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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十回 色膽包天(색담포천)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二十回 色膽包天(색담포천)

알타쵸 2018. 11. 17. 21:53

第二十回 色膽包天(색욕에 빠져 대담하기 그지 없다)








張越擋在室門口,冷冷說道:「閣下想幹什麼?」

장월이 방문을 막고서서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는 무얼 하려는 거요?"

丁海道:「我要去看看他們搏殺的情形。」

정해가 말했다.

"나는 가서 그들이 싸우는 정황을 보아야겠다."

張越道:「一對一的玩命,誰死了算誰倒霉,閣下如是相信你那夥伴很高明,那就用不著出去看了。」

장월이 말했다.

"일대일의 싸움이니 누군가 죽으면 재수가 없는 셈이오. 만일 동료가 고명하다고 믿는다면 귀하가 나가서 볼 필요 없소."

丁海怒道:「你要把老子堵在這裡,是不是?」

정해가 노하여 말했다.

"너는 노부를 이곳에 막아두려느냐?"

張越冷冷道:「就快有結果,你再稍候片刻。」

장월이 냉랭하게 말했다.

"이내 결과가 나올 테니 조금만 기다리시오."

丁海道:「我現在就要出去。」

정해가 말했다.

"나는 지금 나가야겠다."

張越道:「那你只有闖闖看了。」

장월이 말했다.
"그렇다면 뚫고 나가야만 하오."

丁海身子一側,向外闖去,右手一抬,直取張越的雙目。張越看他出手惡毒,登時怒火暴起,左手一式「手揮五弦」,切向丁海右肘,右手一個掌擊,擊向丁海的右肩。

정해는 몸을 기울여 밖을 향해 뛰쳐나가며 우수를 쳐들어 곧장 장월의 두 눈을 취했다. 장월은 출수의 악독함을 보자 즉시 노화가 솟구쳐 올랐다. 좌수로 수휘오현(手揮五弦)의 일 식으로 정해의 오른 팔꿈치를 잘라가면서, 우수는 정해의 오른 어깨를 향해 일 장을 쳤다.

揮臂出手間,帶著一股很強大的力量。張越的招式,雖不見什麼新奇、詭異之處,但卻施的恰到好處,因此,發揮的威力極大,丁海竟被這一招給逼了回來。

팔을 휘두르고 손을 내밀자 한 줄기 강대한 힘을 동반했다. 장월의 초식은 비록 무슨 신기함이나 궤이(詭異)한 점이 보이지 않았지만 꼭 알맞은 곳에 사용되었다. 이 때문에 극대의 위력을 발휘하여 정해는 이 일 초에 도로 밀려나왔다.

這時,周堤才發覺,這些人,都是武功扎實的高手,不禁心中一動,暗道:難道那日他們和我動手,是存心相讓不成。

이때 주제는 비로소 이들이 모두 무공이 견실한 고수임을 발견했다. 가슴이 두근거림을 금하지 못하여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그날 그들이 나와 싸우면서 양보하는 마음이 있었단 말인가?'

但見丁海被逼退了身子,忽然轉了兩轉,人已到了歐陽俊的身前,一把抓住歐陽俊的肩頭。

밀려난 정해가 문득 두 바퀴를 돌자 사람은 이미 구양준의 앞에 도달하여 구양준의 어깨를 움켜잡았다.

歐陽俊似是不及防,突然受制,靜坐原位未動,口中卻說道:「周兄,劉兄,花兄,你們瞧瞧,這算什麼?」

구양준은 미처 막지 못하고 갑작스레 제압당한 듯이 조용히 원래 자리에 앉은 채로 움직이지 않고 말했다.

"주형, 유형, 화형은 보시오. 이게 뭐란 말이오?"

三人之中雖都覺著丁海此舉,有欠光明,但誰也不好出言責問。

세 사람은 정해의 이같은 거동이 정정당당하지 못하다고 느꼈지만 누구도 문책하는 말을 하기가 곤란했다.

過了好一陣,周堤才緩緩說道:「相打無好手,這也是沒有法子的事了。」

한참만에야 비로소 주제가 천천히 말했다.

"서로 싸우는 데에는 좋은 수단이란 없는 법. 이것도 방법이 없는 일이오."

丁海似是也自知這一著上不得台面,恐怕激起大家的不悅,眼看劉元、花子玉也沒有反對,立時膽氣一壯,冷冷說道:「你給我站起來。」

정해도 이것이 떳떳치 못함을 아는 듯 했다. 사람들의 불쾌감을 불러일으킬까 두려웠는데 유원, 화자옥도 반대하지 않는 것을 보자 즉시 담이 커져서 냉랭하게 말했다.

"썩 일어나거라."

右手用力向上一提。

우수에 힘을 써서 위로 끌어올렸다.

歐陽俊肩骨要害被扣,只好站起了身子,道:「周兄,這就是你的不對了!」

견골(肩骨) 요해를 붙잡힌 구양준은 몸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주형, 이것은 당신 잘못이오!"

周堤嘆口氣,道:「兄弟實也沒有料到,會變成這個結果。」

주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런 결과로 둔갑할 줄은 실로 형제가 예상치 못했소."

只聽王召的聲音,傳了過來,道:「放開我們大公子。」

왕소의 음성이 전해왔다.

"우리 대공자를 놓아드려라."

丁海轉頭望去,只見丁山右腕被王召左手扣住了脈穴,王召的右手卻接在了丁山的背心之上,不禁一皺眉頭,道:「你敢殺侍衛宮中的人?」

정해가 고개를 돌려보니 정산의 오른팔은 왕소의 좌수에 의해 맥혈(脈穴)이 잡혀있었고, 왕소의 우수는 정산의 배심(背心)에 닿아있었다. 절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네 감히 시위궁 사람을 죽이려느냐?"

王召道:「我有什麼不敢,只要一吐掌力,他就死定了。」

왕소가 말했다.

"나는 감히 못할 것이 없소. 장력을 토해내기만 하면 그는 죽어버릴 거요."

丁海道:「一命換一命,你敢震死家兄,我就要你們大公子的命。」

정해가 말했다.

"목숨은 목숨으로 바꾼다. 네 감히 가형(家兄)을 죽인다면 나는 너희들 대공자의 목숨을 빼앗겠다."

王召心中暗道:「江湖浪子歐陽俊,也是江南道上的有名人物,怎的會被人一下制住,難道真是浪得虛名不成……」

왕소는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강호랑자 구양준도 강남도상의 유명인물인데 어찌 단번에 제압당했을까? 설마 랑자는 허명(虛名)을 얻었단 말인가...'

只聽周堤輕輕咳了一聲,道:「兩位,請聽我周某一言如何?」

주제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두 분, 나 주모의 말을 들어주시겠소?"

王召道:「這些紛擾,都是閣下安排的,咱們大公子,如是有了什麼損傷,你姓周的也難逃公道。」

왕소가 말했다.

"이 분란은 모두 귀하가 안배한 것이니 우리 대공자께서 다치기라도 한다면 주가 당신도 공도(公道)를 피하기 어렵소."

周堤淡淡一笑,道:「兄弟已經領教過了,閣下也不見得怎麼高明,這口氣未免太狂了一些。」

주제가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형제는 이미 가르침을 받은 적이 있고, 귀하도 그다지 고명하다 할 수 없는데 그런 말투는 너무도 광오하구려."

張越道:「咱們大公子吩咐過了,不許傷人,但如大公子受到傷害,那又自當別論了。」

장월이 말했다.

"우리 대공자께서는 사람을 다치게 해서는 안된다고 분부하신 적이 있소. 하지만 만일 대공자께서 상해를 입으신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伸手按在一隻酒杯之上,酒杯下陷,深入木桌,直到和木桌面平,酒杯絲毫未損。

손을 뻗어 술잔 위에 얹자 술잔이 나무탁자의 탁자 면과 편평해지도록 깊이 박혔는데 술잔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

黑鷹劉元臉色一變,道:「好俊的功夫。」

흑응 유원은 안색이 일변하더니 말했다.

"훌륭한 무공이오."

周堤心中也不禁跳動了一下,笑道:「想不到啊!閣下也是一位深藏不露的高人。」

주제도 심장이 뛰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웃으며 말했다.

"귀하도 깊이 감추어 드러내지 않는 고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려! "

張越冷冷道:「誰要傷害到咱們大公子,那是逼咱們以命相,哼哼,在場的人,誰也別想完完整整的離開這裡。」

장월이 냉랭하게 말했다.

"누구든 우리 대공자를 다치게 한다면 우리가 목숨을 걸고 싸우게끔 강요하는 것이오. 흥흥, 이곳에 있는 사람은 누구도 온전히 이곳을 떠날 생각을 마시오."

花子玉回顧了周堤一眼,道:「周兄,解鈴還是繫鈴人,事情鬧到這步田地,雙方都無法討得好處,何不化干戈為玉帛,大家放手算了。」

화자옥이 주제를 돌아보며 말했다.

"주형, 방울을 매단 사람이 풀어야 합니다. 일이 이 지경까지 되면 쌍방 모두 좋을 것이 없습니다. 왜 갈등을 해소하지 않고 다들 손을 놓고 있습니까?"

劉元道:「不打不相識,這完全是一番誤會,鬧下去無味的很。」

유원이 말했다.

"싸우지 않고는 서로를 알지 못한다고 했소. 한바탕 완전한 오해로 시끄러워지면 재미없소."

周堤眼看劉元、花子玉,都已心生怯敵之意,自己亦無把握對付張越,笑一笑,道:「兩位說的是……」

주제는 유원, 화자옥 모두 적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겼음을 보고는 자신 역시 장월을 상대할 자신이 없기에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의 말이 맞소..."

目光轉注到丁海的身上,道:「丁兄,放開羅大公子。」

시선을 정해에게로 돌리며 말했다.

"정형, 라대공자를 놓아주시오."

丁海道:「家兄落於人手,在下怎能先行放人。」

정해가 말했다.

"가형이 남의 손에 떨어졌는데 내가 어떻게 먼저 사람을 놓아줄 수 있겠소?"

歐陽俊道:「強賓不壓主……」

구양준이 말했다.

"손님이 주인에게 양보하는 법이니..."

目光轉注到王召身上,接道:「咱們先放人。」

시선을 왕소에게 돌리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먼저 사람을 놓아주세."

王召道:「屬下遵命。」

왕소가 말했다.

"속하, 명을 따르겠습니다."

果然放開了丁山。裝的維妙維肖,似已領悟了身為從衛之道。丁山滿臉羞紅之色,大步行入了室中。丁海略一沉吟,放開了歐陽俊。

과연 정산을 놓아주었다. 꼭 들어맞게 진짜처럼 가장한 것이 시종된 자의 도리를 깨우친 듯 했다. 정산은 수치심에 얼굴에 벌개져서 큰 걸음으로 방 안으로 들어왔다. 정해는 약간 침음하더니 구양준을 놓아주었다.

歐陽俊聳聳肩,道:「周兄,還有什麼事麼?」

구양준은 눈썹을 꿈틀이며 말했다.

"주형, 아직 무슨 일이 남았소?"

周堤道:「請坐,請坐,晚上還有一場豪賭。」

주제가 말했다.

"앉읍시다. 오늘밤 또 한바탕 큰 도박판이 있소."

歐陽俊歎道:「兩位丁兄的脾氣暴躁,兄弟這點武功,又難登大雅之堂,萬一再有一次衝突,兄弟就有得苦頭吃了。」

구양준이 한숨 쉬며 말했다.

"두 정형(丁兄)의 성질이 포악하고 불같구려. 형제의 이 정도 무공은 내세울 만한 것이 못되는데 만일 다시 한 차례 충돌이 있으면 형제는 쓴맛을 봐야되겠구려."

周堤道:「那羅大公子的意思呢?」

주제가 말했다.
"그러면 라대공자의 생각은?"

歐陽俊道:「兄弟準備連夜離開京畿,回嶺南去。」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는 밤을 새워 경기를 떠나 영남으로 돌아갈 작정이오."

周堤哦了一聲,道:「羅大公子滿懷熱誠而來,既未賭,又未嫖,怎麼能就這樣回去呢?」

주제가 허, 하더니 말했다.

"라대공자는 열성(熱誠)을 품고 왔는데 노름도 못하고 계집질도 못하고 어찌 이렇게 돌아갈 수 있겠소?"

歐陽俊搖搖頭,道:「賭我所欲也,嫖我所欲也,但如和性命相比,那就兩皆可拋了。」

구양준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도박도, 기생질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이긴 하오. 하지만 목숨과 비교하면 두 가지 모두 포기할 수 있소."

周堤笑一笑,道:「羅兄,沒有這麼嚴重吧?」

주제가 웃으며 말했다.
"라형, 그렇게 심각할 것 없잖소?"

歐陽俊嘆道:「周兄,你別給兄弟開玩笑了,北京城兄弟太陌生了,兄弟實在不能再住下去了,萬一在賭時再引起什麼衝突,丟了性命,那就更為划不著了。」

구양준이 말했다.

"주형, 농담하지 마시오. 형제는 북경성이 너무 낯설어 실로 더 있을 수 없소. 만일 도박판에서 다시 어떤 충돌을 일으켜 목숨을 잃는다면 그건 더더욱 수지가 안맞소."

周堤沉吟了一陣,道:「花兄,我瞧,這要你花兄幫忙了。」

주제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화형, 내가 볼 때 이건 화형이 도와주어야겠소."

花子玉道:「這個,要兄弟如何幫忙?」

화자옥이 말했다.
"형제가 어떻게 도와야합니까?"

周堤道:「我瞧羅大公子和花兄十分投緣,你如肯擔保一下,羅大公子或可留下。」

주제가 말했다.

"내가 볼 때 라대공자와 화형은 마음이 잘 맞소. 당신이 보증한다면 라대공자는 아마 남을 거요."

花子玉道:「周兄這麼吩附,兄弟只好試試了……」

화자옥이 말했다.

"주형께서 그렇게 분부하시니 형제가 한번 해볼 수 밖에 없군요..."

目光轉注歐陽俊的身上,接道:「羅兄,你相不相信兄弟。」

시선을 구양준에게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라형, 당신은 형제를 믿으십니까?"

花子玉道:「羅兄如願留在京,由此刻起,兄弟擔保再無人找你的麻煩……」

화자옥이 말했다.

"라형이 북경에 머물기를 원한다면 지금부터 더이상 아무도 당신을 귀찮게 하지 않을 것임을 형제가 보증합니다..."

歐陽俊接道:「如是再生事故呢?」

구양준이 대꾸했다.
"만일 다시 사고가 생긴다면?"

花子玉道:「真要如此,兄弟也算一份。」

화자옥이 말했다.

"정말 그렇다면 형제도 한 몫 책임지겠습니다."

歐陽俊沉吟一陣,道:「這話當真麼?」

구양준이 한바탕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 말이 정말이오?"

花子玉道:「兄弟喜色愛睹,毛病很多,但只有一宗好處,從來不打誑語,這一點,希望你羅兄相信。」

화자옥이 말했다.

"계집과 노름을 좋아하는 형제는 결점이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오직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는데 여태껏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점을 라형께서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歐陽俊道:「花兄和兄弟既有同好,兄弟實在也有一見如故之感,花兄既敢擔保,兄弟就只好留下來了。」

구양준이 말했다.

"화형과 형제는 좋아하는 것이 같아서 만나자마자 친구같은 느낌이 들었소. 화형이 감히 보증한다니 형제는 남을 수 밖에 없구료."

花子玉心中暗暗叫苦,目光卻轉到周堤的臉上,道:「周兄,兄弟幸未辱命,不過,兄弟也想要周兄一個擔保。」

화자옥은 남몰래 속으로 한숨짓고는 눈길을 주제에게 돌리며 말했다.

"주형, 형제는 명을 욕되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형제는 주형도 한 가지 담보해 주시기를 요구하고 싶습니다."

周堤道:「擔保什麼?」

주제가 말했다.

"무엇을 담보하라는 것이오?"

花子玉道:「至少,要周兄擔保,侍衛宮的人以後不許再找羅兄的麻煩!」

화자옥이 말했다.

"적어도 시위궁 사람이 이후로는 라형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주형이 담보하셔야 합니다."

周堤哈哈一笑,道:「侍衛宮中人只對付兩種人。」

주제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시위궁 사람들은 오직 두 종류의 사람만 상대한다오."

花子玉道:「周兄,咱們交了不少年的朋友,但對侍衛宮中規矩,周兄卻從未提過,兄弟倒得問問,侍衛宮中,要對付的是那兩種人?」

화자옥이 말했다.

"주형, 우리가 적잖은 시간을 친구로 사귀었지만 시위궁의 규칙에 대해 주형은 여태 언급한 적이 없었습니다. 시위궁에서 어떤 두 종류 사람을 상대하는지 형제가 물어보아야겠군요?"

周堤道:「第一是存心謀反,不利當今,準備和皇帝作對的人,第二是和咱們侍衛宮中作對的人了。」

주제가 말했다.

"첫째는 모반을 일으킬 마음을 먹고 있어 황제에게 이롭지 않거나 황제에 맞서는 사람이고, 둘째는 우리 시위궁에 맞서는 사람이오."

花子玉輕輕嘆息一聲,道:「聽起來,簡單的很,但範圍卻是非常廣闊,也就是說侍衛宮的人,可以為所欲為了。」

화자옥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듣고보니 아주 간단하군요. 하지만 범위가 굉장히 넓어서 시위궁의 사람들이 하고싶은 대로 다 할 수 있군요."

周堤道:「此言何意?」

주제가 말했다.
"그 말은 어떤 의미요?"

花子玉道:「存心謀反,和皇帝作對,以及和們侍衛營中人作對,雖然是兩個條件,但想一想卻是無所不包。」

화자옥이 말했다.

"모반을 일으킬 마음을 가졌거나, 황제 및 당신네들 시위궁 사람들과 적대시한다는 두 개의 조건이지만 생각해보면 포함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周堤哈哈一笑,道:「錦衣衛、御林軍,雖然是護衛京畿的軍馬,但侍衛營中人,卻是皇帝的耳目……」

주제가 하하, 웃고는 말했다.
"금의위(錦衣衛), 어림군(御林軍)이 비록 경기(京畿)를 수호하는 군마(軍馬)이기는 하지만 시위궁 사람들은 모두 황제의 이목(耳目)이라오..."

仰天又打兩個哈哈,接道:「兄弟這譽喻,並不妥當,也許是耳目之外,還加上兩隻手,看到的,聽到的,也可以伸手出拏,再明白點說,明火執杖,抄家滅族,那是錦衣衛的事,暗中掩殺,刑訊逆謀,防止刺客,保護皇宮,那是我們侍衛營的責任,大概就是這麼一點分野了。」

두어 번 하하, 앙천대소를 터뜨리더니 말을 이었다.

"형제의 이 비유는 타당하지 않군. 어쩌면 이목 말고도 양 손이 더해질 것이오. 보고 듣고, 손으로 체포할 수도 있거든. 더 명백히 말하자면 공개적으로 재산을 몰수하고 일족을 멸하는 것은 금의위의 일이고, 암중으로 습격하고 역모자를 고문하며, 자객을 방지하여 황궁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 시위궁의 책임이오. 대강 이 정도 분야라오."

花子玉道:「這麼說來,侍衛營中的權力很大了。」

화자옥이 말했다.
"그렇다면 시위궁의 권력은 아주 크군요."

周堤道:「不錯,所以,進入侍衛營中人,都是越幹越有勁了,很少有人自動離開了。」

주제가 말했다.
"그렇소. 그래서 시위궁에 들어온 사람은 모두가 갈수록 일을 열심히 하며 스스로 그만두고 떠나는 사람은 거의 없소."

花子玉笑一笑,道:「侍衛營中人,有這樣大的權力,很叫兄弟羨慕啊!」

화자옥이 웃으며 말했다.

"시위궁 사람에게 그렇게 큰 권력이 있다니 형제는 몹시 부럽습니다!"

周堤輕輕咳了一聲,道:「花兄,花兄,侍衛宮中人,有很大的權力,但也有很多的好處,咱們來自江湖,到如今,仍然保持著江湖上的英雄本色,而且,肯和江湖人物交往,能和江湖人交往的,只有侍衛宮中人了。」

주제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화형, 시위궁 사람에게 매우 커다란 권력이 있지만 좋은 점도 아주 많다오. 우리는 강호에서 왔고 지금까지 여전히 강호에서의 영웅본색(英雄本色)을 유지하고 있소. 게다가 강호인물들과 왕래하고 있소. 강호인과 왕래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시위궁 사람들 뿐이라오."

目光轉注到歐陽俊的身上,接道:「羅兄,完全是一場誤會,兄弟可以擔保不會再有什麼事故發生了。」

구양준에게 눈길을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라형, 한바탕의 완전한 오해였소. 형제는 더이상 아무런 사고도 발생하지 않을 것임을 보증할 수 있소."

歐陽俊笑一笑,道:「兄弟到京裡只是玩一玩,也沒有什麼重要的事,如是不方便,在下也早些回去了。」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경성에 놀러왔을 뿐, 아무런 중요한 일도 없소. 만일 불편하다면 일찌감치 돌아가겠소."

周堤道:「不用,不用,兄弟雖然引出了一場麻煩,但也消去了咱們心中之疑,以後,羅兄在此,儘管放心玩樂,決不會再有什麼麻煩了。」

주제가 말했다.

"그럴 필요없소. 형제가 비록 한바탕 말썽을 일으켰지만 우리들 마음 속의 의심을 없애버렸소. 이후로 라형은 이곳에 있으면서 얼마든지 마음 놓고 즐기시오. 결코 더이상 무슨 말썽은 없을 거요."

歐陽俊道:「周兄弟這麼吩咐,又有花兄擔保,兄弟就恭敬不如從命了。」

구양준이 말했다.

"주형이 그렇게 분부하시고, 또 화형이 담보하니 형제는 명을 따르겠소이다."

周堤笑一笑,道:「花兄、劉兄,你們陪羅兄坐坐,兄弟要先行告別一步。」

주제가 웃으며 말했다.

"화형, 유형. 당신들은 라형과 앉아서 말동무를 해주시오. 형제는 먼저 가보겠소."

帶著丁山、丁海,大步離去。

정산, 정해를 데리고 큰 걸음으로 떠났다.

目睹兩人去遠之後,歐陽俊才低聲對花子玉說道:「花兄,兄弟是留下來好呢?還是早些離開此地的好?」

두 사람이 멀리 가버리고 나자 비로소 구양준은 화자옥에게 나직이 말했다.

"화형, 형제가 남는 것이 좋겠소 아니면 일찌감치 이곳을 떠나는 것이 좋겠소?"

花子玉微微一笑,道:「羅大公子的意思,可是想回到嶺南道上去。」

화자옥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라대공자는 아무래도 영남으로 돌아가고 싶으시군요."

歐陽俊道:「兄弟覺著和侍衛宮中人結仇,似乎是一件很不明智的事,因此,在下覺著,與其留在此地招禍,倒不如早些離開的好。」

구양준이 말했다.

"시위궁 사람들과 원수를 맺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인 듯 하오. 그 때문에 나는 이곳에 남아서 화를 자초하느니 일찍 떠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오."

劉元道:「北地胭脂,別具風情,大公子還未見識過,就告別離去,豈不是一件很遺憾的事情。」

유원이 말했다.

"북쪽 땅의 연지(胭脂:여기서는 미녀를 가리킴)는 남다른 운치가 있는데 대공자는 아직 견식한 적이 없소. 이 자리에서 떠나버린다면 어찌 유감스러운 일이 아니겠소?"

歐陽俊道:「豪賭、美色,我所欲也,但比起性命來,那就不值留戀了。」

구양준이 말했다.
"큰 노름판과 미색은 내가 바라던 바입니다. 하지만 목숨과 비교하자면 미련을 둘 가치가 없습니다."

花子玉哈哈一笑,道:「羅大公子,就是這點坦白的可愛,豪賭、美色,比起性命,那就有些不值了。」

화자옥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라대공자, 그 정도로 솔직하시니 좋군요. 노름판, 미색은 목숨에 비해 조금도 가치가 없지요."

歐陽俊道:「所以,兄弟希望早些離開,也免得給花兄找麻煩?」

구양준이 말했다.

"그래서 형제는 일찌감치 떠나고 싶소. 화형을 성가시게 하지도 않을 것이오."

花子玉道:「我有什麼麻煩。」

화자옥이 말했다.
"나한테 무슨 성가신 일이 있겠습니까?"

歐陽俊道:「兄弟一日不離開這個地方,花兄就要擔負一部份責任,是麼?」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가 하루라도 이 지방에서 떠나지 않으면 화형은 일부분 책임을 부담해야 하오, 그렇지 않소?"

花子玉道:「不錯。」

화자옥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歐陽俊道:「但如早一日離開,那就和花兄無關了。」

구양준이 말했다.

"하지만 하루라도 일찍 떠나면 화형과 무관해지오."

花子玉笑一笑,道:「大公子,也許咱們彼此間,都是浪子,所以,咱們有些臭味相投,兄弟擔保,那是誠心誠意的擔保,他們要不守信用,再找你羅大公子的麻煩,兄弟也得算上一份了。」

화자옥이 웃고는 말했다.

"대공자, 어쩌면 우리는 피차간에 모두 방탕한 사람일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죽이 잘 맞지요. 그들이 신용을 지키지 않거나, 대공자께 말썽을 부리지 않을 것이라고 형제가 성심성의껏 담보했으니 형제도 일부분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歐陽俊道:「正因為如此,在下才不希望把你花兄也牽上去。」

구양준이 말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는 화형 당신까지 연루되기를 바라지 않소."

花子玉哈哈一笑道:「羅兄,這一點,你可以放心,侍衛宮雖然是一個難惹的衙門,但他們對兄弟,還得保持著三分客氣。」

화자옥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라형, 그 점은 안심하셔도 됩니다. 시위궁이 비록 건드리기 어려운 아문(衙門)이지만 그들은 형제에게 삼 푼은 양보해야 한답니다."

歐陽俊心中一動,道:「為什麼?」

구양준은 마음에 동하여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花子玉道:「這就叫,一路神仙一路法,兄弟自有對付離侍衛宮的辦法。」

화자옥이 말했다.

"이것을 두고 저마다의 방법이 있다고 하지요. 형제에게는 시위궁을 상대할 방법이 있답니다."

歐陽俊道:「花兄的意思,可是讓兄弟留在此地了?」

구양준이 말했다.
"화형은 아무래도 형제를 이곳에 붙잡아 두려는구려?"

花子玉道:「不錯,如是羅兄能夠信得過兄弟,你就留在這裡。」

화자옥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만일 라형이 형제를 믿으신다면 당신은 이곳에 남으십시오."

歐陽俊略一沉吟,道:「花兄的盛情,兄弟有些卻之不恭了。」

구양준은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화형의 성의를 거절하자니 실례일 것 같구려."

目光一掠雙龍,接道:「你們聽著,從今之後,希望你們不可惹事生非,未得我之命,不可和人動手。」

시선이 쌍룡을 스치더니 말을 이었다.

"자네들은 듣게. 바라건데 오늘 이후로 시비를 일으켜서는 안되며 나의 명이 있기 전에는 남과 싸워서는 안되네."

張越、王召,齊齊躬身應是。

장월, 왕소는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예, 라고 대답했다.

花子玉低聲道:「羅兄,那個姓丁的侍衛,也是驕氣過重,應該給他們一點教訓才是。」

화자옥이 나직이 말했다.

"라형, 정가 성의 그 시위들이 너무 건방지기도 했습니다. 그들에게 한 점 교훈을 주어야 마땅했지요."

歐陽俊道:「但咱們是外鄉人,何況,對方又是炙手可熱的侍衛營中人。」

구양준이 말했다.
"하지만 우리들은 외지인이오. 하물며 상대방은 또 권세가 대단한 시위궁 사람이잖소."

花子玉回顧了劉元一眼,道:「劉老大,咱們先去賭一場呢?還是先找幾個小妞玩玩?」

화자옥은 유원을 돌아보며 말했다.

"유노대, 우리는 먼저 노름을 하러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몇 명의 여자아이를 불러서 놀까요?"

歐陽俊心中暗暗忖道:「如若咱們真的找到了幾個小妞,我以嶺南大公子玩家身份,勢必要有一副色中餓鬼的饞像,那豈不是要暴露出各種醜態,無論如何,不能找女人……」

구양준은 속으로 남몰래 곰곰히 생각했다.

'만약 우리가 정말 여자아이를 찾아간다면 영남대공자 신분인 나는 색에 굶주린 아귀같은 모습으로 온갖 추태를 드러내어야 하겠지. 어떻게 해서든 여인에게 가서는 안된다...'

心中念轉,口中說道:「丁氏兄弟這麼一鬧,鬧的兄弟興致索然,所以,我想咱們先去賭上一場吧!」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정씨 형제가 소란을 피워 형제는 흥취가 싹 가셨소. 그래서 나는 우선 노름판으로 가고 싶소!"

花子玉道:「劉老大是賭場老闆,羅兄如是想豪賭一場,那只有找劉兄去幫忙了。」

화자옥이 말했다.

"유노대께서는 도박장의 주인이십니다. 라형이 만일 큰 판을 놀고싶다면 유형한테 도와달라고 하면 됩니다."

劉元哈哈一笑,道:「花兄,嶺南羅大公子,怎能到兄弟開的幾家賭場中去賭。」

유원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화형, 영남라대공자가 어찌 형제의 도박장에 갈 수 있겠는가?"

花子玉道:「咱們要到那裡去賭?」

화자옥이 말했다.

"우리는 어디로 가서 도박을 해야 합니까?"

劉元道:「我安排一個好去處,參與的人,都是富商巨賈,先讓羅兄賭個痛快。」

유원이 말했다.

"내가 좋은 곳을 안배해 두었지. 참여하는 사람은 다들 부유한 상인이나 지체 높은 귀족이라네. 우선 라형이 한번 통쾌하게 도박하도록 해주세."

花子玉低聲道:「劉兄,聽你說的這樣神秘,似乎是連兄弟也沒有去過了。」

화자옥이 나직이 말했다.

"유형, 당신이 그렇게 신비하게 말씀하시니 형제조차 가본 적이 없는 것 같군요."

劉元道:「那地方,連小兄也很少去,實在是賭的太大了。」

유원이 말했다.

"그곳은 소형(小兄)조차도 거의 가지 않는데 사실상 도박판은 엄청나게 크다네."

花子玉道:「能使你劉兄望而生畏的豪賭,那真是駭人聽聞的賭注了。」

화자옥이 말했다.

"유형이 보기만 해도 두려움이 생기게 하는 도박판이라니 정말 사람을 경악케 하는 판돈이겠지요?"

劉元笑一笑,道:「花兄弟,不是我作兄長唬你,一注牌,十萬八萬銀子,平常的很,你花兄那份家當,恐怕只能下一注,而且還是小注。」

유원이 웃으며 말했다.

"화형제, 형인 내가 자네를 겁주는 것이 아닐세. 한 판의 판돈이 십만, 팔만 은자가 보통이라네. 화형 자네의 그 정도 가산(家産)이면 한 번은 돈을 걸 수 있을 걸세. 게다가 작은 판도 있거든."

花子玉臉色一變,道:「一注賭十萬銀子,劉兄,你不是在開玩笑吧!」

화자옥의 낯빛이 일변했다.

"판돈이 십만 냥이라고요? 유형, 농담하시는 것 아닙니까?"

劉元道:「不是,我說的很真實,兄弟,在女人圈子裏,你比我行,但如比銀子,小兄比你多了不少,這一點,你兄弟大概心中明白。」

유원이 말했다.

"아닐세. 내 말은 사실이라네. 형제, 여인이라는 범위 안에서는 자네가 나보다 뛰어나지만, 은자로 비교하자면 소형이 자네보다 적잖이 많을 걸세. 그 점은 형제가 아마  마음 속으로 잘 알겠지."

花子玉笑一笑,道:「劉兄,那地方有沒有女人?」

화자옥이 웃으며 말했다.

"유형, 그곳에 여인은 없습니까?"

劉元道:「酒、色,財、氣四個字總是連在一起,那地方既有豪賭,自然是有女人,不過,那裏的女人,都是很有身份的女人。」

유원이 말했다.
"주(酒), 색(色), 재(財), 기(氣:끓어오르는 분위기?) 네 글자는 어쨌든 함께 이어져 있지. 그곳에 큰 도박판이 있으니 자연 여인이 있다네. 그러나 그곳의 여인은 모두 신분이 있는 여인일세."

劉元道:「這個,你老弟也許別有一功,但在下卻是完全沒有注子。」

유원이 말했다.

"그런 쪽은 노제 자네에게 어쩌면 달리 솜씨가 있겠지만 나한테는 밑천이 전혀 없네."

花子玉笑一笑,道:「這就是尺有所短,寸有所長,在賭上,劉兄比兄弟高明,但在對付女人上,兄弟比你高明多了。」

화자옥이 웃으며 말했다.

"이것이 바로 일 척(尺)도 짧을 때가 있다고 하지요. 도박에서는 유형이 형제보다 고명하지만 여인을 상대하는 것은 형제가 당신보다 고명합니다."

歐陽俊一直沒有說話,心中卻在暗暗盤算,道:「注在十萬銀子的豪賭,連我浪子也沒有這樣的賭過,這真是豪壯的大賭了。」

구양준은 줄곧 말없이 심중으로 암암리 계산했다.

'판돈 십만 냥의 큰 도박판은 랑자(浪子)인 나조차도 해보지 못한 도박이다. 정말 엄청나게 큰 도박판이구나.'

但聞花子玉沉聲說道:「羅兄,你在想什麼?」

화자옥이 침성으로 말했다.

"라형,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歐陽俊如夢初醒般,啊了一聲,道:「兄弟在想,想這等豪賭,聽起來也過痛的很。」

구양준은 꿈에서 깬 듯 아, 하더니 말했다.

"그 정도로 큰 도박판이라면 듣기만 해도 너무나 통쾌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소."

劉元低聲道:「羅大公子,那些與賭之人,大都是王侯公子,有些時間,他們帶著萬金難求,價值連城的寶物,公子多帶一些銀兩,如是運氣好,可能在現場中買上一兩件珍貴寶物。」

유원이 나직이 말했다.

"라대공자, 도박에 참여하는 사람은 다들 왕후공자(王侯公子)들이며 때로는 만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려운, 가치가 성을 살만한 보물을 가지고 온다오. 공자가 은자를 많이 가져가서 운이 좋다면 현장에서 한두 가지 진귀한 보물을 살 수도 있소."

歐陽俊道:「原來如此,劉兄怎不早說一些,看來兄弟還得回到客棧一趟了。」

구양준이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유형은 왜 미리 좀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보아하니 형제는 객잔으로 돌아가야겠군요."

花子玉道:「不用了,咱們先去瞧瞧再說,羅兄隨身有多少銀子,就隨便下它兩注,如是地方真好,改一天再去不遲。」

화자옥이 말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먼저 가보고 나서 다시 이야기 합시다. 라형에게 얼마간의 은자가 있다면 편한대로 두어 번은 판돈을 대십시오. 만일 그곳이 정말 좋다면 다른 날에 다시 가도 늦지 않습니다."

此人雖然是色中餓狼,但對賭一道,卻是興趣不高。

이 사람은 비록 색에 굶주린 늑대지만 노름에 대해서는 흥미가 커지 않았다.

劉元回頭望了嶺南雙龍一眼,道:「羅兄,有一件事,兄弟得先說清楚。」

유원이 영남쌍룡을 돌아보며 말했다.
"라형, 형제가 미리 분명히 말해둘 것이 있소."

歐陽俊道:「什麼事?」

구양준이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劉元道:「那地方不能帶你羅兄這兩個保鏢。」

유원이 말했다.

"그곳에 라형의 두 보표(保鏢)는 데려갈 수 없소."

歐陽俊道:「哦!」

구양준이 말했다.
"아!"

劉元道:「那是一座豪華精緻的宅院,有著很森嚴的門禁,參與賭博的人,都有一點身份,所以,不准帶從人入場。」

유원이 말했다.

"그곳은 한 채의 호화롭고 운치있는 저택으로 아주 삼엄하게 출입을 통제한다오. 도박에 참여하는 사람은 모두 신분이 있으며, 그래서 하인을 데리고 입장하는 것을 허락치 않소."

歐陽俊心中暗道:「這隻黑鷹,又不知想耍出什麼花招了,你如把我江湖浪子真看成了窩窩囊囊的大公子,你小子就有得苦頭吃了。」

구양준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흑응(黑鷹)이 또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모르겠구나. 네가 만일 나 강호랑자를 칠칠치 못한 대공자로 간주한다면 네 놈은 쓴맛을 보아야 한다.'

歐陽俊雖說心中在暗防算計,但他相信劉元說的真實成份很大。

구양준이 비록 암중으로 방비할 계산을 했지만 그는 유원의 말이 대부분 진실이라고 믿었다.

裝出一副為難的神情,回顧了花子玉一眼,道:「花兄能去麼?」

짐짓 난처한 표정을 꾸며내며 화자옥을 돌아보고 말했다.

"화형은 가실 거요?"

花子玉道:「本來,兄弟覺著,除了皇城之外,兄弟無處不可去,但聽劉老大這麼一說,兄弟忽然覺著,北京城有很多神秘地方,不是兄弟能夠隨便去了,我得先問問啦。」

화자옥이 말했다.

"형제는 본래 황성(皇城)말고는 못갈 곳이 없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유노대의 그런 말씀을 듣고보니 형제는 문득 북경성에는 형제가 내키는 대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신비한 곳이 아주 많다고 느꼈습니다. 우선 한번 물어보아야겠습니다."

回顧了劉元一眼,接道:「劉老大,我能不能去?」

유원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유노대, 내가 갈 수 있습니까?"

劉元突然伸手入懷,摸出三面金牌,放在桌子上,道:「你們瞧瞧這個。」

유원이 돌연 품 속으로 손을 뻗어 세 개의 금패(金牌)를 꺼내더니 탁자 위에 놓고 말했다.

"당신들 이걸 한번 보시오."

花子玉撿起一面,托在手中,歐陽俊卻側頭看了一眼。只見那金牌上,一面雕著精緻的花紋,一面似是寫著篆字。

화자옥이 하나를 집어들어 수중에 받쳐들었고, 구양준은 고개를 기울여 보았다. 그 금패는 한 쪽은 정교한 꽃무늬가 조각되어 있고 한 쪽은 전서(篆書)가 씌어져 있었다.

花子玉掂掂份量,笑道:「是純金,也不過三四兩重。」

화자옥은 무게를 가늠해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순금이긴 해도  삼사 냥의 무게에 불과하군요."

劉元冷冷道:「老弟,這是進入那家賭場的金牌,有此物,才能登堂入室,如是沒有這面金牌,天王老子,也進不去。」

유원이 냉랭하게 말했다.

"노제, 이것은 그 도박장에 들어가는 금패라네. 이것이 있어야 입실이 가능하지. 만일 이 금패가 없다면 천왕(天王)이라도 들어가지 못하네."

歐陽俊道:「劉兄,侍衛宮中人呢?難道也要金牌?」

구양준이 말했다.

"유형, 시위궁 사람들도 설마 금패가 있어야 합니까?"

劉元道:「侍衛宮中人,也要看看身份,老實說,那負責看守門戶的人,就有侍衛宮中的人。」

유원이 말했다.
"시위궁 사람들도 신분에 달렸소. 솔직히 말하자면 문지기를 맡고 있는 사람들이 시위궁 사람이라오."

歐陽俊道:「劉兄說笑了,侍衛營中人,怎麼會替賭場保鏢。」

구양준이 말했다.

"유형의 말씀은 우습군요. 시위궁 사람이 어찌 도박장의 보표가 될 수 있습니까?"

劉元笑一笑,道:「老弟,黑眼珠見不得白銀子,侍衛營中人,也不是什麼三貞九烈的英雄好漢,他們只要瞧到了雪花白銀,那還會顧忌到自己的身份。」

유원이 씩, 웃더니 말했다.

"노제, 은자를 보고 마음이 동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오. 시위궁 사람들이 무슨 지조있는 영웅호한(英雄好漢)들도 아닐진대, 그들이 눈처럼 새하얀 백은(白銀)을 보고도 자기 신분을 꺼리겠소?"

花子玉笑一笑,道:「劉兄說的也是,侍衛營中的俸銀,雖然不低,但如若要大把化銷,又賭又嫖,確也無法應付。」

화자옥이 웃으며 말했다.
"유형의 말씀이 맞습니다. 시위궁의 녹봉이 비록 낮지 않지만, 씀씀이가 커서 노름도 하고 계집질도 하려면 확실히 돈을 충당하지 못하지요."

劉元道:「所以,他們在外面兼兼差。」

유원이 말했다.
"그래서 그들은 밖에서 겸직을 하고 있다네."

歐陽俊心中一動,暗道:「能使侍衛營中人作為保鏢,賭場的氣派,果然不小。」

구양준은 마음이 움직여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시위궁 사람들을 보표로 쓸 수 있다면 도박장은 과연 적잖이 으리으리하겠군.'

心中念轉,口中卻說道:「除了侍衛宮中人之外,還有別的保鏢麼?」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시위궁 사람들 말고 또 다른 보표가 있습니까?"

劉元道:「有,那是他們聘請的護院、武師,都是當今武林中一流身手。」

유원이 말했다.

"있소. 그들이 초빙해 온 호원무사(護院武師)들인데 모두 당금 무림에서 일류의 솜씨들이오."

歐陽俊道:「那些人,都是些什麼出身?」

구양준이 말했다.
"그들은 어떤 출신입니까?"

劉元道:「出身很雜,有正大門派中的弟子,也有江洋大盜。」

유원이 말했다.

"출신은 아주 복잡하오. 정대문파(正大門派)의 제자도 있고, 강이나 바다에서 약탈을 일삼던 강도들도 있소."

歐陽俊忖道:「有這麼一處地方,真得要去見識一番了。」

구양준은 곰곰히 생각했다.

'그런 곳이 있다니 꼭 한 번 가서 견식해야겠군.'

故作一付愁面容,沉吟了一陣,接道:「劉兄,那地方如此嚴密,咱們贏了錢,能夠帶走麼?」

일부러 걱정어린 얼굴을 한 채로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을 이었다.

"유형, 그곳이 그렇게 엄밀한데 우리가 돈을 따서 가지고 나올 수 있겠습니까?"

劉元道:「這個,你可以放心,就算你贏上百萬紋銀,也可平安帶出,那地方是比闊氣的地方,不會有人在乎銀子。」

유원이 말했다.

"그건 안심해도 좋소. 설령 당신이 백만 문은(紋銀)을 따더라도 무사히 가지고 나올 수 있소. 그곳은 비교적 씀씀이가 큰 곳이라 은자를 마음에 둘 사람은 없을 거요."

歐陽俊道:「聽劉兄這麼一番形容,兄弟也有些緊張了。我走南行北,見識過不少豪華大賭,但像你劉兄所說,一注有十萬銀子之數,卻是從未遇上過。」

구양준이 말했다.

"유형의 그런 묘사를 들으니 형제도 좀 긴장되는군요. 내가 남북을 오가며 큰 도박판을 적잖이 견식했지만 유형이 말한 것 같이 한 판에 십만 은자라는 숫자는 여태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劉元道:「那就更要去開開眼界……」

유원이 말했다.
"그래서 더더욱 가서 안계를 넓혀야 하오..."

花子玉道:「咱們幾時動身?」

화자옥이 말했다.
"우리는 언제 출발합니까?"

劉元望望天色,道:「差不多了,咱們也該去了。」

유원은 천색을 바라보며 말했다.
"시간이 다됐군. 우리도 가야하네."

目光一掠歐陽俊,接道:「羅大公子,你的賭技如何?」

시선이 구양준을 스쳤다.

"라대공자, 당신의 노름기술은 어떠하오?"

歐陽俊道:「說得過去。」

구양준이 말했다.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劉元道:「大公子,你是嶺南巨富,輸贏銀子大概是不在乎了,不過,兄弟知道喜賭的人,大都有一個毛病,要贏錢,也要面子,一旦輸上了火,什麼事都作得出來。」

유원이 말했다.

"대공자, 영남의 거부(巨富)인 당신은 은자를 따고 잃는 것이 아마 대수롭지 않을 거요. 그러나 노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부분 하나의 결점을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소. 돈을 따려고 하고 체면도 세우려 한단 말이지. 일단 져서 화가나면 어떤 짓도 저지를 수 있거든."

歐陽俊道:「劉兄,可是還不太相信在下。」

구양준이 말했다.

"유형은 아무래도 저를 그다지 믿지 못하시는군요."

劉元道:「那倒不是,但在下奉勸羅兄一句,那地方,賭奸、賭滑,不賭假,羅大公子如是手腳不靈光,最好不要施什麼手法,需知一旦被查了出來,那就要斬下雙手,賠償所有的損失。」

유원이 말했다.

"그건 아니오. 하지만 라형에게 한 마디 권고하는데 그곳의 노름판은 약삭빠르고 교활하지만 속임수를 쓰지는 않는다오. 만일 라대공자의 솜씨가 뛰어나지 않다면 무슨 수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소. 일단 조사해서 드러나면 양 손이 잘리며, 모든 손실을 배상해야 함을 알아두어야 하오."

花子玉道:「劉老大,該走了,兄弟也被你說的怦然心動,想去見識一下。」

화자옥이 말했다.

"유노대, 갑시다. 형제도 당신 말에 가슴이 두근거리게 되었습니다. 가서 한번 견식하고 싶습니다."

劉元道:「好!咱們現在就動身。」

유원이 말했다.

"좋소! 우리 지금 출발합시다."

當先出室,大步而行。歐陽俊、花子玉,緊追在劉元的身後。劉元地形熟悉,專走小巷,捷徑,歐陽俊暗中數計,穿過七條小巷,劉元才停了下來。

앞장서서 집을 나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구양준, 화자옥은 유원의 뒤를 따랐다. 유원은 지형에 익숙하여 지름길, 작은 골목으로만 갔다. 구양준이 암중으로 세어보니 일곱 개의 골목을 가로지르고서야 유원은 멈추어섰다.

花子玉四顧了一眼,道:「到了麼?」

화자옥이 주위를 둘러보고는 말했다.
"도착했습니까?"

劉元搖搖頭,道:「還沒有到。」

유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도착하지 않았네."

目光轉到歐陽俊的身上,接道:「大公子,你那兩位保鏢,不能去了。」

시선을 구양준에게 돌리며 말을 이었다.

"대공자, 당신의 두 보표는 갈 수 없소."

歐陽俊沉吟了一陣,道:「可是要他們回到客棧中等?」

구양준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들을 객잔으로 돌아가서 기다리라고 해야겠군요?"

劉元道:「那倒不用了,兄弟找個人帶他們在附近玩玩。」

유원이 말했다.

"그럴 필요는 없소. 형제가 사람을 시켜 그들을 데려가 이 부근에서 놀라고 하겠소."

歐陽俊道:「那就麻煩劉兄了。」

구양준이 말했다.
"유형이 번거로우실 텐데."

只見劉元舉手一招,巷口處一個中年漢子,立刻應手行了過來。

유원이 손을 들어 부르자 골목 입구에서 한 명의 중년사내가 즉시 걸어왔다.

歐陽俊心中忖道:「這黑鷹劉元,果然是勢力廣大,似乎是任何地方,都有他的屬下。」

구양준은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어떤 곳에서도 그의 부하들이 있는 듯 하니 흑응 유원은 과연 세력이 방대하구나.'

那中年大漢,行近了劉元一彎身,道:「大爺……」

그 중년대한은 유원에게 가까이 걸어와서 몸을 숙이며 말했다.

"큰나으리..."

劉元輕輕咳了一聲,打斷了那中年大漢的話,道:「帶這位大公子的兩個從人去玩玩,但不要走的太遠。」

유원은 가볍게 헛기침을 하여 그 중년대한의 말을 잘랐다.

"이분 대공자의 두 시종을 데리고 가서 놀도록 해라. 하지만 너무 멀리 가지는 말아라."

中年大漢應了一聲,行到了張越、王召身前,低聲道:「兩位,咱們走吧!」

중년대한은 대답하더니 장월, 왕소의 앞으로 걸어와서 나직이 말했다.

"두 분, 갑시다!"

王召低聲道:「公子,咱們去不去?」

왕소가 나직이 말했다.

"공자, 우리가 가도 되겠습니까?"

歐陽俊道:「去玩玩吧!不過,小心一些,不要惹事生非。」

구양준이 말했다.

"가서 놀게! 그러나 시비가 벌어지지 않도록 조심하게."

王召應了一聲,回頭對那中年大漢,道:「咱們兄弟不會,吃吃喝喝就行了。」

왕소는 대답하고 그 중년대한을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 형제는 할 줄 아는 것이 없으니 먹고 마시면 되오."

中年大漢低聲道:「女人,喜歡麼?」

중년대한이 나직이 말했다.

"여인은 좋아하시오?"

一面舉步向前行去,張越、王召,緊隨那大漢身後。

한편으로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다. 장월, 왕소는 대한의 뒤를 따랐다.

目賭三人去遠,劉元才笑一笑,道:「大公子,這個賭場,大約是舉國最豪大的一家賭場,公子雖然豪富,但你身在北京,難免會有不便之處……」

세 사람이 멀리 가고나자 그제서야 유원이 웃더니 말했다.

"대공자, 그 도박장은 아마도 나라에서 가장 큰 도박장일 거요. 공자가 비록 부유하지만 당신은 북경에 있으니 불편한 점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오..."

歐陽俊擺出了大公子的派頭,接道:「劉兄放心,在下的賭品很好,輸上幾兩銀子,也算不得什麼?」

구양준은 대공자의 위신을 뽐내며 말했다.
"유형은 안심하십시오. 저의 도박 예절은 아주 좋습니다. 몇 냥의 은자를 잃은들 무슨 대수겠습니까?"

劉元一面舉步向前行去,一面低聲問道:「大公子的賭技如何?」

유원은 한편으로는 앞을 향해 걸어가며 한편으로 나직이 물었다.

"대공자의 도박기술은 어떠하오?"

歐陽俊道:「不太好,但也不太壞。」

구양준이 말했다.

"그리 좋지 않지만, 그리 나쁘지도 않습니다."

劉元道:「大公子,就玩賭,是不是有一套真實的本領?」

유원이 말했다.
"대공자, 노름에 진실된 솜씨를 가지고 있소?"

歐陽俊道:「這個,要兄弟怎麼說呢?」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가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劉元道:「那地方,不可賭假,就是耍花樣,也要耍的高明,別讓人瞧出破綻,一旦被發覺賭的假賭,至少也要被斬下一隻手來。」

유원이 말했다.

"그곳에서는 속임수를 써서는 안되오. 설령 속임수를 써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헛점을 들키지 말도록 고명해야 하오. 일단 속임수가 발견되면 적어도 한 쪽 손은 잘려야 한다오."

歐陽俊笑一笑,道:「這一點,劉兄,可以放心,兄弟不會賭假。」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 점은 안심해도 좋습니다. 형제는 속임수를 쓰지 않을 것입니다."

劉元道:「好!有你大公子這句話,在下就放心了,咱們進去吧!」

유원이 말했다.

"좋소! 대공자의 그 말이 있으니 안심이오. 들어갑시다!"

大步向前行去。歐陽俊、花子玉魚貫相隨在劉元身後,轉過一條小巷,景物忽然一變。只見巨宅連雲,每一家都是高大的紅漆大門。劉元走到一家大宅院前面,伸手叩動了門上的銅環。木門呀然大開,兩個健壯的大漢,當門而立。

큰 걸음으로 앞을 향해 걸어갔다. 구양준, 화자옥은 줄지어 유원의 뒤를 따랐다. 작은 골목을 돌자 경물(景物)이 문득 일변했다. 거대한 저택들이 구름같이 운집해 있는데 한 채 한 채가 모두 고대(高大)한 홍칠대문(紅漆大門)이었다. 유원은 어느 큰 저택의 앞에 이르자 손을 뻗어 구리로 된 문고리를 두드렸다. 목문이 끼익, 하고 크게 열렸고, 두 명의 건장한 대한이 문을 막고 서있었다.

劉元低聲道:「斜陽、歸鴉,老樹根。」

유원이 나직이 말했다.

"해는 뉘엿뉘엿 지고, 까마귀는 원래 둥지로 돌아온다."

那當門州個大漢一側身,讓開了去路。劉元帶兩人行入了宅院之中。好一座廣大的庭院,只見廣大的庭院中,聳立著數株白楊、老榕。

문을 막고 있던 대한은 몸을 틀어 길을 열어주었다. 유원은 두 사람을 데리고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넓은 정원이었다. 드넓은 정원 안에 몇 그루의 백양(白楊)과 오래된 용수나무가 우뚝 서있었다.

這時,天色已黑了下來,兩個穿著青衫的傭人,正在點起那吊在樹上的燈籠。劉元帶兩人穿過那廣大的庭院,到了二門前面。

이때 날은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두 명의 청삼을 걸친 하인이 나무에 등롱(燈籠)을 걸고 있었다. 유원은 두 사람을 데리고 그 널따란 정원을 가로 질러 두 번째 문 앞에 도착했다.

二門前有一道橫攔去路的鐵柵,鐵柵後坐著一個天青衫長褲的漢子。雖然未見他佩帶兵刃,但身上卻背著一個革囊,顯然是一位暗器名家。

두 번째 문 앞에는 길을 가로막은 철책이 있었는데 철책 뒤에는 한 명의 하늘색 긴 저고리를 입은 사내가 앉아 있었다. 그는 비록 병기를 차고 있지는 않았지만 몸에 한 개의 가죽 주머니를 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암기의 명가임이 확실했다.

劉元一拱手,道:「在下劉元……」

유원이 공수하며 말했다.
"나는 유원이오."

那大漢望了劉元、歐陽俊等三人一眼,冷冷接道:「帶有出入金牌麼?」

그 대한은 유원, 구양준 등 세 사람을 한번 쳐다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출입금패를 가지고 있소?"

劉元道:「有!」

유원이 말했다.
"있소!"

取出三面金牌,遞了過去。青衣大漢接過金牌瞧了一陣,又把金牌還給了劉元,伸手打開鐵柵。劉元當先帶路,穿入鐵柵,沿一道走廊行去。

세 개의 금패를 꺼내어 건네주었다. 청의대한은 금패를 넘겨받아 한동안 보더니 금패를 유원에게 돌려주고 손을 뻗어 철책을 열었다. 유원이 앞장서서 길을 안내하여 철책을 지나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歐陽俊低聲道:「那把守鐵柵的人,可是侍衛宮中的高手麼?」

구양준이 나직이 말했다.

"철책을 지키던 그 사람은 아무래도 시위궁의 고수이겠지요?"

劉元搖搖頭,道:「不是,但侍衛宮中人,也有輪守那鐵柵的時候。」

유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오. 하지만 시위궁 사람도 돌아가며 그 철책을 지킬 때가 있소."

沿走廊行約數十丈,才轉入一座大廳。但見燈火通明,照耀有如白晝。廳中擺了四張方桌,兩桌牌九,一桌骰子。每一桌周圍,都圍滿了很多人。

복도를 따라 수십 장을 걷자 비로소 대청으로 돌아들어갔다. 등화가 대낮처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청 안에는 네 개의 네모난 탁자가 놓여져 있는데 두 곳에서는 골패 노름판이 벌어졌고, 한 군데는 주사위 노름판이었다. 탁자마다 주위로는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另一桌上,賭的是紙牌,只有四個人圍桌而坐,都是女的。 這座廳實夠廣大,擺了四桌賭,還有著很大的空間。賭的也都是很有身價的人,聽不到一點喧嘩之聲。

다른 한 개의 탁자에는 지패(紙牌:카드) 였고 네 사람만 탁자 주위에 앉았는데 모두 여인들이었다. 이 대청은 충분히 넓어서 네 개의 노름판을 차려놓고도 공간이 많이 있었다. 노름하는 사람들도 모두 신분이 있는 사람들이라 떠드는 소리가 조금도 들리지 않았다.

劉元回顧了一眼,低聲道:「右面那張木桌上賭的大些。」

유원이 돌아보고는 나직이 말했다.

"오른쪽의 노름판이 좀 크군."

緩步行到了右面木桌的賭台旁。歐陽俊緩步跟了過去。凝目望去,只見那推莊的,是一位年約五旬的老者,留著修剪得十分整齊的鬍子,穿著一件紫袍,面前堆滿了一大堆銀票。顯然,這是一個旺莊,贏了不少的錢。

천천히 오른쪽 노름판으로 걸어갔다. 구양준은 천천히 뒤따라갔다. 미간을 모은 채 바라보니 그쪽 노름판에서 선을 잡고 있는 사람은 나이가 오순은 되어 보이는 노인으로 가위질로 깔끔하게 다듬은 수염을 기르고 있었고 자포(紫袍)를 걸쳤는데 앞쪽에 한 무더기의 은표를 쌓아놓고 있었다. 큰 판이고 적지 않은 돈을 땄음이 분명했다.

劉元有些技痛(技痒일 듯?),忍不住伸手衣袋內,取出了一疊銀票,下在天門。歐陽俊疾眼一瞄,只見劉元下在莊上的銀票,大約有一萬兩銀子之數。

유원은 솜씨를 보이고 싶어 근질근질했다.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호주머니 안에서 접혀진 은표를 꺼내더니 천문(天門:선의 맞은 편)에 걸었다. 구양준이 재빨리 빼꼼히 보니 유원이 건 은표는 대략 일만 냥의 은자에 해당했다.

摸摸自己的口袋,暗暗忖道:身上只有兩萬銀子的銀票,這賭台上的賭注,最少的有一萬銀子,這一注,無論如何不能輸。

자신의 호주머니를 더듬으며 곰곰히 생각했다.

'나한테는 이만 은자의 은표 뿐이다. 이 노름판의 판돈은 최소한 일만 은자이니 이 판에 어떻게 해서든 잃어서는 안된다.'

他是精於賭道的人,再加上衣袋內銀子不多,如何運用這一注資本。是一件大事,馬虎不得。所以,這一注,他必需想的仔細,看的準,才能看得清楚。所以,歐陽俊沒有輕易下注。

그는 노름에 정통한 사람이었다. 거기에다 호주머니 속에는 은자가 많지 않았다. 이 밑천을 어떻게 운용하느냐 하는 것은 소홀히 할 수 없는 큰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반드시 이 판을 자세히 생각할 필요가 있었다. 보는 것이 정확해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그래서 구양준은 쉽사리 돈을 걸지 않았다.

莊家打出骰子,是七對門。天門起了兩張牌,隨手就翻了出來。這說明那起牌的人,就面前很大的儲注,看也不看一眼。是一個地牌配長三的地字八。莊家輕輕把手中兩張牌,翻了過來,放在桌面上。劉元一皺眉頭,回顧了歐陽俊一眼,露出一個苦笑。

선이 주사위를 던졌고 두 주사위 합이 칠이었다. 천문에서 두 장의 패를 집어들어 그대로 뒤집었다. 이 말인즉 패를 집어든 사람은 눈 앞에 수북히 쌓인 판돈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지패(地牌)와 장삼(長三)으로 지자팔(地字八)이었다. 선을 잡은 사람이 수중의 두 패를 살짝 뒤집어 탁자 위에 놓았다. 유원은 미간을 찡그리더니 구양준을 돌아보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原來,莊家起一副天字九。紫袍老者伸出一雙白白的玉手,輕輕一扒,所有的銀票,就到莊家前面。歐陽俊暗作估算,這一牌,至少吃了十萬兩以上的銀子。一連看了三注,莊家連吃了三注。歐陽俊看的很仔細,第四注,把身上所有的銀票,全部押上了天門。

원래 선은 천자구(天字九)를 잡은 것이었다. 자포노인은 한 쌍의 새햐안 옥수를 뻗어 모든 은표를 앞쪽으로 긁어 모았다. 구양준이 암암리 계산해보니 적어도 십만 냥 이상의 은자를 먹은 것이었다. 연달아 세 판을 지켜보았고 선이 세 판을 연이어 먹었다. 자세히 보던 구양준은 네 번째 판에서 가지고 있던 모든 은표를 전부 천문에 걸었다.

劉元回顧了歐陽俊一眼,道:「這一注一定贏麼?」

유원이 구양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 판은 반드시 딸 것 같소?"

歐陽俊道:「大概差不多吧!」

구양준이 말했다.

"아마 거의 그럴 겁니다!"

劉元笑一笑,未再講話。連吃三注的旺莊,使得賭台上的銀票減了不少。天門起了牌,雜七配雜五,這七、五浪當二,最小的兩點。

유원은 빙긋, 웃고는 더 말하지 않았다. 연달아 세 판을 먹고난 노름판에는 은표가 적잖이 줄어 있었다. 천문에서 패를 집어들자 잡칠(雜七)과 잡오(雜五)였다. 칠, 오는 두 끗인데 가장 작은 두 점이었다.

劉元低聲道:「羅大公子,是雜二,是二就吃你。」

유원이 나직이 말했다.
"라대공자, 잡이(雜二)요. 

歐陽俊心中也有些緊張,他已顯明的看出來,推莊的沒有假,照理,這一注天門該贏,吃不過三,天門已連被吃了四次。莊家掀開了牌,竟然是一個丁三配人八,銅錘一,大一不吃二,天門贏了。

구양준도 속으로 조금 긴장했다. 선은 속임수를 전혀 쓰지 않고 있음을 그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이치대로라면 이 판은 천문이 이겨야 한다. 선이 패를 젖혔다. 정삼(丁三)에 인팔(人八)이었다. 한 끗 차이로 천문이 이겼다.

劉元有些羨慕地道:「大公子,看來,你真是有點門道。」

유원은 좀 부러워서 말했다.

"대공자, 보아하니 당신은 정말 비결이 있구려."

歐陽俊低聲道:「運氣,運氣,兄弟的賭運一向不錯。」

구양준이 나직이 말했다.

"운입니다. 형제의 도박운은 언제나 나쁘지 않답니다."

這一注,歐陽俊淨贏兩萬三千兩銀子。推莊的老者眼皮也未抬,就賠了出去。歐陽俊雖然把身上所有銀票,全部放了上去,但他卻連手也未伸一下,連本帶利,一齊推在那裡。不算是最大的賭注,但卻有豪賭的氣派。

이 판에 구양준은 이만 삼천 냥의 은자를 땄다. 선을 잡고 있는 노인은 쳐다도 보지 않고 잃은 돈을 물어주었다. 구양준은 비록 몸에 지닌 은표를 전부 걸었지만 그는 손도 뻗지 않았다. 본전에다 딴 돈을 일제히 그곳으로 밀었다. 최대의 도박판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호기 넘치는 도박꾼의 기상은 있었다.

劉元道:「大公子,這次一定贏麼?」

유원이 말했다.

"대공자, 이번은 꼭 이기겠소?"

歐陽俊道:「不太一定。」

구양준이 말했다.

"그리 확실치 않습니다."

劉元還在猶豫著,莊上已打出骰子。打骰子離手,那就不能再下注。又一個七對門,賭牌就是有點邪氣,不信也不行。這一把,以歐陽俊的賭注最大,照規矩是大注看牌,所以天門那副牌沒有人動。

유원이 머뭇거리고 있는데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주사위가 손을 떠나면 더이상 돈을 걸지 못한다. 또 합이 칠이었다. 노름패에 귀신이 씌었다고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이번에는 구양준이 건 돈이 가장 컸다. 규칙대로 많이 건 사람이 패를 본다. 그래서 천문쪽의 패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推莊的紫袍老者,確有著不在乎輸贏的味道,隨手就先掀了莊家的牌。一副很大的牌,人牌配大天的天槓。初、未兩門牌,也不算小,一個蛾七一個長八。

선을 잡은 자포노인은 확실히 누가 따고 누가 잃는 것은 마음에 두지 않는 느낌이 있었다. 손 가는 대로 선의 패를 젖혔다. 아주 큰 패였다. 인패(人牌)와 대천(大天)의 천강(天槓)이었다. 초문(初門), 미문(未門) 두 문의 패도 적다고 할 수 없었다. 한 명은 아칠(蛾七), 한 명은 장팔(長八)이었다.

歐陽俊心中也有些發毛,暗暗忖道:「這一把輸了銀子事小,但我這嶺南大公子的身上,全身上下只有一注賭本,那就未免有些太過寒酸,影響所及,可能會露出破綻。」

구양준도 마음 속으로 좀 겁이나서 남몰래 곰곰히 생각했다.

'은자를 잃는 것은 사소한 일이지만 영남대공자인 내 몸에 고작 한 판의 노름 밑천 밖에 없다면 너무도 궁색함을 면치 못할 테고, 그 영향으로 헛점을 노출시킬 가능성도 있다.'

心中出汗,表面上,卻又不得不裝出一副若無其事的樣子,還手翻開了兩支牌。一對雜五,剛剛吃到天槓的一副牌。推莊的紫袍老者,抬頭望了歐陽俊一眼,吃兩家賠了天門。算起來,莊家還是有得賺。

심중으로 땀이 났으나 표면상 또 아무 일도 없는 듯한 모습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두 패를 뒤집자 한 쌍의 잡오(雜五)였고, 방금 전의 천강패를 먹었다. 선을 잡고 있던 자포노인은 고개를 들어 구양준을 한 번 바라보고는 양 쪽으로부터 딴 돈을 천문으로 몰아주었다. 계산해보니 선을 잡은 자는 아직도 딴 돈이 있었다.

劉元笑一笑,道:「大公子,果然是有點門道。」

유원이 웃더니 말했다.
"대공자는 과연 비결이 있었구먼."

歐陽俊道:「小玩玩麼!」

구양준이 말했다.

"하찮은 잡기입니다!"

堆在面前八萬多的銀票,歐陽俊沒有伸手去拿,也沒有多望一眼。其實,歐陽俊對這等豪賭,也有些觸目驚心,但他是嶺南首富的豪門公子,十萬八萬銀子,自然是不會放在心上。這就要心中疼如絞,表面不在乎。

눈 앞에 쌓인 팔 만이 넘는 은표를 구양준은 손을 뻗어 집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았다. 사실 구양준은 이 정도의 큰 노름에 대해서 경계심을 가진 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영남의 가장 부유한 가문의 공자이니 십 만, 팔 만의 은자는 자연 마음에 담아둘 리가 없다. 심중으로 쥐어짜듯 아팠으나 표면상으로는 대수롭지 않은 듯 했다. 

莊家推出了第三把牌。天門是地牌配虎頭的地虎三,莊家是三,是個蛾字配離九的三。歐陽俊又贏了一注。面前的銀票堆了十幾萬,歐陽俊心中也明白,已然連過三關,第四注是輸多勝少,但要保持他大公子的身份,就是不好意思伸手去取回賭注。

선이 세 번째 판의 패를 돌렸다. 천문은 지패(地牌)와 호두(虎頭)로 지호삼(地虎三)이었고, 선은 삼인데 아자(蛾字)와 잡칠(離九)의 삼이었다. 구양준이 또 한 판을 땄다. 눈 앞에 쌓인 은표는 십수 만이었다. 이미 세 판을 연달아 이겼으니 네 번째 판은 이기기보다는 질 가능성이 많음을 구양준도 심중으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대공자의 신분으로 판돈을 집어오기가 멋쩍었다.

幸好是劉元幫忙,伸手抓起案上的銀票,道:「清一清再下注如何?」

다행히 유원이 도왔다. 손을 뻗어 탁자 위의 은표를 집어와서 말했다.

"한번 정리하고나서 돈을 걸면 어떻겠소?"

順水推舟,歐陽俊低聲笑道:「那就有勞劉兄了。」

물결따라 배를 밀 듯 이참에 구양준이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유형께서 수고해주십시오."

劉元整理一下銀票,道:「二九一十八、二八一十六,合計有十九萬六千兩銀子。」

유원은 은표를 정리하더니 말했다.

"이구는 십팔, 이팔은 십육, 합계 십구만 육천냥의 은자요."

歐陽俊道:「那就由劉兄放著吧!」

구양준이 말했다.

"유형이 가지고 계십시오!"

劉元道:「這個怎麼行。」

유원이 말했다.
"어찌 그러겠소?"

把銀票塞入了歐陽俊的懷中。

은표를 구양준의 품 속에 집어넣었다.

花子玉低聲道:「羅兄,咱們有十萬銀子,能使北京城的花國震動,走!不用再下注了。」

화자옥이 나직이 말했다.

"라형, 우리에게 십만 냥이 있으니 북경성의 화국(花國:화류계)을 뒤흔들 수 있소. 더이상 돈을 걸지말고 갑시다!"

歐陽俊心中也不想再賭了,這一陣他暗察細看,發覺了這座大廳中的賭客,不是王侯公子,就是豪門巨富,確有輸上個百兒八十萬銀子也不在乎的豪氣。自己這點家當,實在是上不得台盤。但仍不能失了大公子的身份。

구양준도 마음 속으로 더이상 노름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암암리 자세히 관찰해보니 이 대청 안의 노름꾼들은 황후공자가 아니라 부잣집 거부들임을 발견했다. 확실히 백만, 팔십만의 은자는 잃더라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호기가 있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으로는 실로 노름판에 올리지 못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대공자의 신분을 잃어서는 안되었다.

淡淡一笑,道:「劉兄,你是否已盡了興。」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유형, 당신은 흥이 다해버렸습니까?"

劉元道:「大公子,老實說,這樣豪賭,兄弟賭不起。」

유원이 말했다.

"대공자, 솔직히 말해 형제는 이렇게 큰 도박은 못하겠소."

歐陽俊道:「劉兄,咱們合手推它一莊如何?」

구양준이 말했다.

"유형, 우리가 함께 선을 잡으면 어떻겠습니까?"

劉元微微一怔道:「推一莊?」

유원은 약간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선을 잡는다고?"

歐陽俊道:「不錯,你給兄弟當下手,專管吃、賠。」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형제가 따거나, 잃는 것을 전적으로 관리해주십시오."

劉元道:「這麼吧!我搭一成。」

유원이 말했다.

"그럽시다! 

歐陽俊已估算過這一桌上的賭技,若是自己推莊動點手腳,準可撈它一票,苦的是身上銀子太少。這時,那推莊的紫袍老者,又連賠數注,面前的銀票,已賠的一張不剩。

구양준은 이미 이 노름판의 도박기술을 어림짚어 보았었다. 만약 자기가 선을 잡고 술수를 부리면 틀림없이 그들의 은표 한 장까지 남김없이 다 딸 수 있는데 씁쓸한 것은 자신에게는 은자가 너무 적다는 점이었다. 이때 패를 돌리던 자포노인은 연달아 몇 판을 잃고나자 앞에 놓인 은표가 이미 한 장도 남지 않았다.

一推牌道:「到此為止,那一位想推,請便。」

패를 밀치고는 말했다.

"여기까지요. 어느 분이든 패를 돌리고 싶거든 편한대로 하시오."

歐陽俊緩步行了過去,掏出身上的銀票,道:「順吃順賠。」

구양준이 천천히 걸어가서 가진 은표를 꺼내놓고 말했다.

"따도 좋고 잃어도 좋소이다." (이건 도저히 모르겠...ㅜ )

這一次旺莊,歐陽俊巧妙的施展換牌手法,一口氣連吃七注。環圍在賭桌四周的人,十之八九,都已經全身淨光望牌興歎。劉元管銀票,雙手都有些發抖。他雖然是開賭場的老闆,像這樣的豪賭,也是從未經過。

선을 잡은 구양준은 교묘하게 패를 바꿔치는 수법을 시전하여 단숨에 일곱 판을 연달아 먹었다. 노름판 주위로 빙 둘러선 사람들의 십중팔구는 모두 빈털털이가 되어 패를 바라보며 탄식했다. 은표를 관리하는 유원의 두 손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그는 비록 도박장을 열고 있는 주인이지만 이렇게 큰 도박은 여태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歐陽俊推出第八把牌,笑道:「諸位,這是最後一把。」

구양준은 여덟 번째 패를 돌리고 웃으며 말했다.

"제위들, 이것이 마지막 판이오."

這一把,歐陽俊誠心要輸,準備把贏的銀子吐出一部份,但卻未料到十人九光,大部份人都輸空了帶來的銀子。

구양준이 이번에는 진심으로 지려고 했다. 땄던 은자를 일부분 토해낼 작정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열의 아홉은 빈털털이가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져온 은자를 몽땅 잃고 말았다.

只見坐在天門的一位藍緞子長袍的年輕人,伸手摸出一個紅綢小包,一下子投置在木案上,道:「莊家估估算,我這一袋東西,能值多少銀子?」

천문에 앉아있던 남색 비단장포의 젊은이는 손을 뻗어 한 개의 붉은 비단의 작은 주머니를 꺼내어 휙, 하니 나무탁자 위에 던졌다.

"나의 이 주머니 속 물건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한번 어림잡아 보시겠소?"

歐陽俊笑一笑,道:「劉兄,打開給大家瞧瞧,要估值麼?也得公公平平。」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유형, 열어서 모두에게 보여주시고 가격을 매겨주시겠습니까? 공평해야 합니다."

劉元打開了小包,倒出了十顆明珠。歐陽俊凝目望去,只見那每一顆珠子都有貓眼大小,每一顆價值都在萬金以上。十顆明珠的價值,怕不在十萬銀子左右。

유원은 작은 보자기를 풀어 열 알의 명주(明珠)를 쏟아냈다. 구양준이 미간을 좁히며 바라보니 한 알 한 알의 구슬은 모두 고양이 눈깔 크기였고, 매 한 알마다 가치가 만 금 이상이었다. 열 알의 명주의 가치는 십만 냥 가량은 되지 않을까 싶었다.

劉元愣了一愣,道:「大公子,對珠寶方面,你的鑒定能力如何?」

유원은 놀라서 입이 쩍, 벌어졌다.

"대공자! 주보(珠寶) 방면으로 당신의 감정능력은 어떠하오?"

歐陽俊對珠寶十分明白,但卻故作不明白,笑一笑道:「在下對珠寶認識不多。」

구양준은 주보에 대해 잘 알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척 웃으며 말했다.

"저는 주보에 대한 견식이 많지 않습니다."

劉元道:「這十顆明珠合起來,大約可以值上七萬銀子。」

유원이 말했다.
"이 열 알의 명주는 합하면 대략 칠만 냥 은자 이상일 거요."

那藍緞子年輕人,卻有一股不在乎的豪氣,笑一笑,道:「好吧,就算七萬,天門頭。」

그 남색 비단옷의 젊은이에게는 개의치 않는 호기가 있었다. 웃으며 말했다.

"좋소. 칠 만이라고 합시다. 천문에 걸겠소."

劉元很有耐心,把一顆一顆的明珠,又裝入黃綢子的袋中。

유원은 대단한 인내심으로 명주를 노란 비단주머니 속에 한 알 한 알 집어 넣었다.

天門一押上那十顆明珠,初門的一個黃袍中年大漢,伸手從衣袋內,摸出了一個布包,道:「估一估,我這個值好多銀子?」

천문에서 열 알의 명주를 저당잡히자 초문(初門)의 황포 중년대한이 호주머니 안에서 한 개의 천 보자기를 꺼내더니 말했다.

"내 것은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값을 매겨주시겠소?"

劉元道:「什麼東西?」

유원이 말했다.
"어떤 물건이오?"

黃袍中年人笑一笑,道:「你自己打開看吧!」

황포중년인은 웃으며 말했다.

"당신 자신이 열어보시오!"

劉元嗯了一聲,打開布包。那是一塊翠綠欲滴的玉,全身都散出翠色的光芒。

유원은 음, 하더니 천보자기를 풀었다. 그것은 한 덩이 취록(翠綠)색이 뚝뚝 떨어질 듯 전신에서 취색의 광망(光芒)을 발산하는 옥이었다.

歐陽俊忍不住叫道:「好玉。」

구양준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좋은 옥이구려."

劉元道:「真不錯。」

유원이 말했다.

"정말 훌륭하오."

那黃袍大漢道:「多少銀子?」

그 황포대한이 말했다.

"얼마 정도의 은자겠소?"

這一次,劉元無法估值了,呆一呆,半晌說不出話。

이번에는 유원이 가격을 매기지 못하여 멍하니 한참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歐陽俊道:「十五萬銀子如何?」

구양준이 말했다.

"십오만 은자는 어떻소?"

黃袍大漢一皺眉頭,道:「好吧!」

황포대한이 눈살을 한번 찌푸리더니 말했다.

"좋소!"

歐陽俊道:「再加上兩萬銀子。」

구양준이 말했다.

"거기에 이만 냥의 은자를 더하겠소."

黃袍大漢道:「看起來,你閣下還有一點良心。」

황포대한이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은 양심이 조금은 있구려."

歐陽俊道:「兄弟在嶺南時,翠玉的價錢,大概如此,也許是北京城賣的貴一點。」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가 영남에 있을 때 취옥의 값이 대략 그 정도였소. 아마도 북경성에서는 조금 비싸게 팔리는구려."

黃袍人道:「十七萬雖然少一點,但也差不多了。」

황포인이 말했다.

"십칠 만 냥이 좀 적지만 큰 차이는 아니오."

歐陽俊道:「閣下如是不滿意這個價錢,在下可以再加一些。」

구양준이 말했다.

"귀하가 이 가격에 불만족한다면 나는 조금 더 더할 수 있소."

黃袍人很大方,笑一笑,道:「不用了,再加多也不過是三五萬銀子罷了。」

황포인은 아주 시원시원했다. 웃으며 말했다.

"됐소. 더 더해도 삼오 만 냥에 불과할 뿐이오."

顯然,他極力把自己的傲氣隱斂起來。

과연 그는 극력으로 자기의 오기를 감추기 시작했다.

未開的取出一個金黃色小佛像,擺在桌子上,道:「這一個價值如何?」

미문(未門)에서는 황금색 소불상(小佛像)을 꺼내어 탁자 위에 놓고 말했다.

"이건 가치가 어떠하오?"

劉元伸手取過,左端詳,右端詳的看了一陣,道:「這是黃金鑄的麼?」

유원은 손을 뻗어 집더니 이쪽저쪽 한동안 자세히 보고서 말했다.

"황금으로 주조한 것이오?"

歐陽俊轉頭望去,只見坐未門的人,穿著一件海青色的緞子長袍,大約有四十上下的年紀,臉色微微有些蒼白,但卻有一股自滿自足的傲氣。

구양준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미문에 앉아있는 사람은 해청색의 비단장포를 걸치고 대략 사십 정도의 나이에 낯빛이 약간 창백하지만 자만심에 우쭐거리는 한 줄기의 오기가 있었다.

只聽那藍袍人搖搖頭,笑道:「不是黃金鑄的,他應該比黃金貴重一些。」

그 남포인은 고개를 흔들더니 웃으며 말했다.

"황금으로 주조한 것은 아닌데 황금보다 귀중할 거요."

劉元道:「這個麼?在下就無法估值了。」

유원이 말했다.

"그렇소? 나는 가치를 매길 수가 없구려."

這座豪華的賭場中,還有一個最大的規矩,那就是不許互相追問姓名。劉元早已暗中告訴過歐陽俊和花子玉,所以他們也一樣未問過任何人的姓氏。

이 호화로운 도박장에는 또 하나의 가장 커다란 규칙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서로 성명을 캐묻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원은 미리 암중으로 구양중과 화자옥에게 일러주었었다. 그래서 그들은 어느 누구의 성씨도 묻지 않았다.

歐陽俊伸手取過黃金小佛像,很仔細的看了一陣,道:「是風磨銅的。」

구양준은 손을 뻗어 황금소불상을 집어 한동안 자세히 보더니 말했다.

"풍마동(風磨銅)으로 주조한 것이군."

海青袍子大漢笑一笑,道:「不錯,閣下能夠一眼認出來,那是足見高明了,不過這座佛是活動的,閣下何不打開瞧瞧!」

해청포 대한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소. 귀하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니 고명하시구려. 그러나 이 불상은 움직이는 것이라오. 귀하는 왜 열어보지 않으시오?"

歐陽俊哦了一聲,輕輕一旋,金黃色的佛像,由腰中一分為二。一顆大如桃核的八角形之物,滾落到桌子上。此物出現之後,立時泛起了奇麗的光彩,大廳中輝煌的燈光,吃那奇光一照,立刻泛生出千面盞燈火出來,滿室流動,幻起滿廳彩光。

구양준은 아, 하더니 살짝 돌려 금동색의 불상을 허리에서 이등분냈다. 크기가 복숭아씨만한 한 알의 팔각형 물건이 탁자 위에 굴러떨어졌다. 이 물건은 출현하자 즉시 신비로운 광채를 띠었다. 대청 안에 휘황한 등불은 그 기이한 광채를 흡수하여 즉시 천 개의 등불인양 온 방을 떠돌며 대청 가득 광채를 일으켰다.

歐陽俊伸手撿起桌子上的八角寶石,輕輕嘆了一口氣,道:「名貴呀!名貴,好寶石,在下見到的最好的一顆寶石!」

구양준은 손을 뻗어 탁자 위의 팔각보석을 집어올리더니 가볍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진귀하구려! 좋은 보석이오. 나는 가장 좋은 한 알의 보석을 보게 되었소!"

青袍人笑一笑,道:「閣下既然識貨,那就請你出個價錢吧!」

청포인은 웃으며 말했다.

"귀하가 이왕 가치를 알아보니 당신이 가격을 매겨보시오!"

歐陽俊道:「這個我看要閣下開價了。」

구양준이 말했다.

"이건 귀하가 가격을 부르시오."

青袍人沉吟了一陣,道:「三十萬銀子如何?」

청포인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삼십만 냥이면 어떻소?"

劉元道:「太貴,太貴。」

유원이 말했다.

"너무 비싸오."

歐陽俊淡淡的接道:「就算三十萬吧!」

구양준이 담담히 말을 받았다.

"삼십만으로 합시다!"

劉元怔了一怔道:「大公子,這東西雖很名貴,但一開口就要三十萬,實在是太貴了一些。」

유원이 멍해져서 말했다.

"대공자, 이 물건이 비록 귀하다지만 시작부터 삼십만은 실로 너무 비싸오."

歐陽俊道:「這是一顆舉世間少有寶石,三十萬銀子價錢實在便宜。」

구양준이 말했다.

"이건 세상에서 보기 드문 보석입니다. 삼십만의 가격은 적당합니다."

劉元道:「大公子決定了,那就算啦。」

유원이 말했다.

"대공자가 결정했으니 어쩔 수 없지."

歐陽俊把寶石又裝了佛像之中,交給了那青袍人,道:「怎麼一個下法?」

구양준은 보석을 또 불상 속에 담아 그 청포인에게 주고 말했다.

"어떤 식으로 걸겠소?"

青袍人道:「三十萬兩一道。」

청포인이 말했다.

"삼십만 냥을 몽땅 걸겠소."

歐陽俊打出了骰子。四副牌攤到桌面上,歐陽俊又是一把通吃。全桌上賭的人,沒有一人開口,但所有的眼睛,都投注在歐陽俊的身上。

구양준은 패를 돌렸다. 네 쌍의 패가 탁자 위에 펼쳐졌고 선을 잡은 구양준이 또 땄다. 탁자에서 노름을 하던 모든 사람은 한 명도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눈동자는 구양준에게 던져졌다.

歐陽俊有些尷尬,但他表面上卻不得不裝出鎮靜,淡淡一笑,道:「劉兄,數一數看,贏了多少銀票。」

구양준은 좀 난처했지만 표면상으로 침착함을 꾸며낼 수 밖에 없었다.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유형, 얼마나 많은 은표를 땄는지 한번 세어 보십시오."

銀票堆的像座山,數起來自然是要點時間,劉元的動作雖然熟練快速,也花去了一盞熱茶的工夫。

산처럼 쌓인 은표를 세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유원의 동작이 비록 숙련되고 빨랐지만 한 잔의 뜨거운 차를 마실 시간이 걸렸다.

不知是緊張,還是興奮,劉元的臉上有些紅,口齒也有些結巴的說道:「大公子,一共是九百二十一萬七千兩銀票。」

긴장인지 흥분인지 모르지만 유원의 얼굴은은 조금 붉어졌고 말도 좀 더듬었다.

"대공자, 모두 구백 이십 일만 칠천 냥의 은표요."

歐陽俊微微一笑,把明珠、翠玉,和金佛像,奉還原主,道:「三位,交個朋友,收下兄弟這份薄禮,這叫物歸原主。」

구양준은 미소짓더니 명주, 취옥과 금불상을 원래 주인에게 주고 말했다.

"세 분 친구들, 형제의 변변치 않은 선물을 거두어주시오. 이것을 두고 물건이 원래 주인에게 돌아간다고 한다오."

三個人看看歐陽俊,天門、初門上,兩位賭客,把目光轉到未門上的青緞子長袍中年人身上,似乎是看眼色行事。

세 사람은 구양준을 쳐다보았다. 천문(天門), 초문(初門)의 두 도박꾼은 미문(未門)의 푸른 비단장포의 중년인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마치 눈치를 보고 행동하려는 듯 했다.

青袍漢子伸手取過黃金佛像,笑一笑,道:「在下姓朱。」

청포의 사내는 손을 뻗어 황금불상을 집어가더니 웃으며 말했다.

"나는 성이 주(朱)가요."

取出一方玉珮,遞了過來,接道:「收著這個,有空找我聊聊。」

옥패를 하나 꺼내어 건네주며 말을 이었다.

"이걸 거두어 두시오. 한가할 때 나와 이야기나 나눕시다."

他收起黃金佛像,站起身子,撣撣長袍轉身自去。天門、初門兩位賭客,也收起了明珠、翠玉。歐陽俊接過玉珮,瞧也未瞧一眼,就放入了懷中。劉元呆呆的站在那裡,太多的銀票、寶石、明珠的光彩,使他有些眼花繚亂,也從未見過,出手如此大方的人,把到手的東西又送了回去。

그는 황금불상을 거두고는 일어나서 장포를 툴툴 털고 뒤돌아 떠났다. 천문, 초문의 두 노름꾼도 명주와 취옥을 거두었다. 구양준은 건네받은 옥패를 보지도 않고 품 속에 넣었다. 유원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었다. 너무도 많은 은표, 보석, 명주의 광채가 그의 눈을 어지럽게 했다. 손에 들어온 물건을 또 도로 돌려주다니, 이처럼 씀씀이가 시원시원한 사람을 보지도 못했다. 

歐陽俊輕輕咳了一聲,道:「劉兄,取出你的一成。」

구양준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유형, 당신 몫으로 일 할을 가져가십시오."

劉元道:「這個麼,兄弟吃點紅算了,我拿二十萬銀票。」

유원이 말했다.

"그러면 형제가 고리를 떼는 셈 치고 이십만 은표를 가지겠소."

歐陽俊道:「大少了一些。」

구양준이 말했다.

"너무 적습니다."

隨手一撥,大約五十萬銀票,撥給了劉元。

손가는 대로 대략 오십만 은표를 뚝 떼어 유원에게 주었다.

回手又取一疊銀票,送到花子玉的手中,道:「花兄弟,見面有份,你也吃點紅。」

또 한 묶음의 은표를 집어 화자옥 수중에 쥐어주며 말했다.

"화형제, 당신 몫도 있소. 배당을 받으시오."

花子玉早已看的眼睛發直,數十萬的銀票,使他連一句謙遜的客氣話,也不敢說,生恐一推辭,歐陽俊會真的收回衣袋中。

伸手接過,就放回衣袋中。

화자옥이 벌써부터 넋놓고 보고 있던 수십 만의 은표는 그로 하여금 한 마디의 겸손한 사양의 말조차 감히 하지 못하게 했다. 사양했다가는 구양준이 정말 도로 호주머니에 넣을 것 같았다. 손을 뻗어 넘겨받아 호주머니 속에 넣었다.

歐陽俊拿起了一半,大約還餘下有三百萬以上的銀票,笑道:「諸位,今晚上兄弟的運氣,想不到我這十賭九輸的人,竟然會大贏一場,大家看牌玩的,諸位輸的太多的,請收回一半。」

구양준은 절반을 집어들었다. 대략 삼백만 냥 이상의 은표가 아직 남아있었다. 웃으며 말했다.

"제위들, 오늘 밤 형제의 운이 열 번 해서 아홉 번을 이기고 뜻밖에도 크게 돈을 따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소이다. 노름을 하는 사람들, 잃은 것이 너무 많는 제위들은 절반을 되찾으시오."

十幾雙手,一齊伸了過來,三百多萬銀票一搶而光。貪得便宜的卑劣人性,暴露無遺。劉元心疼的全身都有些發抖,花子玉也可惜的臉上冒汗。原來,銀子太多了,也可以使這些江湖大豪動心。

열 몇 개의 쌍수가 일제히 뻗어와서 삼백만이 넘는 은표를 앞다투어 남김없이 가져갔다. 공짜를 탐하는 비열한 인성이 낱낱이 드러난 것이다. 유원은 속이 쓰려서 전신을 가늘게 떨었고, 화자옥도 아까워서 얼굴에 땀이 솟아났다. 원래 이들 강호의 호걸들도 너무나 많은 은자에 마음이 움직인 듯 했다.

歐陽俊瀟灑一笑,道:「劉兄、花兄,咱們走吧!」

구양준이 소쇄(瀟灑)하게 웃으며 말했다.

"유형, 화형, 우리 갑시다!"

劉元連應了幾個是字,帶兩人離開了這一座豪華賭場。

유원은 연신 '그럽시다' 하더니 두 사람을 데리고 호화로운 도박장을 떠났다.

出了那黑漆大門,劉元才長長吁一口氣,道:「大公子,你這份豪氣,當真是叫人佩服,兄弟跑了半輩子賭場,這還是初次見到。」

흑칠대문을 나서자 비로소 유원이 길게 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대공자, 당신의 호기는 정말이지 사람을 감탄하게 하는구려. 형제는 반평생 도박장을 돌아다녔으나 처음 보았소."

花子玉道:「真是揮手萬金,眩人耳目。」

화자옥이 말했다.

"정말이지 손만 흔들면 만금(萬金)이니 사람의 이목을 어지럽게 하는군요."

歐陽俊笑一笑,道:「小意思,小意思,反正是贏來的。」

구양준이 웃더니 말했다.

"별 것 아니오. 아무튼 돈을 땄소."

劉元道:「看看這豪賭,叫我這開賭場的人,也有著觸目驚心的感覺。」

유원이 말했다.

"이렇게 큰 노름판을 보니 도박장을 열고 있는 나도 눈길 닿는 것마다 놀랍다는 느낌이 드는구려."

花子玉輕輕咳了一聲,道:「大公子,天色還不過二更,小弟作東,咱們喝一杯去。」

화자옥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대공자, 때가 아직 이경을 넘지 않았습니다. 소제가 살 테니 우리 한 잔 하러 갑시다."

歐陽俊道:「說的也是……。」

구양준이 말했다.

"맞는 말이긴 한데..."

輕輕咳了一聲,接道:「花兄熟悉京畿風月,但不知是否知曉沈家兩姊妹。」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화형은 경기땅의 화류계에 익숙하니 심가(沈家)의 두 자매를 아시겠구려?"

花子玉微微一怔,道:「知是知道,但卻不太熟。」

화자옥이 약간 멍해져서 말했다.

"안다면 알지만 그리 잘은 모릅니다."

歐陽俊道:「兄弟倒和兩位沈姑娘有過一面之緣,只要花兄知道她們住的地方,咱們找她去,樂他一樂。」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는 두 심낭자와 일면식이 있소. 화형, 그녀들이 있는 곳을 안다면 우리 그녀를 찾아가서 놉시다."

花子玉道:「這個麼?你倒把我問住了,趕明兒我打聽一下。」

화자옥이 말했다.

"그것 말입니까? 당신은 나를 말문이 막히게 하는군요. 내일 내가 서둘러 알아보겠습니다."

劉元道:「我知道,沈家二姝也算是京裡有名人物,花國奇葩。」

유원이 말했다.

"내가 알고 있소. 심가 두 자매도 경기땅의 유명인물이자 경국지색이거든."

花子玉道:「劉兄,聽說她們初更不見客,不知是否有這個規矩?」

화자옥이 말했다.

"유형, 듣기로 그녀들은 초경(初更)이면 손님을 받지 않는다던데 그런 규칙이 있습니까?"

劉元道:「有!不過大公子既有興致,咱們不妨去試它一試。」

유원이 말했다.

"있네! 그러나 대공자가 흥미가 있다하니 우리 한번 가보는 것도 무방하네."

花子玉一皺眉頭,道:「兄弟和沈家雙姝,玩的不開心,豈不掃了大公子的興致。」

화자옥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형제와 심가의 두 자매가 재미있게 놀지 않는다면 대공자의 흥취를 날려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歐陽俊道:「花兄,江南道上,也有起更不見客的名雙姝,但兄弟卻能叫她們破例,咱們三個,身懷數百萬銀票,還能會吃閉門羹麼?」

구양준이 말했다.

"화형, 강남도상에도 초경이 되면 손님을 만나지 않는 유명한 두 자매가 있다오. 하지만 형제는 그녀들이 전례를 깨뜨리게 만들 수 있소. 우리 세 사람은 몸에 수백만 은표를 지니고 있는데 문전박대를 당하기야 하겠소?"

花子玉想起歐陽俊一送近五十萬銀票的豪氣,竟不敢再作爭辯,苦笑一下道:「去碰碰運氣也好。」

화자옥은 구양준이 단번에 오십만 은표를 주던 호기(豪氣)를 떠올리자 감히 더이상 언쟁하지 못하고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가서 운에 맡겨보는 것도 좋지요."

歐陽俊看的心中暗暗奇怪,忖道:這花子玉又是什麼身份,竟似對沈家雙姝有些心存畏懼。

구양준이 보고 심중으로 기괴하여 곰곰히 생각했다.

'이 화자옥은 또 어떤 신분일까? 심가의 두 자매에 대해 조금은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진 듯 하군.'

劉元帶兩人又穿過幾條街,到了一座小巧的宅院前面。門前不見燈火,庭院中也是一片黑。

유원은 두 사람을 데리고 또 몇 갈래 길을 가로질러 어느 작고 아담한 택원(宅院:정원이 딸린 저택) 앞에 도착했다. 문 앞에는 등화(燈火)가 보이지 않고 정원 안도 깜깜했다.

指指兩扇門,劉元低聲道:「到了,這是沈家雙姝的住處。」

두 짝의 문을 가리키며 유원이 나직이 말했다.

"도착했소. 이곳이 심가 두 자매의 거처라오."

花子玉道:「看樣子兩個丫頭已經睡了,咱們明天再來吧!」

화자옥이 말했다.

"보아하니 두 계집애는 이미 잠이 든 것 같군요. 내일 다시 옵시다!"

歐陽俊笑一笑,道:「俗話說,色膽包天,你這樣膽小謹慎,怎能縱橫花叢。」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속담에 색욕에 빠지면 대담해진다고 했소. 당신처럼 이렇게 소심하고 신중해서야 어찌 꽃 속을 종횡무진할 수 있겠소?"

花子玉尷尬一笑,道:「大概是兄弟和她們不太熟悉的原因。」

화자옥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아마 형제가 그녀들을 그리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歐陽俊道:「劉兄,上去叩門。」

구양준이 말했다.

"유형, 가서 문을 두드리십시오."

他冷眼旁觀,發覺自從付出了一大筆銀子之後,劉元和花子玉在心理和氣勢上已經輸了一層。劉元應了一聲,走過去舉手叩動門環。

그가 냉정하게 지켜본 바로는 거액의 은자를 들이고 나자 유원과 화자옥은 심리적으로도 기세상으로도 이미 한 단계 지고있음을 발견했다. 유원이 대답하더니 걸어가서 손을 들어 문고리를 두드렸다.

木門呀然而開,當門站著一個中年婦人,望了劉元一眼,道:「三位是幹什麼的?」

목문이 끼익, 하고 열리더니 한 명의 중년부인이 문을 막고 서서 유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세 분은 무얼하시는 겁니까?"

歐陽俊道:「在下姓羅,來自嶺南,和兩位姑娘都有一面之緣,今宵特來走訪,希望大嫂代為通報一聲。」

구양준이 말했다.

"저는 영남에서 온 라가인데 두 분 낭자와 모두 일면식이 있지요. 오늘 밤 특별히 와서 방문했으니 아주머니가 통보해주시기를 바랍니다."

中年婦人道:「今夜太晚,你們明天請早吧!」

중년부인이 말했다.

"금일은 너무 늦었으니 당신들은 내일 일찍 오십시오!"

揮手推上木門。

손을 들어 목문을 밀었다.

劉元右腳一伸,撐住了木門,冷冷說道:「慢一點。」

유원이 오른발을 뻗어 목문을 막고선 냉랭하게 말했다.

"잠깐만."

中年婦人微微一怔,道:「你們這是……」

중년부인은 약간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들, 이건..."

劉元接道:「人貴自知,別給臉不要臉,去通知你們姑娘一聲,就說嶺南羅大公子非要見她不可,睡了要她起來,有客人要她攆走。」

유원이 말을 받았다.

"사람은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오. 뻔뻔하게 굴지말고 가서 당신네 낭자에게 영남 라대공자가 그녀를 만나지 않으면 안된다고 통지하시오. 잠들었으면 일어나라고 하고, 손님이 있다면 쫓아보내라 하시오."

中年婦人道:「這位爺你是……」

중년부인이 말했다.

"이분 나으리, 당신은..."

劉元接道:「黑鷹劉元,你們兩位姑娘應該知道我。」

유원이 말했다.

"흑응 유원이오. 당신네 두 낭자는 당연히 나를 알 것이오."

中年婦人口中啊了兩聲,轉身而去。

중년부인은 아, 하더니 뒤돌아서 갔다.

望著那中年婦人的背影,劉元冷冷說道:「敬酒不吃,吃罰酒。」

그 중년부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원이 냉랭하게 말했다.

"경주(敬酒)를 마다하고 벌주(罰酒)를 마시는군."

歐陽俊道:「說的是啊!世上又偏多此等人。」

구양준이 말했다.

"맞는 말입니다! 세상에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 많지요."

花子玉若有意若無意隱隱藏在劉元身後,似是有些畏懼。

화자옥은 고의인지 무심결인지 유원의 뒤로 숨었는데 마치 조금 두려워하는 듯 했다.

歐陽俊只看的大感奇怪,忖道:「這花子玉難道和沈家雙姝,有什麼瓜葛不成。」

구양준이 보고 몹시 기괴하게 느껴서 곰곰히 생각했다.

'이 화자옥은 설마 심가 두 자매와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這時,那中年婦人已去而復返,手中還提一盞紗燈。行了回來,道:「兩位姑娘都破例見客,正在穿著衣服……」

이때 이미 그 중년부인은 갔다가 돌아왔는데 수중에는 한 잔의 사등(紗燈)을 들고 돌아와서 말했다.

"두 분 낭자가 전례를 깨고 손님을 만나겠다는군요. 한창 의복을 걸치고 있습니다."

目光一掠歐陽俊,接道:「大公子,咱們姑娘怕你等的去久,所以他們不上裝了,不塗胭脂不抹粉,以真正面目接見諸位,不知你羅大公子會不會見怪。」

시선이 구양준을 스치며 말을 이었다.

"대공자, 우리 낭자는 당신이 오래 기다릴까봐 치장도 않고 연지도 분도 바르지 않고 진정한 면목(面目)으로 제위들을 접견할 텐데 라대공자께서 보시고 나무라지 않으실지 모르겠습니다."

歐陽俊道:「那裏,那裏,兩位姑娘天生麗質,不用脂粉想是更具清秀之氣了。」

구양준이 말했다.

"천만의 말씀이오. 두 분 낭자는 미모를 타고났기에 지분을 쓰지 않고도 청수(清秀)함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오."

中年婦人道:「這個,要你大公子這等賞花名家去評斷了。」

중년부인이 말했다.

"대공자 당신같이 이 정도로 미인을 알아보는 전문가께서 가서 평가를 내려주세요."

目光轉到劉元的臉上,接道:「劉大爺,你大爺不見小人怪,兩位姑娘都知道你劉爺的名氣,只是我不認識,我一提醒,兩位姑娘都罵我有眼不識金鑲玉,這一點你劉爺可多多包涵。」

눈길을 유원에게로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유나으리, 소인의 허물을 나무라지 마십시오. 두 낭자는 유나으리의 명성을 알고 있는데 단지 제가 몰라뵈었습니다. 통보를 하자 두 분 낭자는 모두 제가 눈이 있어도 금양옥(金鑲玉)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욕을 하더군요. 유나으리께서는 널리 양해해주십시오."

劉元聽得笑一笑,道:「不用嚕囌了,帶路!」

유원이 듣고 웃으며 말했다.

"구시렁거리지 말고 길을 안내하시오!"

中年婦人應了一聲,帶幾人行入了一座大廳之中。大廳中早已點起了兩盞燈,照的一片通明。兩個女婢早已在大門口躬身迎客,把幾人讓入了大廳之中。

중년부인은 대답하더니 사람들을 데리고 한 채의 대청 안으로 들어갔다. 대청 안은 벌써 두 잔의 등이 켜져서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두 명의 여비가 이미 문 입구에서 몸을 숙이며 손님을 맞았고 그들을 대청 안으로 들였다.

劉元進入了大廳之後,流目四顯了一眼,只見那大廳中佈置的十分雅緻,淡黃的壁綾,分掛了數副字畫,佈設的不帶一點風塵氣。

유원은 대청에 들어온 뒤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 대청 안은 몹시 고상하고 운치가 있었다. 담황색의 비단이 둘러진 벽에는 몇 폭의 서화가 걸려있었고 비치된 것들에는 조금도 화류계 분위기가 없었다.

歐陽俊站起來背著雙手,正在品識一幅壁間字畫,忽聞環珮叮噹,沈家兩妹已盛妝而出。今宵這兩姊妹,不但是滿頭珠光寶氣,衣著也穿的十分考究,蓮步細碎的行了過來。

구양준이 일어나 뒷짐을 지고 한창 벽의 서화를 보고있는데 문득 고리 장신구가 뎅그렁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심가 두 자매가 화려하게 차려입고 나왔다. 오늘밤의 이 두 자매는 머리에 칠보단장을 했을 뿐만 아니라 옷도 몹시 심사숙고하여 걸친 채로사뿐사뿐 걸어왔다.

齊齊欠身一禮,道:「大公子,還能記得我們姊妹,實使我們姊妹意外……」

일제히 허리를 숙여 일례하고 말했다.

"대공자께서 아직 우리 자매를 기억하시다니 실로 의외입니다..."

歐陽俊微微一笑,打量兩人一眼,笑道:「華衣釵光,兩位姑娘可是準備出外應酬?」

구양준은 미소지으며 두 사람을 한번 훑어보고 웃으며 말했다.

"화려하게 차려입었구려. 두 분은 연회에 가실 작정이었소?"

沈大姑娘笑一笑道:「過了二更天,我們姊妹從不出外應酬,至於這等盛妝迎客,雖俗了些,但卻表現我們姊妹一片誠意。」

심대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여태 우리 자매는 이경(二更)이 지나서 연회에 나간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차려입고 손님을 맞는 것이 비록 조금은 속되지만 우리 자매들 성의의 표현입니다."

歐陽俊回顧了一眼,道:「兩位姑娘是……」

구양준은 돌아보며 말했다.

"두 분 낭자는..."

大姑娘笑道:「二更後,沈家二姊妹不外出,寒舍中也不納人,今天對你羅大公子是一次例外。」

대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이경이 지나면 심가 두 자매는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초라한 집 안에 사람을 들이지도 않습니다. 오늘 라대공자께는 한 번 예외랍니다."

歐陽俊道:「榮幸啊!榮幸兩位是為了我。」

구양준이 말했다.

"영광이오. 나한테는 영광이오!"

大姑娘一擺手,道:「擺上酒菜。」

대낭자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술상을 차리거라."

守在門口的兩個女婢,應聲退下。沈大姑娘緩緩向前行了兩步,肅客入座,一直是對著歐陽俊,似乎是沒有看到劉元和花子玉。劉元有些想發作,但想到了歐陽一送幾十萬兩銀子,又怕得罪了歐陽俊,只好忍下不言。

문입구를 지키고 있던 두 명의 여비가 대답하고 물러났다. 심대낭자는 천천히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가 손님을 인도하여 자리에 들게 했는데 줄곧 구양준을 접대하면서 유원과 화자옥은 못본 체 했다. 유원이 발작하려 했지만 구양준이 수십 만 냥의 은자를 준 것을 떠올리자 구양준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염려되어 입을 다물고 참을 수 밖에 없었다.

花子玉靠著坐在劉元的身旁,而且有意無意的,也躲在劉元身後。沈大姑娘一直不肯望他一眼,對他是一大解脫。歐陽俊也覺著情勢有些怪,那位二姑娘只在入廳後,說過一句話,就未再開過口,再說深更半夜,客人來訪,實也不必要盛妝迎客。

화자옥은 유원의 옆에 앉았다. 게다가 고의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유원의 뒤로 숨었다. 심대낭자는 줄곧 그를 쳐다도 보지 않았고 그에 대해서는 아주 무관심했다. 구양준도 정세가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두 낭자는 대청에 들어온 뒤 한 마디 말하고는 더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덧붙여 말하자면 한밤중에 손님이 내방했으니 사실 화려하게 차려입고 손님을 맞을 필요가 없었다.

難道這盛妝是另有別用。高挽的宮髻,滿頭的明珠玉釵,和那華貴的重裝之下難道在掩飾些什麼?歐陽俊忽然間,產生了一種奇異的警覺。

설마 이 잘 차려입은 복장은 다른 용도가 있단 말인가? 높이 틀어올린 궁장머리, 머리에 가득 꽂힌 빛나는 진주보석, 옥비녀와 화려한 옷차림 이면에 설마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걸까? 별안간 구양준은 일종의 기이한 경각심이 생겼다.

片刻後,兩個女婢分頭送上酒菜。歐陽俊自然被讓入了首席上座。劉元和花子玉也分坐兩側,沈家兩姊妹,並肩坐在下方。這一來,花子玉想逃避,也是無法逃避了。情勢迫人,花子玉也只好挺起臉膛坐直身子了。

잠시 후 두 여비가 술상을 차려왔다. 구양준은 자연스럽게 상석에 들었다. 유원과 화자옥도 양 옆에 나누어 앉았다. 심가의 두 자매는 나란히 아랫쪽에 앉았다. 이렇게 되자 화자옥은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가 없었다. 정세에 쫓겨 화자옥도 얼굴을 들고 가슴을 편 채 똑바로 앉아야만 했다.

沈家二姑娘本是個很活潑的人,但此刻卻冷著一張臉坐在那裡,不言不笑,似乎是有著很沉重的心事。但大姑娘還保持適當的鎮靜,笑一笑,端起酒杯,道:「來,我敬你們三位一杯。」

심가 이낭자는 본래 매우 활발한 사람이지만 지금은 차가운 얼굴로 앉아서 말없이 웃지도 않았는데 마치 아주 심각한 걱정거리가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대낭자는 적당한 침착함을 유지했다. 웃더니 술잔을 들며 말했다.

"드세요. 제가 당신들 세 분께 한 잔 올리겠습니다."

當先舉杯,一飲而盡。

먼저 잔을 들어 단번에 비워버렸다.

劉元冷哼一聲,正待開口,歐陽俊已舉杯道:「多謝姑娘。」

유원이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는 막 입을 열려는데 구양준이 이미 잔을 들고 말했다.

"낭자, 고맙소."

劉元欲待開口,便被歐陽俊這一杯酒,給擋了回去。花子玉是一語不發,看大姑娘一舉杯,立刻也舉起了酒杯,而且酒到杯乾,喝的乾乾脆脆。

유원은 막 입을 열려했다가 구양준이 잔을 드는 바람에 막혀버리고 말았다. 화자옥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가 대낭자가 잔을 드는 것을 보자 그도 즉시 술잔을 들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시원하게 술잔을 비웠다.

酒過三巡,劉元忍了又忍,終是忍耐不住,冷冷說道:「大姑娘,咱們是找樂子的,要是專為吃兩杯酒,咱們是用不著跑到這裡來了。」

술이 삼순배를 돌자 유원은 참다참다 끝내 못참고 냉랭하게 말했다.

"대낭자, 우리는 노랫꾼을 찾아온 것이라네. 고작 술 몇 잔을 마시자고 우리가 이곳으로 달려올 필요는 없지."

沈大姑娘笑一笑,道:「閣下的意思呢?」

심대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귀하의 말씀은?"

劉元道:「能不能唱一曲,咱們聽聽?」

유원이 말했다.

"우리한테 한 곡 불러줄 수 있겠는가?"

沈大姑娘一皺眉頭,道:「劉爺,這麼晚了,唱起來只怕不太方便。」

심대낭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유나으리, 이렇게 늦은 밤에 노래를 하기는 곤란할 듯 합니다."

劉元道:「為什麼?」

유원이 말했다.

"왜지?"

花子玉接道:「劉兄,這地方住的都是有點身份的人,唱起來只怕會吵醒了鄰居。」

화자옥이 말을 받았다.

"유형, 이곳에는 신분이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노래를 하면 이웃사람들의 잠을 깨울 것입니다."

劉元道:「不給面子,那就請兩位姑娘答應在下一件事了。」

유원이 말했다.

"그럼 두 분 낭자는 나한테 한 가지를 승낙하여 체면을 세워주기 바라네."

沈大姑娘道:「什麼事?」

심대낭자가 말했다.

"어떤 일입니까?"

劉元道:「咱們這位大公子,大姑娘早認識了?」

유원이 말했다.

"이분 대공자를 대낭자는 이미 알고 있겠지?"

沈大姑娘道:「見過一次。」

심대낭자가 말했다.
"한 번 만났습니다."

劉元道:「他這次初到北京城來,在下應該稍盡地主之誼,希望兩位姑娘可否給在下一個面子?」

유원이 말했다.

"그는 이번에 북경성에 처음 왔고, 나는 응당 지주(地主)의 도리를 다해야 하니 두 분 낭자는 내 체면을 세워주기를 바라네."

沈大姑娘道:「什麼事?」

심대낭자가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劉元道:「羅大公子對兩位激賞不已,希望能留宿這裡。」

유원이 말했다.

"두 사람을 격찬해 마지않는 라대공자가 이곳에서 유숙(留宿)할 수 있기를 바라네."

沈大姑娘笑一笑,道:「劉爺,我們姊妹只賣唱,不賣身。」

심대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유나으리, 우리 자매는 노래만 팔지 몸을 팔지는 않습니다."

劉元道:「北京城賣唱的很多,大家都說不賣身,不過我劉某人還未真正見到這賣唱不賣身的事,那就是錢多了也行,大公子是當世間極少的豪客,兩位可以隨便開價,再說兩位賣交情,大家也可以交個朋友。」

유원이 말했다.

"북경성에서 노래를 파는 사람이 많은데 다들 몸은 팔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나 유모는 아직 진정으로 노래만 팔고 몸을 팔지 않는 경우는 보지 못했네. 돈이 많이 들어도 괜찮네. 대공자는 세상에 드문 호탕한 손님이니 두 사람은 마음대로 값을 불러도 좋다. 다시 말해 두 사람이 선심을 써야 남들도 친구로 사귈 수 있는 걸세."

沈大姑娘道:「劉爺,日後我們在這地面上還要混下去,希望你照顧的地方很多,但我們無法立刻答應,給我們兩天時間如何?」

심대낭자가 말했다.

"유나으리, 훗날 우리가 이 바닥에서 살아가는데 당신께서 여러모로 보살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즉시 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 이틀의 시간을 주시면 어떨까요?"

劉元冷笑一聲,道:「這種事又不是什麼大事,還要想上兩天麼?」

유원이 냉소를 치고 말했다.

"이딴 것이 이틀을 생각할 만큼 무슨 큰 일인가?"

沈大姑娘淡淡一笑,道:「是!這種事對一個女孩子來說,自然是一件很大的事,明珠蒙塵,白壁沾污,難道還不算很重大的事麼?」

심대낭자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예! 여자아이에게 이런 일은 당연히 아주 큰 일입니다. 명주(明珠)가 먼지를 뒤집어 쓰고 백옥에 더러움이 묻는데 설마 중대한 일이 아니랄 수가 있겠어요?"

劉元道:「聽姑娘的口氣,似乎是兩位都還是完璧之軀了?」

유원이 말했다.

"낭자의 말을 듣자니 두 사람은 모두 아직까지 완벽한 몸(처녀)인 것 같은데?"

沈大姑娘淡淡一笑,道:「劉爺,你可是有些不相信麼?」

심대낭자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유나으리, 당신은 믿지 못하시는군요?"

劉元道:「不錯,很難叫人相信。」

유원이 말했다.
"그렇다네. 믿기 어렵군."

沈大姑娘回顧了劉元一眼,道:「劉爺,我們說了你不相信,但不知要如何你才肯相信呢?」

심대낭자가 유원을 돌아보며 말했다.

"유나으리, 우리가 말을 해도 당신이 믿지 않으시는데 어떻게 해야 당신이 믿으실지 모르겠군요?"

劉元哈哈一笑,道:「倒有一個法子可以立刻證明。」

유원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즉시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지."

沈大姑娘道:「請教劉師爺。」

심대낭자가 말했다.
"유나으리께서 가르쳐 주세요."

劉元道:「要羅大公子一試便知,這方面諸位儘管開價,就算是兩位黃金鑄的吧!咱們也可以討價買下。」

유원이 말했다.

"라대공자가 한번 시험해보면 알 수 있지. 이 방면으로 제위들은 얼마든지 값을 부르게. 설령 그대들 두 사람이 황금을 부어 주조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부르는 값대로 살 수 있다네!"

沈大姑娘忽然眨動一下大眼睛,道:「師爺,我們是人,不是黃金,也非泥土,我們不賣時,你就是出價再高,我們也可以不賣,但有時間,我們也可以一文不收。」

심대낭자가 문득 커다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나으리, 우리는 사람이지 황금도, 흙도 아닙니다. 우리가 팔지 않겠다면 당신이 더 높은 값을 불러도 팔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한 푼도 받지 않을 때도 있지요."

劉元雙目一瞪,忽然間站起了身子,道:「大姑娘,你這話是什麼意思?」

유원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별안간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대낭자, 그 말이 무슨 뜻인가?"

沈大姑娘笑一笑,道:「劉爺,我說的難道還不夠清楚麼?」

심대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유나으리, 제 말이 설마 아직도 분명하지 않습니까?"

劉元道:「大姑娘的意思是不賣了?」

유원이 말했다.

"대낭자는 팔지 않겠다는 뜻이렷다?"

沈大姑娘道:「不錯,我們可不可以不賣?」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팔지 않으면 안되나요?"

劉元有些怒意,道:「不可以,賣唱不賣身的事,那不過是騙騙外行的人,劉某人在北京城住了大半輩子,還沒有見過真正賣唱不賣身的人?」

유원은 조금 화가나서 말했다.

"안돼. 노래를 팔면서 몸을 팔지 않는다는 것은 풋내기들을 속이는 말에 불과하다. 유모가 북경성에서 반평생을 살았는데 진정으로 노래를 팔고 몸은 팔지 않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沈大姑娘笑一笑,道:「劉爺,事情總有一次,就會不幸碰上了。」

심대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유나으리, 어쨌든 그런 일이 한 번은 있는데 불행히도 맞닥뜨리셨군요."

劉元冷笑一聲,道:「想不到沈家兩姊妹,竟還是帶尖帶刺的人物,真是失敬啊!失敬。」

유원은 냉소를 치고 말했다.

"심가 두 자매가 놀랍게도 가시가 돋힌 인물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 정말 실례했네 그려!"

口中說話,人卻舉步向沈大姑娘行了過去。

말을 하면서 사람은 걸음을 옮겨 심대낭자를 향해 걸어갔다.

花子玉急急站起身子,伸手攔住了劉元,道:「劉兄請坐,大家玩玩嘛,用不著生氣。」

화자옥이 급히 일어나 손을 뻗어 유원을 막고 말했다.

"유형, 앉으십시오. 다들 한번 놀자는 것인데 화내실 필요 없습니다."

劉元道:「這兩個丫頭括我劉某人的面子,我就要他們的命。」

유원이 말했다.

"이 두 계집이 나 유모의 얼굴을 깎아내렸으니 나는 그들의 목숨을 뺏아야겠네."

花子玉道:「劉兄,吃花酒吃到動拳頭,實在大煞風景的事,千萬不可。」

화자옥이 말했다.

"유형, 화주(花酒:기생을 데리고 마시는 술)를 마시다가 주먹을 쓰면 실로 살풍경한 일입니다. 절대 안됩니다."

劉元目光射注在花子玉的臉上,怔了一怔,道:「花兄弟,你是要攔住我不鬧事了?」

유원은 화자옥의 얼굴을 쏘아보며 멍해져서 말했다.

"화형제, 자네는 내가 소란을 피우지 않게끔 막으려는 것인가?"

花子玉道:「是的!劉兄,面對著兩位絕世的美女動粗、耍拳,有如焚琴煮鶴,還望劉兄能夠忍耐一二了。」

화자옥이 말했다.

"예! 유형, 두 절세미녀 앞에서 주먹을 휘두르며 거친 행동을 하는 것은 거문고를 태워 학을 삶는 것과 같습니다. 유형께서 좀 인내하시기를 바랍니다."

劉元道:「花兄弟,你幾時變的這樣口氣了?」

유원이 말했다.
"화형제, 자네는 언제 이런 말투로 변했나?"

花子玉苦笑一下,道:「劉兄,對付女人的事你一向不輸兄弟,這一點你就聽兄弟的意思吧。」

화자옥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형, 여인을 상대하는 것은 당신이 늘 형제보다 못하지요. 이건 당신이 형제의 뜻을 따르십시오."

劉元皺皺眉頭,離開座位的身子又坐了下去。

유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리를 떠났던 몸을 또 앉혔다.

花子玉輕輕咳了一聲,目光由沈家的姊妹臉上掃過,卻低聲對歐陽俊道:「大公子,咱們再坐一會呢?還是現在就走?」

화자옥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심가의 자매의 얼굴을 쓸어보더니 구양준에게 나직이 말했다.

"대공자, 우리 다시 자리에 앉을까요 아니면 지금 바로 떠날까요?"

他臉上充滿著一種哀求之色,似乎是要歐陽俊賞他一個面子。其實,彼此之間鬧的很不愉快,早已經玩的味同嚼蠟。

그의 얼굴에는 일종의 간절한 기색이 충만했다. 구양준에게 자신의 체면을 세워달라는 듯 했다. 사실 피차간에 벌어진 일이 유쾌하지 않아서 이미 모래를 씹는 것 같았다.

歐陽俊站起身子,笑一笑,道:「天色太晚了,事實上,咱們也應該走啦!」

구양준은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웃으며 말했다.

"날이 너무 늦었소. 사실상 우리도 떠나야 하오!"

緩緩站起了身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沈大姑娘經過了一陣沉思之後,此刻卻突然接口說道:「劉爺,你一定要我們姊妹留客,是麼?」

심대낭자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이때 돌연 말을 받았다.

"유나으리, 당신은 기어코 우리에게 손님을 묵게 하려고 하시나요?"

劉元道:「姓劉的在江湖上混了這麼多年,還未見風月場中人,立過貞節牌坊,兩位姑娘標新立異,卻也是沒有法子的事了。」

유원이 말했다.

"여러 해를 강호에서 살아온 유가는 아직 풍월장(風月場:화류계) 사람에게 열녀문을 세워주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는데 두 낭자는 다르다고 하니 방법이 없는 일이군."

沈二姑娘道:「劉爺,你相不相信,我們都還是處子之身?」

심대낭자가 말했다.

"유나으리, 우리가 아직 처녀의 몸이라는 것을 당신은 믿으십니까?"

劉元沉吟了一陣,道:「說到相信麼?在下自然是相信,不過兩位既然出來混了,還不是志在弄點銀子,圓個後半輩子安適。」

유원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믿느냐고? 나는 당연히 믿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이 바닥에서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은자를 손에 넣어 남은 반평생을 편안하게 보낼 생각이 없군." 

沈大姑娘歎一口氣,道:「劉爺,我們可以不賣侍衛宮中人的帳,也可以不理會那些王侯孫公子的苦苦求告,不過,我們不願得罪你劉爺。」

심대낭자가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유나으리, 우리는 시위궁 사람들에게 복종하지 않거나 높으신 댁 자제들의 간절한 바람을 거들떠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유나으리 당신께 죄를 짓고 싶지는 않습니다."

劉元頓有些輕飄飄的感覺,這一頂高帽子,戴的他心花怒放。

유원은 날아갈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같이 아첨하는 말에 그는 몹시 기뻤다.

重重咳了一聲,劉元說道:「大姑娘這麼給面子,實叫在下高興,但不知……」

거듭 헛기침을 하고는 유원이 말했다.

"대낭자가 이렇게 체면을 세워주니 나는 실로 기쁘네. 헌데 모를 일은..."

沈大姑娘點點頭,接道:「我可以留下羅大公子,不過,那只限於我一個人,劉爺請高抬貴手,放過我的妹妹。」

심대낭자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이었다.

"제가 라대공자를 모실 수 있으나, 그건 나 한 사람에 한해서 입니다. 유나으리께서는 제 동생은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劉元一拍胸膛道:「行,這一點劉某可以給你開個保票,二姑娘賣唱不賣身,如北京城有人不信,要他找我劉元去。」

유원은 가슴을 치며 말했다.

"좋아. 그 점은 유모가 보증함세. 둘째가 노래를 팔지 몸을 팔지 않음을 북경성에서 못믿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가만두지 않겠네."

沈大姑娘一欠身,道:「多謝劉爺了。」

심대낭자가 허리를 숙여서 말했다.

"유나으리께 감사드립니다."

劉元哈哈一笑,回頭望著花子玉,道:「兄弟,看來咱們各具一能,對那些王妃、侯妾,你是真行,風月場中,你老弟就不如小兄了。」

유원이 하하, 웃더니 화자옥을 돌아보며 말했다.

"형제, 보아하니 우리는 각자 한 가지씩의 능력을 갖추었구먼. 왕비(王妃), 후첩(侯妾)에 대해서는 자네가 대단하지만 풍월장(風月場)에서 노제 자네는 소형만 못하군."

歐陽俊心中一動,暗道:「這花子玉原來是專門勾搭豪門怨婦的人物,但他為什麼要找那些王妃、侯妾呢?隨時可以惹出很大的麻煩……」

구양준은 마음에 동하여 속으로 생각했다.

'화자옥은 원래 전문적으로 부잣집 과부와 내통하는 인물이구나. 헌데 그는 왜 왕비, 후첩을 찾아다닐까? 언제든 커다란 말썽이 벌어질 수 있을 텐데...'

但聞花子玉道:「說的是啊!這就是人的名兒,樹的影兒了。」

화자옥이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사람의 명성은 나무의 그림자와 같아서 곧으면 곧은 대로 굽으면 굽은 대로 나타난다고 하지요."

劉元站起身了,哈哈一笑,道:「大公子,劉某人幸未辱命,你儘管在這裡溫存一宵,兄弟會要你那兩個從衛,明天再來找你。」

유원이 벌떡 일어나더니 하하, 웃고는 말했다.

"대공자, 유모는 다행히 명을 욕되게 하지 않았소. 당신은 이곳에서 하룻밤 푹 쉬시오. 형제는 당신의 그 두 시종에게 내일 당신을 찾아가라고 하겠소."

花子玉臉上是一股很奇怪的表情,望望劉元,又望望歐陽俊,欲言又止。

화자옥은 한 줄기 기괴한 표정의 얼굴로 유원을 한번 바라보고, 또 구양준을 바라보더니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었다.

劉元輕輕咳了一聲,道:「大姑娘,鑼不打不響,話不說不明,妳給姓劉的面子,是一回事,但咱們也不能虧了姑娘,妳說吧,要多少銀子?」

유원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대낭자, 징은 치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고, 말은 하지 않으면 분명하지가 않다네. 자네가 유가의 체면을 세워준 것은 별개의 일이고, 우리는 낭자가 손해보게 해서도 안되네. 말해보게. 얼마의 은자가 필요한가?"

歐陽俊急急一抱拳,道:「劉兄,這是兄弟的事,不敢再要劉兄破費。」

구양준은 급히 포권하며 말했다.

"유형, 이건 형제의 일입니다. 감히 유형이 돈을 쓰시게 할 수 없습니다."

花子玉低聲道:「劉兄,嶺南羅大公子,富可敵國,說到銀子,咱們如何和大公子比,這一點,咱們不用費心了。」

화자옥이 나직이 말했다.

"유형, 영남의 라대공자는 나라에 견줄 만큼이나 부유합니다. 은자로 말하자면 우리가 어떻게 대공자와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마음 쓸 필요없습니다."

劉元似是很愉快,哈哈一笑,道:「好吧!大公子,咱們也不客套了,天也不早了,春宵一刻值千金,我們告辭了。」

유원은 마치 몹시 유쾌한 듯 하하, 웃고는 말했다.

"좋아! 대공자, 우리도 사양하지 않겠소. 날도 늦었고 봄날 밤은 일각이 천금이니 우리는 이만 가보겠소."

歐陽俊道:「兩位好走!恕兄弟不送了。」

구양준이 말했다.
"두 분은 잘 가십시오! 형제가 전송하지 않음을 용서하십시오!"

劉元道:「不敢有勞,不敢不勞。」

유원이 말했다.

"감히 수고를 끼치지 못하오."

帶著花子玉聯袂而去。沈家二姊妹,未再多說一句話,也未送兩人一步。

화자옥을 데리고 나란히 떠났다. 심가의 두 자매는 더이상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으며 두 사람을 한 발짝도 전송하지 않았다.

直待兩人出了大門,沈大姑娘才回顧了歐陽俊一眼道:「色不迷人人自迷,大公子當真是看上小妹了麼?」                

두 사람이 대문을 나서자 비로소 심대낭자는 구양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색(色)이 사람을 현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현혹되는 것이랍니다. 대공자는 정말 소매가 마음에 드시나요?"                 

歐陽俊笑一笑,道:「姑娘艷色照人,是男人都應該拜倒在石榴裙下,不過,在下還不是色中餓鬼……」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낭자는 눈부시게 아름다워 남자들이라면 석류빛 치마 아래 엎드려 절해야 마땅할 것이오. 그러나 나는 아직 색에 굶주린 아귀가 아니라오..."

沈大姑娘冷冷接道:「黑鷹劉元,也沒有讓我們姊妹留客的面子,留下你,咱們只是想和你談談。」

심대낭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우리 자매가 손님을 받아서 흑응 유원의 체면을 세워준 것도 아니랍니다. 당신을 머물게 한 것은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歐陽俊道:「這個麼?彼此,彼此,在下也是想請教姑娘幾件事?」

구양준이 말했다.

"피차 마찬가지요. 나도 낭자에게 몇 가지 일을 가르침 청하고 싶소."

沈大姑娘道:「你是客人,理當先問,請說吧?」

심대낭자가 말했다.
"당신이 손님이니 도리상 먼저 물어보세요. 말씀하시겠어요?"

歐陽俊道:「恭敬不如從命,先從小事問起……」

구양준이 말했다.
"명을 따르리다. 우선 작은 일부터 묻겠소..."

沈大姑娘接道:「最好簡明一些。」

심대낭자가 말했다.

"간단하고 분명하면 좋아요."

歐陽俊道:「在下曾聽貴府中佣人傳話,姑娘準備素妝見人,但卻適得其反,兩位都穿著盛妝。」

구양준이 말했다.

"일찌기 나는 당신들이 고용한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었는데, 낭자는 소박한 차림으로 사람을 만난다고 했소. 헌데 정반대로 두 분은 화려한 차림을 하고 있구려."

沈大姑娘道:「這也很重要麼?」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것이 중요한가요?"

歐陽俊道:「不錯,兩位是不是準備離府他往。」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소. 두 분은 여기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갈 작정이었소?"

沈大姑娘望望天色,道:「咱們等一個人,不過,不是你,至於佣人傳話,那是因為她不明內情,自作聰明。」

심대낭자가 천색을 살피더니 말했다.

"우리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러나 당신은 아니랍니다. 고용인이 했던 말은 그녀가 내정을 잘 모르면서 총명한 척했기 때문이예요."

歐陽俊道:「那人很重要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 사람은 중요하오?"

沈大姑娘道:「所以,我們才盛妝以待。」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차림새를 갖추고 기다리고 있었지요."

歐陽俊道:「兩位身藏絕技,混跡風塵,想來是必有所為。」

구양준이 말했다.

"두 분이 몸에 절기를 감추고 풍진 속에서 살아가는 이유가 필시 있을 것이라 생각되오만?"

沈大姑娘道:「這些事和你無關,用不著告訴你,對麼?你如沒有什麼重要話問,應該由我們問問你了?」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건 당신과 무관하니 당신에게 알려드릴 필요가 없지않나요? 당신에게 무슨 중요한 질문이 없다면 우리가 당신에게 물어보아야겠어요."

歐陽俊笑一笑道:「大姑娘要問什麼?只管請問。」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대낭자는 무얼 물어보시겠소? 얼마든지 물어보시오."

沈大姑娘道:「你來自何處?」

심대낭자가 말했다.
"당신은 어디서 왔죠?"

歐陽俊道:「嶺南……」

구양준이 말했다.

"영남..."

沈大姑娘冷笑一聲,接道:「你不是嶺南羅大公子。」

심대낭자가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당신은 영남 라대공자가 아니예요."

歐陽俊笑道:「在下如不是嶺南羅大公子,又是何人?」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영남대공자가 아니면 또 누구란 말이오?"

沈大姑娘冷冷說道:「如是我沒有猜錯,閣下是江湖浪子歐陽俊。」

심대낭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내 짐작이 틀리지 않는다면 귀하는 강호랑자 구양준입니다."

歐陽俊先是一呆,繼而哈哈一笑,道:「不錯,在下正是歐陽俊,姑娘怎知在下的身份?」

구양준은 멍해졌다가 이어서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렇소. 내가 바로 구양준이오. 낭자는 나의 신분을 어찌 알았소?"

沈大姑娘道:「我只是推想罷了。」

심대낭자가 말했다.
"나는 단지 추측했을 뿐이예요."

歐陽俊道:「姑娘想對了,不過,你既然知道在下的身份,姑娘似乎是也可以亮出自己的身份了。」

구양준이 말했다.

"낭자의 생각이 맞았소. 그러나 당신이 이왕 나의 신분을 알았으니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 있을 것 같구려."

沈大姑娘道:「我想我不說,你也該明白了。」

심대낭자가 말했다.

"내가 말하지 않을 것임을 당신도 잘 아실 걸로 생각합니다."

歐陽俊道:「姑娘是丐幫中人吧?」

구양준이 말했다.
"낭자는 개방사람이오?"

沈大姑娘沒有承認,也沒有否認,自然是默認了自己的身份。

심대낭자는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자기의 신분을 묵인한 것이다.

歐陽俊笑一笑,道:「咱們剛來貴府時,記得姑娘那位老媽子,曾經告訴在下,兩位淡妝素服,脂粉不施,還替我們解說了半天,但見到兩位時,卻是盛妝寶氣,艷光照人,想來,兩位姑娘,並不是為在下盛妝了?」

구양준이 웃고는 말했다.

"우리가 막 이곳에 왔을 때 낭자의 그 늙은 하녀가 나한테 일러준 말을 기억하오. 두 분은 수수한 의복에 지분도 바르지 않았다고 우리들한테 한참을 설명했소. 헌데 두 분을 만났을 때 도리어 눈부시게 잘 차려있고 보석으로 치장을 하고 있었소. 생각컨대 두 분 낭자는 결코 나를 위하여 화려하게 차려입지는 않았을 것이오."

沈大姑娘淡淡一笑,道:「你還開得出玩笑麼?」

심대낭자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아직 농담을 하고 계시나요?"

歐陽俊一皺眉頭,道:「怎麼?事情好像很嚴重?」

구양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왜 그러시오? 사정이 몹시 엄중한 것 같구려?"

沈大姑娘道:「侍衛宮送了一個通知,三更時分,趕去會晤。」

심대낭자가 말했다.

"시위궁에서 통지를 보내왔는데, 삼경에 만나자고 하는군요."

歐陽俊道:「兩位姑娘自己去。」

구양준이 말했다.
"두 분 낭자가 직접 가시오?"

沈大姑娘道:「自古以來,會無好會,宴無好宴,深更半夜的,把我姊妹找了去,那自然是不會安什麼好心。」

심대낭자가 말했다.

"자고로 만남에는 좋은 만남이 없고, 잔치는 좋은 잔치가 없다고 했어요. 한밤중에 우리 자매를 데려가니 당연히 좋은 마음을 품었을 리가 없지요."

歐陽俊道:「是對人呢?還是對事?」

구양준이 말했다.
"사람에 대한 것이오 아니면 일에 대한 것이오?"

沈大姑娘道:「我們只能猜想,實際內情,誰也無法瞭解。」

심대낭자가 말했다.

"우리는 단지 추측만 할 수 있고 실제 내정은 누구도 알지 못해요."

歐陽俊道:「要不要在下同住?」

구양준이 말했다.

"내가 함께 가야하지 않겠소?"

沈大姑娘道:「你去幹什麼?」

심대낭자가 말했다.
"당신이 가서 뭘 하시게요?"

歐陽俊笑一笑,道:「侍衛宮中人,在未見到兩位姑娘之前,已經先見到在下。」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시위궁 사람들은 두 분 낭자를 만나기 전에 이미 나를 먼저 만났다오."

沈大姑娘道:「他們說些什麼?」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던가요?"

歐陽俊簡明地把經過之情,說了一遍。

구양준은 경과를 간명하게 쭉 말했다.

沈大姑娘沉吟了一陣;道:「侍衛宮中的人很多,確也有不少高明人物,你不要太過得意,認為他們真的相信你的話了。」

심대낭자는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시위궁 사람은 아주 많고 고명한 인물도 적잖이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들이 정말로 당신의 말을 믿는다고 여겨서 너무 득의해 하지는 마세요."

歐陽俊道:「這個麼?在下也未存此想,不過,咱們既然來了,就算是刀山劍林,也要見識一下了。」

구양준이 말했다.

"나도 그럴 생각은 없소. 그러나 우리가 이왕 왔으니 설령 도산검림(刀山劍林)이라 하더라도 한번 견식해보아야겠소."

沈大姑娘回顧了二姑娘一眼,道:「二妹,放開胸懷,大不了一條命罷。」

심대낭자가 이낭자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매, 마음 크게 먹거라. 기껏해야 한 가닥 목숨일 뿐이다."

一直很少開口的沈二姑娘,突然開了口,道:「大姊,你認為我是怕死麼?」

줄곧 거의 입을 열지 않던 심이낭자가 돌연 입을 열었다.

"큰언니, 당신은 내가 무서워 죽을 것처럼 보이나요?"

沈大姑娘道:「二妹,別說咱們不一定會死,就算是死定了,也沒有什麼好擔心的!」

심대낭자가 말했다.

"이매, 물론 우리가 반드시 죽지는 않겠지만 설령 죽는다 하더라도 걱정해서 무슨 좋을 것이 있겠느냐!"

二姑娘道:「大姊,你完全誤會了我,我是有些擔心,但我擔心的不是自己的安危,我擔心咱們救不出彭長老。」

이낭자가 말했다.

"큰언니, 당신은 나를 완전히 오해했어요. 나는 걱정이 좀 있지만 내가 걱정하는 것은 자신의 안위가 아니랍니다. 우리가 팽장로(彭長老)를 구해내지 못할까 염려하는 거예요."

歐陽俊怔了一怔,道:「彭長老?」

구양준이 멍해져서 말했다.
"팽장로?"

沈大姑娘道:「大家亮明了身份,似乎也用不著再隱瞞了,咱們得到消息,本幫中一位長老,被侍衛宮的人,給抓了去,今晚上可能要連夜刑訊,請我們姊妹去,大概就是要我們看一下刑訊的慘狀。」

심대낭자가 말했다.

"다들 신분이 밝혀졌으니 더이상 숨길 필요가 없을 듯 하군요. 본 방의 장로님 한 분이 시위궁 사람들에게 잡혀갔으며, 오늘밤 밤새워 고문을 할 것이라는 소식을 받았어요. 우리 자매를 오라고 함은 아마도 우리더러 고문의 참상을 보라는 것이겠죠."

歐陽俊道:「這麼說來,貴姊妹的身份,已經被人識破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다면 귀 자매의 신분은 이미 그들에게 간파당했구려."

沈大姑娘道:「很可能,至少是他們已經對我們姊妹生出了懷疑,所以才把我們召了去,要我們目賭刑訊彭長者的反應。」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럴 가능성이 커요. 적어도 그들은 이미 우리 자매에 대해 의심이 생겼고 그래서 우리를 불러 고문당하는 팽장로를 보고 반응하게 만들려는 거죠."

歐陽俊沉吟了一陣,道:「侍衛宮中人,為什麼要和丐幫作對呢?」

구양준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시위궁 사람들이 왜 개방과 맞서는 거요?"

沈大姑娘道:「這個麼?源起於兩年之前了,侍衛宮中,突然對京城一帶丐幫弟子們,展開了搜捕,牽連的很廣泛,很多真正的乞丐,也受到了牽連,丐幫的人,不得不改變身份,有很多混入了飯莊中,作了夥計,也有些混入幫人作長工的,雖然,留在京裡的人數不少,但因為主持其事的首腦被捕,整個失去了指揮的靈魂,我們姊妹,臨危受命,混來京中,花了一年之久的時間,才算把留在京裡的弟子們重組起來。」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건 이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해요. 시위궁에서 돌연 경성 일대의 개방제자들에 대해 수색과 체포를 전개했고, 매우 광범위하게 연루가 되어 진정한 개방도 연루가 되었답니다. 개방인은 부득불 신분을 바꾸어 음식점으로 섞여들어가 점원 노릇을 하기도 하고, 일부는 도움을 주는 사람들의 머슴이 되기도 했어요. 비록 경성에 남은 사람 수가 적지 않지만 일을 주지하던 수뇌가 체포되었기 때문에 전체를 지휘하던 정신적 지주를 잃고 말았지요. 우리 자매는 어려운 상황에 명을 받아 경성에 잠입하여 일 년의 시간을 들여 비로소 경성 안에 남은 제자들을 다시 재편했답니다."

歐陽俊道:「以丐幫在江湖上的威勢,豈能受這等屈辱。」

구양준이 말했다.

"강호에서 개방의 위세가 있는데 어찌 그런 굴욕을 당할 수가 있소?"

沈大姑娘道:「不忍受又怎麼樣,侍衛是皇帝的勢力,除非我們要造反,就無注不遷就他們,侍衛宮中人,遍佈天下,如是真和他們對上了,也是麻煩的很……」

심대낭자가 말했다.
"참지 않으면 또 어떻게 하겠어요. 시위들은 황제의 세력입니다. 우리가 모반을 꾀하려 하거나 그들과 타협할 수 없다면 모르겠지만 시위궁 사람들은 천하에 두루 퍼져 있어요. 만일 진짜 그들과 맞선다면 몹시 성가시게 됩니다..."

語聲一頓,接道:「自然,侍衛宮也替我留了餘地,搜捕的人,全部又放了,不過,約法三章,丐幫中人,從此不許再進入京裡一步。」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자연 시위궁도 우리에게 여지를 남겼어요. 색출하여 체포한 사람을 전부 놓아주었지요. 그러나 개방 사람들은 그때부터 경성에 한 발짝도 들여놓지 못한다는 규정을 정했답니다."

歐陽俊道:「那麼,貴幫的彭長老,是在何處被侍衛宮中抓去呢?」

구양준이 말했다.

"그러면 귀 방의 팽장로는 어디 계시다가 시위궁에 잡혀가셨소?"

沈大姑娘道:「家裡。」

심대낭자가 말했다.
"집 안이요."

二姑娘接道:「不論他在那裡被人抓到,我們都得救他出來。」

이낭자가 말했다.

"그분이 어디서 잡혀가셨든 우리는 구출해낼 수 있어요."

歐陽俊道:「那是自然,但不知兩位姑娘,如何看手呢?」 (着手가 아닐까?)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당연하오. 하지만 두 분 낭자는 어떻게 착수할 건지 모르겠구려?"

大姑娘道:「這就是我們為難的地方了,二妹愁眉不展,就是因為想不出下手之策。」

대낭자가 말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난처한 점이예요. 이매가 눈썹을 찡그린 채 근심에 잠겨있는 것은 손을 쓸 계책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歐陽俊長長吁一口氣,道:「如若發覺了你們的身份,侍衛宮中人,是不是會把你們也留下去。」

구양준은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만약 당신들의 신분이 발각되면 시위궁이 당신들을 살려두겠소?"

大姑娘道:「如若他們知道了我們的身份,只怕也會把我們留下來了。」

대낭자가 말했다.
"만약 그들이 우리의 신분을 안다면 우리를 살려두지 않겠지요."

歐陽俊道:「照目前的情形推斷,對方似是早已知曉你們的身份了。」

구양준이 말했다.
"목전의 정황으로 추단하자면 상대방은 벌써 당신들의 신분을 아는 듯 하오."

大姑娘道:「小妹的看法是,他們已知曉我們是武林中人,但卻不知道我們也是丐幫的身份。」

대낭자가 말했다.

"소매가 보기에 그들은 이미 우리가 무림인임을 알고는 있어요. 하지만 우리 역시 개방 신분이라는 건 알지 못해요."

歐陽俊道:「要兩位前去赴約,親眼看到處置彭長老的情形,然後,再看兩位的反應如何?」

구양준이 말했다.

"두 분을 오라고 한 것은 팽장로를 처리하는 정황을 직접 보여주고 그런 다음 두 분의 반응이 어떤지 보려는 속셈이구려?"

大姑娘道:「大概他們是這樣的用心了,不過,彭長老在我們丐幫中,地位十分尊崇,我們既然知道了他落在侍衛宮中,我們自然不能不救他。」

대낭자가 말했다.

"아마도 그런 의도일 거예요. 그러나 팽장로님은 우리 개방에서 지위가 숭고하십니다. 그분이 시위궁에 떨어졌음을 우리가 이미 아는데 당연히 그분을 구하지 않으면 안돼요."

歐陽俊道:「兩位準備如何下手呢?」

구양준이 말했다.
"두 분은 어떻게 손을 쓸 작정이오?"

大姑娘道:「這就是我們為難的地方,侍衛宮中人手眾多,我們兩個人自知不是人家的敵手。」

대낭자가 말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난처한 점이예요. 시위궁에는 사람이 많고, 우리 두 사람은 그들의 적수가 아님을 알거든요."

歐陽俊道:「兩位姑娘準備如何應付這件事呢?」

구양준이 말했다.

"두 분 낭자는 그 일을 어떻게 대응하실 작정이오?"

一直未開口的沈二姑娘,道:「這就是我們突然穿著盛妝的理由了。」

줄곧 입을 열지 않던 심이낭자가 말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돌연 화려하게 차려입은 이유랍니다."

歐陽俊道:「在下有些不太明白。」

구양준이 말했다.
"나는 잘 모르겠소."

沈大姑娘道:「我們穿著盛妝的理由,因為我們無法擄帶兵刃,只好在盛妝之下,藏些兵刃了。」

심대낭자가 말했다.

"우리가 한껏 차려입은 이유는 병기를 휴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의복 안에다 병기를 숨겨야만 하거든요."

歐陽俊道:「原來如此。」

구양준이 말했다.
"원래 그랬구려."

沈二姑娘道:「歐陽兄,你已經對我們知道的很多了,不知道還想知道些什麼?」

심이낭자가 말했다.

"구양형, 당신은 이미 우리들에게 대해 아주 많은 것을 알았는데 또 무엇을 알고 싶으신지 모르겠군요?"

歐陽俊道:「唉!很可惜,在下這點武功,實無法為諸位之助,老實說這是單刀赴會的事,不但要有卓絕的武功,而且,還要有著過人的機智,當今之世中,恐怕只有一個人有此能耐。」

구양준이 말했다.

"후! 안타깝구려. 나의 이 정도 무공으로는 제위들을 위해 도움이 되지 못하오. 솔직히 말해 이건 단도부회(單刀赴會:관우가 칼 한 자루만 차고 적장의 초대연에 참석한 일)요. 탁월한 무공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남들보다 뛰어난 기지가 필요하오. 당금 세상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그런 능력을 가졌을 거요."

沈二姑娘道:「什麼人?」

심이낭자가 말했다.
"누군가요?"

歐陽俊道:「說了也是白說,因為,無法請到他。」

구양준이 말했다.
"말해도 허사요. 왜냐하면 그를 오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오."

沈二姑娘道:「那他在不在京裏?」

심이낭자가 말했다.
"그는 경성 안에 있나요?"

歐陽俊道:「在。」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소."

沈二姑娘道:「如何才能找到他?」

심이낭자가 말했다.
"어떻게 해야 그를 찾을 수 있죠?"

歐陽俊道:「那人急公好義,如是他沒有別的事,兄弟自信可以請到他,只可惜,他現在太忙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 사람은 남 돕기를 좋아하오. 만일 그에게 다른 일이 없다면 형제가 그를 불러올 수 있다고 자신하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는 지금 너무도 바쁘다오."

沈二姑娘道:「是不是保護七王爺進京來的岳秀?」

심이낭자가 말했다.

"칠왕야를 보호하여 경성에 들어온 악수가 아닌가요?"

歐陽俊道:「你知道?」

구양준이 말했다.
"당신, 아시오?"

沈二姑娘道:「知道。丐幫耳目最靈,如若沒有這點能耐,還算天下第一大幫麼?」

심이낭자가 말했다.

"알아요. 개방의 이목이 가장 영민합니다. 만약 그 정도 솜씨가 없다면 천하제일대방(天下第一大幫)이라 할 수 있겠어요?"

歐陽俊道:「就是他,只有他有此能力。」

구양준이 말했다.

"바로 그요. 오직 그에게만 그같은 능력이 있소."

沈大姑娘道:「他可是現在親王府中?」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는 지금 친왕부(親王府)에 있겠군요?"

歐陽俊又點點頭。

구양준은 또 고개를 끄덕였다.

沈二姑娘道:「浪子,告訴你件事,我們丐幫中的女孩子,有一點很寬大的自由……」

심이낭자가 말했다.

"랑자, 당신에게 알려드리지요. 우리 개방의 여자아이들에게는 한 가지 아주 관대한 자유가 있답니다..."

歐陽俊接道:「什麼自由?」

구양준이 말했다.
"어떤 자유요?"

沈二姑娘道:「只要工作需要,我們可以捨身酬情。」

심이낭자가 말했다.

"일을 하는데 필요하다면 우리는 자신을 희생할 수 있어요."

歐陽俊接道:「二姑娘的意思……」

구양준이 말했다.
"이낭자의 말은..."

沈二姑娘道:「浪子,你別這麼刁難我,其實,我既然敢說出來了,就再說的明白一些,如何,你如是真能幫助我們,救出了彭長老,我們以身侍奉。」

심이낭자가 말했다.

"랑자, 이렇게 나를 난처하게 만들지 말아요. 사실, 내가 이왕 말을 꺼냈으니 다시 명백하게 말한들 어떻겠어요. 당신이 만일 진짜로 우리를 도와서 팽장로를 구출할 수 있다면 우리는 몸으로 봉사하겠어요."

歐陽俊道:「姑娘是投浪子所好,不過,無功不受祿,我幫不了這個忙,姑娘以身酬情,在下只怕是無福消受。」

구양준이 말했다.

"낭자는 랑자의 비위를 잘 맞추는구려. 그러나 공이 없으면 녹(祿)을 받지 않는다고 했소. 내가 도움이 못되니 낭자가 몸으로 보답하는 것은 내가 누릴 복이 없을 듯 하오."

沈大姑娘道:「浪子,這件對我們丐幫固然重要,就是對整個的武林,又何嘗是不重要呢?彭長老雖然是風骨如鐵,但侍衛宮中人,大半是來自江湖,他們手段毒辣,無所不用其極,彭長老一個受刑不住,招出了內情,那就是一樁很大的麻煩事了。」

심대낭자가 말했다.

"랑자, 이건 우리 개방에 중요함은 물론이거니와 또한 전체 무림에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팽장로님께 비록 무쇠같이 굳센 기개가 있으시지만 시위궁 사람들은 대부분 강호에서 온 자들입니다. 그들의 수단은 독랄하고 온갖 극도의 수단을 쓸 것입니다. 팽장로께서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내정을 자백하신다면 그건 아주 크게 성가신 일이 됩니다."

歐陽俊道:「什麼樣的麻煩呢?」

구양준이 말했다.
"어떤 성가심이오?"

沈大姑娘道:「對丐幫不好,對整個武林不利,對你們七王爺,也是有害無益。」

심대낭자가 말했다.

"개방에 좋지 않고 온 무림에 불리하고, 당신네 칠왕야에게도 유해무익해요."

歐陽俊笑一笑,道:「大姑娘,如若對七王爺確也有不利之處,這件事就好談了。」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대낭자, 만약 칠왕야께도 확실히 불리한 점이 있다면 잘 이야기해봅시다."

沈大姑娘道:「我說的很真實,現在,咱們還有點時間,閣下就辛苦一趟,去見見那岳大俠吧!」

심대낭자가 말했다.

"내 말은 진실이예요. 지금 우리에게 아직 시간이 조금 있으니 귀하께서는 고생스럽더라도 당장 달려가서 악대협을 만나세요!"

歐陽俊道:「好吧!我回去一趟……」

구양준이 말했다.

"좋소! 내 갔다오리다..."

只聽一人低聲說道:「不用了,主人已來多時。」

한 사람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됐소. 주인께서는 이미 오신 지 오래요."

人影晃動,只見頑童唐嘯,當先行了進來。緊迫在唐嘯身後,是一位丰神俊朗的少年。

인영이 흔들, 하더니 완동 당소가 앞장서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당소의 뒤에는 한 명의 풍채가 훤한 소년이 있었다.

歐陽俊笑一笑,道:「兩位姑娘,這就是岳少俠……」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두 분 낭자, 이쪽이 바로 악소협이오..."

岳秀一抱拳,道:「區區岳秀。」

악수가 포권하며 말했다.

"제가 악수요."

沈二姑娘微微一笑,道:「果然是一表人才。」

심이낭자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과연 인재(人才)의 모습이군요."

沈大姑娘一揚柳眉,瞪了妹妹一眼,上前一福,道:「見過岳少俠。」

심대낭자가 버들눈썹을 치켜올리며 동생을 노려보더니 앞으로 나아가 손을 모은 채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악소협을 뵈어요."

沈大姑娘道:「我們希望岳少俠能助我們一臂之力,救出本幫中一位長老。」

심대낭자가 말했다.

"우리는 악소협께서 우리를 도와서 본 방의 장로님을 구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岳秀點點頭,道:「他落入了侍衛宮中?」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이 시위궁의 손에 떨어졌소?"

沈大姑娘道:「是他胸藏機密,如是被侍衛宮人逼問出來,對我們是一樁大大不利的事。」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분은 흉중에 기밀을 감추고 있는데 만일 시위궁 사람들이 털어놓게 만든다면 우리들에게 엄청나게 불리한 일이예요."

岳秀道:「哦!姑娘能不能說出他胸懷的什麼機密。」

악수가 말했다.

"아! 그의 흉중에 무슨 기밀을 품고 있는지 낭자가 말해줄 수 있소?"

沈大姑娘道:「這個麼?我們還未詳細的瞭解,我們得到的指示,形容那件機密,極關重要,不但關係著我們丐幫的安危,而且,也關係著整個武林大局。」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건 우리가 아직 상세히 알지 못해요. 우리는 지시를 받았는데 그 기밀을 묘사하자면 극히 중요한 것과 관계되어 있어요. 우리 개방의 안위 뿐만 아니라 온 무림대국에도 관계되어 있답니다."

岳秀怔了一怔,道:「有這等事?」

악수가 멍해져서 말했다.
"그 정도요?"

沈大姑娘道:「是!所以我們姊妹才心急如焚。」

심대낭자가 말했다.

"예! 그래서 우리 자매는 마음이 타는 듯 초조합니다."

岳秀道:「兩位姑娘,準備如何救出貴幫中的長老。」

악수가 말했다.

"두 분 낭자는 어떻게 귀 방의 장로를 구출해낼 작정이시오?"

沈大姑娘道:「我想很難有兩全其美的辦法了,只有在他們刑訊之時,把他搶救出來。」

심대낭자가 말했다.

"완벽한 방법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고문할 때 그를 구출해낼 뿐이지요."

岳秀道:「在侍衛宮眾多高手的圍守之中?」

악수가 말했다.
"시위궁의 많은 고수들이 둘러싸고 지키는 가운데 말이오?"

沈二姑娘道:「這不是上上之策,如是情非得已,他無法忍受那慘刑之苦時,只有設法取他之命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최상의 계책은 아니예요. 만일 사정이 부득이하다면 그분이 참혹한 고문의 고통을 견딜 수 없을 때 그의 목숨을 취하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합니다."

岳秀道:「你們姊妹,在丐幫中的身份,可以殺了彭長老麼?」

악수가 말했다.
"당신들 자매는 개방인의 신분인데 팽장로를 죽일 수 있으시오?"

沈大姑娘道:「不可以。」

심대낭자가 말했다.
"못하지요."

岳秀道:「如是殺了彭長老呢?」

악수가 말했다.

"만일 팽장로를 죽였다면?"

沈大姑娘道:「那就麻煩大了,我們只有聽憑長老會公議的處決了。」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러면 몹시 성가시게 되지요. 우리는 장로회의 처분과 결정을 따를 뿐입니다."

沈二姑娘接道:「就算要我們以命相拼,那也是沒有法子的事。」

심이낭자가 말했다.

"설령 우리가 죽기로 싸워야 해도 방법이 없는 일입니다."

岳秀點點頭,道:「就憑兩姑娘這一份豪勇之氣,在下也不好意思不插手了。」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두 낭자에게 그 정도의 용기가 있으니 나도 개입하지 않기가 곤란하군요."

沈大姑娘道:「岳爺,聽說你武功、智計,冠絕江湖……」

심대낭자가 말했다.

"악나으리, 듣기로 당신의 무공, 지계(智計)는 강호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하더군요..."

岳秀輕輕的一笑,接道:「大姑娘,當今武林之中,才人何止千萬,岳某怎敢當此誇獎。」

악수가 가볍게 웃고는 말했다.

"대낭자, 당금 무림에 재인(才人)이 천 명, 만 명에 그치지 않을텐데 악모가 어찌 감히 그런 과찬을 감당하겠소?"

沈大姑娘道:「唉!岳爺,不論如何?你插手這件事,總會比我們強一些。」

심대낭자가 말했다.

"후! 악나으리, 어찌 되었든 당신이 이 일에 개입하면 우리들에 비해 더 강할 거예요."

岳秀道:「這一點,也許真實……」

악수가 말했다.
"그 점은 아마도 사실일 거요..."

目光一掠歐陽俊,接道:「救出了彭長老之後,如何能把他平安的送出北京。」

시선이 구양준을 스치며 말을 이었다.

"팽장로를 구출한 뒤 어떻게 그를 무사히 북경에서 보내낼 수 있겠습니까?"

歐陽俊道:「這個要看丐幫的安排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개방의 안배에 달렸소."

岳秀目光一掠沈大姑娘,道:「兩位姑娘有些什麼樣的計劃?」

악수의 시선이 심대낭자를 스쳤다.

"두 분 낭자들은 어떤 계획이 있으시오?"

沈大姑娘道:「時間太倉促,一切都來不及安排,不過,只要岳爺能把他救出侍衛宮,後面的事,我們盡力而為,不敢再多勞動岳爺了。」

심대낭자가 말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미처 모든 것을 안배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악나으리께서 그분을 시위궁에서 구해내시기만 한다면 나머지 일은 우리가 온 힘을 다하겠어요. 감히 더이상 악나으리의 수고를 끼치지 않겠어요."

岳秀輕輕吁了一口氣:「好吧!我盡力而為,但成功與否,在下卻不敢擔保。」

악수가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좋소! 최선을 다하겠소. 하지만 성공여부는 내가 감히 보장 못하오."

沈二姑娘突然低聲說道:「姐姐,進入侍衛宮,也不是一件簡單的事情,岳爺要如何才能進入侍衛宮中呢?」

심이낭자가 돌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시위궁에 들어가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니예요. 악나으리가 어떻게 시위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요?"

沈大姑娘道:「最好的辦法,是咱們帶他進去!」

심대낭자가 말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그를 데리고 들어가는 거란다!"

岳秀接道:「方便麼?」

악수가 말했다.
"쉽겠소?"

沈大姑娘道:「沒有什麼不方便,只不過,可能太委屈了你。」

심대낭자가 말했다.
"쉽지 않을 것이 뭐 있나요? 다만 당신에게 너무 억울할 거예요."

岳秀道:「要我扮成一個什麼樣的人物。」

악수가 말했다.

"나더러 어떤 인물로 분장하라는 말이구려."

沈大姑娘道:「為我們姐妹撫琴,拉弦的人。」

심대낭자가 말했다.

"우리 자매를 위해 현을 타고, 현을 켜는 사람이 되어주세요."

岳秀笑一笑,道:「成是成,只不過,在下不會彈弦拉琴。」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되긴 되는데 그러나 나는 현을 탈 줄을 모른다오."

沈大姑娘道:「我想你岳秀,定然是位琴弦能手,只不過,我們姊妹,不配用你這樣的琴師罷了。」

심대낭자가 말했다.
"악수 당신은 필시 금현(琴弦)의 명인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단지 우리 자매가 당신 같은 이런 금현의 대가에게 어울리지 않을 뿐이지요."

岳秀回顧了唐嘯一聲,低聲吩咐數言。唐嘯一躬身,轉頭而去。

악수는 당소를 돌아보고 나직이 몇 마디 분부했다. 당소는 허리를 숙여보이고는 뒤돌아서 떠났다.

岳秀抖抖長衫,瀟灑一笑,道:「這樣子成麼?」

악수는 장삼을 털고는 소쇄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모습으로 되겠소?"

沈二姑娘笑一笑,道:「要不要我替你改扮一下?」

심이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분장시켜 드릴까요?"

岳秀道:「那就有勞姑娘了。」

악수가 말했다.
"그럼 낭자가 수고 좀 해주시오."

二姑娘的動作很快,片刻工夫,把岳秀改變成另一副模樣。一個微現蒼老的中年人。

이낭자의 동작은 아주 빨랐다. 잠깐 동안에 악수를 다른 모양으로 바꾸어 놓았는데, 한 명의 약간 나이들어 보이는 중년인이었다.

歐陽俊低聲道:「岳兄,在下呢?」

구양준이 나직이 말했다.

"악형, 나는?"

未待歐陽俊開口,沈大姑娘已接上了口,道:「浪子,有沒有勇氣,闖一下龍潭虎穴?」

구양준이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심대낭자가 이미 말을 받았다.

"랑자, 용담호혈(龍潭虎穴)에 한번 뛰어들 용기가 있나요?"

歐陽俊道:「在下麼?經歷無數風險,去趟侍衛宮有何不可,不過,在下還得請教一下岳少俠……」

구양준이 말했다.

"무수한 풍파를 겪은 내가 시위궁에 간다고 안될 것이 뭐 있겠소. 그러나 나는 악소협에게 가르침을 부탁해야 하오..."

岳秀道:「去是可以去,但要用什麼樣的身份?」

악수가 말했다.
"가시겠다면 가도 됩니다. 헌데 어떤 신분을 사용하실 겁니까?"

沈大姑娘道:「嶺南羅大公子,配上了京裡賣唱名花,不是很好的一對麼?」

심대낭자가 말했다.

"영남의 라대공자는 북경의 노래를 파는 명화(名花:미녀,기녀)에 잘 어울리지요. 아주 좋은 한 쌍이 아닌가요?"

岳秀道:「也好!歐陽俊,就請辛苦一趟吧!」

악수가 말했다.

"그것도 좋겠구려! 구양형, 고생 좀 해주십시오!"

歐陽俊笑道:「大姑娘,不覺著太過唐突佳人了吧!」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대낭자, 너무 당돌한 여인이라 느끼지 않소?"

沈大姑娘道:「劉元說的不錯,我們賣唱的,能有幾個好人,就算我們能守身如玉,只怕也一樣招人非議。」

심대낭자가 말했다.

"유원의 말이 틀리지 않아요. 노래를 파는 우리들은 몇 명의 좋은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설령 우리가 몸을 옥같이 지킬 수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남들의 비난을 불러올 거예요." 

目光轉注到岳秀身上,道:「江湖兒女,不在乎外人的譏誚,但求心之所安罷了。」

시선을 악수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강호의 아녀자는 남의 비웃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마음의 평안을 추구할 뿐이예요."

岳秀點點頭道:「唯大英雄能本色,大姑娘的看法,尤勝男兒三分。」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대영웅만이 가질 수 있는 본색(本色)이오. 대낭자의 사고방식은 남자들보다 삼 푼은 더 낫구려."

沈大姑娘很高興,格格一笑,道:「好說,好說,岳少俠太誇獎了。」

심대낭자는 몹시 기뻐서 깔깔, 웃더니 말했다.

"별말씀을요. 악소협은 너무 과찬하셨어요."

一陣車輪聲,劃破了寒夜的靜寂。

일진의 마차바퀴 소리가 차가운 밤의 정적을 깨뜨렸다.

沈大姑娘長長吁一口氣,道:「來了,來了,侍衛宮的馬車,已到舍外。」

심대낭자는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왔어요. 시위궁의 마차가 이미 집 밖에 도착했군요."

語聲甫落,室外已響起了叩門之聲。

말이 떨어지자마자 집 밦에서는 이미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岳秀低聲道:「一切三位應付,該在下說話的時候,在下自會接口,最好,別使在下太引起他們的注意。」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내가 말을 해야 할 때가 되면 자연 내가 대꾸할 테니 모든 것은 세 분이 대응하시오. 나는 그들의 주의를 끌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소."

沈大姑娘點點頭,道:「好!咱們走吧!」

심대낭자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좋아요! 우리 가요!"

當先向外行去。岳秀抱了一個大三弦,緊隨兩位姑娘的身後。原來岳秀得到了歐陽俊的傳書,帶著唐嘯,匆匆趕來。他早已得了岳秀的吩咐,準備去找嶺南雙龍,和他們會合一處。

앞장서서 밖을 향해 걸어갔다. 악수는 대삼현(大三弦)을 안고 두 낭자의 뒤를 따랐다. 원래 악수는 구양준의 전서(傳書)를 받자 당소를 데리고 총총히 달려왔던 것이다. 당소는 벌써 악수의 분부를 받아 영남쌍룡과 만나기로한 곳으로 달려갔다.

大門外停著一輛豪華的大篷車,一個穿著黑色勁裝的大漢,背插單刀,並肩兒站在門外。

대문 밖에는 호화롭고 커다란 봉차(篷車)가 멈추어 있었다. 한 명의 흑색경장을 걸치고 등에 단도(單刀:자루가 짧은 긴 칼)를 끼운 대한이 문 밖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있었다.

那大漢動作粗野,一伸手,抓住了歐陽俊的衣領子,道:「你是幹什麼的?」

그 대한의 행동은 거칠었다. 손을 뻗어 구양준의 멱살을 움켜잡고 말했다.

"너는 뭐하는 놈이냐?"

歐陽俊很沉著,笑一笑,道:「這是幹什麼?」

구양준은 아주 침착했다. 웃으며 말했다.

"이게 무슨 짓인가?"

那大漢冷冷說道:「你是幹什麼的?」

그 대한은 냉랭하게 말했다.

"너는 뭐하는 놈이냐?"

歐陽俊道:「在下麼,嶺南羅大公子。」

구양준이 말했다.

"나는 영남 라대공자라네."

黑衣人道:「羅大公子,沒聽說過,北京城你是那一號人物?」

흑의인이 말했다.

"라대공자는 들은 적이 없다. 북경성에서 너는 어느 정도의 인물이냐?"

沈大姑娘接道:「我們的貴賓,快些給我放手。」

심대낭자가 말했다.

"우리들의 귀빈이니 빨리 놓아줘요."

黑衣人鬆開了歐陽俊的衣領,冷笑一聲,道:「便宜了你這小子。」

흑의인은 구양준의 멱살을 풀어주며 냉소하더니 말했다.

"봐줬다, 이놈아."

目光轉到沈大姑娘的身上,接道:「想不到啊!沈大姑娘也接客。」

시선을 심대낭자에게로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대낭자도손님을 받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沈大姑娘臉色一變,道:「你說話小心一些,妳姑娘就算接客人,但八輩子也輪不到你的頭上。」

심대낭자가 낯빛이 일변하여 말했다.

"말조심해요. 설령 접객(接客)을 하더라도 당신 차례는 오지 않을 걸요."

黑衣人道:「大姑娘,別把人看得太低了,十年風水輪流轉,說不定,有一天,在下也混個什麼領班幹幹。」

흑의인이 말했다.

"대낭자, 사람을 너무 얕보지 마시오. 십 년쯤 지나면 아마 나도 무슨 영반(領班:조장, 반장)을 하는 날이 있을 걸."

沈二姑娘冷冷接道:「耍嘴皮子,說兩句也就夠了,再囉嗦,咱們就不去赴約,看你回去怎麼交代。」

심이낭자가 냉랭하게 대꾸했다.

"입을 놀리려면 두 마디로도 충분해요. 더이상 지껄였다간 우리는 약속장소에 가지 않겠어요. 당신이 돌아가서 어떻게 설명할지 두고봅시다."

黑衣人果然不敢多說話,語氣一轉,道:「在下奉命來此,只是請兩位姑娘。」

흑의인은 과연 감히 더 여러 말 하지 않고 말투를 바꾸어 말했다.

"나는 오직 두 분 낭자를 모셔오라는 명을 받아서 이곳에 왔소."

沈大姑娘道:「我知道。」

심대낭자가 말했다.
"알고 있어요."

黑衣人道:「這個姓羅的和那老小子,用不著去了。」

흑의인이 말했다.

"라가와 그 노인네는 갈 필요가 없소."

大姑娘回身一顧岳秀,道:「他是彈弦子的,侍衛宮中的爺們,對我妹妹那一曲﹃有情花無情蝶﹄聽得如醉如癡,不帶三弦,到時間,你用嘴巴去彈。」

대낭자가 몸을 돌려 악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는 현을 타는 사람입니다. 시위궁의 나으리들은 우리 자매의 그 곡, 유정화무정접(有情花無情蝶)을 들으면 취한 듯 홀린 듯 해진답니다. 현을 타는 사람을 안데려갔다가 그때가 되면 당신이 입으로 현을 타실 건가요?"

黑衣人哦了一聲,道:「好吧!帶著弦子同去,但這姓羅的……」

흑의인이 아, 말했다.

"좋소! 이 악사를 데리고 같이 가시오. 하지만 이 라가는..."

大姑娘道:「我們的貴賓,不能丟下不管,再說,他和侍衛宮的周堤,也有交情。」

대낭자가 말했다.

"우리들의 귀빈이라서 상관하지 않고 내버려둘 수가 없어요. 게다가 그는 시위궁의 주제와도 교분이 있어요."

二姑娘冷冷接道:「我們為他彈唱一宵,要十萬銀子,你小子賠得起,就不帶他去。」

이낭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우리가 그에게 하룻밤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데 십만 은자를 달라고 했는데 당신이 배상한다면 그를 데려가지 않겠어요."

黑衣人道:「好貴的價錢。」

흑의인이 말했다.
"정말 비싼 가격이군."

二姑娘道:「武大郎玩的夜貓子,什麼人兒什麼鳥,所以,你這一輩子,就別想親近你二位姑奶奶。」

이낭자가 말했다.

"끼리끼리 노는 법이예요. 그러니까 당신은 한 평생  당신의 두 할머님들(=자신들을 지칭)과 친해질 생각일랑 말아요."

黑衣人冷笑一聲道:「隔門縫看呂洞賓,你把神仙看扁了,我……」

흑의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겨우 문틈으로 여동빈(呂洞賓)을 보고서는 신선을 깔보는군. 나는..."

只聽一個冷冷的聲音傳了過來,道:「你在囉嗦什麼?還不快請兩位姑娘上車。」

한 명의 냉랭한 음성이 전해왔다.

"어서 두 분 낭자를 마차에 오르게 하지 않고 너는 무슨 말이 많으냐?"

黑衣人只聽得臉色大變,急急一躬身,道:「兩位姑娘,快請上車吧!」

흑의인은 듣자마자 낯빛이 대변하여 급히 몸을 숙이며 말했다.

"두 분 낭자, 속히 마차에 오르시오!"

二姑娘道:「怎麼?你不作神仙了。」

이낭자가 말했다.

"왜요? 당신은 신선이 안될텐가요?"

黑衣人急道:「你們兩位姑娘,大人不見小人怪,只當小子我剛才的話,是在放屁。」

흑의인이 말했다.

"두 분 낭자, 대인은 소인의 허물을 눈감아 준다오. 이놈이 방금 한 말은 헛소리라고 생각해주시오."

沈大姑娘冷哼一聲,不再理會那黑衣人,緩步行了過去,登上篷車。二姑娘、岳秀、歐陽俊,魚貫登上篷車。黑衣人縱身一躍,飛上車轅,揚鞭一揮,篷車向前奔去。原來,這黑衣人竟然是一個趕車的。

심대낭자는 차갑게 흥, 하더니 더이상 그 흑의인을 거들떠보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서 봉차에 올랐다. 이낭자, 악수, 구양준이 줄지어 봉차에 올랐다. 흑의인은 마부석에 뛰어올랐고 채찍을 한 번 휘두르자 봉차는 앞을 향해 달려갔다. 원래 이 흑의인은 놀랍게도 일개 마부였던 것이다.

歐陽俊輕輕嘆息一聲道:「想不到啊,侍衛宮中人,竟然是如此霸道,一個趕車的,就這樣囂張。」

구양준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일개 마부가 이렇게 건방떨다니 시위궁 사람이 이다지도 패도적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沈大姑娘輕輕嘆息一聲道:「大公子,北京地面上十分複雜,但衙門很多,最厲害的,還是侍衛宮中人。」

심대낭자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대공자, 북경땅은 매우 복잡해요. 아문(衙門)이 아주 많지만 가장 무서운 것이 시위궁 사람이예요."

岳秀皺皺眉頭,沒有說話。但歐陽俊卻瞧出了岳秀的雙目中,暴現出殺機。篷車行了約一頓飯工夫,在靠近皇城的一座大宅院前停下。岳秀下了篷車,抬頭看去,只見那一座高大的宅院,早已大開木門,兩盞白絹製的氣死風燈,高高吊在大門外面。

악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이 없었다. 하지만 구양준은 악수의 두 눈에서 살기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봉차는 약 한 끼 밥먹을 시간을 달려 황성(皇城)에 가까운 어느 대저택 앞에 멈추었다. 악수는 봉차에서 내려 고개를 들어서 보았다. 그것은 한 채의 고대(高大)한 택원(宅院)인데 벌써 목문이 크게 열려있고 흰 비단으로 만든 두 잔의 기사풍등(氣死風燈)이 대문 밖에 높이 걸려있었다.

兩個穿著黑布褲褂的年輕人,快步迎了上來,道:「兩位沈姑娘,請隨在下來,兩位大領班,已經等候很久了。」

검은 천의 바지저고리를 걸친 두 젊은이가 빠른 걸음으로 마중와서 말했다.

"두 분 심낭자는 저를 따라 오십시오. 두 분의 대영반(大領班)께서는 이미 한참을 기다리셨습니다."

口中和兩位沈姑娘說話,但四道目光卻望了岳秀和歐陽俊一眼。但卻沒有喝問兩人的姓名。沈大姑娘和妹妹交換了一個眼色,緊迫在兩個黑衣人的身後行去。

입으로는 두 심낭자와 말을 하면서 네 줄기 시선은 악수와 구양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성명을 묻지는 않았다. 심대낭자와 동생은 눈빛을 교환하고는 두 흑의인의 뒤를 쫓아갔다.

穿過了三重庭院,到了一座敞廳前面。敞廳木門緊閉,但隔窗子,可見廳內燒火輝煌。兩位姑娘剛剛行到了大廳門口,大廳門已呀然而開。

세 개의 정원을 지나서 어느 넓은 대청 앞에 도착했다. 대청의 목문은 굳게 닫혔지만 벌어진 창으로 청 안의 휘황한 등불을 볼 수 있었다. 두 낭자가 막 대청문에 도착하자 대청문이 끼익, 하며 열렸다.

沈大姑娘抬頭向廳內望去,只見敞廳門中擺著兩桌酒席。每一桌酒席上,只坐了兩個人。四個人都穿著一色的黑色疾服勁裝,不同的是衣領上的滾邊。每桌首位上坐的一個人,領上滾著金邊,緊旁身側而坐的,衣領上滾著銀邊。

심대낭자가 고개를 들어 청 안을 바라보니 청문 안에는 두 군데 술자리가 차려져 있고, 하나의 주석에는 오직 두 사람만 앉아 있었다. 네 사람은 한 가지 색의 몸에 끼는 흑색경장을 걸쳤는데 다른 것은 옷깃의 테두리였다. 탁자 마다 상석에는 한 사람이 앉았는데 옷깃의 테두리가 금색이었고 옆에 앉은 자는 옷깃이 은색 테두리였다.

岳秀心中暗道:「那滾著金邊的兩個黑衣人,想來定然是大領班了。」

악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금테두리를 두른 두 흑의인이 필시 대영반일 것으로 생각되는구나.'

除了這四個人外,身後還站著十幾個全身黑的人。大姑娘邁步當先,行入了敞廳。二姑娘緊隨而入。岳秀、歐陽俊,緊隨舉步時,卻被兩個守在門口的黑衣人伸手攔住。篷然一聲,兩扇大開的木門,忽然閉上。岳秀和歐陽俊,都被關在了門外。敞廳很大,只擺著兩桌酒席,有些單調。岳秀輕輕吁一口氣,耐住性子沒有開口。

그 네 사람 말고도 뒤에는 위아래 모두 흑의를 입은 십수 명의 사람이 서있었다. 대낭자가 발걸음을 내딛어 앞장서서 대청으로 들어갔다. 이낭자가 뒤따라 들어갔다. 악수, 구양준이 바로 뒤이어 걸음을 옮길 때 두 명의 문을 지키는 흑의인이 손을 뻗어 가로막았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짝의 활짝 열린 목문이 문득 닫혔다. 악수와 구양준은 모두 문 밖에 갇혀버린 것이다. 넓은 대청에는 두 탁자의 주석만 차려져 있어서 좀 단조로웠다. 악수는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성질을 참고 입을 열지 않았다.

歐陽俊卻忍不住低聲說道:「公子,他們如若不聽曲兒,咱們就進不了這座敞廳。」

구양준이 도리어 참지 못하고 나직이 말했다.

"공자, 그들이 만약 노래를 시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저 대청으로 들어가지 못하오."

岳秀點點頭,道:「那兩位大領班,一個個神情冷肅,分明都是練的旁門奇功,不像是喜愛女色的人。」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두 대영반은 한 명 한 명이 표정이 차갑고 엄숙한 것이 여색을 좋아하는 사람같지가 않습니다. 분명히 방문(旁門:비정통)의 기이한 무공을 연마했을 겁니다."

歐陽俊道:「這就有些麻煩了。」

구양준이 말했다.

"이거 좀 성가시게 되었군."

岳秀道:「這就很容易造成衝突,咱們用心聽聽看。」

악수가 말했다.

"충돌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우리 주의를 기울여 들어봅시다."

只聽沈大姑娘說道:「門外那兩位麼?一個是跟咱們姊妹彈弦子的人,一位麼?是嶺南羅大公子,賤妾貴賓。」

심대낭자가 하는 말이 들렸다.

"문 밖의 두 사람은요? 한 명은 우리 자매를 따라다니며 현을 타는 사람이고, 한 명은 영남의 라대공자인데 천첩의 귀빈입니다."

只聽一個冷厲的聲音,道:「哼!你出門還要帶著姘頭麼?」

싸늘한 음성이 들렸다.

"흥! 너는 집을 나와서도 기둥서방을 데리고 다녀야겠느냐?"

話說的很難聽,但沈家二姊妹,卻暗裡咬咬牙。原來,她們發覺了,大廳一角處,原本用黑布掩避的一處地方,此刻,已然打開。那是一座特製的鐵架子,上面捆著一個人。灰色的百綻大褂,花白的山羊鬍子,赤足穿著草履。正是丐幫中的長老,鐵腿追風彭尊。

몹시 듣기 거북한 말이었지만 심가의 두 자매는 속으로만 이를 갈았다. 원래 대청 한 모퉁이에 검은 천으로 가려졌던 곳이 이 시각 이미 걷힌 것을 그녀들은 발견했던 것이다. 그것은 특제 쇠틀이었고 위에는 한 사람이 묶여 있었다. 무수히 터진 회색 저고리, 희끗희끗한 산양수염, 맨발에 신겨진 짚신. 바로 개방의 장로 철퇴추풍(鐵腿追風) 팽존(彭尊)이었다.

沈家姊妹很聰明,目光一掠彭尊,立時把四道目光投向那說話人的身上。那是靠左面一張木桌上旁坐的人,滾著銀色的領邊,臉上還帶著一份冷厲的笑意。沈家二姊妹,和侍衛宮中人常有來往,認識了不少的人,但目下敞廳中的人,卻是一個也不認識。

심가자매는 매우 총명했다. 눈길이 팽존을 스치더니 즉시 네 줄기 시선을 말하는 사람에게로 던졌다. 그 사람은 왼쪽 탁자에 앉은 사람이었는데 은색 테두리의 옷깃에 얼굴에는 싸늘한 웃음기를 띠고 있었다. 심가 두 자매는 시위궁 사람들과 늘 왕래가 있어 적잖은 사람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 청 안의 사람은 한 명도 알지 못했다.

仍由左首木桌上,那位衣領滾著銀邊的人說話,冷冷的接道:「羅大公子算什麼東西,不過是多幾兩銀子罷了,就算他在嶺南道上算個人物,但北京城還沒有他的份,用不著帶著他來。」

왼쪽 탁자의 옷깃이 은색 테두리인 사람이 냉랭하게 말을 이었다.

"라대공자가 뭐란 말이냐? 몇 냥의 은자가 있을 뿐이다. 설령 그가 영남도상에서 인물이라 할 수 있어도 북경성에서는 신분이 없다. 그를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다."

沈大姑娘忍著氣,裝作一副柔和的笑容,道:「咱們姊妹麼,不過賣唱的罷了,人家公子花了大把銀子,咱們總不能推出門去。……」

심대낭자는 화를 참고 부드럽게 미소띤 얼굴을 지어내며 말했다.

"우리 자매는 노래를 팔 뿐입니다. 공자가 큰 돈을 썼기에 우리는 쫓아낼 수가 없습니다..."

兩個衣領滾著金邊的大漢,年紀稍大一些,神情很冷峻,不開口,也不見有所表情,似是臉上的肌肉,早已經僵硬死多時。沈二姑娘暗中磋磨了一下,判定這兩人,定是同出一門的人物。

옷깃 테두리가 금색인 두 대한은 나이가 좀 많았고 안색이 몹시 냉준했다. 입을 열지도 않고 표정이라곤 보이지 않아서 마치 얼굴의 피부와 근육이 이미 죽은지 오래된 것 같이 강직되어 있었다. 심이낭자는 암중으로 골똘히 생각하다가 이 두 사람은 필시 같은 문하 출신의 인물이라고 판정내렸다.

仍是那原先開口的人說話,冷冷的接道:「這是什麼地方,就算他能把銀子化成水,流到北京城,也不能帶他來這裡,這是侍衛宮,沒有傳呼,誰也不能輕易進來的地方。」

원래 먼저 입을 열었던 사람이 냉랭하게 말을 이었다.

"이곳이 어떤 곳이냐? 설령 그가 은자를 물 쓰듯 할 수 있다고 해도 그를 여기로 데려와서는 안된다. 이곳은 시위궁이다. 호출이 없으면 누구도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다."

沈大姑娘道:「這個,咱們倒沒有想到。」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건 우리가 생각지 못했습니다."

沈二姑娘擺出一副嬌媚神情,道:「喲!侍衛宮中咱們姊妹也有不少熟人,還認為大爺們招來作樂,所以,才帶了彈弦的一起趕來,至於嶺南羅公子,咱們帶他來,那是他希望借咱們二姊妹的力量,和諸位攀個交情,咱們姊妹自覺著侍衛宮的朋友,可沒有想到,今夜裡全是生面孔,不過嘛!一回生,兩回熟,今夜見到了,歡迎你大爺,到舍下去玩……」

심이낭자가 교태어린 표정을 보이며 말했다.

"에그! 시위궁에도 우리 자매의 단골손님이 적잖이 있답니다. 나으리들께서 노래를 시키기 위해 부르셨다고 여겼어요. 그래서 현을 타는 사람을 데리고 함께 왔지요. 우리가 영남 라공자를 데려 온 것은 그가 우리 자매의 역량을 빌어 제위들과 사귀고 싶어했거든요. 우리 자매는 시위궁의 친구들이겠거니 여겼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오늘밤 전부 낯선 얼굴들이시네요. 그러나, 처음에는 낯설어도 두 번 만나면 익숙해진답니다. 오늘밤 만났으니 나으리께서 저희 집으로 놀려오시면 환영하겠어요..."

送過去一個動人的秋波,輕聲接道:「你大爺貴姓啊,可否告訴咱們一聲,日後也好稱呼。」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추파를 던지며 말을 이었다.

"나으리의 성을 우리에게 알려주시면 나중에 호칭하기도 좋을텐데."

銀領人冷冷說道:「少給我搔首弄姿,在下不吃這個,至於兩位想知道咱們的姓名,倒是可以見告,不過,咱們希望兩位姑娘,等一會也能實話實說。」

은령인은 냉랭하게 말했다.

"나한테는 통하지 않으니 아양은 그만 떨거라. 우리의 성명을 알고 싶다면 알려줄 수도 있다. 그러나 두 낭자도 잠시 뒤 진실을 말하기를 바란다."

沈大姑娘道:「我們兩姊妹,怎敢欺瞞大爺。」

심대낭자가 말했다.
"우리 두 자매가 어찌 감히 나으리를 속이겠어요."

銀領人道:「不說實話,妳們也許已沒有再離此地的機會……」

은령인이 말했다.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아마도 너희들은 다시는 이곳을 떠날 기회가 없을 게다..."

銀領人道:「在下麼?言震,以兩姑娘的見識之博,想必已知在下的來處了。」

은령인이 말했다.
"나는 언진(言震)이다. 두 낭자의 폭넓은 견식으로 나의 내력을 필시 알 것으로 생각한다."

沈大姑娘心中震動,暗忖:「原來是辰州言家的人。」

심대낭자는 속으로 놀라서 곰곰히 생각했다.

'원래 진주(辰州) 언가의 사람이구나.'

人卻搖搖頭,說道:「言爺恕罪,咱們識淺,不知你言爺來歷。」

사람은 도리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언나으리, 실례했습니다. 우리의 견식이 얕아 언나으리의 내력을 알지 못합니다."

言震冷笑一聲,道:「兩位金領大領班頭,都是密宗門下高手,兩位定然聽說過了。」

언진은 냉소하더니 말했다.

"두 분 금령대영반(金領大領班)께서는 모두 밀종(密宗) 문하의 고수들인데 들어보았을 것이다."

沈大姑娘茫然說道:「密宗,是什麼密宗?」

심대낭자가 망연히 말했다.
"밀종? 무슨 밀종이요?"

言震冷笑一聲道:「裝的很像啊……」

언진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아주 그럴 듯 하게 가장하는구나..."

突然提高了聲音,道:「彭尊,睜開眼睛,瞧瞧看你們丐幫的女弟子。」

돌연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팽존, 눈을 떠서 너희 개방의 여제자를 한번 보도록 해라."

原來,彭尊一直閉著雙目,未睜過眼睛。似乎沒有聽到言震的話,彭尊連眼皮也未眨動一下。

원래 팽존은 줄곧 두 눈을 감고 눈을 뜬 적이 없었다. 마치 언진의 말을 듣지 못한 듯 팽존은 눈거풀조차 깜빡이지 않았다.

言震哈哈一笑,道:「丐幫人物,非丐即娼,江湖上怎麼會容你們存在。」

언진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개방인물은 비렁뱅이 아니면 몸을 파는 창녀들이니 강호에서 어찌 너희들의 존재를 용인하겠느냐?"

被捆在鐵架上的彭尊,突然圓睜雙目,怒道:「辰州言家門的殭屍功,根本不是活人的玩藝,丐幫為丐,名正言順,論名氣,比你們一個小小言家門何止強勝百倍,你小子神氣個什麼勁啊?」

쇠틀 위에 묶여있던 팽존이 돌연 두 눈을 부릅뜨고 노하여 말했다.

"진주 언가문(言家門)의 강시공(殭屍功)은 근본적으로 산 사람의 곡예가 아니다. 거지들의 개방은 명분이 바르고 말이 사리에 맞다. 유명하기로 논하자면 너희 일개 하찮은 언가문에 비해서 백 배는 더 위인데 네놈은 뭘 우쭐대고 있느냐?"

言震冷笑一聲,道:「老叫化子,你終於開口了。」

언진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노규화자, 너는 끝내 입을 열었구나."

彭尊道:「老叫化子開了口?就沒有好聽的話,你小子想挨罵,就給我豎長耳朵聽著。」

팽존이 말했다.

"노규화자가 입을 열어봤자 듣기 좋은 말은 하지 않는다. 네놈이 욕을 먹고 싶다면 귀를 쫑긋 세우고 듣거라."

言震道:「你最好小心一些,激火了言二爺,就先割下你的舌頭。」

언진이 말했다.

"너는 조심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게다. 언둘째나으리를 격노케 한다면 먼저 너의 혓바닥을 잘라버리겠다."

彭尊道:「老叫化陰溝翻船,生死早置度外,你有種,就一刀殺了老叫化子。」

팽존이 말했다.

"노규화가 사소한 부주의로 실패를 맛보고 말았으니 생사는 벌써 도외시하고 있다. 네가 배짱이 있으면 단칼에 노규화자를 죽여라."

言震忽然改了臉,哈哈一笑,道:「姓彭的,你不怕死……」

언진은 문득 얼굴을 바꾸어 하하, 웃고는 말했다.

"팽가야, 너는 죽음이 두렵지 않구나..."

彭尊怒聲接道:「你試試看,千刀萬剮,彭大爺,也不會皺一下眉頭。」

팽존이 노성으로 대꾸했다.

"시험해 보아라. 난도질을 당해 살점이 떨어져도 팽나으리는 눈썹 한번 찌푸리지 않을 것이다."

言震道:「有種,但你怕不怕咱們當面羞污你們丐幫的女弟子?」

언진이 말했다.

"배짱이 있군. 헌데 우리가 너희 개방의 여제자를 네 앞에서 욕보일까 두렵지 않느냐?"

沈二姑娘搶先說道:「言二爺,咱們姊妹可沒有開罪你,用不著硬往我們頭上套罪名。」

심대낭자가 앞질러 말했다.

"언둘째나으리, 우리 자매는 당신께 죄를 짓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죄명을 뒤집어 씌우지 마세요."

言震道:「給我住口,言二爺問你時,你再說話。」

언진이 말했다.
"닥쳐라. 언둘째나으리가 너한테 묻거든 그때 말하거라."

這時,和言震坐在一桌的大領頭,突然開了口,淡淡的說道:「給他們一點見識,先整整這兩個丫頭片子。」

이때 언진과 한 탁자에 앉아있던 대영반이 돌연 입을 열어 담담히 말했다.

"우선 두 계집년을 혼내주어 그에게 좀 견식시켜주게."

沈大姑娘暗暗焦急,忖道:看來,這都不是簡單人物,軟硬不吃,實叫人窮於應付了。

심대낭자는 남몰래 초조하여 곰곰히 생각했다.

'다들 간단한 인물이 아니다. 어떤 수단도 먹하지 않으니 실로 대응책이 궁하게 만드는구나.'

但聞沈二姑娘說道:「言二爺,可不可以說明一些,究竟是為了什麼事,我們姊妹到底犯了什麼罪?」

심이낭자의 말이 들렸다.

"언둘째나으리, 도대체 무슨 일 때문인지 좀 분명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우리 자매가 도대체 무슨 죄를 범했나요?"

言震笑一笑,道:「沒有什麼罪,不過,大領頭要咱們整整你,那就只有整整你了。」

언진이 웃고는 말했다.
"아무 죄도 없다. 그러나 대영반께서 너를 혼내주라고 하시니 너를 혼내줄 뿐이다."

沈二姑娘道:「哦,諸位準備如何對付我們姊妹?」

심대낭자가 말했다.
"아, 제위들은 우리 자매를 어떻게 상대하실 작정인가요?"

言震道:「這就要看兩位姑娘,喜歡文的,還是武的了?」

언진이 말했다.

"그건 두 낭자에게 달렸다. 고상한 것을 좋아하느냐 아니면 거친 것을 좋아하느냐?"

沈二姑娘道:「文的怎麼說,武的又如何?」

심대낭자가 말했다.

"고상한 것은 무슨 말이고 거칠다면 또 어떤 건가요?"

言震道:「文的麼,兩位聽命行事,武的麼,那就不用兩位姑娘動手了,在下自會派人代勞。」

언진이 말했다.

"고상하기로는 두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고, 거칠게는 두 낭자가 손 쓸 필요없이 내가 사람을 보내어 수고를 대신케 하겠다."

沈二姑娘道:「你們想幹什麼?」

심대낭자가 말했다.

"당신들은 무얼 하려는 건가요?"

言震道:「這就很難說了,咱們如果是真動了手,兩位姑娘會有些什麼樣的後果,那就要看兩位的運氣了。」

언진이 말했다.

"말하기 거북하군. 우리가 만약 진짜 손을 쓴다면 두 낭자에게 어떤 결과가 있을지 그것은 두 사람의 운에 달렸다."

沈二姑娘道:「以侍衛宮的寵大勢力,欺侮兩個女孩子,也不覺著不好意思麼?」

심대낭자가 말했다.

"시위궁의 방대한 세력으로 두 여자아이를 우롱하다니 낯부끄럽다고 느끼지 않나요?"

言震哈哈一笑,道:「不好意思,什麼叫不好意思,你們江湖人的手段,比咱們侍衛宮,有過之而無不及。」

언진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낯부끄럽긴 뭐가 낯부끄럽느냐. 너희 강호인의 수단은 우리 시위궁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모자라지 않는다."

沈二姑娘道:「我們不是江湖人……」

심대낭자가 말했다.
"우리는 강호인이 아니예요..."

言震冷冷接道:「二位姑娘用不著再裝作了,咱們如是沒有一點把握,也不會請兩位姑娘來了。」

언진은 냉랭하게 대꾸했다.

"두 낭자는 더이상 가장하지 말아라. 우리가 자신이 없다면 두 낭자를 오라고 했을 리도 없다."

沈大姑娘道:「言爺的意思是……」

심대낭자가 말했다.
"언나으리의 말씀은..."

言震接道:「如是兩位姑娘要硬裝到底,在下只有明說了,兩位姑娘,都是丐幫中人,對麼?」

언진이 말을 받았다.

"만일 두 낭자가 끝까지 가장하겠다면 내가 분명히 말할 수 밖에 없군. 두 낭자는 모두 개방인이다. 그렇지?"

沈二姑娘淡淡一笑,道:「言爺,一定要這麼說,咱們姊妹想否認,也是不能了。」

심대낭자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언나으리께서 기어이 그렇게 말씀하시겠다니 우리 자매가 부인하고 싶어도 못하겠군요."

言震還未來得及答話,那位金領班大領頭,已不耐的接道:「言兄弟,不用和她多費口舌了,動手吧!」

언진이 미처 대답하기 전에 그 금색 옷깃의 대영반이 참지 못하고 말을 받았다.

"언형제, 그녀들과 입 아프게 여러 말 하지 말고 손을 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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