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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二回 閉關墓穴(폐관묘혈)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혈검단심(血劍丹心)

第十二回 閉關墓穴(폐관묘혈)

알타쵸 2016. 7. 15. 15:46

第十二回 閉關墓穴 (묘 안에서 폐관하다)




 

厲若花點頭道:“這事我明白。”想了想又道:“這裡沒有旁人, 我可以坦白地告訴你, 天地盟燕趙分壇的全部高手, 已然調集在飄香谷的四周, 只須我爹—聲令下, ​​立即可以進攻。”

여약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은 제가 잘 알겠어요."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말했다.

"이 곳에 다른 사람이 없으니 내가 숨김없이 당신에게 알려주겠어요. 천지맹 연조(燕趙:지금의 하북성)분단(分壇)의 고수 전원이 이미 표향곡 사방에 집결해있어요. 제 아버지의 한 마디 명령만 떨어지면 즉시 공격해 올 거예요."  

阮玲心頭一懍, 但表面仍然鎮靜如初, 微微一笑道:“你爹爹手下的那點力量, 不一定能把飄香谷怎麼樣。”

완령은 속으로 놀랐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처음과 같이 침착했다. 미미하게 웃더니 말했다.

"당신 아버지 수하들의 역량으로는 표향곡을 어떻게 할 수 있다고는 못해요."  

厲若花冷冷道:“若是以往, 當然不知鹿死誰手, 但此刻情形不同, 我爹已接盟主指示, 第一, 飄香谷主並未死去, 而是在閉關練習神功。第二, 杜飛卿的後人杜君平, 已然進入飄香谷, 極可能也是閉關練功……”目光對著公孫喬與阮玲一掃, 接道:“因此, 盟主著令我爹調集所有高手, 趁機向飄香谷進攻, 無論谷內的一草一木, 都須詳細搜查, 務必尋出飄香谷主的下落, 必要時盟主親臨察看。”

여약화가 냉랭하게 말했다.

"예전 같으면 당연히 누가 이길 지 알 수 없지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요. 제 아버지는 맹주의 지시를 받았어요. 첫째, 표향곡주는 결코 죽지 않았고 폐관하여 신공을 연공하고 있다. 둘째, 두비경의 아들 두군평은 이미 표향곡에 들어가서 폐관하여 연공하고 있다..." 

공손교와 완령을 한번 쓸어보더니 이어서 말했다. 

"이때문에 맹주께서는 저의 아버지에게 고수를 소집하여 기회를 틈 타 표향곡을 공격하여 곡 안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를 막론하고 모두 세세히 조사하여 반드시 표향곡주를 찾아내라고 하셨어요. 필요하면 맹주께서 친히 살피러 오신대요."

阮玲素饒機智, 心中雖是十分駭然, 並未形諸顏色, 公孫喬可有些沉不住氣了, 霍地立起身來道:“此話當真?”

완령은 본디 기지가 넘쳤다. 마음 속으로 비록 매우 놀랐지만 결코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다. 

공손교가 화를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냐?"

厲若花仰著臉冷冷道:“我用不著騙你, 而且就在一兩天之內發動, 要想約人也來不及了。”頓了頓又道:“我爹本無心與飄香谷為敵, 但這是奉命行事, 他不能不做。”

여약화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저는 당신을 속이지 않아요. 게다가 하루 이틀 내에 행동을 개시할 테니 약속한 사람도 손쓸 틈이 없을 거예요." 

잠시 멈추더니 또 말했다.   

"저의 아버지는 본래 표향곡을 적으로 삼을 마음이 없었지만 명을 받들어 행사하는 것이니 그분도 어쩔 수 없어요."

阮玲心急一轉, 立刻明白她的用意, 故作惋惜地道:“令尊一方雄主, 在江湖上聲名何等響亮, 難道甘心聽命於天地盟, 為他鷹犬?”

완령이 생각을 급히 굴려보더니 즉각 그녀의 의도를 알게되어서 고의로 애석한 척 말했다.

"영존은 한 지방의 웅주로서 강호상에서 명성이 얼마나 높은데 설마 천지맹의 명을 받아 자진하여 그들의 앞잡이가 되셨겠어요?"

厲若花哼了一聲道:“你不用拿話來挖苦我, 我爹雖然加盟天地盟, 他自有他自己的主張。”

여약화가 흥, 하더니 말했다.

"빈정대는 말로 나를 곤경에 빠뜨릴 필요없어요. 제 아버지는 자기 스스로의 주장이 있어 천지맹에 가맹하신 거예요."

阮玲搖頭道:“你這是違心之淪, 我知你爹的性格, 他是人不犯我, 我不犯人, 飄香谷與九洲鏢行並無過節, 他決不是自己願意如此做。”

완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그것이 본의가 아니라고 하지만 나는 당신 아버지의 성격을 알아요. 그는 '다른 사람이 나를 범하지 않으면 나도 다른 사람을 범하지 않는다'라는 사람이죠. 표향곡과 구주표항은 아무런 악감정이 없으니 그는 결코 자기가 원하여 하는 것이 아닐거예요."

厲若花立起身來道:“時機甚是迫切, 咱們閒話少說, 我今天是來傳達我爹的意思, 如果杜君平答應接掌九洲鏢行, 他願意立即退出天地盟歸隱。”

여약화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시기가 매우 촉박하니 우리는 한가한 이야기는 그만해요. 저는 오늘 제 아버지의 의사를 전달하겠어요. 만약 두군평이 구주표항을 맡겠다고 승낙한다면 그는 즉시 천지맹을 탈퇴하고 은거하실거예요." 

阮玲早知她會提出此項要求, 遂道:“除此外可有附帶條件?”

완령이 벌써 그가 이런 요구를 제시할 것을 알고 곧바로 말했다.

"그것 외에 어떤 부대조건이 있나요?"   

厲若花搖頭道:“沒有了, 我知他性情執拗得很, 你們有把握為他應允下來嗎?”

여약화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없어요. 난 그가 고집이 세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당신들이 잘 알았으면 그를 위해 승낙하겠지요?" 

阮玲冷笑道:“這是你們一廂情願的事, 我們為什麼要替他應承下來?”

완령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이것은 당신들의 일방적인 바람인데 우리가 왜 그를 대신하여 승낙해야 하지요?" 

厲若花道:“若不應承, 那就是死路一條, 現飄香谷四下通路均已封鎖, 就是你們幾人也別想出得去。”

여약화가 말했다.

"만약 승낙하지 않으면 오직 죽는 길 하나 뿐이예요. 현재 표향곡의 사방으로 통하는 길은 모두 봉쇄되었으니 당신들 몇 사람은 달아날 생각은 버려야 할 거예요."

公孫喬倏然一陣哈哈宏笑道:“只怕設有那麼容易嗎?謝谷主雖然死去, 飄香谷也不是輕易受人欺的, 你們猜想杜君平在此閉關, 但事實他現不在谷內, 我們為什麼要替他答應下他不願為之事?”

공손교가 갑자기 하하, 하고 크게 웃더니 말했다.

"그렇게 용이하겠느냐? 사곡주가 비록 죽었지만 표향곡은 남들이 쉽게 업신여길 곳이 아니다. 너희들은 두군평이 여기서 폐관하고 있다고 추측하지만 사실 그는 현재 곡 안에 없다. 우리가 왜 그가 원하지 않는 일을 대신 승낙해야 하겠느냐?"  

厲若花冷冷地道:“這不是強求之事, 答不答應都在你們了。”瞥了阮玲一眼, 又道:“至於杜君平是不是在閉關, 你們自己心裡明白, 我懶得與你們爭論。”

여약화가 냉랭하게 말했다.

"억지로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승낙하고 안하고는 모두 당신들에게 있어요." 

완령을 흘낏 쳐다보고는 다시 말했다.

"두군평이 여기서 폐관하고 있든 아니든 당신들 자신이 잘 알고 있겠지요. 나는 당신들과 말싸움하기 싫어요."  

阮玲暗暗對王珍使了一個眼色。

완령이 몰래 왕진에게 한번 눈짓을 보냈다.

王珍倏然拔劍而起, 指著厲若花道:“你們進攻飄香谷, 你即然來了, 還想走嗎?”

왕진이 갑자기 검을 뽑더니 여약화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들이 표향곡에 진공할 거라는데 당신이 이곳에 왔다가 달아나려 하시나요?"

厲若花怒道:“你們要想把我當作人質, 只怕沒有那麼容易。”

여약화가 노하여 말했다.

"당신들은 나를 잡아 인질로 삼을 생각인가 본데 그렇게 쉽지 않을 걸요."  

阮玲倏然一趨身, 快逾電閃, 一把扣住了她的脈門。厲若花正自與王珍答話, 不防她會突擊, 兼以飄香谷手法神奇無比, 竟被抓個正著, 阮玲乃是有心計算, 立刻手上一緊, 跟著出手點了她二處穴道, 微微笑道:“姑娘別介意, 我們乃是迫不得已。”

완령이 갑자기 번개보다 더 빠르게 나아가 그녀의 맥문(脈門​)을 움켜쥐었다. 여약화는 바로 그때 왕진과 말을 하고 있었기때문에 그녀의 갑작스런 공격에 무방비 상태였다. 동시에 표향곡의 수법이 신기하기 그지없어 그대로 움켜잡히고 말았던 것이다. 완령은 마음 속에 계산이 있어 즉각 손을 더욱 단단히 잡고 곧이어 그녀의 두 곳의 혈도를 찍고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낭자는 개의치 마세요. 우리들도 어쩔 도리가 없어요."

厲若花原是一片好心, 私自前來飄香谷送信, 不料反而作了人質, 只氣得滿面通紅, 尖叫道:“早知你們如此不講理, 就讓他們把飄香谷夷平也不干我的事。”

여약화가 스스로 표향곡으로 와서 소식을 전한 것은 원래 한 조각 호의였다. 인질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화가 나 얼굴이 새빨개져서 날카롭게 외쳤다. 

"당신들이 이렇게 도리가 없는 줄 진작 알았다면 그들이 표향곡을 무너뜨려 평지로 만들어도 나는 상관하지 않았을 거예요."

阮玲仍是滿面笑容, 歉疚地道:“我知姑娘確是一片好心前來送信, 可是我們也是迫不得已。”

완령이 여전히 웃는 얼굴을 하고 미안해하며 말했다.

"낭자가 확실히 좋은 뜻에서 소식을 전해준 것임을 알아요. 그러나 우리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요."   

厲若花穴道被制, 頹然坐下道:“你們不要以為把我當人質, 便可穩操勝算, 須知我爹是作不了主的。”

여약화는 혈도를 제압당해 풀이 죽어 자리에 앉더니 말했다.

"당신들은 나를 인질로 잡았다고 해서 승산이 생겼다고 여기지 말아요. 제 아버지가 주동적으로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해요." 

王珍面容一整道:“小妹亦知這不是萬全之策, 但時機已迫, 不能不這樣​​做了。”

왕진이 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소매 역시 완전한 계책이 아님을 알아요.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여 이렇게 하지 않을 수 없네요."  

經此一試, 阮玲已知厲若花確無惡意, 遂改用悄聲附著厲若花的耳朵道:“我知姑娘極是愛他, 令尊要他掌理九洲鏢行, 亦是有意成全他。只是他此刻正在閉關練一門功夫, 萬一受到驚擾, 便有走火入魔之虞。”

이 한번의 시험을 통해 완령은 여약화가 확실히 악의가 없음을 알았다. 그래서 낮은 목소리로 여약화의 귀에 대고 말했다.

"나는 낭자가 그를 매우 좋아하고 영존께서 그에게 구주표항을 맡기려는 것 역시 그 일을 성사시킬 뜻이 있다는 것임을 알아요. 다만 그는 지금 이곳에서 폐관하여 한 가지 무공을 연마 중이니 만일 놀라게 되면 주화입마에 빠질 염려가 있어요." 

歷若花閃著雙眼道:“當真是這樣嗎?”

여약화가 두 눈을 번쩍 뜨며 말했다.

"정말 그런거예요?" 

阮玲道:“小妹沒有對你撒謊的必要, 賢父女如是真愛他, 便應設法拖延三天, 令他得竟全功。”

완령이 말했다.

"소매는 당신에게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어요. 당신네 부녀가 정말 그를 아낀다면 그가 연공을 끝내도록 삼 일정도 늦출 방법을 강구해보세요.  

厲若花微一嘆道:“實際說來我們也是身不由已。”

여약화가 가늘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실제로 말하자면 우리도 제 맘대로 하지 못하는 신세예요."

阮玲伸手將她穴道解開道:“令尊也是武林前輩, 當年雄踞一方, 何等聲威。加入天地盟之後, 名義雖是副盟, 卻得事事聽命於人, 相形之下, 實在有些不合算。”

완령이 손을 뻗어 그녀의 혈도를 풀어주고 말했다.

"영존도 무림의 선배이시고 당년에 한 지방에서 웅거하신 분으로 얼마나 명성이 높으셨나요. 천지맹에 가입한 후 명분상 부맹주이지만 사사건건 명령을 받는 몸이 되었으니 그때와 비교하자면 사실 수지가 맞지 않는 일이예요."  

厲若花立起來道:“可能容小妹見他一面嗎?”

여약화가 일어서더니 말했다.

"소매가 그를 한번 볼 수 있을까요?" 

阮玲搖頭道:“此刻正在緊要關頭, 如何能夠打擾?”

완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이 아주 중대한 고비인데 어찌 방해를 할 수 있겠어요?"  

厲若花想了想, 面現堅毅之色道:“我知姐姐一定不會騙我, 小妹就此告辭, 我當盡一切力量, 務必把進攻之事, 延緩二三天。”

여약화가 잠시 생각하더니 의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언니가 나를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요. 소매는 지금 가봐야겠어요. 나는 있는 힘껏 반드시 진공을 이삼 일 늦추도록 하겠어요."

唉聲一嘆接道:“萬一不行, 那就得請諸位另行設法了, 不過厲若花決不負他就是。”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만일 하지 못한다면 여러분들은 따로 방법을 강구하셔야 해요. 그러나 여약화는 결코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어요." 

阮玲察顏觀色, 已知其意, 誠摯地道:“賢父女的處境, 小妹深知。我們各盡所能便了。”

완령이 안색을 살피더니 그 뜻이 진실됨을 알고 말했다.

"당신들 부녀의 처지는 소매가 잘 알고 있어요. 우리는 각자 최선을 다하도록 해요."

厲若花默默無言, 低頭疾步行出廳去。

여약화는 묵묵히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청 밖으로 달려나갔다.

王珍按劍目視阮玲道:“玲姐……”

왕진이 검을 내린 채 완령을 쳐다보며 말했다.

"령언니..."  

阮玲揮揮手道:“厲姑娘不是無信之人, 讓她走吧。”

완령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여낭자는 신의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그녀를 보내주어라." 

快斧手公孫喬側身讓出路來, 面上卻是一片迷惘之色, 但他素來信服阮玲, 心中雖有不願, 卻沒有出聲阻止。

쾌부수 공손교가 비켜서서 길을 내주며 어쩔줄을 몰라했다. 단지 그는 완령을 믿고 따라왔기에 마음 속으로 원하지 않았지만 소리쳐 막지 않았다. 

阮玲容厲若花遠去後, 面上現出一片焦灼之容, 對轉王珍道:“珍妹, 你去看看薛姑婆的傷勢怎樣​​了?”

완령은 여약화를 멀리 떠나도록 한 후 초조한 기색을 얼굴에 드러내며 왕진을 돌아보고 말했다.

"진매, 너는 설고파의 상세가 어떠한지 가서 살펴보았느냐?" 

只聽身後一個沙啞的嗓音沉聲道:“不用擔心, 我老婆子一時半刻還死不了。”

뒤에서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걱정할 필요없다. 이 노파는 금방 죽지 않을 것이다."  

阮玲回頭—看, 只見薛姑婆拄著朱拐, 緩緩行出廳來, 不禁失驚道:“薛姑婆, 你怎的出來了?”

완령이 고개를 돌려 보니 설고파가 붉은 지팡이에 몸을 지탱하여 천천히 대청으로 들어오고 있기에 저도 모르게 놀라서 말했다. 

"설고파, 당신은 왜 나오셨어요?"

薛姑婆怒哼一聲道:“想當年谷主在日, 江湖上誰個敢大膽擅進飄香谷半步。如今谷主屍骨未寒, 居然連厲陰平也欺上門了, 真的氣死我也。”

설고파가 노하여 흥, 하더니 말했다.

"당년(當年)에 곡주가 계실 때를 생각하면 강호상의 누구도 감히 대담하게 표향곡에 반 보도 들여놓지 못했었다. 지금 곡주의 시신이 식지도 않았는데 뜻밖에 여음평마저 업신여기어 넘보다니 정말 화가 나 죽을 지경이구나."

阮玲嘆口氣道:“你老人家稍安勿躁, 並非是厲陰平敢來欺負咱們, 他乃是受了天地盟的指派。”

완령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조급해하지 마시고 좀 안정하세요. 결코 여음평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겨서 온 것이 아니예요. 그 역시 천지맹의 지시를 받은 것이지요." 

薛站婆厲聲道:“天地盟又能怎樣?”

설고파가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천지맹이 또 어떻게 할 수 있다고?" 

阮玲端過一把椅子扶她坐下道:“你老人家內傷未癒, 目前咱們還有顧慮, 能夠忍耐, 總以忍耐為好。”

완령이 의자를 하나 가져와서 그녀를 부축해 앉히고 말했다.

"당신은 내상이 아직 낫지 않았어요. 목전에 우리는 아직 걱정거리가 있으니 참을 수 있으면 모두 참아야 해요."  

薛姑婆生性急躁, 寧折不彎, 明知阮玲所說乃是實情, 仍覺氣憤難消。

설고파는 천성이 조급하여 꺾일지언정 구부러지지 않았다. 완령이 말한 바가 실제 정황임을 잘 알지만 여전히 화를 가라앉히기 힘들었다.

快斧手公孫喬呆立了一會, 知道沒有自己插嘴的餘地, 遂對阮玲道:“玲姑娘請陪薛姑婆, 老朽告退。”

쾌부수 공송교가 멍하니 서있다가 자기가 끼어들어 말할 여지가 없음을 알고는 완령에게 말했다.

"령낭자는 설고파를 모시기 바라오. 노부는 물러가겠소."

阮玲點頭道:“那就偏勞喬大叔多費點神。”

완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교대숙께서 신경을 많이 쓰시니 수고가 크십니다."

公孫喬行出廳外, 阮玲復又對王珍道:“珍妹, 你去把咱們谷內的人分派一下, 凡屬可以動身的, 都挑選出來, 厲陰平既已奉命前來, 咱們不能不預作準備。”

공손교가 청 밖으로 나가자 완령은 다시 왕진을 향해 말했다.

"진매, 너는 가서 곡 안의 가능한 사람들을 모두 선발해서 배치하거라. 여음평이 이미 명을 받고 왔으니 우리는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王珍答應了一聲, 舉步正待行出, 薛姑婆倏然說道:“慢著。”王珍立定腳步道:“薛姑婆還有什麼吩咐?”

왕진이 대답하고 막 걸음을 옮겨 나가려는데 설고파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기다려라." 

왕진이 멈춰서서 말했다.

"설고파께서는 무슨 분부가 계십니까?" 

薛姑婆道:“咱們谷內中也有一二十人手底不弱, 可是叫她們去與厲陰平過招, 豈不是枉送性命。”

설고파가 말했다.

"우리 곡 안에 있는 일이십 명의 사람이 약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여음평과 겨룬다고 하면 어찌 아까운 목숨을 버리는 것이 아니겠느냐." 

阮玲接口道:“不勞你老人家多慮, 晚輩只是分派她們戒備, 不到必要時, 不會讓她們動手, 再說她們所要對付的, 並非是厲陰平, 而是對付厲陰平的那般爪牙。”

완령이 이어서 말했다.

"어르신께서는 걱정하지 마세요. 후배는 단지 그녀들을 배치하여 경계만 하되 필요한 때가 아니면 손을 쓰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다시말해 그녀들이 대처하는 것은 결코 여음평이 아니라 여음평의 부하들입니다."  

薛姑婆點頭道:“這樣說倒還差不多。”

설고파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말이었다면 그런대로 괜찮구나." 

阮玲望瞭望天色道:“今晚乃是最緊要的關頭, 過了今晚, 到明日午時, 咱們的大功便可告成。”

완령이 하늘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오늘 밤이 원래 가장 중요한 고비예요. 오늘 밤이 지나고 내일 정오가 되면 우리는 큰 공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薛姑婆突然面現憂慮之色, 半晌方道:“我所擔心的還是那一口子, 如若她來, 我老婆子真不知如何應付。”

설고파가 돌연 걱정스런 얼굴로 한참만에 말했다.

"내가 걱정하는 바는 그 여편네야. 만약 그녀가 오면 이 노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모르겠구나."

阮玲鎮定地道:“一切都由我來應付。”

완령이 진정시키며 말했다.

"모든 것을 제가 알아서 대응하겠습니다." 

薛姑婆道:“萬一她要強進谷主的墓陵, 我老婆子可是毫無辦法。”

설고파가 말했다.

"만일 그녀가 곡주의 묘릉으로 가겠다고 우기면 이 노파는 아무런 방법이 없구나." 

阮玲胸有成竹地道:“這事晚輩已思之再三, 如果真的她要一意孤行, 晚輩只有採取最後一策了。”

완령은 이미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듯 말했다.

"이 일은 후배가 두 번 세 번 생각했던 것입니다. 정말로 그녀가 고집을 피운다면 후배는 최후의 계책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薛姑婆怔了怔道:“難道你要與她動手?”

설고파가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설마 너는 그녀와 손을 쓰려는게냐?" 

阮玲慨然道:“情勢迫人, 也只好如此。”

완령이 흔쾌히 말했다.

"정세가 사람을 핍박하면 그렇게 할 수 밖에요." 

薛姑婆張口正待說話, 似是突然想起一件事, 但立即頓口不言。她雖禀性剛強急躁, 並非全不明事體之人, 她對阮玲的謹慎機智, 素所信任, 知她能說出這種話, 多少是有所倚仗。

설고파는 입을 열어 말을 하려다가 문득 한 가지 일이 생각난 듯 곧 입을 닫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본성이 굳세고 조급했지만 결코 어떤 일의 실체를 완전히 모르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녀는 완령의 신중함과 기지를 믿고 있었다.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완령이 무언가 다소 믿는 구석이 있다는 것임을 알았다.

此時天色漸黑, 阮玲起身對薛姑婆道:“請你老人家仍回靜室, 晚輩得出去分派一下。”

이때 날이 점차 어두워져 완령이 일어서더니 설고파를 향해 말했다.

"어르신께서는 정실로 돌아가세요. 후배는 나가서 배치를 해야겠어요." 

行出廳外, 四下轉了一遭, 只見各處要口, 俱已分派了警戒之人, 位置與相互間距離, 甚是恰當, 一旦有事, 各方均可呼應, 不由暗暗點頭, 覺得王珍年紀雖小, 辦事到是有條不紊。

대청 밖으로 나와서 사방을 둘러보니 각 요처마다 경계하는 사람들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위치와 상호간의 거리가 매우 적당하여 일이 발생하면 각 방향에서 모두 호응할 수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왕진이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일처리는 매우 조리있고 정연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此時她已快接近谷主的墓陵。只見王珍飛步迎了過來, 輕聲道:“是玲姐嗎?我已把冬梅、秋菊她們四人分派在墓陵的四周了, 並且佩帶了蠍尾飛芒。”

이때 그녀는 곡주의 묘릉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왕진이 나는 듯 마주보고 달려와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

"령언니에요? 저는 이미 동매(冬梅), 추국(秋菊) 등 네 명을 묘릉의 사방에 배치했어요. 게다가 갈미비망(蠍尾飛芒​)을 휴대하도록 했지요." 

冬梅、秋菊等四女, 乃是飄香谷主的貼身四婢, 不僅武功己深得谷主傳授, 而且深諳合擊之術。所帶的蠍尾飛芒乃是飄香谷的獨門暗器, 體積細小, 施用的手法亦甚特殊, 專打人身各穴。

동매, 추국 등 네 여인은 원래 표향곡주를 따르던 네 비녀였다. 곡주에게 전수받은 무공이 깊을 뿐 아니라 게다가 합격술(合擊術​)에 정통했다. 가지고 있는 갈미비망은 표향곡의 독문암기로서 크기는 아주 가늘고 펼치는 수법도 매우 특수했는데 전문적으로 사람의 각 혈도를 공격하는 암기였다.

阮玲讚許地點點頭道:“愚姐各處都看過了, 你佈置得很好, 比愚姐強多了。”

완령은 칭찬하며 허락하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이 언니가 각처를 돌아보니 네가 배치한 것이 매우 훌륭하더구나. 이 언니보다 훨씬 낫구나."

王珍笑道:“玲姐怎麼調侃起我來了, 誰不知你是女中諸葛, 我哪裡趕得上你。”

왕진이 웃으며 말했다.

"령언니는 어찌 저를 놀리려고 하세요. 언니가 여제갈(女諸葛)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저의 어디가 당신보다 낫단 말인가요?"

阮玲經師妹一番誇獎, 心裡十分受用, 忍不住噗地笑出聲來。

완령은 사매로부터 칭찬을 받자 마음 속으로 몹시 기분이 좋아 참지 못하고 풉, 하며 웃음이 났다.  

阮玲方待問起快斧手公孫喬之事, 谷中倏然傳來一陣喝叱之聲, 不禁面容倏變, 急道:“珍妹請留在墓陵, 愚姐去谷中看看。”

완령이 쾌부수 공손교의 일을 물어보려고 하는데 갑자기 일진의 호통 소리가 들려와서 자기도 모르게 표정이 바뀌어 급히 말했다.

"진매는 묘릉에 있거라. 언니가 가서 살펴보마." 

展開飄香步法, 飛向谷中奔去, 遠遠便見一條纖細人影, 御風般迎面飄來, 身法速度, 竟與穀主不相上下, 心頭不禁猛地一震。

표향보법을 전개하여 곡 안으로 몸을 날려 달려갔다. 멀리서 한 가닥 섬세한 인영이 바람을 탄 듯 두둥실 떠오는데 신법의 속도가 놀랍게도 곡주와 대등하여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금할 수 없었다.

但聽一陣鴨似的怪叫聲起, 薛姑婆手掄朱拐, 飛向來人迎擊, 大喝道:“什麼人?還不與我站住。”

일진의 오리 울음 같은 괴성이 들려오더니 설고파가 지팡이를 휘두르며 몸을 날려 다가오는 사람을 맞아 공격하면서 소리쳤다. 

"누구냐? 속히 멈추지 못할까?"

來人立定身子, 冷冷道:“是我。”

다가오던 사람이 몸을 세우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나다." 

薛姑婆就和鼓是了氣的皮球, 被鋼針戮了一下似的, 立時盛氣全消, 竟然怔在那裡了。

설고파는 부풀어 오른 가죽공이 바늘에 찔린 것 처럼 곧 끓어오르던 화가 사라져서 뜻밖에도 멍하니 그곳에 서있었다.

來人乃是一位宮裝麗人, 飄身趨近薛姑婆問道:“阮玲在嗎?”

찾아 온 사람은 한 명의 궁장미인이었다. 표연히 설고파에게 다가오더니 물었다.

"완령은 있는가?" 

此時阮玲已然趕到, 應聲道:“小女子便是阮玲, 是哪位喚我。”

이때 완령이 이미 도착하여 대답했다.

"소녀가 완령입니다. 어떤 분이 저를 부르십니까?"

宮裝麗人對她上下打量兩眼道:“原來你就是阮玲, 聽江湖上傳言, 你已自命谷主了, 可有此事?”

궁장미인은 두 눈으로 그녀의 위아래를 훑어보고는 말했다.

"네가 완령이구나. 강호상에 들리는 말로는 너는 이미 곡주로 자처한다던데 그렇느냐?"

阮玲明知來人是誰, 卻故作不識, 徐徐答道:“此是先師的遺命, 似乎與旁人無涉。”

완령은 이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고의로 모르는 척 서서히 대답했다.

"그것은 선사(先師​)의 유명(遺命​)인지라 외부인이 간섭할 일이 아닙니다." 

宮裝麗人冷笑道:“長幼尊卑有序, 谷主雖死還有我在, 你這般做法, 眼裡哪有我這位師叔。”

궁장미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장유유서라고 했다. 곡주가 비록 죽었지만 아직 내가 있다. 너의 이런 행동은 이 사숙을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이다." 

阮玲故作恍然大悟, 襝任道:“原來是師叔駕臨, 請恕侄女不知之罪。”

완령은 문득 깨달은 척하며 옷섶을 여미고는 말했다.

"원래 사숙께서 왕림하셨군요. 질녀가 알아보지 못한 죄를 용서하세요."

宮裝麗人哼了一聲道:“飄香谷向例不得容留外人, 據說你竟收羅了許多江湖亡命之徒, 可有此事?”

궁장미인이 흥, 하더니 말했다.

"표향곡은 외부인이 머물지 못하는 관례가 있거늘 듣자하니 너는 허다한 강호 망명지배(亡命之輩)를 가리지 않고 받아들였다던데 그런 일이 있느냐?"  

阮玲搖頭道:“侄女的所作所為, 均係按照谷規行事, 不敢稍事隕越, 豈敢如此胡為。”

완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질녀의 모든 행위는 모두 곡규(谷規​)에 따라 행사했으며 사소한 일도 벗어나지 않았는데 어찌 감히 그런 짓을 함부로 하겠습니까."  

宮裝麗人冷笑道:“你還敢抵賴, 現放著快斧手公孫喬在此, 你還有何說。”

궁장미인이 냉소하며 말했다.

"네 감히 발뺌하려 하는구나. 지금 쾌부수 공손교가 이곳에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느냐?" 

阮玲躬身道:“喬大叔乃是好人, 侄女容留他看守谷口, 並沒有什麼不妥。”

완령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교대숙은 원래 좋은 사람입니다. 질녀는 그를 곡 입구에 머물면서 지키도록 했으니 결코 타당하지 않은 점은 없습니다."

宮裝麗人冷森森地道:“公孫喬在此倒還情有可原, 你容留杜君平, 卻又怎麼說?”

궁장미인이 음산하게 말했다.

"공손교는 그렇다치고, 두군평에 대해서는 또 어떻게 이야기할 셈이냐?"

此時谷內已傳來一片殺聲, 阮雞心中甚是焦灼, 但仍然十分鎮定地道:“杜師弟已經離谷了。”接著秀眉一挑道:“進攻本谷之人, 可是師叔帶來的?”

이때 곡 안에서는 '죽여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완령은 마음이 타는 듯 급했으나 여전히 침착하게 말했다.

"두형제는 이미 곡을 떠났습니다." 

이어서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본 곡을 공격하는 사람은 사숙께서 데리고 온 것입니까?"  

宮裝麗人道:“我已替代師姐應任天地盟的副盟, 現正率人搜查要犯。”

궁장미인이 말했다.

"나는 이미 사저 대신 천지맹의 부맹주를 맡았고 지금 사람을 거느리고 범인을 찾고 있다." 

阮玲正色道:“誰是天地盟的要犯?師叔率領外入侵襲本谷, 那是全不把本派放在心上了。”

완령이 정색하며 말했다.

"누가 천지맹의 죄인이란 말입니까? 사숙이 이끌고 온 외인들이 본 곡을 침범하는 것은 본 파를 마음에 두지 않는 것입니다."

宮裝麗人哼了一聲道:“好個利口丫頭, 你竟編排起師叔來了。”

궁장미인이 흥, 하더니 말했다.

"주둥이가 꽤 야무지구나. 사숙이 오면 쓰려고 각본이라도 짰느냐." 

阮玲霍地一回頭, 高聲喝道:“薛姑婆勞您駕, 速去各處巡視, 凡有擅進本谷之人, 一律按谷規處置。”薛姑婆一直呆在那裡, 靜靜看著二人對話, 此刻才如夢初醒, 嘴裡應了一聲, 腳下卻沒有行動, 阮玲霍地從腰間取出一支綠玉如意來, 高聲地道:“本座傳如意金諭, 薛姑婆你還不快走。”

완령이 갑자기 돌아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설고파는 수고스럽지만 속히 각처를 순시하며 무단으로 곡에 들어온 사람들을 곡규(谷規​)에 따라 처리하세요."

설고파는 줄곧 멍하니 그 곳에 서서 조용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이때서야 잠에서 깬 듯 입으로는 대답을 했지만 걸음을 떼려고 하지 않았다. 완령이 갑자기 허리춤에서 한 자루의 녹옥 여의(如意​:한족 민간에서 사용하던 등긁개)를 꺼내더니 소리높여 말했다.

"본좌는 여의금유(如意金諭)를 전하노라. 설고파 당신은 속히 가시오."

薛姑婆滿佈皺紋的臉皮抽動了兩下, 欲言又止, 終於斂容躬身道:“老身謹領金諭。”一旋疾奔而去。 

설고파는 주름이 가득한 얼굴을 실룩거리며 말을 하려다가 끝내 표정을 거두고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노신 삼가 금유를 따르겠습니다." 

쏜살같이 달려갔다.  

宮裝麗人哼了一聲道:“好啊, 你竟敢取出祖師的如意信符來壓制我, 哼……”

궁장미인이 흥, 하더니 말했다.

"좋아. 너 감히 조사의 여의신부(如意信符)를 꺼내어 나를 억누르려 하는구나. 흥..." 

倏地一欺身, 伸手向如意抓去。她是存心獲奪如意, 出手快逾電閃。

갑자기 여의를 향해 손을 뻗쳐 나꿔채갔다. 그녀는 여의를 빼앗을 마음이 있었기에 출수는 번개보다 빨랐다. 

阮玲早防到這著, 疾把如意一收, 手上短劍倏舉, 一式孔雀開屏, 將身子護住。人已在銀光電閃中, 旁移五尺, 仗劍沉聲道:“師叔請放尊重些。”

완령은 벌써 이런 것을 대비하고 있었으므로 신속히 여의를 거두어 들이고는 손에 단검을 빼들고 공작개병(孔雀開屏​)의 일식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했다. 은광이 번쩍이는 가운데 사람은 이미 오척 옆으로 이동했다. 

검을 들고 침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숙께서는 좀 점잖게 구세요."

宮裝麗人暗察她的劍勢, 施用的頗似祖傳“護法三劍式”, 心中微懍, 怔了怔道:“師叔要考量考量你, 有沒有能耐保有如意信符。”

궁장미인이 몰래 그녀의 검세를 관찰하니 조사가 전한 호법삼검식(護法三劍式​)인 것 같아서 조금 가슴을 떨며 멍해졌다가 말했다. 

"사숙은 네가 여의신부를 잘 간수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본 것이다." 

阮玲冷冷道:“先師既將如意信符傳我, 自然得傳我護法三劍式。”

완령이 냉랭하게 말했다.

"선사께서 이미 여의신부를 저에게 물려주셨으니 당연히 호법삼검식도 전수해주셨지요." 

宮裝麗人一指山後道:“谷主可是葬在山後?”

궁장미인이 산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곡주는 산 뒤에 묻혔느냐?" 

阮玲點頭道:“正是。”

완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宮裝麗人道:“快領我去瞧瞧。”

궁장미인이 말했다.

"어서 나를 데려가다오."

阮玲耳聽四周喊殺之聲, 徐徐道:“谷中有事端, 改天再瞧吧。”

완령이 주위의 죽이라는 고함소리를 듣고는 천천히 말했다.

"곡에 사고가 있으니 다음에 다시 가보도록 하세요."  

宮裝麗人舉步前行, 堅持道:“我哪有許多時間等待, 今天非瞧瞧不可。”

궁장미인이 앞으로 걸음을 떼며 고집부렸다.

"나는 많이 기다릴 시간이 없다. 오늘 가보지 않으면 안되겠다."

阮玲也不阻攔, 徐徐地跟在她身後道:“師叔夤夜來谷, 究竟是為了何事?”

완령이 막지 못하여 천천히 그녀의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사숙께서는 밤늦게 곡에 오셨으니 도대체 무슨 일 때문입니까?" 

宮裝麗人冷冷道:“江湖傳言你師父乃是詐死, 本座務要查個水落石出。”

궁장미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강호에 들리는 말로는 네 사부는 원래 거짓으로 죽은 체 한다는 것이다. 본좌는 반드시 진상을 밝혀야겠다."

阮玲嬌笑道:“師叔對江湖傳言, 好像十分信賴, 但依侄女看來, 件件都是無中生有。”

완령이 교소하며 말했다.

"사숙께서는 강호의 소문을 매우 신뢰하시는 것 같군요. 하지만 질녀가 보기에는 모두 터무니없이 꾸며낸 말이예요."

宮裝麗人冷哼一聲道:"任你口舌生蓮, 本座今晚要看個究竟。 ”

궁장미인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네가 아무리 그럴 듯 하게 말해도 본좌는 오늘 밤 기어코 보아야겠다."

阮玲心中暗暗著急, 表面仍​​不動聲色地隨在她身後。

완령은 마음 속으로 다급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 

驀地裡, 黑影中一聲嬌喝, 一排閃出四個青衣背劍的女郎, 嬌喝道:“來人是誰, 還不與我站住。”

갑자기 어둠 속에서 교갈이 터져나오더니 청의에 검을 맨 네 명의 여랑이 한 줄로 나타나서 소리쳤다.

"오는 사람은 누구요?    " 

宮裝麗人看了一眼, 冷冷笑道:“生前隨待左右, 死後看守墳墓, 真是難得啊。”

궁장미인이 힐끗 쳐다보고는 냉소하더니 말했다.

"살아있을 때는 좌우를 따르고 죽어서는 능묘를 지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

來者正是梅蘭竹菊四婢, 一見宮裝麗人來到, 一齊躬身行禮道:“婢子參見葛姑娘。”

나타난 사람은 바로 매란국죽 네 시녀로 궁장미인이 오는 것을 보더니 일제히 허리를 굽혀 예를 행했다.

"비녀가 갈낭자를 뵈옵니다." 

宮裝麗人揮手道:“不用多禮, 快領我去谷主的陵墓。”

궁장미인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예를 차릴 필요없다. 속히 곡주의 능묘로 안내하거라." 

冬梅抗聲答道:“請恕婢子不能從命。”

동매가 맞서서 대답했다.

"비녀가 명을 따르지 못함을 용서하세요."

宮裝麗人把臉一沉道:“賤婢, 你也敢來違拗我命?”

궁장미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천한 것아, 감히 내 명을 거스르려 하느냐?" 

冬梅斂容道:“婢子只知道服從谷主令諭。”

동매가 표정을 거두며 말했다.

"비녀는 단지 곡주의 영유를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 뿐입니다."  

宮裝麗人冷冷道:“老谷主已死, 飄香門中俱應聽我之命。”

궁장미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노곡주가 이미 죽었으니 표향문중은 모두 나의 명을 들어야 한다." 

冬梅等四婢各抱長劍, 神色莊嚴, 仍由冬梅答話道:“婢子雖係下人, 已蒙祖師慈悲, 列入本派門牆, 自應唯谷主之命是從, 還望姑娘見諒。”

동매 등 네 비녀는 각자 장검을 매고 신색이 장엄하였다. 여전히 동매가 대답하여 말했다.

"비녀들는 비록 아랫사람이지만 조사의 자비로 차례로 본 파에 들어온 후로 오로지 곡주의 명에만 따랐으니 낭자께서 양해하시기를 바랍니다."

宮裝麗人氣極而笑, 格格一陣狂笑道:“照此說來, 你們大概還要與我動手。”

궁장미인이 화가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여 깔깔, 광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그 말인즉, 너희들은 아마 나에게 손을 쓸 수도 있다는 것이군." 

冬梅肅容道:“如若姑娘強行闖鬥, 說不得婢子們只有得罪。”

동매가 숙연한 얼굴로 말했다.

"만약 낭자께서 들어가시기를 강행한다면 부득이 비녀들이 죄를 지어야만 하겠지요."  

宮裝麗人冷冷哼了一聲道:“憑你們也配與本座動手?”扭臉高聲道:“與我拿下。”

궁장미인이 냉랭하게 흥, 하더니 말했다.

"너희들로서 본좌와 손을 쓸 자격이 있더냐?" 

얼굴을 돌려서 큰 소리로 말했다.

"잡아와라." 

但聽一聲大吼, 暗影中驀地跳出一位手持雙叉的大漢, 直向四婢衝去, 左掌鐵戰一舉, 直取冬梅, 右手鐵戰橫掃千軍, 劈向了秋菊。冬梅認得此人, 乃是有名的莽漢鐵叉吳剛, 當下一聲冷笑, 閃身避開迎面攻來的鐵戰, 跟著劍訣一領, 長劍已快逾電閃的攻出。​

한 소리 호통소리가 들리더니 어둠 속에서 갑자기 한 명의 철차를 든 대한이 뛰쳐나와서 곧장 네 비녀를 향해 부딪혀갔다. 왼손에 든 철차로는 곧장 동매를 취하고 오른손의 철차는 추국을 향해 쓸어갔다. 동매는 이 사람이 원래 유명한 망한철차 오강임을 알고는 즉시 냉소를 치더니 번개처럼 몸을 날려 공격해 오는 철차를 피했다. 이어 검결을 따라 장검이 번개보다 빠르게 공격해갔다.

吳剛雙叉原是虛招, 腕上一凝功, 雙叉化作一道烏光, 猛向攻來的長劍迎去, 他素以臂力見稱, 意欲以雄猛的內力, 一舉將對方兵刃砸飛。詎料, 劍光一閃, 冬梅的劍勢已收, 跟著劍氣森森, 身後已湧來一片劍影。吳剛大吼一聲, 雙叉齊舉, 橫掃而出, 但見劍光連閃, 湧來的劍影忽斂, 兩支長劍已悄沒聲地向肋下攻來。​

오강의 쌍차는 원래 허초(虛招)였다. 팔에 공력을 모으니 쌍차는 한 줄기 오광으로 변하여 공격해오는 장검을 향해 맹렬히 맞이해갔다. 본디 팔힘으로 명성을 얻었던 그는 웅맹한 내력으로 일거에 상대의 병기를 부수어 버리려 하였다. 어찌 예상이나 했겠는가? 검광이 번쩍, 하더니 동매의 검세는 이미 거두어지고 뒤이어 검기가 싸늘하게 느껴지면서 몸 뒤로부터 한 조각의 검영이 덮쳐왔다.  오강이 호통을 치더니 쌍차를 일제히 들어 횡으로 쓸어나갔다. 검광이 연이어 번쩍이더니 밀려오던 검영이 갑자기 거두어지고 두 자루의 장검이 소리도 없이 허리 아래를 공격해왔다. 

吳剛粗中有細, 已知遇上勁敵, 趕緊潛沉真氣, 一個旋身, 急挪五尺。可是, 四婢的合擊之術, 縝密無比, 招式一經展開, 但見漫天劍影縱橫, 一波一波地湧了上來, 已不容他喘息餘地。​吳剛又急又怒, 雙叉輪動如飛, 不住地遮攔截砸, 怒吼如雷。 ​

오강은 경솔한 가운데도 섬세한 면이 있어 만만치 않은 적을 만났다는 것을 알고 서둘러 진기를 가라앉히고 한번 몸을 돌려서 급히 오 척을 이동했다.  그러나, 네 비녀의 합격지술은 엄밀하기 그지없어 초식이 일단 전개되자 하늘 가득 검영이 종횡으로 꼬리를 물고 밀려와서 숨돌릴 틈이 없었다. 오강은 다급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여 쌍차를 수레바퀴처럼 휘둘렀으나 막아내지 못하자 벼락같이 노성을 질렀다.

宮裝麗人見吳剛一上來便即受制, 臉上的神色十分難看, 秀眉四下一掃, 自己所帶之人竟沒有跟來, 心中不由暗暗著惱, 她雖驕狂任性, 可並不是毫無心機之人, 心知必有變故, 是以隱忍不發。

궁장미인은 오강이 한번에 제압을 당하자 얼굴 표정이 일그러졌다. 눈살을 찌푸리며 사방을 쓸어보니 자기가 데려온 사람이 뒤따라 오지 못하기에 절로 마음 속이 답답했다. 그녀는 오만하고 제멋대로였지만 결코 심기가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무슨 변고가 생겼음을 알았으나 꾹 참고 드러내지 않았다.

雙方默然相對有一盞茶時刻, 但聽一陣衣袂飄風聲起, 虎面鐵膽司徒景、河東牧叟上官延齡雙雙飄落在宮裝麗人身前, 躬身禀道:“谷內俱已搜查過了, 並無杜君平的踪影。”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쌍방은 잠자코 마주 서있었다. 일잔의 옷자락이 날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호면철담 사도경, 하동목수 상관연령이 쌍쌍이 궁장미인의 앞에 내려섰다. 허리를 굽히며 보고했다.

"곡 안을 이미 모조리 조사해 보았지만 두군평의 종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宮裝麗人冷冷道:“不用再搜了, 本座已然察知那小子藏身之所。” 

궁장미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더 조사할 필요없소. 본좌는 이미 그 놈이 숨어 있는 곳을 알아냈소." 

司徒景又一躬身道:“莫非在墓陵之內?”

사도경이 또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설마 묘릉 안입니까?" 

宮裝麗人且不答理他的話, 仰著臉道:“厲陰平來了嗎?”

궁장미인은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서 말했다.

"여음평은 왔소?"

司徒景躬身道:“早已來到, 現在谷外候命。”

사도경이 궁신하며 말했다.

"벌써 도착했습니다. 현재 곡 밖에서 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宮裝麗人冷笑道:“本座限他三日內將事辦好, 但竟膽敢不聽令符, 想是不要命了。”

궁장미인이 냉소하며 말했다.

"본좌는 그에게 삼 일 안에 일을 잘 처리하도록 했는데 대담하게도 영을 듣지 않았으니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군."  

司徒景不便插言, 深打一躬, 退到一旁。

사도경이 끼어들기 불편하여 깊이 한번 허리를 숙이더니 한 켠으로 물러났다.

宮裝麗人抬頭看了看雙叉吳剛, 面現不耐之容, 冷冷道:“你二人過去把那混小子換下來。”

궁장미인은 고개를 들어 쌍차 오강을 보고는 더 못 참겠다는 표정으로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 두 사람이 가서 그 발칙한 어린 놈을 잡아오시오." 

司徒景與上官廷齡同時答應了一聲, 雙雙躍出, 徑奔斗場。突地, 暗影中一聲嬌喝, 二點烏光分向二人襲來。司徒景朗笑一聲, 舉袖一拂。

사도경과 상관연령은 대답하고는 쌍쌍이 솟구치더니 길을 달려갔다. 갑자기 어둠 속에서 한 소리 교갈이 터지며 두 점의 오광(烏光​)이 나뉘어 두 사람을 향해 습격해왔다. 사도경이 크게 웃으며 소매를 들어 후려쳤다. 

宮裝麗人急道:“那是蠍尾飛芒, 擋不得。”

궁장미인이 급히 말했다.

"그것은 갈미비망이오. 막을 수 없소."  

上官廷齡為人陰沉奸狡, 見對方暗器襲來風聲有異, 便知不是普通暗器, 手中旱煙桿急舞, 幻出一道烏光, 將面門護住, 險中又險將飛針躲過。司徒景冒冒失失, 妄想用真力將飛針震飛, 那料飛針吃他內力一擋, 突然拐彎, 忽的一個迴旋, 閃電似地釘入了他的右臂, 等到宮裝麗人喝叫, 已是不及。​

상관연령은 위인이 음침하고 간교하여 상대의 암기가 덮쳐오는 소리가 특이함을 발견하고 보통의 암기가 아님을 알았다. 수중의 담뱃대를 급히 휘둘러서 한 줄기 오광을 어지러이 발출하여 얼굴을 보호하여 위험하기 짝이 없는 비침을 피해냈다. 사도경은 조심성이 없어 진력으로 비침을 날려버릴 망상을 갖고 있었다. 비침이 그의 진력을 받자 돌연 방향을 틀더니 한 바퀴 돌아서 번개같이 땅에 못이 박히듯 그의 오른쪽 팔에 박혔다. 지켜보던 궁장미인이 소리를 쳤지만 이미 늦었다.

宮裝麗人目光何等銳利, 已然看得清清楚楚, 沉聲喝道:“快運功閉住穴道, 不然它會循著血液, 攻入心臟。”

궁장미인의 시선은 어찌나 예리한지 이미 분명하게 볼 수 있었기에 침갈했다.

"속히 운공하여 혈도를 닫으시오. 그렇지 않으면 혈액을 따라 심장으로 들어갈 것이오."  

司徒景知她所言是實, 急運玄功將穴道封閉, 這樣一來, 已然無法再行動手。

사도경은 그녀의 말이 사실임을 알고 급히 현공을 운용하여 혈도를 막았다. 이렇게 되자 다시 손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上官延齡揮動旱煙桿, 再度前撲, 暗影中又一聲嬌喝, 幾絲烏光, 奔電似地向面門襲來, 急切之中, 不知如何破解, 只得就地一式“懶驢打滾”翻出五尺, 才險險將暗器躲過。

상관연령이 담뱃대를 휘두르며 다시 앞으로 덮쳐갔다. 어둠 속에서 또 다시 교성이 들리더니 몇 줄기 오광이 번개처럼 빠르게 얼굴을 향해 쏘아져왔다. 절박한 가운데서도 어떻게 파해(破解)할지 몰라서 부득이 나려타곤(懶驢打滾​)의 일식으로 오 척을 굴러서 암기를 피했다. 

宮裝麗人跟著二人狼狽神情, 臉上一片鐵青, 眉梢殺機隱現, 極其不屑地哼了一聲道:“簡直都是廢料。”

궁장미인은 따라온 두 사람이 난처한 표정이 되자 얼굴이 시퍼렇게 변하여 눈썹꼬리에 살기를 드러내며 아주 하찮게 여겨서 흥, 하더니 말했다. 

"그야말로 모두가 폐물들이로군."

就在這時,四周驀起一陣殺聲,數十位身著黑衣的蒙面江湖人,蜂擁向墓陵衝來,為首一位青袍老者,當先奔至宮裝麗人的身前,拱拱手道:“本座遲來一步,倒累副盟久候了。”

바로 이때 사방에서 갑자기 일진의 죽여라, 하는 소리가 나더니 수십 명의 흑의 몽면강호인들이 벌떼처럼 묘릉으로 짓쳐들어갔다. 우두머리로 보이는 한 명의 청포노인이 앞장서서 궁장미인 앞으로 달려오더니 공수하며 말했다.

"본좌가 한 걸음 늦어 부맹주를 오래 기다리게했소이다."

宮裝麗人哼了一聲道:“厲陰平,你身為燕趙分壇主持人,竟敢如此疏慢,該當何罪?”

궁장미인이 흥, 하더니 말했다.

"여음평, 당신은 연조분단의 주지인으로 감히 이같이 소홀하고 태만하니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소?"

青袍老者乃是厲陰平,他如何受得了這般斥責,冷笑一聲道:“此事本座自會對盟主陳說,不勞費心。

청포노인은 바로 여음평이었다. 그가 어떻게 이런 질책을 받으려 하겠는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이 일은 본좌가 맹주께 진술할테니 신경쓰지 마시오."

宮裝麗人伸手掏出一面小小龍紋金牌,舉在手中道:“龍紋金牌在此,不用向盟主陳說了,對本座說一樣。”

궁장미인은 한 장의 작은 용문금패(龍紋金牌)를 꺼내서 손에 들고 말했다.

"용문금패가 여기 있으니 맹주에게 진술할 필요없이 본좌에게 말해도 마찬가지오."

厲陰平不禁一怔,面上倏現淒厲之容,半晌方道:“本座並未獨犯盟律,你取出龍紋金牌又是什麼意思?”

여음평이 멍해져서 얼굴에 갑자기 처절한 표정이 떠오르더니 한참만에 말했다.

"본좌가 결코 제멋대로 맹률(盟律)을 범한 것이 아니오. 당신이 용문금패를 꺼낸 것은 무슨 의미요?"

宮裝麗人冷厲地道:“你故意怠忽職守,廷緩二日進攻飄香穀,本應依律處斷,本座格外施恩,暫不追究,現令你於天明以前,進入墓陵,不得再違。”

궁장미인이 냉엄하게 말했다.

"당신이 고의로 직책에 태만하여 표향곡을 공격하는 것을 이틀이나 미루었으니 본래 맹률에 따라 처리하여야 하나 본좌가 각별히 은혜를 베풀어 잠시 추궁하지 않겠소. 이제 당신은 날이 밝기 전까지 묘릉에 진입하되 이번에는 어긋남이 없도록 하시오."

厲陰平雖然心頭十分激動,但他仍然順從地躬身答道:“本座恭聆法諭。”

여음평은 비록 마음 속으로는 매우 격동했지만 여전히 순종하여 허리를 굽히며 대답했다.

"본좌, 법유(法諭)를 따르겠소." 

此時他的面色難看已極,一聲不響,舉手一招,立有數人趨近他的身旁恭立待命。

이때 그의 얼굴빛은 아주 좋지 않았다. 아무 말도 없이 손을 들어 즉시 몇 명을 그의 곁에서 명령을 기다리게 하였다.

厲陰平一指墓陵,沉聲道:“吩咐下去,著他們分三路進入墓陵,如有人攔阻,格殺勿論。”

여음평은 묘릉을 가리키며 침성으로 말했다.

"분부를 내리겠다. 그들을 세 길로 나누어 묘릉으로 진입시키되 가로막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격살하라."

這幾人都是他得力的屬下,聞聽吩咐後,齊聲答應著退了下去。

그 몇 사람들은 모두 그의 능력있는 부하들로 분부를 듣자 일제히 대답하더니 물러갔다.

驀地, 黑影中行出一位白衣少女, 嬌喝道:“且慢。”

갑자기 어둠 속에서 한 명의 백의소녀가 교갈했다.

"잠깐." 

厲陰平抬頭看了一眼, 只覺來人年紀甚輕, 也可說並未成年, 當下沉聲道:“姑娘尊姓?”

여음평이 고개를 들어 흘낏 쳐다보니 다가오는 사람은 나이가 아주 어린, 미성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즉시 침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낭자의 존성은?"

白衣少女道:“小女子王珍, 乃是奉谷的二代弟子, 你等一等, 待我去問她。”

백의소녀가 말했다.

"소녀는 이대 제자 왕진이예요. 제가 그녀에게 물어보려하고 하니 좀 기다리세요."

厲陰平略感意外道:“你去問誰?”

여음평이 조금 의외라고 느껴 말했다.

"너는 누구에게 물어본다는 것이냐?" 

王珍指了指宮裝麗人, 快步朝前行去。厲陰平張口正待喝止, 想了想終於忍下, 並對屬下之人, 揮手示意, 令其暫緩行動。

왕진은 궁장미인을 가리키며 빠른 걸음으로 앞을 향해 걸어갔다. 여음평은 입을 열어 소리치려다가 그만두었다. 잠시 생각하더니 끝내 참으며 부하들에게 손을 들어 잠시 행동을 늦추도록 눈짓을 보냈다.

宮裝麗人瞥見王珍行了過來, 哼了一聲道:“剛才使用蠍尾飛針的可是你?”

궁장미인은 왕진이 오는 것을 흘낏 보더니 흥, 하며 말했다.

"지금 막 갈미비침을 사용한 것이 바로 너냐?" 

王珍朗聲道:“不錯, 谷主停棺之處何等神聖, 豈容外人凌犯。”

왕진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습니다. 곡주의 관이 묻힌 곳이 얼마나 신성한 곳인데 어찌 외인이 함부로 범하게 두겠어요?"

宮裝麗人冷冷道:“你知我是誰?”

궁장미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너는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王珍襝衽道:“我知你老人家乃是本門的師叔。”

왕진이 옷섶을 여미더니 말했다.

"저는 당신이 본문의 사숙임을 알고 있습니다."

宮裝麗人哼了一聲道:“既知長者在此, 哪有你說話的份兒, 還不與我站一邊去。”

궁장미인이 흥, 하더니 말했다.

"이미 어른이 이곳에 있음을 안다니 어디 네가 말할 자격이 있겠느냐? 한 쪽에 가 있거라."

王珍柳眉一揚, 抗聲答道:“師叔如此行為, 委實令人費解, 晚輩即為本谷的弟子, 豈能坐視。”

왕진이 버들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들 듯 대답했다.

"사숙의 이와 같은 행위는 확실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후배는 본 곡의 제자로서 어찌 좌시하겠습니까?" 

宮裝麗人怒道:“你師父死因不明, 我為本門長輩, 自有權查問。”

궁장미인이 노하여 말했다.

"네 사부의 사인이 불명하니 나는 본 문의 어른으로서 조사할 권리가 있다."

王珍接道:“師叔察看自無不可, 但師父墓陵何等神聖, 豈能讓這些野男人來踐踏。”

왕진이 이어서 말했다.

"사숙께서 조사하시는 것은 안될 것이 없지요. 단지 사부의 묘릉은 신성한데 어찌 이런 거친 남자들이 짓밟도록 하겠습니까?"

宮裝麗人被她頂得無話可說, 一時倒怔住了。

궁장미인은 반박할 말이 없자 잠시 넋을 잃고 있었다.  

王珍又道:“師叔要查問師父的死因, 或者看看墓陵, 那是理所當然之事, 何用帶著許多外人前來, 將來傳入江湖, 定然引起旁人恥笑。”

왕진이 또 말했다.

"사숙께서 사부의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능묘를 살펴보시려는 것은 이치적으로 당연한 일이나 데리고 오신 많은 외인들이 어찌 필요하겠습니까? 강호에 소문이 나면 필시 다른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宮裝麗人被她把話繞住, 想了想道:“快著他們回來, 墓陵之內, 用不著他們進去了。” 

궁장미인이 그녀에 의해 말문이 막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속히 그들을 묘릉 안에서 돌아오게 하라. 들어갈 필요없다." 

阮玲站立一旁, 見王珍突然出面責備, 唯恐將宮裝麗人激怒, 正待出聲喝止, 想不到竟被她三言二語把了裝麗人打動, 心頭一塊石頭落地, 便不言語了。 

완령이 한 쪽에 서있다가 왕진이 돌연 나타나서 사숙을 책망하는 것을 보고 궁장미인을 격노케 할까 두려워 막 소리치려다가 뜻밖에 궁장미인의 마음을 움직이자 마음 속에 누르고 있던 한 덩어리 돌을 내려놓은 듯 해서 입을 다물었다.

宮裝麗人回頭一瞥阮玲道:“快著她們住手, 不用再打了。”

궁장미인이 고개를 돌려 완령을 보며 말했다.

"속히 그녀들이 손을 멈추게 해라. 더 싸울 필요없다." 

阮玲應聲對圍困鐵叉吳剛的梅蘭竹菊四女, 遙遙作了一個手式, 四女立即一撤招, 退到一旁。此時吳剛已是滿頭大汗, 狼狽不堪, 四女自動退去, 倒把他弄糊塗了。

완령은 대답하고 쌍차 오강을 포위하여 곤경에 빠뜨리고 있던 매란죽국을 향해 손을 흔들어 수신호를 했다. 네 명의 여자는 즉시 초식을 거두고 한 쪽으로 물러났다. 

이때 오강은 머리에 땀을 뻘뻘 흘리며 매우 곤궁에 처해 있었는데 네 명이 스스로 물러나자 도리어 얼떨떨해졌다.

宮裝麗人沒好氣地一聲沉喝道:“還不與我滾了回來, 簡直氣死我了。”

궁장미인이 퉁명스럽게 침성으로 소리쳤다.

"썩 돌아오지 않고 뭘 하느냐. 그야말로 화가 나 죽겠구나." 

吳剛滿面飛紅, 抹著汗水, 緩緩退了回來。

오강은 얼굴이 시뻘개져서 흐르는 땀을 훔치며 천천히 물러나 돌아왔다. 

宮裝麗人復又吩咐上官廷齡道:“著他們俱都候在這裡, 任誰不得擅進墓陵。”

궁장미인은 다시 상관연령에게 분부하여 말했다.

"그들을 모두 이곳에서 기다리게 하라. 누구도 제멋대로 능묘에 들어가서는 안된다."

上官廷齡躬身答應著, 立即把話傳了下去。

상관연령이 허리를 굽혀 대답하고 즉시 명령을 전달했다. 

宮裝麗人冷眼察看, 見厲陰平一臉陰沉地立在那裡, 忽覺此人用他的地方尚多, 實在不應過份冷落他, 當下一聲嬌笑道:“厲老有何不快之事, 莫非生我的氣了?”

궁장미인은 차가운 시선으로 둘러보더니 여음평이 음침한 얼굴로 그곳에 서있는 것을 보고 문득 이자는 그의 지방에서 아직도 존경을 많이 받고 있음을 깨닫고 확실히 지나치게 그를 냉대할 수 없다고 느껴서 즉시 교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여노께선 무슨 불쾌한 일이 있으신가 본데 혹시 나한테 화가 난 것이오?"

厲陰平勉強一笑道:“豈敢, 豈敢, 老朽自知沒有盡到應盡之責, 還望副盟多羅包涵。”

여음평이 억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찌 감히, 늙은이는 마땅히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을 잘 알고 있소. 부맹주의 많은 양해를 바라오."

此人雖然性情高傲, 究竟是城府深沉之人, 在事情未決裂之前, 毫不露聲色。

이 사람은 비록 성정이 고오했으나 어쨌든 속셈이 깊은 사람이었다. 일이 아직 틀어지기 전이라 추호도 내색하지 않았다. 

宮裝麗人復又笑道:“厲老言重了, 我想你沒有聽命貿然進襲本谷倒是對的, 如今沒有他們的事了, 請厲老著他們回去。”

궁장미인은 다시 웃으며 말했다.

"여노의 말씀이 무겁군요. 나는 당신이 명을 따라서 경솔하게 본 곡을 진격하지 않았던 것이 옳았다고 생각하오. 지금 그들이 할 일은 없으니 여노께선 그들을 돌아가게 해주시오."

厲陰平想不到事情變化得如此之快, 怔了怔道:“現在就撤嗎?”

여음평은 사정이 이렇게 빨리 변하리라고 생각지도 못했기에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지금 철수하는 것이오?"

宮裝麗人點頭道:“是, 厲老若是有事, 亦可請便, 本座帶領之人, 也該到了。”

궁장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소. 여노께서 만약 일이 있다면 역시 편한대로 하시오. 본좌가 데리고 온 사람이 도착할 것이오." 

厲陰平當著許多屬下的面, 受她一番斥責, 心中甚是惱怒, 只因有所顧慮, 未便立即翻臉, 但心中已然恨她入骨, 現既這般說, 自是求之不得。

여음평은 많은 부하들 앞에서 그녀에게 질책을 당하여 마음 속으로 심히 화가났었지만 다소 염려하는 것 때문에 즉각 태도를 바꾸지 않았었다. 다만 마음 속으로 그녀에 대한 원한이 뼈에 사무쳤다. 지금 이왕 이렇게 말을 하니 당연히 다시 없는 기회였다.

於是拱手一禮道:“此間既已沒事, 老朽就先行告退了。”

그래서 공수하여 예를 표하며 말했다.

"이곳에 이미 할 일이 없으니 늙은이는 먼저 물러가겠소."

言罷, 率領著屬下, 揚長行出谷去了。

말을 마치자 부하들을 이끌고 곡을 빠져나갔다. 

宮裝麗人容厲陰平走遠, 招手把上官延齡叫到面前, 低低吩咐了幾句, 上官延齡不住地點頭, 伸手把盤坐在地下的司徒景拉起, 又對鐵叉吳剛招了招手, 匆匆行出谷去。

궁장미인은 여음평이 멀리 떠나도록 한 뒤 상관연령을 손짓하여 면전에 불러서 몇 마디 소리낮춰 분부했다. 상관연령은 연달아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부좌를 하고 앉아있던 사도경을 일으켰다. 또 철차 오강을 손짓해 불러서 총총히 곡을 떠나갔다.

阮玲見她把領來之人, 一個一個都打發走了, 心中大感奇異。

그녀가 데려온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모두 떠나보내자 완령은 마음 속으로 몹시 이상하게 느꼈다.

就在上官廷齡行出不久, 谷外忽又行來了八個勁裝疾服的女郎, 每人背上都插著一支長劍, 行至宮裝麗人身前, 躬身行禮。

상관연령이 떠나고 오래지 않아 곡 밖에 홀연히 여덟 명의 경장질복을 한 낭자들이 달려왔다. 각자가 한 자루의 장검을 등에 매고 궁장미인의 앞으로 달려와 궁신의 예를 올렸다. 

宮裝麗人冷厲地道:“你們為何這時才到?”

궁장미인이 냉엄하게 말했다.

"너희들은 무엇 때문에 지금 도착했느냐?" 

為首的勁裝女子, 躬身答道:“只因路上出了一點小事, 是以來遲。”

우두머리로 되어보이는 경장여자가 허리를 굽히며 대답했다.

"노상에서 작은 일이 생겨 늦어졌습니다." 

宮裝麗人黛眉微皺, 泛起一片怒容道:“何事這等重要, 竟連本座的令律也置諸腦後?”

궁장미인이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성난 얼굴로 말했다.

"무슨 일이 그리 중요하기에 본좌의 명령까지 뒷전으로 내쳤느냐?"

勁裝女郎惶恐答道:“屬下原不敢延誤, 只因途中發現了杜飛卿的兒子杜君平, 欲乘機將他擒獲, 不想他賊滑得緊, 竟被他逃走了。”

경장여랑이 황공해하며 대답했다.

"속하는 원래 감히 지체하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도중에 두비경의 아들 두군평을 발견했습니다. 기회를 틈타 그를 잡으려 했습니다만 뜻밖에 그놈이 아주 교활하여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宮裝麗人甚感意外地道:“有這等事情, 你們是不是認錯人了?”

궁장미인이 매우 의외라고 느껴서 말했다.

"그런 사정이 있었다고? 너희들이 사람을 잘못 본 것은 아니냐?" 

勁裝少女肯定地道:“屬下們都看得清清楚楚, 絕對錯不了。”

경장소녀는 확신하며 말했다.

"속하들 모두 분명히 보았습니다. 절대 잘못 보지 않았습니다." 

宮裝麗人一擺手道:“這事不用提了, 他早晚跑不了。”

궁장미인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 일은 꺼낼 필요없다. 그는 결국에는 달아날 수 없을 것이다." 

猛地一抬頭, 秀目直盯著阮玲道:“領我去谷主的墓陵, 現已無外人, 你該沒有話說了。”

고개를 홱 쳐들더니 아리따운 눈으로 완령을 직시하며 말했다.

"나를 곡주의 능묘로 데려가다오. 이제 외인은 아무도 없으니 너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阮玲道:“今天已然晚了, 天明再去吧。”

완령이 말했다.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 날이 밝으면 그때 가시지요." 

宮裝麗人冷哼道:“本座哪有許多閒工夫等你, 你去是不去?”

궁장미인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본좌가 무슨 한가히 기다릴 시간이 있겠느냐. 너는 가겠느냐 안가겠느냐?" 

阮玲莊容道:“師叔今晚是以何身份前來本谷?”

완령이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

"사숙은 오늘 밤 어떤 신분으로 본 곡에 오셨지요?"

宮裝麗人不加思索地道:“本座乃是你的長輩, 這該不會錯。”

궁장미인이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말했다.

"본좌는 원래 너의 어른이다. 이건 틀릴 리가 없다."  

阮聆沉下臉來道:“師叔既已自承乃是本門的長輩,那就好說話了,不過既屬本門之人,想來知道本門的祖訓,在谷主之前,任是輩份再高的長輩,亦須聽從谷主的令諭。”

완령이 침중한 얼굴로 말했다.

"사숙께선 이미 스스로 본문의 어른이시라고 하셨으니 말하기가 편해졌군요. 그러나 본문에 속하는 사람이시니 본문의 조훈(祖訓)도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곡주께서 살아계실 때에 어떤 배분의 어른들도 역시 반드시 곡주의 영유를 따랐지요." 

宮裝麗人怔了怔, 突然大怒道:“誰封你為谷主, 筒直是一派胡言。”

궁장미인이 어리둥절하다가 돌연 대로하여 말했다.

"누가 너를 곡주로 봉했더냐? 그야말로 모조리 헛소리다." 

阮玲寒著臉道:“晚輩繼承師業, 乃是本派師祖遺訓, 誰要違犯, 那可是大道不道之事。”

완령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후배가 사업(師業)을 이어받았는데 본파 사조의 유훈(遺訓)을 누군가 어기려 한다면 그것은 크게 도리에 어긋난 일일 것입니다."

宮裝麗人冷笑道:“你不用抬出祖師來壓我, 本座向來不吃這一套, 就是你師父在時, 她也沒法把我怎樣, 何況是你。”

궁장미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너는 조사를 끄집어내어 나를 누르려 하지 말아라. 본좌는 그런 수단에 당하지 않는다. 네 사부가 계실 때에 그녀도 나를 어떻게 하지 못했는데 하물며 네가."  

阮玲暗中思忖, 覺得現在不過才四鼓, 高明天還有一個多時辰, 無論如何得捱過去, 可是怎麼才能阻止她呢?實在是一件不容易的事。

완령은 몰래 생각하더니 아직 사경이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날이 밝으려면 아직 한 시진이 더 있어야 했다. 어찌되었든 근근히 지나왔으나 어떻게 그녀를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실로 이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었다. 

宮裝麗人見她默不作答, 突又開言道:“你以為倚仗著谷主的信物在手, 便可壓製本座, 哼!那你可打錯了主意。”

궁장미인은 그녀가 묵묵히 대답이 없는 것을 보자 돌연 입을 열었다.

"네가 그 곡주의 신물이 네 손에 있다는 것에 의지하여 본좌를 제지하려나 본데 흥! 잘못된 방법이다."  

阮玲素饒機智, 知道此刻若是惹翻她了, 自己這方面實力不夠, 定難阻止她進入墓陵, 萬一因此驚攪了陵內之人, 不僅前功盡棄, 且有走火入魔之危, 心念一轉之下, 突然喟嘆一聲道:“晚輩自知年青識淺, 藝業低微, 難應大任, 只以, 師叔已久脫離師門, 谷主彌留之際, 又復諄諄告誡, 付以重責, 晚輩受師門培育厚恩, 雖粉身碎骨, 難報萬一, 豈敢畏難卸責?”

완령은 본디 기지가 넘쳤다. 지금 만약 그녀의 기분을 건드리면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자기 쪽의 실력은 미약하여 그녀가 묘릉에 들어가려는 것을 막기 어렵다. 만일 이로 인해 능 안의 사람을 놀래킨다면 주화입마의 위험이 있었다. 생각을 한번 굴리더니 돌연 탄식하며 말했다.

"후배는 어리고 아는 것이 없으며 예업이 미미하여 대임을 맡기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사숙께서 사문을 벗어난지 오래되었기에 곡주께서 임종시에 재차 간곡하게 타이르시며 중책을 맡기셨을 뿐입니다. 후배는 사문의 두터운 은혜를 받으며 자랐으며 분신쇄골한다 하더라도 만분지일도 갚기 어렵습니다. 어찌 중책을 내려놓는 것을 두려워하겠습니까?"

宮裝麗人不待說完, 冷笑一聲道:“胡說, 本座身為飄香谷的門下, 誰說我脫離了師門?”

궁장미인이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냉소하더니 말했다.

"허튼 소리. 본좌는 표향곡 문하의 몸인데 내가 사문을 떠났다고 누가 그러더냐?"

阮玲復又一嘆道:“師叔果有重返師門之意, 晚輩豈敢自稱谷主, 自當將本谷之事恭請師叔掌理。”

완령이 다시 한탄하더니 말했다.

"사숙께서 과연 다시 사문으로 돌아오실 생각이 있으시다니 후배가 어찌 감히 곡주를 자칭할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사숙께서 본 곡을 맡으시는 것이 도리임을 공손히 청하옵니다."

宮裝麗人鐵青著臉, 冷冷道:“不用在本座面前, 鼓簧弄舌了, 本座何等之人, 豈會為你所惑。”

궁장미인이 얼굴이 새파래져서 냉랭하게 말했다.

"본좌 면전에서 혓바닥 놀릴 필요없다. 본좌가 어떤 사람인데 어찌 네가 홀리는 말에 혹하겠느냐."

阮玲喟然嘆道:“晚輩純是出於一片誠意, 豈敢哄騙長者。”

완령이 탄식하며 말했다.

"후배는 순전히 성의(誠意)로 말씀드린 것입니다. 어찌 감히 어른을 기만하겠습니까?" 

宮裝麗人面色稍和道:“難得你還能記得我這師叔, 老實說吧, 本座此番來谷, 並無掌理本谷之意, 一則是查明谷主的死因, 再則是唯恐你姐妹年事太輕, 為匪徒哄騙, 敗壞了本谷名聲。”

궁장미인이 표정을 부드럽게 바꾸고 말했다.

"네가 아직 사숙을 기억하고 있기는 어려울테지. 솔직히 말하면 본좌가 이번에 온 것은 본 곡의 장문인이 되려는 생각이 아니다. 첫째로 곡주의 사인을 조사하기 위함이고 둘째로 너희 자매가 어려서 악당에게 속아 넘어가 본 곡의 명성에 먹칠을 할까 두려워서였다."

阮玲正容道:“晚輩姐妹幼受師門大德, 對師門戒律, 時時刻刻都牢記在心, 不敢稍有隕越, 這點師叔大可放心。

완령이 표정을 바로 하고 말했다. 

"후배 자매는 어려서 사문의 큰 덕을 받았습니다. 사문의 계율에 대해 언제나 마음 속에 깊이 새겨서 감히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은 사숙께서 안심하셔도 됩니다."

宮裝麗人冷哼一聲道:“聽你們嘴裡倒是說得蠻好聽的, 為何不讓本座進入墓陵查看?”

궁장미인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너희들은 듣기 좋은 소리만 하면서 무엇때문에 본좌가 묘릉에 들어가 조사하지 못하게 하느냐?"

阮玲故作為難地道:“此事請恕晚輩尚有難言之隱。”

완령이 고의로 난처한 척 하며 말했다.

"이 일은 후배가 아직 말씀드리지 못한 사정이 있음을 용서하십시오."

宮裝麗人微哂道:“有何隱衷, 難道對師叔也不能說?”

궁장미인이 비웃으며 말했다.

"무슨 숨은 고충이 있는냐? 설마 사숙에게도 말 못하는 것이냐?"  

王珍突然插言道:“谷主臨終之時, 曾吩咐晚輩姐妹, 她老人家生前為盛名所累, 難免結有仇家, 是以在墓之內, 預先作了一番佈置, 以免有人暗中前來毀壞她老人家的遺體。 ”

왕진이 돌연 끼어들어 말했다.

"곡주께서 임종시에 일찌기 후배 자매에게 분부하시기를 그분께서는 생전에 명성을 쌓았지만 원수를 맺는 것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몰래 와서 그분의 유체를 훼손하는 사람이 생기지 못하도록 묘 안에 미리 안배를 하셨습니다."

宮裝麗人深悉師姐的個性, 此事或許是實情, 表面卻故作不信地道:“胡說, 墓陵即令佈置有消息機關, 難道還能瞞著你二人不成?”

궁장미인은 사저의 개성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이 일은 아마 사실일 것 같았으나 겉으로는 믿지 못하는 척 말했다.

"허튼 소리. 묘릉에 설령 비밀 기관이 설치되어 있다고 해도 설마 너희 두 사람까지 속이지는 못할 것 아니냐?"

王珍道:“事實確是如此。”

왕진이 말했다.

"사실 확실히 그렇습니다." 

宮裝麗人素知王珍天真無邪, 口沒遮攔, 或許說的是實話, 略作沉吟道:“就算果有此事, 本座也得進去看看。”

궁장미인은 왕진이 천진무구하여 거침없이 말하니 아마 그 말이 사실일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잠시 침음하더니 말했다.

"설령 그런 일이 있다고 해도 본좌는 들어가서 살펴보아야겠다."

阮玲接道:“黑夜之間, 究有許多不便, 師叔何必急在一時, 天明之後, 晚輩著她們準備香燭, 陪師叔一道進去, 這樣可好?”見她已有允意, 復又說道:“師叔如若重回師門, 實是本谷之福, 晚輩情願退位師叔掌理本谷。”

완령이 이이서 말했다.

"어두운 밤이라 불편한 점이 많은데 사숙께선 구태여 서두를 필요가 있겠습니까? 날이 밝은 후에 후배가 향촉을 준비시켜서 사숙을 모시고 가겠습니다. 어떠신지요?" 그녀가 이미 승낙할 마음이 있음을 알고 또 말했다.

"사숙께서 만약 사문으로 다시 돌아오신다면 실로 본 곡의 복입니다. 후배는 자리에서 물러나서 사숙께서 본 곡의 장문인이 되시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宮裝麗人雖然陰沉奸狡, 但自視甚高, 料定阮玲姐妹, 不敢在自己面前弄鬼, 見阮玲態度十分誠懇, 心裡竟有些活動起來。 ”

궁장미인은 비록 음침하고 간교했지만 스스로를 높이 생각하였다. 완령 자매가 감히 자기 면전에서 수작을 부리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했다. 완령의 태도가 매우 진실되고 간절해보여서 마음이 조금 움직였다. 

就這當兒, 薛姑婆悄然從暗影中行了出來, 對阮玲低聲說道:“杜公子來了。” 

바로 그때, 설고파가 조용히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와서 완령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두공자가 왔다." 

阮玲故作愕然地偷瞥了宮裝麗人一眼, 道:“他在哪裡?”

완령이 일부러 놀란 척하며 궁장미인을 한번 훔쳐보고 말했다.

"그는 어디에 있습니까?" 

薛姑婆道:“老身已把他安置在閣子裡了。”

설고파가 말했다.

"노신이 이미 그를 누각 안에 데려다 놓았다." 

阮玲點了點頭, 似乎怕讓宮裝麗人知道, 竟沒再開言。

완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치 궁장미인이 알까 두려워하는 듯 다시 입을 열지 않았다. 

宮裝麗人內功精純, 聽力何等敏銳, 早把她們的話, 聽得清清楚楚, 冷哼一聲道:“薛婆子, 你好大的膽子。”

궁장미인은 내공이 정순하며 청력이 어찌나 예민한지 벌써 그녀들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설고파, 너는 정말 대담하구나."  

薛姑婆吃了一驚道:“姑娘說什麼?”

설고파가 깜짝 놀라 말했다.

"낭자는 무슨 말씀이오?" 

宮裝麗人冷笑一聲道:“你膽敢將一個不相干的臭男人收容谷內, 那可是大違祖訓之事。” 

궁장미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네가 대담하게도 아무 상관없는 냄새나는 한 명의 남자를 곡 안에 받아 들였으니 그것은 조훈(祖訓​)을 크게 어기는 일이다."  

薛姑婆惶恐地道:“此人乃是谷主生前特許之人。”

설고파는 황공하여 말했다.

"그 사람은 곡주가 생전에 특별히 허락한 사람이오." 

宮裝麗人把臉一沉道:“胡說, 如果確是谷主特許, 連她也有不是了。”舉步直向亭閣行去。

궁장미인이 침중한 얼굴로 말했다.

"허튼 소리다. 만약 확실히 곡주가 허락했다면 그녀조차도 잘못 된것이다." 

걸음을 옮겨 정각(亭閣)을 향해 걸어갔다.

阮玲暗中長吁一口氣, 但表面卻故作驚恐地道:“此人確是谷主特許, 望師叔手下留情。”

완령이 속으로 길게 한숨을 내쉬었지만 겉으로는 놀라서 두려운 듯 말했다.

"그 사람은 곡주께서 특별히 허락하신게 확실합니다. 바라건대 사숙께서는 손에 정을 남겨주십시오."

宮裝面人充耳不同, 疾步奔向亭閣, 她帶的八個勁裝女郎, 緊隨在她身後。

궁장미인은 못 들은 척 정각(亭閣​)을 향해 달려갔다. 그녀가 데려온 여덟 명의 경장여랑은 그녀의 뒤를 바짝 따랐다. 

但聞亭閣之內一聲朗笑, 躍出一位風神朗俊的玉面少年, 正是神劍杜飛卿的後人杜君平。 ” 

이때 정각 안에서 낭랑한 웃음소리가 나더니 한 명의 풍채가 준수한 옥면소년이 솟구쳐 나왔다. 바로 신검 두비경의 아들 두군평이었다.

宮裝麗人對他上下打量了一番道:“你鬼鬼祟祟, 來到本谷, 意欲何為?”

궁장미인은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했다.

"너는 은밀하게 본 곡에 와서 어떻게 할 작정이냐?" 

杜君平朗聲一笑道:“風聞有人進攻本谷, 是以特地趕來看看, 究竟是何人與飄香谷過不去。”

두군평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소문에 본 곡에 쳐들어 온 사람이 있다기에 도대체 어떤 사람이 표향곡을 괴롭히는지 특별히 살펴보려 서둘러 왔소."

宮裝麗人哼了一聲道:“口氣倒不小, 你管得了嗎?”

궁장미인이 흥, 하더니 말했다.

"입심이 약하지 않구나. 너는 본 곡의 일에 간섭하려느냐?" 

杜君平面色一沉道:“在下受謝谷主的囑託, 不論何人, 但有對飄香穀不利之舉, 均不容坐視。” 

두군평의 얼굴이 침중해지더니 말했다.

"저는 사곡주의 부탁을 받았소. 누구를 막론하고 표향곡에 이롭지 못한 행동을 한다면 어떤 일이든 좌시할 수 없소."  

宮裝麗人突然一陣格格嬌笑道:“泥菩薩過江, 自身難保, 你可曾想到你乃鬼頭令判下的罪犯?”

궁장미인이 돌연 깔깔, 교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진흙으로 만든 보살이 강을 건너듯이 네 자신도 보호하기 어려울 것이다. 네가 귀두령판을 받은 죄인이라는 것이 생각나느냐?" 

杜君平俊眉掀動, 揚聲答道:“有關杜門之事, 九九會期自有公斷, 不勞你垂問。”

두군평은 준미를 위로 치켜올리며 소리 높여 대답했다.

"두씨 집안의 일에 관해서는 중양절대회때 자연히 공정한 판결이 있을 것이오. 황송하게 당신이 ​심문하는 수고를 끼칠 수 없소."

宮裝面人冷冷笑道:“不用打那如意算盤了, 本座身為天地盟的副盟, 豈能縱容一個鬼判追緝下的罪犯, 法外逍遙, 置之不問。”

궁장미인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그렇게 좋은 쪽으로만 생각할 필요없다. 본좌는 천지맹의 부맹주 신분인데 귀판령이 쫓고있는 죄인이 법 밖에서 유유자적하는 것을 어찌 방치하여 심문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杜君平知道今晚之事, 決難善了, 暗是早已凝神戒備, 當下微微一笑道:“據在下所知, 副盟乃是各派盟友推舉, 不知你這副盟是從何得來。”

두군평은 오늘밤 일은 좋게 결론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벌써 정신을 집중하여 경계하며 대비하고 있었다. 즉각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아는 바로는 부맹주는 원래 각파의 맹우들이 추천해야 하는데 당신 부맹주는 어떻게 추천을 얻었는지 모르겠소."

宮裝麗人臉上倏現怒容, 沉聲道:“飄香谷主乃是各派推舉的副盟, 師姐已然仙去, 自然該由本座承襲, 這又有何不可。”扭臉對身旁的勁裝女子揮手喝道:“給我拿下。”

궁장미인은 얼굴에 노기를 드러내며 침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표향곡주는 원래 각파에서 추천한 부맹주였다. 사저가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자연 본좌가 물려받는 것이 마땅한데 왜 안되는가?" 

옆에 있던 경장소녀에게 고개를 돌려 손짓하며 외쳤다.

"잡아오너라."

八個勁裝女子答應一聲, 但聽風聲颯颯, 已然各按方位, 把杜君平圍困在當中, 八支長劍, 寒芒閃耀, 劍尖一齊指著杜君平。

여덟 명의 경장여자는 동시에 대답하더니 쏴쏴, 하는 바람소리를 일으키며 이미 각자 방위를 점하여 두군평을 가운데 두고 에워쌌다. 여덟 자루의 장검은 한망을 눈부시게 번쩍거리며 검끝이 일제히 두군평을 가리키고 있었다. 

靜立一旁的阮玲姐妹, 故作驚恐地上前對宮裝麗人襝衽道:“師叔暫請息怒, 此人確是谷主特許進谷之人。”

한 쪽에 조용히 서있던 완령 자매는 놀란 척하며 궁장미인 앞으로 나아가 옷깃을 여미며 말했다.

"사숙께서는 잠시 진노를 거두세요. 이 사람은 곡주께서 곡에 들어오는 것을 특별히 허락한 사람입니다." 

宮裝麗人一擺手道:“沒有你們的事, 站到一邊去。”

궁장미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너희들과 상관없는 일이다. 한 옆에 가있거라." 

杜君平也自朗聲吩咐道:“這裡的事你們不用管了, 公孫喬身負重傷, 得去看看他, 還有墓陵那面, 慎防有人暗襲。”

두군평도 낭랑한 목소리로 분부했다.

"이곳의 일은 당신들이 관여할 필요없소. 공손교가 중상을 당했으니 가서 그를 살펴보시오. 그리고 묘릉 쪽의 암습에 신중히 방비하시오."

他一言將薛姑婆提醒, 立即一撤身, 疾向墓後奔去。也虧得有此一著, 原來宮裝麗人明著把人遣走, 暗中另行分派之人, 俱已潛入了谷內。薛姑婆奔到墓後之前, 情勢已極危貽, 一個黑袍老者正與梅蘭竹菊四婢狠斗, 另一位黑衫老者, 已突破飄香谷門下弟子的攔阻, 正撲向墓陵。

그의 한 마디는 설고파를 깨어나게 했다. 즉각 몸을 빼어 묘 뒤쪽으로 달려갔다. 이건 다행이었다. 원래 궁장미인이 파견하여 몰래 따로 나뉘어 왔던 자들이 이미 곡 안에 잠입했던 것이다. 설고파가 묘 뒤로 달려갔을 때는 정세가 매우 위태로웠다. 한 명의 흑포노인은 매란국죽의 네 비녀와 흉험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의 흑삼노인은 이미 표향곡 문하제자들의 저지를 뚫고 막 묘릉을 덮쳐가고 있었다. 

薛姑婆怒吼一聲, 縱身撲前, 揮手一拐向黑衫老者砸去, 她於憤怒中出手, 一杖之力, 何止千斤。黑衫老者被迫地身形一窒, 疾撤五尺。薛姑婆朱拐再舉, 恍如一陣狂濤駭浪, 連續又攻出三拐, 把黑衫老者又迫得退了五六步。黃衫老者應此重任, 自非弱者, 沉哼一聲, 雙掌揮動, 竟用一隻鐵掌, 與她搶攻起來, 雙方均係武林中的一流高手, 這一動上手, 聲勢十分驚人, 暫時難分高下。

설고파는 호통을 치며 앞으로 덮쳐가서 흑삼노인을 향해 지팡이를 휘둘러 후려쳤다. 격노해 출수한 것이니 그 일장(一杖)의 힘이 어떻게 천 근에 그치겠는가? 흑삼노인은 신형이 가로 막히고 공격을 받자 재빠르게 오 척을 물러났다. 설고파는 주괴(朱拐:붉은 지팡이)를 다시 들고 마치 성난 파도처럼 연속하여 삼괴를 공격하여 흑삼노인을 또 다시 오륙 보 물러나게 했다. 

흑삼노인이 이런 중임 맡았으니 자연 약한 사람일 리 없었다. 흥, 하고 코웃음을 치더니 쌍장을 휘두르는데 한 쌍의 철장(鐵掌)처럼 사용하였다. 똑같이 무림의 일류고수에 속하는 쌍방이 이렇게 손을 쓰자 바람소리가 사람을 놀라게 하였으며 잠시 고하를 구분하기 어려웠다.  

阮玲素饒機智, 並非不知情勢危殆, 此刻杜君平一經出面, 知道足可應付, 悄悄一拉王珍, 轉身退去。

완령은 기지가 넘쳤다. 두군평이 출현한 지금 족히 대응할 수 있음을 알고는 정세가 결코 위태롭지않다는 것을 알자  조용히 왕진을 잡아끌며 몸을 돌려 물러갔다. 

宮裝麗人斷定飄香谷主沒死, 並從各方得來消息, 暗中與天地盟為敵的那批人, 似是以飄香谷為根據地, 是以才發動一次大規模的搜查。

궁장미인은 여러 방면으로부터 소식을 듣고 표향곡주가 죽지 않았으며 몰래 천지맹을 적으로 삼은 무리들이 표향곡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고 단정했다. 그래서 일차적으로 대규모의 조사를 개시한 것이었다.

她乃極其多疑之人, 雖已得著本門的全部絕技, 仍認定飄香谷的谷主謝紫雲, 握有本門不傳之秘, 此番詐死, 或許是在暗中練習神功, 嗣見阮玲姐妹全力衛護墓陵, 更動了她的疑心, 只為自視過高, 認定阮玲姐妹, 決然無法反抗, 此外她的佈置乃是分批進襲, 一批緊接一批, 縱然谷內有備, 也無法抗拒連番的攻擊。

그녀는 극히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 비록 본문의 모든 절기를 이미 익혔지만 여전히 표향곡주 사자운은 본문의 부전지비(不傳之秘)를 쥐고있으며 이번에 죽음을 가장한 것은 아마 몰래 신공을 연마하고 있을 것이라 믿었다. 완령자매가 전력으로 묘릉을 지키려고 하자 다시 그녀의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은 아무도 안중에 두지 않기에 완령자매는 반항할 방법이 확실히 없다고 확신했다. 그외에 그녀의 안배는 원래 무리를 나누어 일진에 바로 이어서 이진이 진격하도록 했다. 설령 곡 안에서 대비를 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연이은 공격에 반항할 수 없을 것이다.

不過她絕沒想到, 杜君平竟然公然出面與她動手, 眼看杜君平氣定神閒地立著, 對分立四周的勁裝女子, 連正眼都不看一下, 不禁一股怒火直衝了上來, 沉喝一聲道:“毀了他。”

그러나 두군평이 뜻밖에도 공공연히 나타나 그녀와 손을 쓰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사방을 포위한 경장여자들에 맞서서 차분하고 느긋하며 안중에도 두지 않는 듯한 두군평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화가 솟구쳐 올라서 침갈했다.

"그놈을 짖이겨버려라."

八個勁裝女郎, 是她精心挑選出來的貼身女婢, 個個精通劍術, 且擅長一種聯手合擊之術。但聽一嬌喝, 八支長劍齊舉, 攻勢已然發動。杜君平朗聲一笑, 長劍出鞘, 一式騰蛟起鳳, 化作數十道長虹般的劍影, 分向攻來的劍影迎去。

여덟 명의 경장여랑은 그녀가 심혈을 기울여 선발해낸 수행비녀들이었다. 개개인이 검술에 정통하고 일종의 합격지술(合擊之術)에 능하였다. 그녀의 외침을 듣자 여덟자루의 검이 일제히 쳐들리며 공세가 발동되었다. 두군평은 낭랑하게 웃으며 장검을 뽑아서 등교기봉(騰蛟起鳳) 일식으로 수십 갈래의 긴 무지개 같은 검영을 일으키며 공격해 오는 검영을 향해 맞이해갔다.

 勁裝女郎從那嘶嘶刺耳的劍嘯中, 已然覺出對方內力十分強勁迎面攻來的四支長劍, 突然兩下一分, 擦身而過, 第二波劍影, 各自又到跟前。杜君平江湖經驗豐富, 深悉此種合擊之術, 變化無窮, 不能全憑勇氣, 手中長劍一擺, 虛虛向攻來的劍光一點, 果然所料不差, 劍式才行發出, 掠身而過的四支長劍倏然折轉, 疾如電閃的向兩肋卷來。

경장여랑은 쉭쉭, 하는 귀를 찌르는 듯한 바람소리에 이미 상대방의 내력이 몹시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격해오던 네 자루의 장검이 돌연 두 갈래로 나뉘어 몸을 스치듯 지나가자 두번째의 검영이 각기 또 가까이 이르렀다.

두군평은 강호 경험이 풍부하여 이런 종류의 합격지술은 변화가 무궁하여 전적으로 용기에 의지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았다. 수중의 장검을 한번 흔들어 공격해 오는 검광을 향해 괜히 한번 찍어보았다. 과연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 몸을 스치듯 지나간 네 자루의 장검이 갑자기 방향을 꺽어 번개처럼 빠르게 양쪽 허리를 향해 휩쓸어왔다.

杜君平大喝一聲, 左掌疾出, 一股雄渾無匹的掌勁, 直撞了過去。他內力深厚, 掌勢猶如狂濤怒浪, 正震得劍光亂顫, 陣式為之一窒。就在這間不容髮的瞬刻工夫, 杜君平的劍式已然施開, 一道強烈劍光, 矢矯而起, 幻作千重劍影, 向四面擴展開來, 方圓三丈的空間, 盡在他劍光籠罩之下。勁裝少女的合擊之術雖然天衣無縫, 十分縝密凌厲, 一則陣勢尚未展開, 再則杜門劍術神妙無比, 一經奪得先機, 竟使之再無合圍的機會。

두군평은 대갈일성하더니 좌장을 질풍처럼 내밀어 한 가닥의 웅혼무비한 장경(掌勁)으로 곧장 부딪혀갔다. 그의 내력은 심후하여 장세는 마치 솟구치는 거센 파도와 같아 검광을 부르르 떨리게 하며 진식이 잠시 멈추게 하였다. 

이런 극도로 위급한 눈깜박할 새에 두군평의 검식은 이미 펼쳐졌다. 한 가닥 강렬한 검광이 쏘아져 가며 천 겹의 검영을 만들어내며 사방으로 퍼져갔다. 방원 삼 장의 공간을 검광으로 뒤덮어 버렸다.   

경장소녀의 합격지술은 비록 천의무봉(天衣無縫)하고 매우 면밀하고 무서웠으나 첫째로 진세가 아직 펼쳐지지 않았고 둘째로 두씨 검술이 신묘무비하여 일단 선기를 뺏기자 포위할 기회가 다시 없었다.   

宮裝麗人冷眼旁觀, 已然看出自己精心創研的這套合擊之術, 短時間決然無法把對方困住, 她乃十分好強之人, 當下一聲沉喝道:“都與我住手。”

궁장미인은 차가운 눈으로 옆에서 보고있다가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창안한 이 합격지술이 단시간에는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릴 방법이 분명히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매우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었다. 즉각 한 소리 침갈했다.

"모두 나한테 넘기고 손을 멈춰라." 

勁裝少女正被杜君平凌厲的劍勢, 逼得團團亂轉, 根本無法施展合擊之術, 每人心頭都十分焦急, 她們深知宮裝麗人個性, 稍不如她心意, 輕則受責, 重者有性命之憂, 此刻聽她出言喝止, 一齊收劍往後一撖, 心頭卻是卜卜亂跳, 不知將受何種責罰。

경장소녀는 두군평의 무서운 검세에 어지럽게 돌기만 할 뿐 근본적으로 합격지술을 펼칠 방법이 없어 각자가 마음 속으로 몹시 초조하였다. 그녀들은 궁장미인의 성격을 잘 알았다. 조금이라도 그녀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볍게는 질책을 받는 것이요 무겁게는 생명을 잃을 우려도 있었다. 이때 그녀의 그치라는 외침을 듣자 일제히 검을 거두고 뒤쪽으로 물러났다. 무슨 벌을 받을지 몰라 가슴이 쿵쿵 뛰었다.

宮裝麗人一臉鐵青, 緩緩趨進杜君平道:“杜飛卿的劍法, 果然與眾不同, 本座要親自較量一番, 你儘管全力施為, 只要能勝得本座, 我作主把鬼頭令判撤回。”

궁장미인이 얼굴이 시퍼렇게 되어 천천히 두군평쪽으로 걸어나가며 말했다.

"두비경의 검법은 과연 남다르구나. 본좌는 친히 한번 겨루어 보려하니 너는 있는 힘껏 전력을 다해 펼쳐보아라. 본좌를 이기기만 하면 나는 귀두령판을 철회하겠다."

杜君平哈哈一陣冷笑道:“芳駕有此雅興, 在下當得奉陪。”

두군평이 하하, 하고 냉소하더니 말했다.

"당신께서 흥취가 있으시다면 제가 당연히 모시겠소." 

宮裝麗人冷冷道:“不用多說了, 進招吧。”

궁장미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더 말할 필요없다. 공격해라." 

杜君平心知這婦人武功獨特, 乃是宇內有數的高手, 當下暗暗將真力凝聚, 舉劍齊眉, 緩緩道:“請亮兵刃。”

두군평은 이 부인의 무공이 독특하고 원래 우내에 몇 안되는 고수임을 알고 있었다. 즉각 암암리에 진력을 끌어모으며 검을 눈썹에 맞추어 들어올린더니 천천히 말했다.

"병기를 꺼내시오."

宮裝麗人姍姍往前行了兩步道:“本座向不用兵器, 你只管進招。”

궁장미인은 느릿느릿 앞으로 두 걸음 나가며 말했다.

"본좌는 줄곧 병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주저말고 초식을 펼쳐보아라." 

杜君平只覺一股怒火直衝了上來, 手中長劍一抖, 幻起斗大的一團劍花, 寒芒一閃之下, 劍花忽的化成七朵, 分向宮裝麗人前胸點去。

두군평은 한 줄기 노화가 솟구쳐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수중의 장검을 떨쳐 한 무더기의 검화를 일으켰다. 한망이 번쩍, 하는 가운데 검화는 홀연히 일곱 송이로 변하여 궁장미인의 가슴을 나누어 찔러갔다.

宮裝麗人點點頭道:“好劍法。”腳下一飄, 斜揮五尺, 將劍勢讓開, 卻不及時還擊。

궁장미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좋은 검법이군." 

발 끝을 표표히 움직여 비스듬히 오 척을 비켜나 검세가 지나가도록 했는데 곧바로 반격하지 않았다.

杜君平一式落空, 身形疾轉, 長劍帶起一溜長長芒尾, 又向宮裝麗人攔腰卷去。宮裝麗人存心要引起他的全力進攻, 俾能暗中觀察杜門劍法, 長裙飄曳, 又復閃出七尺。

두군평은 일식이 허공을 치자 신형을 재빨리 돌렸다. 장검이 긴 정망의 꼬리를 물고 또 궁장미인을 향해 허리를 겨냥하여 휩쓸어갔다. 궁장미인은 그가 전력으로 공격도록 유도하여 몰래 두씨 검법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할 마음이 있었기에 긴 치마를 흐느적거리며 다시 칠 척을 비켜났다. 

健腕一振, 招式施開, 疾攻而上。杜君平內力雄渾, 招式神妙奇特, 一經全力進攻, 劍勢宛如巨浪排空, 層層劍影, 凌厲已極。

건장한 팔을 떨쳐 초식을 전개하여 질풍같이 공격해갔다. 두군평은 내력이 웅혼하고 초식이 신묘기특(神妙奇特​)하여 일단 전력으로 공격하자 검세가 마치 거대한 파도가 높이 치솟는 듯 층층이 쌓인 검영이 극히 무서웠다.

宮裝麗人格格笑道:“這才夠意思。”

궁장미인은 깔깔, 웃으며 말했다.

"이건 훌륭하구나." 

柳腰款擺, 長袖舞動, 隨著劍式飄浮起舞, 那麼凌厲的劍勢, 竟連她衣角也沒有沾著一點。杜君平心中又驚又怒, 竟把宮裝麗人沒奈何!思轉之下, 倏然省悟, 原來對方仗著神妙的飄香步法, 自己一時心浮氣躁, 未能想到這事, 以致徒勞無功。​

버들 허리를 흔들어 긴 소매를 너울거리며 검식을 따라 춤추듯 떠다니자 그렇게 무섭던 검세는  그녀의 옷 끝에도 전혀 닿지 못했다. 두군평은 속으로 놀랍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궁장미인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생각을 굴리다가 문득 깨달았다. 원래 상대는 신묘한 표향보법에 의지하고 있었다. 자기가 일시 마음이 들뜨고 경망스러워 그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바람에 아무런 이룬 것 없이 공연히 힘만 빼고 만 것이었다. 

他目的只在拖延時間, 並無爭勝之心, 見宮裝麗人一味地飄挪閃避, 只守不攻, 遂也把式放緩, 一招一招緩緩施展開來。劍術一道, 首重精神意念, 他一旦心平氣和, 全神運劍, 表面看來, 動作逐漸緩慢, 實際威力卻遂次增強。​​

그의 목적은 단지 시간을 끄는 것이었기에 싸워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결코 없었다. 궁장미인이 단순히 표연히 이동하며 재빨리 피하면서 지키기만 하고 공격을 하지 않자 그도 초식을 늦추고 일 초 일 초 천천히 시전해 나갔다. 검술은 정신력과 집념이 함께 중요하다. 그가 일단 마음이 평온해지고 온 정신을 집중하여 운검하자 겉으로 보기에는 동작이 점점 완만해지지만 실제 위력은 갈수록 증강되었다. 

宮裝麗人只覺所受壓力愈來愈大, 已不容她不還招了, 心頭一懍之下, 暗自點頭道:“此子果然聰穎, 若假以時日, 前途未可限量。”

궁장미인은 받는 압력이 갈수록 커져서 이미 그녀가 반격하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느꼈다. 속으로 놀라서 몰래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 했다. 

'이 놈은 과연 총명하구나. 만약 시간이 더 지나면 전도(前途​)가 한량(限量)이 없겠구나.' 

她心頭如此轉念, 臉上已然殺機湧現, 翠袖一抖, 倏然展開還擊。

그녀가 이렇게 생각을 바꾸자 얼굴에 이미 살기가 솟아났다. 취수(翠袖​)를 떨치며 갑자기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杜君平劍式施開, 正感得心應手, 威力逐漸增強之際, 突感一股無形氣勁, 湧了過來, 一時壓力大增, 運劍竟然大為吃力, 而宮裝麗人的兩隻翠袖, 猶如兩條怪蟒, 矢矯飛舞, 不時拂向要穴, 招式奇特怪異, 封架截格, 均感吃力萬分。經這一來, 主客易勢, 杜君平原先所佔的一點先機已然盡失, 劍光也漸縮小。​

두군평은 검식을 펼쳐내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느낌을 받아 위력이 점점 증강되려고 할 때였다. 돌연 한 줄기 무형의 기경(氣勁)이  몰려와 한순간에 압력이 크게 증가되었다. 운검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궁장미인의 한 쌍의 취수가 마치 두 마리 이무기처럼 꿈틀대며 불시에 요혈을 쳐오는데 초식이 기괴하여 막아내기가 몹시 힘들다고 느꼈다. 슬그머니 주객이 뒤바뀌자 두군평은 원래 점했던 한 점 선기를 완전히 잃게되었고 검광도 점차 축소되었다.

宮裝麗人一心要把他毀在當場, 一經展開攻勢, 她是毫不容情, 一面運用短袖、纏、點、拂、砸, 以無上劍術, 摻雜於翠袖招式內運用, 更不時施用指勁暗襲。她修為原就超過對方, 再配合神妙無比的飄香步, 打來愈顯輕靈, 雙方纏鬥有二百多招。杜君平已然呈現敗象, 一件青衫全被汗水濕透。​

궁장미인은 한 마음으로 당장 그를 죽여버리려 했으므로 일단 공세를 전개하자 추호도 인정사정 없었다. 짧은 소매로 휘감고, 찌르고, 후려치고, 누르는 등 무상의 검술을 취수의 초식에 뒤섞어 운용하면서 한편으로는 수시로 지경(指勁​)을 써서 암습하기도 하였다.

그녀의 수위는 원래 상대를 뛰어넘었는데 거기다 신묘무비한 표향보를 배합하니 공격할수록 더 빨라졌다. 쌍방은 이백 초를 계속 싸웠다. 두군평은 이미 패색을 드러냈다. 한 벌의 청삼은 완전히 땀에 흠뻑 젖어버렸다.

宮裝麗人得意地一陣格格嬌笑道:“杜門劍法不過爾爾, 並沒有什麼特別之處。” 

궁장미인은 득의하여 깔깔, 교소를 터뜨리더니 말했다.

"두씨 검법은 고만고만할 뿐이고 무슨 특별한 곳도 없구나." 

杜君平深知此刻危機一發, 盡量壓制心頭激動, 全力展開劍法, 竟不開聲答腔。

두군평은 지금이 위기일발임을 잘 알고 있었다. 격동하는 마음을 힘껏 누르면서 전력으로 검법을 전개하면서 말대꾸를 하지 않았다. 

要知杜門劍法, 博大精探, 神秘無比, 杜君平雖吃虧在內力稍遜, 而又不懂對方飄香步法的神妙, 但在只守不攻的情勢下, 宮裝麗人一時之間, 到也無法將他奈何。

두씨 검법은 박대정심하고 신묘무비하였다. 두군평은 비록 내력이 약간 모자라는 손해를 보고 있었고 거기에 상대방의 표향보법의 신묘함을 알지 못하였다. 하지만  공격을 하지 않고 단단히 지키는 상황하에서 궁장미인도 일시에 그를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這時天色已交五鼓, 宮裝麗人心中倏然省悟, 暗忖:我此來並非與他比武, 怎可放棄正事不辦?心念一轉, 招式突變, 決心速戰速決, 於短時間內將對方傷在掌下。

때는 이미 오경에 이르렀다. 궁장미인이 마음 속으로 문득 깨닫고 중얼거렸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결코 그와 비무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닌데 어찌 본연의 할 일을 내버려두고 처리하지 않겠는가?'

생각을 한번 굴리더니 초식을 돌변시켜 속전속결할 결심을 했다. 그리하여 단시간 내에 쓰러뜨리려 하였다.

這一來杜君平所吃的苦頭便更大了, 只覺四下壓力如山, 運劍已然有些轉動欠靈, 知道長此下去, 必敗無疑。但他亦是經驗十分豐富之人, 心知自己吃虧在不明對方步法, 情急之下, 驀地一聲大喝, 劍光暴長, 左掌乘勢劈出, 一股雄渾無比的掌勁, 摻雜在劍勢之中, 洶湧澎湃, 直向對方撞去。宮裝麗人心知對方情急之下, 舍長取短, 冷笑一聲, 腳下一飄, 避開劍勢, 驀地舉手一指彈出。這一指乃是她全身功力所聚, 凌厲無比。​​

이렇게 되자 두군평이 받는 고통도 더욱 커졌고 사방의 압력이 산과 같이 무거움을 느꼈다. 운검도 이미 조금 느려져서 이대로 가다가는 의심의 여지없이 반드시 패하고 말 것임을 알았다. 다만 그 역시 경험이 매우 풍부한 사람이었기에 상대방의 보법을 알지 못해 자기가 손해본다는 것을 알았다.

긴박한 가운데 갑자기 일성 대갈하더니 검광을 크게 넓히고는 그 기세를 빌어 좌장을 격출했다. 한 가닥 웅혼무비한 장경이 검세와 뒤섞여 세찬 기세로 상대방에 곧장 부딪혀 갔다. 궁장미인은 상대가 긴박한 가운데 장점을 버리고 단점을 취했다는 것을 알고 냉소를 한번 치더니 발을 표연히 놀려 검세를 비켜가게 하고는 갑자기 손을 들어 일지를 튕겨냈다. 그 일지는 원래 그녀의 전신 공력이 응집된 것으로 무섭기 그지없었다. 

杜君平攻出這一創一掌, 原圖挽回頹勢, 驀覺一股銳風, 穿裂掌勁, 直射而入, 不禁暗吃一驚, 疾地收掌往後一撤。詎料, 眼前人影一閃, 一陣柔風驟起, 忽由側面襲上身宋, 不自覺的打了一個寒戰, 急運神功抗拒, 同時手上一緊, 劍光暴長, 先行將體形護住。​

두군평은 일검, 일장을 공격으로 원래 패색을 만회할 생각이었으나 갑자기 한 줄기 예리한 바람이 장경을 뚫고 곧장 쏘아져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라서 재빨리 장을 거두고 뒤로 물러났다. 어찌 짐작이나 했으랴? 눈 앞에 인영이 번쩍 하더니 일진의 부드러운 바람이 갑자기 일면서 소홀히 했던 측면을 덮쳐왔다.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면서 급히 신공을 운공하여 대항했다. 동시에 손에 힘을 주어 검광을 쏟아내며 먼저 몸을 보호했다.  

宮裝麗人藉機神幻的飄香步法, 運用獨門的歹毒神功, 暗傷了對方一掌, 立即撤招後退, 冷冷一笑道:“你已無再戰之能, 何不放下兵刃, 隨我前去天地盟。”

궁장미인은 신기막측한 표향보법에다가 독문의 악랄한 신공을 운용하여 상대를 일장으로 암상(暗傷​)시키더니 즉시 뒤로 물러나서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는 이미 더 싸울 수 없다. 병기를 내려놓고 나를 따라 천지맹으로 가자."

杜君平只覺全身軟綿無力, 知道果已中了對方手腳, 一面暗中運氣抗拒, 一面朗聲喝道:“芳駕得意還嫌太早, 看劍。”

두군평은 전신이 나른하고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고는 과연 이미 상대의 손에 당했음을 알았다. 몰래 운기하여 버티는 한편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이 득의해 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소. 검을 받으시오."

手中長劍飛舞之下, 招​​式突變, 竟把輕易不用的大千劍法施出。

수중의 장검을 춤추듯 휘두르니 초식이 돌변하여 쉽게 사용하지 않던 대천검법을 시출했다.

宮裝麗人正自得意之際, 忽覺對方的劍法, 突然緩慢下來, 而此種緩慢, 絕非是真力已竭, 而是似緩實快, 似迂實奇, 每一招中, 都蘊蓄著極其玄奧的變化。

궁장미인은 득의해 하고 있다가 문득 상대의 검법이 갑자기 완만하게 다가옴을 발견했다. 이런 완만함은 절대 진력이 이미 고갈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느린 듯 하나 실제 재빠르고, 진부한 듯 하나 실제로는 기이하여 매 초식에는 극히 오묘한 변화가 담겨져 있었다.

她乃劍術行家, 心中暗駭。這才覺出杜門劍法, 果然不同凡響, 但也更堅定了她斬草除根的決心, 秀眉微皺之下, 冷厲的一笑道:“這套劍法雖佳, 可惜你已無運用之能。”

그녀는 검술에 능했기에 속으로 놀랐다. 이것이 두씨 검법이고 과연 뛰어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풀을 베고 뿌리를 뽑아내겠다는 결심을 다시금 확고히 하게 되었다. 눈썹을 찌푸리며 냉엄하게 일소(一笑)하더니 말했다.

"이 검법은 비록 훌륭하지만 애석하게도 너는 이미 운용할 힘이 없구나."

杜君平憑仗一口真元之氣, 一連施展了十餘式大千劍法, 已覺真氣難續, 轉動艱難, 不禁暗中一嘆。

두군평은 한 모금의 진원지기에 의지해 십여 식의 대천검법을 연달아 펼쳐내었으나 진기가 잇기가 어렵고 돌리기가 곤란함을 깨닫자 자기도 모르게 속으로 탄식했다.

要知此種上乘劍術, 極耗真元, 他於負傷之際施出, 自然是極其不智之舉, 當他勉強發出—招“勃海興波”後, 只覺喉嚨一甜, 哇地噴出一口鮮血, 招式不自覺地一緩。高手過招, 勝負之機決於瞬間, 就這劍式一緩之際, 宮裝麗人已趁機而入, 抬手一掌朝他肋下按去。這一掌看似輕飄飄地毫不著力, 但卻含蓄著極其強紉的潛力。​

이런 상승검술은 진원을 극히 소모시키는데  부상을 입었을 때 시출했으니 당연히 아주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그가 근근이 겁해흥파(勃海興波) 일초를 억지로 발출해낸 뒤 목구멍이 달짝지근해짐을 느끼더니 선혈을 한 입 토해냈다. 초식은 자기도 모르게 한층 느려졌다. 고수끼리 겨룰 때는 승부가 한 순간에 결정된다. 검식이 느려질때 궁장미인은 기회를 틈 타 파고들며  손을 들어 일장으로 그의 옆구리를 눌러갔다. 이 일장은 보기에는 하늘하늘하여 아무런 힘이 실리지 않은 듯 했으나 극히 강한 잠력을 담고 있었다.  

杜君平噴出一口鮮血後, 腳中稍覺舒暢, 他乃久經大敵之人, 就知這一緩之際, 必然招致對方極為凌厲的還擊, 是故鮮血一經噴出, 腳下已挪步疾退。

두군평은 선혈을 토한 후 가슴이 조금 상쾌해짐을 느꼈다. 그는 오랫동안 강적을 겪어온 사람이다. 한번 초식이 느려지면 반드시 상대의 무서운 반격을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고의로 선혈을 토해내고 발을 급히 옮겨 재빨리 물러났다.

可是, 飄香步法何等快速神奇, 他應變雖快, 仍然晚一步, 肩頭已被那股潛力掃中, 身不自主地連搖了兩搖, 幾乎倒下, 還幸他自幼多食靈藥, 並具有三四十年的精純工夫, 身負兩處重傷, 仍能支持不倒, 眼看宮裝麗人如影隨形地撲到。

그러나 표향보법이 얼마나 쾌속하고 신기한가? 그의 응변이 비록 빨랐지만 여전히 한 발 늦었다. 어깨 위가 한 가닥의 잠력에 쓸려 하마터면 쓰러질 뻔 했다. 다행히 그는 어려서부터 영약을 많이 먹었고 게다가 삼사십 년 수련한 정순한 내공으로 몸 두군데에 중상을 입었지만 여전히 쓰러지지 않고 지탱할 수 있었다. 궁장미인이 그림자처럼 뒤따르며 덮쳐오는 것이 보였다.

驀地一聲大喝, 奮力一劍削出, 這一劍乃是大千劍法中最具威力的一招。宮裝麗人驟不及防, 匆促中揮袖一搪, 身形翩若驚鴻地飄退五尺, 但聽擦的一聲, 長袖竟被截下半幅, 不由神色一變。​

갑자기 대갈일성하며 있는 힘을 다해 일검을 벗겨내었다. 그 일검은 대천검법중 최고의 위력을 가진 일초였다.  궁장미인이 미처 방비하지 못하여 다급한 가운데 소매를 휘둘러 부딪혀가며 신형을 놀란 기러기가 날아오르듯 오 척을 물러났다. 찌익, 하는 소리가 들리며 긴 소매가 반 폭이나 찢겨져나가자 자기도 모르게 표정이 일변했다.

杜君平自知難再動手, 一劍削出, 也不問有沒有傷著對方, 立即放腿疾奔。靜立一旁觀戰的勁裝女郎, 同聲嬌喝, 四下兜了上來, 杜君平大喝一聲, 奮起餘威, 揮手一劍劈出, 先行撲到的兩個女郎首當其衝, 一個長劍被強勁的潛力, 震得脫手飛去, 一個玉臂之上被劍芒割開長長一道創口。​

두군평은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음을 알고 일검을 벗겨낸 후 상대방이 부상을 입었는지 어떤지는 불문하고 즉각 재빨리 달아났다.  한 켠에 조용히 서서 관전하던 경장여랑이 동시에 교갈을 터뜨리며 사방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두군평은 대갈일성하더니 남은 힘을 짜내어 손을 휘둘러 일검을 격출했다. 앞서 덮쳐오던 두 명의 여랑이 먼저 대상이 되었다. 하나의 장검은 세찬 잠력에 맞아 진동되어 손에서 벗어나 날아가버렸고 한 명의 팔은 검망에 찢어져 길게 상처가 벌어졌다.

這八位女郎乃是宮裝麗人一手調教的護身女婢, 武功非同尋常, 就在杜君平擊退那兩個女郎的同時, 其餘六人已先後趕到, 一片劍芒閃耀, 硬生生將杜君平衝出的身形擋住。

이 여덟 여랑은 원래 궁장미인이 가르친 호신여비(護身女婢​)인지라 무공이 심상치 않았다. 두군평이 두 명의 여랑을 격퇴함과  동시에 나머지 여섯 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둘러 도달하여 한 조각 눈부신 검망을 떨치며 빠져나가려는 두군평을 막아섰다. 

宮裝麗人呼籲冷笑道:“難道你此刻還要作困獸之鬥?”

궁장미인이 한숨을 내쉬더니 냉소하며 말했다.

"설마 너는 지금 최후의 발악을 하려는 것이냐?" 

杜君平揚聲喝道:“不用得意, 究竟鹿死誰手還不一定呢。”

두군평은 큰 소리로 소리쳤다.

"득의해 하지 마시오. 어쨌든 누가 이길 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소." 

手中長劍一振, 猛向襲來的劍光迎出。他內力深厚, 雖在重傷之餘, 劍勢仍然十分強勁, 迫得圍困他的勁裝女郎射紛後撤。

수중의 장검을 한번 떨치자 덮쳐오는 검광을 맹렬하게 맞이해갔다. 그는 내력이 심후하여 비록 중상을 입고 있었지만 검세는 여전히 매우 강력했다. 그를 겹겹이 둘러싸고 있던 경장여랑들을 분분히 물러나게 하였다. 

宮裝麗人大怒, 飄身疾進, 沉喝道:“沒有用的東西, 都與我退下。”

궁장미인이 대로하여 몸을 날려 질풍같이 나아가면서 침갈했다.

"쓸모 없는 것들. 모두 속히 물러나거라." 

杜君平身負重傷, 知道撤退絕非易事, 於是腳步一停, 暗暗提足真力, 凝神待敵。

두군평은 중상을 입은 몸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님을 알았다. 걸음을 멈추고 암암리에 진력을 끌어올리며 정신을 집중하여 적을 기다렸다. 

宮裝麗人腳步緩緩前移, 冷峻地道:“你自問能擋得住本座全力一擊嗎?”

궁장미인은 천천히 앞으로 이동하며 냉준하게 말했다.

"너는 본좌의 전력을 다한 일격을 견뎌낼 수 있는지 자문해 보았느냐?" 

杜君平大聲喝道:“縱然不敵, 也不會讓你佔多少便宜。”

두군평이 큰 소리로 소리쳤다.

"설사 대적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신 마음대로는 되지는 않을 것이오." 

宮裝麗人格格笑道:“這樣說來你是不到黃河心不死了?”

궁장미인은 깔깔, 웃더니 말했다.

"황하에 이르기 전에는 죽을 수 없다는 말이렸다?" 

杜君平哼了一聲, 緩緩把劍舉起, 臉上卻是一片莊肅之色, 凝立不動。宮裝麗人見他神色莊肅, 毫無傷痛悲苦之容, 心裡不覺暗暗稱讚。​

두군평은 흥, 하더니 천천히 검을 쳐들었다. 얼굴에 한 조각 장엄한 빛을 띠고 굳게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궁장미인은 그의 표정이 장엄하고 추호도 부상으로 고통스런 얼굴이 아닌 것을 보자 마음 속으로 자기도 모르게 칭찬해 마지 않았다.

就在這時, 亭閣之上掠起一陣哈哈狂笑, 嗖, 嗖, 半空呼的落下六個人來。

바로 이때 정각 위에서 일진의 하하, 하는 광소가 들리더니 슉, 슉, 하며 공중에서 여섯 명의 사람이 휙, 하니 내려왔다.

宮裝麗人霍地轉身喝道:“什麼人?”

궁장미인이 몸을 홱 돌리며 소리쳤다.

"어떤 놈이냐?" 

為首一位獨臂叫化哈哈笑道:“我們六人一向同進同出, 你該認得是誰?”

우두머리 되어보이는 독비규화(獨臂叫化​:외팔이 거지)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우리 여섯 사람은 줄곧 함께 움직이니 당신은 누군지 알아보겠소?" 

宮裝麗人突然省悟, 哼了一聲道:“原來是六君子。”

궁장미인은 돌연 깨닫고 흥, 하더니 말했다. 

"원래 육군자였군."

獨臂叫化果是六君子中的奚容, 又一陣狂笑道:“你算是猜對了。” 

독비규화는 과연 육군자 중의 해용이었다. 또 다시 일진의 광소를 터뜨리면서 말했다.

"바로 알아맞췄소." 

宮裝麗人櫻唇一撇, 輕蔑地道:“六君子徒負虛名, 本座看來, 不過爾爾。”

궁장미인은 앵두같은 입술을 한번 삐죽 내밀더니 경시하며 말했다.

"육군자는 괜히 허명을 얻었을 뿐이지. 본좌가 보기엔 그저 그런 정도다." 

萬里獨行客大笑道:“六君子是否徒負虛名,等會咱們可以從手底下見分曉,用不著口舌爭雄。”

만리독행객이 대소하더니 말했다.

"육군자가 괜한 허명을 얻은 것이 아니오. 우리가 손을 쓰면 명백해 질 것이오. 입으로 싸울 필요없소." 

宮裝麗人格格笑道:“憑你們要想與本座分庭抗禮,仍然差了那麼一點點。”

궁장미인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쯤으로 본좌와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직 그렇다고 하기엔 조금 모자란다."

六君子過去在江湖上的聲名,列於四怪之下,並不十分顯赫,但此刻的六君子可就不相同了,十年面壁之功,已使他們功力大進,遠非昔日可比了。

육군자는 과거 강호상에서의 명성이  사괴(四怪​)의 아래에 위치하여 매우 혁혁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육군자는 달랐다. 십년의 면벽은 그들의 무공을 크게 진보하게 하였기 때문에 절대 옛날과 비교가 안되었다.

萬里獨行客奚容知她十分輕視,當下插聲說道:“六君子向不參與江湖門派之爭,但有一事必須說明。”

만리독행객 해용은 그녀가 몹시 경시하고 있음을 알고 즉시 끼어들어 말했다.

"육군자는 늘 강호 문파의 다툼에 개입하지 않았소. 하지만 반드시 설명해야 할 일이 하나 있소." 

舉起獨臂一指杜君平道:“此人與我們訂有十年之約,十年之內不容任何人傷害他。”

하나 뿐인 팔을 들어 두군평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은 우리들과  십년지약(十年之約)을 맺었소.  십년 안에는 어떤 사람도 그를 해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소."

宮裝麗人冷冷道:“杜君平觸犯了天地盟的戒律,盟主已下令追緝歸案。”

궁장미인이 냉랭하게 말했다.

"두군평은 천지맹의 계율을 어긴 범인이다. 맹주께서 이미 잡아들이라는 영을 내리셨다."  

萬里獨行客奚容搖頭道:“天地盟之事我們管不著,誰要傷害他就是不行。”

만리독행객 해용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천지맹의 일은 우리와 상관없소. 누구도 그를 해쳐서는 안되오." 

宮裝麗人沉下臉來道:“你們自問有這力量嗎?”

궁장미인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말했다.

"너희들은 너희들의 역량을 자문해 보았느냐?" 

奚容揚聲笑道:“很難說,不過我們極願一試。”

해용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말하기 몹시 어렵구료. 그러나 우리는 한번 시험해보기를 몹시 원하고 있소."

宮裝麗人大怒,羅袖倏然往前一拂道:“不信你就試試看。”一股陰柔潛力,隨袖直湧了過來。

궁장미인이 대로하여 소매로 앞을 향해 쳐가며 말했다.

"믿지 않는다면 한번 시험해 보아라." 

한 줄기 음유한 잠력이 소매를 따라 솟구쳐 나갔다. 

奚容獨臂一揮,也打出一股掌力,兩股不同暗勁一觸之下,奚容面色驟變,不自主地連退了三步,頭上短髮當地一齊立了起來。六君子心意相通,眼看奚容吃丁一個暗虧,其餘五人霍地分開,各按方位站立,把宮裝麗人圍困當中。

해용이 외팔을 한번 휘둘러 한 줄기 장력을 쳐내자 두 갈래 암경이 부딪혔다. 해용은 얼굴색이 급변하여 자기도 모르게 연달아 세 걸음을 물러났다. 육군자는 뜻이 서로 통하였다. 해용이 보이지 않는 손해를 입은 것을 알아채고 남은 다섯 사람은 갑자기 나뉘더니 궁장미인을 가운데 두고 포위하여 각 방위를 점하여 섰다. 

宮裝麗人格格笑道:“你們儘管齊上,免得本座一個一個打發。”

궁장미인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본좌가 한 명 한 명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너희들은 주저말고 일제히 덤벼라."

秦嶺樵夫手斧道:“我們六人練有一個小小陣法,你若能夠衝出,便算我們輸了。”

도끼를 손에 든 진령초부가 말했다.

"우리 육인은 하나의 보잘것 없는 진법을 연마했소. 당신이 만약 빠져나갈 수 있다면 우리가 진 것으로 간주하겠소."

宮裝麗人妙目四下一掃,冷冷道:“這倒很有意思,你們現在就可以發動了。”

궁장미인은 아름다운 눈으로 주위를 한번 쓸어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그거 아주 재미있겠군. 너희들은 지금 진세를 발동해도 좋다." 

萬里獨行客奚容,被她一掌震得血氣翻騰,直到此刻才把真氣調勻,他掌理著六爻陣的樞紐,當下急行兩步,先行在天元位上立定,高喝道:“留神,陣勢就要發動了。”

만리독행객 해용은 그녀의 일장에 진동되어 혈기가 들끓자 곧바로 진기를 고르게 하였다. 그는 육효진(六爻陣)의 중추를 관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급히 두 걸음 걸어가서 먼저 천원(天元​)의 방위에 서더니 크게 외쳤다.

"조심하시오. 진세를 발동시키겠소."

宮裝麗人微微一哂道:“儘管請便。” 

궁장미인이 미미하게  비웃으며 말했다.

"마음껏 편한대로 해보아라."

奚容喝聲:有僭了。 ”

單臂一拳,呼地一掌擊出,一股剛猛柔的掌勁,當胸撞來。

해용이 소리쳤다.

"먼저 실례하겠소."

외팔로 일장을 휙, 하며 격출하니 한 줄기 강맹한 장경이 가슴을 향해 부딪혀왔다.

宮裝麗人天生異禀,已然盡得本門武學奧秘,尤對先天易理之學,更具深湛造詣。她已從六人所立方位,看出了六爻陣的端倪,當下身形微微一偏,閃開了奚容的掌勁,腳下不退反進,一抬腳下金蓮,倏忽衝到了秦嶺樵夫的面前,秦嶺樵夫大喝一聲,當胸一斧劈去。 

궁장미인은 비상한 재질을 타고났다.  이미 본문의 무학의 심오함을 모두 깨우치고 선천역리학(先天易理學)​에 대해서도 깊은 조예를 갖추었다. 그녀는 여섯 사람이 방위에 서자 육효진의 실마리를 알아차렸다. 즉시 신형을 한 쪽으로 이동하여 재빨리 해용의 장경(掌勁)을 피하더니 물러나지 않고 반대로 나아가서 발을 한번 들어내딛으며 갑자기 진령초부의 면전으로 덮쳐갔다. 진령초부가 대갈일성하며 도끼로 가슴을 쳐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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