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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七回 神秘公子(신비공자)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흑백검(黑白劍)

第七回 神秘公子(신비공자)

알타쵸 2021. 11. 12. 22:28


 第七回 神秘公子(신비공자)

 
 

 

 

 

 


王榮沉吟了一陣,道:「這樣吧!由我王某人,親自率領四位鏢師保護貴東主,至於由總鏢局請高手到此,似乎不用了。」 
왕영이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이렇게 합시다! 나 왕모가 직접 네 명의 표사(鏢師)를 거느리고 귀동주(東主)를 보호하겠습니다. 총표국에 고수를 이곳으로 부를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田昆道:「局主,珠寶名貴,有價可計,貴局譽滿天下,咱們不怕賠不起,就算是真的丟了亦有挽救之道,重要的是我們少東上的安全,他如受到傷害,在下就無法交代了。」 
전곤이 말했다.

"국주, 주보는 계산할 수 있는 가격이 있고 귀국은 만천하에 명성이 자자하니 우리는 배상받지 못할까 걱정하지 않습니다. 설령 진짜 잃어버리더라도 되찾을 방법이 있겠지요. 중요한 것은 우리 소동주의 안전입니다. 그가 상해를 입으면 저는 해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王榮哈哈一笑,道:「管家但請放心,你們少主人,如是因病而死,那是沒有法子,如是他被外來敵人所傷,他斷一個手抬頭,我王某就賠他一條胳膊,少了一條腿,我就賠他兩條腿,這條件你管家該滿意了吧?」 
왕영이 하하, 웃고는 말했다.

"안심하십시오. 당신들 소주인이 병으로 죽는다면 그건 방법이 없습니다. 만일 그가 외부에서 온 적에게 다쳐서 그가 손가락 하나를 잘린다면 나 왕모는 한 쪽 팔로 배상할 것이며 다리 하나를 잃는다면 나는 두 다리로 배상하겠습니다. 이 조건이면 만족하십니까?"
田昆道:「可要寫在咱們約書之上?」 
전곤이 말했다.

"계약서에 써야겠지요?"
王榮點點頭,道:「當然,要寫得明白。」 
왕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하지요. 명백하게 써두어야 합니다."
田昆點點頭,道:「好吧!局主有把握,我也不便再說什麼了。」 
전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국주께서 자신이 있으시니 나도 더 무슨 말을 하기가 불편하군요."
王榮心中一動,道:「管家,你們少主人可有仇人?」 
왕영은 마음이 동하여 말했다.

"당신들 소주인에게 원수가 있습니까?"
田昆道:「這個,我不太清楚,不過,在下可奉告一點,匪徒不找上我們便罷,一旦找上了我們,必是一等高手。」 
전곤이 말했다.

"그건 내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도적이 우리를 찾지 못하면 그만이지만, 일단 우리를 찾아온다면 반드시 일등고수일 겁니다."
王榮哦了一聲,道:「貴少主人上姓?」 
왕영이 허, 하더니 말했다.

"귀 소주인의 성은?"
田昆道:「車。」 
전곤이 말했다.

"차(車)씨입니다."
王榮道:「大名能否見告?」 
왕영이 말했다.

"대명을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田昆道:「單名一個清字。」 
전곤이 말했다.

"외자 이름으로 청(清)자를 씁니다."
王榮低聲誦道:「車清,車清,車清⋯⋯」 
왕영이 나직이 외었다.

"차청, 차청, 차청이라..."
他連誦數聲,顯然是想不出這麼一個人物。 

그는 연달아 몇 번이고 되뇌었는데 그런 인물이 떠오르지 않았음이 분명했다.
田昆輕輕咳了一聲,道:「局主,不瞞你說,兄弟我也練過幾天的武。」 
전곤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국주, 당신께 숨김없이 말씀드리자면 형제도 얼마간 무공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王榮道:「這個,我看得出來。」 
왕영이 말했다.

"그건 내가 눈치챘습니다."
田昆道:「兩個趕車,搬箱的車伕、長工,以及伺候我們小主人的伺茶童子,也都會幾手。」 
전곤이 말했다.

"두 명의 마부, 짐꾼, 머슴 및 우리 소주인의 차시중을 드는 동자도 몇 수 할 줄 압니다."

王榮道:「哦!」 
왕영이 말했다.

"허!"
田昆道:「所以,局主不是謹慎一些的好。」 
전곤이 말했다.

"그래서 국주께서는 조금은 조심스러워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王榮道:「我們敢接下來,就有十分把握,多謝管家指教,我自會安排。」 
왕영이 말했다.

"우리가 감히 접수했으니 자신이 있습니다.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안배하겠습니다."
田昆道:「那很好,現在咱們談談酬銀若干了。」 
전곤이 말했다.

"그거 잘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보수를 얼마로 할지 이야기합시다."
王榮道:「這個,管家說得如此認真,王某,也不便開得太少,我看每日五百銀子如何?」 
왕영이 말했다.

"당신이 이같이 진지하게 말씀하시니 왕모도 너무 적게 제시하기 불편하군요. 매일 오백 은자는 어떻습니까?"
田昆道:「少了一些,咱們每日付酬一千兩,另外酒錢,宿食,全都由我們開銷。」 
전곤이 말했다.

"좀 적군요. 우리는 매일 일천 냥의 보수를 지불하겠습니다. 따로 술값, 숙식 전부 우리가 지불하겠습니다."
王榮笑道:「管家很大方,但不知管家是否已有計劃?」 
왕영이 말했다.

"씀씀이가 아주 시원시원하시군요. 헌데 당신에게 계획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田昆道:「我們包下了凝翠數整座的後院,貴局把人手調集那裡如何?」 
전곤이 말했다.

"우리는 응취루(凝翠樓)의 후원 전체를 세내었습니다. 귀국이 사람을 그곳으로 이동집결하면 어떻겠습니까?"
王榮道:「凝翠樓是徐州最大的客棧,房屋夠堅牢,整座的後院,也夠大,看來管家,也是個有心人,就這麼說定了,但不知哪天開始?」 
왕영이 말했다.

"응취루는 서주에서 가장 큰 객잔이며 집이 견고합니다. 후원도 충분히 크지요. 보아하니 당신도 세심한 사람이군요. 그렇게 하기로 합시다. 헌데 언제부터 시작합니까?"
田昆道:「貴局如是真的肯接這趟鏢,咱們由今天算起。」 
전곤이 말했다.

"귀국이 이 표를 진짜 접수하시겠다면 오늘부터 계산하겠습니다."
王榮抬頭看看天色,道:「這時刻已近午時,今天算起,你們太吃虧,我看由明天算起如何?」 
왕영이 고개를 들어 천색을 살피더니 말했다.

"지금 시각이 이미 오시(午時)에 가까우니 오늘부터 계산하면 당신들에게 너무 손해입니다. 내일부터 계산하면 어떻겠습니까?"
田昆道:「多化千把兩銀子,敝東主不會在乎,我們希望立刻辦個約書。」 
전곤이 말했다.

"천 냥쯤 더 든다고 폐동주께는 개의치 않으실 겁니다. 우리는 즉시 계약하기를 희망합니다."
一面說話,一面從身上摸出兩張銀票。 那是兩張立可取現的巨額銀票,每張五千兩,合計一萬兩銀子。 王榮略一沉吟,招來了帳房,簽了約書,七天坐地鏢,每天銀子一千兩,言明要保護人、貨安全。 約書辦好,王榮要帳房找回三千銀子。 

말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몸에서 두 장의 은표(銀票)를 꺼냈다. 그것은 두 장의 지금 당장이라도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거액의 은표였는데 한 장당 오천 냥으로 합계 일만 냥의 은자였다. 왕영은 잠깐 침음하더니 회계원을 불러 계약서에 서명시켰다. 칠일의 좌지표(坐地鏢:고정된 표물?)를 매일 일천 냥의 은자로 사람과 재물의 안전을 보호하기로 분명히 해두었다. 계약서를 잘 처리하고 왕영은 회계원에게 삼천 냥을 찾아오라고 했다.
田昆表現得很大方,笑一笑,道:「三千銀子,先存貴局,七天後,我們再取,說不定敝少東主高興,會賞給貴局主手下作酒錢。」 
전곤은 대범함을 나타내 보였다. 웃으며 말했다.

"삼천 냥의 은자는 귀국에서 우선 보관하십시오. 칠일 뒤 우리가 다시 가져가겠습니다. 아마도 폐동주는 기뻐서 귀국주께 술값으로 드릴 겁니다."
王榮道:「這怎麼敢當呢?這麼吧!銀子先存在敝局中,代為保管,我要帳房再給你們出三千銀子的收據。」 
왕영이 말했다.

"그걸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이렇게 합시다! 은자는 우선 폐국에 두고 대신 보관하겠습니다. 나는 회계원에게 당신들에게 삼천 냥의 영수증을 써드리게 하겠습니다."
田昆道:「不用了,我說過,敝東主,不是一個看重銀子的人。」 
전곤이 말했다.

"됐습니다. 폐동주께서 은자를 중시하시는 분이 아니라고 제가 말씀드린 적 있습니다."
客人太大方,主人也表現出熱情來,立刻傳諭,招集了四大鏢師,借等人的空檔,王榮回顧了田昆一眼道:「管家,貴公子現在⋯⋯」 

손님이 너무도 대범하니 주인도 열정을 나타내 보였다. 즉시 명령을 내려 사대표사(四大鏢師)를 소집시켰다. 사람을 기다리는 틈을 타서 왕영이 전곤을 돌아보며 말했다.

"관가(管家:집사), 귀공자는 지금..."
田昆接道:「就在貴局外面。」 
전곤이 말했다.

"바로 귀국 바깥에 계십니다."
王榮道:「怎麼不接他進來?」 
왕영이 말했다.

"왜 모시고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田昆道:「不用了,他仍坐在馬車中,局主如是已經準備好了,咱們這就上路。」 
전곤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그는 여전히 마차 안에 계십니다. 국주께서 잘 준비되었으면 지금 바로 출발하시지요."
王榮已召集了四大鏢師。 田昆暗中打量四個鏢師,發覺竟有兩個人太陽穴隆起很高。 

왕영은 이미 사대표사를 소집했다. 전곤이 암중으로 네 명의 표사를 훑어보니 두 사람은 태양혈이 높이 솟아있음을 발견했다.
未等四個人坐熱屁股,王榮已搶先說道:「四位,本局中接下了一趟坐地鏢,一個人和一批珠寶,他們要在徐州凝翠樓的後院中住上七天,咱們每日收入紋銀一千兩。」 
네 사람이 엉덩이 붙일 새도 없이 왕영이 앞질러 말했다.

"네 분, 본국은 좌지표를 접수했소. 사람 한 명과 한 더미의 주보요. 그들은 서주 응취루의 후원에서 칠일을 묵어야 하며, 우리는 매일 문은(紋銀) 일천 냥을 받기로 했소."
日收千金,大概是收錢大多,四個鏢師,都聽得一怔,但卻沒有開口。 

매일 천금(千金)을 받는다고 하자 받는 돈이 너무 컸던지 네 명의 표사는 듣고 얼떨떨했다. 하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王榮道:「車公子現在鏢局門外,這位管家賠咱們立刻動身,趕往凝翠樓去。」 
왕영이 말했다.

"차공자는 지금 표국 문 밖에 있으며 우리는 즉시 출발하여 응취루로 갈 거요."
斬情女一直坐在篷車中沒有下來,但她卻掀開了車前的垂簾,和王榮等見了一面。 清秀的車公子,果然帶了一臉病容。 車中除了一個小廝之外,還有兩隻不太大的皮箱。 王榮看到了兩隻箱子,四個鏢師也看到了那兩隻箱子。 

참정녀는 줄곧 봉차를 탄 채로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봉차 앞의 발을 젖혀서 왕영 등과 한번 인사를 나누었다. 청수한 차공자는 과연 병이 난 얼굴이었다. 봉차 안에는 어린 심부름꾼 말고 또 두 개의 그리 크지 않은 가죽상자가 있었다. 왕영은 두 개의 상자를 보았다. 네 명의 표사들도 그 두 상자를 보았다.
田昆輕輕咳了一聲,道:「諸位,車中坐的是敝少東主,和他伺書僮子,那兩隻小箱子,就是我們帶的珠寶,諸位要保護的,就是身染微恙的少東主,和那兩隻小箱子。」 
전곤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말했다.

"제위들, 차 안에 계신 분이 저희 소동주와 그의 서동(書童)입니다. 그 두 개의 상자가 바로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주보입니다. 제위들이 보호해야 하는 것은 바로 몸에 가벼운 병세가 있는 소동주와 그 두 개의 작은 상자입니다."
王榮道:「我們都看到了,現在,貴東主是否決定立刻到凝翠樓去。」 
왕영이 말했다.

"우리가 모두 보았습니다. 지금 귀동주는 즉시 응취루로 가기로 결정하셨습니까?"
田昆道:「是!局主如能同往⋯⋯」 
전곤이 말했다.

"예! 국주께서 같이 가실 수 있다면..."
王榮微微一笑道:「咱們已訂了約書,由此望起,咱們要開始保護你們公子和兩個箱子的安全。」 
왕영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우리는 이미 계약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는 당신들의 공자와 두 개의 상자의 안전을 보호하겠습니다."
田昆道:「那好極了,大鏢局,果然有著大氣派,咱們立刻到凝翠樓去。」 
전곤이 말했다.

"아주 잘됐습니다. 대표국은 과연 엄청난 기맥(氣派)이 있군요. 우리 곧바로 응취루가 가십시다."
扮作車伕的陰陽雙劍,立刻馳動篷車,直奔凝翠樓。 郭相心中覺得十分好笑,古往今來,那有強盜雇保鏢的事。 車抵凝翠摟,自有田昆和王榮作了一番安排。 

마부로 분장한 음양쌍검은 즉시 봉차를 몰아 응취루로 달려갔다. 곽상은 속으로 우스꽝스러웠다. 고금이래 강도가 보표를 고용한 일이 어디 있었던가? 봉차가 응취루에 도착하자 전곤과 왕영이 안배를 했다.

※                     ※                   ※                ※                 ※

一騎快馬,馳到了寶通鏢局門外,馬上人是一位年約四旬的中年大漢。 中年大漢馬鞍上放著一個灰布包裹。 在鏢局門前下馬,指名要見總鏢頭。 萬壽山傷勢已然全好,來人指名要見,就只好親自招待。 延入廳中,小童獻上香茗。 

한 마리의 쾌마가 달려와서 보통표국 문 밖에 도착했다. 말은 탄 사람은 약 사순 가량의 중년대한이었다. 말안장 위에는 한 개의 회색 천보따리를 놓여 있었다. 표국 문 앞에서 말에서 내리더니 총표두를 지명하여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만수산은 상세가 이미 완전히 좋아졌고, 찾아온 사람이 지명하여 만남을 요구하자 직접 접대할 수 밖에 없었다. 청 안으로 불러들이자 소동이 차를 올렸다.
那大漢一直提著灰布包裹,放在膝上,望望廳中的伺事小童。道:「總鏢頭,請摒退左右,我有要事奉告。」 

그 대한은 줄곧 회색 천보따리를 들어올려 무릎 위에 놓아두었는데 청 안의 심부름하는 소동을 바라보며 말했다.

"총표두, 제가 말씀드릴 일이 있으니 좌우를 물리쳐 주십시오."
萬壽山揮揮手,廳中人,全都退下,笑笑道:「閣下貴姓?」 
만수산이 손을 내젓자 청 안의 사람들이 전부 물러갔다. 웃으며 말했다.

"귀하, 귀성은?"
那大漢道:「我姓取,取人性命的取⋯⋯」 
그 대한이 말했다.

"내 성은 취(取)입니다. 사람의 목숨을 취하다의 취입니다..."
萬壽山哦了一聲,接道:「姓取的似是不多,區區是第一次聽到。」 
만수산이 허, 하더니 말했다.

"취라는 성은 많지 않을 겁니다. 나는 처음 듣습니다."
取先生微微一笑,道:「這本來是假姓,總鏢頭又何必認真呢?」 
취선생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건 본래 가짜 성입니다. 총표두께서는 왜 이다지도 진지하십니까?"
萬壽山點點頭,卻未接言。 
만수산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하지 않았다.

取先生又笑笑道:「總鏢頭,我受高明人指點而來。」 

취선생이 또 웃으며 말했다.

"총표두, 나는 고명한 사람이 가르쳐 주어서 왔습니다."

萬壽山道:「哦!有什麼事?」 

만수산이 말했다.

"허!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取先生道:「我送來了十顆明珠,十塊寶玉,和一張五千兩黃金的存票。」 
취선생이 말했다.

"내가 열 알의 명주(明珠), 열 덩이의 보옥(寶玉)과 황금 오천 냥의 존표(存票:예금증서)를 가져 왔습니다."
萬壽山道:「出賣如此之高,想來,要買的東西很名貴。」 
만수산이 말했다.

"판매가가 그렇게 비싸다니, 생각컨대 사려고 하는 물건이 매우 귀한 것이겠군요."
取先生道:「斬情女的項上人頭⋯⋯」 
취선생이 말했다.

"참정녀의 머리입니다..."
萬壽山接道:「取兄,你可知道,是我們把她保入徐州的。」 
만수산이 말했다.

"취형, 우리가 그녀를 서주까지 보호했음을 아실 텐데요."
取先生笑一笑道:「我受高明人指點而來,貴局也不用再隱秘身份了。」 
취선생이 웃더니 말했다.

"나는 고명한 사람이 가르쳐 주어서 왔습니다. 귀국도 더이상 신분을 숨기지 마십시오."
萬壽山道:「哦⋯⋯」 
만수산이 말했다.

"허..."
取先生道:「一回生,兩回熟,咱們還會做第二次的生意。」 
취선생이 말했다.

"한 번은 생소하지만 두 번은 익숙하지요. 우리는 두 번째 거래를 또 하게 될 겁니다."
萬壽山說不出話來,只好默然不語。 

만수산은 말을 못하고 잠자코 있어야만 했다.
取先生淡淡一笑,又道:「如是斬情女被中原武林殺於開封至徐州的途中,那就不會這麼吃價了,貴局接了這趟人頭鏢,保入徐州既可於數日間揚名立萬,又保了斬情女不損價錢,高啊!高啊!」 
취선생이 담담히 웃더니 또 말했다.

"만일 참정녀가 개봉에서 서주로 오는 도중에 중원무림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면 그들이 그렇게 보표 가격을 깎았을 리가 없습니다. 귀국은 그 인두표를 접수하여 서주까지 보호하면서 이미 수 일간 이름을 만방에 떨쳤으며, 또 참정녀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게 유지했으니 대단하십니다!"
萬壽山聽得心中那份難過,簡直不用提了,臉色一變,冷冷說道:「閣下說夠了麽?」 
만수산은 몹시 듣기 거북해서 아예 언급할 필요조차 없었다. 낯빛이 일변하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 말씀 다하셨습니까?"
取先生忽然見萬壽山沉下臉來,倒是有些意外,道:「總鏢頭⋯⋯」 
취선생은 문득 만수산의 굳은 얼굴을 보더니 좀 의외인 듯 말했다.

"총표두..."
萬壽山忽然警覺到,這寶通鏢局,事實上,就是幫黑劍門接洽的媒介,也是周鐵笑,費盡了心機的安排。 

만수산은 문득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보통표국은 사실상 흑검문에 일거리를 주는 매개(媒介)였으며 주철필이 심기를 들인 안배이기도 했던 것이다.
心中念轉,臉色漸漸緩和,道:「咱們在討論大事情討論大事,就不該嬉皮笑臉。」 

속으로 생각을 굴리며 안색이 점차 온화해지더니 말했다.

"우리는 히죽거리지 말고 본론을 논의합시다."
取先生點點頭,道:「總鏢頭說的是⋯⋯」 
취선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총표두의 말씀은..."
萬壽山道:「閣下受何人委託而來?」 
만수산이 말했다.

"귀하는 누구의 부탁을 받아서 오셨소?"
取先生道:「照規矩,你們是計價取命,問事不問人。」 
취선생이 말했다.

"규칙에 의하면 당신들은 가격을 계산하여 목숨을 취하고, 일은 물어도 사람은 묻지 않습니다."
萬壽山點點頭,道:「看來,你真是受人指點而來。」 
만수산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보아하니 당신은 정말 누군가 가르쳐 주어서 왔군요."
取先生道:「貴局聲譽雀起,在下如非受高人指點,怎敢冒冒失失地跑來。」 
취선생이 말했다.

"귀국의 명성은 하루 아침에 갑자기 높아졌습니다. 제가 고인의 가르침을 받지 않았다면 어찌 감히 무모하게 달려왔겠습니까?"
萬壽山道:「你既受高人指點而來,當知這一行的規矩,我們接不接還不一定,你先去吧!三天後來討回信。」 
만수산이 말했다.

"당신이 고인의 가르침으로 왔다니 이 장사의 규칙을 아시겠군요. 우리는 접수할지 안할지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우선 가십시오! 삼 일 뒤에 오시면 답을 드리겠습니다."
取先生道:「三日後來討回信,時間是不是長了一些?」 
취선생이 말했다.

"삼 일 뒤에 와서 회신을 요구하라니 시간이 너무 길지 않습니까?"
萬壽山道:「這是一件大事,我們作不了主,你請便吧!」 
만수산이 말했다.

"이건 큰 일입니다. 우리가 결정할 수 없습니다. 가십시오!"
取先生道:「價錢咱們可以再商量⋯⋯」 
취선생이 말했다.

"가격은 우리가 더 상의해도 될 텐데요.."
萬壽山端茶送客,一面說道:「價錢事,你再去準備一下,三天後,我自會告訴你。」 
만수산이 차를 마저 마시고 손님을 배웅하며 말했다.

"가격에 관한 일은 당신이 다시 가서 준비하십시오. 삼 일 뒤 내가 당신에게 알려드리겠습니다."
取先生不會再留,只好站起身子而去。 

취선생은 더이상 머물지 못하고 일어서서 떠날 수 밖에 없었다.
送走了取先生,萬壽山立刻請來了林成方,道:「咱們又接了生意。」 
취선생을 보내고 만수산은 즉시 임성방을 불러서 말했다.

"우리는 또 거래를 받았네."
林成方道:「什麼生意?」 
임성방이 말했다.

"어떤 거래입니까?"
萬壽山說出了事情經過。 

만수산은 사정의 경과를 털어놓았다.
林成方沉吟了一陣,道:「咱們如何去找黑劍門中人呢?」 
임성방은 한동안 침음하다가 말했다.

"우리가 어떻게 흑검문 사람을 찾지요?"
萬壽山道:「辦法倒有,不過,一向都是草上飛蘇百魁出面!⋯⋯」 
만수산이 말했다.

"방법은 있네. 그러나 늘 초상비(草上飛) 소백괴(蘇百魁)가 나섰다네..."
林成方接道:「蘇百魁呢?」 
임성방이 말했다.

"소백괴?"
萬壽山道:「我對這個人,一直有些懷疑,所以,藉口把他囚入了石牢之中。」 
만수산이 말했다.

"나는 그에 대해 줄곧 의심을 품고 있네. 그래서 구실을 대어 그를 석뇌(石牢) 속에 가두었다네."
林成方沉吟了一陣,道:「蘇百魁是怎麼一個來路呢?」 
임성방이 침음하다가 말했다.

"소백괴에게 어떤 내력이 있습니까?"
萬壽山道:「聽說這個人也是在道上混的,不知如何和黑劍門搭上了關係,周鐵笑指點我跟他接近的。」 
만수산이 말했다.

"그 사람도 흑도의 무리와 뒤섞여서 되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흑검문과는 어떻게 연결이 되었는지 모르겠구먼. 그에게 접근하는 것은 주철필이 나한테 가르쳐 주었다네."
林成方道:「周、江兩前輩,久無消息,不知是否還在徐州?」 
임성방이 말했다.

"주(周), 강(江) 두 선배님은 오랫동안 소식이 없는데 아직 서주에 계신지 모르겠군요?"
萬壽山一揚雙眉,道:「周鐵筆和臭叫化子,可惡透了,把我拖了出來,和人家拚命、打架,他們自己倒是躲起來納福,火起了,我就關了這寶通鏢局,回我聽蟬院去。」 
만수산이 두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주철필과 냄새나는 규화자(叫化子)는 정말 괘씸하기 그지 없군. 나를 끌어들여 남과 싸우게 하고 그들 자신은 숨어서 복을 누리며 살다니 화가 나는구먼. 나는 이 보통표국을 닫고 나의 청선원으로 돌아가겠네."
林成方微微一笑道:「萬前輩,兩位老人家,把你給拖出來,那是因為你老人家最適合這個工作,你一身武功,登峰造極,卻又不為江湖人知,事實上,調前輩為此事奔走極力,陪我爹喝酒下棋,說破了嘴皮子,才把我給挖出來,聽說,他還在動我們老三的腦筋。」 
임성방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만선배님, 두 어르신이 당신을 끌어낸 것은 어르신 당신이 이 일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일신무공은 등봉조극(登峰造極)에 이르렀는데 또 강호인들은 알지 못하니까요. 사실상 주선배님은 이 일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동분서주하셨습니다. 제 부친과 술을 마시고 바둑을 두며 입이 닳도록 설득하고서야 저를 빼내셨지요. 듣기로 그분은 저희 세째를 이용하려고 하신답니다."
萬壽山道:「周鐵筆這樣賣力,倒也罷了,臭叫化子呢?把我誆出聽蟬院,他出的點子最可惡,如今,他倒清閒去了。」 
만수산이 말했다.

"주철필이 이렇게 힘써 일한다면 그만이지만 냄새나는 거지는? 나를 속여서 청선원에서 나오게 했으니 그가 머리를 짜낸 방법이 가장 괘씸하네. 지금 그는 도리어 빈둥거리고 있거든."
林成方道:「不會的,江前輩告訴我,他也瞧到了一個好幫手,只不過,要大費手腳,才能把他挖入江湖,他們兩位雖未出面和黑劍門正面為敵,那是因為他們知道名氣太大,一旦出面,黑劍門自然不會上鉤,對於前輩,兩位老人家,絕不會忘記,他們在天涯奔走,到處替你羅致幫手,高手不難尋,難在他們要默默無聞,江湖沒有人認識他們才行。」 
임성방이 말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강선배님이 저한테 말씀하시길 훌륭한 조력자를 한 명 봐두었다고 합니다. 다만 크게 힘을 들여야 그를 강호로 빼낼 수 있다는군요. 아직은 그들 두 분이 나서서 흑검문과 정면으로 대적하지 않으시는데 그것은 그들이 너무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나선다면 당연히 흑검문은 낚시바늘에 낚이지 않을 것입니다. 노선배님에 대해서 두 어르신은 절대 잊지 않고 계십니다. 도처에서 당신을 위한 조력자를 끌어모으기 위하여 그들은 머나먼 곳까지 바쁘게 뛰어다니십니다. 고수를 찾기는 어렵지 않지만 어려움은 강호에서 그들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도록 조용히 행동해야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萬壽山道:「成方,你可聽到老叫化子說過,他找的什麼人?」 
만수산이 말했다.

"성방, 자네는 노규화자의 말을 들었을 걸세. 그가 찾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林成方道:「什麼人?江前輩他告訴我,他一點也沒有把握,但他不會就此放手,他會盡最大的心力,把他挖出來。」 
임성방이 말했다.

"누구냐고요? 강노선배께서 나한테 알려주시길 그는 조금도 자신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손을 놓지 않을 겁니다. 그는 가장 큰 심력을 다하여 그를 빼내실 겁니다."
萬壽山笑一笑,道:「這麼說來倒是我錯怪他們了唉!事實上,我也不過說說罷了⋯⋯」 
만수산이 웃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그들을 잘못 나무랐구먼! 사실상 나도 한번 말해보았을 뿐일세..."
話聲微微一頓,接道:「目下苦的是,我們的人手太少外事不便。」 

말끝을 흐리더니 이어서 말했다.

"지금 힘든 것은 우리쪽 사람이 너무 적어서 바깥 일이 불편하다는 점일세."
林成方道:「韓易名毀容,可以信任,不過無法寄以大任罷了。」 
임성방이 말했다.

"한이는 이름을 바꾸고 용모를 망가뜨렸으니 신임할 만합니다. 그러나 대임(大任)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萬壽山道:「目下,咱們要和黑劍門接頭,我就不知派哪個去了。」 
만수산이 말했다.

"지금 우리는 흑검문과 접선해야 하는데 나는 누구를 보내야 할지를 모르겠네."
林成方道:『發出蘇百魁,我和他一起去。」 
임성방이 말했다.

"소백괴를 보내십시오. 내가 그와 함께 가겠습니다."
萬壽山沉吟了一陣道:「這麼吧!我也去,我一直還未和黑劍門中人會過面。」 
만수산이 한동안 침음하더니 말했다.

"이렇게 하세! 나도 가겠네. 나는 줄곧 흑검문 사람과 만난 적이 없네."
林成方道:「好,咱們都去,也好見識一下黑劍門中人。」 
임성방이 말했다.

"좋습니다! 우리 모두 갑시다. 흑검문의 사람을 한번 견식하는 것도 좋겠지요."
兩個人計議停當,萬壽山親自到石牢中放了蘇百魁。 蘇百魁雖被囚了起來,但生活卻過得很好,每日大魚大肉,吃得滿面紅光。 

두 사람은 적절하게 상의를 했고, 만수산은 직접 석뇌로 가서 소백괴를 풀어주었다. 소백괴는 비록 갇혀 있었지만 아주 잘 지냈다. 매일 생선과 고기를 먹어서 얼굴에 붉은 빛이 가득했다.
萬壽山把蘇百魁請入內廳,道:「蘇百魁,我把你囚入石牢,你可知道為了什麼?」 
만수산은 소백괴를 데리고 내청으로 들어와서 말했다.

"소백괴, 내가 자네를 석뇌에 가둔 이유를 아는가?"
蘇百魁搖搖頭道:「不知道。」 
소백괴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모릅니다."
萬壽山道:「因為,你不小心,被人追蹤而來,所以,我把你暫時關了起來。」 
만수산이 말했다.

"왜냐하면 자네는 조심스럽지가 못하여 남의 추적을 당했기 때문일세. 그래서 나는 자네를 잠시 가두었다네."
蘇百魁道:「以後呢?」 
소백괴가 말했다.

"이후에는?"
萬壽山道:「引起了一番不大不小的紛爭,白僱主找上門來。」 
만수산이 말했다.

"크지는 않지만 작지도 않은 분쟁이 일어났고 의뢰인이 쓸데없이 찾아왔었네."
蘇百魁急急說道:「錢付清楚沒有?」 
소백괴가 급히 말했다.

"대금 지불은 청산되었습니까?"
萬壽山搖搖頭,道:「沒有。」 
만수산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닐세."
蘇百魁急急說道:「這個怎麼行,不付錢,怎麼叫他們走。」 
소백괴가 급히 말했다.

"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 돈을 지불하지 않았는데 왜 그들을 떠나보냈습니까?"
萬壽山微微一笑道:「不管他們的錢,是否付清了,但你的一份,總是少不了。」 
만수산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들이 돈을 모두 지불했든 안했든 자네 몫이 줄어서는 안되겠지."
一面說話,一面取了一張銀票遞了過去。 

말을 하면서 한 장의 은표를 건네주었다.
蘇百魁打開銀票,瞧了一眼,道:「比約定的多了一倍。」 
소백괴가 은표를 펼쳐보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약정된 것보다 배는 많군요."
萬壽山道:「一千兩銀子,是咱們約好的價錢,另外一千兩銀子,是補償你白坐了這麼久囚室的代價。」 
만수산이 말했다.

"천 냥의 은자는 우리가 약정했던 가격이고, 따로 일 천냥은 자네를 괜스레 이렇게 오래 가두어 놓은 대가일세."
蘇百魁本來還想抗議一番,但看在這一千兩銀子的份上,火氣頓消,道:「算了,事情過去了,不再提,何況,你萬總鏢頭,也是一番好意⋯⋯」 
소백괴는 본래 한바탕 항의를 하려고 했었지만 일천 냥의 자기 몫을 보자 화가 사그러들었다.

"됐습니다. 지난 일이니 더이상 꺼내지 마십시오. 하물며 만총표두께서도 호의였으니..."
語聲微微一頓,接道:「總座,突然把在下由囚室中放了出來,想必又有要在下效勞之處了。」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총좌, 돌연 저를 감옥에서 풀어주셨으니 필시 제가 힘을 써야할 데가 또 생겼다고 생각됩니다."
萬壽山很討厭他那副嘴臉,不過,這時刻,卻不能發作,只好打起精神,道:「蘇兄,是這麼回事,咱們不是有個約定麼,凡是我們接下的生意,都由你從中引介⋯⋯」 
만수산은 그의 낯짝이 몹시 혐오스러웠다. 그러나 이때 발작해서는 안되기에 정신을 차려야만 했다.

"소형(蘇兄), 그렇게 된 일일세. 우리가 약정하지 않았던가? 무릇 우리가 접수한 거래는 모두 자네가 중간에서 소개하기로..."
蘇百魁接道:「是啊!又有生意找上門了。」 
소백괴가 말했다.

"맞습니다! 또 거래가 들어왔군요."
萬壽山道:「一則,追你而來的人,已被咱們收拾了,不用再擔心什麼,二則,這筆生意不算小,這兩千兩銀子,不能不給你賺。」 
만수산이 말했다.

"첫째, 자네를 추격한 사람은 우리가 수습했으니 더이상 아무 염려할 필요 없네. 둘째, 이 거래는 작지 않네. 자네는 이천 냥의 은자를 벌 수 있을 걸세."
蘇百魁道:「兩千兩,生意不小啊!」 
소백괴가 말했다.

"이천 냥이라니. 적지 않은 거래군요!"
萬壽山道:「人家三天後來聽回答,所以,咱們必須在三天內,給人家一個答覆,你要在兩天內和黑劍門中人,取得聯繫。」 
만수산이 말했다.

"그들은 삼 일 뒤에 회답을 들으러 올 걸세.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삼 일 안으로 답변을 주어야 하고, 자네는 이틀 안으로 흑검문 사람과 연락을 취해야 하네."
蘇百魁道:「兩天時間,只怕是短了一些。」 
소백괴가 말했다.

"이틀의 시간은 좀 짧은 것 같군요."
萬壽山道:「沒有辦法,人家只有這麼一點時間,如是無法取得聯繫,咱們只好取消這一次的交易了。」 
만수산이 말했다.

"방법이 없네. 그들에게는 오직 그 만큼의 시간 뿐일세. 만일 연락을 취하지 못하면 우리는 이 거래를 취소할 수 밖에 없네."
蘇百魁道:「好吧,我試試看,如果在徐州能找到他們,事情就可以決定了。」 
소백괴가 말했다.

"좋습니다. 한번 해보겠습니다. 만약 서주에서 그들을 찾을 수 있다면 일을 결정할 수 있겠지요."
萬壽山道:「這一次,我們一起去⋯⋯」 
만수산이 말했다.

"이번에는 우리가 함께 가겠네..."
蘇百魁道:「總鏢頭跟在下滿街閒蕩,只怕是不大方便吧!」 
소백괴가 말했다.

"총표두께서 저를 따라 가시면 온 길거리가 떠들썩할 테니 적절치 않을 것 같습니다!"
林成方道:「總鏢頭,蘇兄說得是,以總鏢頭的身份,不太合適在街上遊蕩,我看還是由在下跟蘇兄走一趟吧!」 
임성방이 말했다.

"총표두, 소형의 말이 맞습니다. 총표두의 신분으로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는 것은 그리 적절치 않습니다. 제가 소형을 따라 가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蘇百魁不識林成方,一皺眉頭,道:「你是什麼人?」 
소백괴는 임성방을 알지 못하여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萬壽山道:「這是敝局的新任鏢師林成方。」 
만수산이 말했다.

"폐국의 신임표사 임성방일세."
林成方一抱拳,道:「兄弟初出茅廬,還望蘇兄多多指點。」 

임성방이 포권하며 말했다.

"형제는 처음 강호에 나왔으니 소형의 많은 가르침을 바랍니다."
蘇百魁本想推拒一番,但聽得林成方說得如此客氣,倒不好意思拒絕了,笑一笑,道:「這種事,有些詭秘,實在說,不是像你林兄這種年輕有爲的人適合的事。」 
소백괴는 본래 거절하려고 했지만 임성방의 이처럼 겸손한 말을 듣자 거절하기 난처했다. 웃으며 말했다.

"이런 일은 좀 은밀하오. 솔직히 임형같이 젊은 사람이 하기에는 적합한 일이 아니오."
林成方道:「蘇兄誇獎了,兄弟見識淺陋,正要跟著像你蘇兄這樣的老江湖,多多學習一些。」 
임성방이 말했다.

"소형, 과찬입니다. 형제는 견식이 비천하여 소형 같은 노강호인을 따라서 많이 배우려던 참입니다."
蘇百魁道:「好吧!我帶你走走,但不能穿著你這身衣服,也不能掛著長劍。」 
소백괴가 말했다.

"좋소! 당신을 데려가겠소. 하지만 그런 의복을 걸치면 안되오. 장검을 걸고 있어도 안되오."
林成方道:「兄弟跟著蘇兄去長見識,自然要一切從命。」 
임성방이 말했다.

"형제는 소형을 따라가서 견식을 늘리고자 하니 당연히 모든 것을 명에 따르겠습니다."
對林成方的溫順,蘇百魁感到很滿意,笑一笑,道:「總鏢頭答應了,咱們就可以動身了。」 
임성방의 온순함에 소백괴는 몹시 만족했다. 웃으며 말했다.

"총표두께서 승낙했으니 우리는 곧바로 출발해도 좋네."
萬壽山也覺得自己這個性格,不適做這種事,林成方能屈能伸,武功、機智都不錯,倒不如由他一個人去。 

만수산도 자신의 성격이 이런 일에 부적합하다고 느꼈다. 임성방은 몸을 굽힐 줄도 펼 줄도 알고 무공, 기지 모두 훌륭하니 그 한 사람이 가는 것이 더 나았다.
當下點點頭,道:「你們兩個人去吧!不過,至盡明晚上,三更之前要回來。」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네들 두 사람이 가게! 그러나 내일 밤 삼경 전에는 돌아와야 하네."

蘇百魁道:「不論如何?咱們在明晚三更之前,給你一個消息。」 
소백괴가 말했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내일 밤 삼경 전에 당신에게 소식을 드리겠습니다."
萬壽山道:「好!你們小心一些,不要事情未辦好,先惹了一身麻煩出來。」 
만수산이 말했다.

"좋아! 일을 잘 처리하기 전에 일신에 말썽을 초래하지 말고 조심들 하게."
這番話,語意雙關,林成方自然心領神會,一躬身,道:「總鏢頭放心,咱們會小心行事。」 

이 말은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임성방은 자연 마음 속으로 깨닫고 이해했다.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총표두께서는 안심하십시오. 우리는 조심히 처리하겠습니다."
萬壽山一揮手,道:「好,你們去吧。」 
만수산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좋아, 가게."
兩個人離開了大廳,林成方心中一動,一語不發,直向大門外面行去。 

두 사람은 대청을 나섰다. 임성방은 마음에 짚히는 것이 있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곧장 대문 밖을 향해 걸어갔다.
蘇百魁一皺眉頭,道:「林老弟,你要到哪裡去?」 
소백괴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임노제, 어디로 가는가?"
林成方道:「去找黑劍門中人啊!」 
임성방이 말했다.

"흑검문 사람을 찾아갑니다!"
蘇百魁道:「就這副模樣兒去嗎?」 
소백괴가 말했다.

"그런 모양으로 간다고?"
林成方道:「難道還要改扮一下嗎?」 
임성방이 말했다.

"설마 변장을 해야 합니까?"
蘇百魁道:「不錯,要改扮一下,這一回,我要帶你開開眼界,快去換衣服,咱們一盞熱茶之後,再在這兒見面。」 
소백괴가 말했다.

"그렇네. 변장을 해야 하네. 이번에 내가 자네를 데리고 가서 안계(眼界)를 열어 줄 테니 속히 가서 의복을 갈아입게. 뜨거운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이곳에서 만나세."
林成方道:「換什麼樣的衣服?」
임성방이 말했다.

"어떤 의복으로 갈아입습니까?"
蘇百魁打量了林成方一眼,道:「你人才,相貌都不錯,扮裝個公子哥兒,倒也是充得過去,不過,你經驗少,不能應付場面,所以,咱們裝成一個樣兒,也好一起行動,走!到我那裡去,我替你裝扮一下。」 
소백괴가 임성방을 한번 훑어보더니 말했다.

"자네는 풍채나 생김새가 나쁘지 않아서 부잣집 도련님으로 분장해도 감당할 수 있겠군. 그러나 자네는 경험이 적어 그때그때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네. 그래서 우리는 똑같이 꾸미고 함께 행동하도록 하세. 내 자네를 변장시키줄 테니 가세!"
林成方點點頭道,「一切要仗憑蘇兄了。」 
임성방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무엇이든 소형만 믿습니다."
兩人離開鏢局時,都扮成一個船、腳工人的模樣。 車、船、店、腳、衙、無罪也該殺,這些人,在云云眾生中,是花樣最多的人。 蘇百魁和林成方長褲、短褂、腰中橫束了一條白帶子,也正是船、腳夫們工作之暇,出去遊蕩時穿著的衣服。 

두 사람이 표국을 떠날 때는 배사람이나 지게꾼의 모습이었다. 마차, 배, 상점, 지게꾼, 관아의 일꾼들은 죄가 없어도 죽어 마땅했다. 이들은 구름같은 중생들 중에서 속임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소백괴와 임성방은 긴 바지, 짧은 마고자에 허리에는 흰띠를 묶었는데 바로 배사람이나 지게꾼이 일하다가 짬을 내어 빈둥거릴 때 걸치는 의복이었다.
也許是蘇百魁覺得林成方長得太俊,和自己走在一起時,恐怕有些難看,所以,他把林成方化裝的很難看,帶著一層青黑的臉色,眉宇上面,還有一條隱隱可見的刀疤。 

어쩌면 소백괴는 임성방이 너무 영준해서 자기와 함께 다닐 때 체면이 좀 안선다고 느낀 듯했다. 그래서 그는 임성방이 흉하게 변장하도록 했다. 검푸른 얼굴색에 미간에는 어렴풋이 보이는 칼자국이 있었다.
蘇百魁對易容之術,似乎是下過了一番工夫,改扮的神色,滿像那麼回事。 不過,兩人穿著衣服的質料,都不錯,淺灰色的絲綢。 這就是兩人看上去,像是般、腳夫幫中管事人一般。 

소백괴는 역용술에 대해 공을 들인 것 같았다. 분장한 신색(神色)이 참으로 그럴 듯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걸친 의복의 재질은 나쁘지 않았다. 옅은 회색의 비단이었다. 그야말로 두 사람은 배사람이나 지게꾼 무리들의 관리인같이 보였다.
林成方緊行一步,跟在蘇百魁的身旁,道:「蘇兄,我想到了一件事,不知道當不當問?」 
임성방이 빠른 걸음으로 소백괴의 곁으로 와서 말했다.

"소형, 한 가지 생각이 났는데 물어보아야 할지 모르겠군요?"
蘇百魁道:「什麼事?」 
소백괴가 말했다.

"무슨 일인가?"
林成方道:「咱們要不要交代鏢局子一聲,叫他們派個人跟著咱們⋯⋯」 
임성방이 말했다.

"표국에 부탁하여 사람을 보내어 우리를 따라오라고 해야하지 않습니까..."
蘇百魁道:「跟著咱們幹什麼?」 
소백괴가 말했다.

"우리를 따라와서 무얼 한다고?"
林成方道:「萬一咱們出了什麼事,也好有個報信的人。」 
임성방이 말했다.

"만일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데 알릴 사람이 있으면 좋지요."
蘇百魁笑一笑,道:「你呀!兄弟,少說話,跟著我去就是,要是鏢局有個人跟著,咱們一輩子,也接不上黑劍門中人。」
소백괴가 웃더니 말했다. 

"자네도 참! 형제, 적당히 하게. 나를 따라가면 그만일세. 표국에서 따라오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는 평생 흑검문 사람과 연결되지 않을 걸세."
他被囚禁在花園之中,不知近日來江湖中事,對林成方知道得太少。 林成方故意的東一句,西一言,使得蘇百魁對自己生出了一些輕視之心,呼來喝去,一旦見到黑劍門中人時,也好讓對方不太重視自己。 

그는 화원 안에 갇혀 있어서 최근 강호의 일을 알지 못하였고, 임성방에 대해서 아는 것이 너무 적었다. 임성방은 고의로 두서없는 말을 하여 소백괴로 하여금 자기를 경시하는 마음이 생겨서 마음대로 부리게끔 하였다. 일단 흑검문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방이 자기를 너무 중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었다.
蘇百魁輕輕吁一口氣,接道:「林兄弟,不是我蘇某人說你,這種江湖上事,花俏很多,不知道的人,很難摸到門路,剛才我的話,也許說得太重了一些,你可別放在心上。」 
소백괴가 가볍게 휴, 한숨을 쉬고 말을 이었다.

"임형제, 나 소모가 자네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이런 강호의 일은 변화가 아주 많아서 알지 못하는 사람은 연줄을 대기가 무척 어렵다네. 방금 전에 내가 한 말이 어쩌면 너무 심했을 수 있는데 자네는 마음에 담아두지 말게."
他想一想覺得有些不對,萬壽山可以囚他一個多月,他心中對萬壽山生出了畏懼,他不怕林成方,但林成方既是鏢師,很可能對萬壽山說得上話,剛才,自己可能太輕視他了,萬一他告訴了萬壽山一聲,說不定,又會給自己添上很多麻煩。 

그는 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만수산이 그를 한 달 넘게 가두어둘 수 있었기에 그의 마음 속에는 만수산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났다. 그는 임성방을 겁내지 않지만 임성방이 이미 표사이니 만수산에게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었다. 방금 자신이 그를 너무 경시했을 수 있다. 만일 그가 만수산에게 일러바친다면 아마도 또 자기를 성가시게 할 것이다.
林成方早已看透了蘇百魁的用心,心中暗笑,口中卻連連說道:「不會,不會,兄弟一切要向蘇兄學習,你年紀大些,做兄弟的只有跟著聽候使喚的份。」 
임성방은 벌써 소백괴의 의도를 꿰뚫어보고 속으로 웃으며 연신 말했다.

"그럴 리 없습니다. 형제는 모든 것을 소형께 배워야 합니다. 당신은 나이가 많으니 형제는 단지 시키는 대로 심부름하는 신분일 뿐입니다."
萬壽山的想法不錯,林成方的厲害之處,還不在他的清湛的武功造詣和過人的機智,而在那份能屈能伸的氣度。 

만수산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임성방의 무서운 점은 그의 정심한 무공조예와 남들보다 뛰어난 기지(機智)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굽힐 줄도 펼 줄도 아는 기도(氣度)에 있었다.
蘇百魁哈哈一笑,道:「不敢當,不敢當,承你看得起我蘇某人,叫我一聲老大,今個你就不能和我搶着付帳。」 
소백괴가 하하, 웃고는 말했다.

"감당할 수 없네. 나 소모가 자네한테 중히 여김을 받았구먼. 나를 노대(老大)라 부르게. 이제부터 돈은 내가 내겠네."
林成方道:「這個,這個⋯⋯」 
임성방이 말했다.

"이, 이건..."
蘇百魁接道:「什麼這個、那個的,老實說,別的也許不如你林兄弟,但如說到銀子,我可比你多一些,從今之後,咱們只要在一起,所有的帳,都歸我開了。」 
소백괴가 말했다.

"뭐가 이거 저건가? 솔직히 말해 딴 건 임형제 자네만 못할지 모르지만 은자로 말하자면 나는 자네보다 많네. 지금부터 우리가 함께 있기만 하면 모든 계산은 내가 하겠네."
林成方道:「蘇兄這麼說了,兄弟就恭敬不如從命了。」 
임성방이 말했다.

"소형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형제는 명을 따르겠습니다."
語聲一頓,接道:「現在,咱們要到哪裡去?」 

잠시 멈추었다 말을 이었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蘇百魁道:「找一找能和黑劍門聯絡上的人。」 
소백괴가 말했다.

"흑검문과 연락이 되는 사람을 찾아보세."
林成方道:「蘇兄,你不是可以和他們聯絡得上嗎?」 
임성방이 말했다.

"소형, 당신이 그들과 연락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까?"
蘇百魁道,「聯絡得上,哪有那麼容易的事,如是黑劍門可以任人聯絡,那算什麼神秘門戶。」 
소백괴가 말했다.

"연락이 어디 그렇게 용이한 일인가? 만일 누구든 연락할 수 있는 흑검문이라면 무슨 신비한 문호(門戶)라고 할 수도 없지."
林成方有些失望,道:「這麼說來蘇兄也是全無把握了。」 
임성방은 좀 실망해서 말했다.

"소형도 전혀 자신이 없다는 말씀이군요."
蘇百魁道,「任何人,都談不上把握二字,黑劍門作生意,成不成,全操在他們自己手中。」 
소백괴가 말했다.

"어떤 사람도 자신이라는 두 글자를 입에 담지 못하네. 흑검문이 장사를 하고 안하고는 전적으로 그들 자신의 손에 달려있네."
林成方道:「他們沒有一定的聯絡去處,別人無法找到他們,豈不是坐失了很多的生意。」 
임성방이 말했다.

"그들에게 일정한 연락장소가 없으면 다른 사람이 그들을 찾지 못합니다. 많은 장사를 앉아서 놓치는 것이 아닐까요?"
蘇百魁道,「他們無所不在,就要看你肯不肯下工夫去找。」 
소백괴가 말했다.

"그들은 없는 곳이 없다네. 자네가 공을 들여서 찾느냐 찾지 않느냐에 달렸네."
林成方哦了一聲,未再多問。 蘇百魁先帶林成方到了一座酒樓之上,叫了幾樣菜,兩個人對喝起來。 林成方暗中留心蘇百魁的行動,只見他不停地翻動著筷子,移動著酒杯,甚至移動著酒壺。 但卻一直沒有見到什麼反應。 但林成方卻暗把他的舉止行動,記在了心中。 過了半個時辰之久,仍然不見有何動靜。 

임성방이 허, 하더니 더이상 캐묻지 않았다. 소백괴는 임성방을 데리고 어느 주루에 가서 몇 가지 안주를 시켰고 두 사람은 마주 앉아서 마시기 시작했다. 임성방은 암중으로 소백괴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는 쉼없이 젓가락을 놀렸고 술잔을 옮겼다. 심지어 술주전자를 옮겼다. 하지만 줄곧 아무런 반응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임성방은 남몰래 그의 행동거지를 마음 속에 새겨두었다. 반 시진이 지났는데 여전히 어떤 동정도 볼 수 없었다.
蘇百魁站起身子道:「不行,咱們得換一個地方。」 
소백괴가 일어서더니 말했다.

"틀렸네. 장소를 바꾸어야겠네."
林成方點點頭,跟著站了起來。兩個人連換了三家酒樓,一直沒有什麼反應。 天色逐漸暗了下來。 

임성방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따라서 일어섰다. 두 사람은 연달아 세 군데의 주루를 바꾸었는데 줄곧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날이 점차 어두워졌다.

林成方笑一笑道:「蘇兄,咱們要不要先回鏢局裏住一夜,明天再出來。」 

임성방이 웃으며 말했다.

"소형, 우선 표국으로 돌아가 자고나서 내일 다시 나와야 되지 않겠습니까?"

蘇百魁道:「不行,咱們時間不多,要連夜去找。」 

소백괴가 말했다.

"안되네. 우리는 시간이 많지 않네. 밤을 새워서라도 찾아야 하네."

林成方道:「連夜去找,如何一個找法。」

임성방이 말했다.

"밤새워 찾는다니 어떤 식으로 찾습니까?"

蘇百魁道:「徐州城中有很多好玩的事,我帶你蹓躂蹓躂去。」

소백괴가 말했다.

"서주성에는 놀기 좋은 곳이 아주 많지. 내 자네를 데리고 돌아다니도록 하겠네."

林成方笑一笑,道:「蘇兄,江湖中的事,在下知道的大少,如果有什麼不妥之處,還要你蘇兄多多指導一番。」 
임성방이 웃으며 말했다.

"소형, 강호의 일은 제가 아는 것이 너무 적습니다. 만약 무슨 잘못된 점이 있으면 소형이 많이 지도해 주십시오."
蘇百魁道:「林兄,江湖上的事,如有我蘇某人不知道的,真還不多,你儘管跟我走,不過⋯⋯」 
소백괴가 말했다.

"임형, 강호의 일은 나 소모가 모르는 것이 거의 없다네. 자네는 얼마든지 나를 따라 다니도록 하게. 그러나..."
林成方接道:「不過什麼?蘇兄請吩咐。」 
임성방이 말했다.

"그러나 뭡니까? 소형, 분부하십시오."
蘇百魁道:「聽我招呼行動。」 
소백괴가 말했다.

"내가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林成方道:「這個自然,兄弟一切都遵從蘇兄之命。」 
임성방이 말했다.

"그건 당연합니다. 형제는 모든 것을 소형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蘇百魁極滿意林成方的答覆,笑一笑,道:「林兄,你成過親沒有?」 
소백괴은 임성방의 대답에 몹시 만족하여 웃으며 말했다.

"임형, 자네 결혼했는가?"
林成方道:「在下的家境不好,歲月蹉跎,尚未成過婚配。」 
임성방이 말했다.

"저의 집안 환경이 좋지 못하여 허송세월만 하면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蘇百魁道:「好,今晚上我帶你去見識一下。」 
소백괴가 말했다.

"좋아. 오늘밤 내가 자네를 데려가서 한번 견식시켜 주지."
他雖未說得很明白,但林成方明白是怎麼回事,只是明白裝作不明白,笑一笑,沒有說話。 蘇百魁老吃老做,熟門熟路,帶著林成方到了一處大院宅前。 

그가 명백하게 말하지 않았지만 임성방은 무슨 말인지를 잘 알았다. 단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웃으며 말이 없었다. 소백괴는 나이 많은 티를 내며 익숙하게 임성방을 어느 대저택 앞으로 데리고 갔다.
林成方打量宅院一眼,只覺門樓高大,庭院深深,圍牆高過人,心中暗暗忖道:這等的深宅大院,如非熟知內情的人,怎會想到竟是路柳牆花之家。 

임성방이 택원(宅院)을 한번 훑어보니 문루(門樓)가 고대(高大)하고 정원이 넓으며 주위 담장이 사람보다 높았다. 속으로 남몰래 곰곰히 생각했다.

'내정을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이 정도로 넓고 큰 저택이 기생집임을 어찌 생각이나 하겠는가?'
這時,天色已到了掌燈的時分。 蘇百魁伸手扣動門環,一連五響。 大門呀然而開,一個四十左右的健壯婦人,當門而立,攔住了兩人去路。 林成方望了那健壯婦人一眼,緩緩向後退了一步。 

이때 날은 이미 등을 켤 때가 되었다. 소백괴는 손을 뻗어 문고리를 당겨 연달아 다섯 번 소리를 냈다. 대문이 끼익, 하고 열렸다. 사십 가량의 건장한 부인이 문을 막고 서있었다. 임성방은 그 건장한 부인을 보고 천천히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蘇百魁卻一拱手,道:「王媽媽在嗎?」 
소백괴가 공수하며 말했다.

"왕마마(王媽媽)는 계시오?"

健壯婦人道:「是什人?」 

건장한 부인이 말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蘇百魁道:「在下姓蘇,有勞通報王媽媽一聲。」 

소백괴가 말했다.

"나는 소가요. 수고스럽지만 왕마마에게 통보해주시오."

林成方心中暗道:這裡像是窯子,簡直跟進了衙門一樣,難道這等地方,還有什仗恃不成? 

임성방이 속으로 생각했다.

'이게 어디 기생집이란 말인가? 그야말로 관아에 들어가는 것 같군. 설마 이런 곳도 무슨 믿는 구석이 있는 걸까?'

只聽那健壯婦人說道:「王家往來無白丁,蘇爺這身打,照老身的看法,還是請回去!」 

그 건장한 부인의 말이 들렸다.

"왕가에 왕래하는 사람은 천한 사람이 없습니다. 노신이 보기에 소나으리의 그런 신분은 돌아가시는 것이 낫겠습니다."

蘇百魁笑一笑道:「在下讀書不多,也沒有功名在身,不過,就是有點銀子,我瞧你還是替我通報一!」 

소백괴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읽은 책도 많지 않고 공명(功名)도 없소. 그러나 은자는 조금 있다오. 당신이 나를 위해 통보하는 것이 나을 거요."

健壯婦人又打量了蘇百魁一眼道:「銀子,可知道,們這地方,坐一會吃杯茶,要多少銀子?」 

건장한 부인이 소백괴를 또 한번 훑어보고 말했다.

"은자라. 이곳에 앉아서 차 한잔 마시는데 얼마나 많은 은자가 필요한지 아시겠군요."

蘇百魁道:「一年前,不過五兩銀子,現在就算漲價了,也不過十兩銀子足矣!」 

소백괴가 말했다.

"일년 전에 다섯 냥이 넘지 않았으니 지금 가격이 올랐다고 하더라도 열 냥은 넘지 않을  거요!"

健壯婦人笑道:「價倒沒有漲,不過老身看蘇爺,不像是有五兩銀子的人!」 

건장한 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가격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노신이 보기에 소나으리는 다섯 냥의 은자가 없는 사람 같군요."

蘇百魁有些火了,冷笑一聲,道:「是新來的?」 

소백괴는 좀 화가 나서 냉소를 치고 말했다.

"당신은 새로 온 사람인가?"

健壯婦人道:「說新不算新,但也不老,老身到此,已有半年多了。」 

건장한 부인이 말했다.

"새로 왔다고 할 순 없지만 오래 되지도 않았답니다. 노신이 이곳에 온 지는 이미 반 년이 넘었군요."

蘇百魁道:「正我離開了徐州,所以,不認識,蘇大爺在這個地方,多的錢沒有化過,一千兩銀子,已經用過了。」 

소백괴가 말했다.

" 내가 서주에 없을 때로군. 그래서 당신이 모르 요. 소나으리가 곳에서 많은 돈을 쓰지는 않았지만 이미  냥의 은자 썼다오."

健壯婦人怔一怔,道:「蘇爺,這不是過嘴說,伸兩個指頭充數兒,要真有銀子才行,我們這⋯⋯」 

건장한 부인이 멍해졌다가 말했다.

"소나으리, 이건 시비걸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두 사람 분이면 정말 돈이 있어야 한답니다. 우리들의 이곳에는..."

蘇百魁冷冷接道:「我們知道們這裡,養了幾個打手,不過,蘇大爺不吃這個,要再給我攪和,別怪蘇大爺我要出手打人了。」 

소백괴가 냉랭하게 꾸했다.

"당신들이 곳에  명의 싸움꾼을 기르고 있음을 알고 있소. 그러나 소나으리한테는 통하지 않소. 당신이  방해한다면 소나으리가 출수하 람을 때려도 탓하지 마시오."

健壯婦人還想開口,一個全身黑衣的大漢,突然衝了過來道:「田嫂,和他囉?給我哄出去就是了。」 

건장한 부인이 입을 열려는데 전신에 흑의를 입은  명의 한이 들이닥쳐 말했다.

"전(田)형수님, 당신은 그와 무슨 수다를 떨고 계십니까? 내가 잘 구슬려 내보내겠습니다."

口中說著話,人卻一拳搗了過來。蘇百魁一閃身,拳頭搗向身後的林成方。

입으로 말을 면서 권을 내리찧어왔다. 소백괴가 몸을 피하자 주먹은  있던 임성방을 향해 내리찧었다.  

林成方一抬手,扣住了黑衣人的腕穴,道:「蘇兄,這小子,要怎麼辦?」 

임성방이 손을 들어 흑의인의 혈(腕穴)을 잡고 말했다.

", 놈을 어떻게 처리할까?"

蘇百魁道:「讓他吃一點苦著算了,不要傷得太厲害。」 

소백괴가 말했다.

"쓴맛을  보여주되 너무 심하게 상처입히는 게."

林成方笑道:「蘇爺說情,小子的運氣還不算太壞。」 

임성방이 웃으며 말했다.

"소나으리가 사정을 달라고 탁하시니  석의 운이 그리 나쁘지 않구나."

向旁帶一帶陡然鬆手。 黑衣大漢右腕脈穴被扣,一身勁道用不上,等他能用上勁時,已然身不由己,蓬然一聲,摔個狗吃屎。 這一跌撬得不輕,站起來,順口向外淌血。 

한 옆으로 잡아끌다가 갑자기 손을 풀어버렸다. 흑의대한은 오른팔 맥혈이 잡히자 힘을 쓸 수가 없어 그가 힘을 가했을 때 이미 몸을 가누지 못하고 퍽, 하니 앞으로 고꾸라져 얼굴을 땅에 박고 쓰러졌다이 곤두박질은 가볍지 않았다. 일어서자 입에서 피가 밖으로 흘러내렸다.

蘇百魁一伸手,拉著那健壯婦人,直向大廳中去。 林成方緊隨在蘇百魁的身後。 這當兒,三個黑衣大漢,護著一個珠光寶氣的中年白胖婦人,大步行了過來。 

소백괴는 손을 뻗어 그 건장한 부인을 잡아끌고 대청 안을 향해 뛰어갔다임성방은 소백괴의 뒤를 바짝 따랐다이때 세 명의 흑의대한이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한 살결이 희고 뚱뚱한 중년부인을 호위하여 큰 걸음으로 걸어왔다.

蘇百魁迎著那胖婦人一拱手,道:「王媽媽,久違了。」 

소백괴가 그 뚱뚱한 부인을 맞아 공수하며 말했다.

"왕마마, 랜만이오."

白胖婦人微微一笑,道:「我還道什人這個凶法,在這裡動手打人,原來是蘇大爺,請請,們廳裡坐。」 

살결이 희고 뚱뚱한 부인은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누가 이렇게 난폭하게 이곳에서 사람을 치는가 했더니 원래 소나으리였군요. 청 안으로 가서 앉으시지요."

蘇百魁沒有吹牛,這地方,確然很熟。 這時,那黑衣大漢,已行入庭院,健壯婦人也伸手掩上了大門。

소백괴는 허풍이 아니었다. 확실히 이곳에 매우 익숙했다. 이때 그 흑의대한은 이미 정원으로 걸어 들어갔고 건장한 부인도 손을 뻗어 대문을 닫았다.

胖婦人帶兩人行入大廳,道:「蘇爺這位朋友貴姓?」 

뚱뚱한 부인은 두 사람을 대청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말했다.

"소나으리, 이 친구분은 성이?"

蘇百魁道:「他姓林,是我的一位好兄弟。」 

소백괴가 말했다.

"그는 성은 임씨로 나의 좋은 형제요."

胖婦人道:「林爺是第一次來?」 

뚱뚱한 부인이 말했다.

"임나으리는 처음 오셨나요?"

林成方道:「小可是第一次來。」 

임성방이 말했다.

"소생은 처음 왔소."

胖婦人道:「稀客!稀客,快些請坐,我說小杏花!快些上茶。」 

뚱뚱한 부인이 말했다.

"귀한 손님이군요! 어서 앉으세요. 소행화(小杏花)에게 속히 차를 올리라고 하겠어요."

小杏花不算太美,但卻有一股異於常人的妖媚勁兒,只見蓮步細碎,柳腰款擺,春風俏步的走過來。 

소행화는 그리 이쁘다고 할 수 없었지만 보통 사람과 다른 한 줄기 요염함이 있었다. 버들허리를 비틀며 맵시있게 사뿐사뿐 걸어왔다.

直行兩人身前,雙腿彎腰,起玉盤兒,道:「兩位大爺請用茶。」 

그대로 두 사람 앞으로 걸어와서 두 다리와 허리를 구부리고 옥쟁반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두 분 나으리, 차를 드세요."

說話的聲音,似乎受過了訓練,語聲中,帶著一股特異的勁兒。 林成方取過盤上的白瓷杯子,卻不知下一步應該如何。 蘇百魁老吃老做,取過茶杯後,順便在姑娘的捧茶盤手上抓上一把。 不過,這一把沒有白抓,一塊十兩重的銀錠子,放在了茶盤上面。 

그녀가 말하는 음성은 마치 훈련을 받은 듯 한 줄기 특이한 교성을 머금고 있었다. 임성방은 쟁반 위의 흰 자기 잔을 집었으나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소백괴는 나이 많은 티를 내며 찻잔을 집은 뒤 그대로 쟁반을 받쳐들고 있는 낭자의 손을 잡았다. 그러나 괜히 잡은 것이 아니었다. 열 냥은 나가는 은덩이를 쟁반 위에 놓았다.

林成方心中暗道:這地方充滿著神秘,豪華,但化錢,可也是得出手大方。 

임성방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곳은 신비와 호화로움이 충만하지만 돈 씀씀이도 대범해야 할 것 같구나.'

胖婦人揮揮手,小杏花,托著茶盤退出去。 後面看,腰擺臀搖,走的是那樣撩人心火。 

뚱뚱한 부인이 손을 내젓자 소행화는 차쟁반을 받쳐들고 물러났다허리와 엉덩이를 샐룩거리며 걷는 뒷모습이 그토록 사람의 마음을 자극했다.

蘇百魁只看得兩眼發直,道:「玉媽媽,這小妞,接不接客人?」 

소백괴가 넋을 놓고 쳐다보다가 말했다.

"왕마마, 저 아가씨는 손님을 받소?"

王媽媽笑一笑,道:「看那副模樣兒,好像餓了半年的饞貓一般,見不得一點腥氣。」 

왕마마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의 그런 모습을 보니 반 년 동안 고기 비린내도 못맡고 굶은 사람같군요."

蘇百魁道:「餓半年倒是沒有,但卻饞了一個月。」 

소백괴가 말했다.

"반 년을 굶기는 커녕 한 달간 실컷 먹었다오."

王媽媽道:「蘇爺,你這句話說得可真是風涼,閻羅王沒鼻子,鬼也不信,我王媽活了這把年紀你就少給我來這一套吧!」 

왕마마가 말했다.

"소나으리, 비아냥대는 말씀을 하시는군요. 이 나이 먹도록 살아온 나 왕마마한테 귀신도 믿지 않을 그런 수작일랑 작작하세요!" 

蘇百魁道:「王媽不相信,那也就沒有法子的事,不過,我說的可是實話。」 

소백괴가 말했다.

"왕마마가 믿지 않으면 그것도 방법이 없는 일이오. 그러나 내 말은 사실이오."

林成方心中暗笑道:「這話還沒有法子說出來,總不能實說,被人家關了一個月。」 

임성방이 남몰래 웃으며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남한테 한 달을 갇혀 있었다고 사실대로 털어놓을 방법이 없을 걸.'

王媽媽道:「算們不抬這個槓,小花還是好人家,沒有破過身子,我看生得伶俐,讓跟我身邊做事,就少動歪點子,再說,我這裏燕瘦環肥,應有盡有,不是王媽我說一句誇口的話,不到十分姿色,也進不了我這個大門。」 

왕마마가 말했다.

"관두세요. 우리가 이렇게 말다툼해서는 안돼요. 소행화는 좋은 사람이고 처녀의 몸이랍니다. 그녀가 영리해 보여서 내 곁에서 일을 하도록 했으니 당신은 못된 궁리하지 마세요. 게다가 이곳에는 각양각색의 미녀가 다 있어요. 나 왕마마가 허풍떠는 것이 아니라 자색(姿色)이 뛰어나지 않으면 이곳에 발도 들여놓지 못한답니다."

蘇百魁道:「這話說的也是,我蘇某走南闖北,見過的場面不少,但像王大媽手下這些標緻的姑娘,還少見,不過,小杏花那丫頭,有一股特別的勁兒,看得叫人驚心動魄,如果王媽媽行個方便,我姓蘇的不在乎銀子。」 

소백괴가 말했다.

"그 말도 맞소. 나 소모가 남으로 북으로 다니며 보았던 미인들이 적지 않소. 하지만 왕마마 당신 수하의 낭자같이 아름다운 여인은 거의 보지 못했소. 소행화 그 계집애에게는 한 줄기 특별한 애교가 있어서 보는 사람의 심백(心魄)을 흔드는구려. 만약 왕마마가 편의를 봐준다면 나 소모가 은자는 전혀 개의치 않겠소."

王媽媽笑一笑,道,「這件事,們過些日子再談,今個上,說什都不行。」 

왕마마가 웃더니 말했다.

"그 일은 우리가 날이 지나면 다시 이야기하도록 해요. 오늘 밤에는 무슨 말을 해도 안돼요."

蘇百魁道:「好!不行,就算了,就替我們選兩個標緻的來!」 

소백괴가 말했다.

"좋소! 안된다니 어쩔 수 없구려. 당신은 우리에게 두 명의 아리따운 여인을 골라오시오!"

王媽媽道:「蘇爺是熟客,們可省去一些禮數,但蘇爺帶了位生朋友來,我王媽媽不能失禮了,我己吩咐他們在二堂上擺酒,們到二堂去坐?」 

왕마마가 말했다.

"소나으리는 단골손님이시니 우리가 예의격식을 다소 생략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소나으리께서 낯선 친구분을 데려왔으니 나 왕마마가 실례를 해서는 안됩니다. 내 이미 그들에게 분부하여 이당(二堂)에  주석을 차려놓으라고 했으니 이당으로 가실까요?"

蘇百魁笑一笑,起身向後行去。 

소백괴가 웃더니 일어나서 뒤를 향해 걸어갔다.

林成方緊行一步,走在蘇百魁的身後,低聲道:「蘇兄,們又要吃酒了?」 

임성방이 부리나케 한 걸음 나아가 소백괴의 뒤를 따라 걸으면서 나직이 말했다.

"소형, 우리는 또 술을 마셔야 합니까?"

蘇百魁道:「這叫賞花宴,美酒、佳餚、玉人在座,王媽媽會出盡八寶,兄弟可以看仔細,選一個標緻的,別辜負了這洞房花燭的小登科。」 

소백괴가 말했다.

"이것을 상화연(賞花宴)이라고 하네. 미주(美酒)와 가효(佳餚)에 어여쁜 여인을 앉히는 것이지. 자세히 보고 예쁜 낭자 한 명을 골라서  이 동방화촉을 치르게 해주는 호의를 저버리지 말게나."

林成方道:「一杯茶,賞了十兩銀子,這席酒,只怕又要化了不少的錢。」 

임성방이 말했다.

"차 한 잔에 당신은 열 냥의 은자를 주었는데 이 주석(酒席)에는 또 얼마나 많은 돈이 들까요?"

蘇百魁道:「賞花宴,是這兒獨家規矩,讓品鑑美女,也要度試的財力,公價是一席酒百兩紋銀,但一百兩銀子是定價,自不能拿得出手,至少也得送上個十兩二十兩的賞錢,大方點,要化上一百五十兩銀子。」 

소백괴가 말했다.

"상화연은 이 집의 독특한 규칙일세. 자네에게 미녀를 감정하게 하고 자네의 재력(財力)을 한번 시험해보는 걸세. 공식적인 가격은 한 번의 술자리에 문은(紋銀) 백 냥일세. 하지만 일백 냥은 정가(定價)이고 당연히 그 돈만 꺼내놓아서는 안되네. 적어도 한 명당 열 냥이나 스무 냥의 상도 주어야 하지. 좀 시원시원하게 돈을 쓴다면 백오십 냥의 은자가 들어간다네."

林成方道:「好貴的一席酒!」 

임성방이 말했다.

"정말 비싼 술자리군요!"

蘇百魁道:「貴是貴了一些但卻省了不少的麻煩,只要在賞花宴上看中了位姑娘,可以當夜留下來,這也是王媽媽的獨家規矩,換一個地方多的花國名妓,化費比起這兒是便宜多了,但個十、八的,很難作入幕之賓。」 

소백괴가 말했다.

"비싸다면 좀 비싸지만 귀찮은 일을 적잖이 덜 수 있지. 자네가 상화연에서 어느 낭자가 마음에 들기만 하면 그녀는 그날 밤 자네와 동침할 수 있네. 이것도 왕마마의 독특한 규칙이지. 명기(名妓)들이 많은 다른 곳은 여기보다 훨씬 저렴하게 비용이 들지만 이곳저곳 찾아서 뛰어다니지 않으면 하룻밤을 보낼 손님이 되기가 어렵다네."

兩個人談話之間,已經進入了二堂。 二堂佈置得很豪華,白氈鋪地,四面的牆壁都用白綾幔起。 四盞垂蘇官燈,照亮了整座的二堂。 這地方夠寬大,至少,可以擺上八桌酒席。 但整座二堂上,只有一桌。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에 이미 이당으로 들어섰다. 이당은 몹시 화려하게 비치가 되어있었다. 하얀 모전이 바닥에 깔려있고 사면의 벽은 흰 비단이 둘러쳐져 있었다. 네 개의 소수궁등이 이당 전체를 환하게 밝혀주었다. 이곳은 꽤 넓었다. 적어도 여덟 탁자의 술자리를 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당에는 오직 하나의 탁자만 있었다.

蘇百魁人坐下,手已伸入袋中,摸出了一張銀票。 林成方目光很凌厲,掃掠了一眼,只見那張銀票上面的數字,是兩百兩。 一桌四菜,要兩百兩銀子,實在是一件駭人聽聞的事。 

소백괴는 자리에 앉더니 호주머니 속에서 한 장의 은표를 꺼냈다. 임성방의 눈은 매서웠다. 한번 쓱, 쓸어보니 그 은표의 숫자는 이백 냥이었다. 네 가지 안주에 이백 냥은 실로 사람이 듣고 놀랄 일이었다.

蘇百魁笑一笑,道:「王媽媽,這點費用。」 

소백괴가 웃으며 말했다.

"왕마마, 이건 비용이오."

王媽媽伸手接過銀票,看也不看一眼,就遞給身側一個丫頭,道:「收起來。」 

왕마마가 손을 뻗어 은표를 받아서 쳐다보지도 않고 곁에 있던 계집종에게 건네주고 말했다.

"거두어 두어라."

那丫頭大約二十四五,生得粗粗壯壯的。林成方看那丫頭伸手時,暴出來青筋,心中暗暗吃了一驚,忖道:「這丫頭,不但有一身橫練的工夫,而且,還有了相當的火候成就。」 

그 계집종은 대략 이십사오 세에 건장하게 생겼다. 임성방은 그 계집종이 손을 뻗을 때 툭 불거진 시퍼런 힘줄을 보자 속으로 깜짝 놀라서 곰곰히 생각했다.

'저 계집종은 일신에 횡련(橫練:신체를 단련)의 무공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화후(火候)와 성취가 있다.'

王媽媽收了銀票,人也站了起來,道:「蘇大爺,我還有事,少陪了,兩位坐坐!」 

왕마마가 은표를 받고 일어서서 말했다.

"소나으리, 나는 일이 있어서 모시지 못합니다. 두 분은 앉아계세요."

也不管蘇百魁是否答允,轉身就向外行去。 

소백괴가 허락하든 안하든 상관하지 않고 몸을 돌려 밖을 향해 걸어갔다.

蘇百魁一皺眉道:「王媽媽,快請留步。」 

소백괴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왕마마, 잠깐."

王媽媽停下了步,道:「蘇大爺,還有什吩咐?」 

왕마마가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소나으리, 당신은 또 무슨 분부가 있으신가요?"

蘇百魁道:「我這位林兄弟初度來此,王媽媽也該留下來,招呼一下,陪上兩刻再走。」 

소백괴가 말했다.

"이분 임형은 처음 이곳에 왔소. 왕마마 당신도 남아서 한번쯤 인사해야 하오. 이각(二刻)은 같이 있다가 가시오."

王媽媽笑道:「我說蘇大爺,們肯到王家大院來,總不能衝著我王媽媽先稍坐片刻,姑娘們馬上就來,我這兒的規矩,蘇大爺不是不知道,賞花宴上,凡是能來的姑娘,都會到齊,留我在這裡作什?」 

왕마마가 웃으며 말했다.

"소나으리, 당신들이 왕가대원(王家大院)에 왔으니 어쨌든 나 왕마마를 거스르시면 안됩니다! 당신은 우선 잠깐 앉아계십시오. 낭자들이 곧 올 것입니다.  이곳의 규칙을 소나으리께서 모르지 않으십니다. 상화연에 올 수 있는 낭자는 모두 나올 텐데 당신이 나를 이곳에 붙잡아두어서 무얼 하시겠어요?"

話說得很有理,而且,也婉轉,只是軟中帶硬。 林成方還不覺得如何。 

말이 아주 조리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완곡하기도 했다. 단지 부드러움 속에 강함을 띠고 있었다. 임성방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但蘇百魁卻聽得色大變,冷笑一聲,道:「王媽媽,我姓蘇的化錢不痛快,還是有了什毛病,大爺的銀子像流水一般化出去,可要圖個舒服,又化錢又受氣的事,蘇大爺可忍不下來,乖乖的給我坐回來,別讓大爺我動了火。」 

그런데 소백괴가 듣고 낯빛이 크게 변하더니 냉소하고 말했다.

"왕마마, 나 소가의 돈 씀씀이가 통쾌하지 않은 거요 아니면 당신은 어디 아픈 데라도 있소? 내가 은자를 물쓰듯 하면 좀 편안해져야 하는데, 돈도 쓰고 수모도 받는 일은 소나으리가 참을 수 없소. 당신은 나를 화나게 하지 말고 얌전히 도로 앉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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