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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六回 錦衣公子(금의공자) 본문

와룡생(臥龍生) 무협/혈검단심(血劍丹心)

第十六回 錦衣公子(금의공자)

알타쵸 2016. 7. 22. 01:38

第十六回 錦衣公子

 




四個江湖漢子似是酒已過量,竟毫無忌憚地先向掌櫃打聽了一下錦衣公子回店的情形,隨指名要住在他緊鄰的上房。

네 명의 강호사내들은 마치 이미 자신들의 주량을 넘어선 듯 조금도 거리낌 없이 먼저 주인에게 금의공자가 돌아왔는지를 묻고는 그의 숙소 바로 옆 방을 지목하여 달라고 요구했다. 

帳房是一位四十上下的瞿瘦中年人,再三要求道:“他們隔壁的兩間上房,已經有客人住下了,請客官將就住另外兩間吧。”

장방(帳房:금전출납 관리인)은 사십 쯤 되어 보이는 비쩍 마른 중년인이었는데 거듭 양해를 구하며 말했다.

"그들 바로 옆의 두 칸 상방은 이미 손님이 묵고 있습니다. 손님께서는 다른 방에서 묵으시지요." 

江湖漢子把牛眼一翻道:“不行,大爺要定了那兩間,你叫他們讓出來。”

강호사내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안된다. 나으리는 반드시 그 방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양보하라고 해라." 

帳房為難地道:“這叫我們怎麼說,同是住店的客人,怎好叫人家讓。”

장방이 난처해하며 말했다.

"같은 손님인데 우리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

江湖漢子大怒,把櫃檯一拍道:“不行也得行,除非你是活得不耐煩了。”

강호사내가 대로하여 계산대를 한번 치더니 말했다.

"사는 것이 귀찮지 않다면 안되도 되게 하라." 

帳房氣得張口結舌,半晌說不出話來。

장방은 화가나서 말문이 막힌 듯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杜君平看在眼裡,心中大為不滿,正自思量如何出面為店家解圍。突然,由里面傳出一個冷冰的嗓音道:“店家,你這店內,除了原有的客人外,不用再住客人了,全部房間我都包了。”

두군평이 보고 있자니 마음 속에 크게 불만이 생겼다. 가게 주인을 곤경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나설까 어쩔까 생각하던 바로 그때였다. 

돌연 안쪽에서 차가운 얼음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인장, 당신 가게 안에 원래 손님이 있는 방을 제외하고 빈 방이 있으면 전부 다 우리가 모두 떠맡겠소." 

杜君平一聽那嗓音,便知是錦衣公子,暗道:“這下可有熱鬧好瞧了。” 

두군평이 그 목소리를 듣더니 금의공자임을 알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좋은 구경거리를 볼 수 있겠구나.' 

帳房正自為難之際,錦衣公子平空又吩咐這一番話,雖知是衝著四個江湖漢子來的,他可不敢接茬。睜著雙眼,望著錦衣公子發怔。

장방은 자기가 난처해 하고 있을 때 금의공자마저 터무니 없는 분부를 하자 비록 그것이 네명의 강호사내들의 요구를 상쇄시키는 것임을 알았지만 감히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금의공자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錦衣公子又道:“這是定金,拿去。”

呼的一道金光直射櫃檯。一塊足有十兩重的金子,平平穩穩落在帳房面前,竟未發出一點響聲。

금의공자가 또 말했다.

"이것이 방값이니 받으시오." 

휙, 하며 한 줄기 금광이 계산대로 쏘아져 갔다. 족히 열 냥은 되어보이는 한 덩이의 금이 온전히 계산대 앞쪽에 떨어졌는데 끝까지 소리 한 점 나지 않았다. 

四個江湖漢子見錦衣公子顯了這一手,不覺一怔,囂張之氣大減,怔了怔方道:“店家,你去是不去?”

네 명의 강호사내는 금의공자가 나타나 손을 쓰는 것을 보더니 저절로 날뛰던 기세가 누그러졌다.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

"주인장, 당신은 갈테냐 안갈테냐?" 

帳房無可奈何地一指錦衣公子道:“你老沒聽見說嗎,這店內的房間全都包了。”

어찌 할 수 없던 장방은 금의공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들은 듣지 못했소? 이 가게의 방은 전부 예약되었소."

江湖漢子大怒道:“你問他是不是成心與大爺們找碴?”

강호사내는 대로하여 말했다.

"너는 고의로 끼어들어 나으리들에게 꼬투리를 잡히려 하는 것이냐?" 

此時錦衣公子已緩步行了過來,冷峻地道:“是又怎樣?”

이때 금의공자는 느릿한 걸음으로 다가가더니 냉준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또 어쩔 것이오?" 

江湖漢子對他上下打量了一番道:“朋友,招子放亮一點,這江口鎮可不是你撒野的地方。”

강호사내는 그를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고는 말했다.

"친구, 똑똑히 듣거라. 이 강구진(江口鎮​)은 네가 함부로 날뛰수 있는 곳이 아니다."  

錦衣公子仰著臉微哂道:“本公子懶得與你們這批狗腿子計較,去告韓三公,有膽就明著來,派些狗腿子跟著,那可是自尋死路。”

금의공자가 얼굴을 쳐들고 비웃으며 말했다.

"본 공자는 네 놈들과는 따지기 싫다. 가서 한삼공에게 담이 있거든 떳떳하게 오라고 하거라. 졸개들을 보내어 미행을 시키는 것은 스스로 죽을 길을 찾는 것이다." 

四個江湖漢子同時心頭一懍,來時他們曾經奉有嚴令,對這錦在公子只可暗中監視,摸清路數回報,不得正面衝突,免致打草驚蛇,只因近日各路人馬俱都順利無阻,完成任務,從未出事,大家未免驕狂起來。如今與錦衣公子已然面對面,倒不知如何應付才好。

네 명의 강호사내는 동시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그들은 이 금의공자를 암중에서 감시하며 정체를 파악하여 보고하라는 엄명을 받고 왔기에 타초경사(打草驚蛇)하지 않으려면 정면으로 충돌하면 안되었다. 근래 각 지역의 인마가 모두 순조롭게 막힘이 없이 임무를 완수하고 여태까지 사고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오만방자하게 굴 수 밖에 없었다. 지금 금의공자와 맞대면하고 보니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몰랐다.

四個互相一丟眼色,仍由先前那漢於回話道:“朋友,你是哪條道上的,請亮個萬兒。”

네 명은 서로 눈치를 주고받더니 여전히 먼젓번 그 사내가 회답했다.

"친구, 네가 어디 문하인지 밝혀보거라."   

錦衣公子朗聲一笑道:“憑你們哪配問本公子的姓名,是識相的就與我快滾。”

금의공자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설령 너희들이 본 공자의 성명을 물을 자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눈치있게 굴어야 할 것이거늘. 썩 꺼져라!"

江湖漢子來時氣勢洶洶,錦衣公子出面後,已算是收斂了許多,無奈錦衣公子言詞咄咄逼人,令他們簡直無法下台。頓時引發了潛存的一點兇戾之性,轉臉對同伴喝道:“並肩子上,宰了他。”

강호사내들은 올 때는 기세등등했지만 금의공자가 나선 후 이미 풀이 많이 죽은 셈이었다. 금의공자가 몰아세우는 말에도 어찌할 수가 없어 그들로 하여금 그야말로 속수무책이 되게 하였다. 순식간에 잠재해 있던 흉악한 본성을 드러내어 동행인들에게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다 같이 이놈을 요절내세."

錚、錚,四把鬼頭刀一齊出鞘,緩緩向錦衣公子迫近。錦衣公子大笑道:“你們當真是打算不要命了?”

쩡, 쩡, 네 자루의 귀두도가 일제히 뽑히더니 천천히 금의공자를 향해 다가갔다. 

금의공자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들은 진정 살고 싶지가 않구나?" 

就在這時,門外突然匆匆行來了一個年在五旬左右的黃衫老者,沉喝一聲道:“你們這是乾什麼?還不與我退下。”

바로 이때 문 밖에서 돌연 총총히 달려오는 한 명의 오십 쯤 되어 보이는 황삼노인이 침갈했다.

"네 놈들 이게 무슨 쓸데없는 짓이냐? 속히 물러나라." 

四個江湖漢子一見老者,面容陡變,趕緊將刀入鞘,趨前行禮道:“參見……”

네 명의 강호사내는 노인을 보더니 안색이 싹 변하여 서둘러 칼을 집어넣고 급히 예를 행했다.

"삼가 어르신을 뵈옵니다..." 

黃衫老者一擺手道:“免了,本座是怎樣吩咐你們來著,還不與我滾回去。”

황삼노인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됐다. 본좌가 너희들에게 어떻게 하라 분부했느냐? 어서 꺼져라."   

四個江湖漢子諾諾連聲,低頭緩緩退出店去。

네 명의 강호사내는 연달아 예, 예 하며 머리를 숙이고 천천히 가게 밖으로 물러갔다. 

黃衫老者復又對錦衣公子拱手道:“小兄弟們無知,對兄台多有冒犯,請看兄弟份上,多多包涵。”

황삼노인은 또 금의공자를 향해 공수하며 말했다.

"소형제들이 무지하여 형장께 죄를 지었네. 형제의 체면을 봐서 널리 양해해주시게." 

錦衣公子愛理不理地道:“豈敢,豈敢。”

금의공자가 마지못한 듯 말했다.

"어찌 감히." 

黃衫老者又道:“兄弟俞長庚……”

突見門外行進一人,立刻住口不言。

황삼노인이 또 말했다.

"형제는 유장경(俞長庚​)..." 

갑자기 문 밖에 한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 

杜君平抬頭一看,只見夏楚匆匆行了進來,一眼瞥見俞長庚,臉上頓現怒容,望了他一眼,徑自走向杜君平。

두군평이 고개를 들고 보니 하초가 총총히 들어오고 있었다. 유장경을 힐끔 보고는 얼굴에 대뜸 노기를 띠며 그를 바라보고는 두군평을 향해 걸어왔다.

錦衣公子似是十分輕視黃衫老者,對他自報名號,故作未聞,轉身往內行去。黃衫老者自覺沒趣,同時因為夏楚露面之故,不敢多做停留,匆匆出店而去。

금의공자는 마치 황삼노인을 매우 경시하는 듯 그가 스스로 명호를 댈 때 고의로 못 들은 체 하며 몸을 돌려 숙소로 가버렸다. 황삼노인은 겸연쩍기도 하고 동시에 하초에게 얼굴을 들키게 되어 감히 더 머물려 하지 않고 총총히 객잔을 나갔다. 

杜君平看在眼內,對夏楚問道:“前輩認識那老者嗎?”

그것을 지켜보던 두군평이 하초에게 물었다.

"선배님은 그 노인을 아십니까?" 

夏楚點頭道:“咱們進屋內再談。”

하초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방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하세." 

二人進入屋內,夏楚劈頭一句便道:“這位錦衣公子是修羅門下。”

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서자 하초가 대뜸 말을 꺼냈다.

"저 금의공자는 수라문하이네."

杜君平道:“前輩如何知道的?”

두군평이 말했다.

"선배님은 어떻게 아셨습니까?" 

夏楚放低嗓音道:“實不相瞞,自令尊死後,本幫對四大副盟均極其留意。第一是飄香谷,她雖傳死訊,但無確實證據,令人無法相信。第二是千手神君東方玉明,他躲在神風堡納福,仗著堡內的機關消息神妙,外人莫測高深。”

하초가 나즈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털어놓고 말하자면 영존이 돌아가신 후 본 방은 사대 부맹주에게 똑같이 주의를 기울였네. 첫번째는 표향곡으로 그녀는 비록 부고가 전해졌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믿을 수가 없었네. 두번째는 천수신군 동방옥명인데 그는 신풍보에 숨어서 보 안의 신묘한 기관에 의지하여 복을 누리니 외인들은 내막을 알 수가 없네." 

杜君平忍不住插言道:“這與先父之死何干?”

두군평이 참지 못하여 끼어들어 말했다.

"그것이 선부의 죽음과 어떤 관련이?" 

夏楚搖手示意道:“你別打岔,聽我說下去。”

하초가 손을 흔들며 눈짓하더니 말했다.

"끊지 말고 내 말을 들어보게." 

跟著又道:“第三是修羅王郭德,他遠居海外,與中原斷絕,任憑打什麼主意,外人都無法知道,但本幫仍然派高人混進了他們島上,並得知此人雖遠居海外,仍無時無刻不想著進入中原。”

계속 이어서 말했다.

"세번째는 수라왕 곽덕(郭德)이네. 그는 멀리 해외에 살고 있어 중원과는 단절되어 주의를 기울인다 하더라도 외인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네. 다만 본 방이 여전히 고인을 파견하여 그들 섬에 섞여들여보냈는데 그 수라왕은 아직까지 중원으로 들어오고 싶지 않은가 보네."

杜君平仍覺茫然道:“前輩,請你長話短說好不好?”

두군평이 여전히 망연하여 말했다.

"선배님, 짧게 말씀해 주시면 좋겠는데요?" 

夏楚輕喟一聲道:“至於本幫為什麼要費這麼大的力量,查探這些人的動靜?這事說起來你不難明白。因為除了令尊以外,堪於問鼎盟主的,只有這三人。”

하초가 가볍게 휴, 하더니 말했다. 

"본방이 왜 그렇게까지 큰 힘을 들여가며 이들의 동정을 조사했겠나? 이 일을 말하자면 자네가 어렵지 않게 잘 알 것이네. 영존을 제외하면 맹주의 자리를 노릴 수 있는 건 오직 이 세 사람이기 때문이네."

杜君平恍然大悟道:“貴幫懷疑暗害先父的,就是這三人中的一人?”

두군평이 문득 크게 깨달은 듯 말했다.

"귀 방은 선부를 암살한 것이 그 세 사람 중의 한 명이라는 의심을 품고 계십니까?"  

夏楚點點頭道:“事實上使人不能不懷疑。”

하초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상 사람으로 하여금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게 한다네."

杜君平搖頭道:“可是貴幫已把路走錯了。”

두군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러나 귀 방은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

夏楚道:“此刻說這話還嫌大早。因為飄香谷主的師妹已出現在天地盟中,神風堡內的情形,外人至今不知。而修羅王的門下,已分批進人中原,真像未明前,你能說誰是誰非?”

하초가 말했다.

"지금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시기상조네. 표향곡주의 사매가 이미 천지맹에 출현했고 신풍보 내부의 상황은 지금까지 외인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이네. 그리고 수라왕의 문하가 여러 무리로 나뉘어 중원으로 들어왔으니 진상이 명확해지기 전에는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말할 수 있겠는가?"

杜君平又道:“天地盟已然公開出面活動,我敢斷定暗害先父的,就是天地盟。”

두군평이 또 말했다.

"천지맹이 이미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감히 단정컨대 선부를 암살한 것은 바로 천지맹입니다." 

夏楚打斷他的話頭道:“你該知道,天地盟的盟主,恐怕已不是鐵髯蒼龍了。”

하초가 그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자네는 천지맹의 맹주가 철염창룡이 아닐 것이라고 알고 있겠지." 

杜君平沉吟半晌道:“經你這般一說,倒把我弄糊塗了,不過我相信決不會是飄香谷主。”

두군평이 한참 침음하더니 말했다.

"선배님을 그런 말씀을 듣고보니 제가 바보같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결코 표향곡주일 리는 없다고 믿습니다."  

夏楚長吁一口氣道:“目前哲不去談論這些了,剛才據本幫傳報,江南分壇確巳對本派展開行動,幫主著我們即刻回幫,咱們這就走吧。”

하초가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지금은 현명치 못한 이야기들이네. 지금 막 본 방에 들어온 보고에 의하면 강남분단은 확실히 이미 본 파에 대해 행동을 전개했네. 방주께선 우리들을 즉각 돌아오라 하셨네. 우리는 지금 곧 가야하네."

杜君平想了一會,搖頭道:“晚輩打算晚走一步,前輩你請便吧。”

두군평은 한번 생각해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후배는 저녁때 갈 테니 선배님은 편하신대로 하십시오."  

夏楚甚感意外地道:“你為何要晚一步走?”

하초가 매우 뜻밖이라 느껴서 말했다.

"자네는 무엇 때문에 저녁때 가려하는가?" 

杜君平笑道:“那還用說,自然是眼下這件事了。”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자연 지금의 이 일 때문이지요." 

夏楚不便相強,點了點頭道:“你既要留下,老朽只好先行一步了,不過凡事務必小心。”立起身來往外行去。

하초가 강요하기 불편하여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머물기로 했다니 늙은이는 어쩔 수 없이 한 발 먼저 가겠네. 그러나 반드시 매사에 조심하게."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杜君平目送夏楚走後,自己倒不知對這事如何著手才好,不過他可以斷定,晚間必有事故。一個人正自暗中盤算之際,突然門外有人輕輕在門上彈了兩下。隨問道:“是哪位?”

두군평은 하초가 떠나는 것을 눈으로 전송하고 자기도 이 일에 어떻게 손을 대야 좋을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저녁때 반드시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었다.  암중으로 따져보고 있을 때 돌연 누군가 문 밖에서 가볍게 문을 두번 두드리리게 물었다.

"누구시오?"

門外一個嬌嫩的嗓音答道:“是我。”

문 밖에서 하나의 갸날픈 목소리가 대답했다.

"접니다." 

杜君平心中甚覺奇異,據他所知,此間並沒有熟人,但他仍然起身把門開了。只見一位青衣小廝,當門而立,未語先笑道:“家公子請杜公子談談。”

그가 알기로는 이곳에는 잘 아는 사람이 결코 없었기에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매우 기이하게 느꼈다. 그는 몸을 일으켜 문을 열었다. 한 명의 청의소시가 문을 가로막고 서있다가 말없이 미소 짓더니 입을 열었다. 

"저희 공자께서 두공자를 청하여 말씀을 나누시고자 하십니다."

杜君平怔了怔道:“貴上是誰?”

두군평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당신 윗분이 누구시오?" 

小廝笑了笑道:“就是你隔壁的緊鄰。”

소시가 웃으며 말했다.

"바로 당신 가까이 있는 이웃입니다." 

杜君平恍然大悟,原來就是錦衣公子,隨道:“好吧,我就過來。”

두군평은 문득 깨달았다. 다름아닌 금의공자였던 것이다. 

"좋소. 내 곧 건너가겠소." 

隨著小廝穿過一個小月洞門,來到隔壁上房,錦衣公子已候在門首,當下拱手道:“不知兄台寵召有何教諭。”

소시를 따라 한 개의 작은 월동문을 지나 이웃한 상방에 도착하니 금의공자는 이미 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즉시 공수하며 말했다.

"형께서 불러주시니 무슨 가르침이 있으신지 모르겠소이다." 

錦衣公子微微一笑道:“且請裡面再談。”

금의공자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안으로 드시어 말씀하시지요." 

行至屋內分賓主坐下,小廝送上香茗,錦衣公子笑了笑道:“兄弟與兄台素不相識,冒昧相邀,兄台定然覺得十分意外。”

방 안으로 들어가 손님과 주인이 자리를 구분하여 앉자 소시가 향기로운 차를 올렸다. 

금의공자가 웃으며 말했다.

"형제는 형과 본디 서로 알지 못하는데 당돌하게 초대하여 형께서는 틀림없이 매우 뜻밖이라고 느꼈을 것입니다."  

杜君平朗聲笑道:“四海之內皆兄弟也,兄弟倒不覺有什麼不妥。”

두군평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사해(四海) 안이 모두가 형제요. 형제는 아무것도 부적절하다고 느끼지 않소." 

錦衣公子格格笑道:“兄台胸懷豁達,果然與眾不同,兄弟佩服得緊。”

금의공자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형께서는 도량이 크고 화통하시니 과연 다른 사람과 다르군요. 형제는 정말 감복했습니다." 

杜君平亦笑道:“看兄台一派斯文,不像是我輩中人,請教尊姓大名。”

두군평 역시 웃으며 말했다.

"형장께서 고상하신 걸로 보아 우리들과 같은 무리의 사람은 아닌 것 같소. 존성대명을 가르쳐주시오." 

錦衣公子道:“小弟姓易名曉君,乃是東海人氏。”

금의공자가 말했다.

"소제의 성은 역(易)이고 이름은 효군(曉君)입니다. 원래 동해 사람입니다." 

杜君平道:“這樣說來,定是修羅門下了。”

두군평이말했다.

"말씀을 들으니 틀림없이 수라문하이시겠군요." 

錦衣公子微笑不答。

금의공자가 미미하게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杜君平又道:“修羅門下有位任長鯨,兄台認識嗎?”

두군평이 또 말했다.

"수라문하에 임장경(任長鯨)이라는 분을 형은 알고 계십니까?" 

錦衣公子點點頭,他似甚不願談起門派之事,隨將話題一轉道:“杜兄是從武當來。” 

금의공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문파의 일을 입에 담는 것을 원하지 않는 듯 곧 화제를 바꾸어 말했다.

"두형은 무당에서 오시는 길이시지요?" 

杜君平愕然道:“易兄如何知我姓杜?”

두군평이 놀라서 말했다.

"역형은 어떻게 제 성이 두가임을 아셨소?" 

錦衣公子微微一笑道:“杜大俠一代神劍,他的後嗣江湖上人焉有不識之理。”

금의공자가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두대협은 일대 신검이시니 그의 후손을 강호인들이 어찌 모를 수가 있겠소?" 

杜君平哈哈笑道:“這話不通,兄弟初出茅蘆,江湖知道我的人極少,可說藉藉無名。”

두군평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

"그건 모르시는 말씀이시오. 형제는 처음으로 이제 갓 집을 벗어났기에 강호에서 나를 아는 사람이 극히 적소. 혁혁한 명성이 없다고 할 수 있지요." 

易曉君道:“人的名兒,樹的影兒,兄弟一進入中原,便已聞知兄台的大名。”

역효군이 말했다.

"사람의 명성은 나무의 그림자와 같습니다. 형제가 중원에 발을 내딛으면서 이미 형의 대명을 들어 알고 있습니다." 

笑了笑又道:“我知兄台此行乃是回金陵,是以冒昧請你來談談。”

웃으며 또 말했다.

"저는 형이 이번에 금릉으로 돌아가실 줄 알고 그래서 당돌하게 당신께 이야기를 나누러 오시라 청하였습니다."

杜君平甚感詫異道:“兄弟的行藏,兄台似乎瞭如指掌,但不知有何教諭?”

두군평이 매우 이상하게 느껴 말했다.

"형제의 행적을 형께서는 마치 손금 보듯 하시군요. 어떤 가르침이 있으신지요?"

易曉君放低嗓音道:“實不相瞞,兄弟此番進入中原乃是密察武林一件公案,不想一進入中原,便被天地盟盯上了。”

역효군이 나즈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형제가 이번에 중원에 들어온 것은 원래 무림의 한 가지 공안(公案)을 비밀리에 조사하기 위함인데 뜻밖에 중원에 진입하자마자 천지맹의 감시를 받게 되었습니다." 

笑了笑又道:“這批武林敗類,兄弟原不怕他,只是近日得著一驚人消息,是以兄台前來,共作商量。”

웃으며 또 말했다.

"그런 무림의 쓰레기는 형제가 두려워하지 않지만 근일 놀라운 소식이 있어 형을 모시고 함께 상의코자 합니다." 

他說了半天,仍然沒有說出所以然,杜君平不便插言,望著他微微一笑。

그는 한참을 말했지만 여전히 그 까닭을 밝히지 않았다. 두군평은 끼어들기 불편하여 미미하게 웃으며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易曉君突然面容一整道:“近日天地盟已準備在江南地區大舉發難,兄弟委實有些看不過去,杜兄可有意與兄弟合作?”

역효군은 돌연 안색을 바로 하더니 말했다.

"근일 천지맹은 강남지구에 대거 난을 일으킬 준비를 했습니다. 형제는 이것을 보고 지나치지 못하겠는데 두형은 형제와 합작할 생각이 있으십니까?"

杜君平這才明白,長吁一口氣道:“天地盟已成為武林公敵,易兄有意為江湖一伸正義,兄弟願附冀尾。”

두군평은 그제서야 분명히 알고 장탄식을 하며 말했다.

"천지맹은 이미 무림의 공적이 되었소. 역형이 강남에 정의를 펴실 뜻이 있으시다면 형제는 꼬리가 되길 원하오." 

易曉君格格笑道:“這般說來,杜兄是答應了?”

역효군이 껄껄, 웃더니 말했다.

"그 말씀은 두형께서 승락하신 것입니까?" 

杜君平點點頭道:“兄弟向不輕諾,兄台果有需我之處,自當勉力以赴。”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제는 여지껏 가볍게 승락한 적이 없습니다. 형께서 제가 필요한 곳이 있으면 당연히 힘껏 노력하겠소."  

易曉君道:“咱們就此一言為定,我要讓天地盟自顧不暇,再沒工夫去侵擾旁人。”

역효군이 말했다.

"우리는 이 한 마디로 정했소. 저는 천지맹이 자기 자신을 돌볼 틈도 없도록 만들어 다시는 다른 사람을 침범할 여유가 없도록 할 것입니다."   

杜君平沉忖有頃道:“兄弟必須在九月以前趕去一處地方,在這以前倒沒有什麼事情,但不知易兄打算如何進行?”

두군평이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말했다.

"형제는 구월 이전에 무슨 일이 없다면 한 곳을 꼭 가보아야 합니다만 역형은 어떻게 진행할 생각이시오?" 

易曉君微微一笑道:“我知杜兄須去參與天地盟的九九盟友大會,現在時間還早,咱們盡有時間大干一場。”

역효군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두형이 틀림없이 천지맹의 중양절 맹우대회에 참여하시리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중양절이 아직 멀었으니 우리는 한바탕 크게 일을 벌일 시간이 있습니다."

一則同仇敵愾,再則他與任長鯨情誼甚篤,是以憤然一口應允下來,易曉君得他允諾,心中大為喜悅,當下悄聲道:“目下各派遭逢天地盟的截擊,在外行道的門人子弟,已有部分撤回,不敢再在江湖行走,天地盟已算初步達到目的了。”

첫째는 같은 적에 대해 적개심을 갖고 있고, 두번째는 그와 임장경이 정의(情誼​)가 돈독한지라 분연히 일언지하에 승낙했다. 

역효군은 그의 승낙을 얻어 속으로 크게 기뻐하더니 곧 조용히 말했다. 

"지금 각 파는 천지맹의 공격을 당하여 외부에서 행도하는 문인제자들을 이미 대부분 불러들였고 감히 다시 강호에 나다니지 못합니다. 천지맹은 이미 목적에 이르는 첫걸음을 뗀 셈입니다."

杜君平點頭道:“但看他們下一步棋如何?”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들의 다음 수는 어떠할까요?" 

易曉君道:“小弟已著人探聽去了,不久便可有回報,杜兄儘管安心歇息一晚,明早咱們再談吧。”

역효군이 말했다.

"소제는 시람을 시켜 탐문해보도록 했으니 오래지 않아 보고가 있을 것입니다. 두형은 오늘 밤은 마음 푹 놓으시고 쉬십시오. 내일 아침 다시 이야기하시지요."

杜君平立起身來道:“兄弟暫且告辭,明天再談吧。”

두군평은 일어서더니 말했다.

"형제는 잠시 작별하겠소. 내일 다시 봅시다." 

說時目注窗外,驀地一聲朗笑道:“朋友,既來了便該大大方方露面才是,何故躲躲藏藏。”

말을 하면서 창 밖을 주시하더니 갑자기 크게 웃으며 말했다.

"친구, 이왕 왔으면 떳떳하게 얼굴을 보이시오. 어찌 숨어계시오?" 

他的話未說完,易曉君的青衣小廝,已如一縷青煙般由後窗射出。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역효군의 청의소시가 이미 한 가닥 푸른 연기처럼 뒤에서부터 창을 뛰어넘어 쏘아져갔다. 

易曉君卟的把燈吹熄道:“杜兄,咱們分頭追趕。”閃身由後窗疾射而出。

역효군이 후, 하고 등불을 불어 끄더니 말했다.

"두형, 우리 나누어 추격합시다." 

창 뒤에서부터 섬전같이 신형을 쏘아서 나갔다.

杜君平一提氣,飄香步法施開,飛向前院射去。他剛才發話,僅是憑感覺察知有人停在簷頭,並不曾看清是什麼人,登上簷頭一看,但見明月在天,不見一個人影,心中不禁躊躇起來,究竟往哪面追呢?

두군평은 한번 진기를 끌어올리더니 표향보법을 전개하여 전원(前院​)을 향해 화살처럼 날아갔다. 그는 조금 전 처마 끝에 사람이 매달려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말했을 뿐이지 결코 누군가를 분명히 본 것은 아니었다. 처마 끝에 올라가 둘러보니 밝은 달 아래 사람 그림자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속으로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어느 쪽으로 추격을 한단 말인가?'

突地,東北角上人影一閃,似有一條人影對他招了招手,當下連念間也未轉,疾若飄風飛向來人追去。那條黑影似意有意引逗他,竟在前面不徐不慶地奔跑,杜君平雖然一力施展開輕功,因與對方原就有一段距離,是以竟無法追及。

돌연 동북쪽 끄트머리에 인영이 번쩍, 하고 나타났다. 마치 그 인영이 그를 향해 손짓해 부르는 듯 하여 즉시 생각을 한번 굴릴 틈도 없이 그 사람을 향해 표연히 부는 바람처럼 빠르게 추적해갔다. 그 흑영은 그를 유인할 생각인 듯 앞쪽에서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게 달려갔다. 두군평은 비록 힘껏 경공을 전개했지만 상대방과 원래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晃眼之間,二人已出了鎮集,杜君平霍地把腳步收住,前面那人也把腳步停下,又對他招了招手。杜君平大感奇異,舉步又追,奔跑了約有五六里遠近,已到一處破廟之前,那人徑自進廟去了,杜君平在廟門略事停留,也舉步進入。這廟規模不大,進門穿過大殿,便是一間小佛堂,佛堂之內,端然坐著一個人,赫然竟是孟紫環,杜君平不覺一怔。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이미 시진을 벗어났다. 두군평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니 앞쪽의 사람도 멈춰서서 또 그를 향해 손짓해 불렀다. 두군평은 크게 기이함을 느껴 또 따라갔다. 약 오륙십 리를 달리자 낡은 사당 앞에 도달했다. 그 사람은 자기부터 먼저 사당으로 들어갔다. 두군평은 사당 문에서 잠시 멈췄다가 발걸음을 떼어 들어갔다.

이 사당의 규모는 크지 않아 문을 들어가 대전을 지나니 한 칸의 작은 불당이 있었다. 불당 안에는 한 사람이 단정히 앉아 있었는데 놀랍게도 맹자환이었다. 두군평은 저절로 멍해졌다.

孟紫環微微一笑道:“不用驚怕,如果我存有惡意,這一路之上,你早就沒命了。”

맹자환은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놀라거나 두려워 할 필요없다. 만약 나한테 악의가 있었다면 오는 길에 너는 벌써 목숨이 끊어졌을 것이다." 

杜君平怒道:“那可未必見得。”

두군평이 노하여 말했다.

"반드시 그렇지도 않을 것이오." 

孟紫環又道:“我知你極為自負,那是因為你尚不知天地盟究有多大力量。”

맹자환이 또 말했다.

"네가 자부심이 크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것은 천지맹에 크나큰 역량을 있다는 것을 네가 아직 모르기 때문이지."  

杜君平冷笑道:“你不用拿這些來嚇唬我,杜某並非三歲小娃。”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은 그런 것들로 나를 겁주려 할 필요없소. 두모는 결코 세 살 먹은 어린애가 아니오."

孟紫環笑了笑道:“我可以告訴你,你所恃仗的丐幫不日便要瓦解,青衫劍客、妙手書生徒負虛名,如今已是本盟的階下囚,至於華山三鶴,他們也起不了多大作用。”

맹자환이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네가 의지하는 개방이 하루도 안되어 와해될 것임을 너에게 말해 줄 수 있다. 청삼검객, 묘수서생 모두 허명을 얻고있다. 지금 이미 본 맹의 포로가 되었지. 화산삼학으로 말하자면 그들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杜君平冷哼一聲道:“那不相干。”

두군평이 차갑게 흥, 하며 코웃음을 치더니 내뱉았다.

"그건 상관없소."

孟紫環格格笑道:

”自然,這些人只是虛張聲勢,並幫不了你的忙,實際為你策劃的,另外還有一批人,是嗎?”

맹자환이 깔깔, 웃으며 말해다.

"당연하겠지. 그런 사람이 너를 도와준다며 바쁘게 설치지만 허장성세(虛張聲勢)일 뿐이고 실제로 너를 위해 계획을 꾸미는 것은 이 사람들이 아니고 따로 있다. 그렇지?"

杜君平臉上一片嚴肅,默然不答。

두군평은 엄숙한 얼굴을 하고 묵묵히 대답하지 않았다. 

孟紫環又道:“令尊在武林之中,是功是過,各有不同的說法,但他已經死了,一死百了,自然用不著再去提他,至於天地盟之事,或許有許多人不滿,不過話說回來,如果沒有天地盟存在著,武林將不知是怎樣一個局面。”

맹자환이 또 말했다.

"영존이 무림에 계실 때 공(功)​도 있고 과(過​)도 있어 모두가 똑같이 말하지는 않지만 그는 이미 죽었다. 한번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니 당연히 그를 다시 거론할 필요없다. 천지맹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아마 많은 사람들이 불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이야기해보자. 만약 천지맹의 존재가 없었다면 무림이 장차 어떤 국면이 될지 모른다."

杜君平接道:“你口口聲聲以天地盟自居,究竟天地盟的盟主是​​誰?”

두군평이 잇달아 말했다.

"당신은 늘상 천지맹을 자처하는데 도대체 천지맹의 맹주는 누구요?" 

孟紫環道:“那還用說,自然是鐵髯蒼龍肖錚了。”

맹자환이 말했다.

"그걸 또 말할 필요가 있나? 당연히 철염창룡 소정이지."   

杜君平微哂道:“那麼你呢?”

두군평이 미미하게 비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되면 당신은?"

孟紫環道:“本座乃是代表師姐謝紫雲,擔任副盟之職,難道有什麼不對?”

맹자환이 말했다.

"본좌는 원래 사저 사자운을 대신하여 부맹주직을 맡았다. 설마 뭐가 잘못된 것이라도 있느냐?" 

杜君平搖搖頭道:“據我所知,盟主的大權恐怕早已旁落,並非是肖盟主了。”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알기로는 맹주의 대권은 벌써 다른 이에게 떨어졌는데 결코 소맹주는 아니오." 

孟紫環面容一變道:“你憑什麼作此推想?”

맹자환이 표정이 일변하더니 말했다.

"너는 무슨 근거로 그런 추측을 하느냐?"  

杜君平朗聲笑道:“想那肖大俠,一生正直不阿,豈會做出許多天怒人怨之事。”

두군평은 큰 소리로 웃으며 말핬다.

"일생을 정직하고 치우침 없었던 소대협을 생각하자면 어찌 그가 천인공로할 일을 수없이 했겠소?"  

孟紫環輕喟一聲道:“這也難怪,天地盟確實有些事難以盡如人意,不過天地盟人手有限得很,自難事事料事周全。”

맹자환이 가볍게 휴, 하더니 말했다.

"이러는 것도 탓할 수는 없지. 천지맹이 사람들 마음에 들지 못한 일도 확실히 있다. 그러나 천지맹에서 일하는 사람은 유한하니 모든 일마다 주도면밀하기는 어렵다."

杜君平哼了一聲道:“這不是理由,天下事雖無奇不有,但理只一個,背情悖理之事總說不過去。”

두군평이 흥, 하더니 말했다.

"그것은 이유가 안되오. 천하의 일은 별의별 일이 다있지만 이치는 단 하나요. 인정을 저버리고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오."

孟紫環深以為然道:“不錯,我承認這是對的。”頓了頓又道:“天地盟自成立以來,因未容許黑道門派參加,以致怨言甚多,甚至以對抗天地盟為由,起而對抗,如此一來,不僅未收主持武林公道之效,反倒促成了黑道中的大團結,盟主有鑑及此,才把會章稍加修改,容納邊荒四怪入盟,以消弭紛爭,不想竟招致盟友的不滿。”

맹자환은 그렇게 여긴다는 듯 말했다.

"그렇다. 나는 네가 옳다고 인정한다." 

잠시 멈추었다 또 말했다.

"천지맹은 성립 이후부터 흑도문파의 참가를 용인하지 않아서 불평이 극도에 이르렀다. 심지어 그것을 천지맹을 적대시하는 이유로 삼고 대항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르자 무림의 공도를 주지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반대로 흑도들의 대단결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맹주는 이것을 거울 삼아 비로소 맹규를 조금 수정하여 변황사괴의 입맹을 용납함으로써 분쟁을 제거했는데 이것이 뜻밖에 맹우들의 불만을 초래했다."  

杜君平縱聲大笑道:“好主意,在下可以為你打個譬如,官家為了防盜,養了一批捕快,後來為了怕強盜來對抗,連強盜也請來為捕快,其後果如何,不難想像,焉得不怨聲載道。”

두군평은 마음껏 소리높여 웃더니 말했다.

"훌륭하신 주장이오. 저는 당신을 위해 예를 들어 보겠소. 관가에서 도난 방지를 위해 한 무리의 포졸을 양성했는데 나중에 강도가 대항해오자 강도까지 포졸이 되라고 부탁하면 그 결과가 어떠할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오. 어찌 원성이 자자하지 않겠소?"

孟紫環冷冷一笑道:“我知你獲得先入為主之言,斷難接受我的忠告,不過我得告訴你,一個人容忍乃是有限度的,到無法容忍之時,可就顧不得許多了。”

맹자환이 냉랭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너의 그 말이 선입견에서 나온 말이며 나의 충고를 절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너에게 알려주는데 한 사람이 참을 수 있는 것은 한도가 있다. 참을 수 없게 되었을 때는 이것저것 돌볼 겨를이 없어진다." 

杜君平搖頭道:“我不懂你這是什麼意思?”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이 무슨 뜻으로 하신 말씀이지 나는 이해를 못하겠소." 

孟紫環道:“我不妨對你明說,本盟若是對你有惡意,十個杜君平也完了,你幕後之人並非是真正為你幫忙,無非是利用你為餌罷了。”

맹자환이 말했다.

"내가 너한테 분명히 말해주어도 무방하겠군. 본 맹이 만약 너에 대해 악의가 있다면 열 명의 두군평도 끝장내었을 것이다. 너의 막후의 그 사람도 결코 진정으로 너를 위해 돕는 것이 아니라 너를 미끼로 이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杜君平冷冷道:“在下仍是不懂。”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저는 여전히 이해가 안됩니다." 

孟紫環又道:“令尊與盟主,並稱乾坤雙絕,盟主既已順利應選,沒有理由要害你爹爹,而你幕後之人,一口咬定天地盟是殺害你爹之人,並指使你與天地盟為仇,用意無非是要天地盟殺你,激起武林同道公憤。”

맹자환이 또 말했다.

"영존과 맹주는 같이 건곤쌍절로 불리었다. 맹주가 순조롭게 선출되었기 때문에 너의 아버지를 해칠 이유가 없다. 네 막후의 사람은 천지맹이 너의 부친을 살해했다고 한 마디로 잘라서 말하고 너로 하여금 천지맹과 원수가 되도록 사주했다. 의도는 단지 천지맹이 너를 죽이도록 하여 무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杜君平哼了一聲道:“事實上天地盟早已有下了殺死在下之心,這是在下親身所經歷。”

두군평이 흥, 하더니 말했다.

"사실상 천지맹은 진작부터 저를 죽일 마음이 있었소. 이것은 제가 몸소 겪은 것이오." 

孟紫環點點頭道:“這個我承認,那是意欲將你逮捕加以軟禁,免你在江湖上遭受意外,於人口實。”

맹자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것은 나도 인정한다. 너를 붙잡아 가두어 두어 강호상에서 의외의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하는 구실이었다."  

杜君平又道:“你今晚引我來此,就是為了告訴我這些事?”

두군평이 또 말했다.

"당신이 오늘 밤 나를 이곳으로 유인한 것은 이러한 일들을 나에게 알려기 위해서요?"

孟紫環冷漠地道:“我不希望你跟著那姓易的小子胡鬧,是以把你引來。”

맹자환이 냉막하게 말했다.

"나는 네가 역가 놈을 따라 함부로 굴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너를 데려온 것이다."  

杜君平立起身來道:“這是我的事情你管不著。”

두군평이 일어서더니 말했다.

"그것은 나의 일이니 당신은 관여하지 마시오." 

孟紫環冷笑道:“在本座面前你還想再走?”

맹자환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본좌 면전에서 너는 또 달아나려 하느냐?" 

杜君平怒道:“你能把我留下?”

두군평이 노하여 말했다.

"나를 잡아둘 수 있겠소?" 

孟紫環格格笑道:“不信你就試試看。”

맹자환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못 믿겠다면 너는 한번 시험해보아라." 

杜君平大怒,雙臂貫足功力,大步往外行走,嘴裡卻道:“看誰敢於攔阻我。”

두군평이 대로하여 양 팔에 공력을 잔뜩 모으고 큰 걸음으로 밖으로 걸어나가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누가 감히 나를 막는지 봅시다."

但見暗影中人影一閃,行出一位面色陰沉的黑袍老者,森森地道:“經老夫佈置過的地方,能安然行出的,只怕找不出幾人。”

어둠 속에서 인영이 번쩍하더니 한 명의 음침한 얼굴을 한 흑포노인이 음산하게 말했다.

"노부가 안배한 곳을 지나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 지 모르겠군." 

杜君平抬頭見是百毒門主,不禁一怔,憑真實武功,不見得會怕了他,只是那種無聲無息的施毒功夫,卻令人防不勝防。 ”

두군평이 고개를 들어서 보니 백독문주인지라 저절로 망설여졌다. 진실된 무공으로는 꼭 그를 두려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지 아무런 낌새도 없이 독을 시전하는 무공은 사람으로 하여금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게 하였다.

百毒門主陰沉地道:“乖乖地回去坐著吧,本座並無傷你之意。”

백독문주가 음침하게 말했다.

"아가, 돌아가서 앉거라. 본좌는 너를 상하게 할 뜻이 없다."

杜君平只覺一股怒火直衝了上來,大喝道:“鹿死誰手,此刻還很難說。”呼的一掌推出,一股雄猛掌勁,直撞了過去。

두군평은 한 줄기 분노가 치솟아 오르는 것을 느끼고 대갈했다.

"누가 이길지는 지금 말하기 어려운 것이오." 

휙, 하니 일장을 밀어냈다. 한 줄기 웅혼하고 맹렬한 장경이 곧장 거세게 부딪혀갔다.

百毒門主微微一哂,大袖一拂,也拂出一股陰寒潛力,兩股力道相接,杜君平只覺心神一震,不自主地退了半步。百毒門主冷哼了一聲,身子連搖了幾搖,表面看來,他似略勝一籌,實際內腑已然受傷。

백독문주는 미미하게 비웃더니 큰 소매를 떨쳐 한 줄기 음한잠력을 쏟아냈다. 두 줄기 힘이 서로 부딪히자 두군평은 심신이 흔들려 자기도 모르게 반보를 물러났다.  

백독문주는 차갑게 흥, 하더니 몸을 연신 몸을 흔들었다. 표면상으로 보면 그가 마치 조금 우세한 것 같았으나 실제 내부(內腑​)에 이미 부상을 입고 있었다. 

杜君平丹田一提氣,只覺氣機暢順,並未受傷,心頭一寬,舉手又一掌攻出,百毒門主不願再與他硬拚,左掌一引,把掌力引開,右臂一抖,長袖猶如一朵黑雲,當頭罩下。

두군평이 단전의 기를 끌어올렸다. 진기가 막힘 없이 순조롭게 통하는 것이 결코 부상을 입지 않았음을 느끼고는 마음이 조금 여유가 생겼다. 손을 들어 또 일장을 공격했다. 백독문주는 그와 목숨을 걸고 싸우기를 원치 않았다. 좌장을 끌어당겨서 장력을 풀어버리고 오른쪽 팔을 털어내자 긴 소매가 마치 한 덩이 흑운(黑雲)처럼 머리를 향해 덮어갔다. 

杜君平只覺他左掌一引之下,似有一股絕大的吸引之力,將自己的掌勁引開,心頭不覺一懍,立刻氣貫下盤,往旁裡一挪,身形忽地移開五尺。百毒門主嘿嘿兩聲獰笑,如影隨形,乘勢疾攻而上,忽袖忽掌,頃刻之間已攻出七式。

두군평은 그가 좌장을 한번 끌어당기자 마치 한 줄기 거대한 흡인력이 자기의 장경을 당겨서 흐트려버리는 것을 느꼈다. 가슴이 저절로 서늘해져서 즉시 진기를 하반신으로 보내어 옆으로 옮기며 신형을 갑자기 오 척을 이동하여 피해냈다. 백독문주는 흐흐, 하며 흉악하게 웃더니 그림자가 실체를 따르듯 기세를 몰아 질풍같이 공격해갔다. 소매와 장을 번뜩이며 순식간에 이미 칠식을 공격했다.  

杜君平長笑一聲,揮掌疾迎,以牙還牙,也回攻了九式。他此刻功力,已然凌駕邊荒四怪之上,招招有如巨斧開山,十分威猛,硬把百毒門主的攻勢封住。

두군평은 길게 한번 웃더니 장을 휘둘러 재빠르게 맞이해가서 이에는 이로 구식을 반격했다. 그의 지금 공력은 이미 변황사괴를 능가하였다. 초식마다 산을 쪼갤듯 매우 위맹하여 백독문주의 공세를 봉쇄해버렸다.

可是,百毒門主他是另有目的,並不求在招式上爭勝,突地把招一撤,陰森森地道:“娃兒,你可以走了,但老夫告訴你,最多只能堅持到百步。”

그러나 백독문주 그는 따로 목적이 있어 결코 초식상의 승리를 다투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갑자기 초식을 물리더니 음산하게 말했다.

"꼬마야, 너는 가도 된다. 다만 노부가 너에게 알려주는데 많아야 백 보 밖에 버티지 못할 것이다."

杜君平心頭一驚,暗中運氣一試,果覺有些室礙,當下一聲不哼,疾步往外奔去,他雖中了百毒門主無形之毒,仗著一點真元未散,行動之間仍然疾若飄風。奔跑了約有一百餘步,已覺難以支持,但他乃是意志極其堅強之人,仍然咬牙前奔。當他到達一片松林邊緣時,已然不支,只覺頭重腳輕,一頭栽在樹下,隨即昏迷過去。

두군평은 속으로 놀라서 몰래 한번 운기를 해보니 과연 조금 막히는 것이 느껴졌다. 즉시 흥, 하더니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가 달려갔다. 그는 비록 백독문주의 무형지독에 당했으나 약간의 흩어지지 않은 진원에 의지하여 행동은 여전히 바람처럼 재빨랐다. 약 백여 보를 달려가자 더 지탱하기 어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의지가 매우 굳센 사람이라 여전히 이를 갈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가 어느 송림의 가장자리에 이르렀을 때 머리가 무겁고 다리가 힘이 빠짐을 느끼며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머리를 나무아래에 처박으며 쓰러져 정신이 혼미해져갔다.   

但聽來路之上,傳來百毒門工的怪笑聲道:“娃兒,老夫倒看看你能跑多遠。”

백독문주가 괴소를 터뜨리며 말하는 것이 들려왔다.

"꼬마야, 노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멀리까지 갈 수 있었구나." 

就在杜君平倒下之時,暗影中突然奔來兩條人影,飛快地從地下將杜君平抱起,疾奔而去。

두군평이 쓰러진 바로 그때. 어둠 속에서 돌연 두 개의 인영이 달려와 신속하게 땅에서 두군평은 안아 일으키더니 질풍처럼 달려갔다.  

百毒門主趕到林中,已不見了杜君平的踪影,不由不怔,自言自語地道:“這就奇了,我就不信他能走得了。”

백독문주가 서둘러 숲속에 도착했지만 이미 두군평의 종적은 보이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어리둥절하여 중얼거렸다.

"나는 그가 달아날 수 있었을 거라고는 믿지 않는데 이거 참 기이하군. " 

突然,身後傳來孟紫環的冷笑聲道:“莫老,你太過自信啦,煮熟的鴨子竟讓他飛了。”

돌연, 뒤에서 맹자환의 냉소가 들려왔다.

"막노(莫老​), 당신은 다 익은 오리라고 지나치게 자신만만하여 그가 날아가버리게 했소." 

百毒門主臉上突現猙獰之色,冷哼一聲道:“老夫倒不信他能走得了。”

백독문주는 갑자기 얼굴에 흉악한 기색을 나타내면서 차갑게 흥, 하며 말했다.

"노부는 그가 달아날 수 있다고 믿지 않소."  

孟紫環不便予他過份難堪,冷聲道:“在神風堡時,公羊轂便說過他不畏毒,也是我一時大意了,咱們著人分頭追查,料他跑不了。”說著姍姍往林外行去。

맹자환은 그에게 지나친 무안을 주기가 불편하여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신풍보에 있을 때 공양곡이 그가 독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 있소. 나도 일시 소홀했소. 우리는 나누어서 추적하며 살펴봅시다. 그는 달아나지 못했을 것이오." 

말을 하고 느릿느릿 숲 밖으로 걸어나갔다.  

百毒門主甚感沒趣,一閃身沒入暗影之中。

백독문주는 심히 난처함을 느꼈다. 번쩍하니 몸을 날려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再說杜君平昏迷不知多久,突然醒轉,睜眼一看,竟睡在一張軟綿綿的香妃榻上,不覺吃了一驚,忙坐了起來,卻被一雙纖纖玉手按住,輕聲道:“躺著吧,不要起來,你身上的餘毒還未清呢。”

두군평이 정신을 잃고 얼마나 지났는지 몰랐다. 돌연 깨어나서 눈을 떠보니 보드랍고 향기로운 침대 위에서 자고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깜짝 놀라서 급히 일어나 앉으려는데 한 쌍의 가늘고 긴 옥수가 누르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일어나려 하지말고 누워 계세요. 당신 몸의 독이 깨끗이 없어지지 않고 아직 남아 있어요."

閃眼一看,原來守在他身旁的,竟是易曉君的書僮,隨道:“你家公子呢?”

눈을 돌려 보라보니 원래 그의 곁을 지키고 있던 것은 역효군의 서동이었다. 

"당신의 공자는?" 

小廝道:“他出去了,你現在覺得怎樣?”

소시가 말했다.

"나가셨습니다. 당신은 지금 좀 어떠십니까?" 

杜君平暗中一運氣,只覺周身軟綿綿的,骨節似散脫了一般,不覺頹然一嘆。

두군평이 암중으로 운기를 해보니 마치 관절이 빠진 것처럼 전신이 흐느적 거리고 힘이 없었다. 저절로 맥이 빠져서 탄식했다.

小廝知他餘毒未清,又道:“這老毒物不知使了些什麼毒,竟然這麼厲害,還虧公子帶了毒龍丸,不然真不知怎麼辦呢。”

소시는 그가 여독이 제거되지 않았음을 알고 또 말했다.

"뜻밖에 이렇게 무섭다니 노독물이 무슨 독을 썼는지 모르겠군요. 공자가 독룡환(毒龍丸​)을 가져왔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것입니다."

杜君平乃是極其好強之人,萍水相逢,竟然受到人家救命之恩,心中甚覺難受,默然半晌方道:“在下一時大意,倒拖累了你們了。”

두군평은 원래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다. 우연히 만나서 서로 알게 되었는데 뜻밖에 구명지은(救命之恩​)까지 받게되자 마음이 몹시 불편하여 한참을 묵묵히 있다가 입을 열었다.

"제가 일시 부주의하여 당신들께 누를 끼치고 말았군요."

小廝格格笑道:“公子何必這樣客氣,你既與我家公子論文,便是自己人了。”

소시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공자께선 어찌 이처럼 예의를 차리십니까? 당신은 이미 저의 공자님과 교제를 하고 있으니(웬 논문?淪交 인듯) 우리 사람입니다." 

杜君平終覺臥著不好意思,強掙著坐了起來,暗中默記老人所給那本冊子上的文句,從頭至尾背了一遍,終於被他想到一條如何以本身真氣,驅除體內毒氣之法,只是為時太久,須得三天三晚的時間,才能將毒逼出。

두군평은 끝내 누워있기가 계면쩍어 억지로 일어나 앉아서 암중으로 홍검노인이 주었던 책자에 있던 문구를 첫머리부터 끝까지 쭈욱 기억해내며 한 가닥의 본신진기로 어떻게 해서 몸 안의 독기를 없애버릴지를 떠올렸다. 하지만 반드시 삼일 낮밤의 시간이 걸려야만 독을 몰아낼 수 있었다.  

小廝見他沉吟不語,復又道:“公子餓了嗎,可要吃些什麼?”

소시는 그가 침음하며 말이 없자 다시 입을 떼었다.

"공자, 배고프십니까? 뭐라도 드시겠습니까?" 

杜君平搖頭道:“不用了,你家公子什麼時候可以回來?”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필요없소. 당신의 공자는 언제쯤 돌아오실 것 같소?" 

小廝道:“如果沒有意外的事情耽擱,天亮以前便可回來了。”

소시가 말했다.

"만약 뜻밖의 일로 지체되지 않는다면 날이 밝기 전에는 돌아오실 것입니다." 

杜君平心念一轉,突然問道:“你們島主可曾進入中原?”

두군평은 생각을 한번 굴리더니 돌연 물었다.

"당신들의 도주(島主)께서도 중원에 들어오셨소?" 

小廝甚感意外地怔了怔道:“我們下人極難見著島主,不知他老人家有沒有來。”眨了眨眼睛又道:“公子認識我們島主?”

소시는 뜻밖이라 여겨서 멍해졌다가 말했다.

"우리들 하인은 도주님을 뵙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그 어르신도 오셨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눈을 깜빡거리며 또 말했다.

"공자님은 저희 도주님을 아십니까?"

杜君平搖了搖頭道:“只是慕名而已,並未認識,不過貴派的任長鯨兄,到與在下有過數面之雅。”

두군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단지 명성을 흠모한지 오래지만 결코 알지는 못하오. 그러나 귀 파의 임장경 형은 저와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사이요."

小廝哦了一聲道:“那是三公子。” 

소시가 아, 하더니 말했다.

"그 분은 삼공자(三公子)이십니다." 

杜君平又問道:“貴上共有幾位師兄弟?”

두군평은 또 물었다.

"귀 윗분들은 모두 몇 분의 사형제가 계시오?"

小廝道:“我們島上共有七位門下,號稱'修羅七煞',家公子是最小的一位,他與三公子最受島主疼愛。”笑了笑又道:“我家公子原與三公子最好,近來不知怎麼鬧翻了。”看了他一眼突然住口不言。

소시가 말했다.

"우리 섬에는 모두 일곱 분의 문하가 계시고 수리칠살(修羅七煞​)이라 불립니다. 저의 공자님은 가장 어리고 삼공자와 함께 도주의 총애를 가장 많이 받고 있지요." 

웃으며 또 말했다.

"저의 공자님은 원래 삼공자와 제일 친한데 근래 무엇 때문에 사이가 틀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를 힐끔 보더니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杜君平原無意探問人家師兄弟之間的私事,是以並不在意。

두군평은 다른 사람의 사형제 간의 사적인 일을 물어볼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결코 마음에 새겨두지 않았다. 

雙方沉默了一會,小廝突然傾耳細聽道:“有人來了,也許是公子回來了。”

쌍방이 잠시 침묵하고 있었는데, 소시가 돌연 귀를 기울여 자세히 듣더니 말했다.

"누가 와요. 아마 공자께서 돌아오시는 것 같습니다." 

但聽颯然一陣風響,易曉君滿臉怒容地一閃而入,劈頭一句便道:“天地盟居然有這種人物,以後我倒要鬥他一斗呢。”

쏴아, 하는 일진의 바람 소리가 들리더니 역효군이 만면에 노기를 띠고 번쩍, 하니 들어와서 대뜸 한마디했다.

"천지맹이 뜻밖에도 이런 인물들일 줄이야. 이후에 나는 그와 한바탕 싸워야겠구나."

杜君平不知底細,不便插言,微微一嘆道:“為在下之事,倒累兄台費神了。”

두군평이 자초지종을 알지 못했기에 끼어들어 말하기가 불편하여 미미하게 탄식하며 말했다.

"저의 일로 인하여 형께서 신경쓰시도록 하여 누를 끼쳤군요."  

易曉君神態突然變得十分溫婉,微微一笑道:“杜兄,你怎的說出這種話來,不嫌太見外了嗎?”

역효군이 표정과 태도를 돌연 십분 부드럽게 바꾸며 미소를 띠고 말했다.

"두형, 당신은 왜 이런 남을 대하듯 하는 말씀을 하십니까?"

杜君平搖頭道:“小弟並非客氣,只是覺得此刻危機四伏,而我又餘毒未除。”一面說著話,一面強提真力,掙扎著下床來道:“易兄請不用管我了,有事只管請便。”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소제는 결코 예의상 말한 것이 아니오. 지금 사방에 위기가 잠복해 있다고 느껴졌고 저도 또 독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였소." 

말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진력을 끌어올려 침상에서 내려오려고 안간힘을 쓰며 말했다.

"역형은 나를 상관마시고 할 일을 하시오."

易曉君歉然道:“杜兄何故如此,你此刻功力未復,若是與天地盟的人遇上豈不麻煩。”

역효군이 미안해하며 말했다.

"두형, 어찌 이러십니까? 당신은 지금 공력이 회복되지 않았는데 만약 천지맹의 사람을 만나면 어찌 번거롭지않겠습니까?" 

杜君平搖頭道:“易兄不必為我擔心,小弟出去找個地方呆上兩天便可沒事了。”說著踉蹌往外行去。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마했다.

"역형은 내 걱정하실 필요없소. 소제가 나가서 이틀 정도 아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다른 장소를 찾겠소." 

말을 하고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易曉君伸手一攔道:“杜兄縱然可以自行運功排出餘毒,但無人在旁護法亦是危險之事,你我道義之交,何用客氣。”

역효군이 팔을 뻗어 가로막으며 말했다.

"두형이 설령 스스로 운공하여 여독을 배출할 수 있다고 해도 옆에서 호법을 서는 사람이 없다면 역시 위험한 일입니다. 당신과 나는 도의로 사귀는데 어찌 예를 차리십니까?" 

杜君子堅持道:“不用了,易兄要辦的事情尚多,不可為小弟之事誤了正事。”

두군평이 계속 고집부리며 말했다.

"괜찮소. 역형은 처리해야 할 일이 아직 많으니 소제의 일로 때를 놓쳐 일을 그르칠 수는 없소."

易曉君不由有些著惱,秀眉微皺道:“你這人是怎麼搞的,你我既已淪交便是自己人,若是如此見外,他日還能同生死共患難嗎?”

역효군이 저도 모르게 약간 화가 나서 눈썹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당신은 이 사람을 어떻게 취급하는 것이오. 당신과 나는 이미 사귀기 시작하여 한편이 되었소. 만약 이같이 외인 취급한다면 훗날 생사를 같이하고 환난을 함께 할 수 있겠소?"

他乃性情偏激之人,冷笑一聲又道:“杜兄此刻離去,那是不把兄弟視作知己之交了。”

그는 원래 천성이 극단적인 사람이라 냉소를 치며 또 말했다.

"두형이 지금 떠나시면 그것은 형제를 지기로 여기지 않는 것이오."

杜君平無可奈何地苦笑道:“小弟絕無此意,若果易兄一定要我留下,小弟遵命就是。”

두군평이 어찌해 볼 도리가 없어 고소를 머금고 말했다.

"소제는 절대 그런 뜻이 없소. 만약 역형이 꼭 내가 머물러야 한다고 하시면 소제는 명을 따르겠소." 

易曉君這才回嗔作喜,挽著杜君平的臂膀,將他推倒榻上道:“你安心歇著吧,取藥之人明天一定可以趕到。”

역효군은 그제서야 화를 내다가 도로 기뻐하며 두군평의 팔을 잡고 그를 침상으로 떠밀면서 말했다.

"당신은 안심하고 쉬십시오. 약을 가지러 간 사람이 내일은 틀림없이 도착할 것입니다."

杜君平點頭道:“易兄不用為我擔心,就是沒有藥,小弟也可慢慢將餘毒排出。”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역형은 제 걱정하실 필요없소. 약이 없더라도 소제는 천천히 여독을 배출시킬 수 있습니다." 

易曉君隨口道:“但願如此。”略作思忖又道:“昨晚兄弟得著一項秘聞,可惜杜兄餘毒未除,只怕無法參與了。”

역효군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

"오직 그러기를 바랍니다." 

잠시 깊이 헤아려보다가 또 말했다.

"어제 밤 형제는 한 가지 비밀을 들었는데 애석하게도 두형의 독이 제거되지 않아 참여할 수 없을 것 같군요."

杜君平急問道:“是何秘聞?”

두군평이 급히 물었다.

"어떤 비밀이오?"

易曉君道:“小弟昨晚將杜兄護送來此後,料定他們一時之間無法找到這裡,遂留下小玉看護,重又去那廟裡,不想無意之中,竟獲得一項秘聞。”頓了頓接道:“江南各派,在天地盟逐步威逼之下,已同意於近日參與天地盟所召開的秘密會議。”

역효군이 말했다.

"소제가 어제 밤 두형을 이곳으로 호송한 뒤 그들이 한동안은 여기를 찾아내지 못할 것이라 짐작했지요. 그래서 소옥(小玉)을 남겨두어 간호하도록 하고 다시 사당 안으로 갔었는데 뜻밖에 생각지도 않던 한 가지 비밀을 얻었습니다." 

잠시 멈추었다가 또 말했다.

"천지맹의 점진적인 협박하에 놓여있는 강남 각 파가 근일 천지맹이 초대하여 여는 비밀회의에 참여하기로 동의했다는 것입니다."

杜君平急問道:“可知何時何地?”

두군평이 급히 물었다. 

"언제 어딘지 아시오?"

易曉君想了想道:“好像是金陵,時間只怕就是這幾日之間。”

역효군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금릉인 듯 하고 시간은 수 일 사이에 있을 것 같습니다."

杜君平又問追:“易兄可是從那宮裝婦人口中聽來?”

두군평이 또 물었다.

"역형은 아무래도 그 궁장부인의 입으로부터 들은 것 같소만?" 

易曉君哼了一聲道:“就是她,昨晚因為不願惹麻煩,是以沒與她正面交手,總有一天我們定要鬥鬥她。”

역효군은 흥, 하더니 말했다.

"바로 그녀입니다. 어제 밤에는 말썽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그녀와 정면으로 싸우지 않았지요. 아마도 언젠가 우리는 그녀와 싸워야 할 것입니다." 

杜君平見他答非所問,知道必是行藏為孟紫環所覺察,是以不曾聽完,說不定還吃了一點小虧,故回來時怒氣勃勃,當下不便繼續詢問,徐徐道:“易兄如若有意參與此會,不妨就此趕去金陵, 。”

두군평은 그가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것을 보고 필시 숨어있다가 맹자환에게 발작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다 듣지 못하고 아마도 조금 손해를 입었으며 그래서 돌아왔을 때 노기등등했던 것이다. 즉시 계속 물어보기 불편해져서 서서히 말했다.

"역형이 만약 그 회의에 참여할 생각이 있으시면 제 생각 하실 필요없이 금릉으로 가셔도 무방합니다."

易曉君輕籲一口氣道:“杜兄餘毒未除,縱有天大的事情我也不能丟下你一人在此。”

역효군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두형은 독이 아직 제거되지 않았으니 설사 아무리 큰 일이 있어도 저는 당신을 이곳에 혼자 내버려둘 수 없습니다." 

杜君平乃是極重情誼之人,見他如此關切,心中不禁十分感動,沉忖有頃道:“如果易兄是奉命前來察看天地盟的動靜,便不該以私廢公,將來無法對師門交待。”

두군평은 정의(情誼​)를 대단히 중시하는 사람이라 그의 이런 두터운 정에 속으로 몹시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 

잠깐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만약 역형이 천지맹의 동정을 살피라는 명을 받들어 오셨다면 사적인 일로 공적인 일을 망치지 말아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장차 사문에 설명할 방법이 없을 것이오."

易曉君似乎不曾想到此事,經杜君平一提,俊臉倏現為難之色,半晌方道:“放棄此事不管,自是有違師命,可是杜兄之事,比這更為重要,小弟寧願將來受責,亦不能就此撒手不管。”

역효군은 마치 그 일은 일찌기 생각하지 못한 듯 두군평이 말을 꺼내자 준수한 얼굴에 한 줄기 난처한 기색이 나타나더니 한참후에 입을 열었다.

"그 일은 그만두어도 상관없습니다. 자연히 사명을 어기는 것이지만 그러나 두형의 일은 그것보다 중요합니다. 소제가 차라리 장래에 책망을 받는다 할지언정 손을 놓고 상관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杜君平知道處此情況之下,確實令他難於處理,仰面看看窗外的天色,見東方已現魚肚白,知道天已快亮了,不覺暗中嘆道:

想不到江湖之上,竟是這等險惡,稍一不慎便有性命之危,死固不懼,可是父仇迄今未有頭緒,看來恐怕要成為杜門不肖之孫了,唉……

두군평은 확실히 이 상황이 그로 하여금 결정하기 어렵게 하고 있음을 알았다. 고개를 들어 창 밖의 하늘을 살펴보니 동쪽이 희뿌옇게 보였다. 곧 날이 밝을 것임음을 알고 자기도 모르게 탄식하며 생각했다.

'강호가 이다지도 험악하여 조금만 부주의해도 생명이 위태로울 줄은 생각도 못했구나. 죽는 것이야 원래 두렵지 않지만 부친의 원수는 지금까지도 단서가 없으니 두씨 가문에 불초(不肖​)한 후손이 될까 두렵구나. 아...'

正當他感慨萬千之際,易曉君突地一躍而起,哈哈笑道;“我真是急糊塗了,現成的一個辦法卻不曾想到。”

그가 감개무량해 하고 있을 그때 역효군이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하하, 웃으며 말했다. 

"원래 한 가지 방법이 있었는데 여지껏 생각지도 못하다니 나는 정말 멍청하군요."

杜君平被他嚇了一跳,見他滿面得意之色,不禁問道:“究竟你想起了什麼辦法如此得意。”

두군평 소스라치게 놀랐다. 득의에 가득 찬 그의 얼굴을 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

"도대체 무슨 방법을 생각해냈기에 이같이 득의해 하시오?"

易曉君笑道:“此去金陵乃是大道,咱們盡可僱輛大車,順著大路趕去​​金陵,沿途我再留下本門的暗號,取藥之人可以照著暗號所示的方向追來,豈不是萬無一失?”

역효군이 웃으며 말했다.

"이곳에서 금릉으로 가는 길은 대도(大道​)입니다. 우리가 될 수 있는대로 큰 마차를 빌려 큰 길을 따라 서둘러 금릉으로 가면서 연도에 제가 본문의 암호를 남기는 것이지요. 약을 가지러 간 사람도 암호에 표시된 방향을 보고 뒤따라 오면 만에 하나의 실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杜君平點頭道:“這辦法倒是不錯。”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방법이 괜찮군요." 

易曉君見天色已亮,推醒在睡眠中的小玉道:“快出去僱輛大車,咱們馬上起程。”

역효군은 날이 밝았음을 보고 자고있던 소옥을 흔들어 깨우더니 말했다.

"빨리 나가서 큰 마차를 빌리거라. 우리는 곧 출발한다." 

小玉揉著惺鬆鬆睡眼,奔了出去,約摸已牌時分,已雇來一輛篷車。車把式是一位年約三十上下的莊稼漢子,雙臂肌肉怒突,十分精壯。

소옥은 게슴츠레한 눈을 비비며 달려나가더니 잠시 후 한 대의 봉차(篷車​:덮개가 있는 마차)를 세내어 왔다. 마부는 약 삼십쯤 되어 보이는 농삿꾼이었는데 두 팔의 근육이 불룩한 것이 매우 힘이 세어 보였다.

易曉君見了十分滿意地吩咐道:“你好好將我們載到金陵,我給你雙倍的車資。”

역효군은 몹시 만족해하며 분부했다.

"자네가 우리를 태우고 무사히 금릉에 도착하면 두 배의 대금을 주겠네."

車把式連聲答道:“公子請放心,小的趕的車又快又平穩,決誤不了您老的事。”

마부는 연거푸 대답했다.

"공자께선 안심하십시오. 저의 수레는 빠르고 편안합니다. 결코 당신의 일을 그르치지 않을 것입니다."  

易曉君命小玉將杜君平扶上馬車,自己戴上一頂范陽笠,端坐車轅之上。

역효군은 소옥에게 명하여 두군평을 부축하여 마차에 태우고 자기는 삿갓을 쓰고 차원(車轅:수레와 가축을 잇는 두 개의 막대)에 단정히 앉았다.  

車把式御車甚是純熟,但聽車聲轔轔,如飛前奔,果真快速異常,易曉君甚是喜悅,扭臉對車把式道:“若每天是這般走法,除了車資外,另外給你十兩銀子的酒錢。”

마부가 수레를 익숙하게 몰자 덜커덩, 덜커덩 하는 소리만 들릴 뿐 나는 듯 앞을 향해 달려갔다. 과연 정말 빠르기가 보통이 아니어서 역효군은 매우 기뻐하며 마부를 돌아보며 말했다.

"만약 매일 이렇게 달려만 준다면 마차 대금 외에 열 냥의 은자를 술값으로 따로 주겠네." 

當時物價便宜,十兩銀子足夠窮人半年的過活,這外賞可說是夠多的了。

당시의 물가로 치자면 열 냥의 은자는 가난한 사람이 반 년은 먹고 살기 충분할 만큼 크다고 말할 수 있었다.   

但車把式臉上並無喜悅之容,頭也不回地冷冷道:“公子若想早日到金陵,前面有條小路,至少可以早一天趕到。”

마부의 얼굴에는 기쁜 기색이 없었다. 머리도 돌리지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

"공자께서 빨리 금릉에 도착하시기를 바란신다면 앞에 소로(小路)가 있는데 적어도 하루는 더 일찍 도착할 수 있습니다."

易曉君想了想道:“我那朋友有病,如果小路可行車輛的話,咱們就走小路。”

역효군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나의 그 친구가 병이 있네. 만약 소로를 마차가 갈 수 있다면 우리는 소로로 가세." 

車把式答應了一聲,雙手一抖疆繩,兩匹怒馬飛電似地朝斜裡奔去。

마부는 대답하더니 두 손으로 말고삐를 흔들자 두 필의 성난 말은 번개같이 비스듬히 난 길을 향하여 달려갔다.

杜君平靠著車廂坐著,忽覺車身一陣劇烈地震動,竟向斜裡奔去,心中大感奇異,他雖功力未復,四肢軟綿無力,神智仍然十分清醒,見小玉仍在打盹,正待喚醒他詢問,忽覺車後似平落下了一團黑影,心頭不覺一驚,還未及開口,撲的一件東西擊中了小玉的睡穴,跟著伸進一個頭來,竟是藥中王聞人可,嘴皮激動,用傳音對他說道:“孟紫環劫你乃是一項大陰謀,務必小心,這時有丸藥一顆,可解你的餘毒,前途恐有事故,你能不出手,最好不出手,且看她如何擺佈你。”

두군평은 객차 안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갑자기 마차가 심하게 진동하더니 비스듬히 달려가기에 마음 속으로 크게 기이하게 느꼈다. 그는 비록 공력이 회복되지 않아 사지에 힘이 없었으나 여전히 정신은 아주 멀쩡했다. 소옥이 졸고 있는 것을 보고 깨워서 물어보려 하는데 갑자기 마차 뒤로 한 무더기의 검은 그림자가 떨어져 내리는 것을 느끼고 속으로 깜짝 놀랐다. 아직 입을 열지도 않았는데 뭔가가 덮쳐와 소옥의 수혈(睡穴)을 적중시켰다. 뒤이어 머리 하나가 쑥 들어왔는데 바로 약중왕 문인가였다. 입을 놀려 전음으로 그에게 말했다.

"맹자환이 너를 협박한 것은 하나의 큰 음모이니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지금 환약 한 알이 있으니 너의 여독을 없애줄 것이다. 전도에 아마 사고가 있을 텐데 네가 출수하지 않아도 되면 출수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녀가 너를 위해 어떻게 안배를 했는지 잠시 지켜보도록 해라."

隨即遞過一顆丸藥,順手一指,解了小玉的睡穴,人也飄落下車篷。

곧바로 한 알의 환약을 넘겨주면서 그대로 일지를 뻗어 소옥의 수혈을 풀어주고는 마차의 덮개에서 표연히 내려갔다. 

杜君平對藥中王聞人可的大名素所仰慕,立即將丸藥納入嘴裡。

두군평은 약중왕 문인가의 대명을 본래 앙모해 왔었기에 즉시 환약을 입속에 넣었다. 

那小玉醒來打了一個呵欠,自我解嘲道:“我怎麼這般好睡。”隨又對杜君平道:“杜公子,現在什麼時候了,我該換公子進來歇息一會。”

소옥은 하품을 한번 하며 깨어나서 스스로 변명하듯 말했다.

"난 왜 이렇게 잠이오지?" 

두군평을 돌아보며 말했다.

"두공자님, 지금 몇 시나 되었지요? 저는 공자님이 들어와 좀 쉬시게 교대해야겠습니다."  

杜君平對簾外看了看道:“只怕已經未牌時分了。”

두군평이 드리워진 발의 밖을 살펴보더니 말했다.

"이미 미시가 된 것 같소."

小玉大吃一驚道:“哎唷,我竟睡了這麼久?”

소옥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아이쿠, 제가 그렇게 오래 잤습니까?" 

匆匆一掀車簾,向車轅行去。

총총히 발을 걷더니 차원을 향해 갔다. 

此時車已行至一處隘口,突然,一陣馬蹄聲響,旋風似地馳來了幾匹駿馬,一排將隘口阻住。馬上騎士俱是一色的玄衣大衫,手執兵刃。車把式驚呼一聲道:“不得了,遇見劫路的了。”

이때 마차는 어느 협곡의 입구에 이르렀는데 돌연 일진의 말발굽 소리가 들리왔다. 회오리바람처럼 몇 필의 준마가 질주해오더니 협곡 입구에 한 줄로 늘어섰다. 말을 탄 사람들은 모두 한가지 색의 현의대삼(玄衣大衫)을 입고 손에 병기를 쥐고 있었다. 

마부가 놀란 외침을 지르더니 말했다.

"큰일났습니다. 도적들은 만났습니다."

易曉君冷哼了一聲道:“送死的來了,不必停車,繼續前走。”

역효군은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죽으러 왔군. 마차를 세우지 말고 계속 달리시오." 

來人將隘口堵住後,一位年約五旬的老者,排眾而出,厲聲道:“站住。”

협곡을 틀어막고 난 뒤 한 명의 나이가 오십 쯤 된 노인이 무리에서 나서며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멈춰라." 

車把式猛地把韁繩一勒,急行的車子嘎然停下,易曉君端坐車轅,冷冷對那人一瞥道:“你是什麼東西?”

마부는 말고삐를 세게 당겨서 급히 달리던 마차를 끼익, 하고 세웠다. 역효군이 차원에 단정히 앉아서 냉랭하게 그 사람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는 뭐냐?"  

來人面現殺機道:“留下你車內的要犯,放你過去。”

그 사람은 살기를 나타내며 말했다.

"마차 안의 중요한 범인을 내려놓으면 너희를 보내주겠다." 

易曉君搖頭道:“辦不到,快與我閃開。”

역효군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된다. 빨리 비켜라." 

來人森森一陣怪笑道:“有那麼容易的事。”

그자는 음산한 괴소를 날리더니 말했다.

"그렇게 쉬운 일이 있겠느냐?" 

易曉君再度言道:“我叫你們閃開,聽到沒有?”

역효군이 다시 말했다.

"비키라는데 듣지 못했느냐?" 

來人對身後的玄衣人一呶嘴,玄衣人立時兩下一分,緩緩向車轅趨近。

그자가 자기 뒤의 현의인들에게 뭐라고 지껄이자 현의인들은 즉시 둘로 나뉘어 천천히 차원으로 다가왔다.

易曉君面上殺機倏現,輕聲道:“小玉,你對付左面的那些狗爪子,其餘的我來收拾。”

역효군이 얼굴에 한가닥 살기를 드러내며 나직히 말했다.

"소옥, 너는 왼쪽의 놈들을 상대해라. 나머지는 내가 처리하겠다."  

驀地一長身,猶如一朵彩雲陡降,呼地直向右方的玄衣人撲去。

갑자기 몸을 쭉 펴더니 마치 한 송이 구름같이 내려오면서 휙, 하니 오른쪽의 현의인을 그대로 덮쳐갔다. 

玄衣人齊聲暴喝,刀光閃閃,一齊向懸空而起的易曉君攻去,易曉君身在空中,倏地一個迴旋,懷中短劍出鞘,但見銀虹連閃,玄衣人一個個如酒醉般紛紛倒地,也許是他出手太過迅快,有的連兵刃都來不及遞出。

현의인들은 사납게 외치더니 도광을 번쩍이며 일제히 공중에 떠있는 역효군을 향해 공격해갔다. 역효군의 공중에 떠 있던 몸이 갑자기 한번 회전하면서 품 속의 단검을 뽑았다. 은색 무지개가 연이어 번쩍하더니 현의인들이 한 명씩 마치 술에 취한듯 차례로 땅바닥에 쓰러졌다. 아마도 그의 출수가 너무나 신속했던지 현의인들은 병기를 뻗지도 못한 채 였다.

易曉君腳尖一點地,連人帶劍如一道長虹,又向為首五旬老者攻去。老者似乎為他迅快的劍法驚呆了,直到疾風撲面方才警覺,大喝一聲,手中旱煙桿一舉,疾攻面出,只覺手臂一震,旱煙桿已被蕩開,立時門戶大開,心頭不由大驚,閃身急退時,已然不及。銀虹一閃而過,隨即收斂,易曉君俊目含威,卓然挺立,慢慢納劍歸鞘。

역효군이 발 끝으로 땅을 쿡, 찍으니 사람과 검이 마치 긴 무지개처럼 또 다시 우두머리로 보이는 그 오순 노인을 향해 공격해갔다.  노인은 그의 쾌속한 검법에 경악한 듯 멍하니 있다가 거센 바람이 곧장 얼굴로 덮쳐오고서야 정신을 차리고 대갈일성하며 수중의 담뱃대를 들어 질풍같이 공격해나갔다. 팔이 진동하는 것을 느끼자 담뱃대는 이미 날아가고 즉시 문호가 크게 열렸다. 마음속으로 저도 모르게 깜짝 놀라서 급히 물러나려고 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은빛 무지개가 번뜩 스치고 지나가더니 곧 사라졌다. 역효군은 준수한 눈에 위엄을 담고 우뚝 서서 검을 검집에 꽂았다.

五旬老者身子晃了晃,鮮血如噴泉湧出,噗地倒臥地下,易曉君這面剛剛完畢,小玉也一身濺血地行了過來,格格笑道:“這些人太不濟事了。”

오순 노인의 몸이 흔들흔들하며 선혈이 샘물처럼 흘러나오더니 푹, 하고 땅에 쓰러졌다. 역효군이 한 쪽을 이제 막 끝내자 소옥이 일신에 피가 묻은 채로 걸어와서 낄낄, 웃으며 말했다.

"이놈들 아주 형편없군요."

易曉君笑道:“看你弄得一頭一臉,還得意呢。”

역효군이 웃으며 말했다.

"너는 얼굴에 피를 뒤집어 쓰고도 여전히 득의해 하는구나." 

小玉掀起衣衫,在臉上一陣亂揩,堪堪收拾乾淨,來路突然傳來一個沙啞的嗓音道:“朋友,你的手段未免太過毒辣了。”

소옥이 의삼을 들추어 얼굴을 이리저리 닦고 있는데 진입로에서 돌연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구, 자네의 수단은 몹시 독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군."

易曉君抬頭一看,隘口並肩行來兩個老者,一個身穿藍色圍花長袍,員外打扮,一個身禦黃衫,滿面邪狡之容,當下冷哼一聲,答道:“這是他們自尋死路,怨不得本公子手辣。”

역효군이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협곡 입구에 두 명의 노인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오고 있었다. 한 명은 일신에 꽃무늬가 그려진 남색장포를 입어 부호(富豪)로 분장하고 있었고 한 명은 황삼을 걸쳤는데 얼굴에 사악하고 간사함이 가득했다. 

즉시 흥, 하며 코웃음치며 대답했다.

"그들이 스스로 죽을 길을 찾아 온 것이니 본 공자의 손이 매섭다고 원망할 수 없소."

員外打扮的老者徐徐道: 

看尊駕劍路,似是海外一派,莫非是修羅門下? ”

부호로 분장한 노인이 서서히 말했다. 

"귀하의 검로(劍路​)를 보아하니 해외 일파인듯 한데 혹시 수라문하인가?"

易曉君冷冷道:“本公子出身來歷,沒有對你們說的必要。”

역효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본 공자의 출신내력을 당신들한테 말할 필요는 없소." 

此時來人已然行近,員外打扮的又道:“令師修羅王乃是天地盟四大副盟之一,尊駕怎可逞強庇護鬼頭令下緝捕之人。”

이때 그들은 이미 가까이 다가왔다. 부호로 분장한 노인이 또 말했다.

"영사인 수라왕은 원래 천지맹의 사대 부맹주의 한 분이오. 귀하는 왜 잘난 척하여 귀두령으로 체포해야 할 범인을 비호하는가?"

易曉君微哂道:“本公子要趕路,沒空與你們說廢話,更不知什麼叫做鬼頭令。”

역효군이 비웃으며 말했다.

"본 공자는 서둘러 길을 가야하오. 귀두령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당신들과 쓸데없는 이야기할 시간이 없소." 

員外打扮的老者面容一變,哼了一聲道:“你殺的這些人,俱都是天地盟的屬下,不看金面看佛面,你眼睛裡還有天地盟嗎?”

부호로 분장한 노인은 안색이 일변하더니 흥, 하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네가 죽인 이 사람들은 모두 천지맹의 부하들이니 사정을 봐주어야 함에도 너는 천지맹을 눈에 두지도 않는구나?"

易曉君冷笑道:“我壓根兒就瞧不起天地盟,你最好是別提它,提起來我就有氣。”

역효군이 냉소하더니 말했다.

"나는 원래 천지맹을 무시하니 당신은 그것을 꺼집어 내어 나를 화나게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을 게요." 

員外打扮的老者把臉一沉,說道:“老夫一再對你容忍,無非是看在修羅王份上,你以為老夫收拾不了你?”

부호로 분장한 노인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노부는 단지 수라왕의 체면을 보아 너를 수 차례 용서하려 했는데 노부가 너 하나쯤 처치하지 못하리라 여기느냐?" 

易曉君冷冷瞥了他一眼道:“聽你一付託大的口氣,想是有名有姓的人。”

역효군은 냉랭하게 그를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당신의 그 잘난 체하는 말투를 듣자니 이름있는 분 같구려?"

員外打扮的哈哈笑道:“好說,好說,老夫姓褚名一飛。”

부호로 분장한 노인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천만에. 노부는 저일비(褚一飛​)라 한다." 

指著黃衫老者又道:“此位是韓三公,法號雪嶺居士。”

황삼노인을 가리키며 또 말했다.

"저분은 한삼공, 법호는 설령거사이시다." 

易曉君冷冷一笑道:”原來是一派掌門人,怪不得口氣託大。”

역효군은 냉랭하게 한번 미소짓더니 말했다.

"어쩐지 말투가 그렇더라니​ 원래 일파의 장문인이구료."

倏然把隨一沉,厲聲道:“不論你是誰,順我者生,逆我者死,誰要擋阻我,本公子的寶劍可認不得人。”

문득 생각에 잠기더니 근엄하게 말했다.

"당신이 누군이든지 간에 내 말을 따르면 살 것이요 거역하면 죽을 것이오. 누가 나를 막으려 해도 본 공자의 보검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다오."

小玉見公子已與對方鬧翻,錚地將短劍撤出,舉劍齊眉,擺開了一個架式。祁連山主與韓三公俱是行家,一見這架式,心頭不覺一懍,立時暗暗提功戒備。

소옥은 공자가 이미 상대와 관계가 틀어진 것을 보자 쩡, 하고 단검을 뽑아 눈썹 높이로 들어올려 자세를 취했다. 기련산주와 한삼공은 모두 대가들이라 그 자세를 한번 보자 가슴이 절로 서늘해짐을 느끼고 즉시 암암리에 공력을 끌어올리고 경계했다.  

再說車內的杜君平自吃下藥中王的丹藥後,驀覺一陣噁心,趕緊伸頭車外,哇哇一陣狂吐,吐出許多白色涎沫,腥臭撲鼻,甚是難聞,吐完之後,從水囊倒出水來漱了漱口,胸懷頓覺一寬,暗中提氣一試,竟然可以運轉,當下也不言語,竟自暗暗運氣調息,二個週天以後,已是大致復原。

마차 안의 두군평은 약중왕의 단약을 먹은 후 갑자기 구역질이 나는 것을 느끼고 서둘러 머리를 마차 밖으로 내밀어 웩웩, 하고 한 바탕 토했다. 많은 흰색 침과 거품을 토해냈는데 비린내가 코를 찌르는 것이 냄새가 몹시 좋지 않았다. 다 토하고 나서 물주머니의 물로 입 안을 헹구어내자 가슴 속이 한결 후련해졌다. 암중으로 진기를 한번 끌어올려보니 뜻밖에 진기가 돌아가는 것이었다. 즉시 말없이 암암리에 운기조식하여 이주천(二週天)하고나자 이미 거의 원래대로 회복되었다.

此時正值車輛停下,一陣劇烈震盪,將他驚醒,偷眼往外一看,易曉君正自施展煞手,搏殺那批玄衣人,所用劍法,與任長鯨竟然一模一樣,心中不覺暗暗點頭,他此時功力已復,樂得坐山觀虎鬥,是以仍然坐在車內靜觀變化,及至小玉擺出這副架式,心頭不覺大為震驚,當年杜飛卿號稱神劍,對劍術上有獨到功夫,杜君平承襲乃父遺教,對劍術已有深湛造詣,自然—眼便可看得出來,這種上乘劍式,出自一個十四五歲小僮手上,怎會不令人震驚?

이때가 바로 마차가 멈추어 섰을 때였다. 일진의 극렬한 흔들림이 그를 놀라서 깨어나게 했다. 살그머니 밖을 내다보니 역효군이 막 살수를 전개하여 현의인 무리를 쳐죽이고 있었다. 그가 사용하는 검법이 놀랍게도 임장경과 한 가지로 똑같아서 암중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때 공력을 회복했으나 마치 산에 앉아 두 마리 호랑이가 싸우는 것을 구경하듯 지켜보기로 했다. 그래서 여전히 마차 안에 앉아서 변화를 관찰했다.

소옥이 자세를 취하는 데에 이르러서는 마음 속에 자기도 모르게 크게 놀랐다. 당시 두비경이 신검으로 불릴 때 검술 상에서는 독보적인 경지였다. 두군평은 선친의 가르침을 물려받아 검술에서는 이미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어서 자연히 한 눈에 알아볼 수가 있었는데 이러한 상승검식이 일개 십사오 세의 소동의 손에서 펼쳐지니 어찌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겠는가?

正當雙方劍拔弩張之際,車把式突然將繩一帶,將車折轉,猛加兩鞭,雙馬負痛,長嘶一聲,縱蹄亂發,往前疾奔。

쌍방이 검을 뽑아든 긴장된 바로 그 순간 마부가 돌연 말고삐를 당겨 마차를 꺾어서 돌리더니 맹렬하게 두번 채찍을 가하자 두 마리 말은 고통에 겨워 길게 울음소리를 내더니 말굽소리를 어지럽게 내면서 앞을 향해 질풍같이 달려갔다. 

杜君平知道車把式不懷好意,但他功力已復,哪把他放在心上,任由他載著,疾奔了一程,已來到一處三岔路口,車把式突然將車一轉,徑往另一條岔路奔去。

두군평은 마부가 호의를 품지 않았음을 알았다. 다만 그는 공력이 이미 회복되었기에 아무것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를 태우고 마음대로 길을 달려가더니 어느 세갈래 길에 이르렀다. 마부는 돌연 마차를 돌려 한 갈래의 길로 내달렸다. 

突然,來路一騎紅馬,載著一位紅衣姑娘,迎面奔來,雙方相距約有二丈遠近,車把式猛地把馬一勒。就在車轅上躬身道:“小的王三,參見姑娘。”

돌연 한 마리의 홍마가 길을 달려 오는데 한 명의 홍의낭자를 태우고 있었다. 정면으로 달려와 쌍방이 서로 약 이 장쯤 거리로 가까워지자 마부가 말고삐를 잡아당겼다. 마부석에 앉은 채로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소인 왕삼(王三), 낭자를 뵈옵니다." 

紅衣姑娘對他打量了一眼道:“你是哪壇的弟子?”

홍의낭자는 그를 한번 훑어보더니 말했다.

"너는 어느 단의 제자냐?" 

王三躬身道:“江口分舵。”

왕삼이 허리를 굽힌 채로 말했다.

"강구분타(江口分舵)입니다." 

杜君平由簾內往外一看,來人竟是蠍娘子。暗道:原來她也來了這裡。

두군평은 발 안에서 밖을 한번 내다보았다. 달려 온 사람이 갈랑자임을 보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원래 그녀가 이곳에 왔구나.'

蠍娘子一指車簾道:“裡面載著什麼人?”

갈랑자는 마차의 발을 가리키며 말했다.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王三答道:“杜飛卿之子杜君平。”

왕삼이 대답했다.

"두비경의 아들 두군평입니다." 

蠍娘子大吃一驚道:“胡說,憑你也能將他拿住。”

갈랑자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헛소리. 네 까짓게 그를 잡았단 말이냐?" 

王三諂笑道:“這是屬下的運氣,他因中了百毒門主的無形之毒,失去功力,由一個錦衣公子護送,恰巧雇了屬下的車,剛才那錦衣公子在前面被韓三公截住,屬下便乘機溜脫,不知載去哪裡才好,姑娘來到,那是再好沒有了。”

왕삼이 비위를 맞추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속하가 운이 좋았습니다. 그는 백독문주의 무형지독에 당했기 때문에 공력을 잃었고, 한 명의 금의공자가 호송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속하의 마차를 고용했습니다. 지금 막 금의공자가 한삼공에게 가로 막히자 속하가 기회를 틈타 미꾸라지처럼 달아났습지요. 어디로 싣고 가야 할지 몰랐는데 낭자께서 오셨으니 더 없이 잘 되었습니다."

蠍娘子策馬前行道:“你把簾子掀開,讓我看看。”

갈랑자가 말을 채찍질하여 앞으로 가면서 말했다.

"내가 한번 살펴볼테니 발을 걷어보아라." 

王三依言將簾子一掀,果然杜君平垂目闔晴,盤坐車內。

왕삼이 그 말에 따라 주렴을 걷자 과연 두군평이 두 눈을 감은 채 마차 안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었다. 

蠍娘子雙手一按馬鞍,平空飛起,躍上了車轅,對著王三格格笑道:“王三你這次可是建了大大的一件功勞。”

갈랑자가 말안장을 두 손으로 누르며 솟구치더니 마부석에 뛰어올라 왕삼을 향해 깔깔, 웃으며 말했다.

"왕삼, 너는 이번에 정말 큰 공을 세웠구나."  

王三受寵若驚,趕緊立起身來,詎料,身形尚未挺直,蠍娘子的纖掌突地往下一落,正拍在死穴之上。半聲未哼,便行死去,蠍娘子一腳將他踢下車去,就勢一抖韁,車輪轉動,復又往前疾馳。

왕삼은 몸둘 바를 몰라 황급히 일어서려 했지만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신형을 미처 세우기도 전에 갈랑자의 가녀린 손이 갑자기 아래로 내려지더니 그대로 사혈을 찔러버리자 끙, 소리도 다 못내고 그대로 죽어버렸다. 갈랑자는 그를 마차 아래로 차버리고는 그대로 말고삐를 흔들었다. 마차가 구르기 시작하더니 원래대로 다시 앞을 향해 내달렸다.

杜君平看在眼裡,不禁莫名其妙,蠍娘子突然回過臉來,嫣然一笑道:“我打死王三,你一定很奇怪是不是?”

두군평은 두 눈으로 보고도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갈랑자가 돌연 이쪽으로 고개를 돌려 생긋 웃으며 말했다.

"내가 왕삼을 죽인 것이 몹시 이상하지요?" 

杜君平輕籲一口氣道:“這是你們自己的事,我管不著,也犯不上過問。”

두군평이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그것은 당신네들의 일이니 나는 상관하지도 끼어들지도 않겠소." 

蠍娘子斂去笑容,輕嘆一聲道:“你在陰風老怪家,賣了我一個人情,我現在還你一次,咱們兩下扯直,誰也不欠誰的。”頓了頓又道:“天地盟到處都是眼線,你功力未復,我就是讓你走,你也沒法走脫。”

갈랑자는 웃음을 거두며 가볍게 탄식하며 말해다.

"당신은 음풍노괴의 집에서 나한테 한번 인정을 베풀었고 내가 지금 한번 갚았으니 우리 두 사람은 누구도 누구에게 모자람없이 공평하게 되었어요." 

잠시 멈추었다 또 말했다.

"천지맹은 도처에 감시자를 두었는데 당신의 공력이 회복되지 않았으니 내가 당신을 놓아준다한들 당신은 달아날 수 없어요."   

杜君平笑了笑道:“這些事不勞姑娘擔心,在下自信還有辦法擺脫。”

두군평이 웃으며 말했다.

"그 일은 낭자의 걱정하지 않아도 되오. 저는 아직 벗어날 방법이 있다고 자신하오."

蠍娘子搖頭道:“不用倔強,救人便須救澈,我可不願你再落到旁人之手。”

갈랑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고집부릴 필요없어요. 사람을 구하려면 끝까지 철저하게 해야돼요. 나는 당신이 다시 다른 사람의 손에 떨어지기를 원하지 않아요."

杜君平微微一笑道:“姑娘準備將在下如何安排?”

두군평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저를 어떻게 안배하려 하시오?" 

蠍娘子沉忖有頃道:“我準備將你安頓在一處農家,然後去找解藥,為你解去身中之毒。”

갈랑자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저는 당신을 한 채의 농가에 안치하려 합니다. 그 연후에 당신의 몸에 있는 독을 풀어내기 위해 해약을 찾으러 가겠습니다." 

杜君平見她一臉誠摯,似乎不是虛假,不禁甚是奇異,隨道:“你我處在敵對地位,姑娘何故如此待我?”

두군평은 그녀의 진지한 표정이 마치 거짓이 아닌 듯 하여 기이함을 참지 못해 말했다.

"당신과 나는 적대하는 위치에 처해 있는데 낭자는 왜 이 같이 나를 대하시오?" 

蠍娘子幽幽一嘆道:“你乃是一位初出茅蘆的年輕人,你我談不上恩怨,我怎忍心讓你落入她們之手。”

갈랑자는 깊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당신은 원래 이제 갓 집을 나선 나이 어린 사람이니 나와 당신은 은원을 말할 수 없어요. 내가 왜 모질게 당신을 그녀의 손에 떨어지게 내버려두겠어요?"

杜君平又道:“她們必欲得我而甘心,姑娘擒往我正是大大一件功勞,何苦要甘冒不韙,令師知道了,可不是好玩的。”

두군평이 또 말했다.

"낭자가 나를 붙잡으면 그야말로 크나큰 공로이니 그녀들이 필시 달가워 할 것이오. 영사가 알면 재미없을 텐데 무엇이 아쉬워서 비난 받을 것을 감수하시오?"  

蠍娘子狠狠瞪了他一眼道:“人家心裡煩都煩死了,這還有心說俏皮話。”

갈랑자가 사납게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남은 번뇌에 죽을 지경인데 빈정댈 마음이 있어요?"

杜君平正容道:“我說的是實話,勸你還是走吧,在下功力雖失,御車還能辦得到。”

두군평이 표정을 바로 하고 말했다.

"나는 사실 그대로 말한 것이오. 제가 공력을 비록 잃었지만 마차를 몰 수는 있으니 나는 여전히 당신이 떠나기를 권하는 바이오. ." 

他嘴裡與她搭訕,心裡卻在暗暗盤算,覺得人家既然救了自己,似乎不該讓她為難才是。

그는 입으로는 일부러 그녀와 말을 하면서 마음 속으로 몰래 따져보았는데 다른 사람이 자기를 구했다고 한다면 그녀가 난처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느꼈다. 

而蠍娘子杜珍娘此刻的心情,極是矛盾,自己也不知怎的會對這少年,動了憐愛之心,想到自己此行責任重大,勢又不能為了他而耽誤自己的行程。

갈랑자 두진랑의 이때의 심정은 극히 모순적이었다. 자기도 이 소년에 대해 어떻게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나게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자기의 이같은 행동은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정세 또한 그를 위해서 자기의 노정을 그르치게 할 수도 없었다.

杜君平見她沉吟不語,復又道:“聽說江南分壇近日召請各派於金陵聚會,姑娘怎會有空來到這裡?”

두군평은 그녀가 침음하며 말이 없는 것을 보자 또 다시 말했다.

"듣기로 강남분단이 근일 각파를 금릉에서 있을 회의에 초청했다 하던데 낭자는 어찌 이곳에 올 틈이 있었소?"

蠍娘子甚感詫異道:“你怎麼也知此事?”

갈랑자가 몹시 의아해하며 말했다.

"당신이 그 일을 어떻게 알지요?" 

杜君平不便說出易曉君,隨口答道:“此是祁連山主說的,料不會​​假。”

두군평은 역효군에 대해 말을 꺼내기가 불편하여 나오는대로 대답했다.

"그것은 기련산주가 말한 것이니 거짓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오." 

蠍娘子深信不疑道:“已經改期了。”

갈랑자가 믿어 의심치 않고 말했다.

"이미 날짜가 바뀌었어요." 

杜君平奇道:“為何要改期?”

두군평이 뜻밖이라 물었다.

"무엇 때문에 날짜가 바뀌었소?"  

蠍娘子欲言又止,想了想道:“說給你聽也不要緊,只因陰風老怪已落到我們手裡了?”

갈랑자가 말을 하려다 그만두고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당신이 들어도 중요하지 않으니 말해 주겠어요. 음풍노괴가 이미 우리들의 손안에 떨어졌기 때문이에요." 

杜君平大吃一驚道:“當真陰風老怪落到你們手裡了?”

두군평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정말 음풍노괴가 당신들의 손에 떨어졌소?" 

蠍娘子從懷裡取出一封書信,在他面前一晃道:“這是他的親筆書信,總假不了吧。”

갈랑자가 품 속에서 한 통의 서신을 꺼내더니 그의 면전에 대고 흔들며 말했다.

"이것은 그의 친필서신이에요. 거짓이 아니라구요." 

杜君平愈覺不解道:“你們要他的書信何用?”

두군평은 점점 이해할 수 없어 말해다.

"당신들은 그의 서신을 어디에 쓰려는 것이오?"

蠍娘子神秘一笑道:“他已供出好友藥中王聞人可的住址,並寫了這封書簡,我正要去見那藥中王呢。”

갈랑자가 신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친한 친구 약중왕 문인가가 있는 곳을 털어놓았어요. 게다가 이 서신도 썼지요. 나는 바로 가서 약중왕을 만날 거에요" 

杜君平久就聞知天地盟正在四處尋找藥中王,只是不知為什麼要尋他,不覺心裡一動。

두군평은 오래전부터 천지맹이 도처에서 약중왕을 찾아왔음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단지 무엇 때문에 그를 찾는지 모를 뿐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였다.

蠍娘子似是突然想起了什麼,格格笑道:“我真是急糊塗了,我此來原是尋找藥中王,正好順便把你帶去,如若找到了他,就便請他為你把毒解去。”

갈랑자 돌연 무엇을 떠올렸는지 깔깔, 웃으며 말했다.

"나는 정말 멍청하군. 나는 원래 약중왕을 찾아 이곳에 왔으니 당신을 데려가서 만약 그를 찾아내면 그에게 당신을 해독시켜 달라고 부탁해야겠어요."

杜君平搖頭道:“此毒乃是百毒門主所下,只怕旁人無法解得。”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독은 원래 백독문주가 쓴 것으로 다른 사람은 제거할 방법이 없을 것이오." 

蠍娘子笑道:“你真把藥中王小看了,當今武林之中,最擅用毒之人,當數百毒門主,而他的唯一剋星,便是藥中王聞人可,不然我們也不會千方百計尋找他了。”

갈랑자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정말 약중왕을 무시하시는군요. 당금 무림에 독을 가장 잘 다루는 사람으로 당연히 백독문주를 꼽겠지만 그의 유일한 극성(極性)이 바로 약중왕인 문인가예요. 그렇지 않다면 그들이 백방으로 찾을 리가 없지요." 

說到這裡,自覺自己話說得太多,倏然住口不言。

여기까지 말하더니 자기가 너무 많은 말을 했다고 느꼈는지 갑자기 입을 다물고 말하지 않았다. 

杜君平此刻心裡已略略明白了一點,略忖:藥中王明明已進入江湖,哪裡尋得著,隨道:“此去藥中王的家還有多遠?”

두군평은 이때 이미 조금은 분명히 알게 되어 곰곰히 생각했다.

'약중왕은 분명히 강호에 들어왔는데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곧 말을 꺼냈다.

"여기서 약중왕의 집이 아직도 머오?"

蠍娘子道:“據陰風老怪說,他是住在一處種滿草藥的山谷之內,離此約摸有一兩天的路程。”

갈랑자가 말했다.

"음풍노괴의 말에 의하면 그는 어느 약초가 가득한 산골짜기 안에 산다고 해요. 거리는 약 하루이틀 가야할 거예요."  

杜君平道:“萬一此人性情淡泊,不願出山又當如何?”

두군평이 말했다.

"만일 그 사람의 천성이 담백하여 출산(出山)하기를 원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참이오?" 

蠍娘子笑道:“你真是聽評書掉淚,替古人擔憂,我只是奉命送信,去不去是他的事,他要是不管老友的性命,盡可以不去。”

갈랑자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정말 별걱정 다하시는군요. 나는 단지 명을 받들어 서신을 전달할 뿐이니 가고 안가고는 그의 일이지요. 그가 오랜 친구의 목숨이 달린 일을 상관하지 않는다면 가지 않아도 되겠지요."

杜君平暗暗哼了一聲道:“原來她們竟以陰風老怪的性命脅迫藥中王。”

두군평은 속으로 흥, 하며 말했다.

"원래 그녀들은 음풍노괴의 목숨으로 약중왕을 협박하려는 것이군." 

蠍娘子見杜君平並不反對去藥中王的秘谷,心中甚是喜悅,一路之上對他照顧十分周到體貼,杜君平故作功力未復,任由她擺佈。

갈랑자는 두군평이 결코 약중왕이 있는 비곡(秘谷)으로 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자 속으로 매우 기뻤다. 가는 길에 그를 염려하여 십분 세심하고 자상하게 보살폈다. 두군평은 일부러 공력을 잃고 회복이 안된 척하며 그녀가 하는 대로 내버려두었다. 

這天已行至陰風老怪所說的秘谷,蠍娘子將車直行進谷小去,果見滿坑滿谷,盡是奇花異草,風景極是幽美。

이날 음풍노괴가 말한 비곡에 이르자 갈랑자는 좁은 길로 마차를 몰아 곧장 골짜기 안으로 들어갔다. 과연 기화이초가 여기저기 꽉 들어차 있고 풍경이 극히 조용하면서 아름다웠다.

靠著山腳,一排建了幾棟精舍,一位手扶竹杖的道裝老者,緩緩由內行了出來,見蠍娘子駕著馬車行入,臉上倏現驚容,高聲道:“來客請止步,切莫讓馬兒吃了谷內的花草。”

산기슭에 다가가자 한 줄로 세워진 몇 채의 정사(精舍)가 있고 도사복을 입은 한 명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은 채 천천히 안에서 걸어나오다가 갈랑자의 마차가 들어서는 것을 보고 얼굴에 한 가닥 놀란 빛을 띠우며 소리 높여 말했다.

"오시는 손님은 멈추시오. 곡 안의 화초를 말이 절대 먹지 못하게 하시오." 

蠍娘子跳下車來,先行將馬拴住,這才上前問道:“藥中王聞人可大俠在家嗎?”

갈랑자는 마차에서 뛰어내리더니 먼저 말을 묶어둔 다음 앞으로 나아가 물었다.

"약중왕 문인가대협 댁입니까?"  

道裝老者對她上下打量了一眼道:“家師出外採藥已近五年沒回來了,姑娘尋他老人家何事?”

도사복을 입은 노인이 그녀의 위아래를 한번 훑어보더니 말했다. 

"가사께서는 약을 캐러 나가시어 오 년 가까이 돌아오시지 않고 계시오. 낭자는 그 어르신을 무슨 일로 찾으시오?"

蠍娘子從懷中取出陰風老怪的書柬道:“這裡有他老友赫連前輩的信件一封,道長看過便知道了。”

갈랑자는 품 속에서 음풍노괴의 서한을 꺼내더니 말했다.

"여기 그분의 옛친구 혁련선배의 편지가 있어요. 도장께서 보시면 아실 거예요."  

道裝老者側身一讓道:“姑娘請裡面坐。”

도사복을 입은 노인은 몸을 비켜주며 말했다.

"낭자는 안으로 들어가십시다." 

蠍娘子又道:“有一位敝友身中奇毒,以致功力全失,順便前來求醫,可以讓他進來嗎。”

갈랑자가 또 말했다.

"기독에 당하여 공력을 모두 잃은 제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 이리 오는 김에 명의를 찾아 치료를 받으려는데 그가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道裝老者微微笑道:“自然可以,請他一道進來吧。”

도사복을 입은 노인이 미미하게 웃더니 말했다.

"당연히 되오. 그를 이쪽으로 데려오시오." 

蠍娘子疾行至車前,將杜君平扶了下來,一路攙扶著行至草堂。

갈랑자는 재빨리 마차 앞으로 가서 두군평을 부축하여 내리더니 그 길로 초당(草堂)까지 부축해갔다. 

道裝老者冷眼旁觀,見杜君平雖極力裝作較弱疲憊之態,但雙目神光充足,絕不似中毒之人,不由暗暗點頭,把兩人讓至草堂坐下,一個垂髻小僮送上香茗。

도사복을 입은 노인은 냉정하게 옆에서 관찰하니 두군평이 비록 힘이 없고 피곤한 체하는 모습이지만 두 눈에 신광이 충만하여 절대 중독된 사람 같지가 않았다. 자기도 모르게 암중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 사람을 초당으로 가서 앉도록 했다. 한 명의 변발을 땋아내린 소동이 향차를 내어왔다.

道裝老者緩緩拆開書信看了一遍道:“家師數年未回,不知行止何處,只怕無法應命了。”

도사복의 노인은 천천히 서신을 뜯어 쭈욱 살펴보더니 말했다.

"가사께서 수 년간 돌아오지 않으시니 어디에 가계신지도 알지 못하오. 명을 따를 수 없을 것 같소."

杜珍娘沉思有頃道:“道長既已得傳令師衣缽,那就請道長一趟吧!”

두진랑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도장은 이미 영사의 의발을 전해받았으니 도장께서 한번 걸음을 하시지요?"

道裝老者搖頭道:“貴盟請家師前去,並未說明何事,老朽未奉師命,豈可冒失前去。”

도사복의 노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귀 맹은 가사께서 가시기를 청했는데 결코 무슨 일인지 설명하지 않았소. 늙은이가 스승의 명을 받지 않고 어찌 경솔하게 가겠소?"

杜珍娘笑道:“自然是有關醫藥之事,道長乃是聞人可前輩的首徒,代理他前去又何妨。”

두진랑이 웃으며 말했다.

"자연 치료와 약에 관련한 일이지요. 도장은 원래 문인가 선배님의 수제자시니 그분을 대신하여 가시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道裝老者點點頭道:“此事容再商量。”轉臉對杜君平看了一眼道:“此位患的是什麼病?”

도사복의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은 다시 상의합시다." 

고개를 돌려 두군평을 흘낏 쳐다보고 말했다.

"이 분은 무슨 병이 나신 것이오?" 

杜珍娘道:“他中了百毒門主的無形之毒,失去了功力,請道長慈悲為他解去體內之毒。”

두진랑이 말했다.

"그는 백독문주의 무형지독을 맞아서 공력을 잃었어요. 도장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그를 위해 몸 속의 독을 풀어주세요." 

遭裝老者緩步行近杜君平,替他切脈道:“待老朽看看脈象。”隨用三個指頭搭上脈門。

도사복의 노인은 느릿한 걸음으로 두군평에게 다가가서 그를 진맥하며 말했다.

"늙은이가 맥의 상태를 살펴볼 테니 기다리시오." 

곧 세 손가락을 맥문에 올려놓았다. 

杜君平心裡一急,急用傳音道:“兄弟身中之毒,已蒙聞人可前輩解去,現已不礙事了。”

두군평은 다급해져서 급히 전음으로 말했다.

"형제의 몸에 있는 독은 이미 문인가 선배님의 도움을 입어 풀어버려서 지금은 아무런 불편이 없습니다." 

道裝老者臉上微現驚訝之色,亦用傳音道:“少俠何時見著了家師?”

도사복의 노인은 얼굴에 약간 의아한 기색을 나타내더니 역시 전음으로 말했다.

"소협은 언제 가사를 뵈었소?"

杜君平仍用傳音道:“在金陵曾見過一次,昨天是第二次。”

두군평이 여전히 전음으로 말했다.

"금릉에 있을 때 한번 뵈었고 어제가 두번째였습니다."

道裝老者點了點頭,立起身來,長吁一口氣道:“老朽急切之間,尚無法查出所中何毒,暫時不能用藥。”

도사복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서서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늙은이가 황급하여 어떤 독에 당했는지 조차 알아내지 못했으니 잠시 동안은 약을 쓸 수 없네." 

蠍娘子對百毒門主使毒之能,素所敬服,當下深信不疑。遲疑了一會道:“本盟限期甚迫,道長能否今晚便起程上路?”

갈랑자는 백독문주의 독을 쓰는 능력에 대해 본래 감탄하던 터라 믿어의심치 않았다.

한동안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본 맹이 정한 기한이 촉박합니다. 도장께서는 오늘 밤 길을 나서실 수 있을까요?"

道裝老者哈哈笑道:“老朽去與不去,此刻尚在兩者之間,哪能說走就走。”

도사복의 노인은 하하, 웃더니 말했다.

"늙은이가 가고 안가고는 지금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는데 출발하려면 출발하든지라고 어디 말할 수 있겠소." 

蠍娘子麵色一沉,冷峻地道:“道長應該想到,陰風老怪的命運只有三天的期限了。”

갈랑자의 안색이 굳어지더니 냉혹하게 말했다.

"도장께서는 음풍노괴의 운명은 단지 삼일의 기한 밖에 없음을 생각해주셔야 합니다."

道裝老者色變道:“這樣說來貴盟是以赫連前輩的性命來脅迫老朽了?”

도사복의 노인은 얼굴빛이 변하더니 말했다.

"귀 맹은 혁련선배의 목숨으로 늙은이를 협박하겠다는 말이오?" 

蠍娘子冷笑道:“道長要這般說亦無不可。”

갈랑자가 냉소하며 말했다.

"도장께서 그렇게 말씀하셔도 어쩔 수 없지요."

道裝老者朗聲笑道:“我師徒以仁術濟世,與人無爭,既無求於人,也不受任何人脅迫。”

도사복의 노인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사도(師徒)는 인술(仁術)로 세상을 구하면서 남과 다투지 않고 남에게 부탁하지도 않았으며 어떤 사람의 협박도 받지 않았소."

蠍娘子仰面冷冷道:“看來道長是不肯去的了?”

갈랑자가 고개를 쳐들며 냉랭하게 말했다.

"보아하니 도장께서는 가기를 원치 않으시군요?" 

道裝老者徐徐道:“老朽學的是醫術,替人醫病,原無不可,要老朽加盟天地盟,那是無論如何辦不到。”

도사복의 노인은 서서히 말했다.

"늙은이가 배운 것은 의술이며 남의 병을 치료하는 것이니 못할 것도 없소. 늙은이에게 천지맹에 가맹하라고 하면 어찌되었던 간에 할 수 없소."

蠍娘子格格笑道:“道長誤會本盟的意思了,小女來此,乃是奉命迎接聞人可前輩前去醫治一個病人,並無強迫加盟之意,聞人可前輩雲遊未回,只有懇求道長前去。 ”

갈랑자가 깔깔, 웃더니 말했다.

"도장께선 본 맹의 의도를 오해 오해하셨습니다. 소녀가 이곳에 온 것은 문인가 선배님께서 모시고 가서 환자 한 명을 치료하시도록 하라는 명을 받은 것이지 결코 가맹을 강요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문인가 노선배님이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으니 도장께서 가주십사 간청하는 것입니다."

道裝老者面色稍變道:“既是這般說,事情還有個商量。”

도사복의 노인의 안색이 조금 변하더니 말했다.

"그런 말이라면 좀 상의를 해보아야겠군." 

蠍娘子緊接著道:“病人病況甚是危殆,咱們何時起程?”

갈랑자가 바로 이어서 말했다.

"환자의 병세가 매우 위태롭습니다. 언제 출발할까요?" 

道裝老者沉忖有頃道:“今日已晚,咱們明天去吧,即令答應與你同去,老朽也得將谷內這事稍作安排。”

도사복의 노인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오늘은 이미 늦었으니 내일 갑시다. 설령 당신과 함께 간다고 승낙하더라도 늙은이는 곡 안에 약간의 안배를 해두어야 하오." 

蠍娘子見他已允前去,心中甚喜,又問道:“我可以問道長的姓氏嗎?”

갈랑자는 그가 이미 가기로 승낙한 것을 보고 속으로 매우 기뻤다. 

또 다시 물었다.

"도장의 성씨를 여쭈어볼 수 있을까요?"  

道裝老者道:“老朽法號雲夢山人,姓名早已不用了。”

도사복의 노인이 말했다.

"늙은이의 법호는 운몽산인(雲夢山人)이오. 성명은 일찌감치 쓰지 않고 있소." 

隨吩咐待立一旁的青衣童子道:“二位客人須在本谷歇息,去把客房收拾好。”又對杜君平道:“這位杜兄就在老朽的書房委曲一下吧,晚間再為你看看脈象,對這種無形之毒,老朽實在沒有把握。”

곧 한 쪽에 시립하고 있는 청의동자에게 분부하며 말했다.

"두 분 손님은 본 곡에서 쉬셔야 하니 가서 객방을 잘 치우거라."

또 두군평에게 말했다.

"이 분 두형은 늙은이의 서재로 데려가서 저녁때 다시 맥을 짚어보아야겠소. 이런 종류의 무형지독은 늙은이가 사실 자신이 없소."

隨起身道:“二位寬坐片刻,老朽去後面安捧安排。”舉步往後行去。

이어 몸을 일으키더니 말했다.

"두 분은 잠시 앉아계시오. 늙은이는 뒤쪽에 가서 안배를 하겠소." 

걸음을 옮겨 뒤쪽으로 걸어갔다. 

蠍娘子原以為一見藥中王,便可藥到病除,將杜君平身上之毒解去,哪料雲夢山人竟然束手無策。

갈랑자는 원래 약중왕을 만나면 두군평의 몸에 있는 독을 해소될 것이라 여겼는데 운몽산인이 뜻밖에 속수무책일 줄이야.

杜君平故作無可奈何地道:“這裡倒是僻靜得很,如果雲夢山人答應的話,我準備就在本谷借住幾天。”

두군평이 어쩔 도리가 없다는 척하며 말했다.

"이곳은 몹시 후미진 곳이니 만약 운몽산인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골짜기에서 며칠 있으려 하오." 

蠍娘子嘆一口氣道:“我這次甘冒背叛師命之險,將你載來本谷,自然是希望你功力能夠恢復,你別辜負了姐姐這番苦心。”

갈랑자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이번에 사부님의 명을 거스르는 위험을 감수하며 당신을 이 골짜기에에 데리고 온 것은 당연히 당신 공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는데 당신은 이 누이의 고심(苦心)을 저버리지 마세요."

杜君平謝道:“姑娘此番援手之情,在下十分感謝。”

두군평이 감사하며 말했다.

"낭자께서 이번에 도와주신 정은 제가 십분 감사드리오." 

蠍娘子幽怨地望了他一眼道:“誰稀罕你感激來著。”

갈랑자가 원망어린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이 감격하는 것을 누가 신경이나 쓴대요?"

杜君平不覺一怔,他乃是極其聰明之人,略一思忖,頓時省悟,微微笑道:“姑娘固是施恩忘報,在下身受之人,哪得不銘記在心。”

두군평이 자기도 모르게 멍해졌다. 그는 원래 극히 총명했기에 잠시 생각하자 이내 깨닫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나는 낭자가 베풀어주신 은혜를 입은 몸이니 마음에 새겨두고 잊지 않으리다."

蠍娘子哼了一聲道:“你心中念念不忘的,只有厲若花,哪會把我這種人放在心上。”

갈랑자가 흥, 하더니 말했다.

"당신이 마음에 두고 한 시도 잊지 못하는 것은 여약화 뿐이겠죠. 무슨 나같은 사람을 마음에 두겠어요?"

杜君平不悅道:“你怎的無緣無故把厲若花扯上了?”

두군평은 불쾌한듯 말했다.

"당신은 왜 아무런 이유없이 여약화를 험담하시오?" 

蠍娘子冷笑道:“不用故意裝蒜,厲陰平早已將你視作乘龍快婿,並有意將九洲鏢行交你掌理,這事連本盟都已知道了。”

갈랑자가 냉소하며 말했다.

"일부러 시치미 떼지 마세요. 여음평은 일찌감치 당신을 훌륭한 사위로 보고있고 게다가 구주표항을 당신에게 맡기려 한다는 것은 본 맹에서도 모두가 이미 알고 있어요."

杜君平心中暗笑,故意嘔她道:“我不否認他有這個意思,不過在下此刻已成廢人,只怕他要打消此意了。”

두군평은 속으로 웃으며 고의로 그녀를 화나게 하는말을 했다.

"나는 그에게 그런 의도가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소. 그러나 내가 지금 폐인이 되었으니 그는 그런 생각을 단념할 것 같소."

蠍娘子冷峻地道:“原來果有此事,現在我倒有些後悔將你帶來這裡呢。”

갈랑자가 냉준하게 말했다.

"원래 과연 그런 일이 있었군요. 지금 나는 당신을 이곳으로 데려온 것을 조금 후회하게 되었어요." 

杜君平故作不解地道:“這又為何?”

두군평이 이해가 안되는 체하며 말했다.

"그건 또 왜 그렇소?" 

蠍娘子哼了一聲道:“我應該將你押解去天地盟,一則可以為本盟建一項大功,再則我要讓她失去眼看就可得到的一切。”

갈랑자가 흥, 하며 말했다.

"나는 응당 당신을 천지맹으로 압송해야 했어요. 첫째로는 본 맹을 위해 한 번 큰 공을 세울 수 있고 그다음으로 나는 그녀가 얻었던 모든 것을 잃도록 하겠어요."

頓了頓又道:“或者讓你淪為一個普通的人,永遠無法練武,這樣便不會再有人為你神魂顛倒,為你幹冒生命之危。”

잠시 멈추었다 또 말했다.

"혹은 당신이 한 명의 보통 사람이 되도록 해서 영원히 무공을 연마할 수 없게 하겠어요. 이러면 다시는 당신에게 반하는 사람도, 당신을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도 없겠지요."

杜君平長吁一口氣道:“你為何如此恨我呢?”

두군평이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당신은 어찌하여 이토록 나를 원망하는 것이오?" 

蠍娘子冷笑道:“本姑娘生性就是如此,我得不到的,別人也別想得到。”

갈랑자가 냉소하며 말했다.

"본 낭자는 천성이 이래요. 내가 얻을 수 없는 것은 다른 사람도 얻을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해요." 

冷哼一聲又道:“我這蠍娘子的外號就是這樣來的。”

차갑게 흥, 하더니 또 말했다.

"나 갈랑자의 외호가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죠." 

杜君平不禁毛骨悚然,覺出此女的心腸,當真是毒如蛇蠍,頓時一腔怒火直衝上來,真想舉手一掌將她震斃。當他手掌緩緩舉起之時,突又覺出不妥,暗忖道:“小不忍亂大謀,若此刻將她一掌震斃,於事不僅毫無裨益,反倒失去一個探聽天地盟內幕的機會。” 

두군평은 모골이 송연해지는 것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 여자의 마음씨는 실로 독하기가 사갈과도 같음을 느끼게 되었다. 순간 가슴 속에 노화가 치밀어올라 일장으로 그녀를 쳐죽이고 싶었다. 그의 손이 서서히 올라가다 갑자기 부적절하다고 느껴 속으로 생각했다.

'작은 것을 참지 못하면 큰 일을 망친다. 만약 지금 그녀를 일장으로 쳐죽이면 일에 조금도 도움이 안될 뿐 아니라 반대로 천지맹의 내막을 엿볼 기회를 잃게된다.'

就在這時,雲夢山人緩緩由後踱了出來,徐徐言道:“行期實在太倉促,老朽一時之間只怕難以為杜少俠解毒,我看這樣吧,不如就讓杜少俠留在本谷,待老朽金陵回來後,再為他解毒如何?”

바로 이때 운몽산인이 느릿느릿 뒤에서 걸어나오더니 서서히 입을 열었다.

"출발 날짜가 확실히 매우 촉박하오. 늙은이가 짧은 시간내 두소협을 해독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소. 내가 보아하니 두소협을 본 곡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낫겠소. 늙은이가 금릉에서 돌아와서 다시 해독을 하면 어떻겠소?"

蠍娘子沉忖有頃道:“目前只好如此了,不過最好別讓他露面,萬一有其他的人前來,那就麻煩大了。”

갈랑자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지금으로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군요. 그러나 그가 얼굴을 내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만일 다른 사람이 오면 크게 귀찮아질 거예요." 

瞥了杜君平一眼又道:“平弟,你委曲幾天吧,姐姐一有空便會來看你的。”言下流露出一片關切之情。

두군평을 힐끔 쳐다보고 또 말했다.

"평제, 며칠만 참아요. 누이가 틈나면 당신을 보러 올테니." 

말 속에 무심코 한 조각 관심을 드러내었다.

杜君平默默不語,心中已然有了一個主意。

두군평은 묵묵히 말이 없었다. 마음 속에 이미 한 가지 생각이 있었다. 

雲夢山人又道:“老朽打算今晚便起程,早去早回,我實在放心不下谷內的這些花木。”

운몽산인이 또 말했다.

"늙은이는 오늘 밤 출발하여 빨리 갔다가 빨리 돌아올 생각이오. 나는 곡 안의 꽃과 나무가 실로 마음에 걸리는군."

蠍娘子起身道:“這樣再好不過,只是……”

갈랑자가 일어서더니 말했다.

"그러면 더이상 좋을 게 없지만 단지..."

雲夢山人知她說的是杜君平,接道:“老朽已為他預備了一間秘室,並留下了一瓶丹藥,十日之內,病況決不致有變化。”

운몽산인은 그녀가 두군평을 말하는 것임을 알고 곧 말했다.

"늙은이가 그를 위해 한 칸의 밀실을 준비했소. 거기다가 한 병의 단약을 남겨두었으니 십 일 이내에 병세가 아무런 변화가 결코 없을 것이오." 

蠍娘子突然變得十分溫婉,姍姍行近杜君平身旁,柔聲道:“你耐心等幾天,姐姐一經交差,我就會趕回來看你的。”

갈랑자가 돌연 매우 온화하게 변하더니 느릿느릿 두군평에게로 다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참고 며칠만 기다려요. 누이가 일단 보고하고 나면 서둘러 당신한테 돌아올테니까."

杜君平面無表情,緩緩道:“我此刻已成廢人,你們怎麼安排都行。”

두군평이 표정없는 얼굴로 느릿하게 말했다.

"나는 지금 이미 폐인이 되었소. 당신들이 어떻게 안배를 해도 좋소."

雲夢山人望瞭望天色,道:“天已不早,姑娘請上車吧,老朽替杜少俠稍作安排就來。”

운몽산인이 하늘빛을 바라보더니 말했다.

"늦었으니 낭자는 마차에 오르시오. 늙은이는 두소협에게 조금 안배를 하고 오겠소."

領著杜君平徑往靜室中去。蠍娘子望著杜君平的背影,欲言又止,身子一扭,急步往前行去。

두군평을 대리고 정실(靜室) 안으로 들어갔다. 갈랑자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뭔가 말을 하려다 말고 몸을 돌려 급히 앞으로 걸어갔다. 

約摸有頓飯時刻,雲夢山人領了一個身背藥囊的道童,行了出來,對蠍娘子道:“老朽為杜少俠服下鎮靜丸,讓他好好安眠一宿,咱們可以走了。”

약 밥 한 끼 먹을 시간이 되자 운몽산인은 등에 약자루를 짊어진 도동(道童)을 데리고 나와서 갈랑자에게 말했다.

"늙은이는 두소협에게 진정환(鎮靜丸​)을 먹이고 한숨 푹 자도록 했네. 우리는 이제 가세."

蠍娘子默然行入車廂,道童跳上車轅,車輪轉動,往谷外疾奔而去。

갈랑자는 말없이 마차 안으로 들어가고 도동이 마부석에 뛰어오르더니 마차를 몰고 곡 밖으로 달려갔다.  

蠍娘子順利請得云夢山人出谷,心中甚是得意,一路之上,不知不覺間,流露出一副頤指氣使之態,竟把雲夢山人視作俘虜囚犯,尚幸雲夢山人修為高深,全不在意,所帶的道童更是默默無言,一天說不上兩句話。

갈랑자는 순조롭게 운몽산인을 출곡시켜 속으로 매우 득의하였다. 가는 도중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운몽산인을 사로잡힌 범인으로 여기고 거만하게 부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다행히 운몽산인의 수양이 고결하여 모두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데리고 온 도동도 묵묵히 말이 없었는데 하룻 동안 두어 마디 말 밖에 하지 않았다.

不數日工夫,已進入金陵,蠍娘子命道童將車駛往江南分壇。

몇 일이 지나지 않아 금릉에 들어섰다. 갈랑자는 도동에게 명하여 마차를 강남분단으로 달리게 했다. 

道童照著她吩咐路線行駛,心中卻暗暗奇異,忖道:“莫非江南分壇又挪了地方?

他心中雖然所疑,卻依言把車趕到了郊外的一棟大宅之前,暗中細一察看,已然覺察這棟宅子戒備十分森嚴,與前番所見不大相同。

도동은 그녀가 가르쳐 준 길이 이상하여 속으로 몰래 중얼거렸다.

'혹시 강남분단이 또 다른 곳으로 옮겼나?'  

그는 속으로 비록 미심쩍었지만 그 말대로 마차를 서둘러 몰아 교외의 한 채의 큰 저택 앞에 도착했다. 몰래 자세히 살펴보니 이 저택은 경계가 십분 삼엄하고 이전에 본 것과는 크게 달라보인다는 것을 눈치챘다.

車才行近,立有兩個江湖漢子行了過來,蠍娘子暗暗作了一個手式,江湖漢子點頭會意往旁一​​閃,讓出路來。到達門前,蠍娘子興沖沖地跳下車來,拱手笑道:“敝上得知道長大駕光臨,十分欣慰,請裡面坐吧。”

마차가 가까이 다가가자 서 있던 두 명의 강호사내가 건너왔다. 갈랑자가 몰래 수신호를 보내자 강호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한 쪽으로 비켜서서 길을 내주었다. 문 앞에 도달하자 갈랑자는 신바람이 나서 마차에서 뛰어내리더니 공수하며 웃더니 말했다.

"저의 윗분께서 도장의 왕림을 아신다면 무척 기쁘고 안심이 되실 것입니다. 안으로 드시어 자리에 앉으시지요."

迎出一位黑袍老者,領著雲夢山人來到一間佈置得甚是華麗的客廳坐下。黑袍老者復又進入裡面,半晌方出來道:“敝上向來畏見陽光,意欲隔簾與道長說幾句話,道長萬勿介意。”

한 명의 흑포노인이 맞이하여 나오더니 운몽산인을 데리고 한 칸의 극히 화려하게 차려진 객청(客廳)에 도착하여 앉게했다. 흑포노인은 다시 또 안으로 들어가더니 한참 후에 나와서 말했다.

"저의 윗분께서는 본래부터 햇빛을 보기 두려워하시어 주렴을 사이에 두고 도장과 몇 마디 말씀 나누실 작정이시오. 도장께서는 개의치 말아주시오."

雲夢山人微微笑道:“豈敢,這又何妨。”

운몽산인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찌 감히. 괜찮소이다."

突地,簾內傳出一個陰沉的嗓音問道:“道長從令師學醫幾年了?”

갑자기 주렴 안에서 하나의 음침한 목소리로 묻는 말이 들려왔다.

"도장은 영사의 의술을 몇 년이나 배웠소?" 

雲夢山人略作思索道:“算來應廿餘年了。”

운몽산인이 약간 생각하더니 말했다.

"계산해보니 이십여 년이군요." 

簾內人又問道:“這般說來是帶藝從師了?”

주렴 안의 사람이 또 물었다.

"그 말대로라면 이전에 다른 문파의 출신이었다는 말이오?"

雲夢山人點頭道:“不錯,老朽原是扛湖一個普通武師,因在苗疆身中瘴毒,為家師所救,遂拜在他老人家門下學醫。”

운몽산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소. 늙은이는 원래 강호에 한 명의 보통 무사였소. 묘강에 있을 때 장독(瘴毒)에 걸렸다가 가사의 구원을 받았었소. 그래서 그 어르신을 스승으로 모시고 그의  문하에서 의술을 배웠소."

簾內又道:“你有多久沒見令師了?”

주렴 안에서 또 말했다.

"당신은 오랫동안 영사를 보지 못했소이까?" 

雲夢山人道:“已經五個年頭了。”

운몽산인이 말했다.

"이미 오 년째요."

簾內人又道:“這五年中與令師可有信息來往。”

주렴 안에서 또 말했다.

"그 오년 동안  영사와 소식을 주고 받은 것이 있으시오?"

雲夢山黯然搖搖頭道:“信息全無,看來是兇多吉少。”

운몽산인은 암연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무 소식도 없었소.  보아하니 흉다길소(兇多吉少)인것 같소."

簾內默然半晌又道:“本宅有一位病人,不知身俱何疾,敬煩道長施回春妙手,為我診治,若能痊癒,不惜任何代價酬謝。”

주렴 안에서 한참동안 조용하더니 또 말했다.

"이 집에 이름 모를 병을 앓고 있는 한 명의 환자가 있소. 삼가 도장께서 회춘묘수(回春妙手)의 의술을 베풀어 치료해주시오. 만약 병이 낫는 다면 어떤 댓가라도 아끼지 않고 사례하겠소."

雲夢山人徐徐道:“我師徒學醫,宗旨是救人,倒不望有何酬謝。”頓了頓又道:“老朽此番奉諭前來,乃是為家師略盡朋友之誼,前輩可否容我先見上一面。”

운몽산인이 서서히 말했다.

"우리 사도가 의술을 배운 목적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오. 어떤 사례를 바라지는 않소." 

멈추었다 또 말했다.

"늙은이가 이번에 영유를 받아 나선 것은 원래 가사를 위해  조금이나마 친구로서의 우의를 다하기 위함이오. 선배가 맞는지 내가 먼저 한번 만나보도록 해주시오."

簾內人森森笑道:“道長但請放心,病人一經痊癒,定必還你一個好好的陰風老怪。”

주렴 안의 사람이 오싹하게 웃더니 말했다.

"도장께선 안심하시오. 환자가 일단 병이 나으면 반드시 멀쩡한 음풍노괴를 돌려드리겠소." 

不容雲夢山人開口說話,復又吩咐道:“道長一路辛勞,且請去客房歇息,明天再看病吧。”吩咐已畢,簾內隨即寂然。

운몽산인이 입을 열어 말 못하도록 다시 곧바로 분부했다.

"도장께서 도중에 피곤하실테니 객방으로 모시어 쉬시게 하라. 내일 다시 환자를 보실 것이다." 

분부를 마치자 주렴 안은 즉시 조용해졌다.

黑袍老者上前拱手道:“道長請隨我來。”

흑포노인이 앞으로 나서며 공수하더니 말했다.

"도장께선 저를 따라 오시지요." 

領著二人來到了一間精舍之前道:“道長就在這里安歇,但請不要妄自行動,免生誤會。”

두 사람을 데리고 한 칸의 정사(精舍) 앞에 이르자 말했다.

"도장께선 이곳에서 편안히 쉬시되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함부로 행동하지 마시오."

雲夢山人點頭道:“老朽平日靜坐已慣,倒沒有出遊的習慣。”

운몽산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늙은이는 평소 조용히 좌식하는 것이 버릇이 되어 나다니는 습관은 없소이다." 

黑袍老者哈哈笑道:“那就再好沒有了。”拱了拱手,緩步行出房去。

흑포노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더할 나위 없이 잘됐구려." 

공손히 공수하더니 천천히 걸음을 옮겨 방을 나갔다. 

道童把藥囊卸下,安歇一旁。沒好氣地道:“這哪像請大夫看病,簡直是對待犯人。”

도동이 약자루를 내려놓고 한 쪽에서 기분이 안좋은 듯 말했다.

"이게 무슨 의원에게 병자 치료를 부탁하는 것입니까? 그야말로 범인을 대하듯 하는군요."

雲夢山人輕籲一口氣道:“咱們此來乃是拯救赫連前輩,行動受點限制那又何妨。”

운몽산인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우리는 혁련선배를 구해내러 이곳에 온 것이니 행동에 제약을 좀 받은들 또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道童道:“如果咱們無法把病人醫好,赫連前輩豈不是永不能自由了?” 

도동이 말했다.

"만약 우리가 병자를 잘 치료하지 못한다면 혁련 선배님은 영원히 풀려나지 못하는 것입니까?" 

雲夢山人朗聲一笑道:“不是為師誇口,只要病人有三寸氣在,便有辦法起死回生。”

운몽산인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사부가 허풍을 떠는 게 아니라 환자가 삼촌의 생기만 있어도 기사회생시킬 방법이 있느니라." 

道童又道:“徒儿知道師父祖承衣缽,不過世間事往往出人意料之外,若不是極其疑難之症,也不會想盡方法尋找師祖了。”

도동이 또 말했다.

"제자는 사부님께서 사조님의 의발을 이어받으신 줄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간의 일은 왕왕 사람의 예측을 벗어납니다. 만일 극히 고치기 어려운 병이 아니라면 온갖 방법을 다써가며 사조를 찾아내려 하지 않았겠지요."

雲夢山人捋著長須點頭道:“此話倒是不錯,不過咱們若然無法醫治,恐怕世間再無能夠醫治之人了。”

운몽산인이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 말도 틀리진 않다. 그러나 우리가 만약 치료하지 못한다면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 세간에 다시 없을 것이다."

道童此刻已把藥囊收拾好,挺直身子道:“他們此次以赫連前輩的性命為要挾,逼迫師父出山,以後會不會再有同樣的事件發生?”

도동은 이때 약주머니를 잘 손보고는 몸을 쭉 펴면서 말했다.

"그들이 이번에 혁련선배님의 목숨으로 협박하여 사부님을 출산(出山)토록 몰아세웠는데 이후에 다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雲夢山人冷笑道:“凡事可一不可再,為師此番出谷,純是看在師祖與赫連前輩的交情份上,嗣後不管他如何威迫利誘,為師均將置之不理。”

운몽산인이 냉소하며 말했다.

"모든 일은 한 번은 되지만 두 번은 안되는 것. 사부가 이번에 출곡한 것은 순전히 사조와 혁련선배님의 교정을 살핀 것이다. 이후에 그들의 어떠한 협박과 회유도 상관하지 않고 모두 내버려두고 거들떠보지 않을 것이다." 

兩師徒一向一答,談論了一會,道童突然改用傳音道:“道長可否料到他們為何一定要尋找聞人可前輩?”

두 사도(師徒)는 한 사람은 묻고 한 사람은 답하며 잠시 담론을 하다가 도동이 돌연 전음을 써서 말했다.

"도장께서는 그들이 무엇 때문에 문인가 선배님을꼭  찾아내려 했는지 짐작되시는 것이 있습니까?" 

雲夢山人略事沉時,亦用傳音道:“其中自有緣故,絕不是僅僅為了一個病人。”

운몽산인은 잠깐 침묵하다가 또 전음을 써서 말했다.

"그 가운데에는 자연 이유가 있겠으나 단지 한 명의 환자때문은 절대 아닐 걸세."

道童又道:“道長可曾想到應付之策?”

도동이 또 물었다.

"도장께서는 대응할 방법을 생각해두셨습니까?"  

雲夢山人搖搖頭道:“待明晨看了病人再隨機應變,此刻尚無法推斷他們為了什麼。”

운몽산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일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환자를 보고 다시 임기응변해야지 지금은 아직 그들이 무엇을 하려하는지 추단(推斷)할 수 없네."

道童復又高聲道:“看來病人只怕就是此間主人。”

도동이 원래대로 큰 소리로 말했다.

"보아하니 환자는 이 곳의 주인인 것 같습니다." 

雲夢山人接道:“不管病人是誰,只要咱們能有一點辦法,就盡一份的力量。”

운몽산인이 이어서 말했다.

"환자가 누구든 상관 않겠다. 약간의 방법이라도 있기만 하면 모든 힘을 다할 뿐이다."

說罷閉目閉眼,再不言語。

말을 하고는 눈을 감고 다시 말을 하지 않았다. 

一宿過去,次日黑袍老者親自來到客房,邀請雲夢山人前往後面看病。病人是位四十上下的精瘦漢子。雲夢山人先為他診了脈,再在病人全身摩撫了一遍,只覺病人皮骨粗糙,骨格平平,似是一個普通武師。

 하룻 밤이 지나고 다음 날 흑포노인이 친히 객방으로 와서 운몽산인을 데리고 후면으로 가서 환자를 보게 했다. 환자는 사십쯤 된 몹시 야윈 사내였다. 운몽산인은 먼저 그를 진맥하더니 다시 환자의 전신을 쭈욱 문지르고 쓰다듬었다. 환자의 피골(皮骨)이 거칠고 골격이 평이한 것이 마치 한 명의 보통 무사쯤으로 느껴졌다. 

黑袍老者在旁極其留意地看著,容他診察完畢,徐徐問道:“請問道長,他患的是什麼病?”

흑포노인은 옆에서 몹시 주의해서 보고있다가 그가 진찰을 끝내자 서서히 물었다.

"도장께 묻겠는데 그가 앓고 있는 것은 무슨 병이오?" 

雲夢山人神色凝重道:“並非是病,乃是中了一種極其厲害的毒。”

운몽산인이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결코 병이 아니오. 원래 일종의 극히 무서운 독에 당한 것이오."

黑袍老者故作吃驚地道:“中了什麼毒,可有辦法醫得?”

흑포노인이 놀란 척 하며 말했다.

"무슨 독에 당한 것이오? 치료할 방법은 있소?" 

雲夢山人搖頭道:“急切之間,還難判別,不過絕不止一種毒藥。”

운몽산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경황중이라 판별하기 어렵소. 그러나 절대 한 가지의 독약에 그치지는 않소." 

黑袍老者暗暗點頭,忖道:“果然名不虛傳。”當下又問道:“道長可能解得?”

흑포노인이 암암리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생각했다.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군.' 

즉시 또 물었다.

"도장께서 해독하실 수 있소?"

雲夢山人沉吟道:“此是數十種劇毒藥物混合而成,在體內相生相剋,已將人體內生機破損殆盡,要想解除談何容易。” 

운몽산인이 침음하더니 말했다.

"이것은 수십 가지 독물을 혼합하여 만든 것인데 체내에서 상생상극(相生相剋)하여 이미 인체내 생기가 손상되어 거의 남지 않았소. 독을 제거하는 것이 말처럼 어떻게 쉽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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