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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四回 燕妹癡情(연매치정)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十四回 燕妹癡情(연매치정)

알타쵸 2018. 8. 13. 00:10

第十四回 燕妹癡情(연낭자의 치정)












岳秀道:「小心他們的飛刀。」

악수가 말했다.

"그들의 비도(飛刀)를 조심하시오."

他叫別人小心,自己卻仗劍衝了上去。九人心意相通,一退之後,立刻揮動右手,九柄飛刀,疾如流星般,飛射而出。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심하라고 소리치고 자신은 도리어 검을 쥐고 돌진해 나갔다. 아홉 사람은 뜻이 서로 통하여 한 번 물러난 뒤 즉시 우수를 휘둘렀고, 아홉 자루의 비도가 유성처럼 빠르게 쏘아져 나왔다.

岳秀長劍飛舞,飛刀紛紛落地。但九人手不停揮,飛刀有如連接的白芒,分成九條白線般,直飛過來。岳秀揮劍疾轉,全身都佈滿了森寒的劍芒,向前撲去。但聞一陣叮叮噹噹一聲,凡接近岳秀三尺以內的飛刀,悉被劍勢擊落。偶而有一兩枚飛刀,越過岳秀,也被譚雲的長劍拍落。

악수가 장검을 춤추듯 휘두르자 비도가 분분히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아홉 사람은 손을 휘두르길 멈추지 않았다. 비도는 마치 이어진 백망(白芒)처럼 아홉 가닥 백선(白線)이 되어 곧장 날아왔다. 악수는 검을 휘두르며 빠르게 회전하여 전신이 싸늘한 검망에 뒤덮힌 채로 앞을 향해 덮쳐갔다. 한바탕 쩡쩡, 땅땅,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악수에게 삼 척 이내로 접근한 비도는 모조리 검세에 맞아 떨어졌다. 가끔 악수를 지나친 한두 자루의 비도를 담운이 장검으로 쳐서 떨어뜨리기도 했다.

一眨眼間,岳秀已衝入了人群之中,劍尖打閃,又傷了四人。岳秀的劍勢奇幻,每出劍,必傷一人。片刻之間,九個人全數受傷。他雖然未取這些黑衣飛刀手的性命,但每人受傷之處,都是關節要害,傷勢雖不致命,但卻完全失去了再戰之力。十二個黑衣飛刀手,在片刻的工夫中,全數傷在岳秀的劍下。

눈 깜빡할 사이에 악수는 이미 무리 속으로 뚫고 들어갔다. 검끝이 번쩍, 하자 또 네 사람을 상하게 만들었다. 악수의 검세는 기이하고 변화무쌍하여 매번 출검할 때마다 반드시 한 사람을 부상입혔다. 잠깐 사이에 아홉 사람 모두가 부상을 입었다. 그는 비록 흑의비도수(黑衣飛刀手)의 목숨을 취하지는 않았지만 각자가 부상을 입은 곳은 모두 관절이나 요해였다. 상세가 비록 치명적이지는 않았지만 다시 싸울 힘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다. 열두 명의 흑의비도수는 잠깐 동안에 모두 악수의 검 아래에 부상을 입었다. 

二姑娘已然帶著人手,到了岳秀面前。眼看著十二個受傷的黑衣飛刀手,有的傷在膝上,有的傷在肘間,一個個面色青白,不禁一皺眉頭,道:「岳秀,你好辣的劍招。」

이낭자는 이미 사람들을 데리고 악수의 맞은 편에 도착해있었다. 열두 명의 부상 입은 흑의비도수를 보니 무릎을 다친 이도 있고 팔꿈치를 다친 자도 있는데 한 명 한 명의 낯빛이 창백한지라 미간이 찌푸려짐을 금하지 못하고 말했다.

"악수, 정말 악랄한 검초로구나."

岳秀冷笑一聲,道:「在下已經手下留情,我再三說明,欺人不可過甚,二姑娘如若還不肯罷手退走,在下已決心大開殺戒了。」

악수가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나는 이미 손에 사정을 두었소. 남을 업신여겨서는 안된다고 내가 재삼 분명히 말했었소. 이낭자가 만약 손을 떼고 물러나지 않는다면 살계를 크게 열기로 이미 결심했소."

二姑娘道:「是的!我們應該到各出全力,以決勝負的時刻了。」

이낭자가 말했다.

"그렇다! 우리가 각자 전력을 펼쳐내어 승부를 결판내야할 때에 이르렀다."

舉手一招,道:「勞請婆婆出手了。」

손을 들어 부르며 말했다.

"수고스럽지만 용파파께서 출수해 주세요."

人影閃動,一個白髮蕭蕭的老嫗,手中執著一個龍頭拐,緩步行了出來。沒有人能看出這老嫗有多大年紀,只見她髮色如銀,臉上皺紋堆累,兩個耳朵,直垂肩頭上。這女人老態龍鍾,但卻偏偏穿著一身大紅色衣服。

인영이 번쩍, 하더니 한 명의 백발이 성성한 노파가 수중에 용두(龍頭)지팡이를 쥐고 천천히 걸어 나왔다. 아무도 이 노파의 나이가 얼마나 되었는지 알아볼 수 없었다. 단지 은빛 색깔의 머리칼, 주름투성이의 얼굴, 어깨 위까지 드리워진 두 귀만 보일 뿐이었다. 이 여인은 늙어서 행동이 느렸는데 하필이면 일신에 커다란 홍색의복을 걸치고 있었다.

只見她舉手理一理頭上的白髮,冷笑一聲,道:「誰叫岳秀。」

그녀는 손을 들어 머리의 백발을 가다듬더니 냉소를 치며 말했다.

"누가 악수냐?"

岳秀一挺腰,道:「在下就是岳秀,老夫人怎麼稱呼?」

악수가 허리를 펴며 말했다.

"제가 바로 악수입니다. 노부인은 어떻게 불리십니까?"

那老嫗冷笑一聲,道:「你不認識老身,難道也不認識老身手中這柄龍頭拐麼?」

그 노파가 냉소를 터뜨리고는 말했다.

"너는 노신을 알지 못하는구나. 설마 노신 수중의 이 용두괴(龍頭拐)도 못알아보느냐?"

岳秀笑一笑,道:「在下初出茅廬,孤陋寡聞得很。」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저는 처음 강호에 나와 보고들은 것이 몹시 적습니다."

那老嫗哈哈一笑,道:「這麼看來,你果然是沒有在江湖上走動過了。」

그 노파가 하하, 웃고는 말했다.

"그렇다면 너는 과연 강호를 다닌 적이 없구나."

岳秀道:「所以,在下領教了。」

악수가 말했다.

"그래서 저는 가르침을 청합니다."

那老嫗臉色一整,道:「老身龍婆婆,你聽說過沒有?」

그 노파가 안색을 가다듬고 말했다.

"노신은 용파파(龍婆婆)다. 너는 들은 적이 있느냐?"

岳秀搖搖頭,道:「沒有聽過?」

악수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들은 적 없습니다."

龍婆婆冷笑一聲:「你今天見到老身了。」

용파파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너는 오늘 노신을 만나게 되었다."

岳秀道:「不錯,見到了。」

악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만나게 되었군요."

龍婆婆冷笑一聲,道:「娃兒,當今之世,還無人敢對老身如此說話。」

용파파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어린 놈아, 오늘날 노신에게 감히 그같이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岳秀冷冷說道:「如是在下說的客氣一些,尊稱你幾聲老前輩,你就會撒手不管今日之事麼?」

악수가 냉랭하게 말했다.

"만일 제가 좀 겸손하게 당신을 노선배라 존칭한다면 당신은 오늘의 일을 상관치 않고 손을 떼시겠습니까?"

龍婆婆道:「老身既然現身了,豈能就這樣退走呢?」

용파파가 말했다.

"노신이 이왕 모습을 나타냈는데 어찌 그렇게 물러날 수 있겠느냐?"

岳秀道:「這就是了,在下好話說盡,只怕老前輩也不肯輕易離去。」

악수가 말했다.

"그러면 됐습니다. 제가 온갖 좋은 말을 해도 노선배께서는 쉽사리 떠나지 않으실 것 같군요."

龍婆婆道:「所以,你就索性對老身不客氣了。」

용파파가 말했다.

"그래서 너는 차라리 노신을 무례하게 대했구나."

岳秀笑一笑,道:「說上千言萬語的好話,一樣是免不了一場架打,這好話不說也罷。」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똑같이 한바탕 싸움을 면하지 못할 테니 좋은 말을 하지 않을 뿐입니다."

龍婆婆點點頭,道:「二姑娘是個很慎言的人,也有一身傲骨,但她對你小伙子卻很推重。」

용파파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낭자는 몹시 말을 조심하는 사람인데 대쪽같은 성격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네 녀석을 아주 높이 평가하더구나."

岳秀道:「岳某人已留餘地,但二姑娘卻非要趕盡殺絕不可,在下別無選擇,只有挺身和她周旋了。」

악수가 말했다.

"악모는 이미 여지를 남겼지만 이낭자는 도리어 씨를 말리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하니 저는 다른 선택이 없고 오직 용감하게 나서서 그녀를 상대할 뿐입니다."

龍婆婆突然間雙目放光,盯注在岳秀的臉上,冷冷說道:「你準備和老身動手了。」

용파파가 별안간 두 눈을 빛내며 악수의 얼굴을 응시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너는 노신과 싸울 작정이구나."

岳秀道:「如是世上還有第二個辦法,能夠使岳秀避開這一場搏殺,岳某人決不會自找麻煩。」

악수가 말했다.

"악수로 하여금 이 싸움을 피할 수 있게 해줄 다른 방법이 세상에 있다면 악모는 결코 스스로 귀찮은 일을 사서 하지 않을 것입니다."

龍婆婆道:「老身對敵,向不留命,對你娃兒格外施恩,只要你此刻願意離開,老身就不再追究。」

용파파가 말했다.

"노신은 적을 상대하여 늘 목숨을 남겨두지 않는데 네 녀석에게 특별히 은혜를 베풀겠다. 네가 지금 떠나겠다고만 하면 노신은 더이상 추궁하지 않으마."

岳秀嘆口氣,道:「龍婆婆,你知道那是不可能的事,我和龍鳳會衝突的原因,就是因為我們之間,有著一個無法調和的目的,他們要對付七王爺,我又非得保護七王爺的安全不可。」

악수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

"용파파, 당신은 그것이 불가능한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나와 용봉회의 충돌원인은 바로 우리들 간에 타협할 수 있는 목적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칠왕야를 처치하려 하고 나는 또 칠왕야의 안전을 보호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龍婆婆道:「為什麼?一個出身帝王之家的人,他有著千千萬萬的從人軍兵,還用得著你們這些人保護不成。」

용파파가 말했다.

"제왕가(帝王家) 출신인 그에게는 수 천 수 만의 하인과 군병들이 있는데 왜 또 너희들의 보호를 받아야 하지?"

岳秀道:「在下和七王爺有一份私人交情,而且,他一直是個很清正的官員,再說七王爺受到了傷害之後,那等大軍征剿,禍連九族的殺伐,江南七省,不知有多少無辜百姓,要死在這一場劫難之中!」

악수가 말했다.

"저는 칠왕야와 사사로운 교정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줄곧 청정(清正)한 관원(官員)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칠왕야가 해를 당하고 나서 대군(大軍)이 토벌을 벌이면 화가 구족에 미치게 될 테니 강남칠성의 얼마나 많은 무고한 백성이 이 한바탕의 겁난 속에서 죽을지 모릅니다."

龍婆婆道:「那和你岳秀何關,屍堆如山,血流成河,也不會傷到你岳秀一根毫毛。」

용파파가 말했다.

"그것이 너 악수와 무슨 상관이냐? 시체가 산처럼 쌓이고 피가 흘러 시내가 되어도 너 악수는 터럭 한 올도 다치지 않을 것이다."

岳秀道:「老前輩就忍心看到那幅悲慘的形象麼?」

악수가 말했다.

"노선배께서는 그 비참한 꼴을 차마 보시겠습니까?"

龍婆婆道:「在江湖之上走動,如是不能忍受一些血腥、慘象的刺激,那就不如留在家中抱孩子了。」

용파파가 말했다.

"강호를 다니면서 피비린내와 자극적인 참상을 견디지 못한다면 집에서 애나 보는 것이 낫지."

岳秀冷笑一聲,道:「這麼說,咱們學武的人,目的何在呢?」

악수가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들처럼 무예를 배우는 사람의 목적은 어디에 있습니까?"

龍婆婆道:「小伙子,一身武功,用來要你揚名立萬,使生活過的舒適一些。」

용파파가 말했다.

"어린 녀석아, 일신무공을 써서 너의 이름을 만방에 떨쳐야 사는 것이 좀 편해진다."

岳秀道:「高見,高見,岳某人是初聆此說。」

악수가 말했다.

"고견이군요. 악모는 그런 말은 처음 듣습니다."

龍婆婆道:「好!能聽人勸是俊傑,你可以去了。」

용파파가 말했다.

"좋다! 남이 권하는 대로 따를 수 있는 사람이 준걸이지. 너는 가도 좋다."

冷哼一聲,岳秀緩緩說道:「以你老前輩年歲而言,必已在武林中早獲盛名。」

차갑게 흥, 하더니 악수가 천천히 말했다.

"노선배 당신의 연세로 말하자면 필시 무림에서 진작에 명성을 얻었겠군요."

龍婆婆道:「不錯,老身退出江湖時,你娃兒,就算已經出生了,也還在襁褓之中。」

용파파가 말했다.

"그렇다. 노신이 강호를 물러날 때 어린 네 녀석은 설령 태어났더라도 강보(襁褓) 속에 있었을 걸."

岳秀道:「老前輩的盛名得來不易,既已全身退出了江湖,為什麼還要再捲入是非之中?」

악수가 말했다.

"노선배님의 명성은 쉽게 얻은 것이 아닐진대 이미 완전히 강호를 물러나셨다가 왜 다시 시비 속에 말려드시려 하십니까?"

龍婆婆怒道:「放肆,老身過的橋,也比你走的路多,還要你來教訓老身不成,二姑娘對你再三的推崇,老身才不惜口舌,勸你幾句,你既是給臉不要臉,那就休怪老身手不留情了。」

용파파가 노하여 말했다.

"방자하다. 노신이 건넌 다리가 네가 걸은 길보다 많은데 네가 노신에게 훈계를 하려느냐? 이낭자가 너를 재삼 추켜세우길래 노신이 입아프게 몇 마디 권했는데 네가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구나. 노신이 손에 사정을 두지 않음을 탓하지 말아라."

岳秀笑一笑,道:「長江後浪推前浪,一代新人替舊人,江湖上,能像你這樣全身退隱的人,十分難得,希望你珍惜這一份善福……」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치며, 일대 신인(新人)이 구인(舊人)을 대신하지요. 강호에서 당신처럼 그렇게 완전히 물러나서 은거하기는 아주 어렵지요. 바라건대 당신은 그 복을 소중히 여기십시오..."

龍婆婆一頓龍頭拐,怒聲喝道:「岳秀,老身一生之中,很少勸人這樣多話,你竟然不知愛惜,大概你自覺一身武功,足可和老身抗拒了,是麼?」

용파파가 용두괴로 땅을 구르며 노성으로 호통쳤다.

"악수, 노신은 일생동안 이렇게 많은 말로 남에게 권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너는 뜻밖에도 아끼는 마음에 그런 줄을 모르는구나. 아마 너의 일신무공이 노신에게 항거하기 충분하다고 느끼는 모양이구나? 그러냐?"

岳秀神情肅然的道:「老前輩如是覺著非要動手不可,在下只有奉陪了。」

악수가 숙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노선배께서 만일 싸우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느끼신다면 제가 받들어 모셔야지요."

龍婆婆緩緩舉起龍頭拐,道:「看來,老身不得不佩服這分豪壯之氣了。」

용파파가 천천히 용두괴를 들어올렸다.

"보아하니 노신은 그 호기에 탄복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她的拐勢舉起的很緩慢,但每舉高一寸,就多湧現出一分殺機。

그녀의 지팡이가 들어올리지는 기세는 몹시 완만했다. 하지만 일 촌씩 높아질 때마다 한 푼씩 살기가 더 많이 솟아나왔다.

朱奇低聲對譚雲說道:「二公子,咱們不方便,你替我們招呼一聲,他似乎不知道此人是誰。」

주기가 낮은 목소리로 담운에게 말했다.

"이공자, 우리는 불편하니 자네가 우리 대신 한 마디 주의를 주시게. 그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는 듯 하군."

譚雲搖搖頭,道:「這時刻招呼他,徒亂他的心意。」

담운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지금 그에게 알려주면 공연히 그의 마음을 어지럽히게 됩니다."

朱奇輕輕嘆息一聲,道:「想不到這老魔頭居然還活在世上。」

주기가 가볍게 탄식했다.

"이 노마두가 아직까지 세상에 살아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譚雲道:「咱們準備著,如是岳兄接不上這老魔的杖勢,咱們聯手對付她。」

담운이 말했다.

"우리 준비합시다. 만일 악형이 그 노마두의 장세(杖勢)를 받아내지 못하면 우리가 연수하여 그녀를 상대합시다."

朱奇未再多言,暗中運氣戒備。

주기는 더 여러 말 않고 암중으로 운기하여 경계했다.

但見龍婆婆揚起的枴杖,突然向下一落,點向岳秀。她落下的枴杖並不快,但卻籠罩了岳秀全身數處大穴。岳秀臉上是一片莊嚴,目光盯注在那龍頭拐上,手中長劍,平橫胸前。

용파파가 치켜든 지팡이가 돌연 아래로 떨어지면서 악수를 향해 찍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떨어져 내려오는 지팡이는 결코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악수의 전신 몇 군데 대혈을 뒤덮었다. 악수는 장엄한 얼굴로 그 용두괴를 응시하며 수중의 장검을 가슴 앞에 수평으로 가로뉘었다.

敵對雙方,突然靜了下來,靜得聽不到一點聲音。百來道目光全都盯注在兩人身上,雖然只是兩人的搏殺,但卻關係著雙方的勝負存亡,如是岳秀不幸落敗,不但七王爺處境危殆,譚雲、朱奇等,都將身陷危亡之境。

대치해 있던 쌍방은 돌연 조용해졌다. 조용하여 한 점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백 개 가량의 시선이 전부 두 사람을 주시했다. 비록 단지 두 사람의 싸움이지만 쌍방의 승부와 존망에 관계되었다. 만일 악수가 불행히 진다면 칠왕야의 처지가 위태로워질 뿐 아니라 담운, 주기 등 모두가 위험한 지경에 빠지게 된다.

拐勢緩落到岳秀頭上四尺左右時,岳秀仍然持劍不動。龍婆婆冷笑一聲,道:「好小子,你倒是沉著得很。」

괴세(拐勢)가 천천히 악수의 머리 위 사 척 가량 떨어졌을 때 악수는 여전히 검을 쥔 채 움직이지 않았다. 용파파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이녀석, 너는 매우 침착하구나."

拐勢突然一沉,擊向岳秀的天靈穴。岳秀的劍勢微微一抬點中了龍婆婆下落的拐勢。那雷霆萬鈞般的拐勢,竟被岳秀長劍頂住。不論岳秀有多麼精深的內功,也無法以輕靈的長劍,橫封龍婆婆的拐勢,但岳秀是以劍尖頂住了龍婆婆的拐勢。

괴세가 갑자기 내려앉으며 악수의 천령혈을 쳤다. 악수의 검세가 살짝 들리더니 용파파의 떨어지는 괴세를 정확히 찔렀다. 뇌정만균(雷霆萬鈞)의 괴세가 악수의 장검에 의해 떠받쳐진 것이다. 악수가 얼마나 정심한 내공을 가졌든 가볍고 영활한 장검으로 용파파의 괴세를 가로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악수는 검끝으로 용파파의 괴세를 떠받쳤다.

龍婆婆冷哼了一聲,道:「好小子,你想和老身拼內功麼?」

용파파가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는 말했다.

"이녀석, 너는 노신과 내공으로 겨룰 작정이냐?"

突然加力,手中的拐勢,又增強了不少。岳秀也提聚真氣,內力順源貫注在劍身之上。一時間,劍勢竟成了抗拒不下之勢。龍婆婆動了怒火,拐上壓力愈來愈大,竟然全力施為。岳秀在龍婆婆全力施為之下,也只好全力抗拒。

돌연 힘을 가하자 수중의 괴세는 또 적잖이 증강되었다. 악수도 진기를 끌어모았다. 내력이 순조롭게 검신에 주입되었다. 일시지간 검세가 항거하여 괴세가 내려오지 못하는 형세를 이루었다. 용파파는 노화가 치밀었고 지팡이의 압력이 갈수록 커졌다. 마침내 전력을 펼치는 것이다. 용파파가 전력을 펼치자 악수도 전력을 다해 항거할 수 밖에 없었다.

這本是武林高手動手搏殺的大忌,因為,這等硬拚內功的打法,全部要真功實力,一點也無法取巧。這也不是龍婆婆和岳秀的用心。岳秀只是以長劍封開她沉重的拐勢,叫她心生驚異,以奪先聲,但卻沒有料到這位老婆婆,竟然是好勝奇強的人,竟然和岳秀拼起了內力。

이것은 본래 무림고수가 크게 꺼리는 싸움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내공으로 싸우는 데에는 전부 진실된 공력이 필요하며 조금도 기교를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용파파나 악수의 의도가 아니었다. 악수가 단지 장검만으로 그녀의 묵직한 괴세를 막아내자 그녀의 마음 속에서는 경이감이 생겨났다. 선수를 쳐서 기세를 꺾어놓고자 했지만 뜻밖에도 이 노파는 호승심이 강한 사람이어서 악수와 내력으로 겨루게 된 것이었다.

外行人看來劍頂著拐勢,兩位都站立著紋風不動,但內行人看來,兩人這打法,卻是武林最凶險的打法。因為一個人如若把內力運聚到十成以上,就沒有餘力和對方硬拚,就沒有餘力再運用兵刃變化取敵。現在,龍婆婆與岳秀,都已進入了這種境界。

모르는 사람에게는 검으로 괴세를 떠받친 채 두 사람이 모두 미동도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이 보면 두 사람의 이런 타법(打法)은 무림에서 가장 흉험한 타법이다. 왜냐하면 한 사람이 만약 내력을 십성 이상 끌어모은다면 상대와 맞서 싸울 여력이 없고, 병기의 변화를 운용하여 적의 목숨을 취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용파파와 악수는 모두 그런 경지로 진입했다.

龍婆婆臉上的皺紋,似是愈來愈多,愈來愈深,白髮根根豎起,頂門上,也開始滾滾流下汗水。顯然,她已用盡了全身的真力。岳秀看上去也不好受,雙頰紅如朝陽,汗水濕透了長衫,圓睜著星目。

용파파 얼굴의 주름이 마치 갈수록 많아지고, 갈수록 깊어지는 것 같았다. 백발은 한 올 한 올 곤두서기 시작하며 정수리에서도 땀방울이 굴러떨어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그녀는 이미 전신의 진력을 모조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악수도 편안해 보이지 않았다. 두 볼은 아침 태양처럼 붉었으며, 땀이 장삼에 젖어들고 눈은 둥그렇게 부릅 뜨고 있었다.

二姑娘突然向前行了兩步。譚雲也疾快的迎了上去,道:「你要幹什麼?」

이낭자가 돌연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갔다. 담운도 재빨리 맞이해가서 말했다.

"당신, 무슨 짓을 하려는 거요?"

二姑娘冷冷笑道:「龍婆婆內力深厚,岳秀竟和她比拚內力,我看他是輸定了。」

이낭자가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용파파의 내력이 심후한데 악수가 그녀와 내력으로 겨루다니 내가 보기에 그는 진 것이나 다름없다."

譚雲道:「二姑娘別太高興,目下看來,龍婆婆並未佔得優勢。」

담운이 말했다.

"이낭자는 너무 기뻐하지 마시오. 지금까지 용파파는 결코 우세를 점하지 못했소."

二姑娘冷笑一聲,道:「龍婆婆內功深厚,久持下去,必勝無疑。」

이낭자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용파파는 내력이 심후하다. 오래 버티면 반드시 승리한다."

譚雲道:「等他們分出了勝負之後,姑娘再行誇口不遲。」

담운이 말했다.

"낭자는 그들이 승부를 내고난 뒤 큰소리쳐도 늦지 않소."

談話之間,場中兩人的搏鬥,岳秀手中的長劍,突然顫抖起來。龍婆婆手中的鐵拐也似又加強了力道緩緩向下壓去。

말을 주고받는 사이에 장중의 두 사람은 사투를 벌였다. 악수 수중의 장검이 돌연 부들부들 떨리며 위로 올라갔다. 용파파 수중의 철괴(鐵拐) 또한 힘이 강해진 듯 천천히 아래로 눌러갔다.

譚雲心中大為震動,暗道:這老魔頭威風不滅,看來岳兄是難以勝過她了,以她昔年嗜殺成性而言,在場的人,只怕很難有逃過她追魂掌的機會了。

담운은 속으로 크게 놀라서 남몰래 혼잣말을 했다.

'이 노마두는 위풍이 사라지지 않았구나. 보아하니 악형이 그녀를 이기기는 어렵겠다. 왕년에 내키는 대로 도살을 일삼던 그녀로 말하자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녀의 추혼장(追魂掌)을 피할 수 있는 기회가 없겠구나.' 

心中念轉,殺機突生,又自盤算道:「這不是一般的比武爭名,他們可以群毆,我為什麼不能助拳,趁這老魔頭和岳秀兄在互較內功之時,我如突然下手旋襲,她必無抗拒之力,雖然此舉對岳兄也可能發生影響,但至壞也是三個人落個同歸於盡,那自然比等她殺了岳秀之後,再殺我們好多了。餘下的膽叟、頑童、歐陽俊、王召等四人,也許有機會再撐下去,等到援手。」

속으로 생각을 굴리다가 살기가 갑자기 생겨나서 또 혼자 계산했다.

'이것은 명성을 쟁취하기 위한 일반적인 비무가 아니다. 그들은 떼로 덤비는데 내가 왜 돕지 못하겠는가? 저 노마두와 악수형이 서로 내공을 겨루고 있은 틈을 타서 내가 만약 돌연 손을 써서 즉시 기습한다면 그녀는 필시 항거할 힘이 없을 것이다. 비록 그 거동이 악형에게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잘못 되더라도 세 사람이 동귀어진하는 것인데, 그녀가 악수를 죽이고 난 뒤에 다시 우리들을 죽이는 것에 비하면 훨씬 낫다. 남은 담수, 완동, 구양준, 왕소 등 네 사람이 어쩌면 구원자들이 도착할 때까지 버틸 기회가 있을 것이다.'

暗裡拿定了主意,抬頭看去。忽然,譚雲發覺了另有一個人,似是比自己還注意場中的搏殺形勢。那是二姑娘,兩道眼神,盯注在場中,臉上是一股很奇怪的表情,有些淒傷,也有些兒迷茫。至少,她沒有龍婆婆那種特要行手時的那股喜悅之氣。

남몰래 생각을 정하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문득 담운은 다른 한 사람이 자기보다 주의깊게 장중의 싸우는 형세를 보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것은 이낭자였다. 두 줄기 시선은 장중을 응시하고 있는데 얼굴에는 조금은 구슬프고 조금은 망연한 한 줄기 기괴한 표정이었다. 적어도 그녀는 용파파를 특별히 불러낼 때의 그 기쁜 기색은 없었다.

但見岳秀的劍勢,在龍婆婆鐵拐的迫壓之下,緩緩向下沉落,距離頭頂,只餘下了半尺左右。譚雲一提真氣,正待出手,場中突然有了驚人的變化。只見岳秀右手一拐,龍婆婆泰山壓頂一般的枴杖,突然拐滑劍尖,蓬然一聲,落在實地上。

악수의 검세가 용파파 철괴의 압력하에 천천히 아래로 떨어져서 머리까지의 거리가 단지 반 척 가량 남은 것이 보였다. 담운이 진기를 끌어올려 막 출수하려는데 장중에는 돌연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악수가 우수를 비틀자 용파파의 태산압정(泰山壓頂)과도 같은 지팡이가 돌연 검끝에 미끄러져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졌다.

但岳秀的長劍,卻在龍婆婆枴杖落空的一瞬間,乘虛而入,冷芒一閃,刺入了龍婆婆的前胸。劍上,早已貫注了岳秀的內家真力,一劍中胸,劍尖由前胸直透後背。龍婆婆中劍之後,似是還有些不信,睜大著眼睛,望著岳秀出神。岳秀手腕猛挫,拔出長劍人隨劍動,退出了七八尺遠。一股鮮血激射而出。

악수의 장검은 용파파의 지팡이가 허공을 치는 순간에 빈틈을 파고들어 냉망을 번뜩이며 용파파의 가슴을 찔러들어갔다. 검에는 벌써 악수의 내가진력(內家真力)이 주입되어 있어 일검이 가슴에 적중하자 검끝은 가슴에서 등까지 그대로 관통해버렸다. 용파파는 검에 맞은 뒤 아직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넋놓고 악수를 바라보았다. 악수는 손목을 힘껏 꺾어 장검을 뽑고는 검을 따라서 칠팔 척 멀리 물러났다. 한 줄기 선혈이 격사되어 나왔다.

龍婆婆傷中要害,已然無法舉起手中的枴杖,臉上肌肉顫動道:「老身敗在你的機智下,我沒有敗在武功上。」

 요해를 맞은 용파파는 수중의 지팡이를 들어올릴 수도 없어 얼굴 근육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노신은 너의 기지(機智)에 패했지 무공에서 패하지는 않았다."

岳秀點點頭,道:「你太大意了,但你的武功太高了,我不能不殺你。」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는 너무 소홀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무공은 너무도 높아서 나는 당신을 죽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也許是真的人至將死時,其言也善,龍婆婆居然有些懺悔的說道:「老身一生中殺人無算,能落得今日這個下場,死的已很滿足了。」

어쩌면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선한 말을 한다는 것이 진짜인 듯 했다. 용파파는 뜻밖에 후회하는 말을 했다.

"노신이 일생 동안 무수한 살인을 저질러 오늘의 이런 결말을 맞은 것일 테니 죽어도 만족한다."

言罷,一閉雙目,倒地而逝。她內功精純,仗一口真元之氣,護住心脈,說完了要說的話。這時,全場中人,似是都罩在一片肅然氣氛之中,聽不到一點聲息。

말을 마치자 두 눈을 감고 쓰러져 죽었다. 그녀는 내공이 정순하여 한 모금의 진원지기(真元之氣)에 의지해 심맥(心脈)을 보호하여 할 말을 마친 것이다. 이때 장중의 모든 사람들은 숙연한 분위기에 뒤덮인 듯 한 점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望著龍婆婆摔倒在地上的屍體,岳秀也不禁有些黯然,想不到這龍婆婆一身精博的武功,本已跳出了殺劫,退休了很久,想不到,仍然在古稀暮年,竟然參與了這場搏殺,而且,一開始,就以內功互拼,一身武功,也未來得及施展,就落得濺血而亡。

땅에 쓰러진 용파파의 시체를 바라보며 악수도 절로 암연해졌다. 일신에 정심박대(精深博大)한 무공을 지닌 용파파는 본래 살겁(殺劫)에서 벗어나 은퇴한 지 아주 오래되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늙으막에 고희(古稀)라는 나이에도 여전히 이 싸움에 참여하였고, 게다가 처음부터 내공으로 서로 겨루어 일신 무공을 미처 시전하지도 못하고 피를 뿌리며 죽어간 것이다.

抖抖身上的灰塵,岳秀望著二姑娘冷冷的說道:「龍婆婆已經死了,龍鳳會中還有些什麼高人,可以請他們出手了吧!」

악수는 몸의 먼지를 툴툴 털고는 이낭자를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용파파는 이미 죽었소. 용봉회에 또 무슨 고인이 있다면 출수하라고 하시오!"

岳秀和龍婆婆這場殺搏,也出了全力,心無旁驁,根本沒有瞧過那二姑娘的神情,但譚雲卻瞧得清清楚楚。二姑娘的神情很奇異,臉上是一片惶惑之色,緩緩說道:「岳秀,你武功高強的出了我們意料之外。」

악수는 용파파와의 이번 싸움에서 전력을 펼쳐내었고 마음을 집중하였기에 근본적으로 이낭자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담운은 똑똑히 보았었다. 이낭자의 표정은 매우 기이했다. 얼굴에 당혹감을 띤 채 천천히 말했다.

"악수, 네 무공의 고강함은 우리 예상 밖이었다."

岳秀道:「二姑娘太客氣了。」

악수가 말했다.

"이낭자는 너무 겸손하구려."

二姑娘冷冷說道:「但你已招惹很大的麻煩。」

이낭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하지만 너는 이미 아주 커다란 번거로움을 초래했다."

岳秀道:「什麼麻煩?」

악수가 말했다.

"어떤 번거로움이오?"

二姑娘道:「你殺了龍婆婆,她的家人決不會放過你。」

이낭자가 말했다.

"네가 용파파를 죽였으니 그녀의 가족은 결코 너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岳秀道:「在下如是害怕,也不會殺害龍婆婆了。」

악수가 말했다.

"내가 두려웠다면 용파파를 죽이지도 않았을 거요."

二姑娘道:「你不能不殺他,因為,她武功太高了,你不能留下禍害,所以,你必需把他殺了。」

이낭자가 말했다.

"너는 그녀를 죽여야만 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무공이 너무도 높았고 너는 화근을 남겨둘 수 없었다. 그래서 반드시 그녀를 죽여야 했지."

岳秀道:「這不是我的錯,如若龍婆婆的家人要找我報仇,他應該先找妳才對。」

악수가 말했다.

"이건 나의 잘못이 아니오. 만약 용파파의 가족이 복수를 하겠다면 그들은 마땅히 당신을 찾아가야 하오."

二姑娘道:「為什麼?」

이낭자가 말했다.

"왜지?"

岳秀道:「因為約她出來的是妳,妳如不約她出來,她怎會有今日的下場。」

악수가 말했다.

"왜냐하면 그녀를 불러낸 것은 당신이기 때문이오. 당신이 그녀를 불러내지 않았다면 그녀에게 어찌 오늘의 결과가 있었겠소."

二姑娘道:「別忘了,是你一劍殺死了她。」

이낭자가 말했다.

"잊지 말아라. 그녀를 죽인 것은 너의 일검이다."

岳秀道:「就算她的家人找我報仇吧!岳某人敢作敢當,不過這是以後的事了,現在咱們應該如何?你該決定了。」

악수가 말했다.

"설령 그녀의 가족이 나를 찾아 복수하더라도 악모는 감당할 수 있소. 그러나 그것은 이후의 일이오. 이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당신은 결정해야 하오."

二姑娘道:「你好像已經勝了。」

이낭자가 말했다.

"너는 이미 이긴 것 같구나."

岳秀道:「不錯,二姑娘如若沒有高人出手,在下就直接找你二姑娘了。」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이낭자에게 만약 출수할 고인이 없다면 나는 직접 이낭자 당신을 찾을 테요."

二姑娘道:「找我?」

이낭자가 말했다.

"나를 찾는다고?"

岳秀道:「是的,打蛇打頭,擒賊擒王,如若在下不早把你二姑娘擒下,只怕這一場搏殺,還要斷送了很多人性命。」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뱀을 잡으려면 머리를 때리고 도적을 잡으려면 두목을 잡으라고 했소. 만약 내가 일찌감치 이낭자 당신을 사로잡지 않는다면 이 한바탕의 싸움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것 같소."

二姑娘冷笑一聲,道:「你很仁慈。」

이낭자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너는 아주 인자하구나."

岳秀道:「情非得已,還望姑娘鑒諒。」

악수가 말했다.

"사정이 부득이하니 낭자는 널리 양해해주기 바라오."

二姑娘道:「如是我們認敗了呢?」

이낭자가 말했다.

"만일 우리가 패배를 인정한다면?"

岳秀微微一怔道:「認敗……」

악수가 약간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패배를 인정하면..."

二姑娘接道:「論實力我們還很強大,正如你岳秀所說,拼下去可能有很大的傷亡,所以我們決心認敗了,那樣不是可以救下很多人的性命麼?」

이낭자가 말했다.

"실력으로 논하자면 우리는 아직 매우 강대하다. 악수 네가 말한 바와 같이 죽자고 싸운다면 아주 많은 사상자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패배를 인정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하면 많은 이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겠지?"

岳秀道:「二姑娘既願認敗,但不知對我們能有多少讓步?」

악수가 말했다.

"이낭자가 패배를 인정하기로 했지만 우리들에게 얼마나 많은 양보를 할지 모르겠구려?"

二姑娘道:「我們認敗了,條件應該由你提出來!」

이낭자가 말했다.

"우리는 패배를 인정했으니 조건은 네가 제시해야 한다!"

岳秀沉了一陣,道:「我們的條件不算太苛刻,你二姑娘立刻帶領你的人手退出王府。」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우리의 조건은 그리 가혹하지 않소. 이낭자 당신은 즉시 당신네 사람들을 이끌고 왕부에서 물러나시오."

二姑娘道:「這不算苛刻麼,難道要我們個個束手就縛?」

이낭자가 말했다.

"그건 가혹하다고 할 순 없군. 설마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결박을 받아야 하느냐?"

岳秀道:「二姑娘既願認敗,敗軍之將應該不足言勇了。」

악수가 말했다.

"이낭자는 이미 졌음을 인정했소. 패장(敗將)은 지난 날의 용맹을 입에 올리지 않소."

二姑娘道:「這麼辦吧,你們要的是七王爺,我撤走人手,你們撤出王府如何?」

이낭자가 말했다.

"이렇게 하자. 너희들이 필요한 것은 칠왕야다. 내가 사람들을 철수시킬 테니 너희들은 왕부에서 철수하는 것이 어떠냐?"

岳秀笑一笑,道:「姑娘不覺得有些喧賓奪主麼?」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느끼지 않소?"

二姑娘道:「論身份我還是王爺夫人,你岳秀算得個什麼主人,你既然作不了主,我和七王爺直接談談。」

이낭자가 말했다.

"신분으로 논하자면 나는 아직 왕야부인이다. 악수 네가 무슨 주인이라 할 수가 있겠느냐? 너는 이미 결정권이 없으니 나는 칠왕야와 직접 담판짓겠다." 

岳秀道:「夠了,二姑娘,雖只有一夜半日時間,傷亡已然不少。這是真刀真槍的拼合,不是全憑口舌之能,岳秀已奉有七王爺的面諭,如是不能生擒你二姑娘時,我可以取你性命……」

악수가 말했다.

"됐소. 이낭자, 비록 하룻밤도 안되는 시간이지만 사상자가 적지 않소. 이것은 실제로 목숨이 오가는 싸움이지 말솜씨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오. 악수는 이미 이낭자 당신을 생포하지 못한다면 당신의 목숨을 취해도 좋다는 명령을 칠왕야로부터 직접 받았소..."

二姑娘接道:「你敢麼?」

이낭자가 말을 받았다.

"네 감히?"

岳秀道:「我為什麼不敢,我已經……」

악수가 말했다.

"내가 왜 감히 못하겠소. 나는 이미..."

二姑娘厲聲接道:「我不信朱毅真的叫你殺我。」

이낭자가 엄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나는 주의가 정말 나를 죽이라고 했다고는 믿지 않는다."

七王爺突然出現在門口,冷冷說道:「你最好相信,我已經授權岳兄弟。」

칠왕야가 돌연 문 입구에 나타나서 냉랭하게 말했다.

"너는 믿는 것이 좋다. 나는 이미 악형제에게 권한을 부여했다."

二姑娘目注七王爺冷冷說道:「你應該知道,這半年來我有幾百個殺死你的機會,但我一直沒有下手……」

이낭자는 칠왕야를 노려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요 반 년 동안 나에게는 몇 백 번이나 당신을 죽일 기회가 있었지만 줄곧 손을 쓰지 않았음을 당신은 알아야 해요..."

七王爺冷冷接道:「難道這也是你的一份情意麼?」

칠왕야가 냉랭하게 대꾸했다.

"설마 그것도 너의 정이더냐?"

二姑娘道:「我可殺你而不殺你,你說那不是一份情意是什麼?」

이낭자가 말했다.

"내가 당신을 죽일 수 있으나 죽이지 않은 그것이 정이 아니면 뭐겠어요?"

七王爺冷冷說道:「你如有情,也不會把我困入荷軒了。」

칠왕야가 냉랭하게 말했다.

"너한테 정이 있었다면 나를 하화헌에 가두었을 리가 없다."

岳秀緩緩向前行了兩步。銀嬤、鐵嬤、秀秀、娟娟,突然各仗兵刃,衝了出來,攔在二姑娘的身前。

악수가 천천히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갔다. 은부, 철부, 수수, 연연이 돌연 각자 병기를 쥐고 뛰쳐나와 이낭자의 앞을 가로막았다.

朱奇、唐嘯雙雙冷笑一聲,也奔了過來,道:「怎麼樣,準備打群架麼?」

주기, 당소도 쌍쌍히 냉소를 치더니 달려와서 말했다.

"떼로 싸울 작정이냐?"

二姑娘突然一跺腳,道:「岳秀,你會後悔插手管這件事,咱們走!」

이낭자가 돌연 발을 한번 구르더니 말했다.

"악수, 이 일에 개입한 것을 후회할 것이다. 가자!"

轉身快步而去。追隨同來的人,齊齊向後退去,片刻間,走的蹤影不見。直待二姑娘背影消失,岳秀才轉身步入荷花軒。

뒤돌아 빠른 걸음으로 가버렸다. 뒤따라 함께 왔던 자들도 일제히 뒤로 물러가서 잠깐 사이에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이낭자의 뒷모습이 사라지고서야 악수는 뒤돌아서 하화헌으로 들어갔다.

譚雲緊隨岳秀身後而入,道:「岳兄,為什麼不乘勝戰餘威,一鼓作氣,降服那女魔頭?」

담운은 악수를 바짝 뒤따라서 들어와서 말했다.

"악형, 왜 싸움에서 이긴 여세를 몰아 끝장을 내고 그 여마두의 항복을 받아내지 않은 것이오?"

岳秀苦笑一下,道:「我不是不要,而是不能。」

악수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한 것이오."

突然棄去手中長劍,張嘴吐出了一口鮮血,身子搖顫,向後倒去。這變化很突然,也很意外,因為,任何人都沒有料到岳秀受了這麼沉重的傷。七王爺驚叫了一聲,伸手抓去,但他沒有譚雲快,譚雲一伸手就抓住岳秀肩膀。

돌연 수중의 장검을 내던져버리고는 입을 벌려 한 모금의 선혈을 토하더니 몸이 흔들흔들하다가 뒤로 쓰러졌다. 이 변화는 매우 갑작스러웠고 매우 의외였기도 했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악수가 이렇게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리라고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칠왕야가 놀라서 소리치며 손을 뻗어 붙잡았으나 담운 만큼 빠르지 못했다. 담운이 손을 뻗어 악수의 어깨를 붙잡았다.

岳秀閉上雙目,人已經有些快要昏迷,但他還能說話,聲音很低的,道:「不要讓他們知道我受了傷。」

악수는 두 눈을 감고 조금 혼미해졌지만 아직은 말을 할 수 있었다.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부상 입었음을 그들이 알게 하지 마시오."

這句話似乎是用盡了他全身的氣力,一說完,人就倒了下去。譚雲一把抱起了岳秀、頑童唐嘯早已用棉被在荷軒一角處,鋪好了一個地鋪。

이 한 마디 말에 전신의 기력을 모조리 사용한 듯 말을 끝내자 사람은 쓰러졌다. 담운이 악수를 안아 일으키자 완동 당소는 벌써 하화헌 구석에 있던 솜이불을 바닥에 잘 깔았다.

朱奇、歐陽俊雙雙奔出荷軒,這些老江湖,遇上急事,就顯出了經驗的可貴。兩個人四周探望了一陣,果然已不見龍鳳會中的人。

주기, 구양준이 쌍쌍이 하화헌을 달려나갔다. 이들 노련한 강호인들은 급작스러운 일을 당하자 경험의 중요성 나타내 보인 것이다. 두 사람이 주위를 한바탕 살펴보니 과연 용봉회 사람들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譚雲扶起了岳秀,右掌低在岳秀的背心上,傳過去一股內力,岳秀又張嘴吐出了一口鮮血,竟然睜開了眼睛。原本一雙神采動人的星目,此刻,竟然是那麼疲倦。

담운은 악수를 부축해 일으켜 우장으로 악수의 배심을 누르고 한 줄기 내력을 전달했다. 악수가 또 입을 벌려 한 모금의 선혈을 토하더니 놀랍게도 눈을 떴다. 원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던 한 쌍의 신비로운 눈은 이때 그토록 피곤한 빛을 하고 있었다.

七王爺低聲道:「兄弟,你傷的如何?可要請個大夫瞧瞧。」

칠왕야가 나직이 말했다.

"형제, 자네의 상세는 어떠한가? 의원을 불러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岳秀道:「二姑娘很狡猾,年紀不大,她卻是一頭可怕的狐狸,小心她在四面設下埋伏。」

악수가 말했다.

"이낭자는 매우 교활합니다. 나이가 많지 않지만 그녀는 두려워할 만한 한 마리 여우입니다. 그녀가 사방에 설치한 매복을 조심하십시오."

譚雲道:「朱兄和歐陽兄已經查看過四周,他們似乎走了全部的人手。」

담운이 말했다.

"주형과 구양형이 이미 주위를 조사했는데 그들 전부가 떠난 듯 하오."

岳秀喘了兩口氣,道:「別認為他們真的會撤離王府,這地方對他們太重要了,非到完全絕望對不會離開。」

악수가 두어 번 숨을 헐떡이더니 말했다.

"그들이 왕부에서 진짜로 철수했다고 여기지 마시오. 이곳은 그들에게 너무도 중요하오. 완전히 절망적인 순간에 이르지 않는다면 떠날 리가 없소."

譚雲道:「咱們應該如何呢?」

담운이 말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오?"

岳秀道:「等到楊玉燕招來了大批人手再說,龍婆婆之死,使他們的震驚很大,一時片刻,大概還不敢再來攻打荷軒。」

악수가 말했다.

"양옥연이 사람들을 불러오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이야기합시다. 용파파의 죽음은 그들을 몹시 놀라게 만들었기에 잠깐 동안은 아마 감히 하화헌을 다시 공격해오지 않을 거요."

七王爺揮揮手,道:「兄弟,你好好的休息著,先把你傷勢弄好。」

칠왕야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형제, 자네는 얌전히 휴식하게. 우선 자네의 상세를 잘 다스려야지."

岳秀苦笑一下,欲言又止,閉上眼,躺了下去。七王爺招招手,和譚雲退到一側,唐嘯卻在岳秀身側坐下,這位被稱作江湖頑童的人,竟有著很豐富的感情,呆呆的望著岳秀,眼睛也有些濕潤。

악수는 고소를 짓더니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고 눈을 감고 누웠다. 칠왕야는 손짓하고는 담운과 한 옆으로 물러났다. 당소는 도리어 악수 곁에 앉았다. 강호완동이라 불리는 당소는 뜻밖에도 아주 감정이 풍부했다. 멍하니 악수를 바라보는데 눈도 좀 촉촉해졌다.

譚雲跟著七王爺走到了另一處廳角,低聲說道:「王爺有什麼吩附?」

담운은 칠왕야와 함께 따로 대청 구석으로 가서 나직이 말했다.

"왕야께서는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七王爺道:「我那岳兄弟似是傷的很重?」

칠왕야가 말했다.

"나의 악형제는 부상이 몹시 심한 듯 하구려?"

譚雲道:「是的……不過他底子好,不會再惡化了。」

담운이 말했다.

"예... 그러나 그의 기초가 훌륭하여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겁니다."

七王爺道:「有什麼辦法能夠療治好他的傷勢。」

칠왕야가 말했다.

"그의 상세를 치료할 수 있는 무슨 방법이라도 있소?"

譚雲嘆口氣,道:「他受的內傷,除仙丹、靈草之外,就算是對症之藥,也要一個相當的時間。」

담운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그가 입은 내상은 선단(仙丹), 영초(靈草) 말고는 설령 증상에 맞는 약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七王爺道:「我收藏了一截千年人參,恰好放在荷軒中,不知能不能治療他的傷勢?」

칠왕야가 말했다.

"나는 천년인삼(千年人參) 한 토막을 보관하고 있는데 마침 하화헌 안에 있다오. 그의 상세를 치료할 수 있을지 모르겠구려?"

譚雲道:「單是千年人參是否有效,在下也無法答覆,等岳兄稍清醒時,咱們問問他。」

담운이 말했다.

"천년인삼만으로 효과가 있을지는 저도 답변을 못드리겠군요. 악형이 조금 정신이 돌아오면 우리 한번 물어봅시다."

七王爺道:「他知道?」

칠왕야가 말했다.

"그가 알겠소?"

譚雲道:「他不但武功深博,對醫道也有著很深研究。」

담운이 말했다.

"그는 무공이 두루 깊을 뿐만 아니라 의도에 대해서도 아주 깊이 연구했답니다."

七王爺道:「譚二公子,我這位岳兄弟是傷在那老婦人的手中麼?」

칠왕야가 말했다.

"담이공자, 악형제는 그 노부인의 손에 다친 것이오?"

譚雲道:「是的,唉!除了岳少俠能夠抗拒她之外,咱們所有的人,都非她的敵手。……」

담운이 말했다.

"예. 후! 악소협이니까 그녀에 항거할 수 있었지 우리쪽 모든 사람들은 그녀의 적수가 아닙니다..."

七王爺哦了一聲,道:「那老婆子有那麼厲害麼?」

칠왕야가 어허, 하더니 말했다.

"그 노파가 그렇게 무섭소?"

譚雲道:「她叫龍婆婆,五十年前,已成名江湖,縱橫南北,未逢敵手,手中龍頭拐勢,已到了出神入化之境,不知何故,二十年前,突然在江湖上銷聲匿跡,失去了行蹤,想不到,二十年後,竟會突然在此地出現。」

담운이 말했다.

"그녀는 용파파인데 오십 년 전에 이미 강호에서 명성을 얻었지요. 남북을 종횡하며 적수를 만나지 못했는데 수중의 용두괴세는 이미 출신입화의 경지에 이르렀지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 모르지만 이십 년 전 돌연 강호에서 소리없이 자취를 감추어 행적이 끊겼는데, 이십 년 후 갑자기 이곳에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七王爺點點頭,道:「譚二公子沒有和她動過手吧?」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담이공자는 그녀와 겨룬 적이 없소?"

譚雲道:「我生也晚,不但沒有和她動過手,而且,也是第一次和她見面,對她的往事,經過,也都是聽先父所言。」

담운이 말했다.

"저는 늦게 태어나서 그녀와 겨루어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그녀에 대한 지난 일들과 경과도 선부(先父)께서 말씀하신 것을 들었습니다."

七王爺低聲道:「二公子,小王未見她和岳兄的凌厲搏殺……」

칠왕야가 나직이 말했다.

"이공자, 소왕은 그녀와 악형의 무서운 싸움을 보지 못했소..."

譚雲道:「他們是拼的內功,各以本身修為,硬打硬接,所以,岳少俠才受到如此重傷。」

담운이 말했다.

"그들은 내공으로 싸웠습니다. 각자 본신의 수양으로 맞서 싸웠고, 그래서 악소협이 이같은 중상을 입었지요."

七王爺嘆口氣,道:「岳兄弟為我受此重傷如是無法救治,豈不是我一樁終身大很的事……」

칠왕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악형제가 나를 위해 이런 중상을 입었는데 만일 치료할 수 없다는 평생 한스러운 일일 것이오..."

譚雲道:「王爺也不用自責過深,咱們在江湖上生活的人,每天都有著流血喪命的危險。」

담운이 말했다.

"왕야께서도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강호에서 생활하는 우리같은 사람은 매일 매일 피흘리며 목숨을 잃는 위험 속에 있답니다."

七王爺嘆口氣,道:「譚二公子,岳兄弟大傷未癒,小王方寸已亂,不知是否該去見見二姑娘。」

칠왕야가 탄식하며 말했다.

"담이공자, 악형제의 큰 부상이 낫지 않으니 소왕의 마음은 혼란스럽구려. 이낭자를 만나러 가야할지 모르겠소."

譚雲奇道:「去見二姑娘?」

담운이 이상해서 말했다.

"이낭자를 만나러 가신다고요?"

七王爺道:「是的。」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소."

譚雲道:「你去見她作甚?」

담운이 말했다.

"그녀를 만나서 뭘 하시렵니까?"

七王爺道:「向她討取岳兄弟的解藥。」

칠왕야가 말했다.

"그녀에게서 악형제의 해약을 받아내겠소."

譚雲搖搖頭,道:「不行,他不是受的毒傷,對症解藥就可以治療,他受的內傷,那就沒有對症之藥了。」

담운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안됩니다. 그는 증상에 맞는 해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독상을 입은 것이 아닙니다. 그는 내상을 입었고 그건 증상에 맞는 약이 없습니다."

七王爺道:「照你這麼說來,那是沒有什麼法子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다면 아무런 방법이 없구려."

譚雲道:「是的,七王爺的千年人參也許有用,不過,這要好的大夫配方……」

담운이 말했다.

"예. 칠왕야의 천년인삼이 어쩌면 유용하겠으나 의원이 처방하고 조제해야 합니다..."

但聞膽叟朱奇厲聲喝道:「站住,再向前進,休怪老夫手下無情了。」

담수 주기가 엄한 목소리로 호통치는 것이 들렸다.

"멈춰라. 더이상 앞으로 들어온다면 노부의 손이 무정타 탓하지 말아라."

譚雲回頭看去,只見朱奇滿臉怒色,攔住了一個青衣少女。

담운이 고개를 돌려서 보니 주기가 노색(怒色)이 가득한 얼굴로 한 명의 청의소녀를 막아선 것이 보였다.

微微一皺眉頭,譚雲瞧出了那女婢正是二姑娘兩個心腹的從婢之一,低聲說道:「七王爺快將那截千年人參拿來。」

담운은 그 여비가 바로 이낭자의 두 심복 중의 한 명임을 알아보고 살짝 미간을 찌푸리더니 나직이 말했다.

"칠왕야께서는 속히 그 천년인삼을 가져 오십시오."

七王爺應了一聲,快步行入內室,片刻間,取了一截人參出來。

칠왕야가 대답하고는 빠른 걸음으로 내실로 들어가더니 잠시 뒤 한 토막의 인삼을 가지고 나왔다.

譚雲接過人參低聲對唐嘯說道:「兄弟,快去攔住秀秀,別讓她進來,聽到岳兄說話再放她進來。」

담운은 인삼을 넘겨받더니 당소에게 나직이 말했다.

"형제, 빨리 가서 수수를 막아 그녀가 못들어 오게 하게. 악형의 말을 듣고 다시 그녀를 들어오게 하게."

唐嘯伸手抓住了閻羅判,飛躍撲出荷軒外面。

당소는 손을 뻗어 염라판을 잡더니 하화헌 밖으로 뛰쳐나갔다.

他滿腔悲仇,無處發洩,怒聲喝道:「臭丫頭,你還不逃命,來這裡幹什麼?」

가슴에 사무친 슬픔과 원한을 풀 데가 없었넌 그는 노성으로 호통쳤다.

"냄새나는 계집아, 아직 도망가지 않고 이곳에 무엇하러 왔느냐?"

秀秀撇撇小嘴巴,道:「你凶什麼,我可是寸鐵未帶,你要殺我,那就只管出手。」

수수가 작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말했다.

"너는 왜 그리 사나우냐? 나는 정말 한 토막 쇠붙이도 가지고 있지 않다. 네가 나를 죽이려면 얼마든지 출수하라."

這一下唐嘯愣住了,她說寸鐵未帶,那也說明不了不準備還手。

이렇게 되자 당소가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녀는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것은 반격할 작정이 아님을 분명히 말한 것이다.

過了半晌,才冷哼一聲道:「你走開,不然我真的殺了你。」

한참이 지나서야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가거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정말 너를 죽이겠다."

看唐嘯說的十分認真,秀秀倒不敢再掉以輕心,緩緩說道:「兩敵交兵,不斬來使,我有事要見岳少俠。」

십분 진지한 당소를 보자 수수는 감히 더이상 예사로 여기지 못하여 천천히 말했다.

"두 적이 교전을 벌여도 사자(使者)는 죽이지 않는 법이다. 나는 일이 있어 악소협을 만나야겠다."

唐嘯冷笑一聲,道:「你不過是個丫頭身份,憑什麼要見我們主人。」

당소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불과 한 명의 계집종의 신분인 네가 우리 주인을 왜 만나겠다는 것이냐?"

秀秀道:「啊喲!你是什麼人?還不是和我一樣的跟班罷了,岳少俠見不見我,要他作主,你是什麼身份就拿了主意?」

수수가 말했다.

"아이고! 너는 누구더냐? 악소협이 나를 만날지 안만날지는 그가 결정해야 한다. 네가 어떤 신분이길래 결정하느냐?"

且說,譚雲接過了千年人參之後,捏下一截,雙手暗運內力一搓,頓把掌中人參,搓成了一片粉末,投入了岳秀的口中。歐陽俊及時送過來一杯水。譚雲舉杯把岳秀口中的人參粉末,給衝了下去。千年人參果然有非常的效果,粉末入咽喉,立時托起了岳秀沉下去的一口氣。岳秀的臉上,泛起了一陣紅潤之色,同時,也睜開了雙目。

한편 담운은 천년인삼을 넘겨받은 뒤 한 토막을 집어들었다. 쌍수에 암중으로 내력을 운용해 비벼서 손바닥 안의 인삼을 가루로 만들어 악수의 입 속으로 넣었다. 구양준이 때마침 한 잔의 물을 가져왔다. 담운은 잔을 들어 악수 입 속의 인삼분말이 목구멍을 넘어도록 했다. 천년인삼은 과연 비상한 효과가 있었다. 분말이 목구멍으로 들어가자 즉시 악수를 받쳐 일으켜서 삼키게 했다. 악수의 얼굴은 붉고 윤택이 나더니 동시에 두 눈을 떴다.

譚雲道:「岳兄,二姑娘派個丫頭來看你,指名見你……」

담운이 말했다.

"악형, 이낭자가 보낸 계집종이 당신을 보러 왔소. 당신을 지명하여 만나자는구려..."

岳秀點點頭,接道:「她要來看看我是否受了重傷,這丫頭不但狡猾,而且很善於算計,她雖然被嚇退了,但心神還不亂。」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받았다.

"그녀는 내가 중상을 입었는지 한번 보러 왔구려. 그 계집애(=이낭자)는 교활할 뿐만 아니라 계산을 아주 잘 하오. 그녀가 비록 겁을 먹고 물러갔지만 심신은 아직 혼란스럽지 않은 것이오."

譚雲附在岳秀的耳邊,道:「岳兄,看來她對你不壞,你和龍婆婆比拚內力時,我看出了她的關心。」

담운은 악수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악형, 보아하니 그녀가 당신을 나쁘게 대하지 않았소. 당신이 용파파와 내력을 겨룰 때 나는 그녀의 관심을 알아보았소."

岳秀吸一口氣,站起了身子。老江湖歐陽俊,不用吩咐已收起了岳秀的臥具。

악수는 숨을 한번 들이쉬고는 일어섰다. 노강호인인 구양준은 분부하지 않아도 이미 악수가 누웠던 자리를 치웠다.

彈彈身上的灰塵,岳秀背手而立,道:「唐嘯,放她進來。」

몸의 먼지를 털더니 악수는 뒷짐을 지고 서서 말했다.

"당소, 그녀를 들여보내게."

突然間聽到了岳秀的聲音,唐嘯反而心頭一震,急急閃到一側。秀秀緩步行進了軒門,看岳秀背手卓立,滿身血污,掩不住他飄逸的瀟灑之氣。

별안간 악수의 음성이 들리자 당소는 오히려 가슴이 떨렸다. 급히 한 옆으로 피했다. 수수가 천천히 하화헌 문을 들어서자 악수가 뒷짐을 진 채 우뚝 서있는 것이 보였다. 온 몸에 묻은 피가 그의 표일하고 소쇄한 기도를 가리지 못했다.

岳秀輕輕咳了一聲,道:「秀秀,你要見我?」

악수는 가볍게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수수, 나를 만나야겠다고 했소?"

秀秀啊了一聲,欠身一禮,道:「是的,婢子求見。」

수수가 아, 하더니 허리를 숙여 일례하고 말했다.

"예, 비자가 만나게 해달라고 했어요."

岳秀道:「你現在見到我了,有什麼話可以說了。」

악수가 말했다.

"이제 나를 만났으니 무슨 할 말이 있으면 해도 좋소."

秀秀道:「我們姑娘說,她……她……」

수수가 말했다.

"우리 낭자가 말씀하시길, 그...녀는..."

岳秀道:「她怎麼樣?」

악수가 말했다.

"그녀가 어떻다는 말이오?"

秀秀道:「她已決定撤出王府,要婢子來告訴岳爺一聲。」

수수가 말했다.

"그녀가 이미 왕부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음을 비자(婢子)더러 악나으리께 알려드리라고 했어요..."

岳秀點點頭,道:「好!我知道了。」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됐구려! 알겠소."

秀秀一欠身,道:「婢子告退了。」

수수는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비자는 이만 가보겠어요."

岳秀道:「慢著。」

악수가 말했다.

"잠깐."

秀秀停下腳步,回顧了岳秀一眼,道:「岳爺還有什麼吩咐?」

수수가 걸음을 멈추더니 악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악나으리는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신가요?"

岳秀道:「告訴你們姑娘,我對她已到了忍耐極限,一個時辰之後,她如還未撤出,那就別怪我手段毒辣,趕盡殺絕了。」

악수가 말했다.

"그녀에 대한 나의 인내는 이미 극한에 이르렀으니 한 시진 뒤에 그녀가 만일 철수하지 않았다면 나의 수단이 독랄하여 모조리 죽여버렸다고 탓하지 말라고 당신네들 낭자에게 이르시오."

秀秀似是已完全屈服在岳秀的威迫之下,又一欠身,道:「婢子一定轉告姑娘。」

수수는 악수의 위협하에 완전히 굴복한 듯 또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비자, 낭자께 꼭 전하겠어요."

岳秀一揮手,道:「你去吧!」

악수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가시오!"

秀秀如獲赦一般,轉身疾奔而去。岳秀原本紅潤的臉色,一下子又變得一片蒼白,仰身向後倒了下去。

수수는 죄를 사면받은 것처럼 뒤돌아서서 빠르게 달려갔다. 원래 붉고 윤기나던 악수의 낯빛은 단번에 또 창백하게 변했고 반듯이 뒤로 쓰러졌다.

譚雲一把扶住了岳秀,道:「岳兄,支撐不住麼?」

담운이 악수를 부축하며 말했다.

"악형, 지탱하지 못하겠소?"

岳秀嘆口氣,道:「我至少要數日養息。」

악수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나는 적어도 수 일간 요양해야 하오."

譚雲似是突然想起了什麼,低聲道:「岳兄,那枚千年何首烏呢?」

담운은 돌연 무언가 생각이 난 듯 나직이 말했다.

"악형, 그 천년하수오(千年何首烏)는?"

岳秀道:「放在楊晉的家中,我沒有帶來。」

악수가 말했다.

"양진의 집에 놓아두고 가져오지 않았소."

譚雲道:「有千年人參,再加上千年何首烏,和你岳兄一身絕世修為,不用其他的藥物,大約也可很快復原了。」

담운이 말했다.

"천년인삼에 천년하수오와 악형 당신의 절세적인 내공수위가 더해지면 다른 약물이 필요없을 거요. 아마 아주 빨리 원래대로 회복될 수 있을 거요."

岳秀道:「那樣名貴之物,留以濟世,我不要吃,吃下去太可惜了。」

악수가 말했다.

"그렇게 진귀한 물건은 남겨두었다가 세상을 구제해야하오. 나는 먹지 않겠소. 먹기엔 너무 아깝소."

譚雲道:「岳兄的胸懷,好叫小弟佩服,不過,你現在太重要,那何首烏藏在何處,兄弟去幫你取來。」

담운이 말했다.

"악형의 마음에 소제는 탄복하오. 그러나 당신이 지금 너무나 중요하오. 그 하수오를 어디에 숨겨두었는지 형제가 가서 가져 오겠소."

岳秀搖搖頭道:「你不能離開,我傷勢未癒,你如何能離此一步。」

악수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떠날 수 없소. 나의 상세가 낫지 않았는데 당신이 어떻게 여기서 한 발짝이라도 떠날 수 있겠소?"

譚雲道:「那朱奇去。」

담운이 말했다.

"그러면 주기를 보내겠소."

岳秀道:「別太低估龍鳳會,他們不會再放咱們一個人出去,二姑娘狡猾的很,豈甘心就此撤走,我想她定還有別的陰謀。」

악수가 말했다.

"용봉회를 과소평가하지 마시오. 그들은 우리를 한 사람도 내보내지 않을 것이오. 교활한 이낭자가 어찌 기꺼이 이곳에서 철수하겠소? 나는 그녀에게 틀림없이 다른 음모가 있다고 믿고 있소."

譚雲道:「別的陰謀?

담운이 말했다.

"다른 음모?"

岳秀吁了一口氣,道:「是的,看樣子那位二姑娘已想到我可能受傷,所以特別派遣她心腹女婢來這裡瞧瞧……」

악수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그렇소. 보아하니 이낭자는 이미 내가 부상을 입었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소. 그래서 특별히 그녀의 심복 여비를 이곳으로 보내어 살펴보게 한 것이오..."

譚雲低聲接道:「但岳兄表現的太好了,連兄弟都瞧不出一點破綻。」

담운이 나직이 말했다.

"하지만 악형은 멀쩡함을 나타냈고, 형제조차도 한 점 헛점을 알아보지 못했소."

岳秀道:「二姑娘心中存了懷疑,必然還要用其他辦法探索,所以,一動不如一靜。」

악수가 말했다.

"이낭자의 마음 속에는 의심이 존재하오. 필시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오. 그래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낫소."

譚雲略一沉吟,點點頭,道:「岳兄說的對,他們如若無法確定岳兄是否受傷時,決不會再來。」

담운이 약간 침음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악형의 말이 맞소. 그들이 만약 악형이 부상을 입었다고 확신을 했다면 결코 다시 오지 않았을 거요."

岳秀輕輕吁一口氣,道:「等楊玉燕帶人回來,龍鳳會再膽大,也不敢在青天白日之下,在王府所在,和官兵正式衝突。」

악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양옥연낭자가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오면 용봉회가 대담해도 감히 청천백일(青天白日)하에 왕부에서 관병과 정식으로 충돌하지는 못할 거요."

這幾句話,似乎是已經耗消去了他所有的氣力,言罷,閉上雙目,仰面倒下。譚雲一把抱起岳秀,唐嘯趕過來,重又把被褥攤開。七王爺望著仰面而臥的岳秀,臉上一片悽愴,黯然的神色。

이 몇 마디 말에 그의 모든 기력을 소모했는지 말을 마치자 두 눈을 감고 반듯이 쓰러졌다. 담운이 악수를 안아서 일으키자 당소가 달려와서 또 이불을 폈다. 칠왕야가 반듯이 누운 악수를 바라보는데 얼굴에는 참담하고 암연한 표정이었다.

譚雲嘆口氣,道:「七王爺,不要太哀傷,岳兄傷的雖然不輕,但他不會有什麼危險,王爺要多多保重。」

담운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칠왕야, 너무 비통해 하지 마십시오. 악형의 부상이 가볍지 않지만 그에게 무슨 위험이 있지는 않을 겁니다. 왕야께서는 모쪼록 보중(保重)하십시오."

七王爺嘆口氣,道:「譚二公子,岳兄弟為小王受此重傷,叫小王如何能夠安心呢?」

칠왕야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담이공자, 악형제가 소왕을 위해 이같은 중상을 입었는데 소왕이 어떻게 마음을 놓을 수 있겠소?"

譚雲輕輕嘆息一聲,道:「七王爺,咱們江湖上人講究的是一個義字,義氣相投,雖然赴湯蹈火,在所不辭,所以七王爺不用把此事放在心上。」

담운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칠왕야, 우리 강호인들은 의를 중시합니다. 의기투합하면 끓는 물이든 타는 불이든 사양치않고 뛰어들지요. 그러니 칠왕야께서는 이 일을 마음에 담아두실 필요 없습니다."

七王爺道:「譚二公子,在下希望不惜一切,早些把岳兄弟救醒過來。」

칠왕야가 말했다.

"담이공자, 나는 아무 것도 아끼지 않고 악형제를 구하여 깨어나게 하고 싶소."

譚雲道:「岳兄既然無法行動,我們還不能離開,倒不如等到楊姑娘回來之後,再作道理。」

담운이 말했다.

"악형이 움직일 수 없으니 우리는 떠날 수 없습니다. 양낭자가 돌아온 뒤에 다시 대책을 세웁시다."

七王爺道:「譚二公子沒有法子救他麼?」

칠왕야가 말했다.

"담이공자는 그를 구할 방법이 없소?"

譚雲道:「目下,在下還未想出辦法?」

담운이 말했다.

"지금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七王爺嘆口氣,道:「當年有人交給小王這截千年人參時,曾經講過一句話,不論什麼人,有什麼重病,或是傷勞,只要能服下去這一截千年人參,立刻可以恢復過來。」

칠왕야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

"당시 소왕에게 이 천년인삼을 주었던 사람이 한 마디 한 적이 있소. 어떤 중병이 있거나, 상세가 있는 누구라도 이 한 토막 천년인삼을 먹기만 하면 즉시 회복할 수 있다고 했소."

譚雲道:「這個,在下就不清楚了,不過,就想像而言,單是這一截人參,能否醫得岳兄的重傷,那就很難說了。」

담운이 말했다.

"그건 잘 모르겠으나 생각컨대 이 인삼만으로 악형의 중상을 치료할 수 있을런지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七王爺道:「試試吧!譚二公子,希望你能試試,就算醫不好岳兄弟的傷勢,至少可以使他的傷勢減輕一些。」

칠왕야가 말했다.

"한번 해봅시다! 담이공자, 당신이 한번 시험해보기 바라오. 설령 악형제의 상세가 낫지 않더라도 적어도 그의 상세를 조금이나마 경감시킬 수 있을 거요."

譚雲道:「這個,這個,在下也不敢妄用,因為兄弟不知道藥性。」

담운이 말했다.

"그, 그전 제가 함부로 쓰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형제는 약성(藥性)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七王爺道:「你是怕糟踏了我這截人參麼?」

칠왕야가 말했다.

"당신은 나의 인삼을 낭비할까 겁나오?"

譚雲道:「一截千年人參,實在珍貴的很。」

담운이 말했다.

"천년인삼은 사실 아주 진귀하지요."

七王爺道:「只要能救岳兄弟,小王就算捨去一條肢體,也是在所不惜,何況,這千年人參,只是身外之物,只要能夠對岳兄弟有些幫助,何不先讓他服用下去。」

칠왕야가 말했다.

"악형제를 구할 수만 있다면 소왕은 팔다리 하나를 버려도 아깝지 않소. 하물며 이 천년인삼은 몸 밖의 물건일 뿐이오. 악형제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왜 그에게 먹이지 않겠소?"

大步行了過去,就要把一截千年人參,放入岳秀的口中。這當兒突聽一陣急促的步履之聲,傳了過來。七王爺微微一怔,停下了手。回頭望去,只見楊玉燕當先奔入荷軒,身後數丈外,楊晉帶大批捕快而至。

큰 걸음으로 걸어가서 천년인삼을 악수의 입 속에 넣으려 했다. 이때 갑자기 일진의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전해왔다. 칠왕야가 멍해져서 손을 멈추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양옥연이 맨 앞에서 하화헌으로 달려들어오고 수 장 뒤에는 양진이 한 무리의 포쾌를 데리고 도착했다.

楊玉燕欠身對七王爺行了一禮,目光轉動,突然看到了岳秀。只見他滿身血污,仰面而臥。像一把利刃似的,突然間,刺入了楊姑娘的心中,顧不得荷軒中眾目睽睽,也不向七王爺稟報經過,尖叫一聲,撲了過去,一把抱起了岳秀。這舉動太鹵莽,但卻是人間的至情流露。沒有人譏笑她,也沒有人覺著她有什麼不對,所有的人都呆呆地站在原地,望著楊玉燕。

양옥연은 허리를 숙여 칠왕야에게 일례하더니 눈길을 돌려 돌연 악수를 보게 되었다. 그가 몸에 피가 묻은 채로 반듯이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예리한 날이 별안간 양낭자의 마음 속을 파고든 것처럼 하화헌 안의 여러 사람들이 빤히 보고 있는 것도 아랑곳 않고 뾰족한 비명을 지르며 덮쳐가 악수를 안아 일으켰다. 이 거동은 너무도 경솔했지만 지극한 정이 무심결에 드러난 것이었다. 아무도 그녀를 비웃지 않았고, 아무도 그녀에게 무슨 잘못이 있다고 느끼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은 멍하니 원래 자리에 선 채 양옥연을 바라보았다.

在那時代中,男女的防界森嚴,武林兒女,雖然是豪放一些,但也不敢在眾目睽睽之下,由一個大姑娘抱起了一個非親非故的男人。但楊姑娘已經不管這些事,真情流露,忘記身側有人。一把抱起了岳秀,淚水已奪眶而出。

그 시대에서 남녀의 구분은 삼엄했다. 무림의 자녀들이 비록 조금은 호방했지만 그래도 감히 여러 사람들이 빤히 쳐다보는 가운데 다 큰 낭자가 일가도 친구도 아닌 남자를 안아서 일으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양낭자는 이미 그런 것들을 상관치 않았다. 진정어린 정을 드러내 보이며 옆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 악수를 안아서 일으키자 눈물이 벌써 왈칵 쏟아졌다.

譚雲低聲說道:「姑娘,岳兄只是內力受了點傷,傷的並非太重。」

담운이 나직이 말했다.

"낭자, 악형은 단지 내력(內力)에 의해 부상을 입었을 뿐이며 부상은 결코 그리 심하지 않소."

但楊姑娘已經有些忘我,根本沒聽到譚雲說些什麼,口中急急叫道:「岳大哥,什麼人傷了你啊!」

이미 자신을 잊어버린 양낭자는 근본적으로 담운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못들었다. 입으로 급히 소리쳤다.

"악대가, 누가 당신을 부상입혔나요!"

岳秀在昏迷中聽到了那聲聲呼喚,楊玉燕那如斷線珍珠一般的淚珠兒,滴落在岳秀的臉上。

악수는 혼미한 가운데 부르짖는 소리를 들었다. 실이 끊어진 진주 같은 양옥연의 눈물이 악수의 얼굴에 떨어졌다. 

緩緩的睜開了雙目,望了楊玉燕一眼,岳秀掙扎出一絲淡淡笑容,道:「你回來了。」

천천히 두 눈을 뜨고 양옥연을 바라보면서 악수는 애써 담담한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당신, 돌아왔구려."

楊玉燕道:「我回來了,爹也帶著大批的捕快和官兵趕到。」

양옥연이 말했다.

"돌아왔어요. 아버지께서도 많은 포쾌들과 관병을 데리고 도착하셨어요."

岳秀道:「辛苦你了,玉燕,我很疲倦,讓我休息一下。」

악수가 말했다.

"고생했소. 옥연, 나는 몹시 피곤하니 좀 쉬게 해주시오."

楊玉燕聽到了岳秀的聲音,放下了心中一塊石頭,人也完全清醒了過來,才想起周圍站著很多人,不禁臉上一紅,放下了岳秀,站起身子。抱起岳秀時,楊玉燕勇氣百倍,但放下了岳秀後,楊姑娘突然間,變的十分柔弱,整個臉,紅的像一片晚霞,垂著頭,再也拾不起來。

양옥연은 악수의 목소리를 듣게되자 마음 속의 큰 짐을 덜었다. 사람도 완전히 깨어나서 그제서야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서있는 것을 보자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금하지 못했다. 악수를 내려놓고 일어섰다. 악수를 안아서 일으킬 때 양옥연은 용기백배했지만 악수를 내려놓고 나자 별안간 십분 유약하게 변했다. 얼굴이 온통 저녁노을처럼 붉힌 채 고개를 숙이고 더이상 쳐들지 않았다.

譚雲輕輕咳了一聲,道:「楊姑娘,岳兄把千年何首烏放在府上,姑娘是否知道它放在何處?」

담운이 가볍게 헛기침을 한번 하고 말했다.

"양낭자, 악형이 천년하수오를 양부(楊府)에 두었다는데 낭자는 어디에 놓아두었는지 아시오?"

楊玉燕答話的聲音很低,低的只有譚雲勉強可以聽到,道:「我不知道放在那裡,但我可以去找。」

양옥연의 대답 소리는 몹시 작아서 오직 담운만이 억지로 들을 수 있었다.

"어디에 두었는지 나는 몰라요. 하지만 가서 찾겠어요."

譚雲道:「姑娘如是能找到,那就請快送來。」

담운이 말했다.

"낭자가 찾을 수 있다면 빨리 가져와주시오."

楊玉燕如獲大赦,低著頭,出了荷軒,一溜煙似的奔回楊府。楊晉目睹女兒急奔如飛而去,但他卻沒有攔阻,也沒有喝問,帶著三四十個捕快,垂手站在荷軒門外。他的官職太小了,在七王爺這等大人物的面前,他幾乎沒有講話的身份。

양옥연은 대사면을 받은 것처럼 고개를 숙인 채 하화헌을 뛰쳐나가 한 줄기 연기처럼 재빨리 양부로 돌아갔다. 양진은 딸이 나는 듯 급히 달려가는 것을 보았지만 저지하지 않고 소리쳐 묻지도 않았다. 삼사십 명의 포쾌를 데리고 손을 내려뜨린 채 하화헌 밖에 서있었다. 그의 관직은 너무도 보잘 것 없어 칠왕야와 같은 이런 대인물의 면전에서 거의 말을 할 신분이 아니었다.

七王爺信步行出荷軒,望了楊晉一眼,道:「楊總捕頭辛苦了。」

칠왕야는 발길 닿는 대로 하화헌을 걸어나와 양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양총포두, 고생했소."

楊晉一屈雙膝,跑了下去,道:「屬下救援來遲,王爺恕罪。」

양진이 두 무릎을 꿇더니 말했다.

"속하의 구원이 늦은 죄를 왕야께서는 용서하십시오."

一聽說向王爺問安,站在楊晉身後的幾十個捕快,下水餃似的,噗噗通通,全都跪了下去。

왕야에게 문안하는 말을 듣자 양진 뒤에 섰던 수십 명의 포쾌들은 물 속에 만두를 집어넣듯 퍽퍽, 쿵쿵, 전부 무릎을 꿇었다.

七王爺連連揮手,道:「快起來,全都起來。」

칠왕야는 연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빨리 일어나시오. 전부 일어나시오."

楊晉叩個頭站起身子,隨行的捕快,也依序站了起來。

양진이 고개를 들고 일어나자 수행하던 포쾌들도 차례대로 일어섰다.

七王爺嘆口氣,道:「楊總捕頭,你只帶這些人來麼?」

칠왕야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양총포두. 당신은 이들만 데리고 왔소?"

楊晉道:「八百步騎官兵,也已趕到王府,等候王爺的令諭。」

양진이 말했다.

"팔 백의 보병, 기병들로 이루어진 관병들도 왕부에 도착하여 왕야의 영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七王爺嗯了一聲,道:「你們進來時,可曾遇上了什麼麻煩?」

칠왕야가 음, 하더니 말했다.

"그대들이 들어올 때 무슨 말썽이 없었소?"

楊晉道:「沒有一點麻煩,卑職帶人,長驅而入,直到這荷軒外面。」

양진이 말했다.

"아무런 말썽이 없었습니다. 비직(卑職)은 사람들을 데리고 거침없이 들어와 곧장 이 하화헌 밖에 도착했습니다."

七王爺一皺眉頭,道:「這就奇怪了,難道他們全都撤走了不成?」

칠왕야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거 기괴하구려. 설마 그들이 전부 철수했다는 말인가?"

楊晉道:「卑職得傳諭,王爺守在荷軒,因此卑職帶了人手,直奔來此,還未來得及派人四下搜查。」

양진이 말했다.

"비직은 하화헌에서 왕야를 지키라는 영유를 전해받았습니다. 그 때문에 비직은 사람들을 데리고 그대로 이곳으로 달려왔고, 아직 사람을 보내어 주위를 수색하지는 못했습니다."

七王爺道:「你去告訴一下,那位統率步騎軍將軍,要他派人四下搜查一下,騎隊遣走,步隊留下聽命。」

칠왕야가 말했다.

"그대는 가서 이르시오. 보병과 기병을 통솔하는 장군에게 사람을 보내어 주위를 수색하라고 하시오. 기마대는 보내고 보병대를 남겨두어 명을 따르라 하시오."

楊晉一欠身,轉頭而去。隨行而來的捕快,也開始四周精密地搜查起來。

양진이 허리를 숙여보이고 뒤돌아 갔다. 수행해 왔던 포쾌들도 주위를 정밀하게 수색하기 시작했다.

楊晉很快的去而復返,行近七王爺說道:「卑職已傳下了王爺令諭。」

양진은 아주 빠르게 갔다가 되돌아 왔다. 칠왕야 가까이 걸어와서 말했다.

"비직은 이미 왕야의 영유를 전했습니다."

七王爺道:「很好,很好,你到荷軒中坐坐吧!」

칠왕야가 말했다.

"잘 하셨소. 당신은 하화헌 안으로 와서 앉으시오!"

楊晉道:「卑職還是守在荷軒外面的好。」

양진이 말했다.

"비직은 하화헌 밖을 지키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七王爺知他拘束,也不再多言,緩步行入荷軒,道:「譚兄,我們應該如何了?」

칠왕야는 그를 거북하게 한다는 것을 알고 더이상 여러 말 않고 천천히 하화헌을 걸어 들어가서 말했다.

"담형,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겠소?"

譚雲道:「王爺,咱們先等岳兄醒過來,再作道理,如是他們退出了王府,短時間就不會再來了。」

담운이 말했다.

"왕야, 우리는 우선 악형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대책을 세웁시다. 만일 그들이 왕부에서 물러났다면 단시간에 다시 오지는 않을 겁니다."

七王爺點點頭,道:「我也這麼想,岳兄弟不宜移動,咱們暫住這裏,等岳兄弟傷勢治好後,再作道理。」

칠왕야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악형제를 옮기지 않는 것이 좋으니 우리는 잠시 이곳에 있으면서 악형제의 상세가 나으면 계획을 세웁시다."

墨龍王召突然開口說道:「怪啦!怪啦!」

묵룡 왕소가 별안간 입을 열었다.

"괴이하구나, 괴이해!"

譚雲道:「王兄,什麼事情怪啦。」

담운이 말했다.

"왕형, 무슨 일이 괴이하오?"

王召道:「他們既未潰敗,也未到山窮水盡之境,事實上,他們還佔著一些優勢,為什麼他們竟突然撒走。」

왕소가 말했다.

"그들은 패하여 괴멸되지도 않았고 막다른 지경에 이르지도 않았소. 사실상 그들은 아직 조금 우세를 점하고 있었는데 왜 돌연 철수했단 말이오?"

譚雲沉吟了一陣,道:「龍鳳會憑仗的兩大高手,都已死傷在岳兄的手下,他們就算想打,也無法出手了,岳兄又再三的警告那二姑娘,事情再要演變下去,擒賊就要擒王,目睹龍婆婆之死,二姑娘大約也知道她那點道行,難以抗拒岳兄,所以,只好早些收蓬遁走了。」

담운이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용봉회는 양대고수에 의지하고 있었는데 모두 악형의 손에 죽거나 중상을 입었으니 싸우려 해도 출수할 수가 없었소. 악형이 또 재삼 이낭자에게 사정이 더 발전되면 우두머리를 잡겠다고 경고했소. 용파파의 죽음을 목도한 이낭자는 아마도 그녀의 그 정도 재간으로는 악형에 항거하기 어려움을 알았을 것이오. 그래서 일찌감치 그만두고 도주했소."

王召道:「二公子之言,也許有理,不過,那丫頭的奸狡,非同凡響,她要是真的帶著人手離去,那就恐怕是別有陰謀了。」

왕소가 말했다.

"이공자의 말이 어쩌면 일리가 있겠으나 그 계집애의 간교함은 보통이 아니오. 그녀가 정말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면 그건 다른 음모가 있을 듯 하오."

譚雲道:「王兄說的也是,她既然懷疑了岳兄受傷,那就很可能要查個水落石出,在沒有得到證明之前,只怕她不肯死心,這方面,咱們小心一些。」

담운이 말했다.

"왕형의 말도 맞소. 그녀는 이미 악형이 부상을 입었다고 의심을 품고 있소.  조사하여 진상을 밝혀내려 할 테고, 증명하기 전에는 포기하지 않을 할 것이오. 그런 쪽으로는 우리가 좀 조심합시다."

七王爺坐在一側,臉上現出慚愧之色,暗暗忖道:堂堂王府,竟為江湖盜匪盤踞而不自知,傳言出去,豈不要為人恥笑。

칠왕야는 한 옆에 앉아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을 드러내며 남몰래 곰곰히 생각했다.

'당당한 왕부에 강호의 도적들이 도사리고 있었음을 알지 못했으니 소문이 나면 어찌 남들의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겠는가?'

更妙的是,王府中有不少是屬於自己的人,但這些人竟然也背叛了自己,甘心聽從龍鳳會的令諭,王府如此,如若王府變作皇宮,那豈不是更為可怕了麼?

一念及此,頓覺冷汗遍體。

더더욱 묘한 것은 왕부 안에 자신에게 속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들도 뜻밖에 자신을 배반하여 기꺼이 용봉회의 영유를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왕부가 이 지경인데 만약 왕부를 황궁으로 바꾸어 보면 훨씬 두려워할 만하지 않겠는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문득 온몸에 식은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數百名軍卒,和數十名捕快,聯手搜查了整座的王府,除了在幾處屋舍內,找出了數十名被關的丫頭、僕從之外,竟然未再發覺什麼可疑的地方。龍鳳會中人,似乎是已離開了七王爺的府第。

수 백의 군졸과 수십 명의 포쾌들이 합동으로 온 왕부를 수색했다. 몇 군데 건물 안에서 갇혀있던 계집종과 하인들 수십 명을 찾아낸 것 말고는 놀랍게도 더이상 무슨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용봉회의 사람들은 이미 칠왕야의 부저를 떠난 듯 했다.

這時,楊玉燕已取來了千年何首烏,聰明的楊姑娘順便又帶來了一位大夫。替岳秀把過脈,立時打開了隨身帶來的藥箱子,加上一些何首烏和千年人參,配合了箱中的藥物,配成一劑湯藥。岳哥哥得了病,燕姑娘自然是義不容辭,接過藥物,立刻趕到了廚下。她動作快速,不大功夫已捧著湯藥,重入荷軒。

이때 양옥연이 천년하수오를 가지고 왔다. 총명한 양낭자는 오는 길에 한 명의 의원을 데려왔다. 악수를 진매하더니 즉시 가지고 온 약상자를 열어 하수오와 천년인삼에 상자 안의 약물을 배합하여 탕약을 조제했다. 악가가(岳哥哥)가 병을 얻었으니 연낭자가 자연 발벗고 나섰다. 약물을 넘겨받아 즉시 부엌으로 달려갔다. 그녀의 동작은 빨랐다.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탕약을 받쳐들고 다시 하화헌으로 들어왔다.

岳秀第三次暈過之後,就未再清醒過來。譚雲、朱奇、歐陽俊,都是武林中知名之士,但岳秀太強了,這些人的光輝,在岳秀的籠罩之下,完全消失,一旦岳秀倒下去,譚雲等,竟然都變的沒了主意。

악수는 세 번째 혼절한 뒤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담운, 주기, 구양준은 모두 무림에서 잘 알려진 사람들이지만 악수는 너무나 강했다. 이 사람들의 광채는 악수에 뒤덮혀 완전히 소실되었다. 일단 악수가 쓰러지자 담운 등은 모두 의견이 없는 사람들로 변했다.

顧不得荷軒中眾豪的目光,楊姑娘暗自咬咬牙,伸手扶起了岳秀,把一碗湯藥,灌入了岳秀的口中。千年何首烏是天下奇珍,一碗藥喝下去,岳秀立刻清醒了過來。睜眼看自己側倚楊玉燕的嬌軀中,四面都是炯炯逼人的目光。

하화헌 안에 있는 군호들의 시선을 돌아볼 겨를 없이 양낭자는 남몰래 이를 악물고 손을 뻗어 악수를 부축해 일으켜 한 사발의 탕약을 입 속으로 부어 넣었다. 천년하수오는 천하에 진귀한 물건이었다.  한 사발의 약을 마시자 악수는 즉각 깨어났다. 눈을 떠보니 자신은 양옥연의 교구(嬌軀)에 기대어있고 사방에는 모두 형형한 눈빛의 시선들이 따가웠다.

岳秀那樣灑脫的人,也不禁臉上一紅。楊玉燕一張臉簡直像爐火裡燒紅的鐵,但她還是咬著牙,忍著羞,站起了身子,收好藥碗,進入內室。其實,在場之人,雖然目光都集中在兩人的身上,但他們關心的還是岳秀的傷勢。有麝自來香,岳秀表現的武功、機智,已使得在場之人,由內心中生出敬服。

그렇게 소탈한 악수도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양옥연의 얼굴은 그야말로 화로 안에서 붉게 달아오른 쇠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부끄러움을 참았다. 일어서서 약사발을 잘 거두어 내실로 들어갔다. 사실 그곳의 사람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었지만 그들의 관심은 악수의 상세였다. 사향노루가 있으면 향기가 나는 법. 악수가 드러내보인 무공, 기지는 이미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경복(敬服)하는 마음이 생겨나게 했던 것이다.

七王爺第一個跑過去,無限關心的說道:「兄弟,你的傷?……」

칠왕야가 첫 번째로 달려가서 무한한 관심으로 말했다.

"형제, 자네의 상세는...?"

岳秀笑一笑,接道:「好了一大半,不用為我擔心……」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부분 좋아졌으니 염려하실 필요 없습니다..."

望望守在軒外的楊晉,又道:「龍鳳會的人呢?」

하화헌 밖을 지키고 있는 양진을 바라보며 또 말했다.

"용봉회의 사람들은?"

七王爺道:「奇怪啊,一下子全都撤走了。」

칠왕야가 말했다.

"기괴하게도 단번에 전부 철수했다네."

岳秀揚了揚劍眉,道:「搜查了整個王府麼?」

악수가 검미를 치켜올리며 말했다.

"왕부 전체를 수색하셨습니까?"

七王爺道:「不錯,除了一些被關的僕從丫頭之外,府中的巡衛,連水總管也不見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다네. 갇혀있던 하인들과 계집종 말고는 부중의 순찰하던 시위들, 수총관(水總管)조차도 보이지 않네."

岳秀沉吟了一陣,道:「變化的很意外?」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매우 의외의 변화로군요?"

七王爺道:「小兄在想,是否該放棄這座府第。」

칠왕야가 말했다.

"소형은 이 부저를 포기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네."

岳秀搖搖頭,道:「重新修整一下即可,就是金陵古都只怕很難再找出這樣一座大宅院了,再修一座,不但需時甚久,而且耗費太大,又不知要浪費多少庫銀。」

악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새로 짓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금릉이라는 고도(古都)에서 이렇게 큰 저택을 찾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다시 한 채를 짓는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할 뿐 아니라 비용이 너무 크게 듭니다. 또 얼마나 많은 국고가 낭비될지 모릅니다."

七王爺嘆口氣,道:「兄弟說的也是……」

칠왕야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형제의 말도 맞군..."

回顧了楊晉一眼,道:「勞請楊總捕頭,傳我令諭,願留此的僕從,各歸原職。」

양진을 돌아보고 말했다.

"수고스럽지만 양총포두는 나의 영유를 전하되, 이곳에 남기를 원하는 하인들은 각자 원래의 직분으로 돌아가라고 해주시오."

有錢好辦事,何況七王爺不但有錢,而且有勢,施工整修,足足花去了半月時間。王府中有了很大的改變,尤其內宅中,房舍門戶,全變了位置。

돈이 있으면 일을 처리하기 좋다. 하물며 칠왕야는 돈이 있을 뿐만 아니라 권세도 있다. 개보수를 시공하는데 족히 반 달의 시간이 들었다. 왕부에는 아주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더우기 내택의 방들은 문의 위치가 완전히 바뀌었다.

岳秀等也在王府中住了半月,自然,為七王爺的貴賓。藥物神效,再加上岳秀深厚的內功,身體早已復元。奇怪的是半個月中,全無一點龍鳳會的消息,似是那一批人,突然間在人間消失了。

악수 등도 당연히 칠왕야의 귀빈으로 왕부 안에서 반 달을 묵었다. 약물의 신비한 효험에 악수의 심후한 내공이 더해지자 신체는 벌써 원기를 회복했다. 기괴하게도 반 개월 동안 용봉회의 소식이 한 점도 없었다. 그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별안간 인간세상에서 사라진 듯 했다.

七王爺聽從了岳秀的建議,既未行文州府,捕拿要犯,也未再追究應天府失去的人犯,出各種事端的索線,大都要追到王府,事情十分明顯,金陵發生的各種事,都是龍鳳會所安排出來。

칠왕야는 악수의 건의에 따라서 문주부(文州府)로 가서 범인을 체포하라고 하지 않았고, 응천부에서 범인을 놓친 것도 더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각종 사단의 실마리들을 정리하자면 대부분 왕부로 귀결되었기 때문이다. 사정은 십분 명확했다. 금릉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들은 모두 용봉회의 안배에서 나온 것이다.

明的不動聲色,暗裡卻是行動積極,楊晉派出了二十名精幹捕快,四出查訪,半月時光,走遍了金陵城百里內所有的可疑地方,怪的是竟然找不出一點線索。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으면서 안으로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양진은 이십 명의 정예포쾌들을 보내어 반 달의 시간 동안 금릉성 백 리 안의 모든 의심스러운 곳을 두루 다니며 조사하도록 했다. 괴이하게도 한 점 실마리도 찾아낼 수 없었다.

七王爺心中急的像滾油煎熬,但表面上,卻從不過問,似乎是事情已過,已經不願再追究下去。

칠왕야는 마음이 타는 듯 급했지만 표면상으로는 따진 적이 없었다. 마치 지난 일이니 이미 더이상 추궁하길 원치 않는 듯 했다.

岳秀雖然早已瞧出了七王爺的心情焦慮,但他看到裝作未看到,全力安排王府的改建,在應天府捕快中,選了十名精幹的捕快,三十名壯健的軍卒暫作王府的侍衛,致力回復王府的舊觀。

악수는 비록 벌써 칠왕야의 초조한 심정을 알아챘지만 보고도 못본 척 하면서 전력으로 왕부의 개축을 안배했다. 응천부의 포쾌 중에서 열 명의 영리한 포쾌와 삼십 명의 건장한 군졸을 뽑아서 잠시 왕부의 시위를 맡겨서 왕부의 옛모습을 회복하는데 힘썼다.

經過了半個月的養息,岳秀的傷勢已經全部復原,而且,在楊姑娘的關切慰問之下,岳秀難卻盛情,吃下了不少的藥物,那一劑藥物,都摻合有千年何首烏,和七王爺那一截千年人參。

반 개월의 요양을 거치자 악수의 상세는 이미 전부 원래대로 회복되었고 게다가 양낭자의 관심어린 위문(慰問)에 악수는 후의를 거절할 수 없어 적지 않은 약물을 먹었다. 그 약물은  천년하수오와 칠왕야의 천년인삼을 섞은 것이었다.

這兩種藥物,無一不是千年難遇的仙品,再加上名醫配方,兩種千年藥物,都發揮了極大的作用,岳秀感覺到身體有些萎頓,只好運氣生息。

이 두 종류의 약물은 천 년에 한 번 만나기도 어려운 선품(仙品)이었는데 명의의 처방이 더해져 두 종류의 천년약물은 극대의 작용을 발휘했다. 악수는 신체가 좀 노곤하다 싶으면 운기만 해도 기운이 생겨났다. 

這一來,岳秀就把那千年神物的精髓,盡皆收為己用,增長了不少的功力。但他很快發覺了這件事,暗裡問了楊姑娘,才知道何首烏被他吃了一半,那一截千年人參,早已被他吃完。

이렇게 되어 악수는 천년신물(千年神物)의 정수를 모조리 자기 것으로 만들어 공력이 적잖이 늘었다. 그는 아주 빨리 그 사실을 발견하여 암암리에 양낭자에게 물었고, 그제서야 하수오의 절반을 그가 먹었으며 천년인삼은 벌써 그가 다 먹었음을 알았다.

岳秀心中又感動,又是好氣,搖搖頭,道:「玉燕,那千年何首烏,是何等珍貴之物,怎可如此糟踏?」

악수는 심중으로 감동하기도 했고 또 화가 나기도 하여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옥연, 그 천년하수오가 얼마나 진귀한 물건인데 이같이 낭비할 수 있겠소?"

楊玉燕撇撇小嘴巴道:「就因為它太珍重,所以,我才給你服用,別人吃下去,可能糟踏了它,但你吃下去情勢就大為不同,以你內功的精深,吃下去對你定然有很大的幫助。」

양옥연은 작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너무 진귀하기 때문에 당신에게 먹인 거예요. 다른 사람이 먹었으면 낭비라고 할 수 있지만 당신이 먹으면 상황이 크게 다르지요. 내공이 정심한 당신이 먹으면 틀림없이 커다란 도움이 될 거예요."

岳秀嘆口氣,道:「玉燕,那是千年神物,人間珍品,不只是我,只要是習武的人,不論誰吃下去,都是一樣,對功力有幫助,這等名貴神品不用來救人濟世,只用作助長功力,豈不是太可惜了。」

악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옥연, 그 천년신물은 인간세상에서 진귀한 것이라 나 뿐만 아니라 무공을 배운 사람이라면 누가 먹어도 마찬가지로 공력에 도움이 되오. 이렇게 진귀한 신품을 세상을 구하는데 쓰지 않고 오로지 공력을 기르는데 쓰다니 너무 아깝지 않소?"

楊玉燕道:「那何首烏,既是叫人吃的,為什麼不該給你吃,哼,人家氣都快要氣死了,你還要來抱怨我。」

양옥연이 말했다.

"그 하수오는 사람에게 먹일 것인데 왜 당신이 먹어서는 안되나요? 흥, 곧 숨이 끊어져 죽게 되면 당신은 나를 원망할 걸요?"

岳秀搖搖頭,道:「我不是抱怨,我感激還來不及,怎會抱怨你……」

악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원망하지 않소. 내가 감격해도 모자라는데 어찌 당신을 원망하겠소..."

楊玉燕嫣然一笑,道:「我不要你感激,只要你永遠別討厭我。」

양옥연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감격하라는 것이 아니예요. 당신이 영원히 나를 싫어하지 말라는 거예요."

岳秀笑道:「怎麼會呢?你最近乖多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 당신은 최근 많이 얌전해졌소."

楊玉燕臉上一紅,道:「大哥,別怪我,你不知道,你傷勢未痊癒時,我是如何的擔心,初見你重傷時,我忘記了自己,也記了羞恥,顧不得別人的恥笑……」

양옥연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대가, 나를 탓하지 말아요. 당신의 상세가 치유되지 않았을 때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당신은 몰라요. 중상 입은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자신도 잊고 수치심도 잊고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답니다..."

岳秀輕輕撥動著楊玉燕滿頭秀髮,低聲接道:「玉燕,這些我都知道。」

악수는 가볍게 양옥연의 머리칼을 쓰다듬어 젖히더니 나직이 말했다.

"옥연, 그쯤은 내가 알고있소."

楊玉燕道:「你知道就好了……」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이 아신다니 잘 됐군요..."

抬起頭來,雙目滿含著晶瑩的淚光。

고개를 드는데 두 눈에는 수정같은 눈물이 맺혀있었다.

岳秀駭了一跳,道:「玉燕,你哭什麼?」

악수가 놀라서 펄쩍 뛰며 말했다.

"옥연, 왜 우시오?"

楊玉燕緩緩把嬌軀躺侵入了岳秀的懷中,無限溫柔的道:「大哥,我不是哭,我看到你神采飛揚,病容全消,我心中好高興啊!而你能這樣都是我親手調理的好。」

양옥연은 천천히 교구(嬌軀)를 악수의 품 속으로 밀어넣더니 무한히 온유하게 말했다.

"대가, 우는 것이 아니예요. 신수가 훤하고 병색이 완전히 사라진 당신을 보자 제 마음이 너무 기뻐요! 그리고 당신을 이렇게 내가 직접 보살펴 줄 수 있어서 좋아요."

岳秀道:「謝謝你,玉燕,不過,咱們不能太自私,餘下的何首烏要好好留下,將來,說不定能救得幾條人命。」

악수가 말했다.

"고맙소. 옥연, 그러나 우리는 너무 이기적이어서는 안되오. 남은 하수오를 잘 남겨둡시다. 장래에 아마도 몇 가닥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오."

楊玉燕點點頭,道:「我會好好收著。」

양옥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거두어 두겠어요."

岳秀輕輕在楊玉燕肩上拍了兩下,道:「玉燕,我傳你的那幾招劍法,練的怎麼樣了?」

악수는 양옥연의 어깨를 가볍게 두어 번 치더니 말했다.

"옥연, 내가 당신에게 전수해준 그 몇 초의 검법은 얼마나 연마했소?"

楊玉燕道:「差不多啦!只是不知道還有沒有缺失。」

양옥연이 말했다.
"그만저만해요! 다만 아직 결점이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岳秀道:「能不能練一遍給我看看?」

악수가 말했다.

"나한테 한번 쭉 보여줄 수 있소?"

楊玉燕四顧了一下道:「練的不對,你可不能笑我。」

양옥연이 주위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연습한 것이 틀렸더라도 웃지 마세요."

岳秀神情肅然的說道:「玉燕,目下的這一陣子,只是大風暴前一段暫時平靜,龍鳳會不會就此干休,你必須下工夫,使劍法進入另一個境界。」

악수는 숙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옥연, 지금의 이 한 때는 단지 대폭풍 전 단계의 잠시 평정함일 뿐이오. 용봉회가 여기서 손을 뗄 리가 없소. 당신은 반드시 시간을 들여서 검법을 또 다른 경지로 진입하게끔 해야 하오."

楊玉燕突然歎一口氣,道:「大哥,我會很用心的去學。」

양옥연이 돌연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대가, 나는 아주 열심히 배우겠어요."

岳秀道:「你先練一遍給我看看。」

악수가 말했다.

"먼저 연습한 것을 나한테 보여주시오."

楊玉燕對岳秀指點的幾招劍法,早已下過了一番很艱深的工夫,拔出隨身寶劍,開始練了一遍。

악수가 가르쳐준 몇 초의 검법에 대해 양옥연이 이해하기 어려워하던 때는 벌써 지났다. 몸에 지닌 보검을 뽑더니 한번 쭉 연습하기 시작했다.

楊姑娘很用心,演完了岳秀傳授的劍法,竟然是招招紮實,深得神髓,岳秀看完之後,十分讚賞的說道:「玉燕,你已深得竅訣,我想再傳你幾招劍法!」

양낭자는 매우 열심이었다. 악수가 전수한 검법을 모두 시연했는데 놀랍게도 초초마다 견실하고 정수를 깊이 터득한 것이었다. 악수가 다 보고나더니 십분 칭찬하여 말했다.

"옥연, 당신은 이미 비결을 깊이 터득했구려. 내 다시 당신에게 몇 초의 검법을 전수하고 싶소!"

楊玉燕喜道:「真的?」

양옥연이 말했다.

"정말요?"

岳秀點點頭,道:「自然真的了,不過,你得答應我一件事!」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히 정말이오. 그러나 당신은 나에게 한 가지를 승낙해야 하오!"

楊玉燕眨動了一下眼睛,道:「什麼事?」

양옥연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어떤 일인가요?"

岳秀道:「那是一種很凌厲,惡毒的劍法,你學會之後,不可輕易的出劍傷人。」

악수가 말했다.

"그것은 일종의 아주 무섭고 악독한 검법이오. 당신은 배우고 난 뒤 함부로 출검하여 사람을 상하게 해서는 안되오."

楊玉燕點點頭,道:「大哥的意思,可是要我到了很危險的時候,才能用出來麼!」

양옥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가의 말씀은 몹시 위험한 때라야 비로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군요!"

岳秀道:「不錯,雖然是一套劍法其實只有三招,只是每一招都極惡毒,我雖然會此劍法,但卻一直沒有用於對敵。」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비록 검법은 삼 초 뿐이지만 매 일초가 극히 악독하오. 내 비록 이 검법을 할 줄 알지만 줄곧 적을 상대하는데 쓰지 않았소."

楊玉燕嬌媚一笑,道:「那大哥為什麼要傳給我呢?」

양옥연이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대가는 왜 나한테 전수해주려는 건가요?"

岳秀笑一笑道:「因為,我感覺到,龍鳳會再一次侵犯王府時,就不會這樣輕鬆,他們的手段,必然是惡毒至極,而且,你可能是他們對付的主要目標。」

악수가 웃더니 말했다.

"왜냐하면 용봉회가 다시 왕부를 침범했을 때는 이렇게 느슨할 리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오. 그들의 수단은 필시 지극히 악독할 것이며 게다가 당신은 그들이 처치해야 할 주요 목표일 가능성이 있소."

楊玉燕奇道:「為什麼他們會對我下手?」

양옥연이 이상해서 말했다.

"왜 그들이 나에게 손을 쓸까요?"

岳秀微微一笑,道:「這個麼?那是因為你在這一次交手搏鬥中表現的太好了,所以,他們已把你列入了第一等的敵人。」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이번 싸움에서 아주 훌륭함을 나타내보였기 때문이오. 그래서 그들은 이미 당신을 제 일등급의 적에 끼워 넣었소."

楊玉燕道:「大哥呢?是第幾等?」

양옥연이 말했다.

"대가는 제 몇 등급이죠?"

岳秀道:「我是他們最急謀取的人,以後,再遇上龍鳳會中人,我可能無暇顧及到你,所以,我想把三招劍法傳給你,用以保命護身。」

악수가 말했다.

"나는 그들이 가장 빨리 도모할 사람이오. 이후에 용봉회 사람을 다시 만나면 나는 당신을 돌볼 겨를이 없을 것이오. 그래서 삼 초의 검법을 당신에게 전해주어 목숨을 부지하고 몸을 보호하는데 쓰게 할 작정이오."

一面開始劍招變化,一面以手代劍,比劃出那劍招的變化。岳秀很有耐心,臉上一直帶著笑容。

한편으로는 검초의 변화를 시작하면서, 한편으로는 손으로 검을 대신하여 검초의 변화를 손짓으로 흉내냈다. 악수는 대단한 인내심을 가졌는지 얼굴에는 줄곧 웃음기를 띠고 있었다.

倒是楊姑娘自己覺得有些不好意思了,輕輕歎一口氣,道:「大哥,看來,我是屬於很笨的人。」

도리어 양낭자 자신이 좀 미안하다고 느껴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대가, 보아하니 나는 몹시 우둔한 사람에 속하는군요."

岳秀道:「這三招劍法,本來難學得很。」

악수가 말했다.

"그 삼 초의 검법은 본래 배우기가 매우 어렵소."

楊玉燕道:「可有原因麼?」

양옥연이 말했다.

"이유가 있겠지요?"

岳秀道:「這是反手劍法,但劍勢起來,卻是正道的手法,厲害處也就在正攻奇變,給人完全無備的攻勢,但困難處也就在此,不但要熟練劍招的變化,而且,還要用對力道,不輕不重的恰到好處。」

악수가 말했다.

"이것은 반수검법(反手劍法)이지만 검세를 일으키면 오히려 정도(正道)의 수법이라오. 무서운 점도 바로 공격을 할 때 기묘한 변화가 있어 전혀 공세를 방비할 수 없다는 것이오. 하지만 곤란한 점도 거기에 있는데 검초의 변화를 익숙하게 연습해야할 뿐 아니라 힘을 정확하게 써야 한다오.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게 딱 들어맞아야 하오."

楊玉燕連急帶累,臉上汗珠兒直向下滾,一面說道:「劍招的變化,我已經熟記於胸,只是力道用不對,所以,用出來,全不是那麼回事。」

양옥연은 

"검초의 변화는 이미 머리 속에 잘 기억했어요. 단지 힘을 사용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아요. 그래서 힘을 쓰면 전혀 그렇게 되지가 않아요."

岳秀微微一笑道:「沒有一個人,能在三五日內,就學會了這等劍法,必須要有一段很長的時間去思索、適應,你能在這短的時間中記熟劍招,已經是難能可貴了,好好想想,慢慢地去適應它。」

악수가 미소짓더니 말했다.

"삼오 일 내에 이런 검법을 배울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소. 반드시 긴 시간의 심사숙고와 적응이 있어야 하오. 당신이 이 짧은 기간에 검초를 잘 기억할 수 있다니 이미 매우 기특하오. 잘 생각하고 천천히 적응하시오."

楊玉燕道:「你壞死了,這些話為什麼不早告訴我,急得我出一身大汗。」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 나빠요. 그런 말을 왜 진작 알려주지 않았나요? 서두르느라 온 몸이 땀이 났잖아요."

岳秀道:「早告訴你,你就不會這樣的用心去學,今天,就練到這裡為止。」

악수가 말했다.

"진작에 당신한테 알려주었더라면 당신이 이렇게 열심히 배울 리가 없소. 오늘 연습은 여기까지 합시다."

楊玉燕道:「我還要再練一次試試。」

양옥연이 말했다.

"나는 한 차례 더 연습해야겠어요."

岳秀道:「不行,有人來了。」

악수가 말했다.

"안되오. 오는 사람이 있소."

楊玉燕一回頭,只見七王爺當先而入,身後緊隨著頑童唐嘯。自從追隨了岳秀之後,小頑童完全變了一個人,變的彬彬有禮。為了保護七王爺,岳秀把他撥在七王爺身側聽命。七王爺走進了室中才看到了楊姑娘。岳秀雙臂懷抱,臉上帶著微笑,但楊姑娘,卻是臉上一片通紅。

양옥연이 고개를 돌리니 칠왕야가 앞에서 오고 있고 뒤에는 완동 당소가 따르고 있었다. 악수를 추종하고부터 어린 완동은 완전히 사람이 변했다. 점잖고 예의바르게 변한 것이다. 칠왕야를 보호하기 위하여 악수는 그를 칠왕야의 곁에 배치하여 명을 따르게 했다. 칠왕야는 방 안으로 들어와서야 양낭자를 보게 되었다. 악수는 팔짱을 낀 채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양낭자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七王爺輕輕咳了聲,道:「玉燕,我是不是來的莽撞一些?」

칠왕야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옥연, 내가 온 것이 좀 경솔했소?"

楊玉燕臉色更紅了,垂著頭,道:「王爺,你說笑了。」

양옥연은 낯빛이 더욱 붉어지며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왕야, 농담도 다하시는군요."

舉步向外行去。

걸음을 옮겨 밖으로 걸어갔다.

七王爺哈哈一笑道:「玉燕,你要到那裡去。」

칠왕야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옥연, 당신은 어딜 가시오?"

楊玉燕道:「王爺有事和岳兄研商,賤妾留這裡只怕不便。」

양옥연이 말했다.

"왕야께서 악형과 상의할 일이 있으시니 천첩이 이곳에 있으면 불편할 것입니다."

七王爺道:「沒有什麼不方便,只怕還要有借重你的地方。」

칠왕야가 말했다.

"아무 불편할 것 없소. 다만 당신에게 도움을 청할 것이 있을 것 같소."

楊玉燕道:「賤妾赴湯蹈火,萬死不辭。」

양옥연이 말했다.

"천첩은 끓는 물이든 타는 불이든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七王爺笑一笑,道:「好!那你就留這裡吧!」

칠왕야가 웃더니 말했다.

"좋소! 그러면 당신은 이곳에 있으시오!"

楊玉燕微微一笑,退到了岳秀身後。

양옥연이 미소짓더니 악수의 뒤로 물러났다.

這時,岳秀才一抱拳,道:「大哥,何事見教?」

이때 비로소 악수가 포권하며 말했다.

"대가, 무슨 일인지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七王爺道:「岳兄弟,別見外,也別行禮……」

칠왕야가 말했다.

"악형제, 남을 대하듯 예를 차리지 말게..."

一面自己坐下,一面接道:「你傷勢怎麼樣了。」

스스로 자리에 앉으면서 말을 이었다.

"자네의 상세는 어찌 되었는가?"

岳秀道:「多謝大哥關心,小弟已完全復元了。」

악수가 말했다.

"대가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소제는 이미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七王爺道:「那就好啦!關於龍鳳會的事,我想和你談談。」

칠왕야가 말했다.

"그거 잘됐군! 용봉회에 관한 일을 자네와 한번 이야기하고 싶네."

岳秀道:「府中改建,大部完成,也該追查龍鳳會的事了。」

악수가 말했다.

"부중의 개보수은 대부분 끝났으니 용봉회를 추적하여 조사해야지요."

七王爺道:「好!龍鳳會鬧過這一陣,走了也就算走了,不過,這中間,倒有一個很大的難題了!」

칠왕야가 말했다.

"좋아! 용봉회가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달아났다면 달아났다고 할 수 있네. 그러나 그 가운데에는 아주 커다란 난제가 있네!"

岳秀道:「可是關於王嫂的事?」

악수가 말했다.

"아무래도 왕수(王嫂)에 관한 일이지요?" (형수라고 하기도 뭐하고 그냥 원문 그대로 왕수로..)

七王爺道:「是啊!她家世顯赫,其父鎮守西北,仍然統率著百萬大軍,如若,他的女兒失蹤不見,小兄又說不出一個正當的理由,這件事,只怕難免要引出一場風波。」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네! 그녀의 가문은 혁혁하고 부친은 서북방을 지키면서 여전히 백만대군을 통솔하고 있네. 만약 그의 딸이 실종되었는데 소형이 또 정당한 이유를 대지 못한다면 한바탕 풍파를 불러일으킬 것이 뻔하네."

岳秀點點頭道:「王兄說的是,別說王嫂是出身侯門的千金,就是出身平民,咱們也要查個清楚。」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왕형의 말씀이 맞습니다. 고관대작의 천금같은 딸인 왕수는 말할 것도 없고 설령 평민 출신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분명히 조사해야지요."

七王爺道:「唉!官府中生要見人,死要見屍,這一點,小兄很難交代。」

칠왕야가 말했다.

"후! 관부에서는 살았으면 사람을 보여주어야 하고 죽었다면 시체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그 점을 소형은 해명하기가 몹시 어렵구먼."

岳秀道:「大哥的意思是……」

악수가 말했다.

"대가의 말씀은..."

七王爺接道:「我就是想不出處理的辦法,這一點,要兄弟給出個主意。」

칠왕야가 말했다.

"처리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말일세. 그 점은 형제가 의견을 내주게."

岳秀道:「這些時日之中,小弟未讓大哥通令各州府,繪影捉拿龍鳳會中人,但事實上,楊總捕頭,一直沒有停過,就小弟所知,楊總捕頭,派出了數十個精幹的捕快,打聽龍鳳會的下落。」

악수가 말했다.

"요 며칠 동안 소제는 대가께서 각 주와 각 부에 용봉회 사람을 수배하여 체포하라는 영을 내리지 마시라고 했습니다만 사실상 양총포두는 줄곧 멈추지 않았습니다. 소제가 알기로 양총포두는 수십 명의 정예 포쾌들을 보내어 용봉회의 소재를 수소문했지요."

七王爺急急說道:「找到了沒有?」

칠왕야가 급히 말했다.

"찾지 못했는가?"

岳秀道:「沒有。」

악수가 말했다.
"못했습니다."

七王爺道:「這個,怎麼辦呢?」

칠왕야가 말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까?"

岳秀道:「他們人手很多,不可能一下子消失不見,也不可能走的太遠,所以,小弟推想他們還在附近。」

악수가 말했다.

"그들은 사람이 아주 많아 단번에 사라져 보이지 않거나 멀리 달아나기도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소제는 그들이 아직 부근에 있다고 추측합니다."

七王爺道:「既然還在附近,咱們為什麼找不到呢?」

칠왕야가 말했다.
"이왕 부근에 있다면 우리가 왜 찾아내지 못했을까?"

岳秀道:「他們很可能在這金陵附近,經營了一處隱密的存身所在,才會突然消失不見的。」

악수가 말했다.

"그들은 이 금릉 부근에서 몸을 의탁할 은밀한 곳을 경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사라져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七王爺道:「如若他們藏在金陵附近,豈有找不到的道理,我下令應天府,大肆搜查。」

칠왕야가 말했다.

"만약 그들이 금릉 부근에 숨어있다면 찾아내지 못할 리가 있겠는가? 닥치는 대로 수색하라고 내가 응천부에 영을 내리겠네."

岳秀道:「不容易,楊總捕頭,乃江南第一名捕,就找不到他們的存身之地,一般官兵,又如何能夠找到。」

악수가 말했다.

"쉽지 않습니다. 양총포두가 강남제일의 명포인데도 그들이 있는 곳을 찾지 못했는데, 일반 관병이 또 어떻게 찾을 수 있겠습니까."

七王爺道:「難道就這樣算了麼?」

칠왕야가 말했다.

"설마 이렇게 내버려두어야 한단 말인가?"

岳秀道:「咱們無法找他們,可以想法子讓他們來找咱們。」

악수가 말했다.

"우리가 그들을 찾을 수 없다면 그들이 우리를 찾아오게 만들면 됩니다."

七王爺道:「你是說等他們自己來。」

칠왕야가 말했다.

"그들이 스스로 오기를 기다린다는 말이군."

岳秀道:「不錯,不過,咱們要佈置一下,引誘他們自己來。」

악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배치를 하여 그들 스스로 오게끔 유인해야 합니다."

七王爺嘆息一聲,道:「兄弟,你看著怎麼辦,該怎麼個下手法,小兄已經是沒有主意了。」

칠왕야가 탄식하고는 말했다.

"형제, 자네가 보기에는 어떻게 해야 겠는가? 어떤 수법을 써야 할지 소형은 의견이 없네."

岳秀道:「他們對我可能有些顧忌,我如一離開,他們就可能來了。」

악수가 말했다.

"그들이 저에 대해 좀 꺼리는 것이 있으니 만일 제가 떠난다면 그들이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七王爺急道:「什麼?你要離開!」

칠왕야가 급히 말했다.

"뭐라? 떠나겠다고!"

岳秀淡淡一笑,道:「大哥,小弟自然不是真的離開,這不過是一個方法而已。」

악수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대가, 소제는 당연히 진짜 떠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의 방법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七王爺仍然是有些不放心的說道:「你說說看,怎麼一個安排法?」

칠왕야는 여전히 좀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말했다.

"말해보게. 어떤 식으로 안배했는가?"

岳秀道:「明天,大哥給小弟餞行,我、譚雲、歐陽俊、墨龍王召一起離開,大哥送我們到金陵城外,其他的,都不用你費心了,小弟自會安排。」

악수가 말했다.
"내일 대가께서 소제에게 송별연을 열어주십시오. 저와 담운, 구양준, 묵룡 왕소는 다같이 떠납니다. 대가께서 금릉성 밖까지 전송해주시고 나머지는 소제가 안배할 터이니 당신께서 마음쓰실 필요 없습니다."

七王爺道:「你們幾時回來?」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들은 언제 돌아오는가?"

岳秀笑一笑道:「恕小弟賣個關子,天機不可洩漏。」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소제가 더이상 말 못함을 용서하십시오. 천기가 누설되어서는 안됩니다."

七王爺笑一笑,道:「好!我不多問,不過,你們都走了,我要不要暫時離開這裡。」

칠왕야가 웃더니 말했다.

"좋아! 자꾸 따져묻지 않겠네. 그러나 그대들이 모두 떠나면 내가 잠시 이곳을 떠나야할까?"

岳秀道:「大哥要留這裡,你如離開王府,他們如何會來?」

악수가 말했다.

"대가께서는 이곳에 남으셔야 합니다. 당신이 왕부를 떠나면 그들이 왜 오겠습니까?"

七王爺道:「我一個人留在這裡麼?」

칠왕야가 말했다.

"나 한 사람이 이곳에 남는 건가?"

岳秀道:「我留下朱奇、唐嘯和楊姑娘,在這裡陪你,再加楊總捕頭,和數十名精悍的捕快。」

악수가 말했다.

"저는 주기, 당소와 양낭자를 남겨두어 이곳에서 당신을 모시게 하겠습니다. 거기에다 양총포두와 수십 명의 정예 포쾌들이 더해집니다."

七王爺笑一笑,「你怎麼安排都好,反正,大哥這條命,交到你手裡了。」

칠왕야가 웃고는 말했다.

"자네가 어떻게 안배해도 괜찮네. 좌우지간 대가의 이 한 가닥 목숨은 자네 손에 달렸네."

岳秀低聲說道:「大哥放心,小弟不會誤事。」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대가, 안심하십시오. 소제가 일을 그르칠 리 없습니다."

七王爺道:「我有些明白你的意思了。」

칠왕야가 말했다.

"나는 자네 말뜻을 잘 알겠네."

岳秀一揮手,道:「唐嘯,你去看看,附近有沒有人?」

악수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당소, 자네는 가서 부근에 사람이 없는지 한번 살펴보게."

唐嘯一點頭,飛身而出。

당소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날려 나갔다.

岳秀道:「大哥請說吧!你明白了什麼?」

악수가 말했다.

"대가, 말씀하십시오! 당신은 무얼 아셨다는 겁니까?"

七王爺道:「你懷疑王府中還有奸細!」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는 왕부 안에 아직 간세(奸細)가 있다고 의심하는군!"

岳秀笑一笑,道:「不錯,大哥才慧過人,一語中的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대가의 지혜가 과인(過人)하시어 단번에 알아맞히시는군요."


※※※


第二天,中午時分,七王爺設下了豐盛的酒宴,替岳秀、譚雲等餞行。酒席過後,七王爺親自送岳秀等離開了王府。四匹馬,馱著岳秀、譚雲、江湖浪子歐陽俊和墨龍王召。除了譚雲和岳秀一路同行之外,歐陽俊和王召各奔一方。

다음날 정오 무렵, 칠왕야는 풍성한 술자리로 악수, 담운 등에게 송별연을 베풀었다. 주석이 파한 뒤 칠왕야는 친히 왕부를 떠나는 악수 등을 전송했다. 네 필의 말은 악수, 담운, 강호랑자 구양준과 묵룡 왕소를 태우고 있었다. 담운과 악수가 동행하는 것 말고는 구양준과 왕소는 각자 한 방향으로 달려갔다.

七王爺送走了四人之後,心中忽然有種不安的感覺,唐嘯奉嚴命,保護七王爺的安全,一步一趨的緊追在七王爺的身側,朱奇是一直守在房門外的。楊晉率領著三十名精悍的捕快,巡守府第內宅,另有兵卒百名,守護外院。

칠왕야는 네 사람을 보낸 뒤 마음 속에 문득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당소는 칠왕야의 안전을 보호하라는 엄명을 받았기에 한 걸음에 한 발짝씩 칠왕야의 곁을 바짝 쫓았으며 주기는 줄곧 방문 밖을 지키고 있었다. 양진은 삼십 명의 정예 포쾌들을 거느리고 부저와 내택을 순시했고 따로 병졸 백 명은 외원(外院)을 지켰다.

七王爺住的地方,也經過岳秀設計改建,除了室中門戶改建之外,後窗又設計了幾處簡單的機關。唐嘯、朱奇,身負重任,兩個人心中的緊張,尤在那七王爺之上。楊玉燕也花了很多的心血,特別調來了八名捕快,帶著匣弩,分守在各處的要道。

칠왕야가 지내는 곳도 악수의 설계로 보수되어 방문을 개조한 것 말고도 뒤쪽 창문 또한 몇 군데 간단한 기관을 설계했다. 당소, 주기는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었다. 두 사람의 마음 속 긴장은 칠왕야보다 훨씬 더했다. 양옥연도 많은 심혈을 들였다. 특별히 여덟 명의 포쾌를 불러 갑노(匣弩)를 가지고 각처의 길목을 나누어 지키게 했다.

天色入夜之後,各處戒備的更為森嚴。七王爺坐在書房看書,唐嘯一直守在他的身側。二更將盡時分,楊玉燕親捧著兩碗蓮子羹行了進來。

날이 어두워진 뒤 각처의 경계는 훨씬 삼엄했다. 칠왕야는 서방에 앉아 책을 보고 당소는 줄곧 그의 곁을 지켰다. 이경이 끝나갈 무렵, 양옥연이 직접 두 그릇의 연자갱(蓮子羹:羹은 수프?)을 받쳐들고 들어왔다.

七王爺目睹楊玉燕微微一笑,道:「玉燕,你還沒有睡覺麼?」

칠왕야가 양옥연을 지켜보며 미소짓더니 말했다.

"옥연, 당신은 아직 자지 않았소?"

楊玉燕一欠身,道:「賤妾給王爺送宵夜來了。」

양옥연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천첩은 왕야께 밤참을 드리려고 왔어요."

放下了木盤中的蓮子羹,接道:「這是賤妾親手作成的蓮子羹,王爺吃吃看。」

나무쟁반 안의 연자갱을 내려놓고 말을 이었다.

"이건 천첩이 직접 만든 연자갱이예요. 드셔보세요."

七王爺笑一笑,道:「玉燕,你今天很累吧?」

칠왕야가 웃더니 말했다.

"옥연, 당신은 오늘 몹시 피곤해 보이는구려?"

楊玉燕道:「賤妾還好。」

양옥연이 말했다.

"천첩은 아직 괜찮습니다."

七王爺道:「玉燕,你岳大哥,今夜會回來麼?」

칠왕야가 말했다.

"옥연, 당신의 악대가가 오늘 밤 돌아오겠소?"

楊玉燕搖搖頭,笑道:「王爺,這個,賤妾不知。」

양옥연이 고개를 젓더니 웃으며 말했다.

"왕야, 그건 천첩이 알지 못합니다."

七王爺輕輕歎一口氣,道:「玉燕,岳秀離去之後,這府第之中,好像缺了一些什麼?」

칠왕야는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옥연, 악수가 떠나고난 뒤 이 부저 안에서 무언가 비어버린 것 같지 않소?"

楊玉燕臉一紅,道:「這個,我不知道。」

양옥연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건 제가 모르겠어요."

七王爺道:「唉!玉燕,我不是開你的玩笑,我是說出自己的感慨。」

칠왕야가 말했다.

"후! 옥연, 당신을 놀리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감개무량함을 털어놓는 것이오."

楊玉燕抬起頭來,兩道清澈的眼神,盯注在七王爺的臉上,道:「他好像有一種穩定的力量,只要他在那裡,人心就會安定了很多。」

양옥연이 고개를 쳐들었다. 두 줄기 맑은 눈빛이 칠왕야의 얼굴을 응시하며 말했다.

"그에게는 일종의 진정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그가 있기만 하면 사람 마음이 아주 많이 안정이 되거든요."

七王爺笑一笑,道:「對,就是這樣。」

칠왕야가 웃더니 말했다.

"맞소. 바로 그렇소."

只聽一個輕俏的聲音,接道:「兩位可是在談岳秀麼?」

아름다운 목소리가 대꾸했다.

"두 분은 아무래도 악수 이야기를 하고 있군요?"

這聲音突如其來,唐嘯和楊玉燕,全都嚇了一跳。轉頭望去,只見一身黑色輕裝的二姑娘,臉上泛現著奇異的笑意,站在書房門口。

이 목소리는 갑자기 들려왔기에 당소와 양옥연은 모두 놀라서 펄쩍 뛰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일신에 흑색경장을 입은 이낭자가 얼굴에 기이한 웃음을 띤 채 방 문 입구에 서있었다.

唐嘯閃身擋在了七王爺的身前,道:「你怎麼進來了?」

당소가 몸을 이동하여 칠왕야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들어왔소?"

二姑娘淡淡一笑,道:「你們這點區區佈置,難道還能擋得住我不成?」

이낭자가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너희들의 이런 하찮은 배치가 설마 나를 막을 수 있겠느냐?"

楊玉燕手握劍柄,冷冷說道:「走,咱們到外面一決生死。」

양옥연이 검자루를 쥐고 냉랭하게 말했다.

"갑시다. 우리 밖에 가서 생사를 결판내기로 해요."

二姑娘道:「在這裡你不敢動手,是麼?刀劍無眼,你怕傷到了朱毅。」

이낭자가 말했다.

"이곳은 네가 감히 손을 쓸 수 없지 않느냐? 도검은 눈이 없으니 네가 주의를 다치게 할 것 같구나."

七王爺冷冷道:「住口,你可是真的認為我很怕死麼?」

칠왕야가 냉랭하게 말했다.

"닥쳐라. 너는 아무래도 내가 죽음을 두려워한다고 여기는 모양이구나?"

二姑娘頷首一笑,道:「不是這個,今夜裡我到此地,是想和你談一點咱們之間的事。」

이낭자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오늘 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우리들 간의 일을 당신과 담판짓고 싶어서예요."

七王爺揮揮手,低聲道:「玉燕、唐嘯,讓她說完。」

칠왕야가 손을 내저으며 나직이 말했다.
"옥연, 당소. 그녀가 말을 다하게 해주시오."

唐嘯、楊玉燕口中應了一聲,人卻緊旁七王爺的兩側,一左一右,而且,身子都超過了七王爺一步左右。

당소, 양옥연은 입으로 대답하고 칠왕야의 양 옆에 한 명은 왼쪽, 한 명은 오른쪽에 바짝 붙어서 섰는데 몸이 칠왕야에게서 한 걸음 가량 떨어져 있었다.

二姑娘好整以暇,緩步行到一張木椅上坐了下來,笑道:「朱毅,你能不能確定我是誰?」

이낭자는 그 와중에도 여유있게 천천히 걸어가서 나무의자에 앉더니 웃으며 말했다.

"주의, 당신은 내가 누구인지 확신할 수 있나요?"

七王爺道:「你是龍鳳會中人?」

칠왕야가 말했다.
"너는 용봉회 사람이 아니더냐?"

二姑娘道:「常姑娘也可以參加龍鳳會,對麼。」

이낭자가 말했다.

"상낭자도 용봉회에 가입했을 수 있지요."

七王爺道:「他是將門之女,世受皇恩,豈會輕易的參與你們這些盜匪的組合。」

칠왕야가 말했다.
"그녀는 황은(皇恩)을 입은 장군 가문의 딸이다. 어찌 쉽사리 너희들의 그 도적들 조직에 참여하겠느냐?"

二姑娘道:「如若常姑娘不是我,那麼常姑娘現在何處?」

이낭자가 말했다.

"상낭자가 내가 아니라면 상낭자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七王爺道:「你們把她殺害了。」

칠왕야가 말했다.
"너희들이 그녀를 살해했겠지."

二姑娘笑道:「別說的那樣難聽,我如是一個很嗜殺的人,你早就沒有了命。」

이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 듣기 거북한 말은 하지 마세요. 내가 살인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은 진작에 목숨이 남아있지 않았어요."

七王爺道:「那麼常姑娘現在何處呢?」

칠왕야가 말했다.
"그러면 상낭자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二姑娘道:「她住在一處很安靜的地方,沒有人干擾她,也沒有人傷害她,只是太寂寞了一些。」

이낭자가 말했다.

"그녀는 그녀를 방해하거나 그녀를 해칠 사람이 없는 아주 안정(安靜)된 곳에서 지내고 있어요. 단지 너무 적막할 뿐이죠."

七王爺道:「你說吧!什麼條件可以放她出來?」

칠왕야가 말했다.

"말해라! 어떤 조건이면 그녀를 놓아줄 수 있느냐?"

二姑娘笑一笑道:「常大將軍只有這麼一位寶貝女兒,如若我們和七王爺談不好,可以和常大將軍談去。」

이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상대장군에게는 그 보물 같은 딸아이 하나 뿐이지요. 만약 우리가 칠왕야와 이야기가 잘 안되면 상대장군과 이야기할 수도 있어요."

七王爺冷笑一聲道:「這是要脅吧!」

칠왕야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협박하려느냐?"

二姑娘道:「不論你怎麼說?大約你心中明白事情的嚴重,再說這些年來,我在王府中蹲著,也一直沒有閒著。」

이낭자가 말했다.

"당신이 어떻게 말하든 사정이 엄중하다는 것을 당신 마음 속으로 아마 잘 알고 있을 거예요. 게다가 요 몇 년 동안 나는 왕부 안에 웅크리고 있었어도 줄곧 한가하지 않았답니다."

七王爺道:「你都作些什麼事?你又能作些什麼事?」

칠왕야가 말했다.

"너는 무슨 일을 벌이는 것이냐? 네가 또 무슨 일을 벌일 수나 있겠느냐?"

二姑娘道:「我在這金陵王府幾年之中,替你辦了一件大事。」

이낭자가 말했다.
"나는 금릉 왕부에서 몇 년 간 있으면서 당신 대신 큰 일을 했답니다."

七王爺道:「什麼大事?」

칠왕야가 말했다.
"무슨 큰 일 말이냐?"

二姑娘道:「我替你安排了研上九五之尊的計劃。」

이낭자가 말했다.
"당신에게 제왕의 지위를 안배하는 계획이지요."

七王爺吃了一驚,道:「你膽大妄為到了極點。」

칠왕야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겁없이 함부로 날뛰기가 극에 이르렀구나."

二姑娘道:「這些計劃一旦被發現之後,一定會引起一場很大的風波,我費時數年,這些安排自然是精密的很,如是發作了,你只怕百口難辯。」

이낭자가 말했다.

"이 계획이 일단 발각되고 나면 반드시 한바탕 아주 큰 풍파를 불러일으킬 거예요. 내가 수 년의 시간을 들인 이 안배는 당연히 아주 정밀하지요. 만일 효력이 나타나면 당신은 입이 백 개라도 변명하기 어려울 것 같군요."

七王爺呆在了當場,半晌說不出一句話來。

칠왕야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한참 동안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二姑娘笑一笑,道:「要不要我先透露一點內情給你聽聽。」

이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먼저 약간의 내정을 당신에게 들려드릴까요?"

七王爺長長吁一口氣,道:「好惡毒的手段,你說吧!」

칠왕야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정말 악독한 수단이군. 말해보거라!"

二姑娘道:「我有很多的屬下,他們能替我作很多事,所以,我替你安排了很多的軍兵糧餉。」

이낭자가 말했다.

"나에게는 아주 많은 부하들이 있고, 그들은 나 대신 아주 많은 일을 할 수 있지요. 그래서 나는 당신 대신 아주 많은 군량과 급료를 안배했답니다."

七王爺道:「胡說,王府中從未撥出銀錢……」

칠왕야가 말했다.
"허튼 소리. 왕부에서는 여태 은전(銀錢)이 지출되지 않았다..."

二姑娘道:「這些事,你自然是不知道了,我用王府大印,行文各府各州,要他們抽集了不少銀錢,以充糧餉。」

이낭자가 말했다.

"당연히 그 일을 당신은 알지 못하지요. 나는 왕부의 대인(大印)을 써서 각 부(府), 각 주(州)에 문객(文各:공문서 수발담당?)을 보내어 그들에게 적잖은 은전을 모으게끔 하여 군량과 급료에 충당했답니다."

七王爺道:「你胡鬧到了這等程度。」

칠왕야가 말했다.

"너의 터무니 없는 짓이 그 정도에 이르렀구나."

二姑娘笑一笑,道:「這件事,已經行有兩年之久,七王爺當真是一點也不知道麼?」

이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 일은 이미 이 년이나 지났는데 칠왕야는 정말 조금도 알지 못하시나요?"

七王爺臉色有些蒼白,頂門上也泛現了汗水,緩緩說道:「你還要出了什麼花樣?」

칠왕야는 안색이 좀 창백해지고 정수리에서 식은땀이 나서 천천히 말했다.

"너는 또 무슨 짓을 벌이려느냐?"

二姑娘道:「還有很多,這不過是舉起大者一端罷了。」

이낭자가 말했다.

"아직 많아요. 이것은 거사의 한 단계에 불과할 뿐이예요."

七王爺道:「小王當真是瞎了眼睛,你妄為如此,小王竟未能事先知曉。」

칠왕야가 말했다.

"소왕이 정말 눈이 멀었다. 네가 이같이 망령된 짓을 하는데 소왕은 사전에 알 수가 없었구나."

二姑娘道:「不能怪你,七王爺,你一直把我當一個病人看時,對我百般憐惜,自然不會注意到我了。」

이낭자가 말했다.

"당신을 탓할 수 없어요. 칠왕야, 당신이 줄곧 나를 병자로 여기며 가련해 할 때였으니 자연 나한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지요."

七王爺道:「江南七省,巡撫按司、府、州、縣數百官貝,怎麼沒有一個人告訴我這件事情。」

칠왕야가 말했다.
"강남칠성의 순무안사(巡撫按司), 부, 주, 현의 수 백 관원들은 어찌 한 사람도 나한테 이런 사정을 말해주지 않았을까."

二姑娘道:「他們不敢告訴你,更不敢問你。」

이낭자가 말했다.

"그들은 감히 당신에게 고할 수 없었고, 감히 당신에게 따지기는 더더욱 못하지요."

七王爺道:「兩年來,你一共調集了多少的銀錢。」

칠왕야가 말했다.

"이 년간 너는 모두 얼마나 많은 은전을 끌어모았으냐?"

二姑娘道:「不多,不多,不過四百萬銀兩而已,算算開銷,也就不過只能養十萬人馬。」

이낭자가 말했다.

"많지 않아요. 불과 사백만 은냥일 뿐이예요. 지출을 계산해도 단지 십만의 인마(人馬)를 양성할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해요."

七王爺道:「你拿我之命,開銷了四百萬的銀兩,十萬人馬,現在何處,可否告訴我一聲麼?」

칠왕야가 말했다.

"너는 나를 팔아서 사백만의 은냥을 지출했다. 십만의 인마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나한테 알려줄 수 있느냐?"

二姑娘笑一笑,道:「我陪了你幾年,收你的百萬銀子,也不算多啊!」

이낭자가 웃더니 말했다.

"내가 당신을 몇 년간 모셨으니 당신의 백만 은자를 받아도 많다고 할 수 없어요!"

七王爺道:「你根本沒有養十萬軍馬。」

칠왕야가 말했다.
"너는 근본적으로 십만 군마(軍馬)를 양성하지 않았구나."

二姑娘道:「沒有,你既然知道我是龍鳳會中人,這些錢,自然也是進了龍鳳會,不過,在時間上,是替你養了十萬大軍。」

이낭자가 말했다.

"안했어요. 내가 용봉회 사람이니 그 돈도 자연 용봉회로 들어갔음을 당신은 이미 아실 테죠. 그러나 장차 당신을 위해 십만대군을 양성할 거예요."

七王爺道:「你不該告訴我這些事,我可以立刻奉奏當今,說明內情。」

칠왕야가 말했다.

"너는 그런 일을 나한테 알려주면 안되었다. 나는 즉시 황상께 아뢰어 내정을 말씀드릴 수 있다."

二姑娘格格一笑,道:「我的七王爺,這些事,證據齊全,各府州都有賬可查,你說出來,皇上會相信麼?」

이낭자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나의 칠왕야, 이 일은 증거가 완전히 갖추어졌어요. 각 부와 주에는 모두 조사할 수 있는 장부가 있는데 당신 말을 황상께서 믿으실까요?"

七王爺道:「十萬人馬,不是一個小數目,皇上會查,侍衛宮中人,也都非泛泛之輩。」

칠왕야가 말했다.

"십만의 인마는 적은 숫자가 아니니 황상께서는 조사하실 것이다. 시위궁(侍衛宮)의 사람들도 평범한 무리들이 아니다."

二姑娘笑道:「我既然安排了這些糧餉,自然,也安排有人接收,一句話,天衣無縫,到時間,管叫你吃不完兜著走了。」

이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미 군량과 급료를 안배했으니 당연히 접수하는 사람도 안배했지요. 말 한 마디도 전혀 빈틈이 없답니다. 때가 되면 당신에게는 미래가 없을 것임을 보증합니다."

七王爺道:「除了這件事,還有些什麼安排。」

칠왕야가 말했다.

"그것 말고 또 무슨 안배가 있느냐?"

二姑娘道:「我認為這一件事,就夠你頭疼,其他不用告訴你了。」

이낭자가 말했다.

"나는 그 한 가지로도 충분히 당신 머리를 아프게 하리라 여겨요. 다른 것들은 당신에게 알려줄 필요가 없어요."

七王爺道:「你告訴我這些事,總該有一個目的吧!」

칠왕야가 말했다.

"네가 나한테 그 일을 알려준 데에는 목적이 있겠지!"

二姑娘道:「不錯,有一個目的,只要你肯接受,咱們不妨談談。」

이낭자가 말했다.
"그래요. 하나의 목적이 있는데 당신이 받아들이기만 하면 우리는 담판을 지어도 무방해요."

七王爺道:「說吧!什麼目的?」

칠왕야가 말했다.
"말하라! 무슨 목적인가?"

二姑娘道:「我要岳秀的人頭。」

이낭자가 말했다.
"나는 악수의 머리를 요구합니다."

七王爺、楊玉燕、頑童唐嘯,全都聽得一怔。

칠왕야, 양옥연, 완동 당소는 전부 듣고 멍해졌다.

楊玉燕啐了一口,道:「說話像喝冷水一樣輕鬆,你也配麼?」

양옥연이 쳇, 하더니 말했다.

"냉수 마시듯 수월하게 말하는군. 너도 그의 짝이 될 자격이 있느냐?"

二姑娘冷笑一聲,道:「楊玉燕,你一往情深,但你是否知道,岳秀也同樣的會喜歡你,一旦他喜愛上別人,你又如何自處?」

이낭자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양옥연, 너는 정이 몹시 깊어졌겠지만 악수도 똑같이 너를 좋아하는지 아느냐? 일단 그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면 너는 또 어떻게 할 테냐?"

這幾句話,聽在平常人的耳朵中,實在是很普通,但聽在楊玉燕的耳朵中,卻是字字如刀,劃心刻骨。岳秀太完美了,他不但有一身絕世武功,滿腹文才,也是深閨少女們夢裡情郎,雅秀中具有著男子氣概。楊姑娘變了臉色,牙咬得格格作響,其實,她也無法肯定是發怒,還是畏懼。

이 몇 마디 말은 보통사람의 귀에는 아주 평범하게 들리지만 양옥연의 귀에는 한 자 한 자가 칼처럼 심장을 도려내고 뼈를 깎았다. 악수는 너무도 완벽했다. 그는 일신에 절세무공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문재(文才)도 뛰어나서 깊은 규방의 소녀들에게는 꿈속의 정랑이며, 고상한 가운데에 남자의 기개를 갖추고 있었다. 양낭자는 안색이 변했다. 이를 악물고 깔깔, 소리를 냈다. 사실 그녀도 화가 나는지 아니면 두려운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頑童唐嘯,年紀不大,但卻是久走江湖的人物,閱厲、經驗,都超越他的年齡很多,看看楊姑娘的神色,低聲說道:「姑娘,我們主人是何等人物,他早已對姑娘不避嫌疑,這難道還不夠?」

완동 당소는 나이가 많지 않지만 오랫동안 강호를 다녀서 보고들은 것과 경험이 모두 그의 또래를 훨씬 많이 초월했다. 양낭자의 신색을 보더니 나직이 말했다.

"낭자, 우리 주인이 어떤 인물이오? 그는 벌써부터 낭자에게 의심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았소. 설마 아직 충분치 않은 것이오?"

說起來,實在有些奇怪,二姑娘幾句話,激起了楊姑娘的怒火,但唐嘯幾句話,卻像一陣及時雨,熄去楊姑娘滿身的火氣。

말하자면 사실 좀 기괴했다. 이낭자의 몇 마디 말이 양낭자의 노화를 불러일으켰지만 당소의 몇 마디 말은 때마침 내리는 비처럼 양낭자의 화를 식혀버렸다.

火氣消去,人也變的機靈起來,微微一笑,道:「二姑娘,不管岳大哥喜歡誰,但他卻不會喜歡你……」

화가 사라지자 사람도 영민하게 변했다.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낭자, 악대가가 누구를 좋아하든 상관 없어요. 하지만 그가 당신을 좋아할 리는 없어요..."

二姑娘冷笑一聲,接道:「為什麼?我那裡不如你了,姿色、武功、文才、氣度,甚至我們在江湖上的成就,那一樣,我都比你高明。」

이낭자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왜지? 나의 어디가 너만 못한가? 자색(姿色), 무공, 문재(文才), 기도(氣度), 심지어 강호상에서의 성취도 마찬가지로 모두 너에 비해 고명하다."

女人,就是這麼奇怪,一句話擊到心疼處,完全把正題忘去。楊玉燕想到了岳大哥傳授劍術時,那份耐心,如若沒有情,怎會不見一點火氣。想到了岳秀對自己的呵護,惜愛,楊玉燕不覺間,嘴角泛起了一縷笑意。那是一抹淡淡的笑容,但卻發自內心的深處。

여인은 이렇게 기괴하다. 한 마디 말이 마음 속 아픈 곳을 찌르자 완전히 본론을 망각해버렸다. 양옥연은 악대가가 검술을 전수해줄 때의 인내심을 떠올렸다. 만약 정이 없다면 어찌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을까? 악수가 자기를 비호하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생각하자 양옥연은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한 가닥 미소를 띠었다. 그것은 담담한 미소였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난 것이었다.

心裡一快樂,嘴裡的詞鋒也更見犀利,微微一笑,道:「嗯!你很美,也很嬌艷,但你不是女人,妳沒有女孩子那種溫柔,風儀,妳是女強盜,妳滿腹狡詐,陰險,妳美的只是一個軀體,就是世上的女人死絕了,只有妳一個,我岳大哥也不會喜歡你這樣金玉其外,敗絮其中的女人。」

마음 속이 즐겁자 입에서 나오는 말도 훨씬 날이 섰다. 미소지으며 말했다.

"음! 당신은 아주 아름답고 요염하지만 당신은 여인이 아니예요. 당신에게는 여자아이의 온유함, 풍도가 없어요. 당신은 간교함과 음험함이 가득찬 여강도예요. 당신이 아름다운 것은 몸뚱이 하나 뿐이지요. 설령 세상 여인들이 모조리 죽고 오직 당신 한 명이라고 하더라도 나의 악대가는 당신같은 이런 빛좋은 개살구같은 여인을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二姑娘呆住了,像是被人一棍子打中了腦袋,半晌說不出一句話來。兩個女人鬥口,但七王爺卻感到尷尬的很。二姑娘實在很美,美的叫男人眼花繚亂,七王爺朱毅,雖然被她害的十分悲慘,但內心中對她並沒有太深的恨意。

이낭자는 마치 남한테 몽둥이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한참을 한 마디도 없이 멍하니 있었다. 두 여인의 말싸움에 칠왕야는 계면쩍은 느낌이 들었다. 이낭자는 사실 대단히 아름다웠다. 사내들의 눈을 어지럽게할 만큼 아름다웠다. 칠왕야 주의가 비록 그녀에 의해 비참하게 해를 입었지만 내심으로는 그녀에게 그리 깊은 원한은 없었다.

楊玉燕眼看那二姑娘被自己羞辱的臉色大變,心裡甚是滿意。冷笑一聲,接著說道:「你明白了,是麼?我大哥是正人君子,怎麼會看上你這江湖上的小妖女。」

양옥연은 이낭자가 자기한테 모욕을 당해 낯빛이 크게 변하는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몹시 만족했다. 냉소를 터뜨리고는 말을 이었다.

"알았나요? 나의 대가는 정인군자인데 어찌 강호의 소요녀(小妖女)인 당신을 마음에 들어하겠어요?"

二姑娘咬咬牙,道:「好!我是小妖女,那我就妖給你看看……」

이낭자가 이를 갈며 말했다.

"좋다! 나는 소요녀다. 나의 요사스러움을 네게 한번 보여주마..."

目光轉注到七王爺的臉上,接道:「你想清楚了沒有?我只要一洩隱密,你可能是遭滅門抄斬的大罪,而且,我證據確實,叫你百口難辯,但你如肯答應我殺了岳秀,我可以當面焚燬證據,而且交出常姑娘。」

시선을 칠왕야에게로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당신은 분명하게 생각하셨나요? 내가 비밀을 누설하기만 하면 당신은 멸문에 참수를 당할 대죄를 당할 수 있어요. 게다가 나의 증거는 확실하니 당신은 입이 백 개라도 변명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당신이 악수를 죽이기로 나한테 승낙하기만 하면 나는 눈 앞에서 증거를 불태울 수 있고 뿐만 아니라 상낭자도 내어주겠어요."

七王爺道:「你知道,我不能殺岳兄弟,事實上,我也殺不了他!」

칠왕야가 말했다.
"내가 악형제를 죽일 수 없으며 사실상 그를 죽이지도 않을 것임을 너는 알고 있다!"

二姑娘道:「只要你肯聽我的話,一定可以殺了他!」

이낭자가 말했다.
"당신이 내 말대로 하기만 하면 틀림없이 그를 죽일 수 있어요!"

七王爺哦了一聲,道:「說說看,你有什麼辦法?」

칠왕야가 허, 하더니 말했다.
"말해보라. 너한테 무슨 방법이 있느냐?"

二姑娘道:「岳秀是大英雄,大俠客,他武功高強,機智絕倫,江湖上能夠殺死他的人,確實不多。……」

이낭자가 말했다.

"악수는 대영웅, 대협객이지요. 그의 무공은 고강하고 기지가 절륜하여 강호상에서 그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확실히 많지 않아요..."

七王爺接道:「既然江湖上能殺他的人不多,我又有什麼辦法呢?」

칠왕야가 말했다.
"강호에서 그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내가 또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

二姑娘道:「不能硬來,你可以軟求他。」

이낭자가 말했다.

"강경하게 나가지 말고 부드럽게 부탁하세요."

七王爺笑一笑,道:「求他把人頭借給我,是麼?」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머리를 나한테 달라고 부탁하라는 말이냐?"

二姑娘道:「如是只為了救你一人,他自然不會答應,但你如告訴他,是為了救千萬生靈,他就會答應你了。」

이낭자가 말했다.

"만일 당신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그가 당연히 승낙하지 않겠지만 천만 백성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면 승낙할 거예요."

七王爺怔了一怔,道:「你這不是說笑話麼?」

칠왕야가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말장난하는 것이냐?"

二姑娘道:「不是說笑話,你要說的千真萬確,你只要懇求他,他就會答應,我能夠在一側更好。」

이낭자가 말했다.

"말장난이 아니예요. 당신은 확고부동하게 말해야 해요. 당신이 그에게 간절히 부탁하기만 하면 그는 승낙할 것이고 나는 한 옆에 있어도 되지요."

楊玉燕道:「哼!你知道我岳大哥機智絕倫,他還會上你的當麼?」

양옥연이 말했다.

"흥! 네가 알다시피 나의 악대가는 기지가 절륜하다. 그가 너한테 속을까보냐?"

二姑娘道:「我說的不是假話,而是很真實的事。」

이낭자가 말했다.

"내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아주 진실이다."

頑童唐嘯突然歎一口氣,道:「玉燕姑娘,主人會答應。」

완동 당소가 돌연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옥연낭자, 주인은 승낙하실 게요."

楊玉燕呆了一呆,道:「他那麼傻?」

양옥연은 멍해져서 말했다.

"그가 바본가요?"

唐嘯道:「只要七王爺真的會求他,只要二姑娘能舉出證明,而又肯毀去,為了千萬人的生命,主人就可能答應這件事。」

당소가 말했다.

"칠왕야께서 정말 그에게 부탁하신다면, 이낭자가 증명을 없애버리겠다고 한다면 천만인의 목숨을 위해 주인은 그 일을 승낙하실 거요."

楊玉燕臉色一變,道:「這是小妖女的詭計,咱們可以告訴他。」

양옥연은 낯빛이 일변하더니 말했다.

"이것은 소요녀의 궤계니 우리는 그에게 알려주어야 해요."

唐嘯道:「這自然瞞不過主人,不過,主人太君子,這樣的帽子扣住他,只怕他無法推卸。」

당소가 말했다.

"그건 당연히 주인을 속여넘기지 못하오. 그러나 주인은 너무도 군자라 그런 죄를 덮어씌우면 회피하지 못할 것 같소."

楊玉燕道:「七王爺不會幫助小妖女的。」

양옥연이 말했다.

"칠왕야께서 소요녀를 도우실 리가 없어요."

唐嘯長長吁一口氣,道:「玉燕姑娘,這事情太大了……」

당소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옥연낭자, 이건 너무도 큰 일이오..."

楊玉燕接道:「你是說七王爺會答應這件事?」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은 칠왕야께서 그 일을 승낙하실 것이란 말인가요?"

唐嘯道:「玉燕姑娘,七王爺會不會答應,我不敢妄作判斷,但有一件事,小的心中明白。」

당소가 말했다.

"옥연낭자, 칠왕야께서 승낙하실지 내가 감히 함부로 판단 못하지만 한 가지는 소인이 마음 속으로 잘 알고 있소."

楊玉燕道:「能不能告訴我?」

양옥연이 말했다.
"나한테 말해주겠어요?"

唐嘯搖搖頭,道:「這件事太重大了,我不能說,也不敢說!」

당소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건 너무도 중대해서 말할 수도, 감히 말하지도 못하오!"

二姑娘冷笑一聲,道:「要不要我告訴你?」

이낭자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내가 말해줄까?"

楊玉燕心中實在想知道這件事的內情,沉吟了一陣,道:「好吧!你說說看。」

양옥연은 사실 마음 속으로 그 일의 내정을 알고 싶었기에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좋다! 말해보아라."

二姑娘道:「正如你所說,岳秀是大英雄,大俠士,他懷著救人濟世之心,所以,只要七王爺提出來,他就不會拒絕,像他那樣的人,也無法拒絕。」

이낭자가 말했다.

"네 말대로 악수는 대영웅이자 대협사이며 구인제세(救人濟世)의 뜻을 품고 있다. 그래서 칠왕야가 제시하면 거절할 리가 없다. 그와 같은 사람이 거절할 수도 없지."

七王爺黯然說道:「二姑娘,如若單是這一樣,對小王構不成重要的威脅,你還有什麼要脅小王的準備,一齊說出來吧!」

칠왕야가 암연히 말했다.

"이낭자, 만약 그것 뿐이라면 소왕에 대한 중요한 위협이 못된다. 너는 또 무엇으로 소왕을 위협할 작정인지 모조리 털어놓아라!"

二姑娘沉吟了一陣,道:「還有一件勾結常大將軍,密謀造反的函件!」

이낭자가 침음하더니 말했다.

"상대장군과 결탁하여 몰래 반역을 모의한 서신이 있지요!"

七王爺道:「胡說,那有的事情!」

칠왕야가 말했다.

"허튼 소리. 어디 그런 일이 있을까!"

二姑娘道:「自然,那不是你七王爺的手筆,也是我們的安排,但有你朱毅的大印。」

이낭자가 말했다.
"당연히 그것은 당신 칠왕야의 자필 서신이 아니고 우리가 안배한 것이지만 주의 당신의 대인(大印)이 있지요."

七王爺嘆口氣,道:「還有麼?」

칠왕야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또?"

二姑娘笑一笑,道:「奉致常大將軍的密函,我們已派人送去,如是我們這封密函,交到了常大將軍的手中,你想到那是個什麼樣的後果麼?」

이낭자가 웃더니 말했다.

"상대장군에게 보내는 밀서를 우리는 이미 사람을 시켜 보냈답니다. 만일 우리의 그 밀서가 상대장군의 수중에 넘어가면 어떤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하시나요?"

七王爺道:「你何不一起說出來呢?」

칠왕야가 말했다.

"한꺼번에 다 털어놓거라."

二姑娘道:「你那位岳父大人,如是不同意你造反,必將把你這封密函,送呈當今,如是他贊成你造反,以他目下統率的精銳之師,對你確有莫大幫助,我們算計過,如是常大將軍精兵內伐,不出一年,可以過關斬將,直逼京師,如是兵出奇謀,六個月可以平定京師。」

이낭자가 말했다.

"장인이 당신의 반역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필시 당신의 그 밀서를 황상에게 보내겠지요. 만일 그가 당신의 모반에 찬성한다면 지금 정예를 통솔하는 우두머리로서 당신에게 확실히 막대한 도움이 될 거예요. 우리가 계산해보니 상대장군의 정예 병사들이 나라 안을 정벌한다면 일 년이 지나지 않아 적수들을 물리치고 경사(京師:수도, 서울)로 진격할 수 있어요. 만일 기묘한 책략으로 출병한다면 여섯 달만에 경사를 평정할 수 있어요."

七王爺道:「這麼說來,你們是幫助我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다면 너희들은 나를 돕는 것이로구나."

二姑娘道:「不過,你那岳父大人,助你造反之後,發覺他的女兒既非王后,而且生死不明,你想想他會忍受麼?那時,是什麼樣一個局面,那就很難說了。」

이낭자가 말했다.

"그러나 당신의 장인은 당신의 모반을 도운 뒤 그의 딸이 이미 왕후가 아니며 게다가 생사가 불명하다는 것을 발견할 텐데 그가 참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시나요? 그때 어떤 국면이 될지 말하기 어려워요."

七王爺嘆口氣,道:「果然是很惡毒的設計。」

칠왕야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과연 악독한 설계로구나."

二姑娘突然回過頭去,望著楊玉燕,道:「楊姑娘,我這套設計如何,值不值得岳秀的人頭?」

이낭자가 돌연 고개를 돌려 양옥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양낭자, 나의 설계가 어떠하냐? 악수의 머리를 얻을 만 하느냐?"

七王爺歎道:「二姑娘,你最多把我逼死,我一死你們的一切計劃都將落空。」

칠왕야가 탄식하더니 말했다.
"이낭자, 너는 기껏해야 나를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다. 내가 죽으면 너희들의 모든 계획은 허사가 된다."

楊玉燕心中惶然,微帶淒傷的說道:「王爺,見我岳大哥時再和他商量,他一定有辦法解決這件事,又不讓他們毒計得逞。」

양옥연은 마음 속으로 겁을 집어먹고 약간 서글픔을 띤 채 말했다.

"왕야, 나의 악대가를 만나 그와 상의하세요. 그는 틀림없이 이 일을 해결할 방법이 있을 거예요. 또한 그들이 독계(毒計)가 실현되게끔 하지 않을 겁니다."

二姑娘冷冷一笑,道:「我已在四處佈下高手,就算他折返回來,也無法通過那此攔擊,至少,我們可以先得到他的消息。」

이낭자가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미 주위에 고수를 배치시켰다. 설령 그가 되돌아 오더라도 그 차단공격을 통과할 수 없다. 적어도 우리는 그의 소식을 먼저 얻을 수 있다."

楊玉燕冷笑一聲,道:「岳大哥只要回來,我相信你們那些設計,決攔他不住。」

양옥연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악대가가 돌아오려고만 한다면 너희들의 그런 설계가 결코 그를 막지 못한다고 나는 믿는다."

二姑娘道:「至少,他現在還未回來……」

이낭자가 말했다.

"적어도 지금 그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語聲一頓,目光盯注在七王爺的身上,道:「朱毅,你聽著,你現在必須立刻決定,不是為了你們,是為了天下百萬生靈,至於你的死,那對我更構不成恐嚇,我有你三個替身,他們正好代替你七王爺。」

잠시 멈추었다 칠왕야를 응시하면서 말했다.

"주의, 들어봐요. 당신은 반드시 지금 즉시 결정해야 합니다. 당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천하의 백만 백성들을 위해서지요. 당신의 죽음으로 말하자면 그건 나한테 협박이 되지 못한답니다. 나한테는 세 명의 당신 대체자들이 있어요. 그들은 칠왕야 당신을 대신하기에 딱 좋답니다."

形體和精神上,七王爺似乎都已被二姑娘所控制,呆了一呆,道:「我再想想。」

칠왕야는 이미 몸과 마음이 이낭자에 의해 공제된 듯 했다. 멍하니 말했다.

"내가 더 생각해 보마."

二姑娘嬌媚一笑,道:「其實,你也用不著太過顧慮,你只要把這情形,講給他們聽,然後,只要說一句岳兄弟,我求你成全,你就沒有別的事了。」

이낭자가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당신은 너무 염려할 필요도 없어요. 당신은 이 상황을 그들에게 들려주기만 하세요. 그런 다음 악형제에게 바람을 이루어 달라고 한 마디만 하면 당신에게는 다른 할 일이 없어요."

七王爺噢了一聲,道:「就這樣簡單?」

칠왕야가 오, 하더니 말했다.
"그렇게 간단한가?"

楊玉燕心中突然泛出了一股寒意,呆呆的望著七王爺,緩緩說道:「王爺,你好像準備答應她了?」

양옥연은 마음 속에서 돌연 한 줄기 오싹한 한기가 솟아올라 멍하니 칠왕야를 바라보며 말했다.

"왕야, 당신은 그녀에게 승낙하실 작정인 듯 하군요?"

七王爺歎道:「玉燕,這件事牽連著百萬人的生死,我……我為難的很。」

칠왕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옥연, 이 일은 백만인의 생사가 걸려있소. 나, 나는...몹시 난처하구려."

楊玉燕黯然說道:「岳大哥他本是嘯傲山林一高人,為了你,捲入江湖俗務中,他不受王廩,未拏俸銀,你忍心要他死?」

양옥연이 암연히 말했다.

"악대가는 본래 산 속을 소요하던 고인인데 당신을 위해 강호의 속된 일에 말려들었지요. 그는 쌀이나 은으로 녹봉을 받지도 않았는데 당신은 차마 그를 죽이시렵니까?"

七王爺道:「玉燕,我,我只說和他商量一下。」

칠왕야가 말했다.

"옥연, 나, 나는 그와 한번 상의하겠다는 말이오."

楊玉燕一揚柳眉兒,似要發作,但卻又強自忍了下去。

양옥연은 버들눈썹을 치켜올리며 발작하려다 또 억지로 참았다.

二姑娘格格一笑,道:「七王爺,岳秀只不過是一位江湖人,他活著對朝政、國事、天下黎民,又有些什麼幫助,死了,對當朝、民間,又有些什麼壞處?」

이낭자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칠왕야, 악수는 한 명의 강호인에 불과할 뿐이예요. 그가 살아 있어서 조정(朝政), 국사(國事), 천하백성들에게 또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죽었다 한들 당금의 조정이나 민간에 또 무슨 나쁜 점이 있겠어요?"

七王爺道:「這個,這個……」

칠왕야가 말했다.
"그, 그건..."

二姑娘道:「不用這個那個了,除了岳秀之後,我毀去所有的證據,脫離龍鳳會,叫要王爺不咎既往,我就勸他們別再惹事生非,至於我,還想再當幾年王妃。」

이낭자가 말했다.

"이거저거 하지 마세요. 악수를 제거한 뒤 나는 모든 증거를 없애버리고 용봉회를 나와서 왕야에게 지난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하겠어요. 나로 말하자면 몇 년 더 왕비로 지내고 싶어요."

七王爺道:「妳……」

칠왕야가 말했다.
"너..."

二姑娘笑一笑,接道:「是的,說不定你造反成功,我還可以作幾年國母娘娘。」

이낭자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요. 아마도 당신이 모반에 성공하면 몇 년간 나는 국모(國母) 노릇을 할 수 있겠지요."

七王爺道:「我不會造反。」

칠왕야가 말했다.

"내가 반역을 할 리가 없다."

二姑娘道:「不會造反也好,你統領江南七省,作一個王妃的身份,也算不錯了……」

이낭자가 말했다.

"반역하지 않아도 좋아요. 당신이 강남칠성을 통솔하니 왕비의 신분도 나쁘지 않아요..."

舉手理一理耳邊的散髮,緩緩接道:「不過,這也要先殺了岳秀……」

손을 들어 귓가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가다듬고는 천천히 말했다.

"그러나, 그것도 먼저 악수를 죽여야 해요..."

只聽一聲輕笑,一個不大而清朗聲音接道:「二姑娘,咱們何仇何恨,你非得殺了我,才甘心呢?」

가벼운 웃음소리에 이어 크지 않은 청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낭자, 우리가 무슨 원한이 있길래 당신은 기어코 나를 죽여야만 만족하겠소?"

轉頭望去,只見岳秀面含微笑,站在書房門口。

고개를 돌려보니 악수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서방(書房) 문 입구에 서있었다.

二姑娘臉色一變,道:「你!怎麼進來的?」

이낭자가 안색이 일변하여 말했다.

"너는 어떻게 들어온 것이냐?"

岳秀道:「王府中的佈置,無法攔阻你二姑娘,你那一點佈置,自然也無法攔阻我岳某人了。」

악수가 말했다.

"왕부 안의 배치가 이낭자 당신을 막지 못했듯, 당신의 그 배치도 자연 나 악모를 저지할 수 없소."

二姑娘道:「不可能,所有進入這王府的道路,我都派的有人,除非你會地形術,我不信你能在短短半月,挖出一條通道。」

이낭자가 말했다.

"불가능하다. 왕부로 들어오는 모든 길은 내가 보낸 사람들이 있다. 네가 지형술(地形術)을 할 줄 안다면 몰라도 짧디 짧은 반 달 동안 지하통로를 파낼 수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岳秀淡淡一笑,道:「其實,很簡單,離開王府的根本就不是我,我一直守在這座書房之中。」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사실 아주 간단하오. 왕부를 떠난 것은 근본적으로 내가 아니오. 나는 줄곧 이 서방 안을 지키고 있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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