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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六回 鏢車脫險(표차탈험) 본문
第六回 鏢車脫險(표차는 위험을 벗어나고)
林成方道:「咱們拉下這趟鏢的代價是五百兩銀子,由開封保人到徐州,如是朋友什麼急用,咱們願全數奉上。」
임성방이 말했다.
"우리가 이 표를 개봉에서 서주까지 운반하는 댓가는 오백 냥의 은자입니다. 만일 친구들께서 급히 쓸 데가 있다면 우리는 전부 드리겠습니다."
居中人雙目中神芒一閃,道:「你敢戲弄與我。」
정중앙의 사람이 두 눈에서 신망을 번뜩이며 말했다.
"네 감히 나를 희롱하느냐?"
林成方道:「在下說得很眞實,但如閣下不肯聽,在下就⋯⋯」
임성방이 말했다.
"저는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귀하가 따르지 않겠다면 저는..."
居中人接道:「銀子事小,貴局如是需要,咱們奉送一千兩,留下你們的鏢。」
정중앙의 사람이 말했다.
"은자는 사소하다. 귀국이 필요하다면 우리가 일천 냥을 줄 테니 너희들의 표는 남겨두어라."
雪谷三怪,一向脾氣暴躁,一言不合,就立刻出手。 大概是,他們也聽到了寶鏢局連闖數關的事,所以,三個人言語間,還算客氣。
설곡삼괴는 언제나 성질이 포악하고 급했다. 걸핏하면 곧바로 출수했다. 아마 그들도 보통표국이 연달아 몇 개의 관문을 뚫은 사실을 들었으리라. 그래서 세 사람의 말 속에는 아직 예의가 있었다.
林成方冷笑一聲,道:「三位,都是成名江湖的豪雄人物,這話怎麼說得出口,咱們寶通鏢局,不是大鏢局,但可也不能壞了鏢行的規矩。」
임성방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세 분은 모두 강호에서 영웅호걸로 이름난 인물이신데 그런 말을 어떻게 입 밖에 낼 수 있습니까? 우리 보통표국은 대표국이 아닙니다. 하지만 표항의 규칙을 훼손할 수도 없습니다."
左首反穿皮袍的人,冷笑一聲道:「老大,不用和他們多費口舌了。」
왼쪽의 옷을 뒤집어 입은 사람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노대, 그들과 입 아프게 여러 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林成方淡淡一笑,道:「咱們吃鏢行飯的人,別的沒有,就是不怕死,如是三位一定要動手,在下奉陪就是。」
임성방이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표항 밥을 먹는 우리 같은 사람은 다른 건 없어도 죽음을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만일 세 분이 기어코 손을 쓰시겠다면 저는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左首皮袍人,怒聲道:「放肆。」
왼쪽 가죽옷을 입은 사람이 노성으로 말했다.
"방자하다."
左手一場,一道寒芒,疾射而出,直擊前胸。 林成方拔劍一揮,快如閃電一般,噹的一聲,封開了寒芒。 那是一根軟索亮銀槍,被林成方一劍直封開去。
좌수를 떨치자 한 가닥 한망(寒芒)이 빠르게 쏘아져 나와 가슴을 직격했다. 임성방은 검을 뽑아 섬전같이 빠르게 휘둘렀다. 땅, 하는 소리와 함께 한망을 막았다. 그것은 하나의 연삭양은창(軟索亮銀槍)이었는데 임성방의 일검에 그대로 빗나가고 말았다.
居中人道:「貴局能連闖數道埋伏,果然是有幾下子。」
정중앙의 사람이 말했다.
"귀국이 연달아 몇 군데의 매복을 뚫고 지나올 수 있었다니 과연 꽤나 솜씨가 있군."
雙手齊揚,兩道寒芒,分由兩個袖管中射了出來。 林成方早已戒備,長劍左蕩,右封,當當兩聲,將兩道寒芒封開。 那是兩把帶有軟索短劍。
쌍수를 일제히 떨치자 두 가닥 한망이 두 소매 안에서 나누어 쏘아져 나왔다. 임성방은 벌써 경계하고 있다가 장검을 왼쪽으로 움직였다가 오른쪽으로 막았다. 땅땅, 두 번 소리가 나더니 두 가닥 한망을 막았다. 그것은 두 자루의 연삭(軟索)이 달린 단검이었다.
林成言輕輕咳了一聲,道:「三位,難道一定要打嗎?」
임성방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세 분, 설마 기어이 싸워야만 하겠습니까?"
居中人道:「沒有法子,閣下不肯留人,咱們只有領教了。」
정중앙의 사람이 말했다.
"방법이 없다. 귀하가 사람을 남겨두지 않겠다니 우리는 가르침을 받아야만 하겠다."
林成方吁一口氣,道:「三位,相打無好手,一定要打,只怕是難免會有傷亡。」
임성방이 휴, 한숨을 쉬고 말했다.
"세 분, 싸움에는 달인이 없습니다. 기어코 싸우겠다면 다치거나 죽는 것을 면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居中人道:「看來,林鏢頭,似乎很有把握對付咱們了。」
정중앙의 사람이 말했다.
"보아하니 임표두는 우리를 상대할 자신이 있구먼."
林成方道:「三位皮袍上毛裡藏針,恐怕世上最毒的暗器之一,在下不得不先設法保我之命。」
임성방이 말했다.
"세 분의 가죽옷의 털 속에 감추어진 침은 세상에서 가장 독한 암기의 하나일 것 같으니 저는 먼저 목숨을 보호할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左道人冷笑一聲,道:「老大,我先出手,教訓這小子一頓。」
왼쪽에 있는 사람이 냉소를 치고는 말했다.
"노대, 내가 먼저 출수하여 어린 녀석에게 교훈을 좀 주겠습니다."
一提氣,身子陡然間,向前衝了過來。 他來勢很快,疾如飇風。 人到眼前,兵刃也到了手裏,雙手向前一送,兩道寒芒,刺向前胸。 林成方長劍如電劃過身前。 劍上力道奇強,錚、鏘兩聲,硬把刺向前胸的兩把月牙月,分擋開去。
진기를 한번 끌어올리더니 별안간 앞을 향해 돌진해왔다. 그가 달려드는 기세는 회오리바람처럼 아주 빨랐다. 사람도 손 안에 든 병기도 눈 앞에 이르렀다. 쌍수를 앞으로 내밀자 두 가닥 한망이 가슴을 찔렀다. 임성방은 번개같이 장검으로 몸 앞을 그었다. 검에 실린 힘이 기이하리만치 강했다. 쩡쩡, 하는 소리가 두 번 났고 가슴을 향해 찔러가던 두 자루 월아도(月牙月)를 막아서 빗나가게 했다.
這兩柄月牙刀,長不過一尺二寸,但除了兩個可以手握的刀柄之外,全是刀身。 後面也帶著軟索。 雪谷三怪,都亮了兵刃,一個是軟索亮銀槍,一個是軟索短劍,一個是軟索月牙刀。
이 두 자루 월아도는 길이가 불과 일 척 이 촌이었지만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칼자루를 제외한 전부가 도신이었다. 후면에는 연삭(軟索)도 달려있었다. 설곡삼괴는 모두 병기를 뽑았다. 한 개는 연삭양은창(軟索亮銀槍), 하나는 연삭단검(軟索短劍), 하나는 연삭월아도(軟索月牙刀)였다.
林成方封開了兩刀之後,冷冷說道:「三位,都已和林某人過了招,但不知是否還要再打下去。」
임성방이 두 도를 막고나서 냉랭하게 말했다.
"세 분은 이미 임모와 겨루어 보았습니다. 더 싸우실 건지 모르겠군요."
居中人冷笑一聲,道:「不錯俺們三兄弟,各攻一招都被閣下封開去,寶通鏢局的鏢師,的確高明,但俺們三兄弟的真正拿手絕招,還沒有開始施用。」
정중앙에 있던 사람이 냉소를 치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 삼형제는 각기 공격하여 일초가 귀하에게 막혔다. 보통표국의 표사는 확실히 고명하구나. 하지만 우리 삼형제가 가장 자신있는 진정한 절초는 아직 사용하지 않았다."
林成方道:「彼此交手一抬,俺們心中都該有數了,如是一定要火拚下去,對雙方都無好處,再說,林某人聽到的消息是精銳集中於最後一關,準備在那裡和俺們決一死戰。」
임성방이 말했다.
"피차 일초를 주고받았으니 우리는 모두 마음 속으로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기어코 싸운다면 쌍방에게 좋을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임모는 정예가 최후의 일관에 집중되어 우리들과 결사의 일전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居中人道:「不錯,所以,俺們攔截貴局的佈置,有了很大的調整。」
정중앙의 사람이 말했다.
"그렇다. 그래서 귀국을 저지하는 우리의 배치에는 큰 조정이 있었다."
林成方道:「區區和三位,各過一招,兄弟相信,咱們彼此的心中都有了一個感受,那就是三位想在短短的搏殺中,勝過兄弟,也不是一件容易的事!」
임성방이 말했다.
"저와 세 분은 각기 일초를 겨루었고 우리는 피차 마음 속으로 느낀 점이 있으리라고 형제는 믿습니다. 그것은 바로 세 분이 단시간에서 형제를 이기기도 용이한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居中人道:「是!」
정중앙의 사람이 말했다.
"그렇다!"
林成方道:「所以,咱們打下去,可能是一個兩敗俱傷的局面,如是傷了敝局中人,那還好,如是傷了你們貴兄弟,對三位而言,那就有些劃不著了。」
임성방이 말했다.
"그래서 우리가 싸우면 양패구상(兩敗俱傷)의 국면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폐국 사람이 다친다면 그건 괜찮은데 만일 귀 형제들이 다치면 세 분으로서는 수지가 안맞는 일입니다."
雪谷三怪互相望了一眼,突然轉身而去。
설곡삼괴는 서로를 한번 바라보더니 돌연 뒤돌아서 가버렸다.
郭相快步行了上來,道:「林鏢頭,這作法,有些不對。」
곽상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서 말했다.
"임표두,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은 잘못되었소."
林成方道:「郭兄指教了。」
임성방이 말했다.
"곽형께서 가르쳐주십시오."
郭相道:「雪谷三怪,武功不弱,如是我們能把他們殘滅於此,那豈不是減弱了一些阻力,如是要他們加入了最後一道攔截的決戰,那豈不是增強了咱們敵對的實力。」
곽상이 말했다.
"설곡삼괴는 무공이 약하지 않소. 만일 우리가 그들을 이 자리에서 잔멸(殘滅)시켜버릴 수 있다면 저지력이 줄어들 것이오. 만일 그들이 최후의 결전에 가입한다면 우리가 대적할 실력이 증강되지 않겠소?"
林成方笑一笑,道:「郭兄說的是,不過,兄弟的想法,有些不同?」
임성방이 웃으며 말했다.
"곽형의 말씀이 맞소. 그러나 형제의 생각은 좀 다르오만?"
郭相道:「請教?」
곽상이 말했다.
"가르침을 청하겠소."
林成方道:「袍中藏針,防不勝防,除非一動上手,就全力以赴,全力求勝,使他們還未放毒時,一舉取了他們的性命,那必將是一場很冷酷的殺戮,前車可鑒,必將會激起他們後一道的拚命之心。」
임성방이 말했다.
"겉옷에 숨겨진 침은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소. 일단 손을 쓰면 전력으로 승리를 얻어서 그들이 미처 독침을 방출하지 않을 때 일거에 그들의 목숨을 취해야만 하오. 그것은 반드시 한바탕 냉혹한 살육일 것이오. 앞에 가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뒷 수레가 교훈으로 삼듯 다음 번 관문에서 그들이 목숨을 내던져 싸우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게 만들 거요."
郭相道:「林鏢頭的意思是想把他們安排在最後決戰嗎?」
곽상이 말했다.
"임표두는 그들을 최후의 결전에 안배할 작정이구려?"
林成方道:「不錯,這對他們有利,但對我們也有利,他們集中了不少的人手,但我們也保留了很多沒有用出來的武功。」
임성방이 말했다.
"그렇소. 그것이 그들에게 유리하오. 하지만 우리에게도 유리하오. 그들은 적지 않은 사람을 집중시켰지만 우리도 무공을 쓰지 않고 보존했소."
郭相道:「啊!原來如此。」
곽상이 말했다.
"아! 원래 그랬구려."
林成方笑一笑道:「郭兄,如若他們有七八個人,合攻咱們一兩個人,雪谷三怪那羊毛針,就無法施展。」
임성방이 웃으며 말했다.
"곽형, 만약 그들에게 칠팔 명이 있어서 우리를 한두 사람이 합공한다면 설곡삼괴는 그 양모침을 시전할 수 없소."
郭相點點頭,道:「這倒有理。」
곽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일리가 있구려."
談話之間,又到了一道關口前面。 這一道關口,是兩個中年婦人,各執長劍一把,穿的竟是長羅裙。 落地的裙邊,掩去了雙足。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또 하나의 관문에 도달했다. 이 관문은 두 명의 중년부인이었는데 각기 장검을 쥐고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 땅에 닿는 치마로 두 발을 가리고 있었다.
這一下林成方愣住了,一皺眉頭,道:「郭兄,他們穿的怎麼是裙子?」
이번에는 임성방이 멍해졌다.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곽형, 그들은 왜 치마를 입고 있소?"
郭相道:「林鏢頭不認識這兩個人嗎?」
곽상이 말했다.
"임표두는 저 두 사람을 모르시오?"
林成方道:「不認識。」
임성방이 말했다.
"알지 못하오."
郭想道:「這是江湖上有名的裙裡腳?」
곽상이 말했다.
"그것은 강호에서 유명한 군리각(裙裡腳)이오."
林成方道:「裙裡腳,那是什麼武功?」
임성방이 말했다.
"군리각? 그건 어떤 무공이오?"
郭相道:「她們最可怕的,不是手中的長劍,而是那長裙中隱藏的一對蓮足。」
곽상이 말했다.
"그녀들의 가장 두려운 것은 수중의 장검이 아니라 긴 치마 속에 감추어진 연족(蓮足:전족을 한 여자의 발)이오."
林成方道:「哦!」
임성방이 말했다.
"허!"
郭相道:「聽說,她們踢出之足,快如閃電,而且,還能踢出暗器。」
곽상이 말했다.
"듣기로 그녀들이 내지르는 발은 섬전같이 빠르고, 뿐만 아니라 암기를 차낼 수 있소."
林成方道:「這倒是前所未聞的事了。」
임성방이 말했다.
"그건 전대미문의 일이구료."
郭相道:「在下也未見識過,林兄,這一陣讓給我們了。」
곽상이 말했다.
"나도 아직 견식한 적이 없소. 임형, 이번에는 우리한테 양보하시오."
林成方道:「好!那麼兩位多多小心了。」
임성방이 말했다.
"좋소! 그러면 두 분은 조심하시오."
這兩個婦人,都有三十七八的年紀,偏偏一個穿著一身綠,一個穿著一身紅。
이 두 부인은 모두 삼십칠팔 세의 나이였는데 유달리 한 명은 녹색, 한 명은 홍색의 의복을 걸치고 있었다.
那穿紅衣的冷笑一聲,道:「陰陽雙劍,你還知道姑奶奶的什麼事,一股腦兒都告訴他們吧。」
그 홍의를 걸친 사람이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음양쌍검, 그대들이 고모님들에 관해 무언가 알고 있으면 모조리 그들에게 알려주어라."
郭相笑道:「你們兩姐妹,俺們兩兄弟,二對二,才打得過癮,你郭大爺是⋯⋯」
곽상이 말했다.
"당신들은 두 자매, 우리는 두 형제이니 이대이(二對二)로 실컷 싸울 수 있소. 당신은 곽큰나으리가..."
紅衣婦人冷冷接道:「郭相,你如再敢出言輕薄我們姐妹,當心你的狗命。」
홍의부인이 냉랭하게 대꾸했다.
"곽상, 네 감히 우리 자매에게 경박한 말을 내뱉는다면 너의 개같은 목숨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郭相笑一笑道:「我說大姑娘,你說這話,難道還能威脅到人嗎?咱們出手過招,本來就是拚命的事。」
곽상이 웃으며 말했다.
"큰낭자, 당신의 그 말이 아직도 설마 남을 위협할 수 있소? 우리가 출수하여 겨루는 것은 본래 목숨을 건 일이오."
紅衣婦人道:「彼此過招,爭的是勝負,不一定非要拚命不可,但你如出言傷了我們,我們就是一場生死之搏。」
홍의부인이 말했다.
"피차 겨루어 승부를 다투는데 반드시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네가 만일 우리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한다면 우리는 한바탕 생사를 건 싸움을 벌일 것이다."
郭相臉色一整,道:「姑娘,不用客氣,陰陽雙劍一聯手,一向全力施為,兩位姑娘有什麼看家的本領,儘管請施展出來。」
곽상이 낯빛을 고치고 말했다.
"낭자, 사양하지 마시오. 음양쌍검의 연수는 언제나 전력을 펼친다오. 두 낭자께 무슨 장기가 있다면 얼마든지 시전하시오."
這時,那綠衣婦人,突然開了口,道:「你們陰陽雙劍本來是主人請的助拳人,要你們對付寶通鏢局和斬情女,想不到,如今你們竟然反口相噬,對付邀請人。」
이때 그 녹의부인이 돌연 입을 열었다.
"당신들 음양쌍검은 본래 주인이 초청한 지원군이며, 당신들은 보통표국과 참정녀를 상대해야 하는데 지금 당신들은 놀랍게도 말을 뒤집고 초청인을 상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郭相笑一笑道:「二姑娘,在下雖然被邀而來,卻不知邀我們的主人是誰,這個二姑娘是否知道?」
곽상이 웃으며 말했다.
"둘째낭자, 제가 비록 초청되어 왔으나 우리를 초청한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오. 두 낭자는 아시오?"
綠衣女子怔了一怔,道:「這個,我倒沒有留心,但無論如何,你們不能反過來,對付邀請人,心中不滿,何不就此離去。」
녹의여자가 멍해져서 말했다.
"그건 내가 주의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찌됐든 당신들은 말을 바꾸어 초청인들을 상대해서는 안돼요. 심중으로 불만이면 왜 이 자리를 떠나지 않나요?"
郭相道:「老實說,咱們兄弟,也不希望和貴姐妹動手,能肯善罷,那是最好不過,如是兩位姑娘,也不知道邀請助拳的是何放人物,那就似乎是用不著替別人賣命。」
곽상이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형제들도 귀자매와 싸우고 싶지 않소. 쉽게 끝낼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소. 그러나 두 분 낭자도 도와달라고 초청한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모르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팔 필요가 없을 듯하오."
綠衣女子冷笑一聲,道:「我們姐妹雖然婦道人家,可也不是隨便聽人擺佈的人,我們要對付斬情女,就算未曾受邀而來,我們聽到這消息,也會趕來參與這件事。」
녹의여자가 냉소를 치더니 말했다.
"우리 자매가 비록 부녀자이지만 남의 말에 따라 함부로 좌지우지되는 사람도 아니랍니다. 우리는 참정녀를 처치해야 합니다. 설령 초청을 받지 않았더라도 우리가 이 소식을 듣게 되면 달려와서 이 일에 참여할 거예요."
郭相道:「聽口氣,你們對那斬情女,似乎是懷恨極深。」
곽상이 말했다.
"듣고보니 당신들은 참정녀에 대해서 극히 깊은 원한을 품고 있는 것 같구려."
綠衣女子道:「不錯,我們對他懷恨極深。」
녹의여자가 말했다.
"그래요. 우리는 그녀에 대해 몹시 깊은 원한을 품고 있어요."
郭相道:「為什麼?能不能告訴咱們。」
곽상이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우리한테 알려주실 수 있소?"
綠衣女子道:「告訴你也不要緊,咱們姐妹有一位兄弟,被斬情女所害,我們作姐妹的,該不該為他報仇?」
녹의여자가 말했다.
"당신에게 알려주어도 괜찮아요. 우리 자매에게는 형제가 한 명 있는데 참정녀에게 해를 당했어요. 누나들인 우리는 그를 위해 복수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林成方聽得心中一動,暗道:「看來,這斬情女,果然是結仇不少。」
임성방이 듣고 마음이 동하여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보아하니 참정녀는 과연 원수를 많이 맺었구나.'
郭相點點頭,道:「應該,不過⋯⋯」
곽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마땅히 그래야 하오. 그러나..."
紅衣婦人接道:「話已經說明白了,如果兩位不願捲入這場是非之中,現在退走,還來得及。」
녹의여자가 말했다.
"이미 명백하게 말했다. 만약 두 분이 이 시비에 말려들기를 원치 않는다면 지금 물러나서 떠나도 아직 늦지 않았다."
郭相道:「只怕是來不及了。」
곽상이 말했다.
"늦은 듯하오."
紅衣婦人:「為什麼?」
홍의부인이 말했다.
"무엇 때문인가?"
郭相道:「咱們兄弟,很喜歡銀子,斬情女答應付我們,答應了保她平安闖過攔截⋯⋯」
곽상이 말했다.
"우리 형제는 은자를 아주 좋아하고, 참정녀는 우리에게 주기로 승낙했소. 그녀를 보호하여 무사히 이 관문을 넘으면..."
綠衣女子接道:「貴兄弟的性命,用錢就可以買到嗎?」
녹의여자가 말했다.
"귀형제의 목숨은 돈으로 살 수 있나요?"
郭相哈哈一笑道:「二姑娘,俗語說得好,有錢能使鬼推磨,何況是買人命。」
곽상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이낭자, 속담에 돈이면 귀신도 맷돌질을 시킬 수 있다고 했소. 하물며 사람 목숨 쯤이야."
綠衣女子道:「既然兩位是賣的,咱們也想問問價錢。」
녹의여자가 말했다.
"이왕 두 분이 팔았다니 우리도 값을 한번 물어보고 싶군요."
郭相道:「相當的高,只怕兩位姑娘出不起。」
곽상이 말했다.
"상당히 비싸오. 두 낭자는 내놓지 못할 것 같소."
綠衣女子道:「漫天討價,就地還錢,咱們姐妹,也薄有積蓄,說不定價碼高過斬情女。」
녹의여자가 말했다.
"최대한 흥정해 봅시다. 우리 자매도 저축한 돈이 적지 않답니다. 아마도 가격이 참정녀를 뛰어넘을 거예요."
郭相道:「二姑娘一定要問,兄弟就開個價了。」
곽상이 말했다.
"이낭자가 굳이 물어보니 형제는 가격을 부르겠소."
綠衣女子道:「小妹洗耳恭聽。」
녹의여자가 말했다.
"소매는 세이공청하겠어요."
郭相道:「俺們兄弟兩個人,大約每人一個數。」
곽상이 말했다.
"우리 형제 두 사람은 대략 한 사람당 한 장이오."
綠衣女子道:「一個數是好多?」
녹의여자가 말했다.
"한 장이 얼마나 되나요?"
郭相道:「一萬兩⋯⋯」
곽상이 말했다.
"일만 냥이오..."
綠衣女子道:「一萬兩銀子,不算太貴。」
녹의여자가 말했다.
"일만 냥의 은자는 그리 비싼 것도 아니군요."
郭相笑一笑道:「二姑娘,斬情女很有錢,放眼當今江湖,比她錢多的人,還不太多。」
곽상이 웃으며 말했다.
"이낭자, 참정녀는 아주 부자요. 당금 강호로 눈을 돌려보아도 그녀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소."
綠衣女子道:「俺們姐妹,正正經經的作人,當然比不過斬情女的錢多。」
녹의여자가 말했다.
"우리 자매의 일처리는 정정당당하답니다. 당연히 참정녀보다 돈이 많지 않아요."
郭相道:「姑娘,陰陽雙劍兩條命,只各賣一萬兩銀子,是不是少了一些。」
곽상이 말했다.
"낭자, 음양쌍검의 두 가닥 목숨을 단지 각기 일만 냥의 은자에 파는 것이 좀 적소?"
綠衣女子道:「不會是一萬兩黃金吧?」
녹의여자가 말했다.
"일만 냥의 황금은 아니겠지요?"
郭相道:「只怕是不幸被你言中了。」
곽상이 말했다.
"불행히도 당신이 맞춘 것 같구려."
綠衣女子道:「一萬兩黃金,我不信斬情女會有那樣多的錢。」
녹의여자가 말했다.
"일만 냥의 황금이라. 참정녀에게 그렇게 많은 돈이 있다고는 믿지 못하겠어요."
郭相道:「信不信是姑娘的事了,但俺陰陽雙劍,收不到這個價錢,不會賣了自己。」
곽상이 말했다.
"믿고 안믿고는 낭자의 일이오. 하지만 우리 음양쌍검은 이 가격을 받지 못하면 자신을 팔지 않겠소."
綠衣女子道:「太貴啦,咱們姐妹出不起。」
녹의여자가 말했다.
"너무 비싸요. 우리 자매는 지불할 수 없어요."
紅衣婦人道:「妹妹,你聽他說些什麼?出手吧!」
홍의부인이 말했다.
"동생, 너는 무슨 말을 듣고 있느냐? 출수하자꾸나!"
綠衣女子應一聲,忽然一劍,刺了過去。 這一劍,凶厲無匹,幻起了兩朵銀花,點向了郭相的前胸。 郭相人向旁側一避,右手劍已出鞘,人退劍出,噹的一聲,封開了綠衣女子手中的劍勢。
녹의여자가 대답하고는 문득 일검을 찔러갔다. 이 일검은 흉폭하고 무섭기 비할 데 없었다. 두 송이 은화(銀花)를 일으키더니 곽상의 가슴을 향해 찍어갔다. 곽상은 몸을 한 옆으로 피하며 우수로 검을 뽑았다. 사람이 물러나면서 검을 내밀자 땅, 하는 소리와 함께 녹의여자 수중의 검세를 막았다.
他心中早已知道,他這一劍下去之後立刻會有一腳踢出。 郭相防患未然,對那裙中突出之足,心中有些畏忌,所以,他雖明明能封開這一劍,也不肯冒險,閃身避開她蓮足能及之處。
이 일검에 이어서 즉시 발을 내질러 올 것임을 그는 마음 속으로 벌써 알고 있었다. 곽상은 미연에 방지하고 있었다. 그 치마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발에 대해서 좀 두렵고 꺼리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비록 그 일검을 막을 수 있었지만 모험을 하지 않고 몸을 옮겨 그녀의 발이 미칠 수 있는 곳을 피했다.
林成方看得很用心,倒希望她能踢出一足,看看這「裙裡腳」,如何一個快法,能夠名動江湖。 但郭相對「裙裡足」似是有著極大的戒備,一直小心應敵。
임성방은 주의깊게 보았다. 그녀가 발길질을 해서 그 군리각(裙裡腳)이 어떤 식으로 빠르게 이름을 강호에 떨쳤는지 볼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곽상은 치마 속의 발에 대해 극도로 경계하는 듯 줄곧 조심스럽게 대적했다.
手中長劍,竟然當作大砍刀施用,大開大闔,身體一直和那綠衣婦子,保持了相當的距離。 兩人纏頭十餘招,都無法施用真正的絕學。
수중의 장검을 대감도(大砍刀)인 양 사용하여 크게 열고 크게 닫으며 몸은 줄곧 녹의여자와 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두 사람은 십여 초를 뒤엉켜 싸웠는데 진정한 절학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郭相以守為主,那綠女子一連攻了十餘招後,突然收住了手道:「姓郭的,俺們這樣打下去,哪一天,才能分出勝敗呢?」
곽상은 수비를 위주로 했는데 그 녹의여자는 연달아 십여 초를 공격하고 나더니 돌연 손을 거두고 말했다.
"곽씨, 우리가 이렇게 싸우다가 어느 세월에 승패를 가를 수 있겠어요?"
收劍退了兩步,郭相笑一笑,道:「在下一來,就不想和姑娘在此地分出勝敗。」
검을 거두고 두 걸음 물러난 곽상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낭자와 이 자리에서 승패를 가르고 싶지 않소."
綠衣女子道:「不在此地分出勝敗,那是什麼意思?」
녹의여자가 말했다.
"이 자리에서 승패를 가르지 않는다니 그건 무슨 의미죠?"
郭相道:「主持人,把他自認為的可用之材,全部調集到最後一關,準備在那裡和俺們一決生死,如若兩位姑娘,在此地全力施為,不論勝敗,對兩似乎是都沒有什麼好處。」
곽상이 말했다.
"주지인은 가용한 사람이라고 그가 인정하는 사람들을 전부 최후의 일관에 집결시켜 거기에서 우리들과 생사결전을 준비하고 있소. 만약 두 분 낭자가 이곳에서 전력을 펼친다면 승패를 막론하고 두 분에게 무슨 좋을 것이 없을 듯하오."
綠衣女子道:「為什麼,俺們姐妹如能殺了你們陰陽雙劍,一樣可以大出風頭。」
녹의여자가 말했다.
"왜죠? 우리 자매가 당신들 음양쌍검을 죽일 수 있다면 마찬가지로 크게 자기를 과시할 수 있어요."
郭相道:「紅姐綠妹的裙裡腳,在江湖上已經是很有名了,用不著惜我們陰陽雙劍出名,再說,姑娘至少應該看清楚一件事。」
곽상이 말했다.
"홍록(紅綠)자매의 군리각은 강호에서 이미 아주 유명하오. 우리 음양쌍검을 빌어 이름을 날릴 필요가 없소. 게다가 낭자는 적어도 한 가지를 똑똑히 보셔야 하오."
綠衣女子道:「什麼事?」
녹의여자가 말했다.
"무엇을요?"
郭相道:「諸位本來是以多為勝,但目下在場之人,卻是我們強過貴姐妹。」
곽상이 말했다.
"제위들은 본래 많은 사람 수로 이기는 것이지만 지금 이곳에는 우리가 귀자매보다 강하오."
那穿紅色長裙的姐姐,似是已經想通了箇中的道理,嗯了一聲,道:「對!妹妹,咱們總不能傻得先在此地和陰陽雙劍拚個死活出來。」
그 홍색 긴치마를 입은 언니는 이미 말 속에 담긴의 도리를 깨달은 듯했다. 음, 하더니 말했다.
"그렇다. 동생, 어쨌든 우리가 먼저 이 자리에서 음양쌍검과 사활을 걸고 싸워서는 안된다."
綠衣女子道:「大姐,他們要保護斬情女,不肯讓步,那也是沒有法子的事了。」
녹의여자가 말했다.
"언니, 그들이 참정녀를 보호하며 양보하지 않으려 하니 그것도 방법이 없는 일이군요."
紅衣婦人道:「就算咱們要和陰陽雙劍見個高下出來,也不是在此時此地,咱們走吧!」
홍의부인이 말했다.
"설령 우리가 음양쌍검과 고하를 겨루어 보고자 해도 지금 이곳은 아니다. 가자꾸나!"
轉身當先而去。
뒤돌아 앞장 서서 가버렸다.
綠衣女子望了郭相一眼,道:「你不錯,三言兩語,就把我姐姐說服了。」
녹의여자가 곽상을 바라보며 말했다.
"훌륭하시군요. 두세 마디 말로 내 언니를 설득했어요."
郭相道:「令姐姐相當的聰明,在下點就透了。」
곽상이 말했다.
"귀언니는 상당히 총명하시오. 나는 약간 일깨워주었소."
綠衣女子微微一笑,道:「我姐姐是一個很不好說話的人,你竟然能輕輕易易他說服了她,實在高明。」
녹의여자가 희미하게 웃더니 말했다.
"내 언니는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랍니다. 당신이 놀랍게도 쉽사리 그녀를 설득할 수 있다니 참으로 고명하십니다."
郭相道:「二姑娘,你最好再轉告令姐一句話。」
곽상이 말했다.
"이낭자, 당신은 다시 언니께 한 마디 전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綠衣女子道:「什麼話?」
녹의여자가 말했다.
"무슨 말을요?"
郭相道:「我們是被陷重圍的人,難免會全力以赴之搏,最好不要先擋銳鋒。」
곽상이 말했다.
"우리들은 겹겹의 포위에 빠진 사람이며 전력을 다한 싸움을 면하기 어렵소. 가장 좋은 것은 예봉을 먼저 막는 것이오."
綠衣女子道:「我明白了。」
녹의여자가 말했다.
"잘 알겠어요."
轉身一躍,急奔而去。
뒤돌아 뛰어오르더니 빠르게 달려갔다.
林成方笑道:「好,攻心為上,這兩姐妹似是已被郭兄說服了。」
임성방이 웃으며 말했다.
"훌륭하오. 심리적으로 이기는 것이 최고요. 저 두 자매는 곽형에게 이미 설득된 듯하오."
郭相道:「好說,好說,在下不過是跟林兄學步罷了。」
곽상이 말했다.
"별말씀을. 나는 임형을 따라했을 뿐이오."
望著二女遠去的背影林成方微微一笑,道:「這兩位姑娘一撤走,局勢已經擺明了?」
두 여자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임성방이 희미하게 웃고는 말했다.
"저 두 분 낭자가 철수했으니 국세는 이미 명확해졌소."
郭相道:「擺明了什麼?」
곽상이 말했다.
"무엇이 명확해졌다는 말이오?"
林成方道:「她們似是已經放棄了十道攔截咱們的計劃,要在最後一道中,跟咱們見個勝負。」
임성방이 말했다.
"그녀들은 마치 이미 열 군데에서 우리를 저지하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최후의 한 군데에서 우리와 승부를 보려는 듯하오."
兩人邊談邊行,又到了一處埋伏的所在。 這一次,沒有多費口舌,敵人就撤了下去。
두 사람은 이야기를 하면서 걸었다. 또 어느 매복 장소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입 아프게 말하지 않아도 적들은 물러나서 가버렸다.
林成方輕輕吁一口氣道:「郭兄,那最後一道埋伏,在什麼地方?」
임성방이 가볍게 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곽형, 그 최후의 매복은 어느 곳이오?"
郭相道:「不太遠,前面就是了。」
곽상이 말했다.
"그리 멀지 않은 앞쪽이오."
林成方抬頭看去,只見前面一道起伏的土嶺,兩側生著矮林、雜草。 但寬闊的大道之旁,卻開了兩處兼營酒飯的茶棚,而且生意相當的好,經常有過往打尖休息的行商。
임성방이 고개를 들어서 쳐다보니 앞쪽에 높아졌다 낮아지는 고개가 보이는데 양 옆에는 키 작은 수풀과 잡초가 나있었다. 넓찍한 대도 가에는 두 곳의 술과 밥을 같이 파는 찻집이 있었고 게다가 장사가 상당히 잘 되어 늘 지나가며 요기를 하거나 휴식하는 행상들이 있었다.
輕輕呼一口氣,林成方緩緩說道,「他們準備在土嶺之上呢!還是土嶺前面。」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임성방이 천천히 말했다.
"그들은 고개 위에 있소 아니면 고개 앞쪽이오?"
郭相道:「好像是上嶺之上,這些人,大都是受邀而來的高手,要他們藏在道旁的草叢林中,只怕他們大半都不會同意。」
곽상이 말했다.
"아마 고개 위일 것이오. 그들은 모두 초청되어 온 고수들이오. 그들에게 길가의 덤풀이나 숲속에 숨어있으라고 한다면 그들은 대부분 동의하지 않을 것이오."
萬壽山接了口,道:「這麼說來,他們是準備坐在茶棚中等咱們了。」
만수산이 말을 받았다.
"그렇다면 그들은 찻집 안에서 우리를 기다릴 작정이구려."
郭相道:「好像是如此吧!」
곽상이 말했다.
"아마 그럴 겁니다!"
萬壽山道:「那也好,這等正大的攔劫,比他們隱在暗處的手段,要光明多了。」
만수산이 말했다.
"그거 잘됐소. 이 정도로 떳떳한 겁표는 안보이는 곳에 숨어 있는 수단보다 훨씬 광명정대하오."
郭相道:「總鏢頭,他們撤了後面數道關卡,把所有的人都集中於此,那土嶺上,有一片很大的草地,對他們而言,似乎是利多害少。」
곽상이 말했다.
"총표두, 그들은 후면의 몇 개 관문을 철수시켜 모든 사람을 이곳에 집중했습니다. 그 고개 위에는 아주 큰 초지가 있는데 그들에게는 이득이 많고 해가 적은 것 같습니다."
萬壽山沉吟了一陣,道:「如若他們單打獨鬥,一個一個的來,咱們可以應付,只怕他們一扔而上,那時,咱們就算可以迎敵,只怕很難分身保護斬情女的安危。」
만수산이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만약 그들이 일대일로 한 명씩 온다면 우리가 대응할 수 있소. 단지 그들이 마구잡이로 덤비면 그때 우리가 설령 적을 맞을 수는 있지만 참정녀의 안위까지 보호할 겨를이 없을 듯하오."
郭相道:「在下亦是這樣顧慮。」
곽상이 말했다.
"저 역시 그런 염려가 있습니다."
林成方回顧了趕車的田昆一眼,道:「那位趕車的田兄,郭兄認識嗎?」
임성방이 마부석의 전곤을 돌아보며 말했다.
"저 마부석의 전곤을 곽형은 알고 계시오?"
郭相道:「林鏢頭,還不知他是何許人物?」
곽상이 말했다.
"임표두는 아직 그가 어떤 인물인지 모르시오?"
林成方道:「斬情女一直沒有說得很清楚,在下倒也不便多問,不過,看他身手,不是個簡單人物。」
임성방이 말했다.
"참정녀가 줄곧 분명하게 말하지 않으니 나도 자꾸 캐묻기가 불편했소. 그러나 그의 솜씨로 보아 간단한 인물이 아니오."
郭相道:「林兄聽說過鈴鏢這個人嗎?」
곽상이 말했다.
"임형은 영표(鈴鏢)라는 사람을 들어본 적이 있으시오?"
林成方道:「在下走鏢的時間不多,對很多江湖高人,都未聽聞過。」
임성방이 말했다.
"나는 표행을 다닌 시간이 많지 않아서 많은 강호고인들에 대해서 듣지 못했소."
郭相道:「他就是鈴鏢田昆。」
곽상이 말했다.
"그가 바로 영표 전곤이오."
林成方道:「鈴鏢,那是說這位田兄會打一種暗器,叫作鈴鏢。」
임성방이 말했다.
"영표라고 함은 저분 전형이 쳐내는 암기가 영표라는 말이구려."
郭相道:「一種帶有鈴響的飛鏢。」
곽상이 말했다.
"방울 소리가 나는 비표(飛鏢)요."
萬壽山道:「飛鏢上帶有鈴聲,那豈不是失去暗器的作用了。」
만수산이 말했다.
"비표에서 방울소리가 난다면 암기의 작용을 잃어버리지 않겠소?"
郭相笑道:「鈴鏢是江湖上有名的暗器之一,但它的威力如何,我也沒看見過。不過,等一會,強敵眾多,他非要施展出手不可了。」
곽상이 말했다.
"영표는 강호에서 유명한 암기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것의 위력이 어떠한지는 나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잠시 뒤 강적의 수가 많으면 그가 시전하여 출수하지 않으면 안되겠지요."
林成方低聲道:「斬情女武功如何消失的?」
임성방이 나직이 말했다.
"참정녀는 어쩌다가 무공을 잃게 된 것이오?"
郭相道:「就在下聽到的傳說,她武功,並未失去,只是身受重傷未癒,不能妄提真氣,只要傷勢養好,武功立刻可恢復。」
곽상이 말했다.
"내가 들은 소문으로 그녀는 무공을 결코 잃은 것이 아니오. 단지 몸에 입은 중상이 아직 낫지 않아서 함부로 진기를 끌어올리지 못한다 하오. 상세를 잘 치료하기만 하면 무공은 즉시 회복될 거요."
林成方道:「郭兄,知已知彼,才能戰無不勝,如今對方的虛實,咱們全無所知,這知彼的工夫,是顯然的不夠了,所以,只有在知己方面,多下些功夫了,在下如若是問錯了什麼,郭兄擔待。」
임성방이 말했다.
"곽형, 지기지피(知己知彼)해야 반드시 이길 수 있소. 지금 상대방의 허실(虛實)은 우리가 전혀 아는 바가 없어서 지피(知彼)쪽으로는 확실히 충분치 않소. 그래서 지기(知己)쪽으로 공을 들였을 뿐이니 만약 무슨 잘못된 질문이 있더라도 곽형은 양해해 주시오."
郭相急道:「不敢,林鏢頭有什麼事,但請吩咐。」
곽상이 말했다.
"천만에. 임표두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분부만 하시오."
林成方道道:「斬情女有些什麼武功?」
임성방이 말했다.
"참정녀에게는 어떤 무공이 있소?"
郭相道:「你是說,斬情女最厲害的武功?」
곽상이 말했다.
"참정녀의 가장 무서운 무공 말이오?"
林成方道:「對!包括她的暗器手法。」
임성방이 말했다.
"그렇소! 그녀의 암기수법을 포함해서 말이오."
郭相道:「她會用一種很厲害的暗器,叫作子午追魂釘。」
곽상이 말했다.
"그녀는 일종의 아주 무서운 암기를 쓸 줄 아는데 자오추혼정(子午追魂釘)이라 부르오."
林成方道:「淬毒暗器。」
임성방이 말했다.
"독을 묻힌 암기구려."
郭相道:「就在下所知,可分兩種,一種淬毒!一種沒有!」
곽상이 말했다.
"내가 아는 바로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한 가지는 독을 묻힌 것, 한 가지는 독이 없는 것이오!"
林成方點點頭,道:「一個人用暗器,能用無毒和有毒的兩種,那就證明了這個人,還存有一點良知⋯⋯」
임성방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 사람이 암기를 쓰면서 독이 있는 것과 독이 없는 두 가지를 쓸 수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 아직 한 점의 양심이 있음을 증명하오..."
語聲一頓接道:「郭兄,咱們就事論事,談談斬情女在江湖上的作為如何?」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곽형, 우리 본론을 이야기합시다. 참정녀가 강호에서 저지른 행위들이 어떠한지 한번 말해보시겠소?"
郭相道:「她不是好人,至少,不是端莊正派的女人,不過她也不是江湖上傳說的那麼壞!」
곽상이 말했다.
"그녀는 호인이 아니오. 적어도 단정한 정파의 여인은 아니오. 그러나 강호에서 전해지는 말처럼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라오!"
林成方道:「郭兄,人人找她報仇,說她害了很多的人,不知道是真,是假?」
임성방이 말했다.
"곽형, 그녀를 찾아와 복수를 하려는 사람들은 저마다 그녀가 많은 사람을 해쳤다고 하는데 진실이오 거짓이오?"
郭相笑一笑,道:「林鏢頭,酒醉人,但酒何辜,色迷人,錯不在色,如是人人都能參透禪理,四大皆空,斬情女又能害到何人?」
곽상이 웃더니 말했다.
"임표두,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한다고 술에게 어떻게 죄를 묻겠소? 색이 사람을 미혹하게 해도 잘못은 색에 있지 않소. 만일 세상이 모든 것이 공허하다는 선(禪)의 이치를 누구나 깨달을 수 있다면 참정녀가 또 어떤 사람을 해칠 수 있겠소?"
林成方笑一笑道:「郭兄高見,不過,酒以自招,色以示人,如若斬情女能深藏不露,安於家室,縱有絶世美色,如何會造成了今日四面楚歌之局。」
임성방이 웃더니 말했다.
"곽형, 고견이시오. 그러나 술은 스스로 끌어들이는 것이고 색은 남에게 보이는 것이오. 만약 참정녀가 깊이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며 집에서 안주할 수 있다면 설령 절세미색을 가졌더라도 어떻게 금일 사면초가의 국면을 조성했겠소?"
郭相哈哈一笑,道:「林兄,土裏藏不住夜明珠,斬情女居茅蘆,草舍,亦會有人找上門去。」
곽상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임형, 야명주를 흙 안에 감추어 두지 못하오. 참정녀가 누추한 초가집에 살아도 역시 찾아가는 사람이 있을 거요."
談話之間,人己到了土崗前。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이미 언덕 앞에 도착했다.
萬壽山打量那土崗形勢一眼,招來了韓二低言數語。
만수산은 그 고개의 형세를 한번 훑어보고는 한이를 불러 나직이 몇 마디 했다.
林成方卻對田昆一揮手,道:「田兄深藏不露,兄弟本不敢勞動田兄,但此刻情況不同,咱們的人手太少,保護斬情女的事,還要田兄費心了。」
임성방은 전곤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전형이 깊이 감추어 드러내지 않아서 형제는 본래 감히 전형께 수고를 끼치지 못하지만 지금 정황은 다르오. 우리는 사람은 너무 적소. 참정녀를 보호하는 일은 전형이 신경을 써주셔야 하오."
田昆道:「兄弟盡力而為。」
전곤이 말했다.
"형제는 전력을 다하겠소."
林成方笑一笑,道:「情況如有需要,還望田兄能施展絕技。」
임성방이 웃으며 말했다.
"정황상 필요하다면 전형은 절기를 시전하시기를 바라오."
田昆道:「兄弟絕不藏私。」
전곤이 말했다.
"형제는 절대 자신을 숨기지 않겠소."
篷車中轉出來斬情女的媚笑之聲,道:「林鏢頭,小妹也會稍盡心力,田昆特別多造了百格言鈴鏢,屆時,自會施展。」
봉차 안에서 참정녀의 예쁜 웃음소리가 전해나왔다.
"임표두, 소매도 심력을 다하겠어요. 전곤은 특별히 백 개의 영표를 만들었답니다. 그때가 되면 자연 시전할 거예요."
田昆微微一笑,未再多言。
전곤은 미소를 짓더니 더 여러 말 하지 않았다.
郭相回頭望了馬候一眼,道:「兄弟,走!咱們先上。」
곽상이 마후를 돌아보며 말했다.
"형제, 가세! 우리가 앞장서도록 하세."
馬候應了一聲,快步追上郭相,直登崗上。 林成方緊追在二人身後。 萬壽山卻和鏢車同行,和三人保持了十餘丈的距離。 一直登上土崗,竟未遇攔劫之人。
마후가 대답하더니 빠른 걸음으로 곽상을 쫓아 언덕 위로 올라갔다. 임성방은 두 사람의 뒤를 바짝 쫓았다. 만수산은 표차와 동행하면서 세 사람과 십여 장의 거리를 유지했다. 언덕을 오르기까지 저지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這一條土崗不算高,但上面的地方卻很大,兩側的茶棚中,已坐了不少的人。 就算是完全未走過江湖的人,也能一眼瞧出來情形不對。 那土崗中坐的人,大都是疾服輕裝帶著兵刃的大漢。 有瘦,有肥,有高,有矮。
이 언덕은 높다고 할 수 없지만 위쪽의 땅은 아주 컸다. 양 옆의 찻집 안에는 이미 적잖은 사람이 앉아 있었다. 설령 강호를 전혀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도 정황이 잘못 되었음을 한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 그 언덕 위에 앉아 있는 사람은 대부분 질복경장(疾服輕裝)에 병기를 지닌 대한들이었다. 비쩍 마른 사람도 있고, 뚱뚱한 사람도 있으며, 키가 큰 사람도 키가 작은 사람도 있었다.
郭相放緩了腳步,道:「林兄,幾個主要的人物,大概都躲在茶棚後面咱們是留下吃杯水呢,還是一直過去。」
곽상이 발걸음을 늦추며 말했다.
"임형, 몇 명의 주요 인물들은 아마 찻집 뒤쪽에 숨어있을 거요. 들러서 물이라도 마시겠소 아니면 곧장 지나가는 것이 낫겠소?"
林成方道:「能過去,咱們最好是過去,只不知他們肯不肯放手?」
임성방이 말했다.
"지나갈 수 있다면 지나가는 것이 가장 좋소. 다만 그들이 내버려둘지 모르겠구려?"
郭相道:「咱們三個人,大概他們是不會攔阻,只他們不會放過篷車。」
곽상이 말했다.
"아마 그들은 우리 세 사람은 막지 않을 거요. 다만 봉차는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오."
林成方道:「至少,咱們不先找別人麻煩,只有靜觀其變了。」
임성방이 말했다.
"적어도 우리는 먼저 남을 귀찮게 하지 말고 조용히 변화를 지켜봅시다."
三四個人沒有行過土崗,也沒有進入茶棚,站在大道中間。 坐在兩側茶棚中的人,大都把眼光投注三個人的身上。 心中早已經有了很充分的準備,所以,對兩側茶棚中注目的強敵,也未放在心中。
세 사람은 고개를 지나가지 않고 찻집에 들어가지도 않은 채 큰길 가운데에 서있었다. 양 옆 찻집 안에 있는 사람은 대부분 세 사람에게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심중으로 벌써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양 옆 찻집 안에서 주시하고 있는 강적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林成方已然打量過四周,就在大道中低聲和郭相談了起來,道:「他們人多勢眾,最好是能把咱們引到那後面寬闊的草地上,放手一搏,」
임성방은 이미 사방을 훑어보았다. 큰길 가운데에서 나직이 곽상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들은 사람 수가 많아서 우리를 그 뒤쪽의 넓다란 초지로 끌어들여서 마음껏 싸우는 것이 가장 좋을 거요."
郭相道:「林兄,準備如何對敵?」
곽상이 말했다.
"임형은 어떻게 대적할 작정이시오?"
林成方道:「就在這官道上和他們動手,兩側茶棚,限制了他們的群攻人數,只有造成了混戰的局面,就算他們安排好了埋伏,也就無法施展了。」
임성방이 말했다.
"바로 이 관도에서 그들과 싸웁시다. 양 옆의 찻집이 그들이 무리지어 공격하는 것을 제한하여 혼전의 국면만 조성할 거요. 설령 그들이 매복을 잘 안배했다 하더라도 시전할 수 없소."
郭相道:「對!咱們就這樣辦,他們應該先攔咱們的,想不到他們故示大方,讓咱們站了一個很有利的形勢。」
곽상이 말했다.
"그렇소! 그렇게 합시다. 그들은 우리를 먼저 가로막아야 할 텐데 고의로 대범한 척하여 우리를 유리한 형세에 서게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려."
林成方低聲說出了自己預想對敵之法。 話還沒有說完,輪聲轆轆,篷車已登上了土崗。這時,兩面茶棚中,也同時有人行了出來。 郭相和馬候,也很快移動身軀,向一側跨去,和林成方相隔丈許距離。
임성방은 나직이 자기가 예상한 대적법(對敵法)을 말했다. 말을 아직 마치지 않았는데 덜커덩, 거리는 바퀴소리와 함께 봉차가 이미 언덕 위로 올라왔다. 이때 양쪽 찻집 안에서도 동시에 사람이 걸어나왔다. 곽상과 마후도 아주 빠르게 몸을 이동하여 한 옆으로 뛰어넘어 임성방과 일 장 남짓한 거리를 두고 떨어졌다.
但對方是早有了安排。 左面茶棚中,行出了雪谷三怪,身後跟著十餘個佩帶兵刃的大漢,行向陰陽雙劍。 右面茶棚中,行出了一紅、一綠「裙裡腳」兩姐妹。 也帶了十幾個佩帶兵刃的大漢,圍向了林成方。
하지만 상대방은 벌써 안배해 두고 있었다. 왼쪽 찻집 안에서 설곡삼괴가 걸어나왔고 그 뒤로는 십여 명의 병기를 찬 대한이 음양쌍검을 향해 걸어갔다. 오른쪽 찻집 안에서는 홍록(紅綠)의 군리각 두 자매가 걸어나왔다. 역시 십수 명의 병기를 찬 대한이 임성방을 향해 둘러쌌다.
一看來勢,林成方已知有一位高明人,在暗中調動。 那人也可能就是暗中發出請帖,邀人聚會的人。 一個身著黃色袈裟的和尚,也由茶棚中轉了出來,迎向萬壽山保護的篷車。 和尚身兵,緊隨著兩個五旬左右的青衣老者,然後,二十餘個佩帶著兵刃的大漢。
다가오는 기세를 보자마자 임성방은 한 명의 고명한 사람이 암중에서 사람을 배치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 사람이 암중으로 초청장을 발출하여 사람들을 끌어모았을 가능성도 있었다. 황색 가사를 입은 한 명의 화상도 찻집 안에서 돌아나와 만수산이 보호하고 있는 봉차를 향했다. 화상의 뒤로는 두 명의 오순 가량된 청의노인이 바짝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는 이십여 명의 병기를 찬 대한들이었다.
郭相苦笑一下,道:「鏢頭,看來,人家也早有準備了。」
곽상이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표두, 보아하니 그들도 벌써 준비가 되어 있었구려."
林成方道:「兩位請專心拒敵,不可稍分心神。」
임성방이 말했다.
"두 분은 적을 막는 데에만 전념하십시오. 심신을 분산해서는 안되오."
一面手握劍柄,嗆的一聲,長劍出鞘。 這時,「裙裡腳」兩姐妹,己然逼近了林成方的身側。登上土崗的篷車,也停了下來,兩輛篷車,圍聚於一處。 韓二和一個趟子手,立時伸手,各牽一馬環。 田昆伸手由車中取出了一個鏈子,放在身側。 萬壽山卻赤著雙手,擋在篷車的前面。
한편으로는 검자루를 잡고 창, 하니 장검을 뽑았다. 이때 군리각 두 자매는 이미 임성방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언덕에 오른 봉차도 멈추었고 두 냥의 봉차는 한 곳에 모였다. 한이와 한 명의 쟁자수는 즉시 손을 뻗어 각자 말고삐를 잡아당겼다. 전곤은 손을 뻗어 마차 안에서 쇠사슬 하나를 꺼내어 옆에 두었다. 만수산은 맨손으로 봉차의 전면을 막고 있었다.
黃衣僧人行近篷車一丈外,停了下來,單掌立胸,道,「阿彌陀佛,貧僧大化請教施主大名上姓。」
황의승인이 봉차에서 일 장 밖 가까이 걸어와서 멈추더니 가슴에 한 손을 세워 말했다.
"아미타불, 빈승 대화가 시주의 성(姓)을 가르침 받고자 합니다."
萬壽山心中一動,忖道:「大化之名,似是在哪裡聽過,倒要小心一些才是。」
만수산은 마음에 동하여 곰곰히 생각했다.
'대화라는 이름은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듯하다. 조심해야겠구나.'
心中念轉,口中說道:「在下姓萬,寶通鏢的總總鏢頭。」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저는 보통표국의 총표두 만가입니다."
大化大師道:「萬施主的大名是⋯⋯」
대화대사가 말했다.
"만시주의 대명은..."
萬壽山道:「紅塵俗人,名不見經傳,說了大師也不認識。」
만수산이 말했다.
"인간세상의 속인(俗人)이라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으니 말해도 대사는 모르실 겁니다."
大化大師冷冷說道:「施主太過謙虛。,不過,寶通鏢局,雖不算什麼有名的鏢局,保一個斬情女,和中原道上數位朋友結仇,對貴局而言,實在是得不償失。」
대화대사가 냉랭하게 말했다.
"시주는 너무도 겸허하시군요. 그러나 보통표국이 비록 무슨 유명한 표국이라 할 수 없어도 참정녀를 보호하면서 중원도상의 몇몇 친구들과 원수를 맺었습니다. 귀국으로 말하자면 참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습니다."
萬壽山道:「大師說的是,如是敝局早知道斬情女,結下了如此多的仇恨,絕不會接下這趟鏢,只可惜,我們已經接下來了這趟鏢,又是回頭鏢,順風順水,由開封到徐州只不過收了五百兩銀子。」
만수산이 말했다.
"대사의 말씀이 맞습니다. 만일 참정녀가 이같이 많은 원수를 맺었음을 폐국이 진작 알았더라면 절대 이 표를 접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만 애석하게도 우리는 이미 이 표를 받아들였고, 또 돌아가는 길이라 개봉에서 서주까지 단지 오백 냥의 은자 밖에 받지 않았습니다."
大化大師道:「這趟鏢的代價相當的低,但貴局卻要付出極大的代價。」
대화대사가 말했다.
"그 표의 가격은 상당히 낮군요. 하지만 귀국은 어마어마한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萬壽山道:「得不償失,但鏢行的規矩,我們既然接下了鏢,那就只有捏著鼻子,硬吞下去。」
만수산이 말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지만 표항의 규칙입니다. 우리가 이왕 표를 접수했으니 코를 쥐고서 억지로 삼켜야만 하지요."
大化大師道:「這麼說來,貴局是已經決定硬撐下去了。」
대화대사가 말했다.
"그렇다면 귀국은 이미 버티기로 결정하셨군요."
萬壽山道:「沒有法子,所以,希望大師留一條路給我們走,好在,敝局保這趟鏢,只到徐州,只要一進城門,我們就撒手不管了。」
만수산이 말했다.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사께서 우리에게 한 가닥 길을 남겨두시기를 바랍니다. 다행히 폐국이 이 표를 보호하여 서주에 도착하기만 하면, 성문을 들어서기만 하면 우리는 손을 떼고 상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這時,大化大師身後緩步行出了一個灰布長衫的老者,五十以上的年紀,中等身材,留著花白鬍子,雖然穿著灰布長衫,但卻洗得很乾淨,袖管捲起,露出了雪白襯裡,腰中橫束了一條黑色的帶子,三指寬,半寸厚,一看即知不是一般絲布所作,不知是何物製成。 這老者一雙手特別細白,而且十指特長,神色倒是很和氣。
이때 대화대사 뒤에서 한 명의 회포장삼(灰布長衫)을 입은 노인이 천천히 걸어나왔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 중간쯤의 체격, 희끗희끗한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비록 회포장삼을 걸쳤지만 깨끗하게 빨았고 소맷부리를 말아올려 눈같이 하얀 안감을 드러내었으며 허리츰에는 흑색 띠를 묶고 있었다. 손가락 세 개의 너비에 반 촌의 두께였는데 일반적인 실로 짠 것이 아님을 대번에 알았지만 어떤 물건으로 만든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 이 노인의 두 손은 특별히 가늘고 하얬다. 게다가 열 손가락이 특별히 길었는데 안색은 도리어 몹시 온화했다.
只見他持髯一笑,道:「萬總鏢頭,咱們不但佩服貴局的膽氣,也很佩服貴局鏢師的武功,不過,就看老朽所知,接下了鏢,可以退保,卻是萬總鏢頭願意退保,貴局的損失,我們原作補償。」
그는 수염을 쥔 채 웃더니 말했다.
"만총표두, 우리는 귀국의 담력과 기백에 감복했을 뿐 아니라 귀국 표사의 무공에 몹시 탄복했소. 그러나 늙은이가 알기로는 표를 접수했다가 취소할 수도 있소. 만총표두가 표를 취소하겠다면 귀국의 손실은 우리가 보상하겠소."
萬壽山道:「主意很好,只是,這件事不合俺們保鏢行的規矩,閣下既然願意放一個交情給敝局,為什麼不等敝局到了徐州⋯⋯」
만수산이 말했다.
"취지는 좋소이다. 단지 그 일은 우리 보표의 규칙에 합치하지 않소. 귀하가 이왕 폐국에 친분을 보여주시겠다면 왜 폐국에 서주에 도착하기를 기다리지 않으시오..."
灰衣老者冷笑一聲,接道:「萬總鏢頭,你不覺得,這話有些過份嗎?」
회의노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만총표두, 그 말이 좀 과분하다고 느끼지 못하시오?"
萬壽山哦了一聲道:「這一點,萬某倒未覺得。」
만수산이 허, 하더니 말했다.
"그 점은 만모가 못느끼겠소."
灰衣老者道:「哼!看來,貴局是有意和咱們為難了。」
회의노인이 말했다.
"흥! 보아하니 귀국은 우리를 난처하게 만들 생각이군."
萬壽山道:「好說,好說,攔截的是諸位,敝局已經再三的請托諸位,讓我們一知路走。」
만수산이 말했다.
"별말씀을. 가로 막은 것은 제위들이오. 폐국은 이미 제위들께 우리를 보내달라고 거듭 부탁했소."
灰衣老者回顧了大化大師一眼,道:「大師,看來是非要動武不行了。」
회의노인이 대화대사를 돌아보며 말했다.
"대사, 보아하니 무력을 쓰지 않으면 안되겠군요."
大化大師道:『印自們已經盡了心意,勸不醒夢中之人,那也是沒有法子了。」
대화대사가 말했다.
"우리가 이미 성의를 다하여 권했으나 꿈 속에서 깨어나지 못하니 그것도 방법이 없군요."
萬壽山心中實在不願和少林的僧侶們結怨,但也沒有別的法子,不能功虧一簣,只好皺皺眉,道:「朋友,你怎麼稱呼?」
만수산은 소림 승려와 원한 맺기를 원치 않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고 거의 다 된 일을 그르칠 수도 없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친구, 당신은 어떻게 불리시오?"
灰衣老道:「開碑手項方。」
회의노인이 말했다.
"개비수(開碑手) 항방(項方)이오."
萬壽山心中一動,忖道:「原來他就是開碑手。」
만수산이 마음이 동하여 곰곰히 말했다.
'원래 그가 바로 개비수였구나.'
他很少在江湖上走動,但他聽周鐵筆說過這個人。
그는 강호를 거의 다니지 않았지만 주철필이 이 사람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心中念轉,口中說道:「久仰,久仰,原來閣下是項大俠,在下慕名久矣,今日有幸一見。」
생각을 굴리며 말했다.
"말씀 많이 들었소이다. 원래 귀하는 항대협이셨구려. 저는 오랫동안 명성을 흠모했는데 오늘 운좋게 만났소이다."
項方冷笑一聲,道:「萬總鏢頭過去在那一地方走動?」
항방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만총표두는 과거에 어느 지방을 다녔소?"
萬壽山道:「在下麼,一向很少在江湖上走動,但在下卻聽過項兄的大名。」
만수산이 말했다.
"저 말이오? 강호는 거의 다니지 않았지만 항형의 대명을 들은 적이 있소이다."
項方一皺眉頭道:「閣下很少在江湖上走動,怎會跑到徐州作起鏢頭來?」
항방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귀하는 강호를 거의 다니지 않았는데 어찌 서주까지 와서 표두를 맡으셨소?"
萬壽山心中暗道:看來,這小子準備盤我的底子了。
만수산이 속으로 생각했다.
'보아하니 이놈은 내 정체를 조사할 작정이구나.'
笑一笑,道:「兄弟被朋友拖了下水,沒有法子,只好在江湖上混了。」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친구에 의해 끌려들어왔으니 방법이 없었소. 강호에 뒤섞여 지낼 수 밖에요."
項方道:「萬總鏢頭,這話就說得不夠意思了,你既不願意說出姓名來歷,在下倒也不便勉強了⋯⋯」
항방이 말했다.
"만총표두, 그 말은 불충분하오. 당신이 성명내력을 털어놓을 생각이 없으니 저도 강요하기 불편하구려..."
聲音突然轉得十分嚴厲,接道:「事情已經很明顯,咱們已經決心留下斬情女,替江湖除一害,如若萬總鏢頭,願意賣項某和大化大師一個交情,退保了這一趟鏢,彼此可以不傷和氣,日後,貴鏢局有什麼事?大家都好商量,如是貴局不肯給我們這個面子,那就只有一途可循了。」
음성이 돌연 몹시 무섭게 변하더니 말을 이었다.
"사정은 이미 명확하오. 우리는 이미 참정녀를 붙잡아 강호를 대신하여 해악을 제거하기로 결심했소. 만약 만총표두가 항모와 대화대사의 교정을 팔 생각이라면 이 표를 취소하시오. 피차간에 화기(和氣)를 상하지 않고, 나중에 귀표국에 무슨 일이 있어도 모두가 잘 상의할 수 있소. 만일 귀국이 우리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다면 한 가지 길 밖에 없소."
萬壽山道:「項兄指教。」
만수산이 말했다.
"항형이 가르쳐 주시오."
項方道:「闖過去,憑仗貴局的武功,闖過咱們的攔截。」
항방이 말했다.
"귀국의 무공으로 우리의 저지를 뚫고 가시오."
萬壽山道:「項兄,在下不希望動手搏殺。」
만수산이 말했다.
"항형, 저는 죽고 죽이는 싸움을 바라지 않소."
項方輕輕吁一口氣,道:「那很容易,只要留下斬情女,那就沒有貴局的事了。」
항방이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러면 아주 쉽소. 참정녀를 남겨두기만 하시오. 귀국이 할 일은 없소."
萬壽山道:「行有行規,有背行規的事,在下不能答允。」
만수산이 말했다.
"장사에는 장사의 규칙이 있소이다. 장사의 규칙을 어기는 일은 제가 승낙할 수 없소."
項方冷冷說道:「總鏢頭,你請出手吧!」
항방이 냉랭하게 말했다.
"총표두, 당신이 출수하시오!"
萬壽山點點頭,道:「項朋友,一定要打嗎?」
만수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항친구, 기어이 싸우시겠소?"
項方道:「不錯,閣下已別無選擇。」
항방이 말했다.
"그렇소. 귀하는 이미 달리 선택이 없소."
萬壽山回頭望了韓二一眼,只見兩輛篷車,已然圈在一處。 更佳的準備是兩輛篷車上的馬匹都已經鬆了套索,一旦受驚狂奔,也不致拖動篷車。 韓二和一個趟子手,已經下了篷車,守在篷車旁側。 田昆仍然高坐在車前,左手執著長鞭,右手握著四個鈴鏢。 車簾低垂,看不到篷車中的斬情女,和三尺金童有些什麼準備。
만수산은 한이를 한번 돌아보았다. 두 냥의 봉차는 이미 한 곳에 틀어박혀 있었다. 더욱 절묘한 것은 두 냥의 봉차의 말들은 이미 올가미가 느슨해져 일단 놀라서 광분해도 봉차를 끌고 움직이지는 못한다. 한이와 한 명의 쟁자수는 이미 봉차에서 내려 봉차 옆을 지키고 있었다. 전곤은 여전히 마차 앞에 높이 앉은 채로 왼손은 긴 채찍을 쥐고 오른손은 네 개의 영표(鈴鏢)를 잡고 있었다. 마차의 발이 낮게 드리워져 봉차 안의 참정녀가 삼척금동과 무슨 준비를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項方突然爺天大笑道:「好啊,諸位早已經有了準備。」
항방이 돌연 앙천대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좋소. 제위들은 벌써 준비가 되어 있었구려."
萬壽山眼看已成了非動手不可的局面,也不再忍受,冷冷說道:「項方,這都是你逼的,咱們不能不動手了。」
만수산도 이미 싸우지 않을 수 없는 국면이 되었음을 보자 더이상 참지 못하고 냉랭하게 말했다.
"항방, 이 모든 것은 당신이 핍박한 것이오. 우리는 손을 쓰지 않을 수 없소."
項方:「一個小小鏢局的總鏢頭,竟然敢對我如此無禮。」
항방이 말했다.
"일개 조그마한 표국의 총표두가 감히 나에게 이같이 무례하다니."
萬壽山笑一笑,道:「寶通鏢局雖然很小,但還沒有把你項方放在眼中。」
만수산이 웃으며 말했다.
"보통표국이 비록 작지만 항방 당신을 안중에 두지 않소."
項方怒道:「好狂妄的口氣。」
항방이 노하여 말했다.
"시건방진 말투로다."
萬壽山道:「是否狂妄,閣下請一試便知。」
만수산이 말했다.
"건방진 건지 아닌지 알기 편하게 귀하는 한번 시험해보시오."
項方身子一側,道:「好!老夫先來領教。」
항방이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좋다! 노부가 먼저 가르침을 받도록 하지."
呼的一掌,拍了過來。 他號稱「開碑手」,這一掌力道之強,帶起了一股嘯風之聲。 萬壽山冷哼一聲,不退不避,右手一抬,竟然硬向項方的掌上迎去。
휙, 하니 일장을 쳐왔다. 그는 개비수라 불린다. 이 일장의 강력한 힘은 한 줄기 바람소리를 동반했다. 만수산은 차갑게 흥, 코웃음치더니 물러나지도 피하지도 않고 우수를 들어 놀랍게도 항방의 장을 맞받아 나갔다.
項方心中暗道:「我在掌力之上,下了四十年苦功,掌力開碑、碎石,你這老小子硬接我的掌力,那是自我苦吃了。」
항방이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내 장력에는 사십 년이라는 각고의 세월이 담겨있어 장력은 비석을 갈라지게 하고 돌을 부수어 버린다. 늙은 놈이 나의 장력을 받다니 그건 고생을 자초한 것이다.'
心念轉動之間,雙掌已然接實。 只聽蓬然一聲,如擊敗革。 項方掌指如鐵,堅硬無比,這一掌落下有如鐵錘下擊。 但萬壽山的掌力,卻綿柔異常,右掌微微一收,用卸字訣,竟把一掌力逾干斤的力道,給化解開去。
속으로 생각을 굴리는 사이에 쌍장은 이미 맞닿았다. 퍽,하니 낡은 가죽을 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항방의 장지(掌指)는 쇠처럼 비할 데 없이 단단했다. 이 일장은 철추(鐵錘)처럼 내려꽂혔다. 하지만 만수산의 장력은 이상하리만치 폭신하고 부드러웠다. 우장을 살짝 거두며 어자결(卸字訣)을 써서 천 근이 넘는 힘의 장력을 와해시켜버렸다.
行家一伸手,便知有沒有,項方這一掌很凶厲,但也打得他的心頭一顫。 拍出的掌勢,就沒有再收回來。 這時,如若萬壽山要趁勢反擊,只要一伸手,就可以扣住他的脈門。 但萬壽山沒有伸手。
전문가는 손을 한번 뻗으면 곧바로 솜씨가 있는지 없는지 안다. 항방의 그 일장은 몹시 흉포(凶暴)했지만 겨루고 난 그의 가슴도 떨렸다. 쳐낸 장세를 다시 거두어 들이지 않았다. 이때 만약 만수산이 기세를 틈타 반격하여 손만 뻗어도 그의 맥문(脈門)을 움켜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만수산은 손을 뻗지 않았다.
大化大師口喧了一聲佛號,道:「好俊的內家綿掌。」
대화대사가 입으로 불호를 외더니 말했다.
"정말 뛰어난 내가면장(內家綿掌)이군요."
萬壽山道:「遣笑大方。」
만수산이 말했다.
"웃음거리가 되었군요."
大化大師一揮手,道:「項兄請退後。」
대화대사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항형은 뒤로 물러나 주십시오."
項方很知機,也很感激萬壽山手下留情,一抱拳,道:「總鏢頭深藏不露,項某人承教不淺,青山不改,後會有期。」
항방도 만수산이 손에 사정을 두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포권하더니 말했다.
"총표두는 깊이 감추어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구려. 항모가 많은 가르침을 받았소. 청산이 바뀌지 않으면 나중에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오."
他依言退了下去,但卻退得很遠,背影很快消失不見。
그는 그 말대로 물러났다. 하지만 아주 멀리 물러났다. 뒤모습이 빠르게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大化大師輕吁一口氣,道:「斬情女一代妖婦,想不到,意然請到了萬施主這樣的人物替他撑腰。」
대화대사가 가볍게 휴, 한숨을 쉬고 말했다.
"참정녀는 일대요부인데 놀랍게도 만시주와 같은 이런 인물에게 뒤를 받쳐달라고 부탁했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萬壽山道道:「好說,好說,在下保鏢為業,行規束人,實在沒有法子,大師如是肯高抬貴手,萬某人自會領情。」
만수산이 말했다.
"별말씀을. 저는 보표를 업으로 삼고 있어 항규(行規)에 묶인 몸이라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대사께서 너그러이 봐주시면 만모는 감사히 여길 것입니다."
大化大師道:「虛懷若谷,萬施主當之無愧,只是斬情女一身罪惡,兩手血腥,而且又狡猾如狐,錯過今朝,再想捉到她恐非易事。」
대화대사가 말했다.
"대단히 겸허하시군요. 만시주는 부끄러워하실 것이 없습니다. 다만 일신의 죄악, 두 손의 피비린내, 게다가 또 여우같이 교활한 참정녀는 오늘을 놓치면 다시 그녀를 잡고자 해도 쉬운 일이 아닐 듯합니다."
萬壽山道:「可惜,咱們在接下這趟人頭鏢時,確然不知她是斬情女。」
만수산이 말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인두표(人頭鏢)를 접수할 때 그녀가 참정녀임을 알지 못했습니다."
大化大師道:「但萬施主現在知道了。」
대화대사가 말했다.
"하지만 만시주는 이제 알았습니다."
萬壽山道道:「可是已經接下鏢。」
만수산이 말했다.
"그러나 이미 표를 접수했지요."
大化大師道:「阿彌陀佛,老衲苦口婆心,是無法勸動施主了。」
대화대사가 말했다.
"아미타불, 노납이 노파심에서 입이 닳도록 말했는데 시주를 설득하지 못했군요."
萬壽山道:「區區也好話說盡,大師竟不肯慈悲。」
만수산이 말했다.
"저도 온갖 좋은 말을 했지만 대사께서는 자비를 베풀지 않으시는군요."
大化大師道:「老衲為武林除害,心比明月,萬施主請出手吧!」
대화대사가 말했다.
"노납이 무림을 위해 해악을 제거하려는 마음은 분명합니다. 만시주께서는 출수하십시오!"
萬壽山淡淡一笑道:「在下只是一個鏢師,我要盡到我的責任,保護我承保人頭鏢不受傷害。」
만수산이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저는 일개 표사일 뿐입니다. 나는 나의 책임을 다하여 인두표가 상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說至此處,已成了僵局,大化大師合掌說道:「看來,咱們之間,很難有和解之望了。」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르자 이미 대치국면이 형성되었다. 대화대사가 합장하며 말했다.
"보아하니 우리들 간에는 화해(和解)를 기대하기 어렵겠군요."
萬壽山道:「至少,敝局佔了一個理字,所以,走遍天下,咱們也是無愧於心。」
만수산이 말했다.
"적어도 폐국은 도리 하나 만큼은 지켰습니다. 그래서 천하를 두루 돌아녀도 우리는 마음에 부끄러울 것이 없습니다."
大化大師道:「斬情女惡跡昭彰,雙手血腥,但你萬總鏢頭卻抱怩於行規,硬要把一個積惡如山的人,保過關去,讓她再行肆虐,繼續為非作歹,這就是你佔的理字嗎?」
대화대사가 말했다.
"참정녀의 악행이 뚜렷하고 두 손에 피비린내가 나는데 만총표두 당신은 항규에 매달려 악업이 산처럼 쌓인 사람을 기어이 보호하여 관문을 뚫고 가려 합니다. 그녀가 다시 마음대로 사람을 죽이고 온갖 나쁜 짓을 계속하게 하는 그것이 바로 당신이 지키는 도리입니까?"
萬壽山淡淡一笑,道:「大師之言,也算有理,不過,萬某人覺得心中有些不解之處,請教大師。」
만수산이 담담히 웃고는 말했다.
"대사의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만모는 마음 속에 이해가 안되는 점이 있어 대사께 가르침을 청하겠습니다."
大化大師道:「老衲幼受我佛慈悲,得入三寶門中,自信是個講理的人,只要萬施主,不以詞鋒奪理取勝,老衲洗耳恭聽。」
대화대사가 말했다.
"노납은 어려서 부처님의 자비를 받아 삼보문(三寶門)에 들어섰기에 이치를 따지는 사람이라 자신합니다. 만시주께서 말도 안되는 이유로 억지를 부려 이기려고 하지만 않으신다면 노납은 세이공청하겠습니다."
萬壽山道:「大師,可是主持此事的首腦人物。」
만수산이 말했다.
"아무래도 대사께서 이 일을 주지하는 수뇌인물인 것 같군요."
大化大師道:「老衲只能算是其中之一。」
대화대사가 말했다.
"노납은 단지 그 중의 한 사람이라고만 할 수 있습니다."
萬壽山道:「那很好,大師既是主事之一,在下就要請教。你們攔截斬情女,設下十道埋伏,為什麼講理的人,安排在最後,前面兒道,既不講理,也不示警,出手就要殺人,如是敝局中人,不幸死於前面的幾道攔截之人,大師又和何人講理呢。」
만수산이 말했다.
"그거 잘됐군요. 대사께서 이미 주지인의 한 사람이니 저는 가르침을 청하겠습니다. 당신들이 참정녀를 저지하는 열 군데의 매복을 설치했는데 왜 이치를 따지는 사람을 맨 뒤에 안배했습니까? 앞에서는 이치를 따지지 않고 경고를 주지도 않고 출수하여 사람을 죽이려 했습니다. 만일 폐국 사람이 불행히도 앞쪽의 몇 군데 저지인들에게 죽었다면 대사께서는 또 어떤 사람과 이치를 따지겠습니까?"
大化大師呆了一呆,道:「此番截殺斬情女,包括了中原黑自兩道,也許有一些急躁之人,未把事情說清楚,就出了手,這一點,老衲十分抱歉。」
대화대사가 멍해져서 말했다.
"이번에 참정녀를 저지하는 것은 중원 흑백양도가 포함되어 있었고 어쩌면 조급한 사람도 있어서 사정을 미처 분명하게 말하지 않고 출수했겠지요. 그 점은 노납이 십분 미안합니다."
萬壽山道:「大師,你這一句抱歉,就能使我們幾次身歷生死之事,一筆勾銷了嗎?」
만수산이 말했다.
"대사, 당신의 그 미안하다는 한 마디가 우리를 몇 차례나 죽일 뻔 했던 일을 단번에 백지로 돌릴 수 있습니까?"
大化大師道:「事情已經過去了,施主未受傷害,似乎是不用再追究了。」
대화대사가 말했다.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시주께서 상해를 입지 않았으니 더이상 추궁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군요."
萬壽山道:「大師是來自少林寺的高僧,如此輕言,實叫萬某難言。」
만수산이 말했다.
"대사께서는 소림에서 오신 고승이신데 이같이 가볍게 말씀하시니 만모는 말을 하기가 어렵군요."
大化大似是自知理屈,合掌說道:「萬施主,斬情女仇家大多,少林俗家門人,也有傷折於她手中的,老衲可以向萬施主再致歉意,但卻不能放斬情女。」
대화대사는 이유가 안된다는 것을 자신도 아는 듯 합장하며 말했다.
"만시주, 참정녀는 원수가 너무도 많습니다. 소림의 속가문인(俗家門人)도 그녀의 손에 다치고 죽었습니다. 노납이 만시주께 거듭 사과할 수 있지만 참정녀를 놓아줄 수는 없습니다."
萬壽山道:「大師,我們已闖數關,幸而未死,這最後一關,自也不願甘心認輸。」
만수산이 말했다.
"대사, 우리는 이미 몇 개의 관문을 뚫고 나왔으며 다행히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이 최후의 일관도 패배를 기꺼이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大化大師道,「萬施主,何不放眼看看,中原黑,白兩道中的精英,大部集中於此。」
대화대사가 말했다.
"만시주, 왜 눈을 돌려 보지 않습니까? 중원의 흑백양도의 정영(精英)들이 대부분 이곳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萬壽山笑道:「其中有不少,已是我們會過之人。」
만수산이 웃으며 말했다.
"그 중에는 이미 우리가 거쳤던 사람이 적지 않군요."
大化大師道:「施主如此堅持,即是存心和貧僧一戰。」
대화대사가 말했다.
"시주께서 이같이 고집을 부리시는 것은 빈승과 일전을 벌일 마음이 있으시군요."
萬壽山道:「大師堅不放行,萬某只好硬闖了。」
만수산이 말했다.
"대사께서 끝까지 놓아 보내주지 않으시니 만모는 억지로 뚫고 나갈 뿐입니다."
這時,林成方和陰陽雙劍,都已被圍了起來,但雙方卻似是都在等待什麼? 沒有人出手。 原來,開碑手項方,與萬壽山硬拚一掌,轉身退走,大大出了場中人的意料之外,一時間,都不敢輕易出手。 任何人,都可以看出來,這一掌硬拚,項方吃了大虧,表面上,雖然沒有看出什麼,但項方不發第二招,就認輸而去,也說明這一掌,使他吃虧不小。 大化大師親自出馬,場中靜得聽不到一點聲息,他們都明白,都在凝神傾聽大化大和萬壽山的談話。
이때 임성방과 음양쌍검은 모두 포위되었다. 하지만 쌍방은 다들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 아무도 출수하지 않았다. 원래 개비수 항방이 만수산과 일장을 맞대고 뒤돌아 물러나서 가버린 것은 장중의 사람들에게는 크게 예상 밖이었다. 일시지간 감히 쉽사리 출수하지 못하였다. 그 일장의 맞교환에서 항방이 크게 손해를 보았음을 누구라도 눈치챌 수 있었다. 표면상으로는 아무 것도 알아볼 수 없었지만 항방이 제 이초를 발출하지 않고 패배를 인정하고 가버린 것은 그 일장에 그가 적잖은 손해를 보았음을 말해주었다. 대화대사가 직접 나서자 장중은 조용하여 한 점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온 신경을 집중하여 대화대사와 만수산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음이 분명했다.
林成方橫劍戒備,圍在四周的敵人沒有出手,他也未動,他明白,如若萬壽山能在三五招內,勝了大化大師,自己就可以免去一場激烈的搏殺。 陰陽雙劍心中也有自己的想法,對面的強敵,大半都是相識之人,彼此,都有著一些瞭解,一旦動上手,心中實在沒有勝敵的把握。
這就使郭相、馬候不敢輕易出手。
임성방은 검을 가로 든 채 에워 싼 사방의 적들이 출수하지 않는지 경계하면서 그도 움직이지 않았다. 만약 만수산이 수 초 내에 대화대사를 이길 수 있다면 자기는 한바탕 격렬한 싸움을 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음양쌍검도 마음 속으로 자신의 생각이 있었다. 맞은 편의 강적은 대부분 서로 아는 사람이며, 피차 모두를 잘 이해하고 있기에 일단 손을 쓰면 적을 이길 자신이 없었다.
但雪谷三怪,也知道陰陽雙劍不易對付,如是大化大師收拾不了萬壽山,自己這一場搏鬥,勝則無味,敗則更是划不來。 每個人,心中都有自己的一把算盤,所以,儘管雙方劍拔弩張,事實上,都在意存觀望。
하지만 설곡삼괴도 음양쌍검이 상대하기 쉽지 않음을 알았다. 대화대사가 만수산을 수습하지 못하면 자기는 이 한바탕 싸움에서 이겨도 재미가 없고 지면 더더욱 수지가 안맞았다. 저마다 마음 속에는 자기 자신의 계산이 있었다. 그래서 검을 뽑고 시위를 당긴 일촉즉발일지라도 사실상 다들 관망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這時,萬壽山已緩緩舉步向大化大師行去。 大化大師背上,背著兩面銅鈸,但卻沒有摘下來。 雙掌合十當胸,微笑閉目而立。 萬壽山也未亮出身上兵刃,一步步的行近了大師。 表面上,看不出什麼,但在場之人,都是武學行家,心知這兩人一出手,就可能是內家掌力的硬拚。 大部分的目光,都投注在兩個人的身上。
이때 만수산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대화대사를 향해 걸어갔다. 대화대사는 등에 두 개의 동발(銅鈸)을 지고 있었지만 벗겨내리지 않았다. 가슴에 쌍장을 모은 채 미소지으며 눈을 감고 서있었다. 만수산도 병기를 꺼내지 않고 한 걸음씩 대사에게 가까이 걸어갔다. 표면상으로 아무 것도 알아차릴 수 없었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무학의 전문가들이었다. 이들 두 사람이 일단 출수하면 내가장력(內家掌力)으로 맞붙을 가능성이 있음을 마음 속으로 알고 있었다. 대부분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로 던져졌다.
萬壽山行近了大化大師身前三步,停了下來,道:「大師,萬某人斗膽冒犯了。」
만수산은 대화대사 삼 보 앞까지 가까이 걸어가서 멈추더니 말했다.
"대사, 만모가 실례하겠습니다."
大化大師道:「老衲候教。」
대화대사가 말했다.
"노납은 가르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萬壽山右掌緩緩抬起緩緩推出。 他出手很慢,也不見凌厲的掌風。 但在場高手,卻看得出,那一掌推出的半屈五指,正籠罩了大化大師前胸五大要穴。 緩緩往前推動的掌勢,隨時可以變成迅如電光石火的一擊。 而且,暗藏著無數變化,隨時可以移轉攻敵的部位。
만수산은 우장을 천천히 들어올려 느릿하게 밀어냈다. 그의 출수는 아주 느렸고 매서운 장풍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곳에 있던 고수들은 그 일장을 밀어낸 반쯤 구부린 다섯손가락이 대화대사의 가슴 오대요혈(五大要穴)을 뒤덮고 있음을 알아보았다. 천천히 앞으로 밀어낸 장세는 언제든 전광석화같은 일격으로 변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무수한 변화가 숨겨져 있어 언제든지 공격 부위를 이동할 수 있었다.
大化大師沉著無比,直待那掌勢將要近前胸時,才出雙掌,交轉於前胸之上。 就是那麼一轉間,大化大師的胸前,似乎突然間長出了七八隻手來,把所有暴露在萬壽山掌下的大穴,全部封住。 萬壽山一挫腕,收回了即將和大化大師接實的掌勢。
대화대사는 침착하기 비할 데 없었다. 장세가 가슴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쌍장을 가슴 앞에서 교차하며 원을 그리며 돌렸다. 바로 그 한번 돌리는 사이에 대화대사의 가슴 앞에서는 마치 칠팔 개의 손이 갑자기 생겨난 듯 만수산의 장(掌) 아래에 드러났던 모든 대혈을 전부 봉쇄했다. 만수산은 팔을 접어 대화대사와 맞닿으려던 장세를 거두어 들였다.
大化大師道:「施主好掌法,好深厚的內力。」
대화대사가 말했다.
"시주, 훌륭한 장법이군요. 정말 심후한 내력입니다."
萬壽山道:「大師誇獎⋯⋯」
만수산이 말했다.
"대사, 과찬이십니다."
語聲一頓,接道:「適才,在下看到大師的掌法,奇幻無倫,和少林武功的路子,大不相同,敢問大師那是什麼掌法?」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방금 전 제가 본 대사의 장법은 변화가 비할 데 없었는데 소림무공과는 크게 달랐습니다. 그것이 무슨 장법인지 감히 대사께 묻겠습니다."
大化大師道:「少林寺有七十二種絕技,各具變化,豈是局外人所能知曉。」
대화대사가 말했다.
"소림사에는 칠십이종의 절기가 있는데 각기 변화를 갖추고 있지요. 어찌 국외인(局外人)이 알 수가 있겠습니까?"
低宣了一聲佛號,接道:「萬施主,適才老袖與施主對了一掌,已覺出施主的武功造詣、內力,都非凡響,和老衲這一場搏殺,只怕要打出一個凶險絕倫的局面,不論施主傷了老衲,或是老衲傷了施主,都是慘局,所以,老衲還想奉勸施主一句如是能夠罷手,最好還是罷手算了。」
나직이 불호를 외더니 말을 이었다.
"만시주, 방금 전 노납이 시주와 일장을 맞대보고 시주의 무공조예, 내력 모두가 범상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노납과의 이 한바탕 싸움은 흉험하기 이를 데 없어서, 시주가 노납을 상하게 하든 혹은 노납이 시주를 상하게 하든 모두가 비참한 국면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노납은 여전히 시주께 한 마디 권하고 싶습니다. 손을 뗄 수 있으면 손을 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萬壽山道:「大師盛情,區區是感激不盡,大師乃勘透名利的人,區區卻是在江湖上生根立足,大師何不放鬆一步,使敝局能在江湖上安身立命,追斬情女的事,又何苦急在一時呢?」
만수산이 말했다.
"대사의 호의에 저는 감격하기 그지 없습니다. 대사께서는 명리(名利)를 꿰뚫어 보시는 사람이고 저는 강호에 발을 붙여 뿌리내렸습니다. 대사께서는 왜 좀 관대하게 폐국을 강호에서 발붙이고 살 수 있게 해주시지 않으십니까? 참정녀를 뒤쫓는 일을 급하게 굴 필요가 또 있습니까?"
大化大師苦笑下,道:「這真是一個解不開的死結,老衲和中原武林同道,已然化費了半年時光,好不容易,找到了這麼一個除滅斬情女的機會,如若爲了貴的局的聲譽,輕輕放過,老衲縱有放手之心,又如何向武林同道交代呢?」
대화대사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건 정말 풀리지 않는 매듭이군요. 노납과 중원무림동도는 이미 반 년의 시간을 들여 가까스로 이렇게 참정녀를 퇴치할 기회를 찾아냈습니다. 만약 귀국의 성예(聲譽)를 위해 함부로 놓아보낸다면 노납에게 설령 손을 놓을 마음이 있어도 또 어떻게 무림동도에게 해명하겠습니까?"
萬壽山道:「這麼說來,策劃對付斬情女的事,出自大師之手了。」
만수산이 말했다.
"그렇다면 참정녀를 상대할 계획은 대사의 손에서 나왔군요."
大化大師道:「這一個,老衲不敢掠美,另有高人策劃。」
대화대사가 말했다.
"그건 노납이 감히 공을 가로챌 수 없습니다. 따로 계획한 고인이 있습니다."
萬壽山道:「大師能否告訴在下,哪一位是策劃此事的人?」
만수산이 말했다.
"어느 분이 이 일을 계획했는지 저한테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大化大師道:「這一個嘛,老衲不便奉告,不過,那人也在此地。」
대화대사가 말했다.
"그건 노납이 알려드리기 불편하군요. 그러나 그 사람도 이곳에 있습니다."
這時,車篷起動,斬情女緩緩行了出來。 全場中人,十之八九,對那斬情女恨如刺骨,便一見到斬情女之面,卻把所有的目光,都投注了過去。 她確是一個很美的女人,秀麗的輪廓,端正的鼻子,彎月眉兒,櫻桃口,細細柳腰,纖纖手,一對黑白分明的大眼睛,但更動人是那股全身散發出的媚勁兒,和那股說不出的甜味道。
이때 봉차의 덮개가 움직이더니 참정녀가 천천히 내려왔다. 그곳에 있는 사람 열의 팔구는 참정녀에 대한 원한이 뼈에 사무쳤다. 참정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모든 시선이 던져졌다. 그녀는 확실히 아주 아름다운 여인이다. 수려한 얼굴 윤곽, 단정한 코, 초승달 눈썹, 앵두같은 입술, 가느다란 허리, 가늘고 긴 손가락, 한 쌍의 흑백이 분명한 커다란 눈동자를 가졌다. 하지만 더욱 사람을 설레게 하는 것은 전신에서 발산되는 애교와 말로 할 수 없는 감미로운 분위기였다.
她像一塊糖,甜得叫人流口水,恨不得一嘴吞下去。 這樣一個美人兒,怎會是結仇無數的大煞星。 斬情女也有缺點,那就是她粉臉兒有些蒼白,少了那一種桃花顏色。 但這像染恙初癒的人,少了三分艷麗,但卻多增了三分楚楚可憐的動人情態。
그녀는 사람으로 하여금 침을 흘리게 만드는 달콤한 당(糖:설탕이라는 단어를 쓰기가 좀..ㅎ)이었다. 한 입 삼키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이런 미인이 어찌 무수히 원한을 맺은 대살성(大煞星)이겠는가? 참정녀도 결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분칠한 얼굴이 좀 창백하여 도화(桃花)빛 안색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병이 갓 나은 사람 같아서 삼 푼은 농염함이 줄었지만 삼 푼의 애처롭고 가련함이 늘어나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只見她輕擺柳腰兒,緩移蓮步,自然的搖胸、擺臀。 也許是她的名氣太大,所以,場中人都看得很仔細。 這就發覺了一件事,發覺斬情女走路似是和別人不同,搖臀擺胸,走的是全身噴火。 萬壽山皺皺眉頭,想說話,卻欲言又止。
그녀가 버들허리를 살짝 흔들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자 자연스럽게 허리와 엉덩이가 흔들렸다. 어쩌면 그녀가 너무도 유명해서 장중의 사람들 모두가 자세히 보는 것이리라.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다. 참정녀가 걷는 것은 다른 사람과 달랐다. 엉덩이와 허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걷는 것이 전신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만수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하고 싶었으나 또 그만두었다.
斬情女行至萬壽山的身側,才停下腳步,對著大化大師深深一福,緩緩說道:「斬情女,給大師見禮。」
참정녀는 만수산의 옆으로 걸어와서야 걸음을 멈추더니 대화대사에게 깊이 허리를 숙여 절하고 천천히 말했다.
"참정녀가 대사님을 뵙습니다."
大化大師合掌喧了一聲佛號,道:「阿彌陀佛,女施主名不虛傳。」
대화대사가 합장하여 불호를 외더니 말했다.
"아미타불, 여시주는 명불허전이군요."
斬情女秋波盈盈,掃掠了一下四周的人群,笑道:「斬情女請教大師一件事。」
참정녀는 요염함이 넘실대는 눈길로 사방의 군중을 쓸어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참정녀가 대사님께 한 가지 가르침을 청하겠어요."
大化大師道:「女施主請說!」
대화대사가 말했다.
"여시주, 말씀하십시오!"
斬情女道:「佛在何處?水流何方?」
참정녀가 말했다.
"부처님은 어디 계시고 물은 어디로 흐르나요?"
大化大師道,「水向低處流,佛在自心頭。」
대화대사가 말했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고, 부처님은 자기 마음 속에 있지요."
斬情女道:「佛曰無我,心存何處?大師為我一介女流,妄動無名之火,豈不是著了相嗎?」
참정녀가 말했다.
"부처님은 무아(無我)를 말씀하셨는데 마음은 어디에 있나요? 대사께서는 나라는 일개 여류지배(女流之輩) 때문에 이유없이 화가 나셨는데 외상(外相:겉모습)에만 집착하시는 것이 아닌지요?"
大化大師怔了一怔,道:「佛法無邊,慈航普渡,魔化三千,終墜輪迴,女施主如能放下屠刀,老衲願化善緣,使女施主渡過此劫。」
대화대사가 멍해져서 말했다.
"불법은 끝이 없고 자비의 배로 중생을 건너게 해줍니다. 악행을 일삼는 중생은 끝내 윤회에 떨어지게 되지요. 여시주가 도도(屠刀)를 내려놓고 불문에 귀의하신다면 노납은 여시주가 이 겁난을 건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斬情女道:「大師,我非屠刀,大師和中原武林同道,廣結善援,設伏截殺,刀劍森寒,存心何在?」
참정녀가 말했다.
"대사님, 나는 도도(屠刀)가 없습니다. 대사께서 중원무림동도와 널리 손을 잡고 살벌한 매복을 설치하셨는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요?"
大化大師道:「女施主色相誘人,為害武林,不少人,死於非命,豈不是一大罪惡,老衲行仁,驅魔衛道,正是我佛慈悲之處。」
대화대사가 말했다.
"여시주의 자태는 사람을 유혹하여 무림에 해가 됩니다. 많은 사람이 비명횡사했으니 어찌 일대죄악이 아니겠습니까? 노납이 인(仁)을 행하여 마를 몰아내고 도(道)를 지킴은 바로 우리 부처님께서 자비로운 점입니다."
斬情女道:「色即是空,相由何處,如非心生綺念,我斬情女縱以色身引誘,又何能使他們自效飛蛾投火。」
참정녀가 말했다.
"색(色)이 곧 공(空)이라고 하는데 형상은 어디서 나온 것입니까? 그들 마음이 음란하지 않다면 나 참정녀가 설령 색으로 유혹했더라도 그들을 나방처럼 스스로 불에 뛰어들게 할 수 있겠어요?"
大化大師道:「想不到女施主還通佛理,只可惜,曲解經意,以偏覆全,以邪逐正,老袖為女施主可惜。」
대화대사가 말했다.
"여시주가 불법의 이치에 통달했을 줄은 몰랐군요. 다만 애석하게도 경문(經文)의 의미를 곡해하여 일부분으로 전체를 뒤집어 버리고 사(邪)로써 정(正)을 내쫓으려 하시니 노납은 여시주가 안타깝습니다."
斬情女淡淡一笑道:「捨身喂虎,割肉飼鷹,佛門大道,捨己救人,老禪師自承佛門高僧,卻是說來說去要殺我。」
참정녀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자기 몸을 호랑이 밥이 되게 하고 살을 베어 매를 먹인다고 했습니다. 불문의 대도(大道)는 자신을 버리고 남을 구하는 것이온데 불문의 고승이신 노선사께서는 자꾸만 저를 죽여야 한다고 말씀하시는군요."
大化大師道:「佛門雖慈悲,不渡無緣人,女施主不用再逞口舌之利了。」
대화대사가 말했다.
"불문의 비록 자비롭지만 인연이 없는 사람을 건너주지 못합니다. 여시주는 더이상 말솜씨를 뽐내지 마십시오."
斬情女笑一笑,道:「聽大師口氣,是非要我斬情女血流五步,埋骨此地了。」
참정녀가 웃으며 말했다.
"대사님, 나 참정녀가 이 자리에서 피를 뿌리고 뼈를 묻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씀이군요."
大化大師道:「阿彌陀佛,蘭因絮果,已至盡境,女施主亮劍吧。」
대화대사가 말했다.
"아미타불, 인과(因果)가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여시주는 검을 뽑으시지요."
斬情女突然閉上雙目,道:「大師,你們這些人中,只有你這一雙手乾淨一些,我要一掌震斷心脈,死得清白,你出手吧。」
참정녀가 돌연 두 눈을 감더니 말했다.
"대사님, 당신들 중에서 오직 당신 손이 깨끗합니다. 나는 일장에 심맥(心脈)이 끊어져 청백(清白)하게 죽겠어요. 출수하세요."
這一下,不但出了大化大師的意料之外,連萬壽山也有些索然不解。 斬情女不似裝作,臉上的神色很平靜,確有一副慷慨赴死的精神。 大化大師揚起了右掌。
이렇게 되자 대화대사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만수산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참정녀는 거짓으로 꾸며내는 것 같지 않았다. 얼굴는 매우 평정한 표정이었다. 확실히 기개있게 죽기로 한 표정이었다. 대화대사는 우장을 들어 올렸다.
他究竟是有道高僧,眼看著一個人全無反抗之意,有些下不了手。 萬壽山雙目光神光炯炯,盯注在大化大師的眼神上。 一個人泛起殺機時,馬上表露出來的,不是他殺人的手和刀,而是眼神中泛起的殺機。
그는 어쨌든 덕이 높은 고승이다. 전혀 반항할 뜻이 없는 사람을 보자 손을 쓰지 못하였다. 만수산은 두 눈에서 신광을 형형하게 빛내며 대화대사의 눈을 응시했다. 사람이 살기를 띄우면 즉시 표출되는 것은 사람을 죽이려는 그의 손과 칼이 아니라 눈빛에서 살기가 떠오르는 법이다.
大化大師也明白,自己真要一掌劈下,別說斬情女身受內傷,就算沒有受傷,也無法避開自己閃電一擊。 但萬壽山能接下這一掌。 他凝聚功力,全神戒備,也到了蓄勢待發之境。 想不到,保鏢的行業中,竟有這一流的人物。
대화대사도 자기가 정말 일장을 쪼개어 내리치면 참정녀가 내상을 입음을 말할 것도 없고 설령 다치지 않더라도 자기의 섬전같은 일격을 피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만수산은 그 일장을 받아낼 수 있다. 그는 공력을 끌어모아 온 정신을 집중하여 경계했다. 힘을 모았다가 발출할 지경에 이르렀다. 보표 장사하는 사람 중에 놀랍게도 이런 일류의 인물이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大化大師緩緩把目光轉注到萬壽山的身上,道:「萬施主,你怎麼說?」
대화대사는 천천히 시선을 만수산에게 돌리더니 말했다.
"만시주, 당신은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萬壽山道:「斬情女可以殺,但不是現在。」
만수산이 말했다.
"참정녀를 죽일 수는 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大化大師道:「萬施主,你可知道什麼叫助紂為虐?」
대화대사가 말했다.
"만시주, 당신은 무엇을 조주위학(助紂為虐:악인을 도와 나쁜 짓을 하는 것)이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萬壽山道:「至少,萬某人沒有見到斬情女的惡行。」
만수산이 말했다.
"적어도 만모는 참정녀의 악행을 보지 못했습니다."
大化大師道:「也許斬情女明知有你萬施主從旁相護,所以,她才敢閉目等死。」
대화대사가 말했다.
"어쩌면 참정녀는 만시주 당신이 옆에서 보호할 것을 알고 있겠지요. 그래서 그녀는 감히 눈을 감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斬情女神情莊嚴,一語不發。 一陣清風吹來,飄起了她的衣袂。
참정녀는 장엄한 표정으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일진의 청풍이 불어와 그녀의 옷자락을 나부꼈다.
萬壽山輕輕吁一口氣,道:「眼下情勢很明顯,我們的人數雖少,但卻人個都會全力以赴,這該是一場很慘厲的殺戮,大師如是能勝,也是一場慘勝!」
만수산이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지금의 정세는 명확합니다. 우리쪽 사람이 비록 적지만 개개인이 전력을 다할 테니 한바탕 참혹하고 무서운 살육일 것입니다. 대사께서 이겨도 비참한 승리입니다."
大化大師道:「施主之意呢?」
대화대사가 말했다.
"시주의 말씀은?"
萬壽山道:「大師劃出道子來,咱們比試幾招⋯⋯」
만수산이 말했다.
"대사께서 정한 방법으로 우리가 몇 초 겨루어서..."
大化大師道:「哦⋯⋯如是老衲勝了你?」
대화대사가 말했다.
"허... 만일 노납이 당신을 이기면?"
萬壽山道:「萬某人撤退鏢局人物,絕名江湖,寶通鏢局也從此歇業,但如是萬某人勝了你?」
만수산이 말했다.
"만모는 표국사람들을 물리고 강호에서 이름을 숨기겠습니다. 보통표국도 지금부터 장사를 쉬겠습니다. 헌데 만모가 당신을 이긴다면?"
大化大量覺吟了一陣,道:「老衲立刻回嵩山少林寺,面壁三年。」
대화대사가 말했다.
"노납은 즉시 숭산 소림사로 돌아가서 삼 년간 면벽(面壁)하겠습니다."
萬壽山道:「一言為定,大師請劃出道子吧!」
만수산이 말했다.
"한 마디로 정했습니다. 대사께서는 방법을 정하십시오!"
大化大師道:「我看這題目,還是由施主決定的好!」
대화대사가 말했다.
"내가 볼 때 제목은 시주께서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萬壽山道:「大師不用推辭,萬某敬候法示」
만수산이 말했다.
"대사께서는 사양하지 마십시오. 만모는 공손히 지시를 기다리겠습니다."
大化大師道:「這辦法雖非上策,但眼下確也只有如此了,你接老衲三掌。」
대화대사가 말했다.
"이 방법이 비록 상책(上策)은 아니지만 지금은 확실히 이렇게 할 수 밖에 없군요. 당신은 노납의 삼장(三掌)을 받아보십시오."
萬壽山點點頭,道:「好,大師請出手。」
만수산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좋습니다. 대사께서는 출수하십시오."
大化大師道:「施主小心了。」
대화대사가 말했다.
"시주, 조심하십시오."
呼的劈出一掌。 這一掌,暗蘊大力金剛掌勁道凌厲驚人。 老和尚心存仁念,希望萬壽山能發覺自己的強猛掌力,中途改變心意,閃身避開,自甘認輸,退出這場爭執。
휙, 하니 일장을 쪼개어냈다. 이 일장은 대력금강장(大力金剛掌)의 힘을 담고 있어 놀라울 정도로 매서웠다. 노화상은 인자한 마음이 있어 만수산이 자기의 강맹한 장력을 발견하고 중도에서 마음을 바꾸어 몸을 피하거나 패배를 자인하여 이 한바탕의 다툼에서 물러나기를 바랐다.
但他錯估了萬壽山。 萬壽山沒有退避,也未取巧,硬碰硬地接下了一掌。 雙方掌勢一觸即分,都靜站原地未動。
하지만 그는 만수산을 잘못 평가했다. 만수산은 물러나거나 피하지 않았고 교묘한 수단도 쓰지 않고 일장을 강경하게 맞받았다. 쌍방은 장세가 접촉하자 즉시 떨어지더니 원래 자리에서 조용히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大化大師道:「好,再接老衲一掌。」
대화대사가 말했다.
"좋습니다. 다시 노납의 일장을 받아보십시오."
第二掌,一揮手折出。 萬壽山果然又硬了一掌。 大化大師感覺到萬壽山掌勁雄渾,竟然和自己秋色平分。 一皺眉頭,第三掌全力劈出。 萬壽山果然又硬接下了一掌。
손을 휘둘러 제 이장을 쳐냈다. 만수산은 과연 또 일장을 맞받았다. 대화대사는 만수산의 장력이 웅혼(雄渾)하기가 자기와 엇비슷하다고 느꼈다. 미간을 찌푸리더니 제 삼장을 전력으로 쪼개어냈다. 만수산은 과연 또 일장을 받았다.
大化大師呆住了,望著萬壽山冷肅的神色,道:「萬施主,功力深厚,老衲佩服。」
대화대사가 멍하니 만수산의 싸늘한 신색(神色)을 바라보며 말했다.
"만시주, 공력이 심후하시군요. 노납은 탄복했습니다."
萬壽山緩緩說道:「大師認為是在下輸了,還是大師輸了?」
만수산이 천천히 말했다.
"대사, 제가 졌다고 여기십니까 아니면 대사께서 졌습니까?"
大化大師道:「老衲輸了。」
대화대사가 말했다.
"노납이 졌습니다."
萬壽山道:「好,大師和在下的約定,算是不算?」
만수산이 말했다.
"좋습니다. 대사께서는 저와의 약정을 책임지시겠지요?"
大化大師道:「佛門弟子,不打誑語,老衲這就回少林寺去。」
대화대사가 말했다.
"불문제자는 거짓말을 할 수 없습니다. 노납은 곧바로 소림사로 돌아가겠습니다."
說走就走,轉身快步而去。 但見他僧袍飄風,片刻問,走得不見蹤影。 大化大師和開碑手,是這一道攔截的主力,這兩人已走,餘下的人,全部悄然散去。中原武林中黑、白兩道大聯手,十道截殺斬情女,就這樣瓦解冰消。
가겠다고 하자마자 뒤돌아 빠른 걸음으로 가버렸다. 그의 승포가 펄럭이는 것이 보이더니 잠깐 사이에 그림자도 보이지 않게 떠나버렸다. 대화대사와 개비수가 이곳에서 저지하는 주력(主力)이었는데 두 사람이 이미 떠나자 남은 사람들은 전부 조용히 흩어졌다. 중원무림의 흑백양도가 대연합하여 참정녀를 죽이려던 열 개 관문은 이렇게 얼음이 녹듯 와해되었다.
萬壽山負手而立,神情間一片莊肅。 眼看群豪散盡,才緩緩轉過身子向篷車行去。但他只行了兩步,卻突然一跤向地上栽去。 斬情女距離最近,一伸手抓住了萬壽山。
뒷짐을 지고 선 만수산의 표정은 장엄하였다. 군호들이 모조리 흩어진 것을 보고서야 천천히 뒤돌아 봉차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그는 두 걸음 걷고는 돌연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거리가 가장 가까웠던 참정녀가 손을 뻗어 만수산을 붙잡았다.
林成方疾如飄風,一躍而至,道:「總鏢頭。」
임성방이 바람처럼 한 달음에 달려와 말했다.
"총표두."
萬壽山張嘴吐出了兩口淤血道:「好厲害的大和尚,好雄渾的掌力。」
만수산은 입을 벌려 두 모금의 어혈(淤血)을 토해내고는 말했다.
"무서운 대화상이다. 정말 웅혼한 장력이다."
韓二快步而至,接著斬情女扶住了萬壽山。 就這一陣工夫,萬壽山整個臉色變得黃中透青,整個人倚靠在韓二的身上,雙目神光消退,一副疲弱不堪的神情。
한이가 빠른 걸음으로 와서 참정녀에게서 만수산을 넘겨받아 부축했다. 그새 만수산의 온 낯빛이 변하여 누런 가운데 푸른 빛이 스며나왔다. 온 몸을 한이에게 기댄 채 두 눈의 신광이 점점 사라지며 쇠약해서 견디지 못하는 모습이 되었다.
林成方低聲道:「總鏢頭,傷得很重嗎?」
임성방이 나직이 말했다.
"총표두, 심하게 다쳤습니까?"
萬壽山點點頭,卻沒有說話。
만수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하지 않았다.
斬情女伸手由懷中取出一個玉盒,打開盒蓋,道:「林兄,能信過小妹嗎?」
참정녀가 품 속에서 한 개의 옥합을 꺼내어 뚜껑을 열고 말했다.
"임형, 소매를 믿으시나요?"
林成方望了那玉盒一眼,只見盒中,放著一粒黑色的藥丸。 那藥丸有鴿蛋一般大小。
임성방이 그 옥합을 바라보니 안에는 한 알의 흑색 약환(藥丸)이 놓여 있었다. 그 약환은 비둘기알 만한 크기였다.
林成方命韓二抱起萬壽山行入篷車,一面說道:「那是什麼?」
임성방은 한이에게 만수산을 부축해 일으켜서 봉차로 가도록 하고 한편으로 말했다.
"그것이 무엇이오?"
斬情女道:「狗肉郎中的保心護命丹,聽說是用何馬烏配千年人參製成,輕易不肯送人,小妹賣了他兩顆,我已服用了一顆,才保住內傷沒有惡化。」
참정녀가 말했다.
"구육랑중(狗肉郎中:개고기 먹는 의원?ㅋ)의 보심호명단(保心護命丹)입니다. 듣기로 하마오(何馬烏:하수오가 아니고??)를 천년인삼에 배합하여 만든 것인데 쉽사리 숨이 끊어지지 않게 한답니다. 소매가 그에게 두 알을 사서 내가 이미 한 알을 먹었는데 내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유지되고 있어요."
林成方道:「這等名貴藥物,俺們只怕買不起。」
임성방이 말했다.
"그렇게나 진귀한 약물은 우리가 사지 못할 것 같소."
斬情女笑道:「林兄,如肯信任小妹,就讓萬總鏢頭服下去,狗肉郎中的保心護命丹,不肯輕易給人,千兩黃金他也未必肯賣,但小妹只化五十個銅板,買了他兩粒丹丸。」
참정녀가 웃으며 말했다.
"임형, 소매를 신임하신다면 만총표두께서 먹도록 하세요. 구육랑중의 보심호명단은 쉽사리 남에게 주지 않아요. 황금 천 냥에도 그는 팔지 않을 걸요. 하지만 소매는 오십 개의 동판(銅板)으로 그에게서 두 알의 단환을 샀답니다."
林成方取過丹丸,聞了一聞,道:「多謝姑娘,咱們可以動身了。」
임성방은 단환을 집어서 한번 냄새를 맡고는 말했다.
"낭자께 감사드리오. 우리는 출발해도 되겠소."
斬情女道:「車行顛簸,服下藥後,不宜立刻行動,如若萬總鏢頭還能運氣調息,那就坐息一會,等藥力行開再走路。」
참정녀가 말했다.
"마차를 타고가면 흔들리니 약을 먹은 뒤 즉시 행동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만약 만총표두께서 운기조식을 하실 수 있으면 좌식을 한번 하여 약력이 퍼지기를 기다렸다가 출발하도록 해요."
林成方道:「多謝指教。」
임성방이 말했다.
"가르침에 감사드리오."
他神情冷淡,對斬情女,似是一直沒有什麼好感。 斬情女卻是神態自若,似是還未覺得。林成方和韓二行人了鏢局的篷車,放下了車簾。 陰陽雙劍兩兄弟,一直站在兩丈外一株大樹下,不時低聲交談,也不知在商量什麼? 斬情女也回到自己的篷車中,一直看著陰陽雙劍。 足足過了大半個時辰,林成方才滿臉汗水的行出了篷車。
그의 표정은 냉담했다. 마치 참정녀에게 줄곧 무슨 좋은 감정이 없는 듯했다. 참정녀는 태연자약한 표정으로 마치 아무 것도 못느끼는 듯했다. 임성방과 한이는 표국의 봉차로 걸어가 마차의 발을 내렸다.
음양쌍검 두 형제는 줄곧 이 장 밖의 커다란 나무 아래에 서있었다. 이따금씩 나직이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무엇을 상의하는 것일까? 참정녀도 자기 봉차로 돌아가서 줄곧 음양쌍검을 보고 있었다. 거의 한 시진이 지나자 그제서야 임성방이 얼굴에 땀을 뻘뻘 흘리며 봉차에서 걸어나왔다.
斬情女也下了車,緩步行了過來道:「總鏢頭的傷⋯⋯」
참정녀도 마차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와 말했다.
"총표두의 상세는..."
林成方冷漠他說道:「一是他功力深厚,二是姑娘的神丹奇效,已經不礙事了⋯⋯」
임성방이 냉막하게 말했다.
"첫째로 그의 공력이 심후하고 둘째로 낭자의 신단(神丹)이 기이한 효과가 있어 이미 지장이 없게 되었소..."
語聲微微一頓,接道:「姑娘,在下有一事不明,想請姑娘⋯⋯」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낭자, 저는 한 가지 분명치 않은 일이 있어 낭자께 가르침을 청하고 싶소..."
斬情女道:「林兄請說。」
참정녀가 말했다.
"임형, 말씀하세요."
林成方道:「你說不過大化大師,卻甘願閉目受死,不知求死之心,是真是假?」
임성방이 말했다.
"당신은 대화대사에게 눈을 감은 채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는데, 죽여달라고 했던 마음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구려?"
斬情女道:「林兄的看法呢?」
참정녀가 말했다.
"임형이 보시기에는?"
林成方道:「在下覺得大過冒險,萬一大化大師真的出了手,姑娘豈不是白白地送了一條命。」
임성방이 말했다.
"너무 위험을 무릅썼다고 생각하오. 만일 대화대사가 정말 출수했다면 낭자는 헛되이 한 가닥 목숨을 잃지 않았겠소?"
斬情女輕輕吁一口氣,道:「那不是裝作。」
참정녀가 가볍게 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건 가장한 것이 아니었어요."
林成方道:「這麼說來,姑娘是真的求死了?」
임성방이 말했다.
"그렇다면 낭자는 정말 죽기를 바랐던 거요?"
斬情女道:「我不想死,但我衡量過情勢之後,覺得非死不可了,既然死定了,為什麼不死得大方一些?」
참정녀가 말했다.
"나는 죽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정세를 따져본 뒤 죽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느꼈어요. 이왕 죽을 것이 뻔한데 왜 대범하게 죽지 못하겠어요?"
林成方道:「哦!」
임성방이 말했다.
"허!"
斬情女道:「看樣子,林兄是還不太相信。」
참정녀가 말했다.
"보아하니 임형은 아직 믿지 못하시는군요."
林成方道:「至少,姑娘心中明白,站在咫尺旁側的萬總鏢頭,不會坐視不救。」
임성방이 말했다.
"적어도 지척의 거리에 서있던 만총표두가 좌시하며 구하지 않을 리가 없음을 낭자는 마음 속으로 잘 알고 있었소."
斬情女道:「我知道他會出手,但我想不到他真的能救了我。」
참정녀가 말했다.
"그가 출수할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정말 나를 구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어요."
林成方道:「為什麼?」
임성방이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斬情女道:「因為,我低做了萬總鏢頭,大化大師是少林寺中四大長老之一,三十年前,已名動江湖,已然息隱甚久,未再出現,想不到竟然也參與了截殺我的行列,老實說,我一番口舌未能說服他之後己覺出生死茫茫,所以準備就死。」
참정녀가 말했다.
"왜냐하면 나는 만총표두를 과소평가했기 때문이예요. 대화대사는 소림사에서 사대장로의 한 명입니다. 삼십 년 전 이미 강호에 이름을 떨쳤고 이미 은거한 지 오래되어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는데 나를 막아서서 죽이려는 행렬에 참여할 줄은 생각지 못했어요. 솔직히 말해서 나는 말로써 그를 설복시키지 못한 뒤에 이미 생사가 망망함을 깨달었어요. 그래서 죽을 작정이었어요."
林成方道:「但你還是好好的活著。」
임성방이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아직 멀쩡히 살아있소."
斬情女道:「那是因萬總鏢頭的武功在太高,大化大師掌力雄渾,很少有人能接他一掌,但萬總鏢頭卻和他硬對三掌。」
참정녀가 말했다.
"그건 만총표두의 무공이 너무도 높기 때문이지요. 대화대사의 장력은 웅혼하여 그의 일장을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하지만 만총표두는 그와 삼장을 힘으로 맞섰지요."
林成方道:「但他受不輕的內傷。」
임성방이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가볍지 않은 내상을 입었소."
斬情女道:「大化大師也不會好多少,我看他離去,步覆浮動,所以,他走得很快,武林中很少這等拼法,每人修習不同,各有所長,但萬總鏢頭卻捨長取短,和以大力金剛掌成名的大化大師,硬拚掌力。」
참정녀가 말했다.
"대화대사도 다소 좋지 않을 거예요. 그가 떠나는 것을 보니 발걸음이 안정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는 빨리 떠나야했어요. 무림에서 이 정도로 목숨을 내걸고 싸우는 일은 거의 없어요. 저마다의 수양과 배움이 다르고 각자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만총표두는 장점을 버리고 단점을 취하여 대력금강장으로 명성을 얻은 대화대사와 장력으로 맞서서 겨루었지요."
林成方道:「姑娘,看來,你對江湖中事,知曉很多。」
임성방이 말했다.
"낭자, 보아하니 강호의 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주 많군요."
斬情女道:「我十兒歲,在江湖上打滾,見識自然很多。」
참정녀가 말했다.
"나는 열 살 때부터 강호에서 굴러먹었으니 견식이 자연 많답니다."
林成方望望仍站在數丈外大樹下的陰陽雙劍,低聲道:「姑娘,你看他們兩個人一直站在大樹下,為了什麼?」
임성방은 여전히 수 장 밖의 나무 아래 서있는 음양쌍검을 바라보더니 나직이 말했다.
"낭자, 당신은 그들 두 사람이 줄곧 나무 아래에 서있는 것을 보았소. 무엇 때문이오?"
斬情女道:「他們有些自慚形穢」想不到貴鏢局中的總鏢頭,竟然有著如此高深的功力。」
참정녀가 말했다.
"그들은 남보다 못함을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있어요. 귀표국의 총표두에게 이같이 고심(高深)한 공력이 있다고는 생각 못했던 것이지요."
林成方道:「他們會不會就此離去?」
임성방이 말했다.
"그들이 이대로 떠날까요?"
斬情女道:「不會,如若他們要走,早就離開了,但他們沒有走。」
참정녀가 말했다.
"그럴 리 없어요. 만약 그들이 떠나려 했다면 벌써 떠났어요. 하지만 그들은 떠나지 않았지요."
林成方道:「會不會因此心生忌恨,⋯⋯」
임성방이 말했다.
"이 일로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지는 않을런지..."
斬情女接道:「這一個,他們不敢,他們不怕萬總鏢頭但他們怕大化大師,他們已經證明了一件事,大化大師和萬鏢頭,是同一級的頂尖高手。」
참정녀가 말했다.
"그들은 감히 그러지 못해요. 그들은 만총표두를 두려워하지 않지만 대화대사는 겁내지요. 그들은 이미 한 가지를 증명했어요. 대화대사와 만총표두는 동급의 절정고수라는 사실이지요."
林成方道:「姑娘,陰陽雙劍對你會很真誠嗎?」
임성방이 말했다.
"낭자, 음양쌍검은 당신에게 진심일까요?"
斬情女笑一笑,道:「他們和林兄,不是同一型的人,不能肝膽論交,但目前,他還不致於叛離我。」
참정녀가 웃으며 말했다.
"그들과 임형은 같은 유형의 사람이 아니기에 진실된 교정을 논할 수 없어요. 하지만 지금 그들은 아직 나를 배반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어요."
林成方道:「為什麼?」
임성방이 말했다.
"무엇 때문이오?"
斬情女道:「他們有目的,也有一個癡想,這就是維繫他們不叛離我的原因。」
참정녀가 말했다.
"그들에게는 목적이 있어요. 음탕한 생각도 가지고 있지요. 이것이 바로 나를 배반하지 못하게 그들을 틀어쥐고 있는 원인이랍니다."
林成方道:「姑娘以權術謀人,有如玩火,這些年來,你都是用這些方法生存在江湖之上嗎?」
임성방이 말했다.
"낭자의 권모술수는 불장난같구려. 그동안 당신은 이런 방법을 써서 강호에서 생존한 것이오?"
斬情女苦笑一下,道:「沒有法子,我是這樣的人,我是在江湖上打滾的人,我像一個餌,不知道有多少人,想吃我,所以,我一定要自己想法子保護自己。」
참정녀가 고소를 지으며 말했다.
"방법이 없어요. 나는 그런 사람입니다. 나는 강호에서 굴러먹는 사람입니다. 나라는 미끼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먹고 싶어하는지 모른답니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자신을 보호할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林成方道:「姑娘的保護,是不是很成功?」
임성방이 말했다.
"낭자의 보호는 성공적이었소?"
斬情女道:「到目前為止,還沒有很大的失敗。」
참정녀가 말했다.
"지금까지는 아직 큰 실패가 없었어요."
林成方道:「這句話令人費解。」
임성방이 말했다.
"그 말은 이해하기 어렵군요."
斬情女嫣然一笑,道:「我見過的事情很多,也聽到過很粗俗的話,你對我想說什麼?不必顧慮,儘管出口就是。」
참정녀가 방긋, 웃고는 말했다.
"내가 본 일들은 아주 많아요. 몹시 저속한 말들도 들었지요. 당신은 나한테 무슨 말이 하고 싶은가요? 염려말고 얼마든지 말하세요."
林成方歎口氣,道:「不說算了,反正,我們只是把姑娘保到徐州,到了徐州之後,我們彼此之間,就再無牽扯了。」
임성방이 한숨을 쉬고 말했다.
"됐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낭자를 서주까지만 보호합니다. 서주에 도착한 뒤 우리는 피차 더이상 얽힐 것이 없습니다."
斬情女道:「目下這一段時間,可能是我斬情女進入了江湖之後,最暗淡的日子子,他們隨時可以殺了我,也隨時可以污辱我,我不能妄用真力,連拚命的機會也沒有,老實說,我沒有信心能夠躲過這一次危惡的命運,想不到遇上貴鏢局⋯⋯」
참정녀가 말했다.
"지금 이 시간은 나 참정녀가 강호에 진입한 뒤 가장 암담한 날들이라 할 수 있어요. 그들은 언제든 나를 죽일 수 있고 언제든 나를 욕보일 수도 있지요. 나는 함부로 진력(真力)을 쓸 수 없어 죽기로 싸울 기회조차도 없어요. 솔직히 말해서 이 위험하고 험악한 운명을 피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귀표국을 만났지요..."
林成方接道:「所以,姑娘把敝局也拖下了水。」
임성방이 말했다.
"그래서 낭자는 폐국도 끌어들였군요."
斬情女道:「你們在開封府受了官府的氣,但我絕沒有想到你們竟然有這等武林中第一流的身手,所以,我心中好奇怪。」
참정녀가 말했다.
"당신들은 개봉부에서 관부로부터 모욕을 당했어요. 하지만 나는 절대 당신들이 이 정도로 무림에서 제일류의 솜씨를 가졌다고 생각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심중으로 정말 기괴해요."
林成方接道:「好奇怪,你奇怪什麼?」
임성방이 말했다.
"기괴하다니 무엇이 기괴하다는 말이오?"
斬情女道:「江湖上不少鏢局,也有幾個通行全國南北的大鏢局,但絕沒有貴局這樣出色的鏢師。」
참정녀가 말했다.
"강호에는 많은 표국이 있고 전국, 남북을 통행하는 대표국도 몇 개 있지만 귀국 같이 이렇게 뛰어난 표사는 절대 없어요."
林成方道:「姑娘太誇獎了。」
임성방이 말했다.
"낭자는 너무 과찬하시는군요."
斬情女道:「所以,我覺得自己的運氣太好,看樣子,我至少還可以活上二十年。」
참정녀가 말했다.
"그래서 나는 자신의 운이 너무도 좋다고 생각해요. 보아하니 나는 적어도 아직 이십 년은 살아갈 수 있겠어요."
林成方道:「唉,姑娘果不是個簡單的人,咱們本來不是保鏢的,所以,雖然有一身不太差的武功,但卻沒有名氣。」
임성방이 말했다.
"후, 낭자는 과연 간단한 사람이 아니군요. 우리는 본래 보표를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비록 일신에 나쁘지 않은 무공을 지녔지만 유명하지가 않지요."
斬情女道:「林兄是⋯⋯」
참정녀가 말했다.
"임형은..."
林成方接道:「在下,雖出身武林一脈,但家父母,都是隱居的高人,傳規戒,不許偷竊財物,不許在街頭賣藝。不幸的是一把火燒光了我萬貫家產。不瞞你姑娘說,在下幼小就飯來張口,錢來伸手,沒有謀生之能,那把火燒去了我的財富,也燒去了我的生機,所以,在下就只好投身鏢局之中,保鏢求生了。」
임성방이 말했다.
"저는 비록 무림일맥(武林一脈) 출신이지만 가부모께서는 은거하는 고인이십니다. 재물을 훔치지 말 것이며, 길거리에서 기예를 팔지 말라는 규계(規戒)가 전해내려 오고있지요. 불행히도 불이 나서 거액의 가산(家產)을 태워버렸습니다. 낭자께 솔직히 말하는데 저는 어려서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고 놀고 먹었기에 생계를 도모할 능력이 없습니다. 그 불이 나의 재부(財富)를 태워버리고 나의 삶의 희망을 태워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표국에 투신하여 보표를 하며 먹고살 수 밖에 없습니다."
斬情女道:「就這樣的簡單嗎?」
참정녀가 말했다.
"그렇게 간단한가요?"
林成方道:「怎麼?姑娘不相信?」
임성방이 말했다.
"왜요? 낭자는 믿기지 않으십니까?"
斬情女道:「相信不相信,無關緊要,小妹只是想主教一件眼下重要的事。」
참정녀가 말했다.
"믿고 안믿고는 중요치 않아요. 소매는 단지 중요한 일을 가르침 받고 싶을 뿐입니다."
林成方道:「好!你請說吧。」
임성방이 말했다.
"좋습니다! 말해보십시오."
斬情女道:「你們此番回到徐州之後,是否還準備把鏢局開下去?」 (開는 아무래도 關이 맞을 듯)
참정녀가 말했다.
"당신들은 이번에 서주로 돌아간 뒤 표국 문을 닫을 작정인가요?"
林成方道:「吃了這一行飯,只怕是很難改行了。」
임성방이 말했다.
"이 장사로 밥먹고 사는데 장사를 바꾸기 어려울 듯하군요."
斬情女道:「那是說到徐州之後,貴局還是照常開業,仍然接鏢了?」
참정녀가 말했다.
"그 말은 서주에 도착한 뒤에도 귀국은 평소대로 장사를 하여 여전히 표를 접수한다는 건가요?"
林成方道:「鏢局不關門,咱們只好接生意。」
임성방이 말했다.
"표국이 문을 닫지 않으니 우리는 거래를 받을 수 밖에요."
斬情女道:「像小妹這樣客戶,貴局不知道是否還敢接下?」
참정녀가 말했다.
"소매와 같은 이런 손님을 귀국은 감히 접수할지 모르겠군요?"
林成方道:「姑娘用不著激將,接保與否,在下根本作不了主。」
임성방이 말했다.
"낭자는 격장지계(激將之計)를 쓰지 마십시오. 보표를 접수할지 여부는 근본적으로 제가 결정할 수 없습니다."
斬情女道:「那要何人才能作主?」
참정녀가 말했다.
"그러면 누가 결정할 수 있나요?"
林成方道:「總鏢頭。」
임성방이 말했다.
"총표두입니다."
斬情女道:「好吧!小妹和萬總鏢頭談談。」
참정녀가 말했다.
"좋아요! 소매는 만총표두와 이야기하겠어요."
林成方道:「此行徐州,還有數日行程,姑娘最好先別去打擾他,等他傷勢好了之後,姑娘再和他談。」
임성방이 말했다.
"이번 서주행은 아직 수 일의 여정이 남았으니 낭자가 가서 그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의 상세가 좋아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이야기 하시지요."
斬情女道:「林兄,撇開總鏢頭不談,你覺得小妹如何?」
참정녀가 말했다.
"임형, 총표두는 제쳐두고 당신은 소매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林成方略一沉吟,道:「姑娘指哪一方面而言?」
임성방이 약간 침음하더니 말했다.
"낭자는 어느 방면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斬情女笑道:「很多方面,包括了小妹的為人行事。」
참정녀가 웃으며 말했다.
"소매의 사람됨, 일처리를 포함한 다방면이요."
林成方道:「姑娘是咱們的顧客,為人如何,林某人不便評說。」
임성방이 말했다.
"낭자는 우리의 고객입니다. 사람됨이 어떤지 임모가 평가하기는 불편합니다."
斬情女道:「林兄,雖然你在江湖上走動的時間不多,但為人卻是老誠持重得很。」
참정녀가 말했다.
"임형, 당신은 비록 강호를 다닌 시간이 많지 않지만 사람됨이 몹시 정직하고 신중하시군요."
轉身行人篷車。 輪聲轆轆,篷車穎向前行去。 陰陽雙劍一直未再行近篷車,但也並未逃走,只是遠遠地走在前面,至少保持有十丈以上的距離,有時間,甚至奔行到兩三里外。 就算是住店、打尖,兩個人也不和林成方、斬情女等住在一處。 兩人似是有意地要躲避林成方、斬情女。
뒤돌아 봉차에 들어갔다. 덜커덩거리는 바퀴소리와 함께 봉차는 앞을 향해 나아갔다. 음양쌍검은 줄곧 봉차에 더이상 가까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결코 달아나지도 않고 단지 먼 앞쪽에서 달려가며 적어도 십 장 이상의 거리를 유지했다. 때로는 심지어 이삼 리 밖까지 달려갔다. 설령 투숙하거나 요기를 할 때도 두 사람은 임성방, 참정녀 등과 한 곳에 있지 않았다. 두 사람은 마치 일부러 임성방, 참정녀를 피하는 듯했다.
這一路,出奇的平安。 十道攔截,難奏功效,中原道上人,大概已不敢妄動截殺之念了。 這日中午時分,進了徐州。 鏢車直奔回寶通鏢局。 斬情女自和林成方談過一次之後,」就未再離過篷車,三尺金童丁盛和鈴鏢田昆,坐著鏢車,也一直跟到了寶通鏢局。
가는 길은 이상할 정도로 평안했다. 열 개의 관문이 효과를 거두기 어렵자 중원도상의 사람들은 아마도 감히 함부로 가로막을 생각을 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날 정오 무렵, 서주에 들어섰다. 표차는 곧장 보통표국으로 달려갔다. 참정녀는 임성방과 한 차례 이야기 나눈 뒤부터 더이상 봉차를 떠나지 않았다. 삼척금동 정성과 영표 전곤도 보통표국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표차에 타고 있었다.
篷車進了大門,斬情女才啟簾下車,笑一笑道:「萬總鏢頭。」
봉차가 대문을 들어서자 그제서야 참정녀가 발을 열고 내려서 웃더니 말했다.
"만총표두."
萬壽山道:「姑娘,咱們已經進了徐州,敝局和姑娘之間的約定,也已終止了⋯⋯」
만수산이 말했다.
"낭자, 우리는 이미 서주에 들어왔소. 폐국과 낭자 간의 약정도 이미 끝났구려..."
斬情女道:「我知道,所以,我想和總鏢頭商量一下。」
참정녀가 말했다.
"알아요. 그래서 나는 총표두와 한번 상의하고 싶습니다."
萬壽山道:「商量什麼?」
만수산이 말했다.
"무슨 상의를?"
斬情女道:「我的傷勢。還未全好,所以,想在此地住幾天。」
참정녀가 말했다.
"나의 상세는 아직 전부 낫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곳에서 며칠을 지내고 싶어요."
萬壽山怔了一怔道:「你要住那裡?」
만수산이 멍해져서 말했다.
"어디에서 지내려 하시오?"
斬情女道:「徐州城,可住的地方很多,但以貴鏢局最好。」
참정녀가 말했다.
"서주성에서 지낼 곳은 많지만 귀표국이 가장 좋아요."
萬壽山道:「不行,鏢局中沒有內眷,無法接待姑娘。」
만수산이 말했다.
"안되오. 표국에는 아녀자들이 없어 낭자를 시중들 수 없소."
斬情女道:「這一路行來,也沒有女眷照顧我,我還不是很好嗎?」
참정녀가 말했다.
"오는 길에도 나를 돌볼 여자가 없었는데 나는 아직 괜찮지 않나요?"
林成方接了口道:「姑娘,你這趟人頭鏢,幾乎把咱們鏢局的招牌給砸了,咱們不能再接你的生意了。」
임성방이 말을 받았다.
"낭자, 당신이라는 인두표(人頭鏢)가 하마터면 우리 표국의 간판을 내릴 뻔 했소. 우리는 더이상 당신의 거래를 받아들일 수 없소."
斬情女道:「這麼說來,貴局是一定不肯接保了?」
참정녀가 말했다.
"그렇다면 귀국은 기어이 보표를 받지 않겠다는 말인가요?"
林成方道:「咱們無能為力,只好割愛了。」
임성방이 말했다.
"우리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포기해야만 하오."
斬情女道:「殺人殺死,救人救活,難道貴局就不再管我了?」
참정녀가 말했다.
"죽일 사람은 죽이고 구할 사람은 살려야 합니다. 설마 귀국은 더이상 나를 상관하지 않으시겠어요?"
林成方笑一笑,道:「姑娘,咱們說好的,進了徐州就和咱們無關,姑娘如是一定要人保護,何不到幾家大鏢局去看看,就在下所知,四海鏢局,可能會接這筆生意。」
임성방이 웃으며 말했다.
"낭자, 서주에 들어오면 우리와 무관하다고 잘 이야기가 되었소. 낭자가 기어이 보호할 사람이 필요하다면 왜 몇 군데 대표국으로 가보지 않으시오? 제가 알기로 사해표국(四海鏢局)은 이 거래를 받아줄 거요."
斬情女搖搖頭,道:「除了貴局之外,沒有人敢接下保護我斬情女的人頭鏢。」
참정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귀국 말고는 참정녀를 보호하는 인두표를 감히 받아줄 사람이 없어요."
林成方道:「重賞之下,必有勇夫,若是姑娘肯化銀子,我相信,有人會賣命。」
임성방이 말했다.
"큰 상금이 아래에 용자(勇者)가 있는 법이오. 만약 낭자가 은자를 들인다면 목숨을 파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소."
斬情女道:「問題是,他們雖肯賣命,但對我卻未必有益,因為,他們保護不了我,反而會替我結上了更多的仇家。」
참정녀가 말했다.
"문제는 그들이 목숨을 팔지만 나에게 반드시 유익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그들이 나를 보호하지 못하고 반대로 나 대신 훨씬 많은 원수를 맺을 것이기 때문이예요."
林成方淡淡一笑道:「姑娘,敝局總鏢頭內傷未癒,在下也已到了心絀力疲的境界,我們需要的是一陣休息,我們已經沒有餘力再應付任何變化了。」
임성방이 담담히 웃더니 말했다.
"낭자, 폐국의 총표두는 내상이 아직 낫지 않았고 저도 이미 몸도 마음도 피로한 지경에 이르렀기에 우리는 한바탕 휴식해야 하오. 우리는 이미 어떠한 변화에 대응할 여력이 없소."
斬情女道:「既然如此,我也不便多打擾了,告辭了。」
참정녀가 말했다.
"이왕 그렇다니 나도 자꾸 방해하기 불편하군요. 이만 가보겠어요."
林成方笑一笑道:「姑娘好走!」
임성방이 웃으며 말했다.
"낭자, 잘 가시오!"
馬未下套,篷車轉頭,斬情女又離開了寶通鏢局。 陰陽雙劍一起等候在鏢局外面,田昆仍坐在車轅上面趕車,三尺金童丁盛,從篷車中沒有下車。
말은 멍에를 벗지 않았다. 봉차를 머리를 돌렸다. 참정녀는 또 보통표국을 떠났다. 음양쌍검은 표국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전곤은 여전히 마부석에 앉아있고 삼척금동 정영은 봉차 안에서 내리지도 않았다.
篷車馳出鏢局,陰陽雙劍迎了上來,道:「姑娘,你們被人家攆出來了?」
봉차를 몰아서 표국을 나오자 음양쌍검이 맞이해 와서 말했다.
"낭자, 당신은 그들에게 쫓겨났구려?"
車裡面傳出了嬌笑之聲,道:「郭相,馬候,我如住入了寶通鏢局,兩位豈不是成了無主的野鬼。」
봉차 안에서 예쁜 웃음소리가 전해나왔다.
"곽상, 마후. 내가 만일 보통표국에 들어가 지냈다면 두 분은 주인 없는 들귀신이 되지 않았겠어요?"
郭相道:「咱們答應下來的事,總歸要有始有終,咱們就是要走,也會先和你姑娘打個招呼,你答應了,咱們才能離開。」
곽상이 말했다.
"우리가 승낙한 일이니 어쨌든 끝을 보아야 하오. 우리가 떠나더라도 먼저 낭자와 인사는 할 것이며, 당신이 승낙해야 비로소 우리는 떠날 수 있소."
斬情女道:「現在,咱們是患難與共了,我斬情女至少還要五大的時間,才能夠恢復體能,所以,這五天時間之內,我把這條命,交給你們四個人。」
참정녀가 말했다.
"이제 우리는 환난(患難)을 같이 합니다. 나 참정녀는 적어도 닷새의 시간이 있어야 체능(體能)을 회복할 수 있어요. 그래서 오 일의 시간 동안 나는 이 목숨을 당신들 네 사람에게 넘겨드리겠어요."
郭相道:「姑娘,咱們找一個大客棧住下來,我們盡力保護你就是。」
곽상이 말했다.
"낭자, 대객잔(大客棧)을 찾아서 묵읍시다. 우리가 온 힘을 다해 당신을 보호하면 되오."
一直很少開口的田昆,突然開了口,接道:「兄弟的看法,和兩位稍有不同。」
줄곧 거의 입을 열지 않던 전곤이 돌연 입을 열었다.
"형제의 생각은 두 분과 좀 다르오."
郭相道:「田兄有何高見?」
곽상이 말했다.
"전형에게 어떤 고견이 있으시오?"
田昆道:「到咱們出手時,那該是下下之策,所以,咱們能不出手,就不用出手,好在,只有五日時間,稍作安排一下,就可以渡過去了。」
전곤이 말했다.
"우리가 출수할 때가 되는 것은 하책(下策)중의 하책이오. 그래서 우리가 출수하지 않을 수 있으면 출수할 필요가 없소. 다행히 고작해야 오 일이니 조금 안배하면 넘길 수 있을 것이오."
郭相道:「這話說得也是,但寶通鏢局不肯再保咱們,咱們應該如何?」
곽상이 말했다.
"그 말도 맞소. 하지만 보통표국이 더이상 우리를 보호하지 않으려 하니 우리는 어떻게 해야겠소?"
田昆道:「到四海鏢局去投保。」
전곤이 말했다.
"사해표국으로 가서 보호를 의뢰합시다."
郭相道:「四海鏢局是當今四大鏢局之一,實力很強大,不過,他們總局在金陵,徐州分局幾個鏢師,大約不會強過咱們幾個人。」
곽상이 말했다.
"사해표국은 당금 사대표국 중의 하나로 실력이 아주 강대하오. 그러나 그들의 총국(總局)은 금릉(金陵)에 있고 서주의 분국(分局)은 몇 명의 표사만 있소. 아마 우리들 몇 사람보다 강하지 않을 것이오."
田昆道:「我知道,所以,咱們不惜化一筆銀子,要他們由鏢局中,調幾個高手過來。」
전곤이 말했다.
"알고 있소. 그래서 우리는 은자를 아까워하지 말고 그들에 표국에서 몇 명의 고수를 파견하도록 해야 하오."
郭相道:「總不能再投人頭鏢吧!」
곽상이 말했다.
"어쨌든 다시 인두표를 의뢰할 수는 없소."
田昆道:「不能重施故技,這一次,咱們要保一批很值錢的珠寶⋯⋯」
전곤이 말했다.
"낡은 수법을 다시 시전해서는 안되오. 이번에 우리는 매우 값어치 있는 주보를 보호하는 거요..."
郭相道:「珠寶,咱們總得有一批珠寶才成,何況,投保一批珠寶,和保護姑娘這個人,又有什麼關係,他們只要保住那一批珠寶不遺失,就可以交代了。」
곽상이 말했다.
"주보라면 우리에게 주보가 있어야 하오. 하물며 주보 보호를 의뢰하는 것과 낭자를 보호하는 것이 또 무슨 관계가 있겠소? 그들은 오직 주보를 잃어버리지 않게 보호만 하면 끝나는 일이라 할 수 있소."
田昆道:「所以,這就要咱們設計一下了,斬情女去京留車,可以變成車公子,屈兩位的駕,也要更改一下容貌。」
전곤이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설계해야 하오. 참정녀는 성을 차씨로 바꾸고 공자로 변해야 하오.
郭相道:「咱們是什麼身份?」
곽상이 말했다.
"우리는 무슨 신분이오?"
田昆道:「兩位嘛?只好暫時先任車夫了。」
전곤이 말했다.
"두 분 말이오? 잠시 마부를 맡아주셔야겠소."
郭相道:「咱們接了你田兄差事,你田兄又算什麼身份呢?」
곽상이 말했다.
"우리는 전형이 시키는 대로 하겠소. 전형 당신은 또 무슨 신분이오?"
田昆道:「兄弟麼?升上作為車公子的常隨,三尺童子作小廝,豪門大公子,親送一大批名貴珠寶北上,到徐州不幸染上小恙,要在這裡住五天,為了人寶安全,所以,在四海鏢局投保五日限期。」
전곤이 말했다.
"형제는 차공자의 시종으로 신분이 오르고, 삼척동자는 심부름하는 아이가 되오. 호족 가문의 대공자가 귀한 주보를 직접 운반하여 북상하다가 서주에 와서 불행히도 사소한 병에 걸려 이곳에서 오 일을 머물러야 하고, 사람과 주보의 안전을 위해서 사해표국에서 오 일의 기한으로 보호를 의뢰하는 것이오."
郭相道:「這倒也是道理。」
곽상이 말했다.
"그것도 일리가 있구려."
經過了一番改扮易容,轉奔向徐州四海鏢局。 四海鏢局是天下四大鏢局之一,分號遍佈十餘處,徐州也有一座分號。 田昆這個人,在江湖上雖有名氣,但卻很少人認識他。 他既擅長易容術,又口齒伶俐,以車公子常隨身份,直趨鏢局。 他衣著光鮮,氣派十足,再加上口氣很大,這就使帳房先生作不了主,帶他進入內廳,見到了四海鏢局徐州分局的主持。
변장과 역용(易容)을 거치고 서주의 사해표국을 향해 달려갔다. 사해표국은 천하사대표국의 하나로 분호가 십여 군데에 두루 퍼져있는데 서주에도 한 군데의 분호가 있었다.
전곤은 비록 강호에서 유명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는 역용술에 뛰어났고 또 말주변이 좋았다. 차공자의 시종 신분으로 곧장 표국으로 달려갔다.
그는 옷차림이 화려하고 기맥(氣派)이 넘쳐흐르는 데다가 말투가 대범하여 장방선생(帳房先生:금전출납 담당자)이 결정하지 못하여 그를 내청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사해표국 서주분국의 주지인을 만나게 했다.
徐州的四海鏢局,雖然不是總號,但氣派仍是相當的大,而且,生意好,車如流水馬如雲。 田昆見到徐州的局主,霹靂刀王榮。 王榮四十上下的年紀,身材適中,留著黑髯,看上去很文氣,得霹靂的稱呼,想是刀法凌厲之故。 盛名不易,像四海鏢局這樣的大鏢局,能為一方避主,也不是一般人物。 田昆打量王榮,王榮也在打量田昆。
서주의 사해표국은 비록 총호(總號)는 아니지만 기맥은 어젼히 상당히 컸다. 게다가 장사가 잘되어 마차와 말들이 물처럼 구름처럼 오고갔다. 전곤은 서주의 국주(局主) 벽력도(霹靂刀) 왕영(王榮)을 만났다. 왕영은 사십 가량의 나이, 알맞은 체격에 검은 수염을 기르고 있어서 보기에 선비 분위기였다. 벽력이라는 칭호를 얻은 것은 도법의 매서움 때문으로 생각되었다.
명성을 얻는 것은 쉽지 않다. 사해표국과 같은 이런 대표국에서 일방의 국주를 할 수 있으니 일반적인 인물은 아니다. 전곤은 왕영을 훑어보았고 왕영도 전곤을 눈여겨 보았다.
王榮先開口,請客人座,道:「聽到稟報,貴管家想和敝局談一宗生意。」
왕영이 먼저 입을 열어 손님을 자리에 앉히고 말했다.
"보고를 들으니 당신은 폐국과 거래를 하고 싶다고요?"
田昆道:「不錯俺們公子帶一批貴重珠寶北上,不幸在徐州染恙,大夫說,不宜再車行勞累,必須在徐州將養幾日。」
전곤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우리 공자는 귀중한 주보를 가지고 북상하다가 불행히 서주에서 병이 났고, 의원이 말하길 더이상 피곤하게 마차를 타고 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해서 반드시 서주에서 며칠을 요양해야 합니다."
王榮笑一笑道:「管家可願告北上何處嗎?」
왕영이 웃더니 말했다.
"어디로 북상하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田昆道:「事屬機密,不便奉告⋯⋯」
전곤이 말했다.
"기밀에 속하는 일이라 알려드리기 불편합니다..."
王榮接道:「如是不便奉告,管家的上敝局的用意為何?」
왕영이 말했다.
"알려주기 불편하면 당신은 왜 폐국에 오셨습니까?"
田昆道:「這一路上行經之地,敝東主人都有了安排,但卻未料到,小主人會在徐州染恙,所以⋯⋯」
전곤이 말했다.
"북상하는 길은 폐주인께서 안배를 해두셨지만 예상치 못하게 소주인이 서주에서 병이 났습니다. 그래서..."
王榮接道:「在下明白了,貴管家是要敝局保護那批珠寶在徐州小息的安全。」
왕영이 말했다.
"잘 알겠습니다. 서주에서 잠깐 쉬는 동안 그 주보의 안전을 보호해 달라는 것이군요."
田昆道:「局主明鑒,不過,除了那批珠寶之外,還有小主人的安全。」
전곤이 말했다.
"국주께서는 식견이 뛰어나시군요. 그러나 그 주보 말고도 소주인의 안전도 있습니다."
王榮哈哈一笑,道:「朋友,咱們保鏢,不醫病,貴主人如是病情轉壞,咱們可是無法保他安全。」
왕영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친구, 우리는 표를 보호하지 병을 치료하지는 않습니다. 귀 주인의 병세가 나빠진다면 우리는 안전을 보호할 수 없을 것 같군요."
田昆道:「這個,自然不致勞動貴局,要保的珠寶不遭搶劫,小主人不受外來傷害。」
전곤이 말했다.
"그건 당연히 귀국에서 힘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보를 강탈당하지 않도록 하고 소주인이 외부의 상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면 됩니다."
王榮沉吟了一陣,道:「管家,這半月來中原武林,黑、白兩道聯手,截殺斬情女,餘波蕩漾,雖然是不太安全,不過徐州是大地方,駐有重兵,貴東主只要不離徐州城,人、寶都可無恙,再說敝局是大字號,這等小買賣,也不想接手,貴管家如若沒有別的事,可以請便了。」
왕영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관가(管家:집사), 최근 보름 동안 중원무림에서 흑백양도가 연합하여 참정녀를 막아서 죽이려던 여파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비록 그리 안전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서주는 큰 지방이고 많은 병사가 주둔하고 있습니다. 귀주인께서 서주성을 떠나지만 않는다면 사람과 보물은 아무 탈이 없을 겁니다. 게다가 폐국은 큰 가게입니다. 이 정도의 작은 장사는 접수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당신이 만약 다른 일이 없다면 편하신 대로 하셔도 됩니다."
田昆道:「局主對買賣大小的看法,不知是如何一個衡量?」
전곤이 말했다.
"국주께서는 장사의 규모를 어떻게 판단하시는지 모르겠군요?"
王榮道:「在商言商,咱們自然是以銀子作準。」
왕영이 말했다.
"장사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우리는 당연히 은자로 기준을 삼습니다."
田昆道:「這就好談了,敝東主就是聚集的銀子太多,化費不了,只求小東主和珠寶安全,化費銀子,在所不計。」
전곤이 말했다.
"말씀 잘하셨습니다. 폐동주(東主:사장님^)는 쓰지 못하고 모아놓은 은자가 너무도 많습니다. 소동주와 주보의 안전을 바랄 뿐 은자를 소모하는 것은 문제삼지 않습니다."
王榮哦了一聲,道:「這麼說來,貴管家是存心照顧敝局這趟生意了。」
왕영이 허, 하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폐국에 이 거래를 하러 오셨군요."
田昆道:「話也不是這麼說,貴局名望大,實力強,請得貴局保護,小主人可以安心養病了。」
전곤이 말했다.
"그렇게 말 안할 수도 없군요. 귀국은 명망(名望)이 크고 실력이 강대합니다. 귀국에서 보호하여 소주인이 안심하고 병을 치료하게 해주십시오."
王榮道:「管家準備怎麼一個算法呢?」
왕영이 말했다.
"당신은 어떤 식으로 계산할 작정입니까?"
田昆道:「論日計酬,咱們在徐州停的時間,少則五日,多則七天,價錢由貴局開,銀錢先付,一次交清。」
전곤이 말했다.
"일당으로 보수를 계산합시다. 우리가 서주에 머무는 시간은 적으면 오 일, 많으면 칠 일입니다. 가격은 귀국에서 제시하십시오. 은전으로 모두 선지불하겠습니다."
王榮點點頭,道:「好吧!這趟坐地鏢,敝局接下了。」
왕영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좋습니다! 이 좌지표(坐地鏢)는 폐국에서 접수하겠습니다."
田昆接道:「在下還有一請求。」
전곤이 말했다.
"저는 또 한 가지 요구가 있습니다."
王榮道:「管家請說。」
왕영이 말했다.
"말씀하십시오."
田昆道:「我們需要貴局中第一流的鏢師保護,如是局主自己覺人手不足,那就請由總局調一些高手過來。」
전곤이 말했다.
"귀국에서 제일류의 표사가 보호해야 합니다. 만일 국주 자신이 사람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총국에 고수를 파견해 달라고 하십시오."
王榮道:「事情有這樣嚴重嗎?」
왕영이 말했다.
"사정이 그렇게나 엄중하오?"
田昆道:「在下總覺得這兩天,有人暗中追蹤,只不過,那人很高明,咱們一直沒有發覺他的身份。」
전곤이 말했다.
"이틀간 암중으로 추적하는 사람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고명하여 우리는 줄곧 그의 신분을 발견하지 못했지요."
王榮笑一笑,道:「管家如是開的條件太多,只怕價錢很難談妥。」
왕영이 웃으며 말했다.
"관가, 요구 조건이 너무 많으면 가격을 적절하게 협의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田昆道:「這個你放心,銀子多少,咱們如數照付。」
전곤이 말했다.
"그건 안심하십시오. 은자가 얼마든 우리는 부르는 대로 지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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