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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九回 賭場爭艷(도장쟁염)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十九回 賭場爭艷(도장쟁염)

알타쵸 2018. 11. 4. 16:13

第十九回 賭場爭艷(도박장의 미녀쟁탈전)










馬鵬淡淡一笑,道:「在下見識過閣下佈設的毒藥了。」

마붕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나는 귀하가 뿌려놓은 독약을 견식했소."

任上人道:「見識過又怎樣?你不敢走過去,是麼?」

임상인이 말했다.
"견식하면 또 어쩔텐가? 그대는 감히 지나가지 못할걸?"

馬鵬冷笑一聲,道:「馬某人如是能走過去,閣下又怎麼說?」

마붕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마모가 지나갈 수 있다면 귀하는 또 어떻게 하시겠소?"

任上人哈哈一笑,道:「馬鵬,聽說你是當今江湖上第一流的用毒高手,走過老夫佈下的毒區,也算不得什麼驚人的本領,不過你能過去就可以和老夫比試一下了。」

임상인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마붕, 듣기로 그대가 당금 강호에서 제 일류의 용독고수(用毒高手)라 하니 노부가 안배해 둔 독지대를 통과한다고 무슨 놀라운 솜씨라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대가 지날 수 있다면 노부와 한번 겨룰 수 있지."

馬鵬道:「比試什麼?」

마붕이 말했다.
"무얼 겨룬다는 말이오?"

任上人道:「比試用毒!」

임상인이 말했다.

"용독을 겨루는 것이지!"

馬鵬道:「比試用毒?」

마붕이 말했다.
"용독을 겨룬다고?"

任上人道:「是!」

임상인이 말했다.
"그렇다!"

馬鵬道:「閣下能不能說得清楚一些?」

마붕이 말했다.

"귀하는 좀 분명하게 말할 수 없소?"

任上人道:「可以,老夫拿一粒毒藥給你吃下,自然老夫也吃下了你一塊毒藥。」

임상인이 말했다.
"좋다. 노부가 한 알의 독약을 너에게 주어 먹게 하겠다. 당연히 노부도 너의 독약을 먹겠다."

馬鵬道:「看咱們誰能把誰毒死?」

마붕이 말했다.

"우리들 중에서 누가 독사(毒死)하는지 보자는 말이오?"

任上人道:「正是如此,你敢不敢答應?」

임상인이 말했다.
"바로 그렇다. 그대는 감히 승낙할 수 있겠는가?"

馬鵬道:「為什麼不敢,不過在下也有條件。」

마붕이 말했다.
"왜 감히 못하겠소. 그러나 나도 조건이 있소."

任上人道:「你說,老失是一個講理的人,只要你說的有理,老夫就可以答應。」

임상인이 말했다.
"말하라. 노부는 사리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네 말에 일리가 있다면 노부가 승낙할 수 있다."

馬鵬道:「那很好!你先撤了佈下的奇毒,咱們再彼此比試用毒之能。」

마붕이 말했다.

"그거 좋소! 우선 당신은 뿌려놓은 기독을 거두시오. 그런 다음 우리 피차 용독 능력을 겨룹시다."

任上人道:「你能走過來,老夫就撤去佈下的毒如何?」

임상인이 말했다.

"네가 지나갈 수 있다면 노부가 독을 거두겠다. 어떤가?"

馬鵬道:「君子一言。」

마붕이 말했다.
"군자의 일언은."

任上人道:「駟馬難追。」

임상인이 말했다.

"중천금(重千金)이다."

馬鵬道:「我在經過這毒區之時,閣下會不會下手攻襲?」

마붕이 말했다.

"내가 독지대를 건널 때 귀하가 손을 써서 습격하지 않겠지요?"

任上人道:「不會。」

임상인이 말했다.

"그럴 리 없다."

馬鵬探手從懷中取出兩個玉瓶,分別倒出兩種顏色完全不同的藥物吞下去。

마붕은 손을 내밀어 품 속에서 두 개의 옥병을 꺼냈다. 두 종류의 색깔이 완전히 다른 약물을 따로 따로 쏟아내어 삼켰다.

岳秀低聲道:「馬兄,你能夠撐得住麼?」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마형, 버틸 수 있겠습니까?"

馬鵬笑一笑,道:「主人放心,當今之世,能夠毒死我馬鵬的藥物,卻也沒有幾樣。」

마붕이 웃으며 말했다.
"주인은 안심하시오. 당금 세상에서 나 마붕을 독사시킬 수 있는 약물은 몇 가지 없소이다."

岳秀點點頭,高聲說道:「兩位既都是用毒高手,自願在用毒上一較高下,是出自兩位的同意,但在下希望兩位能夠保持君子之風,只較毒技,不許暗算。」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용독의 고수인 두 분이 용독의 고하를 겨루기를 자원했고 두 분이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두 분이 군자의 풍도를 유지하기를 희망합니다. 오직 용독의 기술만 겨루어야 하며 암산을 해서는 안됩니다."

任上人道:「你是什麼人?」

임상인이 말했다.
"너는 누구냐?"

岳秀道:「在下岳秀。」

악수가 말했다.
"저는 악수입니다."

任上人道:「你就是岳秀?」

임상인이 말했다.
"네가 바로 악수로구나?"

岳秀道:「不錯,閣下可是早知在下的姓名了?」

악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귀하는 벌써 저의 성명을 알고 계시는군요?"

任上人冷冷說道:「一個後生小子,老夫從未聽人說過。」

임상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일개 나이 어린 녀석을 노부는 여태 들어본 적이 없다."

岳秀淡淡一笑,道:「你可以逞口舌之利,但卻不能暗中算計人,在下醜話說在前面,那一個如要施暗計時,可別怪我岳某人的手段毒辣。」

악수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당신이 말솜씨를 과시해도 되지만 암중으로 사람을 음해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먼저 거슬리는 말을 하겠습니다. 어느 누구든 암산을 펼쳤을 시에는 나 악모의 수단이 독랄함을 탓하지 마십시오."

任上人冷笑道:「好大的口氣,你可敢先和老夫一較毒技。」

임상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큰 소리 치는구나. 네 감히 노부와 독기(毒技)를 겨룰 수 있느냐?"

岳秀道:「一人所學,有長有短,互較毒技一事,在下恕不奉陪,何況,你縱然一身毒功,也未必就真能傷人。」

악수가 말했다.

"한 사람의 배움은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독기를 겨루는 것은 제가 모시지 못함을 용서하십시오. 하물며 당신이 설령 일신에 독공을 지니고 있어도 반드시 사람을 상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任上人怒道:「你敢輕藐老夫,我要先教訓你一頓。」

임상인이 말했다.
"네 감히 노부를 업신여기다니 우선 너한테 교훈을 주어야겠다."

岳秀道:「很好!你不信麼?何不試試看你能不能傷得了我?」

악수가 말했다.

"좋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당신이 나를 상하게 할 수 있는지 왜 한번 시험해보지 않으십니까?"

任上人怒道:「馬鵬,咱們先停,我先對付了這姓岳的小子,咱們再較毒技。」

임상인이 노하여 말했다.

"마붕, 우리는 우선 멈추자. 내가 먼저 이 악가 놈을 상대하고나서 다시 독기를 겨루자."

馬鵬正想拒絕,岳秀已搶先開口,道:「馬兄,你別管,我先教訓他一頓。」

마붕이 막 거절을 하려는데 악수가 벌써 앞질러 입을 열었다.

"마형, 상관마십시오. 내가 먼저 그에게 교훈을 좀 주겠습니다."

任上人已大步行了過來。

임상인은 이미 성큼성큼 걸어왔다.

馬鵬沉聲道:「此人毒技,非同小可,主人要多多小心。」

마붕이 침성으로 말했다.

"이자의 독기는 예사롭지가 않으니 주인은 부디 조심하셔야 하오."

岳秀道:「我會小心。」

악수가 말했다.
"조심하겠습니다."

就在兩人說幾句話的工夫,任上人已到兩丈左右處,右手一揚,一道如雲煙的白氣,直射過來。

두 사람이 몇 마디 하는 동안 임상인은 이미 이 장 가량 되는 곳에 이르러 우수를 떨쳤다. 한 줄기 구름같기도 하고 연기같기도 한 흰 기운이 곧장 쏘아져왔다.

馬鵬道:「快些躲開,這是天下馳名的五毒粉……」

마붕이 말했다.

"빨리 피하시오. 이것은 천하에 이름을 떨친 오독분(五毒粉)인데..."

未待馬鵬的話完,岳秀已舉起右手,一掌拍出。一股強烈的掌風,直向那白煙撞了過去。一道激射而來的白色煙氣,被岳秀一掌給震的散成了一片,反向任上人撞了過去。任上人大吃了一驚,一個翻身,倒躍而退,避開了那反擊過來的煙氣粉末。

마붕이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악수는 이미 우수를 들어 일 장을 쳐냈다. 한 줄기 강렬한 장풍이 그대로 백연을 향해 부딪혀갔다. 격사되어 오던 백색연기는 악수의 일 장에 의해 흩어지더니 반대로 임상인을 향해 몰려갔다. 임상인은 깜짝 놀라 몸을 뒤집어 훌쩍 뛰어 물러나서 반대로 습격해오던 연기분말을 피했다.

岳秀冷笑一聲,道:「閣下不過如此,如是還不知天高地厚,我就立刻施下毒手,叫你變成一個殘廢之身。」

악수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귀하는 이 정도에 불과하군요. 아직도 하늘이 높고 땅이 두터운줄 모른다면 나는 즉시 독수를 펼쳐 당신을 불구의 몸으로 만들어 버리겠습니다."

目睹岳秀一掌的威勢,任上人竟有些驚訝莫名,呆呆地望著岳秀出神。

악수의 일 장의 위세를 본 임상인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놀랐다. 멍하니 서서 넋을 놓고 악수를 바라보았다.

馬鵬突然大聲喝道:「在下行過了這片毒區之後,希望你任兄也能夠信守約言。」

마붕이 돌연 크게 소리쳤다.

"내가 그 독지대를 건넌 뒤 임형도 약속을 지키기를 바라오."

突然舉步向前行去。任上人沒有阻止,也沒有出言多問。馬鵬舉動很快,不過片刻工夫,已然行過了那片毒區。

돌연 걸음을 옮겨 앞을 향해 걸어갔다. 임상인은 저지하지도 않고 말 없이 상관하지도 않았다. 마붕의 거동은 아주 빨랐다. 불과 잠깐 동안에 이미 그 독지대를 지났다.

岳秀冷眼旁觀,發覺了馬鵬雖然走的很快,但他神情嚴肅,微微緊張,顯然,對這一片毒區,有著很謹慎的戒備,也有些畏懼。

악수는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보다가 마붕의 걸음이 아주 빨랐지만 그의 표정은 엄숙하고 약간 긴장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확실히 이 독지대에 대해 신중하게 경계하고 있으며 조금은 두려움도 있는 것이다.

但他終於走完了來回全程,長長吁一口氣,道:「閣下,兄弟幸未辱命,已然走完了來回全程。」

그는 끝내 전 구간 왕복을 완료하고 길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귀하, 형제는 다행히 명을 욕되게 하지 않았소. 이미 전 구간을 갔다가 돌아왔소."

任上人道:「看來,毒手郎中之名,果不虛傳。」

임상인이 말했다.

"보아하니 독수랑중의 이름은 헛되이 전해진 것이 아니로군."

馬鵬道:「誇獎,誇獎,閣下可履行約言了吧!」

마붕이 말했다.
"과찬이오. 귀하는 약속을 이행하시오!"

任上人道:「咱們還未賭完。」

임상인이 말했다.
"우리은 아직 내기가 끝나지 않았다."

馬鵬道:「咱們一件一件的算吧!你先了毒區。」 (걷을 철澈이 아닐까,,,)

마붕이 말했다.

"하나 하나씩 계산합시다! 당신은 독지대의 독을 먼저 걷으시오."

任上人道:「好吧!」

임상인이 말했다.
"좋다!"

只見他伸手從身上的革囊中,取出一把白色的藥粉,揮手撤在地上。他邊走邊撒,很快的走完全程。

그는 손을 뻗어 몸에 지니고 있던 가죽주머니 안에서 한 움큼의 백색 약분(藥粉)을 꺼내더니 손을 휘둘러 땅에 뿌렸다. 그는 이리저리 다니며 뿌렸는데 아주 빨리 전 구간을 완료했다.

岳秀一皺眉頭道:「馬兄,他是在除毒呢?還是在佈毒。」

악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마형, 그가 제독(除毒)하고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독을 뿌리고 있는 것입니까?"

馬鵬還未來得及答話,任上人已然走了回來,道:「毒性已除,你可要檢查一下?」

마붕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임상인은 이미 되돌아와서 말했다.

"독성은 이미 제거되었다. 그대는 검사하겠는가?"

岳秀道:「你剛才撒下的白色粉末,是什麼?」

악수가 말했다.
"당신이 방금 전 뿌린 백색분말은 무엇입니까?"

任上人道:「是一種很強烈的毒藥。」

임상인이 말했다.
"일종의 아주 강렬한 독약이다."

岳秀道:「那是說,閣下不但沒有除去毒藥,反而又加了毒粉是麼?」

악수가 말했다.
"그 말은 귀하가 독약을 제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또 독분을 추가했다는 것입니까?"

任上人道:「沒有另外一種方法,能夠切底的除去了這些地上毒粉,除了在下用的辦法之外。」

임상인이 말했다.

"이 땅 위의 독분을 철저하게 제거하려면 내가 쓴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岳秀道:「閣下用的什麼方法?」

악수가 말했다.
"귀하가 쓴 것이 어떤 방법입니까?"

任上人道:「這叫作以毒化毒。」

임상인이 말했다.

"이것을 이독화독(以毒化毒)이라 부른다."

岳秀道:「什麼叫作以毒化毒?」

악수가 말했다.
"무엇을 이독화독이라고 합니까?"

任上人道:「這地上放置的毒藥,十分強烈,清除不易,所以,我只有用此法,使二毒相觸之後,毒性化作烏有。」

임상인이 말했다.

"이 땅에 방치된 독약은 몹시 강렬하여 깨끗이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오직 이 방법을 써서 두 가지 독이 서로 닿은 뒤 독성이 없어지게 했다."

馬鵬道:「主人,在用毒一道中,確有此說。」

마붕이 말했다.

"주인, 용독의 길에는 확실히 그런 이야기가 있소이다."

岳秀道:「你可否瞧瞧看,現在是否還有毒性?」

악수가 말했다.

"지금도 독성이 남아있는지 당신이 한번 살펴보실 수 있겠습니까?"

任上人接口道:「現在毒性已除,只要不把地上藥物吞入腹中,就不會使人中毒了。」

임상인이 말을 받았다.

"지금 독성은 이미 제거되었다. 땅 위의 약물을 뱃 속으로 삼키지 않는다면 중독되지 않을 것이다."

岳秀道:「馬兄,能不能查出來,看看毒性可否已解?」

악수가 말했다.

"마형, 독성이 없어졌는지 조사해보고 오시겠습니까?"

馬鵬應了一聲,伏下身去,仔細的檢查了一下,道:「這是相剋之毒,兩毒相和,毒性已經失效了。」

마붕이 대답하고는 몸을 엎드려 자세히 검사하고는 말했다.
"이것은 상극(相剋)의 독이라 두 독이 서로 중화되어 독성은 이미 효력을 잃었소."

岳秀點點頭,道:「馬鵬,是不是天下的人,都可能被藥物所毒。」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마붕, 천하에 약물에 독해(毒害)를 입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馬鵬道:「聽說一個人如若能練成金剛不壞之身,就不怕毒物傷害,不過,古往今來許多年,從沒有聽說過有人練成了金剛不壞之身。」

마붕이 말했다.

"듣기로 사람이 만약 금강불괴(金剛不壞)의 몸을 연성할 수 있다면 독물에 해를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하더구려. 그러나 고금 이래로 수많은 세월동안 금강불괴지신을 연성한 사람이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소."

岳秀淡淡一笑,道:「我沒有練成了金剛不壞之身,但也不怕毒藥傷害,你下去休息去吧!」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나는 금강불괴지신을 연성하지 않았어도 독약에 해를 당할까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가서 휴식하십시오!"

馬鵬呆了一呆道:「這個,這個……」

마붕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그, 그건..."

任上人冷笑一聲,道:「姓馬的,你可是不敢和我比試?」

임상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마가야, 너는 감히 나와 겨루지 못하겠느냐?"

馬鵬道:「我為什麼不敢。」

마붕이 말했다.
"내가 왜 감히 못하겠소."

任上人道:「好!咱們立刻試過。」

임상인이 말했다.

"좋다! 우리 즉시 시험해보자."

岳秀一皺眉頭,正想出言喝止,馬鵬已搶先說道:「公子,咱們用毒的,有用毒的行規,在下既然答應了和人家比試用毒,那就非比不可。」

악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리려 하는데 마붕은 이미 앞질러 말했다.

"공자, 독을 쓰는 우리들에게는 용독(用毒)의 규칙이 있소이다. 내가 이미 용독을 겨루기로 승낙했으니 겨루지 않으면 안되오."

岳秀道:「哦!」

악수가 말했다.

"허!"

任上人道:「咱們如何一個比法?」

임상인이 말했다.

"어떤 식으로 겨루겠느냐?"

馬鵬道:「剛才是閣下提出來的,現在,該我提出辦法了。」

마붕이 말했다.

"조금 전에는 귀하가 제시했으니 이제는 내가 방법을 제시해야겠소."

任上人道:「只要在用毒的範圍之內,但憑吩咐。」

임상인이 말했다.

"용독의 범위 내라면 분부대로 하지."

馬鵬道:「那很好!咱們先比試吃毒如何?」

마붕이 말했다.
"그거 좋소! 우리 먼저 독 먹기를 겨루면 어떻소?"

伸手從懷中摸出了一個玉瓶,倒了兩粒藥物放在掌心之上,接道:「這兩粒藥物,都是穿腸奇毒,咱們各自服用一粒如何?」

손을 뻗어 품 속에서 한 개의 옥병을 꺼내어 두 알의 약물을 장심(掌心)에 쏟아놓고 말을 이었다.

"이 두 알의 약물은 모두 장에 구멍을 내버리는 기독이오. 우리 각자 한 알씩 먹으면 어떻겠소?"

任上人雙目盯注在馬鵬的掌心之上,瞧了一陣,道:「好!」

임상인의 두 눈은 마붕의 장심 위를 응시했다. 한동안 보더니 말했다.

"좋다!"

伸手取過一粒藥物。

손을 뻗어 한 알의 약물을 가져갔다.

馬鵬望望手中餘下的一粒丹丸,道:「閣下選好了?」

마붕은 수중의 남은 한 알의 단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잘 골랐소?"

任上人道:「不錯。」

임상인이 말했다.
"그렇다."

馬鵬一舉手,把藥物吞入了腹中。

마붕은 손을 들어 약물을 뱃 속으로 삼켰다.

任上人道:「可不可以先服下一粒解藥?」

임상인이 말했다.
"한 알의 해약을 먼저 먹어도 되느냐?"

馬鵬搖搖頭道:「不可以。」

마붕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되오."

任上人道:「不行就不行,我不信你姓馬的能配出毒死我的藥物。」

임상인이 말했다.

"안된다면 안되는 것이겠지. 마가 그대가 나를 독사시킬 약물을 배합해낼 수 있다고 나는 믿지 않는다."

張口把藥物吞下。

입을 벌려 약물을 삼켰다.

馬鵬道:「現在,咱們站著等候死亡了。」

마붕이 말했다.
"이제 우리는 선 채로 죽기를 기다립시다."

任上人道:「要等候多少時間,咱們才能毒發?」

임상인이 말했다.
"얼마나 기다려야 독이 발작하느냐?"

馬鵬道:「大約需要一頓飯工夫左右。」

마붕이 말했다.
"대략 한 끼 밥을 먹을 시간이 필요하오."

任上人道:「這樣久時間,才會發作,算得什麼奇毒。」

임상인이 말했다.
"그렇게 오래 걸려서야 발작하다니 무슨 기독이라 할 수 있을까?"

馬鵬道:「藥性愈慢的藥物,中的毒性也愈是奇惡深入,也就愈難救治。」

마붕이 말했다.

"약성이 느린 약물일 수록 독성도 심하게 깊이 파고들어 치료하기도 어렵다오."

任上人適:「咱們這一場吃毒比賽,應該有一個時間限制才對,是麼?」

임상인이 말했다.

"우리의 이번에 독을 먹는 시합은 당연히 시간제한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가?"

馬鵬道:「一個時辰如何?」

마붕이 말했다.

"한 시진이 어떻소?"

任上人道:「太久了,至多不能超過一頓飯的時限。」

임상인이 말했다.

"너무 길다. 많아야 밥 한 끼 먹을 시한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馬鵬道:「好,就算一頓飯工夫吧!」

마붕이 말했다.

"좋소. 밥 한 끼 먹을 시간으로 합시다!"

兩人口中交談,但內心之中,誰也不敢有絲毫大意,既防毒性發作,又要防對方用毒。除了馬鵬之外,沒有人知道他拏出的是什麼藥物。不知是藥物失效呢?還是這兩大用毒高手,確有吃毒之能。一頓飯的時間過去了,雙方竟然是都無損傷。

두 사람은 입으로 말을 주고받았지만 내심으로는 누구도 감히 실오라기 만큼도 소홀히 하지 못했다. 독성의 발작을 방지하면서 또 상대방의 용독에도 방비해야 했다. 마붕을 제외하고는 그가 어떤 약물을 꺼냈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약물이 효력을 잃었는지 아니면 이 양대 용독의 고수에게 확실히 독을 먹는 능력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밥 한 끼 먹을 시간이 지났다. 쌍방은 여전히 손상이 없었다.

任上人突然輕輕咳了一聲,道:「馬鵬,時間到了。」

임상인이 돌연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마붕, 시간이 되었다."

馬鵬道:「到了,閣下有什麼新的打算?」

마붕이 말했다.

"되었구려. 귀하에게 무슨 새로운 계획이 있소?"

任上人道:「咱們較量兩陣,彼此都未勝敗,對麼?」

임상인이 말했다.

"우리는 두 차례 겨루었는데 피차 모두 이기지도 지지도 않았다. 그렇지 않느냐?"  (두 차례??)

馬鵬道:「不錯,任兄可是準備再比一種?」

마붕이 말했다.

"그렇소. 임형은 아무래도 한 가지 더 겨룰 작정이구려?"

任上人道:「兄弟正有此意。」

임상인이 말했다.
"형제는 바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兩人比了兩陣之後,彼此都有了惺惺相惜之心。

두 사람이 두 차례 겨룬 뒤 피차 모두에게는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

馬鵬道:「任兄吩咐。」

마붕이 말했다.
"임형이 분부하시오."

任上人道:「第三陣,咱們比賽毒刀刺身,兄弟有兩把刀,都經過劇毒淬煉,咱們各自把手臂上刺它一刀,一定要割破肌膚,見血才止。」

임상인이 말했다.

"제 삼진(三陣)은 독도(毒刀)로 몸 찌르기이다. 형제에게는 두 자루의 도가 있는데 모두 극독으로 담금질을 거쳤다. 우리는 각자의 팔에 일 도를 찔러서 살을 가르고 피가 나야 비로소 그친다."

馬鵬道:「刀由任兄出,但兄弟卻有選擇的權利。」

마붕이 말했다.

"임형의 칼이니 형제에게 선택의 권리가 있소."

任上人道:「那是自然。」

임상인이 말했다.
"그거야 당연하지."

伸手在懷中取出了兩把毒刀。日光下,只見刀身上泛起了一片藍汪汪的顏色。不論是否會用毒的人,都可以看得出來,那刀身是經過劇毒淬練過。

손을 뻗어 품 속에서 두 자루의 독도를 꺼냈다. 햇빛 아래 도신의 시퍼런 색깔을 띠고 었다. 독을 쓸 줄 아는 사람이든 아니든 그 도신은 극독으로 담금질을 거쳤음을 알아볼 수 있었다.

任上人將兩把毒刀,平放地上,然後,向後退了五步,道:「馬兄選刀。」

임상인은 두 자루의 독도를 평평하게 놓았다. 그런 다음 뒤로 오 보를 물러나서 말했다.

"마형은 도를 고르시지."

馬鵬伸手撿起了左首的毒刀,接道:「任兄先請。」

마붕이 손을 뻗어 왼쪽의 독도를 주워들고 말했다.
"임형이 먼저 하시오."

任上人冷笑一聲,舉刀在右臂上劃了一刀。鋒利的刀鋒,劃破肌膚,一道兩三寸的傷口,湧出了鮮血。

임상인은 냉소를 치고는 칼을 들어 오른 팔에다 일 도를 그었다. 예리한 칼끝이 피부를 가르자 이삼 촌(寸) 크기의 상처에서 선혈이 솟아나왔다.

馬鵬舉起毒刀,道:「任兄,該兄弟問問你了,你是否早已服過了解毒物?」

마붕이 독도를 들어올리고 말했다.

"임형, 형제가 당신에게 한번 물어 보아야겠소. 당신은 해독 약물을 미리 먹지 않았소?"

任上人道:「沒有,兄弟也是第一次以毒刀傷肌膚。」

임상인이 말했다.

"먹지 않았다. 형제도 독도로 피부를 상하게 하기는 처음이다."

馬鵬道:「就兄弟所知,毒性滲入血液之中,比吞入腹中更為難醫。」

마붕이 말했다.

"형제가 알기로 독성이 혈액 속에 스며들면 뱃 속에 삼킨 것보다 훨씬 치료하기 어렵소."

任上人道:「不錯。」

임상인이 말했다.
"그렇다."

馬鵬冷笑一聲,捲起衣袖,也在左臂上劃了一刀。

마붕이 냉소하더니 옷소매를 말아올리고 왼팔에 일 도를 그었다.

任上人道:「好!咱們等一盞茶工夫,如若咱們都沒有中毒之徵,馬兄請再出一個題目,咱們比過。」

임상인이 말했다.

"좋아!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기다렸다가 만약 우리 모두가 중독의 징후가 없다면 마형이 다시 제목(題目)을 내고 겨루자."

馬鵬道:「姓任的,咱們是不是定要比個生死出來?」

마붕이 말했다.

"임씨, 우리가 기어코 죽고살기로 겨루어야겠소?"

任上人道:「是!咱們總要比倒一個!」

임상인이 말했다.

"그렇다! 어쨌든 겨루어 한 명이 쓰러져야 한다!"

馬鵬道:「兄弟希望你老兄先死!」

마붕이 말했다.

"형제는 노형 당신이 먼저 죽기를 바라오!"

任上人道:「為什麼?」

임상인이 말했다.
"왜지?"

馬鵬道:「因為,我還有太多的事要做,不能死的太早。」

마붕이 말했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할 일이 많아 너무 일찍 죽어서는 안되오."

任上人道:「好生惡死,人之常情,兄弟也不太想死。」

임상인이 말했다.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형제도 그리 죽고싶지는 않다."

馬鵬道:「咱們比試吃毒,如是不停的吃下去,總會把咱們兩個人都毒的倒下去。」

마붕이 말했다.

"우리는 독을 흡수하는 것을 겨루는데 만일 쉼없이 흡수한다면 어쨌든 우리 두 사람 모두 중독되어 쓰러질 거요."

任上人道:「這一點倒是不錯,問題在咱們誰先倒下去。」

임상인이 말했다.

"그 점은 맞다. 문제는 우리 중에 누가 먼저 쓰러지느냐다."

馬鵬閉上嘴已,不再講話。任上人也突然閉上了嘴巴!場中忽然間靜了下去,靜的聽不到一點聲息。但岳秀,譚雲等在場之人,都已經瞧出了情勢不對。

마붕은 입을 닫고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임상인도 돌연 입을 다물었다! 장중에는 별안간 한 점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해졌다. 하지만 악수, 담운 등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이미 정세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렸다.

只見兩人頭上,開始滾落下汗水,臉色也開始轉變。任上人臉上一片慘白,白的不見一點血色。馬鵬的臉上一片黃,黃的像一片土。但有一點,兩人是完全相同,那就是兩人頭上的汗珠兒,愈來愈大了。岳秀心弦微微震動,口齒啟動,欲言又止。

두 사람의 머리에서는 땀방울이 굴러떨어지기 시작하고 안색도 변하기 시작했다. 임상인의 얼굴을 창백했고 한 점 혈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얬다. 마붕의 얼굴은 황토처럼 누랬다. 하지만 두 사람이 완전히 서로 같은 점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두 사람의 머리의 땀방울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었다. 악수는 약간 마음이 떨렸다. 입을 움직여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었다.

馬鵬輕輕咳了一聲,道:「任兄,你怎樣了?」

마붕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임형, 당신은 어떻소?"

任上人道:「你的藥很毒,也很強烈,在下已感覺到快要支持不住了。」

임상인이 말했다.

"그대의 약은 아주 독하고 강렬하여 나는 이제 곧 버티지 못할 것 같군."

馬鵬道:「你那刀上之毒,也很強烈,在下已感覺到快要支持不住了。」

마붕이 말했다.

"당신 칼의 독도 아주 강렬해서 이미 나는 곧 지탱할 수 없을 것 같소."

任上人道:「現在,咱們是不是要吃下去一點解藥?」

임상인이 말했다.

"우리 이제는 해약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

馬鵬道:「怎麼一個吃法?」

마붕이 말했다.

"어떤 식으로 먹소?"

任上人道:「咱們各吃各的解藥,看看誰能支持下去。」

임상인이 말했다.

"우리 각자 해약을 먹고 누가 버틸 수 있는지 한번 보자."

馬鵬道:「如是咱們兩個都支持不下去呢?」

마붕이 말했다.
"만일 우리 둘다 버티지 못한다면?"

任上人道:「那只好同歸於盡了。」

임상인이 말했다.
"그러면 동귀어진(同歸於盡)할 수 밖에."

馬鵬道:「很可惜,在下一旦毒發了,那就無能保護你了。」

마붕이 말했다.

"애석하구려. 내가 일단 독이 발작하면 당신을 보호할 수 없소."

任上人突然睜開了眼睛,道:「笑話,你自顧不暇那還有保護我的能力。」

임상인이 돌연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웃기는 소리. 너는 스스로 돌볼 겨를이 없는데 나를 보호할 능력이 있을까?"

馬鵬道:「因為,我到了自顧不暇的境界時,任何人要殺你,我都已無法阻止他們出手了。」

마붕이 말했다.

"왜냐하면 내가 자신도 돌볼 겨를이 없을 지경이 되었을 때 어떤 사람이 당신을 죽이려 하면 나는 그들의 출수를 저지시킬 수 없소."

任上人道:「他們殺了我,你也一樣要死。」

임상인이 말했다.
"그들이 나를 죽인다면 그대도 마찬가지로 죽어야 한다."

馬鵬笑一笑道:「我可以在你身上,找出解藥。」

마붕이 웃더니 말했다.

"나는 당신 몸에서 해약을 찾아낼 수 있소."

任上人道:「什麼解藥?」

임상인이 말했다.
"무슨 해약을?"
馬鵬道:「自然是你毒刀上的解藥,因為我自己的藥,一定毒不死我。」
마붕이 말했다.
"당연히 당신 독도의 해약이오. 왜냐하면 나 자신의 약은 나를 독사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오."

任上人冷冷說道:「殺我之後,你再從我身上找出解藥自救,那豈不是太過卑下的手段。」

임상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나를 죽인 뒤 내 몸에서 해약을 찾아 자신을 구하겠다니 너무도 비열한 수단이 아닌가?"

馬鵬道:「我毒手郎中,本來就不是什麼君子人物。」

마붕이 말했다.
"나 독수랑중은 본래 무슨 군자는 아니오."

任上人冷哼一聲道:「就算你們殺了我,你們也無法平安的活下去。」

임상인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설령 너희들이 나를 죽여도 평안히 살아가지 못한다."

馬鵬道:「那是以後的事……」

마붕이 말했다.
"그건 나중의 일이오..."

語聲微微一頓,接道:「任兄,你覺著在下的抗毒之力,比你任兄如何?」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임형, 나의 항독능력이 임형 당신에 비해 어떻다고 느끼시오?"

任上人道:「咱們在伯仲之間。」

임상인이 말했다.
"우리는 백중지간(伯仲之間)이다."

馬鵬道:「當今之世,除了咱們兩個之外,還有什麼人的用毒手法,比咱們高明?」

마붕이 말했다.

"당금 세상에 우리 두 사람 말고 또 누구의 용독수법이 우리보다 고명하겠소?"

任上人道:「就在下所知,我們教主,比我高明一些。」

임상인이 말했다.
"내가 알기로 우리 교주는 나보다 더 고명하다."

馬鵬道:「除他之外呢?」

마붕이 말했다.
"그를 제외하면?"

任上人道:「我一直自覺是天下第二個用毒高手……」

임상인이 말했다.
"나는 줄곧 나 자신이 천하에 둘째가는 용독의 고수라고 여겼다..."

馬鵬道:「現在呢?」

마붕이 말했다.
"지금은?"

任上人道:「現在,有了一些改變。」

임상인이 말했다.
"지금은 좀 바뀌었다."

馬鵬道:「你覺著應該列入第三名高手了。」

마붕이 말했다.

"세 번째 고수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고 느꼈구려."

任上人道:「笑話,我覺著應該是兩個第二。」

임상인이 말했다.

"웃기는 소리. 나는 둘째가는 사람이 두 명이어야 한다고 느낀다."

馬鵬道:「那是說,你把兄弟也排作第二名了。」

마붕이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형제를 두 번째에 이름 올렸구려."

任上人道:「不錯。」

임상인이 말했다.
"그렇다."

馬鵬微微一笑道:「如是咱們死了,豈不是可惜的很。」

마붕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만일 우리가 죽는다면 어찌 애석하지 않겠소?"

任上人道:「所以咱們最好都別死。」

임상인이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죽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馬鵬這些日子中,跟著岳秀,學了不少為人之道。右手一抬,把一粒藥物投了過去,道:「任兄,你如是不想死,那就快把這粒藥物服下。」

마붕은 근래 들어 악수를 따르면서 적잖이 사람된 도리를 배웠다. 우수를 쳐들어 한 알의 약물을 던지며 말했다.

"임형, 죽고 싶지 않다면 빨리 그 약물을 먹으시오."

任上人伸手接過,吞了下去,雙目圓睜,盯注在馬鵬的臉上瞧了一陣,道:「馬兄,你是不是快死了。」

임상인이 손을 뻗어 받아서 삼키고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마붕의 얼굴을 한동안 응시하더니 말했다.

"마형, 그대는 곧 죽을 것 같지 않은가?"

馬鵬道:「不要緊,兄弟還可以撐下去。」

마붕이 말했다.

"괜찮소. 형제는 아직 지탱할 수 있소."

任上人道:「啊!你是不是很想死呢?」

임상인이 말했다.
"허! 그대는 죽고 싶은 겐가?"

馬鵬道:「不想死。」

마붕이 말했다.

"죽고 싶지 않소."

任上人道:「我服下你對症之藥,好像毒性已消退了很多。」

임상인이 말했다.

"나는 그대가 준 증상에 맞은 약을 먹고 독성이 이미 많이 없어진 것 같군."

馬鵬道:「那是對症之藥,只要再等上片刻,你身上之毒,就可以完全的消去了。」

마붕이 말했다.

"그것은 증상에 맞는 약이오. 잠시 더 기다리기만 하면 당신 몸의 독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오."

任上人哈哈一笑道:「我如是不交出解藥,你還能支撐好久。」

임상인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내가 만일 해약을 넘겨주지 않는다면 그대는 얼마나 오래 지탱할 수 있을까?"

馬鵬淡淡一笑道:「看看運氣吧!」

마붕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운에 맡기겠소!"

任上人霍然站起身子道:「馬兄,在下要走了。」

임상인이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마형, 나는 가야겠군."

馬鵬道:「儘管請便,恕兄弟不送了。」

마붕이 말했다.

"얼마든지 편한대로 하시오. 형제가 전송 못함을 용서하시오."

任上人淡淡一笑,果然轉身向前行去。譚雲雙眉聳動,俊目放光,似乎是立刻就要出手。但卻被馬鵬示意阻止。任上人步行甚快,片刻之後,走的沒有影兒。

임상인은 담담히 웃더니 과연 뒤돌아서 앞을 향해 걸어갔다. 담운은 두 눈썹을 꿈틀이며 눈에서 불을 뿜었다. 마치 당장이라도 출수하려는 듯 했다. 하지만 마붕이 눈짓으로 저지했다. 임상인의 걸음을 빨라서 잠시 뒤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岳秀道:「馬鵬,你傷勢如何?」

악수가 말했다.
"마붕, 당신의 상세는 어떻습니까?"

馬鵬站起身子,微微一笑,道:「在下很好。」

마붕은 일어서서 미소지으며 말했다.
"나는 아주 좋소이다."

岳秀怔一怔,道:「你沒有受傷。」

악수가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은 다치지 않았습니까?"

馬鵬道:「有!我自己服下的毒藥很毒,但被任上人刀上的毒藥把毒性中和了。」

마붕이 말했다.

"상해를 입었소! 내가 먹은 독약은 아주 독했지만 임상인의 칼에 있던 독약에 의해 독성이 중화되었소."

岳秀道:「二毒加攻,豈不是毒性更重麼?」

악수가 말했다.

"두 가지 독이 더해져서 공격했는데 어찌 독성이 훨씬 심하지 않지요?"

馬鵬道:「用毒一道,奧妙無窮,有些毒可以相和,助其毒性,有些毒可以相剋,任上人和兄弟都是用毒能手,我們這兩個人用的毒,都是奇毒無比之物,妙的是這兩種毒物竟然能相互克制,經過了一番掙扎之後,毒性竟然完全消去。」

마붕이 말했다.

"용독의 오묘함은 무궁무진하다오. 어떤 독은 서로 섞이면 그 독성을 도울 수 있고 어떤 독은 상극이 될 수 있소. 임상인과 형제는 모두 용독의 대가들이오. 우리 두 사람이 쓴 독은 모두 비할 데 없는 기독인데 묘한 것은 이 두 종류의 독물이 뜻밖에도 서로 상극이라 한 번 발버둥치고 나더니 독성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오."

岳秀輕輕嘆息一聲,道:「馬鵬,告訴我實話,你是否中了毒?」

악수가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마붕, 사실대로 말씀하십시오. 당신은 중독되지 않았습니까?"

馬鵬道:「有,不過已過了危險期,目下身上殘存了一些毒物,只要一些時間,屬下自信可以慢慢化去。」

마붕이 말했다.
"중독되었소. 그러나 이미 위험한 시기는 지났소. 나의 몸에 잔존하는 독물은 시간만 있으면 천천히 중화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오."

岳秀道:「任上人呢?」

악수가 말했다.
"임상인은?"

馬鵬道:「和我一樣。」

마붕이 말했다.
"나와 마찬가지라오."

岳秀道:「兩位互較毒技,分出了勝負沒有?」

악수가 말했다.

"두 분의 독기 겨룸에서 승부가 났습니까?"

馬鵬道:「我們平分秋色。」

마붕이 말했다.
"우리는 막상막하요."

岳秀道:「現在咱們應該如何?」

악수가 말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馬鵬道:「如是兄弟沒有想錯,咱們已算過了這一關。」

마붕이 말했다.

"만일 형제의 생각이 틀리지 않다면 우리는 이미 이 관문을 넘은 셈이오."

岳秀道:「哦!」

악수가 말했다.
"아!"

馬鵬道:「屬下先過去看看,是否還留有殘毒。」

마붕이 말했다.

"속하는 아직 남아있는 독이 있는지 먼저 가서 살펴보겠소."

舉步向前行去。片刻之後,馬鵬去而復返,道:「咱們可以走了,道上已無毒物。」

걸음을 옮겨 앞을 향해 걸어갔다. 잠시 뒤 마붕은 갔다가 돌아와서 말했다.

"길 위에는 이미 독물이 없어졌으니 우리는 떠날 수 있소."

譚雲招呼篷車,一路行了過去,果然是沒有發生事故。越過了這片毒區,篷車加快了速度北上。岳秀和馬鵬同乘一車,一路囑咐馬鵬,要他好好保重身體。

담운은 봉차를 불러 길을 나섰다. 과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독지대를 지나자 봉차는 속도를 빨리하여 북상했다. 악수는 마붕과 같은 봉차를 탔다. 가는 길에 마붕에게 몸을 보중할 것을 신신당부했다.

這一陣曉行夜宿,一路上馬鵬不停的服用藥物,費時十餘日,才算把身上殘存的毒性完全消去。這時,過了黃河,篷車繼續北上。

한동안은 이른 아침에 길을 떠나서 밤이 되어야 유숙하는 여정이었다. 가는 길에 마붕은 쉼없이 약물을 복용했는데 십여 일이 걸려서야 몸에 잔존하던 독성을 완전히 없앴다. 이때 봉차는 황하를 건너 계속 북상했다.

出乎意外的平靜,反使譚雲有些忐忑不安,低聲對岳秀說道:「岳兄,這一陣太平靜了,有些出人意外。」

의외의 평온함은 담운으로 하여금 좀 안절부절 불안하게 만들었다. 나직이 악수에게 말했다.

"악형, 그 동안 너무 평정했는데 좀 뜻밖이구려."

岳秀點點頭,道:「平靜的確有點出人意外,不過我相信道途中,還會有一兩次意外的變化。」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확실히 의외로 평정했소. 그러나 도중에 아직 한두 차례 의외의 변화가 있으리라고 믿소."

譚雲輕吁一口氣道:「兄弟一向在江南道上走動,中原一帶曾經來過一次,但卻未過黃河,對這一帶的形勢兄弟一無所知。」

담운은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형제는 늘 강남도상을 다니며 중원일대는 일찌기 한 차례 온 적이 있소. 하지만 황하를 넘지 못했기에 이 일대의 형세는 형제가 아는 바가 없소."

岳秀笑一笑,道:「我也沒有來過,咱們這一行人中,大都在江南道上走動,很少越渡過黃河。」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나도 와본 적이 없소. 우리 일행들은 대부분 강남도상(江南道上)에서 활동하며 황하를 거의 넘지 않았소."

譚雲道:「久聞黃河險惡,無風三尺浪,果然是名不虛傳,如若龍鳳會中還有殺手埋伏,何不用於咱們在渡河時候施襲。」

담운이 말했다.

"황하는 험악하여 바람이 없어도 파도가 삼 척(尺)이라고 들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구려. 만약 용봉회에서 또 살수를 매복시켰다면 왜 우리가 강을 건널 때를 기다렸다가 습격하지 않았을까?"

岳秀微微一笑,道:「那地方太險惡,咱們會小心戒備,全力反擊,適才譚兄安排的渡河佈置,就算他們在河中施襲,只怕也無法討得好處。」

악수가 미소짓고는 말했다.

"너무 험악한 곳에서는 우리가 조심스럽게 경계하고 전력으로 반격할 것이기 때문이오. 조금 전 담형이 안배했던 도하(渡河) 배치라면 설령 그들이 강 속에서 습격을 펼치더라도 이득을 얻을 수 없었을 거요."

譚雲和岳秀經常變換座車,這當兒,兩人都坐上七王爺朱毅的車中。真正的七王爺,穿著一襲青衫,臉上也經過適當的易容,也經常變換乘坐的車位。表面上看,那身著黃袍,冒替七王爺身份的人,才受到了很嚴密的保護。

담운과 악수는 늘 마차를 바꾸어 탔다. 이번에 두 사람은 칠왕야 주의의 마차를 타고 있었다. 진짜 칠왕야는 청삼을 걸치고 얼굴에도 적당한 역용을 거쳤는데 역시 주기적으로 타는 마차를 바꾸었다. 겉으로는 황포를 입고 칠왕야의 신분을 대신하는 사람이야말로 아주 엄밀한 보호를 받는 것으로 보였다.

朱毅掀開車簾,打量了一下北國的風光,笑道:「這地方我倒來過多次,再有數天行程,咱們就到達京城了。」

주의가 마차의 발을 젖히고 북쪽 땅의 풍광을 훑어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이 지방은 내가 많이 왔었소. 며칠 더 길을 가면 경성(京城)에 도달하오."

譚雲低聲道:「王爺,這一帶的山川形勢如何?」

담운이 나직이 말했다.

"왕야, 이 일대의 산천(山川)은 형세가 어떠합니까?"

朱毅道:「燕趙形勢不若江南平坦,任何地方都可以隱藏埋伏,不過此地已近京畿,只怕侍衛宮中人不允許他們在此地活動。」

주의가 말했다.

"하북의 형세는 강남처럼 평탄하지 않아서 어떤 곳에도 매복을 숨길 수 있소. 그러나 이곳은 이미 경기(京畿:수도권)에서 가까워 시위궁 사람들은 그들이 이곳에서 활동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오."

岳秀道:「大哥,如是龍鳳會很怕侍衛宮中人,他們早就不敢侵入王府了。」

악수가 말했다.

"대가, 만일 용봉회가 시위궁 사람들을 두려워한다면 그들은 일찍이 왕부에 감히 침입할 수 없었겠지요."

朱毅微微一笑道:「兄弟說的也是,但這一兩天內,就可以分曉了。」

주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형제 말도 맞네. 하지만 하루 이틀 안으로 분명해질 걸세."

岳秀道:「為什麼?」

악수가 말했다.

"왜지요?"

朱毅道:「再有兩三天,兼程急進就可進入京畿範圍之內,他們如若是還沒有行動,大概不會下手了。」

주의가 말했다.

"이삼 일 더 길을 재촉하면 경기 범위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네. 그들이 더이상 행동이 없다면 아마 손을 쓰지 않을 걸세." 

岳秀輕輕嘆息一聲,道:「大哥,我倒不耽心他們在途中攔劫,那是明槍、明刀的硬拚,我耽心的是他們在京城中對咱們下手。」

악수가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대가, 도리어 저는 그들이 도중에 가로막고 습격하는 것을 염려하지 않습니다. 그건 눈에 보이는 창, 눈에 보이는 칼로 맞서 싸우는 것이니까요. 제가 염려하는 것은 그들이 경성에서 우리에게 손을 쓰는 것입니다."

朱毅道:「你是說他們在天子腳下動手?」

주의가 말했다.

"자네 말은 그들이 천자가 있는 땅에서 손을 쓴다는 뜻인가?"

岳秀道:「不錯,他們已經挑明了,用毒、暗算,什麼都幹得出來,官場禮儀我們可能都不太適應,他們很可能在我們失神之下,動手暗算。」

악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그들이 용독(用毒), 암산(暗算),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관료사회의 예의에 우리는 다들 그다지 적응되지 않았으니 그들은 우리가 부주의한 틈을 타서 암산을 할 테지요."

朱毅點點頭,道:「這個咱們得小心一些。」

주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우리가 좀 조심해야겠군."

岳秀沉吟了一陣,笑道:「大哥,如是兄弟推斷的不錯,他們大概不會在途中下手了。」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대가, 만일 형제의 추단이 틀리지 않는다면 그들은 아마 도중에는 손을 쓰지 않을 겁니다."

朱毅道:「這麼說來,他們準備在京裡下手?」

주의가 말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경성 안에서 손을 쓸 작정이란 말이로군?"

岳秀道:「大概是不會錯了。」

악수가 말했다.

"아마도 틀릴 리가 없습니다."

朱毅道:「兄弟,你看小兄應該如何?」

주의가 말했다.
"형제, 자네가 보기에 소형은 어떻게 해야겠는가?"

岳秀道:「小弟的意思是大哥入京之後,最好還是把身份隱密起來,提早安排一個時間晉見當今,先取得當今的諒解,咱們才能放手施為,不致於鬧出誤會。」

악수가 말했다.

"소제의 생각에 대가께서는 입경(入京)하신 뒤 신분을 은밀히 하시고, 먼저 황상의 양해를 얻어 황상을 알현할 시간을 앞당겨 잡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그제서야 마음놓고 수완을 발휘할 수 있고, 오해가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朱毅道:「這樣嚴重麼?」

주의가 말했다.
"그토록 엄중한가?"

岳秀道:「不錯,龍鳳會忽然間放棄了途中的攔殺,我想他們必然已經有了很完善的準備。」

악수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용봉회가 별안간 도중에 가로막기를 포기했는데 제 생각에 그들은 필시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을 겁니다."

朱毅點點頭,道:「兄弟,如若他們離間了皇兄對我的信任,那就是一樁很大的麻煩了。」

주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제, 만약 그들이 나에 대한 황형(皇兄)의 신임을 이간질한다면 그것 아주 커다란 골칫거리일세."

岳秀道:「是,如若龍鳳會沒有很周密的計劃,咱們決不會這樣平靜。」

악수가 말했다.

"예, 만약 용봉회가 주도면밀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우리가 결코 이렇게 평온하지 못할 겁니다."

朱毅道:「兄弟,你仔細說說看,小兄應該如何?」

주의가 말했다.

"형제, 자세히 말해보게. 소형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

岳秀道:「大哥進京的事,是否早已有人知曉了?」

악수가 말했다.

"대가께서 경성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미리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

朱毅道:「只通知了一聲四皇叔,其他的都未通知。」

주의가 말했다.

"사황숙(四皇叔)께만 통지했고 다른 사람에게는 아직 통지하지 않았네."

岳秀道:「大明朝立藩封王,宦亂頻仍,制度上,可能有播種亂瞟的原因,聽說侍衛宮中人,也都屬太監管轄。」

악수가 말했다.

"대명조는 변두리 제후들을 왕으로 봉하여 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런 제도로 말미암아 함부로 넘보게 되는 원인의 씨앗을 뿌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위궁 사람들도 태감 관할에 속한다고 들었습니다."

朱毅沉吟了一陣,道:「兄弟,先祖遺規我不敢妄作評論,不過世上沒有十全十美的事。」

주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형제, 선조가 물려주신 규정을 내가 감히 함부로 평론하지 못하네. 그러나 세상에 십전십미(十全十美)의 완벽한 일은 없다네."

岳秀微微一笑,道:「大哥說的是,也許小弟真是問的太多了些。」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가의 말씀이 맞습니다. 어쩌면 소제가 너무 많은 간섭을 했군요."

朱毅嘆息一聲,道:「我和你毫無隱秘可言,只是天怒難測,我們雖屬兄弟,而且一向又情意篤厚,但已數年未見,對朝中的事務,我已有很多隔閡,老實說,就憑龍鳳會安排我那些罪狀,只要皇上相信了,我就很難全身再回金陵,能落個全屍而死已是邀天之幸了。」

주의는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나는 자네와 추호도 할 말을 숨기지 않네. 단지 황상의 노여움은 예측하기 어렵지. 우리는 형제이고 게다가 언제나 정이 돈독했네. 하지만 이미 수 년간 만나지 못했고 조정의 사무에 대해 벌써 나는 많이 소원해졌네. 솔직히 말해 용봉회가 나한테 안배한 그런 죄상들을 황상께서 믿으시기만 한다면 나는 온전히 금릉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네. 온전한 시체로 죽어서 하늘로 갈 수 있다면 다행이지."

他的神情突然間變得十分哀傷,語聲又是那樣的淒涼,只聽得岳秀心中震動不已,暗道:「看來宦海風雲的險惡,尤過江湖的險詐了。」

그의 표정은 별안간 몹시 비통하게 변했고 목소리도 그토록 처량하여 악수는 마음이 떨리기 그지 없었다.

'보아하니 관료들 세계의 험악하기는 강호의 음험하고 간사함을 뛰어넘는구나.'

心中念轉,口中卻說道:「大哥,皇帝會那麼多疑麼?」

속으로 생가을 굴리다가 말했다.

"대가, 황제께서 그렇게 의심이 많습니까?"

朱毅笑一笑道:「在我的記憶之中,他是個很重情意的人!……」

주의가 웃으며 말했다.
"내 기억으로는 아주 정이 두터운 사람일세!..."

岳秀接道:「但願如此?……」

악수가 말했다.
"그렇기를 바랄 뿐입니다..."

語聲微微一頓,接道:「但龍鳳會神秘難測,手眼通天,這一關咱們不能不防,萬一你那皇帝兄弟對你有了誤會,大哥又準備如何應付呢?」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용봉회는 신비하여 예측하기 어렵고 수단이 비상합니다. 이번 관문은 우리가 막아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만일 당신의 황제형제가 당신에게 오해를 한다면 대가는 또 어떻게 대응하실 작정입니까?"

朱毅苦笑一下道:「問的好,兄弟,我也正想和你商討一下這件事,什麼人你都可以冒犯,但不能冒犯皇帝,我已經想好了,萬一皇兄對我生疏,小兄已然不準備再回江南了。……」

주의가 고소를 짓더니 말했다.
"좋은 질문일세. 형제, 나도 마침 자네와 그 일을 상의하고 싶었네. 자네는 누구에게도 무례할 수 있지만 황제에게 무례해서는 안되네. 만일 황형이 나를 소원하게 대한다면 소형은 이미 다시 강남으로 돌아가지 않을 작정이네..."

岳秀一皺眉頭,道:「大哥的意思是……」

악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대가의 말씀은..."

朱毅道:「兄弟請放心,我如不回江南,那等於放棄王位,大概可以落個保全性命。」

주의가 말했다.
"형제는 안심하게. 내가 강남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건 왕위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네. 아마 목숨은 보전할 수 있을 걸세."

岳秀嘆息一聲,道:「官場中事兄弟不太瞭然,先父遺命也不准我進身宦海,不過兄弟希望大哥如何自處時,能給兄弟一個消息。」

악수가 탄식하고는 말했다.

"관료사회의 일은 형제가 그리 잘 알지 못합니다. 선부(先父)의 유언도 제가 관리가 되는 것을 불허하셨지요. 그러나 대가께서 자신의 일을 처리하실 때 형제에게 소식을 주시길 바랍니다." 

朱毅哈哈一笑,道:「兄弟,你那位皇帝大哥很精明,聰明莫過帝王,他不是簡單的人,事情不會像咱們想的那樣壞。」

주의가 하하, 웃고는 말했다.

"형제, 자네의 황제대가(大哥)는 아주 영리하시며 총명함이 역대 제왕들 못지 않다네. 그분은 간단한 사람이 아닐세. 사정은 우리 생각 만큼 그렇게 나쁘지 않을 걸세."

岳秀口齒啟動,欲言又止。

악수는 입을 달싹거리며 말을 하려다가 또 그만두었다.


※※※


篷車平安地進了北京城,直馳入一座寬大的宅院中。江湖浪子歐陽俊、和墨、白雙龍,在篷車進入城門之前,卻悄然溜下了篷車。三個人迅速改變裝束,暗暗追在篷車之後。果然,三人發覺了篷車進入了城門之後,立刻被人盯上。

봉차는 무사히 북경성에 들어섰고 그대로 한 채의 넓고 커다란 저택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강호랑자 구양준과 묵,백 쌍룡은 봉차가 성문으로 진입하기 전에 조용히 미끄러지듯 봉차에서 내렸다. 세 사람은 재빨리 옷차림을 바꾸고 암암리에 봉차의 뒤를 쫓았다. 과연 세 사람은 봉차가 성문을 진입한 뒤 즉시 감시당하는 것을 발견했다. 

盯梢的方法很巧妙,而且人手很多,每轉過一個街口,就換了一個人。如非是歐陽俊等早已留心觀察,真還不易發覺。直待篷車進入了那高大的宅院之後,盯梢人才悄然離去。

감시하는 방법은 아주 교묘했고 게다가 사람도 아주 많았다. 매 번 길 어귀를 꺾어돌 때마다 사람이 바뀌었다. 구양준 등이 미리 주의깊게 관찰하지 않았다면 실로 발견하기 쉽지 않았다. 봉차가 그 고대한 저택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감시인들은 조용히 떠났다.

歐陽俊暗和墨、白雙龍打了一個招呼,緩步向前行去。黑漆大門上,一橫字金匾,寫著親王府三個大字。歐陽俊留心的是親王府四周的形勢,並未仔細看那匾上的金色小字。繞著親王府打了半個轉,歐陽俊才繞回到和雙龍約會之處。

구양준은 몰래 묵,백쌍룡에게 주의를 주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흑칠대문 위에는 금색 글자로 "친왕부(親王府)" 세 글자가 가로로 크게 씌어진 편액이 있었다. 구양준은 친왕부 주위의 형세에 주의하느라 그 편액의 작은 금색 글자를 자세히 보지 않았다. 친왕부를 반 바퀴 돌고서야 구양준은 쌍룡과 약속된 곳으로 돌아왔다.

墨龍王召低聲問道:「歐陽兄,看到了什麼?」

묵룡 왕소가 나직이 물었다.

"구양형, 뭐라도 보았소?"

歐陽俊微微一笑道:「江湖浪子沒有什麼別的特長,探道、盯梢最拿手,親王府表面上不見戒備,大門緊閉,甚至連個守門的武士也不見,但骨子裡卻是戒備的十分嚴密,圍城內親兵穿梭,往來巡視。」

구양준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강호랑자는 길을 찾고 뒤를 밟는 것 외에 아무 별다른 장기가 없다오. 친왕부는 표면상 경계가 보이지 않소. 대문이 굳게 닫혀있고 심지어 문을 지키는 무사조차 보이지 않소. 하지만 이면으로는 십분 엄밀한 경계가 있소. 성 안 둘레에는 친병(親兵)들이 쉴새 없이 드나들고 왕래하며 순시하고 있소."

王召道:「這麼看來,王府中事倒是真不用咱們操心了。」

왕소가 말했다.
"그렇다면 왕부 안의 일은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없구려."

歐陽俊道:「岳少俠坐鎮王府,就算真忙,也用不著咱們插手。」

구양준이 말했다.

"악소협이 왕부에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설령 정말 긴박하다고 해도 우리가 개입할 필요는 없소."

王召低聲道:「浪子,這要瞧你的本事,岳少俠要咱們在京裡建立耳目,卻沒有交代怎麼一個建立法子。」

왕소가 나직이 말했다.

"랑자, 이건 당신의 수완에 달렸소. 악소협은 우리더러 경성 안에 이목(耳目:감시체계)을 건립하라고 했는데 어떤 식으로 건립하라는 설명이 없었소."

歐陽俊笑一笑,道:「岳少兄慧眼識人,他知道我浪子這一套最為拿手。」

구양준이 웃더니 말했다.

"악소형은 사람을 볼줄 아는 혜안을 가졌소. 그는 나 강호랑자가 가장 잘하는 것을 알고 있다오."

王召道:「哦!說出來聽聽看那是什麼法子?」

왕소가 아, 하더니 말했다.

"말해보시오. 어떤 방법인지 들어봅시다."

歐陽俊道:「這法子又舒服,又闊氣,只是有些委屈你們哥倆個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 방법은 편안하고 또, 사치스럽소. 단지 당신들 두 명에게는 좀 억울할 것이오."

一向不喜說話的白龍張越,忍不住開了口,道:「歐陽兄,用不著賣關子了,說說看什麼法子?」

늘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던 백룡 장월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어 말했다.

"구양형, 뜸들이지 말고 어떤 방법인지 말해보시오."

歐陽俊道:「兩位知道兄弟這江湖浪子的外號怎麼來的麼?」

구양준이 말했다.

"강호랑자(江湖浪子)라는 형제의 외호가 어떻게 나온 것인지 두 분은 아시오?"

王召微微一笑,道:「吃、喝、嫖、賭、吹,你大概都學會一點。」

왕소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마 당신은 먹고, 마시고, 계집질, 도박, 허풍떨기를 모두 습득했겠지."

歐陽俊道:「不錯,兄弟是樣樣精通,所以才得了浪子之稱,最容易動刀子的是賭,最容易引起紛爭的是色,但這兩樣事,也最容易交朋友。」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소. 형제는 갖가지에 정통하다오. 그래서 랑자라 불릴 수 있는 것이오. 가장 칼부림이 쉽게 나는 것이 도박이고 가장 쉽게 분쟁이 일어나는 것이 색이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친구 사귀기 가장 쉽기도 하다오."

王召道:「哦!」

왕소가 말했다.

"허!"

歐陽俊道:「所以咱們要去大嫖、大賭。」

구양준이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가서 실컷 계집질하고 도박을 해야 하오."

王召道:「大賭、大嫖,咱們兄弟都不太靈光,尤其是不知道京裡的規矩。」

왕소가 말했다.

"도박과 계집질은 우리 형제가 그리 뛰어나지 못하오. 하물며 경성 안의 규칙도 알지 못하오."

歐陽俊道:「這不用兩位費心,全由浪子擔承,不過委屈兩位,也就在此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두 분이 마음 쓰실 필요 없소. 전부 랑자가 맡겠소. 그러나 두 분이 억울한 것도 바로 그 부분인데..."

忽然住口不言。

문득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았다.

王召一皺眉頭,道:「浪子,你有毛病,怎麼說一半又停下了?」

왕소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랑자, 당신은 나쁜 버릇이 있구려. 왜 말을 절반만 하고 또 멈추시오?"

歐陽俊道:「很難出口。」

구양준이 말했다.

"말을 꺼내기가 난처하구려."

王召道:「但說不妨。」

왕소가 말했다.

"말해도 무방하오."

歐陽俊道:「兩位扮個跟班的,給兄弟壯個膽子。」

구양준이 말했다.

"두 분이 시종 역할을 해서 형제의 담을 키워주시오."

王召沉吟了一陣,道:「這是岳少俠的意思?」

왕소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이건 악소협의 생각이오?"

歐陽俊道:「大概是吧!」

구양준이 말했다.

"대충 그렇소!"

王召道:「你看咱們兄弟這付氣派,可像跟班的人。」

왕소가 말했다.

"당신이 보기에 우리 형제의 이런 풍채가 시종같소?"

歐陽俊笑一笑道:「水漲船高啊,有兩位這等氣勢,才能托襯出兄弟的身份。」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물이 불어나면 배도 높아지듯 환경에 맞게 상황도 변하는 법이오. 두 분에게 이 정도 기세가 있어야 형제의 신분을 돋보이게 할 수 있소."

王召皺皺眉頭,道:「好吧!浪子,你用咱們兄弟跟班,可真夠闊氣呀!」

왕소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좋소! 랑자, 우리 형제를 시종으로 쓰면 충분히 호사스러운 티가 날 수 있소!"

歐陽俊一抱拳,道:「這叫假戲真做,現在,我給兩位見個禮,一旦扮起來,兩位可要多多擔待了,說不定我會呼來喝去。」

구양준이 포권하며 말했다.

"이것을 일컬어 가희진주(假戲真做), 진짜처럼 연극한다고 말하는 거요. 내가 이제 두 분께 아랫사람의 예의범절을 보여줄 테니 일단 분장하고 오시오. 내가 소리지르고 호통칠지도 모르는데 두 분은 널리 양해해주시오."

王召、張越相視一笑,未再多言。

왕소, 장월은 서로를 보고 웃더니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


北京城燕山大飯莊,出現了一位豪客,一進門,就包下了一座大院落。兩個常隨,氣宇不凡,托襯的那位豪客更顯得氣派萬千。自然,那位豪客是歐陽俊,兩位常隨跟班是張越、王召。

북경성 연산대반장(燕山大飯莊)에 한 명의 호방한 손님이 출현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한 채의 커다란 정원을 세내었다. 늘 뒤따르는 두 사람은 기우(氣宇)가 범상치 않았는데 그 호방한 손님을 훨씬 더 풍채를 돋보이게 했다. 당연히 그 호방한 손님은 구양준이었고 늘 뒤따르는 시종은 장월, 왕소였다.

王召招過店夥計,重重咳了一聲,吩咐道:「咱們公子喜歡乾淨,房裡的被褥枕頭全換新。」

왕소는 점원을 부르더니 거듭 헛기침을 하고 분부했다.

"우리 공자는 깨끗한 것을 좋아하니 방 안의 이불과 요, 베개를 전부 새 것으로 바꾸도록 해라."

店夥計一面打躬一面連連應是。

점원은 굽신굽신하면서 연신 예예, 하며 대답했다.

換過了新被、新褥子,王召又叫了店夥計,吩咐道:「咱們公子還未進晚餐,準備一桌上好的酒菜。」

새 이불과 요로 바꾸고 왕소는 또 점원을 불러 분부했다.

"우리 공자께서 아직 저녁식사를 하지 못하셨다. 술과 요리를 한 상 잘 차려서 준비하거라."

店夥計答應著往外走,卻又聽王召喝聲道:「回來。」

점원이 대답하고 밖으로 가는데 또 왕소의 외침이 들렸다.

"돌아와라."

店伙計轉過身子,王召一抬手,丟在木桌上一錠黃金。那是五十兩重的金元寶,落在木桌上,震得燭火閃動。店小二直瞪兩隻眼,望著那金元寶出神。燕山飯莊是大飯莊,但一進門就丟下五十兩黃金的闊客,也不多見。

점원이 몸을 돌리자 왕소는 손을 쳐들며 나무탁자에 한 덩이 황금을 내던졌다. 그것은 오십 냥 짜리 금원보(金元寶:元寶는 화폐단위)였다. 나무탁자에 떨어지자 촛불이 흔들거렸다. 점소이는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 금원보를 넋놓고 바라보았다. 연산반장은 대반장(飯莊:규모가 큰 식당,음식점)이었지만 오자마자 오십 냥의 황금을 내놓는 부자 손님은 많이 보지 못했다.

王召笑一笑,道:「咱們公子一個吃不下飯,去找兩個會彈唱的小妞來,咱們公子還要一面聽,一面吃,才能下嚥。」

왕소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 공자는 반찬이 없으면 드시지 않는다. 가서 두 명의 노래하고 연주하는 계집아이를 찾아오너라. 우리 공자는 들으면서 식사를 하셔야 목구멍으로 넘어가신다."

店夥計笑一笑,道:「客爺請放心,不是小的誇口,除了燕山飯莊,換一家真還請不來沈家兩姊妹。」

점원이 웃으며 말했다.

"손님나으리는 안심하십시오. 소인이 허풍떠는 것이 아니라 연산반장 말고 다른 곳에서는 심가(沈家) 두 자매를 불러오지 못합니다."

王召道:「沈家姊妹是……」

왕소가 말했다.
"심가 자매라..."

店小二接道:「目下京裡最紅的兩位姑娘,金打的嗓子,花樣的人,別說聽了,就是看兩眼,就可多吃下兩碗飯,姐姐彈弦,妹妹唱,姐姐人稱花裡紅,妹妹號作迷死人。」

점소이가 말했다.

"지금 경성에서 가장 잘 나가는 두 낭자입지요. 꾀꼬리 목청에 꽃같은 용모를 가져서 듣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보는 것만으로도 밥 두 공기를 먹을 수가 있답니다. 동생은 현을 튕기고 언니는 노래하는데 동생은 화리홍(花裡紅), 언니는 미사인(迷死人)이라고 불린답니다."

王召道:「哦!伙計,咱們公子是嶺南世家,見過大場面,雖然是初到北京城,但在江南道上,可是大有名望,金陵秦淮河,揚州怡紅院,誰不知嶺南大公子。」

왕소가 말했다.

"허! 이봐, 우리 공자는 영남의 세가 출신이라 웅장한 연극도 보셨단다. 비록 북경성에 처음 오셨지만 강남도상에서는 명망이 크시지. 금릉 진회하(秦淮河), 양주(揚州) 이홍원(怡紅院)의 누군들 영남대공자를 모를까."

這番話,本是歐陽俊早編好的,王召說來,倒也是出口成章。歐陽俊卻大剌剌的坐在首位上,一語不發。

이 말은 본래 구양준이 미리 잘 짜놓은 것인데 왕소가 말하자 그럴 듯 했다. 구양준은 도리어 거드럼을 피우며 맨 상석에 앉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店夥計哈哈腰,笑道:「小的這就去招她們兩姊妹來,保證是人比花嬌……」

점원이 허리를 굽신거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소인이 당장 가서 그녀들 두 자매를 불러오겠습니다. 꽃보다 어여쁘다는 것을 보증합니다..."

歐陽俊輕輕咳了一聲,打斷了店夥計的話,道:「賞他十兩銀子。」

구양준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여 점원의 말을 자르고 말했다.

"그에게 열 냥의 은자를 상으로 주게."

張越伸手取出一錠銀子,道:「還不謝過咱們公子。」

장월은 손을 뻗어 한 덩이 은자를 꺼내더니 말했다.

"우리 공자께 고맙다고 하지 않고 뭐 하느냐?"

店小二接過了銀子,兩條腿像麵條似的軟下去,肉腦袋碰上了青磚地,咯的一個響頭,道:「謝謝公子爺。」

점소이는 은자를 받고 두 다리가 마치 삶은 국수면처럼 힘이 풀렸다. 머리를 푸른 벽돌 바닥에 찧어 쿡, 하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공자나으리께 감사드립니다."

站起身子,哈著腰退了出去。

일어나더니 허리를 굽신하고는 물러나갔다.

王召四顧無人,嘆口氣道:「在下也花過大把銀子,卻從沒有感受到錢的力量如此之大。」

왕소가 주위를 둘러보고 사람이 없자 한숨을 쉬고 말했다.

"나도 은자를 펑펑 써본 적이 있지만 여태껏 돈의 힘이 이같이 크다고 느끼지 못했소."

歐陽俊道:「這就是花錢的學問了,錢要花在刀口上,才能花錢有用。」

구양준이 말했다.

"이것이 바로 화전(花錢:돈쓰기)의 학문이라오. 돈은 결정적인 대목에서 써야 비로소 쓸모가 있다오."

王召道:「看來,咱們兄弟,還真得跟你學學花錢之術了。」

왕소가 말했다.

"보아하니 우리 형제는 당신을 따라다니며 돈쓰는 기술을 배워야겠소."

歐陽俊正待答話,室外響起了一陣步履之聲,一個店夥計,慌慌張張的直衝跨院的上房之中。

구양준이 막 대답을 하려는데 밖에서 일진의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한 명의 점원이 허둥지둥 과원(跨院:큰 정원에 딸린 작은 정원)의 상방 안으로 뛰어들었다.

王召冷冷喝道:「幹什麼?」

왕소가 냉랭하게 호통쳤다.
"무슨 짓이냐?"

一上步伸出右手,生生地把那店小二給提了起來。

한 걸음 나아가 우수를 뻗어 그 점소이를 잡아서 번쩍 들어올렸다.

歐陽俊目光一轉,發覺這個店小二,非那適才離去的店小二,一皺眉頭,道:「什麼事,快些說,不然,我要他們揪下你的腦袋。」

구양준이 눈길을 돌려보니 이 점소이는 방금 전 떠났던 점소이가 아님을 발견하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일인지 빨리 말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그들에게 너의 머리를 뽑아버리라고 하겠다."

王召人高馬大,一把提起這個店夥計,已使他無法喘氣,只見他口、鼻齊動,擠出一種怪腔怪調,道:「大爺,有人找……找你……」

왕소는 체구가 컸다. 그 점원을 들어올리자 이미 그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는 입고 코를 일제히 놀려서 목소리를 짜냈다.

"나으리, 당신을... 찾는... 사람이...있습니다..."

歐陽俊一面示意王召放下店夥計,一面說道:「什麼人找我?」

구양준은 점원을 내려놓도록 왕소에게 눈짓하면서 한편으로 말했다.

"누가 나를 찾느냐?"

店小二道:「一個怪模怪樣的人……」

점소이가 말했다.

"한 명의 생김새가 괴이한 사람입니다..."

歐陽俊霍然站起身子道:「什麼人?」

구양준이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누구냐?"

只聽一個冷冷的聲音,道:「我!」

냉랭한 음성이 들렸다.

"나요!"

一個三旬左右的漢子,大步而入。這人穿著一身灰色衣服,個子不高,枯瘦如柴。但雙目中,卻不時射出神光。

한 명의 삼순(三旬) 가량된 사내가 큰 걸음으로 들어왔다. 이자는 일신에 회색의복을 걸쳤는데 키가 크지 않고 장작개비처럼 비쩍 말랐다. 하지만 두 눈에서는 이따금씩 신광(神光)이 쏘아져 나왔다.

分明是大練家子,使得歐陽俊暗暗提高了警覺心,冷冷說道:「你是什麼人?」

무공을 익힌 사람이 분명했기에 구양준은 암암리 경각심을 끌어올리고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灰衣人道:「在家靠父母,出門靠朋友,閣下在江湖上走動,難道不知道江湖的規矩麼?」

회의인이 말했다.

"집에서는 부모를 의지하고, 집을 나서면 친구를 의지한다고 했소. 귀하는 강호를 다니면서 설마 강호의 규칙을 모르시오?"

這人來的大突然,使得見多識廣,閱歷豐富的歐陽俊,也無法瞭解是怎麼回事。

이 사람은 갑작스레 왔기에 견식이 두루 많고 경험이 풍부한 구양준도 어찌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鎮靜了一下心神,歐陽俊緩緩說道:「你們知道我的身份麼?」

마음을 진정시키고 구양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은 나의 신분을 아시오?"

灰衣人搖搖頭。

회의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歐陽俊道:「那你很膽大。」

구양준이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아주 대담하구려."

灰衣人冷笑一聲,道:「強龍不壓地頭蛇,這是北京城,天子腳下。」

회의인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강한 용(龍)도 그 지방의 뱀(蛇)을 이기지 못한다고 하오. 이곳은 천자가 계신 북경성이오."

歐陽俊心中已然有些明白,暗暗忖道:「你小子扮的再像,但青皮混混子中,決不會有你那一對目光,分明是借地痞身份而來……」

구양준은 심중으로 이미 조금 알게 되었다.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네 놈이 그럴 듯하게 분장했지만 망나니 건달들 중에서 결코 너의 그 한 쌍의 눈빛을 가진 놈은 없을 것이다. 분명히 토박이 건달 신분을 빌렸겠지...'

突然一舉手,張越立刻橫了一步,攔住了去路。王召已放下店小二,向前欺進了兩步。

돌연 손을 들자 장월이 즉시 옆으로 한 걸음 옮겨 가는 길을 가로막았다. 왕소는 이미 점소이를 내려놓고 앞으로 두 걸음 나아갔다.

灰衣人臉上閃掠過一抹驚駭,但立刻又恢復了平靜,道:「你要幹什麼?」

회의인의 얼굴에 한 가닥 놀라움이 스쳐지나갔지만 즉시 또 평정을 회복하고 말했다.

"무슨 짓이오?"

歐陽俊也裝作未瞧出他的身份,道:「靠山吃山,但要利斧采薪,靠水吃水,但要結網網魚,就憑你這份德行,也敢吃到大公子的頭上,給我拿下。」

구양준도 그의 신분을 눈치채지 못한 척하면서 말했다.

"산을 끼고 있는 곳에서는 산으로 먹고 사는데 잘 드는 도끼로 나무를 해야 하고, 물을 낀 곳에서는 물로 먹고 사는데 그물을 엮어 물고기를 잡아야 하오. 당신의 그런 꼬락서니로 감히 대공자의 술자리에 끼려 하다니. 잡아 오게."

王召應聲伸手抓去。灰衣人一見王召出手,只好硬掌接架,一手架開王召右手,一掌反切過去。王召沉臂避開,雙手立刻搶攻過去。兩人就這樣見招破招,見式破式地展開了一場決鬥。一連三十餘招,未分勝敗。

왕소가 대답하고는 손을 뻗어 움켜잡아갔다. 회의인은 왕소의 출수를 보자 맞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한 손으로 왕소의 우수를 막고 일 장으로 반격하여 공격해갔다. 왕소는 팔을 내려 피하고 쌍수로 즉시 앞질러 공격해갔다. 두 사람은 이런 식으로 초식을 보면 그 초식을 파해하면서 한바탕 결투를 전개했다. 연이은 삼십 여 초에도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歐陽俊暗暗吃了一驚,忖道:「嶺南雙龍,何等身手,數十招未能收拾下個小子,這小子定是大有來歷的人物。」

구양준은 남몰래 깜짝 놀라서 곰곰히 생각했다.

'영남쌍룡의 솜씨가 어떠한가? 수십 초에도 한 놈을 수습하지 못하다니 이놈은 내력이 있는 인물임이 틀림없다.'

心中念轉,立刻重重咳了一聲,道:「住手。」

속으로 생각을 굴리더니 즉시 거듭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손을 멈춰라."

王召應聲收拳,退後了兩步。

왕소는 대답하고 권을 거두더니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歐陽俊一揮手,道:「這位朋友好身手。」

구양준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이 친구분은 솜씨가 좋군."

枯瘦如柴的灰衣人道:「不敢當。」

마른 장작처럼 비쩍 마른 회의인이 말했다.

"감당할 수 없소."

歐陽俊道:「朋友,不打不相識,在下初到北京城,不知何處開罪了你朋友,希望你朋友指點,指點。」

구양준이 말했다.

"친구, 싸워보지 않으면 서로 알지 못한다고 했소. 나는 처음 북경성에 왔기에 어떤 점에서 당신에게 죄를 지었는지 알지 못하니 친구 당신이 지적해주시기 바라오."

灰衣人道:「大公子這話太客氣了。」

회의인이 말했다.

"대공자의 그 말은 너무도 겸손하시구려."

歐陽俊一抱拳道:「朋友有何見教,請坐下說吧!」

구양준이 포권하며 말했다.

"친구에게 어떤 가르침이 있다면 앉아서 말씀하시오!"

灰衣人淡淡一笑,道:「在下這身份,能和你大公子同桌共坐麼?」

회의인이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나의 이런 신분으로 대공자 당신과 한 자리에 앉을 수 있겠소?"

歐陽俊道:「閣下是真人不露像,在外邊走動的人,都希望多交幾個朋友,兄弟這次初臨貴寶地,很希望在貴地交上兩位可以互相幫忙的好朋友。」

구양준이 말했다.
"귀하는 드러내지 않는 진인(真人)이시구려. 외지를 돌아다니는 사람은 다들 친구들을 많이 사귀기를 바라는 법. 형제는 이번에 처음으로 귀하의 땅에 왔는데 서로 돕는 좋은 친구로 사귈 수 있기를 바라오." 
灰衣人道:「兄弟來此之意,倒未存高攀之心,但如大公子覺著在下是一位可以交往的朋友,大家都不妨試試?」
회의인이 말했다.

"형제가 이곳에 온 뜻은 사귀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소. 하지만 대공자가 나를 친구로 사귈 수 있다고 여긴다면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소."

歐陽俊道:「好!如是閣下可以折節下,兄弟很願交你這個朋友。」 (이 아니고 交일듯)

구양준이 말했다.

"좋소! 만일 귀하가 신분을 낮추어 사귈 수 있다면 형제는 당신을 친구로 사귀기 원하오."

灰衣人道:「只怕在下要使你很失望了。」

회의인이 말했다.
"당신을 실망시킬 것 같소."

歐陽俊道:「不至於吧!」

구양준이 말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겠지!"

灰衣人輕輕咳了一聲,在歐陽俊對面坐了下去。

회의인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구양준을 마주 보고 앉았다.

歐陽俊道:「斟酒。」

구양준이 말했다.
"술을 따르게."

王召大步行了過來,替那灰衣人斟滿了一杯,恭恭敬敬的擺在那灰衣人面前。

왕소는 큰 걸음으로 걸어와서 그 회의인에게 한 잔 가득 따라서 공손히 회의인 면전에 놓았다.

灰衣人回顧了王召一眼,道:「這位兄台貴姓。」

회의인은 왕소를 돌아보고 말했다.

"이분 형장의 성은?"

王召道:「在下只是從人身份,閣下如和咱們公子論交,區區又怎敢通名報姓呢?」

왕소가 말했다.

"저는 단지 종놈의 신분입니다. 귀하가 우리 공자와 교정을 논한다면 보잘 것 없는 제가 어찌 감히 통성명을 할 수 있겠습니까?"

他裝龍像龍,把身份把持的恰到好處。

그의 연기는 신분에 꼭 들어맞았다.

灰衣人點點頭,道:「大公子這位從衛的武功,可算得江湖上第一等身手人物。……」

회의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공자, 이분 시종의 무공은 강호에서 제 일등 솜씨를 가진 인물이라고 할 수 있소..."

歐陽俊接道:「那裡,那裡。」

구양준이 말했다.

"천만의 말씀."

灰衣人輕輕咳了一聲,道:「大公子,在下似乎應該先把自己介紹一下。」

회의인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대공자, 내 자신을 먼저 소개해야 할 것 같소."

歐陽俊道:「固所願也!不敢請耳。」

구양준이 말했다.

"감히 청하지 못했지만 바라던 바요!"

灰衣人道:「兄弟姓周,單名一個堤字。」

회의인이 말했다.

"형제의 성은 주(周), 외자 이름은 제(堤)요."

歐陽俊道:「原來是周兄,失敬失敬。」

구양준이 말했다.
"원래 주형이셨구려. 실례했소이다."

周堤道:「在下還未請教大公子的姓名。」

주제가 말했다.
"나는 아직 대공자의 성명을 가르침 받지 못했소."

歐陽俊道:「兄弟姓羅,世居嶺南,一向在江南道上走動,從未到過北京地面,此次初度北上,還望周兄弟多多指點。」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의 성은 라(羅)고 영남(嶺南)에 살고 있어서 늘 강남도상을 다니며 지금까지 북경땅에는 와본 적이 없소. 이번에 처음으로 북상했으니 주형이 많이 가르쳐 주시기를 바라오."

周堤道:「不敢當,羅兄如若有什麼事,但請吩咐一聲。」

주제가 말했다.

"감당할 수 없소. 라형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분부만 하시오."

歐陽俊道:「兄弟此番北上,並無要事,主要的是,久閒京都賭豪女艷,兄弟特來遊玩一番。」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의 이번 북상은 결코 중요한 일은 없소. 주된 것은 경도(京都)의 도박은 판이 크고 여인들이 아름답다고 오랫동안 들어왔기에 형제가 특별히 한번 놀러왔소."

周堤道:「羅兄,只帶他們兩位從人來麼?」

주제가 말했다.

"라형은 오직 그들 두 명의 시종만 데리고 왔소?"

歐陽俊笑一笑道:「兄弟這兩個從衛,都是嶺南高手,一般的江湖武師,都非敵手,自然,如遇上像羅兄這樣的高手,那又另當別論了。」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형제의 이 두 시종은 모두 영남의 고수들이라 일반 강호의 무사들은 적수가 못되오. 당연히 주형같은 이런 고수를 만난다면 그것 또 따로 논해야 할 것이오."

周堤笑一笑,道:「兄弟只是幾招粗淺工夫,登不得大雅之堂,倒叫羅兄見笑了。」

주제가 웃으며 말했다.

"형제에겐 단지 몇 초의 조잡한 무공뿐이라 내놓을 만한 것이 아니라오. 라형에게 웃음거리가 되었구료."

歐陽俊道:「好說,好說,兄弟先敬你羅兄一杯。」

구양준이 말했다.

"별말씀을. 형제가 먼저 주형께 한 잔 올리겠소."

兩人對飲了一個滿杯,歐陽俊才笑一笑,接道:「兄弟得祖上餘蔭,薄有資才,一生心願,只想遊遍天下的名山勝景,見識一下天下的絕色美女。」

두 사람이 마주 앉아 한 잔 마시고서야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조상덕으로 재물이 조금 있소이다. 일생의 심원(心願)은 오직 천하명산의 절경을 두루 유람하면서 천하의 절색미녀를 견식하고 싶을 뿐이오."

周堤道:「羅兄,此番北來,只是為了要玩一玩麼?」

주제가 말했다.

"라형, 이번에 북쪽으로 오신 것은 단지 한번 놀아보기 위함이오?"

歐陽俊道:「正是如此。」

구양준이 말했다.
"바로 그렇소이다."

周堤道:「羅兄,咱們一見如故,兄弟有幾句話,不得不奉告羅兄。」

주제가 말했다.

"라형, 우리가 만나자마자 옛 친구처럼 친해졌으니 라형에게 알려드리지 않으면 안될 몇 마디 말이 있소."

歐陽俊道:「兄弟洗耳恭聽。」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는 귀를 씻고 듣겠소."

周堤道:「這幾天,京畿這地面上,可能要發生一點變化。」

주제가 말했다.

"요 며칠 경기(京畿:国都및 부근의 지구) 땅에 한 점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소."

歐陽俊道:「什麼變化?」

구양준이 말했다.

"무슨 변화요?"

周堤道:「兄弟只是聽到一點消息,詳細內情,還不太清楚,不過,這消息卻十分可靠的。」

주제가 말했다.

"형제는 약간의 소식을 들었을 뿐이고 상세한 내정은 그리 잘 모르오. 그러나 이 소식은 십분 믿을 만하오."

歐陽俊道:「周兄,是否給兄弟一點指示呢,如是小小的麻煩,兄弟也不是怕事的人。」

구양준이 말했다.

"주형, 형제에게 좀 가르쳐 주시오. 만일 사소한 말썽이라면 형제도 사건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오."

周堤點點頭,道:「這個,兄弟明白……」

주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형제가 잘 알고 있소..."

輕輕咳了一聲:「聽說是,涉及官府中人。」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들리는 말로는 관부의 사람들이 연관되었다고 하오."

歐陽俊哦了一聲,道:「這就有些麻煩了,民不和官鬥,兄弟家裡雖然有一點錢,但也不願和官場中人嘔氣。」

구양준이 아, 하더니 말했다.

"그건 좀 성가시구려. 백성은 관부와 다투지 않는 법. 형제는 집에 돈이 좀 있지만 관리들과 사이가 틀어지기를 원치 않소."

周堤笑一笑道:「羅兄,咱們一見如故,你既然肯交兄弟這個朋友,也不能讓你白交啊。」

주제가 웃으며 말했다.

"라형, 우리는 만나자마자 옛 친구처럼 여기게 되었소. 당신이 이왕 형제를 친구로 사귀겠다니 헛되이 사귀게 할 수도 없소."

歐陽俊明白裝作不明白,輕輕啊了一聲,道:「周兄的意思是……」

구양준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가볍게 허, 하더니 말했다.

"주형의 말씀은..."

周堤接道:「就算北京城,鬧出天大的事,但也不能妨礙到你羅兄的興致,今晚上兄弟作東,咱們先去玉簫書寓,吃一頓,然後……」

주제가 말했다.

"설령 북경성에 커다란 사건이 터지더라도 라형 당신의 흥취를 방해해서는 안되오. 오늘밤 형제가 주인노릇을 하겠소. 우리 우선 기원으로 가서 한잔 하고 그런 다음..."

歐陽俊接道:「我已要店小二去接人了,聽說是目下該京城很紅的沈家姊妹,周兄請留此便飯,咱們一面聽,一面吃。」

구양준이 말했다.

"나는 이미 점소이에게 사람을 연결해 달라고 했소. 듣기로 지금 경성에서 아주 잘나가는 심가 자매라는데 주형은 여기 남아서 식사하시구려. 우리 들으면서 먹읍시다." 

周堤微微一怔道:「沈家姊妹?」

주제가 약간 멍해져서 말했다.
"심가 자매?"

歐陽俊道:「怎麼樣?聽說他們是目下京裹最紅的腳色。」

구양준이 말했다.

"왜 그러시오? 그들은 지금 경성 안에서 가장 잘나가는 인물들이라 들었소."

周堤點點頭,道:「不錯,沈家姊妹的大鼓書,在目下北京城中,算是頭一份了。」

주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렇소. 심가 자매의 대고서(大鼓書:판소리처럼 한 명은 장단을, 한 명은 口演을 함)는 지금 북경성에서 으뜸이라 할 수 있소."

歐陽俊道:「這麼看來,這燕山大飯莊,真還是有點苗頭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다면 이 연산대반장은 정말 연줄이 조금은 있구려."

周堤神情似是很沉重,有些心不在焉的味道。也未回答歐陽俊的問話。

주제의 표정은 몹시 침중한 듯, 마음이 딴 데 가있는 느낌이 있었다. 구양준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았다.

歐陽俊看出了周堤心事重重,但卻裝作不知道,輕輕咳了一聲,接道:「周兄常年在京畿地面上走動,想必對這些風月場中人物,知曉的很清楚了。」

구양준은 주제의 심사가 무거움을 눈치챘지만 모르는 척 가볍게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말을 이었다.

"주형은 늘 경기 땅을 다니시니 화류계 인물들에 대해 아주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하오."

周堤如夢初醒般,口中哦了一聲,道:「不錯,不錯,在下對風月場中的事,知曉的很清楚。」

주제는 꿈에서 깨어난 듯 입으로 아, 하더니 말했다.

"그렇소. 나는 화류계의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소."

歐陽俊道:「好極了,兄弟別無嗜好,就是喜愛豪賭,女色,周兄如是……」

구양준이 말했다.

"잘됐구려. 형제는 따로 가리는 것이 없소. 화끈한 도박판과 여색을 좋아한다오. 주형이 만일..."

只聽步履聲響,一個店小二帶著兩個美艷的少女,大步行了進來。歐陽俊一雙眼睛,突然盯在那兩位少女身上。店小二說的不錯,這兩個女子確然長的不錯,姐妹兩個一般高,當先的一個,穿著一身黃,懷中抱著一個琵琶。後面一個穿的一身綠,綠衫,綠裙,綠繡鞋。

발자국 소리가 들리더니 한 명의 점소이가 아리따운 두 소녀를 데리고 걸어 들어왔다. 구양준의 한 쌍의 눈동자는 돌연 그 두 소녀를 응시했다. 점소이 말이 틀리지 않았다. 이 두 여자는 확실히 생긴 것이 괜찮았다. 언니동생은 둘 다 똑같이 키가 컸는데 앞에 선 한 명은 일신에 황색 옷을 걸치고 품 속에 비파를 안고 있었다. 뒤쪽의 한 명은 녹색 의삼, 녹색 치마, 녹색 꽃신으로 일신에 온통 녹색을 걸치고 있었다.

店小二一躬身,道:「大公子,沈家姊妹很賞臉,推掉了不少的約會,匆匆趕了來,侍候大公子。」

점소이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대공자, 심가 자매가 체면을 세워주었습니다. 적잖은 약속을 거절하고 총총히 달려와서 대공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歐陽俊道:「哦,賞一錠黃金。」

구양준이 말했다.

"아, 한 덩이 황금을 상으로 주게."

王召應聲摸出了一錠黃金,約摸有十兩左右,望著出神。原來,他一下子,不知道應把這十兩黃金賞給什麼人。

왕소는 대답하고 대략 열 냥짜리 한 덩이 황금을 꺼내고는 넋놓고 바라보았다. 원래 그는 이 열 냥짜리 황금을 누구에게 상으로 주어야 할지를 몰랐던 것이다.

歐陽俊已瞭然了王召的心意,立時說道:「賞給兩位姑娘。」

구양준은 이미 왕소의 생각을 알고 즉시 말했다.

"두 분 낭자에게 상으로 주게."

王召伸手把黃金交給那黃衣少女。

왕소는 손을 뻗어 황금을 그 황의소녀에게 주었다.

黃衣女接過了一錠黃金,一躬身,道:「謝謝大公子。」

황의녀는 황금을 넘겨받더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대공자께 감사드려요."

歐陽俊一揮手道:「小意思、小意思……」

구양준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별 것 아니오..."

語聲一頓,接道:「聽說妳們兩姐妹,目下紅的發紫,肯給本公子這個面子,在下很高興。」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당신들 두 자매는 지금 아주 잘 나간다고 들었는데 본 공자의 체면을 세워주어 몹시 기쁘오."

店小二低聲道:「酒菜已經備好。」

점소이가 나직이 말했다.

"술과 요리는 이미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歐陽俊目光一掠周堤,只見他側過臉去,似是有意的避開沈家姊妹的目光。

구양준이 주제를 힐끗 보았다. 그는 얼굴을 틀어 마치 일부러 심가자매의 눈빛을 피하는 것 같았다.

心中一動,道:「快快送上菜……」

마음이 동하여 말했다.

"빨리 요리를 내어오너라."

目光轉注到二女的身上,接道:「兩位姑娘也請坐下來,吃一杯。」

시선을 두 여자에게로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두 분 낭자도 앉아서 한 잔 드시오."

黃衣女道:「不用了,咱們是賣唱的,怎敢和公子同飲。」

황의녀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우리는 노래를 파는 것들인데 어찌 감히 공자와 같이 마시겠어요."

歐陽俊哈哈一笑,道:「在下這一生,只有一樁人所難及的好處,那就是天生有憐香惜玉之心。」

구양준은 하하, 웃고는 말했다.

"나의 일생에 남들은 미치기 어려운 점이 오직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여인을 아끼는 마음을 타고난 것이라오."

黃衣少女口中哦了一聲,道:「薄命、弱女、斷腸花,淪落風塵混生涯,多謝你大公子好心,咱們感激不盡。」

황의녀가 아, 하더니 말했다.
"유약한 여자아이가 박복하여 불쌍하게도 윤락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공자 당신의 호의에 감사드리며 우리는 감격하기 그지 없어요."

歐陽俊道:「客氣,客氣,兩位姑娘快請坐下。」

구양준이 말했다.

"천만에, 천만에. 두 분 낭자는 어서 앉으시오."

口中說話,卻硬把兩人讓到周堤的身側。周堤似是有意的規避兩人,故意把臉轉過去。歐陽俊卻是有意地讓兩人碰面,讓二女坐了下去。

말을 하면서 두 사람을 주제의 옆에 앉게 했다. 주제는 일부러 두 사람을 회피하는 듯 고의로 얼굴을 돌렸는데, 도리어 구양준은 일부러 두 사람을 대면하도록 두 여자를 앉혔다.

輕輕咳了一聲,道:「兩位姑娘,那一位是姊姊?」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두 분 낭자, 어느 분이 언니요?"

黃衣少女道:「我,不知公子要咱們侍候你一段什麼曲兒?」

황의소녀가 말했다.

"저예요. 우리가 어떤 곡으로 공자를 모셔야 할지 모르겠군요?"

歐陽俊道:「周兄,這要你提示提示了,兄弟世居嶺南,初涉北地,對此道是外行。」

구양준이 말했다.

"주형, 당신이 한번 제시해 보시오. 형제는 대대로 영남에서 살았고 처음 북쪽 땅을 밟았으니 이런 쪽으로는 문외한이오."

周堤沒法子不接腔了,重重咳了一聲,道:「沈家二位姑娘,不但是歌喉婉轉,而且是北京地面上有名的才女,只要羅兄出個題目,她們就可以作出文章了。」

주제는 그의 말에 응대하지 않을 수 없어 거듭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심가 두 분 낭자는 노랫소리가 구성질 뿐만 아니라 북경 땅에서 유명한 재녀(才女)라오. 라형이 제목을 내놓기만 하면 그녀들은 곡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요."

黃衣女目光轉了一轉,道:「啊喲,我還當是什麼人,原來是周大爺,你怎麼穿了這麼樣一身衣服呀!」

황의녀가 눈길을 돌리더니 말했다.

"어머, 나는 누구신가 했습니다. 원래 주큰나으리셨군요. 당신은 어찌 이런 의복을 걸치고 계신가요?"

周堤苦笑一下,道:「真想不到咱們會在這裡碰上了。」

주제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여기서 만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군."

歐陽俊心中已經有些明白,但卻故意裝出一臉錯愕之色,望著兩人出神。

구양준은 이미 마음 속으로 알았지만 고의로 깜짝 놀란 낯빛으로 두 사람을 넋놓고 바라보았다.

黃衣女不知是有意呢?還是無意,好像故意要挖周堤的底子,說道:「周爺,你好像有兩個月沒有去咱們姊妹那裡坐過了?」

황의녀는 일부러 그러는지, 아니면 무의식중에 그러는지 모르지만 마치 고의로 주제의 내막을 캐내려는 듯이 말했다.

"주나으리, 당신은 이 개월간 우리 자매들이 있는 곳으로 오지 않으신 것 같아요."

周堤道:「啊!這兩個月,咱們有點兒忙,所以沒去探望你們姊妹。」

주제가 말했다.

"아! 두 달간 우리가 좀 바빴지. 그래서 너희 자매한테 들르지 못했구나."

黃衣女道:「原來如此,玉大人好吧!」

황의녀가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옥대인(玉大人)은 잘 계신가요?"

周堤臉色一變,但只不過一瞬間,他又恢復了鎮靜氣色,笑一笑,道:「玉大人好。」

주제는 낯빛이 일변했지만 한 순간에 불과했다. 그는 또 침착한 기색을 회복하고 웃으며 말했다.
"옥대인은 잘 있다."

黃衣少女道:「周大人,你給我帶個信給他,要他這兩三天內,到咱們姊妹那裡去一趟,我有重要事和他商量。」

황의녀가 말했다.
"주대인, 그에게 이삼 일 안으로 우리 자매가 있는 곳으로 와달라고 전해주세요. 그와 상의할 중요할 일이 있답니다."

周堤道:「好!兄弟一定把信兒帶到。」

주제가 말했다.

"좋아! 형제는 반드시 소식을 전하겠다."

黃衣少女似乎是鐵了心,硬要把周堤的身份亮出來,緊追不捨的說道:「周大爺,我可是黑夜看燈,打鈴聽聲,你要把信兒一定傳到,三天內,他如不去我們那兒,我可要到侍衛宮中去找了。」

황의녀는 마치 주제의 신분을 밝히고야 말겠다고 굳게 결심한 듯 포기하지 않고 곧바로 말했다.

"주큰나으리, 저는 몹시 애타게 기다리고 있으니 당신은 꼭 소식을 전해주셔야 해요. 삼 일 안으로 그가 우리한테 오지 않으면 나는 시위궁으로 찾아가겠어요."

歐陽俊心中暗道:「原來這姓周的竟是侍衛宮中的人。」

구양준은 속으로 생각했다.

'원래 이 주가는 시위궁 사람이구나.'

但見周堤臉色一變,道:「沈大姑娘,你有個完沒有?」

주제의 낯빛이 일변하는 것이 보였다.

"심대낭자(沈大姑娘), 그만하지 못할까?"

沒有等沈大姑娘開口,那一身綠衣的二姑娘卻已說了話,道:「哎喲,周爺,你真的生氣了!」

심대낭자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일신에 녹의를 입은 이낭자가 말했다.

"어머, 주나으리, 당신은 정말 화가 나셨군요!"

周堤冷冷說道:「這是什麼地方,你們兩姊妹又安的什麼心?」

주제가 냉랭하게 말했다.

"여기가 어떤 곳이라고. 너희들 두 자매는 또 무슨 마음을 품고 있는냐?"

沈二姑娘緩緩站了起來,道:「姊姊,我看咱們不用留在這裡了,周大爺真生了氣,咱們留在這裡是自討沒趣,咱們還是識相點,早走一步。」

심이낭자는 천천히 일어나더니 말했다.

"언니, 내가 볼 때 주큰나으리는 정말 화가 나셨으니 우리가 여기 있으면 안되겠어요. 눈치있게 일찌감치 떠나요."

大姑娘取出收下的銀子,道:「大公子,無功不受祿,咱們姊妹雖是風塵中人,可也知道廉恥二字,咱們弦聲未響,一句未唱,收你銀子,咱們姊妹心中也過不去。」

대낭자는 은자를 꺼내어 말했다.

"대공자, 공이 없으면 녹을 받지 않습니다. 우리 자매가 비록 풍진 속의 사람이지만 염치(廉恥)라는 두 글자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현을 튕기지도, 한 마디 노래도 하지 않았는데 당신의 은자를 거둔다면 우리 자매들도 마음이 찔린답니다."

這沈家姊妹,雖然是風塵中人,倒也有幾分傲骨,齊齊對歐陽俊躬身一禮,道:「大公子,掃你的興致,過兩天,咱們姊妹設桌酒宴,替你陪罪。」

이 심가 자매들은 비록 화류계 사람들이었지만 몇 푼의 오기는 있었다. 일제히 구양준에게 허리를 숙여 일례하고 말했다.

"대공자, 당신의 흥취를 날려버렸군요. 이틀 뒤 우리 자매는 주연(酒宴)을 차려서 사죄하겠어요."

歐陽俊心中暗道:這兩個丫頭,敢對侍衛宮中人,如此放肆,竟似若有所恃,只不知道周堤要如何下台了。

구양준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두 계집애가 감히 시위궁 사람에게 이처럼 방자하다니 믿는 구석이 있는 듯 하구나. 주제가 어떻게 마무리할런지 모르겠는걸.'

心中念轉,表面上卻裝出一付張慌失措之態,道:「這個,這個……」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표면상으로는 당황하여 어쩔줄 모르는 모습으로 말했다.

"이, 이거 원..."

果然,周堤掛不住了,冷哼一聲,一掌拍在桌子上,道:「給我站住。」

과연 주제는 멋쩍어 하더니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는 손바닥으로 탁자를 탁, 치며 말했다.

"게 섯거라."

沈家姊妹,果然停下了腳步,回頭望著周堤。

심가 자매는 과연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주제를 바라보았다.

周堤冷冷接道:「看來,兩位是誠心下我周某人的面子了。」

주제가 냉랭하게 말을 이었다.

"보아하니 두 사람은 일부러 나 주모의 체면을 깎아내렸구나."

沈二姑娘道:「周爺,你言重了,咱們吃開口飯的弱女子,怎敢在太歲頭上動土,招惹你周大爺這等人物。」

심이낭자가 말했다.

"주나으리, 말씀이 과하십니다. 우리는 노래를 팔아 먹고사는 연약한 여자입니다. 어찌 감히 높으신 분을 건드려서 주나으리와 같은 이런 인물의 화를 초래하겠어요?"

口中說話,眼裡卻已滾下兩行淚珠。

입으로 말을 하면서 눈에서는 이미 두 줄기 눈물방울이 굴러떨어졌다.

黃衣大姑娘卻對著周堤一躬身,道:「周大爺,你大人不見小人怪,都是我不好,惹你周大爺生氣,舍妹年輕,火氣大了些,但以你周大爺的身份,總不致對我們一個風塵女子過不去吧!過兩天,周大爺消了氣,我們姊妹再向你賠罪。」

황의대낭자가 주제에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주큰나으리, 대인은 소인의 잘못을 나무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모두 제가 잘못하여 주큰나으리의 화를 돋구고 말았습니다. 저희 자매가 어리고 성깔이 좀 있지만 주큰나으리의 신분으로 풍진 속의 여자인 저희들을 못살게 구시면 안됩니다! 이틀 뒤 주큰나으리의 화가 사그러들면 저희 자매가 다시 당신께 사죄드리겠습니다."

周堤人已冒了火,準備出手,但沈大姑娘一番話,卻像是一陣急雨,熄去了周堤一腔怒火。儘管是周堤心中還有一腔彆扭,但卻已不好發作。

주제는 이미 화가 치밀어 출수하려고 했다. 하지만 심대낭자의 이 말은 한바탕 소나기가 주제의 노화를 꺼버린 듯 했다. 주제의 마음 속에는 아직 껄끄러움이 있었지만 이미 발작하기는 어려웠다.

憋住了胸中一口氣,冷冷說道:「你們留這裡,羅兄花錢找樂子,我也不能掃了別人的興,該走的是我周某人。」

흉중의 화를 참으며 냉랭하게 말했다.

"라형이 돈을 들여 노랫꾼을 찾은 것이니 너희들은 여기 있거라. 나도 다른 사람의 흥을 깰 수 없다. 가야할 사람은 나 주모다."

對著歐陽俊一抱拳,接道:「羅兄,掃了你的雅興,兄弟是抱歉萬分,我先走一步,明天兄弟再來拜訪,北京城美女雲集,不乏秀麗之姿,明晚上兄弟請客。」

구양준에게 포권하며 말을 이었다.

"라형, 당신의 흥취를 날려버려 형제는 몹시 미안하오. 나는 한 발 먼저 갈 테니 내일 형제가 다시 와서 배방하겠소. 북경성은 미녀가 운집하여 자태가 수려한 여인이 적지 않소. 내일 밤 형제가 초대하겠소."

也不待歐陽俊答話,說完了回頭就走。

구양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을 마치더니 고개를 돌리고 떠났다.

歐陽俊起身說道:「周兄留步,好男不跟女鬥……」

구양준이 일어나서 말했다.

"주형, 잠깐만. 사내대장부는 여인네들과 싸우지 않는다오..."

但周堤身法快速,歐陽俊追到了房門口,已不見周堤的影兒。

하지만 주제의 신법은 쾌속했다. 구양준이 방문까지 뒤따라왔지만 이미 주제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回過頭,目睹二女,微微一笑,道:「二位請坐吧!」

고개를 돌려 두 여자를 보며 미소지으며 말했다.

"두 분은 앉으시오!"

沈家二姊妹相互望一眼,又緩緩坐了下去。

심가 두 자매는 서로를 한번 바라보더니 또 천천히 앉았다.

大姑娘輕輕嘆息一聲,道:「我們為大公子開罪了客人,真是不好意思。」

대낭자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가 대공자의 손님께 죄를 지었어요. 정말 죄송해요."

歐陽俊笑一笑,道:「如是在百粵,江南地面上,不是在下誇口,今宵之事,決不會發生,但這是北京城,兄弟是初次到此。」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허풍떠는 것이 아니라 만일 강남이었다면 오늘밤 일은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오. 하지만 이곳은 북경성이고 형제는 이곳에 처음 왔소."

二姑娘道:「公子留下我們兩姊妹,不怕那姓周的找你麻煩麼?」

이낭자가 말했다.

"공자가 우리 두 자매를 붙잡고 있다가 주가란 작자가 당신을 귀찮게 할까 두렵지 않으세요?"

歐陽俊道:「不會怕,我又沒有開罪他。」

구양준이 말했다.

"내가 그에게 미움을 사지 않았는데 두려울 리가 없소."

二姑娘道:「欲加之罪,何患無詞,只怕他想找岔兒,橫豎都會找出一個道理來。」

이낭자가 말했다.

"죄를 뒤집어 씌우려면 구실이 없을까요? 그가 결점을 찾고자 하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낼 거예요."

歐陽俊道:「在下遊戲風塵,見過的場面很多,如是人家非要找麻煩,那也是沒有法子的事在下不生事,也不怕事。」

구양준이 말했다.

"내가 풍진 속을 노닐며 많은 광경들을 보았소. 만일 누군가 기어코 말썽을 일으킨다면 그것도 방법이 없는 일이며, 나는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소."

二姑娘微微一笑,道:「大公子豪氣千里,咱們就奉送你一段瞎子玩會,姐姐,你調好弦兒!」

이낭자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대공자는 호기가 하늘을 찌르는군요. 우리는 당신에게 '장님놀이' 한 곡조를 바치겠어요. 언니, 현을 조율하세요!"

歐陽俊雙手搖動,道:「不用了,兩個姑娘如肯賞臉,就請坐下來,陪在下喝一盅聊聊吧!」

구양준이 쌍수를 흔들며 말했다.

"됐소. 체면을 세워주겠다면 두 낭자는 앉아서 나와 한 잔하며 이야기나 나눕시다!"

大姑娘低聲道:「妹妹,大公子說的是,這一鬧,他還有什麼心情聽書,為了表示咱們心中一點歉意,就陪大公子喝一盅。」

대낭자가 나직이 말했다.

"동생, 대공자의 말씀이 맞다. 이 소란에 무슨 대고서를 들을 기분이 나시겠느냐. 우리 마음 속의 미안함을 표시하기 위해 대공자를 모시고 한 잔 마시자꾸나."

二姑娘嫣然一笑,道:「姊姊吩咐,小妹怎敢違命。」

이낭자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언니가 분부하시면 소매가 어찌 감히 명을 어기겠어요."

就這樣,沈家姊妹留了下來。歐陽俊暗暗示意,張越立刻行了出去。王召也移動身形,站在門口。

이렇게 심가 자매들은 남게 되었다. 구양준이 암암리 눈짓하자 장월은 즉시 걸어나갔다. 왕소도 신형을 이동하여 문 입구에 섰다.

歐陽俊乾了一杯酒,笑道:「聽說侍衛宮,在京畿地面上的勢力很大,兩位開罪了周大爺,只怕以後的日子不好過了。」

구양준이 한 잔 술을 비우고 웃으며 말했다.

"듣자하니 시위궁은 경기 땅에서 세력이 아주 크다던데 두 분이 주큰나으리에게 죄를 지었으니 이후에 지내기 힘들 것 같구려."

二姑娘撇撇嘴巴,道:「大不了我和姊姊一走了之,不再吃這碗開口飯。」

이낭자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기껏해야 나와 언니가 도망가는 것이지요. 더이상 노래를 팔아서 먹고살지 못해요."

歐陽俊道:「能夠走得了麼?」

구양준이 말했다.
"도망칠 수 있겠소?"

這一次,不容二姑娘開口,大姑娘已搶先說道:「不要緊,我們姊妹還認識侍衛宮中的人,過一天,托個人說說情,向周爺認個錯,也就是了。」

이번에는 이낭자가 입을 열지 못하게 대낭자가 앞질러 먼저 말했다.

"괜찮습니다. 우리 자매는 시위궁 사람들을 알고 있습니다. 하루 지나고 나서 누군가에게 부탁하여 사정을 말하고, 주나으리께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면 그만이예요."

歐陽俊話題已轉,不再說周堤的事,盡談些風月事情。他號稱浪子,這些事自然瞭如指掌,娓娓道來,如數家珍。沈家二姊妹陪著吃完一頓飯,也就告辭而去。

구양준은 화제를 돌려 주제의 일은 더이상 말하지 않고 남녀간의 온갖 일들을 이야기했다. 랑자라 불리는 그는 당연히 그런 것들에는 손바닥 들여다보듯 했다.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하는데 집의 가보가 몇 개인지 아는 것처럼 아주 능숙했다. 심가 두 자매는 같이 앉아 한 끼 밥을 다 먹고는 작별을 고하고 떠났다.

王召行了過來,低聲道:「浪子,你可是真有興緻啊!美女陪侍,大談風月,一談就是大半個時辰……」

왕소가 걸어와서 나직이 말했다.

"랑자, 당신은 정말 흥취가 있구려! 미녀의 시중을 받으며 한바탕 남녀간의 일을 반 시진이나 이야기하다니..."

歐陽俊笑一笑,接道:「王兄,我在摸這兩個丫頭的底子。」

구양준이 씩, 웃으며 말을 받았다.

"왕형, 나는 두 계집애의 정체를 짐작하고 있는 중이오."

王召道:「怎麼樣?摸出來沒有?」

왕소가 말했다.

"어떻소? 알아냈소?"

歐陽俊道:「沒有,這兩個丫頭,看似單純,胸無城府,但事實上,是屬於那外拙內巧的人物……」

구양준이 말했다.

"아니오. 이 두 계집애는 단순하고 꿍꿍이속이 없는 듯 보이지만 사실상 겉으로는 우둔해도 안으로는 영민한 인물에 속한다오..."

王召接道:「外拙內巧,那是說大智若愚了。」

왕소가 말했다.

"밖으로는 허술하고 안으로는 치밀하다니, 큰 지혜를 가진 사람이 드러내지 않아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이구려."

歐陽俊道:「那又太高了一些,她們還談不上大智,所謂外拙內巧,使人覺著她們有著坦白無華的性格,那是因為他們經過了人為訓練,裝作出來的神情。」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너무 추켜올렸소. 그녀들이 큰 지혜를 가졌다라고는 말 못하오. 소위 외졸내교(外拙內巧)라 함은 남들로 하여금 그녀들이 담백하고 화려함이 없는 성격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오. 그것은 그녀들이 훈련을 거쳐 가장해내는 표정이기 때문이오."

王召道:「對人還有這麼樣不同的看法,高明啊,高明。」

왕소가 말했다.
"사람에 대해 이렇게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니 고명하시오, 고명해."

歐陽俊道:「談不上高明,這是一種常年觀察人性而得的經驗。」

구양준이 말했다.

"고명하다고 할 것까진 없소. 이것은 늘 인성을 관찰하여 얻은 일종의 경험이오."

王召道:「你說了半天,是否看出了她們的來路了?」

왕소가 말했다.

"당신은 한참을 말했는데 그녀들의 내력은 알아냈소?"

歐陽俊道:「很慚愧,兄弟未能摸出她們的來路,不過,也非全無收穫。」

구양준이 말했다.

"부끄럽구려. 형제는 아직 그녀들의 내력을 알아낼 수 없었소. 그러나 전혀 수확이 없는 것도 아니오."

王召道:「什麼收穫?」

왕소가 말했다.
"무슨 수확이오?"

歐陽俊道:「這兩個丫頭,都是武林高手。」

구양준이 말했다.

"그 두 계집애는 모두 무림고수들이오."

王召楞了一楞,道:「這一點,我倒未曾看出來。」

왕소가 멍해져서 말했다.
"그 점은 내가 눈치채지 못했소."

歐陽俊道:「很不容易看出來,我費了不少心機,才使她們露出了原形。」

구양준이 말했다.

"눈치채기가 용이하지 않소. 나는 적잖은 심기를 소모하고서야 그녀들이 원래 모습을 드러내게 했다오."

王召道:「這個,我竟沒有瞧出一點苗頭,當真是慚愧的很。」

왕소가 말했다.

"나는 한 점 기미를 눈치채지 못했소. 정말 부끄럽구려."

歐陽俊道:「你還記得那位二姑娘發脾氣麼?如若是周堤在言語上說的難聽一些,決不致引起那樣激烈的爭執。」

구양준이 말했다.

"당신은 그 이낭자가 성질부리던 것을 기억하시오? 주제의 말이 듣기 좀 거북하다고 해도 결코 그렇게 격렬한 다툼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거요."

王召道:「你動了手腳?」

왕소가 말했다.
"당신이 몰래 손을 썼구려?"

歐陽俊道:「不錯,我暗中發出一片骨屑,擊向那二姑娘的「丹田」穴,竟然被她避開,她認為是周堤在暗中施襲,這一來,完全測出了她們一身武功,才激起那位二姑娘的怒火,在她想來,事情已拆穿了,用不著再裝下去。」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소. 나는 암중으로 이낭자의 단전혈(丹田穴)을 향해 한 개의 뼛조각을 발출했는데 놀랍게도 그녀는 피해냈으며 주제가 암중으로 습격한 것으로 여겼다오. 이렇게 되자 그녀들의 일신무공이 완전히 가늠이 되었고 이낭자의 노화를 불러있으켰소. 그녀는 사정이 이미 간파되었으니 더이상 가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오."

王召道:「看來岳少俠沒有選錯,你這份機巧之能,咱們兄弟加起來也比不上。」

왕소가 말했다.

"보아하니 악소협은 잘못 선택하지 않았구려. 당신의 이 정도 능수능란한 능력은 우리 형제가 합쳐도 넘어서지 못하오."

歐陽俊道:「王兄,不要大自歉,兄弟辦這些事,要靠三分機智,六分運氣,但都不如武功來的紮實。」

구양준이 말했다.

"왕형, 너무 겸허할 필요 없소. 형제가 이 일을 해낸 것은 삼 푼의 기지(機智)와 육 푼의 운에 기댔소. 하지만 모두 무공의 견실함보다는 못하오."

王召打個哈哈道:「咱們不說這個了,有一件要事,還未請教。」

왕소가 하하, 웃고는 말했다.

"우리 그 이야기는 그만합시다. 아직 가르침을 청할 일이 하나 있소."

歐陽俊道:「只管吩咐。」

구양준이 말했다.
"얼마든지 분부하시오."

王召道:「咱們今後應該如何?岳少俠還要咱們如何?」

왕소가 말했다.
"우리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오? 악소협이 우리더러 어떻게 하라고 했소?"

歐陽俊道:「只有先住上一兩天,聽候反應,再作道理。」

구양준이 말했다.
"우선 하루이틀 묵으면서 반응을 보고 다시 계획을 세울 수 밖에 없소."

王召吃一驚,道:「你是說還要在這裡住上數天之久?」

왕소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당신은 이곳에 며칠 더 있겠다는 말이오?"

歐陽俊道:「這是找機會的時候,說不定明天,咱們突然奉到了岳少俠的招呼。」

구양준이 말했다.

"지금은 기회를 엿볼 때이며, 아마도 내일 우리는 갑작스런 악소협의 부름을 받을 게요."

王召沉吟了一陣,道:「浪子,咱們是不是要先把這邊的情形告訴一下岳少俠呢?」

왕소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랑자, 우리가 먼저 이 주변의 상황을 악소협에게 알려야 되지 않겠소?"

歐陽俊道:「這個麼?在下覺著暫時不用了,岳少俠如若和咱們聯絡,自會派人找咱們,在他未找咱們之前,最好不用找他。」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잠시 필요 없다고 생각하오. 악소협이 만약 우리와 연락하자면 사람을 보내어 우리를 찾을 것이오. 그가 우리를 찾기 전에는 그를 찾지 않는 것이 가장 좋소."

王召道:「為什麼?」

왕소가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歐陽俊道:「侍衛宮中人,已然盯上了咱們,可見對方早已對咱們十分留心,自然,侍衛宮中人,不會留心到咱們的舉動,留心到的是七王爺,如是在下沒有猜錯,親王府的四周,可能都已佈滿了眼線、暗樁,只要咱們的人,一進親王府,立刻就會被他們發覺。」

구양준이 말했다.

"시위궁 사람이 이미 우리를 주시하고 있소. 눈에 보이는 상대가 우리에게 십분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데 당연히 시위궁 사람들이 우리의 거동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리가 없소. 만일 나의 추측이 틀리지 않는다면 친왕부의 사방은 모두 감시자들에 둘러싸여 있소. 우리쪽 사람이 친왕부에 들어가기만 하면 즉시 그들에게 발각될 것이오."

王召道:「這麼說來,咱們要獨行其是了。」

왕소가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독자적으로 행동해야겠구려."

歐陽俊道:「目下情形,只有如此了,我不知道岳少俠是否告訴過兩位,他告訴在下的是,要咱們見機行事,這是說,不用和他再見面了,有事情他自己會和咱們見面。」

구양준이 말했다.

"목하 정황으로는 그렇게 해야만 하오. 악소협이  두 분께 말했는지 모르겠는데, 그가 나한테 이르기를 우리는 기회를 보아 행사(行事)해야 한다고 했소. 그 말은 그와 다시 만날 필요 없고, 일이 있으면 그 자신이 우리를 만날 것이란 뜻이오."

王召道:「咱們應該如何?」

왕소가 말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오?"

歐陽俊道:「這就要靠咱們自己的智慧和能力,來應付這些糾紛了。」

구양준이 말했다.

"우리 자신의 지혜와 능력에 의지하여 이 분규(紛糾)에 대응해야 하오."

王召道:「現在,咱們要作何打算?」

왕소가 말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오?"

歐陽俊道:「這個,兄弟也沒有一定的主意,咱們最重要的一件事,就是使侍衛宮中人,別對咱們動疑,要他們相信我是嶺南大公子。」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형제도 생각이 정해지지 않았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시위궁 사람으로 하여금 우리에게 의심을 가지지 않게 하는 것이오. 그들이 나를 영남대공자로 믿게 해야 하오."

王召道:「浪子,你的意思,就是要咱們獨行其是,不要和岳兄聯絡了。」

왕소가 말했다.

"랑자, 당신 말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행동하면서 악형과 연락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구려."

歐陽俊道:「現在的情形如此。」

구양준이 말했다.

"지금의 정황으로는 그렇소."

王召道:「照你這樣說法,我們兄弟,這從人,還得幹些時間了。」

왕소가 말했다.

"당신이 말한 대로라면 우리 형제들은 종노릇을 좀 더 해야겠구려."

歐陽俊道:「看來,只好委屈兩位一陣了。」

구양준이 말했다.

"보아하니 두 분이 한동안 고생해야 되겠소."

王召輕輕咳了一聲,道:「老大,你看,咱們應該怎麼辦?」

왕소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노대(老大), 당신이 보시기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張越道:「沒有法子,看來咱們只有認命了。」

장월이 말했다.

"방법이 없네. 보아하니 우리는 운명이라고 여겨야만 하네."

王召道:「好吧!浪子,你把咱們的工作分配一下,你要明白,咱們兄弟一向是作頭兒的,侍候人的事,咱們可沒有學過,你要事先不說清楚,只怕咱們很快就會露出馬腳。」

왕소가 말했다.

"좋소! 랑자, 당신은 우리가 할 일을 분배하시오. 우리 형제들은 늘 우두머리 역할을 했고 남을 시중드는 일은 배운 적이 없음을 당신은 잘 알아야 하오. 당신이 사전에 분명하게 말하지 않으면 우리는 아주 빨리 마각을 드러낼 것 같소."

歐陽俊笑一笑,把一個作僕從的細節,講的很清楚。

구양준이 웃으며 종노릇하는 세부적인 것들을 아주 분명하게 말했다.

王召苦笑一下,道:「原來作一個從僕,也有這樣多的麻煩。」

왕소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래 하인 노릇하기도 이렇게 성가신 일이 많구려."

歐陽俊道:「不錯,不論作什麼事,都要有條件。」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소. 무슨 일을 하든 조건이 있어야 하오."

王召吁一氣,道:「一個人能作一次跟班,那也算在人生過程上,留份難忘的紀念了。」

왕소가 휴, 한숨을 쉬고 말했다.

"종노릇을 한번 하는 것도 인생에서 잊기 어려운 기념으로 남을 수 있겠지."

歐陽俊道:「兩位,真是多多委屈了。」

구양준이 말했다.
"두 분, 정말 미안하오."

王召嘆口氣,道:「咱們兄弟已經接下了這份差事,就算是演戲吧,也要繼續的演下去,從此刻起,咱們兄照著一個作僕從的身份辦事,不過,浪子,你要知道,用嶺南雙龍作僕從,是你終身的造化,這件事,你要永遠記在心中。」

왕소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

"우리 형제가 이미 이 일을 맡았으니 연극이라 하더라도 계속 연기해야 하오. 지금부터 우리 형제는 시종의 신분으로 일을 할 것이오. 그러나, 랑자 당신은 알아야 하오. 영남쌍룡을 시종으로 부리는 것은 당신 일생의 운이오. 이것을 당신은 영원히 마음 속에 기억해야 하오."

歐陽俊道:「這個,小弟明白,表面上,我是大爺,骨子裏,我是孩子,兩位這份委屈,兄弟心中明白,對不住的地方,兄弟日後給兩位陪罪。」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소제가 잘 알고 있소. 표면상 나는 큰나으리지만 속으로는 아이라오. 두 분의 이 억울함은 형제가 마음 속으로 잘 알고 있소. 미안한 점들은 형제가 나중에 두 분께 사죄하겠소."

王召道:「好!咱們兄弟現在是留這裏侍候你呢?還是暫時下去休息。」

왕소가 말했다.

"좋소! 우리 형제가 지금 이곳에 남아서 당신을 시중들어야 하오 아니면 잠시 가서 휴식해야 하오?"

歐陽俊道:「看起來,兩位至少要留一個在這裏了。」

구양준이 말했다.

"보아하니 두 분은 이곳에 적어도 한 명은 남아있어야 하오."

王召道:「好吧,老大,你去休息,我這裡侍候公子。」

왕소가 말했다.
"좋소. 노대, 당신은 가서 휴식하십시오. 내가 여기서 공자를 시중들겠습니다."

張越笑笑道:「幹僕從這個工作,看起來,倒是很好玩的。」

장월이 웃으며 말했다.

"종 노릇하기도 보아하니 아주 재미있구먼."

大步出室而去。

큰 걸음으로 방을 걸어나갔다.

歐陽俊目睹張越出室而去,低聲說道:「王兄,咱們兄弟,彼此相諒相解,大家演它一齣戲也就是了,但對張兄,卻是不好意思的很。」

구양준은 장월이 방을 나가는 것을 보고 나직이 말했다.

"왕형, 우리는 서로 양해하고 이해하니 연극을 하면 되지만 장형은 몹시 쑥스러워하시는구려."

王召笑一笑,道:「不要緊,不著金面看佛面,咱們老大對岳少俠,也是佩服的五體投地,希望你閣下不要客氣,要你浪子這點面子,跟咱們叩上三個響頭,咱們兄弟也不會跟著你當從人。」

왕소가 웃으며 말했다.

"괜찮소. 당신이 아닌 악소협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라오. 우리 노대는 악소협에 대해 오체투지(五體投地)할 만큼 탄복하고 계시니 당신이 겸손해하지 말기를 바라신다오. 랑자 당신 체면을 세우는데 필요하다고 우리가 머리를 조아리며 당신을 따르는 종이 될 리가 없소."

歐陽俊笑一笑,道:「這個我明白,人貴自知,如是兄弟沒有這一點自知之明,還能夠在江湖上混麼?」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내가 잘 알고 있소. 사람은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오. 만일 형제가 나 자신을 알지 못한다면 강호에서 살아갈 수 있겠소?"

王召道:「浪子,話可是又說回了頭,岳少俠派你這個差事,可是知人善任,咱們兄弟決定盡力而為,幫助你幹出一番名堂。」

왕소가 말했다.

"랑자, 말을 하자니 또 원점으로 돌아가는데, 악소협이 이 일을 당신에게 맡겨서 보낸 것은 아무래도 사람을 적재적소에 잘 썼소. 우리 형제는 온 힘을 다하여 당신이 성과를 내도록 돕기로 결정했소."

歐陽俊道:「兩位如肯全力協助,兄弟的信心就大了。」

구양준이 말했다.
"두 분이 전력으로 협조하겠다니 형제의 믿는 마음이 커졌소."

伸手探入懷中,摸出一疊銀票,道:「王兄,這是五十張銀票,分為一百兩、二百兩兩種,專作賞人之用。」

손을 뻗어 품 속에서 한 묶음의 은표를 꺼내더니 말했다.

"왕형, 여기 오십 장의 은표(銀票)가 있소. 일백 냥과 이백 냥 두 종류로 나누어서 전적으로 상을 주는데 쓰시오."

王召怔了一怔,道:「浪子,如論財富,咱們嶺南雙龍,只怕不會比你少,但你這麼一個花錢法子,叫人看了心疼。」

왕소가 멍해져서 말했다.

"랑자, 재부(財富)로 논하자면 우리들 영남쌍룡이 당신보다 적을 리가 없을 거요. 하지만 당신이 이런 식으로 돈을 쓰니 보는 사람을 마음 아프게 하오."

歐陽俊笑一笑,道:「兄弟一身家當,全都帶在身上,也不過是兩萬左右的銀票,但我唯一的好處,就是不心疼,花完就算。」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전 재산을 전부 몸에 지니고 다니는데 오만 냥 가량의 은표에 불과하오. 하지만 나의 유일하게 좋은 점은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오. 다 써버리면 그만이오."

王召道:「歐陽兄,看來作一個浪子也不是容易的事,單是這一份花錢的豪氣,就不是一般人能夠辦到。」

왕소가 말했다.

"구양형, 보아하니 랑자 노릇하기도 용이한 일이 아니구려. 호기롭게 돈 쓰는 것만 해도 일반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오."

歐陽俊道:「慚愧,慚愧,所以兄弟到現在,仍然是家無恆產,兩袖清風。」

구양준이 말했다.

"부끄럽소이다. 그래서 형제는 지금까지 집도 땅도 없이 빈털털이라오."

王召道:「腰纏萬貫,怎能說是兩袖清風。」

왕소가 말했다.

"허리에 돈주머니를 두르고 있으면서 어찌 빈털털이라고 말하시오?"

歐陽俊道:「王兄,你不知道兄弟的苦楚,我這一點銀子,弄不好,我一夜就能賭光。」

구양준이 말했다.
"왕형, 당신은 형제의 고초를 알지 못하오. 나의 이 은자는 자칫하면 하룻밤에 도박으로 깡그리 날려버릴 수 있소."

王召道:「唉!浪子,你作這嶺南大公子的身份,七王爺是否給了你些銀子。」

왕소가 말했다.

"후! 랑자, 영남대공자 행세를 하도록 칠왕야께서 은자를 주셨구려."

歐陽俊道:「沒有,岳少兄很窮,有些銀子,也不過差可溫飽,七王爺正鬧的不可開交,兄弟也不好開口,只好自己先貼了。」

구양준이 말했다.

"아니오. 악소형은 몹시 가난하고, 은자가 조금 있어도 생계를 이어나갈 정도에 불과하오. 칠왕야는 한창 뒤숭숭하기 이를 데 없으니 형제도 말하기가 곤란해서 나 자신의 돈을 우선 보탤 수 밖에 없었소."

王召道:「這真是又貼錢又出力了。」

왕소가 말했다.

"이건 정말이지 돈도 보태고 힘도 쓰는 것이구려."

歐陽俊道:「沒有法子,岳秀這個人,似乎是有一股很奇怪的力量,不自覺的讓人心生敬佩。」

구양준이 말했다.

"방법이 없소. 악수는 마치 한 줄기 아주 기괴한 역량을 가진 것 같소. 자기도 모르게 경탄하는 마음이 생기게 한다오."

王召笑一笑,道:「是啊,如若不是為了岳少俠,我們兄弟也不會不在嶺南作大爺,跑到北京來作從人了。」

왕소가 웃으미 말했다.

"맞소. 만약 악소협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영남의 큰나으리들인 우리 형제도 북경으로 달려와 종노릇을 할 리가 없소."

歐陽俊微微一笑道:「王兄,早點休息去吧,大約今夜中,不會有什麼事情了。」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왕형, 일찍 가서 쉬시오. 아마 오늘 밤에는 아무 일도 없을 것이오."

王召道:「浪子,咱們這作從衛的是否要替你守夜?」

왕소가 말했다.

"랑자, 시종이자 시위인 우리가 밤에 당신을 지켜야 되지 않겠소?"

歐陽俊道:「那就不用了,不過,要住在廂房,有事情,放機警一些。」

구양준이 말했다.

"그럴 필요 없소. 그러나 곁채(사랑방)에서 지내면서 일이 생기면 빨리 감지해야 하오."

王召道:「好吧,咱們會盡量小心,萬一有所失誤,你也要小心一些,不能全靠我們兄弟保護。」

왕소가 말했다.

"좋소. 우리는 될 수 있는 한 조심하겠소. 만일 실수가 있으면 당신도 조심해야 하오. 전적으로 우리 형제의 보호에 의지해서는 안되오."

歐陽俊道:「這個自然。」

구양준이 말했다.
"그거야 당연하오."

一夜無事,第二天,歐陽俊早就醒了過來,但他為了保持嶺南大公子的氣派,故意睡到時近中午,才起身梳洗。午後不久,店小二送上了一份請柬。

그날 밤은 아무 일이 없었다. 이튿날 구양준은 일찍 깨었다. 하지만 그는 영남대공자의 기맥을 유지하기 위해 고의로 정오 가까이 되도록 자다가 그제서야 일어나 머리를 빗고 씻었다. 오후가 되고 오래지 않아 점소이가 초청장을 갖다주었다.

歐陽俊打開一看,只見上面寫著:敬備菲酌,恭候台光。下面署名竟是周堤。時間就是當日下午申末酉初的黃昏時分,地點是北京城內望花樓。

구양준이 뜯어보니 윗면에는 이렇게 씌어져 있었다. : 변변찮은 술자리를 마련해놓고 왕림을 공손히 기다리겠소.

아랫쪽 서명은 뜻밖에도 주제였다. 시간은 당일 하오 신시 말, 유시 초의 황혼이 질 무렵이고, 장소는 북경성 안의 망화루(望花樓)였다.

歐陽俊一皺眉頭,道:「宴無好宴,這一席酒,只怕不容易吃。」

구양준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연회는 좋게 끝나는 연회가 없소. 이 술자리는 쉽지 않을 것 같구려."

王召道:「去不去呢?」

왕소가 말했다.
"갈 테요?"

歐陽俊抬頭望了王召一眼,道:「王兄的意思呢?」

구양준이 고개를 들어 왕소를 바라보고는 말했다.
"왕형의 생각은?"

王召道:「我的意思是咱們應該去。」

왕소가 말했다.

"가야한다고 생각하오."

歐陽俊道:「去就去吧,不過,咱們得想個法子,通知岳兄一聲。」

구양준이 말했다.

"가려면 가겠으나 우리는 악형에게 통지할 방법을 강구해야 하오."

王召道:「你不是說過,咱們不能去見岳秀麼?」

왕소가 말했다.

"우리가 악수를 만나러 가서는 안된다고 말하지 않았었소?"

歐陽俊道:「自然是不能去見,不過咱們得想法子,把消息轉告過去。」

구양준이 말했다.

"당연히 가서 만나서는 안되오. 그러나 우리는 소식을 전할 방법을 생각해야 하오."

王召道:「如何才能把這消息傳過去呢?」

왕소가 말했다.
"어떻게 해야 이 소식을 전할 수 있겠소?"

歐陽俊道:「這個麼,就要多用點頭腦想想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머리를 짜내야 할 것이오."

王召道:「我看還得浪子動腦筋了,在下麼?沒有這份才能。」

왕소가 말했다.

"내가 볼 때 랑자가 머리를 써야겠소. 나는 그런 재능이 없소."

歐陽俊笑一笑,道:「這個兄弟早已經準備好了,不勞王兄費心。」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왕형이 수고스럽게 마음 쓰지 않도록 그건 형제가 벌써 잘 준비했소."

王召笑一笑,道:「好吧,從現在開始,咱們兄弟聽命行事就是。」

왕소가 웃으며 말했다.

"좋소. 지금부터 우리 형제는 명을 따라 행사하면 그만이오."

歐陽俊淡淡一笑,起身離去。片刻之後,歐陽俊又行了回來。

구양준은 담담히 웃고는 일어나서 떠났다. 잠시 뒤 구양준은 또 돌아왔다.

王召一皺眉頭,道:「消息傳出去了麼?」

왕소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소식을 전했소?"

歐陽俊道:「傳出去了。」

구양준이 말했다.
"보냈소."

王召怔了一怔,道:「這樣快,用什麼方法把消息傳了出去?」

왕소가 의아하여 말했다.

"무슨 방법을 써서 소식을 전했길래 이렇게 빠르오?"

歐陽俊笑一笑,道:「這一點,你就先悶著吧!這是在下和岳少兄研究的傳訊之法,目下還不便洩漏。」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 점은 우선 참고 계시오. 이건 나와 악소형이 연구한 통신법인데 지금은 누설하기가 불편하오."

王召輕輕咳了一聲,道:「好吧,在下不問就是。」

왕소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좋소. 내 묻지 않겠소."

歐陽俊笑一笑,道:「去通知張兄一聲,咱們英雄要充,但卻不能不準備一番,免得到時間措手不及。」

구양준은 웃으며 말했다.

"가서 장형에게 통지하시오. 때가 되었을 때 미처 손쓸 틈이 없으면 안되니 우리는 충분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오."

王召道:「如是大家真槍真刀的拼一陣,咱們決不會害怕,怕的是他們在暗中下毒。」

왕소가 말했다.

"만일 창과 칼로 한바탕 싸움이 벌어진다면 우리는결코 두렵지 않소. 두려운 것은 그들이 암중으로 독을 쓰는 것이오."

歐陽俊道:「酒茶方面,在下會盡量的小心,不過兩位還要時時跟隨在下身後,至少也該能相互望見。」

구양준이 말했다.

"술이나 차 방면으로는 내가 가능한 조심하겠소. 그러나 두 분은 적어도 상호 바라볼 수 있도록 늘 내 뒤를 따라야 하오."

王召點點頭,道:「咱們兄弟已從你浪子口中,知道了不少作從僕之道,我和老大已經研商了很久,咱們不會讓你浪子失望。」

왕소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리 형제들은 이미 랑자 당신 말을 따르며 적잖이 종의 길을 알았소. 나와 노대는 이미 오래 연구하고 상의했으니 우리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오."

歐陽俊望望天色,道:「現在,時光已經不早了,王兄也該去準備一下,咱們這就得動身趕往望花樓去。」

구양준이 천색을 살피더니 말했다.

"늦었소. 왕형도 가서 준비하셔야 하오. 우리는 바로 출발해서 망화루로 가야 하오."

王召道:「浪子,你再說一遍,如是有人對你不敬,我們兄弟應該如何?」

왕소가 말했다.

"랑자, 다시 한번 쭉 말해주시오. 만일 당신에게 불경스러운 사람이 있다면 우리 형제는 어떻게 해야 하오?"

歐陽俊道:「這要看場合變化才能決定,兩位只怕還無法適應,在下會暗示兩位。」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경우의 변화에 따라 결정해야 하오. 두 분은 아직 적응하지 못했을 테니 내가 몰래 두 분께 지시하겠소."

王召道:「就是照你的暗示記號,你是否可以再說一次。」

왕소가 말했다.

"당신의 암호에 따를 뿐이오. 당신은 다시 한 번 말해주시겠소?" 

歐陽俊笑一笑,又作了一次說明。

구양준은 웃으며 또 한 차례 설명했다.

王召嘆口氣,道:「看來作從衛的事,學來也不易。」

왕소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보아하니 시종 노릇을 하는 것도 배우기가 쉽지 않구려."

歐陽俊看他感慨萬端,不便接口,只好笑而不答。三人準備妥當,趕往了望花樓。周堤早已在二樓梯口處恭候。自然,他不會早已站在大門口處等候,望花樓中人,客進客出,堂倌也不會認出兩人的身份。唯一的解說,是周堤早已派人在門口等候,也可能早已派人在燕山客棧等候,暗中監視著三人的行動。

구양준은 그가 감개무량해 하는 것을 보고 대꾸하기 불편하여 단지 웃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적절하게 준비해서 망화루로 달려갔다. 주제는 벌써 이 층 계단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히 망화루에 있는 사람들, 드나드는 손님, 심부름꾼들은 두 사람의 신분을 알지도 못할 테니 그가 일찌감치 대문 입구에서 기다렸을 리는 없다. 유일하게 설명가능한 것은 주제가 벌써 사람을 보내어 문입구에서 기다리게 했거나, 훨씬 전에 사람을 보내어 연산객잔에서 기다리며 암중으로 세 사람의 행동을 감시했을 가능성이다.

歐附俊暗暗一皺眉頭,口中卻哈哈大笑,道:「周兄,怎麼敢勞你的大駕。」

구양준은 암암리 눈살을 찌푸리며 입으로는 하하, 크게 웃으며 말했다.

"주형, 수고스럽게 미리 나와계셨군요."

周堤道:「大公子賞光。」

주제가 말했다.
"대공자, 왕림해주셨구려."

王召、張越,齊步向前,緊迫在歐陽的身後。兩人做了一套新的僕從衣服,黑緞子緊身勁服。

왕소, 장월은 일제히 앞으로 걸어가 구양준의 뒤를 바짝 쫓았다. 두 사람은 한 벌의 새로운 시종 의복을 지어 입었는데 검은 비단으로 몸에 달라붙는 간편한 복장이었다.

歐陽俊穿著的那身光鮮,簡直就不用提了,天藍色緞子長衫,外罩玄色馬褂,足登福字逍遙履,抱拳笑道:「周兄招宴,兄弟感覺著榮寵萬分,怎敢不應約而來。」

구양준이 말했다.

"주형이 연회에 초대하여 형제는 더할 수 없는 영광으로 여기는데 어찌 감히 오지 않겠소이까?"

周堤道:「大公子來的很好,兄弟正好替你引見幾位朋友。」

주제가 말했다.

"대공자는 아주 잘 오셨소. 형제는 마침 당신에게 몇 분의 친구를 소개할 참이었소."

他也換了一身衣服,海青色長袍,頭戴海青呢帽。

그도 일신의 의복을 바꾸었는데 해청색의 장포에 머리에는 해청색의 니모(呢帽:중절모자)를 쓰고 있었다.

歐陽俊道:「在座的,可都是侍衛宮中的人麼?」

구양준이 말했다.

"앉아계신 분들은 다들 시위궁 사람들이오?"

周堤道:「有兩位是侍衛宮中的人,另外,有北京地面上兩位有頭有臉的人。」

주제가 말했다.

"두 분은 시위궁 사람이고 그 밖에 북경 땅에서 잘 알려진 사람도 있소."

歐陽俊笑一笑,道:「周兄,咱們一見如故,兄弟也不是外人……」

구양준은 웃으며 말했다.

"주형, 우리는 만나자마자 친구처럼 친해졌으니 형제도 남처럼 굴지 않겠소..."

周堤接道:「大公子有什麼話,儘管請說。」

주제가 말했다.

"대공자는 무슨 말씀을. 얼마든지 말씀하시오."

歐陽俊道:「兄弟放蕩慣了,我不希望和官場中人應付,這一點希望你周兄多多原諒。」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는 방탕함이 습관이 되어 관직에 있는 사람들을 대하기 원치않소. 이 점은 주형이 널리 양해해주시기 바라오."

周堤道:「大公子放心,侍衛宮是一個隱秘的機構,半公半私,大公子只管放心……」

주제가 말했다.

"대공자, 안심하시오. 시위궁은 하나의 은밀한 반공반사(半公半私)의 기구라오. 대공자는 부디 안심하시오..." 

乾笑兩聲,接道:「這些人都是很好玩的朋友,決不會使場應酬。」

억지웃음을 두어 번 흘리더니 말을 이었다.

"이 사람들은 모두 놀기 좋아하는 친구들이오. 결코 관리들 접대가 아니오." 

周堤道:「放心,放心,大公子登樓一看,就知在下所言非虛了。」

주제가 말했다.

"안심하시오. 대공자가 올라가서 보면 내 말이 빈말이 아님을 알 것이오."

歐陽俊登上二樓,被引入一個寬敞的房間之中。只見房中早已坐了四人。兩個四十左右的中年大漢,穿著藍色長衫,臉上神情木板,以歐陽俊的經驗,一望之下,即知是侍衛宮中的人。

구양준이 이 층으로 올라가자 넓다란 방 안으로 인도되었다. 방 안에는 벌써 네 사람이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두 명은 사십 가량된 중년대한인데 남색장삼을 걸쳤고 얼굴 표정이 널빤지처럼 뻣뻣했다. 구양준의 경험으로 시위궁 사람임을 한 눈에 알았다.

另兩人,一個穿著黑綢子對襟短衫,高捲著兩隻袖管,五十左右的年紀,留著山羊鬍子,長的卻乾枯、瘦小。另一個年紀只有二十三四,白淨面皮,劍眉星目,穿一身白緞滾著黃邊的疾服勁裝,很醒目,也很華麗。

다른 두 사람은, 한 명은 검은 명주 단삼(短衫)에 양쪽 소매를 높이 말아올렸는데 나이는 오십 가량에 염소수염을 길렀으며 비쩍 마르고 왜소했다. 다른 한 명은 나이가 이십삼사 세에 낯가죽이 희고 깨끗했고, 쭉 뻗은 눈썹에 눈은 별처럼 빛났다. 일신에 질복경장(疾服勁裝)을 걸쳐서 몹시 시선을 끌었으며, 매우 화려기도 했다.

周堤哈哈一笑,道:「我來替諸位引見一下……」

주제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제위들께 소개하겠소..."

指著兩個藍衫人,道:「這兩位西氏昆仲,丁山、丁海和兄弟一起共事。」

두 명의 남삼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두 형제분은 정산(丁山), 정해(丁海)로 나와 같이 일을 한다오."

歐陽俊一抱拳,道:「久仰,久仰。」

구양준이 포권하며 말했다.
"처음 뵙겠소이다."

丁山、丁海一躬身,道:「不用客氣。」

정산, 정해가 몸을 숙이며 말했다.

"겸손할 필요 없소."

周堤指著那枯瘦的漢子一抱拳,道:「這位是北京地面的頭號人物,人稱黑鷹劉元劉老大。」

주제는 비쩍 마른 사내를 가리키며 포권하더니 말했다.

"이분은 북경 땅에서 첫째가는 인물로서 흑응(黑鷹) 유원(劉元), 유노대(劉老大)라오."

那黑衣枯瘦的漢子一抱拳,道:「周爺提起大公子,一派干雲豪氣,今日幸會,真叫兄弟感覺榮寵。」

흑의에 비쩍마른 사내는 포권하며 말했다.

"주나으리가 대공자를 언급하면서 호기가 하늘을 찌른다던데 오늘 운이 좋구려. 진실로 형제는 영광으로 여기고 있소."

歐陽俊道:「好說,好說,行客拜客,兄弟應該登府拜訪劉元才是。」

구양준이 말했다.

"별말씀을. 타지에서는 나그네가 그 고장 사람을 찾아뵈어야 하지요. 형제가 마땅히 유나으리를 배방했어야 합니다."

劉元道:「不客套,不客套,大家一見如故,大公子想在京裡遊玩一番,兄弟是老馬識途,包你玩的快活。」

유원이 말했다.

"다들 만나자마자 친구가 되었으니 인사치레할 필요없소. 대공자가 경성에서 놀고 싶다고 하는데 경험 많은 형제는 당신이 즐겁게 놀 수 있을 것임을 보장하오."

歐陽俊一掌擊在大腳上,道:「行,有你劉老大這句話,兄弟算沒有白來一趟北京。」

구양준이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좋소. 유노대(老大)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형제는 북경에 헛되이 오지 않은 셈이군요."

周堤輕輕咳了一聲,道:「羅大公子,兄弟再給你引見一位朋友。」

주제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말했다.

"라대공자, 형제는 또 한 분의 친구를 소개하겠소."

歐陽俊一轉身,目光投注到那白衣少年身上,道:「這位少兄是……」

구양준이 몸을 돌렸다. 시선을 그 백의소년에게 던지며 말했다.
"이분 소형은..."

他雖然也是公子哥兒的打扮,但比那白衣少年大了很多。

그도 비록 부잣집 도련님 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그 백의소년에 비해 나이가 훨씬 많았다.

白衣少年輕輕咳了一聲,道:「區區花子玉。」

백의소년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보잘 것 없는 저는 화자옥(花子玉)입니다."

劉元笑一笑,道:「花少兄是燕趙地面上花中遊蜂,羅大公子如是喜愛行道,花少兄是最好的玩伴。」

유원이 웃으며 말했다.

"화소형은 하북 땅에서 꽃 속의 수펄이라오. 라대공자가 만일 그런 쪽을 좋아한다면 화소형이 가장 좋은 놀이동무요."

歐陽俊道:「妙極,妙極,兄弟別無嗜好,就是喜愛色、賭二道,對於此中高手,一向肝膽相交。」

구양준이 말했다.

"잘 됐군요. 형제는 달리 좋아하는 것이 없는데 색(色), 도(賭) 두 가지를 좋아한다오. 이 중에서 고수들과는 언제나 친하게 사귄다오."

花子玉很矜持的笑一笑,道:「劉兄太誇獎兄弟了。」

화자옥이 말했다.

"유형은 형제를 너무 과찬하셨습니다."

目光一掠歐陽俊,道:「羅大公子在江南地面上,定然是風流人物,兄弟和羅大公子相比,那是小巫見大巫了。」

시선이 구양준을 스치더니 말했다.

"라대공자는 강남 땅에서 풍류인물임에 틀림없습니다. 형제는 라대공자와 비교하자면 작은 무당이 큰 무당을 만난 격이지요."

歐陽俊笑一笑道:「好說,好說,江南道上,風月人物,兄弟確實相當的熟悉,如是花兄有暇到江南、百粵走走,兄弟自當廣招佳麗,為花兄洗塵。」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별말씀을. 강남도상의 기녀들은 확실히 형제가 상당히 익숙하오. 만일 화형이 짬을 내어 강남, 광동에 온다면 당연히 형제는 널리 미녀들을 불러서 화형을 위한 환영회를 열겠소."

花子玉哈哈一笑,道:「大公子這麼一說,兄弟可得先盡一番心力了。」

화자옥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대공자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형제는 심력을 다해야겠군요."

周堤道:「難得諸位,都是一見如故,先請坐下,咱們邊吃邊談。」

주제가 말했다.

"제위들이 만나자마자 친구처럼 사귀기도 힘든 일이오. 우선 앉아서 마시며 이야기합시다."

張越、王召寸步不離,緊緊的迫在歐陽俊的身後。歐陽俊被讓入座,張越、王召竟也緊緊隨著站在身後。

장월, 왕소는 촌보(寸步)도 떨어지지 않고 구양준의 뒤에 바짝 붙어 있었다. 구양준이 자리에 들자 장월, 왕소도 뒤에 바짝 붙어섰다. 

丁山冷冷的望了歐陽俊一眼,道:「羅大公子,這兩位是……」

정산이 냉랭하게 구양준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라대공자, 그 두 분은..."

歐陽俊接道:「是兄弟的兩個保鏢。」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의 두 보표(保鏢)요."

丁山冷笑一聲,道:「羅大公子,這是天子腳下,平安得很,再說有周兄、劉兄、花兄在座,就算有人要行刺你,那也是一件不容易的事,兄弟的看法,用不著保鏢了。」

정산은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라대공자, 여기는 천자가 계신 곳이라 아주 평안하오. 다시 말해 주형, 유형, 화형이 이 자리에 있으니 설령 당신을 암살하려는 사람이 있더라도 용이하지 않은 일이오. 형제가 보기에 보표는 필요 없소."

歐陽俊道:「這個麼?要請諸位多多原諒了,兄弟武功不靈,這兩位跟兄弟跟慣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제위들께서 널리 양해해주시오. 형제의 무공이 신통치 못하여 이 두 분이 형제와 붙어다니는 것이 습관이 되었소..."

周堤生恐造成衝突,急接道:「羅大公子,這麼辦吧,請他們坐在門外,另設一席,既可使他們進用酒菜,也可以保護。」

주제는 충돌이 일어날까 걱정되어 급히 말을 받았다.

"라대공자, 이렇게 합시다. 문 밖에 따로 자리를 마련하여 그들이 술도 마시며 보호도 할 수 있도록 하시오."

歐陽俊笑一笑,道:「周兄說的是……」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주형의 말씀이 맞소..."

回顧了身後的張越、王召一眼,道:「周爺一番好意,兩位請到室外坐吧!」

뒤에 있는 장월, 왕소를 돌아보며 말했다.

"주나으리의 호의이니 두 분은 방 밖의 자리로 가도록 하게!"

嶺南雙龍也不說話,一躬身,退出室外,抬過一張桌子,就擺在室門口,叫了酒菜,吃喝起來。周堤皺皺眉頭,卻未再多言。主意是他出的,但他卻未料到嶺南雙龍竟然把桌子擋在室門口處。

영남쌍룡도 말없이 허리를 숙여보이고 실외로 물러났다. 탁자 하나를 들고와 문 입구에 차려놓고 술과 요리를 시켜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 주제는 눈살을 찌푸렸으나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그가 낸 생각이었지만 영남쌍룡이 뜻밖에 탁자로 방문 입구를 막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丁山冷哼了一聲,道:「羅少兄,你這兩個從人,當真是忠實得很,但不知他們是否真有用處。」

정산이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 말했다.

"라소형, 당신의 두 시종은 정말 충성스럽기도 하구려. 하지만 그들이 정말 쓸모가 있는지는 모르겠소이다."

歐陽俊道:「丁兄是說他們的武功麼?」

구양준이 말했다.
"정형의 그들의 무공을 말씀하시는 거요?"

丁山道:「羅少兄的保鏢,大概不是滿腹經綸的秀才吧!」

정산이 말했다.

"라소형의 보표이니 아마도 풍부한 경륜을 가진 수재(秀才)일 것이오!"

語氣間,極盡諷刺之能事。

말투 속에 온갖 풍자를 일삼았다.

歐陽俊心中一動,暗道:「這人詞鋒銳利,連一點表面的做作,也是沒有,難道被他們摸出了我們的底子不成?」

구양준은 마음이 동하여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이자의 말은 예리하면서도 겉으로 한 점 부자연스러움이 없구나. 설마 그들에게 우리의 정체가 들통났다는 말인가? '

心中念轉,頓生警覺,一面運功戰備,一面說道:「他們兩位的武功,在百粵地面上,也算一流高手,但北京城藏龍臥虎,那就很難說出他們的身手如何了。」

속으로 생각을 굴리면서 경각심이 생겨 운공하여 싸울 준비를 하면서 말했다.

"그들 두 분의 무공은 강남 땅에서도 일류고수라 할 수 있소. 하지만 북경성은 와호장룡(臥虎藏龍)하니 그들의 솜씨가 어떻다고 말하기는 어렵소."

周堤似是恐怕丁山說出更露骨的話來,立時接道:「羅少兄百萬巨富,重金禮聘的鏢客,自然是不會錯了。」

주제는 정산이 더 노골적인 말을 할까 두려워 즉시 대꾸했다.

"돈 많은 라소형이 거금으로 초빙한 표객이니 당연히 틀릴 리가 없을 거요"

丁山冷哼一聲,未再多言。

정산은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는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這時,酒菜已然擺上,花子玉端起酒杯,道:「羅兄,此番北來,是先賞風月呢,還是先豪賭一場。」

이때 술과 요리가 이미 차려졌고 화자옥이 술잔을 들고 말했다.

"라형, 이번에 북쪽으로 오셨는데 계집맛을 먼저 보시겠소, 아니면 크게 도박 한 판을 벌이시겠소?"

歐陽俊微微一笑,道:「最好魚與熊掌兼得,既能豪賭,又賞風月。」

구양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도박판도 벌이고 계집질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소."

花子玉道:「玩家,玩家,兄弟先敬一杯。」

화자옥이 말했다.

"놀이꾼이시구려. 형제가 먼저 한 잔 올리겠소."

舉杯一飲而盡。

잔을 들어 단번에 비웠다.

酒過三巡,周堤才輕輕咳了一聲,道:「羅兄、花兄是風月場中的高手,劉兄是京畿地面上的頭號人物,今晚已替羅少兄安排了一場豪睹,與會者,都是京城富家大賈,兄弟相信他們定可使羅少兄有著不虛此行之感,不過……」

술이 세 순배를 돌자 그제서야 주제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라형, 화형은 화류계의 고수이고, 유형은 경기 땅의 첫째가는 인물이시오. 오늘밤 라소형을 위해 호탕한 도박판을 마련했는데 모인 사람들은 다들 경성의 부호들이니 그들은 틀림없이 라소형으로 하여금 헛걸음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소. 그러나..."

歐陽俊暗暗忖道:正題目來了,我江湖浪子如若不能裝出一套百萬豪富的公子味道,這浪子之名,豈不是讓人白叫了。

구양준은 암암리 곰곰히 생각했다.

'본론이 나왔구나. 나 강호랑자가 만약 부잣집 공자라는 분위기를 가장해낼 수 없다면 랑자라는 이름은 헛되이 불리는 것이다.'

心裡暗打主意,口中卻說道:「周兄有何見教,兄弟無不從命,但請直說就是。」

속으로 생각을 따져보며 입으로 말했다.

"주형에게 어떤 가르침이 있든지 형제는 따르지 않을 것이 없소. 있는 대로 말씀하시면 되오."

周堤臉色突然間變成了一片冷肅,道:「羅兄是一人北上呢?還是和別人結伴而來?」

주제의 낯빛이 별안간 싸늘하게 변하더니 말했다.

"라형은 혼자 북상하셨소 아니면 다른 사람과 동행하여 오셨소?"

歐陽俊笑一笑,道:「兄弟是和人結伴而來。」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남들과 동행하여 왔소."

周堤嗯了一聲,道:「什麼人?」

주제가 음, 하더니 말했다.
"누구요?"

歐陽俊道:「兄弟兩個從人分騎了兩匹健馬,兄弟本人因不慣受健馬奔行之苦,只好乘坐馬車而來。」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의 두 시종은 두 필의 건마(健馬)에 나누어 탔고 형제 본인은 건마를 타고 다니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마차를 타고 올 수 밖에 없었소."

周堤緩緩說道:「還有什麼人?」

주제가 천천히 말했다.

"또 누가 있소?"

歐陽俊道:「那一位也乘坐一輛馬車,跟了兩個常隨,至於什麼身份,在下就不清楚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분도 한 냥의 마차를 타고 있었는데 늘 뒤를 따르는 두 명의 시종과 함께였소. 어떤 신분인지에 대해서는 내가 잘 모르오."

周堤道:「羅大公子既是與他結伴而來,難道途中就沒有交談麼?」

주제가 말했다.

"라대공자는 그와 동행해서 왔는데 설마 도중에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소?"

歐陽俊笑一笑,道:「那一位仁兄很矜持,兄弟也不是希望和人搭訕的人,所以咱們雖然同在一處走了數日之久,但卻一直沒有交談,但也沒有衝突。」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분은 아주 조심스러웠고 형제도 남들에게 말을 건네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오. 그래서 우리는 비록 수 일 동안 같이 다녔지만 줄곧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소. 하지만 충돌도 없었소."

周堤道:「你是說兩輛馬車,同行了很久,彼此之間,也沒有打個招呼。」

주제가 말했다.

"당신은 두 냥의 마차가 오랫동안 동행했다고 말했는데 피차간에 인사도 하지 않았구려."

歐陽俊道:「彼此招呼是有,只不過沒有深談罷了。」

구양준이 말했다.

"피차 인사는 했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을 뿐이오."

周堤尚未說話,黑鷹劉元卻突然接口說道:「大公子是什麼時間,進入北京城?」

주제가 미처 말을 하기 전에 흑응 유원이 돌연 말을 받았다.

"대공자는 언제 북경성에 들어오셨소?"

歐陽俊一皺眉頭,道:「劉兄、周爺,你們問這話是什麼意思?」

구양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유형, 주나으리, 당신들이 이렇게 물어보는 것은 어떤 의미요?"

劉元哈哈一笑,道:「這個麼?兄弟只不過是隨口問一聲罷了。」

유원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형제는 단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물어보았을 뿐이오."

歐陽俊道:「諸位問的很奇怪,難道真的是會無好會,宴無好宴了。」

구양준이 말했다.

"제위들의 질문은 아주 기괴하구려. 설마 진짜로 만남에는 좋은 만남이 없고 연회는 좋는 연회가 없는 거요?"

劉元道:「大公子,誤會了。」

유원이 말했다.

"대공자, 오해요."

丁山冷冷接道:「大公子,周兄已經告訴你咱們的身價了。」

정산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대공자, 주형은 이미 당신에게 우리의 신분을 알려주었소."

歐陽俊自知編造謊言,恐已無法騙過人家,只好擺出嶺南大公子的氣勢,來個借題發作了。

구양준은 거짓말을 꾸며내어 이들을 속여넘길 수 없음을 알았다. 오직 영남대공자의 기세를 뽐내며 빌미를 잡아 화를 낼 수 밖에 없었다.

心中念轉,道:「不錯,但我羅某人有錢不算犯法,也不希望結交有勢力的朋友,賭賭嫖嫖,大概也不算什麼大罪吧!」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그렇소. 하지만 나 라모는 돈이 있어도 법을 어기지 않았고, 세력이 있는 친구들과 사귀기를 바라지도 않소. 도박하고 계집질 하는 것이 아마 무슨 대죄라고 할 수도 없소!"

丁山冷笑一聲,道:「賭賭、嫖嫖,雖然不算大罪,不過咱們要先弄清楚你大公子真正的身份。」

정산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도박과 계집질이 비록 대죄라 할 순  없소. 그러나 우리는 대공자 당신의 진정한 신분을 분명히 알아야겠소."

歐陽俊眼看事情已迫眉睫,顯然,對方早已留上了心,對這幾日出入北京城的車馬都十分留心,於其說出破綻,倒不如鬧他一場的好。

구양준은 일이 이미 눈 앞에 닥쳤음을 보고 있었다. 확실히 상대방은 진작부터 주의를 기울였으며, 요 며칠 북경성을 출입한 마차에 대해 십분 주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로 헛점이 드러나느니 도리어 한바탕 그와 소란을 피우는 것이 나았다.

心中念轉,一拍桌子,道:「刁那媽!你們這是交朋友,還是鴻門宴。」

속으로 생각을 굴리다가 탁자를 치며 말했다.

"젠장. 당신들, 이것이 친구를 사귀는 거요 아니면 홍문연(鴻門宴:항우가 유방을 모해하려 홍문에서 열었던 연회)이오?"

他本善各種方言,心中一急,竟用嶺南話罵起人來。周堤、丁山、丁海等,都是長在北方的人,從未到過嶺南,雖然聽出那不是好話,但卻不知罵的什麼意思。

그는 본래 각종 방언을 잘 했는데 다급한 마음에 영남말로 욕을 했다. 주제, 정산, 정해 등은 모두 북방에서 자란 사람들이라 여태 영남에 가본 적이 없었다. 비록 좋은 말이 아님을 알아차렸지만 욕이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

丁山一皺眉頭,道:「你可是在罵人了?」

정산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당신은 아무래도 욕을 했구려?"

周堤輕輕咳了一聲,接道:「不要太激動,有話好說,先請坐下再談。」

주제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너무 흥분하지 말고 좋게 말로 합시다. 우선 앉아서 다시 이야기 합시다."

歐陽俊心中盤算道:放手一戰,那是下下之策,非不得已,決不能用,姓周的既肯和事,最好能借機下台。

구양준은 마음 속으로 따져보았다.

'거리낌없이 일전을 벌이는 것은 부득이 하지 않다면 결코 써서는 안되는 최하책이다. 주가가 이미 화해를 시키려고 하니 기회를 빌어 곤경에서 빠져나옴이 가장 좋다.'

主意打定,裝出餘怒未息的樣子,道:「周兄,你把兄弟請來,可就是叫區區在此受人侮辱麼?」

생각을 정하자 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은 척하며 말했다.

"주형, 당신은 이렇게 남들에게 모욕을 당하게 하려고 형제를 오라고 했소?"

丁山怒道:「侮辱,那又算得什麼?丁大爺上了火,把你們先抓起來,我不信掏不出你們的實話來。」

정산이 노하여 말했다.

"모욕? 그게 무슨 대수랄 수 있느냐? 정나으리가 화가나면 너희들을 잡아가겠다. 나는 너희들이 사실대로 불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周堤道:「丁賢弟,請暫忍一二,把事情查清楚,再作打算……」

주제가 말했다.
"정현제(賢弟), 잠시 좀 참게. 사정을 확실히 조사하고 나서 따지도록 하게..."

目光轉注到歐陽俊的臉上,接道:「羅公子,是這麼一回事,咱們接到了密報,有一批江湖人物混入了京裡,京畿重地出不得事情,咱們侍衛職責攸關,不能不小心一些,開罪之處,還望你大公子多擔待。」

눈길을 구양준에게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라공자, 이렇게 된 일이라오. 우리는 한 무리의 강호인물들이 경성 안으로 잠입했다는 비밀 보고를 받았고, 경기 땅에서 사고가 일어나서는 안되기에 관련된 시위직책인 우리들은 조심하지 않을 수가 없소. 죄를 지은 점이 있다면 대공자가 너그럽게 봐주시오."

歐陽俊皺皺眉頭,道:「江湖人物混進來和羅某人何干,如是諸位對咱們懷疑,咱們主僕立刻動身南下,不留在此地就是。」

구양준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강호인물이 잠입한 것이 라모와 무슨 상관이 있소? 만일 제위들이 우리들에게 의심을 품었다면 우리들, 주인과 종들은 즉시 남쪽으로 출발하여 이곳에 머물지 않겠소."

周堤笑一笑,道:「羅大公子把話說遠了,咱們只想證實一下,如是閣下確非咱們要找的那一批江湖人,你羅大公子儘管放心在京裡玩個痛快,而且咱們還要好好的交交你這個朋友。」

주제가 웃으며 말했다.

"라대공자의 말은 당치도 않소. 우리는 단지 증명하고자 했을 뿐이오. 만일 귀하가 우리가 찾는 그 강호인이 확실히 아니라면 라대공자는 얼마든지 안심하고 경기 땅에서 통쾌하게 놀도록 하시오. 게다가 우리는 정성껏 당신을 친구로 사귀겠소."

歐陽俊看事情似是又有了轉機,嘆口氣,道:「周兄話是不錯,不過要兄弟我如何證明呢?」

구양준은 사정에 또 전환점이 될 기회가 있는 듯 보여서 한숨을 쉬고 말했다.

"주형의 말씀이 맞소. 그런데, 형제가 어떻게 증명하여야 하오?"

周堤道:「事情很容易查明白,只要羅大公子肯賜合作就行了。」

주제가 말했다.

"라대공자가 협력해주기만 하면 사정은 아주 쉽게 밝힐 수 있소."

歐陽俊心中暗暗叫苦,口中卻倔強的說道:「好吧!你說說看咱們該怎麼合作。」

구양준이 말했다.

"좋소! 우리가 어떻게 합작해야 할지 말해보시오."

周堤道:「那很容易,只要你羅大公子回覆咱們幾句話。」

주제가 말했다.

"아주 쉽소. 라대공자 당신이 우리의 몇 마디 말에 답만 하면 되오."

這是拿鴨子上架,歐陽俊只好硬著頭皮,道:「那就請周兄問吧!」

이것은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는 것이었다. 구양준은 눈 딱 감고 말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주형은 물어보시오!"

周堤道:「羅兄乘坐的馬車是幾時進入了京城的?」

주제가 말했다.

"라형이 타고온 마차는 언제 경성에 들어섰소?"

歐陽俊心中忖道:「這分明是對付七王爺的安排,我要說一個時間,比他們進入城中晚一些才好。」

구양준은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이건 분명 칠왕야를 상대할 안배다. 나는 그들보다 한 시간 늦게 성 안으로 들어왔다고 해야겠다.'

當下說道:「那是什麼時刻,在下沒有留心,不過,似是太陽快下山的時分。」

즉시 말했다.

"그것이 언제인지 나는 주의하지 않았소. 그러나 해질 무렵이었던 것 같소."

周堤望望丁山一眼,低聲道:「相差了近兩個時辰。」

주제가 정산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근 두 시진은 차이가 나는구려."

丁山道:「周兄,咱們寧可錯殺一萬,但不能放走萬一,何況羅公子和兩個從人,都還有些很多的可疑。」

정산이 말했다.

"주형, 우리는 일 만 명을 잘못 죽이더라도 한 명을 놓쳐서는 안되오. 하물며 라공자와 두 명의 시종은 모두 의심스러운 점이 매우 많소."

歐陽俊冷笑一聲,道:「丁兄似乎是專門找兄弟的麻煩了。」

구양준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정형은 마치 전문적으로 형제를 걸고넘어지려는 듯 하구려."

丁山道:「談不上,但閣下也不能狂妄,眼空四海,目中無人。」

정산이 말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귀하도 세상이 내 것인양 안하무인으로 굴어서는 안되오."

歐陽俊道:「好說,好說,兄弟無此感覺。」

구양준이 말했다.
"천만에, 천만에. 형제는 그럴 생각이 없소."

丁山哈哈一笑,道:「你真的是百粵世家,嶺南的羅大公子麼?」

정산은 하하, 웃더니 말했다.

"당신이 정말 강남의 세가(世家), 영남의 라대공자요?"

歐陽俊道:「不錯啊,怎麼樣?」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소. 왜 그러시오?"

丁山冷冷說道:「閣下這份鎮靜工夫,倒是叫人佩服。」

정산이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가 이 정도로 침착하다니 오히려 사람을 감탄케 하는군."

歐陽俊怒道:「我本是真真正正的嶺南大公子,難道還假了不成!」

구양준이 노하여 말했다.

"나는 본시 진정한 영남대공자인데 설마 가짜란 말이오?"

丁山道:「真金不怕火,那就麻煩你羅大公子,跟咱們兄弟到侍衛宮中走走吧!」

정산이 말했다.

"진짜 금은 불을 두려워하지 않소. 귀찮더라도 라대공자는 우리 형제들을 따라 시위궁으로 갑시다!"

歐陽俊目光轉注到周堤的臉上,接道:「周兄點你把兄弟請來,就是為了這個麼?」

구양준은 눈길을 주제에게 돌렸다.

"이럴려고 주형 당신은 형제를 점찍어 초청했소?"

周堤道:「兄弟的打算,原來並非如此,但羅少兄連番和丁兄衝突,而且出口傷人,這就造成了很難收拾的局面了。」

주제가 말했다.

"원래 형제의 계획은 결코 이런 것이 아니오. 하지만 라소형이 연달아 정형과 충돌하고 게다가 말만 하면 남의 기분을 상하게 했소. 그것이 바로 수습하기 힘든 국면을 조성했소."

歐陽俊道:「周兄的意思呢?」

구양준이 말했다.

"주형의 생각은?"

周堤道:「在下希望羅少兄能夠暫時委屈一二,跟丁兄到侍衛宮中走一趟。」

주제가 말했다.

"나는 라소형이 잠시 억울하더라도 정형을 따라 시위궁으로 한번 가주시기를 바라오."

歐陽俊冷笑一聲,道:「聽說侍衛宮中,設有很多刑具,任何一個人,只要進入了侍衛宮中,就算是不死也要脫一層皮。」

구양준은 냉소를 치며 말했다.

"듣기로 시위궁에는 아주 많은 형구(刑具)가 갖추어져 있어 어떤 사람이라도 시위궁에 들어가기만 하면 죽지 않더라도 살가죽 한 겹이 벗겨진다고 하더구려."

周堤道:「這要看怎麼說了,如是羅兄清清白白,就算侍衛宮刑具百件,但也無法傷得羅兄,如是羅兄心中有鬼,事情變化,那說法很難叫人預料了。」

주제가 말했다.

"그건 어떻게 말하느냐에 달렸소. 라형이 결백하다면 시위궁에 형구가 백 개나 있어도 라형을 다치게 하지 못하오. 만일 라형이 심중으로 꿍꿍이속이 있다면 사정의 변화는 예상하기 어렵소."

歐陽俊道:「原來周兄約了這些朋友,不是替兄弟找的玩伴,似乎是替兄弟安排好的牢籠了。」

구양준이 말했다.

"원래 주형이 초대한 이 친구들은 형제를 위해 찾아온 놀이친구가 아니라 형제를 위해 안배한 기만적인 올가미였구려."

語氣一頓,歐陽俊接著淡淡一笑道:「羅某人很怕事,不過一旦事臨頭上,兄弟也就只好挺上了。」

잠시 멈추었다 구양준이 담담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라모는 사고가 생길까 몹시 걱정을 하는 사람이오. 그러나 일단 일이 눈 앞에 닥쳤으니 형제도 버틸 수 밖에 없소."

周堤道:「羅少兄這挺上二字是何用心!」

주제가 말했다.

"라소형의 그 버틴다는 말은 어떤 의미요?"

歐陽俊道:「兄弟的意思是如若諸位早已準備對付兄弟,兄弟是決不甘心受人擺佈。」

구양준이 말했다.

"형제의 말은 만약 제위들이 벌써 형제를 상대할 작정이라면 형제는 결코 남이 안배한 대로 순순히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오."

丁山冷冷說道:「那是說羅少兄準備拒捕了。」

정산이 냉랭하게 말했다.

"라형은 체포에 항거할 작정이라는 말이군."

歐陽俊道:「談不到拒捕二字,不過兄弟也不願任人屠戮。」

구양준이 말했다.

"체포에 항거하겠다는 말은 아니오. 그러나 형제는 남이 마음대로 도륙을 내는 것도 바라지 않소."

丁山霍地站起了身子,一伸右臂,五指如鉤,疾向歐陽俊的手腕之上扣去。歐陽俊冷笑一聲,右手一翻,食、中二指,反點丁山的脈穴。

정산이 벌떡 일어나 오른팔을 뻗었다. 갈고리 같은 다섯 손가락이 빠르게 구양준의 손목을 움켜잡아갔다. 구양준은 냉소를 치더니 우수를 뒤집어 식지와 중지 두 손가락으로 정산의 맥혈을 반대로 찔렀다.

丁山冷哼一聲,收回了右手,道:「好小子,原來是個深藏不露的人物……」

정산이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는 우수를 도로 거두고 말했다.

"이놈, 원래 깊이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었구나..."

但見人影一閃,王召飛撲而至,落在歐陽俊的身側,道:「公子後退,在下拒敵。」

왕소가 나는 듯 덮쳐와 구양준의 옆에 떨어져 내리더니 말했다.

"공자, 뒤로 물러나십시오. 제가 적을 막겠습니다."

呼的一拳搗向丁山。他個子高大,拳力極重,這一擊,帶起了一片呼呼風聲。丁山冷笑一聲,右手一抬,竟然硬把王召的拳頭接下。但聞砰然一聲,兩隻拳頭撞在了一起。丁山雖然把一拳接下,但卻被王召強大的拳力,震得向後退了一步。似乎是未料到王召的拳力,竟然如此強大,不禁一呆。

휙, 하니 일 권을 정산을 향해 내질렀다. 거구인 그의 권력(拳力)은 극히 묵직했다. 이 일 권은 휙휙, 하는 바람소리를 일으켰다. 정산이 냉소하더니 우수를 쳐들어 왕소의 주먹을 맞받았다. 퍼엉,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두 주먹이 함께 부딪혔다. 정산은 비록 일 권을 받아냈지만 왕소의 강대한 권력에 뒤로 비틀거리며 한 걸음 물러났다. 왕소의 권력이 이같이 강대할 줄은 예상치 못한듯 절로 멍해졌다.

王召冷冷說道:「姓丁的,你小子最張狂,滾出來,咱們拚個死活,見個真章出來。」

왕소가 냉랭하게 말했다.

"정가야, 네 놈이 가장 거들먹거렸겠다. 썩 나오너라. 우리 죽기살기로 싸워서 끝장을 보자."

丁山怒道:「你小子不過仗著一點憨氣力,丁大爺還真的會含糊你不成。」

정산이 말했다.

"네 놈은 고지식하게 힘만 셀 뿐이다. 정나으리가 정말 너를 두려워할 리가 있겠느냐."

王召對此人早已滿腹積恨,冷笑一聲,道:「不含糊,你就給我出來,我要在十招內打扁你的鼻子。」

왕소는 이자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분이 쌓여 있었다.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두려워하지 않으면 나서라. 나는 십 초 안에 너의 코를 분질러 놓겠다."

丁山怒道:「好小子,丁大爺不給你點教訓,你也不知天有多高,地有多厚。」

정산이 노하여 말했다.

"이놈아, 정나으리가 너에게 교훈을 주지 않으면 너는 하늘이 얼마나 높고 땅이 얼마나 두터운지 모르겠구나."

王召道:「姓丁的,用不著大話唬人,動手相搏,講究的是真功實學,你喝呼上半天,卻縮頭不出,那算不得什麼英雄人物。」

왕소가 말했다.

"정가야, 큰소리쳐서 사람을 겁주지 말아라. 손을 써서 서로 싸우는 데는 진공실학(真功實學)이 중요하다. 너는 한참을 고함지르면서도 도리어 목을 움츠리고 나서지 않는데 그것이 무슨 영웅인물이라 할 수 있겠느냐?"

丁山被王召連著言語激起了怒火,大步行了出來。周堤望了歐陽俊兩眼,示意他出言攔阻。但歐陽俊卻看到裝作沒看到,理也不理。就這一耽誤,丁山已行了出來。

왕소가 연달아 말로 노화를 불러일으키자 정산은 큰 걸음으로 걸어나왔다. 주제는 구양준을 바라보며 저지시키라는 눈짓을 했다. 하지만 구양준은 보고도 못본 척하 며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이렇게 지체하는 사이에 정산은 이미 걸어나왔다.

王召道:「走,這室中狹小,動手不便,咱們到廳外去打,不見真章不許停手,誰要找幫手,就是烏龜王八蛋。」

왕소가 말했다.

"가자. 방 안은 협소하여 싸우기 불편하다. 우리 청 밖으로 가서 끝장을 보기 전까지 손을 멈추지 말고 싸워보자. 누구든 도와달라고 하면 개자식이다."

他生長嶺南,道道地地一口嶺南話,不過,他卻盡量未用嶺南俚語,他要套住丁山,準備好好的教訓他一頓。

그는 영남에서 나고 자라서 입만 열면 곳곳에서 영남말이었다. 그러나 가능한 영남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정산을 말려들게 하여 실컷 교훈을 줄 작정이었다.

丁山道:「好,咱們廳外去。」

정산이 말했다.

"좋다. 청 밖으로 가자."

大步向外行去。周堤、花子玉、劉元、丁海,全都站了起來,準備去看個結果。

큰 걸음으로 밖을 향해 걸어갔다. 주제, 화자옥, 유원, 정해 전부 일어섰다. 가서 결과를 볼 작정인 것이다.

歐陽俊卻原坐未動,端起酒杯,道:「在下借花獻佛,敬諸位一杯。」

구양준은 도리어 원래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술잔을 들고는 말했다.

"내가 이 자리를 빌어 제위들께 한 잔 권하는 바이오."

花子玉、劉元重又坐了下來,端起酒杯。

화자옥, 유원은 또 다시 앉아서 술잔을 들었다.

周堤卻一皺眉頭,道:「羅大公子,丁兄和你那位保鏢,這一戰如若打出麻煩,只怕就很難收拾了。」

주제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라대공자, 정형과 당신의 그 보표(保鏢)가 이 일전으로 만약 말썽을 일으킨다면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오."

歐陽俊笑一笑,道:「這個周兄放心,如是丁大人把兄弟的從人打死,那只怪他學藝不精,怨不得別人。」

구양준이 빙긋, 웃더니 말했다.

"그건 주형이 안심하시오. 만일 정대인이 형제의 하인을 쳐죽인다면 그건 그의 배움이 정심하지 못함을 탓해야지 다른 사람을 원망할 수 없소."

周堤道:「如是你那從人打死了丁兄呢?」

주제가 말했다.
"만일 당신의 그 하인이 정형을 쳐죽인다면?"

歐陽俊道:「不會吧!丁大人何等身份,怎會打不過一個江湖上三等的鏢客……」

구양준이 말했다.

"그럴 리 없소! 정대인이 어떤 신분인데 강호의 일개 삼류 표객을 싸워서 이기지 못하겠소..."

語聲微微一頓,接道:「何況,兄弟相信他不敢太過放肆敢打死了丁大人,不過動手相搏,只怕難免受傷。……」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하물며, 형제는 그가 감히 너무 방자하게 굴지 못할 것이며, 감히 정대인을 쳐죽이지 못한다고 믿소. 그러나 손을 써서 서로 싸운다면 부상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소..."

周堤冷冷接道:「若是丁大人受了傷,事情也一樣麻煩。」

주제가 냉랭하게 대꾸했다.

"만약 정대인이 다쳐도 일이 성가시기는 마찬가지라오."

歐陽俊心中忖道:今日之局,已難善了,似也用不著太過遷就他們了。

구양준은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오늘의 국면은 이미 좋게 해결되기는 어려우니 그들에게 너무 끌려다녀서도 안될 것 같구나.'

心中念轉,口中卻冷冷說道:「周兄,如是丁大爺打死了兄弟的從人,兄弟認了,但如丁大爺受到了傷害,你周兄自然是應該擔起來了。」

심중으로 생각을 굴리다가 냉랭하게 말했다.

"주형, 만일 정큰나으리가 형제의 시종을 쳐죽인다면 형제가 감수하겠소. 하지만 정큰나으리가 다친다면 주형 당신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오."

周堤道:「既有此慮,何不防患未然,要你那從人只能敗,不能勝。」

주제가 말했다.

"이미 그런 염려를 하고있다면 왜 우환을 미연에 방지하지 않으시오? 당신의 그 하인에게 오직 져야할 뿐 이겨서는 안된다고 하시오."

歐陽俊道:「這等搏命動手的事,就算兄弟說了,他們也不會聽。」

구양준이 말했다.

"저렇게 목숨을 걸고 싸우는데 설령 형제가 말해도 그들이 따를 리가 없소."

周堤臉色一沉,道:「大公子,侍衛宮中人如是真的受了傷,你們可能會被拿問下獄。」

주제의 낯빛이 굳어지며 말했다.

"대공자, 시위궁 사람이 만일 진짜 다치게 된다면 당신들은 잡혀서 심문받고 하옥될 수 있소."

歐陽俊道:「咱們這是私事,周兄如是擺出侍衛宮中侍衛身份,似乎是就有些小題大作了。」

구양준이 말했다.

"이건 사적인 일이오. 주형이 만일 시위궁의 시위 신분임을 드러낸다면 사소한 일을 크게 만드는 거요."

只聽一陣子乒乒乓乓的聲音傳了過來,室外想已展開了劇烈的惡鬥。丁海關心兄長安危,霍然站起了身子,舉步向外行去。

한바탕 우당탕탕, 하는 소리가 전해왔고, 실외에서는 이미 극렬한 악투가 전개되었다고 생각되었다. 정해의 관심은 형장(兄長)의 안위였다. 벌떡, 일어나 걸음을 옮겨 밖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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