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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十一回 沈家雙艷(심가쌍염)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금봉전(金鳳剪)

第二十一回 沈家雙艷(심가쌍염)

알타쵸 2018. 12. 6. 21:11

第二十一回 沈家雙艷(아름다운 심씨 자매)












言震目光突然轉到沈家二姝的身上,接道:「兩位姑娘,是自己動手,還是我們動手……」

언진의 시선이 돌연 심가 둘째에게 돌려지더니 말을 이었다.

"두 낭자가 직접 손을 쓸 텐가 아니면 우리가 손을 쓸까..."

只聽一個怒斥的聲音,道:「你這老小子,要找死麼?」

성난 음성으로 꾸짖는 소리가 들렸다.

"늙은 놈아, 죽고 싶으냐?"

緊接著蓬然一聲,木門被人撞開,抱著三弦的岳秀和歐陽俊,快步衝了進來。

곧이어 펑, 하는 소리가 나며 목문이 열렸고 삼현금을 안은 악수와 구양준이 뛰어들었다.

言震臉色一變,喝道:「站住。」

언진은 낯빛이 일변하더니 소리쳤다.

"멈춰라."

岳秀不緊不慢的行了兩步,才停下身子,緩緩說道:「什麼事啊?」

악수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두 걸음 걸어와 멈추더니 천천히 말했다.

"무슨 일이오?"

言震道:「閣下也是丐幫中人了。」

언진이 말했다.

"귀하도 개방인이군."

岳秀道:「高抬區區了。」

악수가 말했다.

"보잘 것 없는 나를 치켜세우는구려."

言震一擺手,站在身後的兩個黑衣人應聲而上,快步向岳秀衝去。岳秀神情冷肅,木然而立。

언진이 손을 흔들자 뒤에 섰던 두 명의 흑의인이 대답하자마자 나서더니 악수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돌진했다. 악수는 싸늘한 표정으로 멍하니 서있었다.

歐陽俊卻突然向前一步,攔在岳秀身前,道:「兩位想幹什麼?」

도리어 구양준이 돌연 앞으로 한 걸음 나가 악수의 앞을 막고 말했다.

"두 분은 무얼 하려는 것인가?"

那黑衣人冷厲的說道:「抓人。」

그 흑의인이 차갑게 말했다.

"사람을 체포한다."

歐陽俊笑道:「抓什麼人,我,還是這位老先生?」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누구를 체포한단 말이오? 나, 아니면 저 노선생(老先生)?"

兩個黑衣人怒道:「你,還有這位糟老頭子,我們都要抓。」

두 흑의인은 노하여 말했다.

"너, 그리고 저 쭈그렁 늙은이다. 우리는 모두 체포해야겠다."

歐陽俊道:「嶺南羅大公子,家產萬貫,我怕過什麼人了?」

구양준이 말했다.

"영남 라대공자는 재산이 만 관(萬貫)인데 내가 누군들 두려워할 것 같은가?"

言震冷笑一聲,道:「萬貫家產,未必能買去性命,全都給我拏下。」

언진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만 관(貫)의 재산이 목숨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부 잡아라."

但見人影閃動,又有兩個黑衣人撲了出來,分向岳秀、歐陽俊,和沈家兩姊妹撲了過去。沈家兩姊妹,眼見敵勢兇惡,顧不得一身盛裝,縱身向旁側閃去。歐陽俊雙手一分,迎向兩個黑衣大漢。

인영이 번뜩이더니 또 두 명의 흑의인이 덮쳐나와서 악수, 구양준과 심가 두 자매를 향해 나누어 덮쳐갔다. 심가 두 자매는 적세(敵勢)가 흉악함을 보자 일신의 잘 꾸민 옷차림을 돌볼 겨를 없이 옆으로 피했다. 구양준은 쌍수를 나누어 두 흑의대한을 맞이했다.

但聞兩聲悶哼,兩個黑衣大漢,同時倒下。歐陽俊心中明白,這是隱身在背後的岳秀暗助,自己本沒有接觸到對方。

두 번의 끙, 하는 답답한 신음소리가 들리더니 두 흑의대한이 동시에 쓰러졌다. 이것은 등 뒤에 몸을 숨긴 악수가 남모르게 도와준 것임을 구양준은 잘 알았다. 자신은 본래 상대방과 접촉도 하지 않았다.

一揮手間,就倒了兩個侍衛宮中的武士,使得全場中人,都為之大感震駭。撲向沈家兩妹妹的黑衣人,也被震駭的停下了手。

손을 한 번 휘두르는 사이에 시위궁의 두 무사가 쓰러지자 그곳의 모든 사람들은 크게 경악했다. 심가 두 자매를 향해 덮쳐가던 흑의인도 소스라치게 놀라서 손을 멈추었다.

言震臉色一變,冷冷說道:「想不到啊,丐幫子弟,竟也有這樣的身手,不容易啊!」

언진은 낯빛이 일변하며 냉랭하게 말했다.

"개방제자에게도 이런 솜씨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 쉽지 않구나!"

一揚掌擊倒兩個侍衛宮中人,連沈家姊妹,也看的驚奇萬分,暗道:「幸好今夜中,沒有和他動手,如是和他動手搏殺,今夜中定有不少苦頭好吃了。」

일 장으로 두 명의 시위궁 사람을 쳐서 쓰러뜨린 일은 심가 자매도 보고는 놀랍고 신기하기 그지 없어 속으로 생각했다.

'오늘 밤에 그와 싸우지 않아서 다행이다. 만일 그와 싸운다면 오늘 밤에 적잖이 쓴맛을 보았을 것이다.' (그가 누구지? 구양준?)

但見歐陽俊笑一笑,道:「誇獎、誇獎,在下久聞辰州言家門的殭屍功,別走蹊徑,今夜希望能領教一二?」

구양준이 웃더니 말했다.

"과찬이오. 진주 언가문의 강시공(殭屍功)은 남다른 풍격이 있다고 들은 지 오래요. 오늘 밤 조금 가르침을 내려주시길 바라오."

言震道:「好大的口氣,亮兵刃,生死不論。」

언진이 말했다.

"자신만만하군. 병기를 뽑아라. 죽이든 살리든 문제삼지 않겠다."

兩個撲向沈家姊妹的黑衣人,從腰中拔出兩把匕首,大喝一聲,撲向歐陽俊。歐陽俊雙手握拳,疾快擊出。

심가 자매를 향해 덮쳐가던 두 명의 흑의인들이 허리춤에서 두 개의 비수를 뽑더니 대갈일성하며 구양준을 향해 덮쳤다. 구양준은 두 손을 주먹쥐고 질풍처럼 빠르게 쳐내었다.

但聞兩聲慘叫,兩個黑衣人,人還未近歐陽俊,雙雙倒了下去。這一次,不但是言震留上了心,就是那兩位金領大領頭,和另一個銀領人,都看的十分仔細,連沈家兩姊妹,看得目不轉睛。

두 번의 참혹한 비명소리가 들렸고 두 흑의인은 구양준에게 미처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고 쌍쌍이 쓰러져 버렸다. 이번에는 언진이 주의를 기울였을 뿐만 아니라 금테 옷깃의 대영두(大領頭)와 다른 한 명의 은테 옷깃의 은령인(銀領人) 모두가 매우 자세히 보았다. 심가 두 자매도 눈조차 깜빡이지 않고 보았다.

言震駭然叫道:「百步神拳。」

언진이 아연실색하여 소리쳤다.

"백보신권(百步神拳)."

歐陽俊笑道:「好說,好說。」

구양준이 말했다.

"천만에."

言震望了身側的金領人一眼,道:「請示大領頭。」

언진이 옆에 있던 금령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대영두의 지적을 부탁드립니다."

金領人接道:「百步神拳,應該有一股強烈的拳風,但它沒有,所以,他用的不是百步神拳。」

금테 옷깃의 사람이 말했다.

"백보신권이라면 마땅히 한 줄기 강렬한 권풍이 있어야 하지만 없었다. 그래서 그가 쓴 것은 백보신권이 아니다."

言震道:「屬下寡聞,不知道他用的什麼手法?」

언진이 말했다.

"속하는 견문이 부족하여 그가 쓴 것이 어떤 수법인지 알지 못합니다."

金領人道:「瞧不出來,但很可疑,你上去試試看。」

금령인이 말했다.

"알아내지 못했지만 몹시 의심스럽구나. 가서 한번 시험해보아라."

言震哦了一聲,站起身子向歐陽俊行去。歐陽俊心中有恃無恐,所以,很仔細地觀察了言震的神色。只見言震雙目中微露驚懼的神情,舉步行來,顯然是受了那大領頭的令諭之後,不得不親自出戰,但內心中,又有很大的畏懼。

언진은 아, 하더니 일어나서 구양준을 향해 걸어갔다. 구양준은 마음 속으로 믿는 구석이 있어 두려움을 몰랐다. 그래서 아주 자세히 언진의 신색(神色)을 관찰했다. 언진의 두 눈 속에서 놀라움과 두려움의 표정이 미미하게 보였다. 걸음을 옮겨 걸어오는데 대영두의 영유를 받은 뒤 직접 출전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내심으로 크게 겁을 집어먹은 것이 확실했다.

雖然,他很有些怕,因四個黑衣侍衛不不白的倒了下去,使他內心中,有了很大的警惕之心,但他的步履,仍然穩定異常。這人,在武功修為上,眼就可叔瞧出是第一流的高手。副領頭尚且如此,兩個出身密宗的大領頭,自然是更非尋常了。言震雖然走得很慢,但他仍然是走到歐陽俊的身前,停下了腳。

비록 그에게는 조금의 두려움이 있었고 네 명의 흑의시위가 불분명하게 쓰러짐으로 인해 그의 마음 속에는 아주 크게 경계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의 걸음걸이는 여전히 유달리 안정되어 있었다. 이자가 무공수위에 있어서  제일류 고수임을 보면 바로 알아볼 수 있다. 부영두조차도 이와 같은데 두 명의 밀종 출신 대영두는 당연히 훨씬 더 보통이 아닐 것이다. 언진은 느릿느릿 걸어서 구양준의 앞에 이르자 발걸음을 멈추었다.

歐陽俊笑一笑,道:「閣下準備要出手了。」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귀하가 출수할 참이구려."

言震答非所問地道:「你剛才用的什麼武功?」

언진이 동문서답하여 말했다.

"네가 방금 쓴 것이 무슨 무공이냐?"

歐陽俊道:「這個,恕難奉告,要你閣下自己猜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알려드리기 어려움을 용서하시오. 귀하 자신이 추측하시오."

言震沉聲道:「是不是百步神拳?」

언진이 말했다.

"백보신권이 아니냐?"

歐陽俊笑一笑,道:「是與不是,要你自己判斷了。」

구양준이 빙긋, 웃더니 말했다.

"맞는지 아닌지는 당신 자신이 판단해야 하오."

言震厲聲喝道:「你給我聽著,不論你嶺南羅家有多大的家當,多少財富,但你開罪了侍衛宮,一樣會受到制裁,反抗官家,那是禍連九族的大罪。」

언진이 엄한 목소리로 호통쳤다.

"듣거라. 너의 영남 라가에 얼마나 크고 많은 재산이 있든 네가 시위궁에 죄를 지으면 똑같이 제재를 받을 것이다. 관가에 반항하는 것은 구족에 화가 미치는 대죄이니라."

歐陽俊有意拖時間,笑一笑,接道:「如是咱們害怕了,那該如何?」

구양준은 고의로 시간을 끌었다. 웃으며 대꾸했다.

"만일 우리가 두렵다면 어떻게 해야 하오?"

言震微微一怔,道:「你真的害怕了?」

언진은 약간 어리둥정하여 말했다.

"너는 정말 두려우냐?"

歐陽俊道:「不錯,真的害怕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소. 정말 두렵소."

言震道:「好!那你就跪下去。」

언진이 말했다.

"좋다! 당장 꿇어라."

歐陽俊搖搖頭,道:「不行,在下怕是怕了,但跪下去,在下又矮了一截,這個如何可以。」

구양준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안되오. 두려운 건 두려운 것이지만 꿇으면 내 키가 반토막이 되는데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소." 

言震恍然而悟,大聲喝道:「好小子,敢弄言二爺。」

언진이 문득 깨닫고 큰소리로 고함쳤다.

"이놈이 감히 언둘째나으리를 놀리다니."

突然伸手一把,扣向歐陽俊的右腕。他出手極有分寸,先留了後退之路。歐陽俊正想閃避,但突然感到右臂一麻,竟然抬不起來,被言震一把扣住。他心中明白,是岳秀制住了他的右臂,但他卻想不通岳秀何以竟要言震扣住自己的穴脈。肯定的是岳秀決不會叫他吃虧,所以,他心中很坦然。言震未料到這麼輕易的就拿住對方的腕脈,不禁微微一呆。

돌연 손을 뻗어 구양준의 오른 손목을 향해 움켜잡아갔다. 그의 출수는 한도를 지켜서 우선은 뒤로 물러날 길을 남겨두고 있었다. 구양준이 막 피하려 했지만 돌연 오른팔이 마비되어 쳐들지 못하여 언진에게 붙잡혀버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악수가 그의 오른팔을 제압하였음을 심중으로 잘 알았다. 헌데 악수가 왜 언진으로 하여금 자신의 혈맥을 잡게 만들었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악수는 결코 그가 손해를 보게 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그는 마음 속으로 매우 태연했다. 언진은 예상치 못하게 이렇게 쉽사리 상대방의 완맥을 붙잡자 약간 의아함을 금하지 못했다.

歐陽俊一笑,道:「在下不想再找麻煩了,所以,在下未讓避閣下的擒拿,只要你不找羅家的麻煩,在下立時可以走。」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더이상 말썽을 일으키고 싶지 않소. 그래서 나는 귀하의 금나(擒拿)를 피하지 않았소. 당신이 라가를 귀찮게 하지 않겠다면 나는 즉시 떠나겠소."

言震一面暗加功力,扣緊了歐陽俊的脈穴,一面高聲說道:「現在,不覺著太晚了一些麼?」

언진이 한편으로는 암암리 공력을 가하여 구양준의 맥혈을 단단히 움켜잡으며 한편으로는 큰소리로 말했다.

"이제 너무 늦었다고 느끼지 않느냐?"

歐陽俊感覺到右腕一麻,全身勁道忽失,心中大為震驚,暗道:「這一次完了,辰州言家的人,一向是心狠手辣。」

구양준은 오른팔이 마비되며 전신의 힘이 문득 사라짐을 느끼자 심중으로 크게 놀라서 속으로 생각했다.

'진주 언가 사람들은 늘 마음이 독하고 수단이 악랄한데 이번에는 끝장이다.'

心中念頭還未轉完,忽然右臂上,發出一股奇大的力量,反擊過去。言震以左手扭住了歐陽俊的右腕,正想舉起右手,去點歐陽俊的穴道,忽然覺著歐陽俊身上的內力送發出來。

마음 속으로 생각을 미처 다 굴리지 못했는데 문득 오른팔에서 한 줄기 기이하도록 큰 힘이 발생하여 반격해갔다. 언진은 좌수로 구양준의 오른손목을 꼼짝못하게 비틀며 막 우수를 들어 구양준의 혈도를 찍으려 했는데 불현듯 구양준 몸에서 내력이 뿜어져나오는 것을 느꼈다.

這一怔神間,歐陽俊已舉起左手,一拳打了過去。雙方距離既近,歐陽俊這一拳又突如其來,言震如若不放開右手,很難避過這一拳。

이렇게 어리둥절한 사이에 구양준은 이미 좌수를 들어 일 권을 쳐갔다. 쌍방의 거리가 가깝고, 구양준의 이 일 권이 또 갑작스레 들이닥쳤기에 언진이 우수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이 일 권을 피하기는 몹시 어려웠다.

情勢迫人,言震不得不向後退了兩步放開了歐陽俊的右腕。這一次交手,表面上,言震佔盡了光采,但事實上,言震卻是有苦難言。

정세에 쫓겨 언진은 부득불 구양준의 오른 손목을 놓고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이 한 차례의 손속의 교환은 표면상으로 언진이 시종 우세했지만 사실상 언진에게는 말못할 괴로움이 있었다.

歐陽俊冷冷一笑,道:「姓言的,在下既然不能降,咱們只有放手一拼了。」

구양준이 냉랭하게 일소(一笑)하고는 말했다.

"언씨, 내가 이왕 항복할 수 없으니 우리는 한바탕 죽기로 싸워야만 하오."

言震一面凝神戒備,一面冷冷說道:「閣下深藏不露,果然是高明人物了。」

언진은 정신을 집중하여 경계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는 깊이 감추어 드러내지 않으니 과연 고명한 인물이었구려."

歐陽俊道:「誇獎,誇獎。」

구양준이 말했다.

"과찬이오."

臉色一寒,接道:「辰州言家門,在武林中,也有一席之地,想不到竟然甘心投入侍衛宮中,作一個小小的副領班。」

낯빛이 싸늘해지더니 말을 이었다.

"무림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진주 언가문이 기꺼이 시위궁에 투신하여 하찮은 부영반(副領班)을 맡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言震冷笑一聲,道:「你對侍衛宮中事,知曉太少,以侍衛宮的實力而言,江湖上任何一個大門派,也無法比擬。」

언진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그대는 시위궁의 일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다. 시위궁의 실력으로 말하자면 강호상에서 어떤 일개 대문파도 비교할 수 없다."

歐陽俊道:「所以,你就托護在侍衛宮中。」

구양준이 말했다.

"그래서 당신은 시위궁에 의탁하여 보호를 받고 있구려."

言震道:「我為什麼要托護在侍衛宮中。」

언진이 말했다.

"내가 왜 시위궁의 보호를 받아야 한단 말이냐?"

歐陽俊道:「因為,侍衛宮中的實力很大,可以保護閣下。」

구양준이 말했다.

"왜냐하면 시위궁의 실력이 아주 커서 귀하를 보호할 수 있거든."

言震臉色鐵青,但卻無法發作出來,那一招交換,使他心中受到了極大威脅,不但是他遇到了生平未遇的勁敵,而且,對方表現的,顯然高過他很多了。

所以,他遲遲不敢出手。

언진은 낯빛이 시퍼래졌지만 발작할 수 없었다. 그 일 초의 교환은 그로 하여금 마음 속으로 크나큰 위협을 받게 만들었다. 평생에 만나보지 못한 강적을 만났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나타내보인 것은 확실히 그보다 훨씬 뛰어났다.

歐陽俊笑一笑,接道:「言兄,就兄弟所知,密宗一門,來自藏邊,咱們中原武林道上人物,似乎是用不著聽命於人。」

구양준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언형, 형제가 알기로 밀종은 서장 변방에서 유래되었소. 우리 중원무림의 인물은 남의 명을 따를 필요가 없을 듯 하오."

言震怒道:「你再挑撥離間……」

언진이 말했다.

"네가 더이상 이간질로 도발했다가는..."

突然一上步,忽的搗出一拳。辰州言家門的殭屍毒功,在武林中,獨樹一幟,列為武林中奇技之一,但言家的武功,也是別闢蹊徑,這一拳,打的呼呼風生。

돌연 한 걸음 나서며 갑자기 일 권을 내질렀다. 진주 언가문의 강시독공(殭屍毒功)은 무림에서 독자적으로 일가를 이루었으며 무림의 기묘한 절기의 하나에 속했다. 하지만 언가의 무공 또한 따로이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이 일권은 휙휙, 바람을 일으키며 쳐왔다.

歐陽俊準備揮臂封擋,但左臂卻抬不起來,眼看著言震一拳擊向前胸而來。這一拳如被擊中,歐陽俊勢必被打得當場斃命。

구양준은 팔을 휘둘러 막을 작정이었지만 왼팔을 쳐들기도 전에 언진의 일 권이 가슴을 향해 쳐오는 것이 보였다. 이 일 권에 격중된다면 구양준은 그 자리에서 숨이 끊어질 것이 틀림없었다.

但奇怪的是,言震那一拳,將要擊中歐陽俊前胸之時,忽然間左臂一軟,部位突然偏低了很多。不但偏低了很多,而且,這一拳在接近了歐陽俊的衣服之後,竟然變的完全沒有力量。

그런데 기괴한 것은 언진의 그 일 권이 구양준의 가슴을 격중시키려 할 때 문득 왼팔에 힘이 빠지며 (적중)부위가 돌연 한 쪽으로 많이 치우쳐버렸다. 많이 치우쳐졌을 뿐만 아니라 그 일 권이 구양준의 의복에 접근한 뒤에는 뜻밖에도 힘이 완전히 없어져버렸다.

歐陽俊笑一笑,道:「辰州言家拳,竟然繡花枕頭,用來唬唬人罷了,在下站這裡,讓閣下打,閣下就打不到。」

구양준이 웃더니 말했다.

"진주 언가권은 겉만 번지르하여 사람을 겁주는데 쓰일 뿐이구려. 내가 이 자리에 선 채로 귀하에게 치라고 했는데 귀하는 쳐서 쓰러뜨리지 못했소."

言震臉色鐵青,苦在心中,無法說出口來,而且,也感覺對方比自己高明的太多,似乎是舉手之間,就可以制自己於死地。

언진은 낯빛이 푸르뎅뎅한 채로 쓴맛을 다시며 할 말이 없었다. 게다가 상대가 자신보다 많이 고명하다고 느꼈다. 마치 손을 드는 사이에 자기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忍下了一口氣,緩緩說道:「閣下高明的很。」

꾹 참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귀하는 아주 고명하군."

歐陽俊笑一笑,道:「我還是那句老話,咱們中原道上的武林人物,犯不著聽密宗支下人的令諭行事。」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했던 말을 다시 하건데, 우리 중원도상의 무림인물은 밀종 사람이 시키는 대로 따를 필요가 없을 것이오."

言震道:「侍衛宮中的人有著很嚴肅的規戒,所以,閣下用不著化費這樣的心機了。」

언진이 말했다.

"시위궁의 사람에게는 아주 엄숙한 규칙이 있으니 귀하는 이렇게 심기를 낭비하지 마시오."

歐陽俊道:「好吧,閣下既然怕規戒制裁,咱們就不談這件事了,現在,你準備怎麼辦?」

구양준이 말했다.

"좋소. 귀하가 이왕 규칙의 제재를 두려워한다니 우리는 그 일은 말하지 맙시다.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하실 작정이오?"

言震道:「在下自覺不是敵手。」

언진이 말했다.

"나는 적수가 아님을 알았소."

歐陽俊道:「閣下認輸了,準備怎麼辦?」

구양준이 말했다.

"귀하가 졌음을 인정하면 어쩔 참이오?"

言震只覺臉上發熱,直熱到耳根子的後面,一時間想不出適當的措詞回答。

언진은 낯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귓뿌리 뒤쪽까지 뜨거워져 일시지간 적당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這時,和言震同桌而坐的金領人,突然站起身子,大步行了過來,冷冷接道:「言震,你退下。」

이때 언진과 같은 탁자에 앉아있던 금테 옷깃의 사람이 돌연 일어서더니 큰 걸음으로 걸어와서 냉랭하게 말했다.

"언진, 너는 물러나라."

言震正感無法下台,聞言大喜,一側身,退後了一丈。

언진은 궁지에 몰렸다고 느꼈는데 그 말을 듣자 크게 기뻐서 몸을 틀어 일 장 뒤로 물러났다.

歐陽俊目光轉注到那金領人的身上,道:「閣下準備出手了?」

구양준은 그 금테 옷깃의 사람에게로 눈길을 돌려 말했다.

"귀하가 출수할 작정이오?"

金領人道:「侍衛宮中,一共有八個領隊,有三個大領班頭,都是來自密宗門下。」

금령인이 말했다.

"시위궁에는 모두 여덟 개의 영대(領隊)가 있고 세 명의 대영반(大領班)이 있는데 모두 밀종문하에서 왔다."

歐陽俊道:「是又怎麼了?」

구양준이 말했다.

"그래서 또 어떻다는 거요?"

金領人道:「在下要閣下見識一下,密宗門中的武功!」

금령인이 말했다.

"귀하는 밀종문의 무공을 한번 견식해보아라!"

歐陽俊道:「那麼咱們何不試試?」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한번 시험해봅시다 그려."

金領人揚起了右掌。歐陽俊凝目望去,只見那金領人掌心赤紅如火,顯然,一眼之下,就可以瞧出,這人練的是赤煞掌毒功。

금령인이 우장을 떨쳐 들어올렸다. 구양준은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 금령인의 장심(掌心)이 불같이 붉은 것으로 보아 이 자가 연마한 것은 적살장(赤煞掌)의 독공(毒功)임이 분명함을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吸一口氣,歐陽俊緩緩說道:「閣下的赤煞掌功很深厚。」

숨을 한번 들이쉬고는 구양준이 천천히 말했다.

"귀하의 적살장공은 아주 심후하구려."

金領人揚起右掌,道:「你可要試試?」

금령인이 우장을 치켜든 채 말했다.

"너는 시험해보겠느냐?"

赤紅如火的掌力,直對歐陽俊拍了過去道:「閣下可敢接我一掌。」

불같이 붉은 장력이 곧장 구양준을 향해 쳐갔다.

"귀하는 감히 나의 일 장을 받아낼 수 있는가?"

歐陽俊眼看那掌勢迎面劈來,竟然不知道是否應該閃避,或是舉手封架。眼看掌力就要接近前胸,仍然不知該如何動作。這歐陽俊的沉著,不但使得言震吃了一驚,就是那位金領人,也不禁為之一呆,落下的手掌,忽然一慢。就是這微一停頓,歐陽俊的右掌,突然翻了起來,一掌切在那金領人的右腕之上。這一掌,切的十分沉重。

구양준은 그 장세가 정면으로 쪼개어오는 것을 보자 피해야 할지 손을 들어 막아야 할지 몰랐다. 장력이 가슴에 접근하는 것을 보고도 여전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랐다. 이 구양준의 침착함은 언진을 깜짝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 금령인도 멍해지는 것을 금하지 못하여 떨어져 내려오던 손바닥이 문득 느려졌다. 바로 이 약간의 멈칫거림에 구양준의 우장이 돌연 뒤집혀 오르더니 그 금령인의 오른손목을 잘라갔다. 이 일 장은 몹시 묵직하게 잘라갔다.

金領人身不由己地向後退了兩步,厲聲喝道:「好小子,原來竟是這麼一個狡猾的人物。」

금령인의 몸은 자기도 모르게 뒤로 두 걸음 물러났고 엄한 목소리로 고함쳤다.

"이놈, 원래 이렇게 교활한 인물이었구나."

右手一抬,又拍出了一掌。但他掌力出了一半,突然垂了下去。原來,歐陽俊那一掌,切的十分有力,那金領人未運力時,還不覺著怎樣,這一用力切出,頓覺到右臂酸麻,難以用上力道。

우수를 쳐들어 또 일 장을 쳐냈다. 하지만 그는 장력을 절반쯤 발출하더니 돌연 손을 늘어뜨렸다. 원래 구양준의 그 일 장은 매우 힘있게 잘라갔었고, 그 금령인이 공력을 운용하지 않았을 때에는 어찌되었지 못느꼈지만 공력을 싣게되자 오른팔이 마비되어 힘을 쓰기가 어려움을 느꼈던 것이다.

歐陽俊右手一揮,快如電光石火一般,抓住那金領人的右腕,冷冷說道:「閣下,還想再打下去麼?」

구양준은 우수를 휘둘러 전광석화(電光石火)같이 그 금령인의 오른 손목을 움켜쥐고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 계속 싸우시겠소?"

那金領人右腕受制,只覺著骨疼如裂,不禁一皺眉,幾乎失聲而叫。

그 금령인은 오른 손목이 제압당하여 뼈가 부서질 듯 아파서 절로 미간을 찡그리며 비명을 지를 뻔 했다.

耳際間,響起了岳秀的聲音,道:「歐陽兄,逼他放了彭尊。」

귓가에 악수의 음성이 들렸다.

"구양형, 팽존을 풀어주라고 하십시오."

歐陽俊右手加力,收緊五指,左手一探腰間,拔出了一把匕首,寒芒一閃,匕首指向了金領人的前胸之上,道:「你給我聽著,你能把我們羅家禍滅九族,那是以後的事,今天,我可以先殺了你。」

구양준은 우수에 힘을 가하여 다섯손가락을 단단히 오므린 채 좌수로 허리춤을 더듬어 한 자루의 비수를 뽑았다. 한망이 번쩍, 하더니 비수는 금령인의 가슴을 가리켰다.

"내 말대로 하시오. 당신이 우리 라씨 집안 구족을 멸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나중의 일이오. 오늘 나는 먼저 당신을 죽일 수 있소."

威嚇恐詐,那是歐陽俊的拿手好戲,匕首尖鋒,已然挑破了那金領人前胸的衣服。

으름장을 놓는 것은 구양준의 장기였다. 날카로운 비수 끝에 이미 금령인의 앞가슴 의복이 터졌다. 

金領人一皺眉頭,道:「你殺了在下,你們也無法逃得出去。」

금령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나를 죽이면 너희들도 달아날 수 없을 걸."

歐陽俊冷冷說道:「至少,你先死。」

구양준이 냉랭하게 말했다.

"적어도 당신이 먼저 죽는다."

金領人冷冷說道:「你敢殺侍衛宮中的金衣領頭……」

금령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네 감히 시위궁의 금의영두(金衣領頭)를 죽이면..."

歐陽俊接道:「少擺這一套,我為什麼不敢!」

구양준이 대꾸했다.

"그런 낡은 수법은 작작하시지. 내가 왜 감히 못할까!"

金領人口氣忽然軟化下來,道:「你只是為了要殺我麼?」

금령인의 말투가 문득 부드러워졌다.

"단지 나를 죽이기 위해서였느냐?"

歐陽俊道:「如若有條件好談,咱們就談談條件也好。」

구양준이 말했다.

"만약 조건이 있다면 잘 이야기해봅시다. 당장 조건을 이야기해도 좋고."

金領人道:「說吧!你究竟要什麼?」

금령인이 말했다.

"말하라! 너는 도대체 무엇을 요구할테냐?"

歐陽俊道:「聽我之命行事,不用問為什麼?」

구양준이 말했다.

"나의 명령에 따라 행사하시오. 왜냐고 물을 필요가 없지않소?"

金領人嘆息一聲,未再答話。另一個金領人,早已戒備,但目睹同伴生死受制,不敢亂動,一時間呆在當地。其他的人,更是不敢攻上。

금령인이 한숨을 푹, 쉬더니 더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다른 한 명의 금령인은 진작에 경계하고 있었지만 동료의 생사가 쥐어져있기에 감히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고 일시지간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더더욱 감히 공격하지 못했다.

聽得那金領入嘆息之聲,歐陽俊已知他已屈服,冷笑一聲道:「下令要他們放了彭尊。」

그 금령인의 탄식소리를 듣자 구양준은 그가 이미 굴복했음을 알고 냉소하더니 말했다.

"팽존을 놓아주라고 그들에게 명령을 내리시오."

受制金領人,回顧了另一個金領人一眼,道:「師弟,應該怎麼辦?你瞧著辦吧!」

제압당한 금령인은 다른 한 명의 금령인을 돌아보고 말했다.

"사제, 어떻게 해야겠는가? 자네가 보고 처리하게!"

那被稱師弟的金領人突然一揮手,道:「放開彭尊。」

사제라 불린 그 금령인이 돌연 손을 흔들며 말했다.

"팽존을 풀어주어라."

守在彭尊身旁的黑衣武士,只好打開刑具,放了彭尊。

팽존 곁을 지키던 흑의무사는 형구(刑具)를 열고 팽존을 놓아줄 수 밖에 없었다.

沈家二姊妹望了彭尊一眼,正要開口,彭尊已微微搖頭,大步行到了歐陽俊的身前,一抱拳道:「老叫化多承搭救,老叫化今後定有一報。」

심가의 두 자매가 팽존을 바라보고 막 입을 열려는데 팽존이 벌써 살짝 고개를 젓고는 큰 걸음으로 구양준 앞으로 걸어가서 포권하며 말했다.

"노규화가 구함을 받았구려. 노규화는 이후에 반드시 보답하겠소."

言罷,轉身向外行去。

말을 마치더니 몸을 돌려 밖을 향해 걸어갔다.

歐陽俊呆了呆,道:「老前輩,請留步。」

구양준이 멍해져서 말했다.

"노선배, 걸음을 멈추십시오."

彭尊呆了一呆,道:「閣下還有什麼吩咐?」

팽존이 멍해져서 말했다.

"귀하는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시오?"

歐陽俊道:「這地方,來時容易去時難,幫幫忙帶著我這兩位姑娘同行。」

구양준이 말했다.

"이곳은 오기는 쉬워도 떠나기는 어렵습니다. 이 두 분 낭자를 데리고 함께 가주시겠습니까?"

彭尊回顧沈家姊妹。接道:「就是這兩位姑娘麼?」

팽존이 심가 자매를 돌아보고 말했다.

"바로 이 두 분 낭자 말이오?"

歐陽俊道:「不錯……」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目光一掠沈家姊妹,接道:「兩位姑娘,請早走一步吧I咱們……」

시선이 심가 자매를 스치더니 말을 이었다.

"두 분 낭자, 한 발 먼저 떠나시오! 우리는..."

沈大姑娘搖搖頭,道:「不行,我們既然一起來了,希望能夠一起走。」

심대낭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돼요. 우리가 이왕 같이 왔으니 함께 떠날 수 있기를 바래요."

歐陽俊苦笑一下,道:「兩位姑娘這麼說,可是想和在下生同羅帳,死同穴了。」

구양준이 고소를 짓고는 말했다.

"두 분 낭자의 말은 아무래도 살아서는 나와 한 이불을 덮고 죽어서는 한 구덩이에 들어갈 작정이구려."

他心中大急之下,希望能激怒兩位姑娘,想辦法改了她們的主意,卻不料沈大姑娘微微一笑,道:「不錯,咱們希望留這裏。」

그는 심중으로 크게 다급했다. 두 낭자를 격노시켜서 그녀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랬는데 예상치 못하게 심대낭자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래요. 우리는 이곳에 남기를 바래요."

歐陽俊無可何的一緊手中的匕首,對那金領人說道:「你給我小心一些,在下眼睛認識人,刀子可不認識……」

구양준이 말했다.

"조심하시오. 내 눈은 사람을 알아보지만 칼이란 놈은 알아보지 못한다오..."

那被制的金領人皺了皺眉頭,沒有說話,但另一個金領人卻搶先說道:「你還有什麼條件,希望能一次開齊,咱們能答應就答應一二照辦。」

제압당한 그 금령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이 없었다. 그런데 다른 한 명의 금령인이 앞질러 말했다.

"그대에게 무슨 조건이 있으면 한번에 일제히 말해주기 바란다. 우리가 승낙할 수 있는 것은 그대로 처리하겠다."

歐陽俊道:「好!閣下這麼乾脆,咱們也不用拖泥帶水了,放這個老叫化子離去,不許在途中留難於他。」

구양준이 말했다.

"좋소! 귀하가 이렇게 시원시원하니 우리도 질질 끌 필요가 없구려. 저 노규화자를 놓아보내고 도중에 트집잡아서는 안되오."

金領人點點頭,道:「可以。」

금령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가능하지."

歐陽俊道:「要諸位答允放了在下,只怕兩位心有不甘,但我要兩位親口應允,不許留難兩位沈姑娘……」

구양준이 말했다.

"제위들에게 나를 놓아달라고 요구하면 두 분 마음이 달갑지 않을 거요. 하지만 나는 두 심낭자를 트집잡지 않겠다고 두 분이 자기 입으로 승낙하기를 요구하오..."

沈二姑娘接道:「大公子,別替我們擔心,我們跟定你了,要是人家不放你,我們姊妹也不會棄你而去……」

심이낭자가 말을 받았다.

"대공자, 우리 염려는 하지 마세요. 우리는 당신을 따르겠어요. 그들이 당신을 놓아주지 않는다면 우리 자매가 당신을 버리고 갈 리가 없어요..."

歐陽俊笑一笑,接道:「最難消受美入恩,姑娘這樣對我,真是叫在下受寵若驚了,不過,動手相搏,那是玩命的事,這一點,在下不希望兩位姑娘參與了。」

구양준이 웃고는 말을 받았다.

"미인에게 받은 은혜는 지워버리기가 가장 어렵지. 낭자가 이렇게 나를 대하니 정말 과분함에 몸둘 바를 모르겠소. 그러나 손을 써서 싸우는 일은 목숨을 놓고 장난치는 것이 아니라오. 두 분 낭자가 끼어들기를 나는 바라지 않소."

沈二姑娘道:「大公子可是怕我們拖累了你?」

심이낭자가 말했다.

"대공자는 아무래도 우리가 연루될까 두렵군요?"

歐陽俊道:「這固然是原因之一,但最重要的是在下怕傷到兩位姑娘。」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확실히 하나의 이유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두 낭자가 다칠까 염려되오."

沈二姑娘道:「不要緊。」

심이낭자가 말했다.

"괜찮아요."

歐陽俊接道:「在下希望兩位先能平平安安的離去,然後,替在下燙一壺好酒,準備著。」

구양준이 말했다.

"나는 두 분이 먼저 무사히 떠날 수 있기를 바라오. 그런 다음 한 주전자의 좋은 술 데워서 준비해주시오."

沈大姑娘低聲說道:「妹妹,羅大公子既然如此說,咱們就不用留這裡了。」

심대낭자가 나직이 말했다.

"동생, 라대공자가 이왕 이같이 말씀하시니 우리가 이곳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

歐陽俊道:「對!聽話才乖。」

구양준이 말했다.

"맞았소! 말을 잘 들어야 착하지."

沈二姑娘笑一笑,道:「好吧!咱們走了,不過,咱們能不能走得了呢?」

심이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떠나겠어요. 그러나 우리가 떠날 수 있을까요?"

歐陽俊道:「這個麼?在下相信這位大領頭,會給幾位幫忙。」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대영두가 도와줄 것이라고 믿소."

匕首一緊,那金領人前胸上,多了一道血槽。

비수를 바짝 죄자 금령인의 가슴에는 핏줄기가 하나 더 늘었다.

輕輕吁一口氣,歐陽俊緩緩說道:「大領頭要不要給在下一個面子,讓這兩位姑娘和這位叫化子離開。」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구양준이 천천히 말했다.

"대영두는 내 체면을 세워주어 이 두 낭자와 규화자를 떠나게 해주시겠소?"

金領人冷笑一聲,道:「他們本來就可以好好的離去,不會有人攔阻他們。」

금령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그들은 본래 멀쩡히 떠날 수 있다. 그들을 가로막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歐陽俊道:「原來如此。」

구양준이 말했다.

"원래 그랬군."

回顧了沈家兩姊妹一眼,接道:「兩位,你們可以走了。」

심가 두 자매를 돌아보며 말했다.

"두 분, 떠나도 좋소."

沈家二姝和彭尊,大踏步向前行了出去。果然,室外面佈守了不少侍衛宮中的人,但卻無人攔阻。沈家姊妹和彭尊保持了相當的距離,但卻一直沒有打過招呼。三個人很快的走的沒有了影兒。

심가의 두 자매와 팽존은 앞으로 걸음을 내딛어 걸어나갔다. 과연 밖에는 적잖은 시위궁 사람들이 흩어져서 지키고 있었지만 가로막는 사람은 없었다. 심가 자매와 팽존은 상당한 거리를 유지한 채로 줄곧 서로 아는체 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아주 빨리 떠나서 그림자도 남지 않았다.

金領人望著兩人的背影,輕輕吁了一口氣,道:「他們走了。」

금령인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들은 떠났소."

歐陽俊道:「哦!」

구양준이 말했다.

"아!"

金領人道:「閣下準備如何對付在下,可以明白的交代一聲了。」

금령인이 말했다.

"귀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명백하게 말해도 좋다."

歐陽俊道:「現在,閣下好像完全落在下風了,這條件麼?就比較難談了。」

구양준이 말했다.

"지금 귀하는 완전히 열세에 처하여 조건을 비교적 말하기 어려울 듯 하오."

金領人冷冷說道:「姓羅的,你準備怎麼辦?需知殺了我,你也無法逃離此地。」

금령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라가야, 어쩔 작정이냐? 나를 죽이면 너도 이곳에서 도망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歐陽俊道:「我不會逃,我要走,也要你們把我正正大大的送出去。」

구양준이 말했다.

"나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오. 떠나더라도 당신들이 나를 정정당당하게 나를 배웅해야 하오."

金領人道:「原來如此。」

"금령인이 말했다.

"원래 그랬군."

歐陽俊道:「只要閣下願意和我們好好地合作,在下相信,閣下可以保下你這條性命,但如激怒了在下,我就先殺了你,再闖出去。」

구양준이 말했다.

"귀하가 우리와 얌전히 합작만 한다면 귀하 당신의 목숨을 부지할 수 있지만 나를 격노케 하면 우선 당신을 죽이고 나서 뚫고 나가겠소."

金領人道:「你自信能闖得出去麼?」

금령인이 말했다.

"너는 뚫고 나갈 수 있다고 자신하느냐?"

歐陽俊道:「這就要試試看了,如若閣下不信……」

구양준이 말했다.

"귀하가 믿지 못한다면 지금 당장 시험해 봅시다..."

匕首微送,刺入了前胸中半寸多深。

비수를 약간 밀어내어 가슴을 반 촌 넘는 깊이로 찔러들어갔다.

金領人臉色大變,道:「住手,有話好說。」

금령인은 낯빛이 대변하여 말했다.

"손을 멈춰라. 할 말이 있으면 좋게 말로 하자."

歐陽俊笑一笑,道:「聽說密宗門下的大手印,乃武功中的一絕,但閣下的膽氣,卻是小的很啊。」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듣기로 밀종문하의 대수인(大手印)은 무공중에서 일절이라던데 귀하의 담력은 몹시 작구려."

金領人面色如土,咬著牙沒有出聲。

금령인의 안색은 흙빛이 되었고 소리내지 않고 이를 갈았다.

歐陽俊笑一笑,道:「朋友,咱們中原武林道上,有一句俗話,人處矮簷下,不能不低頭,閣下最好聽話一些。」

구양준이 웃으며 말했다.

"친구, 우리 중원무림도상에 '낮은 처마 아래에서는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속담이 있소. 귀하는 좀 고분고분한 것이 가장 좋소."

金領人道:「好吧!閣下請說,如是在下不能答允的事,那就請閣下出手,取在下之命就是。」

금령인이 말했다.

"좋다! 귀하는 말하시오. 만일 내가 승낙할 수 없는 일이면 귀하가 출수하여 내 목숨을 취하면 그만이오."

歐陽俊道:「那很好,閣下果然是識時務為俊傑。」

구양준이 말했다.

"그거 좋소. 귀하는 과연 시무(時務)를 잘 아는 준걸(俊傑)이구려."

金領人冷笑一聲,道:「閣下對區區的羞辱,難道還不夠麼?」

금령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설마 귀하의 나에 대한 모욕이 아직 충분치 않소?"

歐陽俊冷冷說道:「現在,你聽著,我要你先答允不找嶺南羅家的麻煩。」

구양준이 냉랭하게 말했다.

"이제 들으시오. 당신은 우선 영남 라가에 말썽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승낙하시오."

金領人道:「好!在下答允。」

금령인이 말했다.

"좋소! 승낙하오."

歐陽俊道:「第二件事,就是希望閣下能夠答允,咱們平平安安離開此地。」

구양준이 말했다.

"두 번째는 우리가 무사히 이곳을 떠나도록 승낙할 수 있기를 바라오." 

金領人道:「可以。」

금령인이 말했다.

"가능하오."

歐陽俊看他答覆的如此乾脆,倒是有些意外,一時間,不知該如何措施了。

구양준은 그가 이처럼 시원스레 승낙하자 좀 의외였는지 일시지간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 몰랐다.

但聞一個細如蚊蚋的聲音,傳入耳際,道:「放開他裝得大方一些。」

모기처럼 가느다란 음성이 귓가에 전해 들려왔다.

"그를 놓아주어 대범한 척 하십시오."

對岳秀,歐陽俊內心中早已敬若神明,當下哈哈一笑,道:「閣下來自藏邊,只怕還不知道咱們中原武林道上的乾脆俐落。」

구양준은 마음 속으로 벌써 악수를 신처럼 존경했다. 즉시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귀하는 서장 변두리에서 왔으니 우리 중원무림도상의 시원시원함을 모를 거요."

鬆手放了那金領人,接道:「閣下去仔細的想想吧!是願為敵,還是為友。」

손을 놓아 그 금령인을 풀어주며 말을 이었다.

"적이 되길 원하는지 아니면 친구가 될 것인지 귀하는 가서 자세히 한번 생각해 보시오!"

這麼樣一鬆一緊的一鬧,只把那金領人鬧的怔在當地,不知如何是好。

이렇게 풀었다 조였다 하니 그 금령인은 멍하니 그 자리에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랐다.

言震大步低頭行了過來,小聲道:「大頭領!受傷沒有?」

언진이 고개를 숙인 채 큰 걸음으로 걸어와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영두! 다치지 않으셨습니까?"

冷冷的望了言震一眼,金領人突然把目光轉注到歐陽俊的身上,道:「快走吧!趁我還沒有改變主意。」

냉랭하게 언진을 한번 바라보더니 금령인은 돌연 시선을 구양준에게 돌리고 말했다.

"내 생각이 아직 바뀌지 않은 틈을 타서 빨리 떠나도록 하시오!"

歐陽俊仰天打個哈哈,道:「成!你閣下還算一位可交的朋友。」

구양준은 고개를 젖히고 하하, 웃더니 말했다.

"좋소! 귀하 당신은 아직 사귈만한 친구라 할 수 있소."

轉身一拉抱著三弦的岳秀,接道:「你也走吧!」

뒤돌아서 삼현을 안고 있던 악수를 잡아끌며 말했다.

"당신도 갑시다!"

快步向外行去。

빠른 걸음으로 밖을 향해 걸어갔다.

目睹兩人背影消失,言震才沉聲道:「就這樣放了他們麼?」

두 사람의 뒷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던 언진은 그제서야 침성으로 말했다.

"이렇게 그들을 놓아주는 것입니까?"

金領人冷冷說道:「好吧,你帶人去追他們回來吧!」

금령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알았다. 네가 사람을 데리고 그들을 쫓아가서 도로 데리고 오너라!"

言震怔了一怔,道:「屬下去追麼?」

언진은 멍해져서 말했다.

"속하가 쫓아가라굽쇼?"

金領人道:「不錯,你不敢去追,那就別提出這些問題……」

금령인이 말했다.

"그렇다. 네 감히 쫓아가지 못하면 이 문제는 꺼내지 말아라..."

語聲微微一頓,接道:「你全都給我退出去。」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너희들 전부 썩 물러가거라."

排列在兩人身邊的黑衣人,立刻魚貫奔出大廳。這時,只有言震和另外一個金領人、銀領人,端坐未動。

두 사람의 주변에 배열해있던 흑의인들은 즉시 줄지어 대청을 달려 나갔다. 이때  오직 언진과 다른 한 명의 금령인, 은령인이 단정히 앉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那被歐陽俊羞辱的金領人,冷笑一聲,接道:「言震,把廳門關上。」

구양준에게 치욕을 입었던 금령인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언진, 대청문을 닫아라."

言震應了一聲,緩步行了過去,把廳門關了起來。

언진이 대답하고는 천천히 걸어가서 대청문을 닫았다.

金領人目光轉到另一個金領人的身上,道:「師弟,今日之事,我這作師兄的真是鬧的灰頭土臉,沒有一點面子了。」

금령인은 다른 한 명의 금령인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사제, 오늘 일은 사형인 내가 얼굴에 먹칠을 하여 체면이 조금도 안서는구나."

那被稱作老二的金領人,緩緩站起身子,淡淡一笑,道:「師兄,這話是什麼意思,小弟,一直沒有開過口。」

그 노이(老二)라고 불리는 금령인이 천천히 일어나서 담담하게 웃더니 말했다.

"사형, 그 말씀이 무슨 뜻입니까? 소제는 줄곧 입을 연 적이 없습니다."

金領老大突然哈哈一笑,道:「老二,咱們雖然是職位相等,不過,我是老大,排在了前頭,你心中早就有些不服了,別人不知道你的為人,我這作師兄的,卻是對你十分明白了。」

금령노대가 돌연 하하, 웃고는 말했다.

"둘째(老二)야, 우리가 비록 직위는 서로 동등하지만 나는 맏형(老大)이며 윗사람이다. 네가 마음 속으로 진작에 불복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은 너의 사람됨을 모르지만 사형인 나는 너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지."

金領老二冷冷說道:「師兄,看在師門一點淵源上,我只不過是對你有份尊重,你這樣盛氣凌人,咄咄相逼,不知是何用心?」

금령노이가 냉랭하게 말했다.

"사형, 사문의 연원(淵源)을 보아 내가 당신을 몇 푼 존중할 뿐입니다. 당신이 무슨 의도로 이렇게 기고만장하게 핍박하는지 모르겠군요?"

點點頭,金領老大冷厲一笑,道:「狐狸總有一天會露出了尾巴,師弟大概是早憋不住了。」

고개를 끄덕이며 금령노대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여우가 꼬리를 드러내는 날이 있다더니 사제는 아마도 참을 수 없었던 게로군."

金領老二臉一變,道:「蔡通,咱們雖是同出一門,但師門的淵源,並非至親,我叫你一句師兄,那是因為我特別的敬重你而已,你要是給臉不要臉,那也是沒有法子的事了。」

금령노이가 안색이 바뀌며 말했다.

"채통(蔡通), 우리가 비록 같은 일문(一門)의 출신이지만 사문의 연원(淵源)이 결코 가장 가까운 친척이라는 건 아니다. 내가 너를 사형이라 부르는 그것은 내가 특별히 너를 존중하기 때문인데 네가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다면 그것도 방법이 없는 일이다."

蔡通道:「你這些心中的話,只怕是早就想好了,只是沒有說出來罷了……」

채통이 말했다.

"너의 그 심중(心中)의 말은 단지 입 밖으로 내지 않았을 뿐 벌써 잘 생각해둔 것이렷다..." 

金領老二哈哈一笑,道:「蔡通,你剛才丟了人,想在作兄弟的身上,找回來一點面子,是麼?」

금령노이가 하하, 웃더니 말했다.

"채통, 방금 전 망신을 당하더니 형제에게서 체면을 되찾고 싶구나. 그런 것이냐?"

蔡通冷笑一聲,道:「龐俊,你一口一個蔡通,膽子不小啊!」

채통이 냉소하고는 말했다.

"방준(龐俊), 입만 열면 채통이라니 담이 작지 않구나!"

龐俊道:「夠了,姓蔡的,你準備怎麼辦?」

방준이 말했다.

"됐다. 채가야, 너는 어쩔 작정이냐?"

蔡通道:「龐俊,今天,不是你死就是我活了,你出手吧!」

채통이 말했다.

"방준, 오늘 네가 죽든지 내가 살든지 하자. 출수하라!"

言震低聲說道:「大領頭,你們是師兄弟。」

언진이 나직이 말했다.

"대영두, 당신들은 사형제입니다."

蔡通冷笑一聲道:「你閃開。」

채통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너는 비켜라."

右手一揚,一拳搗向了龐俊前胸。龐俊冷哼一聲,側身閃開,揮手一拳,斜裡劈了過去。蔡通反臂封架,師兄弟兩人展開了一場惡鬥。

우수를 떨쳐 일 권으로 냅다 방준의 가슴을 향해 쳤다. 방준이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는 몸을 틀어 피하더니 손을 휘둘러 일 권을 비스듬히 쪼개어갔다. 채통이 팔을 도로 거두어 막았고 사형제 두 사람은 한바탕 악투를 전개했다.

言震和另一個銀領人,呆呆的站在一側,不知道如何是好。原來,言震是蔡通的副手,另一個銀領人是龐俊的副手,這兩人眼看自己的主子,打的鮮血淋漓,又不知道是否應該幫手,一時之間,呆在當地,不知如何措施。

언진과 다른 한 명의 은령인은 멍하니 한 옆에 서서 어찌하면 좋을지를 몰랐다. 원래 언진은 채통의 부관이고 다른 한 명의 은령인은 방준의 부관이었다. 이 두 사람은 자기 주인들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보고 거들어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일시지간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 몰랐다.

蔡通、龐俊,都是同出一門,兩人的武功路數一樣,搏鬥起來,招數變化,也特別迅速。原來,兩人都是一樣的變化,招數沒有用老,立刻就變了新的招數。

채통, 방준은 모두 같은 문하 출신이라 두 사람의 무공과 노수(路數)는 똑같아서 싸우기 시작하자 초수(招數)의 변화도 특별히 신속했다. 원래 두 사람 모두 똑같은 변화여서 오래된 초수는 소용이 없자 즉각 새로운 초수로 변화시켰다.

看上去,兩人的搏鬥,也特別的花俏,激烈。事實上,這等同一路數武功的搏殺,也特別兇險,見招破招,見式破式,各極其快。片刻之間,雙方已搏殺了五十餘招。這兩人搏殺雖烈,但卻是不聞一點聲聲息。

보기에 두 사람의 싸움은 특별히 화려하기도 하고 격렬하기도 했다. 사실상 이 정도로 동일한 노수의 무공으로 싸우면 특별히 흉험하기도 했다. 초식을 보자마자 파해하는 것이 극히 빠르기 때문이다. 잠깐 사이에 쌍방은 오십여 초를 싸웠다. 두 사람의 싸움은 비록 격렬했지만 한 점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言震望望另一個銀領人,低聲說道:「雷兄,咱們應該如何?」

언진이 다른 한 명의 은령인을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뇌형,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오?"

那姓雷的銀領人,皺皺眉頭,道:「言兄,咱們沒有法子,只有看他們打下去了。」

뇌가 성의 은령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언형, 우리는 그들의 싸움을 지켜볼 뿐 방법이 없소."

言震冷冷說道:「如是要他們打下去,只怕早晚會打出一個勝負生死出來。」

언진이 냉랭하게 말했다.

"만일 그들이 계속 싸운다면 조만간에 승부가 날 것 같소."

雷姓銀領人道:「那有什麼辦法?」

뇌가 성의 은령인이 말했다.

"그러면 무슨 방법이 있소?"

言震道:「咱們一起出手,把他們分開如何?」

언진이 말했다.

"우리가 함께 출수하여 그들을 떼어놓으면 어떻겠소?"

雷姓銀領人道:「不行、他們已經用出了大手印的武功,咱們分不開他們兩個人,只怕把自己也給拖了進去。」

뇌가 성의 은령인이 말했다.

"안되오. 그들은 이미 대수인(大手印)의 무공을 사용하고 있어 우리가 그들 두 사람을 갈라놓지 못하면 자신도 말려들어갈 거요."

言震凝目望去,只見兩隻手掌之上,都泛起了血紅顏色。隱隱間,可聞到兩人掌勢中泛起的腥風。敢情兩人都運起了大手印的武功。

언진이 미간을 좁힌 채 바라보니 두 쌍의 손바닥은 모두 피같이 붉은 색깔을 띠고 있었고, 은은히 두 사람의 장세에서 피어오르는 비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 알고보니 두 사람은 모두 대수인의 무공을 운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輕輕吁一口氣,言震緩緩說道:「咱們不能看到他們兩敗俱傷,這一點應該如何,還望雷兄拿個主意。」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언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들이 양패구상(兩敗俱傷)하는 것을 보고있을 수 없소.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뇌형이 결정하시오."

雷姓銀領人,低聲說道:「只有一個辦法,咱們快些報上去。」

뇌가 성의 은령인이 나직이 말했다.

"오직 하나의 방법만이 있소. 우리가 빨리 보고하는 거요."

言震一怔,道:「報上去,那豈不是得罪他們兩個。」

언진이 멍해져서 말했다.

"보고를 올리면 그들 두 사람에게 죄를 짓는 것이 아니겠소?"

言震道:「如以輕重衡量,自然是報上去好些,不過,要是他們兩位這一場搏殺,沒有分出勝敗,自相和解了,咱們就吃不完兜著走了。」

언진이 말했다.

"경중을 따져보자면 당연히 보고를 올리는 것이 좋소. 그러나, 그들 두 사람이 한바탕 싸워서 승패가 갈리지 않아 서로 화해한다면 우리는 혼구멍이 날 거요."

雷姓銀領人道:「兄弟只有這一個辦法,如是不能用,咱們就只有等著看他們打出一個結果了。」

뇌가 성의 은령인이 말했다.

"형제에겐 그 방법 뿐인데 만일 쓰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싸움이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오."

言震輕輕嘆息一聲,道:「雷兄,看起來,我們是只有等待他們打出一個結果了。」

언진이 가볍게 탄식하고는 말했다.

"뇌형, 보아하니 우리는 그들이 결과를 낼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소."

雷姓銀領人苦笑一下,欲言又止。只聽一聲悶哼,兩條糾纏在一處的人影,突然分開。龐俊身不由己的向後連退了五六步遠,才停下身子,張嘴吐了一口鮮血。

뇌가 성의 은령인은 고소를 지으며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 사이 쌍방은 이미 승부가 났다. 끙, 하는 답답한 소리가 들리더니 한 데 뒤엉켜있던 인영이 돌연 나뉘어졌다. 방준은 자기도 모르게 연신 뒤로 오륙 보 멀리 물러나고서야 멈추더니 입을 벌려 한 모금의 선혈을 토했다.

那姓雷的銀領人,快步奔了過去,扶著龐俊,道:「大領頭,你的傷……」

뇌가 성의 은령인이 재빨리 달려가서 방준을 부축하며 말했다.

"대영두, 당신은 상세는..."

龐俊臉色鐵青,接道:「我被他大手印,擊中前胸,只怕是不能活了……」

방준은 낯빛이 시퍼렇게 되어 대꾸했다.

"나는 그의 대수인(大手印)에 가슴을 얻어맞아서 살지 못할 것 같구나..."

雷姓銀領人呆了一呆,接道:「這個,可以報給總領頭?」

뇌가 성의 은령인은 멍해져서 말했다.

"이걸 총영두께 보고해도 되겠습니까?"

龐俊搖搖頭,道:「不用了,他也沒有討得好去,他也中了我一掌。」

방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됐다. 그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도 나의 일 장을 맞았다."

這兩人一場搏殺,但最為尷尬的是言震和那姓雷的銀領人,兩個人面面相觀,不知如何措施。按下,侍衛宮天翻地覆,且說歐陽俊和岳秀離開了侍衛宮城外分居的宅院,借夜色掩護,快步向前奔去。大約那蔡通是地方最高的首腦,一聲令下之後,竟然無人追襲而來。轉過了兩條街,忽然人影一閃,攔住了兩人去路。

이 두 사람의 한바탕 싸움이었지만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언진과 뇌가 성의 은령인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며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를 몰랐다. 천지가 뒤집히는 소란이 일어나고 있는 시위궁은 내버려두자. 한편 구양준과 악수는 시위궁의 별채인 그 저택을 떠나 어둠의 엄호를 빌어 빠른 걸음으로 앞을 향해 달렸다. 채통이 그곳의 최고 수뇌인 듯 했다. 한번 명령을 내린 뒤에 놀랍게도 아무도 뒤쫓아 덮쳐오는 사람이 없었다. 두 가닥 길을 돌아지나자 문득 인영이 번쩍, 하더니 두 사람의 가는 길을 가로막았다.

耳際間,響起了沈二姑娘的笑聲,道:「浪子,高明啊!文文明明的擊退了強敵。」

귓가에 심이낭자의 웃음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랑자, 고명하시네요! 멋들어지게 강적을 격퇴시켰군요."

歐陽俊苦笑一下,道:「我是車前面坐的老太太,好的在後面,這地方不是談話之處,咱們找一個好說話的地方再說。」

구양준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마차 앞쪽에 앉은 할멈이고 뒤에 탄 사람이 잘한 거요. 여기는 이야기 나눌 곳에 아니니 이야기 나누기에 좋은 곳을 찾아 다시 이야기합시다."

沈二姑娘的路徑很熟,穿街過巷,折來轉去,足足走了一盞熱茶工夫才到了一座豆腐店面前。一個年過半百的老頭子,正在推著一座小石磨,不停的轉動。一盞不太明的油燈,更托襯出這景況的單調、淒涼。這是陋巷中一座低矮瓦舍,一眼可見的小廳,放滿了盆盆罐罐。

길이 익숙한 심이낭자는 골목길을 가로지르고 꺾어돌아서 족히 한 잔의 뜨거운 차를 마실 시간을 달려서야 비로소 어느 두부가게 앞에 도착했다. 한 명의 반 백을 넘긴 노인이 마침 자그마한 맷돌을 쉼없이 돌리고 있었다. 한 잔의 그리 밝지 않은 유등(油燈)이 단조롭고 처량한 광경을 더욱더 두드러지게 했다. 그것은 좁은 골목 안의 낮고 자그마한 와사(瓦舍)였는데 소청(小廳)에는 그릇들과 항아리들이 잔뜩 놓여져 있었다.

沈二姑娘低聲說道:「兩位貴賓。」

심이낭자가 나직이 말했다.

"귀빈 두 분입니다."

推磨的老者一點頭,道:「快去地窖。」

맷돌을 돌리던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빨리 토굴로 가거라."

沈二姑娘道:「我先帶路。」

심이낭자가 말했다.

"내가 앞에서 길을 안내하지요."

閃身竄入了小店之中。岳秀,歐陽俊,緊隨在沈二姑娘的身後而入。沈二姑娘輕車熟路,行到壁角處,伸手一推。那被煙氣熏成全黑的牆壁,忽然間,出現了一個門戶。岳秀、歐陽俊一側身子,當先而入。

몸을 옮겨 작은 가게 안으로 숨어들었다. 악수, 구양준은 심이낭자의 뒤를 바짝 붙어서 들어갔다. 심이낭자는 익숙하게 한 쪽 모퉁이 벽에 이르자 손을 뻗어 밀었다. 연기에 그을려 완전히 검게 된 담벼락에 별안간 한 개의 문이 나타났다. 악수, 구양준은 몸을 기울여 앞장서 들어갔다.

沈二姑娘一放手,牆壁又恢復原狀,人卻一個轉身,搶在了岳秀的前面,道:「兩位,我走前面帶路。」

심이낭자가 손을 놓자 담벽은 또 원래 상태를 회복했고 몸을 돌려 악수를 앞지르더니 말했다.

"두 분, 제가 앞에서 길을 안내하겠어요."

這座磚土矮屋,但卻是曲徑通幽,一直行入了兩丈多深,才轉到一座鐵門前面。鐵門內情況,大為不同。只見燈火輝煌,坐了不少的人。

그곳은 흙과 벽돌로 지어진 자그마한 집이었다. 하지만 구불구불한 길은 이 장 넘게 깊이 들어가서야 철문 앞에 도착했다. 심이낭자가 철문을 가볍게 두드리자 철문이 끼익하고 열렸다. 철문 안의 정황은 크게 달랐다. 등화가 휘황하고 적잖은 사람이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沈大姑娘和那受刑的彭尊,都已在座,彭尊大步行了過來,對著歐陽俊一抱拳道:「彭某人多承相救,感激不盡。……」

심대낭자와 고문을 받던 팽존이 모두 자리에 앉아 있었다. 팽존이 큰 걸음으로 걸어와서 구양준에게 포권하며 말했다.

"팽모가 구함을 입어 감격하기 그지 없소이다..."

歐陽俊一閃身,道:「彭兄,浪子歐陽俊,那有這份能耐,救你的是這位岳少俠。」

구양준이 몸을 틀며 말했다.

"팽형, 랑자 구양준에게 그 정도 능력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신을 구한 것은 이분 악소협입니다."

彭尊怔了一怔,道:「岳秀。」

팽존이 멍해져서 말했다.

"악수."

歐陽俊道:「不錯……」

구양준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指指仍抱著一把三弦的岳秀,接道:「就是這一位,假扮兩位姑娘跟班的岳少俠。」

여전히 삼현(三弦)을 안고 있는 악수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바로 이분입니다. 두 분 낭자를 따라다니는 악사로 분장했던 악소협이지요."

彭尊道:「久仰、久仰,老叫化有眼不識……」

팽존이 말했다.

"이런, 이런. 노규화가 눈이 있어도 못알아 보았소..."

岳秀接道:「用不著客氣了,在下只是投巧得手,幸未辱命罷了。」

악수가 말을 받았다.

"겸손하실 필요없습니다. 저는 단지 교묘한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했을 뿐이며, 다행히 명을 욕되게 하지 않았습니다."

彭尊奇道:「幸未辱命?」

팽존이 말했다.

"다행히 명을 욕되게 하지 않았다고?"

岳秀道:「是因在下受兩位沈姑娘的邀請,才知彭老為侍衛宮中人所拘,借歐陽兄之手,略施小技,制住敵人首腦,完全是一種出敵不意的冒險作法。」

악수가 말했다.

"제가 두 분 심낭자의 요청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제서야 팽노께서 시위궁 사람들에게 잡혀계심을 알았고, 구양형의 손을 빌어 하찮은 재주를 약간 부려서 적의 수뇌를 제압했지요. 일종의 적의 의표를 찌르는 위험을 감수한 방법이었습니다."

彭尊道:「敝幫主在彭某面前,再三的推崇岳少俠,今日有幸得會,尤勝聞名多矣!」

팽존이 말했다.

"폐 방주께서 팽모의 면전에서 재삼 악소협을 추앙하셨는데 금일 운좋게 만나보니 듣던 명성보다 훨씬 낫구려!"

岳秀笑一笑,道:「事實上,密宗門下的大手印,是一種很高明的武功,如若他們真要全力和我們動手搏殺,恐怕三五十招內分不出勝負。」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사실상 밀종문하의 대수인은 아주 고명한 무공의 일종입니다. 만약 그들이 정말 전력으로 우리와 싸웠다면 수십 초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겁니다."

沈大姑娘突然插口說道:「彭長老,你請吧!咱們先談正經事,他們都各有專司,不能離開工作的地方太久。」

심대낭자가 돌연 끼어들었다.

"팽장로님, 우리는 우선 중요한 일을 이야기하도록 해요. 그들에게는 모두 각기 맡은 바 소임(칠왕야 보호?)이 있으니 일하던 곳에서 너무 오래 떨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彭尊輕輕咳了一聲,道:「這個,老叫化……」

팽존은 가볍게 마른 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노규화는..."

岳秀微微一笑,道:「歐陽兄,咱們走吧!」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구양형, 우리 갑시다!"

沈二姑娘一橫身,攔住去路,道:「兩位,現在,侍衛宮中人,只怕已佈下偵騎,兩位地頭不熟,如何一個走法?」

심이낭자가 몸을 옆으로 옮겨 가는 길을 막고 말했다.

"두 분, 지금 시위궁 사람들이 이미 기마대를 풀었을 텐데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두 분은 어떤 식으로 달아나실 건가요?"

歐陽俊道:「岳少俠恐怕貴幫在商談什麼機要大事,不方便聽聞……」

구양준이 말했다.

"귀 방에서 어떤 중요한 기밀 대사(大事)를 상의하고 있는데 남들이 들으면 거북할까 악소협은 염려하고 있소..."

沈大姑娘目光一掠彭尊,道:「彭長老,是這樣麼?」

심대낭자의 시선이 팽존을 스쳤다.

"팽장로님, 그런가요?"

彭尊只覺臉上發熱,緩緩說道:「二姑娘,岳少俠和歐陽兄,對老叫化有救命之恩,按說,老叫化沒有這種避忌,這件事,關係著咱們丐幫不少隱秘,實不便讓外人聽到。」

팽존은 낯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낭자, 악소협과 구양형은 노규화에게 구명지은(救命之恩)이 있으니 이치대로라면 노규화가 이렇게 기피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이 일은 우리 개방의 적잖은 비밀과 관계가 있어 외인이 듣게끔 하는 것은 사실 불편하다."

岳秀冷眼旁觀,發覺丐幫中兩支人手,似乎是並不太融洽,心中暗道:丐幫太過龐大了,內、外明暗,兩支完全不同的人手,雖然各一位幫主領遵之尊,相傳下來,這中間,難免會有很多的磨擦。

악수는 냉정한 눈으로 지켜보다가 개방의 두 갈래 사람들이 그다지 융합되지 않은 듯 함을 발견하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개방은 너무도 방대하다. 안과 팎, 명암의 두 갈래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구나. 비록 한 명의 방주가 영도하여 이어져오지만 그 가운데에는 많은 아주 많은 마찰이 존재하는 것은 면하기 어렵겠지.'

心中念轉,口中卻說道:「既是貴幫內部隱秘,局外人,卻不便與聞,我和歐陽兄先走一步了,貴幫中如有需用在下之處,派人通知在下一聲就是。」

속으로 생각을 굴리면서 도리어 입으로는 이렇게 말했다.

"귀 방 내부의 비밀이니 제 삼자가 같이 듣기는 불편하지요. 나와 구양형은 한 발 먼저 가겠소. 귀 방에서 만일 나를 필요로 한다면 사람을 보내어 나한테 통지하면 되오."

沈大姑娘一揚柳眉兒,道:「岳少俠,請再稍等片刻。」

심대낭자가 버들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악소협, 잠시 기다려주세요."

岳秀無可奈何,只好停下腳步。

악수는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沈大姑娘緩緩說道:「彭長老,咱們請岳少俠拔刀相助,解救彭長老時,告訴了岳少俠一件事。」

심대낭자가 천천히 말했다.

"팽장로님, 우리가 악소협에게 팽장로님을 구하게끔 도와달라 부탁할 때 악소협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彭尊道:「什麼事?」

팽존이 말했다.

"무슨 일이냐?"

沈大姑娘道:「咱們告訴岳少俠說,彭長老身懷機密大事,和天下武林有關,咱們姊妹得到的消息,確也如此,不知道這消息是真假?」

심대낭자가 말했다.

"우리가 악소협에게 말하길, 팽장로께서는 천하무림에 관계된 기밀을 품고 계시다고 했습니다. 우리 자매가 얻은 소식도 그와 같은데 그 소식이 정말인지 아닌지 모르겠군요?"

彭尊道:「這個麼?不完全對,但也並非全無關係。」

팽존이 말했다.

"그것 말이냐? 완전히 맞는 말은 아니지만 전혀 관계 없는 것도 아니다."

岳秀心中突然間生出了一種奇怪的感覺,決心停下不走。

악수는 마음 속에서 돌연 일종의 기괴한 느낌이 생겨나서 떠나지 않고 잠시 멈추어 있기로 결심했다.

沈大姑娘道:「那就請彭長老,先把和天下大事有關的內情說出來。」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팽장로님, 우선 천하대사에 관계된 내정을 말씀해주세요."

彭尊道:「二姑娘,我看這樣吧,此地不宜久聚,老叫化先傳達幫主的令諭,然後,由你沈二姑娘,再把應該告訴岳少俠的事,告訴他就是。」

팽존이 말했다.

"이낭자, 내가 보기에 이곳에 오래 모여있는 것은 좋지 않다. 노규화는 우선 방주의 영유를 전달하겠다. 그런 다음 악소협에게 알려주어야 할 일을 너 심이낭자가 그에게 알려주면 그만이다."

岳秀心中打定了主意,那就一語不發。

악수는 심중으로 생각을 정했기에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沈二姑娘道:「彭長老,咱們邀請岳少俠出手相助時,說明的條件,那就是要告訴他,那些事和天下武林同道有關。」

심이낭자가 말했다.

"팽장로님, 우리가 악소협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말했던 조건이 바로 천하 무림동도들과 관계된 그 일을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彭尊沉吟了一聲,道:「這麼說來,老叫化非說不可了。」

팽존은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노규화가 말하지 않으면 안되겠군."

沈二姑娘道:「咱們姊妹答應的事,你不說,如何交代?」

심이낭자가 말했다.

"우리 자매가 승낙한 것을 당신께서 말씀 안하시면 어떻게 해명하겠어요?"

彭尊雙目凝注在岳秀的臉上,瞧了一陣,道:「這位就是大名鼎鼎的岳少俠麼?」

팽존은 두 눈으로 악수의 얼굴을 한동안 응시하더니 말했다.

"이분이 바로 대명이 쟁쟁한 악소협?"

岳秀道:「不敢,兄弟岳秀。」

악수가 말했다.

"감당하지 못합니다. 형제는 악수입니다."

彭尊道:「敝幫得到一個消息,確和武林同道有關。」

팽존이 말했다.

"폐 방이 얻은 소식은 확실히 무림동도와 관계가 있소."

岳秀道:「閣下是否可以把詳細的內情,告訴在下呢?」

악수가 말했다.

"귀하께서는 상세한 내정을 저에게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彭尊道:「這個老叫化無法作主,還望岳兄體諒。」

팽존이 말했다.

"그건 노규화가 결정할 수 없소. 악형은 널리 양해해주기 바라오."

岳秀笑一笑,道:「在下本非常在武林中走動的人,武林中是是非非,也和在下攀不上關係,彭老既是有難言之隱,咱們也不敢勉強諸位……」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저는 본래 늘 무림을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서 무림의 시시비비도 저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팽노께 말하기 어려운 비밀이 있으시다니 우리도 감히 제위들을 강요하지 못합니다..."

目光一掠歐陽俊,接道:「歐陽兄,咱們走吧!」

구양준을 흘낏 보며 말을 이었다.

"구양형, 우리 갑시다!"

轉專身向外去。

몸을 돌려 밖으로 갔다.

沈二姑娘一橫身,攔住了岳秀,低聲道:「岳公子……」

심이낭자가 옆으로 몸을 이동하여 악수를 막고 나직이 말했다.

"악공자..."

岳秀接道:「歐陽兄會以嶺南羅大公子的身份,繼續和兩位姑娘保持聯繫,在下先走一步了。」

악수가 말을 받았다.

"구양형은 영남대공자의 신분으로 두 분 낭자와 계속 연락을 유지할 것이오. 저는 한 걸음 먼저 가겠소."

一面暗中以眼色示意二姑娘。沈二姑娘沒有完全領會岳秀示意的用心何在?但她卻沒有再留岳秀。歐陽俊大步追上了岳秀後而去。

한편으로는 암중으로 이낭자에게 눈짓을 했다. 심이낭자는 악수가 눈짓한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더이상 악수를 붙잡지 않았다. 구양준은 큰 걸음으로 악수의 뒤를 쫓아갔다.

目睹岳秀和歐陽俊的背影遠去,沈二姑娘才回過頭低聲對彭尊說道:「彭老,丐幫中兩大主系,雖然各有主屬,不過,都在一個幫主的領導之下,什麼事,似乎是都不應該瞞著我們。」

악수와 구양준의 뒷모습이 멀리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던 심이낭자는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팽존에게 나직이 말했다.

"팽노, 개방의 양대 체계는 비록 각기 소속이 있으나 모두 방주님의 영도하에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우리들에게 숨겨서는 안될 것입니다."

彭尊道:「二姑娘,老叫化覺著,咱們應先以公事為主,我傳達幫主的令諭,只是要你們配合我做兩件事!」

팽존이 말했다.

"이낭자, 노규화가 느끼기에 우리는 우선 공사(公事)를 으뜸으로 해야 한다. 방주의 영유를 전달할 터이니 너희들은 나에게 두 가지 일을 해주기만 하면 된다."

沈二姑娘道:「哼!如不是人家岳秀幫忙,我們兩姊妹,加上北京城中潛伏的丐幫弟子完全動員,只怕也救不了你彭老的命。」

심이낭자가 말했다.

"흥! 만일 악수가 돕지 않았다면 우리 두 자매에다 북경성에 잠복한 개방제자들을 총동원해도 팽노 당신의 목숨을 구하지 못했을 걸요."

彭尊道:「那也是沒有法子的事了,老叫化可不要這條老命,但不能洩露了幫中隱密。」

팽존이 말했다.

"그것도 방법이 없는 일이지. 노규화의 이 늙은 목숨은 중요치 않다. 하지만 방중의 비밀을 누설할 수는 없다."

沈二姑娘冷哼一聲,似想發作,但卻被沈大姑娘,伸手攔阻,道:「妹妹,彭老是幫中的長老的身份,對咱們也有管理之權,妹妹怎麼可以這樣對彭老無禮呢?」

심이낭자가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며 발작하려는 듯 했지만 심대낭자가 손을 뻗어 저지하고는 말했다.

"동생, 팽노께서는 방중의 장로 신분이시니 우리를 관리할 권한도 있으시단다. 동생이 어찌 이렇게 팽노에게 무례할 수 있느냐?"

彭尊道:「這個不談了,不論如何,如非你們兩姊妹,老叫化保不住這條命,二姑娘就算撞老叫化子幾句,老叫化子也就只好認了。」

팽존이 말했다.

"그건 말하지 말아라. 어찌 되었든 너희 두 자매가 아니었다면 노규화는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다. 이낭자가 설령 노규화자에게 몇 마디 당돌했더라도 노규화자는 인정할 수 밖에 없지."

沈大姑娘笑一笑,道:「彭老,妹妹脾氣一向不好,何況,請岳秀助拳,確也費了不少的心機……」

심대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팽노, 동생의 성질이 늘 좋지 않답니다. 하물며, 악수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확실히 적잖은 심기를 소비했습니다..."

彭尊道:「老叫化子明白,決無記恨兩位姑娘之意。」

팽존이 말했다.

"노규화는 잘 알았다. 결코 두 낭자의 뜻에 앙심을 품지 않는다."

沈大姑娘笑一笑道:「彭老多擔待。」

심대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팽노께서는 너그럽게 보아주세요."

彭尊笑一笑,道:「大姑娘言重了。」

팽존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대낭자는 말이 과하군."

沈大姑娘笑一笑,道:「彭老,現在已經沒有了外人,你老人家有什麼話,可以說了。」

심대낭자가 웃고는 말했다.

"팽노, 이제 외인은 없습니다. 어르신께서 무슨 할 말이 있다면 말씀하세요."

彭尊神情肅然,緩緩說道:「咱們幫主傳下了一道令諭,交給兩位姑娘一個任務,這件事機密異常,除了幫主之外,只有一兩人知道。」

팽존은 숙연한 표정으로 천천히 말했다.

"우리 방주께서 영유를 내려 두 낭자에게 하나의 임무를 전달하셨다. 대단히 기밀인 이 일은 방주말고는 오직 한두 사람만이 알고 있지."

沈大姑娘臉色一整,道:「什麼事,如此重大。」

심대낭자가 안색을 고치고 말했다.

"무슨 일이 그같이 중대합니까?"

彭尊道:「要兩位不惜任何代價,去查證一件事?」

팽존이 말했다.

"두 사람은 어떤 대가도 아끼지 않고 가서 한 가지 일을 조사할 텐가?"

沈二姑娘道:「彭老,你說了半天,還是沒有說明是一件什麼樣的事?」

심이낭자가 말했다.

"팽노, 당신은 한참을 말했는데 여전히 어떤 일인지 분명히 말씀하지 않으시는군요?"

彭尊道:「那是一本名冊,上面列有各大門派中內奸的名字,咱們丐幫,自然也有人被列入冊中。」

팽존이 말했다.

"그것은 한 권의 명부(名簿)이다. 거기에는 각대문파의 내간(內奸)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는데 당연히 우리 개방에도 책 속에 열거된 사람이 있다."

沈大姑娘呆了一呆,道:「有這種事?」

심대낭자가 멍해져서 말했다.

"그런 일이 있습니까?"

彭尊道:「不錯。」

팽존이 말했다.

"그렇다."

沈大姑娘道:「那名冊放在何處?」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 명부는 어디에 있습니까?"

彭尊道:「皇宮內院。」

팽존이 말했다.

"황궁의 내원(內院)이다."

沈二姑娘道:「這個,不太可能吧!」

심이낭자가 말했다.

"이건 그리 가능성이 없군요!"

彭尊道:「幫主交代老叫化傳他口諭時,曾經再三的說明,這消息很正確,也很真實,希望兩位姑娘,不要等閒視之。」

팽존이 말했다.

"방주께서 노규화에게 영유를 전달하실 때 이 소식은 아주 정확하고 사실이라며 재삼 분명히 말씀하셨다. 두 낭자는 등한시하지 말기를 바란다."

沈二姑娘一皺眉頭,道:「皇宮內院,樓台無數,總該有一個地名吧!」

심이낭자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황궁내원에는 누대(樓台)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지명이 있어야 합니다!"

彭尊道:「那地方叫作○花宮。」

팽존이 말했다.

"그곳은 ?화궁이라 불린다."

沈二姑娘道:「○花宮?這如何一個找法?」

심이낭자가 말했다.

"화궁? 어떤 식으로 찾아야 합니까?"

彭尊道:「事情是那人說到○花宮時,已快斷氣,幫主只聽到後面兩個安,第一個字,沒有聽得很清楚。」

팽존이 말했다.

"그 사람이 화궁까지 말했을 때 이미 숨이 끊어지고 말았고, 방주께서는 단지 그 다음 두 개의 안(安)자를 들으셨는데 첫 번째 글자는 똑똑히 들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沈二姑娘道:「為什麼不再問問?」

심이낭자가 말했다.

"왜 다시 물어보지 않으셨을까요?"

彭尊道:「自然是會問,只可惜,他說完那一句之後,就油盡燈乾,氣絕而逝。」

팽존이 말했다.

"당연히 물었지. 다만 애석하게도 그가 그 한 마디를 마친 뒤 기름이 다하여 말라버린 등잔처럼 숨이 끊어져서 죽고 말았다는구나."

沈二姑娘道:「死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죽었다고요?"

彭尊道:「是!」

팽존이 말했다.

"그렇다!"

沈二姑娘道:「幫主的令諭,是怎樣下法?」

심이낭자가 말했다.

"방주님의 영유는 어떤 식으로 하는 건가요?"

彭尊道:「最好是,能把那份小冊子弄到手,那是真憑實據,至少,也要看看是什麼人?」

팽존이 말했다.

"가능하다면 그 소책자를 손에 넣는 것이 가장 좋지. 그러면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된다. 적어도 누구인지 한번 봐야겠지?"

沈二姑娘道:「這個麼?如何一個下手法呢?」

심이낭자가 말했다.

"어떤 식으로 손을 써야 할까요?"

彭尊道:「那是兩位的事了,老叫化子,也覺著十分為難。」

팽존이 말했다.

"그건 두 사람의 일이다. 노규화자도 몹시 난처하게 느끼고 있다."

沈二姑娘道:「幫主只交待這些麼?」

심이낭자가 말했다.

"방주님은 그 정도만 설명하셨나요?"

彭尊道:「自然還有很重的賞,兩位姑娘,完成此事之後,可建殊功,獲得本幫的榮譽退休,或是進入大功院,任榮譽長老,應該如何,由兩位姑娘自作決定。」

팽존이 말했다.

"자연 아주 후한 상이 있다. 두 낭자가 이 일을 완수하여 공을 세운다면 본 방의 영예로운 은퇴를 할 수 있을 것이며 혹은 대공원(大功院)에 들어가 명예장로를 맡을 수도 있다. 어떻게 할 것인지는 두 낭자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라."

沈大姑娘道:「就我們姊妹兩人動手麼?」

심대낭자가 말했다.

"우리 자매는 지금 바로 시작할까요?"

彭尊道:「幫主說過,要本幫全力支援,不過,北京城中不准丐幫弟子進來的禁令,愈來愈嚴,這一點,不知兩位可有聽聞?」

팽존이 말했다.

"방주께서는 본 방이 전력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북경성 안에는 개방제자가 들어오는 것을 허락치 않는다는 금령(禁令)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는데 두 사람이 들었는지 모르겠군?"

沈大姑娘點點頭,道:「這一點,我們也聽到過。」

심대낭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리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彭尊道:「那很好,這就用不著老叫化多費一番唇舌去解釋了。」

팽존이 말했다.

"노규화가 입 아프게 해석할 필요가 없으니 잘됐군."

沈大姑娘笑一笑,道:「幫主如有令諭下來,叫咱們姊妹赴湯蹈火,咱們姊妹,亦是在所不惜,但咱們兩姊妹的力量有限,單是混入皇宮,就非我們姊妹的能力所及。」

심대낭자가 웃고는 말했다.

"방주께서 만일 우리 자매더러 끓는 물, 타는 불 속에 뛰어들라고 영유를 내리셨다면 우리 자매들 역시 사양치 않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두 자매의 역량이 유한하여 단독으로 황궁에 잠입할 능력은 안됩니다."

彭尊皺皺眉頭,欲言又止。

팽존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하려다 또 그만두었다.

沈二姑娘道:「還有一個原因,不知道彭老是否考慮到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 팽노께서 고려하셨는지 모르겠군요?"

彭尊道:「什麼事?」

팽존이 말했다.

"어떤 일이냐?"

沈二姑娘道:「彭老暴露了身份,被侍衛宮中人生擒活捉而去,咱們姊妹,為了救彭老之命,咱們也暴露了身份,我們姊妹,再明目張膽的在北京地面上活動,那似乎是一件不太可能的事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팽노께서 신분이 폭로되어 시위궁 사람들에게 사로잡히셨듯, 팽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우리 자매도 신분이 폭로되었습니다. 우리 자매가 다시금 공공연하게 북경 땅에서 활동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일 것 같습니다."

彭尊道:「這個,這個,確實是一個很大的難題。」

팽존이 말했다.

"그, 그건 확실히 아주 커다란 난제(難題)로군."

沈大姑娘道:「所以,彭老也應該體諒一下我們的痛苦。」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래서 팽노께서도 우리들의 고통을 헤아려주셔야 합니다."

彭尊道:「兩位的意思,是要老叫化如何幫忙呢?」

팽존이 말했다.

"두 사람은 노규화가 어떻게 도와달라는 것이냐?"

沈二姑娘道:「不要幫忙,只要彭老替我們安排一件事。」

심이낭자가 말했다.

"도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팽노께서 저희들 대신 한 가지 일을 안배해주세요."

彭尊道:「安排什麼?」

팽존이 말했다.

"어떤 안배를?"

沈二姑娘道:「安排我們面見幫主!」

심이낭자가 말했다.

"우리가 방주님을 만나뵙도록 안배해주세요!"

彭尊道:「兩位要見幫主?」

팽존이 말했다.

"방주를 만나야겠다고?"

沈二姑娘道:「是下情上達,我們要把目下的處境,稟告幫主,還是換人來此主持其事呢?是仍由我們姊妹留下來。」

심이낭자가 말했다.

"하의상달(下意上達:아랫사람의 뜻을 위로 전달)입니다. 우리는 지금의 처지를 방주님께 아뢰고, 다른 사람이 이곳으로 와서 그 일을 주지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 자매들이 남아야 하는지 여쭈어야 합니다."

彭尊道:「如若兩位只是想請教幫主這件事,老朽覺著不用去見幫主了。」

팽존이 말했다.

"만약 두 사람이 단지 그 일에 대해 가르침을 청하고 싶다면 방주를 만나러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沈二姑娘道:「為什麼呢?」

심이낭자가 말했다.

"왜지요?"

彭尊道:「因為,幫主已經不在此地了,兩位這意思,老叫化子負責替兩位轉達就是。」

팽존이 말했다.

"왜냐하면 방주께서는 이미 이곳에 계시지 않는다. 두 사람의 뜻은 노규화가 책임지고 대신 전달하면 된다."

沈二姑娘道:「幫主現在何處?」

심이낭자가 말했다.

"방주님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彭尊道:「今夜停在萬壽山,天一亮就離開,聽說是趕往嵩山少林寺去了。」

팽존이 말했다.

"오늘밤 만수산(萬壽山)에서 묵고 날이 밝으면 바로 떠나신다. 듣기로 숭산 소림사로 가신다더군."

沈二姑娘沉吟了一陣,道:「老彭,我們等候你的消息。」

심이낭자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팽노, 우리는 당신의 소식을 기다리겠어요."

彭尊道:「好!老叫化子這就動身,我想盡快把消息轉達兩位。」

팽존이 말했다.

"좋다! 노규화자는 당장 출발하마. 나는 최대한 빨리 소식을 두 사람에게 전달하겠다."

沈二姑娘道:「這要好長時間?」

심이낭자가 말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彭尊道:「最多十日,少則三日老叫化定有回音。」

팽존이 말했다.

"길면 십 일, 짧으면 삼 일 안으로 꼭 회답을 주마."

沈二姑娘道:「彭老準備幾時動身?」

심이낭자가 말했다.

"팽노께서는 언제 출발하실 작정인가요?"

彭尊道:「現在,老叫化這就告辭。」

팽존이 말했다.

"지금 당장. 노규화는 이만 가보겠다."

舉步向外行去。

걸음을 옮겨 밖을 향해 걸어갔다.

沈二姑娘輕輕嘆息一聲,道:「彭老。記著把我們姊妹的苦衷,轉告幫主,我們在恭候佳音。」

심이낭자는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팽노, 우리 자매의 고충을 기억하셨다가 방주님께 전달해 주세요. 우리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彭尊道:「老夫一定轉告幫主,但幫主如何決定,在下就不知道了。」

팽존이 말했다.

"노부는 꼭 방주께 전달하겠다. 하지만 방주께서 어떻게 결정하실지는 내가 알지 못한다."

沈二姑娘緩緩說道:「不論幫主的意下如何?咱們都希望知道消息。」

심이낭자가 천천히 말했다.

"방주님의 뜻이 어떠하든 우리는 소식을 알고 싶습니다."

彭尊道:「老叫化子會盡最大的力量,把幫主的決定,傳達過來。」

팽존이 말했다.

"노규화자는 최선을 다하여 방주의 결정을 전달하러 오마."

沈二姑娘道:「那就有勞彭老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그럼 팽노께서는 수고해주세요."

彭尊點點頭,大步向外行去。

팽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큰 걸음으로 밖을 향해 걸어갔다.

沈二姑娘望著彭尊的背影,輕輕吁一口氣,道:「大姊,你覺著彭長老是否有些可疑呢?」

심이낭자는 팽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언니, 당신은 팽장로가 좀 의심스럽다고 느끼지 않나요?"

沈大姑娘道:「彭長老有些可疑?這個,我倒沒有覺得。」

심대낭자가 말했다.

"팽장로가 의심스럽다고? 나는 못느꼈는걸."

沈二姑娘道:「這人有很多可疑之處,最明顯的一件事,就是他身受很多的折磨,但卻不見傷痕;第二個可疑之處,他剛剛受侍衛宮中的扣押,為什麼還會有這樣大的膽子,這個人的是可怕。」

심이낭자가 말했다.

"저 사람에게는 의심스러운 점이 아주 많아요. 가장 명확한 한 가지는 바로 몸에 아주 많은 고초를 겪었지만 상흔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예요. 두 번째 의문점은 그가  방금까지 시위궁에 구금을 당하고 있었는데 왜 이리 대담해질 수 있느냐예요. 저 사람은 무섭군요."

沈大姑娘臉色一變,道:「對!二妹,你這麼一說,我倒也覺著有些可疑了。」

심대낭자는 낯빛이 일변하며 말했다.

"맞다! 동생, 네가 그렇게 이야기하니 나도 좀 의심스럽게 느껴지는구나."

沈二姑娘道:「大姊,根本就有些可疑,想不到以他在幫中的身份地位,竟然會作出這等事來。」

심이낭자가 말했다.

"언니, 원래가 좀 의심스러운 점이 있었어요. 방중의 신분지위로 이 정도 일을 저지를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沈大姑娘道:「二妹,在沒有拿到真憑實據之前,咱們怎能如此肯定。」

심대낭자가 말했다.

"동생, 확실한 증거를 잡기 전에 우리가 어찌 그같이 확신할 수 있겠느냐?"

沈二姑娘道:「大姊,仁厚不是壞事,但對敵人太過仁慈,那就是對不住自己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언니, 인후(仁厚)함이 나쁜 건 아니지만 적에게 너무 인자하면 그거야말로 자신에게 미안한 일이예요."

沈大姑娘笑一笑,道:「二妹,這方面,你一向比我精明,你覺著咱們應該怎麼辦?咱們怎麼辦就是。」

심대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동생, 그런 방면으로는 네가 늘 나보다 영리했지. 너는 우리가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우리가 어찌하는 것이 맞을까?"

沈二姑娘道:「第一個辦法是,咱們先要追蹤那彭長老的去處。」

심이낭자가 말했다.

"첫 번째 방법은 우리가 우선 그 팽장로가 가는 곳을 추적해야 합니다."

沈大姑娘快步奔了出去,片刻後重又行了進來,道:「我已經交代下去。」

심대낭자는 재빨리 달려나갔다가 잠시 뒤 다시 걸어 들어와서 말했다.

"내가 이미 분부를 내렸다."

沈二姑娘道:「告訴老麻,結束此地事務,最好一把火燒了這地方,別留下任何的痕跡。」

심이낭자가 말했다.

"노마(老麻)에게 일러주세요. 이곳의 사무를 마무리하고 이곳을 태워버려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沈大姑娘點點頭。

심대낭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沈二姑娘道:「還有一件事,咱們得立刻趕回去,燒去留下的文件,緊急應變。」

심이낭자가 말했다.

"또 한 가지가 있어요. 우리는 즉시 돌아가서 남아있는 문건을 태우고 긴급히 대처해야 합니다."

原來,沈大姑娘,雖然是姊姊身份,但在幫中的地位,卻是低於妹妹。兩人快步奔行,趕回了住處。只見大門緊閉,不見有任何可疑之處。沈二姑娘輕輕吁一口氣,緩步行到大門前面,輕輕叩動木門。但聞呀然一聲,木門大開。

원래 심대낭자는 비록 언니의 신분이지만 방중의 지위는 동생보다 낮았던 것이다. 두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달려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대문이 굳게 닫혀있고 어떠한 의심스러운 점도 보이지 않았다. 심이낭자는 가볍게 휴, 한숨을 쉬고는 천천히 대문 앞으로 걸어가 가볍게 목문을 두드렸다. 끼익, 하는 소리가 들리며 목문이 활짝 열렸다.

沈二姑娘道:「有人來過麼?」

심이낭자가 말했다.

"온 사람이 있었나요?"

口中說話,人卻快步行入客廳。沈大姑娘,緊隨在妹妹的身後。二姑娘一步踏入客廳,已覺著情勢有異,再想退出時,已然不及。

말을 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객청으로 걸어 들어갔다. 심대낭자는 동생의 뒤를 바짝 따랐다. 이낭자는 객청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정세가 이상함을 느끼고 물러나오려 했으나 때는 이미 늦었다.

室中火光一閃,點起了一雙火燭。燭光下,只見大廳中,站了七個人,四個緊靠在大廳門內兩側的牆壁上,一個大剌剌的端坐在大廳正中的一張天師椅上,兩個佩刀的黑衣大漢,分站在那太師椅的兩側。

방 안에서 화광이 번쩍, 하더니 한 쌍의 화촉이 밝혀졌다. 촛불 아래 대청 안에는 일곱 명이 서있었다. 네 명은 대청문 안 양쪽 벽에 기대어 있고 한 명은 거드름을 피며 대청의 정중앙 태사의에 앉아 있었다. 두 명의 칼을 찬 흑의대한이 그 태사의 양 측에 나누어 서있었다.

居中而坐的人,穿著一件猩紅長衫,頭上戴一頂黑絨武士巾,左手抱著一柄金把銀鞘的長劍,四十七八的年紀,顎下留著一部垂胸長鬚,神情很端莊,也很威嚴。四個緊靠廳門兩側牆壁的黑衣大漢,似是早已胸有成竹,同時向裡面一跨步,堵住了廳門。

가운데에 앉은 사람은 선홍색 장삼을 걸쳤고 머리에는 검은 무사건(武士巾)을 썼는데 좌수로 한 자루의 금색 손잡이에 은색 검집의 장검을 쥐고 턱에 기른 긴 수염을 가슴에 드리운 채 단정하면서도 장중한 표정은 몹시 위엄이 있었다. 대청 문 양 측 벽에 기대어 선 네 명의 흑의대한은 진작에 계산이 서있었던 듯 동시에 한 걸음 내딛어 청문을 막아버렸다.

沈二姑娘眼看對方的合圍局勢已成,反而沉靜下來,笑一笑,道:「諸位是那一道上的朋友,找上咱們吃開口飯的……」

심이낭자는 상대방이 포위해버린 국세가 되었음을 보자 반대로 침착해졌다. 웃으며 말했다.

"노래로 입에 풀칠하는 우리를 찾아오신 제위들은 어느 방면의 친구들이신가요..." 

紅衣人冷然一笑,道:「真人面前,用不著說假話,兩位姑娘都是丐幫中人,身份已經明確,似乎是用不著再隱瞞什麼了?」

홍의인은 냉연하게 웃으며 말했다.

"진인(真人)의 면전에서 허튼 소리하지 말아라. 두 낭자는 모두 개방인이고, 신분이 이미 명확하니 더이상 숨길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沈二姑娘微微一笑,道:「那麼閣下是侍衛宮中的人了?」

심이낭자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럼 귀하는 시위궁 사람이군요?"

紅衣人笑一笑,道:「侍衛宮內副總領,葉逢春。」

홍의인은 빙긋, 웃고는 말했다.

"시위궁의 부총령(副總領), 엽봉춘(葉逢春)이다."

沈二姑娘臉色一變,道:「閃電劍。」

심이낭자가 안색이 일변하더니 말했다.

"섬전검(閃電劍)."

葉逢春笑笑道:「正是區區,兩位是束手就縛呢?還是要和老夫比劃一陣子?」

엽봉춘이 웃으며 말했다.

"바로 나다. 두 사람은 포박을 받을 텐가 아니면 노부와 한바탕 겨루어 볼 텐가?"

沈二姑娘道:「想不到啊!為我們姊妹,竟然勞動到副總領班出動,真是我們姊妹的光榮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우리 자매를 위해 수고스럽게도 부총령께서 출동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군요! 정말이지 우리 자매의 영광입니다."

葉逢春道:「咱們和貴幫主有約定,不許貴幫中人,留在京中,但貴幫竟然不遵守此約,這一點,使我總統領不滿的很。」

엽봉춘이 말했다.

"귀 방의 사람들이 경성에 머무는 것을 불허하기로 우리는 귀 방주와 약정했다. 하지만 귀 방은 뜻밖에도 그 약정을 준수하지 않았다. 그 점이 총통령인 나는 몹시 불만이다."

沈二姑娘道:「副統領的意思是……」

심이낭자가 말했다.

"부통령의 말씀은..."

葉逢春道:「貴幫主既然不守信約,咱們也不能就此作罷,所以,希望貴幫主能出面作個交代。」

엽봉춘이 말했다.

"귀 방주가 이미 지키지 않은 약속을 우리가 이 자리에서 취소해버릴 수도 없다. 그래서 귀 방주가 나서서 해명을 해주기를 바란다."

沈二姑娘道:「葉副統領是要我們姊妹把此訊轉告敝幫主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엽부통령은 우리 자매더러 폐 방주께 이 소식을 전하라는 건가요?"

葉逢春道:「這個不敢有勞,咱們把貴姊妹留下作為人質,貴幫主自會派人來和咱們接洽了。」

엽봉춘이 말했다.

"감히 수고를 끼치지 못하지. 우리는 귀 자매를 인질로 잡아서 귀 방주가 사람을 보내어 우리와 타협하도록 하겠다."

沈二姑娘道:「如是我們不答應呢?」

심이낭자가 말했다.

"만일 우리가 승낙하지 않는다면요?"

葉逢春道:「姑娘,目下,似乎是已經由不得兩位作主了。」

엽봉춘이 말했다.

"낭자, 지금은 이미 두 사람에게는 결정권이 없는 듯 하구나."

沈二姑娘道:「閣下的意思是……」

심이낭자가 말했다.

"귀하의 말은..."

葉逢春接道:「把兩位帶回侍衛宮去,咱們再想法子通知貴幫主。」

엽봉춘이 말했다.

"두 사람을 데리고 시위궁으로 돌아가서 다시 귀 방주에게 통지할 방법을 생각하겠다."

沈二姑娘道:「咱們在丐幫中的身份很低微,就算你真能通知咱們幫主,他也未必會為咱們答應你什麼?」

심이낭자가 말했다.

"우리는 개방에서 신분이 아주 낮고 미미해요. 설령 당신이 정말 우리 방주께 통지할 수 있더라도 그분이 당신에게 아무 것도 승낙하지 않으실 걸요."

葉逢春笑一笑,道:「這一個,不用姑娘費心,能不能使貴幫主聽咱們的話,那是貴幫主的事。」

엽봉춘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낭자가 마음쓸 필요 없다. 귀 방주로 하여금 우리 말을 따르게 할 수 있을지 아닐지 그것은 귀 방주의 일이다."

沈二姑娘道:「如若我們姊妹真是丐幫中人,豈會束手就縛?」

심이낭자가 말했다.

"만약 우리 낭자가 정말 개방인이라면 어찌 순순히 포박을 받겠어요?"

葉逢春道:「自然,姑娘可以反抗,不過,在動手之前,姑娘請先想想在下的快劍。」

엽봉춘이 말했다.

"당연히 낭자는 반항해도 된다. 그러나 손을 쓰기 전에 낭자는 나의 쾌검(快劍)을 먼저 생각해주기 바란다."

沈二姑娘道:「那是說,我們姊妹,可能死在你閣下的快劍之下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그 말은 우리 자매가 귀하의 쾌검에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요?"

葉逢春道:「很難說,姑娘,動起手來,很難保證不發生傷亡。」

엽봉춘이 말했다.

"단언하기 힘들다. 낭자, 싸우게 되면 죽거나 다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 보증하기 어렵다."

對閃電劍的大名,沈家兩姊妹早有耳聞,那是快如閃電的劍法。

섬전검의 대명은 심가 두 자매가 일찌기 들었다. 그것은 빠르기가 섬전같은 검법이다.

但聞葉逢春冷冷接道:「兩位姑娘可以決定了,在下沒有太多的時間,是反抗,還是就範。」

엽봉춘이 냉랭하게 말을 이었다.

"나한테는 그리 많은 시간이 없다. 반항인지 아니면 순종인지 두 낭자는 결정하라."

沈二姑娘沉吟了一陣,笑道:「咱們商量一件事如何?」

심이낭자는 한동안 침음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우리 한 가지 일을 상의하면 어때요?"

葉逢春道:「甚麼事?」

엽봉춘이 말했다.

"무슨 일을?"

沈二姑娘道:「我留這裏,束手就縛,但你放我姊姊離去。」

심이낭자가 말했다.

"내가 이곳에 남아 포박을 받겠어요. 하지만 나의 동생은 떠나게 놓아주세요."

葉逢春哈哈一笑,道:「姑娘,你的算盤打的很如意啊!」

엽봉춘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낭자, 너의 계산은 너무도 제멋대로구나!"

沈二姑娘道:「你不同意?」

심이낭자가 말했다.

"동의하지 않나요?"

葉逢春道:「不同意。」

엽봉춘이 말했다.

"동의하지 않는다."

葉逢春緩緩向前行了兩步,接道:「兩位如若不動兵刃,那就把雙手高高舉起,由他們綁起來。」

엽봉춘은 천천히 앞을 향해 두 걸음 걷고는 말했다.

"두 사람이 만약 병기를 써서 싸우지 않겠다면 두 손을 높이 들어라. 그들이 포박하러 올 것이다."

沈二姑娘突然一擰柳腰,身軀疾轉,怕出一掌。這一掌出手奇快,直取葉逢春前胸大穴。葉逢春冷笑一聲,手中長劍一抬,劍鞘迎擊之處,正是沈二姑娘的脈門要穴。

심이낭자가 돌연 버들허리를 틀어 몸을 재빠르게 돌리며 일 장을 쳐냈다. 이 일 장은 출수가 기이하도록 빨랐는데 곧장 엽봉춘의 앞가슴 대혈을 취했다. 엽봉춘은 냉소를 치고는 수중의 장검을 들어올렸다. 검집이 영격(迎擊)한 곳은 바로 심이낭자의 맥문 요혈이었다.

形勢迫人,逼的那沈二姑娘身不由己的向後退了兩步。沈大姑娘眼看妹妹出了手,也只好跟著出手。左手一抬,一道寒芒,直刺過去。

형세에 쫓겨 심이낭자는 어쩔 수 없이 뒤쪽으로 두 걸음 물러났다. 동생의 출수를 보자 심대낭자도 뒤따라 출수할 수 밖에 없었다. 좌수를 들어올리자 한 줄기 한망이 그대로 찔러갔다.

葉逢春點點頭,道:「來的好。」

엽봉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덤볐다."

長劍一舉,用劍鞘封住了沈大姑娘的攻勢。沈二姑娘回過身子,右手一探腰間,也摸出一把匕首。一抖玉腕,疾衝過去。

장검을 들어 검집으로 심대낭자의 공세를 막았다. 물러나 되돌아온 심이낭자는 우수로 허리춤을 더듬어 한 자루 비수를 꺼냈다. 옥같은 손목을 비스듬히 한 채로 빠르게 부딪혀갔다.

葉逢春劍未出鞘,只用帶鞘的長劍,就把兩人的攻勢封住。片刻之間,雙方已動手數十招,葉逢春打的很輕鬆,一直是不肯拔劍,只用劍鞘對擋兩人的攻勢。任是沈家兩姊妹攻勢凌厲,但始終無法攻近那葉逢春的身側。

엽봉춘의 검은 검집에서 빠져나오지 않았다. 장검의 검집만을 써서 두 사람의 공세를 봉쇄했다. 잠깐 사이에 쌍방은 이미 수십 초를 싸웠는데 엽봉춘은 아주 느긋했다. 줄곧 검을 뽑지 않고 검집만을 써서 두 사람의 공세를 막아냈다. 심가 두 자매의 공세가 무섭다 해도 시종 엽봉춘의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했다.

數十合後,葉逢春突然劍鞘揮展,逼開了兩人,笑道:「兩位,人貴自知,在下已經再三的給兩位面子了,如是兩位不知好歹,在下就要拔劍了。」

수십 합 뒤에 엽봉춘이 돌연 검집을 휘둘러 두 사람을 밀어내고는 웃으며 말했다.

"사람은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이미 재삼 두 사람의 체면을 세워주었는데 좋고나쁨을 모른다면 나는 검을 뽑겠다."

沈二姑娘早已把生死事置之度外,冷笑一聲,道:「如若咱們非死不可,死在此地,總比死在侍衛宮中好一些。」

심이낭자는 벌써 죽고사는 일은 도외시하고 있었다.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만약 우리가 죽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면 이 자리에서 죽는 것이 시위궁 안에서 죽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오."

葉逢春搖搖頭,道:「以我葉某人的身份,還不需對你們兩個後生晚輩下手,兩位只要肯束手就縛,自會保下性命。」

엽봉춘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나 엽모의 신분으로 그대들 어린 두 명의 후배에게 손을 쓸 필요가 없다. 순순히 포박을 받기만 한다면 자연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느니라."

沈二姑娘回顧了沈大姑娘一眼,道:「姊姊,你看如何?」

심이낭자는 심대낭자를 돌아보고 말했다.

"언니, 당신이 보시기에 어때요?"

沈大姑娘低聲道:「悉由妹妹作主了。」

심대낭자가 말했다.

"동생이 결정해라."

沈二姑娘道:「丐幫中像咱們姊妹這樣的人物,那是如同恆河沙數,死上十個八個,也不會影響到丐幫的實力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개방에 우리 자매같은 이런 인물이야 강가의 모래처럼 많습니다. 여덟, 열 명 쯤 죽는대도 개방의 실력에 영향이 없을 거예요."

沈大姑娘道:「妹妹說的不錯啊!」

심대낭자가 말했다.

"동생 말이 맞다!"

沈二姑娘道:「但丐幫只有一個幫主,咱們不能因貪生怕死,誤了丐幫大事,對麼?」

심이낭자가 말했다.

"하지만 개방에는 오직 한 명의 방주가 있어요. 우리가 생을 탐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여 개방의 대사를 그르쳐서는 안되겠지요?"

葉逢春一皺眉頭,道:「你們自言自語在說些什麼?」

엽봉춘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대들은 무얼 중얼대고 있는가?"

沈大姑娘道:「我們已經說的很清楚了,咱們姊妹今宵寧可濺血於此,也不會束手就縛。」

심대낭자가 말했다.

"우리는 이미 아주 분명하게 말했어요. 우리 자매가 오늘밤 이 자리에서 피를 뿌릴지언정 순순히 포박을 받지는 않겠어요."

葉逢春哈哈一笑,道:「兩位姑娘是不見棺材不流淚了。」

엽봉춘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두 낭자는 관을 보지 않고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군."

沈二姑娘道:「咱們早已把生死之事置之度外,你可要我們兩條命,但你卻無法要咱們聽憑擺佈。」

심이낭자가 말했다.

"우리는 진작에 죽고사는 것을 도외시하고 있어요. 당신이 우리 두 가닥 목숨을 뺏을 수는 있어도 우리를 시키는 대로 따르게 할 수는 없어요."

葉逢春怒道:「一個人就要死,也得有死的本領,你們姊妹,能夠死得了麼?」

엽봉춘이 노하여 말했다.

"사람이 죽으려 해도 죽을 능력이 있어야 한다. 너희 자매가 죽을 수 있을까?"

沈二姑娘道:「我們沒有勝人的本領,倒是不信,連死的能耐也沒有。」

심이낭자가 말했다.

"우리가 남을 이길 능력이 없어도 죽을 능력마저 없다고는 믿지 않아요."

葉逢春道:「不相信我的話你就死一下給我看看。」

엽봉춘이 말했다.

"내 말을 못믿겠다면 한번 죽어보아라."

沈二姑娘道:「我就死給你見識一下。」

심이낭자가 말했다.

"내가 바로 견식시켜드리지."

突然一回右腕,直向前胸刺去。但見寒光一閃,噹的一聲,擊落了二姑娘手中的匕首。

돌연 오른 손목을 홱, 돌리더니 곧장 가슴을 향해 찔러갔다. 번쩍, 하는 한광(寒光)이 보이더니 땅, 하는 소리와 함께 이낭자 수중의 비수를 쳐서 떨어뜨렸다.

葉逢春手橫長劍,面帶冷笑,緩緩說道:「在下號稱閃電劍,如是讓你在我面前自絕死了,那豈不是白讓人叫了麼?」

엽봉춘은 손으로 장검을 가로들고 얼굴에는 냉소를 띤 채 천천히 말했다.

"섬전검으로 불리는 나인데, 내 면전에서 네가 자결하도록 한다면 어찌 헛되이 불리는 것이 아니겠느냐?"

沈二姑娘呆了一呆,道:「你……」

심이낭자가 멍해져서 말했다.

"당신..."

葉逢春接道:「你們已沒有選擇餘地,只有聽命行事一途了。」

엽봉춘이 말을 이었다.

"너희들에게는 명을 따라 행사하는 길 하나 뿐이며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다."

沈大姑娘突然一揚右腕,手中匕首疾如流星一般,打向葉逢春的前胸。葉逢春長劍一抬,匕首被長劍震開,劍勢不變,長劍直去斜拍,擊中了沈大姑娘回手拍向天靈要穴的右腕。

심대낭자가 돌연 오른 손목을 떨치자 수중의 비수가 유성처럼 빠르게 엽봉춘의 가슴을 향해 쳐갔다. 엽봉춘이 장검을 들어올렸고, 비수는 장검에 맞아 비켜나가버렸는데 검세는 변함이 없었다. 장검은 그대로 비스듬히 쳐나가서 천령혈을 쳐가던 심대낭자의 오른팔을 격중시켰다.

左手劍鞘同時點出,點中二姑娘擊向天靈要穴的左腕。沈大姑娘被一劍拍得右手力道散失,沈二姑娘,也被劍鞘點中左肘穴道。這一來,兩人果然都失去了自絕的能力。

좌수의 검집이 동시에 찍어나왔고 천령요혈을 향해 쳐가던 이낭자의 왼팔을 찔렀다. 심대낭자는 일 검에 맞아 우수의 힘이 흩어져버렸고, 심이낭자도 검집에 왼팔꿈치 혈도를 찔리고 말았다. 이렇게 되자 두 사람은 모두 과연 자결할 능력을 잃어버렸다.

葉逢春冷冷一笑,道:「敬酒不吃,吃罰酒,苦頭是你們自己找的了,給我拿下。」

엽봉춘은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경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마시다니. 고생길은 너희들이 자초한 것이다. 얼른 체포하라."

站在兩側的佩刀黑衣大漢,應聲而上。

양 옆에 섰던 칼을 찬 흑의대한이 대답하고는 나섰다.

各自取出一雙小巧的鐵鎖,正要套在沈家姊妹的身上,突聞一個清冷的聲音,傳了過來,道:「住手。」

각자 한 쌍의 작고 정교한 쇠자물쇠를 꺼내어 심가 자매의 몸에 씌우려는데 불현듯 서늘한 음성이 전해왔다.

"손을 멈춰라."

沈家二姊妹抬頭看去,只見岳秀穿著一件破舊的長衫,臉上易容的藥物未去,仍是抱著三弦的那身打扮。只是,此刻,他已未抱三弦,赤手空拳,雙目中隱隱閃動著神光。

심가 두 자매가 고개를 들어보니 낡은 장삼을 걸친 악수가 보였다. 얼굴에는 역용약물을 지우지 않아 여전히 삼현(三弦)을 품에 안은 악사로 분장했던 그대로였다. 단지 지금은 삼현을 안고 있지 않았고 적수공권인데 두 눈에서 은은하게 신광이 번뜩였다.

葉逢春霍然回過身子,冷冷的望了岳秀一眼,道:「你是什麼人?」

엽봉춘이 몸을 홱, 돌려 냉랭하게 악수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岳秀道:「彈弦子的夥計。」

악수가 말했다.

"현을 타는 동료요."

葉逢春道:「你幾時進入這大廳中的!」

엽봉춘이 말했다.

"당신은 언제 이 대청 안으로 들어왔소?"

岳秀道:「我一直在這裡!」

악수가 말했다.

"나는 줄곧 여기 있었소!"

葉逢春道:「在下怎的竟未所覺。」

엽봉춘이 말했다.

"내가 어째서 알지 못했을까."

岳秀道:「那只怪閣下的耳目不靈了。」

악수가 말했다.

"그건 귀하의 이목이 영민하지 못함을 탓해야 하오."

葉逢春仰天大笑三聲,道:「好霸道的口氣,閣下是真人不露像啊!」

엽봉춘이 세 번 앙천대소하더니 말했다.

"정말 패기넘치는 말투로다. 귀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진인(真人)이로군!"

岳秀道:「誇獎,誇獎了。」

악수가 말했다.

"과찬이시오."

葉逢春道:「朋友這等身手,想來在丐幫中的身份也不會太低了。」

엽봉춘이 말했다.

"친구의 그 정도 솜씨라면 개방에서의 신분도 그리 낮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오."

岳秀道:「閣下的看法呢?」

악수가 말했다.

"귀하의 생각은?"

葉逢春道:「大概是長老之尊吧!」

엽봉춘이 말했다.

"아마 지위가 장로쯤 되겠지."

岳秀冷然一笑,未置可否。

악수가 냉연하게 웃으며 가타부타 말하지 않았다.

葉逢春冷冷說道:「丐幫中幾位有名氣的長老,在下雖未見過,也曾有過耳聞,閣下怎麼稱呼啊?」

엽봉춘이 냉랭하게 말했다.

"개방에 몇 명의 유명한 장로가 있는데 내가 비록 만나보지 못했어도 들은 적은 있소. 귀하는 어떻게 불리시오?"

岳秀淡淡一笑,道:「咱們似是用不著通名報姓了?」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통성명을 할 필요는 없는 듯 하오만?"

葉逢春突然舉步一跨,人已逼到了岳秀身前,道:「區區的閃電快劍之下,從不斬無名之輩,你報上名來。」

엽봉춘이 돌연 한 걸음 건너뛰자 이미 악수의 앞으로 다가왔다.

"나의 섬전검은 여태껏 무명지배(無名之輩)를 베지 않았소. 당신은 이름을 말하시오."

岳秀冷笑一聲,道:「在下不相信天下真有殺死人的快劍。」

악수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천하에 정말로 사람을 죽이는 쾌검이 있다고 나는 믿지 않소."

葉逢春怒道:「找死!」

엽봉춘이 노하여 말했다.

"죽고 싶구나!"

長劍起處,劍鞘點向岳秀前胸,岳秀右手一抬,五指一合,抓住了葉逢春的劍鞘。只這一抓之勢,立刻使得葉逢春臉色大變。

장검이 들리고 검집은 악수의 가슴을 향해 찍어갔다. 악수는 우수를 쳐들어 다섯손가락을 모아 엽봉춘의 검집을 움켜잡았다. 이 한번의 움켜잡는 기세에 엽봉춘의 낯빛이 즉시 크게 변했다.

冷笑一聲,道:「好高明的手法。」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아주 고명한 수법이군."

岳秀淡淡一笑,道:「碰巧而已。」

악수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운이 좋았을 뿐이오."

葉逢春用力一拉,不但劍鞘未能取回,卓然而立的岳秀,連動也未動一下,葉逢春立時感覺到遇上了勁敵!右腕一挫,利劍出鞘。但見寒芒閃動,葉逢春展開了一陣快攻。葉逢春快劍如風,眨眼間攻出了八劍。岳秀右手揮動,用奪來的劍鞘,當作兵刃,一陣封擋響起了一陣金鐵交鳴之聲。葉逢春八招快攻,盡被岳秀的劍鞘,封擋開去。

엽봉춘이 힘을 써서 잡아당겼으나 검집을 도로 회수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우뚝 선 악수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엽봉춘은 즉시 강적을 만났다고 느꼈다! 오른손목을 내리누르자 예리한 검이 검집을 빠져나왔다. 한망을 번쩍이며 엽봉춘은 한바탕 쾌공(快攻)을 전개했다. 엽봉춘의 쾌검은 바람처럼 눈깜빡할 사이에 팔 검을 연달아 공격해나갔다. 악수가 우수를 휘두르는데 빼앗은 검집을 병기로 삼았다. 한바탕 땅땅, 거리는 금속성이 났고 엽봉춘의 팔 초 쾌공은 모조리 악수의 검집에 의해 막혀버렸다.

岳秀手橫劍鞘,淡淡一笑,道:「閃電快劍,不過如此,閣下可以去了。」

악수가 검집을 가로들고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섬전쾌검은 이것밖에 안되는구려. 귀하는 가도 좋소."

葉逢春怒道:「咱們還沒有分出勝負,在下怎能就此退走?」

엽봉춘이 노하여 말했다.

"우리가 아직 승부를 가르지 못했는데 내가 어찌 이곳을 물러날 수 있겠느냐?"

岳秀道:「江湖人最大的悲哀,就是不見棺材不落淚。」

악수가 말했다.

"강호인이 가장 슬픈 점은 바로 관을 보지 않으면 눈물을 흘리지 않는 것이오."

葉逢春道:「丐幫長老,有閣下這種人才,必然是赫赫有名,何以,閣下竟不肯見告姓名。」

엽봉춘이 말했다.

"개방장로 중에 귀하같은 이런 인재가 있다니 필시 명성이 자자할 텐데 왜 귀하는 성명을 알려주지 않으려 하오?"

岳秀道:「你非我敵手,縱然知曉了我的姓名,又能如何?」

악수가 말했다.

"당신은 나의 적수가 아니오. 나의 성명을 알고난들 또 어떻게 할 수 있겠소?"

葉逢春冷笑一聲,道:「閣下好托大的口氣。」

엽봉춘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귀하는 너무 잘난 척하는군."

右手一振,長劍如星火一般,急攻而出。岳秀神情冷肅,手中劍鞘揮動,一陣金鐵交鳴,又把葉逢春的劍勢完全封開。

우수를 떨치자 장검이 별똥별처럼 재빠르게 공격해 나왔다. 악수는 싸늘한 표정으로 수중의 검집을 휘둘렀다. 한바탕 쇠붙이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엽봉춘의 검세는 완전히 막혀버렸다.

葉逢春連攻十二快劍,看對方瀟灑異常的封開了幾招劍勢,心頭震駭莫名,一收劍勢,正待開口,不料岳秀手中的劍鞘,如影隨形般,呼的一聲,點了過來。這一擊,看似平淡,但岳秀是隨著他收回的劍勢點出,這叫乘勢而攻。

엽봉춘은 연이은 십이쾌검을 상대방이 너무도 거리낌없이 막아내는 것을 보고 이루 말할 수 없이 경악했다. 검세를 거두고 막 입을 열려는데 예상치 못하게 악수 수중의 검집이 그림자처럼 휙, 하니 찔러왔다. 이 일격은 보기에는 평범해 보였지만 악수는 엽봉춘이 도로 거두어 들이는 검세를 따라서 찔러내었다. 이것을 기세를 몰아 공격한다고 말한다.

葉逢春身子疾轉,想避過一擊,但已遲了一步。岳秀的劍鞘,已點中了右肩,井穴。葉逢春只覺右腕一麻,手中長劍,噹的一聲落地。

엽봉춘의 몸이 빠르게 회전했다. 일격을 피했으리라 생각했지만 한 발 늦고 말았다. 악수의 검집이 이미 오른쪽 견정혈에 적중했던 것이다. 엽봉춘은 오른팔이 마비되는 것을 느꼈고 수중의 장검이 땅, 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졌다.

岳秀淡淡一笑道:「葉逢春,你現在帶走你的人手,還來得及。」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엽봉춘, 아직 늦지 않았으니 당신은 이제 당신네 사람들을 데리고 떠나시오."

葉逢春左臂一探,拾起了手中的長劍,道:「走!」

엽봉춘은 왼팔을 내밀어 수중의 장검을 주워들고 말했다.

"가자!"

當先轉身而去。隨行六人,一語未發,跟在葉逢春身後,向外行去。

앞장 서서 뒤돌아 가버렸다. 수행하던 육인은 한 마디 말없이 엽봉춘의 뒤를 따라 밖을 향해 걸어갔다.

沈大姑娘緩步行了過來,盈盈一福,道:「多謝岳少俠,二度相救之恩。」

심대낭자가 천천히 걸어와서 날아갈 듯 허리숙여 절을 하며 말했다.

"악소협께 감사드려요. 두 번째 구명지은을 입었군요."

岳秀微微一笑,道:「姑娘,算不得什麼。彼此相互援手,日後,在下借重丐幫之處正多。」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낭자, 대단치도 않소. 피차간에 서로 도웁시다. 차후에 내가 개방의 힘을 빌릴 데가 많을 것이오."

沈二姑娘道:「岳少俠,放走了葉逢春,豈不是等於亮明了咱們的行蹤。」

심이낭자가 말했다.

"악소협, 엽봉춘을 놓아보냈는데 우리의 행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요?"

岳秀道:「如是殺了他,那是逼迫侍衛宮精銳盡出,全力對付咱們了。」

악수가 말했다.

"만일 그를 죽였다면 시위궁의 정예들이 모조리 출동하여 전력으로 우리를 상대하게끔 만드는 것이오."

沈二姑娘道:「話雖不錯,但至少可以暫時保住咱們的行蹤不洩。」

심이낭자가 말했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잠시 동안은 우리의 행적을 누설하지 않을 수 있지요."

岳秀笑一笑,道:「閃電劍葉逢春在江湖上聲譽如何,在下不太瞭解,但就在下一面之緣的觀察所得,他似乎是一個很要面子的人!」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섬전검 엽봉춘이 강호에서의 명성이 어떠한지 나는 그리 잘 알지 못하오. 하지만 내가 한번 만나서 관찰해보니 그는 몹시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인 것 같소!"

沈二姑娘道:「他本是久負虛名的劍手,一個很要面子的人。」

심이낭자가 말했다.

"그는 본래 오랫동안 허명을 얻고 있던 검수이며 일개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지요."

岳秀道:「一個很要面子的人,敗在一個名不見經傳之人的手中,會自認為是一件羞於出口的事,我想,他自己會替自己掩遮,咱們自然不用擔心了。」

악수가 말했다.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사람의 손에 패했으니 입 밖에 내기 수치스러운 일로 여길 것이오. 내 생각에 그는 스스로 숨길 터이니 우리는 자연 염려할 필요가 없소."

沈二姑娘沉吟了一陣,道:「岳少俠說的有理。」

심이낭자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악소협의 말이 일리가 있어요."

岳秀臉色一整,緩緩說道:「副總領,在侍衛宮中的身份如何?」

악수가 낯빛을 가다듬고 천천히 말했다.

"부총령은 시위궁에서 어떤 신분이오?"

沈二姑娘道:「就賤妾所知,侍衛宮中共有四位副總統領,身份僅低於總統領,葉逢春在侍衛宮中,至少可坐第五把交椅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천첩이 아는 바로 시위궁에는 모두 네 명의 부총령이 있는데 신분은 총통령의 바로 아래입니다. 엽봉춘은 시위궁에서 적어도 다섯 번째 서열일 거예요."

岳秀道:「這麼說來,副總統領的身份,在侍衛宮中很高了。」

악수가 말했다.

"그렇다면 부총통령의 신분은 시위궁에서 아주 높구려."

沈二姑娘點點頭,道:「很高。」

심이낭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단히 높지요."

岳秀道:「以侍衛副總統領的身份,親自率人來此,那證明了他們很重視兩位姑娘,而且,也存了志在必得之心。」

악수가 말했다.

"시위궁 부총통령의 신분으로서 친히 사람을 거느리고 이곳에 왔다는 것은 그들이 두 분 낭자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증명하오. 게다가 반드시 손에 넣을 생각을 가지고 있소."

沈二姑娘沉吟了一陣,道:「多謝指點,咱們姊妹立刻收拾一下,離開此地。」

심이낭자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많은 가르침을 받았군요. 우리 자매는 즉시 수습하여 이곳을 떠나겠어요."

岳秀道:「葉逢春為了掩遮自己,一時半刻,此地還很安全,兩位自己準備一下,在下先告辭了。」

악수가 말했다.

"엽봉춘이 자신을 감추려할 것이므로 잠시 동안 이곳은 아직 안전하오. 두 분은 스스로 준비하시오. 저는 이만 가보겠소."

一拱手,轉身向外行去,沈二姑娘急急的說道:「岳少俠,請留步。」

공수하고는 몸을 돌려 밖을 향해 걸어갔다. 심이낭자가 급히 말했다.

"악소협, 잠시만요."

岳秀停下腳步,道:「二姑娘還有什麼吩咐?」

악수가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이낭자는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시오?"

沈二姑娘道:「岳少俠,咱們姊妹受你的太多了,但不知咱們有什麼效勞之處?」

심이낭자가 말했다.

"악소협, 우리 자매가 당신에게 너무도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우리가 힘쓸 데가 어디 있을지 모르겠군요?"

岳秀思索了一陣,道:「兩位姑娘,現在準備何往?」

악수가 한동안 생각하더니 말했다.

"두 분 낭자, 이제 어디로 가실 작정이오?"

沈二姑娘道:「聽說歐幫主已到了北京地面,咱們姊妹想先去見見幫主,然後,再設法潛回城中。」

심이낭자가 말했다.

"듣기로 구방주께서 이미 북경 땅에 도착하셨다는군요. 우리 자매는 우선 방주를 뵈러 갈 작정입니다. 그런 다음 다시 도로 성 안으로 잠입할 방법을 강구하겠어요."

岳秀道:「這消息可靠麼?」

악수가 말했다.

"그 소식은 믿을만 하오?"

沈二姑娘道:「出自彭尊之口。」

심이낭자가 말했다.

"팽존의 입에서 나온 것이예요."

岳秀道:「貴幫中事,在下本不應多口,但兩位姑娘目前的處境不同,必須要小心從事步步為營。」

악수가 말했다.

"귀 방의 일은 본래 내가 여러 말 하지 않아야 하지만 두 분 낭자 지금 처지는 다르오. 반드시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하여야 하오."

沈二姑娘道:「事實上,我們對彭長老,也動了懷疑之心……」

심이낭자가 말했다.

"사실상 우리도 팽장로에 대해 의심이 들어요..."

岳秀接道:「二姑娘很賢慧……」

악수가 말했다.

"이낭자는 아주 어질고 지혜롭구려..."

沈二姑娘道:「不瞞岳少俠說,我已派人監視他的行蹤了,不過,只有一點,叫我們姊妹想不明白?」

심이낭자가 말했다.

"악소협에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미 그의 행적을 감시하러 사람을 보냈어요. 그러나 우리 자매가 생각을 해봐도 알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어요."

岳秀道:「在下也許能提供一二愚見。」

악수가 말했다.

"내가 어쩌면 조금은 우견(愚見)을 제공할 수 있을 거요."

沈二姑娘道:「目下這北京城中,以侍衛宮的勢力最大,也是唯一能夠容納江湖人的地方,但彭尊不太可能會投入侍衛宮中,再說,侍衛宮已然佔了上風,不可能做的太絕,收買丐幫的長老……」

심이낭자가 말했다.

"지금 이 북경성 안에서 시위궁의 세력이 가장 크며 유일하게 강호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팽존이 시위궁에 투신했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요. 다시 말해 시위궁이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개방의 장로를 매수할 만큼 극단적인 일처리를 하지 않았을 거예요..."

岳秀頷首微笑,未多接言。

악수는 미소를 띤 채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꾸하지 않았다.

沈二姑娘接道:「侍衛宮中人,也明白丐幫的勢力很龐大,一旦全力和侍衛宮周旋起來,就算侍衛宮借重官兵相助之力,也叫他會寐食不安!所以,這些年來,對丐幫中只有逐出,迫離,沒有屠殺。」

심이낭자가 말을 이었다.

"시위궁 사람들도 개방의 세력이 아주 방대함을 잘 알지요. 일단 전력으로 시위궁에 맞선다면 설령 시위궁이 관병의 도움을 빌린다 하더라도 먹고 자는 것이 편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릴 거예요. 그래서 요 몇 년간 개방에 대해 오직 축출하고 쫓아내기만 했지 도살을 벌이지는 않았답니다."

岳秀道:「各地盡皆如此麼?」

악수가 말했다.

"다른 곳도 모두 그와 같소?"

沈二姑娘道:「那還了得,只限北京一地,已然使丐幫顏面喪失很多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아직 그렇지는 않아오. 오직 북경 한 곳에 한해서만 이미 개방으로 하여금 체면을 많이 상실케 하였지요."

岳秀道:「此事發生多久了?」

악수가 말했다.

"그 일이 발생한 지 오래 되었소?"

沈二姑娘沉吟了一陣,道:「三年之前吧!」

심이낭자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삼 년 전이예요!"

岳秀道:「過去呢?」

악수가 말했다.

"과거에는?"

二姑娘道:「二虎同山,相安無事。」

이낭자가 말했다.

"범 두 마리가 같은 산에 있으면서 서로 평화롭게 지냈지요."

岳秀道:「侍衛宮忽然改變了主意,把丐幫力量,完全逐出了北京地面,會不會受了外來的力量影響?」

악수가 말했다.

"시위궁이 문득 생각을 바꾸어 개방의 역량을 완전히 북경땅에서 축출한 것이 외래의 역량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겠소?"

沈二姑娘道:「這件事,一直無法查得很清楚,侍衛宮中人,也不明白。」

심이낭자가 말했다.

"그 일은 줄곧 명확하게 조사할 수가 없었답니다. 시위궁 사람들도 잘 몰라요."

岳秀點點頭,道:「好!時間不多,在下也不耽誤兩位姑娘的時間了。」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좋소! 시간이 많지 않소. 나도 두 분 낭자의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소."

沈二姑娘急道:「岳少俠,只怕我們有下情奉告,但不知咱們姊妹如何去找岳少俠。」

심이낭자가 급히 말했다.

"악소협께 알려드릴 것이 있으면 우리 자매가 어떻게 악소협을 찾아가야 할지 모르겠군요."

岳秀沉吟了一陣,道:「東長安街,有一家長生堂中藥店,姑娘到那裡找一位雙月大夫,見他之後,再問區區就行了。」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동장안(東長安) 거리에 장생당(長生堂)이라는 약가게가 있소. 낭자는 그곳에 와서 쌍월대부(雙月大夫)를 찾으시오. 그를 만나거든 물어보시오."

沈二姑娘點點頭,道:「佩服、服服,岳少俠不但武功絕倫,而且,到北京就安下了立足的點子。」

심이낭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탄복했어요. 악소협은 무공이 절륜할 뿐만 아니라 북경에 도착하자마자 거점을 마련하셨군요."

岳秀道:「岳某不過是趕巧罷了,那是幾十年的老字號了,岳某怎會有此能耐。」

악수가 말했다.

"악모는 때를 잘 만났을 뿐이오. 그곳은 몇십 년의 오랜 역사가 있는 가게인데 악모에게 어찌 그같은 수완이 있겠소."

沈二姑娘道:「咱們一言為定,多則三天,少則兩日,咱們定會晤岳少俠。」

심이낭자가 말했다.

"우리 그렇ㅎ게 하기로 정하죠. 맞게는 사흘, 적게는 이틀 내로 우리는 꼭 악소협을 만나러 가겠어요."

岳秀道:「岳某人恭候大駕。」

악수가 말했다.

"기다리겠소."

轉過身子,大步而去。二姑娘兩道目光,一直盯在岳秀背影上,直待岳秀消失在夜色中良久之後,才收回目光。

뒤돌아 큰 걸음으로 가버렸다. 이낭자의 두 줄기 시선은 줄곧 악수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악수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시선을 도로 거두었다.

長長吁一口氣,二姑娘緩緩說道:「這真是一代奇人,不但武功卓絕,其料事之能,亦非常人能及。」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이낭자가 천천히 말했다.

"정말이지 일대기인이군요. 무공이 탁월할 뿐 아니라 일을 예측하는 능력 역시 보통 사람이 미칠 수가 없어요."

沈大姑娘微微一笑,道:「妹妹,咱們也該收拾一下了。」

심대낭자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동생, 우리도 수습을 해야한다."

沈二姑娘道:「只不知那葉逢春是否已搜查過咱們的臥室了?」

심이낭자가 말했다.

"엽봉춘이 우리의 와실을 수색했을까요?"

沈大姑娘道:「這一點,倒是不會,岳少俠似是已先他們而到。」

심대낭자가 말했다.

"그럴 리는 없다. 악소협이 그들보다 먼저 온 듯 하다."

二姑娘道:「姊姊,有一件事,小妹一直想不明白?」

이낭자가 말했다.

"언니, 소매가 줄곧 생각을 해도 알지 못하는 일이 하나 있어요."

沈大姑娘道:「什麼事?」

심대낭자가 말했다.

"무슨 일이냐?"

二姑娘道:「岳秀怎的會知道有人要到咱們這裡來,竟然先他們一步到此。」

이낭자가 말했다.

"악수는 이곳으로 오는 사람이 있을 것을 어찌 알고 그들보다 한 발 먼저 여기에 왔을까요?"

大姑娘笑一笑,道:「妹妹不是說過麼?能者無所不能,岳秀智慧過人,可能早已思慮及此了。」

대낭자가 웃으며 말했다.

"능력이 있는 자는 못하는 것이 없다고 동생이 말한 적이 있지 않느냐? 악수는 남보다 뛰어난 지혜를 가지고 있어 벌써 생각이 거기까지 미칠 수 있었던 것이다."

二姑娘搖搖頭,道:「姊姊,岳少俠風度氣質很像君子人物,不過,他身負重任,胸懷有因,所以咱們不能就他的為人論事了。」

이낭자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언니, 악소협의 풍도와 기질은 군자와 같아요. 그러나, 그는 중임을 맡고 있으니 흉중에 이유가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지금 당장 그의 사람됨을 논해서는 안돼요."

大姑娘呆了一呆,道:「妹妹的意思是……」

대낭자가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동생의 그 말은..."

二姑娘道:「我覺著他到此地,可能是別有用心,葉逢春也許準備把咱們生擒入侍衛宮去,所以,他用不著再搜查咱們麼,但岳秀不同,他沒有存心生擒咱們,來此的用心,可能想搜查一些甚麼?」

이낭자가 말했다.

"나는 그가 이곳에 온 것은 달리 의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엽봉춘은 아마도 우리를 시위궁으로 사로잡아 갈 계획이었고, 그래서 그는 수색을 할 필요가 없었어요. 하지만 악수는 다르지요. 그는 우리를 생포할 생각이 없었어요. 이곳에 온 의도는 좀 뒤져보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沈大姑娘怔了一怔,道:「妹妹說的有理,咱們瞧瞧去。」

심대낭자가 멍해져서 말했다.

"동생 말이 일리가 있구나. 우리 한번 가보자꾸나."

快步奔入了臥室之中。二姑娘緊隨在姊姊身後。出於兩人意外的是,臥室佈設未變,兩姊妹作好的暗記,也未遭破壞。

빠른 걸음으로 와실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이낭자는 언니를 바짝 뒤따랐다. 두 사람의 예상 밖으로 와실의 배치는 바뀌지 않았고 두 자매가 잘 만들어 두었던 암기호도 파괴되지 않았다.

輕輕吁一口氣,二姑娘緩緩說道:「也許是我錯估了他。」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더니 이낭자가 천천히 말했다.

"어쩌면 내가 그를 잘못 추측했나 보군요."

兩人很快的取出了收存的機密文件,果然都完全無缺。二姑娘取出了一件羊皮封套,藏入懷中,卻把其他的文件,一把火焚去。匆匆收拾好應用之物,兩人離開了這停留數年的宅院。

두 사람은 간수해 두었던 기밀문건을 재빨리 꺼냈다. 과연 모두가 완전무결했다. 이낭자는 양가죽 봉투를 집어내어 품 속에 숨기고 나머지 문건들을 불태워 버렸다. 쓰일 물건들을 총총히 수습하고는 두 사람은 수 년간 머물렀던 택원을 떠났다.

就在二女離開那座宅院之時,黑影中,隱藏著兩道目光,在監視著兩人的舉動。俟兩人去了之後,那人影也緩步由暗影中行了出來。是岳秀。

두 여자가 택원을 떠날 때 어둠 속에서 두 줄기 시선이 숨어서 두 사람의 거동을 감시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떠나기를 기다렸다가 그 인영도 어둠 속에서 천천히 걸어나왔다. 악수였다.

原來,他根本就沒有離去,一直守在那宅院之外,等到二女離去之後,岳秀一閃身,重又回到那宅院之中。掩上大門,輕輕互擊兩掌。廚下木門輕啟,快步行出來歐陽俊和嶺南雙龍。

원래 그는 근본적으로 떠나지 않고 줄곧 그 택원 밖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두 여자가 떠나고 나자 악수는 몸을 이동해 또 다시 그 택원 안에 당도했다. 대문을 닫고 가볍게 손뼉을 쳤다. 부엌의 목문이 살며시 열리더니 구양준과 영남쌍룡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나왔다.

歐陽俊低聲說道:「岳少兄料事如神,沈家二姝,果然是妹妹強過姊姊。」

구양준이 나직이 말했다.

"악소형은 일을 예측함이 귀신같소. 심가 두 자매는 과연 동생이 언니보다 더 낫더구려."

岳秀微微一笑,道:「歐陽兄,在丐幫中的地位,也似乎是妹妹高過姊姊……」

악수가 미소짓더니 말했다.

"구양형, 개방에서의 지위도 아마 동생이 언니보다 높을 겁니다..."

歐陽俊似是突然間,想起了一件十分緊要之事,接道:「岳兄,那彭尊為什麼要叛離丐幫了呢?」

구양준은 별안간 한 가지 매우 긴요한 일이 생각난 듯 말했다.

"악형, 그 팽존은 왜 개방을 배반했소?"

岳秀沉吟了一陣,道:「這中間,也許別有內情,目前重要的是,咱們需要知道彭尊是否和侍衛宮中,互通聲息。」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그 가운데에는 어쩌면 달리 내정이 있겠지요.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팽존이 시위궁과 소식을 주고받는지 알아야 합니다."

歐陽俊道:「唐嘯已釘上,小頑童跟蹤的本領,舉世無雙,我想他很快會找出彭尊的落足之處,不過……」

구양준이 말했다.

"당소가 이미 바짝 뒤쫓고 있소. 소완동의 추적 솜씨는 세상에 둘도 없다오. 내 생각에 그는 아주 빨리 팽존의 거처를 찾아낼 거요. 그러나..."

岳秀道:「不過什麼?」

악수가 말했다.

"그러나 뭡니까?"

歐陽俊道:「這京畿地面上,全是侍衛宮的勢力,如果彭尊未和他們勾結一處,如何能在京中立足。」

구양준이 말했다.

"이 경기땅은 전부 시위궁 세력이오. 만약 팽존이 그들과 결탁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경성 안에 발붙일 수 있겠소?"

岳秀道:「這是表面的看法,我總感覺到,京城之中,有一股隱晦不明的力量,在操縱著大局。」

악수가 말했다.

"그건 표면적인 견해지요. 경성 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줄기 역량이 있어 대국을 조종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歐陽俊道:「那是一股什麼力量呢?」

구양준이 말했다.

"그것이 어떤 역량이오?"

岳秀道:「很高明的人物,他們很巧妙的利用侍衛宮的力量,自己卻一直能隱於幕後。」

악수가 말했다.

"아주 고명한 인물입니다. 그들은 교묘하게 시위궁의 역량을 이용하면서 자기는 줄곧 막후에 숨어있습니다."

歐陽俊道:「岳少兄可是說那股神秘勢力,自成一家。」

구양준이 말했다.

"악소형은 그 신비세력이 스스로 일가를 이루었다는 말이구려."

岳秀道:「他們是一個獨立的組合,不但操縱著侍衛宮,可能也操縱著朝廷。」

악수가 말했다.

"그들은 독립적 조직입니다. 시위궁을 조종할 뿐 아니라 조정(朝廷)도 조종할 수가 있지요."

歐陽俊道:「一般江湖人物,都不願混入官場中,難道這些人,狂妄的想干預朝政不成?」

구양준이 말했다.

"일반 강호인물은 관리들의 세계에 혼입되기를 원치 않소. 설마 그자들이 망령되이 조정에 개입하겠소?"

岳秀道:「正是如此,就我這幾日觀察所得,那位主持大局的幕後人物,似乎隱藏在皇宮之中。」

악수가 말했다.

"바로 그렇습니다. 내가 요 며칠 관찰해보니 대국을 주지하는 그 막후인물은 황궁 안에 숨어있는 듯 합니다."

歐陽俊道:「果真如此,咱們算沒有法子對付他了,總不能深入禁宮內苑,把他找出吧!」

구양준이 말했다.

"정말 그렇다면 우리는 그를 상대할 방법이 없는 셈이오. 궁궐의 내원(內苑)에 들어가 그들을 찾아낼 수는 없으니까!"

岳秀道:「對官場的人人事事,在下一向沒有好感,但七王爺太過相信咱們了,這使咱們無法脫身,至少,也該保護他由金陵平安到此,再平安的回到金陵去,而且,不失去他江南王爺地位。」

악수가 말했다.

"관리들이나 그들의 일에 대해 저는 언제나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칠왕야께서는 너무도 우리를 믿고 계십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몸을 빼지 못합니다. 적어도 그분을 금릉으로부터 이곳까지 평안히 보호해야 했고, 다시 무사히 금릉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게다가 그분이 강남 왕야의 지위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하지요."

歐陽俊道:「這個,咱們只有盡力而為,他是當今皇帝的兄弟,就算做錯了什麼事,也不致於纏訟不休。」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우리가 최선을 다할 뿐이오. 그는 당금 황제의 형제요. 설령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岳秀道:「宦海風雲的驚險.決不如江湖上的奸詐。……」

악수가 말했다.

"관리들 세계의 급변하는 위험은 강호의 간사함과는 결코 같지 않습니다..."

語聲微微一頓,接道:「黑鷹劉元這個人,地面熟,眼皮子雜,大有用處,歐陽兄最好和他多交往一下,也許咱們對他還有借重之時。」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흑응 유원 그자는 지리에 익숙하고 보고 들은 것이 다양하여 크게 쓸모가 있습니다. 구양형은 그와 많이 왕래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의 도움을 받을 떼가 있을 겁니다."

歐陽俊道:「在下總覺著劉元那個人不可信任。」

구양준이 말했다.

"유원 그자는 신임할 만하다고 생각지 않소."

岳秀微微一笑,道:「歐陽兄,劉元能夠在京畿地面上立足不倒,足見高明,自然不是一位簡單的人物,所以,這要你多費一番心機了。」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구양형, 유원이 경기땅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으니 고명하다고 보기에 충분합니다. 당연히 간단한 인물이 아니지요. 그래서 당신은 심기를 많이 쓰셔야 합니다."

歐陽俊道:「這個兄弟理會得,困難的是,兄弟的身份已露,只怕難再瞞過侍衛宮的耳目,一旦再遇,只怕會兵戒相見,兄弟應該如何自處,還望岳兄能夠先於指示一二。」

구양준이 말했다.

"그건 형제가 알겠는데 곤란한 것은 형제의 신분이 이미 노출되어 더이상 시위궁의 이목을 속이기 어려울 듯 하오. 일단 다시 마주치면 무력충돌이 일어날 것 같소. 형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악형이 좀 미리 가르쳐주기를 바라오."

岳秀沉吟了一陣,道:「能夠不動手,那是最好不過,一旦情勢迫人,那也無法顧及了。」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가능한 싸우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일단 정세에 쫓기면 그럴 겨를도 없겠지요."

歐陽俊點點頭,道:「有此一言,兄弟也就有所遵循了,但不知嶺南雙龍,是否還要和兄弟走在一處。」

구양준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 말을 하니 형제도 따르겠소. 헌데 영남쌍룡이 형제와 같이 가야할지 모르겠구려."

岳秀道:「三位同行,也好有個照應,我會派唐嘯暗中追蹤三位,幾番衝突,我們和侍衛宮,似是已到了很難兩立的地步,所以,三位要特別小心一些,七王爺告訴我說,已得內宮旨意。」

악수가 말했다.

"세 분이 동행하시면 서로 돌보기 좋지요. 저는 당소를 보내어 세 분을 뒤쫓도록 하겠습니다. 몇 번의 충돌로 우리와 시위궁은 양립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듯 합니다. 그래서 세 분은 특별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칠왕야께서 저한테 알려주시기를 이미 황상의 성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歐陽俊接道:「此事重大,岳兄是否隨他入宮?」

구양준이 말했다.

"그 일은 중대한데, 악형은 그를 따라 입궁할 거요?"

岳秀道:「自然要去,七王爺對咱們信任有加,咱們總不能不盡全力保護他的安全。」

악수가 말했다.

"당연히 가야지요. 칠왕야께서 우리를 더더욱 신임하시니 전력으로 그분의 안전을 보호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歐陽俊道:「岳兄只一個人去麼?」

구양준이 말했다.

"악형 한 사람만 갈테요?"

岳秀道:「我帶著毒手郎中馬鵬同行,他能識得各種毒物,而且,也有很多江湖經驗,也許可以助我一臂之力。」

악수가 말했다.

"나는 독수랑중 마붕을 데리고 동행하겠습니다. 그는 각종 독물을 알아볼 수 있으며 또한 강호경험도 아주 많아서 어쩌면 저를 도와 한 팔의 힘이 될 수 있을 겁니다."

歐陽俊道:「聽說皇宮內院中規矩很多,幾位專權太監,又狂傲得很,馬鵬生性冷僻,只怕無法適應。」

구양준이 말했다.

"듣기로 황궁내원에는 규칙이 아주 많고, 권력을 독차지한 몇 명의 태감(太監)들은 또 몹시 광오(狂傲)하다고 하오. 마붕은 타고난 성격이 차갑고 괴팍하여 적응하지 못할 것 같소."

岳秀道:「這個我也和他談過了。」

악수가 말했다.

"그건 저도 그와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歐陽俊微微一笑,道:「那就好了,毒手郎中的野性,在岳兄的感召之下,似乎是已經改了不少。」

구양준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거 잘했소. 독수랑중의 야성이 악형에게 감화되어 이미 적잖이 고쳐졌을 거요."

岳秀揮揮手,道:「我先走一步了,外面的事,全權委託兄台了。」

악수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저는 한 발 먼저 가겠습니다. 외부의 일들은 구양형께 전권을 맡기겠습니다."

歐陽俊道:「不敢當,兄弟全力以赴就是。」

구양준이 말했다.

"감당할 수 없소. 형제는 전력을 다할 뿐이오."

岳秀一閃身,掠出了庭院,消失於夜暗中。歐陽俊又仔細勘查了整個的廳院,然後,留下了很多的記號,大門加栓,才越牆而去。

악수의 신형이 번쩍, 하며 정원을 스쳐지나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구양준은 또 택원의 내부를 일일이 자세하게 조사했다. 그런 다음 기호를 잔뜩 남겨두고 대문에 빗장을 걸고는 그제서야 담을 넘어 떠났다.

歐陽俊離去不久,又有一批人,悄然而至。來人都穿著一式的青色勁裝,舉止很謹慎,未敲大門,越牆而入。當先帶路的,正是丐幫中長老彭尊。

구양준이 떠나고 오래지 않아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조용히 이르렀다. 도착한 사람들은 모두 한 가지 모양의 청색경장을 걸쳤는데 행동거지가 매우 신중했다. 목문을 두드리지 않고 담을 넘어서 들어왔다. 맨앞에서 길을 안내하는 자는 바로 개방장로 팽존이었다.

只見他輕步而行,直到沈家二姊妹的臥室窗下。彭尊揮揮手,示意隨行的青衣人。那一個青衣人突然同時揮手,一掌拍在窗上。不知他用的什麼掌力,拍中木窗,竟然不聞響聲,但那木窗,卻已片片碎裂。

그는 살금살금 걸어서 곧장 심가 두 자매의 와실 창아래에 이르렀다. 팽존이 손을 흔들어 뒤따라왔던 청의인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동시에 한 명의 청의인이 돌연 손을 휘둘러 창을 일 장으로 후려쳤다. 그가 무슨 장력을 썼는지 모르지만 적중된 나무창은 놀랍게도 소리도 없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

青衣人一閃身,滑入室中。他動作快速,人入室內,兩道寒芒,已脫手飛出,波的一聲,釘入棉被之上。不聞一點聲息,似是室中早已無人。

청의인은 몸을 이동하여 방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의 동작은 쾌속했다. 방 안으로 들어서자 두 줄기 한 망이 손을 벗어나 날아가서 팍, 하는 소리와 함께 이불 위에 박혔다. 한 점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이 마치 방 안에는 진작부터 사람이 없는 듯 했다.

彭尊隨後而入,道:「丫頭,快些起來,老夫可保你們不死。」

팽존이 뒤따라 들어와 말했다.

"요년들아, 썩 일어나거라. 노부가 죽이지는 않을 것임을 보증하마."

室中一片靜寂,不聞回應聲。

정적에 묻힌 방 안에서는 대답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青衣人冷冷說道:「彭老,兩個丫頭,早已走了。」

청의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팽노, 두 계집은 벌써 달아났군요."

彭尊啊了一聲,晃燃火摺子,點著了火燭。但見木榻空空,棉被折疊的十分整齊,那裡還有沈家雙姝的影子。兩把明亮的飛刀,並排插入木榻棉被上。他取位極準,如是沈家雙姝還在木榻上,這兩刀,必已分取兩人之命。

팽존은 허, 하더니 화접자(火摺子)에 불을 붙여 화촉을 켰다. 나무침상은 텅 비어 있었고 가지런히 접어서 포개어진 이불에는 심가 두 자매의 희미한 흔적만이 남아있었다. 두 자루의 반짝거리는 비도는 나란히  이불을 파고들어 있었다. 그가 취한 위치는 극도로 정확하여 만일 심가 두 자매가 침상 위에 있었다면 이 두 자루 비도는 틀림없이 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을 것이다.

彭尊回顧了那青衫人一眼,道:「你打的飛刀?」

팽존은 청의인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대가 쓴 것은 비도인가?"

青衫人道:「不錯。」

청삼인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彭尊道:「如是她們還在房,豈不是被你這兩刀,取了性命。」

팽존이 말했다.

"만일 그녀들이 아직 방에 있었다면 당신의 두 자루 비도에 의해 목숨을 잃었을 것이 아닌가."

青衫人冷冷說道:「這兩個丫頭,沒有大用,但敗壞事情的能力,確實很強,留下她們,有害無益,只可惜,她們不在房中,在下這兩刀未能殺死她們。」

청삼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그 두 계집은 크게 쓸모가 없습니다. 하지만 일을 망치는 능력은 확실히 아주 뛰어나더군요. 살려두면 유해무익합니다. 다만 아쉽게도 그녀들이 방에 없어 저의 이 두 자루 비도가 그녀들을 죽이지 못했습니다."

彭尊怒道:「咱們說好的,要生擒兩人,你為什麼下此毒手?」

팽존이 노하여 말했다.

"두 사람을 사로잡기로 이야기가 된 것인데 왜 이같은 독수를 쓰는가?"

青衫人道:「她們早已逃走了,我這兩刀,連人影也未碰到,你還吵個什麼勁呢?」

청삼인이 말했다.

"그녀들은 벌써 달아났고 나의 비도는 그림자조차 건들이지 않았는데 무슨 난리를 치십니까?"

彭尊道:「老夫覺著你這人不守信用。」

팽존이 말했다.

"노부는 너라는 사람이 신용을 지키지 않는구나라고 느꼈다."

青衫人冷笑一聲,道:「彭尊,如果不是看在主人的面子上,就憑你這句話,我就立刻可以取你之命。」

청삼인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팽존, 만약 주인의 체면을 생각지 않는다면 그 한 마디 말로 나는 즉시 당신의 목숨을 취했을 것이오."

彭尊道:「老夫倒是不信,你那幾把飛刀,真能傷了老夫?」

팽존이 말했다.

"노부는 못믿겠군. 너의 그 몇 자루 비도가 진짜 노부를 상하게 할 수 있을까?"

青衫人道:「姓彭的,你可要試試?」

청삼인이 말했다.

"팽가야, 시험해보겠느냐?"

只聽窗外傳入另一個青衫人的聲音道:「算了,老二,不要和他一般見識。」

창 밖에서 다른 한 명의 청의인의 음성이 들렸다.

"됐다. 노이, 그와 똑같이 굴지 말아라."

室內青衣人冷哼一聲,行近木榻,拔下兩柄飛刀,一晃雙肩,人已穿窗而出。彭尊行出窗外,五個隨來的青衫人,都已走的不見了影兒。

방 안의 청의인은 차갑게 흥, 하더니 침상 가까이 걸어가서 두 자루 비도를 뽑고는 두 어깨를 한번 흔들었는데 사람은 이미 창을 뚫고 나갔다. 팽존이 창 밖으로 나갔더니 뒤따라 왔던 다섯 명의 청삼인들은 이미 모두 가버리고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這情形,使得彭尊既是慍怒,又是尷尬,回顧了一眼,高聲說道:「諸位都不在了?」

이 상황은 팽존을 화가 나게도 했고 또 계면쩍게도 만들었다. 한번 둘러보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제위들, 아무도 없는가?"

靜夜中,聲音傳出甚遠。但卻不聞回應之聲。這表示,那些人,真的丟下他一個走了。彭尊呆呆的站了一陣,確定無人在時,才放步而去。

고요한 밤중에 음성은 매우 멀리까지 전해졌지만 대답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정말 그를 혼자 내버려두고 가버렸던 것이다. 팽존은 한참을 멍하니 섰다가 아무도 없음이 확인되자 비로소 걸음을 옮겨 떠났다.

屋角暗影中閃出一個很小的人影,冷冷一笑,緊追彭尊身後而去。是頑童唐嘯,天下最好追蹤高手。

집 모퉁이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한 명의 작은 인영이 뛰쳐나오더니 냉랭하게 한번 웃고는 팽존의 뒤를 추적했다. 완동 당소는 천하에서 가종 뛰어난 추종술을 가진 고수이다.

且說岳秀回到了親王府中,直趨書房。七王爺身著長袍,正在秉燭看書。

한편 악수는 친왕부에 돌아와서 그대로 서방(書房)으로 향했다. 칠왕야는 장포를 입고 한창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岳秀緩步而入,七王爺笑一笑,站起身子,道:「兄弟回來了?」

악수가 천천히 들어서자 칠왕야는 씩, 웃고는 일어나서 말했다.

"형제, 돌아왔는가?"

岳秀微一躬身,道:「大哥,還沒有睡麼?」

악수가 살짝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대가, 아직 주무시지 않으셨습니까?"

七王爺道:「我心中一直思索幾件事,不知該如何應付,想和兄弟談談。」

칠왕야가 말했다.

"나는 마음 속으로 줄곧 몇 가지 일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서 형제와 한번 이야기해볼 작정이었네."

岳秀道:「什麼事?」

악수가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七王爺道:「什麼樣的結果?」

칠왕야가 말했다.

"어떤 결과일까?"

岳秀道:「什麼樣的結果?」

악수가 말했다.

"어떤 결과라니요?"

七王爺道:「一是他念及兄弟之情,提出一些疑問,要我答覆,一是,他心中對我的疑竇已深,可能立刻賜死。」

칠왕야가 말했다.

"첫째로는 그분이 형제의 정을 생각해서 의문점들을 제시하고 나한테 대답해보라고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분이 마음 속으로 나에 대한 의혹이 깊어 즉시 죽음을 내리실 가능성이 있네."

岳秀一皺眉頭,道:「王爺含冤不明,應該和他說個明白才是。」

악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왕야께서 억울한 죄를 뒤집어썼음이 밝혀지지 않았으니 응당 그분과 명백하게 말씀하셔야 합니다."

七王爺笑一笑,道:「天威難測,我們雖是相處很好的叔伯兄弟,但那是過去的事了,他當了皇帝,就不能照常情推斷。」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황제의 위엄이란 예측하기 어렵다네. 우리가 비록 아주 사이좋게 지냈던 사촌형제이긴 하지만 그건 과거의 일일세. 그분은 황제이시니 상식에 비추어 판단해서는 안되네."

岳秀道:「大哥的意思呢?」

악수가 말했다.

"대가의 말씀은?"

七王爺道:「我沒有什麼特別的想法,賜死於否,老實說,我已不放在心上了。」

칠왕야가 말했다.

"나한테는 무슨 특별한 견해가 없네. 죽음을 내리실지 아닐지 솔직히 나는 신경쓰지 않는다네."

岳秀道:「大哥的意思是……」

악수가 말했다.

"대가의 말씀인즉..."

七王爺道:「我是說,關於你們這一次,和我同來京城,我才能保住性命,安然無恙,但如我身遭不幸,那自然無餘力照顧你們了。」

칠왕야가 말했다.

"내 말은 그대들이 이번에 나와 같이 경성에 온 것에 관해서일세. 덕분에 나는 목숨을 부지하고 무탈할 수 있었지만, 만일 나한테 불행한 일이 생기면 그대들을 도울 여력이 없을 걸세."

岳秀笑一笑道:「大哥,這些人,都是血性漢子,他們既隨大哥而來,早把生死置之度外,這一點,大哥倒是不用多想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가, 그들은 다들 피끓는 사나이들입니다. 그들이 대가를 따라 오면서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고 있습니다. 그 점은 대가께서 더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七王爺笑道:「兄弟說的也是,不過,你們也該準備一下,萬一我身遭不測之禍,你們也可以早些行動了。」

칠왕야가 말했다.

"형제의 말도 맞네. 그러나 자네들도 준비해야 하네. 만일 내가 예측하지 못한 화를 당하면 자네들이 조금 일찍 행동해도 좋네."

岳秀沉吟了一陣,道:「大哥不是準備帶兄弟同入皇宮內苑麼?」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대가께서는 형제를 데리고 같이 황궁으로 들어가실 계획이 아니시군요?"

七王爺道:「我想了很久,覺著此事有很大的不妥,所以……」

칠왕야가 말했다.

"오랫동안 생각했는데 그 일은 그리 타당지 않다고 느꼈네. 그래서..."

岳秀接道:「所以,大哥又改變了心意,對麼?」

악수가 말했다.

"그래서 대가께서는 또 마음을 바꾸셨군요. 그렇지요?"

七王爺苦笑一下,道:「說的是啊!我覺著,如若皇兄有意(誅가 아닐런지)我,帶著諸位同往,不但救不了我,而且,也連累了你們,如若他無意謀我,帶你們同往,豈不是引起他的懷疑麼?」

칠왕야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말이 맞네! 만약 황형께서 내 목을 베어버릴 작정이시라면 제위들을 데리고 함께 간들 나를 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대들도 연루된다네. 만약 그분께 나를 죽일 뜻이 없는데 자네들을 데리고 같이 가면 그분의 의심을 불러일으키지 않겠는가?"

岳秀沉吟了一陣,道:「大哥,還有一個可能,大哥是否想過了?」

악수는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대가, 아직 하나의 가능성이 있는데 대가께서는 생각해보셨는지요?"

七王爺道:「什麼可能?」

칠왕야가 말했다.

"어떤 가능성인가?"

岳秀道:「如是皇兄無意謀你,但另有人要從中加害,那將如何?」

악수가 말했다.

"만일 황형께서 당신을 베어버릴 마음이 없으신데 다른 사람이 중간에서 가해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七王爺一怔,道:「這個麼?就有些麻煩了。」

칠왕야가 멍해져서 말했다.

"그건 좀 문제로구먼."

岳秀道:「所以,大哥最好能帶小弟同往。」

악수가 말했다.

"그래서 소제를 데리고 같이 가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七王爺沉吟不語。

칠왕야는 침음하며 말이 없었다.

岳秀道:「大哥,就是你那位皇兄加害你吧,難道你真的要束手待斃?」

악수가 말했다.

"대가, 설령 당신의 황형께서 당신을 죽이더라도 설마 당신은 정말로 꼼짝없이 죽기를 기다리시겠습니까?"

七王爺道:「如是我不願束手就斃,又將如何?」

칠왕야가 말했다.

"내가 속수무책으로 죽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또 어떻게 하겠는가?"

岳秀道:「可以據實陳明內情。」

악수가 말했다.

"내정을 사실대로 밝힐 수 있지요."

七王爺道:「說了,只怕我那皇兄也不會相信。」

칠왕야가 말했다.

"말해도 나의 황형은 믿지 않을 것 같네."

岳秀道:「他如不信,那只有一個法子了。」

악수가 말했다.

"그가 만일 믿지 않는다면 오직 하나의 방법 뿐입니다."

七王爺道:「什麼法子?」

칠왕야가 말했다.

"어떤 방법인가?"

岳秀道:「走!咱們闖出皇宮,逃得性命,再設法陳明冤情。」

악수가 말했다.

"달아나십시오! 황궁을 빠져나가 목숨을 부지하고 다시 억울한 사정을 밝힐 방법을 강구하십시오."

七王爺道:「這個,不大妥當吧!」

칠왕야가 말했다.

"그건 그리 적당하지 않군!"

岳秀道:「大哥,兩全其美的事,本就不多,何況此來,關係著一國命運,你不脫身自保,皇帝豈不是永遠被人控制了麼!」

악수가 말했다.

"대가, 쌍방에게 모두 좋은 일은 본래 많지 않습니다. 하물며 이건 일국(一國)의 운명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당신이 몸을 빼내어 스스로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황제께서는 영원히 남의 공제를 받지 않겠습니까?"

七王爺搖搖頭,長嘆不語。

칠왕야는 고개를 가로젓고는 길게 탄식하더니 말이 없었다.

岳秀道:「聰明不過帝王,也許是他早已發覺了自己處境的尷尬,只是無法擺脫。」

악수가 말했다.

"제왕만큼 총명한 사람은 없다고 하니 어쩌면 그분께서는 벌써 난처한 자신의 처지를 발견하셨을 겁니다. 단지 벗어날 수 없을 뿐이지요."

七王爺道:「這一個倒有可能。」

칠왕야가 말했다.

"도리어 그럴 가능성이 있겠군."

岳秀道:「如若咱們從中插手,也許可以助他解去本身之危。」

악수가 말했다.

"만약 우리가 중간에서 개입하면 그분이 본신의 위험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七王爺嘆息一聲,道:「好吧!除你之外,還有些什麼人去?」

칠왕야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알겠네! 자네 말고 또 누가 가는가?"

岳秀道:「除我之外,還有譚雲和楊姑娘,三人同往。」

악수가 말했다.

"저말고도 담운과 양낭자, 이렇게 세 사람이 같이 갑니다."

七王爺道:「帶個女孩子。」

칠왕야가 말했다.

"여자아이를 데리고?"

岳秀道:「這個,玉燕同意裝扮一個小廝,緊隨王爺。」

악수가 말했다.

"옥연이 한 명의 심부름꾼으로 분장하여 왕야를 곁에서 따르기로 동의했습니다."

七王爺道:「這是欺君之罪。」

칠왕야가 말했다.

"이건 군주를 기만하는 죄일세."

岳秀道:「咱們要清君側,保大明,用心可比日月,只好不拘小節。」

악수가 말했다.

"우리는 군주의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여 대명조를 보존해야 합니다. 의도가 해와 달만큼 분명하니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말아야 합니다."

七王爺一掌拍在木案上,道:「對,就這樣!」

칠왕야는 손바닥으로 나무책상을 치며 말했다.

"맞아. 그렇게 하세!"

語聲一頓,道:「兄弟,你們只有三個人,我又不會武功,力量是不是單薄了些?」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형제, 자네들은 오직 세 사람 뿐이고, 내가 무공을 할 줄 모르니 역량이 너무 단촐하지 않을까?"

片刻間,口氣全變,顯然是已下了決心。

잠깐 사이에 말투가 완전히 변한 것이 이미 결심을 했음이 분명했다.

岳秀道:「看宮內苑,如要到了用武功的境界,那真是人生一大憾事了。」

악수가 말했다.

"황궁의 내원에 달렸습니다. 만인 무공을 써야할 지경에 이른다면 그건 정말 인생일대의 유감스러운 일이겠지요."

七王爺笑一笑道:「兄弟,只要我們能心安理得,死而無憾,你算算看應該如何?」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형제, 우리가 흡족하기만 하다면 죽어도 유감이 없네. 자네가 보기에 어떻게 해야겠는가?"

岳秀微微一笑,道:「玉燕扮作你隨身小廝,我和譚雲扮作兩名近衛,但咱們不知道皇宮中的規矩,我們是否能和大哥同樣的進入皇宮內侍。」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옥연은 당신 곁을 따르는 심부름꾼으로, 저와 담운은 두 명의 근위(近衛)로 분장하겠습니다. 헌데 우리는 황궁의 규칙을 알지 못합니다. 우리가 황궁내시처럼 대가와 함께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七王爺道:「這個麼?大約只能到內院門外,皇上在那裡召見我,這就很難說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것 말인가? 아마 내원 문 밖까지는 도달할 수 있을 텐데, 황상께서 그곳에서 나를 만나실지 그건 말하기 어렵군."

岳秀沉吟了一陣,道:「玉燕是隨身小廝,能夠進去麼?」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옥연은 당신을 따르는 심부름꾼이니 들어갈 수 있겠지요?"

七王爺道:「玉燕也許可以,不過,她無法進入我應召的殿內。」

칠왕야가 말했다.

"옥연은 어쩌면 가능할 걸세. 그러나 그녀는 내가 불려갈 대전(大殿)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네."

岳秀道:「大哥,如若遇上了什麼凶險,想法子傳出消息。」

악수가 말했다.

"대가, 만약 무슨 흉험을 당하신다면 소식을 내보낼 방법을 강구하십시오."

七王爺笑一笑,道:「試試看吧!看我能不能有傳出消息的機會了。」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한번 해보지! 내가 소식을 내보낼 기회가 있을지에 달렸네."

三人計議停當,分別安歇。第二天,岳秀、譚雲,都經過了一番仔細的改扮。

세 사람은 잘 상의를 하고는 헤어져 잠자리에 들었다. 이틑날 악수, 담운은 자세한 분장을 거쳤다.

果然,中午時,一個太監,輕車簡從而至,傳下了聖旨要七王爺申初進宮。七王爺心中早已有了打算,所以,心中很坦然,按時帶幾人進入了皇宮內院。召見七王爺的地方,在養心殿內。岳秀和譚雲被阻於養心殿外的侍衛班房,楊玉燕算是跟到了養心殿外。

과연 정오가 되자 한 명의 태감이 간소한 행차로 당도해서 칠왕야를 신시(申時) 초에 궁으로 들라고 하는 성지(聖旨)를 전했다. 칠왕야는 마음 속으로 벌써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매우 태연했다. 제 시간에 몇 사람을 데리고 황궁 내원으로 들어갔다. 칠왕야를 부른 곳은 양심전(養心殿) 안이었다. 악수와 담운은 양심전 밖의 시위들에게 저지당했고 양옥연은 양심전 밖까지 따라갔다.

岳秀和譚雲被指定坐在班房內兩張木椅上,兩個帶刀的侍衛,看守著兩人。一個守在了班房門口,一個卻坐在兩人對面。不知他心裡想些什麼?兩雙眼睛,卻盯注那岳秀打量。

악수와 담운은 대기실 안의 의자에 앉혀졌고 두 명의 칼을 지닌 시위들이 두 사람을 지켰다. 한 명은 대기실 문입구를 지키고 한 명은 두 사람의 맞은 편에 앉아있었다. 그가 마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두 쌍의 눈동자는 악수를 응시하며 훑어보았다.

譚雲輕輕咳了一聲,拱手說道:「兄台,高名大姓啊?」

담운이 가볍게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공수하며 말했다.

"형장의 높으신 이름은?"

那侍衛三十五六的年紀,腰中掛著一把黃金把柄的單刀,這是專供內宮值班侍衛們使用的金柄刀。

그 시위는 삼십오륙 세의 나이에 허리춤에는 황금색 손잡이의 단도(單刀)가 걸려있었다. 이것은 전적으로 내궁의 당직시위들에게 주어져서 사용되는 금병도(金柄刀)였다.

冷冷一笑,那侍衛反口問道:「你叫什麼名字?」

냉랭하게 웃더니 시위가 반문했다.

"그대의 이름은?"

譚雲嗯了一聲,道:「兄弟言西早。」

담운이 음, 하더니 말했다.

"형제는 언서조(言西早)요."

把一個譚字,分成了姓名。

담(譚)자 한 글자를 나누어 만든 성명이었다.

那侍衛道:「言西早,這名字有點怪啊I」

그 시위가 말했다.

"언서조라니 그 이름 한번 괴이하군!"

譚雲道:「父母所命,雖然不雅,但也無法子改過來了。」

담운이 말했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것이라 비록 고상하지는 않지만 바꿀 수도 없소."

那侍衛道:「你和辰州的言家門,可有什麼關係?」

그 시위는 말했다.

"당신과 진주 언가문은 관계가 있겠군?"

譚雲道:「五百年前是一家,現在麼?卻是全無關係了。」

담운이 말했다.

"오백 년 전에는 일가(一家)였는데 지금은 전혀 관계가 없소이다."

那侍衛目光上下交錯,打量了譚雲一陣,冷冷說道:「你習的什麼功夫?」

그 시위의 시선이 위아래 교차하며 담운을 한바탕 훑어보고는 냉랭하게 말했다.

"그대는 어떤 무공을 익혔는가?"

譚雲道:「兄弟麼?練的是螳螂功?」

담운이 말했다.

"형제말이오? 당랑공(螳螂功)을 배웠소만?"

那侍衛嗯了一聲,道:「螳螂功,這個在下還未聽過。」

그 시위는 음, 하더니 말했다.

"당랑공이라니 그건 내가 들어본 적이 없군."

譚雲微微一笑,道:「螳螂功,就是專以防守為主的武功,兄弟隨七王爺巡視江南,兄弟這武功,就常用得上了。」

담운이 미소짓더니 말했다.

"당랑공은 전문적으로 수비를 위주로 하는 무공이오. 형제는 칠왕야를 따라 강남을 순시했는데 형제의 이 무공이 쓸모가 있었소."

那侍衛笑一笑,道:「用在何處?」

그 시위는 웃으며 말했다.

"어떤 곳에 쓴단 말이오?"

譚雲道:「王爺遇上了強盜,兄弟來一招螳螂當車,就可以把他們給擋回去了。」

담운이 말했다.

"왕야께서 강도를 만났는데 형제의 당랑당차(螳螂當車) 일 초로 그들을 막아내어 되돌려보낼 수 있었다오."

那侍衛淡淡一笑道:「原來如此。」

그 시위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원래 그러했군."

譚雲話題一轉,道:「兄台貴姓啊?」

담운은 화제를 돌려 말했다.

"형장의 이름은?"

那侍衛道:「兄弟田青。」

그 시위가 말했다.

"형제는 전청(田青)이오."

譚雲道:「田兄到侍衛宮中很久了吧!」

담운이 말했다.

"전형은 시위궁에 온 지 오래되었겠구려!"

田青道:「哎!七八年了。」

전청이 말했다.

"아! 칠팔 년 되었소."

譚雲道:「七王爺是一位很清廉的好王爺。」

담운이 말했다.

"칠왕야께서는 청렴하신 훌륭한 왕야시오."

田青笑一笑,道:「這和你何關?」

전청이 빙긋, 웃고는 말했다.

"그것이 당신과 무슨 상관이오?"

譚雲道:「怎麼沒有關係?在下追隨七王爺很多年了,豈有不關心主人的道理……」

담운이 말했다.

"어찌 관계가 없겠소? 내가 여러 해 동안 칠왕야를 따랐는데 주인께 무관심할 리가 있겠소..."

放低了聲音,接道:「田兄,聽說皇宮之中,規令森嚴,你怎能隨便帶著兵刃呢?……」

목소리를 낮추어 말을 이었다.

"전형, 듣자하니 황궁은 규율이 삼엄하다던데 당신은 어떻게 마음대로 병기를 지니고 있소?..."

突然間,一聲輕咳,傳了過來。這是岳秀等和七王爺早已約好的信號,聽得譚雲神情一變,霍然站起身子。

별안간 가벼운 헛기침 소리가 전해왔다. 이것은 악수 등이 칠왕야와 미리 약속해둔 신호였다. 담운은 듣고서 표정이 일변하여 벌떡 일어섰다.

田青緊隨著站起身子,道:「你要幹什麼?」

전청이 이내 뒤따라 일어서더니 말했다.

"뭘 하려는 거요?"

譚雲道:「兄弟想出去瞧瞧。」

담운이 말했다.

"형제는 한번 나가보고 싶소."

田青道:「這是什麼地方,算上你們七王爺,進門來也要按規矩行事,你怎麼能放肆。」

전청이 말했다.

"여기가 어떤 곳이오? 문을 들어왔으면 당신네들의 칠왕야도 규칙에 따라야 하는데 당신이 어찌 방자하게 굴 수 있소?"

譚雲道:「沒有法子,兄弟要出去,總不能讓我在這房子裡……」

담운이 말했다.

"방법이 없소. 형제는 나가야겠소. 나를 이 방 안에 있도록 할 수는 없소..."

突然伸手一指,點了田青的穴道。他動作快速,又事出突然,田青連手也未及揚起,穴道已被點中。岳秀在譚雲出手的同時,已像鬼魅般飄了出去,指風如箭,點中那站在班房門外的侍衛,隨手抱入班房。

돌연 손을 뻗어 일지로 전청의 혈도를 찔렀다. 그의 동작은 쾌속했고 또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전청은 미처 손조차 들어올리지 못하고 혈도를 찔리고 말했다. 악수는 담운이 출수하는 것과 동시에 귀신같이 빠져나가 화살같은 지풍으로 대기실 문 밖에 서있던 시위를 찔러 적중시키고는 대기실 안으로 안고 들어왔다.

譚雲低聲道:「岳兄,可要闖進去麼?」

담운이 나직이 말했다.

"악형, 쳐들어가야 하오?"

岳秀道:「不闖也不行了。」

악수가 말했다.

"뛰어들지 않아서도 안되오."

譚雲道:「這是禍滅九族的大罪。」

담운이 말했다.

"그러면 구족이 멸문의 화를 당할 대죄라오."

岳秀微微一笑道:「譚兄已經犯了,要是皇上怪罪……」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담형은 이미 죄를 지었소. 만일 황상께서 죄를 탓한다면..."

譚雲笑一笑,接道:「兄弟如是真怕,那就不會來了,不過,岳兄,千萬別叫出小弟的名子,我死不足惜,連累家父母,那就罪無可這了。」

담운이 미소지으며 말을 받았다.

"형제가 정말 두려웠다면 오지 않았을 거요. 그러나 악형, 절대 소제의 이름을 입 밖에 내지 마시오. 나는 죽어도 아까울 것이 없으나 가부와 가모께서 연루되면 그만한 죄가 없소."

岳秀道:「你放心,在下相信,不會把事情做的糟到那等程度。」

악수가 말했다.

"안심하시오. 나는 일이 그 정도로 나빠지지는 않으리라 믿소."

口中說話,人已展開身法,只欺到養心殿前。只見兩個小太監,手執拂塵,站在殿門口處。楊玉燕扮的小廝,站在殿外一角,滿臉惶急之色,似正在無計可施。岳秀身法奇異,身子閃了兩閃,人已到殿門口處。

말을 하면서 이미 신법을 전개하여 양심전 앞에 도달했다. 두 명의 나이어린 태감이 손에 불진(拂塵:먼지떨이)을 쥐고 대전 문입구에 서있었다. 양옥연은 심부름꾼으로 분장하여 대전 밖 모퉁이에 서있는데, 얼굴 가득 황급한 기색으로 어쩔 줄은 모르고 있는 듯 했다. 악수의 신법은 기이했다. 신형이 한두 번 번뜩이자 이미 대전 문 입구에 이르렀다.

兩個小太監發覺人影乍現,已到身前,同時一揮手中拂塵,擊了過去,口中說道:「大膽匪徒,敢驚聖駕,侍衛何在,給我拿下。」

두 명의 소태감(小太監)은 인영이 갑자기 나타나 이미 눈앞에 이르렀음을 발견하자 동시에 수중의 불진을 휘둘러 쳐가면서 입으로는 말했다.

"대담한 도적이로다. 감히 황상께서 계신 곳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시위는 어디에 있느냐? 썩 붙잡도록 하라."

兩柄拂塵,散出一片銳風,有如撒網一般,兜頭罩下。

두 자루의 불진은 예리한 바람을 내며 그물을 던지듯 머리부터 아래로 뒤덮어 내려왔다.

岳秀手各發一掌,道:「兩位公公,都是大會家子,絲拂塵上力道很猛。」

악수는 각기 일 장을 발출하며 말했다.

"두 분 공공(公公:환관)은 솜씨가 좋으시구려. 불진 한 가닥 한 가닥의 힘이 몹시 사납소그려."

自然,這是有意的告訴譚雲,這兩個小太監,不是簡單人物。口中說話,雙手發掌,人卻施展出飄風然影步,一閃身,竟然兩個拂塵之間給穿了過去,進入殿中。兩個小太監,自忖這合手一擊,足可抵擋住第一流的高手衝入殿中,但卻偏偏未阻住岳秀。

당연히 이것은 일부러 담운에게 이 두 소태감이 간단한 인물이 아님을 알려준 것이었다. 입으로 말을 하면서 쌍수로 장을 발출하고는 표풍연영보(飄風然影步)를 시전했다. 신형이 한번 번쩍, 하더니 뜻밖에도 두 개의 불진 사이를 뚫고 지나가서 대전 안으로 진입했다. 두 소태감은 이 합수일격(合手一擊)이충분히 제일류 고수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악수는 막지 못했다.

兩個小太監,轉身欲追時,譚雲已及時而至,道:「兩位公公,何不留下來,陪在下幾招。」

두 소태감이 몸을 돌려 뒤쫓으려 할 때 담운이 때마침 도착하여 말했다.

"두 분 공공은 남아서 저와 몇 초 겨루어봅시다."

兩個小太監霍然回身,只見譚雲背著雙手,站在四尺開外。

두 명의 소태감이 몸을 홱, 돌렸다. 담운이 뒷짐을 진 채 사 척 밖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左首小太監冷哼一聲,道:「當真是無法無天了,你們可是朱毅的從衛?」

왼쪽 소태감이 차갑게 흥, 코웃음을 치고는 말했다.

"그야말로 무법천지로군. 그대들은 주의(朱毅)의 시위들인가?"

譚雲道:「不錯,咱們是七王爺的從衛……」

담운이 말했다.

"그렇소. 우리는 칠왕야의 시위요..."

小太監道:「朱毅死定了,在當今眼皮子下,他竟敢如此胡鬧,那還得了,單是這一樁罪名,就夠他受了。」

소태감이 말했다.

"주의는 죽은 목숨이다. 황상의 눈 앞에서 감히 이같이 소란을 피우다니 그것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죄를 받아야 한다."

譚雲笑一笑道:「看兩人適才一擊的手法,頗有高明之處,倒也不像是自幼淨身入宮的人。」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의 방금 전 일격의 수법을 보니 꽤나 고명한 구석이 있더구려. 어려서부터 거세하고 입궁한 사람이 아닌 듯 하오."

右首小太監怒道:「滿口胡言。」

오른쪽의 소태감이 노하여 말했다.

"함부로 지껄이는구나."

呼的一掌,拍了過去。

휙, 하니 일 장을 쳐갔다.

譚雲看他放著右手的拂塵不用,卻用左掌拍來,心中大奇,右手一抬「化龍點睛」,迎擊腕穴。

담운은 그가 우수의 불진을 사용하지 않고 좌장을 써서 쳐오는 것을 보고 마음 속으로 크게 기이했다. 우수를 쳐들어 화룡점정(化龍點睛)으로 완혈(腕穴)을 쳐갔다.

那小太監冷哼一聲,道:「小子,你怎不敢硬接我一掌?」

그 작은 태감은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이놈, 너는 어찌 감히 나의 일 장을 받지 않느냐?"

說一句話的功夫,兩人已錯身而過。

말을 하는 사이에 두 사람은 이미 서로의 몸을 지나쳐 지나갔다.

譚雲道:「你棄去拂塵不用,敢情掌上還練有什麼奇異的武功不成。」

담운이 말했다.

"당신이 불진을 내버려두고 사용하지 않으니 당연히 장(掌)으로 무슨 기이한 무공을 연마했겠지." 

左首小太監,拂塵揮動,已然攻來了兩招。岳秀輕輕鬆鬆地閃了過去,但譚雲卻覺出這拂塵力道奇重,迫的連連退避,才算讓過。

왼쪽의 소태감이 불진을 휘두르며 이미 두 초를 공격해왔다. 악수는 느긋하게 피해버렸다. 하지만 담운은 불진의 힘이 기이하도록 무겁다는 것을 느끼고 연신 물러나서야 피해낼 수 있었다.

楊玉燕也被擋在殿外,右手中早已暗中扣了兩枚蜂翼鏢,等待情勢的變化。但她經過了金陵王府中一段歷練,知道了輕重大小,所以,雖然焦盧萬狀,手中也扣了暗器,但卻一直沒有發出。兩個小太監,把譚雲逼退之後,不再追擊譚雲,卻轉身向殿中奔去。

양심전 밖에서 가로막혀 있던 양옥연도 우수에 벌써 몰래 두 개의 봉익표(蜂翼鏢)를 움켜쥐고 정세의 변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금릉왕부에서의 경험이 있어 경중대소(輕重大小)를 알았다. 그래서 비록 초조하여 온갖 생각이 다 들었고 수중에 암기도 쥐고 있었지만 줄곧 발출하지 않았다. 두 소태감은 담운을 물러나게 만든 뒤 더이상 담운을 추격하지 않고 뒤돌아서 대전 안을 향해 달려갔다.

譚雲冷笑一聲,道:「兩位小公公,在下要反擊了。」

담운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두 분 소공공, 내가 반격하겠소."

縱身而上,連發兩掌。兩股強大的掌力,分向兩個太監攻了過去。兩個小太監齊齊揮動拂塵,拂塵上內力逼出,竟把兩道掌力,化解於無形之中。譚雲的用心只在纏住兩個小太監,使他們無法入殿去對付岳秀。原來,譚雲和兩個小太監交手一招之後,已然覺出這兩個小太監武功很高。

몸을 훌쩍 솟구쳐 오르더니 연달아 두 장을 발출했다. 두 줄기 강대한 장력이 두 태감을 향해 나누어 공격해갔다. 두 소태감은 일제히 불진을 휘둘렀고 불진에서 내력이 솟아나와 두 줄기 장력을 무형중에 와해시켜버렸다. 담운의 의도는 두 소태감을 묶어둠으로써 그들이 내전으로 들어가 악수를 상대하지 못하게끔 하는 것이었다. 원래 담운은 두 소태감과 일 초를 교환한 뒤 두 소태감의 무공이 몹시 고강하다고 느꼈다.

且說岳秀衝入內殿,只見敞殿後壁前,龍鳳案上,坐著一個身著黃袍的中年人。在那黃袍人的身側,站著兩個二十四五歲的太監。每個太監的手中,都執著一柄拂塵。龍鳳案前,一張錦墩上,坐著七王爺。

한편, 악수가 내전으로 뛰어드니 넓은 내전의 뒷벽 앞, 용봉안(龍鳳案) 위에 한 명의 황포를 입은 중년인이 보였다. 그 황포인의 옆에는 이십사오 세의 태감이 두 명 섰고, 태감의 수중에는 각각 불진이 쥐어져 있었다. 용봉안 앞, 비단이 덮힌 걸상 위에는 칠왕야가 앉아 있었다.

這情形很明顯,那居中而坐的,正是大明皇帝,但那兩個太監,緊靠在皇帝身側而立,站的距離似乎是太近了一些。岳秀感覺到,四道逼人的目光,直射過來,抬頭看去,只見那四道目光,正是由兩個太監的目光中發出。

이 상황은 아주 명확했다. 한 가운데 앉은 사람이 바로 대명황제인 것이다. 하지만 두 명의 태감이 황제 곁에 바짝 붙어 서있는데 거리가 너무 가까운 듯 했다. 악수는 네 줄기 서슬 시퍼런 시선이 그대로 쏘아져오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들어서 보니 그 네 줄기 시선은 바로 두 태감의 눈에서 발출된 것이었다.

忽然間,岳秀內心中生出了強烈的警惕之心。兩個太監,只把四道目光投注在岳秀的臉上,但卻忍住了沒有開口。

별안간 악수는 마음 속에서 강렬한 경계심이 생겨났다. 갑자기 앞으로  몸을 기울여 두 걸음 나아가 칠왕야 곁으로 다가갔다. 두 태감은 네 줄기 시선을 악수의 얼굴에 던지기만 할 뿐 참고 입을 열지 않았다.

龍鳳案後的中年人,竟然也有著很意外的沉著,望也未望岳秀一眼,卻低聲對朱毅說道:「七弟,這些奏摺,都對你不利,我雖是九五之尊,但也無法太過袒護著你。」

용봉안 뒤의 중년인은 놀랍게도 아주 뜻밖의 침착함을 가지고 있었다. 악수를 보는 듯 마는 듯 하고는 나직이 주의에게 말했다.

"칠제, 이 상주문(上奏文:상소문)은 모두 너에게 불리하다. 내 비록 황제의 자리에 있어도 너를 너무 두둔할 수는 없다."

朱毅道:「這個,臣弟不敢,不過,這些奏摺,由何而來,還望皇兄明察。」

주의가 말했다.

"그건 아우가 감히 바라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상주문이 어떻게 올라왔는지 황형께서는 살펴 주십시오."

黃袍中年人笑一笑,道:「我把你召在養心殿中,就是我對這些奏摺,也有些懷疑,希望你能有所辯解。」

황포중년인이 웃으며 말했다.

"너를 양심전(養心殿)으로 부른 것은 나도 이 상주문들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있어서였다. 네가 해명할 것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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