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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八回 飄花夫人(표화부인)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十八回 飄花夫人(표화부인)

알타쵸 2018. 10. 25. 14:10

第十八回 飄花夫人(표화부인)










轉身對岳秀福了一福,接道:「小妹代幫主謝過岳兄。」

몸을 돌려 악수에게 손을 모아 절하고 말을 이었다.

"소매가 방주님 대신 악형에게 감사드려요."

她目光犀利,值交談之際,已然很快把岳秀一覽無遺。

그녀는 눈빛은 예리했다.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이미 아주 빠르게 악수를 빠짐없이 쭉 훑어보았다.

岳秀揮手一笑道:「黃舵主言重了。」

악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황타주, 별말씀을 다하시오."

于化龍微微一笑,道:「岳少俠,來!在下先敬一杯。」

우화룡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악소협, 자자! 내가 한 잔 올리겠소."

端起面前酒杯,一飲而盡。青衣少女和譚雲,也都各舉酒杯,陪了一杯。

앞에 있던 술잔을 들어올려 단숨에 마셔버렸다. 황의소녀와 담운도 각자 술잔을 들어 같이 한 잔 비웠다.

酒過三巡,于化龍忽然對岳秀說道:「聽說岳少俠在七王爺府中聽差?」

술이 삼순배를 돌자 우화룡이 문득 악수에게 말했다.

"소문에 악소협은 칠왕야 부중에서 심부름을 한다고?"

還未等岳秀開口,青衣少女已搶先接道:「不會吧!岳少俠神仙中人,怎會和官府中人往來?」

미처 악수가 입을 열기도 전에 청의소녀가 앞질러 대답했다.

"그럴 리가요! 악소협은 신선과 같은 사람인데 어찌 관부의 사람과 왕래하겠어요?"

岳秀淡淡一笑,道:「黃舵主說的也是,岳某人雖不肖,但還未把功名富貴看在眼中,不過,在下確在七王爺府中聽差。」

악수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황타주의 말이 맞소. 악모가 비록 변변치 못하지만 아직 부귀공명은 안중에 두지 않소. 그러나 나는 확실히 칠왕야 부중에서 심부름을 하고 있소."

青衣少女道:「恕小妹愚拙,聽不懂岳少俠的話。」

청의소녀가 말했다.

"소매의 우둔함을 용서하세요. 악소협의 말을 못알아 듣겠군요."

岳秀道:「簡明些說,兄弟在王府中,是賓客的身份。」

악수가 말했다.

"간단명료하게 말해서 형제는 왕부에서 빈객(賓客)의 신분이오."

青衣少女道:「七王爺朱毅的貴賓?」

청의소녀가 말했다.

"칠왕야 주의의 귀빈이라고요?"

岳秀道:「承七王爺看得起岳某,和在下布衣論交。」

악수가 말했다.

"칠왕야께서 악모를 높이 보아서 평민의 신분으로 나와 사귀기로 했소."

青衣少女道:「原來如此,我們得改稱你岳王爺了。」

청의소녀가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우리는 당신을 악왕야라 고쳐 불러야겠군요."

于化龍一皺眉頭,道:「黃舵主不可胡說。」

우화룡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황타주, 함부로 말해서는 안된다."

岳秀道:「不要緊,黃舵主快人快語,何況說的也不能算錯。」

악수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황타주는 사람도, 말도 시원시원하군요. 하물며 틀린 말도 아닙니다."

于化龍道:「黃舵主,岳少俠是我們丐幫的貴賓,但不可剛愎自用。」

우화룡 말했다.

"황타주, 악소협은 우리 개방의 귀빈이다. 자기만 옳다고 고집부려서는 안될 것이네."

青衣少女一欠身,道:「屬下從命。」

청의소녀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속하, 명을 따르겠습니다."

岳秀輕輕吁了一口氣,道:「于幫主太嚴肅了。」

악수가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우방주님은 너무 엄숙하시군요."

于化龍笑一笑,道:「家有家法,幫有幫規,岳少俠不用放在心上。」

우화룡 웃으며 말했다.

"집에는 가법(家法)이 있고 방(幫)에는 방규(幫規)가 있소. 악소협은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오."

青衣少女深深一笑,道:「幫主責備我等,事屬平常,岳少俠不要見笑就好。」

청의소녀가 깊이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방주께서 우리들을 꾸짖는 것은 늘 있는 일이랍니다. 악소협이 비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岳秀道:「那裏,那裏,黃舵主在金陵住的很久了吧?」

악수가 말했다.

"천만에, 별말씀을. 황타주께서는 금릉에서 지낸 지가 오래되었겠구려?"

青衣少女道:「我一直住在金陵,大概有五六年了。」

청의소녀가 말했다.

"줄곧 금릉에서 살았으니 대략 오륙 년이군요."

岳秀道:「那黃舵主對金陵的人人事事都很熟悉了。」

악수가 말했다.
"그러면 황타주는 금릉의 물정에 대해 아주 익숙하겠군요."

青衣少女道:「談不上很熟悉,不過大部份我都知道。」

청의소녀가 말했다.

"아주 익숙하다고는 말못하지요. 그러나 대부분은 알고 있답니다."

岳秀道:「在下應七王爺之邀進入王府,只為了辦一件事。」

악수가 말했다.
"내가 칠왕야의 부름에 응하여 왕부에 들어간 것은 한 가지 일을 처리하기 위함이오."

青衣少女道:「什麼事?」

청의소녀가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岳秀道:「七王爺困於一個江湖組合,所以請兄弟到此,助他一臂之力。」

악수가 말했다.
"칠왕야께서는 하나의 강호조직에 시달림을 당하고 계시다오. 그래서 형제를 그곳으로 오라하여 한 팔의 힘이 되어 도와달라고 하셨소."

青衣少女道:「哦!」

청의소녀가 말했다.
"아!"

岳秀道:「那組合很神秘,在金陵的活動,卻十分頻繁,以黃舵主在金陵的勢力,自然會瞭如指掌了。」

악수가 말했다.

"그 조직은 매우 신비하며 금릉에서의 활동이 몹시 빈번하오. 금릉에서 황타주의 세력이라면 당연히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고 계시겠지요?"

青衣少女道:「但不知是怎麼樣的一個組合?」

청의소녀가 말했다.
"어떤 조직인지 모르겠군요?"

岳秀道:「龍鳳會。」

악수가 말했다.
"용봉회요."

青衣少女一皺眉頭,道:「龍鳳會?不知他們在那裡開山立寨?」

청의소녀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용봉회? 그들의 소굴이 어디에 있나요?"

岳秀道:「黃舵主這一問,實叫在下無法回答。」

악수가 말했다.

"황타주의 그 질문은 실로 내가 대답할 수 없게 만드는구려."

青衣少女淡淡一笑,道:「岳少俠太客氣了。」

청의소녀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악소협은 너무 겸손하시군요."

岳秀道:「貴幫耳目之眾都不知道那龍鳳會的地方,在下怎會知曉這事呢?」

악수가 말했다.

"귀 방의 수많은 이목으로도 용봉회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는데 내가 어찌 알겠소?"

青衣少女道:「如若能知道那龍鳳會在金陵活動的很利害,丐幫應該知道,不知道那是表示我們丐幫無能,還有一個原因,可能是他們沒有侵犯到丐幫,也沒有在金陵城中鬧出什麼大案子來。」

청의소녀가 말했다.

"만약 금릉에서 그 용봉회의 활동이 매섭다면 개방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모르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 개방이 무능함을 나타내지요. 또 하나의 원인이 있는데 그들이 개방을 침범하지 않았거나, 금릉성 안에서 무슨 큰 사건을 벌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岳秀道:「黃舵主說的也是,不過在下覺著以黃舵主在金陵這份實力,至少應該有些耳聞才是?」

악수가 말했다.

"황타주의 말씀도 맞소. 그러나 나는 금릉에서 이 정도의 실력을 가진 황타주라면 적어도 조금은 들어보았을 것이라고 느끼오만?"

青衣少女沉吟一陣,道:「關於龍鳳會的事,倒有一些耳聞,不過不如岳少俠講的這樣詳盡。」

청의소녀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용봉회에 관한 일은 조금은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상세하고 빠짐없는 악소협의 말보다 못해요."

岳秀淡淡一笑,道:「黃舵主是否想見見龍鳳會中的人?」

악수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황타주는 용봉회의 사람을 한번 만나보고 싶으시오?"

青衣少女道:「我看不用了,至少他們目前還未侵犯到丐幫。」

청의소녀가 말했다.

"볼 필요 없어요. 적어도 그들은 지금까지 개방을 침범하지 않았어요."

岳秀笑一笑,道:「哦!」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허!"

青衣少女道:「再說,這些年丐幫對付敵人,一向是只用幫中力量,從不借重外人。」

청의소녀가 말했다.

"게다가 요 몇 년간 개방은 적을 상대하면서 언제나 방중(幫中)의 역량만을 이용했지 여태 외인의 힘을 빌리지 않았답니다."

岳秀道:「黃舵主,如若他們侵犯到了貴幫呢?」

악수가 말했다.
"황타주, 만약 그들이 귀 방을 침범했다면?"

青衣少女望了于化龍一眼,道:「那真是一件很遺憾的事,丐幫不惹事,但也從不怕事。」

청의소녀가 우화룡을 한번 바라보고는 말했다.

"그건 정말이지 아주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개방은 말썽을 일으키지 않지만 말썽을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岳秀道:「在下能和丐幫結緣,能和于幫主論交,說起來也是龍鳳會的幫助了。」

악수가 말했다.
"내가 개방과 인연을 맺고, 우방주님과 사귈 수 있는 것도 말하자면 용봉회의 도움이었소."

青衣少女道:「岳少俠,關於龍鳳會的事我不想再說了,我只是一座分舵的舵主,岳少俠要談龍鳳會中事,也該和我們幫主談談。」

청의소녀가 말했다.

"악소협, 용봉회에 관한 일은 더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고작 일개 분타의 타주일 뿐이예요. 악소협이 용봉회의 일을 이야기하시려면 우리 방주님과 이야기해야 합니다."

岳秀笑笑道:「黃舵主,有一件事在下不便出口。」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황타주, 내 입으로 꺼내기 불편한 일이 하나 있소."

青衣少女道:「如與丐幫金陵分舵無關,那就不用說了。」

청의소녀가 말했다.
"개방 금릉분타와 무관하다면 말하지 마세요."

岳秀道:「很不巧的是,這件事極可能和丐幫金陵分舵有關。」

악수가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 일은 개방 금릉분타와 관계되었을 가능성이 있소."

青衣少女狡猾一笑,道:「那應該去找駱舵主了。……」

청의소녀가 교활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낙타주를 찾아가셔야 해요..."

語聲微頓,雙目中精光連閃,嘴角向下撇,輕蔑一笑,道:「只怕岳少俠還不知道,我雖也是金陵分舵的舵主,但我們不屬於丐幫正統門下,我們的活動向不對外,屬於隱密,岳少俠想知道什麼,只怕很難如願。」

잠시 멈추었다가 두 눈에서 정광을 연신 번뜩이며 입꼬리를 아래로 삐죽거리며 경멸의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악소협은 아직 모르는 듯 하군요. 나도 비록 금릉분타의 타주이지만 우리는 개방의 정통문하에 속하지 않아요. 우리의 활동은 대외적이 아니라 은밀하답니다. 악소협이 무언가 알고 싶다면 뜻한 대로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岳秀道:「龍鳳會也是居於隱密的一個組合,就在下所知,愈是隱密的組合,愈是選擇嚴格,組合中每一個人有著很高明的武功。」

악수가 말했다.

"용봉회도 은밀함에 묻혀있는 조직이오. 내가 알기로 은밀한 조직일수록 엄격한 쪽을 선택한다오. 조직 안의 한 사람 한 사람은 모두 고명한 무공을 지니고 있소."

青衣少女道:「丐幫不是個神秘的組合,我們也不是神秘人物,我們只是丐幫一個內部的組合,對內對外,我們都受著幫主的統率,所以我們不能和龍鳳會比較,因為我們不是一個獨立的組合。」

청의소녀가 말했다.

"개방은 신비한 조직이 아니고, 우리가 신비인물도 아니예요. 우리는 단지 개방의 일개 내부조직일 뿐이며 안팎으로 방주님의 통솔을 받아요. 그래서 우리는 용봉회와 비교되어서는 안돼요. 왜냐하면 우리는 일개 독립된 조직이 아니거든요."

黃舵主一開口,有如急水下灘,只聽得岳秀心中暗暗震動,忖道:這丫頭口利如刀,神情間一片冷漠,實在是叫人難測深淺,看來確非簡單人物。

황타주는 

악수는 듣고 속으로 남몰래 놀라며 곰곰히 생각했다.

'이 계집애는 입놀림이 칼처럼 예리하고 표정은 냉막하여 실로 깊이를 측량하기 어렵구나. 보아하니 확신히 간단한 인물이 아니다. '

心中想反唇相激,但又怕使于化龍下不了台,目光轉動,望了于化龍一眼。

속으로 되받아치고 싶었지만 또 우화룡이 난처할까 걱정되었다. 시선을 돌려 우화룡을 바라보았다.

于化龍突然站起了身子,道:「黃舵主,你陪陪岳少俠,我有點事去去就來。」

우화룡이 돌연 일어나더니 말했다.

"황타주, 일이 좀 있어 갔다올 테니 자네는 악소협을 모시고 있게."

青衣少女道:「幫主幾時歸來?」

청의소녀가 말했다.

"방주님은 언제 돌아오시나요?"

于化龍道:「我盡快回來,還有事請教岳少俠兄。」

우화룡 말했다.

"아직 악소협에게 가르침을 청할 일이 있으니 가능한 빨리 오겠네."

不再等青衣少女回答,轉身大步而去。望著于化龍的背影,青衣少女星目中閃起了一抹冷漠的目光,但只一瞬間又恢復了常態。如非特別留心的人,決難發現。但岳秀發現了,他一直很留心那青衣少女的舉動。

더이상 청의소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뒤돌아서 성큼성큼 걸어가버렸다. 우화룡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청의소녀의 눈 속에서 한 가닥(??) 냉막한 눈빛이 번쩍였다. 하지만 일순간에 또 평상시 태도를 회복했다. 만일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이 아니라면 발견하기 어려웠을 테지만 악수는 발견했다. 그는 줄곧 청의소녀의 거동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던 것이다.

青衣少女緩緩轉過身子,道:「岳少俠,男女有別,只怕我也不能奉陪兩位了。」

청의소녀가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말했다.

"악소협, 남녀가 유별하니 나도 두 분을 모시고 있을 수 없을 듯 합니다."

岳秀道:「姑娘可是在下逐客令?」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나한테 축객령(逐客令)을 내리는 것이오?"

青衣少女道:「兩位千萬不能走,敝幫主臨去交代,回來之後還有事請教岳少俠,如是兩位去了,要我如何交待?」

청의소녀가 말했다.

"두 분은 가시면 절대 안되지요. 폐 방주께서 잠시 가시면서 당부하시길 돌아오신 뒤 악소협에게 가르침을 청할 일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만일 두 분이 떠나시면 내가 어떻게 설명하겠어요?"

岳秀道:「姑娘總不能要我們兩個客人坐這裡吧?」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어쨌든 우리 두 명의 손님만 이곳에 앉혀두어서는 안되오."

青衣少女道:「岳少俠的意思是,非要小女子相陪不可了?」

청의소녀가 말했다.

"악소협의 말은 내가 같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는 뜻인가요?"

岳秀道:「姑娘女中丈夫,一方領袖,如能免為其難,還望能留此等候貴幫主回來。」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여장부이면서 한 방면의 영수(領袖)요. 내키지 않더라도 이곳에 남아 귀 방주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기 바라오."

青衣少女道:「我聽傳說,岳少俠是一位很冷傲的人物,但今日一見,倒是和傳言不符。」

청의소녀가 말했다.

"내 소문을 들으니 악소협은 몹시 냉오(冷傲)한 인물이라던데 오늘 보니 소문과는 다르군요."

岳秀笑一笑道:「傳言一向誤會,姑娘怎可相信……」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소문은 종종 오해가 있는 법, 낭자는 왜 믿으시오..."

語聲一頓,接道:「在下有一事請教黃舵主,不知可否見告?」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황타주의 가르침을 청할 일이 하나 있는데 말해 주실 수 있는지 모르겠군요?"

青衣少女道:「希望你問的不要使我為難。」

청의소녀가 말했다.

"당신의 질문이 나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래요."

岳秀道:「黃舵主識得居無上吧?」

악수가 말했다.
"황타주는 거무상을 아시오?"

青衣少女柳眉一挑,道:「居無上乃本幫中的長老,極受本幫敬重,我豈有不識之理,岳少俠如非有意說笑,那是有意戲弄了。」

청의소녀는 버들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거무상은 본 방의 장로이시며 본 방에서 극히 존경을 받고 계신데 내가 어찌 모를 리가 있나요? 악소협이 일부러 농담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건 고의로 희롱하는 것입니다."

她說的很嚴肅,柳眉帶傲,杏眼放光,大有立刻翻臉之意。

그녀의 말은 몹시 엄숙했다. 버들눈썹은 오만함을 띠고 동그란 눈을 빛내고 있었는데 즉시 태도를 돌변할 것 같았다.

岳秀臉色一整,道:「那麼也認識高小雲了?」

악수는 낯빛을 가다듬고 말했다.

"그러면 고소운도 아시겠구려?"

青衣少女冷笑一聲,道:「不認識。」

청의소녀는 냉소하더니 말했다.

"알지 못해요."

岳秀道:「但高小雲卻認識你黃舵主。」

악수가 말했다.

"하지만 고소운은 황타주 당신을 알고 있소."

這句話大出青衣少女的意外,不禁微微一呆。

이 말은 청의소녀에게 너무 뜻밖이라 멍해지는 것을 금하지 못했다.

岳秀接道:「有一件事,奉告姑娘,岳某不但是貴幫主的貴賓,也是七王爺的代表,姑娘只不過是個分舵主的身份,如是言行過激,對雙方都無好處。」

악수가 말했다.

"낭자에게 알려줄 일이 하나 있소. 악모는 귀 방의 귀빈일 뿐만 아니라 칠왕야를 대신하기도 하오. 일개 분타주의 신분에 불과한 낭자가 언행이 과격하다면 쌍방에게 좋을 것이 없소."

青衣少女臉色一變,道:「姓岳的,我們當你是客,可不是怕你,我黃玉姍自掌金陵分舵以來,從未有人敢在這裡撒野,你不要太過份了。」

청의소녀는 낯빛이 일변하더니 말했다.

"악씨, 우리는 당신을 손님으로 여기지 당신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예요. 나 황옥산이 금릉분타를 관장해온 이래 이곳에서 감히 행패를 부린 사람이 없었답니다. 당신은 너무 분수를 넘지 마세요." 

此女利口如刀,句句傷人。

이 여자의 칼처럼 예리한 말은 한 마디 한 마디 감정을 상하게 했다.

岳秀心中盤算,局面已難善了,而且對方的犀利詞鋒,也激起了岳秀的怒意,當下冷笑一聲,道:「黃舵主,過份的是你,丐幫中以于幫主身份最高,姑娘敢對幫主的貴賓如此說話,顯然是也未把貴幫主放在眼中了。」

악수는 속으로 따져보았다. 국면은 이미 좋아지기 어렵고 게다가 상대방의 날선 말들은 악수의 화를 불러일으켰다. 즉시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황타주, 분수를 넘어선 것은 당신이오. 개방에서 우방주의 신분이 가장 높은데 낭자가 감히 방주의 귀빈에게 이같이 말한다는 것은 귀 방주를 안중에 두지 않음이 명백하오."

黃玉姍霍然站起身子,道:「岳少俠既然自恃和幫主交往,那就找敝幫主去談,恕不奉陪。」

황옥산이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악소협이 방주와의 교제를 믿고 큰소리치겠다면 폐 방주에게 가서 이야기하세요. 모시지 못함을 용서하세요."

岳秀冷笑一聲,道:「站住。」

악수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서시오."

黃玉姍冷然一笑道:「姓岳的!你對誰說話。」

황옥산이 냉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악씨! 당신은 누구에게 하는 말인가요?"

岳秀道:「對你黃玉姍,黃舵主。」

악수가 말했다.
"당신 황옥산, 황타주요."

黃玉姍道:「哼!岳秀你好放肆啊!」

황옥산이 말했다.
"흥! 악수, 당신은 정말 방자하군요!"

岳秀道:「在下既敢放肆,就有放肆的本錢,黃舵主,看在你是女人的份,岳某人對你已極盡容忍了。」

악수가 말했다.

"내가 감히 방자하다면 방자한 본전이 있소. 황타주, 당신이 여인이라는 신분을 보아 악모는 당신에게 이미 용인(容忍)할 만큼 했소."

黃玉姍道:「不容忍你又能如何?」

황옥산이 말했다.
"용인하지 않으면 당신이 또 어떻게 할 수 있나요?"

岳秀道:「我擒你到王府中去,定你個口舌傷人的罪名。」

악수가 말했다.

"나는 당신을 왕부로 잡아가서 세 치 혀로 남을 헐뜯은 죄를 묻겠소."

黃玉姍氣急而笑,道:「岳秀,你敢動手麼?」

황옥산은 숨이 거칠어지더니 웃으며 말했다.

"악수, 당신은 감히 싸울 텐가요?"

岳秀道:「姑娘,我沒有什麼不敢的,你只要再出言無狀,在下就再不容忍了。」

악수가 말했다.

"낭자, 나는 감히 못할 것이 아무 것도 없소. 당신이 계속 거친 말을 내뱉는다면 나는 더이상 용인하지 않겠소."

黃玉姍原本十分激怒的臉色,突然平靜下來,淡淡一笑,道:「看來,你姓岳的是專門找我的麻煩來了。」

황옥산은 원래 십분 격노한 낯빛이었는데 돌연 가라앉히고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은 전문적으로 나한테 말썽을 피우려고 왔군요."

岳秀笑一笑,道:「為人不作虧心事,夜半叫門心不驚,如若姑娘心中不怕龍鳳會,也不用避忌龍鳳會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양심에 꺼리끼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 한밤중 문소리에 놀라지 않소. 만약 낭자가 심중으로 용봉회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용봉회를 피하거나 꺼릴 필요도 없소."

黃玉姍忽然坐了下去,笑一笑道:「哦,原來岳少俠懷疑我和龍鳳會有關?」

황옥산은 돌연 자리에 앉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 원래 악소협은 내가 용봉회가 관계가 있다고 의심했군요?"

岳秀道:「在下沒有這麼說過,但你黃舵主應該明白。」

악수가 말했다.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소. 하지만 황타주 당신은 잘 알 것이오."

黃玉姍道:「我不明白,姓岳的,此事很重大,你不要含血噴人。」

황옥산이 말했다.

"나는 잘 몰라요. 악씨, 이 일은 아주 중대하니 당신은 함부로 모함하지 마세요."

岳秀道:「似乎是用不著,姑娘很忙,在下也很忙,咱們似是用不著開這樣的玩笑,是麼?」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몹시 바쁘고, 나도 바쁘오. 우리가 이렇게 농짓거리할 필요가 없는 듯 하오만?"

黃玉姍道:「但你岳少俠的興致很高,拿小妹來開這麼大的玩笑。」

황옥산이 말했다.
"악소협 당신의 흥취가 높아서 소매를 가지고 이렇게 농담을 하고 있지요."

岳秀道:「我說的很莊嚴,一點沒有開玩笑,黃姑娘準備如何?應該自己作打算?」

악수가 말했다.

"내 말은 몹시 장엄하며 한 점 우스개소리도 없소. 황낭자는 어떻게 하시겠소? 마땅히 자신의 생각이 있어야 할 것이오."

黃玉姍目光一掠侍酒白衣少女,道:「你們都下去,守在外面任何人都不許進入廳中。」

황옥산의 눈길이 술시중을 들던 백의소녀를 스쳤다.

"너희들은 물러나 밖을 지키되 어떤 사람도 청 안으로 들어오게 하지 말아라."

四個侍酒的白衣少女應了一聲,退了下去。

네 명의 술시중을 드는 백의소녀는 대답하고는 물러났다.

黃玉姍目光轉注到岳秀的身上,道:「岳少俠你敢在丐幫金陵舵,對我如此無禮,想來必有所據了。」

황옥산의 시선은 악수에게로 돌려졌다.

"악소협 당신이 감히 개방의 금릉분타에서 나에게 이같이 무례하니 필시 증거가 있겠지요?"

岳秀冷冷說道:「貴幫中一向規令森嚴,貴幫主受盡了中原人的尊敬,但你黃舵主似乎是反其道。」

악수가 냉랭하게 말했다.

"귀 방은 언제나 방규가 삼엄하고 귀 방주는 중원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소. 하지만 황타주 당신은 그 반대인 것 같소."

黃玉姍道:「這話怎麼說?」

황옥산이 말했다.

"무슨 말이죠?"

岳秀道:「妳對貴幫主似是一點也不怕。」

악수가 말했다.

"당신은 귀 방주를 조금도 겁내지 않소."

黃玉姍道:「那是你的看法我對他很敬重。」

황옥산이 말했다.

"그건 당신의 시각이지요. 나는 그를 매우 존중해요."

岳秀道:「貴幫主至少對你容忍,這有兩個可能,一個是你和他有著特殊的關係,一個是你有很硬的仗恃,使他有所顧慮。」

악수가 말했다.

"귀 방주는 적어도 당신에 대해서는 참고 용서했는데 거기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소. 하나는 당신과 그의 특수한 관계이고, 하나는 당신에게 믿는 구석이 있었기에 그는 조금 주저했소."

黃玉姍道:「岳少俠,我們幫主人格崇高,你不要胡亂猜。」

황옥산이 말했다.
"악소협, 우리들의 방주는 인격이 숭고하시니 당신은 함부로 추측하지 마세요."

岳秀道:「姑娘,你誤會了,在下之意是姑娘和貴幫主可能有親屬之情。」

악수가 말했다.

"낭자, 오해요. 낭자와 귀 방주는 친족의 정이 있을 거란 말이었소."

黃玉姍道:「他是我的師兄。」

황옥산이 말했다.
"그는 나의 사형이랍니다."

岳秀道:「那就難怪了。」

악수가 말했다.

"어쩐지."

黃玉姍突然嘆息一聲,欲言又止。

황옥연은 돌연 한숨을 쉬면서 말을 하려다 그만 두었다.

岳秀道:「姑娘掌理丐幫江南總分舵,身價何等崇高,在貴幫也十分敬重,我相信你不會背叛丐幫。」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개방의 강남총분타의 책임자이니 얼마나 숭고한 신분이며, 귀 방에서도 몹시 존경하오. 나는 당신이 개방을 배반할 리가 없다고 믿소."

黃玉姍道:「我……我不會。」

황옥산이 말했다.

"내...내가 그럴 리가 없지요."

岳秀道:「但你的舉動,卻背叛了丐幫。」

악수가 말했다.
"하지만 당신의 거동은 개방을 배반했소."

黃玉姍道:「我……我……我沒有。」

황옥산이 말했다.
"나...나...나는 아니예요."

岳秀道:「黃姑娘,老實說令師兄是一位公正無私,但又眷顧親情的人,他發覺了姑娘,但他體念兄妹之情,無法下手,所以他只好請我幫忙。」

악수가 말했다.

"황낭자, 솔직히 말해 영사형은 공정무사(公正無私)하지만 혈육을 보살피는 정이 있는 사람이오. 그는 낭자를 알아차렸지만 사형매(師兄妹)의 정을 배려하여 손을 쓰지 못했소. 그래서 나한테 도와달라고 할 수 밖에 없었소."

黃玉姍道:「難道丐幫中沒有人才,我師兄為什麼找你幫忙,他不怕丟了丐幫的人。」

황옥산이 말했다.

"설마 개방에 인재가 없어 나의 사형이 왜 당신에게 도와달려고 했겠어요? 그는 개방인들이 망신을 당할까 두렵지 않았단 말인가요?"

岳秀道:「這是因為他不忍使妳受到太重的傷害,但他也不能徇私,所以他只有交給我辦。」

악수가 말했다.

"왜냐하면 그는 차마 당신이 너무 중한 상해를 받게 될 것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오. 하지만 그는 사사로운 정에 얽매일 수도 없었소. 그래서 나한테 넘기는 방법 뿐이었소."

黃玉姍道:「交給你有什麼用?他為什麼不肯自己來問我。」

황옥산이 말했다.

"당신한테 넘겨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가 왜 자신이 나한테 와서 묻지 않았단 말이죠?"

岳秀道:「他問妳,妳如不承認,他無法追問,妳如承認了,他無法處理。」

악수가 말했다.

"그가 당신을 심문했는데 당신이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는 추궁할 수 없소. 당신이 인정해도 처리할 수가 없소."

黃玉姍道:「看起來,我師兄告訴你的事不止這些。」

황옥산이 말했다.

"보아하니 나의 사형이 당신에게 알려준 것들이 이 정도에 그치지 않을 것 같군요."

岳秀道:「不錯,他告訴我你們之間的關係,你是他同門師妹,他無法不管,也不能不管,所以他很為難。」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그는 나한테 당신들 간의 관계를 알려주었소. 당신은 그의 동문사매이기에 상관하지 않기도, 상관하지 않을 수도 없었소. 그래서 그는 아주 난처하오."

黃玉姍道:「我知道了,你岳少俠請吧!」

황옥산이 말했다.
"알았어요. 악소형 당신은 가보세요!"

岳秀微微一怔道:「姑娘,咱們之間的事情還沒有解決。」

악수가 약간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낭자, 우리들 간의 일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소."

黃玉姍道:「解決了,以後的事是我們丐幫的事,你是外人,不便插手。」

황옥산이 말했다.
"해결됐어요. 이후의 일은 우리 개방의 일이고 당신은 외인이니 개입하는 것은 적당치 않아요."

岳秀沉吟了一陣,道:「姑娘之言,倒也有理。」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낭자의 말도 일리가 있구려."

黃玉姍道:「所以你可以去了。」

황옥산이 말했다.

"그러니 당신은 가도 좋아요."

譚雲突然接口說道:「黃姑娘,到此為止,咱們還沒有聽到黃姑娘承諾之言。」

담운이 돌연 말을 받았다.

"황낭자, 지금까지 우리는 아직 황낭자의 대답을 듣지 못했소."

黃玉姍道:「要我承諾什麼?」

황옥산이 말했다.

"나더러 무얼 대답하라는 건가요?"

譚雲道:「姑娘究竟是不是龍鳳會中的人?」

담운이 말했다.

"낭자는 도대체 용봉회 사람이오 아니오?"

黃玉姍道:「不是。」

황옥산이 말했다.

"아니예요."

岳秀一皺眉頭道:「姑娘這話是何用心?」

악수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낭자의 그 말은 어떤 의도요?"

黃玉姍道:「沒有什麼,我真的不是龍鳳會中人,你們總不能強迫我承認吧!」

황옥산이 말했다.

"아무런 의도가 없어요. 나는 정말 용봉회 사람이 아니예요. 당신들은 나를 억지로 인정하게 해서는 안돼요!"

岳秀道:「姑娘剛才說的難道完全不算數了?」

악수가 말했다.

"설마 낭자는 방금 전 말에 전혀 책임지지 않겠다는 거요?"

黃玉姍道:「剛才,我幾時說過我是龍鳳會中人了。」

황옥산이 말했다.

"방금 전 내가 언제 용봉회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던가요?"

岳秀道:「在下早該明白,凡是和龍鳳會中有過來往的人,都是奸滑無比的人,在下幾乎被姑娘言語給騙走了。」

악수가 말했다.

"무릇 용봉회와 왕래했었던 사람은 모두 간사하고 교활하기 비할 데 없는 사람임은 나는 진작에 알았어야 했소. 하마터면 나는 낭자의 말에 속아서 떠날 뻔 했소."

黃玉姍道:「至少我不是。」

황옥산이 말했다.
"적어도 나는 아니예요."

岳秀道:「不論姑娘如何狡辯,在咱們的內心之中,早已認定姑娘是龍鳳會中的人。」

악수가 말했다.

"낭자가 어떤 교활한 궤변을 늘어놓든 우리의 마음 속에으로 벌써 낭자를 용봉회 사람으로 인정했소."

黃玉姍淡淡一笑,道:「好吧,就算我是龍鳳會中人,兩位走吧!」

황옥산이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좋아요. 내가 용봉회 사람이라고 칩시다. 두 분은 떠나세요!"

岳秀道:「姑娘,見到了令師兄後,你也肯承認麼?」

악수가 말했다.

"낭자, 영사형을 만나고 나서도 인정하시겠소?"

黃玉珊道:「岳少俠,兩位已經得償心頭,何苦……」

황옥산이 말했다.
"악소협, 두 분은 이미 마음 먹은 것을 이루었는데 왜 하필..."

只聽一陣步履聲響,于化龍大步行了過來。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우화룡이 큰 걸음으로 걸어왔다.

岳秀站起身子,一拱手,道:「于幫主。」

악수가 일어나 공수하며 말했다.

"우방주님."

于化龍道:「岳少俠請坐。」

우화룡이 말했다.

"악소협, 앉으시오."

岳秀緩緩落下座位,道:「在不幸未辱命……」

악수가 천천히 자리에 앉고는 말했다.

"저는 다행히 명을 욕되게 하지 않습니다..."

于化龍道:「我都聽到了。」

우화룡이 말했다.
"모두 들었소."

岳秀哦了一聲,未再多言。

악수는 아, 하더니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黃玉姍目光轉注于化龍的身上,道:「幫主,原來岳少俠這番探訪,是你們早已安排好的機關?」

황옥산은 우화룡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말했다.

"방주, 원래 악소협의 이번 방문은 당신들이 진작에 잘 안배한 계책이었군요?"

于化龍神情肅然,道:「若是交由長老會調查,只怕此刻你已為階下囚了。」

우화룡은 숙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장로회에 넘겨 조사시켰다면 지금 너는 이미 죄인이 되어 꿇어엎드렸을 것이다."

黃玉姍星目中寒光一閃,道:「你要辦我?」

황옥산은 눈에서 한광을 번뜩이며  말했다.
"당신은 나를 처벌하실 건가요?"

于化龍道:「公誼上,我是丐幫的幫主,任何人只要對丐幫有所損傷,我就不會放過……」

우화룡이 말했다.
"공적인 관계로는 나는 개방의 방주이다. 어떤 사람도 개방에 손상을 준다면 나는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語聲一頓,接道:「你幾時參加了龍鳳會?」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너는 언제 용봉회에 가담했느냐?"

黃玉姍道:「我沒有加入龍鳳會。」

황옥산이 말했다.

"저는 용봉회에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于化龍道:「黃舵主,你已經承認了,說的極為明顯,你如是不肯承認,那我只有交長老會追查了。」

우화룡이 말했다.

"황타주, 너는 이미 명확한 말로 인정했다. 네가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면 나는 장로회에 넘겨 조사시킬 수 밖에 없다."

黃玉姍道:「我……我真的沒有參加龍鳳會。」

황옥산이 말했다.

"저...저는 정말 용봉회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于化龍臉色一變,道:「小師妹,私情上我雖然要對你善盡保護之責,但私情不能誤公,如是你有了危害丐幫的事,我雖然是你的師兄,但不能袒護你了。」

우화룡은 낯빛이 일변하여 말했다.

"소사매, 사사로운 정으로는 내가 비록 성실하게 너를 보호해야 하지만 사적인 정이 공사(公事)를 그르치게 해서는 안된다. 네가 개방을 위해(危害)한 일은 내가 비록 너의 사형이지만 너를 두둔할 수 없다."

黃五姍道:「我不要你袒護,我只要你公正調查就行了。」

황옥산이 말했다.

"저는 두둔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공정하게 조사하시기를 원합니다."

于化龍道:「好,告訴我,你究竟是否參加了龍鳳會?」

우화룡이 말했다.

"좋다. 말해보아라. 너는 도대체 용봉회에 참가하였느냐?"

黃玉姍道:「我本人沒有。」

황옥산이 말했다.
"나 자신은 아닙니다."

于化龍一皺眉頭,道:「玉姍,你把我說糊塗了,究竟是怎麼回事?」

우화룡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옥산, 애매하게 말하는구나. 도대체 어찌된 일이더냐?"

岳秀接道:「令師妹的意思是她沒有參加龍鳳會,但並沒有說她未和龍鳳會有所來往。」

악수가 말했다.

"영사매의 말인즉 그녀는 용봉회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결코 용봉회와 왕래를 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닙니다."

于化龍道:「是這樣麼?」

우화룡이 말했다.
"그런 말이냐?"

黃玉姍點點頭。

황옥산이 고개를 끄덕였다.

于化龍道:「你認識高小雲?」

우화룡이 말했다.
"너는 고소운과 아는 사이냐?"

黃玉姍道:「不認識,不過我知道這個人。」

황옥산이 말했다.
"아는 사이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알고는 있습니다."

于化龍道:「她是龍鳳會中的人?」

우화룡이 말했다.
"그녀는 용봉회의 사람이냐?"

黃玉姍道:「是!」

황옥산이 말했다.
"예!"

于化龍道:「玉姍,你掌理暗組江南總分舵,職務是何等重要,咱們暗組的實力,不在明組之下,但你竟和龍鳳會勾結一起。」

우화룡이 말했다.

"옥산, 암조(暗組:비밀조직) 강남총분타를 관장하는 너의 직무가 얼마나 중요한가? 암조의 실력은 명조(明組:공식적으로 드러난 조직)의 아래가 아니다. 하지만 너는 놀랍게도 용봉회와 결탁했구나." 

黃玉姍突然垂下頭,兩行清淚奪眶而出。

황옥산은 돌연 고개를 푹 숙였고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나왔다.

岳秀站起身子道:「于幫主,你們師兄妹談談吧,令師妹端莊冷重,不是反覆的人,這中間定然有著莫可名狀的疙瘩,也許不足為外人道,我暫告辭了。」

악수가 일어나서 말했다.

"우방주님, 당신들 사형매는 이야기 나누십시오. 영사매는 단정하며 진중하여 말을 번복할 사람이 아닙니다. 그 가운데에는 틀림없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응어리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잠시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黃玉姍突然抬起頭來,道:「岳少俠,你不能走!」

황옥산이 돌연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
"악소협, 떠나서는 안돼요!"

岳秀道:「為什麼?」

악수가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黃玉姍道:「因為,我想先和你談談。」

황옥산이 말했다.

"왜냐하면 나는 당신과 먼저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예요."

岳秀道:「這個,這個方便麼?」

악수가 말했다.

"그, 그게 편하겠소?"

于化龍道:「方便得很……」

우화룡이 말했다.

"아주 적절하겠군..."

目光轉注到黃玉姍的臉上,接道:「可要我迴避一下麼?」

시선을 황옥산에게로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내가 자리를 피해주랴?"

黃玉姍點點頭。于化龍一聲未再吭,轉頭就走。

황옥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화룡은 아무 말도 없이 뒤돌아 가버렸다.

黃玉姍目光轉到了譚雲的身上,道:「這位言先生,也請迴避一下如何?」

황옥산은 담운에게 눈길을 돌리더니 말했다.

"이분 언선생도 잠시 피해주시면 어떨까요?"

譚雲笑一笑,也起身而去。整座的大廳中,只餘下了黃玉姍和岳秀兩人。黃玉姍突然眨動一下星目,滾落下兩行淚水。

씨익, 웃더니 담운도 일어나 가버렸다. 온 대청 안에는 오직 황옥산과 악수 두 사람만 남았다. 황옥산이 돌연 눈을 깜빡이자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岳秀輕輕嘆息一聲,道:「黃姑娘,江湖上陷阱處處,難免有失足之處,但如能及時悔悟,仍屬完人,姑娘如能坦然相告你的際遇,在下也許能為姑娘盡一份心力。」

악수는 가볍게 탄식하고 말했다.

"황낭자, 강호는 도처에 함정이라 실족(失足)을 면하기 어렵소. 하지만 제 때 뉘우칠 수 있다면 완벽한 사람에 속한다오. 낭자가 허심탄회하게 당신의 처지를 알려준다면 내가 낭자를 위해 심력을 다할 수 있을 것이오."

黃玉姍道:「我……我被人拖下了水,我對不起丐幫,對不起師兄。」

황옥산이 말했다.

"나...나는 다른 사람에 의해 끌려들어갔어요. 나는 개방에 미안하고, 사형께 미안해요."

岳秀道:「姑娘,能不能說的詳盡一點?」

악수가 말했다.

"낭자, 상세히 말씀해주시겠소?"

黃玉姍沉吟了一陣,臉上突然飛起了兩頰紅暈,道:「你們只知道龍鳳會中有很多的美麗少女,不知道龍鳳會中還有很多的年少美男子。」

황옥산은 한동안 침음하더니 얼굴에 돌연 홍조를 띄우며 말했다.

"당신들은 용봉회에 아주 많은 미려한 소녀들이 있다고만 알지 용봉회에는 또 젊은 미남자가 아주 많다는 것을 모릅니다."

岳秀是何等樣人,黃玉姍畫龍點睛一說,岳秀已瞭然了十之七八。

악수가 어떤 사람인가? 황옥산의 화룡점정(畫龍點睛)과 같은 한 마디에 악수는 이미 열의 칠팔을 이해했다.

黃玉姍羞的望了岳秀一眼,接道:「事情發生在一年之前,那是一個特殊的集會。」

황옥산은 부끄럽게 악수를 바라보고는 말을 이었다.

"사건의 발생은 일 년 전인데, 그것은 특수한 집회였어요."

岳秀道:「什麼樣子的一種集會。」

악수가 말했다.

"어떤 종류의 집회였소?"

黃玉姍道:「我雖是丐幫的金陵分舵主,但在金陵活動,大都以私人的身份參與。」

황옥산이 말했다.

"내 비록 개방의 금릉분타주이지만 금릉에서의 활동은 대부분 개인적인 신분으로 참여했어요."

岳秀道:「姑娘仍用黃玉姍的名字麼?」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여전히 황옥산의 이름을 사용했소?"

黃玉姍道:「不是,我有一個特殊的名字,在金陵的名媛之中,還有幾分名氣。」

황옥산이 말했다.

"아니예요. 나에게는 특수한 이름이 있는데 금릉의 이름난 규수 중에서는 조금은 유명하답니다."

岳秀道:「什麼樣的名字?」

악수가 말했다.
"어떤 이름이오?"

黃玉姍道:「飄花夫人。」

황옥산이 말했다.

"표화부인(飄花夫人)이에요."

岳秀怔了一怔,道:「姑娘,妳竟敢用夫人的名字活動?」

악수가 멍해졌다.
"낭자, 당신은 감히 부인의 이름으로 활동했단 말이오?"

黃玉姍道:「岳兄,你不覺得一個少女,在那些應酬場合中活動起來,特別受人注目麼。」

황옥산이 말했다.

"악형, 당신은 한 명의 소녀가 그런 사교모임에서 활동하자면 특별히 남들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을 모르시나요?"

岳秀道:「所以妳用了夫人?」

악수가 말했다.

"그래서 당신은 부인행세를 했구려?"

黃玉姍點點頭,道:「我充滿著自信心,覺得傾盡世界上的美男子,也未必能夠打動我的心……」

황옥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는 온 세상의 어떤 미남자도 나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충만했답니다..." 

雙目的淚水,泉湧而出,接道:「但我失敗了。」

두 눈의 눈물이 샘물처럼 솟아났다.

"하지만 나는 실패했어요."

岳秀道:「那人是誰?」

악수가 말했다.
"그 사람은 누구요?"

黃玉姍道:「江公子,一個豪門貴公子,但我想不到他竟是龍鳳會中人。」

황옥산이 말했다.

"강공자(江公子)라는 부잣집 귀공자예요. 나는 그가 용봉회 사람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岳秀道:「那位江公子現在何處?」

악수가 말했다.
"그 강공자는 지금 어디에 있소?"

黃玉姍搖搖頭,道:「不知道,我無法說出他在那裡,他時時可以出現,他無處不在,但卻沒有一定的地方。」

황옥산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알지 못해요. 나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말할 수 없어요. 그는 늘 출현할 수도 있고, 없는 데가 없답니다. 하지만 일정한 장소가 없어요."

岳秀道:「他不是一位豪門公子麼?」

악수가 말했다.

"그는 어느 부잣집 공자가 아니었소?"

黃玉姍道:「那是冒充的,根本就沒有那位江公子。」

황옥산이 말했다.
"그건 사칭한 것이예요. 근본적으로 강공자는 존재하지 않아요."

岳秀卻很輕鬆,瀟灑一笑,道:「居長老常到金陵來吧?」

악수는 아주 느긋하게 소쇄(瀟灑)하게 웃으며 말했다.

"거장로께서는 늘 금릉에 오시오?"

青衣少女冷哼一聲,道:「不錯,咱們丐幫內部的事,不便外洩,岳少俠是幫主的貴賓才破例回答,君子自重,希望你別再問我為難的事。」

청의소녀가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그래요. 우리 개방 내부의 일은 외부에 누설하기 불편한데 악소협은 방주님의 귀빈이라 전례를 깨뜨리고 대답했어요. 군자는 자중해야 합니다. 내가 난처한 것은 더이상 묻지 말기를 바래요."

岳秀道:「以姑娘的才慧,和丐幫耳目的靈敏,難道就無法查到他的底細麼?」

악수가 말했다.

"낭자의 재주와 지혜, 개방의 영민한 이목으로 설마 그의 내력을 조사할 수 없었소?"

黃玉姍接道:「他有一座高大的宅院,而且經常在七王爺府中走動,能和金陵王府中有來往,自然不是平常的人了。」

황옥산이 대꾸했다.
"그에게는 한 채의 고대(高大)한 저택이 있으며 게다가 늘 칠왕야 부중으로 다닌답니다. 금릉왕부와 왕래할 수 있으니 자연 평범한 사람은 아니지요."

岳秀歎一口氣,道:「王府中龍鳳會的勢力很大,他們自然會幫他掩護了。」

악수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왕부 안에 있던 용봉회 세력은 아주 컸소. 그들은 당연히 그를 도와 엄호했을 거요."

黃玉姍道:「我自負精明,但王府給他的掩護,坑害了我。」

황옥산이 말했다.

"나는 영리하다고 자부했는데 왕부에서 그를 엄호하고 나를 곤경에 빠뜨렸군요."

岳秀默然不語。

악수는 묵묵히 말이 없었다.

黃玉姍道:「更可恨的是,他和我相識半年,一直是裝得彬彬有禮,從來沒有侵犯我的徵候,所以我對他完全沒有一點防備。」

황옥산이 말했다.

"더욱더 분통이 터지는 것은 그는 나와 반 년을 알고 지냈는데 줄곧 점잖고 예절이 바른 척 했으며 그때까지 나를 침범할 징후가 없었지요. 그래서 나는 그에 대해서 전혀 방비가 없었어요."

岳秀道:「大奸大惡,表面上,都看不出一點徵候。」

악수가 말했다.
"간악한 자는 표면상으로 한 점 징후를 알아차릴 수 없소."

黃玉姍道:「有一個明月如畫晚上,他把我帶到了他府上,那是一個小巧但卻佈置非常豪華的小廳,我喝了他敬的一杯酒,以後就人事不省了……。」

황옥산이 말했다.

"명월(明月)이 그림같은 어느 날 밤에 그는 나를 데리고 그의 부상으로 갔어요. 그곳은 작고 아담했지만 유달리 호화롭게 치장된 소청(小廳)이었지요. 나는 그가 주는 술을 한 잔 마셨는데 이후에 인사불성이 되고 말았지요..."

語聲微微一頓,接道:「以後的事,是不是還要我說下去。」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이후의 일은 내가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岳秀道:「刪去礙口的,接著說下去。」

악수가 말했다.

"말하기 거북한 것은 빼버리고 계속 말씀하시오."

黃玉姍臉上泛起了一片羞紅,緩緩說道:「我暈倒之後,發生些什麼事,我就不明白,一但我醒來之後,發覺睡在一張木床之上,我挺身而起,才發覺自己一絲未掛……」

황옥산은 얼굴에 한 조각 부끄러움의 홍조를 띠고 천천히 말했다.

"내가 혼절한 뒤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는 내가 알지 못해요. 일단 내가 깨어난 후 나무침상 위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내가 몸을 펴서 일어나고서야 내 자신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것을 발견했지요..."

岳秀接道:「這些可以略過了,我要知道以後的事,我想他一定有很多甜言蜜語告訴你。」

악수가 말했다.

"그건 생략해도 되오. 나는 이후의 일을 알아야겠소. 내 생각에 그는 아주 많은 감언이설을 당신에게 늘어놓았을 것이 틀림없소."

黃玉姍道:「一個女孩子失去了貞潔,尤其是像我這樣的人,應該怎麼辦?我恨他,但又無法下手殺了他。」

황옥산이 말했다.

"한 명의 여자아이가 정조를 잃었는데, 더우기 나같은 이런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는 그가 원망스러웠지만 또 손을 써서 그를 죽일 수 없었어요."

岳秀沉吟了一陣,道:「我了解姑娘的心情。」

악수은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낭자의 심정을 이해하겠소."

黃玉姍道:「以後我就被他威迫利誘的幫助了龍鳳會,這像陷入了泥潭一樣,那就愈陷愈深。」

황옥산이 말했다.

"이후에 나는 그의 위협과 유혹으로 용봉회를 도왔어요. 이렇게 진흙탕에 한번 빠지자 갈수록 깊이 빠졌지요."

岳秀道:「姑娘,到目前為止,你替龍鳳會做了什麼事?」

악수가 말했다.
"낭자, 지금까지 당신은 용봉회를 위해 무슨 일을 했소?"

黃玉姍道:「高小雲被派到居無上的身側,是經過我的安排,目下在金陵分舵中,有三位是龍鳳會派來的人。」

황옥산이 말했다.

"고소운이 거무상의 곁에 보내진 것은 나의 안배를 거쳤어요. 지금 금릉분타 안에는 용봉회에서 파견한 사람이 세 명이 있답니다."

岳秀道:「是姑娘引進來的?」

악수가 말했다.

"낭자가 끌어들인 것이오?"

黃玉姍道:「不是,本來他們都是丐幫的門下,不知何時被龍鳳會吸收過去,直到我替龍鳳會辦事,才知道他們的身份。」

황옥산이 말했다.

"아니예요. 본래 그들은 모두 개방의 문하랍니다. 언제 용봉회에 흡수되었는지 모르지만 내가 용봉회를 위해 일을 하게 되고서야 그들의 신분을 알았지요."

岳秀心頭一震,道:「姑娘只知道他們三個麼?」

악수는 가슴이 떨렸다.

"낭자는 단지 그들 세 명만 알고 계시오?"

黃玉姍道:「是!我只是知道他們三個!」

황옥산이 말했다.

"그래요! 나는 오직 그들 세 명만 알고 있어요!"

岳秀道:「這麼說來丐幫究竟有多少龍鳳會中人,姑娘也不清楚了?」

악수가 말했다.

"그렇다면 개방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용봉회 사람이 있는지 낭자도 모르는구려?"

黃玉姍道:「我未加入龍鳳會,所以他們也不肯告訴我真實的內情,這三個人還是因為幫他們辦事時需要人手,他才告訴我的。」

황옥산이 말했다.

"나는 용봉회에 아직 가입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들도 나한테 진실된 내정을 알려주지 않으려 했지요. 그 세 사람은 그들을 도와 일을 처리할 때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나한테 알려준 것이예요."

岳秀沉吟一陣,道:「姑娘,人非聖賢,誰能無過?過而能改,仍屬完人,丐幫基業深厚,就算受到了龍鳳會一點侵蝕,也不會有太大的影響,不過,金陵分舵由於姑娘自身的際遇、痛苦,管理上難免會放縱很多,只怕被他們吸取了不少人去。」

악수는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낭자, 사람은 성현(聖賢)이 아닌데 누군들 과오가 없겠소? 잘못을 고칠 수 있다면 완벽한 사람에 속한다고 할 수 있소. 개방의 기업은 심후하여 설령 용봉회의 침식을 받게 되더라도 그리 큰 영향은 없을 것이오. 그러나 금릉분타는 낭자 자신의 처지와 고통으로 인하여 관리상의 많은 방종(放縱)을 면하기 어렵소. 그들에게 적지 않은 사람이 흡수되었을 것 같구려."

黃玉姍道:「我知道,我對不起丐幫。」

황옥산이 말했다.

"알아요. 나는 개방에 미안해요."

岳秀道:「黃姑娘,有一事也許是在下的看法不對,如是在下說錯了,希望姑娘不要介意。」

악수가 말했다.

"황낭자, 어쩌면 나의 견해가 틀렸을 수도 있는데 만일 내 말이 틀렸다면 낭자가 개의치 말기를 바라오."

黃玉姍道:「你說吧,我什麼都對你承認了,自然不會再介意一些小事了。」

황옥산이 말했다.

"말하세요. 나는 무엇이든 당신에게 승인했어요. 당연히 사소한 일은 더이상 개의치 않겠어요."

岳秀道:「姑娘是否對令師兄有所不滿,或是對他有什麼記恨之處?」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영사형에게 불만이 있거나 혹은 그에게 무슨 앙심을 품은 것이 있소?"

黃玉姍道:「在此之前,我確然是有些恨意,不過現在那些恨意都已經成了慚愧。」

황옥산이 말했다.

"이전에는 확실히 좀 원망이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 그런 원망은 모두 이미 부끄러움이 되었어요."

岳秀笑一笑,道:「那就好了,這不但是丐幫之福,也是姑娘的才慧,迷途知返,懸崖勒馬,非絕大智慧絕難辦到。」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거 잘 됐소. 이건 개방의 복일 뿐만 아니라 낭자의 재주와 지혜이기도 하오. 잘못을 깨닫고 올바른 길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위험에 직면하여 정신을 차리고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은 절대적인 지혜가 아니고선 하기 어렵지요."

黃玉姍道:「不要誇獎我了,我能夠迷途知返,全是岳兄所賜,今後我有生之年,只求為本身贖罪。」

황옥산이 말했다.

"과찬하실 필요 없어요. 내가 길을 잘못 들었음을 알고 돌아설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악형 덕분이예요. 이후로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오직 자신의 속죄를 위해 살겠어요."

岳秀笑一笑,道:「姑娘有此一念,那是武林之福……。」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낭자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 그건 무림의 복이오..."

語聲微微一頓,接道:「姑娘,何不將計就計?」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낭자, 장계취계(將計就計)하면 어떻겠소?"

黃玉姍微微一怔,道:「將計就計?」

황옥산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장계취계?"

岳秀低聲道:「是的,他們既然利用了姑娘,姑娘何不也利用他們呢?」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그렇소. 그들이 이왕 낭자를 이용했으니 낭자도 왜 그들을 이용하지 않겠소?"

黃玉姍道:「這個,只怕會引起師兄的誤會。」

황옥산이 말했다.

"그건 사형의 오해를 불러올 것 같군요."

岳秀道:「我會暗中知會于幫主一聲,但此事必需機密,愈是隱密愈好。」

악수가 말했다.

"내가 암중으로 우방주님께 알리겠소. 하지만 이 일은 반드시 기밀을 요하오. 은밀할 수록 더 좋소."

黃玉姍點點頭,道:「我明白岳兄的意思。」

황옥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악형의 뜻을 잘 알겠어요."

突然改口稱謂岳兄,似乎是親切了不少。

돌연 악형으로 바꾸어 불렀는데 적잖이 친근한 듯 했다.

岳秀道:「姑娘準備如何著手呢?」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어떻게 착수하실 작정이오?"

黃玉姍道:「這要岳兄指點指點了。」

황옥산이 말했다.

"그건 악형이 일러주셔야 해요."

岳秀道:「一切都像平常一樣,不能突然間變的對龍會太過熱心,也不能自動要為龍鳳會作些什麼。」

악수가 말했다.

"모든 것들을 평상시 대로 하시오. 별안간 용봉회에 대해 너무 열심이어서도 안되며, 스스로 용봉회를 위해 무언가 하려고 해서도 안되오."

黃玉姍道:「我明白。」

황옥산이 말했다.

"잘 알겠어요."

岳秀道:「我到此一事,龍鳳會中人是否會知道。」

악수가 말했다.
"내가 여기 온 것을 용봉회 사람이 알까요?"

黃玉姍道:「我想他們一定會知道。」

황옥산이 말했다.
"그들은 틀림없이 알 거라고 생각해요."

岳秀道:「幾個侍酒的姑娘是否會有問題?」

악수가 말했다.
"술시중을 들던 몇 명의 낭자들에게 문제가 있는 거요?"

黃玉姍沉吟了一陣,道:「她們都是金陵暗舵上人,來自有處,應該是不會有毛病,但龍鳳會無孔不入,賤妾實也不敢妄自斷言了。」

황옥산이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그녀들은 모두 금릉암타 사람들인데 내력이 분명하여 문제가 있을 리가 없어요. 하지만 용봉회는 빈틈만 있으면 파고들지 않는 곳이 없으니 천첩도 사실 감히 단언하지 못하겠군요."

岳秀點點頭,道:「就算幾個侍酒的有龍鳳會中人,但她們不知內情,也不足以壞大事,以姑娘才慧隨機應變,自然應付有道。」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설령 술시중하던 몇 명 중에 용봉회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녀들은 내정을 모를 것이며 대사를 망치기에는 부족하오. 낭자의 재주와 지혜로 임기응변하면 자연 대응할 방법이 있을 것이오."

黃玉姍點點頭,道:「多承指教。」

황옥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많은 가르침을 받았군요."

岳秀又告訴她一些應付之道,才淡淡一笑道:「姑娘,我也要告辭了。」

악수는 또 그녀에게 대응방법을 알려주고 그제서야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낭자, 나도 이만 가보아야겠소."

黃玉姍突然垂下頭來,道:「我恨那位江公子,恨的想把他拿來碎屍萬段。」

황옥산이 돌연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나는 그 강공자를 증오해요. 그를 잡아서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죽이고 싶도록 증오해요."

岳秀道:「姑娘一直如此恨他麼?」

악수가 말했다.
"낭자는 줄곧 그처럼 그를 증오하오?"

黃玉姍抬起頭來,雙目閃動著冷厲的寒芒,道:「沒有,剛剛才開始,恨他入骨,我只怕見他後,無法忍受。」

황옥산이 고개를 들었다. 두 눈에서 무서운 한망을 번뜩이며 말했다.

"아니요. 방금 전부터 그를 뼈에 사무치도록 증오하기 시작했어요. 그를 만나면 참지 못할 것 같아요."

兩句很坦然的話,但含意卻曲折有緻,岳秀是何等人物,自然聽懂了弦外之音,明白裝作不明白,笑一笑,道:「他只是一個引子,順著他挖下去,才能找出龍鳳會中的真正首腦,這要很深的忍耐工夫,姑娘,如能找出了龍鳳會的真正首腦,單是這一件事,就足為丐幫帶來很大的榮耀。」

아주 허심탄회한 두 마디 말이었지만 담긴 뜻은 뒤엉키어 복잡한 감정이었으나 분명했다. 악수가 어떤 인물인가? 당연히 그 속에 담긴 뜻을 잘 알았으나 짐짓 모르는 척 웃으며 말했다.
"단지 그는 먼저 전면에 나선 한 명일 뿐이오. 그를 따라 파내려가야 용봉회의 진정한 수뇌를 찾아낼 수 있소. 그것은 아주 오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오. 낭자, 만일 용봉회의 진정한 수뢰를 찾아낼 수 있다면 그 한 가지만으로 개방에게 아주 큰 영광을 가져오기에 충분하오."

黃玉姍道:「與君一席話,勝讀十年書,恨我為什麼不早一年見到你。」

황옥산이 말했다.

"당신과 한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십 년간 책을 읽는 것보다 낫군요. 내가 왜 일 년 전에 당신을 만나지 못했을까 한스러워요."

岳秀淡淡一笑,道:「龍鳳會如若不在你身上做手腳,必然會動在令師兄的身上,老實說,那將對丐幫更壞,說不定會使整個的丐幫,淪入了毀滅之境。」

악수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용봉회가 만약 당신에게 수작을 부리지 않았다면 필시 영사형을 집적댔을 것이오. 솔직히 말해 그러면 개방에게는 훨씬 안좋았소.. 아마도 온 개방이 궤멸되는 지경에 빠졌을 거요."

黃玉姍突然一欠身道:「多謝岳兄指示,使我突然明白了很多事。」

황옥산이 돌연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악형의 지적에 감사드려요. 나는 돌연 아주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어요."

岳秀起身一拱手,道:「姑娘冰雪聰明,只要能保持到靈智清明,我相信你能應付任何複雜的局面。」

악수가 일어나 공수하며 말했다.

"낭자는 아주 총명하니 맑은 영지(靈智)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어떤 복잡한 국면에도 대응할 수 있으리라 믿소."

黃玉姍道:「我本已步入歧途,岳兄卻如夜暗明燈般,指引我迷途返回……」

황옥산이 말했다.
"나는 본래 잘못된 길로 들어섰는데 악형이 어둠 속의 등불처럼 나를 인도하여 올바른 길로 돌아서게 했어요..."

淒迷一笑,接道:「但最重要的是,岳兄使我恢復了信心和勇氣,我要用全力和他們鬥一鬥!」

처량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악형이 나로 하여금 믿음과 용기를 회복시켜주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해요. 나는 전력으로 그들과 한번 싸워야겠어요!"

岳秀道:「龍鳳會大約是武林中從未有過的神秘組合,正如姑娘所說,他們無所不在,但如真的找他們,卻又無處可覓,咱們要暗通聲息,互相支援,不過,除非是萬不得已,不可隨便求助見面……」

악수가 말했다.

"용봉회는 아마 무림에서 여태껏 없던 신비한 조직일 것이오. 낭자의 말처럼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 데가 없소. 하지만 그들을 찾는다면 또 찾을 곳이 없소. 우리는 남몰래 소식을 주고받으며 상호지원해야 하오. 그러나 만부득하지 않으면 함부로 만나서 도움을 요청해서는 안되오..."

黃玉姍長長吁一口氣,接道:「岳兄,我仔細的想了你的話,龍鳳會中很可能還有很多人,隱藏於丐幫之中,只怕他們也會暗中監視著我,所以我的舉動,最好讓他們無法推斷。」

황옥산이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악형, 당신의 말을 자세히 생각하니 용봉회가 개방에 숨겨둔 사람들이 아직 많이 있을 것 같군요. 다만 그들도 암중으로 나를 감시할 테니 나의 거동은 그들이 추단할 수 없도록 하는 것기 가장 좋겠어요."

岳秀道:「這個,倒是有些為難了。」

악수가 말했다.
"그건 도리어 좀 곤란한 점이 있소."

黃玉姍道:「小妹倒是想了一個辦法,但不知是否可行?」

황옥산이 말했다.

"소매가 한 가지 방법을 생각했는데 괜찮을지 모르겠군요?"

岳秀道:「岳某人洗耳恭聽。」

악수가 말했다.
"악모는 귀를 씻고 듣겠소."

黃玉姍嘆口氣,低言數語。

황옥산은 한숨을 쉬고 나직이 몇 마디 했다.

岳秀點點頭,道:「這樣豈不是太過委曲姑娘了麼?」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렇게 하면 낭자가 너무 억울하지 않겠소?"

黃玉姍道:「委屈什麼?公誼上我對不起丐幫,私情上我對不起師兄,就算是將我粉身碎骨,我也沒有一點怨恨之情。」

황옥산이 말했다.

"뭐가 억울해요? 공적으로 나는 개방에 미안하고, 사적으로는 사형께 미안해요. 설령 내가 분신쇄골(粉身碎骨)되더라도 한 점 원망하는 마음이 없어요."

岳秀道:「為了姑娘行事方便,我會暗中知會令兄……」

악수가 말했다.
"낭자가 일하기 편하도록 내가 암중으로 영사형께 알려드리리다..."

語聲微微一頓,接道:「有一點,我想奉告姑娘,只怕在下很快就要離開金陵。」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낭자에게 일러두고 싶은 것이 하나 있는데 나는 아주 빨리 금릉을 떠나야할 것 같소."

黃玉姍吃了一驚,道:「你要離開金陵,不管江湖中事了?」

황옥산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당신은 금릉을 떠나서 강호의 일에 상관하지 않으려 하시나요?"

岳秀道:「姑娘不要誤會,在下離開金陵,也是為了龍鳳會的事。」

악수가 말했다.

"낭자, 오해 마시오. 내가 금릉을 떠나는 것도 용봉회의 일 때문이오."

黃玉姍道:「還回來麼?」

황옥산이 말했다.
"돌아오실 건가요?"

岳秀道:「回來,不過時間無法確定,如若不告訴令師兄,動用丐幫的力量,暗中支持你,只怕你獨力很難應付。」

악수가 말했다.

"돌아오겠소. 그러나 시간을 확정할 수 없소. 만약 영사형께 고하여 개방의 역량을 동원하여 암중으로 당신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당신 혼자 힘으로 대응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오."

黃玉姍道:「龍鳳會不簡單,如是丐幫的人力參加支援,龍鳳會很快就會發現內情,所以,我要保持單人匹馬行動。」

황옥산이 말했다.

"용봉회는 간단치 않아요. 만일 개방의 인력이 지원에 참가한다면 용봉회는 아주 빨리 내정을 발견할 겁니다. 그래서 나는 단신필마(單人匹馬)인 채로 행동해야 합니다."

岳秀道:「姑娘勇氣可嘉,在下十分敬佩。」

악수가 말했다.
"낭자의 용기가 가상하오. 나는 몹시 감탄했소."

黃玉姍道:「一失足成千古恨,我雖然粉身碎骨,也不足惜了。」

황옥산이 말했다.

"한 번 발을 잘못 들여 천고의 한이 되었으니 내 비록 분신쇄골하더라도 아깝지 않아요."

岳秀道:「以姑娘的才慧,只要能小心一些,定然可以應付。」

악수가 말했다.
"낭자의 재주와 지혜로 조금 조심하기만 한다면 틀림없이 대응할 수 있을 거요."

黃玉姍道:「我答應你的話,一言為定,多謝你誇獎,我是一個端莊的人,我不會讓你失望,我會盡力而為,直到死亡為止。」

황옥산이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승낙한 대로 그렇게 하겠어요. 당신의 과찬에 감사드려요. 나는 단정(?)한 사람이니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어요. 나는 죽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어요."

岳秀嘆息一聲道:「姑娘,你……」

악수가 탄식하고는 말했다.
"낭자, 당신..."

黃玉姍接道:「別勸我,我感謝你使我迷途知返,我希望你能快點回來,早回來一天,就多一點再見的機會,我希望我能在死亡之前,再見你一次面。」

황옥산이 말했다.

"나를 타이르지 마세요. 나는 당신이 나를 깨우쳐준 것에 감사드려요. 나는 당신이 속히 돌아오시기를 바래요. 하루를 일찍 돌아오면 다시 만날 기회가 그 만큼 많아지겠지요. 내가 죽기 전에 당신을 다시 한번 만나기를 희망해요."

岳秀道:「我會趕回來,告辭了。」

악수가 말했다.

"서둘러 돌아오겠소. 이만 가보겠소."

黃玉姍低聲道:「岳兄,能不能告訴我你到那裡去?」

황옥산이 나직이 말했다.

"악형, 어디로 가시는지 나한테 말해줄 수 없나요?"

她的聲音很低,連她自己都聽不清楚。

그녀의 음성은 아주 낮아서 그녀 자신조차도 똑똑히 들리지 않았다.

但岳秀卻聽到了,沉吟了片刻,道:「北上。」

하지만 악수는 들었다. 잠깐 침음하더니 말했다.

"북상(北上)하오."

黃玉姍點點頭,高聲說道:「請幫主和言先生來。」

황옥산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방주님과 이선생을 오라고 하라."

片刻之後,于化龍和譚雲,魚貫而入。未待于化龍開口相問,岳秀已快步迎了上去,低言數語。于化龍皺皺眉頭,未及答話,岳秀和譚雲已告別而去。黃玉姍一雙俏麗動人的雙目,一直盯注在岳秀的身後,臉上是一種很奇怪的表情。

잠시 뒤 우화룡과 담운이 줄지어 들어왔다. 우화룡이 입을 열고 묻기를 기다리지 않고 악수가 빠른 걸음으로 맞이해가서 나직이 몇 마디 했다. 우화룡이 미간을 찡그리며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악수와 담운은 이미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 황옥산의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한 쌍의 아름다운 눈은 줄곧 악수의 뒤모습을 응시하고 있었으며 얼굴은 일종의 아주 기괴한 표정이었다. 

于化龍回顧了廳外一眼,低聲說道:「你決定了?」

우화룡이 청 밖을 한번 돌아보며 나직이 말했다.

"너는 결정했느냐?"

黃玉姍點點頭道:「是!」

황옥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于化龍嘆口氣,突然出手,點中了黃玉姍的穴道,高聲說道:「來人啊!」

우화룡이 한숨을 쉬더니 돌연 출수하여 황옥산의 혈도를 짚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이리 오너라!"

兩個白衣少女,快步奔入房中,道:「幫主有何指示?」

두 명의 백의소녀가 방 안으로 달려와서 말했다.

"방주님께서는 어떤 지시가 있으신지요?"

于化龍道:「黃舵主背棄了丐幫,犯下了死亡重律,先把她給押下去。」

우화룡이 말했다.

"황타주는 개방을 배반하여 죽을 죄를 범했다. 우선 그녀를 잡아가둬라."

兩個白衣女都是金陵暗舵的人,可以說也是黃玉姍的親信手下,因此,兩人聽到了信悉之後,都不禁為之一呆。

對幫主的令諭,她們是不敢不從,但要他們動手對付自己舵主,卻又有些不敢出手的樣子。

두 백의녀는 모두 금릉암타의 사람이며 황옥산의 측근이라 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두 사람은 명령을 받은 뒤 모두 멍해지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방주의 영유에 대해 그녀들은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었지만 자기들의 타주에게 손을 쓰자니 또 조금은 감히 출수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于化龍怒道:「妳們聽到了沒有?」

우화룡이 노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듣지 못했느냐?"

兩個白衣女子道:「聽到了。」

두 명의 백의여자가 말했다.

"들었습니다."

于化龍道:「快押下去。」

우화룡이 말했다.

"빨리 잡아가두어라."

兩個白衣女子無可奈何地扶起了黃玉姍,行出了廳外。

두 백의여자는 어쩔 수 없이 황옥산을 부축해 일으켜 청 밖으로 나갔다.

于化龍道:「你們派人看好,如是黃舵主被人救走了,唯你們兩人是問。」

우화룡이 말했다.

"너희들은 사람을 보내 잘 지키도록 해라. 만일 황타주가 누구가로부터의 구함을 입어서 달아난다면 오직 너희 두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兩個白衣女子應了一聲,轉身而去。

두 백의여자는 대답하고 뒤돌아서 갔다.

于化龍望著兩個人的背影,輕輕嘆息一聲,搖搖頭。

우화룡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가볍게 탄식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且說岳秀和譚雲一路上小心翼翼的回入王府。

한편 악수와 담운은 가는 길에 매우 조심스럽게 왕부로 돌아갔다.

兩人行到了譚雲的房中,譚雲卸下了臉上的偽裝,道:「岳兄,那位黃姑娘,真是龍鳳會中人麼?」

두 사람이 담운의 방에 도착하자 담운은 얼굴의 위장을 벗고 말했다.

"악형, 그 황낭자는 정말 용봉회 사람이오?"

岳秀道:「是的!不過,她本人還保持了一點性格,未加入龍鳳會中。」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그러나 그녀 본인은 아직 한 점 성격을 유지하고 있어서 용봉회에 가입하지 않았소."

譚雲道:「岳兄,咱們要怎麼幫助她?」

악수가 말했다.

"악형, 우리가 어떻게 그녀를 도와야 하오?"

岳秀道:「無暇兼顧了,咱們要早日北上。」

악수가 말했다.
"여러가지를 두루 돌볼 겨를이 없소. 우리는 빨리 북상해야 하오."

譚雲道:「岳兄,事情很嚴重麼?」

악수가 말했다.
"악형, 사정이 몹시 엄중하구려?"

岳秀道:「很嚴重,如若一旦由宮內發下聖旨,那就鐵案如山,咱們再想翻案,那就要大費手腳了。」

악수가 말했다.

"매우 엄중하오. 만약 황궁으로부터 성지(聖旨)가 내려지면 번복될 수 없소. 우리가 판결을 뒤집고자 한다면 힘을 크게 들여야 하오."

語聲微微一頓,接道:「你見過白龍張越麼?」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당신은 백룡 장월을 만나보았소?"

譚雲道:「見過了,白龍似是受了王召的影響很大,極願意和咱們同路北上。」

악수가 말했다.

"만났소. 백룡은 왕소의 영향을 아주 크게 받은 듯 했소. 우리와 함께 북상하기를 원하더구려."

岳秀道:「那好極了,此行只怕要遇上龍鳳會重重的伏擊,咱們多一個人手,就多一份力量,不知馬鵬的傷勢如何了?」

악수가 말했다.

"그거 아주 잘됐소. 이번 행차는 용봉회의 거듭된 매복공격을 받을 텐데 우리가 한 명이라도 많으면 그 만큼 역량이 커질 것이오. 마붕의 상세는 어떤지 모르겠구려?"

譚雲淡淡一笑,道:「傷勢好多了,我想過了,咱們的安排,雖然是十分隱密,但如說一點不走漏風聲幾乎是一件不可能的事。」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상세는 많이 좋아졌소. 내가 생각해 보았는데 우리의 안배는 비록 십분 은밀하지만 한 점도 새어나가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오."

岳秀道:「我也想過了,所以,咱們要把計劃修正一下。」

악수가 말했다.
"나도 생각했소. 그래서 우리는 계획을 수정해야 하오."

譚雲道:「小弟已經想好了人手的分配,但不知岳兄是否同意?」

악수가 말했다.

"소제는 이미 사람의 분배를 생각했는데 악형이 동의할런지 모르겠소."

岳秀道:「譚兄請說說看。」

악수가 말했다.
"담형, 말씀해보시오."

譚雲道:「我想把楊總捕頭留在這裡,其餘的人手,全部護送王爺北上,計有白龍張越,墨龍王召,江湖浪子歐陽俊、朱奇、唐嘯,再加上兄弟和岳兄,及楊姑娘玉燕,毒用郎中馬鵬,合計九人,兄弟的計劃分乘五輛馬車,然後再乘八匹健馬。」

담운이 말했다.

"양총포두는 이곳에 남고 나머지 사람은 전부 왕부의 북상을 호송하는데, 백룡 장월, 묵룡 왕소, 강호랑자 구양준, 주기, 당소, 거기에 형제와 악형, 양낭자 옥연, 독수랑중 마붕까지 합계 아홉 사람이 다섯 냥의 마차에 나누어 타고, 그런 다음 다시 여덟 필의 건마를 타는 것이 형제의 계획이오."

岳秀道:「為什麼要乘五輛馬車?」

악수가 말했다.

"왜 다섯 냥의 마차를 타야하오?"

譚雲道:「咱們九個人,最好都坐在馬車上,真假兩位王爺,再加上照顧王爺的兩位童子,兩個丫頭,合走有十五人,每三人一輛馬車,經常調換乘坐,兄弟八位家將,分乘八匹快馬,車要快車,輕車簡從,也可以趕快一些,早些進京。」

담운이 말했다.

"우리 아홉 사람은 마차에 타는 것이 가장 좋소. 진짜와 가짜 두 왕야, 거기에 왕야를 돌볼 두 동자와 두 여종까지 합이 열 다섯 사람이오. 한 냥의 마차에 세 사람씩 오르되 수시로 자리를 바꾸어 타며, 형제의 여덟 가장(家將:부잣집에 고용된 무장 하인)은 여덟 필의 쾌마에 나누어 탈 것이오. 마차는 빠른 마차는 빠르고 간소하게 하해야 빨리 달려서 좀 일찍 북경에 들어설 수 있소."

岳秀笑一笑,道:「外面人手,就請勞譚兄調配一下,兄弟去和王爺談談。」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외부의 사람 배치는 담형이 수고해주시오. 형제는 가서 왕야와 이야기하겠소."

起身向外行去。

일어나서 밖으로 걸어갔다.

譚雲道:「岳兄,兄弟的安排,也難盡如人意,岳兄儘管斧正。」

악수가 말했다.

"악형, 형제의 안배가 모두 마음에 들기는 어려울 것이오. 악형은 얼마든지 수정하시오."

岳秀道:「譚兄不用客氣了,這方面,譚兄比兄弟高明。」

악수가 말했다.

"담형은 겸손해 하지 마시오. 그 방면으로는 담형이 형제보다 고명하시오."


※※※


第二天一大早,七王爺的府中,出現了五輛大馬車,和八匹快馬。八個騎馬人,年約三十左右,都穿一色輕裝,背插一般的雁翎刀。

이튿날 이른 아침, 칠왕야의 부중에는 다섯 냥의 커다란 마차와 여덟 필의 쾌마가 출현했다. 여덟 명의 기마인은 나이가 약 삼십 가량에 모두 한 가지 색의 경장을 걸쳤고 등에는 똑같은 안령도(雁翎刀)를 끼우고 있었다.

五輛篷車,都垂著車簾,無法看清楚車中坐的是什麼人。但車前面寬大的車轅上卻坐著兩個人,一個是身著武官服侍,身佩腰刀的壯漢,一個是手執皮鞭的車伕。

다섯 냥의 봉차(篷車:덮개있는 마차)에는 모두 발이 늘어뜨려져 마차 안에 앉아있는 것이 누구인지 똑똑히 볼 수 없었다. 마차 앞쪽의 넓다란 마부석에는 두 사람이 앉았는데, 한 명은 무관 복장에 몸에 요도를 찬 장한(腰刀)이었고 한 명은 손에 가죽채찍을 쥔 마부였다.

四匹快馬開道,當先領路。另外四匹快馬,卻走在篷車後面。篷車的速度很快,直奔津浦渡口。車馬一行,沿北上官道,直奔北京。一連三天,平安無事。

네 필의 쾌마가 길을 열고 맨 앞에서 인도했다. 다른 네 필의 쾌마는 봉차의 뒤쪽에서 달렸다. 봉차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그대로 진포(津浦)의 나루터로 달렸다. 

마차 일행은 북상하는 관도를 따라 곧장 북경으로 달렸다. 삼 일 동안은 평안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

這日,車馬已過了南丘,中午時分,到了一座樹林前面。這是一片黃土平原,一行數十里不見綠蔭,這一片樹林,乃是數十里內官道旁僅見的一片樹林。

이날 마차는 이미 남구(南丘)를 지나 정오 무렵 어느 수림(樹林) 앞쪽에 도착했다. 이곳은 황토 평원으로 수십 리를 가도 우거진 나무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 수림은 수십 리 안의 관도 변에 겨우 볼 수 있는 수림이었다.

樹林旁側,搭建了一個草柵。兩個穿著土布衣服的老人,閉著雙目,躺在竹子做成的躺椅上,享受著徐徐來的涼風。

수림의 옆에는 짚으로 엮은 울타리가 세워져 있었다. 두 명의 무명옷을 걸친 노인이 두 눈을 감은 채 대나무로 만든 누울 수 있는 의자에 누워서 솔솔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을 만끽하고 있었다.

不論任何人,只要經過這條路,必會在這座樹林中,停了下來,吃一杯,或是歇馬休息片刻。地理形勢的限制,使得這座樹林中的生意很好,所以,這座茶棚很大,大的可容下近百人的休息。

어떤 사람이든 이 길을 지나려 한다면 반드시 이 수림 속에 멈추어 한 잔 마시거나 혹은 말에서 내려 잠깐 휴식했다. 지리적인 형세의 제한은 이 수림 안에서의 장사가 잘 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 찻집은 근 백 명이 휴식할 수 있을 만큼 아주 컸다.

趕車的和騎馬的,都跑的滿身塵土,和一臉汗水。沒有人下令休息,很自然的,車輛都在這座茶棚中停了下來。

마차를 모는 사람도, 말을 탄 사람도 달리느라 모두가 온 몸에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얼굴에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아무도 휴식명령을 내리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마차는 그 찻집에 멈추었다.

第一輛篷車走下來毒手郎中馬鵬和朱奇、唐嘯。緊接著是岳秀、楊玉燕和一個身著青衫的青年人。第四輛篷車上,下來的是一身黃衣的七王爺,和江湖浪子歐陽俊,加上一位服侍七王爺的書僮。

첫 번째 봉차에서 독수랑중 마붕과 주기, 당소가 내렸다. 뒤를 잇는 것은 악수, 양옥연, 그리고 한 명의 청삼을 입은 청년이었다. 네 번째 봉차에서 내린 것은 일신에 황의를 입은 칠왕야, 강호랑자 구양준, 거기에 시종 복장을 한 칠왕야의 서동 한 명이었다.

譚雲、岳秀等一字安排開,把七王爺讓在中間,群豪分坐在周圍的桌上,但自然的形成了一個保護圈子。那青年人緊傍岳秀而坐。

담운, 악수 등은 일자로 배치하여 칠왕야를 가운데에 두고 보호했다. 군호들이 탁자 주위에 나누어 앉자 자연스럽게 보호범위를 형성했다. 그 청년은 악수의 옆에 앉았다.

譚雲輕咳了一聲,舉手一招,道:「兩位老人家,請過來一下。」

악수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손을 들어 부르며 말했다.

"두 분 노인장, 이리 오시오."

車馬停下一大堆,兩個閉目養神的賣茶老人家,早已醒了過來,看看形勢,知道來人不是平常的過往商旅,聽譚雲一招呼,立刻奔了過去,道:「這位大爺,有什麼吩咐?」

큰 무리의 마차가 멈추자 눈을 감고 쉬고있던 두 명의 차를 파는 노인들은 벌써 깨어났고, 형세를 보고 이들은 지나가는 평범한 상인들이 아님을 알았다. 담운이 부르는 소리를 듣자 즉시 달려가서 말했다.

"나으리,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譚雲道:「每位先送上一大碗茶。」

악수가 말했다.

"우선 모두에게 차를 좀 내오시오."

兩個老人應了一聲,揭開兩個大木桶,舀出茶來。茶是早已燒好的,已然放涼,自然,也是為了過往商族的方便。譚家八家將,和幾個趕車的雖迫不及待,但王爺未食用之前,都不敢搶先食用,只好端著碗,等候在那裡。

두 노인은 대답하고 두 개의 커다란 대나무통을 열어 차를 퍼냈다. 차는 벌써 끓여놓았던 것이라 이미 식어있었다. 당연히 지나가는 상인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었다. 담가의 팔가장과 몇 명의 마차를 몰던 마부들은 비록 조급하여 기다릴 수 없었지만 왕야가 마시기 전에 감히 앞서 마시지 못하고 오직 잔을 들어 기다릴 뿐이었다.

馬鵬霍然站起身子,行到那穿著黃衣的身旁,一躬身,端起茶碗查看了一陣,道:「請王爺用茶。」

마붕이 벌떡 일어나서 황의를 걸친 자의 곁으로 걸어가서 허리를 숙이고는 찻잔을 들어 한동안 살펴보더니 말했다.

"왕야, 차를 드십시오."

七王爺這才端起茶碗,喝了一口。

칠왕야는 그제서야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馬鵬坐的位置,正好在那青衣人的對面,望了茶碗一眼,低聲道:「可以喝。」

마붕이 앉은 위치는 마침 그 청의인의 맞은 편이라 찻잔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마셔도 되오."

當下端起茶碗,當先喝了一口。馬鵬坐的位置,距離岳秀很近,順眼望了岳秀的茶杯一眼。七王爺喝一口茶,茶棚中群豪立刻端起茶杯,大喝起來。馬鵬手上和腿上,仍然包著白紗,他兩道目光,卻是不停的左右轉動,四面流顧,照顧著全場的變化。

즉시 찻잔을 들어 먼저 한 모금 마셨다. 마붕이 앉은 위치는 악수와 거리가 아주 가까웠다.  칠왕야가 차를 한 모금 마시자 찻집 안의 군호들은 즉시 찻잔을 들고 마시지 시작했다. 마붕의 손과 다리는 여전히 흰 천으로 싸매고 있었다. 그의 두 줄기 시선은 쉼없이 좌우, 사방으로 돌아가며 전장(全場)의 변화를 살폈다.

岳秀很聰明,把沿途調動人手的大任,完全委託了譚雲。這就使譚二公子不得不負起責任,全力策劃,所以,一下車譚雲就暗中示意頑童唐嘯和江湖浪子歐陽俊,暗中監視著兩個賣茶的老人。

악수는 아주 총명했다. 연도에 사람을 배치하고 이동하는 대임은 완전히 담운에게 위탁했었다. 이것은 담이공자로 하여금 책임을 지고 전력으로 계획을 세우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 그래서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담운은 암중으로 완동 당소와 강호랑자 구양준에게 두 명의 차를 파는 노인을 감시하도록 눈짓했다.

歇馬、飲水,坐了大半個時辰,沒有發生任何變故。譚雲正準備下令上馬動身,突聞一陣急快的蹄聲,傳了過來。一皺眉頭,突然改變了主意。原來,這蹄聲不是來自一方,而是來自官道的兩面。

말에게 물을 마시고 쉬고 하면서 반 시진을 앉아있었지만 어떤 변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담운이 말에 올라 출발하도록 명령을 내리려는데 갑자기 일진의 급박한 말발굽 소리가 전해왔다. 눈살을 찌푸리며 돌연 생각을 바꾸었다. 원래 그 말발굽 소리는 한 쪽에서 들려오는 것이 아니라 관도의 양쪽으로부터 들려왔던 것이다.

在場中人,大都是江湖閱歷豐富的人物,一聽兩面傳來了馬蹄之聲,立時覺出不對,不用譚雲吩咐,已然各自戒備,移動坐位、身形,選擇了最有利的地位,準備出手。譚雲寨中八名家將,也有著很高的警覺,一齊散佈開去。

장중의 사람들은 대부분 강호경험이 풍부한 인물들이다. 양쪽에서 전해오는 말발굽 소리를 듣자 즉시 심상치 않다고 느끼고 담운의 분부가 없어도 이미 각자 경계를 했다. 앉은 자리를 이동하여 가장 유리한 위치를 선택하여 출수할 준비를 했다. 담가채의 여덟 가장도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일제히 흩어져 포진했다.

幾乎是雙方的快馬,一齊到了茶棚的前面。南面來的一群人,一行八人,八匹長程健馬,但任何人一眼間,都可以看出來,八個人中,只有兩個人才是真正的首腦,另外六個人,都是從屬。

쌍방의 쾌마는 거의 일제히 찻집의 앞쪽에 도착했다. 남쪽에서 온 사람들은 일행이 여덟 명에 여덟 필의 먼 길을 가는 건마였다. 하지만 여덟 사람 중에 오직 두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수뇌이며 다른 여섯 명은 모두 밑엣사람들임을 누구든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兩個人的形貌都很怪,一個面如金紙,大蒜鼻子,身著一件金黃色的及膝大褂,一個面色慘白,白的不見一點血色,看上他兩眼,就叫人生出寒意。奇怪的是,他又偏偏穿了一件雪白的府綢長衫。六個從屬,一色的深灰色勁裝,身上斜背長刀,長鞍前又掛了一把鍊子鎗。這是軟,硬兩種大不相同的兵刃。

두 사람의 생김새는 아주 괴상했다. 한 명은 얼굴이 금박지같고 마늘코였고 몸에는 금황색(金黃色)의 무릎까지 내려오는 두루마기를 입었고, 한 명은 낯빛이 창백하여 한 점 혈색이 보이지 않았는데 그의 두 눈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기가 생겨나게 하였다. 기괴한 것은 그가 또 하필이면 백설같은 비단장삼을 걸치고 있다는 점이었다.

여섯 명의 종속(從屬:밑엣사람)들은 짙은 회색 한 가지 색의 경장을 입었는데 몸에는 장도를 비스듬히 매고 있었고, 안장 앞에는 또 한 자루 연자창(鍊子鎗)이 걸려 있었다. 이것은 연(軟), 강(硬) 두 종류의 서로 크게 다른 병기였다.

北面來了四匹馬,騎著四個天藍色勁服佩劍中年大漢,馬後面,也有一輛篷車,車身狹長,一看之下,就知是製造特殊,專為長程奔馳的馬車。趕車的是五旬左右的黑衣老嫗。但最為刺眼的是那輛篷車,大紅顏色,刺眼鮮紅,紅的像血。

북쪽에서 온 네 필의 말에는 네 명의 천남색(天藍色) 경장에 검을 찬 중년대한들이 타고 있었고 말 뒤쪽으로 한 냥의 봉차가 있었다. 봉차의 몸통은 좁고 길어서 전적으로 먼 길을 달리기 위해 특수하게 제조된 마차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마차를 모는 것은 오순 가량의 흑의노파였다. 헌데 가장 눈에 거슬리는 것은 그 봉차가 붉은 색이라는 점이었다. 눈에 거슬리는 핏빛 선홍색이었다.

時間算得是那麼準確,兩面的快馬,剛好在茶棚前面碰了頭。雙方收韁,馬在茶篷前面,一齊停了下來。兩方面似不相識,對望了一眼,還帶著一點仇視意味。

시간 계산이 그토록 정확하여 양쪽의 쾌마는 찻집 앞에서 딱 알맞게 만났다. 쌍방이 말고삐를 당기자 말은 찻집 앞쪽에 일제히 멈추었다. 쌍방은 서로 알지 못하는 듯 한번 마주 바라보는데 원수를 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譚雲望了那大紅篷車一眼,不禁一皺眉頭,回顧了身側的白龍張越一眼,道:「張兄,兄弟見識不多,認不出這輛刺眼紅車的來歷,張兄……」

담운이 그 붉은 봉차를 바라보더니 절로 눈살을 찌푸리며 옆에 있는 백룡 장월을 돌아보며 말했다.

"장형, 형제는 견식이 많지 않아 눈에 거슬리는 저 홍차(紅車)의 내력을 알아내지 못하겠소. 장형은..."

張越搖搖頭,接道:「兄弟一向在嶺南活動,對中原事物,知曉不多。」

장월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형제는 늘 영남(嶺南)에서 활동하여 중원의 사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소."

王召道:「論江湖上閱歷的豐富,無人能過朱兄,咱們請問他一聲就是。」

왕소가 말했다.

"강호상의 경험이 풍부하기로 말하자면 아무도 주형을 뛰어넘을 수 없소. 그에게 한번 물어보면 되오."

譚雲正想站起身子過去,膽叟朱奇已大步走了過來。原來,幾人座位,相距不遠,朱奇已聽到了譚雲和王召對答之言。

담운이 막 일어나려는데 담수 주기가 이미 큰 걸음으로 걸어왔다. 원래 그들이 앉은 자리는 서로 거리가 멀지 않아서 주기는 담운과 왕소의 대화를 들었던 것이다.

朱奇輕輕咳了一聲,道:「自從三十年前,赤地千里,乘坐的紅色篷車之後,三十年來,沒有人再乘坐紅色的篷車。」

주기가 가볍게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말했다.

"삼십 년 전 적지천리(赤地千里)가 홍색 봉차를 타고 다닌 뒤 삼십 년 이래로 아무도 홍색 봉차를 타지 않았소."

譚雲道:「這人會不會是赤地千里呢?」

담운이 말했다.

"저자가 적지천리가 아닐까요?"

朱奇道:「不會,赤地千里,三十年前,已經被武林中各大門派聯手搏殺於黃山老巢。」

주기가 말했다.

"그럴 리가 없소. 적지천리는 삼십 년 전에 이미 무림 각대문파의 연수(聯手)에 의해 황산의 본거지에서 죽임을 당했소."

譚雲道:「赤地千里會不會有後人在此?」

담운이 말했다.

"적지천리의 후인(後人)이 여기에 온 것이 아닐까요?"

朱奇道:「不會。」

주기가 말했다.
"그럴 리 없소."

譚雲道:「近年來,崛起江湖的人物中,有什麼人乘坐這特殊的座車?」

담운이 말했다.

"최근에 강호에 떠오르는 인물 중에 특수한 마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朱奇道:「沒有聽人說過。」

주기가 말했다.
"들어본 적이 없소."

譚雲道:「兄弟知道了,朱兄請回去吧。」

담운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주형은 돌아가십시오."

朱奇道:「老朽很慚愧,無法回答二公子的詢問。」

주기가 말했다.

"이공자의 물음에 대답을 못하여 늙은이는 부끄럽구려."

譚雲道:「可能是龍鳳會中的人,故意設計很多花招出來。」

담운이 말했다.

"아마도 용봉회 사람들이 고의로 많은 속임수를 꾸며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一面發出令諭,要群豪戒備,一面向岳秀示意。六個身著灰色勁裝的大漢,突然舉步向茶棚行了過來。

한편으로는 영유를 발출하여 군호들에게 경계토록 하고 한편으로는 악수를 향해 눈짓했다. 여섯 명의 회색경장을 입은 대한이 돌연 찻집을 향해 걸어왔다.

頑童唐嘯一橫身,攔住了去路,道:「諸位沒有長眼睛麼?」

완동 당소가 옆으로 몸을 옮겨 길을 막고 말했다.

"제위들은 눈이 멀었소?"

當先而行的灰衣大漢,正待發作,那一身白衫的人,突然越眾而出,喝退了灰衣人,望望唐嘯,笑道:「你是什麼人?」

맨 앞에서 걸어오던 회의대한이 발작하려는데 일신에 백삼을 걸친 사람이 돌연 무리를 앞질러 나왔다. 소리쳐 회의인을 물러나게 하고는 당소를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너는 누구냐?"

唐嘯道:「你自己不會睜眼瞧瞧麼?這是金陵七王爺歇馬的地方。」

당소가 말했다.

"당신은 눈이 멀었소? 이곳은 금릉 칠왕야께서 마차에서 내려 쉬고 계신 곳이오."

白衣人道:「原來皇親貴族,無怪乎如此狂妄了。」

백의인이 말했다.

"원래 황실귀족들이 이같이 오만방자한 것은 이상할 것도 없지."

唐嘯冷冷說道:「閣下,你是有意找麻煩來了。」

당소가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 당신은 일부러 말썽을 일으키러 왔구려."

白衣人道:「好說,好說,咱們江湖上人,眼中看法和常人有些不同。」

백의인이 말했다.
"천만에, 천만에. 우리 강호인들은 보통사람들과는 시각이 좀 다르다."

唐嘯不見岳秀、譚雲下令,也就故意拖延時間,道:「不論你看法如何?這地方不容你放肆,南邊茶棚一角,足夠八位休息了,那邊去坐坐吧!」

당소는 악수, 담운의 명령이 없자 고의로 시간을 끌었다.

"당신의 시각이 어떻든 이곳은 당신이 방자하게 굴어서는 안되오. 찻집의 남쪽 구석은 여덟 명이 쉬기에 충분하니 그쪽으로 가서 앉으시오!"

白衣人冷冷一笑,道:「七王爺官勢很大,不過,咱們跑江湖的,一視同仁,皇親貴族,和販夫走卒,在我們的眼中,全無區別。」

백의인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칠왕야의 관세(官勢)는 아주 크지. 그러나 강호를 돌아다니는 우리는 일시동인(一視同仁)한다. 우리들은 황실 친족, 행상인과 심부름꾼을 전혀 구별하지 않는다."

唐嘯冷冷說道:「國有國法,你們衝撞了王爺的駕,就不怕依法懲辦麼?」

당소가 냉랭하게 말했다.

"나라에는 국법이 있소. 당신네들이 왕야의 어가와 충돌하고서 법에 따른 징벌이 두렵지 않소?"

白衣人道:「行有行規,作我們這一行的,行規第一,國法第二。」

백의인이 말했다.

"장사하는 곳에는 장삿집의 규칙이 있다. 우리 일행은 장삿집의 규칙이 첫 번째고, 국법은 두 번째다."

唐嘯道:「照閣下這麼個說法,咱們只怕難免有一番衝突了。」

당소가 말했다.

"귀하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한바탕 출동을 면하기 어려울 듯 하오."

白衣人道:「福禍無門,唯人自招。」

백의인이 말했다.
"화복(福禍)은 문이 없지. 오직 사람이 자초할 뿐."

唐嘯笑一笑,道:「國法難道不如行規?」

당소가 웃으며 말했다.

"국법이 설마 장삿집 규칙보다 못하단 말이오?"

白衣人道:「這是見仁見智的看法,行規和國法之間,那要看什麼人的看法了。」

백의인이 말했다.

"그건 저마다의 견해인 것이다. 장사 규정과 국법 사이에서 어떤 사람의 견해냐에 달렸지."

唐嘯冷笑一聲,道:「七王爺這樣好的修養,不計小節,閣下這等當面羞的事,不覺著鬧的太過份了麼?」

당소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칠왕야께서 이렇게 수양이 뛰어나서 사소한 것들을 문제삼지 않으시는데, 귀하가 이토록 면전에서 무안하게 하면 너무 과분하게 소란을 피운다고 느끼지 않소?"

白衣人道:「一點也不過份……」

백의인이 말했다.
"조금도 과분하지 않다..."

目光一掠那身著黃衣的人,接道:「那一位穿黃衣服的,就是人稱金陵王的七王爺麼?」

시선이 황의를 입은 사람을 스치더니 말을 이었다.

"황의를 걸친 저 사람이 바로 금릉왕이라 불리는 칠왕야인가?"

唐嘯道:「不錯,你看他是不是很有風度。」

당소가 말했다.

"그렇소. 당신이 보기에 그에게 풍도(風度)가 있지 않소?"

白衣人道:「也許他有什麼顧慮。」

백의인이 말했다.

"어쩌면 그에게 무슨 걱정거리가 있을지도."

這時,譚雲也站起了身子,大步行了過來,一抱拳道:「閣下,怎麼稱呼?」

이때 담운도 일어서서 큰 걸음으로 걸어와서 포권하며 말했다.

"귀하는 어떻게 불리시오?"

白衣人淡淡一笑,說道:「閣下你姓名呢,可否先行見告?」

백의인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귀하 당신의 성명을 먼저 알려줄 수 있는가?"

譚雲淡淡一笑,道:「在下湘西譚雲。」

담운이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저는 상서의 담운이오."

白衣人道:「原來是湘西譚二公子。」

백의인이 말했다.

"원래 상서의 담이공자로군."

譚雲道:「不敢,閣下呢?」

담운이 말했다.
"별말씀을. 귀하는?"

白衣人道:「在下無名小卒,說出來只怕譚二公子也不知道。」

백의인이 말했다.

"나는 무명소졸(無名小卒)이라 말해도 담이공자가 알지 못할걸."

譚雲道:「說說看,也許我會知道閣下。」

담운이 말했다.
"말해보시오. 어쩌면 내가 귀하를 알 것이오."

白衣人冷冷說道:「你不會知道……」

백의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대는 모를 것이다..."

語聲一頓,接道:「我不明白,湘西譚家寨,在江湖上也是很有聲望的人,為什麼竟然甘作公門鷹犬。」

"모를 일이군. 상서 담가채도 강호에서 꽤나 명망이 있는 사람들인데 왜 기꺼이 공문의 앞잡이 노릇을 할까?"

譚雲道:「閣下,你實在太放肆了一些,別說你衝撞了七王爺,就是區區在下,也無法忍受你閣下這種狂妄。」

담운이 말했다.

"귀하, 실로 당신은 너무도 방자하구려. 당신이 칠왕야의 비위를 거슬리게 하는 것은 제쳐두고라도 설령 나라도 귀하의 이런 오만방자함을 참을 수 없소."

白衣人道:「狂妄又能如何?」

백의인이 말했다.

"오만방자하다면 또 어쩔 텐가?"

譚雲道:「狂妄也該有一些狂妄的本錢。」

담운이 말했다.

"오만방자하게 굴어도 본전이 있어야 할 것이오."

白衣人道:「譚二公子的意思是……」

백의인이 말했다.

"담이공자의 말은..."

譚雲接道:「閣下也用不著這樣強詞奪理了,閣下似是有意找麻煩來了。」

담운이 말을 이었다.

"귀하도 이렇게 억지를 부릴 필요가 없소. 귀하는 일부러 말썽을 일으키려고 온 것 같구려."

白衣人哈哈一笑,道:「譚二公子,咱們不怕官府中人,那就算有罪了,是麼?」

백의인은 하하, 웃더니 말했다.

"담이공자, 우리는 관부의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그것이 죄가 있다고 할 수 있는가?"

譚雲笑一笑,道:「咱們會用最大的忍耐,對付閣下。」

담운이 빙긋, 웃고는 말했다.

"우리는 최대한의 인내로 귀하를 상대하겠소."

退回原位,坐了下去。這變化很突然,原來,大家都覺著譚雲可能要出手了,至少會下令別人出手,卻未料到他會突然忍下去回歸原位。

원래 자리로 돌아가 앉아버렸다. 이 변화는 몹시 갑작스러웠다. 원래는 다들 담운이 출수할 것이라 여겼으며,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출수토록 명령을 내릴 것이라 여겼다. 예상치 못하게 그는 돌연 꾹 참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버렸던 것이다.

別的人還未覺著什麼,岳秀卻只看的暗暗點頭,覺著這位譚雲的是一位堪當大任的人,已能逐漸控制住自己的情緒。他似乎是不停的在進步。譚雲雖然退回了原座,但卻暗中下令,把七王爺保護得更為嚴密一些。

다른 사람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지만 악수가 보고 암암리 고개를 끄덕였다. 담운은 대임(大任)을 맡고서 점차 자기의 정서를 공제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는 쉼없이 진보하고 있는 듯 했다. 담운은 비록 원래 자리로 돌아갔지만 암중으로 명령을 내려 칠왕야를 더한층 엄밀하게 보호토록 했다.

唐嘯未料到譚雲會忽然回去坐下,不禁一呆。他年紀雖然不大,但如論江湖閱歷之豐,決不在譚二公子之下,一呆之後,立時橫行了一步,完全攔住那白衣人。白衣人也未料到譚雲會忍氣歸座,一時間,也不禁為之一呆。

담운이 돌연 자리로 돌아가버릴 줄은 짐작 못했던 당소는 저절로 멍해졌다. 그는 나이가 많지 않았지만 강호 경험의 풍부함으로 논하자면 결코 담이공자의 아래가 아니다. 멍하니 있다가 즉시 한 걸음 옆으로 걸어가 그 백의인을 완전히 가로막았다. 백의인도 담운이 화를 참고 자리로 돌아갈 줄은 예상치 못하여 일시지간 멍해지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直待唐嘯移步擋在他的身前,白衣人才似是突然清醒了一般,道:「姓譚的,你這是什麼意思?」

당소가 걸음을 옮겨 그의 앞을 막아서자 비로소 백의인은 돌연 깨어난 것처럼 말했다.

"담가야, 그건 무슨 의미냐?"

譚雲聽見裝作未聽見,望也未望那白衣人一眼。似乎是那白衣人的喝罵,對他完全無關一般。唐嘯卻已明白,岳秀、譚雲所以忍住氣,不下令出手,用心是想瞧那輛紅色篷車中人,會有些什麼樣的動靜,還有這裏竟還有些什麼人。

담운은 못들은 척하며 그 백의인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마치 그 백의인이 소리쳐 욕하는 것이 그에게는 전혀 무관한 듯 했다. 당소는 이미 잘 알았다. 악수, 담운이 화를 참고 출수 명령을 내리지 않는 의도는 그 홍색봉차 안의 사람에서 어떤 동정이 있을지, 또한 그 안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보려고 하는 것이다.

一旦岳秀、譚雲瞭然了敵勢之後,就會安排下對敵之策。心中念轉,仰臉大笑三聲。

일단 악수, 담운은 적세(敵勢)를 파악한 뒤에 대적할 계책을 안배할 것이다.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더니 얼굴을 쳐들고 크게 세 번 웃었다.

白衣人道:「你笑什麼?」

백의인이 말했다.
"너는 왜 웃느냐?"

唐嘯道:「你想知譚二公子為什麼不理會你麼?」

당소가 말했다.

"당신은 담이공자가 왜 당신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지 알고 싶소?"

白衣人道:「譚二公子,也許無法自圓其說,對在下交代,所以他不敢說了。」

백의인이 말했다.

"담이공자는 어쩌면 그럴 듯 하게 꾸며서 나한테 변명할 수 없었겠지, 그래서 그는 감히 말 못하는 것이다."

唐嘯冷冷的說道:「不用往臉上貼金了,這件事大約你自己也明白,以譚二公子在江湖上的顯赫聲威,大約還不致於被你嚇倒,人家不理你,那是因為你不配。」

당소가 냉랭하게 말했다.

"자신의 얼굴에 금칠하지 마시오. 이 일은 아마 당신 자신도 잘 알 것이오. 강호에서 혁혁한 명성과 위엄이 있는 담이공자는 아마 당신에게 놀라 자빠지지는 않았소. 그가 당신을 거들떠 보지 않는 것은 당신은 자격이 없기 때문이오."

白衣人怒道:「你是說在下不配?」

백의인이 말했다.

"내가 자격이 안된다는 말이냐?"

唐嘯道:「不錯,在下是這麼一個看法。」

당소가 말했다.
"그렇소. 내 생각은 그렇소."

白衣人冷哼了一聲,道:「在下倒是有些不信,譚二公子有那樣大的架子。」

백의인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담이공자에게 그렇게 큰 위엄이 있다니 나는 못믿겠다."

突然側身,準備向前衝去,但唐嘯卻一橫身又攔在白衣人的前面。

돌연 몸을 기울여 앞을 향해 돌진해 가려는데 당소가 몸을 옆으로 옮겨 백의인의 앞을 또 가로막았다.

白衣人冷冷說道:「你要攔阻我麼?」

백의인는 냉랭하게 말했다.

"너는 나를 가로막을 테냐?"

唐嘯道:「不錯,我覺著你閣下那點身份,只配和我唐某人玩玩。」

당소가 말했다.

"그렇소. 귀하 당신의 그 정도 신분은 나 당모와 한번 놀아볼 자격이 있을 뿐이오."

白衣人怒道:「你找死!」

백의인이 노하여 말했다.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唐嘯很輕鬆的笑一笑,道:「試試看吧,我還未活過二十歲,實在是不想死。」

당소는 아주 느긋하게 웃으며 말했다.

"한번 해보시오. 나는 아직 스무살을 넘지 않았기에 사실 죽고 싶지가 않소."

白衣人道:「一個人的死亡,常常是自己作不了主的,這一點你自己明白吧。」

백의인이 말했다.

"사람의 죽음은 늘 자신이 결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점은 네 자신이 잘 알렷다."

唐嘯道:「我很明白,所以我希望咱們試試,世上有很多人,狂妄自大,自己一身所學有限,卻不知天高地厚,狂吠不止。」

당소가 말했다.

"아주 잘 알고 있소. 그래서 나는 우리가 한번 시험해보기를 희망하오. 세상에는 거만하여 눈에 보이는 것이 없어서 자신의 일신에 배운 바는 유한한데도 하늘이 높고 땅이 두터운 줄 모른 채 미친 듯이 짖어대기를 그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오."

這幾句話,罵的十分刻薄,也罵的白衣人臉上泛起了一片濛濛白氣,冷冷喝道:「小頑童,你真要找死?」

呼的一掌,劈了過去。

이 몇 마디 말은 몹시도 매몰찬 욕이었다. 욕을 들은 백의인의 얼굴에도 한 조각 어슴푸레하니 창백한 기운이 떠오르며 냉랭하게 소리쳤다.

"소완동, 너는 정말 죽고 싶으냐?"

휙, 하니 일 장을 쪼개어갔다.

唐嘯一閃避開,右手一探,反向白衣人腕上搭去。在白衣人的心目中,只要三五拳,就可將唐嘯傷在手下,那知一動上手,完全不是那麼回事,唐嘯不僅功力深厚,拳拳帶風,掌掌力道強猛,而且招數變化的靈活,叫人莫可預測。片刻之間,雙方已搏殺了五十餘招。白衣人愈是驚心,竟然難越雷池一步。

당소가 날쌔게 피하더니 우수를 내밀어 반대로 백의인의 손목 위를 덮어갔다. 백의인의 마음 속에는 오직 삼오 권(拳)이면 당소를 상하게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누가 알았으랴? 전혀 그런 일은 없었다. 당소는 공력이 심후할 뿐만 아니라 일 권 일 권 마다 바람을 동반했으며 장력의 힘은 강맹했다. 뿐만 아니라 초수(招數)의 변화가 영활하여 예측할 수 없게 했다. 잠깐 사이에 쌍방은 이미 오십여 초를 죽기로 싸웠다. 백의인은 더더욱 놀랐고 뜻밖에도 경계선을 한 걸음도 넘어서기 어려웠다.

白龍張越已看的不耐,冷哼一聲,道:「譚兄,王爺大駕在此,咱們用不著和人逗著玩了。」

백룡 장월이 보고 참지 못하고 차갑게 흥, 하며 말했다.

"담형, 왕야의 어가가 이곳에 있는데 우리가 남들과 노닥거려서야 되겠소?"

譚雲笑一笑,道:「張兄意思呢?」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장형의 생각은?"

張越冷冷說道:「兄弟的意思是,早些把他們結果了,免得耽誤咱們的時間。」

장월이 냉랭하게 말했다.

"우리의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일찌감치 그들을 해치워버리자는 말이오."

那淡金臉色的大漢,冷冷接道:「什麼人,說話如此無禮,也不怕風大閃了舌頭。」

그 누르스름한 낯빛의 대한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누가 이처럼 무례하게 혓바닥을 함부로 놀리느냐?"

張越怒道:「譚二公子,你一句話,我去摘下他的腦袋瓜子。」

장월이 노하여 말했다.

"담이공자, 한 마디만 하면 내 가서 그의 목을 따오겠소."

譚雲笑道:「張兄,七王爺是仁德君子,不希望見到流血慘事,所以非萬不得已,咱們最好不要殺人。」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장형, 인덕(仁德)을 갖춘 군자이신 칠왕야는 유혈참사를 바라지 않소. 그래서 만부득이(萬不得已)하지 않으면 우리는 살인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소."

張越道:「譚兄如此吩咐,兄弟手下留點分寸就是。」

장월이 말했다.

"담형이 그같이 분부하니 형제가 손에 조금은 사정을 두면 되오."

站起身子,大步行了過去。黃衣金面人冷哼一聲,飛衝了過來,迎面就是一拳。這一拳威勢奇大,有如飛杵撞鍾一般,帶一股呼呼風聲。

일어나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황의금면인(黃衣金面人)은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는 정면으로 일 권을 날려 부딪혀왔다. 이 일 권의 위세는 이상하리만치 컸다. 절굿공이가 날아서 종에 부딪히는 것처럼 한 줄기 휙휙, 하는 바람소리를 동반했다.

白龍張越冷笑一聲,不閃不避,迎面一拳,擊了過去。兩個大拳頭,蓬然一聲,撞在了一起。這一擊,有如鐵錘相撞,兩個人,都不自覺的向後退了一步。日光下,只見兩個拳頭,都已腫了起來,但兩個人卻一直哎(?)著牙,沒有出手。

백룡 장월은 냉소하더니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일 권을 쳐갔다. 두 개의 주먹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부딪혔다. 이 일격은 철추(鐵錘)가 서로 부딪히는 듯 했다. 두 사람은 모두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햇빛 아래 두 개의 주먹이 모두 부어오른 것이 보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줄곧 이를 악물고 출수하지 않았다.

張越搶先發動,飛起一腳,踢向黃衣人的肋間。黃衣人一閃避開,左掌一晃,迎面劈下。張越左掌一抬,又硬接一掌。雙掌接實,又響起了一聲大震。

장월이 앞질러 발동했다. 발을 날려 황의인의 옆구리를 향해 내질렀다. 황의인은 피하여 비켜나더니 좌장을 흔들며 정면으로 쪼개어 내려왔다. 장월이 좌장을 쳐들어 또 일 장을 맞받았다. 쌍장이 맞닿자 또 크게 뒤흔드는 소리가 났다.

這一掌硬拼,看起來,不如第一次拳頭相激的凌厲,但事實上,兩人這一掌中,發出內刀,幾乎都是平生功力的所聚。所以,一掌拼了下來之後,兩人都不自覺的向後退了一步。王召忽然站了起來,大步向前行去。

이 일 장을 맞받은 것은 보기에는 첫 번째 주먹질의 무서움보다 못했지만 사실상 두 사람은 이번 일 장에 거의 평생공력을 끌어모은 내력을 발출했다. 그래서 일 장을 맞붙고 난 뒤 두 사람은 모두 저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왕소가 문득 일어나서 큰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這當兒,突聞一個冷冷的聲音,傳了過來,道:「住手,打打鬧鬧的,吵了我們的主人。」

바로 이때 갑자기 냉랭한 음성이 전해왔다.

"손을 멈춰라. 소란스럽게 싸워대니 우리 주인께 시끄럽다."

聲音很尖,一聽就知道是女子的口音。岳秀轉頭望去,只見那說話的,正是那趕車的老嫗。不知何時,那老嫗已行入了林中。她那一聲呼喝,使得正自動手搏殺的唐嘯和白衣人,也停了下來。

뾰족한 음성이라 여자의 목소리인지 한번에 알았다. 악수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그 말을 한 것은 바로 마차를 몰던 노파였다. 언제인지도 모르게 그 노파는 이미 숲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녀의 그 호통소리는 한창 죽기로 싸우고 있던 당소와 백의인도 멈추게 만들었다.

那黑衣老嫗手中還拿著一條趕車長鞭,冷冷說道:「動手過招,三五掌,就可決定了勝敗,不是你死,就是我亡,像你們這樣的打了個大半天,仍然分不出勝敗來!」

그 흑의노파의 수중에는 마차를 몰던 장편(長鞭)이 쥐어져 있었는데 냉랭하게 말했다.

"손을 써서 겨루어 삼오 장이면 네가 죽거나 아니면 내가 죽거나 승패를 결정할 수 있다. 너희들처럼 이렇게 반나절이나 싸우고도 여전히 승패를 가르지 못하느냐!"

唐嘯已得譚雲的暗示故意向後退了三步,沒有答話。那白衣人也沒有接口。

당소는 이미 담운의 암시(暗示)로 고의로 뒤로 세 걸음 물러나서 대답하지 않았다. 그 백의인도 대꾸하지 않았다.

黑衣老嫗怒道:「你們都瞎了、聾了麼,怎的聽不到老身的說話?」

흑의노파가 노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다들 눈이 멀고 귀가 먹었구나. 왜, 노신의 말이 들리지 않느냐?"

白衣人道:「咱們聽到了。」

백의인이 말했다.

"우리는 들었소."

黑衣老嫗道:「聽到了,為什麼不答覆老身的問話呢?」

흑의노파가 말했다.

"들었는데 왜 노신이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느냐?"

白衣人道:「咱們不一定要答覆,是麼?」

백의인이 말했다.

"우리가 꼭 대답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 않소?"

黑衣老嫗道:「就憑你這句話,老身就該摔你兩個跟頭。」

흑의노파가 말했다.

"너의 그 말 때문에 노신은 너희 두 녀석을 내던져 곤두박질치게 해야겠다."

白衣人道:「摔我兩個跟頭?」

백의인이 말했다.
"우리 두 명을 곤두박질시킨다고?"

黑衣老嫗道:「不錯,你小子可是不信?」

흑의노파가 말했다.

"그렇다. 네 녀석은 믿지 못하겠느냐?"

白衣人道:「在下確實有些不信。」

백의인이 말했다.

"나는 확실히 좀 믿지 못하겠소."

黑衣老嫗冷哼一聲,道:「不信咱們就試試看如何?」

흑의노파는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못믿겠다니 우리 한번 시험해보면 어떠하냐?"

白衣人道:「試試可以,但你一把年紀了,萬一在下失手,只怕會傷到了你的性命。」

백의인이 말했다.

"시험해 봐도 좋지만 당신 나이에 만일 내가 실수한다면 당신의 목숨을 해칠까 두렵소."

黑衣老嫗怒道:「你這小子,當真是不知道天有多高,地有多厚。」

흑의노파가 노하여 말했다.

"너 이녀석, 정말이지 하늘 높은 줄, 땅 두꺼운 줄을 모르는구나."

忽然一鞭子抽了過去。眼看到長鞭攔腰掃來,那白衣人就是避讓不開。黑衣老嫗右腕一抖,白衣人突然飛了起來,身不由主地摔到了一丈開外。

홀연히 채찍으로 후려쳐갔다. 장편이 허리를 휘감아 오는 것이 보였다. 그 백의인은 피해내지 못했다. 흑의노파가 오른 팔을 떨치자 백의인은 돌연 날아올라 자기도 모르게 일 장 밖에 내동댕이쳐졌다.

本來,那白衣人應該摔飛的更遠一些,卻似撞在一棵大樹上,落了下來。他似是摔的不輕,半晌工夫,才由地上爬起來。這一手震動全場,所有的目光,都投注在那老嫗身上。

본래 그 백의인은 훨씬 더 멀리 내던져졌어야 하는데 한 그루 커다란 나무에 부딪혀 떨어진 듯 했다. 그는 심하게 내동댕이쳐진 듯 한참만에 비로소 땅을 기어서 일어났다. 이 한 번의 솜씨는 전장(全場)을 뒤흔들었고, 모든 시선이 그 노파에게 던져졌다.

岳秀身軀微微移動一下,低聲對身側的青衣人,道:「不論發生什麼事,你都要沉得住氣。」

악수가 몸을 살짝 이동하여 옆에 있던 청의인에게 나직이 말했다.

"무슨 일이 발생하든 침착하셔야 합니다."

青衣人點頭一笑,道:「兄弟放心。」

청의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형제, 안심하게."

這時,手臂之上包著白紗的馬鵬,突然伸手從懷中摸出一物。

이때 팔에 흰 천을 싸맨 마붕이 돌연 손을 뻗어 품 속에서 한 가지 물건을 꺼냈다.

岳秀笑一笑,道:「馬兄,不可用毒,除非萬不得已。」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마형, 부득이하지 않으면 독을 쓰지 마십시오."

馬鵬臉一紅,訕訕說道:「在下這壞毛病,一下子還難改正過來。」

마붕이 낯을 붉히며 멋쩍게 말했다.

"나의 이 나쁜 버릇은 단번에 고치기가 어렵구려."

又把取到手中之物,放入了懷中。岳秀很沉著,譚雲也沉得住氣。兩人雖為那黑衣老嫗揮出的一鞭,有些震驚,但並未有激烈的措施。

또 수중의 물건을 품 속에 넣어두었다. 악수는 아주 침착했고 담운도 인내심이 대단했다. 두 사람은 비록 흑의노파가 휘둘러낸 일편(一鞭)에 좀 놀랐지만 결코 격렬한 조치는 없었다.

那老嫗一鞭摔開了白衣人,目光環顧全場,頗有洋洋自得之色。雙方武功相差的太遠,那白衣人倒也有認了的氣度,爬起身子,站到一側,靠在一株樹上,運氣調息。

그 노파는 일 편(一鞭)으로 백의인을 쓰러뜨리고 전장을 빙 둘러보는데 꽤나 득의양양해 하는 기색이었다. 쌍방의 무공은 차이가 너무도 컸고, 그 백의인에게도 인정하는 기도가 있었다. 기어서 몸을 일으키더니 한 옆에 서서 한 그루 나무에 기대어 운기조식했다.

黑衣老嫗目光一掠那黃衣人,道:「怎麼,你心中服不服?」

흑의노파의 시선이 그 황의인을 스쳤다.

"왜, 너는 마음 속으로 승복하지 못하겠느냐?"

黃衣人沒有答話,向後退了五步。事實上,他已不用回答了,退後五步,正表示屈服之意。

황의인은 대답하지 않고 뒤쪽으로 오 보를 물러났다. 사실상 그는 대답할 필요가 없었다. 오 보를 후퇴한 것은 바로 굴복한다는 의미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她目光一掃唐嘯、張越,接道:「兩位怎麼樣?」

그녀는 당소, 장월을 쓸어보며 말을 이었다.

"두 분은 어떤가?"

唐嘯未得譚雲的令諭,還可以忍得下。但張越忍不住雙眉聳動,似要發作。幸好譚雲及時示意,攔住了張越。

당소는 아직 담운의 영유를 받지 못하여 아직은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장월은 참지 못하고 눈썹을 꿈틀이며 발작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다행히 담운이 때맞추어 눈짓으로 장월을 저지했다.

黑衣老嫗冷笑一聲,高聲說道:「你們都給我聽著,咱們姑娘的身體,不大舒服,她需要安靜,聽不得吵鬧之聲,不論你們是什麼身份,皇親國戚,或是江湖豪雄,只要你們再吵鬧下去,老身不再客氣了。」

흑의노파는 냉소를 치고는 소리 높여 말했다.

"너희들은 듣거라. 우리 낭자의 몸이 편치 않아서 안정을 필요로 하니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서는 안된다. 너희들이 어떤 신분이든, 황제의 친척이거나 혹은 강호의 호걸영웅이든 한 번만 더 소란을 피웠다가는 노신이 더이상 체면차리지 않겠다."

譚雲緩緩站起身子,一拱手,道:「這位老人家。」

담운이 천천히 일어나서 공수하며 말했다.

"어르신."

黑衣老嫗一瞪雙目道:「你是什麼人?」

흑의노파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말했다.

"너는 누구냐?"

譚雲道:「區區譚雲。」

담운이 말했다.

"저는 담운입니다."

黑衣老嫗道:「我不管你是譚雲,什麼雲的,但必須聽老身的話……」

흑의노파가 말했다.

"네가 담운인지 무슨 운인지 상관치 않겠다. 노신의 말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譚雲啊了一聲,接道:「請教老前輩的大名?」

담운이 허, 하더니 말을 이었다.

"노선배의 대명(大名)을 가르쳐 주시겠습니까?"

黑衣老嫗道:「老身麼?只是個趕車的,那有什麼姓名。」

흑의노파가 말했다.
"노신? 마차를 몰 뿐인데 어디 성명이나 있겠느냐?"

譚雲笑一笑,道:「老人家太客氣了……」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은 너무 겸손하시군요..."

語氣一頓,接道:「你老人家可是準備在此停車休息麼?」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어르신 당신은 이곳에서 마차를 멈추고 휴식하실 작정이시군요?"

黑衣老嫗回顧了一眼,道:「怎麼?難道這座大茶棚,只許別人歇馬,就不許我們停車麼?」

흑의노파가 고개를 돌아보고는 말했다.

"왜? 설마 이 커다란 찻집에 다른 사람은 쉬는데 우리가 마차를 세우고 쉴 수 없는 것이냐?"

譚雲道:「你老人家誤會了……」

담운이 말했다.

"어르신은 오해하셨습니다..."

黑衣老嫗道:「誤會什麼?」

흑의노파가 말했다.
"무슨 오해를 했다는 말이냐?"

譚雲道:「棚中人多,太過狹窄,你老人家如要歇馬,咱們可以讓讓你老人家。」

담운이 말했다.

"찻집 안은 사람이 많은데 너무 협소합니다. 어르신 당신이 쉬고자 한다면 우리는 당신에게 양보할 수 있습니다."

這話說的太客氣,客氣得使那黑衣老嫗連想找個碴的機會也沒有。

이 말은 너무도 겸손하여 그 흑의노파조차도 말다툼할 기회를 찾고 싶어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

沉吟良久,終於被她想起一個找麻煩的事來,冷冷說道:「你是同老身開玩笑,還是欺侮我老人家沒有見過世面?」

오랫동안 침음하더니 끝내 트집잡을 일을 떠올리고 냉랭하게 말했다.

"네가 노신과 말장난을 하는 것이냐 아니면 이 어르신이 세상물정을 모른다고 업신여기는 것이냐?"

譚雲淡淡一笑,道:「你老人家這話是何用意?」

담운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어르신 당신의 말씀은 어떤 의미입니까?"

黑衣老嫗道:「老身眼還未瞎,看出你們是官府中人對不對?」

흑의노파가 말했다.

"노신은 눈이 아직 침침하지 않아서 너희들이 관부의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 있다."

譚雲道:「不錯啊!這是金陵七王爺的車駕。」

담운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건 금릉 칠왕야의 수레입니다."

黑衣老嫗道:「老身不知什麼王爺不王爺,但我看得出,這氣派不像一般的老百姓……」

흑의노파가 말했다.

"노신은 어떤 왕야인지, 왕야가 아닌지 모른다. 다만 기맥(氣派:낌새나 분위기)이 일반 백성이 아님을 알아차릴 수 있지..."

上下打量了譚雲一眼,接道:「你好像不是什麼大官吧!」

담운을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고는 말을 이었다.

"너는 무슨 대관(大官)은 아닌 듯 하구나!"

譚雲道:「在下本就不是。」

담운이 말했다.

"저는 본래 아닙니다."

黑衣老嫗道:「你既然不是什麼大官,如何能夠作得了主?」

흑의노파가 말했다.

"네가 이왕 무슨 대관이 아닌데 어떻게 결정할 수 있느냐?"

譚雲道:「七王爺親眼看到你老人家幫助咱們,七王爺是一位很賢明的親王,勤政愛民,敬重江湖豪俠之士,你老人家要停車休息,咱們只好奉讓了。」

담운이 말했다.

"칠왕야께서는 어르신이 우리를 돕는 것을 직접 보셨습니다. 칠왕야는 어질고 사리에 밝은 친왕(親王)이십니다. 정무에 힘쓰고 백성을 사랑하며 강호의 호협지사(豪俠之士)를 존경하십니다. 어르신께서 마차를 세우고 휴식하시겠다니 우리가 양보할 수 밖에요."

黑衣老嫗道:「嗯,是這麼回事,如是老身不歇馬呢?」

흑의노파가 말했다.

"음, 그런 영문이었구나. 만일 노신이 쉬지 않겠다면?"

譚雲道:「咱們再休息片刻,也就要離去了!」

담운이 말했다.

"우리는 잠시 더 휴식했다가 떠나겠습니다!"

黑衣老嫗道:「你的意思是,不願意和我們一起休息了?」

흑의노파가 말했다.
"네 말은 우리와 함께 휴식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군?"

譚雲道:「話不是這麼說,實是因為這茶棚太小,容不下兩班篷車。」

담운이 말했다.

"말은 그렇게 하시는 게 아닙니다. 사실 이 찻집은 너무 작아 두 무리의 봉차를 수용하지 못합니다."

黑衣老嫗似是找麻煩而來,但譚雲太和氣,和氣的使那黑衣老嫗連發脾氣的機會也沒有。

그 흑의노파는 트집잡으러 온 듯 했지만 담운은 너무나도 상냥했다. 상냥하여 그 흑의노파로 하여금 성질을 부릴 기회도 없겠끔 만들었다.

沉吟了一陣,才緩緩說道:「老身嘛,也作不了主,我去問問我咱姑娘再說了。」

한동안 침음하더니 그제서야 흑의노파가 말했다.

"노신도 결정할 수가 없다. 내가 가서 우리 낭자에게 물어보고 다시 이야기하자꾸나."

譚雲道:「老前輩請便。」

담운이 말했다.
"노선배님 편한 대로 하십시오."

黑衣老嫗行出樹林,走近馬車,低言了數句。篷車中傳出些什麼話,場中人都未聽清楚,因為那聲音很低。

흑의노파는 수림을 벗어나 마차 가까이 가서 나직이 몇 마디 했다. 봉차 안에서 무슨 말이 전해져 나왔는데 장중의 사람들은 똑똑히 듣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음성은 너무도 작았기 때문이다.

只見黑衣老嫗行了出來,道:「公子,看來事情有些麻煩了。」

흑의노파가 걸어와서 말했다.

"공자, 보아하니 일이 좀 성가시게 되었다."

譚雲道:「什麼麻煩?」

담운이 말했다.
"어떻게 성가시다는 겁니까?"

黑衣老嫗道:「我們姑娘說,她希望在這裡歇馬,但也不希望王爺離開,如是王爺堅持要走,那她就不休息了。」

흑의노파가 말했다.

"우리 낭자가 말하길 이곳에서 쉬고 싶지만 왕야가 떠나기도 바라지 않으며, 만일 왕야가 기어코 떠나겠다면 그녀도 휴식하지 않겠다고 했다."

譚雲道:「這個麼?在下也得請教一下王爺。」

담운이 말했다.

"이건 저도 왕야께 가르침을 청해야겠습니다."

黑衣老驅道:「那穿黃衣服的可是七王爺麼?」

흑의노파가 말했다.

"저 노란 의복을 걸친 자가 칠왕야인가?"

譚雲道:「不錯。」

담운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黑衣老嫗道:「他已經聽到咱們說話了,用不著再去問他。」

흑의노파가 말했다.

"그가 이미 우리 말을 들었으니 가서 물어볼 필요가 없다."

七王爺好修養,笑一笑,沒有說話。

수양이 깊은 칠왕야는 빙긋, 웃고는 말하지 않았다.

譚雲卻鄭重其事地行近七王爺,一抱拳道:「王爺……」

담운은 정중하게 칠왕야 가까이 걸어가서 포권하며 말했다.
"왕야..."

七王爺揮揮手道:「我知道了,這本是來往的旅客休息之處,人人都可以歇馬、停車,請他們進入茶棚中來吧!」

칠왕야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알고 있소. 이건 본래 오고가는 손님들이 휴식하는 곳이오. 누구든 마차를 세우고 쉴 수 있소. 그들에게 찻집 안으로 들어오라 하시오!"

譚雲道:「請示王爺,咱們幾時動身。」

담운이 말했다.

"우리가 언제 출발할지 왕야께 지시를 청합니다."

七王爺道:「咱們該休息好久,就休息好久,不用改變計劃。」

칠왕야가 말했다.

"우리는 푹 휴식해야 하오. 계획을 바꿀 필요 없소."

譚雲一躬身道:「譚雲遵命。」

담운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담운은 명을 따르겠습니다."

回首間,掃掠了岳秀一眼,大步行到黑衣老嫗的身前,接道:「王爺已吩咐下了。」

고개를 돌리는 사이에 악수를 흘낏 스쳐보고는 큰 걸음으로 흑의노파의 앞으로 걸어가서 말했다.

"왕야께서 분부하셨습니다."

黑衣老嫗道:「我都聽到了,不勞轉達。」

흑의노파가 말했다.

"모두 들었으니 힘들게 전달하지 말아라."

譚雲道:「咱們還得休息半個時辰,老前輩是否歇馬,要你們自己決定了。」

담운이 말했다.

"우리는 아직 반 시진을 휴식해야 하는데 노선배께서 쉬실 건지 당신들 자신이 결정하십시오."

黑衣老嫗道:「那是我們的事,不勞費心。」

흑의노파가 말했다.

"그건 우리 일이니 마음 쓰지 말아라."

譚雲笑一笑,又回到原位坐下。

담운은 웃더니 또 원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黑衣老嫗行近紅色的蓬車前面道:「姑娘可要下車休息一下麼?」

흑의노파는 홍색 봉차 앞 부근으로 걸어가서 말했다.

"낭자는 마차에서 내려 휴식하시렵니까?"

這幾句話說的聲音很大,場中之人,大都可以聽到。

이 몇 마디 말의 음성은 아주 커서 장중의 사람들은 다들 들을 수 있었다.

蓬車中傳出來一個很微弱的聲音,道:「棚中的客人很多麼?」

봉차 안에서 미약한 음성이 전해나왔다.

"찻집 안의 손님은 많나요?"

黑衣老嫗道:「是,客人很多。」

흑의노파가 말했다.

"예, 손님이 많습니다."

車中人嘆口氣,道:「那我就不用下車了。」

마차 안의 사람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그러면 나는 내릴 필요가 없군요."

黑衣老嫗行近紅色篷車,道:「姑娘一路行來,極盡辛苦,最好能了車來透一口氣。」

흑의노파는 홍색봉차 가까이 걸어가서 말했다.

"낭자는 오는 길에 극도로 힘드셨으니 마차에서 내려 바람을 쐬시는 게 좋습니다."

車中人道:「方便麼?」

마차 안의 사람이 말했다.

"괜찮겠어요?"

黑衣老嫗道:「姑娘帶上面紗蓋頭,不瞧他們就是。」

흑의노파가 말했다.

"낭자가 개두(蓋頭:면사포)를 쓰고 그들을 보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車中人道:「我不瞧他們可以,但他們要瞧我又怎麼辦?」

마차 안의 사람이 말했다.

"내가 그들을 보지 않을 순 있지만 그들이 나를 보려고 하면 또 어떻게 해요?"

黑衣老嫗道:「反正他們看不到你的臉,也看不到你的手,瞧瞧身上的衣服,那又能怎樣?」

흑의노파가 말했다.

"어차피 그들은 당신의 얼굴을 보지 못합니다. 당신의 손도 못보지요. 몸에 걸친 의복을 본다고 해봤자 또 어떻겠습까?"

車中人道:「既然如此,我就下車透透氣了。」

마차 안의 사람이 말했다.

"이왕 그렇다면 마차에서 내려 바람 좀 쐬어야겠군요."

這一番對話,聽起來平平淡淡,不見有什麼可疑之處,但兩人之間做作,實已到天衣無縫之境了。但見車簾啟動,兩個青衣女婢當先下了篷車。兩個女婢,都在十六七歲的年紀,一臉端莊凝重神情。

이 대화는 듣기에 평범했고 무슨 의심스러운 점이 보이지 않았다. 실로 천의무봉(天衣無縫)의 경지에 이르른 두 사람의 행동이었다. 봉차의 발이 걷히고 두 명의 청의여비가 먼저 내렸다. 두 여비는 모두 십칠팔 세의 나이에 단정하고 엄숙한 표정의 얼굴이었다.

在兩個女婢挽扶之下,走下來一個全身紅衣的女子。她頭上真的有一蓋頭,雙手也隱入長袖之中,一眼看去,難見一片肌膚。譚雲暗中打出了手勢,使得群豪戒備更為小心一些。

두 여비의 부축하에 전신에 홍의를 입은 한 명의 여자가 내려왔다. 그녀는 머리에 정말 개두를 쓰고 있었고, 쌍수도 긴 소매 안에 감추어져 있어 한 점의 피부도 보기 어려웠다. 담운은 몰래 손짓하여 군호들로 하여금 더한층 조심하여 경계하게 했다.

馬鵬大步行了過來,走到了張越身前,緩緩說道:「張兄,給兄弟看看你的右手。」

마붕이 큰 걸음으로 장월의 앞으로 걸어와 천천히 말했다.

"장형, 형제에게 당신의 우수를 보여주시오."

張越伸出手去,馬鵬凝神看了一陣,道:「傷到了筋骨沒有?」

장월이 손을 내뻗자 마붕은 정신을 집중하여 한동안 보고는 말했다.

"근골을 다치지는 않았소?"

伸手在張越右手上按了兩下。

손으로 장월의 우수를 두어 번 눌렀다.

張越笑一笑,道:「還好,已不覺有什麼痛苦。」

장월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소. 아무런 고통이 느껴지지 않소."

馬鵬取出一粒丹藥,低聲道:「吃下去,張兄,可能還要有一場搏殺。」

마붕은 한 알의 단약을 꺼내더니 나직이 말했다.

"먹으시오. 장형, 또 한바탕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소."

張越接過藥丸,瞧也未瞧,就吞了下去。也低聲道:「馬兄,瞧出什麼可疑的事麼?」

장월은 약환을 넘겨받아 보지도 않고 삼키고는 나직이 말했다.

"마형, 무슨 의심스러운 것을 알아챘소?"

馬鵬第一次感覺到被人信任的愉快,這些年來,就算他拿一粒保命救生的靈丹給了別人,別人也是不肯相信他的話,必需經過一番仔細的查看之後,才會食用。

這是他過去從未想到過的事,只覺內心中一陣歡暢,低聲說道:「如是我的看法不錯,他們這兩批人馬,可能是一夥的,故意裝出互不相識的樣子,只怕這中間有什麼名堂了。」

마붕은 처음으로 남에게 신임을 받는 유쾌함을 느꼈다. 몇 년간 그가 한 알의 목숨을 부지할 영단을 다른 사람에게 주더라도 그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었다. 반드시 자세히 살펴본 뒤에 비로소 먹곤 했었다. 이것은 그가 과거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내심 흐뭇함을 느끼며 나직이 말했다.

"만일 내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그들 두 무리의 인마는 한 패인데 고의로 서로 모르는 척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 가운데 무언가 꿍꿍이속이 있을 것 같구려."

張越目光一轉,發覺唐嘯、歐陽俊,都已移動身軀,站在了一定的位置上。因而來不及再和馬鵬談話,張越也快速的回到了自己的位置上。這時,那黑衣老嫗已帶著紅衣姑娘,直向七王爺停身的地方行去。

장월이 시선을 돌려보니 당소, 구양준은 이미 몸을 이동하여 일정한 위치에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더이상 마붕과 이야기할 겨를 없이 장월도 재빨리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이때 그 흑의노파는 이미 홍의낭자를 데리고 그대로 칠왕야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歐陽俊笑一笑,道:「諸位,請留步了。」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제위들, 걸음을 멈추시오."

那黑衣老嫗冷笑一聲,道:「你要攔住咱們的去路?」

흑의노파는 냉소를 치고 말했다.

"너는 우리가 가는 길을 가로막으려느냐?"

歐陽俊道:「不錯,再往前走,那就是七王爺的大駕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소. 앞으로 더 가면 바로 칠왕야의 어가(御駕)가 있소."

只聽她冷哼一聲,道:「老身已經說過了,不管是皇親國戚,老身也不把他們放到眼中,我們姑娘的病勢沉重,非得找一個適當地方,坐下來才行。」

그녀는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 말했다.

"노신은 이미 황제의 친척이든 누구든 그들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우리 낭자의 병세가 무거우니 적당한 곳을 찾아 앉으시게 해야만 한다."

歐陽俊道:「你是你們姑娘的僕人,在下是七王爺的侍衛,咱們有責任保護七王爺。」

구양준이 말했다.
"당신은 당신네 낭자의 종이고, 나는 칠왕야의 시위(侍衛)요. 우리는 칠왕야를 보호할 책임을 지고 있소."

黑衣老嫗道:「問題在你能不能保護得了。」

흑의노파가 말했다.
"문제는 네가 보호할 수 있느냐다."

歐陽俊道:「這個麼很難說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말하기 몹시 어렵소."

黑衣老嫗道:「人貴自知,你如是自知難是敵手,何不早些閃開。」

흑의노파가 말했다.

"사람을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네가 만일 적수가 되기 어려움을 안다면 왜 일찌감치 비키지 않느냐?"

歐陽俊道:「這麼說來,老前輩是有意的找麻煩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다면 노선배는 일부러 트집을 잡는구려."

黑衣老嫗道:「你有這樣的看法,那俱是一件不幸的事。」

흑의노파가 말했다.

"네가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있다니 그건 불행한 일이다."

歐陽俊道:「如今不幸操之於妳的手中,而又非要它落坐不可,那才是真正的不幸了。」

구양준이 말했다.

"지금 불행이 당신 수중에 쥐어져 있소. 저기에 앉지 않으면 안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불행이오."

黑衣老嫗目光轉動,四顯了一眼,只見譚雲已擺成了一個陣勢,防範的極為森嚴。當下冷笑一聲,道:「老身看過了這茶棚中的形勢。」

흑의노파가 시선을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담운이 이미 하나의 진세(陣勢)를 벌여놓은 것이 보였는데 방비하는 범위가 극히 삼엄했다. 즉시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노신은 이 찻집 안의 형세를 보았다."

歐陽俊道:「形勢怎樣?」

구양준이 말했다.

"형세가 어떻다는 것이오?"

黑衣老嫗道:「整座的茶棚以七王爺坐的位置最好,咱們姑娘的身體不適,應該找一個最好的位置,請咱們姑娘坐下休息。」

흑의노파가 말했다.

"찻집에서 칠왕야가 앉은 위치가 가장 좋구나. 우리 낭자의 몸이 편치 않으니 마땅히 가장 좋은 위치에 앉아서 휴식하시게 해야 한다."

歐陽俊目光微轉,已發覺朱奇和唐嘯,由兩旁靠了過來,顯然是準備接應他的。楊玉燕也有了行動,緩緩站起身子,雙手各扣了一枚蜂翼鏢。黑、白雙龍卻由前面轉到了後面,似是保護七王爺為主。譚家八家將,也開始移動了位置,分守兩側,準備拒擋兩側攻來的敵人。譚雲本身也有了行動,向前移了一個子,正守在歐陽俊等身後。

구양준이 눈길을 살짝 돌려보니 이미 주기와 당소가 양 옆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를 접응(接應)할 작정임이 분명했다. 양옥연도 움직임이 있었다. 천천히 일어서는데 쌍수에는 각기 봉익표(蜂翼鏢)를 하나씩 쥐고 있었다. 흑백쌍룡은 앞쪽에서 후면으로 돌아왔는데 칠왕야 보호를 위함인 듯 했다. 담가의 팔가장도 위치를 이동하기 시작해서 양 측면을 나누어 지키며 양쪽으로부터 공격해오는 적을 막을 준비를 했다. 담운 자신도 움직였다. 앞으로 이동하여 구양준 뒤를 지켰다.

看佈置已成,歐陽俊才冷笑一聲,道:「七王爺雖然愛民,但他究竟是千金之軀,你這番話,未免說的太過放肆了。」

구양준은 비로소 냉소를 치며 말했다.

"비록 칠왕야께서 백성을 사랑하시지만 그분은 어쨌든 귀하신 몸이오. 당신의 그런 말은 너무도 방자한 말임을 면하지 못하오."

黑衣老嫗怒道:「你敢污辱老身?」

흑의노파가 노하여 말했다.

"네 감히 노신을 욕보였겠다?"

右手一揮,長鞭掃出。歐陽俊目睹鞭捲白衣人的利害,那裡還敢怠慢,急急閃身避開。避開了那黑衣老嫗的正面鞭勢,卻無法閃開那黑衣老嫗長鞭的尾梢。但聞涮的一聲,鞭梢抽在歐陽俊的左臂,衣衫綻裂,左臂上出現了一條紅色的鞭痕。

우수를 휘둘러 장편을 쓸어나갔다. 구양준은 백의인을 말아던진 채찍의 무서움을 목격했는데 어디 감히 태만하겠는가? 급히 몸을 옮겨 피했다. 정면의 편세(鞭勢)를 피했으나 장편의 끄트머리는 피해낼 수 없었다. 싹,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채찍의 꼬리가 구양준의 왼팔을 쳤다. 의삼이 터지고 왼팔에 한 가닥 홍색의 편흔이 나타났다.

譚雲右手疾出,一把抓住了長鞭。原來,那黑衣老嫗長鞭揮出中人之後,力道用盡,不便控制,被譚雲一把抓中。黑衣老嫗用力一帶,譚雲卻全力緊握不放,生牛皮扭製的長鞭,卻突然被拉作了兩段。

담운이 우수를 재빠르게 내밀어 장편을 움켜잡았다. 원래 그 흑의노파는 장편을 휘둘러내어 사람을 맞힌 뒤에는 힘을 모조리 써버려서 공제하기가 불편했는데 담운에 의해 잡혀버린 것이다. 흑의노파가 힘을 썼고 담운은 전력으로 꽉 쥐고 놓지 않았다. 소 생가죽을 꼬아서 만든 장편이 돌연 두 토막으로 끊어졌다.

黑衣老嫗冷哼一聲,道:「譚二公子身手果然非凡。」

흑의노파는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 말했다.

"담이공자의 솜씨는 과연 비범하군."

斷鞭揮擊,一連攻出五招。

끊어진 채찍을 휘두르고 치고 하면서 연달아 오 초를 공격했다.

譚雲避開了五招,淡淡一笑,道:「既是有意的找事而來,如若不分一個勝敗出來,那是很難罷手了。」

담운은 오 초를 피해내더니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이왕 일부러 트집잡으러 왔으니 승패를 가르지 않는다면 손을 떼기 어렵겠지요."

喝聲中,側身而上,攻出四拳兩腳。黑衣老嫗被逼的向後退了三步,才算把譚雲的拳、腳避開。

고함치면서 몸을 기울여 나아가며 네 번의 주먹질과 두 번의 발길질로 공격해나갔다. 흑의노파는 뒤로 삼 보를 밀려나서야 비로소 담운의 권(拳)과 각(腳)을 피해냈다.

但她立刻展開反擊,斷鞭疾揮,呼呼風聲。片刻之間,幻起了重重鞭影。譚雲的攻勢,完全被阻於重重的鞭影之外。

그녀는 즉시 반격을 전개했는데, 잘린 채찍을 빠르게 휘두르자 휙휙, 하는 바람소리가 났다. 잠깐 사이에 겹겹의 편영이 어지럽게 일었다. 담운의 공세는 겹겹의 편영 밖에서 완전히 저지당했다.

岳秀冷眼旁觀,發覺這黑衣老嫗確是一位身具才學的人物,不可輕敵,正想喝退譚雲,親自出手,譚雲已展開強猛的反攻。湘西譚家的推龍手,在江湖上流傳的武功中,向稱一絕,這種攻守兼具的武功,確也高明的很。

싸늘한 눈으로 옆에서 바라보던 악수는 이 흑의노파가 확실히 재주와 배움을 갖춘 인물이라 가벼이 여겨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이 직접 출수할 테니 물러나라고 담운에게 고함치려는데 담운은 이미 강맹한 역공을 전개했다. 상서 담가의 추룡수(推龍手)는 강호에 전해지는 무공중에서 일절(一絕)로 불리웠다. 공수를 겸한 이런 무공은 확실히 매우 고명했다.

譚雲施出了看家本領,赤手空拳,迫得那黑衣老嫗變攻為守。那黑衣老嫗不但武功高強,而且,脾氣似是也暴烈得很,在譚雲的逼迫之下,只急的怒目圓睜。

담운은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비전의 솜씨를 펼쳐내어 그 흑의노파가 공격에서 수비로 바뀌게끔 만들었다. 그 흑의노파는 무공이 고강할 뿐 아니라 성질도 몹시 불같았다. 담운에게 밀리자 다급해져 성난 눈을 부릅 떴다.

岳秀目睹譚雲已穩住了形勢,也就坐著未動。雙方搏鬥了數十合,雖然未分出勝敗,但譚雲已然佔盡了優勢。

담운이 이미 형세를 진정시키자 악수는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다. 쌍방은 수십 합을 치열하게 싸웠다. 비록 승패를 가르지 못했지만 담운은 이미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這時,忽聽那紅衣女子的聲音,傳了出來,道:「于婆婆,你在和人動手麼?」

이때 문득 그 홍의여자의 음성이 전해왔다.
"우파파(于婆婆), 당신은 싸우고 있나요?"

黑衣老嫗道:「是!老身遇上了從未遇到過的勁敵。」

흑의노파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노신은 여태껏 만나보지 못한 강적을 만났군요."

紅衣女子道:「可惜,我不能拿下蓋頭來,看看你們搏殺的情形。」

홍의여자가 말했다.

"나는 애석하게도 개두를 벗고 당신네들이 싸우는 정황을 볼 수가 없군요."

于婆婆道:「對,你怎麼能讓這些臭男人看你。」

우파파가 말했다.

"맞습니다. 어찌 이런 냄새나는 남자들에게 당신을 보여줄 수 있겠습니까?"

譚雲掌勢一緊,突然欺入了鞭影之中,大喝一聲,「放手。」

담운은 장세(掌勢)를 바짝 죄더니 돌연 편영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 대갈일성했다.

"손을 놓으시오."

一掌拍落了于婆婆手中皮鞭。同時,譚雲右手一翻,扣住了黑衣老嫗脈穴。激烈的打鬥,突然間靜止下來。紅衣女子一直靜靜的站在于婆婆的身側。那激烈的打鬥,似乎是對她毫無影響。

일 장으로 우파파 수중의 가죽채찍을 쳐서 떨어뜨렸다. 동시에 담운은 우수를 뒤집어 흑의노파의 맥혈(脈穴)을 움켜잡았다. 격렬했던 싸움은 별안간 조용해졌다. 홍의여자는 줄곧 조용히 우파파의 옆에 서있었다. 그 격렬한 싸움이 그녀에게는 추호도 영향이 없는 듯 했다.

直待打鬥聲止,紅衣女子才嘆口氣,道:「于婆婆,怎麼不打了?」

치고받는 싸움소리가 그치자 비로소 홍의여자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파파, 왜 싸우지 않나요?"

于婆婆道:「老身無法打了。」

우파파가 말했다.

"노신은 싸울 수 없습니다."

紅衣女子道:「為什麼?」

홍의여자가 말했다.
"왜죠?"

于婆婆道:「老身被人家扣住了手腕的脈穴。」

우파파가 말했다.
"노신은 팔목의 맥혈을 잡혀버렸습니다."

紅衣女子道:「妳被人家扣住了脈穴?」

홍의여자가 말했다.

"맥혈을 잡혔다고요?"

于婆婆道:「是。」

우파파가 말했다.
"예."

紅衣女子道:「這麼說來,你敗了。」

홍의여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이 패했군요."

于婆婆道:「看來是敗了。」

우파파가 말했다.
"보아하니 패했군요."

紅衣女子道:「你敗在什麼人的手中?」

홍의여자가 말했다.
"당신은 누구의 손에 패했나요?"

于婆婆道:「譚家寨的譚二公子譚雲的手中。」

우파파가 말했다.
"담가채의 담이공자인 담운의 손에 패했습니다."

紅衣女子道:「湘西譚家寨,以十二推龍手最為馳名,你應該和他動兵刃的。」

홍의여자가 말했다.

"상서 담가채는 십이추룡수(十二推龍手)로 이름을 날렸지요. 당신은 그와 병기로 싸웠어야 했어요."

于婆婆道:「可是現在晚了。」

우파파가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늦었군요."

紅衣女子道:「不算太晚,我會要他放開你的脈穴。」

홍의여자가 말했다.

"그리 늦었다고 할 수 없어요. 나는 그에게 당신의 맥혈을 놓아주라고 하겠어요."

語聲一頓,接道:「譚雲,放開她。」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담운, 그녀를 놓아줘요."

譚雲淡淡一笑,道:「為什麼?」

담운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왜 그래야 하오?"

紅衣女子道:「因為我要你放開她。」

홍의여자가 말했다.

"왜냐하면 내가 당신에게 그녀를 놓아주기를 요구하니까요."

譚雲嗯了一聲,道:「可以,不過得先請姑娘亮出身份,譚雲掂掂姑娘你夠不夠這個份量。」

담운이 음, 하더니 말했다.

"놓아줄 수 있소. 그러나 먼저 낭자는 신분을 밝혀주시오. 담운은 낭자 당신이 그런 말을 할 만한지 한번 가늠해보겠소."

紅衣女子道:「對一個婦道人家,講出這樣難聽的話,不覺著有些過份麼?」

홍의여자가 말했다.

"일개 아녀자에게 이렇게 듣기 거북한 말을 하다니 좀 과분하다고 느끼지 않나요?"

譚雲道:「如若你也知道過份二字,那你就不該逾分太多。」

담운이 말했다.

"만약 당신도 과분이라는 두 글자를 안다면 분수를 너무 많이 넘지 말아야 할 것이오."

紅衣女子嘆口氣,道:「看來,似乎又是我們沒有理了。」

홍의여자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우리들은 도리가 없는 듯 하군요."

譚雲道:「本來姑娘這等作為,就是有意的找麻煩吧。」

담운이 말했다.

"본래 낭자의 이런 행위야말로 일부러 말썽을 일으키는 것이오."

紅衣女子道:「好說,好說,不過我說這話,並非是完全為了我的身份,而是還有些別的原因。」

홍의여자가 말했다.

"천만에, 천만에. 그러나 나의 이 말은 결코 완전히 나의 신분을 위해서가 아니라 또 다른 원인이 있어요."

譚雲道:「姑娘可否說個明白?」

담운이 말했다.

"낭자는 명백하게 말해줄 수 있소?"

紅衣女子道:「說明白也不要緊,我說的話就能負責,我要你放了他,並不是求你放人,因為我有能力,讓你放人。」

홍의여자가 말했다.

"명백히 말해도 괜찮지요. 나는 내가 한 말에 책임을 질 수 있어요. 나는 당신에게 그녀를 놓아주라고 요구하는 것이지 결코 사람을 놓아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니예요. 왜냐하면 당신이 놓아주게끔 만들 능력이 있으니까요." 

譚雲笑道:「姑有如此大的口氣,但也無法對在下構成威脅。」

담운이 말했다.

"낭자가 이처럼 큰소리쳐도 나한테는 위협이 될 수 없소."

紅衣女子道:「有些人是不見棺材不掉淚,你該屬於那一種人。」

홍의여자가 말했다.

"관을 보기 전까지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당신은 그런 부류의 사람에 속하는군요."

譚雲道:「江湖人的可悲地方,就在它過於自負,姑娘有什麼手段,只管施展就是,就算是譚某人接不下來,還有別的人,接下你姑娘的手段。」

담운이 말했다.

"강호인이 불쌍한 점은 너무 자부심이 과하다는 것이오. 낭자에게 무슨 수단이 있다면 얼마든지 시전하시오. 설령 담모가 받아내지 못하더라도 또 다른 사람이 낭자의 수단을 받아낼 것이오."

紅衣女子道:「這話說來,大名鼎鼎的譚二公子,原來只是一個二等跟班。」

홍의여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대명이 쟁쟁한 담이공자는 원래 일개 이등(二等) 시종일 뿐이군요."

譚雲笑一笑,道:「姑娘,就算譚某人是個二等跟班吧,但在下為人卻是堂堂正正,以真正面目和人見面,不像你姑娘一樣,蓋頭遮臉,見不得天日。」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낭자, 설령 담모가 이등 수행시종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정정당당한 사람이오. 진정한 면목으로 사람들을 만나지 낭자처럼 하늘을 보지 못하여 개두로 얼굴을 가리지는 않소."

紅衣女子的口氣,突然轉變的十分冷厲,道:「禍從口出,你敢對我如此無禮,那是自找苦吃了。」

홍의여자의 말투가 돌연 매우 싸늘하게 바뀌었다.

"화(禍)는 입에서 나오는 법. 당신이 감히 나한테 이같이 무례하다니 그건 사서 고생을 하는 거예요."

突然一揮手,長袖如蛇,捲了出去。她臉上蒙著厚厚的蓋頭,應該是目難見物,但她認位奇準,長袖折轉之間,竟然纏上了譚雲扣拿于婆婆的右手的腕上。譚雲心頭微微一震,還未來得及有什麼應變措施,那纏在手腕上的衣袖,已然收緊。握在于婆婆腕上的五指,力道大減。

돌연 손을 휘두르자 긴 소매가 뱀처럼 휘말아 나갔다. 그녀는 얼굴이 두꺼운 개두로 가려져 사물을 보기 어려울 텐데 방위를 기이할 정도로 정확히 인지했다. 긴 소매는 꺾고, 돌고 하는 사이에 우파파를 잡고 있는 담운의 오른 손목을 감아버렸다. 담운은 가슴이 미미하게 떨렸다. 미처 어떤 대응책도 없는데 손목을 감은 소매는 이미 단단히 조여왔다. 우파파의 손목을 잡고 있던 손가락에 힘도 크게 떨어졌다.

紅衣女子格格一笑,道:「于婆婆,可以拿開你的手了。」

홍의여자가 깔깔, 웃더니 말했다.

"우파파, 당신 손을 빼낼 수 있어요."

于婆婆微一用力,果然掙脫了譚雲的五指。唐嘯一上步,閻王判寒芒閃動,搶到了譚雲身前,防止了于婆婆加害譚雲。

우파파가 약간 힘을 쓰자 과연 담운의 손가락을 가까스로 벗어났다. 당소가 염왕판의 한망이 번뜩이며 한 걸음 나섰다. 담운의 앞으로 앞질러 도달하여 우파파가 담운을 가해하는 것을 방지했다.

這時,紅衣女子距譚雲還有三尺左右,但她右手平伸,長長的衣袖纏在了譚雲的腕上,一道白綾衣袖,把這一男一女連接在一起,看上去,倒是別有一種情趣。

이때 홍의여자는 담운에게서 거리가 삼 척 가량이었다. 그런데도 그녀가 우수를 수평으로 뻗자 긴 소매가 담운의 손목을 휘감았던 것이다. 한 가닥 흰비단의 소매가 일남일녀를 이어주고 있어 보기에는 또 다른 일종의 정취가 있었다.

膽叟朱奇迅速快的上了兩步,擋在譚雲的另一面。這防範很周密,準備著抵擋那紅衣女子另一隻長袖的襲擊。

담수 주기가 신속하게 두 걸음 나와서 담운의 다른 한 쪽을 막았다. 이 방비(防備)는 몹시 엄밀하여 홍의여자가 다른 한 쪽의 긴 소매로 습격하는 것을 막을 준비를 했다.

于婆婆輕輕吁了一口氣,道:「姑娘。現在咱們應該麼辦?」

우파파가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낭자,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全場中人,都注意到那紅衣女子纏在譚雲手腕上的衣袖,很奇怪的是竟然緊緊的纏著不放。顯然,那纏在腕上的衣袖,仍然貫往著內力。

전장(全場)의 모든 사람들은 담운의 손목을 휘감은 홍의여자의 소매가 기괴하게도 뜻밖에 단단하게 휘감고 놓지 않는 것이 분명히 그 팔목을 휘감은 소매에는 여전히 내력이 주입되어 있음을 알아차렸다.

只聽那紅衣女子說道:「聽說這位湘西譚家寨二公子,只是個二號人物,在他之上,還有武功更強的人是麼?」

홍의여자의 말이 들렸다.

"듣기로 이분 상서 담가채의 이공자는 둘째가는 인물일 뿐이며, 그의 위에 또 무공이 훨씬 강한 사람이 있다는군요."

于婆婆道:「聽口氣好像如此。」

우파파가 말했다.

"말투를 들으면 그런 것 같습니다."

這兩人一拉一唱,說的諷刺無比。

이 두 사람은 주거니받거니하면서 비할 데 없이 비꼬는 말을 했다.

譚雲暗中運氣,希望解脫纏在腕上的衣袖,但他兩番努力之後,不但未能解開纏在腕上的衣袖,而且那衣袖纏得更緊。他想拔劍斬斷衣袖,但對方衣袖緊纏在脈門之上,全身的氣力,都已用不出來。

담운은 암중으로 운기하여 팔목을 휘감은 소매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두 차례 노력 끝에 팔목을 휘감은 소매를 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소매는 더더욱 단단히 감았다. 그는 검을 뽑아 소매를 자르고자 했지만 상대방의 소매는 맥문을 단단히 감고 있어 전신의 기력을 전혀 쓸 수 없었다.

兩人兩度暗較內勁,但表面上仍然維持著相當的鎮靜,很少人能夠瞧得出來。譚雲感覺到遇上第一等強敵,自己無能解得,其他人也難為力,只好發出暗記。那是招呼岳秀的暗記。

두 사람은 남모르게 두 차례 내공을 겨루었지만 표면상으로는 여전히 상당한 침착함을 유지했기에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담운은 제 일등 강적을 만났고, 자신이 해결할 수 없으니 다른 사람도 도와주기 어렵다고 느꼈다. 암호를 발출해야만 했으며, 그것은 악수를 부르는 암호였다.

岳秀站起了身子,暗暗一皺眉頭,大步行了過去,道:「那一位要找在下?」

악수가 일어났다. 남몰래 눈살을 찌푸리며 큰 걸음으로 걸어가서 말했다.

"어느 분이 나를 찾으시오?"

紅衣女子道:「于婆婆,這一位是正主兒麼?」

홍의여자가 말했다.
"우파파, 그분이 바로 그 주인공인가요?"

岳秀道:「不錯,姑娘要的就是在下了。」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낭자가 찾던 것이 바로 나요."

紅衣女子道:「于婆婆,告訴我來的是那一位人物,是三頭六臂呢?還是那派掌門。」

홍의여자가 말했다.

"우파파, 그가 삼두육비(三頭六臂)의 괴물인지 아니면 어느 문파의 장문인(掌門人)인지 나한테 알려주세요."

于婆婆道:「沒有見過這麼一個人,看起來很年輕。」

우파파가 말했다.

"이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 보기에 아주 젊군요."

紅衣女子道:「是一位年輕後生。」

홍의여자가 말했다.
"젊은이라고요?"

于婆婆道:「是,一身儒衫,斯斯文文,長的也很俊秀。」

우파파가 말했다.

"예, 일신에 유삼(儒衫)을 입었고 고상하며 생긴 것도 아주 준수합니다."

紅衣女子道:「于婆婆,問問他的姓名,別誤傷了故人。」

홍의여자가 말했다.

"우파파, 옛 친구를 잘못 상하게 하지 않도록 그의 성명을 물어보세요."

不容于婆婆說話,岳秀已開口接道:「在下岳秀。」

우파파가 말하게 내버려두지 않고 악수가 이미 입을 열었다.

"나는 악수요."

紅衣女子道:「于婆婆,岳秀是何許人物?」

홍의여자가 말했다.
"우파파, 악수가 어떤 인물인가요?"

于婆婆道:「沒有聽人說過,只是一位名不見經傳的人。」

우파파가 말했다.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한 명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일 뿐입니다."

紅衣女子道:「問問他的師承?」

홍의여자가 말했다.

"그의 사승(師承)을 물어보세요."

于婆婆道:「咱們姑娘不知岳秀是何許人,報上你師父的姓名。」

우파파가 말했다.

"우리 낭자께서 악수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니 네 사부의 성명을 고하거라."

岳秀道:「在下覺著似乎用不著,岳某本人,應該已有能力解危了。」

악수가 말했다.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오. 악모 본인이 이미 구해낼 능력이 있소."

紅衣女子道:「那閣下何不試試……」

홍의여자가 말했다.
"그럼 귀하는 왜 시험해보지 않나요..."

岳秀接道:「在下正要試試。」

악수가 말했다.

"나는 막 시험해보려던 참이오."

右手一探,右手疾伸而出,抓向了紅衣女子纏在譚雲手腕的衣袖。岳秀五指已搭上那白綾衣袖,立時感覺到一股暗勁直逼過來。

우수를 내밀자 우수는 재빠르게 뻗어나와 담운을 손목을 휘감고 있는 홍의여자의 소매를 향해 움켜잡아갔다. 악수의 다섯손가락이 그 흰비단 옷소매에 얹혀지자 즉시 한 줄기 암경이 곧장 밀어닥치는 것이 느껴졌다.

譚雲感覺到那纏在手腕上的衣袖一緊,手臂突然一麻,不禁心頭震動,暗道:她用衣袖傳出的力量,竟然如此強烈,這個女人內功的精深,實已到駭人聽聞之境。

담운은 손목을 휘감았던 소매가 단단히 조여지며 손과 팔이 돌연 마비되는 것을 느꼈다. 가슴이 떨리는 것을 금치 못하여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가 소매로 전해내는 힘이 이같이 강렬할 줄이야. 이 여인의 내공은 정심하기가 실로 깜짝 놀랄 경지에 이르렀구나.'

心念轉動之間,那湧上來的力道,突然消失不見,纏在手腕上的衣袖,也自行鬆開。原來,岳秀已接下紅衣女子發出的力道,使譚雲腕上的綾帶自解。譚雲橫移兩步,站在一側。

속으로 생각을 굴리는 사이에 샘물처럼 솟아나오던 힘이 돌연 사라져버리고 손목을 휘감은 소매도 느슨해졌다. 원래 악수가 홍의여자가 발출한 힘을 받아냄으로써 담운 손목의 비단소매가 절로 풀렸던 것이다. 담운은 옆으로 두 걸음 이동하여 한 옆에 섰다.

紅衣女子的臉上被蓋頭遮去,沒有人瞧到她臉上的神情變化,但岳秀的臉色卻是十分凝重。雙方相持了一盞熱茶的工夫之久,那紅衣所包身軀突然一陣抖動,筆直的衣袖,軟軟地垂了下去。岳秀不為已甚,放開了右手。

홍의여자의 얼굴은 개두에 가려서 아무도 그녀의 얼굴의 표정변화를 보지 못했지만 악수의 낯빛은 몹시 엄숙했다.. 쌍방은 한 잔의 뜨거운 차를 마신 시간 동안 대치했다. 그 홍의로 감싼 몸이 돌연 한바탕 떨리더니 붓처럼 곧았던 소매가 흐느적거리며 아래로 늘어뜨려졌다. 악수는 너무 심하지 않게 적당한 선에서 그치고 오른 속을 놓았다.

紅衣女子忽然輕輕嘆息一聲,道:「于婆婆,咱們走吧!」

홍의여자가 문득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우파파, 우리 가요!"

也不再理會于婆婆,轉身向外行去。

우파파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몸을 돌려 밖을 향해 걸어갔다.

于婆婆低聲說道:「姑娘,咱們……」

우파파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낭자, 우리는..."

紅衣女子冷冷接道:「我說得很清楚了,你沒有聽到麼?」

홍의여자가 냉랭하게 대꾸했다.

"내가 똑똑히 말했는데 당신은 듣지 않았나요?"

于婆婆雖然很囂張,但她對那紅衣女子,卻似是十分畏懼,不敢再多言,緊隨那紅衣女子身後而去。

우파파는 비록 몹시 거만했지만 그 홍의여자에 대해서는 십분 두려워하는 듯 했다. 감히 더 여러 말 못하고 홍의여자의 뒤를 따라 떠났다.

譚雲低聲道:「岳兄,咱們是不是要追過去。」

담운이 나직이 말했다.

"악형, 뒤쫓아 가야 하지않겠소?"

岳秀道:「咱們再等候一會兒呢?還是立刻動身。」

악수가 말했다.
"잠깐 더 기다릴 테요 아니면 즉시 출발하시겠소?"

由於他表現出的才慧、武功,已使得所有的人,都對他生出了敬重之心。

그가 나타내 보인 재주와 지혜, 무공은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그에게 존경심이 생겨나게 만들었다.

岳秀望著那紅衣女子的背影,道:「咱們也動身吧!」

악수는 그 홍의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우리도 출발합시다!"

那紅衣女子一走,另外一批人馬和那金面大漢等,也悄然離去。他們來的轟轟烈烈,走的卻悄無聲息。那紅衣女子離開茶棚,馬車直登上官道,飛馳而去。

그 홍의여자가 가버리자 그 밖의 한 무리의 인마(人馬)들과 금면대한(金面大漢) 등도 조용히 떠나갔다. 그들은 기세등당하게 왔다가 소리도 없이 조용히 가버린 것이다. 그 홍의여자가 찻집을 떠나자 마차는 곧장 관도에 올라 나는 듯 달려갔다.

譚雲立刻下令,準備出動。岳秀一直靜靜地看著,看到了馬車行動,才一拉譚雲,兩個人同時坐上一輛車。

담운은 즉시 명령을 내려 출발 준비를 시켰다. 악수는 줄곧 조용히 보고 있다가 마차가 움직이는 것을 보자 비로소 담운을 태웠다. 두 사람은 동시에 한 냥의 마차에 앉았다.

譚雲道:「岳兄,那紅衣女子是不是龍鳳會中人?」

담운이 말했다.

"악형, 그 홍의여자는 용봉회 사람이오?"

岳秀道:「我看很可能,至少她和龍鳳會有關。」

악수가 말했다.
"내가 볼 때 가능성이 크오. 적어도 그녀는 용봉회와 관계가 있소."

譚雲道:「她用蓋頭掩去了本來的面目,如非有什麼缺憾,就是有什麼見不得人的地方,岳兄何不取下她的蓋頭來,看個明白。」

담운이 말했다.

"그녀는 개도로 본래의 면목(面目)을 가렸는데, 만일 무언가 결점이 있지 않다면 무슨 남에게 보여서는 안되는 것이 있을 게요. 악형은 왜 그녀의 개두를 벗겨 명백히 보지 않았소?"

岳秀微微一笑,道:「那樣作有些太煞風景,如是她沒有缺憾,取下蓋頭,於她何損,如是她有缺憾,豈不是和咱們結了不解之仇?」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하면 너무 살풍경(煞風景)하오. 만일 그녀에게 결점이 없다면 개두를 벗겨서 그녀에게 무슨 손해가 있을 것이며, 그녀에게 결점이 있다면 우리와 풀지 못할 원수를 맺는 것이 아니겠소?"

譚雲沉吟了一陣,道:「岳兄說的有理……」

담운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악형의 말이 일리가 있소..."

語聲一頓,接道:「就兄弟和她動手經過而言,紅衣女子的武功,實非小可,如若她是龍鳳會中人,身份不會太低。」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형제가 그녀와 겨룬 경과로 말하자면 홍의여자의 무공은 실로 보통이 아니었소. 만약 그녀가 용봉회 사람이라면 신분이 그리 낮지 않을 거요."

岳秀點點頭。

악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譚雲道:「她受到挫敗之後,龍鳳會應該有所警惕,但不知他們是否還會在途中攔劫咱們?」

담운이 말했다.

"그녀가 좌절을 겪은 뒤 용봉회는 당연히 경계하는 바가 있을 텐데 그들이 도중에 우리를 가로막을지는 모르겠구려."

岳秀道:「會!我想他們還會有很多次的行動,譚兄,這不過是剛剛開始罷了。」

악수가 말했다.

"그럴 거요! 내 생각에 그들은 아직 여러 차례 행동을 할 거요. 담형,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할 뿐이오."

譚雲道:「岳兄清高自持,以恕道待人,不過江湖中卻盡多十惡不赦之從,咱們如是不拿出一些手段,讓他們見識、見識,只怕他們不會善罷甘休。」

담운이 말했다.

"악형은 인품이 고결하고 스스로를 억제할 수 있어서 용서로 사람을 대하지만, 강호에는 죄가 너무 커서 용서할 수 없는 온갖 무리들이 많소. 우리가 수단을 동원하여 그들에게 견식시켜 주지 않으면 그들은 곱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오."

岳秀沉吟了一陣,道:「如是情勢迫得咱們非要殺人不可,那也是沒有法子的事,但能不傷人,最好是不要流血,須知咱們是堂堂正正的官府人物,如是沿途殺了很多人,對七王爺而言,豈不是一樁很為難的事。」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만일 정세에 쫓겨 우리가 살인을 하지 않고는 안된다면 그것도 방법이 없는 일이오. 다만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을 수 있다면 피를 흘리지 않는 것이 가장 좋소. 우리는 정정당당한 관부의 인물임을 반드시 알아야 하오. 만일 연도에 많은 사람을 죽인다면 칠왕야께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소."

譚雲道:「這一點,兄弟倒未想到。」

담운이 말했다.
"그 점은 형제가 생각지 못했구려."

岳秀笑一笑,道:「譚兄,但兄弟也並非是主張縱惡,如是他們明火執杖,硬劫篷車,構成了可殺之罪,咱們就放手施為。」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담형, 하지만 형제도 결코 악행을 내버려두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오. 만일 그들이 공공연히 날뛰어 봉차를 급습하여 죽을 죄를 짓는다면 우리는 마음놓고 수완을 발휘합시다."

譚雲道:「對!恩威並濟,對那些冥頑不靈之徒,也只有殺之示警了。」

담운이 말했다.

"맞소! 은혜를 베풀 때는 은혜를 베풀고 엄할 때는 엄해야 하오. 그 어리석고 우둔한 무리들에게는 오직 죽음의 경고만 있을 뿐이오."

篷車又行了數十里,已是太陽快下山的時分。一道土坡嶺,橫攔去路。譚雲的隨行家將,分走在篷車頭尾。這些人都是久年在江湖走動的人,行近土嶺,立刻感覺不對。原來那土嶺前丈許處,插著一面銅牌,上面畫著一個骷髏頭。

봉차는 또 수십 리를 갔고 이미 해가 질 때가 되었다. 비탈진 고개가 가는 길을 가로 막고 있었다. 담운의 수행 가장(家將)들은 종차의 선두와 후미를 나누어 달리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오랫동안 강호를 다닌 사람들이라 고개에 가까이 걸어가자 즉시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원래 그 고개 앞 일 장가량 되는 곳에 한 장의 동패가 끼워져 있었는데 윗면에는 한 개의 해골바가지가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當先帶路的家將,揮手示意篷車停下,立刻勒韁停下,直奔譚雲乘坐的篷車前面。其實不用他通報,篷車已停,譚雲已當先下車。群豪魚貫離開了篷車。

맨 앞에서 길을 안내하던 가장은 손을 흔들어 봉차를 멈추도록 수신호를 하고는 즉시 말고삐를 당겨 멈추더니 그대로 담운이 타고 있던 봉차 앞으로 달려갔다. 사실 그가 통보할 필요도 없었다. 봉차는 이미 멈추었고 담운이 맨먼저 마차에서 내렸던 것이다. 군호들이 줄지어 봉차에서 내렸다.

家將一欠身,道:「二少爺,骷髏銅牌攔道。」

가장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둘째 작은나으리, 고루동패(骷髏銅牌)가 길을 막고 있습니다."

譚雲哦了一聲,道:「準備迎敵!」

담운이 아, 하더니 말했다.

"적을 맞을 준비를 하라!"

人卻大步行近銅牌。岳秀、朱奇等也魚貫跟去。銅牌大於面盆,掛在一桿梨花槍上,豎立道旁。

그는 큰 걸음으로 동패 가까이 걸어갔다. 악수, 주기 등도 줄지어 뒤따라 갔다. 동패의 크기는 세수대야만 했는데 길 옆에 곧게 세워진 한 자루 이화창(梨花槍)에 걸려 있었다.

回顧了岳秀一眼,譚雲低聲說道:「岳兄,這骷髏銅牌,還有一個另外的名字。」

악수를 돌아보며 담운이 나직이 말했다.

"악형, 이 고루동패에는 또 하나의 이름이 있다오."

岳秀道:「什麼名字?」

악수가 말했다.

"어떤 이름이오?"

譚雲道:「叫做死亡的標幟!」

담운이 말했다.

"사망의 표식으로 불린다오!"

岳秀道:「譚兄對這銅牌的來歷,是否很清楚?」

악수가 말했다.

"담형은 이 동패의 내력에 대해 잘 아시오?"

譚雲道:「兄弟只是聽人約略的說過,對於詳細內情,我還不太瞭解……」

우파파가 말했다.
"형제는 단지 남들이 어렴풋이 말하는 것을 들었을 뿐이오. 상세한 내정은 그리 잘 모르오..."

回首一顧朱奇,接道:「朱兄……」

고개를 주기에게 돌리며 말했다.

"주형..."

朱奇一躬身,接道:「不敢當,二公子,你和我們主人稱兄道弟,朱某不敢逾越,你叫我朱奇。」

주기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감당할 수 없소. 이공자, 당신은 우리 주인과 형동생하는 사이니 주모는 감히 선을 넘지 못하오. 당신은 나를 주기라고 부르시오."

譚雲笑一笑,道:「你們和岳兄的事,是你們之間私事,但以朱兄在江湖上的聲譽,兄弟應該稱你一聲老前輩才對。」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과 악형의 일은 당신네들 간의 사적인 일입니다. 강호에서 주형의 명성으로 형제는 당신을 노선배로 불러야 마땅합니다."

朱奇道:「這個,二公子,老朽越發的不敢當了。」

주기가 말했다.

"이공자, 그건 늙은이가 더더욱 감당할 수 없소."

譚雲道:「所以,在下也不和你客氣了,咱們各交各的朋友。」

담운이 말했다.

"그래서 저도 당신과 예의차리지 않겠습니다. 우리 각자 친구로 사귑시다."

朱奇道:「二公子抬愛。」

주기가 말했다.

"이공자의 배려를 받았소이다."

譚雲道:「以你江湖閱歷之豐,在場者無出其右,對這骷髏銅牌的來歷,大概知道了。」

담운이 말했다.

"여기 있는 누구도 당신보다 강호경험이 풍부하지 않습니다. 이 고루동패의 내력에 대해 아마 아시겠지요."

朱奇道:「略知一二,這骷髏銅牌在江湖上出現的次數不多,所以,江湖上對他們的來龍去脈,還不太清楚。」

주기가 말했다.

"약간 알고 있소. 이 고루동패가 강호에 출현한 것은 몇 차례 되지 않소. 그래서 강호에서는 그들의 내력에 대해 그리 잘 모른다오."

岳秀道:「這骷髏銅牌,和龍鳳會也有關係麼?」

악수가 말했다.

"이 고루동패도 용봉회와 관계가 있습니까?"

朱奇道:「應該是沒有關係。」

주기가 말했다.
"당연히 관계가 없소."

岳秀道:「這就叫人不解了,七王爺不會得罪這樣多江湖人,尤其是一個不常在江湖上出現的組合。」

악수가 말했다.

"그것 참 모를 일이군요. 칠왕야께서 이렇게 많은 강호인들에게 죄를 지었을 리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강호상에 늘 출현하는 조직도 아닌데 말입니다."

朱奇道:「這骷髏銅牌,又號稱死亡標幟,那是一般江湖人對這骷髏銅牌的稱呼,因為見到過銅牌的人,沒有一個會活得下去。」

주기가 말했다.

"저 고루동패는 또 사망표식으로 불리는데 그것은 고루동패에 대한 일반강호인들 호칭이오. 왜냐하면 동패를 본 사람은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기 때문이오."

岳秀道:「真有這樣厲害麼?」

악수가 말했다.
"정말 그렇게 무섭습니까?"

朱奇道:「過去確然如此,因為它不常在江湖上出現,所以,並未在江湖上造成太多的紛爭。」

주기가 말했다.

"과거에는 확실히 그랬었소. 왜냐하면 그것이 강호에 늘 출현하는 것이 아니고, 그래서 강호에서 그리 많은 분쟁을 조성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岳秀沉吟了一陣,道:「他們的組合,有一個特殊的稱呼麼?」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들의 조직은 특수한 호칭이 있습니까?"

朱奇道:「有!好像叫作骷髏教。」

주기가 말했다.

"있소! 아마 고루교(骷髏教)라고 불릴 것이오."

岳秀道:「這麼說來,他們也是受了龍鳳會的利用了。」

악수가 말했다.

"그렇다면 그들도 용봉회의 이용을 당했군요."

譚雲道:「這真是一件不可思議的事,龍鳳會有什麼力量,能夠把骷髏教中的人,也安排的和咱們作對。」

담운이 말했다.

"이건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오. 용봉회에게 어떤 역량이 있길래 고루교 사람들을 우리와 대적하게 안배할 수 있단 말이오?"

岳秀道:「看來龍鳳會是有一稱很特殊的力量。」

악수가 말했다.

"보아하니 용봉회에는 일종의 특수한 역량이 있구려."

譚雲道:「朱兄,你知道骷髏教,有什麼特殊的殺人方法麼?」

담운이 말했다.

"주형, 고루교에 무슨 특수한 살인방법이 있는지 아십니까?"

朱奇道:「似乎是有一種很特殊的方法,不過是什麼方法,咱們就無法知道了,凡是見過那骷髏銅牌的人,很少能夠逃得性命。」

주기가 말했다.

"일종의 매우 특수한 방법이 있는 듯 한데 어떤 방법인지 우리는 알 수가 없소. 무릇 그 고루동패를 본 사람은 도망쳐서 목숨을 건지기가 거의 불가능하오."

岳秀道:「如若無人能逃得性命,這骷髏銅牌,被稱作死亡標幟的事,別人又怎會知曉的呢?」

악수가 말했다.

"만약 아무도 목숨을 부지하지 못한다면 저 고루동패가 사망의 표식으로 불리게 된 일을 다른 사람이 어찌 알겠습니까?"

朱奇道:「公子說的有理,如若無人能在骷髏銅牌下逃得性命,這骷髏銅牌怎會傳出死亡標幟之稱。」

주기가 말했다.

"공자의 말이 일리가 있소이다. 만약 고루동패 아래에서 목숨을 부지해 달아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이 고루동패가 어찌 사망표식으로 불리겠소."

岳秀淡淡一笑,道:「今天,我倒要見識一下,這死亡的標幟,如何能叫人死亡。」

악수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이 사망의 표식이 어떻게 사람을 죽게 할 수 있는지 오늘 나는 한번 견식해보아야겠습니다."

唐嘯道:「這牌子掛在路中,討厭的很,把它除去算了。」

당소가 말했다.

"이 동패가 길에 걸려있으니 몹시 혐오스럽군요. 없애버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伸手向銅牌抓去。

손을 뻗어 동패를 움켜잡아갔다.

只聽一個急促的聲音喝道:「不要動它。」

다급하게 소리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건드리지 말아라."

唐嘯手已接近了銅牌,聞聲收住了右手。回頭看去,只見說話的,竟是毒手郎中馬鵬。

당소의 손은 이미 동패에 접근했는데 소리를 듣자 우수를 거두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말한 것은 뜻밖에 독수랑중 마붕이었다.

唐嘯停下了手,緩緩說道:「銅牌上可是有毒?」

당소가 손을 멈추고는 천천히 말했다.

"동패에 독이라도 있습니까?"

馬鵬道:「不錯,有毒。」

마붕이 말했다.

"그렇다. 독이 있다."

大步行近銅牌,伸手在地上,掃起幾隻螞蟻,投在銅牌之上。螞蟻落地,身子忽然掙動了一下,翻轉身子死去。

큰 걸음으로 동패 가까이 걸어가 손으로 땅 위를 쓸어올려 몇 마리의 개미를 동패 위로 던졌다. 개미들은 땅에 떨어지더니 몸을 갑자기 발버둥을 치다가 몸을 뒤집고 죽어버렸다.

馬鵬搖搖頭道:「好厲害的毒藥。」

마붕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정말 무서운 독약이군."

唐嘯道:「我明白了,這骷髏銅牌,所以被人稱為死亡的標幟,就是因為上面塗有劇烈之毒。」

당소가 말했다.

"알겠군요. 이 고루동패는 윗면에 극독을 발라두었기 때문에 그래서 사람들에게 사망의 표식으로 불리는군요."

馬鵬四顧了一眼,道:「除了這銅牌上的劇毒之外,前面一片大道上,全都佈滿了奇毒。」

마붕이 사방을 둘러보고는 말했다.

"이 동패에 극독이 묻어있는 것 말고도 앞쪽의 큰 길 위에는 전부 기독이 잔뜩 뿌려져 있을 걸."

岳秀一皺眉頭,道:「那是說,咱們只要踏在那片土地之上,就要中毒死亡麼?」

악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 땅을 밟기만 해도 중독되어 죽겠군요?"

馬鵬道:「到目下為止,在下還未瞧出這毒藥的來路。」

마붕이 말했다.

"지금까지 나는 이 독약의 내력을 아직 알아내지 못했소."

岳秀道:「此刻,咱們應該如何?」

악수가 말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馬鵬沉吟了一陣,道:「最好的辦法,咱們是繞道而過,前面雖只是一片土岡,但有一段很險要的形勢,不論設伏用毒,那都是一片很好的地方。」

마붕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길을 빙둘러 지나가는 것이오. 앞쪽은 비록 언덕일 뿐이지만 형세가 아주 험한 구간도 있소. 매복을 설치하든 독을 쓰든 아주 좋은 장소요."

岳秀道:「咱們這多車輛,如何能夠改道呢?」

악수가 말했다.

"우리의 이 많은 마차들이 어떻게 길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馬鵬道:「那麼,只有在下去試試毒性了。」

마붕이 말했다.
"그러면 내가 가서 독성을 한번 시험해볼 수 밖에."

岳秀道:「試出來又能如何?」

악수가 말했다.

"시험해보면 또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馬鵬道:「在下帶了不少藥材,也許能很快的配出解毒之物。」

마붕이 말했다.

"내가 적잖은 약재들을 가지고 있는데 어쩌면 아주 빨리 해독약을 배합해낼 수 있을 것이오."

岳秀道:「那豈不是太過麻煩了。」

악수가 말했다.
"그건 너무 성가시지 않겠습니까?"

馬鵬道:「公子,用毒之術,不像武功,源出一脈,萬宗同源,用毒卻因配方不同,各極其妙,在下未全然瞭解它的毒性之前,不敢自詡太大。」

마붕이 말했다.

"공자, 용독술은 수많은 문파가 하나의 근원을 두고 있는 무공과는 다르다오. 용독은 배합방법이 같지 않기 때문에 저마다 지극한 현묘함이 있는 것이오. 그 독성을 완전히 이해하기 전에는 나는 감히 허풍떨지 못하오."

岳秀道:「這一片官道,人來車往,就算咱們能繞道而過,豈不要禍及別人。」

악수가 말했다.

"이 관도에는 사람과 마차가 오고가는데 설령 우리가 길을 둘러서 지나가더라도 화가 다른 사람에게 미치게 되지 않겠습니까?"

馬鵬道:「公子說的是,這一點在下倒未想到。」

마붕이 말했다.
"공자의 말이 맞소. 그 점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소."

岳秀道:「對方只是為了加害咱們,在大道中佈下奇毒,所以,咱們不能退避,而且,要想法子掃除奇毒。」

악수가 말했다.

"상대방은 오직 우리에게 해를 가하기 위해 큰 길 한가운데에 기독을 뿌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물러나 피해서는 안될 뿐만 아니라 기독을 제거할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馬鵬一躬身道:「在下盡力而為。」

마붕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온 힘을 다하겠소."

譚雲輕輕吁一口氣,道:「馬鵬如需助手,請先吩咐一聲。」

담운이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마붕, 도움이 필요하면 먼저 분부하시오."

馬鵬探手從懷中摸出一個玉瓶,打開瓶塞,道:「這玉瓶之中的丹丸,名為避毒,一般的毒性,都可避過,但能不能避過這死亡標誌的毒性,在下就無法預料了。」

마붕은 손을 내밀어 품 속에서 한 개의 옥병을 꺼내어 마개를 열고 말했다.

"이 옥병 안의 단환은 이름하여 피독단(避毒丹)인데 일반적인 독성은 모두 막을 수 있지만 사망표식의 독성을 막을 수 있을지는 예상하지 못하겠소."

倒出丹丸,每人送了一粒,接道:「含在口中,可避毒性侵入,咱們到前面看看。」

단환을 쏟아내어 한 사람 마다 한 알을 주며 말을 이었다.

"입 속에 머금고 있으면 독성의 침입을 피할 수 있소. 우리 앞쪽으로 한번 가봅시다."

譚雲回顧墨、白雙龍和楊玉燕一眼,道:「兩位和楊姑娘,助守篷車,朱、唐二位,和歐陽兄隨同馬兄,到前面瞧瞧。」

담운은 묵룡, 백룡과 양옥연을 돌아보며 말했다.

"두 분과 양낭자는 봉차를 지키고 주, 당 두 분은 구양형과 마형을 따라 앞쪽으로 가서 살펴보십시오."

岳秀道:「這骷髏銅牌,掛在道中,太過惹人注目,唐嘯去把它埋起來。」

악수가 말했다.

"그 고루동패가 길 한 가운데 걸려있으니 너무 남들의 시선을 끄는구려. 당소는 가서 그걸 묻어버리게."

口中說話,右手一揚,一道寒芒直射過去。有如一道鋒利的鋼鏟,削了過去,那掛著銅牌的梨花槍,突然倒了下去。寒芒一閃而逝,場中人大都未看清楚岳秀用的什麼兵刃,竟然能一擊之下,把那堅木作成的梨花槍桿,削倒在地上。

입으로 말을 하면서 우수를 떨치자 한 줄기 한망이 직선으로 쏘아져갔다. 예리한 삽이 베고 지나간 듯 고루동패가 걸린 이화창이 돌연 쓰러졌다. 한망이 번쩍, 하고는 사라졌다. 장중의 사람들은 악수가 어떤 병기를 썼길래 일격으로 단단한 나무로 만들어진 이화창 자루를 잘라버려서 땅에 쓰러지게 할 수 있었는지 똑똑히 보지 못했다.

唐嘯快步行去,揮動手中的閻羅判,掘起泥土,把整個的梨花槍連同骷髏銅牌埋了起來。他在埋槍的時間中,瞥見土中有一把長不過四寸的無柄短劍,隨手撿了起來,藏在袖中。

당소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서 수중의 염라판을 놀려 흙을 파서 이화창과 고루동패를 모두 묻기 시작했다. 그는 창을 묻는 도중에 흙 속에서 길이가 사 촌이 넘지 않고 손잡이가 없는 한 자루의 단검을 얼핏 보았다. 손 가는 대로 주워들더니 소매 안에 숨겼다.

馬鵬道:「在下走前面。」

마붕이 말했다.

"내가 앞쪽에서 가리다."

舉步行去。譚雲搶快一步,和馬鵬並肩而行。唐嘯、朱奇,緊迫在兩人身後,歐陽俊和岳秀走在最後。登上上崗,果然是一道很險惡的行程,兩面土壁削立,高過五丈,中間是一條大路。

걸음을 옮겨 걸어갔다. 담운이 급히 걸음을 빨리하여 마붕과 나란히 걸었다. 당소, 주기가 두 사람의 뒤를 쫓았고 구양준과 악수가 가장 뒤에서 갔다. 언덕을 오르자 과연 아주 험악한 길이었다. 양쪽의 흙벽은 깎아지른 듯 높이가 오 장이 넘었고 가운데 한 가닥 대로가 있었다.

馬鵬搖搖頭,示意譚雲停下,獨自向前走去。這一段土壁挾峙的官道,大約有二十餘丈,馬鵬行約五丈,就停了下來,跟著蹲在地上查看了一陣,重行返回,道:「咱們沒有猜錯,果然佈下了奇毒。」

마붕은 고개를 가로젓더니 담운에게 멈추라고 눈짓하고 혼자 앞으로 걸어갔다. 흙벽 사이에 끼어있는 관도는 대략 이십여 장이었다. 마붕은 약 오 장을 걸어가서 멈추었다. 곧이어 땅에 쭈그리고 앉아 한동안 조사하더니 다시 돌아와서 말했다.

"우리의 짐작이 틀리지 않았소. 과연 기독이 뿌려져 있소."

譚雲道:「馬兄能夠解去麼?」

담운이 말했다.

"마형이 제거할 수 있습니까?"

馬鵬道:「只有兩個辦法,毒粉已混入了塵土之中,一是用水濕去,使塵不揚,一是用土把它埋了起來,就在下所知,毒粉經埋在地下之後,經過時間,毒性就會逐漸消失,為過往行旅打算,自然是埋起來好些。」

마붕이 말했다.

"오직 두 개의 방법 뿐이오. 독분(毒粉)이 이미 흙 속에 섞여들어갔으니 하나는 물을 적셔 먼지가 날리지 않게 하는 것이고, 둘째로는 흙으로 그것을 묻어버리는 것이오. 내가 알기로 독분이 땅에 묻히고 난 뒤 시간이 지나면 독성이 점차 소실된다오. 오가는 나그네들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묻는 것이 좋소."

岳秀道:「如是那毒藥已混入了土中,必得先用水澆過地上泥土,使塵土不能飛揚。」

악수가 말했다.

"만일 그 독약이 이미 흙 속에 섞였다면 반드시 먼저 땅 위의 흙에 물을 뿌려 먼지가 날리지 않게 해야 하는군요."

譚雲道:「由兩側峭壁,推下泥土,可以掩去這條官道,但如想去找些水來,只怕不是易事。」

담운이 말했다.

"양쪽 절벽 위에서 흙을 밀어서 떨어뜨리면 이 관도를 덮을 수 있소. 하지만 물을 찾아오고자 한다면 쉬운 일이 아닐 듯 하오."

岳秀沉吟一陣,道:「他們既在此佈下奇毒,應該派有看守之人才是。」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들이 이미 이곳에 기독을 뿌렸으니 지키는 사람이 있겠지요."

馬鵬流目四顧一眼,道:「不錯,如若他佈下這陷阱沒有看守之人,似乎也用不著在道中,安排一個骷髏銅牌了。」

마붕이 사방을 둘러보고 말했다.

"그렇소. 만약 이 함정을 설치했는데 지키는 사람이 없다면 길 가운데 고루동패를 안배해둘 필요도 없을 것이오."

譚雲道:「把骷髏銅牌,插在那裡,反使咱們提高了警覺之心,豈不是對咱們有了幫助麼?」

담운이 말했다.

"고루동패를 그곳에 꽂아놓으면 반대로 우리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끌어올리게 만들 테니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馬鵬突然嘆一口氣,道:「我用了數十年的毒,竟然未想到,把毒藥,混入在塵土中應用,飛如揚塵,使人在不知不覺中中了毒。」

마붕이 돌연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내가 수십 년 독을 써왔지만 독약을 흙 속에 섞는 응용은 생각지도 못했소. 먼지처럼 날려서 부지불식간에 중독되게 하는구려."

譚雲笑一笑,道:「馬兄,兄弟不會用毒,不知用毒的習性,如若那骷髏教的銅牌,是別人有意暗助,他又怎會得到那一面骷髏鋼牌呢?」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마형, 형제는 독을 쓸 줄을 몰라 용독의 습성을 알지 못합니다. 만약 그 고루교의 동패가 누군가 일부러 돕는 것이라면 그는 또 어떻게 고루동패를 얻게 되었을까요?"

馬鵬道:「二公子一語提醒在下,用毒的高才,大都自負自己的用毒手段,天下第一,這也許是他掛起骷髏銅牌的道理。」

마붕이 말했다.

"이공자의 한 마디가 나를 일깨워주는구려. 용독에 뛰어난 재주를 가진 사람은 대부분 자신의 용독수단이 천하제일이라는 자부심이 있소. 그것이 어쩌면 그가 고루동패를 걸어두었던 이유일 거요."

岳秀低聲道:「這麼說,他應該藏在附近了。」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부근에 숨어있겠군요."

馬鵬道:「照常理推論,應該如此。」

마붕이 말했다.

"상식적으로 추론하자면 응당 그럴 것이오."

岳秀道:「如若他留在此地,應該不會離此很遠了。」

악수가 말했다.

"만약 그가 이곳에 남아있다면 여기서 멀지 않을 것입니다."

馬鵬道:「是!他如留下來,定然會留在能目睹咱們中毒的地方。」

마붕이 말했다.

"그렇소! 그가 만일 남아있다면 틀림없이 우리가 중독되었는지를 볼 수 있는 장소에 있을 거요."

岳秀道:「馬鵬,你能不能看出來,這些毒藥,佈於地上多久時間了。」

악수가 말했다.

"마붕, 당신은 그 독약이 지상에 뿌려진 시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알아보실 수 있습니까?"

馬鵬道:「不太久,不足一個時辰。」

마붕이 말했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소. 한 시진이 안되오."

岳秀目光一掠車首土崖壁上一片草叢,道:「如是有人藏在那片草叢之中,居高臨下,是否可以看清楚這裡的一舉一動呢?」

악수의 시선이 마차 지붕 너머 절벽 위의  풀덤불을 스쳤다.

"만일 저 덤불 속에 사람이 숨어서 높은 곳에서 굽어본다면 이쪽의 일거수 일투족을 똑똑히 볼 수 있겠지요?"

馬鵬道:「應該可以。」

마붕이 말했다.
"당연히 가능하오."

岳秀提高了聲音,道:「好!咱們先把上崖草叢處那片地方包圍起來。」

악수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좋습니다! 우리 우선 절벽을 올라가 풀더미가 있는 그곳을 포위합시다."

這幾句話說的聲音很高,如是草叢之中有人,也該聽得十分清楚了。果然,草叢中傳出了一聲冷笑,一條人影,由那片草叢中飛了起來,直墜而下,距地面丈餘左右時,忽的一個挺身,頭上腳下,輕飄飄地落在實地上。那是個五旬左右的老者,穿一身黑色生絲衣服,手中執著一把形如枴杖,但頂上卻有一個骷髏頭。

이 몇 마디 말은 목소리가 아주 커서 풀더미 속에 사람이 있다면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과연 풀더미 속에서 냉소가 전해나오더니 한 가닥 인영이 풀더미 속에서 날아올라 수직으로 내려왔다. 지면에서 거리가 일 장여 가량 되었을 때 문득 몸을 한번 쭉 펴서 머리가 위로 발이 아래로 사뿐히 땅에 내려섰다. 그 사람은 오순 가량의 노인이었는데 일신에 생사(生絲)로 지은 흑색의복을 걸치고, 수중에는 목발같이 생겼지만 꼭대기에 해골바가지가 붙은 지팡이를 쥐고 있었다.

朱奇低聲道:「骷髏杖,這人正是骷髏教中的人。」

주기가 나직이 말했다.
"고루장(骷髏杖)이로군, 저 사람은 바로 고루교(骷髏教) 사람이오."

岳秀道:「能不能看出他的身份?」

악수가 말했다.

"그의 신분을 알아낼 수 있겠습니까?"

朱奇道:「骷髏教在江湖上出現的次數不多,所以江湖上對它的瞭解也不多,不過根據一般江湖土的習俗,手中兵刃,一下子能表明出他的身份來歷,不是掌門身份,至少也是能夠代表該門戶的高手。」

주기가 말했다.

"고루교가 강호에 출현한 횟수는 많지 않소이다. 그래서 강호에서는 그들에 대한 이해도 많지 않소. 그러나 일반 강호상의 습관과 풍속에 근거하자면 수중의 병기는 단번에 그의 신분내력을 분명하게 나타낼 수 있는데, 장문인 신분은 아니어도 적어도 문호를 대표하는 고수일 것이오."

岳秀點點頭,道:「馬鵬,問問他是什麼身份?」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붕, 그가 어떤 신분인지 물어보십시오."

馬鵬應了一聲,一拱手,道:「在下毒手郎中馬鵬,閣下怎麼稱呼?」

마붕이 대답하고는 공수하며 말했다.

"나는 독수랑중 마붕인데 귀하는 어찌 불리시오?"

那老者道:「老夫任上人。」

그 노인이 말했다.

"노부는 임상인(任上人)이다."

馬鵬道:「原來是任兄。」

마붕이 말했다.

"원래 임형이구려."

任上人道:「用不著稱兄道弟,任某人不吃這個。」

임상인이 말했다.

"호형호제하며 살갑게 굴지 말라. 임모는 그런 것에 넘어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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