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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 回 索隱山莊(색은산장)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혈검단심(血劍丹心)

第 十 回 索隱山莊(색은산장)

알타쵸 2016. 7. 13. 02:02

第 十 回 索隱山莊

 




這番出招, 與先前用華山劍法大不相同, 不僅劍身內力貫注, 威猛絕倫, 招式亦神幻莫測, 矯若遊龍。絳衣麗人大吃一驚, 雙袖一抖, 身前湧起一股陰柔之力, 將劍光擋住, 就勢撤身往後一退。​

이번에 펼쳐낸 초식은 이전에 썼던 화산검법과 크게 달라 검신에 내력이 주입되었을 뿐 아니라 위맹하고 절륜하였다. 초식 역시 신기막측하여 마치 꿈틀거리는 용처럼 힘이 넘쳤다. 강의려인은 깜짝 놀라 두 소매를 흔들어 몸 앞으로 한 줄기 음유지력(陰柔之力​)을 쏟아내어 검광을 저지하고 그 기세를 빌어 뒤쪽으로 물러났다.

杜君平吃那股無形暗勁一逼, 劍勢陡緩, 就勢將劍收住道:“你為什麼停手不打了?”

두군평은 그 무형의 암경의 핍박을 받자 검세가 급격히 느려졌다. 그대로 검을 거두고는 말했다.

"당신은 왜 손을 멈추고 공격하지 않으시오?"

絳衣麗人面罩寒霜, 嚴厲地喝道:“你的飄香步法是跟誰學的?”

강의려인은 찬 서리가 내린 듯한 얼굴로 엄하게 소리쳤다.

"너의 표향보법은 누구한테 배운 것이냐?"

杜君平怔得一怔道:“這個……”

두군평은 멍해져서 말했다. 

"그것은..."

他乃城實之人, 不善謊言亂說, 但勢又不能將宮裝婦人所傳之事泄露, 想了想道:“不論是誰所傳, 似乎與夫人無關。”

그는 정직한 사람이라 거짓말을 잘 못했다. 그렇다고 궁장부인으로부터 전수받은 사실을 밝힐 수는 없어서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누구에게 전수받았든 부인과는 상관없는 일이오."

絳衣麗人冷笑道:“飄香步乃是本門不傳之秘, 今竟有人私相授受, 本座定要查個水落石出。”

강의려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표향보는 원래 본 문의 부전지비(不傳之秘​)이다. 지금 사사로이 전수한 사람이 있으니 본좌는 반드시 진상을 밝혀내어야겠다."

杜君平心中大為驚駭, 暗忖:“照此看來, 她無疑是飄香谷的人了。”

두군평은 크게 놀라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것으로 볼 때 그녀는 표향곡의 사람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구나.'

思忖未已, 絳衣麗人突又開言道:“我明白了, 想是那阮玲丫頭對你傾心相愛, 竟不惜觸犯門規, 私將步法傳受, 哼!她好大的膽子。 ”

생각에 빠져있을 때 강의려인이 돌연 입을 열었다.

"알겠다. 완령이라는 계집애가 너한테 마음을 뺏겨 문규에 저촉되는 것을 마다않고 사사로이 보법을 전해주었군. 흥, 그 년이 정말 대담하구나."

杜君平乃是極重師道之人, 聽地口吻, ​​似是阮玲的師長輩, 急為她辯道:“夫人不要冤枉人, 在下的飄香步法, 並非她姐妹所傳。”

두군평은 원래 사도(師道​)를 극히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마치 완령의 사장배(師長輩​) 같은 그 말투를 듣자  급히 그녀를 위해 변호했다.

"부인은 억울한 누명을 씌우지 마시오. 저의 표향보법은 그 소저가 전수해준 것이 결코 아니오."

絳衣麗人杏眼帶煞, 倏然轉身對白眉和尚道:“既不是她姐妹, 一定是你了。”

강의려인은 눈에 살기를 띠고 갑자기 백미화상쪽으로 몸을 돌려 말했다.

"그 계집애가 아니면 당신이 틀림없겠군."

白眉和尚合十道:“老衲怎敢。”

백미화상이 합장하며 말했다.

"노납이 어찌 감히."

杜君平高聲道:“在下與老禪師昨天相識, 不要亂猜。”

두군평은 소리 높여 말했다.

"저는 노선사와 어제 서로 알게 되었으니 억측하지 마시오."

李俊才突然接道:“武學一道, 萬派同源, 杜兄所習的步法, 怎可武斷說是飄香谷的不傳之秘?”

이준재가 돌연 끼어들어 말했다.

"무학의 길은 여러 갈래지만 근본은 같지요. 두형이 배운 보법이 어찌 표향곡의 부전지비라고 단정하여 말씀하시오?"

絳衣麗人哼了一聲道:“此種絕學乃是本門獨創, 江湖再沒第二個門派熟諳, 現今謝紫雲已死, 自然是他們三人嫌疑最大了。”

강의려인이 흥, 하며 말했다.

"이런 절학은 원래 본문의 독창적인 절학이라 강호에서 어떤 다른 문파도 터득하지 못한다. 지금 사자운이 이미 죽었으니 자연 그들 세 사람의 혐의가 가장 크다."

白眉和尚口宣佛號道:“僧人不打誑語, 老衲確然沒有傳他。”

백미화상이 불호를 외더니 말했다.

"출가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소. 노납은 확실히 그에게 전수하지 않았소."

絳衣麗人道:“今天暫且放過你, 待我問過那兩個丫頭再找你算帳。”

강의려인이 말했다.

"오늘은 잠시 너를 놓아주마. 내가 그 두 계집애에게 물어보고 다시 너를 찾아 계산하겠다."

杜君平深知絳衣麗人內力勝過自己極多, 雖然仗著劍術神奇, 可以暫保一時, 但時間一久, 必然不是她的敵手, 但好歹得試一試, 趁著這一陣說話的工夫, 他已暗中將真氣調勻。

두군평은 강의려인의 내력이 자기보다 훨씬 높기에 비록 검술의 신묘함으로 잠시 동안은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겠지만 길어지면 그녀의 적수가 못됨을 잘 알고 있었다. 어쨌든 한바탕 이야기하는 틈을 타서 몰래 자신의 진기를 고르게 했다.

絳衣麗人身懷絕技, 只須一舉手, 便可擊斃杜李二人, 但她乃是城府深沉之人, 心知少年身後, 定有暗中策劃之人, 為欲從他身上, 查出暗中策劃之人, 以期一勞永逸。

강의려인은 몸에 절기를 지니고 있어 단지 손을 한 번 드는 것만으로 두군평, 이준재 두 사람을 쳐죽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속셈이 깊은 사람이라 소년의 배후에 누군가 암중으로 획책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고 그에게서 그 사람을 색출해어​ 한번 고생하고 두고두고 편해지기를 기대했다.

忽又暗把提聚的功力散去, 微微笑道:“我若此殺了你們, 江湖之上, 定然以為我是殺人滅口, 不讓你等於九九會期, 分個是非曲直, 今天算是便宜你們了。”

갑자기 끌어모았던 공력을 풀어버리고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내가 만약 너희들을 지금 죽여버리면 반드시 강호에서는 살인멸구(殺人滅口)했다고 여길테니 중양절대회까지 기다렸다가 시비곡직(是非曲直​)을 가리는 것만 못하다. 오늘은 너희들의 편의를 봐주마."

突然身形一飄, 有若一團飛絮, 倏然射出牆外, 一閃不見。

돌연 신형이 한 덩이 솜 같이 떠올라 담 밖으로 쏘아져가더니 번쩍, 하고는 보이지 않았다. 

白眉和尚籲一口氣, 道:“阿彌陀佛, 善哉, 善哉。”

백미화상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미타불, 선재로다. 선재로다."

杜君平納劍歸鞘道:“這婦人是禪師什麼人?”

두군평이 검을 도로 검집에 집어넣고 말했다.

"그 부인은 선사와 어떻게 되시는 분입니까?"

白眉和尚面容慘滄, 搖頭嘆道:“小施主毋用多問, 三位此刻就起程吧, 老衲不能容留你們了。”

백미화상은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소시주는 너무 많은 것을 묻지 마시오. 세 분은 지금 길을 떠나시게. 노납은 당신들이 머물도록 할 수 없소."

杜君平好生奇異道:“老禪師怎的如此怕她。”

두군평은 매우 기이하여 말했다.

"노선사께서는 왜 이처럼 그녀를 두려워하십니까?" 

白眉和尚修眉一揚, 面容倏變, 但瞬又恢復常態, 搖了搖頭道:“世間之事, 往往難以常情推淪, 請恕老衲心有難言之隱, 你們快去吧。”

백미화상은 눈썹꼬리를 치켜올리며 얼굴이 갑자기 변했다가 순식간에 평상을 회복하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세상의 일은 왕왕 일반적인 도리로 추론하기 어렵소. 노납이 말하지 못하는 사정이 있음을 용서하시오. 당신들은 어서 가시오."

王宗漢突然從地上一躍而起, 道:“她下手雖辣, 還要不了王某的命, 此間既不能相容, 咱們不妨馬上起程。”

왕종한이 돌연 땅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그녀의 손속이 비록 악랄하지만 왕모의 목숨은 필요하지 않았나 보오. 이곳은 이미 공존할 수 없는 곳이니 우리 바로 길을 나섭시다."

說時大步向外行去。

말을 하면서 큰 걸음으로 밖으로 걸어갔다.

李俊才恐夜長夢多, 一拉杜君平道:“杜兄走吧, 老禪師既有隱衷, 咱們何苦強人所難。”

이준재는 밤이 길면 꿈이 많을까 걱정되어 두군평을 잡아끌며 말했다.

"두형, 갑시다. 노선사께서 고충이 있으시니 우리가 굳이 강요할 필요가 뭐있겠소."

三人行出寺院, 杜君平長吁一口氣道:“這件事確是錯綜複雜, 我必須問問阮姑娘, 這婦人究竟是誰?”

세 사람이 사원을 나서자 두군평이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일은 확실히 마구 뒤얽혀 복잡하군요. 저는 그 부인이 도대체 누구인지 완낭자에게 꼭 물어보아야겠습니다."

李俊才道:“依小弟看來, 飄香谷主與這婦人必是同門師姐妹, 還有那位白眉禪師, 亦是同一門派之人。”

이준재가 말했다.

"소제가 보아하니 표향곡주와 그 부인은 필시 동문사자매일 것이오. 그리고 그 백미선사도 역시 같은 일파의 사람이오."

王宗漢道:“那還用說嗎, 問題只是她們為何同室操戈, 各行其事。”

왕종한이 말했다.

"두 말하면 잔소리 아니겠소? 문제는 왜 집안 사람끼리 다투고 각자 따로 자기 일을 하느냐이오."

李俊才道:“內中一定涉及了掌門之爭, 這婦人名利之心極重, 因未能執掌門戶, 心懷怨毒, 是以加入天地盟, 意欲借重天地盟之力, 在江湖爭霸。 ”

이준재가 말했다.

"그 안에는 필시 장문인 자리다툼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오. 그 부인은 명리욕(名利慾)이 너무 강한 이유로 문호를 관장하지 못하게 되자 마음 속에 원한을 품고 그래서 천지맹에 가입하여 천지맹의 힘을 빌려 강호를 쟁패하고자 하는 것이오."

杜君平接道:“李兄之言確有幾分道理, 看來飄香谷主之死, 只怕與她有關。”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이형의 말은 확실히 어느 정도 일리가 있소. 보아하니 표향곡주의 죽음도 그녀와 관련이 있는 듯 하오." 

李俊才道:“想那肖大俠乃是鐵錚錚的漢子, 豈會受她誘惑, 其中必有內情, 依小弟看來, 此事不到天地盟的九九會期, 咱們是無法弄清楚了。”

이준재가 말했다.

"소대협이 원래 당당한 사나이였는데 어찌 그녀의 유혹을 받을 수 있었겠소. 그 중에는 속사정이 있을 것이오. 소제가 보아하니 이 일은 천지맹의 중양절대회까지는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소."

杜君平點點頭道:“就以神風堡的事情來說, 千手神君如若不是被人暗中挾制, 大權豈會落在旁人手裡?”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신풍보의 사정으로 말하자면 천수신군이 만약 암중의 협박과 제제를 받지 않는다면 대권이 어찌 다른 사람의 손에 떨어졌겠소?"

李俊才恍然若有所悟道:“杜兄一言提醒, 使小弟疑團盡釋, 神風堡的千手神君既然被人挾制, 那肖大俠的情形想必也是一樣, 由此看來, 天地盟的大權, 恐怕也已落入邪魔之手了。”

이준재가 문득 깨달은 것이 있는 듯 말했다.

"두형이 한 마디로 깨우쳐주시니 소제로 하여금 의문 덩어리를 풀어버리게 하는군요. 신풍보의 천수신군은 이미 협제(挾制​)를 받고 있고 그 소대협의 상황도 필시 그와 같을 것이오. 지금껏 보아하니 천지맹의 대권도 이미 사마(邪魔)의 손에 떨어진 것이 아닐까 걱정이오."

王宗漢冷笑道:“天地盟雖有統率各派之權, 但無強迫令人擁戴之力, 如若他們擅自改變宗旨, 盟友豈肯答應, 他是白費心機了。”

왕종한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천지맹이 비록 각 파를 통솔하는 권한이 있다하지만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추대하게 강요할 힘은 없소. 만약 그들이 종지(宗旨)를 제멋대로 바꾼다면 맹우들이 어찌 승낙하려 하겠소? 그것은 심기를 헛되이 낭비하는 것이오."

李俊才道:“王兄之言看似有理, 實際不然, 盟主之權來自盟友, 加入天地盟的, 有三十六個門派, 少數幾個門派反對, 力量太小了。”

이준재가 말했다.

"왕형의 말은 이치에 맞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소. 맹주의 권력은 천지맹에 가입한 서른여섯 개 문파의 맹우로부터 나오는 것이오. 소수의 몇 개 문파가 반대하더라도 그 역량이 너무 미약하오."

王宗漢道:“若是他們一意孤行, 大家可以退盟。”

왕종한이 말했다.

"만약 그들이 자기 고집대로 한다면 사람들은 맹을 탈퇴할 수도 있소."

李俊才搖頭嘆道:“他們當然知道, 到時一定會有人退盟, 是以早就安排好了對付之策, 說不定會把反對的門派一舉毀滅。”

이준재가 고개를 저으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때가 되면 반드시 퇴맹하는 사람도 있을 것임을 그들도 당연히 알겠지요. 그러나 벌써 대응책을 잘 안배해 두어서 아마도 반대하는 문파는 일거에 궤멸시켜버릴 것이오."

王宗漢哼了一聲道:“我就不信這個邪。”

왕종한이 흥, 하더니 말했다.

"나는 그리 되리라고는 믿지 않소."

李俊才道:“各派之中不乏明智之士, 事情自然沒有那麼容易, 但咱們不能不如此推想。”

이준재가 말했다.

"각 파에 현명한 사람들이 부족치 않으니 일은 당연히 그렇게 용이하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미루어 짐작하지 않을 수 없소."

杜君平道:“李兄之言甚是有理, 眼下天地盟已然招攬了許多邪魔外道, 力量果是不小, 今後情勢如何發展, 誰也無法預料。”

두군평이 말했다.

"이형의 말씀이 극히 이치에 맞소. 지금 천지맹이 이미 허다한 사마외도를 끌어들여 역량이 작지 않습니다. 이후에 정세가 어떻게 발전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요." 

三人沉默了一會, 李俊才突然停下腳步, 仔細對路旁的幾株白楊看了一會, 失驚叫道:“不好, 家師出事了。”

세 사람이 잠시 침묵하고 있는데 이준재가 돌연 걸음을 멈추고 길 가의 백양나무를 자세히 살펴보더니 놀라서 말했다.

"큰일났소. 가사께 사고가 발생했소이다."

妙手書生馬載與青衫劍客尹仲秋, 雲鶴道長三人是一路, 馬載出了事, 其餘二人自然都不免遭遇相同, 杜君平心掛師伯身負內傷之事, 急道:“李兄何以得知?”

묘수서생 마재와 청삼검객 윤중추, 운학도장 삼 인은 같이 길을 떠났으니 마재에게 사고가 일어났다면 그 나머지 두 사람도 모두 같은 일을 당했다는 것이다. 두군평은 사백이 내상을 입을 것이 마음에 걸려 급히 말했다.

"이형, 무슨 일인지 알아냈소?"

李俊才道:“家師在白楊樹上留下暗記, 說明已落入敵方之手, 傳訊本派之人, 設法救援。”

이준재가 말했다.

"가사께서 백양나무에 암호를 남기셨는데 말씀하시기를 적측의 손에 떨어졌으니 본파의 사람들에게 전하여 구원할 방법을 강구하라십니다."

以尹仲秋等三人的武功來說, 俱可說是江湖一流高手, 如今居然遇難, 對方自然是極其棘手的人物。

杜君平心中甚為著急, 忙道:“可曾說明地點方向?”

윤중추등 삼 인의 무공으로 말하자면 모두 강호의 일류 고수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같이 뜻밖에 곤경에 처했으니 상대는 자연 극히 까다로운 인물일 것이다. 

두군평은 마음이 다급해져 급히 물었다.

"어느 지점인지, 어느 방향인지 알 수 있소?"

李俊才道:“照暗號所指, 似是東南方, 地點就無法知道了。”

이준재가 말했다.

"암호가 가리키는 방향은 동남방 같소. 지점은 알 수 없구려."

王宗漢接道:“事不宜遲, 咱們快去。”

왕종한이 이어서 말했다.

"지체되어선 안되니 빨리 갑시다."

三人此刻心中都十分著急, 尤其王宗漢更為不安, 不待杜君平說話, 他已舉步前行。

세 사람은 이때 모두 마음 속으로 매우 다급했다. 더우기 그 왕종한은 더욱 불안하여 두군평의 말을 기다리지 않고 벌써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杜君平等一行, 因各懷心事, 是以行走極速, 行了約有一個多時辰, 李俊才突然停下腳步道:“不對, 此事大有蹊蹺。”

두군평 등 일행은 각자 걱정거리를 품고 있어 걸음이 극히 빨랐다. 약 한 시진을 갔을 때 이준재가 돌연 걸음을 멈추더니 말했다.

"틀렸소. 이 일은 이상한 점이 많소."

王宗漢停下腳步道:“什麼事情不對了?”

왕종한이 멈추며 말했다.

"무슨 일이 틀렸다는 것이오?"

李俊才道:“這一路之上, 留下的暗號極多, 反倒顯得有漏洞了。”

이준재가 말했다.

"이 길에 남겨진 암호가 극히 많은데 오히려 헛점이 드러나고 있소." 

王宗漢笑道:“你的心眼也太多了, 令師與家師等同時遇難, 自然都得設法留下暗號, 通告本派之人, 俾能設法營救, 此乃極其平常之事, 何足為怪。”

왕종한이 웃으며 말했다.

"생각이 너무 많구려. 영사와 가사께서 동시에 곤경에 처했다면 자연 모두가 암호를 남겨서 본 파의 사람들에게 알려서 구원할 방법을 강구하게 했겠지요. 이것은 극히 당연한 일이니 이상하다 할 만 한것이 없소."

杜君平猛然省悟道:“李兄之言果是有理, 敵方既有劫持三位前輩之能, 難道就不防他暗中求援?”

두군평이 돌연 깨달은 듯 말했다.

"이형의 말이 일리가 있소. 적들은 이미 세 분 선배님들을 납치할 수 있었으면서도 그들이 몰래 구원 요청하는 것을 어찌 막지 않았겠소?"

李俊才道:“是啊!如今沿途之上, 竟留下了許多暗號, 那是證明敵方有意讓他們留下的。”

이준재가 말했다.

"그렇소! 지금과 같이 연도에 많은 암호가 남겨져 있다는 것은 그들이 암호를 남기도록 적들이 일부러 내버려 두었음을 증명하는 것이오."

王宗漢不耐煩道:“二兄如此多慮, 那是不打算去了?”

왕종한이 번거로움을 참지 못해 말했다.

"두 형은 이 같이 염려하는 것이 많은데 가지 않을 셈이오?"

李俊才搖頭道:“王兄說哪裡的話, 漫說此刻情況如何尚難預料, 即令明知是敵方的陷阱, 咱們也得去闖一闖。”

이준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왕형은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이오. 지금 정황이 어떠한지 예측할 수 없고 설령 적의 함정에 빠진다는 것을 뻔히 안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뛰어들어야 하오."

杜君平接道:“是啊!咱們已勢成騎虎, 三位老前輩為了我杜門之事, 陷入敵方之手, 此去縱是刀山油鍋, 亦是義無反顧。”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맞소! 우리는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세요. 세 분 노선배께서는 두씨 가문의 일로 적의 수중에 빠졌으니 지금 가는 곳이 도산(刀山​)이나 기름솥이라 할지라도 조금도 주저말고 가야하오."

李俊才又道:“小弟的意思是, 咱們既已得知對方是有意讓咱們的人前來, 那是說明他們已然安排下了毒謀, 是以必須先行計議一番……”

이준재가 또 말했다.

"소제의 생각도 그러하오. 우리는 적이 우리를 유인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이미 악독한 음모를 안배해두었을 말해주는 것이오. 그래서 반드시 누군가 먼저 가는 것을 한번 상의해야 하는데..."

此人機智過人, 判事如神, 王宗漢雖比他大幾歲, 凡事仍是由他出主意。

이 사람은 기지가 월등하고 판단이 귀신같았다. 왕종한은 비록 몇 살 더 많았지만 어떤 일이든 여전히 그의 의견에 따랐다.

杜君平近日迭遭風險, 閱歷大增, 略事沉忖, 隨即開言道:“依小弟看來, 不如由我先行, 二位隨後再跟來, 同時在各要路留下暗記, 告知貴派之人, 不知二兄意下如何?”

두군평은 요 며칠 누차 위험을 겪어서 경험이 크게 늘었다. 잠시 곰곰히 생각하더니 즉시 입을 열었다.

"소제가 보기에 제가 먼저 가고 두 분께선 뒤에서 따라오면서 동시에 각자 암호를 남겨 귀 파의 사람들에게 알리도록 합시다. 형들의 생각은 어떻소?"

王宗漢目視李俊才道:“杜兄所言, 到也不失為上策, 咱們就這樣辦吧。”

왕종한이 이준재를 쳐다보며 말했다.

"두형의 말씀이 상책이라고 할 수 있소. 우리는 이렇게 하도록 합시다."

李俊才雖是聰穎多智, 於此情勢不明之際, 一時倒也想不出較妥的辦法, 當下點頭道:“眼下也只好如此了, 若是杜兄能夠通知飄香谷的阮姑娘, 那是更好了。”

이준재는 비록 총명하고 지혜가 많았으나 정세가 불분명한 지금 일시적으로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해낼 수 없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현재로서는 부득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군요. 만약 두형이 표향곡의 완낭자에게 알릴 수 있으면 더 좋겠소."

杜君平搖頭道:“小弟不曾留心此事, 我看不必了。”舉步向前行去。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소제는 이런 일을 염두에 둔 적이 없어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었소." 

발걸음을 떼어 앞으로 걸어갔다.

此時天已微明, 曉色迷濛中, 隱隱見前面山谷之內, 有一排房屋, 建造得甚是特別, 既不是民房, 也不像是寺院, 倒像是達官顯貴的府第。不禁心裡一動, 只覺此宅建造於這等窮鄉僻壤之處, 實在不太相宜。​

이때 날이 이미 밝아오기 시작하여 새벽빛이 희뿌연 가운데 앞쪽의 산곡 안에 특별하게 지어진 한 줄의 집들이 은은히 보였다. 민가는 아니었으며 사원 같지도 않고 마치 고관대작의 관저같아 보여 절로 마음이 동했다. 이 저택이 이런 궁벽한 곳에 지어진 것은 확실히 적합하지가 않다고 느껴졌다.

他一心只想著三位武林前輩的安危, 對於自身的安危禍福, 早已置諸腦後, 急行了約有頓飯時刻, 已然來到谷口, 只見谷內迎出一位短裝江湖人, 朝他拱手問道:“來者可是杜少俠?”

그는 오직 세 분 무림선배의 안위만을 생각할 뿐 자신의 안위(安危​)와 화복(禍福​)에 대해서는 일찌기 염두에 두지 않았다. 약 밥 한 공기 먹을 시간을 급히 달려가자 곡 입구에 도달했다. 곡 안에서 한 명의 간단한 옷차림을 한 강호인이 맞이해 나오며 그를 향해 공수하며 물었다.

"오시는 분은 두소협이시오?"

杜君平怔了怔道:“在下正是杜君平, 兄台如何認得?”

두군평이 놀라서 말했다.

"제가 바로 두군평이오. 형은 어찌 아셨습니까?"

江湖漢子側身一躬道:“在下奉莊主之命, 在此恭候大駕, 另有二位可曾來到?”

강호사내가 즉시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저는 장주의 명을 받들어 여기서 오시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른 두 분은 오시지 않았습니까?"

杜君平心中雪亮, 朗聲一笑道:“原來如此, 但不知貴上是哪位武林前輩。”

두군평은 심중으로 훤히 알 수 있었다. 큰 소리로 한번 웃더니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하지만 귀하의 윗분은 어느 무림선배이신지 모르겠군요?"

江湖漢子又一躬道:“敝上已在莊門恭候, 見面即知。”

강호사내가 다시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어르신께서 이미 장문(莊門​)에서 기다리십니다. 만나보시면 아실 겁니다."

杜君平已知所料果然不差, 反正已到了地頭, 無論如何也不能示弱, 當下點頭道:“那就請兄台帶路吧。”

두군평은 짐작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차피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어찌되었든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께서 길을 안내해주시오."

江湖漢子轉身在前引路, 杜君平昂頭挺胸, 大步跟在身後, 暗中把四下的形勢, 忖度了一番, 看出這座院落三面環山, 四周林木極多, 且曾經過人工修剪, 甚是幽雅整齊, 所行之路, 俱是青石鋪成, 光滑平坦, 潔靜異常, 可知莊主決非尋常之輩。

강호사내는 몸을 돌려 앞에서 길을 인도했다. 두군평은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편 채 큰 걸음으로 뒤를 따르면서 몰래 사방의 형세를 둘러보고는 곰곰히 생각했다. 보아하니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였고 주위는 나무가 빽빽히 들어서 있고 거기에다 일찌기 사람의 손질을 거쳐 극히 그윽하고 품위가 있으며 잘 정돈되어 있었다. 가는 길은 모두 청석이 깔려있어 반들반들하면서 평탄하였고 너무 조용한 것이 장주가 결코 범상한 무리는 아님을 알 수 있었다.

此際江湖漢子已將他引至一處八字門前, 門樓之上, 書有“索隱山莊”斗大四個金字, 不禁暗自忖道:“看這莊名倒不像是個江湖草莽呢。 ”

이때 강호사내는 이미 그를 팔자문(八字門​) 앞까지 인도했다. 문루 위에는 "색은산장(索隱山莊​)"이라고 크게 금색으로 씌어져 있어 속으로 생각했다.

"이 장원의 이름을 보니 초야에 묻힌 강호인 같지는 않구나."

就在他微一思忖之際, 突然門內一陣哈哈大笑, 迎出一位黃袍芒履老者, 對著他拱手道:“貴客駕臨, 未曾遠接, 失禮之至。”

그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돌연 문 안에서 일진의 하하, 하는 큰 웃음소리가 들리더니 황포에 짚신을 신은 노인이 맞이해 나오며 그를 향해 공수하며 말했다.

"귀객이 오셨는데 멀리 마중나가지 못해 실례가 많았소."

杜君平怔了怔道:“在下與老丈過去並不相識, 何故如此多禮。”

두군평이 놀라서 말했다.

"저와 노인장은 서로 알지 못하는데 어찌 이처럼 예를 차리십니까?"

老者斂去笑容道:“兄弟公羊轂, 於神風堡松林之前, 與你有過一面之緣, 難道忘了?”

노인이 웃음을 거두며 말했다.

"형제는 공양곡(公羊轂​)이오. 신풍보 송림 앞에서 자네와 한번 만난 인연이 있는데 설마 잊었단 말이오?"

杜君平暗中一驚, 原來眼前之人, 就是名震江湖西怪, 所說松林之事, 也曾聽青衫劍客提過, 究竟不知是怎麼回事。

두군평은 눈 앞에 있는 사람이 강호에 이름을 떨친 서괴(西怪​)라는 데에 속으로 놀랐다. 송림의 일은 일찌기 청삼검객에게서도 들었지만 도대체 어찌된 일인지 알지 못했다.

公羊轂抱拳肅容道:“世兄遠來辛苦, 請裡面待茶。”

공양곡이 포권하며 공경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세형이 먼 길에 고생하셨으니 안으로 모셔 차를 올리겠소."

杜君平既已來到, 也就顧不得許多了, 舉步行入莊門, 徑來到大廳之上。公羊轂笑容可掬, 客氣非常, 如同接待上賓。

두군평은 이왕 도착했으니 너무 많은 것을 돌아 볼 겨를이 없어 걸음을 떼어 장문(莊門)을 걸어들어가서 대청에 이르렀다. 공양곡은 웃는 얼굴로 잔뜩 예의를 차리며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 듯 했다.

杜君平開門見山便道:“請問莊主, 敝師伯雲鶴道長與馬、尹二位大俠可曾來此?”

두군평은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냈다.

"장주께 묻겠는데 폐 사백이신 운학도장과 마, 윤 두 대협께서 이곳에 오시지 않았습니까?"

公羊轂毫不隱瞞​​地道:“他們三位果已來到敝莊。”

공양곡이 숨김없이 대답했다.

"그들 세 분은 과연 폐 장원에 왔었소."

杜君平道:“能容在下一見嗎?”

두군평이 말했다.

"제가 한번 뵐 수 있을까요?"

公羊轂道:“當然可以, 不過……”

공양곡이 말했다.

"당연히 가능하오. 그러나..."

杜君平道:“莫非有什麼礙難?”

두군평이 말했다.

"혹시 무슨 애로점이라도 있습니까?"

公羊轂道:“本莊有項規矩, 凡屬列為上賓之武林同道, 均須以過“窮源路”, 始得進入“終南閣”……”

공양곡이 말했다.

"본 장에는 하나의 관례가 있는데 무릇 상빈(上賓​)에 속하는 무림동도는 누구나 할 것 없이 "궁원로(窮源路​)"를 지나야만 비로소 "종남각(終南閣​)"에 들어갈 수 있소..." 

杜君平搖頭笑道:“在下並非上賓, 亦不想進入終南閣, 家師伯如在終南閣內, 就煩莊主著個家人請他下來一趟, 說幾句話就行了。”

두군평이 고개를 흔들며 웃더니 말했다.

"저는 상빈도 아니고 종남각에 들어갈 생각도 없습니다. 사백님께서 종남각에 계시는 것 같은데 번거로우시더라도 장주께서 하인에게 그들을 모셔오라고 몇 마디 해주시지요."

公羊轂冷冷道:“你錯了, 要見他們三人就必須經過窮源之路才行。”

공양곡이 냉랭하게 말했다.

"자네는 틀렸네. 그들 삼 인을 보려면 반드시 궁원지로를 지나가야만 하오."

杜君平道:“如何走法?”

두군평이 말했다.

"어떻게 가야합니까?"

公羊轂朗聲一笑道:“說難也並不難, 世兄武功高強, 可以仗著掌中長劍硬闖。”

공양곡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어렵다도 어렵지 않다고도 말할 수 있는데 세형의 무공이 고강하니 수중의 장검에 의지해 뚫고 나갈 수 있을 것이오."

杜君平想了想道:“原來如此, 只是刀劍無眼, 萬一有了傷亡之事, 如何對得起莊主。”

두군평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그러나 도검에는 눈이 없으니 만일 다치거나 죽는 일이 있으면 어떻게 장주를 대할 수 있겠습니까?"

公羊轂道:“凡屬奉派於窮源之路防守之人, 俱都經過一番挑選, 萬一失手, 只怪他們學藝不精, 與你無關, 你盡可放手施為。”

공양곡이 말했다.

"명을 받아 궁원지로를 지키는 사람들은 모두 선발을 거친 자들이오. 만일 실수한다면 그들의 배움이 정밀하지 못함을 탓해야지 자네와는 무관하니 마음놓고 손을 쓰게."

杜君平立起身來道:“除此之外再沒有其他變通辦法?”

두군평이 일어서며 말했다.

"그것 말고는 다른 변통(變通​)할 방법은 없는 것입니까?"

公羊轂搖頭道:“本莊自建造以來, 均沿用此項規矩, 兄弟此刻已無法變更, 再說他們三人囚居終南閣, 乃是出於自願, 兄弟並未用強。”

공양곡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본 장이 세워진 이래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된 관례이니 형제는 변경할 방법이 없네. 다시 말하지만 그들 삼 인이 종남각에 갇힌 것은 원래 자원한 것이지 형제가 결코 강요한 것이 아니네."

杜君平大吃一驚道:“你說什麼?”

두군평이 크게 놀라서 말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公羊轂朗聲笑道:“他們三人打賭輸給兄弟, 此生已不能再出終南閣了。”

공양곡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들 삼 인은 내기를 해서 형제에게 졌다네. 살아 생전에는 종남각에서 다시 나올 수 없네."

杜君平心裡十分難受, 想了想道:“果真如此, 在下是非要進去看看不可, 窮源之路在哪裡, 請莊主指點。”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매우 괴로워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과연 그렇다면 제가 가보지 않으면 안되겠군요. 궁원지로는 어디에 있습니까? 장주께서 알려주십시오."

公羊轂臉上掠過一絲詭笑, 立起身道:“世兄既一定要見令師伯, 兄弟領你前去就是。”

공양곡의 얼굴에 한 줄기 묘한 미소가 스쳐 지나가더니 몸을 일으켜서 말했다.

"세형이 반드시 영사백을 만나보겠다니 형제가 앞에서 안내하리다."

隨朝廳外大聲吩咐道:“傳下去, 著他們準備, 有貴客要行窮源之路。”

이어 대청 밖을 향해 큰 소리로 분부했다.

"궁원지로에 가시는 귀한 손님이 있으니 그들에게 준비하도록 가서 전하거라."

杜君平隨在公羊轂的身後, 二人行出大廳, 來到後面長廊之上, 公羊轂手一指道:“那座樓閣便是本莊的終南閣了。”

두군평은 공양곡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대청을 나와서 후면의 길다란 행랑채에 이르자 공양곡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누각이 본 장의 종남각이오."

杜君平舉目細看, 只見叢林之中, 一樓高聳, 上插雲霄, 十分壯偉, 計算路程也不過一箭之地, 隨指著廓外的青石路道:“就是這條路嗎? ”

두군평이 눈을 들어 자세히 바라보니 무성한 숲 속에 구름을 뚫고 우뚝 솟아 매우 웅장하였다. 길을 계산해보니 화살을 쏘아 닿을 거리를 넘지 않았다. 행랑채 밖의 청석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길입니까?"

公羊轂道:“不錯, 世兄可以順著這條道去, 見過令師伯後, 兄弟親來接引你。”

공양곡이 말했다.

"그렇소. 세형은 이 길을 따라 가면 되오. 영사백을 만나본 후에는 형제가 친히 와서 자네를 맞이하겠네."

杜君平手摸了摸劍柄, 舉步前行道:“有勞指引。”

두군평은 검자루를 쓰다듬으며 걸음을 옮겨 앞서가며 말했다.

"수고스럽지만 인도해주십시오."

公羊轂哈哈笑道:“兄弟不便伴送, 一路之上你可全力施為, 早早見你師伯。”

공양곡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형제가 배웅하는 것은 적당치 않네. 가는 길에 전력을 다 펼쳐내어 일찍 자네 사백을 만나보게."

此人外號西怪, 行事果是十分怪誕, 令人難測其意, 杜君平心知道一路必然伏有許多高手, 暗中早把真氣調勻, 放步疾行, 只見古槐之後, 突然行出一位佩劍老者, 沉聲道:“貴客要入終南, 先得經過老朽一關。”

이 사람의 외호는 서괴(西怪)로서 하는 일들이 매우 기괴하고 황당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그 뜻을 추측하기 어렵게 했다. 두군평은 그 길에 반드시 많은 고수들이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몰래 진기를 고르게 하더니 재빠르게 달려갔다. 오래된 홰나무 뒤에서 돌연 한 명의 검을 찬 노인이 걸어나오더니 침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귀한 손님이 종남각에 가려면 먼저 이 늙은이의 일관(一關​)을 통과하여야 하오."

杜君平停下腳步道:“刀劍無眼, 在下不願演出血腥事情, 咱們從拳腳上分高下如何?”

두군평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도검에는 눈이 없고 저는 피비린내 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권각으로 고하를 겨루는 것이 어떠신지요?"

老者朗聲笑道:“杜飛卿有神劍之譽, 你是他的後人, 如何舍長用短。”

노인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두비경은 신검이라는 명예를 얻었었네. 자네는 그의 후인인데 어찌 장점을 버리고 단점을 쓰려고 하는가?"

嗆啷一聲, 長劍出鞘。

창, 하는 소리와 함께 장검을 뽑아들었다.

杜君平見這情形, 靜靜立著, 竟不再出聲說話。

杜君平心頭一懍, 他乃擅長劍術之人, 已然看出老者劍上的造詣極深, 只怕得費一番手腳, 同時也為對方的那句話激起了萬丈雄心, 高喝一聲道:“老丈留神接招。”

두군평은 이 광경을 보고 조용히 서서 다시 말을 꺼내지 않았다. 

두군평은 가슴이 서늘해졌다. 그는 검술에 뛰어난 사람이라 노인의 검의 조예가 극히 깊음을 벌써 알아차렸다. 한차례 손발을 놀려야 할 것 같았다. 동시에 상대방의 그 한마디에 웅심이 크게 일어나 크게 한 마디 외첬다.

"노인장은 조심해서 공격을 받으시오."

長劍一舉, 一式“騰蛟起鳳”, 直取前胸。

장검을 들고 등교기봉(騰蛟起鳳​) 일식으로 가슴을 그대로 취해갔다.

老者冷冷哼了一聲, 舉劍一封, 將來招化解, 卻不就勢進攻。

노인은 냉랭하게 흥, 하더니 검으로 가슴을 보호하며 다가오는 검초를 풀어버렸으나 그 참에 공격해 오지는 않았다.

杜君平只覺他封出的劍勢, 看似平談無奇, 實際隱含著極利害的煞著, 倘若就勢進攻, 勢道必極凌厲, 而他竟停手不攻。

誤以為對方有心相讓, 心中大感不是滋味, 朗聲說道:“老丈停劍不攻, 莫非認定在下不堪承教?”

두군평은 그의 막아내는 검세가 보기에는 평범하고 기이한 것이 없지만 실제로는 은연중에 극히 무시무시한 살기를 담고 있음을 느꼈다. 만약 그대로 공격해들어 간다면 세력이 극히 무서울 것이 틀림없어 손을 멈추고 공격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일부러 양보하는 것으로 오해하여 마음 속으로 아주 기분이 좋지 않아 큰 소리로 말했다.

"노인장이 검을 멈추고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은 설마 제가 가르침을 감당할 수 없다고 여기십니까?"

老者冷冷道:“你如必須通過窮源之路, 那就毋庸客氣, 儘管放手發招, 到時老夫就算有心相讓也不能夠了。”

노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자네가 궁원지로를 반드시 통과해야겠다면 예의 차리지 말고 마음놓고 힘껏 발초(發招)하거라. 때가 되면 노부가 설령 양보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그럴 수 없을 것이다."

聽他話中之意, 分明是不屑出手還擊。杜君平只覺一忿憤之氣直衝上來, 長劍抖起一片耀眼劍花, 一口氣連攻三式。

그 말의 뜻은 출수하여 반격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 분명했다. 두군평은 한 줄기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고 장검을 떨쳐내어 한 무리의 눈부신 검화를 일으키며 단숨에 삼식을 연달아 공격해갔다.

他自神風堡地室練劍三月, 藝業大進。三式出手, 一氣呵成, 凌厲、快速、猶如層層劍壁直迫了過去。

그는 신풍보 지하실에서 석 달간 검을 연마한 뒤로 무공이 크게 진보하였다. 삼식을 단숨에 출수하자 맹렬하고 쾌속하여 마치 층층이 쌓인 검벽과 같이 곧장 부딪혀갔다.

老者朗笑道:“這還有些意思。”

노인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이건 좀 쓸만하군."

長劍擺動, 又把三式化解, 仍是不肯進攻。

장검을 흔들어 또 다시 삼식을 와해시켰으나 여전히 공격하려 하지 않았다.

杜君平覺出他劍上隱蓄的內力極強, 不覺雄心勃發, 手中一緊, 劍勢綿綿, 展開了凌厲的攻勢。他因對手極強, 不自覺的把杜門劍法施出。

두군평은 그가 검에 은근히 극강한 내력을 응집시켰음을 알아채고 자기도 모르게 웅심이 크게 일어나 손에 힘을 집중시켜 검세가 끊이지 않도록 하면서 맹렬한 공세를 전개했다. 상대방이 극히 고강한 고수라 자기도 모르게 두씨 가문의 검법을 시출하게 된 것이다.

老者精神一振, 目中神光閃射, 立即揮劍進攻。雙方各搶先機, 展開一場爭鬥。

노인은 정신이 차리고 눈에 신광을 번쩍하며 쏘아내더니 즉시 검을 휘둘러 공격해왔다. 쌍방은 각자 선기를 뺏기 위해 일장의 싸움을 전개했다.

杜君平急著要見師伯, 頭一關便遇著硬手, 暗忖:“此去還不知要經過多少關卡, 這樣纏鬥下去怎行?”

두군평은 속히 사백을 만나야하는데 첫번째 일관에서 고수와 맞닥뜨리자 속으로 중얼거렸다.

'가는 길에 얼마나 많은 관문을 지나야할지 모르는데 이렇게 묶여 있어서야 어찌하겠는가?'

心念一轉之下, 劍勢陡變, 但見漫空劍芒游動, 發出陣陣刺耳的嘯風之聲。

생각을 한번 바꾸자 검세가 급변했다. 허공에 검망이 가득 차서 흐르며 귀를 찌르는 바람소리가 간간이 일어났다.

那老者亦是一個隱世劍客, 原先並未把這年輕人看在眼內, 十幾招過後, 已覺不僅劍招變化神奇, 更探出這少年內力不輸於自己, 心中頓覺駭然, 不自覺地也把一身所學施出。

그 노인도 역시 한 명의 은둔 검객이어서 원래 이 나이 어린 사람을 결코 안중에 두지 않았었다. 십몇 초가 지난 후 검초의 변화가 신기막측할 뿐 아니라 이 소년의 내력이 자기에 비해 떨어지지 않음을 알게되자 저절로 일신의 절학을 시출하게 되었다.

此刻雙方已搏鬥了近百招, 老者只黨他的劍勢波瀾壯闊, 愈演愈奇, 自己的劍招幾乎全被吞噬, 自己再打下去, 不死即傷, 暗嘆一聲。把劍一撤, 退到一旁。

이때 쌍방은 이미 근 백초를 싸웠다. 노인은 그의 검세가 기세가 드높고 펼칠수록 기이하여 자기의 검초는 거의 전부가 파묻혀 버려서 더이상 공격한다면 죽지 않더라도 다칠 것임을 알고 남몰래 탄식했다. 검을 물리고 즉시 한 켠으로 물러섰다.

杜君平甚感詫異, 忍不住問道:“勝負未分, 老丈為何不打了?”

두군평은 의아하게 느껴서 참지 못하고 물었다.

"승부가 아직 갈리지 않았는데 노인장은 왜 공격을 그만두시오?"

老者怒道:“老夫已然認輸, 你還問個什麼勁, 這一關你已經通過了。”

노인은 노해서 말했다.

"노부는 이미 패배를 인정했는데 무얼 다시 묻는가. 이 일관은 이미 통과했네."

杜君平拱了拱手, 舉步向前行去。

走了不及二十步, 一位手使雙叉, 猶如一座鐵塔似的大漢, 橫擋在路的中央, 他認得此人乃是鐵叉吳剛, 不禁心裡一動, 冷冷道:“原來你也在這裡。”

두군평은 공손히 공수하고 발걸음을 떼어 앞으로 나아갔다.

이십 보를 채 가지도 못했을 때 손에 쌍차(雙叉)를 든 마치 하나의 철탑같은 거한이 길 가운데를 가로막고 있었다. 그는 이 사람이 철차(鐵叉) 오강(吳剛​​)임을 알아보고는 마음이 움직여 냉랭하게 말했다.

"원래 당신도 이곳에 있었군요."

鐵叉吳剛愣了愣道:“你如何認識我?”

철차 오강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너는 어떻게 나를 아느냐?"

林君平此刻心中已然警覺, 也不說破, 長劍一舉道:“不必多說, 在下要藉路了。”

두군평은 이때 심중으로 이미 재빨리 깨닫고는 설명하지 않고 장검을 들며 말했다.

"여러 말 필요없소. 저는 길을 뚫고 가겠소."

吳剛霍地雙叉分持兩手, 厲喝道:“小子, 你儘管進招, 大爺早就等著你呢。”

오강은 갑자기 쌍차를 양손에 나누어 쥐고 근엄하게 말했다.

"어린 친구, 얼마든지 공격해 보아라. 나으리는 벌써부터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杜君平不再說話, 長劍一遞, 直襲咽喉, 吳剛大喝一聲, 左手鐵叉橫擋來招, 右手鐵叉挾著一道急風, 朝杜君平肩井穴上點去, 此人外貌魯莽, 武功卻有獨到之處。

두군평은 더 말하지 않고 장검으로 인후(咽喉​)를 곧장 찔러들어갔다. 오강이 대갈일성하더니 좌수의 철차를 횡으로 가로막고 우수의 철차로 바람 소리를 내며 두군평의 견정혈(肩井穴​)을 향해 찔러갔다. 이 사람은 외모는 덤벙대는 것 같지만 무공은 남달리 뛰어난 면이 있었다.  

杜君平知他臂力雄渾, 不願多耗力氣, 腳下一飄, 閃到一旁, 就勢將劍法施開, 杜飛卿的劍法, 乃是以玄門劍術為基礎, 擷取各家之長, 包羅萬象, 故名“大千劍法”, 一經施展開來, 確有意想不到的威力。

두군평은 그의 팔힘이 웅휘하다는 것을 알고 힘을 많이 소모시키길 원하지 않았다. 발밑을 표연히 움직여 재빨리 한 쪽으로 비켜서며 그 기세를 빌어 두비경의 검법을 펼쳐냈다. 

鐵叉吳剛素以臂力雄揮, 著稱江湖, 此刻在他的劍光籠罩之下, 恍如一​​葉扁舟, 航行大海之中飄浮起伏, 空有一身力氣, 就是使用不上。

철차 오강은 본래 웅휘한 팔힘으로 강호에 이름을 날렸는데 이때 그의 검광에 뒤덮이게 되자 마치 망망대해에서 이리저리 떠다니는 일엽편주와 같아 일신의 힘을 쓸데가 없게 되어버렸다. 

此人生性剛烈, 暗中咬牙, 雙叉掄勁如飛, 竭力抗拒, 勉強支持了近百招, 已是心力交悴, 遍體汗流, 自知再難抵擋, 大吼一聲, 雙叉猛起, 沖開了一個缺口, 就勢跳出圈外, 把鐵叉往地下一丟, 竟自抱頭痛哭起來。

이 사람은 천성이 곧고 불같은 성격이라 암중으로 이를 갈며 쌍차를 나는 듯 휘두르며 있는 힘을 다해 간신히 근 백초를 지탱했으나 이미 마음이 피폐해지고 몸에는 땀이 줄줄 흘러 더 버티지 못할 것을 알았다. 크게 한 소리 호통치며 쌍차를 맹렬하게 휘둘러 틈을 만들고 그 기세를 빌어 권외(圈外​)로 뛰쳐 나갔다. 손에 쥔 철차를 땅바닥에 내던지며 머리를 감싸고 통곡하기 시작했다.

杜君平嘆道:“武學深遂浩瀚, 一山還比一山高, 誰也不敢說天下無敵, 吳兄一時失誤, 那也算不了什麼?”

두군평이 탄식하며 말했다.

"무학의 길은 깊고도 드넓은 것이오. 산을 넘으면 더 높은 산이 여전히 있으니 어찌 감히 천하무적을 말하겠소? 오형이 일시 실수했으나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오."  

吳剛道:“你不會笑話我?”

오강이 말했다.

"자네는 나를 비웃은 것인가?"

杜君平道:“吳兄說哪裡話, 在下雖佔上風, 乃是得先父的遺蔭, 學得這套劍法, 如論天賦, 在下哪及得吳兄天生臂力。

두군평은 말했다.

"오형은 무슨 말씀을 하시오. 제가 비록 우위를 점했지만 선부가 남기신 검법을 조금 배워 흉내낼 수 있었을 뿐이오. 타고난 자질을 말하자면 저는 어느 것도 오형의 타고난 팔힘에 미치지 못하오."

吳剛突然破涕為歡, 大笑道:“你這個人很有意思, 咱們得交一交。”

오강이 돌연 울음을 그치고 기뻐하여 크게 웃으며 말했다.

"자넨 정말 호감이 가는 사람이군. 우리 한번 사귀어보세."

陡地伸出蒲扇似的雙手, 將杜君平的手掌握住, 連連搖晃。

느닷없이 부채같이 큰 손을 뻗어 두군평의 손을 잡고 연신 흔들었다.

杜君平點頭道:“如蒙吳兄不棄, 在下就高攀了。”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형이 버리시지 않는다면 저도 형과 교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吳剛俯身拾起雙叉, 往前路一指道:“此去終南閣還有好幾重關下, 一道比一道利害, 如是無此必要, 大可不必冒這個險。”

縱身一躍, 投入林中。

오강이 몸을 숙여 쌍차를 주워들고 앞으로 가야할 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종남각 가는 길에는 몇 겹의 관문이 있고 갈수록 무섭다네. 꼭 필요치 않다면 모험을 할 필요없네."

몸을 솟구쳐 숲 속으로 뛰어들었다.

杜君平微微定了定神, 舉目四看, 隱隱覺出兩邊林中, 似乎有許多人跟著他行走, 以為是本莊看熱鬧的莊客, 是以並未在意, 舉步又往前行。

두군평은 정신을 가다듬고 눈을 들어 사방을 둘러보았다. 양쪽 숲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 어렴풋이 들었다. 이 산장의 극성스런 손님들 쯤으로 여기고는 신경쓰지 않고 앞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突地耳畔傳來一陣爭鬥之聲, 那聲音入耳竟然十分熟悉, 細辯方向, 似發生在前莊, 心裡不禁一動, 忖道:“莫非是王宗漢與李俊才來了?”

돌연 일진의 싸우는 소리가 귀에 들려왔는데 그 들리는 목소리가 매우 귀에 익었다. 소리나는 쪽으로 귀를 기울여 보니 산장 앞쪽에서 나는 것 같았다. 마음이 절로 동해서 곰곰히 생각했다.

'혹시 왕종한과 이준재가 왔을까?'

因為有此發現, 他腳步無形中緩慢下來, 也許公羊轂把得力人員都佈置在窮源之路, 前面一旦發生變故, 竟致無法應付, 只覺喝叱之聲已越來越近, 兩邊林中立時飛出數條人影, 往前莊趕去。

이 발견 때문에 그의 발걸음은 자기도 모르게 느려지고 있었다. 아마도 공양곡은 고수들을 모두 궁원지로에 배치했을 텐데 앞쪽에서 일단 변고가 발생하면 대응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호통소리가 갈수록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을 때 양쪽 숲 속에서 곧 몇 줄기의 인영이 날아나와서 산장 앞으로 달려갔다.

他這一舉動, 大出對方意料之外, 但聽林中一聲暴喝, 躍出了四五個人, 為首之人, 竟然便是莊主公羊轂, 後隨之人有上官延齡、司徒景, 還有一位道長和一個精瘦的猴形老者。

그의 이런 행동은 상대방에게는 크게 예상밖이라 숲 속에서 폭갈이 들리더니 사오 명의 사람이 뛰쳐나왔다. 우두머리는 장주 공양곡이었다. 그 뒤에 따르는 사람에는 상관연령, 사도경과 한 명의 도장과 한 명의 비쩍마른 원숭이 같은 노인이었다.

杜君平此時心中雪亮, 知道對方早已有安排, 於是朗笑一聲道:“諸位攔住在下, 莫非要倚多為勝了?”

이때 두군평은 상대방이 벌써 안배해 두었음을 훤히 알게되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여러분들이 저를 가로막으시는 것은 설마 숫자에 의지해 이기려는 것이오?"

公羊轂哼了一聲道:“老夫何等之人, 豈屑倚多為勝。”

공양곡이 흥, 하더니 말했다.

"노부가 어떤 사람인데 어찌 사람 수에 기대어 이기려 하겠는가?"

杜君平道:“既不想倚多為勝, 攔阻在下則甚?”

두군평이 말했다.

"많은 숫자로 이기려 하지 않으면서  저를 막는 것은 심하지 않으시오?"

公羊轂道:“你往終南閹已闖了兩關, 為何半途而廢?”

공양곡이 말했다.

"자네는 종남각으로 가면서 이미 두 개의 관문을 통과했는데 무엇 때문에 중도에 그만두는가?"

杜君平道:“在下有兩位朋友前來, 此刻已然與貴莊之人動上了手, 在下不願因此節外生枝, 請莊主即刻命貴莊之人住手。

두군평이 말했다.

"저의 두 명의 친구가 왔는데 지금 귀 장의 사람들과 손을 쓰고 있소. 저는 이로 인해 다른 문제가 생기기를 원치 않으니 장주께서는 즉시 귀 장의 사람들에게 손을 멈추라고 해주시오." 

公羊轂搖頭道:“此事你不用問了, 決不記在你的帳上就是了。”

공양곡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일은 자네가 상관할 필요가 없네. 결코 자네한테 계산하지 않겠네." (뒷부분이,,,)

說著一指上官延齡等人道:“這幾位朋友都想見識見識杜門劍法, 還望不吝指教。”

상관연령 등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몇 분의 친구분들이 모두 두씨 검법을 견식하고자 하니 아끼지 말고 가르침을 주게나."

杜君平目光在幾人臉上一掃, 點頭道:“我明白了, 莊主也不用說那些客氣話了, 反正今天既已落到貴莊, 客隨主便, 你怎麼劃出道兒, 我怎麼接下就是。”

두군평은 몇 사람의 얼굴을 한번 쓸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나는 분명히 알았소. 장주는 이런 겸손한 말을 하실 필요없소. 어차피 이미 오늘 귀 장에 오게 되었으니 손님은 주인의 말을 따라야겠지요.  당신이 어떤 획책을 하더라도 내가 어떻게든 상대해드리면 그만이오." 

司徒景朗笑道:“閣下果然饒有父風, 就由老夫先向你討教幾招。”

把長衫一掀, 從腰間撤下一對日月雙輪, 陽光之下, 寒光閃閃, 份量似乎不輕。

사도경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귀하는 과연 부친의 풍모가 많이 가지고 있군. 노부가 자네에게 몇 초 가르침을 청하네." (넉넉할 饒?,,)

장삼을 걷어 올리더니 허리춤에서 한 쌍의 일월쌍륜(日月雙輪)을 꺼내들었다. 햇빛을 받아 한광이 번쩍번쩍하며 무게가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杜君平也撤劍出鞘, 凝神待敵, 他此刻已然隱隱覺出, 今天要想退出索隱山莊, 恐怕要大費一番周折。

두군평은 검집에서 검을 뽑아 정신을 집중하여 적을 기다렸다. 그는 이미 오늘 색은산장에서 빠져나가려면 크게 한바탕 곡절을 겪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司徒景驀地一聲大喝, 雙輪倏起, 一式“鐘鼓齊鳴”, 日月乾挾著閃閃金芒, 兜頭砸下。

사도경이 갑자기 한 소리 호통을 치며 쌍륜을 들어 동고제명(鐘鼓齊鳴​) 일식으로 금망을 번쩍이며 정면으로 쳐왔다.

杜君平腳下屹立, 長劍一起, “騰蛟起鳳”陡在身前布起一重劍幕。但聽鏘鏘一陣鳴嘯, 雙方各退一步。

두군평은 발밑을 굳건히 하고 장검을 들어 등교기봉(騰蛟起鳳​)으로 재빨리 몸 앞을 한 겹의 검막으로 막았다.  쨍, 쨍하는 울림이 들리며 쌍방은 각자 일 보씩 물러났다.

司徒景面如土色, 雙目圓睜, 狂吼一聲道:“再接某家一招試試。”

사도경의 얼굴이 흑빛이 되어 두 눈을 둥그렇게 뜨고 미친 듯 소리쳤다.

"나의 일초를 다시 한번 받아보아라."

呼的雙輪齊發, 又是一招“鐘鼓齊鳴”, 攻了過來。

휙, 하고 쌍륜을 일제히 발출하며 또 다시 동고제명 일초로 공격해왔다.

杜君平與他硬撞一招之後, 手臂微感發麻, 便卻不願撤身閃避, 長劍—擺, 一式“金鱗萬點”。錚、錚, 又把雙輪震開。這回身形卻是紋絲不動。

두군평은 그와 일초를 맞부딪친 후 손이 은은하게 찌릿해짐을 느꼈으나 피하고 싶지는 않아서 장검을 휘둘러 금린만점(金鱗萬點) 일식을 펼쳤다. 쩡, 쩡, 하며 또 다시 쌍륜을 밀어냈다. 이번에는 신형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司徒景只覺他這一招劍法, 神妙異常, 雙輪與劍芒一觸便被一投無形力遭彈回, 心中大感震駭, 當下手臂一凝功, 雙輪再起, 又是一招“鐘鼓齊鳴”, 攻了過來。

사도경은 그의 이 일초의 검법이 신묘하기 그지없어 쌍륜이 검망과 부딪히자 무형의 힘에 밀려나는 것을 알고 마음 속으로 떨리는 것을 느꼈다. 즉시 손과 팔에 공력을 모으고 쌍륜을 재차 들어올리더니 또 다시 동고제명 일초로 공격했다.

此人一連三次, 俱都用的是同一招式, 倒大出杜君平意料之外, 暗忖:“這是什麼打法?”

이 사람은 잇달아 세 번을 모두 같은 초식을 사용하였다. 두군평도 크게 의외인지라 곰곰히 생각했다.

'이것이 무슨 전법일까?'

隨手又是一招“金鱗萬點”把雙輪震開。

이어 또 금린만점 일초로 쌍륜을 밀어냈다.

司徒景連攻三招之後, 突然身形一撤, 退到一旁, 上官延齡跨步上前, 沉聲道:“司徒兄請稍歇, 待兄弟來見識杜門劍法。”

사도경이 연속 삼초를 공격한 후 돌연 신형을 뒤로 빼며 한 켠으로 물러났다. 상관연령이 앞으로 나서며 침중한 음성으로 말했다.

"사도형은 좀 쉬시오. 형제가 두씨 검법을 견식해보겠소."

上官延齡掀衣撤出他那支仗以成名的文昌筆, 執在手中道:“老夫這一枝文昌筆, 一向極少使用, 今天用來與你過招, 你該值得自傲了。”

상관연령이 옷을 걷고 그를 유명해지게 만든 문창필(文昌筆​)을 꺼내어 손에 잡고 말했다.

"노부의 이 한 자루 문창필은 여태 사용한 적이 극히 적었는데 오늘 이것을 써서 너와 몇 초 나누게 되었으니 너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다."

杜君平冷瞥了他一眼道:“請進招。”

두군평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공격하시오."

上官延齡自覺沒趣, 文昌筆舉, 劈麵點來, 他素以擅長打穴馳譽, 出於一招便指向經心死穴。

상관연령은 스스로 무안함을 느끼고는 문창필을 들어 벼락같이 얼굴을 찍어왔다. 그는 본디 타혈(打穴​)에 뛰어난 것으로 명성을 날렸다. 발출한 일초는 사혈을 가리키고 있었다. (經心​이 뭐지?)

杜君平只覺眼前之人, 無一不是江湖上久已成名的高手, 如今俱以成名絕學, 來和自己過招, 稍一失慎, 便有性命之憂, 是以絲毫不敢大童, 身影微微一偏, 讓過迎面攻來的一招, 左手劍訣一領, 長劍抖起一劍花, 倏向對方左脅遞去。

두군평은 눈 앞의 사람이 그야말로 강호상에서 오래전부터 명성을 날린 고수이며 지금 성명절학(成名絕學)으로 자기와  초식을 겨루게 되었으니 조금만 신중하지 못하면 목숨을 잃을 염려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추호도 감히 소홀히 하지 않고 몸을 미미하게 한 쪽으로 기울여 맞은 편에서 공격해오는 일초가 지나가게 했다. 좌수의 검결이 이끄는 대로 장검이 상대의 왼쪽 옆구리를 향해 하나의 검화를 털어냈다.

上官延齡文昌筆一沉, 身形呼的折轉, 掌緣就勢往外一登, 把杜君平的劍刃震得微微一偏, 右掌的文昌筆疾逾奔電地朝對方“關元”穴點去。杜君平身形一飄一閃, 倏忽轉到了上官延齡的身後。

상관연령이 문창필을 내리고 신형을 휙, 하니 꺾어 돌리니 장이 그 기세를 따라 밖으로 ?(등?) 두군평의 검날을 한 켠으로 밀어냈다. 우장의 문창필을 번개보다 더 빠르게 상대의 관원혈(關元穴)​을 향해 찔러갔다. 두군평의 신형이 나부끼듯 피하더니 갑자기 상관연령의 뒤쪽으로 돌아갔다.

上官延齡久經戰陣, 一招發出, 忽失對方身影, 便知要糟, 急借出招時的一股衝力, 就勢往前搶出一步, 身隨筆轉, 但聽鏘的一聲, 筆劍交擊, 發出一串脆震響, 巧巧把杜君平從身後襲來的劍勢攔開。

상관연령은 오랫동안 싸워온 경험으로 일초를 발출하고 돌연 상대방의 신형이 사라지자 곧바로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출초했을 때의 부딪혀가는 힘을 빌어 급히 앞으로 빠르게 일보 내딛고 문창필과 함께 몸을 돌렸다. 쨍, 하는 소리가 들리며 문창필과 검이 맞딱뜨리며 귀를 찌르는듯한 소리를 내더니 몸 뒤에서 습격해 온 두군평의 검세를 교묘하게 막아냈다.

這一式雙方都是全力施為, 均感手臂微微發麻, 不自覺地都退了一步。上官延齡臉上微微發熱, 暗叫慚愧不已。在場之人都是行家, 俱都看得出來, 表面上他雖未失手, 實際上已輸了半招。

이 일식은 쌍방이 모두 전력을 펼친 것으로 모두 팔이 미미하게 마비되는 느낌을 받아 자기도 모르게 모두 한 걸음씩 물러났다. 상관연령은 낯이 뜨거워지며 속으로 부끄러워해 마지 않았다. 그곳의 사람들은 모두 고수들이라 표면상으로는 비록 그가 지지 않았지만 실제상으로는 이미 반초를 졌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那位矮小精瘦老者, 趁著雙方各自退讓一步之時, 忽的一縱身, 劈面一掌朝杜君平攻去, 一股強大暗勁, 直襲了過來, 力道甚是強勁。

쌍방이 각자 한 걸음씩 물러났을 때 그 왜소하고 비쩍 마른 노인이 갑자기 신형을 뽑아올리더니 일장을 쪼개어 내며 두군평을 향해 공격해갔다. 한 줄기 강대한 암경이 그대로 덮쳐왔는데 힘이 몹시 세찼다.

杜君平心頭微動, 舉劍發出一式“金鱗萬點”將那股暗勁卸去, 就勢展開還擊, 剎時精芒暴長, 一片呼呼劍嘯之聲, 竟將矮小老者圈入劍芒之內。

두군평은 내심 약간 떨렸다. 검을 들어 금린만점(金鱗萬點) 일식을 발출하여 그 한 줄기 암경을 풀어버리고 그 기세를 타서 반격을 전개하였다. 찰나지간에 정망이 사납게 뻗어가며 휙휙, 하는 바람소리가 일더니 왜소노인을 검망 안으로 몰아넣었다. 

這老者乃是西北著名的怪傑, 外號“雷神”, 本名叫做鄧七, 一身功夫別走蹊徑, 為人介於邪正之間。驀見劍光芒影, 排山倒海似地壓了過來, 不由精神大振, 怪笑道:“有趣啊!今天老夫算開了眼界了。”

이 노인은 원래 서북에서 유명한 괴걸(怪傑)로 외호는 뇌신(雷神​)이고 본명은 등칠(鄧七)이었다. 일신 무공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으며 사람됨은 정과 사의 중간이었다. 갑자기 검광이 산을 밀어붙이고 바다를 뒤집을 듯 눌러오는 것을 보자 저절로 정신이 크게 분발되어 괴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재미있구나! 오늘 노부는 안계를 넓혀야겠다."

怪笑聲中, 雙臂朝上一抖, 骨節一陣格格聲響, 手臂暴長半尺, 騰身投入劍光之內, 竟用一隻鐵臂, 與他搶攻起來。杜君平一面凝神澄慮, 誠誠敬敬將劍勢展開, 一面暗察對方的身法招式, 只覺他身形輕靈飄忽, 捷如猿猴, 動如脫兔, 令人有無法捉摸之感, 兼以功力深厚, 雙掌開翕之間勁氣劈空如輪, 震得劍光亂顫, 迸生裂口。

괴소를 터뜨리며 두 팔을 위로 떨치자 뼈마디에서 일진의 끽끽, 하는 소리가 나며 팔이 갑자기 반 척이 길어지더니 몸을 솟구쳐 검광 안으로 뛰어들어 한 쪽 철비(鐵臂)를 사용해 지체없이 공격해왔다.

두군평은 온 정신을 집중하여 검세를 전개하면서 한편으로는 몰래 상대의 신법 초식을 관찰했다. 그의 신형은 가볍고 재빠르며 표홀하였는데 원숭이처럼 빠르고 달아나는 토끼처럼 움직여서 사람으로 하여금 추측할 수 없게 하였다. 게다가 공력이 심후하여 쌍장을 열고 닫고 하는 사이에 경기(勁氣​)가 바퀴처럼 공기를 쪼개며 검광을 어지럽게 흔들어 틈이 갈라지도록 하였다.

只是杜門劍法神奇無比, 對手抗力愈強, 所生的反應亦愈大, 此時杜君平已把劍法施展到精奧之處, 但見劍氣漫空, 波瀾壯闊, 森森寒氣, 溢射至二丈以外。

두씨 가문의 검법은 신기무비하여 상대방의 저항이 강할 수록 생겨나는 반응 역시 커졌다. 이때 두군평은 이미 검법을 오묘한 부분까지 시전하였다. 검기가 하늘을 가득 채워 그 기세가 드높고 싸늘한 한기가 이 장 밖에까지 퍼져갔다.

雷神鄧七素性高傲, 一向眼高於頂, 原先公羊轂約定每人只攻三招, 而他竟不遵守約定, 於上官延齡半招失誤之時便行搶先出手, 上來時, 仗著身法怪異, 功力深厚, 略佔上風, 漸漸竟至先機盡失, 處處感到縛腳, 直急得發胡亂張, 暴吼如雷。

뇌신 등칠은 천성이 고오(高傲)하여 항상 눈이 높았다. 원래 공양곡은 각 자 삼초만 공격하기로 약정했는데 그는 약정을 준수하지 않고 상관연령이 반초를 실수했을때 앞다투어 나서서 출수하였다. 처음에는 괴이한 신법과 심후한 공력으로 약간 우세를 점했으나 점점 선기를 잃고 곳곳마다 발이 묶여버리는 느낌이었다. 

公羊轂看在眼裡, 心中大是不滿, 暗對身旁佩劍道士使了一個眼色, 道士立時拔劍出鞘, 高聲喝道:

”鄧兄請退下, 讓貧道見識幾招。 ”

공양곡이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는 마음 속에 불만이 가득차서 옆에 있던 패검도사에게 한번 눈짓을 보냈다. 도사는 즉시 검을 뽑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빈도가 몇 초 견식하도록​ 등형은 물러나시오."

此人亦是使劍名家, 早已看出鄧七已處欲罷不能之境, 暗將內力貫注劍上, 大喝一聲, 揮劍向迷漫的劍圈內攻去, 但聽一陣急如彈珠的劇烈聲響, 劍光倏斂, 杜君平抱劍退立一旁。

이 사람 역시 검의 명인이었다. 벌써 등칠이 그만두려 해도 그만둘 수 없는 지경에 처한 것을 알아차리고 암암리에 검에 내력을 주입하더니 대갈일성하며 검을 휘둘러 자욱한 검권(劍圈) 안을 향해 공격해갔다. ​일진의 구슬이 튕기듯 극렬한 소리가 들리더니 검광이 갑자기 걷히며 두군평은 검을 안고 한 옆으로 물러났다.

鄧七卻如斗敗的公雞一股, 緩緩退了回來。

등칠은 싸움에서 지고 만 수탉처럼 천천히 물러나 되돌아왔다. 

杜君平收住劍式, 略略定了定神。暗暗思忖道:“公羊轂擁有這許多高手, 如若發動全力圍攻, 足可製我死地, 何故每人只攻三招便即換上另一個人, 內中必有緣故……”

두군평은 검식을 거두어 들이고 정신을 가다듬으며 암암리에 곰곰히 생각했다.

'공양곡이 이렇게 많은 고수를 보유하고 있으니 만약 전력을 발동하여 포위공격하면 족히 나를 사지로 몰아넣을 수 있을 텐데 왜 한 사람마다 단지 삼초만 공격하게 하고 즉시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일까. 거기에는 필시 이유가 있을 것이다...'

道士拚耗內力, 使雷神鄧七脫出圈外後, 立即將真氣調勻, 橫劍當胸道:“貧道久聞杜門大千劍法, 獨步宇內, 欲向小施主賜教幾招, 讓我開開眼界。”

도사는 내력을 끌어모으고 뇌신 등칠을 권외로 물러나도록 한 뒤 즉시 진기를 고르게 하고 검을 가슴에 횡으로 잡고 말했다.

"빈도는 두씨의 대천검법이 우내(宇內​)에 독보적이라는 말을 오래전부터 들어왔소. 소시주께 바라는바 몇 초 가르침을 내려주어 안계를 넓히게 해주시오."

杜君平冷冷笑道:“諸俠都是成名人物, 何故竟用這種鬼蜮伎倆來算計在下?”

두군평은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제협들은 모두 이름있는 분들이신데 왜 이런 흉계를 저에게 쓰시는 것입니까?"

道士徐徐道:“小施主不​​要誤會, 貧道乃是存心討教。”

도사가 느릿하게 말했다.

"소시주는 오해하지 마시게. 빈도는 원래 가르침을 받을 마음이 있었네."

就在這時, 莊門倏然傳來幾聲慘叫。公羊轂立時色變, 沉喝道:“上官兄請隨我來。”

이때 장문(莊門​)에서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공양곡은 즉시 낯빛이 변하여 침중하게 외쳤다.

"상관형은 나를 따라 오시오."

疾步往莊門趕去。

재빨리 장문으로 달려갔다.

杜君平突然想起師伯困在終南閣之事, 忖道:“我何苦與他們作無謂爭鬥, 何不起此刻前莊門有人鬥打之際, 趕去終南閣看看。”

두군평은 돌연 사백이 종남각에 갇혀 있는 일을 떠올리고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무엇이 아쉬워 그들과 싸우고 있는가? 지금 앞쪽 장문에서 누군가 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서둘러 종남각으로 가서 살펴보아야겠다.'

這時立在他面前的, 尚有虎面鐵膽司徒景、雷神鄧七與使劍的道士, 他雖有前去終南閣的打算, 可是眼下的情勢, 卻不容他離去。

이때 그의 앞에는 호면철담 사도경, 뇌신 등칠과 검을 쓰는 도사가 서있어 그가 비록 종남각으로 가고자 하는 생각이 있어도눈 앞의 정세는 그가 떠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對他挑戰的道士見他既不進攻, 亦不說話, 頓現不快之容, 沉哼一聲道:“小施主為何不動手?”

그에게 도전했던 도사는 그가 공격도 하지 않고 아무런 말도 없자 불쾌한 빛을 드러내며 흥, 하더니 말했다.

"소시주는 왜 손을 쓰지 않소?"

杜君平道:“道長高姓大名?”

두군평이 말했다.

"도장의 존성대명은 어떻게 되십니까?"

道士冷冷道:“崆峒鐵劍書諸向榮。”

도사가 냉랭하게 말했다.

"공동(崆峒)의 철검서제(鐵劍書諸) 상영(向榮)이다."

杜君平心頭一懍, 暗道:“原來公羊轂竟邀集了這麼多的好手對付我。”

두군평이 가슴이 서늘해져 속으로 중얼거렸다. 

'원래 공양곡은 나를 상대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고수들을 불러모았구나.'

當下拱拱手道:“原來是崆峒派的前輩。”

즉시 공손히 공수하며 말했다.

"원래 공동파의 선배이셨군요."

道士道:“不用客氣, 請進招?”

도사가 말했다.

"예의차릴 필요없다. 공격해라."

杜君平強自將心神收攝, 緩緩把劍舉起……

두군평은 억지로 심신을 가다듬고 천천히 검을 들어올렸다.

突地, 一陣急急胡笳之聲, 由莊門傳來, 正是前莊有強敵侵襲的緊急訊號, 鐵劍書諸顧不得再和他動手, 身形一撤, 疾向前莊奔去。司徒景與雷神鄧七也都跟著往莊門奔跑。剎那隻剩下了杜君平一人。

갑자기 일진의 급한 호각 소리가 장문으로부터 들려왔다. 바로 산장의 앞쪽에 강적이 침범했다는 긴급한 신호였다. 철검서제는 더이상 그와 싸울 겨를이 없어 신형을 뽑아 올리더니 장원의 앞쪽을 향하여 달려갔다. 사도경과 뇌신 등칠도 모두 뒤따라 장문으로 뛰어가버렸다. 찰나지간에 두군평 한 사람만 남았다.

杜君平眼看他們都已奔去前莊, 長吁一口氣, 納劍歸鞘, 心中卻大感奇異, 忖道:“照他們如此慌亂的情勢看來, 定是來了極厲害的強敵, 決不止是王宗漢與李俊才二人。”

想了想突覺此刻正是進入終南閣的好機會, 當下身形一躍, 疾向終南閣奔去。

두군평은 그들이 모두 이미 앞쪽으로 달려간 것을 보고는 길게 한 숨을 내쉬더니 검을 검집에 꽂았다. 마음 속으로 몹시 기이하다고 느껴 곰곰히 생각했다.

'그들의 이처럼 허둥대는 꼴을 보아하니 틀림없이 결코 왕종한과 이준재 두 사람에 그치지 않고​ 극히 무서운 강적이 온 모양이구나.'

窮源之路前往終南閣, 僅不過十箭之地, 眨眼即到, 一路之上, 竟沒遇上半點阻撓, 輕易便已到達閣下, 只見閣門虛掩, 裡面甚是靜寂, 當下不管三七二十一, 舉步衝入, 直向閣樓奔去。

궁원지로는 종남각 앞까지 이어져 있는데 겨우 화살이 닿을 거리에 불과해 눈깜빡할 사이에 도착했다. 도중에 조금도 저지를 당하지 않아 손쉽게 누각 아래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누각문은 닫혀있고 안은 매우 조용하였다. 즉시 앞뒤 가리지 않고 걸음을 떼어 곧바로 누각으로 걸어갔다.

踏上閣樓, 裡面是一間大畫室, 幾位儒生打扮的老者, 正自聚精會神在作畫, 他直衝而入, 竟無一人覺察。當下輕咳一聲道:“請問一聲, 這閣之上可有一位雲鶴道長?”

누각에 오르자 안에는 한 칸의 큰 화실이 있고 몇 명의 유생 차림을 한 노인들이 정신을 집중하여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가 그대로 뛰어들어도 아무도 알아차리는 사람이 없었다. 가볍게 헛기침하고 말했다.

"한 마디 묻겠는데 이 누각 위에 운학도장이 계시오?"

幾位儒生這才抬起頭來, 看了他一眼, 喝道:“你是什麼人, 竟也闖到這個地方來。”

몇 명의 유생이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고는 소리쳤다.

"너는 누군데 이곳에 뛰어드느냐?"

杜君平俊眉微皺, 重又說道:“請問這裡可有一位雲鶴道長?”

두군평이 준미를 찌푸리며 다시 말했다.

"이곳에 운학도장이 계시오?"

發話的儒生怒道:“這裡沒有什麼道長, 還不與我快滾, 等會莊主來到, 你就死定了。”

말을 했던 유생이 화가나서 말했다.

"이곳에는 어떤 도장도 없으니 빨리 꺼져라. 장주께서 도착하시면 너는 죽은 목숨이다."

杜君平目光銳利, 就這說話工夫, 已把儒生所作的畫看清, 原來並非是一般的山水人物, 而是許多分開來的劍式, 他乃專習劍術之人, 細一打量之下, 忽覺那些劍式, 竟是自己的路子, 不由心裡一動, 霍地趨前一把將畫搶到手中。

두군평의 예리한 눈빛은 이런 말을 하는 중에도 이미 유생의 그림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일반적인 산수, 인물이 아니라 바로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진 검식이었다. 그는 전문적으로 검술을 익힌 사람이라 한번 자세히 보자 그 검식이 자신의 검로임을 발견했다. 저절로 마음이 동하여 갑자기 앞으로 뛰쳐나가 그림을 빼앗아 수중에 넣었다.

那群儒生立時大驚, 紛紛伸手來奪。杜君平出手如電, 輕而易舉地把幾個儒生製住, 此時他已知道這些儒生均不會武功, 當下拉起先前發話的那儒生問道:“你們是什麼人, 誰叫你畫這個的?”

유생 무리들은 즉시 크게 놀라 분분히 손을 내밀어 도로 빼앗으려 하였다. 두군평은 출수는 번개같아 손쉽게 몇 명의 유생들을 제압하였다. 그때 그는 이들 유생들은 모두 무공을 할 줄 모른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즉시 먼젓번에 말했던 그 유생을 잡아서 물었다.

"너희들은 누구냐? 누가 너희들에게 이런 그림을 그리라 했느냐?"

儒生苦著臉道:“小人們俱是城裡的畫匠, 為索隱莊主重金所聘來。

유생은 고통스런 얼굴로 말했다.

"소인들은 모두 성 안의 화공(畫匠​)들로 색은장주에게 거금으로 초빙해서 온 것이오."

杜君平又問道:“這些劍式從哪裡弄來的?”

두군평이 또 다시 물었다.

"이 검식은 어디서 난 것이냐?"

儒生道:“莊主著我們四人拿著書畫, 隱在樹叢之上, 只等少俠您與人動手, 便把您用的劍式畫下來, 畫好之後, 把各人所畫的合在一起, 再行拼湊起來。”

유생이 말했다.

"장주께서 서화에 뛰어난 우리들 네 사람을 나무숲 속에 숨기고 소협이 사람들과 손을 쓸 때 당신이 사용하는 검식을 그려내도록 했소. 그린 후에는 각자가 그린 것을 한데 모아 다시 하나로 합치도록 했소."

杜君平怒氣勃勃, 把幾張畫撕得粉碎, 厲聲道:“有沒有一個道長囚在這裡?”

두군평은 노기가 끓어올라 몇 장의 그림을 발기발기 찢어버리고는 근엄하게 말했다.

"한 분의 도장이 이곳에 갇혀있느냐?"

驚得那儒生戰戰驚驚道:“沒……沒有……”

놀란 그 유생은 전전긍긍하며 말했다.

"어...없소..."

杜君平此刻才行省悟, 原來公羊轂詭言雲鶴道長囚禁終南閣, 著他闖過窮源之路, 用意是在偷竊他的劍法, 此種用心, 果是令人防不勝防。 ”

두군평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알고보니 공양곡은 운학도장이 종남각에 갇혀있다고 거짓말을 하여 그가 궁원지로를 뚫고 나갈 때 그의 검법을 훔치려는 의도였다. 이런 속셈은 과연 사람으로 하여금 막을래야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一個人正自怒氣勃勃之際, 突然一條人影疾奔而入, 身法快如閃電, 落地竟是一個蒙面女郎。

그가 한참 노기등등해 있을 때 돌연 한 줄기 인영이 질풍같이 달려 들어오는데 신법의 빠르기가 섬전 같았다. 땅에 내려서니 한 명의 몽면여랑(蒙面女郎)이었다.

杜君平手一鬆把儒生放下, 閃身挪到空闊處, 凝神待敵, 來一人掀面幕, 竟是要他去飄香谷見面的阮玲, 不禁一怔道:“你怎麼來了這裡?”

두군평은 손을 풀어 유생을 놓아주며 몸을 널찍한 곳으로 옮기고 정신을 집중하여 적을 기다리고 있었다. 온 사람이 얼굴가리개를 걷어올리자 뜻밖에도 그가 표향곡으로 가서 만나려던 완령이었다. 

의아함을 금치 못하여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이곳에 왔소?"

阮玲—拉他的手臂道:“有話等會再說, 快走。”

완령이 그의 팔을 잡아 끌며 말했다.

"할 말이 있으면 좀 있다 하고 어서 가요."

竟不容杜君平開口, 硬拉著他往閣外奔去, 急奔了足有十多里路, 這才停下腳步, 長吁一口氣道:“好險, 總算陰錯陽差, 比她早了一步。”

두군평이 입을 열기를 기다리지 않고 종남각 밖으로 그를 데리고 재빨리 달려갔다. 십 리가 넘는 길을 급히 달려서야 걸음을 멈추고 길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말 위험했어요. 이런저런 이유로 일이 잘못되었지만 그녀보다 한 걸음 빨랐던 셈이에요."

杜君平皺眉道:“究竟怎麼回事?”

두군평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요?"

阮玲道:“公羊轂得到她的示意, 盜用崑崙的暗號, 將你引來索隱山莊, 他們第一步是由幾個高手輪流出手, 迫令你施用大千劍法應付, 卻暗中安排了畫匠, 偷偷將你的劍式畫來。”

완령이 말했다.

"공양곡이 그녀의 지시를 받아 곤륜의 암호를 도용하여 당신을 색은산장으로 유인했어요. 그들은 제일 먼저 몇 명의 고수들을 차례로 출수하게끔 하여 당신이 어쩔수 없이 대천검법을 써서 대응하게 하고는 비밀리에 화공들을 배치하여 몰래 당신의 검식을 그려내도록 했지요."

杜君平冷哼一聲道:“他們白費心機, 所畫招式全被我撕毀了。”

두군평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그들은 헛되이 심기만 소모했소. 그려냈던 초식은 전부 내가 찢어버렸소."

杜君平想了想道:“就算他們全都畫了下了, 也無法連串起來。”

두군평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설령 그들이 모두 그려갔다 하더라도 꿰어맞출 수는 없을 것이오."

阮玲嘆了一口氣, 頓了頓又道;

“他們除了約了上官延齡等人外, 另外還有—位厲害人物, 此人的武功, 比起令尊來說是各有所長, 並差不到哪裡。”

완령이 탄식하고 잠시 멈추었다 또 말했다.

"그들 상관연령 등을 제외하고도 다른 한 명의 무서운 인물이 있어요. 그 사람의 무공을 영존과 비교해서 말하자면 각자 장점이 있지만 그 차이는 거의 없어요."

杜君平猛然省悟, 急​​道:“可是一位絳衣麗人?”

두군평이 문득 깨닫고는 급히 말했다.

"한 분의 강의려인이오?"

阮玲吃了一驚道:“你見過她了?”

완령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당신은 그녀를 보았나요?"

杜君平點頭道:“不錯。”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소."

隨把在寺院見著絳衣麗人的經過說了一遍。

이어 절에서 강의려인을 보았던 경과를 쭉 말해주었다.

阮玲嘆了一口氣道:“說起來她還是我師叔呢。”

완령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말하자면 그녀는 저의 사숙입니다."

杜君平道:“此人舉止輕佻, 心如蛇蠍, 想不到竟出身名門正派……”

두군평이 말했다.

"그 사람은 행동거지가 경박하고 마음이 사갈(蛇蠍) 같아 명문정파의 출신이라고 생각되지 않소만..."

阮玲道:“聽家師說, 她的武功比起家師來, 還要高出一籌, 只是心術不正, 事事好強, 竟妄圖稱霸江湖, 是以才被師祖逐出門牆……”

완령이 말했다.

"가사께 듣기로는 그녀의 무공은 가사와 비교해 한 수 위에 있으나 마음 씀씀이가 바르지 못하며 모든 일에 승부욕이 강하고 터무니없게도 강호를 제패하려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래서 사조에 의해 사문에서 쫓겨나게 되었지요..."

輕喟一聲道:“把你引來索隱山莊, 便是她的授意, 她是準備在你精疲力竭之時出手, 那時你真力耗損過半, 為了對抗她, 只有使用大千劍法。她劍上造詣極深, 與你正面交手之後, 再細看書匠所畫之招式, 對大千劍法便可瞭如指掌了。”

나직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당신을 색은산장으로 유인한 것은 그녀의 의도를 드러낸 것입니다.  그녀는 당신이 극도로 피곤해졌을 때 출수하려고 했던 거예요. 그때는 당신의 진력이 반감되어 그녀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대천검법을 쓸 수 밖에 없겠죠. 그녀는 검의 조예가 극히 깊어요. 당신과 정면으로 겨루고 난 뒤에 다시 화공들이 그린 초식을 자세히 본다면 대천검법에 대해 손금 보듯 훤히 알 수 있는 것입니다."

杜君平突熬想起前莊之事, 急問道:“前莊來的是什麼人, 是和你一道嗎?”

두군평이 갑자기 전장(前莊​)의 일을 생각해내고는 급히 물었다.

"산장 앞쪽에 온 사람이 누구요? 당신과 함께 왔소?"

阮玲點頭道:“你不用管了, 咱們趕路要緊。”說著徑自起身向前路行去。

완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은 상관할 필요없어요. 우리는 속히 길을 떠나야 해요." 

말을 마치자마자 앞쪽의 길을 향해 달려갔다.

杜君平想了想, 覺得眼下情勢, 只有先去飄香谷的一法了, 說不定紅臉老人已然等在谷內。

두군평이 잠시 생각하더니 목하의 정세를 보아 표향곡에 한번 가는 방법 밖에 없음을 알게되었다. 확실치는 않아도 홍검노인이 이미 표향곡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再說王宗漢與李俊才二人, 直到杜君平走了約有盞茶時刻, 這才慢慢起程往前走, 李俊才為人最是精細, 越想越覺不對勁, 忍不住開言道:“依小弟看來, 此事八成是圈套。請想以令師與雲鶴道長的武功而論, 等閒之人豈能使他們束手就範?”

다시 왕종한과 이준재 두 사람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두군평이 가고나서 차 한잔 마실 시각이 되자 천천히 일어나 앞쪽으로 길을 나섰다. 이준재는 사람됨이 매우 세심하였다.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하다고 느껴져서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소제가 보아하니 이건 팔 할은 함정인 것 같소. 영사와 운학도장의 무공으로 논하자면 어찌 쉽사리 붙잡아 복종하게 만들 수 있겠소?"

二人都是極重情感之人, 一想此事, 腳下突然加快, 此時天已大亮, 曉霧迷濛中, 忽見杜君平背著雙手, 屹立在路旁, 頓覺心裡一寬, 王宗漢忍不住叫道:“杜兄, 你是等候我們二人嗎?”

두사람은 극히 정이 많은 사람이라 이 일을 생각하니 더욱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때 하늘은 이미 밝아 새벽 안개가 어둑어둑한 가운데 홀연 두군평이 뒷짐을 지고 길 옆에 떡 서있었다. 문득 마음이 조금 느긋해져서 왕종한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두형, 당신은 우리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소?"

杜君平朗聲一笑道:“不錯, 前面那所莊院, 乃是西怪公羊轂的巢穴, 二兄有這興致去看看嗎?”

두군평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렇소. 앞에 있는 장원은 원래 서괴 공양곡의 소굴이오. 두 분 형은 가서 한번 살펴볼 흥취가 있으시오?"

王宗漢豪情勃發, 大笑道:“如若杜兄有這意思, 兄弟自當捨命陪君子。”

왕종한은 호탕한 기질이 일어나 크게 웃으며 말했다.

"만약 두형이 그런 생각이 있다면 형제는 당연히 목숨을 걸고 두형을 모시겠소."

杜君平似對路徑十分熟悉, 舉步當先慶行, 不多一會, 已行至一所大莊院之前, 門上大書“索隱山莊”四個大金字, 當下舉手敲門高叫道: 

“有貴客來臨, 快請公羊轂莊主出來說話。”

두군평은 길에 대해 매우 익숙한 듯 걸음을 옮겨 앞장서서 걸어갔다. 오래지 않아 한 곳의 큰 장원 앞에 도착했는데 문 위에는 색은산장이라는 금색의 네 글자가 씌어져 있었다. 즉시 손을 들어 문을 두드리며 외쳤다.

"귀한 손님이 왔으니 빨리 공양곡 장주를 나오라 하시오."

他嗓音十分宏亮, 震得山谷都起了迴聲。不多一會, 兩扇朱門大開, 行出一個中年江湖人來, 一見杜君平挺立門首, 立時滿面都是驚容, 愕然叫道:“你是人還是鬼?”

그의 목소리는 매우 우렁차서 골짜기를 쩌렁하니 울리며 메아리쳤다. 조금 있자 문이 크게 열리며 한 명의 중년 강호인이 나와서 두군평이 문에 떠억하니 서 있는 것을 보고는 즉시 놀란 얼굴을 하며 소리쳤다.

"당신은 사람이오 아니면 귀신이오?"

杜君平大怒, 舉手一個耳光。那江湖漢子亦非等閒之人, 疾地把頭一仰, 可是, 饒他閃得快, 臉上仍結結實實挨了一下, 劈啪一聲脆響, 臉上立時隆起半邊。忍不住噯呀一聲慘叫。

두군평은 대로하여 손을 들어 따귀를 한 대 쳤다. 그 강호사내도 역시 보통사람이 아닌지라 재빨리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그가 번개같이 빨랐지만 얼굴에 제대로 한 대 얻어맞고 말았다. 짝, 하는 소리가 나더니 얼굴 한 쪽이 즉시 부어 올라 참지 못하고 악, 하며 비명을 질렀다.

杜君平大步沖向大廳, 這種行為, 與他平時的性情不大相同, 王宗漢以為他是因師伯被劫, 心裡著急, 是以並未在意。

두군평이 큰 걸음으로 대청을 향해 걸어갔다. 이 같은 행위는 두군평의 성격과 크게 달랐지만 왕종한은 그가 사백이 납치되었기 때문에 마음이 다급하겠거니 하고 여겨서 별로 주의하지 않았다.

公羊轂列邊荒四怪, 為江湖有數的魔頭, 索隱山莊乃是他的老巢, 哪能容人橫衝直撞, 但聽一聲暴喝, 花叢中倏然閃出八個大漢, 一色布包頭, 手執鋸齒刀, 將杜君平去路擋住。

공양곡은 변황사괴에 속하여 강호에 몇 안되는 마두였다. 색은산장은 원래 그의 소굴로서 누구도 함부로 날뛸 수 없었다. 한 소리 폭갈이 들리더니 꽃무더기 속에서 여덟 명의 대한이 번쩍, 하고 나타났다. 한 가지 색깔의 머릿수건을 하고 손에는 거치도를 들고서 두군평의 가는 길을 가로막았다.

杜君平冷冷道:“讓開!”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비켜라."

舉手一掌劈去, 他功力深厚, 隨手一掌便即威猛絕倫。八個大漢目睹對手雄渾掌力, 不敢正面去接, 隊形忽地往後一凹, 原是一字排開, 倏忽變成了倒轉的人字形, 八把金刀連舞, 竟把掌力卸去。杜君平舉手又拍出一掌, 一股強勁的暗勁, 直撞了過去。

손을 들어 일 장을 쳐나갔다. 그의 공력이 심후하여 일장도 위맹절륜하였다. 여덟 대한은 웅혼한 장력에 맞닥뜨리게 되자 감히 정면으로 받지 못하자 원래 일자로 늘어서 있던 대형이 갑자기 뒤가 오목하게 되어 팔 자 모양으로 바뀌었다. 여덟 개의 금도가 연신 춤추듯 장력에 맞서갔다. 두군평은 손을 들어 일장으로 한 줄기 강력한 암경을 격출하며 곧장 부딪혀갔다.

王宗漢與李俊才俱是行家, 看他攻出的掌力, 心中暗暗驚駭不已, 只覺具有這般深厚內力之人, 最少也得有三四十年的苦修功果, 一個年青人決難達到如此深堪的造詣。

왕종한과 이준재는 모두 전문가들이라 그의 장력을 보고 마음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심후한 공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최소한 삼사십년의 고된 수련을 해야 하는데 일개 젊은이가 이와 같은 깊은 조예에 이르기는 어렵다.

此時八個執刀漢子, 已被他雄渾的掌勁, 攻得走馬燈似地亂轉, 陣法大亂, 突聞杜君平一聲狂笑道:“我不傷汝等性命, 快著公羊轂出來。”

이때 여덟 개의 칼을 든 장한들은 그의 웅혼한 장경에 당하여 공격은 하지만 주마등이 돌아가듯 난전이 되어 진법이 크게 어지러웠다. 돌연 두군평이 광소하더니 말했다.

"나는 너희들의 목숨을 해치지 않겠다. 속히 공양곡을 나오라 하라."

左掌一引, 右掌“長蛟出洞”,  一股巨大的潛力直推了過去。立有二個大漢被震得身形懸空飛起, 連人帶刀, 落入花叢之內。

좌장을 끌어당기며 우장으로 "장교출동(長蛟出洞)"의 초식으로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을 밀어내었다. 서있던 두 명의 대한이 진동되어 신형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칼과 함께 꽃무더기 안으로 떨어졌다.

李俊才心頭一懍, 暗中一碰王宗漢道:“此人不是杜君平。”

이준재는 가슴을 떨며 몰래 왕종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두군평이 아니오."

王宗漢大吃一驚, 還未及說話, 大廳之內已響起了公羊轂的聲音, 沉喝道:“是哪位朋發來到索隱山莊撒野?”

왕종한이 깜짝 놀랐다. 미처 말을 하기도 전에 대청 안에서 공양곡의 침중한 외침이 들려왔다.

"어느 친구 분이 색은산장에 들어와 행패를 부리는가?"

抬頭一看, 忽見杜君平立在階下, 不禁一呆。

머리를 들어보니 두군평이 층계 아래 서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杜君平朗聲笑道:“尊駕的如意算盤打得不錯, 可惜你白費心機了。”

두군평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귀하는 뜻대로 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애석하게도 당신은 심기만 소모했소."

公羊轂畢竟是老謀深算之人, 明知裡面已經有了一個杜君平, 此刻又來一個, 他竟不當面說破, 冷冷道:“本座什麼如意算盤打錯了?”

공양곡은 어디까지나 노련하고 주도면밀한 사람이었다. 안쪽에 한 명의 두군평이 있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는데 지금 또 한 명이 온 것이다. 그는 의외로 면전에서 폭로하지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

"무엇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인가?"

杜君平仰天笑道:“尋幾個畫匠盜畫本人的劍法, 可有此事?”

두군평이 앙천대소하더니 말했다.

"몇 명의 화공을 구해 본인의 검법을 훔쳐 그리도록 한 일이 있지 않소?"

公羊轂強顏道:“胡說, 你是聽誰造的謠?”

공양곡이 뻔뻔한 얼굴로 말했다.

"허튼 소리. 너는 누가 지어낸 말을 들은 것이냐?"

杜君平突然斂去笑容, 拔劍出鞘道:“要想偷學杜門劍法也不難, 在下可以使出幾招讓你見識見識。”

두군평은 돌연 웃음을 거두고 검집에서 검을 뽑으며 말해다.

"두씨 검법을 훔쳐배우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제가 몇 초 견식시켜드릴 수 있소."

公羊轂曾經與他對過一次掌, 雖不能確定松林之前就是此人, 但心理上總歸有些憚忌, 當下冷冷道:“很好, 本座一生未曾用過兵刃, 就用這雙肉掌接你幾招。”

공양곡은 일찌기 그와 한번 장으로 대결한 적이 있으므로 그가 송림 앞의 그 사람인지 확정할 순 없지만 심적으로 조금 두려워했기에 즉각 냉랭하게 말했다.

"좋다. 본좌는 평생동안 병기를 사용한 적이 없으니 이 한 쌍의 육장(肉掌)으로 너의 몇 초를 받아보겠다."

上官廷齡剛才與杜君平交手時, 輸了半招, 心中甚覺氣惱, 此刻忽又出來另一個杜君平, 無論如何得挽回這個面子, 當下一掀衣將文昌筆撤出, 搶前二步道:“不勞莊主動手, 兄弟先接他幾招。”

상관연령이 조금 전 두군평과 겨우 반 초를 졌을 때 매우 화가 났었는데 지금 갑자기 또 다른 한 명의 두군평이 나타났으니 어찌되었든 체면을 만회하려고 즉각 옷을 걷어붙이더니 문창필을 꺼내들고 두 걸음 나서서 말했다.

"장주께서 직접 손을 쓰실 필요없습니다. 형제가 먼저 몇 초 받아보겠습니다."

公羊轂趁機將跨出的腳步收住, 點了點頭道:“有勞了。”

공양곡이 이 틈을 타서 뒤로 훌쩍 뛰어 물러나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수고해 주시오."

杜君平道:“你們可以二人齊上。”

두군평이 말했다.

"당신들 두 사람이 동시에 덤벼도 좋소."

抖手一式“騰蛟起鳳”, 直取上官廷齡, 出劍迅快, 帶起一陣虛虛嘯風之聲, 上官廷齡疾地揮筆一格。詎料, 杜君平這招乃是虛頭, 未容他的文昌筆封格, 長劍陡化“金鱗萬點”, 劍芒閃閃反朝公羊轂襲去。公羊轂暗吃一驚, 閃身急退。這一招對上官延齡來說, 可謂極大的侮辱, 那意思不啻說明他根本不堪承教。

등교기봉 일식을 떨쳐내어 상관연령을 곧장 취해갔다. 출검이 신속하고 휙휙, 하는 바람 소리를 동반했다. 상관연령이 재빠르게 판관필을 휘둘렀다. 어찌 알았으랴? ​두군평의 이 초식은 허초(虛招)였다. 문창필의 일격을 막으려 하지 않고  장검을 돌연 금린만점(金鱗萬點)으로 바꾸자 검망이 번쩍번쩍하며 공양곡을 향해 덮쳐갔다. 공양곡은 속으로 깜짝 놀라 번개처럼 물러났다. 이 일초는 상관연령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크나큰 치욕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의미는 그가 근본적으로 가르침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此人雄踞河東, 亦屬一方之雄, 如何忍得下這口氣, 怒吼一聲道:“姓杜的, 你少賣狂。”

이자는 하동에서 웅거하고 있으며 역시 한 지역의 웅주에 속하는데 어찌 이런 화를 참을 수 있겠는가? 노하여 소리쳤다.

"두가야. 건방떨지 말아라."

文昌筆挾著一溜烏光, 再度襲向他“期門”、“分水”二處大穴, 公羊轂也大喝一聲, 揮手一掌推來, 力道雄猛, 有如怒濤澎湃。杜君平兩下受敵, 不慌不忙將劍式展開, 一式“花前弄影”, 化解了公羊轂的掌勁。就勢長劍斜撩, 當的把上官延齡的文昌筆格開。

문창필이 오광(烏光​)을 뿌리며 재차 그의 기문, 분수 두 곳의 대혈을 향해 찔러왔다. 공양곡도 호통을 치며 손을 휘둘러 일장을 밀어내었는데 그 힘이 맹렬하고 사나운 파도와도 같았다.

두군평은 두 명의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으나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화전농영(花前弄影) 일식으로 공양곡의 장경을 해소했다. 그 기세를 빌어 장검을 걷어올리며 땅, 하고 상관연령의 문창필을 밀어냈다.

他上來就同時攻擊二人, 並非賣狂, 而是另有目的, 是以不容二人再行出手, 長劍立即將招式展開, 但見一片精芒閃耀, 瞬即將二人捲入劍光之內, 嘴裡卻大喝道:“王兄李兄請即速去終南閣, 把那些混帳的畫匠都給我拿下來。”

그가 동시에 두 사람을 공격해 간 것은 결코 거만해서가 아니라 따로 목적이 있었는데 바로 두 사람이 다시 출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장검이 초식을 전개하자 한 조각의 정망이 눈부시게 번쩍이며 순식간에 두 사람을 검광으로 가두어버리고 큰 소리로 말했다.

"왕형, 이형은 즉시 종남각으로 속히 가서 그 화공 놈들을 잡아와 주시오."

王宗漢聞聲躍起, 雙筆一掄, 疾向莊門攻去, 他與李俊才都是年青一輩中, 成就極高之人, 那些莊客如何阻擋得住。竟被他二人直衝入莊門之內。

왕종한이 그 말을 듣고 뛰쳐나가더니 쌍필을 휘두르며 질풍같이 장문을 향해 공격해갔다. 그와 이준재는 청년배 중에서 성취가 지극히 높은 사람들인데 그들 장객(莊客​)들이 막아낼 수 있으랴? 마침내 그들 두 사람은 장문 안으로 짖쳐들어갔다.

可是, 就這時時, 雷神鄧七、鐵劍書生、司徒景等人已然先後趕到, 硬生生地把二人擋住。杜君平無心與公羊轂爭鬥, 猛攻兩招, 將二人迫退, 連人帶劍似一道長虹, 疾射莊門。

그러나 바로 이때 뇌신 등칠, 철검서생 사도경 등이 앞뒤로 도착하여 두 사람을 단단히 막아섰다. 두군평은 공양곡과 싸울 마음이 없어 맹렬히 두 초를 공격하여 두 사람을 물러나게 한 뒤 검과 한 몸이 되어 긴 무지개처럼 장문(莊門)으로 쏘아져갔다. 

雷神鄧七大喝道:“滾回去。”

呼地劈出一股掌力。

뇌신 등칠이 크게 호통쳤다.

"돌아가랏!" 

휙, 하며 한 줄기 장력을 쪼개어냈다.

杜君平朗笑道:“未必見得。”

두군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걸."

左掌一揚, 一股巨大潛力直撞了過去。兩股力道一觸之下, 地面捲起一陣旋風, 雷神鄧七身不由主地退了三步。

좌장을 한번 휘두르니 한 줄기 거대한 잠력이 곧바로 부딪혀 갔다. 두 줄기 힘이 부딪히자 땅에서 회오리 바람이 말려 올라가며 뇌신 등칠의 몸이 자기도 모르게 삼 보를 밀려났다.

杜君平就勢腳落實地, 右手長劍矯若遊龍, 分向司徒景與鐵劍書諸攻去。

두군평은 땅에 내려서자 마자 우수의 장검으로 꿈틀거리는 용처럼 사도경과 철검서제를 향해 나누어 공격해갔다.

對在場每個人的武功, 都極為清楚, 杜君平輕描淡寫地一劍將鄧七震退, 餘人無不駭然震驚。眼看他劍若飛虹般襲到, 俱都紛紛閃避。

그곳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무공에 대해 모두 극히 잘 알고 있었기에 두군평이 대충 일검으로 등칠을 물러나게 하자 나머지 사람들은 깜짝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의 검이 마치 나는 무지개처럼 습격해오자 모두 분분히 피했다.

公羊轂大喝道:“此人乃是真的杜小子, 快截住他。”

공양곡이 소리쳤다.

"이놈이 진짜 두가 놈이오. 속히 그를 막으시오."

杜君平旨在接應真的杜君平, 唯恐夜長夢多, 沉聲道:“二位快隨我來。”

두군평은 진짜 두군평을 도와주는데 목적이 있기에 밤이 길면 꿈이 많아질까 두려워 침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 분은 속히 나를 따라 오시오."

掌上加勁, 復又連攻兩招, 容得王宗漢二人衝入後, 也一躍進入莊內。只見莊內靜悄悄的, 已不見杜君平的踪影。

장에 힘을 더해 또 다시 두 초를 연달아 공격하여 왕종한 등 두 사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한 뒤 그도 장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장 안은 매우 고요하고 이미 두군평의 행적은 보이지 않았다.

杜君平把劍法施開, 長廊之上, 湧起一片劍山, 把後追之人一齊堵住, 跟著大喝道:“二位出去終南閣上看看。”

두군평은 검법을 펼쳐내어 긴 행랑채 위에서 한 조각의 검산이 솟아나듯 뒤따라는 무리들을 일제히 틀어막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두 분은 종남각으로 가서 살펴보시오."

王宗漢與李俊才聞言雙雙身形躍起, 沿著窮源之路, 疾向閣樓奔去。到達樓閣, 前後搜尋了一遍, 除了幾個驚得面無人色的儒生外, 別無他人。

왕종한과 이준재는 그 말을 듣자 쌍쌍이 신형을 솟구쳐 올라 궁원지로를 따라 재빠르게 누각으로 달려갔다. 누각에 도달하여 살펴보았으나 놀라서 사색이 된 몇 명의 유생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李俊才雖是機智絕倫, 此際也弄糊塗了, 皺眉道:“由此看來, 他們三位老人家並未失陷, 可是先前那個杜君平又往哪裡去了呢?”

이준재는 기지가 절륜했으나 이때는 그도 뒤죽박죽이라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보아하니 그들 세 분 어르신은 함정에 빠진게 아니었소. 그런데 먼저 갔던 그 두군평은 또 어디로 갔단 말이오?"

話擾未了, 杜君平已然疾奔而入, 問道:“二位可曾搜著劍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두군평이 질풍같이 달려들어오며 물었다.

"두 분은 검보를 찾아냈소?"

王宗漢茫然搖頭道:“什麼劍譜?”

왕종한이 멍하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무슨 검보 말이오?"

杜君平目光四下一掃, 拾起地下的紙屑看了看道:“就是這個了。”

두군평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찢어진 종이를 주워들고 살펴보더니 말했다.

"바로 이것이오."

王宗漢仍不知他葫蘆裡賣的什麼藥, 看了看紙屑道:“到底怎麼回事?”

왕종한은 여전히 무슨 꿍꿍이 속인지 알지 못하여 찢어진 종이를 살펴보며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일이오?"

杜君平目視窗外, 只見遠遠一乘彩輿, 在山巒之間飄浮起伏, 飛也似地向本莊奔來, 臉上倏現驚容, 急道:“咱們快走, 等會就無法脫身了。”

두군평이 창 밖을 보니 멀리서 한 대의 오색 꽃가마가 보이는데 산과 산 사이를 떠다니듯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이 산장으로 달려오는 것 같아 얼굴에 갑자기 놀란 빛을 드러내며 급히 말했다.

"우리는 빨리 가야하오. 지체했다간 벗어날 방법이 없게 되오."

王宗漢與李俊才也看見了那乘彩輿, 同聲道:“走!”

왕종한과 이준재도 그 꽃가마를 보고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갑시다!"

可是, 公羊轂等人此刻早已趕到了閣下, 已容不得他們輕易脫身了。

그러나 공양곡 무리들이 이때 이미 누각 아래에 이르러 그들이 달아나지 못하게 하였다.

杜君平趨身至窗前, 一指窗外道:“你兩人能從此處出去嗎?”

두군평은 급히 창가로 가더니 창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

"두 분은 이 곳에서 뛰어내릴 수 있소?"

王宗漢對窗外略一打量, 計算由樓閣至地面, 高約五丈左右, 當下點頭道:“勉強可以下去。”

왕종한은 창 밖을 살펴보더니 지면에서 누각까지의 높이가 대략 오 장 가량된다고 짐작하고 즉각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간신히 내려갈 수 있겠소."

杜君平道:“既可下得, 兄弟帶路。”

두군평이 말했다.

"내려갈 수 있다니 형제가 먼저 가겠소."

雙臂一抖, 一式蒼龍入水, 直穿出窗外, 王李二人也隨著穿出, 他們雖不及杜君平的輕功神妙。但身法輕靈, 空中身形車輪似地連翻了幾個跟斗, 卸去沖力, 安穩落到地面。

두 팔을 흔들며 창룡입수(蒼龍入水​)의 일식으로 곧장 창 밖으로 뚫고 나갔다. 왕, 이 두 사람도 뒤따라 뚫고 나갔다. 그들은 두군평 만큼 경공이 신묘하지 못했다. 다만 신법이 가볍고 재빨라 공중에서 신형을 마치 수레바퀴가 땅을 구르 듯 몇 번 공중제비를 돌아 부딪히는 힘을 없애고 무사히 지면에 떨어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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