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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二十二回 皇宮喋血(황궁첩혈) 본문
第二十二回 皇宮喋血(유혈이 낭자한 황궁)
朱毅一欠身,道:「臣弟感謝皇兄不斬大恩……」
주의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황형께서 참(斬)하지 않으시는 대은(大恩)에 아우는 감사드립니다..."
黃袍中年人接道:「不斬你是因你無罪,你如身犯國法,我一樣按律治罪。」
황포중년인이 말했다.
"너의 목을 베지 않는 것은 너한테 죄가 없기 때문이다. 네가 만일 국법을 어겼다면 나는 똑같이 법대로 죄를 다스렸겠지."
朱毅道:「皇兄明察,弟如若確有觸犯國法之處,願受制裁。」
주의가 말했다.
"황형께서는 명찰(明察)하여 주십시오. 만약 아우에게 국법에 저촉된 점이 확실히 있다면 제재(制裁)를 받기 원합니다."
黃袍中年人沉吟了一陣,道:「奏摺上述說甚詳,你私自收養了不少死士,而且,暗中還蓄養了一批軍隊。」
황포중년인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상주문에는 네가 사사로이 적잖은 사사(死士:부귀영화를 위해, 혹은 보은을 위해 왕후귀족에게 목숨을 판 강호협객)를 거두었으며, 게다가 암중으로 한 무리의 군대를 양성했다고 아주 상세히 기술되어 있더구나."
朱毅嘆口氣,道:「皇兄明察,臣弟確無其事。」
주의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황형께서는 명찰(明察)하여 주십시오. 아우는 확실히 그런 일이 없습니다."
黃袍中年人嗯了一聲,道:「如是所言,這些奏摺,都是污蔑你?」
황포중년인이 음, 하더니 말했다.
"네 말대로라면 이 상주문은 너를 중상모략하는 것이구나?"
朱毅道:「臣弟願和他們對質於聖駕之前。」
주의가 말했다.
"아우는 성상 앞에서 그들과 대질하기를 원합니다."
黃袍中年人道:「那很好,你寫一份奏摺來,將這些年你經略江南的詳細經過,一一述明,朕自定奪。」
황포중년인이 말했다.
"그거 좋지. 네가 요 몇 년간 강남을 경략(經略)했던 상세한 경과를 기술한 상소문을 써내면 짐이 결정하겠다."
朱毅道:「臣弟謝過吾皇萬歲。」
주의가 말했다.
"아우는 황상께 감사드립니다."
黃袍中年人放下了手中奏摺,抬頭望了岳秀一眼,道:「這人是誰?」
황포중년인이 수중의 상주문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어 악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사람은 누군가?"
朱毅呆了一呆,道:「是臣弟的親近從衛。」
주의는 멍해졌다가 말했다.
"아우의 근위(近衛)입니다."
這時,殿門外面,正傳進來兵刃相擊之聲,似是打鬥的十分激烈。
이때 대전 문 밖에서 한창 병기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전해왔다. 몹시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듯 했다.
岳秀急行一行,拜伏於地,道:「草民岳秀,叩見吾皇。」
악수가 엎드려 절하고 말했다.
"미천한 백성 악수가 황제폐하를 뵈옵니다."
黃袍中年人道:「你好大膽子,竟敢私闖皇宮內苑,不要命了麼?」
황포중년인이 말했다.
"감히 황궁의 내원(內苑)에 뛰어들다니 그대는 정말 대담하구나. 목숨이 아깝지 않은가?"
只聽見兩個太監齊聲喝道:「死!」
두 태감이 일제히 호통쳤다.
"죽어랏!"
喝聲中,兩人齊齊揮袖,兩道金色,閃電一般,打向岳秀。對兩個太監,岳秀早已有了戒備,雙手一招,竟然把兩道金芒接住。那是兩柄金色的短劍,每一雙不過八九寸長。
호통치면서 두 사람은 일제히 소매를 휘둘렀다. 두 줄기 금색이 섬전처럼 악수를 향해 쳐갔다. 두 태감에 대해 악수는 진작부터 경계를 하고 있었다. 쌍수를 한번 흔들자 놀랍게도 두 줄기 금망(金芒)을 받아냈다. 그것은 두 자루의 금색 단검(短劍)이었는데 불과 팔구 촌(寸) 길이었다.
岳秀緩緩舉起手中兩把金劍,道:「兩位公公,好凌厲的劍勢。」
악수는 천천히 수중의 두 자루 금검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두 분 공공(公公:환관), 정말 무서운 검세구려."
黃袍中年人目中神光微閃,但卻沒有出言喝問。
황포중년인의 눈에서 신광이 미미하게 번뜩였다. 하지만 호통쳐서 따지지는 않았다.
這時,兩個太監,突然一抬腿,竟然從龍鳳案上跨越而過,直欺到岳秀身前,冷冷說道:「膽大匪徒,皇諭賜死,竟敢抗命,不怕禍連九族麼?」
이때 두 명의 태감이 돌연 다리를 쳐들더니 놀랍게도 용봉안 위를 뛰어넘어 곧장 악수의 앞으로 압박해 나와서 냉랭하게 말했다.
"대담한 도적놈이로고. 황상께서 자결하라는 영유를 내리셨는데 감히 항명하다니 화(禍)가 구족(九族)에 미칠까 두렵지 않느냐?"
岳秀仍然跪在地上,但兩手接下的兩把金劍,卻是若有意,若無意的分指在兩個太監的小腹大穴,笑一笑,道:「士為知己者死,七王爺視草民為知己之交,草民此番進京,早已把生死置之度外了……」
악수는 여전히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였다. 하지만 두 손으로 받아낸 두 자루 금검은 고의적인지 무심결인지 두 태감의 아랫배 대혈을 가리키고 있었다. 웃으며 말했다.
"선비는 지기(知己)를 위해 죽는다고 했는데 칠왕야께서 미천한 백성을 지기로 여기고 계신다오. 민초는 이번에 경성으로 오면서 벌써 생사를 도외시하고 있소..."
左首太監冷哼一聲,道:「你是朱毅的死士了。」
왼쪽 태감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너는 주의(朱毅)의 사사(死士)로구나."
岳秀道:「七王爺勤政愛民,在江南頗有美譽,什麼人參奏他蓄養死士……」
악수가 말했다.
"칠왕야께서는 민정(民政)에 힘쓰시고 백성을 사랑하시어 강남땅에서 꽤나 좋은 평판을 가지고 계시다오. 누군가가 모함하여 사사를 양성하고 있다는 상소를 올린 거요..."
左首太監厲聲喝道:「國家大事,豈是你這等江湖匪徒妄言參與的麼?」
왼쪽 태감이 엄한 목소리로 호통쳤다.
"어찌 너같은 강호의 무뢰한이 망언(妄言)으로 국가대사에 참여한단 말이냐?"
岳秀道:「原來如此,兩位公公,也是來自江湖?」
악수가 말했다.
"원래 그랬군. 두 분 공공도 강호 출신이시오?"
左首太監怒道:「胡說八道,我們已經進入宮中十餘年……」
왼쪽 태감이 노하여 말했다.
"허튼 소리. 우리가 입궁한 지는 이미 십여 년이..."
岳秀接道:「閣下已是近四十歲的人了,進宮十餘年,不知十餘年前,存身何處?」
악수가 말했다.
"귀하는 사십 세 가까운 나이고 황궁에 들어온 지가 십여 년인데 십여 년 전에는 어디에 계셨소?"
朱毅眼看岳秀竟和皇帝的兩位近衛監,衝突了起來,簡直是驚呆在那見,偷眼看王兄,並無慍意,心中頓有著奇怪的感覺,暗道:「看來王兄並無怒意,難道他也對岳秀十分欣賞不成。」
주의는 악수가 황제의 두 근위태감(近衛太監)과 충돌을 일으키자 그야말로 놀라서 멍하니 보고 있었다. 왕형을 힐끗 훔쳐보니 결코 화를 낼 생각이 없는지라 속으로 문득 기괴한 느낌이 들어서 남몰래 혼잣말을 했다.
'보아하니 왕형은 화를 내지 않는구나. 설마 그도 악수가 마음에 드시는 걸까?'
只聽右手太監冷冷說道:「李公公,咱們是問他,你怎麼回起他的話了。」
오른쪽 태감이 냉랭하게 말했다.
"이공공(李公公), 그를 심문하고 있는 것은 우린데 당신은 어찌 그의 말에 대꾸하고 계시오?"
岳秀笑一笑,道:「兩位公公的聲音和常人無異,那證明了兩位入宮之時,並未淨身。」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두 분 공공의 음성이 보통사람과 다르지 않구려. 그것은 두 분이 입궁(入宮)할 때 거세를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오."
兩個太監臉色同時一變,兩柄拂塵,刷的一聲,擊了下來。
두 태감의 낯빛이 동시에 일변하더니 두 자루 불진(拂塵)이 쐐액, 하는 소리와 함께 내리쳐왔다.
岳秀微微一仰身子,跪在地上的身軀,忽然間閃開五尺,避開一擊,道:「兩位可是因在下直言無隱,惱羞成怒了?」
악수가 살짝 몸을 젖히자 바닥에 꿇어있던 몸이 갑자기 오 척을 비켜나면서 일격을 피했다.
"두 분은 아무래도 숨김없는 나의 직언(直言)에 부끄럽고 분한 나머지 화가 나셨구려."
太監,不再答話,兩柄拂塵,展開了激烈的攻勢。岳秀人已挺身而起,施展突穴斬脈的手法,使得兩位太監的招術變化,完全對擋回去。
태감은 더이상 대답하지 않고 두 자루 불진으로 격렬한 공세를 전개했다. 이미 몸을 펴서 일어선 악수는 돌혈참맥(突穴斬脈) 수법을 전개하여 두 태감의 초술(招術)의 변화를 완전히 막아버렸다.
表面上看去,岳秀只守不攻,指點、掌拍,只在封擋兩人的攻勢,其實,兩個太監是有苦難言,岳秀指風掌影,招招不離兩個太監的要害大穴,已然完全控制了攻勢,逼的兩個太監非要以攻襲解除危險不可。不大工夫,雙方已動手數十回合。
표면상으로 보면 악수는 오로지 지키기만 하고 공격을 하지 않았다. 지(指)로 찌르고 장(掌)으로 후려치며 두 사람의 공세를 막아내기만 했으나 사실 두 태감에게는 말못할 괴로움이 있었다. 악수의 지풍과 장영(掌影)은 일 초 일 초가 두 태감의 요해대혈을 떠나지 않으면서 공세를 이미 완전히 공제(控制)해버렸고, 두 태감은 기습공격으로써 위험을 없애지 않으면 안되었다. 오래지 않아 쌍방은 이미 수십 회합(回合)을 싸웠다.
朱毅輕輕咳了一聲,道:「王兄,臣弟該死……」
주의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왕형, 아우는 죽어 마땅합니다..."
黃袍中年一揮手,阻止了朱毅的話,接道:「你這位近衛很能幹……」
황포중년인은 손을 내저으며 주의의 말을 저지하고 말을 이었다.
"자네의 저 근위(近衛)는 솜씨가 대단하군..."
但聞一聲悶哼,譚雲施出了譚家的絕技排雲掌,逼開兩個守住殿門的小太監,帶著楊玉燕衝了進去。原來,守在殿門口處的兩個小太監,一個被譚雲的掌力所傷,跌摔在大殿之中。
끙, 하는 답답한 소리가 들렸다. 담운이 담가의 절기인 배운장(排雲掌)을 시전해내어 대전 문을 지키던 두 명의 소태감을 비켜나게 만들더니 양옥연을 데리고 들어왔다. 원래 대전문 입구를 지키던 두 명의 소태감은 한 명이 담운의 장력에 부상을 입고 대전 안에 쓰러져 나자빠진 것이다.
岳秀和兩個太監連鬥數十回,仍不聞皇上和七王爺喝止之聲,心中已有七分明白,掌勢一變,展開反擊。兩個太監但見人影閃轉,各自中了一指。噹的一聲輕響,拂塵跌落實地。緊接著,人也倒摔在地上。
악수는 두 명의 태감과 어울려 연이어 수십 회합을 싸우면서 황상과 칠왕야가 호통쳐서 저지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심중으로 칠푼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장세(掌勢)를 일변시켜 반격을 전개했다. 두 태감은 인영이 번쩍이며 돌아가는 것만 보았을 뿐인데 각자 일지(一指)를 맞고 말았다. 땅, 하는 소리와 함께 불진이 바닥에 떨어졌고 곧이어 사람도 바닥에 쓰러졌다.
岳秀緩行幾步,整衣拜倒,道:「草民冒犯皇駕,恭請賜罪。」
악수는 천천히 몇 발자국 걸어가 의복을 단정히 하고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
"민초가 폐하 앞에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죄를 내려주십시오."
黃衣中年大漢,臉上是一片嚴肅之色,但卻沒有怒意,神情冷肅,緩緩說道:「他們死了麼?」
황의중년대한은 엄숙한 낯빛이었지만 화를 내지 않고 차가운 표정으로 천천히 말했다.
"그들은 죽었는가?"
他沒有說出什麼人,但岳秀和七王爺都聽得出,那是問兩個太監。
그들이 누구인지 말하지 않았지만 악수와 칠왕야는 알아들었다. 그것은 두 태감이었다.
回顧了兩個太監一眼,岳秀緩緩說道:「兩位公公,都沒有死,只是被草民點了穴道。」
두 명의 태감을 한번 돌아보고 악수가 천천히 말했다.
"두 공공은 죽지 않았습니다. 단지 민초에 의해 혈도를 찔렸을 뿐입니다."
黃衣中年人淡淡一笑道:「他們能聽,能說麼?」
황의중년인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그들이 듣거나 말을 할 수는 있는가?"
岳秀道:「他們神志未亂,記憶仍存。」
악수가 말했다.
"아직은 신지(神志)가 흐트러지지 않았고 기억이 있습니다."
黃衣人淡淡一笑,道:「養心殿不能見血,要他們沉的自然一些。」
황의인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양심전(養心殿)에서 피를 볼 수는 없으니 그들을 좀 자연스럽게 조용히 시키도록 하라."
話已經說的很明白,岳秀那還有不明白之理,右一抬,點了兩個太監的死穴。
아주 명백한 말이었으니 악수가 모를 리가 없었다. 우수를 쳐들어 두 태감의 사혈(死穴)을 눌렀다.
叩了一個頭,岳秀緩緩說道:「草民斗膽,點了兩位公公的死穴。」
머리를 조아리며 악수가 천천히 말했다.
"민초는 두 공공의 사혈을 찔렀습니다."
黃衣中年人道:「內苑有很高明的大夫,起死回生!」
황의중년인이 말했다.
"내원에는 기사회생(起死回生)시키는 고명한 의원이 있나니!"
岳秀接道:「氣絕多時,就算大羅金仙,也無法救活公公了。」
악수가 말했다.
"숨이 끊어진 지 오랜 시간이면 설령 대라금선(大羅金仙)이라 해도 공공(公公:환관)을 살릴 수 없습니다."
黃衣中年人哦一聲,抬頭一掠譚雲和楊玉燕,道:「那兩位是……」
황의중년인이 아, 하더니 고개를 들어 담운과 양옥연을 흘낏 쳐다보고 말했다.
"저 두 사람은..."
七王爺道:「也是臣弟的近衛。」
칠왕야가 말했다.
"그들도 아우의 근위(近衛)입니다."
黃衣中年人笑一笑,道:「奏摺上說你蓄養死士,看來倒不是空穴來風的事,你這些近衛親隨,果都是很高明的人物。」
황의중년인이 웃으며 말했다.
"상주문에는 네가 사사를 양성한다던데, 보아하니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리가 없는 일이다. 너의 근위무사들은 과연 다들 매우 고명한 인물이구나."
天威難測,幾句說的七王爺一頭冷汗淋漓而下。輕撩長袍,拜伏於地,七王爺急急說道:「皇兄賜罪。」
황제의 위엄은 예측하기 어렵다. 몇 마디 말에 칠왕야는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장포를 살짝 걷어 올리고 바닥에 엎드려 절하며 칠왕야가 급히 말했다.
"황형께서는 벌을 내려주십시오."
人證明確,七王爺似是已自知有口難辯了。這時,譚雲已把兩個小太監也點了穴道,靜靜的垂手一側。楊王燕緊隨在譚雲身後,垂首而立。養心殿中一片靜,靜得聽不到一點聲音。
증거가 명확하니 칠왕야는 입이 있어도 변명하기 어려움을 아는 듯 했다. 이때 담운도 이미 두 소태감의 혈도를 찔러두고 조용히 손을 내린 채 한 옆에 서있었다. 양옥연은 담운의 뒤에 고개를 숙이고 섰다. 양심전 안은 조용했다. 조용하여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沉默了一陣,黃衣中年才一揮手,道:「你起來。」
한동안 침묵하더니 비로소 황의중년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너는 일어나도록 해라."
這時,一陣緊鐘急哨,傳入殿中。
이때 일진의 긴급한 종소리와 호각소리가 대전 안으로 전해져 들어왔다.
七王爺膝雖離地,但卻躬身在龍鳳案前,道:「臣民有下情上奏。」
칠왕야는 무릎을 바닥에서 뗐지만 용봉안 앞에 허리를 숙이고 말했다.
"신이 아뢰올 것이 있습니다."
黃衣人笑一笑,道:「七弟不用多心,朕只是隨口說說罷了。」
황의인은 웃으며 말했다.
"칠제(七弟)는 공연한 걱정은 하지 말아라. 짐은 단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을 뿐이다."
這時,養心殿外,步履聲沓雜,繚亂,似是有不少人到了養心殿前。岳秀經過這一陣思慮,心中已有了主意,只覺今日事,如不能一舉澄清,那就對七王爺埋下了殺身之禍,也許會對整個武林埋伏下一次殺戮劫難。
이때 양심전 밖에는 발자국 소리가 뒤섞여 소란스러웠다. 아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양심전 앞에 도착한 듯 했다. 악수는 한동안 심사숙고를 거쳐 마음 속으로 이미 생각을 정했다. 오늘의 일을 일거에 해명하지 못한다면 칠왕야는 살신지화(殺身之禍)에 파묻힐 것이며, 어쩌면 전체 무림이 한 차례 살륙겁난(殺戮劫難)에 빠지리라고 느꼈다.
心中念轉,人卻突然抬起頭來,兩道眼神,直逼在黃衣人的臉上,緩緩說道:「布衣草民,有事啟奏吾皇。」
속으로 생각을 굴리다가 돌연 머리를 쳐들었다. 두 줄기 눈빛이 곧장 황의인의 얼굴로 육박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찮은 민초가 황상께 아뢰올 것이 있습니다."
黃衣人只覺岳秀雙目中神光如電,想到他制服兩個太監的武功,不禁心頭微生凜然。
황의인은 악수의 두 눈 속 신광이 번개같다고 느꼈다. 그가 두 태감을 제압한 무공을 떠올리자 가슴이 미미하게 떨리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聰明莫過帝王,此情此景之下,黃衣人忽然帶起了笑容,道:「你!有什麼事?」
제왕보다 총명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이런 상황 하에서 황의인은 문득 얼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그대에게는 무슨 일이 있는가?"
岳秀道:「草民等一非王府死士,也不是七王爺重金禮聘的侍衛高手。」
악수가 말했다.
"민초 등은 왕부(王府)의 사사가 아닙니다. 칠왕야가 거금을 들여 초빙한 시위고수(侍衛高手)도 아닙니다."
黃衣人點點頭,道:「你們在七王府的身份是……」
황의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칠왕부에서 그대들의 신분은..."
岳秀接道:「咱們是受人之邀,進入王府,對付一批出沒無常的江湖人物罷了。」
악수가 말했다.
"우리가 부름을 받아 왕부로 들어간 것은 출몰이 변화무상(變化無常)한 한 무리의 강호인물들을 상대하기 위함이었습니다."
黃衣人道:「你說仔細一些。」
황의인이 말했다.
"좀 자세히 말해보라."
岳秀道:「養心殿外,已被人重重圍困,只怕已不許草民稟奏皇上了。」
악수가 말했다.
"양심전 밖이 이미 겹겹이 둘러싸여 포위되었는데 민초가 황상께 아뢸 수 있겠습니까?"
黃衣人望望兩個太監的屍體一眼,道:「你殺了人,只怕他們不會放過你了。」
황의인이 두 태감의 시체를 바라보고는 말했다.
"그대가 사람을 죽였으니 그들이 그대를 놓아주지 않을 것 같군."
岳秀道:「草民如不願束手就縛呢?」
악수가 말했다.
"민초가 만일 순순히 포박을 받길 원치 않는다면?"
黃衣人道:「除了侍衛宮中人外,還有很多要替他們報仇的人。」
황의인이 말했다.
"시위궁 사람들 말고도 그들의 원수를 갚을 사람은 아주 많이 있다."
岳秀道:「草民甚覺奇怪,這些太監,怎麼會有如此高明的武功。」
악수가 말했다.
"민초가 이상하게 느끼는 것은 이들 태감에게 어찌 이처럼 고명한 무공이 있느냐하는 점입니다."
黃衣人沉吟了一陣,道:「如是內苑之中,沒有幾個武功高明的人物,如何能支使侍衛宮中人。」
황의인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만일 내원 안에 몇 명의 무공이 고명한 인물이 없다면 어떻게 시위궁 사람들을 부릴 수 있겠는가?"
岳秀心中暗道:「原來,他是有意造成兩股平衡的勢力,看來,他對這兩股勢力,似乎是都已無法掌握了。」
악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원래 그는 일부러 균형잡힌 두 줄기 세력을 조성했는데, 보아하니 그는 이 두 세력 모두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구나.'
心中念轉,口中卻說道:「養心殿外,雲集了宮中內外高手,草民一旦被擒,難免是一個死罪了?」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양심전 밖에 궁중의 내외고수들이 운집했습니다. 민초가 일단 사로잡히면 죽음을 면하기 어렵겠지요?"
黃衣人道:「你們敢入內宮,想必是一身膽了。」
황의인이 말했다.
"그대들이 감히 내궁에 들어왔으니 필시 담대하리라 생각되는군."
岳秀道:「草民膽深,只是不敢觸犯大明殺人償命的律條。」
악수가 말했다.
"민초는 담이 큽니다. 다만 살인은 목숨으로 갚게 되어있는 대명의 율조(律條)를 감히 거스르지 못합니다."
黃衣人沉吟了一陣,道:「如是出手自衛,可恕無罪。」
황의인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자위(自衛)를 위한 출수였다면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
岳秀道:「草民領旨。」
악수가 말했다.
"민초는 삼가 분부를 받들겠습니다."
這時,已有兩個身著青衫,腰繫黃帶,一個手執長劍,一個執單刀的老者,緩緩步入殿門,遙遙一禮,道:「侍衛宮,副總領,邊昆、梁德安,叩見萬歲。」
이때 청삼을 입고 허리에는 노란 띠를 단단히 묶었으며, 한 명은 손에 장검을 쥐고, 한 명은 단도를 쥔 두 명의 노인이 천천히 대전 문을 걸어 들어와서 멀리서 일례하며 말했다.
"시위궁 부총령 변곤(邊昆), 양덕안(梁德安)이 폐하를 뵈옵니다."
黃衣人笑一笑,道:「朕和七弟敘話,你們來此作甚,退出殿去。」
황의인이 웃으며 말했다.
"짐이 칠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너희들은 이곳에 무엇하러 왔느냐? 물러가거라."
左手執劍的邊昆,回顧了梁德安,低聲道:「梁兄,咱們是否該退出去?」
좌수에 검을 쥔 변곤이 양덕안을 돌아보며 나직이 말했다.
"양형, 우리는 물러나야하오?"
梁德安低聲道:「皇上分明已受了要挾,咱出其不意,先把他們制服,豈不是大功一件。」
양덕안이 나직이 말했다.
"황상께서 협박을 받으셨음이 분명하오. 우리가 불시에 손을 써서 먼저 그들을 제압한다면 큰 공을 세우는 것 아니겠소?"
邊昆道:「兄弟也有此感。」
변곤이 말했다.
"형제도 그런 느낌이 들었소."
但聞岳秀說道:「草民等一不為名,二不為利,只因不願坐視大明山河,落於宵小……」
악수의 말이 들렸다.
"민초 등은 명성을 위해서도 이득을 위해서도 아닌, 오직 대명의 산하가 악인들에게 떨어지는 것을 두고보고 싶지않기 때문에..."
手執長劍的邊昆,突然大喝一聲,飛身而起,連人帶劍,直對岳秀撲了過去。人還未到,長劍已然化作了寒芒,點向岳秀的後背。岳秀跪在地上,並未站起,身子倏然間,向旁側閃開四尺。
손에 장검을 쥔 변곤이 돌연 대갈일성했다. 몸을 날려 솟구쳐 오르더니 사람과 검이 하나가 되어 그대로 악수를 향한 채 덮쳐갔다. 사람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는데 장검은 이미 한망(寒芒)이 되어 악수의 등 뒤를 향해 찔렀다. 악수는 땅에 꿇은 채로 일어서지 않았는데 몸이 별안간 옆쪽을 향해 사 척을 이동하여 비켜났다.
邊昆一劍擊空,腳落實地,岳秀已挺身站了起來,冷冷說道:「閣下好卑下的手段。」
변곤의 일 검이 허공을 치고 발이 바닥에 내려서자 이미 몸을 펴서 일어선 악수가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 정말 비열한 수단이구려."
邊昆道:「你混入皇宮內苑,圖謀不軌,人人得而誅之,在下殺了你為國除害,就算是手段毒辣一些,有何不可?」
변곤이 말했다.
"네가 황궁 내원에 잠입하여 역적을 모의했으니 누구든 죽여도 된다. 나라를 위해 너를 제거하겠다는데 설령 수단이 좀 독랄한들 왜 안되겠느냐?"
岳秀淡淡一笑,道:「在下怎沒有聽到過皇上的令諭?」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나는 어째서 황상의 영유(令諭)를 듣지 못했을까?"
邊昆道:「咱們久在侍衛宮中,只要一見皇上的手勢,神色,即可知曉,自然用不著他龍諭手詔了。」
변곤이 말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시위궁에 있어서 황상의 손짓,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느니라. 당연히 그분이 직접 명령을 내리실 필요가 없다."
岳秀回顧了那黃衣人一眼,只見他端然而坐,神色如常,誰也不知他用心何在?當真是天威難測。
악수가 그 황의인을 돌아보니 그는 단정히 앉은 채로 평상시와 같은 표정이었다. 그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누군들 알겠는가? 그야말로 천자의 위엄은 짐작하기 어려운 것이다.
譚雲和楊玉燕,在室外時,和人打鬥的十分激烈,但兩人進入了養心殿後,目睹四海崇敬的大明天子竟也不敢輕易出手。測不出龍心喜怒,岳秀只好自作主張,望了邊昆和粱德安一眼,冷冷說道:「兩位聽著,兩位決非在下之敵,但在聖駕之前,在下不願傷人,如是兩位逼的在下別無選擇,那就很難說了。」
담운과 양옥연은 실외에서는 남들과 십분 격렬하게 싸웠지만 양심전에 들어온 뒤로는 만민이 숭경(崇敬)하는 대명의 천자를 보자 감히 함부로 출수하지 못했다. 황상의 마음이 기쁜지 화가 났는지 짐작하지 못하여 악수는 자신의 생각대로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변곤과 양덕안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두 분은 들으시오. 두 분은 결코 나의 적수가 못되오. 하지만 나는 황상 앞에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소. 만일 두 분이 나로 하여금 다른 선택이 없도록 몰아세운다면 그건 정말 말하기가 거북하오."
邊昆冷笑一聲,道:「大膽匪徒,狂妄已極,我先生擒於你,打入天牢,再行文州府,誅滅九族。」
변곤이 냉소하고는 말했다.
"대담한 도적이로고. 망령됨이 이미 극에 이르렀구나. 내 우선 너를 사로잡아 천뢰(天牢:중범죄자 감옥)에 집어넣었다가 다시 주부(州府)에 공문을 보내 구족(九族)을 멸하겠다."
喝聲中,連劈三劍。這三劍很快速,但見劍光閃閃,流星飛芒一般,直捲過來。岳秀避開了三劍之後,忽然間,展開了反擊,右手一探,五指已扣住了邊昆的右腕,一震一甩,竟把邊昆的長劍,奪了過來,健腕回翻,長劍已然逼在邊昆的前胸之上,冷冷說道:「你想死,還是要活。」
고함을 치면서 연달아 삼 검(三劍)을 쪼개어 냈다. 이 삼검은 대단히 쾌속했다. 검광이 번쩍번쩍하면서 유성처럼 그대로 휩쓸어 왔다. 악수는 삼 검을 피해낸 뒤 갑자기 반격을 전개했다. 우수를 내밀어 다섯손가락으로 변곤의 오른 팔목을 붙잡고는 흔들고 뿌리쳐서 변곤의 장검을 빼앗았다. 손목을 뒤집으니 장검은 이미 변곤의 가슴에 육박했다. 악수는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죽고 싶소 아니면 살고 싶소?"
劍尖直逼在邊昆的前胸之上,只要岳秀輕輕向前一送,立刻可以使邊昆死於劍下。處此情景之下,邊昆再也充不起英雄好漢。但面對聖駕,他也說不出告求饒命的話,只好一閉雙目。但神色間,卻流現出無比的恐懼,身軀也微微發抖。很多年養尊處優的生活,已使他失去了那一股凜然之氣,對死亡,生出了無比的恐懼。
검끝은 그대로 변곤의 가슴에 육박했고, 악수가 앞으로 살짝 내밀기만 해도 즉시 변곤을 죽일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 처하자 변곤도 더이상 영웅호한(英雄好漢)인 척 할 수 없었다. 황제 앞이라 살려달라는 말도 입밖으로 못내고 두 눈을 감을 뿐이었다. 하지만 표정에서는 비할 수 없는 두려움이 흘러나왔고 몸도 미미하게 떨렸다. 다년간 남의 시중을 받으면서 지냈던 풍족한 생활에 그는 이미 늠름한 기개를 잃어버렸고 죽음에 대해 비할 수 없는 공포가 생겨났던 것이다.
梁德安舉起了手中單刀,卻不敢向前逼進。岳秀一面在折騰邊昆,但最重要的還是看看皇帝的態度,他如真的不要自己殺人,自會下令攔阻。
양덕안이 수중의 단도(單刀)를 들어올렸으나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악수는 한편으로는 변곤에게 쓴맛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황제의 태도를 보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가 만일 살인을 원치 않는다면 명령을 내려서 저지할 것이다.
但皇帝沒有下令,七王爺卻開了口,道:「兄弟,不可在此殺人。」
그러나 황제의 명령은 없었고, 칠왕야가 입을 열었다.
"형제, 여기서 살인이 일어나서는 안되네."
其實,岳秀也沒有殺人的打算,左手疾出,點了邊昆的穴道,右手卻把奪的長劍,還入邊昆身旁的劍鞘之中。兩個動作,在同一時間完成,左手微微用力一撥,把邊昆的身體推向了梁德安,一面口中說道:「接著他。」
사실 악수도 살인할 생각은 없었다. 좌수를 빠르게 출수하여 변곤의 혈도를 찌르고, 우수로는 뺏은 장검을 변곤의 몸에 있는 검집 안에 집어넣었다. 두 개의 동작은 동일한 시간에 끝났다. 좌수에 살짝 힘을 써서 변곤의 몸을 양덕안을 향해 밀쳐내면서 말했다.
"그를 받으시오."
梁德安來不及還刀入鞘,左手一探,接住了邊昆的身體。
양덕안은 칼을 미처 칼집에 넣지 못했기에 좌수를 내밀어 변곤의 몸을 받았다.
不等對方開口,岳秀已冷冷說道:「我點了他的穴道,閣下能任職侍衛宮的副總統領,想必極為精通點穴之術了。」
상대방이 입을 열기를 기다리지 않고 악수가 냉랭하게 말했다.
"나는 그의 혈도를 찔렀소. 귀하가 시위궁의 부총통령을 맡을 수 있다니 생각컨대 점혈에 정통하겠구려?"
梁德安道:「點穴手怯,算不得什麼奇藝,絕技。」
양덕안이 말했다.
"점혈수법은 무슨 기예(奇藝)나 절기라고는 할 수 없다."
岳秀道:「那很好,你把他的穴道解開,我就算敗在了閣下的手中。」
악수가 말했다.
"그거 잘됐소. 당신이 그의 혈도를 푼다면 내가 귀하의 손에 진 것으로 간주하겠소."
梁德安道:「君子一言。」
양덕안이 말했다.
"군자는 한 마디 말이면 충분하고."
岳秀道:「快馬一鞭。」
악수가 말했다.
"쾌마(快馬)는 한 번의 채찍질이면 되오."
梁德安道:「好!希望你言而有信。」
양덕안이 말했다.
"좋다! 네 말에 신용이 있기를 바란다."
岳秀笑一笑道:「那是自然,但如閣下解不開,那又如何?」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하오. 하지만 만일 귀하가 풀지 못한다면 또 어떻게 하시겠소?"
梁德安道:「我立刻退出養心殿,辭去侍衛宮的副總統領之職。」
양덕안이 말했다.
"나는 즉시 양심전에서 물러나서 시위궁의 부총통령의 직위를 사직하러 가겠다."
岳秀道:「好!你如解開了,我就束手就縛,任你處置。」
악수가 말했다.
"좋소이다! 당신이 푼다면 나는 순순히 포박을 받을 테니 당신이 마음대로 처리하시오."
梁德安冷冷說道:「希望閣下不要變卦。」
양덕안이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가 마음을 바꾸지 않길 바란다."
連出三掌,拍了邊昆三處穴道。但見邊昆流現出痛苦之色,頭上也見了汗水。梁德安怔了一怔,急急把邊昆平放地上,施展推宮過穴法。岳秀倒是言而有信,袖手旁觀。
연달아 삼 장으로 변곤의 세 곳 혈도를 쳤다. 그러나 변곤은 고통스런 기색을 나타내며 머리에서도 땀이 보였다. 양덕안은 멍해졌다. 다급히 변곤을 바닥에 똑바로 놓고 추궁과혈법(推宮過穴法)을 시전했다. 악수야말로 말에 신용이 있었다. 수수방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這時,倒是有很多的侍衛,湧到了殿門口處,但因未得梁德安的招呼,不敢擅闖進來。推拿了一刻工夫,不但未能解了邊昆的穴道,反而造成了邊昆更大的痛苦。梁德安看的清楚,邊昆是在咬牙苦撐,沒有叫出聲來。
이때 많은 시위들이 대전 문 입구로 몰려왔다. 하지만 양덕안의 부름이 없었기에 감히 제멋대로 뛰어들지 못했다. 일각(一刻) 동안 주물렀으나 변곤의 혈도를 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반대로 변곤에게 훨씬 큰 고통을 조성했다. 변곤이 이를 악물고 고통에 버티면서 비명을 지르지 않고 있음을 양덕안은 똑똑히 보았다.
岳秀淡淡一笑,道:「梁副統領,別再做作了,你整治得他已經快忍不住了。」
악수가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양부총령, 더이상 억지부리지 마시오. 이미 당신은 그가 견디지 못하게 혼쭐을 내주셨구려."
梁德安舉手拭去臉上的汗水,道:「你用的什麼手法?」
양덕안은 손을 들어 얼굴의 땀을 훔치고는 말했다.
"너는 무슨 수법을 썼느냐?"
岳秀道:「別問我什麼手法,只問閣下要不要履行諾言。」
악수가 말했다.
"내가 무슨 수법을 썼는지 묻지 마시오. 귀하가 승낙한 것을 이행할지만 묻겠소."
梁德安抬頭望了龍鳳案後的皇帝一眼,看他神情肅然一語不發,當真是天威難測,不知他在想些什麼?
양덕안이 고개를 들어 용봉안 뒤의 황제를 바라보니 그는 숙연한 표정으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정말이지 황제의 위엄은 짐작하기 어렵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岳秀突然飛起一腳,踢的邊昆身子翻了兩次,但邊昆經此一踢,人卻突然站了起來。敢情,這一腳踢活了他的穴道。
악수가 돌연 발을 들어올려 발길질을 했고 변곤의 몸이 두 차례 뒤집혔다. 그런데 변곤은 걷어차이고 나자 돌연 벌떡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알고보니 이 발길질이 그의 혈도를 푼 것이었다.
梁德安低著頭,未說一句話,轉身向外行去。皇帝未喝止,岳秀未攔阻,任他出殿而去。邊昆穴道雖然被點,但他神志一直很清明,岳秀和梁德安的談話,他一直聽得很清楚,所以,緊隨梁德安身後而去。
양덕안은 고개를 숙인 채 한 마디 말도 없이 뒤돌아 밖을 향해 걸어갔다. 황제는 소리쳐 멈추게 하지 않았다. 악수도 저지하지 않고 그가 대전을 나가도록 내버려두었다. 변곤은 혈도가 찔렸었지만 그의 신지(神志)는 줄곧 맑았으며, 줄곧 악수와 양덕안의 대화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양덕안의 뒤를 따라서 가버렸다.
七王爺低聲說過:「兄弟,你在聖駕之前,和人動手相搏,還不快向聖上請罪。」
칠왕야가 나직이 말했다.
"형제, 자네는 황상 앞에서 남들과 싸웠는데 아직도 성상께 죄를 청하지 않는가?"
岳秀微微一皺眉頭,轉身拜伏於地,道:「草民岳秀,請聖上恕罪。」
악수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더니 뒤돌아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
"민초 악수가 성상께 용서를 비옵니다."
黃衣人笑一笑,道:「起來,起來,你處置的很好,武功高明,又不暴虐,在江湖上,你是一位仁俠,如是用於國家,那是一位安邦定國的大臣了。」
황의인이 웃으며 말했다.
"일어나도록 하라. 그대는 아주 잘 처리했다. 무공이 고명하면서 또 포악하지 않으니 강호상에서 그대는 인협(仁俠)이도다. 만일 국가에 쓰인다면 나라를 안정시키고 굳건하게 만들 대신(大臣)이 되겠구나."
岳秀道:「七王爺春風化雨,草民常承教誨,才有此小成。」
악수가 말했다.
"칠왕야의 좋은 가르침으로 민초는 늘 깨달음을 얻었고 비로소 이같은 작은 성취가 있었습니다."
黃衣人回顧了七王爺一眼,道:「七弟,這樣好的人才,為什麼不推薦給我……」
황의인은 칠왕야를 돌아보고 말했다.
"칠제, 이렇게 뛰어난 인재를 왜 나한테 추천하지 않았느냐..."
輕輕咳了一聲,又道:「岳秀,你願意入朝為官麼?」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또 말했다.
"악수, 그대는 조정에 들어와 관리가 될 생각이 있는가?"
岳秀道:「草民疏懶慣了,不習官場規矩,而且,無意仕途。」
악수가 말했다.
"민초는 게으름이 습관이 되어 관리들의 규칙을 배우지 못합니다. 게다가 벼슬길에는 뜻이 없습니다."
黃袍人啊了一聲,道:「岳秀,你這一身武功文才,埋沒於田園之中,豈不是可惜的很麼?」
황포인은 허, 하더니 말했다.
"악수, 그대의 일신무공과 문재(文才)를 전원(田園)에 묻어버린다면 어찌 아까운 일이 아니겠는가?"
岳秀道:「草民修習的是丹道之術,講究的獨善其身,實不能在朝效命,萬歲明鑒。」
악수가 말했다.
"민초가 배운 것은 연단술(煉丹術)이고 자기 몸을 닦는 것을 중시하기에 조정에서 이 한 몸 바쳐서 일하지 못합니다. 폐하께서는 헤아려 주십시오."
黃衣人嘆息一聲,道:「七弟,士為知己者死,你有這樣一位知己高人,好叫我羨慕。」
황의인이 탄식하고는 말했다.
"칠제, 선비는 지기(知己)를 위해 죽는다는데 네가 이런 고인을 지기로 두고 있다니 정말 부럽구나."
這也許是由衷之言,輕輕吁一口氣,對岳秀說道:「你不願入仕,我也不勉強你,我自己也不知道我這個皇帝有多大的權利,我能給一個江湖人些什麼?讓我查查看,我要賞你一件東西。」
이것은 아마도 마음 속에서 우러나온 말인 듯 했다.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악수에게 말했다.
"그대가 벼슬길에 들어서길 원치 않는다니 나도 강요하지 않겠다. 황제인 나에게 얼마나 큰 권리가 있는지 나 자신도 모른다. 내가 한 명의 강호인에게 무얼 줄 수 있을까? 어디 보자. 내 그대에게 한 가지 물건을 상으로 주겠노라."
岳秀道:「謝過萬歲。」
악수가 말했다.
"폐하께 감사드립니다."
黃衣人一揮手,道:「你們在殿外面候著,我要和七弟商討一些事情,不過,不要離遠,七弟招忌很多,參他的奏摺,不下十本之多,你們守在近身,便於保護。」
황의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나는 칠제와 일을 상의해야 하니 그대들은 대전 밖에서 기다리도록 하라. 그러나 멀리 가지는 말라. 칠제는 시기를 많이 받아서 그를 탄핵하는 상주문이 열 권이나 되니 그대들이 곁에서 지킨다면 보호하기 편할 것이야."
身為一國之君,說出此等之言,內心中的痛苦,實已形諸於外了。
일군의 군주가 이 정도의 말을 한다면 마음 속의 고통을 그대로 밖으로 나타내주는 것이었다.
岳秀拜伏於地,道:「草民等在聖駕之前傷人,罪該萬死。」
악수가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
"민초 등이 성상의 앞에서 사람을 해쳤으니 만 번 죽어도 마땅한 죄입니다."
黃衣人嘆口氣,道:「恕你無罪,去吧!」
황의인은 한숨을 쉬고 말했다.
"그대는 죄가 없노라. 가보도록 하라!"
岳秀再拜起身,正待離去,黃衣人突然一揚手,道:「岳秀,接住。」
악수가 다시 절하고 일어나 막 떠나려는데 황의인이 돌연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악수, 받거라."
岳秀伸手接住,凝目望去,竟然是一塊綠色佩玉。這佩玉澤如翠,不見一點雜質,入手之後,有一種溫柔的感覺。一面雕龍,一面刻鳳。
악수가 받아서 미간을 모으고 바라보니 뜻밖에 한 덩이 녹색 패옥(佩玉:허리띠를 장식하는 구슬)였다. 그 패옥은 비취같이 윤이 나고 잡티 한 점 보이지 않았다. 손에 들어온 뒤에는 일종의 따뜻한 느낌이 들었는데 한 면에는 용이, 한 면에는 봉황이 조각되어 있었다.
七王爺道:「岳秀,還不快謝厚賜。」
칠왕야가 말했다.
"악수, 후한 상에 어서 감사올리게."
岳秀心中暗道:這塊玉雖然名貴,但在富有四海的君主之手,那就算不得什麼了。
악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옥이 비록 귀하다고 하지만 온 천하를 다 가진 군주에게는 무슨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없는데.'
心中念轉,人已依言拜了下去。
심중으로 생각을 굴리다가 그 말대로 절을 했다.
黃衣人輕輕揮手,道:「你們出去吧!」
황의인이 가볍게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대들은 나가도록 하라!"
岳秀、譚雲、楊玉燕,魚貫步出了養心殿。這時,養心殿外,還站著數十個侍衛宮的武士。大約,他們已瞧出了情形不對,也自知無法勝人,所以,就未再衝入殿中。
악수, 담운, 양옥연은 줄지어 양심전을 나갔다. 이때 양심전 밖에는 아직 수십 명의 시위궁 무사들이 서있었다. 아마도 그들은 상황이 잘못 되었음을 눈치챘고, 이길 수 없음도 아는 듯 했다. 그래서 더이상 대전 안으로 들이닥치지는 않았다.
岳秀輕輕吁一口氣,道:「看來,侍衛宮仍在調動人手。」
악수가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보아하니 시위궁은 아직도 사람을 동원하고 있구려."
譚雲道:「岳兄,那些太監的武功,似是高過侍衛宮的人。」
담운이 말했다.
"악형, 그 태감들의 무공은 시위궁 사람들을 능가하는 듯 하오."
岳秀道:「咱們如是不入皇宮內苑,怎知皇宮之內,也有著如許紛爭。」
악수가 말했다.
"우리가 만일 황궁 내원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황궁 내에서도 이같은 분쟁이 있음을 어찌 알았겠소."
楊玉燕道:「你們提心吊膽的不敢全力施為,生恐鬧出人命,但那些太監侍衛,卻是向咱們致命下手,咱們吃虧不少。」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들은 사상자가 생길까 두려워 조마조마해 하면서 감히 전력을 펼치지 않지만 그 태감시위들은 목숨을 걸고 우리에게 손을 써오니 우리는 손해가 적지 않아요."
岳秀微微一笑,道:「如是情勢逼迫,自保要緊。」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만일 정세에 쫓긴다면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오."
楊玉燕低聲道:「侍衛宮,向來收羅江湖高手,也還罷了,那些太監之中,怎的能有如此高明的武功。」
양옥연이 나직이 말했다.
"시위궁은 강호고수를 긁어모았으니 그렇다지만, 그 태감들에게는 어찌하여 그같은 고명한 무공이 있을까요?"
岳秀嘆口氣,道:「如若我的看法不錯,整座皇城,已為人所控制,他雖貴為一國之君,只怕也身不由己了。」
악수가 한숨을 쉬고 말했다.
"만약 내가 잘못 보지 않았다면 전체 황성(皇城)은 이미 누군가에게 공제당하고 있소. 황상은 비록 일국의 군주지만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는 것 같소."
譚雲道:「岳兄,難道咱們真要擔負起清君側的大任麼?」
담운이 말했다.
"악형, 설마 군주의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는 대임(大任)을 우리가 짊어져야 한단 말이오?"
岳秀道:「咱們為七王爺而來,應該如何,只有聽七王爺的號令了。」
악수가 말했다.
"우리는 칠왕야를 위해 왔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는 칠왕야의 명령만 따릅시다."
譚雲道:「就兄弟所見,這位大明皇帝,倒是一位有為之君。」
담운이 말했다.
"형제가 본 바로는 그 대명황제는 한 분의 전도유망한 군주였소."
岳秀道:「內宮蘊變,大權似已被閹臣把持,矯詔旨,更皇諭,群臣難服,縱有一些憂國憂民的耿直之士,也空有一腔報國熱誠,難以發揮,為大明王朝,萬萬蒼生,咱們實也應該盡一份心力,我想皇帝留下七王爺,大約也是討論此事了。」
악수가 말했다.
"내궁에 변고가 생겼고 대권은 이미 환관들이 쥐고 있는 것 같소. 성지(聖旨)가 고쳐지고 황제의 영유가 뒤바뀌니 군신(群臣)들이 복종하기가 어렵소. 설령 우국애민(憂國憂民)하는 올곧은 선비가 있더라도 보국(報國)하고자 하는 열성(熱誠)을 발휘하기 어려워 헛되고 말 거요. 대명왕조와 천하창생을 위해 우리도 마땅히 한 사람 분의 심력을 다해야 하오. 내 생각에 황제는 칠왕야를 붙잡고 아마도 그 일을 토론하실 거요."
楊玉燕突然微微一笑,道:「大哥,你大展神威連敗了宮中太監,和侍衛宮中人,他們心中定然對你極為恨怒,豈肯善干罷休。」
양옥연이 돌연 미소짓고는 말했다.
"대가, 당신이 신위(神威)를 크게 펼쳐 연달아 궁중의 태감과 시위궁 사람들을 격패시켰기 때문에 그들 마음 속에는 당신에 대한 극도의 원망과 분노가 있어서 좋게 끝내지 않으려 할 거예요."
岳秀笑一笑,道:「他們自然不會善干罷休,不過,他們已把咱們看成了勁敵,所以,他們沒有把握之前,不會輕易動手。」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그들이 좋게 끝내려 할 리가 없소. 그러나 그들은 이미 우리를 강적으로 보게 되었소. 그래서 확신이 서기 전에는 쉽사리 손을 쓰지 않을 거요."
楊玉燕望望佈守在數丈外的侍衛宮中人手,道:「大哥,這些侍衛宮中人,是否和內宮太監,合於一處?」
양옥연은 수 장 밖에 흩어져 지키고 있는 시위궁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대가, 이들 시위궁 사람들이 내궁의 태감들과 하나로 합쳐졌을까요?"
岳秀道:「看起來,雙方還沒有結合於一處,當今也不是一位簡單人物,似是在利用侍衛宮,和宮中的太監,保持一個很微妙的平衡。」
악수가 말했다.
"보아하니 쌍방은 아직 한 패가 되지는 않았소. 황상께서도 간단한 인물이 아니시오. 시위궁을 이용하여 궁중의 태감들과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고 계신 듯 하오."
楊玉燕低聲道:「大哥,他們會不會加害七王爺?」
양옥연이 나직이 말했다.
"대가, 그들이 칠왕야께 해를 가할까요?"
岳秀道:「會!七王爺經略七省,手握重兵,對他們是一個很大的威脅,殺了七王爺也就等於解除了他手握的兵權,如若再派上一個他們自己的人,手握江南重兵,那就可能使他們為所欲為了。」
악수가 말했다.
"그럴 거요! 칠왕야께서는 칠성(七省)을 다스리면서 병권을 쥐고 계시니 그들에게 아주 큰 위협이 되고 있소. 칠왕야를 죽이고 그의 손에 쥐어진 병권이 없어지기를 기다렸다가 그들 쪽 사람을 파견하여 강남의 병권을 손에 쥐면 그거야말로 그들이 하고 싶은대로 되는 거요."
楊玉燕道:「你是說,他們真的弒帝造反,奪下大明江山。」
양옥연이 말했다.
"당신 말은 그들이 진짜로 황제를 시해하고 모반을 일으켜 대명의 강산을 뺏으려 한다는 말이군요."
岳秀道:「看來時機還不到,他們要利用皇帝,但如他們勢力夠大,內應外援,全部佈置好了,也可以謀位弒君。」
악수가 말했다.
"보아하니 시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아서 그들은 황제를 이용하려고 하오. 하지만 만일 그들의 세력이 충분히 커지고 안팎으로 호응이 되어 전부 잘 안배가 되고나면 군주를 시해하고 그 자리를 도모할 거요."
譚雲道:「岳兄,你看,皇帝是否已瞭解到自己的處境?」
담운이 말했다.
"악형, 당신은 황제가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다고 보시오?"
岳秀笑一笑道:「我想早已知道了,不過,他似是很瞭解自己,所以,裝三分糊塗……」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벌써 알고 계신다고 생각하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기에, 그래서 조금은 애매하게 가장하고 계신 듯 하오..."
譚雲接道:「貴為舉國君王,京畿又擁有重點,為什麼不調動大軍,一舉間,盡殲閹臣,清整內宮。」
담운이 말했다.
"온 나라를 다스리는 군왕(君王)이고 경기에도 또한 군사요충지가 있는데 황상은 왜 대군을 동원하여 일거에 환관들을 섬멸하고 내궁을 청소하지 않으실까?"
岳秀笑一笑道:「你怎知他沒有這個打算,不過,這是一場太大的豪賭,重宮內苑,都已被人控制,身側是否還有親信之人,連他也不敢相信,君令也許無法出都門,但消息一旦洩漏,他可能先遭弒殺,所以,他不敢輕易下注。」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분께 그런 계획이 없다고 당신이 어찌 아시오? 그러나 그것은 너무도 큰 도박이오. 주요 황궁 내원은 모두가 이미 다른 사람에게 공제되었고, 곁에 아직 측근이 남아 있는지 조차도 감히 믿을 수 없소. 군주의 영유는 어쩌면 문 밖으로 나가지도 못할 거요. 하지만 소식이 일단 새어나간다면 그분이 먼저 시해를 당할 가능성이 있소. 그래서 그분은 감히 경솔하게 도박을 하지 못하시오."
楊玉燕道:「大哥,看來作皇帝,也不是頂快樂的人。」
양옥연이 말했다.
"대가, 보아하니 황제 노릇도 아주 즐겁지는 않군요."
岳秀笑一笑,道:「這要看怎麼作了,如是憂國愛民的皇帝,天下大事,集於一身,一字之錯,就可能造成冤獄、大劫,那自然不舒服,辛勞甘苦,尤過常人,但如是耽於逸樂的皇帝,那就大不相同了,後宮佳麗,粉紅黛綠,六部八卿,分掌國事。他可以不聞不問,過他的逸樂日子……」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소. 우국애민(憂國愛民)하는 황제라면 천하대사가 한 몸에 집중되오. 한 글자라도 착오가 생기면 억울한 옥살이, 대겁(大劫)이 조성될 터이니 당연히 편할 리가 없으며, 고생과 쓴맛은 보통사람을 뛰어넘을 거요. 하지만 만일 안락함에 빠져버린 황제라면 그건 크게 다르오. 후궁의 미인들에 둘러싸인 채 육부(六部)와 팔경(八卿)이 국사(國事)를 나누어 관장하고 그는 일절 간섭하지 않으며 안락한 나날을 보낼 수 있소..."
譚雲道:「這個皇帝,似乎還不是耽於逸樂之人?」
담운이 말했다.
"지금 황제는 안락함에 빠진 사람은 아닌 듯 하오만?"
岳秀道:「國家大事,不是咱們這等江湖人所能妄作論斷,還是聽從一下七王爺的高見吧!」
악수가 말했다.
"국가대사는 우리 같은 강호인들이 함부로 판단할 수 없소. 칠왕야의 고견을 따르는 편이 좋겠소!"
譚雲道:「岳兄說的是……」
담운이 말했다.
"악형의 말이 맞소..."
目光一掠人手愈聚愈多的侍官人中,接道:「這些人,只是把咱們謹慎的圍住,用心何在呢?」
갈수록 많이 모여드는 시위궁 사람들에 시선이 스치더니 말을 이었다.
"이들은 단지 우리를 신중하게 포위만 하고 있는데 의도가 어디에 있소?"
岳秀笑一笑。道:「很難預料,照說,這一股力量應該是忠於皇帝的才對,但看來,又不完全的像,不過,有一點可以肯定,侍衛宮中和那些太監們,還未聯合一處……」
악수가 웃고는 말했다.
"짐작하기 어렵소. 이치대로라면 이 한 줄기의 역량은 황제에게 충성해야 맞소. 하지만 보아하니 완전히 그런 건 아닌 듯 하오. 그러나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시위궁과 그 태감들이 아직은 하나로 연합하지 않았다는 거요..."
楊玉燕道:「我知道了,侍衛宮和這些內苑太監們,各有首腦人物,他們聽命於不同的人。」
양옥연이 말했다.
"알았어요. 시위궁과 그 내원의 태감들은 각기 수뇌인물이 있고 그들은 서로 다른 사람의 명에 따르고 있어요."
岳秀道:「對,大概如此了,但重要的是咱們無法分辨出,他們聽命於什麼人?」
악수가 말했다.
"맞았소. 아마 그럴 거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누구의 명을 따르는지 우리가 분간해낼 수 없다는 점이오."
這時,侍衛宮中,竟然行出一個胸垂花白髯的黑衣老者,遙遙招手,道:「那一位請和在下答話。」
이때 시위궁에서 하얀 수염을 가슴에 늘어뜨린 한 명의 흑의노인이 걸어나와 손짓하며 말했다.
"어느 분이 내 말에 대답할텐가?"
岳秀低聲道:「譚兄,去應付他一下。」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담형, 가서 대응하시오."
譚雲一抱拳,道:「閣下有何見教?……」
담운이 포권하며 말했다.
"귀하는 어떤 가르침이 있으시오?..."
黑衣老者一抱拳,道:「老夫米九,不知閣下聽人說過沒有?」
흑의노인은 포권하며 말했다.
"노부는 미구(米九)라고 하는데 귀하가 들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군?"
譚雲怔了一怔,道:「六月飛雪米九。」
담운이 멍해져서 말했다.
"육월비설(六月飛雪) 미구(米九)。."
米九笑一笑,道:「想不到啊!老夫幾十年未在江湖上走動了,竟然還有人記得老夫。」
미구가 웃으며 말했다.
"노부가 수십 년간 강호를 다니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노부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니 생각지도 못했군!"
譚雲道:「老前輩盛名卓著,天下有何人不知大名。」
담운이 말했다.
"노선배의 명성이 탁월하신데 천하에 누가 대명(大名)을 모르겠습니까?"
米九道:「言重了,言重了……」
미구가 말했다.
"과분한 말이네..."
語聲一頓,接道:「兩位既知道老夫之名,想必是大有來歷的人,但不知諸位可否給老夫一個面子?」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두 분이 이미 노부의 이름을 알고 있다니 필시 내력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되는군. 헌데 제위들은 노부의 체면을 좀 세워줄 수 있는가?"
譚雲道:「啊……但不知咱們能否作得了主意。」
담운이 말했다.
"아... 우리가 결정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米九笑一笑道:「虎入深山,龍歸大海,江湖人物江湖老,如是諸位作不得主意時,老夫倒可提供一個辦法?」
미구가 웃으며 말했다.
"범은 깊은 산으로 들어가고, 용은 대해(大海)로 돌아가고, 강호인은 강호에서 늙어가는 법이지. 만일 제위들이 결정할 수 없을 때는 노부가 방법을 제공할 수 있네."
譚雲道:「一走了之?」
담운이 말했다.
"다 내버려두고 그냥 떠나라는 겁니까?"
米九道:「侍衛同宮中人不會派人追殺,老夫以聲譽擔保,送諸位平安離關。」
미구가 말했다.
"시위궁에서는 사람을 보내어 추살(追殺)하지 않을 걸세. 노부의 명예를 걸고 제위들이 무사히 떠나도록 보내주지."
譚雲笑一笑道:「老前輩,也在侍衛宮中聽差麼?」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노선배도 시위궁에서 심부름을 하고 계십니까?"
米九輕輕咳了一聲,道:「老了,老了,退休了,不過,目下侍衛宮的總領頭,是老朽一位多年的小兄弟,老夫不得不以退休之身,仍留在侍衛宮中……」
미구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늙었네 늙었어. 은퇴를 했으나 지금 시위궁의 총영두(總領頭)가 늙은이의 오래된 소형제(小兄弟)라 늙은이는 부득불 은퇴한 몸으로 시위궁에 머물고 있다네..."
譚雲哦了一聲,道:「聽說侍衛中有五位長老,閣下想就是五老之一了?」
담운이 아, 하더니 말했다.
"듣기로 시위궁에는 다섯 분의 장로가 있다던데 귀하가 바로 오로(五老)의 한 분이시군요?"
米九笑一笑,道:「閣下這點年紀,對江湖中事,似是知道不少。」
미구가 웃으며 말했다.
"귀하는 그런 나이에도 강호의 일에 대해 적잖이 알고 있는 것 같군."
譚雲道:「誇獎,誇獎,在下常年在江湖上行走,別的沒有學到,但對江湖中的人物,卻是知曉的很多。」
담운이 말했다.
"과찬이십니다. 저는 달리 배운 것은 없지만 늘 강호를 다녀서 강호인물에 대해 아는 것이 많습니다."
米九雙目圓睜,盯注在譚雲的臉上瞧了一陣,道:「朋友,可否把姓名見告老夫?」
미구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담운의 얼굴을 한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말했다.
"친구, 성명을 노부에게 알려줄 수 있는가?"
譚雲笑一笑,道:「米老,不是在下怕事,但江湖上有一個流傳的規矩,凡是和侍衛宮中人作對的人向來不留下姓名。」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미노선배, 제가 겁을 먹지는 않았습니다만, 강호에 전해지는 규칙이 있는데 무릇 시위궁에 맞서는 사람은 성명을 남기지 말라 하였습니다."
米九道:「這規矩什麼時間流傳了,我怎的一點也不知曉。」
미구가 말했다.
"그 규칙이 언제 전해졌길래 나는 왜 조금도 알지 못할까?"
譚雲道:「流傳不久,那是因為侍衛宮中的力量太大,江湖人,憑一股血氣之勇,可以和侍衛宮中人以命相搏,但他們不願留下後患。」
담운이 말했다.
"전해진 지는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건 왜냐하면 시위궁의 역랑이 너무도 커서 강호인이 패기만 믿고 시위궁과 싸울 수는 있지만 그들은 후환을 남기길 원치 않기 때문이랍니다."
米九道:「閣下之意,老夫明白了,你們怕牽累家人。」
미구가 말했다.
"귀하의 뜻은 노부가 잘 알겠네. 그대들은 가족이 연루될까 염려하는군."
譚雲道:「是!侍衛宮既有江湖人的狠毒,也有官兵可以借重,咱們作老百姓的,如何有抗拒的能力呢?」
담운이 말했다.
"맞습니다! 시위궁에는 악독한 강호인들이 있고, 관병(官兵)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일반 백성인 우리들에게 어떻게 항거할 능력이 있겠습니까?"
米九冷冷說道:「年輕人,有一件事,只怕你沒有想到?」
미구가 냉랭하게 말했다.
"젊은이, 한 가지 그대가 생각지 못한 일이 있네."
譚雲道:「什麼事?」
담운이 말했다.
"어떤 것입니까?"
米九道:「侍衛宮中,對待稍有名氣的江湖朋友,一向都很客氣。」
미구가 말했다.
"시위궁은 명성깨나 있는 강호친구들을 언제나 정중하게 대한다네."
譚雲道:「可惜,咱們早已投入七王爺的幕府,倒也不便再為侍衛宮中的上賓了。」
담운이 말했다.
"애석하게도 우리들은 벌써 칠왕야의 막부에 들어갔으니 다시 시위궁의 상빈(上賓)이 되기는 불편합니다."
米九一皺眉頭,道:「年輕人,剛才,你擊退了本宮中兩個副總領班,近三日中,本宮人手,連受挫折,這是否都和你們有關呢?」
미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젊은이, 방금 전 자네는 본 궁의 두 부총영반을 격퇴시켰지. 근 삼 일 동안 본 궁은 연이어 좌절을 겪었는데 모두 그대들과 관련이 있지 않은가?"
譚雲道:「這個麼,在下不能說全然無關,但有很多,應該和我們沒有關係。」
담운이 말했다.
"전혀 무관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군요. 하지만 우리와 관계가 없었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放低了聲音道:「米九,你是否覺著,京城裡很複雜,似乎是還有一股勢力,在京城裡,和侍衛宮衝突?」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미구, 당신은 느끼고 계십니까? 경기 땅 안은 매우 복잡합니다. 경성 안에는 시위궁과 충돌하는 한 줄기 세력이 또 있는 듯 합니다만?"
米九沉吟了一陣,道:「你是說內苑府麼?」
미구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내원부(內苑府)를 말하는가?"
譚雲道:「什麼是內苑府?」
담운이 말했다.
"무엇이 내원부입니까?"
米九道:「那就是太監們留在宮中的住地。」
미구가 말했다.
"그건 바로 태감들이 머물고 있는 궁중 안의 거주지이지."
譚雲道:「這個,在下不懂了,不過,咱們除了和貴宮中人動手之外,還曾和二位太監,也動過了手。」
담운이 말했다.
"그건 제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귀 궁의 사람들과 싸운 것 말고도 두 명의 태감과도 싸웠습니다."
米九道:「哦……」
미구가 말했다.
"아..."
譚雲道:「那些太監的武功,十分高強,在下一直奇怪……」
담운이 말했다.
"그들 태감의 무공은 십분 고강하여 저는 줄곧 기괴했지요..."
米九道:「什麼奇怪?」
미구가 말했다.
"무엇이 기괴한가?"
譚雲道:「他們的武功,高明的很,不在侍衛宮的高手之下。」
담운이 말했다.
"그들의 무공은 매우 고명하여 시위궁 고수의 아래가 아니였습니다."
米九道:「深宮內苑,豈是常人能夠瞭解的地方。」
미구가 말했다.
"궁궐 깊은 곳에 있는 내원이 어찌 보통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곳이겠는가?"
譚雲道:「一個幼年淨身進宮的人,應該是沒有學武功的機會才是。」
담운이 말했다.
"어려서 거세를 하고 입궁한 사람은 무공을 배울 기회가 없어야 마땅합니다."
米九道:「那是內苑的事,老夫不願和你辯論,我們只談此刻的形勢。」
미구가 말했다.
"그건 내원의 일이고, 노부는 그대와 논하고 싶지 않네. 우리는 지금의 형세만 이야기하세."
譚雲道:「此刻形勢很簡單,只要老前輩,讓讓路,咱們就過去了。」
담운이 말했다.
"지금 이 시각의 형세는 아주 간단합니다. 노선배께서 길을 열어만 주신다면 우리는 떠나겠습니다."
米九道:「閣下想的真是便宜啊!」
미구가 말했다.
"귀하는 정말 편하게 생각하는군!"
譚雲道:「那老前輩的意思是……」
담운이 말했다.
"그러면 노선배의 생각은..."
米九道:「我的意思麼?是想勸諸位放下兵刃,束手就縛。」
미구가 말했다.
"나는 제위들이 병기를 내려놓고 순순히 포박을 받으라고 권하고 싶네."
譚雲道:「很好,很好,閣下想的很好。」
담운이 말했다.
"좋군요, 좋아. 아주 훌륭하신 생각이군요."
米九一皺眉頭,道:「年輕人,你可是在和我老人家開玩笑麼?」
미구가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젊은이, 그대는 아무래도 노부와 농담을 하고 있구먼?"
譚雲道:「沒有啊!」
담운이 말했다.
"아닙니다!"
米九道:「十年啦!老夫還未見過年輕人,敢這麼嬉皮笑臉的對過老夫。」
미구가 말했다.
"십 년 동안 노부는 감히 이렇게 히죽거리는 얼굴로 노부를 대하는 젊은이를 본 적이 없네."
譚雲回顧岳秀一眼,道:「咱們應該如何?」
담운이 악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어떻게 해야겠소?"
岳秀笑一笑,道:「咱們麼?正要等七王爺,你自己作主了。」
악수가 웃으며 마했다.
"우리는 칠왕야를 기다리는 참이니 당신 자신이 결정하시오."
言下之意,那已經說的很清楚了,不要譚雲心存顧忌。譚雲聽懂了,但米九也聽懂了。
그 말의 의미는 아주 분명했다. 담운이 꺼리는 마음을 갖지 말라는 것이었다. 담운이 알아들었지만 미구도 알아들었다.
米九雙目一翻,望著岳秀,道:「閣下是什麼人?」
미구가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악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귀하는 누구인가?"
岳秀道:「在下的同伴,既然不肯告訴你姓名,我又怎能會講。」
악수가 말했다.
"제 일행이 이미 당신에게 성명을 알려드리지 않겠다고 했는데 제가 또 어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米九道:「年頭變了,這些年輕人,真的是已經不知道天高地厚了。」
미구가 말했다.
"세상이 변했구먼. 젊은이들이 정말이지 하늘이 높고 땅이 두터운 줄 모르는구나."
楊玉燕手中扣著兩枚蜂翼,暗作戒備,隨時可以打出。
양옥연은 언제든 쳐낼 수 있도록 수중에 두 개의 봉익표(蜂翼표)를 쥐고 남몰래 경계하고 있었다.
岳秀冷冷說道:「米老兄,皇上未傳令諭,七王爺鵬程萬里,侍衛宮中人,似是犯不著和我們結仇。」
악수가 냉랭하게 말했다.
"미노형(米老兄), 황상의 영유가 없었어도 칠왕야께서는 먼 길을 달려오셨습니다. 시위궁 사람들이 우리와 원한을 맺을 필요는 없습니다."
米九一皺眉頭,道:「你是說……」
미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대의 말은..."
岳秀道:「咱們已傷了幾個內苑太監,既未見皇上怪罪,那證明了皇上已無怪罪之意。」
악수가 말했다.
"우리가 이미 내원의 태감 몇 명을 다치게 했는데 황상께서는 책망하지 않으셨지요. 그건 황상께서 죄를 물을 뜻이 없으심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米九沉吟不語。
미구는 침음하며 말이 없었다.
岳秀低聲道:「目下情勢,貴宮似是不用趕熱鬧,以侍衛宮耳目之靈,錯開了今天之後,諸位隨時可以找到我們。」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지금의 정세로는 귀 궁이 소란을 피울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시위궁의 영민한 이목이라면 오늘이 아니더라도 제위들은 언제든 우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米九笑一笑道:「聽閣下一番宏論,倒也有幾分道理。」
미구가 웃으며 말했다.
"귀하의 이론을 듣자니 몇 푼은 일리가 있군."
岳秀道:「老前輩究竟是多年的老江湖了,什麼事,一點就透了。」
악수가 말했다.
"노선배께서는 어쨌든 다년간 강호를 다닌 노강호인이라 무슨 일이든 금방 알아채시는군요."
米九冷冷說道:「小兄弟,你的話很有道理,但就這樣讓老夫退走,老夫又有些不太甘心。」
미구가 냉랭하게 말했다.
"소형제, 그대의 말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노부더러 물러나라고 하면 노부 또한 좀 달갑지 않군."
岳秀道:「那容易,老前輩要如何才能甘心,但請吩咐。」
악수가 말했다.
"그건 쉽습니다. 어떻게 해야 노선배께서 흡족하실지 분부만 하십시오."
米九陰沉沉的笑一笑,道:「咱們江湖人,總不能舞文弄墨,作兩首詩吧!」
미구가 음침하게 웃고는 말했다.
"우리는 강호인이니 글재주를 부려 두어 수의 시를 지을 수는 없네!"
岳秀笑一笑,道:「米老說的是,武人武打,不過,在下不希望鬧出流血的事。」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미노의 말씀이 맞습니다. 무인은 무예로 싸워야지요. 그러나 저는 피를 흘리기는 바라지 않습니다."
米九哈哈一笑,道:「這麼辦吧!咱們各露一手出來,如是你們確有過人之能,老朽作主,侍衛宮人不再攔阻各位。」
미구가 하하, 웃고는 말했다.
"이렇게 하지! 우리는 각자 한 수를 내보이도록 하세. 만일 자네들에게 확실히 뛰어난 능력이 있다면 늙은이가 결정하여 시위궁 사람들이 더이상 제위들을 가로막지 않겠네."
岳秀道:「好!那就請老前輩出個題目吧!」
악수가 말했다.
"좋습니다! 그러면 노선배께서 제목을 내십시오!"
米九探手入懷突然摸出了一把制錢,伸開手掌,笑一笑,道:「閣下要不要數一數看?」
미구는 품 속에서 갑자기 엽전을 한 움큼 꺼내어 손바닥을 벌리고는 웃으며 말했다.
"귀하는 세어보아야겠나?"
岳秀道:「不用數了,一共是九枚制錢。」
악수가 말했다.
"셀 필요없습니다. 모두 아홉 개의 엽전입니다."
米九道:「好眼力。」
미구가 말했다.
"좋은 안력이군."
右手一抖,九枚制錢,盡皆投入空中。九枚制錢,高到五丈之後,才力盡向下沉落。就在制錢向下沉落時,米九突然飛身而起,一道寒芒,捲飛而出。但聞一陣波波輕響,制錢和寒芒,同時不見。
우수를 털어내자 아홉 개의 엽전이 모조리 공중으로 던져졌다. 아홉 개의 엽전은 오 장 높이에 도달한 뒤에야 비로소 힘이 다하여 아래로 떨어져 내려왔다. 엽전이 아래로 떨어질 바로 그때 미구가 돌연 몸을 솟구쳐 올랐고 한 줄기 한망(寒芒)이 휘감아 나갔다. 한바탕 팍팍, 하는 나즈막한 소리가 들리고는 엽전과 한망은 동시에 보이지 않았다.
米九又落回原處,右手一抬,道:「接住。」
미구가 또 원래 위치로 내려와 우수를 들어올리더니 말했다.
"받게."
一把制錢,投了過來。岳秀伸手接住,仔細看去,九枚制錢,都由中間劈斷,變成了一十八個。
한 움큼의 엽전이 던져졌다. 악수가 손을 뻗어 받아서 자세히 보니 아홉 개의 엽전은 중간에서 쪼개어져 열여덟 개가 되어 있었다.
岳秀點點頭,道:「好刀法,而且,刀刃也夠鋒利,制錢被切的如此整齊。」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훌륭한 도법입니다. 게다가 칼날도 충분히 예리하여 엽전이 이처럼 가지런하게 잘렸군요."
米九哈哈一笑,道:「彫蟲小技,不值識者一哂。」
미구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보잘 것 없는 재주일세. 아는 사람이라면 웃을 가치도 없지."
岳秀突然一抬右手,十八個分為兩半的制錢,直升了六七丈高。
악수가 돌연 우수를 쳐들자 양분된 열여덟 개의 엽전이 곧장 육칠 장 높이로 올라갔다.
制錢力盡而落時,岳秀突然說道:「兄弟,寶劍借我一用。」
엽전이 힘이 다하여 떨어질 때 악수가 돌연 말했다.
"형제, 보검을 한번 빌려주게."
伸手握住了楊玉燕身上的長劍,飛騰而起。寶劍一揮,閃起了一片寒芒。但聞一陣金鐵交鳴之後,岳秀落著實地。
손을 뻗어 양옥연의 장검을 쥐더니 솟구쳐 올랐다. 보검을 한번 휘두르자 한 조각 한망이 번뜩였다. 한바탕 쇠붙이가 서로 부딪혀 울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악수가 땅에 내려섰다.
平伸寶劍,那些制錢,有如落雨一般,一排落在了劍身之上。排的整整齊齊,不過,由十八變成了三十六杖。原來,十八塊半枚制錢,又被岳秀劍光中分,變成了三十六枚。在場之人,都是行家,暗中計數了一下,兩人斬斷制錢,花費的時間一樣,不同的是一個只斬九枚,一個劈了十八枚。
보검을 평평하게 뻗자 그 엽전들은 빗방울처럼 검신 위에 한 줄로 떨어졌다. 열여덟 개가 서른 여섯 개로 변하여 가지런히 줄지어 있었다. 원래 열여덟 개로 반토막난 엽전이 또 악수의 검광에 의해 나뉘어져 서른여섯 개로 변했던 것이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한 가닥 하는 사람들이다. 암중으로 계산을 해보니 두 사람이 엽전을 자르는데 걸린 시간은 똑같았는데 다른 점은 한 명은 아홉 개의 엽전을 베었고, 한 명은 열여덟 개의 엽전을 쪼갰다는 것이다.
米九的雙目盯注在岳秀手中長劍瞧了一陣,突然一揮手,道:「好!好,諸位請過了。」
미구는 악수 수중의 장검을 한동안 노려보더니 돌연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좋아, 좋아! 제위들은 지나가게."
岳秀笑一笑,道:「不行,咱們還要等候七王爺。」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안됩니다. 우리는 칠왕야를 기다려야 합니다."
米九愣了一愣,轉身而去。
미구는 멍해졌다가 뒤돌아서 가버렸다.
原來,這中間還有一個很大的隱密,不足為外人道,那就是兩人手中的兵刃,有著很大的不同。米九袖中藏的一口紅毛寶刀,有斬鐵斷金如摧腐木的鋒利,但岳秀手中,只是一把平平常常的寶劍。那必需要靠深厚內力,貫注於劍身之後,才能斬斷制錢。一眼之下,米九心中已然有數,他和人相差的太遠,不可同日而語的距離。
원래 그 가운데에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아주 커다란 비밀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두 사람 수중의 병기가 크게 달랐다는 사실이었다. 미구의 소매 안에 감춰진 일구홍모(一口紅毛)라는 보도(寶刀)는 썩은 나무를 부러뜨리듯 금철(金鐵)을 베고 자르는 예리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악수의 수중에는 한 자루의 평범한 보검이었다. 그 말은 심후한 내력이 검신에 주입되어야만 엽전을 벨 수가 있다는 것이다. 미구는 그와 악수는 서로의 차이가 너무나 커서 같이 놓고 말할 수 없는 거리가 있음을 이미 마음 속으로 알았다.
岳秀緩緩把長劍還入楊玉燕背上的劍鞘之中。侍衛宮中人也隨著米九退了回去。
악수는 장검을 양옥연의 검집 안에 천천히 도로 집어넣었다. 시위궁 사람들도 미구를 따라 물러나서 돌아가버렸다.
譚雲低聲說:「岳兄,技驚群豪,他們已知難而退了。」
담운이 나직이 말했다.
"악형이 절기로 군호(群豪)를 놀래켜 버리니 그들은 이미 어려움을 알고 물러났소."
岳秀道:「在下覺著奇怪的,也就是這些了,他們對皇上的擁戴,似是不夠忠誠,更談不上保護嚴密,難道侍衛宮也是被別的人指揮麼?」
악수가 말했다.
"내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도 바로 그 점이오. 그들은 황상을 옹위하면서도 충성심이 충분치 않은 것 같소. 또한 보호가 엄밀하다고 말할 정도도 아니오. 설마 시위궁도 다른 사람의 지휘를 받는 걸까?"
譚雲道:「真要如此,那實在是一件很可憐的事,內苑府,侍衛宮,似乎是都不受他的節制。」
담운이 말했다.
"정말 그와 같다면 그건 실로 가련한 일이오. 내원부, 시위궁은 모두 황상의 지휘통솔을 받지 않는 것 같소."
岳秀道:「這大概就叫大權旁落,一個人高高在上,但又不能掌握實權,心中那一份痛苦,實非人所能忍受,我想皇帝心中很痛苦。」
악수가 말했다.
"아마도 이것을 두고 대권(大權)이 남의 손에 넘어갔다라고 하는 말일 거요. 높고 높은 자리에 있지만 또 실권을 쥘 수 없으니 심중의 그 고통은 실로 사람이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오. 황제는 마음 속으로 몹시 고통스러우리라고 생각하오."
譚雲道:「這天下第一的人君之位,不知是多少人夢寐以求的至尊,但他的快樂何在呢?」
담운이 말했다.
"천하제일의 그 지위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나깨나 추구하는 지존의 자리이던가? 하지만 그의 즐거움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楊玉燕低聲道:「七王爺出來了。」
양옥연이 나직이 말했다.
"칠왕야께서 나오시네요."
岳秀轉眼望去,只見七王爺緩步由養心殿中行了出來。忽然間,大殿一角處飛出了一道寒芒,直向七王爺捲了過去。岳秀吃了一驚,一提氣,直撲過去。
악수가 돌아보니 칠왕야가 느린 걸음으로 양심전에서 걸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별안간 대전 한 모퉁이에서 한 줄기 한망이 곧장 칠왕야를 향해 휘감아 갔다. 악수는 깜짝 놀라서 진기를 끌어올려 그대로 덮쳐갔다.
他在惶急之下,全力施為,這一次飛躍,直如閃電飛矢。但雙方面距離太遠,岳秀雖然有舉世無匹的輕功,也無法趕援得及。
그는 다급한 나머지 전력을 펼쳤고, 이 한 번의 비약(飛躍)은 그야말로 섬전 같고, 날아가는 화살 같았다. 하지만 쌍방은 너무도 먼 거리를 마주보고 있어 세상에 비할 데 없는 경공을 가진 악수라고 해도 미처 구할 수가 없었다.
眼看七王爺就要傷在那寒芒之上,突然一團金光,由殿中飛了出來,噹的一聲,迎中寒芒。就這一緩的工夫,岳秀已然撲到,右手一揮,一股潛力,應手而出,逼退對方刀勢,左手搗出一拳。但聞一聲悶哼,一個黑衣人滾到了七八尺外。
칠왕야가 그 한망에 다치게 될 찰나에 돌연 한 무더기 금광(金光)이 대전 안으로부터 날아나왔고 땅, 하는 소리와 함께 한망을 맞추었다. 이 한 번의 시간지연에 악수는 이미 덮쳐와서 우수를 휘둘렀다. 손에서 한 줄기 잠력이 나와서 상대의 도세(刀勢)를 밀어내었고 좌수로 일 권을 냅다 쳐냈다. 끙, 하는 답답한 신음소리가 들리며 한 명의 흑의인이 칠팔 척 밖으로 나뒹굴었다.
原來,岳秀全力施為,用出了輕易不用的百步神拳,拳勢未到,那一股潛力,已山湧而至,擊在那黑衣大漢的前胸之上。這一擊,力道強猛,那黑衣大漢被震的口噴鮮血而死。
원래 악수는 전력을 펼쳐서 쉽사리 사용하지 않는 백보신권(百步神拳)을 썼던 것이다. 권세가 미처 도달하지 않았는데 그 한 줄기 잠력은 이미 산처럼 쏟아져 나가서 그 흑의대한의 가슴을 쳤다. 이 일격은 힘이 강맹했다. 그 흑의대한은 내부가 진탕되어 입으로 선혈을 뿜으며 죽어버렸다.
七王爺雖然沒有被傷到,但他感覺到股凌厲的刀風,直砭肌膚。原來養尊處優的七王爺,突然間,也變的勇敢,望著岳秀笑笑道:「這人的刀真的很快,但你的拳勢更快。」
칠왕야는 비록 다치지는 않았지만 무서운 도풍에 그야말로 뼈와 살을 에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 시중을 받으며 풍족한 생활을 하던 칠왕야는 별안간 용감하게 변하여 악수를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그자의 도는 매우 빨랐지만 자네의 권세(拳勢)는 훨씬 더 빨랐구먼."
岳秀伏身拾起了一顆金色的圓球,回頭向殿中望去。只見皇帝端坐在龍鳳案,微笑頷首。
악수는 몸을 구부려서 한 알의 동그란 금색 알멩이를 주워들더니 대전 안을 향해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황제가 단정히 용봉안 뒤쪽에 앉은 채로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岳秀隨手把金球藏入袖中,低聲道:「大哥,救你的是聖上。」
악수는 손 가는대로 금구슬을 소매 안에 숨기고 나직이 말했다.
"대가, 당신을 구한 사람은 황상이십니다."
七王爺一怔,道:「聖上會武功?」
칠왕야가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황상께서 무공을 할줄 아시단 말인가?"
岳秀道:「會,而且,武功還不錯,他遙擲一球,救了你的性命,如非他及時一擊,只怕小弟要救援也遲了。」
악수가 말했다.
"하실 줄 아십니다. 게다가 무공이 나쁘지 않습니다. 그분이 금구슬을 던져 당신의 목숨을 구하셨습니다. 만일 그분의 시기적절한 일격이 아니었다면 소제가 구원하려해도 늦었을 겁니다."
七王爺道:「那我得去謝謝他。」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가서 감사드려야겠군."
岳秀道:「不用了,也許皇上深藏不露的別有用心,咱們先別拆穿這件事。」
악수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어쩌면 황상께서 깊이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으시겠지요. 우리는 우선 이 일을 모른 척 하십시다."
七王爺略一低吟,道:「好!咱們走吧。」
칠왕야가 잠깐 침음하더니 말했다.
"좋아! 우리 가세."
舉步向前行去。這一次,岳秀不敢再稍存大意,緊隨在七王爺的身後。譚雲和楊玉燕都迎了上來。
걸음을 옮겨 앞을 향해 걸어갔다. 이번에는 악수가 감히 더이상 조금의 소홀함도 없이 칠왕야의 뒤를 바짝 따랐다. 담운과 양옥연이 맞이하여 왔다.
楊玉燕低聲道:「王爺,賤妾慚愧,不是岳兄快如閃電的身法,只怕賤妾罪該萬死了。」
양옥연이 나직이 말했다.
"왕야, 천첩은 부끄럽습니다. 악형의 섬전같이 빠른 신법이 아니었다면 천첩의 죄는 만 번 죽어 마땅했을 것입니다."
原來岳秀分配職務,是以楊玉燕保護為主。
원래 악수가 맡은 바 임무를 분배할 때 양옥연이 주(主)가 되어 칠왕야를 보호하기로 했었던 것이다.
七王爺笑一笑,道:「深宮內苑中,埋藏如此深重的殺機,只怕連皇帝也未想到。」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깊은 궁궐 내원 안에 이같이 짙은 살기가 묻혀있음은 황제께서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오."
回顧了岳秀一眼,道:「兄弟,我決定了一件事,還未告訴你。」
악수를 돌아보고 말했다.
"형제, 내가 한 가지 일을 결정했는데 아직 자네에게 알려주지 않았군."
岳秀道:「什麼事?」
악수가 말했다.
"무슨 일입니까?"
七王爺一面舉步而行,一面說道:「玉燕是女孩兒家,追隨在我的身側,有很多不便之處,所以,我們認了親……」
칠왕야는 발걸음을 옮겨 걸어가면서 말했다.
"여자인 옥연이 나를 따르는 것은 불편한 점이 많네. 그래서 친척으로 삼기로 했네..."
岳秀一怔道:「認了什麼親。」
악수가 멍해져서 말했다.
"어떤 친척입니까?"
七王爺道:「我本來想收玉燕為義女,但想一想,輩份不適宜,所以,決定和她認作兄妹。」
칠왕야가 말했다.
"나는 본래 옥연을 의녀(義女)로 삼고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배분이 적당치 않았네. 그래서 그녀와 남매로 지내기로 했네."
楊玉燕感動得雙目中滿蘊兩眶淚水,道:「王爺,這個如何使得,你是金枝玉葉,我只是出身平民……」
양옥연은 감동하여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왕야, 당신은 금지옥엽(金枝玉葉)이시고 저는 단지 평민 출신인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七王爺笑一笑,道:「將相本無種,你作了我的義妹,你也是金枝玉葉了,才能配上我那被聖上封賜布衣侯的岳兄弟。」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장상(將相)은 본래 씨가 없는 거요. 당신이 나의 의매(義妹)가 되면 당신도 금지옥엽이고, 그래야 성상께서 포의후(布衣侯)에 봉하신 악형제의 배필이 될 수 있소."
岳秀呆了一呆,道:「布衣侯,誰是布衣侯?」
악수가 멍해져서 말했다.
"포의후라니 누가 포의후란 말입니까?"
七王爺道:「你!岳兄弟,皇上和我再三說明,希望你留在京任職,但我再三代你婉拒,結果是決定封你為布衣侯,有銜職,仍過你的悠遊林泉的生活。」
칠왕야가 말했다.
"자네일세! 악형제, 황상께서는 자네가 경성에 남아 관직을 맡아주길 바란다고 거듭 말씀하셨는데 내가 재삼 자네 대신 완곡히 거절했더니 결과적으로 자네를 포의후에 봉하기로 결정하셨네. 직함과 직위가 있어도 자네는 여전히 유유자적한 생활을 보낼 걸세."
岳秀笑一笑,道:「大哥,小弟江湖白衣,不思名位,但一個官至侯位的銜稱,豈會是沒有一點束縛之力。」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가, 소제는 강호를 떠도는 평민이며, 명성이나 지위는 바라지 않습니다. 포의후라는 지위가 구속력이 어찌 한 점도 없겠습니까?"
七工爺笑一笑,道:「皇上只是要我轉達此意,小兄並沒有接下封號,以後,你們當面商討。」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황상께서는 나한테 단지 이 같은 뜻을 전달하라고만 하셨네. 소형은 결코 봉호(封號:황제가 내린 호칭)를 받지 않았네. 이후에 두 사람이 마주보고 상의하게."
岳秀怔了一怔,道:「皇上還要召見小弟麼?」
악수가 멍해져서 말했다.
"황상께서 소제를 불러 만나시겠답니까?"
七王爺道:「他是這麼說過,但怎麼一個見法,我就不清楚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분이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어떤 식으로 만나실지는 잘 모르겠네."
岳秀旁側觀察,發覺七王爺雖然言笑宴宴,但實則,眉宇間透出重重隱憂,使人覺出他心事重重。但七王爺不肯說,岳秀也不便再追問。這一次朝王見駕,完全不是傳說中那麼美化的事。
악수가 곁에서 관찰하니 칠왕야가 비록 웃으며 말하지만 사실은 미간에 남모르는 근심이 드러나고 있음을 발견했고 그가 걱정이 태산임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칠왕야가 말하지 않으려하니 악수도 캐묻기가 불편했다. 이번의 황제 알현은 전해지는 이야기 속의 그런 미화된 일이 전혀 아니었다.
回到親王府,七王爺立刻把岳秀、譚雲、楊玉燕,召入秘室。七王爺讓三人落座之後,一直不發一言。但他臉上帶著淡淡的笑意,那是說明了,他並非無話可說,只是不知如何開口。
친왕부로 돌아오자 칠왕야는 즉시 악수, 담운, 양옥연을 밀실로 불렀다. 칠왕야는 세 사람을 앉히고 줄곧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얼굴에 담담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결코 할 말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단지 어떻게 말문을 떼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楊玉燕第一個忍不住,低聲說道:「王兄,有什麼話要吩咐我們,可以開口了。」
양옥연이 제일 못참고 나직이 말했다.
"왕형, 우리한테 무슨 분부하실 것이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七王爺笑一笑,道:「玉燕,你覺著岳兄弟這一身武功、文才,埋沒了是否有些可惜?」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옥연, 너는 악현제의 그 일신무공, 문재(文才)가 매몰된다면 안타깝다고 느끼지 않느냐?"
楊玉燕也是聰明人,七王爺一句話,已使得楊玉燕心生警惕。回頭看去,只見岳秀臉上是一片平靜,看不出他心中想些什麼?
양옥연도 총명한 사람이다. 칠왕야의 한 마디는 양옥연으로 하여금 경각심이 생겨나게 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악수의 차분한 얼굴이 보였다. 그가 마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치챌 수가 없었다.
忽然間,楊玉燕有一種奇怪的感覺,覺著這些時間以來,自己對岳秀的瞭解太少,再想想自己一片深情,寄託岳郎,但岳秀卻一直是那樣冷冷漠漠,既未表示過什麼,也沒有對自己有太大的關懷,簡而言之,也只是一種長兄的關注。……
별안간 양옥연은 일종의 기괴한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까지 자신은 악수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다시 생각하니 자기는 깊은 정을 가지고 악수에게 기댔는데, 악수는 줄곧 그렇게 냉막하고 자기에 대해 커다란 관심도 없으며 아무 것도 나타내보이지 않았다. 간단히 말하자면 단지 큰오라버니로서의 관심이나 배려였을 뿐이었다...
一時間,心念轉動,忽然有無限委屈的感覺。但覺鼻孔一酸,兩行熱淚奪眶而出。原本一片深情的境地,此刻,又突然增加了一種淒涼的滋味。
한순간 이리저리 생각을 하다가 문득 무한히 섭섭한 느낌이 들었다. 코가 시큰해짐을 느끼며 두 줄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원래 깊은 정의 경지에 지금 또 돌연 일종의 처량한 느낌이 더해졌던 것이다.
七王爺吃了一驚,道:「玉燕,你哭什麼?怎麼無端端的傷起心來。」
칠왕야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옥연, 왜 우느냐? 어찌 까닭없이 상심하게 되었느냐?"
楊玉燕舉衣袖拭去臉上的淚痕,黯然說道:「玉燕得王爺垂顧,賜稱兄妹,又認識了岳大哥,這樣人間祥麟,還會有什麼不滿足的……」
양옥연은 옷소매를 들어 얼굴의 눈물자국을 훔치고는 암연히 말했다.
"옥연은 왕야의 보살핌을 받아 남매로 불리게 되었고 또 악대가와 같은 이런 뛰어난 인재를 알고 지내는데 또 무슨 불만족이 있겠어요..."
七王爺接道:「既然如此,你怎會無端端的哭了起來。」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다면 너는 어찌하여 이유없이 운단 말이냐?"
楊玉燕道:「小妹很慚愧。」
양옥연이 말했다.
"소매는 몹시 부끄러워요."
七王爺道:「你把為兄的說糊塗了,你有什麼慚愧的地方?」
칠왕야가 말했다.
"너는 오라버니의 말을 잘 못알아들었구나. 너에게 무슨 부끄러운 것이 있느냐?"
楊玉燕道:「小妹對岳大哥的認識太少,他像月下沙灘、霧中花,越看越模糊,小妹不能回答大哥的話,豈不是慚愧麼?」
양옥연이 말했다.
"소매는 악대가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 적어요. 그는 월하(月下)의 모래밭이나 안개 속의 꽃과 같아서 보면 볼수록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소매가 대가의 말씀에 대답을 할 수 없으니 어찌 부끄럽지 않겠어요?"
七王爺道:「原來如此,岳兄弟……」
칠왕야가 말했다.
"원래 그랬었구나. 악형제..."
楊玉燕突然站起了身子,低聲接道:「王兄,你們三位談談吧!小妹想先告退了。」
양옥연이 돌연 벌떡 일어나서 나직이 말했다.
"왕형, 당신들 세 분이 말씀나누세요! 소매는 먼저 물러가렵니다."
岳秀笑一笑,沒有說話,譚雲卻低聲說道:「姑娘廚下手藝高明,能不能替咱們燙壺酒,炒幾樣下酒的菜。」
악수가 웃으며 말이 없자 담운이 도리어 나직이 말했다.
"낭자의 고명한 요리솜씨로 우리들에게 술을 데우고, 몇 가지 술안주를 볶아줄 수 있으시오?"
這些時日,楊玉燕歷了凶險,也長了見識,拭去淚水,點頭一笑,道:「小妹這就去替三位備酒。」
최근에 양옥연은 흉험을 겪어 견식도 늘었다. 눈물을 훔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더니 말했다.
"소매가 당장 가서 세 분을 위해 술을 준비하겠어요."
蓮步姍姍的行了出去。
사뿐사뿐 걸어나갔다.
望著楊玉燕背影消失,七王爺長長吁一口氣,笑道:「岳兄弟,這件事,我倒問問你了。」
양옥연의 뒷모습이 사라지고 나자 칠왕야가 길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웃으며 말했다.
"악형제, 이 일은 내가 도리어 자네에게 한번 물어보겠네."
岳秀道:「什麼事啊?」
악수가 말했다.
"무슨 일 말씀입니까?"
七王爺道:「玉燕一片深情。」
칠왕야가 말했다.
"옥연의 두터운 정 말일세."
譚雲道:「我看她近來,盡量改變自己,刁蠻的性格,已改不少,大約是想把自己變成完美無缺的好姑娘,這種力量,除了她情有所鍾之外,父母良師,也無法具此大力。」
담운이 말했다.
"내가 근래에 본 그녀는 가능한 자신을 바꾸고 있으며 제멋대로였던 성격을 이미 적잖이 고쳤소. 아마 자신을 완전무결한 훌륭한 낭자로 바꾸고 싶을 거요. 이런 종류의 힘은 악형에 대한 그녀의 애정 말고는, 부모도 좋은 스승이라도 그와 같은 큰 힘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오."
岳秀淡淡一笑,道:「大哥和譚兄的意思是……」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대가와 담형의 말씀은..."
七王爺道:「玉燕是個好姑娘,但他未必能配上岳秀弟,所以,我要把她認作御妹,而且,還準備替他討一個郡主的封號,這一來,就可以配上你這布衣侯了。」
칠왕야가 말했다.
"옥연은 좋은 낭자일세. 하지만 아직 악동생의 짝이 될 수 있다고는 못하지. 그래서 나는 그녀를 여동생으로 삼으려고 하네. 게다가 군주(郡主:제후의 딸)의 봉호를 받아낼 작정이라네. 그렇게 되면 포의후인 자네의 배필이 될 수 있거든."
才慧絕世的岳秀,今夜裏竟像變的很木訥,望望案上的玉燭,微笑不言。
지혜가 절세적인 악수가 오늘밤은 꿀먹은 벙어리가 된 듯 했다. 탁자 위의 커다란 초를 바라보면서 미소지으며 말이 없었다.
譚雲輕輕咳了一聲,笑道:「岳兄,看來玉燕說的不錯,岳兄的心意,真如雲中星月,叫人看不透澈。」
담운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악형, 보아하니 옥연의 말이 맞았소. 악형의 마음은 정말이지 구름 속의 달이나 별과 같아서 남들이 꿰뚫어보지 못하게 하는구려."
岳秀忽然嘆息一聲,道:「大哥和譚兄的意思,小弟明白,只是小弟另有苦衷,無法作答。」
악수가 문득 탄식하고는 말했다.
"대가와 담형의 뜻은 소제가 잘 압니다. 단지 소제에게는 달리 고충이 있어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七王爺嗯了一聲,道:「什麼苦衷,不能說出來麼?」
칠왕야가 음, 하더니 말했다.
"무슨 고충인지 털어놓을 수 없는가?"
岳秀道:「如是能夠說出來,那也不算苦衷了。」
악수가 말했다.
"만일 털어놓을 수 있다면 그건 고충이라 할 수도 없지요."
譚雲道:「可是伯母方面的……」
담운이 말했다.
"아무래도 백모(伯母)님 쪽의..."
七王爺接道:「那容易,我願代玉燕向伯母說項。」
칠왕야가 말했다.
"그건 쉽지. 내가 옥연을 대신해 백모님께 잘 말씀드리겠네."
岳秀輕輕吁一口氣,道:「對玉燕的事,小弟到時間,自會有個交代,兩位不用為此費心了。」
악수가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옥연에 대한 일은 때가 되면 소제가 설명드릴 것이니 두 분은 마음쓰실 필요 없습니다."
這時,突然聞一聲呼哨傳進來。
이때 별안간 휘파람 소리가 전해왔다.
譚雲一皺眉頭,道:「看來侍衛宮,真的和咱們較上了勁。」
담운이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보아하니 시위궁이 정말로 우리와 겨루어 보러 왔군요."
七王爺急急說道:「快出去瞧瞧看,莫不是官家來了?」
칠왕야가 급히 말했다.
"빨리 나가보세. 틀림없이 천자(天子)께서 오셨을 걸?"
譚雲怔了一怔道:「官家來了。」
담운이 멍해져서 말했다.
"황상께서 오셨다고요?"
七王爺笑一笑道:「是的,他和我約好今夜在此相會。」
칠왕야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오. 그분은 오늘 밤 이곳에서 만나기로 나와 약속했다오."
岳秀站起身子道:「咱們一起看看去吧!」
악수가 일어나서 말했다.
"같이 가봅시다!"
三個人離開秘室,迎了出去。夜色中只見一個身著長衫的中年人,背負雙手,站在院落中,但見朱奇,毒手郎中馬鵬,各執兵刃,擋住那青衫人的去路。緊隨那青衫人的身後,是個佩著長劍的漢子,一個四旬左右,一個只有二十上下。兩人手按劍柄,瞪著朱奇和馬鵬。
세 사람은 밀실을 떠나 마중나갔다. 어둠 속에서 장삼을 입은 한 명의 중년인이 뒷짐을 진 채 정원 안에 서있는 것이 보였다. 헌데 주기, 독수랑중 마붕이 각기 병기를 쥐고 그 청삼인의 길을 막고 있었다. 그 청삼인의 뒤에는 두 명의 장검을 찬 사내가 있었는데 한 명은 사순 가량이고 한 명은 고작 스무살 가량이었다. 두 사람은 검자루에 손을 얹은 채 주기와 마붕을 노려보고 있었다.
七王爺快步而至,一撩衣襟,跪了下去,道:「臣弟接駕來遲……」
칠왕야가 빠른 걸음으로 이르러서는 옷자락을 들고 무릎 꿇더니 말했다.
"아우가 마중이 늦었습니다..."
青衫人伸手扶起了七王爺道:「快起來,咱們今夜是兄弟相會,不論官場禮儀。」
청삼인은 손을 뻗어 칠왕야를 부축해 일으키고는 말했다.
"속히 일어나거라. 오늘밤 우리는 형제로 만났으니 관계(官界)의 예의는 논하지 말아라."
七王爺站起身子,岳秀和譚雲一起跪拜下去。
칠왕야가 일어서자 악수와 담운이 같이 꿇어 절을 했다.
官家連連揮手,道:「我深夜探訪,只論私誼,兩位不用行禮。」
천자는 연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내가 밤늦게 찾아온 것은 단지 사적인 우의를 논하기 위함이니 두 사람은 예를 차릴 필요 없네."
這時朱奇和馬鵬,也聽出了來人的身份,竟然是大明朝的皇帝,蓬的一聲,齊齊跪了下去。
이때 주기와 마붕도 방문자의 신분을 알아냈다. 놀랍게도 대명조의 황제였던 것이다. 퍽, 하는 소리를 내며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官家很開明,臉上一直帶著笑容,道:「不用多禮了,快快起來。」
천자는 무척 생각이 깨어있었다. 얼굴에 줄곧 웃음을 띤 채 말했다.
"예를 차릴 필요 없소. 어서들 일어나시오."
回顧了兩個佩劍的隨從,道:「你們也可休息一下,我要和御弟談談。」
두 명의 검을 찬 수행시위를 돌아보고 말했다.
"나는 동생과 이야기를 해야겠으니 그대들도 좀 쉬도록 하게."
兩個佩劍人,被朱奇、馬鵬,招待入一座跨院中,杯酒論交,縱論江湖事,談得甚是投機。官家卻被七王爺帶入秘室。玉燕姑娘早已在廚下做好了幾樣小菜,燙好了幾壺好酒。七王爺陪官家落坐秘室,楊玉燕正好送美餚。
검을 찬 두 사람은 주기, 마붕에 의해 한 채의 과원 안에서 접대를 받았다. 술잔을 기울이며 사귀게 되었고 강호의 일을 논하며 몹시 의기투합하게 되었다. 천자는 칠왕야가 밀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양옥연은 벌써 부엌에서 몇 가지 안주를 만들고 몇 동이의 좋은 술을 데웠다. 칠왕야는 천자를 모시고 밀실에 앉혔고, 양옥연이 마침 맛난 요리를 올렸다.
看看是官家,楊玉燕又要下拜,卻被官家攔阻,笑道:「姑娘,不用多禮了。」
천자를 본 양옥연이 또 절을 하려는데 천자가 저지하고는 웃으며 말했다.
"낭자, 너무 예를 차리지 말게."
兩道目光,上下打量了玉燕姑娘一陣,只看的楊玉燕暈生雙頰,垂下頭,不敢抬起來。七王爺輕咳了一聲,道:「王兄,請進點酒菜。」
두 줄기 시선이 한동안 옥연낭자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양옥연은 두 볼을 붉힌 채 고개를 숙이고 감히 쳐들지 못했다. 칠왕야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는 말했다.
"왕형, 안주 좀 드십시오."
官家舉筷吃了一口,道:「好,好,這是御弟在江南的名廚手藝吧……」
천자가 젓가락을 들어 한 입 먹고는 말했다.
"훌륭하구나. 이건 동생이 있는 강남땅 유명 요리사의 솜씨겠지..."
七王爺道:「不是,是楊姑娘的傑作。」
칠왕야가 말했다.
"아닙니다. 양낭자의 걸작이랍니다."
官家道:「難得啊!難得,楊姑娘這點年紀,就燒得這樣好菜。」
천자가 말했다.
"양낭자와 같은 그 나이에 이렇게 훌륭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七王爺低聲道:「王兄,可是想和岳秀談談麼?」
칠왕야가 나직이 말했다.
"왕형, 아무래도 악수와 이야기하고 싶으시지요?"
官家點點頭,道:「我想了很久,如是強下詔諭,迫他入仕,那可能逼他逃走……」
천자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내가 한참을 생각했는데, 만일 억지로 칙령을 내려 그를 벼슬길에 들게 한다면 달아나 버리겠지..."
七王爺接道:「王兄明鑒!岳秀是這樣的一個人,不知為什麼,他對入仕為官一途,深惡痛絕。」
칠왕야가 말했다.
"왕형께서 잘 보셨습니다! 악수는 그런 사람입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벼슬길에 들어서 관리가 되는 것을 극도로 증오합니다."
官家忽然嘆息一聲,道:「古人云,伴君如伴虎,有很多誤錯聖旨,常常使一門忠烈,盡遭傷亡,亂時忠臣,捨生忘死,以保君主江山,但太平世界,他們卻不會阿諛奉承,討君歡心,君臣隔閡日深,再經奸臣誣陷,君不詳查,造成了不少恨事。」
천자는 문득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옛말에 군주를 모시는 것은 호랑이와 같이 지내는 것과 같다고 했다. 잘못 내려진 성지(聖旨)에 절개있는 집안이 모조리 죽음을 당하는 일이 많았지. 나라가 어지러울 때 충신은 살기를 포기하고 죽음을 잊은 채 군주와 강산를 지키지만, 태평한 세상에서는 아첨하여 군주의 환심을 사려하지 않아서 군주와 신하는 날이 갈수록 서먹서먹해지고 거기다가 간신들의 무고와 모함을 겪게 되는데 군주가 상세히 조사하지 않아서 한스러운 일이 적잖이 생겼었지."
七王爺道:「似王兄這等下體臣心,洞明事的人,自然不會,再造冤獄。」
칠왕야가 말했다.
"왕형께서 이토록 신하의 마음을 이해하고 훤히 꿰뚫고 계신 분이시니 다시는 억울한 죄인들이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官家嘆息一聲,道:「我雖有振作之心,但以前的積弊太深,一時之間,卻有力難從心之感。」
천자가 탄식하더니 말했다.
"내 비록 떨쳐일어날 마음이 있지만 이전의 적폐(積弊)가 너무도 깊어 일시지간 힘이 있어도 마음대로 못하는구나."
語聲微微一頓,接道:「近來,我發覺宮中情形,有很多異席之處,後宮、內苑,似乎是都落入別人的控制之中。」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근래 나는 궁중의 정황을 살피다가 관직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을 발견했다. 후궁, 내원은 마치 다른 사람의 공제 하에 떨어진 듯 하구나."
七王爺道:「這麼說來,王兄的處境,似是極度的危險。」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다면 왕형의 처지는 극도로 위험하겠군요."
官家點點頭,道:「是的,他們如若是存了謀害我之心,也許他們早已得了,遲遲不肯下手,那是因為他們還未佈置完全。」
천자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렇다. 그들이 만약 나를 모해(謀害)할 마음을 가졌다면 아마 벌써 할 수 있었겠지. 우물쭈물하며 손을 쓰지 않음은 그들이 아직 완전히 준비가 안되었기 때문이다."
七王爺道:「這麼說來,王兄的處境極為險惡了。」
칠왕야가 말했다.
"그렇다면 왕형의 처지는 극히 험악하군요."
官家道:「所以,我來找岳秀談談。」
천자가 말했다.
"그래서 악수와 이야기하러 찾아 왔다."
七王爺召岳秀、譚雲齊入秘室,楊玉燕卻行了一禮,準備告退。官家笑一笑,道:「聽說你已被七弟認作義妹,也算是自己人,不用迴避了。」
칠왕야는 악수, 담운을 일제히 밀실로 불러들였다. 양옥연이 예를 올리고 물러가려고 하자 천자가 웃으며 말했다.
"듣기로 칠제가 이미 그대를 의매로 삼았다고 하니 우리쪽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피하지 말아라."
楊玉燕又行了一禮,留了下來。
양옥연은 또 예를 올리고 남게 되었다.
岳秀、譚雲又要行大禮,官家搖搖頭,道:「夠了,夠了,你們一直把我當皇帝看待,今宵咱們是私室論交,不計君臣身份。」
악수, 담운이 또 대례(大禮)를 올리려 하자 천자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됐소, 됐어. 그대들은 줄곧 나를 황제로 보고 있구먼. 오늘밤은 사적인 자리이니 군신의 신분은 문제삼지 않겠네."
岳秀道:「這個,草民等如何敢當。」
악수가 말했다.
"민초들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官家道:「七弟告訴我你堅拒入仕,可有什麼原因?」
천자가 말했다.
"칠제가 나한테 고하기를, 자네가 벼슬길에 들기를 완강히 거부한다던데 무슨 원인이 있겠군?"
岳秀道:「草民生性疏懶,官場習氣,對我不太適合。」
악수가 말했다.
"민초는 천성이 게을러서 관장(官場:관리들 세계)의 분위기를 익히기에 너무도 적합하지 않습니다."
官家道:「就這樣簡單麼?」
천자가 말했다.
"그렇게 간단한가?"
岳秀道:「小節不修,常招致殺身之禍,而且禍連家人,滿門誅絕,皇上覺著這是一件小事?」
악수가 말했다.
"사소한 것에 신경쓰지 않다가 늘 살신지화를 초래합니다. 뿐만 아니라 화가 가족에게도 미쳐 온 집안이 멸문을 당하지요. 황상께서는 이것이 사소한 일이라 여기십니까?"
官家道:「岳秀,你堅不入仕,我不勉強你,但我要你作一件事,你是否肯答允呢?」
천자가 말했다.
"악수, 자네가 기어코 벼슬길에 들지 않겠다니 강요하지 않겠네. 하지만 나는 자네가 한 가지 일을 해주었으면 하는데 승낙할 텐가?"
岳秀沉吟了一陣,道:「先有疾風,才知勁草,草民等既受知遇,自當為君盡忠,但不知主上有何詔諭?」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세찬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풀이 억세다는 것을 아는데, 민초들을 알아주시니 당연히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헌데 주상(主上)께서는 어떤 명을 내리실런지요?"
官家道:「侍衛宮,內苑府,本是兩種制衡作用的機構,但現在似乎都變了質。」
천자가 말했다.
"시위궁, 내원부는 본래 두 종류의 균형을 유지하는 작용을 하는 기구인데 지금은 모두 성질이 변한 듯 하네."
岳秀道:「皇上居於內苑,對宮中事知曉必多,但不知內苑和侍衛宮,都為何人控制?」
악수가 말했다.
"황상께서는 내원에서 지내시니 궁중의 일에 대해 필시 많이 알고 계시겠지요. 내원과 시위궁이 어떤 사람에게 공제되고 있는지요?"
官家沉吟了一陣,道:「似是來自宮中的一股神秘力量,控制了兩處,更可怕的是,寡人仔細觀察之後,發覺內苑府中引進了不少的太監,都非淨身之人……」
천자는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궁중에서 발생한 한 줄기 신비역량이 두 곳을 공제하고 있는 것 같네. 더욱 두려운 점은, 과인이 자세히 관찰해보니 내원부 안으로 적잖은 태감을 끌어들였는데 모두 거세를 하지 않은 사람임을 발견했다네..."
譚雲接道:「萬歲既然發覺有異,為什麼不作斷然處置,致使他們的勢力坐大。」
담운이 말을 받았다.
"황상께서 이왕 이상한 점을 발견하셨다면 왜 단호하게 처리하지 않으시어 그들의 세력이 손쉽게 커지게끔 만드셨습니까?"
官家苦笑一下,道:「寡人發覺情勢有異時,已然全被他們控制,內宮之中,只有我三五親信侍衛,還有一部份太監,雖然效忠於我,但他們手無縛雞之力,難當清君側的大任,近日中飛章奏摺,綿連不絕,都是參奏各路親王的謀反之意,參奏七弟的本章最多,顯是要我下詔削藩,唉!寡人心中明白,各路親王,分握重兵,使他們不敢妄生異念,一旦削藩成功,解除各路親王的兵權,他們就立時有不利於寡人的舉動了。」
천자는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세가 이상함을 과인이 느꼈을 때는 이미 전부 그들의 공제에 들어가고 말았고, 내궁에는 오직 나의 측근인 서너 명의 시위들과 또 일부의 태감 뿐이었다네. 비록 그들이 나에게 충성을 다했지만 그들은 닭 한 마리 잡을 힘도 없어 군주의 주변을 정리하는 대임을 감당하기는 어려웠지. 최근 익명의 상주문이 연이어 끊이지 않았는데 모두 각지에 있는 친왕들의 모반을 탄핵하는 것이었다네. 칠제에 대한 탄핵이 가장 많았고, 나로 하여금 영지를 몰수하는 조서를 내리게 하려는 것이 분명했지. 후!
각지의 친왕들이 병권을 나누어 쥐고 있는 것이 그들로 하여금 감히 딴 생각을 못하게 한다는 사실을 과인은 마음 속으로 분명히 알고 있네. 일단 영지를 몰수하는데 성공하여 각지의 친왕에게서 병권을 빼앗아버린다면 그들은 즉시 과인에게 불리한 짓을 했겠지."
岳秀道:「萬歲觀察入微,定力深厚,不為他們左右,才保了這個粗安之局。」
악수가 말했다.
"황상의 치밀한 관찰과 심후한 정력(定力)으로 그들에게 좌우되지 않아서 이런 평안한 국면을 유지하셨군요."
官家道:「內宮庭制,必將改革,兩代前皇,會有太監專權之行,皇位傳於寡人,作了一番興改,想不到這一來,太監大權被削,致使內庭規制不嚴,混入了江湖中人,造成今日之局。」
천자가 말했다.
"궁정(宮庭)의 제도는 반드시 개혁할 걸세. 양대(兩代) 선황(先皇) 시절에는 태감이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가 황위(皇位)가 과인에게 전해지자 개혁을 했는데, 이렇게 되자 태감들의 권력이 약해졌고 내정(內庭)을 엄히 규제하지 못하여 강호인들이 혼입되어 금일의 국면이 조성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岳秀道:「萬歲日理萬機,也難面面顧到。」
악수가 말했다.
"폐하께서는 정사에 다망하시니 하나 하나 돌보기 힘드시기도 하지요."
官家笑道:「幸得七弟及時而至,帶來了你們這一批義俠人才,內宮形勢,已逼得我不能再拖下去,我想委請你擔大任,以清君側,重振大明朝綱,不知你意下如何?」
천자가 말했다.
"다행히도 칠제가 때마침 그대들 같은 의협인재(義俠人才)들을 데리고 왔군. 내궁의 형세는 이미 더이상 시간을 끌지 못하게 되었네. 대명(大明) 조정의 기강을 다시금 떨치도록 자네가 대임을 맡아서 군주의 주변을 정리해줄 것을 부탁하고 싶네만?"
岳秀道:「草民只恐才慧所限,難當此等大任,似乎是很難再找個適當的人了。」
악수가 말했다.
"민초는 지혜가 한계가 있어 그런 대임을 맡기 어렵습니다만, 적당한 사람을 다시 찾기도 어려울 듯 하군요."
官家接道:「你不用推辭了,寡人觀察,除你之外,似乎是很難再找個適當的人了。」
천자가 말했다.
"사양하지 말게. 과인이 관찰해보니 자네 말고는 적당한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 같네."
七王爺回顧了岳秀一眼道:「岳秀,你不用辭,我已代你答應下來了。」
칠왕야가 악수를 돌아보고 말했다.
"악수, 사양하지 말게. 나는 이미 자네 대신 승낙했다네."
岳秀道:「既承看重,草民只有全力以赴了。」
악수가 말했다.
"이미 저를 중히 여기고 계시니 민초는 오직 전력을 다할 뿐입니다."
官家點點頭,道:「那很好,但以平民布衣,出入深宮內苑,實有諸多不便之處,所以,寡人要封你個名號……」
천자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러면 됐네. 그런데 평민이 궁궐 깊은 곳 내원을 출입하려면 사실 불편한 점이 많을 걸세. 그래서 과인은 자네를 관직에 봉하려고 하네만..."
岳秀急道:「萬歲,草民無意名位……」
악수가 말했다.
"폐하, 민초는 명성이나 지위에 뜻이 없습니다..."
官家笑道:「我知道,所以,我想了很久,才想出一個折衷之法,你不入仕,但卻封布衣侯,寡人已賜你玉指,再賜金鳳剪一把,鳳剪所至,三宮六院,任你便宜行事,王妃抗命,也任你先斬後奏。」
천자가 웃으며 말했다.
"알고 있지.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생각했고 비로소 절충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떠올렸는데, 자네를 벼슬길에 들이지 않고 포의후(布衣侯)에 봉하는 것일세. 과인은 자네에게 옥지(玉指), 거기에 금봉전(金鳳剪)을 하사하겠네. 봉전이 효력을 미치는 곳은 삼궁육원(三宮六院)이니 자네 마음껏 일을 할 수 있을 걸세. 왕비가 항명해도 자네는 임의대로 먼저 목을 베고 나중에 아뢰어도 된다네."
七王爺怔了一怔,道:「皇兄,這個……」
칠왕야가 멍해져서 말했다.
"황형, 이건..."
官家笑一笑,接道:「七弟,用人不疑,疑人不用,好的是國境四鄰,尚稱平靜,但這平靜的日子,不會太久,這是我整頓內苑府的最好機會,一旦邊境有事,內苑作作,顧兼內外,那就有些麻煩了。」
천자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칠제, 사람을 쓰려면 의심을 하지 말아야 하고 의심한다면 쓰지 말아야 한다. 다행인 것은 국경을 맞댄 이웃 네 나라가 아직은 조용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평정한 날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터이니, 이건 내가 내원부를 정리할 가장 좋은 기회이다. 일단 변경(邊境)에 일이 터졌는데 내원부가 들고일어나면 안팎을 동시에 돌봐야 하는고 그건 좀 번거로울 테지."
七王爺低聲說道:「臣的意思,金鳳剪乃先朝傳下之物,權威太重,皇兄……」
칠왕야가 나직이 말했다.
"신의 말은 금봉전은 선조대부터 대대로 전해오는 물건이라 권위가 너무도 중하다는 것입니다. 황형께서는..."
官家搖搖頭道:「我知道,目下不但內宮叛亂,幾家藩鎮,似乎也有變化,我請出金鳳剪,整理京畿內亂,也要幾個藩鎮明白。」
천자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알고 있다. 지금은 내궁의 반란 뿐만 아니라 몇 군데 번진(藩鎮:변경의 지방절도사)에서도 변화가 있는 것 같구나. 내가 금봉전을 꺼내어 경기의 내란(內亂)을 정리하는 것을 그 몇 명의 번진도 확실히 알게 만들려는 의도이다."
七王爺哦了一聲,未再多言。
칠왕야는 아, 하더니 더이상 여러 말 하지 않았다.
官家的目光,轉注到岳秀的身上,道:「岳秀,你知道金鳳剪的來歷麼?」
천자의 눈길이 악수에게로 돌려졌다.
"악수, 자네는 금봉전의 내력을 아는가?"
岳秀搖搖頭,道:「草民不知。」
악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민초는 알지 못합니다."
官家道:「金鳳剪來自外國貢物,長度二尺八寸,鋒利可斷金鐵,先帝以金鳳剪清理宮亂、親王,誅殺百人,不沾血跡,以後封存後宮,作為權威之徵,寡人賜你,不但要你代清君側,還要布衣仗剪,盡除朝中叛王、讒臣,小者江湖匪盜,亦在剪除之列,金剪到處,不受大明律令的限制,我信任你不致妄用。」
천자가 말했다.
"금봉전은 외국으로부터 공물(貢物)로 들어온 것인데, 길이가 이 척 팔 촌에 금철(金鐵)을 자를 수 있을 정도로 예리하다네. 선제(先帝)께서는 금봉전으로 궁중의 난과 친왕(親王)들을 깨끗이 정리하셨는데 백인(百人)을 주살하면서도 핏자국이 묻지 않았고 이후에 봉해져서 후궁에 보관되어 있지. 권위의 상징으로서 과인이 자네에게 줄 테니, 자네는 군주의 주변을 대신 정리하고 더 나아가 금봉전을 가지고 조정에 반기를 든 친왕들과 참언(讒言)을 일삼는 간신들을 제거하여야 하네. 작게는 강호의 도적들 역시 제거의 대상에 들어가네. 금봉전이 가는 곳은 대명(大明) 율령(律令)의 제한을 받지 않을 것이며 나는 자네가 함부로 사용하지 않으리라 믿네."
岳秀呆了一呆,道:「這等先朝遺物,草民怎敢……」
악수가 멍해져서 말했다.
"그 정도의 선조 유물을 민초가 어찌 감히..."
官家接道:「孤意已決,你不用再推辭了,而且,金鳳剪,也只有你這樣武功的人,才能執用。」
천자가 말했다.
"짐은 이미 결정했으니 자네는 사양치 말게. 게다가 금봉전은 자네처럼 무공을 가진 사람이라야 쓸 수가 있네."
岳秀心中大奇,道:「金鳳剪除了鋒利之外,還有別的妙用麼?」
악수는 마음 속으로 크게 기이하여 말했다.
"금봉전은 예리한 것 말고 또 다른 효용이 있습니까?"
官家道:「金鳳剪來自南蠻貢物,造剪人不但極善冶鋼,也兼顧了外觀,其形如鳳,張剪如翼,寡人曾經仔細看過那金剪形狀,它應該是一件奇異暗器。」
천자가 말했다.
"금봉전은 남만(南蠻)에서 공물로 들어왔지. 가위를 만든 사람은 훌륭하게 주조를 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외관도 허투루 하지 않아서, 생김새는 봉황과 같고 길다란 가위는 날개와 같다네. 과인이 그 금봉의 형상을 자세히 본 적이 있는데 그건 하나의 기이한 암기라고 해야 할 걸세."
岳秀哦了一聲道:「有這等事?」
악수가 아, 하더니 말했다.
"그런 일이 있습니까?"
官家笑一笑,道:「我也許練過幾天劍術……」
천자가 웃으며 말했다.
"나도 며칠간 검술을 배운 적이 있었지..."
岳秀接道:「萬歲施援七王爺,金丸發如流星,足見高明。」
악수가 말했다.
"폐하께서 칠왕야를 구원하신 금구슬은 유성처럼 발출되었지요. 족히 고명하다고 봅니다."
官家哈哈一笑,道:「但我還不會施用金鳳剪。」
천자는 하하, 웃더니 말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금봉전을 사용할 줄 모른다네."
岳秀道:「草民也不會。」
악수가 말했다.
"민초도 모릅니다."
官家道:「我相信你的才智一看就會,內苑後宮中,我可以信得過的親隨,只有一十二個人,他們倒是個個忠心,武功也過得去,你既接受了布衣侯、金鳳剪,行動要愈快愈好,但不知你幾時進宮?」
천자가 말했다.
"자네의 재주와 지혜라면 보자마자 알 수 있을 것이라 믿네. 내원과 후궁 안에 내가 신임할 수 있는 자는 오직 열두 명 뿐일세. 그들은 개개인이 충성스럽고 무공도 쓸 만 하지. 자네가 포의후, 금봉전을 받아들였으니 행동은 빠를 수록 좋은데 자네는 언제 궁에 들어올텐가?"
岳秀道:「這個,草民請教過七王爺,再奏詔選。」
악수가 말했다.
"그건 민초가 칠왕야께 가르침을 청하고 다시 아뢰겠습니다."
官家點點頭,道:「好!我希望是愈快愈好。」
천자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좋아! 빠르면 빠를 수록 좋네."
七王爺道:「臣弟自會促應詔選,進宮侍駕。」
칠왕야가 말했다.
"아우가 재촉하여 속히 사람을 뽑고 궁으로 들어가 명을 기다리게끔 하겠습니다."
官家站起了身子,笑道:「岳秀入宮時,你也進宮,咱們兄弟要多談談國家大事,你佈政七省,對江南風土人情,知之甚詳,民間疾苦,也比我知曉的多些,我還要借重你的長才。」
천자가 일어서더니 웃으며 말했다.
"악수가 입궁할 때 너도 들어오너라. 우리 형제는 이야기 나눌 국가대사가 많다. 네가 칠성(七省)을 다스리고 있으니 강남의 풍토와 민심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고, 민생의 고충들도 나보다 많이 알 터이니 나는 너의 재주를 빌려야겠구나."
七王爺忽然間滾落下一片汗珠,拜伏於地,道:「臣弟理當效命。」
칠왕야는 별안간 땀을 흘렸다.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
"아우는 마땅히 신명을 다하겠습니다."
官家道:「起來,起來,自己兄弟,不用多禮。」
천자가 말했다.
"일어나거라. 형제끼리 너무 예를 갖출 필요는 없다."
扶一把七王爺,轉身而去。七王爺緊身相隨,送出宮外,岳秀卻站著未動。譚雲、楊玉燕,本來都要送駕,但見岳秀站著未動,也就停下身子。
칠왕야를 부축하고는 뒤돌아서 갔다. 칠왕야가 바짝 뒤따라서 궁 밖으로 배웅을 나갔고 악수는 선 채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 담운, 양옥연은 본래 모두 황제를 전송해야 했지만 악수가 서서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는 몸을 멈추었다.
送走了官家,七王爺重回密室,拭拭頭上的汗珠,緩緩說道:「岳兄弟,你幾時進宮?」
천자를 보내고 칠왕야는 다시 밀실로 돌아와 머리의 땀을 훔치고 천천히 말했다.
"악형제, 자네는 언제 궁으로 들어갈텐가?"
岳秀笑一笑,道:「大哥的決定呢?」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대가의 결정은?"
七王爺道:「愈快愈好。」
칠왕야가 말했다.
"빠르면 빠를 수록 좋네."
岳秀道:「好吧,咱們明天午時進宮如何?」
악수가 말했다.
"좋습니다. 내일 오시(午時)에 입궁하면 어떻습니까?"
七王爺道:「好!就是明天午時……」
칠왕야가 말했다.
"좋아! 내일 오시일세..."
輕輕吁一口氣,接道:「岳兄弟,你要把人手集中一下進宮去,只怕很難免去和內苑府、侍衛宮的衝突。」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악형제, 자네는 사람을 모아서 궁으로 들어가야 할텐데 내원부, 시위궁과는 충돌을 면하기 어려울 듯 하네."
岳秀道:「侍衛中人,大半來自江湖,不去管它了,但內苑府,是怎麼一回事呢?難道是太監在搗亂?」
악수가 말했다.
"시위궁 사람은 대부분 강호에서 왔으니 신경쓰지 않지만 내원부는 어찌된 일입니까? 설마 태감들이 말썽을 피우는 것입니까?"
七王爺道:「大概是吧!皇上沒有說明白,但我想你受賜金鳳剪時,他會有個交代。」
칠왕야가 말했다.
"아마도 그럴 걸세! 황상께서 분명하게 말씀하지는 않으셨지만 자네가 금봉전을 하사받을 때 그분께서 설명하시리라 생각하네."
岳秀嘆口氣,道:「照小弟的看法,內苑府的太監們,早已變質,可能是別人安排的死士。」
악수가 탄식하며 말했다.
"소제의 생각에 비추어보자면 내원부의 태감들은 벌써 변질되었으며 다른 사람이 안배한 사사(死士)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七王爺道:「你說說看看,亂源來自何處?」
칠왕야가 말했다.
"혼란의 근원이 어디에서 왔는지 한번 말해보게."
岳秀道:「後宮,如是小弟猜的不錯,有不少妃子、宮娥,都將捲入這楊禍亂之中。」
악수가 말했다.
"후궁(後宮)입니다. 만일 소제의 짐작이 맞다면 적잖은 후궁들과 궁녀들이 이 한바탕의 환란 속에 말려들 겁니다."
七王爺道:「金鳳剪,先帝遺物,你只要持有金鳳剪,就可以對付后妃。」
칠왕야가 말했다.
"금봉전은 선제(先帝)의 유물로서 자네가 금봉전을 가지게 된다면 후궁들을 상대할 수 있을 걸세."
岳秀道:「大哥,小弟久聞皇家的享受,三宮六院,七十二妃,後宮粉黛三千人,這等地方,豈是兄弟能夠闖的麼?」
악수가 말했다.
"대가, 황제에게는 삼궁육원(三宮六院)에 일흔 두 명의 비(妃)와 후궁이 삼천 명이라고 소제는 오랫동안 들어왔습니다. 그런 곳이 어찌 형제가 뛰어들 수 있는 곳이겠습니까?"
七王爺道:「我那皇帝兄長,對你似是特別優遇,這件事,你們當面談談吧!」
칠왕야가 말했다.
"나의 황제형님은 자네를 특별히 우대하시는 듯 하네. 그 일은 만나서 이야기해보게!"
岳秀吸一口氣,道:「好吧!大哥,請安歇吧!」
악수가 숨을 들이쉬고는 말했다.
"좋습니다! 대가, 편히 쉬십시오!"
帶著譚雲和楊玉燕告退出來。
담운과 양옥연을 데리고 물러나왔다.
譚雲忽然哈哈一笑,道:「岳兄,咱們來自江湖,想不到竟然會擔負起清理君側的事,想來,真是像做夢一樣。」
담운이 문득 하하, 웃고는 말했다.
"악형, 강호 출신의 우리가 황제의 측근을 청소하는 일을 맡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 생각컨대 정말 꿈만 같소."
岳秀道:「皇帝也是人,龍心難測,完全是權威之心作祟,這件事……」
악수가 말했다.
"황제도 사람이고 황제의 마음은 예측하기 어렵소. 완전히 권위적인 마음에 사로잡혀 계시는구려. 이 일은..."
突然停下腳步住口不言。
돌연 걸음을 멈추고 입을 다물었다.
楊玉燕一顰黛眉,道:「大哥,可是有人來了?」
양옥연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대가, 누군가 왔군요?"
岳秀點點頭。譚雲、楊玉燕心中都已明白,岳秀的武功,比他們高出太多,耳目也比他們靈了很多,兩人雖然沒有聽出什麼,但兩人卻相信岳秀不會聽錯。
악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담운, 양옥연은 악수의 무공이 그들에 비해 훨씬 높으며, 이목(耳目)도 그들에 비해 매우 영민함을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비록 아무 것도 듣지 못했지만 악수가 잘못 들었을 리 없다고 믿었다.
楊玉燕道:「我去瞧瞧。」
양옥연이 말했다.
"내가 가서 살펴보겠어요."
正待飛身而上,卻被岳秀一把拉住,緩緩說道:「朋友,閣下大意了一些,現在,再屏息凝神,已經有些來不及了。」
막 몸을 날리려는데 악수가 붙잡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친구, 귀하는 조금 부주의했소. 이제 더이상 숨죽이고 있어봤자 이미 늦었소."
楊玉燕呆了一呆,道:「敵人已經來了?」
양옥연이 멍해져서 말했다.
"적이 이미 왔군요?"
岳秀道:「不錯,就是那屋角暗影之處。」
악수가 말했다.
"그렇소. 바로 이 집 모퉁이 어두운 그림자 속이오."
譚雲皺皺眉頭,沒有講話,心中卻暗暗忖道:這地方,巡察極嚴,朱奇、馬鵬擔負警戒之責,兩人都是老江湖了,怎的會被人闖了進來,竟無所覺。
忖思之間,只見暗影中,行出一個身著灰衣,年過半百,留著花白長鬚的老者。
담운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말하지 않고 속으로 남몰래 곰곰히 생각했다.
'이곳은 순찰이 극히 엄밀하며 경계의 책임을 지고 있는 주기, 마붕 두 사람은 모두 노련한 강호인이다. 어찌하여 침입해왔는데도 발견하지 못했을까?'
곰곰히 생각하는 사이에 어둠 속에서 회의를 입고 희끗희끗한 긴 수염을 길렀으며 나이가 반백은 넘은 한 명의 노인이 걸어나왔다.
只見拂鬚一笑,道:「佩服,佩服,閣下好靈敏的耳目。」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더니 말했다.
"귀하의 영민한 이목에 감탄했소."
岳秀仔細打量了那灰衣老者一眼,竟是素不相識。
악수는 그 회의노인을 자세히 훑어보았는데 놀랍게도 전혀 안면이 없었다.
淡淡的笑一笑,道:「不敢,不敢……」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별말씀을..."
目光卻轉注到譚雲的臉上。想那譚雲見多識廣,或可認出這老者的來歷。
시선을 담운에게로 돌렸다. 담운은 견식이 두루 넓으니 혹시 이 노인의 내력을 알아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對於江湖上酬應之言,岳秀自知不如譚雲,同時,也瞧出了,譚雲也不識老者,當下低聲說道:「譚兄,問問他什麼來路?」
강호인을 말로 상대하는 데에 있어서는 자신이 담운보다 못함을 악수는 알고 있었다. 동시에 담운도 노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보자 즉시 나직이 말했다.
"담형, 그의 내력을 한번 물어보시겠소?"
譚雲行前兩步,一抱拳,道:「恕兄弟眼拙,不識大駕。」
담운이 앞으로 두 걸음 걸어가 포권하며 말했다.
"형제가 눈이 어두워 왕림하신지 몰랐음을 용서하십시오."
灰衣人笑一笑,道:「但老夫卻識得閣下是,來自湘西的譚二公子。」
회의인이 웃으며 말했다.
"노부는 귀하를 알아보겠소. 상서에서 온 담이공자(譚二公子)구려."
譚雲微微一怔,忽然縱聲而笑,道:「說的是啊!一明一暗之間,自不可同時相識,在下確是譚雲,閣下怎麼稱呼?」
담운은 약간 멍해졌다가 문득 소리내어 웃으며 말했다.
"맞습니다. 한 쪽은 밝은 데 있고 한 쪽은 어두운 곳에 있으니 동시에 알아보지 못하겠군요. 저는 확실히 담운인데 귀하는 어떻게 불리십니까?"
저는 확실히 담운입니다. 귀하는 어떻게 불리십니까?"
灰衣老者道:「通名報姓,如非太重要的事情,我看那就免了,還是談談重要的事吧!」
회의인이 말했다.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통성명은 됐다고 보네. 중요한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낫겠네!"
譚雲沉吟了一陣,道:「閣下不肯奏告姓名,也就罷了,但不知有什麼大事奏告。」
담운은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귀하가 성명을 알려주지 않겠다면 그것도 그만입니다. 하지만 무슨 큰일을 알려주실지 모르겠군요."
灰衣人道:「大明皇帝,剛剛離開此地,但不知和諸位談些什麼?」
회의인이 말했다.
"대명황제가 방금 이곳을 떠났는데 제위들과 무슨 말을 했는가?"
譚雲未立刻回答,回顧了岳秀一眼,才緩緩說道:「他們兄弟相晤,說些什麼咱們也不清楚,就算知道一些,也不會告閣下。」
담운은 즉시 대답 못하고 악수를 돌아보더니 그제서야 천천히 말했다.
"그들 형제가 만나서 무슨 말을 했는지 우리도 잘 모릅니다. 설령 알더라도 귀하에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灰衣老者呵呵一笑,道:「相談如此不歡,那也很難談得下去了,老夫告辭。」
회의노인은 하하, 웃더니 말했다.
"이처럼 대화를 좋아하지 않으니 그러면 계속 이야기하기도 어렵겠군. 노부는 이만 가보겠네."
岳秀冷冷說道:「站住。」
악수가 냉랭하게 말했다.
"멈추시오."
灰衣老者目光轉注到岳秀的臉上,道:「你要留下老夫?」
회의노인은 눈길을 악수에게로 돌리며 말했다.
"그대는 노부를 붙잡아두려는가?"
朱奇接道:「不錯,這不是戲院子,任你進進出出。」
주기가 말했다.
"그렇소. 이곳은 당신 마음대로 들락거리는 놀이터가 아니오."
灰衣老者目光一掃朱奇,笑道:「好啊,大名鼎鼎的膽叟朱奇,竟然也在此地……」
회의인은 주기를 한번 쓸어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좋아. 뜻밖에 대명이 쟁쟁한 담수 주기도 이곳에 있었군..."
語聲一頓,接道:「膽叟、頑童,一向是焦不離孟、孟不離焦,但不知頑童何在?」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담수, 완동은 언제나 실과 바늘처럼 붙어다녔는데 완동은 어디에 있소?"
朱奇心中暗道:這人對我認識的這樣清楚,我怎麼卻一點也認不出他是何人。
주기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자는 나에 대해 이렇게 잘 아는데 나는 어찌 그가 누구인지 조금도 알아내지 못할까.'
心中念轉,兩道目光,卻不停在那灰衣老者身上打量起來。
마음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두 줄기 시선은 쉼없이 그 회의노인을 훑기 시작했다.
馬鵬低聲說道:「朱兄,他可能戴有人皮面具。」
마붕이 나직이 말했다.
"주형, 그는 인피면구(人皮面具)를 쓰고 있을 가능성이 있소."
一言提醒夢二人,朱奇冷笑一聲,道:「朋友……閣下對老夫如此熟悉,想必見過多次了。」
이 한 마디는 두 사람을 꿈에서 깨웠다. 주기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친구... 귀하가 노부에 대해 이같이 상세히 알다니 틀림없이 여러 번 만난 적이 있으리라 생각되오."
灰衣人道:「不錯,只是朱兄太健忘,完全記不起兄弟了。」
회의인이 말했다.
"그렇소. 다만 주형이 너무 잘 잊어버려서 형제를 전혀 기억에서 떠올리지 못하는구려."
朱奇道:「你脫下人皮面具,以真正面目和人相見,在下或可認出閣下。」
주기가 말했다.
"당신이 인피면구를 벗고 진면목을 보여준다면 혹시 귀하를 알아볼 수 있을 거요."
灰衣人哈哈一笑,道:「朱兄,兄弟認識你就夠,朱兄似是用不著一定要認出在下是誰了。」
회의인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주형, 형제가 당신을 알아보면 충분하오. 주형이 내가 누구인지 꼭 알 필요는 없을 듯 하오."
說完話,突然飛身而起,夜色中,直飛起三四丈高,斜向一個屋面上落去。就在他飛起的同時,朱奇也疾飛而起,直追過去。灰衣人腳落屋面,朱奇已隨後而至。情勢迫人,朱奇不得不伸手硬接一擊。
말을 마치고 돌연 몸을 솟구쳐 올리자 어둠 속에서 곧장 삼사 장 높이로 날아올라 지붕 위를 향해 비스듬히 떨어져내렸다. 그가 날아오름과 동시에 주기도 재빨리 솟구쳐올라 추격해 갔다. 회의인의 지붕에 내려서자 주기는 이미 뒤따라 도달했다. (내용이 조금 누락된 듯) 정세에 쫓겨 주기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뻗어 일격을 받아야했다.
但聞咑的一聲,雙掌接實。朱奇被對方一掌,震的人向屋下落去,那灰衣人卻借勢飛騰而起。譚雲要追趕,卻被岳秀示意攔阻。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쌍장이 접촉했다. 주기는 상대방의 일 장에 의해 지붕 아래로 떨어져 내렸고 그 회의인은 도리어 기세를 빌어 날아올랐다. 담운이 추격하려 했으나 악수가 눈짓하여 저지했다.
朱奇滿臉愧色的行了過來,一欠身,道:「公子,老朽很慚愧。」
주기는 얼굴 가득 부끄러운 기색으로 걸어와서 허리를 숙이고는 말했다.
"공자, 늙은이는 몹시 부끄럽소."
岳秀微微一笑,道:「你功力,身法,都不弱於他,只是人家會偷巧一些罷了。」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당신의 공력, 신법은 그보다 약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자가 조금 더 교활했을 뿐입니다."
朱奇道:「公子,怎不派人追他下去。」
주기가 말했다.
"공자, 왜 그를 추격하지 않으시오?"
岳秀笑一笑道:「咱們沒有什麼傷亡,放他一馬算了。」
악수가 빙긋, 웃고는 말했다.
"우리가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니 한번 봐줍시다."
朱奇道:「公子大度海量。」
주기가 말했다.
"공자는 도량이 바다와 같이 넓구려."
岳秀道:「大家都回房去休息一下,明天,咱們還有很多事幹。」
악수가 말했다.
"다들 방으로 돌아가서 쉽시다. 내일 우리는 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朱奇一欠身,轉身而去。群豪各回居室,譚雲席未暇暖,岳秀又及時而至。
주기가 허리를 숙여보이고 뒤돌아서 갔다. 군호들은 각기 방으로 돌아갔다. 담운이 자리에 미처 앉을 겨를도 없이 악수가 또 때마침 도착했다.
譚雲啟門讓客,拱手一笑,道:「岳兄,有什麼要事吩咐?」
담운은 문을 열고 들이고는 공수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악형, 무슨 분부가 있으시오?"
岳秀道:「吩咐不敢當,倒是有兩件事,向譚兄領教。」
악수가 말했다.
"분부라니 감당할 수 없소. 오히려 담형께 가르침을 받을 일이 두 가지 있소."
譚雲道:「運籌帷幄,兄弟不如岳兄多矣,岳兄不用客氣了。」
담운이 말했다.
"계책을 세우는 것은 형제가 악형보다 훨씬 못하오. 악형은 겸손해 하지 마시오."
岳秀笑道:「咱們入京之初,苦心佈置,只求接觸到侍衛宮中人,如今似是已不用再費這等心思了,那一天,我在賭場中贏得不少名貴物品,中有一人,曾要我趨府拜候,當時,還未覺怎樣,但見過了當今皇帝之後,使我覺著那人的面像,和當今頗有相似之處……」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경성에 와서 처음에는 고심하여 설계하여 시위궁 사람과 접촉하기만을 바랬는데 이게 그런 궁리는 할 필요가 없는 것 같소. 그날 나는 도박장에서 땄던 적잖은 진귀한 물품을 보았고 그 중 한 사람은 나더러 찾아오라고 했었소. 당시에는 어찌된 일인지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의 황제를 만나고나니 그 사람의 면상(面像)이 황상과 꽤나 닮은 데가 있다고 느끼고 있소..." (도박장에는 구양준이 있었는데 이게 웬 뚱딴지 같은...)
譚雲還未瞭解岳秀言中之意,微微一怔,道:「那人是……」
담운은 악수의 말에 담긴 뜻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여 어리둥절해하며 말했다.
"그 사람은..."
岳秀接道:「一位親王,以他的身份,縱然是想一場豪賭,也不致會跑到賭場中去。」
악수가 말했다.
"친왕(親王)의 한 분이라면 그의 신분으로 설사 한바탕 크게 노름을 하고 싶어도 노름판으로 달려가지는 않을 거요."
譚雲哦了一聲,住口未言。原來,他還未瞭解岳秀言中所指。
담운이 아, 하더니 입을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 원래 그는 아직 악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岳秀道:「所以,那座賭場,很值得研究,他藉豪賭,在網羅江湖高手。」
악수가 말했다.
"그래서 그 노름판은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소. 그는 큰 노름판을 벌여서 강호고수를 끌어모으고 있소."
譚雲吁一口氣,道:「岳兄說的是,那場豪華賭場,也是他開的了。」
담운이 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악형의 말이 맞소. 그 어마어마한 도박판도 그가 연 것이오."
岳秀道:「是不是他開的,咱們沒有證據,別人出名,他在幕後撐腰,大概是不會錯了。」
악수가 말했다.
"그가 연 것인지 아닌지 우리에게는 증거가 없소. 다른 사람의 이름을 내세우고 그는 막후에서 뒤를 받쳐주고 있음이 아마 틀리지 않을 거요."
譚雲又點點頭,道:「他賜你厚禮,邀你拜訪,就是想借機攀交,羅致你入幕了。」
담운이 또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가 당신에게 후한 예물을 주고 배방하라고 초청했다면 그건 서로 사귀는 기회를 빌어 당신을 끌어들일 작정인 것이오."
岳秀道:「也許,咱們是七王爺的人,他早有所聞,所以,他對咱們的行動並不積極。」
악수가 말했다.
"어쩌면 우리가 칠왕야의 사람들임을 벌써 들었을 거요. 그래서 우리에 대한 행동이 적극적이지 않았소."
譚雲道:「岳兄的意思,可是說,那位親王也有謀反之意。」
담운이 말했다.
"악형의 말은 아무래도 그 친왕이 모반을 꾀할 생각이라도 가지고 있다는 뜻이구려."
岳秀道:「一個人收羅江湖人物,不惜開賭場以赴,這中間,自然是有些問題了,不過,他羽翼未豐滿,所以,還沒有什麼行動,再不然,就是他心機深沉,準備待機而動。」
악수가 말했다.
"강호인물을 끌어모으면서 도박판까지 여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면 그 가운데에는 당연히 문제가 좀 있소. 그러나 그는 실력이 충분치 않소. 그래서 아직 어떤 행동을 하지 않고 있소. 아니면 그가 심기가 깊어서 시기를 기다려 움직일 작정인 것이오."
譚雲道:「看來皇帝很精明,他賜你金鳳剪,含意極深,不僅是對付內苑府,還要你對付蓄有反意的親王。」
담운이 말했다.
"보아하니 황제는 아주 영리하구려. 그가 당신에게 금봉전을 하사한 데에는 깊은 뜻이 있었소. 내원부를 상대할 뿐만 아니라 당신더러 모반할 뜻을 품고 있는 친왕을 상대시키려고 하오."
岳秀嘆息一聲,道:「權勢迷人,雖至親骨肉,也無法免去。」
악수가 탄식하고는 말했다.
"권세가 사람의 마음을 흐리게 만든다는데 혈육이라 할지라도 예외가 아니구려."
譚雲道:「現在,咱們應該如何?」
담운이 말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오?"
岳秀道:「就表面觀察所得,當今很精明,七王爺有點懦弱,皇上對他很放心,咱們如是真要擔負起清君側的大任,不但是和內苑府、侍衛宮中人衝突,整個江湖恐怕都會和咱們為敵,這一點不知譚兄想過沒有?」
악수가 말했다.
"표면적인 관찰로는 황상은 아주 영리하고 칠왕야는 조금 유약하오. 황상은 그에 대해 안심하고 계시오. 만일 우리가 정말로 군주의 주변을 청소할 대임을 짊어지게 된다면 내원부 뿐만 아니라 시위궁 사람들과도 충돌할 것이며 온 강호가 우리를 적대시할지도 모르겠소. 이 점을 담형은 생각해보셨소?"
譚雲道:「沒有想到如此複雜,但現在已成騎虎,總不能半途而廢吧!」
담운이 말했다.
"그렇게 복잡하게는 생각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미 범의 등에 올라탔으니 중도에서 그만두지 못하오!"
岳秀苦笑一笑,道:「宦海是非和江湖恩怨,一樣的沾不得手,一旦被沾惹上手,就如陷身泥淖,欲罷不能,目前是咱們已成了非管不可的局面,管下去,這份麻煩恐怕一輩子無法擺脫了。」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관계(宦界)의 시비, 강호의 은원은 똑같이 건드리면 안되지만, 일단 손을 대면 진흙탕에 빠지듯 그만두고자 해도 그러지 못하오. 지금은 이미 상관 안할래야 안할 수 없는 국면이 되었고, 상관을 하게 되면 이 골칫거리는 한평생 벗어날 수 없소."
譚雲笑一笑,道:「如是咱們現在撒手一走,七王爺只怕是很難交待了。」
담운이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지금 손을 떼고 떠나버린다면 칠왕야는 해명하기 몹시 어려울 것이오."
岳秀道:「何止是無法交代,說不定吃足苦頭。」
악수가 말했다.
"해명하기 어려울 뿐이겠소? 아마도 아주 애를 먹을 거요."
譚雲道:「岳兄,事已如此,咱們已無選擇的餘地,只有硬著頭皮管下去了。」
담운이 말했다.
"악형, 일이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우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소. 억지로라도 간섭해야만 하겠구려."
岳秀神情肅然的說道:「譚兄,在下無意仕途,目下咱們是提著腦袋玩命的局面,但也是入仕為官的進身之階,百年難遇的好機會,在下覺著,咱們只賣命,不受祿也不是為人之道,譚兄不妨考慮一下,是否要謀個一官半職?」
악수가 숙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담형, 나는 벼슬길에 나설 생각이 없소. 지금 우리가 목숨을 걸고 모험을 하는 국면이지만, 관리가 되어 출세하는 디딤돌이기도 하오. 백 년에 만날까말까한 좋은 기회인 것이오. 우리가 목숨을 팔고도 녹을 받지 않는다면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오. 말단 관직이라도 하나 요구해야 하지 않을지 담형은 한번 고려해보시겠소?"
譚雲道:「江湖生涯,和宦海風雲,同樣是險惡萬變,防不勝防,但為朝廷效命,總算是個正經出身,歐陽俊、嶺南雙龍、唐嘯、朱奇等,都算是江湖人,如能歸依正途,謀個出身也好榮宗耀祖一番,對他們而言,也算是最好的結果了。」
담운이 말했다.
"강호인의 생애와 관리들 세계의 풍운은 똑같이 험악하고 변화가 많아 막을래야 막지 못하오. 조정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은 출세의 올바른 길로 여겨지고 있소. 구양준, 영남쌍룡, 당소, 주기 등은 모두 강호인이오. 올바른 길로 귀의하여 출세를 도모하는 것도 조상의 이름을 빛내는 것이니 그들에게는 가장 좋은 결과요."
岳秀點點頭,道:「譚兄,能不能留在朝中為官。」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담형은 조정에 남아서 관리가 될 수 있소?"
譚雲道:「兄弟出自江湖世家,想不到遇上岳兄後,竟然一變為身負清君側的大任……」
담운이 말했다.
"형제는 강호세가(江湖世家) 출신인데 생각지도 않게 악형을 만난 뒤 군주의 측근을 청소하는 대임을 맡은 몸이 되고 말았구려..."
岳秀是何等聰慧人物,聞弦歌,而知雅意,笑一笑,接道:「譚兄應該留下,湘西譚家寨盛名太著,這一次,捲入官場是非,難免要結下不少仇人,如是譚兄留任仕途,手握兵符,可使他們心存顧忌。」
악수가 얼마나 총명하고 슬기로운 인물이던가? 그 말을 듣자 이내 뜻을 눈치채고는 웃으며 말을 받았다.
"담형은 마땅히 조정에 남아서 상서 담가채의 명성을 크게 울리셔야 하오. 이번에 관장(官場)의 시비에 말려들어 적잖은 사람과 원수를 맺는 것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는데, 만일 담형이 관직에 유임(留任)되어 병권을 손에 쥔다면 그들은 마음 속으로 거리낌을 가지게 될 것이오."
譚雲嘆口氣,道:「岳兄人間祥麟,絕代才慧,自具飄然出塵的氣質,但兄弟想不通的是,岳兄為什麼堅拒入仕,如是岳兄能留朝中,文具一代賢相之才,武可手綰天下兵權,大丈夫建功立業,留芳百世,總比訪道雲山,有益蒼生,你為什麼不留下來?」
담운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악형은 인간세상의 기린아요, 절대적인 재주와 지혜, 표연히 속세를 등지고자 하는 기질을 갖추고 있소. 형제는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것이, 악형이 왜 관리가 되는 것을 기어코 거부하느냐 하는 점이오. 만일 악형이 조정에 남는다면 일대(一代)의 어진 재상이 가져야 할 문재(文才)와 천하병권을 손에 넣을 수 있소. 대장부가 공과 업적을 세워 아름다운 이름을 후세에 남기는 것은 산 속에서 도리를 깨우치는 것보다 천하창생에 더 이득이오. 당신은 왜 조정에 남지 않으려 하시오?"
岳秀沉吟了一陣,道:「先父遺言,要兄弟遠離宦海,自有他的道理,再說,我修習的武功,也以寧靜為主,實不便留朝致仕,唉……其實,我未拘布衣侯的封號,未拓承接金鳳剪的肩負,已背先父遺言,大勢所促,我已無法推辭了,但願早完肩負,返璞歸真,還我琴劍一擔……」
악수는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선부(先父)께서는 형제에게 관계(宦界)에서 멀리 떠나도록 유언하셨는데 나름대로 그분의 생각이 있었을 거요. 게다가 내가 수련하고 배운 무공도 평온함을 위주로 하기에 조정에 남아 관리가 되기에는 사실 불편하오. 후... 사실 내가 아직 포의후라는 봉호(封號)에 구속되지 않아도, 금봉전을의 부담을 짊어지지 않아도 이미 선부의 유언을 저버리고 말았소. 대세(大勢)가 다그치니 나는 거절할 수가 없었소. 하지만 하루빨리 사명을 다하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서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기 원하오..."
語聲微微一頓,接道:「譚兄,我來自煙雲松鼠之前,未沾江湖恩怨,息隱林泉,並非難事,你們就不同了。」
말끝을 흐리더니 이어서 말했다.
"담형, 나는 강호은원에 물들지 않아 은거하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당신들은 다르오."
譚雲笑一笑,扭轉話題,道:「岳兄,亂源發自內苑府,主使人用心何在呢?」
담운이 웃더니 화제를 바꾸어 말했다.
"악형, 환란의 근원은 내원부에서 발생했는데 주모자의 의도는 무엇이겠소?"
岳秀道:「挾天子以令諸侯。」
악수가 말했다.
"천자를 끼고 제후들을 호령하는 것이오."
譚雲道:「那是留京親王的陰謀了。」
담운이 말했다.
"그러면 경성에 있는 친왕(親王)의 음모구려."
岳秀沉思了一陣,道:「綜觀全局,似是有很多股勢力在衝突、爭權,侍衛宮中,未必忠於皇上,內苑府似是受命後宮,我想,可能龍鳳會從中作祟,至於親王謀權,蓄養死士,那又是一股勢力,是否已侵入內廷,還無法找出線索,也正因這幾股勢力,形成了一股激盪暗流,誰也沒有取得絕對優勢,皇上的聰明處,就在讓他們互相暗鬥,自己裝作不知,置身事外!」
악수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전국(全局)을 종합적으로 보자면 여러 종류의 세력이 충돌하여 권력을 다투고 있는 듯 하오. 시위궁은 황상께 충성한다고 말할 수 없으며, 내원부는 후궁의 명을 받고 있는 것 같소. 내 생각에 용봉회가 가운데에서 장난질을 쳐서 친왕까지 권력을 도모하여 사사(死士)를 양성하게 되었고 그것 또한 한 줄기 세력이 되었소. 조정 내에 침입했는지는 단서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어도 이들 세력으로 인해 한 줄기 격탕(激盪)하는 암류(暗流)가 형성되었고 누구도 절대적인 우세를 얻지 못했소. 황상의 총명한 점은 바로 그들로 하여금 서로 암투를 벌이게 만들고 자신은 모르는 척 관여하지 않는 것이오."
譚雲接道:「既是如此,他又何以對岳兄倚重,授于大權?」
담운이 말했다.
"이왕 그렇다면 그는 또 왜 악형을 신임하여 대권을 주었소?"
岳秀笑道:「他目前雖然置身事外,但並非他的意願,那是不得不爾的做法,這幾股勢力,一旦分出了勝負,取得優勢的一股勢力,立刻就有篡位之險,把咱們加進去,作他參于本錢,鼎足之勢,變成了四角紛爭。」
악수가 말했다.
"그가 지금 비록 관여하지 않지만 결코 그의 바라는 바가 아니오. 그건 어쩔 수 없는 방법이라오. 몇 줄기 세력이 일단 승부를 가려내어 어느 한 세력이 우세를 얻는다면 즉시 황위를 찬탈할 위험이 있기에 우리를 끌어들여 그의 밑천으로 만들어 정족지세(鼎足之勢)가 사각분쟁(四角紛爭)으로 바뀌게 되었소."
譚雲道:「看來,他對咱們確實看重。」
담운이 말했다.
"보아하니 그는 우리를 확실히 중시하고 있구려."
岳秀道:「目前確然如此,這是他重振君權,整飭綱紀的希望所寄。」
악수가 말했다.
"지금은 확실히 그렇소. 이것은 그가 다시금 황제의 위엄을 떨치고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고자 하는 희망이오."
譚雲道:「唉!兄弟擔心咱們的實力太單薄,一旦正面交鋒,只怕力難勝任。」
담운이 말했다.
"후! 형제는 우리의 실력이 너무 초라한 것이 걱정되오. 일단 정면으로 맞붙게 되면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듯 하오."
岳秀笑一笑,道:「所以,咱們也得結合一批人手為助。」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우리도 한 무리의 사람들과 결합하여 도움을 얻어야 하오."
譚雲道:「岳兄,是否胸有成竹?」
담운이 말했다.
"악형, 계획이 있으시오?"
岳秀道:「我想外結丐幫,然後,結好侍衛宮,全力對付內苑府,先找出控制內苑府的幕後人物,逐一清除。」
악수가 말했다.
"밖으로는 개방과 손을 잡고, 그런 다음 시위궁과 힘을 합쳐 전력으로 내원부를 상대하되, 먼저 내원부의 막후인물을 찾아내고 제압하여 남김없이 쓸어버릴 생각이오."
譚雲道:「岳兄高明,但丐幫一向最不喜和公門中人合作,如何能使他們插手其中,只怕還得大費一番周折。」
담운이 말했다.
"악형, 고명하시오. 하지만 언제나 개방은 관청의 사람들과 합작하기를 가장 좋아하지 않는다오. 어떻게 그들로 하여금 개입하게 만들지 젖먹던 힘까지 들여야 할 것 같구려."
岳秀道:「這只是一個想法,如何付諸行動,咱們還得仔細研商……」
악수가 말했다.
"이건 오직 하나의 의견일 뿐이오. 어떻게 행동할지는 자세하게 상의해야 하오..."
站起身子,接道:「譚兄有便時,和他們說明內情,咱們人手太單薄,一旦行動起來,人人都可能分承大任,獨住一面,自然兇險萬分,咱們萍水相逢,有緣聚識,在下不能把諸位帶入險惡道上,必得先於說明,去留任便。」
일어서서 말을 이었다.
"담형은 편한 시간에 그들에게 내정을 설명해 주시오. 우리는 사람이 너무 적어서 일단 행동을 개시하면 한 사람 한 사람이 대임을 나누어 맡아서 한 방면을 혼자 책임지게 될 것이니 당연히 매우 흉험하오. 우리는 우연히 만나서 어떤 인연으로 모이게 되었고, 나는 제위들을 데리고 험악한 길로 들어가서는 안되오. 반드시 사전에 분명하게 말해서 떠나든 남든 마음대로 하게해야 하오."
譚雲微微一笑道:「咱們人手已少,如是再走了幾人,豈不是更加單薄了麼?」
담운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우리쪽 사람이 적은데 만일 다시 몇 사람을 떠나보내면 더한층 적어지지 않겠소?"
岳秀道:「那也要他們志願參于才行。」
악수가 말했다.
"그래도 그들이 자원해서 참여해야만 하오."
譚雲道:「如是兄弟的想法不錯,就衝你岳兄,他們也不會離此而去。」
담운이 말했다.
"만일 형제의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악형 당신 때문에라도 그들은 이곳을 떠나지 않을 거요."
岳秀道:「譚兄也該休息一下了,明天咱們還得去見皇帝。」
악수가 말했다.
"내일 우리는 황제를 만나러 가야 하니 담형도 좀 쉬셔야 하오."
譚雲道:「我已遺入去找回歐陽俊和嶺南雙龍……」
담운이 말했다.
"나는 이미 사람을 보내어 구양준과 영남쌍룡을 찾아서 돌아오라고 했소..."
輕輕吁一口氣,接道:「明日進宮,咱們要去幾人?」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내일 궁에 들어가는데 몇 사람이 가야하오?"
岳秀沉吟了一陣,道:「先去四個人吧!餘下的留此保護七王爺。」
악수가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우선 네 사람이 가고, 나머지는 이곳에 남아 칠왕야를 보호합시다!"
譚雲道:「那四個人去?」
담운이 말했다.
"그 네 사람은?"
岳秀道:「我,你,唐嘯,再加上馬鵬。」
악수가 말했다.
"나, 당신, 당소, 거기에 마붕이오."
譚雲道:「好!兄弟遵命安排。」
담운이 말했다.
"좋소! 형제가 명을 받들어 안배하리다."
岳秀道:「再備一份名單,把所有的人都寫上,並且寫明他們的出身。」
악수가 말했다.
"별도로 명단을 준비해주시오. 모든 사람을 기재하되 그들의 출신도 분명하게 적어야 하오."
譚雲微微一笑,道:「兄弟明白。」
담운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잘 알겠소."
岳秀道:「明天是朝王見駕,但也可能會有一場兇猛的搏殺,要他們帶兵刃,但必須是能夠隱於長衫中的兵刃。」
악수가 말했다.
"내일은 황제를 만나지만 한바탕 흉험한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소. 그들에게 병기를 휴대하라고 해야 하는데 반드시 장삼 안에 병기를 숨길 수 있어야 하오."
譚雲道:「外著長衫,內穿勁裝。」
담운이 말했다.
"겉에는 장삼을 입고 속에는 경장을 걸치겠소."
岳秀道:「對!一切託付譚兄了。」
악수가 말했다.
"맞았소! 모든 것을 담형께 맡기겠소."
譚雲道:「這點瑣事,怎敢有勞岳兄費心。」
담운이 말했다.
"그런 자질구레한 일에 어찌 감히 악형이 마음쓰게 하겠소?"
兩人計議妥定,各自回房安歇。岳秀回房之後,又自行思慮了一番進宮後的措施,天色已是破曉時分。好在他內功深厚,盤膝坐息了一陣,直到日昇三竿,才由忘我的禪定中清醒過來。
두 사람은 계획을 상의하여 잘 정해두고 각자 방으로 돌아가 쉬었다. 악수는 방으로 돌아와서 또다시 궁에 들어간 뒤의 대책을 심사숙고했다. 날은 이미 동틀 시간이 되었다. 다행히도 그의 내력은 심후하여 가부좌를 하고 한바탕 좌식을 하자 그대로 해가 중천에 솟을 때가 되어서야 망아(忘我)의 선정(禪定:삼매경)에서 깨어났다.
原來,他勞心勞力,人已疲累異常,這一陣坐息、入定,不知不覺間過去了兩個時辰之久。坐息醒來,但覺疲勞盡消,精力充沛。梳洗過後,步入大廳。
원래 그는 몸도 마음도 몹시 피로했었기에 이 한바탕의 좌식, 입정(入定:삼매경에 들어감)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두 시진이나 지났던 것이다. 좌식에서 깨어나자 피로가 모조리 가셨고 활력이 넘치는 것을 느꼈다. 머리를 빗고 세수를 한 뒤 대청으로 걸어 들어갔다.
只見譚雲、唐嘯、馬鵬,都已坐在廳中恭候。每人都穿著一身光鮮亮麗長衫,盡量打扮的正正派派。岳秀一步入廳,三人立即站起,欠身施禮。
담운, 당소, 마붕이 모두 청 안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다들 일신에 밝고 산뜻한 장삼을 걸쳐서 가능한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악수가 청으로 들어서자 세 사람은 즉각 일어나 허리를 숙여 예를 표시했다.
岳秀急急抱拳,道:「不敢當,不敢當,三位快快請坐。」
악수가 급히 포권하며 말했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세 분은 어서 앉으십시오."
馬鵬笑一笑,道:「岳少俠,我瞧在下這份德行實在不配去見皇上。」
마붕이 웃으며 말했다.
"악소협, 내가 보기에 나의 이 정도 덕행(德行)으로는 황상을 만날 자격이 없소."
岳秀道:「馬兄,不要自謙。」
악수가 말했다.
"마형, 겸손해 하지 마십시오."
馬鵬道:「兄弟是一片真誠,我姓馬的這一生,說不上改邪歸正,但今後有生之年,但憑你岳公子一言吩咐,水裡水裡去,火中火中行,但我不能留在朝中……」
마붕이 말했다.
"형제는 진심이오. 나 마가의 일생은 개사귀정(改邪歸正)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오. 하지만 지금부터 살아있는 동안에는 악공자의 분부에 따라 물 속이든 불 속이든 가겠소. 다만 나는 조정에 남지는 못하오..."
岳秀一揮手,笑道:「我知道,這一次,咱們進宮,借重正多,馬兄最好能多帶一些藥物!」
악수가 손을 내저으며 웃고는 말했다.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황궁에 들어가면 많은 신세를 지겠습니다. 마형이 약물을 많이 가져갈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馬鵬道:「什麼樣的藥物?」
마붕이 말했다.
"어떤 약물 말이오?"
岳秀道:「解毒、化毒的藥物。」
악수가 말했다.
"독을 제거하는 약물과 독이 되는 약물입니다."
馬鵬道:「這個,在下身上隨時帶的有。」
마붕이 말했다.
"그건 내 몸에 언제든 가지고 있소."
岳秀道:「那很好,咱們可以去了。」
악수가 말했다.
"그거 잘 됐군요. 갑시다."
四個悄然離開了親王府,直奔皇城。一個身佩長劍的青衣人,早已在皇城外門口等候。接著幾個進入皇城之後,直奔內廷。皇上一襲青袍,在便殿,召見四人。雖然他很沉著,面帶笑容,但岳秀瞧到他似心中藏著深深的憂慮。
네 명은 조용히 친왕부(親王府)를 떠나 그대로 황성(皇城)으로 달렸다. 한 명의 장검을 찬 청의인이 벌써 황성 외문(外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황성에 들어간 뒤 곧장 내정(內廷)으로 달려갔다. 한 벌의 청포를 입은 황상은 편전(便殿)에서 네 사람을 만났다. 비록 그는 아주 침착했고 얼굴에 웃음을 띠고 있었지만 심중에 깊은 근심을 숨기고 있다고 악수는 생각했다.
另一件使岳秀警惕的事,是皇帝身側,八個侍衛,都非太監。那說明了,皇帝對內苑府,已明顯杯葛。八個侍衛中,有一個四旬左右的中年人腰中掛刀,右肩插劍,而且,連暗器,都佩帶的十分齊全,這說明了他們有著很謹慎的戒備。皇帝身側龍案上,放著一個寬約一尺,長過三尺的檀木盒子。
악수로 하여금 경계하게 만드는 한 가지 일은 황제 곁의 여덟 시위는 모두 태감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것은 황제가 내원부를 배척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말해주었다. 여덟 명의 시위 중에는 한 명의 사순 가량된 중년인이 허리춤에 칼을 매달았고 오른 어깨에는 검을 끼우고 있었다. 게다가 암기까지 완전히 갖추고 있었는데 그들이 매우 신중하게 경계하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황제의 옆 용안(龍案:황제의 책상) 위에는 너비가 약 일 척에 길이가 삼 척이 넘는 박달나무 목합(木盒) 하나가 놓여 있었다.
皇帝親手把木盒交給岳秀,道:「這是先皇遺物金鳳剪,我命你執剪,清理宮廷亂源。」
황제는 친히 목합을 악수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이것이 선황의 유물인 금봉전(金鳳剪)이며 나는 그대에게 가위를 쥐고 궁정의 환란의 뿌리를 정리하기를 명하노라."
岳秀跪拜於地,接過金鳳剪,道:「草民領旨。」
악수는 땅에 꿇어 절하여 금봉전을 받고는 말했다.
"민초는 명을 받겠습니다."
皇帝笑道:「深宮內苑,豈是常人能夠進出的地方,我封你一品靖國侯,布衣之職,代孤巡奸究惡,先斬後奏,不受大明律令轄制,皇賜官璽一顆,可調各路軍騎,如朕親監。」
황제가 웃으며 말했다.
"궁궐 깊숙히 위치한 내원이 어찌 보통사람이 들락거릴 수 있는 곳일까? 내 그대를 일품 정국후(靖國侯), 포의의 직에 봉하니 짐을 대신하여 간악한 무리를 캐낼 것이로되 먼저 처단하고 이후에 보고하며 대명의 율령에 제한을 받지 않노라. 황제가 내린 관인으로 각지의 군마를 동원할 수 있으며 짐이 친히 왕림한 것과 같을 것이다."
岳秀道:「謝萬歲厚賜,臣事完成之後,自奉剪歸印,還我布衣白丁。」
악수가 말했다.
"폐하의 후사(厚賜)에 감사드립니다. 신이 일을 끝낸 뒤에는 금봉전을 바치고 직책을 내려놓은 뒤 평민으로 돌아가겠습니다."
皇帝笑一笑,道:「一日封侯,終身受祿,但孤王不迫你入仕列朝。」
황제가 웃더니 말했다.
"하루만 제후에 봉해져도 평생 녹을 받지. 하지만 짐은 그대에게 벼슬길에 들어 조정에서 관직을 맡도록 강요하지 않겠노라."
岳秀道:「臣叩謝萬歲。」
악수가 말했다.
"폐하께 머리 조아려 감사드립니다."
皇帝道:「清理內亂,千頭萬緒,你有幾個助手?」
황제가 말했다.
"복잡하게 뒤엉킨 내란(內亂)을 정리하자면 그대에게 몇 명의 조수가 필요한가?"
岳秀道:「臣列名冊一份,吾皇御覽。」
악수가 말했다.
"이름을 열거한 책이 신에게 있사오니 황상께서 훑어보아 주십시오."
譚雲呈上了早已寫好的名單。
담운은 이미 잘 써둔 명단을 올렸다.
皇帝看的很仔細,看過之後,點點頭,道:「譚雲賜三品帶劍武衛,助你清理朝綱亂源,其餘各人,皆授四品帶刀武士,一體撥入你手下聽令。」
황제는 자세히 보고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담운에게 삼품 대검무위(帶劍武衛) 내리니 그대를 도와 조정의 내란의 뿌리를 정리하라. 나머지 각자 모두 사품의 대도무사(帶刀武士)의 관직을 받고 다들 그대 밑에 두고 명을 따르게 하라."
譚雲、馬鵬、唐嘯,齊齊拜伏於地,朝呼謝恩。
담운, 마붕, 당소는 일제히 바닥에 엎드려 성은에 감사의 절을 올렸다.
皇帝忽然輕輕嘆息一聲,道:「岳秀,事情緊迫,我准予便宜行事,你宮廷不熟,我特派孤家近身護衛周長安,隨行帶路,聽咨待詢。」
황제가 돌연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악수, 사정이 긴박하니 재량껏 일처리하도록 허가한다. 그대는 궁정에 익숙치 않으니 내 특별히 과인의 근신호위(近身護衛)인 주장안(周長安)을 보내어 길을 안내하도록 할 터이니 상의하고 물어보도록 하라."
站起身子,帶著七個侍衛而去。只留下那四旬左右,帶刀佩劍的侍衛。
일어나서 일곱 명의 시위들을 데리고 가버렸다. 오직 남은 것은 사순 가량에 칼을 들고 검을 찬 시위였다.
岳秀一拱手,道:「這位想是周兄了。」
악수가 공수하며 말했다.
"주형이시겠지요."
那黑衣人道:「不錯,在下周長安,給侯爺見禮。」
그 흑의인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주장안이 나으리를 뵙습니다."
他口說是見禮,人卻站著未動。
그는 입으로는 인사를 올린다고 했으나 선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岳秀道:「不用了,周兄,在下布衣虛銜,只是作清亂之用。」
악수가 말했다.
"됐습니다. 주형, 나의 포의후라는 이름 뿐인 직함은 내란을 청소하는 용도일 뿐입니다."
周長安冷笑一聲道:「侯爺很謙虛啊!」
주장안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나으리는 몹시 겸허하시군요!"
岳秀道:「宮庭禮儀,在下等都不熟悉,還要周兄指點一二。」
악수가 말했다.
"궁정(宮庭)의 예의범절에 저희 모두는 익숙치 않습니다. 주형이 좀 가르쳐 주셔야 합니다."
周長安答非所問,道:「區區從未見過一個布衣平民,受知當今,聖眷竟如此之隆。」
주장안이 묻지도 않은 대답을 했다.
"일개 평민이 성상으로부터 이같이 총애를 받는 일은 제가 본 적이 없습니다."
唐嘯冷笑一聲,就要發作,但卻被岳秀攔住。
담소가 냉소를 치면서 발작하려는데 악수에 의해 저지되었다.
周長安冷冷接道:「十年寒窗苦,一舉成名來,道是讀書的出路,那也不過是個進士之類的銜稱罷了,還要等候個幾年,才能補個實職……」
주장안이 냉랭하게 말을 이었다.
"십 년을 힘들여 일거에 출세하자면 책을 읽는 것이 유일한 길인데, 그것도 불과 진사(進士) 같은 종류의 직함일 뿐이며, 몇 년을 기다려야 비로소 실제 직책의 후보가 될 수 있지요..."
岳秀淡淡一笑接道:「咱們來自江湖,不談文事。」
악수가 담담히 웃으며 대꾸했다.
"우리는 강호출신이니 문관들의 일은 이야기하지 맙시다."
周長安道:「在下也要談到此事了,咱們來自江湖,習刀舞劍,在下卻瞧不出,閣下為何會受聖眷如此之隆。」
주장안이 말했다.
"저도 그 이야기를 막 하려던 참입니다. 우리는 강호출신으로서 검을 휘두르며 칼쓰는 법을 배웠지요. 귀하가 어떻게 성상의 총애를 받을 수 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岳秀道:「周兄的意思是……」
악수가 말했다.
"주형의 말은..."
周長安道:「在下心中有一點不平之氣,說出口來,希望你侯爺大度包容,不要見怪才好。」
주장안이 말했다.
"제 마음 속에 불만이 조금 있어서 입밖으로 내뱉고 말았으니 나으리께서는 나무라지 마시고 너그럽게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岳秀道:「周兄,對此事,在下也覺著有些訝異,不知聖顧竟如此之深,不過,事情既然已經發生了,咱們總該有一個解決之道才是。」
악수가 말했다.
"주형, 그 일에 대해서는 나도 좀 의아합니다. 성상의 생각이 이같이 깊을 줄은 몰랐지요. 그러나 일은 이미 발생했고 우리에게는 해결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周長安道:「閣下準備如何?」
주장안이 말했다.
"귀하는 어쩔 작정입니까?"
岳秀道:「這個麼?周兄希望見識些什麼?才會相信,兄弟這布衣侯,可以當之無愧。」
악수가 말했다.
"주형은 어떤 것을 견식하길 원합니까? 어떻게 해야 형제가 포의후에 부끄럽지 않다고 믿으시겠습니까?"
周長安道:「咱們學武的人,不談文事。」
주장안이 말했다.
"우리는 무예를 배운 사람이니 문장은 이야기하지 맙시다."
岳秀道:「閣下之意是……」
악수가 말했다.
"귀하의 말은..."
周長安道:「在下希望能見識一下侯爺的武功。」
주장안이 말했다.
"저는 제후 나으리의 무공을 한번 견식하고 싶습니다."
岳秀道:「可以,那就請周兄出手吧!」
악수가 말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주형은 출수하십시오!"
一面把手中的木盒,交給了唐嘯。
한편으로는 수중의 목합을 당소에게 넘겨주었다.
周長安道:「兄弟是恭敬不如從命了。」
주장안이 말했다.
"형제는 명을 따르겠습니다."
呼的一聲,劈了過去。岳秀微微一閃,避開一擊。但卻沒有還手。馬鵬、唐嘯,都看的臉上泛起怒意,大有出手之心。
휙, 하는 소리와 함께 쪼개어 갔다. 악수는 살짝 몸을 옮겨 일격을 피해냈다. 하지만 반격하지는 않았다. 마붕, 당소가 보고 모두가 얼굴에 노기를 띠면서 출수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但卻被譚雲攔住,低聲道:「不可輕舉妄動,岳兄自有主張。」
담운이 가로막고 나직이 말했다.
"경거망동해서는 안되오. 악형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을 거요."
周長安拳腳齊施,展開一掄快攻。這人武功不弱,拳腳並施,帶起了一片呼呼的風聲。儘管他拳腳如雨,但岳秀卻是從容不退,穿行於拳風足影之中。周長安一口氣,攻出了三四十招,但卻未能擊中岳秀一下。他似是自知打的沒趣,突然停下了手。
주장안은 권각(拳腳)을 일제히 펼쳐 한 차례 쾌공(快攻)을 전개했다. 이자의 무공은 약하지 않아서 권각을 같이 펼치자 휙휙, 하는 바람소리를 동반했다. 그의 권각은 소나기 같았지만 악수는 여유있게 물러나지 않고 권풍과 족영(足影) 속을 뚫고 다녔다. 주장안은 단숨에 삼사십 초를 공격해냈지만 악수를 한 번도 격중시킬 수 없었다. 그는 무안한 싸움임을 안 듯 돌연 손을 멈추었다.
岳秀輕輕吁了一口氣,道:「周兄,手下留情。」
악수가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주형, 손에 사정을 두셨군요."
周長安已覺出人家比自己高明太多,不論是武功或是個人修養之上。
주장안은 그가 무공이든 개인의 수양에 있어서든 자신에 비해 훨씬 고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心中已生敬服,急急抱拳一揖,道:「在下出言無狀,岳兄海涵。」
속으로 경복(敬服)하는 마음이 생겨나서 급히 포권하여 읍하며 말했다.
"제가 말이 거칠었습니다. 악형은 널리 양해해 주십시오."
岳秀道:「不要緊,周兄多年在皇宮中走動,對後宮和內苑府中事情,想是早已瞭解,如若不試試兄弟的武功,也不放心帶我們進入內苑吧!」
악수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주형은 황궁에서 여러 해를 지냈으니 후궁과 내원부의 사정에 대해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만약 형제의 무공을 시험해보지 않는다면 마음놓고 우리를 내원으로 데리고 들어가지 못하겠지요!"
周長安道:「岳兄說的是。」
주장안이 말했다.
"악형의 말이 맞습니다."
岳秀道:「現在,周兄可以放心了。」
악수가 말했다.
"이제 주형은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周長安忽然間變的神情恭敬的說道:「侯爺高明。」
주장안은 불현듯 공경스러운 표정으로 바뀌더니 말했다.
"제후나으리, 고명하십니다."
岳秀心中一動,道:「周兄,在後宮和內苑府中走動,是否一定要這侯爺的官位才行。」
악수는 마음이 동하여 말했다.
"주형, 후궁과 내원부를 다니는데 포의후라는 지위가 필요한 것입니까?"
周長安道:「皇宮內苑,自然不許布衣、白丁走動,但侯爺已官至極品,自然有出入內宮身份了。」
주장안이 말했다.
"황궁의 내원은 당연히 평민이나 지위가 없는 사람은 다니지 못하지요. 하지만 포의후라면 이미 관직으로는 최고의 품계에 해당하니 당연히 내궁을 출입할 신분이 됩니다."
岳秀道:「周兄……」
악수가 말했다.
"주형..."
周長安急急躬身,道:「不敢當,不敢當,屬下周長安。」
주장안이 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속하 주장안은 감당할 수 없습니다."
岳秀心中暗笑,忖道:這人前面的倨傲,後面的恭順,已完全沾染了官場習氣,失去江湖本色了。
악수는 속으로 웃으며 곰곰히 생각했다.
'이 사람은 처음에는 오만방자하다가 끝에는 공손한 것이 관리들의 습성에 완전히 젖어 강호인의 본색을 잃어버렸구나.'
心中念轉,人卻揮手一笑,道:「周兄,咱們現在應該如何?」
속으로 생각을 굴리다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주형,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합니까?"
周長安道:「先進內務府,召集太監們,問個明白。」
주장안이 말했다.
"우선 내원부로 들어가서 태감들을 소집하여 한 명 한 명을 명백하게 심문하십시오."
岳秀道:「他們會聽麼?」
악수가 말했다.
"그들이 말을 들을까요?"
周長安搖搖頭,道:「不會。」
주장안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럴 리 없지요."
岳秀道:「他們不聽令諭,咱們應該如何?」
악수가 말했다.
"그들이 명령을 듣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周長安道:「皇上賜侯爺金鳳剪,后妃都可治罪,何況太監,違令者斬,抗拒者,格殺勿論。」
주장안이 말했다.
"황상께서 나으리에게 하사하신 금봉전은 후비(后妃)들의 죄도 다스릴 수 있습니다. 하물며 태감, 위령(違令)쯤이야 목을 벨 수 있지요. 항거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쳐죽여도 죄를 논하지 않습니다."
岳秀點點頭,道:「對,這要周兄給在下指點指點才是。」
악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맞습니다. 그건 주형이 저한테 좀 가르쳐 주셔야 합니다."
周長安道:「不敢當,屬下給侯爺及各位大人帶路。」
주장안이 말했다.
"별말씀을요. 속하는 제후나으리 및 여러 대인들께 길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唐嘯忍不住嗤的一聲,笑出聲來。
당소가 참지 못하고 킥, 하니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周長安回顧了唐嘯一眼,道:「小兄弟,你有什麼好笑的?」
주장안이 당소를 돌아보며 말했다.
"소형제, 자네는 무엇이 우스운가?"
唐嘯臉色一整,道:「周老兄,你怕不怕內苑府的太監們?」
당소가 안색을 가다듬고 말했다.
"주노형, 당신은 내원부의 태감들이 두려우십니까?"
周長安怔了一怔,道:「這個麼,談不上怕,不過,這些年來,和他們有過幾次交手的經驗。」
주장안이 멍해져서 말했다.
"두렵다고 말할 것까지도 없네. 그러나 요 몇 년간 그들과 몇 차례 겨루었던 적이 있지."
口中說話,人卻舉步向前行去。
입으로는 말을 하면서 사람은 걸음을 옮겨 앞으로 걸어갔다.
唐嘯追在周長安的身後,道:「周兄,你和內苑府太監們動過了幾次手?」
당소가 주장안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
"주형, 당신은 내원부 태감들과 몇 번이나 싸웠습니까?"
周長安道:「大概有六七次吧!」
주장안이 말했다.
"대략 예닐곱 차례일세!"
唐嘯道:「周兄是全勝了?」
당소가 말했다.
"주형은 전승(全勝)했습니까?"
周長安搖搖頭,道:「沒有,沒有,有勝有敗。」
주장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닐세. 이기기도 했고 지기도 했지."
唐嘯低聲道:「周兄,既然早發覺了,那內苑中的太監有問題,皇上為什麼不能下一道聖諭,把他們一體誅絕。」
당소가 나직이 말했다.
"주형, 그 내원 안의 태감들에게 문제가 있음이 일찌감치 발견되었는데 황상께서는 왜 성유(聖諭)를 내려 그들을 모조리 처단하지 않으셨을까요?"
周長安笑一笑,道:「小兄弟,如是一道聖諭,能夠把他們一體誅絕,那就不會把岳兄封為侯爺,諸位也不會一下子,做了四品帶刀侍衛。」
주장안이 웃으며 말했다.
"소형제, 만일 성유를 내려서 그들 모두를 처단할 수 있었다면 악형을 제후나으리에 봉하지 않았고, 제위들도 사품의 대도시위(帶刀侍衛) 노릇을 하지 않겠지."
唐嘯道:「怎麼?四品侍衛很大麼?」
당소가 말했다.
"왜요? 사품시위는 아주 높습니까?"
周長安道:「不小、想想看,一個堂堂知府大人,也不過是四品銜級,除了聖眷特隆之外,想當個四品官不是易事,文要十年寒窗,三場會試,宦海浮沉,幹幾任清廉知縣,還得督檢賞識,或是朝中有人,才能升個四品知府。」
주장안이 말했다.
"작지 않지. 생각해보게. 한 명의 당당한 지부대인(知府大人)도 사품(四品)의 관급(官級)에 불과하다네. 성상의 두터운 총애를 받지 않고는 사품 관직이란 쉬운 일이 아니거든. 문관 쪽이라면 십년 간 힘들게 공부하여 세 번의 과거를 거친다네. 관리들 세계는 부침이 있어 몇 년간 청렴한 지방관리를 맡아 감독관의 눈에 들거나 혹은 조정에 사람이 있어야 사품의 지부(知府)로 오를 수가 있네."
唐嘯道:「這麼一個難法,咱們道,可算是得來全不費工夫了。」
당소가 말했다.
"그렇게 어려운 것인데 우리들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 해낸 셈이군요."
周長安道:「武將要官至四品,不知要經過多少次戰陣巡守,效命陣前,才能得到封賜。」
주장안이 말했다.
"무장(武將)의 관직이 사품에 이르려면 얼마나 많은 전쟁터를 돌아다녀야 하는지 모른다네. 목숨을 전쟁터에 바쳐야 비로소 사품에 봉해지게 되거든."
唐嘯道:「周老兄是幾品侍衛?」
당소가 말했다.
"주형은 몇 품의 시위입니까?"
周長安道:「我入宮十餘年,混到現在麼?雖然是當今親信侍衛,說到銜級,也不過是四品罷了。」
주장안이 말했다.
"내가 입궁하여 지금까지 십여 년을 살아오면서 비록 황상의 심복시위이지만 관급으로 말하자면 사품에 불과할 뿐이네."
唐嘯搖搖頭,道:「這就不對了。」
당소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건 잘못 되었군요."
周長安一怔道:「什麼不對?」
주장안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무엇이 잘못 되었단 말인가?"
唐嘯道:「像你這等樣人,苦守皇宮十餘年,至少也該撈個二品大員幹幹才是,怎麼會和咱們一樣。」
당소가 말했다.
"당신같은 사람이 고생하며 황궁을 십여 년 지켰으니 적어도 이품대원(二品大員)의 직위는 얻어야 합니다. 어찌 우리와 똑같을 수 있겠습니까?"
周長安道:「岳兄一次拜侯,諸位片刻間,銜晉四品,這是大異數,希望諸位能上體聖心,全力以赴,以靖君側。」
주장안이 말했다.
"악형이 한 차례 배알하여 제후가 되고, 제위들은 잠깐 사이에 관직이 사품이 되었네. 이건 대단히 특별한 대우이니 제위들은 천자의 마음을 알아서 전력을 다해 군주의 주변을 청소해주기를 바라네."
唐嘯突然微微一笑,道:「周老兄,要是咱們和那太監拚命一下子被殺了,這四品官銜,還有沒有用?」
당소가 돌연 미소지으며 말했다.
"주노형, 우리가 그 태감들과 싸우다 죽는다면 이 사품관직이 쓸모가 있을까요?"
周長安似是未料到,他會一下子問到這方面來。不禁一怔,沉吟了一陣,才道:「這個麼?自然也是有用的很,四品官銜,為國捐軀,自有厚賜。」
주장안은 그가 이런 쪽의 질문을 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한 듯 멍해지는 것을 금하지 못했다. 한동안 침음하더니 비로소 말했다.
"그것 말인가? 아주 유용하지. 사품관직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니 자연 후한 상이 내려지거든."
唐嘯道:「可惜我小頑童,上無父母,下無兄弟,一旦戰死了,也不過一坏黃土埋骨罷了。」
당소가 말했다.
"애석하게도 나 소완동은 위로는 부모, 아래로는 형제가 없습니다. 싸우다 죽어도 흙 속에 뼈를 묻을 뿐이지요."
周長安笑一笑,道:「你年紀輕輕,怎會心存此想。」
주장안이 웃으며 말했다.
"그대는 나이가 젊은데 어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은가?"
唐嘯微微一笑,不再答話。原來,幾人已行到了內苑府前。這是在重重宮院的紫金城內,獨立的一座院落。這裡是皇帝為使宮中太監,輪休或退隱時養息之處。但如今,卻是皇宮中,唯一可能使男人雜居之處。內苑的大門,虛虛的掩著,靜的聽不到一點聲音。
당소는 미소짓고는 더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원래 그들은 이미 내원부 앞에 도착했던 것이다. 이곳은 겹겹의 궁원(宮院)이 있는 자금성 안에 독립된 정원이었다. 여기는 궁중의 태감들이 돌아가며 쉬거나, 은퇴하면 요양하는 곳으로 사용되었지만 지금은 황궁 안에서 유일하게 남자들이 뒤섞여 지내는 곳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 내원의 대문은 살짝 닫혀있고 조용하여 한 점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岳秀低聲說道:「長安兄……」
악수가 나직이 말했다.
"장안형..."
周長安急急躬身一禮,道:「屬下在,侯爺吩附。」
주장안이 급히 허리를 숙여 일례하고는 말했다.
"속하 여기 있으니 나으리는 분부하십시오."
岳秀道:「這內苑府中,可有首腦人物?」
악수가 말했다.
"이 내원부 안에는 수뇌인물이 있겠지요?"
周長安道:「有一位安公公,原為內苑府主,只是近一年多就沒有見過他了,不知他是否還在?」
주장안이 말했다.
"안공공(安公公)이 계십니다. 원래 내원부의 주인입니다만 근 일 년이 넘도록 그를 본 적이 없어 그가 아직 계신지 모르겠군요?"
岳秀道:「既是如此,也不用找他了,咱們要如何進去,才算合了皇家法度,宮庭的禮儀?」
악수가 말했다.
"이왕 그렇다면 그를 찾을 필요없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들어가야 황가(皇家)의 법도, 궁정의 예의에 부합할까요?"
周長安道:「侯爺清亂而來,他們禮該迎接受檢,既然無人前來,錯在他們,咱們就不用守什麼禮法了。」
주장안이 말했다.
"나으리는 환란을 청소하기 위해 왔으니 예법상 그들이 영접하고 검열을 받아야 합니다. 잘못은 그들에게 있는데 우리가 무슨 예법을 지킬 필요는 없지요."
岳秀笑一笑,道:「可以不守禮法?」
악수가 웃으며 말했다.
"예법을 지키지 않아도 좋다는 말이군요?"
周長安道:「此情此景,自然可以。」
주장안이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그래도 되지요."
岳秀道:「那好!唐嘯,打開門戶,要他們找一個能夠說話的人,出來見我。」
악수가 말했다.
"그거 좋군요! 당소, 문을 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나를 만나러 나오라고 하게."
唐嘯回頭把懷中抱著的木匣,交給了馬鵬,翻身一腳,踢在了木門之上。但聞砰然一聲,木門疾向後面撞去。竟然又關了起來。
당소는 고개를 돌려 품속에 안고 있던 나무상자를 마붕에게 건네주고는 몸을 홱, 돌려 목문을 발로 걷어찼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목문은 빠르게 뒤쪽으로 부딪혔다가 또 닫혔다.
唐嘯冷冷說道:「閣下是出來呢?還是要我打進去?」
당소가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가 나오시겠소 아니면 우리가 쳐들어가야겠소?"
只聽一個尖嗓門的聲音,道:「什麼人,敢在此撒野。」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누가 감히 이곳에서 행패를 부리느냐."
聲音尖高,那是正宗的太監聲音。隨著那喝叫之聲,一個白面無鬚的青袍太監,緩步行了出來。岳秀星目一描,已看出這是真真正正的淨身太監。
날카롭고 높은 음성. 그것은 제대로된 태감의 음성이었다. 호통소리에 뒤이어 희멀건 얼굴에 수염이 없고 청포를 입은 한 명의 태감이 느릿느릿 걸어나왔다. 이 사람이 거세를 한 진정한 태감임을 악수는 한 눈에 알아보았다.
唐嘯冷笑一聲,道:「你是什麼人?」
당소가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青袍人不答反問道:「你由何處來?」
청포인은 대답않고 반문했다.
"너는 어디서 왔느냐?"
唐嘯道:「咱們奉諭而來!」
당소가 말했다.
"우리는 영유를 받들어 왔소!"
青袍人道:「何人之諭?」
청포인이 말했다.
"누구의 영유인가?"
周長安道:「自然是皇上的聖諭。」
주장안이 말했다.
"당연히 황상의 성유(聖諭)요."
青袍人道:「聖諭何在,拿給咱家看看。」
청포인이 말했다.
"성유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다오."
周長安一顧馬鵬,道:「看到木盒子麼?」
주장안이 마붕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무상자를 보여주시겠소?"
青袍人臉色微微一變道:「那是什麼?」
청포인은 낯빛이 살짝 일변하더니 말했다.
"그것이 무엇인가?"
周長安道:「你常年在禁宮之中,難道還認不出來?」
주장안이 말했다.
"당신은 늘 금궁(禁宮=황궁) 안에서 지내면서 설마 알아보지 못하오?"
青袍人道:「認不出來。」
청포인이 말했다.
"못알아보겠는걸."
周長安道:「御賜金鳳剪。」
주장안이 말했다.
"성상께서 하사하신 금봉전이오."
青袍人呆了一呆,道:「是!是金鳳剪?」
청포인이 멍해져서 말했다.
"금봉전이라고?"
周長安道:「不錯,你明白了吧!這是先皇遺物,三宮六院都可查得,何況你這小小的內苑府。」
주장안이 말했다.
"그렇소. 아시는구려! 이것은 선황께서 남기신 것으로 삼궁육원을 모조리 조사할 수 있소. 하물며 당신네 이 조그마한 내원부쯤이야."
青袍人原本驚怕的臉色,突然恢復了鎮靜,緩緩說道:「這金鳳剪,咱家倒聽過,不過,那是先皇遺物,豈肯輕易賜人,你們是什麼身份,怎能執掌金鳳剪。」
청포인의 놀란 얼굴색이 돌연 침착함을 회복하더니 천천히 말했다.
"금봉전은 우리가 들은 적이 있지. 그러나 그것은 선황의 유물이다. 어찌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하사될 수 있단 말인가. 그대들이 어떤 신분이길래 금봉전을 맡아서 관리하고 있는가?"
周長安道:「岳爺官封侯爵,奉旨清查內苑府和後宮。」
주장안이 말했다.
"악나으리는 포의후에 봉해졌고, 내원부와 후궁을 낱낱이 조사하라는 성지를 받으셨소."
青袍人道:「咱們怎未先得聖諭,只怕是有些毛病。」
청포인이 말했다.
"우리가 어찌 미리 성유를 받지 못했을까? 문제가 좀 있는 것 같군."
周長安怒道:「你要怎樣才能相信。」
주장안이 노하여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해야 믿을 수 있겠소?"
青袍人道:「見到聖旨之後。」
청포인이 말했다.
"성지를 보아야겠는걸."
周長安道:「我們還有一個法子。」
주장안이 말했다.
"우리에겐 또 하나의 방법이 있소."
青袍人道:「什麼方法。」
청포인이 말했다.
"어떤 방법이냐?"
周長安道:「你束手就縛,咱們帶你去見聖上。」
주장안이 말했다.
"당신이 순순히 포박을 받고 우리가 당신을 데리고 성상을 뵈오러 가는 거요."
青袍人微微一笑,道:「周長安,你不過是一個小小的侍衛,敢對咱家如此放肆!」
청포인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주장안, 너는 불과 한 명의 하찮은 시위일 뿐인데 감히 우리들에게 이같이 방자하게 구는구나!"
周長安回顧了岳一眼秀,道:「侯爺,這老太監抗旨不遵。」
주장안이 악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나으리, 이 노태감(老太監)은 성지에 항거하며 따르지 않는군요."
岳秀微微一笑,道:「他是否真的已明白,咱們是奉旨而來。」
악수가 미소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성지를 받들어 왔음을 그가 정말 알고 있을까요?"
周長安道:「他明白了,但他藉詞狡辯。」
주장안이 말했다.
"그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실을 대며 교활하게 변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岳秀道:「如若咱們動手撲殺,是否有背聖意。」
악수가 말했다.
"만약 우리가 손을 써서 죽여버린다면 성상의 뜻을 저버리는 일입니까?"
周長安道:「不會,聖上已賜侯爺金鳳剪,違令者,由侯爺便宜行事。」
주장안이 말했다.
"아닙니다. 성상께서 이미 나으리께 금봉전을 하사하셨지요. 명을 어기는 자는 마음대로 하셔도 됩니다."
岳秀道:「那很好,唐嘯,你去問問他作何打算。」
악수가 말했다.
"그거 잘됐군. 당소, 자네는 가서 그가 어떻게 할 작정인지 한번 물어보게."
唐嘯涮的一聲,脫去了長衫,露出了一身疾服勁裝,緩步行到了青袍人的身前,道:「話已經說的很明白了,你是要我動手呢?還是自動認罪?」
당소는 쓱, 하는 소리와 함께 장삼을 벗고 질복경장(疾服勁裝)을 드러내더니 천천히 청포인의 앞으로 걸어가서 말했다
"이미 명백하게 이야기했소. 당신은 싸우시겠소 아니면 스스로 죄를 인정하시겠소?"
青袍人道:「咱家奉侍兩代皇帝……」
청포인이 말했다.
"우리들은 이 대째 황제를 모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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