嘯不可出手,自己人。」

악수가 몰래 전음술을 펼쳐서 말했다.

"당소, 우리 편이니 출수해선 안되네."

說完話,飄身而下。

말을 마치자 몸을 날려 표연히 내려갔다.

人影一閃,唐嘯已到身前,低聲道:「公子,情形怎麼樣?」

인영이 번쩍, 하더니 당소가 이미 앞에 도달하여 나직이 말했다.

"공자, 정황이 어떻습니까?"

擔心強敵施展火攻,唐嘯和楊玉燕已保護著七王爺到了荷軒外廳。

강적이 화공을 시전할까 염려되어 당소와 양옥연은 이미 칠왕야를 보호하여 하화헌의 외청(外廳)에 도착해 있었다.

岳秀低聲道:「四外都被敵人包圍,夜間向外突圍不便,守到天亮再說。」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사면이 모두 적에게 포위되었다네. 밤중에 밖으로 포위를 뚫기 불편하니 날이 밝을 때까지 지키다가 다시 이야기하세."

說話之間,人已舉步行到軒廳一角。

말을 하면서 사람은 이미 걸음을 옮겨 하화헌 외청의 한 구석으로 걸어갔다.

七王爺坐在一張太師椅上,楊玉燕緊旁椅側而立。

칠왕야는 태사의에 앉았고 양옥연은 곁에 바짝 붙어 서있었다.

岳秀一欠身,道:「大哥,小弟和譚二公子去查看四面形勢,敵人已然全面包圍,而且還派有人準備從水中摸上來……」

악수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대가, 소제와 담이공자가 가서 사면의 형세를 살펴보니 적들은 이미 전면(全面)을 포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을 보내어 수중으로부터 몰래 기습해올 작정입니다..."

七王爺笑一笑,道:「這和造反有何不同。」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이건 반역과 다를 바가 없군."

岳秀道:「夜色太黯,敵人眾多,亂劍、暗器防不勝防,所以小弟決定暫守荷花軒,等天亮之後再作計議。」

악수가 말했다.

"밤이 너무 어둡고 적은 숫자가 많아 난검(亂劍), 암기는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소제는 잠시 하화헌을 지키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계획을 상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七王爺道:「兄弟不怕他們放火了?」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는 그들이 불을 놓을까 두렵지 않은가?"

岳秀道:「自然要全力防衛,王召和歐陽俊都是水中高手,我們看顧王兄安全,再盡力保持這荷花軒不為火焚,如是無法兼顧時,再行離此。」

악수가 말했다.

"당연히 전력으로 방어해야지요. 왕소와 구양준 모두 수중공부의 고수들입니다. 우리는 왕형의 안전을 돌보면서 나아가 온 힘을 다해 이 하화헌이 불타버리지 않게끔 보호하겠습니다. 만일 두루 돌볼 수 없을 때는 이곳을 떠납시다."

七王爺道:「你們只有六七個人,不覺著人手單薄一些麼?」

칠왕야가 말했다.

"그대들은 오직 육칠 명 뿐인데 사람 수가 너무 적다고 느끼지 않는가?"

沉吟了一陣,接道:「不要調動一些官兵助戰?」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을 이었다.

"관병을 동원하여 싸움을 돕도록 해야하지 않겠는가?"

岳秀道:「包圍在四週的強敵,似都是江湖上的高手,看他們的佈置十分周密,恐怕也早想到咱們調動官兵的事了,咱們遣人出府時,必受全力攔劫。」

악수가 말했다.

"주위를 포위하고 있는 강적은 모두가 강호의 고수들인 듯 합니다. 그들의 배치가 십분 주도면밀한 것으로 보아 일찌기 우리가 관병을 동원하리라 생각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람을 파견하여 왕부에서 내보낼 때 필시 전력을 다한 저지와 습격을 받을 겁니다."

七王爺道:「好吧!聽你的。」

칠왕야가 말했다.

"알겠네! 자네 말대로 하세."

突然間,傳過來一個森冷的聲音,道:「姓岳的你聽著,整個荷花軒已被咱們包圍,數十位武林高手和百位以上的弓箭手,都伺伏四周,你岳秀就算有飛天遁地之能,也無法帶走七王爺,你不肯放了他那是害他,亂箭無眼只怕會送了他的性命。」

별안간 싸늘한 음성이 전해왔다.

"악가는 듣거라. 하화헌 전체가 이미 우리들에 의해 포위되었다. 수십 명의 무림고수들과 백 명 이상의 궁수들이 사방에 매복해 있다. 악수 네 놈이 설령 하늘을 날고 땅으로 숨는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칠왕야를 데리고 도망칠 수 없다.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그를 해치는 것이다. 난전(亂箭)은 눈이 없으니 그가 목숨을 잃을까 두렵구나."

七王爺怒火填胸,起身大聲喝道:「放肆,你們這等作為,形同造反,那是禍連九族的大罪……」

칠왕야는 가슴에 노화가 꽉 차서 일어나 큰 소리로 호통쳤다.

"방자하구나. 너희들의 이런 소행은 반역과 마찬가지이며 그건 구족(九族)에게 화가 미치는 대죄이니라..."

岳秀想阻止,已自無及,立時橫身擋在七王爺的身前。他反應奇快,但對方的發動亦快,岳秀還未及下令唐嘯行動,夜色中金風破空,十幾支強大的長箭,從七王爺停身處射了過來。

악수는 저지하고 싶었으나 이미 늦었다. 즉시 칠왕야의 앞을 가로질러 막았다. 그의 반응은 기이할 정도로 빨랐지만 상대방의 발동 역시 빨랐다. 악수가 미처 당소에게 휘파람을 불어 행동하도록 명령을 내리지 못한 사이 어둠 속에서 쇠붙이가 허공을 갈랐다. 십 여 자루의 강대한 장전(長箭)이 칠왕야가 있는 곳으로 쏘아져왔다.

岳秀聽那長箭來勢,不但勁力奇大,而且認位極準,顯然弓箭手都是甚具功力的人。七王爺也警覺到,對方用心就在誘使自己說話以便施襲,立刻住口。

악수가 그 장전이 날아오는 기세를 들으니 힘이 기이할 정도로 클 뿐만 아니라 위치를 극히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었다. 확실히 궁전수(弓箭手)들은 모두 내공을 갖춘 사람인 것이다. 칠왕야도 놀랐다. 상대방의 의도는 습격을 하기 편하도록 자신이 말을 하게끔 유도하는 것임을 깨닫자 즉시 입을 다물었다.

岳秀雙手齊出,接下了兩支長箭,唐嘯揮動閻羅判擊落了兩支,玉燕姑娘也揮劍擊落了兩支。另兩支射在木壁之上,荷花軒木料堅牢,長箭雖然勁力十足,但還無法洞穿,另一支長箭卻掠著七王爺耳際飛過,隱隱間感覺著一陣疼痛。

악수는 쌍수를 일제히 출수하여 두 자루의 장전을 받아냈다. 당소가 염라판을 휘둘러 두 자루를 쳐서 떨어뜨렸고 옥연낭자도 검을 휘둘러 두 자루를 쳐서 떨어뜨렸다. 다른 두 자루는 나무 벽에 맞았다. 하화헌의 목재는 견고했다. 장전이 비록 힘이 충분했지만 관통할 수는 없었다. 다른 한 자루의 장전은 칠왕야의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고 은은하게 한바탕 통증이 느껴졌다.

七王爺感覺到耳根處為箭所傷,但他卻咬著牙沒有說話。寫來很慢,其實場中的形勢發展快極,緊接那長箭之後,火光閃動四道藍色光芒,劃空而至。

칠왕야는 귓뿌리 부위가 화살에 상처가 났다고 느꼈지만 이를 악물고 말하지 않았다. 묘사하자면 아주 느리지만 사실 장중의 형세 발전은 극히 빨랐다. 그 장전 뒤이어 곧바로 화광이 번쩍이며 네 줄기 남색 광망(光芒)이 허공을 가르며 이르렀다.

岳秀一閃身,躲入軒門後,低聲道:「唐嘯,勁箭力強可以洞穿荷花軒的木壁,你們把軒中桌椅堆集起來,再用毛氈棉被,佈成一個可擋勁箭的安全地區,其他的事你們暫時別管。」

악수를 몸을 이동하여 하화헌 문 뒤에 숨어서 나직이 말했다.

"당소, 화살의 힘이 강하여 하화헌의 나무벽을 관통할 수 있겠네. 그대들은 하화헌 안의 탁자와 의자를 쌓고 다시 모전(毛氈:양탄자)와 솜이불로 억센 화살을 막을 수 있는 안전지구(安全地區)를 만들게. 나머지 일은 그대들이 잠시 상관치 말게."

唐嘯、楊玉燕應了一聲,立時行動。

당소, 양옥연은 대답하고 즉시 행동을 개시했다.

這時,屋面上突然疾落下幾片飛瓦,迎著那藍焰擊去。但聞波波兩聲,兩個藍芒被飛瓦擊中,落在荷軒丈餘左右的地面上,化作了兩尺許方圓的火焰,熊熊燒了起來。

이때 지붕 위에서 돌연 두 조각의 기와가 빠르게 떨어져 내려와 그 남색 화염에 부딪혀갔다. 팍팍, 하며 두 번 소리가 들리더니 두 개의 남색 광망은 날아온 기와에 격중되어 하화헌에서 일 장여 가랑 되는 지면 위에 떨어지더니 이 척 방원의 화염이 되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另外兩道藍焰,再接近荷軒時,被岳秀適時打出兩個茶杯撞落在荷池之中。那撞擊的力量很大,兩個茶杯撞的碎裂了數十片。原來岳秀從不帶暗器,看那四道藍焰頗似江湖上傳言的陰磷烈火箭,心中一急順手抓起兩個茶杯,擊偏兩支飛近荷軒的火箭。

다른 두 줄기 남색 불덩어리는 하화헌에 계속 접근했을 때 악수가 때마침 쳐낸 두 개의 찻잔에 의해 하지(荷池)속에 떨어졌다. 그 충격의 힘은 아주 컸다. 두 개의 찻잔은 부딪혀 수십 조각으로 부서졌다. 원래 악수는 여태 암기를 휴대하지 않았다. 네 줄기의 남염이 강호에 전해지는 음린열화전(陰磷烈火箭) 같이 보이자 마음 속으로 다급해져 손 가는 대로 두 개의 찻잔을 쥐고 하화헌 가까이 날아오던 화전을 쳐서 빗나가게 했던 것이다.

唐嘯和楊玉燕動作迅快,片刻工夫已在荷花軒門口右面,用桌椅和毛毯棉被搭起了一座屏障。這地方本是軒廳一角,四面都有軒壁,不論何等的強弓利箭,在洞穿荷軒木璧之後,力道大減,無法再洞穿這些桌椅毛毯等佈成的屏障。七王爺沒有阻止唐嘯和楊玉燕的行動,他已嘗試過那勁前的利害,荷花軒雖然是上好的木料,但仍被那勁箭洞穿。

당소와 양옥연의 동작은 신속했다. 잠깐 동안에 이미 하화헌 입구 오른편에 탁자와 의자, 모전과 솜이불을 이용하여 병풍처럼 장벽을 쌓았다. 

이곳은 본래 하화헌 대청의 한 모퉁이여서 사면은 모두 벽이라 어떤 강궁이나 예리한 화살이든 나무벽을 관통한 뒤에는 힘이 크게 감소되어 더이상 이 탁자와 의자, 양탄자 등으로 만든 장벽을 관통할 수 없었다. 칠왕야는 당소와 양옥연의 행동을 저지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그 억센 화살의 무서움을 경험해 보았다. 하화헌이 비록 고급 목재지만 억센 화살에 관통되었던 것이다.

岳秀擊落了兩支陰磷鬼火箭後,一閃身出了荷花軒。他目光銳利,一出荷軒就瞧到了朱奇王召隱在大樹之後,一長身人如輕絮般,飄落在朱奇等身前。

악수는 두 자루의 음린귀화전(陰磷鬼火箭)을 쳐서 떨어뜨린 뒤 몸을 이동해 하화헌을 나갔다. 그의 시선은 예리했다. 하화헌을 나가자 주기, 왕소가 커다란 나무 뒤에 숨어있는 것이 보였다. 몸을 한번 펴자 가벼운 솜처럼 주기 등의 앞쪽에 떨어져내렸다.

朱奇回目一顧,道:「公子,前面那片茶花林中,仍是聚集了不少敵人,對荷軒的威脅很大,要不要我去宰了她們幾個消消心頭之氣。」

주기가 눈을 돌려 말했다.

"공자, 앞쪽의 동백꽃 숲 속에 적잖은 적들이 모여있어 하화헌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소. 내가 가서 그녀들 몇 명을 죽여버려서 마음 속의 노화를 꺼뜨려야 되지 않겠소?"

岳秀搖搖頭,道:「目下不宜,這荷花軒雖然三面臨水,但她們一樣準備由水中摸來,咱們人手不多不宜分散,而且咱們最重要的一事是保護七王爺,不能讓他受到傷害。」

악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은 적절치 않습니다. 이 하화헌이 비록 삼면이 물에 접해있지만 그녀들은 마찬가지로 수중으로부터 기습할 작정입니다. 우리쪽 사람이 많지 않아 분산되면 적절치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칠왕야를 보호하는 일입니다. 그분이 상해를 입게 해서는 안됩니다."

王召皺皺眉頭,道:「岳少俠,來人不但很多,而且身手不弱,單是隱聚在茶花叢中的人手,至少在二十人以上,四五個都是縱躍如飛的高手。」

왕소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악소협, 오는 자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게다가 솜씨도 약하지 않소. 동백꽃 덤불 속에 숨은 자들만 해도 적어도 이십 인 이상이며 사오 명은 나는 듯 몸을 날리는 고수들이오."

岳秀點點頭,道:「目下他們已把整個的荷花軒包圍起來,綜合他們佈守在四週的人手,不下百位之多,所以咱們不能輕舉妄動……」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 그들은 하화헌 전체를 포위해오고 있으며 주위에 배치되어 지키고 있는 사람이 백 명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경거망동해서는 안됩니다..."

朱奇冷哼一聲,接道:「就算他們人手再多,我不信他們能真的困得住咱們。」

주기가 차갑게 흥, 하더니 말을 받았다.

"설령 그들의 사람 수가 더 많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들이 정말 우리를 곤란하게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소."

岳秀道:「自然困不住咱們,但咱們要保護七王爺那就不同了,他們以數十武林高手,不擇手段的施用暗器,想保護一個人的安全自非易事,而且夜暗之中,對他們更是有利,因此我決定暫時堅守荷花軒,等天亮之後再作道理。」

악수가 말했다.

"당연히 우리를 곤란하게 하지 못하지요. 하지만 우리는 칠왕야를 보호해야 하니 그것이 다른 점입니다. 그들이 무림고수 수십 명으로 수단을 가리지 않고 암기를 사용한다면 한 사람의 안전을 보호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어둠 속에서는 그들이 훨씬 유리합니다. 그 때문에 저는 잠시 하화헌을 견고히 지키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방법을 강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王召道:「岳少俠說的對,保護不會武功人的安全,比對十個勁敵更難。」

왕소가 말했다.

"악소협 말이 맞소. 무공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의 안전을 보호하기는 열 명의 강적을 상대하기보다 훨씬 어렵소."

岳秀笑一笑,道:「當渡過這半夜的艱難,現在他們還是在佈置、準備,我想他們人員佈置好了,必為然會有幾波猛烈的攻勢,這半夜拼殺定然是兇險萬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오늘 밤의 난관을 견뎌내야 합니다. 지금 그들은 배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 그들은 인원을 잘 배치했으니 필시 몇 차례의 맹렬한 공세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 밤의 싸움은 틀림없이 흉험하기 그지 없을 겁니다."

朱奇道:「幸好三面是水,如若可以從四面攻擊,咱們這幾個人手,還真是不夠分配。」

주기가 말했다.

"다행히 삼면이 물이군. 만약 사면으로부터의 공격이라면 우리들 이 몇 사람들로는 정말 분배하기 충분치 않을 것이오."

岳秀道:「現在也不大夠,咱們要勻出一兩個人來保護七王爺,再對付他們陸上,水中的攻勢,和防不勝防的暗器也夠忙的了,所以兩位要善自保重,不可逞強涉險,咱們受不起損傷。」

악수가 말했다.

"지금도 충분치는 않습니다. 우리는 한두 명의 사람을 이리저리 융통하여 칠왕야를 보호해야 하며, 거기에다 그들을 육상에서 상대해야 합니다. 수중의 공세와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는 암기만 해도 몹시 바빠지겠지요. 그래서 두 분은 스스로 몸조심을 잘 하셔야 합니다. 잘난 척하며 위험을 무릅써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손상을 입으면 감당할 수 없습니다."

王召低聲道:「岳少俠,可是要在下對付水中的攻勢麼?」

왕소가 나직이 말했다.

"악소협, 아무래도 내가 수중공세에 대응하라는 말이구려?"

岳秀道:「對岸已有幾個人穿上了水靠,似乎準備從水中摸過來。」

악수가 말했다.

"맞은 편 물가에 몇 사람이 수고를 걸치고 있습니다. 수중으로부터 기습해올 작정인 듯 합니다."

王召道:「兄弟沒有注意,這座荷花軒是空的,還是由土石填過實心的。」

왕소가 말했다.

"형제가 주의하지 못했는데 이 하화헌은 물 위에 떠있는 것이오, 아니면 흙과 돌을 쌓아서 채워져 있는 것이오?"

岳秀道:「空的,荷軒高出水面三尺,全靠十六個石柱支撐,他們由水中過來,進入荷花軒下,隨時可以鑿開木板,進入荷軒,但最重要的,怕他們由下面放火,這荷花軒突在水面上的,都是上好的木料作成,時日已久,一旦起火,防止不易。」

악수가 말했다.

"하화헌은 수면에서 삼 척 위에 떠있습니다. 열여섯 개의 돌기둥에 의지해 지탱되고 있지요. 그들이 수중에서 건너오면 하화헌 아래로 진입하여 언제든 목판에 구멍을 파내어 하화헌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아랫쪽에서 불을 놓을까 하는 염려입니다. 이 하화헌은 수면 위로 돌출되어 있고 고급 목재로 지어졌으나 시일이 이미 오래되어 일단 불이 나면 멈추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王召點點頭,道:「我雖沒有帶水衣來此,但我還自信可以對付他們,只是這防守荷軒大門的責任,落在朱兄一人身上,那就未免重了一些。」

왕소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내 비록 수의를 가져왔지만 나는 아직 그들을 상대할 수 있다고 믿소. 다만 이 하화헌의 대문을 지키는 책임이 주형 한 사람에게 떨어지면 그건 너무 심하오."

岳秀笑道:「這裡自有兄弟和譚兄照應。」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이곳은 형제와 담형이 호응하겠습니다."

王召一提真氣,悄然移動身軀,行到了荷軒旁側,緩緩下入水中,未發出一點聲息。

왕소는 진기를 끌어올리더니 조용히 몸을 이동해서 하화헌 옆쪽으로 걸어가 천천히 물 속으로 들어가는데 한 점 숨소리도 발출하지 않았다.

望著王召隱入水中的身子,岳秀低聲對朱奇道:「記著不可太過逞強,對方佈了不少的強弩硬箭還有陰磷鬼火箭一類的至毒之物,除此之外,還不知有多少花樣,所以你要小心拒敵,必要時退入荷軒中去。」

왕소가 물 속으로 몸을 숨기는 것을 바라보던 악수는 나직이 주기에게 말했다.

"기억하십시오. 너무 힘을 과시해서는 안됩니다. 상대방은 적지 않은 억센 활과 화살을 배치했으며 또 음린귀화전 같은 지독한 물건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얼마나 많은 술수가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당신은 조심하여 적을 막으셔야 하며 필요시에는 하화헌 안으로 물러나십시오."

朱奇神情肅然的點點頭,道:「敬領公子之命。」

주기가 숙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공자의 명을 고맙게 받겠소."

岳秀一個飛躍,人又竄入了荷花軒中,看七王爺已躲進一座桌椅、氈、被搭成帳篷一般的保護之下,唐嘯和楊玉燕也不再緊立七王爺身旁了,兩人分站兩側,相距一丈多遠。

악수가 한 번 뛰어오르자 사람은 또 하화헌 안으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칠왕야는 이미 탁자와 의자, 모전을 쌓아서 만들어진 덮개 같은 보호벽 아래로 숨어들어간 것이 보였다. 당소와 양옥연도 더이상 칠왕야 곁에 바짝 붙어있지 않고 양측으로 나누어 섰는데 거리가 약 일 장이 넘었다.

楊姑娘快步行了過來,低聲道:「大哥,七王爺受了傷,左耳被利箭擦過流了不少血,我已替他包紮起來,他囑咐不可告訴大哥。」

양낭자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서 나직이 말했다.

"대가, 칠왕야께서 상처를 입으셨어요. 왼쪽 귀를 예리한 화살이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적잖은 피를 흘리셨어요. 내가 이미 잘 싸매어드렸는데 그분은 대가께 말해서는 안된다고 분부하셨어요."

她也許是怕七王爺聽到了,一點櫻唇,幾乎是貼在岳秀的耳朵邊講的。

그녀는 어쩌면 칠왕야가 들을까 두려웠는지 앵두같은 입술을 하마터면 악수의 귀에다 대고 말할 뻔 했다.

香澤隱隱,傳了過去。那不是脂粉香氣,楊玉燕改扮以來,早已洗去了臉上的脂粉,而是一種處女體香。

은은한 향기가 전해졌다. 양옥연은 남장을 한 이래로 진작에 얼굴의 지분을 씻어냈기에 그것은 지분 향기가 아니라 일종의 처녀의 체향(體香)이었다.

岳秀笑一笑,道:「那我就算是不知道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나는 모르는 것으로 간주하겠소."

急急向後退了兩步。楊玉燕也快步退回到原來的位置。人影一閃,譚雲由屋頂洞口飄然而下。

급히 뒤쪽으로 두 걸음 물러섰다. 양옥연도 재빠른 걸음으로 원래 위치로 돌아갔다. 인영이 번쩍, 하더니 담운이 지붕 위의 구멍에서 표연히 내려왔다.

岳秀迎了出去,低聲道:「譚兄,有什麼變化麼?」

악수가 마중나가서 나직이 말했다.

"담형, 무슨 변화가 있소?"

譚雲搖搖頭,道:「看不出什麼變化,對方似乎是仍在調兵遣將。」

담운이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소. 상대방은 여전히 인력을 이동배치하고 있는 듯 하오."

岳秀心中一動,暗道:「難道她們真的準備,把我們長困這裡不成,怎的還在佈置人手?」

악수가 마음이 동하여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그녀들은 정말로 우리를 오랫동안 이곳에 가두어둘 작정인가? 왜 아직도 사람을 배치하고 있을까?'

心中轉動之間,突聞撲地一聲,傳了過來。聲音起自軒門口外。岳秀一閃身,竄了出去。譚雲也緊隨岳秀身後,躍出荷軒。只見膽叟朱奇,借樹身掩護,凝注前面。

심중으로 생각을 굴리는 사이에 갑자기 퍽, 하는 소리가 전해왔다. 소리는 하화헌 문 밖에서 났다. 악수가 몸을 옮겨 살그머니 밖으로 나갔다. 담운도 악수의 뒤를 따라 하화헌을 뛰쳐 나갔다. 담수 수기가 나무의 엄호를 빌어 전면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岳秀道:「有動靜?」

악수가 말했다.

"동정이 있습니까?"

朱奇笑一笑,道:「兩個毛賊,似是準備摸過來,被我打出一枚鐵膽放倒了一個,另一個似乎是躲在了那人身後,伏下就未再動。」

주기가 웃더니 말했다.

"두 명의 좀도둑이 습격해오려는 듯 했는데 내가 쳐낸 한 개의 철담(鐵膽:쇠구슬)에 한 명이 쓰려졌고, 다른 한 명은 그 자의 뒤에 숨어서 엎드린 채 움직이지 않는군."

岳秀道:「你有幾枚鐵膽?」

악수가 말했다.

"당신에게 철담이 몇 개가 있습니까?"

朱奇道:「兩枚啊!」

주기가 말했다.

"두 개라오."

岳秀道:「留著對付強敵時再用,對付來人用不著鐵膽了。」

악수가 말했다.

"남겨두었다가 강적을 상대할 때 사용하십시오. 지금 오는 자들에게 철담을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朱奇道:「王召撿了不少瓦片石頭,我倒忘記用了。」

주기가 말했다.

"왕소가 적잖은 기왓조각과 돌멩이를 줍던데 나는 그걸 쓴다는 걸 잊고 있었군."

飛身撿了一把放入袋中。

몸을 날려 한 주먹 주워서 호주머니에 넣었다.

這棵樹很粗大,三人側身而立,全部可以掩住身子。

이 나무는 굵직해서 세 사람이 옆으로 서면 전부 몸을 가릴 수 있었다.

岳秀道:「那人可倒在距此三丈左右處麼?」

악수가 말했다.

"그 사람은 여기서 삼 장 가량되는 곳에 도착했습니까?"

朱奇道:「就是那地方,大概不錯了。」

주기가 말했다.

"바로 저 쪽인데 아마 틀리지 않을 것이오."

岳秀道:「你們守這裡,我去瞧瞧。」

악수가 말했다.

"당신들은 이곳을 지키십시오. 내가 가서 살펴보겠습니다."

譚雲道:「那地方距離茶花叢,不過兩丈多些只怕要引起他們亂箭齊發。」

담운이 말했다.

"그곳은 동백꽃 덤불에서 불과 이 장이 조금 넘는 거리요. 그들이 난전을 일제히 발사하게끔 야기시킬 것 같소."

岳秀道:「所以不用去接應我,情形不對我會及時退回。」

악수가 말했다.

"그러니 나를 도울 필요 없소. 상황이 잘못 되면 나는 늦지 않게 물러나서 돌아오겠소."

話落口人已從樹後閃出,伏身長腰,貼地直飛,像一支平射出的箭一般,身子距地不過尺許左右。這大約是輕功最難的身法了,一般的都是長身高躍,弧線飛躍過去,要這貼地平飛,實為江湖上極為罕見的身法。

말이 떨어지자 사람은 이미 나무 뒤에서 나와 몸을 엎드렸다가 허리를 펴자 땅에 거의 붙은 채로 나는데, 한 자루 수평으로 쏘아낸 화살처럼 몸이 지면과의 거리가 불과 일 적 가량이었다. 이것은 아마 경공에서 가장 어려운 신법일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몸을 펴서 높이 뛰어오르면 호선을 그리며 나는데, 땅에 붙은 채 수평으로 난다는 것은 사실 강호상에 극히 보기드문 신법이다.

譚雲暗讚一聲,忖道:「這人當真有難測之能,單是這手飛身法,就足以傲視武林了。」

담운은 속으로 칭찬하며 곰곰히 생각했다.

'이 사람은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능력을 가졌구나. 이 한 수의 신법만으로도 무림을 오시(傲視)하기 충분하다.'

岳秀不但身體貼地平飛過去,而且距離也拿捏的恰到好處,身子落著實地,正好是他所要停下的地方。

악수는 몸이 땅에 바짝 붙은 채 수평으로 날아갈 뿐 아니라 거리도 아주 적당하게 조절했다. 몸이 땅에 떨어져 내리자 마침 그가 멈추려고 했던 곳이었다.

目光一瞥間,果然發覺兩個人,一個似是腦袋碎裂,早已死去,大約被朱奇奇重的鐵膽,擊中要害,所以,只聽到屍體著地之聲,未聞死前尖聲慘叫。朱奇的推斷不錯,另一個人在同伴一下子被鐵膽擊斃之後,驚駭之下,既不敢向前躍進,也不敢向後退去,就借那屍體掩護,原地仆下身子。

힐끗 보는 사이에 과연 두 사람을 발견했다. 한 명은 머리가 깨져 진작에 죽었는데 아마 주기의 이상하리만치 무거운 철담에 요해를 격중당한 듯 했다. 그래서 시체가 땅에 쓰러지는 소리는 들렸지만 죽기 전 날카로운 비명이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주기의 추단은 틀리지 않았다. 다른 한 명은 동반자가 단번에 철담에 격살당한 뒤 놀란 나머지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뒤로 물러가지도 못하여 그 시체의 엄호를 빌어 원래 자리에 몸을 엎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岳秀陡然而至,那人大大吃了一驚,急急挺身而起。岳秀身軀微抬,右手疾出,已扣住那挺身而起大漢的右腕。駭然之下,大漢失聲而叫。

악수가 느닷없이 다다르자 그 사람은 깜짝 놀라서 급히 몸을 세워 일어났다. 악수는 몸을 약간 쳐들고 우수를 빠르게 내밀어서 몸을 세워 일어난 대한의 오른 손목을 움켜잡았다. 소스라치게 놀란 나머지 대한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茶花叢中,火光一閃,一道鬼火箭,落在岳秀身側。一陣熊熊火燄,就地燃燒起來,那火燄雖是一片藍芒,但是以使人瞧清楚場中情形。

동백꽃 덤불 속에서 화광이 번쩍, 하더니 한 가닥 귀화전이 악수의 옆에 떨어졌다. 이글거리는 화염은 그 자리에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화염은 비록 남색의 광망이었지만 그것으로 장중의 정황을 똑똑히 볼 수 있게 해주었다.

接著金風破空,十幾支勁箭,集向岳秀停身之處射來。這是特別的勁箭,力能穿石破堅,岳秀只聽那破空的箭風,已知道這勁箭的厲害。

곧이어 쇠붙이가 허공을 가르며 수십 자루의 억센 화살이 악수가 몸을 멈춘 곳을 향해 집중적으로 쏘아져왔다. 이건 특별히 강한 화살이었고, 힘은 돌같이 단단한 것도 뚫을 수 있었다. 악수는 공중을 가르는 화살의 바람소리를 듣자 이 억센 화살의 무서움을 이미 알았다.

突然間,用力一帶,憑藉著深厚的內力,硬把那大漢給抬了起來。幾支尖利的長箭,穿透那大漢的身體。凌厲的長叫,劃破夜空,聽得人毛髮悚立。岳秀看那大漢身上中了六支長箭,根根穿透,刺中入身體數寸。

갑자기 심후한 내력에 의지해 힘을 써서 그 대한을 단단히 잡아 치켜올렸다. 몇 자루의 날카로운 장전은 그 대한의 몸을 꿰뚫어버렸다. 긴 울부짖음이 밤하늘을 가르자 듣는 사람은 머리털이 곤두섰다. 악수는 대한의 몸이 여섯 자루의 장전에 맞은 것을 보았다. 하나 하나가 관통하여 신체를 수 촌이나 파고들었다.

暗暗歎一口氣,忖道:看來,她們是早有準備了,這等特製的強弓硬箭,果然是厲害得很,看來那荷軒的板壁,果有被洞穿之慮。

암암리 탄식하고는 곰곰히 생각했다.

'보아하니 그녀들은 벌써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특제된 강궁(強弓)과 경전(硬箭)이라니 과연 무섭구나. 보아하니 하화헌의 나무벽도 관통될 염려가 있다.'

以岳秀武功之高,一時間,竟然也不敢有所行動。需知這等特製的勁箭,不但穿透力強,而且箭的速度也比一般的快速許多。不知那茶花園中有多少弓箭手,在伺伏著張弓以待,而且處身之地又正是這強弓最有效的距離以內。

악수의 높은 무공으로도 일시지간 감히 행동할 수가 없었다. 이 정도로 특제된 경전은 꿰뚫는 힘이 강할 뿐만 아니라 화살의 속도 또한 일반적인 화살에 비해 대단히 쾌속하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동백꽃 화원 안에 얼마나 많은 궁전수들이 있는지 모르지만 매복하여 활을 당긴 채 대기하고 있으며, 게다가 몸을 숨기고 있는 곳 또한 강궁에 가장 유효한 거리 안에 있었다.

但聞朱奇的聲音,傳了過來,道:「公子,你好麼?」

주기의 음성이 전해왔다.

"공자, 괜찮으시오?"

雖是一句很簡單的問話,但聲音中卻充滿著淒涼之意。

비록 한 마디로 간단하게 물었지만 음성에는 서글픔이 충만했다.

岳秀暗暗吁一口氣,忖道:「我如一開口,必將招來對方長箭的集射,我如不開口,朱奇、唐嘯、楊玉燕恐都將捨死忘生的衝過來,看來是非冒險不可了。」

악수가 암암리 휴, 한숨을 내쉬고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만일 입을 연다면 필시 상대방 장전의 집중사격을 초래할 것이고, 내가 입을 열지 않는다면 주기, 당소, 양옥연은 생사를 내던지고 뛰쳐나올 것이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을 수가 없구나.'

念轉意決,暗運功力,雙手各抓著一具屍體,陡然挺身而起,兩具屍體,先後擲出,投向茶花叢中去。借那投出屍體掩護,岳秀迅如雷火的速度,倒躍而退。

생각을 굴리다가 결정이 되자 몰래 공력을 운용하여 쌍수에 각기 한 구의 시체를 쥐고 벌떡 일어났다. 두 구의 시체를 선후로 동백꽃 덤불 속을 향해 던졌다. 던져낸 시체의 엄호를 빌어서 악수는 번개같은 속도로 빠르게 뛰어올라 물러났다.

但聞箭風破空,寒芒流動,七支勁箭和兩隻銀梭三枚飛刀,集向岳秀射來。岳秀的飛躍太快了,快得和那破空勁箭媲美,人影一閃,已到了大樹之後。

화살의 파공성이 들리고 한망(寒芒)이 이리저리 옮겨다녔다. 일곱 자루의 억센 화살과 두 개의 은준(銀梭:梭은 베틀북 모양의 암기), 세 자루의 비도(飛刀)가 악수를 향해 집중적으로 쏘아져왔다.

악수가 뛰어오르는 것은 너무도 빨랐다. 허공을 가르는 억센 화살에 필적할 만큼 빨랐다. 인영이 번쩍, 하자 이미 커다란 나무 뒤에 도달했다.

朱奇已然作勢準備衝上茶花叢去拚命,見岳秀無恙歸來,才吁一口氣,道:「公子沒有傷著麼?」

주기는 동백꽃 덤불로 죽기살기로 뛰어들 작정으로 자세를 취했다가 악수가 무탈하게 돌아오는 것을 보자 비로소 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공자, 다친 데 없으시오?"

岳秀道:「沒有……」

악수가 말했다.

"없습니다..."

語聲一頓,接道:「有一件事,我要告訴你們,對方強弓勁箭太厲害了,我們沒有辦法抗拒。那勁箭不但穿透力十分強大,而且也較一般的箭勢快速。近一點距離內很不容易對擋開去,你要特別注意千萬不可逞強。」

잠시 멈추었다 이어서 말했다.

"내가 당신들에게 알려드려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상대방의 강궁, 경전은 너무도 무서워 우리는 항거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 경전은 관통력이 십분 강대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화살과 비교하여 날아오는 기세가 쾌속합니다. 조금만 거리 안으로 가까워지면 막아내기가 용이하지 않으니 당신은 특별히 주의하셔야 하며 절대 강함을 뽐내서는 안됩니다."

膽叟朱奇,對岳秀早已敬服的五體投地,聽岳秀如此吩咐心中自無懷疑,連連點頭應是。

담수 주기는 악수에 대해 벌써 오체투지(五體投地)할 정도로 경복(敬服)하고 있었기에 악수의 이같은 분부를 듣자 마음 속으로 의심없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對方似是也很珍惜勁箭,並不亂發。

상대방도 경전을 몹시 아끼는 듯 결코 함부로 발사하지는 않았다.

岳秀飛身躍入荷軒,楊玉燕和唐嘯立刻迎了上來。

악수가 몸을 날려 하화헌으로 뛰어들자 양옥연과 당소가 즉각 맞이해 왔다.

楊玉燕低聲道:「大哥,傷著沒有?」

양옥연이 나직이 말했다.

"대가, 다치지는 않았나요?"

短短一句中,充滿弱無限的關懷、柔情。

짧디 짧은 한 마디 속에는 무한한 관심과 살뜰한 정이 충만해 있었다.

岳秀笑一笑道:「我很好。」

악수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나는 아주 멀쩡하오."

楊姑娘未再問第二句話,輕輕吁一口氣,向後退了回去。

양낭자는 더 묻지 않고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뒤쪽으로 물러나서 돌아갔다.

七王爺沉聲說道:「兄弟,情勢怎麼樣?」

칠왕야가 침성으로 말했다.

"형제, 정세가 어떤가?"

岳秀道:「不壞也不好,距天亮時間不遠了,但這一陣他們可能有一陣猛攻,委屈你坐著別動,該有行動時,唐嘯和玉燕自會招呼你了。」

악수가 말했다.

"나쁘지도 좋지도 않습니다. 날이 밝기가 머지 않았지만 이번에 그들은 한바탕 맹공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은 앉아서 움직이지 마십시오. 행동해야 할 때는 당소와 옥연이 당신을 부를 겁니다."

七王爺笑︱笑,道:「那就辛苦你們了。」

칠왕야가 웃더니 말했다.

"그대들이 고생이군."

只聽膽叟朱奇叫道:「小兄弟小心些,兔崽子們要發動攻勢了。」

담수 주기의 외침이 들렸다.

"소형제, 조심하거라. 잡놈들이 공세를 발동하려고 한다."

唐嘯道:「老哥哥,你擋得住麼?」

당소가 말했다.

"노형님, 당신은 지탱하실 수 있습니까?"

朱奇笑道:「你放心,老哥哥,還沒有把幾個人放在心上。」

주기가 웃으며 말했다.

"안심하거라. 노형님은 아직 몇 명 쯤은 마음에 두지 않느니라."

唐嘯道:「老哥哥加點勁,小弟身負要務,只怕沒法子去幫你忙。」

당소가 말했다.

"노형님, 힘내십시오. 소제는 중요한 임무를 맡은 몸이라 가서 당신을 도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但聞幾聲厲叱,緊接著是掌力和兵刃的交撞之聲。朱奇已無暇答話,顯然已和對方交上了手。同時,荷軒後傳來一陣水聲,似乎是水面上也交上手。

몇 마디 처참한 비명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장력과 병기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주기는 이미 대답할 겨를이 없었다. 상대방와 맞붙어 싸우는 것이 확실했다. 동시에 하화헌 뒤에서 일진의 물소리가 전해왔다. 수면 위에서도 맞붙은 듯 했다.

屋面上傳來了歐陽俊的聲音,道:「二公子,招呼水面上,七八條小舟衝了過來!」

지붕 위에서 구양준의 음성이 전해왔다.

"이공자, 수면 위를 돌보시오. 칠팔 척의 작은 배가 부딪혀오고 있소!"

一陣呼喝之聲後,荷軒四周突然靜寂下來。但不是真的靜寂,暗器破空,兵刃相撞的聲音,分由四面八方傳來。情勢很明顯,敵人在部署妥當之後,分由四方發動了攻勢。

일진의 고함소리가 나고난 뒤 하화헌 주위는 돌연 정적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것은 진짜 정적이 아니었다. 암기가 허공을 가르고 병기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사면팔방에서 전해왔다. 정세는 아주 명확했다. 적들은 적절히 배치한 뒤에 사방에서 나누어 공세를 발동한 것이다.

岳秀衡量了一下輕重,雙臂一抖,突然飛身而起,由屋頂開的一個圓洞中衝了出去。幸好江湖浪子歐陽俊,有了先見之明,及時在屋頂開了一個圓洞。

악수는 경중을 따져보고는 두 팔을 털어내며 갑자기 몸을 솟구쳐서 지붕에 생긴 한 개의 둥그런 구멍으로 뚫고 나갔다. 다행히 강호랑자 구양준이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어 시기적절하게 지붕에 구멍을 냈던 것이다.

身登屋面,目光轉動,立時發覺了一場凌厲的搏殺。譚雲豪勇異常,已然飛下屋頂,躍登在水面上一條小舟上,揮劍如飛和人搏殺。

지붕에 올라 시선을 돌리자 즉시 한바탕의 맹렬한 싸움을 발견했다. 담운은 유달리 용감했다. 이미 지붕에서 날아내려 수면 위의 한 척의 작은 배에 올라 나는 듯 검을 휘두르며 싸우고 있었다.

四艘小舟,圍在他的四周。沒有人呼喝,都是靜悄悄的拚命。刃與刃的交織,在夜色中閃起致命的寒芒。水面上不停的翻動著浪花,本是一池平靜的荷池,此刻卻濺珠飛玉。

네 척의 작은 배는 그의 주위를 둘러쌌다. 고함을 지르거나 호통을 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다들 조용히 목숨을 내던진 것이다. 도와 도가 엇갈리며 뒤엉키자 어둠 속에서 치명적인 한망이 번뜩였다. 수면 위는 쉼없이 물보라가 일었다. 본래 고요하던 하지는 지금 진주같은 물방울이 이리저리 날고 튀었다.

原來,墨龍王召,一手拒擋水中強敵,一隻手還替譚雲穩住小舟,才使得譚雲劍如飛虹,獨拒四舟八個人的攻勢。敵人小舟上,每舟三人,一個穩住船身,兩人聯手攻敵。

원래 묵룡 왕소는 한 손으로 수중의 강적을 막으며 한쪽 손으로는 담운을 위해 작은 배를 단단히 쥐고 있었다. 그제서야 담운의 검은 무지개같이 홀로 네 척의 배, 여덟 명의 공세를 막을 수 있었다. 적들의 작은 배 위에는 한 척 마다 세 사람이 있었는데 한 명은 배가 움직이지 않게끔 하고 두 사람은 연수하여 적을 공격했다.

星光下,只見荷池中飄浮著三具屍體。歐陽俊左臂上受了傷,面前放著一堆擊碎的瓦片,不時當作飛蝗石,投出擊敵相助。

별빛 아래 하지에는 세 구의 시체가 떠다니는 것이 보였다. 구양준은 왼팔에 부상을 입고도 전면에 쌓아둔 기왓조각을 비황석(飛蝗石:암기의 일종)인 양 때때로 던져내어 적을 쳐서 도왔다.

岳秀躍落在歐陽俊身側,道:「歐陽兄,傷的很重麼?」

악수가 구양준의 옅에 뛰어내려더니 말했다.

"구양형, 상처가 심합니까?"

歐陽俊淡淡一笑,道:「未料長箭集中射了過來,一時間閃避不及,左臂中了一箭,傷勢不算太重。」

구양준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장전이 집중적으로 쏘아져 올 줄은 예상치 못했소. 일시지간 미처 피하지 못하여 왼팔에 한 대 맞았는데 상세가 그리 심하다고 할 순 없소."

岳秀低聲道:「血似乎流了不少,歐陽兄請下去包紮一下,這裡由兄弟守望。」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피를 적잖이 흘렸군요. 구양형은 가서 싸매십시오. 이곳은 형제가 지키겠습니다."

歐陽俊拿出金創藥物,敷在傷處,順手撕下了一塊衣服,迅速的把傷勢包好,道:「不礙事,只是一些皮毛之傷。」

구양준은 금창약을 꺼내어 상처에 바르고 의복을 찢어 신속하게 상처를 잘 싸매고 말했다.

"지장없소. 단지 살갗이 다친 것일 뿐이오."

岳秀一直守護在歐陽俊的身側,等他傷勢包好,才回頭望去,只見膽叟朱奇,雙掌飛舞,獨戰四個大漢。再看譚雲劍勢如虹飛電掣,以寡敵眾,仍然佔盡了優勢。

악수는 줄곧 구양준의 곁을 지키며 상처를 싸매기를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고개를 돌렸다. 담수 주기가 쌍장을 춤추듯 날리며 홀로 네 명의 대한과 싸우고 있었다. 다시 담운을 보니 검세가 무지개가 나는 듯, 번개가 치는 듯 하면서 적은 수로 많은 적을 상대하면서도 여전히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荷池水浪,已經平息,只是荷池中,又多了一具浮屍。想是由水中摸來的敵人,已被王召殲殺。水池中的形勢,已然平靜下來,譚雲、王召已然佔盡了優勢。但朱奇和四個大漢,卻搏殺的凌厲難解。

하지의 물결은 이미 잠잠해졌다. 하지 안에는 떠다니는 시체가 또 한 구 늘었다. 수중에서 몰래 습격해오던 적이 왕소에게 섬멸되었으리라. 하지의 물속 형세는 이미 평정되었고 담운, 왕소는 이미 우세를 점했다. 하지만 주기와 네 명의 대한의 싸움은 치열하여 떼놓기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다.

只聽頑童唐嘯的聲音,道:「老哥哥撐得住麼?」

완동 당소의 음성이 들렸다.

"노형님, 지탱하실 수 있습니까?"

朱奇道:「這四個小子的武功不錯,老哥哥分不出手助你了。」

주기가 말했다.

"이 네 녀석의 무공은 나쁘지 않군. 늙은 형은 너를 도와줄 겨를이 없구나."

唐嘯道:「不要緊,你能撐住就行,這兩個免患子小弟還接得住。」

당소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당신이 지탱할 수 있다면 됐습니다. 이 두 놈은 소제가 맡겠습니다."

一陣兵刃交撞之聲,傳了過來。就是這一陣陣功夫,似是已有人衝過了朱奇的攔截,衝到荷軒門口,而且已和唐嘯接上了手。

일진의 병기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전해왔다. 이 틈에 주기의 저지를 뚫고 누군가가 하화헌 문으로 뛰어든 자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당소와 싸우고 있는 듯했다.

衡量了一下形勢,岳秀低聲對歐陽俊道:「歐陽兄,看到清形勢變化,有事情招呼我一聲,兄弟先去看看前面的形勢。」

형세를 한번 가늠해보고 악수는 낮은 목소리로 구양준에게 말했다.

"구양형, 형세의 변화를 잘 보고 계시다가 일이 생기면 저를 부르십시오. 형제는 우선 전면(前面)의 형세를 살펴보러 가겠습니다."

一揚雙臂,飄落在荷軒前面。這時又有四個手執兵刃的大漢,閃電奔雷般奔向荷軒。岳秀回目一顧,只見唐嘯在荷軒門口之處,閻羅判縱橫飛舞,獨拒兩個手執鬼頭刀的大漢。

두 팔을 떨치자 하화헌 앞쪽에 표연히 떨어져내렸다. 이때 또 네 명의 병기를 쥔 대한이 섬전 같이 하화헌을 향해 달려왔다. 악수가 눈을 돌려보니 당소는 하화헌 문 입구에서 염라판을 종횡으로 춤추듯 놀리며 홀로 두 명의 귀두도(鬼頭刀)를 든 대한을 막고 있었다.

眼看敵人援手又到,岳秀殺機頓起,冷冷喝道:「你們這等放肆形同造反,其罪當誅了。」

적의 구원자들이 또 도착했음을 본 악수는 살기가 일어서 냉랭하게 호통쳤다.

"그대들의 이런 방자함은 반역이나 마찬가지이며 그 죄는 죽어 마땅하다."

喝聲中,人影一閃,衝向朱奇身側,右手一抬,竟從刀光寒芒的空隙中,抓住了一個大漢的右腕用力一帶,頓時把那大漢手中一口雁翎刀給奪了過來,順手一送迎向一支刺來的練子槍。那大漢穴脈受制,閃避不及,被那練子槍刺中前胸,對穿而過,傷中要害,立時死亡。

고함소리 가운데 인영이 번쩍, 하더니 주기의 곁으로 돌진하여 우수를 쳐들어 번뜩이는 도광의 빈틈 속으로부터 대한 한 명의 오른 손목을 움켜잡고는 힘을 써서 그 대한 수중의 안령도(雁翎刀)를 빼앗더니 그대로 한 자루 찔러오는 연자창(練子槍)을 맞이했다. 그 대한은 혈맥이 제압당하자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 연자창에 가슴을 찔렸고 요해를 관통당하자 즉시 죽어버렸다.

岳秀出手,就傷了圍攻朱奇四人之一,又奪下一把雁翎刀,刀勢一推一轉,幻起了一片刀影,斬下了那施練子槍大漢的右臂。朱奇目睹岳秀一出手連傷兩人,精神大振,大喝一聲,一掌劈死了一個手執七節鞭的大漢。

악수는 출수하자마자 주기를 포위공격하던 네 사람 중의 한 명을 상하게 했고 또 한 자루 안령도를 뺏았다. 도세가 밀고 돌고 하면서 한 조각 어지러운 도영을 일으키더니 연자창을 시전하던 대한의 오른팔을 베어버렸다. 주기는 악수가 한번 출수로 연달아 두 사람을 해치우는 것을 보자 정신이 번쩍 들어 대갈일성하더니 일 장을 쪼개내어 칠절편(七節鞭)을 손에 쥔 대한을 죽였다.

岳秀道:「朱奇,還餘一個交給你了。」雁翎刀一橫,攔住了另外衝過來的四個大漢。

악수가 말했다.

"주기, 남은 한 명은 당신께 넘기겠습니다."

雁翎刀一橫,攔住了另外衝過來的四個大漢。這四個人一色的黑色疾服勁裝,手中兵刃也完全一樣,一手執刀,一手執著李公拐。岳秀瞧著敵人綿連不絕的攻了過來,心中大是驚愕,動了速戰速決之心,雁翎刀一揮,橫裡刺去。

안령도를 횡으로 휘두르며 별도로 돌진해오던 네 명의 대한을 막아섰다. 이 네 사람은 흑색 한 색깔의 질복경장(疾服勁裝:몸에 달라붙는 경장)에 수중의 병기도 완전히 똑같았는데 한 손에는 도를 쥐고 한 손에는 이공괴(李公拐:卜처럼 생긴 몽둥이)를 쥐고 있었다. 악수는 적들이 끊임없이 공격해오는 것을 보자 심중으로 크게 경악했다. 속전속결할 마음을 먹고 안령도를 휘둘러 횡으로 찔러갔다.

四個向前衝奔的大漢,忽然一下子收住腳步,兩刀兩拐,並臂而起。只聽噹的一聲,竟把岳秀的雁翎刀分擋開去。岳秀感覺出拐上力道,十分強大,心頭微微一震,刀勢一變,連劈七刀。但見四個黑衣人刀拐並舉,交錯支援,竟把岳秀七刀封開。

앞을 향해 짓쳐오던 네 명의 대한은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고 두 개의 도와 두 개의 괴가 나란히 들어올려졌다. 땅, 하는 소리가 나면서 악수의 안령도를 막아 비켜나게 했다. 악수는 괴의 힘이 십분 강대하다고 느껴 가슴이 미미하게 떨렸다. 도세를 일변하여 연달아 칠도를 쪼개어냈다. 네 명의 흑의인은 도와 괴를 나란히 들고 교차하며 지원하여 악수의 칠도를 봉쇄했다.

未待岳秀再行出手,四個黑衣人已展開還擊,李公拐以守為主,專封岳秀的刀勢。這是一個配合嚴密,攻守兼具的陣勢,岳秀一時間,竟被刀拐交叉的變化困住,雖然沒有落敗,但也無法勝敵,不知不覺間,竟然搏鬥了二十餘招。

악수가 재차 출수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네 명의 흑의인은 이미 연환공격을 전개했다. 이공괴는 수비를 위주로 하여 전적으로 악수의 도세를 봉쇄했다. 이것은 하나의 엄밀한 배합이었다. 공수를 겸한 진세였다. 악수는 일시지간 도와 괴가 교차하는 변화에 갇혀버렸다. 비록 패하지는 않았지만 적을 이길 수도 없었다. 부지불식간에 이십여 초를 싸웠다.

這時膽叟朱奇已然擊斃了另一個敵人,站在旁側,見岳秀竟無法收拾四個敵人,心中暗暗吃驚,以岳秀武功,竟被四人困住,當下一伸手,從腰中取出難以一用的子母金環,高聲說道:「公子,可要老奴助你一臂之力。」

이때 담수 주기는 이미 다른 한 명의 적을 쳐죽이고 한 옆에 서있다가 악수가 네 명의 적을 수습하지 못하는 것을 보자 속으로 놀랐다. 악수의 무공으로도 네 사람에게 갇혀버릴 줄이야. 즉각 손을 뻗어 허리춤에서 좀처럼 사용하지 않던 자모금환(子母金環)을 꺼내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공자, 늙은 종이 당신을 도와 한 팔의 힘이 되겠소."

岳秀心中也暗暗震駭於四人的武功,刀勢一緊,展開攻擊,一面說道:「不用助我,快助唐嘯收拾另外兩個強敵。」

악수도 마음 속으로 남몰래 네 사람의 무공에 깜짝 놀랐다. 도세를 단단히 조여 공격을 전개하면서 한편으로 말했다.

"나를 도울 필요 없습니다. 어서 당소가 다른 두 명의 강적을 수습하는 것을 도우십시오."

耳際間傳來了唐嘯的聲音,道:「公子放心,兩個毛賊,已被我收拾了。」

귓가에 당소의 음성이 전해왔다.

"공자, 안심하십시오. 두 명의 좀도둑은 이미 제가 손을 봤습니다."

岳秀道:「好!你們守住門口,不許讓人衝入軒中。」

악수가 말했다.

"잘됐군요! 당신들은 문을 지키되 누구도 하화헌 안으로 뛰어들게 해서는 안됩니다."

說話之中,刀法突然一變。但見刀光閃轉,有如流電飛虹,四個黑衣人,頓時被岳秀凌厲的刀勢,迫的有守無攻。

말을 하는 가운데 도법이 돌연 일변했다. 도광이 번쩍이며 돌아가는데 번개가 치듯, 무지개가 나는 듯 했다. 네 흑의인은 곧바로 악수의 무시무시한 도세에 수비만 있고 공세는 없게 되어버렸다.

膽叟朱奇目睹岳秀刀法的奇幻心中大是敬佩,但四個黑衣人刀拐交錯,渾如一體,雖落下風,但卻毫不慌亂,錯身而站,交相支援,竟把危局穩住。岳秀刀光佈成一丈方圓一片刀幕,泰山壓頂一般的罩了去,一連二十招,竟然未把四人逼退。

담수 주기는 악수의 기이한 도법을 보자 심중으로 크게 감탄했다. 하지만 네 흑의인의 도와 괴는 교차하며 혼연일체가 되어 비록 열세에 처했지만 추호도 당황하거나 혼란스럽지 않았다. 엇갈리게 선 채로 서로 지원하며 위기의 국면을 버티고 있었다. 악수의 도광은 일 장 방원에 도막을 펼쳐 태산압정(泰山壓頂)과도 같이 덮어버렸는데, 연쇄적으로 이어진 이십 초에도 네 사람을 물러나게 하지 못했다.

朱奇心中一動,突然想起一個人,心頭大大的震撼了一下,道:「公子,這四個似是天山拐仙的門下。」

주기는 머리 속으로 돌연 한 사람이 떠오르자 마음이 크게 흥분되었다. 

"공자, 이 네 명은 천산괴선(天山拐仙)의 문하인 듯 하오."

岳秀內力貫注刀身,又增強了刀上壓力,一面應道:「天山拐仙是何許人?」

악수가 도신에 내력을 주입하여 도의 압력을 더 한층 증강시키면서 말했다.

"천산괴선은 어떤 사람입니까?"

朱奇道:「天山拐仙四十年前曾獨力擊敗中原三十六位高手,稱雄中原,後得少林開光大師重啟禪關,以佛門般禪功,和他苦鬥一日夜,才把他擊敗,退離中原,想不到四十年後,他的弟子竟然重入中原武林爭雄。」

주기가 말했다.

"천산괴선은 사십 년 전 혼자 힘으로 중원 서른여섯 고수를 격패시켜 웅중원(雄中原)으로 불렸는데, 나중에 소림의 개광대사(開光大師)가 폐관을 깨고나와 불문의 반선공(般禪功)으로 그와 하루 밤낮을 힘들게 싸우고서야 그를 격패시켜 중원을 물러나게 했다오. 사십 년 뒤에 그의 제자들이 중원무림의 패권다툼에 다시 개입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岳秀道:「天山拐仙的為人如何?」

악수가 말했다.

"천산괴선의 사람됨은 어떠합니까?"

朱奇道:「天山拐仙在中原武林道上不過半年時間,除了和一些中原武林道上的高手,動手搏鬥之外,很少有別的行動。」

주기가 말했다.

"천산괴선은 중원무림에서 불과 반 년 동안 중원무림의 고수들과 겨룬 것 말고는 거의 다른 행동은 없었소."

岳秀刀光如雪,攻勢更見兇猛。四個黑衣大漢,刀拐交識成一片很密的嚴網。鐵拐和鐵拐互相交接支援,連連擋開了岳秀的刀勢。

악수의 도광 눈처럼 새하얗고 공세는 훨씬 흉맹해 보였다. 네 명의 흑의대한들은 도와 괴를 엮어서 아주 엄밀한 그물을 형성했다. 철괴와 철괴는 서로 번갈아가며 지원하여 연달아 악수의 도세를 막아냈다.

岳秀也感覺這四人有著一套很精密的合搏之術,自己刀上的內力雖然很強,但因他們鐵拐傳力,互相支援,竟然無法震飛他們手中兵刃。

악수도 이 네 사람에게 아주 정밀한 합박술(合搏術)이 있다고 느꼈다. 자신의 도에 실린 내력이 비록 아주 강하지만 그들의 철괴에 전해진 힘이 서로 지원하기 때문에 그들 수중의 병기를 날려버릴 수가 없었다.

但那四個黑衣大漢,吃的苦頭更大,四根鐵拐,結合成一片護身的光幕,只守不攻。四個人從未料到,竟遇上武功如此高強的人,簡直沒有了還手之力。

하지만 그 네 흑의대한은 훨씬 더 쓴맛을 보았다. 네 자루의 철괴가 결합하여 호신광막(護身光幕)이 되어 지키기만 할 뿐 공격하지 못했다. 이같이 무공이 고강한 사람을 만날 줄은 예상치 못한 네 사람은 그야말로 반격할 힘이 없었다.

岳秀突然收刀而退,冷冷說道:「你們是天山拐仙門下麼?」

악수가 돌연 도를 거두고 물러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당시들은 천산괴선(天山拐仙)의 문하들이오?"

四人之中,有一個挺身應道:「不錯,咱們來自天山。」

사인 중에서 한 명이 몸을 펴더니 대답했다.

"그렇다. 우리는 천산에서 왔다."

岳秀道:「你們也是龍鳳會中人了?」

악수가 말했다.

"당신들도 용봉회 사람들이오?"

仍由那原來的大漢應道:「咱們是龍鳳會請來的助拳之人。」

그 원래 대한이 대답했다.

"우리는 용봉회에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온 사람들이다."

岳秀笑一笑,道:「在下不希望和天山拐仙結下不解之仇,四位可以去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저는 천산괴선과 풀 수 없는 원한을 맺고 싶지 않소이다. 네 분은 가셔도 좋소."

四個大漢大約吃了不少苦頭,立刻舉拐護身,緩步向後退去。退到了一丈開外,才轉身一躍,消失在夜色之中不見。

네 명의 대한은 적지 않은 쓴맛을 본 듯 즉시 괴를 들어 몸을 보호하면서 천천히 뒤쪽으로 물러났다. 물러나 일 장 밖에 이르자 비로소 뒤돌아 몸을 날리니 어둠 속으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岳秀一揮手,低聲道:「朱奇,躲入樹後,他們這一次攻勢未成,很可能要另施毒計。」

악수가 손을 흔들며 나직이 말했다.

"주기, 나무 뒤로 숨으십시오. 그들은 이번 공세가 실패하여 따로 독계를 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縱身一躍,飛入軒內。只見荷軒門口處,躺著兩具屍體。

몸을 날려 하화헌 안으로 날아들었다. 하화헌 입구에 두 구의 시체가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唐嘯低聲道:「主人,怎麼放了他們四個?」

당소가 나직이 말했다.

"주인, 왜 그들 네 명을 놓아주셨습니까?"

岳秀道:「他們不是龍鳳會中的人,而且一時之間,我也無法殺了他們。」

악수가 말했다.

"그들은 용봉회 사람들이 아니라네. 게다가 일시지간 나도 그들을 죽일 수가 없었네."

唐嘯奇道:「四個武功很高麼?」

당소가 이상해서 말했다.

"네 명의 무공이 아주 높습니까?"

岳秀道:「他們有一種合搏的陣勢,結合的十分嚴密……」

악수가 말했다.

"그들에게는 일종의 십분 엄밀하게 결합된 합박진(合搏陣)이 있다네..." 

目光一掠兩具屍體,道:「都是你殺的麼?」

시선이 두 구의 시체를 스쳤다.

"모두 자네가 죽인 것인가?"

唐嘯道:「是玉燕姑娘助了我一臂之力,不知打出一種什麼暗器,輕靈迅快,不聞風聲,兩個都先中了她的暗器,我才得手。」

당소가 말했다.

"옥연낭자가 도왔습니다. 무슨 암기를 쳐냈는지 모르지만 가볍고 영활하며 빨랐습니다. 바람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두 명은 모두 먼저 그녀의 암기에 맞았고 비로소 제가 손쉽게 처치했습니다."

楊玉燕微微一笑,道:「對付這種人,不可手下留情,大哥不致於責備我心狠手辣吧!」

양옥연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런 사람을 상대하면서 손에 사정을 둘 수는 없지요. 대가께서 나의 손속이 악랄하다고 꾸짖지는 않겠지요?"

七王爺突然接口說道:「殺的好,他們都犯的是禍連九族的大罪,殺一人我獎黃金百兩。」

칠왕야가 돌연 말을 받았다.

"잘 죽였소. 그들은 모두 화가 구족에 미치는 대죄를 범했소. 한 사람을 죽이면 황금 백 냥을 상으로 내리겠소."

不知何時,七王爺已然行出了那桌椅棉被佈成的護身小棚之中。

언제인지 모르게 칠왕야는 이미 탁자와 의자 방석으로 만든 호신 울타리 안에서 걸어나왔던 것이다.

岳秀低聲道:「敵勢很強大,有部份武功高出了我們意料之外,目下他們已分由兩面攻來,荷花池上,還在纏戰。」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적의 세력은 아주 강대합니다. 일부는 무공이 우리들의 예상 밖으로 높았습니다. 지금 그들은 하지 위와 포위공격 양쪽으로 나누어 공격해오고 있습니다."

七王爺笑道:「我瞧到了,剛才以一抵四,搏殺的十分激烈。」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나도 보았네. 조금 전 자네 혼자 네 사람을 막아내는 싸움은 십분 격렬하더군."

唐嘯道:「天山拐仙四十年前曾擊敗了中原武林道上數十位高手,這個人難纏的很,如是要和我們作對,那可是一樁麻煩事情。」

당소가 말했다.

"천산괴선은 사십 년 전 일찌기 중원 무림도상의 수십 명 고수를 격패시켰지요. 그 사람은 몹시 다루기 어렵습니다. 만일 우리들과 상대했다면 아주 성가신 일일 것입니다."

岳秀點點頭,道:「如是那四個施用刀拐的大漢,確然是天山拐仙門下,那就說明了天山一脈的武功確有可畏之處……」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만일 그 네 명의 도와 괴를 사용하는 대한들이 확실히 천산괴선의 문하라면 천산일맥(天山一脈)의 무공은 확실히 두려워할 점이 있음을 증명합니다..."

語聲微微一頓,接道:「佈置在四面的人手,都非一般庸手可比,一時之間決無法調集這樣多的高手,顯見龍鳳會也早已有了準備,一旦動手已不宜和他們纏鬥下去。」

잠시 멈추었다가 말을 이었다.

"사면에 배치된 사람들은 모두 일반적인 솜씨가 서툰 사람들에 비할 바가 아닌데, 일시에 이렇게 많은 고수를 모을 수는 결코 없습니다. 용봉회는 벌써 준비가 되어 있었음을 확실히 알 수 있지요. 일단 싸움이 벌어지면 그들과 뒤엉켜 싸우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突然一伸雙臂,由屋頂開躍的洞口,躍上屋面。轉眼向荷池中望去,只見搏殺也已停止,譚雲一手橫劍,站在小舟上。墨龍王召已從水中躍上小舟,全身衣服盡濕,仍在不停的滴著水珠。

돌연 두 팔을 뻗어 천정에 뚫린 구멍으로 지붕위로 뛰어올랐다. 눈을 돌려 하지를 바라보니 싸움도 이미 그쳐있었고 담운이 한 손에 검을 비껴들고 작은 배 위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묵룡 왕소도 이미 물 속에서 작은 배 위로 뛰어올랐는데 전신의 의복은 흠뻑 젖어있었고 쉼억이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岳秀飄身而下,輕如飛絮般落上小舟。目光到處,只見譚雲左肩上被撕下的一條衣衫包住,鮮血仍然向外滲透。

악수가 몸을 날려 솜털처럼 가볍게 작은 배 위로 내려왔다. 문득 담운의 왼쪽 어깨에 의삼을 찢어서 싸맨 곳에서 선혈이 스며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岳秀一皺眉頭,低聲說道:「譚兄傷的很重麼?」

악수가 눈썹을 찌푸리며 나직이 말했다.

"담형의 상처는 심하구려?"

王召接道:「二公子獨拒十餘強敵,殺傷了他們十之四五。」

왕소가 대꾸했다.

"이공자는 혼자 십여 명의 강적에 맞서 그들 열의 너댓은 죽였소."

譚雲道:「一點皮肉之傷,岳兄不用擔心。」

담운이 말했다.

"살갗을 다쳤을 뿐이니 악형은 염려마시오."

岳秀心中暗道:「譚雲、歐陽俊都受了傷,雖不太重但總是有礙,如是再傷了幾人,我岳秀縱有通天之能,也要顧此失彼。」

악수가 속으로 생각했다.

'담운, 구양준 모두 부상을 입었다. 비록 심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지장이 있다. 만일 몇 사람이 다시 부상당한다면 나 악수에게 제아무리 높은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여기저기 두루 다 돌볼 수는 없다.'

抬頭望望天色,只見正東方已然泛現出魚肚白色,天色即將大亮,當下說道:「譚兄,他們退了多久?」

고개를 쳐들어 천색을 바라보니 동쪽에는 이미 희뿌연 색이 나타나 날이 이내 밝을 것 같았다. 즉시 말했다.

"담형, 그들이 물러간 지 얼마나 되었소?"

王召道:「不過一刻工夫。」

왕소가 말했다.

"일각이 넘지 않았소."

岳秀道:「天色即將大亮,他們這一輪攻勢又傷亡很大,用不著再守下去了,咱們退入荷軒。」

악수가 말했다.

"날이 곧 밝을 것입니다. 그들은 이 한 차례 공세에 죽고 다친 자가 아주 많으니 더이상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하화헌으로 물러납시다."

譚雲、王召似乎還想爭論,岳秀已連連催促。兩人剛剛躍上屋頂,一陣急弦勁箭,疾射而至。岳秀半蹲在小舟之上,揮刀撥打,勁箭紛紛落入水中。

담운, 왕소는 아직 논쟁을 벌이고 싶은 듯 했으나 악수는 연신 재촉했다. 두 사람이 막 지붕으로 뛰어오르자 한바탕 다급히 쏘아낸 경전이 빠르게 쏘아져서 이르렀다. 악수가 작은 배 위에서 반쯤 뛰어올라 도를 휘저으며 경전을 쳐내자 분분히 물 속으로 떨어졌다.

如是譚雲、王召,再晚片刻,小舟上擁擠,這一陣急弦快箭,必將有人被殺。一陣弓箭過後,岳秀突然一提氣飛身而起,也登上了屋面。

만일 담운, 왕소가 조금 만 더 늦게 비좁은 작은 배에 모여 있었다면 이 일진의 강전에 죽은 사람이 생겼을 것이 틀림없었다. 한바탕 화살이 지나간 뒤 악수가 돌연 진기를 끌어올리더니 몸을 날려 지붕 위로 올랐다.

譚雲有些驚異的說道:「岳秀可是早知道他們要放箭了?」

담운은 좀 놀랍고 기이해서 말했다.

"악형은 아무래도 그들이 활을 쏠 것을 미리 알았구려?"

岳秀微微一笑,答非所問的道:「天已放亮,時機對咱們愈來愈有利了,三位請入軒中,咱們從長計議。」

악수가 미소지으며 동문서답했다.

"날이 이미 밝았소. 때는 우리들에게 갈수록 유리하오. 세 분은 하화헌 안으로 들어가십시다. 우리 장기적인 계획을 세웁시다."

譚雲微微一笑,當先躍落。在岳秀揖讓之下,歐陽俊和王召,全都落入荷軒之中。

담운이 미소짓더니 앞장서서 뛰어내렸다. 악수가 읍하며 양보하자 구양준과 왕소가 전부 하화헌 안으로 내려왔다.

岳秀最後躍落入軒,立刻說道:「唐嘯上屋面去,監視敵人的舉動,不論那一面只要有敵人攻來,立刻傳警訊。」

악수가 가장 나중에 하화헌으로 뛰어내리더니 즉시 말했다.

"당소는 지붕 위로 올라가 적의 거동을 감시하게. 어느 쪽에서 적이 공격해오든 즉시 신호를 주게."

唐嘯應了一聲,飛上屋面。岳秀輕輕咳了一聲,道:「譚兄,你失血不少,兄弟這裡有療傷丹一粒,請先服下。」

당소가 대답하고 지붕 위로 날아올랐다. 악수는 가볍게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말했다.

"담형, 당신은 피를 적잖이 흘렸소. 형제에게 요상단(療傷丹)이 한 알 있으니 우선 먹도록 하시오."

譚雲道:「不要緊,兄弟這點傷,只是皮肉之傷,用不著浪費岳兄一顆靈丹。」

담운이 말했다.

"괜찮소. 형제의 이 상처는 살갗을 다친 것을 뿐이오. 악형의 영단 한 알을 낭비할 필요 없소."

岳秀道:「譚兄,真正的決死之戰,是在天亮以後,譚兄不但要先療好傷勢,而且,要使體能保持到最良好的狀況。」

악수가 말했다.

"담형, 진정한 결사전은 날이 밝은 이후요. 담형은 먼저 상세를 치료해야 할 뿐만 아니라 체력을 가장 좋은 상태로 유지해야 하오."

譚雲接過丹藥,一口吞下。乖巧的玉燕姑娘,已然急急奔了過來,解開了譚雲左臂上用衣服臨時作成的繃帶,替譚雲敷上了金創藥物,包紮完好。

담운은 단약을 건네받아 한 입에 삼켰다. 영리한 옥연낭자가 이미 급히 달려와서 담운 왼팔의 의복을 이용해 임시로 만든 붕대를 풀어내더니 금창약물을 발라주고 잘 싸매주었다.

譚雲點頭一笑,道:「多謝妳啦,楊姑娘。」

담운이 고개를 꾸벅, 하고 웃으며 말했다.

"고맙소, 양낭자."

楊玉燕嫣然一笑,道:「我現在穿的男裝。」

양옥연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내가 지금 걸친 것은 남장(男裝)입니다."

岳秀目光轉注到歐陽俊的臉上,道:「歐陽兄,你中箭之後,仍然奮力抗敵,只怕對傷勢妨害不少。」

악수는 시선을 구양준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구양형, 당신은 화살을 맞은 뒤에도 여전히 힘을 짜내어 적에 항거했으니 상처에 적잖은 지장을 주었을 겁니다."

歐陽俊道:「在下這點傷……」

구양준이 말했다.

"나의 이까짓 상처는..."

岳秀接道:「不要因小失大,就算歐陽兄的傷勢不重,但遇上敵手時,這一點傷就可能使歐陽兄吃次大虧。」

악수가 말했다.

"작은 것 때문에 큰 것을 잃지 마십시오. 설령 구양형의 상세가 심하지 않다 할 수 있지만 적을 맞닥뜨려 싸울 때 이 한 점의 상처가 구양형에게 커다란 손해를 보게 할 수도 있습니다."

楊姑娘款步行過來,低聲道:「歐陽兄,我替你包紮一下。」

양낭자가 사뿐사뿐 걸어와서 나직이 말했다.

"구양형, 제가 싸매어드리겠어요."

歐陽俊心中甚是感激,但卻沒有說話。

구양준은 마음 속으로 몹시 감격했지만 말하지 않았다.

楊玉燕小心翼翼的包紮好歐陽俊的傷勢,道:「請在防箭佈設中,休息一下。」

양옥연은 조심스럽게 구양준의 상세를 잘 싸매어주고 말했다.

"화살을 방지하는 ? 안에서 휴식하세요."

譚雲和歐陽俊,都被楊玉燕讓入了替七王爺佈置的擋箭設施中,岳秀才回頭望著王召笑道:「王兄,請去換件衣服,咱們每一個人,都要保重,養精蓄銳,中午時分和他一決死戰。」

담운과 구양준은 모두 양옥연에 의해 칠왕야를 위해 배치한 화살을 막는 시설 안으로 들여보내졌다. 그제서야 악수는 왕소를 돌아보며 말했다. 

"왕형, 가서 의복을 갈아입으십시오.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몸조심해야 합니다. 힘을 아껴두었다가 정오 무렵 그들과 사생결단을 냅시다."

王召微微一笑,道:「岳兄藝業過人,心思縝密,實是武林中很少見到的人才。」

왕소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악형은 예업이 남들보다 뛰어나고 생각이 치밀하여 실로 무림에서 보기드문 인재요."

岳秀笑道:「王兄誇獎了……」

악수가 말했다.

"왕형, 과찬이십니다..."

岳秀沉吟會後,低聲說道:「荷花軒中,最大的缺憾,就是沒有食用之物,如若咱們到中午時分,還不能進些食用之物,那就可能影響到咱們的體力,所以中午之前,咱們非得和他們一決勝負不可。」

악수는 침음하더니 나직이 말했다.

"하화헌 안의 가장 커다란 결점은 바로 먹을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정오까지 먹을 것을 먹지 못한다면 우리들의 체력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오 전에 우리는 그들과 승부를 결판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王召點點頭,道:「岳兄,你是咱們這一戰中的主要力量,所以你也得好好的休息下才好。」

왕소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악형, 당신은 우리의 이 일전에서 중요한 역량이오. 그래서 당신도 푹 휴식하는 것이 좋소."

岳秀道:「多謝關注,在下自會保重。」

악수가 말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몸조심하겠습니다."

天色已亮,一片朝霞,捧出了一輪金陽。岳秀凝目望去,只見那茶花叢中,人影幢幢,不停的移動,似是那茶花叢中,聚集了不少的人。忽然間想到伏身荷軒屋脊上的唐嘯,在四面強敵的環伺之下,一旦被強弓硬箭所圍攻,只怕很難抗拒。

날이 밝았다. 아침 노을 속에 황금빛 태양이 솟아나왔다. 악수가 미간을 모은 채 바라보니 그 동백꽃 덤불 속에서 어른거리는 인영이 보였다. 쉼없이 이동하는 것이 마치 동백꽃 덤불 속에 적잖은 사람이 모여있는 듯 했다. 별안간 하화헌 지붕 위에 엎드려 있는 당소가 떠올랐다. 사면에서 강적이 엿보고 있는 상황하에서 일단 강궁으로 포위공격을 받게되면 항거하기 매우 어려울 것 같았다.

心念轉動,高聲說道:「唐嘯,你下來吧!」

생각을 굴리다가 큰 소리로 말했다.

"당소, 자네는 내려오게!"

唐嘯應聲躍落,道:「公子,有何吩咐?」

당소가 대답하고 뛰어내려와서 말했다.

"공자, 분부가 있으십니까?"

岳秀道:「青天白日,景物明朗,有朱奇在外面監視,你用不著守在屋頂上了,一夜辛勞,你也該坐息一下。」

악수가 말했다.

"청천백일(青天白日)에 경물이 뚜렷하고 주기가 바깥에서 감시하고 있으니 자네는 지붕 위에서 지키고 있을 필요가 없네. 밤새 고생했으니 자네도 좌식해야 하네."

唐嘯道:「我還支撐得住。」

당소가 말했다.

"저는 아직 지탱할 수 있습니다."

這時王召已換過衣服,行了出來,道:「唐小弟,府中情勢如何?」

이때 왕소가 의복을 갈아입고 걸어나와서 말했다.

"당소제, 부중의 정세는 어떠한가?"

唐嘯道:「很古怪,整個王府一片死寂,除了荷軒前面的茶花叢中可見人影行動之外,四面都不再見有任何動靜。」

당소가 말했다.

"아주 괴이합니다. 온 왕부가 쥐죽은 듯 적막하며 하화헌 앞쪽의 동백꽃 덤불 속에 움직이는 인영이 보이는 것 말고는 사방에 어떠한 동정도 보이지 않습니다."

岳秀道:「看起來,整個王府都被他們控制了。」

악수가 말했다.

"보아하니 왕부 전체가 그들에게 공제되고 있군."

王召嗤地一笑,道:「七王爺乃江南七省千萬官民仰慕之徵,那巍峨的府門,執槍佩刀的守門府衛,代表有著無上的權威,可是誰會想到七王爺的府中,竟然被江湖中悍匪盤踞。……」

왕소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칠왕야께서는 강남칠성의 수 천 수 만 관민들이 앙모하는 상징이오. 우뚝 솟은 왕부의 문을 지키는 칼을 차고 창을 쥔 부위들은 무상의 권위를 대표했소. 그러나 칠왕야의 부중에서 뜻밖에 강호의 비적들이 둥지를 틀고 앉았을 줄은 누가 생각이나 했겠소..."

但見垂掛的軟簾啟動,七王爺輕步行了出來,接道:「不錯,如非岳兄弟和諸位好漢仗義相助,小王早被他挾持了。」

늘어뜨린 발을 걷으며 칠왕야가 걸어나와서 말했다.

"그렇소. 만일 악형제와 여러 호걸들이 의기를 내세워 돕지 않았더라면 소왕은 벌써 그들에게 붙잡혔을 것이오."

岳秀道:「如非我們插手介入,他們也許還不會發動。」

악수가 말했다.

"만일 우리들이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그들이 아직은 발동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七王爺道:「你們不插手介入,我已是他們掌中之物,隨時隨地他們都可以下手對付我了。」

칠왕야가 말했다.

"당신들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그들 손바닥 안에 든 물건이 되어 언제든 그들이 손을 써서 나를 처치할 수 있었겠지."

岳秀微微一笑,道:「大哥,他們這等大批人手混入禁宮,難道你就完全沒有查覺麼?」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가, 이 정도로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금궁(禁宮)에 잠입했는데 설마 당신은 조사해야겠다고 전혀 느끼지 않으셨습니까?"

七王爺道:「府中之事,大大小小都由那水總管負責我很少過問,想不到這位追隨我數十年的人,意然也和他們勾結起來,小王一旦脫困,必要先殺此人。」

칠왕야가 말했다.

"부중의 일은 크든 작든 모두 수총관이 책임을 졌고 나는 거의 참견하지 않았네. 나를 수십 년간 따랐던 사람이 놀랍게도 그들과 결탁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소왕이 일단 곤경에서 벗어나면 반드시 그자를 먼저 죽여야겠네."

岳秀沉吟了一陣,道:「王爺,他們混入府中時日不短了,所以遲遲不對大哥下手,也許還別所圖。」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왕야, 그들이 부중에 잠입한 기간이 짧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머뭇거리며 대가께 손을 쓰지 않은 데에는 어쩌면 달리 도모하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七王爺道:「這個我就想不明白了,府中除我之外,再無值得他們下手的人,如是他們想取府中財物,似乎也用不著拖延這久時間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건 내가 생각을 해도 알지 못하겠네. 부중에 나 말고 그들이 손을 쓸 가치가 있는 사람이 없네. 만일 그들이 감히 부중의 재물을 취할 작정이라면 이렇게 오랜 시간을 끌 필요도 없네."

岳秀沉吟了一陣,道:「這中間,或有咱們不明之處……」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 가운데에는 아마 우리가 모르는 점이 있을 것입니다..."

只聽膽叟朱奇的聲音,傳了過來,道:「什麼人,還不給我站住。」

담수 주기의 음성이 전해왔다.

"누구냐? 섰거라."

岳秀凝目向外望去,只見一全身白衣的少年,停步在荷軒三丈之外。

악수가 미간을 모으고 밖을 향해 바라보니 전신에 백의를 입은 소년이 하화헌 삼 장 밖에 걸음을 멈추고 있는 것이 보였다.

楊玉燕手中扣了兩枚蜂翼鏢,低聲道:「我給他兩鏢如何?」

양옥연은 수중에 두 개의 봉익표(蜂翼鏢)를 쥐고 나직이 말했다.

"내가 그에게 두 개의 봉익표를 먹여주면 어떨까요?"

岳秀搖頭,道:「譚二公子和歐陽兄,都還未坐息過來,咱們盡量拖延時間。」

악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담이공자와 구양형은 아직 좌식에서 깨어나지 않았소. 우리는 가능한 시간을 끌어야 하오."

楊玉燕微微一笑,未再答話。岳秀緩步行了出去,走到白衣少年身前五尺左右處,才停了下來。目光下,只見那白衣少年的臉色,和他的衣服一般的白法,白的不見一點血色。

양옥연은 미소짓고는더 대답하지 않았다. 악수는 천천히 걸어나갔다. 백의소년 앞 오 척 가량 되는 곳에 이르러서야 걸음을 멈추었다. 그 백의소년의 안색은 그의 의복과 마찬가지로 한 점 혈색이 보이지 않을 만큼 하얬다.

他長的並不醜,五官端正,輪廓秀麗,只是臉上那分蒼白,看上去有如寒冰一般,加上那緊繃肅冷的神情,似乎他全身上下都散發出一股森寒之氣。

그는 결코 추하게 생기지 않았다. 오관이 단정하고 윤곽이 수려했다. 단지 얼굴이 창백하여 보기에 차가운 얼음 같았다. 거기에다 팽팽하게 긴장돈 얼음 같이 엄숙한 표정이 더해져 마치 전신에서 한 줄기 으스스한 기운이 발산되고 있는 듯 했다.

岳秀暗暗一提真氣,凝神戒備,緩緩說道:「閣下找人?」

악수는 암암리에 진기를 끌어올리고 정신을 집중하여 경계하면서 천천히 말했다.

"귀하는 사람을 찾소?"

白衣人兩道冷厲的目光,一掠岳秀道:「你是岳秀?」

백의인의 두 줄기 싸늘한 목광(目光)이 악수를 스쳤다.

"당신이 악수요?"

岳秀道:「不錯,閣下怎麼稱呼?」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귀하는 어찌 불러야 하오?"

白衣人道:「冷白。」

백의인이 말했다.

"냉백(冷白)이오."

岳秀心中暗道:「名如其人,又冷又白,但名字卻是從未聽過。」

악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냉자와 백자라니 이름이 생김새와 부합하는구나. 헌데 이름은 여태 들어본 적이 없구나.'

心中風車般轉了一轉,道:「幸會,幸會。」

마음 속으로 풍차같이 생각을 돌리고는 말했다.

"만나서 영광이오."

冷白道:「不用客氣,想你也沒有聽過冷某人的名字。」

냉백이 말했다.

"당신은 냉모의 이름을 들은 적도 없을 터이니 겸손할 필요 없소."

岳秀道:「確未聽過,但何足為奇,我岳秀這名字江湖上也沒有幾個人知道?」

악수가 말했다.

"확실히 들어보지 못했소. 하지만 나 악수의 이름도 아는 사람이 강호에서 몇 사람 안될 테니 이상할 것도 없소."

冷白道:「倒也不錯,冷某人也只是剛剛聽到岳秀兩個字。」

냉백이 말했다.

"그건 그렇군. 냉모도 방금 전 악수라는 두 글자를 들었을 뿐이오."

岳秀淡淡一笑,道:「冷兄有何見教?」

악수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냉형은 어떤 가르침이 있으시오?"

冷白道:「只一件事,希望你能答允?」

냉백이 말했다.

"한 가지 일을 당신이 승낙하기를 바라오."

岳秀道:「那要看什麼事了?」

악수가 말했다.

"그건 어떤 일이냐에 달렸소만?"

冷白道:「帶著你的人,馬上離去。」

냉백이 말했다.

"당신네 사람들을 데리고 즉시 떠나시오."

岳秀哦了一聲:「此事太重大,在下得想一想才能決定。」

악수가 아, 하더니 말했다.

"그건 너무도 중대하여 내가 한번 생각을 해봐야 결정할 수 있소."

冷白道:「要想多久時間,才能決定?」

냉백이 말했다.

"얼마나 오랜 시간을 생각해야 결정할 수 있소?"

岳秀道:「午時之前可以答覆閣下。」

악수가 말했다.

"오시 전에 귀하에게 답을 줄 수 있소."

冷白有些意外的感覺,怔了一怔,道:「人人都說你岳秀很高傲,但冷某人看來,你岳秀倒是一個很知趣的人。」

냉백은 좀 의외라는 느낌이 들어 멍해져서 말했다.

"사람들마다 악수 당신이 몹시 고오하다고 하지만 냉모가 보기에 당신은 아주 눈치가 있는 사람이구려."

岳秀身負技,生性淡泊,但對敵用謀卻有著絕對的冷靜,微微一笑,道:「冷兄誇獎了。」

악수가 몸에 절기를 지녔고 타고난 성격이 담백했지만 적이 음모를 쓰는 데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냉정했다. 미소지으며 말했다.

"냉형, 과찬이시오."

冷白道:「可惜的是我們不能等。」

냉백이 말했다.

"애석한 것은 우리는 기다릴 수가 없다는 것이오."

岳秀道:「冷兄的意思是……」

악수가 말했다.

"냉형의 그 말 뜻은..."

冷白接道:「立刻走!不能多停留片刻時光。」

냉백이 말했다.

"즉시 떠나시오! 잠시도 더 머물러서는 안되오."

岳秀道:「這是你冷兄的意思呢?還是你冷兄受命而來?」

악수가 말했다.

"이건 냉형의 생각이오 아니면 냉형 당신은 명을 받아서 온 것이오?"

冷白道:「誰的意思都不重要,重要的是你要立刻離去。」

냉백이 말했다.

"누구의 뜻이건 중요치 않소. 중요한 것은 당신이 즉시 떠나야 한다는 것이오."

岳秀道:「真是抱歉的很,在下不像冷兄一樣,能夠立刻決定,我要和他們商量一下才成!」

악수가 말했다.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냉형처럼 즉시 결정할 수가 없소. 나는 그들과 한번 상의해야 하오!"

冷白道:「有一件,也許你沒弄清楚,在下是要你帶著你的人離開,朱毅卻要留下來。」

냉백이 말했다.

"아마도 당신이 확실히 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 나의 요구는 당신이 당신네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되 주의는 남겨두어야 한다는 것이오."

岳秀點點頭,道:「我明白,但在下已說的很清楚了,我得和他們商量一下。」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알았소. 하지만 나는 그들과 상의해야 한다고 이미 분명하게 말했소."

冷白道:「給你一頓飯的時間應該夠了。」

냉백이 말했다.

"밥 한 끼 먹을 시간을 줄 테니 충분할 것이오."

說完話,轉身向前行去。

말을 마치더니 몸을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

岳秀望著冷白背影、待到他消失在茶花叢中,才轉身一躍回入荷軒。

악수는 냉백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동백꽃 덤불 속으로 사라지자 그제서야 몸을 돌려 하화헌으로 뛰어올라 돌아왔다.

七王爺道:「我聽到你們的談話……」

칠왕야가 말했다.

"나는 그대들의 대화를 들었네..."

岳秀接道:「這人很狂,也很怪。」

악수가 말했다.

"그자는 미쳐도 아주 단단히 미쳤군요."

七王爺突然歎一口氣,道:「兄弟,如是你發覺了突圍不易,那就答應他們,我相信我就算落在他們的手中,他們也不敢加害於我。」

칠왕야가 돌연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형제, 만일 자네가 포위를 뚫기가 쉽지 않음을 발견했다면 그들에게 승낙하게. 내가 설령 그들의 수중에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감히 나에게 해를 가하지는 못하리라고 믿고 있네."

岳秀雙目中神芒一閃,嘆口氣,道:「看來大哥對小弟的為人還不瞭解……」

악수가 두 눈에서 신망을 번뜩이더니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보아하니 대가께서는 소제의 사람됨을 아직 잘 알지 못하시군요..."

語聲微微一頓,道:「小弟雖然淡泊名利,但卻不是無情無義的人,對敵搏殺,不能聽憑敵人之命,兵不厭詐,應該選擇對咱們最有利的時機再動,大哥對小弟如此誤會……」

잠시 멈추었다 말했다.

"소제가 비록 명리에 담백하지만 무정무의(無情無義)한 사람은 아닙니다. 적에 맞서 싸우면서 적의 명령에 따를 수는 없습니다. 병법에서는 속이기를 싫어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응당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시기를 선택하여 다시 움직여야 합니다. 대가께서 소제에 대해 이처럼 오해하시니..."

七王爺接道:「兄弟別多心,咱們兄弟一見如故,你就算為我受傷丟命,咱們有這份交情,但這些英雄好漢,未食王祿,怎能要人家為我拚命。」

칠왕야가 말을 받았다.

"형제는 공연한 걱정일랑 하지말게. 우리는 만나자마자 오랜 친구처럼 되어 버렸으니 자네가 설령 나를 위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더라도 우리에게는 그 만한 교정이 있기 때문일세. 하지만 이들 영웅호한(英雄好漢)들은 왕의 봉록을 받지도 않는데 어찌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리게 할 수 있겠는가?"

墨龍王召哈哈一笑,道:「想不到啊!貴為王爺的人,還這麼通達事理,行,就憑你這一句話,咱們死而無憾。」

묵룡 왕소가 하하, 웃더니 말했다.

"귀하신 왕야께서 이렇게 사리에 통달하실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요! 됐습니다. 당신의 그 한 마디 말에 우리는 죽어도 아무런 유감이 없습니다."

岳秀微微一笑,道:「大哥!敵勢的強大,確出了我意料之外,不過你放心,聚集在這荷花軒的人雖不多,但都是武林第一流的高手,雖然出身草莽,但都是血性漢子,承他們看得起我,跟我進了王府,我們大家最大的心願,就是要保護你的安全,你耳根為箭所創,小弟我已經很慚愧了,決不能再讓你受一點傷害。」

악수가 미소짓고는 말했다.

"대가! 적세(敵勢)의 강대함은 확실히 저의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러나 안심하십시오. 이 하화헌에 모인 사람이 비록 많지 않지만 모두 무림제일류의 고수들이며, 비록 민간 출신이지만 열혈사나이들입니다. 그들은 저를 중시하여 저를 따라 왕부로 들어왔지요. 우리들의 가장 큰 바람은 바로 당신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귓뿌리가 화살에 상처를 입어 소제는 이미 몹시 부끄럽습니다. 결코 다시는 당신이 한 점 상해도 입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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