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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一回 真假難辨(진가난변) 본문
第十一回 真假難辨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렵다)
杜君平躍出終南閣後,對二人招了招手,放腿疾奔,一口氣奔出二十里,這才停了腳步,長吁一口氣道:“好,咱們也該分手了。”
두군평은 종남각을 뛰쳐나온 후 두 사람을 향해 손짓하여 부르더니 질풍같이 단숨에 이십 리를 달려서야 걸음을 멈추고 길게 한 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됐소. 우리는 헤어져야 하오."
李俊才突然道:“兄弟不是杜君平?”
이준재가 문득 말했다.
"형은 두군평이 아니오?"
杜君平道:“真假身份,不久便可分曉。令師與雲鶴道長早已去了武當,沿途所留暗記,乃是敵方布下的陷井……”
두군평이 말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오래지 않아 알 수 있을 것이오. 영사와 운학도장은 이미 무당으로 가셨소. 연도에 남겨진 암호는 원래 적측에서 파놓은 함정이오..."
李俊才忍不住問道:“兄台如何得知?”
이준재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형은 어떻게 아셨소?"
杜君平略一沉忖道:“實不相瞞,天地盟的一舉一動,無不在我等意料之中。放眼江湖,能使他們驚怕之人已不多見,只是令他們耽心的,還是杜門這套劍法,倘若落入武當派等名家之手,對他們的威脅就大了。”
두군평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숨김없이 말하자면 천지맹의 일거수일투족은 우리 예상에서 벗어난 것이 없소. 강호로 넓혀서 보면 그들이 두려워 할 사람은 이미 보이지 않지만 그들이 염려하는 것은 여전히 두씨 검법인데 만일 무당파와 같은 명가의 손에 떨어지면 그들에게는 크나큰 위협이 되는 것이오."
王宗漢是直性人,禁不住插言道:“兄弟說句杜兄不愛聽的話,還望不要介意。”
왕종한은 올곧은 성격이라 참지못해 끼어들며 말했다.
"형제는 두형께 싫은 소리 한마디 할테니 개의치 마시길 바라오."
杜君平道:“王兄但請直言,兄弟豈敢見外。”
두군평이 말했다.
"왕형께서 직언을 하고자 할 뿐인데 형제가 어찌 감히 남처럼 대하겠소?"
王宗漢道:“九九會期晃眼即到,以杜兄眼下功力,雖精通杜門劍法,若仗以挑戰天地盟的盟主,恐怕難保必勝。”看了杜君平一眼道:“就以那位絳衣麗人的武功來說,眼下能與匹敵之人只怕也是不多……”
왕종한이 말했다.
"중양절대회가 눈 앞에 다가오고 있소. 두형의 지금 공력으로 비록 두씨 검법에 정통했다고 하나 만약 천지맹의 맹주에게 도전하려 한다면 반드시 이기리라고 보증하기 어렵다고 생각되오."
두군평을 한번 쳐다보더니 말했다.
"그 강의려인의 무공만 해도 지금으로서는 필적할 만한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소..."
杜君平點頭道:“王兄所慮極是,事情未到成熟之前,兄弟不便多說,不過自今以後,名門子弟已是步步危機。咱們最好就此分手,免得連累二兄。”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왕형의 걱정하시는 것이 매우 옳소. 때가 무르익기 전이라 형제는 자세한 말을 할 수 없소. 그러나 지금부터 명문의 자제들에게 한 걸음 한 걸음 위기가 닥쳐오고 있소. 두 분 형께서 연루되지 않도록 우리는 지금 헤어지는 것이 가장 좋겠소."
王宗漢朗聲大笑道:“杜兄把兄弟看作什麼人了……”
왕종한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두형은 저를 어떤 사람으로 보시는 거요?"
杜君平急道:“請別誤會,二位縱然有相助之心,但於事情並無幫助,咱們就此分手吧。”
두군평이 급히 말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두 분께서 설령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이 일은 도울 수가 없소. 우리 여기서 헤어집시다."
王宗漢張口還待再說,卻被李俊才用眼色止住。杜君平似有急事,將手一拱,舉步疾奔而去。
왕종한이 입을 열어 다시 말을 하려고 할 때 이준재가 눈짓을 보내 막았다. 두군평은 급한 일이 있는 듯 공수하더니 걸음을 옮겨 급히 달려갔다.
李俊才朗聲一笑道:“此人並非杜君平,咱們所認識的杜君平早已走了。”
이준재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이 사람은 결코 두군평이 아니오. 우리가 아는 두군평은 벌써 떠났소."
王宗漢究竟是不擅心機之人,想了想道:“此人究竟是誰,真的杜君平到哪裡去了呢?為什麼要假扮杜君平呢?”
왕종한이 어쨌든 심기를 쓸 줄 모르는 사람은 아니기에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진짜 두군평은 어디로 갔단 말이오? 왜 두군평으로 가장한 것이오?"
李俊才道:“內中自有原因,只是小弟一時還沒有辦法參透內中玄機。”
이준재가 말했다.
"이유가 있을 테지요. 단지 소제는 아직은 한 순간에 그 안의 깊은 뜻을 꿰뚫어 볼 방법이 없소."
王宗漢長吁一口氣道:“既然咱們幫不上忙,那也就算了。”
왕종한이 길게 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이미 우리가 돕지 못하게 된 바에야 그만 둡시다."
他乃性情豪邁之人,素不喜多用心機,既無法得知他們為何要弄出兩個杜君平,也就懶得去費腦筋了。
그는 원래 성격이 호탕한 사람이라 심기를 많이 쓰기 싫어했다. 그들이 무엇때문에 두 명의 두군평을 내세웠는지 알아낼 방법이 없자 더 이상 머리를 쓰기가 싫어졌다.
李俊才卻不然,他與王宗漢一向是一搭一擋,王宗漢魯直豪邁,他則聰穎機智心細如發,沉思良久,突然道:“是了,此般以假亂真之法,目的在混淆敵方的視聽。”
이준재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왕종한과 줄곧 같이 있었으나 왕종한은 우직하고 호탕하지만 그는 총명하고 기지가 넘쳤으며 세심하여 빈틈이 없었다.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있다가 갑자기 말했다.
"그렇구나. 이 처럼 가짜를 진짜인 것처럼 속이는 목적은 적측의 시야를 혼란스럽게 하려는 것이구나."
王宗漢搖頭笑道:“我不明白這些,你對我說等於白說,還是不說也罷。”
왕종한이 고개를 흔들며 웃더니 말했다.
"나는 잘 모르겠소. 당신이 나에게 자세히 말해주든지 아니면 말해주지 않아도 그만이오."
李俊才正容道:“凡事只要依情理分析,那也並非什麼難解之事。”抬頭看了看日影又道:“天地盟的盟友,包羅了中原各大門派,陣容整齊,宗旨堂正,可是曾幾何時,主盟之人,居然敢於改弦易轍,那是證明他已有足夠的力量,掌握了天地盟……”
이준재가 표정을 바로 하고 말했다.
"어떤 일이든 이치에 따라 분석을 하기만 하면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고개를 들어 해그림자를 살피더니 다시 말했다.
"천지맹의 맹우는 중원의 각 대문파가 망라되어 있어 진용이 위엄이 있고 종지(宗旨)가 정당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맹주라는 사람이 뜻밖에도 진로를 바꾸었소. 그것은 그가 이미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고 천지맹을 장악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王宗漢皺眉道:“你這一說我是更糊塗了。”
왕종한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당신의 그 말은 나를 다시금 헷갈리게 하는구료."
李俊才道:“你不用忙,聽我說下去,當年盟主人選大家都著意於乾坤雙絕,結果雙絕之一鐵髯蒼龍肖錚任了盟主,大家都深慶盟主得人,不幸的是雙絕中的另一位神劍杜飛卿卻突然失踪。”輕籲一口氣繼續道:“一位名重一時之人,突然在江湖失踪,當然並不是怪。因為人有旦夕禍福,或是意外的病故,或是自行覓地遠隱。這是常有的事,問題就出在天地盟突然傳出鬼頭令判,懲處杜大俠的後人……”
이준재가 말했다.
"서두르지 말고 내 말을 들어보시오. 당시 맹주 후보로 사람들이 모두 건곤쌍절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쌍절 중의 철염창룡 소정이 맹주에 취임하였소. 모두가 맹주가 된 이를 축하했지만 불행히도 쌍절의 다른 한 명 신검 두비경이 돌연 실종되었소."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계속 말을 이었다.
"한때 명성이 높던 사람이 돌연 강호에서 사라지는 것은 결코 괴이한 일은 아니오. 재난은 언제나 찾아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오. 의외의 병으로 죽거나 스스로 먼 곳을 찾아가 은거하거나 할 수도 있소. 이런 것은 보통 있는 일이오. 문제는 천지맹이 돌연 귀두령판을 내보내어 두대협의 후인을 처벌하려는 데에 있소..."
王宗漢有些不耐煩道:“這事我都知道了,何必繞彎子多說廢話。”
왕종한이 조금 귀찮다는 투로 말했다.
"그 일은 저도 모두 알고 있소. 구태여 쓸데없이 많은 말로 돌려서 이야기할 필요없소."
李俊才接道:“這並非是廢話,想那乾坤雙絕,不僅在江湖齊名,二人情誼也十分深厚,杜大俠的後人縱有過失,他可以父執身份,予以懲處。犯不上小題大做,傳出鬼頭令判,小弟由這件事,已然隱隱覺出,肖大俠可能也遭了杜大俠的同一命運,現在的盟主乃是假的……”
이준재가 이어서 말했다.
"이건 결코 쓸데없는 말이 아니오. 생각해보시오. 건곤쌍절은 강호에서 똑같이 유명할 뿐 아니라 두 사람의 정의도 매우 두터웠소. 두대협의 후인이 설령 과실이 있다 하더라도 그는 아버지뻘 되는 신분으로 벌을 줄 수는 있소. 사소한 일을 떠들썩하게 벌여 귀두령판을 내려보내지는 말았어야 하는 것이오. 소제는 그 사건에서 소대협도 두대협과 같은 운명에 맞닥뜨렸을 수도 있고 현재의 맹주는 원래 가짜라고 느꼈소..."
他似無限感慨地接道:“你該記得咱們奉命混入九洲鏢行之事,那時咱們的目的是暗察天地盟的動靜,不想杜君平也同時進入,並用的是真名,當時小弟就覺得十分奇異,想那杜君平乃是鬼頭令下追緝之人,如何竟用真名在江湖行走,之後我才隱隱覺出,他身後似乎有一股絕大的勢力支撐,不然他早已死於天地盟之手了。”
그는 감개무량한 듯 말을 이었다.
"우리들이 구주표항에서 명을 받던 일을 생각해보시오. 그때 우리들의 목적은 몰래 천지맹의 동정을 살피는 것이었소. 뜻밖에 두군평이 본명을 써가며 동시에 들어왔었소. 당시 소제는 매우 기이하게 느꼈소. 두군평은 귀두령 아래 붙잡힐 몸이었는데 어찌하여 본명으로 강호를 행도한단 말이오? 나중에서야 그의 배후에는 절대적인 세력이 떠받치고 있는 듯 함을 어렴풋이 눈치챌 수 있었소. 그렇지 않다면 벌써 천지맹의 손에 죽었을 것이오."
王宗漢道:“那該是華山派了。”
왕종한이 말했다.
"그건 화산파겠지."
李俊才搖頭道:“華山派雖是一個大派,卻不足構成對天地盟的威脅,最多壯壯聲威而已,發生不了作用。真正能援助他的,乃是以飄香谷為根據地的那批人,就以這位假的杜君平來說,他的內功修為,只怕比家師還要高出一籌。”
이준재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화산파는 비록 큰 문파이지만 천지맹에 위협이 되기엔 부족하오. 기껏해야 명성과 위세만 클 뿐이지 어떤 작용을 발생시키지는 못하오. 정말로 그를 도울 수 있는 건 표향곡을 근거지로 삼고 있는 그들이오. 그 가짜 두군평으로 말하자면 그의 내공수위는 가사보다도 더 위일 것 같았소."
王宗漢點頭道:“這點我也覺出來了。”
왕종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점은 나도 알아차렸소."
李俊才又道:“此人雖武功高出杜君平甚多,那並不是說武功差的就是假的,他們必須這樣做才能讓天地盟發生錯覺,用全力來對付此人,而讓真的杜君平有足夠的時間準備。”
이준재가 또 말했다.
"그 사람이 비록 무공은 두군평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해서 무공의 차이만 가짜라는 말이 결코 아니오. 그들은 반드시 이렇게 해야만 천지맹이 착각을 일으켜 전력으로 그 사람을 대처하게 할 수 있소. 그리고 진짜 두군평이 준비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벌어주게 되는 것이오." (앞부분이 당최,,,)
王宗漢不以為意地道:“你這一說我又糊塗了,不用假的不是一樣可以準備嗎?”
왕종한이 마음에 두지 않고 말했다.
"당신의 그 말은 나를 또 혼란스럽게 하는구료. 가짜를 쓰지 않으면 그 준비를 할 수 없는 것이오?"
李俊才道:“情形完全不一樣,想那天地盟既具有足以控制各派之力,難道就沒有毀滅杜君平之能?他們所以遲遲不下手,還不是為了探查他的幕後人。”
이준재가 말했다.
"상황이 완전히 다르오. 천지맹이 이미 각 파를 장악할 힘을 충분히 갖추었음을 생각하면 설마 두군평 하나쯤 없애버리지 못하겠소? 그들이 손을 쓰기를 늦추는 것은 그의 막후인물을 찾아내기 위함이 아니겠소?"
王宗漢道:“這與兩個杜君平有何關係?”
왕종한이 말했다.
"그 두 명의 두군평은 어떤 관계가 있겠소?"
李俊才道:“當然有關,就因為知他幕後之人不簡單,是以我想到此一杜君平出現,那杜君平必然失踪,而且將在九九會期出現奇蹟。”
이준재가 말했다.
"당연히 관계가 있소. 그 막후인물이 간단치 않은 사람임을 알기 때문에 그래서 이쪽 두군평이 출현하면 그쪽 두군평은 필히 모습을 감추리라고 나는 생각하오. 게다가 중양절대회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오." (조금 앞뒤 연결이 어색..)
王宗漢朗聲道:“但願如你所說,只是咱們現在該怎麼辦呢?”
왕종한이 큰 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말한 대로 되기를 바랄 뿐이오. 우리는 현재 어떻게 해야 하오?"
李俊才道:“令師原是讓咱們跟著杜君平,現在他既然另有去處,當然是用不著咱們了,該回去複命啦。”
이준재가 말했다.
"영사께서 원래 우리에게 두군평과 동행하라 하셨는데 그가 이미 다른 곳으로 가버렸으니 당연히 우리는 돌아가서 복명할 수 밖에요."
王宗漢深籲一口氣道:“目的只好如此了,只是我實在有些不放心。”
왕종한이 휴, 하고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그렇게 해야겠지만 나는 좀 안심이 안되는구료."
李俊才道:“可是咱們並幫不了人家的忙,我看還是以後有機會再說吧。”
이준재가 말했다.
"그러나 우리들이 결코 그들을 도울 수 없소. 다음에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리라 봅니다."
王宗漢乃是極重義氣之人,想了想,一時之間倒也沒有更好的辦法,輕嘆一聲,放步疾行而去。李俊才與他乃是老搭擋,見他已然決心回去複命,也急步從後追上。
왕종한은 의리가 깊은 사람이라 잠시 생각해보더니 한 순간에 좋은 방법이 없자 가볍게 탄식하며 걸음을 옮겨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준재는 그와 오랫동안 단짝이었는지라 그가 돌아가 복명하겠다는 결심을 한 것을 보고 급히 그 뒤를 따라갔다.
再說杜君平隨著阮玲奔了一程,阮玲突然停下腳步,說道:“從此刻起,咱們已然步步危機,還是把裝束改換一下吧。”
다시 두군평이 완령을 따라가는 것을 이야기로 돌아가자.
완령이 돌연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지금부터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위기 속으로 들어섰으니 옷차림을 바꾸는 것이 낫겠어요."
杜君平朗聲笑道:“小弟深入天地盟的行壇,尚且未改變裝束,此刻還有什麼可怕的?”
두군평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소제는 천지맹의 행단에 잠입했을 때에도 여전히 옷차림을 바꾸지 않았는데 지금와서 무엇이 두렵겠소?"
阮玲搖頭道:“此一時彼一時,咱們絕不能託大,免得誤了大事。”
완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에요. 대사를 그르치지 않으려면 우리는 절대 눈에 띄어서는 안돼요."
杜君平道:“你一定要改換,小弟自不能反對,只是我不明白你為何如此膽小。”
두군평이 말했다.
"정 모습을 바꾸어야 한다면 소제도 굳이 반대는 하지 않겠소. 다만 당신이 왜 이렇게 담이 작아졌는지 모르겠소."
阮玲輕嘆一聲道:“愚妹自幼便隨家師在江湖走動,什麼凶險沒有經過,豈是膽小之人,只是此刻情勢不同,你該知道,我那位師叔已然公開露面,足以證明她已是無所顧慮了。”
완령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우매(愚妹)는 어려서부터 가사를 따라 강호를 돌아다녀서 무슨 흉험한 일도 경험해보지 않은 것이 없는데 어찌 담이 작은 사람이겠어요. 다만 지금의 정세는 같지 않다는 것을 당신은 아셔야해요. 저의 그 사숙께서 이미 얼굴을 드러내셨으니 그녀는 이미 거리끼는 것이 없음을 충분히 증명하는 것입니다."
杜君平朗笑道:“原來如此,她的武功果是高強得很,但不一定就能要了我的命。”
두군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그녀의 무공은 과연 고강하기 그지없소. 하지만 나의 목숨을 취할 수 있는 건 아니오."
阮玲道:“你大概還不知我師叔的為人,她可說是貌若春花,心如蛇蠍,一旦對你下了殺機,什麼手段都能使用出來,那可是防不勝防。”
완령이 말했다.
"당신은 아마 아직 제 사숙의 사람됨을 몰라요. 그녀는 용모는 춘화(春花)와 같다고 할 수 있지만 마음은 사갈(蛇蠍)과 같아요. 일단 당신에게 살기를 품었다면 무슨 수단이라도 모두 사용할 테니 막을래도 막을 수가 없어요."
杜君平道:“你不用著急,一切依你便是。”
두군평이 말했다.
"초조해 하지 마시오. 모든 것을 당신이 하자는 대로 하겠소."
阮玲又道:“我師叔一向心高氣傲,不肯服人。如今竟依附於天地盟,足以證明主持天地盟之人,比她還要高上一籌,九九會期就在眼前了,一著棋錯滿盤皆輸,咱們無論如何得小心點。”
완령이 또 말했다.
"제 사숙은 줄곧 자만심이 강하여 남에게 복종하려 하지 않아요. 지금 천지맹에 속하여 천지맹의 사람들을 주지하는 것으로도 증명되지요. 그녀에 비해 한 수 더 높다고 하더라도 중양절대회가 눈 앞이예요. 하나의 바둑돌을 잘못 놓아 전체 판을 질 수 있으니 우리는 어찌됐든 조심해야 해요."
杜君平突然傾耳細聽道:“咦!真是怪事,明明聽見有人在此,怎麼不見了?”
두군평이 돌연 귀를 기울이더니 말했다.
"어! 정말 괴상한 일이군. 분명히 사람 소리를 들었는데 어찌 보이지 않는 것일까?"
杜君平張口便待喊叫,卻被阮玲止住,半晌,突見王珍竟從一株大樹後,緩緩行出,不由詫道:“珍妹,你來這里幹什麼?”
두군평이 입을 열고 외치려 하는데 완령에게 저지당했다. 한참 후 왕진이 한 그루의 거목 뒤에서 천천히 걸어나오기에 놀라서 말했다.
"진매, 여기서 무얼 하시오?"
王珍看了杜君平一眼,欲言又止。杜君平乃是聰明之人,見此情況,不禁笑道:“我先走一步,你們有什麼話慢慢談吧。”
왕진이 두군평을 한번 보더니 말을 하려다 말았다. 두군평은 총명한 사람이라 그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앞서 갈테니 당신들은 무슨 할 말이 있거든 천천히 이야기 나누시오."
阮玲與王珍小聲談了一陣,隨即快步由後追上。杜君平也不開言詢問,而阮玲卻似心事重重,半晌沒有開口談話,三人悶聲不響走了一程。
완령과 왕진이 작은 소리로 한바탕 이야기를 나누더니 빠른 걸음으로 그의 뒤를 따라갔다. 두군평은 입을 열지도 물어보지도 않았다. 완령도 마음이 무거운 듯 한참이나 입을 열어 말을 하지 않았기에 세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길을 걸어갔다.
王珍忍不住開言道:“玲姐,我想這事該讓杜兄知道,限期很緊呢,萬一他們……”
왕진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완언니, 저는 이 일은 기한이 촉박하니 두형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일 그들이..."
阮玲狠狠瞪她一眼,罵道:“你這丫頭喜歡多嘴,到了飄香谷再告訴他不行嗎?”
완령이 사납게 눈을 부라리며 질책했다.
"요 계집애가 쓸데없이 지껄이는구나. 표향곡에 도착해서 다시 얘기하면 안되겠니?"
王珍低頭噘著小嘴,不敢再做聲。
왕진이 고개를 숙이고 입을 삐죽거리며 감히 다시 말을 꺼내지 못했다.
杜君平心中大起反感,冷笑道:“你們不用事事瞞著我,縱然你是為我好,在下也不領這個情,在下就此告別。”
두군평이 마음속에 크게 반감이 생겨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들은 나에게 숨길 필요없소. 설령 당신이 나를 위해 그런다고 하더라도 저는 그런 정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는 여기서 작별을 고하겠소."
阮玲愕然道:“你這是什麼意思?”
완령이 놀라서 말했다.
"당신 무슨 뜻이죠?"
杜君平道:“先父的死因我自己會追查,不敢勞動旁人,再說我也不願做傀儡任人擺弄。”
두군평이 말했다.
"선부의 사인은 제 스스로 찾아서 밝혀낼 것이니 감히 다른 이의 노고를 끼치지 않겠소. 다시 말해 나는 남이 조종하는 꼭두각시가 되지 않겠소."
阮玲輕嘆一聲道:“杜兄弟,你誤會了,此事一切都是他老人家暗中主持,愚姐不過是奉命行事而已,何曾瞞著你什麼。至於剛才之事,那是……唉……”
완령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두형제, 오해예요. 이 일은 모두 그 어르신께서 암중으로 주지하시는 거예요. 누이는 명을 받아 행사할 따름인데 어떻게 당신께 숨기는 것이 있겠어요? 조금 전의 일은 바로.... 아...."
杜君平道:“剛才珍妹妹明明有什麼急事,你們硬是不肯讓我知道,既把我當作外人,到不如早早分手的好,也免得讓你們擔心。”
두군평이 말했다.
"지금 막 진매는 분명히 무슨 급한 일이 있었는데 당신들은 내가 알지 못하도록 하니 이미 나를 외인 취급하는 것이오. 당신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일찍 갈라서는 것이 좋겠소."
阮玲無可奈何地道:“告訴你原不打緊,只你性急誤事,耽誤你去飄香谷的時間。”
완령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원래 당신에게 알려줘도 상관없어요. 단지 당신이 성급해져 일을 그르쳐서 표향곡으로 가는 시간이 지체될까 그런 거예요."
杜君平聽她口吻,知是十分緊要之事,想了想道:“倘若有關小弟之事,就請說出來大家商量,如若等到去飄香谷再說,那我就連飄香谷也不想去了,咱們乾脆就此分手。”
두군평이 그녀의 말을 듣고는 매우 긴요한 일임을 알고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소제와 관계된 일이라면 털어놓고 상의해 봅시다. 만약 표향곡에 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하려 한다면 나는 표향곡에 가고 싶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 여기서 딱 부러지게 갈라섭시다."
他說得斬釘截鐵,倒讓阮玲為難了,沉吟半晌,方輕嘆一聲道:“珍妹,你說給他聽吧。”
그가 단호하게 말하자 완령은 난처했다. 한참을 망설이더니 마침내 가볍게 탄식하며 말했다.
"진매, 네가 말해주어라."
王珍瞥了阮玲一眼方道:“小妹從靜緣師姐那裡來,據說九洲鏢行最近對她傳言,快斧手公孫喬已然落入他們之手,如欲保全他一命,就得杜兄親去九洲鏢行一趟。”
왕진이 완령을 힐끗 한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소매는 정연사저께 들었는데 구주표항에서 그녀에게 전한 말에 의하면 쾌부수 공손교가 이미 그들의 손에 떨어졌다고 해요. 그의 목숨을 살리려면 두형이 친히 구주표항에 한번 가야만 한대요."
杜君平大吃一驚,激動地道:“這事果真?”
두군평이 깜짝 놀라 격동하여 말했다.
"그게 사실이오?"
王珍道:“這事靜緣師姐說的,當然不會有假,據說限期是一月,如過了期限,就拿公孫喬開刀。”
왕진이 말했다.
"그것은 정연사저의 말씀이니 당연히 거짓일 리가 없지요. 기한은 한 달이라고 하며 기한을 넘길 시에는 공손교를 참수하겠대요."
杜君平全身一震,哼了一聲道:“這等重大之事竟想瞞著我,你們好狠毒啊!”
두군평은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흥, 하더니 말했다.
"이런 중대한 일을 나한테 감추려 했었소? 당신들은 정말 악독하오!"
阮玲急道:“杜兄弟,你聽我說,你罵我,誤會我都不打緊,可是這次飄香谷之行極關重要,你不能誤了大事。”
완령이 급히 말했다.
"두형제, 내 말을 듣고 나를 욕하고 오해해도 늦지 않아요. 그러나 이번 표향곡에 가는 것은 극히 중요하니 대사를 그르치지 말아야해요."
杜君平搖頭道:“任是天大的事我也得先去九洲鏢行,想那公孫大叔自幼將我撫養長大,亦可說他是我世上唯一的一個親人,我能眼看他慘死而不管?”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늘 만큼 큰일이라 할지라도 나는 구주표항에 먼저 가야하오. 생각해보시오. 공손대숙은 어려서부터 나를 키워주신 분이오. 또 그분은 이 세상에서 나의 유일한 가족이라 할 수 있는 분이오. 그분이 비참하게 죽는 것을 상관하지 않고 지켜만 볼 수 있겠소?"
阮玲道:“我並非是叫你不要管,而是飄香谷有人等著你,你能不能報雪父仇就在此一舉,公孫大叔的事緩一下再說吧。”
완령이 말했다.
"저는 결코 당신이 상관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니라 표향곡에서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예요. 당신이 여기서 일거에 부친의 원수를 갚을 수 있겠어요? 공손대숙의 일은 천천히 다시 이야기하도록 해요."
杜君平激動地道:“不行,報雪父仇之事,錯過了這次,以後還可設法,如若誤了公孫大叔的性命,豈不讓我抱憾終身?大丈夫立身處世,信義為先,先人之仇固應報雪,但決不能因此誤了一位有恩於我的長輩性命。”
두군평이 격동하여 말했다.
"안되오. 부친의 원수를 갚는 일은 이것과는 다른 것이오. 이후에도 방법을 강구할 수 있소. 만약 공손대숙의 목숨이 잘못되면 어찌 평생 유감이 되지 않겠소? 대장부가 세상에 나서면 신의가 먼저요. 돌아가신 부친의 원수도 마땅히 갚아야 하지만 이로 인하여 나에게 은혜를 베푸신 선배의 목숨이 잘못되어선 절대 안되오."
他此刻已然心急如火,說完放步便行。阮玲由後趕上道:“杜兄弟,你一定要去,愚姐無法阻止你,不過事完務必趕來飄香谷,萬勿自誤。”輕喟一聲又道:“愚姐本應陪你前去,可是還得趕緊回谷通知他老人家,是以只好讓你一人前去了。”
그는 이때 마음이 급하기가 타는 불 같아서 말을 마치자 걸음을 옮겨 걸어가기 시작했다. 완령이 뒤에서 따라잡고는 말했다.
"두형제, 당신이 꼭 가겠다면 누이는 막을 방법이 없어요. 그렇지만 일이 끝나면 반드시 표향곡으로 오셔야 해요. 만사를 그르치지 마세요."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누이는 마땅히 당신을 모시고 가야하지만 속히 곡으로 돌아가서 그 어르신께 알려드려야해요. 그래서 부득이 당신 혼자 가셔야겠어요."
杜君平道:“這倒不敢勞動阮姐姐了。”
두군평이 말했다.
"그건 감히 완누님께 폐를 끼치지 못하지요."
阮玲又道:“那魔頭用公孫大叔來脅迫你,自然是有他的用心,但我猜這番決不是要劍譜,只怕與那魔女有關……”幽幽一嘆,隨即住口不言。
완령이 또 말했다.
"그 마두는 공손대숙을 이용하여 당신을 협박해 올 것입니다. 당연히 그의 속셈은 추측컨대 검보를 요구하는 것 뿐 아니라 그 마녀와도 관계가 있는 듯 합니다..."
깊이 탄식을 하더니 곧 입을 닫았다.
杜君平自幼孤零,公孫大叔不啻是他的養父,他乃極重情感之人,聞知公孫大叔落入九洲鏢行,生命危貽,早已憂心如焚,阮玲雖是幽急之情,他竟毫未覺察,只是胡亂點頭道:“小弟體會得,我輕意不會落入他的圈套。”
두군평은 어려서부터 홀로 되어 공손대숙은 그의 양부(養父)와 같았다. 그는 원래 정감이 많은 사람으로 공손대숙이 구주표항의 손에 떨어져 생명이 위태롭다는 것을 알자마자 벌써부터 걱정으로 애가 탔다. 완령이 ???? 그는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저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유급지정??)
"소제는 겪어보았으니 쉽사리 그의 올가미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오."
阮玲輕嘆一道:“你能知道就好,須知你此刻一身所帶,不僅是杜門恩怨,也關係著武林千百人的性命……”
완령이 가볍게 탄식하며 말했다.
"잘 아시겠지만 지금 당신의 일신상에는 두씨 가문의 은원뿐만 아니라 무림의 수 많은 사람들의 목숨과도 관련되어 있음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杜君平見她滿臉幽怨之情,心中忽覺不忍,輕拍著她的香肩道:“玲姐之言,小弟自當銘記在心,煩請轉告他老人家,小弟事完立即趕回飄香谷。”
두군평은 그녀의 얼굴 가득 원망이 서려있음을 보자 마음 속으로 깨달은 것이 있어 참지 못하고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잡고 말했다.
"완소저의 말은 소제는 마음 속에 명심하겠소. 번거롭더라도 돌아가서 그 어르신께 소제가 일을 마치면 즉시 표향곡으로 달려가겠노라고 전해주시오."
唯恐她再嘮叨,身形一掠,往前疾奔。他因心急如焚,是以奔行極速,一路之上倒未曾發生事情,這天已然來到京城,九洲鏢行乃是他舊遊之地,連飯都趕不及吃,徑朝鏢行奔去。
그녀가 또 다시 잔소리 할까 두려워 신형을 날려 앞으로 달려갔다. 그는 마음이 초조하였기때문에 달리는 속도가 극히 빨랐다. 가는 길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이날 이미 경성에 도착하였다. 구주표항은 원래 그가 예전에 놀던 곳이라 밥도 먹지 않고 그 길로 아침에 표항으로 달려갔다.
幾洲鏢行乃是和從前一般,毫未改變,門上鏢夥多有認識他的,立刻迎上來,杜君平拱了拱手道:“煩請通報東主,在下有事求見。”
구주표항은 예전과 같아 조금도 바뀐 것이 없었다. 문에 있던 표과들 대부분 그를 알아보고 즉시 마중 나왔다. 두군평은 공손히 공수하여 말했다.
"번거롭지만 동주께 제가 만나뵐 일이 있다고 통보해주시오."
鏢夥不敢怠慢,急往內通報,不多一會工夫,秦總管由里面迎了出來,哈哈笑道:“杜兄果是信人,竟於限期內趕到,快請裡面坐。”
표과는 감히 태만하지 못하여 급히 안으로 가서 통보했다. 얼마 있지 않아 진총관이 안쪽에서 맞이하여 나와서 하하, 웃으며 말했다.
"기한 안에 달려왔으니 두형은 과연 신의가 있는 사람이오. 어서 안으로 들어가 앉읍시다."
杜君平冷冷道:“我那公孫大叔可在鏢行?”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나의 공손대숙께서는 표항에 계시오?"
秦總管臂一讓道:“杜兄請放心,只要你一來到,馬上還你一個快斧手公孫喬。”
진총관은 팔로 권하며 말했다.
"두형은 안심하시오. 자네가 왔으니 곧 자네의 쾌부수 공손교를 돌려줄 것이네."
杜君平心中一塊石頭落了地,舉步進入客廳,秦總管滿面都是笑容,一面吩咐擺酒,一面招呼他坐下道:“東主今天有事出去了,他已留下話,晚間必可迴轉。”
두군평은 가슴 속에 큰 근심이 사라져서 걸음을 떼어 객청으로 들어갔다. 진총관이 만면에 웃는 낯을 하고 술상을 보라고 분부하는 한편 그를 불러서 앉히고 말했다.
"동주는 오늘 일이 있어 나가셨소. 그는 저녁때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하셨소."
杜君平道:“他為何三番兩次用此種手段對付在下,我倒要問問他呢。”
두군평이 말했다.
"그는 왜 저에게 여러번 이 같은 수단을 쓰는지 꼭 한번 물어보아야겠소."
秦總管哈哈笑道:“杜兄請別誤會,敝東主乃是面冷心熱之人,他對杜兄十分心許,這番請你來到,也是一番好意,等會你就知道了。”
진총관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두형은 오해하지 마시오. 폐 동주는 원래 얼굴을 차갑지만 마음은 뜨거운 사람이오. 그는 두형에 대해 마음으로 허락했소. 이번에 자네를 오도록 한 것도 좋은 의도라오. 기다려보면 알 것이오."
杜君平道:“好意壞意在下都不管,可容我先行見見公孫大叔嗎?”
두군평이 말했다.
"좋은 의도이건 나쁜 의도이건 저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제가 먼저 공손대숙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해주시겠습니까?"
秦總管沉忖有頃道:“此事原該等東主回來才敢答應,但為了讓杜兄安心,老朽大膽作主,先讓你見見。”
진총관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 일은 원래 동주께서 돌아오실때까지 기다렸다가 대답할 수 있지만 두형을 안심시키기 위해 만나보도록 노부가 책임지고 대담하게 결정하겠네."
立起身來道:“請隨我來。”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나를 따라 오시게."
領著杜君平一徑走到鏢行後進的一個小院落內,指著一扇鐵門道:“他就在這屋子裡。”
두군평을 데리고 표항의 뒤쪽에 있는 한 개의 작은 뜰 안에 도착했다. 한 짝의 철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는 이 방안에 있다오."
用手朝壁上一按,露出一個三寸見方的小孔來。
손으로 벽 위를 한 곳을 누르자 삼 촌쯤 되어 보이는 작은 구멍이 나타났다.
杜君平急步行至小孔前,高叫道:“公孫大叔……公孫大叔……平兒來看你了。”
두군평은 작은 구멍 앞으로 급히 다가가 고함쳤다.
"공손대숙... 공손대숙... 평아가 뵈러 왔습니다."
只聽裡面嘩啦一陣響聲,傳來公孫喬的嗓音道:“是平兒嗎,你簡直糊塗透頂,來這里幹什麼?”
안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공손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아냐? 어리석기 그지없구나. 여긴 무엇하러 왔느냐?"
杜君平急問道:“公孫大叔,你受傷沒有?”
두군평이 급히 물었다.
"공손대숙, 다치지 않으셨습니까?"
公孫喬道:“受傷倒沒有,只是你不該來。”
공손교가 말했다.
"다친 곳은 없다. 너는 여기 오지 말았어야 했다."
杜君平見了被囚禁的公孫喬,心裡一陣難過,嘆道:“平兒聽到大叔被擒的消息,我如何能不來?大叔仍請放心,無論如何平兒得設法把您救出去。”
두군평은 공손교가 갇혀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괴로워서 탄식하며 말했다.
"대숙께서 붙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평아가 어찌 오지 않을 수 있습니까? 안심하십시오. 어찌됐든 평아가 당신을 구해낼 방법을 강구하겠습니다."
公孫喬驀地—聲大吼道:“平兒,你若是為了大叔這條不值錢的命,答應了他們什麼條件,大叔立刻一頭碰死在這屋子裡,聽見沒有?”
공손교가 갑자기 한소리 호통을 쳤다.
"평아, 네가 만약 값어치도 없는 대숙의 목숨을 위해 그들의 조건에 응한다면 대숙은 즉시 이 방 안에서 머리를 부딪혀 죽고 말겠다. 알아들었느냐?"
杜君平心頭一懍,他知這位大叔乃是一位烈性漢子,說得出做得出。隨道:“喬大叔你請放心,平兒心中自有分寸,決不會上他們的當。”
두군평은 대숙의 원래 성격이 말한 것은 반드시 하고야 마는 강직한 사나이임을 알기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교대숙께서는 안심하십시오. 평아는 사리분별을 잘 하여 결코 그들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跟著一回頭道:“秦總管,你能不能先行把喬大叔放了?”
이어 고개를 돌려서 말했다.
"진총관, 당신은 먼저 교대숙을 풀어줄 수 없습니까?"
秦總管搖頭道:“這間屋子乃是用鋼鐵鑄成,如無鑰匙任誰也無法打開,兄弟縱然答應了你,仍得東主回來才能將他放出。”
진총관은 고개를 저었다.
"이 방은 원래 강철로 만들어져서 열쇠가 없으면 누구도 열 방법이 없소. 형제가 설사 승낙한다고 하더라도 동주께서 돌아오셔야만 그를 꺼내줄 수 있소."
杜君平暗運玄功,揮手推出一掌,一股潛力直向鐵門撞去,但聽嗡的一聲震響,鐵門紋絲不動,自己倒被那股反彈之力震得身子連搖了兩搖。
두군평이 몰래 현공을 운기한 후 손을 휘둘러 일 장을 밀어냈다. 한 줄기 잠력이 철문에 부딪혔다. 귀청이 떨어질 듯한 윙윙, 하는 소리만 날 뿐 철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탄력으로 자기 몸이 두어 번 휘청거렸다.
秦總管哈哈笑道:“杜兄不必著急,喬大俠雖是暫時屈駕鐵屋之內,一切供應無缺,還是等東主回來吧。”
진총관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두형은 서두를 필요없소. 교대협은 비록 잠시 철옥 안에 계시지만 모든 것을 빠짐없이 제공해드리고 있소. 동주께서 돌아오시길 기다립시다."
杜君平無奈,只得強忍一口氣,迴轉客廳,此時廳內已然擺上酒席,秦總管笑容可掬,揖客入席。
두군평은 어쩔 수 없어 부득이 울분을 삼키고 객청으로 돌아왔다. 이때 청 내에는 이미 주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진총관은 연신 싱글벙글하며 읍하더니 자리에 앉았다.
杜君平搖頭道:“喬大叔未曾釋放,縱是龍肝鳳髓,在下亦無法下嚥。”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교대숙이 석방되지 않았는데 아무리 진귀한 음식인들 목구멍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오."
只聽門外哈哈笑道:“即是這樣,那就著他們把公孫喬請來吧。”
문 밖에서 하하, 하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공손교를 잡아 자네를 청한 것이네."
秦總管連忙起身道:“東主回來啦。”舉步向門外行去。
진총관이 급히 일어서며 말했다.
"동주께서 돌아오셨소."
걸음을 떼어 문 밖으로 나갔다.
門簾一掀,厲陰平滿面春風地行了進來。
주렴이 걷히며 여음평이 만면에 웃음을 띤 채 들어왔다.
杜君平霍地立起身來道:“在下與你無怨無仇,為何三番五次用這種卑劣手段要挾我?”
두군평이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저는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어찌 수 차례 이런 비열한 수단으로 저를 협박하십니까?"
厲陰平搖手道:“年青人,你且坐下,容老夫慢慢與你說。”
여음평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젊은이, 우선 앉게. 노부가 천천히 말해주겠네."
輕籲一口氣道:“以往之事,咱們不去談他了,此番請你前來,老夫確然是一番好意。”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지나간 일은 우리 거론하지 말기로 하세. 이번에 자네를 청한 것은 확실히 좋은 의도라네."
杜君平冷笑道:“既是好意,如何用喬大叔的性命脅迫?”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호의라고 하시면서 어찌 교대숙의 목숨을 걸고 협박하십니까?"
厲陰平微微笑道:“若不如此,你如何肯來?”
여음평이 미미하게 웃더니 말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네가 어찌 오겠는가?"
杜君平哼了一聲,沒有答腔,接著門簾一掀,秦總客領著公孫喬行了進來。
두군평이 흥, 하고 대꾸를 하지 않았다. 이어 주렴이 걷히고 진총관이 공손교를 데리고 들어왔다.
杜君平搶前一步握著公孫喬的手道:“大叔,委曲你了。”
두군평이 급히 앞으로 나가 공손교의 손을 잡고 말했다.
"대숙, 고생하셨습니다." (고생??)
公孫喬哼道:“說不上委曲,他們請你來究竟為了何事?”
공손교가 흥, 하더니 말했다.
"고생이라 할 정도는 아니었다. 도대체 그들이 무슨 일로 너를 오라고 불렀느냐?"
杜君平搖了搖頭道:“我也不知道。”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只聽厲陰平冷冷道:“公孫喬,你也過來坐下吧。”
여음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공손교, 당신도 와서 좀 앉으시오."
公孫喬曾任金陵分號的主持人,說起該是厲陰平的屬下,此刻雖已番臉成仇,他仍然有幾分畏懼之心,竟然順從地入席坐下。
공손교는 일찌기 금릉분호의 주지인으로서 말하자면 여음평의 부하라 할 수 있다. 지금 비록 뒤바뀌어 원수가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몇 푼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어서 순순히 자리에 가서 앉았다.
杜君平開門見山便道:“東主有什麼話此刻該說了,在下不耐煩久等呢。”
두군평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동주께서 무슨 하실 말씀이 있으면 지금 하십시오. 저는 오래 기다리지 못하겠습니다."
厲陰平擎著酒杯道:“不用急在一時,咱們先行把杯言歡,把以往之事一股腦兒拋開,等會再談別的。”
여음평이 술잔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급할 것 없네. 우리 먼저 한잔 하면서 지나간 일들은 모두 내버려두고 다른 일을 이야기해보세."
杜君平搖頭道:“常言說得好,一旦被蛇咬,終生怕井繩,若不把話說明,在下哪有心情貪杯。”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속담에 뱀한테 한번 물리면 평생 두레박 줄을 무서워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설명을 해주시지 않는다면 제가 무슨 기분으로 술을 마시겠습니까."
厲陰平喟然嘆道:“這也難怪。”一仰脖子把酒喝乾,接道:
여음평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그러는 것도 당연하지." 목을 젖혀 술잔을 비우 뒤 이어서 말했다.
“老夫在江湖闖了數十年,略略掙了點基業,並開設下這間九洲鏢行,自覺盛名得來非易,久有收歇之心,只是,唉……”突然長嘆一聲,住口不言。
"노부가 강호를 돌아다닌 지도 수십 년, 악착같이 약간의 기업을 일구고 구주표항을 설립하였지만 명성을 얻기가 쉽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네. 오랫동안 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단지...아..."
돌연 길게 탄식하더니 입을 닫고 말이 없었다.
杜君平忖道:“家家有本難唸的經,看來這魔頭也是滿肚皮的煩惱。”
두군평이 곰곰히 생각했다.
'집집마다 곤란한 일이 한 가지는 있는 법인데 보아하니 이 마두도 뱃속에 번뇌가 가득 찼구나.'
厲陰平的話僅僅說丁一個開頭,外人自無法接岔,是以廳內空氣一時顯得十分的沉寂。
여음평이 겨우 한 마디 말을 꺼냈기에 다른 사람들은 화제를 돌릴 수 없었다. 그래서 청 내의 공기는 한순간 몹시 조용해졌다.
公孫喬輕咳了一聲,正等開言,突然屏風後行出一個紅襖小丫環,直趨厲陰平的耳畔說了幾句話,厲陰平沉忖有頃道:“好吧,你對他說去。”
공손교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막 입을 열려는데 돌연 병풍 뒤에서 붉은 저고리를 입은 계집종이 나와서 여음평의 귀에 대고 몇 마디 이야기했다.
여음평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좋다. 네가 그에게 말해주거라."
丫環移步至杜君平身旁,輕聲道:“我家小姐請公子去裡面說幾句話。”
계집종이 두군평에게 걸어와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
"저희 집 소저께서 공자를 안으로 청하시어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杜君平知是厲若花,俊眉微皺道:“在下即刻便要起程,小姐有話請她來前面說吧。”
두군평은 여약화임을 알고 준미를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저는 즉시 길을 떠나야 하니 소저께서 하실 말씀이 있으면 앞으로 나와서 하라 하시오."
丫環嘟著小嘴道:“你這人怎的如此寡情,難道說幾句話的工夫都沒有?”
계집종이 작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당신이라는 분은 왜 이다지도 정이 없습니까? 설마 몇 말씀 나눌 시간도 없습니까?"
杜君平想想道:“好吧,請帶路。”立起身來對公孫喬道:“大叔請稍坐片刻,平兒去去就來。”
두군평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좋소. 안내하시오."
자리에서 일어서서 공손교를 향해 말했다.
"대숙, 잠시 쉬고 계십시오. 다녀오겠습니다."
公孫喬欲言又止,心中雖然十分不願,但他乃直性漢子,口詞笨拙,一時之間倒不知如何措詞。
공손교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마음 속으로 말리고 싶었으나 그는 솔직한 사내라 말이 서툴러 일시에 적당한 말을 찾지 못했다.
杜君平瞥了他一眼,大步行出廳來,直向後院行去,厲若花雖是出身邪魔,對他總算不錯,大丈夫恩怨分明,他不能太過拒人於千里之外。
두군평은 그를 흘낏 한번 쳐다보고는 큰 걸음으로 객청을 나가서 곧바로 후원으로 향했다. 여약화는 비록 사마의 출신이지만 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셈이었다. 대장부는 은원이 분명해야 하기에 그는 단호히 거절할 수 없었다.
九洲鏢行原是舊遊之地,瞬刻已到後堂,只見厲若花似是滿腹心事,玉手支頤坐在茶几之旁,杜君平拱拱手道:“姑娘有什麼要對我說?”
구주표항은 원래 예전에 놀던 데라 순식간에 후당에 이르렀다. 여약화는 시름이 가득한 것 같아 보였다. 옥수로 턱을 괴고 차 탁자 옆에 앉아 있었다.
두군평이 공수하며 말했다.
"낭자께서 나에게 무슨 하실 말씀이 있다고요?"
厲若花輕喟一聲,搖手示意他坐在自己身旁空椅之上。
여약화가 가볍게 탄식하더니 손짓하여 그를 자기 옆 빈 의자에 앉게 했다.
杜君平搖頭道:“不用坐了,姑娘有何吩咐請說吧。”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앉을 필요없소. 낭자께서 분부하실 것이 있으면 말씀하시오."
厲若花嘆口氣道;
“我爹爹為奪你的劍譜,雖然做得過份一點,但找父女不惜開罪天地盟,助你避過危難,並於神風堡劫下令師伯雲鶴道長,總算是恩怨抵銷了。”
여약화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제 아버지께서 당신의 검보를 빼앗기 위해 비록 지나치게 했던 점이 있었지만 우리 부녀가 천지맹에 죄를 지으면서도 당신을 도와 위난에서 벗어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신풍보로 잡혀가던 영사백 운학도장의 일까지 하면 은원은 상쇄된 셈이에요."
杜君平大感困惑道:“令尊何時解救了在下的危難?”
두군평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영존이 언제 저를 위난에서 구해주셨소?"
厲若花輕嘆一聲道:“你是故意裝呆,還是真的忘了?”
여약화가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일부러 멍청한 척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정말 잊어버린 것입니까?"
杜君平道:“在下果然不知。”
두군평이 말했다.
"저는 정말 알지 못하오."
厲若花冷笑道:“真是貴人多忘事,你被上官延齡與司徒景聯手攻擊,复遭北妖之徒蠍娘子之暗算,昏厥於破廟之內,幸我父女路過破廟,將他們擋退,才讓你從容逃脫,難道你都忘了?”
여약화가 냉소하며 말했다.
"높은 지위에 오르면 지난 날은 잊어버린다더니 정말이군요. 당신이 상관연령과 사도경의 연수 공격을 받고 또 북요의 제자 갈낭자의 암산을 당해 낡은 사당 안에서 혼절했지요. 다행히 우리 부녀가 그 사당을 지나다가 그들을 막아서 물러가게 하여 당신이 달아나도록 했는데 설마 모두 잊은 것입니까?"
杜君子暗暗思忖:“救師伯之事,確是親眼所見,至於被蠍娘子暗算之事,倒真把我弄糊塗了。”
두군평이 속으로 곰곰히 생각했다.
'사백을 구한 일은 확실히 내가 직접 보았던 것이다. 갈낭자에게 암산을 당한 일에 대해서는 정말 모르겠구나.'
想了一會道:“以往之事不談也罷,姑娘今天找我,究有何事?”
생각을 하고나서 말했다.
"지난 일을 이야기 하는 것은 그만두고 낭자가 오늘 나를 찾은 것은 도대체 무슨 일이요?"
厲若花道:“我爹爹決心退穩之事,想必與你談過了,他原答應過出任天地盟的江南副盟,不想竟是徒虛名的傀儡……”長嘆一聲又道:“我爹爹位列邊荒四異,外號東……過去確曾做過一些凶狠之事,近年來性情突變,是以開設這家鏢行。”看了他一眼,接道:“他老人家已決心近日退隱,只是又不願眼看自己一手創建的基業毀於一旦,是以心中猶豫難決……”
여약화가 말했다.
"제 아버지가 은퇴할 결심을 한 것을 당신에게 말했을 걸로 생각해요. 그는 원래 천지맹 강남부맹주직을 맡았지만 뜻밖에 허명뿐인 꼭두각시였어요..."
길게 탄식하더니 또 말했다.
"제 아버지는 변황사이의 한 분으로 외호는 동... 과거에는 확실히 흉악한 일을 저지르셨지만 근래들어 성격이 바뀌셨어요. 그래서 이 표항을 개설하셨지요."
그를 한번 쳐다보더니 이어서 말했다.
"그 어르신은 최근 은퇴할 결심을 했어요. 다만 그의 손으로 창건한 기업이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없어 망설이며 결정을 하기 어려워하셨지요..."
杜君平冷笑道:“這是你們的家務事,與在下何干?”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그것은 당신들의 집안 일인데 저와 무슨 상관이오?"
厲若花道:“當然有關,爹爹準備把鏢行交我掌管,你是知道的,我除了玩樂外,什麼都不懂,但我想到了你,我知道你一定能夠擔當下來,爹爹也同意了,君平,你能答應我嗎?”
여약화가 말했다.
"당연히 관계가 있어요. 아버지께서는 표항을 나에게 물려주실 준비를 하고 계시지만 당신도 아시다시피 나는 노는 것을 빼면 아무 것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당신이 틀림없이 감당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요. 아버지도 동의했어요. 군평, 승낙해주시겠어요?"
杜君平搖頭道:“不行,你還是另找高明吧。”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럴수 없소. 다른 고명한 사람을 찾아보시오."
厲若花大失所望道:“為什麼不行?”
여약화가 크게 실망하여 말했다.
"왜 못한다는 거예요?"
杜君平道:“道不同不相為謀,再說我也沒有這份心情擔當此事。”
두군평이 말했다.
"길이 다르면 서로 같이 도모하지 말라고 했소. 다시 말해 나는 이 일을 맡을 마음이 없소."
厲若花若有所失沉吟半晌,復又道:“你的一切我都很明白,我可以耐心等待,直到你的事完以後,如果需要我們幫助的話,我們的人力可以全部為你所用。”
여약화는 무엇을 잃어버린 듯 한참을 주저하더니 다시 말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나는 분명히 알았어요. 나는 당신의 일이 끝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릴 수 있어요. 만약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면 우리들의 인력 전부를 당신을 위해 쓸 수 있어요."
杜君平此刻才算把她的心意全部弄明白了,深深地籲了一口氣,搖搖頭道:“所談之事,果屬一番好意,在下心領了,如沒有別的事,在下就此告辭。”
두군평이 이때 그녀의 마음을 전부 이해할 수 있었다. 깊이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정말 호의로 말씀하신 것을 잘 알겠소. 다른 일이 없다면 저는 그만 작별을 고하겠소."
厲若花幽幽一嘆道:“希望你能仔細地想一想,莫負我爹爹—番心意。”
여약화가 깊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자세히 한번 생각해보시기를 바래요. 제 아버지의 마음을 저버리지 말아주세요."
杜君平只作未聞,疾忙退出,復又進入客廳,厲陰平看了他一眼,卻沒作聲。
두군평은 못 들은 척 재빠르게 물러나왔다. 다시 객청으로 들어가니 여음평이 그를 흘낏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公孫喬惟恐夜長夢多,目視杜君平道:“平兒咱們該走了。”
공손교는 밤이 길어지면 꿈이 많아질까 두려워 두군평을 쳐다보며 말했다.
"평아, 우리는 가야겠다."
杜君平轉臉對厲陰平道:“東主吩咐之事,已由厲姑娘轉達。在下身負血仇,恕我無法從命,辜負東主一番美意了。”
두군평은 얼굴을 돌려 여음평에게 말했다.
"동주께서 분부하신 일은 여낭자에게 전달하였습니다. 저는 피맺힌 원한을 짊어진 몸이라 명을 따를 수 없음을 용서하십시오. 동주의 좋은 뜻을 저버리게 되었군요."
厲陰平臉色十分難看,但他究竟是城府深沉之人,喜怒不形於色,微微笑道:“此事不是三言兩語可以說完,老夫絕不勉強,你可以好好想一想。”轉臉對秦總管吩咐道:“請代老夫送客。”
여음평의 얼굴색이 몹시 일그러지만 그는 어쨌든 속셈이 깊은 사람이었다. 기쁘거나 성난 빛을 띠지 않고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일은 몇 마디의 말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노부는 절대 강요하지 않겠네. 자네는 좋은 쪽으로 한번 생각해보게."
진총관을 향해 돌아보며 분부했다.
"노부 대신 손님을 배웅하게."
徑自大步往後宅行去。
그러고는 큰 걸음으로 후택으로 걸어갔다.
杜君平知他心中十分不快,但也顧不得許多了,隨道:“公孫大叔,咱們該走了。”
두군평은 그의 심중이 매우 불쾌함을 알았지만 많은 것들을 돌아볼 겨를이 없어 곧바로 말했다.
"공손대숙, 가시지요."
二人出了鏢行,公孫喬忍不住問道:“厲陰平究竟要你答應什麼事?”
두 사람이 표항을 나서자 공손교가 참지 못하여 물었다.
"여음평이 도대체 너한테 무슨 일을 승낙하라고 했느냐?"
杜君平道:“把九洲鏢行交我掌管,他準備退隱。”
두군평이 말했다.
"구주표항을 저한테 관장하게 하고 그는 은퇴를 하려고 합니다."
公孫喬笑道:“竟有這等便宜之事?”
他雖是魯直漢子,可並非毫不通人情世故之人,想了想,倏然省悟,接道:“是了,厲陰平僅有一個獨生女兒,他要把鏢行交給你,那無異是明著告訴你,他要招贅你。”
공손교가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수월한 일이 다 있느냐?"
그는 비로 우직한 사나이였지만 결코 세상물정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맞다. 여음평에게는 겨우 딸 아이 하나 있는데 그가 표항을 너에게 주려고 하는 것은 너를 데릴사위로 맞아들이겠다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杜君平深長地一嘆道:“他把平兒看錯了。”
두군평이 깊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는 평아를 잘못 본 것입니다."
公孫喬感慨地道:“儘管人心各有不同,但為子女打算之心卻是一樣,即令是窮凶惡極之人也不例外。”
공손교는 감개무량하여 말했다.
"사람 마음이 각자 다르다 하더라도 자식을 위한다는 마음은 모두 한 가지다. 설령 흉악한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杜君平似為此事觸動了愁腸,突然一嘆道:“公孫大叔你把平兒撫養長大,自然知道平兒的身世。”
마치 이 일이 자기의 수심(愁心)을 건드린 듯 두군평이 돌연 탄식하더니 말했다.
"공손대숙, 당신께서는 평아를 길러주신 분입니다. 자연 평아의 신세를 아실테지요?"
公孫喬深呼一口氣道:“此事說來話長,一時之間我也無從說起。”
공손교는 깊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 일은 말하자면 길단다. 일시지간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구나."
回過頭四下看了看,見無跟踪之人,遂悄聲道:“厲陰平雖然把我放了,斷不會就此死心,咱們還是先行脫離險地,等有了空暇的時間,再詳細談吧。”
머리를 돌려 사방을 둘러보더니 아무도 따르는 사람이 없자 조용히 말했다.
"여음평이 나를 놓아주었지만 단념했을 리가 없다. 우리는 먼저 험지(險地)를 벗어나도록 하자. 시간이 나면 다시 상세한 이야기를 하자꾸나."
杜君平點頭應道:“大叔說得是。”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숙 말씀이 맞습니다."
因為公孫喬已然脫離魔掌,他心情也漸趨平定,猛然想起去飄香谷之事,接道:“平兒原是奉命前去飄香谷,只因大叔遇難,遂與阮姑娘分手,現大叔既已沒事,咱們還是趕去飄香谷吧。”
공손교가 이미 마수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두군평의 마음은 점차 편안해졌다. 문득 표향곡의 일을 상기하고는 곧이어 말했다.
"평아는 원래 표향곡으로 가서 명을 받으려 했는데 대숙께서 어려움에 처해 완낭자와 헤어졌습니다. 지금 대숙께서 무사하시니 우리는 표향곡으로 속히 가도록 하시지요."
公孫喬聞言大吃一驚,頓腳嘆道:“若是為了大叔這條不值錢的命,誤了你的大事,大叔真是罪該萬死了。”
공손교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탄식하더니 말해다.
"만약 대숙의 값어치 없는 목숨때문에 네가 대사를 그르친다면 대숙은 천 번 만 번 죽을 죄를 짓는 것이다."
杜君平大為不悅道:“大叔你這是什麼話?”
두군평이 크게 불만스러워 말했다.
"대숙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公孫喬探長一嘆道:“他老人家為了你,可謂煞費苦心,現在你去飄香谷,那是證明事情已然接近成功,咱們還是連夜趕一趕吧。”
공손교가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그 어르신은 너를 위하여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이고 계시다. 지금 네가 표향곡으로 가는 것은 일이 이미 성공에 근접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니 우리는 밤을 새워 달려가야한다."
杜君平道:“事情果然如此重要?”
두군평이 말했다.
"일이 그 정도로 중요합니까?"
公孫喬道:“此刻可謂寸陰寸金,自然是十分重要,咱們快走吧。”
공손교가 말했다.
"당연히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시간이 금이라고 할 수 있으니 빨리 가자꾸나."
公孫喬深悉此事內情,是以十分著急,放步當先疾行。
공손교는 이 일의 속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매우 급해져서 앞서 달려갔다.
杜君平見喬大叔一片焦急之容,心時也著急起來,放步由後趕上道:“大叔,你這般急急地趕,定然知道是什麼事了?”
두군평은 교대숙이 조급해 하는 모습을 보고 덩달아 급해져서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대숙, 당신이 이렇게 급히 달려가시니 틀림없이 무슨 일인지 알고 계시겠군요?"
公孫喬道:“九九會期已然不遠,以你眼下的成就,想要與天地盟主持人物抗衝,自是望塵莫及,他老人家苦心孤詣,到處奔波,為的是求得一個人定勝天之策,此番叫你前來,事情必已成功。”
공손교가 말했다.
"중양절대회가 머지 않았다. 너의 지금의 성취로 천지맹을 주지하는 인물에 맞선다고 생각해보아라. 당연히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 어르신이 심혈을 기울여서 각지로 분주히 뛰어다닌 것은 사람의 힘으로 운명을 극복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너를 부른 것은 일이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杜君平恍然大悟道:“這般說來,定是有什麼武功傳授於我了。”
두군평이 크게 깨달은 듯 말했다.
"말씀을 들어보니 꼭 무슨 무공을 저에게 전수하실 것 같군요."
公孫喬點頭道:“我雖不知詳情,想來必是這樣了。”
공손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상세히는 모르지만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杜君平輕嘆一聲道:“他老人家對平兒來說,可謂恩深似海,只是平兒資質平庸,只怕難符他老人家的期望。”
두군평이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 어르신께서 평아에게 바다와 같은 은혜를 베푸셨는데 평아는 자질이 평범하여 그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公孫喬朗聲笑道:“你何用對大叔自謙,如是你資質平庸,他也不去費這麼多心血了。”
공손교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너는 어찌 대숙한테 겸손하게 구느냐. 너의 자질이 평범하다면 그도 이렇게 심혈을 다하지 않았을 것이다."
杜君平默然搖了搖頭道:“大叔,咱們不用談這些了,你不是答應告訴平兒的身世嗎?”
두군평이 묵묵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대숙,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마시고 평아의 신세를 알려달라는 말에 대답은 안해주십니까?"
公孫喬斂去臉上笑容道:“大叔並非騙你,連我也不知是誰殺害了杜大俠,叫我如何說起?”
공손교는 얼굴에 웃음을 거두며 말했다.
"대숙은 결코 너를 속이지 않는다. 나 역시도 누가 두대협을 살해했는지 알지 못하는데 내가 어떻게 말을 꺼내겠느냐?"
杜君平道:“當年出事之時,咱們是如何逃出來的?”
두군평이 말했다.
"당년에 사건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어떻게 도망쳐 나왔던 것입니까?"
公孫喬道:“說來慚愧,大叔只是因人成事,當時是謝谷主將你託付給我的。”
공손교가 말했다.
"말하자면 부끄럽구나. 대숙은 단지 남의 힘을 빌어 일을 처리했다. 당시 사곡주가 너를 나에게 맡겼단다."
杜君平喟然嘆道:“如此說來,大叔也是和我一樣?”
두군평이 후, 하고 탄식하더니 말했다.
"말씀을 들어보니 대숙께서도 저와 마찬가지군요?"
公孫喬點頭道:“可以這樣說,當年謝谷主所以不撫養你,實是另有原因。因為她決心要親入江湖訪查兇手,是以就無法教養你了。”
공손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 말할 수 있지. 당시 사곡주는 너를 양육할 수 없었던 까닭에는 실제로 다른 원인이 있었다. 그녀는 친히 강호에 들어가 흉수를 찾아낼 결심을 했기 때문에 그래서 너를 가르치고 기를 수 없었다.
杜君平突感一陣悲從中來,目中淚光隱隱道:“原來內中有這許多曲折,唉,由此看來我實在有些愧對阮姑娘。”
두군평은 돌연 슬픔이 복받쳐 눈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원래 그 속에는 많은 곡절이 있었군요. 아, 이것으로 볼때 저는 실로 완낭자를 대할 면목이 없군요."
公孫喬怔了怔道:“你得罪了阮姑娘了?”
공손교가 의아해서 말했다.
"너는 완낭자에게 무슨 잘못을 저질렀느냐?"
杜君平搖頭道:“得罪卻沒有,倒是誤會了她,想那謝谷主於臨走之時,必然交待了她許多話,或許是時機未到,她不能明對我說,面我卻一再誤會她。”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잘못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그녀를 오해를 했습니다. 사곡주가 세상을 떠나실 때를 생각하면 반드시 그녀에게 많은 당부를 했을 것입니다. 아마 때가 되지 않아 그녀가 저한테 분명히 말하지 못했을 텐데 저는 수 차례 그녀를 오해했습니다."
公孫喬道:“謝谷主乃是女中丈夫,處事周密異常,既經插手此事,定要弄個水落石出,那阮姑娘乃是奉命行事,你如何能怪她呢。”
공손교가 말했다.
"사곡주는 원래 여장부였다. 일을 처리함에 매우 주도면밀했지. 이미 이 일에 손을 댔다면 반드시 진상이 밝혀질 것이다. 그 완낭자는 원래 명을 받들어 행사하는 데 너는 어찌 그녀를 탓할 수 있느냐."
杜君平嘆了一口氣道:“可嘆的是謝谷主已遭人暗算,縱有安排也是無法實現了。”
두군평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애석한 것은 사곡주가 남의 암산에 당했으니 안배했던 것들도 실현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公孫喬微微一笑道:“那倒未必見得。”
공손교가 미미하게 한번 웃더니 말했다.
"그거야 두고봐야지."
杜君平突然想起一事道:“大叔,你認識陰風老怪赫連仲其人嗎?”
두군평이 돌연 한 가지 일이 떠오른 듯 말했다.
"대숙, 당신은 음풍노괴(陰風老怪) 혁련중(赫連仲)이라는 사람을 아십니까?"
公孫喬呆了呆道:“你怎麼忽然提起他來了?此人一向獨來獨往,乃是黑道中的怪傑。”
공손교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너는 왜 갑자기 그를 끄집어 내느냐? 그 사람은 줄곧 혼자 행동하는 사람이라 흑도에서도 괴걸이란다."
杜君平道:“平兒在泰山松鶴觀見過他一面,他曾約我去金陵找他,並答應告知先父的骸骨所在。”
두군평이 말했다.
"평아가 태산 송학관에서 그를 한번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제가 금릉으로 그를 찾아가면 선부의 유골이 묻힌 곳을 알려준다고 약속했습니다."
公孫喬大為震駭道:“這件事你寧可信任他。”
공손교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그런 일에 너는 어찌 그를 믿을 수가 있느냐?"
杜君平道:“難道他果真知道先父的骸骨藏在哪裡?”
두군평이 말했다.
"그가 정말 선부의 유골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 정말 안다고 해도 말입니까?"
公孫喬嘆道:“你知大叔為什麼要投入九洲鏢行,並夤緣主持金陵分號?”
공손교가 탄식하며 말했다.
"너는 대숙이 왜 구주표항에 빌붙어 금릉분호를 맡게 되었는지 아느냐?"
杜君平恍然道:“莫非是為了尋找先父的骸骨?”
두군평이 문득 깨닫고는 말했다.
"설마 선부의 유골을 찾기 위함입니까?"
公孫喬點頭道:“正是如此,可惜大叔費了兩年的時間,竟是一無所獲。”
공손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로 그렇다. 애석하게도 대숙은 이 년이라는 시간을 쓰고도 아무런 얻은 것이 없었다."
杜君平目含淚光道:“由此看來,先父是死在金陵了?”
두군평은 눈에 눈물이 고인 채로 말했다.
"그것으로 보아 선부께서는 금릉에서 돌아가셨군요?"
公孫喬點了點道:“令尊風流倜儻,遊嬉人間,許多友好,都推斷他栽在秦淮河青樓女子之手。”
공손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영존께서는 풍류가 있고 호방하여 사람들과 잘 어울렸기에 친구도 많았지. 모두들 그는 진회하(秦淮河)에서 기녀의 손에 당했다고 추측들을 하고 있다."
杜君平悲苦地搖了搖頭,黯然道:“平兒決定去金陵拜訪陰風老怪,追查此事的詳情。”
두군평이 비통하여 고개를 흔들며 암연히 말했다.
"평아는 금릉으로 음풍노괴를 찾아가 이 일의 상세한 사정을 조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公孫喬道:“那是以後的事了,待到了飄香谷再說。”
공손교가 말했다.
"그것은 이후의 일이다. 표향곡에 가면 다시 이야기하자꾸나."
杜君平素來對他敬重,點頭答應了一聲,便不再言語了。
두군평은 본래 그를 몹시 공경하였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더니 다시 말하지 않았다.
二人行程迅速,不到幾天工夫,已然到了飄香谷,公孫如釋重負的長吁一口氣道:“咱們總算趕到了。”
두 사람의 노정은 매우 신속해서 며칠이 되지 않아 표향곡에 도착했다.
공손교는 무거운 짐을 벗은 듯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우리는 빨리 도착한 셈이구나."
杜君平自從那次離開飄香谷後,便沒有再回來過,舉目對谷內一看,依然是百花齊放,滿谷春光,心境頓覺一寬,舉步往谷內行去。
두군평은 표향곡을 떠난 이후로 다시 왔던 적이 없어 눈을 들어 곡 안을 둘러보았다. 백화가 만발하고 봄볕이 가득한 것은 그대로인지라 마음에 여유가 생겨 걸음을 옮겨 곡 안으로 걸어갔다.
只見花叢中人影一閃,王珍迎了出來,欣然叫道:“平哥哥,你總算趕到了。”
꽃무리에서 인영이 번쩍하더니 왕진이 맞이해 나와서 기쁘게 소리쳤다.
"평오빠, 생각보다 빨리 오셨군요."
杜君平道:“還有誰來了?”
두군평이 말했다.
"더 올 사람이 있느냐?"
王珍朝谷外看了看道:“不用多問了,快進去吧。”
왕진이 곡 밖을 한번 쳐다보더니 말했다.
"많은 걸 묻지마시고 어서 들어가세요."
又對公孫喬笑道:“喬大叔,你這番遇險,又把平哥哥急壞了。”
또 공손교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교대숙, 당신이 이번에 위험에 처하여 또다시 평오빠가 초조해 죽을 뻔 했어요."
公孫喬嘆口氣道:“你平哥就是這種至情至性之人,差點就因我這條不值錢的命,誤了大事。”
공손교가 탄식하며 말했다.
"너의 평오빠는 이렇게 정이 지극한 사람이라 나의 이 값어치 없는 목숨 때문에 하마터면 대사를 그르칠 뻔 했구나."
王珍道:“喬大叔不應這樣說,救人亦是急要之事。”
왕진이 말했다.
"교대숙은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돼요. 사람을 구하는 것 역시 시급을 요하는 일이예요."
三人一路談笑,瞬刻已行至大廳,玩玲從裡面迎了出來,極感意外地道:“你們回來得好快啊。”
세 사람이 담소를 나누며 대청이 이르자 완령이 안에서 맞이하여 나와서 매우 의외라는 듯 말했다.
"당신들은 정말 빨리 돌아왔군요."
公孫喬朗笑道:“連日連夜地趕,差點要了我這條老命。”
공손교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몇 일을 밤낮으로 달렸더니 하마터면 이 늙은 목숨이 달아날 뻔했다."
顯然他並未明白阮玲話中之意,是以答非所問。
그는 완령의 말 속에 숨은 뜻을 알지 못해 엉뚱한 대답을 했다.
阮玲復又道:“厲陰平既把你當作人質,豈肯輕易釋放?”
완령이 다시 말했다.
"여음평이 당신을 인질로 삼았는데 어찌 쉽게 풀어주었지요?"
公孫喬大笑道:“東魔看上了平兒,竟欲把他招贅九洲鏢局,你說可笑不可笑。”
공손교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동마는 평아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를 구주표항의 데릴사위로 들이고 싶어했단다. 가소롭지 않느냐?"
阮玲心神—震,面容陡變,但她究竟是極其堅強之人,表面若無其事地笑道:“這倒是件好事,平弟答應了沒有?”
완령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으나 표정은 여전히 변함없었다. 그녀는 어쨌든 극히 굳센 사람이었기에 겉으로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이건 좋은 일이군요. 평제는 승낙하지 않았나요?"
杜君平俊眉微皺道:“不用打趣我了,你要我趕回飄香谷,究有何事?”
두군평은 준미를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놀리지 마시오. 당신이 나를 표향곡에 오도록 한 것은 도대체 무슨 일이오?"
阮玲面容一整道:“自然是非常緊要之事,你一路辛苦,且請歇歇再說吧。”
완령은 표정을 정히 하며 말했다.
"당연히 아주 긴요한 일이지요. 오시느라 고생하셨으니 잠시 쉬시고 다시 이야기하도록 해요."
公孫喬柏拍肚皮道:“阮姑娘說得對,先替我們弄點吃的來吧。”
공손교가 허벅지를 치며 말했다.
"완낭자의 말이 맞다. 우선 먹을 것을 좀 가져오너라."
王珍插言道:“既來了這裡,保險餓不著你們就是。”
왕진이 끼어들며 말했다.
"이왕 여기 오셨으니 당신들은 확실히 배를 곯지는 않을 거예요."
公孫喬朗聲笑道:“飄香谷的百花仙釀,宇內弛名,能不能讓我嘗點?”
공손교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표향곡의 백화선양은 세상에 그 이름이 알려졌는데 내가 좀 맛볼 수 있겠느냐?"
阮玲道:“當然可以,只是谷內的人手極少,大叔只能淺嚐解解饞,侄女斗膽還要派你一份差使。”
완령이 말했다.
"당연히 가능하지요. 하지만 대숙의 드시는 양으로는 맛만 보실 수 있는데 곡 안에 사람이 너무 적어 질녀가 외람되지만 한 가지 일을 맡기려 합니다."
公孫喬咕的嚥下一口垂涎笑道:“不管是什麼事,姑娘只管吩咐,大叔遵命就是。”
공손교가 꼴깍, 하며 침을 삼키더니 웃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든 상관없다. 낭자가 분부만 하면 대숙은 명을 따른 뿐이다."
阮玲笑了笑,吩咐王珍道:“你去取一小壺百花仙釀,請喬大叔到閣子上去喝,今晚守望之責,就交給喬大叔了。”
완령이 웃더니 왕진에게 분부했다.
"너는 가서 백화선양 작은 병으로 하나 가져오고 교대숙은 누각으로 올라가서 쉬시도록 해라. 오늘 밤 망보는 책임은 교대숙과 교대하거라."
公孫喬一伸舌頭笑道:“如此重要的差使,就只值一小壺百花仙醇?”
공손교가 혀를 쭉 빼며 웃더니 말했다.
"이렇게 중요한 직무에 겨우 백화선양 작은 병이냐?"
阮玲笑道:“事完之後,侄女擔保讓你喝個夠,這樣可好?”跟著面容一整道:“薛姑婆已然出谷,約定的人手尚未來到,侄女實在感著咱們的力量太單薄了。”
완령이 웃으며 말했다.
"일이 끝나면 실컷 드실 수 있음을 질녀가 보증합니다. 이러면 됐지요?"
이어서 표정을 바로 하고 말했다.
"설고파가 출곡을 했는데 오기로 약속한 사람들이 아직 오지 않아서 질녀는 우리들의 힘이 너무도 빈약하다고 느낍니다."
杜君平忍不住插言道:“莫非近日谷內有了警兆?”
두군평이 참지 못해 끼어들어 말했다.
"혹시 요 며칠 곡 내에 경계해야 할 일이 생겼소?"
阮玲點了點頭,接道:“今晚你就得閉關,此後七天七夜之內,不能有絲毫驚擾,可是谷內僅只我姐妹和喬大叔,力量確實單薄得很。”
완령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오늘 밤 당신은 폐관을 해야하고 이후 칠주야 동안 조금도 방해를 받아서는 안돼요. 그런데 곡 안에 단지 우리 자매와 교대숙 뿐이니 역량이 확실히 너무 빈약해요."
公孫喬道:“既是約定的人手沒來,等兩天閉關不行嗎?”
공손교가 말했다.
"약정한 사람들이 오지 않았으니 며칠 기다렸다가 폐관하면 되지 않소?"
阮玲搖頭道:“時機迫促,豈能再廷,他老人家等得已經有些不耐煩了。”
완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시일이 촉박한데 어찌 다시 늦출 수 있겠어요. 그 어르신은 기다리시다가 벌써 조금은 못견뎌하시는데요."
杜君平接道:“小弟原有兩個同伴,可惜於中途走散了,不然倒多兩個幫手呢。”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소제가 원래 두 사람과 동행을 하다가 애석하게 중도에서 헤어지고 말았소. 그렇지 않았다면 두 사람이 도울 수 있었는데."
阮玲搖頭道:“那倒用不著,本谷如若容留外人在此,反倒顯得惹眼。”
완령이 고개를 젓더니 말했다.
"그건 안돼요. 본 곡이 만약 지금에 와서 외인을 수용한다면 반대로 시선을 끌게 될 거에요."
此時王珍已替公孫喬把酒提來,公孫喬接過,又從包袱內將兩把大斧取出,徑往閣中去了。杜君平匆匆把肚皮填飽,立起身來道:“阮姐有何吩咐請說吧。”
이때 왕진이 공손교를 위해 술을 들고왔다. 공손교는 건네받고 보따리에서 두 자루의 큰 도끼를 꺼내들고 누각으로 들어갔다.
두군평은 급히 밥을 배불리 먹고 일어서서 말했다.
"완누이, 무슨 분부가 있으면 말씀하시오."
阮玲吩咐了王珍幾句,領著他徑往後山行去,直到飄香谷主的墳前停下道:“本谷除了谷口可以進出外,別無可行之處,我們人手雖少,並不難應付,你應把一切雜念拋開,專心做你應做之事。”
완령은 왕진에게 몇 마디 분부하더니 그를 데리고 뒷산으로 갔다. 곧바로 표향곡주의 무덤 앞으로 가더니 말했다.
"본 곡은 곡 입구로 드나드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디로도 갈 수 없어요. 우리는 비록 숫자가 적지만 결코 어렵지 않게 대응할 수 있어요. 당신은 모든 잡념을 던져버리고 전심전력으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도록 하세요."
杜君平正待開言詢問,阮玲已閃身向墳堂內行去。
두군평이 입을 열어 몇 마디 물어보려는데 완령은 재빨리 몸을 돌려 분당(墳堂) 안으로 들어갔다.
此處他曾來過,知道裡面別有洞天,隨跟著進入,穿過一條甬道,已來到祭堂,只見一位青衣老者,肅然立於階前,正是在華山接引他的那一位,急忙搶前兩步道:“於老,你也來了這裡?”
이곳은 그가 일찌기 와보았던 곳이라 그 안쪽은 별천지임을 알고 있었다. 뒤를 따라서 들어가 한 갈래의 통로를 지나자 제당(祭堂)에 이르렀다. 한 명의 청의노인이 계단 앞에 숙연하게 서있는 것이 보였다. 바로 화산에서 그를 인도해주던 그 사람인지라 급히 두 걸음 앞으로 나가 말했다.
"노인장께서도 이 곳에 오셨군요?"
青衣老者微微笑道:“主人正在裡面等你,快進去吧。”
청의노인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주인께서 안에서 자네를 기다리고 계시네. 어서 들어가게."
杜君平知他說的是紅臉老人,他自入江湖以來,但不曾再見他,是以心中泛起一種難以形容的孺慕之情,急行數步,掀開諱幔,只見裡面端然坐著三個人,當中一位,正是他久所渴慕的紅臉老者。
두군평은 그가 말하는 주인이 홍검노인임을 알았다. 그가 강호에 뛰어든 이래 다시 그를 보지 못했었다. 그래서 마음 속에서 형용하기 어려운 그리운 정이 생겨나서 급히 몇 걸음 나아가 휘장을 젖혔다. 안에는 세 사람이 단정히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물론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그가 오랫동안 보고 싶어하던 홍검노인이었다.
在紅臉老者左面坐著的,是傳他飄香步法的宮裝婦人,右首卻盤坐了一位長眉垂簾的老和尚,見阮玲已然跪伏在地,也雙膝跪倒,卻不知如何稱呼。
홍검노인의 왼쪽편에는 그에게 표향보법을 전수해준 궁장부인이, 오른쪽에는 가부좌를하고 긴 눈썹이 주렴처럼 드리운 노화상이었다. 완령이 이미 땅에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을 보고 그도 무릎을 꿇었으나 어떻게 호칭해야 할 지를 몰랐다.
紅臉老者點頭微笑道:“你一切都做得很好,不負老夫一番期望,快起來吧。”
홍검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미소지으며 말했다.
"너는 노부의 한 가닥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모든 것을 잘 해내었구나. 어서 일어나거라."
杜君平依言立起身來,紅臉老者一指老和尚道:“此位乃是少林靈空上人,快見過了。”
杜君平吃一驚,忖道:“傳聞他已失踪,原來竟在這裡。”當下深深一揖道:“晚輩杜君平,參見上人。”
두군평이 몸을 일으키자 홍검노인이 노화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분이 바로 소림의 영공상인(靈空上人)이시다. 속히 인사드리거라."
두군평이 깜짝 놀라 곰곰히 생각했다.
'소문에 그는 이미 실종되었다더니 원래 이 곳에 계셨구나.'
즉시 깊이 읍을 하며 말했다.
"후배 두군평, 삼가 상인을 뵈옵니다."
靈空上人把手微微一抬,立有一股柔風將他托起,微微頷首道:“不用多禮。”
영공상인이 미미하게 손을 들자 즉시 한 줄기 부드러운 바람이 그를 떠받쳐 일으켰다.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를 차릴 필요없네."
杜君平轉過身來,正待對宮裝婦人施禮,宮裝婦人擺擺手道:“不用了,此刻咱們時間珍貴得很。”隨又對阮玲道:“玲兒,這裡有于謙就行了,你可把機關封閉,往前面去照顧吧。”
두군평이 몸을 돌려 궁장부인을 대하여 예를 올리려 하자 궁장부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됐다. 지금 우리는 시간을 아껴야 한다."
이어서 완령에게 말했다.
"령아, 이곳에는 우겸(于謙)이 있으니 됐다. 기관을 작동시켜 닫아서 봉하고 앞쪽으로 가서 살펴보거라."
阮玲肅容答應了一聲,緩步退出。
완령이 숙연한 얼굴로 대답하고 천천히 물러갔다.
紅臉老者朝杜君平臉上仔細端詳了一會,徐徐道:“從此刻起,老夫要為你易經洗髓,時間必須七日。”
홍검노인이 두군평의 얼굴을 자세히 쳐다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노부는 너를 역경세수(易經洗髓)하려 한다. 시간은 칠일이 필요하다."
深長一嘆道:“此種武功奪天地造化之上乘功果,老夫實無把握,是以才勞動靈空上人的法駕……”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이런 무공은 천지의 조화를 뛰어넘는 상승공과(上乘功果)로서 노부는 사실 자신이 없다. 그래서 영공상인의 힘을 빌리려 한다..."
靈空上人口宣佛號道:“但願我佛慈悲,保佑咱們完成這場功德。”輕喟一聲又道:
영공상인이 불호를 외며 말했다.
"부처님의 자비와 보살핌으로 우리가 이번 공덕을 완성시킬 수 있기를 바랄 뿐이오."
가볍게 탄식하더니 또 말했다.
“二位所練一是至剛之氣,一是至柔之功,各行其極,如今兩相揉合,自是無堅不摧,相信他的生死玄關可以沖破,萬一不行,老衲拚耗真元,運用佛門無相神功,助二位一臂便了。”
"두 분이 연마하신 것이 하나는 지강지기(至剛之氣)이고 하나는 지유지공(至柔之功)으로 각자 극치에 이르렀소. 지금 두 가지를 융합하면 제 아무리 견고한 것도 깨뜨릴 수 있으니 그의 생사현관(生死玄關)을 뚫을 수 있다고 믿소. 만일 되지 않는다면 노납이 진원을 소모하더라도 불문의 무상신공을 운용하여 두 분을 도와드리겠소."
紅臉老者肅容謝道:“上人所言極是,兄弟也不和上人客套了,咱們就動手吧。”
홍검노인이 엄숙한 표정으로 사례하며 말했다.
"상인의 말씀이 극히 옳소. 형제도 상인께 인삿치레 하지 않겠소. 우리는 손을 쓰도록 합시다."
轉過臉來對宮裝婦人看著,似是徵求她的意見。
얼굴을 돌려 궁장부인을 쳐다보는 것이 그녀의 의견을 구하는 듯 했다.
宮裝婦人微微一笑道:“妾身早就說過,一切都由你作主。”
궁장부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첩신이 진작에 말씀드렸듯이 모든 건 당신이 결정하세요."
紅臉老者起身道:“事不宜遲,咱們此刻就動手。”隨對杜君平招手道:“孩子,你過來。”
홍검노인이 몸을 일으키더니 말했다.
"일이 지체되어선 안되니 우리는 지금 손을 씁시다."
이어 두군평을 손짓하여 불러서 말했다.
"얘야, 이리 오너라."
杜君平應聲往前行了幾步。紅臉老者要他乎臥石床之上,正容道:“剛才上人所說的話,你聽明白沒有?從此刻起你得在這石床之上,躺臥七日,這七日的過程極不容易,你得以無上毅力,忍受煎熬……”
두군평은 대답하고 몇 보 앞으로 나아갔다. 홍검노인은 그를 돌침대에 눕도록 하더니 표정을 바로 하고는 말했다.
"지금 막 상인께서 말씀하신 것을 너는 분명히 들었느냐? 지금부터 너는 이 돌침상 위에 칠일 동안 누워있어야 한다. 이 칠일의 과정은 극히 용이하지가 않다. 너는 굳센 의지로 괴로움을 참아내야 한다..."
杜君平慨然應道:'任什麼痛苦晚輩都能忍受,只是勞動前輩們心中實在難安。 ”
두군평은 흔쾌히 대답했다.
"어떤 고통에 닥치더라도 후배는 능히 참아낼 수 있습니다. 단지 선배님들의 노고에 마음이 편하지가 않습니다."
紅臉老者搖頭道:“這個你就不用管了,這七天下來,雖然我們三人都耗去極多的真元,但仍是值得的。”
홍검노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것은 네가 상관할 필요없느니라. 이 칠일 동안 비록 우리 세 사람이 모두 많은 진원을 소모하겠지만 그래도 그 값어치가 있다."
宮裝婦人似是不喜歡說話,姍姍行至石床之前,盤膝在一個石墩上坐下,緩緩伸出雪白皓腕,輕輕抵在杜君平命門之上,立時便有一股柔和之勁,緩緩循著經脈,行入體內。她一經開始施為,紅臉老者的臉上,頓現凝重之色,也搬來一個石墩,緊挨著她身旁坐下,舉手搭在杜君平的百匯穴上……
궁장부인은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듯 느릿느릿 돌침상 앞으로 다가와서 돌방석 위에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천천히 눈처럼 하얀 팔을 내밀어 가볍게 두군평의 명문혈을 눌렀다. 즉시 한 가닥의 부드럽고 온화한 힘이 천천히 경맥을 따라 체내에 흘러들어왔다. 그녀가 일단 시작하자 홍검노인의 얼굴에는 집중하는 기색이 나타났다. 그도 한 개의 돌방석으로 건너오더니 그녀의 옆에 앉아서 손을 들어 두군평의 백회혈을 눌렀다...
杜君平練武十餘年,對全身經脈穴道,瞭如指掌,一見這情景,立刻覺察出,宮裝婦人所行的乃是督脈經,而紅臉老人所循的卻是任脈經,只是不明白他們為什麼要如此施為。
두군평은 십여 년간 무공을 연마했다. 전신의 경맥혈도에 대해서는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했다. 이 광경을 한번 보자 즉시 궁장부인은 독맥(督脈)을 따라 운행하고 홍검노인은 임맥(任脈)을 따라 운행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다만 그들이 왜 이와 같이 시행하는지는 확실히 알지 못했다.
此時靈空上人已然跳下座來,行至石床之前,雙目炯炯注視著三人臉上的變化,表情極是緊張。如此約摸過有一個多時辰,杜君平突感經脈鼓脹如絞,猶如萬蟻在內鑽行,宮裝婦人與紅臉老者的兩股真氣,已然無法前行。
이때 영공상인이 돌침상 앞으로 건너와 앉더니 두 눈을 형형하게 빛내며 세 사람의 얼굴 변화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표정이 매우 긴장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한 시진이 지났을 때 두군평은 돌연 경맥이 부풀어 올라 쥐어짜는 것이 마치 만 마리의 개미가 파고 드는 듯 함을 느꼈다. 궁장부인과 홍검노인의 두 줄기 진기는 더 나아가지 못했다.
杜君平事前已得有指點,是以咬緊牙關,極力忍耐,靈空上人似已覺察,倏然出手,點了他的睡穴。而紅臉老者與宮裝婦人卻是寶相莊嚴,不言不動,對靈空上人所為,似是毫未覺察一般。
두군평은 사전에 당부를 받았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있는 힘을 다해 참아냈다. 영공상인이 눈치를 챈 듯 갑자기 손을 내밀어 그의 수혈(睡穴)을 눌렀다. 그리고 홍검노인과 궁장부인은 불상처럼 장엄한 모습으로 말도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영공상인이 하는 바에 대해서 조금도 감지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再說阮玲把杜君平送入墓中後,抽身趕到前面,她一向處事,都極其鎮定謹慎,但此時卻感到心神不寧,幾乎是坐立不安。
완령은 두군평을 묘 안으로 들여보낸 후 자기는 빠져나와 서둘러 앞쪽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줄곧 일을 처리함에 있어 극히 침착하고 신중했었다. 그러나 이때는 심신이 불안함을 느껴 거의 좌불안석이었다.
王珍看在眼裡,不由奇道:“玲姐,你是怎麼啦?”
왕진이 눈여겨 보더니 자기도 모르게 이상하여 물었다.
"령언니, 어떻게 된거에요?"
阮玲嘆了一口氣道:“我心裡很亂,恍似有大禍臨頭一般。”
완령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마치 큰 재난이 닥쳐오고 있는 것 같이 마음이 너무 심란하구나."
王珍笑道:“你是對他關心太過了,是以才會如此。”
왕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 사람에 대한 관심이 너무 지나쳐서 이런 거예요."
阮玲黯然搖頭道:“二位老人家都已來谷,我還有什麼不放心的,只是我從來就不曾這樣心緒不寧過,這不是好預兆。”
완령이 암면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두 분 어르신 모두 이미 곡에 오셨으니 무슨 불안한 것이 있을까마는 단지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적이 없었다. 이건 좋은 징조가 아니야."
王珍雖是稚氣未除,但自幼便在江湖行走,凡事都能權衡利害,知道這件事關係著正邪勢力的消長,以及杜君平的生死,經阮玲這般一說,也覺事態嚴重,大意不得。
왕진은 비록 아직 치기(稚氣)가 가시지 않았지만 어려서부터 곧잘 강호를 다녀서 무슨 일이든 모두 이해를 따질 수 있었다. 이번 일은 정사 세력의 흥망, 아울러 두군평의 생사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고 있었다. 완령의 그 말을 듣자 사태가 엄중하고 소홀해서는 안됨을 깨달았다.
阮玲起身佩好乒刃,又囑咐王珍也把長劍背上,道:“咱們出去看看吧。”
완령이 일어서서 병기를 차더니 또 왕진에게 분부하여 장검을 매도록 하고 말했다.
"나가서 한번 살펴보자꾸나."
王珍點點頭道:“這樣吧,咱們先分頭巡視一遍,然後一人守上半夜,一人守下半夜。”
왕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렇게 해요. 우리는 먼저 제각기 한번 순시를 하고 그 후에는 한 사람이 상반야(上半夜:초저녁부터 자정)를 지키면 한 사람은 하반야(下半夜:자정부터 날이 밝기까지)를 지키는거죠."
阮玲目光凝視著谷後,輕籲一口氣道:“希望薛姑婆這兩天能趕到才好。”
완령이 골짜기를을 응시하더니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설고파께서 이틀 안으로 와주셔야 할 텐데."
王珍聽她提到薛姑婆,目光自不禁向谷口投去,突然喊道:“你看,那面來的不是薛姑婆嗎?”
왕진은 그녀가 설고파를 들먹이자 자기도 모르게 곡 입구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보세요, 저쪽에 오고 있는 사람이 설고파가 아닌가요?"
阮玲回過臉來,向谷外看去,果見薛姑婆踉蹌向谷內奔來,心頭一震,失聲叫道:“薛姑婆好像受傷了。”說著飛步向谷外行去。
완령이 고개를 돌려 곡 밖을 바라보니 과연 설고파가 비틀거리며 곡 안으로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가슴이 철렁하여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
"설고파께서 부상을 입은 모양이구나."
말하자 마자 곡 밖을 향해 나는 듯 뛰어갔다.
王珍也看出來了,焦灼地叫道:“快!她已經支持不住了。”
왕진도 보고는 애가 타서 외쳤다.
"어서요! 그녀는 더이상 지탱하지 못해요."
二人距穀不過二三箭地,可是,二人才跑出一箭之地,那面薛姑婆已然頹然倒下地去。
두 사람은 곡 입구에서 화살이 두세 번 닿을 거리에 있었다. 그러나 화살이 한번 닿을 거리에 이르자 설고파는 이미 힘이 빠져 땅에 쓰러지고 있었다.
就在這時,谷內突又飛起一條人影,就地將薛姑婆抱了起來,翻身奔回,恰與阮玲倆姐妹迎面碰上,正是快斧手公孫喬。
바로 이때 곡 안에서 갑자기 또 다른 인영이 날아오더니 설고파를 땅에서 안아들고 돌아와서 마침 마중 나가던 완령 자매와 만났다. 바로 쾌부수 공손교였다.
王珍急道:“喬大叔,她怎麼樣了?”
왕진이 급히 물었다.
"교대숙, 그분은 어때요?"
公孫喬搖了搖頭道:“她受了極重的傷,情形怎樣現在還沒法知道。”
공손교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녀는 매우 중한 상처를 입었다. 상태가 어떤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阮玲姐妹自小便是由薛姑婆照顧,她雖是飄香谷的總管,但不啻是二人的保姆,此刻見她身負著重傷,奄奄一息,方寸早亂,忍不住落下淚來。
완령 자매는 어려서부터 설고파의 보살핌을 받았다. 그녀는 비록 표향곡의 총관이었지만 두 사람에게는 보모와 같았다. 이때 그녀가 중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자 마음이 벌써 동요되어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公孫喬把薛姑婆放在屋內榻上,摸了摸胸口,試出還在跳動,急道:“快倒一杯百花仙釀來。”
공손교가 설고파를 방 안의 침대에 내려놓고 명치에 손을 대보니 아직 뛰고 있어 급히 말했다.
"어서 백화선양을 한 잔 가져오너라."
王珍急奔入後廳,倒了一杯百花仙釀,遞給了公孫喬。
왕진이 급히 후청으로 가서 백화선양을 한 잔 가져오더니 공손교에게 건네주었다.
公孫喬捏開薛姑婆的嘴唇,緩緩為她灌了下去,又緩緩為她推拿了一陣。
공손교는 설고파의 입술을 벌리고 천천히 부어넣었더니 천천히 그녀를 주물러 주었다.
百花仙釀乃是飄香谷祖傳秘方,配合多種靈藥釀成,對療傷最具神效,薛姑婆經公孫喬一陣推拿,再加上百花仙釀的藥力,竟緩緩醒了過來,睜開眼來,見公孫喬與阮玲都在身旁。不覺嘆一口氣,掙扎著挪動起來。
백화선양은 원래 표향곡 조사가 전한 비방으로 여러 종류의 영약을 배합하여 빚은 것인데 요상에 뛰어난 효험이 있었다. 설고파는 공손교가 한바탕 추나(推拿)를 해주고 또 백화선양의 약효가 더해지자 천천히 깨어났다. 눈을 떠서 공손교와 완령이 자기 옆에 있는 것을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더니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公孫喬輕輕一按道:“你還是躺著歇一會兒吧。”
공손교가 가볍게 누르며 말했다.
"당신은 좀 더 쉬도록 하시오."
薛姑婆似是受傷極重,這一掙扎挪動,嘴角又淌下血水來,顯然內腑已然離位。
설고파는 극심한 중상을 입은 듯 일어나려 애를 쓰는 와중에도 입가로 혈수(血水)가 흘러나왔다. 분명 내부(內腑)가 제자리를 옮긴 것이다.
阮玲強忍著悲痛,輕聲道:“薛姑婆,你遇見什麼人了?竟然令你受傷?”
완령이 애써 비통함을 참으며 조용히 말했다.
"설고파, 누구를 만난 것입니까? 그 사람에게서 부상을 당했나요?"
薛姑婆慘然道:“武林之中,能夠傷著老身的,只怕數不出幾人,我是傷在本門的武功上。”
설고파가 처연하게 말했다.
"무림에서 노신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자는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본 문의 무공에 부상당했다."
阮玲大吃一驚道:“你遇見她了?”
완령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당신은 그녀를 만났습니까?"
薛姑婆點頭道:“正是她,武功比以前又進境了許多。”
설고파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로 그녀였다. 무공은 이전에 비해 또 크게 진보했더군."
阮玲又道:“她為何要傷你?”
완령이 또 말했다.
"그녀가 무엇 때문에 당신을 상하게 한 것입니까?"
薛姑婆微弱地道:“她威逼老身,一定要我說出谷主是真死還是假死,老身認定谷主確已死去,以致觸怒了她,竟然對老身突施襲擊。老身驟不及防,為她的太陰掌將內腑震傷……”
慨嘆一聲接道:“說實在話,即令她不是施行突襲,老身同樣地不是她的敵手。”
설고파가 힘없이 말했다.
"그녀는 곡주가 진짜 죽은 건지 가짜로 죽은 건지 말하라고 윽박질렀다. 노신은 곡주가 이미 확실히 죽었다고 믿는다 했는데 그녀의 노여움을 사고 말아서 뜻밖에 노신을 향해 갑자기 급습을 했다. 노신은 미처 방비하지 못해 그녀의 태음장(太陰掌)에 내부가 진상(震傷)되었다..."
개탄하더니 이어서 말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설령 그녀가 갑작스레 공격하지 않았더라도 노신은 그녀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다."
阮玲長吁一口氣道:“總算還好,她沒有繼續出手。”
완령이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녀는 계속 출수할 수 없었을 거예요."
薛姑婆道:“她雖暴戾好勝,究竟還有幾分人性,不然老身豈有命在。”
설고파가 말했다.
"그녀가 잔혹하고 승부욕이 강하다 해도 어쨌든 몇 푼의 인성이 남아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노신의 목숨이 어찌 붙어있겠느냐."
阮玲沉思有頃道:“她對這件事至今還在懷疑,我看她早晚會來本谷。”
완령이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말했다.
"그녀가 이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의심하고 있으니 조만간 본 곡으로 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公孫喬突然搖了搖手,接道:“薛站婆還需療傷,咱們外面去吧。”
공손교가 돌연 손을 내젓더니 말했다.
"설고파는 아직 요상(療傷)이 필요하니 우리는 밖으로 나가자꾸나."
阮玲深知薛姑婆傷勢極重,遂悄悄一拉王珍,緩緩退了出來。公孫喬跟著行出。
완령은 설고파의 상세가 극히 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조용히 왕진을 잡아끌며 천천히 물러나왔다. 공손교도 뒤를 따라 나섰다.
三人來到大廳之內,阮玲滿面憂容,沉吟半晌,徐徐言道:“她早晚必來定會來本谷生事。”
세 사람이 대청에 이르렀을 때 완령이 얼굴 가득 걱정스런 표정으로 한참을 침음하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그녀는 조만간 반드시 본 곡에 와서 말썽을 일으킬 것입니다."
快斧手公孫喬對薛姑婆的武功,向極佩服,在飄香谷可說是僅次於谷主的高手,他有自知之明,如果薛姑婆不是敵手,自己更是不行,當下忍不住問道:“傷薛姑婆的是什麼人?”
쾌부수 공손교는 늘 설고파의 무공이 표향곡에서는 곡주 다음 가는 고수라며 몹시 탄복했었다. 만약 설고파도 적수가 되지 못한다면 자기도 안될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에 즉시 참지 못하고 물었다.
"설고파를 상하게 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阮玲嘆口氣道:“她外號辣手玉觀音,本名叫葛三娘,武功不在家師之下。”
완령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녀의 외호는 날수옥관음(辣手玉觀音)이고 본명은 갈삼랑(葛三娘)이라 불러요. 무공은 가사의 아래가 아닙니다."
孫公喬雖是外走江湖之人,可沒聽過這樣一位高手,思索了一會道:“此人武功既達到這般境界,江湖上如何不曾聽說過?”
공손교가 강호를 나다니는 사람이었지만 이런 고수는 들어본 적이 었어 깊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이 사람의 무공은 이미 이런 경지에 도달했는데 강호상에서 어찌 들어본 적이 없을까?"
阮玲道:“武學浩瀚如海,愈是造詣深湛之人,愈不肯在外眩耀,此人城府深沉,隱跡了二十餘年突然在此刻露出,自然是來者不善,善者不來,大叔以後遇上,務必小心,能避免衝突,就盡量避免。”
완령이 말했다.
"무학은 바다같이 넓고 무한하니 조예가 깊은 사람일수록 더욱 더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법이지요. 이 사람은 속셈이 깊어 이십 년간 종적을 감추었다가 돌연 지금 모습을 드러냈으니 '오는 사람은 선하지 않고 선한 사람은 오지 않는 다'는 말 그대로입니다. 대숙께서 이후에 만나게 되면 반드시 조심하셔야 합니다. 충돌을 피할 수 으면 피하도록 하세요."
公孫喬慨然言道:“姑娘的話固是有理,可是她若是來飄香谷搗亂,我能眼看著不管?”
공손교가 흔쾌히 대답했다.
"낭자의 말이 일리가 있다. 그러나 그녀가 만약 표향곡에 와서 소란을 피우면 내가 뻔히 보면서 상관을 안할 수 있겠느냐?"
阮玲嘆口氣道:“她若是來到,請大叔務必退避,一切由我來應付。”
완령이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그녀가 온다면 대숙께서는 반드시 물러나십시오. 모든 것을 제가 대응하겠습니다."
公孫喬睜大眼睛道:“這是什麼話?”
공손교는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냐?"
阮玲嘆口氣道:“若論武功,合咱們三人之力,也不是她的敵手,但此人乃是我的長輩,侄女可以盡量委曲,料她不致於把我怎麼樣。”
완령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무공으로 논하자면 우리 세 사람의 힘을 합쳐도 그녀의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저의 어른이고 질녀가 가능한 억지로라도 따를 것이니 그녀가 저를 어떻게 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公孫喬仍然不解道:“這樣說來,她與穀主認識?”
공손교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여 말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녀와 곡주는 서로 아는 사이구나?"
阮玲道:“不僅認識,面且是同門師姐妹,此人雖然狠毒無比,但她極其自負,侄女如若應付得宜,料不會對我怎樣,大叔你要是出面,事情就很難說了。”
완령이 말했다.
"서로 알 뿐 아니라 동문 사자매(師姐妹)예요. 그 사람이 비록 악독하기 그지없지만 매우 자부심이 강하니 질녀가 적절히 대응한다면 저를 어떻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숙께서 나서시면 사정이 어떻게 될지 말하기 어렵습니다."
公孫喬長吁一口氣道:“既是這樣,大叔一切聽你的就是了。”
공손교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이렇게 되었으니 대숙은 모든 것을 네 말대로 하마."
言罷起身道:“你姐妹好好照顧薛姑婆,外面的事交給我了。”
말을 마치자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바깥쪽의 일은 나한테 넘기고 너희 자매는 설고파를 보살펴드려라."
阮玲點頭道:“有勞大叔了。”目送公孫喬出去後,轉臉對王珍道:“珍妹,從此刻起,本谷隨時都有出事的可能,說不定對方已有人跟在薛姑婆之後,前來探察本谷的動靜。”
완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숙께서 수고해주세요."
눈으로 공손교를 배웅한 뒤 왕진을 돌아보며 말했다.
"진매, 지금부터 본 곡에는 수시로 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단정해서 말할 수는 없어도 상대측에는 설고파의 뒤를 따라 온 사람이 있어 이곳으로 와서 본곡의 동정을 살필 것이다."
王珍道:“我就不解她們為什麼要來本谷?”
왕진이 말했다.
"저는 이해를 못하겠는데 그녀들은 왜 본 곡에 오려하나요?"
阮玲道:“自神劍杜大俠遇害後,有資格參與盟主角逐之人,只有神堡的千手神君,海外的修羅王以及師父她老人家。現千手神君已入天地盟掌握,修羅王遠在海外,所慮的就只師父一人了,雖然說是師父已然仙逝,可是他們絕不相信。 ”
완령이 말했다.
"신검 두대협이 해를 당한 후부터 맹주의 자리를 다툴 자격이 있는 사람은 신풍보의 천수신군, 해외의 수라왕 그리고 사부님 그분 뿐이다. 현재 천수신군은 이미 천지맹의 장악 하에 들어갔고 수라왕은 멀리 해외에 있으니 고려할 수 있는 사람은 사부님 한 사람 뿐이다. 비록 사부께서 이미 돌아가셨다고 말해도 그들은 절대 믿지 않을 것이다."
王珍接道:“師父她老人家性情淡泊,從無在江湖爭雄之心,這點他們應該知道。”
왕진이 이어서 말했다.
"사부님께서는 성정이 담백하시어 강호에서 다투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신데 그 점을 그들은 알아야해요."
阮玲點頭道:“她老人家從前不參與競爭,乃是有杜大俠與肖大俠在著,此刻情勢不同,因為杜大俠與鐵髯蒼龍肖大俠,一個遇害,一個生死不明,就當前格局,師父縱無爭雄之心,對此事豈能不管不問?是以他們一直擔心師父在暗中策劃。”
완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분은 종전에도 다툼에 참여하지 않으셨다. 원래 두대협과 소대협이 계시기도 해서 그렇지만 지금은 정세가 그때와 같지 않다. 두대협과 철염창룡 소대협은 한 분은 해침을 당하셨고 한 분은 생사가 불명하니 지금 눈 앞의 구도에서는 사부님께 쟁웅지심(爭雄之心)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 일에 대해 어찌 상관하지 않으실 수 있겠느냐? 그래서 그들은 사부께서 암중에 일을 꾸미는지 계속 염려하는 것이다."
王珍對事體之判別,雖無阮玲之精明,但亦是冰雪聰明之人,經阮玲一番剖析,立即恍然道:“是了,他們所遲遲不發動,亦是顧慮師父尚在人間,如若他們確知師父已死,便無所顧慮了。”
왕진은 일을 판단하는 것이 완령만큼 정밀하지는 못했지만 역시 총명한 사람이라 완령이 한번 분석해주자 즉시 깨닫고는 말했다.
"그렇군요. 그들이 행동개시를 늦추는 것은 역시 사부님께서 살아계실까 걱정해서군요. 만약 사부님이 확실히 돌아가신 것을 그들이 알게되면 아무 꺼릴 것이 없겠군요."
阮玲嘆口氣道:“就因為如此,我擔心他們會去師父的墳墓察看。”
완령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들이 사부님의 묘에 가서 조사하지 않을까 염려한단다."
王珍接道:“是啊,別人來谷,咱們可以擋駕,如若是葛師叔親來,可真不好應付呢。”
왕진이 이어서 말했다.
"맞아요. 다른 사람이 곡에 온다면 우리가 막을 수 있지만 만약 갈사숙이 친히 온다면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阮玲沉思有頃,緩緩立起身來道:“珍妹,你好好照顧薛姑婆,我去外面看看,只要薛姑婆約定之人,能夠及時趕到,事情就好辦了。”
완령이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진매, 너는 설고파를 보살펴드려라. 나는 밖을 살펴보겠다. 설고파가 약속한 사람이 늦지않게 서둘러 와줄 수만 있다면 일이 쉬워질 것이다."
王珍忍不住問道:“薛姑婆所約之人是誰?我不信他的武功能高出薛姑婆!”
왕진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설고파가 약속한 사람이 누구예요? 그 사람의 무공이 설고파를 능가하리라고는 믿지 못하겠어요."
阮玲道:“此人得天獨厚,又曾習杜大俠劍術,雖不是葛師叔的敵手,但我想信他能應付得了。”
완령이 말했다.
"그 사람은 우월한 조건을 타고 났다. 또한 일찌기 두대협의 검술을 배웠다. 비록 갈사숙의 적수는 안되겠지만 대응할 수는 있을 것이다."
王珍素來信服師姐,點點頭道:“我進去問問薛姑婆,她究竟有沒有找著此人。”
왕진은 본디 언니를 믿고 따랐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가서 설고파께 도대체 그 사람을 찾았는지 못 찾았는지 한번 물어보겠어요."
阮玲道:“此人一直與本谷互通消息,我相信薛姑婆已經通知他了。”
완령이 말했다.
"그 사람은 계속 본 곡과 서로 소식을 주고 받았다. 설고파는 이미 그에게 통지를 했을 거라고 믿는다."
說著姍姍往廳外行去。
말을 하고 느릿느릿 청 밖으로 나갔다.
再說快斧手公孫喬,自薛姑婆受傷後,心中甚感忐忑難安,他知阮玲一向謹慎,不會信口開河,敵方武功既如此高強,阮玲姐妹是決然無法阻擋的了,萬一衝入陵內,不僅杜君平將因此 而走火入魔,就是施行功果之人,亦無一人倖免,一想此事,頓覺五內如焚。
쾌부수 공손교는 설고파가 부상을 입은 후 마음 속으로 불안하여 편치 않았다. 언제나 신중한 완령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였을 리가 없다. 적측의 무공이 이와 같이 고강하다면 완령자매는 결코 막아낼 방법이 없을 것이다. 만일 능 안으로 쳐들어가면 두군평이 주화입마 될 뿐 아니라 공과(功果)를 베풀고 있는 사람들 역시 한 명도 요행을 바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에 미치자 오장(五腸)이 타는 듯 했다.
他乃極重情誼之人,想到故主的深恩,覺得此刻該是自己效死的時候了,雖然阮玲一再叮囑他置身事外,可是,以他自己的立場來說,怎可讓一個晚輩獨任其難?
그는 원래 정의(情誼)를 극히 중히 여기는 사람이었다. 옛 주인의 깊은 은혜를 떠올리자 문득 지금이야 말로 자기가 죽을 때라고 느꼈다. 비록 완령이 그에게 관여하지 말라고 거듭 신신당부했지만 자신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어찌 일개 후배가 홀로 그 어려움을 감당하도록 내버려두겠는가?
這一天他就在一種緊張不安的情況下,忽忽度過,第二天一早,便趕到後面察看薛姑婆的傷勢,見她正盤坐於榻上靜養,遂輕聲道:“薛姑婆,您的傷勢不礙事了吧?”
첫째날이 이렇게 긴장과 불안한 정황하에서 어느새 지나갔다. 둘째날 새벽이 되자 서둘러 후면으로 가서 설고파의 상세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침대에 가부좌를 한 채 정양(靜養)을 하고있었다. 낮은 소리로 말했다.
"설고파, 당신의 상세는 심하지 않소?"
薛姑婆緩緩睜開眼睛道:“傷勢總算穩住了,如調息得宜,大概一個月可以復原。”
설고파가 천천히 눈을 뜨더니 말했다.
"상세는 진정된 셈이오. 조식을 적절히 한다면 대략 한 달후에나 원래대로 돌아올 것 같소."
公孫喬輕籲一口氣道:“您請靜養傷吧,谷內的事在下可以幫助阮姑娘料理。”
공손교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당신은 정양하시오. 곡 내의 일은 제가 완낭자를 도와 처리하겠소."
薛站婆點了點頭,她嘴裡雖沒說,心裡可是雪亮,如若她奉派邀請的那人沒有來,飄香谷可能要遭受一場大劫。
설고파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입으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초청한 그 사람이 오지 않는다면 표향곡은 일장의 대재앙을 당하리라는 것을.
公孫喬見她一臉憂容,知她仍然放心不下,遂又道:“你老人家去邀約的那位答應什麼時候來?”
공손교가 그녀의 근심어린 얼굴을 보더니 그녀가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고 또 말했다.
"당신이 가서 초청한 사람은 언제쯤 오기로 대답했소?"
薛姑婆極為不樂地道:“此人執拗得很,他必須五天以後才能趕來。”
설고파가 아주 불쾌해하며 말했다.
"그 사람은 고집이 너무 세다오. 오 일은 지나야 올 수 있을 것이오."
公孫喬甚為詫異地道:“他已知谷內情勢十分緊急,為什麼要延遲那麼多天才來?”
공손교는 매우 의아해서 물었다.
"그는 이미 곡의 사정이 매우 긴급한 것을 알고도 왜 그렇게 여러 날을 늦추어 온단 말이오?"
薛姑婆憤慨地道:“他表示自己亦無把握,還得約請另外的人,同時又追踪一個重要魔頭,最少也得三四天的時間,老身一再催促,告訴他這裡的事比什麼事都重要,可恨他就是不答應。”
설고파가 분개해서 말했다.
"그는 자기도 자신할 수 없다고 했소. 다른 사람의 부름을 받아 동시에 한 명의 마두를 추적하는데 최소한 삼사 일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오. 노신이 재차 재촉했지만 그는 그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괘씸하게도 승낙하지 않았소."
公孫喬輕籲一口氣道:“或許他有他的理由,咱們無法勉強人家,眼下只有盡力而為了。”
공손교는 가볍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아마 그는 그대로 이유가 있겠지요. 우리는 근근히 있는 사람만으로 힘 닿는 데까지 할 뿐 다른 방법이 없소."
薛姑婆性情最為暴烈,但她自知內傷極重,稍一不慎,便有惡化的可能,是似盡量壓下心頭的憤怒,緩緩把眼閉上,調勻呼吸。
설고파는 성질이 몹시 불같았지만 내상이 매우 중하여 조금만 부주의해도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애써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히더니 천천히 눈을 감고 호흡을 고르게 했다.
公孫喬不敢再驚動,悄悄退了出來,只見阮玲滿臉憂容地立在階沿前,遂趨近身旁,輕聲道:“玲姑娘,你也不用過份憂慮,吉人自有天相,也許這幾天可以平安渡過,只要他老人家功果完成,便沒事了。”
공손교는 그녀를 다시 격동시킬까 두려워 조용히 물러나왔다. 완령이 얼굴 가득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계단 앞에 서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완낭자,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길인(吉人)은 하늘이 돕는 법이다. 어쩌면 이 며칠이 평안하게 지나갈 수도 있다. 그 어르신들의 공과(功果)가 완성되기만 하면 아무래도 상관없다."
阮玲嘆口氣道:“但願如此。”
완령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렇게 되기만을 바랄 뿐이예요."
二人正自閒淡之際,突見王珍引了一位蒙面女郎,匆匆走了進來。
두 사람이 한담을 나누고 있을 때 돌연 왕진이 한 명의 몽면여랑(蒙面女郎)을 데리고 총총히 들어왔다.
阮玲見後心中大為不悅,深覺這位小師妹太不懂事,谷內正值多事之秋,如何能容留外人在此。
완령이 보더니 마음 속으로 크게 불쾌해지며 이 소사매가 아직 철이 없다고 느꼈다. 곡 안이 다사다난한 바로 이 시기에 어찌 외인을 데리고 왔단 말인가?
王珍似已看出師姐臉上不悅之容,搶先開言道:“玲姐,這位姑娘有極重要之事對你說。”
왕진이 마치 사저의 얼굴에 불만스런 표정을 본 듯 앞다투어 입을 열었다.
"령언니, 저 분 낭자가 언니에게 극히 중요한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阮玲沉下臉來,冷冷道:“姑娘莫非姓厲?”
완령이 얼굴을 굳히고 냉랭하게 말했다.
"낭자는 설마 여씨?"
蒙面女郎格格笑道:“你好眼力啊,一眼便能看出我是厲若花。”
몽면여랑은 킥킥, 웃더니 말했다.
"당신은 안력이 좋군요. 한 눈에 제가 여약화임을 알아보다니."
阮玲仍是一臉冷漠之色,哼了一聲道:“你找杜君平是不是?他不在這裡。”
완령은 여전히 냉막한 얼굴로 흥, 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두군평을 찾아왔지요? 그는 이곳에 없어요."
蒙面女郎冷笑一聲,姍姍行入廳內坐下。
몽면여랑은 냉소하더니 느릿느릿 청 내로 들어가 앉았다.
公孫喬此時也已看出她就是厲若花,他兩次失手在東魔之手,對她父女痛恨已極,當下厲聲喝道:“你究竟來飄香谷何事,痛快地說吧。”
공손교는 이때 그녀가 바로 여약화임을 알아내자 두 번이나 실수하여 동마의 손에 잡혔었기에 그 부녀에 대해 원한이 극에 달했다. 즉시 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너는 도대체 표향곡에 무슨 일로 왔느냐? 속시원히 말해보아라."
蒙面女郎冷冷一笑道:“幹嘛這樣兇?老實告訴你們,姑娘如不是看在杜君平的份上,請我還不一定來呢!”
몽면여랑이 차갑게 일소하더니 말했다.
"어찌 이리 사나운가요? 솔직히 말해 두군평의 체면 때문이 아니라면 나를 불러도 오지 않았을 거예요!"
阮玲究竟較為冷靜理智,此刻已猜她來谷必有重大事故,也緩緩行入廳內道:“姑娘尋找杜兄弟有什麼事?他雖不在谷內,小妹可能替他作得幾分主。”
완령은 어쨌든 비교적 냉정하고 이성적이었다. 이때 그녀가 곡에 필시 중대한 사고를 일으키리라 추측하고 천천히 청 내로 들어가며 말했다.
"낭자는 두형제를 무슨 일로 찾으시나요? 그가 비록 곡 안에 없지만 소매가 그를 대신하여 어느 정도는 결정할 수 있어요."
厲若花搖頭道:“別的事或許可以,這件事你們作不了主的。”
여약화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다른 일은 몰라도 이 일은 당신들이 결정해서는 안돼요."
分孫喬忍不住接道:“杜君平乃是我的義子,凡事都和我這不成材的大叔商量,你所提出之事,如若合情合理,在下就能替他拿定主意。”
공손교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두군평은 본시 나의 의자(義子)로 어떤 일이든 모두 이 부족한 대숙과 상의를 하였다. 네가 제시하는 일이 만약 인정과 도리에 합당하다면 내가 그를 대신하여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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