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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六回 毒手少女(독수소녀)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十六回 毒手少女(독수소녀)

알타쵸 2018. 9. 4. 03:01

第十六回 毒手少女(손속이 독랄한 소녀)













別看他身軀癡肥、臃腫,但動作卻是靈活得很,而且出掌奇快,帶著呼呼的風嘯聲。岳秀一直站在原地未動。只用雙手,施出了突穴斬脈的手法,迫的胖叫化難越雷池一步。胖叫化一連攻了四五十招,但卻一直無法衝過岳秀掌指的封鎖,心中大感驚愕。

그의 몸은 부은 것처럼 피둥피둥 살이 쪘지만 동작은 매우 영활했다. 게다가 출장(出掌)이 기이하도록 빨라서 휙휙, 바람 소리를 동반했다. 악수는 줄곧 원래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오직 쌍수로 돌혈참맥(突穴斬脈)의 수법을 펼쳐내어 뚱뚱한 규화자를 한 걸음도 넘어서지 못하게 만들었다. 뚱보 규화자는 연달아 사오십 초를 공격했지만 줄곧 악수의 장지(掌指)의 봉쇄를 뚫지 못하자 심중으로 크게 경악했다

他本是久年在江湖上走動的人,閱歷豐富,眼看岳秀有著很多還手的機會,但卻一直沒有還手。 心知再打下去,也是無法打個名堂出來,一吸氣,退後三尺,道:「閣下很高明。」

그는 본래 오랫동안 강호를 다닌 사람이라 경험이 풍부했다. 악수에게는 반격할 기회가 많았지만 줄곧 반격하지 않음을 보고는 더이상 싸워도 성과를 낼 수 없음를 마음 속으로 알았다. 숨을 한 번 들이쉬더니 뒤로 삼 척을 물러나서 말했다.

"귀하는 매우 고명하군."

岳秀道:「誇獎,誇獎。」

악수가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胖叫化道:「這地方太狹小,咱們到後院裏再試一陣。」

뚱보 규화자가 말했다.

"이곳은 너무 협소하니 후원으로 가서 다시 한바탕 시험해보자."

岳秀冷冷說道:「一個人要知進退,閣下如是逼的在下非開殺戒不可,那就很難說是一個什麼樣局面了。」

악수가 냉랭하게 말했다.

"사람은 진퇴를 알아야 합니다. 만일 내가 살계(殺戒)를 열지 않으면 안되게끔 강요한다면 어떤 국면이 될지 말하기 어렵습니다."

胖叫化沉吟不語。

똥보 규화자는 침음하며 말이 없었다.

岳秀接道:「兩位如是執迷不悟,不但給自己找來了很多的麻煩,也可能給丐幫帶來了很大的不幸。」

악수가 말을 이었다.

"두 분이 고집부리며 깨닫지 못한다면 자신에게 아주 많은 말썽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개방에도 커다란 불행을 가져올 것입니다."

胖叫化回顧瘦叫化一眼,低言數語。瘦叫化皺皺眉頭,道:「不行,我還要試試看。」

뚱보 규화자는 비쩍 마른 규화자를 돌아보며 나직이 몇 마디 말을 했다. 비쩍 마른 규화자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안되오. 나는 시험해 보아야겠소."

岳秀道:「理當如此,閣下如若不試試,只怕也不肯甘心了。」

악수가 말했다.

"당연히 그러시겠지요. 시험해보지 않는다면 귀하는 단념하지 않을 것 같군요."

瘦叫化一語未發,大步入院中。岳秀搖搖手攔阻著唐嘯和朱奇的舉動,緩步行到了院中。瘦叫化一語未發,突然飛身而起,直向岳秀撲了過去。

비쩍 마른 거지는 한 마디도 내뱉지 않고 큰 걸음으로 정원 안으로 들어섰다. 악수는 손을 내저어 당소와 주기의 거동을 저지하고는 느릿느릿 걸어 들어갔다. 비쩍 마른 거지는 말없이 돌연 몸을 날려 솟구치더니 그대로 악수를 향해 덮쳐갔다.

岳秀早已暗作戒備,準備一招制敵,先把丐幫中人鎮住。目睹瘦叫化撲來之勢,立時一側身迎了上去,左手一招「風起雲湧」,幻起了一片掌影,一個又高又長的身軀,突然被摔在地上。這一次,摔的很重,瘦叫化一直翻了兩三個滾,才站起了身子。

악수는 벌써 남몰래 경계를 하고 있었다. 일 초에 적을 제압하여 먼저 개방인들을 눌러둘 작정이었다. 비쩍 마른 거지가 덮쳐오는 기세를 보자 즉시 몸을 기울여 맞이해갔다. 좌수로 풍기운용(風起雲湧)의 일 초로 장영을 어지럽게 일으키자 길다란 몸뚱이 하나가 돌연 땅에 쓰러졌다. 이번에는 몹시 심하게 내동댕이쳐져서 비쩍 마른 거지는 두세 번 계속 구르고서야 몸을 일으켰다.

岳秀冷冷說道:「閣下夠不夠?」

악수가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는 충분하십니까?"

瘦叫化臉色鐵青,望著岳秀發愣,他做夢也想不到,自己會栽在這麼一個年輕人的手中,而且,栽的這麼慘,心中已然難過,再被岳秀拿話一逼,心中更是急怒交作,大喝一聲,又向岳秀撲了過來。這一次,有如猛虎出柙,人未到,雙掌已挾著呼嘯之聲,撞了過來。

비쩍 마른 규화자는 낯빛이 시퍼렇게 되어 악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자신이 이렇게 나이 어린 사람의 손에 패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뿐만 아니라 이다지도 참혹하게 패하여 마음 이 이미 괴로운데 악수가 다시 말로 닥달하자 심중으로 화가 동시에 폭발했다. 대갈일성하며 악수를 향해 또 덮쳐왔다. 이번에는 맹호가 우리를 뛰쳐나오듯 사람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는데 쌍장은 이미 휙휙, 하는 소리를 동반한 채 부딪혀 왔다.

岳秀冷笑一聲,道:「人貴自知,兩位這樣不自知,那就別怪我……」

악수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사람은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분이 이렇게 자신을 알지 못하니 저를 탓하지 마십시..."

話還沒有說完,那瘦叫化已自悶哼退了下去,一連退了七八步,仍然無法收住腳步,一屁股跌坐在地下。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 비쩍 마른 규화자는 이미 끙, 하는 답답한 소리를 내며 물러났다. 연달아 칠팔 보를 물러나고도 여전히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여 땅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原來,他全力撲向岳秀,激起了岳秀的怒火,不閃不避,一挺胸,迎了上去。瘦叫化雙掌一齊擊中了岳秀,但他悶哼著退了回去。

원래 그가 전력으로 향해 덮쳐온 것이 악수의 노화를 불러일으켰고, 악수는 피하지 않고 가슴을 쭉 펴고 맞이해 갔었다. 비쩍 마른 규화자의 쌍장이 일제히 악수를 격중시켰지만 그는 끙, 하며 답답한 신음소리를 내며 물러나 되돌아간 것이다.

駱天峰快步奔了過來,伸手扶了瘦叫化,低聲道:「雲長老……」

낙천봉이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손을 뻗어 비쩍 마른 규화자를 부축하며 나직이 말했다.

"운(雲)장로님..."

瘦叫化一揮手推開了駱天峰,站起了身子。但他站不穩,身子搖了兩搖,張口吐了一口鮮血。

비쩍 마른 규화자는 손으로 낙천봉을 밀치고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온전히 서있지 못하고 몸이 두어 번 흔들흔들 하더니 입을 벌려 한 모금의 선혈을 토했다.

胖叫化疾快的奔了過來,伸手扶住瘦叫化,低聲道:「雲兄,吃不住別勉強,快些坐下調息。」

뚱보 거지가 재빨리 달려와 손을 뻗어 비쩍 마른 규화자를 부축하며 나직이 말했다.

"운형, 지탱할 수 없으면 무리하지 말고 빨리 앉아서 조식(調息)하시오."

瘦叫化大約也覺著不易支持,不再勉強,依言坐了下去,閉目調息。

비쩍 마른 규화자도 아마 버티기 쉽지 않다고 느꼈는지 더이상 억지부리지 않고 그 말대로 앉아서 눈을 감고 조식했다.

岳秀緩緩向前行了兩步,胖叫化心頭大震,一橫身攔在瘦叫化的身前,道:「你要幹什麼?」

악수가 천천히 앞을 향해 두 걸음 걸어가자 뚱보 규화자는 깜짝 놀라서 몸으로 비쩍 마른 규화자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

"너는 뭘 하려는 것이냐?"

駱天峰也有了行動,一招手八十幾個叫化子拿著傢伙圍了過來。

낙천봉도 움직였다. 팔십 몇 명의 병기를 쥔 규화자들을 불러 빙둘러쌌다.

岳秀淡淡一笑,道:「你們想拚命,是吧!」

악수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당신들은 목숨을 걸고 싸울 작정이군요!"

胖叫化搖手攔住了圍上來的叫化子,道:「你要幹什麼?」

뚱보 규화자가 손을 흔들어 포위해 오던 규화자들을 저지하고 말했다.

"너는 무얼 하려는 것이냐?"

岳秀道:「我要看看他是否傷的很重,要不要我幫他點忙。」

악수가 말했다.

"나는 그의 부상이 심한지, 내가 도와주어야 할지 살펴보려 했습니다."

胖叫化道:「那倒用不著,閣下可以去了。」

뚱보 거지가 말했다.

"그건 필요 없다. 귀하는 가도 좋다."

岳秀冷笑一聲道:「咱們的事情還沒有辨完,如何能就此而去。」

악수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우리의 일을 아직 못 끝냈는데 어떻게 이곳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胖叫化冷冷說道:「殺人不過頭點地,你這樣個逼法,那未免太過份了……」

뚱보 거지가 냉랭하게 말했다.

"사람을 너무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어서는 안되지. 이런 식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

岳秀道:「丐幫乃江湖第一大幫,武林中,人人都畏懼三分,不過,我們不是江湖人……」

악수가 말했다.

"개방은 강호제일의 대방(大幫)으로서 무림에서 누구나가 삼 푼은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강호인이 아닙니다..."

胖叫化接道:「不是江湖人,是什麼人?」

뚱보 거지가 대꾸했다.

"강호인이 아니면 어떤 사람인가?"

岳秀道:「官府中人,我們是奉命而來,一定得把人帶回去。」

악수가 말했다.

"관부의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명을 받들어 왔으며 기필코 사람을 데리고 돌아가야 합니다."

胖叫化道:「我們沒有犯法,你們憑什麼拿人。」

뚱보 규화자가 말했다.

"우리가 법을 어기지 않았는데 너희들은 무슨 근거로 사람을 체포하느냐?"

岳秀道:「出手拒捕,出言訛詐,單是這兩項罪名,就夠你們消受了。」

악수가 말했다.

"출수하여 체포에 항거하고 말로 협박을 하는 이 두 가지 죄목만으로도 충분합니다."

胖叫化道:「官府中人,也不能這麼胡作非為,隨便抓人。」

뚱보 거지가 말했다.

"관부의 사람이라도 이렇게 내키는 대로 함부로 사람을 잡아갈 수는 없다."

岳秀冷笑一聲,道:「為什麼不能拿人,我們有腰牌令諭,我不信,你們丐幫真敢造反,我要把兩位帶入府裡,下入石牢,然後,請貴幫幫主,親自來金陵保人。」

악수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왜 체포하지 못하겠습니까? 우리에게는 요패(腰牌)와 영유(令諭)가 있으니 당신들 개방이 감히 진짜로 반역하리라 믿지 않습니다. 나는 두 분을 데리고 응천부로 가서 석뇌(石牢)에 하옥시킬 것입니다. 그런 다음 귀 방의 방주에게 보증인으로서 친히 금릉으로 오시라고 하겠습니다."

胖叫化吃一驚,道:「你,你……」

뚱보 거지가 화들짝 놀라서 말했다.

"너, 너..."

岳秀道:「你可是覺著我不敢是麼?」

악수가 말했다.

"당신은 아무래도 내가 감히 못하리라 여기는군요?"

胖叫化道:「那倒不是。」

뚱보 거지가 말했다.

"그것이 아니다."

岳秀道:「不拿人回府那兩位必須要帶我去見見貴幫幫主。」

악수가 말했다.

"사람을 체포해서 돌아가지 않겠으니 두 분은 반드시 나를 데리고 가서 귀 방의 방주를 만나게 해주셔야 합니다."

胖叫化望望瘦叫化,低聲道:「雲兄,咱們應該如何?」

뚱보 거지가 비쩍 마른 거지를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운형,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겠소?"

瘦叫化長長吁一口氣,道:「咱們也不能這麼帶他去見幫主。……」

비쩍 마른 거지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우리가 그를 데리고 방주를 만나러 갈 수도 없소..."

胖叫化低聲道:「他已經提出來了,這小子已然表現出來過人的武功,只怕他不肯答允。」

뚱보 거지가 나직이 말했다.

"그는 이미 제의했소. 이녀석은 이미 과인(過人)한 무공을 내보였으니 동의하지 않을 것 같구려."

瘦叫化道:「咱們就算要戰死此地,金陵分舵全部瓦解,咱們也不能受他威脅。」

비쩍 마른 거지가 말했다.

"우리가 설령 싸우다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금릉분타의 모든 기와가 부서지더라도 우리는 그의 협박을 받아서는 안되오."

胖叫化道:「雲兄說的是。」

뚱보 거지가 말했다.

"운형의 말이 맞소."

兩人雖都是丐幫中長老的身份,但看起來,瘦叫化似是比胖叫化的身份高些。

두 사람은 비록 개방의 장로 신분이었지만 보아하니 비쩍 마른 거지가 뚱보 거지보다 신분이 조금 높은 것 같았다.

胖叫化目光轉注到岳秀身上,道:「閣下的條件咱們無法答允。」

뚱보 거지는 시선을 악수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귀하의 조건은 우리가 수락할 수 없다."

岳秀淡淡一笑,道:「那麼?諸位自己提條件出來吧!」

악수가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그러면 제위들 자신이 조건을 제시하십시오!"

瘦叫化道:「咱們只能把閣下準備見我們幫主一事,轉達上去,敝幫主是否要見閣下,在何處見你,咱們都無法預料。」

비쩍 마른 거지가 말했다.

"단지 우리는 귀하가 우리 방주를 만나고자 한다는 것을 위로 전달할 수 있을 뿐이다. 폐방주께서 귀하를 만나고자 하실지, 어디서 만날지 우리는 예상할 수 없다."

岳秀道:「說的也是,在下一向敬重說理的人,兩人既如此說,在下倒也不便勉強兩位了,不過,在下希望能早日得到回音。」

악수가 말했다.

"맞는 말이지요. 저는 언제나 이치에 맞는 말을 하는 사람을 공경하는데, 두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도 강요하기 불편하군요. 그러나 저는 빨리 회신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瘦叫化道:「今天日落之前,我們可以給你回音,但不知要把回音送在何處?」

비쩍 마른 거지가 말했다.

"오늘 해 떨어지기 전에는 회신을 줄 수 있다. 헌데 어디로 회신을 보내야 할지 모르겠군?"

岳秀道:「在下就在此地恭候如何?」

악수가 말했다.

"제가 이 자리에서 기다리면 어떻습니까?"

瘦叫化怔了一怔,道:「你要在此地等候?」

비쩍 마른 거지는 멍해져서 말했다.

"여기서 기다린다고?"

岳秀道:「是的,兩位可是有什麼為難之處?」

악수가 말했다.

"예. 두 분은 무슨 난처한 점이 있나 보군요?"

瘦叫化道:「咱們丐幫行事,一向是仰不愧天,俯不作地,就算你守在金陵分舵,咱們也無什麼不安之處,不過,你們大批人手,把守丐幫分舵,對咱們丐幫的顏面,卻是大大的損傷。」

비쩍 마른 거지가 말했다.

"우리 개방이 하는 일은 언제나 하늘을 우러러서도 땅을 굽어보아도 부끄럽지 않다. 설령 그대가 금릉분타에서 지키고 있더라도 우리는 불안한 점이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그대들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개방분타를 지키고 있으면 우리 개방의 체면이 크게 손상된다."

岳秀笑一笑,道:「這容易,要他們全部回去,在下一人在此恭候如何?」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쉽지요. 그들을 전부 돌아가게 하고 저 한 사람이 이곳에서 기다리면 어떻습니까?"

瘦叫化沉吟了一陣,道:「為什麼一定要守在敝幫分舵,閣下隨便指定金陵一處地方,咱們就可以按時把信息傳到。」

비쩍 마른 거지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왜 기어이 폐방의 분타를 지키고 있으려 하는가? 귀하가 편한 대로 금릉의 한 곳을 지정하면 우리는 시간에 맞추어 기별을 전할 수 있다."

岳秀淡淡一笑,道:「在下還希望和兩位談談。」

악수가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저는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回目一望楊晉說道:「請諸位先回府中,等候小弟。」

양진을 돌아보며 말했다.

"제위들은 먼저 부중(府中)으로 돌아가서 소제를 기다려 주십시오."

楊晉道:「朱兄和唐兄弟留下來麼?」

양진이 말했다.

"주형과 당형제는 남겨둘까?"

岳秀道:「不用了,兄弟一個留此足矣!」

악수가 말했다.

"됐습니다. 형제 한 명이 여기 남으면 충분합니다!"

朱奇低聲道:「主人,老奴留此,可以幫主人認識不少武林人物,這一點,希望主人多多考慮一下?」

주기가 나직이 말했다.

"주인, 노복(老僕)이 이곳에 남으면 주인을 도와 적잖은 무림인물을 알게 해드릴 수 있소이다. 그 점을 주인을 고려해주시겠소?"

岳秀沉吟了片刻,道:「你留這裡,唐嘯可以回去。」

악수가 잠깐 침음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이곳에 남고 당소는 돌아가도 좋습니다."

楊晉帶著八個捕快和唐嘯,對胖、瘦兩個老叫化一抱拳,道:「多有得罪。」

轉身而去。

양진은 여덟 명의 포쾌와 당소를 데리고 뚱뚱하고 비쩍 마른 거지들에게 포권하며 말했다.

"실례가 많았소이다."

뒤돌아서서 가버렸다.

低矮的小屋中,只餘下了四個人,一胖、一瘦兩個老叫化,和金陵分舵主駱天峰,再加上一個岳秀。

낮고 자그마한 소옥(小屋) 안에는 오직 네 사람만 남았다. 뚱뚱하고 비쩍 마른 두 명의 노규화와, 금릉분타주 낙천봉, 거기에 악수였다.

岳秀緩緩從衣袋中摸出一個玉瓶,倒出了一粒藥物,遞給那瘦叫化子,道:「雲兄,這有一粒療傷丹丸,閣下請先服下。」

악수가 천천히 호주머니 안에서 한 개의 옥병을 꺼내더니 한 알의 약물을 쏟아내어 비쩍 마른 규화자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운형, 요상(療傷) 단환이 여기 있으니 귀하는 우선 드십시오."

瘦叫化猶豫了一下,接過丹丸,一口吞下。

비쩍 마른 규화자는 한번 망설이다가 단환을 건네받아 한 입에 삼켰다.

岳秀笑一笑,說:「看來,閣下對我岳某很信任。」

악수가 웃고는 말했다.

"보아하니 귀하는 나 악모를 몹시 신임하시는군요."

瘦叫化道:「老叫化覺著閣下如準備取我性命,實也用不著施用這等手段。」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귀하가 나의 목숨을 취할 작정이라면 사실 이런 수단을 사용할 필요도 없지."

岳秀道:「雲兄說的也是……」

악수가 말했다.

"운형의 말도 맞습니다..."

語聲一頓,接道:「丐幫一向不和官府作對,何況七王爺又是一位難得的好官,貴幫對金陵地面上的安寧,一向貢獻很大,這一次,卻一反常態,不但撒手不管,而且,還隱隱有助敵的行為。」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개방은 언제나 관부에 맞서지 않는데 하물며 칠왕야는 또 보기드문 훌륭한 관리입니다. 귀방은 금릉땅의 안녕에 대해 늘 커다란 공헌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평상시와 반대로 손을 떼고 상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은근히 적을 돕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瘦叫化道:「岳兄,這話要有根據,不可隨口亂講。」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악형, 그 말은 근거가 있어야 하오.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해서는 안되오."

岳秀道:「我說隱隱二字,對貴幫,還算是比較客氣,如是不客氣點說,貴幫有通匪的嫌疑。」

악수가 말했다.

"은근히라는 말은 귀 방에 대해 비교적 예의를 차린 셈입니다. 만일 예의없이 말하자면 귀 방은 도적들과 내통한 혐의가 있습니다."

瘦叫化雙目圓睜,道:「岳兄,這件事不是兒戲……」

비쩍 마른 규화자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말했다.

"악형, 이 일은 어린애 장난이 아니오..."

岳秀冷冷的接道:「我遣走了楊晉等一行公門人物,那就是把事情留個餘地,事情真假,你雲兄心裏有數,對吧!」

악수가 냉랭하게 대꾸했다.

"제가 양진 등 공문(公門)의 일행들을 보낸 것은 일말의 여지를 남긴 것입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운형 당신 마음 속으로 알고 계실 것입니다!"

瘦叫化臉上蒼白,一語不發。

비쩍 마른 규화자는 창백한 얼굴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岳秀淡淡一笑,接道:「所以,在下要見貴幫主,把話說明,免得引起七王爺怒火,一聲令下,七省大軍對貴幫展開圍剿。」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서 칠왕야의 노화를 불러일으켜 칠성(七省)의 대군들이 귀 방에 토벌을 전개하지 않도록 저는 귀 방주를 만나서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瘦叫化長長吁一口氣,道:「岳兄,這件事非同小可,衝動不得。」

비쩍 마른 규화자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악형, 이만저만한 일이 아니오. 충돌해서는 안되오."

岳秀道:「我一直在忍耐著,但如不把事情挑明了,我總有一天會忍耐不住。」

악수가 말했다.

"만일 사정을 제대로 밝혀내지 않는다면, 저는 줄곧 인내했지만 언젠가는 인내하지 못할 겁니다."

瘦叫化咬咬牙,默不作聲。

비쩍 마른 규화자는 이를 갈며 묵묵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岳秀道:「撇開官方的事務不談,憑我這一身藝業,也該具有見貴幫主的能力,這一點雲兄大概可以承認吧。」

악수가 말했다.

"관부 쪽의 사무를 제쳐두더라도 저의 일신예업(一身藝業)으로 귀 방주를 만날 능력을 갖추었을 것입니다. 그 점은 운형께서 아마 인정하시겠지요."

瘦叫化點點頭,道:「以岳兄的技藝,確有此能,不過丐幫弟子遍佈天下,做幫主行蹤難得金陵一行,這一次,是你岳兄的運氣好,他剛好要到此地一行,但老叫化的意思,你最好還是以江湖人身份求見。」

비쩍 마른 규화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악형의 기예(技藝)는 확실히 그럴 능력이 있소. 그러나 개방제자들은 천하에 두루 퍼져있어 일부러 방주가 금릉으로 걸음하기는 어려운데 이번에 악형 그대의 운이 좋았소. 그분은 마침 이곳에 들를 것이오. 하지만 노규화의 생각으로는 그대가 강호인의 신분으로 만나자고 하는 것이 가장 좋소."

岳秀道:「在下就是江湖人。」

악수가 말했다.

"저는 강호인입니다."

瘦叫化道:「能不談官府中事更好。」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관부의 일을 입에 담지 않으면 더욱 좋소."

岳秀道:「我和貴幫主怎麼談,現在還言之過早,那要看貴幫主什麼態度,不過有一點在下可以保證,在下和貴幫主的談話,決不牽涉兩位。」

악수가 말했다.

"제가 귀 방주와 어떻게 이야기할지 지금 말하기는 이릅니다. 그건 귀 방주의 태도에 달렸습니다. 그러나 저와 귀 방주의 대화에 결코 두 분을 연루시키지 않을 것임을 보증할 수 있습니다."

轉目望望胖叫化,交換了一個目光,緩緩說道:「好!咱們就此一言為定,我們想法子把閣下的意願,轉報敝幫主,但他是否願和閣下會晤,咱們就無法作主了。」

뚱뚱한 규화자에게 눈을 돌려 시선을 교환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좋소! 우리 그렇게 하기로 합시다. 우리는 귀하의 뜻을 폐 방주께 전할 방법을 강구하겠소. 하지만 그가 귀하와 만날지는 우리가 결정하지 못하오."

岳秀笑一笑,道:「兩位只要把在下堅決求見的意志,告訴貴幫主,是否願見,就和兩位無關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은 만나고자 하는 저의 굳은 의지를 귀 방주께 알려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만나기를 원할지는 두 분과 무관하지요."

瘦叫化道:「咱們一定轉達,但閣下道等身份,也不便在這等地方坐候,叫化子隨遇而安,但像你這等貴公子的身份,豈不太委屈了。」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반드시 전달하겠소. 헌데 규화자들이야 적응되어 편하지만, 귀하 정도되는 신분으로 이곳에 앉아서 기다리기는 불편할 것이오. 그대와 같은 귀공자의 신분으로 어찌 억울하지 않겠소?"

岳秀道:「在下覺著此地很好,貴幫主如有消息,大概會先到金陵分舵。」

악수가 말했다.

"저는 이곳이 아주 좋습니다. 귀 방주에게서 소식이 있다면 아마 먼저 금릉분타에 도달하겠지요."

言罷,閉上雙目,竟然調息打坐起來。

말을 마치더니 놀랍게도 두 눈을 감고 주저앉아 조식하기 시작했다.

瘦叫化長長吁一口氣,望望胖叫化,道:「咱們此刻應該如何?」

비쩍 마른 규화자가 길게 한숨을 내쉬고 뚱뚱한 규화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해야 되겠소?"

胖叫化一攤兩手,道:「看來,只有隨他等候了。」

뚱뚱한 규화자는 두 손을 벌려보이며 말했다. 

"보아하니 그가 기다리도록 내버려둘 수 밖에 없구려."

半日匆匆而過,岳秀表演了驚人的靜坐工夫,半天的時間,雖不長也不太短,岳秀閉上了雙目之後,就未再睜開過眼睛,更難的是連坐姿也未變動過一下。

반나절이 총총이 지나갔고 악수가 보여준 좌정(靜坐) 시간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반나절의 시간은 비록 길지도 그리 짧지도 않지만 악수는 두 눈을 감은 뒤 다시 눈을 뜬 적이 없었다. 훨씬 어려운 것은 앉은 자세까지 한번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直待黃昏時分,駱天峰點起了燈火,擺上了酒飯。岳秀仍未動過一下。胖、瘦兩個叫化子,經過了一下午的調息,服過了岳秀的贈送藥物,傷勢已大好了。

황혼 무렵이 되도록 줄곧 기다렸다. 낙천봉이 등화(燈火)를 켜고 술과 음식을 차렸다. 악수는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다. 뚱뚱하고 비쩍 마른 두 명의 규화자는 악수가 준 약물을 먹고 오후 반나절의 조식을 거치자 상세가 이미 크게 좋아졌다.

駱天峰一直在室內侍候兩位長老。朱奇站在矮屋外面的門口處,像是釘在地上一根木樁似的,也就未再動過。他沒有干涉過進進出出的叫化,也沒有開口問過一句話。

낙천봉은 줄곧 실내에서 두 분 장로를 시중들었다. 주기는 집 바깥의 문 입구에 섰는데 못이 박힌 듯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거지들이 들락거리는 것을 간섭하지 않았고 입을 열어 한 마디 말도 한 적이 없었다.

擺上酒飯之後,胖叫化用極低微的聲音,道:「雲兄,這小子跟咱們了。」

술과 음식을 차려지자 뚱뚱한 규화자는 모기 같이 작은 음성으로 말했다.

"운형, 이녀석은 우리한테 성가시게 구는구료."

瘦叫化皺皺眉頭,道:「天峰,招呼他們兩個用酒飯。」

비쩍 마른 규화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천봉, 음식을 들게 그들 두 명을 불러라."

駱天峰應一聲,行到了岳秀的身前,道:「岳兄,請用酒飯。」

낙청봉이 대답하고 악수의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

"악형, 식사하시오."

岳秀緩緩睜開雙目,道:「貴幫主還沒有到麼?」

악수가 천천히 두 눈을 뜨고 말했다.

"귀 방주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습니까?"

駱天峰張口結舌答不出一句話來。

낙천봉은 말문이 막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幸好瘦叫化接了口,道:「我們已用本幫中最快的通訊之法,請他來此,他來不來,那我們就無法決定了。」

다행히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을 받았다.

"우리는 이미 본방의 가장 빠른 통신 방법을 써서 그에게 이곳으로 오라고 했소. 그가 올지 안올지는 우리가 결정하지 못하오."

岳秀道:「希望他能來,但他如不來,那真是我們之間的不幸。」

악수가 말했다.

"그가 오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가 오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이지 우리들 간의 불행입니다."

胖叫化道:「岳少俠,請用酒飯,咱們進過酒飯再說如何?」

뚱뚱한 규화자가 말했다.

"악소협, 음식을 드시오. 밥을 먹고 다시 이야기하면 어떻소?"

岳秀目光一轉,只見木桌上擺四個盤,一盤豆腐,一盤炒白菜,一盤炒花生,一盤涼拌黃瓜。

악수가 눈을 돌려보니 나무탁자 위에는 네 개의 쟁반이 차려져 있는데 한 개는 두부, 한 개는 채소볶음, 한 개는 볶은 땅콩, 한 개는 오이무침이었다. 

瘦叫化端起碗筷,道:「岳兄,丐幫中弟子們生活清苦,沒有大魚大肉的招待,你請隨便吃點酒飯。」

비쩍 마른 규화자가 그릇과 젓가락을 들며 말했다.

"악형, 개방제자들의 생활은 청빈하여 물고기나 고기를 대접하지 못하오. 마음껏 드시오."

岳秀心中暗道:「丐幫弟子如此清苦,怎的武林中傳說他們財資雄厚,江湖上各門戶無出其右。」

악수가 속으로 생각했다.

'개방제자들이 이같이 청빈한데 어찌 무림에는 그들의 재물이 웅후하여 강호상의 각 문호들이 견줄 수가 없다는 소문이 있을까?'

心中念轉,右手卻拿起了筷子,道:「請啊!請啊!」,大吃起來。

생각을 굴리고는 우수로 젓가락을 들며 말했다.

"드십시오!"

허겁지겁 먹기시작했다.

胖叫化和瘦叫化,互望一眼,一語未發,也開始大吃起來。

뚱뚱한 규화자와 비쩍 마른 규화자는 서로를 한번 바라보더니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먹기 시작했다.

駱天峰行到門口,低聲說道:「朱兄,請用酒飯。」

낙청봉은 문 입구로 걸어가서 나직이 말했다.

"주형, 음식 좀 드시오."

朱奇搖搖頭,道:「不用,我帶的有乾糧。」

주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필요 없소이다. 가져온 건량(乾糧)이 있소."

伸手從口袋中摸出一塊乾糧,放在口中,大吃起來。

손을 뻗어 주머니 속에서 한 덩이 건량을 꺼내더니 한 입 크게 입 속에 넣어 먹기 시작했다.

駱天峰碰個軟釘子,道:「朱兄,可是怕咱們食物之中有毒。」

낙청봉은 완곡하게 거절을 당하자 말했다.

"주형은 음식 속에 독이 있을까 염려하시는구려?"

朱奇道:「如是真的有毒,毒死的也不是我們主人一個。」

주기가 말했다.

"만일 진짜 독이 있다면 독사하는 것은 우리 주인 한 명이 아닐 것이오."

駱天峰淡淡一笑,未再多言。四個菜,一盤烙餅,片刻間,吃的點滴不剩。

낙청봉은 담담히 웃더니 더이상 여러 말 하지 않았다. 네 가지 채소와 한 쟁반의 구운 떡은 잠깐 사이에 부스러기 하나 남지 않았다.

岳秀放下筷子,笑一笑,道:「看來,貴幫主今夜裡不會來了。」

악수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귀 방주는 오늘 밤에 오지 않겠군요."

瘦叫化道:「很難說,幫主有千里腳程,也許他會連夜趕到。」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말하기 어렵소. 방주께는 천 리를 갈 수 있는 다리힘이 있어 어쩌면 밤새 도착하실 거요."

岳秀道:「照雲兄的說法,貴幫主,可能在半夜中趕到了?」

악수가 말했다.

"운형의 말에 따르면 귀 방주는 밤중에 서둘러 도착하겠군요?"

瘦叫化道:「也許他兩天之後才來。」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어쩌면 이틀 후에야 오실 거요."

岳秀道:「不管貴幫主幾時到,在下非得見他不可,只有在這裡等候兩天了。」

악수가 말했다.

"귀 방주가 언제 도착하든 저는 그를 만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곳에서 이틀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군요."

瘦叫化道:「如是他兩天才到呢?」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그가 이틀 후에야 도착한다면?"

岳秀道:「在下只好等他兩天了。」

악수가 말했다.

"저는 이틀을 기다릴 뿐입니다."

瘦叫化道:「如是他十天半月不來呢?」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만일 그가 십일이나 보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면?"

岳秀道:「這地方有吃有喝,在下只好等上十天半月了。」

악수가 말했다.

"이곳에서 먹고 마시며 열흘이든 보름이든 기다릴 수 밖에 없지요."

瘦叫化道:「那麼你請坐坐,咱們傷勢未癒,得早些休息一下了。」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그러면 그대는 앉아 있으시오. 우리는 상세가 낫지 않아 좀 일찍 휴식해야겠소."

岳秀雙目中神光微微閃動,淡淡一笑,道:「這點怕不太好。」

악수는 두 눈에서 신광을 미미하게 번뜩이더니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그다지 좋지 않을 것 같군요."

瘦叫化道:「所以,岳少俠最好是先回到王府中去,敝幫主一到金陵,在下立刻遣人通知岳少俠。」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그러니까 악소협은 우선 왕부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소. 폐 방주가 금릉에 도착하면 즉시 사람을 보내어 악소협에게 통지하겠소."

岳秀道:「不用了,在下已經等候了很久,如是不再等下去,豈不是前功盡棄。」

악수가 말했다.

"됐습니다. 저는 이미 아주 오래 기다렸습니다. 만일 더 기다리지 않는다면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겠습니까?"

瘦叫化道:「這麼說來,咱們只好失陪了。」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실례해야만 하겠군."

岳秀道:「我看兩位還是陪陪在下的好,不管怎麼說,我總是一個客人。」

악수가 말했다.

"제가 볼 때 두 분은 저와 함께 있는 것이 좋습니다. 어쨌든 저는 손님이니까요."

瘦叫化道:「岳少俠,光棍眼睛中不揉砂子,岳少俠這作法,是不是把我們留作人質。」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악소협, 총명한 자는 속임을 당하지 않소. 악소협의 이 방법은 우리를 인질로 붙잡아두는 것 아니오?"

岳秀道:「雲兄如是一定這樣說在下只好承認了。」

악수가 말했다.

"운형이 만일 굳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저는 인정할 수 밖에 없군요."

瘦叫化臉色一變,道:「岳少俠承認是了。」

비쩍 마른 규화자는 낯빛이 일변하더니 말했다.

"악소협은 인정하는군."

岳秀嘆口氣,道:「雲兄這麼逼我,在下只好承認了。」

악수가 한숨을 내쉬었다.

"운형이 이렇게 다그치니 제가 인정할 수 밖에 없지요."

瘦叫化道:「岳少俠,丐幫在江湖從沒有對任何一個人,如此低過頭,你不能逼人太甚了。」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악소협, 개방이 강호에서 여태껏 어떤 사람에게도 이같이 고개를 낮추지 않았소. 그대는 너무 심하게 사람을 핍박하는구려."

岳秀冷冷說道:「兩位這樣反反覆覆,究竟作何打算,何不明說出來。」

악수가 냉랭하게 말했다.

"두 분이 이렇게 거듭 같은 말을 되풀이하시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실 계획인지 왜 분명하게 털어놓지 않으십니까?"

瘦叫化霍地站起身子道:「殺人不過頭點地,你這樣做法,不覺著太過份麼?」

비쩍 마른 규화자가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살인은 머리가 땅에 떨어지는 것에 불과하오. 그대의 이런 방법은 너무 지나치다고 느끼지 않는가?"

岳秀冷笑一聲,道:「由現在開始,雲兄,在下不回答任何問題,我也不希望你多問我什麼,如是閣下心中不眼,盡可行動。」 (不眼이 아니라 不服이 아닐까?,,)

악수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운형, 이제부터 저는 어떤 문제에도 대답하지 않겠으니 당신은 나한테 아무 것도 묻지 마시기 바랍니다. 만일 귀하가 마음 속으로 불복한다면 얼마든지 행동하셔도 좋습니다."

瘦叫化道:「岳少俠這樣苦苦追問,咱們只好實說了。」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악소협이 이렇게 꼬치꼬치 캐물으니 우리는 사실대로 말할 수 밖에 없군."

岳秀果然不再接口,望也不望瘦叫化一眼。

악수는 과연 더이상 대꾸하지도, 비쩍 마른 규화자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瘦叫化不聞岳秀接口,只好自說自話的接道:「咱們已經接到了幫主的通知,今夜之前,無法趕到金陵了。」

비쩍 마른 규화자는 악수의 대꾸가 들리지 않자 혼잣말을 할 뿐이었다.

"우리는 이미 방주의 통지를 받았소. 오늘 밤 안으로는 금릉에 도착할 수 없다고 했소."

岳秀仍是閉口不言。

악수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았다.

瘦叫化皺皺眉頭,接道:「岳少俠如是要等,只怕要等到明天以後了。」

비쩍 마른 규화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악소협이 기다리겠다면 내일 이후까지 기다려야 될 것 같소만?"

岳秀端坐如故,恍如未聞。

악수는 원래 그대로 단정히 앉아 있는데 마치 들리지 않는 듯 했다.

瘦叫化道:「咱們已據實奉告,岳少俠如若不信,那也只好由你了。」

비쩍 마른 규화자가 말했다.

"우리는 사실대로 말했소. 악소협이 믿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하시오."

突然轉身,向外行去。岳秀忽然間,飛身而起,右手一探,直向瘦叫化抓了過去。瘦叫化右手一揮,拍了過去。岳秀伸出的右手一縮一翻,忽然之間,抓住了瘦叫化右腕一帶,又把瘦叫化摔到了原座位上,左手一探,點中了瘦叫化的穴道。

돌연 몸을 돌려 밖을 향해 걸어갔다. 악수가 별안간 몸을 날리더니 우수를 내밀어 비쩍 마른 규화자를 향해 움켜잡아 갔다. 비쩍 마른 규화자가 우수를 휘둘러 쳐갔다. 악수는 뻗어냈던 우수를 오므리고 뒤집더니 어느샌가 비쩍 마른 규화자의 오른팔을 잡아당겨 원래 자리에 내동댕이쳤다. 좌수를 내밀어 비쩍 마른 규화자의 혈도를 찔렀다.

胖叫化挺身而起,還未來及行動,岳秀右手的指力,已然逼上胖叫化的前胸之上。胖叫化剛剛站起身子,又不由自主的坐了下去。

뚱뚱한 규화자가 몸을 펴서 일어나 미처 행동을 개시하기도 전에 악수의 오른손 지력(指力)이 이미 규화자의 가슴에 다가왔다. 뚱뚱한 규화자는 이제 막 일어섰다가 또 저도 모르게 털썩 주저앉았다.

岳秀點中了兩人的穴道之後,又回到了原位坐下,目光一掠駱天峰,道:「如若你不想要兩位貴幫的長老死去,那就別叫貴幫中人妄動。」

악수는 두 사람의 혈도를 찌른 뒤에 또 원래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낙천봉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귀 방의 두 분 장로를 죽이고 싶지 않거든 귀 방의 사람들에게 경거망동 말라고 하십시오."

岳秀冷冷說道:「駱舵主,用貴幫最快迅的通訊方法,告訴貴幫幫主,如若三更之前,貴幫主不能趕到,貴幫中兩位長老,可能就會丟了性命。」

악수는 냉랭하게 말했다.

"낙타주, 귀 방의 가장 신속한 통신방법을 써서 귀 방주에게 알리십시오. 만약 삼 경 전에 귀 방주가 도착하지 않는다면 귀 방의 두 분 장로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駱天峰滿臉悲忿之色,道:「岳少俠,你準備和整個丐幫為敵。」

낙천봉이 얼굴 가득 비분한 기색으로 말했다.

"악소협, 당신은 개방 전체를 적으로 삼을 작정이오?"

岳秀道:「這要看丐幫了,如若丐幫想和七王爺為敵,雙方也就只好一決生死了。」

악수가 말했다.

"그건 개방에 달렸습니다. 만약 개방이 칠왕야와 적이 된다면 쌍방은 생사를 결판낼 수 밖에 없습니다."

駱天峰雖然滿腔怒火,但眼看兩個長老受制,只好強自忍下,不敢有所行動。岳秀倒是很輕鬆,緩緩回到了原位上,又坐下去。駱天峰冷哼了一聲,疾步如飛,奔了出去。朱奇一橫身,攔住了去路。

낙천봉은 비록 노화가 치밀었지만 제압당한 두 장로를 보고는 감히 아무런 행동을 못하고 억지로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악수는 도리어 아주 느긋했다. 천천히 원래 자리로 돌아가 또 앉았다. 낙천봉은 차갑게 흥, 하더니 나는 듯 빠른 걸음으로 달려나갔다. 주기가 몸을 옆으로 옮겨 가는 길을 막았다.

岳秀一揮手,道:「閃開,讓他去。」

악수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가 가도록 비켜주십시오."

朱奇一欠身,又退了開去。駱天峰疾步如飛,奔了出去。

주기가 허리를 한번 숙이고는 또 물러나 비켰다. 낙천봉은 나는 듯 빠른 걸음으로 달려나갔다.

朱奇目睹那駱天峰去遠之後,才緩緩說道:「主人,放他離去作甚?」

주기는 낙천봉이 멀리 가버리고 나자 비로소 천천히 말했다.

"주인, 무엇하러 그를 떠나도록 내버두었소이까?"

岳秀微微一笑,道:「他要去找人來,也可能是去傳出消息,把丐幫的幫主找來。」

악수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는 가서 사람을 찾아와야 합니다. 가서 소식을 전하여 개방의 방주를 찾아올 수도 있지요."

朱奇嗯了一聲,未再多問。

주기가 음, 하더니 더이상 여러 말 묻지 않았다.

岳秀目光一掠胖、瘦兩個叫化子,冷冷說道:「兩位記著,丐幫在江湖上勢力雖然很大,但我岳某人在江湖上的事務知曉的太少,我可能任性施為。」

악수의 시선이 뚱뚱하고, 비쩍 마른 두 규화자를 스치며 냉랭하게 말했다.

"두 분은 기억하십시오. 개방이 강호에서 세력이 비록 크지만 나 악모는 강호의 사무(事務)를 아는 것이 너무도 적어서 내키는 대로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胖叫化冷冷說道:「什麼叫任性施為?」

뚱뚱한 규화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내키는 대로 일을 저지른다고 함은?"

岳秀道:「所謂任性施為,那就是依照在下的高興與否來作決定了,我高興殺了兩位,那就殺了你們,我如是高興把兩位用火燒死,那就放把火把兩位燒了。」

악수가 말했다.

"소위 내키는 대로 저지른다는 것은 저의 기분에 따라 결정 한다는 말입니다. 내 기분이 두 분을 죽이는 것이면 당신들을 죽이고, 기분이 두 분을 불로 태워죽이는 것이면 불을 질러 두 분을 태워버리겠습니다."

胖叫化道:「哼!丐幫中沒有怕死的人,閣下有什麼手段,儘管施展出來就是。」

뚱뚱한 규화자가 말했다.

"흥! 개방에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다. 귀하에게 무슨 수단이 있다면 얼마든지 시전하면 그만이다."

岳秀淡淡一笑,道:「我如是不想理會兩位,就讓兩位坐在這裏,坐上個十天半月。」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내가 만일 두 분을 아랑곳하지 않을 작정이라면 두 분을 이 자리에서 열흘이고 보름이고 앉아계시게 만들겠습니다."

胖叫化道:「閣下的算槃打的很如意呀。」

뚱뚱한 규화자가 말했다.

"귀하의 계획은 제 마음대로구먼."

岳秀道:「這就叫隨心所欲。」

악수가 말했다.

"이것을 두고 내키는 대로 한다고 부르지요."

胖叫化望了瘦叫化一眼,不再多言。岳秀盤膝而坐,閉目養息。直到了天近初更時分,室外才響起了一陣步履之聲,傳了過來。

뚱뚱한 규화자는 비쩍 마른 규화자를 한번 바라보더니 더이상 여러 말 하지 않았다. 악수는 다리를 포개고 앉아 눈을 감고 조식했다. 날이 초경이 가까워졌을 무렵 집 밖에서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전해왔다.

岳秀緩緩睜開了雙目望去,只見一個穿著青衫,身軀修偉,五旬上下,留著黑色長胡的中年人,神色冷肅的站在了大廳門口。

악수가 천천히 두 눈을 떠서 바라보니, 한 명의 청삼을 걸치고 몸집이 크고 우람하며 흑색 긴 수염을 기른 오순(五旬) 가량의 중년인이 냉랭한 표정으로 대청 문 입구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在那修偉青衫人的身後,站著兩個六旬左右的灰衣老者,胸前飄灑著白鬍。兩個老者的神情,也是一片冷肅,眉宇間,隱隱泛著怒意。案上燭火微微搖顫,更增加了室內的冷肅氣氛。

그 우람한 청삼인 뒤에는 두 명의 육순 가량된 회의노인이 가슴팍에 흰 수염을 휘날리며 서있었다. 두 노인의 표정도 싸늘했고 미간에는 어렴풋이 노기를 띠고 있었다. 책상 위의 촛불이 미미하게 흔들려 실내의 냉랭한 분위기가 더더욱 증가되었다.

岳秀緩緩站起身子,淡淡一笑,道:「閣下是丐幫的龍頭幫主吧?」

악수는 천천히 일어나서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귀하가 개방의 방주입니까?" (龍頭幫主이지만 龍頭자체가 두목이라는 의미라 무의미)

青衫人神情冷冷的說道:「不錯,你是什麼人?」

청삼인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소. 당신은 누구시오?"

岳秀道:「在下岳秀。」

악수가 말했다.

"저는 악수입니다."

青衫人目光一掠胖、瘦兩個叫化子道:「本幫中這兩位長老,可是傷在了你的手中麼?」

청삼인의 시선이 뚱뚱하고 비쩍 마른 두 명의 규화자를 스쳤다.

"본 방의 두 분 장로는 당신의 손에 부상을 입은 게로군?"

岳秀道:「正是區區點中了他們的穴道。」

악수가 말했다.

"제가 그들의 혈도를 찔렀습니다."

青衫人頭未轉顧,冷厲的說道:「左護法,過去解開他們穴道。」

청삼인은 고개를 돌려 냉엄하게 말했다.

"좌호법, 가서 그들의 혈도를 푸시오."

左首灰衣老者應道:「秦震領命。」

왼쪽 회의노인이 대답했다.

"진진(秦震)이 명을 따르겠습니다."

大步行近胖、瘦兩個叫化子的身側,舉手拍出兩掌。岳秀沒有出手攔阻,只是靜靜的站在一側,冷眼旁觀。那秦震分別在兩人身上各拍三掌,胖、瘦兩個叫化子,仍然呆坐未動。

큰 걸음으로 뚱뚱하고 비쩍 마른 두 규화자의 곁으로 가까이 걸어가서 손을 들어 두 장을 쳐냈다. 악수는 출수하여 막지 않고 단지 조용히 한 옆에 서서 냉정한 시선으로 방관했다. 진진이 두 사람의 몸에 각기 삼 장을 쳤으나 뚱뚱하고 비쩍 마른 규화자는 여전히 멍하니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青衫人一皺眉頭,道:「怎麼回事?」

청삼인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어찌된 일인가?"

秦震道:「是一種獨門點穴手所傷,屬下無能,解它不開。」

진진이 말했다.

"일종의 독문점혈수법에 다쳤는데 속하가 무능하여 풀지 못했습니다."

青衫人道:「有這等事。」

청삼인이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군."

岳秀右手突然拍出,掌指掠著胖、瘦兩個叫化子身上而過。就那麼揮手一拂,胖、瘦兩個叫化子,突然站起了身子,四肢伸動,穴道已解。

악수가 갑자기 우수를 쳐내자 장지(掌指)가 뚱뚱하고 비쩍 마른 두 명의 규화자를 스쳐지나갔다. 그렇게 손을 휘둘러 스쳤는데 뚱뚱하고, 비쩍 마른 두 명의 규화자는 돌연 벌떡 일어났다. 사지를 뻗어 움직여 보니 혈도는 이미 풀려있었다.

青衫人冷笑一聲,道:「好高明震穴、解穴手法。」

청삼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아주 고명한 진혈(震穴), 해혈(解穴)수법이구려."

岳秀道:「誇獎,誇獎。」

악수가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青衫人道:「聽說你要見我,因而留下本幫兩位長老作人質。」

청삼인이 말했다.

"듣기로 그대는 나를 만나게 해달라며 본 방의 두 분 장로를 인질로 잡고 있었다던데."

岳秀道:「留下貴幫中兩位長老,陪陪在下,說不上什麼人質。」

악수가 말했다.

"귀 방의 두 분 장로를 저의 말동무로 남겨두었지 무슨 인질이라 할 순 없습니다."

青衫人道:「你要見我,現在見到了,有什麼事可以說了,本幫弟子遍佈天下,我忙的很,無暇多留。」

청삼인이 말했다.

"나를 만나겠다고 했고 이제 만났으니 무슨 일이 있으면 말해도 좋소. 본 방의 제자들이 천하에 두루 퍼져있어 나는 몹시 바쁘니 오래 머물 겨를이 없다오."

岳秀道:「我也很忙,但為了一件很重要的事,不得不耐心等候幫主。」

악수가 말했다.

"저도 바쁘지만 아주 중요한 일을 위해 부득불 인내하며 방주를 기다렸습니다."

青衫人道:「年輕人你很高傲。」

청삼인이 말했다.

"젊은이 자네는 몹시 고오(高傲)하구먼."

岳秀道:「那要對什麼人?」

악수가 말했다.

"그건 어떤 사람을 대하느냐에 달렸지요."

青衫人冷哼一聲,道:「放眼當今之世,敢對本座如此說話的,屈指可數。」

청삼인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당금 세상으로 눈을 돌려도 감히 본좌에게 그렇게 말하는 자는 손에 꼽을 정도요."

岳秀道:「在下想必不在那可數的人物之內,很不幸的被你遇上了。」

악수가 말했다.

"제가 그 몇 가닥 안에 드는 사람이라 생각지는 않는데 불행히도 당신을 만났군요."

青衫人道:「不幸的是誰?目下還言之過早,本座想聽聽你那件重要的事。」

청삼인이 말했다.

"불행한 것이 누구인지 지금은 말하기에 너무 이르지. 본좌는 그대의 중요한 일을 들어보고 싶소."

岳秀道:「龍鳳會挾江湖手段,混入了官場中去,為害之大,不啻造反,丐幫是江湖上第一大幫,不但很受江湖同道的敬重,也受官方的眷顧,我希望貴幫……」

악수가 말했다.

"용봉회가 강호수단으로 관부에 섞여들었는데, 그 해악의 크기가 모반과 같습니다. 개방은 강호에서 제일대방(第一大幫)으로서 강호동도들의 존경을 받고 있고 관부의 보살핌도 받고 있습니다. 제 바람은 귀 방이..."

青衫人一揮手,接道:「丐幫素不和公門中來往,你如想勸我出手相助,那是白日作夢了。」

청삼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을 받았다.

"개방은 본디 공문과 왕래하지 않소. 내가 출수하여 돕기를 권하고 싶다면 그건 헛된 꿈이오."

岳秀冷笑一聲,道:「閣下誤會了,龍鳳會勢力雖然很大,咱們自信可以對付,勸幫主的是希望貴幫不要捲入這個漩渦之中。」

악수가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귀하는 오해하셨군요. 비록 용봉회의 세력이 대단히 크지만 우리는 상대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방주께 권하는 것은 귀 방이 이 소용돌이 속에 말려들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青衫人道:「本幫中事,一向不受外人的干預。」

청삼인이 말했다.

"본 방의 일에는 늘 외인들의 간섭을 받지 않소."

岳秀道:「在下只是奉勸,聽不聽,那是貴幫的事了!」

악수가 말했다.

"저는 단지 권해드릴 뿐, 받아들이고 안받아들이고는 귀 방의 일입니다!"

青衫人道:「如是你只有這幾句話,我已經知道了。」

청삼인이 말했다.

"만일 그 몇 마디 말 뿐이라면 나는 이미 알아들었소."

岳秀道:「我希望幫主最好有個承諾。」

악수가 말했다.

"방주께서는 승낙하시는 것이 가장 좋으며 그러시길를 바랍니다."

青衫人道:「笑話,要本座對什麼人承諾。」

청삼인이 말했다.

"웃기는 소리. 본좌가 누구에게 승낙하라는 말인가?"

岳秀道:「區區在下。」

악수가 말했다.

"저입니다."

青衫人冷淡一笑,道:「你!」

청삼인이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그대라고?"

岳秀接道:「不錯,在下代表七王爺,這身份夠不夠?」

악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저는 칠왕야를 대신하는데 이 신분이면 충분하겠습니까?"

青衫人道:「你是官方中人?」

청삼인이 말했다.

"그대는 관부의 사람인가?"

岳秀道:「很慚愧,在下沒有作官的命,我只是一個江湖人。」

악수가 말했다.

"부끄럽군요. 저는 관리가 될 운명은 아닙니다. 단지 한 명의 강호인일 뿐입니다."

說是江湖上人,青衫人突然精神一震,冷冷說道:「你也是江湖人,但竟敢對在下如此說話。」

강호인이라는 말에 청삼인은 돌연 표정이 흔들리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그대도 강호인이면서 감히 나한테 그 같은 말을 하다니."

岳秀道:「我現在代表的是七王爺。」

악수가 말했다.

"제가 지금 대신하는 것은 칠왕야입니다."

青衫人道:「夠了,七王爺未必把丐幫如何,閣下口口聲聲代表七王爺,難道把丐幫震住了不成。」

청삼인이 말했다.

"됐소. 칠왕야가 반드시 개방을 어떻게 하지는 못하오. 귀하는 말끝마다 칠왕야를 대신한다는데 설마 개방을 놀래키려는 것인가?"

岳秀道:「七王爺並無圍剿丐幫的意圖,但卻不逃避丐幫的挑戰,但丐幫近日的行為,顯然,已對七王爺有所不利。」

악수가 말했다.

"칠왕야께는 결코 개방을 토벌할 의도가 없으시지만 개방의 도전을 피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개방의 최근 행위는 확실히 칠왕야께 불리한 점이 있습니다."

青衫人道:「咱們先不談七王爺的事,你一個江湖人傷了本幫中兩位長老,你準備如何交代?」

청삼인이 말했다.

"우선 칠왕야의 일은 말하지 마시오. 일개 강호인인 그대가 본 방의 두 분 장로를 다치게 했는데 어떻게 설명할 작정이오?"

岳秀微微一笑道:「幫主的意思,可是要和在下用江湖人的手段,解決這場紛爭?」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방주의 생각은 아무래도 저와 강호인의 수단을 써서 이 분쟁을 해결하려 하시는군요?"

青衫人道:「你是七王爺的代表,想來是沒有這一份勇氣了?」

청삼인이 말했다.

"칠왕야의 대표인 그대가 그 정도의 용기는 없는 것 같군?"

岳秀道:「幫主錯了……」

악수가 말했다.

"방주께서 틀렸습니다..."

青衫人突然哈哈一笑道:「這麼說來,你是同意以一個江湖人的身份,和本座解決問題了。」

청삼인이 돌연 하하, 웃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그대는 강호인의 신분으로써 본좌와 문제해결을 동의하는 것이로군."

岳秀道:「是的,如若幫主想選擇這一條,咱們就遵照江湖上的規矩解決。」

악수가 말했다.

"맞습니다. 만약 방주께서 그 조건을 선택하시고 싶다면 우리는 강호의 규칙대로 해결합시다."

青衫人道:「那很好,閣下劃出道來。」

청삼인이 말했다.

"그거 잘됐군. 귀하는 방법을 정하시오."

岳秀道:「區區只有一人,貴幫人才眾多,可以先派三個對付在下。」

악수가 말했다.

"저는 오직 한 사람 뿐입니다. 귀 방은 인재가 많으니 우선 세 명을 보내어 저를 상대하십시오."

青衫人雙目盯注在岳秀的臉上瞧了一陣,道:「閣下口氣很大,本座自出道以來,第一次聽到有人在我面前誇下如此海口。」

한동안 청삼인의 두 눈은 악수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귀하의 말투는 아주 대담하군. 본좌가 출도(出道)한 이래로 내 면전에서 그와 같이 큰 소리치는 사람은 처음이오."

岳秀笑一笑,道:「不經一事,不長一智,江湖之大,無奇不有,幫主總歸要遇上的,只看早來與遲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한 가지를 경험해야 한 가지 지혜가 늘지요. 강호는 크고 기이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방주께서 결국 맞닥뜨릴 텐데 일찍 닥치느냐 늦게 닥치느냐에 달렸을 뿐이지요."

青衫人雙目中神光暴射,冷冷說道:「閣下的意思,咱們比試三陣,閣下一人獨撐三局,咱們派出三人,分對三陣。」

청삼인은 두 눈에서 신광을 폭사시키며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의 뜻이니 우리는 삼진(三陣)으로 겨룹시다. 귀하 일 인이 혼자 세 판을 버티시오. 우리는 세 사람을 내보내어 삼진으로 나누어 상대하겠소."

岳秀道:「分對三陣也好,一擁而上也好,任憑貴幫選擇。」

악수가 말했다.

"삼진으로 나누어 상대하는 것도 좋고 한꺼번에 덤벼도 좋습니다. 귀 방의 선택에 맡기겠습니다."

青衫人道:「如是很不幸傷了閣下呢?」

청삼인이 말했다.

"만일 불행히도 귀하를 상하게 한다면?"

岳秀道:「那怪我學藝不精,死而無怨,為難的是在下勝了,又將如何?」

악수가 말했다.

"그건 저의 배움이 정심하지 못함을 탓해야 하며 죽어도 아무런 원망이 없습니다. 난처한 것은 제가 이길 경우입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青衫人道:「你可以對本座提出任何條件。」

청삼인이 말했다.

"그대는 본좌에게 어떤 조건을 제시해도 좋소."

岳秀道:「這話太籠統,咱們還是說清楚一些好。」

악수가 말했다.

"그 말씀은 너무 두리뭉실하군요. 우리는 분명하게 말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青衫人道:「什麼條件,由你閣下提出來吧,咱們無不答允。」

청삼인이 말했다.

"무슨 조건이든 귀하가 제시하면 우리는 승낙하지 않을 것이 없소."

岳秀道:「幫主口氣如此堅定,不覺著太豪壯麼?」

악수가 말했다.

"방주의 말투가 그 같이 확고한데 너무 호탕하다고 느끼지 않습니까?"

青衫人道:「丐幫權力,一向集中,本座的話,就可以代表整個丐幫。」

청삼인이 말했다.

"개방의 권력은 언제나 중앙으로 집중되어 있지. 본좌의 말은 개방 전체를 대신할 수 있소."

岳秀道:「那很好,如若貴幫三人俱敗,那就請幫主交出三面行令竹符。」

악수가 말했다.

"그거 좋군요. 만약 귀 방의 세 사람이 모두 패한다면 세 개의 행령죽부(行令竹符)를 넘겨주십시오."

青衫人呆了一呆,道:「看來,閣下對本幫的事務,瞭解的十分清楚。」

청삼인이 멍해져서 말했다.

"보아하니 귀하는 본 방의 사무에 대해 아주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군."

岳秀道:「知己知彼,才能百戰百勝,何況,行令竹符,為貴幫中最高令符,也並非什麼機密事情。」

악수가 말했다.

"지피지기해야 백전백승이지요. 하물며 귀 방의 최고 영부(令符)는 결코 무슨 기밀도 아닙니다."

青衫人回顧了左右兩個老者一眼,心中暗道:左右護法,都是幫中一流高手,胖、瘦二老,也是幫中有名的人物,但胖、瘦二老,卻被這年輕人制的服服貼貼的,難以行動,左護法秦震,竟然解不開兩人穴道。

청삼인은 좌우 두 명의 노인을 돌아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좌우호법은 모두 방중에서 일류고수며 반수이로(胖瘦二老)도 방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하지만 반수이로가 이 젊은이에게 제압당하여 고분고분해졌으니 행동하기 어렵고, 좌호법 진진은 두 사람의 혈도를 풀지 못했다.'

這麼一分析,青衫人突然覺著這年輕人不是好惹人物,不禁心頭微生驚慄。

분석이 여기에 이르자 청삼인은 돌연 이 젊은이가 만만치 않은 인물이라 느꼈졌고 놀라움에 떨리는 마음을 금하지 못했다.

他能領導天下第一大幫,自非平常之人,只因丐幫這些年來,人才鼎盛,聲勢壯大,弄成了他的尊大氣勢,雖然感覺到形勢不妙,但一下又改不了口,只好重重地咳了一聲,道:「這第一陣,先由你就本座左右兩位護法中指定一人動手。」

그가 천하제일대방을 영도할 수 있으니 자연 평범한 사람이 아닐진데, 개방이 최근 인재가 융성하고 성세(聲勢)가 장대(壯大)하였으니 그의 자존심과 기세가 커지게 만들었다. 비록 형세가 좋지 않다고 느꼈지만 금새 말을 바꿀 수 없어 거듭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제 일진은 먼저 본좌의 좌우 두 호법 중에서 그대가 한 사람을 지정하여 겨루도록 하시오."

岳秀笑一笑,道:「如是區區可以指定,在下倒是希望先領教你幫主的高招……」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만일 제가 지정할 수 있다면 저는 먼저 방주 당신의 고초(高招)를 가르침 받고 싶습니다..."

右護法大聲接道:「千金之軀,坐不垂堂,本幫主是何等身份,你不配和他動手。」

우호법이 큰 소리로 말을 받았다.

"처마 밑에도 앉아서는 안되는 귀하신 몸이시다. 본 방의 방주께서 어떤 신분이신데 너는 그와 겨룰 자격이 없다."

岳秀道:「丐幫幫主,在貴幫弟子中,也許是泰山、北斗,但站在對敵位置而言,也不過是在下心目中一位敵人罷了。」

악수가 말했다.

"개방방주는 귀 방의 제자들에게 어쩌면 태산(泰山)과 북두(北斗)일 테지만 적으로 대치하여 서있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제 마음 속에는 한 사람의 적에 불과할 뿐입니다."

右護法閃身而出,道:「閣下好狂的口氣,叫化子在江湖走了數十年,還沒有遇上你這等少不更事的狂人。」

우호법이 몸을 옮겨 나섰다.

"정말 막되먹은 말투로군. 규화자가 강호를 수십 년 다녔지만 너처럼 세상물정 모르는 광인(狂人)은 만나지 못했다."

岳秀淡淡一笑,道:「既是如此,閣下先試一陣也好。」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이왕 그렇다면 귀하가 먼저 일진으로 시험해도 좋습니다."

右護援回顯青衫人道:「屬下江橫請命幫主,願試第一陣。」

우호법은 청삼인을 돌아보며 말했다.

"방주께서는 명령을 내리시어 속하 강횡(江橫)이 제 일진으로 시험해보게 해주십시오."

青衫人長長吁了一口氣,道:「不可輕敵。」

청삼인이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적을 경시해서는 안되오."

江橫一欠身,回頭望著岳秀,道:「姓岳的,來吧!」

강횡이 허리를 숙이고는 고개를 돌려 악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악가야, 덤벼라!"

岳秀嗯了一聲,笑道:「閣下先請。」

악수가 음, ,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귀하 먼저."

江橫彆了一肚子怒火,也不再謙讓,大喝一聲,一拳劈出。他練的是混元一氣功,行年六十以上,還保持著童子之身,掌力有開碑裂石之威。這一掌含怒而發,威猛絕倫。目睹掌力的威勢,岳秀倒也不敢存大意之心,一個旋身輕轉,避開了正面,右手五指拂去,掃向江橫右肘軟穴。

강횡은 노화로 심사가 뒤틀려 더이상 사양하지 않았다. 대갈일성하더니 일 권을 쪼개어 나갔다. 그는 혼원일기공(混元一氣功)을 육십 년 이상 연마하여 동자의 몸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장력은 비석을 쪼개고 돌을 부수는 위력이 있었다. 이 일 장은 분노를 담아 발출된 것이어서 위맹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장력의 위세를 본 악수는 감히 소홀한 마음을 가지지 못했다. 몸을 살짝 돌려 정면을 피하더니 우수의 다섯손가락을 털어내어 강횡의 오른 팔꿈치 연혈(軟穴)을 향해 쓸어갔다.

青衫人沉聲喝道:「小心,那是十二蘭花拂穴手。」

청삼인이 침성으로 소리쳤다.

"그것은 십이난화불혈수(十二蘭花拂穴手)이니 조심하시오."

江橫久闖江湖,身經百戰,一看岳秀出招,已知不對,但卻沒有認出岳秀用的是蘭花拂穴手法,聞警退避,為時已晚,岳秀右手掠時而過,肘間軟穴一麻。岳秀存心速戰速決,五指一翻,扣住了江橫的右腕脈穴,橫手一帶,把江橫拖開三尺,一鬆手,疾退五步,道:「得罪,得罪。」

강횡은 오랫동안 강호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싸움을 경험했다. 악수의 출초를 보자마자 심상치 않음을 알았지만 악수가 쓰는 것이 난화불혈수법인지 알아보지 못했다. 주의시키는 말을 듣자 물러나 피했지만 때가 이미 늦었다. 악수의 우수가 스치고 지나가자 팔꿈치 사이의 연혈이 마비되었다. 악수는 속전속결할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다섯 손가락을 뒤집어 강횡의 오른 손목 맥혈을 움켜잡더니 거세게 당겨 강횡을 끌고 삼 척을 비켜나서 손을 놓고는 재빨리 오 보를 물러나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江橫一張臉,變成了豬肝顏色,紅裡透紫,難看已極,仰天長嘆一聲,道:「罷了,罷了,叫化子數十年來,遇上過不少高人,但卻從未受過今宵之辱,還有何顏,偷生人世。」

강횡의 얼굴은 안색이 돼지간처럼 보랏빛이 비치는 붉은 색으로 변하여 보기에 극히 흉했다. 고개를 젖히고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끝났다, 끝났어. 규화자는 수십 년 이래 적잖은 고인을 만나보았지만 여태 오늘밤 같은 치욕을 받은 적이 없다. 또 무슨 낯으로 구차하게 세상에 살아남겠는가?"

反手一掌,直向天靈要穴之上拍去。

손바닥을 뒤집어 그대로 천령혈을 향해 쳐갔다.

青衫人冷冷喝道:「住手。」

청삼인이 냉랭하게 고함쳤다.

"손을 멈추시오."

右手一抬,一股指風,點了過去,正中江橫右臂,掌力頓消。

우수를 쳐들자 한 가닥 지풍이 찔러가서 강횡의 오른팔에 적중되었고 장력이 소멸되었다.

青衫人一上步,兩道威厲四射的目光,盯注在江橫的身上,道:「勝敗乃兵家常事,怎可如此輕生。」

청삼인이 한 걸음 나아갔다. 위엄을 사방으로 쏘아내는 두 줄기 시선으로 강횡을 응시하며 말했다.

"승패는 병가상사(兵家常事)인데 어찌 이처럼 목숨을 가벼이 여길 수 있단 말인가?"

江橫黯然說道:「屬下一招落敗,不但自覺無顏,而且有損丐幫威名。」

강횡이 암연히 말했다.

"속하가 일 초에 패하여 스스로 면목이 없을 뿐 아니라 개방의 위명(威名)을 손상시켰습니다."

青衫人道:「江湖上沒有常勝英雄,何況那十二蘭花拂穴手法,已然絕傳百年,就是本座全然無備之下,也難免受制,何愧之有。」

청삼인이 말했다.

"강호에서 늘 이기는 영웅은 없소. 하물며 그 십이난화불혈수법은 이미 절전된 지 백 년이오. 설령 본좌라고 하더라도 전혀 무방비 상태에서는 받아내기 어려운데 무슨 부끄러울 것이 있겠소?"

岳秀只聽得暗暗點頭道:「這人能為丐幫之主,果有非常氣度,常人難以及得,心中頓生好感。」

악수가 듣고 암암리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했다.

'이 사람이 개방의 주인이 될 수 있었으니 과연 보통 사람이 미치기 힘든 비상한 기도를 가졌구나. 마음 속으로 호감이 생기는 걸.'

江橫在幫主一陣開導之下,心中悲忿稍消,一欠身,向後退去。

강횡은 방주의 일깨움에 심중의 비분함이 많이 가셨다. 허리를 숙여보이고 뒤를 향해 물러갔다.

青衫人的狂氣全消,目光盯注在岳秀的臉上,緩緩說道:「閣下身懷絕傳奇技,無怪如此氣焰,本座領教幾招。」

청삼인의 광기는 완전히 사라졌다. 악수의 얼굴을 응시하며 천천히 말했다.

"실전된 절기를 몸에 지니고 있으니 귀하가 이같이 기염을 토하는 것도 당연했군. 본좌가 몇 초 가르침을 받겠소."

岳秀微微一笑,道:「幫主誇獎,正如幫主之言,晚輩勝在江前輩不意之中,江前輩有些輕敵,晚輩有些僥倖。」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방주, 과찬이십니다. 방주의 말씀과 같이 후배가 이긴 것은 강노선배께서 무의식중에 적을 경시했기 때문입니다. 후배가 운이 좋았지요."

青衫人暗暗歎一口氣,道:「岳少俠勝而不驕,反見謙讓,于某人識人不明,慚愧得很,岳少俠請出手吧!」

청삼인이 암암리 탄식하고는 말했다.

"악소협이 이기고도 교만하지 않고 오히려 겸양을 보이다니 사람을 잘못 본 우모는 부끄럽구려. 악소협은 출수하시오!"

兩人由冷言惡語,忽然聞變的客氣起來,敵對之意,消去不少。

두 사람의 말은 냉랭하게 험했는데 별안간 겸손하게 변했고 적대하는 마음이 적잖이 가셨다.

岳秀緩緩向前行了兩步,道:「晚輩心懷苦衷,三陣之約,言猶在耳,不得不出手了。」

악수는 천천히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가며 말했다.

"후배는 고충이 있습니다. 삼진의 약속이 아직도 귓가에 맴도니 출수하지 않을 수 없군요."

青衫人道:「岳少俠但請施展,不用手下留情。」

청삼인이 말했다.

"악소협은 손에 사정을 두지 말고 시전하시오."

岳秀道:「幫主先請。」

악수가 말했다.

"방주께서 먼저."

青衫人正待出手,突聞一個冷冰的聲音,道:「幫主不可。」

청삼인이 막 출수하려는데 갑자기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방주, 안되오."

隨著那一聲輕喝,衣袂飄風,兩條人影,躍入室內,並肩而立。一個白髮白鬍,灰色長衫的老叫化,一個卻是素服淡裝的清麗少女。

그 고함소리에 뒤이어 옷자락을 바람에 펄럭이며 두 가닥 인영이 방 안으로 뛰어들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섰다. 한 명은 백발에 흰수염을 기르고 회색장삼을 입은 노규화, 한 명은 소복(素服)에 옅은 화장을 한 청려(清麗)한 소녀였다.

岳秀輕輕咳了一聲,道:「朱奇,朱奇……」

악수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주기, 주기..."

他連叫數聲,不聞回應之言。

그가 연달아 몇 번 불렀으나 대답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那清麗少女冷笑一聲,道:「不用叫他了,他早已被點了穴道。」

그 청려한 소녀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그는 이미 혈도를 찔렸으니 부를 필요 없어요."

岳秀點點頭道:「什麼人下的手?」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누가 손을 쓴 것이오?"

素服少女道:「我!」

소복소녀가 말했다.

"나예요!"

岳秀道:「很高明,在下竟然未能及時發覺。」

악수가 말했다.

"아주 고명하시구려. 놀랍게도 나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소."

素服少女道:「人外有人,天外有天,不要把自己看成天下第一高人。」

소복소녀가 말했다.

"사람 밖에 사람 있고, 하늘 밖에 하늘이 있지요. 자신을 천하제일고인으로 여기지 말아요."

岳秀雙目中冷茫如電,一掠青衫人,道:「丐幫中也有女弟子麼?」

악수의 두 눈에서 번갯불 같은 냉망이 청삼인을 스쳤다.

"개방에도 여제자가 있습니까?"

素服少女道:「閣下的見識太少了,丐幫數百年來,代代都有女弟子,閣下竟然不知,不過,我倒非丐幫弟子……」

소복소녀가 말했다.

"귀하의 견식은 너무도 적군요. 개방은 수백 년 동안 대대로 여제자가 있었는데 귀하는 뜻밖에 알지 못하는군요. 그러나 나는 개방제자는 아니랍니다..."

岳秀暗暗吁一口氣,道:「姑娘不是丐幫弟子,想是龍鳳會派來的人了?」

악수는 암암리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낭자가 개방제자가 아니라면 용봉회에서 보낸 사람으로 생각되오만?"

素服少女回顧了那白髯白髮的老叫化一眼,低聲道:「義父,龍鳳會是一個什麼樣的組合?」

소복소녀는 백발에 흰수염의 노규화를 돌아보며 나직이 말했다.

"의부(義父), 용봉회가 어떤 조직이죠?"

白髯老叫化冷哼一聲,道:「龍鳳會是新近崛起江湖的一個組合,充滿著神秘,到目前為止,江湖上,對他們知曉的還不太多……」

흰수염의 노규화는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용봉회는 최근 강호에 우뚝 솟아난 조직으로 온통 신비에 둘러싸여 있지. 지금까지 강호에서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단다..."

目光轉往到青衫人的身上,接道:「幫主乃一幫之主,豈可和這等狂人動手,請退後一步,容待老朽和他見個高下。」

눈길을 청삼인에게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방주는 일방(一幫)의 주인이시오. 어찌 이런 광인(狂人)들과 손을 쓰시겠소?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늙은이가 그와 고하를 겨루기를 기다려 주시오."

他自稱老朽,顯然是輩份高過了丐幫幫主。

그가 자칭 늙은이라고 하니 배분이 개방방주보다 높은 것이 확실했다.

一幫之尊的青衫人,對這白髯白髮老叫化,似是極為尊重,輕輕咳了一聲,道:「居老已是退休之人,此事怎敢再勞動大駕。」

일방의 지존인 청삼인은 흰수염의 백발 노규화을 극히 존중하는 듯 했다. 가볍게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말했다.

"거노(居老)는 이미 은퇴한 사람인데 이 일로 어찌 감히 수고를 끼치겠습니까?"

白髯老叫化哈哈一笑,道:「我居無上雖然退休了,但還算是丐幫的人,幫主不用客氣了。」

백발의 노규화가 하하, 웃더니 말했다.

"나 거무상(居無上)이 비록 은퇴했지만 아직 개방의 사람이라 할 수 있소. 방주는 예의차리지 마시오."

青衫人道:「既然如此,本座就恭敬不如從命了。」

청삼인이 말했다.

"이왕 그렇다면 본좌는 명을 따르겠습니다."

緩緩向後,退開了五尺。

천천히 뒤쪽으로 오 척을 물러나서 비켰다.

居無上前行三步,冷冷說道:「小子,你認得我老人家麼?」

거무상이 앞으로 세 걸음 걸어가서 냉랭하게 말했다.

"욘석아, 너는 어르신을 알아보겠느냐?"

岳秀道:「看起來,你好像是極受丐幫中人尊敬的元老。」

악수가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은 개방인들로부터 극도의 존경을 받는 원로(元老)인 것 같군요."

居無上道:「不錯,倒叫你小子給蒙上了。」

거무상이 말했다.

"그렇다. 네녀석은 눈이 어둡지 않구나."

岳秀道:「其實,也算不得什麼?只要稍為細心一些,都可以一眼就瞧得出來。」

악수가 말했다.

"사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조금만 세심하다면 한 눈에 알아낼 수가 있지요."

居無上輕輕咳了一聲,道:「老夫雖已退休了二十年,但還是丐幫中人,有人和丐幫中幫主動手,又叫老夫遇上了,自然是不能不管了。」

거무상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노부가 비록 은퇴한 지 이십 년이지만 아직 개방사람이다. 개방의 방주와 겨루겠다는 사람이 있고 또 노부를 만났으니 자연 상관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岳秀心中暗道:看來,這老人是丐幫中最受敬重的人物,只可惜朱奇已被人點了穴道,無法聽他指出此人身份。

악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보아하니 이 노인은 개방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 인물인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주기가 이미 혈도를 찔려 이 사람의 신분을 가르쳐주지 못하는구나."

心中念轉,口中卻說道:「閣下之意,是代替貴幫主和在下動手一戰了?」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귀하의 말씀은 귀 방주를 대신하여 저와 일전을 겨루시겠다는 겁니까?"

居無上道:「不是代替,而是應該,丐幫中,只幫主的身份最高,老叫化雖然退休了,也還是丐幫的人。」

거무상이 말했다.

"대신이 아니라 마땅한 것이다. 개방에서는 방주의 신분이 가장 높다. 노규화가 비록 은퇴했어도 여전히 개방인이다."

岳秀道:「閣下已經說的很清楚了。」

악수가 말했다.

"귀하는 이미 분명하게 말씀하셨지요."

居無上道:「好小子,你當真是狂的可以,四十年來,老夫還沒有見過你這等不知天高地厚的人。」

거무상이 말했다.

"요 녀석아, 너는 정말이지 미쳤다고 해야겠구나. 사십 년간 노부는 네 녀석처럼 하늘 높은 줄, 땅이 두터운 줄 모르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岳秀道:「今夜你遇上了。」

악수가 말했다.

"오늘 밤, 만나셨지요."

居無上確有過人的修養,哈哈一笑,道:「小子,你這份狂勁,倒真叫老夫有些佩服。」

거무상은 확실히 남들보다 뛰어난 수양이 있었다. 하하, 웃고는 말했다.

"녀석아, 너의 이런 광기는 도리어 노부를 탄복하게 하는구나."

素服少女突然一側身,搶到了居無上的身前,低聲道:「義父,這點小事怎勞你老人家親自出手,交給女兒就是。」

소복소녀가 돌연 거무상의 앞으로 나서더니 나직이 말했다.

"의부님, 이런 사소한 일에 어찌 어르신께서 친히 출수하는 수고를 하시나요. 딸아이에게 넘기시면 그만이예요."

居無上笑道:「這小子既有這份狂勁,自然不是無道理,你要小心一些。」

거무상이 말했다.

"이녀석이 이렇게나 거만하니 자연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닐 게다. 너는 조심하여야 한다."

素服少女微微一笑,道:「所以今夜我要好好的教訓他一頓。」

소복소녀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저는 오늘 밤 그에게 실컷 교훈을 한번 줘야겠어요."

岳秀暗提真氣,道:「姑娘,動手上搏,各憑本領,你義父說的不錯,姑娘應該小心一些,莫要我傷到了你。」

악수는 남몰래 진기를 끌어올리며 말했다.

"낭자, 손을 써서 싸우면 각자의 재간에 의지해야 하오. 당신 의부님의 말씀이 맞소. 낭자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오."

素服少女只不過十八九歲的年約,那居無上應該是早過了古稀之年,這一老一少,相差了三代以上,不知怎的,竟是以父女相稱。

소복소녀는 십팔구 세의 나이에 불과했고 거무상은 벌써 고희의 나이가 지났을 터였다. 이 일로일소(一老一少)는 삼대(三代) 이상의 차이가 나는데 왜인지 모르지만 서로 부녀로 호칭하고 있었다.

只見她一揚柳眉兒,怒喝道:「你小心,我第一招要取你雙目。」

그녀는 버들눈썹을 치켜올리며 노하여 소리쳤다.

"조심해요. 나는 제 일초로 당신의 두 눈을 취하겠어요."

說完話,一長柳腰,兩根纖纖玉指,已到了岳秀面門之上。動作之快,身法之奇,岳秀生平僅見。岳秀心頭震動了一下,突然間,斜斜滑開五步。

말이 끝나고 버들허리를 펴자 두 개의 섬섬옥수는 이미 악수의 얼굴에 이르렀다. 동작의 빠름, 신법의 기이함은 악수가 평생 거의 보지 못한 것이었다. 악수는 가슴이 떨렸다. 별안간 비스듬히 오 보를 미끄러져 비켜났다.

那素服少女一招落空,亦不禁微微一怔。但她立刻如影隨形般欺了上來,雙掌連環拍出,掌指交錯,招招如電光石火一般。青衫人和丐幫左右兩大護法,都看得全神貫注。

그 소복소녀는 일 초가 허공을 치자 역시 멍해지는 것을 금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즉시 그림자가 물체를 따르듯 몸을 기울여 나오면서 쌍장을 연쇄적으로 쳐냈다. 장지가 교차하는데 초초마다 전광석화 같았다. 청삼인과 개방 좌우 양대호법은 모두 온 정신을 집중하여 보아야 했다.

岳秀雙手疾揮,指點肘撞,也不過剛剛把對方的攻勢封住,竟然無法還擊一招。這是他自出道以來,遇上的第一位招數奇幻的強敵。素服少女一口氣攻出了七十二招,把一套綿連的掌法用完,才忽然停下了手來。

악수는 쌍수를 재빠르게 휘두르며 손가락으로 찌르고 팔꿈치로 부딪혔지만 상대방의 공세를 막는데 불과했으며 놀랍게도 일 초도 반격할 수가 없었다. 그가 출도한 이래 이토록 초수(招數)가 기이하고 변화무쌍한 강적은 처음 만났다. 소복소녀는 단숨에 칠십이 초를 공격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장법을 다 쓴 후에야 비로소 문득 손을 멈추었다.

臉上是一片驚奇之色,雙目中閃動著冷電一股的光輝,緩緩說道:「你能接下我一套穿花掌法……」

경이롭다는 낯빛으로 두 눈에서 냉전 같은 빛을 번뜩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이 나의 천화장법(穿花掌法)을 받아내다니..."

岳秀冷冷接道:「姑娘還有什麼高明武功,請施展出來,在下一併領教。」

악수가 냉랭하게 대꾸했다.

"낭자에게 또 무슨 고명한 무공이 있다면 시전하시오. 나는 전부 가르침을 받겠소."

素服少女道:「我已經攻你兩次,這一次該你出手了。」

소복소녀가 말했다.

"나는 이미 두 차례 당신을 공격했으니 이번에는 당신이 출수해야 해요."

岳秀道:「要在下出手麼?」

악수가 말했다.

"나더러 출수하라고?"

素服少女道:「不錯,我已經見識過了你的防守身法,那確實很高明,現在我還想見識一下你的攻人之術。」

소복소녀가 말했다.

"그래요. 나는 이미 당신의 방어 신법을 견식했는데 그건 확실히 매우 고명했어요. 이제 나는 당신이 공격술을 견식하고 싶어요."

岳秀道:「好!姑娘一定要見識,在下就恭敬不如從命了。」

악수가 말했다.

"좋소! 낭자가 굳이 견식하겠다면 명을 따르겠소."

突然欺身而上,拳掌並施,攻向了素服少女。岳秀的攻勢不如素服少女的變幻萬於,躍眼生花,但他一招一式,卻是紮實的很,真是招招如鐵錘擊巖,巨斧開山一般。素服少女硬封三招之後,立時感覺到自己的內力,不如對方甚多,改用了小巧的身法,閃避岳秀的攻勢。

돌연 몸을 기울이더니 쌍장을 나란히 펼쳐 소복소녀를 향해 공격했다. 악수의 공세는 소복소녀의 눈이 어지러운 변화무쌍함과는 달랐다. 그의 일 초 일 식은 몹시 견실했다. 실로 초초마다 철추(鐵錘)로 때려부수듯, 거부(巨斧)로 산을 쪼개듯 했다. 소복소녀는 삼 초를 맞받아서 막고나자 즉시 자기의 내력이 상대방과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을 느껴서 교묘한 신법으로 바꾸어 악수의 공세를 피했다.

岳秀連攻了十二招,始終沒有擊中素服少女,不覺間激起了豪壯之情,拳法一變,忽見快速。剎那間,幻化出漫天掌影,挾帶著呼呼的勁風。素服少女似是用一種很特殊的身法,有如穿花蝴蝶一般,穿行在那漫天的掌影之中,岳秀又攻出三十六招,仍然未能沾到那素服少女衣衫。

악수는 연달아 십이 초를 공격했는데 시종 소복소녀를 격중시키지 못하자 저도 모르게 호기(豪氣) 생겼다. 권법이 일변했는데 문득 쾌속함이 엿보였다. 찰나지간에 온 하늘에 장영(掌影)이 어지럽게 나타나며 휙휙, 하는 억센 바람소리를 동반했다. 소복소녀는 일종의 아주 특수한 신법을 쓰는 듯 했다. 꽃과 꽃 사이를 가로지르는 나비처럼 온 하늘에 가득 찬 장영 속을 헤쳐나갔다. 악수는 또 삼십육 초를 공격했으나 여전히 소복소녀의 의삼(衣衫)에 닿을 수 없었다.

這一輪攻勢,那素服少女除了硬封三招之外,就未再還手,一直用輕功身法,避開了對方的攻襲。岳秀又攻了十餘招,連換了四五種掌法,仍然未能傷到那素服少女,收掌退後了三步,道:「姑娘好高明的身法。」

이 한 차례 공세에 소복소녀는 삼 초를 맞받은 것 말고는 더이상 반격하지 않고 줄곧 경공신법을 써서 상대방의 공습을 피했다. 악수는 또 십여 초를 공격했다. 사오 종의 장법으로 잇달아 바꾸었으나 여전히 그 소복소녀를 상하게 할 수 없자 장을 거두고 뒤로 삼 보를 물러나더니 말했다.

"낭자, 아주 고명한 신법이구려."

那素服少女頭上已見了汗水,而且微微喘息。她盡量保持神色的鎮靜,暗暗吁一口氣,道:「你怎麼不攻了?」

그 소복소녀는 머리에 땀방울이 보였고 게다가 약간 숨을 헐떡였다. 그녀는 가능한 침착한 신색(神色)을 유지하면서 암암리 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당신은 어째서 공격하지 않나요?"

岳秀道:「姑娘何以不肯還手?」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왜 반격하지 않소?"

素服少女道:「我第一次攻你,你就沒有還手,第二次,我應該讓你全力施展。」

소복소녀가 말했다.

"내가 첫 번째 당신을 공격했는데 당신은 반격하지 않았으니 두 번째에는 당신이 전력을 시전하게 해야 했거든요."

岳秀道:「咱們已兩陣未分勝負,姑娘至少應該明白,無法使在下屈服了……」

악수가 말했다.

"우리는 이미 두 차례 승부를 가르지 못했소. 낭자는 나를 굴복시킬 수 없음을 명백하게 알아야 하오..."

素服少女接道:「你這話什麼意思?」

소복소녀가 대꾸했다.

"무슨 뜻이죠?"

岳秀道:「在下希望姑娘再選擇一次?」

악수가 말했다.

"나는 낭자가 다시 한 차례 선택을 하길 바라오."

素服少女眨動了一下星目:「我選擇什麼?我不太懂你的話。」

소복소녀가 반짝이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무슨 선택요? 나는 당신 말을 못알아 듣겠어요."

岳秀道:「姑娘如肯退出這場紛爭,現在,還來得及。」

악수가 말했다.

"낭자가 만일 이 분쟁에서 물러나겠다면 지금도 아직 늦지 않았소."

素服少女道:「有一件事,只怕你還未弄清楚。」

소복소녀가 말했다.

"당신이 아직 잘 모를 일이 있어요."

岳秀道:「哦!那就請教姑娘了?」

악수가 말했다.

"허! 그러면 낭자께 가르침을 청하리다."

素服少女道:「我也是丐幫中人!」

소복소녀가 말했다.

"나도 개방인이예요!"

岳秀冷笑一聲,道:「姑娘一個人說話反覆,也要有個分寸,姑娘曾說過不是丐幫中人,言猶在耳,如今竟又自認是丐幫中人,照你姑娘這等為人的情形,只有龍鳳會那種詭秘和陰險集成的組合,才會有你這種臉厚皮粗的人,說謊也不選時機。」

악수가 냉소를 치고 말했다.

"낭자, 사람이 말을 뒤집어도 정도가 있어야 하오. 낭자가 개방인이 아니라고 했던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한데 지금은 또 개방인이라고 인정하는구려. 당신 같은 이런 사람됨으로 비추어보자면 종잡을 수 없는 비밀과 음험함이 집성된 조직인 용봉회라야 당신과 같이 이렇게 낯두껍고 때를 가리지 않고 거짓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

素服少女一張臉泛起了羞紅之色,身軀也微微抖動。顯然,她內心中有著無比的激動。那白髯老叫化臉上也現出怒容,冷冷望著岳秀。但他卻極力克制著自己,因為,他心中覺著岳秀的話,頗為有理,如若不先解說清楚,就算把岳秀殺了,也無法澄清此事。

소복소녀는 수치심에 얼굴을 붉히며 몸도 미미하게 떨고 있었다. 확실히 그녀는 내심으로 비할 수 없는 격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흰수염의 노규화는 얼굴에 노기를 드러낸 채 냉랭하게 악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극력으로 자신을 억제했다. 왜냐하면 마음 속으로 악수의 말이 꽤 일리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만약 분명한 설명없이 악수를 죽였다가는 이 일을 밝힐 수가 없었다.

素服少女長長吁一口氣,逐漸平復下激動的心情,說道:「你這人口舌如刀,句句刺心,利口如劍,你是當之無慚了。」

소복소녀는 길게 휴, 한숨을 내쉬며 점차 격동하는 심정을 가라앉히더니 말했다.

"당신의 혀는 칼 같이 한 마디 한 마디가 심장을 찌르는는데 예리하기가 검에 손색이 없군요."

岳秀道:「在下只是講一個理,姑娘對自己片刻工夫內反覆之言,又能作何解釋呢?」

악수가 말했다.

"나는 단지 도리를 말했을 뿐이오. 낭자는 자신에 대해 잠깐 동안에 말을 뒤집었는데 또 어떻게 해명하시겠소?"

素服少女道:「我不是出身丐幫,我也未正式加入丐幫,你說我能不能算是丐幫中人?」

소복소녀가 말했다.

"나는 개방출신이 아니며 정식으로 개방에 가입하지도 않았는데 당신은 내가 개방인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岳秀道:「如此說來,你應該不是丐幫中人。」

악수가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개방인이 아니어야 하오."

素服少女道:「我養父是丐幫中的退休長老,他可以不問丐幫中事,但他並未正式脫離丐幫,他伸手管丐幫中事,是否有錯?」

소복소녀가 말했다.

"나의 의부께서는 개방의 은퇴하신 장로예요. 그는 개방을 일을 상관하지 않으셔야 하지만 결코 정식으로 개방과 관계를 끊으신 것이 아니랍니다. 그가 개방의 일에 개입하여 관여하는 것이 잘못인가요?"

岳秀道:「他以丐幫中退休長老的身份,自然可以管丐幫中事。」

악수가 말했다.

"그는 개방의 은퇴하신 장로의 신분으로 당연히 개방일에 관여하실 수 있소."

素服少女道:「我養父如若恢復丐幫中長老的身份,我自然也算是丐幫中人了。」

소복소녀가 말했다.

"나의 의부께서 개방 장로의 신분을 회복하신다면 나도 당연히 개방인이라 할 수 있지요."

岳秀道:「姑娘這理由牽強的很……」

악수가 말했다.

"낭자의 그런 이유는 너무 억지요..."

目光一掠居無上,接道:「老前輩覺著如何?」

시선이 거무상을 스치며 말을 이었다.

"노선배께서는 어떻게 느끼십니까?"

居無上冷冷說道:「你不知我們丐幫中的規戒,自然是覺著奇怪了。」

거무상이 냉랭하게 말했다.

"너는 우리 개방의 규계(規戒)를 알지 못하니 당연히 기괴하게 느끼겠지."

岳秀目光一掠素服少女,道:「姑娘形諸於外的激忿,做作可以瞞過居老前輩,也可以瞞過丐幫中人,但你瞞不過我,龍鳳會中人,一向是只問目的,不擇手段?」

악수는 시선이 소복소녀를 스쳤다.

"낭자는 겉으로 격분한 모습을 하여 거노선배님을 속여넘길 수 있고, 개방사람들을 속여넘길 수도 있지만 나를 속이지는 못하오. 용봉회 사람은 언제나 목적만 따지지 수단을 가리지는 않더구려."

居無上道:「你是說,我這位義女是龍鳳會中人?」

거무상이 말했다.

"네 말인즉, 나의 이 의녀가 용봉회 사람이라는 것이냐?"

岳秀笑一笑道:「這件事,我想閣下應該比我清楚。」

악수가 빙그레 웃었다.

"이 일은 귀하가 나보다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居無上冷冷道:「我說這是件不可能的事。」

거무상이 냉랭하게 말했다.

"내 말은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岳秀道:「往往有很多事,就發生在不可能的情況中,丐幫中人,向以忠義為主,如若這位姑娘,自幼出身丐幫,也就不可能說出反覆無常的話,因為,貴幫對信諾二字,向極重視,如是在下推斷的不錯,老前輩這位義女,收在膝下不久。」

악수가 말했다.

"이따금씩 아주 많은 일들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생하지요. 개방인들은 늘 충의(忠義)를 내세웠는데 만약 이 낭자가 어릴 때부터 개방 출신이라면 이랬다저랬다 변덕스러운 말을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귀 방은 늘 신용 두 글자를 극히 중시했기 때문이지요. 만일 저의 추단이 틀리지 않는다면 노선배님이 이 의녀를 슬하에 거둔 지가 오래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居無上愣住了,望著岳秀,半晌說不出一句話來。岳秀不但說的入情入理,而且,還說出了大部份事實。但他的口氣,卻很婉轉。

거무상은 경악하여 악수를 바라보며 한참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악수의 말은 사리에 들어맞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사실이었고 그의 말투는 몹시 완곡했다.

居無上回顧了素服少女一眼,緩緩對岳秀說道:「不錯,老朽收這位義女,不過一年時光,但這並不能證明,她是龍鳳會中人。」

거무상은 소복소녀를 한번 돌아보더니 천천히 악수에게 말했다.

"그렇다. 늙은이가 이 의녀를 거둔 것은 불과 일 년 밖에 안되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결코 그녀가 용봉회 사람임을 증명하지는 못한다."

岳秀淡淡一笑道:「但也無法證明她不是龍鳳會中人,對麼?」

악수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용봉회 사람이 아님을 증명할 수도 없지요. 그렇지요?"

目光轉到青衫人的身上,接道:「幫主,不論咱們日後為敵為友,現在,區區想先說明幾件事。」

시선을 청삼인에게로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방주님, 우리가 나중에 적이 되든 친구가 되든 지금은 몇 가지 일을 분명하게 말해두고 싶습니다."

青衫人也變的和氣起來,點點頭道:「你請說。」

청삼인도 온화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말하시오."

岳秀道:「有幾件事,在下心中十分懷疑,丐幫不和公門中人往來,天下皆知,但丐幫不和公門中人作對,也是江湖上人人皆知的事,但丐幫忽然間,和公門中人作對起來,這中間,難道全無原因麼?」

악수가 말했다.

"저는 몇 가지 일이 몹시 의심스럽습니다. 개방이 공문(公門)의 사람과 왕래하지 않음은 천하가 다 알지요. 하지만 개방이 공문의 사람들과 적대시하지 않는 것도 강호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일입니다. 헌데 개방이 별안간 공문의 사람과 적대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운데에 설마 전혀 원인이 없을까요?"

青衫人道:「本座倒不覺得有什麼奇怪之感。」

청상인이 말했다.

"본좌는 어떤 기괴함도 느끼지 못했소."

岳秀道:「那是因為幫主在不知不覺中受到了很大的影響。」

악수가 말했다.

"그건 왜냐하면 방주께서 부지불식간에 아주 커다란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青衫人道:「什麼人能夠影響到我?」

청삼인이 말했다.

"누가 나에게 영향을 끼칠 수가 있소?"

岳秀道:「這個在下很難說了,只有幫主的身份,才能夠知道受了什麼人的影響了。」

악수가 말했다.

"그건 제가 말하기 곤란합니다. 방주의 신분이라야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지요."

青衫人沉吟了一陣,道:「沒有人影響我,我們也沒有和公門中人作對的用心。」

청삼인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아무도 나에게 영향을 주지 않았고 우리는 공문의 사람들과 대적할 의도도 없소."

岳秀笑一笑,道:「幫主,在下還想請教一事。」

악수가 빙그레, 웃더니 말했다.

"방주, 저는 아직 한 가지 가르침을 청하고 싶습니다."

青衫人道:「本座洗耳恭聽。」

청삼인이 말했다.

"본좌는 귀를 씻고 듣겠소."

岳秀道:「幫主突然間到金陵來,不知為了何故?」

악수가 말했다.

"방주께서는 돌연 금릉으로 오셨는데 무얼 하시기 위함인지 모르겠군요?"

青衫人沉吟了一陣,道:「本座到此,只是一種例行的巡視……」

청삼인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본좌가 이곳에 도착한 것은 단지 일종의 정례적인 순시일 뿐이오..."

岳秀接道:「幫主不覺著太巧合一些麼?」

악수가 말을 받았다.

"방주께서는 너무도 공교롭다고 느끼지 않으시는지요?"

青衫人道:「這就有些過份了。」

청삼인이 말했다.

"그 말은 좀 지나치구려."

岳秀笑一笑,道:「幫主,如若七王爺頒下一道令諭,要貴幫中人離開金陵,貴幫是否願意。」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방주, 만약 칠왕야께서 영유를 내려 귀 방의 사람들을 금릉에서 떠나라고 한다면 귀 방은 흔쾌히 받아들이시겠습니까?"

青衫人沉吟了一陣道:「這個麼,要看情形了,如是無緣無故的把我們逐出金陵,本幫只怕很難接受。」

청삼인은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그건 상황을 보아야 하오. 만일 아무런 이유없이 우리를 금릉에서 축출한다면 본 방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오."

岳秀道:「至少,丐幫一向不願和官府中人衝突,但幫主,卻在金陵多事之秋,突然趕到金陵。」

악수가 말했다.

"적어도 개방은 언제나 관부의 사람들과 충돌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방주께서는 금릉이 다사다난한 시기에 돌연 금릉에 도착하셨습니다."

青衫人道:「本座到此,純為敝幫中的私事,和官府中事無關。」

청삼인이 말했다.

"본좌가 이곳에 온 것은 순전히 폐 방의 사사로운 일 때문이지 관부의 일과는 무관하오."

岳秀笑一笑,道:「問題在此了,金陵分舵中事,勞動到幫主親自趕來處理,那安然是一樁很大的事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문제가 거기에 있습니다. 금릉분타의 일을 수고스럽게 방주께서 친히 오셔서 처리하시다니 틀림없이 아주 큰 일이겠지요."

青衫人怒道:「姓岳的,你這般苦苦追問,要迫問到多少時間,才能罷休。」

청삼인이 노하여 말했다.

"악가야, 그대가 이처럼 꼬치꼬치 캐묻는데 얼마나 더 캐물어야 그만두겠는가?"

岳秀笑一笑.道:「真金不怕火,幫主如是心中無鬼,又為何怕我多問。」

악수가 웃더니 말했다.

"진짜 금은 불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방주께서 만일 마음 속으로 꿍꿍이가 없다면 왜 또 제가 자꾸 묻는 것을 두려워하겠습니까?"

青衫人道:「放肆,給我拿了。」

청삼인이 말했다.

"방자하다. 잡아오너라."

岳秀屈指輕彈,縷縷指風,封住了左右兩個護法的舉動,笑一笑,道:「不是在下誇口,在場中人,除了居老前輩之外,各位都非在下的敵手。」

악수는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살짝 튕겼다. 가닥 가닥의 지풍이 좌우호법의 거동을 봉쇄하자 웃으며 말했다.

"제가 허풍 떠는 것이 아니라, 이 자리에서 거노선배님을 제외한 여러분들은 모두 저의 적수가 아닙니다."

左右兩大護法,本來已準備出手,但卻被岳秀彈出的指風,逼的連連退避。談笑退敵,絕技驚人。

좌우 양대호법은 본래 출수를 할 작정이었지만 악수가 튕겨낸 지풍에 의해 연신 물러나서 피할 수 밖에 없었다. 담소하면서 적을 물리치고 절기로 사람을 놀라게 한 것이었다.

居無上冷冷說道:「閣下的彈指神通,能練到雙手齊發,實很高明。」

거무상이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의 탄지신통(彈指神通)은 쌍수로 일제히 발출할 정도로 연마했으니 실로 고명하군."

岳秀肅然說道:「老前輩誇獎了。」

악수가 숙연하게 말했다.

"노선배님의 과찬이십니다."

居無上道:「你當著老夫之面,如此藐視丐幫,豈不是要老夫難看麼?」

거무상이 말했다.

"그대가 노부 면전에서 이처럼 개방을 멸시하니 노부가 면목이 서지 않는군."

岳秀道:「老前輩深明大義,想來不會為小不忍亂了大謀。」

악수가 말했다.

"노선배께서 대의에 깊이 밝으시니 작은 것을 참지 못하여 대계를 어지럽히지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

居無上道:「老夫忍氣吞聲,只為了想早些瞭解真象。」

거무상이 말했다.

"노부가 울분을 삼키며 말을 삼가는 것은 빨리 진상을 알고 싶기 때문이다."

岳秀道:「這就說明了老前輩是一位明辨是非的人。」

악수가 말했다.

"그건 바로 노선배님이 시비를 분명하게 처리하는 사람임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目光轉注青衫人的身上,接道:「丐幫正值鼎盛之期,九大門派都生出敬畏之心,足見幫主是位雄才大略的高明人物。」

시선을 청삼인에게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개방이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고 구대문파는 모두 경외심이 생겨났으니 방주께서 뛰어난 재능과 원대한 지략을 가진 고명한 인물이라 보기에 충분합니다."

這幾句誇獎之言,搔到了那青衫人的癢處,只聽得心中大為舒暢,怒火消退。

그 몇 마디의 칭찬하는 말은 청삼인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어 듣기만 해도 마음이 몹시 유쾌해지고 노화가 식었다.

不容青衫人接口,岳秀又先說道:「丐幫基業,傳了數百年,雖是由閣下領導進入了鼎盛之勢,但最大的功勞,卻是前兩代的掌門人,他們下了多少的苦心,培養了多少人才,才有今日的鼎盛,這一點,尚望幫主珍惜。」

청삼인이 대꾸하기 전에 악수가 또 먼저 말했다.

"개방의 기업은 수백 년을 전해졌습니다. 비록 귀하의 영도하에 흥성(興盛)의 시기로 진입했더라도 최대의 공로는 지난 두 시대의 장문인입니다. 그들이 적잖은 고심을 들여 얼마간의 인재를 배양했기에 오늘의 흥성이 있었지요. 그 점을 방주께서는 소중히 여기시기를 바랍니다."

這幾句話,卻又擊在青衫人的痛處。但他已感覺到對面的年輕人,非同小可,不能有任何一點輕視。

이 몇 마디 말은 또 청삼인의 아픈 곳을 건드렸다. 그는 마주보고 있는 젊은이가 예사로운 사람이 아니며 조금도 경시해서는 안된다고 느꼈다.

忍下了一口氣,緩緩說道:「姓岳的可以說點正經事了。」

울분을 참고 천천히 말했다.

"악씨, 본론을 말해도 좋소."

岳秀道:「丐幫向以忠義相傳,若是傷了忠義之名,那豈不是一件大大的遺憾。」

악수가 말했다.

"개방은 충의를 대대로 전해왔는데 만약 충의의 명성을 손상시킨다면 크나큰 유감일 것입니다."

居無上皺皺眉頭,道:「幫主,老朽有幾句不當之言,不知是否要稟報幫主得知。」

거무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방주, 늙은이가 몇 마디 부적절한 말이 있는데 방주에게 알려주어야 할지 모르겠소이다."

這居無上乃丐幫中連經三代幫主的元老,不但受到歷代幫主的敬重,也極受幫中弟子的崇敬。

이 거무상은 개방의 연달아 삼대 방주를 거친 원로로 역대 방주들의 존경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방중의 제자들이 극도로 숭경(崇敬)했다.

青衫人輕輕咳一聲道:「居老,有什麼事,只管請說。」

청삼인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거노, 무슨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하십시오."

居無上道:「老叫化斗膽放肆……」

거무상이 말했다.

"노규화가 대담하게 말씀드리겠소이다..."

語聲一頓,接道:「幫主大駕親臨金陵,而且又快馬傳訊把老朽也召來……」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방주께서 친히 금릉에 왕림했고, 게다가 쾌마(快馬)로 기별을 전해 늙은이를 오라고 불렀는데..."

青衫人怔了一怔,道:「把你也召來?」

청삼인이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당신도 불려왔다고요?"

居無上道:「幫主不是傳下令諭,召來老朽麼?」

거무상이 말했다.

"방주께서 영유를 내려 늙은이를 부른 것이 아니외까?"

青衫人搖搖頭,道:「沒有的事……」

청삼인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런 일 없습니다."

語聲一頓,改口說道:「也許是他們覺著金陵和你隱息之處最近,怕我有什麼失閃,所以,通知你一聲。」

잠시 멈추었다가 어조를 바꾸어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금릉이 당신의 은거지와 가장 가깝고, 나한테 무슨 뜻밖의 사고가 있다고 느껴서 통지를 한 것 같군요."

居無上道:「老朽收的是竹符令,顯然,事情緊急,老朽不得不來了。」

거무상이 말했다.

"늙은이가 받은 것은 죽부령(竹符令)이었소이다. 확실히 사정이 긴급하여 늙은이는 오지 않을 수가 없었소."

青衫人點點頭,道:「照說,咱們丐幫中退休的長老,除了竹符令外,其他的令符,可以不理。」

청삼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실은 우리 개방의 은퇴한 장로는 죽부령 말고 나머지 영부는 거들떠보지 않지요."

居無上道:「所以,他們就傳了竹符令!」

거무상이 말했다.

"그래서 그들은 죽부령을 전달한 것이오!"

青衫人道:「此事,我一定要查,而且,非要查一個水落石出不可。」

청삼인이 말했다.

"그 일은 내가 반드시 조사해야서 진상을 밝혀내지 않으면 안되겠군요."

居無上道:「好!你也該查查……」

거무상이 말했다.

"좋소! 당신은 한번 조사해야 하오..."

目光轉到那素服少女身上,道:「娃兒,我待你如何?」

시선을 그 소복소녀에게 돌리며 말했다.

"얘야, 내가 너를 어떻게 대했느냐?"

素服少女道:「情意如山。」

소복소녀가 말했다.

"정이 산처럼 깊지요."

居無上道:「那你就不能欺騙義父了。」

거무상이 말했다.

"그러면 너는 의부를 속이지 못하겠구나."

素服少女道:「女兒不敢。」

소복소녀가 말했다.

"딸은 감히 그러지 못합니다."

居無上道:「好!我問你,是不是龍鳳會中人?」

거무상이 말했다.

"좋다! 너한테 묻겠다. 너는 용봉회 사람이냐?"

素服少女微微一怔,道:「義父,你這問話是什麼意思?」

소복소녀가 약간 의아해서 말했다.

"의부님, 당신의 이 물음은 무슨 의미입니까?"

居無上道:「老夫覺著那姓岳的說的十分有理,這中間,確有很多的可疑之處。」

거무상이 말했다.

"노부는 악가의 말이 십분 일리가 있다고 느낀다. 이 가운데에는 확실히 의심스러운 데가 아주 많구나."

素服少女道:「說的也是,幫主既未下令,什麼人敢把竹符令,送到了你老人家的手中。」

소복소녀가 말했다.

"맞는 말씀이예요. 방주께서 명령을 내리지 않았는데 누가 감히 죽부령을 어르신 손에 보냈을까요?"

居無上點點頭道:「就丐幫而言,這的確是一件大事……」

거무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개방으로서는 확실히 큰 사건이다..."

岳秀輕輕咳了一聲道:「老前輩,在下覺著,你和這位姑娘的話,還沒有說完。」

악수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노선배님, 저는 당신과 이분 낭자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居無上道:「什麼話老叫化沒有說完?」

거무상이 말했다.

"노규화가 어떤 말을 끝내지 않았다는 것이냐?"

岳秀道:「老前輩對丐幫中人事,竟因晚輩之言,心中生疑,足見老前輩,是一位就事論事的人了。」

악수가 말했다.

"후배의 말로 인해 노선배께서는 개방의 인사(人事)에 대해서 마음 속에 의심이 생겼으니 사실에 입각하여 시비를 논하는 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居無上道:「老叫化一向服理,覺著你說的有理,並非是被你說服了。」

거무상이 말했다.

"노규화는 언제나 사리에 맞다면 수긍한다. 네 말이 일리가 있다고 느낀 것이지 너에게 설복된 것은 결코 아니다."

岳秀道:「這個在下明白。……」

악수가 말했다.

"그건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語音微微一頓,道:「不過,老前輩既然問了就應該問個清楚。」

말꼬리를 흐리더니 말했다.

"그러나 노선배께서 이왕 물으셨으니 마땅히 분명하게 물어야 할 것입니다."

居無上冷冷說道:「你是說老叫化未問清楚。」

거무상이 냉랭하게 말했다.

"노규화가 아직 분명하게 묻지 않았다는 말이군."

岳秀道:「不錯,老前輩只問了一半,欲清丐幫之疑,應該先清老前輩的身側。」

악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노선배께서는 절반만 물었을 뿐입니다. 개방에 대한 의심을 씻어내고자 하신다면 마땅히 노선배님 신변을 먼저 깨끗이 해야 할 것입니다."

居無上道:「老叫化覺著,無事可問了。」

거무상이 말했다.

"노규화는 물어볼 것이 없다."

岳秀道:「老前輩,在下覺著,還有很多可問的事。」

악수가 말했다.

"노선배님, 제가 느끼기엔 물어볼 것이 아직 많이 있습니다."

居無上冷哼一聲道:「她如是龍鳳會中人,還會贊成老叫化追查丐幫中的事麼?」

거무상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그녀가 만일 용봉회 사람이라면 노규화가 개방 내부의 일을 조사하는데 찬성할까?"

岳秀笑一笑道:「這就是龍鳳會中人的可怕之處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것이 바로 용봉회의 무서운 점입니다."

居無上怔了一怔,道:「小子,你要記著,玷污了一個的清白的聲譽,跟毀了她的名節,是一樣的罪惡。」

거무상이 멍해져서 말했다.

"녀석아, 너는 한 사람의 청백한 명예를 더럽혔음을 기억해라. 그녀의 명절(名節)을 훼손한 것은 마찬가지로 죄악이다."

岳秀道:「這個在下明白。」

악수가 말했다.

"그건 제가 잘 압니다."

居無上道:「小子,你要是污傷了別人的名節,你就要付出補償的代價。」

거무상이 말했다.

"녀석아, 다른 사람의 명예를 더럽히려면 보상으로 대가를 지불하여야 한다."

岳秀笑一笑,道:「這個自然,不過,晚輩也有一件事,請求老前輩能夠合作。」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당연하지요. 그러나 후배는 노선배님께서도 한 가지 일을 협조하시기를 요구합니다."

居無上道:「你說吧!」

거무상이 말했다.

"말하라!"

岳秀道:「對令媛的事,老前輩也許不全知道,但你該知曉一部份。」

악수가 말했다.

"영애에 대한 일은 노선배께서 어쩌면 완전히 알지 못하실 테지만 일부분은 아실 겁니다."

居無上道:「這個自然。」

거무상이 말했다.

"그거야 당연하지."

岳秀道:「好!晚輩還請老前輩賜予合作,並能責成令嬡,要她回答我每一句問話。……」

악수가 말했다.

"좋습니다! 노선배께서는 저의 묻는 말마다 영애가 대답하게끔 책임지고 협조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居無上接道:「可以,這一點,老叫化相信可以辦到。」

거무상이 대꾸했다.

"알았다. 그 점은 노규화가 할 수 있다고 믿는다."

岳秀道:「這中間,還有一些事,老前輩要多多留心,能由龍鳳會派出來,獨當一面的人,不但武功高絕,她的才華,也必然是第一流的才人,但百密難免一疏,晚輩問她的話,回答是否有誤,晚輩難可辨別,但卻不如老前輩能夠立刻指出真假。」

악수가 말했다.

"그 가운데에는 노선배께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한 방면을 홀로 맡겨서 보내온 사람이니 무공이 고절할 뿐만 아니라, 그녀의 재주도 필시 제 일류의 재인(才人)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빈틈없어도 하나가 소홀함을 면하기 어렵지요. 후배가 묻는 말에 대한 그녀의 대답이 틀린 것이 있는지 후배가 판별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니 노선배님이 즉시 진가(真假)를 지적해주시는 것이 낫습니다."

居無上回顧了素服少女一眼,道:「雲兒,真金不怕火,你可敢答應他的請求?」

거무상이 소복소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운아야, 진짜 금은 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너는 그의 요구를 승낙할 수 있겠느냐?"

素服少女沉吟了一陣,道:「可以,但如他玷污了女兒的清譽,他又該如何補償。」

소복소녀는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만일 그가 딸아이의 청예(清譽)를 더럽혔다면 그가 어떤 보상을 할 수 있을까요?"

岳秀笑一笑,道:「姑娘的意思呢?」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낭자의 말뜻은?"

素服少女道:「我要打落你一口牙齒,我要割下來你的舌頭,要你以後,永遠不能再胡言亂語,玷污女孩子的清白。」

소복소녀가 말했다.

"나는 당신의 이를 모조리 뽑고 당신의 혀를 잘라버려서 이후로는 영원히 허튼 소리로 여자아이의 청백을 더럽히지 못하게 하겠어요."

岳秀微微一怔,沉吟不語。

악수는 약간 멍해져서 침음하며 말이 없었다.

居無上道:「小子,怎麼不說話了,你可是有些害怕了?」

거무상이 말했다.

"녀석아, 어찌 말이 없느냐? 너는 아무래도 겁이 좀 나는 게로구나?"

素服沙女道:「義父,這種人只能逞口舌之利,真要他付出代價,他就退避三舍了。」

소복소녀가 말했다.

"의부, 이런 사람은 오로지 예리한 혓바닥만 뽐낼 뿐이지 진짜로 대가를 지불하라고 하면 겁을 집어먹고 멀찌감치 피해버린답니다."

居無上道:「小子,你決定了沒有?」

거무상이 말했다.

"녀석아, 너는 결정했느냐?"

岳秀神情肅然的點點頭,道:「好!就依姑娘之意,如是在下的看法錯了,甘願受割舌、拔牙之苦。」

악수는 숙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낭자의 뜻대로 하지요. 만일 저의 견해가 틀렸다면 기꺼이 혀가 잘리고 이가 뽑히는 고통을 받겠습니다."

素服少女道:「慢著……」

소복소녀가 말했다.

"잠깐..."

岳秀接道:「姑娘,還有什麼吩咐?」

악수가 말했다.

"낭자,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시오?"

素服少女道:「你要問我幾句話,不能不停的問下去。」

소복소녀가 말했다.

"당신은 나한테 몇 마디 말만 물어야지 끝도 없이 물어서는 안돼요."

居無上道:「對!如是你不停的問下去,也是一樁麻煩事。」

거무상이 말했다.

"맞다! 만일 네가 끊임없이 묻는다면 성가신 일이기도 하다."

岳秀道:「只要老前輩能公正仲裁,姑娘有問必答,在下想十句話之內,就可問個水落石出了。」

악수가 말했다.

"노선배께서 공정하게 중재하셔서 낭자가 질문에 반드시 대답하기만 한다면 제 생각에 열 마디 안에 진상을 밝혀낼 수 있습니다."

不待居無上開口,素服少女已搶先答道:「好!就以十句作準,你請問吧?」

거무상이 채 입을 열기를 기다리지 않고 소복소녀가 앞질러 대답했다.

"좋아요! 정확히 열 마디예요. 물어보세요."

岳秀目光轉注在居無上的身上,道:「老前輩,這件事,老前輩是仲裁人的身份,希望老前輩不要存父女之情,心生偏袒。」

악수가 시선을 거무상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노선배님, 이 일에 노선배께서는 중재인의 신분입니다. 부녀의 정으로 한쪽 편을 들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居無上冷冷說道:「老夫是何等人物,豈會是非不分!」

거무상이 냉랭하게 말했다.

"노부가 어떤 인물인데 어찌 시비를 구분 못하겠느냐!"

岳秀對素服少女一揮手,道:「姑娘高姓、芳名、家居何處?」

악수는 소복소녀에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낭자의 성과 이름은 무엇이며 집은 어디오?"

素服少女冷冷說道:「你這是三問?還是一問?」

소복소녀가 냉랭하게 말했다.

"이건 세 가지 질문인가요 아니면 하나인가요?"

岳秀道:「這要仲裁人決定了?」

악수가 말했다.

"그건 중재인이 결정해야 하오."

居無上道:「是三個太多,一個又太少,老夫仲裁,可以作為兩問。」

거무상이 말했다.

"세 개는 너무 많고 하나는 또 너무 적군. 두 개의 질문으로 간주하도록 노부가 중재한다."

岳秀點點頭,道:「好!就算兩問吧?」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두 개의 질문으로 계산하지요."

居無上道:「雲兒,要據實答應人家的問話了。」

거무상이 말했다.

"운아야, 그의 묻는 말에 사실대로 대답해야 한다."

素服少女道:「我姓高,閨名小雲,原籍湖北,夠了麼?」

소복소녀가 말했다.

"나의 성은 고(高), 이름은 소운(小雲)이며 원적(原籍)은 호북(湖北)이예요. 됐나요?"

岳秀道:「雖然太簡單一些,但大體上可以過去了。」

악수가 말했다.

"너무 간단하지만 대체적으로 넘어갈 수 있소."

高小雲冷冷說道:「還有八問,希望你能早些問完,我要割下你的舌頭,敲碎你滿口的牙齒。」

고소운이 냉랭하게 말했다.

"아직 여덟 개 질문이 남았는데 좀 빨리 끝내기를 바래요. 나는 당신의 혀를 자르고 이를 모조리 부수어버리겠어요."

岳秀淡淡一笑,道:「姑娘這一身武功,是何人傳授?」

악수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낭자의 일신무공은 누가 전수한 것이오?"

這一問,他忽然改變了問法,把問話內容,濃縮於一句話中,只問重點所在。

이 물음은 그가 문득 질문방식을 바꾼 것이었다. 질문 내용을 한 마디 말 속에 농축되어있었으나 핵심이 든 질문이었다.

高小雲道:「我這一身武功,都由我師父傳授。」

고소운이 말했다.

"나의 이 일신무공은 모두 나의 사부님께서 전수했어요."

岳秀苦笑一下,道:「好高明的答覆。」

악수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고명한 대답이구려."

這狡猾的答覆,顯然,也出了居無上的意料之外,不禁一怔。

이 교활한 대답은 확실히 거무상에게도 예상 밖이어서 멍해지는 것을 금하지 못했다.

但那居無上,究竟是武林中大有名望的人物,略一沉吟,道:「雲兒,這答覆不太好吧?」

거무상은 어쨌든 무림에서 크게 명망이 있는 인물이었다.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운아야, 그 대답은 그리 좋지 않구나."

高小雲道:「本來是我師父傳授的嗡?義父雖然也傳了我幾招武功,但只有幾招而已。」

고소운이 말했다.

"본래 나의 사부께서 전수하신 것인데요? 의부께서 비록 나에게 몇 초의 무공을 전수하셨지만 몇 초일 뿐이지요."

居無上道:「小雲,咱們答應了人家問十話,就必需遵守這個規定。」

거무상이 말했다.

"소운, 우리는 그에게 열 가지 질문을 승낙했으니 반드시 그 규정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

高小雲道:「女兒一直在據實回答。」

고소운이 말했다.

"여아는 줄곧 사실대로 대답했어요."

岳秀接道:「在下問的是傳授她武功的人。」

악수가 말을 이었다.

"내가 묻는 것은 당신에게 무공을 전수한 사람이오."

高小雲道:「我師父自然是人了。」

고소운이 말했다.

"나의 사부께서는 당연히 사람이죠."

這等強詞奪理,硬行狡辯,只聽岳秀一皺眉頭,道:「姑娘,這不是答覆,而是狡辯。」

이치에 맞지 않는 이런 억지와 궤변에 악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낭자, 이건 대답이 아니라 교활한 궤변이오."

居無上道:「小雲,你不是告訴過我你的出身麼?為什麼不說出來。」

거무상이 말했다.

"소운, 너는 나한테 너의 출신을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왜 털어놓지 않느냐?"

高小雲無可奈何的說道:「我師黃花庵,忘我師太。」

고소운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나의 사부님은 황화암(黃花庵)의 망아사태(忘我師太)입니다."

居無上道:「山野隱高人,那忘我師太雖然在江湖上無名,但她能教出像我義女這樣的弟子,她的高明,可想而知了。」

거무상이 말했다.

"산야에 숨은 고인이구나. 그 망아사태가 비록 강호에서 명성은 없지만 그녀가 나의 의녀와 같은 이런 제자를 키워낼 수 있다니 그녀의 고명함은 가히 짐작할 수 있겠군."

岳秀道:「高姑娘的武功,實叫在下佩服……」

악수가 말했다.

"고낭자의 무공은 실로 제가 탄복했습니다..."

目光轉往到高小雲的臉上,接道:「姑娘,在下這四問,對姑娘十分重要,希望姑娘能夠聽仔細一些。」

시선을 고소운의 얼굴로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낭자, 나의 이 네 가지 질문은 낭자에게 매우 중요하오. 낭자는 자세히 들어주기를 바라오."

高小雲冷冷說道:「你問吧!」

고소운이 냉랭하게 말했다.

"물어봐요!"

岳秀道:「黃花庵在什麼地方?」

악수가 말했다.

"황화암은 어느 곳에 있소?"

高小雲怔了一怔,道:「九華山。」

고소운이 의아해하더니 말했다.

"구화산(九華山)이예요."

岳秀笑道:「令師只收姑娘一個徒弟麼?」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영사는 오직 낭자 한 명만 제자로 거두었소?"

高小雲道:「我還有一位師兄。」

고소운이 말했다.

"나에게 또 한 분의 사형이 있어요."

岳秀道:「令師兄現在何處?」

악수가 말했다.

"영사형은 지금 어디에 있소?"

高小雲道:「師兄三年前出師,行俠江湖,行蹤不明。」

고소운이 말했다.

"사형은 삼 년 전에 출사(出師)하여 강호에서 행협(行俠)하고 있는데 행적이 분명치 않아요."

岳秀道:「這麼說來,姑娘離開師門不久?」

악수가 말했다.

"그렇다면 낭자는 사문을 떠난지 오래되지 않았구려?"

高小雲道:「不足兩年。」

고소운이 말했다.

"이 년이 안되었어요."

岳秀道:「為什麼投入丐幫,作為居老前輩的義女?」

악수가 말했다.

"왜 개방에 투신하여 거노선배님의 의녀가 되었소?"

高小雲道:「你這是第幾問?」

고소운이 말했다.

"이건 몇 번째 질문이죠?"

岳秀道:「第八問。」

악수가 말했다.

"여덟 번째요."

高小雲冷笑一聲,道:「我看你問不出什麼名堂。」

고소운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내가 보기에 당신은 아무런 성과가 없군요."

岳秀道:「姑娘想不出適當的措詞了,是麼?」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가 보구려?"

他問的都是平凡小事,也正因為這些平凡瑣事,所以,高小雲才無準備,在岳秀緊迫追問之下,一時間,竟然無法回答。

그의 질문은 모두가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이었다. 바로 이렇게 평범하고 사소했기 때문에 고소운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악수의 다그침에 일시지간 대답을 하지 못했다.

但她很刁蠻,冷哼一聲,道:「那是我們的事,和你何干?」

그녀는 몹시 거칠게 흥, 하며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그건 우리들의 일인데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

岳秀笑一笑道:「姑娘,你無法回答了是麼?」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낭자, 당신은 대답할 수 없는 것이오?"

高小雲道:「我們怎麼相識,我養父明白,你不能從中挑撥。」

고소운이 말했다.

"우리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의부께서 잘 알고 계시니 당신은 중간에서 도발해서는 안돼요."

岳秀轉目望去,只見居無上滿臉怒容,目注高小雲,緩緩說道:「小雲,咱們父女相識不過一年,老實說,我這作義父的對你瞭解不多,但我對你也無懷疑,不過,你不能回答人家十問,這就叫我作義父的很為難了。」

악수가 눈을 돌려 바라보니 거무상은 얼굴 가득 노기를 띤 채 고소운을 노려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소운, 우리 부녀가 서로 안 지는 불과 일 년이다. 솔직히 말해 의부인 나는 너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지만 나는 너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지 않다. 그러나, 네가 그의 열 가지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니 의부인 나로 하여금 몹시 난처하게 만드는구나."

高小雲道:「這問題,雲兒覺著不用回答。」

고소운이 말했다.

"그 문제는 운아가 대답할 필요를 못느낍니다."

岳秀道:「要不要在下替你回答。」

악수가 말했다.

"내가 대신 대답해도 되겠소?"

高小雲道:「替我回答?」

고소운이 말했다.

"나 대신 대답한다고?"

岳秀道:「因為你不敢說,你自己也覺著無法自圓其說,是麼?」

악수가 말했다.

"왜냐하면 당신은 감히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오. 당신 스스로 둘러댈 수 없다고 느끼고 있지 않소?"

高小雲怒道:「你胡說八道。」

고소운이 노하여 말했다.

"허튼 소리."

居無上冷冷說道:「小雲,說實話,你究竟是不是龍鳳會中人?」

거무상이 냉랭하게 말했다.

"소운, 사실을 말하거라. 너는 도대체 용봉회 사람이 맞느냐?"

高小雲淡淡一笑,道:「看來義父對我也動了懷疑,我沒被人家問倒,但卻被義父問倒了。」

고소운은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의부님도 저를 의심하시는군요. 내가 그의 질문에 말문이 막히는 것이 아니라 의부님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군요."

居無上右手一探,五指如鉤,突然向高小雲的右手腕上抓去。高小雲屈指一彈,數縷指風,直向居無上的右手襲去。

거무상은 우수를 내밀어 다섯손가락을 갈고리처럼 돌연 고소운의 오른 손목을 움켜잡아갔다. 고소운이 손가락을 구부려 몇 가닥의 지풍을 튕겨내자 그대로 거무상의 우수를 향해 파고들었다.

居無上冷哼一聲,道:「小雲,你很膽大。」

거무상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소운, 대담하구나."

高小雲微微一笑,道:「膽大,不是碰到這個姓岳的小子,我不用殺你,我要把你騙死。」

고소운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담하지요. 이 악가 녀석을 만나지 않았으면 당신을 죽일 필요가 없는데 나는 당신을 죽여야겠어요." (騙死는 잘 모르겠,,,)

居無上哈哈一笑道:「女娃兒,老夫有一事不明,念在咱們一年多父女情份上,可否告訴老夫?」

거무상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계집애야, 노부에게는 분명치 않은 것이 하나 있다. 일 년 넘도록 부녀로 지낸 정분을 생각해서 노부에게 알려줄 수 있느냐?"

高小雲冷笑一聲道:「那要看你問什麼了?」

고소운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그건 당신이 무얼 묻느냐에 달렸지요."

她神情鎮靜,態度從容,似是有恃無恐。

그녀의 표정은 침착했고 태도는 여유로웠는데 마치 믿는 구석이 있어 두려운 것이 없는 듯 했다.

居無上道:「老叫化一個人無權無勢,你們怎麼會找上了我。」

거무상이 말했다.

"노규화에게는 아무런 권세도 없다. 너희들은 왜 나를 찾아왔느냐?"

高小雲笑一笑,道:「你還有一身武功,很高明的武功,和你江湖上的威望。」

고소운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에게는 아직 아주 고명한 일신무공이 강호상에서 명망이 있지요."

居無上道:「好啊!你們連我晚景中一點寧靜生活,也不肯放過。」

거무상이 말했다.

"좋아! 너희들은 나의 늘그막 편안하고 조용한 생활조차도 내버려두지 않는구나."

高小雲道:「你不覺著,都是你自己找的嘛?你已風燭殘年,本可過半輩子悠遊林泉的生活,但你仍然不肯安分,你難道不會想想看,我一個十八九歲的小姑娘,怎麼會跟著你一個行將就木的糟老頭子,生活在一起,而且,還認你作為義父,照顧你的生活起居,你自己照照鏡子,那副形貌,豬八戒背個爛箱子,人沒人,貨沒貨,咱們這一番交往,不論怎麼算,都是我吃虧。」

고소운이 말했다.

"모두가 당신 자신이 자초했다고 느끼지 않나요? 당신은 이미 바람 앞의 촛불같이 얼마 남지 않은 세월을 반평생 유유히 산천을 노니는 생활을 보낼 수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지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나는 십팔구 세의 어린 낭자인데 어찌 쭈그렁 할범인 당신을 따라 함께 지낼 뿐만 아니라 당신을 의부로 삼아 당신의 생활과 기거를 돌보겠어요? 당신 스스로 거울을 한번 보세요. 저팔계가 낡은 상자를 지고 있는 몰골이라 사람 같지도 않아요. 우리의 이번 교분은 어찌되었든 모두 내가 손해랍니다."

居無上神情肅然,恭恭敬敬的對岳秀抱拳一禮,道:「老弟,多虧你這一問,要不然,老叫化陰溝裡翻船了。」

거무상이 숙연한 표정으로 정중하게 악수에게 포권하여 일례하고는 말했다.

"노제, 자네의 그 질문 덕분일세. 그렇지 않았다면 노규화는 사소한 부주의로 큰일을 저지를 뻔 했네."

岳秀微微一笑,道:「好說,老前輩言重了。」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별말씀을, 노선배께서는 말씀이 과하십니다."

抱拳還了一禮。

포권하여 답례했다.

居無上目光轉注到高小雲的臉上,哈哈一笑,道:「小雲,就算你是來打我老叫化的主意,但咱們這一年相處,多少總該有點情意,你這樣出口傷人,不覺著太過份麼?」

거무상은 눈길을 고소운에게 돌리더니 하하, 웃고는 말했다.

"소운, 설령 네가 나를 이용할 목적으로 왔더라도 우리가 일 년간 같이 지냈으니 얼마간 정이 있어야 한다. 네가 이렇게 말로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고 느끼지 않느냐?"

高小雲冷笑一聲,道:「我知道你有一份老邁的孤寂,過去愈是輝煌的人,愈是怕晚景淒涼,本來,我可以多陪你幾年,你不該聽那小子的話,對我也生了懷疑,你既然懷疑了我,咱們還有什麼情意可說。」

고소운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당신에게는 늘그막의 외로움과 적막함이 있음을 알아요. 과거에 휘황찬란했던 사람일수록 늘그막의 처량함을 두려워하지요. 본래 나는 당신을 몇 년 더 모실 수도 있는데 저녀석의 말을 듣고 나에 대해 의심이 생기지 말았어야 해요. 당신이 이왕 나를 의심하는 마당에 우리에게 또 무슨 정이라고 할 게 있겠어요?"

居無上嘆口氣,道:「很決絕,小雲,你是龍鳳會派來的人。」

거무상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아주 단호하군. 소운, 너는 용봉회가 보낸 사람이구나."

高小雲道:「哼,你自己去猜吧!想要我告訴你,只怕是有些不易。」

고소운이 말했다.

"흥, 당신은 자기 식대로 추측하는군요! 내가 당신에게 털어놓기를 바라겠지만 쉽지 않을 걸요."

居無上微微一笑,道:「姑娘,我居無上闖蕩江湖數十年,過的橋也比你走的路多,你既然說的斬釘截鐵,老叫化也不用再作戲了,龍鳳會派你來用心何在,老叫化還未能查個清楚,不過,我可以告訴你一件事,這位岳兄弟的才華,武功,雖然叫人敬佩,一眼能看穿了你的偽裝,不過,他也壞了老叫化的大事!」

거무상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낭자, 나 거무상이 강호를 수십 년 떠돌면서 건넜던 다리만 해도 네가 다닌 길보다 많다. 네가 이미 칼로 무자르듯 말했으니 노규화도 더이상 우스개소리 할 필요 없다. 용봉회가 너를 보낸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노규화가 아직 밝혀내지 못했으나 나는 너에게 한 가지 알려줄 수 있다. 이 악형제의 재주, 무공이 감탄할 만 하여 한 눈에 너의 위장(偽裝)을 꿰뚫어 보았으나 그는 노규화의 대사(大事)도 망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高小雲和岳秀,同時愕然說道:「什麼事?」

고소운과 악수가 동시에 아연실색하여 말했다.

"어떤 일입니까?"

居無上笑一笑,道:「姑娘,你的聰明確也能把老叫化哄的服服貼貼,不過,你錯了一件事……」

거무상이 웃으며 말했다.

"낭자, 너의 총명함은 확실히 노규화가 탄복할 만하다. 그러나 너는 한 가지 잘못을 했다..."

高小雲冷然接道:「事情既然挑明了,你也用不著再賣關子,說出來,給我聽聽,是真是假?」

고소운이 냉연하게 대꾸했다.

"사정이 이미 밝혀졌으니 당신도 더이상 뜸들일 필요 없어요. 진짜인지 가짜인지 나한테 들려 주세요."

居無上道:「你這身武功太高明,是破綻之一,老叫化居處五里之內,有人用毒傷了你,是破綻之二,事後,老叫化查詢丐幫弟子,證明那天只有一個人闖進了黃葉溝,老叫化在救你之前,就了解是怎麼回事,姑娘,你們的計劃很好,派來的人也不錯,但你們對老叫化的了解太膚淺,幾乎是全無所知。」

거무상이 말했다.

"너의 일신무공이 너무도 고명한 것이 헛점의 하나다. 노규화의 거처 오 리 내에서 독으로 너를 상하게 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두 번째 헛점이다. 사후에 노규화가 개방제자에게 알아보니 그날 오직 한 사람이 황엽구(黃葉溝:溝는 협곡이니 지명인 듯)에 들어왔음이 증명되었지. 노규화는 너를 구하기 전에 어찌된 일인지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낭자, 너희들의 계획은 아주 훌륭했고 보내온 사람들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너희들은 노규화에 대한 이해가 너무도 얕았고 아는 것이 거의 전무했다." 

高小雲冷笑一聲,道:「那你為什麼不早說出來,直到我把事情挑明了,你才這麼胡砍一通,很多成名江湖的人,他們很怕受到嘲笑,會想盡辦法,維護他們一點尊榮,作出自欺欺人的事。」

고소운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왜 진작 말하지 않았나요? 내가 사정을 들추어내고서야 당신은 이렇게 마구 지껄이는군요. 강호에 명성이 있는 사람은 아주 많은데 그들은 조소를 받을까 겁내어 그들의 존귀함을 유지할 온갖 방법을 생각하느라 자신은 물론 남도 속이는 일을 벌이지요."

居無上道:「好厲害的姑娘!」

거무상이 말했다.

"정말 무서운 낭자로군!"

高小雲道:「我敢到你居無上的身側,和你共處,如是沒有幾下子,也不敢來。」

고소운이 말했다.

"내가 감히 거무상 당신 곁에서 당신과 함께 지냈는데 만일 몇 가지 재간이 없다면 감히 오지도 않았어요."

居無上道:「你不用太得意了,老夫舉出幾件事,給你證明一下如何?」

거무상이 말했다.

"너는 너무 득의해 하지 말아라. 노부가 몇 가지 사실을 들어 증명하면 어떻겠느냐?"

高小雲道:「說說看吧!希望你不是事後諸葛亮。」

고소운이 말했다.

"말해보세요! 당신이 뒷북치는 것이 아니길 바래요."

居無上道:「我傳過你幾招武功,是麼?」

거무상이 말했다.

"내가 너에게 몇 초의 무공을 전수했었지?"

高小雲道:「不錯,幾招不算怎麼高明的掌法。」

고소운이 말했다.

"그래요. 그 몇 초는 무슨 고명한 장법(掌法)이라 할 수 없어요."

居無上道:「妳奉派來此,監視老夫,大約是老叫化這幾下子,被貴門看上眼了,但老叫化最高明的降魔十三掌,卻連一招也沒有教給你。」

거무상이 말했다.

"노부를 감시하러 너를 이곳으로 보냈으니 아마 노규화의 몇 가지 재간이 귀 문의 눈에 들었겠지. 하지만 노규화의 가장 고명한 항마십삼장(降魔十三掌)은 일 초도 너에게 가르쳐주지 않았다."

高小雲冷哼一聲,道:「就算你傳給我,也不見得就是掌法中最好的招數。」

고소운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설령 당신이 나한테 전수했더라도 그것이 장법 중에서 가장 훌륭한 초수라고 볼 수 없어요."

居無上道:「姑娘不用太狡辯……」

거무상이 말했다.

"낭자는 너무 교활하게 발뺌하지 말아라..."

語聲一頓,接道:「老叫化再給你舉個例子出來……」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노규화는 몇 가지 예를 들겠다..."

高小雲接道:「我希望由事實證明,用不著自說自話。」

고소운이 말했다.

"자기만의 생각이 아닌 사실에 의해 증명하기를 바래요." 

居無上道:「你看到老叫化練過武功麼?」

거무상이 말했다.

"너는 노규화가 무공을 연마하는 것을 보았느냐?"

高小雲怔了一怔,道:「這個,倒是沒有看過……」

고소운이 의아해서 말했다.

"그건 본 적이 없군요..."

居無上點點頭,道:「小雲,現在,老叫化的話已經說完了,我要生擒了你,交給敝幫主追問內情。」

거무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소운, 이제 노규화는 할 말을 다했다. 나는 너를 사로잡아서 폐 방주께 넘겨 내정(內情)을 심문하도록 하겠다."

高小雲冷笑一聲,道:「你自覺一定能夠勝我麼?」

고소운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당신은 반드시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여기시나요?"

居無上道:「試試看,如若老夫不能勝你,這些話都成謊言。」

거무상이 말했다.

"한번 해보자꾸나. 만약 노부가 너를 이길 수 없다면 이런 말들은 모두 거짓말이 되는 것이다."

高小雲道:「好吧!你儘管出手……」

고소운이 말했다.

"좋아요! 당신은 얼마든지 출수하세요..."

目光一掠岳秀又接道:「你怎麼說?」

시선이 악수를 스치며 또 말을 이었다.

"당신은 어떻게 말할 건가요?"

岳秀笑一笑,道:「我能說什麼呢?」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소?"

高小雲道:「要不要為他助拳?」

고소운이 말했다.

"그를 도울 건가요?"

居無上道:「姑娘,用不著施激將之法,不但是他,就算丐幫中人,也不許有一個出手助拳。」

거무상이 말했다.

"낭자, 격장지계(激將之計)를 쓰지 말아라. 그는 물론이고 설령 개방인이라 하더라도 출수하여 돕는 것을 불허한다."

高小雲道:「希望你說話算數。」

고소운이 말했다.

"당신이 한 말이니 지키기를 바래요."

居無上目睹岳秀道:「岳兄弟,給老叫化一個面子,就算老叫化傷在了別人的手中,你也不用幫忙了。」

거무상이 악수를 보며 말했다.

"악형제, 노규화의 체면을 세워주게. 설령 노규화가 남의 손에 다치더라도 자네는 도울 필요 없네."

岳秀道:「晚輩恭敬不如從命了。」

악수가 말했다.

"악수는 명을 따르겠습니다."

居無上目光又轉到青衫人的身上,道:「我以丐幫三代元老的身份,請求幫主,任何情況下,約束我幫中弟子不出手助拳。」

거무상은 눈길을 또 청삼인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개방 삼대원로의 신분으로 방주께 부탁드리오. 어떤 상황에서도 방중의 제자들이 출수하여 돕지 않도록 나한테 약속해주시오."

青衫人沉吟了一陣,道:「好!我會嚴令他們,不許出手。」

청삼인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좋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출수를 불허한다는 엄한 영을 내리겠습니다."

居無上目光轉到高小雲的身上,道:「姑娘,可以出手了吧?」

거무상은 시선을 고소운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낭자, 출수해도 좋다."

高小雲神情很瀟灑,淡淡一笑,道:「你準備和我拚個生死出來呢?還是分出勝敗就算。」

고소운은 소쇄한 표정으로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나와 죽고살기로 싸울 작정인가요 아니면 승패를 가르면 그만인가요?"

居無上淡然一笑,道:「老叫化想生擒了你,本幫對一般江湖同道,不亂施刑法,但對叛離本門的弟子,卻有著很嚴厲的幫規制裁。」

거무상이 담연히 웃으며 말했다.

"노규화는 너를 사로잡고자 한다. 본 방은 일반 강호동도들에 대해 함부로 형법(刑法)을 시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본문을 배반한 제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방규(幫規)의 제재가 있다."

高小雲道:「我們既然斷去了父女之情,我也不算丐幫弟子了。」

고소운이 말했다.

"우리가 이왕 부녀의 정을 끊었으니 내가 개방제자라 할 수도 없어요."

居無上道:「那要看怎麼解說了,千不該,萬不該,你不該認我老叫化作為義父,老叫化既是丐幫中的長老,你自然算丐幫中人,既然犯幫規,又以下犯上,小雲,這都是敝幫中最大的禁忌。」

거무상이 말했다.

"그건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달렸다. 네가 나를 의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하며, 노규화가 이왕 개방 장로이니 너는 자연 개방사람이라 할 수 있는데 이미 방규를 어겼고 아랫사람으로서 윗사람을 범했다. 소운, 이것은 폐 방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것이다."

高小雲道:「笑話,你們的幫規禁忌,和我何干,再說,我就算打不過你,我相信,還有走的能力。」

고소운이 말했다.

"우습군요. 당신들 방규의 금기가 나와 무슨 상관이죠? 게다가 내가 설령 당신을 싸워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달아날 능력은 있다고 믿어요."

居無上臉色冷肅,道:「好!你先出手。」

거무상은 싸늘한 낯빛으로 말했다.

"좋다! 먼저 출수하라."

高小雲柳腰一挫,忽然衝向了居無上,右手食中二指,直取雙目。一出手,就是殘人肢體,取人性命的毒招。

고소운이 버들허리를 꺾어 홀연히 거무상을 향해 돌진하면서 우수의 식,중지 두 손가락으로 두 눈을 취했다. 이 출수는 사람의 사지를 못쓰게 만들고 목숨을 뺏는 독초(毒招)였다.

居無上冷哼一聲,道:「好辣的手法。」

거무상이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더니 말했다.

"정말 악랄한 수법이군."

右手橫起,五指半張半合,抓向了高小雲的右腕。高小雲掌勢不收,就勢變招,橫裡向居無上右腕上撞去。雙方掌勢將要接觸之時,居無上大手一張一合,高小雲的右腕,已入了居無上的掌握之中。兩人掌指的相觸之處,就在居無上面前不足一尺的所在。

우수를 횡으로 들어올리며 다섯손가락을 반쯤 펴고 반쯤 오므려서 고소운의 오른손목을 향해 움켜잡았다. 고소운은 장세를 거두지 않고 곧바로 변초(變招)하여 횡으로 거무상의 오른 손목을 향해 부딪혀갔다. 쌍방의 장세가 접촉하려고 할 때 거무상이 큰 손을 벌렸다 합치자 고소운의 오른 손목은 이미 거무상의 손바닥 안에 들어갔다. 두 사람의 장지(掌指)가 서로 닿은 곳은 거무상 면전에서 일 척도 되지 않는 곳이었다.

忽然間,高小雲的右袖之內,激射出一片茫茫白煙,飛灑向居無上的面門。這樣的近距離中,出乎意外的發難,居無上雖然有絕世武功,也無法閃避那撲向面門的一片白煙。異香撲鼻,頓覺眼睛一花,仰面向地上栽去。

별안간 고소운의 오른 소매 안에서 뿌연 백연(白煙)이 격사되어 나와 거무상의 얼굴을 향해 뿌려졌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의외의 일이 벌어지자 거무상이 비록 절세의 무공을 가졌더라도 얼굴을 덮쳐오는 백연을 피할 수가 없었다. 기이한 향기가 코를 덮치자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지며 반듯이 땅 위로 쓰러졌다.

這不過一眨眼間的變化,眼看居無上就要扣上高小雲的腕脈,但高小雲卻忽然間反敗為勝。四周都是武林中第一流的高手,這一次變化意外,搶救不及,但不能再給高小雲傷人的機會。青衫人疾發一掌,逼住了高小雲,不讓她有傷人的時間,人卻隨著發出的一掌,欺身而上。高小雲柳腰一扭,突然轉身疾射,向外衝。

이것은 불과 눈깜박할 사이의 변화였다. 거무상이 고소운의 완맥을 이제 곧 움켜잡으려 했지만 고소운이 별안간 패배를 역전시켰다. 주위에는 모두 무림에서 제일류의 고수들이었으나 이번의 변화는 의외여서 미처 서둘러 구하기엔 늦었다. 청삼인이 재빨리 일 장을 발출하여 고소운을 꼼짝 못하게 하여 사람을 해칠 시간을 주지 않고는 발출한 일 장을 뒤따라 몸을 앞으로 기울여 나아갔다. 고소운은 버들허리를 비틀더니 돌연 몸을 돌려 재빠르게 밖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只聽一個冷冷聲音,道:「姑娘走不了。」

한 명의 냉랭한 음성이 들렸다.

"낭자는 도망치지 마시오."

一片掌影,迎面劈來。說話的是岳秀,發掌的也是岳秀,掌力雄渾,帶起了一股嘯風之聲。高小雲連攻兩招,均未能封住岳秀的掌勢,被迫的向後連退了三步,才把岳秀的掌勢避開。

한 조각 장영(掌影)이 정면으로 쪼개어왔다. 말을 한 것은 악수였고 장세를 발출한 것도 악수였다. 장력은 웅혼(雄渾)하여 한 줄기 바람소리를 동반했다. 고소운은 연달아 두 초를 공격하였으나 모두 악수의 장세를 막을 수 없었다. 뒤쪽으로 연이어 삼 보를 물러나고서야 악수의 장세를 피해냈다.

這時,居無上早已被左護扶秦震救了下去,但不知居無上身中的什麼毒,懷中雖有解毒藥物,但卻不敢施用,只好守護在居無上的身側。右護法江橫卻已蓄勢戒備,隨時可以出手。一身青衫的丐幫幫主,臉色嚴肅,眉宇間隱隱泛著怒意,雙目中神光如電,盯注在高小雲的身上。

이때 거무상은 벌써 좌호법 진진이 구해냈다. 하지만 거무상이 어떤 독에 당했는지 알지 못하기에 품 속에 비록 해독약물이 있었지만 감히 사용하지 못하고 단지 거무상의 곁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우호법 강횡은 언제라도 출수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은 채 경계했다. 일신에 청삼을 걸친 개방방주는 엄숙한 낯빛으로 미간에 은은히 노기를 띤 채로 두 눈에서는 번개 같은 신광으로 고소운을 노려보았다.

避開了岳秀強力的一掌之後,高小雲臉上突然閃掠過一抹驚異之色,只覺此人一掌的威力,比剛才和自己動手時的威力,強大很多,難道剛才他沒有全力出手。

악수의 강력한 일 장을 피한 뒤 고소운의 얼굴에는 돌연 한 가닥 경이로운 기색이 스쳐지나갔다. 이 일 장의 위력은 조금 전 자신과 겨루었을 때의 위력에 비해 훨씬 강대하였기에 '설마 방금 전 그는 전력으로 출수하지 않았단 말인가?'라고 느꼈다.

暗暗吁了一口氣,高小雲緩緩說道:「你就是岳秀吧?」

암암리 휴, 한숨을 내쉰 고소운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이 바로 악수?"

岳秀道:「不錯,看來,貴會重視我岳某人。」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보아하니 귀 용봉회는 나 악모를 중시하는구려."

高小雲冷笑一聲,道:「重視你有什麼好,那就表示你快要死了。」

고소운이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을 중시해서 무슨 좋을 것이 있겠어요. 그건 당신이 일찍 죽게됨을 의미한답니다."

岳秀道:「就憑妳姑娘這一句話,岳秀非得鬥鬥你們龍鳳會了。」

악수가 말했다.

"낭자 당신의 그 한 마디로 악수는 당신네들의 용봉회와 싸우지 않으면 안되겠군."

高小雲道:「你敢不敢再和我來一場單打獨鬥。」

고소운이 말했다.

"당신은 감히 나와 한바탕 일대일로 싸울 텐가요?"

岳秀道:「岳某人可以奉陪,不過,你用迷藥藥倒丐幫長老這件事,先得有個交待。」

악수가 말했다.

"악모는 상대해드릴 수 있소. 그러나 당신이 미혼약을 써서 개방 장로를 쓰러뜨린 일을 먼저 해명해야 하오."

高小雲道:「我想不出有什麼交待,兵凶戰危,對陣搏殺,本來就是各憑所能的事。」

고소운이 말했다.

"나는 해명할 것이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군요. 대치하여 싸운다는 것은 본래 각자의 능력에 따라야하는 일이예요."

岳秀望了那青衫人一眼,未再開口。顯然,是看丐幫對這件事的態度。

악수는 그 청삼인을 한번 바라보고는 더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이 일에 대한 개방의 태도를 보겠다는 것이 분명했다.

青衫人果然有了表示,冷笑一聲,道:「自我于化龍接掌丐幫以來,還沒有過那一家門派,對敝幫如此無禮,本幫可以不理龍鳳會的事,但你們卻找上了丐幫,未免欺人過甚了。」

청삼인은 과연 표시가 있었다. 냉소를 한번 치더니 말했다.

"나 우화룡이 개방을 이어받은 이래로 아직 어느 일가문파에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는데 폐 방에 대해 이같이 무례하다니! 본 방이 용봉회의 일을 거들떠보지 않을 수 있는데도 너희들이 도리어 개방을 건드리다니 상대를 업신여김이 너무 심하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구나."

高小雲一撇嘴巴,道:「聽你的口氣,似乎要和姓岳的聯手合擊,對付我了?」

고소운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당신의 말을 듣자니 악가와 연수합격하여 나를 상대하려고 하는군요?"

于化龍冷冷說道:「丐幫的事,一向不希望別人插手,但你施用迷藥,毒倒了敝幫中三代元老,事非小可,你既不擇手段,本幫也不必用江湖規矩對付你了。」

우화룡이 냉랭하게 말했다.

"개방의 일에는 언제나 다른 사람이 개입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네가 사용한 미약이 폐 방의 삼대원로를 쓰러지게 했으니 이만저만한 일이 아니다. 네가 이왕 수단을 가리지 않으니 본 방도 강호규칙대로 너를 상대할 필요가 없다."

岳秀突然接道:「高姑娘把解藥交給于幫主,解了居老前輩身中之毒,在下可以給你一個賭賭運氣的機會。」

악수가 돌연 말을 받았다.

"고낭자가 해약을 우방주께 넘겨주어 거노선배님의 독을 풀어주면 나는 당신에게 운에 맡기고 내기를 해볼 기회를 줄 수 있소."

高小雲道:「什麼機會?」

고소운이 말했다.

"어떤 기횐가요?"

岳秀道:「和我單打獨鬥,不論你用什麼手段,只要你能勝了在下,你就可以離開此地。」

악수가 말했다.

"나와 일대일로 싸우는 것이오. 당신이 무슨 수단을 쓰든 나를 이길 수만 있다면 당신은 이곳을 떠나도 좋소."

高小雲道:「你說話能算數麼?」

고소운이 말했다.

"당신 말을 지킬 수 있나요?"

岳秀笑一笑,道:「丐幫一向不許別人插手他們的事,但也不願插手別人的事,姑娘如若想逃避開丐幫中人的圍攻,只有交出解藥一途。」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개방은 언제나 다른 사람이 그들의 일에 개입하는 것을 허락치 않소.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일에 끼어들기도 원치 않소. 낭자가 만약 개방인들의 포위공격을 벗어나고 싶다면 해약을 내놓는 길 밖에 없소."

高小雲沉吟了一陣,道:「我要于幫主講一句話。」

고소운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우방주의 한 마디 말이 필요해요."

于化龍似是大感為難,沉吟了良久,道:「你如交出解藥,今日的事,丐幫可以不管。」

우화룡은 크게 난처함을 느꼈는지 오랫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대가 해약을 내놓는다면 금일의 일은 개방이 상관치 않겠다."

岳秀笑一笑,道:「姑娘,于幫主一言九鼎,可以放心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낭자, 우방주는 한 번 말하면 반드시 지키니 안심해도 좋소."

高小雲道:「好,我可以交出解藥,不過不是現在。」

고소운이 말했다.

"좋아요. 내가 해약을 내놓을 수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아니예요."

岳秀道:「什麼時間?」

악수가 말했다.

"언제요?"

高小雲道:「咱們分出勝負之後,我再拿出解藥。」

고소운이 말했다.

"우리가 승부를 가른 뒤에 해약을 내놓겠어요."

岳秀道:「你是勝了交呢?還是敗了交呢?」

악수가 말했다.

"당신이 이기면 내놓겠소 아니면 졌을 때 내놓겠소?"

高小雲道:「自然是敗了交,我如勝了你,用不著交出解藥。」

고소운이 말했다.

"당연히 지면 내놓지요. 내가 만일 당신을 이기면 해약을 내놓을 필요가 없어요."

岳秀道:「龍鳳會中人,一向會打如意的算盤,咱們男子漢大丈夫,不能和你們婦道人家一般見識,你既然提出來了,在下只好答應。」

악수가 말했다.

"용봉회 사람은 언제나 제멋대로 계산을 하는군. 우리 사내대장부들이 당신네 부녀자들과 똑같이 굴어서는 안되겠지. 당신이 이왕 제시했으니 나는 승낙하지 않을 수가 없구려."

于化龍道:「如不先行交出解藥,丐幫不會答應這件事。」

우화룡이 말했다.

"먼저 해약을 내놓지 않는다면 개방은 그것을 승낙하지 않겠소."

岳秀道:「于幫主,居老前輩的解藥,包在區區身上,請諸位看在下一個薄面,答應下這件事情。」

악수가 말했다.

"우방주, 거노선배의 해약은 저한테 있습니다. 제위들은 저의 낯을 보아서 그걸 승낙해주십시오."

于化龍道:「你能解去他身中之毒麼?」

우화룡이 말했다.

"자네는 그의 몸 속 독을 없앨 수 있는가?"

岳秀道:「在下說過了。自然負責,解不了居老前輩身中之毒,岳秀願以命相抵。」

악수가 말했다.

"제가 말했으니 당연히 책임을 집니다. 거노선배 몸 속의 독을 없애지 못하면 악수는 목숨으로 맞바꾸겠습니다."

于化龍道:「居長老在本幫中身份崇高,如是把性命誤於你手,本幫主如何向幫中交代。」

우화룡이 말했다.

"거장로는 본방에서 신분이 숭고하네. 만일 그의 목숨이 자네 손에서 그르치게 된다면 본 방주가 어떻게 방중의 제자들에게 설명하겠는가?"

岳秀道:「如非在下一掌,高小雲可能早已經破圍而出,那時,幫主又能如何?」

악수가 말했다.

"저의 일 장이 아니었다면 고소운은 벌써 포위를 뚫고 나갔을 겁니다. 그때 방주는 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于化龍臉色一變,道:「閣下和丐幫究竟是敵是友?」

우화룡은 낯빛이 일변하여 말했다.

"귀하와 개방은 도대체 적인가 친구인가?"

岳秀道:「那要看你幫主的看法了,是敵是友,任憑幫主決定。」

악수가 말했다.

"그건 방주 당신의 생각에 달렸습니다. 적인지 친구인지 방주께서 결정하십시오."

于化龍冷冷說道:「既是如此,咱們也不敢值重閣下這一賭,本幫先逼她交出解藥,高小雲既是龍鳳會中人,咱們交給閣下就是。」

우화룡이 냉랭하게 말했다.

"이왕 그렇다면 우리는 귀하의 내기에 가치를 두지 않겠네. 본 방이 먼저 그녀에게 해약을 내놓게 만들겠네. 고소운이 이왕 용봉회 사람이니 우리는 귀하에게 넘겨주면 그만일세."

岳秀劍眉一揚,道:「好!先由貴幫逼她交藥。」

악수가 검미를 치켜올리며 말했다.

"좋습니다! 먼저 귀 방이 그녀에게서 약을 내놓게 만드십시오."

突然閃出門外,拍活了朱奇的穴道。

돌연 문 밖으로 이동해 주기의 혈도를 쳐서 풀었다.

朱奇想到穴道被點之辱,心中怒火高燒,高聲說道:「于化龍,你是一幫之主的身份,竟然暗施算計,點人穴道。」

주기는 혈도가 찔린 치욕이 떠올라 마음 속에서 노화가 높이 타오르고 있었다. 큰 소리로 말했다.

"우화룡, 당신은 일방의 주인 신분인데 뜻밖에도 암산을 펼쳐 혈도를 찌르다니." (고소운이 혈도를 짚은 게 아니었나?)

岳秀沉聲說道:「朱奇,忍耐一些,咱們先看一場熱鬧再說。」

악수가 침성으로 말했다.

"주기, 좀 참으십시오. 우리 먼저 한바탕 구경거리를 보고나서 다시 이야기합시다."

原來,他對丐幫幫主的妄大自尊,心中極端不滿,已準備給丐幫一點顏色。

원래 그는 개방방주의 거드름에 심중으로 극단적인 불만을 가지고 있어 개방에게 조금 본때를 보여줄 작정이었던 것이다.

朱奇一欠身,道:「老奴遵命。」

주기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늙은 종은 명을 따르겠소이다."

岳秀人堵在廳門口處,朱奇錯個肩,落後一步。

악수는 청문의 입구에 우뚝 섰고 주기는 어깨 하나 만큼 엇갈리게 뒤로 일 보 떨어졌다.

于化龍已瞧出岳秀對自己不滿之情,稍有衝突,就可能兩面樹敵,強忍心中怒氣,未去理會朱奇的喝叫,目光盯注在高小雲的身上,道:「姑娘自己取出解藥呢?還是要我們動手?」

우화룡은 악수가 자신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어 조금이라도 충돌이 생기면 양 쪽으로 적을 만들 가능성이 있음을 알아차렸다.  억지로 심중의 노기를 참으며 주기의 고함소리를 거들떠보지 않고 고소운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낭자 스스로 해약을 내놓을 텐가 아니면 우리와 싸울 텐가?"

高小雲冷笑一聲,道:「你剛才看清楚了沒有?」

고소운이 냉소를 치며 말했다.

"당신은 방금 전 똑똑히 보지 않았나요?"

于化龍道:「什麼事?」

우화룡이 말했다.

"무얼 말인가?"

高小雲道:「我傷倒居無上用的什麼手法?」

고소운이 말했다.

"내가 거무상을 상하게 하는데 쓴 것이 어떤 수법이었나요?"

于化龍道:「一個人同樣的手法,只怕是很難施展兩次……」

우화룡이 말했다.

"한 사람이 똑같은 수법을 두 차례나 시전하기는 어려울 걸..."

話還未完,高小雲突起發難,右手一掌擊出。同時,一片白粉,疾飛而去。于化龍口還未來得及閉上,那片白粉已到了面前。這是強烈的迷藥,于化龍只聞到了一點香味,人已暈了過去。左右二護法看情形不對,顧不得再看居無上的安危,雙雙撲了過去。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소운이 느닷없이 우수로 일 장을 쳐냈다. 동시에 약간의 백분(白粉)이 빠르게 날아갔다. 우화룡의 입이 미처 닫히기 전에 그 백분은 이미 면전에 이르렀다. 그것은 강렬한 미약이었다. 우화룡은 조금 향기를 맡았을 뿐인데 사람은 이미 혼절해버렸다. 좌우 두 호법은 상황이 잘못 되었음을 보자 거무상의 안위를 더이상 돌아보지 않고 쌍쌍이 덮쳐갔다.

那知高小雲的動作,比他們更快,右手一探,人已抓住了于化龍,順手一帶,整個把于化龍拉到身前。這不過是一瞬間的工夫。左右二護法一招撲空,耳際間,已響起了高小雲的聲音,道:「住手,你們敢向前逼近一步,我就取他性命。」

고소운의 동작이 그들에 비해 훨씬 빠르다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우수를 내밀어 우화룡을 붙잡고 그대로 우화룡을 몸 앞으로 끌어당겼다. 그것은 불과 눈깜빡할 사이였다. 좌우 두 호법의 일 초는 허공을 쳤고 귓가에는 고소운의 음성이 들렸다.

"손을 멈추시오. 당신들이 감히 앞으로 한 걸음만 다가와도 나는 그의 목숨을 취하겠소."

左右二護法果然停了下來,不敢再動手。

좌우 두 호법은 과연 멈추고 감히 더이상 손을 쓰지 못했다.

高小雲左手抓住了于化龍的左肩,穩住了于化龍的身子,右手卻接在于化龍的命門穴上,接道:「姓岳的,你給我閃開,姑奶奶要走了。」

고소운은 좌수로 우화룡의 왼쪽 어깨를 붙잡아 우화룡의 몸을 바로 세우더니 우수를 우화룡의 명문혈에 대고 말했다.

"악씨, 낭자는 가야겠으니 썩 비켜요."

岳秀神情冷肅,站在原地未動。

악수는 싸늘한 표정으로 원래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高小雲怒道:「姓岳的!姑娘的話,你聽到了沒有?」

고소운이 노하여 말했다.

"악가야, 낭자의 말을 너는 듣지 못했느냐?"

岳秀神情雖然嚴肅,但聲音卻出奇的平靜,道:「聽到了。」

악수는 표정이 비록 엄숙했지만 이상하리만치 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들었소."

高小雲道:「聽到了,為什麼還不讓路。」

고소운이 말했다.

"들었는데 왜 길을 열지 않느냐."

岳秀道:「為什麼要我讓路呢?」

악수가 말했다.

"왜 내가 길을 비켜주어야 하오?"

高小雲道:「不讓路,我就殺了他。」

고소운이 말했다.

"길을 열지 않으면 나는 그를 죽이겠어요."

岳秀淡淡一笑道:「丐幫幫主並非天下武林盟主,我不是丐幫中人,就不會受到這份威脅。」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개방방주는 결코 천하무림맹주가 아니며, 나는 개방사람이 아니므로 그런 위협을 받을 리가 없소."

高小雲道:「我殺了他,丐幫定然會遷怒到你的身上。」

고소운이 말했다.

"내가 그를 죽이면 틀림없이 개방의 분노가 당신에게 옮겨갈 거예요."

岳秀道:「笑話,丐幫幫主之死,於我何關,現在丐幫中人在此,他們自會說明內情。」

악수가 말했다.

"웃기는 소리. 개방방주의 죽음이 나와 무슨 관계요? 지금 개방인들이 이곳에 있소. 그들이 내정을 설명할 거요."

高小雲道:「我不信你不害怕。」

고소운이 말했다.

"나는 당신이 두려워하지 않다고는 믿지 않아요."

岳秀道:「不信你就試試看。」

악수가 말했다.

"믿지 못하겠거든 한번 시험해보시오."

高小雲愣了一愣,道:「你真的不顧丐幫幫主的生死?」

고소운은 놀라서 멍해졌다.

"당신은 정말 개방방주의 생사를 돌보지 않나요?"

岳秀道:「其人妄自尊大,姑娘要教訓他一頓也好,或是殺了他也好,都和在下無關。」

악수가 말했다.

"그 사람은 거만하고 잘난 척 하니 낭자가 그에게 좀 교훈을 주어도 좋고 아니면 그를 죽여도 좋소. 모두 나와는 무관하오."

高小雲暗暗嘆口氣道:「這個人真是難纏的很。……」

고소운은 암암리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사람은 정말 다루기 어렵구나..."

只聽岳秀冷笑一聲,道:「姑娘,你那袖中毒藥十分高明,在下也希望試試看。」

악수가 냉소를 터뜨리는 소리가 들렸다.

"낭자, 당신 소매 안의 독약은 십분 고명하더구려. 나도 한번 시험해보기를 희망하오."

高小雲沉吟了一陣後,心中有了主意,緩緩說道:「姓岳的,你不讓路是不是?」

고소운은 한동안 침음하다가 마음 속에 생각이 정해지자 말했다.

"악씨, 당신은 길을 열지 않을 텐가요?"

岳秀道:「不錯,姑娘有什麼高明辦法?」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낭자에게 무슨 고명한 방법이라도 있소?"

高小雲道:「丐幫幫主雖然在我手中,但我要替他找一個殺他的兇手。」

고소운이 말했다.

"개방방주가 비록 나의 수중에 있지만 나는 그를 죽인 흉수를 찾아주겠어요."

岳秀道:「很好的打算。」

악수가 말했다.

"아주 훌륭한 계획이오."

高小雲道:「我用丐幫的幫主,作為擋你掌勢盾牌。」

고소운이 말했다.

"나는 개방의 방주를 이용하여 당신의 장세를 막을 방패로 삼겠어요."

岳秀道:「試試看吧!戲法人人會變,各有巧妙不同,姑娘有什麼本領,不妨試試看。」

악수가 말했다.

"어디 한번 해보시오! 일의 해결에는 저마다의 방법이 있다고 하니 낭자에게 무슨 재간이 있다면 시험해보아도 무방하오."

高小雲暗提真氣,力貫雙臂,舉步向前行去。她走的很慢,雙目卻盯注岳秀的雙手之上。

고소운은 암암리 진기를 끌어올리려 두 팔에 주입한 채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걸음은 아주 느렸고 두 눈은 악수의 쌍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岳秀也是全神貫注,心中卻暗暗忖道:丐幫幫主于化龍,雖然妄自尊大一些,但丐幫的幫主身份,一向受丐幫中弟子敬重,雖是情形特殊,但如讓他們的幫主,死於我的手中,卻也是一場糾纏不清的麻煩,這女人果然是惡毒的很。

악수도 온 정신을 집중한 채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개방방주 우화룡이 비록 지나치게 잘난 척 하지만 개방의 방주 신분으로서 언제나 개방제자들의 존경을 받았다. 비록 정황이 특수하긴 하지만 만일 그들의 방주가 나의 손에 죽는 것도 마구 뒤엉킨 실타래처럼 성가신 일이겠지. 이 여인은 과연 아주 악독하구나.'

心中念轉,人卻全身戒備。

심중으로 생각을 굴리며 온 몸을 경계했다.

只聽右護法江橫輕輕咳了一聲,道:「岳少俠,敝幫長老和幫主,並非是技不如人,實在是中了丫頭的暗算。」

우호법 강횡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악소협, 폐방의 장로와 방주는 결코 기예가 남보다 못한 것이 아니라 사실 요 계집애의 암산에 당한 것이오."

岳秀雙目盯注在高小雲的身上,口中卻說道:「我看的很清楚。」

악수는 두 눈으로 고소운을 응시한 채로 말했다.

"똑똑히 보았습니다."

江橫道:「敝幫主也許在言語上有開罪閣下的地方……」

강횡이 말했다.

"어쩌면 폐방주의 말이 귀하에게 죄를 지은 점이 있을 것이오..."

岳秀右手一揮,五指半屈半伸,突然向高小雲的右腕抓去,口中卻應道:「不用客氣。」

악수는 우수를 휘둘렀다. 다섯손가락을 반쯤 구부린 채 돌연 고소운의 오른 손맥을 향해 움켜잡아가며 입으로 말했다.

"별 말씀을."

高小雲疾進一步,雙手一推,果然把于化龍當作兵刃,向岳秀的五指上撞去。岳秀冷笑一聲,右手忽然收回,左手卻及時而出,抓向高小雲的肘間「曲池穴」。高小雲嬌軀一轉,呼的一聲,硬把于化龍的身子給轉了過來,迎向岳秀左手。岳秀左手收回,右手遞出。就這樣,逼得雙手抓住于化龍的高小雲,不停的轉動。岳秀的掌勢變化快速,但每一招去勢卻很明顯,高小雲自然又用于化龍迎了上去。

고소운은 재빨리 한 걸음 나아가 쌍수를 밀어냈다. 과연 우화룡을 병기삼아 악수의 다섯손가락에 부딪혀갔다. 악수가 냉소를 치더니 우수를 문득 거들어들이고 때맞추어 좌수로 고소운의 팔꿈치 사이 곡지혈(曲池穴)을 향해 움켜잡았다.

고소운은 교구를 휙, 하니 한 바퀴 돌리더니 우화룡의 몸을 단단히 잡고 돌리며 악수의 좌수를 향해 맞이했다. 악수는 좌수를 거두고 이번에는 우수를 내밀었다. 이렇게 되자 두 손으로 우화룡을 붙잡은 고소운으로 하여금 쉼없이 빙빙 돌게 만들었다. 악수의 장세는 변화가 쾌속했지만 매 일 초가 매우 명확했다. 고소운은 자연 또 우화룡을 써서 맞이해 갔다.

右護法江橫看的黯然神傷,一幫之主,竟被一個女孩子,拿著當兵刃耍,心中那份難過,簡直是不用提了。幸好于化龍的人,已然完全暈迷過去,若是他還清醒,受到這一份羞辱,就夠他受的。片刻之間,岳秀此收彼攻,連攻了數十招。高小雲拿著百多斤一個人當作兵刃,在數十次轉動之下,早已累的香汗淋漓。她心中很快警覺到,這是岳秀有意的消耗她的體能,然後,在找出破綻後,奮力一擊制服自己。

우호법 강횡이 보고 암연히 풀이 죽었다. 일방의 주인이 한 명의 여자아이에 의해 병기로 다루어지고 있으니 마음 속의 그 괴로움은 그야말로 언급할 필요가 없었다. 우화룡이 이미 완전히 혼절했기에 다행이지, 만약 그가 아직 깨어있으면서 이런 치욕을 받고 견딜 수 있겠는가? 

잠깐 사이에 악수는 이리저리 연달아 수십 초를 공격했다. 고소운은 백 근이 넘은 사람을 붙잡아 병기로 삼아서 수십 차례 돌리느라 벌써 피곤하여 땀을 뻘뻘 흘렸다. 그녀는 마음 속으로 아주 빨리 깨달았다. 이것은 악수가 의도적으로 그녀의 체력을 소모시키는 것이며 그런 다음 헛점을 찾아낸 뒤 힘껏 일격으로 자신을 제압하려 들 것이다.

這女人,不但有過人的狡猾,也有著過人的決斷力,心念一動,立刻,疾快的向後躍退八尺,道:「住手。」

이 여인은 과인(過人)한 교활함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과인(過人)한 결단력도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즉각 뒤쪽으로 재빨리 훌쩍 뛰어 팔 척을 물러나더니 말했다.

"손을 멈춰요."

左手挾著于化龍,右手已然從懷中摸出了一把匕首。鋒利的寒芒,頂在了于化龍的咽喉上。左右二護法本已準備出手,但目睹此狀後,立刻退了下去。

좌수로는 우화룡을 끼고 우수에는 이미 품 속에서 한 자루의 비수를 꺼냈다. 예리한 한망(寒芒)이 우화룡의 인후를 받치고 있었다. 좌우 두 호법은 본래 출수할 작정이었지만 그 상황을 본 뒤 즉시 물러났다.

高小雲汗落如雨,但目光中卻儘是凶悍之色,冷冷道:「姓岳的,你讓不讓路。」

고소운은 비오듯 땀을 흘렸지만 눈빛은 최대한 사나운 빛을 하고 냉랭하게 말했다.

"악씨, 길을 열지 않을 텐가요?"

岳秀搖搖頭,笑道:「姑娘如是有能耐,何不自己衝過去。」

악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웃더니 말했다.

"재주가 있다면 왜 낭자 자신이 뚫고 나가지 않소?"

高小雲冷笑一聲道:「姓岳的,你記著,你不讓路,丐幫幫主于化龍可就算死在了你的手裡,這個天下第一大幫中,有著上萬的弟子,他們都將跟你姓岳的算帳。」

고소운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악가야, 네가 길을 열지 않는다면 개방방주 우화룡은 네 손에 죽는 것이 됨을 기억해라. 이 천하제일의 대방(大幫)에는 만 명이 넘는 제자가 있는데 그들은 모두 악가 너한테 빚을 계산할 것이다."

岳秀道:「左右兩位護法都在此地,什麼人殺了丐幫幫主,由不得你姑娘說謊了。」

악수가 말했다.

"좌우 두 호법이 모두 이 자리에 있소. 누가 개방방주를 죽였는지는 낭자 당신의 거짓말처럼은 안될 거요."

高小雲道:「我不要說謊,就算叫他們看著是我殺了于幫主,但我是被你岳秀逼迫的,我沒有辦法選擇,你姓岳的卻逼著我選擇這一條路。」

고소운이 말했다.

"나는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 설령 그들에게 내가 우방주를 죽인 것으로 보이겠지만 악가 너에게 핍박받아서 방법이 없다. 악가 네가 나에게 이 길을 강요한 것이다."

岳秀道:「這是很卑下的辦法,而且理論上也說不通,姑娘,你該知道,我不怕丐幫,丐幫幫主生死既不能迫害到我,也不能威脅到我,這一點在下先說明白。」

악수가 말했다.

"그건 아주 비열한 방법이오. 게다가 논리상으로도 말이 안되오. 낭자, 당신은 내가 개방을 두려워하지 않음을 알아야 하오. 개방방주의 생사가 나를 박해(迫害)하지 못하며 나를 위협할 수도 없소. 그 점은 내가 미리 분명하게 말해두겠소."

高小雲道:「好吧!不論如何,我高小雲只是一個默默無聞的人,如若能和丐幫幫主死在一處,對我而言,那該是一樁很不容易的事。」

고소운이 말했다.

"좋아! 어찌되었든 나 고소운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람일 뿐이다. 만약 개방방주와 함께 죽을 수 있다면 나로서는 아주 용이하지 않은 일이지."

岳秀笑一笑,道:「高姑娘說的不錯,不過,你在殺死了于幫主之後,還得想一想你自己……」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고낭자 말이 맞소. 그러나 당신은 우방주를 죽인 뒤 당신 자신을 한번 생각해보아야 하오..."

高小雲道:「我有什麼好想的。」

고소운이 말했다.

"나한테 무슨 좋은 생각이 있겠는가?"

岳秀道:「在下相信你可以殺死于幫主,但你無法在殺死於幫之後,回頭才自絕,在下自信在你殺于幫主之後,我有充分的時間制服你。」

악수가 말했다.

"나는 당신이 우방주를 죽일 수 있다고 믿소. 하지만 당신은 우방주를 죽인 뒤에는 자결할 수 없소. 당신이 우방주를 죽인 뒤 내가 당신을 제압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나는 믿고 있소."

高小雲道:「那時于化龍已死,就算你抓住我。又能如何?」

고소운이 말했다.

"그때는 우화룡이 이미 죽었을 테니 설령 당신이 나를 붙잡아도 또 어떻게 할 수 있을까?"

岳秀道:「抓住妳,我就把妳交給丐幫、丐幫如何處置妳,那是丐幫的事了。」

악수가 말했다.

"당신을 잡아서 개방에 넘겨주는 거요. 개방이 어떻게 당신을 처리할지 그것은 개방의 일이오."

左護法秦震冷冷說道:「姑娘如若殺死敝幫主,丐幫沒有少林、武當那等森嚴的門戒束縛,姑娘有些什麼遭遇,那就不是在下所能夠預料了。」

좌호법 진진이 냉랭하게 말했다.

"낭자가 만약 폐 방주를 죽인다면, 개방에는 소림, 무당과 같은 그 정도의 삼엄하게 문규의 단속이 없으니 낭자가 어떤 일을 당할지는 내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高小雲道:「你威脅我?」

고소운이 말했다.

"나를 위협하는 건가요?"

秦震道:「在下說的很真實。」

진진이 말했다.

"내 말은 진실이다."

高小雲道:「大不了一條命,你們認為我會屈服在你們的威脅之下。」

고소운이 말했다.

"기껏해야 한 가닥 목숨이지요. 당신들은 내가 당신들의 위협에 굴복할 것이라 여기는군요."

秦震道:「不錯,是一條命,不過結束一條命的手法很多,有的是一劍斃命,有的是萬刀碎劃,死亡的痛苦,才是報復的手段。」

진진이 말했다.

"그렇다. 한 가닥 목숨이다. 그러나 한 가닥 목숨을 끝내는 수법은 아주 많다. 일 검에 목숨을 잃는 것도 있고, 수없이 칼로 난도질 당하는 것도 있다. 사망의 고통이야말로 복수의 수단이지."

高小雲道:「你們沒有這個機會,生擒到我。」

고소운이 말했다.

"당신들에게 나를 사로잡을 그런 기회는 없어요."

岳秀道:「不是他們,是我,我能不能生擒到你,大約你心中明白。」

악수가 말했다.

"그들이 아니라 나요. 내가 당신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아마 당신 심중으로 잘 알거요."

高小雲吁一口氣,道:「我不是你的敵手,但我可以死。」

고소운이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나는 당신의 적수가 아니예요. 하지만 나는 죽을 수도 있어요."

岳秀道:「這就要賭賭妳的運氣了,至少是一命換一命的事,妳如是能在我生擒妳之前,自絕而死,那是妳的運氣好,如是妳不幸的被我生擒了,那妳就只好認命了。」

악수가 말했다.

"그건 당신의 운에 한번 도박을 해야 하오. 적어도 목숨으로 목숨을 바꾸는 일이오. 만일 내가 당신을 생포하기 전에 자결하여 죽을 수 있다면 그건 당신의 운이 좋은 것이고, 당신이 불행히도 나한테 사로잡힌다면 운명을 인정해야만 하오."

高小雲道:「我如是沒有選擇,咱們只好賭一賭了。」

고소운이 말했다.

"나한테 선택이 없다면 우리는 한번 내기를 해볼 수 밖에 없군요."

岳秀笑一笑,道:「妳並沒有走到絕路,因為,你還沒有走到更大的錯誤。」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결코 막다른 길에 도달한 것이 아니오. 왜냐하면 당신이 아직은 훨씬 더 큰 착오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오."

高小雲道:「說說看,我有什麼選擇?」

고소운이 말했다.

"말해봐요. 나한테 무슨 선택이 있죠?"

岳秀道:「在事情沒有鬧到不可收拾之前,在下也不願和丐幫造成誤會,咱們彼此都不妨退一步。」

악수가 말했다.

"수습할 수 없는 일이 터지기 전에 나도 개방과 오해를 조성하기를 원치 않소. 우리는 피차 모두 한 발 물러서는 것도 괜찮소."

高小雲道:「說說看。」

고소운이 말했다.

"말해봐요."

岳秀道:「簡單得很,放下了丐幫幫主,你就可離開了。」

악수가 말했다.

"아주 간단하오. 개방방주를 내려놓고 당신은 떠나도 좋소."

高小雲沉吟了一陣,道:「你如不守信約呢?」

고소운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당신이 만일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岳秀道:「我答應你的話,自然會守信約,姑娘,這件事對你,對丐幫,都是最好的結果。」

악수가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승낙한 말이니 당연히 약속을 지킬 것이오. 낭자, 그게 당신에게도, 개방에도 모두 가장 좋은 결과요."

高小雲道:「好!你向後面退開。」

고소운이 말했다.

"좋아요! 당신은 뒤쪽으로 물러나세요."

岳秀笑一笑,緩緩向後退了五步。

악수가 웃으며 천천히 뒤로 다섯 걸음을 물러났다.

高小雲抱著于化龍,行到了大廳門口處,才緩緩說道:「姓岳的,要不要我救活丐幫幫主?」

고소운은 우화룡을 안고 대청 문 입구로 걸어가더니 그제서야 천천히 말했다.

"악씨, 내가 개방방주를 구해드릴까요?"

岳秀道:「姑娘,用不著再耍花樣,放下于幫主,快些去吧!」

악수가 말했다.

"낭자, 더이상 수작부리지 마시오. 우방주를 내려놓고 속히 떠나시오!"

高小雲緩緩放下手中的于化龍,長長吁一口氣笑道:「你似是很有把握救好于幫主,是麼?」

고소운은 천천히 수중의 우화룡을 내려놓고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당신은 우방주를 구할 자신이 있는 것 같군요?"

岳秀道:「這是岳某人的事,和姑娘無關,妳請便吧!」

악수가 말했다.

"그건 악모의 일이니 낭자와 무관하오. 당신은 편한대로 하시오!"

高小雲冷冷說道:「別太自負了,我袖中迷藥,是經過特殊的方法配製而成。」

고소운이 냉랭하게 말했다.

"너무 자부하지 말아요. 내 소매 속의 미약은 특수한 방법으로 배합하여 조제된 것이랍니다."

岳秀道:「丐幫幫主如若無法救醒,那正好達到了姑娘的心願了,丐幫必然會把這筆帳記在我岳某人的頭上……」

악수가 말했다.

"개방방주가 만약 깨어나지 못하면  개방은 필시 이 빚을 나 악모에게 지울테니 낭자의 심원이 달성되겠구려..."

語聲微微一頓,接道:「告訴你姑娘一個使你興奮的消息。」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낭자 당신을 흥분하게 만들 소식을 알려주겠소."

高小雲道:「什麼消息?」

고소운이 말했다.

"어떤 소식이죠?"

岳秀道:「姑娘的武功,是在下所遇到龍鳳會中武功極高的人。」

악수가 말했다.

"낭자의 무공은 내가 만난 용봉회 사람 중에서 무공이 극히 높은 사람이오."

高小雲道:「你客氣了,我如是武功很高,怎會屈服在你的威脅之下。」

고소운이 말했다.

"겸손하군요. 내가 만일 무공이 높다면 어찌 당신의 위협하에 굴복하겠어요."

岳秀道:「在下是由衷之言,希望姑娘相信。」

악수가 말했다.

"나의 말은 마음 속에서 우러난 것이니 낭자가 믿기를 바라오."

高小雲緩緩放下了于化龍,道:「姓岳的,我要去了,咱們照約言行事,能不能救活居無上和于化龍,那是你的事了。」

고소운은 천천히 우화룡을 내려놓고는 말했다.

"악씨, 나는 가야겠어요. 우리는 약속한 대로 합시다. 거무상과 우화룡을 구할 수 있고없고는 당신 일이예요."

岳秀一抱拳,道:「高姑娘好走,恕在下不送了。」

악수가 포권하며 말했다.

"고낭자는 잘 가시오. 내가 전송 못함을 용서하시오."

朱奇站在門口,冷眼望著高小雲,因未得岳秀之命,所以也未出手攔阻。高小雲飛身躍上屋面,身軀一閃,消失不見。

주기는 문 입구에 서서 싸늘한 눈으로 고소운을 바라보았다. 악수의 명이 없었기에 출수하여 막지 않았다. 고소운은 몸을 날려 지붕으로 뛰어올랐고 몸이 한 번 번쩍, 하더니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岳秀目光一掠左右二位護法,道:「兩位準備救人吧!在下也要告辭了。」

악수의 시선이 좌우 두 명의 호법을 스쳤다.

"두 분은 사람을 구할 준비를 하십시오!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秦震吃了一驚,道:「岳兄要走麼?」

진진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악형은 떠나시겠소?"

岳秀道:「貴幫中長老和幫主都安然無恙,他們只是中了迷藥,以貴幫實力之大,人才之廣,想來解除他們兩位的迷藥,大概是不會成問題了。」

악수가 말했다.

"귀 방의 장로와 방주는 단지 미약에 당했을 뿐 모두 별 탈이 없습니다. 귀 방은 실력이 대단하고 인재도 두루 많으니 두 분의 미약을 제거하기는 아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秦震道:「岳兄,此事非同小可,你答應了我們,難道還會變卦不成?」

주진이 말했다.

"악형, 이 일은 이만저만한 일이 아니오. 그대가 우리에게 승낙했는데 설마 마음이 바뀌었소?"

岳秀道:「不是在下變卦,只因貴幫幫主為人十分尖刻,在下不希望受他的氣了。」

악수가 말했다.

"내가 마음을 바꾼 것이 아니라 귀 방주의 사람됨이 몹시 야박하여 저는 그의 화를 받고 싶지 않습니다."

秦震嘆口氣道:「敝幫主脾氣雖然是大了一些,不過他為人十分方正,丐幫忠義幫規,並沒有絲毫變動。」

진진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폐 방주가 비록 화를 잘 내지만 그의 사람됨은 매우 방정(方正)하다오. 개방이 충의(忠義)를 방규(幫規)로 삼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변함이 없소."

岳秀道:「秦兄的意思是……」

악수가 말했다.

"진형의 말은..."

秦震接道:「叫化子的意思是希望岳兄不記前惡,想法子救醒敝幫的幫主和長老。」

진진이 말을 이었다.

"규화자의 말은 악형이 이전의 미움을 잊어버리고 폐 방의 방주와 장로를 깨어나게 할 방법을 강구해주기를 바라오."

岳秀笑一笑,道:「好,衝著你秦兄的面子,兄弟就只好獻醜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진형 당신의 체면을 세워드리지요. 형제가 부끄러운 솜씨나마 보여드릴 수 밖에 없군요."

秦震抱抱拳,道:「多謝岳兄。」

진진이 포권하며 말했다.

"악형께 감사드리오."

岳秀道:「好說,好說……」

악수가 말했다.

"천만에요..."

大步行近居無上,伏下身去,仔細的查看了居無上的傷勢,伸手從懷中摸出一粒丹藥,投入了居無上的口中。然後,輕輕一掌,拍在了居無上的前胸之上。

큰 걸음으로 거무상에게 걸어가서 몸을 구부려 거무상의 상세를 자세히 살피더니 품 속에서 한 알의 단약을 꺼내어 거무상의 입 속에 넣었다. 그런 다음 거무상의 가슴을 가볍게 일 장으로 쳤다. 거무상이 길게 휴, 숨을 내쉬더니 문득 두 눈을 떴다.

岳秀道:「老前輩請坐息一下,看看是否還有餘毒未除。」

악수가 말했다.

"노선배님, 좌식하면서 없어지지 않은 여독(餘毒)이 아직 있는지 한번 살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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