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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十七回 雲夢山人(운몽산인) 본문
第十七回 雲夢山人
黑袍老者嘆了一口氣道:“照此說來,那是沒有救了。”
흑포노인은 탄식을 하더니 말했다.
"그 말대로라면 구할 수 없겠구료."
黑袍老者又接著說道:“此人已終生無法練武,不過毒物之中,或許有一二種激發生機之物,雖然無法練武,但仍能繼續活下去。”
흑포노인은 다시 이어 말했다.
"이 사람은 이미 평생 무공을 연마할 수 없으나 독물 중에 혹시 생존의 기회를 격발시키는 것이 있다면 비록 무공을 연마할 수는 없어도 살아갈 수는 있을 것이오."
黑袍老者故作焦急之容道:“此人於本盟十分重要,務望道長施展回春妙手,為他解去體內之毒,本盟將不惜以任何代價酬謝。”
흑포노인이 초조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이 사람은 본 맹에 아주 중요하오. 반드시 도장께서 회춘묘수(回春妙手:뛰어난 의술)를 시전하여 주시길 바라오. 그가 체내의 독을 풀어버리기만 한다면 본 맹은 어떤 것도 아끼지 않고 댓가를 치르겠소."
雲夢山人苦笑搖搖頭道:“並非是老朽不盡力,委實是太難了。”
운몽산인이 고소를 띠며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결코 늙은이가 힘을 다하지 않는 것이 아니오. 확실히 어려운 것이오."
黑袍老者又道:“不知令師可能解得?”
흑포노인이 또 말했다.
"영사께선 능히 풀 수 있을지 모르잖소?"
雲夢山人仍然搖搖頭道:“家師雖然學貫天人,但此類毒物並非一種,且均具相生相剋之功,解去了—種,另一種立起作用,不僅救不了他,反倒加速其毒性發作。”
운몽산인이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가사께서 비록 배움이 하늘을 꿰뚫는 분이지만 이런 종류의 독물은 결코 한 가지가 아니라오. 모두 같이 상생상극하고 있어 한 가지 독을 풀면 다른 한 가지가 작용을 하게되어 그를 구하지 못할 뿐 아니라 반대로 그 독성을 가속화 시킨다오."
黑袍老者長嘆一聲道:“道長不能解,不知其他的人能解麼?”
흑포노인이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도장께서 해소시키지 못해도 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소?"
雲夢山人朗聲一笑道:“並非老朽無能,實是毒物種類太多,縱有解救之法,亦非一朝一夕之功,還得碰巧找幾種靈藥仙品。”
운몽산인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결코 늙은이가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독물의 종류가 다양하여 설령 풀어버릴 방법이 있다하더라도 하루 아침에 하루 저녁에 되는 것이 아니오. 몇 가지의 영약을 운좋게 얻을 수 있어야 하오."
黑袍老者大喜道:“道長的意思是說此人還有一線希望對麼?”
흑포노인이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도장의 말씀은 이 사람에게 아직 한 가닥의 희망이 있다는 것이오?"
雲夢山人點頭道:“希望極其微小,大凡靈藥仙品,可遇不可求,家師窮畢生精力,踏遍窮山惡水,有幾種罕見的藥物,至今不曾見過,今倉促之間,向哪裡尋找?”
운몽산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희망은 극히 적소. 대게 영약은 우연히 찾아지는 것이지 구하려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오. 가사께서 필생의 정력을 다하여 외진 산과 거친 물을 두루 답파하시는 것은 몇 가지 보기 드문,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약물을 찾는 데 있소. 지금 같이 촉박한 때에 어디 가서 찾아내겠소?"
黑袍老者沉忖有頃道:“如若藥物齊備,須得多久時間,始可解去體內之毒?”
흑포노인은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만약 약물이 모두 준비가 되면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비로소 몸 속의 독을 없애버릴 수 있소?"
雲夢山人屈指算了算道:“多則五年,即算進行順利,亦須三年時間。”
운몽산인이 손가락을 꼽아가며 계산하더니 말했다.
"많으면 오 년, 설령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치더라도 역시 삼 년의 시간은 기다려야 하오."
黑袍老者大吃一驚道:“我的天,看一個病要三年?”
흑포노인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맙소사. 한낱 병이 삼년이나 필요하오?"
雲夢山人喟然嘆道:“病去如抽絲,數十種足以製命的毒物,潛存體內,要將其解去談何容易?”
운몽산인이 휴, 탄식하며 말했다.
"병을 치료하는 것은 실을 뽑아내는 것과 같소. 목숨을 좌우할 수 있는 수십 종의 독물이 체내에 잠복하고 있는데 그것을 없애는 것이 말처럼 용이하겠소?"
黑袍老者似是甚為失望,長嘆一聲道:“看來那是沒有辦法了。”頓了頓又道:“道長暫請回客房歇息,容兄弟向敝上禀報後,再來請教。”
흑포노인은 마치 크게 실망한 듯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보아하니 방법이 없구료."
멈추었다 또 말했다.
"도장께서는 잠시 객방으로 돌아가 쉬고 계십시오. 형제가 윗분께 보고드린 후 다시 가르침을 청하겠소."
雲夢山人道:“赫連前輩能容老朽一見嗎?”
운몽산인이 말했다.
"혁련선배님을 노부가 한번 뵙도록 해주시겠소?"
黑袍老者道:“不可。”
흑포노인이 말했다.
"안되오."
雲夢山人故作十分失望地起身告辭,徑自回到客房。
운몽산인은 몹시 실망한 체하며 일어서서 작별을 고하고 객방으로 돌아왔다.
道童忍不住傳音問道:“道長果真無法解去那人體內之毒?”
도동이 참지 못하고 전음으로 물었다.
"도장께서는 정말 그 사람의 몸 속에 있는 독을 풀 방법이 없습니까?"
雲夢山人亦用傳音道:“家師號稱藥中王,畢生鑽研醫術,豈有無法可解之毒?”
운몽산인이 역시 전음으로 말했다.
"가사께서는 약중왕으로 불리시고 한평생 의술을 깊이 연구하셨다. 어찌 해독할 방법이 없겠는가?"
道童又道:“那又為何不為他解去呢?”
도동이 또 말했다.
"그러면 무엇 때문에 그의 독을 풀지 못하십니까?"
雲夢山人搖頭道:“你只知其一,不知其二,他們分明是用此人來試探老朽的能耐,老朽豈能入他的圈套?”
운몽산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자네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네. 그들은 분명 그 사람을 이용하여 늙은이의 솜씨를 시험해 보는 것인데 늙은이가 어찌 그들의 올가미에 들어가겠는가?"
道童恍然大悟道:“他以赫連前輩的性命要挾,道長不為他解毒,赫連前輩豈不是無法脫險?”
도동이 문득 크게 깨달은듯 말했다.
"그들이 혁련선배의 목숨으로 협박하는데 도장께서 그를 해독하지 않으시면 혁련선배가 어찌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雲夢山人笑道:“赫連前輩不過一個黑道怪俠罷了,殺之無濟於事,他們何苦為此得罪我師徒,我想天地盟決不致行出此種不智之事。”
운몽산인이 웃으며 말했다.
"혁련선배는 일개 흑도의 괴협(怪俠)에 지나지 않아 죽여봤자 일에 아무런 도움이 못되는데 그들이 무엇이 아쉬워 그것 때문에 우리 사도의 미움을 사겠나? 나는 천지맹이 결코 그렇게 어리석은 짓을 하지않을 것이라 생각하네."
道童想了想,覺得此話甚是有理,便不再問了。此時侍婢已送來飲食,倒是十分豐盛。二人也不客氣,坦然大嚼,片刻一掃精光。
도동은 잠시 생각하더니 그 말이 매우 일리가 있음을 깨닫고 다시 묻지 않았다. 이때 시비가 음식을 보내왔는데 매우 푸짐했다. 두 사람은 체면 차리지 않고 편하게 마음껏 먹었다. 잠깐사이에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치웠다.
約摸午牌時分,黑袍老者行了進來,拱手道:“有勞道長遠道前來醫病,雖然無法解救,本盟同樣感激,敝上著兄弟向道長致意,此番以赫連大俠之故,強請道長前來,乃是為時勢所迫,道長萬勿介意才好。”
정오쯤 되어을 때 흑포노인이 들어와서 공수하며 말했다.
"도장께서는 환자를 치료하러 수고스럽게도 먼 길을 와주셨기에 비록 독을 풀어 구할 방법은 없지만 본 맹은 마찬가지로 감격하였소이다. 저의 윗분께서 저를 시켜 도장께 인사드리라고 하셨소. 이번에 혁련대협의 일로 도장을 강제로 오시게 청한 것은 원래 시세가 급박하여 그런 것이니 도장께서 절대 개의치 말아주시면 좋겠소."
雲夢山人哈哈笑道:“好說,老朽無能,未能為貴盟稍盡棉薄,甚感慚愧,還望貴上原宥。”
운몽산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천만에요. 늙은이가 능력이 없어 귀맹에 조금의 미약한 능력도 다하지 못했으니 심히 부끄럽소. 귀 윗분의 용서를 바라오."
黑袍老者又道:“赫連大俠已在車內,道長此刻便可起程了。”
흑포노인이 또 말했다.
"혁련대협은 이미 마차 안에 있소. 도장께서는 지금 가셔도 되오."
雲夢山人甚感意外,與道童緩步行出了客房。果見門外車已備好,並有二個壯漢御車。
운몽산인은 몹시 뜻밖이라 느끼며 도동과 함께 느릿한 걸음으로 객방을 나갔다. 과연 문 밖에 마차가 준비 잘 준비되어있고 마차를 몰 두 명의 장한까지 있었다.
雲夢山人也不推辭,徑自挾著道童行入車廂,果見赫連仲閉目靠在車廂,當下輕聲喚道:“前輩你沒受傷吧?”
운몽산인은 사양하지 않고 도동을 데리고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과연 혁련중이 눈을 감고 기대고 있기에 즉시 나직히 소리쳤다.
"선배님, 부상을 입었습니까?"
道童暗用傳音對雲夢山人道:“他們突然將赫連前輩釋放,用意何在?”
도동은 몰래 전음으로 운몽산인이게 말했다.
"그들이 돌연 혁련선배를 석방한 의도가 어디에 있을까요?"
雲夢山人微微笑道:“他們不僅不會放過赫連前輩,只怕連咱們也不會放過。”
운몽산인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혁련선배를 놓아줄 리가 없을 뿐 아니라 우리들도 놓아보내지 않을 것이네."
道童又傳音對雲夢山人道:“這是為何?”
도동이 또 전음으로 운몽산인이게 말했다.
"그건 왜죠?"
雲夢山人道:“據老朽猜想,此種毒物必是百毒門主所配製,用以來對付各派之人,並故意將一位中毒之人,用來試探老朽的能耐,老朽雖未為他解去,但已略略提示了此項毒藥的成份,是以他們絕不會將老朽放過。”
운몽산인이 말했다.
"이 늙은이가 짐작컨대 이런 독물은 필시 백독문주가 배합하여 만든 것으로 각 파의 인물들을 상대하는데 써 왔을 것이네. 동시에 고의로 한 명의 중독된 사람을 이 늙은이의 솜씨를 시험하는데 썼던 게지. 늙은이가 비록 그를 해독하지 않았지만 이미 약간의 그 독약의 성분을 지적했으니 절대 그들은 이 늙은이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네."
道童恍然道:“這樣說來他們將在途中設伏,立意將咱們殺死?”
도동이 문득 깨닫고는 말했다.
"그 말씀은 그들이 도중에 매복했다가 우리를 죽일 생각일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雲夢山人點頭道:“或許是這樣。”
운몽산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마 그럴지도."
道童怒形於色道:“若是當真如此,咱們就先把兩個車把式料理,然後折回去與他算帳,把江南分壇鬧他一個天翻地覆。”
도동이 노한 기색으로 말했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두 명의 마부를 요리를 하고 연후에 그들에게 되갚아주어야지요. 강남분타를 뒤엎어버리는 것입니다."
雲夢山人搖頭道:“這倒用不著,咱們盡可以故作不知,看他們怎生對付咱們。”頓了頓又道:“據聞近日天地盟將邀請江南武林各派會商,其中必有陰謀。”
운몽산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래선 안되네. 우리가 될 수 있는한 모르는 척하면 그들은 우리를 처치할 마음이 왜 생기겠나."
멈추었다 또 말했다.
"들리는 말에 근일 천지맹은 강남무림 각 파를 초청하여 의논한다는데 그 중에는 필시 음모가 있을 것이네."
道童道:“咱們最好能混進去看看。”
도동이 말했다.
"우리가 섞여들어가서 살펴보는것이 좋겠습니다."
雲夢山人想了想道:“老朽山野之人,原不該捲入這場是非旋渦,但為大局著想,只好勉為其難了。”
운몽산인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늙은이는 산야의 사람이라 원래 이런 시비의 소용돌이에 말려들어선 안되지만 대국을 생각하면 부득이 억지로라도 해야겠군."
道童道:“各派參與之人,定然都有請柬,咱們要想混進去,只怕不是易事。”
도동이 말했다.
"각파에서 참여하는 사람은 반드시 모두 초대장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섞여들어가려고 생각해도 쉬운 일이 아니겠군요."
雲夢山人接道:“等落了店與赫連前輩商量,天地盟此次邀約江南各派,必係經過了一番周密計劃,咱們絕不能大意。”
운몽산인이 이어서 말했다.
"기다렸다가 가게에 내리면 혁련선배와 상의하세. 천지맹이 이번에 강남 각 파를 초청한 것은 필시 주도면밀한 계획을 거쳤을 테니 우리는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되네."
一路之上車行極速,倒也沒有發生什麼事故,但愈是如此,雲夢山人愈覺心中疑慮發生。
도중에 마차는 매우 빨랐고 무슨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럴수록 운몽산인은 마음 속에 더욱 더 의심이 생기는 것을 느꼈다.
此時天色已然漸漸黑了下來,照理該落店了,但兩個車把式竟放過宿頭,往前直駛,而且所行之路愈來愈是荒僻,雲夢山人心中暗暗冷笑,卻並不說破。
이때 날은 이미 점점 어두워져서 이치상으로 객점에 묵어야 했지만 두 마부는 객점을 지나쳐 앞으로 곧장 달리기만 했다. 게다가 가는 길도 갈수록 더욱 황량하고 외진 곳이었다. 운몽산인은 속으로 냉소를 치며 결코 발설하지 않았다.
道童卻忍不住鑽出車廂道:“天黑了為何不落店?”
도동이 참지못하고 마차에서 머리를 내밀고 말했다.
"날이 어두워졌는데 무엇 때문에 객점에 내리지 않는 것이오?"
兩個車把式頭也不回,冷冷道:“我們趕車的尚且不急,你們坐車的急個什麼勁。”
두 마부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냉랭하게 말했다.
"마차를 모는 우리도 급하지 않은데 당신들은 마차에 앉아서 뭐가 그리 급하시오."
道童冷笑道:“是不是前面有人等著你們?”
도동이 냉소하며 말해다.
"앞쪽에 당신들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라도 하오?"
此時車已行至一處荒僻的林邊,車把式突地把韁繩一拉,雙馬忽聿聿一聲長鳴人立起來,蹬蹬連退幾步,硬生生地把前進之勢剎住。
이때 마차는 이미 황벽(荒僻)한 숲가에 이르렀다. 마부가 갑자기 말고삐를 잡아당기자 두 말은 길게 울부짖더니 연달아 몇 발 뚜벅뚜벅 물러나더니 달려나가던 기세를 멈추었다.
車把式雙雙一長身,掠下了車轅,可是腳尖才只堪堪著地,突地身後一聲冷笑,道童如影隨形也跟著躍下,伸手一指,先行製住了一人的穴道,隨即手掌一翻,又把另一個車把式的手腕扣住,沉聲喝道:“你們究欲攪什麼花樣,快說。”
마부는 쌍쌍이 몸을 펴더니 마부석을 박차고 내려왔다. 그러나 발끝이 땅에 닿으려 할 때 갑자기 뒤에서 냉소가 들리더니 도동이 그림자처럼 따라서 내려오면서 손을 뻗어 일지로 먼저 한 명의 혈도를 제압하고 뒤이어 손바닥을 뒤집어 다른 한 명의 마부의 손목을 나꿔채더니 침성으로 소리쳤다.
"너희들은 무슨 수작을 부리려 했느냐? 빨리 말해라."
車把式料不到對方身手如此迅捷,待要反抗已是不及,不由冷笑道:“你以為這樣就能保全你們的性命?”
마부는 상대의 재주가 이같이 신속하고 민첩할 줄은 예상하지 못하여 반항하려고 해도 이미 늦고 말았다.
저절로 냉소하며 말했다.
"너는 너희들의 목숨을 보전할 수 있으리라 여기느냐?"
道童手上微一加勁,車把式頓覺半身麻木,手臂疼痛如裂,但他仍然強行忍住,默不作聲。
도동이 손에 힘을 조금 가하자 마부는 순식간에 반신이 마비되는 것을 느끼며 팔이 떨어져나가는 아픔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애써 참으며 소리를 내지 않았다.
此時雲夢山人與赫連仲已雙雙跳下車,徐徐道:“放開他吧,似這等角色,殺了也無濟於事。”
이때 운몽산인과 혁련중이 차례로 마차에서 내려와 서서히 말했다.
"그를 놓아주게. 이들은 역할을 맡은 것 같으니 죽여도 일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네."
道童舉手點了他幾處穴道,隨即把手一鬆,說道:“看來他們是要在途中對咱們下手。”
도동은 손을 들어 그의 몇 군데 혈도를 찌르더니 바로 손을 풀어주며 말했다.
"보아하니 너희들은 도중에 우리를에게 손을 쓰려했구나."
雲夢山人徐徐道:“此去前途必有埋伏,老朽已多年沒與人動手,咱們能夠避免,自以避免為宜。”
운몽산인이 서서히 말했다.
"이쪽으로 가면 앞쪽에 필시 매복이 있을 것이네. 늙은이는 다년간 남과 손을 쓰지 않았으니 우리는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적당하겠네."
道童道:“不如咱們就此折回去。”
도동이 말했다.
"우리는 돌아가는 것이 낫겠습니다."
久未開口的陰風者怪喟然長嘆道:“老朽對江湖上事早已厭倦,即算不發生此事,我也要退隱了,老朽不想再參與此事。”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던 음풍노괴가 휴, 하고 장탄식 하더니 말했다.
"늙은이는 강호상의 일에 벌써부터 진저리가 나서 이번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나는 은거를 하려 했었네. 늙은이는 이 일에 끼어들기를 바라지 않네."
雲夢山人點頭道:“我知前輩此時的心情,如無興致,就不便勉強了。”
운몽산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선배님의 지금 심정을 압니다. 흥미가 없다면 마지못해 할 필요는 없지요."
陰風者怪拱手謝道:“咱們就此別過,後會有期。”轉身疾馳而去。
음풍노괴가 공수하여 작별하며 말했다.
"우리가 지금 헤어져도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걸세."
몸을 돌려 질풍같이 달려갔다.
道童從地下將兩個車把式抱起,摔入車內,猛力在馬上一鞭,雙馬負痛,長嘶一聲,放開四蹄疾馳而去,復又對雲夢山人道:“道長,咱們改換一下裝束再走吧。”
도동은 땅에서 두 명의 마부를 들어올려 마차 안에 던져넣고 말에 힘차게 채찍을 가했다. 두 말은 고통에 겨워 길게 한번 울더니 네 발굽을 떼어 질주해갔다.
다시 운몽산인에게 말했다.
"도장님, 우리는 옷차림새를 바꾸고 가시지요."
雲夢山人點了點頭,二人循著來路到市集,先行買了兩套衣衫,隨即找了一家僻靜客寓住下。
운몽산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길을 따라 시장에 와서 먼저 두 벌의 의삼을 사고 곧바로 한 채의 외지고 조용한 객우(客寓)를 찾아 묵었다.
雲夢山人脫下道裝,改扮成一個員外打扮的老者,笑著對道童道:“杜兄弟,這幾天可委屈你了,往後咱們還是兄弟相稱吧。”
운몽산인은 도사복을 벗고 한 명의 부호 옷차림을 한 노인으로 변장했다. 도동을 향해 웃어보이며 말했다.
"두형제, 요 며칠 자네는 억울함을 당했구료. 이제부터 우리는 서로를 형제로 부르기로 하세."
原來那道童乃是杜君平改扮,當下微微一笑道:“道長年高有德,就稱呼一聲前輩也不為過。”
원래 그 도동은 원래 두군평이 변장한 것이었다. 즉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도장께서 연세도 많고 덕을 지니셨으니 선배님이란 호칭은 과분한 것이 아닙니다."
雲夢山人搖頭道:“豈敢,豈敢,愚兄當受不起。”
운몽산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찌 감히. 우형은 감당할 수 없네."
杜君平想了想道:“對他們的陰謀,小弟已約略猜著一點,咱們分頭行事吧,道長可扮作一位赴會之人,前去赴會,相機行事,小弟得即速將此消息,告知丐幫,讓他轉告各派,俾有個準備。”
두군평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들의 음모에 대해 소제는 어렴풋이 조금 추측해보았습니다. 우리가 나누어서 일을 합시다. 도장께서는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으로 가장하여 먼저 회의에 참석하셨다가 기회를 보아 일을 처리하시고, 소제는 즉시 이 소식을 개방에 알려서 그들이 각 파에 전달하여 준비를 하고 있도록 하겠습니다."
兩人商量妥後,杜君平扮作一個趕考的舉子模樣,連夜趕往金陵,他熟悉丐幫的暗號,順利地被引到丐幫行壇,出來迎接他的是護法夏楚,劈頭一句便問道:“你這些天哪裡去了?”
두 사람이 상의를 다 끝낸 후 두군평은 과거를 보러가는 차림새를 하고 밤새 금릉으로 서둘러 갔다. 그는 개방의 암호를 잘 알고 있어서 순조롭게 개방행단으로 인도되었다. 영접하러 나온 사람은 호법 하초였다. 맨 먼저 한 마디 물었다.
"자네는 며칠간 어디갔었나?"
杜君平嘆了一口氣道:“不用提了。”隨把前事說了一遍。
두군평이 한숨을내쉬며 말했다.
"말도 마십시오."
그 동안의 일을 쭈욱 말해주었다.
夏楚哈哈笑道:“原來如此。”跟著笑聲一斂道:“你倒是清閒自在,敝幫主可為此事急煞,他幾個丐幫分壇都動員起來,緊急令江南各處門下,搜查你的下落。”
하초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랬었군."
이어 웃음을 거두더니 말했다.
"자넨 오히려 편안했구먼. 폐 방주께서는 이 일로 몹시 애를 태우셨다네. 그 몇 개의 개방분단을 모두 동원하고 긴급히 강남 각처의 문하들에게 영을 내려 자네의 행방을 찾았었네."
杜君平歉疚地道:“這樣說來,晚輩簡直是罪孽深重。”
두군평이 송구스러워 하며 말했다.
"그 말씀대로라면 후배는 그야말로 죄가 더욱 무거워졌군요."
夏楚又道:“尚幸藥中王前來傳信,方知你已無事,敝幫主這才放下心來籌劃旁的事。”
하초가 또 말했다.
"다행히 약중왕이 편지를 이쪽으로 보내서 그제서야 자네가 무사함을 알았지. 폐 방주께서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다른 일을 계획하셨네."
杜君平坐下正待問起天地盟邀請各派集會之事。
두군평이 자리에 앉아서 천지맹이 각 파를 초청하여 회의를 여는 일을 막 물어보려 했다.
夏楚突又笑道:“就因為你的失踪,天地盟的各地分壇也連帶著遭了殃,數日之間被拔去十餘處,心狠手辣,幾乎是不留活口。”
하초가 돌연 또 웃으며 말했다.
"자네의 실종 때문에 천지맹의 각 지역 분단들도 봉변을 당했네. 며칠 사이에 십여 곳이 무너졌는데 마음이 독하고 수단이 악랄하여 거의 살아남은 자가 없다네."
杜君平吃了一驚道:“前輩怎知是因為我的事?”
두군평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선배님은 왜 저때문에 일어난 일로 알고 계십니까?"
夏楚神秘一笑道:“老朽因想起你在旅店與那錦衣公子訂交之事,懷疑問題出在他身上,經詳細一問,才知那是修羅七煞中的老么。此人武功高強,性如烈火,得知你已失陷在天地盟,是以立意報復。”
하초가 묘한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늙은이는 객점에서 자네가 금의공자와 교분을 튼 일을 떠올렸기 때문이네. 그의 신분에 의문을 품고 상세히 알아보니 그는 수리칠살중의 막내였네. 그 사람은 무공이 고강하고 성격이 열화와 같아 자네가 천지맹의 함정에 빠진 것을 알게되자 복수하려고 작정했다네."
杜君平嘆道:“他名易曉君,倒是一位血性男兒。”
두군평이 탄식하며 말했다.
"그의 이름은 역효군이고 혈기넘치는 남아이기는 하지요."
夏楚微微笑道:“此人對你既如此多情,你倒不可辜負了她一番好意。”
하초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 사람이 자네에 대해 이같이 다정하니 자네는 그녀의 좋은 의도를 저버리면 안되네."
杜君平胸懷坦蕩,並未明白他話中之意,隨口答道:“是啊,他雖武功高強,究竟人單勢孤,如何能與天地盟抗衡,我得助他一臂才是。”
두군평이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결코 그의 말 속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대답했다.
"예. 그는 비록 무공이 고강하지만 사람 수가 적은데 어떻게 천지맹에 대항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한 팔의 힘이 되어주어야겠습니다."
夏楚點頭道:“還幸天地盟只得一個分壇在此,兼以近日正忙於主盟之事,是以她才得以無事。”
하초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행히 천지맹은 이곳에 하나의 분단만 있고 동시에 요 며칠 맹의 손님을 맞을 일로 한창 바쁘다네. 그래서 그녀가 무사할 수 있었지."
杜君平又問道:“不知各派對江南分壇邀約之事作何安排?”
두군평이 또 물었다.
"각 파가 강남분단이 초청한 일에 대해 어떻게 안배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夏楚朗笑道:“不是兄弟說句狂話,區區一個江南分壇,本幫還能應付得了。世兄盡可安心準備九九會期之事,不必過問這件事了。”
하초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형제가 광오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개 강남분단쯤이야 본 방에서 능히 대응할 수 있네. 세형은 이 일에 끼어들 필요없으니 마음놓고 중양절대회의 일이나 준비하게."
杜君平哈哈笑道:“有了老前輩這番話,晚輩便安心了。”
두군평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노선배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후배는 안심이 되는군요."
夏楚面容一整道:“不過話得說回來,世兄近日行動務必小心,免得臨時多生枝節,增加不必要的困擾。”
하초가 표정을 바로 하며 말했다.
"보고받은 말에 불과하네만 잠시동안은 지엽적인 일이 생겨서 불필요한 성가신 일이 늘어나지 않도록 세형은 반드시 조심해서 행동해야 하네."
杜君平點頭道:“前輩說得是,晚輩倒還不是那般不曉事之人。”隨即立起身來道:“晚輩係與藥中王之首徒雲夢山人相約前來,容見了他再來拜見貴幫主。”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선배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후배는 그런 것을 알지 못할 정도의 사람은 아닙니다."
곧이어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후배는 약중왕의 수제자인 운몽산인과 약속을 하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그를 만나고 다시 오면 귀 방주를 배견하겠습니다."
夏楚點頭道:“你既與人有約,我不留你了,如有事相商可隨時來尋老朽。”
하초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네기 이미 다른 사람과 약속이 있다면 내가 붙잡을 수 없지. 상의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 늙은이를 찾아오게."
杜君平於得知各派已有準備後,心中甚覺欣慰,信步在街頭踱了一會,隨即進了一家酒樓,要了幾樣菜緩緩吃著,突聞蹬蹬一陣樓梯聲響,上來了兩位青衣勁裝女子,前面一位,年約廿上下,柳眉杏眼,秀麗之中隱透著一股英銳之氣,後面一個,年紀不過十四五歲,滿面稚氣,彷彿在哪裡見過,只是想不起來。
두군평은 각 파가 이미 준비를 갖추었다는 것을 알게된 후 마음 속으로 몹시 기쁘고 위안이 되었다. 발 길 가는대로 거리를 잠시 걷다가 곧 어느 주루로 들어가 몇 가지 요리를 천천히 먹었다. 갑자기 쿵쿵, 하는 계단을 밟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두 명의 청의경장 여자가 올라왔다. 앞의 한 사람은 나이는 약 이십 세 가량이고 버들잎 같은 눈썹과 살구같은 눈을 가졌고 수려한 가운데 은은히 한 줄기 영민하고 예리한 분위기가 스며나왔다. 그 뒤에는 나이가 불과 십사오 세에 얼굴에 치기(稚氣)가 가득하였다. 마치 어디서 본 듯 한데 다만 생각이 나지 않았다.
兩個女子毫無一般女子忸怩之態,大大方方選了個座位坐下。一面吃飯,一面低低談論著,聲音極小,聽不出說些什麼。
두 여자는 조금도 일반 여자처럼 머뭇거리는 모습이 없었다. 거침없이 좌석을 골라 앉더니 한편으로는 밥을 먹으며 한편으로는 나직히 논의를 하는데 목소리가 극히 작아 무슨 말인지 들리지 않았다.
與女子相隔約有三張桌子,坐著一位滿面陰沉的黑袍老者,原先正自與一位矮小精悍,雙目炯炯有光的猴形老者密談。一見女子上來,談鋒立止,四道目光不住地對她們打量著。
여자들과는 세 개의 탁자만큼 떨어진 거리에 한 명의 음침한 얼굴의 흑포노인이 앉아있었다. 방금 전까지 한 명의 왜소하고 날래고 용감해 보이며 두 눈이 번쩍번쩍 빛나는 원숭이 모양의 노인과 밀담을 나누고 있다가 여자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는 말을 그쳤다. 네 가닥의 시선이 쉼없이 그녀들을 살폈다.
突地,黑袍老者從座上立了起來,緩緩踱近女子,冷冷道:“兩位興致不淺啊。”
갑자기 흑포노인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천천히 여자들에게 다가가며 냉랭하게 말했다.
"두 분은 흥취가 얕지 않구려."
黑袍老者這一站起,杜君平立時認出,此人即是在江南分壇接待雲夢山人之人,不由心裡一動。
흑포노인이 일어서자 두군평은 그 사람이 바로 강남분타에서 운몽산인을 접대하던 사람임을 알아보고는 저절로 마음이 움직였다.
青衣女子抬頭看了他一眼,冷冷道:“我們有沒有興致幹你們什麼事?”
청의여자가 고개를 들어 힐끔 쳐다보고는 냉랭하게 말했다.
"우리는 흥취가 있든 없든 당신들이 무슨 상관이오?"
黑衫老者哼了一聲道:“老夫原可不管,只是壇下數十位死難弟子死難瞑目。”
흑포노인이 흥, 하더니 말했다.
"노부는 원래 상관하지 않으려 했지만 단하(壇下)의 수십 명의 싸우다 죽어간 제자들이 편안히 눈을 감도록 해야겠다."
青衣女子色變道:“你是什麼人?”
청의여자가 안색이 변하여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黑袍老者仰著臉道:“江南分壇護法,江陰鐵掌開碑羅定遠。”又指著端坐不動的猴形老者道:“那位是一筆鎮兩湖孫平。”
흑포노인이 얼굴을 치켜들고 말했다.
"강남분단의 호법으로 강음(江陰)의 철장개비(鐵掌開碑) 라정원(羅定遠)이다."
또 단정히 앉아 움직이지 않고 있는 원숭이처럼 생긴 노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분은 일필진량호(一筆鎮兩湖) 손평(孫平)이시다."
青衣女子冷笑道:“我管你們是鐵掌還是熊掌,最好是離遠點,別掃了姑娘的酒興。”
청의여자가 냉소하며 말했다.
"너희들이 철장(鐵掌)이든 웅장(熊掌)이든 나랑 무슨 상관이냐. 낭자의 주흥을 깨뜨리지 말고 멀리 좀 떨어져서 있는 것이 가장 좋겠다."
羅定遠把臉一沉道:“姑娘最好乖乖隨老夫去江南分壇,免得於此大庭廣眾之下動手不好看。”
라정원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낭자는 이 사람 많은 곳에서 손을 써서 흉한 꼴을 보이고 싶지 않으면 고분고분 노부를 따라 강남분단으로 가는 것이 좋을걸."
青衣女子柳眉一揚道:“你自問有這把握?”
청의여자가 버들잎 같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너는 자신이 있는지 자문해보았느냐?"
羅定遠冷森笑道:“老夫知你不見棺材不流淚,如今閒話少說,有膽就隨我來。”
라정원이 차갑고 음침한 미소를 띠더니 말했다.
"네가 관을 보지 않으면 눈물을 흘리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지금 한가한 소리 그만두고 담이 있으면 나를 따라 오너라."
青衣女子霍地立起身來道:“為什麼要跟你走,姑娘就在江畔候駕,半個時辰之內不來,恕我沒空。”
청의여자는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말했다.
"무엇 때문에 너를 따라가야 하느냐? 낭자는 강변에서 기다리겠다. 내가 시간이 없으니 반 시진 안으로 와야한다."
掏出一塊銀子往桌上一丟,下樓揚長而去。羅定遠嘿嘿笑了二聲,也與孫平結帳下樓去了。
한 덩이의 은자를 꺼내어 탁상에 던지더니 으스대며 계단을 내려가서 떠났다. 라정원은 흐흐, 하며 두번 웃더니 손평과 함께 계산을 치르고 계단을 내려갔다.
杜君平此刻不僅認出羅定遠是接待雲夢山人之人,同時也想到了此人,就是在華山擊他,後為銀衣老者擊敗之人,立時起了一股同仇敵愾之心,隨也下樓跟著往江畔行去。他因不願過早早露面,一到江畔,便閃身隱入一片蘆葦之後,遠遠便見兩個青衣女子,仗劍迎風而立。
두군평은 이때 라정원이 운몽산인을 접대하던 사람임을 알아보았을 뿐 아니라 동시에 그 사람이 화산에서 그를 공격했다가 이후에 은의노인에게 격패당했던 사람임을 생각해냈다. 즉시 공동의 적에 대한 적개심이 일어났다. 그도 계단을 내려가 뒤따라 강변으로 갔다. 그는 너무 일찍 얼굴을 내밀기를 원치 않아서 강변에 도착하자 갈대숲에 몸을 숨겼다. 멀리 두 명의 청의여자가 바람을 맞으며 검을 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約摸有頓飯時刻,來路倏起一陣陰森怪笑,羅定遠與孫平聯袂飛奔而來。
약 밥 한 그릇 먹을 시간이 되자 진입로에서 갑자기 일진의 음산한 괴소가 일어나며 라정원과 손평이 같이 나는 듯이 달려왔다.
青衣女子冷冷道:“你讓姑娘等這麼久,是不是去安排為你收屍之人?”
청의여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너는 본 낭자를 이렇게 오래동안 기다리게 했는데 너를 위해 시체를 거두어 줄 사람이라도 안배하러 간 것이냐?"
羅定遠怒哼一聲道:“不要嘴上缺德,等會有你好瞧的。”
라정원이 노하여 흥, 하더니 말했다.
"돼먹지 못한 말을 입에 담지말고 어디 두고보아라."
青衣女子拔劍出鞘道:“亮兵刃吧,姑娘等著砍掉熊掌去餵狗呢。”
청의여자가 검을 뽑으며 말했다.
"병기를 뽑아라. 낭자는 웅장(熊掌)을 잘라가서 개에게 먹여야겠다."
羅定遠大怒,猛地踏前二步,手掌緩緩抬起。
라정원이 대로(大怒)하여 갑자기 두 걸음 내딛더니 손바닥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青衣女子嬌喝一聲,劍光一閃,一道銀虹已隨著喝聲飛起,一閃而至。
청의여자가 교갈을 지르자 검광이 번뜩이며 한 줄기 은빛 무지개가 외침소리를 따라 번쩍, 하고 이르렀다.
羅定遠料不到對方出招如此迅捷,不自主地往後退了一步,呼的一吸雄猛掌力,猛向劍光推去。距掌心一吐勁,對方招式早變,倏忽之間已然連續攻出七劍,端地迅快絕倫。
라정원은 상대의 출초가 이같이 신속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해서 자기도 모르게 일 보 뒤로 물러나더니 휙, 하며 웅맹한 장력을 검광을 향해 거세게 밀어냈다. 장력이 토해지자 상대의 초식은 벌써 변화하고 있었다. 별안간 연속으로 칠검을 공격해내는데 신쾌(迅快)하기 짝이 없었다.
羅定遠心頭一顫,他練的是內家掌法,掌力雄渾,氣脈悠長,適宜於久戰。可是一上來便被對方迅快劍法奪去了先機,一時之間竟拙於應付,被逼得連續退了五步。
라정원은 가슴이 서늘해졌다. 그가 연마한 내가장법은 장력이 웅혼하고 기맥(氣脈)이 유장(悠長)하여 오래 싸우는데 알맞았다. 그러나 한번 상대의 쾌속한 검법에 선기를 뺏기게되자 잠깐동안 대응이 서툴러져 핍박을 받아 연속 오 보를 물러났다.
青衣女子得理不讓人,劍法一經施開,恍如江河怒濤,一招快似一招,剎那之間,劍光已化成千百道倒垂而下的銀虹,將羅定遠罩住。
청의여자는 기세등등해졌다. 검법이 일단 전개되자 마치 성난 강물처럼 다음 일초가 그전 일초보다 더 빨라지며 찰나지간에 검광이 수 천 갈래로 드리운 은빛 무지개로 변해서 라정원을 가두어 버렸다.
一旁觀戰的一筆震兩湖孫平心中大為震駭,霍地將鐵筆撤出,緊張地一步—步往前趨近,以備隨時搶救。
한 쪽에서 관전하고 있던 일필진량호 손평은 심중으로 크게 아연실색하여 갑자기 철필을 뽑아들고 급히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와 수시로 구해낼 준비를 했다.
只有杜君平心裡明白,他知青衣女子雖暫時取得先機,一時之間決然無法將羅定遠擊敗,是以也把腳步緩緩前移,靜觀變比。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는 청의여자가 비록 잠시 선기를 잡았지만 결코 일시지간에 라정원을 격패시키지 못할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천천히 앞으로 이동해 조용히 변화를 지켜보았다.
在場之人,包括羅定遠在內,俱都認定青衣女子全憑一股銳氣,絕無法與功力深厚的鐵掌開碑作持久之戰,雙方以快找快,轉眼已過了五六十招,青衣女子驀地劍式一變,一聲嬌喝道:“我若連你都收拾不了,那就枉為修羅門下了。”
라정원을 포함해 싸움터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청의여자가 오로지 한 줄기 날카로움에 의지하고 있지만 공력이 심후한 철장개비가 지구전을 펴면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 쌍방이 쾌속함으로 쾌속함을 상대하며 눈 한번 굴리는 사이 이미 오륙십 초가 지났다.
갑자기 청의여자가 검식을 일변하더니 일성교갈하며 말했다.
"내가 만약 너희들에게 조차 쓴 맛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수라문하가 아니다."
喝聲中,但見劍光一閃,羅定遠悶哼一聲,手撫臂膀,退了下來,鮮血從指縫中滲溢而出。
외침소리 가운데 검광이 번쩍, 하자 라정원이 답답하게 흥, 하더니 손으로 팔을 쓰다듬으며 물러났다. 선혈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나왔다.
青衣女子收住劍式,冷笑道:“這只是對你稍示警誡,免得你目中無人。”
청의여자는 검식을 거두어 들이고 냉소하더니 말했다.
"이것은 당신이 안하무인으로 굴지 않도록 약간의 경고만 보여준 것이다."
羅定遠數十年掙得的一點威名,竟葬送在一個年青女子手裡,這叫他如何咽得下這口氣,一面運氣止血,一面暗暗將功力凝聚,就趁青衣女子說話分神之際,猛地一抬手,呼的一掌劈去。他外號鐵掌開碑,這一掌乃是集畢生功力發出,其勢猶一道狂飚。
라정원이 수십 년 얻었던 한점 위명을 뜻밖에 한 명의 나이 어린 여자의 손에 잃게되었는데 그런 말투를 어떻게 참고 있겠는가? 한편으로는 운기하여 지혈하면서 한편으로는 암암리에 공력을 끌어모아 청의여자가 말하느라 마음이 분산된 그 틈을 타서 맹렬하게 손을 쳐들며 휙, 하니 일장을 쪼개어냈다. 그는 외호가 철장개비였다. 그 일장은 그의 필생의 공력을 끌어모아 발출한 것으로 그 기세가 마치 거센 폭풍같았다.
當羅定遠負傷退下之際,孫平唯恐青衣女子趁勢取他性命,大喝一聲,鐵筆一舉向青衣女子點去。青衣女子長劍一抖,劃起一道銀虹,疾向點來的鐵筆迎去,她只顧到迎擊眼前之敵,卻沒防到受傷的羅定遠會突起發難,等到發覺,已然不及。
라정원이 부상을 입고 물러났을 때 손평은 청의여자가 그 기세를 틈 타 그의 목숨을 취할까 두려워 대갈일성하며 철필을 들어 청의여자를 향해 찍어갔었다. 청의여자가 장검을 한번 떨치자 한 갈래의 은빛 무지개가 그어지며 찍어오는 철필을 향해 질풍같이 맞이해갔다. 그녀는 오직 눈 앞의 적을 맞이해 공격하느라 부상당한 라정원이 갑자기 반격하는 것을 방비하지 못하였고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與青衣女子同伴的女郎,必竟年事太輕,她是過份信賴年長女子的武功,見她得勝,只顧眉開眼笑,一旁得意,可沒防到突襲,及至發覺羅定遠的掌力,挾著呼嘯聲襲到,不由驚呼道:“小姐留神。”短劍一揮,連人帶劍撲了過來。
청의여자의 동료 여랑(女郎)은 나이가 너무 어려서 나이 많은 여자의 무공을 지나치게 신뢰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녀가 이긴 것을 보고 싱글벙글하며 한 쪽에서 득의해하고 있어 갑작스런 습격에 방비하지 못했다. 라정원의 장력이 윙윙거리는 소리와 함께 엄습해옴을 발견하고서야 저절로 놀란 외침을 질렀다.
"소저, 조심하세요."
단검을 휘두르며 사람과 검이 한 덩어리가 되어 덮쳐왔다.
就在那股雄猛的掌勁,襲向青衣女子的同時,斜刺裡突起一股柔風,撞向了羅定遠的掌勁,兩股力道一觸之下,羅定遠悶哼一聲,踉蹌著一屁股坐在地下,嘴角汩汩溢出兩行鮮血。
그 웅맹한 장경이 청의여자를 향해 엄습해 가는 것과 동시에 측면에서 갑자기 한 줄기 부드러운 바람이 라정원의 장경에 부딪혀왔다. 두 줄기 힘이 부딪히자 라정원이 답답한 신음소리를 내더니 비틀거리다가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주저앉았다. 입가로 두 줄기의 선혈이 줄줄 흘러내렸다.
年紀稍小女子此時也如一道閃光最撲到,竟然撲了一個空,不覺怔住了,她並不曾覺出斜裡的那股柔風,還以為是羅定遠傷後妄用真力,觸發了內傷。
나이가 좀 더 어린 여자는 이때도 한 줄기 섬광을 뿌리며 덮쳐오고 있었는데 뜻밖에 허공을 치게되자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그녀는 결코 측면에서 나타난 그 한 줄기 유풍(柔風)을 알아채지 못하고 라정원이 부상후에 함부로 진력을 써서 내상이 촉발된 것으로 여겼다.
年長的青衣女子和孫平對打了二三十招,突然,來路一聲怪嘯,嗖,嗖,一連射落了四五人,當先一人,身材偉岸,正是以臂力稱譽的大力殃神彭虎,後隨的有黑白雙煞項英、項傑,另有兩個面生之人。暗伏一旁的杜君平,心頭暗暗吃驚,萬想不到被困在神風堡的這批凶煞,竟都歸入了天地盟。
나이가 더 많은 청여의자는 손평과 이삼 초를 상대하고 있었는데 돌연 진입로에서 괴이한 휘파람 소리가 나더니 슉, 슉, 연이어 사오 명의 사람이 내려섰다. 앞의 한 사람은 체구가 우람했는데 바로 팔 힘으로 이름을 떨친 대력앙신 팽호였다. 그 뒤에는 흑백쌍살 항영, 항걸이었고 다른 두 명은 낯선 사람이었다. 몰래 한 쪽에서 숨어있던 두군평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신풍보에서 곤란을 겪게했던 그 흉악한 무리들이 천지맹으로 모두 들어갔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這批人一經到達,孫平的聲勢大壯,一撤招退了下來,沉聲道:“這妖女交給你們了,兄弟先看看羅兄的傷勢。”
이들이 일단 도착하자 손평은 기세가 높아졌다. 초식을 물리고 물러나더니 침성으로 말했다.
"이 요녀는 당신들에게 넘기겠소. 형제는 먼저 라형의 상세를 살펴보아야겠소."
羅定遠驀地雙目睜開,苦笑搖頭道:“兄弟這點傷勢還能挺得住,孫兄快察看一下,只怕暗中還藏有她的黨羽。”
라정원이 갑자기 두 눈을 뜨더니 고소를 머금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정도 상세는 버틸 수 있소. 손형은 빨리 주위를 둘러보시오. 그녀의 패거리가 몰래 숨어있는 것 같소."
他剛才為杜君平暗發一記掌力震傷,當時唯恐影響孫平的鬥志,是以未敢吐露,此時援軍已到,才行說出。
그는 조금 전 두군평이 몰래 발출한 한 대의 장력에 진상(震傷)을 당했지만 당시에는 오직 손평의 투지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그래서 감히 입 밖으로 발설하지 못했는데 이때 원군이 도착하자 말을 꺼냈던 것이다.
一筆震兩湖平暗中忖度,羅定遠係以掌力雄揮稱謄,竟然一招便為暗中那人震傷,自己上去照樣不是對手,唯恐吃啞巴虧,他可不敢貿然進入亂草中搜尋,當下面對亂草一聲震喝道:“朋友,這般躲躲藏藏算得什麼英雄。”
일필진양호는 암중으로 곰곰히 한번 생각해보았다. 라정원은 웅혼한 장력으로 명예를 누렸는데 뜻밖에도 암중의 그 사람에게 일초에 진상을 당했다면 자기가 가도 여전히 상대가 안되며 손해를 보고도 하소연 할 데가 없을까 두려웠다. 그는 감히 경솔하게 숲 속으로 들어가서 조사하지 못하고 즉시 그 숲을 향해 쩌렁쩌렁하게 소리쳤다.
"친구, 그렇게 꼭꼭 숨어서야 무슨 영웅이라 하겠소."
語音才落,一位頭戴方巾,身禦青衫的少年書生,緩步從林中踱了出來,直趨青衣女子的身旁。
말이 떨어지자 한 명의 머리에 방건을 쓰고 청삼을 입은 소년서생이 느린 걸음으로 숲 속에서 걸어나오더니 곧장 청의여자의 곁으로 다가갔다.
此刻青衣女子已為大力神彭虎等人圍困當中,拼鬥—觸即發,少年書生一聲朗笑道:“諸位俱都是成名人物,難道也學那些江湖草莽,來個群打圍攻?”
이때 청의여자는 이미 대력앙신 팽호 등에 포위당한 채 필사적인 싸움을 벌이려하는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소년서생은 낭랑하게 한번 웃더니 말했다.
"여러분들은 모두 명성이 있는 인물인데 설마... 떼로 몰려와서 포위공격하시려오?"
大力殃神彭虎臉上一熱,暴吼道:“你算什麼東西,敢來管太爺們的閒事。”
대력앙신 팽호는 얼굴이 달아올라서 폭갈을 했다.
"너는 웬 놈인데 감히 나으리들의 일에 관여하러 왔느냐?"
少年書生微微笑道:“鐵掌開碑羅定遠,邀約這位姑娘來此比鬥,只怨他學藝不精,傷在人家劍下,這場比鬥,可說最公平不過的了,諸位竟倚仗人多,竟敢來個群毆,在下實在有些看不過去。”
소년서생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철장개비 라정원이 이 분 낭자를 이 곳에 모셔와 비무를 하기로 했소. 남의 검 아래에 부상을 당한 것은 단지 그 배움이 모자람을 원망할 수 밖에 없거늘 여러분들이 끝까지 사람 수에 의지하여 감히 패싸움을 하려 한다면 저는 확실히 못 본 체 지나치지 않겠소."
彭虎怒道:“住口,你若再不讓開,連你也算上。”
팽호가 노하여 말했다.
"닥쳐라. 네가 만약 비키지 않으면 너까지 포함시키겠다."
青衣女子橫了少年書生一眼,冷冷道:“我的事自己會解決,不勞你費神。”
청의여자는 소년서생을 곁눈질해서 쳐다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
"내 일은 내가 해결할테니 당신이 마음을 쓰는 수고를 끼치지 않겠어요."
她乃極其驕繳自負之人,少年書生雖然出面幫了她的忙,但顯然於她臉上無光。
그녀는 극히 오만하고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소년서생이 비록 나서서 그녀를 도와주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고마워하는 빛이 전혀 없었다.
少年書生怔了怔,倏然一陣哈哈大笑。說道:“在下果然是多此一舉。”
소년서생은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하하, 대소하더니 말했다.
"저는 과연 쓸데없는 짓을 하였구료."
緩步退到一旁,既不答理彭虎,也沒回答青衣女子的話。
느릿한 걸음으로 한 쪽으로 물러나며 팽호에게 대꾸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청의여자의 말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彭虎乃是一勇之夫,以為少年書生退去,乃是懾於自己的威勢,哈哈兩聲拱笑道:“總算你見機得早。”呼的一拳朝青衣女子搗去。
팽호는 원래 용감한 사내였다. 소년서생이 물러난 것이 자기의 위세를 무서워해서라고 여기고 하하, 두 번 웃으며 공수하더니 말해다.
"당신은 빨리 깨우친 셈이오."
휙, 하니 일권을 청의여자를 향해 내리쳤다.
她外號大力殃神,拳風虎虎,帶起一片嘯風之聲。
그의 외호는 대력앙신이다.강력한 권풍이 바람소리를 동반했다.
青衣女子側身一讓,長劍圈起一道銀虹,攔腰向彭虎卷去。彭虎大吼一聲,雙拳齊發,左手一拳震斜了來劍,右手拳風虎虎,直襲青衣女子麵門。
청의여자가 몸을 옆으로 기울여 피하고는 장검으로 원을 그리자 은빛 무지개가 팽호의 허리를 향해 베어갔다. 팽호는 크게 호통을 지르며 쌍권을 일제히 발출했다. 왼쪽 일권으로는 베어오는 검을 빗나가게 하고 오른쪽 일권은 그대로 청의여자의 얼굴을 쳐갔다.
青衣女子左手劍訣一領,虛擋了擋拳風,右手已把劍法施開,但見漫天劍氣迷漫,直捲了過來。
청의여자는 검결을 지은 왼손으로 권풍을 막고 오른손으로 검법을 전개했다. 하늘 가득 검기가 가득차더니 곧장 휩쓸어왔다.
彭虎生性暴戾急爆,原以為三招兩式便可將對方擊敗,此刻才知對方確然不是易與。不覺又驚又怒,暴吼一聲,揮拳猛撲,剎都之間,攻出了廿餘拳。
팽호는 천성이 잔혹하고 성급했다. 원래 삼초 양식(兩式)으로 상대를 격패시키리라 여겼다가 이제 상대가 확실히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절로 놀랍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여 사납게 한번 소리치더니 권을 휘두르며 맹렬하게 덮쳐가며 찰나지간에 이십여 권을 공격해냈다.
黑白雙煞於彭虎出手之際,便已躍躍欲動,此刻見彭虎把全副家私搬出,仍難討得便宜,再也忍耐不住了,白煞項英一掀衣,將仙人掌撤到手中,黑煞項傑也把雙筆取出,緩步趨前。
흑백쌍살은 팽호가 출수할 때 손을 쓰고싶어 안달이 났다. 지금 팽호가 자신이 지닌 모든 재주를 쏟아내고도 여전히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자 더 참지 못하였다. 백살 항영이 옷을 들추어 선인장(仙人掌)을 손에 뽑아들자 흑살 항걸도 쌍필을 꺼내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年幼青衣女子縱身一躍,擋在二人身前,冷笑道:“你們要不要臉?”
나이 어린 청의여자가 몸을 솟구쳐 두 사람의 앞을 가로 막고는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들은 염치도 없소?"
黑白雙煞究竟是久已成名人物,見對方僅是一個十四五歲的女子,不禁眉頭一皺道:“你是不要命了,還不與我閃開。”
흑백쌍살은 어쨌든 명성을 날린 지 오래된 인물이다. 상대가 겨우 십사오 세의 여자임을 보자 저절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는 살고 싶지 않으냐? 어서 비켜라."
一筆震兩湖孫平為人最是陰毒狡詐,知道這些人因身份關係,不肯落個群毆之名,當下高聲叫道:“諸兄,咱們此來乃是辦事,不可拘泥那些小節。”言下之意,自是鼓動大家齊上。
일필진양호 손평은 위인이 몹시 음독하고 간사했다. 이 사람들이 신분관계 때문에 패싸움으로 명성을 떨어뜨리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즉시 소리높여 외쳤다.
"제형(諸兄)들, 우리는 일을 처리하러 왔으니 이런 사소한 일에 얽매이면 안되오."
黑煞項傑應聲道:“是啊,倘若咱們連兩個女娃都收拾不了,那可是太以丟人了。”
흑살 항걸이 응답했다.
"그렇소. 만약 우리가 두 계집애를 처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크게 창피한 일이 될 것이오."
也許是他們急欲建功,就在項傑說了這番話後,群雄俱都拔出了兵刃,從四下繞了上來。
어쩌면 그들은 빨리 큰 공을 세우고 싶어했다. 항걸이 이 말을 하고나자 군웅들은 모두 병기를 뽑고 사방에서 둘러싸기 시작했다.
少年書生生具俠腸,見群雄已存下群毆之心,猛地跨前兩步,沉喝一聲道:“住手。”
소년서생은 태어날때 이미 의협심을 갖추었는지 군웅들이 이미 패싸움 할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자 힘있게 두 걸음 앞으로 내딛더니 침갈했다.
"손을 멈추시오."
彭虎暴吼如雷,累出一身臭汗,竟無法將對方劍幕衝破,正自下不了台,一聽叫停,不自覺地收招停下。
팽호가 벼락처럼 폭갈을 터뜨리며 온 몸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놀랍게도 상대의 검막을 돌파할 방법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바로 그때 멈추라는 외침이 들리자 자기도 모르게 초식을 거두고 멈추었다.
少年書生兩顆寒星似的目光四下一掃,徐徐說道:“你們都是天地盟的屬下?”
소년서생이 두 알의 서늘한 별빛같은 눈망울로 주위를 쓸어보더니 서서히 말을 꺼냈다.
"당신들은 모두 천지맹의 부하들이오?"
彭虎喘息著吼道:“是又怎樣?”
팽호가 숨을 몰아쉬며 소리쳤다.
"그렇다면 또 어쩔 것이냐?"
少年書生朗笑一聲道:“天地盟乃是由三十六門派組成,僅由各派派遣少數門下弟子,供盟主派出辦事,並未曾聽說有各派首腦人物供役使的。各位俱屬一方雄主,怎的也來操這賤役?”
소년서생은 크게 한 바탕 웃어젖히더니 말했다.
"천지맹은 원래 서른 여섯 문파로 구성되었으며 겨우 각 파에서 파견한 소수의 문하제자들이 함께 맹주의 일을 처리할 뿐이지 각 파의 수뇌인물을 부린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결코 없소이다. 여러분들은 모두 일방의 웅주(雄主)들이신데 왜 이런 값싼 노역을 하고 계시오?"
他說得果然不錯,在場之人,可說均是一方雄主,早年俱是闖出了萬兒之人,經少年書生這一揭破,俱都臉上發熱,暗自慚愧不已。
그의 말은 과연 틀리지 않았다.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말하자면 모두 한 지방의 웅주로서 일찌기 온갖 경험을 다 해온 사람들인데 소년서생이 이렇게 드러내놓고 말하자 모두가 얼굴이 뜨거워지며 속으로 부끄러워해 마지않았다.
孫平強顏道:“尊駕說得不錯,我等俱都是天地盟的盟友,此番因來金陵集會,才趕上這件事。此人心狠手辣,旬日之間,連拔天地盟數處分舵,我等實在有些看不過去,是以才插手這件事。”
손평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귀하은 말은 틀리지 않소. 우리들은 모두 천지맹의 맹우들이오. 이번에 금릉집회 때문에 왔다가 우연히 이 사건을 접한 것이오. 저 사람은 마음이 독하고 수단이 악랄하여 십일 동안에 연이어 천지맹의 여러 분타를 무너뜨렸소. 우리들은 확실히 이 일을 간과할 수 없어 개입한 것이오."
少年書生又一陣朗笑道:“天地盟並非什麼秘密幫派,何來分舵?兄弟今天可說是第一次聽說。”
소년서생은 또 한바탕 크게 웃더니 말했다.
"천지맹은 결코 무슨 비밀방파가 아니오. 언제부터 분타를 두었소? 형제는 오늘 처음으로 그 말을 들었소."
青衣女子於少年書生現身之後,暗暗對年小的青衣女子施了一個眼色,雙雙身形扭轉,轉身疾奔而去。
청의여자는 소년서생이 몸을 나타내자 나이 어린 청의여자에게 몰래 한번 눈치를 주더니 쌍쌍히 신형을 돌리고는 재빨리 달려서 가버렸다.
彭虎忿然厲吼道:“她們跑了,快追。”
팽호가 분연히 소리쳤다.
"그녀들이 달아난다. 빨리 쫓으시오."
可是青衣女子身法奇快,又起步在先,等到大家發覺,已然追之不及。
그러나 청의여자의 신법은 기이할 정도로 빨랐다. 또한 먼저 달리기 시작했으므로 사람들이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추격하기에는 늦었다.
少年書生心中極為不滿,暗道:“我為她的事才出面與這些人理論,想不到她們倒溜走了。”
소년서생은 마음 속으로 극히 불만스러웠다.
'나는 그녀들을 위해 나서서 이자들과 따지고 있는데 그녀들이 몰래 달아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黑白雙煞厲聲說道:“這窮酸無故為她出頭,定然是她們—夥,咱們不能再放過他。”
흑백쌍살은 근엄하게 말했다.
"이 궁상맞은 자가 쓸데없이 나서서 그녀가 곤경에서 벗어나게 했으니 틀림없이 그녀들과 한패일 것이오. 우리는 다시 이자를 놓칠 수는 없소."
孫平陰森森地對少年書生問道:“尊駕對天地盟之事如此熟悉,定然也是加盟的門派。”
손평이 음산하게 소년서생을 향해 물었다.
"귀하가 천지맹의 일을 이처럼 잘 알고 있으니 가맹 문파일 것이 틀림없겠군."
少年書生冷冷道:“在下什麼也不是,只是路見不平。”
소년서생이 냉랭하게 말했다.
"저는 아무 것도 아니오. 단지 공평치 못한 일을 보았을 뿐이오."
孫平厲笑道:“尊駕既敢強自出頭,想是對武功極有自信。”
손평이 근엄하게 웃으며 말했다.
"귀하가 감히 굳세게 스스로 나섰으니 무공에 대해서 극히 자신이 있다고 생각되오만."
少年書生滿面嚴肅地道:“在下並非對武功有何自信,只知行所當行。”
소년서생은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
"저는 결코 무공에 무슨 자신감을 가진 것이 아니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것만 알 뿐이오."
大力殃神怒道:“孫兄,何苦與他多費唇舌,宰了他。”
대력앙신이 노하여 말했다.
"손형, 무엇이 아쉬워 그와 여러 말을 늘어놓고 계시오? 그놈을 요절내시오."
孫平為人城府深沉,偷眼四下一瞥,群雄虎視眈眈,已然把少年書生圍困中央,暗道:“此人武功莫測高深,犯不上擋他銳風。”
손평은 속셈이 깊은 사람이었다. 살그머니 주위를 둘러보니 군웅들이 소년서생을 중앙에 두고 둘러싸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사람의 무공은 깊이를 헤아릴 수 없으니 그의 예봉을 막아서서는 안될 것이다.'
當下隨聲附和道:“彭兄說得是,此人絕不可饒他。”但腳下卻沒移動。
즉시 부화뇌동하여 말했다.
"팽형의 말씀이 옳소. 이 사람은 절대 그를 용서할 수 없소."
하지만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在場之人俱都是老江湖了,見少年書生氣定神閒,對目前緊張局面,毫不放在心上,知他必然有恃無恐,同時覺得對這等藉藉無名之晚生後輩,勝之不武,敗了適足遺羞,是以誰也不肯搶先出手。
거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강호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었다. 목전의 긴장국면에 대해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으며 느긋하고 단호한 소년서생을 보자 그가 반드시 믿는데가 있어 두려움을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 동시에 이런 이름 없는 어린 후배는 이겨봤자 그만이고 지면 부끄럽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누구도 먼저 출수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大力殃神彭虎乃是一勇之夫,自恃臂力超人,見大家均不出手,以為心怯少年武功,冷哼一聲,驀地揮手一拳搗出。他臂力雄渾,拳出帶起一股尖銳嘯風之聲,直撞了過去,威勢甚是驚人。
대력신앙 팽호는 원래 출중한 팔힘만 믿는 용감한 남자였다. 사람들이 모두 출수하지 않는 것을 보자 소년의 무공에 마음 속으로 겁을 먹었다고 여겼다. 차갑게 흥, 하며 코웃음을 치더니 갑자기 손을 휘둘러 일권을 내리쳤다. 그의 팔힘은 웅혼하여 주먹이 날카로운 바람소리를 동반하여 곧바로 부딪혀갔는데 그 위세가 사람을 몹시 놀라게 했다.
少年書生冷笑一聲,手掌往外一翻,也打出一股掌力,迎著拳風送去。
소년서생은 냉소하더니 손바닥을 바깥으로 뒤집어 한 줄기 장력을 쳐내어 권풍에 맞서갔다.
大力殃神見他居然硬擋自己的拳風,暗中冷笑道:“你是找死。”暗裡一凝功,又加了二成勁力。
대력앙신은 그가 뜻밖에 완강하게 자기의 권풍에 맞서자 속으로 냉소를 쳤다.
'죽으려고 작정했구나.'
암암리에 이성의 공력을 더 끌어올렸다.
兩股暗勁接觸之下,少年書生一陣波動,隨即昂然屹立,而彭虎卻似撞在一股極富彈力的軟牆上一般,踉蹌連退了兩步,光頭沁沁汗出,顯然他是吃虧了。
大力殃神彭虎自出江湖以來,極少在臂力上走下風,今天卻在這方面吃虧,不由既驚且怒,猛地一提真氣,揮拳正待前撲。
두 줄기 암경이 부딪히자 소년서생의 몸이 한번 흔들리더니 곧바로 꼿꼿하게 섰다. 팽호는 마치 탄력이 많은 부드러운 담장에 부딪힌 듯 비틀거리며 연이어 두 걸음을 물러났는데 대머리에는 땀이 솟아나왔다. 분명히 그가 손해를 본 것이었다. 대력앙신 팽호가 강호에 나선 이래 팔힘에서 열세를 보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오늘 손해를 보게되자 절로 노하여 맹렬하게 진기를 끌어모으고는 팔을 휘둘러 막 앞으로 덮쳐가려고 하였다.
突地,一騎快馬飛奔而來,馬上一位玄衣騎土,匆匆跳下馬來,高聲道:“壇主請各位即速回壇,有緊急大事相商。”說罷身形一躍,飛騎而去。
갑자기 한 마리의 쾌마가 나는 듯 달려왔다. 말 위에서 한 명의 현의기사(玄衣騎土)가 타고 있었는데 총총히 말에서 내리더니 소리높여 말했다.
"단주께서 긴급히 상의할 일이 있으니 여러분들이 속히 단으로 돌아오시랍니다."
말을 마치고는 신형을 솟구쳐 말을 몰고 달려갔다.
孫平目光四下一掃道:“壇主既請我等回壇,只有便宜這小子了。”
손평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단주께서 우리를 단으로 돌아오라고 하시니 이 어린놈한테만 좋은 일이군."
大力殃神彭虎原就負有極重的內傷,為了挽回顏面,才行咬牙強忍,玄衣人傳來緊急令諭之後,那股兇戾之氣不自覺地收斂起來,孫平知他色厲內荏,伸手一攔道:“彭兄,咱們走吧,這小子早晚逃不出手去。”
대력앙신 팽호는 원래 극히 무거운 내상을 입었다. 체면을 만회하기 위하여 이를 갈며 애써 참고 있었는데 현의인이 긴급한 영유를 전한 후에 그 흉폭한 기세가 저절로 사그러들었다. 손평은 그가 겉으로는 무서워보이지만 속은 겁이 많은 것을 알고 손을 뻗어 가로막으며 말했다.
"팽형, 우리 갑시다. 이 어린 놈은 결국 손아귀를 벗어나 달아나지 못할 거요."
大力殃神重重哼了一聲,趁勢下台。孫平一拉他的手臂,當先將身形躍起,於是群雄也跟著起步,一齊往城內奔去。
대력신앙은 거듭 코웃음을 치더니 그 기회를 틈타 슬그머니 발을 뺐다. 손평은 그의 팔을 잡고 먼저 신형을 솟구쳤다. 그러자 군웅들도 뒤를 따라 발걸음을 떼어 일제히 성 안으로 달려갔다.
少年書生原以為今天必有一番苦鬥,想不到竟是這般一個結局,不覺長長吁一口氣,把提聚的功力散去,舉步正待回城。突地林叢中扑哧一笑,行出兩個青衣女子來。
소년서생은 원래 이날 필시 한번 악전고투를 벌여야 할 것으로 여겼으나 생각지도 못하게 이렇게 끝나자 저절로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끌어모았던 공력을 풀고는 걸음을 옮겨 성으로 돌아가려했다. 갑자기 숲 속에서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리며 두 청의여자가 걸어나왔다.
少年書生見她們去而復返,不由怔了怔道:“兩位沒有走?”
소년서생은 그녀들이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것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멍해져서 말했다.
"두 분은 떠나지 않으셨소?"
年長的女子笑道:“我們若是當真走了,豈不顯得太以不近人情。”
나이 많은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들이 만약 정말로 떠났다면 인지상정에 크게 어긋나지 않겠어요?"
少年書生微微笑道:“這也算不了什麼。”
소년서생이 미미하게 웃음을 띠며 말했다.
"이건 아무 것도 아닌걸요."
年幼的女子接口道:“就憑這幾個人,哪放在我家小姐的心上,她不過是要看看你的武功罷了。”
나이 어린 여자가 이어서 말했다.
"그 몇 놈들은 우리 소저께서 마음에 두지도 않아요. 그분은 당신의 무공을 한번 보고자 했을 뿐이지요."
少年書生點頭道:“兩位姑娘劍術精妙,在下甚是佩服,但不知是修羅前輩第幾位門下?”
소년서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두 분 낭자의 검술이 정묘하니 저는 몹시 탄복했습니다. 하지만 수라 선배의 몇 번째 문하이신지 모르겠군요?"
青衣女子一怔道:“你怎知我是修羅門下?”
청의여자가 의아해하며 말했다.
"당신은 어떻게 제가 수라문하임을 아셨나요?"
少年書生道:“有位易曉君兄,與姑娘似是同一劍路。”
소년서생이 말했다.
"역효군 형이라는 분이 있는데 낭자와 동일한 검로(劍路)인 듯 하오."
青衣女子哦了一聲道:“公子尊姓大名?”
청의여자가 아, 하더니 말했다.
"공자의 존성대명은?"
少年書生此刻已知她是修羅門下,遂據實答道:“在下杜君平。”
소년서생은 이때 그녀가 수라문하임을 알았다. 그래서 사실대로 대답했다.
"저는 두군평이오."
青衣女子見少年書生是杜君平,臉上倏現驚容,對他仔細看了看,扑哧一笑道:“原來是杜少俠,久仰,久仰。”
청의여자는 소년서생이 두군평임을 알자 얼굴에 갑자기 놀란 표정을 하고 그를 세심하게 살피더니 깔깔거리며 웃더니 말했다.
"원래 두소협이셨군요. 오랫동안 앙모해왔습니다.."
年幼的一個脫口道:“你不是中了百毒門主的無形之毒嗎?如何解去的?”
나이 어린 여자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백독문주의 무형지독을 맞지 않았나요? 어떻게 해독한 것입니까?"
杜君平且不答理她的話,卻反問道:“在下中毒之事,姑娘如何知道?”
두군평이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반문했다.
"제가 중독된 일은 낭자가 어찌 아시는지요?"
年幼女子笑了笑道:“我是聽易公子說的,據說他還把本門最珍貴的毒龍丸餵了你一顆呢。”
나이 어린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저는 역공자의 말을 들은 것이에요. 그의 말에 의하면 본문의 가장 진귀한 독룡환(毒龍丸) 한 알을 당신께 먹였다고 했어요."
杜君平嘆了一口聲道:“在下這番中毒,如不是易曉君兄主僕援手,後果實難想像。”
두군평이 탄식하며 말했다.
"제가 이번에 중독당하여 역효군형 주복(主僕)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과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青衣女子接道:“朋友之間相互照顧,此乃理所當然之事,杜公子若是長掛在口頭,那就顯得見外了。”
청의여자가 이어서 말했다.
"친구지간에 서로 돕는 것은 원래 당연한 일이에요. 두공자께서 만약 계속 거론하시면 그것은 외인을 대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에요."
杜君平又道:“姑娘可知易兄現在哪裡?”
두군평이 또 말했다.
"낭자께선 역형이 어디에 계시는지 아시오?"
青衣女子笑了笑道:“恐怕也已來了金陵,待見著他時,小妹自當告知杜兄已來金陵之事。”
청의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이미 금릉으로 온 것 같으니 기다렸다가 그를 보게되면 소매가 당연히 두형이 금릉에 온 것을 알려드릴께요."
杜君平急道:“那好極了,據說他為兄弟之事,觸怒天地盟,竟然大開殺戒,我真為他擔心。”
두군평이 급히 말했다.
"그것이 좋겠군요. 형제를 위해 그가 한 일을 들어보니 뜻밖에 크게 살계를 열어 천지맹을 건드려 화나게 했소. 저는 정말 그가 걱정이 됩니다."
青衣女子道:
‘你為他擔心什麼? ”
청의여자가 말했다.
"당신은 그가 왜 걱정되시죠?"
杜君平道:“他雖武功高強,可是天地盟慣施暗算,防不勝防。”
두군평이 말했다.
"그가 비록 무공이 고강하지만 천지맹은 암산을 펼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습니다."
青衣女子冷笑道:“憑天地盟幾塊廢料,哪放在我易師兄的眼裡,杜兄不必為他擔心。”
청의여자가 냉소하더니 말했다.
"천지맹의 몇가지 쓰레기들은 우리 역사형의 안중에 없습니다. 두형은 그를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杜君平點頭道:“這樣在下就放心了。”拱了拱手,舉步往前行去。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제가 마음이 놓이는군요."
공손히 공수하더니 걸음을 떼어 앞으로 걸어갔다.
青衣女子見他連自己的姓名都不問一下,心中甚是著惱,突又喊道:“杜兄,你回來。”
청의여자는 그가 자기의 성명은 물어보지도 않자 심중으로 화가나서 갑자기 소리쳤다.
"두형, 돌아와요."
杜君平停下腳步道:“姑娘呼喚在下何事?”
두군평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낭자는 무슨 일로 저를 소리쳐 부르셨소?"
青衣女子冷冷道:“你現落腳何處,我那易師兄問起,也好對他說一聲。”
청의여자가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이 지금 어디로 가시는지 저의 역사형이 물어볼텐데 그에게 어떻게 말하라는 거예요."
杜君平道:“在下現在丐幫落腳。”想了想又道:“姑娘知道易兄的住址嗎,在下極欲與他見見面。”
두군평이 말했다.
"저는 현재 개방에 있습니다."
잠시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
"낭자가 역형의 거처를 알고계십니까? 저는 그와 만나고 싶습니다."
青衣女子遲疑片刻道:“如若必欲一見,小妹此刻便領你去如何?”
청의여자가 잠시 망설이더니 말했다.
"만약 만나고 싶다면 소매가 지금 당신을 데리고 가면 어떨까요?"
杜君平道:“那就有勞姑娘了。”頓了頓又道:“敢問姑娘尊姓。”
두군평이 말했다.
"그건 낭자께 수고를 끼치는 것인데."
멈추었다 또 말했다.
"감히 낭자의 존성을 여쭙겠소."
青衣女子眠嘴一笑道:“小妹姓杜,杜撰的杜。”
청의여자는 입을 가리고 웃더니 말했다.
"소매의 성은 두입니다. 두찬(杜撰:지어내다)의 두."
杜君平雖覺有些蹊蹺,並未在意,順口道:“原來是杜姑娘,你在修羅七……七兄弟當中排行第幾?”
두군평은 비록 좀 이상하다고 느꼈으나 마음에 두지 않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
"원래 두낭자였구려. 당신은 수라 칠... 칠형제중 몇 번째입니까?"
青衣女子噗地笑道:“你為什麼不說修羅七煞?”
청의여자 풉, 하며 웃더니 말했다.
"당신은 왜 수라칠살(修羅七煞)이라고 말하지 않지요?"
杜君平面現尷尬之容,青衣女子復又莊容道:“易師兄排行第七,我自然是第八了。”
두군평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청의여자는 다시 엄숙한 표정을 하고 말했다.
"역사형이 일곱번째니 저는 자연히 여덟번째지요."
杜君平以為她是後入門的弟子,便不再問。此時天色已近黃昏,三人進入城內,已然是萬家燈火了。
두군평은 그녀가 나중에 입문한 제자라고 여기고 다시 묻지 않았다. 이때 하늘은 이미 황혼이 지기 시작했다. 세 사람이 성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이미 집집마다 등불이 밝혀져 있었다.
年幼的女子在前,杜君平與青衣女於並排行在後面,轉彎抹角,來到一處四合院前。年長女子搶前兩步,在門上敲了兩下,朱門呀然開啟,出來了一位白髮老頭,抬頭見是主人回來,立時閃身讓到一旁。
나이 어린 여자가 앞에 가고 두군평은 청의여자와 함께 나란히 뒤에서 걸어갔다. 꾸불꾸불한 길을 지나 어느 사합원(四合院) 앞에 도착했다. 나이 많은 여자가 먼저 두 걸음 앞으로 나가 문고리를 두 번 두드렸다. 한 명의 백발 늙은이가 나와서 주인이 돌아온 것을 보자 한 쪽으로 비켜서 시립했다.
青衣女子側身把杜君平讓至客廳落坐道:“杜兄且請少坐,小妹去請易師兄出來。”
청의여자가 몸을 옆으로 돌려 두군평에게 길을 터주고는 객청에 이르자 자리를 권하며 말했다.
"두형은 앉으세요. 소매가 가서 역사형을 나오도록 하겠어요."
隨即入內去了,約摸有盞茶時間,屏風後一陣朗笑,易曉君手搖紙扇,快步行出廳來,格格笑道:“原來杜兄早已無事,這些天來可把兄弟給急壞了。”
곧 안으로 들어가더니 약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되자 병풍뒤에서 일진의 낭랑한 웃음 소리와 함께 역효군이 종이부채를 흔들며 빠른 걸음으로 객청으로 나와서 껄껄, 웃으며 말했다.
"원래 두형은 무사하셨군요. 요 며칠간 형제는 초조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杜君平立起身來拱手道:“易兄關切之情小弟十分感激,我若不是蒙藥中王聞人可前輩賜贈一顆解毒丹,後果難於想像。”
두군평이 일어서서 공수하며 말했다.
"역형의 관심에 소제는 십분 감격했습니다. 제가 만약 약중왕 문인가 선배님이 주신 한 알의 해독단이 없었다면 결과는 상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隨把在途中得遇蠍娘子解救經過,詳說了一遍。
도중에 갈랑자를 우연히 만나 구함을 받은 경과를 상세하게 쭈욱 말했다.
易曉君十分留意地聽著,直到他說完方才插言道:“杜兄對她如此不忠,你不怕那位蠍娘子著惱?”
역효군은 몹시 주의해서 듣더니 그의 말이 끝나자 바로 끼어들어 말했다.
"두형께서 그녀에 대해 그처럼 소홀히 대하셨는데 그 갈랑자라는 분이 화낼까 두렵지 않으십니까?"
杜君平乃是坦蕩君子,講究的是恩怨分啊,隨口答道:“我與她乃是敵對地位,她雖有恩於我,只能留待異日補報,豈能讓她得知實情。”
두군평은 원래 마음에 거리낌이 없는 군자여서 중요시하는 것은 은원의 구분이었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다.
"나와 그녀는 원래 적대적인 위치에 있소. 그녀가 비록 나에게 은혜를 베푼 것이 있지만 기억하고 있다가 다른 날 보답할 수 있겠지요. 어찌 그녀가 사실을 알게 할 수 있겠소?"
易曉君笑道:“杜兄應該答應留在雲夢山人的秘谷,免得她前去撲空。”
역효군이 웃으며 말했다.
"두형이 승낙했으니 그녀가 가서 헛걸음하지 않도록 응당 운몽산인의 비곡에 계속 계셨어야 합니다."
杜君平搖頭道:“目下風雲緊急,兄弟哪有許多閒工夫在谷內。再說此女毒如蛇蠍,還是少接近為妙。”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데 형제가 곡 안에 있을 틈이 어디 있겠소? 다시 말하면 그녀는 독하기가 사갈과 같소.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좋소."
易曉君又道:“如此一來,豈不是得罪了那位蠍娘子?”
역효군이 또 말했다.
"그러면 어찌 그 갈랑자에게 미움을 사지 않겠습니까?"
杜君平朗聲笑道:“她哪裡是當真救我,當時在下沒有將她一掌震斃,已經是手下留情了。”
두군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가 어디 정말로 나를 구했겠소? 당시 저는 그녀를 일장에 쳐죽이려다 손에 사정을 두었지요."
易曉君微微一笑,覺得不應盡開玩笑了,面容一整道:“如今離江南分壇召會之期尚有三天,杜兄對此事可有什麼成算?”
역효군이 미미하게 웃다가 장난삼아 웃어서는 안되겠다고 느껴서 표정을 바로 하고 말했다.
"지금 강남분단 소회(召會) 날짜까지 삼 일이 남았는데 두형은 이 일에 대해 무슨 결정을 내린 것이 있으십니까?"
杜君平道:“小弟已與雲夢山人相約,到期混入江南分壇看看,可沒有什麼成算。”
두군평이 말했다.
"소제는 이미 운몽산인과 그 날짜가 되면 강남분단에 섞여서 들어가 살펴보기로 약속했소만 무슨 결정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없소."
易曉君接道:“萬一他們設下了什麼陰謀詭計,又當如何?”
역효군이 이어서 말했다.
"만일 그들이 무슨 음모와 괘계(詭計)를 세워두었다면 또 그때는 어떻게?"
杜君平搖搖頭道:“只有視當時情景隨機應變了,不知易兄有何高見?”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때 상황을 보고 임기응변해야지요. 두형은 무슨 고견이 있으시오?"
易曉君笑了笑道:“此刻天機不可洩露,至期杜兄便可明白,我決不容他們詭計得逞。”
역효군이 웃으며 말했다.
"지금 천기를 누설할 수는 없습니다. 그때가 되면 두형도 분명히 아실 테지요. 나는 결코 그들의 괘계가 실현되도록 하지 않을 것입니다."
杜君平點頭道:“易兄才智勝我十倍,小弟望塵莫及。”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역형의 지혜가 나보다 열 배는 뛰어나니 소제는 발 밑에도 미치지 못하지요."
他為人耿直,所言真是由衷而發。
그는 사람됨이 정직하여 말하는 것이 마음 속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易曉君聽來心裡十分受用,臉上掠過一絲得意笑容,格格笑道:“杜兄怎的也學會了捧人。”
역효군은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아져 얼굴에 한 가닥 득의의 웃음이 스치며 껄껄 웃었다.
"두형은 사람을 추켜세우는 것도 배웠군요."
杜君平正容道:“兄弟說的乃是實話。”
두군평이 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형제가 말한 것은 솔직한 말이오."
易曉君立起身來道:“這一些話暫時不要提了,酒菜想已備好,咱們把酒談心,亦屬人生一大樂事。”
역효군이 일어서면서 말했다.
"그런 말은 잠시 꺼내지 맙시다. 술과 안주가 잘 준비된 것 같은데 우리 마시면서 터놓고 얘기하면 인생의 큰 즐거움의 하나가 아니겠습니까?"
杜君平跟著立起道:“怎不見令師妹杜姑娘出來?”
두군평이 따라서 일어서더니 말했다.
"영사매 두낭자는 왜 안보시오?"
易曉君怔了怔,朗聲笑道:“她忙得很,不能陪杜兄了,改天再讓她補陪。”
역효군이 어리둥절해 하다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몹시 바빠 두형과 배석할 수 없습니다. 후일 다시 자리를 같이 하도록 하지요."
杜君平原是隨口問問,易曉君這一說,不自覺地臉上一熱。
두군평은 원래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한번 물어보았을 뿐인데 역효군이 이렇게 말하자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易曉君看在眼裡,只覺心裡一甜。高聲道:“小玉,酒菜弄好沒有?”
역효군은 지켜보면서 마음이 달콤해지는 것을 느꼈다. 소리 높여 말했다.
"소옥(小玉), 술과 안주는 아직이냐?"
裡面一個嬌嫩的聲音高聲地道:“早已好啦。”
안쪽에서 교오한 음성으로
"벌써 준비되어 있습니다."
易曉君一拉杜君平道:“走,咱們屋裡去。”二人肩並肩往屋內行去。
역효군은 두군평을 잡아끌며 말했다.
"갑시다. 우리 집안으로 갑시다."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易曉君為杜君平所設的酒席,系擺在自己的套房。他興匆匆地進入套房,只見席上高踞坐著一位錦衣公子,易曉君見後全身一震,不自覺地退了一步,拉著杜君平的手,迅速一鬆。
역효군은 두군평을 위해 자기의 투방(套房)을 모두 열어젖혀서 주석을 마련하였다. 그들이 총총히 투방에 들어가니 한 명의 금의공자가 상석을 차지하여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역효군이 보더니 전신을 흠칫 떨며 자기도 모르게 한 발 물러나서 잡았던 두군평의 손을 재빨리 놓았다.
杜君平大感奇異,抬頭一看,見席上坐著的,竟是任長鯨,不由心中甚喜,搶前兩步,拱手道:“任兄久違了。”
두군평은 크게 기이하게 느껴서 머리를 들어서 보니 앉아있는 사람은 바로 임장경이었다. 저절로 마음이 크게 기뻐서 먼저 두 걸음 앞으로 걸어나가더니 공수하며 말했다.
"임형, 오랜만이오."
任長鯨冷冷道:“你是誰?”
임장경이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杜君平黯然道:“小弟杜君平,難道任兄忘懷了?”
두군평이 암연히 말했다.
"소제 두군평이오. 설마 임형은 잊어버리셨소?"
任長鯨哈哈笑道:“小弟與杜君平果有數面之識,只是江湖之上,冒名之人甚多,豈能輕易便行相信。”
임장경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소제와 두군평은 과연 몇 차례 만나서 아는 사이오. 하지만 강호에는 이름을 사칭하는 사람도 아주 많은데 어찌 쉽게 믿을 수 있겠소?"
杜君平皺眉頭道:“任兄要如何才能相信?”
두군평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임형은 어떻게 해야 믿으시겠소?"
任長鯨端起酒杯一飲而盡,大步行出座來道:“杜門劍法,宇內馳名,兄弟領教幾招,便可分出真假。”
임장경은 술잔을 들어 쭈욱 마시더니 큰 걸음으로 자리에서 걸어와서 말했다.
"두씨 검법은 우내(宇內)에 명성을 떨쳤으니 형제가 몇 초 가르침을 받아보면 진가(真假)를 구분해 낼 수 있소."
杜君平為難地道:“這個……”
두군평은 난처하여 말했다.
"그건..."
任長鯨仰著臉冷傲地道:“閣下自負英雄,怎的竟效那兒女之態?”
임장경은 고개를 쳐들고 냉오한 얼굴로 말했다.
"귀하가 영웅임을 자부한다면 어찌 계집애 같이 구시는 거요?"
易曉君心中大急,搶前兩步,行至任長鯨面前一攔道:“三師兄,你這是什麼意思?”
역효군은 속으로 다급하여 먼저 앞으로 두 걸음 나서서 임장경의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삼사형, 이것은 무슨 의미입니까?"
任長鯨朗聲笑道:“好啊,咱們師兄弟才分別幾天,七師弟便向著外人了?”
임장경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우리 사형제가 몇 일 떨어져 있었다고 칠사제는 외인을 두둔하는 것이냐?"
易曉君色變道:“三師兄,你說些什麼話?”
역효군의 안색이 변하며 말했다.
"삼사형, 무슨 말씀을 그리 하십니까?"
任長鯨冷哼一聲道:“你自己心裡明白,難道一定要為兄說破不成?”
임장경이 차갑게 흥, 하더니 말했다.
"네 자신이 잘 알텐데 설마 꼭 내 입으로 털어놓아야겠느냐?"
易曉君氣得一頓腳道:“你胡說,我自問沒有什麼不可告人之事,再說我愛與誰交友就與誰交友,你管不著。”
역효군이 화가나서 발을 구르며 말했다.
"함부로 말씀하시는군요. 저는 남에게 알리지 못할 일이 아무 것도 없어요. 다시 말해 내가 누구를 좋아하든지 누구와 사귀든지 당신은 상관하지 마세요."
任長鯨一臉鐵青,呼呼冷笑道:“原來果真是這麼一回事,哼!”
임장경은 얼굴이 시퍼렇게 되어 흥흥, 냉소했다.
"원래 과연 이렇게 된 일이었군. 흥!"
杜君平見他師兄弟吵了起來,心中大感為難,當下舉步上前道:“此事實是誤會,如無法取信於任兄,只好暫行告退。”
두군평은 그들 사형제가 말다툼을 시작하는 것을 보더니 속으로 크게 난처하여 즉시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이 일은 정말 오해요. 임형에게 신임을 받을 방법이 없다면 잠시 물러가는 것이 좋겠소."
任長鯨霍地拔劍出鞘道:“閣下想一走了之,哼,可沒有那麼容易的事。”
임장경이 갑자기 검을 뽑더니 말했다.
"귀하는 도망가려 하시오? 흥, 어디 그렇게 용이한 일이 있겠소?"
杜君平唉聲一嘆道:“小弟委實是真的杜君平,任兄不信也是沒有辦法的事。”
두군평은 후,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소제는 확실히 진짜 두군평이오. 임형이 믿지 못한다면 방법이 없는 일이오."
任長鯨仰面長笑道:“任某劍已出鞘,就算你是杜君平,也只好得罪了。”
임장경이 앙천대소하며 말했다.
"임모가 검을 뽑았으니 당신이 두군평이라고 하더라도 부득이 죄를 짓겠소."
易曉君自幼便得寵於修羅王,幾位師兄亦都對他十分喜愛,想不到今天任長鯨竟一反常態,翻臉不認人,要對杜君平動武,心中氣惱萬分。厲聲喝道:“三師兄,你今天是怎麼了?”
역효군은 어려서부터 수라왕의 총애를 받아왔다. 몇 분의 사형도 모두 그를 십분 귀여워했다. 뜻밖에 오늘 임장경이 평상시와 정반대의 모습으로 태도를 바꾸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두군평에게 무력을 쓰려고 하니 대단히 화가 났다.
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삼사형, 오늘 왜 이러십니까?"
任長鯨冷冷道:“你急個什麼勁,較量幾招,不致要了他的命。”
임장경이 냉랭하게 말했다.
"너는 무엇이 초조하느냐. 몇 초 겨루어보고 그의 목숨을 빼앗지는 않을 것이다."
轉身長劍對杜君平一指道:“不用那麼窩囊,快拔出你的劍來。”
몸을 돌려 장검으로 두군평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렇게 겁먹을 필요없소. 어서 검을 뽑으시오."
杜君平經他一再相逼,頓時激起了滿腔怒火,大步行至小院之內,朗聲一笑道:“任兄既一定要我出手,那就恭敬不如從命。”
두군평은 그의 수 차례 핍박을 참다가 이 순간 갑자기 노화가 치밀어 올랐다. 큰 걸음으로 작은 정원 안으로 걸어가 낭랑하게 웃더니 말했다.
"임형은 내가 꼭 출수하도록 하시니 명을 받들겠소이다."
嗆啷一聲長劍出鞘,他知修羅劍法,迅快絕倫,長劍出鞘,立即擺開了一個架式。任長鯨面隱殺機,高舉長劍,繞著杜君平緩緩遊走,劍尖不斷微微顫抖,顯示他早運集全身功力。
창,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을 뽑았다. 그는 수라검법이 쾌속절륜하다는 것을 알았다. 장검을 뽑자마자 초식을 펼쳐내었다. 임장경은 얼굴에 은은한 살기를 띠고 장검을 높이 쳐들더니 두군평의 주위를 이리저리 맴돌기 시작했다. 검끝이 끊임없이 미미하게 떨리는 것이 그가 벌써 전신의 공력을 운집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易曉君素知這位師兄心狠手辣,翻臉不認人,心中大是為難,不由自主把腳步前移,以便在他施展煞手時,及時搶救,可是當他一眼發現任長鯨緊張的神態時,心中不由大為震駭。
역효군은 본래 이 사형이 마음이 독하고 손이 맵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얼굴을 바꾸어 사람을 인정하지 않자 속으로 크게 난처하였다. 저도 모르게 자기가 있던 자리에서 앞으로 이동하여 그가 살수를 시전하면 때맞추어 구원하기 편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가 임장경의 긴장된 표정과 태도를 발견했을 때 심중으로 절로 크게 놀랐다.
那情景一望而知,他正面對前所未有的強敵。
그 정경은 한번 보기만 해도 그가 일찌기 없던 강적을 맞닥뜨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原來任長鯨一怒之下,硬逼著杜君平動手,而杜君平又將對方估價過高,一上來便把大千劍法的架式擺開,這套劍法,神妙無比,威力與施用人的功力成正比,他自經紅臉老人,合宇內三大高手之力,為他打通經脈後,功力已是突飛猛進,一經運集,隱隱含有一種無以匹敵的威勢。
원래 임장경은 노한 가운데 두군평을 윽박질러 손을 쓰게 했고 두군평 또한 상대를 높게 평가하여 단번에 대천검법의 자세를 취했다. 이 검법은 신묘하기 비할 데가 없었다. 위력은 사용하는 사람의 공력과 정비례하였다. 그는 홍검노인을 비롯한 우내삼대고수(宇內三大高手)이 힘을 합쳐 그를 위해 경맥을 뚫은 뒤 공력이 이미 돌연 크게 진보하였다. 일단 공력을 운집하자 은은히 일종의 필적할 수 없는 위세를 담고 있었다.
任長鯨亦是使劍名家,從對方的眼神,姿態以及劍上蘊藏的勁力仔細察看,只覺對方劍勢中,隱透一股難以抗拒的壓力,無論從哪一個角度進攻,都有遭受凌厲反擊的可能,他乃極其陰沉之人,經過一番思忖後,不敢貿然動手,突然停步哈哈一笑道:“果真是士別三日,便須刮目相看,杜兄的功夫,近日進步得太多啦。”
임장경도 역시 검으로 명성을 이루었기에 상대의 눈빛과 자세 및 검상에 숨겨진 경력을 자세히 관찰하고는 상대방의 검세중에 은근히 한 줄기 항거하기 어려운 압력이 스며나오는 것을 느꼈다. 어느 각도에서 공격에 들어가더라도 무서운 반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는 극히 음침한 사람이었기에 한번 곰곰히 생각한 후에 감히 경솔하게 싸울 수 없어 돌연 걸음을 멈추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과연 선비가 삼 일을 헤어져있으면 눈을 비비고 보아야 하는구려. 두형의 무공은 요며칠 크게 진보하였소이다."
杜君平劍式一收道:“承蒙任兄誇獎了。”
두군평이 검식을 거두고 말했다.
"임형의 과찬이시오."
任長鯨復又哈哈笑道:“這才偶相戲耳,此刻小弟已確知你果是杜兄。”
임장경이 다시 하하, 웃으며 말했다.
"이건 장난이었소. 지금 소제는 당신이 정말 두형임을 확실히 알았소."
此人城府深沉,即此一言,不僅將自己窘態遮掩,可藉此消除易曉君心中的芥蒂。
이 사람은 속셈이 깊어 즉시 이렇게 한 마디 하여 자기의 난처함을 덮어버릴 뿐 아니라 그것을 빌어 역효군의 마음속 응어리를 없애버렸다.
暑曉君何等聰明之人,平素對這位三師兄,認識十分深切,雖然任長鯨此刻已轉怒為喜,他心中卻十分清楚,如杜君平無自保之能,極可能死在他劍下,是以默不作聲。
역효군이 얼마나 총명한 사람인가? 평소 이 삼사형에 대해 십분 깊이 알고 있기에 비록 임장경이 지금 화를 냈다가 웃고 있지만 도리어 그의 마음 속을 매우 똑똑히 알았다. 만일 두군평이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이 없었다면 그의 검 아래에서 소리도 없이 죽었을 가능성이 극히 높았다.
任長鯨滿面笑容,一把將杜君平手臂拉住,哈哈笑道:“來來來,小弟該敬你三杯,以謝適才唐突之罪。”
임장경은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두군평의 팔을 붙잡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자자자, 소제가 당돌하게 군 죄를 사죄하는 의미로 석 잔을 올리겠소."
轉臉見易曉君仍然一臉不愉之容,復又笑道:“七師弟,你怎麼啦,難道生愚兄的氣了?”
역효군을 돌아보더니 여전히 기쁘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자 또 웃으며 말했다.
"칠사제, 넌 어찌 된거냐. 설마 우형에게 화가 난 것이냐?"
易曉君冷冷道:“我憑什么生氣。”
역효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겠어요?"
任長鯨笑道:“既沒生氣那就快來吧,愚兄還有事情與你商量呢。”
임장경이 웃으며 말했다.
"화가 안났으며 빨리 오게. 우형이 아직 자네와 상의할 일이 있네."
易曉君原先一團高興,此刻已是意興闌柵,緩步行至席前邊道:“師兄有何吩咐?”
역효군은 원래 흥이 났었는데 지금은 이미 흥취가 사라져버렸다. 느릿느릿 자리로 걸어와서 말했다.
"사형은 무슨 분부가 계십니까?"
任長鯨拉著杜君平,推健在上首坐了,自己在橫裡坐下,哈哈笑道:“今天杜兄乃是主客,理應上坐。”又對易曉君道:“你是主人,應坐主位。”
임장경은 두군평을 상석에 밀어 앉히고 자기는 옆자리에 않더니 하하, 웃으며 말했다.
"오늘 두형께서 큰 손님이니 윗자리에 앉으시오."
또 역효군을 향해 말했다.
"자네는 주인이니 응당 주인 자리에 앉게."
易曉君板著面孔默不作聲,任長鯨面容一整道:“愚兄此來乃是奉島主密令……”
역효군은 딱딱한 얼굴로 묵묵히 아무 말도 없었다. 임장경이 표정을 가다듬더니 말했다.
"우형이 이번에 온 것은 도주의 밀령을 받아..."
看了杜君平一眼,住口不言。
두군평을 한번 흘낏 쳐다보고는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았다.
易曉君一驚道:“莫非情況有變?”
역효군이 놀라서 말했다.
"혹시 상황이 바뀌었나요?"
任長鯨點了點頭道:“不僅愚兄奉命來此,大師兄和二師兄,他們日內也該到了。”
임장경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우형은 명을 받들어 여기 왔을 뿐만 아니라 대사형과 이사형, 그들도 하루 안으로 도착할 것이다."
易曉君知他礙於杜君平在座,不便明說,但已意識到事態十分嚴重。沉吟半晌道:“既是大師兄也將來到,這裡的事該由他來主持了。”
역효군은 그가 두군평이 자리에 있어 분명히 말하기가 불편하여 꺼리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사태가 십분 엄중함을 인식하고 한참을 침음하다가 말했다.
"이미 대사형께서도 오신다니 이 일은 그가 와서 주지해야겠군요."
任長鯨點頭道:“令諭並未明說,我想大概是這樣吧。”
임장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영유는 분명히 말씀하신 적이 없지만 대략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杜君平見他師兄弟說話吞吞吐吐,知道是礙於自己在座,隨立起身來道:“兩位談談吧,小弟告辭了。”
두군평은 그 사형제가 말을 얼버무리는 것을 보자 자기가 자리에 있는 것이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고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두 분은 말씀을 나누시오. 소제는 이만 가보겠소."
任長鯨望了易曉君一眼道:“易師弟尚有話與你說呢,何故就走……”
임장경이 역효군을 힐끔 쳐다보고는 말했다.
"역사제가 당신과 할 말이 있는데 왜 가시려..."
杜君平乃是誠實君子,哪知他們暗中在鬧意氣,當下搖頭道:“小弟已經出來很久了,有話改日咱們再詳談。”
두군평 같이 진실된 군자가 그들이 암중으로 감정싸움을 하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즉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소제는 이미 나온 지 오래되었소. 할 말은 다른 날에 다시 상세히 이야기 합시다."
易曉君原意是準備與他把酒談心,暢敘衷曲,任長鯨來到後,早已興致全無,他到是真的希望杜君平走,立刻接口道:“杜兄有事那就請吧,其實小弟也沒有什麼話與你談的。”
역효군은 원래 의도는 그와 술을 마시며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임장경이 온 이후 벌써 흥이 사라져버렸다.
"두형께서 일이 있으시면 그렇게 하십시오. 사실 소제는 당신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二人各懷心事,把杜君平送出門外後,易曉君一沉臉便往臥房行去。
두 사람은 각자 심사(心事)를 품고 두군평을 문 밖까지 전송하고 난 뒤 역효군은 굳은 얼굴로 그대로 와방으로 걸어갔다.
任長鯨重重哼了一聲道:“七師妹,你這般對待愚兄,不嫌太過份了嗎?”
임장경이 거듭 흥, 하며 말했다.
"칠사제, 네가 우형을 이렇게 대하다니 너무 지나치게 미워하는 것이 아니냐?"
易曉君冷笑道:“隨你怎麼說都行。”
역효군이 냉소하며 말했다.
"당신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른 것이지요."
任長鯨把臉一沉道:“你該想到我是你的師兄。”
임장경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너는 내가 너의 사형임을 생각해야 한다."
易曉君冷冷道:“你不用抬出師兄的牌子來壓制我,有什麼派遣你可以吩咐。除此之外,咱們沒有什麼話好說。”
역효군이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은 사형이라는 간판으로 나를 압제(壓制)하려고 할 필요없어요. 무슨 파견(派遣)하실 일이 있으면 분부하세요. 아니면 우리 무슨 말도 하지 맙시다."
任長鯨氣量極其狹窄之人,如何忍得下這口氣,頓時氣得一臉鐵青,恨聲道:“好,咱們以後走著瞧。”
도량이 극히 좁은 임장경이 어떻게 그런 말투를 참겠는가? 순간 화가 나서 얼굴이 시퍼렇게 되더니 원망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좋아. 어디 두고보자."
一聳身飛向牆頭射去,晃眼失去了踪影。
담장 꼭대기로 몸을 솟구쳐 쏘아져 가더니 눈 깜빡할 사이에 종적이 사라져버렸다.
再說杜君平辭別任長鯨與易曉君後,心中甚覺詫異,他想不透他們師兄弟間有何歧見,任長鯨又何以對自己的態度突然改變,雖然之後似乎誤會冰釋,但他看得出來,任長鯨的神態極其勉強,平日的熱情已然不復存在。
두군평은 임장경과 역효군과 작별한 후 마음 속으로 매우 이상함을 느꼈다. 그들 사형제간에 무슨 의견 차이가 있는지, 임장경은 또 왜 자기에 대한 태도를 돌연 바꾸었는지 생각을 해도 알 수 없었다. 비록 그후에 오해가 풀린 듯 하지만 자기가 볼 때 임장경의 표정과 태도는 몹시 마지못한 듯 했으며 평소의 다정한 모습은 다시는 존재하지 않았다.
他正自心中百思莫解之際,突然暗影中悄悄閃出一個青衣小廝,輕聲喚道:“杜相公,我有幾句話和你說。”
그가 속으로 여러가지 생각에 빠져있을 때 돌연 어둠 속에서 조용히 한 명의 청의소시가 나타나서 나직히 소리쳤다.
"두상공, 저는 당신께 몇 마디 할 말이 있어요."
杜君平抬頭見是小玉,遂道:“是你主人著你來的?”
두군평은 머리를 들어 보니 소옥이었다.
"당신의 주인이 보냈소?"
小玉搖頭道:“不,是小的自己來的。”
소옥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제 스스로 온 것입니다."
杜君平詫異道:“你有什麼話要對我說?”
두군평이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나에게 할 말이 무엇이오?"
小玉微微一笑道:“你知我主人是什麼人?”
소옥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제 주인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杜君平愈覺不解道:“難道她不是修羅門下的八弟子?”
두군평은 갈수록 모르겠다는 듯 말했다.
"설마 그녀 수라문하의 여덟번째 제자가 아니란 것이오?"
小玉抿嘴一笑道:“你當真一點都沒看出來?”
소옥이 입을 오므리고 웃더니 말했다.
"당신은 어찌 이리 못 알아보세요?"
杜君平搖頭道:“在下只是從武功身法上,略略看出一點門路,難道她不是修羅門下?”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단지 무공과 신법으로 대략 문파를 알아챘는데 설마 그녀는 수라문하가 아니오?"
小玉扑哧一笑道:“杜相公,你確實是位至誠君子,告訴你吧,她就是修羅門下的老七,我們島主並沒有第八個弟子,而且她是女兒身。”
소옥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두상공, 당신은 확실히 진실된 군자시군요. 당신께 알려드리는데 그녀는 수라문하의 일곱째예요. 우리 도주께서는 결코 여덟 명의 제자를 두시지 않았어요. 게다가 그녀는 여자의 몸이지요."
杜君平哦了一聲道:“原來如此,我倒被你們瞞過了呢,這般說來,午間江邊動手的就是你和她了?”
두군평이 아, 하더니 말했다.
"원래 그랬군요. 나는 당신들한테 완전히 속았군요. 그 말을 들어보니 낮에 강변에서 손을 쓴 것은 당신과 그녀요?"
小玉點頭道:“正是,我家小姐平日自視甚高,輕易不與青年男子交往。”小玉又道:“今晚席間的情景你看出來了嗎?”
소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로 그렇습니다. 저의 소저는 평소에 스스로를 지극히 높게 생각하여 젊은 남자들과 쉽사리 사귀지 않았어요."
소옥이 또 말했다.
"오늘 밤 술자리의 상황을 당신도 보셨겠지요?"
杜君平不以為意道:“那是誤會,江湖上人詭詐百出,他不得不防。”
두군평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그것은 오해요. 강호인들이 교활하고 가지각색이니 그는 방비하지 않으면 안되었지요."
小玉搖頭道:“他並不是真的懷疑有人冒名你杜相公,他是不滿我家小姐與你杜公子交往。”
소옥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는 결코 당신 두상공이 이름을 사칭한 사람이라고 의심을 품은 것이 아닙니다. 그는 저의 소저가 당신 두공자와 사귀는 것에 불만인 것입니다."
杜君子朗聲一笑道:“他太過多慮了,既是這樣,以後在下盡量避免與你家小姐往來便了。”
두군평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는 걱정이 지나치구려. 이렇게 되었으니 이후에 저는 당신의 소저와 왕래하는 것을 가급적 피하도록 하겠소."
小玉狠狠瞪了他一眼道:“你這是什麼意思?”
소옥이 사납게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당신,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杜君平正容道:“她們師兄妹平日情誼甚篤,卻因在下介入而傷了和氣,在下如何過意得去,自然是設法避免為妙。”
두군평이 얼굴을 가다듬고 말했다.
"그 사형매는 평소 정의가 돈독했는데 제가 끼어듬으로 인해 화기(和氣)를 깨드리게 되었으니 제가 어떻게 알고도 지나치겠소. 당연히 피할 방법을 찾는 것이 낫지요."
小玉噘起小嘴,冷笑一聲道:“原來你竟是這樣一個沒有出息之人?”
소옥이 작은 입을 삐죽거리며 냉소하더니 말했다.
"원래 당신은 이렇게 덜된 사람입니까?"
杜君平喟然一嘆道:“小玉,我懂得你的意思,可是在下必須這樣做才能減去任兄的誤會,維持他們師兄妹間的情誼。”
두군평이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소옥, 당신의 뜻을 나도 아오. 하지만 저는 이렇게 해야만 임형의 오해를 낮출 수 있고 그들 사형매간의 정의(情誼)를 유지시킬 수 있소."
小玉沉思有頃道:“你這樣做豈不辜負我家小姐對你的一番情意了?”
소옥이 생각에 잠기더니 문득 말했다.
"당신이 그렇게 하면 저의 소저의 당신에 대한 정을 저버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杜君平輕喟一聲道:“為人立身處世,應以信義為先,別說在下與你家小姐僅日數面之識,即令果真兩情相悅,為了顧全道義,亦應退讓才是。”
두군평이 나직히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사람이 되어 세상을 발을 내디뎠으면 응당 신의가 우선이 되어야 하오. 제가 당신의 소저와 몇 번 만나서 서로 아는 것을 말하지 않더라도, 설령 정말 두 사람의 정이 뜨겁다 하더라도 도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응당 한 발 물러나는 것이 맞소."
小玉極為感動地道:“杜相公,你當真是位正人君子,小婢由衷敬佩。”頓了頓又道:“杜相公你用心良苦,但以後對我家三公子務必防著點,他氣量可沒你杜相公這般寬宏,說得上是位心狠手辣,不擇手段之人。”
소옥이 매우 감동되어 말했다.
"두상공, 당신은 진정한 정인군자(正人君子)시군요. 소비는 충심으로 존경하고 감복했습니다." 말을 멈추었다 또 말했다.
"두상공께서는 마음씨가 너무 좋으십니다. 하지만 이후에 우리 삼공자에 대해 반드시 조금은 방비하셔야 합니다. 그는 도량이 두상공에 미치지 못하고 마음이 독하고 손속이 매워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杜君平拱手道:“多承姑娘關照,你可以回去了。”
두군평이 공수하며 말했다.
"낭자의 많은 관심을 받았군요. 이만 돌아가보시오."
小玉點了點頭,她似仍有許多話要說,默然半晌,方才輕籲一口氣,疾步行去。
소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하고싶은 말이 많은 듯 했지만 한참을 묵묵히 있다가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달려갔다.
杜君平此刻方才明白,任長鯨原來是藉題發揮,心中不由暗自警惕,覺得自己今後確應極力避免與易曉君接近,以減少任長鯨的敵視。
두군평은 이제 분명하게 알게되었다. 임장경이 원래 마음 속에 남몰래 경계심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자기가 금후로 확실히 역효군을 극력 피하면 임장경이 적대시 하는 것이 줄어들 것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夜幕雖已低垂,但金陵乃是江南重鎮,人煙稠密,商業繁盛,夜市仍然十分熱鬧,杜君平心中有事,無心觀看夜市,一路低頭疾行。
비록 밤의 장막이 이미 낮게 드리웠지만 금릉은 원래 강남의 중요한 진(鎮)이라 인구가 조밀하고 상업이 번성하였기 때문에 야시장은 여전히 북적거렸다. 두군평은 마음 속에 일이 있어 야시장을 둘러볼 마음 없이 가는 내내 고개를 숙이고 빠르게 달려갔다.
當他行經一座酒樓之際,樓上突然伸出一個頭來,高聲道:“杜兄,請等一等。”
그가 막 어느 한 주루를 지나가는데 주루 위에서 하나의 머리가 쑥 나오더니 소리높여 말했다.
"두형, 잠시 기다리시오."
杜君平覺出喊聲甚是熟悉,抬頭一看,卻是一位玉面少年公子,不覺一怔,暗忖:“此人是誰,好像哪裡見過。”
두군평은 그 외침소리가 매우 낯익다는 것을 깨닫고 머리를 들어 바라보았는데 한 명의 옥면 소년공자인지라 저절로 의아해서 생각했다.
'이 사람은 누구지? 어디선가 본 듯 하구나.'
樓上那人將他喚住,立刻從樓上趕了下來,衝口便說道:“杜兄,我尋得你好苦啊。”
루상의 그 사람은 그를 불러 세우더니 즉시 아래로 급히 내려와서 대뜸 말했다.
"두형, 나는 당신을 찾느라 정말 고생했소이다."
杜君平怔了怔道:“兄台尊姓大名,咱們是在哪裡見過面?”
두군평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형장의 존성대명은 어떻게 되시오? 우리는 만난적이 있습니까?"
來人輕聲道:“我姓厲,咱們上樓再談。”
"제 성은 여(厲)입니다. 우리는 루에 올라가서 다시 이야기합시다."
杜君平猛然省悟,暗道:“莫非他是厲若花?”
두군평은 갑자기 깨닫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그는 여약화?'
來人領著他進入一間幽靜的雅座內坐下,幽幽地道:“杜兄,你還記得小妹若花嗎?”
그 사람은 그를 조용한 별실로 데리고 가서 자리에 앉더니 그윽하게 말을 꺼냈다.
"두형, 당신은 소매 약화를 기억하시나요?"
杜君平點頭道:“在下已經想起來了,你為何一人來到金陵,莫非尊府出事了?”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이미 생각났습니다. 당신은 어찌 혼자서 금릉에 오셨소? 설마 귀 부에 사고라도 났소?"
厲若花默然一嘆道:“我爹已然失踪,九洲鏢行也被天地盟劫掠,改設為燕趙分壇了。”
여약화가 잠자코 있다가 탄식하더니 말했다.
"제 아버지는 이미 실종되셨고 구주표항도 천지맹이 강탈해서 연조분단(燕趙分壇)으로 바꾸어 버렸어요."
杜君平大吃一驚道:“令尊是如何失踪的?”
두군평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영존은 어떻게 실종이 되신거요?"
厲若花似是受了極大的委曲,兩眼不自覺地噗噗落下熱淚,啜泣道:“三個月前,天地盟著人傳下龍紋令牌,召我爹前去總壇,哪料就此一去不回,之後天地盟便派人前來強行接收九洲鏢行,當時我真想與他們一死相拼,秦伯伯卻極力勸大家忍耐,並強行挽我逃出了九洲鏢行。”
여약화는 마치 크나큰 곡절을 겪은 듯 두 눈에 자기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흐느끼며 말했다.
"삼개월전, 천지맹은 용문영패를 전하여 저의 아버지를 불러서 총단으로 가셨는데 한번 가시더니 돌아오지 않으실 줄 어찌 알았겠어요? 그후에 천지맹은 사람을 보내와서 강제로 구주표항을 접수하였어요. 당시 저는 정말 그들과 필사적으로 싸울 생각을 했는데 진백부가 사람들에게 참으라고 극력으로 권하였지요. 아울러 저를 억지로 떠밀어 구주표항을 떠나게 했어요."
杜君平甚感詫異道:“令尊在盟中尊為副盟,他們怎可用這等手段來對付你們。”
두군평이 몹시 이상하게 느껴서 말했다.
"영존은 맹에서 부맹주로 떠받들어지는데 그들이 어찌 그런 수단을 당신들에게 쓸 수 있겠소?"
厲若花喟嘆一聲道:“鳥盡弓藏,兔死狗烹,原是黑道之中不移之理,只怨爹執迷不悟,才落得如此下場。”
여약화가 휴, 하며 탄식하며 말했다.
"새를 다 잡고 나면 활은 숨기는 법이고 토끼를 잡고 나면 개는 삶아 먹히는 것은 원래 흑도에서 변치않는 이치랍니다. 단지 원망스러운 것은 아버지는 그걸 깨닫지 못하시어 이런 처지에 떨어진 것이예요."
杜君平不以為然地搖搖頭道:“依在下看來,恐不是這原因。”
두군평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제가 본 바로는 그 원인이 아닌 듯 하오."
厲若花接道:“你怎知不是這原因?我爹為他們建立起燕趙分壇,使九洲鏢行威名遠震,如今他們羽毛已豐,自然要將我們一腳踢開了。”
여약화가 이어서 말했다.
"당신은 그것이 원인이 아님을 어찌 아세요? 제 아버지는 그들을 위하여 연조분단을 건립하고 구주표항의 위명을 멀리까지 떨치게끔 했어요. 이제와서 그들이 새가 깃털이 풍성해지듯 세력이 커지니 자연 우리를 한발로 차버리려는 것이예요."
杜君平冷笑道:“天地盟勢力固已十分龐大,但若說是已然主宰武林,那還差得太遠,他們現尚沒有理由消除同黨之人,其中必然另有緣故。”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천지맹의 위력이 튼튼하고 십분 방대하지만 이미 무림을 주재한다고 말하기엔 아직 차이가 크게 나므로 그들이 현재 한 패의 사람을 제거할 이유가 없소. 그중에는 필시 다른 연고가 있을 것이오."
厲若花幽幽一嘆道:“除此之外,或許是因為你的事了。”
여약화가 깊이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것 외에는 어쩌면 당신의 일 때문일 거예요."
喑瞥了他一眼又道:“那次你誤中竭娘子的毒芒刺,我爹為了順從我的意思,不惜開罪上官延齡等人,為你掩護,他們當時雖不敢怎樣,事後必己將此事禀告盟主。”
음, 하며 그를 흘낏 쳐다보더니 또 말했다.
"그때 당신이 실수하여 갈랑자의 독망자에 맞았을 때 제 아버지가 제 의사를 따르셔서 상관연령 등에게 죄를 짓는(?) 것을 애석해하지 않으시고 당신을 엄호했지요. 그들이 당시에는 비록 감히 어떻게 못했지만 사후에 필시 맹주에게 이 일을 보고했을 거예요."
杜君平乃是極重情感之人,厲若花雖出身魔道,對自己卻有一份真摯情感,處此家敗人亡之際,他不能不寄以同情與關切,略事沉吟,慨然道:“令尊之事,在下決不置身事外,只是此刻我卻無法顧及。”
두군평은 원래 극히 정감이 깊은 사람이었다. 여약화가 비록 마도 출신이지만 자기에 대해서 진실된 감정을 가지고 있고 집과 가족을 다 잃은 처지인지라 그는 동정과 관심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 침음하더니 개탄해하며 말했다.
"영존의 일은 제가 결코 남의 일로 치부하지 않겠소. 단지 지금은 돌볼 겨를이 없구려."
厲若花拭去臉上淚痕,點點頭道:“有你這句話,我已心滿意足,至於拯救我爹,不勞你費心,我還有些叔伯,他們決不會坐視。”
여약화가 얼굴의 눈물을 훔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이 그 말을 하시니 저는 이미 매우 만족해요. 제 아버지를 구해낼 때까지 당신이 마음 쓰시지 않게 하겠어요. 저는 아직 몇 명의 사촌들이 있는데 그들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거예요."
杜君平亦知東魔厲陰平還有一批死黨,不會就此與天地盟善罷。當下話題一轉道:“姑娘此番來到金陵,意欲何為?”
두군평이 역시 동마 여음평에게 한 무리의 사당(死黨:죽음도 불사하는 무리)이 있으며 지금은 천지맹과 사이가 좋을 리가 없음을 알고는 즉시 화제를 돌려서 말했다.
"낭자는 이번에 금릉에 오셔서 무엇을 할 작정이오?"
厲若花略感意外道:“這就奇了,你在金陵,難道不知金陵近日所發生之事?”
여약화가 조금 의외라고 느껴서 말했다.
"이거야말로 기이하군요. 당신은 금릉에 계시면서 설마 금릉에서 요 며칠 발생한 일을 모른단 말이예요?"
杜君平怔了怔道:“可是天地盟召集各派集會之事?”
두군평이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천지맹이 각 파를 소집하여 회의를 하는 일 말씀이오?"
厲若花點頭道:“這僅只是事情的表面罷了,實際有件大事,卻少有人知。”
여약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겨우 표면적인 것일 뿐이고 실제 큰 일이 있는데 아는 사람이 적어요."
杜君平甚感震驚道:“另外還有什麼大事如此重要?”
두군평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다른 무슨 일이 있어 그 같이 중요하오?"
厲若花暗中對四下察看了一番,壓低聲音道:“有人在金陵發現了天地盟的盟主,乾坤雙絕中的鐵髯蒼龍肖錚。”
여약화가 몰래 사방을 한번 둘러보더니 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금릉에서 천지맹의 맹주를 발견한 사람이 있어요. 건곤쌍절중의 철염창룡 소정 말이예요."
杜君平心神一震道:“肖大俠在下從不曾見過,可是一位威猛高大的紅臉老人?”
두군평은 마음이 크게 흔들려서 말했다.
"소대협은 제가 여태 본 적이 없으나 한 분의 위맹하며 고대(高大)하신 홍검노인이시오?"
厲若花面現驚容道:“你也見過他了?”
여약화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당신도 그를 보았어요?"
杜君平沉忖有頃道:“在下一時之間尚無法確定是他。”
두군평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제가 일시지간에 아직 그라고 확정할 수 없소."
厲若花又道:“我爹曾對我說過,當年天地盟原就有四大副盟,不知怎的一個個都消聲斂跡,而天地盟卻甘冒不韙,另聘邊荒四異為四大副盟,我爹接受副盟名號之時,便覺事情甚是蹊蹺。”
여약화가 또 말했다.
"제 아버지께서 저한테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당년에 천지맹에 사대 부맹주가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모르게 한 명씩 소리도 없이 종적을 감추었대요. 그리고 천지맹은 옳지 않은 것을 무릅쓰면서까지 변방사이(邊荒四異)를 초청하여 사대 부맹주로 삼았어요. 제 아버지께서 부맹주 명호(名號)를 받을 당시 사정이 매우 이상함을 느꼈대요."
杜君平道:“這也沒有什麼奇怪的,天地盟妄想主宰武林,自然要廣收黨羽。”
두군평이 말했다.
"그건 무슨 기괴한 것도 아니오. 천지맹은 무림을 주재할 망상을 갖고 있으니 자연 패거리를 넓혀가려 했겠지요."
厲若花搖頭道:“我不認為是這樣,天地盟的盟友,正道中人佔多數,自古正邪不兩立,以邊荒四異為副盟,豈能令他們心服?”
여약화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그렇게 여기지 않아요. 천지맹의 맹우는 정도의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자고로 정사는 양립할 수 없어요. 변황사이를 부맹주로 삼아서 어찌 그들을 마음으로 따르게 할 수 있겠어요?"
杜君平接道:“這就是了,你既知正邪不兩立之理,便應想到,要想稱霸武林,就只有借助這批邪魔之力了,正道之人誰也不會同意。”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그건 맞소. 당신이 이미 정사가 양립하지 못하는 이치를 알고 있으니 무림을 제패하고 싶다면 이 사마의 힘을 빌려야만 함을 생각하셔야 하오. 정도의 사람들은 누구도 동의하지 않겠지만 말이오."
厲若花仍不服氣道:“不管怎麼說,在事情未能解開之前,他似不應開罪這些盟友。”
여약화가 여전히 승복하지 않고 말했다.
"어쨌든 사정이 아직 의문이 풀리기 전이니 맹우들에게 죄를 짓지는 않을 것 같아요."
杜君平冷笑道:“天地盟有一定的宗旨,如妄自改變,定遭反對,他們引用邊荒四異,當然是用以來對付正道中人。”
두군평이 냉소하며 말했다.
"천지맹은 정해진 종지(宗旨)가 있소. 만약 함부로 고치려 한다면 반드시 반대에 부딪힐 것이오. 그들이 변황사이를 인용한 것은 당연히 정도의 인물들을 대처하는데 쓰려는 것이오."
厲若花輕籲一口氣道:“我不和你爭論這些了,我問你,你在金陵究欲何為?”
여약화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나는 당신과 이런 것들로 논쟁하지 않겠어요. 당신에게 묻겠는데 금릉에서 도대체 무엇을 할 작정이죠?"
杜君平微微一笑道:“連我自己也不知道,你問這些幹什麼?”
두군평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 자신도 모르겠소. 당시은 왜 물으시오?"
厲若花知他不肯實說,復又道:“不久金陵便有驚天動地之事發生,為了自己的安危,你應早作打算。”
여약화는 그가 사실대로 말하기를 원치 않음을 알고 다시 말했다.
"오래지 않아 금릉에는 경천동지할 일이 발생할 거예요. 자신의 안위를 위해 당신은 계획을 미리 세워야해요."
杜君平點頭道:“在下之事,不勞姑娘操心,倒是令尊的下落,你應多予留神,他們什麼事都能做得出來。”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낭자가 마음쓰지 않도록 하겠소. 오히려 영존께서 적의 손에 떨어진 것에 많이 주의하셔야 하오. 그들은 무슨 일도 저지를 수 있으니까요."
厲若花壓低聲音道:“據說家父已被他們擄來金陵,小妹此番來到金陵,便為相機拯救他老人家。”
여약화가 소리낮추어 나직히 말했다.
"들리는 말로는 가부께서 그들에 의해 금릉으로 잡혀왔다고 합니다. 소매는 기회를 엿보아 그를 구해내기 위해 이번에 금릉에 온 거예요."
杜君平心中甚感奇異,思忖了一會道:“九洲鏢行既已瓦解,他們把令尊弄到金陵來何用?”
두군평은 매우 기이하게 느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구주표항은 이미 와해되었는데 그들이 영존을 수중에 넣고 금릉으로 와서 무얼 하려는 걸까요?"
厲若花十分肯定地道:“家父在金陵乃是有人目睹,至於用意何在,此刻無法判定。”頓了頓又道:“當年消聲匿蹟的四大副盟,亦已次第在江湖出現,並有人在金陵發現了修羅王的門下,以及飄香谷的人,看來神風堡也定必有人來了。”
여약화는 십분 공감한다는 듯 말했다.
"가부께서 금릉에 계신 것을 직접 본 사람이 있어요.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까지는 지금은 판단할 수가 없어요."
멈추었다 또 말했다.
"당시 사대 부맹주가 소리없이 잠적했는데 그 제자들이 이미 강호에 출현했어요. 수라왕의 문하 및 표향곡의 사람을 금릉에서 발견한 사람이 있어요. 보아하니 신풍보 사람도 틀림없이 왔을 거예요."
杜君平長吁一口氣道:“目前的情勢,當真是令人眼花繚亂,不知會演變成怎樣的一個結局。”
두군평이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목전의 정세는 정말 사람의 눈이 어지럽게 하는구려. 어떤 결말로 바뀔지 알 수가 없소이다."
厲若花立起身來道:“夜深啦,杜兄請回吧。”
여약화가 일어서면서 말했다.
"밤이 깊었어요. 두형은 그만 돌아가세요."
杜君平起身道:“姑娘保重,恕在下不送了。”
두군평도 일어서더니 말했다.
"낭자, 몸 조심하시고 제가 전송하지 못함을 용서하시오."
厲若花留戀地道:“你現在哪裡落腳,咱們訂個後會之期好麼?”
여약화가 미련이 남아 말했다.
"당신은 현재 어디에 계시죠? 우리 다음에 만날 날짜를 미리 정해두면 좋지 않겠어요?"
杜君平朗聲一笑道:“在下四海為家,哪有一定落腳之處。”隨又斂去笑容道:“在下有一句話不知當說不當說。”
두군평이 낭랑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저는 사해를 집으로 여기고 있어 어디에도 일정한 거처가 없소."
다시 웃음을 거두며 말했다.
"저는 한 마디 할 말이 있는데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소."
厲若花微嘆一聲道:“莫非你在這時仍把我當作外人?”
여약화가 미미하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설마 당신은 지금도 여전히 저를 외인으로 여기십니까?"
杜君平乃是極重情感之人,聽她話中之意,不覺暗自警惕,但仍極誠摯地說道:“令尊以往所作所為,實難令人滿意,經過這番挫折後,若能痛改前非,或能確保聲名,以終天年。”
두군평은 원래 정감이 매우 두터운 사람이었다. 그녀의 말 속의 뜻을 듣자 저도 몰래 경계심을 가졌다. 다만 여전히 극히 진지하게 말했다.
"비록 영존께서 하신 이전의 모든 행위들은 사실 탐탁지 않았지만 이번에 좌절을 겪고 나신 후 만약 지난날의 잘못을 철저히 고친다면 혹시 명성을 평생까지 확실히 지켜실 수 있을 것이오."
厲若花嘆了一口氣道:“杜兄所言極是,家父這番若得安然無事,小妹必定勸他老人家封刀退隱,不再涉足江湖。”
여약화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두형의 말씀이 극히 옳아요. 가부에 이번에 만약 무사하시다면 소매는 반드시 그 어르신이 칼을 봉하고 물러나서 은거하도록 권하여 다시 강호에 발을 내딛지 않도록 하겠어요."
杜君平點頭道:“在下言盡於此,告辭。”一掀簾,大步行出雅座來。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이로써 할 말을 다했소. 그만 가보겠소이다."
발을 걷어 올리더니 큰 걸음으로 별실을 나갔다.
此時酒樓已快打烊,食客甚為稀少,杜君平行出雅座,目光四下一掃,只見任長鯨正自一人踞桌獨飲,不由心裡一動,暗忖:“他這個時候還出來喝什麼酒?”
이 시간은 술집이 이미 영업을 끝마쳐서 식객은 거의 없었다. 두군평은 별실을 나가서 사방을 둘러보았다. 임장경이 혼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절로 마음이 동하여 생각했다.
'그가 무슨 술을 이 시간에 나와서 마실까?'
任長鯨似是專為等侯他,一見他行出,哈哈笑道:“杜兄雅興不淺。”
임장경은 마치 그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그가 나오는 것을 보자 하하, 웃으며 말했다.
"두형은 흥취가 얕지 않소이다."
一眼瞥見厲若花也從雅座行了出來,又問道:“此位兄台是誰?”
여약화도 별실에서 나오는 것을 힐끔 쳐다보더니 또 물었다.
"저 형은 누구시오?"
杜君平怔了怔道:“這位是……”
두군평이 주저하며 말해다.
"저분은..."
厲若花冷冷道:“在下姓厲。”匆匆往樓下行去。
여약화가 냉랭하게 말했다.
"저는 여가요."
총총히 주루를 내려가버렸다.
任長鯨生性桀驁,為厲若花冷傲之態激起了一腔怒火,重重哼了一聲道:“這小子如此狂妄,若不看在杜兄份上,兄弟定要好好教訓他一番。”
임장경은 천성이 사납고 고집스러웠다. 여약화가 냉오한 모습을 보이자 가슴 속 가득히 노화가 치밀어 거듭 흥, 하며 말했다.
"저 어린 놈이 거만하기 짝이 없군요. 만약 두형의 체면을 보지 않았다면 형제가 반드시 교훈을 한번 제대로 내려주었을거요."
杜君平急道:“她新遭大變,心情惡劣,還望任兄多多包涵。”
두군평이 급히 말했다.
"그녀는 이번에 큰 변고를 당하여 기분이 안좋아서 그러니 임형께서 많이 양해해주시길 바라오."
任長鯨面色稍悅地道:“杜兄可曾落店?”
임장경이 약간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두형은 객점을 잡았소?"
杜君平搖頭道:“兄弟乃是在朋友家錯住。”
두군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형제는 원래 친구 집에서 묵고 있소."
任長鯨又道:“兄弟近日發現一個極其可疑之人,杜兄可有興致前去看看?”
임장경이 또 말했다.
"형제는 요 며칠 한 명의 극히 의심스러운 사람을 발견했소. 두형이 흥미가 있으면 가서 살펴보시겠소?"
杜君平立感驚訝道:“這人是何等可疑之人?”
두군평은 즉시 의아스러움을 느껴서 말했다.
"그 사람은 어떻게 의심스럽다는 것이오?"
任長鯨一拉他的手臂道:“咱們路上再談,走吧。”
임장경은 그의 팔을 잡고는 말했다.
"가면서 이야기 합시다. 갑시다."
二人行出酒樓,且行且談,直到城外,任長鯨方始鄭重其事地道:“此人就住在江邊絕崖之上,每至夜半,月華正盛之時,即對江流撫弄琴弦,面且音調極是怪異。”
두 사람이 주루를 나와서 길을 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성 밖에 도달하자 비로소 임장경이 정중하게 말했다.
"그 사람은 강변의 절벽 위에 있는데 매일 밤 자정이 되어 달무리가 지는 때면 강물에 대고 거문고를 타는데 그 음조(音調)가 몹시 괴이하다오."
杜君平微微一笑道:“金陵乃是六朝古都,文人雅士極多,或許是一位落拓文人也說不定。”
두군평이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금릉은 원래 육조(六朝)의 고도이니 문인과 예술가들이 극히 많소. 아마 한 명의 실의에 빠진 문인일지도 모르오."
任長鯨搖頭道:“他停身之處系在百丈懸岩,上下都光滑如鏡,如無絕頂輕功,如何上得去。”
임장경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는 백 장 높이의 절벽 위에 머물고 있는데 절벽이 미끄럽기가 거울같소. 만약 절정의 경공이 없으면 어떻게 올라갔겠소."
杜君平仍不以為然道:“即令是一位身俱武功的文生,在江湖上也是常見之事,我看咱們不用多找麻煩了。”
두군평은 여전히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설령 한 명의 무공을 갖춘 문생이라고 하더라도 강호에서는 늘 볼 수 있는 일이오. 우리가 성가시게 할 필요가 없다고 보오."
二人談論之間已離絕崖不遠,任長鯨壓低聲音道:“就在前面了,咱們行動務必小心,據聞此人的琴聲含有一種神奇魅力,說不定還能以琴聲傷人。”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이미 절벽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르렀다. 임장경이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바로 앞쪽이오. 우리는 행동을 반드시 조심해야 하오. 듣기로 그 사람의 금을 뜯는 소리에는 일종의 신기한 매력이 담겨있어 확실치는 않지만 금을 타는 소리로 사람을 상하게 할 수도 있소."
杜君平素知任長鯨桀驁自負,極少對人稱許,今夜竟如此謹慎,可見對方必是極其難惹之人,不由地便存下幾分戒心。
두군평은 임장경이 본래 사납고 자부심이 강하여 남을 칭찬하는 적이 극히 적음을 알고 있었다. 오늘 밤 뜻밖에 이 같이 신중하니 상대는 극히 건드리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볼 수 있었다. 저절로 몇 푼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此時月華正盛,照得四野通明,二人藉著陰影,緩緩向懸崖趨近。直到崖下,方始停下腳步,任長鯨滿臉緊張之容,一拉杜君平,閃身進入了一處洞穴,指著懸崖,改用傳音道:“由此處偷窺,可以一覽無遺。”
이때는 달빛이 한창일 때라 사방의 들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두 사람의 그림자는 천천히 절벽을 향해 다가갔다. 절벽 바로 아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걸음을 멈추었다. 임장경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두군평을 잡아 한 곳의 동굴 안으로 재빠르게 들어갔다. 절벽을 가리키며 전음으로 말했다.
"이곳에서 훔쳐보면 남김없이 다 볼 수 있소."
杜君平對這件事,原未存一定得看個究竟之心,一則是礙於任長鯨的情面,不便推辭,再則好奇乃是人類天性,他身負絕世神功,卻不信音律亦是傷人之功。
두군평은 이 일에 대해 원래 반드시 알아내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으나 첫째로 임장경과의 안면으로 거절하기 곤란했고 둘째로 호기심은 인간으로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일신에 절세신공을 갖고 있어서 음률로 사람을 상하게 하는 무공은 믿지 않았다.
二人默然相對,約莫有頓飯工夫,突覺一陣陣蝕骨寒氣,由洞中襲來,奇寒澈骨,甚是難耐,此時不過八月天氣,一股人早晚雖須穿上夾衣,可也不至如此寒冷,任長鯨首覺不耐道:“這洞有些古怪,怎的如此寒冷。”
대략 밥 한 끼 먹을 시간동안 두 사람이 묵묵히 마주 서 있는데 갑자기 동굴 안으로부터 일진의 뼈를 에는 한기가 엄습해 옴을 느꼈다. 기이하게 차가워 뼛 속까지 스며들었는데 매우 참기가 어려웠다. 이때는 불과 팔월의 날씨였다. 일반인들은 아침과 저녁때는 비록 겹옷을 입겠지만 이정도로 춥지는 않은 날씨다.
임장경이 먼저 참지 못하겠다고 느껴서 말했다.
"이 동굴은 좀 괴상한 점이 있소. 왜 이다지도 춥단 말이오."
杜君平也覺奇寒難忍,用手一摸岩石,竟然觸手如冰,大異尋常,不由奇道:“這片峭壁如此奇異,倒是少見呢。”
두군평도 견딜 수 없도록 추워서 기이함을 느껴 바위를 손으로 쓰다듬었다. 뜻밖에도 손이 닿자 얼음처럼 차가운 것이 절대 평범하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이상하여 말했다.
"이 절벽이 이처럼 기이하니 드문 일이오."
任長鯨江湖閱歷較豐,猛然省悟道:“此山必然隱藏有寒玉寒泉之類的天然寶藏,是以崖上那人要藉此奇寒,修練一種邪門功夫。”
임장경은 강호의 경력이 비교적 풍부하여 문득 깨닫고는 말했다.
"이 산에는 필시 한옥(寒玉)과 한천(寒泉)과 같은 종류의 천연적으로 묻혀 있을 것이오. 절벽 위의 그 사람도 이 기이한 한기를 깔고 앉아 일종의 사문 무공을 수련하고 있음이 틀림없소."
杜君平一面運功抵禦寒氣,一面運足目力向懸岩察看,只見懸岩呈鐵灰色,渾然如鏡,除有凹凸不平的洞隙外,可謂滑下留手,如無絕頂輕功,絕難攀登得上,一時豪情勃發,立起身來道:“咱們與其坐著挨凍,不如就此登上峭壁去看看。”
두군평이 운공하여 한기를 막아내는 한편 안력을 돋구어 절벽 끝을 살펴보니 철회색의 절벽은 울퉁불퉁한 틈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거울 같이 매끄럽다고 할 수 있었다. 절정의 경공이 없다면 기어오르기 절대 어려웠다. 순간 호기가 솟구쳐 벌떡 일어나서 말했다.
"우리가 앉아서 추위에 시달리기 보다는 절벽을 올라가서 살펴봅시다."
任長鯨看那峭壁高可百丈,自忖沒這把握運用壁虎遊牆之功攀緣上去,不覺遲疑道:“此事不妥,此崖高有百丈,萬一中途遭逢襲擊,如何閃避?”
임장경은 높이가 백 장이나 되는 절벽을 쳐다보고 스스로 가늠해보았지만 벽호공(壁虎功)을 운용하여 타고 오르기에 자신이 없어 주저하며 말했다.
"이 일은 타당치 않소. 이 절벽은 높이가 백 장이나 되는데 만일 중도에 습격을 받는다면 어떻게 피할 수 있겠소?"
杜君平只是一時衝動,倒不曾想到襲擊之事,聞言不覺一怔,邁出的腳步復又停了下來,傾耳細聽道:“前路有人來了。”
두군평은 일시적인 충동만으로 습격에 대한 일은 생각지 못했다가 그 말을 듣자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 발을 내디뎠다가 다시 또 멈추고 귀를 기울여 자세히 듣다가 말했다.
"앞쪽에 사람이 오고 있소."
任長鯨運集耳力,竟未聽出有何動靜,正待出聲詢問,突然一陣衣抉飄風之聲傳入耳內,果有數人飛向懸崖奔來,心中不由大為駭異,即此一事,已可證明杜君平的功力比他高出甚多,他乃極其高傲好強之人,暗忖:“此人無論劍術功力,均高出我甚多,無怪七妹會看上他,若不設法除去,日後終是禍害。”
임장경은 청력을 집중하였으나 어떤 동정도 듣지 못했다. 막 소리내어 물어보려는 그때 돌연 일진의 옷자락이 나부끼는 소리가 귀에 들려오더니 과연 몇 명의 사람이 절벽을 향하여 달려왔다. 마음 속으로 크게 놀랐다. 이것은 하나의 일이지만 이미 두군평의 공력은 그와 비교해서 매우 높음을 증명하였다.
그는 원래 매우 오만하고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어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은 검술은 물론이고 모두가 나보다 훨씬 뛰어나구나. 어쩐지 칠매(七妹)가 반했다 했더니. 만약 없애버릴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나중에 끝내 화근이 되겠구나 '
他心中雖動殺機,嘴上卻讚歎道:“杜兄好敏銳的耳力啊。”
그는 마음 속으로 비록 살기가 동했으나 입으로는 찬탄을 하며 말했다.
"정말 예리한 청력이시오."
杜君平笑了笑道:“任兄過獎了。”
두군평은 웃으며 말했다.
"과찬이시오."
來人行走極速,晃眼已到崖下,乃是一群身佩刀劍的江湖人,個個步履矯健,俱都不似庸手,內中一位長髯道士對崖上看了看道:“此崖光削如鏡,哪能容人起居,你們莫非看錯了。”
달려오는 사람들은 몹시 빨라서 눈 깜박할 사이에 이미 절벽 아래에 도착했다. 원래 그들은 한 무리의 도검을 찬 강호인들이었는데 개개인의 걸음걸이가 힘이 넘치는 것이 모두가 보통 인물들은 아닌 것 같았다. 그 중의 긴 수염의 도사가 절벽 위를 살펴보더니 말했다.
"이 절벽은 거울처럼 매끄럽게 깍여있어 사람이 기거할 수 없소. 당신들이 잘못 본 것일게요."
另一五旬老者接道:“此是兄弟親目所見,哪能錯得了,而且此人極似隱伏多年的神……”
다른 오순쯤 되어 보이는 노인이 이어서 말했다.
"그것은 형제가 친히 눈으로 목격한 것인데 무엇을 잘못 보았겠소. 게다가 그 사람은 마치 다년간 숨어 있던 신..."
驀地,崖上傳來一陣琴聲,打斷了他下半截的話音,在場之人不自主地俱向崖上望去。
갑자기 절벽 위에서 일진의 거문고 소리가 들려와서 그의 뒷엣 말을 잘라버렸다.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하던 것을 멈추고 절벽 위를 바라보았다.
這陣琴聲來得十分突兀,頓時抓緊了在場每個人的心弦,俱都聚精會神,傾耳細聽。杜君平細味琴韻,只覺其聲悠悠然,如怨如慕,如泣如訴,真似猿啼絕澗,情婦夜泣孤舟,甚是淒切,他乃情感十分豐富之人,不自覺地悠然神往。
이 거문고 소리는 매우 갑작스러웠는데 곧바로 그곳에 있던 각 개인의 심금을 휘어잡았다. 모두 정신을 집중하여 자세히 경청하였다. 두군평이 거문고 소리를 자세히 음미하니 아득하게 들려오는 소리는 원망하는 듯 그리워하는 듯, 흐느끼는 듯 하면서도 하소연 하는 듯, 마치 계곡이 끊어진 곳에서 원숭이가 울부짖는 듯, 정부(情婦)가 야밤에 홀로 배를 타고 흐느끼는 듯, 매우 처절하였다. 그는 원래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 저도 모르게 넋을 잃고 마음이 끌렸다.
琴聲直來愈哀傷,在場之人,為這淒切琴音感染,無不黯然神傷,觸動生平所遭之慘痛往事,杜君平身世悲涼,自然也不例外。
거문고 소리가 슬퍼질수록 거기 있는 사람들은 그 처절한 금음(琴音)에 감염이 되어서 울적하고 의기소침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살아오면서 당했던 비통한 지난 날을 떠올리게 했는데 두군평의 슬픈 신세도 자연 예외가 아니었다.
此時琴音已由衷傷轉為低沉,頓時各人心頭如遭重壓,恍似受到極大的屈辱,但又有一股無可抗拒之力,壓制得無法發澄一般。只覺一股忿怒之氣,直衝上來,恨不得把眼前的一切,俱都予以毀滅。
이때 애닳픈 거문고 소리가 낮고 무겁게 바뀌었다. 갑자기 각자의 마음 속에 마치 무거운 압력을 받는 듯, 마치 크나큰 굴욕을 받는 듯 하며 또 한 줄기 항거할 수 없는 힘이 생겼는데 눌러서 가라앉힐 수 없을 것 같았다. 한 줄기 분노가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끼며 눈앞의 모든 것을 괴멸시켜버리고 싶어졌다.
杜君平與任長鯨離著懸岩雖遠,但夜深人靜,聽來仍然十分真切。就在此際,任長鯨似無法再忍受那種無形重壓,蓦地長身面起,朝杜君平撲了過來。
두군평과 임장경은 그 절벽에서 비록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밤이 깊어 조용했기 때문에 여전히 또렷이 들려왔다. 바로 이때 임장경은 무형의 중압감을 참을 수 없는 듯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두군평을 향해 덮쳐왔다.
畢竟杜君平乃是夙具慧根之人,兼以根基渾厚,當琴音轉變之際,腦際靈光一閃,心頭倏然省悟,急忙澄清神智,提聚功力將心神護住,頓覺心神一暢,長籲一聲,把心中一股抑郁之氣吐了出來。舉目看去,只見任長鯨滿臉氣忿之容,作勢向自己撲來,急運玄功,沈喝道:“任兄,你醒一醒。”
어디까지나 두군평은 평소에도 총명한 사람이고 동시에 기초가 착실하여 금음이 바뀌었을 때 머리 속에 영감이 번쩍했다. 급히 정신을 맑게 하고 공력을 끌어올려 심신을 보호했다. 심신이 개운해짐을 느끼자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마음 속의 한 줄기 우울한 기분을 토해냈다. 눈을 들어보니 임장경이 잔뜩 분노한 얼굴로 자기를 향해 덮쳐오는 것이 보였다. 급히 현공을 운용하며 호통쳤다.
"임형, 정신차리시오."
他這一聲沈喝,乃是運集功力用傳音送入任長鯨耳內,猶如一聲春雷暴發,任長鯨不禁地打了一個寒戰,霍然驚覺,頭腦一清,撲出的身形也及時停下。
그의 이 한 마디 호통은 공력을 모아 전음으로 임장경의 귓 속으로 보낸 것이라 마치 벼락이 치는 듯 했다. 임장경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더니 깜짝 놀라서 정신을 차리고 덮쳐오던 신형을 때맞춰 멈추었다.
杜君平複又喝道:“這琴聲大是古怪,任兄快運功護住心神。”
두군평이 다시 소리쳤다.
"이 거문고 소리는 매우 괴이하오. 임형은 속히 운공하여 심신을 보호하시오."
任長鯨乃是修羅門下得意弟子,爲人機智絕倫,聞聲立時省悟,急忙澄神濾智,運功抗拒琴聲。
임장경은 원래 수라문하의 아끼는 제자였고 위인이 기지가 절륜하였다. 그 말을 듣자 곧 각성하여 급히 정신을 맑게 하고 운공하여 거문고 소리에 대항했다.
杜君平見任長鯨已然安定下來,這才放心舉目朝崖下望去。只見底下之人,已然展開一場混戰,這場混戰可說是慘絕人寰,參與之人,都似遭逢世仇大敵一般,出招俱是兩敗俱傷的打法,以致人人渾身浴血,傷痕累累。但仍舍死忘生,狂呼猛撲,不禁暗暗搖頭忖道:“看來琴聲如不停止,他們是不死不休的了。”
두군평은 임장경이 이제 안정이 되는 것을 보더니 안심하고 눈을 들어 절벽 아래를 바라보았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이미 한바탕 혼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 혼전은 그야말로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싸우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마치 대대로 내려오는 원수를 만난 것처럼 양패구상(兩敗俱傷)도 마다 않고 출초를 하여 사람마다 전신에 피투성이가 되어 상처가 쌓여만 가는데 여전히 죽기살기로 미친 듯 고함치며 사납게 덮쳐가니 고개를 내젓지 않을 수 었었다.
'보아하니 거문고 소리가 그치지 않으면 그들은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구나.'
他乃夙具俠腸之人,眼看這副慘狀,只見熱血沸騰,顧不得自身的安危,一挺身站了起來。
그는 이전부터 협의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 한 폭의 참상을 보게되자 정의감이 끓어올라 자신의 안위를 돌아보지 않고 몸을 곧게 세우며 일어났다.
但就這一轉眼間,崖下拼搏之人已然次第倒下,琴聲也嘎然而止。
바로 그 순간 절벽 아래에서 싸우던 사람들은 이미 하나씩 차례대로 쓰러지고 거문고 소리도 뚝, 하고 그쳤다.
任長鯨一挺身立了起來,長長籲一口氣,搖頭道:“厲害,厲害,此人竟能以琴聲殺人,當真是不可思議。”
임장경이 몸을 세워 일어나더니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무섭구나 무서워. 그 사람은 거문고 소리로 사람을 죽일 수 있으니 정말 불가사의하구나."
杜君平輕喟一口氣道:“還幸咱們離的較遠,不然的話,也很難說呢。”
두군평은 가볍게 휴, 하더니 말했다.
"다행히 우리는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어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말하기 어렵소."
任長鯨舉步往洞外行去,杜君平急用手一攔道:“且慢,那人下來了。”
임장경이 발걸음을 떼어 동굴 밖으로 나가려 하자 두군평이 급히 손으로 가로막으며 말했다.
"잠깐만, 그 사람이 오고있소."
任長鯨急把身形往回一縮,舉目望去,只見崖頭一點白影,快如隕星下墜,順著峭壁急瀉而下,瞬刻之間已到了崖下,卻是一位颀長白衣人。行至死屍前巡視一番,嘿嘿冷笑二聲,飛向江邊掠去。
임장경은 급히 신형을 원래대로 물러나서 눈을 들어 바라보았다. 절벽 위에서 한 점의 백영이 마치 운석이 떨어져 내리듯 가파른 절벽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이미 절벽 아래에 이르렀다. 한 명의 키가 훤칠한 백의인이었다. 시체 앞에 와서 한번 둘러보더니 흐흐, 하며 냉소를 내뱉고는 강변을 향해 날아갔다.
杜君平一拉任長鯨道:“咱們追。”
두군평이 임장경을 잡아끌며 말했다.
"추격합시다."
兩人急展身追去,到達江邊,但見滾滾江流中,隱約似有一縷帆影,急如奔馬地向下遊駛去。不禁一呆道:“此人身法如此快捷,江湖確實少見。“
두 사람이 급히 신법을 전개하여 뒤를 쫓아 강변에 도달하자 흘러가는 강물 위에 희미하게 한 줄기 범선의 그림자 같은 것이 보이는데 달리는 말처럼 급히 하류 쪽을 향해 몰아갔다. 저절로 멍해져서 말했다.
"그 사람의 이처럼 민첩한 신법은 강호에서 확실히 보기 드문 것이오."
任長鯨生性高傲,對人向不輕許,此刻卻是傲氣全消,搖頭歎道:“兄弟此刻才知人外有人,天外有天。”
임장경은 천성이 고오하여 다른 사람에 대하여 쉽게 칭찬하지 않는데 지금 오만함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고개를 내저으며 감탄하여 말했다.
"형제는 지금 사람 밖에 사람 있고 하늘 밖에 하늘이 있음을 알게되었소."
杜君平接道:“以琴音殺人,兄弟亦是頭一次見到,咱們快回去看看那批死傷之人是何來路。”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금음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형제도 난생 처음 보았소. 우리는 속히 돌아가서 그 죽고 다친 사람들이 어떤 내력을 가졌는지 살펴봅시다."
二人重又回到絕崖下,對死傷之人,細細察看了一番,但見一片直肉模糊,每個人的身上,都不止一處傷痕,死狀極是淒慘。
두 사람은 다시 절벽 아래에 돌아와서 죽은 사람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개개인의 몸에는 상흔이 한 곳에 그치지 않았고 모두 형체가 분명하지 않아 죽은 모습이 극히 처참하였다.
任長鯨搖搖頭道:“好險,如若咱們也和這些人一般,冒失來到崖下,只怕也難幸免。”
임장경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정말 험악하오. 만약 우리들도 이 사람들과 같이 경솔하게 절벽 아래로 왔었다면 요행으로 모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오."
杜君平接道:“這些人的武功造詣俱都不凡,若是對面動手相搏,斷不致一個個都重傷而死。”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이 사람들의 무공 조예가 모두 평범하지 않소. 만약 서로 맞서 손을 쓰고 싸웠다면 개개인이 모두 중상을 입거나 죽지는 않았을 거요."
任長鯨似是突然想起一事,急道:“兄弟得將此事,即速轉告本派之人,我要先行一步了。”舉步疾行而去。
임장경이 마치 돌연 한 가지 일이 생각난 듯 급히 말했다.
"형제는 이번 일을 즉시 본 파의 사람들에게 전해야하오. 나는 먼저 가보아야겠소."
발걸음을 떼어 빠르게 달려갔다.
杜君平心中若有所悟,暗忖:“此人如此殘暴,如若是天地盟之人,倒是一大患呢。”
두군평은 속으로 깨달은 것이 있는 듯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 사람이 이처럼 잔악하고 흉폭하니 만약 천지맹의 사람이라면 큰 우환이 될 것이다.'
心中正自暗睹思忖,突然似有所覺地擡頭一看,只見一位頭戴銀盔的白發老者,沿著絕崖飛瀉面下,不覺心裏一動。
마음 속으로 생각을 하다가 돌연 뭔가를 느낀듯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다. 머리에 은회(銀盔: 은색 반구형 모자)를 쓴 백발노인이 절벽 면을 따라 떨어져 내려왔다. 저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였다.
銀盔老者行動極速,晃眼已到面前,沈聲道:“杜公子,你怎的也來了這裏?”
은회노인의 행동은 극히 빨랐다. 순식간에 면전에 이르러서 침성으로 말했다.
"두공자, 자네는 이곳에 왜 왔는가?"
杜君平認得他是在華山接引之人,當下斂容答道:“晚輩是偕同修羅門下任長鯨來的。”
두군평은 그가 화산에서 자신을 맞이해주었던 사람임을 알아보고 즉시 표정을 가다듬고 대답했다.
"후배는 수라문하 임장경과 함께 온 것입니다."
銀盔老者看了地下的死屍一眼道:“這些人是如何死去的?”
은회노인은 지면의 시체를 힐끗 쳐다보고 말했다.
"이 사람들은 어떻게 죽은 것인가?"
杜君平道:“他們于琴聲之下。”
두군평이 말했다.
"그들은 거문고 소리에 당했습니다."
銀盔老者駭然歎道:“如此說來這魔頭果已功德圓滿,練成魔音了?”
은회노인은 몹시 놀라서 한숨 쉬며 말했다.
"그 말을 들으니 그 마두는 과연 이미 마음 연성을 원만히 이루었구나."
杜君平面現驚疑之色道:“前輩認識他?”
두군평은 얼굴에 놀란 빛을 나타내며 말했다.
"선배님은 그를 아십니까?"
銀盔老者點頭道:“老朽雖未面見其人,但猜想必定是此人。”頓了頓又道:“這山崖之下,蘊藏有大量寒玉,對修習太陰柔功,有極大裨益,是以此魔選定了這地方閉關,兼以此崖面對浩潮江流,于修習魔音,亦有甚多的幫助,唉……”
은회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늙은이가 비록 그 사람을 보지는 못했지만 틀림없이 그 사람이라고 추측하고 있네."
멈추었다 다시 또 말했다.
"이 낭떠러지 아래는 대량의 한옥(寒玉)이 묻혀있어 태음유공(太陰柔功)을 수련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지. 그래서 그 마두는 이 곳을 폐관장소로 선택했던 것이네. 동시에 이 절벽은 강물을 마주 대하고 있어 마음을 수련하는데에도 역시 매우 많은 도움이 되지. 아..."
他似有極大的感慨,長歎一聲,住口不言。
그는 마치 감개무량한듯 길게 탄식하더니 입을 닫고 말을 하지 않았다.
杜君平心中甚是驚異,複又問道:“此人可是天地盟那面的人?”
두군평은 마음 속으로 몹시 놀랍고 이상하여 다시 또 물었다.
"그 사람은 아무래도 천지맹 그쪽의 사람일까요?"
銀盔老者沈忖有頃道:“此刻還很難說。”
은회노인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지금은 말하기 어렵네."
遲疑半晌又道:“他老人家久就懷疑是此人作祟,苦于無法找到他,想不到他竟暗藏在此閉關。”
한참을 망설이다가 또 말했다.
"어르신은 오랫동안 그 사람이 해를 끼칠 것이라 의심해왔지만 그를 찾아낼 방법이 없어 고생하였는데 그가 이곳에 숨어 폐관을 하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杜君平想了想道:“前輩懷疑此人就是天地盟幕後操縱之人?”
두군평이 생각해보더니 말했다.
"선배님은 그 사람이 바로 천지맹을 막후에서 조종하는 사람이라고 의심하십니까?"
銀盔老者點點頭道:“即令不是主腦人物,亦必是極其重要之人。”
은회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설령 수뇌인물이 아니더라도 필시 극히 중요한 사람일 테지."
杜君平又道:“照前輩如此說,鐵髯蒼龍肖前輩果已在盟中失去了權力?”
두군평이 또 말했다.
"선배님의 말씀에 비추어보면 철염창룡 소선배님는 정말 맹에서 권력을 잃었겠군요?"
銀盔老者唉聲一歎道:“天地盟之事,錯綜複雜,直到此刻仍難看出他們是何用心,這也就是他老人家遲遲不肯發動的原因。”
은회노인이 음,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천지맹의 일은 뒤죽박죽 복잡하여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들이 어떠한 속셈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내기 어렵다네. 이것이 그 어르신이 시간을 끌며 행동 개시를 하지 않으려는 원인이기도 하지."
他所指的老人家,自然是指紅臉老人而言,杜君平幾度想提出,問問他到底是誰,但知問也問不出所以然,終地沒有開口。
그가 말한 어르신은 당연히 홍검노인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두군평은 그가 도대체 누구냐고 몇 번이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물어보았자 그 연유를 알아내지 못할 것을 알고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銀盔老者看了看天色道;“天已漸明,你也該休息去了。”
은회노인은 하늘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날이 점점 밝아오는군. 자네도 쉬러가게."
杜君平知他行將離去,急道:“前輩此番來到金陵,可是專爲來尋找崖上之人?”
두군평은 그가 떠나려함을 알고 급히 말했다.
"선배님께서 이번에 금릉에 오신 것은 아무래도 전적으로 그 절벽 위의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서입니까?"
銀盔老者搖頭道:“老朽乃是到金陵後才聽說的,不想遲來一步,他已功得圓滿了。”
은회노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늙은이는 원래 금릉에 도착하고 난 후에 들은 것인데 뜻밖에도 한 발 늦어 그가 이미 연공을 끝냈구나."
喟歎一聲又道:“一著之失,滿盤皆輸,此人一經進入江湖,只怕情勢要大加改變了。”
휴, 탄식하더니 또 말했다.
"한 수의 패착으로 바둑을 진다더니 그 사람이 일단 강호에 진입하면 정세가 더욱 크게 바뀔 것 같구나."
杜君平大惑不解道:“前輩所指,可是九九會期之事?”
두군평은 이해가 안된다는 듯 말했다.
"선배님이 가키리는 것은 아무래도 중양절대회의 일인 것 같습니다만?"
銀盔老者點頭道:“他老人家原准備于九九會期中,與天地盟攤開底牌,作一總的了斷,不想他們狡猾得緊,竟提前在金陵采取行動。”
은회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어르신은 원래 중양절대회에서 천지맹에 마지막 패를 열어젖혀 모든 것을 해결지으시려 하시는데 그들이 교활하게도 금릉에서 앞당겨 행동을 취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杜君平接道:“參與此次大會之門派不下數十之多,天地盟縱有陰謀,恐怕也難于得逞。”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이번 대회에 참여하는 문파가 수십 개에 이를 만큼 많습니다. 천지맹의 음모가 설령 있다해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銀盔老者喟歎一聲道:“來者不善,善者不來,天地盟既公然齊迫各派前來會盟,自是早有預謀。”
은회노인이 휘유, 탄식하며 말했다.
"오는 사람은 선하지 않고, 선한 사람은 오지 않는다. 천지맹이 각 파를 모두 오도록 강요했으니 당연히 진작에 사전모의가 있을 테지."
杜君平不以爲然地冷笑道:“我就不信天地盟有辦法能強迫數十個門派之人,聽命于他們。”
두군평이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는듯 냉소하며 말했다.
"저는 천지맹이 수십 개의 문파 사람들을 협박하여 그들의 명령을 듣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銀盔老者知他少年氣盛,不知江湖上之險惡,當下輕輕拍著他的臂膀道:“此類事情說起來似乎不可思議,但世間事往往難以預料,就拿今晚之事來說,若不是你親眼目睹,也斷不相信音律亦能殺人。”
은회노인은 이 소년이 기개가 왕성하여 강호상의 험악함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즉시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이런 일은 말하자면 불가사의한 것 같지만 세간의 일은 왕왕 예측하기 어렵지. 오늘 밤의 일만 해도 만약 자네가 직접 보지 않았다면 음률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믿지 않았을 것이네."
杜君平暗暗點頭忖道:“是啊,這等事情當真是令人難以置信。”
두군평이 암암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군요. 이러한 일들은 정말 사람으로 하여금 매우 믿기 어렵습니다."
銀盔老者緊接又道:“你也不用爲這些事灰心,有他老人家爲你作主,天大的事也能解決。”
은회노인은 곧바로 또 말했다.
"자네는 이런 일 때문에 낙심할 필요없네. 그 어르신이 자네를 위해 어떤 일도 알아서 해결하실 수 있으시다네."
杜君平略感不快地道:“他老人家雖然給了在下甚多的恩惠,但也加重了我心裏上的負擔,老實說,在事情尚未水落石出之前,在下不敢對任何人寄以信任。”
두군평은 약간 불쾌하게 느껴져 말했다.
"그 어르신은 비록 저에게 크나큰 은혜를 베푸셨지만 제 마음에 부담을 가중시키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일의 진상이 아직 밝혀지기 전에 저는 감히 다른 어떠한 사람의 신임에 기대고 싶지 않습니다."
銀盔老者大爲駭異道:“你是聽了什麽人的讒言,竟對他老人家也起了懷疑。”
은회노인이 크게 놀라서 말했다.
"그 어르신에 대해 의심을 품다니 자네는 누구에게 참언(讒言)이라도 들은게냐?"
杜君平輕籲一口氣道:“沒有人對在下進讒言,在下只是自己有這感覺罷了。今後我要自作主張,不能聽人擺布了。”
두군평이 휴, 하며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아무도 저한테 참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제 스스로 느낀 것입니다. 이후에 저는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제 주장대로 해나갈 것입니다."
銀盔老者聞聽之下,神色驟變,沈聲道:“孩子,你這種想法太過危險了,他老人家爲杜門之事,可謂費盡心血,料不到你竟辜負了他老人家一片苦心。”
은바리노인은 그 말을 듣자 표정이 급변하더니 침성으로 말했다.
"자네의 이런 생각은 매우 위험하네. 그 어르신은 두씨 가문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고 할 수 있는데 자네가 뜻밖에 그 어르신의 일편 고심(苦心)을 저버리게 될 줄은 짐작 못했구나."
杜君平感喟地道:“我現在有些明白了,他就是鐵髯蒼龍肖铮,已經有人見他在金陵露面,在下原先有些不信,現在見著你後,那就可以斷定不會錯了。”
두군평이 탄식하며 말해다.
"저는 현재 약간은 분명히 알게되었습니다. 그는 바로 철염창룡 소정이고 이미 그가 금릉에 나타난 것을 본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원래 전에는 믿지 않았지만 지금 당신을 본 후 그것이 틀림이 없다고 단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銀盔老者全身一震,厲聲道:“你胡說,他老人家明明已去飄香谷,怎會來此。”
은회노인은 온 몸을 부르르 떨더니 근엄한 음성으로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그 어르신은 분명히 표향곡으로 가셨는데 어떻게 이곳에 오셨겠는가?"
杜君平冷冷道:“就算在下胡說好了,不過我總覺得內中的情形太過複雜了,如果他當真是盟主,爲什麽不向盟友公布內幕,而竟甘心讓人藉他之外爲禍江湖,如他不是肖铮,也必是武林知名之士,何用藏頭露尾,始終不透露真實姓名。”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제가 쓸데없는 소리를 한 셈 치지요. 그러나 저는 그 안의 상황이 매우 복잡하다고 느낍니다. 만약 그분이 정말로 맹주라면 왜 맹우들에게 내막을 공표하지 않고 그 이외의 사람들이 짓밟히도록 내버려두어 강호에 화를 초래하는 것입니까? 만약 그분이 소정이 아니라고 해도 무림의 명사(名士)일텐데 어찌 머리를 감춘 채 꼬리만 내밀고 시종 참된 성명을 드러내지 않습니까?"
銀盔老者聽後心中似是甚爲激動,沈忖半晌方道:“孩子,你不用胡思亂想了,委實因爲內中有不得已的苦衷,是以一再瞞著你,這事于你有益無害,好在真象不久即可大白,你還是忍耐點罷。”
은회노인이 듣고는 마음 속에 매우 격동한 듯 한참을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자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할 필요없네. 거기에는 확실히 부득이한 고충이 있기 때문이며 그래서 수 차례 자네에게 감춘 것일세. 이 일은 자네에게 유익하지 해가 없다네. 다행히 진상이 오래지 않아 밝혀질 것이니 너는 좀 참도록 하게."
杜君平點頭道:“但願如此。”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기를 바랄 뿐입니다."
銀盔老者又道:“天已快亮,你仍回丐幫去吧,天地盟之會凶險異常,你切不可冒險前去。”
은회노인이 또 말했다.
"날이 금방 밝겠구나. 너는 개방으로 돌아가보거라. 천지맹의 회의는 몹시 흉험할테니 절대 모험하며 가지 말도록 해라."
杜君平應道:“多謝關懷,在下知道了。”
두군평이 대답했다.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알겠습니다."
銀盔老者知他心中仍存甚多疑窦,但似急事在身,無暇細說。當下匆匆對他揮了揮手,騰身疾奔而去。
은회노인은 그의 마음 속에 여전히 많은 의혹이 있음을 알았지만 급한 일이 있어 자세한 말을 할 틈이 없는 것 같았다. 즉시 총총히 그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더니 몸을 솟구쳐 달려갔다.
杜君平此刻亦感到事態十分嚴重,想起天地盟的會期只有今日一天了,自己亦該早作准備才是,他乃意志十分堅強之人,覺得杜門之事,不應寄望于旁人,應該自己挺身而出,與天地盟作一了斷。
두군평은 지금 사태가 십분 엄중함을 느꼈다. 천지맹의 회의 날짜가 금일 낮이기 때문에 자기도 역시 일찍 준비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의지가 매우 강한 사람이라 두씨 가문의 일은 다른 사람에게 기대선 안되며 응당 자기가 나서서 천지맹과 결단을 내야 한다고 느꼈다.
他原與雲夢山人約定于夫子廟見面,看看天色已然破曉,遂匆匆趕入城內往夫子廟行去,向廟主一打聽,果有一位道爺在廟內借住。
그는 원래 운몽산인과 공자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었다. 하늘을 살펴보니 이미 새벽이 지났기에 곧 총총히 서둘러 성 안으로 들어가서 공자묘로 가는 길을 물어 묘를 향해 갔다. 과연 한 명의 도사가 묘 안에 기대어 있었다.
當他跨步進入客房之時,雲夢山人也剛好把早課做完,一見他來到,長眉微微一皺道:“你可知道情勢已然有變化?”
그가 걸음을 옮겨 객방으로 들어가니 운몽산인도 때마침 일을 일찍 마무리하고 그가 오는 것을 보더니 긴 눈썹을 약간 찡그리며 말했다.
"자네는 정세기 이미 바뀐 것을 알고 있는가?"
杜君平點頭道:“在下略略知道一點。”
두군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약간 알고 있습니다."
雲夢山人又道:“情勢目下既然有變,咱們的預定計劃也得改一改了。”
운몽산인이 또 말했다.
"목하 정세가 이미 변하였으니 우리의 예정된 계획도 약간 바꾸어야겠네."
杜君平朗聲笑道:“不錯,在下決定以本來面目,堂堂正正地進入會場。”
두군평이 낭랑한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저는 본래의 진면목으로 정정당당히 회의장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雲夢山人見他神色有異,大感詫異道:“杜兄忽然改變主意,可是有所感觸而發?”
운몽산인이 그의 신색이 평소와 달라 크게 의아해서 말했다.
"두형이 갑자기 생각을 바꾼 것은 아무래도 느낀바가 있는듯 하구먼?"
杜君平慨然言道:“先父乃是天地盟的副盟,在下要以他老人家的後人身份,參與此會。”
두군평이 흔쾌히 말했다.
"선부는 원래 천지맹의 부맹주셨습니다. 저는 그 어르신의 후인의 신분으로 그 회의에 참석하려 합니다."
雲夢山人沈忖有頃道:“天地盟召開此會,決無好意,杜兄若以真正身份進入,不大妥當吧。”
운몽산인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천지맹이 이번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결코 호의가 아니네. 두형이 참된 신분으로 들어간다면 너무도 적절치 않네."
杜君平朗聲笑道:“喬裝進入與公然進入並無分別,如若他們果真有什麽陰謀,喬裝進入照樣無法避免。”
두군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변장하여 들어가는 것과 공공연히 들어가는 것은 결코 차이가 없습니다. 만약 그들이 과연 무슨 음모가 있다면 변장하여 잠입하더라도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雲夢山人神色凝重地道:“杜兄既有此決定,老朽也不便阻攔,但不知可有什麽成算?”
운몽산인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두형이 이미 그렇게 결정했으니 늙은이도 막을 수 없지. 하지만 무슨 계획이 있는지 모르겠구먼?"
杜君平搖頭道:“毫無成算,爲了申雪父仇,即令粉身碎骨,在所不懼。”
두군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무런 계획이 없습니다. 선친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라면 설령 분신쇄골(粉身碎骨)된다 해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雲夢山人輕籲一口氣道:“邊荒四異中,除去百毒門主擅使百毒外,北妖亦是使毒高手,此點不可不防。”
운몽산인이 가볍게 휴, 하며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백독문주가 독을 부리는데 능한 것을 제외하면 변황사이중에 북요 역시 독을 쓰는데 고수라네. 이 점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네."
杜君平道:“暗中施毒乃是意料中事,與會之人俱是老江湖了,自然想到了這點,另外有件可慮之事,只怕都不會料到。”
두군평이 말했다.
"암중에 독을 쓰리라는 것은 원래 예상한 일입니다.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 노강호인들이니 당연히 이 점을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다른 고려해야 할 일이 있는데 예측하지 못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雲夢山人大感驚異道:“杜兄指何事而言?”
운몽산이 크게 놀란듯 말했다.
"두형은 무슨 일을 가리켜 말한 것이오?"
杜君平隨把在山崖下,所見之事詳說了一遍。
두군평은 곧 절벽 아래에서 보았던 일을 소상히 쭈욱 말했다.
雲夢山人駭然大驚道:“此事老朽亦曾聽家師說過,只是此類音律,尚須配合稀世之寶琴才能相得益彰,照杜兄剛才所說,證明此人已獲得一具寶琴了。”
운몽산인은 몹시 놀라서 말했다.
"그 일은 늙은이도 가사께 들은 적이 있소. 다만 이런 종류의 음률은 희세의 보금(寶琴)과 합해져야만 그 힘을 더 발휘할 수 있소. 두형의 지금 막 한 말을 비추어보면 그 사람이 이미 보금을 획득했음을 증명하네."
杜君平想了想道:“此人不見得便是天地盟之人,咱們大可不必爲此擔心。”
두군평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 사람은 천지맹의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런 걱정은 크게 할 필요 없습니다."
雲夢山人喟歎一聲道:“但願如此。”頓丁頓,複又哈哈笑道:“至于天地盟所用之毒,老朽已配了百余顆解毒丹,他們可謂弄巧成拙。”
운몽산인이 휴, 탄성을 내더니 말했다.
"그러기를 바라네."
멈추었다 다시 하하, 웃으며 말했다.
"천지맹이 독을 쓰는 것으로 말하자면 늙은이는 이미 백여 알의 해독단을 준비했네. 그들은 재주를 부리려다 망신을 당할 것이라 말할 수 있네."
杜君平問道:“道長已知他們用的是什麽毒?”
두군평이 물었다.
"도장께서는 그들이 무슨 독을 사용할지 이미 알고 계십니까?"
雲夢山人點頭道:“你可記得蠍娘子請老朽醫病之事?據老朽判斷,此毒乃是百毒門主所配制,他是用來考量我師徒能耐的,老朽當時雖可爲他解去,可是我沒有這樣做,或許他們當真會認定老朽無能爲力。”
운몽산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네는 갈랑자가 늙은이를 청해서 환자를 치료하게 한 일을 기억하겠나? 늙은이가 판단하기에 그 독은 백독문주가 제조한 것으로 우리 사도의 능력을 시험해보았던 것이네. 늙은이는 당시 비록 그 독을 풀수 있었지만 나는 그리하지 않았네. 아마 그들은 당연히 늙은이가 능력이 없다고 인정했을 것이네."
說著從懷中取出二瓶丹藥來,一瓶交給杜君平道:“你把此瓶丹藥帶在身上,說不定到時可以用得著。”
말을 하고 품 속에서 두 병의 단약을 꺼내어 한 병을 두군평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자네는 이 단약병을 몸에 지니고 있다가 언젠지는 몰라도 필요할 때 쓰게나."
杜君平接過丹藥聞了聞,丹藥呈暗綠色,帶一股辛辣之氣,甚是難聞,順手納入懷中道:“如若他施用旁的毒物,又當如何?”
두군평은 단약을 넘겨받아 냄새를 맡아보았다. 단약은 암록색을 띠고 있는데 한 줄기의 매운 냄새가 나서 냄새가 매우 고약했다. 그대로 품 속에 집어넣고 말했다.
"만약 그들이 다른 독물을 쓴다면 어떻게 하지요?"
雲夢山人笑道:“此丹能解百毒,恁毒的毒物尚且能解,旁的毒品,自然不在話下。”
운몽산인이 웃으며 말했다.
"이 단약은 백독을 해독시킬 수 있네. 아무리 독한 독물조차 해독할 수 있으니 다른 독은 자연 말할 것도 없네."
杜君平又道:“至時道長去是不去?”
두군평이 또 말했다.
"때가 되면 도장께서는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안가시겠습니까?"
雲夢山人慨然道:“此是義不容辭之事,豈有畏縮之理。”
운몽산인이 흔쾌히 말했다.
"이것은 도의상 거절하지 못할 일이네. 어찌 꽁무니를 빼겠는가?"
心念一轉之下,複又道:“咱們去時每人懷中帶上幾個絨布卷,萬一對方以琴聲對付群雄,咱們就用絨布把耳朵塞上,聽不到聲音,自然不會受感染。”
생각을 한번 굴리더니 다시 말했다.
"우리가 갈때 각자 품 속에 몇 개의 솜뭉치를 가지고 있다가 만일 상대가 거문고소리로 군웅들에 대응하면 우리는 솜뭉치로 귀를 막아 소리를 듣지 않게되면 자연 그 소리에 감염되지 않을 걸세."
杜君平大笑道:“妙啊,這辦法雖笨,但不失爲有效之策,咱就這麽辦。”
두군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신묘하군요. 그 방법은 좀 어수룩해보여도 효과가 있는 계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雲夢山人修爲深湛,見多識廣,他並沒有杜君平那麽樂觀,微微一歎道:“此不過是想象而已,事實上能不能管用尚在兩可之間,但願咱們是備而不用。”
운몽산인은 수양이 매우 깊고 견식이 아주 넓었다. 그는 두군평처럼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았다. 미미하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건 생각에 불과할 뿐이고 사실상 효과가 없을 수도 있네. 다만 우리가 준비는 하지만 쓰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
杜君平突然想起藥中王之事,話題一轉道:“道長近日可會見著令師?”
두군평이 돌연 약중왕의 일을 떠올리며 화제를 바꾸어 말했다.
"도장께서는 요 며칠 영사를 만나보셨습니까?"
雲夢山人搖頭道:“他老人家近日似乎很忙,很久不曾見著了。”頓了頓又道:“倒是有件事情,老朽甚是難解。”
운몽산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어르신은 요사이 매우 바쁘신 듯 하네. 오랫동안 뵙지 못했네."
멈추었다 또 말했다.
"도리어 늙은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있네."
杜君平急問道:“道長有何難解之事?”
두군평이 급히 물었다.
"도장께선 무슨 풀기어려운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雲夢山人道:“老朽近日默察金陵情勢,不僅邊荒四怪的人馬全到,連昔日四大副盟的人,也都來了,老朽真弄不清這是怎麽一回事。”
운몽산인이 말했다.
"늙은이는 요 며칠 묵묵히 금릉의 정세를 살펴보았네. 변황사괴의 인마들이 전부 도착했을 뿐 아니라 옛날의 사대 부맹주의 사람들도 모두 왔다네. 늙은이는 이것들이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네."
杜君平沈忖有頃道:“這也不是什麽難解的事,據傳聞昔日四大副盟,俱是獲選後失蹤,安知他們不是與先父一樣,爲人所暗害,他們的門人屬下,自然要展開追查,是以都來了金陵。”
두군평은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말했다.
"그것은 무슨 알기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소문에 의하면 옛날 사대부맹주가 모두 뽑히고 나서 실종되었으니 그들도 남에게 몰래 해를 당해 선부와 같은 모양이 되지 않았는지 어찌 알겠습니까? 그들의 문인, 부하들이 자연 조사를 벌이러 금릉에 모두 왔겠지요."
雲夢山人歎道:“這只是推斷而已,究竟哪方是敵,哪方是友,一時之間實難判別。”
운몽산인이 탄식하며 말했다.
"그것은 짐작일 뿐이네. 도대체 누가 적이고 누가 친구인지 일시에 확실히 판별하기가 어렵네."
杜君平立起身來道:“咱們不要盡是談論這事了,談些別的好嗎?”
두군평이 몸을 일으키더니 말했다.
"우리는 계속 그 일을 담론하고 있을 필요없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하는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雲夢山人笑道:“老朽一生在草藥堆裏渡過,除了藥性外,我是什麽都不懂。”
운몽산인이 웃으며 말했다.
"늙은이는 평생 약초더미 속에서 지내왔는데 약효를 제외하면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네."
杜君平突然靈機一動道:“道長可知世上有沒有一種藥物,能以改變人的性情?”
두군평이 돌연 영감이 떠올라 말했다.
"도장께서는 사람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약물이 있는지 없는지 아십니까?"
雲夢山人想了想道:“自然是有,只是老朽卻沒有試驗過呢,你問這個幹什麽?”
운몽산인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당연히 있네. 하지만 늙은이는 시험해본 적이 없네. 자네는 그것을 왜 물어보는가?"
杜君平道:“在下在想著天地盟的事。”
두군평이 말했다.
"저는 천지맹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雲夢山人笑道:“不用想得太多了,明天便是會期,說不定有場狠鬥,你休息一會養養精神吧。”
운몽산인이 웃으며 말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게. 내일 회의때 아마도 한바탕 무서운 싸움이 벌어질 것이네. 자네는 좀 쉬면서 원기를 돋구게나."
杜君平起身道:“好吧,道長你請休息,咱們明兒再見。”
두군평이 일어서면서 말했다.
"좋습니다. 도장께서도 쉬십시오.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舉步行出客房,堪堪行至大殿,只見阮玲與王珍並肩行了進來,不覺甚爲意外地道:“阮姑娘,你們也來了?”
걸음을 옮겨 객방을 나가서 대전에 이르렀을때 완령과 왕진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저도 모르게 매우 의외라고 느껴서 말했다.
"완낭자, 당신들도 왔소?"
王珍飛步上前道:“平哥,我們找得你好苦啊。”
왕진이 나는듯 앞으로 걸어와서 말했다.
"평오빠, 우리는 당신을 찾느라 고생했어요."
杜君平微微一笑道:“誰著你們找我來著?”
두군평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
"누가 당신들에게 나를 찾으라고 했소?"
阮玲面現不快之容道:“你原說來一趟金陵便即趕回飄香谷,如何直到如今仍沒有回去。”
완령이 불쾌한 표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당신은 원래 금릉에 갔다가 즉시 표향곡으로 돌아온다고 하셨는데 어찌하여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았지요?"
杜君平怔了怔道;
“是不是有什麽急事等著我辦?”
두군평이 멍해져서 말했다.
"내가 해야할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습니까?"
阮玲悄聲道:“此間人雜,到我姊妹下處再談吧。”
완령이 조용하게 말했다.
"이곳은 사람이 많으니 우리 자매가 묵고 있는 곳으로 가서 다시 이야기하시지요."
兩姊妹領著杜君平來到一處僻靜小巷,推門進入一所民房道:“我姊妹來金陵已經好幾天了,據丐幫說,你和修羅門下混在一起,可有此事?”
두 자매는 두군평을 데리고 어느 후미진 골목에 도착하여 문을 열고 어느 민가로 들어갔다.
"우리 자매는 금릉에 며칠 전에 왔어요. 개방의 말에 따르면 당신은 수라문하와 어울려 다닌다고 하던데 그런 일이 있었나요?"
杜君平點頭道:“不錯,修羅七煞俱已來到金陵了。”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소. 수라칠살이 모두 금릉에 와있소."
阮玲並不感驚訝,徐徐道:“如此說來你對目前局勢已然十分清楚了。”
완령은 놀랍지 않다는듯 서서히 입을 열었다.
"그 같이 말씀하시니 당신은 목전의 국면과 정세에 대해 매우 똑똑히 알고계시겠군요."
杜君平搖頭道:“在下是弄糊塗了,根本分不清何人是友何人是敵。’
두군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혼란스럽습니다. 근본적으로 누가 친구이고 누가 적인지 구분이 또렷하지 않습니다."
阮玲不悅道:“原來你到現在仍然敵友不分?”
완령이 기쁘지 않은듯 말했다.
"원래 당신은 지금도 여전히 구분이 안되는 것입니까?"
杜君平冷冷道:“在未明白暗害先父的真凶是誰以前,我能說誰是友誰是敵?”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선부를 몰래 해친 진짜 흉수가 누구인지 밝혀지기 전인데 누가 친구이고 누가 적인지 말할 수 있겠소?"
阮玲喟歎一聲道:“這也難怪,好在真象不久便可大白,到時你便可以分清敵我了。”
완령이 휴, 하며 탄식하더니 말했다.
"그것도 당연하겠지요. 다행히 진상이 오래지 않아 명백해질테니 그때가 되면 당신은 적아(敵我)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을 거예요."
杜君平點頭道:“但願如此。”話題一轉道:“姑娘此來可是參與天地盟的大會?”
두군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기를 바랄뿐이오."
화제를 돌려 말했다.
"낭자는 천지맹의 대회에 참여하러 이곳에 온 것이오?"
阮玲搖頭道:“我姊姊沒有參與此事的必要,不過卻是爲此會來的。”
완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 자매는 그 일에 참여할 필요가 없어요. 그러나 그 대회를 위해 온 것이예요."
杜君平感慨地道:“各路人馬俱爲此會趕來了金陵,我真不知將要産生如何的一個結局。”
두군평이 감개무량하여 말했다.
"여러 방면의 인마가 모두 이 대회를 위해 금릉으로 왔소. 나는 어떠한 결과를 낳게될지 정말 모르겠소."
阮玲哼了一聲道:“我可以告訴你,那將是一個血肉橫飛,積屍盈野的淒慘局面。”
완령이 흥, 하더니 말했다.
"제가 당신에게 알려드리는데 그건 살이 튀고 피가 흐르며 시체가 쌓여 산이 되는 처첨한 국면이 될 거에요."
杜君平吃了一驚道:“當真會如此嗎?”
두군평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정말 그렇게 되겠소?"
阮玲長歎一聲道:“你認爲我是危言聳聽?”
완령이 길게 탄식하더니 말했다.
"제가 일부러 놀래키는 말을 하는 사람이던가요?"
杜君平朗聲笑道:“事情早晚得作一個了斷,能夠早些掀開底牌,倒是一件痛快事。”
두군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언젠가는 결단을 내야 할 일이라면 좀 일찍 마지막 패를 꺼내들어도 괜찮소. 오히려 통쾌한 일이오."
阮玲面容一整道:“他老人家也親自趕來金陵了,只是到目前爲止,尚未發現天地盟中的首腦人物。”
완령이 표정을 가다듬고 말했다.
"그 어르신께서도 친히 금릉으로 오셨어요. 다만 아직까지 천지맹의 수뇌인물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杜君平接道:“孟紫瓊她算得是主腦人物嗎?”
두군평이 이어서 말했다.
"맹자경 그녀를 핵심인물로 간주해야 하지 않겠소?"
阮玲搖頭道:“她不過是受利用而已,真正主腦人物,還算不上她。”
완령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녀는 이용당하는데 불과해요. 진정한 핵심인물은 그녀라고 할 수 없어요."
杜君平轉臉見王珍坐在一旁,默不作聲,遂問道:“珍妹,剛才你不是說要尋我嗎,究竟有什麽事情?”
두군평은 고개를 돌려 왕진이 옆에서 묵묵히 말하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곧 물었다.
"진매, 지금막 당신은 나를 찾으려했다고 말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요?"
王珍看了阮玲一眼道:“他老人家原准備將你召回,分派一些事情與你幹,但因時機迫切,等不及了,是以另行派了旁人。”
왕진이 완련을 힐끔 쳐다보ㄷ니 말했다.
"그 어르신은 원래 당신을 불러 일을 좀 나누어 주려고 했었지요. 다만 시일이 촉박하여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따로 배정했어요."
杜君平又問道:“公孫大叔與薛姑婆可好?”
두군평이 또 물었다.
"공손대숙과 설고파는 별고 없으시오?"
王珍道:“兩位老人家都奉派辦事去了。”
왕진이 말했다.
"두 분 어르신은 모두 일을 배정받아 처리하러 가셨어요."
杜君平想了想道:“你們二位沒分派事情?”
두군평이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당신들 두 사람은 일을 배정받지 않았소?"
王珍欲言又止,終于住口不言,阮玲接道:“我姊妹奉命陪伴你。”
왕진이 말을 하려다 말더니 끝내 입을 열지 않자 완령이 이어서 말했다.
"우리 자매는 당신과 동행하라는 명을 받았어요."
杜君平朗笑道:“在下並非三歲孩童,何須人陪伴。”
두군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결코 세 살 먹은 아이가 아닌데 어찌 다른 사람과 동행하겠소?"
王珍見師姐既然吐露,索性直言道:“他老人家不准你去參與此會,以防萬一出事。”
왕진이 사저가 이왕에 털어놓은 것을 보자 내친김에 솔직하게 말했다.
"그 어르신은 만일의 사고를 방지하고자 당신이 이 대회에 참여하러 가서는 안된다고 하셨어요."
杜君平冷笑道:“是以派你二位來看住我。”
두군평이 냉소하더니 말해다.
"그래서 나를 말리려 당신들 두 분을 보냈구료."
阮玲正容道:“不錯,此是長者之命,你必須遵從。”
완령이 정색하며 말했다.
"그래요. 이것은 어르신의 명이니 당신은 반드시 따라야 해요."
杜君平冷冷道:“此事在下不能從命。”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이 일은 제가 명을 따를 수 없소."
他乃個性倔強之人,當下激動地道:“在下剛才已然說過,至今仍然敵友難分,你叫我聽誰的?”
그는 원래 개성이 강한 사람이라 즉시 격동하여 말했다.
"여태껏 적과 친구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제가 조금 전 이미 말했었소. 당신는 내가 누구의 말을 들으라는 것이오?"
阮玲大爲震駭,失驚道:“你今天是怎麽了?”
완령이 벼락을 맞은 듯 크게 놀라서 말했다.
"당신 오늘 왜이래요?"
杜君平冷冷道:“天地盟的盟主乃是鐵髯蒼龍肖铮,據我所知,他老人家就是肖铮,內中究竟有何隱情,令人難以想象。”
두군평이 냉랭하게 말했다.
"천지맹의 맹주는 원래 철염창룡 소정이고 내가 알기로는 그 어르신이 바로 소정이오. 그 안에 도대체 어떤 숨겨진 사정이 있는지 상상하기 어렵소."
阮玲大驚道:“這事你是聽誰說的?”
완령이 크게 놀라며 말했다.
"그 일은 당신이 누구에게 들은 것입니까?"
杜君平道:“此是在下暗中意會出來的,是以在下必須親自參與此會,弄個明白。”
두군평이 말했다.
"이것은 제가 암중으로 생각해 낸 것이오. 그래서 저는 반드시 그 대회에 참여하여 직접 보고 확실히 해야겠소."
阮玲輕歎一聲道:“你既然知道了,妾身也不瞞你,他老人家確然是真正盟主,只因另有難言之隱,是以沒有對你明說。”
완령이 가볍게 탄성을 내더니 말했다.
"당신이 기왕에 알았으니 저도 당신에게 숨기지 않겠어요. 그 어르신은 확실히 진짜 맹주예요. 다만 말하지 못할 다른 사정이 있어 당신에게 분명히 말해줄 수 없어요."
杜君平甚爲感慨地道:“在下並非忘恩負義之徒,對我明說又何妨。這兩年來,在下不啻是盲人騎瞎馬,到處亂闖,以致一無所成。”
두군평이 매우 감개하여 말했다.
"저는 결코 배은망덕한 사람이 아닌데 나에게 명확히 말해주면 또 무슨 상관이 있겠소. 이 두 해 동안 저는 맹인이 눈 먼 말을 탄 것과 같이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소."
阮玲接道:“你不用太過自責,你在江湖所作所爲,他老人家十分滿意,即令你不提起,金陵會後,他老人家也准備把真象對你說明。”
완령이 이어서 말했다.
"당신은 너무 자책하실 필요없어요. 당신이 강호에서 하신 것들에 그 어르신은 십분 만족하십니다. 설령 당신이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더라도 금릉 대회 이후에 그 어르신도 진상을 당신께 설명하려고 하셨습니다."
此時杜君平激動的情緒稍定,徐徐言道:“在下已然與人約定,明晨一定得去,不然將會誤了大事。”
이때 두군평은 격동했던 마음이 가라앉았다. 서서히 입을 열었다.
"저는 이미 다른 사람과 약속했으니 내일 아침 반드시 갈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큰일을 그르치게 되오."
阮玲爲難地道:“你若前去,叫我姊妹如何對他老人家交代?”
완령이 난처해하며 말했다.
"당신이 만약 가신다면 우리 자매는 어떻게 그 어르신께 보고하라는 말씀이죠?"
杜君平道:“你可把事情推在我的身上,縱然見怪,有在下承擔。”
두군평이 말했다.
"당신은 저한테 떠넘기시오. 설령 나무라시더라도 제가 감당하겠소."
阮玲沈思有頃道:“此行甚是凶險,如若你一定要去,咱們一道去如何?”
완령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이번 행차는 매우 흉험합니다. 만약 당신이 반드시 가겠다면 우리 같이 가면 어때요?"
王珍接道:“也該有我一份。”
왕진이 이어서 말했다.
"저도 마땅히 한 몫 끼어야죠."
阮玲狠狠瞪了她一眼道:“你當這是好玩的嗎,你不能去。”
완령이 사납게 그녀에게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너는 이것이 장난인줄 아느냐? 너는 갈 수 없다."
王珍素來敬畏這位師姐,氣得小嘴一嘟,便不言語。
왕진이 본래 이 사저를 공경하며 무서워해서 분위기를 파악하고는 작은 입이 튀어나오더니 다시 말하지 않았다.
杜君平道:“珍妹如若想去,就讓她去吧,反正是福不是禍,是禍躲不過。”
두군평이 말했다.
"진매가 만약 가고 싶다면 가도록 하시오. 어쨌거나 복(福)이면 화(過)가 아닌 것이고 화라면 피하면 그만이오."
一宿過去,次日一早,杜君平便偕同阮玲姊妹,先行會合了雲夢山人,齊往天地盟的江南分壇行去。此處杜君平與雲夢山人乃是舊地重遊,不用尋找,一徑行至大門。
하룻 밤이 지나고 다음 날 일찍 두군평은 완령 자매와 함께 우선 운몽산인과 합류하여 모두 같이 천지맹의 강남분단으로 갔다. 그곳은 두군평과 운몽산인이 왔던 곳이라 찾을 필요도 없이 그 길로 대문에 도착하였다.
江南分盟對這次請各派前來會商,籌備十分周到,各路口都派有向導接待之人,門首張燈結彩,猶如辦喜事一般。
강남분단은 이번에 각 파를 초청하여 회의를 하는 데에 매우 세심하게 준비하였다. 각 진입로 입구에 길을 안내하는 사람과 접대하는 사람을 파견하였다. 문 앞에는 등롱을 달고 비단띠를 매어놓아 마치 결혼식을 하는 것 같았다.
杜君平等一行人,被接待至門首,出來迎接的,赫然仍是那位黑袍老者,一見雲夢山人,哈哈笑道:“道長也來了,歡迎,歡迎。”
두군평 등 일행이 문 앞까지 안내를 받자 한 명의 흑포노인이 나와서 영접을 했는데 운몽산인을 보고는 하하, 웃으며 말했다.
"도장께서도 오셨군요. 환영하오."
看了杜君平等一眼道:“這幾位是哪派高人?”
두군평 등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이 몇 분들은 어느 파의 고인이시오?"
雲夢山人忙代引見道:“此位是杜君平兄,乃是杜副盟的哲嗣,那位阮姑娘與王姑娘,系飄香谷謝谷主的高足,俱是代表師長來的。”
운몽산인이 급히 대신 소개했다.
"이 분은 두군평 형으로 원래 두 부맹주의 계승자이고 저분은 완령낭자와 왕진낭자로 표향곡 사곡주의 제자들이오. 모두 사장(師長)을 대표하여 온 것이오."
黑袍老者拱手笑道:“久仰,久仰。”
흑포노인은 공수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앙모한지 오래요."
阮玲冷冷道:“尊駕可是關外來的?”
완령이 냉랭하게 말했다.
"귀하는 관외에서 오신 것입니까?"
黑袍老者一怔,此人乃是東三省有名的魔頭,外號黑風怪,隱迹已久,想不到阮玲竟能一口道出他的來曆,當下也不否認,點點頭道:“兄弟張炎。”
흑포노인은 멍해졌다. 이 사람은 원래 동쪽 삼성(三省)에서 유명한 마두였다. 외호는 흑풍괴(黑風怪)로 종적을 감춘지 이미 오래되었다. 뜻밖에 완령이 단번에 그의 내력을 알아내자 부인할 수 없어 곧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형제는 장염(張炎)이오."
阮玲又道:“有位趙三麻子可是高足?”
완령이 또 말했다.
"조삼 곰보는 귀 제자인가요?"
黑風怪張炎極是不悅地冷冷答道:“那是當年手下的一個小弟兄。”
흑풍괴 장염은 극히 불쾌하여 냉랭하게 대답했다.
"그는 당년에 수하에 있던 소형제요."
杜君平想起在華山受他威迫之事,從旁插言道:“在華山承蒙厚賜,在下至今難忘,有天還得向尊駕討教一番。”
두군평이 화산에서 그에게 협박받던 때를 떠올리고는 옆에서 끼어들어 말했다.
"화산에서 후한 선물을 받은 것을 저는 지금까지 잊지 못합니다. 언제 귀하께 가르침을 한번 청하겠습니다."
張炎朗聲笑道:“好說,好說,兄弟隨時等候便了。”一側身道:“各位請至客廳待茶。”
장염이 낭랑하게 웃으며 말했다.
"별 말씀을. 형제는 언제든 기다리겠소."
몸을 옆으로 비키며 말했다.
"여러분들은 객청으로 드시어 차를 드시오."
雲夢山人也不謙讓,大步行入門內,隨有人一徑將他們引導至客廳。
운몽산인이 사양하지 않고 큰 걸음으로 대문 안으로 들어가니 다른 사람이 그들을 객청까지 안내했다.
此時廳內已然來了不少的人,只是不見修羅門下,幾人分別坐下,阮玲對江湖情勢較熟,暗中細一打量,來到之人竟有大部分是掌門人,不禁暗暗點頭,忖道:“各派掌門人都親自來到,想是暗中都有了准備。”
이때 청 안에는 이미 적지 않은 사람이 와있었지만 수라문하는 보이지 않고 몇 사람들이 자리를 나누어 앉아 있었다. 완령은 강호정세에 대해 비교적 익숙하여 몰래 자세히 훑어보니 온 사람들은 뜻밖에도 대부분 장문인들이어서 저절로 암암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각파 장문인이 모두 친히 왔으니 암중에 모두 준비를 한 듯 하구나.'
在天地盟方面,除了黑風怪周旋于賓客之中外,尚不見其他之人出面,想是時間尚早。
천지맹쪽에서는 흑풍괴가 빈객들을 접대하는 외에 다른 사람은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아 시간이 아직 이른 것 같았다.
雲夢山人年事雖長,但他從不在江湖走動,認識之人有限,一經入座,便即閉目養神,杜君平與阮玲都是後生小輩,也極少有人注意。
운몽산인은 나이로는 비록 어른이었지만 그는 강호를 나다니지 않았기에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일단 자리에 앉자 즉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두군평과 완령은 모두 어린 후배들이라 사람들의 주의를 거의 받지 않았다.
不多會,丐幫幫主四海遊龍陸賈,偕同護法夏楚,亦已來到,他雖明明見杜君平等人在座,卻不上前招呼,與在座之人一一颔首後,隨即就坐。
오래지 않아 개방방주 사해유룡 육가가 호법 하초를 대동하고 역시 도착했다. 그는 비록 두군평 일행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지만 앞으로 나와 인사하지 않고 자리에 있던 사람들과 일일이 고개를 끄덕여 인사한 뒤 자리를 잡고 앉았다.
此時祁連山主褚一飛、雪嶺居士韓三公、黑白雙煞項英、項傑、大力殃神彭虎、鐵掌開碑羅定遠等人,亦均陸續來到,黑白兩道人物,同聚一堂,顯得有些格格不入,是以場面甚是尴尬。
이때 기련산주 저일비, 설령거사 한삼공, 흑백쌍살 항영과 항걸, 대력신앙 팽호, 철장개비 라정원 등의 사람이 잇따라 도착하였다. 흑백양도의 인물이 한 집에 모이자 조금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매우 부자연스러운 장면이 되었다.
四海遊龍陸賈目視黑風怪道:“今天主人究竟是誰,何不請出來相見?”
사해유룡 육가는 흑풍괴를 보며 말했다.
"오늘 주인은 도대체 누구요? 왜 나와서 만나지 않소?"
張炎拱手答道:“此會乃是天地盟江南分壇所約請,自然是由分壇壇主古當家的主持。”目光四下一掃,見場中正派人士,大都出現鄙夷之色,複又道:“古當家的位列邊荒四異,乃是本盟新近聘任的副盟……”
장염이 공수하며 대답했다.
"이 모임은 원래 천지맹 강남분단에서 초청한 것이니 자연 분단의 단주께서 주지하는 것이오."
주위를 쓸어본 후 장중에 정파인사 대부분이 경시하는 기색을 나타내고 있자 다시 또 말했다.
"단주께서는 변황사이의 한 분으로 천지맹에서 최근에 부맹주로 초빙된..."
但聽人群一聲暴吼道:“胡鬧,憑她那老苗婆,也配做副盟?”
군중속에서 사납게 지르는 호통소리가 들렸다.
"제멋대로군. 그 묘족 할망구가 부맹주를 맡을 자격이 있는가?"
張炎冷笑道:“此是盟主的金谕,諸位如不服氣,等會盡可說話,”頓了頓,見人群並無隨聲附和之人,複又道:“今日約請諸位前來,最重要的是對諸君引見四大副盟,就便對本盟今後的推廣,作一番商談。”
장염이 냉소하며 말했다.
"이것은 맹주의 금유(金谕)요. 여러분이 만약 불복하는 마음이 있으면 마음껏 말씀해보시오."
멈추고 군중 속에 부화뇌동하는 사람이 없자 다시 말했다.
"금일 제위를 초청하여 오시게 한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께 사대 부맹주를 소개해드리고 본 맹의 확장에 대해 상의하고자 함이오."
突然人群中又一聲暴吼道:“黑風怪張炎算得什麽東西,亦敢在此胡言亂語。”
돌연 무리 속에서 또 다시 호통소리가 나왔다.
"흑풍괴 장염은 뭣하는 물건인데 감히 여기서 터무니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것인가?"
丐幫幫主四海遊龍陸賈,德高望重,隱然成爲正宗門派中領袖人物,當下起立徐徐道:“諸位請稍安勿燥,此刻尚非說話之時。”
개방방주 사해유룡 육가는 덕망이 높아 은연중에 정종문파 중의 영수인물이 되었기에 즉시 일어서더니 서서히 말했다.
"제위께서는 조금 진정들 하시오.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오."
經此一來,喧鬧的人開始緩緩靜了下來,黑風怪知道衆怒難犯,不敢多言,緩緩退到屏風後去了。
이렇게 되자 왁자지껄하던 사람들이 서서히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흑풍괴는 군중의 분노를 불러일으켜서는 안됨을 알고 느릿느릿 병풍 뒤로 물러났다.
四海遊龍陸賈見在場之人已恢複冷靜,遂又言道:“在座的同道們,有的是天地盟的盟友,有的是新加入的同道,姑不論以後情勢發展如何,今天咱們最重要的一件事,乃是要見見盟主肖大俠。”
사해유룡 육가는 사람들이 이미 냉정을 회복했음을 보자 곧 또 말했다.
"여기 계신 무림동도 여러분은 천지맹의 맹우도 있고 새로 가입한 동도도 있소. 이후 정세가 어떻게 발전될런지는 막론하고 금일 우리들에게 아주 중요한 한가지 일은 맹주 소대협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오."
人群轟然答道:“對啊,肖大俠自當選盟主後,即未見在江湖露面,咱們確有要求一見的必要。”
군중들이 우르르 대답했다.
"맞소. 소대협은 맹주에 당선된 후부터 강호에 나타나지 않았으니 우리는 확실히 한번 볼 필요가 있소."
陸賈知道江湖上人,俱對此事,存有甚多疑窦,即令那祁連山主等黑道人物亦不例外,當下又道:“各位都知天地盟成立之始,曾選出了四大副盟,如今四大副盟突然換了邊荒四異,究竟不知這四位副盟是如何來的,等會也得問個明白。”
육가는 강호상의 사람들이 모두 이 일에 대해 매우 많은 의혹을 가지고 있음을 알았다. 설령 기련산주 등 흑도인물이라 할지라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즉시 또 말했다.
"여러분들 모두 천지맹이 성립될 시초에 사대 부맹주를 선출했음을 알고 계실 것이오. 지금 사대 부맹주가 돌연 변황사이로 바뀌었는데 도대체 그 네 부맹주는 어떻게 된 것인지 알지 못하니 이것도 분명히 물어보아야 하오."
武林中人大多領袖欲極強,祁連山主、雪嶺居士俱屬一方雄主,在江湖上的地位,並不低于邊荒四怪,雖因有不得已的苦衷,屈處于天地盟之下,但叫他們聽命于邊荒四怪,確實是一百廿個不願意,故陸賈提出此議後,無不正中下懷,心中甚是高興。
무림의 영수들은 대부분 남들보다 우월하기를 바라는데 기련산주, 설령거사 모두 일방의 웅주에 속하며 강호상에서의 지위는 결코 변황사괴에 모자라지 않는다. 비록 부득이한 고충이 있었기 때문에 천지맹 밑으로 굽히고 들어왔지만 그들이 변황사괴의 명을 들어야 하는 것은 확실히 누구도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그러므로 육가가 그 의견을 내놓자 바로 자기네 생각과 꼭 들어맞아 마음 속으로 아주 기뻤다.
正值群雄議論紛紛之際,突然屏風大開,露出一座金碧輝煌的佛堂,供台之後一排坐了五人,右首二位是東魔厲陰平、西怪公羊毂,左首是南毒莫懷仁、北妖古蘭香,中央是一位蒙面宮裝少婦。
군웅들 사이에 의논이 분분할 바로 그때 돌연 병풍이 크게 열리며 푸른 빛과 황금빛이 찬란한 한 채의 불당이 나타나며 그 뒤에 다섯 사람이 한 줄로 앉아있었다. 오른쪽 끝의 두 명은 동마 여음평, 서괴 공양곡이며 왼쪽 끝에는 남독 막해인, 북요 고란향이었고 중앙에는 한 명의 몽면을 한 궁장소부였다.
群雄先是一怔,隨即訝然。四海遊龍陸賈排衆而出,朗聲言道:“今日江南分盟邀請各派前來,竟用這種排場接待,那是全不將各派放在眼裏了。”
군웅들은 처음에는 멍해졌다가 곧 의아해졌다. 사해유룡 육가는 군중을 밀치고 나서며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금일 강남분맹이 각 파를 초청하여 이런 겉치레로 대접하니 그건 각 파를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것이로군."
當中蒙面宮裝少婦徐徐立起道:“陸賈,你先用不著挑眼,容本座把話說完後再挑眼不遲。”
중앙의 몽면궁장소부가 서서히 일어서더니 말했다.
"육가, 당신은 미리 트집잡으려 말고 본좌가 말을 다하고 난 후에 다시 트집을 잡아도 늦지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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